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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2.17 NO.245 Korea.kr/gonggam Weekly 더 넓은 세상을 꿈꾸며 땀흘리는 한국인들 올림픽 2연패 이상화 전설을 쓰다 “이웃 위해 돈 미리 냅니다”… 새 기부문화 ‘미리내가게’

위클리 공감24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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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영토는 동북아시아에 있지만한국인은 세계 곳곳에 있습니다사람이 사는지 의심스러운 곳열악한 환경에 놓인 곳세계 각국이 치열하게 겨루는 곳그 어디에서도 한국인을 만날 수 있습니다삭막한 아프리카 대륙에 공장을 만들고무더운 동남아시아에서 기업을 일굽니다어려움에 처한 나라가 있으면 누구보다 먼저찾아가 돕습니다세계 각지에서 땀 흘리는 한국인 한 명 한 명이바로 대한민국입니다한국의 영토는 동북아시아에 있지만대한민국 국민의 영토는 전 세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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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1: 위클리 공감24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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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2.17

NO.245Korea.kr/gonggam

Weekly

집특획기 집특획기

더 넓은 세상을 꿈꾸며… 땀흘리는 한국인들

올림픽 2연패 이상화 전설을 쓰다

“이웃 위해 돈 미리 냅니다”… 새 기부문화 ‘미리내가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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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2: 위클리 공감24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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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졸업을 앞두고 고민이 많았다. 집에서는 취업하기를 원했지만 아직 배울 것이 많

고 계속 성장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무엇보다 내가 가진 작은 능력을 어려운 국가에

가서 나누어 주고 싶어 코이카(KOICA) 해외봉사단에 지원했다.

2011년 6월 나는 검은 대륙 아프리카 속 만년설의 킬리만자로가 있는 탄자니아로 떠나게

됐다. 탄자니아에서 내가 파견된 곳은 옛 수도 다르에스살람(Dar es salaam)에서 버스로

이틀, 기차로 사흘이 걸리는 서쪽 가장 끝단의 키고마(Kigoma)였다. 외국인이라고는 나밖

에 없었다. 신대륙을 개척하듯 은행은 어디에 있고, 시장은 어디가 좋으며, 채소는 뭐가 잘

나는지, 맛집은 어디에 있는지를 혼자서 알아봐야 했다. 꼭 보물섬에 간 기분이었다.

이것저것 일을 벌이기 좋아하는 나는 그 곳 아이들에게 내가 배웠던 많은 기술을 가르쳐

주고 싶었다. 학교에서 현장지원 사업으로 과학실을 별도로 만들어 주었고 물리교육학 전

공을 살려 고등학생들에게 과학을 가르쳤다. 내가 사는 집에 태권도장을 만들어 태권도도

가르쳤다. 아이들은 땀을 뻘뻘 흘리며 열심히 배웠다. 대학 재학시절 태권도 동아리를 했던

게 도움이 됐다. 뒷마당 밭에는 무, 배추, 옥수수, 콩나물을 키워 요리를 해 주기도 했다. 아

주 작은 힘으로도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는 교훈을 얻었다.

기억에 남는 일이 있다. 어느 날 열여덟 살 아미지오가 터질 것 같은 배를 보여주며 복통

을 호소했다. 병원에 갔더니 큰 수술이 필요하다고 했다. 시골에서 농사

를 지으며 생계를 근근이 이어가는 학생이 감당할 만한 수술비가 있을

리 없었다. 이 딱한 사정을 주변 사람들과 인터넷 블로그에 알려 도움을

청했다. 다행히 탄자니아의 한 NGO와 한국에 있는 후원자를 만나 아미

지오의 목숨을 구할 수 있었다. 덕분에 그는 이제 열심히 공부해 꼭 한국

을 방문하리라는 꿈을 안고 살아가고 있다.

해외봉사라고 해서 거창하거나 대단한 일이 아니라는 걸 깨달았다.

내가 할 수 있는 작은 일부터 시작하면 되는 것이었다. 큰돈이 필요한 것

도 아니다. 작은 일로도 얼마든지 감동을 줄 수 있다. 현지에 잘 적응해

그들과 즐겁게 한마음을 이루며 사는 게 최고의 봉사였다.

꼭 외국에 나가야만 봉사가 가능한 것도 아니다. 귀국한 후 탄자니아에서 찍은 사진으로

달력을 만들어 판 수익금을 탄자니아에 장학금으로 후원했다. 마음을 전하는 방법에는 여

러 가지가 있다. 그 곳에서 보고 듣고 느낀 일들을 블로그를 통해서나 출판, 강연 등으로 알

려나갈 계획이다. 이런 생각이 앞으로 내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과 동참하려는 후원자들

에게도 잘 전달됐으면 좋겠다.

대학 졸업을 앞두고 취업을 하는 대신 더

배우고 성장하기 위해 해외봉사를 지원했다.

아프리카 탄자니아에 파견된 나는 물리교육학

전공을 살려 현지 고등학생들에게 과학을

가르쳤다. 아이들에게 태권도를 가르치기도

했다. 해외봉사는 거창한 일이 아니며 아주 작은

힘으로도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는 교훈을 얻었다.

내가 성장하는 기쁨, 해외봉사

이 주의 공감

정인선

탄자니아 봉사단원

01 이주의 공감.indd 1 2014-02-14 오전 3:58:57

Page 3: 위클리 공감245호

2014.2.17 Korea.kr/gonggam

01 이 주의 공감 내가 성장하는 기쁨, 해외봉사

30 총론 “내 꿈을 펼칠 무대는… 지구촌입니다”

32 케냐 사나그룹 아프리카에 울리는 ‘일자리 희망가’

34 베트남 제이씨테크 종업원과 동고동락… 신뢰로 기업 일궈

36 에티오피아 교육봉사 “기술로 빈곤탈출 희망 줬다고 확신”

38 르완다 새마을사업 협동의 힘… “우리 마을이 달라졌어요”

40 파라과이 봉사활동 ‘거리의 아이들’ 사랑으로 품어요

42 하나로 뭉치다 美버지니아 한인들 여론 모아 ‘동해 병기’ 관철

44 해외공관도 한몫 이욱헌 주 우즈베키스탄 대사

한국 중소기업 환전 도와 ‘돈가뭄’ 해갈

46 해외봉사 어떻게 나이는 숫자일 뿐… 패기·열정은 필수

기획특집

세계를 누비는

한국인들의 땀과 열정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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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

스트

·이

우정

표지이야기

한국 스피드스케이팅 국가대표 이상화 선수가 여자 500m 올림픽 2연

패에 성공했다. 올림픽 2연패 기록은 보니 블레어(미국), 카트리나 르메

이든(캐나다)에 이어 여자 스피드스케이팅 사상 3번째. 아시아 선수로

는 처음이다. 무릎 부상에 허벅지까지 올라오는 하지정맥류 통증까지

참아가며 질주한 이상화의 투혼에 뜨거운 박수를 보낸다.

사진·연합

29특별기획 2014년 업무보고

10 보건복지부 건강보험 3대 비급여 획기적 개선

12 고용노동부 택배기사·학습지 교사도 실업급여 지급

14 여성가족부 아이돌보미 4대 보험료 정부서 지원

16 문화체육관광부 생활 속 문화융성에 정책역량 집중

18 교육부 자유학기제 확대… 꿈과 끼를 키운다

02-03 목차.indd 28 2014-02-14 오전 4:45:13

시각장애인을 위한 음성변환 바코드

06

발행일 2014. 2. 17 발행처 문화체육관광부 발행인 유진룡

제작협력 중앙일보시사미디어 인쇄제본 프린피아 제작문의 ☎ 044-203-3016

구독관련문의 ☎ 02-2625-3294 전자우편 [email protected]

문화체육관광부에서 발행한 <위클리 공감> 이번 호 저작물은

‘공공누리ʼ 출처표시·상업적이용금지·변경금지 조건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단, 사진, 일러스트, 만화는 이용할 수 없습

니다. 공공누리는 공공기관의 저작물을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도록 표준화한 공공저작물 자유이

용허락 표시제도입니다. www.kogl.or.kr

<위클리 공감>에 수록된 내용은 정부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이 잡지는

문화체육관광부가 정부 정책을 빠르고 쉽게 알리기 위해 무료로 배포하는 주간지입니다.

소치동계올림픽

06 영광의 얼굴 “고마워요 이상화”… 평창도 부탁해

08 화보 메달을 향한 열정… “얼음도 녹인다”

04 독자마당 정보보호 교육·인재활용 아이디어 공모전

20 환경보호 9월 평창서 생물다양성협약 당사국총회

인간과 자연의 아름다운 공존을 위하여

22 국정이슈 청년위, 운영사례 연구 발표

스펙초월 채용… “직무만족·충성도 높다”

24 정책소식 중소상공인희망재단 출범

25 정책현장 초콜릿·캔디도 불량식품 있어요

26 알아두세요 봄바람 불어도 독감 조심하세요

48 공감현장

익명 기부 ‘미리내가게’… 음식점 등 150곳 동참

50 걷기 여행 경기 시흥 늠내길

바람이 분다, 겨울 끝 노을을 만난 바람이 분다

54 반갑습니다 류시형 씨

“여행 작가의 꿈 싣고 ‘김치버스’ 몰았죠”

57 한국의 꽃과 나무 피나무

59 공감카툰 그때나 지금이나

60 문화공감 <박수근 : 탄생 100주년 기념전>

62 정책광고로 보는 어제와 오늘 잘 가라, LPG 가스통!

63 생활과학 이야기 ⑤ ‘개코’ 뒤에 숨은 또다른 진실

64 디딤툰 글로벌 에티켓 166 메달의 맛

위클리 공감 No.245 통권 346호

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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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03 목차.indd 29 2014-02-14 오전 4:45:32

Page 4: 위클리 공감245호

4 2014.2.17 위클리 공감

244호 <몸에 좋은 약용식물 여기 다 있네> 기사를 읽고

전진배(서울 송파구 올림픽로 203)

평소 약용식물에 관심이 많은데 산림청에서 <약용식물도감>이 발간된다니 반갑습니

다. 전자책으로도 나온다고 하는데 혹시 종이책 발간 계획은 없는 것인지 궁금합니다

답글 <약용식물도감> 종이책은 관련기관, 단체, 대학에 우선 배부를 하였습니다. 일반 국

민들은 홈페이지를 통해 2월 말부터 전자책으로 보실 수 있습니다.

박광서(국립산림품종관리센터 품종심사과)

242호 <매월 마지막 수요일은 ‘문화가 있는 날’> 기사를 읽고

홍대욱(경남 양산 소주회야로 75)

1월 마지막 수요일부터 시작해서 매월 마지막 수요일이면 국공립 시설의 입장료가 면제

되고 영화관, 스포츠 관람 등에도 혜택이 늘어난다고 합니다. 이런 좋은 정책은 확대되

고 많이 홍보되어서 보다 많은 사람들이 문화생활을 즐겼으면 합니다.

답글 홍보를 위해 홈페이지(www.culture.go.kr/wday)를 운영하고 있는데 앞으로

국민들이 좀 더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개편할 생각입니다. 또한 일상생활과 밀착된 옥

외 매체를 통해 ‘문화가 있는 날’을 알리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하현진 사무관(문화체육관광부 문화융성위원회 지원팀)

242호 <살뜰한 알뜰폰, 통신비 최대 절반 ‘뚝’> 기사를 읽고

장훈(서울 동작구 신대방1 나길45)

스마트폰에 비해 저렴한 알뜰폰에 대한 정보와 어르신들에게는 불필요한 데이터를 쓰

지 않는 요금제에 대한 소개가 좋았습니다. 상황에 맞는 다양한 추천 요금제도 소개해

주셨으면 합니다.

답글 가계 통신비를 줄이는 알뜰폰은 비싼 단말기 가격과 통신요금 부담을 줄이기 위해 만들

어진 서비스입니다. 알뜰폰에 어울리는 다양한 요금제도 향후 <위클리 공감>에서 소개할 수

있도록 검토하겠습니다. 남형도 기자

댓글에 답글

독자마당지난호를 만들고 나서법질서 무시 관행들 근절되면 참 좋겠죠

오랜만에 돌아본 장애인 전용주차구역은 여전히 잘

지켜지지 않고 있었습니다. 장애인 전용주차구역의

불법주차 문제를 2011년 7월 처음 취재한 이후 2년

반 만에 확인해 본 결과였습니다. 법질서를 무시해

온 오랜 관행들은 그만큼 뿌리 뽑기 쉽지 않을 것이라

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서 법

질서를 지키지 않는 관행들을 뿌리 뽑겠다고

하니 기대가 됩니다. 장애인 자동차표지 부

정 사용뿐 아니라 교통질서 미준수 관행, 음

란물 불법 사이트 근절 등을 개선과제로 정

해 해결책을 마련하게 됩니다. 앓던 이 시원

하게 뽑듯 고질적인 불법 관행들이 사라지

는 한 해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글·남형도 기자

‘댓글에 답글’ 코너 <위클리 공감>의 독자참여 기회가 더욱 다양해지고

편리해집니다. 인터넷이나 SNS에 접속해서 정부

정책이나 기사에 대한 의견을 댓글로 남겨주세요.

담당 기자나 정부 관계자들의 친절한 답글을 받아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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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 2014.2.10 위클리 공감 위클리 공감 2014.2.10 57

몸에 좋은 약용식물 여기 다 있네!<우리 산에 자라는 약용식물> 도감 발간… 국내 약용식물 540종의 성분·효능 등 소개

알아두세요

“대황은 장군풀이라 불린다. 어혈(피가 한 곳에 맺힘)을 없

애며 대·소변을 잘 통하게 한다. 열병을 다스리는 데에

도 좋다. 생강은 따뜻한 성질을 가지고 있어 몸의 냉증을 없애주

고 담을 삭이며 기를 내리는 작용을 한다. 구토와 소화불량에도

도움이 된다. 오미자는 허한 기운을 보충하고 눈을 밝게 하며 신

장을 덥혀 양기를 돋워준다. 구기자는 근육과 뼈를 튼튼하게 하

고 간장과 신장을 건강하게 한다.”

<동의보감>에 나온 약용식물에 대한 설명이다. 약용식물은 약

으로 쓰거나 약의 재료가 되는 식물을 뜻한다. 우리나라에는 구

기자, 대황, 용담, 생강, 마, 옻나무, 오미자 등의 약용식물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에 있는 약용식물의 가치와 활용 방법을 알려주는

지침서가 나왔다. 산림청 국립산림품종관리센터는 우리나라 약

용식물 자원 540종의 성분과 효능을 담은 약용식물도감 <우리

산에 자라는 약용식물>을 발간했다.

2월 중 전자북으로 제작… 산림청 홈페이지에 등재

약용식물도감은 우리나라 산야에서 자생하는 약용식물에 대한

소개뿐 아니라 약재료의 이름과 성분, 효능까지 담았다. 총 655

페이지이며 식물의 분류 체계에 따라 양치식물, 나자식물, 피자

식물 등 세 가지로 분류했다.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약용식물

의 사진도 함께 담았다.

약용식물은 한방에서 쓰이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한방 용어

에 대한 설명도 함께 넣었다. 자연 치료의 목적으로 많이 활용하

는 약용식물을 제대로 알고 바르게 사용할 수 있도록 배려한 것

이다.

약용식물도감에 실린 식물들은 산길을 따라 걸으며 쉽게 만

나볼 수 있는 산림식물이 중심이다. 휴양과 치유를 위해 산을 찾

는 어린이와 청소년이 있는 가족 단위 등산객들이 자연학습 교재

로도 활용하기 좋다.

약용식물도감은 산림청 등 관련 기관, 연구소 등에 먼저 배부

된 후 전자북으로 제작될 계획이다. 2월 중순께 산림청 홈페이지

의 행정정보-전자북 코너에 실린다.

산림청 이갑연 국립산림품종관리센터장은 “국내 바이오산업

(BT)의 원천 소재인 산림식물 자원의 유용성이 강조되는 시기에

국민들에게 약용식물의 다양한 활용 가치를 알리는 계기를 마련

하기 위해 도감을 제작했다”며 “앞으로도 정부3.0에 발맞춰 산림

자원을 실생활에 적극 활용 가능하도록 다양한 방법으로 국민

들의 눈높이에 맞춰 소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글·남형도 기자

산림청 www.forest.go.kr

산림청 국립산림품종관리센터가 발간한 약용식물도감. 약용식물의 분포, 약재명, 효능, 용법 등이 잘 설명되어 있다.

신앙심도 유전이라고?

퀴즈 하나. 건강을 좌우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를 딱 하나만 고른다

면? 1. 잘 먹는다. 2. 운동을 열심히 한다. 3. 좋은 부모를 둔다.

일부 경험 많은 의사들 사이에 한때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이런 말이

나돈 적이 있다. 적지 않은 의사들이 지목한 답은 ‘3번’이었다. 아무리

잘 먹고, 몸에 좋은 운동을 규칙적으로 한다 해도 건강한 양친을 둔 사

람을 당해 내기 어렵다는 의미다.

현대 의학은 많은 질병의 원인을 유전에서 찾고 있다. 건강검진을 해

본 사람들이라면 대부분 알겠지만, 주요 질환 가족력 체크는 필수처럼

돼 버렸다. 한 예로 부모나 형제 가운데 암 발병자가 있으면 발암 확률

이 높을 수밖에 없는 까닭이다. 당뇨, 고혈압, 비만 등도 마찬가지다.

그렇다면 정신 혹은 정서는 어떨까. 서울 목동의 K씨 가족은 수십 년

째 ‘종교 갈등’을 겪고 있다. 80대 초반인 K씨는 종교가 없고, 아내는

30년 넘게 신실한 가톨릭 신자다. K씨의 자녀들도 둘로 나뉜다. 50대

중반인 큰아들은 아버지처럼 종교가 없다. 하지만 나머지 자녀들은 모

두 종교가 있다. 40대 중반인 막내 아들과 며느리는 일요일이면 거의

빠지지 않고 교회를 찾는 독실한 개신교 신도이다. 딸들은 어머니처럼

모두 성당에 나간다. 그런가 하면 큰며느리는 승려 수준의 불교 수행자

이다.

K씨네 ‘종교 갈등’은 종교가 다르다는 이유로 서로를 비방하거나 못

마땅해 하는 바람에 생긴 게 아니다. 그보다는 종교가 없는 식구와 종

교가 있는 식구들 사이를 갈라놓는 평행선의 견해 차이가 갈등의 요체

이다. 즉 K씨와 큰아들에 대해 다른 식구들이 “제발 믿음 좀 가져보라”

고 수십 년째 권하지만, 본인들은 꿈쩍도 않고 있다. 불교든, 개신교든,

가톨릭이든 마음 내키는 대로 종교를 택해 보라는데, K씨와 큰아들은

“도통 마음이 움직이지 않는 걸 어쩌란 말이냐”며 고개를 가로젓는다.

종교적 믿음을 가질 만한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은 정해져 있는 걸

까. 믿음이 깊은 목사나 정진을 많이 한 스님도 한눈에 척 보고 종교를

가질 만한 사람인지를 알아보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놀랍게도,

신을 믿을 만한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을 기계가 구분해 낼 수 있다

고 생각하는 과학자들이 있다. 이들이 믿는 기계는 큰 병원이면 적어도

한 대쯤은 있게 마련인 MRI(자기공명촬영장치)와 아주 유사한 것이다.

미국 오번(Auburn)대학교 연구팀은 미 국립보건원(NIH)과 공동으로 최

근 MRI의 일종인 fMRI라는 장비를 이용해 종교를 가진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두뇌활동을 관찰했다. 그 결과 놀라운 점들이 드러났다.

일상생활에 ‘초월적 존재(신)’가 항상 함께한다고 믿는 사람들의 경우

평소 공포심을 조절하는 뇌 부위가 활발히 작동했다. 반면 종교 교리와

지식 등을 꿰고 있는 사람들은 언어를 관장하는 뇌 영역이 왕성하게

움직였다. 이에 비해 종교가 없는 사람들은 종교적 믿음에 대한 질문을

받으면, 시각적 이미지를 다스리는 뇌 부위를 주로 사용하는 것으로 밝

혀졌다. 요컨대 평소 머리 쓰는 패턴이 종교 유무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는 것이다. 연구팀은 환경이나 교육 같은 후천적 요인도 종교 유무에 영

향을 줄 것으로 추정했다. 하지만 이번 연구는 종교가 진화 유전학적

차원에서 규명될 수도 있음을 보여준 최초 사례로서 특히 주목받고 있

다. 한마디로 신앙심마저도 타고날 여지가 크다는 얘기다.

글·김창엽(자유기고가)

연합

생활과학 이야기 ❹

종교가 진화 유전학적 차원에서 설명될 수 있다는 연구가 나오면서 신앙심도 타고날 수 있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04-05 독자마당.indd 4 2014-02-14 오전 4:01:05

위클리 공감 2014.2.17 5

정보보호 교육·인재활용 아이디어 공모전정보보호 교육·인재활용 아이디어 공모전알림

<위클리 공감>은 독자 여러분과 소통하고자 다양한 의견을 받고 있습니다. 주소, 전화번호와 함께 3월 3일(월) 오전까지

[email protected]로 보내주십시오. 관심 있게 읽은 기사, 기획특집에 대한 의견, 앞으로 다뤘으면 하는 내용 등 다양한 의견을 보내주시면

<위클리 공감> 제작에 반영하겠습니다. 의견이 채택된 분에게는 문화상품권을 보내드립니다. 우편엽서로 보내셔도 됩니다.

<난중일기> 독후감을 모집합니다

새로운 도로명주소를 적어 보내주시면 당첨 확률이 더욱 높습니다. 우편엽서로 보내주셔도 됩니다.

세종특별자치시 갈매로 388 정부세종청사 문화체육관광부 국민소통실 홍보콘텐츠과 <위클리 공감> 담당자 앞 (우 : 339-012)

한국정보기술연구원은 정보보안 아이디어 공모전

을 개최합니다. 정보보호 교육, 인력 활용 등 관련

아이디어가 있는 분들의 많은 참여 기다립니다.

응모자격 ▶주니어 부문 : 초·중교생

▶시니어 부문 : 고교·대학(원)생

▶일반부 : 정보보안 분야 구직자 및

재직자(관련분야 종사자)

응모주제 정보보호 인재양성 방안, 정보보호 교육 아이디어, 최신

보안 취약점 아이디어,우수 정보보안 인력 활용 방안, 우

수 인재 발굴 방안, 기타 정보보호 인력양성 관련 아이디어

시상내역 ▶ 대상 (1팀) :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상 / 상패 + 상금 300만원

▶ 최우수상

  주니어 (1팀) : 한국정보기술연구원장상 / 상패 + 상금 200만원

  시니어 (1팀) : 한국정보기술연구원장상 / 상패 + 상금 200만원

  일반부 (1팀) : 후원기관 사장상 / 상패 + 상금 200만원

응모일정 2월 19일(수)~3월 18일(화)

접수방법 홈페이지 (www.kitri.re.kr) 접수

문 의 한국정보기술연구원 담당자

☎ 02-869-8301, 이메일 [email protected]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난중일기>를 전 국민이

읽고 이순신 장군의 나라

사랑 정신을 되새기고자

제2회 <난중일기> 독후

감 공모전을 개최합니다.

초·중·고등학생은 물론 대학생과 일반인까지 관심 있는 여러분의 많

은 참여 바랍니다.

공모분야 독후감

공모자격 초등학생 / 중·고등학생 (및 같은 연령) / 일반인 (대학생 포함)

공모주제 이순신 장군의 <난중일기> 독후감

시상내역 ▶최우수상(각 1명)

일반부 100만원, 중·고등부 50만원, 초등부 30만원

(※자세한 내용은 홈페이지 hcs.cha.go.kr 참조)

공모일정 3월 31일 (월) 18시까지

접수방법 신청서 및 원고지 양식 다운로드 및 작성 후 이메일 접수

([email protected]) 또는 우편 접수(충남 아산시 염치

읍 현충사길 126 현충사관리소 기획운영과)

문 의 현충사관리소 기획운영과 김대현 ☎ 041-539-4609

빈칸의 답을 ‘공감 낱말맞히기 245호’라는 제목과

함께 주소, 전화번호를 적어 3월 3일(월) 오전까지

[email protected]로 보내주십시오. 추첨을 통해

문화상품권을 보내드립니다.

아이폰 ‘정책 투데이’ 앱에서도 응모하실 수 있습니다.

<위클리 공감> 243호(1월 27일/2월3일) 낱말맞히기 정답

가로 1 호기심 3 고봉 4 장아찌 5 탈무드 8 사다리 9 아버지

세로 1 호봉 2 심장 3 고향 5 아몬드 6 이탈리아 7 사랑

1 판소리에서 장단을 짚는 고수(鼓手)가 창(唱)

사이에 흥을 돋우기 위해 넣는 소리. ‘좋지’,

‘얼씨구’, ‘흥’ ….

3 거친 땅을 일구어 새로 얻은 땅. 새로운 길, 운명, 분야를 처음으로 열어 새로 얻은 터전이나 영역.

4 남의 일이 잘되도록 주선하는 일. “선배의 OO으로 일자리를 얻게 되었다.”

6 무청이나 배추의 잎을 말린 것. ‘OOO국’.7 물체가 몹시 울리어 흔들림.8 구슬처럼 방울방울 맺힌 땀.

1 ‘물기가 배어 눅눅하다’는 뜻을 가진 형용사.2 1970년경부터 농촌 재건운동으로 시작했죠. 지금은 아프리카 등으로 수출도 하고 있죠.

3 잘못된 것, 부족한 것, 나쁜 것을 고쳐 더 좋게

만듭니다.

4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의 주무대가 되는 곳. ‘OOOO

리조트’.

5 기구 속의 공기를 버너로 가열해 팽창시켜 하늘

높이 떠오르게 만든 기구죠.

7 몹시 애쓰거나 힘들 때 흐르는 끈끈한 땀. “그는 어려운 문제를 푸느라 OO을 흘렸다.”

가로 풀이 세로 풀이

<위클리 공감> 243호 낱말맞히기 당첨자

신숙자(인천 남동구 담방로) 전연식(경기 의정부 송산로)

홍주희(경남 창원시 의창구 ) 이강희(전남 담양군 금성면 )

전종옥(경기 군포시 산본천로)

낱말맞히기

7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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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4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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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05 독자마당.indd 5 2014-02-14 오전 4:01:07

Page 5: 위클리 공감245호

6 2014.2.17 위클리 공감

이상화의 취미는 네일아트다. 바쁘고 고된

훈련 중 한두 시간 여유가 생기면 손톱을 예쁘

게 치장했다. 그가 일상에서 누렸던 작은 즐거

움이다. 여자 500미터 경기가 열린 날에도 그

는 손톱을 알록달록 물들이고 출발선에 섰다.

그 중에는 황금색도 있었다. 경기 전에 손톱

치장을 하면서 마음을 다잡았던 그는 2차 레이스를 마치고 우승

을 확정 짓자마자 울먹이기 시작했다. 링크를 한 바퀴 돌면서 내

내 눈물을 흘렸다. 이상화는 세계 신기록(36초36)을 보유한 500

미터의 최강자였지만 금메달을 딴 뒤 “사실 올림픽에서 또 금메

달을 딸 거라 생각 못했다. 올림픽이 주는 압박감과 긴장을 이길

수 없을 거라 생각했다”고 고백했다. 자기와의 싸움을 이겨낸 이

상화에게는 찬사가 쏟아지고 있다. 75초06으로 은메달을 딴 올

가 파트쿨리나(러시아)는 “마치 우사인 볼트 같았다”며 이상화를

지구상에서 가장 빠른 남자 육상 스타와 비교했다. 케빈 크로켓

연합

2월 12일 ‘빙속 여제’ 이상화가 금메달을 차지한 뒤 플라워 세리모니를 위해 단상 위에 올랐다.

“고마워요 이상화”… 평창도 부탁해아시아 선수 최초로 빙속 2연패… “이규혁에게도 박수를”

소치동계올림픽 | 영광의 얼굴영광의 얼굴영광의 얼굴

역시 이상화였다. ‘빙속 여제’ 이상화(25·서울시청)가 한국 선

수단의 소치올림픽 첫 금메달을 선사했다. 올림픽 신기록

을 세우며 2연패를 이뤄냈다.

이상화는 12일(한국시간) 러시아 소치 아들레르 아레나에서 열린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미터에서 1, 2차 레이스 합계 74초70으

로 우승했다. 2차 레이스에서 기록한 37초28은 올림픽 신기록(종

전 카트리오나 르메이돈·37초30)이다. 이상화는 2010년 밴쿠버

올림픽 우승 당시 세운 기록(76초09)을 4년 만에 1초39나 단축했

다. 이상화는 아시아 최초로 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2연패에 성

공했다. 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미터 연속 우승자는 보

니 블레어(미국·1988-1992-1994년·3연패), 카트리오나 르메이돈

(캐나다·1998-2002년·2연패)에 이어 역대 세번째다.

06-07 소치 영광의 얼굴.indd 6 2014-02-14 오전 4:01:46

위클리 공감 2014.2.17 7

연합

이규혁 선수가 자신의 마지막 레이스를 마친 뒤 관중들에게 인사를 보내고 있다.

(캐나다) 한국 스피드스케이팅 대표팀 코치는 “엄청난 압박감을

이겨낸 이상화는 진정한 챔피언”이라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

다. 이상화가 세계 최강이 된 비결은 간단하다. 땀이다. 소치올림

픽조직위원회 정보시스템 ‘인포 2014’에서도 이상화의 별명을 한

글 그대로 ‘꿀벅지(Ggul Beok Ji)’라고 소개하고 있다. 폭발적인

스피드의 원동력인 이상화의 허벅지는 지난 여름 내내 지옥 같은

사이클 훈련을 통해 만든 것이다. 평지와 오르막으로만 구성된

산악 코스 8킬로미터를 매일 탔다. 그의 스쿼트(앉은 채로 역기

를 들고 일어나는 운동) 훈련은 태릉선수촌에서도 유명하다. 여

자 선수들 중 힘이 좋다는 선수도 140킬로그램 역기를 드는 데

반해 이상화는 어지간한 남자가 드는 것보다 무거운 170킬로그

램을 든다.

스타트를 강화하는 노력에도 심혈을 기울였다. 출발이 늦다는

건 이상화의 유일한 약점이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모태범(25·

대한항공), 이규혁(36·서울시청) 등 남자 동료와 스타트 훈련을

함께 하면서 기량을 끌어올렸다. 결과는 만족스러웠다. 지난해

11월 미국 솔트레이크시티에서 열린 월드컵 2차 대회 2차 레이스

에서 초반 100미터를 10초09로 찍었다. 여자 선수 역대 최고 기

록이다. 2010년 밴쿠버올림픽 때 스피드스케이팅 대표팀 감독이

었던 김관규 빙상연맹 전무이사는 “이상화가 초반 100미터를 10

초20 안에 들어오면 무조건 금메달”이라고 공언했다.

“20년 만에 즐겼습니다” 이규혁 해피엔딩 올림픽

그의 전망대로 이상화는 2차 레이스를 시작하자마자 10초17에

100미터를 넘었고, 후반에 가속이 붙으며 올림픽 금메달을 차지

했다. 이제 관심은 평창올림픽이다. 이상화는 2018 평창올림픽

때 29세가 된다. 그는 “평창올림픽, 아직 4년이 남아 있다. 끝나

고 나서 생각할 것”이라 말은 아꼈지만 ‘강철 멘탈’을 자랑하는 빙

속 여제에게 불가능은 없어 보인다.

스피드스케이팅 한국 대표팀 선수들 체격은 다들 비슷하다.

같은 경기복을 입고 스케이팅을 하면 구분하기 쉽지 않다. 그러

나 이규혁은 경기 장면을 멀리서만 봐도 금세 알아볼 수 있다. 사

력을 다한 몸부림. 그의 동작은 크고 거칠다. 이규혁은 초반부터

폭발하는 스타일이다. 레이스 후반 힘이 떨어지더라도 죽어라 달

린다.

이규혁이 12일(한국시간) 소치 아들레르 아레나 남자 1000미

터에서 마지막 레이스를 펼쳤다. 중학생이던 열여섯 살 때 1994

릴레함메르 올림픽에 나선 것을 시작으로 2014 소치 대회까지 개

근했다. 6회 연속 올림픽 출전은 대한민국 국가대표팀 사상 최초

의 기록이다. 마지막 레이스도 이규혁다웠다. 얼굴부터 발끝까지

온몸을 쥐어짜는 주법. 이규혁은 초반부터 이를 악물고 레이스

를 펼쳤다. 이규혁은 1분10초04로 레이스를 마쳤다. 메달권과는

거리가 멀었지만 그는 관중들을 향해 손을 흔들며 감사의 인사

를 전했다. 이규혁은 “지금까지 즐기지 못했던 올림픽을 즐긴 것

으로 충분히 행복하다”고 말했다. 경기를 마친 뒤 방송과의 인터

뷰에서는 “오랜 시간 도전을 이어오면서 올림픽은 나에게 선수로

서 활동하기 위한 핑계였던 것 같다. 메달이 없다는 말을 하면서

계속 출전했지만 사실 선수 생활을 계속 하고 싶어 올림픽에 나

왔다. 선수로서 행복했다”고 마지막 소감을 밝혔다.

글·이해준(일간스포츠 기자)

“고마워요 이상화”… 평창도 부탁해아시아 선수 최초로 빙속 2연패… “이규혁에게도 박수를”

06-07 소치 영광의 얼굴.indd 7 2014-02-14 오전 4:0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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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2014.2.17 위클리 공감

메달을 향한 열정… “얼음도 녹인다”

소치동계올림픽 | 화보화보화보

전 국민의 밤잠을 앗아가는 소치동계올림픽이 10일째를 맞았다. 기대를 모은 선수들이 금메달의 꿈을

이루지 못해 안타까웠던 순간도 있고, 세계가 놀랄 만한 뛰어난 성적으로 신기록을 경신한 선수도 있

다. 늦겨울 전 국민의 눈과 귀가 텔레비전에 쏠려 있다. 러시아의 작은 도시 소치에서 들려오는 낭보에

국민들은 즐겁기만 하다. 한국 선수팀은 이번 소치동계올림픽에 사상 최대 규모인 71명이 참가했

다. 이번 소치동계올림픽에도 늘 향상된 실력을 보였던 우리 선수들의 선전이 이어지고 있다. 이상

화 선수의 스피드스케이팅 500미터 올림픽 2연패를 시작으로 한국 선수들의 선전이 기대된다. 눈과 얼

음은 차디 차지만 그 위에서 펼치는 우리 선수들의 열정은 뜨겁게 불타오르고 있다.

글·김상호 기자 / 사진·연합

08-09 소치 화보.indd 8 2014-02-14 오전 4:06:04

위클리 공감 2014.2.17 9

1 모굴스키 대표 최재우가 10일(현지시간) 로사 쿠토르 익스트림파크에서 열린 남자

모굴 결선 경기를 펼치고 있다.

2 이호석(241번 헬멧)이 남자 쇼트트랙 5,000m 계주 준결승에서 균형을 잃고 넘어지

고 있다.

3 여자 컬링 예선전 일본과의 경기에 앞서 밝게 웃고 있는 이슬비, 신미성, 김은지, 김

지선(왼쪽 부터).

4 스피드 스케이팅의 모태범이 남자 1,000m 경기에서 혼신의 질주를 펼치고 있다

5 성은령이 10일 산키 슬라이딩 센터에서 열린 루지 여자 1인승 1차 시기에서 혼신의

힘을 다하고 있다. 루지 경력이 짧은 성은령은 1~4차 시기 합계 3분 28초 743으로

출전 선수 31명 중 29위를 차지했다.

6 쇼트트랙 여자 500m 경기에서 동메달을 차지한 박승희가 활짝 웃고 있다.

❷ ❸

08-09 소치 화보.indd 9 2014-02-14 오전 4:0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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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2014.2.17 위클리 공감

건강보험 3대 비급여 획기적 개선7월부터 ‘치매특별등급제’로 가벼운 치매환자 5만명에게 장기요양 서비스

특별기획 | 2014년 업무보고 보건복지부

올해 하반기부터 일명 ‘특진’이라 불리는 선택진료에 대한 환

자 부담이 가벼워지고, 4인실까지 건강보험이 확대 적용된

다. 간병비도 내년부터 건강보험 적용을 받게 된다.

보건복지부(이하 복지부)는 2월 11일 업무보고에서 이 같은 내

용을 골자로 하는 3대 비급여 개선 방안을 발표했다. 이번 개선

안의 핵심은 선택진료 규모 축소를 통한 환자 부담 완화다. 이를

위해 정부는 선택진료비 단가를 낮추고 선택진료 의사 수를 줄이

기로 했다. 정부는 우선 올해 하반기부터 선택진료비 가산율을

대폭 낮춰 환자 부담액이 평균 35퍼센트 줄어들도록 했다. 선택

진료비는 대학병원급과 일부 전문병원의 10년 이상 된 전문의에

게 진료받을 경우 수술·검사 등 8개 항목에 대해 건강보험 진료

비용의 20~100퍼센트를 추가로 청구하는 비용으로 전액 환자

본인이 부담해 왔다.

‘병원별 80퍼센트’인 선택진료의사 허용 비율도 2016년까지 ‘진

료과별 30퍼센트’로 낮추며, 2017년부터는 비급여 선택진료제를

폐지하고 건강보험을 적용하는 새로운 ‘전문진료 의사 가산제’로

전환한다. 원치 않는 선택진료가 대폭 줄어들 것이라는 게 복지

부의 전망이다.

이번 개선안으로 위암이 전이된 71세의 A환자는 수술과 입원

비에서 421만원의 선택진료 비용을 지불하고 있었으나, 올해 하

반기부터는 약 274만원만 부담하면 된다. 제도개선이 완료되는

2017년에는 건강보험 본인부담분 약 152만원만 부담하게 돼 경제

적 부담이 대폭 완화된다.

상급병실료에 대한 환자 부담도 완화된다. 핵심은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일반 병상의 확대다. 정부는 하반기부터 기존 6인실에

서 4인실까지 일반 병상의 건강보험 적용 기준을 확대해 현재 74

퍼센트인 일반 병상 비중을 올해 안에 82퍼센트까지 늘리기로

했다. 특히 1∼3인실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큰 대학병원 등 상급

종합병원은 일반 병상 의무비율을 현행 50퍼센트에서 70퍼센트

로 상향 조정하게 된다.

이에 따라 종합병원 4인실의 경우 입원료 부담이 현행 평균 3

만9천원에서 1만2천원으로 69퍼센트가량 줄어드는 등 병원 규

모에 따라 70퍼센트 안팎의 입원료 인하 효과가 있다.

포괄간호 서비스 올해 공공병원 33곳서 시범사업

제도적 지원이 없었던 간병비도 건강보험의 적용을 받게 된다. 이

를 위해 간호사·간호보조인력이 건강보험 제도 안에서 추가 보

상을 받고 간병을 책임지는 ‘포괄간호 서비스’ 확대가 추진된다.

복지부는 올해 공공병원 33곳에서 시범사업을 진행한 뒤

2017년까지 지방·중소병원을 중심으로 전체 병원의 70퍼센트까

지 적용 범위를 넓혀갈 계획이다.

한편 이날 업무보고에서는 치매 환자 관련 대책도 다뤄졌다.

주요 내용은 7월부터 시행되는 ‘치매특별등급’ 제도로, 가벼운 치

매 환자 약 5만명이 장기요양 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된다.

이밖에 시간제 근로자 등을 위한 ‘시간제 보육반’ 제도, 야간보

육 서비스, 온라인 입소관리 시스템, 기초연금 도입 등도 복지부

가 올해 역점을 두고 추진할 주요 업무 과제로 제시됐다.

글·최재필 기자

“가족 중 누군가가 중병에 걸려서 의료비 부담 때문에

가계가 휘청거리는 일이 없도록 4대 중증질환에 대해

건강보험을 적용하고, 상급병실료·간병비 등 3대 비급

여에 대한 개선도 조속히 추진돼야 할 것입니다.”

-박근혜 대통령, 보건복지부 업무보고에서

<선택진료·상급병실료·간병비>

10-11 특별기획_보건복지부.indd 10 2014-02-14 오전 4:07:43

위클리 공감 2014.2.17 11

2014년 보건복지부 업무보고 주요 내용

자료·보건복지부

올 하반기부터 건강보험 적용으로 환자 부담이 훨씬 줄어듭니다

선택진료일반진료기회가 확대되

고환자 부담이 60% 이

상 줄어듭니다.

상급병실2014년부터 건강보험

혜택이 적용되는 일반병

실이 확대됩니다.

간병간병까지 간호서비스로

제공하는 병원이 단계적

으로 확대되어 환자와

가족의 간병부담이 줄

어듭니다.

● 선택진료비 환자부담 감소

● 선택진료의사 축소로 일반진료 기회 확대

추가비용 축소

선택진료의사 축소

(2015~2016)

남아있는 선택진료

건강보험 적용(2017~)

현재 병원별 10명 중 8명까지 지정

환자가 100% 부담하는 비급여

제도 운영상태 관리기제 미흡

진료과목별 3명 중 1명 이내

건강보험 적용해 최고 50% 부담

새로운 가산형태 전환·기준 강화

● 일반 병실 기준 완화

● 간병은 병원의 포괄간호서비스화

● 상급종합병원 일반 병실 확대

현재 | 6인실까지 2014~ | 4인실까지 현재 | 최소 50% 2015~ | 최소 70%

현재 | 개인 간병 2014~ | 병원 간호사와 간호보조인력

● 포괄간호서비스 제공 병원 확대

100% 환자 부담 50% 환자 부담

● 포괄간호 서비스 건강보험 적용2014~

33개 병원 시범

사업 실시

2017~

1개 병동이라도 포괄간호

제공하는 병원을 지방 중

심으로 70%까지 확대

2014 상반기 2014 하반기 2017 ~

2015~2017

환자부담 환자부담 환자부담

% % %

10-11 특별기획_보건복지부.indd 11 2014-02-14 오전 4:07:48

Page 8: 위클리 공감245호

12 2014.2.17 위클리 공감

택배기사·학습지 교사도 실업급여 지급청년 취업 활성화 위해 독일·스위스에 버금가는 직업훈련시스템 마련

특별기획 | 2014년 업무보고 고용노동부

택배기사와 학습지 교사·퀵 서비스 기사들도 앞으로는 실

업급여를 받을 수 있게 된다. 정부는 택배기사와 같은 특

수업무형태 업무종사자 44만명에게 고용보험을 확대 적용하기

로 했다. 또 중소기업들의 퇴직연금 가입을 독려하기 위해 ‘중소

기업 퇴직연금기금제도’를 도입한다. 청년 취업 활성화를 위해서

는 독일과 스위스에 버금가는 직업훈련시스템을 마련한다.

고용노동부는 2월 11일 오전 세종청사 국무회의실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이 같은 내용의 2014년 업무 계획을 보

고했다. 방하남 고용노동부 장관은 업무보고에 앞서 “2013년은

고용통계 작성을 시작한 1989년 이후 최고 고용 증가율을 달성

(2012년 대비 154만3천명 증가)했으며, 남성·제조업·대기업에 치

우친 노동시장을 여성·서비스업·중소기업 중심으로 근본적으로

변화시키기 위한 전기를 마련한 한 해였다”고 자체 평가했다.

이어 이러한 변화의 싹을 키우고 온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괄

목할 만한 성과를 거두기 위해 올해 추진할 4대 정책목표를 발표

했다.

여성 경력단절 막는 ‘맞벌이 육아지원’

첫번째는 ‘청년, 일할 기회 늘리기’이다. 그동안 청년층은 현장 수

요와 동떨어진 직업교육·훈련이나 눈높이에 맞지 않는 중소기업

근무 여건 등 노동시장 진입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먼저 독일·스위스 등에서 시행하는 직업훈련 시스템을 도

입한다. 부처 간 협업을 통해 ‘직업훈련 혁신 3개년 계획’을 올 상

반기 중 수립할 예정이다. 학교 단계부터 올바른 직업관 형성을

통해 ‘선취업 후학습’ 조기취업 지원, 산업수요 맞춤형·고품질 훈

련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또한 학위·학벌 없이도 채용·보수·승

진 등에서 동등하게 대우받도록 국가직무능력표준(NCS)을 토대

로 한 국가역량체계(NQF)를 점진적으로 도입할 방침이다. 전국

11개 산업단지의 300인 미만 중소기업에 대해 근무환경 개선을

위한 정부 지원을 쏟을 예정이다.

두번째 정책목표인 ‘여성, 맘껏 능력 발휘하기’ 달성과 관련해

서는 경력단절 예방을 최우선시한다. 일을 그만둔 여성이 원활하

게 재취업할 수 있도록 맞춤형 지원이 이어질 전망이다. 여성 인

력의 경력 유지를 위한 ‘아빠 육아휴직 제도’도 활성화한다. 경력

관리가 이뤄지도록 근로시간 단축제도 또한 개편한다. 관광·문

화 등 여성 취업이 용이한 전략 직종을 발굴해 폴리텍대학 등을

활용한 직업훈련도 실시한다. 또한 전일제 근무에서 시간선택제

로 전환할 수 있도록 제도를 고쳐 많은 여성들이 다양한 근무형

태를 선택할 수 있게 배려할 방침이다.

세번째 목표는 ‘저소득층, 일을 통한 복지 확충’이다. 이를 위해

고용보험제도도 확대 적용한다. 임금 체불, 최저임금 미준수 등

기초 고용질서를 어지럽히는 행위를 근절해 나갈 계획이다. 2017

년까지 ‘고용·복지 종합센터’ 70개가 들어선다.

여기에서는 아이돌보미, 실업급여 지급, 일자리, 재취업 훈련

등의 지원 서비스를 원스톱으로 받을 수 있어 보다 많은 근로자

에게 혜택이 돌아갈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택배기사, 예술인, 영

세 자영업자, 일용직 근로자 등 특수형태 업무종사자도 고용보험

을 적용받을 수 있게 된다. 올 상반기에는 고용형태 세부내역 공

시 시스템도 마련된다.

“국민이 원하는 일자리가 많아져 모두가 체감할 수 있는

일자리 대책을 펼쳐나가야 합니다. 특히 청년과 여성이

원하는 일자리 창출을 위해 정부가 모든 역량을 집중해

야 할 때입니다.” -박근혜 대통령, 고용노동부 업무보고에서

12-13 특별기획_고용노동부.indd 12 2014-02-14 오전 4:09:43

위클리 공감 2014.2.17 13

2014년 고용노동부 업무보고 주요 내용

노·사·정이 함께하는 새로운 노동문화

자료·고용노동부

청년, 일 할 기회 늘리기

1. 직업교육·훈련 혁신

2. 능력중심 채용·인사관리

3. 일하고 싶은 중소기업 조성

4. 청년 일자리 영역 확대

여성, 맘껏 능력 발휘하기

5. 일하는 여성 경력유지 지원

6. 맞춤형 재취업 지원

7. 시간선택제 및 유연근로 확산

저소득층,일을 통한 복지 확충 8. 고용·복지 융합

서비스 확산

9. 더 촘촘한 고용

안전망 구축

10. 기본적인 근로조

건 보장 강화

새로운 미래를 여는 新고용노동시스템 구축11. 사회적 대화를 통한 新고용노동시스템 구축

2014년도

4대 정책목표11대 전략

함께 일하는 나라, 행복한 국민!현장중심 실천으로 희망찬 변화를 이끌겠습니다.

네번째 목표는 ‘신(新) 고용노동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다. 새

로운 고용노동 시스템은 국민 공감과 노·사·정 협의를 통해 노

동시장 제도를 개혁하고 일하는 방식과 문화를 개선하며 불합리

한 관행을 혁신하기 위한 것이다.

방하남 고용노동부 장관은 업무보고를 마치고 “올해는 고용

률 70퍼센트, 중산층 70퍼센트를 향해 비약적으로 도약할 수 있

느냐 없느냐를 가르는 매우 중요한 해”라며 “지난해 하반기부터

계속되고 있는 취업 증가세가 올해는 더욱 확대되고 또 질적으로

성숙하도록 국민 중심, 현장 중심 실천에 더욱 박차를 가할 계획

이다. 4대 정책목표 실현을 통해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성과

를 내겠다”고 말했다. 글·김상호 기자

생산성과 고용창출이 가능한

효율적 노동시장

노동시장 제도 개혁

● 임금체계 개편

● 장시간 근로 개선

● 고용안전망 확충

다양한 형태로 일할 수 있는

열린 노동시장

일하는 방식·문화 개선

● 시간선택제 등 다양

한 근무형태 확산

● 범국민 인식전환 캠

페인 ‘일家양득’

● 인사노무관리 시스

템 정비

불합리한 관행 개선

● 3대 기초고용질서

확립, 차별시정 강화

● 법과 원칙 준수

● 임금체계 개편 등

공공기관 정상화

다함께 상생하는

공정한 노동시장

新 고용노동시스템

12-13 특별기획_고용노동부.indd 13 2014-02-14 오전 4: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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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2014.2.17 위클리 공감

아이돌보미 4대 보험료 정부서 지원성폭력·가정폭력 피해자 원스톱 지원 ‘해바라기아동센터’에 수사 기능 추가

특별기획 | 2014년 업무보고 여성가족부

여성가족부(이하 여가부)가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공공기관

이 앞장서 가족친화적인 직장문화를 조성할 수 있도록 가

족친화 인증 의무화 제도를 추진한다. 가족친화 인증기업은 미래

창조과학부·산업통상자원부·중소기업청 소관 13개 주요 사업

에 지원할 경우 인센티브를 받을 수 있다.

올해 여가부의 핵심 과제는 여성이 경력 단절 없이 마음껏 안

심하고 일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 것이다. 그 일환으로 여가

부는 여성 고용률 70퍼센트 달성을 위한 민관협력 시스템을 구

축한다.

정부와 기업, 민간단체 대표가 참여해 ‘여성인재 활용과 양성

평등 실천 태스크포스’를 꾸린다. 여성인재를 활용하고 양성평등

을 실천하기 위해서다. 태스크포스는 앞으로 3년간 일·가정 양

립과 여성고용 확대, 여성 대표성 제고 등 성 격차 해소를 위한

실천과제를 수립한다. 여성정책조정회의를 통해 실질적인 정책

지원과 제도 개선이 추진될 예정이다.

맞벌이 가정의 워킹맘이 아이돌봄 서비스를 우선 지원받을 수

있도록 우선순위도 조정했다. 아이돌보미 처우 개선을 위해 수당

을 시간당 5천원에서 5,500원으로 상향 조정하고, 4대 보험료도

정부에서 지원하기로 했다. 가사 서비스를 추가한 가사추가형 등

아이돌봄 서비스를 다양화해 올해 하반기 실시할 예정이다.

여성 경력·전공, 지역특성 살린 서비스 ‘새일센터’ 지정

경력단절 여성의 취업을 지원하는 유형별 새일센터 10개소를 지

정·운영할 계획이다. 새일센터에서는 여성의 경력과 전공, 지역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서비스를 지원한다. 기업을 대상으로 심층

조사를 벌여 시간선택제 일자리에 적합한 직종도 개발한다. 양질

의 시간선택제 일자리를 제공하는 기업을 대상으로 채용과정과

채용 후 효과, 애로사항 등 업종별 특징을 분석하기로 했다.

성폭력·가정폭력 피해자를 구제하는 방안도 강화한다. 성폭

력·가정폭력 등 폭력 피해를 입은 여성과 어린이를 원스톱으로

지원하는 해바라기아동센터에 수사 기능을 추가하기로 했다. 이

제 폭력 피해자들은 한 곳에서 상담·의료·법률·수사까지 한꺼

번에 지원받을 수 있다. 한부모·조손가족 등 취약 성폭력 피해 어

린이에게는 치료를 위한 동행·돌봄 서비스를 제공한다. 심각한

외상 피해 등으로 입원 중인 피해자에게는 간병비를 지원하기로

했다. 13세 미만 어린이와 장애인 피해자의 중복 진술조사를 최

소화하기 위해 경찰 단계 진술조사에서부터 검사가 참여하도록

화상협력시스템을 시범운영한다.

또한 스마트폰에서 성범죄자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성범죄자

알림e 모바일’ 서비스를 올해 하반기부터 제공한다. ‘피해자에 대

한 편견 깨기’ 캠페인도 민관 합동으로 추진한다. 폭력 피해자에

대한 편견과 폭력에 관대한 사회인식 탓에 피해자가 신고를 꺼리

는 사회문화를 개선하기 위한 방안이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를 알리기 위한 사업도 강화된다.

민관 태스크포스 회의를 통해 위안부 관련 기념일을 제정하고,

위안부를 주제로 한 영화·다큐 등 콘텐츠 제작을 지원하기로 했

다. 위안부 관련 자료를 국가기록물로 추가 지정하고, 수집 자료

를 체계화해 2017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글·허정연 기자

“여성들이 일을 통해 자아를 실현하는 것은 가정 행복

의 근간이자 국가경쟁력 향상의 지름길입니다. 육아휴

직 근로자의 부당해고 등 사업장에 대한 철저한 관리감

독이 필요합니다.” -박근혜 대통령, 여성가족부 업무보고에서

14-15 특별기획_여성가족부.indd 14 2014-02-14 오전 4:10:37

위클리 공감 2014.2.17 15

2014년 여성가족부 업무보고 주요 내용

다양한 모습의 가족이 있는 그대로 행복한 사회

여성이 경력단절 없이 마음껏 일할 수 있는 사회

(가칭)가족센터(230개소)

한부모(미혼모) 가족의 안정적 생활지원

다문화가족의 역량 강화 및 사회통합 지원

통합적인 가족 서비스 전달체계 구축

가족 누구나 교육·상담·문화 프로그램 이용가능

\

부모교육 확대

2014년 2017년

50만명 100만명 가족친화 인증기업 확대

새일센터(130개소)

기능 강화

여성대표성 제고

여성인재 발굴·추천

여성인재 양성

구인수요 맞춤형

훈련 확대

1천개2014년

522개2013년

● 정부·지자체·공공기

관 기관평가 시 우대

● 유형별 새일센터

운영(10개소)

● 여성인재 DB 시스템 구축

● 여성인재아카데미 운영

● 여성인재추천 시스템 구축 및 사후 관리

● 지역거점 교육기관 지정(6개소)

● 교육대상을 여성임원 후보군, 지역인재로 확대

● 공공기관 여성관리자 목표

이행점검 및 공시

● 수요에 맞는 기업

맞춤형 훈련

● 직무소양 등 새일

역량교육

취업 후

고용 유지 지원

● 고용유지 현황조사

● 취업자·채용기업

사후관리

공공

민간

임대주택 지원 확대

2014년 2017년

66호 210호

아이돌봄 서비스 지원아이돌봄 서비스

지원 1순위

한국어 교육각 지자체 중심으로 실시

미래인재 육성이중언어 가족환경 조성

다문화가족 종합정보전화센터이주여성 긴급전화(1577-1366)

다누리 콜센터(1577-5432)

양육비 이행지원 기관 설립관련 법률 제정 및 양육비

이행지원기관 설립 추진

아동 양육비 확대

2014년 2017년

월 7만원 월 15만원

가족상담 제공

2014년 2017년

30만명 80만명

공동육아나눔터 운영

2014년 2017년

35개 지역 230개 지역

생애주기별 맞춤형 가족 서비스 제공 일·가정 양립 환경 조성

경력단절여성 재취업 지원

여성대표성 제고

● 금리 우대(국민·기업·

우리은행 최고 1~1.5%)

● 상장기업 가족친화 인

증정보 자율 공시

● 정부지원사업 대상 선

정 시 인센티브 부여(13

개 사업)

아이돌봄 지원 확대

● 영아종일제 지원 연령 상향

3~12개월 3~24개월

● 서비스 유형 다양화

● 취업모·한부모 1순위

아이돌보미 파견기본형

기본형+가사서비스종합형

보육교사 파견형

2,127명

6.2만명

7천명

● 정부위원회 여성참여비율

2013년 2014년 2017년

27.7% 31.6% 40.9%

10만명

3만명

● 4급이상 여성관리자 비율

2013년

2013년

2013년2014년

2014년

2014년2017년

2017년

2017년

9.9% 10.9% 15%

경력 개발형 자립지원형 농촌형 등

건강가정

지원센터(151개소)

다문화가족

지원센터(214개소)

한부모

지원센터(47개소)

자료·여성가족부

4.7만명

14-15 특별기획_여성가족부.indd 15 2014-02-14 오전 4: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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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2014.2.17 위클리 공감

생활 속 문화융성에 정책역량 집중문화취약계층에 맞춤형 지원 강화… 수도권·비수도권 문화격차도 해소

특별기획 | 2014년 업무보고 문화체육관광부

국민들이 전국 어디서나 쉽고 편하게 문화생활을 누릴 수 있

는 정책이 확대된다.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는 정부

의 핵심 국정기조인 ‘문화융성’의 국민체감을 높이기 위한 2014년

도 업무계획을 2월 13일 박근혜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세부적으

로는 ▶국민 문화체감 확대 ▶인문전통의 재발견 ▶문화기반 서

비스산업 육성 ▶문화가치의 확산 등 4대 전략과 이를 달성하기

위한 13개 주요 정책과제를 제시했다. 다음은 이날 보고된 문체

부의 올해 정책 추진 내용이다.

생활문화센터(복합문화커뮤니티센터) 조성 동네의 유휴시설이

‘생활문화센터(복합문화커뮤니티센터)’로 변신한다. 폐교나 노후

한 문화시설을 도서관, 공연장, 연습실 등으로 활용하는 것이다.

이에 따라 영화관이 없는 기초 지자체에 작은 영화관 10개가 신

설되고 인디뮤지션을 위한 음악창작소, 스포츠 버스로 ‘찾아가

는 체육관’ 등이 생겨 어디서든 쉽게 문화를 누릴 수 있게 된다.

저소득층 및 장애인 지원 강화 저소득층·장애인에 대한 맞춤형

지원도 강화된다. ‘문화누리카드’는 문화·여행·스포츠 이용권을

통합해 문화 취약계층에 가구당 10만원 정도를 지원하는 것이

다. 또 장애인 문화예술계의 숙원과제였던 ‘장애인 문화예술센터’

를 대학로 구 예총회관을 리모델링해 새롭게 개관할 예정이다.

체감형 예술지원 확대와 지방문화 격차 해소 기초예술 분야의 창

작기반 강화를 위해 민간 공연단체의 대관료도 최대 80퍼센트

(연 2천만원 이하) 지원한다.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문화 격차도

해소된다. 문체부는 새로 제정된 ‘지역문화진흥법’에 따라 5개년

계획으로 문화도시·문화마을 등을 지정해 지역문화의 균형발전

을 도모할 예정이다.

인문·정신문화 진흥 인문학과 정신문화 진흥을 위해 문체부 내

에는 ‘인문정신문화과’를 신설하고 인문정신문화진흥법 제정도

함께 추진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도서관과 박물관도 늘어난다.

공공도서관 50개관, 공립 박물관 12개관, 작은 도서관은 36개관

으로 확대된다. 생애주기별 독서프로그램 운영도 지원돼 우수도

서 선정·보급 예산을 78억원에서 152억원으로 늘린다.

문화영향평가제 도입 등 문화가치의 확산 공공정책에 문화적 관

점을 반영하는 ‘문화영향평가제’가 도입된다. 문화영향평가제는

정책 수립 시 문화적 관점에서 국민 삶의 질에 미치는 영향을 미

리 분석하고 평가하는 제도. 지난해 말 제정된 ‘문화기본법’의 시

행에 따른 것이다. 이와 함께 문화융성위원회를 활용해 부처 간

협업의 실효성도 제고할 예정이다.

한글·아리랑·태권도 등 3대 브랜드로 한류 확산 한글·아리랑·

태권도를 3대 한류 브랜드로 육성하기로 했다. 10월 ‘국립한글박

물관’ 개관, 5월 ‘아리랑대축제’ 개최, 4월 ‘태권도원’ 개원 등을 계

기로 3대 문화브랜드에 대한 특별 홍보를 추진한다.

한편 문체부는 이런 정책들이 원활히 추진된다는 전제 아래

2013년 대비 2017년 성과도 예상했다. 문화예술 관람률은 69.6

퍼센트에서 80퍼센트로, 생활체육 참여율은 49.9퍼센트에서

60퍼센트로, 문화기반 시설 수는 2,299개에서 2,992개로 증가

할 전망이다. 국내 관광시장 규모는 24조원에서 30조원으로, 외

래 관광객 수는 1,217만명에서 1,600만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

인다. 글·박지현 기자

“문화융성을 4대 국정기조의 하나로 잡고 문화융성시대

를 열어가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할 것입니다. 앞으로 문

화가 있는 날을 비롯해 국민들이 문화향유 기회를 적극

적으로 누려갈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박근혜 대통령, 문화체육관광부 업무보고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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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 공감 2014.2.17 17

2014년 문화체육관광부 업무보고 주요 내용

자료·문화체육관광부

● 우리동네의 오래된 시설들이 생활문화센터로 바뀝니다.

● 최신영화를 볼수없었던 시골에 작은영화관이 만들어집니다.

● 움직이는 예술 정거장, 찾아가는 체육관이 우리동네에도 찾아옵니다.

● 스포츠 스타가 농어촌, 중소도시 우리학교에 찾아옵니다.

● 문화누리카드로 문화예술, 스포츠, 여행까지 함께 즐길 수 있습니다.

● 우리나라 공공체육시설에 장애인 편의시설이 설치됩니다.

● 문화유산을 느끼고 체험할 수 있는 기회가 대폭 늘어납니다.

● 매달 마지막 수요일만큼은 보다 쉽게 문화를 체험할 수 있습니다.

● 국립박물관 소장유물을 온라인에서 손쉽게 볼 수 있게 됩니다.

● 예술인도 사회보험의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됩니다.

● 어려운 예술인들에게는 실업급여에 준하는 긴급복지가 지원됩니다.

● 신나는 주말스포츠교실에서 수영과 볼링, 승마를 배울 수 있습니다.

● 아이(i)리그가 유소년 축구 꿈나무를 지원합니다.

● 게임을 문화로 건전하게 즐기는 법을 배웁니다.

전국 어디서나 쉽고 간편하게

내가 원하는 대로

적은 비용의 문화체험, 마음 놓고 예술창작

아이들이 더욱 즐겁게

국민 문화생활이 이렇게 달라집니다

16-17 특별기획_문화체육관광부.indd 17 2014-02-14 오전 4: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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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2014.2.17 위클리 공감

자유학기제 확대… 꿈과 끼를 키운다생애단계별 맞춤형 평생교육 제공… 농어촌·다문화 학생들에게 교육기회 보장

특별기획 | 2014년 업무보고 교육부

‘모두가 행복한 교육, 미래를 여는 창의인재.’ 2014년 한 해

교육부가 추진하게 될 정책비전이다. ‘모두’란 말에서 알

수 있듯 연령·지역·소득 수준을 이유로 교육 기회를 얻는 데 소

외되는 일이 없도록 집중하겠다는 것이다. 생애단계별 맞춤형 평

생교육 제공과 농·어촌 및 다문화 학생을 위한 교육 기회를 보장

했다. ‘창의인재’는 올해 교육부 정책비전의 또 다른 키워드다. 자

유학기제를 확대 운영해 중·고등학생이 꿈과 끼를 펼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기로 했다. 대학 교육은 인문학 연구를 강조해 부

가가치를 만들어내는 창조적 인재로 키우는 데 방점을 뒀다.

교육부는 올 한 해 업무계획을 이같이 보고하고 이를 실천하

기 위한 키워드 네 가지를 제시했다. 교육부의 정책비전을 뒷받

침할 키워드는 ▶꿈·끼 ▶창조 ▶도전 ▶희망이다. 세부적으로는

꿈과 끼를 키우는 행복한 학교, 창조적 인재를 기르는 질 높은 대

학, 도전하는 사람이 성공하는 능력 중심 사회, 희망을 이룰 수

있는 열린 기회의 나라 등 네 가지를 핵심 전략으로 구체화해 추

진키로 했다. 꿈과 끼를 위한 교육활동의 핵심은 ‘자유학기제’다.

지난해 도입된 자유학기제를 올해 전체 중학교의 20퍼센트로 확

대해 운영한다. 시행 대상은 약 600개교에 이른다. 우수한 사례

는 적극 발굴해 인근 학교로 확산토록 할 방침이다.

대학교육 중심으로 창조인재 양성 추진

또한 문·이과 통합형 교육과정을 개발해 모든 학생이 최소한의

인문·사회·과학 교과를 배워 창의·융합형 인재로 클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예술·체육 교육도 활성화해 바른 인성을 갖춘 인재가 될 수 있

도록 집중한다. 학생오케스트라사업 지원 학교는 985개교, 뮤지

컬 지원은 180개교, 연극·예술 동아리 지원도 930개교로 늘린

다. 체육 교육은 초등학교 체육전담교사 3,077명을 배치해 1학생

1스포츠 문화를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창조적 인재 양성은 대학 교육을 중심으로 추진된다. 인문학

연구를 진흥하고 기초교양 교육을 강화해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

출하며 창조경제를 이끌 인재를 키우는 것이 목표다. 먼저 인문

학 대중화를 위해 대학과 지자체가 연계한 인문학 도시를 15개

로 확대한다. 올해 10월에는 제3회 세계 인문학 포럼을 개최한

다.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한 인문학 디지털 콘텐츠 개발과

인문학 연구 성과를 사업화하는 ‘인문브릿지(Human Bridge) 사

업’도 교육부의 인문학 강화 정책의 일환이다.

능력만 있으면 누구나 도전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도 교

육부 주요 정책 중 하나다. 국가직무능력표준(NCS·업종별로 요

구되는 직무능력을 표준화한 것)이 대표적이다. 직업교육 과정을

NCS 중심으로 개편해 산업현장에서 요구하는 능력 있는 인재를

양성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연령·지역·소득 수준 등을 이유로 소외되는 일 없이 열린 교

육 기회를 보장하는 것도 주된 목표 중 하나다. 농·산·어촌에는

ICT 콘텐츠 지원을 2천개교로 늘려 학생들이 체험할 수 있는 기

회를 확대한다. 다문화 학생의 교육 기회를 위해 예비학교를 늘

리고 대학생 멘토링을 통해 재능 개발을 돕는다.

글·남형도 기자

“지금은 사교육 부담이 급증하면서 교육을 통한 희망의

사다리가 약해지고 있습니다. 공교육을 정상화하고 사

교육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는 선행학습과 선행출제 문

제를 반드시 해결해야 합니다.”

-박근혜 대통령, 교육부 업무보고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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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 공감 2014.2.17 19

2014년 교육부 업무보고 주요 내용

자료·교육부

행복한 학교● 전인적 성장을 위한

학교교육 내실화

● 안전하고 신뢰받는

교육환경 조성

질 높은 대학● 창조경제를 견인하는

대학 교육·연구 역량 강화

● 미래사회를 대비하는

대학체제 혁신능력 중심의 사회● 현장 중심 직업 교육 및

후진학 체제 강화

● 국민역량 강화를 위한

평생학습체제 구축

열린 기회의 나라● 고른 교육기회 보장 및

사교육 입시 부담 완화

● 글로벌 사회에

희망을 주는 교육 한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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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2014.2.17 위클리 공감

인간과 자연의 아름다운 공존을 위하여9월 평창서 생물다양성협약 당사국총회… 생물다양성 보전 대안 모색

환경보호

유엔이 발간한 ‘새천년 생태계평가 보고서’(2005)에 따르면

현재 지구상에 3천만여 종의 생물종이 서식하는 것으로

추산되며, 현재의 생물종 멸종 속도는 과거 인간의 간섭이 미미

했던 시기에 비해 약 100배에서 1천배 정도 빨라진 것으로 추정

되고 있다.

이처럼 생물다양성 감소가 지속되면 생태계 자체의 파괴는 물

론이고 궁극적으로는 인간의 생존 기반을 위협하게 된다. 이에

국제사회는 생물다양성 보전의 중요성을 인식하여 1992년 리우

정상회의에서 생물다양성협약(CBD)을 채택했다.

생물다양성협약은 기후변화협약, 사막화방지협약과 더불어

유엔의 3대 환경협약으로 꼽히고 있다. 이 협약은 생물다양성의

보전과 생물자원의 지속가능한 이용, 그리고 생물유전자원의 이

용을 통해 발생한 이익의 공정한 공유라는 세 가지 목적을 지니

고 출범했다.

협약의 최고 의사결정기구는 2년 주기로 열리는 당사국총회이

다. 오는 9월 29일부터 10월 17일까지 강원 평창 알펜시아 일대에

서 제12차 생물다양성협약 당사국총회(CBD, CBD COP12)가 개

최된다. 이번 총회에는 193개 당사국 대표단, 국제기구, 산업계,

NGO 등 약 2만명이 참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총회는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생물다양성’(Biodiversity

for Sustainable Development)을 주제로 각 당사국의 협약 이

행 증진 방안과 함께 개도국에 대한 지원을 위한 협력증진 및 역

량강화 방안, 그리고 재원동원 방안 등에 관하여 집중적으로 논

의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2020년까지 달성하고자 하는 생

물다양성 전략계획 및 목표(2011~2020) 이행에 대한 중간 점검

▶향후 이행 로드맵 준비 ▶나고야의정서 이행체계 구축 ▶2015

년 이후 유엔개발의제 설정 협상에서 생물다양성 관련 목표 반

영 등이 핵심 의제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회의 기간 동안에는 당사국총회 외에도 부속의정서회의

(COP-MOP), 고위급회의, 부대행사 등이 함께 진행된다.

생물다양성협약 아래 생물유전자원의 접근 및 이익 공유에

관한 ‘나고야의정서’와 유전자변형생물체(LMO)의 안전성 확보를

위한 ‘바이오안전성의정서’ 등 두 개의 의정서가 있다.

첫 발효를 기대하고 있는 나고야의정서

나고야의정서는 2010년 제10차 당사국총회에서 채택되어 2014

년 2월 현재 29개국이 비준한 상황이다. 50개국이 유엔에 비준

서를 기탁한 날로부터 90일째 되는 날 발효되는데 생물다양성협

중앙포토

생물다양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생물자원국 말레이시아 보르네오섬 미리시 외곽 기름야자 농장을 방문한 청소년들이 생물다양성의 중요성에 대한설명을 듣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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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 공감 2014.2.17 21

약 사무국은 총회 개최 전까지 의정서가 발효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렇게 되면 이번 제12차 생물다양성협약 당사국총회 기간

에 제1차 나고야의정서 당사국회의(COP-MOP1)도 함께 개최

되어 유전자원의 접근 및 이익 공유에 관한 국제적 논의가 급물

살을 탈 것으로 전망된다.

나고야의정서는 유전자원을 이용하여 이익을 얻는 자가 원산

지 국가와 이익을 공유해야 한다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그동안

기술 선진국에서는 타국의 유전자원을 마음대로 사용했지만, 나

고야의정서가 발효되게 되면 원료 원산지 국가에 비용을 지불해

야 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향후 화장품, 제약, 식품산업 등 관

련 산업이 영향을 받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바이오안전성의정서는 생물다양성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유전자변형생물체의 수출입 등 국가 간 이동·취급·사용에

관한 사항을 규정하고 있다. 의정서는 2000년 채택되어 2003년

발효된 이래 2014년 1월 말 현재 166개국이 가입해 있고, 우리나

라는 2007년 가입했다.

제12차 생물다양성협약 당사국총회를 통해 참가자들은 생물

다양성 의제를 2015년 유엔총회의 유엔개발의제에 반영하는 데

힘쓸 것으로 예상된다. 글·환경부 제공

급격히 감소하는 생물다양성

지구생존지수 LPI(Living Planet Index) 그래프다.

산림·해양·담수생태계 개체군 크기 변화를 종합한 생물다양성 측정

수치 중의 하나다.

1970년 당시 생물다양성을 100으로 놓고 볼 때 이후 변화된 개체군 크

기 비율로 환산해 나타냈다.

생물다양성협약(CBD) 사무국이 발행한 보고서 ‘제3차 지구생물다양성

전망(Global Biodiversity Outlook 3)’에 따르면 지수생존지수를 평가한

결과, 세계적으로 1970년부터 2006년 사이에 야생에 서식하는 척추동

물 개체군의 약 31퍼센트가 감소했다고 한다. 이러한 개체군집의 변화

는 서식환경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는데, 해양생물은 28퍼센트, 담수생

물은 41퍼센트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120

100

80

60

40

1970 1975 1980 1985 1990 1995 2000

해양생물 전체 척추동물담수생물 산림생물

인터뷰 김상훈 생물다양성협약 당사국총회 준비기획단장

총회 준비 상황은 어느 정도인가?

“현재 환경부 내에 총회 준비기획단이 정식 발족

하였고, 강원도에도 강원도지원단이 구성되어 중

앙과 지방이 긴밀한 협조체계를 구축한 가운데

준비활동이 진행되고 있다. 행사장 조성과 회의

운영, 교통·숙박·식음료 등 제반 사항은 전문대

행사를 선정하여 준비기획단 주도하에 원활한 회의 진행을 목표로 준

비하고 있다. 최근 CBD사무국의 관계자들이 한국을 방문하여 행사

장 실사와 함께 행사장 조성 및 회의 진행 등에 대한 논의를 거쳤다.”

의장국으로서 한국의 역할은 무엇인가?

“생물다양성협약 당사국총회는 생물다양성 분야 최고 의사결정을

위한 국제회의로 총회를 통해 당사국의 생물다양성협약 이행을 구체

화하고, 국제사회의 생물다양성 관련 정책에 큰 영향을 미친다. 특히

이번 총회의 가장 큰 성과물은 2020년까지 달성하기로 합의한 ‘생물

다양성 전략계획 및 목표’(2011~2020) 이행을 위한 구체적 행동계획

마련에 있다고 본다. 한국은 의장국으로서 이번 총회에서 국제사회

의 생물다양성 보전 노력을 성찰하고 그에 따른 강화된 이행계획(가

칭 평창로드맵)을 도출하고자 하며, 아울러 그 이행을 지원할 수 있

는 생물다양성 국제협력사업(가칭 한국 생물다양성 이니셔티브)을

제안하여 주요 당사국들과 함께 추진해 나가고자 한다.”

국민에게 한마디 전한다면?

“생물다양성을 보전하는 것은 현재 세대뿐만 아니라 미래 세대를 위

한 것이다. 자연생태계는 장구한 지구의 역사를 통하여 형성된 균형

과 조화의 산물이다. 인간의 생존도 결국은 자연생태계에 기반할 수

밖에 없는 이상 우리 모두 더 늦기 전에 생태계의 안정을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단위 : LPI, 년)

자료·UNEP

20-21 환경보호.indd 21 2014-02-14 오전 4:15:23

Page 13: 위클리 공감245호

22 2014.2.17 위클리 공감

스펙초월 채용… “직무만족·충성도 높다”청년위원회, 운영사례 연구 발표… 기업들, 신입사원 역량·성과에 만족

국정이슈

요즘 청년구직자들 사이에 취업을 위해 갖춰야 할 요건으로

꼽히는 것이 학벌, 학점, 토익, 어학연수, 자격증, 봉사활

동, 인턴경력, 수상경력 등 ‘8대 필수 스펙’이다. 나날이 취업 경쟁

이 치열해지면서 대학생들은 방학이면 스펙쌓기와 아르바이트에

허리가 휠 지경이다. 지난 1월 취업포털 잡코리아와 소셜네트워크

서비스(SNS) 웰던투가 국내 기업 인사담당자 316명을 대상으로

‘채용 시 스펙이 미치는 영향’에 대해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인

사담당자 중 93퍼센트가 “입사 지원자들의 스펙이 과하다”고 답

했다.

과도한 스펙쌓기 경쟁이 가져오는 부작용에 대한 사회적 인식

이 높아지면서 기업의 채용 방식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지난해 대기업 A사와 자동차기업 B사는 공채와 인턴 채용 모

두에 일반전형과 스펙초월 전형을 적용했다. 특히 B사는 지원자

가 일반전형과 스펙초월 전형 가운데 하나를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스펙 초월이란 스펙에 따른 자격 제한, 서류전형 등 천편일

률적으로 인재를 거르지 않고 다수의 인재를 선발과정에 참여시

키는 개방적인 채용 시스템이다.

공기업 C사도 공채와 인턴 채용 모두에 스펙초월 전형을 적용

했다. 다만 전문성이 요구되는 일부 전문직종의 경우 자격 제한

을 두거나 자격증을 요구했다.

또 인터넷기업 C사는 공채는 기존 방식대로 진행했으나 인턴

은 스펙초월 방식으로 채용했다. 인턴 채용에는 검증의 기회가 한

번 더 있어 새로운 채용제도 도입의 위험성을 줄일 수 있다고 판단

했기 때문이다.

이렇게 스펙초월 채용시스템을 도입한 기업들은 스펙초월 전형

으로 채용한 신입사원의 역량에 대해 만족도가 높았고, 신입사원

들의 직무만족도 역시 높은 것으로 평가했다.

청년위원회가 2013년 말 한국생산성본부에 의뢰해 11개 공

공·민간기업의 인사담당자를 대상으로 스펙초월 채용시스템을

기존의 채용제도와 비교해 조사한 결과 스펙초월 채용시스템을

도입한 기업들은 채용에 필요한 시간과 비용이 기존 전형에 비해

다소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신입사원의 역량과 성과에 대해 전

반적으로 높은 만족도를 보이는 것으로 조사됐다.

기업의 인사담당자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 스펙초월 채용

시스템을 통해 입사한 신입사원의 역량과 성과에 대한 만족도 평

가(5점 만점)는 ▶역량만족도 4.2점 ▶성과만족도 4.0점으로 높

은 것으로 나타났다. 인사담당자들은 또 스펙초월 채용시스템으

로 선발된 신입사원들이 기업에 대해 높은 직무만족도와 조직충

성도를 지니는 것으로 평가했다. 인사담당자들이 평가하는 스펙

초월 채용 신입사원의 만족도는 ▶직무만족도 4.0점 ▶조직충성

스펙초월 채용 유형별 장·단점

자료·청년위원회

방법 도입목적 개선과제

오디션

방식

역량기반 지원서

심사와 자기PR 오

디션으로 서류전형

대체

스펙, 서류만으로는

확인하기 어려운 잠재

역량을 가진 인재를

선발하기 위해 도입

● 많은 시간과 비용

소요

● 객관적 역량 검증

방식 개발 필요

스펙초월

필기시험

최소한의 스펙만

서류심사에 적용

후 인·적성 검사,

직무역량평가 등

필기시험 실시

학연·지연·혈연을

지양하는 경영철학

에 따라 출신·학벌

을 배제할 수 있는 선

발제도 도입

● 인·적성 검사가 또

다른 스펙으로 변질

되지 않도록 주의

● 블라인드 면접, 심

층 면접 등을 통해

보완 필요

소셜

리크루팅

서류전형 대신

SNS 상 3~4주간

미션 수행과 상호

평가, 전문가그룹

평가로 선발

잠재력을 보유했어

도 서류전형에서 조

기 탈락하는 현실을

감안하여 지원자에

게 검증기회 제공

● 소요기간이 길고

시스템 안정성 등

보완 필요

● 공정성·신뢰성 확

보 방안 필요

22-23 국정이슈_청년위원회.indd 22 2014-02-14 오전 4:16:02

위클리 공감 2014.2.17 23

도 4.2점이었다.

정성적(숫자가 아닌 문자로 설명하는 방식) 측면에서도 인사담

당자들은 ‘경영전략 추진 인재’, ‘고(高)성과 창출 인재’, ‘창의적 인

재’, ‘조직문화 적합 인재’ 등 기업이 필요로 하는 새로운 유형의

인재를 선발하는 데 있어 스펙초월 채용시스템이 성과를 거둔 것

으로 평가했다. 인사담당자들은 스펙초월 채용제도에 대한 신

뢰·타당성을 4.3점으로 높이 평가했다.

“스펙초월 채용 확산 따른 입사전략 필요”

한편 이번 조사에서는 기업들의 스펙초월 채용 유형에 대한 분석

도 진행됐다. 그 결과 국내 기업들이 주로 도입하는 스펙초월 채

용은 ‘오디션 방식’, ‘스펙초월 필기시험’, ‘소셜 리크루팅’ 등 세 가

지 유형으로 나타났다.

‘오디션 방식’이란 지원서 심사와 자기 PR(홍보) 오디션으로 서류

전형을 대체하는 방법이며, ‘스펙초월 필기시험’이란 최소한의 스

펙만 서류심사에 적용한 뒤 인·적성 검사, 직무역량평가 등 필기

스펙초월 채용시스템 운영사례

지원자격 제한 폐지

● 학력, 영어성적 등에 따른

지원자격 제한 폐지

● 지원서 작성 시 스펙항목

폐지

● 지방대 현장순회 채용

스펙에 따른 평가 폐지

● 스펙에 따른 서류전형 폐지

● 기업의 역량모델(핵심 가

치)에 따른 지원서 작성

및 평가

● 기본 자격을 갖춘 모든

지원자에게 인·적성 검

사 응시기회 제공

● 자기PR 서류전형 통과

불필요한 시험 폐지

● 전공, 영어, 상식 등의 학

력을 대변할 수 있는 시

험 폐지

토론 및 PT

● SNS를 통한 집단토론

● SNS를 통한 프레젠테이

션(PPT 혹은 UCC)

블라인드 면접

소셜 리크루팅

● 면접 시 지원자의 스펙에 대한 정보제공 없이 역량면접

● 선입관 없는 공정하고 객관적인 지원자 역량 평가

● 지원 시 스펙 제한, 서류전형 없음

● SNS 상에서 미션을 수행하고 상호평가 및 평가단의 평가를 거쳐

기업의 핵심 가치, 조직문화에 적합한 인재 선발

역량면접

● 오디션 평가

● 구조화된 역량면접

채용공고 서류심사 시험집단토론 및

발표(PT)면접

시험을 치르는 것이다. ‘소셜 리크루팅’이란 서류전형 대신 SNS

안에서 3~4주간 미션 수행과 상호 평가, 전문가 그룹 평가 등을

거쳐 선발하는 방식이다.

이번 조사에서는 스펙초월 채용 유형별로 장·단점이 있기 때

문에 기업들은 선발하고자 하는 인재상과 각 직무가 요구하는

역량이 무엇인지 명확히 분석한 후 그에 알맞은 채용 방식을 선

택할 필요가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번 연구를 진행한 한국생산성본부의 강성모 박사는 “스펙초

월 채용시스템이 대기업·공공기관 중심으로 점차 확산되어가고

있어 청년구직자들에게 이에 맞는 입사 전략이 필요하다”고 지적

했다. 또한 “방향성 없는 무분별한 스펙쌓기는 오히려 기업에서

꺼리기 때문에 자신이 관심과 흥미를 가지는 분야가 무엇인지 파

악하고 자신의 적성을 바탕으로 해당 분야의 지식과 경험을 지

속적으로 쌓은 후 그 지식과 경험을 역량지원서 작성과 역량면

접, 오디션, 자기 PR과정에서 적극 내보이는 것이 스펙초월 채용

에 유리하다”고 조언했다. 글·박경아 기자

자료·청년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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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2014.2.17 위클리 공감

“중소상공인과 인터넷 경제 상생협력”중소상공인희망재단 출범… 온라인 비즈니스 교육·업종별 지원 사업 추진

정책소식

중소상공인들의 온라인 경쟁력을 강화하고 대기업과의 상

생협력 방안을 모색하는 중소상공인희망재단(이하 희망

재단)이 출범했다. 희망재단은 중소상공인을 정책적으로 지원하

기 위한 연구조사 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자 중소기업중앙

회와 소상공인연합회 창립준비위원회, 네이버가 공동으로 구성

한 법인이다. 네이버는 희망재단의 설립 및 활동을 위해 향후 3년

간 500억원을 출연할 예정이다.

희망재단은 지난 2월 7일 미래창조과학부로부터 비영리 공익

법인 설립 허가를 받고 12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출

범식을 가진 뒤 공식 활동에 들어갔다.

희망재단은 앞으로 중소상공인들의 온라인 비즈니스 경쟁력

향상을 위한 교육사업에 착수하는 한편 중소상공인들의 모바일

홈페이지 구축 및 업종별 상생협력 지원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희망재단은 우리 경제의 근간을 이루고 있는 소상

공인들에 대한 학문적 연구를 장려하고 정책 수립의 근거를 제

공하기 위해 ‘중소상공인경제학회’를 구성한다. 학회를 통해 중소

상공인 온라인 활용 실태조사, 온라인 경쟁력 강화 방안 연구, 상

생협력 비즈니스 모델 개발 등의 활동도 진행할 예정이다. 희망재

단 이사회에는 중소기업·소상공인을 대표하는 인사들 외에도

학계, 법조계의 신망 있는 인사가 참여해 재단의 주요 사업 방향

을 결정하게 된다.

정책 수립 근거 마련할 ‘중소상공인경제학회’도 구성

출범식에 참석한 최승재 소상공인연합회 통합기구 공동대표는

“현재 업종별 소상공인 단체를 대상으로 상생협력 방안 아이디

어를 공모하고 있으며, 아울러 중소상공인 온라인 활용 실태조

사와 분과위원회 협의 결과를 토대로 보다 구체적인 사업 추진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문기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은 격려사에서 “오프라인 중심의

중소상공인 비즈니스 환경을 온라인으로 확대하면 중소상공인

의 가장 큰 애로인 판로 개척에 새로운 기회가 열리고 유통단계

단축 등 마케팅 혁신에도 기여할 수 있어 희망재단의 설립은 그

의미가 깊다”며 “중소상공인이 인터넷 경제의 중심축으로 성장

해 나갈 수 있도록 희망재단이 인터넷 플랫폼 선도기업과 중소

상공인의 상생 생태계 조성에 모범 사례가 되길 기대한다”고 밝

혔다. 글·박상주 기자

연합

2월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중소상공인희망재단 출범식’에서 최문기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왼쪽에서 네번째) 등 참석자들이 희망재단 출범을 환영하고 있다.

중소상공인은?

● 사업장 상시 근로자가 10명 미만인 사업자

● 광업·제조업·건설업 및 운수업의 경우 10명 미만, 그 외 업종은 5명 미만

● 전국 283만5천여 사업체(전체 사업체 수의 87.6%)

● 총 종사자 수 554만9천여 명(전체 종사자의 38.2%)

2011년 중소기업청 <중소기업 현황>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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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 공감 2014.2.17 25

초콜릿·캔디도 불량식품 있어요식품위생법 위반 24곳 적발… 유명 브랜드라도 꼼꼼하게 따져봐야

정책현장

밸런타인데이(2월 14일)에서 화이트데이(3월 14일)까지 젊은

연인들끼리 초콜릿과 캔디를 주고받으며 사랑을 고백하는

날이 이어지고 있어 초콜릿과 캔디가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한

유통업체 조사에 따르면, 이 시기 백화점을 찾는 4명 중 1명이 초

콜릿과 캔디를 구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사랑하는 사람에게 줄 선물이 안전한 식품인지 안심하

기는 어렵다. 이런 걱정을 덜어주기 위해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가 긴급 점검에 나섰다. 식약처는 지난 1월 20일부터 28일

까지 전국 122곳의 초콜릿류 및 캔디류 제조업체를 찾아 위생상

태를 점검했다. 식약처는 이들 중 식품위생법을 위반한 24곳을

적발해 관할 지자체에 행정처분을 요청하고 위반업체 명단과 구

체적인 위반내용을 식약처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식약처 홈페이지에 위반업체 명단·위반내용 공개

적발된 업체 중에는 유명 호텔과 콘도·외식사업을 하는 대형 리

조트, 누구나 이름만 들으면 알 수 있을 만큼 큰 대기업 계열 제

조업체도 포함돼 있다. 유명 브랜드라 하더라도 위생상태가 좋지

않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 식약처에 따르면, 한화호텔리조트 외

식사업본부는 초콜릿에 대한 자가품질검사를 하지 않았다. 아모

레퍼시픽의 오설록 티하우스 성남공장은 제조일자를 허위로 표

시한 것으로 드러났다. 강원 원주시의 파리크라상은 사탕 제조

를 위한 품목 변경 사항을 보고하지 않았다. 경기 파주시의 대아

상교는 유통기한이 지난 원료를 사용했고, 경남 양산시의 구인제

과는 표시기준을 위반했다.

이번에 적발된 업체들의 주요 위반 내용은 ▶영업자 준수사항

위반 5곳(유통기한 경과 원료 사용 1곳, 생산일지 미작성 등 4곳)

▶자가품질검사 미실시 등 5곳 ▶품목제조 보고 위반 2곳 ▶표

시기준 위반 4곳(제조일자 허위표시 1곳, 유통기한 초과표시 1곳,

알레르기 주의문구 등 미표시 2곳) ▶위생적 취급기준 위반 3곳

▶기타 5곳 등이다.

식약처는 특히 유통기한을 넘긴 원료를 사용한 업체, 표시기

준 위반 업체 및 제조일자 허위표시 업체 등에 대해서는 해당 생

산제품을 전량 압류 조치해 유통을 차단했다. 식약처는 앞으로

도 초콜릿류, 캔디류 등 어린이 기호식품 제조업체의 위생수준

향상을 위해 다각적으로 노력해 나가는 한편 업계의 각별한 관심

과 철저한 안전의식을 당부했다. 글·박상주 기자

식품의약품안전처 www.mfds.go.kr

중앙포토

밸런타인데이와 화이트데이에 맞춰 초콜릿·캔디 판매가 크게 늘고 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24-25 정책소식+밸런타이데이.indd 25 2014-02-14 오전 4: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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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2014.2.17 위클리 공감

봄바람 불어도 독감 조심하세요3월 초까진 안심 못해… 발열·기침 등 증상 때는 즉시 병원 가봐야

알아두세요

계절 인플루엔자가 꾸준히 확산됨에 따라 질병관리본부가

생활 속에서 지킬 수 있는 ‘인플루엔자 수칙’을 내놨다. 예

방접종과 손씻기, 기침 예절 지키기 등 일상에서 감염을 막기 위

한 6가지 방법이 담겨 있다.

예방 수칙은 크게 인플루엔자에 감염되기 전과 후로 나뉜다.

감염 전에는 무엇보다도 예방접종을 받는 게 중요하다. 특히 65

세 이상 어르신, 만성질환자, 생후 6~59개월 소아, 임신부,

50~64세 연령대 등은 권장 예방접종 대상자에 포함된다.

생활 속에서 쉽게 예방할 수 있는 수칙은 자주 손을 씻고 개인

위생수칙을 잘 지키는 것이다. 인플루엔자 유행 시에는 가급적

사람이 많이 모이는 장소의 방문을 피해야 한다.

인플루엔자 감염 후에는 바이러스가 다른 사람에게 퍼져 전염

65세 이상 어르신, 만성질환자, 생후 6∼59개월 소아 등은 예방접종 권장 대상자로 접종을 받는 것이 좋다.

Q 인플루엔자는 감기와 다른가? 인플루엔자 백신을 접종하면 감기도

예방할 수 있나?

인플루엔자는 흔히 독감이라 불린다. 감기와 혼동하기 쉬운데 다른 병

이다. 감기는 다양한 감기 바이러스에 의해 발생하는 급성 호흡기 질환

인 반면 인플루엔자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호흡기를 통해 감염시키

는 병이다. 감기와는 달리 심한 증상을 동반해 생명에 위험한 합병증까

지 유발할 수 있다. 따라서 인플루엔자 예방접종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에 대한 백신이므로 다른 종류의 바이러스에 의한 감기에는 효과가 없다.

Q 인플루엔자에 걸리면 어떤 증상이 있나?

발열, 두통, 전신쇠약감, 마른 기침, 코막힘 및 근육통 등이 흔한 증상이

다. 어린이는 성인과 달리 매스꺼움·구토·설사 등 위장관 증상을 동반

할 수 있다.

되는 일이 없도록 주의해야 한다. 기침이나 재채기를 할 때에는

손수건·휴지·옷깃 등으로 입을 가리는 것이 에티켓이다.

인플루엔자는 흔히 발열, 오한, 두통, 근육통 등 전신 증상과

함께 기침 등 호흡기 증상이 함께 나타난다. 통상 감기와 증상이

비슷해 구분하기 어렵다. 다만 인플루엔자는 미열이 서서히 시작

되는 감기와 달리 고열이 갑자기 시작되는 경우가 많다. 또한 전

신 증상도 일상생활이 힘들 만큼 감기보다 뚜렷하게 나타난다.

이 같은 인플루엔자 의심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병원을 찾아 의

사의 진료를 받는 것이 필요하다.

향후 인플루엔자 발병 현황에 대해 질병관리본부는 “지난해

12월 마지막 주에 15.3명으로 유행주의보 수준을 넘어선 이후 올

1월 다섯째 주 48명 수준”이라며 “3월 초순까지는 유행이 지속돼

발병자가 60~70명 수준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

다. 글·남형도 기자

중앙포토

26-27 알아두세요+광고.indd 26 2014-02-14 오전 4:18:10 26-27 알아두세요+광고.indd 27 2014-02-14 오전 4: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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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

세계를 누비는

한국인들의 땀과 열정

일러스트·이우정

한국의 영토는 동북아시아에 있지만

한국인은 세계 곳곳에 있습니다

사람이 사는지 의심스러운 곳

열악한 환경에 놓인 곳

세계 각국이 치열하게 겨루는 곳

그 어디에서도 한국인을 만날 수 있습니다

삭막한 아프리카 대륙에 공장을 만들고

무더운 동남아시아에서 기업을 일굽니다

어려움에 처한 나라가 있으면 누구보다 먼저

찾아가 돕습니다

세계 각지에서 땀 흘리는 한국인 한 명 한 명이

바로 대한민국입니다

한국의 영토는 동북아시아에 있지만

대한민국 국민의 영토는 전 세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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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2014.2.17 위클리 공감

“내 꿈을 펼칠 무대는… 지구촌입니다”

“세계로 가는 기차 타고 가는 기분 좋지만~ 그대 두고 가야

하는 이 내 마음 안타까워~ 그러나 이제 떠나가야 하는

길 위에 서서~ 너도 가고 나도 가야지~”

록그룹 ‘들국화’가 1985년 발표한 <들국화> 1집에 수록된 ‘세

계로 가는 기차’다. 해외에 나서는 사람이라면 한번쯤 흥얼거려

볼 만큼 즐겁고 경쾌한 노래다. 이 노래는 1980년대 들어 일반

국민들의 해외 나들이가 조금씩 활발해질 무렵에 나왔다. ‘국제

화’도 ‘세계화’도 모르던 시절, 파란 눈의 외국인을 한번도 만나본

적이 없던 그때 외국은 막연히 설레는 곳이었다. ‘세계로 가는 기

차’는 해외로 눈을 돌리기 시작한 한국인의 마음을 잘 대변하며

대중들에게 큰 사랑을 받았다.

2014년 현재, 세계로 나가는 한국인은 흔하다. 관광지식 정보

세계 곳곳에서 땀 흘리는 한국인들기획특집

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에만 1,484만여 명이 출국했다. 출국자

수는 매년 신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단순 관광뿐만 아니라 비즈

니스, 직업, 각종 활동 등을 이유로 해외로 나가는 일도 늘고 있

다. 한국수출입은행 통계를 보면, ‘세계로 가는 기차’가 나오던

1985년 해외 투자는 70건, 신규 법인은 39개, 투자금액은 1억

1,296만 달러에 불과했다. 하지만 이제는 다르다. 지난해에만 해

외 투자 건수는 5,826건, 새로 만들어지는 법인만 2,033개. 투

자금액은 168억 달러나 된다. 그만큼 많은 한국인과 한국 기업

들이 전 세계로 뻗어나가고 있다는 방증이다.

한국인들의 세계 진출 방향은 달라지고 있다. 과거 해외 진출

은 일본이나 미국, 유럽 등에 집중됐다. 한국에서 만든 상품을

선진국에 수출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이제는 선진국 시장 진출에

서 벗어나고 있다. 자원개발, 신시장 개척 차원에서 세계 오지를

찾아다니고 있다. 아프리카, 중남미 등에서 선진국들과 해외 투

자를 놓고 불꽃 튀는 경쟁을 벌이고 있다.

해외봉사단 파견 규모 미국 이어 세계 2위

한국 기업의 해외 투자를 돕는 코트라(KOTRA·대한무역투자진

흥공사) 해외무역관조차 없는 지역에도 한국 기업인들이 뻗어나

가 있다. 현지 기후와 풍토에 적응하고 그 나라 문화를 오랫동안

배워 익히면서 사업에 성공하고 있다. 2010년부터 코트라는 이런

해외 현지 기업인들을 ‘오지 투자자문관’으로 위촉해 다른 한국

기업의 세계 오지 진출을 돕고 있다. 키르기스스탄, 보츠와나, 잠

비아, 우루과이, 아이티, 파푸아뉴기니, 모잠비크, 코스타리카,

파라과이 등 이름마저 생소한 나라에 진출해 비즈니스에 성공한

기업인들이다.

비즈니스뿐만 아니다. 세계 오지에서 봉사활동에 나서는 사람

들도 크게 늘었다. 해외 봉사단 파견 규모는 현재 미국에 이어 세

열정과 패기로 봉사활동·비즈니스·취업 등 세계 곳곳으로 진출

중앙포토

아프리카 르완다에서 컴퓨터 교육 봉사를 하고 있는 한국인이 현지 어린이들과 함께 활짝 웃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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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 공감 2014.2.17 31

계 2위다. 한국은 1990년 44명의 한국 청년들을 네팔·스리랑

카·인도네시아·필리핀으로 봉사활동을 보낸 이후 매년 해외 봉

사단을 늘리고 있다. 이후 2013년까지 정부 주관으로 보낸 해외

봉사단원은 65개국 1만980명으로 지난해 1만명을 돌파했다. 현

재 해외에 나가 있는 봉사단원은 45개국 1,600여 명 수준이다.

이 수치는 정부에서 파견한 인원만 계산한 것이다. 민간 차원에

서 해외 봉사활동을 나간 인원은 이보다 훨씬 많은 것으로 추정

할 수 있다.

정부는 국민들의 해외 진출을 돕는다. 국내 인재가 세계 무대

에서 뛸 수 있도록 글로벌 현장학습과 취업·창업을 확대하는 정

책을 추진하고 있다. 우수 인재가 세계 각국에서 창업할 수 있도

록 ‘글로벌창업지원센터’ 등을 설립하고 ‘케이-무브(K-Move)’ 사

업으로 해외 취업에 성공한 청년에게 장려금을 지급한다.

중소·중견기업이 해외로 진출하는 데 도움이 되도록 지원을

강화했다.

국토교통부는 2월 11일 ‘해외건설 시장개척자금’ 지원을 밝히

면서 정부의 재정비율을 상향 조정했다. 특히 중소기업에는 해외

에 나가기 위해 드는 비용의 최대 90퍼센트(종전 80퍼센트)까지,

중견기업은 80퍼센트(종전 50퍼센트)까지 지원한다. 기업들이

해외에서 중·대형 프로젝트 발굴 및 수주 연계를 위해 타당성

조사를 하려 할 때 최대 3억원(종전 2억원)까지 지원 금액을 확

대한다. 또 수주에 성공해 계약을 체결한 경우 환수해야 하는 보

조금 액수를 다소 감축(지원금액의 50퍼센트→20퍼센트)해 중

소·중견기업의 재정 부담을 완화하고 있다.

세계로 진출하는 한국인은 점점 더 늘어날 전망이다. 세계 오

지 곳곳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보고 온 사람들이 손을 내밀고 있

다. ‘세계로 가는 기차’ 타는 기분이 좋았기 때문이겠다.

글·박상주(이코노미스트 기자)

연도별 해외봉사자 파견 인원 (단위 : 년, 명)

*정부 주도 해외봉사 파견 인원만 집계 (민간단체 파견 인원 불포함)

2010년 시작한 중장기자문단 파견 인원 제외

누적인원 1만 980 명

1990

1991

1992

1993

1994

1995

1996

1997

1998

1999

2000

2001

2002

2003

2004

2005

2006

2007

2008

2009

2010

2011

2012

2013

200 400 600 800 1000 1200

44

37

52

51

59

106

131

138

108

103

126

181

207

208

729

723

851

964

988

1000

1000

981

1062

자료·코이카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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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2014.2.17 위클리 공감

아프리카에 울리는 ‘일자리 희망가’

케냐의 수도 나이로비 산업공단 지역 룽가룽가 거리에는 매

일 오전 6시만 되면 긴 줄이 늘어선다. 어림잡아 100여 명

이 넘는 구직 행렬이다. “하바리(안녕하세요), 보스!” 차에서 내린

최영철(59) 사나그룹 회장을 알아본 젊은이들이 하얀 치아를 드

러내며 반갑게 손을 흔든다. 이들은 모두 이 공장에서 일하고 싶

어한다. 케냐를 비롯한 동부아프리카 가발 시장의 70퍼센트를

차지하는 사나그룹에 취직하기 위해 짧게는 몇 달, 길게는 1년 넘

게 기다린다.

국내에서는 이미 사양길에 접어든 가발산업이 아프리카에서

희망의 씨앗이 된 데는 최영철 회장의 역할이 컸다. 최 회장이 케

세계 곳곳에서 땀 흘리는 한국인들 케냐 사나그룹 최영철 회장 기획특집

케냐 나이로비 사나그룹 공장에서 직원들이 가발을 만들고 있다.

냐에 처음 발을 내디딘 것은 30년 전인 1984년, 사회생활을 막

시작할 무렵이었다. 첫 직장인 무역회사 사장이 케냐에서 함께

일해 보지 않겠느냐는 제안을 해 왔다. 그 말만 철석같이 믿고 전

재산 2천만원을 탈탈 털어 구입한 섬유제품을 컨테이너에 실어

나이로비로 보냈다.

현지에서 물건은 날개 돋친 듯 팔렸지만 사장은 ‘아직 수익이

나지 않았다’며 투자금은커녕 월급 한푼 주지 않았다. 1년 동안

버티다가 결국 한국행 비행기표와 현금 300달러를 겨우 얻어 귀

국했다. 그러나 그는 좌절하는 대신 희망을 봤다. 최 회장은 “아

프리카에는 무엇을 가져다 팔아도 잘 팔릴 거라는 확신이 들었

동아프리카 가발 시장 70퍼센트 점유… 20여 년 만에 직원 8천여 명 고용한 기업으로 성장

사나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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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 공감 2014.2.17 33

다”고 말했다. 그 후 소규모 무역으로 적잖은 돈을 벌었지만 안주

하지 않았다. 제조업의 불모지나 다름없는 케냐에 가장 필요한

제품은 무엇일까 고심한 끝에 아프리카인의 필수품인 가발을 떠

올렸다. 풍부한 노동력을 저렴한 임금으로 쓸 수 있는 환경에 제

격인 사업이라고 생각했다.

수개월에 걸친 시장조사 끝에 최 회장은 1989년 10월 케냐인

30명을 채용해 가발공장을 설립했다. 일단 공장 문은 열었지만

가발에 대한 지식이 부족한 터라 어려움이 뒤따랐다. 가발 원사

와 부자재를 구하는 일부터 기계 설비를 갖추고 가발을 생산해

판로를 개척하는 것까지 어느 하나 간단치 않았다. 무엇보다 어

느 누구도 가르쳐주지 않는 기술과 디자인 개발에서 난관에 부딪

쳤다. 한국에서 가발업 전문가를 불러 디자인을 고안하고 기술

을 배웠다.

무장괴한에 납치당하는 등 숱한 고초 겪으며 기업 일궈

현지인의 노동력 수준도 장벽이었다. “한국인처럼 손재주가 좋지

못해 빨리빨리 제대로 만들어내질 못하는 거예요. 타고난 천성

이 여유롭고 느긋해 오늘 못 한 일은 내일 하면 된다는 식으로 일

하다 보니 생산성이 떨어졌죠. 이런 근로자들을 가르쳐 일에 대

한 책임감을 갖게 하는 데 오랜 시간을 쏟았습니다.” 각고의 노력

과 땀의 결과물인 가발은 출시와 동시에 불티나게 팔렸다. 사업

이 잘되자 이를 못마땅하게 여긴 기존 가발업체들이 갖은 협박

을 해 왔다. 출근길에 소총을 든 무장 괴한에게 납치되기도 했다.

“돈은 물론이고 차고 있던 시계며 반지까지 몽땅 빼앗긴 채 어느

시골 외딴 곳에 버려졌죠. 내가 이 먼 타국까지 와서 왜 이런 수모

를 겪나 싶다가도, 우리 공장에서 일하며 가족을 부양하는 수천

명의 직원들을 생각하면 이 곳이 내 자리라는 생각이 듭니다.”

글·허정연 기자

아프리카를 사로잡은 가발 브랜드 ‘엔젤’디자인·기능 뛰어난 케냐 8대 기업으로 성장

여성이라면 누구나 아름다워지고 싶어

한다. 특히 헤어스타일은 전체 외모의

70퍼센트를 좌우할 만큼 중요하다. 아

프리카인들의 머리는 선천적으로 숱이

없고 심하게 꼬부라지면서 두피를 파고

들 정도로 곱슬끼가 심하다. 머리를 기

르면 서로 엉켜 빗질도 어렵다. 이러한

이유로 대부분 삭발을 한다. 여성의 95

퍼센트는 가발을 써 스타일을 유지한

다. 가발 원사가 나오기 전에는 식물에서 추출한 사이잘(밧줄을 만드는

실)을 머리에 연결해 가발 대용으로 사용해 왔다.

가발에 대한 수요가 많다 보니 케냐에도 값싼 중국산 가발들이 앞다투

어 시장에 진출했다. 그러나 사나그룹 가발 브랜드인 엔젤(Angel)은 다

양한 디자인과 기능을 내세워 시장 내 입지를 확고히 하고 있다. 가발용

원사는 한국과 일본에서 전량 수입해 품질을 높였다. 사나그룹 가발은

헤어스타일을 연출할 뿐 아니라 비듬이나 가려움증을 없애는 기능성도

갖췄다. 두피에 산소를 공급해 줘 위생상 좋다는 게 업체 측의 설명이다.

최영철 회장의 하루

“새벽 4시에 기상… 몸이 열 개라도 모자라”

최영철 회장이 30대에 맨손으로 세운 사나그

룹은 이제 탄자니아·에티오피아 등 아프리카

10여 개국에 직원 8천여 명을 둔 번듯한 회사

로 성장했다. 그러나 새벽 4시에 일어나 토스

트 한 조각을 물고 부리나케 공장으로 달려가

는 습관은 예순을 바라보는 지금도 변함이 없

다. 최 회장은 “손오공처럼 몸을 10개로 만드는

분신술이라도 쓸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젊은 시절 홀로 공장을

일으켰듯이 오늘도 가발 디자인은 물론 현장 관리·감독, 신축 공장 건축

자재까지 직접 챙긴다. 그는 “오랜 세월 혼자 부딪치고 터득하는 데 익숙

해지다 보니 이젠 모든 일을 손수 해결해야 직성이 풀린다”며 “매일 아침

공장 앞에서 ‘얼굴 도장’을 찍는 젊은이들에게 더 많은 일자리를 만들어

주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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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2014.2.17 위클리 공감

종업원과 동고동락… 신뢰로 기업 일궈

‘한국 사람은 비 오는 날에도 공사한다.’ 방수업체 제이씨테

크가 베트남 건설업계에 심어준 인상이다. 제이씨테크 남

기수 대표는 “비가 오는 날에는 선풍기로 페인트를 말려가며 무

슨 일이 있어도 약속한 날짜에 맞춰 일을 끝마쳤다”고 말했다. 이

덕분에 호치민 건설업계에서 한국 기업에 대한 인식이 더욱더 좋

아졌다. 한국 기업은 모든 면에서 믿을 만하다는 기분 좋은 소문

도 퍼졌다.

남 대표는 원래 건설업과는 무관한 제조업 공장을 운영했었

다. 공구 납품 대리점으로 첫 사업을 시작했지만 제조업의 매력

에 빠져 본업이 시들해졌다. 직접 부품을 만들어보자며 조양공

정이라는 부품 제조업체를 차렸다. 대리점을 운영할 때보다 힘든

시간이 이어졌다. 열심히 노력한 덕분에 공장은 어느 정도 기반

을 잡기 시작했다. 직원과 수익이 늘자 여유가 생겼다. 회사는 직

세계 곳곳에서 땀 흘리는 한국인들 베트남 제이씨테크 남기수 대표기획특집

방수작업 전 필수 과정인 바닥 평탄화 작업. 제이씨테크가 도입하기 전에는 베트남에서 보기 힘든 과정이었다.

원들 손에 맡기고 골프와 클럽 활동에 점점 더 많은 시간을 보냈

다. 한참을 그렇게 보낸 후 돌아와보니 회사는 텅 비어 있었다. 거

래업체가 거의 다 끊어진 데다 직원들 대부분이 그만둔 상황은

그를 힘들게 만들었다. 더 이상 끌고 나가기 어렵다는 판단에 10

년을 경영했던 회사를 과감하게 정리했다. 그의 3전4기 사업 인

생은 이렇게 시작됐다.

“이왕 새롭게 시작하는 건데, ‘해외에서 한번 도전해 보자’는

오기가 생기더군요. 가까운 중국 먼저 시장조사에 나섰습니다.”

하지만 남 대표의 예상과 달리 중국은 중소기업으로 도전하기

에는 너무 거대한 시장이었다. 해외 창업자에 대한 지원도 기대

치보다 낮았다. 그러던 중 TV 뉴스를 통해 베트남이 새로운 해외

투자 국가로 각광받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가벼운 마음으로

일단 어떤 나라인지 둘러보고 오자며 베트남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2003년 4월 베트남에 첫발을 디디고 보니 한국의 1970년대 같

은 느낌이 다가왔다. 정감이 갔다. 한국인 투자자에 대한 따뜻한

환대도 이어졌다. ‘그래, 여기서 한번 시작해 보는 거야.‘

남 대표는 첫 사업으로 자판기 사업에 도전장을 던졌다. 더운

날씨이다 보니 시원한 음료를 많이 마실 것이라는 생각에서였다.

하지만 바로 시련이 닥쳤다. 현지인들 사이에 자판기에 대한 인식

이 너무 낮았다. 사업을 너무 일찍 시작했다는 후회가 밀려왔다.

또 통역이 자신의 의사를 정확히 전달하지 못해 소통 문제가 생

겼다. 결국 자판기 사업은 본격 운영에 들어가 보지도 못하고 접

어야 했다. 먼저 베트남어를 배운 후 제대로 다시 해 보자고 마음

먹었다. 곧바로 호치민 인문사회과학대학교 어학반에 등록해 베

트남어를 배우기 시작했다.

“지금도 해외 진출을 앞두고 현지어 공부는 진짜 열심히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직원을 채용하거나 계약할 때 정말 큰 도움

두번의 실패 교훈 삼아 설립 6년 만에 호치민 내 최대 방수기업으로 ‘우뚝’

제이씨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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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되거든요. 베트남에 와서 가장 잘한 일이 여유를 갖고 베트남

어 공부에 매진한 것입니다.”

대부분의 한국 창업자들은 인건비가 저렴하고 화폐 가치와 물

가가 싸다는 이유로 베트남을 쉽게 생각한다. ‘투자만 하면 성공

할 수 있다’는 착각도 한다. 그러다가 망해 땅을 친다. 절대로 만

만하게 봐선 안 되는 베트남 시장인데, 자만에 빠져 사업을 보는

눈이 흐려지는 것이다.

남 대표도 베트남 생활이 안정돼 자신감이 생기자 재기의 꿈

에 부풀었다. 한국 주니어 골프선수를 대상으로 하는 호텔업에

손을 댄 것이다. 그러나 6개월 만에 투자금을 전부 날리고 빈털

터리가 됐다.

“무엇보다 다른 사람은 실패해도 나는 성공할 수 있다는 막연

한 자신감이 실패의 큰 원인이라 생각합니다. 경영자 스스로가

철저한 전문성을 갖추지 못하면 아무리 좋은 아이템이라도 망할

수밖에 없습니다.”

“비 오는 날 선풍기로 건조작업하며 납기 지켜”

호텔사업 실패 후 3년 동안 죽을 각오로 공부했다. 베트남의 역

사부터 관습, 문화, 베트남인의 특성 등 바닥부터 다시 차근차근

훑었다. 2006년의 베트남은 투자 열기가 최고조에 이를 때였다.

특히 외국 유수의 건설·제조기업이 앞다퉈 진출해 공장을 건설

했다. 아파트와 빌딩도 우후죽순 생겨났다. 건설경기가 베트남

경제를 이끈다고 판단, 잘 아는 건설업자들을 찾아다니며 창업

에 대한 자문을 구했다. 그러던 중 비가 많고 습한 지역임에도 방

수·도포사업이 그리 활발하지 않다는 얘기를 들었다. 그 점에 착

안, 건물 방수 전문기업을 설립하기로 했다. 초기 사업자금은 3

만 달러. 아내가 고생하며 만들어준 귀한 돈이었다.

그러나 곧장 사업에 뛰어들지는 않았다. 섣불리 시작했다가는

실패 가능성이 크다는 걸 잘 알기에 마흔넷의 나이에 1년여간 교

통비만 받고 시공회사에 도장 기술을 배우러 다녔다. 2007년 드

디어 제이씨테크라는 이름으로 세번째 도전을 시작했다. 6개월

동안 휴일에도 쉬지 않고 베트남 현지 직원들과 함께 땀을 흘렸

다. 종업원들과의 신뢰를 쌓는 것이 최대 관건이라고 보았다. 다

른 베트남의 경쟁기업은 도저히 일정을 맞출 수 없다고 한 일을

맡아 밤을 새워가며 납기를 맞췄다. 대형 선풍기를 가동해 비가

오는 날에도 도장 건조작업을 했다. 대표가 현장 작업자와 똑같

이 먹고 일하는 모습에 고객은 물론 직원들도 감동했다. 베트남

식 작업에 익숙해지면서 한국의 선진화된 방수 기술도 도입했다.

빠른 공정과 우수한 품질로 차별화를 기했다.

외국계 기업의 공장 방수사업도 따냈다. 그렇게 정신 없이 지

내다 보니 어느 새 6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지금은 연매출 3백

만 달러를 넘는 알짜 기업으로 성장했다. 호치민에서 가장 큰 방

수 기업이다.

남 대표는 “성공했다고 보기에는 아직 부족함이 많습니다. 지

금은 두 번 넘어졌다 세 번 일어서 나아가기 위해 자세를 취하는

단계”라며 “언제 다시 넘어질지 모른다는 생각으로 자만하지 않

고 한 걸음씩 여유를 갖고 베트남 최고 기업이 되도록 노력하겠

습니다”고 말했다. 글·김상호 기자

해외진출 기업인, 이것만은 꼭 지켜라!

1. 현지어를 공부해라.

계약 및 업무 지시에 미묘한 차이로 이해를 못하

는 경우가 많다. 마스터까지는 아니더라도 자신

의 의사 표시는 명확히 할 수 있는 수준으로 공

부해야 한다.

2. 자기중심적 사고방식을 버려라.

자신의 경험이나 보고 들은 것만으로 해외 시장을 판단해서는 안 된다.

코트라 및 한국 경영인단체를 통해 최신 정보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

3. 현지 직원들에게 편견을 가지지 마라.

베트남을 예로 들면 한국 기업인은 베트남인을 게으르고 거짓말을 잘한

다고 보는 경향이 있다. 이것은 편견이다. 직접 부딪쳐보면 온순하고 외

국인에게 관대하며 업무 태도도 좋은 편이다.

4. 한국인에 대한 신뢰를 잃지 마라.

해외에 나가면 현지인보다 ‘한국인을 조심하라’는 조언을 자주 듣게 된

다. 그러다 보면 관계가 좁아져 오히려 조언을 구할 곳이 없어진다. 다른

사람의 경험은 들어보는 것이 좋다.

남기수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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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2014.2.17 위클리 공감

“기술로 빈곤탈출 희망 줬다고 확신”

“흩날리는 흙먼지와 건조하고 무더운 날씨, 그 곳은 황량한

사막이었죠.”

동아프리카에 위치한 에티오피아에 대한 김정현(45) 씨의 첫

인상이다. 김 씨는 2006~2009년, 2012~2013년 등 두 차례에

걸쳐 5년간 에티오피아에서 봉사활동을 펼쳤다. 하지만 김 씨는

첫 3년간의 에티오피아 생활을 잊을 수 없다. 성취감과 행복감을

동시에 느낄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봉사활동은 남을 도와주

기도 하지만 자신에게 성취감과 행복감을 느끼게 해 준다”며 “해

외에서의 활동은 국격을 높였다는 점에서 자부심도 느낄 수 있

다”고 말했다.

그가 봉사활동을 한 곳은 오르미아주의 주도인 나자렛. 지역

언어인 오르미아어로 하면 ‘아다마’인 나자렛은 에티오피아 제2

의 도시다. 인구는 25만명가량. 수도 아디스아바바에서 자동차

로 두 시간 남짓 달려야 도착한다.

김 씨는 나자렛의 아다마 직업훈련대학(Adama TVET

세계 곳곳에서 땀 흘리는 한국인들 에티오피아 교육봉사기획특집

에티오피아 나자렛의 아다마 직업훈련대학, 김정현 씨(가운데 맨위)는 이곳에서 5년간 기술 강의 봉사를 했다.

College)에서 기술 교육을 담당했다. 그의 전공이 기계 분야였기

때문이다. 교육 프로그램은 공작기계 및 가공방법, 유지보수 등

으로 짜여졌다. 하지만 실습장을 보곤 한숨부터 나왔다. “대학

건물 안과 밖은 온통 먼지로 가득하고, 건물 외벽은 페인트 칠도

하지 않은 상태였죠. 기계 실습장에는 노후화된 러시아산 기계

장비들이 자리 잡고 있었어요. 선반 4대, 밀링 2대, 평면 연삭기 1

대 등이 있었는데 그나마 사용할 수 있는 것은 선반 1대와 수평

밀링 1대 정도였죠. 난이도에 따라 다양한 기계 가공 기술을 교

육하기에는 너무나도 부족했어요. 성과를 낼 수 있을지 걱정부터

앞섰죠.”

실습 장비의 노후화에 이어 김 씨는 또 다른 난관에 부딪쳤다.

학원(Institute)이었던 김 씨의 학교가 전문대학(College)으로 승

격하면서 몇 개의 과정이 신설됐는데, 이 과정을 운영하기 위한

교육 실습 장비가 없었기 때문이다. 김 씨의 고민을 해결해 준 것

은 한국국제협력단(KOICA, 이하 코이카)이었다. 코이카의 현장

해외봉사단원 김정현 씨 “벨기에 원조로 설립된 직업훈련원서 받은 교육 보은했죠”

김정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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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원사업(3만 달러 규모)으로 학생과 교사들을 위한 CAD/CAM

실습실(Lab)을 설치한 것. 김 씨는 “새로운 실습실에서 열정적으

로 공부하는 이들을 보면서 한국이 이들에게 ‘희망’을 주고 있다

고 느꼈다”고 말했다.

틈틈이 지역봉사도… “성취감·행복감 동시에 맛볼 기회”

김 씨는 다른 봉사단원과 함께 지역봉사활동에도 힘을 쏟았다.

집 수리 등 힘든 노동도 마다하지 않았다. “빗물이 새는 한 가정에

낡은 함석지붕을 새것으로 교체하고, 집 내·외부를 페인트로 도

색하니 새집 같았죠. 솜센(Somsen)의 가족들이 행복해하며 감

사의 미소를 보내주는 데서 봉사활동의 참맛을 느꼈어요.”

그는 해외 봉사활동에 참여하게 된 동기를 ‘보은’이라고 설명

한다. 고등학교 대신 들어간 직업훈련원이 해외 원조로 지어진

곳이었기 때문이다. 그는 “벨기에의 원조로 박정희 대통령 시절

설립된 창원직업훈련원에서 3년간 기술 교육을 받고 취업했어

요. 당시에는 큰 도움을 받았다는 것을 못 느꼈지만, 나이가 든

후 벨기에의 도움으로 ‘지금의 나 자신’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죠.

제가 가진 기술로 어려운 나라의 젊은이들이 도움을 받게 된다

면 그들도 ‘한국’이라는 나라를 고맙게 생각하겠구나 하는 생각

이 들었어요. 이런 인연이 코이카의 해외 봉사활동에 참여하도록

만들었죠.” 김 씨가 다닌 직업훈련원은 한백(한국·벨기에) 창원

직업훈련원으로, 벨기에의 지원으로 설립됐다. 박근혜 당시 이사

장과 벨기에 왕국 알베르 왕제가 공동 설립자이다. 박 대통령은

최근 유럽 순방 중 벨기에를 찾았고 알베르 2세 전 국왕의 아들

인 필립 국왕을 만나 한백직업훈련원을 언급하기도 했다. 김 씨

는 “떠나올 때 에티오피아가 ‘희망의 땅’이 돼 가고 있다고 느꼈다”

며 “교육이 이들의 빈곤 탈출에 ‘희망’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글·최재필 기자

코이카 지원받은 초등학교, 명문학교로 ‘우뚝’

1990년대 초반부터 시작된 코이카의 에티오피아 원조는 2010년부터

활발해졌다. 코이카가 그 해 6·25전쟁 참전국 중 필리핀·콜롬비아·에

티오피아를 ‘보은(報恩)의 원조’ 대상국으로 지정해서다. 원조 규모와

사업유형도 다양해졌다. 2005년 229만 달러에 불과했던 지원금액은

2012년 712만 달러로 껑충 뛰었다. 주거환경 개선과 보건의료는 물론

식수원 개발, 가족계획 사업에 이르기까지 사업 범위가 확대됐다.

특히 코이카의 다양한 원조사업 중 각종 교육 지원사업은 현지인들의

호응이 높다. 영농기술이나 빈곤층 교육 지원 등이 현지인들에게 '희망'

을 심어줬기 때문이다. 현지인들 역시 '교육'만이 빈곤을 벗어날 수 있는

길이라는 인식을 갖기 시작했다. 실제 코이카의 지원을 받은 히브렛 피

레 초등학교는 에티오피아의 명문 학교로 거듭났다. 제미카엘 베트레

(Zemichael Betre) 히브렛 피레 초등학교장은 “코이카 덕분에 우리 학

교교육 수준이 놀라울 정도로 향상됐고, 에티오피아 내에서 우수한 학

교로 손꼽힐 정도”라며 “빈곤 탈출을 위해서는 교육이 중요하다는 인

식도 심어줬다”고 말했다.

교육 관련 민관협력사업도 활발히 진행한다. ‘아프리카 미래재단’과 ‘한

끼의 식사기금’이 대표적 민간단체다. 의료구호단체인 ‘아프리카 미래

재단’은 에티오피아에서 교육을 통한 인력 양성에도 힘을 쏟는다.

이 단체는 지난해 말 아디스아바바 예카(Yeka) 지역 초등학생 학력증

진사업을 마무리했다. 공교육 활성화를 위한 방과후 수업, 학업환경개

선, 지역 커뮤니티의 교육에 대한 인식 제고 등이 주요 사업 내용이다. 1

억원가량의 사업비 중 7천만원 정도를 코이카를 통해 지원받았다. 특

히 이 단체는 한국과 에티오피아 교사 교류 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교

원의 역량 강화 확대에도 노력을 기울였다.

‘한끼의 식사기금’은 코이카의 지원으로 아디스아바바 지역 7개 마을의

빈곤계층을 위한 컴퓨터(IT) 및 예체능교육센터 운영사업을 진행했다.

주요 사업명 및 유형 기간 사업비

프로젝트

오르미아주 초등교육역량강화사업 2013~2015 670

티그라이주 직업훈련학교 건립사업 2013~2016 550

아다마 과학기술대학 ICT 교육역량강화사업 2013~2015 500

아드와시 중학교 건립사업 2011~2013 370

민관협력

훌레타지역 도서관 운영 및 컴퓨터교육사업

2013

3.7

직업학교 건립/운영 사업 36

아디스아바바 예카 지역 초등학생 학력증진 사업 7

아르시존 지역사회 가족계획 교육홍보사업2012

49.9

취약계층청소년 에이즈예방 및 성건강증진사업 13.3

지난 2년간 에티오피아 교육 지원사업 현황

자료·코이카

(단위 : 만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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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동의 힘… “우리 마을이 달라졌어요”

아프리카 르완다의 수도 키갈리에서 남서쪽으로 차로 30분

거리에 있는 농촌 마을 기호궤. 우리나라 마을회관을 꼭

빼닮은 건물 한 채가 황량한 벌판에 덩그러니 서 있다. ‘두둥두둥

둥둥~’ 회관에서는 흥겨운 북소리가 울려 퍼진다. 전통춤 교실

이 열리는 부녀회 모임이 있는 날이다.

커다란 눈망울에 곱슬머리인 20여 명의 주민들은 전통음악에

맞춰 어깨를 들썩이고 엉덩이를 실룩댄다. 주민 루콜라(가명) 씨

는 “예전에는 딱히 할 수 있는 일이 없어 집에만 있었다”면서 “이

제 같이 어울리고 대화도 하게 돼 회관에 오는 게 즐겁다”고 말

했다.

세계 곳곳에서 땀 흘리는 한국인들 르완다 새마을사업기획특집

르완다는 코이카 봉사단(새마을리더봉사단)과 현지 주민들의 새마을사업으로 하나 둘 변화를 일궈내고 있다. 기호궤 마을의 벼농사 사업.

르완다에서 한국국제협력단(KOICA, 이하 코이카) 해외봉사

단의 새마을사업이 시작된 지 5년째. 새마을사업이 전개된 카모

니 지역의 4개 마을(키가라마, 기호궤, 무심바, 가샤루)에는 많은

변화가 있었다. 새마을리더봉사단 팀장인 김만숙(60) 씨는 “조용

했던 아줌마들이 춤 모임 하나로 적극적으로 변했다”고 말했다.

여성 국회의원 비율이 56퍼센트나 되는 르완다이지만 농촌에서

여성의 지위는 낮다. 집안일과 농삿일 이외에 여성의 사회 진출

은 꿈도 못 꾼다.

코이카 봉사단이 르완다에 처음 발을 내디딘 2010년만 해도

이 곳은 조그만 텃밭이 전부인 깡촌이었다. 코이카 르완다사무소

주민들 직접 참여 유도… 새마을회관 건립·늪지에 벼농사 사업으로 소득 창출

코이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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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이카

김동립(34) 과장은 “처음에는 전통적인 방식에 맞춰 생활했을 뿐

개선을 위한 변화를 생각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봉사단의 현지 적응도 쉽지 않았다. 지난해 7월 파견된 임홍훈

(48) 단원은 “날씨도 덥고 초반에는 말라리아 병에 걸려 고생했

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어려웠던 점은 소극적인 주민들의 반응이었다. 김동

립 과장은 “처음에 현지 주민들은 우리가 물자만 전달하고 간다

고 생각한 것 같다”며 “자신들이 진짜 필요로 하는 것을 목말라

했다”고 회고했다. 개도국에 행해지는 원조라는 게 그런 식이었

다. 르완다도 예외는 아니었다. 주민들이 봉사단의 일에 직접 참

여한다는 게 낯설었던 것이다.

“삶을 변화시킬 수 있다” 의식교육으로 첫발

주민들 스스로의 의식 변화가 필요했다. 김 과장은 “새마을 의식

교육을 통해 자신의 삶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생각을 심어주었습

니다. 매주 ‘새마을위원회’를 열어 마을 사안에 대해 의논하고는

했죠.” 시간이 지나면서 주민들은 차츰 마음을 열었다. 임홍훈

단원은 “평소 눈도 잘 안 마주치고 부끄러워하던 현지 주민이 어

느 날 다가와서 ‘아마쿠루(Amakuru·안녕하세요)’라며 인사를

건네는데 순간 가슴이 뭉클했다”고 회고했다.

벼농사 사업도 현지 주민들과 함께 일궈냈다. 르완다는 비가

올 때 물이 범람해 건기 외에는 농사가 불가능한 습지가 대부분

이다.

2011년 기호궤 마을에서 벼농사 사업을 시작한 새마을 리더

봉사단 2기 이가현(23) 단원은 “벼농사 기술교육으로 물 범람 문

제도 해결하고 이곳 주민들에게 소득 창출의 기회가 생겼다”며

뿌듯해했다. 그는 “뙤약볕 아래에서도 모두가 웃으며 열정적으로

일한다”고 말했다.

김 과장은 “마을을 위해 자신이 기여할 수 있다는 것에 자부

심을 느끼고 애정을 갖게 된 것 같다”며 “르완다의 새마을사업은

앞으로 성공적으로 정착할 것”이라고 말했다. 코이카 해외봉사단

은 올해부터 2016년까지 새마을운동을 확장한 ‘새마을광역화’

사업을 실시할 예정이다. 글·박지현 기자

전통적 ‘지역공동활동’ 덕에 새마을운동 쉽게 접목

르완다의 새마을사업은 우

리나라 1970년대 농촌계몽

운동인 새마을운동을 빼닮

았다. 근면·자조·협동의 정

신을 바탕으로 스스로 빈

곤을 극복해 갈 수 있도록

돕는 일을 한다. 르완다 농

촌지역을 개발하고 지역주

민의 소득을 증대시키는 것

을 목표로 한다. 주민들이

함께 어떤 활동을 할 것인

지 논의하고 문제를 해결해

가는 과정이 우리나라 새마

을운동과 비슷하다.

한편 르완다에도 전통적으

로 우리의 새마을운동과 유사한 ‘우무간다(Umuganda) 운동’이 있

다. ‘지역공동활동(Community Work)’이라고 불리는 이 운동은 전

국적으로 매월 마지막 주 토요일 아침에 모여 마을의 공동 문제를 함

께 논의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예를 들어 마을 진입로 건설, 다리

건설, 농경지 접근을 위한 도로 건설, 저소득층을 위한 주택 건설 등

이다. 르완다 내 우리의 새마을사업이 성공적으로 정착할 수 있는 이

유다.

키가라마 마을 재봉사업으로 만든 옷과 가방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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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의 아이들’ 사랑으로 품어요

거리의 아이들. 매일 구걸해 끼니를 때울 돈을 벌어야 했다.

그렇게 돈을 벌면 마약을 하는 경우가 많았다. 추위와 배

고픔을, 고단한 삶을 잠시나마 잊기 위해서였다. 배가 고파 빵을

훔치는 등의 범죄를 저지르기도 했다. 파라과이의 취약 어린이와

청소년들은 가난의 굴레를 벗지 못한 채 그렇게 살아갔다. 꿈도

희망도 없어 보였다.

그런 아이들이 변하기 시작했다. 파라과이 산 로렌소(San

Lorenzo) 남쪽에 위치한 ‘녜미트 취약 어린이·청소년 재활훈련

원’. 그들은 이 곳에 들어와 ‘희망씨앗 목장’을 일궜다. 늘 하던 마

약 대신 페인트 통을 들었다. 돌과 모래를 운반하고 페인트 칠을

세계 곳곳에서 땀 흘리는 한국인들 파라과이 봉사활동기획특집

거리 생활로 어려움을 겪던 파라과이 청소년들에게 ‘희망씨앗 목장’은 보금자리이자 새로운 꿈이다. 현지에서 청소년들을 돕는 코이카 김유신, 백선영 단원 (왼쪽 가장자리 줄).

하면서 목장을 세웠다. 목장을 만든 후에는 동물들을 돌봤다.

각자 동물 한 마리씩 맡아 먹이를 주고 목장을 청소하며 책임감

을 키워나갔다. 불안한 거리 생활이 일상이었던 아이들은 동물

들과 어우러지며 정서적으로 안정되어 갔다.

한국국제협력단(KOICA, 이하 코이카)이 파라과이 정부와 협

력해 만든 ‘희망씨앗 목장’ 이야기다. ‘희망씨앗 목장’은 파라과이

의 취약 어린이·청소년 재활을 돕기 위해 시작됐다.

프로젝트의 핵심은 목장 운영이다. 2012년 8월 파라과이에 파

견돼 ‘희망씨앗 목장’에서 일하고 있는 코이카 단원 김유신(28) 씨

는 목장이 갖는 두 가지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동물과 교감하

재활원의 ‘희망씨앗 목장’ 에서 동물 돌보고 정서적 안정 찾으며 전문 교육도

코이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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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 것은 청소년의 정서 안정에 좋다. “파라과이에 와서 보니 동물

이 정말 많더군요. 반려동물을 통해 심리나 정서가 불안정한 어

린이들을 치료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토끼를 사오던

날, 아이들이 안고 좋아하는 모습을 보니 어느 정도 확신이 들었

습니다.” 또 다른 장점은 동물들이 생산한 유제품이 아이들에게

기본적인 영양 공급을 해 준다는 점이다. 한마디로 자급자족 시

스템이다.

목장 운영은 정서치료와 유제품 자급자족 2중 효과

현지에 목장을 세우는 것은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김 씨는 “언어

장벽이 사업을 추진하는 데 있어 가장 힘들었다”고 말했다. 현지

에서 도움을 얻어내기 위해 사업 설명과 진행 상황을 알리는 데

필요한 언어 실력이 부족했던 것. 한국에서는 한 시간이면 끝날

설명이 세 시간, 네 시간 넘게 이어져야 했다. 한국 사람에 비해

느긋한 파라과이인의 문화도 적응하기 힘들었다.

길거리 생활에 익숙해진 아이들을 목장 일에 적응시키는 것도

과제였다. 김 씨는 “거리에서 생활해 온 터라 아이들 대부분이 감

정 기복이 심하고 자제력이 약했다”며 “어디로 튈지 모르는 럭비

공 같아 정서와 심리를 안정시키는 것이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아이들은 규칙적인 생활과는 거리가 멀었고 자기들끼리 싸우는

일도 잦았다.

파라과이 정부는 목장에 전문가를 파견해 동물들의 건강 관

리와 아이들의 기본적인 교과과정 교육을 돕는다. 코이카 봉사

단원들은 음악, 색종이 접기, 독서 등의 수업 지원으로 아이들의

재활을 지원하고 있다.

고된 과정을 거쳐 ‘희망씨앗 목장’ 프로젝트는 하나씩 성과를

내고 있다. 김 씨는 변화하고 있는 비행 청소년들의 이야기를 들

려줬다. “한 남자아이는 열두 살에 이미 감옥에 들어갔다 나왔어

요. 너무 배가 고파서 빵을 훔치다 잡힌 거였죠. 오랜 길거리 생활

로 지친 아이는 마약을 하고 범죄를 되풀이했습니다. 사회복지사

가 아이를 목장으로 데리고 왔어요. 누가 시키지도 않았지만 아

이는 아침 일찍부터 목장을 청소하고 동물들에게 먹이를 주더군

요. 지금은 밝고 건강하게 잘 지내고 있습니다. 축구를 좋아하고

노래도 잘하는 멋진 친구입니다.”

또 다른 여자아이는 ‘희망씨앗 목장’에서 전문 미용사의 꿈을

키우고 있다. 어머니를 교통사고로 잃고 아버지는 감옥에 들어가

여동생과 함께 길거리 생활을 하던 아이였다. 목장 식구가 된 아

이는 손재주가 좋아 친구들의 머리를 따주기도 하고 네일아트도

곧잘 해 냈다. 김 씨는 “장학금을 모아 아이가 미용을 배울 수 있

도록 학원비를 지원해 줬다”며 “미용 교육이 모두 끝나면 전문 미

용사가 될 수 있어 뿌듯한 기분이 든다”고 말했다.

아이들의 작은 변화 하나 하나가 코이카 단원들에게는 큰 보

람이다. 김 씨는 “이들이 잘사는 집 아이와 다를 바 없이 공부하

고 놀고 건강하게 자라는 모습을 보는 것이 가장 뿌듯하다”고 말

했다. 글·남형도 기자

파라과이 ‘녜미트 희망씨앗 목장 프로젝트’는?

‘희망씨앗 목장 프로젝트’

는 길거리를 방황하는 청

소년들의 몸과 마음을 안

정시키고 담당 기관의 운

영을 돕기 위한 목적으로

출발했다. 지난해 9월부터

올해 3월까지 6개월간 진

행된다. 사업 규모는 총 1

만9,990달러(한화 약

2,133만원).

사업을 추진하는 ‘녜미트 취약 어린이·청소년 재활훈련원’은 2010년

11월 5일 파라과이 정부와 코이카의 협력으로 세워졌다. 현재까지 총 4

명의 코이카 단원이 파견돼 활동하는 등 지속적으로 지원이 이뤄지고

있다.

프로젝트로 수혜를 받고 있는 청소년은 현재 총 21명. 앞으로 인원을 늘

려나갈 예정이다. 주로 길거리에서 생활하며 여러 가지 위험에 노출돼

있는 청소년들이 대상이다. 다양한 활동 지원과 기본적인 교과과정 교

육으로 이들의 재활을 돕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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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들 여론 모아 ‘동해 병기’ 관철

지난 2월 6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리치먼드의 버지니아주의

사당에서 열린 주 하원 전체회의에서 환호와 기립박수가

터져나왔다. 버지니아주 공립학교 교과서에 ‘동해(East Sea)’와

‘일본해(Sea of Japan)’ 병기를 의무화하는 법안이 찬성 81표, 반

대 15표로 통과되자 환호하는 방청석 한인들에게 의원들이 축하

박수를 보낸 것이다.

앞서 1월 23일 열린 주 상원 전체회의에서 동해 병기 법안이

찬성 31표, 반대 4표로 가결된 바 있어 버지니아주 의회 최종 통

과가 결정되는 이날 표결에 대해 버지니아주뿐 아니라 전체 미국

내 한인들의 관심이 높았다.

세계 곳곳에서 땀 흘리는 한국인들 하나로 뭉치다기획특집

50개 주 의회 가운데 최초로 동해 병기 법안이 통과된 배경에

는 사단법인 ‘미주 한인의 목소리(VoKA)’의 피터 김 회장, 홍일송

버지니아주 한인회장 등 한인들의 활약이 있었다. 버지니아 한인

회는 2012년 미국 백악관 홈페이지의 ‘위 더 피플(We The

People)’에서 동해표기청원 서명운동을 펼치는 등 미국 내 한인

사회에서 동해 병기운동의 선두에 서왔다. 2012년에도 동해 병

기 법안이 주의회에 제출됐으나 통과되지는 못했다.

수도 워싱턴 D.C에 맞닿은 버지니아주는 미국 내에서 열번째

로 동포가 많은 주(‘재외동포 현황 2013’, 재외동포재단)이다. 조

지 워싱턴, 토머스 제퍼슨, 우드로 윌슨 등 역대 미국 대통령 8명

을 배출하여 미국의 정치 1번지로 꼽히는 지역이여서 교민들의

정치 참여 의식도 어느 지역보다 높았다.

뉴욕·뉴저지주 등 다른 주도 ‘동해 병기’ 발의

버지니아주 의회의 동해 병기 법안 통과 소식은 다른 주에도 곧

바로 영향을 주었다. 최종 통과 하루 만인 2월 7일 뉴욕주와 뉴

저지주 의원들이 각각 공립학교 교과서와 공문서에 동해 병기를

의무화하는 법안을 주의회에 발의했다.

뉴욕주와 뉴저지주는 미국 내 동포가 각각 첫번째와 세번째

로 많은 주이다. 이곳에서도 역시 한인회를 중심으로 동해 병기

노력이 있어 왔다. 미국 내 동포가 두번째로 많이 살고 있는 캘리

포니아주에서도 실리콘밸리한인회가 동해표기청원 서명운동에

적극 참여했다.

버지니아한인회를 중심으로 파급된 동해 서명운동은 미국 밖

에서도 큰 반향을 일으켰다. 세계 각국 한인사회의 관심을 불러

일으켜 우리나라를 비롯해 일본, 중국, 이탈리아 등 다른 나라에

거주하는 한인들이 동해표기청원 서명운동에 참여하기도 했다.

미국 내 한인사회를 하나로 뭉치게 하고, 법안 통과로 한인사

역사적 정당성 등 논리·조직적 설득… 美버지니아주 의회, 의무화 법안 통과

2월 6일 미국 리치먼드의 버지니아주의사당에서 열린 주 하원 전체회의에서 한국계 마크 김 의원이 동해 병기 법안 취지를 설명하고 있다. 이날 동해 병기 법안은 압도적인 표차로 통과됐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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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23일 버지니아주 상원 전체회의에서 동해 병기 법안이 통과되자 방청석에 있던 한인들이 손을 흔들며 기뻐하고 있다.

연합

회의 정치력 신장에 대한 자신감을 심어준 동해 병기는 한인들만

의 ‘주장’이 아니라 국제적 지명 표기 기준에 따른 합리적인 표기

법이다. 국제수로기구(IHO) 및 유엔지명표준화회의(UNCSGN)

의 지명 표기 관련 결의에 따르면, 두 개 이상의 국가가 공유하고

있는 지형물에 대한 지명은 일반적으로 관련국들 간 협의를 통

해 결정하며 지명에 대해 합의하지 못하는 경우 각각의 이름을

나란히 적는 ‘병기’를 권고하고 있다.

한국인을 비롯해 7,500만 한인들이 사용하고 있는 ‘동해’라는

이름이 역사 기록에 등장한 지는 2천년 이상이다. 반면 국제적으

로 동해가 ‘일본해’로 표기된 것은 바다 명칭을 정하는 국제수로

기구의 전신인 국제수로국이 1929년 처음으로 발간한 공식 해도

집에 일본해로 단독 표기한 이후부터다.

버지니아주 의회는 현재 동해 병기 법안과 관련해 상원 통과

법안은 하원이, 하원 통과 법안은 상원이 검토하는 ‘크로스 오버’

과정을 거치며 통합법안을 마련하고 있다. 테리 매콜리프 주지사

는 통합법안을 넘겨받으면 10일 이내에 거부권 행사 여부를 결정

해야 한다. 버지니아주의 동해 병기 법안은 주지사가 서명하면

올 7월 1일부터 법적 효력이 발생한다. 글·박경아 기자

홍일송 버지니아주 한인회장

홍일송 버지니아주 한인회장(사진)은 매

콜리프 주지사가 통합법안에 대해 거부권

을 행사하지 않을 것으로 낙관했다.

“주지사가 통합법안에 대해 거부권을 행

사할 경우 법안을 주의회로 돌려보내게

되는데, 돌려보낸 법안은 상·하원에서 각

각 3분의 2 이상 찬성표를 얻으면 주지사

서명 없이 발효됩니다. 따라서 이미 상·하

원 모두 3분의 2 이상 찬성으로 통과된 법안에 대해 주지사가 굳이

거부권을 행사하는 모험을 강행할 여지가 적습니다.”

홍 회장은 ‘위 더 피플’ 동해표기청원 서명운동을 시작한 주인공이다.

동해표기청원 서명운동을 시작하게 된 이유는.

“미국 정부의 관심을 이끌어내려는 시도였습니다. 2012년 1월 주의회

에 동해표기 법안이 상정됐다가 1표 차이로 기각된 뒤 좀 더 많은 관

심이 필요하다는 생각에 서명운동을 하게 됐습니다.”

재미한인 입장에서 법안 통과 의미는.

“한인의 정치력 신장이 확연하게 드러난 사안이라고 봅니다. 사실 우

리 주의회에 동해 표기에 관한 법안이 제출된 것은 이번이 네번째이

고, 처음 제출된 것이 10여 년 전입니다. 미국은 시민권을 획득해도

유권자 등록을 해야만 투표에 참여할 수 있습니다. 한인사회에서는

그러한 사실을 모르는 분들이 적지 않았고 생업에 바빠 무관심하기

도 하여 그간 우리 한인회에서는 유권자 등록 캠페인을 펼치고, 주지

사나 주의회 의원 후보자와의 타운홀 미팅 등을 개최해 한인들의 정

치 참여와 정치력 신장에 노력해 왔습니다. 이번 법안 통과는 그동안

해 온 한인사회의 노력의 결실이기도 합니다.”

일반 미국인들이 이번 사안에 대해 어떤 시각을 갖고 있는지요.

“일반인들은 한·일관계에 대해 그리 관심이 높지 않습니다. 며칠 전

영국 B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도 왜 동해 병기 법안이 나왔는지에

대한 질문을 받고 ‘영국과 프랑스 사이의 해협도 표기를 병행하지 않

는가. 우리가 요구하는 것도 그와 같은 평화로운 해결책’이라고 설명

했습니다.”

버지니아 한인회가 매년 개최하는 취업박람회가 올해 11회째 열립니

다. 박람회에도 변화가 있다면.

“우리 한인회에서는 미국에 이민 온 분들의 구직에 도움을 주기 위해

20여 년 전부터 직업학교를 운영 중입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취업박람회를 열게 됐습니다. 9차 박람회부터 아시아계로, 10차 박람

회부터는 ‘우리가 주류사회가 돼야 한다’는 생각에 전체 미국사회 참

여 행사로 확대했습니다. 올해 박람회는 한국 공관에서도 일자리 만

들기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어 함께 준비 모임을 갖고 있습니다.”

“한인들 정치력 신장이 확연하게 드러난 사안

3월 초쯤 매콜리프 주지사의 서명이 나올 것”

42-43 기획-미 버지니아주.indd 43 2014-02-14 오전 4:2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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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 2014.2.17 위클리 공감

한국 중소기업 환전 도와 ‘돈가뭄’ 해갈

전략적 위치와 풍부한 천연자원을 바탕으로 연 7~8퍼센트

씩 성장하고 있는 중앙아시아의 신흥시장 우즈베키스탄.

막대한 양의 가스·석유 등을 보유한 우즈베키스탄과 첨단기술,

노하우가 축적된 한국은 ‘상호보완적 경제구조’를 갖고 있어 양국

간 교역 규모가 급성장하고 있다.

우즈베키스탄 건국 이래 최대 규모라는 수르길 가스전 개발 및

가스·화학 플랜트사업(약 40억 달러 규모)은 한국 기업 주도로

이뤄지고 있다. 9억 달러 규모의 탈리마잔 복합화력발전소 건설

사업 역시 2012년 3월 한국 기업이 수주하여 공사 중이다. 이밖

에도 석유 탐사와 전자·통신·섬유·물류 등 우즈베키스탄의 주

세계 곳곳에서 땀 흘리는 한국인들 해외공관도 한몫기획특집

이욱헌 주 우즈베키스탄 대사가 모래사막에 위치한 수르길 가스전 사업장을 방문했다. 이곳 가스전 사업은 한국 기업 주도로 이뤄지고 있다.

요 산업 분야에 400여 한국 기업이 진출해 활동하고 있다.

남다른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우즈베키스탄에 진출한 한국 기

업들에는 남모르는 속앓이가 있었다. 환전 문제다. 우즈베키스탄

은 외국인투자기업에 대해 적법한 사업활동으로 취득한 외환을

자유롭게 해외에 송금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

로는 자국 내 외환 사정에 따라 시행되어 우리 기업들은 자금 흐

름이 막히는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주(駐) 우즈베키스탄 한국대사관의 이욱헌 대사는 “환전 문제

는 자금 여력이 넉넉지 않은 중소기업에 더 큰 어려움”이라고 말

했다. “지난해 6월 말 우즈베키스탄 대사로 부임했을 당시 우리

이욱헌 주 우즈베키스탄 대사, 현장 방문 통해 현황 파악 뒤 적극 해결

주 우

즈베

키스

탄 한

국대

사관

44-45 기획-우즈베키스탄.indd 44 2014-02-14 오전 4:27:06

위클리 공감 2014.2.17 45

이욱헌 대사가 한국 기업이 투자한 우즈베키스탄의 자동차 부품공장을 찾아 공장 관계자의 설명

을 듣고 있다.

주 우

즈베

키스

탄 한

국대

사관

기업에 대해 마지막 환전이 이뤄진 것이 1년여 전이더군요. 돈이

돌지 않으니 일부 중소기업은 제품의 원료를 구입하지 못해 공장

가동률을 낮췄고, 몇몇은 공장 가동을 멈춰야 하는 상황에 직면

해 있었습니다.”

이 대사는 우리 기업들을 직접 방문해 현황 파악에 나섰다. 우

즈베키스탄 정부에 환전을 요청하는 공식 서한도 발송했다. 또

총리, 재무부 장관, 중앙은행 총재 등 우즈베키스탄 정부의 고위

급 인사들을 만나 상황을 설명하고 협조를 요청했다. 우즈베키

스탄 영토가 한반도 2배 크기이다 보니 현장 방문이 녹록지 않았

다. 이곳 저곳을 찾아가고 발로 뛴 결과 우리 기업들이 요청한 약

1,200만 달러(약 127억원)에 대해 전액 환전이 이루어졌다. 그 이

후 발생한 환전 수요도 상당량 환전이 이루어져 우리 기업들은

원활히 경제활동을 할 수 있게 됐다.

한국에서는 사양산업이 된 봉제업이 이 곳에서는 성장산업이

다. 이 대사는 “봉제공장에 직접 가서 보니 마치 우리의 1970년대

같았다”며 “환율 문제 등 보완할 점은 있지만 우즈베키스탄의 성

장 잠재력은 풍부하다”고 평가했다.

“특히 양질의 노동력이 풍부해 대기업보다 노동집약적인 중소

기업 진출에 유리하다고 봅니다. 더구나 우즈베키스탄 정부가 수

출지향적 중소기업 육성정책을 시행하고 있어 해외 진출을 희망

하는 우리 중소기업들이 관심을 가져볼 만하지요.”

우즈베키스탄은 외국인 투자유치를 위해 외국인직접투자

(FDI) 금액에 따른 세금 면제, 외국인 투자공장의 외부 공공인프

라 건설 지원 등 다양한 외국인 투자 우대 조치를 취하고 있다.

우즈베키스탄이 한국에 대해 호감을 갖는 또 다른 배경은 ‘한

류’다. 이 대사는 우즈베키스탄의 한류 열풍이 어느 지역보다도

거센 이유 중 하나로 한국을 다녀온 사람들이 많다는 점을 들었

다. “이들은 한국에서 열심히 일해 목돈을 마련하고 귀국한 사람

들이 대다수입니다. 따라서 한국에 대해 좋은 인상을 간직하고

있고, 한국 문화에 대한 친근감도 매우 높습니다. 한국어 열기도

뜨거워 현재 우즈베키스탄 내 7개 대학에 한국어과가 있거나 한

국어를 제2외국어로 가르치고 있습니다.”

성장성 높은 신흥시장… 한국기업에 무료법률 자문

우즈베키스탄이 한국 기업의 우수한 능력과 폭넓은 경험에 전폭

적인 신뢰를 보내고 있는 만큼 우즈베키스탄의 잠재성에 주목하

는 우리 기업들도 많아져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한 시장개척단들

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이 대사는 “지난해 충북·충남·전남도와 부천시 등지에서 중

소기업 중심으로 시장개척단을 파견했다”며 “올해에도 시장개척

단의 요청이 오는 대로 코트라 타슈켄트 무역관과 함께 섭외, 홍

보 등 다양한 지원을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주 우즈베키스탄 한국대사관을 비롯해 우리 해외 공관에서는

현지 코트라 무역관과 협업해 현지 진출 혹은 진출 희망 기업들

을 지원하는 등 기업의 해외시장 진출, 특히 자력 진출이 어려운

중소기업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주 우즈베키스탄 대사관에서는

기업의 분쟁 해결 등 법률 관련 애로를 해소하기 위해 무료 법률

자문 서비스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또 우리 기업들이 참여 기회

를 가질 수 있도록 우즈베키스탄의 입찰공고, 법률 및 제도변경

사항을 대사관 홈페이지에 올리고 경제소식지 등을 통해 600여

개의 국내 기업 및 학계·연구계로 보내고 있다.

“수르길 사업장에서 만난 우리 근로자들의 모습이 지금도 눈

에 선합니다. 아무리 가려도 옷 속으로 파고드는 거친 모래바람

과 싸우며 일하고 있었습니다. 고국을 떠나 오직 우리 공관을 믿

고 일하는 우리 기업과 국민이 안심하고 활동할 수 있도록 현장

을 찾고 목소리에 귀기울이고자 합니다.” 글·박경아 기자

44-45 기획-우즈베키스탄.indd 45 2014-02-14 오전 4:2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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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 2014.2.17 위클리 공감

나이는 숫자일 뿐… 패기·열정은 필수

원조를 ‘받던 나라’에서 원조를 ‘주는 나라’가 된 대한민국. 해

외봉사로 국격을 높일 기회도 많아졌다. 정부도 국민의 동

참을 독려하는 데 적극적이다. 최초의 봉사단원이 나간 때는

1991년. 2009년 정부는 해외봉사단 파견 총괄부서 월드프렌즈

코리아(World Friends Korea)를 출범시켰다. 각 행정부처로

분산된 해외봉사단 사업을 통합한 것이다.

보다 뜻깊은 일을 꿈꾸는 청년과 은퇴 후 의미 있는 일을 찾는

중·장년을 위한 해외봉사의 기회가 연중 수시로 열린다. 정부에

서 지원하는 7개의 해외봉사단은 전공, 자격, 나이 등에 따라 지

원 성격이 다르니 제대로 알고 신청하자.

코이카봉사단 외교부는 교육, 보건의료, 정보통신, 농어촌개발,

환경 등 50여 개의 다양한 직종에서 봉사단원을 파견한다. 2년

간의 장기 봉사프로그램으로 대한민국 국민이면 누구나 지원 가

능하다.

청년봉사단 교육부는 1997년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약 2,400명

의 대학생들을 파견했다. 하계 및 동계 방학기간 중 2~3주간 활

동하는 단기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한국어, 영어, 태권도 등의

‘교육 봉사’와 로봇, 컴퓨터, 재활치료 등의 ‘특화 봉사’가 있다.

IT봉사단 미래창조과학부는 정보화 교육, IT-Korea 홍보 등의

IT 봉사로 국가 간 정보격차 해소에 기여하고 있다. 4인 1팀의 팀

제 봉사단 프로그램으로 컴퓨터·인터넷교육·IT네트워크 구축·홈

페이지 제작 지원과 같은 봉사활동을 한다. 4주·6주·3개월 가운

데 기간을 선택할 수 있으며 만 18세 이상이 참여 대상이다.

과학기술지원단 미래창조과학부에서는 과학기술 관련 교육활동

을 전개하고 있다. 파견 기간은 기본 1년이며 연장 희망자에 한해

평가를 통해 1년 연장이 가능하다. 이공계 학사학위 소지자가 중

심 인력이다.

중장기자문단 행정·교육·의료·농업 등의 정책 자문과 지식 전

세계 곳곳에서 땀 흘리는 한국인들 해외봉사 어떻게기획특집

분산됐던 7개 정부부처 봉사단, 월드프렌즈코리아서 총괄해 연중 수시 파견

해외봉사 프로그램 개요

수행기관 봉사단명 파견기간 파견대상 지원문의

KOICA

월드프렌즈

코이카봉사단2년

20세 이

상 국민 kov.koica.go.kr

031-740-0114월드프렌즈

중장기자문단6개월

퇴직

(예정)자

정보통신산업

진흥원

월드프렌즈

퇴직전문가1년

퇴직

(예정)자

kse.nipa.kr

02-2141-5000

한국대학사회봉

사협의회 / (사)태

평양아시아협회

월드프렌즈

청년봉사단2~3주

청년층 및

대학생

kucss.or.kr

pas.or.kr

02-6393-5342

한국연구재단월드프렌즈

과학기술지원단1년

이공계

학사 학위

tpc.nrf.re.kr

042-869-6114

한국정보화

진흥원

월드프렌즈

IT봉사단4~12주 청년층

nia.or.kr/kiv

02-2131-0114

세계태권도

평화봉사재단

월드프렌즈

태권도평화봉사단

1개월~

1년청년층

tpcorps.org

02-546-1077

수를 목적으로 한다. 외교부는 2010년 상반기부터 연평균 50명

정도를 파견하고 있다. 퇴직자 혹은 퇴직 예정자로 해당 분야의

학사 이상 학위를 가지고 20년 이상 경력을 쌓은 실무경력자의

경우 지원 가능하다. 선발되면 6개월~1년 동안 활동하게 된다.

퇴직전문가 정보통신, 에너지자원 등 산업발전 개발 노하우를 전

수한다. 민간·공공부문 퇴직자 혹은 퇴직 예정자 중 관련 기술

경력을 가진 경우 지원 가능하다. 기간은 1년.

태권도평화봉사단 문화체육관광부는 태권도 보급으로 국가이미

지를 제고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20~35세의 대한민국 국적 소

유자라면 지원 가능하다. 국가당 4~8명이 팀을 이루어 활동하

게 되며 1~2개월·6개월·1년의 활동 기간 가운데 선택할 수 있

다. 글·박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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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 2014.2.17 위클리 공감

“내가 먼저 한턱~ 기부 쏜다”익명의 다음 분에게 기부 방식 ‘미리내 가게’… 음식점·목욕탕 등 150곳 동참

“스페셜 주먹밥 한 개 미리 내고 갈게요.”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에 위치한 ‘토스트와 주먹밥’ 가

게. 대학생 임영은(22) 씨가 자리에서 일어나 계산대 앞에 섰다.

그가 먹은 것은 ‘스페셜 주먹밥’ 한 개. 하지만 임 씨는 스페셜 주

먹밥 두 개 값을 계산했다. 임 씨는 계산대 옆에 놓인 메모지에

“스페셜 주먹밥 한 개 임영은이 미리 쏜다”고 적고 주인에게서 받

은 ‘미리내 쿠폰’을 보관토록 한 뒤 가게를 떠났다. 임 씨의 돈을

받은 가게 주인 최정원(52) 씨는 가게 창문에 걸린 안내판에 ‘스페

셜 주먹밥 1개’라고 적었다.

잠시 후 중학생 박지훈(14) 군이 가게에 들어왔다. 박 군이 “미

리내 쿠폰 사용할 수 있어요?”라고 묻자 최 씨는 자리에 앉으라

고 말했다. 박 군은 스페셜 주먹밥 한 개를 주문해 먹었다. 앞서

임 씨가 미리 계산한 것이었다. 박 군은 “학원을 마치고 배가 고

픈데 주머니에 돈이 모자라 미리내 쿠폰을 이용하게 됐다”며 “이

름도 모르지만 미리 내주신 분께 고맙고, 저 또한 돈이 있을 때

누군가를 위해 미리 내고 싶다”고 말했다.

‘미리내가게’가 새로운 기부문화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미리내

가게’란 이용자가 돈을 미리 내면, 자신은 물론 아무나 해당 금액

만큼 이용할 수 있게 한 나눔 실천운동이다. 예컨대 ‘미리내가게’

에서 짜장면 한 그릇을 먹고 두 그릇 값을 계산하면 가게 주인은

‘어떤 고마우신 분이 짜장면 한 그릇 값을 미리 내주셨습니다’라

고 안내판에 써놓은 뒤 미리내 쿠폰을 보관함에 넣어둔다. 안내

판을 본 손님이 가게에 들어와 미리내 쿠폰을 이용하고 싶다고

이야기하면 짜장면 한 그릇을 내놓는다. 어려운 이웃, 어르신,

용돈이 떨어진 중학생, 지갑을 안 가져온 직장인 등 누구나 자유

롭게 미리내 쿠폰을 이용할 수 있다.

미리내가게의 모티브는 이탈리아 나폴리에서 시작된 ‘서스펜디

드 커피(Suspended Coffee) 운동’이다. 운동에 참여하는 카페를

미리내가게 ‘토스트와 주먹밥’ 사장 최정원 씨는 “미리내가게를 통해 나눔이 생활화됐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공감현장

오상

민 기

48-49 공감현장.indd 48 2014-02-14 오전 5:18:14

위클리 공감 2014.2.17 49

이용하는 손님이 커피값을 미리 계산해 놓으면 형편이 어려운 누

군가가 무료로 커피를 마실 수 있는 자선운동이다.

음식점·카페 등 이용하면서 ‘나눔’ 쉽게 실천

‘서스펜디드 커피 운동’을 알게 된 동서울대학교 전기정보제어과

김준호 교수는 이를 한국적 환경에 맞게 보완한 운영방법을 마련

했다. 서스펜디드 커피 운동에서 착안했지만 좀 더 진화된 모델

이다. 커피숍에 제한하지 않고 여러 가지 업종으로 참여 범위를

넓혔다. 대상도 어려운 사람에게 국한하지 않고 누구나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지난해 6월 돛을 올린 미리내가게는 기부문화를 빠르게 확산

시켜 나갔다. 경남 산청의 카페 ‘후후커피숍’이 첫 미리내가게로

가입한 이래 8개월 만에 회원가게의 숫자가 150개까지 늘었다.

회원가게의 종류도 음식점·빵집·카페·주유소·목욕탕 등 다양

하다.

최정원 씨가 운영하는 ‘토스트와 주먹밥’은 활발하게 운영되는

미리내가게 중 하나다. 헌혈증·폐휴대폰 등을 모아 기부하는 활

동을 하다 김준호 교수와 만난 것이 미리내가게를 시작한 계기가

됐다. 가게에 온 손님들에게 미리내가게의 취지를 설명하고 책자

를 나눠준다. 페이스북 등 SNS를 통해서도 홍보하고 있다. 최 씨

가게의 단골손님은 근처 학교의 중·고교생들이다. 그는 “학생들

이 찾아와 음식을 먹고 거스름돈 등 푼돈이라도 조금씩 내고 간

다”면서 “그런 모습을 보면 어릴 때부터 ‘나눔’을 자연스레 실천하

는 것 같아 마음이 뿌듯하다”고 말했다. 미리내 쿠폰을 이용해

본 학생들은 다시 누군가를 위해 나눔을 실천한다는 것이다.

음식점 밖에 붙어 있는 ‘미리내 안내판’. 안내판에 적힌 음식들은 미리 계산된 것들로 가게에서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

에피소드 한 토막. 한 여자아이가 엄마 심부름으로 토스트를

사러왔다가 미리내가게에 대한 설명을 듣고 거스름돈 200원을

기부하고 갔다. 거스름돈을 받아오지 않은 것을 의아해한 아이

엄마가 가게를 찾아왔다. 아이 엄마는 미리내가게에 대한 설명을

듣고 “어려운 사람들도 이용할 수 있고 우리 아이도 용돈이 없을

때 먹을 수 있으니 더없이 좋다”며 2만원을 선뜻 기부하고 갔다.

경기 시흥에 위치한 미리내가게 ‘호면왕국수’는 손님이 주로 폐

지 수집 등으로 생계를 잇는 독거 어르신들이다. 국수값 2천원도

내기 부담스러울 만큼 형편이 어려운 어르신들이 미리내가게의

입소문을 듣고 찾아와 국수 한 그릇을 먹으며 이야기 꽃을 피우

다 간다. 기부하는 사람도 많아져 한 번에 60그릇씩 미리 내는

경우도 있다. 가게 주인인 전은화(51) 씨는 “어려우신 분들께 국

수 한 그릇이 그렇게 소중한 것인 줄 몰랐다”며 “미리내가게를 하

면서 많은 용기와 보람을 얻게 됐다”고 말했다.

미리내 쿠폰의 사용 정도에 따라 가게마다 운영방식도 조금씩

다르다. 고려대학교에 위치한 미리내가게는 한 장당 1천원씩인 쿠

폰을 한꺼번에 모아 어려운 이웃들에게 기부한다. 전북 군산에

있는 ‘기부 카페’에서는 거스름돈 대신 받은 미리내 쿠폰을 두 달

동안 따로 모아서 ‘효도 세탁’이란 이름으로 독거 어르신들의 세

탁비를 지원했다.

미리내운동본부의 김준호 교수는 “나눔을 어디서든 쉽게 실

천할 수 있도록 미리내가게를 1만개까지 늘리는 것을 목표로 기

획하고 있다”며 “미리내가게를 중심으로 공동체 나눔이 생활화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글·남형도 기자

미리내가게 www.pinterest.com / mirinaes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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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 2014.2.17 위클리 공감

걷기 여행

경기 시흥 늠내길

바람이 분다겨울 끝 노을을 만난바람이 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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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 공감 2014.2.17 51

늠내는 시흥의 옛 지명으로 ‘뻗어나가는 땅, 넓은 땅’이라는 의미다. 시흥시는 2009년부터 걷기 코스를 만들어

‘늠내길’이라고 명명했다. 총 4코스로 1코스 숲길, 2코스 갯골길, 3코스 옛길, 4코스가 바람길이다.

각 코스는 출발점과 도착점이 같은 원점회귀 코스다. 한바퀴 돌면 출발점으로

돌아오기 때문에 개인 차량으로 이동해도 부담이 덜하다. 두 명의 청춘과 함께 바람길 15킬로미터를 걸었다.

바람길은 옥구공원에서 시작된다. 차를 주차장에 세우고 공

원관리사무소를 찾았다. 바람길은 공원관리사무소가 출

발점이다. 미리 지도를 챙기지 않았다면 이 곳에서 지도를 받아

둔다.

공원은 긴 겨울을 끝내고 실처럼 가는 봄바람이 살랑거렸다.

봄바람이 얼굴을 간지럼 피우는 곳에 추억이 될 만한 풍경을 만

난다.

공원 주변으로 다양한 조형물이 설치돼 있는데, 그 중 토피어

리 조형물은 아이를 동반한 가족이나 연인에게 좋은 사진배경이

된다. 옥구공원 낙조대는 서해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곳이다.

오이도, 월곶, 시화신도시, 인천 연수동을 볼 수 있으며 맑은 날

에는 대부도도 보인다.

공원관리사무소 건물 왼쪽 화단에 안내도가 있다. 건물 뒤

편 소나무에는 늠내길 화살표가 표시된 표지판이 붙어 있다.

늠내길 깃발은 건강지압로를 지나 물레방아 쉼터로 이어진다.

봄은 땅에서 시작하는 것일까. 겨우내 꽁꽁 얼었던 길이 풀려서

질퍽거린다. 진흙 덩어리가 신발 바닥에 달라붙어도 불평을 하

지 않는다. 길이 봄으로 이끈다. 두 명의 청춘도 봄 길을 반기는

눈치다.

새떼 날아오르는 갈대밭 사이 징검다리 겅중겅중

진흙길 끝이 공원 끝이고 공원 끝이 갈대밭이다. 햇살이 갈대밭

에 따뜻하게 내려앉는다. 갈대밭 사이로 징검다리가 놓였다. 청

춘들이 갈대밭을 날아오르는 새처럼 징검다리를 겅중겅중 뛰어

서 건넌다. 때마침 센 바람이 불어오고 마른 갈대잎이 부딪치면

서 새떼가 날아오르는 소리를 들려준다.

갈대밭이 끝나고, 키 작은 소나무 산책로가 반긴다. 어린 소나

무들이 탐스러운 솔방울을 맺었다. 소나무길 오른쪽은 공사 중

1 중앙완충녹지대

‘배움의 숲’ 산책로.

2 늠내길 이정표.

3 겨울의 옥구천로.

이다. 그래서 소나무 산책로 중간 구간은 공사로 인해 통제한다

는 안내문이 적혀 있다. 이 구간은 제지공장 뒤편 차도를 이용한

다. 소나무 산책로를 지나면 오이도 방조제다.

원래 오이도와 옥구도(옥구공원)는 섬이었다. 서로 가까이 있

는 두 섬을 묶어서 옥귀도(玉貴島)라 불렀다. 옥귀도는 일제강점

기인 1922년에 육지와 연결됐다. 오이도와 안산시 간에 방조제가

놓이고, 갯벌은 염전으로 일궈졌다.

해방 후에도 시흥 일대 염전은 천일염 생산지로 유명했으나 염

전 사업은 점점 쇠퇴했다. 옥구도는 자연공원으로 거듭나면서 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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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 2014.2.17 위클리 공감

❶ ❷

재 모습으로 탈바꿈했고, 오이도는 바다를 가까이에서 볼 수 있

는 관광지로 변모했다.

오이도 방조제 초입에는 덕섬이 살포시 놓인 듯 자리한다. 옥

구공원에서 덕섬까지 1.5킬로미터. 지도에는 덕섬으로 표기돼 있

지만 사실 섬 이름은 ‘똥섬’이다. 섬이 똥 모양처럼 생겼다고 해서

똥섬이라 하기도 하고, 각종 새들이 찾아와 똥을 많이 눈다고 하

여 똥섬이라고 불렀다. 근래에 똥섬이라는 어감이 좋지 않다고

덕섬으로 고쳐 부른다.

문득 김용택 시인의 동시 <똥 눈다>가 떠오른다. ‘집에 가다 /

똥 마려워 바위 뒤에 쭈그려 앉아 / 끙끙 똥 눈다 / 뒤에는 강물

이 흘러간다 / 바람이 분다 / 궁둥이가 시원하다 / 새들이 날아

가다 내려다본다 …’

‘뒤에는 강물이 흘러간다’ 대신에 ‘뒤에는 바닷물이 흘러간다’

라고 고치면 이 똥섬과 잘 어울리는 시다. 이름을 바꾸기보다는

재미난 동시 하나 적어두면 아이들이 좋아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미친다. 똥섬, 이름 참 좋다.

봄이라지만 갯바람은 사납다.

서울 근교에서 만나는 빨강등대는 사진 명소

오이도 방조제 곳곳에 이 멋진 풍경을 볼 수 있는 전망대가 있다.

생명의 나무 전망대, 빨강등대 전망대, 노을의 노래 전망대, 함상

전망대, 오이도기념공원 전망대 등 개인의 취향에 따라 바다를

조망할 수 있다.

청춘들은 역시 드라마의 배경이 되었던 빨강등대를 흥미로워

한다. 등대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전망대에 오른다. 빨강등대

만큼이나 전망대에서 보는 풍경이 강렬하다. 오이도의 바다 끝은

수평선이 아니라 지평선이다. 동남쪽은 시화공업단지, 북쪽은 송

도국제도시, 서쪽은 시화방조제가 펼쳐진다. 이 곳에서는 급변하

는 서해안의 모습을 가까이 접할 수 있다. 그래서 바람길은 늠내

길 4코스 중 가장 변화무쌍한 길이다. 인간이 만드는 변화의 바

람을 마주하고 걷기 때문이다.

등대에서 내려와 오이도 선착장을 둘러본다. 오이도에서 많이

잡힌다는 망둥이, 숭어, 간재미가 꼬들꼬들 마르고 있다. 생선 옆

으로 굴을 담은 망탱이가 쌓여 있다. 굴 한 사발 5천원, 굴구이 1

만원. 요즘은 굴이 많이 나는 철이다.

방조제 안쪽의 현란한 식당 간판들과 선착장의 소박한 어시장

이 비교된다. 오이도는 조개구이와 칼국수가 유명하다. 많은 식

당들이 ‘조개구이’ 간판을 달고 있는데, 비슷비슷한 간판 때문인

지 한가족 식당처럼 보인다.

방조제는 오이도 살막길에서 막힌다. 살막길은 오이도 모래사

장을 밟을 수 있는 유일한 곳이다. 그러나 살막길은 군사보호지

역으로 일정 기간만 개방한다. 오는 3월에 문이 열린다. 살막길

앞에 있는 계단으로 내려간다. 오이도기념공원까지 도로 옆 인도

로 걷는다. 오이도기념공원은 겨울 끝이라서 그런지 텅 빈 건물처

럼 쓸쓸하다.

오이도기념공원에서 맑은물관리센터로 가는 대부도 사거리는

공사 중이다. 보행 신호등도 짧기 때문에 서둘러 건너야 한다. 오

이도기념공원에서 횡단보도를 하나 건너고, 다시 고가도로 밑의

횡단보도를 건넌다. 맑은물관리센터 방향으로 가려면 횡단보도

를 건너자마자 오른쪽으로 가야 한다. 맑은물관리센터를 지나

공단 2대로를 통해서 옥구천로를 따라 걸으면 된다. 우리는 깃발

과 표지판을 따라 횡단보도를 건너 공단 3대로를 걸었다. 전망대

❶ 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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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거리를 직진하여 옥구8교에서 옥구천로를 만난다. 이 구간은

바람길 지도와 깃발 표시가 맞지 않아서 아쉬웠다.

옥구8교부터는 옥구천로를 따라 시화산업단지를 횡단한다.

약 3킬로미터 거리다. 옥구천에는 천변로가 있다. 천변로에는 마

스크를 하고 걷는 주민들이 간간이 보였다. 바람길은 옥구천 위

의 도로변이다. 플라타너스, 소나무 등 가로수가 줄지어 서 있다.

나무 밑으로 지난 가을에 떨어진 플라타너스 잎이 수북하게 쌓

여있다. 잎은 긴 겨울 동안 이불이 되어 뿌리를 따뜻하게 덮고 있

는 것처럼 보인다. 겨울을 잘 보낸 가지들이 살랑거리는 봄바람

에 새싹 틔울 준비를 한다.

이 시기는 옥구천로보다 옥구천변로를 따라서 옥구3교까지

쭉 걷는 게 좋다. 옥구천로는 옥구8,7,6,5,4,3교까지 비슷해서 지

루한 편이다. 여자 청춘이 길 끝이 보이지 않는다며 다리의 고달

픔을 에둘러서 표현한다. 남자 청춘은 신혼부부가 걸으면 좋겠

단다. 인생이 꽃길이 아니라는 것을 알려주는 길이란다.

살아온 만큼 길이 보이는 것일까? 두 청춘과 달리 나는 이 길

이 꽤 평탄하다. 인생이 이 길만 같다면 괜찮은 편이다. 발바닥이

아프고 난 뒤에 인생과 시화산업단지가 얼마나 큰 지 실감한다.

아파트 단지 내 길들도 정감 넘치게 단장

황량한 옥구천로를 벗어나 중앙완충녹지대 ‘배움의 숲’으로 들어

간다. 중앙완충녹지대는 공단지역에서 주거지역으로 이동하는

대기오염 물질을 감소시키기 위해서 만든 인공 숲이다. 곧게 뻗

은 메타세쿼이아가 마중한다. 잎이 져도 잘생긴 나무는 멋지다.

중앙완충녹지대를 나와서 횡단보도를 건넌다. 바람길이 아파

트 단지로 이어진다. 보통 아파트 단지 내 길들은 찍어낸 길처럼

똑같다. 나무도 같고, 피고 지는 꽃들도 같다. 그래서 아파트 길

이 걷고 싶은 길이 되기는 무척 어렵다. 그런데 시흥시 정왕동 아

파트 길들은 색깔을 입혔다. ‘소담길’, ‘시의 거리’, ‘참나무 숲길’ 등

이름을 붙이고, 꽃을 심고, 아기자기한 조형물을 꾸며 정감 넘치

는 길로 만들었다.

걷기 좋은 거리를 벗어나 오이도역으로 향한다. 오이도역 언덕

이 바람길이다. 땅에 내린 소나무 그림자를 밟으며 걷는다. 언덕

아래로 4호선 서울행 전철이 오이도역을 떠났다. 한빛자동차운

전학원 옆 길이 정왕호수공원으로 이어진다.

호수 가장자리에 부들이 씨앗을 쏟아낸다. 겨울 바람이 일을

마치지 못한 것일까, 봄바람이 바통을 이어받아 씨앗을 날려보낸

다. 옥구공원에서 정왕호수공원까지 11.3킬로미터. 그 길 위에

부들 씨앗이 뿌리를 내릴 것이다. 공원을 천천히 돌아 출발지점

옥구공원으로 향한다.

청춘들이 붉게 물드는 저녁을 올려다 본다. 오늘 청춘들이 걸

어온 길에 노을이 내렸다. 봄바람이 분다.

글과 사진·김연미(여행칼럼니스트)

지하철 4호선 오이도역 하차, 오이도역에서 시내버스 30-2번을

타고 동보아파트에서 내린다. 옥구공원까지 도보로 10여 분 소

요된다.

제3경인고속도로 정왕IC에서 대부도 방향으로 2킬로미터 직진

하면 옥구공원이다. (내비게이션을 이용할 경우 시흥시 정왕동

2138번지, 옥구공원)

여행수첩

❹ ❹❸

1 오이도 명물 빨강등대.

2 덕섬에서 이어지는 오이도 방조제.

3 눈 쌓인 늠내길. 길게 이어진 길이 호젓하다.

4 오이도 갯벌의 저녁.

시흥시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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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 2014.2.17 위클리 공감

“여행 작가의 꿈 싣고 ‘김치버스’ 몰았죠”류시형 씨, 김치 주제로 유럽·북미·일본 찍고 브라질월드컵 앞둔 남미 여행 준비

버스를 타고 유럽을 400일 동안 돌며 ‘김치’를 홍보한 청년이

있다. 여행 작가로서, 또 요리사로서의 꿈을 완성하기 위

한 하나의 모험이었다. 여행 초기에는 냉담한 반응에 힘들었지만

몇 달 되지 않아 한국문화원과 대사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를 통해 직접 김치 요리를 맛보고 싶다는 외국인들의 요청이 빗

발쳤다. 세 청년은 일정이 허락하는 한 유럽 어디든지 찾아가 김

반갑습니다

프랑스 파리에서 김치요리 시식행사를 성공적으로 마친 김치버스 멤버들. 조석범, 류시형, 김승민 씨(왼쪽부터).

치로 만든 카나페와 부리토, 그리고 김치전을 소개했다.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성공적인 유럽 일정을 마치고 이젠 월드컵이 열리

는 브라질 등 남미 국가들을 겨냥해 새로운 여행을 준비 중이다.

작가의 꿈을 이루기 위한 수단이었던 ‘김치버스’가 이젠 ‘꿈을 이

뤄주는 요술봉’이 된 것이다.

류시형 씨는 경희대 조리과학과를 다닐 때부터 궁금한 게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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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지 있었다. ‘우리나라 식탁에는 밥과 김치가 매일 오르듯이 유

럽 사람들에게 일상화된 음식에는 뭐가 있을까?‘ 이 궁금증을

풀려고 직접 몸으로 부딪치기로 했다. 특별한 계획 없이 무작정

유럽으로 떠났다. 200여 일 동안 유럽 전역을 돌아다니며 각국

의 가정식을 경험했다. 현지인과 어울리며 살아 있는 문화를 배

웠다. 귀국 후 군복무를 마치고 대학을 졸업했다. 그 사이 자신의

첫번째 유럽 여행을 정리한 내용이 책으로 발간됐다. 생각보다

반응이 좋았다. 요리사를 꿈으로 정하고 중학생 때부터 10년 가

까운 시간을 노력해 왔던 그의 꿈이 ‘여행 작가’로 바뀌는 순간이

었다. 하지만 요리 또한 포기하고 싶지 않았다. 동시에 같이 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욕심이 생겼다. 첫번째 여행이 무전 여행에 가

까운 ‘맨땅에 헤딩’이었다면 이번에는 자동차로 넓은 곳을 보며

돈이 있어야 할 수 있는 경험도 해 보고 싶었다. 하지만 비용이 걱

정됐다. 고민 끝에 일단 ‘버스’를 타고 숙식을 해결해 최소한의 비

용으로 할 수 있는 세계 일주를 계획했다. 장기간 여행을 계획한

터라 보다 면밀한 준비가 필요했다. 다른 여행 작가들을 만나 조

언을 구하고, 해외 여행을 많이 다녔던 친구들과 회의도 나눴다.

회의 중에 재미있는 아이디어가 나왔다. “버스로 여행하니 버스

에 애칭을 붙여 여행 주제로 만들어 보는 것은 어떨까”라는 제안

이었다. 그때부터 버스 앞에 붙일 단어를 찾았다. 그저 재미있기

보다 한국을 알릴 수 있는 단어로 정하고 싶었다. 긴 고민 끝에

전 세계인이 알 만한 한국을 상징하는 단어인 ‘김치’가 낙점됐다.

‘김치버스’라 이름 짓고 나니 김치 홍보와 여행을 겸한 색다른 여

행 계획을 세울 수 있었다. 문제는 차량과 김치 조달을 어떻게 하

느냐였다. 구상은 끝났지만 실제 조달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출

발하기로 했던 예정 시간에서 2년이 흘렀다. 하지만 늦어진 대신

든든한 조력자를 얻었다. 같은 과 선후배인 김승민 씨와 조석범

씨다. 길게는 10년, 짧게는 5년 이상 알아온 ‘절친’이며 요리 실력

도 출중한 현직 셰프들이어서 든든했다. 출발일이 몇 차례 미뤄

진 끝에 대기업의 지원금과 지자체의 김치 협조를 받을 수 있었

다. SNS로 수소문해 전국에 22대밖에 없는 중고 캠핑 버스도 어

렵게 한 대 구했다. 모든 준비를 마치고 2011년 10월 23일 대장정

에 돌입했다.

남미여행은 고추의 기원 따라가는 ‘칠리 로드’

첫번째 목적지는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하지만 시작부터 삐걱

거렸다. 통관에 사흘이 넘게 걸린다는 현지 관리자의 답변에 발

만 동동 굴렀다. 김치는 상온에 두면 금세 시어버리기 때문이었

다. 어쩔 수 없이 버스 안에 힘들게 설치한 김치냉장고를 밖으로

꺼내 김치를 보관할 수밖에 없었다. 더 큰 난관은 시베리아의 동

장군이었다. 한겨울에 섭씨 영하 30도까지 떨어지는 날이 부지기

숫자로 보는 김치버스 여행

1대의 차량

2번의 대륙이동(유럽~미주, 미주~한국)

3명의 요리사

4년간의 준비

13 회의 차량 정비

20 여 회의 해외언론보도(스위스, 스페인, 포르투갈, 프랑스, 캐나다, 미국, 우크라이나 등)

130여 개의 도시

400일간의 세계일주

8000 명의 시식 인원

8979리터의 기름

49521킬로미터의 주행거리

390킬로그램의 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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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인 시베리아는 차량 횡단이 불가능한 지역이다. 횡단을 시작했

다가 차가 얼어붙으면 꼼짝없이 얼어 죽을 수도 있다. 결국 모스

크바까지는 철도를 이용한 뒤 버스에 옮기기로 결정했다. 다시 김

치버스를 만나는 데 한 달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드디어 한국을 떠난 지 45일째 되던 날 류 씨는 김치버스에 첫

시동을 걸었다. 모스크바를 벗어나 우크라이나 국경을 통과한

뒤 꼬박 하루 걸려 수도 키예프에 닿았다. 이후 약 210일 동안 북

으로는 노르웨이, 서로는 영국, 남으로는 스페인 땅끝 마을까지

유럽 전역을 샅샅이 훑었다. 김치버스의 여정은 북미 대륙에서도

계속됐다. 우선 뉴욕에서 플로리다까지 내려가기로 했다. 무려

1,500킬로미터에 달하는 거리다. 그런데 갑자기 문제가 또 발생

했다. 잘 달리던 김치버스가 멈춰서 버린 것.

“원래 몽고메리 카운티에서 행사가 예정돼 있었어요. 하지만

차가 멈췄으니 어찌할 방도가 없었습니다. 그냥 그러려니, 운명이

려니 생각하고 마음 편하게 다음 일정을 준비했습니다, 하하. 내

가 누굽니까. 명함에 나를 ‘대책 없는 낙천주의자’라고 소개해 놨

죠.”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류 씨와 김치버스는 시카고, 로스앤젤레

스를 경유해 최종 목표지인 샌프란시스코까지 무사히 도착했다.

총 400일 동안 27개국, 130여 개 도시를 방문하면서 53회의 김

치요리 시식 행사를 가졌다. 시식 행사의 주 메뉴는 현지에서 구

할 수 있는 재료로 요리할 수밖에 없어 김치 카나페, 김치 햄버

거, 김치 부리토 등의 퓨전 음식과 밀가루만 있으면 언제든지 부

칠 수 있는 김치전이었다.

“예상 외였습니다. 김치 햄버거보다 먼저 김치전을 접시에 담

아가 호호 불어가면서 먹는 외국인의 모습에 저희들도 놀랐죠.

한국 전통음식이 세계로 나가는 데 퓨전보다 있는 그대로 나가

는 것도 경쟁력이 있겠다 싶더라고요.”

대장정을 마치고 2012년 11월 한국에 돌아왔을 때는 많은 것

이 바뀌어 있었다. 류 씨는 여러 매체를 통해 연일 뉴스에 이름을

올렸다. 김치버스 또한 도로를 달릴 때면 누구나 알아보며 반가

워해 유명세를 탔다. 현대해운에서는 김치버스를 세계 어디에든

실어주겠다는 협찬 약속도 받아냈다. 지난해 가을에는 짧게나마

한국과 일본에서 ‘김치버스 시즌 2’를 진행했다.

“이제 더 잘할 일만 남은 것 같습니다. 시작 때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랄까요. 이제 시즌 3의 준비가 끝나갑니다. 함께하는 멤버

도 늘었고, 차량도 현지에 가서 한 대 더 빌릴 생각입니다. ‘김치

알리기’는 여행의 동기이자 수단이었지만, 이제는 꿈을 완성시켜

주는 ‘목표’가 되었습니다.”

류 씨는 김치버스 멤버들과 함께 올해는 중남미를 둘러보는

여행계획을 짰다. 주제는 고추다. ‘칠리 로드’라 명명한 이번 프로

젝트를 통해 고추의 원산지를 찾아 한국 김치가 빨갛게 바뀐 계

기가 무엇인지, 또 고추 원산지의 고추 요리는 맛이 어떤지에 대

한 궁금증을 해결하고 돌아올 예정이다. 또한 세계인의 축제인

브라질 월드컵 한복판에서 한국 김치를 알리고 한국 축구도 응

원하겠다는 목표다. 중남미 여행은 끝이 아닌 반환점이라고 말

하는 ‘대책 없는 낙천주의자’ 류시형 씨. 앞으로 그의 김치 행보가

지구촌 어디까지 이어질지 기대된다. 글·김상호 기자 / 사진·류시형

김치로 만든 요리는 외국인들에게 예상 외로 큰 인기를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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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에 뽕나무에 대한 칼럼을 쓸 때 <나무 노래>라는 것을 잠시 언

급했는데 말이죠. 이 자리에서 다시 한 번 더 인용해야 할 것 같

습니다. 이번 글의 주인공 피나무 때문입니다.

“십리 절반 오리나무, 대낮에도 밤나무, 오자마자 가래나무, 방귀 뀌

어 뽕나무, 입맞춘다 쪽나무, 칼로 베어 피나무….”

‘칼로 베어서 피가 나는 나무’라는 표현이 재미있긴 하지만, 실은 피나

무의 ‘피’는 껍질 피(皮)의 의미로 보아야 할 것 같습니다. 지금은 플라

스틱이나 비닐 제품에 밀려나 시나브로 자취를 감추었지만, 질긴 섬유

질로 이루어진 피나무의 속껍질은 옛날에는 노끈, 망태기, 삿자리 등을

만드는 데 아주 요긴하게 사용했다고 합니다.

사람의 성씨에도 피(皮) 씨가 있어요. 한국에서는 수필가 피천득 선

생이 유명합니다만, 역사와 문화 속에 피나무의 정서가 뿌리 깊은 서양

에는 피씨(氏) 성(Lind, 皮라는 의미와 같음)을 가진 유명 인사들이 꽤

많이 있답니다. 린제이(Lindsey), 린드버그(Lindberg), 린델(Lindel), 리

핀스키(Lipinski) 같은 이름들은 모두 피나무와 연관이 있는 이름들입

니다. 사람 이름만이 아닙니다. 독일의 도시 라이프 치히(Leipzig)는 ‘피

나무들이 있는 정착지’라는 의미이며, 또한 독일의 라인란트지방에서

새 포도주를 수확할 때 개최하는 린덴훼스트(Lindenfest)는 ’피나무 축

제‘라는 뜻입니다. 이 축제는 오래된 피나무 아래에서 개최된다고 해요.

또 리투아니아에서 흔한 성씨인 리파(Liepa)는 7월을 뜻하기도 하는

데, 이것은 아마도 피나무의 개화기가 7월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독일의

수도 베를린 도심에도 ‘운터 덴 린덴(Unter Den Linden)’이라는 유명

한 거리가 있는데 이것 역시 피나무가 많은 지역임을 시사합니다.

이 정도는 그저 몇 가지 사례에 불과할 뿐이랍니다. 유럽에서 피나무

와 연관이 있는 명칭들을 찾고자 한다면 그 사례는 그야말로 무궁무진

하다고 할 수 있어요. 한국인들이 소나무에서 깊은 정서적인 유대감을

느낀다고 한다면, 전통적으로 유럽인들은 피나무에서 깊은 애정을 느

껴왔기 때문이죠. 단순히 외형적인 아름다움뿐만 아니라 피나무는 실

생활에서도 사람들에게 많은 것들을 베풀어줍니다. 무늬가 아름다운

목재는 조각·가구재로 사용되고, 피나무 꿀은 향기와 약성이 뛰어나

인기가 좋습니다. 또한 앞에서 말했듯이 동·서양을 막론하고 플라스틱

이나 비닐이 실생활에 들어오기 전에는 질기고 낭창낭창한 피나무의

속껍질로 다양한 생활용품을 만들었지요.

물론 제가 여기에서 피나무라고 한 것은 동·서양을 구분하지 않고

피나무류 전체를 통칭한 것입니다. 문헌을 찾아보면 한반도에 자생한

다는 다양한 종류의 피나무 이름들이 나오지만 아무래도 ‘피나무’, ‘찰

피나무’, ‘보리자나무’(중국에서 도입) 정도가 우리 주변에서 쉽게 찾아

볼 수 있는 피나무류일 것입니다. 이처럼 우리 사는 이 땅에도 오래 전

부터 아름다운 피나무(류)들이 자라고 있는데 실용적인 정보를 제외하

고는 옛 문헌 속에서 피나무가 잘 보이지 않습니다. 그저 <배비장전>에

피나무 뒤주 이야기가 잠깐 나오고, ‘국수 못하는 년이 피나무 안반만

나무란다’는 속담 정도가 눈에 띄네요.

하지만 그저 실용성만 놓고 따져서는 피나무를 온전히 다 이해했다

고 하기 어렵습니다. 장맛비 내리는 날, 안개에 싸인 피나무 숲속에 홀

로 서서 그윽한 꽃향기를 맡을 수 있다면 무슨 생각을 떠올리게 될까

요? 하트 모양의 피나무 이파리를 쓰다듬고 있노라면 아득한 옛사랑이

라도 추억하게 되지 않을까요? 오래된 러시아의 가요 중에 이런 구절이

나옵니다.

‘참된 사랑은 결코 사라지지 않으리 / 내가 그대에게 남긴 사랑은 /

밤이든 낮이든 언제든 돌아오리라 / 사랑은 피나무 잎처럼 / 부드럽고

신선한 초록빛으로’

글과 사진·김태영(자연생태연구가·<한국의 나무> 공저자)

안개 낀 숲속 그윽한 향 기억나시죠

한국의 꽃과 나무 피나무

예전에는 질기고 낭창낭창한 피나무 속껍질로 다양한 생활용품을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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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 공감 2014.2.17 59

공감카툰 파랑새를 찾아서

휴일이 인간에게 주어진 것이지. 인간이 휴일에 주어진 것은 아니다.

- 탈무드

그때나 지금이나글과 그림·최영순

58-59 광고+공감카툰.indd 59 2014-02-14 오전 4:35:49

Page 32: 위클리 공감245호

60 2014.2.17 위클리 공감

가난했던 시절 아련한 추억과 향수<박수근 : 탄생 100주년 기념전>… 대부분 개인 소장품으로 다시 못 볼 기회

‘포대기에 동생을 업은 큰딸, 윗집 기름장수, 절구질하는 여

인, 길가의 행상, 엄마의 치마꼬리를 붙들고 집에 가는

아이, 폐허처럼 앙상한 나목….’ 희뿌옇게 번진 듯한 유화들은 아

련한 추억과 짙은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우리나라 근대미술의 대표 작가 박수근(1914~1965) 탄생 100

주년 기념 전시가 열렸다. 유화 90점, 수채화와 드로잉 30점 등

총 120여 점을 선보이는 역대 최대 규모의 기획전이다.

박수근의 작품은 한국 근·현대 미술사에서 가장 한국적이고

서민적인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노상>, <시장사람들>, <우물가

(집)>나 <아기 업은 소녀> 등에서는 우리 민족 특유의 소박하고

짙은 정서가 묻어난다. 초등학교만 졸업해 혼자 공부한 미술, 미

군부대 PX에서 초상화를 그려주며 생계를 이어갔던 그의 일생

문화공감

이 작품들과 닮아 있는 이유다.

박수근은 그림값이 가장 비싼 작가다. 전시된 작품가만 총 1

천억원이 넘는다. 그런 탓에 위작이 가장 많은 작가로 여러 차례

논란이 되기도 했다. 대표작 <빨래터>가 2005년과 2008년 위작

논란에 휩싸인 것이 손꼽힐 만한 예이다. 나중에야 감정을 통해

진품으로 확인됐다. 2007년 5월 45억2천만원에 낙찰돼 국내 미

술품 경매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 이 기록은 7년이 지난 지금

도 깨지지 않고 있다. 전시작 대부분은 개인 소장품이라 3월 16

일 전시가 끝나면 다시 보기 어렵다. 이번 전시는 한 시대의 기록

으로서도 훌륭한 가치를 지녀 한국 미술의 위상을 정립하는 계

기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글·박지현 기자 / 사진·가나아트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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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빨래터>는 2005년과 2008년 위작 논란에

휩싸였던 화제작이다. 국내 미술품 경매 사

상 최고가를 경신하기도 한 이 작품은 경매

후 최초로 일반인에게 공개됐다. 1959.

2 <고목과 행인>은 농촌의 척박한 현실과 고독

감을 높였다는 평을 받았다. 1960년대.

3 <아기 업은 소녀>는 동생을 업고 있는 그의

장녀 박인숙을 모델로 삼아 그린 그림이다.

1953.

4 <책가방>은 딸이 들고 다니던 가방을 소재로

한 작품으로 박수근이 평생 이루지 못한 면

학의 꿈을 표현했다고 해석된다. 연도미상.

5 잔잔한 꽃수가 놓인 고무신 한 켤레. <노

상>이나 <귀로>의 여인들이 신은 검정고무

신과는 다른 고운 신발이다. <청색고무신>,

1962.

6 생전의 박수근 화백. 그는 한국 근·현대

미술사에서 가장 한국적이고 서민적인 그

림을 그린 작가로 알려져 있다.

기간 3월 16일까지

장소 서울 종로 가나인사아트센터

문의 ☎ 02-736-1020

입장료 대인 1만원, 소인 6천원

❷ 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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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 2014.2.17 위클리 공감

잘 가라, LPG 가스통!

액화석유가스(LPG) 통의 대부분이 불량으로 판명돼 폭

발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고 한다. 최근 정부에서 LPG

통을 직접 관리하겠다고 나선 것도 폭발 위험을 예방하겠다

는 의지의 표현이다. LPG는 크게 택시 등에 쓰이는 부탄과

가정에서 쓰는 프로판으로 나뉘는데, 특히 프로판 가스의

수요는 매년 급감하고 있다. 전국에 산재하는 LPG 통의 절

반 이상은 1986년 아시안게임과 1988년 올림픽 무렵에 만

들어진 것이라 벌써 30년이 다 되어간다고 한다. 1960년대

후반에 ‘새 시대의 연료’로 각광받던 LPG가 이제는 불량 가

스통 문제로 위험시되고 있는 것이다.

대한석유공사의 광고 ‘새 시대의 연료’ 편(매일경제 1966

년 6월 29일)에서는 연료가 새로 나왔음을 알리며 국민들의

주목을 끌고 있다. “새 시대의 연료 LP까스(가스) 프로판 부

탄까스(가스) 안내”라는 헤드라인 아래 “정부에서 무연탄의

매장량을 감안한 장기 연료 수급정책에 따라 석유류 연료

사용의 장려를 위한 대책”을 수립했다는 사실을 강조한 점

이 인상적이다. 나아가 프로판 가스의 특기(特記)할 만한 장

점을 소개한 다음 구체적인 사용법을 세세하게 안내하고 있다.

광고에 나타난 프로판 가스의 장점은 다음과 같다. 악취가 전혀 없는

편리하고 깨끗한 연료이고, 10킬로그램 한 통에 420원으로 5인 가족에

게 필요한 한 달치 요리용 연료로 충분하며, 무연탄과 같이 저장용 창

고가 필요 없는 청결한 연료라는 것. 그리고 여름철처럼 난방이 불필요

한 계절에 더욱 이상적이고, 재나 유독성 가스가 나오지 않아 위생적이

며, 유의사항만 잘 지키면 가장 안전한 연료라는 것이다. 사용할 때 용

기를 그늘에 세워둬야 하고, 사용 후에는 반드시 ‘발부(밸브)’와 ‘콕크

(코크)’를 잠그라는 주의사항도 빼놓지 않았다. 이 광고에서는 LPG를

새 시대의 연료로 격찬하고 있다. 사실 프로판 가스가 등장한 다음부

터 우리나라의 연탄 소비량이 줄었고 자연스럽게 대기오염을 예방하는

효과도 나타났으니 새 시대의 연료임이 분명했다.

도시가스(LNG)가 들어오지 않는 산간 오지라 할지라도 통만 있으면

LPG를 쓰는 데 문제가 없었다. 그런데 그 가스통이 골칫덩이로 떠올랐

다. 정부는 전국에 유통되고 있는 가스통 670만여 개의 안전을 확보하

기 위해 용기의 제조 기준을 국제 수준으로 높이고, 가스 용기 이력관

리제를 도입하며, 용기 운반차량의 등록제를 실시하겠다고 발표했다.

아예 통을 없애고 LPG 저장탱크를 지하에 묻어 집집마다 연결시키는

배관망 구축사업도 벌인다고 한다. 도시가스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아이디어다. 1966년 광고에서도 강조했던 용기(容器·가스통)의 안전 문

제가 거의 50여년 만에 해결되는 셈이다. 잘 가라, 가스통!

글·김병희 (한국PR학회 회장·서원대 광고홍보학과 교수)

정책광고로 보는 어제와 오늘

1966년 6월 29일 매일경제에 실린 대한석유공사 광고 ‘새 시대의 연료’ 편. 프로판 가스의 출시를 알리며 장점을 강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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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코’ 뒤에 숨은 또다른 진실

“청국장 때문에 기숙사에서 난리가 났었어요. 룸메이트들이 그날

밤 방에 들어올 수 없다고 해서 결국 창문을 모두 열어 젖히고

혼자 잤습니다. 친구들한테는 청국장 냄새가 참을 수 없을 만큼 역겨

웠던가 봅니다.”

국내의 한 유통기업에서 중역으로 일하는 K씨는 청국장 냄새에 외

국인들이 그토록 민감하게 반응할 줄은 몰랐다고 옛일을 털어놓았다.

그는 미국 미시간에 있는 한 대학에서의 유학 시절 파키스탄, 중국 출

신 여학생들과 한 방을 썼다.

그가 미국 학교 기숙사에서 청국장을 끓인 건 다름 아닌 룸메이트들

의 요청 때문이었다. “제발 정통 한국음식 한번 해 봐. 시내 한국 레스

토랑에서 흔히 사먹을 수 있는 음식 말고.” 거듭되는 룸메이트들의 부

탁을 받고 고심 끝에 ‘청국장’ 메뉴를 골랐는데, 그만 낭패를 보고 말았

던 것이다.

한국인들 가운데도 청국장 냄새를 싫어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물

론 반대로 구수하다고 느끼는 사람도 많다. 냄새에 대한 감각에 개인차

가 적지 않은 것이다. 게다가 냄새 감각은 숫자로 그 좋고 나쁨을 표현하

기가 아주 어렵다. 0.7이니 1.0이니 하는 식으로 나타내는 시각이나 13 혹

은 15데시벨(dB) 등의 단위로 표현하는 청각과는 차원이 다른 것이다. 그

러나 최근 들어 과학자들의 치열한 연구로 냄새와 후각을 둘러싼 비밀이

하나 둘씩 풀리고 있다. 냄새는 기본적으로 10종류가 있다는 주장도 그

중 하나다. 음식 냄새만 해도 적어도 수십 가지는 될 것 같은데, 10가지

냄새라면 “겨우?” 하고 의아해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겠다. 하지만 그토

록 많을 것 같은 ‘맛’이 기본적으로는 단 5가지에 불과하다는 점을 고려

하면, 냄새가 맛보다 훨씬 다양하다는 점만은 확실하다.

미국 피츠버그 대학 연구팀이 분석을 통해 제시한 10가지 냄새는 향

내, 나무 내음, 과일 향, 화학물질 냄새, 민트 향, 달콤한 향, 팝콘 냄새,

레몬 향, 톡 쏘는 냄새, 부패하는 냄새 등이다. 주의할 대목은 맛과 마

찬가지로 이 세상에 존재하는 냄새 자체가 딱 10가지는 아니라는 사실

이다. 사람의 후각세포와 두뇌가 인지할 수 있는 기본 냄새가 10가지에

불과하다는 의미이다.

후각은 어느 감각보다도 ‘주관적’인 데다 감기, 암 발병 등으로 인한

일시적인 장애도 드물지 않아 냄새에 대한 개개인의 느낌은 천양지차

일 수밖에 없다. 한 예로 후각에 이상이 있는 사람은 양말 썩는 냄새를

과일 향처럼 느끼기도 한다는 연구 보고도 있다. 설령 누군가의 후각

이 남다르게 뛰어나다 해도, 냄새를 맡는 인간의 능력은 대단히 제한적

이라는 점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예를 들면 장미에는 냄새를 내는

분자물질이 170종 이상 존재한다. 그러나 사람들이 이른바 ‘장미 향’을

느끼는 건 가장 주도적인 한 가지 물질 때문이다.

코가 너무 예민하면 악취 환경에서 남보다 더 괴로울 수 있다. 그러

나 반대로 짝을 찾는 데는 유리할 수도 있다. 미국 플로리다 대학 연구

팀은 사람들이 ‘이성의 냄새’를 좋아한다는 사실을 실험을 통해 입증

했다. 이 대학 연구팀은 배란기 여성이 며칠 동안 입은 티셔츠와 그렇

지 않은 여성이 입은 티셔츠, 그리고 아무도 입어본 적이 없는 티셔츠

를 남성들에게 나눠주고 냄새를 맡으라고 했다. 그 결과 거의 예외 없

이 배란기 여성이 입었던 티셔츠 냄새를 맡은 남성의 테스토스테론 수

치가 쑥쑥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테스토스테론은 대표적인 남성 호

르몬이다. 또 이들 남성 대부분은 배란기 여성이 입었던 티셔츠의 냄새

가 다른 티셔츠 냄새에 비해 ‘좋았다’고 평가했다.

세상에는 겉으로 보이는 게 다가 아닌 경우가 적지 않다. 그러고 보

면 음식이든, 꽃이든, 그 다른 무엇이든 냄새로만 성급하게 좋고 나쁨

을 판단할 일은 아니다. 드러난 냄새 속에 숨겨진 또 다른 ‘진실’을 놓치

는 우를 범할 수 있는 탓이다. 글·김창엽(자유기고가)

중앙포토

생활과학 이야기 ❺

후각은 어느 감각보다도 주관적이라 개개인의 느낌은 다 다르지만 사실 두뇌가 인지하는 냄새는 10종류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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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 2014.2.17 위클리 공감

디딤툰 글로벌 에티켓 166

메달의 맛구성·권우영

그림·안종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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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주제]ㆍ‌‌편리,‌안전,‌쾌적한‌고품격‌철도서비스를‌제공하는‌신규‌고속‌철도‌사업체의‌BI를‌생성할만한‌열차,‌기업의‌이름- 고속철도 전문운영사로서의 특장점을 부각하는 사명- 새로운 브랜드가치를 창출해줄 창의적인 제품(열차)명- 대중이 발음하기 쉽고 기억하기 좋은 이름

- 국내외에서 상표 등록이 가능한 이름

[공모분야] ㆍ<사명>고속철도 전문운영회사명

ㆍ<열차명>신규 투입 고속철도 차량명

[공모자격] ㆍ대한민국 국민 누구나 (개인별 참여 가능)

[유의사항]ㆍ유사 출품작은 먼저 접수된 우선순으로 수상작 선정ㆍ수상작은 임의로 수정ㆍ보완되어 사용될 수 있으며, 채택되어 사용되지 않을 수도 있음(시상별개)ㆍ수상작품의 지적재산권 일체는 본사에 귀속됨(2차 저작물 및 편집저작물제작권 포함)ㆍ 제출된 작품은 타브랜드와 동일 또는 유사하지 않아야 하며, 지적재산권 등 제3자의 권리를 침해

하지 않는 것이어야 함ㆍ저작권 위반에 따른 민ㆍ형사상 책임은 응모자에게 있음.

[심사기준] ㆍ주제적합성(10), 참신성(10), 독창성(20), 기억용이성(25), 브랜드확산 가능성(35) 등

[심사발표] ㆍ공모전 블로그를 통해 3월 중 공지

[접수방법] ㆍ공모전 블로그(http://blog.naver.com/hs_railroad) 첨부양식 작성후 이메일

([email protected]) 접수

[공모기간] ㆍ2014. 02. 12(수) ~ 2014. 02. 23(일)

[시상내역] ㆍ대상(1명)‌: 상장 및 상금 200만원 ㆍ최우수상(1명)‌: 상장 및 상금 100만원

ㆍ우수상(2명)‌: 상장 및 상금 50만원 ㆍ장려상(5명)‌: 상장 및 상금 20만원 *상금의 제세공과금은 수상자 부담 *시상은 분야를 구분하지 않고 우수작순으로 결정

[문의처] ㆍ수서고속철도(주)홍보팀 (042-719-1204)

ㆍ기타 자세한 사항은 공모전 블로그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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