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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4.14 NO.253 Korea.kr/gonggam Weekly 여성파워시대 나는 과학기술인이다 병행수입·해외 직접구매 장벽 낮춰 수입품 가격 인하 유도 중점기획 전국 17곳에 다문화 위한 ‘무지개다리’ 놓는다

위클리 공감 25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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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활동에 참여하는여성들이 늘어나고 있지만과학기술 분야에종사하는 여성을 찾기란쉽지 않습니다기술·공학·과학 분야는남성적 영역이라는 인식이 여전하고결혼과 출산, 육아 등으로경력이 단절되는 경우도 많기 때문입니다  과학기술 분야에서활약하거나 경력 단절에서 돌아온여성 과학기술인들을 만났습니다이들은 하나같이 여성의섬세함과 친화력이한국 과학 발전에 활력을불어넣을 수 있다고 말합니다과학기술 분야에서여성들의 활약이더욱 많아지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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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1: 위클리 공감 25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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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414

NO253Koreakrgonggam

Weekly

집특획기 집특획기

여성파워시대hellip ldquo나는 과학기술인이다rdquo

병행수입middot해외 직접구매 장벽 낮춰 수입품 가격 인하 유도

중점기획 전국 17곳에 다문화 위한 lsquo무지개다리rsquo 놓는다

표지 253-최종indd 144 2014-04-11 오전 20755

표지 253-최종indd 145 2014-04-11 오전 20817

공학도에 남녀 구분은 없다

이 주의 공감

김희정

카이스트 원자력 및 양자공학과 4학년

대학 신입생 시절 나는 lsquo내가 공부하는 것이 사회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

다rsquo 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신입생 생활이 끝나갈 즈음 우연히 친구들과 함께 원자

력 및 양자공학과의 학과 설명회를 가게 되었다 나는 lsquo원자력은 미래 에너지 문제에 대한 현

실적인 대안rsquo 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이 분야를 공부한다면 우리나라 더 나아가 세계의

에너지 문제를 해결하는 데 보탬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전공으로 선택하게 되었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공학을 남성들의 분야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우리 학교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lsquo공학rsquo이라는 단어 앞에서 lsquo여성rsquo과 lsquo남성rsquo은 더 이상 구별되지 않는다 오히려 lsquo공

학rsquo이라는 산을 lsquo우리rsquo가 같이 넘는다는 느낌이 강하다

어려운 과제나 문제를 풀어나갈 때에도 서로 경쟁하기보다는 동등한 조건 아래 같이 공

부하는 lsquo친구rsquo라는 인식이 강하다 대부분의 여학생들도 lsquo여성이라 어렵다 여성이니 봐 주겠

지rsquo라는 생각보다는 lsquo우리도 남성들만큼 하면 된다rsquo 라는 생각을 가지고 공부 학과생활 그

리고 학교 행사에 당차게 임하는 모습을 많이 볼 수 있다 남성들만 있어서 어색하거나 가라

앉을 수 있는 분위기를 여성 특유의 친화력으로 화기애애하게 이끌어 나가면서 시너지 효

과를 만들어내기도 한다

4학년이 됐다 다들 그런 것처럼 졸업이 가까워지면 진로 고민이 많

아진다 우리 학교 대부분의 학생들이 대학원 진학을 목표로 하지만

그렇지 않은 학생의 경우 다른 취업 준비생들의 모습과 다르지 않다

여학생의 경우 한 가지 더 추가적인 고민을 하게 된다 바로 사회 진

출 후 출산과 육아 문제이다 국가의 복지정책이 예전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많이 좋아졌다고 하지만 실제로 느끼기에는 아직 부족

하다

여성이 경력을 쌓음과 동시에 아이들을 마음 편하게 키울 수 있게

해 주는 사회적 제도가 절실하다 이러한 이유로 몇몇 카이스트 여학생

들은 공학 분야를 떠나 육아와 직장 모두를 다 잡을 수 있는 다른 분야로의 진출을 고민하

곤 한다

공학은 시간과 노력을 많이 투자해야 하는 분야라 공학을 공부하는 사람들의 하루 일정

에는 여유가 없다 특히 여성들은 자신을 예쁘게 꾸밀 수 있는 화장품이 들어 있는 핸드백

대신 두꺼운 전공서적이 들어 있는 백팩을 자주 메고는 한다 이러한 현실이 아주 가끔은

슬플 때도 있지만 우리에게는 남성 못지않은 lsquo열정rsquo이 있기에 이겨낼 수 있다 이 열정을 대

학에서만이 아닌 사회에서도 마음껏 펼칠 수 있도록 근무환경 육아와 관련된 출산휴가 복

직 등의 제도가 정부 주도하에 더욱 개선됐으면 좋겠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공학을 남성들의 분야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우리 학교에서는 lsquo공학rsquo이라는

단어 앞에서 lsquo여성rsquo과 lsquo남성rsquo은 더 이상 구별되지

않는다 오히려 lsquo공학rsquo이라는 산을 lsquo우리rsquo가 같이

넘는다는 느낌이 강하다 어려운 과제나 문제를

풀어나갈 때에도 서로 경쟁하기보다는 동등한

조건 아래 같이 공부하는 lsquo친구rsquo라는 인식이 강하다

01-이주의 공감indd 1 2014-04-11 오전 13628

2014414 koreakrgonggam

48

기획특집 과학기술 여성파워시대

실력과 열정으로 뭉친

Contents

일러스트

middot이철원

표지이야기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신경과학연구단 허여울 박사가 원내 실험

실에서 포즈를 취했다 허 박사는 국내 박사 출신으로는 최초로 미국

해양생물연구소(MBL)가 주관하는 lsquo그라스 펠로우십 프로그램rsquo에 선발

됐다 5월 미국 파견을 앞둔 그는 신경과학 분야에서 인류에 도움이 되

는 성과를 내기 위해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사진middot지미연 기자

21중점기획 무지개다리 사업

14 다문화 융합 인천문화재단

lsquo소수rsquo의 배려hellip 하나 되는 문화다양성

16 아시아 여행자 학교 부산문화재단

쌍방향 문화 소개hellip ldquo서로의 편견 없애요rdquo

18 lsquo경계 없는 프로젝트 결합rsquo 성북문화재단

ldquo지켜봐 주세요 다름은 장애가 아녜요rdquo

01 이 주의 공감 공학도에 남녀 구분은 없다

22 총론 ldquo여성의 감성middot기술은 창조경제 자산rdquo

24 국책기관 연구직 국방과학연구소 주성진 박사

26 세계로 나아가다 KIST 허여울 박사

28 ITmiddot문화 융합 시도 서울대 라틴아메리카연구소 백미숙 팀장

30 경력단절 딛고 복귀 변해선 이화여대 연구교수

32 과학과 인문학의 통섭 황영애 상명대 명예교수

34 현장에 산다 현대중공업 건설중장비 설계 이선경 차장

36 기술로 승부 한국세라믹기술원 임형미 팀장

38 과학도로 창업 도전 김정미 베트올 대표

ldquo나는 여성 과학기술인이다rdquo

02-03-목차indd 28 2014-04-11 오전 20629

50

48

발행일 2014 4 14 발행처 문화체육관광부 발행인 유진룡

제작협력 중앙일보시사미디어 인쇄제본 프린피아 제작문의 044-203-3016

구독관련문의 02-2625-3294 전자우편 jjsmallkoreakr

문화체육관광부에서 발행한 lt위클리 공감gt 이번 호 저작물은

lsquo공공누리ʼ 출처표시middot상업적이용금지middot변경금지 조건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단 사진 일러스트 만화는 이용할 수 없습

니다 공공누리는 공공기관의 저작물을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도록 표준화한 공공저작물 자유이

용허락 표시제도입니다 wwwkoglorkr

lt위클리 공감gt에 수록된 내용은 정부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이 잡지는

문화체육관광부가 정부 정책을 빠르고 쉽게 알리기 위해 무료로 배포하는 주간지입니다

06 초점 한middot호주 FTA 공식 서명

중middot소형 자동차 관세 발효 즉시 철폐

08 정책소식 자동차 튜닝산업 활성화 인프라 구축

10 정책현장 병행수입middot해외 직접구매 품목 확대

12 여행소식 항공마일리지 남아요hellip 휴양림 오세요

13 알아두세요 한식 아카이브 개설

도전 한식 만들기hellip ldquo멋진 체험 될 거예요rdquo

04 독자마당 성매매 인식 바꿀 영상제작 공모

40 공감 인터뷰 선린인터넷고 임정원 군

42 교육정보 스마트폰 중독hellip ldquo자녀와 함께 풀어요rdquo

44 공공기관 지방화시대 영화등급위원회 ldquo이젠 부산 공공기관rdquo

46 건강 혹시 봄을 타시나요

48 스포츠 2014 아이스하키 lsquo디비전 1rsquo 세계선수권 대회

50 전시 3인 3색hellip 자연을 말하다

52 걷기 여행 충남 서산 아라메길 1구간

소박한 백제의 미소에 반하고

곱게 늙은 절집에 웃음이 났죠

56 생활과학 이야기 ⑬ 보조개는 아름다운 lsquo기형rsquo이다

57 한국의 꽃과 나무 버드나무

58 정책광고로 보는 어제와 오늘 이 연사 힘주어~ 불조심

59 공감카툰 선택한 까닭

60 문화공감 서울연극제 lt거울 속의 은하수gt

62 화제의 책 lt모멸감gt

63 디딤툰 글로벌 에티켓 173 세상에서 가장 무거운 것

64 소통과 공감 요행은 없더라

위클리 공감 No253 통권 35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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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시각장애인을 위한 음성변환 바코드

ldquo나는 여성 과학기술인이다rdquo

02-03-목차indd 29 2014-04-11 오전 20645

4 2014414 위클리 공감

250호 lt카드 빚에 10년 도피hellipldquo이제 새 인생 살아요rdquogt 기사를 읽고

김희용(경기 수원 장안구)

국민행복기금의 현장 맞춤식 성공 사례를 읽었습니다 공감이 가는 기사였습니다 이

런 기사를 자주 그리고 많이 읽을 수 있었으면 합니다 현장에서 성공하는 정책이 생동

감 넘치는 기사로 이어집니다 국민들이 바라는 정책이기도 합니다

답글 국민행복기금은 채무 부담으로 고통받는 취약계층들의 신용회복 등 상환능력을 높이

기 위해 만든 프로그램입니다 장기간 연체한 이들에게 기회를 제공하고 전반적인 서민층

의 가계 채무 부담을 완화하며 자활을 지원하고자 시행하고 있습니다

최성규 사무관(금융위원회 서민금융과)

248호 lt창업부터 펀딩까지 ldquo돈 되는 정보 많네rdquogt 기사를 읽고

최석원(부산 사하구 다대낙조2길)

중소기업 소상공인들을 위한 정부의 기업지원 사이트 기사를 읽었습니다 창업넷 등

창업 정보부터 다양한 정보가 일목요연하게 정리되어 있어 쉽게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콘텐츠를 확충하고 제공하는 정부의 적극적인 노력에 박수를 보냅니다

답글 중소기업청에서 지원하는 창업정보 시스템 9개를 창업넷으로 통합해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제공하고 있습니다 창업하고자 하는 분들이 각각의 사업 시스템에 들어갈 필요 없

이 정보를 얻을 수 있으며 사업 신청도 할 수 있습니다

전상민 주무관(중소기업청 창업진흥과)

247호 lt중소 수출기업 10만개 육성gt 기사를 읽고

이희정(서울 강남구 논현2동)

정부가 중소 수출기업을 육성하고 마이스터고middot특성화고 졸업생 채용도 늘린다는 소

식이 반가웠습니다 이 정책으로 경제가 살아나고 청년 취업난도 해소되었으면 좋겠습

니다

답글 산업통상자원부는 올해 lsquo기업에 더 큰 시장을 국민에게 더 좋은 일자리를rsquo 드리기 위

해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국민 여러분의 체감경기가 좋아질 수 있도록 중소기

업과 일자리 창출에 정책역량을 집중하도록 하겠습니다

박성준 서기관(산업통상자원부 산업정책과)

댓글에 답글

독자마당지난호를 만들고 나서

lsquo댓글에 답글rsquo 코너 lt위클리 공감gt의 독자참여 기회가 더욱 다양해지고

편리해집니다 인터넷이나 SNS에 접속해서 정부

정책이나 기사에 대한 의견을 댓글로 남겨주세요

담당 기자나 정부 관계자들의 친절한 답글을 받아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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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 공감 201447 1918 201447 위클리 공감

문화융성 콘텐츠산업 발전 전략

인재 양성 등 콘텐츠산업 전방위 지원lsquo콘텐츠 가치평가rsquo 체계 마련hellip 무형자산 담보로 금융권 이용 길 열어

창조경제를 이끌고 미래 먹거리의 한 축을 담당할 lsquo콘텐츠산

업 발전 전략rsquo이 발표됐다

4월 4일 일산 빛마루 방송지원센터에서 열린 문화융성위원회 제

3차 회의를 통해 발표한 이번 발전 전략은 업계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중심으로 관계부처와 문화융성위원회 산하 콘텐츠 전

략기획단의 협의를 거쳐 마련했다

빠르면 올 하반기부터 최대 2017년까지 장기간에 걸쳐 추진되

는 발전 전략을 통해 국내 콘텐츠산업의 발전은 물론 한국 기업

의 세계시장 진출이 한층 빨라질 것으로 기대된다 다음은 lsquo콘텐

츠산업 발전 전략rsquo의 주요 과제다

펀드 신규 조성 등 금융 개선 올해 상반기 중 lsquo한middot중 영화공동제

작협정rsquo이 체결된다 협정이 체결되면 곧바로 중국 정부 및 민간

과 lsquo한middot중 글로벌 합작펀드rsquo를 추진한다 합작펀드는 양국 공동

출자로 각각 1천억원씩 총 2천억원 규모로 2015년까지 조성한다

이 펀드의 투자를 받은 콘텐츠는 공동 제작물로 인정되어 수입쿼

터와 관계없이 중국시장 진출이 가능해진다

또한 영세 콘텐츠기업의 투자 지원을 위한 신규 펀드도 조성

한다 국내 콘텐츠기업 중 90퍼센트 이상이 lsquo10-10-10rsquo(자본금

10억원 이하-매출액 10억원 이하-종업원 10인 이하) 기업으로

좋은 콘텐츠를 보유하고도 기업 규모가 작다 보니 투자를 이끌

어내기가 어려웠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2017년까지 정부가 500

억원 이상의 펀드를 출자해 민간자금 연계를 통한 lsquo콘텐츠 영세기

업 10-10-10지원 펀드rsquo를 시행한다

좋은 콘텐츠를 보유한 기업의 금융권 이용도 수월해질 전망이

다 콘텐츠기업이 보유한 자산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아이

디어와 제작기술은 경제적 가치로 환산하기에 어려움이 많았다

이러한 현실을 감안해 기업이 보유한 무형의 가치를 객관적으로

평가하는 lsquo콘텐츠 가치평가rsquo 체계가 마련된다 한국콘텐츠진흥원

을 lsquo콘텐츠 가치평가 기관rsquo으로 지정 콘텐츠 가치 정보를 금융기

관에 제공하고 펀드 투자 및 정부지원사업의 투자대상 기업 및

프로젝트 선정 시 평가 내역을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영화 배급시장의 불공정거래 개선 등 제도 개선 영화 상영시장의

독과점과 수직적 배급시장으로 인해 발생하는 불공정거래도 개

선한다 정부는 공정하고 투명한 계약을 위해 콘텐츠산업 진흥법

에 따라 표준 상영계약서 표준 영화투자계약서를 조속히 만들

계획이다 실제 영화계에서 사용되고 있는 계약서에 엄격한 심사

가 더해져 불공정 계약조항들이 시정된다

또한 대중문화 예술인의 초상 등을 도용해 상업적으로 이용

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어 이를 보호하기 위한 방안도 마련한

다 대중문화 예술인의 초상 재산에 대해 법적 보호 방안을 구축

하고 이를 통해 늘어나고 있는 초상권 관련 분쟁에 따른 산업계

의 고충을 줄여 나가기로 했다

콘텐츠(게임) 마이스터고 신설 등 인재 양성 졸업 후 100퍼센트

취업 및 기술 명장으로의 성장을 지원하는 마이스터고교는 직업

교육의 산실로 현재까지 39개교가 지정되었다 하지만 그 분야가

제조업 등에 한정되어 있었다 이번 콘텐츠 마이스터고 설립은 산

업계에 인력 수요가 많고 산업 성숙도가 높은 게임 분야부터 설

립이 추진된다 이를 위해 올해 하반기부터 교육과정 개발 등 기

초연구에 착수하고 연내 교육청 및 학교 수요 조사 선정 신청을

거쳐 2016년 개교를 추진한다

또한 콘텐츠 장르 융합형 아카데미를 2015년부터 신규 개설한

다 예비 인력을 대상으로 공통 교육 및 장르별 심화교육 프로젝

트 기반 교육을 단계별로 설계하고 수료 후 창업을 희망하는 인

력에게는 lsquo콘텐츠코리아 랩rsquo과 연계한 창업을 지원할 계획이다

아이디어에서 창업까지 원스톱 지원체계 구축 2017년까지 미래

부와 함께 lsquo콘텐츠코리아랩rsquo 26개소를 조성해 창의적 아이디어를

가진 누구나 창업에 도전할 수 있도록 공간과 창작 장비 투자 피

칭(모의 발표) 멘토링 등을 원스톱으로 제공하는 콘텐츠 창업 지

원체계를 구축한다 이를 통해 예비 창업기업을 2017년까지 400

개 육성할 계획이다

해외 기관과의 협업을 통해 국내 기업의 진출도 돕는다 지난

해부터 추진된 한middot중 lsquo펑요우(朋友) 프로젝트rsquo의 일환으로 미래

부middot광전총국(중국 방송심의기관) 간 업무협약이 체결됐다 이후

양국 방송사 간 다큐 공동제작(MBC-CCTV lt기후의 반란gt 등)

을 통한 중국 방송시장 진입장벽을 낮추면서 국내 콘텐츠기업의

해외 진출이 수월해졌다 또한 한middot중middot일 콘텐츠 개발자 간 선의

영세 콘텐츠기업 지원을 위한 펀드 조성과 게임 콘텐츠산업의 인력 양성을 위한 기반이 마련된다 사진은 3D기술과 게임 헬스케어가 융합된 전자정보통신산업대전의 자전거게임 시연장

서울 동대문 롯데피트인 9층에 마련된 K팝(POP) 홀로그램 전용공연장 lsquo클라이브(Klive)rsquo 개관식

중앙포토 의 경쟁을 통해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lsquo글로벌 해커톤rsquo 대회를 개

최하고 아시아 CG산업의 허브로 자리매김할 lsquoCGI 창조센터rsquo도

올해 안으로 제주에 설립된다

ICT 기반으로 생활공감형 서비스 지원 ICT를 활용한 콘텐츠 개

발 보급으로 콘텐츠산업의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고 다양한 계층

의 국민들이 콘텐츠를 통해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지원한

다 4Dmiddot가상현실 등의 기술을 기반으로 국내외 문화재를 생생하

게 재창조하는 lsquo디지털 헤리티지rsquo를 올해부터 추진하고 지난 1월

동대문에 문을 연 K팝 홀로그램 공연장의 확산과 해외 진출도

지원한다 또한 사회적 약자를 위한 lsquo행복나눔 콘텐츠rsquo의 첫 프로

젝트로 서울대 어린이병원과 합동으로 소아질환 진단middot치료를 위

한 콘텐츠와 고령화시대에 대비해 건강관리 등을 돕는 휴먼케

어middot스포츠 콘텐츠도 개발할 예정이다

저작권 불공정거래 관행 개선 및 해외 저작권 강화 그간 사회적

문제로 대두됐던 저작권 불공정거래 관행을 전면 수정해 창작자

권익이 보다 강화될 수 있도록 지원한다 특히 저작권의 이용 및

양도 등에 관한 표준계약서를 마련해 신진 창작자가 불공정 계약

으로 정당한 보상을 받지 못하는 사례를 방지한다

또한 주최 측이 공모전 응모작 전체의 지식재산권 양도를 일방

적으로 강요하는 관행을 개선하기 위한 lsquo콘텐츠 공모전 가이드라

인rsquo이 단계적으로 시행된다 우선 공공부문은 4월 말부터 적용한

다 한류 콘텐츠 진출이 활발해짐에 따라 해외 저작권 보호도

강화해 나간다 해외 현지 저작권 침해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고

우리 저작물의 합법적 유통을 위한 지원을 확대한다 또한 해외

현지에서의 저작권 보호 환경 개선을 위해 법제middot기술middot제도 분야

로 구성된 저작권 전문가팀을 만들어 주요 한류 진출 지역에 파

견한다 글middot김상호 기자

연합

고요한 숲길에서 몸과 마음에 휴식을hellip

만반의 채비를 하고 올라간 숲길은 적막이 흐를 정도

로 고요했습니다 그곳은 어느새 봄이 성큼 다가와 있

었습니다 오랜 유래에도 변하지 않고 고유의 자태를

그대로 뽐냈습니다 새순이 얼어붙은 땅을 꼬물꼬물

기어올라오고 나무 향은 더 짙어졌습니다 태고의 자

연이 마련한 선물에 감성도 산수유 봉오리마냥 톡톡

터졌습니다 lsquo지난 겨울이 추웠던가rsquo 긴가

민가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더 반가운가 봅

니다 어차피 지고 떨어질 잎이지만 또 기대

하게 됩니다 겨울을 이겨낸 숲처럼 우리 인

생도 다시 한번 lsquo속는 셈 치고rsquo 기쁘게 봄

을 맞이했으면 좋겠습니다 숨 한번 고

르게 주말 휴양으로 숲길은 어떨까요

글middot박지현 기자

04-05-독자마당indd 4 2014-04-11 오전 13724

위클리 공감 2014414 5

성매매 인식 바꿀 영상제작 공모성매매 인식 바꿀 영상제작 공모알림

lt위클리 공감gt은 독자 여러분과 소통하고자 다양한 의견을 받고 있습니다 주소 전화번호와 함께 4월 28일(월) 오전까지

gonggamkoreakr로 보내주십시오 관심 있게 읽은 기사 기획특집에 대한 의견 앞으로 다뤘으면 하는 내용 등 다양한 의견을 보내주시면

lt위클리 공감gt 제작에 반영하겠습니다 의견이 채택된 분에게는 문화상품권을 보내드립니다 우편엽서로 보내셔도 됩니다

2014 보훈문예작품 공모전

새로운 도로명주소를 적어 보내주시면 당첨 확률이 더욱 높습니다 우편엽서로 보내주셔도 됩니다

세종특별자치시 갈매로 388 정부세종청사 문화체육관광부 국민소통실 홍보콘텐츠과 lt위클리 공감gt 담당자 앞 (우 339-012)

빈칸의 답을 lsquo공감 낱말맞히기 253호rsquo라는 제목과

함께 주소 전화번호를 적어 4월 28일(월) 오전까지

jjsmallkoreakr로 보내주십시오 추첨을 통해

문화상품권을 보내드립니다

아이폰 lsquo정책 투데이rsquo 앱에서도 응모하실 수 있습니다

가로 풀이 세로 풀이

lt위클리 공감gt 251호 낱말맞히기 당첨자

가순분(서울 관악구 신림로) 김정례(세종특별자치시 나리로)

양남윤(서울 은평구 연서로) 이석일(경북 포항 북구 삼호로) 

김희용(경기 수원 장안구)

낱말맞히기

1

4

2

10

8 9

76

3 5

홈 페 이 지 wwwkoreakrgonggam 블 로 그 koreablogkoreakr 트 위 터 weeklygonggam 페 이 스 북 wwwfacebookcomwegonggam 정책브리핑 wwwkoreakr 디지털매거진 (탭진) wwwtapzincom 전자책서비스 (리디북스) ridibookscom

국가보훈처는 국가유공자의 희생을 기리고 나

라사랑정신을 일깨우기 위한 보훈문예작품 공

모전을 개최합니다 관심 있는 국민들의 많은 참

여 바랍니다

응모자격 대한민국 국민이면 누구나 참여 가능

공모부문 시 수필 추모헌시 참전수기

응모주제 국가유공자의 희생 공헌 등에 대

해 감사를 표하고 숭고한 나라사랑정신을 기리는 내용

  청소년들의 나라사랑정신을 일깨우고 생활 속에 보훈문

화가 뿌리내려 국가 발전의 원동력으로 견인하는 내용

시상내역 시(최우수상middot각 1편) 초등부(40만원) 중middot고등부(60만

원) 일반부(100만원)

  수필(최우수상middot각 1편) 초등부(40만원) 중middot고등부(60

만원) 일반부(100만원)

  추모헌시(최우수상middot1편) 100만원

  참전수기(최우수상middot1편) 200만원

응모일정 5월 23일(금) 오후 5시까지

접수방법 공모전 홈페이지(www보훈문예물kr) 통해 접수

문 의 공모전 운영사무국 02-334-9044

lt위클리 공감gt 251호(3월 31일) 낱말맞히기 정답

가로 1진드기 4 걸음마 5 삼베 7 돌체 9 스크린 10 적시타

세로 1 드라마 2 홍삼 3 걸림돌 5 베를린 7 체적 9 스타

여성가족부는 성매매를 바라보는 사회적 인

식을 바꾸기 위한 영상제작 공모전을 개최

합니다 관련된 아이디어를 가진 많은 분들

의 참여 기다립니다

공모대상 대상 전 국민(개인 및 팀)

1회 이상 영상제작 유경험자 우대

공모주제 성매매 피해자를 바라보는 우리

의 시선

  성매매와 성매매 피해자를 바라보는 사회적 인식에

대한 편견 깨기

  성매매 산업의 구조적 문제를 다룬 내용 등

  성매매 여성의 생애사적 이해를 담은 내용 등

공모형식 성매매 방지 영상 제작기획안(극영화middot다큐middot애니메이

션 등 장르 자유 20분 내외 분량)

시상내역 선정작 2편 제작지원금 각 500만원 전문가 멘토링 제공

응모일정 5월 2일(금)까지 선정작 발표는 5월 23일 예정

접수방법 이메일(pshstoporkr) 접수

제출방법은 홈페이지 참조

문 의 홈페이지(wwwstoporkrcompetition2014) 참조

1 빨주노초파남보 OOO 의 일곱가지 빛깔

3 카메라로 무엇을 찍죠

4 여자 손님을 이르는 말 집안의 여자 주인은 안주인 여자 손님은 OOO

6 전날의 술기운으로 거북한 속을 풀기 위해 먹 는 국

8 기계middot기구middot자재 등을 통틀어 이르는 말

10 배를 설계하여 건조하는 것 우리나라는 세계적인 OO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1 다함이 없이 굉장히 많음

2 눈을 뜸 깨달아 아는 일

3 이스라엘과 요르단에 걸쳐 있는 호수 증발이 심한 까닭에 염분 농도가 바닷물의 약 다섯 배에 달해

생물이 살기 어렵죠

5 ldquo리듬체조 요정 OOO 선수가 한국 리듬체조 사상 처음으로 월드컵 무대에서 4관왕에 올랐다rdquo

7 태극기 성조기 오성기hellip9 파장이 엑스선보다 길고 가시광선보다 짧은 전자 기파 살균작용을 하죠

04-05-독자마당indd 5 2014-04-11 오전 13725

6 2014414 위클리 공감

박근혜 대통령과 토니 애벗 호주 총리가 4월 8일 청와대에서

정상회담을 연 뒤 양국 간 자유무역협정(FTA) 공식 서명

식을 가졌다 한middot호주 FTA 협정이 발효되면 호주시장에서 한국

산 자동차와 가전제품 석유화학제품 등의 관세가 즉시 또는 3년

내 없어진다 정부는 한middot호주 FTA 발효 뒤 10년간 국내총생산

(GDP)이 014퍼센트(약 200억 달러)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토니 애벗 총리와의 공동 기자회견에서 ldquo이

번 FTA는 양국 간 무역middot투자middot고용창출middot시장 확대 등에서 가시

적인 효과는 물론 사회middot문화 등 양국관계 전반을 격상시키는 계

기가 될 것rdquo이라고 말했다 애벗 총리는 ldquo양국의 경제협력 관계가

한층 더 심화되고 강화될 수 있게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rdquo고

답했다

호주는 칠레 싱가포르 유럽자유무역연합(EFTA) 아세안(동

남아국가연합) 인도 유럽연합(EU) 페루 미국 터키 콜롬비아

에 이은 우리나라의 11번째 FTA 체결국이다 이로써 우리나라의

GDP 기준 FTA 경제영토도 전 세계의 573퍼센트로 넓어졌다

호주는 아시아 국가와의 교역 비중이 높고(전체 교역 중 608퍼센

트) 아세안 국가와 대부분 FTA를 체결한 상황이기 때문에 이번

FTA를 통해 호주시장 내 한국 제품의 경쟁력 확보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호주는 한국과의 교역량은 300억

달러 남짓이지만 1인당 국민소득 7만 달러(세계 6위)의 탄탄한 내

수시장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과 한국 자동차 및 석유제품 등의

공산품을 수입하고 원자재와 에너지 자원을 수출하고 있어 가장

이상적인 lsquoFTA 파트너rsquo로 평가받고 있다

가전 등 경쟁력 있는 수출품 관세 즉시철폐 대상

한middot호주 FTA의 주요 내용을 보면 우리나라는 10년 이내에 현재

교역하고 있는 대다수 품목(전체 수입품의 943퍼센트)에 대한

관세를 철폐한다 반면 호주는 5년 이내에 거의 모든 품목에서

관세를 없애기로 했다

연합

중middot소형 자동차 관세 발효 즉시 철폐철광석 등 자원middot에너지 안정적 수입원 확보hellip 쇠고기는 세이프가드 확보

박근혜 대통령과 토니 애벗 호주 총리가 4월 8일 청와대에서 한middot호주 자유무역협정(FTA) 공식 서명식을 마친 뒤 악수하고 있다 오른쪽은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왼쪽 끝은 앤드루 롭 호주 통상투자 장관

초점 한middot호주 FTA 공식 서명

06-07-초점_한호주 FTAindd 6 2014-04-11 오전 13824

위클리 공감 2014414 7

우리나라 입장에서 이번 FTA의 최대 수혜품목은 전체 수출

의 205퍼센트를 차지하는 자동차다 특히 자동차에서도 주력

수출품인 휘발유 중형차(1500~3천cc)와 휘발유 소형차(1천sim

1500cc)는 발효 직후 5퍼센트의 관세가 즉시 철폐돼 수출 확대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된다 기타 나머지 승용차는 3년 내 철폐

에 합의했다

이밖에도 타이어(관세율 5퍼센트)는 즉시 철폐 기어박스middot제

동장치 및 완충기 등의 자동차부품은 3년 내 철폐를 확정지으며

자동차산업 전반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우리 농축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쌀middot분유middot대두middot감자 등 일부

농축산업 품목은 양허에서 제외했다 다만 쇠고기의 경우 현재 40

퍼센트 선인 관세율이 매년 약 26퍼센트씩 낮아져 15년차인 2030

년에는 완전 무관세로 국내시장에 들어오게 됐다 정부는 국내

농축산업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기존 대책의 효과성을 점검

하고 추가적인 세제middot제도적 지원 방안을 협의해 나갈 계획이다

자원middot에너지 부문은 FTA를 통해 안정적인 수입원을 확보했

다 자원middot에너지는 대호주 전체 수입액의 80퍼센트에 육박하는

최대 수입품이다 2013년 기준으로 우리나라가 수입한 전체 알루

미늄광의 77퍼센트 철광 72퍼센트 석탄 44퍼센트 아연광 20

퍼센트를 호주에서 들여오고 있다 특히 철광석 수입에 대한 관

세 철폐는 안정적인 자원 공급을 필요로 하고 있는 철강산업 발

전으로 이어져 FTA를 통한 시너지 효과가 기대되는 바이다

아울러 lsquo투자자middot국가 소송제(ISD)rsquo를 관철해 국내 투자자를 보

호할 수 있는 lsquo안전판rsquo을 마련했다 ISD는 외국에 투자한 기업이

불합리한 현지 정책이나 법 때문에 피해를 볼 때 국가기구의 중재

로 분쟁을 해결하도록 한 제도다 정부는 한middot호 FTA 발효 후 10

년간 GDP는 014퍼센트 소비자 후생수준은 약 16억불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대외경제연구원 산업연구원 등 6개

연구기관이 진행 중인 경제적 영향 평가 잠정 분석 결과다

글middot김상호 기자

연합

한middot호주 교역 동향

2006 20102008 2012 2013

교역 단위 백만 달러

4692

956311309

51716642

9250

1800020456

2298820784

16001

27098

23171

3223830347

수출품목 관세율() 금액(백만 달러) 비중()

경유 0 2219 232

승용차 5~10 1964 205

휘발유 0 885 93

철구조물 5 656 69

제트유 및 등유 0 363 38

자동차부품 0~10 279 29

건설중장비 0~10 148 15

합성수지 0~5 136 14

컬러TV 5 134 14

전선 0~10 116 12

소계 6900 721

전체 9563 100

수입품목 관세율() 금액(백만 달러) 비중()

철광 0~2 5984 2889

유연탄 0 5170 2487

원유 3 1750 842

가축육류 3~72 862 415

알루미늄괴 및 스크랩 0~3 777 374

동광 0 742 357

기타 금속광물 0~65 599 288

무연탄 0 512 246

천연가스 3 451 217

곡류 0~8003 433 208

소계 17280 8308

전체 20785 100

자료middot한국무역협회 관세청

자료middot한국무역협회

한국의 대호주 10대 교역품목 현황 (2013년)

수출

수입

총 교역액

06-07-초점_한호주 FTAindd 7 2014-04-11 오전 13826

8 2014414 위클리 공감

자동차 튜닝산업 활성화 인프라 구축부품 기술개발 지원middot시험용 주행장 마련 등 생태계 조성키로

정책소식

정부가 자동차 튜닝(개조)부품 기술개발 지원에 적극 나서기

로 했다 연구개발(RampD) 자금을 지원하고 튜닝 시험용 주

행장 등 인프라 구축에 힘을 쏟는다 세계 5대 완성차 생산국에

걸맞은 튜닝산업 생태계를 조성하겠다는 계획이다

산업통상자원부(이하 산업부)는 4월 9일 열린 lsquo자동차 튜닝부

품산업 발전포럼rsquo에서 이 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산업부는 국내

튜닝부품업계를 향후 기술 중심의 글로벌 강소 부품 기업으로 성

장시키기로 했다 튜닝이란 운전자가 자신의 개인적 취향과 목적

에 맞게 차량의 성능과 내middot외관을 개선하는 것을 말한다 제조

사는 고부가가치 튜닝부품을 판매해 고수익을 거둘 수 있고 판

매사는 부품 장착이나 유통을 통해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미국과 유럽 일본 등에 비해 튜닝시장이 활성화

되지 못한 상황이다 지난해 세계 자동차부품 애프터서비스(AS)

시장 규모는 약 310조원인데 이중 튜닝이 98조원으로 32퍼센트

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는 세계 5위 자

동차 생산국이자 7위의 자동차부품 수출국이지만 국내 튜닝시

장은 완성차 시장 대비 05퍼센트 수준인 5천억원 규모다 국내

시장에는 해외 튜닝업체들의 진출이 늘고 있다 대표적인 튜닝업

4월 9일 서울 The-K호텔에서 열린 lsquo자동차 튜닝부품산업 발전포럼rsquo 현장 독일자동차튜닝협회(VDAT) 해럴드 슈미트크 상임이사는 주제발표를 통해 ldquo자동차 튜닝은 개성 표현의 한 방법rdquo이라며 국내 튜닝 시장의 발전 가능성을 높이 평가했다

산업통상자원부

08-09-정책소식indd 8 2014-04-11 오전 13928

위클리 공감 2014414 9

체는 ABT(아우디 튜닝) 브라부스(벤츠 튜닝) AC슈니처(BMW

튜닝) 테크아트(포르쉐) 등이다

산업부는 자동차 튜닝부품 산업 육성을 위해 4개 실행과제를

내놨다 먼저 영세 튜닝부품 제조사에는 품질문제 발생 시 개선

을 위한 기술지도 사업을 지원하고 기술력을 보유한 튜닝부품

제조사에는 우수품질 기준에 맞춰 lsquo고성능 부품 기반형 기술개

발rsquo을 지원키로 했다

기술개발 대상은 엔진출력 향상 배기가스 절감 연비 향상을

달성할 수 있는 엔진middot파워트레인 파워업(Power-up) 부문 섀시

성능과 안전성 향상 기술개발을 위한 휠middot타이어 등 퍼포먼스업

(Performance-up) 부문 운전자의 신체 보호뿐 아니라 편의 향

상을 위한 리어스포일러middot사이드미러와 같은 드레스업(Dress-

up) 부문 등 3개 분야에 기술개발 초점을 맞추기로 했다

전남middot대구 튜닝산업 특성화 지역으로 선정

또 튜닝산업 활성화를 위한 인프라도 구축한다 이를 위해 국제

자동차경주대회인 lsquo포뮬러 원(F1middotFormula One World

Championship)rsquo 경기시설을 보유한 전남과 대구를 튜닝산업 특

성화 지역으로 선정했다

국제 공인 1등급 F1 경기장이 위치한 전남 영암지역에는 튜닝

부품 개발과 평가가 가능하도록 연구개발(RampD) 인프라를 확충

한다 중소 튜닝업체들의 시제품 제작 지원과 실험차량 평가 시

신속하게 활용이 가능할 수 있도록 가공기계 설비도 구축한다

튜닝부품 장착업체가 밀집한 대구지역에는 소비자 중심의 튜

닝문화 확산과 기업 지원을 위한 서비스 인프라를 구축할 예정이

다 튜닝전문 지원센터를 구축middot운영해 수요자가 가상체험을 할

수 있는 가상체험 시설과 중소 영세업체들을 위한 홍보전시관을

운영하는 등의 기업 지원도 해 나갈 계획이다

여기에 완성차업체와 부품업체 간 동반 성장할 수 있는 분위

기도 조성키로 했다 산업부는 튜닝산업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완성차 제조사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보고 완성차의 튜닝

브랜드 육성을 유도하기로 했다 메르세데스-벤츠의 AMG

BMW의 M AC슈니처와 같이 완성차 자회사로 출발해 세계적

튜닝업체로 성장한 해외 사례를 벤치마킹할 계획이다

튜닝모델 출시 차종과 성능 개선형 튜닝까지 적용 범위를 확대

해 나간다 기술력 있는 국내 업체를 발굴해 국내 튜닝부품 사용

차량 전용 경주대회를 지원하고 이를 중소 튜닝부품사의 기술을

평가하는 데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ldquo튜닝부품

제조middot장착기업 육성으로 튜닝 전문가 등 일자리 창출로도 이어

질 것rdquo이라고 기대했다

외장을 꾸미거나 성능을 향상시킨 튜닝제품을 전문적으로 취

급하는 온라인 종합 쇼핑몰도 연내 문을 열 예정이다 영세 업체

를 위해 별도의 보장보험 제도도 추진한다 아울러 정부는 코트

라(KOTRA) 무역관과 연계해 우수한 자동차 튜닝제품 업체들이

해외 튜닝부품 전시회에 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로 했다 매

년 20여 개 우수 업체를 선정해 우선 지원한다 해외 전시회에 참

가할 때 임차료와 장치비 통역 섭외 등 행정 서비스도 제공한다

산업부 관계자는 ldquo대중의 접근이 용이한 지역과 유휴시설 등에

경기장을 구축해 건전한 레저문화를 확산시키기 위해 노력할 것rdquo

이라고 말했다 글middot김성희 기자

전 세계 완성차 자동차부품 AS 및 튜닝 시장 규모

미국 독일 일본 프랑스 한국

완성차 시장(조원) 2066 1164 1919 410 935

AS 시장(조원) 702 230 260 177 52

완성차 시장 대비 AS 시장() 340 198 135 432 56

철구조물(조원) 327 66 140 50 05

완성차 시장 대비 튜닝 시장() 158 57 73 122 05

자료middot산업통상자원부

08-09-정책소식indd 9 2014-04-11 오전 13928

10 2014414 위클리 공감

정책현장

병행수입middot해외 직접구매 품목 확대캠핑용품 등 독과점수입 폭리 개선hellip 가격 10~20퍼센트 하락할 듯

병행수입 시장의 진입장벽을 낮추고 해외 직접구매 대상 품

목을 확대해 소비재 수입품 시장의 경쟁을 촉진하기로 했

다 이로 인해 병행수입과 해외 직접구매 등 대안적 수입 경로를

활용한 수입품이 전체 소비재 수입액의 10퍼센트까지 늘어나면

수입제품의 판매가격이 10~20퍼센트가량 인하될 것으로 기대

하고 있다

정부는 지난 4월 9일 오전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열린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이런 내용을 담은 lsquo독과

점적 소비재 수입구조 개선 방안rsquo을 확정했다

소비재 수입 시장 구조가 독과점 형태로 운영되면서 수입가격

과 판매가격의 격차가 2~5배로 벌어지고 외국과 비교 시 판매가

격도 10~40퍼센트 높다고 보고 병행수입과 해외 직접구매 등 대

안적 수입 경로를 확대하는 방안을 마련했다

정부는 우선 통관인증제도에 대한 진입장벽을 즉시 완화해 병

행수입을 활성화하기로 했다 통관인증제는 병행수입 물품에 대

한 소비자 신뢰제고 차원에서 적법하게 통관 절차를 거친 물품

에 관세청이 통관정보(수입자 및 통관 일자)를 담은 QR코드를

부착해 인증해 주는 제도다 하지만 품목 및 상표 수가 제한적이

고 자격 제한도 지나치게 엄격해 당초 기대보다 활용도가 저조한

게 사실이었다

이에 소비자의 관심이 높은 상표 위주로 대상 상표와 품목을

대폭 확대할 예정이다 기존 의류middot신발이 중심이 된 236개 상표

에 자동차부품 소형가전 화장품 자전거 캠핑용품 등을 추가

해 350여 개로 확대한다 통관체 선정 기준도 완화한다 선정 기

준 중 lsquo최근 2년 내 매년 1회 이상 병행수입물품 통관 실적rsquo을 lsquo최

초 병행수입 후 6개월 경과rsquo로 완화함에 따라 기존에 탈락한 40

여 개 업체를 포함해 1년 후 약 100여 개 업체가 추가 선정(현재

122개 내년 230개)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목록통관제 대상 전자상거래 50퍼센트 이상 확대

해외 직접구매(이하 해외직구)도 수입신고 간소화 대상을 확대하

고 소비자 피해를 막는 방지체계를 강화하여 활성화하기로 했다

해외직구는 매년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데 반해 관련 제도 정비

가 미흡해 신속한 통관이 어렵고 소비자 피해 방지책도 부족해

반품수수료 부당 청구나 환불 배송 지연 등의 피해 사례 또한

급증하고 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100달러 이하 해외직구 품목에 한해 통

관 절차를 대폭 간소화하고 목록통관 대상을 현행 의류middot신발

등 6개 품목에서 식middot의약품을 제외한 전체 소비재로 확대하기

국내에서 파는 수입품 가격이 지나치게 비싼 까닭에 저렴한 병행수입 제품에 소비자가 몰린다 지난 겨울 경기 용인의 한 대형쇼핑몰에서 lsquo캐나다 구스rsquo 패딩을 시중가보다 20~30퍼센트 싸게 팔자 소비자들이 번호표를 받고 줄을 서서 기다리는 등 소동이 벌어졌다

중앙포토

10-11-정책현장indd 10 2014-04-11 오전 14037

위클리 공감 2014414 11

로 했다

이를 통해 현재 전체 전자상거래의 34퍼센트 수준인 목록통

관제 대상이 50퍼센트 이상으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목록

통관제를 적용하면 통관 기간은 최대 3일에서 반나절로 줄고 건

당 4천원인 관세사 수수료도 없어져 해외직구가 쉬워질 전망이

다 일부 업체를 대상으로 했던 특별통관업체 지정을 폐지하고

세관장에게 신고만 하면 누구나 목록통관을 적용받도록 규제도

완화된다

또한 병행수입과 해외직구 등 대안 수입 활성화 과정에서 발생

할 수 있는 소비자 피해를 최소화하고자 통관인증업체가 위조

상품을 취급하면 인증업체 지정을 즉시 취소하기로 했다

또한 소비자들이 쉽게 애프터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병행수

입협회 차원의 공동 AS센터 기반을 구축하고 중소middot영세업체의

참여 기반 확대 차원에서 독점 수입업자가 병행수입을 부당하게

방해하는 불공정 행위에 대한 단속도 강화하기로 했다 법 위반

사항을 적발하면 엄중히 제재할 방침이다

대부분의 해외직구는 포털사이트의 카페middot블로그 등을 활용

해 이뤄지는데 이에 대한 포털사업자의 관리 책임도 강화하기로

했다 위법 카페 및 블로그 사이트에 대한 자체적 제재방안 마련

이 의무화되며 인터넷 통관포털(UNIPASS)을 통해 일반인도 반

품 때 손쉽게 관세를 환급받을 수 있도록 제도가 개선된다

정부는 병행수입middot해외직구 등 대안적 수입 경로를 활성화해

전체 소비재 수입액이 지난해 3조원에서 2017년 8조원으로 늘어

나 전체 수입액 대비 비중이 5퍼센트에서 10퍼센트로 확대될 것

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경우 독점 수입으로 고가를 유지하는 아

동복과 신발 캠핑용품 등에 대한 병행수입 거래로 인해 제품 판

매가격이 평균 10~20퍼센트 정도 인하될 것으로 전망된다

글middot김상호 기자

수입품 판매가격 수입가격 비율

수입품 평균가격 국가 간 비교

2329 27 27

51

전기다리미 위스키프라이팬 전기면도기 전동칫솔

자료middot한국소비자원 (2013년)

(배)6

5

4

3

2

1

0

한국

일본

미국

기타

호주

프랑스

호주

EU

자료middot한국소비자원 (2013년)

(한국=100)

100

80

60

40

20

0화장품 자전거용품기능성화장품 캠핑용품

병행수입이란

국내 독점판매권을 가진 업체 외에 다른 수입업자가 해외 매장 제3국

등 다른 유통 경로를 통해 수입해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판매하는 행위

2013년 기준 약 2조원 규모로 추정하고 있다

해외 직접구매(해외직구)란

외국의 오픈마켓 의류 브랜드 등의 사이트에서 제품을 직접 주문해 구

매하는 것을 일컫는 말이었으나 최근 들어 전자제품 및 스포츠용품 등

다양한 분야로 퍼지고 있다 전문 직구 사이트까지 성행할 정도로 큰

인기다

10-11-정책현장indd 11 2014-04-11 오전 14037

12 2014414 위클리 공감

항공마일리지 남아요hellip 휴양림 오세요국립자연휴양림관리소middot대한항공middot한진관광 MOU 체결hellip 전용 투어상품도 출시

여행소식

항공마일리지로 꼭 항공권을 끊어야 하나 잠자는 항공마일

리지가 아까웠다면 이제는 휴양림으로 떠나보자

산림청 국립자연휴양림관리소는 4월 2일 lsquo항공마일리지 휴양림 투

어상품rsquo과 lsquo국민의 숲(대한항공의 숲)rsquo 조성을 위해 대한항공 한진

관광과 각각 MOU를 체결했다

이번 협약을 통해 국립자연휴양림관리소는 대한항공 마일리지

로 비수기 주중에 휴양림을 이용할 수 있도록 숙박시설과 숲 체험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대한항공은 산음자연휴양림 내에 lsquo국민의 숲(대한항공의 숲)rsquo 조

성을 계획했다 한진관광은 홈페이지 및 콜센터를 통해 lsquo항공마일

리지 휴양림 투어상품rsquo을 판매하기로 했다

lsquo항공마일리지 휴양림 투어상품rsquo은 4월 중순부터 6개 국립자연

휴양림을 대상으로 매주 수middot목요일(성수기 제외)에 운영된다 대한

항공 마일리지를 갖고 있다면 누구나 본인 마일리지로 투어상품

을 이용할 수 있다

대한항공 산음자연휴양림에 lsquo국민의 숲rsquo 조성

lsquo국민의 숲(대한항공의 숲)rsquo은 대한항공 사회봉사단이 유일한 탄소

흡수원인 산림 가꾸기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기 위해서 산음자연휴

양림 내에 5헥타르 규모로 조성해 나갈 계획이다 매년 나무 심기

숲 가꾸기 산불 방지 등 다양한 산림 관리활동에 참여한다 투어

상품 운영 휴양림은 복주산 산음 용화산 운문산 용현 덕유산

등 6개다

서경덕 국립자연휴양림관리소장은 ldquo관련 기업과의 협업을 통해

항공마일리지로 주중 휴양림을 이용할 수 있는 길이 열려 휴양림

이용패턴 다변화에 속도를 낼 수 있게 되었다rdquo며 ldquo자연휴양림 내

산림 관리에 민간기업 참여가 확대될 수 있도록 lsquo국민의 숲rsquo 조성에

도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rdquo고 덧붙였다 글middot박지현 기자

4월 2일 산음자연휴양림에서 국립자연휴양림관리소middot대한항공middot한진관광은 lsquo항공마일리지 휴양림 투어상품rsquo 운영과 lsquo국민의 숲(대한항공의 숲)rsquo 조성을 위한 MOU를 체결했다

자연휴양림 숲속 도서관에서 책 기증 받아요

국립자연휴양림관리소에서는 책 읽는 문화 확산을 위해 4월부터 삼봉

휴양림과 검마산휴양림 내에 lsquo숲속 도서관rsquo을 운영한다 다양한 장르의

도서를 제공하기 위해 도서기증 캠페인을 추진하고 있다 4월 30일까지

기증할 수 있다 택배비는 휴양림에서 부담한다

책 보낼 곳 대전광역시 서구 복수북로 21 국립자연휴

양림관리소 행정지원과 홍보기획팀

문의 042-580-5532~3 wwwhuyanggokr

휴양림 투어상품 문의 한진관광 홈페이지(wwwkaltourcom) 또는 콜센터(1566-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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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 공감 2014414 13

도전 한식 만들기hellip ldquo멋진 체험 될 거예요rdquo한식 아카이브 개설hellip 조리법 9천여 건middot전통 한식당 100여 곳 등 다양한 콘텐츠

알아두세요

lsquo밥죽 만두 찌개 전골 나물 전 김치 한과helliprsquo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전통 음식들 군침이 돌 때 한식이 맛있는 곳을

찾는 데 시간을 버리지 않아도 된다 이 음식들이 어떤 깊은 유래

와 역사를 가졌는지 인터넷 이곳 저곳을 기웃거리지 않아도 된다

한식을 다룬 조선시대 풍속화들도 찾아볼 수 있다

한국 음식을 단순히 먹고 즐기는 것을 넘어 역사와 문화 정보까

지 한곳에서 볼 수 있는 아카이브(기록물 저장소middot정보창고)가 마련

됐다 농림축산식품부(장관 이동필)와 한식재단(이사장 강민수)은

전통 한식의 정보를 총망라한 lsquo한식 아카이브rsquo를 4월 3일 개설했다

한국 음식문화가 단순히 음식 콘텐츠의 의미를 넘어 선조의 삶과

지혜가 담긴 우리 문화임을 세계에 알리려는 문화 보급의 일환이다

그동안 한식과 관련된 고문헌으로 한식문화를 대중화하기 위

한 노력이 꾸준히 추진돼 왔다 하지만 일반인들이 흥미로워할

만한 정보에 쉽고 편리하게 접근할 수 있는 아카이브는 처음이다

한식 아카이브에는 한식 원형복원 사업의 결과물과 한식 조리

법 등 9083건의 콘텐츠가 담겨 있으며 한식 콘텐츠 목록 한

식문헌 상세 해제 옛 그림 속 한식 한식연구 결과물 한식

이야기 등 5개 항목으로 구성됐다

대표 한식 120여 종엔 스토리텔링 담아

lsquo한식연구 결과물rsquo에는 한식 대표 품목 120여 종에 대한 스토리텔

링을 담았다 예를 들어 여름 대표 음식인 냉면은 ldquo메밀 산출이 많

은 서울 이북지방에서 유래했고 6middot25전쟁 이후 월남민에 의해 전

국적으로 퍼지게 됐다rdquo는 사연으로 시작한다 이외에도 냉면의 조

리법 지역별 맛 특색 등이 적혀 있다

각 지역의 대표적인 서민음식 등도 소개한다 lsquo역사성 있는 한식

당rsquo 편에는 지역별 유명 음식점 정보가 있다 국내 50여 년 이상 된

100여 곳의 음식점을 지자체의 추천을 받아 축적했다 부산의 경

우 lsquo구포집middot급행장middot기장곰장어middot동래할매파전middot박달집rsquo 등의 주요

정보(위치지도 포함)가 실려 있다

lsquo옛 그림 속 한식rsquo은 한식문화의 원형을 찾는 세계 최초의 작업이

다 우리 음식을 다룬 50여 종의 조선시대 풍속화를 선보인다 조선

의 대표 풍속화가인 김홍도의 작품 6점 신윤복의 서화 2점 김득

신 조영석 성협 그리고 19세기를 대표하는 화가 김준근의 그림

23종 등이 들어 있다 이 카테고리는 4월 말 오픈 예정이다

한편 150여 종에 달하는 북한 전통음식 조리 방법도 누구나 쉽

게 활용할 수 있도록 메뉴별middot지역별로 배치했다 lsquo한식 이야기rsquo에서

는 한식문화 콘텐츠를 쉽고 재미있게 접할 수 있도록 대중적인 내

용을 중심으로 편찬한 책 일곱 권도 찾아볼 수 있다

글middot박지현 기자

한식 아카이브의 lsquo옛 그림 속 한식rsquo은 조선시대 풍속화를 통해 우리 음식문화의 원형을 찾고자 한 시도로 4월 말 서비스를 시작한다 lt긍재풍속화첩gt 중 lsquo강변회음rsquo 김득신 18세기 후반 간송미술관

한식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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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k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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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점기획 | 무지개다리 사업 다문화 융합

소수rsquo의 배려hellip 하나 되는 문화다양성

ldquo이음악은 필리핀 전통 악기인 lsquo반두리아rsquo와 lsquo옥타비나rsquo로 연

주한 lt론다야gt라는 곡입니다 필리핀에선 남자가 사랑

하는 여자에게 들려주는 일종의 세레나데입니다rdquo

지난해 가을 인천의 한 재즈카페에서 진행된 팟캐스트 lsquo다문

화 음악다방rsquo 녹음 현장 9년 전 필리핀에서 우리나라로 결혼 이

주한 손알린(36) 씨가 조금 서툰 우리말로 필리핀 전통음악을 소

개했다 손 씨는 ldquo필리핀은 남미와 마찬가지로 과거 오랜 세월 동

안 스페인의 식민지였다 음악과 춤 등 많은 영역에서 스페인의

영향을 받았기 때문에 남미 음악과 유사한 부분이 많다rdquo며 곡에

대해 설명했다 그가 참여한 이 팟캐스트 방송은 블로그와 스마

트폰 라디오 애플리케이션으로 다시 들을 수 있어 최근까지 3천

회 넘게 재생됐다

lsquo다문화 음악다방rsquo은 lsquo무지개다리rsquo 사업의 일환으로 인천문화재

단이 맡아 진행 중인 인터넷 방송이다 이주민들이 모국 문화 특

히 음악을 직접 소개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음악을 매개로

인천에 거주 중인 이주민들의 진솔한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한 것이다 또한 그들이 겪은 한국 한국인에 대한 색

다른 시각도 엿볼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되며 이주민과 선주민들

간의 소통의 장으로 큰 인기를 끌었다 필리핀뿐만 아니라 네팔middot

미얀마(버마)middot일본 출신 이주민들이 직접 출연해 10회에 걸쳐 각

국 음악을 소개했다 또 라틴 음악과 탱고 등 제3세계 음악을 소

개하는 전문가 특강도 네 번에 걸쳐 진행됐다

무지개다리 팟캐스트의 기획과 연출을 맡은 제작자 방영문

(33) 씨는 ldquo처음엔 출연자들이 과연 모국의 음악과 문화를 잘 알

릴 수 있을지 걱정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하지만 녹음을 마치고

는 모두 즐거워했다 음악을 매개로 서로 공감대를 이룰 수 있다

는 점을 했기 확인때문rdquo이라고 말했다

다문화 영화제 등 장르 구분 없이 다양한 행사

인천은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무지개다리 사업 참여 기관으로

선정됐다 선정된 17개 기관 중 최대 규모인 2억원의 국비를 지원

받는다 이는 이주민 외에도 새터민 다문화가정 어린이 등 다양

한 대상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지역의 특성을 활용한 돋보이는

기획으로 다른 주관기관을 선도하고 있다는 평가 덕분이었다

특히 lsquo천 개의 마을 천 개의 문화rsquo를 대주제로 세계 각국의 다

양한 문화를 담은 북 콘서트 세계문학 특강 팟캐스트 다문화

문화예술 활동 통해 이주민middot새터민middot다문화 어린이 등 공감대 형성

인천문화재단

인천문화재단의 무지개다리 사업 lsquo다문화 음악다방rsquo은 미얀마 필리핀 네팔 등의 해외 이주민들이 직접 출연해 그들의 전통음악과 한국생활에 대한 진솔한 이야기를 나누는 인터넷 라디오 프로그램이다 사진은 첫 방송을 맡았던 네팔인 바비소르 그룽 씨의 녹음 현장

lsqu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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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 공감 2014414 15

한 경험을 전함으로써 한국의 소수자 인권 및 난민의 삶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며 언론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인천문화재단은 지난해 진행한 문화다양성 자원조사 결과와

현장 수요를 바탕으로 발굴middot기획한 맞춤형 프로그램들을 선보

일 예정이다

인천에 있는 또 하나의 중국 차이나타운과 화교 커뮤니티가

함께하는 lsquo화교 함께 사는 우리 이웃rsquo 새터민과 함께하는 lsquo새터민

수다터rsquo 등은 물론이고 문화다양성의 영역을 확대한 성소수자 관

련 프로그램도 기획 중이다 특히 인천의 지역별 특성을 살려 인

천 시민들이 각자의 삶터와 일터에서 자연스럽게 소수자와 만나

고 서로 다른 부분을 인식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인천문화재단 기획사업팀 정지은 과장은 ldquo국내외를 잇는 창구

이자 경계를 넘어서는 관문으로서의 도시 정체성을 형성해 왔고

이에 걸맞게 다양한 인종과 문화 국가적 배경이 어울려 공존하는

인천의 특징을 살리는 사업을 기획할 계획rdquo이라며 ldquo이주민 중심으

로 진행하는 프로그램보다 인식 개선을 위해 이주민middot선주민이 함

께하는 축제와 상호 소통의 기회를 마련하겠다rdquo고 말했다

글middot김상호 기자

영화제 등 장르를 가리지 않는 다양한 행사를 마련하며 문화다

양성의 가치를 확산시키는 데 큰 역할을 해 왔다

지난해 11월 1일 인천문화재단과 인천영상위원회가 함께 개최

한 lsquo디아스포라 영화제rsquo는 항구도시 다문화도시 새터민도시라

는 인천의 지역 특색을 살린 영화제로 이주민을 주제로 한 20편

의 장middot단편 영화가 출품됐다 모든 영화가 무료 상영되며 이주민

뿐만 아니라 인천시민들에게도 큰 관심을 받은 행사였다 베를린

영화제 경쟁부문에 오른 다큐멘터리 영화 lt두만강gt의 감독인 재

중동포 장률 감독과 선댄스영화제에서 lt안녕 평양gt으로 심사위

원 특별상을 수상한 재일동포 양영희 감독 등 세계적인 감독들

을 초청해 관객과 대화의 시간을 가지기도 했다

이주민 참여 프로그램도 마련했다 촬영 및 편집 장비를 대여

하고 교육도 진행했다 인천영상위원회 강석필 국장은 ldquo성공적인

영화제 개최를 통해 이주민들이 자신의 생활과 생각을 영상으로

자유롭게 담아낼 수 있도록 전문 강사들이 참여한 강의도 마련

했다rdquo며 ldquo이들의 실습 작품은 이주민 커뮤니티는 물론 올 가을 열

릴 제2회 영화제에서 볼 수 있을 것rdquo이라고 제2회 lsquo디아스포라 영

화제rsquo에 대한 기대감을 전했다

인천 영종도에는 100여 명의 난민을 수용할 수 있는 난민지원

센터가 운영 중이다 때문에 많은 난민들이 인천으로 모이고 있

다 하지만 센터 설립과정에서 지역주민들의 반대 때문에 여러

차례 문제가 발생했다 난민과 소수자들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기

위해 콩고민주공화국 출신 난민이었던 욤비 토나 씨를 초청해 북

콘서트 lsquo내 이름은 욤비rsquo도 진행했다 인천지역 중middot고등학교와 주

민센터 등에서 10회에 걸쳐 열린 북 콘서트는 1천여 명이 넘는 인

원이 참석하며 대표적인 무지개다리 사업의 문화 행사로 자리 잡

았다

욤비 씨는 콘서트를 통해 국제 난민으로 자신이 겪었던 다양

무지개다리 사업이란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이주민middot

탈북민middot장애인 등 우리 사회의 다양한 구성원들에게 문화적 표출 기

회를 제공하고 다양한 문화 간의 소통과 교류를 잇기 위해 추진하는

사업이다 한국의 문화다양성을 증진하고자 2012년 시범사업을 거쳐

지난해 12개 지역에서 실시한 무지개다리 사업은 올해는 성북 구로 인

천 부천 인천 경기 안양 오산 대전 충북 전북 광주 전남 경남 부

산 김해 및 제주를 포함한 17개 문화재단을 중심으로 지역의 고유한

문화자원을 활용한 특색 있는 100여 개의 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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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점기획 | 무지개다리 사업 아시아 여행자 학교

쌍방향 문화 소개hellip ldquo서로의 편견 없애요rdquo

올해 한국생활 7년째를 맞는 작드 허르러(33middot부산 사상구

주례동) 씨는 지난해 9월 부산시 사상구 사상여성인력개

발센터에서 열린 lsquo아시아 여행자 학교rsquo를 생각하면 지금도 흐뭇해

진다 몽골 전통춤 공연과 함께 시작된 그날 행사에서 작드 씨는

다른 몽골 이주여성과 번갈아 강연자로 무대에 올라 사진과 함

께 몽골의 현대화를 소개했다

ldquo사람들이 놀랐어요 몽골에 도시도 있고 공장도 있느냐고요

행사장에 저희 가족도 왔고 같이 일하는 친구들도 왔어요rdquo

한국인 남편과 결혼해 다섯 살 아들을 둔 작드 씨는 ldquo몽골을

바르게 알릴 수 있는 기회를 준 lsquo아시아 여행자 학교rsquo에 감사한다rdquo

고 말했다

부산문화재단이 2012년부터 운영해 온 lsquo아시아 여행자 학교rsquo는

이주민이 한국문화를 받아들이고 배워야 한다는 기존의 발상에

서 벗어나 서로에 대해 배우고 알아간다는 의미를 담고 있는 문

화 다양성 사업이다 강연 형식으로 결혼middot출생middot축제 관련 풍습

을 소개하기도 하고 사진전시회 전통의상 입어보기 전통음식

먹어보기 같은 문화체험 행사도 함께 열린다 지난해 lsquo아시아 여

행자 학교rsquo는 9월 중순부터 연말까지 사상여성인력개발센터 내

강당에서 매주 토요일 혹은 일요일 캄보디아 베트남 몽골 인

도 미얀마 인도네시아를 주제로 운영됐다

부산문화재단 문화복지팀의 고윤정 주임은 ldquo객석에는 아내

손에 이끌려 온 한국인 남편이나 자녀 시부모 친구들이 많았

부산문화재단 사진전시회middot전통음식 먹어보기 등 문화체험 행사도 가져

부산문화재단

한국인과 다문화 이주민 간의 쌍방향 문화소통 방안으로 이뤄진 부산문화재단의 lsquo아시아 여행자 학교rsquo 지난해 행사 모습 올해에는 더 많은 이들의 참여를 위해 lsquo지구촌 여행자 학교rsquo로 이름을 바꿔 열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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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 공감 2014414 17

난해 6월 부산시가 개소한 복합문화공간 lsquo사상인디스테이션rsquo 1층

에 들어선 문화 카페다 부산 시내의 주한외국영사관middot주한외국

문화원 등과 대학 문화동아리 지역 예술가단체 등 30여 곳에 이

르는 지역문화자원을 발굴해 협력 연결망을 구축 이주민에게 문

화강습과 장비 등을 제공했다

이러한 지원에 힘입어 부산지역 이주민 공동체에서는 자발적

문화활동이 싹을 틔우고 있다 그 대표적 사례가 베트남어 방송

팟캐스트(인터넷방송) lsquo띵노이벳(Tien noi Viet)rsquo이다 기획middot제작middot

진행까지 베트남 출신 이주민의 손으로 만들어지는 lsquo띵노이벳rsquo은

한국생활의 애환에서부터 은행middot대중교통 이용방법 같은 생활정

보는 물론 베트남 대중음악도 다룬다 현재 회당 2500이 넘는

다운로드 수를 기록할 정도로 인기를 얻고 있다

부산문화재단은 올해 lsquo무지개다리 지원사업rsquo 선정으로 더욱 힘

을 얻은 lsquo다섯 손가락rsquo 프로젝트의 주안점을 두 가지로 잡고 있다

하나는 지역 내 이주민 문화공간에 예산과 프로그램을 지원해

자발적 문화모임을 더 키우겠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이주민

모임과 지역 문화예술단체 간 교류협력을 증진시켜 활동의 지속

성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이주민들의 참여 확대를 위해 lsquo아시아

여행자 학교rsquo도 lsquo지구촌 여행자 학교rsquo로 간판을 바꿔 달게 된다 또

매월 특정 국가를 테마로 진행해 사업 성격을 분명히 하고 홍보

가 쉽도록 할 계획이다

고 주임은 ldquo사업 대상을 부산에서 경남권까지 확대하고 페이

스북이나 트위터 같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한 정보제

공 방안도 준비 중에 있다rdquo고 말했다 글middot남창희 객원기자

다rdquo고 전했다 ldquo서먹해하던 사람들이 함께 춤을 추고 음식을 나

눠 먹으며 가족처럼 가까워지더군요 행사 도중 그간의 오해를

해소하기도 했어요 아내의 모국에 대해 lsquo문화적으로 뒤떨어져 있

다rsquo는 편견을 버리게 됐다는 한국인 남편도 있었습니다rdquo

rsquo다섯 손가락rsquo 사업 일부hellip 올 lsquo지구촌 여행자 학교rsquo로 확대

인구 350만명의 국제항구도시 부산에는 2013년 1월 기준으로 거

주 외국인이 5만1617명에 이른다 부산 인구 70명당 한 명 꼴이

다 과거 초량동middot중앙동 중심이었던 외국인 거주지역도 최근에

는 외국인 근로자가 밀집한 사상구middot강서구 유학생middot영미권 이주

민이 많은 해운대와 대학가 결혼이주 여성이 몰린 저소득층 밀

집지역으로 다양해졌다 그만큼 문화적 수요도 다양해졌다

부산문화재단에서는 이러한 지역적 특성에 따라 2012년부터

이주민 대상 문화복지사업 lsquo다섯 손가락rsquo 프로젝트를 운영해 오고

있다 lsquo아시아 문화 학교rsquo 도 lsquo다섯 손가락rsquo 프로젝트의 일환이다

차별 없는 사랑으로 이주민에게 다가가겠다는 의미를 가진 lsquo다

섯 손가락rsquo 프로젝트는 기존 다문화 사업의 한국 동화주의를 벗

어나 쌍방향 문화소통을 도모했다는 점이 높이 평가돼 문화체육

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이 주관하는 문화

다양성 확산을 위한 lsquo2014년 무지개다리 지원사업rsquo 공모에서 3년

연속 선정됐다

lsquo아시아 여행자 학교rsquo 등 문화교류 행사와 더불어 lsquo다섯 손가락rsquo

프로젝트로 진행된 것이 이주민의 문화복지를 증진시키기 위한

거점공간 조성middot운영과 지원middot협력 네트워크 결성이다 재단은 그

동안 고정된 문화공간이 없었던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부산시

내 문화센터 복지기관 외국인 음식점과 상점 등 72곳을 찾아다

니며 장소 대여 등 협력체계를 구축했다

이주민 문화공간 lsquo카페 무지개rsquo도 조성했다 lsquo카페 무지개rsquo는 지

쌍방향 문화 소개hellip ldquo서로의 편견 없애요rdquo

부산문화재단

부산지역 베트남어 방송 팟캐스트 lsquo띵노이벳rsquo 제작진들

부산문화재단 051-744-7707 홈페이지 bscf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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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2014414 위클리 공감

중점기획 | 무지개다리 사업 lsquo경계 없는 프로젝트 결합rsquo

ldquo지켜봐 주세요 다름은 장애가 아녜요rdquo

자폐성 장애 판정을 받은 곽규섭 씨는 다섯 살 때부터 끊임

없이 노트에 무언가를 그렸다 약초 허브 100년 후 지하

철 노선도 등 관심 분야도 다양했다 말이 사람들의 소통수단이

듯 그림은 곽 씨가 세상과 소통하는 방식 중 하나였다 하지만 그

의 어머니는 끊임없이 그리는 그림을 장애의 한 증상으로 생각해

주기적으로 박스에 버리곤 했다

그러던 중 곽 씨는 2008년 비영리 예술단체 lsquo로사이드(Raw+

Side)rsquo의 공동대표인 김효나 씨를 만났다 김 씨는 곽 씨의 그림이

재미있다고 생각해 그가 편하게 그릴 수 있게 종이를 충분히 놓

아두도록 했다 빈 종이는 몇 달 사이에 수백 개의 캐릭터로 채워

졌다 박스 속에 있던 그의 그림은 lsquo에이블 아트(장애인 예술)rsquo로

거듭났다 곽 씨가 그린 200여 명의 캐릭터로 lt키티와 튤립gt이라

는 제목의 애니메이션이 제작되기도 했다

lsquo에이블 아트rsquo를 지원하는 lsquo경계 없는 프로젝트 결합rsquo은 문화체

육관광부와 성북문화재단이 함께하는 lsquo무지개다리 사업rsquo 중 하나

이다 자폐성 장애를 가진 예술가들이 창작활동을 통해 세상과

소통하게 하자는 취지로 시작됐다 지난해 성북문화재단이 로사

이드를 후원하고 공동 주관하는 방식으로 처음 진행돼 올해도

이어나갈 계획이다 로사이드는 lsquo에이블 아트rsquo가 끊임없이 진화해

나간다는 의미로 이를 lsquo어떤 아트rsquo라 이름 짓고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성북문화재단의 lsquo경계 없는 프로젝트rsquo를 통해 자폐성 장애를

성북문화재단 장애middot국적을 넘어 문화로 하나되는 다양한 프로그램 성과

성북문화재단

다양한 국적의 이주 여성들이 모인 성북문화재단의 lsquo돌곶이 노래단rsquo 프로그램 언어도 문화도 낯설어 힘들어하는 이주 여성들의 마음을 노래로 즐겁게 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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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 공감 2014414 19

했다

lsquo세상의 요리 우리집 요리사rsquo는 서로 다른 문화를 가진 이주 여

성들에게 요리를 배우는 프로그램이다 성북문화재단의 lsquo무지개

다리 사업rsquo에 요리가 선정된 계기는 lsquo음식을 함께 만들고 나누어

먹는 것rsquo의 중요성이었다 몽골 필리핀 중국 캄보디아 등지에서

온 강사들에게 매주 요리를 배우고 다 만들면 강사와 학생들이

함께 나눠 먹으며 서로간의 정을 키웠다 강사로 활동하는 몽골

출신의 서드초롱 씨는 ldquo몽골 문화도 알릴 수 있고 선생님이 되어

가르쳐 줄 수 있어 이 일을 계속 하고 싶다rdquo고 말했다

성북문화재단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다양한 lsquo무지개다리 사

업rsquo을 새롭게 추진한다 소리여행 워크숍 lsquo여기 들리나요rsquo는 장애

인들이 재활용품으로 사물 특유의 소리를 내며 함께 문제의식을

나누는 자리로 진행된다 한국과 일본의 lsquo히키코모리(은둔형 외

톨이)rsquo 청년들이 주체적으로 영화감상회 소모임 등 축제를 여는

lsquo청춘의 재시도rsquo도 올해 처음 도입됐다 그밖에 청소년 공유축제

문화다양성 공감영화제 시를 매개로 소통하는 lsquo리얼 다이얼로

그rsquo 등이 추진될 예정이다

하반기에는 도입된 다양한 프로그램의 성과를 나누는 lsquo심연middot

향연rsquo 축제가 함께 열린다 한 해 만들어진 다양한 문화의 결과물

들을 한자리에 모으고 지역주민과 함께 나눌 계획이다

lsquo무지개다리 사업rsquo을 담당하는 성북문화재단의 김진만 대리는

ldquo이주민 유학생 예술가 장애인 아티스트 등 다양한 문화 주체

들을 발굴해 지역주민 등과 네트워크를 이루는 것이 목표rdquo라고

강조했다 글middot남형도 기자

가진 다수의 예술가들이 활발한 작품활동을 펼치고 있다 lsquo장애rsquo

가 아닌 lsquo다름rsquo으로 여기고 지켜봐 준 덕분이다 이를 위해 다양한

분야의 예술가들이 아트 서포터로 함께하며 이들과 함께 창작작

업을 진행했다

로사이드 아트 서포터인 최선영 씨는 중학교 1학년 때 자폐성

예술가인 김동현 씨를 만났다 김 씨는 lsquo석탄을 연료로 운행하는

지하철rsquo 등 참신하고 다양한 작품을 그렸다 이들의 작품은 아트

상품으로 만들어져 판매되기도 한다 최 씨는 ldquo아트 서포터로 함

께하면서 장애가 아니라 다양한 것 중 하나라고 인정하는 법을

배우게 됐다rdquo고 말했다

lsquo경계 없는 프로젝트rsquo 이외에도 성북문화재단은 다양한 lsquo무지

개다리 사업rsquo을 추진 중이다 장애인 다문화가정 여성과 자녀 유

학생 등이 주된 대상이다 이들과 함께 언어 노래 요리 몸짓 등

문화를 통해 소통한다 평소 교류할 기회가 적었던 이들과 문화

활동으로 어우러지는 새로운 관계를 맺고 서로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올해 lsquo장애인 소리여행rsquo 등 7개 프로그램 새로 시작

지난해 추진됐던 lsquo돌곶이 노래단rsquo은 대부분 결혼이주 여성이면서

직장에 다니는 워킹맘들로 구성돼 있다 공장에서 단순노동을

하는 이들은 하루종일 아무 말 없이 실밥을 뜯는 경우가 많았다

다른 언어와 문화 모국에 대한 향수 등으로 인한 외로움과 울분

을 lsquo돌곶이 노래단rsquo은 노래로 풀어낸다 단원들이 함께 노래 부르

고 어깨를 들썩이며 흥을 돋우는 사이 삶의 고단함을 잊는다

캄보디아에서 온 모으테비 씨는 ldquo일도 육아도 힘들지만 춤추

는 시간만큼은 정말 즐겁다rdquo고 소감을 말했다 베트남 국적의 팜

몽우엔 씨도 ldquo어릴 적부터 가수가 꿈이었을 만큼 노래를 좋아하

는데 lsquo돌곶이 노래단rsquo에서 노래를 부를 수 있어 행복하다rdquo고 말

성북문화재단

자폐성 장애를 가진 김동현 작가가 그린 작품 지하철 노선 그리기를 좋아하는 김 작가가 경주의 노선을 상상해 표현한 그림이다

18-19-중점-장애를 넘다indd 19 2014-04-11 오전 14418

21-도비라indd 12 2014-04-11 오전 14459

기획특집

실력과 열정으로 뭉친

ldquo나는 여성 과학기술인이다rdquo

경제활동에 참여하는

여성들이 늘어나고 있지만

과학기술 분야에

종사하는 여성을 찾기란

쉽지 않습니다

기술middot공학middot과학 분야는

남성적 영역이라는 인식이 여전하고

결혼과 출산 육아 등으로

경력이 단절되는 경우도 많기 때문입니다

  

과학기술 분야에서

활약하거나 경력 단절에서 돌아온

여성 과학기술인들을 만났습니다

이들은 하나같이 여성의

섬세함과 친화력이

한국 과학 발전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다고 말합니다

과학기술 분야에서

여성들의 활약이

더욱 많아지기를 기대합니다

일러스트middot이철원

21-도비라indd 13 2014-04-11 오전 14502

22 2014414 위클리 공감

ldquo여 성과학기술인 육성은 국가적 과제이다rdquo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해 8월 열린 국제여성과학기술인

대회(BIEN 2013)에서 한 말이다 박 대통령은 ldquo여성의 섬세한 감

성과 기술은 창조경제의 중요한 자산rdquo이라며 ldquo능력 있는 여성 인

재들이 출산과 양육 때문에 꿈을 포기하지 않고 경력 단절이 발

생하지 않도록 적극 지원하겠다rdquo고 약속했다

창조경제를 이끌 핵심으로 꼽히는 여성과학기술인의 사회활

동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남성에 비

해 여전히 낮은 수준이며 짧은 근속기간에 이직이나 퇴직하는

경향도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미래창조과학부(이하 미래부)에 따르면 2012년 말 기준으로

공공 연구기관과 대학 기업연구소 등 과학기술계에 진출해 있는

여성은 4만2323명으로 전체 과학기술인의 190퍼센트인 것으로

조사됐다 전년도 여성과학기술인의 재직 비율보다 16퍼센트포

인트 늘어난 수치다 2012년 신규 채용된 여성과학기술인은

5651명으로 과학기술계 전체 취업자의 246퍼센트를 차지했다

여성과학기술인 재직middot승진middot보직자 비율 증가 추세

여성과학기술인들이 연구소장이나 책임연구원 등 기관에서 보

직을 받은 사례도 소폭 늘었다 2012년 말 기준으로 주요 보직을

가진 여성과학기술인은 2134명으로 전년에 비해 01퍼센트포인

트 늘었다 전체 보직자 가운데 70퍼센트였다

여성 보직자 비율은 2006년 이후 07퍼센트포인트 증가했으

며 2008년 이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승진자 비율은 전년

보다 11퍼센트포인트 오른 118퍼센트(1216명)로 집계됐다

연구과제 책임자의 여성 비율도 비슷한 경향을 보였다 연구과

제 책임자 규모는 8915명으로 전년 대비 07퍼센트포인트 증가

해 2201명(78퍼센트)에 달했다

고학력 여성과학기술인 육성도 성과를 보이고 있다 이공계

대학 입학 여학생 비율은 2006년 이후 등락을 반복하다 최근 2

년 연속 감소했으나 2008년과 비교하면 04퍼센트포인트 증가

한 270퍼센트를 기록했다 대학교 이공계 전공분야 여학생 수는

22만6692명으로 전체 학위과정 학생의 284퍼센트를 차지했다

눈여겨볼 것은 석middot박사 등 고학력 여성과학기술인이 늘어나

고 있다는 점이다 2012년 말 기준으로 이공계 전공 석사 학위과

정 졸업자는 5656명으로 전년 대비 293명(54퍼센트) 박사 학

ldquo여성의 감성middot기술은 창조경제 자산rdquo박근혜 대통령 ldquo출산middot양육으로 꿈 포기 않고 경력단절 없도록 적극 지원rdquo

과학기술 여성파워시대기획특집

자료middot미래창조과학부

여성과학기술인 전체 재직현황(2009~2012)

2009

총 33991명

19934

14057

2010

총 36360명

19526

16834

2011

총 37688명

20747

16941

2012

총 42323명

21708

20615

106

173

311

173

308

174

312

190

333

114 112130

비정규직 여성정규직 여성 정규직 여성

전체 과학기술인 중 여성 비율비정규직 여성

22-23-기획-총론indd 22 2014-04-11 오전 14621

위클리 공감 2014414 23

위과정 졸업자는 1127명으로 전년 대비 58명(54퍼센트) 늘어

났다

수적인 증가세에도 불구하고 여성과학기술인은 기관 유형에

관계없이 근속기간 3년 미만의 단기 이middot퇴직 경향이 높았다 민

간 기업연구소와 이공계 대학은 3년 미만 이middot퇴직 비율이 각각

564퍼센트와 552퍼센트에 달했고 공공 연구기관도 329퍼센

트로 전체 이middot퇴직자 중 큰 비중을 차지했다

이처럼 여성과학기술인의 사회middot경제활동 지속성이 남성에 비

해 많이 저조한 이유는 여성과학기술인 롤모델 부재와 결혼 이후

생애주기로 인한 경력 단절 때문이다

ldquo일과 가정 양립시킬 수 있는 환경 조성에 노력rdquo

실제 과학기술인으로서 전문성을 갖추기 위해서는 학부 과정 4

년과 석middot박사 과정 5~7년을 거쳐 외국유학까지 일반적으로 10

년 이상의 시간이 필요하다

결국 평균 나이 32~35세가 되어 결혼 적령기를 넘어서게 되

고 가임 가능성도 상당히 감소한다 여성으로서의 삶과 과학기

술인으로서의 전문성이라는 양갈래 길에서 고학력 여성과학기

술인들의 고민은 커질 수밖에 없다 박 대통령이 경력단절 여성

의 지원을 강조한 이유이다

현재 정부는 미래부 산하 한국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를 통

해 여성과학기술인들을 위한 다양한 지원프로그램을 개발 제공

하고 있다

미래창조과학부 미래인재기반과 정동준 사무관은 ldquo여성과학

기술인들의 신규 채용 및 보직middot승진자 비율이 증가한 것은 매우

바람직하다rdquo며 ldquo더욱 많은 여성과학기술인들이 일과 가정을 양립

시킬 수 있는 환경에서 연구하도록 제도적 지원을 다하겠다rdquo고 말

했다 글middot최재필 기자

한국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

여성과학기술인 육성과 지원의 첨병 역할

여성과학기술인 육성과 지원의 첨병은 미래창조과학부 산하 재단법인

한국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WISETmiddotCenter for Women in Science

Engineering and Technology 이하 위셋)이다

2011년 출범해 올해로 3년째를 맞는 위셋은 여성과학기술인을 위한

정책 및 기획기능 수행은 물론 여성과학기술인의 전 생애주기에 걸친

통합 지원을 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여성과학기술인 지원사업인 lsquo4W

사업rsquo이다 4W 사업은 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WIST) 여성과학기술

인middot여학생 멘토링 프로그램(WISE) 여학생 공학교육선도대학지원사업

(WIE) 여성공학기술인력양성사업(WATCH21)이다

특히 위셋은 여성과학기술인 양성을 위해 다양한 사업을 추진한다

신진과 경력 여성과학기술인력 지원 사업 중middot고middot대학교의 이공계 여

성인재 육성 사업 등이 주요 내용이다

이를 위해 공학분야 진학 촉진을 위한 여학생 공학주간 행사를 전국

적인 규모로 운영하고 있고 여대학(원)생 공학연구팀제와 멘토링 펠로

우 프로그램을 통해 이공계 여성들을 위한 창의적인 경험도 제공한다

또한 프로그램 형태였던 위셋 아카데미를 사업화시켜 좀 더 체계적

으로 운영한다 2월부터 시작된 위셋 아카데미는 올해 과학기술 분야

여성 일자리 창출을 목표로 대학생 미취업자 경력단절여성 비정규직

등 이공계 여성 3500명 교육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아카데미 운영내용

은 경력단계별로 3단계 주기(경력단절 복귀rarr경력도약 성장rarr리더양

성)로 나눠 짜여졌다

진로진학상담교사협의회와 업무협약(MOU)을 맺어 전국 진로진학

상담교사를 통해 이공계 분야에 대한 기회를 알리고 특히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가진 여성과기인을 위해 글로벌 스타트업(Start-up) 과정을

지원할 계획도 갖고 있다

이밖에도 고용기관과 구직자 사이의 중개 네트워킹 기회 제공과

일middot가정 양립 운영모델 개발 벤처와 협동조합 설립 지원 사업 등 여성

과학기술인의 역량 함양을 위한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과 네트워킹 기

회도 제공한다

문의 02-6411-1000 wwwwisetr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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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2014414 위클리 공감

대 전시 유성구에 본부를 둔 국방과학연구소는 국내 유일의

국방연구개발 전문기관이다 주성진(50) 박사는 국방과학

연구소의 제1호 여성 연구원이다

ldquo운이 좋았어요 대학 졸업 무렵 남자 동기들이 병역특례기관

인 국방과학연구소에 지원하는 모습을 보고 함께 지원했는데

동기들은 군대 보내고 제가 들어오게 된 거예요 하하rdquo

주 박사를 국방과학연구소 인근 대전국립현충원의 호국장비

야외전시장에서 만났다 전시장의 구형 전투기와 초계기 등의 모

습은 지금의 국방과학연구소 이미지와 대조적이다 자주국방을

목표로 1970년 설립된 국방과학연구소는 우리의 국방과학기술

수준을 세계 230여 국가 중 10위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데 중추

적 역할을 해 왔다

한양대 수학과를 졸업한 주 박사는 1989년 2월 연구소에 입

소 그간 국무총리 표창 여성과학자상 국방부 장관 표창 방위

사업청장 표창 국방과학상 등을 수상했다

ldquo대부분의 무기체계 관련 연구는 수많은 연구원의 협력으로

개발됩니다 그 과정에서 수상도 하게 된 것이죠rdquo

국방과학연구소는 대덕특구의 30개 정부출연연구기관 중 유

일한 국방부 산하 기관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덕특구에서

가장 여성친화적인 연구기관으로 꼽힌다 그 중심에는 주 박사를

중심으로 한 여성 연구원들의 적극적인 활동이 있었다 약 3천명

의 국방과학연구소 직원 가운데 여성이 약 300명이고 이 중 100

명 정도가 연구원이다

ldquo제가 연구소에 들어왔을 때에는 여자화장실이 없는 건물도

있었지만 지금은 새로 건물을 지을 때 모성보호실을 어디에 둘

지부터 고려할 정도로 여성친화적인 기관으로 변모했습니다rdquo

국방과학연구소는 2008년 4월 여성개발위원회를 정식 조직

으로 구성해 이 위원회를 중심으로 일middot가정 양립을 위한 활동을

과학기술 여성파워시대 국책기관 연구직기획특집

추진해 왔다 그간 대전 본부 내에 7개의 모성보호실을 설치했으

며 남성 직원을 위한 lsquo배우자 출산휴가제rsquo 도입을 이끌었다

또한 대전시 초middot중middot고교를 대상으로 과학특강 이공계 여대생

과의 멘토링 활동 연구소 내 경력 멘토링 활동 등을 추진했다

주 박사는 대한여성과학기술인회 수석총무 등 외부활동을 통해

서도 여성친화적인 연구개발 환경 조성에 힘쓰고 있다

ldquo대덕특구 내 10여 개 연구원 대표들이 월 1회 정기적으로 모임

을 갖고 여성친화적인 연구환경 조성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고 있

습니다 어떤 때에는 벤치마킹을 하면 쉽게 풀리는 일도 있어요rdquo

그는 lt누가 뭐래도 우리는 간다 이공계를 지망하는 여학생

을 위한 여성과학자 20인의 멘토링gt에 공저자로 참여(2010년)하

는 등 이공계 여대생들의 멘토로 활발히 활동해 왔다 그 역시 같

은 연구단지 연구원이던 남편과 결혼해 아들 둘을 키우면서 일

을 병행하는 어려움도 적지 않았다고 했다

ldquo똑같은 말을 해도 여자라서 그러나 하는 시각도 있었고 여자

를 출장 보내도 괜찮을까 하는 걱정도 있었지요 아직도 이공학

분야에서 여성은 소수에 해당합니다rdquo

ldquo위기가 기회 일단 하고 본다rdquo가 첫번째 신조

주 박사는 이공계 여대생들에게 멘토로 활동하며 가장 많이 들

려주는 말이 ldquo신조를 가져라rdquo라고 했다 그의 첫번째 신조는 lsquo위기

가 기회rsquo이다 주 박사는 원래 고교 때 문과였다가 너무나 수학 공

부가 하고 싶어 수학과를 지원했다 그런데 막상 대학에 가니 수

학2와 물리를 배우지 않아 애를 먹었다 이를 밤샘 공부로 극복

했다 그랬더니 오히려 동기들보다 실력이 나아지더라는 것이다

ldquo연구소 선택도 일종의 위기였어요 어릴 때부터 장난감 무기

를 갖고 놀고 군 복무를 해야 하는 남자들에게 무기는 lsquo본능rsquo에 가

까웠지만 여자인 저는 일일이 공부하고 외워야 했으니까요 하

ldquo국방기술 발전에 기여하는 보람 가져rdquo국방과학연구소 첫 여성 연구원 주성진 박사 ldquo신조를 갖고 넓은 눈으로 도전하라rdquo

24-25-기획-주성진indd 24 2014-04-11 오전 14718

위클리 공감 2014414 25

김성

태 기

지만 그걸 공부로 극복하니 상도 받고 자리를 찾게 되더군요rdquo

이와 함께 lsquo이건 죽어도 아니다가 아니라면 일단 해 본다rsquo 그리

고 lt채근담(菜根譚)gt의 한 구절인 lsquo독수리는 조는 듯이 앉아 있

고 호랑이는 앓는 듯이 걷는다(응립여수 호행사병 鷹立如睡

虎行似病)rsquo를 신조로 꼽았다

ldquo독수리와 호랑이는 나는 것 걷는 것의 왕인데도 평소 모습은

초라하지요 이를 통해 두 가지 교훈을 얻는데 하나는 평소 내가

발톱 세우고 이빨 보이면 친구가 없다는 의미이고 또 다른 의미

는 남 역시 겉은 초라해 보여도 그 안에 독수리와 호랑이의 위엄

을 갖고 있을 수 있다는 교훈입니다 이 말에 학생들이 많이 공감

하더군요rdquo

여성 불모지에서 이 같은 깨달음을 얻으며 자신의 영역을 구

축해 온 주 박사는 현재 대외협력실장을 맡고 있다

ldquo최근 국방연구개발의 패러다임이 민간 참여 개방형 연구개발

을 지향하고 도전적middot창의적인 신기술 개방을 추진하는 방향으

로 바뀌고 있습니다rdquo

국방과학연구소는 지난 40년간 보이지 않는 곳에서 국방의 초

석을 닦았을 뿐 아니라 390여 개의 국방 기술을 민간과 방위산

업체로 이전하여 1조1200억원의 부가가치를 창출했다 주 박사

는 대외협력실장으로서 오는 5월 31일 경기도 일산 킨텍스에서

민군기술협력 페스티벌과 연계해 열리는 국방기술거래장터

(DTiMS) 게재 기술을 활용한 lsquo청년창업 경진대회 및 사업화 아

이디어rsquo 사업 진행도 맡았다

ldquo이공계 여대생뿐만 아니라 모든 남녀 지원자들에게 하는 말

이지만 우리 연구소에는 문middot이과 모든 전공자가 일하고 있습니

다 다른 연구소들도 lsquo정보rsquo나 lsquo한의학rsquo 등 이름이 붙는다고 관련

전공자만 선발하는 게 아니니 시야를 넓게 가지고 도전하기 바랍

니다rdquo 글middot박경아 기자

국방과학연구소의 첫 여성 연구원인 주성진 박사는 자신의 연구가 국가 안보에 보탬이 됐다는 것에 보람을 느낀다며 여성 이공계인들에게 소신을 갖고 넓은 눈으로 연구기관에 도전해 볼 것을 조언했다

24-25-기획-주성진indd 25 2014-04-11 오전 14722

26 2014414 위클리 공감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뇌과학연구소 신경과학연구단

의 허여울(31) 박사는 올해 2월 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

(UST)를 졸업한 젊은 과학자다 박사후 과정을 밟으며 이제 막

과학자로서의 첫발을 내디딘 그에게 최근 좋은 소식이 날아들었

다 미국 해양생물연구소(MBL)가 주관하는 lsquo그라스 펠로우십

프로그램rsquo에 선발된 것이다 MBL은 55명의 노벨상 수상자를 배

출한 세계적인 비영리 사립연구소다

MBL 그라스 펠로우십은 신경과학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두

각을 나타내는 소수의 젊은 연구자들을 글로벌 석학들과 연결해

네트워크를 구축토록 하고 실험실을 직접 운영하는 기회를 제공

하는 프로그램이다 우수한 인력에게 체계적인 프로그램을 제공

할 뿐 아니라 체류비와 연구 비용 일체를 지원하는 것으로 유명

하다 전 세계 지원자들 가운데 매년 10명 안팎의 연구자만 선발

하는 이 프로그램에 국내 석middot박사 출신이 선발된 것은 이번이 처

음이다

허 박사는 ldquo지난해 MBL 교류프로그램에 참여했을 때 그라스

펠로우십 프로그램에 대해 처음으로 알게 됐다rdquo며 ldquo직접 실험실

을 구성해 주도적으로 연구할 수 있고 세계적인 연구자들과 교

류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어 기쁘다rdquo고 말했다 그는 ldquo3개월이

라는 비교적 짧은 기간 동안 수행하기에 의미 있는 프로젝트를

한국에서는 건강식품으로 분류되는 오미자차 인삼차 등 건강보

조식품을 일본에서 판매하기 위해서는 약사법에 의한 제조middot판

매middot수입 면허 및 허가middot승인이 필요하다 일본의 복잡한 수입 및 허가 절

차로 인해 많은 한국업체들이 오미자차 인삼차 수출을 포기하고 있다

(위생 및 식품 검역조치 사례)

허여울 박사는 5월부터 3개월 간 세계적인 석학들과 함께 신경과학 연구에 매진할 계획이다

과학기술 여성파워시대 세계로 나아가다기획특집

ldquo섬세하고 꼼꼼함과학분야엔 장점rdquo

KIST 허여울 박사 국내파 박사 최초 미국 해양생물연 구소 lsquo그라스 펠로우십rsquo 뽑혀

26-27-기획-허여울indd 26 2014-04-11 오전 14803

위클리 공감 2014414 27

제시한 것이 주효했던 것 같다rdquo고 덧붙였다

허 박사는 박사학위 과정 중 관심을 가진 통증 관련 연구를 주

제로 제안서를 작성했다 그는 오는 5월부터 8월까지 MBL에서

대뇌 피질 내에 있는 다양한 신경세포들 중 통증 감소와 관련된

세포의 종류를 밝히는 일을 하게 된다

허 박사는 ldquo세포들이 특정 자극에 어떻게 반응하는지 알아보

고 특정 자극이 통증의 감소를 가져오는 작동 메커니즘을 규명

하는 연구를 진행할 예정rdquo이라며 눈을 반짝였다

ldquo고교 졸업 무렵엔 이공계 기피현상에 진로 고민도rdquo

허 박사는 국내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미국 오하이오주 그린넬대

학에 진학해 생화학을 전공했다 사람이 어떻게 생각을 하게 되

는지 그 원리가 궁금해 관련 수업을 수강한 것을 계기로 신경과

학 분야의 길로 접어들었다 그는 ldquo생물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화

학 공부가 필수라는 말에 기초과학 분야인 생화학을 전공으로

택했다rdquo며 ldquo반면 신경과학은 수학middot물리middot생물middot기계 등 학생들의

출신 전공이 저마다 다를 정도로 광범위한 융합적인 영역이라 흥

미로웠다rdquo고 말했다

학부를 마친 후 한국으로 돌아와 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

석middot박사 통합과정에 진학했다 주변 유학생들이 주로 해외 석middot박

사 과정을 선호하는 것과 달리 국내 대학을 선택한 것이다 허 박

사는 ldquoUST 신경과학 전공의 경우 커리큘럼과 강의의 질이 해외

석middot박사 통합과정과 견줄 만하도록 짜임새 있게 짜여져 있다rdquo며

ldquo여러 연구원들로 이루어져 있는 학교인 만큼 다른 전공의 학생

들과 교류를 장려하여 타 전공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요즘에

화두가 되는 융합연구를 진행하기에 유리한 면이 있다rdquo고 말했

다 국가 연구소인 만큼 최신 연구장비가 잘 갖춰져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었다

한국에서 대학을 나왔다면 lsquo02학번rsquo이었을 그는 ldquo고등학교를

졸업할 당시 학생들의 이공계 기피현상이 심해 진로에 대한 고민

도 많았다rdquo고 말했다 어려운 연구 환경과 과학자에 대한 인식 부

족이 가장 큰 문제였다 그는 ldquo아직까지 의사나 다른 전문직에 비

해 과학자에 대한 대우가 좋지 않은 게 국내 현실rdquo이라며 ldquo기초

학문을 연구하는 과학자들이 자부심을 갖고 일할 수 있도록 환

경이 개선됐으면 좋겠다rdquo고 말했다

어려운 현실과 달리 성별을 떠나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기에 과

학만큼 객관적인 분야도 없을 것이라는 게 허 박사의 생각이다

그는 ldquo과학의 긍정적인 면 중 하나가 세계 어느 나라 사람과도 과

학이라는 관심 분야 하나로 교류하고 공동 연구를 할 수 있다는

점rdquo이라며 ldquo국적이나 나이 성별로 차별당할 일이 없다rdquo고 말했

다 그는 ldquo오히려 여성 특유의 섬세함과 꼼꼼한 일 처리 능력이

과학에 있어서는 장점으로 작용할 때가 많다rdquo고 덧붙였다

허 박사는 MBL 파견을 앞두고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그는

ldquo책임자급 연구원이 되기 전에 스스로 계획을 세워 연구할 기회

가 생겨 기쁘다rdquo며 ldquo이번 펠로우십 경험과 네트워크를 잘 활용해

앞으로도 계속 미지의 세계인 신경과학 분야에서 인류에 도움이

되는 연구 성과를 내고 싶다rdquo고 포부를 밝혔다

올 여름 세계적인 연구소에서 연구에 매진할 생각에 들뜬 그

는 lsquo여성rsquo이나 lsquo국내 최초rsquo라는 타이틀을 제하더라도 충분히 빛나

는 과학자의 모습 그대로였다 글middot허정연 사진middot지미연 기자

KIST 허여울 박사 국내파 박사 최초 미국 해양생물연 구소 lsquo그라스 펠로우십rsquo 뽑혀

26-27-기획-허여울indd 27 2014-04-11 오전 14806

28 2014414 위클리 공감

과학기술 여성파워시대 ITmiddot문화 융합 시도기획특집

서울대 라틴아메리카연구소의 백미숙 문화기획팀장은 통신

기술 개발의 선구자다 1980년대 중반 대덕연구단지에서

유선전화 교환기를 개발한 것을 시작으로 이동통신 화상통신

데이터통신 무선랜 공유기에 이르기까지 20여 년 넘게 통신장

비 개발을 주도해 왔다 백 팀장의 연구를 통해 통신기술 분야에

등록돼 있는 특허만도 7건이다 2011년부터 그는 오랜 꿈이었던

문화기획을 맡아 IT연구 경험을 살려 문화와 융합하기 위해 새롭

게 도전 중이다

그의 첫 연구 성과인 전전자교환기(TDX-10)는 각 가정에 유

선전화 공급을 늘리는 데 큰 기여를 했다 전전자교환기는 쉽게

말해 통화할 수 있게 연결해 주는 컴퓨터로 교환기 개발 전인

1980년대 초반만 해도 국내 기술이 없어 미국middot스웨덴 등의 수입

통신장비에 의존해야 했다 백 팀장은 대덕연구단지 연구원으로

국산 교환기를 개발하는 데 참여해 성공했다 그는 ldquo국산 교환기

개발로 유선전화를 어느 집에서나 쓸 수 있게 돼 자긍심도 있었

다rdquo고 말했다

10여 년 넘게 대덕연구단지에 있다가 1997년부터 2006년까지

대기업과 벤처기업 등을 거치며 통신기술 연구에 매진했다 휴대

폰이 막 상용화될 무렵인 1990년대 후반 현대전자(현 SK하이닉

스)의 책임연구원으로 이미 화상통신과 데이터통신용 핵심망 개

발을 마쳤다 벤처기업인 아이피원에서는 국내 처음으로 무선랜

공유기를 개발하는 데 성공해 KT에 납품하기도 했다 그 덕분에

아이피원은 매출 150억원 직원 수 50여 명의 회사로 성장했다

백 팀장은 ldquo통신기술은 빠르게 변하기 때문에 늘 현재 쓰는 기술

보다 한 발 앞서 고민해야 했다rdquo고 말했다

오랜 연구 성과로만 보면 과학자가 천성인 것 같지만 원래 그

의 꿈은 예술가였다 머리 속의 생각을 마음대로 그려낼 수 있는

화가를 꿈꾸던 무렵 부모님의 반대로 미대 진학은 포기해야 했

ldquo여성인 것을 잊으라 프로정신을 가지라rdquo서울대 라틴아메리카연구소 백미숙 문화기획팀장 ldquo못 이룬 예술가의 꿈이 보여요rdquo

지미연 기자

ldquo현 시대에 가장 필요한 것을 생각하고 만들어내는 게 과학자의 매력이에요rdquo 백미숙 팀장은 20여 년 넘게 통신기술을 연구한 베테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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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 공감 2014414 29

다 ldquo어릴 때 백화점의 쇼윈도를 보며 저 공간에 이야기를 입히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때부터 이미 문화에 관심이 많았던

거죠 벤처기업을 그만둔 후 미국 맨해튼에 갔더니 거리 문화가

흥미로웠습니다 그런 걸 보면서 문화와 IT를 접목하고 싶은 마

음이 들었어요rdquo

인사동 홈페이지 만들며 ITmiddot문화 융합 가능성 느껴

인사동 홈페이지(wwwhiinsacom)를 만든 것은 ITmiddot문화를 융

합하려는 첫 시도였다 문화 강좌를 듣고 축제 기획을 하며 경험

을 쌓다가 우연한 기회에 홈페이지 제작을 맡게 됐다 서울 인사

동을 하나의 브랜드로 만들기 위해서는 정보를 모아놓은 홈페이

지가 필요하다는 생각으로 진행한 프로젝트였다 그의 IT연구 경

험이 강점이 됐다 홈페이지 제작을 마친 후 지난해 종로구청으

로부터 공로상도 받았다

ldquo기술만 알면 사무적인 홈페이지가 되는 경우가 많고 문화만

잘 알면 적재적소에 기술을 활용하기 어렵잖아요 문화와 기술

두 가지를 모두 이해하고 있어서 재미있었어요 lsquo이 정보는 이쯤

에서 찾게 하면 좋겠구나 이 콘텐츠는 이런 방법으로 보여주면

흥미롭겠구나rsquo 하며 홈페이지를 만들 수 있었죠 잘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았을 때 ITmiddot문화 융합에 대한 가능성을 느낄 수 있었

어요 뿌듯했죠rdquo

IT 기술을 기반으로 문화를 생생하게 알리는 것이 백 팀장의

목표 중 하나다 그래서 증강현실이나 가상현실에 관심이 많다

현재는 서울대 라틴아메리카연구소에서 문화기획을 맡고 있다

언젠가는 생생하게 문화체험을 할 수 있도록 증강현실이나 가상

현실 등의 기술을 문화체험용 웹에 구현해 보고 싶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여성 과학자를 꿈꾸는 후배들에게 백 팀장은 ldquo여성인 것을 잊

으라rdquo고 당부했다 ldquo연구를 하다 보면 야근middot밤샘작업middot출장 등이

많아요 여성이 하기 힘든 부분이 분명 있죠 하지만 여성이기 이

전에 프로정신을 갖고 전문가가 되어야 합니다 여성이 아니라 일

하는 사람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뛰어들어야 성과를

낼 수 있죠rdquo 실제 그가 연구했던 한 팀의 경우 16명 중 15명이 남

성이었던 적도 있었다 하지만 백 팀장은 ldquo아이를 함께 돌봐야 해

서 힘들었지만 야근도 밤새는 일도 동료들보다 더 많이 하려 노

력했다rdquo고 말했다

그는 ldquo과학자로 성공하는 데 여성이 갖는 장점도 많다rdquo고 덧붙

였다 그 중 하나로 lsquo직감rsquo을 꼽았다 ldquo연구하면서 여성이 갖는 직

감이 장점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남성은 웬만큼 결과

가 보여야 판단하는 데 비해 여성은 상황의 맥락과 뉘앙스 등을

감지해 연구방향 수정 등에 대한 판단을 빨리 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대개의 여성이 남성보다 섬세하기 때문에 갖는 장점

이죠rdquo

그러면서 과학자가 되더라도 과학뿐 아니라 lsquo융합rsquo을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의료나 건축middot예술middot문화 등 다양한 분야와 과

학이 융합할 때 시너지를 낸다는 것이다 ldquo호기심을 가지고 다양

한 분야를 살펴봐야 합니다 궁금증이 많아야 해요 중요한 것은

호기심에 머무르지 않고 해결 방안까지 같이 고민해야 한다는 점

입니다 정보를 많이 얻고 이를 토대로 분석하는 습관을 길러야

합니다rdquo 글middot남형도 기자

백미숙 팀장이 2012년 만든 인사동 홈페이지(wwwhiinsacom) 초기 화면 1초 간격으로 바뀌는 인사동 사진을 전면에 시원하게 배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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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2014414 위클리 공감

ldquo그 때만 해도 금세 (직장을) 얻을 수 있을 거라 lsquo착각rsquo했지

요rdquo 이화여대 컴퓨터공학과 변해선(38) 연구교수는 요

즘 말로 lsquo경단녀(경력단절 여성의 줄임말)rsquo였다 연년생 두 아이를

키우는 엄마의 삶은 공학관 연구실의 작은 컴퓨터와 집뿐이다

ldquo아이를 둘 키워보면 전혀 다른 세계를 만나게 될 거예요rdquo 변 교

수는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의 지원으

로 복직에 성공하면서 두 마리 토끼를 잡고 있는 lsquo슈퍼 맘rsquo이다

고등학생 시절 컴퓨터 활용이 재미있었다는 변 교수는 소프트

웨어 전문가를 꿈꾸며 하루 9시간 이상 모니터 화면과 씨름했다

대학에 들어가서도 꾸준히 그 길만 고집했다 여성이라 불리하다

는 생각도 전혀 없었다 ldquo제가 학교를 다니던 1990년대 중반만 해

도 한창 인터넷 붐이 일었고 컴퓨터 업계에서는 경쟁력이 있었어

요rdquo 그래서 항상 lsquo하면 되겠구나rsquo 싶은 자신감이 있었다 딱 출산

전까지는 그랬다

박사학위를 받기 이틀 전 첫아이를 낳았다 변 교수는 이때부

터 모든 삶이 계획과는 다르게 흘러가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는

꾸준히 해 왔던 연구를 쉬면 도태된다는 생각에 산후조리 2개월

만에 lsquo박사후 연구원rsquo이 되었다 ldquo생후 3개월도 안 된 아이를 어린

ldquo아이들이 자랑할 엄마과학자 돼야죠rdquo변해선 이화여대 컴퓨터공학과 연구교수 ldquo참 어렵게 이 자리에 돌아왔어요rdquo

지미연 기자

한국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의 lsquo여성 과학인 경력복귀지원 사업rsquo을 통해 현업에 돌아온 변해선 교수는 ldquo(경력단절 기간 동안) 급변하는 IT 분야에서 어린 친구들이나 해외 박사들이 많아 쉽게 뒤처질 수 있다는 생각에 조급했다rdquo고 말했다

과학기술 여성파워시대 경력단절 딛고 복귀기획특집

오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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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 공감 2014414 31

이집에 맡기기 시작했어요rdquo

하지만 첫째를 출산한 지 8개월 둘째가 lsquo덜컥rsquo 생겨 버렸다 연

구 논문을 구상하기도 벅찬 시간 점점 무거워지는 몸을 이끌고

연구와 육아를 감당하기가 어려워졌다 임신 6개월째 그는 연구

실을 떠났다 박사후 연구원 1년차였다 ldquo떠날 때만 해도 금세 복

귀할 수 있을 줄 알았지요rdquo

연년생 두 아이의 육아는 그에게 lsquo충격적rsquo이었다고 한다 ldquo한 아

이만 키우는 것과는 완전히 달랐어요 새벽에 일어나 둘째에게

우유를 타주고 기저귀 갈아주고 첫째 옷 갈아입히고 그렇다고

(아이가) 인형처럼 가만히 있나요 한창 움직이면서 시리얼 엎고

어지럽히고hellip 잠깐 안 보는 새 연구 중인 모니터 앞에서 키보드

를 쿵쿵 두들기고 있질 않나 매일이 아찔했죠rdquo

한국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 덕에 연구현장 복귀

연구실이 그리워졌다 하지만 공백은 컸다 여기저기 지원해 봤지

만 계속 고배를 마셨다 그렇게 1년 2개월의 시간이 흘렀다 변 교

수의 세부 전공인 컴퓨터 네트워크 분야는 점점 길이 좁아졌다

그는 ldquo특히 IT분야는 워낙 급변하는데다 어린 친구들이나 해외

박사들이 많아 쉽게 뒤처질 수 있다는 생각에 조급한 마음도 있

었다rdquo며 ldquo막막하고 답답하고 불안한 시간이었다rdquo고 회고했다

그러던 어느날 메일이 도착했다 한국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

터(WISET)에서 lsquo2013 여성 과학인 경력복귀지원 사업rsquo을 한다는

모집공고였다 2012년에 시작한 이 사업에는 대학연구원 모집도

포함됐다 간절한 마음으로 지원서를 썼다 ldquo합격 통보를 받고 정

말 기뻤지요 공부했던 모교인데다가 일과 육아 두 마리의 토끼

를 잡을 수 있는 환경이 주어진 거죠rdquo

기쁜 마음으로 모교에 복귀했지만 적응은 쉽지 않았다 연구

와 육아를 병행하는 일은 생각보다 만만치 않았다 오히려 극심

한 우울증을 겪어야 했다 부부싸움도 늘고 엄마로서 해서는 안

될 생각까지 했다고 한다 포기하고 싶은 순간 변 교수는 오기가

생겼다 퇴근 후 밤 9~10시에 아이를 재워놓고 새벽 1시에 알람

을 맞춰 뒀다 쪽잠을 자고 일어나 연구에 몰입했다 ldquo경쟁에서

뒤처져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점점 커지더라고요rdquo 그는 이런 각

고의 노력 끝에 지난해 11월 교육부에서 주관한 lsquo리서치펠로우

프로젝트(모바일 클라우드 컴퓨팅 상호작용 지연 최소화를 위한

복합프레임워크 개발)rsquo를 맡으면서 연구교수가 됐다

요즘의 꿈은 두 가지다 ldquo연구자로 우리나라 소프트웨어 분야

에 기여할 수 있는 연구 실적을 내는 거죠 지금 실험이 마무리

단계에 있고요 조만간 논문을 발표할 예정입니다rdquo 그는 연구 이

야기를 하면서 커다란 눈을 반짝였다 두번째 꿈은 더 인상적이

었다 ldquo아이들에게 자랑스러운 엄마가 되는 거요 나중에 커서 아

이들이 lsquo우리 엄마는 과학자rsquo라고 자랑스러워할 수 있었으면 좋겠

어요rdquo 글middot박지현 기자

한국여성과학기술인 RampD 경력복귀지원 사업이란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가 출산middot육아 등으로

경력이 단절된 이공계 출신 여성(여성과학기술인)에 대해 다시 연구 현

장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업이다 여성들이 연구 현장 복귀

를 준비할 때부터 일자리에 정착할 때까지 패키지 형태로 지원한다

재취업 역량 진단을 통한 맞춤형 준비교육과 직업상담 일자리 추천

등을 한다 지속적으로 경력을 유지middot발전시킬 수 있도록 취업 중개도

돕는다 복귀 사업의 지원 규모는 여성 과기인 1인당 2천만원 이내로 최

장 3년까지 지원된다 2012년과 2013년 두 차례에 걸쳐 여성 과학자 복

귀사업을 벌였는데 70명 모집에 153명이 몰렸다 이 사업을 통해 현장

으로 돌아온 여성 과학기술인은 2012년 39명 2013년 58명이었다 이

들은 지금까지 국내외 학술지 논문 30편과 특허출원 9건을 내는 등 두

드러진 성과를 보이고 있다

문의 02-6411-1011~2 wwwwisetrekrreturn

ldquo두 아이의 육아를 연구와 병행하는 일은 생각보다 너무 어려웠다rdquo는 변 교수는 아이들에게 자랑스러운 과학자 엄마가 되고 싶다고 했다

오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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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2014414 위클리 공감

과학기술 여성파워시대 과학과 인문학 통섭기획특집

ldquo미국 유학시절 아이가 아플 때면 유치원을 보낼 수도 내

가 학교 수업에 빠질 수도 없어 발을 동동 구른 적이 한

두 번이 아니었어요rdquo

45년간 화학을 연구해 온 황영애(68) 상명대 명예교수는 아직

도 그 시절만 떠올리면 가슴 한 편이 쿡쿡 아려온다 함께 박사과

정을 밟은 남편은 아이 문제나 집안일에 있어서 늘 뒷전에 있는

데 반해 과학자이기 전에 lsquo엄마rsquo였던 황 교수에게는 학업과 가정

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게 여간 고된 일이 아니었다

ldquo어느 분야나 일과 가정을 양립시키는 일이 쉽진 않겠지만 과

학 분야에서도 여성에게 유리한 점은 결코 없었어요 사회생활에

있어서의 문제라기보다는 결혼이나 육아로 인한 가정의 문제였

죠 혹자는 연구직이면 그래도 좀 편하지 않으냐고도 하는데 흔

히 생각하듯 하나 더하기 하나를 해서 원하는 결과가 나오는 게

아니니까요 밤새도록 실험하는 일도 잦은데 아이를 둔 엄마로서

는 쉬운 일이 아니죠rdquo

lt세계문학전집gt 읽기를 좋아하던 부끄럼 많던 여고생은 화학

수업을 하던 총각 선생님을 짝사랑하며 흥미가 생겼다 선생님이

아닌 화학과 본격적인 사랑에 빠진 건 이듬해 대학에 입학하면

서부터다

그가 대학에 입학하던 해 서울대 화학과 정원 30명 중 여학생

은 4명뿐이었다 황 교수는 ldquo그 정도면 당시로서는 적지 않은 수rdquo

라며 ldquo진로를 정하는 데 있어 여자 동기들과 선배들의 도움을 많

이 받았다rdquo고 말했다 이공계 여대생이 극히 드물던 시절 결혼middot

육아에 대한 고민을 나눌 유일한 대상은 처지가 비슷한 동료들

뿐이었다

ldquo흔히 여성 과학자의 강점으로 섬세함을 꼽는데 저는 손끝이

야물지를 못했어요 실험할 때는 꼼꼼함이 필수인데 그렇지 못해

ldquo화학에서 인생과 인문학을 보았어요rdquo황영애 상명대 명예교수 ldquo교수법에 응용해 제자들 이해 도와 보람 느껴rdquo

공부가 힘들게 느껴질 때도 많았어요 오랫동안 공부해 온 저도

그런데 학생들은 오죽할까 싶어 어떻게 하면 좀 더 쉽고 즐겁게

가르칠 수 있을까 고민했죠rdquo

그 고민의 해답은 인생에 있었다 황 교수는 화학적 원리에 인

간 관계를 대입해 강의했다 그는 ldquo과학으로서 화학을 바라보면

어렵게 느낄 수 있는 것도 인생에 빗대면 쉽게 이해되는 부분이

많다rdquo고 설명했다

ldquo과학 대중화가 곧 과학 발전rdquohellip 중middot고교 무료강의 희망

ldquo화학은 정확한 학문이에요 하나가 모자라면 상대방에게 내 것

을 내어주는 게 기본 원리죠 어느 물질 하나 무의미한 건 없어

요 가령 촉매제를 예로 들면 촉매라는 건 두 가지 물질이 반응

할 때 그걸 도와주는 물질이에요 그 반응에 적극적으로 참여하

면서도 자체 생성물을 만들지 않는 희생적인 물질이죠 제 할 일

을 묵묵히 하면서도 과시하지 않는 모습이 우리 인생에 깨달음

을 주지 않나요rdquo

lsquo화학에서 인생을 배웠다rsquo고 말하는 제자들이 하나 둘 늘어날

때마다 그의 보람도 늘었다 제자 중에는 그의 교수법을 벤치마

킹해 교단에 선 이들도 있단다 인문학적인 강연으로 과학적 이

해를 돕는 그의 수업 방식은 어찌 보면 대립각을 세우는 일로도

보인다

그러나 그는 인문학을 넘어 종교에서도 과학적 원리를 발견한

다 뒤에서 힘을 보태주는 중성자 이야기로는 lsquo겸손rsquo을 플라스마

의 산화 정신으로는 lsquo순교자의 삶rsquo을 풀어낸다 필수원소와 독성

원소는 lsquo선을 가장한 악rsquo을 제설제와 부동액은 lsquo기도와 눈물rsquo의 의

미를 이해하게 한다

ldquolsquo과학과 종교의 만남rsquo이라면 흔히 성경에 나오는 일을 과학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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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 공감 2014414 33

으로 증명하는 내용일 것이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아요 하지

만 저는 종교적 현상을 설명하거나 증명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화

학이라는 학문이 신앙을 받아들이는 데 어떻게 도움이 되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어요 인문학도 그런 의미에서 과학과 대

치 관계에 있는 것이 아니라 접점에 있는 학문이라고 생각해요rdquo

황 교수는 자신의 강의 내용을 바탕으로 lt화학에서 인생을 배

우다gt lt화학에서 영성을 만나다gt라는 책을 출판했다 그 중 lt화

학에서 인생을 배우다gt는 교육부가 선정한 우수 과학도서로 꼽

히기도 했다

그는 저서를 내는 데 그치지 않고 직접 중middot고등학교를 돌며 무

료 강의를 펼치고 싶은 소망을 품고 있다 과학의 대중화가 곧 과

학의 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믿음 때문이다

ldquo과학 그 중에서도 기초과학 분야는 정말 중요한 학문입니다

기초과학이 튼튼해야 응용 분야도 발전할 수 있죠 미래 과학의

기초를 다지는 데 제가 조금이나마 역할을 할 수 있기를 바랍니

다rdquo 글middot허정연 기자

전민

규 기

황영애 명예교수는 45년간 화학을 연구middot강의한 경험을 바탕으로 과학의 대중화에 앞장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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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2014414 위클리 공감

ldquo철커덩철커덩 삐이익~rdquo

4월 7일 오후 울산 동구 현대중공업 본사 건설장비 시험

장 바닷가 옆에 있는 시험장의 모래언덕에서 거친 기계음을 내

며 굴착기가 앞뒤로 흔들리고 커다란 굴착기 버킷(굴착기 앞부

분에 달려 있는 바구니 모양의 구조물)이 수차례 회전하며 흙을

퍼내는 작업을 한다 굴착기가 움직일 때마다 거센 모래바람에

눈을 뜨기 힘들 정도다

30여 분쯤 지나자 작동을 멈춘 굴착기의 운전실 문이 열리고

선글라스를 낀 채 스카프로 코와 귀를 둘러싸고 안전모를 쓴 운

전사가 내린다 영락없는 건설현장 남성의 모습 같지만 이 회사의

건설장비 설계 분야에서 금녀의 벽을 허문 건설장비개발1부 굴착

기 설계부의 이선경(39) 차장이다

이 차장은 남성의 전유물로 여겨지는 건설중장비 설계 분야에

서 우먼파워를 과시하는 여성 엔지니어다 2001년부터 현대중공

업에서 근무하고 있다 울산대에서 자동차공학을 전공한 그의

업무는 굴착기 설계 및 개발이다

남성 중심의 건설장비 설계를 선택한 데는 lsquo도전정신rsquo이 큰 영

향을 미쳤다 이 차장은 ldquo용도나 중량의 차이는 있지만 자동차나

건설장비의 기본 원리는 비슷하다rdquo며 ldquo여성이라서 하지 못할 것

이라는 선입견을 깨고 싶었다rdquo고 말했다

지금은 14년차의 베테랑 설계사가 됐지만 그의 도전은 처음부

터 녹록지 않았다 lsquo휠로더rsquo lsquo스키드로더rsquo lsquo카울링rsquo lsquo데칼rsquo 등 낯선 건

설장비 전문용어와 기계를 익히는 것에도 진땀을 뺐지만 육체적

피로감은 큰 고충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굴착기 설계 분야는 현장에서 굴착기를 직접

시운전해 보고 현장을 발로 뛰며 남성 작업자들을 만나 의견을

듣는 등 강도 높은 육체노동이 뒤따르는 업무 특성 탓에 여성과

는 특히 거리가 먼 영역으로 여겨져 왔다

과학기술 여성파워시대 현장에 산다기획특집

하지만 이 차장은 이런 선입견을 하나씩 깨뜨렸다 남자 동료

들에게 뒤지지 않기 위해 꾸준한 운동으로 체력을 다지는가 하

면 잦은 야근이나 출장 등에서도 특혜를 받지 않았다 더 나은

제품 개발을 위해 굴착기 운전자격증을 따내는 열성을 보이기도

했다

그는 ldquo설계실뿐 아니라 각종 현장에서 설계한 굴착기가 제대

로 움직이며 작동하는지를 직접 점검하는 등 꼼꼼하게 챙겨야

더 나은 굴착기를 만들 수 있기 때문에 운전자격증까지 따면서

스스로 굴착기 프로가 돼야 한다rdquo고 말했다

이 같은 그의 열정과 여성 특유의 섬세함middot꼼꼼함은 제품의 완

성도를 높이는 데 기여하고 있다 이 회사의 굴착기가 업계의 호

평을 얻은 데는 여성 설계자들의 역할이 컸다는 게 업계의 평가

다 이 차장의 손을 거친 lsquo굴착기 9시리즈rsquo는 세계적 베스트셀러이

다 국내에서는 수년째 부동의 1위를 지키고 있고 해외로도 꾸준

히 수출되는 제품이다

이 차장은 ldquo여성이 보는 관점과 남성이 보는 관점은 다르다rdquo며

ldquo유저 인터페이스를 제품에 완벽히 반영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의

견이 나와야 하는데 그런 측면에서 여성 설계자들이 긍정적 역

할을 한다rdquo고 말했다

ldquo동등한 대우 바라면 당당하고 용감하게 도전을rdquo

여성 설계자들은 개발 업무뿐만 아니라 현장이나 부서에서 활력

소로서의 역할도 톡톡히 한다

이 차장은 ldquo부서 내 여성 설계자가 5명인데 경직된 조직문화

에서 윤활유와 같은 작용을 한다rdquo며 ldquo갈등관계에 있는 발주처와

의 미팅에서는 부드러운 분위기를 만들어내고 친근한 표현과 여

유 있는 태도는 현장 근로자와의 관계 개선에도 큰 역할을 한다rdquo

고 말했다

ldquo섬세함 살려 최고 굴착기 만들어야죠rdquo현대중공업 건설중장비 설계 이선경 차장 ldquo현장을 발로 뛰느라 육체노동 강도 세요rdqu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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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 공감 2014414 35

지미

연 기

하지만 남성 중심의 조직에서 힘든 점이 없는 것도 아니다 그

는 ldquo아직까지 여성 직원의 업무능력에 대한 데이터베이스가 부족

하기 때문에 중장비 분야에 대한 여성의 이해도가 낮을 것이라

는 그리고 가정으로부터의 독립성에서도 남성에 미치지 못한다

는 선입견이 있다rdquo며 ldquo하지만 그것은 여성 스스로가 넘어야 할

산rdquo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성들이 스스로 가치관을 세우고

자신의 일에 자신감을 가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ldquo같은 월급

과 동등한 대우를 받기를 바라면서 쉬운 일만 하려고 든다면 어

떤 상사라도 중책을 맡기고 싶어하지 않을 것rdquo이라며 ldquo당당하고

용감하게 도전해야 한다rdquo고 말했다

이어 ldquo섬세하고 부드러운 여성만의 장점을 살려 건설장비 분야

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드는 것이 꿈rdquo이라며 ldquo현장에서 작업자

들과 함께 어울리며 세계 최고의 제품을 설계하고 싶다rdquo는 포부

를 밝혔다 글middot최재필 기자

현대중공업 건설장비개발1부에서 굴착기 설계를 맡고 있는 이선경 차장이 자신이 설계한 제품을 점검하고 있다

현대

중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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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2014414 위클리 공감

과학기술 여성파워시대 기술로 승부기획특집

임형미(47) 한국세라믹기술원 에코복합소재팀장은 지난

2010년부터 산업통상자원부가 추진하는 10대 핵심소재개

발(WPMmiddotWorld Premier Materials)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

다 WPM은 수송기기용 초경량 소재 친환경 스마트 표면처리 강

판과 같은 미래형 신소재들을 개발하는 프로젝트다 임 팀장은

10대 프로젝트 중 한 분야인 나노카본(탄소섬유) 사업단에서 에

너지 절감을 할 수 있는 나노복합소재를 개발하고 있다 이번 사

업단에서 몇 안 되는 여성 책임자이기도 하다 그는 ldquo최근 방열

소재가 주목받고 있는 만큼 고온에서 표면의 전기 절연성을 유지

할 수 있는 세라믹 소재를 연구한다rdquo며 ldquo정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프로젝트인 만큼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rdquo

고 말했다

세라믹은 크게 첨단세라믹과 전통세라믹으로 나뉜다 전통세

라믹은 흙이나 모래 같은 원료를 이용해 불로 구워낸 도자기나

유리 등을 말한다 첨단세라믹은 자동차와 항공우주 등 첨단 기

술을 세라믹에 접목한 소재를 말한다

한국세라믹기술원은 첨단세라믹 연구기관으로 2000년 정부

출연기관으로 출범했다 2009년부터는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기

관으로 바뀌었다 한국세라믹기술원은 에너지환경middot전자middot기초

소재 융합 분야로 나뉘어 연구하고 있다

임 팀장이 이끌고 있는 에너지소재본부 내

에코복합소재팀에서는 세라믹 원료에 해당

하는 나노입자를 더 작게 만들거나 나노입

자의 특성을 응용한 나노기술 개발에 힘쓰

고 있다

그가 2000년 한국세라믹기술원에 입사할

때만 해도 여성 과학기술 연구원은 어디에서도

ldquo나노복합소재 개발 사명감이 큽니다rdquo한국세라믹기술원 에코복합소재팀 임형미 팀장 ldquo과학기술은 가장 진실한 학문rdquo

전민규 기자

임형미 팀장은 산업통상자원부가 추진하는 10대 프로젝트 중 한 분야인 나노카본 사업단에서 책임자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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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기 드물었다 또 과학기술이라고 하면 광물 자원 등과 같은 단

일 자원을 개발하는 수준이었다 그러나 한국세라믹기술원이 출

범하면서 변화를 맞았다

각 분야에서 세라믹기술원을 찾기 시작하면서다 당시 이화여

대 화학과를 졸업하고 미국에서 물리화학 박사학위를 받았던 임

팀장은 곧바로 지원했다 입사 지원 당시 전남대와 조선대에서

lsquo박사후 연구원rsquo으로 활동하고 있던 터라 전공을 살릴 수 있는 기

회였고 합격 소식을 들었다 임 팀장은 ldquo남편이 지방에서 근무했

기 때문에 주말부부로 지내야 하는 현실이었지만 남편의 전폭 적

인 지지 속에 일할 수 있게 됐다rdquo며 ldquo남편과 14년째 주말부부 생

활을 하고 있다rdquo고 말했다

ldquo기술개발로 기업middot소비자에 도움 줄 수 있어 뿌듯rdquo

임 팀장은 지난 4월 1일 수석 연구원으로 승진했을 정도로 인정

받고 있지만 그에게도 고비는 있었다 바로 2000년 분체팀으로

입사하면서다 분체(고체 입자가 많이 모여 있는 상태의 물체를

통틀어 이르는 말)는 공학 분야로 이학 전공을 한 그에게는 어려

움이 있었다

그렇게 1년 남짓 연구에 매진하고 있던 2000년 초 당시 한국세

라믹기술원장이 세라믹을 섬유에 응용할 수 있는 프로젝트 팀을

꾸리면서 기회가 온 것이다

그는 전남대에서는 흡착제와 석유화학 공정 등에 쓰이는 첨단

신소재인 제올라이트(제올라이트는 알칼리 금속 또는 알칼리토

류 금속을 함유하는 함수 알루미늄 규산염 광물의 일종) 촉매를

조선대에서는 세라믹 코팅제를 연구했다 그는 ldquo분체팀에 들어갔

지만 전공 분야가 아니어서 힘들었는데 회사에서 복합소재 개

발 얘기를 듣고 바로 참여하게 됐다rdquo고 말했다

그 이후 나노카본 복합소재 개발에 적극 뛰어들었다 그간 성

과도 있었다 대표적인 연구 성과물은 난연제(플라스틱의 내연소

성을 개량하기 위해 첨가하는 첨가제) 개발이다 예를 들어 지하

철 화재 시 인명 피해가 많은 이유는 유독가스로 인한 질식사 때

문으로 난연제 개발도 유독가스를 줄일 수 있는 방안이 된다 전

선소재도 나노입자 크기(한 변의 길이가 1천만분의 1미터 이하)의

무기물을 고르게 분사시키고 불에 잘 타지 않는 성질의 난연제

를 결합시키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임 팀장은 ldquo나노물질의 입자 크기는 눈에 보이지 않지만 나노

기술은 우리의 건강과 환경 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요한 기

술rdquo이라고 말했다

또 기업과 협업해서 개발한 연구도 있다 기술원은 개인 연구

개발도 중요하지만 기업이 필요로 하는 기술도 개발한다 그는

ldquo기술 개발을 하면 기업들에 기술을 이전하기도 하지만 자체 예

산이 많지 않아 예산 확보를 위해 기업이 의뢰한 기술을 협업해

개발하는 프로젝트가 많다rdquo고 말했다

대표적인 것 중 하나가 2012년 LG전자와 함께한 휴대폰 유리

기판 표면온도 저감용 코팅제 연구다 휴대폰을 오래 사용하다

보면 휴대폰이 발열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발열을 줄이기 위한

기술 연구를 LG전자가 의뢰하면서 연구에 매진해 발열을 줄일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현재는 LED 분야 중소기업과 LED 형광등 커버를 개발 중이

다 그는 ldquo과학기술은 측정과 관찰을 통해 결론을 얻는 만큼 정

확하고 진실한 학문rdquo이라며 ldquo기술 개발로 기업은 물론 소비자들

에게도 도움이 될 수 있어 매우 뿌듯하다rdquo고 말했다 이어 ldquo과학

기술 분야에 진출하는 여성들의 숫자가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rdquo고

덧붙였다 글middot김성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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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 2014414 위클리 공감

베트올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개와 고양이 등 반려동물들의

질병을 체크할 수 있는 진단키트를 개발하는 회사다 동

물 진단키트란 사람의 임신 진단키트와 같이 반려동물의 혈액이

나 분비물을 떨어뜨려 10분 이내에 질병 유무를 곧바로 알 수 있

게 해 주는 제품이다 한 줄이면 음성 두 줄이면 양성 반응을 나

타낸다 김정미(51) 베트올 대표는 ldquo국내에서는 잘 알려지지 않은

기업일 수 있지만 해외 동물 의료시장에서는 꽤 유명한 기업rdquo이

라고 소개했다

실제로 베트올은 107개국에 30여 개 질병 진단키트 제품을

수출한다 지난해 1분기 매출의 991퍼센트가 해외에서 나왔을

정도다 김 대표는 ldquo국내에서는 반려동물에 대해 관심 있는 질병

수가 4~5개에 불과하지만 해외에서는 사람이 가지고 있는 질병

처럼 반려동물 질병에 대한 관심이 높기 때문rdquo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창업한 지 7년 만에 세계 동물 의료시장에서 다섯 손가

락 안에 꼽히는 기업으로 성장했다 연구원과 생산직원을 다 합

쳐도 28명밖에 안 되는 기업이 말이다 2006년 12월 창업한 첫

해에도 매출을 올렸다 이에 대해 그는 ldquo좋은 물건을 빨리 만들고

잘 팔았기 때문rdquo이라고 대답했다 이런 자신감에는 그가 학교에

서 공부한 이론과 실무 경험이 바탕이 됐다

김 대표는 이화여대 생물학과를 졸업한 후 미국 오스틴 텍사

ldquo충분한 역량middot경험 쌓은 뒤 43세에 창업rdquo김정미 베트올 대표hellip 동물 질병 진단키트 개발로 7년 만에 세계 5위권 성장

지미

연 기

김정미 베트올 대표는 창업 7년 만에 반려동물의 질병 진단키트를 107개국에 수출하고 있다

과학기술 여성파워시대 과학도로 창업 도전기획특집

박상

문 기

38-39-기획-김정미indd 38 2014-04-11 오전 15411

위클리 공감 2014414 39

스주립대에서 약리middot독성학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MIT 박사후

연구원 과정을 마쳤다 한국에 들어와 1997년 국립보건원에서

책임연구원으로 근무한 뒤 바이오 업체인 바이오메드랩과 이수

그룹의 바이오 계열사인 이수앱지스에서 인체 질병과 동물 질병

연구를 했다

바이오메드랩 연구원 재직시절에는 자궁암 진단키트인 lsquo자궁

암 진단용 DNA 칩rsquo을 개발했다 한국 식약청 허가를 받아 현재

병원에서 사용되고 있다 이후 이수앱지스로 옮겨 인체 진단과

관련 제품을 연구하고 개발 판매까지 총괄하는 진단사업팀장을

5년간 지냈다 그는 ldquo국립보건원 공무원 생활을 하고 바이오 회

사에서 제품을 만들어 상용화하는 모든 과정을 경험한 것이 창

업하는 데 큰 자산이 됐다rdquo고 말했다

자신감이 생긴 김 대표는 창업을 하기로 결심했다 당시 나이

43세였다 그는 ldquo지금까지의 경험과 역량으로 충분히 승산이 있

다고 생각했다rdquo고 말했다 그는 이수앱지스에서 함께 지내온 연

구원들과 함께 힘을 모아 시작하기로 했다 그러나 제한된 자본

력과 소수 인력으로는 지금까지 했던 인체형 질병 진단키트 시장

은 어렵다고 판단했다 결국 고민 끝에 반려동물 시장으로 방향

을 틀었다 그는 ldquo동물 진단키트는 사람을 위한 키트와 기술이 유

사해 제조 원가가 비슷한 반면 판매 가격과 경쟁률은 크게 차이

가 난다rdquo고 말했다 이어 ldquo전 세계 동물시장은 해마다 10퍼센트

이상 증가하는 블루오션인 만큼 성장 가능성이 크다고 확신했

다rdquo고 덧붙였다

ldquo창업은 철저히 준비하고 정책자금 적극 이용을rdquo

그러나 어려움도 있었다 바로 연구개발비다 김 대표는 정부에서

지원받을 수 있는 방법을 알아보기 시작했다 그는 ldquo사업성이 높

은 만큼 성공할 자신이 있었다rdquo며 ldquo중소기업청 농림부(현 농림축

산식품부) 경기과학기술진흥원 등에서 내놓은 과제에 참여해

연구개발비를 확보했다rdquo고 말했다 실제로 베트올은 2007년 9월

산업자원부(현 산업통상자원부)의 lsquo신기술보육사업rsquo으로 선정돼

기술개발 자금을 지원받았고 2008년에는 중소기업청의 lsquo중소기

업기술혁신사업rsquo에 뽑혔다 김 대표는 ldquo창업을 생각한다면 우선

철저히 준비하고 정부의 정책자금을 적극 이용하라rdquo고 조언했다

지원 끝에 베트올은 lsquo개 심장사상충rsquo lsquo개 홍역rsquo lsquo개 장염rsquo 등 세 가

지 종류의 질병을 체크할 수 있는 진단키트를 개발할 수 있었다

베트올 진단키트는 국내 수의사는 물론 세계 바이어들에게 호

평을 받으면서 제품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다 이제는 lsquo어디에 팔

까rsquo 고민을 하는 게 아니라 기업에서 lsquo필요한 제품을 만들어 달라rsquo

는 주문이 들어올 정도다 빠른 시간 내 시장을 선점할 수 있었던

이유는 김 대표가 직접 제품을 들고 해외 바이어를 만나고 뛰어

다닌 덕분이다 그는 ldquo제품을 만든 사람이 가장 잘 팔 수 있다고

생각한다rdquo며 ldquo아직도 제품의 기술영업과 기술지원을 직접 하고 있

다rdquo고 말했다 베트올은 물건을 믿고 팔 수 있는 백신회사나 제약

회사 등을 선정해 계약을 맺는다 거래처가 65개사에 달한다

현재 전 세계 동물 진단키트시장 규모는 2조원이다 대표 기업

으로는 아이덱스와 헤스카 신바이오텍스 등 미국의 3개사와 유

럽의 2개사 정도다

김 대표는 ldquo우리 기업만의 기술경쟁력이 있는 만큼 몇 년 안에

아이덱스와 어깨를 견줄 수 있을 것rdquo이라고 자신했다 이어 ldquo앞으

로 진단키트뿐 아니라 진단부터 치료까지 할 수 있는 의료기기

개발에도 힘쓸 것rdquo이라고 말했다 올해에는 개와 고양이 질병 진

단키트에 이어 말에 대한 질병 진단키트를 출시할 계획이다 그

는 ldquo창업할 때 가장 시간을 많이 투자하고 전문성을 가져야 한

다rdquo며 ldquo일할 때에는 여자라는 생각을 버리고 일해야 한다rdquo고 말

했다 글middot김성희 기자

베트올이 개발한 반려동물들의 질병을 체크할 수 있는 진단키트

베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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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 2014414 위클리 공감

공감 인터뷰

인터넷 없는 세상을 상상할 수 있을까 우리 생활 전반에 자

리 잡은 인터넷 덕분에 편리한 생활을 영위하고 있지만 개

인정보 유출 바이러스 유포 등 사이버 범죄에 대한 우려도 만만

치 않다 이 같은 걱정에서 벗어날 수 있는 안전한 정보통신 사회

를 만들기 위해 활동하는 사이버 보안전문가 lsquo화이트 해커rsquo의 세

계에 뛰어든 고교생이 있다

지난 4월 2~3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전 세계 화

이트 해커들의 해킹방어기술 경연대회 lsquo코드게이트(CODEGATE)

2014rsquo 주니어부 우승자인 선린인터넷고 3학년 임정원(18) 군이다

이번 대회에는 지난 2월 온라인으로 치러진 예선전을 포함 역

대 최대 규모인 전 세계 74개국 1200개팀 2968명의 정보보안

인재들이 참가했다 lsquo코드게이트 2014rsquo에서 세계 최초로 열린 주

니어 해킹방어대회에도 24개국 378명이 참가했다

7회째인 올해 대회는 해외 참가팀의 비중이 58퍼센트였으며

지난해 개최된 세계 최대 해킹대회인 lsquo데프콘rsquo(예선참가 917개팀)

규모도 뛰어넘었다

우리나라는 단체전인 일반부에서 아쉽게도 우승팀을 내지 못

했으나 개인전인 주니어부에서 1위부터 3위까지 휩쓸었다 특히

우승자인 임 군은 총점 1340점을 획득해 880점으로 2위를 차지

한 김범수(18middot개포고 3년) 군과 큰 점수 차를 보였다

ldquo어릴 때부터 게임보다 프로그래밍에 관심이 컸어요rdquo

ldquo어릴 때 집에 있는 컴퓨터를 하면서 궁금증이 생겼어요 컴퓨터

에서 운영되는 프로그램들이 어떻게 만들어지는 걸까 하고요

그래서 초등학교 2학년 때 직접 프로그램을 만들고 싶은 마음에

혼자 책을 보면서 공부를 시작했어요rdquo

임 군은 lsquo학원을 다녔다rsquo lsquo컴퓨터를 잘하는 집안 어른에게 배웠

다rsquo 정도의 답변을 기대하며 던진 질문에 대해 lsquo독학rsquo이라는 의외올해 처음 열린 코드게이트 2014 주니어부 우승자인 임정원 군은 우리나라의 사이버 안보를 지키는 정보보안 전문가를 목표로 공부하고 있다

지미

연 기

ldquo사이버안보 지키고 싶어요rdquo선린인터넷고 임정원 군 해킹방어기술 올림픽 lsquo코드게이트 2014rsquo 주니어부 우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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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 공감 2014414 41

의 답을 내놓았다 초등학교 저학년 또래라면 컴퓨터 게임이나

인터넷 검색 등에 관심을 보이는 것이 보통인데 임 군은 그것을

가능하게 만든 프로그램에 흥미를 보인 점도 남달랐다

ldquo그 당시 보던 책 중에 lt철벽보안을 위한 역공격 해킹gt이라는

책이 있었어요 그 책을 보면서 정보보안에 빠져들었고 나중에

는 책이 뜯어질 정도로 반복해서 읽었어요rdquo

남다른 관심과 열성으로 임 군은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 2년

간 서울 중부교육청의 정보영재로 중2 때는 서울대학교 과학영

재교육원 정보영재 프로그램에 선발되어 영재 교육을 받았다

ldquo책에 나온 내용들을 보면서 정보보안에 대해 본격적으로 공

부해 보고 싶은 욕심이 생겼어요rdquo

특성화고에서 체계적으로 공부할 길 찾아

임 군이 특성화고인 선린인터넷고에 진학한 것도 정보보안에 대

한 공부 욕심이 커서였다고 한다 임 군의 부모는 특목고 진학을

원했으나 ldquo본격적으로 정보보안에 대한 공부를 해 보고 싶다rdquo는

임 군의 강한 고집에 밀려 특성화고 진학을 허락했다고 한다

ldquo선린인터넷고의 교육과정과 동아리활동에 대해 알아보니 제

가 더 알고자 했던 것들을 제대로 배울 수 있을 것 같다는 기대

감이 들었어요 실제로 입학해서 공부해 보니 수업 내용이 충실

하고 동아리활동도 활발해 부족한 점을 많이 채울 수 있었어요

lsquo레이어 세븐rsquo이라는 동아리에 가입했는데 뛰어난 선배들이 문제

를 해결하는 모습을 가까이서 보고 함께 연구활동을 할 수 있어

서 너무 좋았어요rdquo

선린인터넷고에 진학해 정보보안에 대해 체계적으로 공부할

수 있는 길을 찾게 된 임 군은 각종 대회에 진출하면서 좋은 성과

도 냈다 2013년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개최한 lsquo제1회

ETRI 주니어 해킹대회rsquo에서 우승하는 등 총 7개의 해킹방어대

lsquo화이트 해커rsquo들의 축제인 코드게이트 2014의 외국인 참가자

코드

게이

트 2

014

사무

회에 참가해 그 가운데 2개 대회에서 2위에 입상하고 5개 대

회에서 1위를 하는 등 놀라운 실력을 보여주었다

ldquo대회에 나가면 내가 어느 정도 수준인지 부족한 점은 어떤

건지를 알 수 있어 좋아요 이번 대회는 세계 최초의 주니어 국제

해킹방어대회이자 제가 나갈 수 있는 마지막 주니어 대회였기에

더욱 의미가 있었는데 이렇게 좋은 성적을 거둬 정말 기뻐요rdquo

임 군은 지난해 9월부터 한국정보기술연구원(KITRI)의 차세

대 보안전문가 양성과정 베스트오브베스트(BoB)에 지원해 교육

을 받아왔다

8개월간의 교육과 프로젝트 진행 등을 통해 실력을 인정받아

120명의 교육생 중 lsquo베스트 10rsquo에 선정되어 lsquo국가대표 화이트 해커rsquo

라는 영예를 얻고 지난 3월 캐나다에서 열린 정보보안 컨퍼런스

lsquo캔섹웨스트(Cansecwest)rsquo에 참가하기도 했다

임 군은 BoB 교육과정 중 마이크로소프트사 윈도 익스플로

러 프로그램의 보안 취약점을 발견하기도 했다

ldquo아쉽게도 분석이 완료되기 전에 마이크로소프트사에서 보안

패치를 내놓아 해결이 됐어요 제가 분석하는 동안 먼저 발견한

다른 연구자가 제보를 한 거겠죠rdquo

임 군은 ldquo캐나다에서 정보보안 컨퍼런스에 참가해 최신기술에

대한 발표를 보면서 앞으로 갈 길이 멀었다는 생각이 들었다rdquo면

서 ldquo공부하면 할수록 배워야 할 것이 너무 많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rdquo고 말했다 그리고 자신의 포부를 밝혔다

ldquo여러 사람들과 함께 연구하면서 실력을 키워나가고 싶어요

그래서 대학에 진학해 정보보안을 전공하고자 합니다 기회가 주

어진다면 국가기관에서 우리나라의 사이버 안보를 지키는 일을

하고 싶습니다rdquo

한 고교생의 가슴에 사이버 보안전문가의 꿈이 영글고 있

었다 글middot이윤진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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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 2014414 위클리 공감

스마트폰 중독hellip ldquo자녀와 함께 풀어요rdquo친밀한 소통과 사용한계 정하고 자율성 높이는 lsquo친middot한middot자rsquo 매뉴얼 보급

교육정보

지난해 이동통신 3사의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청소년(만

19세 미만) 약 540만명이 스마트폰을 갖고 있다 한국정보

화진흥원이 지난해 분석한 청소년 스마트폰 중독률(255퍼센트)

은 인터넷 중독률(117퍼센트)보다 2배 이상 높고 전년대비 71퍼

센트포인트 증가하여 성인(89퍼센트)의 29배 수준에 달했다

스마트폰에 빠지기 쉬운 청소년 자녀에게 스마트폰 사용을 줄

이라고 조절하라고 지도하는 것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24

시간 따라다니며 잔소리를 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스마트폰에 빠

져들기만 하는 자녀를 대체 어떻게 지도해야 할까

여성가족부는 청소년의 올바른 스마트폰 이용습관 형성을 효

과적으로 돕기 위해서 스마트폰 과다 이용 청소년 상담 부모교

육 치료 관련 매뉴얼을 개발하여 보급하고 있다

이 매뉴얼은 지난해 한국청소년상담복지개발원이 중심이 되어

서울대middot중앙대middot을지대 등 학계 전문가와 현장 실무자 교사 및 학

부모 등이 참여하여 제작한 것으로 lsquo스마트폰 중독 청소년 상담 매

뉴얼(개인middot집단)rsquo lsquo스마트폰 중독 청소년 부모교육 매뉴얼rsquo lsquo스마트

폰 중독 청소년 치료 매뉴얼rsquo 등 3종(4권)으로 구성되었다

ldquo스마트폰은 중독성 강한 기기임을 먼저 이해하자rdquo

lsquo상담 매뉴얼rsquo은 청소년이 스마트폰의 강박적 사용을 줄이기 위해

자신의 사용 패턴을 스스로 이해하여 조절할 수 있도록 구성돼

있다 특히 개인상담과 집단상담으로 구분해 상담효과를 높이고

상담과정에서 자율성을 높이도록 제작됐다

lsquo부모교육 매뉴얼rsquo은 부모가 스마트 기기를 이해하고 자녀가

스마트폰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도록 지도할 수 있는 lsquo친middot한middot자 스

마트폰 자기조절 양육 원리rsquo 등을 소개하고 있다

lsquo부모교육 매뉴얼rsquo은 부모들에게 먼저 자녀들이 사용하는 스마

트폰의 순기능과 역기능을 이해할 것을 권한다

스마트폰은 언제 어디서든 액정만 터치하면 스마트 세상에 들

어갈 수 있어 어느 기기보다 중독성이 심하다는 미디어 특성을

갖고 있다 발달적 특성상 청소년기는 신체적middot정신적 변화를 겪

는 시기로 청소년들이 어지러운 마음을 피하는 가장 손쉬운 방

법으로 스마트폰을 선택하고 있다 이와 함께 기질적으로 우울

증 ADHD(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를 가진 청소년들이 특히

서울 마포구 성산동 월드컵공원에서 lsquo일주일에 한 번 한 시간 스마트폰을 끄자rsquo는 스마트폰 사용 줄이기 캠페인에 참여한 청소년들 여성가족부는 청소년들이 스마트폰 사용을 자율적으로 조절하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해 부모와 상담기관용 매뉴얼을 펴냈다

연합

친 친밀하게 관계 맺기 의사소통하기

한 한계 정하고 규칙을 통해 반복 습득하기

자 자율성 책임 높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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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 공감 2014414 43

매뉴얼 내려받기 여성가족부gt정책안내gt정책자료gt일반정책자료 wwwmogefgokr

스마트폰으로 인한 중독 증상

1 일상생활 장애 스마트폰으로 인해 기본적으로 해야 할 일을 못하

게 되는 것을 말한다 밤늦게까지 스마트폰을 보느라 잠을 제대로

못 자 학교에 지각을 하거나 수업에 집중하지 못하고 내내 스마트

폰만 보는 일도 있다 스마트폰을 보면서 걷다 넘어지거나 달려오

는 차를 피하지 못하는 일도 있다

2 내성 스마트폰을 사용하면 할수록 더 많이 사용해야 만족을 느끼는

증상이다 알코올 중독도 점점 많은 양의 술을 마시게 되는 병인 것처

럼 스마트폰 중독도 점점 사용 시간이 전보다 늘어난다

3 금단 스마트폰을 보고 있지 않은 동안에도 내내 스마트폰 생각만 하

게 되는 증상이다 담배를 끊으면 금단 증상이 생긴다고들 하는데 마

찬가지로 스마트폰 중독이 되면 갑자기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못하게

되거나 사용 시간을 줄이게 될 때 초조하고 불안해져서 안절부절하게

된다

4 일탈 행동 평소에 하지 않던 행동들 예를 들면 잦은 거짓말 무단 결

석 수업 빠지기 흡연 등을 한다

중독되기 쉽다

이처럼 청소년들이 스마트폰 사용을 조절하지 못하는 것은 단

순히 의지 부족만이 원인이 아니다 청소년들이 스마트폰에 빠질

수밖에 없는 여러 가지 이유들이 있고 우리 아이만 스마트폰에

빠져 허우적대는 것이 아니므로 부모는 이를 이해하고 자녀를 애

정 어린 시선으로 관심 있게 지켜봐 주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고 매뉴얼은 충고한다

부모middot자녀가 lsquo지킬 수 있는 규칙rsquo 함께 만드는 게 중요

매뉴얼은 스마트폰은 혼자 사용하는 개인 매체이므로 자녀 스스

로 조절하고자 하는 의지를 보이지 않는다면 부모의 관리middot지도

가 어렵다고 지적한다 ldquo스마트폰을 하루 몇 시간 이상 사용하면

뺏는다rdquo는 방식의 강압적인 처벌이나 규제는 자녀가 커갈수록 오

히려 부작용을 낳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그래서 자녀가 스스로 스마트폰 사용을 조절할 수 있도록 lsquo친

밀한 의사소통rsquo부터 힘쓸 것을 권한다 처벌middot규제보다 먼저 자녀

와 lsquo친밀한 의사소통rsquo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지속적인 관심과 노

력이 필요하다고 매뉴얼은 강조한다 부모middot자녀 간의 친밀한 의

사소통이 가능할 때 함께 한계와 규칙을 정하고 자녀의 조절 동

기와 자율성을 향상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규칙이 부모의 마음에 안 들더라도 자녀가 지키기 쉽게 만들

고 점차 난이도를 높이는 것이 효과적이다 또한 자녀가 스스로

의 생각이나 행동에 확신을 가질 수 있도록 신뢰와 격려가 필요

하며 피드백을 해 주는 것도 중요하다 피드백 방안으로 부모와

자녀가 합의해 상벌을 정한다 매뉴얼은 이러한 과정에서 ldquo자녀

가 제기하는 의견에 대해 변명으로 받아들이지 말고 자신의 생

각(가치 흥미)을 찾아가는 과정으로 생각하고 존중하는 태도를

가질 것rdquo을 충고하고 있다 글middot박경아 기자

(서울시교육청 2013)스마트폰 과다 사용으로 인한 학년별 유병률

10

8

6

4

2

0초등학교 4학년 중학교 1학년 고등학교 1학년 평균

091

724

886

651

(단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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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 2014414 위클리 공감

공공기관 지방화시대

새 둥지 7개월hellip ldquo이젠 부산 공공기관rdquo영상물등급위원회 신입직원 90퍼센트 지역인재 선발 등 현지화에 힘써

부산 이전 7개월 영상물등급위원회(이하 영등위)가 지역사

회와 빠르게 밀착하면서 성공적인 lsquo부산시대rsquo를 열고 있다

다양한 체험행사로 지역민들과의 융화에 힘쓰는가 하면 신입직

원도 부산 지역민으로 90퍼센트를 채용하는 등 과감한 변화를

시도했다

그 결과로 지난 3월 7일 대통령 직속 지역발전위원회로부터

공공기관 지방이전 우수기관 표창을 받기도 했다 이전 지역인

부산의 최초 입주기관으로 지역균형발전을 위해 선도적인 역할

을 한 공로를 인정받아서다

처음부터 순탄했던 것은 아니다 태스크포스(TF) 팀부터 공공

기관 이전의 전 과정을 지켜봐 온 경영지원실 강성우 대리는 ldquo허

허벌판에 세워질 이 건물이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몰라 막막했

다rdquo고 토로했다 청사 내부 인테리어를 고려할 때도 lsquo영화의 도시rsquo

와 국내 유일의 등급분류 기관이라는 콘셉트를 잘 살릴 수 있는

것으로 선택하는 데 머리를 싸매야 했다

가장 큰 것은 임직원들의 고충이었다 서울 상암동에 기관이

있을 때 부산으로 이전하기 어려운 직원들은 퇴사하거나 이직했

다 정든 직원들과의 이별을 감수해야 했다 임직원 가족들의 불

지난해 9월 부산에 새롭게 둥지를 튼 영상물등급위원회는 부산과의 소통과 호흡을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영상물등급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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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함도 있었다 강성우 대리는 ldquo아홉 살 딸아이도 전학 오기 전 서

울 친구들하고 떨어져야 한다고 많이 칭얼대 미안했다rdquo고 말했다

ldquo부산 직원들 덕에 맛집도 알고 잘 어울려요rdquo

이전 이후 새로 채용된 14명의 신입직원 중 12명이 부산지역 인재

다 함께하는 직원들은 만족스러워한다 영화부 박경미 과장은

ldquo부산 현지 직원들 덕에 맛집도 잘 알게 되고 잘 어울릴 수 있어서

너무 좋다rdquo고 말하며 활짝 웃었다 강성우 대리도 ldquo지역민 채용은

이러한 인적 교류를 잘 활용한 성과였던 것 같다rdquo고 만족해했다

영등위는 이외에도 해운대구 재송시장과 자매 결연을 맺었다 지

역 전통시장 이용 활성화와 서민경제 촉진에 기여하기 위해서다

따뜻한 나눔 행사를 적극적으로 추진한 것도 큰 변화다 지난

해 말 보육시설인 lsquo박애원rsquo의 어린이middot청소년과 영등위 임직원 간

사랑나눔 행사로 지역과 한층 더 가까워지는 계기를 마련하기도

했다 강 대리는 ldquo임직원과 보육원 친구가 11 매칭으로 친구관계

를 맺었는데 감회가 새로웠다rdquo고 말하며 ldquo직원들 사이에서도 앞

으로 소외계층을 위해 더 힘쓰자는 내부의 변화가 보이는 것 같

아 뿌듯하다rdquo고 덧붙였다

영등위는 청소년들이 미디어를 건전하게 접할 수 있도록 독려

하는 프로그램도 추진 중이다 이를 위해 3월 13일 부산시청자미

디어센터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청소년이 영상을 활용

한 정보를 얻는 데 도움이 되고자 하는 취지다 홍보팀의 변효진

사원은 ldquo부산지역 청소년들의 창의적 문화체험 활동과 영상미디

어 이용에 대한 올바른 정보를 제공하려 한다rdquo며 ldquo앞으로 등급분

류 체험교육 지원 등 실질적인 협력도 강화할 계획rdquo이라고 말했다

영등위 직원들은 완전한 부산 정착을 위해 lsquo현지화rsquo에 더 힘쓰

겠다고 입을 모았다 박경미 과장은 ldquo영화도시 부산의 상징은 우

리 영등위의 이미지를 제고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됐다rdquo며 ldquo영등위

는 부산과의 더욱 적극적인 협력으로 부산의 공공기관이 되겠

다rdquo고 덧붙였다 글middot박지현 기자

영상물등급위원회

박선이 영상물등급위원장

ldquo 부산이 창조경제 중심지 되도록 최선rdquo

영상물등급위원회 박선이 위

원장(사진)의 발걸음이 분주

하다 지역 이전 이후 성과와

행보에 대해서 들어봤다

가장 중점을 두었던 분야와

성과를 말씀해 주세요

ldquo우리 위원회는 부산과 호흡

을 같이하는 데 초점을 맞췄

습니다 신입직원 대부분을 부산 인재로 채용하며 지역인

재 활용에 주안점을 뒀습니다 지난해 10월에는 아시아 각

국 등급분류 기관과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한국의 선진등

급분류 시스템을 알리기 위해 국제영화등급분류포럼을 열

었습니다 반응이 상당히 좋았습니다 특히 우리나라 등급

제도가 어떤 영화도 상영할 수 있는 선진적인 제도로 평가

받는 좋은 기회였습니다rdquo

현재는 어떤 활동을 추진하고 계십니까

ldquo올바른 영상문화 정착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초middot중

학생을 대상으로 한 미디어교육 교사를 대상으로 한 교원

직무연수교육 프로그램을 추진해 청소년들의 건전한 영상

문화를 도모하기 위함입니다 또한 멀티플렉스가 영화관

내 등급 표시를 확대하고 관람객들이 정확한 등급 정보를

이용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업무협력을 확대해 나갈 예정

입니다 시민 등 각계각층의 분들을 초청하여 영상물을 즐

겁게 향유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들겠습니다rdquo

향후 계획과 비전에 대해 말씀해 주세요

ldquo아시아에서 영상중심도시 부산과 한국의 위상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되고 싶습니다 창조경제의 본거지인 런던은 음

악과 미술 등 문화예술 분야를 아이디어와 접목해 새로운

국가 성장동력 산업으로 키우는 큰 성과를 냈습니다 영

화middot영상 인프라가 잘 갖춰진 부산이 창조경제 주축이 될

수 있도록 힘을 모으겠습니다rdqu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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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야식증후군(Night Eating Syndrome)은 저녁 7시 이후의 식사

량이 하루 전체의 50퍼센트 이상을 차지하는 증상을 가리키는

데 불면증 등 수면 장애를 동반한다 밤마다 음식이 당겨서 고민

인 야식증후군을 극복하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규칙적인 식습관과 생활습관 야식 먹는 습관을 없애기 위해서는

아침 식사는 조금이라도 챙겨 먹고 공복감이 들지 않도록 저녁

식사도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좋다 늦어도 저녁 6시 전에 식사

하는 것이 좋다

폭식을 예방하고 다이어트에 도움을 주는 숙면 잠을 잘 때 분비되

는 멜라토닌이라는 호르몬이 식욕을 억제해 다음날 폭식을 예방

하고 다이어트에도 도움을 준다 숙면 상태에 들어가면 지방 분

해에 도움이 되는 호르몬도 활발하게 분비되기 때문에 숙면을

취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빈속에 잠이 안 온다면 우유middot두유middot토마토 빈속에 잠이 안 오는

경험을 누구나 한 번쯤은 했을 것이다 그럴 때는 우유나 두유를

따뜻하게 데워 마셔보자 우유 및 두유에 많이 함유된 칼슘은 신

경안정 효과가 있어 숙면에 도움이 된다 열량이 낮은 방울토마

토도 추천한다

일조량이 부족한 겨울을 지나 봄이 되면서 lsquo계절성 우울증rsquo에 대

한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이에 하이닥 정신건강의학과 공개상담

실을 참조해 lsquo계절성 우울증rsquo의 특징과 치료에 대해 살펴보자

2주 이상 지속되면 lsquo반드시rsquo 진료 lsquo계절성 우울증rsquo은 어느 정도 예측

이 가능하기 때문에 우울한 기분 의욕상실 과다수면 등이 2주

이상 지속된다면 lsquo봄을 탄다rsquo는 말로만 넘길 것이 아니라 진료 상

담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알맞은 치료가 무엇보다 중요 lsquo계절성 우울증rsquo은 조울증 증세도 보

이기 때문에 일반적인 항우울제로만 접근하게 되면 오히려 상태

가 악화되는 경우가 있어 진단에 따라 알맞은 항우울제 처방이

필요하다

황사와 미세먼지가 많은 봄철에 특히 흔한 알레르기성 결막염 예

방법에 대한 관심이 높다 봄이 되면서 눈이 가렵고 눈곱이 끼며

눈물이 자주 난다면 알레르기성 결막염을 의심할 수 있다

침구류 일광건조는 lsquo필수rsquo 주로 눈이나 눈꺼풀의 가려움증 결막의

충혈 눈부심 눈물 흘림 증상이 발생하는 알레르기성 결막염의

예방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집먼지진드기 애완동물의 털 등 알레

르기 유발 물질에 노출되는 것을 피해야 한다 집먼지진드기는

침구나 카펫 커튼 속에 서식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일주일에

한 번 정도 정기적으로 세탁하고 햇볕이 좋은 날에 틈틈이 일광

건조를 하는 것이 좋다

손은 자주 씻고 술은 자제하고 꽃가루가 날리거나 미세먼지 농도

가 높은 날 외출 시에는 모자와 마스크를 착용하고 이물질이 낄

가능성이 높은 콘택트렌즈보다 안경을 쓰는 것이 좋다 술은 염

증을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증상이 나타난다면 자제해야 한다

근막동통증후군은 목덜미 허리 어깨 종아리 팔꿈치 안쪽 갈

비뼈 등의 부위에 주로 나타나며 근골격의 통증을 특징으로 하

는 질환이다 흔히 lsquo담이 결린다rsquo고 표현하는 증상이 바로 근막동

통증후군이다 근막동통증후군은 오랫동안 책상에 앉아 있거나

혹시 봄을 타시나요

야식증후군

계절성 우울증

알레르기성 결막염

근막동통증후군

변덕스러운 봄 날씨 번갈아 오는 황사와 미세먼지로 인해 봄나들이가 예년 같지 않다 겨우내 움츠러들었던 신체활동이 아직

왕성해지기 어려운 요즘 같은 때 겨울부터 이어진 야식 습관 계절성 우울증 오랜 실내생활로 인해 몸과 마음에 이상이 있는

지 자가 점검을 해 보자 봄볕 자외선이 더해지며 눈과 피부 관리에도 신경 써야 함은 물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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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릅(춘곤증 예방middot혈당 조절) 두릅은

예로부터 그 뿌리를 달여 마시면 당

뇨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민

간 약재로 사용됐으며 나물로 먹으

면 입맛을 돋워준다 특히 봄철 나른

하고 졸음이 밀려오는 춘곤증 개선에

효과가 있다 두릅에 함유된 사포닌 성분이 체력을

회복시키고 신경을 안정시켜 피로 해소에 도움을 준다

고구마 줄기(면역 조절middot항산화 효능)

식이섬유가 풍부해 건강식으로 각

광받고 있는 고구마 줄기에는 탄

수화물middot당류middot단백질 등의 에너

지원과 칼슘middot철 등의 여러 무기물

질이 함유돼 있다 또 면역조절 능력

및 항산화 효능이 높은 것으로 알려진 클

로로겐산(chlorogenic acid)이 다량 함유돼 있다

쑥(해열middot고혈압 개선) 쑥잎에서 나는

독특한 향기는 해열작용을 하는 치

네올(Cineol)이라는 성분 때문이다

또한 면역력 향상 소화기능 강화

여성질환 개선 효과 고혈압 개선 등

의 효과도 있다

달래(식욕부진middot춘곤증 극복 효과)

비타민과 무기질이 풍부하게 함유

돼 있어 겨우내 무겁고 찌뿌둥했

던 몸에 활력을 주고 식욕부진이

나 춘곤증을 이기는 데 좋다 면

역력을 증진시키며 동맥경화 예방

에도 도움이 된다

달래는 매콤하게 무쳐 먹거나 된장찌개에 넣어 끓이면 맛이

좋으며 간장에 넣어 달래 간장양념을 만들어 먹으면 향긋한

맛이 난다

봄이면 생각나는 lsquo건강 나물rsquo 4선

같은 자세로 장시간 컴퓨터를 사용하는 등 잘못된 자세를 취할

때 근육을 과도하게 사용했을 때 외상 후 스트레스 등으로 발

생한다 깊고 쑤시는 듯하며 타는 듯한 통증이 특징이다

근막동통증후군의 약물 치료는 소염 진통제나 근육 이완제를

사용한다 마사지나 초음파를 이용한 물리 치료 레이저나 적외

선 치료기 조사 등도 효과가 있다 이밖에 수동적으로 근육을 풀

어주는 이완 요법 미지근한 습포로 찜질해 주는 도포 요법 통증

부위를 냉각시키는 냉각 요법 등으로 치료한다

아무리 감추려 해도 눈가 입가에 있는 잔주름이나 손등과 목 주

름은 lsquo관리rsquo하지 않는 한 실제 나이를 감추기가 쉽지 않다 나이를

감추기 힘든 부위별 주름 관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눈가 주름 눈가 주름을 예방middot관리하기 위해서는 보습 관리가 필

수적이다 건조하고 푸석한 환경에서 주름이 잘 생기기 때문에

보습 관리는 모든 주름 예방middot관리에 있어 가장 기초적인 부분이

다 보습크림 아이크림 자외선차단제 페이셜 오일 등을 사용하

고 각질제거 수분공급 피부혈액순환 촉진 등의 효과를 내는 스

팀타월을 이용하는 것도 효과적이다

입술middot입가 주름 입은 말하고 먹고 마시고 하품하는 등 쉴 틈이 없

을 정도로 움직임이 잦은 데다 피부가 얇고 자연적인 보습막을

생성해 주는 피지샘middot땀샘이 없어 주름이 특히 잘 생기는 부위이

다 따라서 에센스 보습크림 아이크림 자외선차단제 등을 입술

과 입가에 수시로 발라주고 빨대 사용 등 입술을 오므리는 습관

은 자제하는 것이 좋다

손등 주름 손등도 피부라는 점을 인식하고 핸드크림 보습크림

자외선차단제를 꼼꼼하게 발라 관리해야 하며 설거지나 빨래를

할 때도 장갑을 꼭 이용해야 한다

목 주름 높은 베개를 베거나 스마트폰 책 모니터 등을 볼 때 고

개를 너무 숙이는 습관이 있다면 모두 교정하는 것이 좋다 또 꼼

꼼한 클렌징과 더불어 보습크림과 자외선차단제를 잘 바르도록

한다 글middot하이닥 copy(주)엠서클 정책브리핑 (wwwkoreakr)

부위별 주름 관리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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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4월 20일 한국에서 열리는 2014 국제아이스하키연맹

(IIHF) 세계선수권 디비전1 그룹A(2부 리그) 대회가 다가

오고 있다 일주일간 고양어울림누리에서 열리는 이번 대회에는

개최국 한국(세계 랭킹 23위)을 포함해 슬로베니아(14위)와 오스

트리아(16위) 헝가리(19위) 우크라이나(21위) 일본(22위) 등이

참가한다 대회 1 2위는 2015년 최상위 16개 팀이 겨루는 세계아

이스하키선수권대회로 승격한다 꼴찌를 하면 3부 리그 격인 lsquo디

비전1 그룹Brsquo로 내려간다

 한국 아이스하키는 이번 대회에 사활을 걸었다 겨울 올림픽의

꽃은 아이스하키다 개최국이 아이스하키경기에 참가하지 못한

역사는 없다 겨울 올림픽 개최국 대부분이 출전권을 자력으로

따냈다 그러나 한국의 세계 랭킹은 23위 평창올림픽이 열리는

2018년까지 11계단을 올리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지난해

IIHF는 lsquo2018년 올림픽 출전국 자격rsquo에 대한 연차총회 의제를 꺼

냈다 lsquo한국이 경기력 발전을 이룬다면 출전권을 줄 수도 있다rsquo는

애매모호한 말을 넣어놨다 김정민 대한아이스하키협회 홍보팀

장은 ldquo만약 이번 대회에서 강등되면 경기력 발전을 이루지 못했

다는 판단으로 올림픽 출전권 논의조차 못할 수 있다rdquo고 걱정했

다 한국의 기적은 가능한지 대회 참가팀의 전력을 분석했다

전력 급상승hellip 기적을 노리는 한국 대표팀

객관적 전력에서 한국은 최약체로 꼽힌다 랭킹으로도 디비전1

그룹A에서 가장 낮다 그래도 홈에서 열린다는 이점이 있다 변

선욱 한국 대표팀 감독은 디비전1 그룹A 잔류를 자신했다 그는

지난달 기자회견에서 ldquo최근 3년간 한국 아이스하키는 놀랍도록

빠르게 발전했다 기대에 부응하는 경기를 하겠다rdquo고 했다 이어

ldquo일본과 우크라이나 헝가리를 잡고 3승을 하는 것이 목표rdquo라고

덧붙였다 근거 없는 자신감이 아니다 한국은 꾸준하게 성장했

다 변 감독이 이끈 대명 상무의 돌풍도 대표팀에 자신감을 불어

넣었다 군대 팀인 대명 상무는 지난해 창단 바로 2013~2014 아

지난해 4월 16일 헝가리 부다페스트 스포르트아레나에서 열린 lsquo2013국제아이스하키연맹 세계선수권대회rsquo 디비전1 A그룹 대회 2차전에서 강호 헝가리를 상대로 막판 역전극을 펼친 한국 대표팀 선수들이 경기를 마치고 환호하고 있다

대한아이스하키협회

2부 리그 격hellip 꼴찌해 lsquo디비전1 그룹Brsquo로 강등되면 2018년 출전 lsquo먹구름rsquo

최약체라고hellip 한국 ldquo평창을 기대해rdquo

스포츠 2014 아이스하키 lsquo디비전1rsquo 세계선수권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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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 공감 2014414 49

시아리그 아이스하키 정규시즌에서 2위에 올랐다

아이스하키는 보통 22~25명이 한 팀을 이룬다 대명 상무는

17명의 선수로 기적을 써냈다 조직력으로 일군 성과였다 변 감

독은 ldquo26~30세로 이뤄진 팀이다 선수들이 즐기면서 하키에 눈

을 떴다rdquo며 ldquo달리는 체력과 외국인 선수가 없는 불리함을 조직력

으로 메웠다rdquo고 평가했다

 대표팀은 대명 상무의 조직력을 그대로 가져왔다 상무에서 주

축으로 뛰던 선수들이 대표팀에 이름을 올렸다 김연아의 남자친

구로 이름값이 올라간 김원중(30middot25득점 사진 맨 뒷줄 왼쪽에서

다섯번째)을 포함해 박우상(29middot35득점)과 조민호(27middot42도움) 등

이 핵심 자원이다 여기에 귀화한 브락 라던스키(31)와 브라이언

영(28) 마이클 스위프트(27)가 대표팀 전력을 대폭 끌어올릴 것

으로 보인다

소치올림픽서 lsquo8강 기적rsquo 썼던 슬로베니아

마티야스 코피타(49) 감독이 이끄는 슬로베니아는 지난 2월 끝난

소치겨울올림픽 아이스하키에서 8강에 올랐다 기적이었다 세

계 랭킹은 14위지만 단단한 조직력을 자랑하며 슬로바키아와 오

스트리아를 꺾었다 8강에서 스웨덴에 0-5로 졌지만 가능성을

보여준 대회였다 고양 대회에서도 올림픽 8강 멤버는 그대로 유

지된다 오솔길 SBS 해설위원은 ldquo올림픽이 끝난 지 얼마 되지 않

아 조직력은 최강이라 꼽힌다rdquo고 말했다

 또 다른 상대 헝가리는 한국에 칼을 갈고 있다 지난해 헝가리

에서 열린 디비전1 그룹A에서 한국에 4-5로 역전패했기 때문이

다 헝가리는 3-1로 이기고 있다가 한국의 집중력에 무너졌다 이

패배로 헝가리는 상위리그 승격 기회를 놓쳤고 자국 팬들의 거센

항의를 받았다 이스트반 소프론(크리펠트)이 경계 대상 1호다

소프론은 독일 1부 리그(DEL)에서 8골 13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우크라이나는 현실적으로 한국이 이겨야 할 상대로 꼽힌다

그러나 뚜껑을 열어보니 만만치 않다 우크라이나는 한때 주축

선수들의 은퇴로 전력이 크게 떨어졌다 특히 NHL에서 뛰고 있

던 선수들이 대표팀 합류를 거부하며 국제무대에서 성적이 신통

치 않았다 그러나 이번 대회를 앞두고 루슬란 페도텐코(돈바스

도네츠크)와 알렉세이 포니카롭스키(SKA 상트페테르부르크) 등

NHL에서 정상에 오르기도 한 베테랑들이 합류했다 축구로 따

지면 한국의 박지성-이영표가 대표팀에 복귀한 모양새다

 한국은 지난 33년 동안 일본과의 A매치에서 단 한 번도 승리

하지 못했다 1무 18패로 무승부도 딱 한 차례 거둔 것이 전부다

한국이 쉽게 볼 수 있는 상대가 아니다 아시아 하키리그에서 우

승을 차지한 일본제지 크레인스와 오지 이글스 선수들이 주축이

다 또 독일 출신 마크 마혼 감독이 팀을 이끌며 안정감을 더하고

있다 오 해설위원은 ldquo일본은 A매치에서 한국에 한 번도 패하지

않았다는 자부심이 있다 이 자부심을 흔들 만한 경기력을 보여

주는 게 중요하다rdquo고 말했다 글middot김민규(일간스포츠 기자)

아이스하키는

한 팀에 6명hellip 20분씩 3피어리드로 경기진행

아이스하키는 길이 61미터 너비 30미터의 링크에서 펼

쳐진다 퍽(Puck)이라고 불리는 고무 원반을 하키 스틱을 이

용해 골문에 넣는 횟수를 가려 승부를 가린다 한 팀은 축구에서

골키퍼 역할을 하는 골리(Goalie)가 1명 배치되고 양쪽 날개 1명씩과

센터 1명 수비수 2명 등 모두 6명으로 구성된다 체력 소모가 심해 한 팀

이 22명으로 꾸려지고 수시로 교체가 가능하다 경기는 20분씩 3피리어

드로 진행되며 피리어드 사이에는 15분간 휴식을 취한다

 

아이스하키 세계선수권은

전년도 성적에 따라 6개 리그로 나뉘어 경기

전년도 성적에 따라 총 6개의 리그로 나뉘어 있다 1부 리그 격인 lsquo국제아

이스하키연맹(IIHF) 아이스하키 세계선수권rsquo에는 총 16개 나라가 참가한

다 8개 팀이 그룹A와 그룹B로 나뉘어 풀 리그를 치른다 각 그룹의 1~4

위는 8강 토너먼트에 진출하고 8위 2개 팀은 디비전1 그룹A로 강등된다

올해 세계선수권은 오는 5월 벨라루스에서 열린다 디비전1 그룹A B와

디비전2 그룹 A B 그리고 디비전3의 운영방식은 비슷하다 각 디비전

그룹에는 6개 팀이 참가해 풀 리그를 치른다 한국이 참가하고 있는 디

비전1 그룹A는 2부 리그로 생각하면 된다 6개 팀이 풀 리그 방식으로 경

기를 치르고 1 2위가 세계선수권으로 승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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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dquo하늘이 나를 버렸을 때 나는 불을 만들었다 둥지가 되

기 위한 불 겨울의 어둠 속으로 들어가기 위한 불 보

다 더 나은 삶을 위한 불을 낮이 나에게 베풀어 준 모든 것을

나는 그 불에게 바쳤다 울창한 숲과 작은 숲 보리밭과 포도밭

을 보금자리와 새들 집과 열쇠를 벌레와 꽃들 모피들 그리고

모든 축제를(생략)rdquo

프랑스 초현실주의 대표적 시인인 폴 엘뤼아르의 시 lsquo이곳에 살

기 위하여rsquo다 이 시를 주제로 한국과 프랑스 작가가 한자리에 모

였다 환경 문제로 앓고 있는 지구를 치유하자는 메시지로 남서

울대학교와 한불협회 나로미포럼이 함께 주최한 국제교류 전시

다 프랑스 원로 작가인 장 마리 자키와 국내 유명 기업인이자 화

가인 강석진 그리고 국내 원로 도예가인 조상권이 참여했다

세 작가의 작품은 각자 개성이 두드러진다 미술평론가 서승

석은 원로 화가 장 마리 자키의 작품을 ldquo자키의 파랑은 뜨겁다

자키의 하양은 아이스크림처럼 맛있다 자키의 까망은 심연처럼

깊다 그의 붓놀림은 신들린 무희의 춤사위만큼이나 현란하고 경

건하다rdquo고 표현했다 꽃과 나무 바다 자연풍경 등을 즐겨 그리

는 자키는 독특한 미적 감각으로 자연의 맑은 색채를 표현했다

3인 3색hellip 자연을 말하다장 마리 자키middot강석진middot조상권 lt이곳에 살기 위하여gt 주제로 한국middot프랑스 국제교류전

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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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서적으로 깊은 영향을 받은 그의 고향 코르시카 섬에서 받은

영감을 아름답게 재현해 냈다

기업인이자 화가인 강석진은 고향 경북 상주의 산골 풍경으로

정겨움을 더한다 한국인의 향토적 정서로 아스라한 추억을 상기

시킨다 또 프랑스 네덜란드 티베트 등을 여행하면서 포착한 시

와 같은 섬세한 풍광을 화폭에 옮기는 데 성공했다

도예작가인 조상권은 lsquo흙과 불의 연금술사rsquo로 불린다 1967년

lsquo동백림 사건rsquo에 휘말려 30여 년간 해외를 떠돌다 1997년 귀국했

다 분단된 조국의 역사적 아픔과 민족의 한 통일에 대한 염원을

작품으로 승화시켰다 자유롭고 감수성이 풍부한 작품들을 통

해 우리 고유 전통예술의 미를 깊이 있게 다루고 현대적으로 창

조하며 독창적인 도자예술을 보여준다

세 작가의 독특한 개성은 한자리에서 호흡하며 완벽한 조화

를 이룬다 맑고 서정적인 세계를 들여다보고 있다 보면 태고의

자연이 빚어내는 감동을 느낄 수 있다 글middot박지현 기자

일정 4월 27일까지

장소 남서울대학교 아트센터 갤러리 이앙

문의 02-3672-0201 galleryiangcom

1 장 마리 자키는 독특한 감각으로 자연풍경을 재구현했다 lt경이로운 장소gt LIEU MAGIQUE

2 흙과 불의 연금술사로 불리는 조상권은 우리 고유의 전통미를 담으며 독창적인 도자예술을 보여준다 lt휴(休)gt REPOS

3 강석진은 한국인의 향토적 정서를 담은 산골 풍경을 그려 아스라한 추억을 상기시킨다 lt산 넘어 마을로 가는 길gt The road to a mountain village

4 장 마리 자키 lt여인의 꿈gt REVE DE FEMME

5 조상권 lt침향로gt TCHIMHYANGLO

6 강석진 lt미륵산에서 본 오월의 야솟골마을 전경gt View of Yasotgol village in May

➋ ➌

➍ ➎ ➏

50-51-전시_한불교류전indd 51 2014-04-11 오전 20001

52 2014414 위클리 공감

소박한 백제의 미소에 반하고곱게 늙은 절집에 웃음이 났죠

충남 서산 아라메길 1구간

걷기 여행

52-55-걷기여행indd 52 2014-04-11 오전 20059

위클리 공감 2014414 53

아라메는 바다의 고유어 lsquo아라rsquo와 산을 뜻하는 lsquo메rsquo의 합성어다 아

라메길은 총 88킬로미터로 지선까지 합하면 모두 7개 구간이다

그 중 1구간은 유기방가옥 고풍저수지 마애여래삼존불상 보원사

지 개심사 해미읍성으로 이어진다 길이 18킬로미터의 산길을 따

라 걷고 있노라면 산자락에 살포시 앉은 다양한 문화재를 볼 수 있

다 소박한 백제의 미소에 반하고 곱게 늙은 절집에 가슴 무너지는

벅찬 감동을 만난다

꽃의 북상 속도는 하루 20킬로미터라고 한다 매일 50리 길

을 느릿느릿 걸어 올라와야 하는데 요즘은 따스한 날씨

덕에 봄꽃들이 엄청 잰걸음으로 와서 동시다발로 핀다 덩달아

봄꽃 쫓는 나그네 발걸음도 빨라졌다 3월 마지막 일요일 서산

아라메길 1구간은 온통 꽃잔치다

1구간의 시작은 유기방가옥이다 서산시 운산면 여미리 유기

방가옥은 내 고향 당진시와 가깝게 자리한다 그래서 오랜만에

고향 동무와 함께 걸었다 동무는 그 사이에 두 아이의 엄마가 돼

있었다 동무가 생기니 길에 대한 관심도 조금 달라진다 세월은

봄꽃 이름보다 봄나물 이름을 더 많이 알게 했다 잠시 걷기를 멈

추고 동무와 한적한 들판에 앉아서 밥상에 올릴 나물 한바구니

캐고 싶은 날들이다

수선화와 독특한 토담이 유명한 유기방가옥

유기방가옥은 고택을 감싸고 있는 토담이 독특하다 컵을 엎어

놓은 lsquocaprsquo 모양인데 집 뒤 비스듬한 야산을 그대로 활용해서 담을

쌓았다 산을 깎아 축단을 세우지 않았기에 뒤란이 평평하지 않

고 약 25도 정도 경사가 있다 마치 집이 산의 일부인 것처럼 자연

스럽게 지어졌다 이 가옥은 독특한 집 모양뿐만 아니라 수선화

로도 유명하다 토담 뒤 야산이 수선화 정원이다

가옥 관리인인 유기방 씨가 10년 전부터 가꾼 정원이다 해마

다 집 주변에 무리지어 핀 수선화 구근을 떼어내 옮겨 심으면서

꽃밭을 넓혔다 곱게 가꾼 수선화를 한눈에 보려면 토담 뒤 소나

무 아래가 포인트다

토담을 내려와 오른쪽으로 난 길로 향한다 옛날에 이 마을 사

람이 제주도에서 가져와 심었다는 비자나무가 한 그루 서 있다

무려 330년을 살았다고 한다 둘레가 246센티미터 높이가 20미

터다 비자나무는 남부지역이나 제주도의 해발고도가 낮은 지대

에서 자란다 어떻게 이곳에서 자랄 수 있었을까 의문이 든다 딱

딱한 잎을 살펴보며 세월의 깊이를 가늠할 뿐이다

선정묘를 지나 lsquo서산 여미리 석불입상rsquo 앞에 선다 고려시대에

만들어진 석불로 추정한다 이른 아침 누군가가 벌써 다녀갔는지

석불 앞에 생쌀이 수북하게 쌓여 있다 복을 빌기 위해 놓은 제

물이 참새에게는 오늘 한 끼 밥일 것이다 우리는 새들이 날아올

수 있게 길을 재촉한다 길은 석불 뒤 몇 그루의 소나무와 대나무

사이로 이어진다 대나무를 벗어나자 멋진 토담이 보인다 유상

묵가옥으로 이어지는 길은 보랏빛 제비꽃이 군락을 이뤘다 가

옥을 둘러보고 마을 도로를 따라 걷는다

아주머니 한 분이 밭두렁에 앉아 민들레 나물을 뜯어 박바가

지에 담는다 아주머니가 밟고 있는 밭두렁은 들꽃밭이다 냉이

는 흰 꽃을 피우고 광대나물은 진홍색 꽃을 피운다 봄까치풀은

파란 꽃을 피웠다 봄까치풀은 반가운 소식을 전해 주는 까치처

럼 들녘에 봄이 왔음을 가장 먼저 알려주는 까치 같은 존재라고

붙여진 이름이다 광대나물 꽃말은 lsquo그리운 봄rsquo이다 꽃 이름조차

1 서산 여미리 석불입상이 정겹게 반긴다

2 고풍저수지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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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 2014414 위클리 공감

봄을 알리는 전령들이다

여미리 버스정류장을 지나서 전라산 방향으로 걷는다 아라메

길 1구간은 방향표시 안내판이 잘돼 있다 안내판과 리본만 따라

가도 종착점 해미읍성에 다다를 수 있다 전라산 방향으로 따라

가는데 도로 아래에 손바닥 크기의 머위가 군락을 이룬다

ldquo머위는 새싹이 돋아나고 바로 잎이 쫙 펴지는 시기에 먹는 게

보약이래 이때가 가장 쓴맛을 내지만 입에 쓴 게 몸에 좋다는

말도 있잖아rdquo

ldquo그려 손바닥 만할 때에 쌈 싸 먹으면 쌉싸래한 게 맛있지rdquo

마애삼존불 백만불짜리 미소는 아침 30분만 허락

역천으로 향한다 작은 다리를 건너자 천길이다 천길 밑 개천 옆

으로 산책로가 조성돼 있는데 운산교까지 800미터다 운산교부

터 역천제방이 시작된다 용현계곡 입구까지 가게는 없다 운산면

에 있는 슈퍼마켓에 들러서 물과 간단한 간식을 준비한다

유기방가옥에서 운산교까지 약 29킬로미터이고 운산교에서

미평교까지 18킬로미터이다 제방은 일부 구간만 콘크리트가 깔

려 있고 딱딱한 흙길이다 미평교에서 쉰질바위 방향으로 걷는

다 역천으로 들어가지 못하게 굵은 철봉을 세워놓았다 그 옆으

로 한 사람만 다닐 수 있는 길이 50미터쯤 나 있다

이 길을 벗어나면 역천과 논 사잇길이다 길은 다시 고풍터널

을 지나게 한다 고풍터널을 지나면 바로 고풍터널 버스 정류장

이다 버스 정류장은 사거리인데 터널에서 직진하는 길이 지방도

618호 봉운로다 우리는 오른쪽 군장동1로를 따라 걷는다 군장

동1로는 고풍저수지 뒷길인데 몇 개의 펜션이 눈에 띈다 11킬로

미터 정도 걸으면 고풍저수지와 봉운로를 만난다

고풍저수지를 따라 걷는 500미터 길은 인도가 협소하기 때문

에 차를 조심하며 걷는다 lsquo아라메 솔바람길 종합 안내도rsquo를 살펴

보고 마애삼존불상으로 향한다 용현계곡 입구인 이곳에는 넓

은 주차장이 있고 식당도 있다

백제 마애불은 충청남도 지역에만 남아 있는데 서산과 태안의

마애삼존불 예산 사면석불이다 서산 마애여래삼존불상은 국보

제84호로 10미터가 넘는 거대한 암벽에 조각돼 있다 가운데 석

가여래를 기준으로 오른쪽 관음보살은 입상 왼쪽 미륵보살은 반

가사유상이다 미륵보살은 오른쪽 다리를 왼쪽 무릎 위에 올려

놓고 오른팔을 굽혀 오른쪽 뺨에 손가락을 살짝 댄 채 사색에 잠

겨 있는 자세다 삼존불은 햇빛이 비치는 방향에 따라서 온화한

미소를 띠거나 때로는 개구쟁이 같은 얼굴을 한다 백제의 미소

로 알려진 백만불짜리 미소는 오전 9시 30분에서 10시 사이에

볼 수 있다

서산 마애삼존불상에서 13킬로미터 계곡을 따라 걸으면 보원

사지이다 보원사는 통일신라시대 화엄 10찰 중 하나로 알려졌다

1천명분의 쌀을 씻었다는 석조가 있는 것을 보아 1천여 명의 승려

가 머무는 무척 큰 절이었던 것으로 짐작된다

석탑 뒤에 개심사로 이어지는 숲길을 오른다 보원사지 뒤편 숲

길 초입부터 개심사 산신각까지 쉬엄쉬엄 가더라도 약 1시간 20분

➊ ❷ 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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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 공감 2014414 55

이 걸린다 이 길은 오르막이 많아서 힘들다 좀 수월하게 걷고 싶

으면 개심사에서 보원사지로 걸어오는 게 좋다

성왕산 자락 개심사 주차장엔 봄나물 난전

개심사는 성왕산 자락에 자리한다 성왕산은 코끼리를 닮았는데

이 코끼리의 갈증을 해소하기 위해 연못을 만들었다고 한다 연못

중앙에는 외나무 다리가 놓여 있다

외나무 다리를 지나 계단을 오르면 해탈문이다 개심사는 흰겹

벚꽃이 유명하다 작은 절집에 겹벚꽃이 피면 얼마나 웅장한지 입

이 다물어지지 않을 정도다 꽃은 4월 말에 피기 시작해서 5월 5일

경에 만개한단다

우리는 개심사를 등지고 소나무숲을 벗어난다 개심사 주차장

에는 봄나물이 난전을 펼쳤다 취나물 버섯 고들빼기 냉이 달

래 머위 민들레 등 각종 나물이 말간 향내를 풍긴다

주차장을 끝까지 내려오니 오학리쉼터 해미읍성으로 가는 표

지판이 나온다 해미읍성까지 52킬로미터다 이 표지판 밑에는

아라메길 이용자 안전수칙이 나와 있다 lsquo2~3명이 동행하여 걷

기rsquo가 눈에 띈다 지금까지 온 길과 다르게 그만큼 호젓하다는 것

이다

다시 출발 시간을 확인한다 오후 3시 50분이다 해미읍성에

도착했을 때의 시간은 6시 25분이었다 난이도가 높은 길이다 초

보자는 부분 걷기를 많이 걸어본 분에게는 완주를 추천한다

글과 사진middot김연미(여행 칼럼니스트)

1 유상묵가옥 토담 뒤에 활짝 핀 수선화

2 햇볕에 따듯한 빛이 감도는 마애삼존불상

3 왕벚꽃이 만발한 충남 서산 개심사를 찾은 많은 행락객들이 꽃을 감상하고 있다

연합

남부터미널과 동서울종합터미널에서 운행 약 3시간쯤 소요된다

서산공용버스터미널 홈페이지(wwwseosanbuscokr)에 시내버스

노선과 시간표가 안내돼 있다

시내버스(서령버스middot문의 041-669-0555)에서 운산행 이용

첫차 오전 6시 45분(공휴일은 7시 5분) 막차 밤 9시 배차 간격은

40분에서 1시간 간격이다 운산면에서 여미리까지 가는 버스가

없으므로 운산면에서 택시를 이용한다 콜택시는 비싸니 인근

슈퍼마켓에서 택시 전화번호를 물어보면 된다

여행수첩

아라메길 정보

홈페이지 wwwaramegilkr

문의 충남 서산시 문화관광과 041-660-3166

유기방가옥 유기방가옥은 숙식이 가능하며 숙식객에게는 무료로 자

전거를 빌려준다 자가용을 이용할 경우 선정묘 주차장에 세우고 이동

하는 것이 좋다 해미읍성에서 선정묘까지 택시 요금은 약 2만원 해미

읍성 인근 슈퍼마켓에서 택시 전화번호를 물어보는 게 가장 빠르다

주소 충남 서산시 운산면 이문안길 70-10(운산면 여미리 203-1)

문의 041-663-4326

서산마애삼존불상 찾아가는 길 서산공용버스터미널에서 하루 5회 운

행한다 첫차 오전 9시 15분 막차 오후 6시 55분 운산면을 거쳐서 마

애삼존불상이 있는 곳까지 운행한다

유기방가옥

여미리석불입상

유상묵가옥 역천제방

쉰질바위

고풍저수지

용현계곡입구

마애여래삼존불상

보원사지

개심사

정자(조망대)

해미읍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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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조개는 일종의 얼굴 근육 기형이다 부모로부터 대물림되는 까

닭에 의학적으로는 lsquo선천적 기형rsquo으로 분류된다 흥미로운 사실

은 많은 사람들이 부러워하는 기형이라는 점이다 동middot서양 또는 예나

지금을 가리지 않고 보조개는 귀엽고 사랑스러운 이미지로 통한다

보조개를 바라보는 동middot서양의 시각이 비슷한 것처럼 인간의 주요 표

정에 대한 해석은 거의 만국 공통이다 한 남미 사람이 화난 표정을 지

었다고 가정하자 아프리카인이나 유럽인 동양인 가리지 않고 그가 화

났다는 걸 알아차린다 슬프거나 행복한 표정도 마찬가지다

표정을 만들어내는 건 얼굴 근육이다 얼굴에는 20여 개의 근육이

있다 인간의 전체 근육 숫자는 기준을 정하기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640~850개 정도로 파악된다 한데 이 중 단 20개에 불과한 얼굴 근

육은 인간 근육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뼈대 근육과는 형태적으로나 기

능적으로 상당한 차이가 있다

무엇보다 눈에 띄는 차이는 얼굴 근육의 상당수가 뼈에 붙어 있지 않

고 피부 속에 묻혀 있다는 점이다 뼈대 근육은 말 그대로 대부분 근육

의 양쪽 끝이 뼈에 닿아 있거나 붙어 있다 뼈대 근육은 힘을 쓰고 움직

임을 일으키는 게 본연의 lsquo임무rsquo다

인간만큼 다양한 표정을 만들어낼 수 있는 동물은 없다 다시 말해

인간보다 얼굴 근육이 잘 발달한 생명체를 찾기는 어렵다 한데 주요

표정은 만국 공통의 lsquo보디 랭귀지rsquo이지만 얼굴 근육 하나하나의 모양

이나 위치는 사람마다 제각각이다 반면 얼굴 근육은 인간 특유의 속

성이 오랜 진화를 거쳐 반영된 일종의 lsquo화장발rsquo 근육의 성격이 짙다

인종별로도 얼굴 근육의 형태 등에 대략적인 차이가 존재한다 동양

인이 서양인보다 보통 무표정한 편이라는 주장에 동조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도 인종 간 얼굴 근육의 상이성을 암시한다 국내 한 의과대학

의 연구에 따르면 입꼬리 주변 근육의 위치와 이들이 움직이는 방향

이 동middot서양 사람들 간에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

lsquo스마일rsquo 도안의 핵심적 특징은 양쪽 입꼬리가 치켜 올라간 것이다

반대로 입꼬리가 내려가면 샐쭉하다거나 언짢은 느낌을 불러일으킨다

입꼬리를 올리고 내리는 얼굴 근육이 어떤 식으로 발달해 있느냐가 표

정 혹은 인상을 좌우할 수 있다는 뜻이다

얼굴 근육은 표정뿐만 아니라 얼굴의 미추(美醜)를 가르는 데도 큰

역할을 한다 얼굴 근육의 배치 크기 대칭성 등이 의학적인 차원에서

잘생기고 못생기고를 결정하는 데 많은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영어로

사소한 차이를 가리켜 lsquo스킨 딥(skin-deep)rsquo 즉 가죽 한 꺼풀 차이라

고 얘기하지만 이 차이가 실생활에서는 엄청나게 다르게 인식될 수 있

는데 얼굴 근육이 바로 대표적인 예이다

하지만 표정이나 얼굴의 미추(美醜)가 최소한 해부학적으로 따져 보

면 lsquo사소한 것rsquo임은 분명하다 성형수술이 널리 유행한다는 점이 이를

방증한다 얼굴의 미추를 결정하는 얼굴 근육은 우리 몸의 여느 뼈대

근육에 비해 조작하기가 상대적으로 손쉽고 위험성도 적다 특히 뼈와

연결돼 있지 않고 피부 아래 묻혀 있는 얼굴 근육들은 손을 봐도 기능

등에 큰 영향을 주지 않는다 얼굴 성형은 쉽게 할 수 있지만 몸 성형

은 엄두 내기가 어렵다는 점이 얼굴 근육과 뼈대 근육의 결정적인 차이

를 보여준다

표정이나 미추를 중시하는 인간의 속성이야 당장 어쩔 수 없을 것이

다 하지만 얼굴 근육에 과도하게 신경을 쓸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얼굴

근육이 만들어내는 갖은 조화는 문자 그대로 lsquo스킨 딥rsquo에 불과한 것들

이니까 글middot김창엽(자유기고가)

(도움말 가톨릭의대 해부학교실 이우영 교수)

보조개는 아름다운 lsquo기형rsquo이다

생활과학 이야기 13

연합

의학적으로는 lsquo선천적 기형rsquo으로 분류되는 보조개 얼굴 근육 때문에 생기는 보조개는 귀엽고 사랑스러운 이미지로 많은 사람들이 부러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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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 공감 2014414 57

예년보다 빨리 꽃을 피운 왕벚나무들이 함박눈처럼 꽃잎을 날리던

날 저는 서울에서 그다지 멀지 않은 어느 강변의 습지를 찾아갔

습니다 아직 찬 기운이 가시지 않은 날씨지만 남쪽에서 불어오는 봄바

람은 솜뭉치처럼 부서진 부들의 씨앗들을 마른 갈대 사이로 어지러이

날리고 있더군요 이곳 물가에는 갯버들 꽃이 한창입니다 먹이가 부족

한 이른 봄 고맙게도 무료 급식소가 문을 연 덕분에 등에류와 벌들도

덩달아 바빠졌습니다 조만간 키버들과 선버들마저 꿀을 담뿍 머금은

향기로운 꽃을 피워내면 이곳은 온통 난리가 날 것입니다

물가에 열을 지어 선 각종 버드나무들의 연둣빛 자태를 감탄하며 바

라보고 있자니 만일 우리나라에서 lsquo생명의 나무rsquo를 꼽으라면 응당 버드

나무가 그 주인공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버드나무(류)는

그야말로 이 세상에 lsquo아낌없이 주는 나무rsquo이니까요

강변에 늘어선 버드나무들은 토양의 침식을 막아줄 뿐더러 수질 정

화에도 도움을 줍니다 풍성하게 피는 향기로운 꽃들은 굶주린 곤충들

이 춘궁기를 이겨내도록 밤낮없이 넉넉하게 꿀을 내놓습니다 또한 이

처럼 곤충이 많이 모이다 보니 이곳은 보금자리와 먹이가 필요한 작은

새들이 모여드는 곳이기도 합니다 이런 이유로 봄철의 버드나무 숲은

그야말로 생명의 발원지 같다는 생각마저 들게 합니다 이 아름다운 곳

에서 저는 문득 머나먼 두만강변의 버드나무 숲을 떠올려 보았습니다

18세기 정조 재위 시절 홍양호(洪良浩)라는 지혜롭고 유능한 관리가

있었답니다 그는 1777년 세도정치의 희생양이 되어 잠시 두만강변을

관할하는 경흥부사로 좌천된 적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는 한직에서

적당히 시간을 때우며 소일하는 대신에 장정 7500명을 동원하여 1인

당 5주의 버드나무를 두만강변에 심는 큰 공사를 벌였다고 전해집니

다 옛날에는 변방의 생활이라는 것이 지금과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힘들었을 것입니다 먹고 살기도 어려운 판에 별로 중요해 보이지 않는

일로 강제 노역까지 하게 되었으니 백성들의 원성이 그야말로 하늘을

찔렀겠지요 이를 보고 걱정한 친구가 홍양호를 간곡히 만류합니다

ldquo여보게 자네는 여기 잠시 있다가 한양으로 다시 돌아갈 사람이 아닌

가 왜 공연한 일을 벌여서 긁어 부스럼을 만드는가rdquo

현실적이고 애정 어린 친구의 충고에 대한 홍양호의 답변이 그의 저서

lt이계집(耳溪集)gt에 기록되어 있습니다 대략적인 요지는 이렇습니다

ldquo이제 내가 버드나무(류)를 심는 것에는 다섯 가지 이로움이 있어요

첫째는 우리 강역을 (오랑캐로부터) 은폐하기 위한 것이요

둘째는 말을 타고 돌격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요

셋째는 강둑이 물살에 파 먹히는 것을 대비하기 위한 것이요

넷째는 땔감용 나무를 대기 위한 것이요

다섯째는 바람을 막기 위한 것이지요

이 공사는 이처럼 백성들을 이롭게 하는 일이라오 내가 비록 여기

오래 머물지 않을지 몰라도 몇 년 지나지 않아 백성들이 그 이익을 누

리게 될 것이고 그 이로움이 백년 천년을 갈 수도 있을 텐데 내가 어찌

눈앞의 인기에 영합하여 이 일을 미루겠소rdquo

그 탁견에 감탄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자연 생태에 대한 정교한

지식 체계가 없던 그 옛날에도 슬기로운 우리 선조들은 강변을 지키는

버드나무숲의 중요성을 간과하지 않았던 것이죠 이런저런 허황한 명

분에 휩쓸려 오랜 세월 우리 곁을 지켜주었던 강변의 버드나무들이 하

루 아침에 베어져 나가고 삭막한 콘크리트 제방이 그 자리에 들어서고

있는 답답한 작금의 현실을 목도하자니 자연환경 보존과 실용성을 두

루 배려했던 옛 선조들의 지혜가 더욱 절실해지는 요즈음입니다

하천변에는 마땅히 버드나무숲이 있어야 합니다 그러면 이 고마운

나무들은 매년 봄마다 크고 작은 물줄기를 따라 세상을 황금빛으로

수놓을 것이며 전국 방방곡곡에는 생명의 교향곡이 우렁차게 울려 퍼

질 것입니다 글과 사진middot김태영(자연생태연구가middotlt한국의 나무gt 공저자)

아낌없이 주는 lsquo생명의 발원지rsquo

한국의 꽃과 나무 버드나무

lsquo생명의 나무rsquo 버드나무 숲

위클리 공감 2014414 57

56-57-생활과학13+꽃과 나무indd 57 2014-04-11 오전 20203

이 연사 힘주어~ 불조심

ldquo자나 깨나 불조심rdquo

lsquo불조심rsquo을 강조하는 대표적인 슬로건이다 식목일에 나무를

심는 것도 중요하지만 식목일을 전후로 해서 연중 산불이 가장 많이

발생한다고 하니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실제로 식목일에는 연평균

18건 평일의 6배에 이르는 산불이 집중적으로 발생한다는 통계치가

있다 최근에는 기후 변화로 산불이 갈수록 늘어나는 추세라고 하니

보다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기온이 높고 건조하며 바람이 강할수록

산불이 쉽게 번지는데 고온건조한 날씨 탓에 최근 식목일 즈음의 산불

발생 횟수도 1990년대에 비해 52퍼센트나 급증했다고 한다 그런 이유

에서일까 정부도 지난 1970년대부터 다양한 불조심 캠페인을 전개해

왔다

내무부(현 안전행정부)가 후원하고 한국화재보험협회가 주최한 lsquo불

조심 웅변대회rsquo 고지 광고(동아일보 1977년 10월 7일)를 보자 헤드라인

은 ldquo제1회 전국 남middot여학생(초middot중middot고) 불조심 웅변대회rdquo다 웅변대회를

개최하는 이유로 lsquo범국민적으로 방화(防火) 의식을 고취하기 위하여rsquo

라는 문구를 앞세우며 대회의 상세한 요강을 밝혔다 그 웅변대회에서

가장 강조한 것은 ldquo방화 예방 의식을 고취시키고 불조심의 생활화를

촉구하여 화재 없는 복지국가 건설에 이바지할 수 있는 내용rdquo이었다

웅변 시간은 초등부가 5분 중middot고등부가 6분이었다 웅변대회에 앞

서 lsquo원고 합격자 발표rsquo를 먼저 한 것으로 보아 예선에서 먼저 제출된 원

고를 검토해 심사를 거친 다음 그 기준을 통과한 학생들에게 본선에

나갈 기회를 주었음을 알 수 있다 본선에 진출한 학생들은 전국 방방

곡곡의 교정에서 두 주먹을 불끈 쥐고 ldquo~하자고 이 연사 소리 높여 외

칩니다 여러분rdquo 하며 목청을 돋웠을 것이다

1970년대는 lsquo웅변대회의 시절rsquo이라 할 정도로 다양한 주제의 웅변대

회가 전국적으로 열렸다 반공 웅변대회가 대표적이었지만 불조심 웅

변대회도 단골 주제였다 그 시절의 웅변대회가 학생들에게 획일적 사

고를 주입시키기 위한 관제 기획 행사라는 비판의 목소리도 있었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다 웅변대회는 학생들에게 자신감을 높여주는 동시

에 주어진 시간 안에 자신의 주장을 효율적으로 전달하는 능력을 길러

정책광고로 보는 어제와 오늘

1977년 10월 7일 동아일보에 실린 lsquo불조심 웅변대회rsquo 고지 광고 내무부(현 안전행정부)가 후원하고 한국화재보험협회가 주최하는 전국 웅변대회 참가를 위한 상세한 안내 정보가 적혀 있다

주는 생생한 프레젠테이션 교육의 현장이다 지금은 웅변대회가 많이

사라졌지만 아직도 지역의 소방서 단위로 관내 학생들을 대상으로 해

불조심 웅변대회를 개최하는 곳도 많다

나무 심기도 중요하지만 심은 나무를 화재로부터 보호하는 일은 더

더욱 중요하다 소방방재청 역시 한식날을 전후로 119소방헬기를 투입

해 산불 예방 홍보활동을 펼치고 있지만 어디까지나 한계가 있을 터

그 무렵에는 불을 피우지 말고 찬밥을 먹어야 한다는 뜻에서 한식(寒

食) 또는 냉절(冷節)이라고 날짜까지 못박았던 조상들의 지혜가 오히

려 돋보인다 기후 변화로 최근 30년 동안 봄철 기온은 평균 섭씨 06

도 올랐지만 습도는 오히려 6퍼센트 낮아져 산불이 일어날 가능성이

더 높아진 상황에서 담뱃불 같은 불씨 관리에 각별히 주의해야겠다

불조심 웅변대회는 입으로 하는 웅변이지만 몸으로 실천하는 웅변이

더 값진 웅변이 아니겠는가 ldquo꺼진 불도 다시 보자rdquo

글middot김병희(한국PR학회 회장middot서원대 광고홍보학과 교수)

58 2014414 위클리 공감

58-59-정책광고+공감카툰indd 58 2014-04-11 오전 20240

위클리 공감 2014414 59

공감카툰 파랑새를 찾아서

가장 훌륭한 지혜는 친절과 겸손이다

-탈무드

선택한 까닭글과 그림middot최영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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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 2014414 위클리 공감

무용

뮤지컬

문화공감

lt아라의 서gt

lt아라의 서gt는 설화나 민담에 등장하는 인물

을 중심으로 바다에서 탄생한 문명과 그 속에

서 살아가는 인간의 모습을 그린 공연이다 인

천시립무용단은 황해를 넘나드는 바람을 추

상적으로 표현했다 전통춤 레퍼토리에 신화

적 서사를 담아 한국 무용의 매력을 극대화했

다 초연 때 출연한 무용수들과 새로 선발된

무용수들의 기량을 견주어 보는 것도 이번 공

연 관람의 묘미가 될 것이다

기간 4월 25~26일

장소 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

문의 032-427-8401

lt비방문 탈취작전gt

트로트와 국악을 결합한 신명나는 창작뮤지

컬이다 약령시 약전골목의 오래 된 lsquo이만수

한약방rsquo은 손님이 끊일 날이 없다 인근 한약

방 사장들은 lsquo이만수 한약방rsquo엔 특별한 비방

문이 있을 거라는 결론을 내리고 lsquo이만수 한

약방rsquo의 비방문을 훔쳐낼 계획을 세우는데hellip

흥미로운 이야기를 중심으로 옛 약전골목의

풍경과 생활 모습을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기간 5월 4일까지

장소 대구 봉산문화회관 스페이스라온

문의 053-661-3500

극단

한양

레퍼

토리

신은수 작가의 역사극 시리즈 lt운현궁 오라버니gt lt봄이 사라진 계절gt을 잇는 lt거울 속의

은하수gt는 일제강점기 lsquo마지막 왕족rsquo으로 알려진 의친왕가를 소재로 시대의 격류에 휘말

린 인물의 세밀한 심리를 표현한 작품이다 1945년 해방 직전의 의친왕가 이야기를 그렸다

히로시마 원자폭탄 투하로 숨진 의친왕의 차남 이우의 장례식을 계기로 의친왕가 사람들이

한자리에 모인다 급변하는 세계 정세 속에서 조선왕조의 부활이라는 환상 속에 사는 일흔 살의

의친왕 반면 그의 장남 이건은 냉소적인 시선으로 조선의 마지막을 예감하며 아버지와 충돌한

다 의친왕과 다투고 뛰쳐나간 이건은 누군지도 모르는 생모의 행방을 찾는데hellip 극단 한양레퍼

토리 대표이자 배우인 최형인 교수가 직접 제작하고 무대에 선다 여기에 2012년 서울연극제 우

수작품상 수상작인 lt만선gt을 연출한 신동인 감독이 또 한번 연출을 맡아 더욱 관심을 모은다

일제강점기 말기 이곳에 모인 인물들은 특수한 신분으로 인해 저마다 나라의 역사를 대변하

고 있다 겉보기에는 여느 가족의 장례식과 다름없어 보이지만 그들의 갈등과 고통을 통해 자

연스럽게 관객들은 뼈아픈 우리의 역사를 절감할 수 있다 역사적 상징성과 함께 변화하는 시

대에 내몰려 갈등하고 괴로워하는 인간 본연의 모습이 공감을 자아낸다 글middot허정연 기자

기간 4월 19~27일 장소 서울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 문의 02-889-3561

의친왕의 차남 이우의 장례식을 계기로 모인 왕친들의 갈등을 소재로 시대적 아픔을 담은 연극이다

역사 앞에 갈등하는 lsquo인간의 굴레rsquo제35회 서울연극제 lt거울 속의 은하수gt

문화누리카드 콜센터 및 홈페이지 안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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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뮤지컬 영화 음악 무용 오페라 음반 도서 전시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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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스포츠 경기 관람 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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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개 시 도 지자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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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개인카드 발급(연간 5만원 세대당 최대 5매 신청)

- 기초생활수급자 및 차상위 대상자 중 만 6세~19세(1995년 1월 1일~2008년 12월 31일 출생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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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초생활수급자 및 차상위 대상자인 경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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읍면동 주민센터에서 신청서 작성 신청대상 확인 현장에서 실시간 카드 발급 2시간 이후 사용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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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 수령시 자택배송을 신청하신 분은 lsquo14년 4월 이후에 수령 가능합니다

신청자격 기초생활수급자 기초생활수급자 조건부수급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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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상위계층 차상위자활 차상위장애수당 차상위

장애아동수당 차상위장애인연금 차상위본인부담

경감 차상위한부모가족 차상위우선돌봄

유의사항

전국 주민센터에서 선착순 발급

시군구(본인 주소지 기준)의 예산 소진 시 발급 불가

기존 문화여행스포츠 관람 이용권을

발급받으셨던 분들도 신규발급신청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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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감 차상위한부모가족 차상위우선돌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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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 2014414 위클리 공감

화제의 책

ldquo넌나에게 모욕감을 줬어~rdquo 영화 lt달콤한 인생gt에서 배우 김영철이

했던 이 명대사는 개그프로그램에서도 패러디하는 등 대표적인

유행어가 됐다 그만큼 한국사회에서 빈번하게 겪는 감정이기도 하다 출퇴

근길 도로 위에서라든가 학교나 회사에서 생면부지의 낯선 사람들부터

심지어 가까운 가족에게까지 우리는 평범한 일상에서 lsquo모멸감rsquo을 겪는다

모멸은 lsquo업신여기고 얕잡아봄rsquo으로 풀이된다 나의 존재 가치가 부정당하

거나 격하될 때 갖는 괴로운 감정이며 인간 내면의 가장 깊숙한 곳을 파괴

한다 한국인의 일상에 만연한 lsquo모멸감rsquo의 실체를 인문학적으로 규명한 책

이 나왔다 저자는 모멸감을 분석하기 위해 뉴스 기사 TV 드라마나 영화

에서 오가는 대사 수많은 문학작품 등에서 수집한 적실한 실례와 일상생활에서 만나는 다양한

에피소드로 이야기를 이어간다

저자는 우선 모멸이 부르는 파괴력을 우려한다 ldquo우리가 일상적으로 겪는 모멸감은 흔히 lsquo정서

적인 원자폭탄rsquo이라고도 불리며 인간을 끝없는 바닥으로 추락시키기도 하고 때로는 타인과 세

상에 대한 폭력으로 발화하기도 한다rdquo

모욕을 주고받는 데는 어떠한 역사적 배경이 있을까 저자는 급변한 사회 환경 때문이라고 분

석한다 ldquo조선 시대에 형성된 귀천의식과 신분적 우열 관념은 외형을 달리한 채 끈질기게 지속되

어 왔고 산업사회 및 소비사회와 맞물려 사람들 사이에 피곤한 경쟁으로 이어졌다rdquo

이런 연장선상에서 모든 가치가 돈으로 매겨지는 자본주의의 도래가 다른 한 축을 이룬다 사

회제도와 경제력 간의 불균형 삶의 형태와 의식 사이의 불균형이 문제의 핵심이다 절대 빈곤

실업 등으로 인해 최소한의 품위를 갖출 수 없다는 것 자신이 무능하고 쓸모없는 존재라는 생

각은 큰 모멸감을 불러일으킨다 이렇게 훼손된 자아를 보상받으려는 집단 콤플렉스가 공격적

인 민족주의와 편협한 인종주의로도 나타나게 된다 이 책의 또 한 가지 새로운 시도가 있다 바

로 음악으로 표현한 모멸감이다 작곡가 유주환 선생이 이 책에서 열 군데 대목을 골라 열 개의

곡을 만들었다 책과 함께 CD로 들어 있다 음악사적으로도 불안이나 분노 고독이나 초조함 슬

픔이나 기쁨 등을 주제로 한 곡들은 많지만 모멸감을 표현한 곡은 거의 없다고 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과연 모멸감을 뛰어넘을 수 있을까 저자는 학력이나 외모 경제력 피부색

나이 등 외형적인 차이로 멸시하는 문화와 사회 풍토를 바꿔가야 한다고 말한다 또 사회와 제

도가 정비되더라도 모멸감을 아예 느끼지 않고 살기란 불가능하다 존중과 자존의 문화는 여럿

이 만드는 것이며 그 출발은 결국 자신의 내면에 있다 남을 귀하게 여기는 문화는 우리의 변화

로부터 시작된다 ldquolsquo귀rsquo는 곧 lsquo고귀하다rsquo는 뜻이고 영어로 풀이하면 lsquonoblersquo에 가장 가까울 것이다

lsquo귀rsquo만큼은 스스로 성취할 수 있다 어떤 사람은 학문을 닦음으로써 어떤 사람은 예술이나 종교

를 통해 어떤 사람은 타인에게 많은 것을 베풂으로써 삶을 고양시킬 수 있다rdquo 우리는 각자 어떤

방법으로 모멸감을 극복하고 있을까 글middot박지현 기자

단신

lt커넥톰 뇌의 지도gt승현준 지음 | 신상규 옮김김영사 | 2만3천원

1천억 우리 몸 안의 신경세포 개수다 인

간 신경세포의 모든 연결구조와 활동원리

를 파악하기 위한 사상 초유의 프로젝트

인 휴먼 커넥톰 연구의 모든 것을 다뤘다

뇌와 의식의 비밀을 밝히기 위한 흥미진

진한 실험과 놀라운 발견이 이어진다 의

학적 발전을 뛰어넘어 미래 사회에 혁명적

변화를 가져올 경이로운 도전의 과정이

생생하게 펼쳐진다

lt금융으로 본 세계사gt천위루 양천 지음 | 하진이 옮김시그마북스 | 1만7500원

금융학은 지리적 환경과 기술middot종교middot경

제체제를 망라한 집합체라고 할 수 있다

모든 금융 사건에는 사회middot경제middot문화middot역

사적 배경이 있다 이 책은 국가 인물 사

건을 시대별로 나눠 유머러스하고 유쾌

한 언어로 금융사를 들려준다 그리스

로마 프랑스 스페인 네덜란드 영국 미

국 클로비스 찰스 1세 JP 모건 소로스

튤립 거품 사우스시 거품 서브프라임

위기 등의 키워드를 일목요연하게 펼치

면서 세계 경제의 흥망성쇠를 그려냈다

모멸감 왜 느껴 나는 소중해

lt모멸감gt

김찬호 지음문학과지성사1만3500원

62-63-화제의책+디딤툰indd 62 2014-04-11 오전 20413

위클리 공감 2014414 63

디딤툰 글로벌 에티켓 173

세상에서 가장 무거운 것구성middot권우영

그림middot안종만

62-63-화제의책+디딤툰indd 63 2014-04-11 오전 20419

요행은 없더라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한 소통이 지나치게 활발하다 각종 동호회

며 동창회에서 업무 협상에 이르기까지 다채로운 채널들이 그

야말로 lsquo스마트rsquo하고 lsquo스피드rsquo 있게 실시간으로 진행된다 직접 통화하거

나 만나지 않아도 많은 정보들이 오가고 약속들이 잡히고 계획들이

세워진다 시간이 절약되기도 하지만 시시각각 lsquo띵동rsquo하는 커뮤니티 알

림 신호로 인해 업무 집중에 방해를 받기도 한다 아마도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요즘 사람들은 경험의 80퍼센트 이상을 SNS를 통해 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최근 한 친구가 자신의 어리숙함을 한탄하는 글을

SNS에 올렸다

인터넷을 검색하다가 수천만 원을 호가하는 외제 중고차를 아주 싸

게 구할 수 있다는 광고성 글을 봤다고 했다 침수되거나 사고 난 차도

아닌데 저렴하게 경매로 낙찰된 차이기에 믿을 수 있다는 내용을 보고

어처구니없게도 마음이 동했다는 것이다 게다가 그 광고문에는 단순

히 차를 파는 것이 아니라 소중한 사람과의 인연을 진실하게 만들고

싶다고 적혀 있었다 거기서 그치지 않고 딸 사진까지 곁들이며 자기

딸한테 부끄럽지 않은 아빠로 살아가고 싶은 사람이라는 말까지 덧붙

인 것을 보고는 차라리 믿고 싶은 마음이 더 강해졌다 그 친구는 전화

를 걸었고 약속을 한 후 차를 구매하러 갔다

통화한 딜러는 여기저기 친구를 데리고 다니며 몇몇 그럴 듯한 외제

차를 보여주었다 인터넷 차량은 시험 주행을 해 볼 수 없다면서 이상

없으니 빨리 사라고 지금 선택하지 않으면 후회할 거라고 한 시간 후

에는 다른 사람이 보러 오기로 예약돼 있다고 압박했다 순진한 친구

는 제정신을 차리기 어려운 지경임에도 가까스로 정신을 차려 품질 보

증을 어느 정도 해 줄 수 있느냐고 물었다 보증 기간이 없다는 답이 돌

아왔다 처음에 전화했을 때는 3개월 정도 보증해 준다고 했던 것 같아

재차 확인했다 딜러는 워낙 싸게 파는 것이라 그런 것은 해당되지 않

는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순간 이상하다 싶어 친구는 사지 않겠다고

말했다 딜러의 표정이 순간 바뀌었다 살 것처럼 이야기해 놓고 이제

와서 이러면 어떻게 하느냐 이런 인터넷 차량들은 대개 사러 오면 그

냥 계약하고 끌고 가는 게 상례인데 너무한 것 아니냐hellip 질타 내지 훈

계조였다 섬약(纖弱)한 기질의 친구는 더 당황했다

하지만 친구는 사지 않겠다는 의사를 다시 한번 표시했다 가족들의

안전을 지켜야 한다는 말도 덧붙였다 불만에 차 있던 딜러가 이내 표

정을 바꾸었다 잘 생각했다고 대부분 인터넷 보고 오는 사람들은 이

런 차의 성격을 알고 오는데 당신은 그렇지 않은 것 같았다며 정말 모

르고 온 것이냐고 물었다 친구가 광고문을 믿고 왔다고 하니까 딜러는

참 딱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이런 차는 대개 리콜된 것들로 안전을 보장할 수 없는 차들이어서 어

떤 이들은 아예 견인차를 가져와 사 간다 정상적인 차가 이런 가격이

라면 어떤 바보가 비싼 돈 들여 새 차를 사겠느냐 당신이 순진한 사람

같아서 말해 주는 것이다 그랬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딜러는 차를 팔

지 못하고 들어가면 회사에서 혼나니까 정상적인 다른 중고차로 바꾸

면 어떻겠느냐고 제안했단다 한나절 이상을 같이 다니고 또 진실까지

털어놓아 준 그 딜러에게 미안한 생각이 들고 고마운 생각도 든 나머

지 친구는 그러자고 했다 얼결에 꼭 바꿀 필요도 없는 차를 그렇게 바

꾸었다고 했다

그러고 나서 자신이 도대체 무엇을 어떻게 한 것인지 모르겠다고 자

탄했다 어리석은 짓을 한 자신을 반면교사 삼아 친구들은 그런 일에

휘말리지 말라고 덧붙였다 결국 그 친구는 평범하지만 오래 된 진리를

잠시나마 잊은 자신에 대한 반성으로 끝을 맺었다 lsquo콩 심은 데 콩 나

고 팥 심은 데 팥 난다rsquo 글middot우찬제(문학평론가middot서강대 문학부 교수)

중앙포토

소통과 공감

64 2014414 위클리 공감

64-소통과공감indd 64 2014-04-11 오전 20452 표지 253-최종indd 146 2014-04-11 오전 20821

Page 2: 위클리 공감 253호

표지 253-최종indd 145 2014-04-11 오전 20817

공학도에 남녀 구분은 없다

이 주의 공감

김희정

카이스트 원자력 및 양자공학과 4학년

대학 신입생 시절 나는 lsquo내가 공부하는 것이 사회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

다rsquo 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신입생 생활이 끝나갈 즈음 우연히 친구들과 함께 원자

력 및 양자공학과의 학과 설명회를 가게 되었다 나는 lsquo원자력은 미래 에너지 문제에 대한 현

실적인 대안rsquo 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이 분야를 공부한다면 우리나라 더 나아가 세계의

에너지 문제를 해결하는 데 보탬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전공으로 선택하게 되었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공학을 남성들의 분야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우리 학교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lsquo공학rsquo이라는 단어 앞에서 lsquo여성rsquo과 lsquo남성rsquo은 더 이상 구별되지 않는다 오히려 lsquo공

학rsquo이라는 산을 lsquo우리rsquo가 같이 넘는다는 느낌이 강하다

어려운 과제나 문제를 풀어나갈 때에도 서로 경쟁하기보다는 동등한 조건 아래 같이 공

부하는 lsquo친구rsquo라는 인식이 강하다 대부분의 여학생들도 lsquo여성이라 어렵다 여성이니 봐 주겠

지rsquo라는 생각보다는 lsquo우리도 남성들만큼 하면 된다rsquo 라는 생각을 가지고 공부 학과생활 그

리고 학교 행사에 당차게 임하는 모습을 많이 볼 수 있다 남성들만 있어서 어색하거나 가라

앉을 수 있는 분위기를 여성 특유의 친화력으로 화기애애하게 이끌어 나가면서 시너지 효

과를 만들어내기도 한다

4학년이 됐다 다들 그런 것처럼 졸업이 가까워지면 진로 고민이 많

아진다 우리 학교 대부분의 학생들이 대학원 진학을 목표로 하지만

그렇지 않은 학생의 경우 다른 취업 준비생들의 모습과 다르지 않다

여학생의 경우 한 가지 더 추가적인 고민을 하게 된다 바로 사회 진

출 후 출산과 육아 문제이다 국가의 복지정책이 예전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많이 좋아졌다고 하지만 실제로 느끼기에는 아직 부족

하다

여성이 경력을 쌓음과 동시에 아이들을 마음 편하게 키울 수 있게

해 주는 사회적 제도가 절실하다 이러한 이유로 몇몇 카이스트 여학생

들은 공학 분야를 떠나 육아와 직장 모두를 다 잡을 수 있는 다른 분야로의 진출을 고민하

곤 한다

공학은 시간과 노력을 많이 투자해야 하는 분야라 공학을 공부하는 사람들의 하루 일정

에는 여유가 없다 특히 여성들은 자신을 예쁘게 꾸밀 수 있는 화장품이 들어 있는 핸드백

대신 두꺼운 전공서적이 들어 있는 백팩을 자주 메고는 한다 이러한 현실이 아주 가끔은

슬플 때도 있지만 우리에게는 남성 못지않은 lsquo열정rsquo이 있기에 이겨낼 수 있다 이 열정을 대

학에서만이 아닌 사회에서도 마음껏 펼칠 수 있도록 근무환경 육아와 관련된 출산휴가 복

직 등의 제도가 정부 주도하에 더욱 개선됐으면 좋겠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공학을 남성들의 분야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우리 학교에서는 lsquo공학rsquo이라는

단어 앞에서 lsquo여성rsquo과 lsquo남성rsquo은 더 이상 구별되지

않는다 오히려 lsquo공학rsquo이라는 산을 lsquo우리rsquo가 같이

넘는다는 느낌이 강하다 어려운 과제나 문제를

풀어나갈 때에도 서로 경쟁하기보다는 동등한

조건 아래 같이 공부하는 lsquo친구rsquo라는 인식이 강하다

01-이주의 공감indd 1 2014-04-11 오전 13628

2014414 koreakrgonggam

48

기획특집 과학기술 여성파워시대

실력과 열정으로 뭉친

Contents

일러스트

middot이철원

표지이야기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신경과학연구단 허여울 박사가 원내 실험

실에서 포즈를 취했다 허 박사는 국내 박사 출신으로는 최초로 미국

해양생물연구소(MBL)가 주관하는 lsquo그라스 펠로우십 프로그램rsquo에 선발

됐다 5월 미국 파견을 앞둔 그는 신경과학 분야에서 인류에 도움이 되

는 성과를 내기 위해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사진middot지미연 기자

21중점기획 무지개다리 사업

14 다문화 융합 인천문화재단

lsquo소수rsquo의 배려hellip 하나 되는 문화다양성

16 아시아 여행자 학교 부산문화재단

쌍방향 문화 소개hellip ldquo서로의 편견 없애요rdquo

18 lsquo경계 없는 프로젝트 결합rsquo 성북문화재단

ldquo지켜봐 주세요 다름은 장애가 아녜요rdquo

01 이 주의 공감 공학도에 남녀 구분은 없다

22 총론 ldquo여성의 감성middot기술은 창조경제 자산rdquo

24 국책기관 연구직 국방과학연구소 주성진 박사

26 세계로 나아가다 KIST 허여울 박사

28 ITmiddot문화 융합 시도 서울대 라틴아메리카연구소 백미숙 팀장

30 경력단절 딛고 복귀 변해선 이화여대 연구교수

32 과학과 인문학의 통섭 황영애 상명대 명예교수

34 현장에 산다 현대중공업 건설중장비 설계 이선경 차장

36 기술로 승부 한국세라믹기술원 임형미 팀장

38 과학도로 창업 도전 김정미 베트올 대표

ldquo나는 여성 과학기술인이다rdquo

02-03-목차indd 28 2014-04-11 오전 20629

50

48

발행일 2014 4 14 발행처 문화체육관광부 발행인 유진룡

제작협력 중앙일보시사미디어 인쇄제본 프린피아 제작문의 044-203-3016

구독관련문의 02-2625-3294 전자우편 jjsmallkoreakr

문화체육관광부에서 발행한 lt위클리 공감gt 이번 호 저작물은

lsquo공공누리ʼ 출처표시middot상업적이용금지middot변경금지 조건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단 사진 일러스트 만화는 이용할 수 없습

니다 공공누리는 공공기관의 저작물을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도록 표준화한 공공저작물 자유이

용허락 표시제도입니다 wwwkoglorkr

lt위클리 공감gt에 수록된 내용은 정부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이 잡지는

문화체육관광부가 정부 정책을 빠르고 쉽게 알리기 위해 무료로 배포하는 주간지입니다

06 초점 한middot호주 FTA 공식 서명

중middot소형 자동차 관세 발효 즉시 철폐

08 정책소식 자동차 튜닝산업 활성화 인프라 구축

10 정책현장 병행수입middot해외 직접구매 품목 확대

12 여행소식 항공마일리지 남아요hellip 휴양림 오세요

13 알아두세요 한식 아카이브 개설

도전 한식 만들기hellip ldquo멋진 체험 될 거예요rdquo

04 독자마당 성매매 인식 바꿀 영상제작 공모

40 공감 인터뷰 선린인터넷고 임정원 군

42 교육정보 스마트폰 중독hellip ldquo자녀와 함께 풀어요rdquo

44 공공기관 지방화시대 영화등급위원회 ldquo이젠 부산 공공기관rdquo

46 건강 혹시 봄을 타시나요

48 스포츠 2014 아이스하키 lsquo디비전 1rsquo 세계선수권 대회

50 전시 3인 3색hellip 자연을 말하다

52 걷기 여행 충남 서산 아라메길 1구간

소박한 백제의 미소에 반하고

곱게 늙은 절집에 웃음이 났죠

56 생활과학 이야기 ⑬ 보조개는 아름다운 lsquo기형rsquo이다

57 한국의 꽃과 나무 버드나무

58 정책광고로 보는 어제와 오늘 이 연사 힘주어~ 불조심

59 공감카툰 선택한 까닭

60 문화공감 서울연극제 lt거울 속의 은하수gt

62 화제의 책 lt모멸감gt

63 디딤툰 글로벌 에티켓 173 세상에서 가장 무거운 것

64 소통과 공감 요행은 없더라

위클리 공감 No253 통권 354호

52

24

시각장애인을 위한 음성변환 바코드

ldquo나는 여성 과학기술인이다rdquo

02-03-목차indd 29 2014-04-11 오전 20645

4 2014414 위클리 공감

250호 lt카드 빚에 10년 도피hellipldquo이제 새 인생 살아요rdquogt 기사를 읽고

김희용(경기 수원 장안구)

국민행복기금의 현장 맞춤식 성공 사례를 읽었습니다 공감이 가는 기사였습니다 이

런 기사를 자주 그리고 많이 읽을 수 있었으면 합니다 현장에서 성공하는 정책이 생동

감 넘치는 기사로 이어집니다 국민들이 바라는 정책이기도 합니다

답글 국민행복기금은 채무 부담으로 고통받는 취약계층들의 신용회복 등 상환능력을 높이

기 위해 만든 프로그램입니다 장기간 연체한 이들에게 기회를 제공하고 전반적인 서민층

의 가계 채무 부담을 완화하며 자활을 지원하고자 시행하고 있습니다

최성규 사무관(금융위원회 서민금융과)

248호 lt창업부터 펀딩까지 ldquo돈 되는 정보 많네rdquogt 기사를 읽고

최석원(부산 사하구 다대낙조2길)

중소기업 소상공인들을 위한 정부의 기업지원 사이트 기사를 읽었습니다 창업넷 등

창업 정보부터 다양한 정보가 일목요연하게 정리되어 있어 쉽게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콘텐츠를 확충하고 제공하는 정부의 적극적인 노력에 박수를 보냅니다

답글 중소기업청에서 지원하는 창업정보 시스템 9개를 창업넷으로 통합해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제공하고 있습니다 창업하고자 하는 분들이 각각의 사업 시스템에 들어갈 필요 없

이 정보를 얻을 수 있으며 사업 신청도 할 수 있습니다

전상민 주무관(중소기업청 창업진흥과)

247호 lt중소 수출기업 10만개 육성gt 기사를 읽고

이희정(서울 강남구 논현2동)

정부가 중소 수출기업을 육성하고 마이스터고middot특성화고 졸업생 채용도 늘린다는 소

식이 반가웠습니다 이 정책으로 경제가 살아나고 청년 취업난도 해소되었으면 좋겠습

니다

답글 산업통상자원부는 올해 lsquo기업에 더 큰 시장을 국민에게 더 좋은 일자리를rsquo 드리기 위

해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국민 여러분의 체감경기가 좋아질 수 있도록 중소기

업과 일자리 창출에 정책역량을 집중하도록 하겠습니다

박성준 서기관(산업통상자원부 산업정책과)

댓글에 답글

독자마당지난호를 만들고 나서

lsquo댓글에 답글rsquo 코너 lt위클리 공감gt의 독자참여 기회가 더욱 다양해지고

편리해집니다 인터넷이나 SNS에 접속해서 정부

정책이나 기사에 대한 의견을 댓글로 남겨주세요

담당 기자나 정부 관계자들의 친절한 답글을 받아

보실 수 있습니다

홈 페 이 지 wwwkoreakrgonggam 블 로 그 koreablogkoreakr 트 위 터 weeklygonggam 페 이 스 북 wwwfacebookcomwegonggam 정책브리핑 wwwkoreakr 디지털매거진 (탭진) wwwtapzincom 전자책서비스 (리디북스) ridibookscom

위클리 공감 201447 1918 201447 위클리 공감

문화융성 콘텐츠산업 발전 전략

인재 양성 등 콘텐츠산업 전방위 지원lsquo콘텐츠 가치평가rsquo 체계 마련hellip 무형자산 담보로 금융권 이용 길 열어

창조경제를 이끌고 미래 먹거리의 한 축을 담당할 lsquo콘텐츠산

업 발전 전략rsquo이 발표됐다

4월 4일 일산 빛마루 방송지원센터에서 열린 문화융성위원회 제

3차 회의를 통해 발표한 이번 발전 전략은 업계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중심으로 관계부처와 문화융성위원회 산하 콘텐츠 전

략기획단의 협의를 거쳐 마련했다

빠르면 올 하반기부터 최대 2017년까지 장기간에 걸쳐 추진되

는 발전 전략을 통해 국내 콘텐츠산업의 발전은 물론 한국 기업

의 세계시장 진출이 한층 빨라질 것으로 기대된다 다음은 lsquo콘텐

츠산업 발전 전략rsquo의 주요 과제다

펀드 신규 조성 등 금융 개선 올해 상반기 중 lsquo한middot중 영화공동제

작협정rsquo이 체결된다 협정이 체결되면 곧바로 중국 정부 및 민간

과 lsquo한middot중 글로벌 합작펀드rsquo를 추진한다 합작펀드는 양국 공동

출자로 각각 1천억원씩 총 2천억원 규모로 2015년까지 조성한다

이 펀드의 투자를 받은 콘텐츠는 공동 제작물로 인정되어 수입쿼

터와 관계없이 중국시장 진출이 가능해진다

또한 영세 콘텐츠기업의 투자 지원을 위한 신규 펀드도 조성

한다 국내 콘텐츠기업 중 90퍼센트 이상이 lsquo10-10-10rsquo(자본금

10억원 이하-매출액 10억원 이하-종업원 10인 이하) 기업으로

좋은 콘텐츠를 보유하고도 기업 규모가 작다 보니 투자를 이끌

어내기가 어려웠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2017년까지 정부가 500

억원 이상의 펀드를 출자해 민간자금 연계를 통한 lsquo콘텐츠 영세기

업 10-10-10지원 펀드rsquo를 시행한다

좋은 콘텐츠를 보유한 기업의 금융권 이용도 수월해질 전망이

다 콘텐츠기업이 보유한 자산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아이

디어와 제작기술은 경제적 가치로 환산하기에 어려움이 많았다

이러한 현실을 감안해 기업이 보유한 무형의 가치를 객관적으로

평가하는 lsquo콘텐츠 가치평가rsquo 체계가 마련된다 한국콘텐츠진흥원

을 lsquo콘텐츠 가치평가 기관rsquo으로 지정 콘텐츠 가치 정보를 금융기

관에 제공하고 펀드 투자 및 정부지원사업의 투자대상 기업 및

프로젝트 선정 시 평가 내역을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영화 배급시장의 불공정거래 개선 등 제도 개선 영화 상영시장의

독과점과 수직적 배급시장으로 인해 발생하는 불공정거래도 개

선한다 정부는 공정하고 투명한 계약을 위해 콘텐츠산업 진흥법

에 따라 표준 상영계약서 표준 영화투자계약서를 조속히 만들

계획이다 실제 영화계에서 사용되고 있는 계약서에 엄격한 심사

가 더해져 불공정 계약조항들이 시정된다

또한 대중문화 예술인의 초상 등을 도용해 상업적으로 이용

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어 이를 보호하기 위한 방안도 마련한

다 대중문화 예술인의 초상 재산에 대해 법적 보호 방안을 구축

하고 이를 통해 늘어나고 있는 초상권 관련 분쟁에 따른 산업계

의 고충을 줄여 나가기로 했다

콘텐츠(게임) 마이스터고 신설 등 인재 양성 졸업 후 100퍼센트

취업 및 기술 명장으로의 성장을 지원하는 마이스터고교는 직업

교육의 산실로 현재까지 39개교가 지정되었다 하지만 그 분야가

제조업 등에 한정되어 있었다 이번 콘텐츠 마이스터고 설립은 산

업계에 인력 수요가 많고 산업 성숙도가 높은 게임 분야부터 설

립이 추진된다 이를 위해 올해 하반기부터 교육과정 개발 등 기

초연구에 착수하고 연내 교육청 및 학교 수요 조사 선정 신청을

거쳐 2016년 개교를 추진한다

또한 콘텐츠 장르 융합형 아카데미를 2015년부터 신규 개설한

다 예비 인력을 대상으로 공통 교육 및 장르별 심화교육 프로젝

트 기반 교육을 단계별로 설계하고 수료 후 창업을 희망하는 인

력에게는 lsquo콘텐츠코리아 랩rsquo과 연계한 창업을 지원할 계획이다

아이디어에서 창업까지 원스톱 지원체계 구축 2017년까지 미래

부와 함께 lsquo콘텐츠코리아랩rsquo 26개소를 조성해 창의적 아이디어를

가진 누구나 창업에 도전할 수 있도록 공간과 창작 장비 투자 피

칭(모의 발표) 멘토링 등을 원스톱으로 제공하는 콘텐츠 창업 지

원체계를 구축한다 이를 통해 예비 창업기업을 2017년까지 400

개 육성할 계획이다

해외 기관과의 협업을 통해 국내 기업의 진출도 돕는다 지난

해부터 추진된 한middot중 lsquo펑요우(朋友) 프로젝트rsquo의 일환으로 미래

부middot광전총국(중국 방송심의기관) 간 업무협약이 체결됐다 이후

양국 방송사 간 다큐 공동제작(MBC-CCTV lt기후의 반란gt 등)

을 통한 중국 방송시장 진입장벽을 낮추면서 국내 콘텐츠기업의

해외 진출이 수월해졌다 또한 한middot중middot일 콘텐츠 개발자 간 선의

영세 콘텐츠기업 지원을 위한 펀드 조성과 게임 콘텐츠산업의 인력 양성을 위한 기반이 마련된다 사진은 3D기술과 게임 헬스케어가 융합된 전자정보통신산업대전의 자전거게임 시연장

서울 동대문 롯데피트인 9층에 마련된 K팝(POP) 홀로그램 전용공연장 lsquo클라이브(Klive)rsquo 개관식

중앙포토 의 경쟁을 통해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lsquo글로벌 해커톤rsquo 대회를 개

최하고 아시아 CG산업의 허브로 자리매김할 lsquoCGI 창조센터rsquo도

올해 안으로 제주에 설립된다

ICT 기반으로 생활공감형 서비스 지원 ICT를 활용한 콘텐츠 개

발 보급으로 콘텐츠산업의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고 다양한 계층

의 국민들이 콘텐츠를 통해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지원한

다 4Dmiddot가상현실 등의 기술을 기반으로 국내외 문화재를 생생하

게 재창조하는 lsquo디지털 헤리티지rsquo를 올해부터 추진하고 지난 1월

동대문에 문을 연 K팝 홀로그램 공연장의 확산과 해외 진출도

지원한다 또한 사회적 약자를 위한 lsquo행복나눔 콘텐츠rsquo의 첫 프로

젝트로 서울대 어린이병원과 합동으로 소아질환 진단middot치료를 위

한 콘텐츠와 고령화시대에 대비해 건강관리 등을 돕는 휴먼케

어middot스포츠 콘텐츠도 개발할 예정이다

저작권 불공정거래 관행 개선 및 해외 저작권 강화 그간 사회적

문제로 대두됐던 저작권 불공정거래 관행을 전면 수정해 창작자

권익이 보다 강화될 수 있도록 지원한다 특히 저작권의 이용 및

양도 등에 관한 표준계약서를 마련해 신진 창작자가 불공정 계약

으로 정당한 보상을 받지 못하는 사례를 방지한다

또한 주최 측이 공모전 응모작 전체의 지식재산권 양도를 일방

적으로 강요하는 관행을 개선하기 위한 lsquo콘텐츠 공모전 가이드라

인rsquo이 단계적으로 시행된다 우선 공공부문은 4월 말부터 적용한

다 한류 콘텐츠 진출이 활발해짐에 따라 해외 저작권 보호도

강화해 나간다 해외 현지 저작권 침해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고

우리 저작물의 합법적 유통을 위한 지원을 확대한다 또한 해외

현지에서의 저작권 보호 환경 개선을 위해 법제middot기술middot제도 분야

로 구성된 저작권 전문가팀을 만들어 주요 한류 진출 지역에 파

견한다 글middot김상호 기자

연합

고요한 숲길에서 몸과 마음에 휴식을hellip

만반의 채비를 하고 올라간 숲길은 적막이 흐를 정도

로 고요했습니다 그곳은 어느새 봄이 성큼 다가와 있

었습니다 오랜 유래에도 변하지 않고 고유의 자태를

그대로 뽐냈습니다 새순이 얼어붙은 땅을 꼬물꼬물

기어올라오고 나무 향은 더 짙어졌습니다 태고의 자

연이 마련한 선물에 감성도 산수유 봉오리마냥 톡톡

터졌습니다 lsquo지난 겨울이 추웠던가rsquo 긴가

민가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더 반가운가 봅

니다 어차피 지고 떨어질 잎이지만 또 기대

하게 됩니다 겨울을 이겨낸 숲처럼 우리 인

생도 다시 한번 lsquo속는 셈 치고rsquo 기쁘게 봄

을 맞이했으면 좋겠습니다 숨 한번 고

르게 주말 휴양으로 숲길은 어떨까요

글middot박지현 기자

04-05-독자마당indd 4 2014-04-11 오전 13724

위클리 공감 2014414 5

성매매 인식 바꿀 영상제작 공모성매매 인식 바꿀 영상제작 공모알림

lt위클리 공감gt은 독자 여러분과 소통하고자 다양한 의견을 받고 있습니다 주소 전화번호와 함께 4월 28일(월) 오전까지

gonggamkoreakr로 보내주십시오 관심 있게 읽은 기사 기획특집에 대한 의견 앞으로 다뤘으면 하는 내용 등 다양한 의견을 보내주시면

lt위클리 공감gt 제작에 반영하겠습니다 의견이 채택된 분에게는 문화상품권을 보내드립니다 우편엽서로 보내셔도 됩니다

2014 보훈문예작품 공모전

새로운 도로명주소를 적어 보내주시면 당첨 확률이 더욱 높습니다 우편엽서로 보내주셔도 됩니다

세종특별자치시 갈매로 388 정부세종청사 문화체육관광부 국민소통실 홍보콘텐츠과 lt위클리 공감gt 담당자 앞 (우 339-012)

빈칸의 답을 lsquo공감 낱말맞히기 253호rsquo라는 제목과

함께 주소 전화번호를 적어 4월 28일(월) 오전까지

jjsmallkoreakr로 보내주십시오 추첨을 통해

문화상품권을 보내드립니다

아이폰 lsquo정책 투데이rsquo 앱에서도 응모하실 수 있습니다

가로 풀이 세로 풀이

lt위클리 공감gt 251호 낱말맞히기 당첨자

가순분(서울 관악구 신림로) 김정례(세종특별자치시 나리로)

양남윤(서울 은평구 연서로) 이석일(경북 포항 북구 삼호로) 

김희용(경기 수원 장안구)

낱말맞히기

1

4

2

10

8 9

76

3 5

홈 페 이 지 wwwkoreakrgonggam 블 로 그 koreablogkoreakr 트 위 터 weeklygonggam 페 이 스 북 wwwfacebookcomwegonggam 정책브리핑 wwwkoreakr 디지털매거진 (탭진) wwwtapzincom 전자책서비스 (리디북스) ridibookscom

국가보훈처는 국가유공자의 희생을 기리고 나

라사랑정신을 일깨우기 위한 보훈문예작품 공

모전을 개최합니다 관심 있는 국민들의 많은 참

여 바랍니다

응모자격 대한민국 국민이면 누구나 참여 가능

공모부문 시 수필 추모헌시 참전수기

응모주제 국가유공자의 희생 공헌 등에 대

해 감사를 표하고 숭고한 나라사랑정신을 기리는 내용

  청소년들의 나라사랑정신을 일깨우고 생활 속에 보훈문

화가 뿌리내려 국가 발전의 원동력으로 견인하는 내용

시상내역 시(최우수상middot각 1편) 초등부(40만원) 중middot고등부(60만

원) 일반부(100만원)

  수필(최우수상middot각 1편) 초등부(40만원) 중middot고등부(60

만원) 일반부(100만원)

  추모헌시(최우수상middot1편) 100만원

  참전수기(최우수상middot1편) 200만원

응모일정 5월 23일(금) 오후 5시까지

접수방법 공모전 홈페이지(www보훈문예물kr) 통해 접수

문 의 공모전 운영사무국 02-334-9044

lt위클리 공감gt 251호(3월 31일) 낱말맞히기 정답

가로 1진드기 4 걸음마 5 삼베 7 돌체 9 스크린 10 적시타

세로 1 드라마 2 홍삼 3 걸림돌 5 베를린 7 체적 9 스타

여성가족부는 성매매를 바라보는 사회적 인

식을 바꾸기 위한 영상제작 공모전을 개최

합니다 관련된 아이디어를 가진 많은 분들

의 참여 기다립니다

공모대상 대상 전 국민(개인 및 팀)

1회 이상 영상제작 유경험자 우대

공모주제 성매매 피해자를 바라보는 우리

의 시선

  성매매와 성매매 피해자를 바라보는 사회적 인식에

대한 편견 깨기

  성매매 산업의 구조적 문제를 다룬 내용 등

  성매매 여성의 생애사적 이해를 담은 내용 등

공모형식 성매매 방지 영상 제작기획안(극영화middot다큐middot애니메이

션 등 장르 자유 20분 내외 분량)

시상내역 선정작 2편 제작지원금 각 500만원 전문가 멘토링 제공

응모일정 5월 2일(금)까지 선정작 발표는 5월 23일 예정

접수방법 이메일(pshstoporkr) 접수

제출방법은 홈페이지 참조

문 의 홈페이지(wwwstoporkrcompetition2014) 참조

1 빨주노초파남보 OOO 의 일곱가지 빛깔

3 카메라로 무엇을 찍죠

4 여자 손님을 이르는 말 집안의 여자 주인은 안주인 여자 손님은 OOO

6 전날의 술기운으로 거북한 속을 풀기 위해 먹 는 국

8 기계middot기구middot자재 등을 통틀어 이르는 말

10 배를 설계하여 건조하는 것 우리나라는 세계적인 OO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1 다함이 없이 굉장히 많음

2 눈을 뜸 깨달아 아는 일

3 이스라엘과 요르단에 걸쳐 있는 호수 증발이 심한 까닭에 염분 농도가 바닷물의 약 다섯 배에 달해

생물이 살기 어렵죠

5 ldquo리듬체조 요정 OOO 선수가 한국 리듬체조 사상 처음으로 월드컵 무대에서 4관왕에 올랐다rdquo

7 태극기 성조기 오성기hellip9 파장이 엑스선보다 길고 가시광선보다 짧은 전자 기파 살균작용을 하죠

04-05-독자마당indd 5 2014-04-11 오전 13725

6 2014414 위클리 공감

박근혜 대통령과 토니 애벗 호주 총리가 4월 8일 청와대에서

정상회담을 연 뒤 양국 간 자유무역협정(FTA) 공식 서명

식을 가졌다 한middot호주 FTA 협정이 발효되면 호주시장에서 한국

산 자동차와 가전제품 석유화학제품 등의 관세가 즉시 또는 3년

내 없어진다 정부는 한middot호주 FTA 발효 뒤 10년간 국내총생산

(GDP)이 014퍼센트(약 200억 달러)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토니 애벗 총리와의 공동 기자회견에서 ldquo이

번 FTA는 양국 간 무역middot투자middot고용창출middot시장 확대 등에서 가시

적인 효과는 물론 사회middot문화 등 양국관계 전반을 격상시키는 계

기가 될 것rdquo이라고 말했다 애벗 총리는 ldquo양국의 경제협력 관계가

한층 더 심화되고 강화될 수 있게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rdquo고

답했다

호주는 칠레 싱가포르 유럽자유무역연합(EFTA) 아세안(동

남아국가연합) 인도 유럽연합(EU) 페루 미국 터키 콜롬비아

에 이은 우리나라의 11번째 FTA 체결국이다 이로써 우리나라의

GDP 기준 FTA 경제영토도 전 세계의 573퍼센트로 넓어졌다

호주는 아시아 국가와의 교역 비중이 높고(전체 교역 중 608퍼센

트) 아세안 국가와 대부분 FTA를 체결한 상황이기 때문에 이번

FTA를 통해 호주시장 내 한국 제품의 경쟁력 확보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호주는 한국과의 교역량은 300억

달러 남짓이지만 1인당 국민소득 7만 달러(세계 6위)의 탄탄한 내

수시장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과 한국 자동차 및 석유제품 등의

공산품을 수입하고 원자재와 에너지 자원을 수출하고 있어 가장

이상적인 lsquoFTA 파트너rsquo로 평가받고 있다

가전 등 경쟁력 있는 수출품 관세 즉시철폐 대상

한middot호주 FTA의 주요 내용을 보면 우리나라는 10년 이내에 현재

교역하고 있는 대다수 품목(전체 수입품의 943퍼센트)에 대한

관세를 철폐한다 반면 호주는 5년 이내에 거의 모든 품목에서

관세를 없애기로 했다

연합

중middot소형 자동차 관세 발효 즉시 철폐철광석 등 자원middot에너지 안정적 수입원 확보hellip 쇠고기는 세이프가드 확보

박근혜 대통령과 토니 애벗 호주 총리가 4월 8일 청와대에서 한middot호주 자유무역협정(FTA) 공식 서명식을 마친 뒤 악수하고 있다 오른쪽은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왼쪽 끝은 앤드루 롭 호주 통상투자 장관

초점 한middot호주 FTA 공식 서명

06-07-초점_한호주 FTAindd 6 2014-04-11 오전 13824

위클리 공감 2014414 7

우리나라 입장에서 이번 FTA의 최대 수혜품목은 전체 수출

의 205퍼센트를 차지하는 자동차다 특히 자동차에서도 주력

수출품인 휘발유 중형차(1500~3천cc)와 휘발유 소형차(1천sim

1500cc)는 발효 직후 5퍼센트의 관세가 즉시 철폐돼 수출 확대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된다 기타 나머지 승용차는 3년 내 철폐

에 합의했다

이밖에도 타이어(관세율 5퍼센트)는 즉시 철폐 기어박스middot제

동장치 및 완충기 등의 자동차부품은 3년 내 철폐를 확정지으며

자동차산업 전반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우리 농축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쌀middot분유middot대두middot감자 등 일부

농축산업 품목은 양허에서 제외했다 다만 쇠고기의 경우 현재 40

퍼센트 선인 관세율이 매년 약 26퍼센트씩 낮아져 15년차인 2030

년에는 완전 무관세로 국내시장에 들어오게 됐다 정부는 국내

농축산업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기존 대책의 효과성을 점검

하고 추가적인 세제middot제도적 지원 방안을 협의해 나갈 계획이다

자원middot에너지 부문은 FTA를 통해 안정적인 수입원을 확보했

다 자원middot에너지는 대호주 전체 수입액의 80퍼센트에 육박하는

최대 수입품이다 2013년 기준으로 우리나라가 수입한 전체 알루

미늄광의 77퍼센트 철광 72퍼센트 석탄 44퍼센트 아연광 20

퍼센트를 호주에서 들여오고 있다 특히 철광석 수입에 대한 관

세 철폐는 안정적인 자원 공급을 필요로 하고 있는 철강산업 발

전으로 이어져 FTA를 통한 시너지 효과가 기대되는 바이다

아울러 lsquo투자자middot국가 소송제(ISD)rsquo를 관철해 국내 투자자를 보

호할 수 있는 lsquo안전판rsquo을 마련했다 ISD는 외국에 투자한 기업이

불합리한 현지 정책이나 법 때문에 피해를 볼 때 국가기구의 중재

로 분쟁을 해결하도록 한 제도다 정부는 한middot호 FTA 발효 후 10

년간 GDP는 014퍼센트 소비자 후생수준은 약 16억불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대외경제연구원 산업연구원 등 6개

연구기관이 진행 중인 경제적 영향 평가 잠정 분석 결과다

글middot김상호 기자

연합

한middot호주 교역 동향

2006 20102008 2012 2013

교역 단위 백만 달러

4692

956311309

51716642

9250

1800020456

2298820784

16001

27098

23171

3223830347

수출품목 관세율() 금액(백만 달러) 비중()

경유 0 2219 232

승용차 5~10 1964 205

휘발유 0 885 93

철구조물 5 656 69

제트유 및 등유 0 363 38

자동차부품 0~10 279 29

건설중장비 0~10 148 15

합성수지 0~5 136 14

컬러TV 5 134 14

전선 0~10 116 12

소계 6900 721

전체 9563 100

수입품목 관세율() 금액(백만 달러) 비중()

철광 0~2 5984 2889

유연탄 0 5170 2487

원유 3 1750 842

가축육류 3~72 862 415

알루미늄괴 및 스크랩 0~3 777 374

동광 0 742 357

기타 금속광물 0~65 599 288

무연탄 0 512 246

천연가스 3 451 217

곡류 0~8003 433 208

소계 17280 8308

전체 20785 100

자료middot한국무역협회 관세청

자료middot한국무역협회

한국의 대호주 10대 교역품목 현황 (2013년)

수출

수입

총 교역액

06-07-초점_한호주 FTAindd 7 2014-04-11 오전 13826

8 2014414 위클리 공감

자동차 튜닝산업 활성화 인프라 구축부품 기술개발 지원middot시험용 주행장 마련 등 생태계 조성키로

정책소식

정부가 자동차 튜닝(개조)부품 기술개발 지원에 적극 나서기

로 했다 연구개발(RampD) 자금을 지원하고 튜닝 시험용 주

행장 등 인프라 구축에 힘을 쏟는다 세계 5대 완성차 생산국에

걸맞은 튜닝산업 생태계를 조성하겠다는 계획이다

산업통상자원부(이하 산업부)는 4월 9일 열린 lsquo자동차 튜닝부

품산업 발전포럼rsquo에서 이 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산업부는 국내

튜닝부품업계를 향후 기술 중심의 글로벌 강소 부품 기업으로 성

장시키기로 했다 튜닝이란 운전자가 자신의 개인적 취향과 목적

에 맞게 차량의 성능과 내middot외관을 개선하는 것을 말한다 제조

사는 고부가가치 튜닝부품을 판매해 고수익을 거둘 수 있고 판

매사는 부품 장착이나 유통을 통해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미국과 유럽 일본 등에 비해 튜닝시장이 활성화

되지 못한 상황이다 지난해 세계 자동차부품 애프터서비스(AS)

시장 규모는 약 310조원인데 이중 튜닝이 98조원으로 32퍼센트

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는 세계 5위 자

동차 생산국이자 7위의 자동차부품 수출국이지만 국내 튜닝시

장은 완성차 시장 대비 05퍼센트 수준인 5천억원 규모다 국내

시장에는 해외 튜닝업체들의 진출이 늘고 있다 대표적인 튜닝업

4월 9일 서울 The-K호텔에서 열린 lsquo자동차 튜닝부품산업 발전포럼rsquo 현장 독일자동차튜닝협회(VDAT) 해럴드 슈미트크 상임이사는 주제발표를 통해 ldquo자동차 튜닝은 개성 표현의 한 방법rdquo이라며 국내 튜닝 시장의 발전 가능성을 높이 평가했다

산업통상자원부

08-09-정책소식indd 8 2014-04-11 오전 13928

위클리 공감 2014414 9

체는 ABT(아우디 튜닝) 브라부스(벤츠 튜닝) AC슈니처(BMW

튜닝) 테크아트(포르쉐) 등이다

산업부는 자동차 튜닝부품 산업 육성을 위해 4개 실행과제를

내놨다 먼저 영세 튜닝부품 제조사에는 품질문제 발생 시 개선

을 위한 기술지도 사업을 지원하고 기술력을 보유한 튜닝부품

제조사에는 우수품질 기준에 맞춰 lsquo고성능 부품 기반형 기술개

발rsquo을 지원키로 했다

기술개발 대상은 엔진출력 향상 배기가스 절감 연비 향상을

달성할 수 있는 엔진middot파워트레인 파워업(Power-up) 부문 섀시

성능과 안전성 향상 기술개발을 위한 휠middot타이어 등 퍼포먼스업

(Performance-up) 부문 운전자의 신체 보호뿐 아니라 편의 향

상을 위한 리어스포일러middot사이드미러와 같은 드레스업(Dress-

up) 부문 등 3개 분야에 기술개발 초점을 맞추기로 했다

전남middot대구 튜닝산업 특성화 지역으로 선정

또 튜닝산업 활성화를 위한 인프라도 구축한다 이를 위해 국제

자동차경주대회인 lsquo포뮬러 원(F1middotFormula One World

Championship)rsquo 경기시설을 보유한 전남과 대구를 튜닝산업 특

성화 지역으로 선정했다

국제 공인 1등급 F1 경기장이 위치한 전남 영암지역에는 튜닝

부품 개발과 평가가 가능하도록 연구개발(RampD) 인프라를 확충

한다 중소 튜닝업체들의 시제품 제작 지원과 실험차량 평가 시

신속하게 활용이 가능할 수 있도록 가공기계 설비도 구축한다

튜닝부품 장착업체가 밀집한 대구지역에는 소비자 중심의 튜

닝문화 확산과 기업 지원을 위한 서비스 인프라를 구축할 예정이

다 튜닝전문 지원센터를 구축middot운영해 수요자가 가상체험을 할

수 있는 가상체험 시설과 중소 영세업체들을 위한 홍보전시관을

운영하는 등의 기업 지원도 해 나갈 계획이다

여기에 완성차업체와 부품업체 간 동반 성장할 수 있는 분위

기도 조성키로 했다 산업부는 튜닝산업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완성차 제조사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보고 완성차의 튜닝

브랜드 육성을 유도하기로 했다 메르세데스-벤츠의 AMG

BMW의 M AC슈니처와 같이 완성차 자회사로 출발해 세계적

튜닝업체로 성장한 해외 사례를 벤치마킹할 계획이다

튜닝모델 출시 차종과 성능 개선형 튜닝까지 적용 범위를 확대

해 나간다 기술력 있는 국내 업체를 발굴해 국내 튜닝부품 사용

차량 전용 경주대회를 지원하고 이를 중소 튜닝부품사의 기술을

평가하는 데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ldquo튜닝부품

제조middot장착기업 육성으로 튜닝 전문가 등 일자리 창출로도 이어

질 것rdquo이라고 기대했다

외장을 꾸미거나 성능을 향상시킨 튜닝제품을 전문적으로 취

급하는 온라인 종합 쇼핑몰도 연내 문을 열 예정이다 영세 업체

를 위해 별도의 보장보험 제도도 추진한다 아울러 정부는 코트

라(KOTRA) 무역관과 연계해 우수한 자동차 튜닝제품 업체들이

해외 튜닝부품 전시회에 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로 했다 매

년 20여 개 우수 업체를 선정해 우선 지원한다 해외 전시회에 참

가할 때 임차료와 장치비 통역 섭외 등 행정 서비스도 제공한다

산업부 관계자는 ldquo대중의 접근이 용이한 지역과 유휴시설 등에

경기장을 구축해 건전한 레저문화를 확산시키기 위해 노력할 것rdquo

이라고 말했다 글middot김성희 기자

전 세계 완성차 자동차부품 AS 및 튜닝 시장 규모

미국 독일 일본 프랑스 한국

완성차 시장(조원) 2066 1164 1919 410 935

AS 시장(조원) 702 230 260 177 52

완성차 시장 대비 AS 시장() 340 198 135 432 56

철구조물(조원) 327 66 140 50 05

완성차 시장 대비 튜닝 시장() 158 57 73 122 05

자료middot산업통상자원부

08-09-정책소식indd 9 2014-04-11 오전 13928

10 2014414 위클리 공감

정책현장

병행수입middot해외 직접구매 품목 확대캠핑용품 등 독과점수입 폭리 개선hellip 가격 10~20퍼센트 하락할 듯

병행수입 시장의 진입장벽을 낮추고 해외 직접구매 대상 품

목을 확대해 소비재 수입품 시장의 경쟁을 촉진하기로 했

다 이로 인해 병행수입과 해외 직접구매 등 대안적 수입 경로를

활용한 수입품이 전체 소비재 수입액의 10퍼센트까지 늘어나면

수입제품의 판매가격이 10~20퍼센트가량 인하될 것으로 기대

하고 있다

정부는 지난 4월 9일 오전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열린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이런 내용을 담은 lsquo독과

점적 소비재 수입구조 개선 방안rsquo을 확정했다

소비재 수입 시장 구조가 독과점 형태로 운영되면서 수입가격

과 판매가격의 격차가 2~5배로 벌어지고 외국과 비교 시 판매가

격도 10~40퍼센트 높다고 보고 병행수입과 해외 직접구매 등 대

안적 수입 경로를 확대하는 방안을 마련했다

정부는 우선 통관인증제도에 대한 진입장벽을 즉시 완화해 병

행수입을 활성화하기로 했다 통관인증제는 병행수입 물품에 대

한 소비자 신뢰제고 차원에서 적법하게 통관 절차를 거친 물품

에 관세청이 통관정보(수입자 및 통관 일자)를 담은 QR코드를

부착해 인증해 주는 제도다 하지만 품목 및 상표 수가 제한적이

고 자격 제한도 지나치게 엄격해 당초 기대보다 활용도가 저조한

게 사실이었다

이에 소비자의 관심이 높은 상표 위주로 대상 상표와 품목을

대폭 확대할 예정이다 기존 의류middot신발이 중심이 된 236개 상표

에 자동차부품 소형가전 화장품 자전거 캠핑용품 등을 추가

해 350여 개로 확대한다 통관체 선정 기준도 완화한다 선정 기

준 중 lsquo최근 2년 내 매년 1회 이상 병행수입물품 통관 실적rsquo을 lsquo최

초 병행수입 후 6개월 경과rsquo로 완화함에 따라 기존에 탈락한 40

여 개 업체를 포함해 1년 후 약 100여 개 업체가 추가 선정(현재

122개 내년 230개)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목록통관제 대상 전자상거래 50퍼센트 이상 확대

해외 직접구매(이하 해외직구)도 수입신고 간소화 대상을 확대하

고 소비자 피해를 막는 방지체계를 강화하여 활성화하기로 했다

해외직구는 매년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데 반해 관련 제도 정비

가 미흡해 신속한 통관이 어렵고 소비자 피해 방지책도 부족해

반품수수료 부당 청구나 환불 배송 지연 등의 피해 사례 또한

급증하고 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100달러 이하 해외직구 품목에 한해 통

관 절차를 대폭 간소화하고 목록통관 대상을 현행 의류middot신발

등 6개 품목에서 식middot의약품을 제외한 전체 소비재로 확대하기

국내에서 파는 수입품 가격이 지나치게 비싼 까닭에 저렴한 병행수입 제품에 소비자가 몰린다 지난 겨울 경기 용인의 한 대형쇼핑몰에서 lsquo캐나다 구스rsquo 패딩을 시중가보다 20~30퍼센트 싸게 팔자 소비자들이 번호표를 받고 줄을 서서 기다리는 등 소동이 벌어졌다

중앙포토

10-11-정책현장indd 10 2014-04-11 오전 14037

위클리 공감 2014414 11

로 했다

이를 통해 현재 전체 전자상거래의 34퍼센트 수준인 목록통

관제 대상이 50퍼센트 이상으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목록

통관제를 적용하면 통관 기간은 최대 3일에서 반나절로 줄고 건

당 4천원인 관세사 수수료도 없어져 해외직구가 쉬워질 전망이

다 일부 업체를 대상으로 했던 특별통관업체 지정을 폐지하고

세관장에게 신고만 하면 누구나 목록통관을 적용받도록 규제도

완화된다

또한 병행수입과 해외직구 등 대안 수입 활성화 과정에서 발생

할 수 있는 소비자 피해를 최소화하고자 통관인증업체가 위조

상품을 취급하면 인증업체 지정을 즉시 취소하기로 했다

또한 소비자들이 쉽게 애프터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병행수

입협회 차원의 공동 AS센터 기반을 구축하고 중소middot영세업체의

참여 기반 확대 차원에서 독점 수입업자가 병행수입을 부당하게

방해하는 불공정 행위에 대한 단속도 강화하기로 했다 법 위반

사항을 적발하면 엄중히 제재할 방침이다

대부분의 해외직구는 포털사이트의 카페middot블로그 등을 활용

해 이뤄지는데 이에 대한 포털사업자의 관리 책임도 강화하기로

했다 위법 카페 및 블로그 사이트에 대한 자체적 제재방안 마련

이 의무화되며 인터넷 통관포털(UNIPASS)을 통해 일반인도 반

품 때 손쉽게 관세를 환급받을 수 있도록 제도가 개선된다

정부는 병행수입middot해외직구 등 대안적 수입 경로를 활성화해

전체 소비재 수입액이 지난해 3조원에서 2017년 8조원으로 늘어

나 전체 수입액 대비 비중이 5퍼센트에서 10퍼센트로 확대될 것

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경우 독점 수입으로 고가를 유지하는 아

동복과 신발 캠핑용품 등에 대한 병행수입 거래로 인해 제품 판

매가격이 평균 10~20퍼센트 정도 인하될 것으로 전망된다

글middot김상호 기자

수입품 판매가격 수입가격 비율

수입품 평균가격 국가 간 비교

2329 27 27

51

전기다리미 위스키프라이팬 전기면도기 전동칫솔

자료middot한국소비자원 (2013년)

(배)6

5

4

3

2

1

0

한국

일본

미국

기타

호주

프랑스

호주

EU

자료middot한국소비자원 (2013년)

(한국=100)

100

80

60

40

20

0화장품 자전거용품기능성화장품 캠핑용품

병행수입이란

국내 독점판매권을 가진 업체 외에 다른 수입업자가 해외 매장 제3국

등 다른 유통 경로를 통해 수입해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판매하는 행위

2013년 기준 약 2조원 규모로 추정하고 있다

해외 직접구매(해외직구)란

외국의 오픈마켓 의류 브랜드 등의 사이트에서 제품을 직접 주문해 구

매하는 것을 일컫는 말이었으나 최근 들어 전자제품 및 스포츠용품 등

다양한 분야로 퍼지고 있다 전문 직구 사이트까지 성행할 정도로 큰

인기다

10-11-정책현장indd 11 2014-04-11 오전 14037

12 2014414 위클리 공감

항공마일리지 남아요hellip 휴양림 오세요국립자연휴양림관리소middot대한항공middot한진관광 MOU 체결hellip 전용 투어상품도 출시

여행소식

항공마일리지로 꼭 항공권을 끊어야 하나 잠자는 항공마일

리지가 아까웠다면 이제는 휴양림으로 떠나보자

산림청 국립자연휴양림관리소는 4월 2일 lsquo항공마일리지 휴양림 투

어상품rsquo과 lsquo국민의 숲(대한항공의 숲)rsquo 조성을 위해 대한항공 한진

관광과 각각 MOU를 체결했다

이번 협약을 통해 국립자연휴양림관리소는 대한항공 마일리지

로 비수기 주중에 휴양림을 이용할 수 있도록 숙박시설과 숲 체험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대한항공은 산음자연휴양림 내에 lsquo국민의 숲(대한항공의 숲)rsquo 조

성을 계획했다 한진관광은 홈페이지 및 콜센터를 통해 lsquo항공마일

리지 휴양림 투어상품rsquo을 판매하기로 했다

lsquo항공마일리지 휴양림 투어상품rsquo은 4월 중순부터 6개 국립자연

휴양림을 대상으로 매주 수middot목요일(성수기 제외)에 운영된다 대한

항공 마일리지를 갖고 있다면 누구나 본인 마일리지로 투어상품

을 이용할 수 있다

대한항공 산음자연휴양림에 lsquo국민의 숲rsquo 조성

lsquo국민의 숲(대한항공의 숲)rsquo은 대한항공 사회봉사단이 유일한 탄소

흡수원인 산림 가꾸기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기 위해서 산음자연휴

양림 내에 5헥타르 규모로 조성해 나갈 계획이다 매년 나무 심기

숲 가꾸기 산불 방지 등 다양한 산림 관리활동에 참여한다 투어

상품 운영 휴양림은 복주산 산음 용화산 운문산 용현 덕유산

등 6개다

서경덕 국립자연휴양림관리소장은 ldquo관련 기업과의 협업을 통해

항공마일리지로 주중 휴양림을 이용할 수 있는 길이 열려 휴양림

이용패턴 다변화에 속도를 낼 수 있게 되었다rdquo며 ldquo자연휴양림 내

산림 관리에 민간기업 참여가 확대될 수 있도록 lsquo국민의 숲rsquo 조성에

도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rdquo고 덧붙였다 글middot박지현 기자

4월 2일 산음자연휴양림에서 국립자연휴양림관리소middot대한항공middot한진관광은 lsquo항공마일리지 휴양림 투어상품rsquo 운영과 lsquo국민의 숲(대한항공의 숲)rsquo 조성을 위한 MOU를 체결했다

자연휴양림 숲속 도서관에서 책 기증 받아요

국립자연휴양림관리소에서는 책 읽는 문화 확산을 위해 4월부터 삼봉

휴양림과 검마산휴양림 내에 lsquo숲속 도서관rsquo을 운영한다 다양한 장르의

도서를 제공하기 위해 도서기증 캠페인을 추진하고 있다 4월 30일까지

기증할 수 있다 택배비는 휴양림에서 부담한다

책 보낼 곳 대전광역시 서구 복수북로 21 국립자연휴

양림관리소 행정지원과 홍보기획팀

문의 042-580-5532~3 wwwhuyanggokr

휴양림 투어상품 문의 한진관광 홈페이지(wwwkaltourcom) 또는 콜센터(1566-1155)

12-13-여행소식+알아두세요indd 12 2014-04-11 오전 14149

위클리 공감 2014414 13

도전 한식 만들기hellip ldquo멋진 체험 될 거예요rdquo한식 아카이브 개설hellip 조리법 9천여 건middot전통 한식당 100여 곳 등 다양한 콘텐츠

알아두세요

lsquo밥죽 만두 찌개 전골 나물 전 김치 한과helliprsquo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전통 음식들 군침이 돌 때 한식이 맛있는 곳을

찾는 데 시간을 버리지 않아도 된다 이 음식들이 어떤 깊은 유래

와 역사를 가졌는지 인터넷 이곳 저곳을 기웃거리지 않아도 된다

한식을 다룬 조선시대 풍속화들도 찾아볼 수 있다

한국 음식을 단순히 먹고 즐기는 것을 넘어 역사와 문화 정보까

지 한곳에서 볼 수 있는 아카이브(기록물 저장소middot정보창고)가 마련

됐다 농림축산식품부(장관 이동필)와 한식재단(이사장 강민수)은

전통 한식의 정보를 총망라한 lsquo한식 아카이브rsquo를 4월 3일 개설했다

한국 음식문화가 단순히 음식 콘텐츠의 의미를 넘어 선조의 삶과

지혜가 담긴 우리 문화임을 세계에 알리려는 문화 보급의 일환이다

그동안 한식과 관련된 고문헌으로 한식문화를 대중화하기 위

한 노력이 꾸준히 추진돼 왔다 하지만 일반인들이 흥미로워할

만한 정보에 쉽고 편리하게 접근할 수 있는 아카이브는 처음이다

한식 아카이브에는 한식 원형복원 사업의 결과물과 한식 조리

법 등 9083건의 콘텐츠가 담겨 있으며 한식 콘텐츠 목록 한

식문헌 상세 해제 옛 그림 속 한식 한식연구 결과물 한식

이야기 등 5개 항목으로 구성됐다

대표 한식 120여 종엔 스토리텔링 담아

lsquo한식연구 결과물rsquo에는 한식 대표 품목 120여 종에 대한 스토리텔

링을 담았다 예를 들어 여름 대표 음식인 냉면은 ldquo메밀 산출이 많

은 서울 이북지방에서 유래했고 6middot25전쟁 이후 월남민에 의해 전

국적으로 퍼지게 됐다rdquo는 사연으로 시작한다 이외에도 냉면의 조

리법 지역별 맛 특색 등이 적혀 있다

각 지역의 대표적인 서민음식 등도 소개한다 lsquo역사성 있는 한식

당rsquo 편에는 지역별 유명 음식점 정보가 있다 국내 50여 년 이상 된

100여 곳의 음식점을 지자체의 추천을 받아 축적했다 부산의 경

우 lsquo구포집middot급행장middot기장곰장어middot동래할매파전middot박달집rsquo 등의 주요

정보(위치지도 포함)가 실려 있다

lsquo옛 그림 속 한식rsquo은 한식문화의 원형을 찾는 세계 최초의 작업이

다 우리 음식을 다룬 50여 종의 조선시대 풍속화를 선보인다 조선

의 대표 풍속화가인 김홍도의 작품 6점 신윤복의 서화 2점 김득

신 조영석 성협 그리고 19세기를 대표하는 화가 김준근의 그림

23종 등이 들어 있다 이 카테고리는 4월 말 오픈 예정이다

한편 150여 종에 달하는 북한 전통음식 조리 방법도 누구나 쉽

게 활용할 수 있도록 메뉴별middot지역별로 배치했다 lsquo한식 이야기rsquo에서

는 한식문화 콘텐츠를 쉽고 재미있게 접할 수 있도록 대중적인 내

용을 중심으로 편찬한 책 일곱 권도 찾아볼 수 있다

글middot박지현 기자

한식 아카이브의 lsquo옛 그림 속 한식rsquo은 조선시대 풍속화를 통해 우리 음식문화의 원형을 찾고자 한 시도로 4월 말 서비스를 시작한다 lt긍재풍속화첩gt 중 lsquo강변회음rsquo 김득신 18세기 후반 간송미술관

한식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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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3-여행소식+알아두세요indd 13 2014-04-11 오전 14150

14 2014414 위클리 공감

중점기획 | 무지개다리 사업 다문화 융합

소수rsquo의 배려hellip 하나 되는 문화다양성

ldquo이음악은 필리핀 전통 악기인 lsquo반두리아rsquo와 lsquo옥타비나rsquo로 연

주한 lt론다야gt라는 곡입니다 필리핀에선 남자가 사랑

하는 여자에게 들려주는 일종의 세레나데입니다rdquo

지난해 가을 인천의 한 재즈카페에서 진행된 팟캐스트 lsquo다문

화 음악다방rsquo 녹음 현장 9년 전 필리핀에서 우리나라로 결혼 이

주한 손알린(36) 씨가 조금 서툰 우리말로 필리핀 전통음악을 소

개했다 손 씨는 ldquo필리핀은 남미와 마찬가지로 과거 오랜 세월 동

안 스페인의 식민지였다 음악과 춤 등 많은 영역에서 스페인의

영향을 받았기 때문에 남미 음악과 유사한 부분이 많다rdquo며 곡에

대해 설명했다 그가 참여한 이 팟캐스트 방송은 블로그와 스마

트폰 라디오 애플리케이션으로 다시 들을 수 있어 최근까지 3천

회 넘게 재생됐다

lsquo다문화 음악다방rsquo은 lsquo무지개다리rsquo 사업의 일환으로 인천문화재

단이 맡아 진행 중인 인터넷 방송이다 이주민들이 모국 문화 특

히 음악을 직접 소개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음악을 매개로

인천에 거주 중인 이주민들의 진솔한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한 것이다 또한 그들이 겪은 한국 한국인에 대한 색

다른 시각도 엿볼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되며 이주민과 선주민들

간의 소통의 장으로 큰 인기를 끌었다 필리핀뿐만 아니라 네팔middot

미얀마(버마)middot일본 출신 이주민들이 직접 출연해 10회에 걸쳐 각

국 음악을 소개했다 또 라틴 음악과 탱고 등 제3세계 음악을 소

개하는 전문가 특강도 네 번에 걸쳐 진행됐다

무지개다리 팟캐스트의 기획과 연출을 맡은 제작자 방영문

(33) 씨는 ldquo처음엔 출연자들이 과연 모국의 음악과 문화를 잘 알

릴 수 있을지 걱정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하지만 녹음을 마치고

는 모두 즐거워했다 음악을 매개로 서로 공감대를 이룰 수 있다

는 점을 했기 확인때문rdquo이라고 말했다

다문화 영화제 등 장르 구분 없이 다양한 행사

인천은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무지개다리 사업 참여 기관으로

선정됐다 선정된 17개 기관 중 최대 규모인 2억원의 국비를 지원

받는다 이는 이주민 외에도 새터민 다문화가정 어린이 등 다양

한 대상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지역의 특성을 활용한 돋보이는

기획으로 다른 주관기관을 선도하고 있다는 평가 덕분이었다

특히 lsquo천 개의 마을 천 개의 문화rsquo를 대주제로 세계 각국의 다

양한 문화를 담은 북 콘서트 세계문학 특강 팟캐스트 다문화

문화예술 활동 통해 이주민middot새터민middot다문화 어린이 등 공감대 형성

인천문화재단

인천문화재단의 무지개다리 사업 lsquo다문화 음악다방rsquo은 미얀마 필리핀 네팔 등의 해외 이주민들이 직접 출연해 그들의 전통음악과 한국생활에 대한 진솔한 이야기를 나누는 인터넷 라디오 프로그램이다 사진은 첫 방송을 맡았던 네팔인 바비소르 그룽 씨의 녹음 현장

lsqu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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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 공감 2014414 15

한 경험을 전함으로써 한국의 소수자 인권 및 난민의 삶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며 언론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인천문화재단은 지난해 진행한 문화다양성 자원조사 결과와

현장 수요를 바탕으로 발굴middot기획한 맞춤형 프로그램들을 선보

일 예정이다

인천에 있는 또 하나의 중국 차이나타운과 화교 커뮤니티가

함께하는 lsquo화교 함께 사는 우리 이웃rsquo 새터민과 함께하는 lsquo새터민

수다터rsquo 등은 물론이고 문화다양성의 영역을 확대한 성소수자 관

련 프로그램도 기획 중이다 특히 인천의 지역별 특성을 살려 인

천 시민들이 각자의 삶터와 일터에서 자연스럽게 소수자와 만나

고 서로 다른 부분을 인식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인천문화재단 기획사업팀 정지은 과장은 ldquo국내외를 잇는 창구

이자 경계를 넘어서는 관문으로서의 도시 정체성을 형성해 왔고

이에 걸맞게 다양한 인종과 문화 국가적 배경이 어울려 공존하는

인천의 특징을 살리는 사업을 기획할 계획rdquo이라며 ldquo이주민 중심으

로 진행하는 프로그램보다 인식 개선을 위해 이주민middot선주민이 함

께하는 축제와 상호 소통의 기회를 마련하겠다rdquo고 말했다

글middot김상호 기자

영화제 등 장르를 가리지 않는 다양한 행사를 마련하며 문화다

양성의 가치를 확산시키는 데 큰 역할을 해 왔다

지난해 11월 1일 인천문화재단과 인천영상위원회가 함께 개최

한 lsquo디아스포라 영화제rsquo는 항구도시 다문화도시 새터민도시라

는 인천의 지역 특색을 살린 영화제로 이주민을 주제로 한 20편

의 장middot단편 영화가 출품됐다 모든 영화가 무료 상영되며 이주민

뿐만 아니라 인천시민들에게도 큰 관심을 받은 행사였다 베를린

영화제 경쟁부문에 오른 다큐멘터리 영화 lt두만강gt의 감독인 재

중동포 장률 감독과 선댄스영화제에서 lt안녕 평양gt으로 심사위

원 특별상을 수상한 재일동포 양영희 감독 등 세계적인 감독들

을 초청해 관객과 대화의 시간을 가지기도 했다

이주민 참여 프로그램도 마련했다 촬영 및 편집 장비를 대여

하고 교육도 진행했다 인천영상위원회 강석필 국장은 ldquo성공적인

영화제 개최를 통해 이주민들이 자신의 생활과 생각을 영상으로

자유롭게 담아낼 수 있도록 전문 강사들이 참여한 강의도 마련

했다rdquo며 ldquo이들의 실습 작품은 이주민 커뮤니티는 물론 올 가을 열

릴 제2회 영화제에서 볼 수 있을 것rdquo이라고 제2회 lsquo디아스포라 영

화제rsquo에 대한 기대감을 전했다

인천 영종도에는 100여 명의 난민을 수용할 수 있는 난민지원

센터가 운영 중이다 때문에 많은 난민들이 인천으로 모이고 있

다 하지만 센터 설립과정에서 지역주민들의 반대 때문에 여러

차례 문제가 발생했다 난민과 소수자들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기

위해 콩고민주공화국 출신 난민이었던 욤비 토나 씨를 초청해 북

콘서트 lsquo내 이름은 욤비rsquo도 진행했다 인천지역 중middot고등학교와 주

민센터 등에서 10회에 걸쳐 열린 북 콘서트는 1천여 명이 넘는 인

원이 참석하며 대표적인 무지개다리 사업의 문화 행사로 자리 잡

았다

욤비 씨는 콘서트를 통해 국제 난민으로 자신이 겪었던 다양

무지개다리 사업이란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이주민middot

탈북민middot장애인 등 우리 사회의 다양한 구성원들에게 문화적 표출 기

회를 제공하고 다양한 문화 간의 소통과 교류를 잇기 위해 추진하는

사업이다 한국의 문화다양성을 증진하고자 2012년 시범사업을 거쳐

지난해 12개 지역에서 실시한 무지개다리 사업은 올해는 성북 구로 인

천 부천 인천 경기 안양 오산 대전 충북 전북 광주 전남 경남 부

산 김해 및 제주를 포함한 17개 문화재단을 중심으로 지역의 고유한

문화자원을 활용한 특색 있는 100여 개의 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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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2014414 위클리 공감

중점기획 | 무지개다리 사업 아시아 여행자 학교

쌍방향 문화 소개hellip ldquo서로의 편견 없애요rdquo

올해 한국생활 7년째를 맞는 작드 허르러(33middot부산 사상구

주례동) 씨는 지난해 9월 부산시 사상구 사상여성인력개

발센터에서 열린 lsquo아시아 여행자 학교rsquo를 생각하면 지금도 흐뭇해

진다 몽골 전통춤 공연과 함께 시작된 그날 행사에서 작드 씨는

다른 몽골 이주여성과 번갈아 강연자로 무대에 올라 사진과 함

께 몽골의 현대화를 소개했다

ldquo사람들이 놀랐어요 몽골에 도시도 있고 공장도 있느냐고요

행사장에 저희 가족도 왔고 같이 일하는 친구들도 왔어요rdquo

한국인 남편과 결혼해 다섯 살 아들을 둔 작드 씨는 ldquo몽골을

바르게 알릴 수 있는 기회를 준 lsquo아시아 여행자 학교rsquo에 감사한다rdquo

고 말했다

부산문화재단이 2012년부터 운영해 온 lsquo아시아 여행자 학교rsquo는

이주민이 한국문화를 받아들이고 배워야 한다는 기존의 발상에

서 벗어나 서로에 대해 배우고 알아간다는 의미를 담고 있는 문

화 다양성 사업이다 강연 형식으로 결혼middot출생middot축제 관련 풍습

을 소개하기도 하고 사진전시회 전통의상 입어보기 전통음식

먹어보기 같은 문화체험 행사도 함께 열린다 지난해 lsquo아시아 여

행자 학교rsquo는 9월 중순부터 연말까지 사상여성인력개발센터 내

강당에서 매주 토요일 혹은 일요일 캄보디아 베트남 몽골 인

도 미얀마 인도네시아를 주제로 운영됐다

부산문화재단 문화복지팀의 고윤정 주임은 ldquo객석에는 아내

손에 이끌려 온 한국인 남편이나 자녀 시부모 친구들이 많았

부산문화재단 사진전시회middot전통음식 먹어보기 등 문화체험 행사도 가져

부산문화재단

한국인과 다문화 이주민 간의 쌍방향 문화소통 방안으로 이뤄진 부산문화재단의 lsquo아시아 여행자 학교rsquo 지난해 행사 모습 올해에는 더 많은 이들의 참여를 위해 lsquo지구촌 여행자 학교rsquo로 이름을 바꿔 열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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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 공감 2014414 17

난해 6월 부산시가 개소한 복합문화공간 lsquo사상인디스테이션rsquo 1층

에 들어선 문화 카페다 부산 시내의 주한외국영사관middot주한외국

문화원 등과 대학 문화동아리 지역 예술가단체 등 30여 곳에 이

르는 지역문화자원을 발굴해 협력 연결망을 구축 이주민에게 문

화강습과 장비 등을 제공했다

이러한 지원에 힘입어 부산지역 이주민 공동체에서는 자발적

문화활동이 싹을 틔우고 있다 그 대표적 사례가 베트남어 방송

팟캐스트(인터넷방송) lsquo띵노이벳(Tien noi Viet)rsquo이다 기획middot제작middot

진행까지 베트남 출신 이주민의 손으로 만들어지는 lsquo띵노이벳rsquo은

한국생활의 애환에서부터 은행middot대중교통 이용방법 같은 생활정

보는 물론 베트남 대중음악도 다룬다 현재 회당 2500이 넘는

다운로드 수를 기록할 정도로 인기를 얻고 있다

부산문화재단은 올해 lsquo무지개다리 지원사업rsquo 선정으로 더욱 힘

을 얻은 lsquo다섯 손가락rsquo 프로젝트의 주안점을 두 가지로 잡고 있다

하나는 지역 내 이주민 문화공간에 예산과 프로그램을 지원해

자발적 문화모임을 더 키우겠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이주민

모임과 지역 문화예술단체 간 교류협력을 증진시켜 활동의 지속

성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이주민들의 참여 확대를 위해 lsquo아시아

여행자 학교rsquo도 lsquo지구촌 여행자 학교rsquo로 간판을 바꿔 달게 된다 또

매월 특정 국가를 테마로 진행해 사업 성격을 분명히 하고 홍보

가 쉽도록 할 계획이다

고 주임은 ldquo사업 대상을 부산에서 경남권까지 확대하고 페이

스북이나 트위터 같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한 정보제

공 방안도 준비 중에 있다rdquo고 말했다 글middot남창희 객원기자

다rdquo고 전했다 ldquo서먹해하던 사람들이 함께 춤을 추고 음식을 나

눠 먹으며 가족처럼 가까워지더군요 행사 도중 그간의 오해를

해소하기도 했어요 아내의 모국에 대해 lsquo문화적으로 뒤떨어져 있

다rsquo는 편견을 버리게 됐다는 한국인 남편도 있었습니다rdquo

rsquo다섯 손가락rsquo 사업 일부hellip 올 lsquo지구촌 여행자 학교rsquo로 확대

인구 350만명의 국제항구도시 부산에는 2013년 1월 기준으로 거

주 외국인이 5만1617명에 이른다 부산 인구 70명당 한 명 꼴이

다 과거 초량동middot중앙동 중심이었던 외국인 거주지역도 최근에

는 외국인 근로자가 밀집한 사상구middot강서구 유학생middot영미권 이주

민이 많은 해운대와 대학가 결혼이주 여성이 몰린 저소득층 밀

집지역으로 다양해졌다 그만큼 문화적 수요도 다양해졌다

부산문화재단에서는 이러한 지역적 특성에 따라 2012년부터

이주민 대상 문화복지사업 lsquo다섯 손가락rsquo 프로젝트를 운영해 오고

있다 lsquo아시아 문화 학교rsquo 도 lsquo다섯 손가락rsquo 프로젝트의 일환이다

차별 없는 사랑으로 이주민에게 다가가겠다는 의미를 가진 lsquo다

섯 손가락rsquo 프로젝트는 기존 다문화 사업의 한국 동화주의를 벗

어나 쌍방향 문화소통을 도모했다는 점이 높이 평가돼 문화체육

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이 주관하는 문화

다양성 확산을 위한 lsquo2014년 무지개다리 지원사업rsquo 공모에서 3년

연속 선정됐다

lsquo아시아 여행자 학교rsquo 등 문화교류 행사와 더불어 lsquo다섯 손가락rsquo

프로젝트로 진행된 것이 이주민의 문화복지를 증진시키기 위한

거점공간 조성middot운영과 지원middot협력 네트워크 결성이다 재단은 그

동안 고정된 문화공간이 없었던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부산시

내 문화센터 복지기관 외국인 음식점과 상점 등 72곳을 찾아다

니며 장소 대여 등 협력체계를 구축했다

이주민 문화공간 lsquo카페 무지개rsquo도 조성했다 lsquo카페 무지개rsquo는 지

쌍방향 문화 소개hellip ldquo서로의 편견 없애요rdquo

부산문화재단

부산지역 베트남어 방송 팟캐스트 lsquo띵노이벳rsquo 제작진들

부산문화재단 051-744-7707 홈페이지 bscf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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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2014414 위클리 공감

중점기획 | 무지개다리 사업 lsquo경계 없는 프로젝트 결합rsquo

ldquo지켜봐 주세요 다름은 장애가 아녜요rdquo

자폐성 장애 판정을 받은 곽규섭 씨는 다섯 살 때부터 끊임

없이 노트에 무언가를 그렸다 약초 허브 100년 후 지하

철 노선도 등 관심 분야도 다양했다 말이 사람들의 소통수단이

듯 그림은 곽 씨가 세상과 소통하는 방식 중 하나였다 하지만 그

의 어머니는 끊임없이 그리는 그림을 장애의 한 증상으로 생각해

주기적으로 박스에 버리곤 했다

그러던 중 곽 씨는 2008년 비영리 예술단체 lsquo로사이드(Raw+

Side)rsquo의 공동대표인 김효나 씨를 만났다 김 씨는 곽 씨의 그림이

재미있다고 생각해 그가 편하게 그릴 수 있게 종이를 충분히 놓

아두도록 했다 빈 종이는 몇 달 사이에 수백 개의 캐릭터로 채워

졌다 박스 속에 있던 그의 그림은 lsquo에이블 아트(장애인 예술)rsquo로

거듭났다 곽 씨가 그린 200여 명의 캐릭터로 lt키티와 튤립gt이라

는 제목의 애니메이션이 제작되기도 했다

lsquo에이블 아트rsquo를 지원하는 lsquo경계 없는 프로젝트 결합rsquo은 문화체

육관광부와 성북문화재단이 함께하는 lsquo무지개다리 사업rsquo 중 하나

이다 자폐성 장애를 가진 예술가들이 창작활동을 통해 세상과

소통하게 하자는 취지로 시작됐다 지난해 성북문화재단이 로사

이드를 후원하고 공동 주관하는 방식으로 처음 진행돼 올해도

이어나갈 계획이다 로사이드는 lsquo에이블 아트rsquo가 끊임없이 진화해

나간다는 의미로 이를 lsquo어떤 아트rsquo라 이름 짓고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성북문화재단의 lsquo경계 없는 프로젝트rsquo를 통해 자폐성 장애를

성북문화재단 장애middot국적을 넘어 문화로 하나되는 다양한 프로그램 성과

성북문화재단

다양한 국적의 이주 여성들이 모인 성북문화재단의 lsquo돌곶이 노래단rsquo 프로그램 언어도 문화도 낯설어 힘들어하는 이주 여성들의 마음을 노래로 즐겁게 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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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 공감 2014414 19

했다

lsquo세상의 요리 우리집 요리사rsquo는 서로 다른 문화를 가진 이주 여

성들에게 요리를 배우는 프로그램이다 성북문화재단의 lsquo무지개

다리 사업rsquo에 요리가 선정된 계기는 lsquo음식을 함께 만들고 나누어

먹는 것rsquo의 중요성이었다 몽골 필리핀 중국 캄보디아 등지에서

온 강사들에게 매주 요리를 배우고 다 만들면 강사와 학생들이

함께 나눠 먹으며 서로간의 정을 키웠다 강사로 활동하는 몽골

출신의 서드초롱 씨는 ldquo몽골 문화도 알릴 수 있고 선생님이 되어

가르쳐 줄 수 있어 이 일을 계속 하고 싶다rdquo고 말했다

성북문화재단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다양한 lsquo무지개다리 사

업rsquo을 새롭게 추진한다 소리여행 워크숍 lsquo여기 들리나요rsquo는 장애

인들이 재활용품으로 사물 특유의 소리를 내며 함께 문제의식을

나누는 자리로 진행된다 한국과 일본의 lsquo히키코모리(은둔형 외

톨이)rsquo 청년들이 주체적으로 영화감상회 소모임 등 축제를 여는

lsquo청춘의 재시도rsquo도 올해 처음 도입됐다 그밖에 청소년 공유축제

문화다양성 공감영화제 시를 매개로 소통하는 lsquo리얼 다이얼로

그rsquo 등이 추진될 예정이다

하반기에는 도입된 다양한 프로그램의 성과를 나누는 lsquo심연middot

향연rsquo 축제가 함께 열린다 한 해 만들어진 다양한 문화의 결과물

들을 한자리에 모으고 지역주민과 함께 나눌 계획이다

lsquo무지개다리 사업rsquo을 담당하는 성북문화재단의 김진만 대리는

ldquo이주민 유학생 예술가 장애인 아티스트 등 다양한 문화 주체

들을 발굴해 지역주민 등과 네트워크를 이루는 것이 목표rdquo라고

강조했다 글middot남형도 기자

가진 다수의 예술가들이 활발한 작품활동을 펼치고 있다 lsquo장애rsquo

가 아닌 lsquo다름rsquo으로 여기고 지켜봐 준 덕분이다 이를 위해 다양한

분야의 예술가들이 아트 서포터로 함께하며 이들과 함께 창작작

업을 진행했다

로사이드 아트 서포터인 최선영 씨는 중학교 1학년 때 자폐성

예술가인 김동현 씨를 만났다 김 씨는 lsquo석탄을 연료로 운행하는

지하철rsquo 등 참신하고 다양한 작품을 그렸다 이들의 작품은 아트

상품으로 만들어져 판매되기도 한다 최 씨는 ldquo아트 서포터로 함

께하면서 장애가 아니라 다양한 것 중 하나라고 인정하는 법을

배우게 됐다rdquo고 말했다

lsquo경계 없는 프로젝트rsquo 이외에도 성북문화재단은 다양한 lsquo무지

개다리 사업rsquo을 추진 중이다 장애인 다문화가정 여성과 자녀 유

학생 등이 주된 대상이다 이들과 함께 언어 노래 요리 몸짓 등

문화를 통해 소통한다 평소 교류할 기회가 적었던 이들과 문화

활동으로 어우러지는 새로운 관계를 맺고 서로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올해 lsquo장애인 소리여행rsquo 등 7개 프로그램 새로 시작

지난해 추진됐던 lsquo돌곶이 노래단rsquo은 대부분 결혼이주 여성이면서

직장에 다니는 워킹맘들로 구성돼 있다 공장에서 단순노동을

하는 이들은 하루종일 아무 말 없이 실밥을 뜯는 경우가 많았다

다른 언어와 문화 모국에 대한 향수 등으로 인한 외로움과 울분

을 lsquo돌곶이 노래단rsquo은 노래로 풀어낸다 단원들이 함께 노래 부르

고 어깨를 들썩이며 흥을 돋우는 사이 삶의 고단함을 잊는다

캄보디아에서 온 모으테비 씨는 ldquo일도 육아도 힘들지만 춤추

는 시간만큼은 정말 즐겁다rdquo고 소감을 말했다 베트남 국적의 팜

몽우엔 씨도 ldquo어릴 적부터 가수가 꿈이었을 만큼 노래를 좋아하

는데 lsquo돌곶이 노래단rsquo에서 노래를 부를 수 있어 행복하다rdquo고 말

성북문화재단

자폐성 장애를 가진 김동현 작가가 그린 작품 지하철 노선 그리기를 좋아하는 김 작가가 경주의 노선을 상상해 표현한 그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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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도비라indd 12 2014-04-11 오전 14459

기획특집

실력과 열정으로 뭉친

ldquo나는 여성 과학기술인이다rdquo

경제활동에 참여하는

여성들이 늘어나고 있지만

과학기술 분야에

종사하는 여성을 찾기란

쉽지 않습니다

기술middot공학middot과학 분야는

남성적 영역이라는 인식이 여전하고

결혼과 출산 육아 등으로

경력이 단절되는 경우도 많기 때문입니다

  

과학기술 분야에서

활약하거나 경력 단절에서 돌아온

여성 과학기술인들을 만났습니다

이들은 하나같이 여성의

섬세함과 친화력이

한국 과학 발전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다고 말합니다

과학기술 분야에서

여성들의 활약이

더욱 많아지기를 기대합니다

일러스트middot이철원

21-도비라indd 13 2014-04-11 오전 14502

22 2014414 위클리 공감

ldquo여 성과학기술인 육성은 국가적 과제이다rdquo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해 8월 열린 국제여성과학기술인

대회(BIEN 2013)에서 한 말이다 박 대통령은 ldquo여성의 섬세한 감

성과 기술은 창조경제의 중요한 자산rdquo이라며 ldquo능력 있는 여성 인

재들이 출산과 양육 때문에 꿈을 포기하지 않고 경력 단절이 발

생하지 않도록 적극 지원하겠다rdquo고 약속했다

창조경제를 이끌 핵심으로 꼽히는 여성과학기술인의 사회활

동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남성에 비

해 여전히 낮은 수준이며 짧은 근속기간에 이직이나 퇴직하는

경향도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미래창조과학부(이하 미래부)에 따르면 2012년 말 기준으로

공공 연구기관과 대학 기업연구소 등 과학기술계에 진출해 있는

여성은 4만2323명으로 전체 과학기술인의 190퍼센트인 것으로

조사됐다 전년도 여성과학기술인의 재직 비율보다 16퍼센트포

인트 늘어난 수치다 2012년 신규 채용된 여성과학기술인은

5651명으로 과학기술계 전체 취업자의 246퍼센트를 차지했다

여성과학기술인 재직middot승진middot보직자 비율 증가 추세

여성과학기술인들이 연구소장이나 책임연구원 등 기관에서 보

직을 받은 사례도 소폭 늘었다 2012년 말 기준으로 주요 보직을

가진 여성과학기술인은 2134명으로 전년에 비해 01퍼센트포인

트 늘었다 전체 보직자 가운데 70퍼센트였다

여성 보직자 비율은 2006년 이후 07퍼센트포인트 증가했으

며 2008년 이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승진자 비율은 전년

보다 11퍼센트포인트 오른 118퍼센트(1216명)로 집계됐다

연구과제 책임자의 여성 비율도 비슷한 경향을 보였다 연구과

제 책임자 규모는 8915명으로 전년 대비 07퍼센트포인트 증가

해 2201명(78퍼센트)에 달했다

고학력 여성과학기술인 육성도 성과를 보이고 있다 이공계

대학 입학 여학생 비율은 2006년 이후 등락을 반복하다 최근 2

년 연속 감소했으나 2008년과 비교하면 04퍼센트포인트 증가

한 270퍼센트를 기록했다 대학교 이공계 전공분야 여학생 수는

22만6692명으로 전체 학위과정 학생의 284퍼센트를 차지했다

눈여겨볼 것은 석middot박사 등 고학력 여성과학기술인이 늘어나

고 있다는 점이다 2012년 말 기준으로 이공계 전공 석사 학위과

정 졸업자는 5656명으로 전년 대비 293명(54퍼센트) 박사 학

ldquo여성의 감성middot기술은 창조경제 자산rdquo박근혜 대통령 ldquo출산middot양육으로 꿈 포기 않고 경력단절 없도록 적극 지원rdquo

과학기술 여성파워시대기획특집

자료middot미래창조과학부

여성과학기술인 전체 재직현황(2009~2012)

2009

총 33991명

19934

14057

2010

총 36360명

19526

16834

2011

총 37688명

20747

16941

2012

총 42323명

21708

20615

106

173

311

173

308

174

312

190

333

114 112130

비정규직 여성정규직 여성 정규직 여성

전체 과학기술인 중 여성 비율비정규직 여성

22-23-기획-총론indd 22 2014-04-11 오전 14621

위클리 공감 2014414 23

위과정 졸업자는 1127명으로 전년 대비 58명(54퍼센트) 늘어

났다

수적인 증가세에도 불구하고 여성과학기술인은 기관 유형에

관계없이 근속기간 3년 미만의 단기 이middot퇴직 경향이 높았다 민

간 기업연구소와 이공계 대학은 3년 미만 이middot퇴직 비율이 각각

564퍼센트와 552퍼센트에 달했고 공공 연구기관도 329퍼센

트로 전체 이middot퇴직자 중 큰 비중을 차지했다

이처럼 여성과학기술인의 사회middot경제활동 지속성이 남성에 비

해 많이 저조한 이유는 여성과학기술인 롤모델 부재와 결혼 이후

생애주기로 인한 경력 단절 때문이다

ldquo일과 가정 양립시킬 수 있는 환경 조성에 노력rdquo

실제 과학기술인으로서 전문성을 갖추기 위해서는 학부 과정 4

년과 석middot박사 과정 5~7년을 거쳐 외국유학까지 일반적으로 10

년 이상의 시간이 필요하다

결국 평균 나이 32~35세가 되어 결혼 적령기를 넘어서게 되

고 가임 가능성도 상당히 감소한다 여성으로서의 삶과 과학기

술인으로서의 전문성이라는 양갈래 길에서 고학력 여성과학기

술인들의 고민은 커질 수밖에 없다 박 대통령이 경력단절 여성

의 지원을 강조한 이유이다

현재 정부는 미래부 산하 한국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를 통

해 여성과학기술인들을 위한 다양한 지원프로그램을 개발 제공

하고 있다

미래창조과학부 미래인재기반과 정동준 사무관은 ldquo여성과학

기술인들의 신규 채용 및 보직middot승진자 비율이 증가한 것은 매우

바람직하다rdquo며 ldquo더욱 많은 여성과학기술인들이 일과 가정을 양립

시킬 수 있는 환경에서 연구하도록 제도적 지원을 다하겠다rdquo고 말

했다 글middot최재필 기자

한국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

여성과학기술인 육성과 지원의 첨병 역할

여성과학기술인 육성과 지원의 첨병은 미래창조과학부 산하 재단법인

한국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WISETmiddotCenter for Women in Science

Engineering and Technology 이하 위셋)이다

2011년 출범해 올해로 3년째를 맞는 위셋은 여성과학기술인을 위한

정책 및 기획기능 수행은 물론 여성과학기술인의 전 생애주기에 걸친

통합 지원을 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여성과학기술인 지원사업인 lsquo4W

사업rsquo이다 4W 사업은 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WIST) 여성과학기술

인middot여학생 멘토링 프로그램(WISE) 여학생 공학교육선도대학지원사업

(WIE) 여성공학기술인력양성사업(WATCH21)이다

특히 위셋은 여성과학기술인 양성을 위해 다양한 사업을 추진한다

신진과 경력 여성과학기술인력 지원 사업 중middot고middot대학교의 이공계 여

성인재 육성 사업 등이 주요 내용이다

이를 위해 공학분야 진학 촉진을 위한 여학생 공학주간 행사를 전국

적인 규모로 운영하고 있고 여대학(원)생 공학연구팀제와 멘토링 펠로

우 프로그램을 통해 이공계 여성들을 위한 창의적인 경험도 제공한다

또한 프로그램 형태였던 위셋 아카데미를 사업화시켜 좀 더 체계적

으로 운영한다 2월부터 시작된 위셋 아카데미는 올해 과학기술 분야

여성 일자리 창출을 목표로 대학생 미취업자 경력단절여성 비정규직

등 이공계 여성 3500명 교육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아카데미 운영내용

은 경력단계별로 3단계 주기(경력단절 복귀rarr경력도약 성장rarr리더양

성)로 나눠 짜여졌다

진로진학상담교사협의회와 업무협약(MOU)을 맺어 전국 진로진학

상담교사를 통해 이공계 분야에 대한 기회를 알리고 특히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가진 여성과기인을 위해 글로벌 스타트업(Start-up) 과정을

지원할 계획도 갖고 있다

이밖에도 고용기관과 구직자 사이의 중개 네트워킹 기회 제공과

일middot가정 양립 운영모델 개발 벤처와 협동조합 설립 지원 사업 등 여성

과학기술인의 역량 함양을 위한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과 네트워킹 기

회도 제공한다

문의 02-6411-1000 wwwwisetr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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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2014414 위클리 공감

대 전시 유성구에 본부를 둔 국방과학연구소는 국내 유일의

국방연구개발 전문기관이다 주성진(50) 박사는 국방과학

연구소의 제1호 여성 연구원이다

ldquo운이 좋았어요 대학 졸업 무렵 남자 동기들이 병역특례기관

인 국방과학연구소에 지원하는 모습을 보고 함께 지원했는데

동기들은 군대 보내고 제가 들어오게 된 거예요 하하rdquo

주 박사를 국방과학연구소 인근 대전국립현충원의 호국장비

야외전시장에서 만났다 전시장의 구형 전투기와 초계기 등의 모

습은 지금의 국방과학연구소 이미지와 대조적이다 자주국방을

목표로 1970년 설립된 국방과학연구소는 우리의 국방과학기술

수준을 세계 230여 국가 중 10위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데 중추

적 역할을 해 왔다

한양대 수학과를 졸업한 주 박사는 1989년 2월 연구소에 입

소 그간 국무총리 표창 여성과학자상 국방부 장관 표창 방위

사업청장 표창 국방과학상 등을 수상했다

ldquo대부분의 무기체계 관련 연구는 수많은 연구원의 협력으로

개발됩니다 그 과정에서 수상도 하게 된 것이죠rdquo

국방과학연구소는 대덕특구의 30개 정부출연연구기관 중 유

일한 국방부 산하 기관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덕특구에서

가장 여성친화적인 연구기관으로 꼽힌다 그 중심에는 주 박사를

중심으로 한 여성 연구원들의 적극적인 활동이 있었다 약 3천명

의 국방과학연구소 직원 가운데 여성이 약 300명이고 이 중 100

명 정도가 연구원이다

ldquo제가 연구소에 들어왔을 때에는 여자화장실이 없는 건물도

있었지만 지금은 새로 건물을 지을 때 모성보호실을 어디에 둘

지부터 고려할 정도로 여성친화적인 기관으로 변모했습니다rdquo

국방과학연구소는 2008년 4월 여성개발위원회를 정식 조직

으로 구성해 이 위원회를 중심으로 일middot가정 양립을 위한 활동을

과학기술 여성파워시대 국책기관 연구직기획특집

추진해 왔다 그간 대전 본부 내에 7개의 모성보호실을 설치했으

며 남성 직원을 위한 lsquo배우자 출산휴가제rsquo 도입을 이끌었다

또한 대전시 초middot중middot고교를 대상으로 과학특강 이공계 여대생

과의 멘토링 활동 연구소 내 경력 멘토링 활동 등을 추진했다

주 박사는 대한여성과학기술인회 수석총무 등 외부활동을 통해

서도 여성친화적인 연구개발 환경 조성에 힘쓰고 있다

ldquo대덕특구 내 10여 개 연구원 대표들이 월 1회 정기적으로 모임

을 갖고 여성친화적인 연구환경 조성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고 있

습니다 어떤 때에는 벤치마킹을 하면 쉽게 풀리는 일도 있어요rdquo

그는 lt누가 뭐래도 우리는 간다 이공계를 지망하는 여학생

을 위한 여성과학자 20인의 멘토링gt에 공저자로 참여(2010년)하

는 등 이공계 여대생들의 멘토로 활발히 활동해 왔다 그 역시 같

은 연구단지 연구원이던 남편과 결혼해 아들 둘을 키우면서 일

을 병행하는 어려움도 적지 않았다고 했다

ldquo똑같은 말을 해도 여자라서 그러나 하는 시각도 있었고 여자

를 출장 보내도 괜찮을까 하는 걱정도 있었지요 아직도 이공학

분야에서 여성은 소수에 해당합니다rdquo

ldquo위기가 기회 일단 하고 본다rdquo가 첫번째 신조

주 박사는 이공계 여대생들에게 멘토로 활동하며 가장 많이 들

려주는 말이 ldquo신조를 가져라rdquo라고 했다 그의 첫번째 신조는 lsquo위기

가 기회rsquo이다 주 박사는 원래 고교 때 문과였다가 너무나 수학 공

부가 하고 싶어 수학과를 지원했다 그런데 막상 대학에 가니 수

학2와 물리를 배우지 않아 애를 먹었다 이를 밤샘 공부로 극복

했다 그랬더니 오히려 동기들보다 실력이 나아지더라는 것이다

ldquo연구소 선택도 일종의 위기였어요 어릴 때부터 장난감 무기

를 갖고 놀고 군 복무를 해야 하는 남자들에게 무기는 lsquo본능rsquo에 가

까웠지만 여자인 저는 일일이 공부하고 외워야 했으니까요 하

ldquo국방기술 발전에 기여하는 보람 가져rdquo국방과학연구소 첫 여성 연구원 주성진 박사 ldquo신조를 갖고 넓은 눈으로 도전하라rdqu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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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 공감 2014414 25

김성

태 기

지만 그걸 공부로 극복하니 상도 받고 자리를 찾게 되더군요rdquo

이와 함께 lsquo이건 죽어도 아니다가 아니라면 일단 해 본다rsquo 그리

고 lt채근담(菜根譚)gt의 한 구절인 lsquo독수리는 조는 듯이 앉아 있

고 호랑이는 앓는 듯이 걷는다(응립여수 호행사병 鷹立如睡

虎行似病)rsquo를 신조로 꼽았다

ldquo독수리와 호랑이는 나는 것 걷는 것의 왕인데도 평소 모습은

초라하지요 이를 통해 두 가지 교훈을 얻는데 하나는 평소 내가

발톱 세우고 이빨 보이면 친구가 없다는 의미이고 또 다른 의미

는 남 역시 겉은 초라해 보여도 그 안에 독수리와 호랑이의 위엄

을 갖고 있을 수 있다는 교훈입니다 이 말에 학생들이 많이 공감

하더군요rdquo

여성 불모지에서 이 같은 깨달음을 얻으며 자신의 영역을 구

축해 온 주 박사는 현재 대외협력실장을 맡고 있다

ldquo최근 국방연구개발의 패러다임이 민간 참여 개방형 연구개발

을 지향하고 도전적middot창의적인 신기술 개방을 추진하는 방향으

로 바뀌고 있습니다rdquo

국방과학연구소는 지난 40년간 보이지 않는 곳에서 국방의 초

석을 닦았을 뿐 아니라 390여 개의 국방 기술을 민간과 방위산

업체로 이전하여 1조1200억원의 부가가치를 창출했다 주 박사

는 대외협력실장으로서 오는 5월 31일 경기도 일산 킨텍스에서

민군기술협력 페스티벌과 연계해 열리는 국방기술거래장터

(DTiMS) 게재 기술을 활용한 lsquo청년창업 경진대회 및 사업화 아

이디어rsquo 사업 진행도 맡았다

ldquo이공계 여대생뿐만 아니라 모든 남녀 지원자들에게 하는 말

이지만 우리 연구소에는 문middot이과 모든 전공자가 일하고 있습니

다 다른 연구소들도 lsquo정보rsquo나 lsquo한의학rsquo 등 이름이 붙는다고 관련

전공자만 선발하는 게 아니니 시야를 넓게 가지고 도전하기 바랍

니다rdquo 글middot박경아 기자

국방과학연구소의 첫 여성 연구원인 주성진 박사는 자신의 연구가 국가 안보에 보탬이 됐다는 것에 보람을 느낀다며 여성 이공계인들에게 소신을 갖고 넓은 눈으로 연구기관에 도전해 볼 것을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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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2014414 위클리 공감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뇌과학연구소 신경과학연구단

의 허여울(31) 박사는 올해 2월 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

(UST)를 졸업한 젊은 과학자다 박사후 과정을 밟으며 이제 막

과학자로서의 첫발을 내디딘 그에게 최근 좋은 소식이 날아들었

다 미국 해양생물연구소(MBL)가 주관하는 lsquo그라스 펠로우십

프로그램rsquo에 선발된 것이다 MBL은 55명의 노벨상 수상자를 배

출한 세계적인 비영리 사립연구소다

MBL 그라스 펠로우십은 신경과학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두

각을 나타내는 소수의 젊은 연구자들을 글로벌 석학들과 연결해

네트워크를 구축토록 하고 실험실을 직접 운영하는 기회를 제공

하는 프로그램이다 우수한 인력에게 체계적인 프로그램을 제공

할 뿐 아니라 체류비와 연구 비용 일체를 지원하는 것으로 유명

하다 전 세계 지원자들 가운데 매년 10명 안팎의 연구자만 선발

하는 이 프로그램에 국내 석middot박사 출신이 선발된 것은 이번이 처

음이다

허 박사는 ldquo지난해 MBL 교류프로그램에 참여했을 때 그라스

펠로우십 프로그램에 대해 처음으로 알게 됐다rdquo며 ldquo직접 실험실

을 구성해 주도적으로 연구할 수 있고 세계적인 연구자들과 교

류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어 기쁘다rdquo고 말했다 그는 ldquo3개월이

라는 비교적 짧은 기간 동안 수행하기에 의미 있는 프로젝트를

한국에서는 건강식품으로 분류되는 오미자차 인삼차 등 건강보

조식품을 일본에서 판매하기 위해서는 약사법에 의한 제조middot판

매middot수입 면허 및 허가middot승인이 필요하다 일본의 복잡한 수입 및 허가 절

차로 인해 많은 한국업체들이 오미자차 인삼차 수출을 포기하고 있다

(위생 및 식품 검역조치 사례)

허여울 박사는 5월부터 3개월 간 세계적인 석학들과 함께 신경과학 연구에 매진할 계획이다

과학기술 여성파워시대 세계로 나아가다기획특집

ldquo섬세하고 꼼꼼함과학분야엔 장점rdquo

KIST 허여울 박사 국내파 박사 최초 미국 해양생물연 구소 lsquo그라스 펠로우십rsquo 뽑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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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 공감 2014414 27

제시한 것이 주효했던 것 같다rdquo고 덧붙였다

허 박사는 박사학위 과정 중 관심을 가진 통증 관련 연구를 주

제로 제안서를 작성했다 그는 오는 5월부터 8월까지 MBL에서

대뇌 피질 내에 있는 다양한 신경세포들 중 통증 감소와 관련된

세포의 종류를 밝히는 일을 하게 된다

허 박사는 ldquo세포들이 특정 자극에 어떻게 반응하는지 알아보

고 특정 자극이 통증의 감소를 가져오는 작동 메커니즘을 규명

하는 연구를 진행할 예정rdquo이라며 눈을 반짝였다

ldquo고교 졸업 무렵엔 이공계 기피현상에 진로 고민도rdquo

허 박사는 국내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미국 오하이오주 그린넬대

학에 진학해 생화학을 전공했다 사람이 어떻게 생각을 하게 되

는지 그 원리가 궁금해 관련 수업을 수강한 것을 계기로 신경과

학 분야의 길로 접어들었다 그는 ldquo생물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화

학 공부가 필수라는 말에 기초과학 분야인 생화학을 전공으로

택했다rdquo며 ldquo반면 신경과학은 수학middot물리middot생물middot기계 등 학생들의

출신 전공이 저마다 다를 정도로 광범위한 융합적인 영역이라 흥

미로웠다rdquo고 말했다

학부를 마친 후 한국으로 돌아와 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

석middot박사 통합과정에 진학했다 주변 유학생들이 주로 해외 석middot박

사 과정을 선호하는 것과 달리 국내 대학을 선택한 것이다 허 박

사는 ldquoUST 신경과학 전공의 경우 커리큘럼과 강의의 질이 해외

석middot박사 통합과정과 견줄 만하도록 짜임새 있게 짜여져 있다rdquo며

ldquo여러 연구원들로 이루어져 있는 학교인 만큼 다른 전공의 학생

들과 교류를 장려하여 타 전공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요즘에

화두가 되는 융합연구를 진행하기에 유리한 면이 있다rdquo고 말했

다 국가 연구소인 만큼 최신 연구장비가 잘 갖춰져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었다

한국에서 대학을 나왔다면 lsquo02학번rsquo이었을 그는 ldquo고등학교를

졸업할 당시 학생들의 이공계 기피현상이 심해 진로에 대한 고민

도 많았다rdquo고 말했다 어려운 연구 환경과 과학자에 대한 인식 부

족이 가장 큰 문제였다 그는 ldquo아직까지 의사나 다른 전문직에 비

해 과학자에 대한 대우가 좋지 않은 게 국내 현실rdquo이라며 ldquo기초

학문을 연구하는 과학자들이 자부심을 갖고 일할 수 있도록 환

경이 개선됐으면 좋겠다rdquo고 말했다

어려운 현실과 달리 성별을 떠나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기에 과

학만큼 객관적인 분야도 없을 것이라는 게 허 박사의 생각이다

그는 ldquo과학의 긍정적인 면 중 하나가 세계 어느 나라 사람과도 과

학이라는 관심 분야 하나로 교류하고 공동 연구를 할 수 있다는

점rdquo이라며 ldquo국적이나 나이 성별로 차별당할 일이 없다rdquo고 말했

다 그는 ldquo오히려 여성 특유의 섬세함과 꼼꼼한 일 처리 능력이

과학에 있어서는 장점으로 작용할 때가 많다rdquo고 덧붙였다

허 박사는 MBL 파견을 앞두고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그는

ldquo책임자급 연구원이 되기 전에 스스로 계획을 세워 연구할 기회

가 생겨 기쁘다rdquo며 ldquo이번 펠로우십 경험과 네트워크를 잘 활용해

앞으로도 계속 미지의 세계인 신경과학 분야에서 인류에 도움이

되는 연구 성과를 내고 싶다rdquo고 포부를 밝혔다

올 여름 세계적인 연구소에서 연구에 매진할 생각에 들뜬 그

는 lsquo여성rsquo이나 lsquo국내 최초rsquo라는 타이틀을 제하더라도 충분히 빛나

는 과학자의 모습 그대로였다 글middot허정연 사진middot지미연 기자

KIST 허여울 박사 국내파 박사 최초 미국 해양생물연 구소 lsquo그라스 펠로우십rsquo 뽑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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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기술 여성파워시대 ITmiddot문화 융합 시도기획특집

서울대 라틴아메리카연구소의 백미숙 문화기획팀장은 통신

기술 개발의 선구자다 1980년대 중반 대덕연구단지에서

유선전화 교환기를 개발한 것을 시작으로 이동통신 화상통신

데이터통신 무선랜 공유기에 이르기까지 20여 년 넘게 통신장

비 개발을 주도해 왔다 백 팀장의 연구를 통해 통신기술 분야에

등록돼 있는 특허만도 7건이다 2011년부터 그는 오랜 꿈이었던

문화기획을 맡아 IT연구 경험을 살려 문화와 융합하기 위해 새롭

게 도전 중이다

그의 첫 연구 성과인 전전자교환기(TDX-10)는 각 가정에 유

선전화 공급을 늘리는 데 큰 기여를 했다 전전자교환기는 쉽게

말해 통화할 수 있게 연결해 주는 컴퓨터로 교환기 개발 전인

1980년대 초반만 해도 국내 기술이 없어 미국middot스웨덴 등의 수입

통신장비에 의존해야 했다 백 팀장은 대덕연구단지 연구원으로

국산 교환기를 개발하는 데 참여해 성공했다 그는 ldquo국산 교환기

개발로 유선전화를 어느 집에서나 쓸 수 있게 돼 자긍심도 있었

다rdquo고 말했다

10여 년 넘게 대덕연구단지에 있다가 1997년부터 2006년까지

대기업과 벤처기업 등을 거치며 통신기술 연구에 매진했다 휴대

폰이 막 상용화될 무렵인 1990년대 후반 현대전자(현 SK하이닉

스)의 책임연구원으로 이미 화상통신과 데이터통신용 핵심망 개

발을 마쳤다 벤처기업인 아이피원에서는 국내 처음으로 무선랜

공유기를 개발하는 데 성공해 KT에 납품하기도 했다 그 덕분에

아이피원은 매출 150억원 직원 수 50여 명의 회사로 성장했다

백 팀장은 ldquo통신기술은 빠르게 변하기 때문에 늘 현재 쓰는 기술

보다 한 발 앞서 고민해야 했다rdquo고 말했다

오랜 연구 성과로만 보면 과학자가 천성인 것 같지만 원래 그

의 꿈은 예술가였다 머리 속의 생각을 마음대로 그려낼 수 있는

화가를 꿈꾸던 무렵 부모님의 반대로 미대 진학은 포기해야 했

ldquo여성인 것을 잊으라 프로정신을 가지라rdquo서울대 라틴아메리카연구소 백미숙 문화기획팀장 ldquo못 이룬 예술가의 꿈이 보여요rdquo

지미연 기자

ldquo현 시대에 가장 필요한 것을 생각하고 만들어내는 게 과학자의 매력이에요rdquo 백미숙 팀장은 20여 년 넘게 통신기술을 연구한 베테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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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 공감 2014414 29

다 ldquo어릴 때 백화점의 쇼윈도를 보며 저 공간에 이야기를 입히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때부터 이미 문화에 관심이 많았던

거죠 벤처기업을 그만둔 후 미국 맨해튼에 갔더니 거리 문화가

흥미로웠습니다 그런 걸 보면서 문화와 IT를 접목하고 싶은 마

음이 들었어요rdquo

인사동 홈페이지 만들며 ITmiddot문화 융합 가능성 느껴

인사동 홈페이지(wwwhiinsacom)를 만든 것은 ITmiddot문화를 융

합하려는 첫 시도였다 문화 강좌를 듣고 축제 기획을 하며 경험

을 쌓다가 우연한 기회에 홈페이지 제작을 맡게 됐다 서울 인사

동을 하나의 브랜드로 만들기 위해서는 정보를 모아놓은 홈페이

지가 필요하다는 생각으로 진행한 프로젝트였다 그의 IT연구 경

험이 강점이 됐다 홈페이지 제작을 마친 후 지난해 종로구청으

로부터 공로상도 받았다

ldquo기술만 알면 사무적인 홈페이지가 되는 경우가 많고 문화만

잘 알면 적재적소에 기술을 활용하기 어렵잖아요 문화와 기술

두 가지를 모두 이해하고 있어서 재미있었어요 lsquo이 정보는 이쯤

에서 찾게 하면 좋겠구나 이 콘텐츠는 이런 방법으로 보여주면

흥미롭겠구나rsquo 하며 홈페이지를 만들 수 있었죠 잘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았을 때 ITmiddot문화 융합에 대한 가능성을 느낄 수 있었

어요 뿌듯했죠rdquo

IT 기술을 기반으로 문화를 생생하게 알리는 것이 백 팀장의

목표 중 하나다 그래서 증강현실이나 가상현실에 관심이 많다

현재는 서울대 라틴아메리카연구소에서 문화기획을 맡고 있다

언젠가는 생생하게 문화체험을 할 수 있도록 증강현실이나 가상

현실 등의 기술을 문화체험용 웹에 구현해 보고 싶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여성 과학자를 꿈꾸는 후배들에게 백 팀장은 ldquo여성인 것을 잊

으라rdquo고 당부했다 ldquo연구를 하다 보면 야근middot밤샘작업middot출장 등이

많아요 여성이 하기 힘든 부분이 분명 있죠 하지만 여성이기 이

전에 프로정신을 갖고 전문가가 되어야 합니다 여성이 아니라 일

하는 사람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뛰어들어야 성과를

낼 수 있죠rdquo 실제 그가 연구했던 한 팀의 경우 16명 중 15명이 남

성이었던 적도 있었다 하지만 백 팀장은 ldquo아이를 함께 돌봐야 해

서 힘들었지만 야근도 밤새는 일도 동료들보다 더 많이 하려 노

력했다rdquo고 말했다

그는 ldquo과학자로 성공하는 데 여성이 갖는 장점도 많다rdquo고 덧붙

였다 그 중 하나로 lsquo직감rsquo을 꼽았다 ldquo연구하면서 여성이 갖는 직

감이 장점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남성은 웬만큼 결과

가 보여야 판단하는 데 비해 여성은 상황의 맥락과 뉘앙스 등을

감지해 연구방향 수정 등에 대한 판단을 빨리 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대개의 여성이 남성보다 섬세하기 때문에 갖는 장점

이죠rdquo

그러면서 과학자가 되더라도 과학뿐 아니라 lsquo융합rsquo을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의료나 건축middot예술middot문화 등 다양한 분야와 과

학이 융합할 때 시너지를 낸다는 것이다 ldquo호기심을 가지고 다양

한 분야를 살펴봐야 합니다 궁금증이 많아야 해요 중요한 것은

호기심에 머무르지 않고 해결 방안까지 같이 고민해야 한다는 점

입니다 정보를 많이 얻고 이를 토대로 분석하는 습관을 길러야

합니다rdquo 글middot남형도 기자

백미숙 팀장이 2012년 만든 인사동 홈페이지(wwwhiinsacom) 초기 화면 1초 간격으로 바뀌는 인사동 사진을 전면에 시원하게 배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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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2014414 위클리 공감

ldquo그 때만 해도 금세 (직장을) 얻을 수 있을 거라 lsquo착각rsquo했지

요rdquo 이화여대 컴퓨터공학과 변해선(38) 연구교수는 요

즘 말로 lsquo경단녀(경력단절 여성의 줄임말)rsquo였다 연년생 두 아이를

키우는 엄마의 삶은 공학관 연구실의 작은 컴퓨터와 집뿐이다

ldquo아이를 둘 키워보면 전혀 다른 세계를 만나게 될 거예요rdquo 변 교

수는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의 지원으

로 복직에 성공하면서 두 마리 토끼를 잡고 있는 lsquo슈퍼 맘rsquo이다

고등학생 시절 컴퓨터 활용이 재미있었다는 변 교수는 소프트

웨어 전문가를 꿈꾸며 하루 9시간 이상 모니터 화면과 씨름했다

대학에 들어가서도 꾸준히 그 길만 고집했다 여성이라 불리하다

는 생각도 전혀 없었다 ldquo제가 학교를 다니던 1990년대 중반만 해

도 한창 인터넷 붐이 일었고 컴퓨터 업계에서는 경쟁력이 있었어

요rdquo 그래서 항상 lsquo하면 되겠구나rsquo 싶은 자신감이 있었다 딱 출산

전까지는 그랬다

박사학위를 받기 이틀 전 첫아이를 낳았다 변 교수는 이때부

터 모든 삶이 계획과는 다르게 흘러가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는

꾸준히 해 왔던 연구를 쉬면 도태된다는 생각에 산후조리 2개월

만에 lsquo박사후 연구원rsquo이 되었다 ldquo생후 3개월도 안 된 아이를 어린

ldquo아이들이 자랑할 엄마과학자 돼야죠rdquo변해선 이화여대 컴퓨터공학과 연구교수 ldquo참 어렵게 이 자리에 돌아왔어요rdquo

지미연 기자

한국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의 lsquo여성 과학인 경력복귀지원 사업rsquo을 통해 현업에 돌아온 변해선 교수는 ldquo(경력단절 기간 동안) 급변하는 IT 분야에서 어린 친구들이나 해외 박사들이 많아 쉽게 뒤처질 수 있다는 생각에 조급했다rdquo고 말했다

과학기술 여성파워시대 경력단절 딛고 복귀기획특집

오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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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 공감 2014414 31

이집에 맡기기 시작했어요rdquo

하지만 첫째를 출산한 지 8개월 둘째가 lsquo덜컥rsquo 생겨 버렸다 연

구 논문을 구상하기도 벅찬 시간 점점 무거워지는 몸을 이끌고

연구와 육아를 감당하기가 어려워졌다 임신 6개월째 그는 연구

실을 떠났다 박사후 연구원 1년차였다 ldquo떠날 때만 해도 금세 복

귀할 수 있을 줄 알았지요rdquo

연년생 두 아이의 육아는 그에게 lsquo충격적rsquo이었다고 한다 ldquo한 아

이만 키우는 것과는 완전히 달랐어요 새벽에 일어나 둘째에게

우유를 타주고 기저귀 갈아주고 첫째 옷 갈아입히고 그렇다고

(아이가) 인형처럼 가만히 있나요 한창 움직이면서 시리얼 엎고

어지럽히고hellip 잠깐 안 보는 새 연구 중인 모니터 앞에서 키보드

를 쿵쿵 두들기고 있질 않나 매일이 아찔했죠rdquo

한국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 덕에 연구현장 복귀

연구실이 그리워졌다 하지만 공백은 컸다 여기저기 지원해 봤지

만 계속 고배를 마셨다 그렇게 1년 2개월의 시간이 흘렀다 변 교

수의 세부 전공인 컴퓨터 네트워크 분야는 점점 길이 좁아졌다

그는 ldquo특히 IT분야는 워낙 급변하는데다 어린 친구들이나 해외

박사들이 많아 쉽게 뒤처질 수 있다는 생각에 조급한 마음도 있

었다rdquo며 ldquo막막하고 답답하고 불안한 시간이었다rdquo고 회고했다

그러던 어느날 메일이 도착했다 한국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

터(WISET)에서 lsquo2013 여성 과학인 경력복귀지원 사업rsquo을 한다는

모집공고였다 2012년에 시작한 이 사업에는 대학연구원 모집도

포함됐다 간절한 마음으로 지원서를 썼다 ldquo합격 통보를 받고 정

말 기뻤지요 공부했던 모교인데다가 일과 육아 두 마리의 토끼

를 잡을 수 있는 환경이 주어진 거죠rdquo

기쁜 마음으로 모교에 복귀했지만 적응은 쉽지 않았다 연구

와 육아를 병행하는 일은 생각보다 만만치 않았다 오히려 극심

한 우울증을 겪어야 했다 부부싸움도 늘고 엄마로서 해서는 안

될 생각까지 했다고 한다 포기하고 싶은 순간 변 교수는 오기가

생겼다 퇴근 후 밤 9~10시에 아이를 재워놓고 새벽 1시에 알람

을 맞춰 뒀다 쪽잠을 자고 일어나 연구에 몰입했다 ldquo경쟁에서

뒤처져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점점 커지더라고요rdquo 그는 이런 각

고의 노력 끝에 지난해 11월 교육부에서 주관한 lsquo리서치펠로우

프로젝트(모바일 클라우드 컴퓨팅 상호작용 지연 최소화를 위한

복합프레임워크 개발)rsquo를 맡으면서 연구교수가 됐다

요즘의 꿈은 두 가지다 ldquo연구자로 우리나라 소프트웨어 분야

에 기여할 수 있는 연구 실적을 내는 거죠 지금 실험이 마무리

단계에 있고요 조만간 논문을 발표할 예정입니다rdquo 그는 연구 이

야기를 하면서 커다란 눈을 반짝였다 두번째 꿈은 더 인상적이

었다 ldquo아이들에게 자랑스러운 엄마가 되는 거요 나중에 커서 아

이들이 lsquo우리 엄마는 과학자rsquo라고 자랑스러워할 수 있었으면 좋겠

어요rdquo 글middot박지현 기자

한국여성과학기술인 RampD 경력복귀지원 사업이란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가 출산middot육아 등으로

경력이 단절된 이공계 출신 여성(여성과학기술인)에 대해 다시 연구 현

장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업이다 여성들이 연구 현장 복귀

를 준비할 때부터 일자리에 정착할 때까지 패키지 형태로 지원한다

재취업 역량 진단을 통한 맞춤형 준비교육과 직업상담 일자리 추천

등을 한다 지속적으로 경력을 유지middot발전시킬 수 있도록 취업 중개도

돕는다 복귀 사업의 지원 규모는 여성 과기인 1인당 2천만원 이내로 최

장 3년까지 지원된다 2012년과 2013년 두 차례에 걸쳐 여성 과학자 복

귀사업을 벌였는데 70명 모집에 153명이 몰렸다 이 사업을 통해 현장

으로 돌아온 여성 과학기술인은 2012년 39명 2013년 58명이었다 이

들은 지금까지 국내외 학술지 논문 30편과 특허출원 9건을 내는 등 두

드러진 성과를 보이고 있다

문의 02-6411-1011~2 wwwwisetrekrreturn

ldquo두 아이의 육아를 연구와 병행하는 일은 생각보다 너무 어려웠다rdquo는 변 교수는 아이들에게 자랑스러운 과학자 엄마가 되고 싶다고 했다

오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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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기술 여성파워시대 과학과 인문학 통섭기획특집

ldquo미국 유학시절 아이가 아플 때면 유치원을 보낼 수도 내

가 학교 수업에 빠질 수도 없어 발을 동동 구른 적이 한

두 번이 아니었어요rdquo

45년간 화학을 연구해 온 황영애(68) 상명대 명예교수는 아직

도 그 시절만 떠올리면 가슴 한 편이 쿡쿡 아려온다 함께 박사과

정을 밟은 남편은 아이 문제나 집안일에 있어서 늘 뒷전에 있는

데 반해 과학자이기 전에 lsquo엄마rsquo였던 황 교수에게는 학업과 가정

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게 여간 고된 일이 아니었다

ldquo어느 분야나 일과 가정을 양립시키는 일이 쉽진 않겠지만 과

학 분야에서도 여성에게 유리한 점은 결코 없었어요 사회생활에

있어서의 문제라기보다는 결혼이나 육아로 인한 가정의 문제였

죠 혹자는 연구직이면 그래도 좀 편하지 않으냐고도 하는데 흔

히 생각하듯 하나 더하기 하나를 해서 원하는 결과가 나오는 게

아니니까요 밤새도록 실험하는 일도 잦은데 아이를 둔 엄마로서

는 쉬운 일이 아니죠rdquo

lt세계문학전집gt 읽기를 좋아하던 부끄럼 많던 여고생은 화학

수업을 하던 총각 선생님을 짝사랑하며 흥미가 생겼다 선생님이

아닌 화학과 본격적인 사랑에 빠진 건 이듬해 대학에 입학하면

서부터다

그가 대학에 입학하던 해 서울대 화학과 정원 30명 중 여학생

은 4명뿐이었다 황 교수는 ldquo그 정도면 당시로서는 적지 않은 수rdquo

라며 ldquo진로를 정하는 데 있어 여자 동기들과 선배들의 도움을 많

이 받았다rdquo고 말했다 이공계 여대생이 극히 드물던 시절 결혼middot

육아에 대한 고민을 나눌 유일한 대상은 처지가 비슷한 동료들

뿐이었다

ldquo흔히 여성 과학자의 강점으로 섬세함을 꼽는데 저는 손끝이

야물지를 못했어요 실험할 때는 꼼꼼함이 필수인데 그렇지 못해

ldquo화학에서 인생과 인문학을 보았어요rdquo황영애 상명대 명예교수 ldquo교수법에 응용해 제자들 이해 도와 보람 느껴rdquo

공부가 힘들게 느껴질 때도 많았어요 오랫동안 공부해 온 저도

그런데 학생들은 오죽할까 싶어 어떻게 하면 좀 더 쉽고 즐겁게

가르칠 수 있을까 고민했죠rdquo

그 고민의 해답은 인생에 있었다 황 교수는 화학적 원리에 인

간 관계를 대입해 강의했다 그는 ldquo과학으로서 화학을 바라보면

어렵게 느낄 수 있는 것도 인생에 빗대면 쉽게 이해되는 부분이

많다rdquo고 설명했다

ldquo과학 대중화가 곧 과학 발전rdquohellip 중middot고교 무료강의 희망

ldquo화학은 정확한 학문이에요 하나가 모자라면 상대방에게 내 것

을 내어주는 게 기본 원리죠 어느 물질 하나 무의미한 건 없어

요 가령 촉매제를 예로 들면 촉매라는 건 두 가지 물질이 반응

할 때 그걸 도와주는 물질이에요 그 반응에 적극적으로 참여하

면서도 자체 생성물을 만들지 않는 희생적인 물질이죠 제 할 일

을 묵묵히 하면서도 과시하지 않는 모습이 우리 인생에 깨달음

을 주지 않나요rdquo

lsquo화학에서 인생을 배웠다rsquo고 말하는 제자들이 하나 둘 늘어날

때마다 그의 보람도 늘었다 제자 중에는 그의 교수법을 벤치마

킹해 교단에 선 이들도 있단다 인문학적인 강연으로 과학적 이

해를 돕는 그의 수업 방식은 어찌 보면 대립각을 세우는 일로도

보인다

그러나 그는 인문학을 넘어 종교에서도 과학적 원리를 발견한

다 뒤에서 힘을 보태주는 중성자 이야기로는 lsquo겸손rsquo을 플라스마

의 산화 정신으로는 lsquo순교자의 삶rsquo을 풀어낸다 필수원소와 독성

원소는 lsquo선을 가장한 악rsquo을 제설제와 부동액은 lsquo기도와 눈물rsquo의 의

미를 이해하게 한다

ldquolsquo과학과 종교의 만남rsquo이라면 흔히 성경에 나오는 일을 과학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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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 공감 2014414 33

으로 증명하는 내용일 것이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아요 하지

만 저는 종교적 현상을 설명하거나 증명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화

학이라는 학문이 신앙을 받아들이는 데 어떻게 도움이 되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어요 인문학도 그런 의미에서 과학과 대

치 관계에 있는 것이 아니라 접점에 있는 학문이라고 생각해요rdquo

황 교수는 자신의 강의 내용을 바탕으로 lt화학에서 인생을 배

우다gt lt화학에서 영성을 만나다gt라는 책을 출판했다 그 중 lt화

학에서 인생을 배우다gt는 교육부가 선정한 우수 과학도서로 꼽

히기도 했다

그는 저서를 내는 데 그치지 않고 직접 중middot고등학교를 돌며 무

료 강의를 펼치고 싶은 소망을 품고 있다 과학의 대중화가 곧 과

학의 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믿음 때문이다

ldquo과학 그 중에서도 기초과학 분야는 정말 중요한 학문입니다

기초과학이 튼튼해야 응용 분야도 발전할 수 있죠 미래 과학의

기초를 다지는 데 제가 조금이나마 역할을 할 수 있기를 바랍니

다rdquo 글middot허정연 기자

전민

규 기

황영애 명예교수는 45년간 화학을 연구middot강의한 경험을 바탕으로 과학의 대중화에 앞장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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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2014414 위클리 공감

ldquo철커덩철커덩 삐이익~rdquo

4월 7일 오후 울산 동구 현대중공업 본사 건설장비 시험

장 바닷가 옆에 있는 시험장의 모래언덕에서 거친 기계음을 내

며 굴착기가 앞뒤로 흔들리고 커다란 굴착기 버킷(굴착기 앞부

분에 달려 있는 바구니 모양의 구조물)이 수차례 회전하며 흙을

퍼내는 작업을 한다 굴착기가 움직일 때마다 거센 모래바람에

눈을 뜨기 힘들 정도다

30여 분쯤 지나자 작동을 멈춘 굴착기의 운전실 문이 열리고

선글라스를 낀 채 스카프로 코와 귀를 둘러싸고 안전모를 쓴 운

전사가 내린다 영락없는 건설현장 남성의 모습 같지만 이 회사의

건설장비 설계 분야에서 금녀의 벽을 허문 건설장비개발1부 굴착

기 설계부의 이선경(39) 차장이다

이 차장은 남성의 전유물로 여겨지는 건설중장비 설계 분야에

서 우먼파워를 과시하는 여성 엔지니어다 2001년부터 현대중공

업에서 근무하고 있다 울산대에서 자동차공학을 전공한 그의

업무는 굴착기 설계 및 개발이다

남성 중심의 건설장비 설계를 선택한 데는 lsquo도전정신rsquo이 큰 영

향을 미쳤다 이 차장은 ldquo용도나 중량의 차이는 있지만 자동차나

건설장비의 기본 원리는 비슷하다rdquo며 ldquo여성이라서 하지 못할 것

이라는 선입견을 깨고 싶었다rdquo고 말했다

지금은 14년차의 베테랑 설계사가 됐지만 그의 도전은 처음부

터 녹록지 않았다 lsquo휠로더rsquo lsquo스키드로더rsquo lsquo카울링rsquo lsquo데칼rsquo 등 낯선 건

설장비 전문용어와 기계를 익히는 것에도 진땀을 뺐지만 육체적

피로감은 큰 고충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굴착기 설계 분야는 현장에서 굴착기를 직접

시운전해 보고 현장을 발로 뛰며 남성 작업자들을 만나 의견을

듣는 등 강도 높은 육체노동이 뒤따르는 업무 특성 탓에 여성과

는 특히 거리가 먼 영역으로 여겨져 왔다

과학기술 여성파워시대 현장에 산다기획특집

하지만 이 차장은 이런 선입견을 하나씩 깨뜨렸다 남자 동료

들에게 뒤지지 않기 위해 꾸준한 운동으로 체력을 다지는가 하

면 잦은 야근이나 출장 등에서도 특혜를 받지 않았다 더 나은

제품 개발을 위해 굴착기 운전자격증을 따내는 열성을 보이기도

했다

그는 ldquo설계실뿐 아니라 각종 현장에서 설계한 굴착기가 제대

로 움직이며 작동하는지를 직접 점검하는 등 꼼꼼하게 챙겨야

더 나은 굴착기를 만들 수 있기 때문에 운전자격증까지 따면서

스스로 굴착기 프로가 돼야 한다rdquo고 말했다

이 같은 그의 열정과 여성 특유의 섬세함middot꼼꼼함은 제품의 완

성도를 높이는 데 기여하고 있다 이 회사의 굴착기가 업계의 호

평을 얻은 데는 여성 설계자들의 역할이 컸다는 게 업계의 평가

다 이 차장의 손을 거친 lsquo굴착기 9시리즈rsquo는 세계적 베스트셀러이

다 국내에서는 수년째 부동의 1위를 지키고 있고 해외로도 꾸준

히 수출되는 제품이다

이 차장은 ldquo여성이 보는 관점과 남성이 보는 관점은 다르다rdquo며

ldquo유저 인터페이스를 제품에 완벽히 반영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의

견이 나와야 하는데 그런 측면에서 여성 설계자들이 긍정적 역

할을 한다rdquo고 말했다

ldquo동등한 대우 바라면 당당하고 용감하게 도전을rdquo

여성 설계자들은 개발 업무뿐만 아니라 현장이나 부서에서 활력

소로서의 역할도 톡톡히 한다

이 차장은 ldquo부서 내 여성 설계자가 5명인데 경직된 조직문화

에서 윤활유와 같은 작용을 한다rdquo며 ldquo갈등관계에 있는 발주처와

의 미팅에서는 부드러운 분위기를 만들어내고 친근한 표현과 여

유 있는 태도는 현장 근로자와의 관계 개선에도 큰 역할을 한다rdquo

고 말했다

ldquo섬세함 살려 최고 굴착기 만들어야죠rdquo현대중공업 건설중장비 설계 이선경 차장 ldquo현장을 발로 뛰느라 육체노동 강도 세요rdqu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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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미

연 기

하지만 남성 중심의 조직에서 힘든 점이 없는 것도 아니다 그

는 ldquo아직까지 여성 직원의 업무능력에 대한 데이터베이스가 부족

하기 때문에 중장비 분야에 대한 여성의 이해도가 낮을 것이라

는 그리고 가정으로부터의 독립성에서도 남성에 미치지 못한다

는 선입견이 있다rdquo며 ldquo하지만 그것은 여성 스스로가 넘어야 할

산rdquo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성들이 스스로 가치관을 세우고

자신의 일에 자신감을 가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ldquo같은 월급

과 동등한 대우를 받기를 바라면서 쉬운 일만 하려고 든다면 어

떤 상사라도 중책을 맡기고 싶어하지 않을 것rdquo이라며 ldquo당당하고

용감하게 도전해야 한다rdquo고 말했다

이어 ldquo섬세하고 부드러운 여성만의 장점을 살려 건설장비 분야

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드는 것이 꿈rdquo이라며 ldquo현장에서 작업자

들과 함께 어울리며 세계 최고의 제품을 설계하고 싶다rdquo는 포부

를 밝혔다 글middot최재필 기자

현대중공업 건설장비개발1부에서 굴착기 설계를 맡고 있는 이선경 차장이 자신이 설계한 제품을 점검하고 있다

현대

중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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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기술 여성파워시대 기술로 승부기획특집

임형미(47) 한국세라믹기술원 에코복합소재팀장은 지난

2010년부터 산업통상자원부가 추진하는 10대 핵심소재개

발(WPMmiddotWorld Premier Materials)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

다 WPM은 수송기기용 초경량 소재 친환경 스마트 표면처리 강

판과 같은 미래형 신소재들을 개발하는 프로젝트다 임 팀장은

10대 프로젝트 중 한 분야인 나노카본(탄소섬유) 사업단에서 에

너지 절감을 할 수 있는 나노복합소재를 개발하고 있다 이번 사

업단에서 몇 안 되는 여성 책임자이기도 하다 그는 ldquo최근 방열

소재가 주목받고 있는 만큼 고온에서 표면의 전기 절연성을 유지

할 수 있는 세라믹 소재를 연구한다rdquo며 ldquo정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프로젝트인 만큼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rdquo

고 말했다

세라믹은 크게 첨단세라믹과 전통세라믹으로 나뉜다 전통세

라믹은 흙이나 모래 같은 원료를 이용해 불로 구워낸 도자기나

유리 등을 말한다 첨단세라믹은 자동차와 항공우주 등 첨단 기

술을 세라믹에 접목한 소재를 말한다

한국세라믹기술원은 첨단세라믹 연구기관으로 2000년 정부

출연기관으로 출범했다 2009년부터는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기

관으로 바뀌었다 한국세라믹기술원은 에너지환경middot전자middot기초

소재 융합 분야로 나뉘어 연구하고 있다

임 팀장이 이끌고 있는 에너지소재본부 내

에코복합소재팀에서는 세라믹 원료에 해당

하는 나노입자를 더 작게 만들거나 나노입

자의 특성을 응용한 나노기술 개발에 힘쓰

고 있다

그가 2000년 한국세라믹기술원에 입사할

때만 해도 여성 과학기술 연구원은 어디에서도

ldquo나노복합소재 개발 사명감이 큽니다rdquo한국세라믹기술원 에코복합소재팀 임형미 팀장 ldquo과학기술은 가장 진실한 학문rdquo

전민규 기자

임형미 팀장은 산업통상자원부가 추진하는 10대 프로젝트 중 한 분야인 나노카본 사업단에서 책임자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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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기 드물었다 또 과학기술이라고 하면 광물 자원 등과 같은 단

일 자원을 개발하는 수준이었다 그러나 한국세라믹기술원이 출

범하면서 변화를 맞았다

각 분야에서 세라믹기술원을 찾기 시작하면서다 당시 이화여

대 화학과를 졸업하고 미국에서 물리화학 박사학위를 받았던 임

팀장은 곧바로 지원했다 입사 지원 당시 전남대와 조선대에서

lsquo박사후 연구원rsquo으로 활동하고 있던 터라 전공을 살릴 수 있는 기

회였고 합격 소식을 들었다 임 팀장은 ldquo남편이 지방에서 근무했

기 때문에 주말부부로 지내야 하는 현실이었지만 남편의 전폭 적

인 지지 속에 일할 수 있게 됐다rdquo며 ldquo남편과 14년째 주말부부 생

활을 하고 있다rdquo고 말했다

ldquo기술개발로 기업middot소비자에 도움 줄 수 있어 뿌듯rdquo

임 팀장은 지난 4월 1일 수석 연구원으로 승진했을 정도로 인정

받고 있지만 그에게도 고비는 있었다 바로 2000년 분체팀으로

입사하면서다 분체(고체 입자가 많이 모여 있는 상태의 물체를

통틀어 이르는 말)는 공학 분야로 이학 전공을 한 그에게는 어려

움이 있었다

그렇게 1년 남짓 연구에 매진하고 있던 2000년 초 당시 한국세

라믹기술원장이 세라믹을 섬유에 응용할 수 있는 프로젝트 팀을

꾸리면서 기회가 온 것이다

그는 전남대에서는 흡착제와 석유화학 공정 등에 쓰이는 첨단

신소재인 제올라이트(제올라이트는 알칼리 금속 또는 알칼리토

류 금속을 함유하는 함수 알루미늄 규산염 광물의 일종) 촉매를

조선대에서는 세라믹 코팅제를 연구했다 그는 ldquo분체팀에 들어갔

지만 전공 분야가 아니어서 힘들었는데 회사에서 복합소재 개

발 얘기를 듣고 바로 참여하게 됐다rdquo고 말했다

그 이후 나노카본 복합소재 개발에 적극 뛰어들었다 그간 성

과도 있었다 대표적인 연구 성과물은 난연제(플라스틱의 내연소

성을 개량하기 위해 첨가하는 첨가제) 개발이다 예를 들어 지하

철 화재 시 인명 피해가 많은 이유는 유독가스로 인한 질식사 때

문으로 난연제 개발도 유독가스를 줄일 수 있는 방안이 된다 전

선소재도 나노입자 크기(한 변의 길이가 1천만분의 1미터 이하)의

무기물을 고르게 분사시키고 불에 잘 타지 않는 성질의 난연제

를 결합시키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임 팀장은 ldquo나노물질의 입자 크기는 눈에 보이지 않지만 나노

기술은 우리의 건강과 환경 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요한 기

술rdquo이라고 말했다

또 기업과 협업해서 개발한 연구도 있다 기술원은 개인 연구

개발도 중요하지만 기업이 필요로 하는 기술도 개발한다 그는

ldquo기술 개발을 하면 기업들에 기술을 이전하기도 하지만 자체 예

산이 많지 않아 예산 확보를 위해 기업이 의뢰한 기술을 협업해

개발하는 프로젝트가 많다rdquo고 말했다

대표적인 것 중 하나가 2012년 LG전자와 함께한 휴대폰 유리

기판 표면온도 저감용 코팅제 연구다 휴대폰을 오래 사용하다

보면 휴대폰이 발열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발열을 줄이기 위한

기술 연구를 LG전자가 의뢰하면서 연구에 매진해 발열을 줄일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현재는 LED 분야 중소기업과 LED 형광등 커버를 개발 중이

다 그는 ldquo과학기술은 측정과 관찰을 통해 결론을 얻는 만큼 정

확하고 진실한 학문rdquo이라며 ldquo기술 개발로 기업은 물론 소비자들

에게도 도움이 될 수 있어 매우 뿌듯하다rdquo고 말했다 이어 ldquo과학

기술 분야에 진출하는 여성들의 숫자가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rdquo고

덧붙였다 글middot김성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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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올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개와 고양이 등 반려동물들의

질병을 체크할 수 있는 진단키트를 개발하는 회사다 동

물 진단키트란 사람의 임신 진단키트와 같이 반려동물의 혈액이

나 분비물을 떨어뜨려 10분 이내에 질병 유무를 곧바로 알 수 있

게 해 주는 제품이다 한 줄이면 음성 두 줄이면 양성 반응을 나

타낸다 김정미(51) 베트올 대표는 ldquo국내에서는 잘 알려지지 않은

기업일 수 있지만 해외 동물 의료시장에서는 꽤 유명한 기업rdquo이

라고 소개했다

실제로 베트올은 107개국에 30여 개 질병 진단키트 제품을

수출한다 지난해 1분기 매출의 991퍼센트가 해외에서 나왔을

정도다 김 대표는 ldquo국내에서는 반려동물에 대해 관심 있는 질병

수가 4~5개에 불과하지만 해외에서는 사람이 가지고 있는 질병

처럼 반려동물 질병에 대한 관심이 높기 때문rdquo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창업한 지 7년 만에 세계 동물 의료시장에서 다섯 손가

락 안에 꼽히는 기업으로 성장했다 연구원과 생산직원을 다 합

쳐도 28명밖에 안 되는 기업이 말이다 2006년 12월 창업한 첫

해에도 매출을 올렸다 이에 대해 그는 ldquo좋은 물건을 빨리 만들고

잘 팔았기 때문rdquo이라고 대답했다 이런 자신감에는 그가 학교에

서 공부한 이론과 실무 경험이 바탕이 됐다

김 대표는 이화여대 생물학과를 졸업한 후 미국 오스틴 텍사

ldquo충분한 역량middot경험 쌓은 뒤 43세에 창업rdquo김정미 베트올 대표hellip 동물 질병 진단키트 개발로 7년 만에 세계 5위권 성장

지미

연 기

김정미 베트올 대표는 창업 7년 만에 반려동물의 질병 진단키트를 107개국에 수출하고 있다

과학기술 여성파워시대 과학도로 창업 도전기획특집

박상

문 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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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 공감 2014414 39

스주립대에서 약리middot독성학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MIT 박사후

연구원 과정을 마쳤다 한국에 들어와 1997년 국립보건원에서

책임연구원으로 근무한 뒤 바이오 업체인 바이오메드랩과 이수

그룹의 바이오 계열사인 이수앱지스에서 인체 질병과 동물 질병

연구를 했다

바이오메드랩 연구원 재직시절에는 자궁암 진단키트인 lsquo자궁

암 진단용 DNA 칩rsquo을 개발했다 한국 식약청 허가를 받아 현재

병원에서 사용되고 있다 이후 이수앱지스로 옮겨 인체 진단과

관련 제품을 연구하고 개발 판매까지 총괄하는 진단사업팀장을

5년간 지냈다 그는 ldquo국립보건원 공무원 생활을 하고 바이오 회

사에서 제품을 만들어 상용화하는 모든 과정을 경험한 것이 창

업하는 데 큰 자산이 됐다rdquo고 말했다

자신감이 생긴 김 대표는 창업을 하기로 결심했다 당시 나이

43세였다 그는 ldquo지금까지의 경험과 역량으로 충분히 승산이 있

다고 생각했다rdquo고 말했다 그는 이수앱지스에서 함께 지내온 연

구원들과 함께 힘을 모아 시작하기로 했다 그러나 제한된 자본

력과 소수 인력으로는 지금까지 했던 인체형 질병 진단키트 시장

은 어렵다고 판단했다 결국 고민 끝에 반려동물 시장으로 방향

을 틀었다 그는 ldquo동물 진단키트는 사람을 위한 키트와 기술이 유

사해 제조 원가가 비슷한 반면 판매 가격과 경쟁률은 크게 차이

가 난다rdquo고 말했다 이어 ldquo전 세계 동물시장은 해마다 10퍼센트

이상 증가하는 블루오션인 만큼 성장 가능성이 크다고 확신했

다rdquo고 덧붙였다

ldquo창업은 철저히 준비하고 정책자금 적극 이용을rdquo

그러나 어려움도 있었다 바로 연구개발비다 김 대표는 정부에서

지원받을 수 있는 방법을 알아보기 시작했다 그는 ldquo사업성이 높

은 만큼 성공할 자신이 있었다rdquo며 ldquo중소기업청 농림부(현 농림축

산식품부) 경기과학기술진흥원 등에서 내놓은 과제에 참여해

연구개발비를 확보했다rdquo고 말했다 실제로 베트올은 2007년 9월

산업자원부(현 산업통상자원부)의 lsquo신기술보육사업rsquo으로 선정돼

기술개발 자금을 지원받았고 2008년에는 중소기업청의 lsquo중소기

업기술혁신사업rsquo에 뽑혔다 김 대표는 ldquo창업을 생각한다면 우선

철저히 준비하고 정부의 정책자금을 적극 이용하라rdquo고 조언했다

지원 끝에 베트올은 lsquo개 심장사상충rsquo lsquo개 홍역rsquo lsquo개 장염rsquo 등 세 가

지 종류의 질병을 체크할 수 있는 진단키트를 개발할 수 있었다

베트올 진단키트는 국내 수의사는 물론 세계 바이어들에게 호

평을 받으면서 제품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다 이제는 lsquo어디에 팔

까rsquo 고민을 하는 게 아니라 기업에서 lsquo필요한 제품을 만들어 달라rsquo

는 주문이 들어올 정도다 빠른 시간 내 시장을 선점할 수 있었던

이유는 김 대표가 직접 제품을 들고 해외 바이어를 만나고 뛰어

다닌 덕분이다 그는 ldquo제품을 만든 사람이 가장 잘 팔 수 있다고

생각한다rdquo며 ldquo아직도 제품의 기술영업과 기술지원을 직접 하고 있

다rdquo고 말했다 베트올은 물건을 믿고 팔 수 있는 백신회사나 제약

회사 등을 선정해 계약을 맺는다 거래처가 65개사에 달한다

현재 전 세계 동물 진단키트시장 규모는 2조원이다 대표 기업

으로는 아이덱스와 헤스카 신바이오텍스 등 미국의 3개사와 유

럽의 2개사 정도다

김 대표는 ldquo우리 기업만의 기술경쟁력이 있는 만큼 몇 년 안에

아이덱스와 어깨를 견줄 수 있을 것rdquo이라고 자신했다 이어 ldquo앞으

로 진단키트뿐 아니라 진단부터 치료까지 할 수 있는 의료기기

개발에도 힘쓸 것rdquo이라고 말했다 올해에는 개와 고양이 질병 진

단키트에 이어 말에 대한 질병 진단키트를 출시할 계획이다 그

는 ldquo창업할 때 가장 시간을 많이 투자하고 전문성을 가져야 한

다rdquo며 ldquo일할 때에는 여자라는 생각을 버리고 일해야 한다rdquo고 말

했다 글middot김성희 기자

베트올이 개발한 반려동물들의 질병을 체크할 수 있는 진단키트

베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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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 2014414 위클리 공감

공감 인터뷰

인터넷 없는 세상을 상상할 수 있을까 우리 생활 전반에 자

리 잡은 인터넷 덕분에 편리한 생활을 영위하고 있지만 개

인정보 유출 바이러스 유포 등 사이버 범죄에 대한 우려도 만만

치 않다 이 같은 걱정에서 벗어날 수 있는 안전한 정보통신 사회

를 만들기 위해 활동하는 사이버 보안전문가 lsquo화이트 해커rsquo의 세

계에 뛰어든 고교생이 있다

지난 4월 2~3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전 세계 화

이트 해커들의 해킹방어기술 경연대회 lsquo코드게이트(CODEGATE)

2014rsquo 주니어부 우승자인 선린인터넷고 3학년 임정원(18) 군이다

이번 대회에는 지난 2월 온라인으로 치러진 예선전을 포함 역

대 최대 규모인 전 세계 74개국 1200개팀 2968명의 정보보안

인재들이 참가했다 lsquo코드게이트 2014rsquo에서 세계 최초로 열린 주

니어 해킹방어대회에도 24개국 378명이 참가했다

7회째인 올해 대회는 해외 참가팀의 비중이 58퍼센트였으며

지난해 개최된 세계 최대 해킹대회인 lsquo데프콘rsquo(예선참가 917개팀)

규모도 뛰어넘었다

우리나라는 단체전인 일반부에서 아쉽게도 우승팀을 내지 못

했으나 개인전인 주니어부에서 1위부터 3위까지 휩쓸었다 특히

우승자인 임 군은 총점 1340점을 획득해 880점으로 2위를 차지

한 김범수(18middot개포고 3년) 군과 큰 점수 차를 보였다

ldquo어릴 때부터 게임보다 프로그래밍에 관심이 컸어요rdquo

ldquo어릴 때 집에 있는 컴퓨터를 하면서 궁금증이 생겼어요 컴퓨터

에서 운영되는 프로그램들이 어떻게 만들어지는 걸까 하고요

그래서 초등학교 2학년 때 직접 프로그램을 만들고 싶은 마음에

혼자 책을 보면서 공부를 시작했어요rdquo

임 군은 lsquo학원을 다녔다rsquo lsquo컴퓨터를 잘하는 집안 어른에게 배웠

다rsquo 정도의 답변을 기대하며 던진 질문에 대해 lsquo독학rsquo이라는 의외올해 처음 열린 코드게이트 2014 주니어부 우승자인 임정원 군은 우리나라의 사이버 안보를 지키는 정보보안 전문가를 목표로 공부하고 있다

지미

연 기

ldquo사이버안보 지키고 싶어요rdquo선린인터넷고 임정원 군 해킹방어기술 올림픽 lsquo코드게이트 2014rsquo 주니어부 우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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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 공감 2014414 41

의 답을 내놓았다 초등학교 저학년 또래라면 컴퓨터 게임이나

인터넷 검색 등에 관심을 보이는 것이 보통인데 임 군은 그것을

가능하게 만든 프로그램에 흥미를 보인 점도 남달랐다

ldquo그 당시 보던 책 중에 lt철벽보안을 위한 역공격 해킹gt이라는

책이 있었어요 그 책을 보면서 정보보안에 빠져들었고 나중에

는 책이 뜯어질 정도로 반복해서 읽었어요rdquo

남다른 관심과 열성으로 임 군은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 2년

간 서울 중부교육청의 정보영재로 중2 때는 서울대학교 과학영

재교육원 정보영재 프로그램에 선발되어 영재 교육을 받았다

ldquo책에 나온 내용들을 보면서 정보보안에 대해 본격적으로 공

부해 보고 싶은 욕심이 생겼어요rdquo

특성화고에서 체계적으로 공부할 길 찾아

임 군이 특성화고인 선린인터넷고에 진학한 것도 정보보안에 대

한 공부 욕심이 커서였다고 한다 임 군의 부모는 특목고 진학을

원했으나 ldquo본격적으로 정보보안에 대한 공부를 해 보고 싶다rdquo는

임 군의 강한 고집에 밀려 특성화고 진학을 허락했다고 한다

ldquo선린인터넷고의 교육과정과 동아리활동에 대해 알아보니 제

가 더 알고자 했던 것들을 제대로 배울 수 있을 것 같다는 기대

감이 들었어요 실제로 입학해서 공부해 보니 수업 내용이 충실

하고 동아리활동도 활발해 부족한 점을 많이 채울 수 있었어요

lsquo레이어 세븐rsquo이라는 동아리에 가입했는데 뛰어난 선배들이 문제

를 해결하는 모습을 가까이서 보고 함께 연구활동을 할 수 있어

서 너무 좋았어요rdquo

선린인터넷고에 진학해 정보보안에 대해 체계적으로 공부할

수 있는 길을 찾게 된 임 군은 각종 대회에 진출하면서 좋은 성과

도 냈다 2013년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개최한 lsquo제1회

ETRI 주니어 해킹대회rsquo에서 우승하는 등 총 7개의 해킹방어대

lsquo화이트 해커rsquo들의 축제인 코드게이트 2014의 외국인 참가자

코드

게이

트 2

014

사무

회에 참가해 그 가운데 2개 대회에서 2위에 입상하고 5개 대

회에서 1위를 하는 등 놀라운 실력을 보여주었다

ldquo대회에 나가면 내가 어느 정도 수준인지 부족한 점은 어떤

건지를 알 수 있어 좋아요 이번 대회는 세계 최초의 주니어 국제

해킹방어대회이자 제가 나갈 수 있는 마지막 주니어 대회였기에

더욱 의미가 있었는데 이렇게 좋은 성적을 거둬 정말 기뻐요rdquo

임 군은 지난해 9월부터 한국정보기술연구원(KITRI)의 차세

대 보안전문가 양성과정 베스트오브베스트(BoB)에 지원해 교육

을 받아왔다

8개월간의 교육과 프로젝트 진행 등을 통해 실력을 인정받아

120명의 교육생 중 lsquo베스트 10rsquo에 선정되어 lsquo국가대표 화이트 해커rsquo

라는 영예를 얻고 지난 3월 캐나다에서 열린 정보보안 컨퍼런스

lsquo캔섹웨스트(Cansecwest)rsquo에 참가하기도 했다

임 군은 BoB 교육과정 중 마이크로소프트사 윈도 익스플로

러 프로그램의 보안 취약점을 발견하기도 했다

ldquo아쉽게도 분석이 완료되기 전에 마이크로소프트사에서 보안

패치를 내놓아 해결이 됐어요 제가 분석하는 동안 먼저 발견한

다른 연구자가 제보를 한 거겠죠rdquo

임 군은 ldquo캐나다에서 정보보안 컨퍼런스에 참가해 최신기술에

대한 발표를 보면서 앞으로 갈 길이 멀었다는 생각이 들었다rdquo면

서 ldquo공부하면 할수록 배워야 할 것이 너무 많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rdquo고 말했다 그리고 자신의 포부를 밝혔다

ldquo여러 사람들과 함께 연구하면서 실력을 키워나가고 싶어요

그래서 대학에 진학해 정보보안을 전공하고자 합니다 기회가 주

어진다면 국가기관에서 우리나라의 사이버 안보를 지키는 일을

하고 싶습니다rdquo

한 고교생의 가슴에 사이버 보안전문가의 꿈이 영글고 있

었다 글middot이윤진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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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중독hellip ldquo자녀와 함께 풀어요rdquo친밀한 소통과 사용한계 정하고 자율성 높이는 lsquo친middot한middot자rsquo 매뉴얼 보급

교육정보

지난해 이동통신 3사의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청소년(만

19세 미만) 약 540만명이 스마트폰을 갖고 있다 한국정보

화진흥원이 지난해 분석한 청소년 스마트폰 중독률(255퍼센트)

은 인터넷 중독률(117퍼센트)보다 2배 이상 높고 전년대비 71퍼

센트포인트 증가하여 성인(89퍼센트)의 29배 수준에 달했다

스마트폰에 빠지기 쉬운 청소년 자녀에게 스마트폰 사용을 줄

이라고 조절하라고 지도하는 것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24

시간 따라다니며 잔소리를 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스마트폰에 빠

져들기만 하는 자녀를 대체 어떻게 지도해야 할까

여성가족부는 청소년의 올바른 스마트폰 이용습관 형성을 효

과적으로 돕기 위해서 스마트폰 과다 이용 청소년 상담 부모교

육 치료 관련 매뉴얼을 개발하여 보급하고 있다

이 매뉴얼은 지난해 한국청소년상담복지개발원이 중심이 되어

서울대middot중앙대middot을지대 등 학계 전문가와 현장 실무자 교사 및 학

부모 등이 참여하여 제작한 것으로 lsquo스마트폰 중독 청소년 상담 매

뉴얼(개인middot집단)rsquo lsquo스마트폰 중독 청소년 부모교육 매뉴얼rsquo lsquo스마트

폰 중독 청소년 치료 매뉴얼rsquo 등 3종(4권)으로 구성되었다

ldquo스마트폰은 중독성 강한 기기임을 먼저 이해하자rdquo

lsquo상담 매뉴얼rsquo은 청소년이 스마트폰의 강박적 사용을 줄이기 위해

자신의 사용 패턴을 스스로 이해하여 조절할 수 있도록 구성돼

있다 특히 개인상담과 집단상담으로 구분해 상담효과를 높이고

상담과정에서 자율성을 높이도록 제작됐다

lsquo부모교육 매뉴얼rsquo은 부모가 스마트 기기를 이해하고 자녀가

스마트폰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도록 지도할 수 있는 lsquo친middot한middot자 스

마트폰 자기조절 양육 원리rsquo 등을 소개하고 있다

lsquo부모교육 매뉴얼rsquo은 부모들에게 먼저 자녀들이 사용하는 스마

트폰의 순기능과 역기능을 이해할 것을 권한다

스마트폰은 언제 어디서든 액정만 터치하면 스마트 세상에 들

어갈 수 있어 어느 기기보다 중독성이 심하다는 미디어 특성을

갖고 있다 발달적 특성상 청소년기는 신체적middot정신적 변화를 겪

는 시기로 청소년들이 어지러운 마음을 피하는 가장 손쉬운 방

법으로 스마트폰을 선택하고 있다 이와 함께 기질적으로 우울

증 ADHD(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를 가진 청소년들이 특히

서울 마포구 성산동 월드컵공원에서 lsquo일주일에 한 번 한 시간 스마트폰을 끄자rsquo는 스마트폰 사용 줄이기 캠페인에 참여한 청소년들 여성가족부는 청소년들이 스마트폰 사용을 자율적으로 조절하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해 부모와 상담기관용 매뉴얼을 펴냈다

연합

친 친밀하게 관계 맺기 의사소통하기

한 한계 정하고 규칙을 통해 반복 습득하기

자 자율성 책임 높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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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 공감 2014414 43

매뉴얼 내려받기 여성가족부gt정책안내gt정책자료gt일반정책자료 wwwmogefgokr

스마트폰으로 인한 중독 증상

1 일상생활 장애 스마트폰으로 인해 기본적으로 해야 할 일을 못하

게 되는 것을 말한다 밤늦게까지 스마트폰을 보느라 잠을 제대로

못 자 학교에 지각을 하거나 수업에 집중하지 못하고 내내 스마트

폰만 보는 일도 있다 스마트폰을 보면서 걷다 넘어지거나 달려오

는 차를 피하지 못하는 일도 있다

2 내성 스마트폰을 사용하면 할수록 더 많이 사용해야 만족을 느끼는

증상이다 알코올 중독도 점점 많은 양의 술을 마시게 되는 병인 것처

럼 스마트폰 중독도 점점 사용 시간이 전보다 늘어난다

3 금단 스마트폰을 보고 있지 않은 동안에도 내내 스마트폰 생각만 하

게 되는 증상이다 담배를 끊으면 금단 증상이 생긴다고들 하는데 마

찬가지로 스마트폰 중독이 되면 갑자기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못하게

되거나 사용 시간을 줄이게 될 때 초조하고 불안해져서 안절부절하게

된다

4 일탈 행동 평소에 하지 않던 행동들 예를 들면 잦은 거짓말 무단 결

석 수업 빠지기 흡연 등을 한다

중독되기 쉽다

이처럼 청소년들이 스마트폰 사용을 조절하지 못하는 것은 단

순히 의지 부족만이 원인이 아니다 청소년들이 스마트폰에 빠질

수밖에 없는 여러 가지 이유들이 있고 우리 아이만 스마트폰에

빠져 허우적대는 것이 아니므로 부모는 이를 이해하고 자녀를 애

정 어린 시선으로 관심 있게 지켜봐 주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고 매뉴얼은 충고한다

부모middot자녀가 lsquo지킬 수 있는 규칙rsquo 함께 만드는 게 중요

매뉴얼은 스마트폰은 혼자 사용하는 개인 매체이므로 자녀 스스

로 조절하고자 하는 의지를 보이지 않는다면 부모의 관리middot지도

가 어렵다고 지적한다 ldquo스마트폰을 하루 몇 시간 이상 사용하면

뺏는다rdquo는 방식의 강압적인 처벌이나 규제는 자녀가 커갈수록 오

히려 부작용을 낳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그래서 자녀가 스스로 스마트폰 사용을 조절할 수 있도록 lsquo친

밀한 의사소통rsquo부터 힘쓸 것을 권한다 처벌middot규제보다 먼저 자녀

와 lsquo친밀한 의사소통rsquo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지속적인 관심과 노

력이 필요하다고 매뉴얼은 강조한다 부모middot자녀 간의 친밀한 의

사소통이 가능할 때 함께 한계와 규칙을 정하고 자녀의 조절 동

기와 자율성을 향상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규칙이 부모의 마음에 안 들더라도 자녀가 지키기 쉽게 만들

고 점차 난이도를 높이는 것이 효과적이다 또한 자녀가 스스로

의 생각이나 행동에 확신을 가질 수 있도록 신뢰와 격려가 필요

하며 피드백을 해 주는 것도 중요하다 피드백 방안으로 부모와

자녀가 합의해 상벌을 정한다 매뉴얼은 이러한 과정에서 ldquo자녀

가 제기하는 의견에 대해 변명으로 받아들이지 말고 자신의 생

각(가치 흥미)을 찾아가는 과정으로 생각하고 존중하는 태도를

가질 것rdquo을 충고하고 있다 글middot박경아 기자

(서울시교육청 2013)스마트폰 과다 사용으로 인한 학년별 유병률

10

8

6

4

2

0초등학교 4학년 중학교 1학년 고등학교 1학년 평균

091

724

886

651

(단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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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 2014414 위클리 공감

공공기관 지방화시대

새 둥지 7개월hellip ldquo이젠 부산 공공기관rdquo영상물등급위원회 신입직원 90퍼센트 지역인재 선발 등 현지화에 힘써

부산 이전 7개월 영상물등급위원회(이하 영등위)가 지역사

회와 빠르게 밀착하면서 성공적인 lsquo부산시대rsquo를 열고 있다

다양한 체험행사로 지역민들과의 융화에 힘쓰는가 하면 신입직

원도 부산 지역민으로 90퍼센트를 채용하는 등 과감한 변화를

시도했다

그 결과로 지난 3월 7일 대통령 직속 지역발전위원회로부터

공공기관 지방이전 우수기관 표창을 받기도 했다 이전 지역인

부산의 최초 입주기관으로 지역균형발전을 위해 선도적인 역할

을 한 공로를 인정받아서다

처음부터 순탄했던 것은 아니다 태스크포스(TF) 팀부터 공공

기관 이전의 전 과정을 지켜봐 온 경영지원실 강성우 대리는 ldquo허

허벌판에 세워질 이 건물이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몰라 막막했

다rdquo고 토로했다 청사 내부 인테리어를 고려할 때도 lsquo영화의 도시rsquo

와 국내 유일의 등급분류 기관이라는 콘셉트를 잘 살릴 수 있는

것으로 선택하는 데 머리를 싸매야 했다

가장 큰 것은 임직원들의 고충이었다 서울 상암동에 기관이

있을 때 부산으로 이전하기 어려운 직원들은 퇴사하거나 이직했

다 정든 직원들과의 이별을 감수해야 했다 임직원 가족들의 불

지난해 9월 부산에 새롭게 둥지를 튼 영상물등급위원회는 부산과의 소통과 호흡을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영상물등급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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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함도 있었다 강성우 대리는 ldquo아홉 살 딸아이도 전학 오기 전 서

울 친구들하고 떨어져야 한다고 많이 칭얼대 미안했다rdquo고 말했다

ldquo부산 직원들 덕에 맛집도 알고 잘 어울려요rdquo

이전 이후 새로 채용된 14명의 신입직원 중 12명이 부산지역 인재

다 함께하는 직원들은 만족스러워한다 영화부 박경미 과장은

ldquo부산 현지 직원들 덕에 맛집도 잘 알게 되고 잘 어울릴 수 있어서

너무 좋다rdquo고 말하며 활짝 웃었다 강성우 대리도 ldquo지역민 채용은

이러한 인적 교류를 잘 활용한 성과였던 것 같다rdquo고 만족해했다

영등위는 이외에도 해운대구 재송시장과 자매 결연을 맺었다 지

역 전통시장 이용 활성화와 서민경제 촉진에 기여하기 위해서다

따뜻한 나눔 행사를 적극적으로 추진한 것도 큰 변화다 지난

해 말 보육시설인 lsquo박애원rsquo의 어린이middot청소년과 영등위 임직원 간

사랑나눔 행사로 지역과 한층 더 가까워지는 계기를 마련하기도

했다 강 대리는 ldquo임직원과 보육원 친구가 11 매칭으로 친구관계

를 맺었는데 감회가 새로웠다rdquo고 말하며 ldquo직원들 사이에서도 앞

으로 소외계층을 위해 더 힘쓰자는 내부의 변화가 보이는 것 같

아 뿌듯하다rdquo고 덧붙였다

영등위는 청소년들이 미디어를 건전하게 접할 수 있도록 독려

하는 프로그램도 추진 중이다 이를 위해 3월 13일 부산시청자미

디어센터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청소년이 영상을 활용

한 정보를 얻는 데 도움이 되고자 하는 취지다 홍보팀의 변효진

사원은 ldquo부산지역 청소년들의 창의적 문화체험 활동과 영상미디

어 이용에 대한 올바른 정보를 제공하려 한다rdquo며 ldquo앞으로 등급분

류 체험교육 지원 등 실질적인 협력도 강화할 계획rdquo이라고 말했다

영등위 직원들은 완전한 부산 정착을 위해 lsquo현지화rsquo에 더 힘쓰

겠다고 입을 모았다 박경미 과장은 ldquo영화도시 부산의 상징은 우

리 영등위의 이미지를 제고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됐다rdquo며 ldquo영등위

는 부산과의 더욱 적극적인 협력으로 부산의 공공기관이 되겠

다rdquo고 덧붙였다 글middot박지현 기자

영상물등급위원회

박선이 영상물등급위원장

ldquo 부산이 창조경제 중심지 되도록 최선rdquo

영상물등급위원회 박선이 위

원장(사진)의 발걸음이 분주

하다 지역 이전 이후 성과와

행보에 대해서 들어봤다

가장 중점을 두었던 분야와

성과를 말씀해 주세요

ldquo우리 위원회는 부산과 호흡

을 같이하는 데 초점을 맞췄

습니다 신입직원 대부분을 부산 인재로 채용하며 지역인

재 활용에 주안점을 뒀습니다 지난해 10월에는 아시아 각

국 등급분류 기관과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한국의 선진등

급분류 시스템을 알리기 위해 국제영화등급분류포럼을 열

었습니다 반응이 상당히 좋았습니다 특히 우리나라 등급

제도가 어떤 영화도 상영할 수 있는 선진적인 제도로 평가

받는 좋은 기회였습니다rdquo

현재는 어떤 활동을 추진하고 계십니까

ldquo올바른 영상문화 정착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초middot중

학생을 대상으로 한 미디어교육 교사를 대상으로 한 교원

직무연수교육 프로그램을 추진해 청소년들의 건전한 영상

문화를 도모하기 위함입니다 또한 멀티플렉스가 영화관

내 등급 표시를 확대하고 관람객들이 정확한 등급 정보를

이용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업무협력을 확대해 나갈 예정

입니다 시민 등 각계각층의 분들을 초청하여 영상물을 즐

겁게 향유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들겠습니다rdquo

향후 계획과 비전에 대해 말씀해 주세요

ldquo아시아에서 영상중심도시 부산과 한국의 위상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되고 싶습니다 창조경제의 본거지인 런던은 음

악과 미술 등 문화예술 분야를 아이디어와 접목해 새로운

국가 성장동력 산업으로 키우는 큰 성과를 냈습니다 영

화middot영상 인프라가 잘 갖춰진 부산이 창조경제 주축이 될

수 있도록 힘을 모으겠습니다rdqu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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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 2014414 위클리 공감

건강

야식증후군(Night Eating Syndrome)은 저녁 7시 이후의 식사

량이 하루 전체의 50퍼센트 이상을 차지하는 증상을 가리키는

데 불면증 등 수면 장애를 동반한다 밤마다 음식이 당겨서 고민

인 야식증후군을 극복하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규칙적인 식습관과 생활습관 야식 먹는 습관을 없애기 위해서는

아침 식사는 조금이라도 챙겨 먹고 공복감이 들지 않도록 저녁

식사도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좋다 늦어도 저녁 6시 전에 식사

하는 것이 좋다

폭식을 예방하고 다이어트에 도움을 주는 숙면 잠을 잘 때 분비되

는 멜라토닌이라는 호르몬이 식욕을 억제해 다음날 폭식을 예방

하고 다이어트에도 도움을 준다 숙면 상태에 들어가면 지방 분

해에 도움이 되는 호르몬도 활발하게 분비되기 때문에 숙면을

취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빈속에 잠이 안 온다면 우유middot두유middot토마토 빈속에 잠이 안 오는

경험을 누구나 한 번쯤은 했을 것이다 그럴 때는 우유나 두유를

따뜻하게 데워 마셔보자 우유 및 두유에 많이 함유된 칼슘은 신

경안정 효과가 있어 숙면에 도움이 된다 열량이 낮은 방울토마

토도 추천한다

일조량이 부족한 겨울을 지나 봄이 되면서 lsquo계절성 우울증rsquo에 대

한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이에 하이닥 정신건강의학과 공개상담

실을 참조해 lsquo계절성 우울증rsquo의 특징과 치료에 대해 살펴보자

2주 이상 지속되면 lsquo반드시rsquo 진료 lsquo계절성 우울증rsquo은 어느 정도 예측

이 가능하기 때문에 우울한 기분 의욕상실 과다수면 등이 2주

이상 지속된다면 lsquo봄을 탄다rsquo는 말로만 넘길 것이 아니라 진료 상

담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알맞은 치료가 무엇보다 중요 lsquo계절성 우울증rsquo은 조울증 증세도 보

이기 때문에 일반적인 항우울제로만 접근하게 되면 오히려 상태

가 악화되는 경우가 있어 진단에 따라 알맞은 항우울제 처방이

필요하다

황사와 미세먼지가 많은 봄철에 특히 흔한 알레르기성 결막염 예

방법에 대한 관심이 높다 봄이 되면서 눈이 가렵고 눈곱이 끼며

눈물이 자주 난다면 알레르기성 결막염을 의심할 수 있다

침구류 일광건조는 lsquo필수rsquo 주로 눈이나 눈꺼풀의 가려움증 결막의

충혈 눈부심 눈물 흘림 증상이 발생하는 알레르기성 결막염의

예방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집먼지진드기 애완동물의 털 등 알레

르기 유발 물질에 노출되는 것을 피해야 한다 집먼지진드기는

침구나 카펫 커튼 속에 서식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일주일에

한 번 정도 정기적으로 세탁하고 햇볕이 좋은 날에 틈틈이 일광

건조를 하는 것이 좋다

손은 자주 씻고 술은 자제하고 꽃가루가 날리거나 미세먼지 농도

가 높은 날 외출 시에는 모자와 마스크를 착용하고 이물질이 낄

가능성이 높은 콘택트렌즈보다 안경을 쓰는 것이 좋다 술은 염

증을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증상이 나타난다면 자제해야 한다

근막동통증후군은 목덜미 허리 어깨 종아리 팔꿈치 안쪽 갈

비뼈 등의 부위에 주로 나타나며 근골격의 통증을 특징으로 하

는 질환이다 흔히 lsquo담이 결린다rsquo고 표현하는 증상이 바로 근막동

통증후군이다 근막동통증후군은 오랫동안 책상에 앉아 있거나

혹시 봄을 타시나요

야식증후군

계절성 우울증

알레르기성 결막염

근막동통증후군

변덕스러운 봄 날씨 번갈아 오는 황사와 미세먼지로 인해 봄나들이가 예년 같지 않다 겨우내 움츠러들었던 신체활동이 아직

왕성해지기 어려운 요즘 같은 때 겨울부터 이어진 야식 습관 계절성 우울증 오랜 실내생활로 인해 몸과 마음에 이상이 있는

지 자가 점검을 해 보자 봄볕 자외선이 더해지며 눈과 피부 관리에도 신경 써야 함은 물론이다

46-47-건강_봄철indd 46 2014-04-11 오전 15811

위클리 공감 2014414 47

두릅(춘곤증 예방middot혈당 조절) 두릅은

예로부터 그 뿌리를 달여 마시면 당

뇨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민

간 약재로 사용됐으며 나물로 먹으

면 입맛을 돋워준다 특히 봄철 나른

하고 졸음이 밀려오는 춘곤증 개선에

효과가 있다 두릅에 함유된 사포닌 성분이 체력을

회복시키고 신경을 안정시켜 피로 해소에 도움을 준다

고구마 줄기(면역 조절middot항산화 효능)

식이섬유가 풍부해 건강식으로 각

광받고 있는 고구마 줄기에는 탄

수화물middot당류middot단백질 등의 에너

지원과 칼슘middot철 등의 여러 무기물

질이 함유돼 있다 또 면역조절 능력

및 항산화 효능이 높은 것으로 알려진 클

로로겐산(chlorogenic acid)이 다량 함유돼 있다

쑥(해열middot고혈압 개선) 쑥잎에서 나는

독특한 향기는 해열작용을 하는 치

네올(Cineol)이라는 성분 때문이다

또한 면역력 향상 소화기능 강화

여성질환 개선 효과 고혈압 개선 등

의 효과도 있다

달래(식욕부진middot춘곤증 극복 효과)

비타민과 무기질이 풍부하게 함유

돼 있어 겨우내 무겁고 찌뿌둥했

던 몸에 활력을 주고 식욕부진이

나 춘곤증을 이기는 데 좋다 면

역력을 증진시키며 동맥경화 예방

에도 도움이 된다

달래는 매콤하게 무쳐 먹거나 된장찌개에 넣어 끓이면 맛이

좋으며 간장에 넣어 달래 간장양념을 만들어 먹으면 향긋한

맛이 난다

봄이면 생각나는 lsquo건강 나물rsquo 4선

같은 자세로 장시간 컴퓨터를 사용하는 등 잘못된 자세를 취할

때 근육을 과도하게 사용했을 때 외상 후 스트레스 등으로 발

생한다 깊고 쑤시는 듯하며 타는 듯한 통증이 특징이다

근막동통증후군의 약물 치료는 소염 진통제나 근육 이완제를

사용한다 마사지나 초음파를 이용한 물리 치료 레이저나 적외

선 치료기 조사 등도 효과가 있다 이밖에 수동적으로 근육을 풀

어주는 이완 요법 미지근한 습포로 찜질해 주는 도포 요법 통증

부위를 냉각시키는 냉각 요법 등으로 치료한다

아무리 감추려 해도 눈가 입가에 있는 잔주름이나 손등과 목 주

름은 lsquo관리rsquo하지 않는 한 실제 나이를 감추기가 쉽지 않다 나이를

감추기 힘든 부위별 주름 관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눈가 주름 눈가 주름을 예방middot관리하기 위해서는 보습 관리가 필

수적이다 건조하고 푸석한 환경에서 주름이 잘 생기기 때문에

보습 관리는 모든 주름 예방middot관리에 있어 가장 기초적인 부분이

다 보습크림 아이크림 자외선차단제 페이셜 오일 등을 사용하

고 각질제거 수분공급 피부혈액순환 촉진 등의 효과를 내는 스

팀타월을 이용하는 것도 효과적이다

입술middot입가 주름 입은 말하고 먹고 마시고 하품하는 등 쉴 틈이 없

을 정도로 움직임이 잦은 데다 피부가 얇고 자연적인 보습막을

생성해 주는 피지샘middot땀샘이 없어 주름이 특히 잘 생기는 부위이

다 따라서 에센스 보습크림 아이크림 자외선차단제 등을 입술

과 입가에 수시로 발라주고 빨대 사용 등 입술을 오므리는 습관

은 자제하는 것이 좋다

손등 주름 손등도 피부라는 점을 인식하고 핸드크림 보습크림

자외선차단제를 꼼꼼하게 발라 관리해야 하며 설거지나 빨래를

할 때도 장갑을 꼭 이용해야 한다

목 주름 높은 베개를 베거나 스마트폰 책 모니터 등을 볼 때 고

개를 너무 숙이는 습관이 있다면 모두 교정하는 것이 좋다 또 꼼

꼼한 클렌징과 더불어 보습크림과 자외선차단제를 잘 바르도록

한다 글middot하이닥 copy(주)엠서클 정책브리핑 (wwwkoreakr)

부위별 주름 관리법

46-47-건강_봄철indd 47 2014-04-11 오전 15814

48 2014414 위클리 공감

오는 4월 20일 한국에서 열리는 2014 국제아이스하키연맹

(IIHF) 세계선수권 디비전1 그룹A(2부 리그) 대회가 다가

오고 있다 일주일간 고양어울림누리에서 열리는 이번 대회에는

개최국 한국(세계 랭킹 23위)을 포함해 슬로베니아(14위)와 오스

트리아(16위) 헝가리(19위) 우크라이나(21위) 일본(22위) 등이

참가한다 대회 1 2위는 2015년 최상위 16개 팀이 겨루는 세계아

이스하키선수권대회로 승격한다 꼴찌를 하면 3부 리그 격인 lsquo디

비전1 그룹Brsquo로 내려간다

 한국 아이스하키는 이번 대회에 사활을 걸었다 겨울 올림픽의

꽃은 아이스하키다 개최국이 아이스하키경기에 참가하지 못한

역사는 없다 겨울 올림픽 개최국 대부분이 출전권을 자력으로

따냈다 그러나 한국의 세계 랭킹은 23위 평창올림픽이 열리는

2018년까지 11계단을 올리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지난해

IIHF는 lsquo2018년 올림픽 출전국 자격rsquo에 대한 연차총회 의제를 꺼

냈다 lsquo한국이 경기력 발전을 이룬다면 출전권을 줄 수도 있다rsquo는

애매모호한 말을 넣어놨다 김정민 대한아이스하키협회 홍보팀

장은 ldquo만약 이번 대회에서 강등되면 경기력 발전을 이루지 못했

다는 판단으로 올림픽 출전권 논의조차 못할 수 있다rdquo고 걱정했

다 한국의 기적은 가능한지 대회 참가팀의 전력을 분석했다

전력 급상승hellip 기적을 노리는 한국 대표팀

객관적 전력에서 한국은 최약체로 꼽힌다 랭킹으로도 디비전1

그룹A에서 가장 낮다 그래도 홈에서 열린다는 이점이 있다 변

선욱 한국 대표팀 감독은 디비전1 그룹A 잔류를 자신했다 그는

지난달 기자회견에서 ldquo최근 3년간 한국 아이스하키는 놀랍도록

빠르게 발전했다 기대에 부응하는 경기를 하겠다rdquo고 했다 이어

ldquo일본과 우크라이나 헝가리를 잡고 3승을 하는 것이 목표rdquo라고

덧붙였다 근거 없는 자신감이 아니다 한국은 꾸준하게 성장했

다 변 감독이 이끈 대명 상무의 돌풍도 대표팀에 자신감을 불어

넣었다 군대 팀인 대명 상무는 지난해 창단 바로 2013~2014 아

지난해 4월 16일 헝가리 부다페스트 스포르트아레나에서 열린 lsquo2013국제아이스하키연맹 세계선수권대회rsquo 디비전1 A그룹 대회 2차전에서 강호 헝가리를 상대로 막판 역전극을 펼친 한국 대표팀 선수들이 경기를 마치고 환호하고 있다

대한아이스하키협회

2부 리그 격hellip 꼴찌해 lsquo디비전1 그룹Brsquo로 강등되면 2018년 출전 lsquo먹구름rsquo

최약체라고hellip 한국 ldquo평창을 기대해rdquo

스포츠 2014 아이스하키 lsquo디비전1rsquo 세계선수권대회

48-49-스포츠_아이스하키indd 48 2014-04-11 오전 15906

위클리 공감 2014414 49

시아리그 아이스하키 정규시즌에서 2위에 올랐다

아이스하키는 보통 22~25명이 한 팀을 이룬다 대명 상무는

17명의 선수로 기적을 써냈다 조직력으로 일군 성과였다 변 감

독은 ldquo26~30세로 이뤄진 팀이다 선수들이 즐기면서 하키에 눈

을 떴다rdquo며 ldquo달리는 체력과 외국인 선수가 없는 불리함을 조직력

으로 메웠다rdquo고 평가했다

 대표팀은 대명 상무의 조직력을 그대로 가져왔다 상무에서 주

축으로 뛰던 선수들이 대표팀에 이름을 올렸다 김연아의 남자친

구로 이름값이 올라간 김원중(30middot25득점 사진 맨 뒷줄 왼쪽에서

다섯번째)을 포함해 박우상(29middot35득점)과 조민호(27middot42도움) 등

이 핵심 자원이다 여기에 귀화한 브락 라던스키(31)와 브라이언

영(28) 마이클 스위프트(27)가 대표팀 전력을 대폭 끌어올릴 것

으로 보인다

소치올림픽서 lsquo8강 기적rsquo 썼던 슬로베니아

마티야스 코피타(49) 감독이 이끄는 슬로베니아는 지난 2월 끝난

소치겨울올림픽 아이스하키에서 8강에 올랐다 기적이었다 세

계 랭킹은 14위지만 단단한 조직력을 자랑하며 슬로바키아와 오

스트리아를 꺾었다 8강에서 스웨덴에 0-5로 졌지만 가능성을

보여준 대회였다 고양 대회에서도 올림픽 8강 멤버는 그대로 유

지된다 오솔길 SBS 해설위원은 ldquo올림픽이 끝난 지 얼마 되지 않

아 조직력은 최강이라 꼽힌다rdquo고 말했다

 또 다른 상대 헝가리는 한국에 칼을 갈고 있다 지난해 헝가리

에서 열린 디비전1 그룹A에서 한국에 4-5로 역전패했기 때문이

다 헝가리는 3-1로 이기고 있다가 한국의 집중력에 무너졌다 이

패배로 헝가리는 상위리그 승격 기회를 놓쳤고 자국 팬들의 거센

항의를 받았다 이스트반 소프론(크리펠트)이 경계 대상 1호다

소프론은 독일 1부 리그(DEL)에서 8골 13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우크라이나는 현실적으로 한국이 이겨야 할 상대로 꼽힌다

그러나 뚜껑을 열어보니 만만치 않다 우크라이나는 한때 주축

선수들의 은퇴로 전력이 크게 떨어졌다 특히 NHL에서 뛰고 있

던 선수들이 대표팀 합류를 거부하며 국제무대에서 성적이 신통

치 않았다 그러나 이번 대회를 앞두고 루슬란 페도텐코(돈바스

도네츠크)와 알렉세이 포니카롭스키(SKA 상트페테르부르크) 등

NHL에서 정상에 오르기도 한 베테랑들이 합류했다 축구로 따

지면 한국의 박지성-이영표가 대표팀에 복귀한 모양새다

 한국은 지난 33년 동안 일본과의 A매치에서 단 한 번도 승리

하지 못했다 1무 18패로 무승부도 딱 한 차례 거둔 것이 전부다

한국이 쉽게 볼 수 있는 상대가 아니다 아시아 하키리그에서 우

승을 차지한 일본제지 크레인스와 오지 이글스 선수들이 주축이

다 또 독일 출신 마크 마혼 감독이 팀을 이끌며 안정감을 더하고

있다 오 해설위원은 ldquo일본은 A매치에서 한국에 한 번도 패하지

않았다는 자부심이 있다 이 자부심을 흔들 만한 경기력을 보여

주는 게 중요하다rdquo고 말했다 글middot김민규(일간스포츠 기자)

아이스하키는

한 팀에 6명hellip 20분씩 3피어리드로 경기진행

아이스하키는 길이 61미터 너비 30미터의 링크에서 펼

쳐진다 퍽(Puck)이라고 불리는 고무 원반을 하키 스틱을 이

용해 골문에 넣는 횟수를 가려 승부를 가린다 한 팀은 축구에서

골키퍼 역할을 하는 골리(Goalie)가 1명 배치되고 양쪽 날개 1명씩과

센터 1명 수비수 2명 등 모두 6명으로 구성된다 체력 소모가 심해 한 팀

이 22명으로 꾸려지고 수시로 교체가 가능하다 경기는 20분씩 3피리어

드로 진행되며 피리어드 사이에는 15분간 휴식을 취한다

 

아이스하키 세계선수권은

전년도 성적에 따라 6개 리그로 나뉘어 경기

전년도 성적에 따라 총 6개의 리그로 나뉘어 있다 1부 리그 격인 lsquo국제아

이스하키연맹(IIHF) 아이스하키 세계선수권rsquo에는 총 16개 나라가 참가한

다 8개 팀이 그룹A와 그룹B로 나뉘어 풀 리그를 치른다 각 그룹의 1~4

위는 8강 토너먼트에 진출하고 8위 2개 팀은 디비전1 그룹A로 강등된다

올해 세계선수권은 오는 5월 벨라루스에서 열린다 디비전1 그룹A B와

디비전2 그룹 A B 그리고 디비전3의 운영방식은 비슷하다 각 디비전

그룹에는 6개 팀이 참가해 풀 리그를 치른다 한국이 참가하고 있는 디

비전1 그룹A는 2부 리그로 생각하면 된다 6개 팀이 풀 리그 방식으로 경

기를 치르고 1 2위가 세계선수권으로 승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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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 2014414 위클리 공감

ldquo하늘이 나를 버렸을 때 나는 불을 만들었다 둥지가 되

기 위한 불 겨울의 어둠 속으로 들어가기 위한 불 보

다 더 나은 삶을 위한 불을 낮이 나에게 베풀어 준 모든 것을

나는 그 불에게 바쳤다 울창한 숲과 작은 숲 보리밭과 포도밭

을 보금자리와 새들 집과 열쇠를 벌레와 꽃들 모피들 그리고

모든 축제를(생략)rdquo

프랑스 초현실주의 대표적 시인인 폴 엘뤼아르의 시 lsquo이곳에 살

기 위하여rsquo다 이 시를 주제로 한국과 프랑스 작가가 한자리에 모

였다 환경 문제로 앓고 있는 지구를 치유하자는 메시지로 남서

울대학교와 한불협회 나로미포럼이 함께 주최한 국제교류 전시

다 프랑스 원로 작가인 장 마리 자키와 국내 유명 기업인이자 화

가인 강석진 그리고 국내 원로 도예가인 조상권이 참여했다

세 작가의 작품은 각자 개성이 두드러진다 미술평론가 서승

석은 원로 화가 장 마리 자키의 작품을 ldquo자키의 파랑은 뜨겁다

자키의 하양은 아이스크림처럼 맛있다 자키의 까망은 심연처럼

깊다 그의 붓놀림은 신들린 무희의 춤사위만큼이나 현란하고 경

건하다rdquo고 표현했다 꽃과 나무 바다 자연풍경 등을 즐겨 그리

는 자키는 독특한 미적 감각으로 자연의 맑은 색채를 표현했다

3인 3색hellip 자연을 말하다장 마리 자키middot강석진middot조상권 lt이곳에 살기 위하여gt 주제로 한국middot프랑스 국제교류전

전시

50-51-전시_한불교류전indd 50 2014-04-11 오전 15946

위클리 공감 2014414 51

정서적으로 깊은 영향을 받은 그의 고향 코르시카 섬에서 받은

영감을 아름답게 재현해 냈다

기업인이자 화가인 강석진은 고향 경북 상주의 산골 풍경으로

정겨움을 더한다 한국인의 향토적 정서로 아스라한 추억을 상기

시킨다 또 프랑스 네덜란드 티베트 등을 여행하면서 포착한 시

와 같은 섬세한 풍광을 화폭에 옮기는 데 성공했다

도예작가인 조상권은 lsquo흙과 불의 연금술사rsquo로 불린다 1967년

lsquo동백림 사건rsquo에 휘말려 30여 년간 해외를 떠돌다 1997년 귀국했

다 분단된 조국의 역사적 아픔과 민족의 한 통일에 대한 염원을

작품으로 승화시켰다 자유롭고 감수성이 풍부한 작품들을 통

해 우리 고유 전통예술의 미를 깊이 있게 다루고 현대적으로 창

조하며 독창적인 도자예술을 보여준다

세 작가의 독특한 개성은 한자리에서 호흡하며 완벽한 조화

를 이룬다 맑고 서정적인 세계를 들여다보고 있다 보면 태고의

자연이 빚어내는 감동을 느낄 수 있다 글middot박지현 기자

일정 4월 27일까지

장소 남서울대학교 아트센터 갤러리 이앙

문의 02-3672-0201 galleryiangcom

1 장 마리 자키는 독특한 감각으로 자연풍경을 재구현했다 lt경이로운 장소gt LIEU MAGIQUE

2 흙과 불의 연금술사로 불리는 조상권은 우리 고유의 전통미를 담으며 독창적인 도자예술을 보여준다 lt휴(休)gt REPOS

3 강석진은 한국인의 향토적 정서를 담은 산골 풍경을 그려 아스라한 추억을 상기시킨다 lt산 넘어 마을로 가는 길gt The road to a mountain village

4 장 마리 자키 lt여인의 꿈gt REVE DE FEMME

5 조상권 lt침향로gt TCHIMHYANGLO

6 강석진 lt미륵산에서 본 오월의 야솟골마을 전경gt View of Yasotgol village in May

➋ ➌

➍ ➎ 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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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 2014414 위클리 공감

소박한 백제의 미소에 반하고곱게 늙은 절집에 웃음이 났죠

충남 서산 아라메길 1구간

걷기 여행

52-55-걷기여행indd 52 2014-04-11 오전 20059

위클리 공감 2014414 53

아라메는 바다의 고유어 lsquo아라rsquo와 산을 뜻하는 lsquo메rsquo의 합성어다 아

라메길은 총 88킬로미터로 지선까지 합하면 모두 7개 구간이다

그 중 1구간은 유기방가옥 고풍저수지 마애여래삼존불상 보원사

지 개심사 해미읍성으로 이어진다 길이 18킬로미터의 산길을 따

라 걷고 있노라면 산자락에 살포시 앉은 다양한 문화재를 볼 수 있

다 소박한 백제의 미소에 반하고 곱게 늙은 절집에 가슴 무너지는

벅찬 감동을 만난다

꽃의 북상 속도는 하루 20킬로미터라고 한다 매일 50리 길

을 느릿느릿 걸어 올라와야 하는데 요즘은 따스한 날씨

덕에 봄꽃들이 엄청 잰걸음으로 와서 동시다발로 핀다 덩달아

봄꽃 쫓는 나그네 발걸음도 빨라졌다 3월 마지막 일요일 서산

아라메길 1구간은 온통 꽃잔치다

1구간의 시작은 유기방가옥이다 서산시 운산면 여미리 유기

방가옥은 내 고향 당진시와 가깝게 자리한다 그래서 오랜만에

고향 동무와 함께 걸었다 동무는 그 사이에 두 아이의 엄마가 돼

있었다 동무가 생기니 길에 대한 관심도 조금 달라진다 세월은

봄꽃 이름보다 봄나물 이름을 더 많이 알게 했다 잠시 걷기를 멈

추고 동무와 한적한 들판에 앉아서 밥상에 올릴 나물 한바구니

캐고 싶은 날들이다

수선화와 독특한 토담이 유명한 유기방가옥

유기방가옥은 고택을 감싸고 있는 토담이 독특하다 컵을 엎어

놓은 lsquocaprsquo 모양인데 집 뒤 비스듬한 야산을 그대로 활용해서 담을

쌓았다 산을 깎아 축단을 세우지 않았기에 뒤란이 평평하지 않

고 약 25도 정도 경사가 있다 마치 집이 산의 일부인 것처럼 자연

스럽게 지어졌다 이 가옥은 독특한 집 모양뿐만 아니라 수선화

로도 유명하다 토담 뒤 야산이 수선화 정원이다

가옥 관리인인 유기방 씨가 10년 전부터 가꾼 정원이다 해마

다 집 주변에 무리지어 핀 수선화 구근을 떼어내 옮겨 심으면서

꽃밭을 넓혔다 곱게 가꾼 수선화를 한눈에 보려면 토담 뒤 소나

무 아래가 포인트다

토담을 내려와 오른쪽으로 난 길로 향한다 옛날에 이 마을 사

람이 제주도에서 가져와 심었다는 비자나무가 한 그루 서 있다

무려 330년을 살았다고 한다 둘레가 246센티미터 높이가 20미

터다 비자나무는 남부지역이나 제주도의 해발고도가 낮은 지대

에서 자란다 어떻게 이곳에서 자랄 수 있었을까 의문이 든다 딱

딱한 잎을 살펴보며 세월의 깊이를 가늠할 뿐이다

선정묘를 지나 lsquo서산 여미리 석불입상rsquo 앞에 선다 고려시대에

만들어진 석불로 추정한다 이른 아침 누군가가 벌써 다녀갔는지

석불 앞에 생쌀이 수북하게 쌓여 있다 복을 빌기 위해 놓은 제

물이 참새에게는 오늘 한 끼 밥일 것이다 우리는 새들이 날아올

수 있게 길을 재촉한다 길은 석불 뒤 몇 그루의 소나무와 대나무

사이로 이어진다 대나무를 벗어나자 멋진 토담이 보인다 유상

묵가옥으로 이어지는 길은 보랏빛 제비꽃이 군락을 이뤘다 가

옥을 둘러보고 마을 도로를 따라 걷는다

아주머니 한 분이 밭두렁에 앉아 민들레 나물을 뜯어 박바가

지에 담는다 아주머니가 밟고 있는 밭두렁은 들꽃밭이다 냉이

는 흰 꽃을 피우고 광대나물은 진홍색 꽃을 피운다 봄까치풀은

파란 꽃을 피웠다 봄까치풀은 반가운 소식을 전해 주는 까치처

럼 들녘에 봄이 왔음을 가장 먼저 알려주는 까치 같은 존재라고

붙여진 이름이다 광대나물 꽃말은 lsquo그리운 봄rsquo이다 꽃 이름조차

1 서산 여미리 석불입상이 정겹게 반긴다

2 고풍저수지 길

52-55-걷기여행indd 53 2014-04-11 오전 20105

54 2014414 위클리 공감

봄을 알리는 전령들이다

여미리 버스정류장을 지나서 전라산 방향으로 걷는다 아라메

길 1구간은 방향표시 안내판이 잘돼 있다 안내판과 리본만 따라

가도 종착점 해미읍성에 다다를 수 있다 전라산 방향으로 따라

가는데 도로 아래에 손바닥 크기의 머위가 군락을 이룬다

ldquo머위는 새싹이 돋아나고 바로 잎이 쫙 펴지는 시기에 먹는 게

보약이래 이때가 가장 쓴맛을 내지만 입에 쓴 게 몸에 좋다는

말도 있잖아rdquo

ldquo그려 손바닥 만할 때에 쌈 싸 먹으면 쌉싸래한 게 맛있지rdquo

마애삼존불 백만불짜리 미소는 아침 30분만 허락

역천으로 향한다 작은 다리를 건너자 천길이다 천길 밑 개천 옆

으로 산책로가 조성돼 있는데 운산교까지 800미터다 운산교부

터 역천제방이 시작된다 용현계곡 입구까지 가게는 없다 운산면

에 있는 슈퍼마켓에 들러서 물과 간단한 간식을 준비한다

유기방가옥에서 운산교까지 약 29킬로미터이고 운산교에서

미평교까지 18킬로미터이다 제방은 일부 구간만 콘크리트가 깔

려 있고 딱딱한 흙길이다 미평교에서 쉰질바위 방향으로 걷는

다 역천으로 들어가지 못하게 굵은 철봉을 세워놓았다 그 옆으

로 한 사람만 다닐 수 있는 길이 50미터쯤 나 있다

이 길을 벗어나면 역천과 논 사잇길이다 길은 다시 고풍터널

을 지나게 한다 고풍터널을 지나면 바로 고풍터널 버스 정류장

이다 버스 정류장은 사거리인데 터널에서 직진하는 길이 지방도

618호 봉운로다 우리는 오른쪽 군장동1로를 따라 걷는다 군장

동1로는 고풍저수지 뒷길인데 몇 개의 펜션이 눈에 띈다 11킬로

미터 정도 걸으면 고풍저수지와 봉운로를 만난다

고풍저수지를 따라 걷는 500미터 길은 인도가 협소하기 때문

에 차를 조심하며 걷는다 lsquo아라메 솔바람길 종합 안내도rsquo를 살펴

보고 마애삼존불상으로 향한다 용현계곡 입구인 이곳에는 넓

은 주차장이 있고 식당도 있다

백제 마애불은 충청남도 지역에만 남아 있는데 서산과 태안의

마애삼존불 예산 사면석불이다 서산 마애여래삼존불상은 국보

제84호로 10미터가 넘는 거대한 암벽에 조각돼 있다 가운데 석

가여래를 기준으로 오른쪽 관음보살은 입상 왼쪽 미륵보살은 반

가사유상이다 미륵보살은 오른쪽 다리를 왼쪽 무릎 위에 올려

놓고 오른팔을 굽혀 오른쪽 뺨에 손가락을 살짝 댄 채 사색에 잠

겨 있는 자세다 삼존불은 햇빛이 비치는 방향에 따라서 온화한

미소를 띠거나 때로는 개구쟁이 같은 얼굴을 한다 백제의 미소

로 알려진 백만불짜리 미소는 오전 9시 30분에서 10시 사이에

볼 수 있다

서산 마애삼존불상에서 13킬로미터 계곡을 따라 걸으면 보원

사지이다 보원사는 통일신라시대 화엄 10찰 중 하나로 알려졌다

1천명분의 쌀을 씻었다는 석조가 있는 것을 보아 1천여 명의 승려

가 머무는 무척 큰 절이었던 것으로 짐작된다

석탑 뒤에 개심사로 이어지는 숲길을 오른다 보원사지 뒤편 숲

길 초입부터 개심사 산신각까지 쉬엄쉬엄 가더라도 약 1시간 20분

➊ ❷ ❸

52-55-걷기여행indd 54 2014-04-11 오전 20118

위클리 공감 2014414 55

이 걸린다 이 길은 오르막이 많아서 힘들다 좀 수월하게 걷고 싶

으면 개심사에서 보원사지로 걸어오는 게 좋다

성왕산 자락 개심사 주차장엔 봄나물 난전

개심사는 성왕산 자락에 자리한다 성왕산은 코끼리를 닮았는데

이 코끼리의 갈증을 해소하기 위해 연못을 만들었다고 한다 연못

중앙에는 외나무 다리가 놓여 있다

외나무 다리를 지나 계단을 오르면 해탈문이다 개심사는 흰겹

벚꽃이 유명하다 작은 절집에 겹벚꽃이 피면 얼마나 웅장한지 입

이 다물어지지 않을 정도다 꽃은 4월 말에 피기 시작해서 5월 5일

경에 만개한단다

우리는 개심사를 등지고 소나무숲을 벗어난다 개심사 주차장

에는 봄나물이 난전을 펼쳤다 취나물 버섯 고들빼기 냉이 달

래 머위 민들레 등 각종 나물이 말간 향내를 풍긴다

주차장을 끝까지 내려오니 오학리쉼터 해미읍성으로 가는 표

지판이 나온다 해미읍성까지 52킬로미터다 이 표지판 밑에는

아라메길 이용자 안전수칙이 나와 있다 lsquo2~3명이 동행하여 걷

기rsquo가 눈에 띈다 지금까지 온 길과 다르게 그만큼 호젓하다는 것

이다

다시 출발 시간을 확인한다 오후 3시 50분이다 해미읍성에

도착했을 때의 시간은 6시 25분이었다 난이도가 높은 길이다 초

보자는 부분 걷기를 많이 걸어본 분에게는 완주를 추천한다

글과 사진middot김연미(여행 칼럼니스트)

1 유상묵가옥 토담 뒤에 활짝 핀 수선화

2 햇볕에 따듯한 빛이 감도는 마애삼존불상

3 왕벚꽃이 만발한 충남 서산 개심사를 찾은 많은 행락객들이 꽃을 감상하고 있다

연합

남부터미널과 동서울종합터미널에서 운행 약 3시간쯤 소요된다

서산공용버스터미널 홈페이지(wwwseosanbuscokr)에 시내버스

노선과 시간표가 안내돼 있다

시내버스(서령버스middot문의 041-669-0555)에서 운산행 이용

첫차 오전 6시 45분(공휴일은 7시 5분) 막차 밤 9시 배차 간격은

40분에서 1시간 간격이다 운산면에서 여미리까지 가는 버스가

없으므로 운산면에서 택시를 이용한다 콜택시는 비싸니 인근

슈퍼마켓에서 택시 전화번호를 물어보면 된다

여행수첩

아라메길 정보

홈페이지 wwwaramegilkr

문의 충남 서산시 문화관광과 041-660-3166

유기방가옥 유기방가옥은 숙식이 가능하며 숙식객에게는 무료로 자

전거를 빌려준다 자가용을 이용할 경우 선정묘 주차장에 세우고 이동

하는 것이 좋다 해미읍성에서 선정묘까지 택시 요금은 약 2만원 해미

읍성 인근 슈퍼마켓에서 택시 전화번호를 물어보는 게 가장 빠르다

주소 충남 서산시 운산면 이문안길 70-10(운산면 여미리 203-1)

문의 041-663-4326

서산마애삼존불상 찾아가는 길 서산공용버스터미널에서 하루 5회 운

행한다 첫차 오전 9시 15분 막차 오후 6시 55분 운산면을 거쳐서 마

애삼존불상이 있는 곳까지 운행한다

유기방가옥

여미리석불입상

유상묵가옥 역천제방

쉰질바위

고풍저수지

용현계곡입구

마애여래삼존불상

보원사지

개심사

정자(조망대)

해미읍성

52-55-걷기여행indd 55 2014-04-11 오전 20122

보조개는 일종의 얼굴 근육 기형이다 부모로부터 대물림되는 까

닭에 의학적으로는 lsquo선천적 기형rsquo으로 분류된다 흥미로운 사실

은 많은 사람들이 부러워하는 기형이라는 점이다 동middot서양 또는 예나

지금을 가리지 않고 보조개는 귀엽고 사랑스러운 이미지로 통한다

보조개를 바라보는 동middot서양의 시각이 비슷한 것처럼 인간의 주요 표

정에 대한 해석은 거의 만국 공통이다 한 남미 사람이 화난 표정을 지

었다고 가정하자 아프리카인이나 유럽인 동양인 가리지 않고 그가 화

났다는 걸 알아차린다 슬프거나 행복한 표정도 마찬가지다

표정을 만들어내는 건 얼굴 근육이다 얼굴에는 20여 개의 근육이

있다 인간의 전체 근육 숫자는 기준을 정하기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640~850개 정도로 파악된다 한데 이 중 단 20개에 불과한 얼굴 근

육은 인간 근육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뼈대 근육과는 형태적으로나 기

능적으로 상당한 차이가 있다

무엇보다 눈에 띄는 차이는 얼굴 근육의 상당수가 뼈에 붙어 있지 않

고 피부 속에 묻혀 있다는 점이다 뼈대 근육은 말 그대로 대부분 근육

의 양쪽 끝이 뼈에 닿아 있거나 붙어 있다 뼈대 근육은 힘을 쓰고 움직

임을 일으키는 게 본연의 lsquo임무rsquo다

인간만큼 다양한 표정을 만들어낼 수 있는 동물은 없다 다시 말해

인간보다 얼굴 근육이 잘 발달한 생명체를 찾기는 어렵다 한데 주요

표정은 만국 공통의 lsquo보디 랭귀지rsquo이지만 얼굴 근육 하나하나의 모양

이나 위치는 사람마다 제각각이다 반면 얼굴 근육은 인간 특유의 속

성이 오랜 진화를 거쳐 반영된 일종의 lsquo화장발rsquo 근육의 성격이 짙다

인종별로도 얼굴 근육의 형태 등에 대략적인 차이가 존재한다 동양

인이 서양인보다 보통 무표정한 편이라는 주장에 동조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도 인종 간 얼굴 근육의 상이성을 암시한다 국내 한 의과대학

의 연구에 따르면 입꼬리 주변 근육의 위치와 이들이 움직이는 방향

이 동middot서양 사람들 간에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

lsquo스마일rsquo 도안의 핵심적 특징은 양쪽 입꼬리가 치켜 올라간 것이다

반대로 입꼬리가 내려가면 샐쭉하다거나 언짢은 느낌을 불러일으킨다

입꼬리를 올리고 내리는 얼굴 근육이 어떤 식으로 발달해 있느냐가 표

정 혹은 인상을 좌우할 수 있다는 뜻이다

얼굴 근육은 표정뿐만 아니라 얼굴의 미추(美醜)를 가르는 데도 큰

역할을 한다 얼굴 근육의 배치 크기 대칭성 등이 의학적인 차원에서

잘생기고 못생기고를 결정하는 데 많은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영어로

사소한 차이를 가리켜 lsquo스킨 딥(skin-deep)rsquo 즉 가죽 한 꺼풀 차이라

고 얘기하지만 이 차이가 실생활에서는 엄청나게 다르게 인식될 수 있

는데 얼굴 근육이 바로 대표적인 예이다

하지만 표정이나 얼굴의 미추(美醜)가 최소한 해부학적으로 따져 보

면 lsquo사소한 것rsquo임은 분명하다 성형수술이 널리 유행한다는 점이 이를

방증한다 얼굴의 미추를 결정하는 얼굴 근육은 우리 몸의 여느 뼈대

근육에 비해 조작하기가 상대적으로 손쉽고 위험성도 적다 특히 뼈와

연결돼 있지 않고 피부 아래 묻혀 있는 얼굴 근육들은 손을 봐도 기능

등에 큰 영향을 주지 않는다 얼굴 성형은 쉽게 할 수 있지만 몸 성형

은 엄두 내기가 어렵다는 점이 얼굴 근육과 뼈대 근육의 결정적인 차이

를 보여준다

표정이나 미추를 중시하는 인간의 속성이야 당장 어쩔 수 없을 것이

다 하지만 얼굴 근육에 과도하게 신경을 쓸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얼굴

근육이 만들어내는 갖은 조화는 문자 그대로 lsquo스킨 딥rsquo에 불과한 것들

이니까 글middot김창엽(자유기고가)

(도움말 가톨릭의대 해부학교실 이우영 교수)

보조개는 아름다운 lsquo기형rsquo이다

생활과학 이야기 13

연합

의학적으로는 lsquo선천적 기형rsquo으로 분류되는 보조개 얼굴 근육 때문에 생기는 보조개는 귀엽고 사랑스러운 이미지로 많은 사람들이 부러워한다

56 2014414 위클리 공감

56-57-생활과학13+꽃과 나무indd 56 2014-04-11 오전 20200

위클리 공감 2014414 57

예년보다 빨리 꽃을 피운 왕벚나무들이 함박눈처럼 꽃잎을 날리던

날 저는 서울에서 그다지 멀지 않은 어느 강변의 습지를 찾아갔

습니다 아직 찬 기운이 가시지 않은 날씨지만 남쪽에서 불어오는 봄바

람은 솜뭉치처럼 부서진 부들의 씨앗들을 마른 갈대 사이로 어지러이

날리고 있더군요 이곳 물가에는 갯버들 꽃이 한창입니다 먹이가 부족

한 이른 봄 고맙게도 무료 급식소가 문을 연 덕분에 등에류와 벌들도

덩달아 바빠졌습니다 조만간 키버들과 선버들마저 꿀을 담뿍 머금은

향기로운 꽃을 피워내면 이곳은 온통 난리가 날 것입니다

물가에 열을 지어 선 각종 버드나무들의 연둣빛 자태를 감탄하며 바

라보고 있자니 만일 우리나라에서 lsquo생명의 나무rsquo를 꼽으라면 응당 버드

나무가 그 주인공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버드나무(류)는

그야말로 이 세상에 lsquo아낌없이 주는 나무rsquo이니까요

강변에 늘어선 버드나무들은 토양의 침식을 막아줄 뿐더러 수질 정

화에도 도움을 줍니다 풍성하게 피는 향기로운 꽃들은 굶주린 곤충들

이 춘궁기를 이겨내도록 밤낮없이 넉넉하게 꿀을 내놓습니다 또한 이

처럼 곤충이 많이 모이다 보니 이곳은 보금자리와 먹이가 필요한 작은

새들이 모여드는 곳이기도 합니다 이런 이유로 봄철의 버드나무 숲은

그야말로 생명의 발원지 같다는 생각마저 들게 합니다 이 아름다운 곳

에서 저는 문득 머나먼 두만강변의 버드나무 숲을 떠올려 보았습니다

18세기 정조 재위 시절 홍양호(洪良浩)라는 지혜롭고 유능한 관리가

있었답니다 그는 1777년 세도정치의 희생양이 되어 잠시 두만강변을

관할하는 경흥부사로 좌천된 적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는 한직에서

적당히 시간을 때우며 소일하는 대신에 장정 7500명을 동원하여 1인

당 5주의 버드나무를 두만강변에 심는 큰 공사를 벌였다고 전해집니

다 옛날에는 변방의 생활이라는 것이 지금과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힘들었을 것입니다 먹고 살기도 어려운 판에 별로 중요해 보이지 않는

일로 강제 노역까지 하게 되었으니 백성들의 원성이 그야말로 하늘을

찔렀겠지요 이를 보고 걱정한 친구가 홍양호를 간곡히 만류합니다

ldquo여보게 자네는 여기 잠시 있다가 한양으로 다시 돌아갈 사람이 아닌

가 왜 공연한 일을 벌여서 긁어 부스럼을 만드는가rdquo

현실적이고 애정 어린 친구의 충고에 대한 홍양호의 답변이 그의 저서

lt이계집(耳溪集)gt에 기록되어 있습니다 대략적인 요지는 이렇습니다

ldquo이제 내가 버드나무(류)를 심는 것에는 다섯 가지 이로움이 있어요

첫째는 우리 강역을 (오랑캐로부터) 은폐하기 위한 것이요

둘째는 말을 타고 돌격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요

셋째는 강둑이 물살에 파 먹히는 것을 대비하기 위한 것이요

넷째는 땔감용 나무를 대기 위한 것이요

다섯째는 바람을 막기 위한 것이지요

이 공사는 이처럼 백성들을 이롭게 하는 일이라오 내가 비록 여기

오래 머물지 않을지 몰라도 몇 년 지나지 않아 백성들이 그 이익을 누

리게 될 것이고 그 이로움이 백년 천년을 갈 수도 있을 텐데 내가 어찌

눈앞의 인기에 영합하여 이 일을 미루겠소rdquo

그 탁견에 감탄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자연 생태에 대한 정교한

지식 체계가 없던 그 옛날에도 슬기로운 우리 선조들은 강변을 지키는

버드나무숲의 중요성을 간과하지 않았던 것이죠 이런저런 허황한 명

분에 휩쓸려 오랜 세월 우리 곁을 지켜주었던 강변의 버드나무들이 하

루 아침에 베어져 나가고 삭막한 콘크리트 제방이 그 자리에 들어서고

있는 답답한 작금의 현실을 목도하자니 자연환경 보존과 실용성을 두

루 배려했던 옛 선조들의 지혜가 더욱 절실해지는 요즈음입니다

하천변에는 마땅히 버드나무숲이 있어야 합니다 그러면 이 고마운

나무들은 매년 봄마다 크고 작은 물줄기를 따라 세상을 황금빛으로

수놓을 것이며 전국 방방곡곡에는 생명의 교향곡이 우렁차게 울려 퍼

질 것입니다 글과 사진middot김태영(자연생태연구가middotlt한국의 나무gt 공저자)

아낌없이 주는 lsquo생명의 발원지rsquo

한국의 꽃과 나무 버드나무

lsquo생명의 나무rsquo 버드나무 숲

위클리 공감 2014414 57

56-57-생활과학13+꽃과 나무indd 57 2014-04-11 오전 20203

이 연사 힘주어~ 불조심

ldquo자나 깨나 불조심rdquo

lsquo불조심rsquo을 강조하는 대표적인 슬로건이다 식목일에 나무를

심는 것도 중요하지만 식목일을 전후로 해서 연중 산불이 가장 많이

발생한다고 하니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실제로 식목일에는 연평균

18건 평일의 6배에 이르는 산불이 집중적으로 발생한다는 통계치가

있다 최근에는 기후 변화로 산불이 갈수록 늘어나는 추세라고 하니

보다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기온이 높고 건조하며 바람이 강할수록

산불이 쉽게 번지는데 고온건조한 날씨 탓에 최근 식목일 즈음의 산불

발생 횟수도 1990년대에 비해 52퍼센트나 급증했다고 한다 그런 이유

에서일까 정부도 지난 1970년대부터 다양한 불조심 캠페인을 전개해

왔다

내무부(현 안전행정부)가 후원하고 한국화재보험협회가 주최한 lsquo불

조심 웅변대회rsquo 고지 광고(동아일보 1977년 10월 7일)를 보자 헤드라인

은 ldquo제1회 전국 남middot여학생(초middot중middot고) 불조심 웅변대회rdquo다 웅변대회를

개최하는 이유로 lsquo범국민적으로 방화(防火) 의식을 고취하기 위하여rsquo

라는 문구를 앞세우며 대회의 상세한 요강을 밝혔다 그 웅변대회에서

가장 강조한 것은 ldquo방화 예방 의식을 고취시키고 불조심의 생활화를

촉구하여 화재 없는 복지국가 건설에 이바지할 수 있는 내용rdquo이었다

웅변 시간은 초등부가 5분 중middot고등부가 6분이었다 웅변대회에 앞

서 lsquo원고 합격자 발표rsquo를 먼저 한 것으로 보아 예선에서 먼저 제출된 원

고를 검토해 심사를 거친 다음 그 기준을 통과한 학생들에게 본선에

나갈 기회를 주었음을 알 수 있다 본선에 진출한 학생들은 전국 방방

곡곡의 교정에서 두 주먹을 불끈 쥐고 ldquo~하자고 이 연사 소리 높여 외

칩니다 여러분rdquo 하며 목청을 돋웠을 것이다

1970년대는 lsquo웅변대회의 시절rsquo이라 할 정도로 다양한 주제의 웅변대

회가 전국적으로 열렸다 반공 웅변대회가 대표적이었지만 불조심 웅

변대회도 단골 주제였다 그 시절의 웅변대회가 학생들에게 획일적 사

고를 주입시키기 위한 관제 기획 행사라는 비판의 목소리도 있었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다 웅변대회는 학생들에게 자신감을 높여주는 동시

에 주어진 시간 안에 자신의 주장을 효율적으로 전달하는 능력을 길러

정책광고로 보는 어제와 오늘

1977년 10월 7일 동아일보에 실린 lsquo불조심 웅변대회rsquo 고지 광고 내무부(현 안전행정부)가 후원하고 한국화재보험협회가 주최하는 전국 웅변대회 참가를 위한 상세한 안내 정보가 적혀 있다

주는 생생한 프레젠테이션 교육의 현장이다 지금은 웅변대회가 많이

사라졌지만 아직도 지역의 소방서 단위로 관내 학생들을 대상으로 해

불조심 웅변대회를 개최하는 곳도 많다

나무 심기도 중요하지만 심은 나무를 화재로부터 보호하는 일은 더

더욱 중요하다 소방방재청 역시 한식날을 전후로 119소방헬기를 투입

해 산불 예방 홍보활동을 펼치고 있지만 어디까지나 한계가 있을 터

그 무렵에는 불을 피우지 말고 찬밥을 먹어야 한다는 뜻에서 한식(寒

食) 또는 냉절(冷節)이라고 날짜까지 못박았던 조상들의 지혜가 오히

려 돋보인다 기후 변화로 최근 30년 동안 봄철 기온은 평균 섭씨 06

도 올랐지만 습도는 오히려 6퍼센트 낮아져 산불이 일어날 가능성이

더 높아진 상황에서 담뱃불 같은 불씨 관리에 각별히 주의해야겠다

불조심 웅변대회는 입으로 하는 웅변이지만 몸으로 실천하는 웅변이

더 값진 웅변이 아니겠는가 ldquo꺼진 불도 다시 보자rdquo

글middot김병희(한국PR학회 회장middot서원대 광고홍보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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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59-정책광고+공감카툰indd 58 2014-04-11 오전 20240

위클리 공감 2014414 59

공감카툰 파랑새를 찾아서

가장 훌륭한 지혜는 친절과 겸손이다

-탈무드

선택한 까닭글과 그림middot최영순

58-59-정책광고+공감카툰indd 59 2014-04-11 오전 20247

60 2014414 위클리 공감

무용

뮤지컬

문화공감

lt아라의 서gt

lt아라의 서gt는 설화나 민담에 등장하는 인물

을 중심으로 바다에서 탄생한 문명과 그 속에

서 살아가는 인간의 모습을 그린 공연이다 인

천시립무용단은 황해를 넘나드는 바람을 추

상적으로 표현했다 전통춤 레퍼토리에 신화

적 서사를 담아 한국 무용의 매력을 극대화했

다 초연 때 출연한 무용수들과 새로 선발된

무용수들의 기량을 견주어 보는 것도 이번 공

연 관람의 묘미가 될 것이다

기간 4월 25~26일

장소 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

문의 032-427-8401

lt비방문 탈취작전gt

트로트와 국악을 결합한 신명나는 창작뮤지

컬이다 약령시 약전골목의 오래 된 lsquo이만수

한약방rsquo은 손님이 끊일 날이 없다 인근 한약

방 사장들은 lsquo이만수 한약방rsquo엔 특별한 비방

문이 있을 거라는 결론을 내리고 lsquo이만수 한

약방rsquo의 비방문을 훔쳐낼 계획을 세우는데hellip

흥미로운 이야기를 중심으로 옛 약전골목의

풍경과 생활 모습을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기간 5월 4일까지

장소 대구 봉산문화회관 스페이스라온

문의 053-661-3500

극단

한양

레퍼

토리

신은수 작가의 역사극 시리즈 lt운현궁 오라버니gt lt봄이 사라진 계절gt을 잇는 lt거울 속의

은하수gt는 일제강점기 lsquo마지막 왕족rsquo으로 알려진 의친왕가를 소재로 시대의 격류에 휘말

린 인물의 세밀한 심리를 표현한 작품이다 1945년 해방 직전의 의친왕가 이야기를 그렸다

히로시마 원자폭탄 투하로 숨진 의친왕의 차남 이우의 장례식을 계기로 의친왕가 사람들이

한자리에 모인다 급변하는 세계 정세 속에서 조선왕조의 부활이라는 환상 속에 사는 일흔 살의

의친왕 반면 그의 장남 이건은 냉소적인 시선으로 조선의 마지막을 예감하며 아버지와 충돌한

다 의친왕과 다투고 뛰쳐나간 이건은 누군지도 모르는 생모의 행방을 찾는데hellip 극단 한양레퍼

토리 대표이자 배우인 최형인 교수가 직접 제작하고 무대에 선다 여기에 2012년 서울연극제 우

수작품상 수상작인 lt만선gt을 연출한 신동인 감독이 또 한번 연출을 맡아 더욱 관심을 모은다

일제강점기 말기 이곳에 모인 인물들은 특수한 신분으로 인해 저마다 나라의 역사를 대변하

고 있다 겉보기에는 여느 가족의 장례식과 다름없어 보이지만 그들의 갈등과 고통을 통해 자

연스럽게 관객들은 뼈아픈 우리의 역사를 절감할 수 있다 역사적 상징성과 함께 변화하는 시

대에 내몰려 갈등하고 괴로워하는 인간 본연의 모습이 공감을 자아낸다 글middot허정연 기자

기간 4월 19~27일 장소 서울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 문의 02-889-3561

의친왕의 차남 이우의 장례식을 계기로 모인 왕친들의 갈등을 소재로 시대적 아픔을 담은 연극이다

역사 앞에 갈등하는 lsquo인간의 굴레rsquo제35회 서울연극제 lt거울 속의 은하수g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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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원내용세대카드 1매 발급(연간 10만원)

청소년 개인카드 발급(연간 5만원 세대당 최대 5매 신청)

- 기초생활수급자 및 차상위 대상자 중 만 6세~19세(1995년 1월 1일~2008년 12월 31일 출생자)

사회복지시설거주자 개인카드 발급(연간 5만원)

- 기초생활수급자 및 차상위 대상자인 경우

문화누리카드 발급신청안내1 오프라인 신청(주민센터 발급)

읍면동 주민센터에서 신청서 작성 신청대상 확인 현장에서 실시간 카드 발급 2시간 이후 사용 가능

2 온라인 신청(홈페이지 발급)

홈페이지 회원가입 후 문화누리카드 신청 신청대상자 확인 문화누리카드 발급 카드 수령(농협영업점 자택배송) 카드 수령 등록 후 사용

본인인증수단(핸드폰 공인인증서)가 있는 경우에 한하여 홈페이지 발급 가능하며

본인인증수단이 없는 분들은 주민센터에서만 발급 가능

카드 수령시 자택배송을 신청하신 분은 lsquo14년 4월 이후에 수령 가능합니다

신청자격 기초생활수급자 기초생활수급자 조건부수급자

보장시설수급자

차상위계층 차상위자활 차상위장애수당 차상위

장애아동수당 차상위장애인연금 차상위본인부담

경감 차상위한부모가족 차상위우선돌봄

유의사항

전국 주민센터에서 선착순 발급

시군구(본인 주소지 기준)의 예산 소진 시 발급 불가

기존 문화여행스포츠 관람 이용권을

발급받으셨던 분들도 신규발급신청 필요

60-문화공감indd 60 2014-04-11 오전 20327

문화누리카드 콜센터 및 홈페이지 안내

문화누리 콜센터

1544-3412농협카드 콜센터

1588-1600문화누리카드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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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뮤지컬 영화 음악 무용 오페라 음반 도서 전시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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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여행 상품 관광시설 입장료 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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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청자격 기초생활수급자 기초생활수급자 조건부수급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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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상위계층 차상위자활 차상위장애수당 차상위

장애아동수당 차상위장애인연금 차상위본인부담

경감 차상위한부모가족 차상위우선돌봄

유의사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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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군구(본인 주소지 기준)의 예산 소진 시 발급 불가

기존 문화여행스포츠 관람 이용권을

발급받으셨던 분들도 신규발급신청 필요

60-문화공감indd 61 2014-04-11 오전 20329

62 2014414 위클리 공감

화제의 책

ldquo넌나에게 모욕감을 줬어~rdquo 영화 lt달콤한 인생gt에서 배우 김영철이

했던 이 명대사는 개그프로그램에서도 패러디하는 등 대표적인

유행어가 됐다 그만큼 한국사회에서 빈번하게 겪는 감정이기도 하다 출퇴

근길 도로 위에서라든가 학교나 회사에서 생면부지의 낯선 사람들부터

심지어 가까운 가족에게까지 우리는 평범한 일상에서 lsquo모멸감rsquo을 겪는다

모멸은 lsquo업신여기고 얕잡아봄rsquo으로 풀이된다 나의 존재 가치가 부정당하

거나 격하될 때 갖는 괴로운 감정이며 인간 내면의 가장 깊숙한 곳을 파괴

한다 한국인의 일상에 만연한 lsquo모멸감rsquo의 실체를 인문학적으로 규명한 책

이 나왔다 저자는 모멸감을 분석하기 위해 뉴스 기사 TV 드라마나 영화

에서 오가는 대사 수많은 문학작품 등에서 수집한 적실한 실례와 일상생활에서 만나는 다양한

에피소드로 이야기를 이어간다

저자는 우선 모멸이 부르는 파괴력을 우려한다 ldquo우리가 일상적으로 겪는 모멸감은 흔히 lsquo정서

적인 원자폭탄rsquo이라고도 불리며 인간을 끝없는 바닥으로 추락시키기도 하고 때로는 타인과 세

상에 대한 폭력으로 발화하기도 한다rdquo

모욕을 주고받는 데는 어떠한 역사적 배경이 있을까 저자는 급변한 사회 환경 때문이라고 분

석한다 ldquo조선 시대에 형성된 귀천의식과 신분적 우열 관념은 외형을 달리한 채 끈질기게 지속되

어 왔고 산업사회 및 소비사회와 맞물려 사람들 사이에 피곤한 경쟁으로 이어졌다rdquo

이런 연장선상에서 모든 가치가 돈으로 매겨지는 자본주의의 도래가 다른 한 축을 이룬다 사

회제도와 경제력 간의 불균형 삶의 형태와 의식 사이의 불균형이 문제의 핵심이다 절대 빈곤

실업 등으로 인해 최소한의 품위를 갖출 수 없다는 것 자신이 무능하고 쓸모없는 존재라는 생

각은 큰 모멸감을 불러일으킨다 이렇게 훼손된 자아를 보상받으려는 집단 콤플렉스가 공격적

인 민족주의와 편협한 인종주의로도 나타나게 된다 이 책의 또 한 가지 새로운 시도가 있다 바

로 음악으로 표현한 모멸감이다 작곡가 유주환 선생이 이 책에서 열 군데 대목을 골라 열 개의

곡을 만들었다 책과 함께 CD로 들어 있다 음악사적으로도 불안이나 분노 고독이나 초조함 슬

픔이나 기쁨 등을 주제로 한 곡들은 많지만 모멸감을 표현한 곡은 거의 없다고 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과연 모멸감을 뛰어넘을 수 있을까 저자는 학력이나 외모 경제력 피부색

나이 등 외형적인 차이로 멸시하는 문화와 사회 풍토를 바꿔가야 한다고 말한다 또 사회와 제

도가 정비되더라도 모멸감을 아예 느끼지 않고 살기란 불가능하다 존중과 자존의 문화는 여럿

이 만드는 것이며 그 출발은 결국 자신의 내면에 있다 남을 귀하게 여기는 문화는 우리의 변화

로부터 시작된다 ldquolsquo귀rsquo는 곧 lsquo고귀하다rsquo는 뜻이고 영어로 풀이하면 lsquonoblersquo에 가장 가까울 것이다

lsquo귀rsquo만큼은 스스로 성취할 수 있다 어떤 사람은 학문을 닦음으로써 어떤 사람은 예술이나 종교

를 통해 어떤 사람은 타인에게 많은 것을 베풂으로써 삶을 고양시킬 수 있다rdquo 우리는 각자 어떤

방법으로 모멸감을 극복하고 있을까 글middot박지현 기자

단신

lt커넥톰 뇌의 지도gt승현준 지음 | 신상규 옮김김영사 | 2만3천원

1천억 우리 몸 안의 신경세포 개수다 인

간 신경세포의 모든 연결구조와 활동원리

를 파악하기 위한 사상 초유의 프로젝트

인 휴먼 커넥톰 연구의 모든 것을 다뤘다

뇌와 의식의 비밀을 밝히기 위한 흥미진

진한 실험과 놀라운 발견이 이어진다 의

학적 발전을 뛰어넘어 미래 사회에 혁명적

변화를 가져올 경이로운 도전의 과정이

생생하게 펼쳐진다

lt금융으로 본 세계사gt천위루 양천 지음 | 하진이 옮김시그마북스 | 1만7500원

금융학은 지리적 환경과 기술middot종교middot경

제체제를 망라한 집합체라고 할 수 있다

모든 금융 사건에는 사회middot경제middot문화middot역

사적 배경이 있다 이 책은 국가 인물 사

건을 시대별로 나눠 유머러스하고 유쾌

한 언어로 금융사를 들려준다 그리스

로마 프랑스 스페인 네덜란드 영국 미

국 클로비스 찰스 1세 JP 모건 소로스

튤립 거품 사우스시 거품 서브프라임

위기 등의 키워드를 일목요연하게 펼치

면서 세계 경제의 흥망성쇠를 그려냈다

모멸감 왜 느껴 나는 소중해

lt모멸감gt

김찬호 지음문학과지성사1만3500원

62-63-화제의책+디딤툰indd 62 2014-04-11 오전 20413

위클리 공감 2014414 63

디딤툰 글로벌 에티켓 173

세상에서 가장 무거운 것구성middot권우영

그림middot안종만

62-63-화제의책+디딤툰indd 63 2014-04-11 오전 20419

요행은 없더라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한 소통이 지나치게 활발하다 각종 동호회

며 동창회에서 업무 협상에 이르기까지 다채로운 채널들이 그

야말로 lsquo스마트rsquo하고 lsquo스피드rsquo 있게 실시간으로 진행된다 직접 통화하거

나 만나지 않아도 많은 정보들이 오가고 약속들이 잡히고 계획들이

세워진다 시간이 절약되기도 하지만 시시각각 lsquo띵동rsquo하는 커뮤니티 알

림 신호로 인해 업무 집중에 방해를 받기도 한다 아마도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요즘 사람들은 경험의 80퍼센트 이상을 SNS를 통해 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최근 한 친구가 자신의 어리숙함을 한탄하는 글을

SNS에 올렸다

인터넷을 검색하다가 수천만 원을 호가하는 외제 중고차를 아주 싸

게 구할 수 있다는 광고성 글을 봤다고 했다 침수되거나 사고 난 차도

아닌데 저렴하게 경매로 낙찰된 차이기에 믿을 수 있다는 내용을 보고

어처구니없게도 마음이 동했다는 것이다 게다가 그 광고문에는 단순

히 차를 파는 것이 아니라 소중한 사람과의 인연을 진실하게 만들고

싶다고 적혀 있었다 거기서 그치지 않고 딸 사진까지 곁들이며 자기

딸한테 부끄럽지 않은 아빠로 살아가고 싶은 사람이라는 말까지 덧붙

인 것을 보고는 차라리 믿고 싶은 마음이 더 강해졌다 그 친구는 전화

를 걸었고 약속을 한 후 차를 구매하러 갔다

통화한 딜러는 여기저기 친구를 데리고 다니며 몇몇 그럴 듯한 외제

차를 보여주었다 인터넷 차량은 시험 주행을 해 볼 수 없다면서 이상

없으니 빨리 사라고 지금 선택하지 않으면 후회할 거라고 한 시간 후

에는 다른 사람이 보러 오기로 예약돼 있다고 압박했다 순진한 친구

는 제정신을 차리기 어려운 지경임에도 가까스로 정신을 차려 품질 보

증을 어느 정도 해 줄 수 있느냐고 물었다 보증 기간이 없다는 답이 돌

아왔다 처음에 전화했을 때는 3개월 정도 보증해 준다고 했던 것 같아

재차 확인했다 딜러는 워낙 싸게 파는 것이라 그런 것은 해당되지 않

는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순간 이상하다 싶어 친구는 사지 않겠다고

말했다 딜러의 표정이 순간 바뀌었다 살 것처럼 이야기해 놓고 이제

와서 이러면 어떻게 하느냐 이런 인터넷 차량들은 대개 사러 오면 그

냥 계약하고 끌고 가는 게 상례인데 너무한 것 아니냐hellip 질타 내지 훈

계조였다 섬약(纖弱)한 기질의 친구는 더 당황했다

하지만 친구는 사지 않겠다는 의사를 다시 한번 표시했다 가족들의

안전을 지켜야 한다는 말도 덧붙였다 불만에 차 있던 딜러가 이내 표

정을 바꾸었다 잘 생각했다고 대부분 인터넷 보고 오는 사람들은 이

런 차의 성격을 알고 오는데 당신은 그렇지 않은 것 같았다며 정말 모

르고 온 것이냐고 물었다 친구가 광고문을 믿고 왔다고 하니까 딜러는

참 딱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이런 차는 대개 리콜된 것들로 안전을 보장할 수 없는 차들이어서 어

떤 이들은 아예 견인차를 가져와 사 간다 정상적인 차가 이런 가격이

라면 어떤 바보가 비싼 돈 들여 새 차를 사겠느냐 당신이 순진한 사람

같아서 말해 주는 것이다 그랬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딜러는 차를 팔

지 못하고 들어가면 회사에서 혼나니까 정상적인 다른 중고차로 바꾸

면 어떻겠느냐고 제안했단다 한나절 이상을 같이 다니고 또 진실까지

털어놓아 준 그 딜러에게 미안한 생각이 들고 고마운 생각도 든 나머

지 친구는 그러자고 했다 얼결에 꼭 바꿀 필요도 없는 차를 그렇게 바

꾸었다고 했다

그러고 나서 자신이 도대체 무엇을 어떻게 한 것인지 모르겠다고 자

탄했다 어리석은 짓을 한 자신을 반면교사 삼아 친구들은 그런 일에

휘말리지 말라고 덧붙였다 결국 그 친구는 평범하지만 오래 된 진리를

잠시나마 잊은 자신에 대한 반성으로 끝을 맺었다 lsquo콩 심은 데 콩 나

고 팥 심은 데 팥 난다rsquo 글middot우찬제(문학평론가middot서강대 문학부 교수)

중앙포토

소통과 공감

64 2014414 위클리 공감

64-소통과공감indd 64 2014-04-11 오전 20452 표지 253-최종indd 146 2014-04-11 오전 20821

Page 3: 위클리 공감 253호

2014414 koreakrgonggam

48

기획특집 과학기술 여성파워시대

실력과 열정으로 뭉친

Contents

일러스트

middot이철원

표지이야기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신경과학연구단 허여울 박사가 원내 실험

실에서 포즈를 취했다 허 박사는 국내 박사 출신으로는 최초로 미국

해양생물연구소(MBL)가 주관하는 lsquo그라스 펠로우십 프로그램rsquo에 선발

됐다 5월 미국 파견을 앞둔 그는 신경과학 분야에서 인류에 도움이 되

는 성과를 내기 위해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사진middot지미연 기자

21중점기획 무지개다리 사업

14 다문화 융합 인천문화재단

lsquo소수rsquo의 배려hellip 하나 되는 문화다양성

16 아시아 여행자 학교 부산문화재단

쌍방향 문화 소개hellip ldquo서로의 편견 없애요rdquo

18 lsquo경계 없는 프로젝트 결합rsquo 성북문화재단

ldquo지켜봐 주세요 다름은 장애가 아녜요rdquo

01 이 주의 공감 공학도에 남녀 구분은 없다

22 총론 ldquo여성의 감성middot기술은 창조경제 자산rdquo

24 국책기관 연구직 국방과학연구소 주성진 박사

26 세계로 나아가다 KIST 허여울 박사

28 ITmiddot문화 융합 시도 서울대 라틴아메리카연구소 백미숙 팀장

30 경력단절 딛고 복귀 변해선 이화여대 연구교수

32 과학과 인문학의 통섭 황영애 상명대 명예교수

34 현장에 산다 현대중공업 건설중장비 설계 이선경 차장

36 기술로 승부 한국세라믹기술원 임형미 팀장

38 과학도로 창업 도전 김정미 베트올 대표

ldquo나는 여성 과학기술인이다rdquo

02-03-목차indd 28 2014-04-11 오전 20629

50

48

발행일 2014 4 14 발행처 문화체육관광부 발행인 유진룡

제작협력 중앙일보시사미디어 인쇄제본 프린피아 제작문의 044-203-3016

구독관련문의 02-2625-3294 전자우편 jjsmallkoreakr

문화체육관광부에서 발행한 lt위클리 공감gt 이번 호 저작물은

lsquo공공누리ʼ 출처표시middot상업적이용금지middot변경금지 조건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단 사진 일러스트 만화는 이용할 수 없습

니다 공공누리는 공공기관의 저작물을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도록 표준화한 공공저작물 자유이

용허락 표시제도입니다 wwwkoglorkr

lt위클리 공감gt에 수록된 내용은 정부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이 잡지는

문화체육관광부가 정부 정책을 빠르고 쉽게 알리기 위해 무료로 배포하는 주간지입니다

06 초점 한middot호주 FTA 공식 서명

중middot소형 자동차 관세 발효 즉시 철폐

08 정책소식 자동차 튜닝산업 활성화 인프라 구축

10 정책현장 병행수입middot해외 직접구매 품목 확대

12 여행소식 항공마일리지 남아요hellip 휴양림 오세요

13 알아두세요 한식 아카이브 개설

도전 한식 만들기hellip ldquo멋진 체험 될 거예요rdquo

04 독자마당 성매매 인식 바꿀 영상제작 공모

40 공감 인터뷰 선린인터넷고 임정원 군

42 교육정보 스마트폰 중독hellip ldquo자녀와 함께 풀어요rdquo

44 공공기관 지방화시대 영화등급위원회 ldquo이젠 부산 공공기관rdquo

46 건강 혹시 봄을 타시나요

48 스포츠 2014 아이스하키 lsquo디비전 1rsquo 세계선수권 대회

50 전시 3인 3색hellip 자연을 말하다

52 걷기 여행 충남 서산 아라메길 1구간

소박한 백제의 미소에 반하고

곱게 늙은 절집에 웃음이 났죠

56 생활과학 이야기 ⑬ 보조개는 아름다운 lsquo기형rsquo이다

57 한국의 꽃과 나무 버드나무

58 정책광고로 보는 어제와 오늘 이 연사 힘주어~ 불조심

59 공감카툰 선택한 까닭

60 문화공감 서울연극제 lt거울 속의 은하수gt

62 화제의 책 lt모멸감gt

63 디딤툰 글로벌 에티켓 173 세상에서 가장 무거운 것

64 소통과 공감 요행은 없더라

위클리 공감 No253 통권 354호

52

24

시각장애인을 위한 음성변환 바코드

ldquo나는 여성 과학기술인이다rdquo

02-03-목차indd 29 2014-04-11 오전 20645

4 2014414 위클리 공감

250호 lt카드 빚에 10년 도피hellipldquo이제 새 인생 살아요rdquogt 기사를 읽고

김희용(경기 수원 장안구)

국민행복기금의 현장 맞춤식 성공 사례를 읽었습니다 공감이 가는 기사였습니다 이

런 기사를 자주 그리고 많이 읽을 수 있었으면 합니다 현장에서 성공하는 정책이 생동

감 넘치는 기사로 이어집니다 국민들이 바라는 정책이기도 합니다

답글 국민행복기금은 채무 부담으로 고통받는 취약계층들의 신용회복 등 상환능력을 높이

기 위해 만든 프로그램입니다 장기간 연체한 이들에게 기회를 제공하고 전반적인 서민층

의 가계 채무 부담을 완화하며 자활을 지원하고자 시행하고 있습니다

최성규 사무관(금융위원회 서민금융과)

248호 lt창업부터 펀딩까지 ldquo돈 되는 정보 많네rdquogt 기사를 읽고

최석원(부산 사하구 다대낙조2길)

중소기업 소상공인들을 위한 정부의 기업지원 사이트 기사를 읽었습니다 창업넷 등

창업 정보부터 다양한 정보가 일목요연하게 정리되어 있어 쉽게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콘텐츠를 확충하고 제공하는 정부의 적극적인 노력에 박수를 보냅니다

답글 중소기업청에서 지원하는 창업정보 시스템 9개를 창업넷으로 통합해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제공하고 있습니다 창업하고자 하는 분들이 각각의 사업 시스템에 들어갈 필요 없

이 정보를 얻을 수 있으며 사업 신청도 할 수 있습니다

전상민 주무관(중소기업청 창업진흥과)

247호 lt중소 수출기업 10만개 육성gt 기사를 읽고

이희정(서울 강남구 논현2동)

정부가 중소 수출기업을 육성하고 마이스터고middot특성화고 졸업생 채용도 늘린다는 소

식이 반가웠습니다 이 정책으로 경제가 살아나고 청년 취업난도 해소되었으면 좋겠습

니다

답글 산업통상자원부는 올해 lsquo기업에 더 큰 시장을 국민에게 더 좋은 일자리를rsquo 드리기 위

해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국민 여러분의 체감경기가 좋아질 수 있도록 중소기

업과 일자리 창출에 정책역량을 집중하도록 하겠습니다

박성준 서기관(산업통상자원부 산업정책과)

댓글에 답글

독자마당지난호를 만들고 나서

lsquo댓글에 답글rsquo 코너 lt위클리 공감gt의 독자참여 기회가 더욱 다양해지고

편리해집니다 인터넷이나 SNS에 접속해서 정부

정책이나 기사에 대한 의견을 댓글로 남겨주세요

담당 기자나 정부 관계자들의 친절한 답글을 받아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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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 공감 201447 1918 201447 위클리 공감

문화융성 콘텐츠산업 발전 전략

인재 양성 등 콘텐츠산업 전방위 지원lsquo콘텐츠 가치평가rsquo 체계 마련hellip 무형자산 담보로 금융권 이용 길 열어

창조경제를 이끌고 미래 먹거리의 한 축을 담당할 lsquo콘텐츠산

업 발전 전략rsquo이 발표됐다

4월 4일 일산 빛마루 방송지원센터에서 열린 문화융성위원회 제

3차 회의를 통해 발표한 이번 발전 전략은 업계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중심으로 관계부처와 문화융성위원회 산하 콘텐츠 전

략기획단의 협의를 거쳐 마련했다

빠르면 올 하반기부터 최대 2017년까지 장기간에 걸쳐 추진되

는 발전 전략을 통해 국내 콘텐츠산업의 발전은 물론 한국 기업

의 세계시장 진출이 한층 빨라질 것으로 기대된다 다음은 lsquo콘텐

츠산업 발전 전략rsquo의 주요 과제다

펀드 신규 조성 등 금융 개선 올해 상반기 중 lsquo한middot중 영화공동제

작협정rsquo이 체결된다 협정이 체결되면 곧바로 중국 정부 및 민간

과 lsquo한middot중 글로벌 합작펀드rsquo를 추진한다 합작펀드는 양국 공동

출자로 각각 1천억원씩 총 2천억원 규모로 2015년까지 조성한다

이 펀드의 투자를 받은 콘텐츠는 공동 제작물로 인정되어 수입쿼

터와 관계없이 중국시장 진출이 가능해진다

또한 영세 콘텐츠기업의 투자 지원을 위한 신규 펀드도 조성

한다 국내 콘텐츠기업 중 90퍼센트 이상이 lsquo10-10-10rsquo(자본금

10억원 이하-매출액 10억원 이하-종업원 10인 이하) 기업으로

좋은 콘텐츠를 보유하고도 기업 규모가 작다 보니 투자를 이끌

어내기가 어려웠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2017년까지 정부가 500

억원 이상의 펀드를 출자해 민간자금 연계를 통한 lsquo콘텐츠 영세기

업 10-10-10지원 펀드rsquo를 시행한다

좋은 콘텐츠를 보유한 기업의 금융권 이용도 수월해질 전망이

다 콘텐츠기업이 보유한 자산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아이

디어와 제작기술은 경제적 가치로 환산하기에 어려움이 많았다

이러한 현실을 감안해 기업이 보유한 무형의 가치를 객관적으로

평가하는 lsquo콘텐츠 가치평가rsquo 체계가 마련된다 한국콘텐츠진흥원

을 lsquo콘텐츠 가치평가 기관rsquo으로 지정 콘텐츠 가치 정보를 금융기

관에 제공하고 펀드 투자 및 정부지원사업의 투자대상 기업 및

프로젝트 선정 시 평가 내역을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영화 배급시장의 불공정거래 개선 등 제도 개선 영화 상영시장의

독과점과 수직적 배급시장으로 인해 발생하는 불공정거래도 개

선한다 정부는 공정하고 투명한 계약을 위해 콘텐츠산업 진흥법

에 따라 표준 상영계약서 표준 영화투자계약서를 조속히 만들

계획이다 실제 영화계에서 사용되고 있는 계약서에 엄격한 심사

가 더해져 불공정 계약조항들이 시정된다

또한 대중문화 예술인의 초상 등을 도용해 상업적으로 이용

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어 이를 보호하기 위한 방안도 마련한

다 대중문화 예술인의 초상 재산에 대해 법적 보호 방안을 구축

하고 이를 통해 늘어나고 있는 초상권 관련 분쟁에 따른 산업계

의 고충을 줄여 나가기로 했다

콘텐츠(게임) 마이스터고 신설 등 인재 양성 졸업 후 100퍼센트

취업 및 기술 명장으로의 성장을 지원하는 마이스터고교는 직업

교육의 산실로 현재까지 39개교가 지정되었다 하지만 그 분야가

제조업 등에 한정되어 있었다 이번 콘텐츠 마이스터고 설립은 산

업계에 인력 수요가 많고 산업 성숙도가 높은 게임 분야부터 설

립이 추진된다 이를 위해 올해 하반기부터 교육과정 개발 등 기

초연구에 착수하고 연내 교육청 및 학교 수요 조사 선정 신청을

거쳐 2016년 개교를 추진한다

또한 콘텐츠 장르 융합형 아카데미를 2015년부터 신규 개설한

다 예비 인력을 대상으로 공통 교육 및 장르별 심화교육 프로젝

트 기반 교육을 단계별로 설계하고 수료 후 창업을 희망하는 인

력에게는 lsquo콘텐츠코리아 랩rsquo과 연계한 창업을 지원할 계획이다

아이디어에서 창업까지 원스톱 지원체계 구축 2017년까지 미래

부와 함께 lsquo콘텐츠코리아랩rsquo 26개소를 조성해 창의적 아이디어를

가진 누구나 창업에 도전할 수 있도록 공간과 창작 장비 투자 피

칭(모의 발표) 멘토링 등을 원스톱으로 제공하는 콘텐츠 창업 지

원체계를 구축한다 이를 통해 예비 창업기업을 2017년까지 400

개 육성할 계획이다

해외 기관과의 협업을 통해 국내 기업의 진출도 돕는다 지난

해부터 추진된 한middot중 lsquo펑요우(朋友) 프로젝트rsquo의 일환으로 미래

부middot광전총국(중국 방송심의기관) 간 업무협약이 체결됐다 이후

양국 방송사 간 다큐 공동제작(MBC-CCTV lt기후의 반란gt 등)

을 통한 중국 방송시장 진입장벽을 낮추면서 국내 콘텐츠기업의

해외 진출이 수월해졌다 또한 한middot중middot일 콘텐츠 개발자 간 선의

영세 콘텐츠기업 지원을 위한 펀드 조성과 게임 콘텐츠산업의 인력 양성을 위한 기반이 마련된다 사진은 3D기술과 게임 헬스케어가 융합된 전자정보통신산업대전의 자전거게임 시연장

서울 동대문 롯데피트인 9층에 마련된 K팝(POP) 홀로그램 전용공연장 lsquo클라이브(Klive)rsquo 개관식

중앙포토 의 경쟁을 통해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lsquo글로벌 해커톤rsquo 대회를 개

최하고 아시아 CG산업의 허브로 자리매김할 lsquoCGI 창조센터rsquo도

올해 안으로 제주에 설립된다

ICT 기반으로 생활공감형 서비스 지원 ICT를 활용한 콘텐츠 개

발 보급으로 콘텐츠산업의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고 다양한 계층

의 국민들이 콘텐츠를 통해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지원한

다 4Dmiddot가상현실 등의 기술을 기반으로 국내외 문화재를 생생하

게 재창조하는 lsquo디지털 헤리티지rsquo를 올해부터 추진하고 지난 1월

동대문에 문을 연 K팝 홀로그램 공연장의 확산과 해외 진출도

지원한다 또한 사회적 약자를 위한 lsquo행복나눔 콘텐츠rsquo의 첫 프로

젝트로 서울대 어린이병원과 합동으로 소아질환 진단middot치료를 위

한 콘텐츠와 고령화시대에 대비해 건강관리 등을 돕는 휴먼케

어middot스포츠 콘텐츠도 개발할 예정이다

저작권 불공정거래 관행 개선 및 해외 저작권 강화 그간 사회적

문제로 대두됐던 저작권 불공정거래 관행을 전면 수정해 창작자

권익이 보다 강화될 수 있도록 지원한다 특히 저작권의 이용 및

양도 등에 관한 표준계약서를 마련해 신진 창작자가 불공정 계약

으로 정당한 보상을 받지 못하는 사례를 방지한다

또한 주최 측이 공모전 응모작 전체의 지식재산권 양도를 일방

적으로 강요하는 관행을 개선하기 위한 lsquo콘텐츠 공모전 가이드라

인rsquo이 단계적으로 시행된다 우선 공공부문은 4월 말부터 적용한

다 한류 콘텐츠 진출이 활발해짐에 따라 해외 저작권 보호도

강화해 나간다 해외 현지 저작권 침해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고

우리 저작물의 합법적 유통을 위한 지원을 확대한다 또한 해외

현지에서의 저작권 보호 환경 개선을 위해 법제middot기술middot제도 분야

로 구성된 저작권 전문가팀을 만들어 주요 한류 진출 지역에 파

견한다 글middot김상호 기자

연합

고요한 숲길에서 몸과 마음에 휴식을hellip

만반의 채비를 하고 올라간 숲길은 적막이 흐를 정도

로 고요했습니다 그곳은 어느새 봄이 성큼 다가와 있

었습니다 오랜 유래에도 변하지 않고 고유의 자태를

그대로 뽐냈습니다 새순이 얼어붙은 땅을 꼬물꼬물

기어올라오고 나무 향은 더 짙어졌습니다 태고의 자

연이 마련한 선물에 감성도 산수유 봉오리마냥 톡톡

터졌습니다 lsquo지난 겨울이 추웠던가rsquo 긴가

민가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더 반가운가 봅

니다 어차피 지고 떨어질 잎이지만 또 기대

하게 됩니다 겨울을 이겨낸 숲처럼 우리 인

생도 다시 한번 lsquo속는 셈 치고rsquo 기쁘게 봄

을 맞이했으면 좋겠습니다 숨 한번 고

르게 주말 휴양으로 숲길은 어떨까요

글middot박지현 기자

04-05-독자마당indd 4 2014-04-11 오전 13724

위클리 공감 2014414 5

성매매 인식 바꿀 영상제작 공모성매매 인식 바꿀 영상제작 공모알림

lt위클리 공감gt은 독자 여러분과 소통하고자 다양한 의견을 받고 있습니다 주소 전화번호와 함께 4월 28일(월) 오전까지

gonggamkoreakr로 보내주십시오 관심 있게 읽은 기사 기획특집에 대한 의견 앞으로 다뤘으면 하는 내용 등 다양한 의견을 보내주시면

lt위클리 공감gt 제작에 반영하겠습니다 의견이 채택된 분에게는 문화상품권을 보내드립니다 우편엽서로 보내셔도 됩니다

2014 보훈문예작품 공모전

새로운 도로명주소를 적어 보내주시면 당첨 확률이 더욱 높습니다 우편엽서로 보내주셔도 됩니다

세종특별자치시 갈매로 388 정부세종청사 문화체육관광부 국민소통실 홍보콘텐츠과 lt위클리 공감gt 담당자 앞 (우 339-012)

빈칸의 답을 lsquo공감 낱말맞히기 253호rsquo라는 제목과

함께 주소 전화번호를 적어 4월 28일(월) 오전까지

jjsmallkoreakr로 보내주십시오 추첨을 통해

문화상품권을 보내드립니다

아이폰 lsquo정책 투데이rsquo 앱에서도 응모하실 수 있습니다

가로 풀이 세로 풀이

lt위클리 공감gt 251호 낱말맞히기 당첨자

가순분(서울 관악구 신림로) 김정례(세종특별자치시 나리로)

양남윤(서울 은평구 연서로) 이석일(경북 포항 북구 삼호로) 

김희용(경기 수원 장안구)

낱말맞히기

1

4

2

10

8 9

76

3 5

홈 페 이 지 wwwkoreakrgonggam 블 로 그 koreablogkoreakr 트 위 터 weeklygonggam 페 이 스 북 wwwfacebookcomwegonggam 정책브리핑 wwwkoreakr 디지털매거진 (탭진) wwwtapzincom 전자책서비스 (리디북스) ridibookscom

국가보훈처는 국가유공자의 희생을 기리고 나

라사랑정신을 일깨우기 위한 보훈문예작품 공

모전을 개최합니다 관심 있는 국민들의 많은 참

여 바랍니다

응모자격 대한민국 국민이면 누구나 참여 가능

공모부문 시 수필 추모헌시 참전수기

응모주제 국가유공자의 희생 공헌 등에 대

해 감사를 표하고 숭고한 나라사랑정신을 기리는 내용

  청소년들의 나라사랑정신을 일깨우고 생활 속에 보훈문

화가 뿌리내려 국가 발전의 원동력으로 견인하는 내용

시상내역 시(최우수상middot각 1편) 초등부(40만원) 중middot고등부(60만

원) 일반부(100만원)

  수필(최우수상middot각 1편) 초등부(40만원) 중middot고등부(60

만원) 일반부(100만원)

  추모헌시(최우수상middot1편) 100만원

  참전수기(최우수상middot1편) 200만원

응모일정 5월 23일(금) 오후 5시까지

접수방법 공모전 홈페이지(www보훈문예물kr) 통해 접수

문 의 공모전 운영사무국 02-334-9044

lt위클리 공감gt 251호(3월 31일) 낱말맞히기 정답

가로 1진드기 4 걸음마 5 삼베 7 돌체 9 스크린 10 적시타

세로 1 드라마 2 홍삼 3 걸림돌 5 베를린 7 체적 9 스타

여성가족부는 성매매를 바라보는 사회적 인

식을 바꾸기 위한 영상제작 공모전을 개최

합니다 관련된 아이디어를 가진 많은 분들

의 참여 기다립니다

공모대상 대상 전 국민(개인 및 팀)

1회 이상 영상제작 유경험자 우대

공모주제 성매매 피해자를 바라보는 우리

의 시선

  성매매와 성매매 피해자를 바라보는 사회적 인식에

대한 편견 깨기

  성매매 산업의 구조적 문제를 다룬 내용 등

  성매매 여성의 생애사적 이해를 담은 내용 등

공모형식 성매매 방지 영상 제작기획안(극영화middot다큐middot애니메이

션 등 장르 자유 20분 내외 분량)

시상내역 선정작 2편 제작지원금 각 500만원 전문가 멘토링 제공

응모일정 5월 2일(금)까지 선정작 발표는 5월 23일 예정

접수방법 이메일(pshstoporkr) 접수

제출방법은 홈페이지 참조

문 의 홈페이지(wwwstoporkrcompetition2014) 참조

1 빨주노초파남보 OOO 의 일곱가지 빛깔

3 카메라로 무엇을 찍죠

4 여자 손님을 이르는 말 집안의 여자 주인은 안주인 여자 손님은 OOO

6 전날의 술기운으로 거북한 속을 풀기 위해 먹 는 국

8 기계middot기구middot자재 등을 통틀어 이르는 말

10 배를 설계하여 건조하는 것 우리나라는 세계적인 OO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1 다함이 없이 굉장히 많음

2 눈을 뜸 깨달아 아는 일

3 이스라엘과 요르단에 걸쳐 있는 호수 증발이 심한 까닭에 염분 농도가 바닷물의 약 다섯 배에 달해

생물이 살기 어렵죠

5 ldquo리듬체조 요정 OOO 선수가 한국 리듬체조 사상 처음으로 월드컵 무대에서 4관왕에 올랐다rdquo

7 태극기 성조기 오성기hellip9 파장이 엑스선보다 길고 가시광선보다 짧은 전자 기파 살균작용을 하죠

04-05-독자마당indd 5 2014-04-11 오전 13725

6 2014414 위클리 공감

박근혜 대통령과 토니 애벗 호주 총리가 4월 8일 청와대에서

정상회담을 연 뒤 양국 간 자유무역협정(FTA) 공식 서명

식을 가졌다 한middot호주 FTA 협정이 발효되면 호주시장에서 한국

산 자동차와 가전제품 석유화학제품 등의 관세가 즉시 또는 3년

내 없어진다 정부는 한middot호주 FTA 발효 뒤 10년간 국내총생산

(GDP)이 014퍼센트(약 200억 달러)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토니 애벗 총리와의 공동 기자회견에서 ldquo이

번 FTA는 양국 간 무역middot투자middot고용창출middot시장 확대 등에서 가시

적인 효과는 물론 사회middot문화 등 양국관계 전반을 격상시키는 계

기가 될 것rdquo이라고 말했다 애벗 총리는 ldquo양국의 경제협력 관계가

한층 더 심화되고 강화될 수 있게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rdquo고

답했다

호주는 칠레 싱가포르 유럽자유무역연합(EFTA) 아세안(동

남아국가연합) 인도 유럽연합(EU) 페루 미국 터키 콜롬비아

에 이은 우리나라의 11번째 FTA 체결국이다 이로써 우리나라의

GDP 기준 FTA 경제영토도 전 세계의 573퍼센트로 넓어졌다

호주는 아시아 국가와의 교역 비중이 높고(전체 교역 중 608퍼센

트) 아세안 국가와 대부분 FTA를 체결한 상황이기 때문에 이번

FTA를 통해 호주시장 내 한국 제품의 경쟁력 확보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호주는 한국과의 교역량은 300억

달러 남짓이지만 1인당 국민소득 7만 달러(세계 6위)의 탄탄한 내

수시장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과 한국 자동차 및 석유제품 등의

공산품을 수입하고 원자재와 에너지 자원을 수출하고 있어 가장

이상적인 lsquoFTA 파트너rsquo로 평가받고 있다

가전 등 경쟁력 있는 수출품 관세 즉시철폐 대상

한middot호주 FTA의 주요 내용을 보면 우리나라는 10년 이내에 현재

교역하고 있는 대다수 품목(전체 수입품의 943퍼센트)에 대한

관세를 철폐한다 반면 호주는 5년 이내에 거의 모든 품목에서

관세를 없애기로 했다

연합

중middot소형 자동차 관세 발효 즉시 철폐철광석 등 자원middot에너지 안정적 수입원 확보hellip 쇠고기는 세이프가드 확보

박근혜 대통령과 토니 애벗 호주 총리가 4월 8일 청와대에서 한middot호주 자유무역협정(FTA) 공식 서명식을 마친 뒤 악수하고 있다 오른쪽은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왼쪽 끝은 앤드루 롭 호주 통상투자 장관

초점 한middot호주 FTA 공식 서명

06-07-초점_한호주 FTAindd 6 2014-04-11 오전 13824

위클리 공감 2014414 7

우리나라 입장에서 이번 FTA의 최대 수혜품목은 전체 수출

의 205퍼센트를 차지하는 자동차다 특히 자동차에서도 주력

수출품인 휘발유 중형차(1500~3천cc)와 휘발유 소형차(1천sim

1500cc)는 발효 직후 5퍼센트의 관세가 즉시 철폐돼 수출 확대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된다 기타 나머지 승용차는 3년 내 철폐

에 합의했다

이밖에도 타이어(관세율 5퍼센트)는 즉시 철폐 기어박스middot제

동장치 및 완충기 등의 자동차부품은 3년 내 철폐를 확정지으며

자동차산업 전반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우리 농축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쌀middot분유middot대두middot감자 등 일부

농축산업 품목은 양허에서 제외했다 다만 쇠고기의 경우 현재 40

퍼센트 선인 관세율이 매년 약 26퍼센트씩 낮아져 15년차인 2030

년에는 완전 무관세로 국내시장에 들어오게 됐다 정부는 국내

농축산업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기존 대책의 효과성을 점검

하고 추가적인 세제middot제도적 지원 방안을 협의해 나갈 계획이다

자원middot에너지 부문은 FTA를 통해 안정적인 수입원을 확보했

다 자원middot에너지는 대호주 전체 수입액의 80퍼센트에 육박하는

최대 수입품이다 2013년 기준으로 우리나라가 수입한 전체 알루

미늄광의 77퍼센트 철광 72퍼센트 석탄 44퍼센트 아연광 20

퍼센트를 호주에서 들여오고 있다 특히 철광석 수입에 대한 관

세 철폐는 안정적인 자원 공급을 필요로 하고 있는 철강산업 발

전으로 이어져 FTA를 통한 시너지 효과가 기대되는 바이다

아울러 lsquo투자자middot국가 소송제(ISD)rsquo를 관철해 국내 투자자를 보

호할 수 있는 lsquo안전판rsquo을 마련했다 ISD는 외국에 투자한 기업이

불합리한 현지 정책이나 법 때문에 피해를 볼 때 국가기구의 중재

로 분쟁을 해결하도록 한 제도다 정부는 한middot호 FTA 발효 후 10

년간 GDP는 014퍼센트 소비자 후생수준은 약 16억불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대외경제연구원 산업연구원 등 6개

연구기관이 진행 중인 경제적 영향 평가 잠정 분석 결과다

글middot김상호 기자

연합

한middot호주 교역 동향

2006 20102008 2012 2013

교역 단위 백만 달러

4692

956311309

51716642

9250

1800020456

2298820784

16001

27098

23171

3223830347

수출품목 관세율() 금액(백만 달러) 비중()

경유 0 2219 232

승용차 5~10 1964 205

휘발유 0 885 93

철구조물 5 656 69

제트유 및 등유 0 363 38

자동차부품 0~10 279 29

건설중장비 0~10 148 15

합성수지 0~5 136 14

컬러TV 5 134 14

전선 0~10 116 12

소계 6900 721

전체 9563 100

수입품목 관세율() 금액(백만 달러) 비중()

철광 0~2 5984 2889

유연탄 0 5170 2487

원유 3 1750 842

가축육류 3~72 862 415

알루미늄괴 및 스크랩 0~3 777 374

동광 0 742 357

기타 금속광물 0~65 599 288

무연탄 0 512 246

천연가스 3 451 217

곡류 0~8003 433 208

소계 17280 8308

전체 20785 100

자료middot한국무역협회 관세청

자료middot한국무역협회

한국의 대호주 10대 교역품목 현황 (2013년)

수출

수입

총 교역액

06-07-초점_한호주 FTAindd 7 2014-04-11 오전 13826

8 2014414 위클리 공감

자동차 튜닝산업 활성화 인프라 구축부품 기술개발 지원middot시험용 주행장 마련 등 생태계 조성키로

정책소식

정부가 자동차 튜닝(개조)부품 기술개발 지원에 적극 나서기

로 했다 연구개발(RampD) 자금을 지원하고 튜닝 시험용 주

행장 등 인프라 구축에 힘을 쏟는다 세계 5대 완성차 생산국에

걸맞은 튜닝산업 생태계를 조성하겠다는 계획이다

산업통상자원부(이하 산업부)는 4월 9일 열린 lsquo자동차 튜닝부

품산업 발전포럼rsquo에서 이 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산업부는 국내

튜닝부품업계를 향후 기술 중심의 글로벌 강소 부품 기업으로 성

장시키기로 했다 튜닝이란 운전자가 자신의 개인적 취향과 목적

에 맞게 차량의 성능과 내middot외관을 개선하는 것을 말한다 제조

사는 고부가가치 튜닝부품을 판매해 고수익을 거둘 수 있고 판

매사는 부품 장착이나 유통을 통해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미국과 유럽 일본 등에 비해 튜닝시장이 활성화

되지 못한 상황이다 지난해 세계 자동차부품 애프터서비스(AS)

시장 규모는 약 310조원인데 이중 튜닝이 98조원으로 32퍼센트

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는 세계 5위 자

동차 생산국이자 7위의 자동차부품 수출국이지만 국내 튜닝시

장은 완성차 시장 대비 05퍼센트 수준인 5천억원 규모다 국내

시장에는 해외 튜닝업체들의 진출이 늘고 있다 대표적인 튜닝업

4월 9일 서울 The-K호텔에서 열린 lsquo자동차 튜닝부품산업 발전포럼rsquo 현장 독일자동차튜닝협회(VDAT) 해럴드 슈미트크 상임이사는 주제발표를 통해 ldquo자동차 튜닝은 개성 표현의 한 방법rdquo이라며 국내 튜닝 시장의 발전 가능성을 높이 평가했다

산업통상자원부

08-09-정책소식indd 8 2014-04-11 오전 13928

위클리 공감 2014414 9

체는 ABT(아우디 튜닝) 브라부스(벤츠 튜닝) AC슈니처(BMW

튜닝) 테크아트(포르쉐) 등이다

산업부는 자동차 튜닝부품 산업 육성을 위해 4개 실행과제를

내놨다 먼저 영세 튜닝부품 제조사에는 품질문제 발생 시 개선

을 위한 기술지도 사업을 지원하고 기술력을 보유한 튜닝부품

제조사에는 우수품질 기준에 맞춰 lsquo고성능 부품 기반형 기술개

발rsquo을 지원키로 했다

기술개발 대상은 엔진출력 향상 배기가스 절감 연비 향상을

달성할 수 있는 엔진middot파워트레인 파워업(Power-up) 부문 섀시

성능과 안전성 향상 기술개발을 위한 휠middot타이어 등 퍼포먼스업

(Performance-up) 부문 운전자의 신체 보호뿐 아니라 편의 향

상을 위한 리어스포일러middot사이드미러와 같은 드레스업(Dress-

up) 부문 등 3개 분야에 기술개발 초점을 맞추기로 했다

전남middot대구 튜닝산업 특성화 지역으로 선정

또 튜닝산업 활성화를 위한 인프라도 구축한다 이를 위해 국제

자동차경주대회인 lsquo포뮬러 원(F1middotFormula One World

Championship)rsquo 경기시설을 보유한 전남과 대구를 튜닝산업 특

성화 지역으로 선정했다

국제 공인 1등급 F1 경기장이 위치한 전남 영암지역에는 튜닝

부품 개발과 평가가 가능하도록 연구개발(RampD) 인프라를 확충

한다 중소 튜닝업체들의 시제품 제작 지원과 실험차량 평가 시

신속하게 활용이 가능할 수 있도록 가공기계 설비도 구축한다

튜닝부품 장착업체가 밀집한 대구지역에는 소비자 중심의 튜

닝문화 확산과 기업 지원을 위한 서비스 인프라를 구축할 예정이

다 튜닝전문 지원센터를 구축middot운영해 수요자가 가상체험을 할

수 있는 가상체험 시설과 중소 영세업체들을 위한 홍보전시관을

운영하는 등의 기업 지원도 해 나갈 계획이다

여기에 완성차업체와 부품업체 간 동반 성장할 수 있는 분위

기도 조성키로 했다 산업부는 튜닝산업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완성차 제조사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보고 완성차의 튜닝

브랜드 육성을 유도하기로 했다 메르세데스-벤츠의 AMG

BMW의 M AC슈니처와 같이 완성차 자회사로 출발해 세계적

튜닝업체로 성장한 해외 사례를 벤치마킹할 계획이다

튜닝모델 출시 차종과 성능 개선형 튜닝까지 적용 범위를 확대

해 나간다 기술력 있는 국내 업체를 발굴해 국내 튜닝부품 사용

차량 전용 경주대회를 지원하고 이를 중소 튜닝부품사의 기술을

평가하는 데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ldquo튜닝부품

제조middot장착기업 육성으로 튜닝 전문가 등 일자리 창출로도 이어

질 것rdquo이라고 기대했다

외장을 꾸미거나 성능을 향상시킨 튜닝제품을 전문적으로 취

급하는 온라인 종합 쇼핑몰도 연내 문을 열 예정이다 영세 업체

를 위해 별도의 보장보험 제도도 추진한다 아울러 정부는 코트

라(KOTRA) 무역관과 연계해 우수한 자동차 튜닝제품 업체들이

해외 튜닝부품 전시회에 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로 했다 매

년 20여 개 우수 업체를 선정해 우선 지원한다 해외 전시회에 참

가할 때 임차료와 장치비 통역 섭외 등 행정 서비스도 제공한다

산업부 관계자는 ldquo대중의 접근이 용이한 지역과 유휴시설 등에

경기장을 구축해 건전한 레저문화를 확산시키기 위해 노력할 것rdquo

이라고 말했다 글middot김성희 기자

전 세계 완성차 자동차부품 AS 및 튜닝 시장 규모

미국 독일 일본 프랑스 한국

완성차 시장(조원) 2066 1164 1919 410 935

AS 시장(조원) 702 230 260 177 52

완성차 시장 대비 AS 시장() 340 198 135 432 56

철구조물(조원) 327 66 140 50 05

완성차 시장 대비 튜닝 시장() 158 57 73 122 05

자료middot산업통상자원부

08-09-정책소식indd 9 2014-04-11 오전 13928

10 2014414 위클리 공감

정책현장

병행수입middot해외 직접구매 품목 확대캠핑용품 등 독과점수입 폭리 개선hellip 가격 10~20퍼센트 하락할 듯

병행수입 시장의 진입장벽을 낮추고 해외 직접구매 대상 품

목을 확대해 소비재 수입품 시장의 경쟁을 촉진하기로 했

다 이로 인해 병행수입과 해외 직접구매 등 대안적 수입 경로를

활용한 수입품이 전체 소비재 수입액의 10퍼센트까지 늘어나면

수입제품의 판매가격이 10~20퍼센트가량 인하될 것으로 기대

하고 있다

정부는 지난 4월 9일 오전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열린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이런 내용을 담은 lsquo독과

점적 소비재 수입구조 개선 방안rsquo을 확정했다

소비재 수입 시장 구조가 독과점 형태로 운영되면서 수입가격

과 판매가격의 격차가 2~5배로 벌어지고 외국과 비교 시 판매가

격도 10~40퍼센트 높다고 보고 병행수입과 해외 직접구매 등 대

안적 수입 경로를 확대하는 방안을 마련했다

정부는 우선 통관인증제도에 대한 진입장벽을 즉시 완화해 병

행수입을 활성화하기로 했다 통관인증제는 병행수입 물품에 대

한 소비자 신뢰제고 차원에서 적법하게 통관 절차를 거친 물품

에 관세청이 통관정보(수입자 및 통관 일자)를 담은 QR코드를

부착해 인증해 주는 제도다 하지만 품목 및 상표 수가 제한적이

고 자격 제한도 지나치게 엄격해 당초 기대보다 활용도가 저조한

게 사실이었다

이에 소비자의 관심이 높은 상표 위주로 대상 상표와 품목을

대폭 확대할 예정이다 기존 의류middot신발이 중심이 된 236개 상표

에 자동차부품 소형가전 화장품 자전거 캠핑용품 등을 추가

해 350여 개로 확대한다 통관체 선정 기준도 완화한다 선정 기

준 중 lsquo최근 2년 내 매년 1회 이상 병행수입물품 통관 실적rsquo을 lsquo최

초 병행수입 후 6개월 경과rsquo로 완화함에 따라 기존에 탈락한 40

여 개 업체를 포함해 1년 후 약 100여 개 업체가 추가 선정(현재

122개 내년 230개)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목록통관제 대상 전자상거래 50퍼센트 이상 확대

해외 직접구매(이하 해외직구)도 수입신고 간소화 대상을 확대하

고 소비자 피해를 막는 방지체계를 강화하여 활성화하기로 했다

해외직구는 매년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데 반해 관련 제도 정비

가 미흡해 신속한 통관이 어렵고 소비자 피해 방지책도 부족해

반품수수료 부당 청구나 환불 배송 지연 등의 피해 사례 또한

급증하고 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100달러 이하 해외직구 품목에 한해 통

관 절차를 대폭 간소화하고 목록통관 대상을 현행 의류middot신발

등 6개 품목에서 식middot의약품을 제외한 전체 소비재로 확대하기

국내에서 파는 수입품 가격이 지나치게 비싼 까닭에 저렴한 병행수입 제품에 소비자가 몰린다 지난 겨울 경기 용인의 한 대형쇼핑몰에서 lsquo캐나다 구스rsquo 패딩을 시중가보다 20~30퍼센트 싸게 팔자 소비자들이 번호표를 받고 줄을 서서 기다리는 등 소동이 벌어졌다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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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 공감 2014414 11

로 했다

이를 통해 현재 전체 전자상거래의 34퍼센트 수준인 목록통

관제 대상이 50퍼센트 이상으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목록

통관제를 적용하면 통관 기간은 최대 3일에서 반나절로 줄고 건

당 4천원인 관세사 수수료도 없어져 해외직구가 쉬워질 전망이

다 일부 업체를 대상으로 했던 특별통관업체 지정을 폐지하고

세관장에게 신고만 하면 누구나 목록통관을 적용받도록 규제도

완화된다

또한 병행수입과 해외직구 등 대안 수입 활성화 과정에서 발생

할 수 있는 소비자 피해를 최소화하고자 통관인증업체가 위조

상품을 취급하면 인증업체 지정을 즉시 취소하기로 했다

또한 소비자들이 쉽게 애프터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병행수

입협회 차원의 공동 AS센터 기반을 구축하고 중소middot영세업체의

참여 기반 확대 차원에서 독점 수입업자가 병행수입을 부당하게

방해하는 불공정 행위에 대한 단속도 강화하기로 했다 법 위반

사항을 적발하면 엄중히 제재할 방침이다

대부분의 해외직구는 포털사이트의 카페middot블로그 등을 활용

해 이뤄지는데 이에 대한 포털사업자의 관리 책임도 강화하기로

했다 위법 카페 및 블로그 사이트에 대한 자체적 제재방안 마련

이 의무화되며 인터넷 통관포털(UNIPASS)을 통해 일반인도 반

품 때 손쉽게 관세를 환급받을 수 있도록 제도가 개선된다

정부는 병행수입middot해외직구 등 대안적 수입 경로를 활성화해

전체 소비재 수입액이 지난해 3조원에서 2017년 8조원으로 늘어

나 전체 수입액 대비 비중이 5퍼센트에서 10퍼센트로 확대될 것

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경우 독점 수입으로 고가를 유지하는 아

동복과 신발 캠핑용품 등에 대한 병행수입 거래로 인해 제품 판

매가격이 평균 10~20퍼센트 정도 인하될 것으로 전망된다

글middot김상호 기자

수입품 판매가격 수입가격 비율

수입품 평균가격 국가 간 비교

2329 27 27

51

전기다리미 위스키프라이팬 전기면도기 전동칫솔

자료middot한국소비자원 (2013년)

(배)6

5

4

3

2

1

0

한국

일본

미국

기타

호주

프랑스

호주

EU

자료middot한국소비자원 (2013년)

(한국=100)

100

80

60

40

20

0화장품 자전거용품기능성화장품 캠핑용품

병행수입이란

국내 독점판매권을 가진 업체 외에 다른 수입업자가 해외 매장 제3국

등 다른 유통 경로를 통해 수입해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판매하는 행위

2013년 기준 약 2조원 규모로 추정하고 있다

해외 직접구매(해외직구)란

외국의 오픈마켓 의류 브랜드 등의 사이트에서 제품을 직접 주문해 구

매하는 것을 일컫는 말이었으나 최근 들어 전자제품 및 스포츠용품 등

다양한 분야로 퍼지고 있다 전문 직구 사이트까지 성행할 정도로 큰

인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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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2014414 위클리 공감

항공마일리지 남아요hellip 휴양림 오세요국립자연휴양림관리소middot대한항공middot한진관광 MOU 체결hellip 전용 투어상품도 출시

여행소식

항공마일리지로 꼭 항공권을 끊어야 하나 잠자는 항공마일

리지가 아까웠다면 이제는 휴양림으로 떠나보자

산림청 국립자연휴양림관리소는 4월 2일 lsquo항공마일리지 휴양림 투

어상품rsquo과 lsquo국민의 숲(대한항공의 숲)rsquo 조성을 위해 대한항공 한진

관광과 각각 MOU를 체결했다

이번 협약을 통해 국립자연휴양림관리소는 대한항공 마일리지

로 비수기 주중에 휴양림을 이용할 수 있도록 숙박시설과 숲 체험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대한항공은 산음자연휴양림 내에 lsquo국민의 숲(대한항공의 숲)rsquo 조

성을 계획했다 한진관광은 홈페이지 및 콜센터를 통해 lsquo항공마일

리지 휴양림 투어상품rsquo을 판매하기로 했다

lsquo항공마일리지 휴양림 투어상품rsquo은 4월 중순부터 6개 국립자연

휴양림을 대상으로 매주 수middot목요일(성수기 제외)에 운영된다 대한

항공 마일리지를 갖고 있다면 누구나 본인 마일리지로 투어상품

을 이용할 수 있다

대한항공 산음자연휴양림에 lsquo국민의 숲rsquo 조성

lsquo국민의 숲(대한항공의 숲)rsquo은 대한항공 사회봉사단이 유일한 탄소

흡수원인 산림 가꾸기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기 위해서 산음자연휴

양림 내에 5헥타르 규모로 조성해 나갈 계획이다 매년 나무 심기

숲 가꾸기 산불 방지 등 다양한 산림 관리활동에 참여한다 투어

상품 운영 휴양림은 복주산 산음 용화산 운문산 용현 덕유산

등 6개다

서경덕 국립자연휴양림관리소장은 ldquo관련 기업과의 협업을 통해

항공마일리지로 주중 휴양림을 이용할 수 있는 길이 열려 휴양림

이용패턴 다변화에 속도를 낼 수 있게 되었다rdquo며 ldquo자연휴양림 내

산림 관리에 민간기업 참여가 확대될 수 있도록 lsquo국민의 숲rsquo 조성에

도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rdquo고 덧붙였다 글middot박지현 기자

4월 2일 산음자연휴양림에서 국립자연휴양림관리소middot대한항공middot한진관광은 lsquo항공마일리지 휴양림 투어상품rsquo 운영과 lsquo국민의 숲(대한항공의 숲)rsquo 조성을 위한 MOU를 체결했다

자연휴양림 숲속 도서관에서 책 기증 받아요

국립자연휴양림관리소에서는 책 읽는 문화 확산을 위해 4월부터 삼봉

휴양림과 검마산휴양림 내에 lsquo숲속 도서관rsquo을 운영한다 다양한 장르의

도서를 제공하기 위해 도서기증 캠페인을 추진하고 있다 4월 30일까지

기증할 수 있다 택배비는 휴양림에서 부담한다

책 보낼 곳 대전광역시 서구 복수북로 21 국립자연휴

양림관리소 행정지원과 홍보기획팀

문의 042-580-5532~3 wwwhuyanggokr

휴양림 투어상품 문의 한진관광 홈페이지(wwwkaltourcom) 또는 콜센터(1566-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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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 공감 2014414 13

도전 한식 만들기hellip ldquo멋진 체험 될 거예요rdquo한식 아카이브 개설hellip 조리법 9천여 건middot전통 한식당 100여 곳 등 다양한 콘텐츠

알아두세요

lsquo밥죽 만두 찌개 전골 나물 전 김치 한과helliprsquo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전통 음식들 군침이 돌 때 한식이 맛있는 곳을

찾는 데 시간을 버리지 않아도 된다 이 음식들이 어떤 깊은 유래

와 역사를 가졌는지 인터넷 이곳 저곳을 기웃거리지 않아도 된다

한식을 다룬 조선시대 풍속화들도 찾아볼 수 있다

한국 음식을 단순히 먹고 즐기는 것을 넘어 역사와 문화 정보까

지 한곳에서 볼 수 있는 아카이브(기록물 저장소middot정보창고)가 마련

됐다 농림축산식품부(장관 이동필)와 한식재단(이사장 강민수)은

전통 한식의 정보를 총망라한 lsquo한식 아카이브rsquo를 4월 3일 개설했다

한국 음식문화가 단순히 음식 콘텐츠의 의미를 넘어 선조의 삶과

지혜가 담긴 우리 문화임을 세계에 알리려는 문화 보급의 일환이다

그동안 한식과 관련된 고문헌으로 한식문화를 대중화하기 위

한 노력이 꾸준히 추진돼 왔다 하지만 일반인들이 흥미로워할

만한 정보에 쉽고 편리하게 접근할 수 있는 아카이브는 처음이다

한식 아카이브에는 한식 원형복원 사업의 결과물과 한식 조리

법 등 9083건의 콘텐츠가 담겨 있으며 한식 콘텐츠 목록 한

식문헌 상세 해제 옛 그림 속 한식 한식연구 결과물 한식

이야기 등 5개 항목으로 구성됐다

대표 한식 120여 종엔 스토리텔링 담아

lsquo한식연구 결과물rsquo에는 한식 대표 품목 120여 종에 대한 스토리텔

링을 담았다 예를 들어 여름 대표 음식인 냉면은 ldquo메밀 산출이 많

은 서울 이북지방에서 유래했고 6middot25전쟁 이후 월남민에 의해 전

국적으로 퍼지게 됐다rdquo는 사연으로 시작한다 이외에도 냉면의 조

리법 지역별 맛 특색 등이 적혀 있다

각 지역의 대표적인 서민음식 등도 소개한다 lsquo역사성 있는 한식

당rsquo 편에는 지역별 유명 음식점 정보가 있다 국내 50여 년 이상 된

100여 곳의 음식점을 지자체의 추천을 받아 축적했다 부산의 경

우 lsquo구포집middot급행장middot기장곰장어middot동래할매파전middot박달집rsquo 등의 주요

정보(위치지도 포함)가 실려 있다

lsquo옛 그림 속 한식rsquo은 한식문화의 원형을 찾는 세계 최초의 작업이

다 우리 음식을 다룬 50여 종의 조선시대 풍속화를 선보인다 조선

의 대표 풍속화가인 김홍도의 작품 6점 신윤복의 서화 2점 김득

신 조영석 성협 그리고 19세기를 대표하는 화가 김준근의 그림

23종 등이 들어 있다 이 카테고리는 4월 말 오픈 예정이다

한편 150여 종에 달하는 북한 전통음식 조리 방법도 누구나 쉽

게 활용할 수 있도록 메뉴별middot지역별로 배치했다 lsquo한식 이야기rsquo에서

는 한식문화 콘텐츠를 쉽고 재미있게 접할 수 있도록 대중적인 내

용을 중심으로 편찬한 책 일곱 권도 찾아볼 수 있다

글middot박지현 기자

한식 아카이브의 lsquo옛 그림 속 한식rsquo은 조선시대 풍속화를 통해 우리 음식문화의 원형을 찾고자 한 시도로 4월 말 서비스를 시작한다 lt긍재풍속화첩gt 중 lsquo강변회음rsquo 김득신 18세기 후반 간송미술관

한식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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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2014414 위클리 공감

중점기획 | 무지개다리 사업 다문화 융합

소수rsquo의 배려hellip 하나 되는 문화다양성

ldquo이음악은 필리핀 전통 악기인 lsquo반두리아rsquo와 lsquo옥타비나rsquo로 연

주한 lt론다야gt라는 곡입니다 필리핀에선 남자가 사랑

하는 여자에게 들려주는 일종의 세레나데입니다rdquo

지난해 가을 인천의 한 재즈카페에서 진행된 팟캐스트 lsquo다문

화 음악다방rsquo 녹음 현장 9년 전 필리핀에서 우리나라로 결혼 이

주한 손알린(36) 씨가 조금 서툰 우리말로 필리핀 전통음악을 소

개했다 손 씨는 ldquo필리핀은 남미와 마찬가지로 과거 오랜 세월 동

안 스페인의 식민지였다 음악과 춤 등 많은 영역에서 스페인의

영향을 받았기 때문에 남미 음악과 유사한 부분이 많다rdquo며 곡에

대해 설명했다 그가 참여한 이 팟캐스트 방송은 블로그와 스마

트폰 라디오 애플리케이션으로 다시 들을 수 있어 최근까지 3천

회 넘게 재생됐다

lsquo다문화 음악다방rsquo은 lsquo무지개다리rsquo 사업의 일환으로 인천문화재

단이 맡아 진행 중인 인터넷 방송이다 이주민들이 모국 문화 특

히 음악을 직접 소개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음악을 매개로

인천에 거주 중인 이주민들의 진솔한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한 것이다 또한 그들이 겪은 한국 한국인에 대한 색

다른 시각도 엿볼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되며 이주민과 선주민들

간의 소통의 장으로 큰 인기를 끌었다 필리핀뿐만 아니라 네팔middot

미얀마(버마)middot일본 출신 이주민들이 직접 출연해 10회에 걸쳐 각

국 음악을 소개했다 또 라틴 음악과 탱고 등 제3세계 음악을 소

개하는 전문가 특강도 네 번에 걸쳐 진행됐다

무지개다리 팟캐스트의 기획과 연출을 맡은 제작자 방영문

(33) 씨는 ldquo처음엔 출연자들이 과연 모국의 음악과 문화를 잘 알

릴 수 있을지 걱정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하지만 녹음을 마치고

는 모두 즐거워했다 음악을 매개로 서로 공감대를 이룰 수 있다

는 점을 했기 확인때문rdquo이라고 말했다

다문화 영화제 등 장르 구분 없이 다양한 행사

인천은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무지개다리 사업 참여 기관으로

선정됐다 선정된 17개 기관 중 최대 규모인 2억원의 국비를 지원

받는다 이는 이주민 외에도 새터민 다문화가정 어린이 등 다양

한 대상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지역의 특성을 활용한 돋보이는

기획으로 다른 주관기관을 선도하고 있다는 평가 덕분이었다

특히 lsquo천 개의 마을 천 개의 문화rsquo를 대주제로 세계 각국의 다

양한 문화를 담은 북 콘서트 세계문학 특강 팟캐스트 다문화

문화예술 활동 통해 이주민middot새터민middot다문화 어린이 등 공감대 형성

인천문화재단

인천문화재단의 무지개다리 사업 lsquo다문화 음악다방rsquo은 미얀마 필리핀 네팔 등의 해외 이주민들이 직접 출연해 그들의 전통음악과 한국생활에 대한 진솔한 이야기를 나누는 인터넷 라디오 프로그램이다 사진은 첫 방송을 맡았던 네팔인 바비소르 그룽 씨의 녹음 현장

lsqu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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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 공감 2014414 15

한 경험을 전함으로써 한국의 소수자 인권 및 난민의 삶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며 언론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인천문화재단은 지난해 진행한 문화다양성 자원조사 결과와

현장 수요를 바탕으로 발굴middot기획한 맞춤형 프로그램들을 선보

일 예정이다

인천에 있는 또 하나의 중국 차이나타운과 화교 커뮤니티가

함께하는 lsquo화교 함께 사는 우리 이웃rsquo 새터민과 함께하는 lsquo새터민

수다터rsquo 등은 물론이고 문화다양성의 영역을 확대한 성소수자 관

련 프로그램도 기획 중이다 특히 인천의 지역별 특성을 살려 인

천 시민들이 각자의 삶터와 일터에서 자연스럽게 소수자와 만나

고 서로 다른 부분을 인식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인천문화재단 기획사업팀 정지은 과장은 ldquo국내외를 잇는 창구

이자 경계를 넘어서는 관문으로서의 도시 정체성을 형성해 왔고

이에 걸맞게 다양한 인종과 문화 국가적 배경이 어울려 공존하는

인천의 특징을 살리는 사업을 기획할 계획rdquo이라며 ldquo이주민 중심으

로 진행하는 프로그램보다 인식 개선을 위해 이주민middot선주민이 함

께하는 축제와 상호 소통의 기회를 마련하겠다rdquo고 말했다

글middot김상호 기자

영화제 등 장르를 가리지 않는 다양한 행사를 마련하며 문화다

양성의 가치를 확산시키는 데 큰 역할을 해 왔다

지난해 11월 1일 인천문화재단과 인천영상위원회가 함께 개최

한 lsquo디아스포라 영화제rsquo는 항구도시 다문화도시 새터민도시라

는 인천의 지역 특색을 살린 영화제로 이주민을 주제로 한 20편

의 장middot단편 영화가 출품됐다 모든 영화가 무료 상영되며 이주민

뿐만 아니라 인천시민들에게도 큰 관심을 받은 행사였다 베를린

영화제 경쟁부문에 오른 다큐멘터리 영화 lt두만강gt의 감독인 재

중동포 장률 감독과 선댄스영화제에서 lt안녕 평양gt으로 심사위

원 특별상을 수상한 재일동포 양영희 감독 등 세계적인 감독들

을 초청해 관객과 대화의 시간을 가지기도 했다

이주민 참여 프로그램도 마련했다 촬영 및 편집 장비를 대여

하고 교육도 진행했다 인천영상위원회 강석필 국장은 ldquo성공적인

영화제 개최를 통해 이주민들이 자신의 생활과 생각을 영상으로

자유롭게 담아낼 수 있도록 전문 강사들이 참여한 강의도 마련

했다rdquo며 ldquo이들의 실습 작품은 이주민 커뮤니티는 물론 올 가을 열

릴 제2회 영화제에서 볼 수 있을 것rdquo이라고 제2회 lsquo디아스포라 영

화제rsquo에 대한 기대감을 전했다

인천 영종도에는 100여 명의 난민을 수용할 수 있는 난민지원

센터가 운영 중이다 때문에 많은 난민들이 인천으로 모이고 있

다 하지만 센터 설립과정에서 지역주민들의 반대 때문에 여러

차례 문제가 발생했다 난민과 소수자들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기

위해 콩고민주공화국 출신 난민이었던 욤비 토나 씨를 초청해 북

콘서트 lsquo내 이름은 욤비rsquo도 진행했다 인천지역 중middot고등학교와 주

민센터 등에서 10회에 걸쳐 열린 북 콘서트는 1천여 명이 넘는 인

원이 참석하며 대표적인 무지개다리 사업의 문화 행사로 자리 잡

았다

욤비 씨는 콘서트를 통해 국제 난민으로 자신이 겪었던 다양

무지개다리 사업이란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이주민middot

탈북민middot장애인 등 우리 사회의 다양한 구성원들에게 문화적 표출 기

회를 제공하고 다양한 문화 간의 소통과 교류를 잇기 위해 추진하는

사업이다 한국의 문화다양성을 증진하고자 2012년 시범사업을 거쳐

지난해 12개 지역에서 실시한 무지개다리 사업은 올해는 성북 구로 인

천 부천 인천 경기 안양 오산 대전 충북 전북 광주 전남 경남 부

산 김해 및 제주를 포함한 17개 문화재단을 중심으로 지역의 고유한

문화자원을 활용한 특색 있는 100여 개의 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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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점기획 | 무지개다리 사업 아시아 여행자 학교

쌍방향 문화 소개hellip ldquo서로의 편견 없애요rdquo

올해 한국생활 7년째를 맞는 작드 허르러(33middot부산 사상구

주례동) 씨는 지난해 9월 부산시 사상구 사상여성인력개

발센터에서 열린 lsquo아시아 여행자 학교rsquo를 생각하면 지금도 흐뭇해

진다 몽골 전통춤 공연과 함께 시작된 그날 행사에서 작드 씨는

다른 몽골 이주여성과 번갈아 강연자로 무대에 올라 사진과 함

께 몽골의 현대화를 소개했다

ldquo사람들이 놀랐어요 몽골에 도시도 있고 공장도 있느냐고요

행사장에 저희 가족도 왔고 같이 일하는 친구들도 왔어요rdquo

한국인 남편과 결혼해 다섯 살 아들을 둔 작드 씨는 ldquo몽골을

바르게 알릴 수 있는 기회를 준 lsquo아시아 여행자 학교rsquo에 감사한다rdquo

고 말했다

부산문화재단이 2012년부터 운영해 온 lsquo아시아 여행자 학교rsquo는

이주민이 한국문화를 받아들이고 배워야 한다는 기존의 발상에

서 벗어나 서로에 대해 배우고 알아간다는 의미를 담고 있는 문

화 다양성 사업이다 강연 형식으로 결혼middot출생middot축제 관련 풍습

을 소개하기도 하고 사진전시회 전통의상 입어보기 전통음식

먹어보기 같은 문화체험 행사도 함께 열린다 지난해 lsquo아시아 여

행자 학교rsquo는 9월 중순부터 연말까지 사상여성인력개발센터 내

강당에서 매주 토요일 혹은 일요일 캄보디아 베트남 몽골 인

도 미얀마 인도네시아를 주제로 운영됐다

부산문화재단 문화복지팀의 고윤정 주임은 ldquo객석에는 아내

손에 이끌려 온 한국인 남편이나 자녀 시부모 친구들이 많았

부산문화재단 사진전시회middot전통음식 먹어보기 등 문화체험 행사도 가져

부산문화재단

한국인과 다문화 이주민 간의 쌍방향 문화소통 방안으로 이뤄진 부산문화재단의 lsquo아시아 여행자 학교rsquo 지난해 행사 모습 올해에는 더 많은 이들의 참여를 위해 lsquo지구촌 여행자 학교rsquo로 이름을 바꿔 열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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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 공감 2014414 17

난해 6월 부산시가 개소한 복합문화공간 lsquo사상인디스테이션rsquo 1층

에 들어선 문화 카페다 부산 시내의 주한외국영사관middot주한외국

문화원 등과 대학 문화동아리 지역 예술가단체 등 30여 곳에 이

르는 지역문화자원을 발굴해 협력 연결망을 구축 이주민에게 문

화강습과 장비 등을 제공했다

이러한 지원에 힘입어 부산지역 이주민 공동체에서는 자발적

문화활동이 싹을 틔우고 있다 그 대표적 사례가 베트남어 방송

팟캐스트(인터넷방송) lsquo띵노이벳(Tien noi Viet)rsquo이다 기획middot제작middot

진행까지 베트남 출신 이주민의 손으로 만들어지는 lsquo띵노이벳rsquo은

한국생활의 애환에서부터 은행middot대중교통 이용방법 같은 생활정

보는 물론 베트남 대중음악도 다룬다 현재 회당 2500이 넘는

다운로드 수를 기록할 정도로 인기를 얻고 있다

부산문화재단은 올해 lsquo무지개다리 지원사업rsquo 선정으로 더욱 힘

을 얻은 lsquo다섯 손가락rsquo 프로젝트의 주안점을 두 가지로 잡고 있다

하나는 지역 내 이주민 문화공간에 예산과 프로그램을 지원해

자발적 문화모임을 더 키우겠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이주민

모임과 지역 문화예술단체 간 교류협력을 증진시켜 활동의 지속

성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이주민들의 참여 확대를 위해 lsquo아시아

여행자 학교rsquo도 lsquo지구촌 여행자 학교rsquo로 간판을 바꿔 달게 된다 또

매월 특정 국가를 테마로 진행해 사업 성격을 분명히 하고 홍보

가 쉽도록 할 계획이다

고 주임은 ldquo사업 대상을 부산에서 경남권까지 확대하고 페이

스북이나 트위터 같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한 정보제

공 방안도 준비 중에 있다rdquo고 말했다 글middot남창희 객원기자

다rdquo고 전했다 ldquo서먹해하던 사람들이 함께 춤을 추고 음식을 나

눠 먹으며 가족처럼 가까워지더군요 행사 도중 그간의 오해를

해소하기도 했어요 아내의 모국에 대해 lsquo문화적으로 뒤떨어져 있

다rsquo는 편견을 버리게 됐다는 한국인 남편도 있었습니다rdquo

rsquo다섯 손가락rsquo 사업 일부hellip 올 lsquo지구촌 여행자 학교rsquo로 확대

인구 350만명의 국제항구도시 부산에는 2013년 1월 기준으로 거

주 외국인이 5만1617명에 이른다 부산 인구 70명당 한 명 꼴이

다 과거 초량동middot중앙동 중심이었던 외국인 거주지역도 최근에

는 외국인 근로자가 밀집한 사상구middot강서구 유학생middot영미권 이주

민이 많은 해운대와 대학가 결혼이주 여성이 몰린 저소득층 밀

집지역으로 다양해졌다 그만큼 문화적 수요도 다양해졌다

부산문화재단에서는 이러한 지역적 특성에 따라 2012년부터

이주민 대상 문화복지사업 lsquo다섯 손가락rsquo 프로젝트를 운영해 오고

있다 lsquo아시아 문화 학교rsquo 도 lsquo다섯 손가락rsquo 프로젝트의 일환이다

차별 없는 사랑으로 이주민에게 다가가겠다는 의미를 가진 lsquo다

섯 손가락rsquo 프로젝트는 기존 다문화 사업의 한국 동화주의를 벗

어나 쌍방향 문화소통을 도모했다는 점이 높이 평가돼 문화체육

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이 주관하는 문화

다양성 확산을 위한 lsquo2014년 무지개다리 지원사업rsquo 공모에서 3년

연속 선정됐다

lsquo아시아 여행자 학교rsquo 등 문화교류 행사와 더불어 lsquo다섯 손가락rsquo

프로젝트로 진행된 것이 이주민의 문화복지를 증진시키기 위한

거점공간 조성middot운영과 지원middot협력 네트워크 결성이다 재단은 그

동안 고정된 문화공간이 없었던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부산시

내 문화센터 복지기관 외국인 음식점과 상점 등 72곳을 찾아다

니며 장소 대여 등 협력체계를 구축했다

이주민 문화공간 lsquo카페 무지개rsquo도 조성했다 lsquo카페 무지개rsquo는 지

쌍방향 문화 소개hellip ldquo서로의 편견 없애요rdquo

부산문화재단

부산지역 베트남어 방송 팟캐스트 lsquo띵노이벳rsquo 제작진들

부산문화재단 051-744-7707 홈페이지 bscforkr

16-17-중점-모국문화소개indd 17 2014-04-11 오전 14332

18 2014414 위클리 공감

중점기획 | 무지개다리 사업 lsquo경계 없는 프로젝트 결합rsquo

ldquo지켜봐 주세요 다름은 장애가 아녜요rdquo

자폐성 장애 판정을 받은 곽규섭 씨는 다섯 살 때부터 끊임

없이 노트에 무언가를 그렸다 약초 허브 100년 후 지하

철 노선도 등 관심 분야도 다양했다 말이 사람들의 소통수단이

듯 그림은 곽 씨가 세상과 소통하는 방식 중 하나였다 하지만 그

의 어머니는 끊임없이 그리는 그림을 장애의 한 증상으로 생각해

주기적으로 박스에 버리곤 했다

그러던 중 곽 씨는 2008년 비영리 예술단체 lsquo로사이드(Raw+

Side)rsquo의 공동대표인 김효나 씨를 만났다 김 씨는 곽 씨의 그림이

재미있다고 생각해 그가 편하게 그릴 수 있게 종이를 충분히 놓

아두도록 했다 빈 종이는 몇 달 사이에 수백 개의 캐릭터로 채워

졌다 박스 속에 있던 그의 그림은 lsquo에이블 아트(장애인 예술)rsquo로

거듭났다 곽 씨가 그린 200여 명의 캐릭터로 lt키티와 튤립gt이라

는 제목의 애니메이션이 제작되기도 했다

lsquo에이블 아트rsquo를 지원하는 lsquo경계 없는 프로젝트 결합rsquo은 문화체

육관광부와 성북문화재단이 함께하는 lsquo무지개다리 사업rsquo 중 하나

이다 자폐성 장애를 가진 예술가들이 창작활동을 통해 세상과

소통하게 하자는 취지로 시작됐다 지난해 성북문화재단이 로사

이드를 후원하고 공동 주관하는 방식으로 처음 진행돼 올해도

이어나갈 계획이다 로사이드는 lsquo에이블 아트rsquo가 끊임없이 진화해

나간다는 의미로 이를 lsquo어떤 아트rsquo라 이름 짓고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성북문화재단의 lsquo경계 없는 프로젝트rsquo를 통해 자폐성 장애를

성북문화재단 장애middot국적을 넘어 문화로 하나되는 다양한 프로그램 성과

성북문화재단

다양한 국적의 이주 여성들이 모인 성북문화재단의 lsquo돌곶이 노래단rsquo 프로그램 언어도 문화도 낯설어 힘들어하는 이주 여성들의 마음을 노래로 즐겁게 해 준다

18-19-중점-장애를 넘다indd 18 2014-04-11 오전 14416

위클리 공감 2014414 19

했다

lsquo세상의 요리 우리집 요리사rsquo는 서로 다른 문화를 가진 이주 여

성들에게 요리를 배우는 프로그램이다 성북문화재단의 lsquo무지개

다리 사업rsquo에 요리가 선정된 계기는 lsquo음식을 함께 만들고 나누어

먹는 것rsquo의 중요성이었다 몽골 필리핀 중국 캄보디아 등지에서

온 강사들에게 매주 요리를 배우고 다 만들면 강사와 학생들이

함께 나눠 먹으며 서로간의 정을 키웠다 강사로 활동하는 몽골

출신의 서드초롱 씨는 ldquo몽골 문화도 알릴 수 있고 선생님이 되어

가르쳐 줄 수 있어 이 일을 계속 하고 싶다rdquo고 말했다

성북문화재단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다양한 lsquo무지개다리 사

업rsquo을 새롭게 추진한다 소리여행 워크숍 lsquo여기 들리나요rsquo는 장애

인들이 재활용품으로 사물 특유의 소리를 내며 함께 문제의식을

나누는 자리로 진행된다 한국과 일본의 lsquo히키코모리(은둔형 외

톨이)rsquo 청년들이 주체적으로 영화감상회 소모임 등 축제를 여는

lsquo청춘의 재시도rsquo도 올해 처음 도입됐다 그밖에 청소년 공유축제

문화다양성 공감영화제 시를 매개로 소통하는 lsquo리얼 다이얼로

그rsquo 등이 추진될 예정이다

하반기에는 도입된 다양한 프로그램의 성과를 나누는 lsquo심연middot

향연rsquo 축제가 함께 열린다 한 해 만들어진 다양한 문화의 결과물

들을 한자리에 모으고 지역주민과 함께 나눌 계획이다

lsquo무지개다리 사업rsquo을 담당하는 성북문화재단의 김진만 대리는

ldquo이주민 유학생 예술가 장애인 아티스트 등 다양한 문화 주체

들을 발굴해 지역주민 등과 네트워크를 이루는 것이 목표rdquo라고

강조했다 글middot남형도 기자

가진 다수의 예술가들이 활발한 작품활동을 펼치고 있다 lsquo장애rsquo

가 아닌 lsquo다름rsquo으로 여기고 지켜봐 준 덕분이다 이를 위해 다양한

분야의 예술가들이 아트 서포터로 함께하며 이들과 함께 창작작

업을 진행했다

로사이드 아트 서포터인 최선영 씨는 중학교 1학년 때 자폐성

예술가인 김동현 씨를 만났다 김 씨는 lsquo석탄을 연료로 운행하는

지하철rsquo 등 참신하고 다양한 작품을 그렸다 이들의 작품은 아트

상품으로 만들어져 판매되기도 한다 최 씨는 ldquo아트 서포터로 함

께하면서 장애가 아니라 다양한 것 중 하나라고 인정하는 법을

배우게 됐다rdquo고 말했다

lsquo경계 없는 프로젝트rsquo 이외에도 성북문화재단은 다양한 lsquo무지

개다리 사업rsquo을 추진 중이다 장애인 다문화가정 여성과 자녀 유

학생 등이 주된 대상이다 이들과 함께 언어 노래 요리 몸짓 등

문화를 통해 소통한다 평소 교류할 기회가 적었던 이들과 문화

활동으로 어우러지는 새로운 관계를 맺고 서로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올해 lsquo장애인 소리여행rsquo 등 7개 프로그램 새로 시작

지난해 추진됐던 lsquo돌곶이 노래단rsquo은 대부분 결혼이주 여성이면서

직장에 다니는 워킹맘들로 구성돼 있다 공장에서 단순노동을

하는 이들은 하루종일 아무 말 없이 실밥을 뜯는 경우가 많았다

다른 언어와 문화 모국에 대한 향수 등으로 인한 외로움과 울분

을 lsquo돌곶이 노래단rsquo은 노래로 풀어낸다 단원들이 함께 노래 부르

고 어깨를 들썩이며 흥을 돋우는 사이 삶의 고단함을 잊는다

캄보디아에서 온 모으테비 씨는 ldquo일도 육아도 힘들지만 춤추

는 시간만큼은 정말 즐겁다rdquo고 소감을 말했다 베트남 국적의 팜

몽우엔 씨도 ldquo어릴 적부터 가수가 꿈이었을 만큼 노래를 좋아하

는데 lsquo돌곶이 노래단rsquo에서 노래를 부를 수 있어 행복하다rdquo고 말

성북문화재단

자폐성 장애를 가진 김동현 작가가 그린 작품 지하철 노선 그리기를 좋아하는 김 작가가 경주의 노선을 상상해 표현한 그림이다

18-19-중점-장애를 넘다indd 19 2014-04-11 오전 14418

21-도비라indd 12 2014-04-11 오전 14459

기획특집

실력과 열정으로 뭉친

ldquo나는 여성 과학기술인이다rdquo

경제활동에 참여하는

여성들이 늘어나고 있지만

과학기술 분야에

종사하는 여성을 찾기란

쉽지 않습니다

기술middot공학middot과학 분야는

남성적 영역이라는 인식이 여전하고

결혼과 출산 육아 등으로

경력이 단절되는 경우도 많기 때문입니다

  

과학기술 분야에서

활약하거나 경력 단절에서 돌아온

여성 과학기술인들을 만났습니다

이들은 하나같이 여성의

섬세함과 친화력이

한국 과학 발전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다고 말합니다

과학기술 분야에서

여성들의 활약이

더욱 많아지기를 기대합니다

일러스트middot이철원

21-도비라indd 13 2014-04-11 오전 14502

22 2014414 위클리 공감

ldquo여 성과학기술인 육성은 국가적 과제이다rdquo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해 8월 열린 국제여성과학기술인

대회(BIEN 2013)에서 한 말이다 박 대통령은 ldquo여성의 섬세한 감

성과 기술은 창조경제의 중요한 자산rdquo이라며 ldquo능력 있는 여성 인

재들이 출산과 양육 때문에 꿈을 포기하지 않고 경력 단절이 발

생하지 않도록 적극 지원하겠다rdquo고 약속했다

창조경제를 이끌 핵심으로 꼽히는 여성과학기술인의 사회활

동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남성에 비

해 여전히 낮은 수준이며 짧은 근속기간에 이직이나 퇴직하는

경향도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미래창조과학부(이하 미래부)에 따르면 2012년 말 기준으로

공공 연구기관과 대학 기업연구소 등 과학기술계에 진출해 있는

여성은 4만2323명으로 전체 과학기술인의 190퍼센트인 것으로

조사됐다 전년도 여성과학기술인의 재직 비율보다 16퍼센트포

인트 늘어난 수치다 2012년 신규 채용된 여성과학기술인은

5651명으로 과학기술계 전체 취업자의 246퍼센트를 차지했다

여성과학기술인 재직middot승진middot보직자 비율 증가 추세

여성과학기술인들이 연구소장이나 책임연구원 등 기관에서 보

직을 받은 사례도 소폭 늘었다 2012년 말 기준으로 주요 보직을

가진 여성과학기술인은 2134명으로 전년에 비해 01퍼센트포인

트 늘었다 전체 보직자 가운데 70퍼센트였다

여성 보직자 비율은 2006년 이후 07퍼센트포인트 증가했으

며 2008년 이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승진자 비율은 전년

보다 11퍼센트포인트 오른 118퍼센트(1216명)로 집계됐다

연구과제 책임자의 여성 비율도 비슷한 경향을 보였다 연구과

제 책임자 규모는 8915명으로 전년 대비 07퍼센트포인트 증가

해 2201명(78퍼센트)에 달했다

고학력 여성과학기술인 육성도 성과를 보이고 있다 이공계

대학 입학 여학생 비율은 2006년 이후 등락을 반복하다 최근 2

년 연속 감소했으나 2008년과 비교하면 04퍼센트포인트 증가

한 270퍼센트를 기록했다 대학교 이공계 전공분야 여학생 수는

22만6692명으로 전체 학위과정 학생의 284퍼센트를 차지했다

눈여겨볼 것은 석middot박사 등 고학력 여성과학기술인이 늘어나

고 있다는 점이다 2012년 말 기준으로 이공계 전공 석사 학위과

정 졸업자는 5656명으로 전년 대비 293명(54퍼센트) 박사 학

ldquo여성의 감성middot기술은 창조경제 자산rdquo박근혜 대통령 ldquo출산middot양육으로 꿈 포기 않고 경력단절 없도록 적극 지원rdquo

과학기술 여성파워시대기획특집

자료middot미래창조과학부

여성과학기술인 전체 재직현황(2009~2012)

2009

총 33991명

19934

14057

2010

총 36360명

19526

16834

2011

총 37688명

20747

16941

2012

총 42323명

21708

20615

106

173

311

173

308

174

312

190

333

114 112130

비정규직 여성정규직 여성 정규직 여성

전체 과학기술인 중 여성 비율비정규직 여성

22-23-기획-총론indd 22 2014-04-11 오전 14621

위클리 공감 2014414 23

위과정 졸업자는 1127명으로 전년 대비 58명(54퍼센트) 늘어

났다

수적인 증가세에도 불구하고 여성과학기술인은 기관 유형에

관계없이 근속기간 3년 미만의 단기 이middot퇴직 경향이 높았다 민

간 기업연구소와 이공계 대학은 3년 미만 이middot퇴직 비율이 각각

564퍼센트와 552퍼센트에 달했고 공공 연구기관도 329퍼센

트로 전체 이middot퇴직자 중 큰 비중을 차지했다

이처럼 여성과학기술인의 사회middot경제활동 지속성이 남성에 비

해 많이 저조한 이유는 여성과학기술인 롤모델 부재와 결혼 이후

생애주기로 인한 경력 단절 때문이다

ldquo일과 가정 양립시킬 수 있는 환경 조성에 노력rdquo

실제 과학기술인으로서 전문성을 갖추기 위해서는 학부 과정 4

년과 석middot박사 과정 5~7년을 거쳐 외국유학까지 일반적으로 10

년 이상의 시간이 필요하다

결국 평균 나이 32~35세가 되어 결혼 적령기를 넘어서게 되

고 가임 가능성도 상당히 감소한다 여성으로서의 삶과 과학기

술인으로서의 전문성이라는 양갈래 길에서 고학력 여성과학기

술인들의 고민은 커질 수밖에 없다 박 대통령이 경력단절 여성

의 지원을 강조한 이유이다

현재 정부는 미래부 산하 한국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를 통

해 여성과학기술인들을 위한 다양한 지원프로그램을 개발 제공

하고 있다

미래창조과학부 미래인재기반과 정동준 사무관은 ldquo여성과학

기술인들의 신규 채용 및 보직middot승진자 비율이 증가한 것은 매우

바람직하다rdquo며 ldquo더욱 많은 여성과학기술인들이 일과 가정을 양립

시킬 수 있는 환경에서 연구하도록 제도적 지원을 다하겠다rdquo고 말

했다 글middot최재필 기자

한국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

여성과학기술인 육성과 지원의 첨병 역할

여성과학기술인 육성과 지원의 첨병은 미래창조과학부 산하 재단법인

한국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WISETmiddotCenter for Women in Science

Engineering and Technology 이하 위셋)이다

2011년 출범해 올해로 3년째를 맞는 위셋은 여성과학기술인을 위한

정책 및 기획기능 수행은 물론 여성과학기술인의 전 생애주기에 걸친

통합 지원을 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여성과학기술인 지원사업인 lsquo4W

사업rsquo이다 4W 사업은 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WIST) 여성과학기술

인middot여학생 멘토링 프로그램(WISE) 여학생 공학교육선도대학지원사업

(WIE) 여성공학기술인력양성사업(WATCH21)이다

특히 위셋은 여성과학기술인 양성을 위해 다양한 사업을 추진한다

신진과 경력 여성과학기술인력 지원 사업 중middot고middot대학교의 이공계 여

성인재 육성 사업 등이 주요 내용이다

이를 위해 공학분야 진학 촉진을 위한 여학생 공학주간 행사를 전국

적인 규모로 운영하고 있고 여대학(원)생 공학연구팀제와 멘토링 펠로

우 프로그램을 통해 이공계 여성들을 위한 창의적인 경험도 제공한다

또한 프로그램 형태였던 위셋 아카데미를 사업화시켜 좀 더 체계적

으로 운영한다 2월부터 시작된 위셋 아카데미는 올해 과학기술 분야

여성 일자리 창출을 목표로 대학생 미취업자 경력단절여성 비정규직

등 이공계 여성 3500명 교육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아카데미 운영내용

은 경력단계별로 3단계 주기(경력단절 복귀rarr경력도약 성장rarr리더양

성)로 나눠 짜여졌다

진로진학상담교사협의회와 업무협약(MOU)을 맺어 전국 진로진학

상담교사를 통해 이공계 분야에 대한 기회를 알리고 특히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가진 여성과기인을 위해 글로벌 스타트업(Start-up) 과정을

지원할 계획도 갖고 있다

이밖에도 고용기관과 구직자 사이의 중개 네트워킹 기회 제공과

일middot가정 양립 운영모델 개발 벤처와 협동조합 설립 지원 사업 등 여성

과학기술인의 역량 함양을 위한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과 네트워킹 기

회도 제공한다

문의 02-6411-1000 wwwwisetrekr

22-23-기획-총론indd 23 2014-04-11 오전 14621

24 2014414 위클리 공감

대 전시 유성구에 본부를 둔 국방과학연구소는 국내 유일의

국방연구개발 전문기관이다 주성진(50) 박사는 국방과학

연구소의 제1호 여성 연구원이다

ldquo운이 좋았어요 대학 졸업 무렵 남자 동기들이 병역특례기관

인 국방과학연구소에 지원하는 모습을 보고 함께 지원했는데

동기들은 군대 보내고 제가 들어오게 된 거예요 하하rdquo

주 박사를 국방과학연구소 인근 대전국립현충원의 호국장비

야외전시장에서 만났다 전시장의 구형 전투기와 초계기 등의 모

습은 지금의 국방과학연구소 이미지와 대조적이다 자주국방을

목표로 1970년 설립된 국방과학연구소는 우리의 국방과학기술

수준을 세계 230여 국가 중 10위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데 중추

적 역할을 해 왔다

한양대 수학과를 졸업한 주 박사는 1989년 2월 연구소에 입

소 그간 국무총리 표창 여성과학자상 국방부 장관 표창 방위

사업청장 표창 국방과학상 등을 수상했다

ldquo대부분의 무기체계 관련 연구는 수많은 연구원의 협력으로

개발됩니다 그 과정에서 수상도 하게 된 것이죠rdquo

국방과학연구소는 대덕특구의 30개 정부출연연구기관 중 유

일한 국방부 산하 기관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덕특구에서

가장 여성친화적인 연구기관으로 꼽힌다 그 중심에는 주 박사를

중심으로 한 여성 연구원들의 적극적인 활동이 있었다 약 3천명

의 국방과학연구소 직원 가운데 여성이 약 300명이고 이 중 100

명 정도가 연구원이다

ldquo제가 연구소에 들어왔을 때에는 여자화장실이 없는 건물도

있었지만 지금은 새로 건물을 지을 때 모성보호실을 어디에 둘

지부터 고려할 정도로 여성친화적인 기관으로 변모했습니다rdquo

국방과학연구소는 2008년 4월 여성개발위원회를 정식 조직

으로 구성해 이 위원회를 중심으로 일middot가정 양립을 위한 활동을

과학기술 여성파워시대 국책기관 연구직기획특집

추진해 왔다 그간 대전 본부 내에 7개의 모성보호실을 설치했으

며 남성 직원을 위한 lsquo배우자 출산휴가제rsquo 도입을 이끌었다

또한 대전시 초middot중middot고교를 대상으로 과학특강 이공계 여대생

과의 멘토링 활동 연구소 내 경력 멘토링 활동 등을 추진했다

주 박사는 대한여성과학기술인회 수석총무 등 외부활동을 통해

서도 여성친화적인 연구개발 환경 조성에 힘쓰고 있다

ldquo대덕특구 내 10여 개 연구원 대표들이 월 1회 정기적으로 모임

을 갖고 여성친화적인 연구환경 조성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고 있

습니다 어떤 때에는 벤치마킹을 하면 쉽게 풀리는 일도 있어요rdquo

그는 lt누가 뭐래도 우리는 간다 이공계를 지망하는 여학생

을 위한 여성과학자 20인의 멘토링gt에 공저자로 참여(2010년)하

는 등 이공계 여대생들의 멘토로 활발히 활동해 왔다 그 역시 같

은 연구단지 연구원이던 남편과 결혼해 아들 둘을 키우면서 일

을 병행하는 어려움도 적지 않았다고 했다

ldquo똑같은 말을 해도 여자라서 그러나 하는 시각도 있었고 여자

를 출장 보내도 괜찮을까 하는 걱정도 있었지요 아직도 이공학

분야에서 여성은 소수에 해당합니다rdquo

ldquo위기가 기회 일단 하고 본다rdquo가 첫번째 신조

주 박사는 이공계 여대생들에게 멘토로 활동하며 가장 많이 들

려주는 말이 ldquo신조를 가져라rdquo라고 했다 그의 첫번째 신조는 lsquo위기

가 기회rsquo이다 주 박사는 원래 고교 때 문과였다가 너무나 수학 공

부가 하고 싶어 수학과를 지원했다 그런데 막상 대학에 가니 수

학2와 물리를 배우지 않아 애를 먹었다 이를 밤샘 공부로 극복

했다 그랬더니 오히려 동기들보다 실력이 나아지더라는 것이다

ldquo연구소 선택도 일종의 위기였어요 어릴 때부터 장난감 무기

를 갖고 놀고 군 복무를 해야 하는 남자들에게 무기는 lsquo본능rsquo에 가

까웠지만 여자인 저는 일일이 공부하고 외워야 했으니까요 하

ldquo국방기술 발전에 기여하는 보람 가져rdquo국방과학연구소 첫 여성 연구원 주성진 박사 ldquo신조를 갖고 넓은 눈으로 도전하라rdquo

24-25-기획-주성진indd 24 2014-04-11 오전 14718

위클리 공감 2014414 25

김성

태 기

지만 그걸 공부로 극복하니 상도 받고 자리를 찾게 되더군요rdquo

이와 함께 lsquo이건 죽어도 아니다가 아니라면 일단 해 본다rsquo 그리

고 lt채근담(菜根譚)gt의 한 구절인 lsquo독수리는 조는 듯이 앉아 있

고 호랑이는 앓는 듯이 걷는다(응립여수 호행사병 鷹立如睡

虎行似病)rsquo를 신조로 꼽았다

ldquo독수리와 호랑이는 나는 것 걷는 것의 왕인데도 평소 모습은

초라하지요 이를 통해 두 가지 교훈을 얻는데 하나는 평소 내가

발톱 세우고 이빨 보이면 친구가 없다는 의미이고 또 다른 의미

는 남 역시 겉은 초라해 보여도 그 안에 독수리와 호랑이의 위엄

을 갖고 있을 수 있다는 교훈입니다 이 말에 학생들이 많이 공감

하더군요rdquo

여성 불모지에서 이 같은 깨달음을 얻으며 자신의 영역을 구

축해 온 주 박사는 현재 대외협력실장을 맡고 있다

ldquo최근 국방연구개발의 패러다임이 민간 참여 개방형 연구개발

을 지향하고 도전적middot창의적인 신기술 개방을 추진하는 방향으

로 바뀌고 있습니다rdquo

국방과학연구소는 지난 40년간 보이지 않는 곳에서 국방의 초

석을 닦았을 뿐 아니라 390여 개의 국방 기술을 민간과 방위산

업체로 이전하여 1조1200억원의 부가가치를 창출했다 주 박사

는 대외협력실장으로서 오는 5월 31일 경기도 일산 킨텍스에서

민군기술협력 페스티벌과 연계해 열리는 국방기술거래장터

(DTiMS) 게재 기술을 활용한 lsquo청년창업 경진대회 및 사업화 아

이디어rsquo 사업 진행도 맡았다

ldquo이공계 여대생뿐만 아니라 모든 남녀 지원자들에게 하는 말

이지만 우리 연구소에는 문middot이과 모든 전공자가 일하고 있습니

다 다른 연구소들도 lsquo정보rsquo나 lsquo한의학rsquo 등 이름이 붙는다고 관련

전공자만 선발하는 게 아니니 시야를 넓게 가지고 도전하기 바랍

니다rdquo 글middot박경아 기자

국방과학연구소의 첫 여성 연구원인 주성진 박사는 자신의 연구가 국가 안보에 보탬이 됐다는 것에 보람을 느낀다며 여성 이공계인들에게 소신을 갖고 넓은 눈으로 연구기관에 도전해 볼 것을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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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뇌과학연구소 신경과학연구단

의 허여울(31) 박사는 올해 2월 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

(UST)를 졸업한 젊은 과학자다 박사후 과정을 밟으며 이제 막

과학자로서의 첫발을 내디딘 그에게 최근 좋은 소식이 날아들었

다 미국 해양생물연구소(MBL)가 주관하는 lsquo그라스 펠로우십

프로그램rsquo에 선발된 것이다 MBL은 55명의 노벨상 수상자를 배

출한 세계적인 비영리 사립연구소다

MBL 그라스 펠로우십은 신경과학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두

각을 나타내는 소수의 젊은 연구자들을 글로벌 석학들과 연결해

네트워크를 구축토록 하고 실험실을 직접 운영하는 기회를 제공

하는 프로그램이다 우수한 인력에게 체계적인 프로그램을 제공

할 뿐 아니라 체류비와 연구 비용 일체를 지원하는 것으로 유명

하다 전 세계 지원자들 가운데 매년 10명 안팎의 연구자만 선발

하는 이 프로그램에 국내 석middot박사 출신이 선발된 것은 이번이 처

음이다

허 박사는 ldquo지난해 MBL 교류프로그램에 참여했을 때 그라스

펠로우십 프로그램에 대해 처음으로 알게 됐다rdquo며 ldquo직접 실험실

을 구성해 주도적으로 연구할 수 있고 세계적인 연구자들과 교

류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어 기쁘다rdquo고 말했다 그는 ldquo3개월이

라는 비교적 짧은 기간 동안 수행하기에 의미 있는 프로젝트를

한국에서는 건강식품으로 분류되는 오미자차 인삼차 등 건강보

조식품을 일본에서 판매하기 위해서는 약사법에 의한 제조middot판

매middot수입 면허 및 허가middot승인이 필요하다 일본의 복잡한 수입 및 허가 절

차로 인해 많은 한국업체들이 오미자차 인삼차 수출을 포기하고 있다

(위생 및 식품 검역조치 사례)

허여울 박사는 5월부터 3개월 간 세계적인 석학들과 함께 신경과학 연구에 매진할 계획이다

과학기술 여성파워시대 세계로 나아가다기획특집

ldquo섬세하고 꼼꼼함과학분야엔 장점rdquo

KIST 허여울 박사 국내파 박사 최초 미국 해양생물연 구소 lsquo그라스 펠로우십rsquo 뽑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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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 공감 2014414 27

제시한 것이 주효했던 것 같다rdquo고 덧붙였다

허 박사는 박사학위 과정 중 관심을 가진 통증 관련 연구를 주

제로 제안서를 작성했다 그는 오는 5월부터 8월까지 MBL에서

대뇌 피질 내에 있는 다양한 신경세포들 중 통증 감소와 관련된

세포의 종류를 밝히는 일을 하게 된다

허 박사는 ldquo세포들이 특정 자극에 어떻게 반응하는지 알아보

고 특정 자극이 통증의 감소를 가져오는 작동 메커니즘을 규명

하는 연구를 진행할 예정rdquo이라며 눈을 반짝였다

ldquo고교 졸업 무렵엔 이공계 기피현상에 진로 고민도rdquo

허 박사는 국내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미국 오하이오주 그린넬대

학에 진학해 생화학을 전공했다 사람이 어떻게 생각을 하게 되

는지 그 원리가 궁금해 관련 수업을 수강한 것을 계기로 신경과

학 분야의 길로 접어들었다 그는 ldquo생물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화

학 공부가 필수라는 말에 기초과학 분야인 생화학을 전공으로

택했다rdquo며 ldquo반면 신경과학은 수학middot물리middot생물middot기계 등 학생들의

출신 전공이 저마다 다를 정도로 광범위한 융합적인 영역이라 흥

미로웠다rdquo고 말했다

학부를 마친 후 한국으로 돌아와 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

석middot박사 통합과정에 진학했다 주변 유학생들이 주로 해외 석middot박

사 과정을 선호하는 것과 달리 국내 대학을 선택한 것이다 허 박

사는 ldquoUST 신경과학 전공의 경우 커리큘럼과 강의의 질이 해외

석middot박사 통합과정과 견줄 만하도록 짜임새 있게 짜여져 있다rdquo며

ldquo여러 연구원들로 이루어져 있는 학교인 만큼 다른 전공의 학생

들과 교류를 장려하여 타 전공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요즘에

화두가 되는 융합연구를 진행하기에 유리한 면이 있다rdquo고 말했

다 국가 연구소인 만큼 최신 연구장비가 잘 갖춰져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었다

한국에서 대학을 나왔다면 lsquo02학번rsquo이었을 그는 ldquo고등학교를

졸업할 당시 학생들의 이공계 기피현상이 심해 진로에 대한 고민

도 많았다rdquo고 말했다 어려운 연구 환경과 과학자에 대한 인식 부

족이 가장 큰 문제였다 그는 ldquo아직까지 의사나 다른 전문직에 비

해 과학자에 대한 대우가 좋지 않은 게 국내 현실rdquo이라며 ldquo기초

학문을 연구하는 과학자들이 자부심을 갖고 일할 수 있도록 환

경이 개선됐으면 좋겠다rdquo고 말했다

어려운 현실과 달리 성별을 떠나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기에 과

학만큼 객관적인 분야도 없을 것이라는 게 허 박사의 생각이다

그는 ldquo과학의 긍정적인 면 중 하나가 세계 어느 나라 사람과도 과

학이라는 관심 분야 하나로 교류하고 공동 연구를 할 수 있다는

점rdquo이라며 ldquo국적이나 나이 성별로 차별당할 일이 없다rdquo고 말했

다 그는 ldquo오히려 여성 특유의 섬세함과 꼼꼼한 일 처리 능력이

과학에 있어서는 장점으로 작용할 때가 많다rdquo고 덧붙였다

허 박사는 MBL 파견을 앞두고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그는

ldquo책임자급 연구원이 되기 전에 스스로 계획을 세워 연구할 기회

가 생겨 기쁘다rdquo며 ldquo이번 펠로우십 경험과 네트워크를 잘 활용해

앞으로도 계속 미지의 세계인 신경과학 분야에서 인류에 도움이

되는 연구 성과를 내고 싶다rdquo고 포부를 밝혔다

올 여름 세계적인 연구소에서 연구에 매진할 생각에 들뜬 그

는 lsquo여성rsquo이나 lsquo국내 최초rsquo라는 타이틀을 제하더라도 충분히 빛나

는 과학자의 모습 그대로였다 글middot허정연 사진middot지미연 기자

KIST 허여울 박사 국내파 박사 최초 미국 해양생물연 구소 lsquo그라스 펠로우십rsquo 뽑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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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기술 여성파워시대 ITmiddot문화 융합 시도기획특집

서울대 라틴아메리카연구소의 백미숙 문화기획팀장은 통신

기술 개발의 선구자다 1980년대 중반 대덕연구단지에서

유선전화 교환기를 개발한 것을 시작으로 이동통신 화상통신

데이터통신 무선랜 공유기에 이르기까지 20여 년 넘게 통신장

비 개발을 주도해 왔다 백 팀장의 연구를 통해 통신기술 분야에

등록돼 있는 특허만도 7건이다 2011년부터 그는 오랜 꿈이었던

문화기획을 맡아 IT연구 경험을 살려 문화와 융합하기 위해 새롭

게 도전 중이다

그의 첫 연구 성과인 전전자교환기(TDX-10)는 각 가정에 유

선전화 공급을 늘리는 데 큰 기여를 했다 전전자교환기는 쉽게

말해 통화할 수 있게 연결해 주는 컴퓨터로 교환기 개발 전인

1980년대 초반만 해도 국내 기술이 없어 미국middot스웨덴 등의 수입

통신장비에 의존해야 했다 백 팀장은 대덕연구단지 연구원으로

국산 교환기를 개발하는 데 참여해 성공했다 그는 ldquo국산 교환기

개발로 유선전화를 어느 집에서나 쓸 수 있게 돼 자긍심도 있었

다rdquo고 말했다

10여 년 넘게 대덕연구단지에 있다가 1997년부터 2006년까지

대기업과 벤처기업 등을 거치며 통신기술 연구에 매진했다 휴대

폰이 막 상용화될 무렵인 1990년대 후반 현대전자(현 SK하이닉

스)의 책임연구원으로 이미 화상통신과 데이터통신용 핵심망 개

발을 마쳤다 벤처기업인 아이피원에서는 국내 처음으로 무선랜

공유기를 개발하는 데 성공해 KT에 납품하기도 했다 그 덕분에

아이피원은 매출 150억원 직원 수 50여 명의 회사로 성장했다

백 팀장은 ldquo통신기술은 빠르게 변하기 때문에 늘 현재 쓰는 기술

보다 한 발 앞서 고민해야 했다rdquo고 말했다

오랜 연구 성과로만 보면 과학자가 천성인 것 같지만 원래 그

의 꿈은 예술가였다 머리 속의 생각을 마음대로 그려낼 수 있는

화가를 꿈꾸던 무렵 부모님의 반대로 미대 진학은 포기해야 했

ldquo여성인 것을 잊으라 프로정신을 가지라rdquo서울대 라틴아메리카연구소 백미숙 문화기획팀장 ldquo못 이룬 예술가의 꿈이 보여요rdquo

지미연 기자

ldquo현 시대에 가장 필요한 것을 생각하고 만들어내는 게 과학자의 매력이에요rdquo 백미숙 팀장은 20여 년 넘게 통신기술을 연구한 베테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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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 공감 2014414 29

다 ldquo어릴 때 백화점의 쇼윈도를 보며 저 공간에 이야기를 입히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때부터 이미 문화에 관심이 많았던

거죠 벤처기업을 그만둔 후 미국 맨해튼에 갔더니 거리 문화가

흥미로웠습니다 그런 걸 보면서 문화와 IT를 접목하고 싶은 마

음이 들었어요rdquo

인사동 홈페이지 만들며 ITmiddot문화 융합 가능성 느껴

인사동 홈페이지(wwwhiinsacom)를 만든 것은 ITmiddot문화를 융

합하려는 첫 시도였다 문화 강좌를 듣고 축제 기획을 하며 경험

을 쌓다가 우연한 기회에 홈페이지 제작을 맡게 됐다 서울 인사

동을 하나의 브랜드로 만들기 위해서는 정보를 모아놓은 홈페이

지가 필요하다는 생각으로 진행한 프로젝트였다 그의 IT연구 경

험이 강점이 됐다 홈페이지 제작을 마친 후 지난해 종로구청으

로부터 공로상도 받았다

ldquo기술만 알면 사무적인 홈페이지가 되는 경우가 많고 문화만

잘 알면 적재적소에 기술을 활용하기 어렵잖아요 문화와 기술

두 가지를 모두 이해하고 있어서 재미있었어요 lsquo이 정보는 이쯤

에서 찾게 하면 좋겠구나 이 콘텐츠는 이런 방법으로 보여주면

흥미롭겠구나rsquo 하며 홈페이지를 만들 수 있었죠 잘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았을 때 ITmiddot문화 융합에 대한 가능성을 느낄 수 있었

어요 뿌듯했죠rdquo

IT 기술을 기반으로 문화를 생생하게 알리는 것이 백 팀장의

목표 중 하나다 그래서 증강현실이나 가상현실에 관심이 많다

현재는 서울대 라틴아메리카연구소에서 문화기획을 맡고 있다

언젠가는 생생하게 문화체험을 할 수 있도록 증강현실이나 가상

현실 등의 기술을 문화체험용 웹에 구현해 보고 싶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여성 과학자를 꿈꾸는 후배들에게 백 팀장은 ldquo여성인 것을 잊

으라rdquo고 당부했다 ldquo연구를 하다 보면 야근middot밤샘작업middot출장 등이

많아요 여성이 하기 힘든 부분이 분명 있죠 하지만 여성이기 이

전에 프로정신을 갖고 전문가가 되어야 합니다 여성이 아니라 일

하는 사람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뛰어들어야 성과를

낼 수 있죠rdquo 실제 그가 연구했던 한 팀의 경우 16명 중 15명이 남

성이었던 적도 있었다 하지만 백 팀장은 ldquo아이를 함께 돌봐야 해

서 힘들었지만 야근도 밤새는 일도 동료들보다 더 많이 하려 노

력했다rdquo고 말했다

그는 ldquo과학자로 성공하는 데 여성이 갖는 장점도 많다rdquo고 덧붙

였다 그 중 하나로 lsquo직감rsquo을 꼽았다 ldquo연구하면서 여성이 갖는 직

감이 장점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남성은 웬만큼 결과

가 보여야 판단하는 데 비해 여성은 상황의 맥락과 뉘앙스 등을

감지해 연구방향 수정 등에 대한 판단을 빨리 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대개의 여성이 남성보다 섬세하기 때문에 갖는 장점

이죠rdquo

그러면서 과학자가 되더라도 과학뿐 아니라 lsquo융합rsquo을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의료나 건축middot예술middot문화 등 다양한 분야와 과

학이 융합할 때 시너지를 낸다는 것이다 ldquo호기심을 가지고 다양

한 분야를 살펴봐야 합니다 궁금증이 많아야 해요 중요한 것은

호기심에 머무르지 않고 해결 방안까지 같이 고민해야 한다는 점

입니다 정보를 많이 얻고 이를 토대로 분석하는 습관을 길러야

합니다rdquo 글middot남형도 기자

백미숙 팀장이 2012년 만든 인사동 홈페이지(wwwhiinsacom) 초기 화면 1초 간격으로 바뀌는 인사동 사진을 전면에 시원하게 배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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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dquo그 때만 해도 금세 (직장을) 얻을 수 있을 거라 lsquo착각rsquo했지

요rdquo 이화여대 컴퓨터공학과 변해선(38) 연구교수는 요

즘 말로 lsquo경단녀(경력단절 여성의 줄임말)rsquo였다 연년생 두 아이를

키우는 엄마의 삶은 공학관 연구실의 작은 컴퓨터와 집뿐이다

ldquo아이를 둘 키워보면 전혀 다른 세계를 만나게 될 거예요rdquo 변 교

수는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의 지원으

로 복직에 성공하면서 두 마리 토끼를 잡고 있는 lsquo슈퍼 맘rsquo이다

고등학생 시절 컴퓨터 활용이 재미있었다는 변 교수는 소프트

웨어 전문가를 꿈꾸며 하루 9시간 이상 모니터 화면과 씨름했다

대학에 들어가서도 꾸준히 그 길만 고집했다 여성이라 불리하다

는 생각도 전혀 없었다 ldquo제가 학교를 다니던 1990년대 중반만 해

도 한창 인터넷 붐이 일었고 컴퓨터 업계에서는 경쟁력이 있었어

요rdquo 그래서 항상 lsquo하면 되겠구나rsquo 싶은 자신감이 있었다 딱 출산

전까지는 그랬다

박사학위를 받기 이틀 전 첫아이를 낳았다 변 교수는 이때부

터 모든 삶이 계획과는 다르게 흘러가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는

꾸준히 해 왔던 연구를 쉬면 도태된다는 생각에 산후조리 2개월

만에 lsquo박사후 연구원rsquo이 되었다 ldquo생후 3개월도 안 된 아이를 어린

ldquo아이들이 자랑할 엄마과학자 돼야죠rdquo변해선 이화여대 컴퓨터공학과 연구교수 ldquo참 어렵게 이 자리에 돌아왔어요rdquo

지미연 기자

한국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의 lsquo여성 과학인 경력복귀지원 사업rsquo을 통해 현업에 돌아온 변해선 교수는 ldquo(경력단절 기간 동안) 급변하는 IT 분야에서 어린 친구들이나 해외 박사들이 많아 쉽게 뒤처질 수 있다는 생각에 조급했다rdquo고 말했다

과학기술 여성파워시대 경력단절 딛고 복귀기획특집

오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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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에 맡기기 시작했어요rdquo

하지만 첫째를 출산한 지 8개월 둘째가 lsquo덜컥rsquo 생겨 버렸다 연

구 논문을 구상하기도 벅찬 시간 점점 무거워지는 몸을 이끌고

연구와 육아를 감당하기가 어려워졌다 임신 6개월째 그는 연구

실을 떠났다 박사후 연구원 1년차였다 ldquo떠날 때만 해도 금세 복

귀할 수 있을 줄 알았지요rdquo

연년생 두 아이의 육아는 그에게 lsquo충격적rsquo이었다고 한다 ldquo한 아

이만 키우는 것과는 완전히 달랐어요 새벽에 일어나 둘째에게

우유를 타주고 기저귀 갈아주고 첫째 옷 갈아입히고 그렇다고

(아이가) 인형처럼 가만히 있나요 한창 움직이면서 시리얼 엎고

어지럽히고hellip 잠깐 안 보는 새 연구 중인 모니터 앞에서 키보드

를 쿵쿵 두들기고 있질 않나 매일이 아찔했죠rdquo

한국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 덕에 연구현장 복귀

연구실이 그리워졌다 하지만 공백은 컸다 여기저기 지원해 봤지

만 계속 고배를 마셨다 그렇게 1년 2개월의 시간이 흘렀다 변 교

수의 세부 전공인 컴퓨터 네트워크 분야는 점점 길이 좁아졌다

그는 ldquo특히 IT분야는 워낙 급변하는데다 어린 친구들이나 해외

박사들이 많아 쉽게 뒤처질 수 있다는 생각에 조급한 마음도 있

었다rdquo며 ldquo막막하고 답답하고 불안한 시간이었다rdquo고 회고했다

그러던 어느날 메일이 도착했다 한국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

터(WISET)에서 lsquo2013 여성 과학인 경력복귀지원 사업rsquo을 한다는

모집공고였다 2012년에 시작한 이 사업에는 대학연구원 모집도

포함됐다 간절한 마음으로 지원서를 썼다 ldquo합격 통보를 받고 정

말 기뻤지요 공부했던 모교인데다가 일과 육아 두 마리의 토끼

를 잡을 수 있는 환경이 주어진 거죠rdquo

기쁜 마음으로 모교에 복귀했지만 적응은 쉽지 않았다 연구

와 육아를 병행하는 일은 생각보다 만만치 않았다 오히려 극심

한 우울증을 겪어야 했다 부부싸움도 늘고 엄마로서 해서는 안

될 생각까지 했다고 한다 포기하고 싶은 순간 변 교수는 오기가

생겼다 퇴근 후 밤 9~10시에 아이를 재워놓고 새벽 1시에 알람

을 맞춰 뒀다 쪽잠을 자고 일어나 연구에 몰입했다 ldquo경쟁에서

뒤처져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점점 커지더라고요rdquo 그는 이런 각

고의 노력 끝에 지난해 11월 교육부에서 주관한 lsquo리서치펠로우

프로젝트(모바일 클라우드 컴퓨팅 상호작용 지연 최소화를 위한

복합프레임워크 개발)rsquo를 맡으면서 연구교수가 됐다

요즘의 꿈은 두 가지다 ldquo연구자로 우리나라 소프트웨어 분야

에 기여할 수 있는 연구 실적을 내는 거죠 지금 실험이 마무리

단계에 있고요 조만간 논문을 발표할 예정입니다rdquo 그는 연구 이

야기를 하면서 커다란 눈을 반짝였다 두번째 꿈은 더 인상적이

었다 ldquo아이들에게 자랑스러운 엄마가 되는 거요 나중에 커서 아

이들이 lsquo우리 엄마는 과학자rsquo라고 자랑스러워할 수 있었으면 좋겠

어요rdquo 글middot박지현 기자

한국여성과학기술인 RampD 경력복귀지원 사업이란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가 출산middot육아 등으로

경력이 단절된 이공계 출신 여성(여성과학기술인)에 대해 다시 연구 현

장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업이다 여성들이 연구 현장 복귀

를 준비할 때부터 일자리에 정착할 때까지 패키지 형태로 지원한다

재취업 역량 진단을 통한 맞춤형 준비교육과 직업상담 일자리 추천

등을 한다 지속적으로 경력을 유지middot발전시킬 수 있도록 취업 중개도

돕는다 복귀 사업의 지원 규모는 여성 과기인 1인당 2천만원 이내로 최

장 3년까지 지원된다 2012년과 2013년 두 차례에 걸쳐 여성 과학자 복

귀사업을 벌였는데 70명 모집에 153명이 몰렸다 이 사업을 통해 현장

으로 돌아온 여성 과학기술인은 2012년 39명 2013년 58명이었다 이

들은 지금까지 국내외 학술지 논문 30편과 특허출원 9건을 내는 등 두

드러진 성과를 보이고 있다

문의 02-6411-1011~2 wwwwisetrekrreturn

ldquo두 아이의 육아를 연구와 병행하는 일은 생각보다 너무 어려웠다rdquo는 변 교수는 아이들에게 자랑스러운 과학자 엄마가 되고 싶다고 했다

오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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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기술 여성파워시대 과학과 인문학 통섭기획특집

ldquo미국 유학시절 아이가 아플 때면 유치원을 보낼 수도 내

가 학교 수업에 빠질 수도 없어 발을 동동 구른 적이 한

두 번이 아니었어요rdquo

45년간 화학을 연구해 온 황영애(68) 상명대 명예교수는 아직

도 그 시절만 떠올리면 가슴 한 편이 쿡쿡 아려온다 함께 박사과

정을 밟은 남편은 아이 문제나 집안일에 있어서 늘 뒷전에 있는

데 반해 과학자이기 전에 lsquo엄마rsquo였던 황 교수에게는 학업과 가정

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게 여간 고된 일이 아니었다

ldquo어느 분야나 일과 가정을 양립시키는 일이 쉽진 않겠지만 과

학 분야에서도 여성에게 유리한 점은 결코 없었어요 사회생활에

있어서의 문제라기보다는 결혼이나 육아로 인한 가정의 문제였

죠 혹자는 연구직이면 그래도 좀 편하지 않으냐고도 하는데 흔

히 생각하듯 하나 더하기 하나를 해서 원하는 결과가 나오는 게

아니니까요 밤새도록 실험하는 일도 잦은데 아이를 둔 엄마로서

는 쉬운 일이 아니죠rdquo

lt세계문학전집gt 읽기를 좋아하던 부끄럼 많던 여고생은 화학

수업을 하던 총각 선생님을 짝사랑하며 흥미가 생겼다 선생님이

아닌 화학과 본격적인 사랑에 빠진 건 이듬해 대학에 입학하면

서부터다

그가 대학에 입학하던 해 서울대 화학과 정원 30명 중 여학생

은 4명뿐이었다 황 교수는 ldquo그 정도면 당시로서는 적지 않은 수rdquo

라며 ldquo진로를 정하는 데 있어 여자 동기들과 선배들의 도움을 많

이 받았다rdquo고 말했다 이공계 여대생이 극히 드물던 시절 결혼middot

육아에 대한 고민을 나눌 유일한 대상은 처지가 비슷한 동료들

뿐이었다

ldquo흔히 여성 과학자의 강점으로 섬세함을 꼽는데 저는 손끝이

야물지를 못했어요 실험할 때는 꼼꼼함이 필수인데 그렇지 못해

ldquo화학에서 인생과 인문학을 보았어요rdquo황영애 상명대 명예교수 ldquo교수법에 응용해 제자들 이해 도와 보람 느껴rdquo

공부가 힘들게 느껴질 때도 많았어요 오랫동안 공부해 온 저도

그런데 학생들은 오죽할까 싶어 어떻게 하면 좀 더 쉽고 즐겁게

가르칠 수 있을까 고민했죠rdquo

그 고민의 해답은 인생에 있었다 황 교수는 화학적 원리에 인

간 관계를 대입해 강의했다 그는 ldquo과학으로서 화학을 바라보면

어렵게 느낄 수 있는 것도 인생에 빗대면 쉽게 이해되는 부분이

많다rdquo고 설명했다

ldquo과학 대중화가 곧 과학 발전rdquohellip 중middot고교 무료강의 희망

ldquo화학은 정확한 학문이에요 하나가 모자라면 상대방에게 내 것

을 내어주는 게 기본 원리죠 어느 물질 하나 무의미한 건 없어

요 가령 촉매제를 예로 들면 촉매라는 건 두 가지 물질이 반응

할 때 그걸 도와주는 물질이에요 그 반응에 적극적으로 참여하

면서도 자체 생성물을 만들지 않는 희생적인 물질이죠 제 할 일

을 묵묵히 하면서도 과시하지 않는 모습이 우리 인생에 깨달음

을 주지 않나요rdquo

lsquo화학에서 인생을 배웠다rsquo고 말하는 제자들이 하나 둘 늘어날

때마다 그의 보람도 늘었다 제자 중에는 그의 교수법을 벤치마

킹해 교단에 선 이들도 있단다 인문학적인 강연으로 과학적 이

해를 돕는 그의 수업 방식은 어찌 보면 대립각을 세우는 일로도

보인다

그러나 그는 인문학을 넘어 종교에서도 과학적 원리를 발견한

다 뒤에서 힘을 보태주는 중성자 이야기로는 lsquo겸손rsquo을 플라스마

의 산화 정신으로는 lsquo순교자의 삶rsquo을 풀어낸다 필수원소와 독성

원소는 lsquo선을 가장한 악rsquo을 제설제와 부동액은 lsquo기도와 눈물rsquo의 의

미를 이해하게 한다

ldquolsquo과학과 종교의 만남rsquo이라면 흔히 성경에 나오는 일을 과학적

32-33-기획-황영애indd 32 2014-04-11 오전 15113

위클리 공감 2014414 33

으로 증명하는 내용일 것이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아요 하지

만 저는 종교적 현상을 설명하거나 증명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화

학이라는 학문이 신앙을 받아들이는 데 어떻게 도움이 되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어요 인문학도 그런 의미에서 과학과 대

치 관계에 있는 것이 아니라 접점에 있는 학문이라고 생각해요rdquo

황 교수는 자신의 강의 내용을 바탕으로 lt화학에서 인생을 배

우다gt lt화학에서 영성을 만나다gt라는 책을 출판했다 그 중 lt화

학에서 인생을 배우다gt는 교육부가 선정한 우수 과학도서로 꼽

히기도 했다

그는 저서를 내는 데 그치지 않고 직접 중middot고등학교를 돌며 무

료 강의를 펼치고 싶은 소망을 품고 있다 과학의 대중화가 곧 과

학의 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믿음 때문이다

ldquo과학 그 중에서도 기초과학 분야는 정말 중요한 학문입니다

기초과학이 튼튼해야 응용 분야도 발전할 수 있죠 미래 과학의

기초를 다지는 데 제가 조금이나마 역할을 할 수 있기를 바랍니

다rdquo 글middot허정연 기자

전민

규 기

황영애 명예교수는 45년간 화학을 연구middot강의한 경험을 바탕으로 과학의 대중화에 앞장섰다

32-33-기획-황영애indd 33 2014-04-11 오전 15117

34 2014414 위클리 공감

ldquo철커덩철커덩 삐이익~rdquo

4월 7일 오후 울산 동구 현대중공업 본사 건설장비 시험

장 바닷가 옆에 있는 시험장의 모래언덕에서 거친 기계음을 내

며 굴착기가 앞뒤로 흔들리고 커다란 굴착기 버킷(굴착기 앞부

분에 달려 있는 바구니 모양의 구조물)이 수차례 회전하며 흙을

퍼내는 작업을 한다 굴착기가 움직일 때마다 거센 모래바람에

눈을 뜨기 힘들 정도다

30여 분쯤 지나자 작동을 멈춘 굴착기의 운전실 문이 열리고

선글라스를 낀 채 스카프로 코와 귀를 둘러싸고 안전모를 쓴 운

전사가 내린다 영락없는 건설현장 남성의 모습 같지만 이 회사의

건설장비 설계 분야에서 금녀의 벽을 허문 건설장비개발1부 굴착

기 설계부의 이선경(39) 차장이다

이 차장은 남성의 전유물로 여겨지는 건설중장비 설계 분야에

서 우먼파워를 과시하는 여성 엔지니어다 2001년부터 현대중공

업에서 근무하고 있다 울산대에서 자동차공학을 전공한 그의

업무는 굴착기 설계 및 개발이다

남성 중심의 건설장비 설계를 선택한 데는 lsquo도전정신rsquo이 큰 영

향을 미쳤다 이 차장은 ldquo용도나 중량의 차이는 있지만 자동차나

건설장비의 기본 원리는 비슷하다rdquo며 ldquo여성이라서 하지 못할 것

이라는 선입견을 깨고 싶었다rdquo고 말했다

지금은 14년차의 베테랑 설계사가 됐지만 그의 도전은 처음부

터 녹록지 않았다 lsquo휠로더rsquo lsquo스키드로더rsquo lsquo카울링rsquo lsquo데칼rsquo 등 낯선 건

설장비 전문용어와 기계를 익히는 것에도 진땀을 뺐지만 육체적

피로감은 큰 고충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굴착기 설계 분야는 현장에서 굴착기를 직접

시운전해 보고 현장을 발로 뛰며 남성 작업자들을 만나 의견을

듣는 등 강도 높은 육체노동이 뒤따르는 업무 특성 탓에 여성과

는 특히 거리가 먼 영역으로 여겨져 왔다

과학기술 여성파워시대 현장에 산다기획특집

하지만 이 차장은 이런 선입견을 하나씩 깨뜨렸다 남자 동료

들에게 뒤지지 않기 위해 꾸준한 운동으로 체력을 다지는가 하

면 잦은 야근이나 출장 등에서도 특혜를 받지 않았다 더 나은

제품 개발을 위해 굴착기 운전자격증을 따내는 열성을 보이기도

했다

그는 ldquo설계실뿐 아니라 각종 현장에서 설계한 굴착기가 제대

로 움직이며 작동하는지를 직접 점검하는 등 꼼꼼하게 챙겨야

더 나은 굴착기를 만들 수 있기 때문에 운전자격증까지 따면서

스스로 굴착기 프로가 돼야 한다rdquo고 말했다

이 같은 그의 열정과 여성 특유의 섬세함middot꼼꼼함은 제품의 완

성도를 높이는 데 기여하고 있다 이 회사의 굴착기가 업계의 호

평을 얻은 데는 여성 설계자들의 역할이 컸다는 게 업계의 평가

다 이 차장의 손을 거친 lsquo굴착기 9시리즈rsquo는 세계적 베스트셀러이

다 국내에서는 수년째 부동의 1위를 지키고 있고 해외로도 꾸준

히 수출되는 제품이다

이 차장은 ldquo여성이 보는 관점과 남성이 보는 관점은 다르다rdquo며

ldquo유저 인터페이스를 제품에 완벽히 반영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의

견이 나와야 하는데 그런 측면에서 여성 설계자들이 긍정적 역

할을 한다rdquo고 말했다

ldquo동등한 대우 바라면 당당하고 용감하게 도전을rdquo

여성 설계자들은 개발 업무뿐만 아니라 현장이나 부서에서 활력

소로서의 역할도 톡톡히 한다

이 차장은 ldquo부서 내 여성 설계자가 5명인데 경직된 조직문화

에서 윤활유와 같은 작용을 한다rdquo며 ldquo갈등관계에 있는 발주처와

의 미팅에서는 부드러운 분위기를 만들어내고 친근한 표현과 여

유 있는 태도는 현장 근로자와의 관계 개선에도 큰 역할을 한다rdquo

고 말했다

ldquo섬세함 살려 최고 굴착기 만들어야죠rdquo현대중공업 건설중장비 설계 이선경 차장 ldquo현장을 발로 뛰느라 육체노동 강도 세요rdquo

34-35-기획-이선경indd 34 2014-04-11 오전 15220

위클리 공감 2014414 35

지미

연 기

하지만 남성 중심의 조직에서 힘든 점이 없는 것도 아니다 그

는 ldquo아직까지 여성 직원의 업무능력에 대한 데이터베이스가 부족

하기 때문에 중장비 분야에 대한 여성의 이해도가 낮을 것이라

는 그리고 가정으로부터의 독립성에서도 남성에 미치지 못한다

는 선입견이 있다rdquo며 ldquo하지만 그것은 여성 스스로가 넘어야 할

산rdquo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성들이 스스로 가치관을 세우고

자신의 일에 자신감을 가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ldquo같은 월급

과 동등한 대우를 받기를 바라면서 쉬운 일만 하려고 든다면 어

떤 상사라도 중책을 맡기고 싶어하지 않을 것rdquo이라며 ldquo당당하고

용감하게 도전해야 한다rdquo고 말했다

이어 ldquo섬세하고 부드러운 여성만의 장점을 살려 건설장비 분야

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드는 것이 꿈rdquo이라며 ldquo현장에서 작업자

들과 함께 어울리며 세계 최고의 제품을 설계하고 싶다rdquo는 포부

를 밝혔다 글middot최재필 기자

현대중공업 건설장비개발1부에서 굴착기 설계를 맡고 있는 이선경 차장이 자신이 설계한 제품을 점검하고 있다

현대

중공

34-35-기획-이선경indd 35 2014-04-11 오전 15225

36 2014414 위클리 공감

과학기술 여성파워시대 기술로 승부기획특집

임형미(47) 한국세라믹기술원 에코복합소재팀장은 지난

2010년부터 산업통상자원부가 추진하는 10대 핵심소재개

발(WPMmiddotWorld Premier Materials)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

다 WPM은 수송기기용 초경량 소재 친환경 스마트 표면처리 강

판과 같은 미래형 신소재들을 개발하는 프로젝트다 임 팀장은

10대 프로젝트 중 한 분야인 나노카본(탄소섬유) 사업단에서 에

너지 절감을 할 수 있는 나노복합소재를 개발하고 있다 이번 사

업단에서 몇 안 되는 여성 책임자이기도 하다 그는 ldquo최근 방열

소재가 주목받고 있는 만큼 고온에서 표면의 전기 절연성을 유지

할 수 있는 세라믹 소재를 연구한다rdquo며 ldquo정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프로젝트인 만큼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rdquo

고 말했다

세라믹은 크게 첨단세라믹과 전통세라믹으로 나뉜다 전통세

라믹은 흙이나 모래 같은 원료를 이용해 불로 구워낸 도자기나

유리 등을 말한다 첨단세라믹은 자동차와 항공우주 등 첨단 기

술을 세라믹에 접목한 소재를 말한다

한국세라믹기술원은 첨단세라믹 연구기관으로 2000년 정부

출연기관으로 출범했다 2009년부터는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기

관으로 바뀌었다 한국세라믹기술원은 에너지환경middot전자middot기초

소재 융합 분야로 나뉘어 연구하고 있다

임 팀장이 이끌고 있는 에너지소재본부 내

에코복합소재팀에서는 세라믹 원료에 해당

하는 나노입자를 더 작게 만들거나 나노입

자의 특성을 응용한 나노기술 개발에 힘쓰

고 있다

그가 2000년 한국세라믹기술원에 입사할

때만 해도 여성 과학기술 연구원은 어디에서도

ldquo나노복합소재 개발 사명감이 큽니다rdquo한국세라믹기술원 에코복합소재팀 임형미 팀장 ldquo과학기술은 가장 진실한 학문rdquo

전민규 기자

임형미 팀장은 산업통상자원부가 추진하는 10대 프로젝트 중 한 분야인 나노카본 사업단에서 책임자로 활동하고 있다

36-37-기획-임형미indd 36 2014-04-11 오전 15310

위클리 공감 2014414 37

보기 드물었다 또 과학기술이라고 하면 광물 자원 등과 같은 단

일 자원을 개발하는 수준이었다 그러나 한국세라믹기술원이 출

범하면서 변화를 맞았다

각 분야에서 세라믹기술원을 찾기 시작하면서다 당시 이화여

대 화학과를 졸업하고 미국에서 물리화학 박사학위를 받았던 임

팀장은 곧바로 지원했다 입사 지원 당시 전남대와 조선대에서

lsquo박사후 연구원rsquo으로 활동하고 있던 터라 전공을 살릴 수 있는 기

회였고 합격 소식을 들었다 임 팀장은 ldquo남편이 지방에서 근무했

기 때문에 주말부부로 지내야 하는 현실이었지만 남편의 전폭 적

인 지지 속에 일할 수 있게 됐다rdquo며 ldquo남편과 14년째 주말부부 생

활을 하고 있다rdquo고 말했다

ldquo기술개발로 기업middot소비자에 도움 줄 수 있어 뿌듯rdquo

임 팀장은 지난 4월 1일 수석 연구원으로 승진했을 정도로 인정

받고 있지만 그에게도 고비는 있었다 바로 2000년 분체팀으로

입사하면서다 분체(고체 입자가 많이 모여 있는 상태의 물체를

통틀어 이르는 말)는 공학 분야로 이학 전공을 한 그에게는 어려

움이 있었다

그렇게 1년 남짓 연구에 매진하고 있던 2000년 초 당시 한국세

라믹기술원장이 세라믹을 섬유에 응용할 수 있는 프로젝트 팀을

꾸리면서 기회가 온 것이다

그는 전남대에서는 흡착제와 석유화학 공정 등에 쓰이는 첨단

신소재인 제올라이트(제올라이트는 알칼리 금속 또는 알칼리토

류 금속을 함유하는 함수 알루미늄 규산염 광물의 일종) 촉매를

조선대에서는 세라믹 코팅제를 연구했다 그는 ldquo분체팀에 들어갔

지만 전공 분야가 아니어서 힘들었는데 회사에서 복합소재 개

발 얘기를 듣고 바로 참여하게 됐다rdquo고 말했다

그 이후 나노카본 복합소재 개발에 적극 뛰어들었다 그간 성

과도 있었다 대표적인 연구 성과물은 난연제(플라스틱의 내연소

성을 개량하기 위해 첨가하는 첨가제) 개발이다 예를 들어 지하

철 화재 시 인명 피해가 많은 이유는 유독가스로 인한 질식사 때

문으로 난연제 개발도 유독가스를 줄일 수 있는 방안이 된다 전

선소재도 나노입자 크기(한 변의 길이가 1천만분의 1미터 이하)의

무기물을 고르게 분사시키고 불에 잘 타지 않는 성질의 난연제

를 결합시키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임 팀장은 ldquo나노물질의 입자 크기는 눈에 보이지 않지만 나노

기술은 우리의 건강과 환경 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요한 기

술rdquo이라고 말했다

또 기업과 협업해서 개발한 연구도 있다 기술원은 개인 연구

개발도 중요하지만 기업이 필요로 하는 기술도 개발한다 그는

ldquo기술 개발을 하면 기업들에 기술을 이전하기도 하지만 자체 예

산이 많지 않아 예산 확보를 위해 기업이 의뢰한 기술을 협업해

개발하는 프로젝트가 많다rdquo고 말했다

대표적인 것 중 하나가 2012년 LG전자와 함께한 휴대폰 유리

기판 표면온도 저감용 코팅제 연구다 휴대폰을 오래 사용하다

보면 휴대폰이 발열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발열을 줄이기 위한

기술 연구를 LG전자가 의뢰하면서 연구에 매진해 발열을 줄일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현재는 LED 분야 중소기업과 LED 형광등 커버를 개발 중이

다 그는 ldquo과학기술은 측정과 관찰을 통해 결론을 얻는 만큼 정

확하고 진실한 학문rdquo이라며 ldquo기술 개발로 기업은 물론 소비자들

에게도 도움이 될 수 있어 매우 뿌듯하다rdquo고 말했다 이어 ldquo과학

기술 분야에 진출하는 여성들의 숫자가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rdquo고

덧붙였다 글middot김성희 기자

36-37-기획-임형미indd 37 2014-04-11 오전 15313

38 2014414 위클리 공감

베트올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개와 고양이 등 반려동물들의

질병을 체크할 수 있는 진단키트를 개발하는 회사다 동

물 진단키트란 사람의 임신 진단키트와 같이 반려동물의 혈액이

나 분비물을 떨어뜨려 10분 이내에 질병 유무를 곧바로 알 수 있

게 해 주는 제품이다 한 줄이면 음성 두 줄이면 양성 반응을 나

타낸다 김정미(51) 베트올 대표는 ldquo국내에서는 잘 알려지지 않은

기업일 수 있지만 해외 동물 의료시장에서는 꽤 유명한 기업rdquo이

라고 소개했다

실제로 베트올은 107개국에 30여 개 질병 진단키트 제품을

수출한다 지난해 1분기 매출의 991퍼센트가 해외에서 나왔을

정도다 김 대표는 ldquo국내에서는 반려동물에 대해 관심 있는 질병

수가 4~5개에 불과하지만 해외에서는 사람이 가지고 있는 질병

처럼 반려동물 질병에 대한 관심이 높기 때문rdquo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창업한 지 7년 만에 세계 동물 의료시장에서 다섯 손가

락 안에 꼽히는 기업으로 성장했다 연구원과 생산직원을 다 합

쳐도 28명밖에 안 되는 기업이 말이다 2006년 12월 창업한 첫

해에도 매출을 올렸다 이에 대해 그는 ldquo좋은 물건을 빨리 만들고

잘 팔았기 때문rdquo이라고 대답했다 이런 자신감에는 그가 학교에

서 공부한 이론과 실무 경험이 바탕이 됐다

김 대표는 이화여대 생물학과를 졸업한 후 미국 오스틴 텍사

ldquo충분한 역량middot경험 쌓은 뒤 43세에 창업rdquo김정미 베트올 대표hellip 동물 질병 진단키트 개발로 7년 만에 세계 5위권 성장

지미

연 기

김정미 베트올 대표는 창업 7년 만에 반려동물의 질병 진단키트를 107개국에 수출하고 있다

과학기술 여성파워시대 과학도로 창업 도전기획특집

박상

문 기

38-39-기획-김정미indd 38 2014-04-11 오전 15411

위클리 공감 2014414 39

스주립대에서 약리middot독성학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MIT 박사후

연구원 과정을 마쳤다 한국에 들어와 1997년 국립보건원에서

책임연구원으로 근무한 뒤 바이오 업체인 바이오메드랩과 이수

그룹의 바이오 계열사인 이수앱지스에서 인체 질병과 동물 질병

연구를 했다

바이오메드랩 연구원 재직시절에는 자궁암 진단키트인 lsquo자궁

암 진단용 DNA 칩rsquo을 개발했다 한국 식약청 허가를 받아 현재

병원에서 사용되고 있다 이후 이수앱지스로 옮겨 인체 진단과

관련 제품을 연구하고 개발 판매까지 총괄하는 진단사업팀장을

5년간 지냈다 그는 ldquo국립보건원 공무원 생활을 하고 바이오 회

사에서 제품을 만들어 상용화하는 모든 과정을 경험한 것이 창

업하는 데 큰 자산이 됐다rdquo고 말했다

자신감이 생긴 김 대표는 창업을 하기로 결심했다 당시 나이

43세였다 그는 ldquo지금까지의 경험과 역량으로 충분히 승산이 있

다고 생각했다rdquo고 말했다 그는 이수앱지스에서 함께 지내온 연

구원들과 함께 힘을 모아 시작하기로 했다 그러나 제한된 자본

력과 소수 인력으로는 지금까지 했던 인체형 질병 진단키트 시장

은 어렵다고 판단했다 결국 고민 끝에 반려동물 시장으로 방향

을 틀었다 그는 ldquo동물 진단키트는 사람을 위한 키트와 기술이 유

사해 제조 원가가 비슷한 반면 판매 가격과 경쟁률은 크게 차이

가 난다rdquo고 말했다 이어 ldquo전 세계 동물시장은 해마다 10퍼센트

이상 증가하는 블루오션인 만큼 성장 가능성이 크다고 확신했

다rdquo고 덧붙였다

ldquo창업은 철저히 준비하고 정책자금 적극 이용을rdquo

그러나 어려움도 있었다 바로 연구개발비다 김 대표는 정부에서

지원받을 수 있는 방법을 알아보기 시작했다 그는 ldquo사업성이 높

은 만큼 성공할 자신이 있었다rdquo며 ldquo중소기업청 농림부(현 농림축

산식품부) 경기과학기술진흥원 등에서 내놓은 과제에 참여해

연구개발비를 확보했다rdquo고 말했다 실제로 베트올은 2007년 9월

산업자원부(현 산업통상자원부)의 lsquo신기술보육사업rsquo으로 선정돼

기술개발 자금을 지원받았고 2008년에는 중소기업청의 lsquo중소기

업기술혁신사업rsquo에 뽑혔다 김 대표는 ldquo창업을 생각한다면 우선

철저히 준비하고 정부의 정책자금을 적극 이용하라rdquo고 조언했다

지원 끝에 베트올은 lsquo개 심장사상충rsquo lsquo개 홍역rsquo lsquo개 장염rsquo 등 세 가

지 종류의 질병을 체크할 수 있는 진단키트를 개발할 수 있었다

베트올 진단키트는 국내 수의사는 물론 세계 바이어들에게 호

평을 받으면서 제품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다 이제는 lsquo어디에 팔

까rsquo 고민을 하는 게 아니라 기업에서 lsquo필요한 제품을 만들어 달라rsquo

는 주문이 들어올 정도다 빠른 시간 내 시장을 선점할 수 있었던

이유는 김 대표가 직접 제품을 들고 해외 바이어를 만나고 뛰어

다닌 덕분이다 그는 ldquo제품을 만든 사람이 가장 잘 팔 수 있다고

생각한다rdquo며 ldquo아직도 제품의 기술영업과 기술지원을 직접 하고 있

다rdquo고 말했다 베트올은 물건을 믿고 팔 수 있는 백신회사나 제약

회사 등을 선정해 계약을 맺는다 거래처가 65개사에 달한다

현재 전 세계 동물 진단키트시장 규모는 2조원이다 대표 기업

으로는 아이덱스와 헤스카 신바이오텍스 등 미국의 3개사와 유

럽의 2개사 정도다

김 대표는 ldquo우리 기업만의 기술경쟁력이 있는 만큼 몇 년 안에

아이덱스와 어깨를 견줄 수 있을 것rdquo이라고 자신했다 이어 ldquo앞으

로 진단키트뿐 아니라 진단부터 치료까지 할 수 있는 의료기기

개발에도 힘쓸 것rdquo이라고 말했다 올해에는 개와 고양이 질병 진

단키트에 이어 말에 대한 질병 진단키트를 출시할 계획이다 그

는 ldquo창업할 때 가장 시간을 많이 투자하고 전문성을 가져야 한

다rdquo며 ldquo일할 때에는 여자라는 생각을 버리고 일해야 한다rdquo고 말

했다 글middot김성희 기자

베트올이 개발한 반려동물들의 질병을 체크할 수 있는 진단키트

베트

38-39-기획-김정미indd 39 2014-04-11 오전 15414

40 2014414 위클리 공감

공감 인터뷰

인터넷 없는 세상을 상상할 수 있을까 우리 생활 전반에 자

리 잡은 인터넷 덕분에 편리한 생활을 영위하고 있지만 개

인정보 유출 바이러스 유포 등 사이버 범죄에 대한 우려도 만만

치 않다 이 같은 걱정에서 벗어날 수 있는 안전한 정보통신 사회

를 만들기 위해 활동하는 사이버 보안전문가 lsquo화이트 해커rsquo의 세

계에 뛰어든 고교생이 있다

지난 4월 2~3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전 세계 화

이트 해커들의 해킹방어기술 경연대회 lsquo코드게이트(CODEGATE)

2014rsquo 주니어부 우승자인 선린인터넷고 3학년 임정원(18) 군이다

이번 대회에는 지난 2월 온라인으로 치러진 예선전을 포함 역

대 최대 규모인 전 세계 74개국 1200개팀 2968명의 정보보안

인재들이 참가했다 lsquo코드게이트 2014rsquo에서 세계 최초로 열린 주

니어 해킹방어대회에도 24개국 378명이 참가했다

7회째인 올해 대회는 해외 참가팀의 비중이 58퍼센트였으며

지난해 개최된 세계 최대 해킹대회인 lsquo데프콘rsquo(예선참가 917개팀)

규모도 뛰어넘었다

우리나라는 단체전인 일반부에서 아쉽게도 우승팀을 내지 못

했으나 개인전인 주니어부에서 1위부터 3위까지 휩쓸었다 특히

우승자인 임 군은 총점 1340점을 획득해 880점으로 2위를 차지

한 김범수(18middot개포고 3년) 군과 큰 점수 차를 보였다

ldquo어릴 때부터 게임보다 프로그래밍에 관심이 컸어요rdquo

ldquo어릴 때 집에 있는 컴퓨터를 하면서 궁금증이 생겼어요 컴퓨터

에서 운영되는 프로그램들이 어떻게 만들어지는 걸까 하고요

그래서 초등학교 2학년 때 직접 프로그램을 만들고 싶은 마음에

혼자 책을 보면서 공부를 시작했어요rdquo

임 군은 lsquo학원을 다녔다rsquo lsquo컴퓨터를 잘하는 집안 어른에게 배웠

다rsquo 정도의 답변을 기대하며 던진 질문에 대해 lsquo독학rsquo이라는 의외올해 처음 열린 코드게이트 2014 주니어부 우승자인 임정원 군은 우리나라의 사이버 안보를 지키는 정보보안 전문가를 목표로 공부하고 있다

지미

연 기

ldquo사이버안보 지키고 싶어요rdquo선린인터넷고 임정원 군 해킹방어기술 올림픽 lsquo코드게이트 2014rsquo 주니어부 우승

40-41-공감인터뷰indd 40 2014-04-11 오전 15526

위클리 공감 2014414 41

의 답을 내놓았다 초등학교 저학년 또래라면 컴퓨터 게임이나

인터넷 검색 등에 관심을 보이는 것이 보통인데 임 군은 그것을

가능하게 만든 프로그램에 흥미를 보인 점도 남달랐다

ldquo그 당시 보던 책 중에 lt철벽보안을 위한 역공격 해킹gt이라는

책이 있었어요 그 책을 보면서 정보보안에 빠져들었고 나중에

는 책이 뜯어질 정도로 반복해서 읽었어요rdquo

남다른 관심과 열성으로 임 군은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 2년

간 서울 중부교육청의 정보영재로 중2 때는 서울대학교 과학영

재교육원 정보영재 프로그램에 선발되어 영재 교육을 받았다

ldquo책에 나온 내용들을 보면서 정보보안에 대해 본격적으로 공

부해 보고 싶은 욕심이 생겼어요rdquo

특성화고에서 체계적으로 공부할 길 찾아

임 군이 특성화고인 선린인터넷고에 진학한 것도 정보보안에 대

한 공부 욕심이 커서였다고 한다 임 군의 부모는 특목고 진학을

원했으나 ldquo본격적으로 정보보안에 대한 공부를 해 보고 싶다rdquo는

임 군의 강한 고집에 밀려 특성화고 진학을 허락했다고 한다

ldquo선린인터넷고의 교육과정과 동아리활동에 대해 알아보니 제

가 더 알고자 했던 것들을 제대로 배울 수 있을 것 같다는 기대

감이 들었어요 실제로 입학해서 공부해 보니 수업 내용이 충실

하고 동아리활동도 활발해 부족한 점을 많이 채울 수 있었어요

lsquo레이어 세븐rsquo이라는 동아리에 가입했는데 뛰어난 선배들이 문제

를 해결하는 모습을 가까이서 보고 함께 연구활동을 할 수 있어

서 너무 좋았어요rdquo

선린인터넷고에 진학해 정보보안에 대해 체계적으로 공부할

수 있는 길을 찾게 된 임 군은 각종 대회에 진출하면서 좋은 성과

도 냈다 2013년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개최한 lsquo제1회

ETRI 주니어 해킹대회rsquo에서 우승하는 등 총 7개의 해킹방어대

lsquo화이트 해커rsquo들의 축제인 코드게이트 2014의 외국인 참가자

코드

게이

트 2

014

사무

회에 참가해 그 가운데 2개 대회에서 2위에 입상하고 5개 대

회에서 1위를 하는 등 놀라운 실력을 보여주었다

ldquo대회에 나가면 내가 어느 정도 수준인지 부족한 점은 어떤

건지를 알 수 있어 좋아요 이번 대회는 세계 최초의 주니어 국제

해킹방어대회이자 제가 나갈 수 있는 마지막 주니어 대회였기에

더욱 의미가 있었는데 이렇게 좋은 성적을 거둬 정말 기뻐요rdquo

임 군은 지난해 9월부터 한국정보기술연구원(KITRI)의 차세

대 보안전문가 양성과정 베스트오브베스트(BoB)에 지원해 교육

을 받아왔다

8개월간의 교육과 프로젝트 진행 등을 통해 실력을 인정받아

120명의 교육생 중 lsquo베스트 10rsquo에 선정되어 lsquo국가대표 화이트 해커rsquo

라는 영예를 얻고 지난 3월 캐나다에서 열린 정보보안 컨퍼런스

lsquo캔섹웨스트(Cansecwest)rsquo에 참가하기도 했다

임 군은 BoB 교육과정 중 마이크로소프트사 윈도 익스플로

러 프로그램의 보안 취약점을 발견하기도 했다

ldquo아쉽게도 분석이 완료되기 전에 마이크로소프트사에서 보안

패치를 내놓아 해결이 됐어요 제가 분석하는 동안 먼저 발견한

다른 연구자가 제보를 한 거겠죠rdquo

임 군은 ldquo캐나다에서 정보보안 컨퍼런스에 참가해 최신기술에

대한 발표를 보면서 앞으로 갈 길이 멀었다는 생각이 들었다rdquo면

서 ldquo공부하면 할수록 배워야 할 것이 너무 많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rdquo고 말했다 그리고 자신의 포부를 밝혔다

ldquo여러 사람들과 함께 연구하면서 실력을 키워나가고 싶어요

그래서 대학에 진학해 정보보안을 전공하고자 합니다 기회가 주

어진다면 국가기관에서 우리나라의 사이버 안보를 지키는 일을

하고 싶습니다rdquo

한 고교생의 가슴에 사이버 보안전문가의 꿈이 영글고 있

었다 글middot이윤진 객원기자

40-41-공감인터뷰indd 41 2014-04-11 오전 15530

42 2014414 위클리 공감

스마트폰 중독hellip ldquo자녀와 함께 풀어요rdquo친밀한 소통과 사용한계 정하고 자율성 높이는 lsquo친middot한middot자rsquo 매뉴얼 보급

교육정보

지난해 이동통신 3사의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청소년(만

19세 미만) 약 540만명이 스마트폰을 갖고 있다 한국정보

화진흥원이 지난해 분석한 청소년 스마트폰 중독률(255퍼센트)

은 인터넷 중독률(117퍼센트)보다 2배 이상 높고 전년대비 71퍼

센트포인트 증가하여 성인(89퍼센트)의 29배 수준에 달했다

스마트폰에 빠지기 쉬운 청소년 자녀에게 스마트폰 사용을 줄

이라고 조절하라고 지도하는 것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24

시간 따라다니며 잔소리를 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스마트폰에 빠

져들기만 하는 자녀를 대체 어떻게 지도해야 할까

여성가족부는 청소년의 올바른 스마트폰 이용습관 형성을 효

과적으로 돕기 위해서 스마트폰 과다 이용 청소년 상담 부모교

육 치료 관련 매뉴얼을 개발하여 보급하고 있다

이 매뉴얼은 지난해 한국청소년상담복지개발원이 중심이 되어

서울대middot중앙대middot을지대 등 학계 전문가와 현장 실무자 교사 및 학

부모 등이 참여하여 제작한 것으로 lsquo스마트폰 중독 청소년 상담 매

뉴얼(개인middot집단)rsquo lsquo스마트폰 중독 청소년 부모교육 매뉴얼rsquo lsquo스마트

폰 중독 청소년 치료 매뉴얼rsquo 등 3종(4권)으로 구성되었다

ldquo스마트폰은 중독성 강한 기기임을 먼저 이해하자rdquo

lsquo상담 매뉴얼rsquo은 청소년이 스마트폰의 강박적 사용을 줄이기 위해

자신의 사용 패턴을 스스로 이해하여 조절할 수 있도록 구성돼

있다 특히 개인상담과 집단상담으로 구분해 상담효과를 높이고

상담과정에서 자율성을 높이도록 제작됐다

lsquo부모교육 매뉴얼rsquo은 부모가 스마트 기기를 이해하고 자녀가

스마트폰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도록 지도할 수 있는 lsquo친middot한middot자 스

마트폰 자기조절 양육 원리rsquo 등을 소개하고 있다

lsquo부모교육 매뉴얼rsquo은 부모들에게 먼저 자녀들이 사용하는 스마

트폰의 순기능과 역기능을 이해할 것을 권한다

스마트폰은 언제 어디서든 액정만 터치하면 스마트 세상에 들

어갈 수 있어 어느 기기보다 중독성이 심하다는 미디어 특성을

갖고 있다 발달적 특성상 청소년기는 신체적middot정신적 변화를 겪

는 시기로 청소년들이 어지러운 마음을 피하는 가장 손쉬운 방

법으로 스마트폰을 선택하고 있다 이와 함께 기질적으로 우울

증 ADHD(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를 가진 청소년들이 특히

서울 마포구 성산동 월드컵공원에서 lsquo일주일에 한 번 한 시간 스마트폰을 끄자rsquo는 스마트폰 사용 줄이기 캠페인에 참여한 청소년들 여성가족부는 청소년들이 스마트폰 사용을 자율적으로 조절하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해 부모와 상담기관용 매뉴얼을 펴냈다

연합

친 친밀하게 관계 맺기 의사소통하기

한 한계 정하고 규칙을 통해 반복 습득하기

자 자율성 책임 높이기

42-43-교육정보_스마트폰indd 42 2014-04-11 오전 15605

위클리 공감 2014414 43

매뉴얼 내려받기 여성가족부gt정책안내gt정책자료gt일반정책자료 wwwmogefgokr

스마트폰으로 인한 중독 증상

1 일상생활 장애 스마트폰으로 인해 기본적으로 해야 할 일을 못하

게 되는 것을 말한다 밤늦게까지 스마트폰을 보느라 잠을 제대로

못 자 학교에 지각을 하거나 수업에 집중하지 못하고 내내 스마트

폰만 보는 일도 있다 스마트폰을 보면서 걷다 넘어지거나 달려오

는 차를 피하지 못하는 일도 있다

2 내성 스마트폰을 사용하면 할수록 더 많이 사용해야 만족을 느끼는

증상이다 알코올 중독도 점점 많은 양의 술을 마시게 되는 병인 것처

럼 스마트폰 중독도 점점 사용 시간이 전보다 늘어난다

3 금단 스마트폰을 보고 있지 않은 동안에도 내내 스마트폰 생각만 하

게 되는 증상이다 담배를 끊으면 금단 증상이 생긴다고들 하는데 마

찬가지로 스마트폰 중독이 되면 갑자기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못하게

되거나 사용 시간을 줄이게 될 때 초조하고 불안해져서 안절부절하게

된다

4 일탈 행동 평소에 하지 않던 행동들 예를 들면 잦은 거짓말 무단 결

석 수업 빠지기 흡연 등을 한다

중독되기 쉽다

이처럼 청소년들이 스마트폰 사용을 조절하지 못하는 것은 단

순히 의지 부족만이 원인이 아니다 청소년들이 스마트폰에 빠질

수밖에 없는 여러 가지 이유들이 있고 우리 아이만 스마트폰에

빠져 허우적대는 것이 아니므로 부모는 이를 이해하고 자녀를 애

정 어린 시선으로 관심 있게 지켜봐 주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고 매뉴얼은 충고한다

부모middot자녀가 lsquo지킬 수 있는 규칙rsquo 함께 만드는 게 중요

매뉴얼은 스마트폰은 혼자 사용하는 개인 매체이므로 자녀 스스

로 조절하고자 하는 의지를 보이지 않는다면 부모의 관리middot지도

가 어렵다고 지적한다 ldquo스마트폰을 하루 몇 시간 이상 사용하면

뺏는다rdquo는 방식의 강압적인 처벌이나 규제는 자녀가 커갈수록 오

히려 부작용을 낳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그래서 자녀가 스스로 스마트폰 사용을 조절할 수 있도록 lsquo친

밀한 의사소통rsquo부터 힘쓸 것을 권한다 처벌middot규제보다 먼저 자녀

와 lsquo친밀한 의사소통rsquo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지속적인 관심과 노

력이 필요하다고 매뉴얼은 강조한다 부모middot자녀 간의 친밀한 의

사소통이 가능할 때 함께 한계와 규칙을 정하고 자녀의 조절 동

기와 자율성을 향상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규칙이 부모의 마음에 안 들더라도 자녀가 지키기 쉽게 만들

고 점차 난이도를 높이는 것이 효과적이다 또한 자녀가 스스로

의 생각이나 행동에 확신을 가질 수 있도록 신뢰와 격려가 필요

하며 피드백을 해 주는 것도 중요하다 피드백 방안으로 부모와

자녀가 합의해 상벌을 정한다 매뉴얼은 이러한 과정에서 ldquo자녀

가 제기하는 의견에 대해 변명으로 받아들이지 말고 자신의 생

각(가치 흥미)을 찾아가는 과정으로 생각하고 존중하는 태도를

가질 것rdquo을 충고하고 있다 글middot박경아 기자

(서울시교육청 2013)스마트폰 과다 사용으로 인한 학년별 유병률

10

8

6

4

2

0초등학교 4학년 중학교 1학년 고등학교 1학년 평균

091

724

886

651

(단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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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 2014414 위클리 공감

공공기관 지방화시대

새 둥지 7개월hellip ldquo이젠 부산 공공기관rdquo영상물등급위원회 신입직원 90퍼센트 지역인재 선발 등 현지화에 힘써

부산 이전 7개월 영상물등급위원회(이하 영등위)가 지역사

회와 빠르게 밀착하면서 성공적인 lsquo부산시대rsquo를 열고 있다

다양한 체험행사로 지역민들과의 융화에 힘쓰는가 하면 신입직

원도 부산 지역민으로 90퍼센트를 채용하는 등 과감한 변화를

시도했다

그 결과로 지난 3월 7일 대통령 직속 지역발전위원회로부터

공공기관 지방이전 우수기관 표창을 받기도 했다 이전 지역인

부산의 최초 입주기관으로 지역균형발전을 위해 선도적인 역할

을 한 공로를 인정받아서다

처음부터 순탄했던 것은 아니다 태스크포스(TF) 팀부터 공공

기관 이전의 전 과정을 지켜봐 온 경영지원실 강성우 대리는 ldquo허

허벌판에 세워질 이 건물이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몰라 막막했

다rdquo고 토로했다 청사 내부 인테리어를 고려할 때도 lsquo영화의 도시rsquo

와 국내 유일의 등급분류 기관이라는 콘셉트를 잘 살릴 수 있는

것으로 선택하는 데 머리를 싸매야 했다

가장 큰 것은 임직원들의 고충이었다 서울 상암동에 기관이

있을 때 부산으로 이전하기 어려운 직원들은 퇴사하거나 이직했

다 정든 직원들과의 이별을 감수해야 했다 임직원 가족들의 불

지난해 9월 부산에 새롭게 둥지를 튼 영상물등급위원회는 부산과의 소통과 호흡을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영상물등급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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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 공감 2014414 45

편함도 있었다 강성우 대리는 ldquo아홉 살 딸아이도 전학 오기 전 서

울 친구들하고 떨어져야 한다고 많이 칭얼대 미안했다rdquo고 말했다

ldquo부산 직원들 덕에 맛집도 알고 잘 어울려요rdquo

이전 이후 새로 채용된 14명의 신입직원 중 12명이 부산지역 인재

다 함께하는 직원들은 만족스러워한다 영화부 박경미 과장은

ldquo부산 현지 직원들 덕에 맛집도 잘 알게 되고 잘 어울릴 수 있어서

너무 좋다rdquo고 말하며 활짝 웃었다 강성우 대리도 ldquo지역민 채용은

이러한 인적 교류를 잘 활용한 성과였던 것 같다rdquo고 만족해했다

영등위는 이외에도 해운대구 재송시장과 자매 결연을 맺었다 지

역 전통시장 이용 활성화와 서민경제 촉진에 기여하기 위해서다

따뜻한 나눔 행사를 적극적으로 추진한 것도 큰 변화다 지난

해 말 보육시설인 lsquo박애원rsquo의 어린이middot청소년과 영등위 임직원 간

사랑나눔 행사로 지역과 한층 더 가까워지는 계기를 마련하기도

했다 강 대리는 ldquo임직원과 보육원 친구가 11 매칭으로 친구관계

를 맺었는데 감회가 새로웠다rdquo고 말하며 ldquo직원들 사이에서도 앞

으로 소외계층을 위해 더 힘쓰자는 내부의 변화가 보이는 것 같

아 뿌듯하다rdquo고 덧붙였다

영등위는 청소년들이 미디어를 건전하게 접할 수 있도록 독려

하는 프로그램도 추진 중이다 이를 위해 3월 13일 부산시청자미

디어센터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청소년이 영상을 활용

한 정보를 얻는 데 도움이 되고자 하는 취지다 홍보팀의 변효진

사원은 ldquo부산지역 청소년들의 창의적 문화체험 활동과 영상미디

어 이용에 대한 올바른 정보를 제공하려 한다rdquo며 ldquo앞으로 등급분

류 체험교육 지원 등 실질적인 협력도 강화할 계획rdquo이라고 말했다

영등위 직원들은 완전한 부산 정착을 위해 lsquo현지화rsquo에 더 힘쓰

겠다고 입을 모았다 박경미 과장은 ldquo영화도시 부산의 상징은 우

리 영등위의 이미지를 제고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됐다rdquo며 ldquo영등위

는 부산과의 더욱 적극적인 협력으로 부산의 공공기관이 되겠

다rdquo고 덧붙였다 글middot박지현 기자

영상물등급위원회

박선이 영상물등급위원장

ldquo 부산이 창조경제 중심지 되도록 최선rdquo

영상물등급위원회 박선이 위

원장(사진)의 발걸음이 분주

하다 지역 이전 이후 성과와

행보에 대해서 들어봤다

가장 중점을 두었던 분야와

성과를 말씀해 주세요

ldquo우리 위원회는 부산과 호흡

을 같이하는 데 초점을 맞췄

습니다 신입직원 대부분을 부산 인재로 채용하며 지역인

재 활용에 주안점을 뒀습니다 지난해 10월에는 아시아 각

국 등급분류 기관과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한국의 선진등

급분류 시스템을 알리기 위해 국제영화등급분류포럼을 열

었습니다 반응이 상당히 좋았습니다 특히 우리나라 등급

제도가 어떤 영화도 상영할 수 있는 선진적인 제도로 평가

받는 좋은 기회였습니다rdquo

현재는 어떤 활동을 추진하고 계십니까

ldquo올바른 영상문화 정착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초middot중

학생을 대상으로 한 미디어교육 교사를 대상으로 한 교원

직무연수교육 프로그램을 추진해 청소년들의 건전한 영상

문화를 도모하기 위함입니다 또한 멀티플렉스가 영화관

내 등급 표시를 확대하고 관람객들이 정확한 등급 정보를

이용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업무협력을 확대해 나갈 예정

입니다 시민 등 각계각층의 분들을 초청하여 영상물을 즐

겁게 향유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들겠습니다rdquo

향후 계획과 비전에 대해 말씀해 주세요

ldquo아시아에서 영상중심도시 부산과 한국의 위상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되고 싶습니다 창조경제의 본거지인 런던은 음

악과 미술 등 문화예술 분야를 아이디어와 접목해 새로운

국가 성장동력 산업으로 키우는 큰 성과를 냈습니다 영

화middot영상 인프라가 잘 갖춰진 부산이 창조경제 주축이 될

수 있도록 힘을 모으겠습니다rdqu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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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 2014414 위클리 공감

건강

야식증후군(Night Eating Syndrome)은 저녁 7시 이후의 식사

량이 하루 전체의 50퍼센트 이상을 차지하는 증상을 가리키는

데 불면증 등 수면 장애를 동반한다 밤마다 음식이 당겨서 고민

인 야식증후군을 극복하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규칙적인 식습관과 생활습관 야식 먹는 습관을 없애기 위해서는

아침 식사는 조금이라도 챙겨 먹고 공복감이 들지 않도록 저녁

식사도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좋다 늦어도 저녁 6시 전에 식사

하는 것이 좋다

폭식을 예방하고 다이어트에 도움을 주는 숙면 잠을 잘 때 분비되

는 멜라토닌이라는 호르몬이 식욕을 억제해 다음날 폭식을 예방

하고 다이어트에도 도움을 준다 숙면 상태에 들어가면 지방 분

해에 도움이 되는 호르몬도 활발하게 분비되기 때문에 숙면을

취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빈속에 잠이 안 온다면 우유middot두유middot토마토 빈속에 잠이 안 오는

경험을 누구나 한 번쯤은 했을 것이다 그럴 때는 우유나 두유를

따뜻하게 데워 마셔보자 우유 및 두유에 많이 함유된 칼슘은 신

경안정 효과가 있어 숙면에 도움이 된다 열량이 낮은 방울토마

토도 추천한다

일조량이 부족한 겨울을 지나 봄이 되면서 lsquo계절성 우울증rsquo에 대

한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이에 하이닥 정신건강의학과 공개상담

실을 참조해 lsquo계절성 우울증rsquo의 특징과 치료에 대해 살펴보자

2주 이상 지속되면 lsquo반드시rsquo 진료 lsquo계절성 우울증rsquo은 어느 정도 예측

이 가능하기 때문에 우울한 기분 의욕상실 과다수면 등이 2주

이상 지속된다면 lsquo봄을 탄다rsquo는 말로만 넘길 것이 아니라 진료 상

담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알맞은 치료가 무엇보다 중요 lsquo계절성 우울증rsquo은 조울증 증세도 보

이기 때문에 일반적인 항우울제로만 접근하게 되면 오히려 상태

가 악화되는 경우가 있어 진단에 따라 알맞은 항우울제 처방이

필요하다

황사와 미세먼지가 많은 봄철에 특히 흔한 알레르기성 결막염 예

방법에 대한 관심이 높다 봄이 되면서 눈이 가렵고 눈곱이 끼며

눈물이 자주 난다면 알레르기성 결막염을 의심할 수 있다

침구류 일광건조는 lsquo필수rsquo 주로 눈이나 눈꺼풀의 가려움증 결막의

충혈 눈부심 눈물 흘림 증상이 발생하는 알레르기성 결막염의

예방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집먼지진드기 애완동물의 털 등 알레

르기 유발 물질에 노출되는 것을 피해야 한다 집먼지진드기는

침구나 카펫 커튼 속에 서식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일주일에

한 번 정도 정기적으로 세탁하고 햇볕이 좋은 날에 틈틈이 일광

건조를 하는 것이 좋다

손은 자주 씻고 술은 자제하고 꽃가루가 날리거나 미세먼지 농도

가 높은 날 외출 시에는 모자와 마스크를 착용하고 이물질이 낄

가능성이 높은 콘택트렌즈보다 안경을 쓰는 것이 좋다 술은 염

증을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증상이 나타난다면 자제해야 한다

근막동통증후군은 목덜미 허리 어깨 종아리 팔꿈치 안쪽 갈

비뼈 등의 부위에 주로 나타나며 근골격의 통증을 특징으로 하

는 질환이다 흔히 lsquo담이 결린다rsquo고 표현하는 증상이 바로 근막동

통증후군이다 근막동통증후군은 오랫동안 책상에 앉아 있거나

혹시 봄을 타시나요

야식증후군

계절성 우울증

알레르기성 결막염

근막동통증후군

변덕스러운 봄 날씨 번갈아 오는 황사와 미세먼지로 인해 봄나들이가 예년 같지 않다 겨우내 움츠러들었던 신체활동이 아직

왕성해지기 어려운 요즘 같은 때 겨울부터 이어진 야식 습관 계절성 우울증 오랜 실내생활로 인해 몸과 마음에 이상이 있는

지 자가 점검을 해 보자 봄볕 자외선이 더해지며 눈과 피부 관리에도 신경 써야 함은 물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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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 공감 2014414 47

두릅(춘곤증 예방middot혈당 조절) 두릅은

예로부터 그 뿌리를 달여 마시면 당

뇨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민

간 약재로 사용됐으며 나물로 먹으

면 입맛을 돋워준다 특히 봄철 나른

하고 졸음이 밀려오는 춘곤증 개선에

효과가 있다 두릅에 함유된 사포닌 성분이 체력을

회복시키고 신경을 안정시켜 피로 해소에 도움을 준다

고구마 줄기(면역 조절middot항산화 효능)

식이섬유가 풍부해 건강식으로 각

광받고 있는 고구마 줄기에는 탄

수화물middot당류middot단백질 등의 에너

지원과 칼슘middot철 등의 여러 무기물

질이 함유돼 있다 또 면역조절 능력

및 항산화 효능이 높은 것으로 알려진 클

로로겐산(chlorogenic acid)이 다량 함유돼 있다

쑥(해열middot고혈압 개선) 쑥잎에서 나는

독특한 향기는 해열작용을 하는 치

네올(Cineol)이라는 성분 때문이다

또한 면역력 향상 소화기능 강화

여성질환 개선 효과 고혈압 개선 등

의 효과도 있다

달래(식욕부진middot춘곤증 극복 효과)

비타민과 무기질이 풍부하게 함유

돼 있어 겨우내 무겁고 찌뿌둥했

던 몸에 활력을 주고 식욕부진이

나 춘곤증을 이기는 데 좋다 면

역력을 증진시키며 동맥경화 예방

에도 도움이 된다

달래는 매콤하게 무쳐 먹거나 된장찌개에 넣어 끓이면 맛이

좋으며 간장에 넣어 달래 간장양념을 만들어 먹으면 향긋한

맛이 난다

봄이면 생각나는 lsquo건강 나물rsquo 4선

같은 자세로 장시간 컴퓨터를 사용하는 등 잘못된 자세를 취할

때 근육을 과도하게 사용했을 때 외상 후 스트레스 등으로 발

생한다 깊고 쑤시는 듯하며 타는 듯한 통증이 특징이다

근막동통증후군의 약물 치료는 소염 진통제나 근육 이완제를

사용한다 마사지나 초음파를 이용한 물리 치료 레이저나 적외

선 치료기 조사 등도 효과가 있다 이밖에 수동적으로 근육을 풀

어주는 이완 요법 미지근한 습포로 찜질해 주는 도포 요법 통증

부위를 냉각시키는 냉각 요법 등으로 치료한다

아무리 감추려 해도 눈가 입가에 있는 잔주름이나 손등과 목 주

름은 lsquo관리rsquo하지 않는 한 실제 나이를 감추기가 쉽지 않다 나이를

감추기 힘든 부위별 주름 관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눈가 주름 눈가 주름을 예방middot관리하기 위해서는 보습 관리가 필

수적이다 건조하고 푸석한 환경에서 주름이 잘 생기기 때문에

보습 관리는 모든 주름 예방middot관리에 있어 가장 기초적인 부분이

다 보습크림 아이크림 자외선차단제 페이셜 오일 등을 사용하

고 각질제거 수분공급 피부혈액순환 촉진 등의 효과를 내는 스

팀타월을 이용하는 것도 효과적이다

입술middot입가 주름 입은 말하고 먹고 마시고 하품하는 등 쉴 틈이 없

을 정도로 움직임이 잦은 데다 피부가 얇고 자연적인 보습막을

생성해 주는 피지샘middot땀샘이 없어 주름이 특히 잘 생기는 부위이

다 따라서 에센스 보습크림 아이크림 자외선차단제 등을 입술

과 입가에 수시로 발라주고 빨대 사용 등 입술을 오므리는 습관

은 자제하는 것이 좋다

손등 주름 손등도 피부라는 점을 인식하고 핸드크림 보습크림

자외선차단제를 꼼꼼하게 발라 관리해야 하며 설거지나 빨래를

할 때도 장갑을 꼭 이용해야 한다

목 주름 높은 베개를 베거나 스마트폰 책 모니터 등을 볼 때 고

개를 너무 숙이는 습관이 있다면 모두 교정하는 것이 좋다 또 꼼

꼼한 클렌징과 더불어 보습크림과 자외선차단제를 잘 바르도록

한다 글middot하이닥 copy(주)엠서클 정책브리핑 (wwwkoreakr)

부위별 주름 관리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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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 2014414 위클리 공감

오는 4월 20일 한국에서 열리는 2014 국제아이스하키연맹

(IIHF) 세계선수권 디비전1 그룹A(2부 리그) 대회가 다가

오고 있다 일주일간 고양어울림누리에서 열리는 이번 대회에는

개최국 한국(세계 랭킹 23위)을 포함해 슬로베니아(14위)와 오스

트리아(16위) 헝가리(19위) 우크라이나(21위) 일본(22위) 등이

참가한다 대회 1 2위는 2015년 최상위 16개 팀이 겨루는 세계아

이스하키선수권대회로 승격한다 꼴찌를 하면 3부 리그 격인 lsquo디

비전1 그룹Brsquo로 내려간다

 한국 아이스하키는 이번 대회에 사활을 걸었다 겨울 올림픽의

꽃은 아이스하키다 개최국이 아이스하키경기에 참가하지 못한

역사는 없다 겨울 올림픽 개최국 대부분이 출전권을 자력으로

따냈다 그러나 한국의 세계 랭킹은 23위 평창올림픽이 열리는

2018년까지 11계단을 올리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지난해

IIHF는 lsquo2018년 올림픽 출전국 자격rsquo에 대한 연차총회 의제를 꺼

냈다 lsquo한국이 경기력 발전을 이룬다면 출전권을 줄 수도 있다rsquo는

애매모호한 말을 넣어놨다 김정민 대한아이스하키협회 홍보팀

장은 ldquo만약 이번 대회에서 강등되면 경기력 발전을 이루지 못했

다는 판단으로 올림픽 출전권 논의조차 못할 수 있다rdquo고 걱정했

다 한국의 기적은 가능한지 대회 참가팀의 전력을 분석했다

전력 급상승hellip 기적을 노리는 한국 대표팀

객관적 전력에서 한국은 최약체로 꼽힌다 랭킹으로도 디비전1

그룹A에서 가장 낮다 그래도 홈에서 열린다는 이점이 있다 변

선욱 한국 대표팀 감독은 디비전1 그룹A 잔류를 자신했다 그는

지난달 기자회견에서 ldquo최근 3년간 한국 아이스하키는 놀랍도록

빠르게 발전했다 기대에 부응하는 경기를 하겠다rdquo고 했다 이어

ldquo일본과 우크라이나 헝가리를 잡고 3승을 하는 것이 목표rdquo라고

덧붙였다 근거 없는 자신감이 아니다 한국은 꾸준하게 성장했

다 변 감독이 이끈 대명 상무의 돌풍도 대표팀에 자신감을 불어

넣었다 군대 팀인 대명 상무는 지난해 창단 바로 2013~2014 아

지난해 4월 16일 헝가리 부다페스트 스포르트아레나에서 열린 lsquo2013국제아이스하키연맹 세계선수권대회rsquo 디비전1 A그룹 대회 2차전에서 강호 헝가리를 상대로 막판 역전극을 펼친 한국 대표팀 선수들이 경기를 마치고 환호하고 있다

대한아이스하키협회

2부 리그 격hellip 꼴찌해 lsquo디비전1 그룹Brsquo로 강등되면 2018년 출전 lsquo먹구름rsquo

최약체라고hellip 한국 ldquo평창을 기대해rdquo

스포츠 2014 아이스하키 lsquo디비전1rsquo 세계선수권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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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 공감 2014414 49

시아리그 아이스하키 정규시즌에서 2위에 올랐다

아이스하키는 보통 22~25명이 한 팀을 이룬다 대명 상무는

17명의 선수로 기적을 써냈다 조직력으로 일군 성과였다 변 감

독은 ldquo26~30세로 이뤄진 팀이다 선수들이 즐기면서 하키에 눈

을 떴다rdquo며 ldquo달리는 체력과 외국인 선수가 없는 불리함을 조직력

으로 메웠다rdquo고 평가했다

 대표팀은 대명 상무의 조직력을 그대로 가져왔다 상무에서 주

축으로 뛰던 선수들이 대표팀에 이름을 올렸다 김연아의 남자친

구로 이름값이 올라간 김원중(30middot25득점 사진 맨 뒷줄 왼쪽에서

다섯번째)을 포함해 박우상(29middot35득점)과 조민호(27middot42도움) 등

이 핵심 자원이다 여기에 귀화한 브락 라던스키(31)와 브라이언

영(28) 마이클 스위프트(27)가 대표팀 전력을 대폭 끌어올릴 것

으로 보인다

소치올림픽서 lsquo8강 기적rsquo 썼던 슬로베니아

마티야스 코피타(49) 감독이 이끄는 슬로베니아는 지난 2월 끝난

소치겨울올림픽 아이스하키에서 8강에 올랐다 기적이었다 세

계 랭킹은 14위지만 단단한 조직력을 자랑하며 슬로바키아와 오

스트리아를 꺾었다 8강에서 스웨덴에 0-5로 졌지만 가능성을

보여준 대회였다 고양 대회에서도 올림픽 8강 멤버는 그대로 유

지된다 오솔길 SBS 해설위원은 ldquo올림픽이 끝난 지 얼마 되지 않

아 조직력은 최강이라 꼽힌다rdquo고 말했다

 또 다른 상대 헝가리는 한국에 칼을 갈고 있다 지난해 헝가리

에서 열린 디비전1 그룹A에서 한국에 4-5로 역전패했기 때문이

다 헝가리는 3-1로 이기고 있다가 한국의 집중력에 무너졌다 이

패배로 헝가리는 상위리그 승격 기회를 놓쳤고 자국 팬들의 거센

항의를 받았다 이스트반 소프론(크리펠트)이 경계 대상 1호다

소프론은 독일 1부 리그(DEL)에서 8골 13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우크라이나는 현실적으로 한국이 이겨야 할 상대로 꼽힌다

그러나 뚜껑을 열어보니 만만치 않다 우크라이나는 한때 주축

선수들의 은퇴로 전력이 크게 떨어졌다 특히 NHL에서 뛰고 있

던 선수들이 대표팀 합류를 거부하며 국제무대에서 성적이 신통

치 않았다 그러나 이번 대회를 앞두고 루슬란 페도텐코(돈바스

도네츠크)와 알렉세이 포니카롭스키(SKA 상트페테르부르크) 등

NHL에서 정상에 오르기도 한 베테랑들이 합류했다 축구로 따

지면 한국의 박지성-이영표가 대표팀에 복귀한 모양새다

 한국은 지난 33년 동안 일본과의 A매치에서 단 한 번도 승리

하지 못했다 1무 18패로 무승부도 딱 한 차례 거둔 것이 전부다

한국이 쉽게 볼 수 있는 상대가 아니다 아시아 하키리그에서 우

승을 차지한 일본제지 크레인스와 오지 이글스 선수들이 주축이

다 또 독일 출신 마크 마혼 감독이 팀을 이끌며 안정감을 더하고

있다 오 해설위원은 ldquo일본은 A매치에서 한국에 한 번도 패하지

않았다는 자부심이 있다 이 자부심을 흔들 만한 경기력을 보여

주는 게 중요하다rdquo고 말했다 글middot김민규(일간스포츠 기자)

아이스하키는

한 팀에 6명hellip 20분씩 3피어리드로 경기진행

아이스하키는 길이 61미터 너비 30미터의 링크에서 펼

쳐진다 퍽(Puck)이라고 불리는 고무 원반을 하키 스틱을 이

용해 골문에 넣는 횟수를 가려 승부를 가린다 한 팀은 축구에서

골키퍼 역할을 하는 골리(Goalie)가 1명 배치되고 양쪽 날개 1명씩과

센터 1명 수비수 2명 등 모두 6명으로 구성된다 체력 소모가 심해 한 팀

이 22명으로 꾸려지고 수시로 교체가 가능하다 경기는 20분씩 3피리어

드로 진행되며 피리어드 사이에는 15분간 휴식을 취한다

 

아이스하키 세계선수권은

전년도 성적에 따라 6개 리그로 나뉘어 경기

전년도 성적에 따라 총 6개의 리그로 나뉘어 있다 1부 리그 격인 lsquo국제아

이스하키연맹(IIHF) 아이스하키 세계선수권rsquo에는 총 16개 나라가 참가한

다 8개 팀이 그룹A와 그룹B로 나뉘어 풀 리그를 치른다 각 그룹의 1~4

위는 8강 토너먼트에 진출하고 8위 2개 팀은 디비전1 그룹A로 강등된다

올해 세계선수권은 오는 5월 벨라루스에서 열린다 디비전1 그룹A B와

디비전2 그룹 A B 그리고 디비전3의 운영방식은 비슷하다 각 디비전

그룹에는 6개 팀이 참가해 풀 리그를 치른다 한국이 참가하고 있는 디

비전1 그룹A는 2부 리그로 생각하면 된다 6개 팀이 풀 리그 방식으로 경

기를 치르고 1 2위가 세계선수권으로 승격한다

48-49-스포츠_아이스하키indd 49 2014-04-11 오전 15908

50 2014414 위클리 공감

ldquo하늘이 나를 버렸을 때 나는 불을 만들었다 둥지가 되

기 위한 불 겨울의 어둠 속으로 들어가기 위한 불 보

다 더 나은 삶을 위한 불을 낮이 나에게 베풀어 준 모든 것을

나는 그 불에게 바쳤다 울창한 숲과 작은 숲 보리밭과 포도밭

을 보금자리와 새들 집과 열쇠를 벌레와 꽃들 모피들 그리고

모든 축제를(생략)rdquo

프랑스 초현실주의 대표적 시인인 폴 엘뤼아르의 시 lsquo이곳에 살

기 위하여rsquo다 이 시를 주제로 한국과 프랑스 작가가 한자리에 모

였다 환경 문제로 앓고 있는 지구를 치유하자는 메시지로 남서

울대학교와 한불협회 나로미포럼이 함께 주최한 국제교류 전시

다 프랑스 원로 작가인 장 마리 자키와 국내 유명 기업인이자 화

가인 강석진 그리고 국내 원로 도예가인 조상권이 참여했다

세 작가의 작품은 각자 개성이 두드러진다 미술평론가 서승

석은 원로 화가 장 마리 자키의 작품을 ldquo자키의 파랑은 뜨겁다

자키의 하양은 아이스크림처럼 맛있다 자키의 까망은 심연처럼

깊다 그의 붓놀림은 신들린 무희의 춤사위만큼이나 현란하고 경

건하다rdquo고 표현했다 꽃과 나무 바다 자연풍경 등을 즐겨 그리

는 자키는 독특한 미적 감각으로 자연의 맑은 색채를 표현했다

3인 3색hellip 자연을 말하다장 마리 자키middot강석진middot조상권 lt이곳에 살기 위하여gt 주제로 한국middot프랑스 국제교류전

전시

50-51-전시_한불교류전indd 50 2014-04-11 오전 15946

위클리 공감 2014414 51

정서적으로 깊은 영향을 받은 그의 고향 코르시카 섬에서 받은

영감을 아름답게 재현해 냈다

기업인이자 화가인 강석진은 고향 경북 상주의 산골 풍경으로

정겨움을 더한다 한국인의 향토적 정서로 아스라한 추억을 상기

시킨다 또 프랑스 네덜란드 티베트 등을 여행하면서 포착한 시

와 같은 섬세한 풍광을 화폭에 옮기는 데 성공했다

도예작가인 조상권은 lsquo흙과 불의 연금술사rsquo로 불린다 1967년

lsquo동백림 사건rsquo에 휘말려 30여 년간 해외를 떠돌다 1997년 귀국했

다 분단된 조국의 역사적 아픔과 민족의 한 통일에 대한 염원을

작품으로 승화시켰다 자유롭고 감수성이 풍부한 작품들을 통

해 우리 고유 전통예술의 미를 깊이 있게 다루고 현대적으로 창

조하며 독창적인 도자예술을 보여준다

세 작가의 독특한 개성은 한자리에서 호흡하며 완벽한 조화

를 이룬다 맑고 서정적인 세계를 들여다보고 있다 보면 태고의

자연이 빚어내는 감동을 느낄 수 있다 글middot박지현 기자

일정 4월 27일까지

장소 남서울대학교 아트센터 갤러리 이앙

문의 02-3672-0201 galleryiangcom

1 장 마리 자키는 독특한 감각으로 자연풍경을 재구현했다 lt경이로운 장소gt LIEU MAGIQUE

2 흙과 불의 연금술사로 불리는 조상권은 우리 고유의 전통미를 담으며 독창적인 도자예술을 보여준다 lt휴(休)gt REPOS

3 강석진은 한국인의 향토적 정서를 담은 산골 풍경을 그려 아스라한 추억을 상기시킨다 lt산 넘어 마을로 가는 길gt The road to a mountain village

4 장 마리 자키 lt여인의 꿈gt REVE DE FEMME

5 조상권 lt침향로gt TCHIMHYANGLO

6 강석진 lt미륵산에서 본 오월의 야솟골마을 전경gt View of Yasotgol village in May

➋ ➌

➍ ➎ 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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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 2014414 위클리 공감

소박한 백제의 미소에 반하고곱게 늙은 절집에 웃음이 났죠

충남 서산 아라메길 1구간

걷기 여행

52-55-걷기여행indd 52 2014-04-11 오전 20059

위클리 공감 2014414 53

아라메는 바다의 고유어 lsquo아라rsquo와 산을 뜻하는 lsquo메rsquo의 합성어다 아

라메길은 총 88킬로미터로 지선까지 합하면 모두 7개 구간이다

그 중 1구간은 유기방가옥 고풍저수지 마애여래삼존불상 보원사

지 개심사 해미읍성으로 이어진다 길이 18킬로미터의 산길을 따

라 걷고 있노라면 산자락에 살포시 앉은 다양한 문화재를 볼 수 있

다 소박한 백제의 미소에 반하고 곱게 늙은 절집에 가슴 무너지는

벅찬 감동을 만난다

꽃의 북상 속도는 하루 20킬로미터라고 한다 매일 50리 길

을 느릿느릿 걸어 올라와야 하는데 요즘은 따스한 날씨

덕에 봄꽃들이 엄청 잰걸음으로 와서 동시다발로 핀다 덩달아

봄꽃 쫓는 나그네 발걸음도 빨라졌다 3월 마지막 일요일 서산

아라메길 1구간은 온통 꽃잔치다

1구간의 시작은 유기방가옥이다 서산시 운산면 여미리 유기

방가옥은 내 고향 당진시와 가깝게 자리한다 그래서 오랜만에

고향 동무와 함께 걸었다 동무는 그 사이에 두 아이의 엄마가 돼

있었다 동무가 생기니 길에 대한 관심도 조금 달라진다 세월은

봄꽃 이름보다 봄나물 이름을 더 많이 알게 했다 잠시 걷기를 멈

추고 동무와 한적한 들판에 앉아서 밥상에 올릴 나물 한바구니

캐고 싶은 날들이다

수선화와 독특한 토담이 유명한 유기방가옥

유기방가옥은 고택을 감싸고 있는 토담이 독특하다 컵을 엎어

놓은 lsquocaprsquo 모양인데 집 뒤 비스듬한 야산을 그대로 활용해서 담을

쌓았다 산을 깎아 축단을 세우지 않았기에 뒤란이 평평하지 않

고 약 25도 정도 경사가 있다 마치 집이 산의 일부인 것처럼 자연

스럽게 지어졌다 이 가옥은 독특한 집 모양뿐만 아니라 수선화

로도 유명하다 토담 뒤 야산이 수선화 정원이다

가옥 관리인인 유기방 씨가 10년 전부터 가꾼 정원이다 해마

다 집 주변에 무리지어 핀 수선화 구근을 떼어내 옮겨 심으면서

꽃밭을 넓혔다 곱게 가꾼 수선화를 한눈에 보려면 토담 뒤 소나

무 아래가 포인트다

토담을 내려와 오른쪽으로 난 길로 향한다 옛날에 이 마을 사

람이 제주도에서 가져와 심었다는 비자나무가 한 그루 서 있다

무려 330년을 살았다고 한다 둘레가 246센티미터 높이가 20미

터다 비자나무는 남부지역이나 제주도의 해발고도가 낮은 지대

에서 자란다 어떻게 이곳에서 자랄 수 있었을까 의문이 든다 딱

딱한 잎을 살펴보며 세월의 깊이를 가늠할 뿐이다

선정묘를 지나 lsquo서산 여미리 석불입상rsquo 앞에 선다 고려시대에

만들어진 석불로 추정한다 이른 아침 누군가가 벌써 다녀갔는지

석불 앞에 생쌀이 수북하게 쌓여 있다 복을 빌기 위해 놓은 제

물이 참새에게는 오늘 한 끼 밥일 것이다 우리는 새들이 날아올

수 있게 길을 재촉한다 길은 석불 뒤 몇 그루의 소나무와 대나무

사이로 이어진다 대나무를 벗어나자 멋진 토담이 보인다 유상

묵가옥으로 이어지는 길은 보랏빛 제비꽃이 군락을 이뤘다 가

옥을 둘러보고 마을 도로를 따라 걷는다

아주머니 한 분이 밭두렁에 앉아 민들레 나물을 뜯어 박바가

지에 담는다 아주머니가 밟고 있는 밭두렁은 들꽃밭이다 냉이

는 흰 꽃을 피우고 광대나물은 진홍색 꽃을 피운다 봄까치풀은

파란 꽃을 피웠다 봄까치풀은 반가운 소식을 전해 주는 까치처

럼 들녘에 봄이 왔음을 가장 먼저 알려주는 까치 같은 존재라고

붙여진 이름이다 광대나물 꽃말은 lsquo그리운 봄rsquo이다 꽃 이름조차

1 서산 여미리 석불입상이 정겹게 반긴다

2 고풍저수지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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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 2014414 위클리 공감

봄을 알리는 전령들이다

여미리 버스정류장을 지나서 전라산 방향으로 걷는다 아라메

길 1구간은 방향표시 안내판이 잘돼 있다 안내판과 리본만 따라

가도 종착점 해미읍성에 다다를 수 있다 전라산 방향으로 따라

가는데 도로 아래에 손바닥 크기의 머위가 군락을 이룬다

ldquo머위는 새싹이 돋아나고 바로 잎이 쫙 펴지는 시기에 먹는 게

보약이래 이때가 가장 쓴맛을 내지만 입에 쓴 게 몸에 좋다는

말도 있잖아rdquo

ldquo그려 손바닥 만할 때에 쌈 싸 먹으면 쌉싸래한 게 맛있지rdquo

마애삼존불 백만불짜리 미소는 아침 30분만 허락

역천으로 향한다 작은 다리를 건너자 천길이다 천길 밑 개천 옆

으로 산책로가 조성돼 있는데 운산교까지 800미터다 운산교부

터 역천제방이 시작된다 용현계곡 입구까지 가게는 없다 운산면

에 있는 슈퍼마켓에 들러서 물과 간단한 간식을 준비한다

유기방가옥에서 운산교까지 약 29킬로미터이고 운산교에서

미평교까지 18킬로미터이다 제방은 일부 구간만 콘크리트가 깔

려 있고 딱딱한 흙길이다 미평교에서 쉰질바위 방향으로 걷는

다 역천으로 들어가지 못하게 굵은 철봉을 세워놓았다 그 옆으

로 한 사람만 다닐 수 있는 길이 50미터쯤 나 있다

이 길을 벗어나면 역천과 논 사잇길이다 길은 다시 고풍터널

을 지나게 한다 고풍터널을 지나면 바로 고풍터널 버스 정류장

이다 버스 정류장은 사거리인데 터널에서 직진하는 길이 지방도

618호 봉운로다 우리는 오른쪽 군장동1로를 따라 걷는다 군장

동1로는 고풍저수지 뒷길인데 몇 개의 펜션이 눈에 띈다 11킬로

미터 정도 걸으면 고풍저수지와 봉운로를 만난다

고풍저수지를 따라 걷는 500미터 길은 인도가 협소하기 때문

에 차를 조심하며 걷는다 lsquo아라메 솔바람길 종합 안내도rsquo를 살펴

보고 마애삼존불상으로 향한다 용현계곡 입구인 이곳에는 넓

은 주차장이 있고 식당도 있다

백제 마애불은 충청남도 지역에만 남아 있는데 서산과 태안의

마애삼존불 예산 사면석불이다 서산 마애여래삼존불상은 국보

제84호로 10미터가 넘는 거대한 암벽에 조각돼 있다 가운데 석

가여래를 기준으로 오른쪽 관음보살은 입상 왼쪽 미륵보살은 반

가사유상이다 미륵보살은 오른쪽 다리를 왼쪽 무릎 위에 올려

놓고 오른팔을 굽혀 오른쪽 뺨에 손가락을 살짝 댄 채 사색에 잠

겨 있는 자세다 삼존불은 햇빛이 비치는 방향에 따라서 온화한

미소를 띠거나 때로는 개구쟁이 같은 얼굴을 한다 백제의 미소

로 알려진 백만불짜리 미소는 오전 9시 30분에서 10시 사이에

볼 수 있다

서산 마애삼존불상에서 13킬로미터 계곡을 따라 걸으면 보원

사지이다 보원사는 통일신라시대 화엄 10찰 중 하나로 알려졌다

1천명분의 쌀을 씻었다는 석조가 있는 것을 보아 1천여 명의 승려

가 머무는 무척 큰 절이었던 것으로 짐작된다

석탑 뒤에 개심사로 이어지는 숲길을 오른다 보원사지 뒤편 숲

길 초입부터 개심사 산신각까지 쉬엄쉬엄 가더라도 약 1시간 20분

➊ ❷ 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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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 공감 2014414 55

이 걸린다 이 길은 오르막이 많아서 힘들다 좀 수월하게 걷고 싶

으면 개심사에서 보원사지로 걸어오는 게 좋다

성왕산 자락 개심사 주차장엔 봄나물 난전

개심사는 성왕산 자락에 자리한다 성왕산은 코끼리를 닮았는데

이 코끼리의 갈증을 해소하기 위해 연못을 만들었다고 한다 연못

중앙에는 외나무 다리가 놓여 있다

외나무 다리를 지나 계단을 오르면 해탈문이다 개심사는 흰겹

벚꽃이 유명하다 작은 절집에 겹벚꽃이 피면 얼마나 웅장한지 입

이 다물어지지 않을 정도다 꽃은 4월 말에 피기 시작해서 5월 5일

경에 만개한단다

우리는 개심사를 등지고 소나무숲을 벗어난다 개심사 주차장

에는 봄나물이 난전을 펼쳤다 취나물 버섯 고들빼기 냉이 달

래 머위 민들레 등 각종 나물이 말간 향내를 풍긴다

주차장을 끝까지 내려오니 오학리쉼터 해미읍성으로 가는 표

지판이 나온다 해미읍성까지 52킬로미터다 이 표지판 밑에는

아라메길 이용자 안전수칙이 나와 있다 lsquo2~3명이 동행하여 걷

기rsquo가 눈에 띈다 지금까지 온 길과 다르게 그만큼 호젓하다는 것

이다

다시 출발 시간을 확인한다 오후 3시 50분이다 해미읍성에

도착했을 때의 시간은 6시 25분이었다 난이도가 높은 길이다 초

보자는 부분 걷기를 많이 걸어본 분에게는 완주를 추천한다

글과 사진middot김연미(여행 칼럼니스트)

1 유상묵가옥 토담 뒤에 활짝 핀 수선화

2 햇볕에 따듯한 빛이 감도는 마애삼존불상

3 왕벚꽃이 만발한 충남 서산 개심사를 찾은 많은 행락객들이 꽃을 감상하고 있다

연합

남부터미널과 동서울종합터미널에서 운행 약 3시간쯤 소요된다

서산공용버스터미널 홈페이지(wwwseosanbuscokr)에 시내버스

노선과 시간표가 안내돼 있다

시내버스(서령버스middot문의 041-669-0555)에서 운산행 이용

첫차 오전 6시 45분(공휴일은 7시 5분) 막차 밤 9시 배차 간격은

40분에서 1시간 간격이다 운산면에서 여미리까지 가는 버스가

없으므로 운산면에서 택시를 이용한다 콜택시는 비싸니 인근

슈퍼마켓에서 택시 전화번호를 물어보면 된다

여행수첩

아라메길 정보

홈페이지 wwwaramegilkr

문의 충남 서산시 문화관광과 041-660-3166

유기방가옥 유기방가옥은 숙식이 가능하며 숙식객에게는 무료로 자

전거를 빌려준다 자가용을 이용할 경우 선정묘 주차장에 세우고 이동

하는 것이 좋다 해미읍성에서 선정묘까지 택시 요금은 약 2만원 해미

읍성 인근 슈퍼마켓에서 택시 전화번호를 물어보는 게 가장 빠르다

주소 충남 서산시 운산면 이문안길 70-10(운산면 여미리 203-1)

문의 041-663-4326

서산마애삼존불상 찾아가는 길 서산공용버스터미널에서 하루 5회 운

행한다 첫차 오전 9시 15분 막차 오후 6시 55분 운산면을 거쳐서 마

애삼존불상이 있는 곳까지 운행한다

유기방가옥

여미리석불입상

유상묵가옥 역천제방

쉰질바위

고풍저수지

용현계곡입구

마애여래삼존불상

보원사지

개심사

정자(조망대)

해미읍성

52-55-걷기여행indd 55 2014-04-11 오전 20122

보조개는 일종의 얼굴 근육 기형이다 부모로부터 대물림되는 까

닭에 의학적으로는 lsquo선천적 기형rsquo으로 분류된다 흥미로운 사실

은 많은 사람들이 부러워하는 기형이라는 점이다 동middot서양 또는 예나

지금을 가리지 않고 보조개는 귀엽고 사랑스러운 이미지로 통한다

보조개를 바라보는 동middot서양의 시각이 비슷한 것처럼 인간의 주요 표

정에 대한 해석은 거의 만국 공통이다 한 남미 사람이 화난 표정을 지

었다고 가정하자 아프리카인이나 유럽인 동양인 가리지 않고 그가 화

났다는 걸 알아차린다 슬프거나 행복한 표정도 마찬가지다

표정을 만들어내는 건 얼굴 근육이다 얼굴에는 20여 개의 근육이

있다 인간의 전체 근육 숫자는 기준을 정하기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640~850개 정도로 파악된다 한데 이 중 단 20개에 불과한 얼굴 근

육은 인간 근육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뼈대 근육과는 형태적으로나 기

능적으로 상당한 차이가 있다

무엇보다 눈에 띄는 차이는 얼굴 근육의 상당수가 뼈에 붙어 있지 않

고 피부 속에 묻혀 있다는 점이다 뼈대 근육은 말 그대로 대부분 근육

의 양쪽 끝이 뼈에 닿아 있거나 붙어 있다 뼈대 근육은 힘을 쓰고 움직

임을 일으키는 게 본연의 lsquo임무rsquo다

인간만큼 다양한 표정을 만들어낼 수 있는 동물은 없다 다시 말해

인간보다 얼굴 근육이 잘 발달한 생명체를 찾기는 어렵다 한데 주요

표정은 만국 공통의 lsquo보디 랭귀지rsquo이지만 얼굴 근육 하나하나의 모양

이나 위치는 사람마다 제각각이다 반면 얼굴 근육은 인간 특유의 속

성이 오랜 진화를 거쳐 반영된 일종의 lsquo화장발rsquo 근육의 성격이 짙다

인종별로도 얼굴 근육의 형태 등에 대략적인 차이가 존재한다 동양

인이 서양인보다 보통 무표정한 편이라는 주장에 동조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도 인종 간 얼굴 근육의 상이성을 암시한다 국내 한 의과대학

의 연구에 따르면 입꼬리 주변 근육의 위치와 이들이 움직이는 방향

이 동middot서양 사람들 간에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

lsquo스마일rsquo 도안의 핵심적 특징은 양쪽 입꼬리가 치켜 올라간 것이다

반대로 입꼬리가 내려가면 샐쭉하다거나 언짢은 느낌을 불러일으킨다

입꼬리를 올리고 내리는 얼굴 근육이 어떤 식으로 발달해 있느냐가 표

정 혹은 인상을 좌우할 수 있다는 뜻이다

얼굴 근육은 표정뿐만 아니라 얼굴의 미추(美醜)를 가르는 데도 큰

역할을 한다 얼굴 근육의 배치 크기 대칭성 등이 의학적인 차원에서

잘생기고 못생기고를 결정하는 데 많은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영어로

사소한 차이를 가리켜 lsquo스킨 딥(skin-deep)rsquo 즉 가죽 한 꺼풀 차이라

고 얘기하지만 이 차이가 실생활에서는 엄청나게 다르게 인식될 수 있

는데 얼굴 근육이 바로 대표적인 예이다

하지만 표정이나 얼굴의 미추(美醜)가 최소한 해부학적으로 따져 보

면 lsquo사소한 것rsquo임은 분명하다 성형수술이 널리 유행한다는 점이 이를

방증한다 얼굴의 미추를 결정하는 얼굴 근육은 우리 몸의 여느 뼈대

근육에 비해 조작하기가 상대적으로 손쉽고 위험성도 적다 특히 뼈와

연결돼 있지 않고 피부 아래 묻혀 있는 얼굴 근육들은 손을 봐도 기능

등에 큰 영향을 주지 않는다 얼굴 성형은 쉽게 할 수 있지만 몸 성형

은 엄두 내기가 어렵다는 점이 얼굴 근육과 뼈대 근육의 결정적인 차이

를 보여준다

표정이나 미추를 중시하는 인간의 속성이야 당장 어쩔 수 없을 것이

다 하지만 얼굴 근육에 과도하게 신경을 쓸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얼굴

근육이 만들어내는 갖은 조화는 문자 그대로 lsquo스킨 딥rsquo에 불과한 것들

이니까 글middot김창엽(자유기고가)

(도움말 가톨릭의대 해부학교실 이우영 교수)

보조개는 아름다운 lsquo기형rsquo이다

생활과학 이야기 13

연합

의학적으로는 lsquo선천적 기형rsquo으로 분류되는 보조개 얼굴 근육 때문에 생기는 보조개는 귀엽고 사랑스러운 이미지로 많은 사람들이 부러워한다

56 2014414 위클리 공감

56-57-생활과학13+꽃과 나무indd 56 2014-04-11 오전 20200

위클리 공감 2014414 57

예년보다 빨리 꽃을 피운 왕벚나무들이 함박눈처럼 꽃잎을 날리던

날 저는 서울에서 그다지 멀지 않은 어느 강변의 습지를 찾아갔

습니다 아직 찬 기운이 가시지 않은 날씨지만 남쪽에서 불어오는 봄바

람은 솜뭉치처럼 부서진 부들의 씨앗들을 마른 갈대 사이로 어지러이

날리고 있더군요 이곳 물가에는 갯버들 꽃이 한창입니다 먹이가 부족

한 이른 봄 고맙게도 무료 급식소가 문을 연 덕분에 등에류와 벌들도

덩달아 바빠졌습니다 조만간 키버들과 선버들마저 꿀을 담뿍 머금은

향기로운 꽃을 피워내면 이곳은 온통 난리가 날 것입니다

물가에 열을 지어 선 각종 버드나무들의 연둣빛 자태를 감탄하며 바

라보고 있자니 만일 우리나라에서 lsquo생명의 나무rsquo를 꼽으라면 응당 버드

나무가 그 주인공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버드나무(류)는

그야말로 이 세상에 lsquo아낌없이 주는 나무rsquo이니까요

강변에 늘어선 버드나무들은 토양의 침식을 막아줄 뿐더러 수질 정

화에도 도움을 줍니다 풍성하게 피는 향기로운 꽃들은 굶주린 곤충들

이 춘궁기를 이겨내도록 밤낮없이 넉넉하게 꿀을 내놓습니다 또한 이

처럼 곤충이 많이 모이다 보니 이곳은 보금자리와 먹이가 필요한 작은

새들이 모여드는 곳이기도 합니다 이런 이유로 봄철의 버드나무 숲은

그야말로 생명의 발원지 같다는 생각마저 들게 합니다 이 아름다운 곳

에서 저는 문득 머나먼 두만강변의 버드나무 숲을 떠올려 보았습니다

18세기 정조 재위 시절 홍양호(洪良浩)라는 지혜롭고 유능한 관리가

있었답니다 그는 1777년 세도정치의 희생양이 되어 잠시 두만강변을

관할하는 경흥부사로 좌천된 적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는 한직에서

적당히 시간을 때우며 소일하는 대신에 장정 7500명을 동원하여 1인

당 5주의 버드나무를 두만강변에 심는 큰 공사를 벌였다고 전해집니

다 옛날에는 변방의 생활이라는 것이 지금과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힘들었을 것입니다 먹고 살기도 어려운 판에 별로 중요해 보이지 않는

일로 강제 노역까지 하게 되었으니 백성들의 원성이 그야말로 하늘을

찔렀겠지요 이를 보고 걱정한 친구가 홍양호를 간곡히 만류합니다

ldquo여보게 자네는 여기 잠시 있다가 한양으로 다시 돌아갈 사람이 아닌

가 왜 공연한 일을 벌여서 긁어 부스럼을 만드는가rdquo

현실적이고 애정 어린 친구의 충고에 대한 홍양호의 답변이 그의 저서

lt이계집(耳溪集)gt에 기록되어 있습니다 대략적인 요지는 이렇습니다

ldquo이제 내가 버드나무(류)를 심는 것에는 다섯 가지 이로움이 있어요

첫째는 우리 강역을 (오랑캐로부터) 은폐하기 위한 것이요

둘째는 말을 타고 돌격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요

셋째는 강둑이 물살에 파 먹히는 것을 대비하기 위한 것이요

넷째는 땔감용 나무를 대기 위한 것이요

다섯째는 바람을 막기 위한 것이지요

이 공사는 이처럼 백성들을 이롭게 하는 일이라오 내가 비록 여기

오래 머물지 않을지 몰라도 몇 년 지나지 않아 백성들이 그 이익을 누

리게 될 것이고 그 이로움이 백년 천년을 갈 수도 있을 텐데 내가 어찌

눈앞의 인기에 영합하여 이 일을 미루겠소rdquo

그 탁견에 감탄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자연 생태에 대한 정교한

지식 체계가 없던 그 옛날에도 슬기로운 우리 선조들은 강변을 지키는

버드나무숲의 중요성을 간과하지 않았던 것이죠 이런저런 허황한 명

분에 휩쓸려 오랜 세월 우리 곁을 지켜주었던 강변의 버드나무들이 하

루 아침에 베어져 나가고 삭막한 콘크리트 제방이 그 자리에 들어서고

있는 답답한 작금의 현실을 목도하자니 자연환경 보존과 실용성을 두

루 배려했던 옛 선조들의 지혜가 더욱 절실해지는 요즈음입니다

하천변에는 마땅히 버드나무숲이 있어야 합니다 그러면 이 고마운

나무들은 매년 봄마다 크고 작은 물줄기를 따라 세상을 황금빛으로

수놓을 것이며 전국 방방곡곡에는 생명의 교향곡이 우렁차게 울려 퍼

질 것입니다 글과 사진middot김태영(자연생태연구가middotlt한국의 나무gt 공저자)

아낌없이 주는 lsquo생명의 발원지rsquo

한국의 꽃과 나무 버드나무

lsquo생명의 나무rsquo 버드나무 숲

위클리 공감 2014414 57

56-57-생활과학13+꽃과 나무indd 57 2014-04-11 오전 20203

이 연사 힘주어~ 불조심

ldquo자나 깨나 불조심rdquo

lsquo불조심rsquo을 강조하는 대표적인 슬로건이다 식목일에 나무를

심는 것도 중요하지만 식목일을 전후로 해서 연중 산불이 가장 많이

발생한다고 하니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실제로 식목일에는 연평균

18건 평일의 6배에 이르는 산불이 집중적으로 발생한다는 통계치가

있다 최근에는 기후 변화로 산불이 갈수록 늘어나는 추세라고 하니

보다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기온이 높고 건조하며 바람이 강할수록

산불이 쉽게 번지는데 고온건조한 날씨 탓에 최근 식목일 즈음의 산불

발생 횟수도 1990년대에 비해 52퍼센트나 급증했다고 한다 그런 이유

에서일까 정부도 지난 1970년대부터 다양한 불조심 캠페인을 전개해

왔다

내무부(현 안전행정부)가 후원하고 한국화재보험협회가 주최한 lsquo불

조심 웅변대회rsquo 고지 광고(동아일보 1977년 10월 7일)를 보자 헤드라인

은 ldquo제1회 전국 남middot여학생(초middot중middot고) 불조심 웅변대회rdquo다 웅변대회를

개최하는 이유로 lsquo범국민적으로 방화(防火) 의식을 고취하기 위하여rsquo

라는 문구를 앞세우며 대회의 상세한 요강을 밝혔다 그 웅변대회에서

가장 강조한 것은 ldquo방화 예방 의식을 고취시키고 불조심의 생활화를

촉구하여 화재 없는 복지국가 건설에 이바지할 수 있는 내용rdquo이었다

웅변 시간은 초등부가 5분 중middot고등부가 6분이었다 웅변대회에 앞

서 lsquo원고 합격자 발표rsquo를 먼저 한 것으로 보아 예선에서 먼저 제출된 원

고를 검토해 심사를 거친 다음 그 기준을 통과한 학생들에게 본선에

나갈 기회를 주었음을 알 수 있다 본선에 진출한 학생들은 전국 방방

곡곡의 교정에서 두 주먹을 불끈 쥐고 ldquo~하자고 이 연사 소리 높여 외

칩니다 여러분rdquo 하며 목청을 돋웠을 것이다

1970년대는 lsquo웅변대회의 시절rsquo이라 할 정도로 다양한 주제의 웅변대

회가 전국적으로 열렸다 반공 웅변대회가 대표적이었지만 불조심 웅

변대회도 단골 주제였다 그 시절의 웅변대회가 학생들에게 획일적 사

고를 주입시키기 위한 관제 기획 행사라는 비판의 목소리도 있었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다 웅변대회는 학생들에게 자신감을 높여주는 동시

에 주어진 시간 안에 자신의 주장을 효율적으로 전달하는 능력을 길러

정책광고로 보는 어제와 오늘

1977년 10월 7일 동아일보에 실린 lsquo불조심 웅변대회rsquo 고지 광고 내무부(현 안전행정부)가 후원하고 한국화재보험협회가 주최하는 전국 웅변대회 참가를 위한 상세한 안내 정보가 적혀 있다

주는 생생한 프레젠테이션 교육의 현장이다 지금은 웅변대회가 많이

사라졌지만 아직도 지역의 소방서 단위로 관내 학생들을 대상으로 해

불조심 웅변대회를 개최하는 곳도 많다

나무 심기도 중요하지만 심은 나무를 화재로부터 보호하는 일은 더

더욱 중요하다 소방방재청 역시 한식날을 전후로 119소방헬기를 투입

해 산불 예방 홍보활동을 펼치고 있지만 어디까지나 한계가 있을 터

그 무렵에는 불을 피우지 말고 찬밥을 먹어야 한다는 뜻에서 한식(寒

食) 또는 냉절(冷節)이라고 날짜까지 못박았던 조상들의 지혜가 오히

려 돋보인다 기후 변화로 최근 30년 동안 봄철 기온은 평균 섭씨 06

도 올랐지만 습도는 오히려 6퍼센트 낮아져 산불이 일어날 가능성이

더 높아진 상황에서 담뱃불 같은 불씨 관리에 각별히 주의해야겠다

불조심 웅변대회는 입으로 하는 웅변이지만 몸으로 실천하는 웅변이

더 값진 웅변이 아니겠는가 ldquo꺼진 불도 다시 보자rdquo

글middot김병희(한국PR학회 회장middot서원대 광고홍보학과 교수)

58 2014414 위클리 공감

58-59-정책광고+공감카툰indd 58 2014-04-11 오전 20240

위클리 공감 2014414 59

공감카툰 파랑새를 찾아서

가장 훌륭한 지혜는 친절과 겸손이다

-탈무드

선택한 까닭글과 그림middot최영순

58-59-정책광고+공감카툰indd 59 2014-04-11 오전 20247

60 2014414 위클리 공감

무용

뮤지컬

문화공감

lt아라의 서gt

lt아라의 서gt는 설화나 민담에 등장하는 인물

을 중심으로 바다에서 탄생한 문명과 그 속에

서 살아가는 인간의 모습을 그린 공연이다 인

천시립무용단은 황해를 넘나드는 바람을 추

상적으로 표현했다 전통춤 레퍼토리에 신화

적 서사를 담아 한국 무용의 매력을 극대화했

다 초연 때 출연한 무용수들과 새로 선발된

무용수들의 기량을 견주어 보는 것도 이번 공

연 관람의 묘미가 될 것이다

기간 4월 25~26일

장소 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

문의 032-427-8401

lt비방문 탈취작전gt

트로트와 국악을 결합한 신명나는 창작뮤지

컬이다 약령시 약전골목의 오래 된 lsquo이만수

한약방rsquo은 손님이 끊일 날이 없다 인근 한약

방 사장들은 lsquo이만수 한약방rsquo엔 특별한 비방

문이 있을 거라는 결론을 내리고 lsquo이만수 한

약방rsquo의 비방문을 훔쳐낼 계획을 세우는데hellip

흥미로운 이야기를 중심으로 옛 약전골목의

풍경과 생활 모습을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기간 5월 4일까지

장소 대구 봉산문화회관 스페이스라온

문의 053-661-3500

극단

한양

레퍼

토리

신은수 작가의 역사극 시리즈 lt운현궁 오라버니gt lt봄이 사라진 계절gt을 잇는 lt거울 속의

은하수gt는 일제강점기 lsquo마지막 왕족rsquo으로 알려진 의친왕가를 소재로 시대의 격류에 휘말

린 인물의 세밀한 심리를 표현한 작품이다 1945년 해방 직전의 의친왕가 이야기를 그렸다

히로시마 원자폭탄 투하로 숨진 의친왕의 차남 이우의 장례식을 계기로 의친왕가 사람들이

한자리에 모인다 급변하는 세계 정세 속에서 조선왕조의 부활이라는 환상 속에 사는 일흔 살의

의친왕 반면 그의 장남 이건은 냉소적인 시선으로 조선의 마지막을 예감하며 아버지와 충돌한

다 의친왕과 다투고 뛰쳐나간 이건은 누군지도 모르는 생모의 행방을 찾는데hellip 극단 한양레퍼

토리 대표이자 배우인 최형인 교수가 직접 제작하고 무대에 선다 여기에 2012년 서울연극제 우

수작품상 수상작인 lt만선gt을 연출한 신동인 감독이 또 한번 연출을 맡아 더욱 관심을 모은다

일제강점기 말기 이곳에 모인 인물들은 특수한 신분으로 인해 저마다 나라의 역사를 대변하

고 있다 겉보기에는 여느 가족의 장례식과 다름없어 보이지만 그들의 갈등과 고통을 통해 자

연스럽게 관객들은 뼈아픈 우리의 역사를 절감할 수 있다 역사적 상징성과 함께 변화하는 시

대에 내몰려 갈등하고 괴로워하는 인간 본연의 모습이 공감을 자아낸다 글middot허정연 기자

기간 4월 19~27일 장소 서울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 문의 02-889-3561

의친왕의 차남 이우의 장례식을 계기로 모인 왕친들의 갈등을 소재로 시대적 아픔을 담은 연극이다

역사 앞에 갈등하는 lsquo인간의 굴레rsquo제35회 서울연극제 lt거울 속의 은하수g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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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청자격 기초생활수급자 기초생활수급자 조건부수급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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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상위계층 차상위자활 차상위장애수당 차상위

장애아동수당 차상위장애인연금 차상위본인부담

경감 차상위한부모가족 차상위우선돌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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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군구(본인 주소지 기준)의 예산 소진 시 발급 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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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 2014414 위클리 공감

화제의 책

ldquo넌나에게 모욕감을 줬어~rdquo 영화 lt달콤한 인생gt에서 배우 김영철이

했던 이 명대사는 개그프로그램에서도 패러디하는 등 대표적인

유행어가 됐다 그만큼 한국사회에서 빈번하게 겪는 감정이기도 하다 출퇴

근길 도로 위에서라든가 학교나 회사에서 생면부지의 낯선 사람들부터

심지어 가까운 가족에게까지 우리는 평범한 일상에서 lsquo모멸감rsquo을 겪는다

모멸은 lsquo업신여기고 얕잡아봄rsquo으로 풀이된다 나의 존재 가치가 부정당하

거나 격하될 때 갖는 괴로운 감정이며 인간 내면의 가장 깊숙한 곳을 파괴

한다 한국인의 일상에 만연한 lsquo모멸감rsquo의 실체를 인문학적으로 규명한 책

이 나왔다 저자는 모멸감을 분석하기 위해 뉴스 기사 TV 드라마나 영화

에서 오가는 대사 수많은 문학작품 등에서 수집한 적실한 실례와 일상생활에서 만나는 다양한

에피소드로 이야기를 이어간다

저자는 우선 모멸이 부르는 파괴력을 우려한다 ldquo우리가 일상적으로 겪는 모멸감은 흔히 lsquo정서

적인 원자폭탄rsquo이라고도 불리며 인간을 끝없는 바닥으로 추락시키기도 하고 때로는 타인과 세

상에 대한 폭력으로 발화하기도 한다rdquo

모욕을 주고받는 데는 어떠한 역사적 배경이 있을까 저자는 급변한 사회 환경 때문이라고 분

석한다 ldquo조선 시대에 형성된 귀천의식과 신분적 우열 관념은 외형을 달리한 채 끈질기게 지속되

어 왔고 산업사회 및 소비사회와 맞물려 사람들 사이에 피곤한 경쟁으로 이어졌다rdquo

이런 연장선상에서 모든 가치가 돈으로 매겨지는 자본주의의 도래가 다른 한 축을 이룬다 사

회제도와 경제력 간의 불균형 삶의 형태와 의식 사이의 불균형이 문제의 핵심이다 절대 빈곤

실업 등으로 인해 최소한의 품위를 갖출 수 없다는 것 자신이 무능하고 쓸모없는 존재라는 생

각은 큰 모멸감을 불러일으킨다 이렇게 훼손된 자아를 보상받으려는 집단 콤플렉스가 공격적

인 민족주의와 편협한 인종주의로도 나타나게 된다 이 책의 또 한 가지 새로운 시도가 있다 바

로 음악으로 표현한 모멸감이다 작곡가 유주환 선생이 이 책에서 열 군데 대목을 골라 열 개의

곡을 만들었다 책과 함께 CD로 들어 있다 음악사적으로도 불안이나 분노 고독이나 초조함 슬

픔이나 기쁨 등을 주제로 한 곡들은 많지만 모멸감을 표현한 곡은 거의 없다고 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과연 모멸감을 뛰어넘을 수 있을까 저자는 학력이나 외모 경제력 피부색

나이 등 외형적인 차이로 멸시하는 문화와 사회 풍토를 바꿔가야 한다고 말한다 또 사회와 제

도가 정비되더라도 모멸감을 아예 느끼지 않고 살기란 불가능하다 존중과 자존의 문화는 여럿

이 만드는 것이며 그 출발은 결국 자신의 내면에 있다 남을 귀하게 여기는 문화는 우리의 변화

로부터 시작된다 ldquolsquo귀rsquo는 곧 lsquo고귀하다rsquo는 뜻이고 영어로 풀이하면 lsquonoblersquo에 가장 가까울 것이다

lsquo귀rsquo만큼은 스스로 성취할 수 있다 어떤 사람은 학문을 닦음으로써 어떤 사람은 예술이나 종교

를 통해 어떤 사람은 타인에게 많은 것을 베풂으로써 삶을 고양시킬 수 있다rdquo 우리는 각자 어떤

방법으로 모멸감을 극복하고 있을까 글middot박지현 기자

단신

lt커넥톰 뇌의 지도gt승현준 지음 | 신상규 옮김김영사 | 2만3천원

1천억 우리 몸 안의 신경세포 개수다 인

간 신경세포의 모든 연결구조와 활동원리

를 파악하기 위한 사상 초유의 프로젝트

인 휴먼 커넥톰 연구의 모든 것을 다뤘다

뇌와 의식의 비밀을 밝히기 위한 흥미진

진한 실험과 놀라운 발견이 이어진다 의

학적 발전을 뛰어넘어 미래 사회에 혁명적

변화를 가져올 경이로운 도전의 과정이

생생하게 펼쳐진다

lt금융으로 본 세계사gt천위루 양천 지음 | 하진이 옮김시그마북스 | 1만7500원

금융학은 지리적 환경과 기술middot종교middot경

제체제를 망라한 집합체라고 할 수 있다

모든 금융 사건에는 사회middot경제middot문화middot역

사적 배경이 있다 이 책은 국가 인물 사

건을 시대별로 나눠 유머러스하고 유쾌

한 언어로 금융사를 들려준다 그리스

로마 프랑스 스페인 네덜란드 영국 미

국 클로비스 찰스 1세 JP 모건 소로스

튤립 거품 사우스시 거품 서브프라임

위기 등의 키워드를 일목요연하게 펼치

면서 세계 경제의 흥망성쇠를 그려냈다

모멸감 왜 느껴 나는 소중해

lt모멸감gt

김찬호 지음문학과지성사1만3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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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딤툰 글로벌 에티켓 173

세상에서 가장 무거운 것구성middot권우영

그림middot안종만

62-63-화제의책+디딤툰indd 63 2014-04-11 오전 20419

요행은 없더라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한 소통이 지나치게 활발하다 각종 동호회

며 동창회에서 업무 협상에 이르기까지 다채로운 채널들이 그

야말로 lsquo스마트rsquo하고 lsquo스피드rsquo 있게 실시간으로 진행된다 직접 통화하거

나 만나지 않아도 많은 정보들이 오가고 약속들이 잡히고 계획들이

세워진다 시간이 절약되기도 하지만 시시각각 lsquo띵동rsquo하는 커뮤니티 알

림 신호로 인해 업무 집중에 방해를 받기도 한다 아마도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요즘 사람들은 경험의 80퍼센트 이상을 SNS를 통해 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최근 한 친구가 자신의 어리숙함을 한탄하는 글을

SNS에 올렸다

인터넷을 검색하다가 수천만 원을 호가하는 외제 중고차를 아주 싸

게 구할 수 있다는 광고성 글을 봤다고 했다 침수되거나 사고 난 차도

아닌데 저렴하게 경매로 낙찰된 차이기에 믿을 수 있다는 내용을 보고

어처구니없게도 마음이 동했다는 것이다 게다가 그 광고문에는 단순

히 차를 파는 것이 아니라 소중한 사람과의 인연을 진실하게 만들고

싶다고 적혀 있었다 거기서 그치지 않고 딸 사진까지 곁들이며 자기

딸한테 부끄럽지 않은 아빠로 살아가고 싶은 사람이라는 말까지 덧붙

인 것을 보고는 차라리 믿고 싶은 마음이 더 강해졌다 그 친구는 전화

를 걸었고 약속을 한 후 차를 구매하러 갔다

통화한 딜러는 여기저기 친구를 데리고 다니며 몇몇 그럴 듯한 외제

차를 보여주었다 인터넷 차량은 시험 주행을 해 볼 수 없다면서 이상

없으니 빨리 사라고 지금 선택하지 않으면 후회할 거라고 한 시간 후

에는 다른 사람이 보러 오기로 예약돼 있다고 압박했다 순진한 친구

는 제정신을 차리기 어려운 지경임에도 가까스로 정신을 차려 품질 보

증을 어느 정도 해 줄 수 있느냐고 물었다 보증 기간이 없다는 답이 돌

아왔다 처음에 전화했을 때는 3개월 정도 보증해 준다고 했던 것 같아

재차 확인했다 딜러는 워낙 싸게 파는 것이라 그런 것은 해당되지 않

는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순간 이상하다 싶어 친구는 사지 않겠다고

말했다 딜러의 표정이 순간 바뀌었다 살 것처럼 이야기해 놓고 이제

와서 이러면 어떻게 하느냐 이런 인터넷 차량들은 대개 사러 오면 그

냥 계약하고 끌고 가는 게 상례인데 너무한 것 아니냐hellip 질타 내지 훈

계조였다 섬약(纖弱)한 기질의 친구는 더 당황했다

하지만 친구는 사지 않겠다는 의사를 다시 한번 표시했다 가족들의

안전을 지켜야 한다는 말도 덧붙였다 불만에 차 있던 딜러가 이내 표

정을 바꾸었다 잘 생각했다고 대부분 인터넷 보고 오는 사람들은 이

런 차의 성격을 알고 오는데 당신은 그렇지 않은 것 같았다며 정말 모

르고 온 것이냐고 물었다 친구가 광고문을 믿고 왔다고 하니까 딜러는

참 딱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이런 차는 대개 리콜된 것들로 안전을 보장할 수 없는 차들이어서 어

떤 이들은 아예 견인차를 가져와 사 간다 정상적인 차가 이런 가격이

라면 어떤 바보가 비싼 돈 들여 새 차를 사겠느냐 당신이 순진한 사람

같아서 말해 주는 것이다 그랬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딜러는 차를 팔

지 못하고 들어가면 회사에서 혼나니까 정상적인 다른 중고차로 바꾸

면 어떻겠느냐고 제안했단다 한나절 이상을 같이 다니고 또 진실까지

털어놓아 준 그 딜러에게 미안한 생각이 들고 고마운 생각도 든 나머

지 친구는 그러자고 했다 얼결에 꼭 바꿀 필요도 없는 차를 그렇게 바

꾸었다고 했다

그러고 나서 자신이 도대체 무엇을 어떻게 한 것인지 모르겠다고 자

탄했다 어리석은 짓을 한 자신을 반면교사 삼아 친구들은 그런 일에

휘말리지 말라고 덧붙였다 결국 그 친구는 평범하지만 오래 된 진리를

잠시나마 잊은 자신에 대한 반성으로 끝을 맺었다 lsquo콩 심은 데 콩 나

고 팥 심은 데 팥 난다rsquo 글middot우찬제(문학평론가middot서강대 문학부 교수)

중앙포토

소통과 공감

64 2014414 위클리 공감

64-소통과공감indd 64 2014-04-11 오전 20452 표지 253-최종indd 146 2014-04-11 오전 20821

Page 4: 위클리 공감 253호

4 2014414 위클리 공감

250호 lt카드 빚에 10년 도피hellipldquo이제 새 인생 살아요rdquogt 기사를 읽고

김희용(경기 수원 장안구)

국민행복기금의 현장 맞춤식 성공 사례를 읽었습니다 공감이 가는 기사였습니다 이

런 기사를 자주 그리고 많이 읽을 수 있었으면 합니다 현장에서 성공하는 정책이 생동

감 넘치는 기사로 이어집니다 국민들이 바라는 정책이기도 합니다

답글 국민행복기금은 채무 부담으로 고통받는 취약계층들의 신용회복 등 상환능력을 높이

기 위해 만든 프로그램입니다 장기간 연체한 이들에게 기회를 제공하고 전반적인 서민층

의 가계 채무 부담을 완화하며 자활을 지원하고자 시행하고 있습니다

최성규 사무관(금융위원회 서민금융과)

248호 lt창업부터 펀딩까지 ldquo돈 되는 정보 많네rdquogt 기사를 읽고

최석원(부산 사하구 다대낙조2길)

중소기업 소상공인들을 위한 정부의 기업지원 사이트 기사를 읽었습니다 창업넷 등

창업 정보부터 다양한 정보가 일목요연하게 정리되어 있어 쉽게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콘텐츠를 확충하고 제공하는 정부의 적극적인 노력에 박수를 보냅니다

답글 중소기업청에서 지원하는 창업정보 시스템 9개를 창업넷으로 통합해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제공하고 있습니다 창업하고자 하는 분들이 각각의 사업 시스템에 들어갈 필요 없

이 정보를 얻을 수 있으며 사업 신청도 할 수 있습니다

전상민 주무관(중소기업청 창업진흥과)

247호 lt중소 수출기업 10만개 육성gt 기사를 읽고

이희정(서울 강남구 논현2동)

정부가 중소 수출기업을 육성하고 마이스터고middot특성화고 졸업생 채용도 늘린다는 소

식이 반가웠습니다 이 정책으로 경제가 살아나고 청년 취업난도 해소되었으면 좋겠습

니다

답글 산업통상자원부는 올해 lsquo기업에 더 큰 시장을 국민에게 더 좋은 일자리를rsquo 드리기 위

해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국민 여러분의 체감경기가 좋아질 수 있도록 중소기

업과 일자리 창출에 정책역량을 집중하도록 하겠습니다

박성준 서기관(산업통상자원부 산업정책과)

댓글에 답글

독자마당지난호를 만들고 나서

lsquo댓글에 답글rsquo 코너 lt위클리 공감gt의 독자참여 기회가 더욱 다양해지고

편리해집니다 인터넷이나 SNS에 접속해서 정부

정책이나 기사에 대한 의견을 댓글로 남겨주세요

담당 기자나 정부 관계자들의 친절한 답글을 받아

보실 수 있습니다

홈 페 이 지 wwwkoreakrgonggam 블 로 그 koreablogkoreakr 트 위 터 weeklygonggam 페 이 스 북 wwwfacebookcomwegonggam 정책브리핑 wwwkoreakr 디지털매거진 (탭진) wwwtapzincom 전자책서비스 (리디북스) ridibookscom

위클리 공감 201447 1918 201447 위클리 공감

문화융성 콘텐츠산업 발전 전략

인재 양성 등 콘텐츠산업 전방위 지원lsquo콘텐츠 가치평가rsquo 체계 마련hellip 무형자산 담보로 금융권 이용 길 열어

창조경제를 이끌고 미래 먹거리의 한 축을 담당할 lsquo콘텐츠산

업 발전 전략rsquo이 발표됐다

4월 4일 일산 빛마루 방송지원센터에서 열린 문화융성위원회 제

3차 회의를 통해 발표한 이번 발전 전략은 업계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중심으로 관계부처와 문화융성위원회 산하 콘텐츠 전

략기획단의 협의를 거쳐 마련했다

빠르면 올 하반기부터 최대 2017년까지 장기간에 걸쳐 추진되

는 발전 전략을 통해 국내 콘텐츠산업의 발전은 물론 한국 기업

의 세계시장 진출이 한층 빨라질 것으로 기대된다 다음은 lsquo콘텐

츠산업 발전 전략rsquo의 주요 과제다

펀드 신규 조성 등 금융 개선 올해 상반기 중 lsquo한middot중 영화공동제

작협정rsquo이 체결된다 협정이 체결되면 곧바로 중국 정부 및 민간

과 lsquo한middot중 글로벌 합작펀드rsquo를 추진한다 합작펀드는 양국 공동

출자로 각각 1천억원씩 총 2천억원 규모로 2015년까지 조성한다

이 펀드의 투자를 받은 콘텐츠는 공동 제작물로 인정되어 수입쿼

터와 관계없이 중국시장 진출이 가능해진다

또한 영세 콘텐츠기업의 투자 지원을 위한 신규 펀드도 조성

한다 국내 콘텐츠기업 중 90퍼센트 이상이 lsquo10-10-10rsquo(자본금

10억원 이하-매출액 10억원 이하-종업원 10인 이하) 기업으로

좋은 콘텐츠를 보유하고도 기업 규모가 작다 보니 투자를 이끌

어내기가 어려웠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2017년까지 정부가 500

억원 이상의 펀드를 출자해 민간자금 연계를 통한 lsquo콘텐츠 영세기

업 10-10-10지원 펀드rsquo를 시행한다

좋은 콘텐츠를 보유한 기업의 금융권 이용도 수월해질 전망이

다 콘텐츠기업이 보유한 자산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아이

디어와 제작기술은 경제적 가치로 환산하기에 어려움이 많았다

이러한 현실을 감안해 기업이 보유한 무형의 가치를 객관적으로

평가하는 lsquo콘텐츠 가치평가rsquo 체계가 마련된다 한국콘텐츠진흥원

을 lsquo콘텐츠 가치평가 기관rsquo으로 지정 콘텐츠 가치 정보를 금융기

관에 제공하고 펀드 투자 및 정부지원사업의 투자대상 기업 및

프로젝트 선정 시 평가 내역을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영화 배급시장의 불공정거래 개선 등 제도 개선 영화 상영시장의

독과점과 수직적 배급시장으로 인해 발생하는 불공정거래도 개

선한다 정부는 공정하고 투명한 계약을 위해 콘텐츠산업 진흥법

에 따라 표준 상영계약서 표준 영화투자계약서를 조속히 만들

계획이다 실제 영화계에서 사용되고 있는 계약서에 엄격한 심사

가 더해져 불공정 계약조항들이 시정된다

또한 대중문화 예술인의 초상 등을 도용해 상업적으로 이용

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어 이를 보호하기 위한 방안도 마련한

다 대중문화 예술인의 초상 재산에 대해 법적 보호 방안을 구축

하고 이를 통해 늘어나고 있는 초상권 관련 분쟁에 따른 산업계

의 고충을 줄여 나가기로 했다

콘텐츠(게임) 마이스터고 신설 등 인재 양성 졸업 후 100퍼센트

취업 및 기술 명장으로의 성장을 지원하는 마이스터고교는 직업

교육의 산실로 현재까지 39개교가 지정되었다 하지만 그 분야가

제조업 등에 한정되어 있었다 이번 콘텐츠 마이스터고 설립은 산

업계에 인력 수요가 많고 산업 성숙도가 높은 게임 분야부터 설

립이 추진된다 이를 위해 올해 하반기부터 교육과정 개발 등 기

초연구에 착수하고 연내 교육청 및 학교 수요 조사 선정 신청을

거쳐 2016년 개교를 추진한다

또한 콘텐츠 장르 융합형 아카데미를 2015년부터 신규 개설한

다 예비 인력을 대상으로 공통 교육 및 장르별 심화교육 프로젝

트 기반 교육을 단계별로 설계하고 수료 후 창업을 희망하는 인

력에게는 lsquo콘텐츠코리아 랩rsquo과 연계한 창업을 지원할 계획이다

아이디어에서 창업까지 원스톱 지원체계 구축 2017년까지 미래

부와 함께 lsquo콘텐츠코리아랩rsquo 26개소를 조성해 창의적 아이디어를

가진 누구나 창업에 도전할 수 있도록 공간과 창작 장비 투자 피

칭(모의 발표) 멘토링 등을 원스톱으로 제공하는 콘텐츠 창업 지

원체계를 구축한다 이를 통해 예비 창업기업을 2017년까지 400

개 육성할 계획이다

해외 기관과의 협업을 통해 국내 기업의 진출도 돕는다 지난

해부터 추진된 한middot중 lsquo펑요우(朋友) 프로젝트rsquo의 일환으로 미래

부middot광전총국(중국 방송심의기관) 간 업무협약이 체결됐다 이후

양국 방송사 간 다큐 공동제작(MBC-CCTV lt기후의 반란gt 등)

을 통한 중국 방송시장 진입장벽을 낮추면서 국내 콘텐츠기업의

해외 진출이 수월해졌다 또한 한middot중middot일 콘텐츠 개발자 간 선의

영세 콘텐츠기업 지원을 위한 펀드 조성과 게임 콘텐츠산업의 인력 양성을 위한 기반이 마련된다 사진은 3D기술과 게임 헬스케어가 융합된 전자정보통신산업대전의 자전거게임 시연장

서울 동대문 롯데피트인 9층에 마련된 K팝(POP) 홀로그램 전용공연장 lsquo클라이브(Klive)rsquo 개관식

중앙포토 의 경쟁을 통해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lsquo글로벌 해커톤rsquo 대회를 개

최하고 아시아 CG산업의 허브로 자리매김할 lsquoCGI 창조센터rsquo도

올해 안으로 제주에 설립된다

ICT 기반으로 생활공감형 서비스 지원 ICT를 활용한 콘텐츠 개

발 보급으로 콘텐츠산업의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고 다양한 계층

의 국민들이 콘텐츠를 통해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지원한

다 4Dmiddot가상현실 등의 기술을 기반으로 국내외 문화재를 생생하

게 재창조하는 lsquo디지털 헤리티지rsquo를 올해부터 추진하고 지난 1월

동대문에 문을 연 K팝 홀로그램 공연장의 확산과 해외 진출도

지원한다 또한 사회적 약자를 위한 lsquo행복나눔 콘텐츠rsquo의 첫 프로

젝트로 서울대 어린이병원과 합동으로 소아질환 진단middot치료를 위

한 콘텐츠와 고령화시대에 대비해 건강관리 등을 돕는 휴먼케

어middot스포츠 콘텐츠도 개발할 예정이다

저작권 불공정거래 관행 개선 및 해외 저작권 강화 그간 사회적

문제로 대두됐던 저작권 불공정거래 관행을 전면 수정해 창작자

권익이 보다 강화될 수 있도록 지원한다 특히 저작권의 이용 및

양도 등에 관한 표준계약서를 마련해 신진 창작자가 불공정 계약

으로 정당한 보상을 받지 못하는 사례를 방지한다

또한 주최 측이 공모전 응모작 전체의 지식재산권 양도를 일방

적으로 강요하는 관행을 개선하기 위한 lsquo콘텐츠 공모전 가이드라

인rsquo이 단계적으로 시행된다 우선 공공부문은 4월 말부터 적용한

다 한류 콘텐츠 진출이 활발해짐에 따라 해외 저작권 보호도

강화해 나간다 해외 현지 저작권 침해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고

우리 저작물의 합법적 유통을 위한 지원을 확대한다 또한 해외

현지에서의 저작권 보호 환경 개선을 위해 법제middot기술middot제도 분야

로 구성된 저작권 전문가팀을 만들어 주요 한류 진출 지역에 파

견한다 글middot김상호 기자

연합

고요한 숲길에서 몸과 마음에 휴식을hellip

만반의 채비를 하고 올라간 숲길은 적막이 흐를 정도

로 고요했습니다 그곳은 어느새 봄이 성큼 다가와 있

었습니다 오랜 유래에도 변하지 않고 고유의 자태를

그대로 뽐냈습니다 새순이 얼어붙은 땅을 꼬물꼬물

기어올라오고 나무 향은 더 짙어졌습니다 태고의 자

연이 마련한 선물에 감성도 산수유 봉오리마냥 톡톡

터졌습니다 lsquo지난 겨울이 추웠던가rsquo 긴가

민가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더 반가운가 봅

니다 어차피 지고 떨어질 잎이지만 또 기대

하게 됩니다 겨울을 이겨낸 숲처럼 우리 인

생도 다시 한번 lsquo속는 셈 치고rsquo 기쁘게 봄

을 맞이했으면 좋겠습니다 숨 한번 고

르게 주말 휴양으로 숲길은 어떨까요

글middot박지현 기자

04-05-독자마당indd 4 2014-04-11 오전 13724

위클리 공감 2014414 5

성매매 인식 바꿀 영상제작 공모성매매 인식 바꿀 영상제작 공모알림

lt위클리 공감gt은 독자 여러분과 소통하고자 다양한 의견을 받고 있습니다 주소 전화번호와 함께 4월 28일(월) 오전까지

gonggamkoreakr로 보내주십시오 관심 있게 읽은 기사 기획특집에 대한 의견 앞으로 다뤘으면 하는 내용 등 다양한 의견을 보내주시면

lt위클리 공감gt 제작에 반영하겠습니다 의견이 채택된 분에게는 문화상품권을 보내드립니다 우편엽서로 보내셔도 됩니다

2014 보훈문예작품 공모전

새로운 도로명주소를 적어 보내주시면 당첨 확률이 더욱 높습니다 우편엽서로 보내주셔도 됩니다

세종특별자치시 갈매로 388 정부세종청사 문화체육관광부 국민소통실 홍보콘텐츠과 lt위클리 공감gt 담당자 앞 (우 339-012)

빈칸의 답을 lsquo공감 낱말맞히기 253호rsquo라는 제목과

함께 주소 전화번호를 적어 4월 28일(월) 오전까지

jjsmallkoreakr로 보내주십시오 추첨을 통해

문화상품권을 보내드립니다

아이폰 lsquo정책 투데이rsquo 앱에서도 응모하실 수 있습니다

가로 풀이 세로 풀이

lt위클리 공감gt 251호 낱말맞히기 당첨자

가순분(서울 관악구 신림로) 김정례(세종특별자치시 나리로)

양남윤(서울 은평구 연서로) 이석일(경북 포항 북구 삼호로) 

김희용(경기 수원 장안구)

낱말맞히기

1

4

2

10

8 9

76

3 5

홈 페 이 지 wwwkoreakrgonggam 블 로 그 koreablogkoreakr 트 위 터 weeklygonggam 페 이 스 북 wwwfacebookcomwegonggam 정책브리핑 wwwkoreakr 디지털매거진 (탭진) wwwtapzincom 전자책서비스 (리디북스) ridibookscom

국가보훈처는 국가유공자의 희생을 기리고 나

라사랑정신을 일깨우기 위한 보훈문예작품 공

모전을 개최합니다 관심 있는 국민들의 많은 참

여 바랍니다

응모자격 대한민국 국민이면 누구나 참여 가능

공모부문 시 수필 추모헌시 참전수기

응모주제 국가유공자의 희생 공헌 등에 대

해 감사를 표하고 숭고한 나라사랑정신을 기리는 내용

  청소년들의 나라사랑정신을 일깨우고 생활 속에 보훈문

화가 뿌리내려 국가 발전의 원동력으로 견인하는 내용

시상내역 시(최우수상middot각 1편) 초등부(40만원) 중middot고등부(60만

원) 일반부(100만원)

  수필(최우수상middot각 1편) 초등부(40만원) 중middot고등부(60

만원) 일반부(100만원)

  추모헌시(최우수상middot1편) 100만원

  참전수기(최우수상middot1편) 200만원

응모일정 5월 23일(금) 오후 5시까지

접수방법 공모전 홈페이지(www보훈문예물kr) 통해 접수

문 의 공모전 운영사무국 02-334-9044

lt위클리 공감gt 251호(3월 31일) 낱말맞히기 정답

가로 1진드기 4 걸음마 5 삼베 7 돌체 9 스크린 10 적시타

세로 1 드라마 2 홍삼 3 걸림돌 5 베를린 7 체적 9 스타

여성가족부는 성매매를 바라보는 사회적 인

식을 바꾸기 위한 영상제작 공모전을 개최

합니다 관련된 아이디어를 가진 많은 분들

의 참여 기다립니다

공모대상 대상 전 국민(개인 및 팀)

1회 이상 영상제작 유경험자 우대

공모주제 성매매 피해자를 바라보는 우리

의 시선

  성매매와 성매매 피해자를 바라보는 사회적 인식에

대한 편견 깨기

  성매매 산업의 구조적 문제를 다룬 내용 등

  성매매 여성의 생애사적 이해를 담은 내용 등

공모형식 성매매 방지 영상 제작기획안(극영화middot다큐middot애니메이

션 등 장르 자유 20분 내외 분량)

시상내역 선정작 2편 제작지원금 각 500만원 전문가 멘토링 제공

응모일정 5월 2일(금)까지 선정작 발표는 5월 23일 예정

접수방법 이메일(pshstoporkr) 접수

제출방법은 홈페이지 참조

문 의 홈페이지(wwwstoporkrcompetition2014) 참조

1 빨주노초파남보 OOO 의 일곱가지 빛깔

3 카메라로 무엇을 찍죠

4 여자 손님을 이르는 말 집안의 여자 주인은 안주인 여자 손님은 OOO

6 전날의 술기운으로 거북한 속을 풀기 위해 먹 는 국

8 기계middot기구middot자재 등을 통틀어 이르는 말

10 배를 설계하여 건조하는 것 우리나라는 세계적인 OO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1 다함이 없이 굉장히 많음

2 눈을 뜸 깨달아 아는 일

3 이스라엘과 요르단에 걸쳐 있는 호수 증발이 심한 까닭에 염분 농도가 바닷물의 약 다섯 배에 달해

생물이 살기 어렵죠

5 ldquo리듬체조 요정 OOO 선수가 한국 리듬체조 사상 처음으로 월드컵 무대에서 4관왕에 올랐다rdquo

7 태극기 성조기 오성기hellip9 파장이 엑스선보다 길고 가시광선보다 짧은 전자 기파 살균작용을 하죠

04-05-독자마당indd 5 2014-04-11 오전 13725

6 2014414 위클리 공감

박근혜 대통령과 토니 애벗 호주 총리가 4월 8일 청와대에서

정상회담을 연 뒤 양국 간 자유무역협정(FTA) 공식 서명

식을 가졌다 한middot호주 FTA 협정이 발효되면 호주시장에서 한국

산 자동차와 가전제품 석유화학제품 등의 관세가 즉시 또는 3년

내 없어진다 정부는 한middot호주 FTA 발효 뒤 10년간 국내총생산

(GDP)이 014퍼센트(약 200억 달러)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토니 애벗 총리와의 공동 기자회견에서 ldquo이

번 FTA는 양국 간 무역middot투자middot고용창출middot시장 확대 등에서 가시

적인 효과는 물론 사회middot문화 등 양국관계 전반을 격상시키는 계

기가 될 것rdquo이라고 말했다 애벗 총리는 ldquo양국의 경제협력 관계가

한층 더 심화되고 강화될 수 있게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rdquo고

답했다

호주는 칠레 싱가포르 유럽자유무역연합(EFTA) 아세안(동

남아국가연합) 인도 유럽연합(EU) 페루 미국 터키 콜롬비아

에 이은 우리나라의 11번째 FTA 체결국이다 이로써 우리나라의

GDP 기준 FTA 경제영토도 전 세계의 573퍼센트로 넓어졌다

호주는 아시아 국가와의 교역 비중이 높고(전체 교역 중 608퍼센

트) 아세안 국가와 대부분 FTA를 체결한 상황이기 때문에 이번

FTA를 통해 호주시장 내 한국 제품의 경쟁력 확보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호주는 한국과의 교역량은 300억

달러 남짓이지만 1인당 국민소득 7만 달러(세계 6위)의 탄탄한 내

수시장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과 한국 자동차 및 석유제품 등의

공산품을 수입하고 원자재와 에너지 자원을 수출하고 있어 가장

이상적인 lsquoFTA 파트너rsquo로 평가받고 있다

가전 등 경쟁력 있는 수출품 관세 즉시철폐 대상

한middot호주 FTA의 주요 내용을 보면 우리나라는 10년 이내에 현재

교역하고 있는 대다수 품목(전체 수입품의 943퍼센트)에 대한

관세를 철폐한다 반면 호주는 5년 이내에 거의 모든 품목에서

관세를 없애기로 했다

연합

중middot소형 자동차 관세 발효 즉시 철폐철광석 등 자원middot에너지 안정적 수입원 확보hellip 쇠고기는 세이프가드 확보

박근혜 대통령과 토니 애벗 호주 총리가 4월 8일 청와대에서 한middot호주 자유무역협정(FTA) 공식 서명식을 마친 뒤 악수하고 있다 오른쪽은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왼쪽 끝은 앤드루 롭 호주 통상투자 장관

초점 한middot호주 FTA 공식 서명

06-07-초점_한호주 FTAindd 6 2014-04-11 오전 13824

위클리 공감 2014414 7

우리나라 입장에서 이번 FTA의 최대 수혜품목은 전체 수출

의 205퍼센트를 차지하는 자동차다 특히 자동차에서도 주력

수출품인 휘발유 중형차(1500~3천cc)와 휘발유 소형차(1천sim

1500cc)는 발효 직후 5퍼센트의 관세가 즉시 철폐돼 수출 확대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된다 기타 나머지 승용차는 3년 내 철폐

에 합의했다

이밖에도 타이어(관세율 5퍼센트)는 즉시 철폐 기어박스middot제

동장치 및 완충기 등의 자동차부품은 3년 내 철폐를 확정지으며

자동차산업 전반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우리 농축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쌀middot분유middot대두middot감자 등 일부

농축산업 품목은 양허에서 제외했다 다만 쇠고기의 경우 현재 40

퍼센트 선인 관세율이 매년 약 26퍼센트씩 낮아져 15년차인 2030

년에는 완전 무관세로 국내시장에 들어오게 됐다 정부는 국내

농축산업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기존 대책의 효과성을 점검

하고 추가적인 세제middot제도적 지원 방안을 협의해 나갈 계획이다

자원middot에너지 부문은 FTA를 통해 안정적인 수입원을 확보했

다 자원middot에너지는 대호주 전체 수입액의 80퍼센트에 육박하는

최대 수입품이다 2013년 기준으로 우리나라가 수입한 전체 알루

미늄광의 77퍼센트 철광 72퍼센트 석탄 44퍼센트 아연광 20

퍼센트를 호주에서 들여오고 있다 특히 철광석 수입에 대한 관

세 철폐는 안정적인 자원 공급을 필요로 하고 있는 철강산업 발

전으로 이어져 FTA를 통한 시너지 효과가 기대되는 바이다

아울러 lsquo투자자middot국가 소송제(ISD)rsquo를 관철해 국내 투자자를 보

호할 수 있는 lsquo안전판rsquo을 마련했다 ISD는 외국에 투자한 기업이

불합리한 현지 정책이나 법 때문에 피해를 볼 때 국가기구의 중재

로 분쟁을 해결하도록 한 제도다 정부는 한middot호 FTA 발효 후 10

년간 GDP는 014퍼센트 소비자 후생수준은 약 16억불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대외경제연구원 산업연구원 등 6개

연구기관이 진행 중인 경제적 영향 평가 잠정 분석 결과다

글middot김상호 기자

연합

한middot호주 교역 동향

2006 20102008 2012 2013

교역 단위 백만 달러

4692

956311309

51716642

9250

1800020456

2298820784

16001

27098

23171

3223830347

수출품목 관세율() 금액(백만 달러) 비중()

경유 0 2219 232

승용차 5~10 1964 205

휘발유 0 885 93

철구조물 5 656 69

제트유 및 등유 0 363 38

자동차부품 0~10 279 29

건설중장비 0~10 148 15

합성수지 0~5 136 14

컬러TV 5 134 14

전선 0~10 116 12

소계 6900 721

전체 9563 100

수입품목 관세율() 금액(백만 달러) 비중()

철광 0~2 5984 2889

유연탄 0 5170 2487

원유 3 1750 842

가축육류 3~72 862 415

알루미늄괴 및 스크랩 0~3 777 374

동광 0 742 357

기타 금속광물 0~65 599 288

무연탄 0 512 246

천연가스 3 451 217

곡류 0~8003 433 208

소계 17280 8308

전체 20785 100

자료middot한국무역협회 관세청

자료middot한국무역협회

한국의 대호주 10대 교역품목 현황 (2013년)

수출

수입

총 교역액

06-07-초점_한호주 FTAindd 7 2014-04-11 오전 13826

8 2014414 위클리 공감

자동차 튜닝산업 활성화 인프라 구축부품 기술개발 지원middot시험용 주행장 마련 등 생태계 조성키로

정책소식

정부가 자동차 튜닝(개조)부품 기술개발 지원에 적극 나서기

로 했다 연구개발(RampD) 자금을 지원하고 튜닝 시험용 주

행장 등 인프라 구축에 힘을 쏟는다 세계 5대 완성차 생산국에

걸맞은 튜닝산업 생태계를 조성하겠다는 계획이다

산업통상자원부(이하 산업부)는 4월 9일 열린 lsquo자동차 튜닝부

품산업 발전포럼rsquo에서 이 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산업부는 국내

튜닝부품업계를 향후 기술 중심의 글로벌 강소 부품 기업으로 성

장시키기로 했다 튜닝이란 운전자가 자신의 개인적 취향과 목적

에 맞게 차량의 성능과 내middot외관을 개선하는 것을 말한다 제조

사는 고부가가치 튜닝부품을 판매해 고수익을 거둘 수 있고 판

매사는 부품 장착이나 유통을 통해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미국과 유럽 일본 등에 비해 튜닝시장이 활성화

되지 못한 상황이다 지난해 세계 자동차부품 애프터서비스(AS)

시장 규모는 약 310조원인데 이중 튜닝이 98조원으로 32퍼센트

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는 세계 5위 자

동차 생산국이자 7위의 자동차부품 수출국이지만 국내 튜닝시

장은 완성차 시장 대비 05퍼센트 수준인 5천억원 규모다 국내

시장에는 해외 튜닝업체들의 진출이 늘고 있다 대표적인 튜닝업

4월 9일 서울 The-K호텔에서 열린 lsquo자동차 튜닝부품산업 발전포럼rsquo 현장 독일자동차튜닝협회(VDAT) 해럴드 슈미트크 상임이사는 주제발표를 통해 ldquo자동차 튜닝은 개성 표현의 한 방법rdquo이라며 국내 튜닝 시장의 발전 가능성을 높이 평가했다

산업통상자원부

08-09-정책소식indd 8 2014-04-11 오전 13928

위클리 공감 2014414 9

체는 ABT(아우디 튜닝) 브라부스(벤츠 튜닝) AC슈니처(BMW

튜닝) 테크아트(포르쉐) 등이다

산업부는 자동차 튜닝부품 산업 육성을 위해 4개 실행과제를

내놨다 먼저 영세 튜닝부품 제조사에는 품질문제 발생 시 개선

을 위한 기술지도 사업을 지원하고 기술력을 보유한 튜닝부품

제조사에는 우수품질 기준에 맞춰 lsquo고성능 부품 기반형 기술개

발rsquo을 지원키로 했다

기술개발 대상은 엔진출력 향상 배기가스 절감 연비 향상을

달성할 수 있는 엔진middot파워트레인 파워업(Power-up) 부문 섀시

성능과 안전성 향상 기술개발을 위한 휠middot타이어 등 퍼포먼스업

(Performance-up) 부문 운전자의 신체 보호뿐 아니라 편의 향

상을 위한 리어스포일러middot사이드미러와 같은 드레스업(Dress-

up) 부문 등 3개 분야에 기술개발 초점을 맞추기로 했다

전남middot대구 튜닝산업 특성화 지역으로 선정

또 튜닝산업 활성화를 위한 인프라도 구축한다 이를 위해 국제

자동차경주대회인 lsquo포뮬러 원(F1middotFormula One World

Championship)rsquo 경기시설을 보유한 전남과 대구를 튜닝산업 특

성화 지역으로 선정했다

국제 공인 1등급 F1 경기장이 위치한 전남 영암지역에는 튜닝

부품 개발과 평가가 가능하도록 연구개발(RampD) 인프라를 확충

한다 중소 튜닝업체들의 시제품 제작 지원과 실험차량 평가 시

신속하게 활용이 가능할 수 있도록 가공기계 설비도 구축한다

튜닝부품 장착업체가 밀집한 대구지역에는 소비자 중심의 튜

닝문화 확산과 기업 지원을 위한 서비스 인프라를 구축할 예정이

다 튜닝전문 지원센터를 구축middot운영해 수요자가 가상체험을 할

수 있는 가상체험 시설과 중소 영세업체들을 위한 홍보전시관을

운영하는 등의 기업 지원도 해 나갈 계획이다

여기에 완성차업체와 부품업체 간 동반 성장할 수 있는 분위

기도 조성키로 했다 산업부는 튜닝산업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완성차 제조사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보고 완성차의 튜닝

브랜드 육성을 유도하기로 했다 메르세데스-벤츠의 AMG

BMW의 M AC슈니처와 같이 완성차 자회사로 출발해 세계적

튜닝업체로 성장한 해외 사례를 벤치마킹할 계획이다

튜닝모델 출시 차종과 성능 개선형 튜닝까지 적용 범위를 확대

해 나간다 기술력 있는 국내 업체를 발굴해 국내 튜닝부품 사용

차량 전용 경주대회를 지원하고 이를 중소 튜닝부품사의 기술을

평가하는 데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ldquo튜닝부품

제조middot장착기업 육성으로 튜닝 전문가 등 일자리 창출로도 이어

질 것rdquo이라고 기대했다

외장을 꾸미거나 성능을 향상시킨 튜닝제품을 전문적으로 취

급하는 온라인 종합 쇼핑몰도 연내 문을 열 예정이다 영세 업체

를 위해 별도의 보장보험 제도도 추진한다 아울러 정부는 코트

라(KOTRA) 무역관과 연계해 우수한 자동차 튜닝제품 업체들이

해외 튜닝부품 전시회에 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로 했다 매

년 20여 개 우수 업체를 선정해 우선 지원한다 해외 전시회에 참

가할 때 임차료와 장치비 통역 섭외 등 행정 서비스도 제공한다

산업부 관계자는 ldquo대중의 접근이 용이한 지역과 유휴시설 등에

경기장을 구축해 건전한 레저문화를 확산시키기 위해 노력할 것rdquo

이라고 말했다 글middot김성희 기자

전 세계 완성차 자동차부품 AS 및 튜닝 시장 규모

미국 독일 일본 프랑스 한국

완성차 시장(조원) 2066 1164 1919 410 935

AS 시장(조원) 702 230 260 177 52

완성차 시장 대비 AS 시장() 340 198 135 432 56

철구조물(조원) 327 66 140 50 05

완성차 시장 대비 튜닝 시장() 158 57 73 122 05

자료middot산업통상자원부

08-09-정책소식indd 9 2014-04-11 오전 13928

10 2014414 위클리 공감

정책현장

병행수입middot해외 직접구매 품목 확대캠핑용품 등 독과점수입 폭리 개선hellip 가격 10~20퍼센트 하락할 듯

병행수입 시장의 진입장벽을 낮추고 해외 직접구매 대상 품

목을 확대해 소비재 수입품 시장의 경쟁을 촉진하기로 했

다 이로 인해 병행수입과 해외 직접구매 등 대안적 수입 경로를

활용한 수입품이 전체 소비재 수입액의 10퍼센트까지 늘어나면

수입제품의 판매가격이 10~20퍼센트가량 인하될 것으로 기대

하고 있다

정부는 지난 4월 9일 오전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열린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이런 내용을 담은 lsquo독과

점적 소비재 수입구조 개선 방안rsquo을 확정했다

소비재 수입 시장 구조가 독과점 형태로 운영되면서 수입가격

과 판매가격의 격차가 2~5배로 벌어지고 외국과 비교 시 판매가

격도 10~40퍼센트 높다고 보고 병행수입과 해외 직접구매 등 대

안적 수입 경로를 확대하는 방안을 마련했다

정부는 우선 통관인증제도에 대한 진입장벽을 즉시 완화해 병

행수입을 활성화하기로 했다 통관인증제는 병행수입 물품에 대

한 소비자 신뢰제고 차원에서 적법하게 통관 절차를 거친 물품

에 관세청이 통관정보(수입자 및 통관 일자)를 담은 QR코드를

부착해 인증해 주는 제도다 하지만 품목 및 상표 수가 제한적이

고 자격 제한도 지나치게 엄격해 당초 기대보다 활용도가 저조한

게 사실이었다

이에 소비자의 관심이 높은 상표 위주로 대상 상표와 품목을

대폭 확대할 예정이다 기존 의류middot신발이 중심이 된 236개 상표

에 자동차부품 소형가전 화장품 자전거 캠핑용품 등을 추가

해 350여 개로 확대한다 통관체 선정 기준도 완화한다 선정 기

준 중 lsquo최근 2년 내 매년 1회 이상 병행수입물품 통관 실적rsquo을 lsquo최

초 병행수입 후 6개월 경과rsquo로 완화함에 따라 기존에 탈락한 40

여 개 업체를 포함해 1년 후 약 100여 개 업체가 추가 선정(현재

122개 내년 230개)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목록통관제 대상 전자상거래 50퍼센트 이상 확대

해외 직접구매(이하 해외직구)도 수입신고 간소화 대상을 확대하

고 소비자 피해를 막는 방지체계를 강화하여 활성화하기로 했다

해외직구는 매년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데 반해 관련 제도 정비

가 미흡해 신속한 통관이 어렵고 소비자 피해 방지책도 부족해

반품수수료 부당 청구나 환불 배송 지연 등의 피해 사례 또한

급증하고 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100달러 이하 해외직구 품목에 한해 통

관 절차를 대폭 간소화하고 목록통관 대상을 현행 의류middot신발

등 6개 품목에서 식middot의약품을 제외한 전체 소비재로 확대하기

국내에서 파는 수입품 가격이 지나치게 비싼 까닭에 저렴한 병행수입 제품에 소비자가 몰린다 지난 겨울 경기 용인의 한 대형쇼핑몰에서 lsquo캐나다 구스rsquo 패딩을 시중가보다 20~30퍼센트 싸게 팔자 소비자들이 번호표를 받고 줄을 서서 기다리는 등 소동이 벌어졌다

중앙포토

10-11-정책현장indd 10 2014-04-11 오전 14037

위클리 공감 2014414 11

로 했다

이를 통해 현재 전체 전자상거래의 34퍼센트 수준인 목록통

관제 대상이 50퍼센트 이상으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목록

통관제를 적용하면 통관 기간은 최대 3일에서 반나절로 줄고 건

당 4천원인 관세사 수수료도 없어져 해외직구가 쉬워질 전망이

다 일부 업체를 대상으로 했던 특별통관업체 지정을 폐지하고

세관장에게 신고만 하면 누구나 목록통관을 적용받도록 규제도

완화된다

또한 병행수입과 해외직구 등 대안 수입 활성화 과정에서 발생

할 수 있는 소비자 피해를 최소화하고자 통관인증업체가 위조

상품을 취급하면 인증업체 지정을 즉시 취소하기로 했다

또한 소비자들이 쉽게 애프터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병행수

입협회 차원의 공동 AS센터 기반을 구축하고 중소middot영세업체의

참여 기반 확대 차원에서 독점 수입업자가 병행수입을 부당하게

방해하는 불공정 행위에 대한 단속도 강화하기로 했다 법 위반

사항을 적발하면 엄중히 제재할 방침이다

대부분의 해외직구는 포털사이트의 카페middot블로그 등을 활용

해 이뤄지는데 이에 대한 포털사업자의 관리 책임도 강화하기로

했다 위법 카페 및 블로그 사이트에 대한 자체적 제재방안 마련

이 의무화되며 인터넷 통관포털(UNIPASS)을 통해 일반인도 반

품 때 손쉽게 관세를 환급받을 수 있도록 제도가 개선된다

정부는 병행수입middot해외직구 등 대안적 수입 경로를 활성화해

전체 소비재 수입액이 지난해 3조원에서 2017년 8조원으로 늘어

나 전체 수입액 대비 비중이 5퍼센트에서 10퍼센트로 확대될 것

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경우 독점 수입으로 고가를 유지하는 아

동복과 신발 캠핑용품 등에 대한 병행수입 거래로 인해 제품 판

매가격이 평균 10~20퍼센트 정도 인하될 것으로 전망된다

글middot김상호 기자

수입품 판매가격 수입가격 비율

수입품 평균가격 국가 간 비교

2329 27 27

51

전기다리미 위스키프라이팬 전기면도기 전동칫솔

자료middot한국소비자원 (2013년)

(배)6

5

4

3

2

1

0

한국

일본

미국

기타

호주

프랑스

호주

EU

자료middot한국소비자원 (2013년)

(한국=100)

100

80

60

40

20

0화장품 자전거용품기능성화장품 캠핑용품

병행수입이란

국내 독점판매권을 가진 업체 외에 다른 수입업자가 해외 매장 제3국

등 다른 유통 경로를 통해 수입해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판매하는 행위

2013년 기준 약 2조원 규모로 추정하고 있다

해외 직접구매(해외직구)란

외국의 오픈마켓 의류 브랜드 등의 사이트에서 제품을 직접 주문해 구

매하는 것을 일컫는 말이었으나 최근 들어 전자제품 및 스포츠용품 등

다양한 분야로 퍼지고 있다 전문 직구 사이트까지 성행할 정도로 큰

인기다

10-11-정책현장indd 11 2014-04-11 오전 14037

12 2014414 위클리 공감

항공마일리지 남아요hellip 휴양림 오세요국립자연휴양림관리소middot대한항공middot한진관광 MOU 체결hellip 전용 투어상품도 출시

여행소식

항공마일리지로 꼭 항공권을 끊어야 하나 잠자는 항공마일

리지가 아까웠다면 이제는 휴양림으로 떠나보자

산림청 국립자연휴양림관리소는 4월 2일 lsquo항공마일리지 휴양림 투

어상품rsquo과 lsquo국민의 숲(대한항공의 숲)rsquo 조성을 위해 대한항공 한진

관광과 각각 MOU를 체결했다

이번 협약을 통해 국립자연휴양림관리소는 대한항공 마일리지

로 비수기 주중에 휴양림을 이용할 수 있도록 숙박시설과 숲 체험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대한항공은 산음자연휴양림 내에 lsquo국민의 숲(대한항공의 숲)rsquo 조

성을 계획했다 한진관광은 홈페이지 및 콜센터를 통해 lsquo항공마일

리지 휴양림 투어상품rsquo을 판매하기로 했다

lsquo항공마일리지 휴양림 투어상품rsquo은 4월 중순부터 6개 국립자연

휴양림을 대상으로 매주 수middot목요일(성수기 제외)에 운영된다 대한

항공 마일리지를 갖고 있다면 누구나 본인 마일리지로 투어상품

을 이용할 수 있다

대한항공 산음자연휴양림에 lsquo국민의 숲rsquo 조성

lsquo국민의 숲(대한항공의 숲)rsquo은 대한항공 사회봉사단이 유일한 탄소

흡수원인 산림 가꾸기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기 위해서 산음자연휴

양림 내에 5헥타르 규모로 조성해 나갈 계획이다 매년 나무 심기

숲 가꾸기 산불 방지 등 다양한 산림 관리활동에 참여한다 투어

상품 운영 휴양림은 복주산 산음 용화산 운문산 용현 덕유산

등 6개다

서경덕 국립자연휴양림관리소장은 ldquo관련 기업과의 협업을 통해

항공마일리지로 주중 휴양림을 이용할 수 있는 길이 열려 휴양림

이용패턴 다변화에 속도를 낼 수 있게 되었다rdquo며 ldquo자연휴양림 내

산림 관리에 민간기업 참여가 확대될 수 있도록 lsquo국민의 숲rsquo 조성에

도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rdquo고 덧붙였다 글middot박지현 기자

4월 2일 산음자연휴양림에서 국립자연휴양림관리소middot대한항공middot한진관광은 lsquo항공마일리지 휴양림 투어상품rsquo 운영과 lsquo국민의 숲(대한항공의 숲)rsquo 조성을 위한 MOU를 체결했다

자연휴양림 숲속 도서관에서 책 기증 받아요

국립자연휴양림관리소에서는 책 읽는 문화 확산을 위해 4월부터 삼봉

휴양림과 검마산휴양림 내에 lsquo숲속 도서관rsquo을 운영한다 다양한 장르의

도서를 제공하기 위해 도서기증 캠페인을 추진하고 있다 4월 30일까지

기증할 수 있다 택배비는 휴양림에서 부담한다

책 보낼 곳 대전광역시 서구 복수북로 21 국립자연휴

양림관리소 행정지원과 홍보기획팀

문의 042-580-5532~3 wwwhuyanggokr

휴양림 투어상품 문의 한진관광 홈페이지(wwwkaltourcom) 또는 콜센터(1566-1155)

12-13-여행소식+알아두세요indd 12 2014-04-11 오전 14149

위클리 공감 2014414 13

도전 한식 만들기hellip ldquo멋진 체험 될 거예요rdquo한식 아카이브 개설hellip 조리법 9천여 건middot전통 한식당 100여 곳 등 다양한 콘텐츠

알아두세요

lsquo밥죽 만두 찌개 전골 나물 전 김치 한과helliprsquo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전통 음식들 군침이 돌 때 한식이 맛있는 곳을

찾는 데 시간을 버리지 않아도 된다 이 음식들이 어떤 깊은 유래

와 역사를 가졌는지 인터넷 이곳 저곳을 기웃거리지 않아도 된다

한식을 다룬 조선시대 풍속화들도 찾아볼 수 있다

한국 음식을 단순히 먹고 즐기는 것을 넘어 역사와 문화 정보까

지 한곳에서 볼 수 있는 아카이브(기록물 저장소middot정보창고)가 마련

됐다 농림축산식품부(장관 이동필)와 한식재단(이사장 강민수)은

전통 한식의 정보를 총망라한 lsquo한식 아카이브rsquo를 4월 3일 개설했다

한국 음식문화가 단순히 음식 콘텐츠의 의미를 넘어 선조의 삶과

지혜가 담긴 우리 문화임을 세계에 알리려는 문화 보급의 일환이다

그동안 한식과 관련된 고문헌으로 한식문화를 대중화하기 위

한 노력이 꾸준히 추진돼 왔다 하지만 일반인들이 흥미로워할

만한 정보에 쉽고 편리하게 접근할 수 있는 아카이브는 처음이다

한식 아카이브에는 한식 원형복원 사업의 결과물과 한식 조리

법 등 9083건의 콘텐츠가 담겨 있으며 한식 콘텐츠 목록 한

식문헌 상세 해제 옛 그림 속 한식 한식연구 결과물 한식

이야기 등 5개 항목으로 구성됐다

대표 한식 120여 종엔 스토리텔링 담아

lsquo한식연구 결과물rsquo에는 한식 대표 품목 120여 종에 대한 스토리텔

링을 담았다 예를 들어 여름 대표 음식인 냉면은 ldquo메밀 산출이 많

은 서울 이북지방에서 유래했고 6middot25전쟁 이후 월남민에 의해 전

국적으로 퍼지게 됐다rdquo는 사연으로 시작한다 이외에도 냉면의 조

리법 지역별 맛 특색 등이 적혀 있다

각 지역의 대표적인 서민음식 등도 소개한다 lsquo역사성 있는 한식

당rsquo 편에는 지역별 유명 음식점 정보가 있다 국내 50여 년 이상 된

100여 곳의 음식점을 지자체의 추천을 받아 축적했다 부산의 경

우 lsquo구포집middot급행장middot기장곰장어middot동래할매파전middot박달집rsquo 등의 주요

정보(위치지도 포함)가 실려 있다

lsquo옛 그림 속 한식rsquo은 한식문화의 원형을 찾는 세계 최초의 작업이

다 우리 음식을 다룬 50여 종의 조선시대 풍속화를 선보인다 조선

의 대표 풍속화가인 김홍도의 작품 6점 신윤복의 서화 2점 김득

신 조영석 성협 그리고 19세기를 대표하는 화가 김준근의 그림

23종 등이 들어 있다 이 카테고리는 4월 말 오픈 예정이다

한편 150여 종에 달하는 북한 전통음식 조리 방법도 누구나 쉽

게 활용할 수 있도록 메뉴별middot지역별로 배치했다 lsquo한식 이야기rsquo에서

는 한식문화 콘텐츠를 쉽고 재미있게 접할 수 있도록 대중적인 내

용을 중심으로 편찬한 책 일곱 권도 찾아볼 수 있다

글middot박지현 기자

한식 아카이브의 lsquo옛 그림 속 한식rsquo은 조선시대 풍속화를 통해 우리 음식문화의 원형을 찾고자 한 시도로 4월 말 서비스를 시작한다 lt긍재풍속화첩gt 중 lsquo강변회음rsquo 김득신 18세기 후반 간송미술관

한식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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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3-여행소식+알아두세요indd 13 2014-04-11 오전 14150

14 2014414 위클리 공감

중점기획 | 무지개다리 사업 다문화 융합

소수rsquo의 배려hellip 하나 되는 문화다양성

ldquo이음악은 필리핀 전통 악기인 lsquo반두리아rsquo와 lsquo옥타비나rsquo로 연

주한 lt론다야gt라는 곡입니다 필리핀에선 남자가 사랑

하는 여자에게 들려주는 일종의 세레나데입니다rdquo

지난해 가을 인천의 한 재즈카페에서 진행된 팟캐스트 lsquo다문

화 음악다방rsquo 녹음 현장 9년 전 필리핀에서 우리나라로 결혼 이

주한 손알린(36) 씨가 조금 서툰 우리말로 필리핀 전통음악을 소

개했다 손 씨는 ldquo필리핀은 남미와 마찬가지로 과거 오랜 세월 동

안 스페인의 식민지였다 음악과 춤 등 많은 영역에서 스페인의

영향을 받았기 때문에 남미 음악과 유사한 부분이 많다rdquo며 곡에

대해 설명했다 그가 참여한 이 팟캐스트 방송은 블로그와 스마

트폰 라디오 애플리케이션으로 다시 들을 수 있어 최근까지 3천

회 넘게 재생됐다

lsquo다문화 음악다방rsquo은 lsquo무지개다리rsquo 사업의 일환으로 인천문화재

단이 맡아 진행 중인 인터넷 방송이다 이주민들이 모국 문화 특

히 음악을 직접 소개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음악을 매개로

인천에 거주 중인 이주민들의 진솔한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한 것이다 또한 그들이 겪은 한국 한국인에 대한 색

다른 시각도 엿볼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되며 이주민과 선주민들

간의 소통의 장으로 큰 인기를 끌었다 필리핀뿐만 아니라 네팔middot

미얀마(버마)middot일본 출신 이주민들이 직접 출연해 10회에 걸쳐 각

국 음악을 소개했다 또 라틴 음악과 탱고 등 제3세계 음악을 소

개하는 전문가 특강도 네 번에 걸쳐 진행됐다

무지개다리 팟캐스트의 기획과 연출을 맡은 제작자 방영문

(33) 씨는 ldquo처음엔 출연자들이 과연 모국의 음악과 문화를 잘 알

릴 수 있을지 걱정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하지만 녹음을 마치고

는 모두 즐거워했다 음악을 매개로 서로 공감대를 이룰 수 있다

는 점을 했기 확인때문rdquo이라고 말했다

다문화 영화제 등 장르 구분 없이 다양한 행사

인천은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무지개다리 사업 참여 기관으로

선정됐다 선정된 17개 기관 중 최대 규모인 2억원의 국비를 지원

받는다 이는 이주민 외에도 새터민 다문화가정 어린이 등 다양

한 대상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지역의 특성을 활용한 돋보이는

기획으로 다른 주관기관을 선도하고 있다는 평가 덕분이었다

특히 lsquo천 개의 마을 천 개의 문화rsquo를 대주제로 세계 각국의 다

양한 문화를 담은 북 콘서트 세계문학 특강 팟캐스트 다문화

문화예술 활동 통해 이주민middot새터민middot다문화 어린이 등 공감대 형성

인천문화재단

인천문화재단의 무지개다리 사업 lsquo다문화 음악다방rsquo은 미얀마 필리핀 네팔 등의 해외 이주민들이 직접 출연해 그들의 전통음악과 한국생활에 대한 진솔한 이야기를 나누는 인터넷 라디오 프로그램이다 사진은 첫 방송을 맡았던 네팔인 바비소르 그룽 씨의 녹음 현장

lsqu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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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 공감 2014414 15

한 경험을 전함으로써 한국의 소수자 인권 및 난민의 삶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며 언론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인천문화재단은 지난해 진행한 문화다양성 자원조사 결과와

현장 수요를 바탕으로 발굴middot기획한 맞춤형 프로그램들을 선보

일 예정이다

인천에 있는 또 하나의 중국 차이나타운과 화교 커뮤니티가

함께하는 lsquo화교 함께 사는 우리 이웃rsquo 새터민과 함께하는 lsquo새터민

수다터rsquo 등은 물론이고 문화다양성의 영역을 확대한 성소수자 관

련 프로그램도 기획 중이다 특히 인천의 지역별 특성을 살려 인

천 시민들이 각자의 삶터와 일터에서 자연스럽게 소수자와 만나

고 서로 다른 부분을 인식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인천문화재단 기획사업팀 정지은 과장은 ldquo국내외를 잇는 창구

이자 경계를 넘어서는 관문으로서의 도시 정체성을 형성해 왔고

이에 걸맞게 다양한 인종과 문화 국가적 배경이 어울려 공존하는

인천의 특징을 살리는 사업을 기획할 계획rdquo이라며 ldquo이주민 중심으

로 진행하는 프로그램보다 인식 개선을 위해 이주민middot선주민이 함

께하는 축제와 상호 소통의 기회를 마련하겠다rdquo고 말했다

글middot김상호 기자

영화제 등 장르를 가리지 않는 다양한 행사를 마련하며 문화다

양성의 가치를 확산시키는 데 큰 역할을 해 왔다

지난해 11월 1일 인천문화재단과 인천영상위원회가 함께 개최

한 lsquo디아스포라 영화제rsquo는 항구도시 다문화도시 새터민도시라

는 인천의 지역 특색을 살린 영화제로 이주민을 주제로 한 20편

의 장middot단편 영화가 출품됐다 모든 영화가 무료 상영되며 이주민

뿐만 아니라 인천시민들에게도 큰 관심을 받은 행사였다 베를린

영화제 경쟁부문에 오른 다큐멘터리 영화 lt두만강gt의 감독인 재

중동포 장률 감독과 선댄스영화제에서 lt안녕 평양gt으로 심사위

원 특별상을 수상한 재일동포 양영희 감독 등 세계적인 감독들

을 초청해 관객과 대화의 시간을 가지기도 했다

이주민 참여 프로그램도 마련했다 촬영 및 편집 장비를 대여

하고 교육도 진행했다 인천영상위원회 강석필 국장은 ldquo성공적인

영화제 개최를 통해 이주민들이 자신의 생활과 생각을 영상으로

자유롭게 담아낼 수 있도록 전문 강사들이 참여한 강의도 마련

했다rdquo며 ldquo이들의 실습 작품은 이주민 커뮤니티는 물론 올 가을 열

릴 제2회 영화제에서 볼 수 있을 것rdquo이라고 제2회 lsquo디아스포라 영

화제rsquo에 대한 기대감을 전했다

인천 영종도에는 100여 명의 난민을 수용할 수 있는 난민지원

센터가 운영 중이다 때문에 많은 난민들이 인천으로 모이고 있

다 하지만 센터 설립과정에서 지역주민들의 반대 때문에 여러

차례 문제가 발생했다 난민과 소수자들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기

위해 콩고민주공화국 출신 난민이었던 욤비 토나 씨를 초청해 북

콘서트 lsquo내 이름은 욤비rsquo도 진행했다 인천지역 중middot고등학교와 주

민센터 등에서 10회에 걸쳐 열린 북 콘서트는 1천여 명이 넘는 인

원이 참석하며 대표적인 무지개다리 사업의 문화 행사로 자리 잡

았다

욤비 씨는 콘서트를 통해 국제 난민으로 자신이 겪었던 다양

무지개다리 사업이란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이주민middot

탈북민middot장애인 등 우리 사회의 다양한 구성원들에게 문화적 표출 기

회를 제공하고 다양한 문화 간의 소통과 교류를 잇기 위해 추진하는

사업이다 한국의 문화다양성을 증진하고자 2012년 시범사업을 거쳐

지난해 12개 지역에서 실시한 무지개다리 사업은 올해는 성북 구로 인

천 부천 인천 경기 안양 오산 대전 충북 전북 광주 전남 경남 부

산 김해 및 제주를 포함한 17개 문화재단을 중심으로 지역의 고유한

문화자원을 활용한 특색 있는 100여 개의 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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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2014414 위클리 공감

중점기획 | 무지개다리 사업 아시아 여행자 학교

쌍방향 문화 소개hellip ldquo서로의 편견 없애요rdquo

올해 한국생활 7년째를 맞는 작드 허르러(33middot부산 사상구

주례동) 씨는 지난해 9월 부산시 사상구 사상여성인력개

발센터에서 열린 lsquo아시아 여행자 학교rsquo를 생각하면 지금도 흐뭇해

진다 몽골 전통춤 공연과 함께 시작된 그날 행사에서 작드 씨는

다른 몽골 이주여성과 번갈아 강연자로 무대에 올라 사진과 함

께 몽골의 현대화를 소개했다

ldquo사람들이 놀랐어요 몽골에 도시도 있고 공장도 있느냐고요

행사장에 저희 가족도 왔고 같이 일하는 친구들도 왔어요rdquo

한국인 남편과 결혼해 다섯 살 아들을 둔 작드 씨는 ldquo몽골을

바르게 알릴 수 있는 기회를 준 lsquo아시아 여행자 학교rsquo에 감사한다rdquo

고 말했다

부산문화재단이 2012년부터 운영해 온 lsquo아시아 여행자 학교rsquo는

이주민이 한국문화를 받아들이고 배워야 한다는 기존의 발상에

서 벗어나 서로에 대해 배우고 알아간다는 의미를 담고 있는 문

화 다양성 사업이다 강연 형식으로 결혼middot출생middot축제 관련 풍습

을 소개하기도 하고 사진전시회 전통의상 입어보기 전통음식

먹어보기 같은 문화체험 행사도 함께 열린다 지난해 lsquo아시아 여

행자 학교rsquo는 9월 중순부터 연말까지 사상여성인력개발센터 내

강당에서 매주 토요일 혹은 일요일 캄보디아 베트남 몽골 인

도 미얀마 인도네시아를 주제로 운영됐다

부산문화재단 문화복지팀의 고윤정 주임은 ldquo객석에는 아내

손에 이끌려 온 한국인 남편이나 자녀 시부모 친구들이 많았

부산문화재단 사진전시회middot전통음식 먹어보기 등 문화체험 행사도 가져

부산문화재단

한국인과 다문화 이주민 간의 쌍방향 문화소통 방안으로 이뤄진 부산문화재단의 lsquo아시아 여행자 학교rsquo 지난해 행사 모습 올해에는 더 많은 이들의 참여를 위해 lsquo지구촌 여행자 학교rsquo로 이름을 바꿔 열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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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 공감 2014414 17

난해 6월 부산시가 개소한 복합문화공간 lsquo사상인디스테이션rsquo 1층

에 들어선 문화 카페다 부산 시내의 주한외국영사관middot주한외국

문화원 등과 대학 문화동아리 지역 예술가단체 등 30여 곳에 이

르는 지역문화자원을 발굴해 협력 연결망을 구축 이주민에게 문

화강습과 장비 등을 제공했다

이러한 지원에 힘입어 부산지역 이주민 공동체에서는 자발적

문화활동이 싹을 틔우고 있다 그 대표적 사례가 베트남어 방송

팟캐스트(인터넷방송) lsquo띵노이벳(Tien noi Viet)rsquo이다 기획middot제작middot

진행까지 베트남 출신 이주민의 손으로 만들어지는 lsquo띵노이벳rsquo은

한국생활의 애환에서부터 은행middot대중교통 이용방법 같은 생활정

보는 물론 베트남 대중음악도 다룬다 현재 회당 2500이 넘는

다운로드 수를 기록할 정도로 인기를 얻고 있다

부산문화재단은 올해 lsquo무지개다리 지원사업rsquo 선정으로 더욱 힘

을 얻은 lsquo다섯 손가락rsquo 프로젝트의 주안점을 두 가지로 잡고 있다

하나는 지역 내 이주민 문화공간에 예산과 프로그램을 지원해

자발적 문화모임을 더 키우겠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이주민

모임과 지역 문화예술단체 간 교류협력을 증진시켜 활동의 지속

성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이주민들의 참여 확대를 위해 lsquo아시아

여행자 학교rsquo도 lsquo지구촌 여행자 학교rsquo로 간판을 바꿔 달게 된다 또

매월 특정 국가를 테마로 진행해 사업 성격을 분명히 하고 홍보

가 쉽도록 할 계획이다

고 주임은 ldquo사업 대상을 부산에서 경남권까지 확대하고 페이

스북이나 트위터 같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한 정보제

공 방안도 준비 중에 있다rdquo고 말했다 글middot남창희 객원기자

다rdquo고 전했다 ldquo서먹해하던 사람들이 함께 춤을 추고 음식을 나

눠 먹으며 가족처럼 가까워지더군요 행사 도중 그간의 오해를

해소하기도 했어요 아내의 모국에 대해 lsquo문화적으로 뒤떨어져 있

다rsquo는 편견을 버리게 됐다는 한국인 남편도 있었습니다rdquo

rsquo다섯 손가락rsquo 사업 일부hellip 올 lsquo지구촌 여행자 학교rsquo로 확대

인구 350만명의 국제항구도시 부산에는 2013년 1월 기준으로 거

주 외국인이 5만1617명에 이른다 부산 인구 70명당 한 명 꼴이

다 과거 초량동middot중앙동 중심이었던 외국인 거주지역도 최근에

는 외국인 근로자가 밀집한 사상구middot강서구 유학생middot영미권 이주

민이 많은 해운대와 대학가 결혼이주 여성이 몰린 저소득층 밀

집지역으로 다양해졌다 그만큼 문화적 수요도 다양해졌다

부산문화재단에서는 이러한 지역적 특성에 따라 2012년부터

이주민 대상 문화복지사업 lsquo다섯 손가락rsquo 프로젝트를 운영해 오고

있다 lsquo아시아 문화 학교rsquo 도 lsquo다섯 손가락rsquo 프로젝트의 일환이다

차별 없는 사랑으로 이주민에게 다가가겠다는 의미를 가진 lsquo다

섯 손가락rsquo 프로젝트는 기존 다문화 사업의 한국 동화주의를 벗

어나 쌍방향 문화소통을 도모했다는 점이 높이 평가돼 문화체육

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이 주관하는 문화

다양성 확산을 위한 lsquo2014년 무지개다리 지원사업rsquo 공모에서 3년

연속 선정됐다

lsquo아시아 여행자 학교rsquo 등 문화교류 행사와 더불어 lsquo다섯 손가락rsquo

프로젝트로 진행된 것이 이주민의 문화복지를 증진시키기 위한

거점공간 조성middot운영과 지원middot협력 네트워크 결성이다 재단은 그

동안 고정된 문화공간이 없었던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부산시

내 문화센터 복지기관 외국인 음식점과 상점 등 72곳을 찾아다

니며 장소 대여 등 협력체계를 구축했다

이주민 문화공간 lsquo카페 무지개rsquo도 조성했다 lsquo카페 무지개rsquo는 지

쌍방향 문화 소개hellip ldquo서로의 편견 없애요rdquo

부산문화재단

부산지역 베트남어 방송 팟캐스트 lsquo띵노이벳rsquo 제작진들

부산문화재단 051-744-7707 홈페이지 bscf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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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2014414 위클리 공감

중점기획 | 무지개다리 사업 lsquo경계 없는 프로젝트 결합rsquo

ldquo지켜봐 주세요 다름은 장애가 아녜요rdquo

자폐성 장애 판정을 받은 곽규섭 씨는 다섯 살 때부터 끊임

없이 노트에 무언가를 그렸다 약초 허브 100년 후 지하

철 노선도 등 관심 분야도 다양했다 말이 사람들의 소통수단이

듯 그림은 곽 씨가 세상과 소통하는 방식 중 하나였다 하지만 그

의 어머니는 끊임없이 그리는 그림을 장애의 한 증상으로 생각해

주기적으로 박스에 버리곤 했다

그러던 중 곽 씨는 2008년 비영리 예술단체 lsquo로사이드(Raw+

Side)rsquo의 공동대표인 김효나 씨를 만났다 김 씨는 곽 씨의 그림이

재미있다고 생각해 그가 편하게 그릴 수 있게 종이를 충분히 놓

아두도록 했다 빈 종이는 몇 달 사이에 수백 개의 캐릭터로 채워

졌다 박스 속에 있던 그의 그림은 lsquo에이블 아트(장애인 예술)rsquo로

거듭났다 곽 씨가 그린 200여 명의 캐릭터로 lt키티와 튤립gt이라

는 제목의 애니메이션이 제작되기도 했다

lsquo에이블 아트rsquo를 지원하는 lsquo경계 없는 프로젝트 결합rsquo은 문화체

육관광부와 성북문화재단이 함께하는 lsquo무지개다리 사업rsquo 중 하나

이다 자폐성 장애를 가진 예술가들이 창작활동을 통해 세상과

소통하게 하자는 취지로 시작됐다 지난해 성북문화재단이 로사

이드를 후원하고 공동 주관하는 방식으로 처음 진행돼 올해도

이어나갈 계획이다 로사이드는 lsquo에이블 아트rsquo가 끊임없이 진화해

나간다는 의미로 이를 lsquo어떤 아트rsquo라 이름 짓고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성북문화재단의 lsquo경계 없는 프로젝트rsquo를 통해 자폐성 장애를

성북문화재단 장애middot국적을 넘어 문화로 하나되는 다양한 프로그램 성과

성북문화재단

다양한 국적의 이주 여성들이 모인 성북문화재단의 lsquo돌곶이 노래단rsquo 프로그램 언어도 문화도 낯설어 힘들어하는 이주 여성들의 마음을 노래로 즐겁게 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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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 공감 2014414 19

했다

lsquo세상의 요리 우리집 요리사rsquo는 서로 다른 문화를 가진 이주 여

성들에게 요리를 배우는 프로그램이다 성북문화재단의 lsquo무지개

다리 사업rsquo에 요리가 선정된 계기는 lsquo음식을 함께 만들고 나누어

먹는 것rsquo의 중요성이었다 몽골 필리핀 중국 캄보디아 등지에서

온 강사들에게 매주 요리를 배우고 다 만들면 강사와 학생들이

함께 나눠 먹으며 서로간의 정을 키웠다 강사로 활동하는 몽골

출신의 서드초롱 씨는 ldquo몽골 문화도 알릴 수 있고 선생님이 되어

가르쳐 줄 수 있어 이 일을 계속 하고 싶다rdquo고 말했다

성북문화재단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다양한 lsquo무지개다리 사

업rsquo을 새롭게 추진한다 소리여행 워크숍 lsquo여기 들리나요rsquo는 장애

인들이 재활용품으로 사물 특유의 소리를 내며 함께 문제의식을

나누는 자리로 진행된다 한국과 일본의 lsquo히키코모리(은둔형 외

톨이)rsquo 청년들이 주체적으로 영화감상회 소모임 등 축제를 여는

lsquo청춘의 재시도rsquo도 올해 처음 도입됐다 그밖에 청소년 공유축제

문화다양성 공감영화제 시를 매개로 소통하는 lsquo리얼 다이얼로

그rsquo 등이 추진될 예정이다

하반기에는 도입된 다양한 프로그램의 성과를 나누는 lsquo심연middot

향연rsquo 축제가 함께 열린다 한 해 만들어진 다양한 문화의 결과물

들을 한자리에 모으고 지역주민과 함께 나눌 계획이다

lsquo무지개다리 사업rsquo을 담당하는 성북문화재단의 김진만 대리는

ldquo이주민 유학생 예술가 장애인 아티스트 등 다양한 문화 주체

들을 발굴해 지역주민 등과 네트워크를 이루는 것이 목표rdquo라고

강조했다 글middot남형도 기자

가진 다수의 예술가들이 활발한 작품활동을 펼치고 있다 lsquo장애rsquo

가 아닌 lsquo다름rsquo으로 여기고 지켜봐 준 덕분이다 이를 위해 다양한

분야의 예술가들이 아트 서포터로 함께하며 이들과 함께 창작작

업을 진행했다

로사이드 아트 서포터인 최선영 씨는 중학교 1학년 때 자폐성

예술가인 김동현 씨를 만났다 김 씨는 lsquo석탄을 연료로 운행하는

지하철rsquo 등 참신하고 다양한 작품을 그렸다 이들의 작품은 아트

상품으로 만들어져 판매되기도 한다 최 씨는 ldquo아트 서포터로 함

께하면서 장애가 아니라 다양한 것 중 하나라고 인정하는 법을

배우게 됐다rdquo고 말했다

lsquo경계 없는 프로젝트rsquo 이외에도 성북문화재단은 다양한 lsquo무지

개다리 사업rsquo을 추진 중이다 장애인 다문화가정 여성과 자녀 유

학생 등이 주된 대상이다 이들과 함께 언어 노래 요리 몸짓 등

문화를 통해 소통한다 평소 교류할 기회가 적었던 이들과 문화

활동으로 어우러지는 새로운 관계를 맺고 서로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올해 lsquo장애인 소리여행rsquo 등 7개 프로그램 새로 시작

지난해 추진됐던 lsquo돌곶이 노래단rsquo은 대부분 결혼이주 여성이면서

직장에 다니는 워킹맘들로 구성돼 있다 공장에서 단순노동을

하는 이들은 하루종일 아무 말 없이 실밥을 뜯는 경우가 많았다

다른 언어와 문화 모국에 대한 향수 등으로 인한 외로움과 울분

을 lsquo돌곶이 노래단rsquo은 노래로 풀어낸다 단원들이 함께 노래 부르

고 어깨를 들썩이며 흥을 돋우는 사이 삶의 고단함을 잊는다

캄보디아에서 온 모으테비 씨는 ldquo일도 육아도 힘들지만 춤추

는 시간만큼은 정말 즐겁다rdquo고 소감을 말했다 베트남 국적의 팜

몽우엔 씨도 ldquo어릴 적부터 가수가 꿈이었을 만큼 노래를 좋아하

는데 lsquo돌곶이 노래단rsquo에서 노래를 부를 수 있어 행복하다rdquo고 말

성북문화재단

자폐성 장애를 가진 김동현 작가가 그린 작품 지하철 노선 그리기를 좋아하는 김 작가가 경주의 노선을 상상해 표현한 그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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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도비라indd 12 2014-04-11 오전 14459

기획특집

실력과 열정으로 뭉친

ldquo나는 여성 과학기술인이다rdquo

경제활동에 참여하는

여성들이 늘어나고 있지만

과학기술 분야에

종사하는 여성을 찾기란

쉽지 않습니다

기술middot공학middot과학 분야는

남성적 영역이라는 인식이 여전하고

결혼과 출산 육아 등으로

경력이 단절되는 경우도 많기 때문입니다

  

과학기술 분야에서

활약하거나 경력 단절에서 돌아온

여성 과학기술인들을 만났습니다

이들은 하나같이 여성의

섬세함과 친화력이

한국 과학 발전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다고 말합니다

과학기술 분야에서

여성들의 활약이

더욱 많아지기를 기대합니다

일러스트middot이철원

21-도비라indd 13 2014-04-11 오전 14502

22 2014414 위클리 공감

ldquo여 성과학기술인 육성은 국가적 과제이다rdquo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해 8월 열린 국제여성과학기술인

대회(BIEN 2013)에서 한 말이다 박 대통령은 ldquo여성의 섬세한 감

성과 기술은 창조경제의 중요한 자산rdquo이라며 ldquo능력 있는 여성 인

재들이 출산과 양육 때문에 꿈을 포기하지 않고 경력 단절이 발

생하지 않도록 적극 지원하겠다rdquo고 약속했다

창조경제를 이끌 핵심으로 꼽히는 여성과학기술인의 사회활

동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남성에 비

해 여전히 낮은 수준이며 짧은 근속기간에 이직이나 퇴직하는

경향도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미래창조과학부(이하 미래부)에 따르면 2012년 말 기준으로

공공 연구기관과 대학 기업연구소 등 과학기술계에 진출해 있는

여성은 4만2323명으로 전체 과학기술인의 190퍼센트인 것으로

조사됐다 전년도 여성과학기술인의 재직 비율보다 16퍼센트포

인트 늘어난 수치다 2012년 신규 채용된 여성과학기술인은

5651명으로 과학기술계 전체 취업자의 246퍼센트를 차지했다

여성과학기술인 재직middot승진middot보직자 비율 증가 추세

여성과학기술인들이 연구소장이나 책임연구원 등 기관에서 보

직을 받은 사례도 소폭 늘었다 2012년 말 기준으로 주요 보직을

가진 여성과학기술인은 2134명으로 전년에 비해 01퍼센트포인

트 늘었다 전체 보직자 가운데 70퍼센트였다

여성 보직자 비율은 2006년 이후 07퍼센트포인트 증가했으

며 2008년 이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승진자 비율은 전년

보다 11퍼센트포인트 오른 118퍼센트(1216명)로 집계됐다

연구과제 책임자의 여성 비율도 비슷한 경향을 보였다 연구과

제 책임자 규모는 8915명으로 전년 대비 07퍼센트포인트 증가

해 2201명(78퍼센트)에 달했다

고학력 여성과학기술인 육성도 성과를 보이고 있다 이공계

대학 입학 여학생 비율은 2006년 이후 등락을 반복하다 최근 2

년 연속 감소했으나 2008년과 비교하면 04퍼센트포인트 증가

한 270퍼센트를 기록했다 대학교 이공계 전공분야 여학생 수는

22만6692명으로 전체 학위과정 학생의 284퍼센트를 차지했다

눈여겨볼 것은 석middot박사 등 고학력 여성과학기술인이 늘어나

고 있다는 점이다 2012년 말 기준으로 이공계 전공 석사 학위과

정 졸업자는 5656명으로 전년 대비 293명(54퍼센트) 박사 학

ldquo여성의 감성middot기술은 창조경제 자산rdquo박근혜 대통령 ldquo출산middot양육으로 꿈 포기 않고 경력단절 없도록 적극 지원rdquo

과학기술 여성파워시대기획특집

자료middot미래창조과학부

여성과학기술인 전체 재직현황(2009~2012)

2009

총 33991명

19934

14057

2010

총 36360명

19526

16834

2011

총 37688명

20747

16941

2012

총 42323명

21708

20615

106

173

311

173

308

174

312

190

333

114 112130

비정규직 여성정규직 여성 정규직 여성

전체 과학기술인 중 여성 비율비정규직 여성

22-23-기획-총론indd 22 2014-04-11 오전 14621

위클리 공감 2014414 23

위과정 졸업자는 1127명으로 전년 대비 58명(54퍼센트) 늘어

났다

수적인 증가세에도 불구하고 여성과학기술인은 기관 유형에

관계없이 근속기간 3년 미만의 단기 이middot퇴직 경향이 높았다 민

간 기업연구소와 이공계 대학은 3년 미만 이middot퇴직 비율이 각각

564퍼센트와 552퍼센트에 달했고 공공 연구기관도 329퍼센

트로 전체 이middot퇴직자 중 큰 비중을 차지했다

이처럼 여성과학기술인의 사회middot경제활동 지속성이 남성에 비

해 많이 저조한 이유는 여성과학기술인 롤모델 부재와 결혼 이후

생애주기로 인한 경력 단절 때문이다

ldquo일과 가정 양립시킬 수 있는 환경 조성에 노력rdquo

실제 과학기술인으로서 전문성을 갖추기 위해서는 학부 과정 4

년과 석middot박사 과정 5~7년을 거쳐 외국유학까지 일반적으로 10

년 이상의 시간이 필요하다

결국 평균 나이 32~35세가 되어 결혼 적령기를 넘어서게 되

고 가임 가능성도 상당히 감소한다 여성으로서의 삶과 과학기

술인으로서의 전문성이라는 양갈래 길에서 고학력 여성과학기

술인들의 고민은 커질 수밖에 없다 박 대통령이 경력단절 여성

의 지원을 강조한 이유이다

현재 정부는 미래부 산하 한국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를 통

해 여성과학기술인들을 위한 다양한 지원프로그램을 개발 제공

하고 있다

미래창조과학부 미래인재기반과 정동준 사무관은 ldquo여성과학

기술인들의 신규 채용 및 보직middot승진자 비율이 증가한 것은 매우

바람직하다rdquo며 ldquo더욱 많은 여성과학기술인들이 일과 가정을 양립

시킬 수 있는 환경에서 연구하도록 제도적 지원을 다하겠다rdquo고 말

했다 글middot최재필 기자

한국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

여성과학기술인 육성과 지원의 첨병 역할

여성과학기술인 육성과 지원의 첨병은 미래창조과학부 산하 재단법인

한국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WISETmiddotCenter for Women in Science

Engineering and Technology 이하 위셋)이다

2011년 출범해 올해로 3년째를 맞는 위셋은 여성과학기술인을 위한

정책 및 기획기능 수행은 물론 여성과학기술인의 전 생애주기에 걸친

통합 지원을 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여성과학기술인 지원사업인 lsquo4W

사업rsquo이다 4W 사업은 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WIST) 여성과학기술

인middot여학생 멘토링 프로그램(WISE) 여학생 공학교육선도대학지원사업

(WIE) 여성공학기술인력양성사업(WATCH21)이다

특히 위셋은 여성과학기술인 양성을 위해 다양한 사업을 추진한다

신진과 경력 여성과학기술인력 지원 사업 중middot고middot대학교의 이공계 여

성인재 육성 사업 등이 주요 내용이다

이를 위해 공학분야 진학 촉진을 위한 여학생 공학주간 행사를 전국

적인 규모로 운영하고 있고 여대학(원)생 공학연구팀제와 멘토링 펠로

우 프로그램을 통해 이공계 여성들을 위한 창의적인 경험도 제공한다

또한 프로그램 형태였던 위셋 아카데미를 사업화시켜 좀 더 체계적

으로 운영한다 2월부터 시작된 위셋 아카데미는 올해 과학기술 분야

여성 일자리 창출을 목표로 대학생 미취업자 경력단절여성 비정규직

등 이공계 여성 3500명 교육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아카데미 운영내용

은 경력단계별로 3단계 주기(경력단절 복귀rarr경력도약 성장rarr리더양

성)로 나눠 짜여졌다

진로진학상담교사협의회와 업무협약(MOU)을 맺어 전국 진로진학

상담교사를 통해 이공계 분야에 대한 기회를 알리고 특히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가진 여성과기인을 위해 글로벌 스타트업(Start-up) 과정을

지원할 계획도 갖고 있다

이밖에도 고용기관과 구직자 사이의 중개 네트워킹 기회 제공과

일middot가정 양립 운영모델 개발 벤처와 협동조합 설립 지원 사업 등 여성

과학기술인의 역량 함양을 위한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과 네트워킹 기

회도 제공한다

문의 02-6411-1000 wwwwisetr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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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2014414 위클리 공감

대 전시 유성구에 본부를 둔 국방과학연구소는 국내 유일의

국방연구개발 전문기관이다 주성진(50) 박사는 국방과학

연구소의 제1호 여성 연구원이다

ldquo운이 좋았어요 대학 졸업 무렵 남자 동기들이 병역특례기관

인 국방과학연구소에 지원하는 모습을 보고 함께 지원했는데

동기들은 군대 보내고 제가 들어오게 된 거예요 하하rdquo

주 박사를 국방과학연구소 인근 대전국립현충원의 호국장비

야외전시장에서 만났다 전시장의 구형 전투기와 초계기 등의 모

습은 지금의 국방과학연구소 이미지와 대조적이다 자주국방을

목표로 1970년 설립된 국방과학연구소는 우리의 국방과학기술

수준을 세계 230여 국가 중 10위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데 중추

적 역할을 해 왔다

한양대 수학과를 졸업한 주 박사는 1989년 2월 연구소에 입

소 그간 국무총리 표창 여성과학자상 국방부 장관 표창 방위

사업청장 표창 국방과학상 등을 수상했다

ldquo대부분의 무기체계 관련 연구는 수많은 연구원의 협력으로

개발됩니다 그 과정에서 수상도 하게 된 것이죠rdquo

국방과학연구소는 대덕특구의 30개 정부출연연구기관 중 유

일한 국방부 산하 기관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덕특구에서

가장 여성친화적인 연구기관으로 꼽힌다 그 중심에는 주 박사를

중심으로 한 여성 연구원들의 적극적인 활동이 있었다 약 3천명

의 국방과학연구소 직원 가운데 여성이 약 300명이고 이 중 100

명 정도가 연구원이다

ldquo제가 연구소에 들어왔을 때에는 여자화장실이 없는 건물도

있었지만 지금은 새로 건물을 지을 때 모성보호실을 어디에 둘

지부터 고려할 정도로 여성친화적인 기관으로 변모했습니다rdquo

국방과학연구소는 2008년 4월 여성개발위원회를 정식 조직

으로 구성해 이 위원회를 중심으로 일middot가정 양립을 위한 활동을

과학기술 여성파워시대 국책기관 연구직기획특집

추진해 왔다 그간 대전 본부 내에 7개의 모성보호실을 설치했으

며 남성 직원을 위한 lsquo배우자 출산휴가제rsquo 도입을 이끌었다

또한 대전시 초middot중middot고교를 대상으로 과학특강 이공계 여대생

과의 멘토링 활동 연구소 내 경력 멘토링 활동 등을 추진했다

주 박사는 대한여성과학기술인회 수석총무 등 외부활동을 통해

서도 여성친화적인 연구개발 환경 조성에 힘쓰고 있다

ldquo대덕특구 내 10여 개 연구원 대표들이 월 1회 정기적으로 모임

을 갖고 여성친화적인 연구환경 조성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고 있

습니다 어떤 때에는 벤치마킹을 하면 쉽게 풀리는 일도 있어요rdquo

그는 lt누가 뭐래도 우리는 간다 이공계를 지망하는 여학생

을 위한 여성과학자 20인의 멘토링gt에 공저자로 참여(2010년)하

는 등 이공계 여대생들의 멘토로 활발히 활동해 왔다 그 역시 같

은 연구단지 연구원이던 남편과 결혼해 아들 둘을 키우면서 일

을 병행하는 어려움도 적지 않았다고 했다

ldquo똑같은 말을 해도 여자라서 그러나 하는 시각도 있었고 여자

를 출장 보내도 괜찮을까 하는 걱정도 있었지요 아직도 이공학

분야에서 여성은 소수에 해당합니다rdquo

ldquo위기가 기회 일단 하고 본다rdquo가 첫번째 신조

주 박사는 이공계 여대생들에게 멘토로 활동하며 가장 많이 들

려주는 말이 ldquo신조를 가져라rdquo라고 했다 그의 첫번째 신조는 lsquo위기

가 기회rsquo이다 주 박사는 원래 고교 때 문과였다가 너무나 수학 공

부가 하고 싶어 수학과를 지원했다 그런데 막상 대학에 가니 수

학2와 물리를 배우지 않아 애를 먹었다 이를 밤샘 공부로 극복

했다 그랬더니 오히려 동기들보다 실력이 나아지더라는 것이다

ldquo연구소 선택도 일종의 위기였어요 어릴 때부터 장난감 무기

를 갖고 놀고 군 복무를 해야 하는 남자들에게 무기는 lsquo본능rsquo에 가

까웠지만 여자인 저는 일일이 공부하고 외워야 했으니까요 하

ldquo국방기술 발전에 기여하는 보람 가져rdquo국방과학연구소 첫 여성 연구원 주성진 박사 ldquo신조를 갖고 넓은 눈으로 도전하라rdqu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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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 공감 2014414 25

김성

태 기

지만 그걸 공부로 극복하니 상도 받고 자리를 찾게 되더군요rdquo

이와 함께 lsquo이건 죽어도 아니다가 아니라면 일단 해 본다rsquo 그리

고 lt채근담(菜根譚)gt의 한 구절인 lsquo독수리는 조는 듯이 앉아 있

고 호랑이는 앓는 듯이 걷는다(응립여수 호행사병 鷹立如睡

虎行似病)rsquo를 신조로 꼽았다

ldquo독수리와 호랑이는 나는 것 걷는 것의 왕인데도 평소 모습은

초라하지요 이를 통해 두 가지 교훈을 얻는데 하나는 평소 내가

발톱 세우고 이빨 보이면 친구가 없다는 의미이고 또 다른 의미

는 남 역시 겉은 초라해 보여도 그 안에 독수리와 호랑이의 위엄

을 갖고 있을 수 있다는 교훈입니다 이 말에 학생들이 많이 공감

하더군요rdquo

여성 불모지에서 이 같은 깨달음을 얻으며 자신의 영역을 구

축해 온 주 박사는 현재 대외협력실장을 맡고 있다

ldquo최근 국방연구개발의 패러다임이 민간 참여 개방형 연구개발

을 지향하고 도전적middot창의적인 신기술 개방을 추진하는 방향으

로 바뀌고 있습니다rdquo

국방과학연구소는 지난 40년간 보이지 않는 곳에서 국방의 초

석을 닦았을 뿐 아니라 390여 개의 국방 기술을 민간과 방위산

업체로 이전하여 1조1200억원의 부가가치를 창출했다 주 박사

는 대외협력실장으로서 오는 5월 31일 경기도 일산 킨텍스에서

민군기술협력 페스티벌과 연계해 열리는 국방기술거래장터

(DTiMS) 게재 기술을 활용한 lsquo청년창업 경진대회 및 사업화 아

이디어rsquo 사업 진행도 맡았다

ldquo이공계 여대생뿐만 아니라 모든 남녀 지원자들에게 하는 말

이지만 우리 연구소에는 문middot이과 모든 전공자가 일하고 있습니

다 다른 연구소들도 lsquo정보rsquo나 lsquo한의학rsquo 등 이름이 붙는다고 관련

전공자만 선발하는 게 아니니 시야를 넓게 가지고 도전하기 바랍

니다rdquo 글middot박경아 기자

국방과학연구소의 첫 여성 연구원인 주성진 박사는 자신의 연구가 국가 안보에 보탬이 됐다는 것에 보람을 느낀다며 여성 이공계인들에게 소신을 갖고 넓은 눈으로 연구기관에 도전해 볼 것을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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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2014414 위클리 공감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뇌과학연구소 신경과학연구단

의 허여울(31) 박사는 올해 2월 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

(UST)를 졸업한 젊은 과학자다 박사후 과정을 밟으며 이제 막

과학자로서의 첫발을 내디딘 그에게 최근 좋은 소식이 날아들었

다 미국 해양생물연구소(MBL)가 주관하는 lsquo그라스 펠로우십

프로그램rsquo에 선발된 것이다 MBL은 55명의 노벨상 수상자를 배

출한 세계적인 비영리 사립연구소다

MBL 그라스 펠로우십은 신경과학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두

각을 나타내는 소수의 젊은 연구자들을 글로벌 석학들과 연결해

네트워크를 구축토록 하고 실험실을 직접 운영하는 기회를 제공

하는 프로그램이다 우수한 인력에게 체계적인 프로그램을 제공

할 뿐 아니라 체류비와 연구 비용 일체를 지원하는 것으로 유명

하다 전 세계 지원자들 가운데 매년 10명 안팎의 연구자만 선발

하는 이 프로그램에 국내 석middot박사 출신이 선발된 것은 이번이 처

음이다

허 박사는 ldquo지난해 MBL 교류프로그램에 참여했을 때 그라스

펠로우십 프로그램에 대해 처음으로 알게 됐다rdquo며 ldquo직접 실험실

을 구성해 주도적으로 연구할 수 있고 세계적인 연구자들과 교

류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어 기쁘다rdquo고 말했다 그는 ldquo3개월이

라는 비교적 짧은 기간 동안 수행하기에 의미 있는 프로젝트를

한국에서는 건강식품으로 분류되는 오미자차 인삼차 등 건강보

조식품을 일본에서 판매하기 위해서는 약사법에 의한 제조middot판

매middot수입 면허 및 허가middot승인이 필요하다 일본의 복잡한 수입 및 허가 절

차로 인해 많은 한국업체들이 오미자차 인삼차 수출을 포기하고 있다

(위생 및 식품 검역조치 사례)

허여울 박사는 5월부터 3개월 간 세계적인 석학들과 함께 신경과학 연구에 매진할 계획이다

과학기술 여성파워시대 세계로 나아가다기획특집

ldquo섬세하고 꼼꼼함과학분야엔 장점rdquo

KIST 허여울 박사 국내파 박사 최초 미국 해양생물연 구소 lsquo그라스 펠로우십rsquo 뽑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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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 공감 2014414 27

제시한 것이 주효했던 것 같다rdquo고 덧붙였다

허 박사는 박사학위 과정 중 관심을 가진 통증 관련 연구를 주

제로 제안서를 작성했다 그는 오는 5월부터 8월까지 MBL에서

대뇌 피질 내에 있는 다양한 신경세포들 중 통증 감소와 관련된

세포의 종류를 밝히는 일을 하게 된다

허 박사는 ldquo세포들이 특정 자극에 어떻게 반응하는지 알아보

고 특정 자극이 통증의 감소를 가져오는 작동 메커니즘을 규명

하는 연구를 진행할 예정rdquo이라며 눈을 반짝였다

ldquo고교 졸업 무렵엔 이공계 기피현상에 진로 고민도rdquo

허 박사는 국내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미국 오하이오주 그린넬대

학에 진학해 생화학을 전공했다 사람이 어떻게 생각을 하게 되

는지 그 원리가 궁금해 관련 수업을 수강한 것을 계기로 신경과

학 분야의 길로 접어들었다 그는 ldquo생물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화

학 공부가 필수라는 말에 기초과학 분야인 생화학을 전공으로

택했다rdquo며 ldquo반면 신경과학은 수학middot물리middot생물middot기계 등 학생들의

출신 전공이 저마다 다를 정도로 광범위한 융합적인 영역이라 흥

미로웠다rdquo고 말했다

학부를 마친 후 한국으로 돌아와 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

석middot박사 통합과정에 진학했다 주변 유학생들이 주로 해외 석middot박

사 과정을 선호하는 것과 달리 국내 대학을 선택한 것이다 허 박

사는 ldquoUST 신경과학 전공의 경우 커리큘럼과 강의의 질이 해외

석middot박사 통합과정과 견줄 만하도록 짜임새 있게 짜여져 있다rdquo며

ldquo여러 연구원들로 이루어져 있는 학교인 만큼 다른 전공의 학생

들과 교류를 장려하여 타 전공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요즘에

화두가 되는 융합연구를 진행하기에 유리한 면이 있다rdquo고 말했

다 국가 연구소인 만큼 최신 연구장비가 잘 갖춰져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었다

한국에서 대학을 나왔다면 lsquo02학번rsquo이었을 그는 ldquo고등학교를

졸업할 당시 학생들의 이공계 기피현상이 심해 진로에 대한 고민

도 많았다rdquo고 말했다 어려운 연구 환경과 과학자에 대한 인식 부

족이 가장 큰 문제였다 그는 ldquo아직까지 의사나 다른 전문직에 비

해 과학자에 대한 대우가 좋지 않은 게 국내 현실rdquo이라며 ldquo기초

학문을 연구하는 과학자들이 자부심을 갖고 일할 수 있도록 환

경이 개선됐으면 좋겠다rdquo고 말했다

어려운 현실과 달리 성별을 떠나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기에 과

학만큼 객관적인 분야도 없을 것이라는 게 허 박사의 생각이다

그는 ldquo과학의 긍정적인 면 중 하나가 세계 어느 나라 사람과도 과

학이라는 관심 분야 하나로 교류하고 공동 연구를 할 수 있다는

점rdquo이라며 ldquo국적이나 나이 성별로 차별당할 일이 없다rdquo고 말했

다 그는 ldquo오히려 여성 특유의 섬세함과 꼼꼼한 일 처리 능력이

과학에 있어서는 장점으로 작용할 때가 많다rdquo고 덧붙였다

허 박사는 MBL 파견을 앞두고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그는

ldquo책임자급 연구원이 되기 전에 스스로 계획을 세워 연구할 기회

가 생겨 기쁘다rdquo며 ldquo이번 펠로우십 경험과 네트워크를 잘 활용해

앞으로도 계속 미지의 세계인 신경과학 분야에서 인류에 도움이

되는 연구 성과를 내고 싶다rdquo고 포부를 밝혔다

올 여름 세계적인 연구소에서 연구에 매진할 생각에 들뜬 그

는 lsquo여성rsquo이나 lsquo국내 최초rsquo라는 타이틀을 제하더라도 충분히 빛나

는 과학자의 모습 그대로였다 글middot허정연 사진middot지미연 기자

KIST 허여울 박사 국내파 박사 최초 미국 해양생물연 구소 lsquo그라스 펠로우십rsquo 뽑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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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기술 여성파워시대 ITmiddot문화 융합 시도기획특집

서울대 라틴아메리카연구소의 백미숙 문화기획팀장은 통신

기술 개발의 선구자다 1980년대 중반 대덕연구단지에서

유선전화 교환기를 개발한 것을 시작으로 이동통신 화상통신

데이터통신 무선랜 공유기에 이르기까지 20여 년 넘게 통신장

비 개발을 주도해 왔다 백 팀장의 연구를 통해 통신기술 분야에

등록돼 있는 특허만도 7건이다 2011년부터 그는 오랜 꿈이었던

문화기획을 맡아 IT연구 경험을 살려 문화와 융합하기 위해 새롭

게 도전 중이다

그의 첫 연구 성과인 전전자교환기(TDX-10)는 각 가정에 유

선전화 공급을 늘리는 데 큰 기여를 했다 전전자교환기는 쉽게

말해 통화할 수 있게 연결해 주는 컴퓨터로 교환기 개발 전인

1980년대 초반만 해도 국내 기술이 없어 미국middot스웨덴 등의 수입

통신장비에 의존해야 했다 백 팀장은 대덕연구단지 연구원으로

국산 교환기를 개발하는 데 참여해 성공했다 그는 ldquo국산 교환기

개발로 유선전화를 어느 집에서나 쓸 수 있게 돼 자긍심도 있었

다rdquo고 말했다

10여 년 넘게 대덕연구단지에 있다가 1997년부터 2006년까지

대기업과 벤처기업 등을 거치며 통신기술 연구에 매진했다 휴대

폰이 막 상용화될 무렵인 1990년대 후반 현대전자(현 SK하이닉

스)의 책임연구원으로 이미 화상통신과 데이터통신용 핵심망 개

발을 마쳤다 벤처기업인 아이피원에서는 국내 처음으로 무선랜

공유기를 개발하는 데 성공해 KT에 납품하기도 했다 그 덕분에

아이피원은 매출 150억원 직원 수 50여 명의 회사로 성장했다

백 팀장은 ldquo통신기술은 빠르게 변하기 때문에 늘 현재 쓰는 기술

보다 한 발 앞서 고민해야 했다rdquo고 말했다

오랜 연구 성과로만 보면 과학자가 천성인 것 같지만 원래 그

의 꿈은 예술가였다 머리 속의 생각을 마음대로 그려낼 수 있는

화가를 꿈꾸던 무렵 부모님의 반대로 미대 진학은 포기해야 했

ldquo여성인 것을 잊으라 프로정신을 가지라rdquo서울대 라틴아메리카연구소 백미숙 문화기획팀장 ldquo못 이룬 예술가의 꿈이 보여요rdquo

지미연 기자

ldquo현 시대에 가장 필요한 것을 생각하고 만들어내는 게 과학자의 매력이에요rdquo 백미숙 팀장은 20여 년 넘게 통신기술을 연구한 베테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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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 공감 2014414 29

다 ldquo어릴 때 백화점의 쇼윈도를 보며 저 공간에 이야기를 입히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때부터 이미 문화에 관심이 많았던

거죠 벤처기업을 그만둔 후 미국 맨해튼에 갔더니 거리 문화가

흥미로웠습니다 그런 걸 보면서 문화와 IT를 접목하고 싶은 마

음이 들었어요rdquo

인사동 홈페이지 만들며 ITmiddot문화 융합 가능성 느껴

인사동 홈페이지(wwwhiinsacom)를 만든 것은 ITmiddot문화를 융

합하려는 첫 시도였다 문화 강좌를 듣고 축제 기획을 하며 경험

을 쌓다가 우연한 기회에 홈페이지 제작을 맡게 됐다 서울 인사

동을 하나의 브랜드로 만들기 위해서는 정보를 모아놓은 홈페이

지가 필요하다는 생각으로 진행한 프로젝트였다 그의 IT연구 경

험이 강점이 됐다 홈페이지 제작을 마친 후 지난해 종로구청으

로부터 공로상도 받았다

ldquo기술만 알면 사무적인 홈페이지가 되는 경우가 많고 문화만

잘 알면 적재적소에 기술을 활용하기 어렵잖아요 문화와 기술

두 가지를 모두 이해하고 있어서 재미있었어요 lsquo이 정보는 이쯤

에서 찾게 하면 좋겠구나 이 콘텐츠는 이런 방법으로 보여주면

흥미롭겠구나rsquo 하며 홈페이지를 만들 수 있었죠 잘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았을 때 ITmiddot문화 융합에 대한 가능성을 느낄 수 있었

어요 뿌듯했죠rdquo

IT 기술을 기반으로 문화를 생생하게 알리는 것이 백 팀장의

목표 중 하나다 그래서 증강현실이나 가상현실에 관심이 많다

현재는 서울대 라틴아메리카연구소에서 문화기획을 맡고 있다

언젠가는 생생하게 문화체험을 할 수 있도록 증강현실이나 가상

현실 등의 기술을 문화체험용 웹에 구현해 보고 싶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여성 과학자를 꿈꾸는 후배들에게 백 팀장은 ldquo여성인 것을 잊

으라rdquo고 당부했다 ldquo연구를 하다 보면 야근middot밤샘작업middot출장 등이

많아요 여성이 하기 힘든 부분이 분명 있죠 하지만 여성이기 이

전에 프로정신을 갖고 전문가가 되어야 합니다 여성이 아니라 일

하는 사람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뛰어들어야 성과를

낼 수 있죠rdquo 실제 그가 연구했던 한 팀의 경우 16명 중 15명이 남

성이었던 적도 있었다 하지만 백 팀장은 ldquo아이를 함께 돌봐야 해

서 힘들었지만 야근도 밤새는 일도 동료들보다 더 많이 하려 노

력했다rdquo고 말했다

그는 ldquo과학자로 성공하는 데 여성이 갖는 장점도 많다rdquo고 덧붙

였다 그 중 하나로 lsquo직감rsquo을 꼽았다 ldquo연구하면서 여성이 갖는 직

감이 장점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남성은 웬만큼 결과

가 보여야 판단하는 데 비해 여성은 상황의 맥락과 뉘앙스 등을

감지해 연구방향 수정 등에 대한 판단을 빨리 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대개의 여성이 남성보다 섬세하기 때문에 갖는 장점

이죠rdquo

그러면서 과학자가 되더라도 과학뿐 아니라 lsquo융합rsquo을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의료나 건축middot예술middot문화 등 다양한 분야와 과

학이 융합할 때 시너지를 낸다는 것이다 ldquo호기심을 가지고 다양

한 분야를 살펴봐야 합니다 궁금증이 많아야 해요 중요한 것은

호기심에 머무르지 않고 해결 방안까지 같이 고민해야 한다는 점

입니다 정보를 많이 얻고 이를 토대로 분석하는 습관을 길러야

합니다rdquo 글middot남형도 기자

백미숙 팀장이 2012년 만든 인사동 홈페이지(wwwhiinsacom) 초기 화면 1초 간격으로 바뀌는 인사동 사진을 전면에 시원하게 배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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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2014414 위클리 공감

ldquo그 때만 해도 금세 (직장을) 얻을 수 있을 거라 lsquo착각rsquo했지

요rdquo 이화여대 컴퓨터공학과 변해선(38) 연구교수는 요

즘 말로 lsquo경단녀(경력단절 여성의 줄임말)rsquo였다 연년생 두 아이를

키우는 엄마의 삶은 공학관 연구실의 작은 컴퓨터와 집뿐이다

ldquo아이를 둘 키워보면 전혀 다른 세계를 만나게 될 거예요rdquo 변 교

수는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의 지원으

로 복직에 성공하면서 두 마리 토끼를 잡고 있는 lsquo슈퍼 맘rsquo이다

고등학생 시절 컴퓨터 활용이 재미있었다는 변 교수는 소프트

웨어 전문가를 꿈꾸며 하루 9시간 이상 모니터 화면과 씨름했다

대학에 들어가서도 꾸준히 그 길만 고집했다 여성이라 불리하다

는 생각도 전혀 없었다 ldquo제가 학교를 다니던 1990년대 중반만 해

도 한창 인터넷 붐이 일었고 컴퓨터 업계에서는 경쟁력이 있었어

요rdquo 그래서 항상 lsquo하면 되겠구나rsquo 싶은 자신감이 있었다 딱 출산

전까지는 그랬다

박사학위를 받기 이틀 전 첫아이를 낳았다 변 교수는 이때부

터 모든 삶이 계획과는 다르게 흘러가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는

꾸준히 해 왔던 연구를 쉬면 도태된다는 생각에 산후조리 2개월

만에 lsquo박사후 연구원rsquo이 되었다 ldquo생후 3개월도 안 된 아이를 어린

ldquo아이들이 자랑할 엄마과학자 돼야죠rdquo변해선 이화여대 컴퓨터공학과 연구교수 ldquo참 어렵게 이 자리에 돌아왔어요rdquo

지미연 기자

한국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의 lsquo여성 과학인 경력복귀지원 사업rsquo을 통해 현업에 돌아온 변해선 교수는 ldquo(경력단절 기간 동안) 급변하는 IT 분야에서 어린 친구들이나 해외 박사들이 많아 쉽게 뒤처질 수 있다는 생각에 조급했다rdquo고 말했다

과학기술 여성파워시대 경력단절 딛고 복귀기획특집

오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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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 공감 2014414 31

이집에 맡기기 시작했어요rdquo

하지만 첫째를 출산한 지 8개월 둘째가 lsquo덜컥rsquo 생겨 버렸다 연

구 논문을 구상하기도 벅찬 시간 점점 무거워지는 몸을 이끌고

연구와 육아를 감당하기가 어려워졌다 임신 6개월째 그는 연구

실을 떠났다 박사후 연구원 1년차였다 ldquo떠날 때만 해도 금세 복

귀할 수 있을 줄 알았지요rdquo

연년생 두 아이의 육아는 그에게 lsquo충격적rsquo이었다고 한다 ldquo한 아

이만 키우는 것과는 완전히 달랐어요 새벽에 일어나 둘째에게

우유를 타주고 기저귀 갈아주고 첫째 옷 갈아입히고 그렇다고

(아이가) 인형처럼 가만히 있나요 한창 움직이면서 시리얼 엎고

어지럽히고hellip 잠깐 안 보는 새 연구 중인 모니터 앞에서 키보드

를 쿵쿵 두들기고 있질 않나 매일이 아찔했죠rdquo

한국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 덕에 연구현장 복귀

연구실이 그리워졌다 하지만 공백은 컸다 여기저기 지원해 봤지

만 계속 고배를 마셨다 그렇게 1년 2개월의 시간이 흘렀다 변 교

수의 세부 전공인 컴퓨터 네트워크 분야는 점점 길이 좁아졌다

그는 ldquo특히 IT분야는 워낙 급변하는데다 어린 친구들이나 해외

박사들이 많아 쉽게 뒤처질 수 있다는 생각에 조급한 마음도 있

었다rdquo며 ldquo막막하고 답답하고 불안한 시간이었다rdquo고 회고했다

그러던 어느날 메일이 도착했다 한국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

터(WISET)에서 lsquo2013 여성 과학인 경력복귀지원 사업rsquo을 한다는

모집공고였다 2012년에 시작한 이 사업에는 대학연구원 모집도

포함됐다 간절한 마음으로 지원서를 썼다 ldquo합격 통보를 받고 정

말 기뻤지요 공부했던 모교인데다가 일과 육아 두 마리의 토끼

를 잡을 수 있는 환경이 주어진 거죠rdquo

기쁜 마음으로 모교에 복귀했지만 적응은 쉽지 않았다 연구

와 육아를 병행하는 일은 생각보다 만만치 않았다 오히려 극심

한 우울증을 겪어야 했다 부부싸움도 늘고 엄마로서 해서는 안

될 생각까지 했다고 한다 포기하고 싶은 순간 변 교수는 오기가

생겼다 퇴근 후 밤 9~10시에 아이를 재워놓고 새벽 1시에 알람

을 맞춰 뒀다 쪽잠을 자고 일어나 연구에 몰입했다 ldquo경쟁에서

뒤처져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점점 커지더라고요rdquo 그는 이런 각

고의 노력 끝에 지난해 11월 교육부에서 주관한 lsquo리서치펠로우

프로젝트(모바일 클라우드 컴퓨팅 상호작용 지연 최소화를 위한

복합프레임워크 개발)rsquo를 맡으면서 연구교수가 됐다

요즘의 꿈은 두 가지다 ldquo연구자로 우리나라 소프트웨어 분야

에 기여할 수 있는 연구 실적을 내는 거죠 지금 실험이 마무리

단계에 있고요 조만간 논문을 발표할 예정입니다rdquo 그는 연구 이

야기를 하면서 커다란 눈을 반짝였다 두번째 꿈은 더 인상적이

었다 ldquo아이들에게 자랑스러운 엄마가 되는 거요 나중에 커서 아

이들이 lsquo우리 엄마는 과학자rsquo라고 자랑스러워할 수 있었으면 좋겠

어요rdquo 글middot박지현 기자

한국여성과학기술인 RampD 경력복귀지원 사업이란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가 출산middot육아 등으로

경력이 단절된 이공계 출신 여성(여성과학기술인)에 대해 다시 연구 현

장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업이다 여성들이 연구 현장 복귀

를 준비할 때부터 일자리에 정착할 때까지 패키지 형태로 지원한다

재취업 역량 진단을 통한 맞춤형 준비교육과 직업상담 일자리 추천

등을 한다 지속적으로 경력을 유지middot발전시킬 수 있도록 취업 중개도

돕는다 복귀 사업의 지원 규모는 여성 과기인 1인당 2천만원 이내로 최

장 3년까지 지원된다 2012년과 2013년 두 차례에 걸쳐 여성 과학자 복

귀사업을 벌였는데 70명 모집에 153명이 몰렸다 이 사업을 통해 현장

으로 돌아온 여성 과학기술인은 2012년 39명 2013년 58명이었다 이

들은 지금까지 국내외 학술지 논문 30편과 특허출원 9건을 내는 등 두

드러진 성과를 보이고 있다

문의 02-6411-1011~2 wwwwisetrekrreturn

ldquo두 아이의 육아를 연구와 병행하는 일은 생각보다 너무 어려웠다rdquo는 변 교수는 아이들에게 자랑스러운 과학자 엄마가 되고 싶다고 했다

오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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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기술 여성파워시대 과학과 인문학 통섭기획특집

ldquo미국 유학시절 아이가 아플 때면 유치원을 보낼 수도 내

가 학교 수업에 빠질 수도 없어 발을 동동 구른 적이 한

두 번이 아니었어요rdquo

45년간 화학을 연구해 온 황영애(68) 상명대 명예교수는 아직

도 그 시절만 떠올리면 가슴 한 편이 쿡쿡 아려온다 함께 박사과

정을 밟은 남편은 아이 문제나 집안일에 있어서 늘 뒷전에 있는

데 반해 과학자이기 전에 lsquo엄마rsquo였던 황 교수에게는 학업과 가정

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게 여간 고된 일이 아니었다

ldquo어느 분야나 일과 가정을 양립시키는 일이 쉽진 않겠지만 과

학 분야에서도 여성에게 유리한 점은 결코 없었어요 사회생활에

있어서의 문제라기보다는 결혼이나 육아로 인한 가정의 문제였

죠 혹자는 연구직이면 그래도 좀 편하지 않으냐고도 하는데 흔

히 생각하듯 하나 더하기 하나를 해서 원하는 결과가 나오는 게

아니니까요 밤새도록 실험하는 일도 잦은데 아이를 둔 엄마로서

는 쉬운 일이 아니죠rdquo

lt세계문학전집gt 읽기를 좋아하던 부끄럼 많던 여고생은 화학

수업을 하던 총각 선생님을 짝사랑하며 흥미가 생겼다 선생님이

아닌 화학과 본격적인 사랑에 빠진 건 이듬해 대학에 입학하면

서부터다

그가 대학에 입학하던 해 서울대 화학과 정원 30명 중 여학생

은 4명뿐이었다 황 교수는 ldquo그 정도면 당시로서는 적지 않은 수rdquo

라며 ldquo진로를 정하는 데 있어 여자 동기들과 선배들의 도움을 많

이 받았다rdquo고 말했다 이공계 여대생이 극히 드물던 시절 결혼middot

육아에 대한 고민을 나눌 유일한 대상은 처지가 비슷한 동료들

뿐이었다

ldquo흔히 여성 과학자의 강점으로 섬세함을 꼽는데 저는 손끝이

야물지를 못했어요 실험할 때는 꼼꼼함이 필수인데 그렇지 못해

ldquo화학에서 인생과 인문학을 보았어요rdquo황영애 상명대 명예교수 ldquo교수법에 응용해 제자들 이해 도와 보람 느껴rdquo

공부가 힘들게 느껴질 때도 많았어요 오랫동안 공부해 온 저도

그런데 학생들은 오죽할까 싶어 어떻게 하면 좀 더 쉽고 즐겁게

가르칠 수 있을까 고민했죠rdquo

그 고민의 해답은 인생에 있었다 황 교수는 화학적 원리에 인

간 관계를 대입해 강의했다 그는 ldquo과학으로서 화학을 바라보면

어렵게 느낄 수 있는 것도 인생에 빗대면 쉽게 이해되는 부분이

많다rdquo고 설명했다

ldquo과학 대중화가 곧 과학 발전rdquohellip 중middot고교 무료강의 희망

ldquo화학은 정확한 학문이에요 하나가 모자라면 상대방에게 내 것

을 내어주는 게 기본 원리죠 어느 물질 하나 무의미한 건 없어

요 가령 촉매제를 예로 들면 촉매라는 건 두 가지 물질이 반응

할 때 그걸 도와주는 물질이에요 그 반응에 적극적으로 참여하

면서도 자체 생성물을 만들지 않는 희생적인 물질이죠 제 할 일

을 묵묵히 하면서도 과시하지 않는 모습이 우리 인생에 깨달음

을 주지 않나요rdquo

lsquo화학에서 인생을 배웠다rsquo고 말하는 제자들이 하나 둘 늘어날

때마다 그의 보람도 늘었다 제자 중에는 그의 교수법을 벤치마

킹해 교단에 선 이들도 있단다 인문학적인 강연으로 과학적 이

해를 돕는 그의 수업 방식은 어찌 보면 대립각을 세우는 일로도

보인다

그러나 그는 인문학을 넘어 종교에서도 과학적 원리를 발견한

다 뒤에서 힘을 보태주는 중성자 이야기로는 lsquo겸손rsquo을 플라스마

의 산화 정신으로는 lsquo순교자의 삶rsquo을 풀어낸다 필수원소와 독성

원소는 lsquo선을 가장한 악rsquo을 제설제와 부동액은 lsquo기도와 눈물rsquo의 의

미를 이해하게 한다

ldquolsquo과학과 종교의 만남rsquo이라면 흔히 성경에 나오는 일을 과학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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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 공감 2014414 33

으로 증명하는 내용일 것이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아요 하지

만 저는 종교적 현상을 설명하거나 증명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화

학이라는 학문이 신앙을 받아들이는 데 어떻게 도움이 되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어요 인문학도 그런 의미에서 과학과 대

치 관계에 있는 것이 아니라 접점에 있는 학문이라고 생각해요rdquo

황 교수는 자신의 강의 내용을 바탕으로 lt화학에서 인생을 배

우다gt lt화학에서 영성을 만나다gt라는 책을 출판했다 그 중 lt화

학에서 인생을 배우다gt는 교육부가 선정한 우수 과학도서로 꼽

히기도 했다

그는 저서를 내는 데 그치지 않고 직접 중middot고등학교를 돌며 무

료 강의를 펼치고 싶은 소망을 품고 있다 과학의 대중화가 곧 과

학의 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믿음 때문이다

ldquo과학 그 중에서도 기초과학 분야는 정말 중요한 학문입니다

기초과학이 튼튼해야 응용 분야도 발전할 수 있죠 미래 과학의

기초를 다지는 데 제가 조금이나마 역할을 할 수 있기를 바랍니

다rdquo 글middot허정연 기자

전민

규 기

황영애 명예교수는 45년간 화학을 연구middot강의한 경험을 바탕으로 과학의 대중화에 앞장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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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2014414 위클리 공감

ldquo철커덩철커덩 삐이익~rdquo

4월 7일 오후 울산 동구 현대중공업 본사 건설장비 시험

장 바닷가 옆에 있는 시험장의 모래언덕에서 거친 기계음을 내

며 굴착기가 앞뒤로 흔들리고 커다란 굴착기 버킷(굴착기 앞부

분에 달려 있는 바구니 모양의 구조물)이 수차례 회전하며 흙을

퍼내는 작업을 한다 굴착기가 움직일 때마다 거센 모래바람에

눈을 뜨기 힘들 정도다

30여 분쯤 지나자 작동을 멈춘 굴착기의 운전실 문이 열리고

선글라스를 낀 채 스카프로 코와 귀를 둘러싸고 안전모를 쓴 운

전사가 내린다 영락없는 건설현장 남성의 모습 같지만 이 회사의

건설장비 설계 분야에서 금녀의 벽을 허문 건설장비개발1부 굴착

기 설계부의 이선경(39) 차장이다

이 차장은 남성의 전유물로 여겨지는 건설중장비 설계 분야에

서 우먼파워를 과시하는 여성 엔지니어다 2001년부터 현대중공

업에서 근무하고 있다 울산대에서 자동차공학을 전공한 그의

업무는 굴착기 설계 및 개발이다

남성 중심의 건설장비 설계를 선택한 데는 lsquo도전정신rsquo이 큰 영

향을 미쳤다 이 차장은 ldquo용도나 중량의 차이는 있지만 자동차나

건설장비의 기본 원리는 비슷하다rdquo며 ldquo여성이라서 하지 못할 것

이라는 선입견을 깨고 싶었다rdquo고 말했다

지금은 14년차의 베테랑 설계사가 됐지만 그의 도전은 처음부

터 녹록지 않았다 lsquo휠로더rsquo lsquo스키드로더rsquo lsquo카울링rsquo lsquo데칼rsquo 등 낯선 건

설장비 전문용어와 기계를 익히는 것에도 진땀을 뺐지만 육체적

피로감은 큰 고충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굴착기 설계 분야는 현장에서 굴착기를 직접

시운전해 보고 현장을 발로 뛰며 남성 작업자들을 만나 의견을

듣는 등 강도 높은 육체노동이 뒤따르는 업무 특성 탓에 여성과

는 특히 거리가 먼 영역으로 여겨져 왔다

과학기술 여성파워시대 현장에 산다기획특집

하지만 이 차장은 이런 선입견을 하나씩 깨뜨렸다 남자 동료

들에게 뒤지지 않기 위해 꾸준한 운동으로 체력을 다지는가 하

면 잦은 야근이나 출장 등에서도 특혜를 받지 않았다 더 나은

제품 개발을 위해 굴착기 운전자격증을 따내는 열성을 보이기도

했다

그는 ldquo설계실뿐 아니라 각종 현장에서 설계한 굴착기가 제대

로 움직이며 작동하는지를 직접 점검하는 등 꼼꼼하게 챙겨야

더 나은 굴착기를 만들 수 있기 때문에 운전자격증까지 따면서

스스로 굴착기 프로가 돼야 한다rdquo고 말했다

이 같은 그의 열정과 여성 특유의 섬세함middot꼼꼼함은 제품의 완

성도를 높이는 데 기여하고 있다 이 회사의 굴착기가 업계의 호

평을 얻은 데는 여성 설계자들의 역할이 컸다는 게 업계의 평가

다 이 차장의 손을 거친 lsquo굴착기 9시리즈rsquo는 세계적 베스트셀러이

다 국내에서는 수년째 부동의 1위를 지키고 있고 해외로도 꾸준

히 수출되는 제품이다

이 차장은 ldquo여성이 보는 관점과 남성이 보는 관점은 다르다rdquo며

ldquo유저 인터페이스를 제품에 완벽히 반영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의

견이 나와야 하는데 그런 측면에서 여성 설계자들이 긍정적 역

할을 한다rdquo고 말했다

ldquo동등한 대우 바라면 당당하고 용감하게 도전을rdquo

여성 설계자들은 개발 업무뿐만 아니라 현장이나 부서에서 활력

소로서의 역할도 톡톡히 한다

이 차장은 ldquo부서 내 여성 설계자가 5명인데 경직된 조직문화

에서 윤활유와 같은 작용을 한다rdquo며 ldquo갈등관계에 있는 발주처와

의 미팅에서는 부드러운 분위기를 만들어내고 친근한 표현과 여

유 있는 태도는 현장 근로자와의 관계 개선에도 큰 역할을 한다rdquo

고 말했다

ldquo섬세함 살려 최고 굴착기 만들어야죠rdquo현대중공업 건설중장비 설계 이선경 차장 ldquo현장을 발로 뛰느라 육체노동 강도 세요rdqu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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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미

연 기

하지만 남성 중심의 조직에서 힘든 점이 없는 것도 아니다 그

는 ldquo아직까지 여성 직원의 업무능력에 대한 데이터베이스가 부족

하기 때문에 중장비 분야에 대한 여성의 이해도가 낮을 것이라

는 그리고 가정으로부터의 독립성에서도 남성에 미치지 못한다

는 선입견이 있다rdquo며 ldquo하지만 그것은 여성 스스로가 넘어야 할

산rdquo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성들이 스스로 가치관을 세우고

자신의 일에 자신감을 가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ldquo같은 월급

과 동등한 대우를 받기를 바라면서 쉬운 일만 하려고 든다면 어

떤 상사라도 중책을 맡기고 싶어하지 않을 것rdquo이라며 ldquo당당하고

용감하게 도전해야 한다rdquo고 말했다

이어 ldquo섬세하고 부드러운 여성만의 장점을 살려 건설장비 분야

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드는 것이 꿈rdquo이라며 ldquo현장에서 작업자

들과 함께 어울리며 세계 최고의 제품을 설계하고 싶다rdquo는 포부

를 밝혔다 글middot최재필 기자

현대중공업 건설장비개발1부에서 굴착기 설계를 맡고 있는 이선경 차장이 자신이 설계한 제품을 점검하고 있다

현대

중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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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기술 여성파워시대 기술로 승부기획특집

임형미(47) 한국세라믹기술원 에코복합소재팀장은 지난

2010년부터 산업통상자원부가 추진하는 10대 핵심소재개

발(WPMmiddotWorld Premier Materials)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

다 WPM은 수송기기용 초경량 소재 친환경 스마트 표면처리 강

판과 같은 미래형 신소재들을 개발하는 프로젝트다 임 팀장은

10대 프로젝트 중 한 분야인 나노카본(탄소섬유) 사업단에서 에

너지 절감을 할 수 있는 나노복합소재를 개발하고 있다 이번 사

업단에서 몇 안 되는 여성 책임자이기도 하다 그는 ldquo최근 방열

소재가 주목받고 있는 만큼 고온에서 표면의 전기 절연성을 유지

할 수 있는 세라믹 소재를 연구한다rdquo며 ldquo정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프로젝트인 만큼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rdquo

고 말했다

세라믹은 크게 첨단세라믹과 전통세라믹으로 나뉜다 전통세

라믹은 흙이나 모래 같은 원료를 이용해 불로 구워낸 도자기나

유리 등을 말한다 첨단세라믹은 자동차와 항공우주 등 첨단 기

술을 세라믹에 접목한 소재를 말한다

한국세라믹기술원은 첨단세라믹 연구기관으로 2000년 정부

출연기관으로 출범했다 2009년부터는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기

관으로 바뀌었다 한국세라믹기술원은 에너지환경middot전자middot기초

소재 융합 분야로 나뉘어 연구하고 있다

임 팀장이 이끌고 있는 에너지소재본부 내

에코복합소재팀에서는 세라믹 원료에 해당

하는 나노입자를 더 작게 만들거나 나노입

자의 특성을 응용한 나노기술 개발에 힘쓰

고 있다

그가 2000년 한국세라믹기술원에 입사할

때만 해도 여성 과학기술 연구원은 어디에서도

ldquo나노복합소재 개발 사명감이 큽니다rdquo한국세라믹기술원 에코복합소재팀 임형미 팀장 ldquo과학기술은 가장 진실한 학문rdquo

전민규 기자

임형미 팀장은 산업통상자원부가 추진하는 10대 프로젝트 중 한 분야인 나노카본 사업단에서 책임자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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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기 드물었다 또 과학기술이라고 하면 광물 자원 등과 같은 단

일 자원을 개발하는 수준이었다 그러나 한국세라믹기술원이 출

범하면서 변화를 맞았다

각 분야에서 세라믹기술원을 찾기 시작하면서다 당시 이화여

대 화학과를 졸업하고 미국에서 물리화학 박사학위를 받았던 임

팀장은 곧바로 지원했다 입사 지원 당시 전남대와 조선대에서

lsquo박사후 연구원rsquo으로 활동하고 있던 터라 전공을 살릴 수 있는 기

회였고 합격 소식을 들었다 임 팀장은 ldquo남편이 지방에서 근무했

기 때문에 주말부부로 지내야 하는 현실이었지만 남편의 전폭 적

인 지지 속에 일할 수 있게 됐다rdquo며 ldquo남편과 14년째 주말부부 생

활을 하고 있다rdquo고 말했다

ldquo기술개발로 기업middot소비자에 도움 줄 수 있어 뿌듯rdquo

임 팀장은 지난 4월 1일 수석 연구원으로 승진했을 정도로 인정

받고 있지만 그에게도 고비는 있었다 바로 2000년 분체팀으로

입사하면서다 분체(고체 입자가 많이 모여 있는 상태의 물체를

통틀어 이르는 말)는 공학 분야로 이학 전공을 한 그에게는 어려

움이 있었다

그렇게 1년 남짓 연구에 매진하고 있던 2000년 초 당시 한국세

라믹기술원장이 세라믹을 섬유에 응용할 수 있는 프로젝트 팀을

꾸리면서 기회가 온 것이다

그는 전남대에서는 흡착제와 석유화학 공정 등에 쓰이는 첨단

신소재인 제올라이트(제올라이트는 알칼리 금속 또는 알칼리토

류 금속을 함유하는 함수 알루미늄 규산염 광물의 일종) 촉매를

조선대에서는 세라믹 코팅제를 연구했다 그는 ldquo분체팀에 들어갔

지만 전공 분야가 아니어서 힘들었는데 회사에서 복합소재 개

발 얘기를 듣고 바로 참여하게 됐다rdquo고 말했다

그 이후 나노카본 복합소재 개발에 적극 뛰어들었다 그간 성

과도 있었다 대표적인 연구 성과물은 난연제(플라스틱의 내연소

성을 개량하기 위해 첨가하는 첨가제) 개발이다 예를 들어 지하

철 화재 시 인명 피해가 많은 이유는 유독가스로 인한 질식사 때

문으로 난연제 개발도 유독가스를 줄일 수 있는 방안이 된다 전

선소재도 나노입자 크기(한 변의 길이가 1천만분의 1미터 이하)의

무기물을 고르게 분사시키고 불에 잘 타지 않는 성질의 난연제

를 결합시키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임 팀장은 ldquo나노물질의 입자 크기는 눈에 보이지 않지만 나노

기술은 우리의 건강과 환경 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요한 기

술rdquo이라고 말했다

또 기업과 협업해서 개발한 연구도 있다 기술원은 개인 연구

개발도 중요하지만 기업이 필요로 하는 기술도 개발한다 그는

ldquo기술 개발을 하면 기업들에 기술을 이전하기도 하지만 자체 예

산이 많지 않아 예산 확보를 위해 기업이 의뢰한 기술을 협업해

개발하는 프로젝트가 많다rdquo고 말했다

대표적인 것 중 하나가 2012년 LG전자와 함께한 휴대폰 유리

기판 표면온도 저감용 코팅제 연구다 휴대폰을 오래 사용하다

보면 휴대폰이 발열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발열을 줄이기 위한

기술 연구를 LG전자가 의뢰하면서 연구에 매진해 발열을 줄일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현재는 LED 분야 중소기업과 LED 형광등 커버를 개발 중이

다 그는 ldquo과학기술은 측정과 관찰을 통해 결론을 얻는 만큼 정

확하고 진실한 학문rdquo이라며 ldquo기술 개발로 기업은 물론 소비자들

에게도 도움이 될 수 있어 매우 뿌듯하다rdquo고 말했다 이어 ldquo과학

기술 분야에 진출하는 여성들의 숫자가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rdquo고

덧붙였다 글middot김성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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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올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개와 고양이 등 반려동물들의

질병을 체크할 수 있는 진단키트를 개발하는 회사다 동

물 진단키트란 사람의 임신 진단키트와 같이 반려동물의 혈액이

나 분비물을 떨어뜨려 10분 이내에 질병 유무를 곧바로 알 수 있

게 해 주는 제품이다 한 줄이면 음성 두 줄이면 양성 반응을 나

타낸다 김정미(51) 베트올 대표는 ldquo국내에서는 잘 알려지지 않은

기업일 수 있지만 해외 동물 의료시장에서는 꽤 유명한 기업rdquo이

라고 소개했다

실제로 베트올은 107개국에 30여 개 질병 진단키트 제품을

수출한다 지난해 1분기 매출의 991퍼센트가 해외에서 나왔을

정도다 김 대표는 ldquo국내에서는 반려동물에 대해 관심 있는 질병

수가 4~5개에 불과하지만 해외에서는 사람이 가지고 있는 질병

처럼 반려동물 질병에 대한 관심이 높기 때문rdquo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창업한 지 7년 만에 세계 동물 의료시장에서 다섯 손가

락 안에 꼽히는 기업으로 성장했다 연구원과 생산직원을 다 합

쳐도 28명밖에 안 되는 기업이 말이다 2006년 12월 창업한 첫

해에도 매출을 올렸다 이에 대해 그는 ldquo좋은 물건을 빨리 만들고

잘 팔았기 때문rdquo이라고 대답했다 이런 자신감에는 그가 학교에

서 공부한 이론과 실무 경험이 바탕이 됐다

김 대표는 이화여대 생물학과를 졸업한 후 미국 오스틴 텍사

ldquo충분한 역량middot경험 쌓은 뒤 43세에 창업rdquo김정미 베트올 대표hellip 동물 질병 진단키트 개발로 7년 만에 세계 5위권 성장

지미

연 기

김정미 베트올 대표는 창업 7년 만에 반려동물의 질병 진단키트를 107개국에 수출하고 있다

과학기술 여성파워시대 과학도로 창업 도전기획특집

박상

문 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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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 공감 2014414 39

스주립대에서 약리middot독성학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MIT 박사후

연구원 과정을 마쳤다 한국에 들어와 1997년 국립보건원에서

책임연구원으로 근무한 뒤 바이오 업체인 바이오메드랩과 이수

그룹의 바이오 계열사인 이수앱지스에서 인체 질병과 동물 질병

연구를 했다

바이오메드랩 연구원 재직시절에는 자궁암 진단키트인 lsquo자궁

암 진단용 DNA 칩rsquo을 개발했다 한국 식약청 허가를 받아 현재

병원에서 사용되고 있다 이후 이수앱지스로 옮겨 인체 진단과

관련 제품을 연구하고 개발 판매까지 총괄하는 진단사업팀장을

5년간 지냈다 그는 ldquo국립보건원 공무원 생활을 하고 바이오 회

사에서 제품을 만들어 상용화하는 모든 과정을 경험한 것이 창

업하는 데 큰 자산이 됐다rdquo고 말했다

자신감이 생긴 김 대표는 창업을 하기로 결심했다 당시 나이

43세였다 그는 ldquo지금까지의 경험과 역량으로 충분히 승산이 있

다고 생각했다rdquo고 말했다 그는 이수앱지스에서 함께 지내온 연

구원들과 함께 힘을 모아 시작하기로 했다 그러나 제한된 자본

력과 소수 인력으로는 지금까지 했던 인체형 질병 진단키트 시장

은 어렵다고 판단했다 결국 고민 끝에 반려동물 시장으로 방향

을 틀었다 그는 ldquo동물 진단키트는 사람을 위한 키트와 기술이 유

사해 제조 원가가 비슷한 반면 판매 가격과 경쟁률은 크게 차이

가 난다rdquo고 말했다 이어 ldquo전 세계 동물시장은 해마다 10퍼센트

이상 증가하는 블루오션인 만큼 성장 가능성이 크다고 확신했

다rdquo고 덧붙였다

ldquo창업은 철저히 준비하고 정책자금 적극 이용을rdquo

그러나 어려움도 있었다 바로 연구개발비다 김 대표는 정부에서

지원받을 수 있는 방법을 알아보기 시작했다 그는 ldquo사업성이 높

은 만큼 성공할 자신이 있었다rdquo며 ldquo중소기업청 농림부(현 농림축

산식품부) 경기과학기술진흥원 등에서 내놓은 과제에 참여해

연구개발비를 확보했다rdquo고 말했다 실제로 베트올은 2007년 9월

산업자원부(현 산업통상자원부)의 lsquo신기술보육사업rsquo으로 선정돼

기술개발 자금을 지원받았고 2008년에는 중소기업청의 lsquo중소기

업기술혁신사업rsquo에 뽑혔다 김 대표는 ldquo창업을 생각한다면 우선

철저히 준비하고 정부의 정책자금을 적극 이용하라rdquo고 조언했다

지원 끝에 베트올은 lsquo개 심장사상충rsquo lsquo개 홍역rsquo lsquo개 장염rsquo 등 세 가

지 종류의 질병을 체크할 수 있는 진단키트를 개발할 수 있었다

베트올 진단키트는 국내 수의사는 물론 세계 바이어들에게 호

평을 받으면서 제품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다 이제는 lsquo어디에 팔

까rsquo 고민을 하는 게 아니라 기업에서 lsquo필요한 제품을 만들어 달라rsquo

는 주문이 들어올 정도다 빠른 시간 내 시장을 선점할 수 있었던

이유는 김 대표가 직접 제품을 들고 해외 바이어를 만나고 뛰어

다닌 덕분이다 그는 ldquo제품을 만든 사람이 가장 잘 팔 수 있다고

생각한다rdquo며 ldquo아직도 제품의 기술영업과 기술지원을 직접 하고 있

다rdquo고 말했다 베트올은 물건을 믿고 팔 수 있는 백신회사나 제약

회사 등을 선정해 계약을 맺는다 거래처가 65개사에 달한다

현재 전 세계 동물 진단키트시장 규모는 2조원이다 대표 기업

으로는 아이덱스와 헤스카 신바이오텍스 등 미국의 3개사와 유

럽의 2개사 정도다

김 대표는 ldquo우리 기업만의 기술경쟁력이 있는 만큼 몇 년 안에

아이덱스와 어깨를 견줄 수 있을 것rdquo이라고 자신했다 이어 ldquo앞으

로 진단키트뿐 아니라 진단부터 치료까지 할 수 있는 의료기기

개발에도 힘쓸 것rdquo이라고 말했다 올해에는 개와 고양이 질병 진

단키트에 이어 말에 대한 질병 진단키트를 출시할 계획이다 그

는 ldquo창업할 때 가장 시간을 많이 투자하고 전문성을 가져야 한

다rdquo며 ldquo일할 때에는 여자라는 생각을 버리고 일해야 한다rdquo고 말

했다 글middot김성희 기자

베트올이 개발한 반려동물들의 질병을 체크할 수 있는 진단키트

베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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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 2014414 위클리 공감

공감 인터뷰

인터넷 없는 세상을 상상할 수 있을까 우리 생활 전반에 자

리 잡은 인터넷 덕분에 편리한 생활을 영위하고 있지만 개

인정보 유출 바이러스 유포 등 사이버 범죄에 대한 우려도 만만

치 않다 이 같은 걱정에서 벗어날 수 있는 안전한 정보통신 사회

를 만들기 위해 활동하는 사이버 보안전문가 lsquo화이트 해커rsquo의 세

계에 뛰어든 고교생이 있다

지난 4월 2~3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전 세계 화

이트 해커들의 해킹방어기술 경연대회 lsquo코드게이트(CODEGATE)

2014rsquo 주니어부 우승자인 선린인터넷고 3학년 임정원(18) 군이다

이번 대회에는 지난 2월 온라인으로 치러진 예선전을 포함 역

대 최대 규모인 전 세계 74개국 1200개팀 2968명의 정보보안

인재들이 참가했다 lsquo코드게이트 2014rsquo에서 세계 최초로 열린 주

니어 해킹방어대회에도 24개국 378명이 참가했다

7회째인 올해 대회는 해외 참가팀의 비중이 58퍼센트였으며

지난해 개최된 세계 최대 해킹대회인 lsquo데프콘rsquo(예선참가 917개팀)

규모도 뛰어넘었다

우리나라는 단체전인 일반부에서 아쉽게도 우승팀을 내지 못

했으나 개인전인 주니어부에서 1위부터 3위까지 휩쓸었다 특히

우승자인 임 군은 총점 1340점을 획득해 880점으로 2위를 차지

한 김범수(18middot개포고 3년) 군과 큰 점수 차를 보였다

ldquo어릴 때부터 게임보다 프로그래밍에 관심이 컸어요rdquo

ldquo어릴 때 집에 있는 컴퓨터를 하면서 궁금증이 생겼어요 컴퓨터

에서 운영되는 프로그램들이 어떻게 만들어지는 걸까 하고요

그래서 초등학교 2학년 때 직접 프로그램을 만들고 싶은 마음에

혼자 책을 보면서 공부를 시작했어요rdquo

임 군은 lsquo학원을 다녔다rsquo lsquo컴퓨터를 잘하는 집안 어른에게 배웠

다rsquo 정도의 답변을 기대하며 던진 질문에 대해 lsquo독학rsquo이라는 의외올해 처음 열린 코드게이트 2014 주니어부 우승자인 임정원 군은 우리나라의 사이버 안보를 지키는 정보보안 전문가를 목표로 공부하고 있다

지미

연 기

ldquo사이버안보 지키고 싶어요rdquo선린인터넷고 임정원 군 해킹방어기술 올림픽 lsquo코드게이트 2014rsquo 주니어부 우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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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 공감 2014414 41

의 답을 내놓았다 초등학교 저학년 또래라면 컴퓨터 게임이나

인터넷 검색 등에 관심을 보이는 것이 보통인데 임 군은 그것을

가능하게 만든 프로그램에 흥미를 보인 점도 남달랐다

ldquo그 당시 보던 책 중에 lt철벽보안을 위한 역공격 해킹gt이라는

책이 있었어요 그 책을 보면서 정보보안에 빠져들었고 나중에

는 책이 뜯어질 정도로 반복해서 읽었어요rdquo

남다른 관심과 열성으로 임 군은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 2년

간 서울 중부교육청의 정보영재로 중2 때는 서울대학교 과학영

재교육원 정보영재 프로그램에 선발되어 영재 교육을 받았다

ldquo책에 나온 내용들을 보면서 정보보안에 대해 본격적으로 공

부해 보고 싶은 욕심이 생겼어요rdquo

특성화고에서 체계적으로 공부할 길 찾아

임 군이 특성화고인 선린인터넷고에 진학한 것도 정보보안에 대

한 공부 욕심이 커서였다고 한다 임 군의 부모는 특목고 진학을

원했으나 ldquo본격적으로 정보보안에 대한 공부를 해 보고 싶다rdquo는

임 군의 강한 고집에 밀려 특성화고 진학을 허락했다고 한다

ldquo선린인터넷고의 교육과정과 동아리활동에 대해 알아보니 제

가 더 알고자 했던 것들을 제대로 배울 수 있을 것 같다는 기대

감이 들었어요 실제로 입학해서 공부해 보니 수업 내용이 충실

하고 동아리활동도 활발해 부족한 점을 많이 채울 수 있었어요

lsquo레이어 세븐rsquo이라는 동아리에 가입했는데 뛰어난 선배들이 문제

를 해결하는 모습을 가까이서 보고 함께 연구활동을 할 수 있어

서 너무 좋았어요rdquo

선린인터넷고에 진학해 정보보안에 대해 체계적으로 공부할

수 있는 길을 찾게 된 임 군은 각종 대회에 진출하면서 좋은 성과

도 냈다 2013년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개최한 lsquo제1회

ETRI 주니어 해킹대회rsquo에서 우승하는 등 총 7개의 해킹방어대

lsquo화이트 해커rsquo들의 축제인 코드게이트 2014의 외국인 참가자

코드

게이

트 2

014

사무

회에 참가해 그 가운데 2개 대회에서 2위에 입상하고 5개 대

회에서 1위를 하는 등 놀라운 실력을 보여주었다

ldquo대회에 나가면 내가 어느 정도 수준인지 부족한 점은 어떤

건지를 알 수 있어 좋아요 이번 대회는 세계 최초의 주니어 국제

해킹방어대회이자 제가 나갈 수 있는 마지막 주니어 대회였기에

더욱 의미가 있었는데 이렇게 좋은 성적을 거둬 정말 기뻐요rdquo

임 군은 지난해 9월부터 한국정보기술연구원(KITRI)의 차세

대 보안전문가 양성과정 베스트오브베스트(BoB)에 지원해 교육

을 받아왔다

8개월간의 교육과 프로젝트 진행 등을 통해 실력을 인정받아

120명의 교육생 중 lsquo베스트 10rsquo에 선정되어 lsquo국가대표 화이트 해커rsquo

라는 영예를 얻고 지난 3월 캐나다에서 열린 정보보안 컨퍼런스

lsquo캔섹웨스트(Cansecwest)rsquo에 참가하기도 했다

임 군은 BoB 교육과정 중 마이크로소프트사 윈도 익스플로

러 프로그램의 보안 취약점을 발견하기도 했다

ldquo아쉽게도 분석이 완료되기 전에 마이크로소프트사에서 보안

패치를 내놓아 해결이 됐어요 제가 분석하는 동안 먼저 발견한

다른 연구자가 제보를 한 거겠죠rdquo

임 군은 ldquo캐나다에서 정보보안 컨퍼런스에 참가해 최신기술에

대한 발표를 보면서 앞으로 갈 길이 멀었다는 생각이 들었다rdquo면

서 ldquo공부하면 할수록 배워야 할 것이 너무 많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rdquo고 말했다 그리고 자신의 포부를 밝혔다

ldquo여러 사람들과 함께 연구하면서 실력을 키워나가고 싶어요

그래서 대학에 진학해 정보보안을 전공하고자 합니다 기회가 주

어진다면 국가기관에서 우리나라의 사이버 안보를 지키는 일을

하고 싶습니다rdquo

한 고교생의 가슴에 사이버 보안전문가의 꿈이 영글고 있

었다 글middot이윤진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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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중독hellip ldquo자녀와 함께 풀어요rdquo친밀한 소통과 사용한계 정하고 자율성 높이는 lsquo친middot한middot자rsquo 매뉴얼 보급

교육정보

지난해 이동통신 3사의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청소년(만

19세 미만) 약 540만명이 스마트폰을 갖고 있다 한국정보

화진흥원이 지난해 분석한 청소년 스마트폰 중독률(255퍼센트)

은 인터넷 중독률(117퍼센트)보다 2배 이상 높고 전년대비 71퍼

센트포인트 증가하여 성인(89퍼센트)의 29배 수준에 달했다

스마트폰에 빠지기 쉬운 청소년 자녀에게 스마트폰 사용을 줄

이라고 조절하라고 지도하는 것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24

시간 따라다니며 잔소리를 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스마트폰에 빠

져들기만 하는 자녀를 대체 어떻게 지도해야 할까

여성가족부는 청소년의 올바른 스마트폰 이용습관 형성을 효

과적으로 돕기 위해서 스마트폰 과다 이용 청소년 상담 부모교

육 치료 관련 매뉴얼을 개발하여 보급하고 있다

이 매뉴얼은 지난해 한국청소년상담복지개발원이 중심이 되어

서울대middot중앙대middot을지대 등 학계 전문가와 현장 실무자 교사 및 학

부모 등이 참여하여 제작한 것으로 lsquo스마트폰 중독 청소년 상담 매

뉴얼(개인middot집단)rsquo lsquo스마트폰 중독 청소년 부모교육 매뉴얼rsquo lsquo스마트

폰 중독 청소년 치료 매뉴얼rsquo 등 3종(4권)으로 구성되었다

ldquo스마트폰은 중독성 강한 기기임을 먼저 이해하자rdquo

lsquo상담 매뉴얼rsquo은 청소년이 스마트폰의 강박적 사용을 줄이기 위해

자신의 사용 패턴을 스스로 이해하여 조절할 수 있도록 구성돼

있다 특히 개인상담과 집단상담으로 구분해 상담효과를 높이고

상담과정에서 자율성을 높이도록 제작됐다

lsquo부모교육 매뉴얼rsquo은 부모가 스마트 기기를 이해하고 자녀가

스마트폰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도록 지도할 수 있는 lsquo친middot한middot자 스

마트폰 자기조절 양육 원리rsquo 등을 소개하고 있다

lsquo부모교육 매뉴얼rsquo은 부모들에게 먼저 자녀들이 사용하는 스마

트폰의 순기능과 역기능을 이해할 것을 권한다

스마트폰은 언제 어디서든 액정만 터치하면 스마트 세상에 들

어갈 수 있어 어느 기기보다 중독성이 심하다는 미디어 특성을

갖고 있다 발달적 특성상 청소년기는 신체적middot정신적 변화를 겪

는 시기로 청소년들이 어지러운 마음을 피하는 가장 손쉬운 방

법으로 스마트폰을 선택하고 있다 이와 함께 기질적으로 우울

증 ADHD(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를 가진 청소년들이 특히

서울 마포구 성산동 월드컵공원에서 lsquo일주일에 한 번 한 시간 스마트폰을 끄자rsquo는 스마트폰 사용 줄이기 캠페인에 참여한 청소년들 여성가족부는 청소년들이 스마트폰 사용을 자율적으로 조절하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해 부모와 상담기관용 매뉴얼을 펴냈다

연합

친 친밀하게 관계 맺기 의사소통하기

한 한계 정하고 규칙을 통해 반복 습득하기

자 자율성 책임 높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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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 공감 2014414 43

매뉴얼 내려받기 여성가족부gt정책안내gt정책자료gt일반정책자료 wwwmogefgokr

스마트폰으로 인한 중독 증상

1 일상생활 장애 스마트폰으로 인해 기본적으로 해야 할 일을 못하

게 되는 것을 말한다 밤늦게까지 스마트폰을 보느라 잠을 제대로

못 자 학교에 지각을 하거나 수업에 집중하지 못하고 내내 스마트

폰만 보는 일도 있다 스마트폰을 보면서 걷다 넘어지거나 달려오

는 차를 피하지 못하는 일도 있다

2 내성 스마트폰을 사용하면 할수록 더 많이 사용해야 만족을 느끼는

증상이다 알코올 중독도 점점 많은 양의 술을 마시게 되는 병인 것처

럼 스마트폰 중독도 점점 사용 시간이 전보다 늘어난다

3 금단 스마트폰을 보고 있지 않은 동안에도 내내 스마트폰 생각만 하

게 되는 증상이다 담배를 끊으면 금단 증상이 생긴다고들 하는데 마

찬가지로 스마트폰 중독이 되면 갑자기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못하게

되거나 사용 시간을 줄이게 될 때 초조하고 불안해져서 안절부절하게

된다

4 일탈 행동 평소에 하지 않던 행동들 예를 들면 잦은 거짓말 무단 결

석 수업 빠지기 흡연 등을 한다

중독되기 쉽다

이처럼 청소년들이 스마트폰 사용을 조절하지 못하는 것은 단

순히 의지 부족만이 원인이 아니다 청소년들이 스마트폰에 빠질

수밖에 없는 여러 가지 이유들이 있고 우리 아이만 스마트폰에

빠져 허우적대는 것이 아니므로 부모는 이를 이해하고 자녀를 애

정 어린 시선으로 관심 있게 지켜봐 주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고 매뉴얼은 충고한다

부모middot자녀가 lsquo지킬 수 있는 규칙rsquo 함께 만드는 게 중요

매뉴얼은 스마트폰은 혼자 사용하는 개인 매체이므로 자녀 스스

로 조절하고자 하는 의지를 보이지 않는다면 부모의 관리middot지도

가 어렵다고 지적한다 ldquo스마트폰을 하루 몇 시간 이상 사용하면

뺏는다rdquo는 방식의 강압적인 처벌이나 규제는 자녀가 커갈수록 오

히려 부작용을 낳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그래서 자녀가 스스로 스마트폰 사용을 조절할 수 있도록 lsquo친

밀한 의사소통rsquo부터 힘쓸 것을 권한다 처벌middot규제보다 먼저 자녀

와 lsquo친밀한 의사소통rsquo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지속적인 관심과 노

력이 필요하다고 매뉴얼은 강조한다 부모middot자녀 간의 친밀한 의

사소통이 가능할 때 함께 한계와 규칙을 정하고 자녀의 조절 동

기와 자율성을 향상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규칙이 부모의 마음에 안 들더라도 자녀가 지키기 쉽게 만들

고 점차 난이도를 높이는 것이 효과적이다 또한 자녀가 스스로

의 생각이나 행동에 확신을 가질 수 있도록 신뢰와 격려가 필요

하며 피드백을 해 주는 것도 중요하다 피드백 방안으로 부모와

자녀가 합의해 상벌을 정한다 매뉴얼은 이러한 과정에서 ldquo자녀

가 제기하는 의견에 대해 변명으로 받아들이지 말고 자신의 생

각(가치 흥미)을 찾아가는 과정으로 생각하고 존중하는 태도를

가질 것rdquo을 충고하고 있다 글middot박경아 기자

(서울시교육청 2013)스마트폰 과다 사용으로 인한 학년별 유병률

10

8

6

4

2

0초등학교 4학년 중학교 1학년 고등학교 1학년 평균

091

724

886

651

(단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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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 2014414 위클리 공감

공공기관 지방화시대

새 둥지 7개월hellip ldquo이젠 부산 공공기관rdquo영상물등급위원회 신입직원 90퍼센트 지역인재 선발 등 현지화에 힘써

부산 이전 7개월 영상물등급위원회(이하 영등위)가 지역사

회와 빠르게 밀착하면서 성공적인 lsquo부산시대rsquo를 열고 있다

다양한 체험행사로 지역민들과의 융화에 힘쓰는가 하면 신입직

원도 부산 지역민으로 90퍼센트를 채용하는 등 과감한 변화를

시도했다

그 결과로 지난 3월 7일 대통령 직속 지역발전위원회로부터

공공기관 지방이전 우수기관 표창을 받기도 했다 이전 지역인

부산의 최초 입주기관으로 지역균형발전을 위해 선도적인 역할

을 한 공로를 인정받아서다

처음부터 순탄했던 것은 아니다 태스크포스(TF) 팀부터 공공

기관 이전의 전 과정을 지켜봐 온 경영지원실 강성우 대리는 ldquo허

허벌판에 세워질 이 건물이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몰라 막막했

다rdquo고 토로했다 청사 내부 인테리어를 고려할 때도 lsquo영화의 도시rsquo

와 국내 유일의 등급분류 기관이라는 콘셉트를 잘 살릴 수 있는

것으로 선택하는 데 머리를 싸매야 했다

가장 큰 것은 임직원들의 고충이었다 서울 상암동에 기관이

있을 때 부산으로 이전하기 어려운 직원들은 퇴사하거나 이직했

다 정든 직원들과의 이별을 감수해야 했다 임직원 가족들의 불

지난해 9월 부산에 새롭게 둥지를 튼 영상물등급위원회는 부산과의 소통과 호흡을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영상물등급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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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함도 있었다 강성우 대리는 ldquo아홉 살 딸아이도 전학 오기 전 서

울 친구들하고 떨어져야 한다고 많이 칭얼대 미안했다rdquo고 말했다

ldquo부산 직원들 덕에 맛집도 알고 잘 어울려요rdquo

이전 이후 새로 채용된 14명의 신입직원 중 12명이 부산지역 인재

다 함께하는 직원들은 만족스러워한다 영화부 박경미 과장은

ldquo부산 현지 직원들 덕에 맛집도 잘 알게 되고 잘 어울릴 수 있어서

너무 좋다rdquo고 말하며 활짝 웃었다 강성우 대리도 ldquo지역민 채용은

이러한 인적 교류를 잘 활용한 성과였던 것 같다rdquo고 만족해했다

영등위는 이외에도 해운대구 재송시장과 자매 결연을 맺었다 지

역 전통시장 이용 활성화와 서민경제 촉진에 기여하기 위해서다

따뜻한 나눔 행사를 적극적으로 추진한 것도 큰 변화다 지난

해 말 보육시설인 lsquo박애원rsquo의 어린이middot청소년과 영등위 임직원 간

사랑나눔 행사로 지역과 한층 더 가까워지는 계기를 마련하기도

했다 강 대리는 ldquo임직원과 보육원 친구가 11 매칭으로 친구관계

를 맺었는데 감회가 새로웠다rdquo고 말하며 ldquo직원들 사이에서도 앞

으로 소외계층을 위해 더 힘쓰자는 내부의 변화가 보이는 것 같

아 뿌듯하다rdquo고 덧붙였다

영등위는 청소년들이 미디어를 건전하게 접할 수 있도록 독려

하는 프로그램도 추진 중이다 이를 위해 3월 13일 부산시청자미

디어센터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청소년이 영상을 활용

한 정보를 얻는 데 도움이 되고자 하는 취지다 홍보팀의 변효진

사원은 ldquo부산지역 청소년들의 창의적 문화체험 활동과 영상미디

어 이용에 대한 올바른 정보를 제공하려 한다rdquo며 ldquo앞으로 등급분

류 체험교육 지원 등 실질적인 협력도 강화할 계획rdquo이라고 말했다

영등위 직원들은 완전한 부산 정착을 위해 lsquo현지화rsquo에 더 힘쓰

겠다고 입을 모았다 박경미 과장은 ldquo영화도시 부산의 상징은 우

리 영등위의 이미지를 제고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됐다rdquo며 ldquo영등위

는 부산과의 더욱 적극적인 협력으로 부산의 공공기관이 되겠

다rdquo고 덧붙였다 글middot박지현 기자

영상물등급위원회

박선이 영상물등급위원장

ldquo 부산이 창조경제 중심지 되도록 최선rdquo

영상물등급위원회 박선이 위

원장(사진)의 발걸음이 분주

하다 지역 이전 이후 성과와

행보에 대해서 들어봤다

가장 중점을 두었던 분야와

성과를 말씀해 주세요

ldquo우리 위원회는 부산과 호흡

을 같이하는 데 초점을 맞췄

습니다 신입직원 대부분을 부산 인재로 채용하며 지역인

재 활용에 주안점을 뒀습니다 지난해 10월에는 아시아 각

국 등급분류 기관과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한국의 선진등

급분류 시스템을 알리기 위해 국제영화등급분류포럼을 열

었습니다 반응이 상당히 좋았습니다 특히 우리나라 등급

제도가 어떤 영화도 상영할 수 있는 선진적인 제도로 평가

받는 좋은 기회였습니다rdquo

현재는 어떤 활동을 추진하고 계십니까

ldquo올바른 영상문화 정착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초middot중

학생을 대상으로 한 미디어교육 교사를 대상으로 한 교원

직무연수교육 프로그램을 추진해 청소년들의 건전한 영상

문화를 도모하기 위함입니다 또한 멀티플렉스가 영화관

내 등급 표시를 확대하고 관람객들이 정확한 등급 정보를

이용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업무협력을 확대해 나갈 예정

입니다 시민 등 각계각층의 분들을 초청하여 영상물을 즐

겁게 향유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들겠습니다rdquo

향후 계획과 비전에 대해 말씀해 주세요

ldquo아시아에서 영상중심도시 부산과 한국의 위상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되고 싶습니다 창조경제의 본거지인 런던은 음

악과 미술 등 문화예술 분야를 아이디어와 접목해 새로운

국가 성장동력 산업으로 키우는 큰 성과를 냈습니다 영

화middot영상 인프라가 잘 갖춰진 부산이 창조경제 주축이 될

수 있도록 힘을 모으겠습니다rdqu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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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 2014414 위클리 공감

건강

야식증후군(Night Eating Syndrome)은 저녁 7시 이후의 식사

량이 하루 전체의 50퍼센트 이상을 차지하는 증상을 가리키는

데 불면증 등 수면 장애를 동반한다 밤마다 음식이 당겨서 고민

인 야식증후군을 극복하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규칙적인 식습관과 생활습관 야식 먹는 습관을 없애기 위해서는

아침 식사는 조금이라도 챙겨 먹고 공복감이 들지 않도록 저녁

식사도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좋다 늦어도 저녁 6시 전에 식사

하는 것이 좋다

폭식을 예방하고 다이어트에 도움을 주는 숙면 잠을 잘 때 분비되

는 멜라토닌이라는 호르몬이 식욕을 억제해 다음날 폭식을 예방

하고 다이어트에도 도움을 준다 숙면 상태에 들어가면 지방 분

해에 도움이 되는 호르몬도 활발하게 분비되기 때문에 숙면을

취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빈속에 잠이 안 온다면 우유middot두유middot토마토 빈속에 잠이 안 오는

경험을 누구나 한 번쯤은 했을 것이다 그럴 때는 우유나 두유를

따뜻하게 데워 마셔보자 우유 및 두유에 많이 함유된 칼슘은 신

경안정 효과가 있어 숙면에 도움이 된다 열량이 낮은 방울토마

토도 추천한다

일조량이 부족한 겨울을 지나 봄이 되면서 lsquo계절성 우울증rsquo에 대

한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이에 하이닥 정신건강의학과 공개상담

실을 참조해 lsquo계절성 우울증rsquo의 특징과 치료에 대해 살펴보자

2주 이상 지속되면 lsquo반드시rsquo 진료 lsquo계절성 우울증rsquo은 어느 정도 예측

이 가능하기 때문에 우울한 기분 의욕상실 과다수면 등이 2주

이상 지속된다면 lsquo봄을 탄다rsquo는 말로만 넘길 것이 아니라 진료 상

담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알맞은 치료가 무엇보다 중요 lsquo계절성 우울증rsquo은 조울증 증세도 보

이기 때문에 일반적인 항우울제로만 접근하게 되면 오히려 상태

가 악화되는 경우가 있어 진단에 따라 알맞은 항우울제 처방이

필요하다

황사와 미세먼지가 많은 봄철에 특히 흔한 알레르기성 결막염 예

방법에 대한 관심이 높다 봄이 되면서 눈이 가렵고 눈곱이 끼며

눈물이 자주 난다면 알레르기성 결막염을 의심할 수 있다

침구류 일광건조는 lsquo필수rsquo 주로 눈이나 눈꺼풀의 가려움증 결막의

충혈 눈부심 눈물 흘림 증상이 발생하는 알레르기성 결막염의

예방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집먼지진드기 애완동물의 털 등 알레

르기 유발 물질에 노출되는 것을 피해야 한다 집먼지진드기는

침구나 카펫 커튼 속에 서식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일주일에

한 번 정도 정기적으로 세탁하고 햇볕이 좋은 날에 틈틈이 일광

건조를 하는 것이 좋다

손은 자주 씻고 술은 자제하고 꽃가루가 날리거나 미세먼지 농도

가 높은 날 외출 시에는 모자와 마스크를 착용하고 이물질이 낄

가능성이 높은 콘택트렌즈보다 안경을 쓰는 것이 좋다 술은 염

증을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증상이 나타난다면 자제해야 한다

근막동통증후군은 목덜미 허리 어깨 종아리 팔꿈치 안쪽 갈

비뼈 등의 부위에 주로 나타나며 근골격의 통증을 특징으로 하

는 질환이다 흔히 lsquo담이 결린다rsquo고 표현하는 증상이 바로 근막동

통증후군이다 근막동통증후군은 오랫동안 책상에 앉아 있거나

혹시 봄을 타시나요

야식증후군

계절성 우울증

알레르기성 결막염

근막동통증후군

변덕스러운 봄 날씨 번갈아 오는 황사와 미세먼지로 인해 봄나들이가 예년 같지 않다 겨우내 움츠러들었던 신체활동이 아직

왕성해지기 어려운 요즘 같은 때 겨울부터 이어진 야식 습관 계절성 우울증 오랜 실내생활로 인해 몸과 마음에 이상이 있는

지 자가 점검을 해 보자 봄볕 자외선이 더해지며 눈과 피부 관리에도 신경 써야 함은 물론이다

46-47-건강_봄철indd 46 2014-04-11 오전 15811

위클리 공감 2014414 47

두릅(춘곤증 예방middot혈당 조절) 두릅은

예로부터 그 뿌리를 달여 마시면 당

뇨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민

간 약재로 사용됐으며 나물로 먹으

면 입맛을 돋워준다 특히 봄철 나른

하고 졸음이 밀려오는 춘곤증 개선에

효과가 있다 두릅에 함유된 사포닌 성분이 체력을

회복시키고 신경을 안정시켜 피로 해소에 도움을 준다

고구마 줄기(면역 조절middot항산화 효능)

식이섬유가 풍부해 건강식으로 각

광받고 있는 고구마 줄기에는 탄

수화물middot당류middot단백질 등의 에너

지원과 칼슘middot철 등의 여러 무기물

질이 함유돼 있다 또 면역조절 능력

및 항산화 효능이 높은 것으로 알려진 클

로로겐산(chlorogenic acid)이 다량 함유돼 있다

쑥(해열middot고혈압 개선) 쑥잎에서 나는

독특한 향기는 해열작용을 하는 치

네올(Cineol)이라는 성분 때문이다

또한 면역력 향상 소화기능 강화

여성질환 개선 효과 고혈압 개선 등

의 효과도 있다

달래(식욕부진middot춘곤증 극복 효과)

비타민과 무기질이 풍부하게 함유

돼 있어 겨우내 무겁고 찌뿌둥했

던 몸에 활력을 주고 식욕부진이

나 춘곤증을 이기는 데 좋다 면

역력을 증진시키며 동맥경화 예방

에도 도움이 된다

달래는 매콤하게 무쳐 먹거나 된장찌개에 넣어 끓이면 맛이

좋으며 간장에 넣어 달래 간장양념을 만들어 먹으면 향긋한

맛이 난다

봄이면 생각나는 lsquo건강 나물rsquo 4선

같은 자세로 장시간 컴퓨터를 사용하는 등 잘못된 자세를 취할

때 근육을 과도하게 사용했을 때 외상 후 스트레스 등으로 발

생한다 깊고 쑤시는 듯하며 타는 듯한 통증이 특징이다

근막동통증후군의 약물 치료는 소염 진통제나 근육 이완제를

사용한다 마사지나 초음파를 이용한 물리 치료 레이저나 적외

선 치료기 조사 등도 효과가 있다 이밖에 수동적으로 근육을 풀

어주는 이완 요법 미지근한 습포로 찜질해 주는 도포 요법 통증

부위를 냉각시키는 냉각 요법 등으로 치료한다

아무리 감추려 해도 눈가 입가에 있는 잔주름이나 손등과 목 주

름은 lsquo관리rsquo하지 않는 한 실제 나이를 감추기가 쉽지 않다 나이를

감추기 힘든 부위별 주름 관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눈가 주름 눈가 주름을 예방middot관리하기 위해서는 보습 관리가 필

수적이다 건조하고 푸석한 환경에서 주름이 잘 생기기 때문에

보습 관리는 모든 주름 예방middot관리에 있어 가장 기초적인 부분이

다 보습크림 아이크림 자외선차단제 페이셜 오일 등을 사용하

고 각질제거 수분공급 피부혈액순환 촉진 등의 효과를 내는 스

팀타월을 이용하는 것도 효과적이다

입술middot입가 주름 입은 말하고 먹고 마시고 하품하는 등 쉴 틈이 없

을 정도로 움직임이 잦은 데다 피부가 얇고 자연적인 보습막을

생성해 주는 피지샘middot땀샘이 없어 주름이 특히 잘 생기는 부위이

다 따라서 에센스 보습크림 아이크림 자외선차단제 등을 입술

과 입가에 수시로 발라주고 빨대 사용 등 입술을 오므리는 습관

은 자제하는 것이 좋다

손등 주름 손등도 피부라는 점을 인식하고 핸드크림 보습크림

자외선차단제를 꼼꼼하게 발라 관리해야 하며 설거지나 빨래를

할 때도 장갑을 꼭 이용해야 한다

목 주름 높은 베개를 베거나 스마트폰 책 모니터 등을 볼 때 고

개를 너무 숙이는 습관이 있다면 모두 교정하는 것이 좋다 또 꼼

꼼한 클렌징과 더불어 보습크림과 자외선차단제를 잘 바르도록

한다 글middot하이닥 copy(주)엠서클 정책브리핑 (wwwkoreakr)

부위별 주름 관리법

46-47-건강_봄철indd 47 2014-04-11 오전 15814

48 2014414 위클리 공감

오는 4월 20일 한국에서 열리는 2014 국제아이스하키연맹

(IIHF) 세계선수권 디비전1 그룹A(2부 리그) 대회가 다가

오고 있다 일주일간 고양어울림누리에서 열리는 이번 대회에는

개최국 한국(세계 랭킹 23위)을 포함해 슬로베니아(14위)와 오스

트리아(16위) 헝가리(19위) 우크라이나(21위) 일본(22위) 등이

참가한다 대회 1 2위는 2015년 최상위 16개 팀이 겨루는 세계아

이스하키선수권대회로 승격한다 꼴찌를 하면 3부 리그 격인 lsquo디

비전1 그룹Brsquo로 내려간다

 한국 아이스하키는 이번 대회에 사활을 걸었다 겨울 올림픽의

꽃은 아이스하키다 개최국이 아이스하키경기에 참가하지 못한

역사는 없다 겨울 올림픽 개최국 대부분이 출전권을 자력으로

따냈다 그러나 한국의 세계 랭킹은 23위 평창올림픽이 열리는

2018년까지 11계단을 올리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지난해

IIHF는 lsquo2018년 올림픽 출전국 자격rsquo에 대한 연차총회 의제를 꺼

냈다 lsquo한국이 경기력 발전을 이룬다면 출전권을 줄 수도 있다rsquo는

애매모호한 말을 넣어놨다 김정민 대한아이스하키협회 홍보팀

장은 ldquo만약 이번 대회에서 강등되면 경기력 발전을 이루지 못했

다는 판단으로 올림픽 출전권 논의조차 못할 수 있다rdquo고 걱정했

다 한국의 기적은 가능한지 대회 참가팀의 전력을 분석했다

전력 급상승hellip 기적을 노리는 한국 대표팀

객관적 전력에서 한국은 최약체로 꼽힌다 랭킹으로도 디비전1

그룹A에서 가장 낮다 그래도 홈에서 열린다는 이점이 있다 변

선욱 한국 대표팀 감독은 디비전1 그룹A 잔류를 자신했다 그는

지난달 기자회견에서 ldquo최근 3년간 한국 아이스하키는 놀랍도록

빠르게 발전했다 기대에 부응하는 경기를 하겠다rdquo고 했다 이어

ldquo일본과 우크라이나 헝가리를 잡고 3승을 하는 것이 목표rdquo라고

덧붙였다 근거 없는 자신감이 아니다 한국은 꾸준하게 성장했

다 변 감독이 이끈 대명 상무의 돌풍도 대표팀에 자신감을 불어

넣었다 군대 팀인 대명 상무는 지난해 창단 바로 2013~2014 아

지난해 4월 16일 헝가리 부다페스트 스포르트아레나에서 열린 lsquo2013국제아이스하키연맹 세계선수권대회rsquo 디비전1 A그룹 대회 2차전에서 강호 헝가리를 상대로 막판 역전극을 펼친 한국 대표팀 선수들이 경기를 마치고 환호하고 있다

대한아이스하키협회

2부 리그 격hellip 꼴찌해 lsquo디비전1 그룹Brsquo로 강등되면 2018년 출전 lsquo먹구름rsquo

최약체라고hellip 한국 ldquo평창을 기대해rdquo

스포츠 2014 아이스하키 lsquo디비전1rsquo 세계선수권대회

48-49-스포츠_아이스하키indd 48 2014-04-11 오전 15906

위클리 공감 2014414 49

시아리그 아이스하키 정규시즌에서 2위에 올랐다

아이스하키는 보통 22~25명이 한 팀을 이룬다 대명 상무는

17명의 선수로 기적을 써냈다 조직력으로 일군 성과였다 변 감

독은 ldquo26~30세로 이뤄진 팀이다 선수들이 즐기면서 하키에 눈

을 떴다rdquo며 ldquo달리는 체력과 외국인 선수가 없는 불리함을 조직력

으로 메웠다rdquo고 평가했다

 대표팀은 대명 상무의 조직력을 그대로 가져왔다 상무에서 주

축으로 뛰던 선수들이 대표팀에 이름을 올렸다 김연아의 남자친

구로 이름값이 올라간 김원중(30middot25득점 사진 맨 뒷줄 왼쪽에서

다섯번째)을 포함해 박우상(29middot35득점)과 조민호(27middot42도움) 등

이 핵심 자원이다 여기에 귀화한 브락 라던스키(31)와 브라이언

영(28) 마이클 스위프트(27)가 대표팀 전력을 대폭 끌어올릴 것

으로 보인다

소치올림픽서 lsquo8강 기적rsquo 썼던 슬로베니아

마티야스 코피타(49) 감독이 이끄는 슬로베니아는 지난 2월 끝난

소치겨울올림픽 아이스하키에서 8강에 올랐다 기적이었다 세

계 랭킹은 14위지만 단단한 조직력을 자랑하며 슬로바키아와 오

스트리아를 꺾었다 8강에서 스웨덴에 0-5로 졌지만 가능성을

보여준 대회였다 고양 대회에서도 올림픽 8강 멤버는 그대로 유

지된다 오솔길 SBS 해설위원은 ldquo올림픽이 끝난 지 얼마 되지 않

아 조직력은 최강이라 꼽힌다rdquo고 말했다

 또 다른 상대 헝가리는 한국에 칼을 갈고 있다 지난해 헝가리

에서 열린 디비전1 그룹A에서 한국에 4-5로 역전패했기 때문이

다 헝가리는 3-1로 이기고 있다가 한국의 집중력에 무너졌다 이

패배로 헝가리는 상위리그 승격 기회를 놓쳤고 자국 팬들의 거센

항의를 받았다 이스트반 소프론(크리펠트)이 경계 대상 1호다

소프론은 독일 1부 리그(DEL)에서 8골 13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우크라이나는 현실적으로 한국이 이겨야 할 상대로 꼽힌다

그러나 뚜껑을 열어보니 만만치 않다 우크라이나는 한때 주축

선수들의 은퇴로 전력이 크게 떨어졌다 특히 NHL에서 뛰고 있

던 선수들이 대표팀 합류를 거부하며 국제무대에서 성적이 신통

치 않았다 그러나 이번 대회를 앞두고 루슬란 페도텐코(돈바스

도네츠크)와 알렉세이 포니카롭스키(SKA 상트페테르부르크) 등

NHL에서 정상에 오르기도 한 베테랑들이 합류했다 축구로 따

지면 한국의 박지성-이영표가 대표팀에 복귀한 모양새다

 한국은 지난 33년 동안 일본과의 A매치에서 단 한 번도 승리

하지 못했다 1무 18패로 무승부도 딱 한 차례 거둔 것이 전부다

한국이 쉽게 볼 수 있는 상대가 아니다 아시아 하키리그에서 우

승을 차지한 일본제지 크레인스와 오지 이글스 선수들이 주축이

다 또 독일 출신 마크 마혼 감독이 팀을 이끌며 안정감을 더하고

있다 오 해설위원은 ldquo일본은 A매치에서 한국에 한 번도 패하지

않았다는 자부심이 있다 이 자부심을 흔들 만한 경기력을 보여

주는 게 중요하다rdquo고 말했다 글middot김민규(일간스포츠 기자)

아이스하키는

한 팀에 6명hellip 20분씩 3피어리드로 경기진행

아이스하키는 길이 61미터 너비 30미터의 링크에서 펼

쳐진다 퍽(Puck)이라고 불리는 고무 원반을 하키 스틱을 이

용해 골문에 넣는 횟수를 가려 승부를 가린다 한 팀은 축구에서

골키퍼 역할을 하는 골리(Goalie)가 1명 배치되고 양쪽 날개 1명씩과

센터 1명 수비수 2명 등 모두 6명으로 구성된다 체력 소모가 심해 한 팀

이 22명으로 꾸려지고 수시로 교체가 가능하다 경기는 20분씩 3피리어

드로 진행되며 피리어드 사이에는 15분간 휴식을 취한다

 

아이스하키 세계선수권은

전년도 성적에 따라 6개 리그로 나뉘어 경기

전년도 성적에 따라 총 6개의 리그로 나뉘어 있다 1부 리그 격인 lsquo국제아

이스하키연맹(IIHF) 아이스하키 세계선수권rsquo에는 총 16개 나라가 참가한

다 8개 팀이 그룹A와 그룹B로 나뉘어 풀 리그를 치른다 각 그룹의 1~4

위는 8강 토너먼트에 진출하고 8위 2개 팀은 디비전1 그룹A로 강등된다

올해 세계선수권은 오는 5월 벨라루스에서 열린다 디비전1 그룹A B와

디비전2 그룹 A B 그리고 디비전3의 운영방식은 비슷하다 각 디비전

그룹에는 6개 팀이 참가해 풀 리그를 치른다 한국이 참가하고 있는 디

비전1 그룹A는 2부 리그로 생각하면 된다 6개 팀이 풀 리그 방식으로 경

기를 치르고 1 2위가 세계선수권으로 승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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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 2014414 위클리 공감

ldquo하늘이 나를 버렸을 때 나는 불을 만들었다 둥지가 되

기 위한 불 겨울의 어둠 속으로 들어가기 위한 불 보

다 더 나은 삶을 위한 불을 낮이 나에게 베풀어 준 모든 것을

나는 그 불에게 바쳤다 울창한 숲과 작은 숲 보리밭과 포도밭

을 보금자리와 새들 집과 열쇠를 벌레와 꽃들 모피들 그리고

모든 축제를(생략)rdquo

프랑스 초현실주의 대표적 시인인 폴 엘뤼아르의 시 lsquo이곳에 살

기 위하여rsquo다 이 시를 주제로 한국과 프랑스 작가가 한자리에 모

였다 환경 문제로 앓고 있는 지구를 치유하자는 메시지로 남서

울대학교와 한불협회 나로미포럼이 함께 주최한 국제교류 전시

다 프랑스 원로 작가인 장 마리 자키와 국내 유명 기업인이자 화

가인 강석진 그리고 국내 원로 도예가인 조상권이 참여했다

세 작가의 작품은 각자 개성이 두드러진다 미술평론가 서승

석은 원로 화가 장 마리 자키의 작품을 ldquo자키의 파랑은 뜨겁다

자키의 하양은 아이스크림처럼 맛있다 자키의 까망은 심연처럼

깊다 그의 붓놀림은 신들린 무희의 춤사위만큼이나 현란하고 경

건하다rdquo고 표현했다 꽃과 나무 바다 자연풍경 등을 즐겨 그리

는 자키는 독특한 미적 감각으로 자연의 맑은 색채를 표현했다

3인 3색hellip 자연을 말하다장 마리 자키middot강석진middot조상권 lt이곳에 살기 위하여gt 주제로 한국middot프랑스 국제교류전

전시

50-51-전시_한불교류전indd 50 2014-04-11 오전 15946

위클리 공감 2014414 51

정서적으로 깊은 영향을 받은 그의 고향 코르시카 섬에서 받은

영감을 아름답게 재현해 냈다

기업인이자 화가인 강석진은 고향 경북 상주의 산골 풍경으로

정겨움을 더한다 한국인의 향토적 정서로 아스라한 추억을 상기

시킨다 또 프랑스 네덜란드 티베트 등을 여행하면서 포착한 시

와 같은 섬세한 풍광을 화폭에 옮기는 데 성공했다

도예작가인 조상권은 lsquo흙과 불의 연금술사rsquo로 불린다 1967년

lsquo동백림 사건rsquo에 휘말려 30여 년간 해외를 떠돌다 1997년 귀국했

다 분단된 조국의 역사적 아픔과 민족의 한 통일에 대한 염원을

작품으로 승화시켰다 자유롭고 감수성이 풍부한 작품들을 통

해 우리 고유 전통예술의 미를 깊이 있게 다루고 현대적으로 창

조하며 독창적인 도자예술을 보여준다

세 작가의 독특한 개성은 한자리에서 호흡하며 완벽한 조화

를 이룬다 맑고 서정적인 세계를 들여다보고 있다 보면 태고의

자연이 빚어내는 감동을 느낄 수 있다 글middot박지현 기자

일정 4월 27일까지

장소 남서울대학교 아트센터 갤러리 이앙

문의 02-3672-0201 galleryiangcom

1 장 마리 자키는 독특한 감각으로 자연풍경을 재구현했다 lt경이로운 장소gt LIEU MAGIQUE

2 흙과 불의 연금술사로 불리는 조상권은 우리 고유의 전통미를 담으며 독창적인 도자예술을 보여준다 lt휴(休)gt REPOS

3 강석진은 한국인의 향토적 정서를 담은 산골 풍경을 그려 아스라한 추억을 상기시킨다 lt산 넘어 마을로 가는 길gt The road to a mountain village

4 장 마리 자키 lt여인의 꿈gt REVE DE FEMME

5 조상권 lt침향로gt TCHIMHYANGLO

6 강석진 lt미륵산에서 본 오월의 야솟골마을 전경gt View of Yasotgol village in May

➋ ➌

➍ ➎ 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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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 2014414 위클리 공감

소박한 백제의 미소에 반하고곱게 늙은 절집에 웃음이 났죠

충남 서산 아라메길 1구간

걷기 여행

52-55-걷기여행indd 52 2014-04-11 오전 20059

위클리 공감 2014414 53

아라메는 바다의 고유어 lsquo아라rsquo와 산을 뜻하는 lsquo메rsquo의 합성어다 아

라메길은 총 88킬로미터로 지선까지 합하면 모두 7개 구간이다

그 중 1구간은 유기방가옥 고풍저수지 마애여래삼존불상 보원사

지 개심사 해미읍성으로 이어진다 길이 18킬로미터의 산길을 따

라 걷고 있노라면 산자락에 살포시 앉은 다양한 문화재를 볼 수 있

다 소박한 백제의 미소에 반하고 곱게 늙은 절집에 가슴 무너지는

벅찬 감동을 만난다

꽃의 북상 속도는 하루 20킬로미터라고 한다 매일 50리 길

을 느릿느릿 걸어 올라와야 하는데 요즘은 따스한 날씨

덕에 봄꽃들이 엄청 잰걸음으로 와서 동시다발로 핀다 덩달아

봄꽃 쫓는 나그네 발걸음도 빨라졌다 3월 마지막 일요일 서산

아라메길 1구간은 온통 꽃잔치다

1구간의 시작은 유기방가옥이다 서산시 운산면 여미리 유기

방가옥은 내 고향 당진시와 가깝게 자리한다 그래서 오랜만에

고향 동무와 함께 걸었다 동무는 그 사이에 두 아이의 엄마가 돼

있었다 동무가 생기니 길에 대한 관심도 조금 달라진다 세월은

봄꽃 이름보다 봄나물 이름을 더 많이 알게 했다 잠시 걷기를 멈

추고 동무와 한적한 들판에 앉아서 밥상에 올릴 나물 한바구니

캐고 싶은 날들이다

수선화와 독특한 토담이 유명한 유기방가옥

유기방가옥은 고택을 감싸고 있는 토담이 독특하다 컵을 엎어

놓은 lsquocaprsquo 모양인데 집 뒤 비스듬한 야산을 그대로 활용해서 담을

쌓았다 산을 깎아 축단을 세우지 않았기에 뒤란이 평평하지 않

고 약 25도 정도 경사가 있다 마치 집이 산의 일부인 것처럼 자연

스럽게 지어졌다 이 가옥은 독특한 집 모양뿐만 아니라 수선화

로도 유명하다 토담 뒤 야산이 수선화 정원이다

가옥 관리인인 유기방 씨가 10년 전부터 가꾼 정원이다 해마

다 집 주변에 무리지어 핀 수선화 구근을 떼어내 옮겨 심으면서

꽃밭을 넓혔다 곱게 가꾼 수선화를 한눈에 보려면 토담 뒤 소나

무 아래가 포인트다

토담을 내려와 오른쪽으로 난 길로 향한다 옛날에 이 마을 사

람이 제주도에서 가져와 심었다는 비자나무가 한 그루 서 있다

무려 330년을 살았다고 한다 둘레가 246센티미터 높이가 20미

터다 비자나무는 남부지역이나 제주도의 해발고도가 낮은 지대

에서 자란다 어떻게 이곳에서 자랄 수 있었을까 의문이 든다 딱

딱한 잎을 살펴보며 세월의 깊이를 가늠할 뿐이다

선정묘를 지나 lsquo서산 여미리 석불입상rsquo 앞에 선다 고려시대에

만들어진 석불로 추정한다 이른 아침 누군가가 벌써 다녀갔는지

석불 앞에 생쌀이 수북하게 쌓여 있다 복을 빌기 위해 놓은 제

물이 참새에게는 오늘 한 끼 밥일 것이다 우리는 새들이 날아올

수 있게 길을 재촉한다 길은 석불 뒤 몇 그루의 소나무와 대나무

사이로 이어진다 대나무를 벗어나자 멋진 토담이 보인다 유상

묵가옥으로 이어지는 길은 보랏빛 제비꽃이 군락을 이뤘다 가

옥을 둘러보고 마을 도로를 따라 걷는다

아주머니 한 분이 밭두렁에 앉아 민들레 나물을 뜯어 박바가

지에 담는다 아주머니가 밟고 있는 밭두렁은 들꽃밭이다 냉이

는 흰 꽃을 피우고 광대나물은 진홍색 꽃을 피운다 봄까치풀은

파란 꽃을 피웠다 봄까치풀은 반가운 소식을 전해 주는 까치처

럼 들녘에 봄이 왔음을 가장 먼저 알려주는 까치 같은 존재라고

붙여진 이름이다 광대나물 꽃말은 lsquo그리운 봄rsquo이다 꽃 이름조차

1 서산 여미리 석불입상이 정겹게 반긴다

2 고풍저수지 길

52-55-걷기여행indd 53 2014-04-11 오전 20105

54 2014414 위클리 공감

봄을 알리는 전령들이다

여미리 버스정류장을 지나서 전라산 방향으로 걷는다 아라메

길 1구간은 방향표시 안내판이 잘돼 있다 안내판과 리본만 따라

가도 종착점 해미읍성에 다다를 수 있다 전라산 방향으로 따라

가는데 도로 아래에 손바닥 크기의 머위가 군락을 이룬다

ldquo머위는 새싹이 돋아나고 바로 잎이 쫙 펴지는 시기에 먹는 게

보약이래 이때가 가장 쓴맛을 내지만 입에 쓴 게 몸에 좋다는

말도 있잖아rdquo

ldquo그려 손바닥 만할 때에 쌈 싸 먹으면 쌉싸래한 게 맛있지rdquo

마애삼존불 백만불짜리 미소는 아침 30분만 허락

역천으로 향한다 작은 다리를 건너자 천길이다 천길 밑 개천 옆

으로 산책로가 조성돼 있는데 운산교까지 800미터다 운산교부

터 역천제방이 시작된다 용현계곡 입구까지 가게는 없다 운산면

에 있는 슈퍼마켓에 들러서 물과 간단한 간식을 준비한다

유기방가옥에서 운산교까지 약 29킬로미터이고 운산교에서

미평교까지 18킬로미터이다 제방은 일부 구간만 콘크리트가 깔

려 있고 딱딱한 흙길이다 미평교에서 쉰질바위 방향으로 걷는

다 역천으로 들어가지 못하게 굵은 철봉을 세워놓았다 그 옆으

로 한 사람만 다닐 수 있는 길이 50미터쯤 나 있다

이 길을 벗어나면 역천과 논 사잇길이다 길은 다시 고풍터널

을 지나게 한다 고풍터널을 지나면 바로 고풍터널 버스 정류장

이다 버스 정류장은 사거리인데 터널에서 직진하는 길이 지방도

618호 봉운로다 우리는 오른쪽 군장동1로를 따라 걷는다 군장

동1로는 고풍저수지 뒷길인데 몇 개의 펜션이 눈에 띈다 11킬로

미터 정도 걸으면 고풍저수지와 봉운로를 만난다

고풍저수지를 따라 걷는 500미터 길은 인도가 협소하기 때문

에 차를 조심하며 걷는다 lsquo아라메 솔바람길 종합 안내도rsquo를 살펴

보고 마애삼존불상으로 향한다 용현계곡 입구인 이곳에는 넓

은 주차장이 있고 식당도 있다

백제 마애불은 충청남도 지역에만 남아 있는데 서산과 태안의

마애삼존불 예산 사면석불이다 서산 마애여래삼존불상은 국보

제84호로 10미터가 넘는 거대한 암벽에 조각돼 있다 가운데 석

가여래를 기준으로 오른쪽 관음보살은 입상 왼쪽 미륵보살은 반

가사유상이다 미륵보살은 오른쪽 다리를 왼쪽 무릎 위에 올려

놓고 오른팔을 굽혀 오른쪽 뺨에 손가락을 살짝 댄 채 사색에 잠

겨 있는 자세다 삼존불은 햇빛이 비치는 방향에 따라서 온화한

미소를 띠거나 때로는 개구쟁이 같은 얼굴을 한다 백제의 미소

로 알려진 백만불짜리 미소는 오전 9시 30분에서 10시 사이에

볼 수 있다

서산 마애삼존불상에서 13킬로미터 계곡을 따라 걸으면 보원

사지이다 보원사는 통일신라시대 화엄 10찰 중 하나로 알려졌다

1천명분의 쌀을 씻었다는 석조가 있는 것을 보아 1천여 명의 승려

가 머무는 무척 큰 절이었던 것으로 짐작된다

석탑 뒤에 개심사로 이어지는 숲길을 오른다 보원사지 뒤편 숲

길 초입부터 개심사 산신각까지 쉬엄쉬엄 가더라도 약 1시간 20분

➊ ❷ ❸

52-55-걷기여행indd 54 2014-04-11 오전 20118

위클리 공감 2014414 55

이 걸린다 이 길은 오르막이 많아서 힘들다 좀 수월하게 걷고 싶

으면 개심사에서 보원사지로 걸어오는 게 좋다

성왕산 자락 개심사 주차장엔 봄나물 난전

개심사는 성왕산 자락에 자리한다 성왕산은 코끼리를 닮았는데

이 코끼리의 갈증을 해소하기 위해 연못을 만들었다고 한다 연못

중앙에는 외나무 다리가 놓여 있다

외나무 다리를 지나 계단을 오르면 해탈문이다 개심사는 흰겹

벚꽃이 유명하다 작은 절집에 겹벚꽃이 피면 얼마나 웅장한지 입

이 다물어지지 않을 정도다 꽃은 4월 말에 피기 시작해서 5월 5일

경에 만개한단다

우리는 개심사를 등지고 소나무숲을 벗어난다 개심사 주차장

에는 봄나물이 난전을 펼쳤다 취나물 버섯 고들빼기 냉이 달

래 머위 민들레 등 각종 나물이 말간 향내를 풍긴다

주차장을 끝까지 내려오니 오학리쉼터 해미읍성으로 가는 표

지판이 나온다 해미읍성까지 52킬로미터다 이 표지판 밑에는

아라메길 이용자 안전수칙이 나와 있다 lsquo2~3명이 동행하여 걷

기rsquo가 눈에 띈다 지금까지 온 길과 다르게 그만큼 호젓하다는 것

이다

다시 출발 시간을 확인한다 오후 3시 50분이다 해미읍성에

도착했을 때의 시간은 6시 25분이었다 난이도가 높은 길이다 초

보자는 부분 걷기를 많이 걸어본 분에게는 완주를 추천한다

글과 사진middot김연미(여행 칼럼니스트)

1 유상묵가옥 토담 뒤에 활짝 핀 수선화

2 햇볕에 따듯한 빛이 감도는 마애삼존불상

3 왕벚꽃이 만발한 충남 서산 개심사를 찾은 많은 행락객들이 꽃을 감상하고 있다

연합

남부터미널과 동서울종합터미널에서 운행 약 3시간쯤 소요된다

서산공용버스터미널 홈페이지(wwwseosanbuscokr)에 시내버스

노선과 시간표가 안내돼 있다

시내버스(서령버스middot문의 041-669-0555)에서 운산행 이용

첫차 오전 6시 45분(공휴일은 7시 5분) 막차 밤 9시 배차 간격은

40분에서 1시간 간격이다 운산면에서 여미리까지 가는 버스가

없으므로 운산면에서 택시를 이용한다 콜택시는 비싸니 인근

슈퍼마켓에서 택시 전화번호를 물어보면 된다

여행수첩

아라메길 정보

홈페이지 wwwaramegilkr

문의 충남 서산시 문화관광과 041-660-3166

유기방가옥 유기방가옥은 숙식이 가능하며 숙식객에게는 무료로 자

전거를 빌려준다 자가용을 이용할 경우 선정묘 주차장에 세우고 이동

하는 것이 좋다 해미읍성에서 선정묘까지 택시 요금은 약 2만원 해미

읍성 인근 슈퍼마켓에서 택시 전화번호를 물어보는 게 가장 빠르다

주소 충남 서산시 운산면 이문안길 70-10(운산면 여미리 203-1)

문의 041-663-4326

서산마애삼존불상 찾아가는 길 서산공용버스터미널에서 하루 5회 운

행한다 첫차 오전 9시 15분 막차 오후 6시 55분 운산면을 거쳐서 마

애삼존불상이 있는 곳까지 운행한다

유기방가옥

여미리석불입상

유상묵가옥 역천제방

쉰질바위

고풍저수지

용현계곡입구

마애여래삼존불상

보원사지

개심사

정자(조망대)

해미읍성

52-55-걷기여행indd 55 2014-04-11 오전 20122

보조개는 일종의 얼굴 근육 기형이다 부모로부터 대물림되는 까

닭에 의학적으로는 lsquo선천적 기형rsquo으로 분류된다 흥미로운 사실

은 많은 사람들이 부러워하는 기형이라는 점이다 동middot서양 또는 예나

지금을 가리지 않고 보조개는 귀엽고 사랑스러운 이미지로 통한다

보조개를 바라보는 동middot서양의 시각이 비슷한 것처럼 인간의 주요 표

정에 대한 해석은 거의 만국 공통이다 한 남미 사람이 화난 표정을 지

었다고 가정하자 아프리카인이나 유럽인 동양인 가리지 않고 그가 화

났다는 걸 알아차린다 슬프거나 행복한 표정도 마찬가지다

표정을 만들어내는 건 얼굴 근육이다 얼굴에는 20여 개의 근육이

있다 인간의 전체 근육 숫자는 기준을 정하기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640~850개 정도로 파악된다 한데 이 중 단 20개에 불과한 얼굴 근

육은 인간 근육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뼈대 근육과는 형태적으로나 기

능적으로 상당한 차이가 있다

무엇보다 눈에 띄는 차이는 얼굴 근육의 상당수가 뼈에 붙어 있지 않

고 피부 속에 묻혀 있다는 점이다 뼈대 근육은 말 그대로 대부분 근육

의 양쪽 끝이 뼈에 닿아 있거나 붙어 있다 뼈대 근육은 힘을 쓰고 움직

임을 일으키는 게 본연의 lsquo임무rsquo다

인간만큼 다양한 표정을 만들어낼 수 있는 동물은 없다 다시 말해

인간보다 얼굴 근육이 잘 발달한 생명체를 찾기는 어렵다 한데 주요

표정은 만국 공통의 lsquo보디 랭귀지rsquo이지만 얼굴 근육 하나하나의 모양

이나 위치는 사람마다 제각각이다 반면 얼굴 근육은 인간 특유의 속

성이 오랜 진화를 거쳐 반영된 일종의 lsquo화장발rsquo 근육의 성격이 짙다

인종별로도 얼굴 근육의 형태 등에 대략적인 차이가 존재한다 동양

인이 서양인보다 보통 무표정한 편이라는 주장에 동조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도 인종 간 얼굴 근육의 상이성을 암시한다 국내 한 의과대학

의 연구에 따르면 입꼬리 주변 근육의 위치와 이들이 움직이는 방향

이 동middot서양 사람들 간에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

lsquo스마일rsquo 도안의 핵심적 특징은 양쪽 입꼬리가 치켜 올라간 것이다

반대로 입꼬리가 내려가면 샐쭉하다거나 언짢은 느낌을 불러일으킨다

입꼬리를 올리고 내리는 얼굴 근육이 어떤 식으로 발달해 있느냐가 표

정 혹은 인상을 좌우할 수 있다는 뜻이다

얼굴 근육은 표정뿐만 아니라 얼굴의 미추(美醜)를 가르는 데도 큰

역할을 한다 얼굴 근육의 배치 크기 대칭성 등이 의학적인 차원에서

잘생기고 못생기고를 결정하는 데 많은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영어로

사소한 차이를 가리켜 lsquo스킨 딥(skin-deep)rsquo 즉 가죽 한 꺼풀 차이라

고 얘기하지만 이 차이가 실생활에서는 엄청나게 다르게 인식될 수 있

는데 얼굴 근육이 바로 대표적인 예이다

하지만 표정이나 얼굴의 미추(美醜)가 최소한 해부학적으로 따져 보

면 lsquo사소한 것rsquo임은 분명하다 성형수술이 널리 유행한다는 점이 이를

방증한다 얼굴의 미추를 결정하는 얼굴 근육은 우리 몸의 여느 뼈대

근육에 비해 조작하기가 상대적으로 손쉽고 위험성도 적다 특히 뼈와

연결돼 있지 않고 피부 아래 묻혀 있는 얼굴 근육들은 손을 봐도 기능

등에 큰 영향을 주지 않는다 얼굴 성형은 쉽게 할 수 있지만 몸 성형

은 엄두 내기가 어렵다는 점이 얼굴 근육과 뼈대 근육의 결정적인 차이

를 보여준다

표정이나 미추를 중시하는 인간의 속성이야 당장 어쩔 수 없을 것이

다 하지만 얼굴 근육에 과도하게 신경을 쓸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얼굴

근육이 만들어내는 갖은 조화는 문자 그대로 lsquo스킨 딥rsquo에 불과한 것들

이니까 글middot김창엽(자유기고가)

(도움말 가톨릭의대 해부학교실 이우영 교수)

보조개는 아름다운 lsquo기형rsquo이다

생활과학 이야기 13

연합

의학적으로는 lsquo선천적 기형rsquo으로 분류되는 보조개 얼굴 근육 때문에 생기는 보조개는 귀엽고 사랑스러운 이미지로 많은 사람들이 부러워한다

56 2014414 위클리 공감

56-57-생활과학13+꽃과 나무indd 56 2014-04-11 오전 20200

위클리 공감 2014414 57

예년보다 빨리 꽃을 피운 왕벚나무들이 함박눈처럼 꽃잎을 날리던

날 저는 서울에서 그다지 멀지 않은 어느 강변의 습지를 찾아갔

습니다 아직 찬 기운이 가시지 않은 날씨지만 남쪽에서 불어오는 봄바

람은 솜뭉치처럼 부서진 부들의 씨앗들을 마른 갈대 사이로 어지러이

날리고 있더군요 이곳 물가에는 갯버들 꽃이 한창입니다 먹이가 부족

한 이른 봄 고맙게도 무료 급식소가 문을 연 덕분에 등에류와 벌들도

덩달아 바빠졌습니다 조만간 키버들과 선버들마저 꿀을 담뿍 머금은

향기로운 꽃을 피워내면 이곳은 온통 난리가 날 것입니다

물가에 열을 지어 선 각종 버드나무들의 연둣빛 자태를 감탄하며 바

라보고 있자니 만일 우리나라에서 lsquo생명의 나무rsquo를 꼽으라면 응당 버드

나무가 그 주인공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버드나무(류)는

그야말로 이 세상에 lsquo아낌없이 주는 나무rsquo이니까요

강변에 늘어선 버드나무들은 토양의 침식을 막아줄 뿐더러 수질 정

화에도 도움을 줍니다 풍성하게 피는 향기로운 꽃들은 굶주린 곤충들

이 춘궁기를 이겨내도록 밤낮없이 넉넉하게 꿀을 내놓습니다 또한 이

처럼 곤충이 많이 모이다 보니 이곳은 보금자리와 먹이가 필요한 작은

새들이 모여드는 곳이기도 합니다 이런 이유로 봄철의 버드나무 숲은

그야말로 생명의 발원지 같다는 생각마저 들게 합니다 이 아름다운 곳

에서 저는 문득 머나먼 두만강변의 버드나무 숲을 떠올려 보았습니다

18세기 정조 재위 시절 홍양호(洪良浩)라는 지혜롭고 유능한 관리가

있었답니다 그는 1777년 세도정치의 희생양이 되어 잠시 두만강변을

관할하는 경흥부사로 좌천된 적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는 한직에서

적당히 시간을 때우며 소일하는 대신에 장정 7500명을 동원하여 1인

당 5주의 버드나무를 두만강변에 심는 큰 공사를 벌였다고 전해집니

다 옛날에는 변방의 생활이라는 것이 지금과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힘들었을 것입니다 먹고 살기도 어려운 판에 별로 중요해 보이지 않는

일로 강제 노역까지 하게 되었으니 백성들의 원성이 그야말로 하늘을

찔렀겠지요 이를 보고 걱정한 친구가 홍양호를 간곡히 만류합니다

ldquo여보게 자네는 여기 잠시 있다가 한양으로 다시 돌아갈 사람이 아닌

가 왜 공연한 일을 벌여서 긁어 부스럼을 만드는가rdquo

현실적이고 애정 어린 친구의 충고에 대한 홍양호의 답변이 그의 저서

lt이계집(耳溪集)gt에 기록되어 있습니다 대략적인 요지는 이렇습니다

ldquo이제 내가 버드나무(류)를 심는 것에는 다섯 가지 이로움이 있어요

첫째는 우리 강역을 (오랑캐로부터) 은폐하기 위한 것이요

둘째는 말을 타고 돌격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요

셋째는 강둑이 물살에 파 먹히는 것을 대비하기 위한 것이요

넷째는 땔감용 나무를 대기 위한 것이요

다섯째는 바람을 막기 위한 것이지요

이 공사는 이처럼 백성들을 이롭게 하는 일이라오 내가 비록 여기

오래 머물지 않을지 몰라도 몇 년 지나지 않아 백성들이 그 이익을 누

리게 될 것이고 그 이로움이 백년 천년을 갈 수도 있을 텐데 내가 어찌

눈앞의 인기에 영합하여 이 일을 미루겠소rdquo

그 탁견에 감탄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자연 생태에 대한 정교한

지식 체계가 없던 그 옛날에도 슬기로운 우리 선조들은 강변을 지키는

버드나무숲의 중요성을 간과하지 않았던 것이죠 이런저런 허황한 명

분에 휩쓸려 오랜 세월 우리 곁을 지켜주었던 강변의 버드나무들이 하

루 아침에 베어져 나가고 삭막한 콘크리트 제방이 그 자리에 들어서고

있는 답답한 작금의 현실을 목도하자니 자연환경 보존과 실용성을 두

루 배려했던 옛 선조들의 지혜가 더욱 절실해지는 요즈음입니다

하천변에는 마땅히 버드나무숲이 있어야 합니다 그러면 이 고마운

나무들은 매년 봄마다 크고 작은 물줄기를 따라 세상을 황금빛으로

수놓을 것이며 전국 방방곡곡에는 생명의 교향곡이 우렁차게 울려 퍼

질 것입니다 글과 사진middot김태영(자연생태연구가middotlt한국의 나무gt 공저자)

아낌없이 주는 lsquo생명의 발원지rsquo

한국의 꽃과 나무 버드나무

lsquo생명의 나무rsquo 버드나무 숲

위클리 공감 2014414 57

56-57-생활과학13+꽃과 나무indd 57 2014-04-11 오전 20203

이 연사 힘주어~ 불조심

ldquo자나 깨나 불조심rdquo

lsquo불조심rsquo을 강조하는 대표적인 슬로건이다 식목일에 나무를

심는 것도 중요하지만 식목일을 전후로 해서 연중 산불이 가장 많이

발생한다고 하니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실제로 식목일에는 연평균

18건 평일의 6배에 이르는 산불이 집중적으로 발생한다는 통계치가

있다 최근에는 기후 변화로 산불이 갈수록 늘어나는 추세라고 하니

보다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기온이 높고 건조하며 바람이 강할수록

산불이 쉽게 번지는데 고온건조한 날씨 탓에 최근 식목일 즈음의 산불

발생 횟수도 1990년대에 비해 52퍼센트나 급증했다고 한다 그런 이유

에서일까 정부도 지난 1970년대부터 다양한 불조심 캠페인을 전개해

왔다

내무부(현 안전행정부)가 후원하고 한국화재보험협회가 주최한 lsquo불

조심 웅변대회rsquo 고지 광고(동아일보 1977년 10월 7일)를 보자 헤드라인

은 ldquo제1회 전국 남middot여학생(초middot중middot고) 불조심 웅변대회rdquo다 웅변대회를

개최하는 이유로 lsquo범국민적으로 방화(防火) 의식을 고취하기 위하여rsquo

라는 문구를 앞세우며 대회의 상세한 요강을 밝혔다 그 웅변대회에서

가장 강조한 것은 ldquo방화 예방 의식을 고취시키고 불조심의 생활화를

촉구하여 화재 없는 복지국가 건설에 이바지할 수 있는 내용rdquo이었다

웅변 시간은 초등부가 5분 중middot고등부가 6분이었다 웅변대회에 앞

서 lsquo원고 합격자 발표rsquo를 먼저 한 것으로 보아 예선에서 먼저 제출된 원

고를 검토해 심사를 거친 다음 그 기준을 통과한 학생들에게 본선에

나갈 기회를 주었음을 알 수 있다 본선에 진출한 학생들은 전국 방방

곡곡의 교정에서 두 주먹을 불끈 쥐고 ldquo~하자고 이 연사 소리 높여 외

칩니다 여러분rdquo 하며 목청을 돋웠을 것이다

1970년대는 lsquo웅변대회의 시절rsquo이라 할 정도로 다양한 주제의 웅변대

회가 전국적으로 열렸다 반공 웅변대회가 대표적이었지만 불조심 웅

변대회도 단골 주제였다 그 시절의 웅변대회가 학생들에게 획일적 사

고를 주입시키기 위한 관제 기획 행사라는 비판의 목소리도 있었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다 웅변대회는 학생들에게 자신감을 높여주는 동시

에 주어진 시간 안에 자신의 주장을 효율적으로 전달하는 능력을 길러

정책광고로 보는 어제와 오늘

1977년 10월 7일 동아일보에 실린 lsquo불조심 웅변대회rsquo 고지 광고 내무부(현 안전행정부)가 후원하고 한국화재보험협회가 주최하는 전국 웅변대회 참가를 위한 상세한 안내 정보가 적혀 있다

주는 생생한 프레젠테이션 교육의 현장이다 지금은 웅변대회가 많이

사라졌지만 아직도 지역의 소방서 단위로 관내 학생들을 대상으로 해

불조심 웅변대회를 개최하는 곳도 많다

나무 심기도 중요하지만 심은 나무를 화재로부터 보호하는 일은 더

더욱 중요하다 소방방재청 역시 한식날을 전후로 119소방헬기를 투입

해 산불 예방 홍보활동을 펼치고 있지만 어디까지나 한계가 있을 터

그 무렵에는 불을 피우지 말고 찬밥을 먹어야 한다는 뜻에서 한식(寒

食) 또는 냉절(冷節)이라고 날짜까지 못박았던 조상들의 지혜가 오히

려 돋보인다 기후 변화로 최근 30년 동안 봄철 기온은 평균 섭씨 06

도 올랐지만 습도는 오히려 6퍼센트 낮아져 산불이 일어날 가능성이

더 높아진 상황에서 담뱃불 같은 불씨 관리에 각별히 주의해야겠다

불조심 웅변대회는 입으로 하는 웅변이지만 몸으로 실천하는 웅변이

더 값진 웅변이 아니겠는가 ldquo꺼진 불도 다시 보자rdquo

글middot김병희(한국PR학회 회장middot서원대 광고홍보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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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59-정책광고+공감카툰indd 58 2014-04-11 오전 20240

위클리 공감 2014414 59

공감카툰 파랑새를 찾아서

가장 훌륭한 지혜는 친절과 겸손이다

-탈무드

선택한 까닭글과 그림middot최영순

58-59-정책광고+공감카툰indd 59 2014-04-11 오전 20247

60 2014414 위클리 공감

무용

뮤지컬

문화공감

lt아라의 서gt

lt아라의 서gt는 설화나 민담에 등장하는 인물

을 중심으로 바다에서 탄생한 문명과 그 속에

서 살아가는 인간의 모습을 그린 공연이다 인

천시립무용단은 황해를 넘나드는 바람을 추

상적으로 표현했다 전통춤 레퍼토리에 신화

적 서사를 담아 한국 무용의 매력을 극대화했

다 초연 때 출연한 무용수들과 새로 선발된

무용수들의 기량을 견주어 보는 것도 이번 공

연 관람의 묘미가 될 것이다

기간 4월 25~26일

장소 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

문의 032-427-8401

lt비방문 탈취작전gt

트로트와 국악을 결합한 신명나는 창작뮤지

컬이다 약령시 약전골목의 오래 된 lsquo이만수

한약방rsquo은 손님이 끊일 날이 없다 인근 한약

방 사장들은 lsquo이만수 한약방rsquo엔 특별한 비방

문이 있을 거라는 결론을 내리고 lsquo이만수 한

약방rsquo의 비방문을 훔쳐낼 계획을 세우는데hellip

흥미로운 이야기를 중심으로 옛 약전골목의

풍경과 생활 모습을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기간 5월 4일까지

장소 대구 봉산문화회관 스페이스라온

문의 053-661-3500

극단

한양

레퍼

토리

신은수 작가의 역사극 시리즈 lt운현궁 오라버니gt lt봄이 사라진 계절gt을 잇는 lt거울 속의

은하수gt는 일제강점기 lsquo마지막 왕족rsquo으로 알려진 의친왕가를 소재로 시대의 격류에 휘말

린 인물의 세밀한 심리를 표현한 작품이다 1945년 해방 직전의 의친왕가 이야기를 그렸다

히로시마 원자폭탄 투하로 숨진 의친왕의 차남 이우의 장례식을 계기로 의친왕가 사람들이

한자리에 모인다 급변하는 세계 정세 속에서 조선왕조의 부활이라는 환상 속에 사는 일흔 살의

의친왕 반면 그의 장남 이건은 냉소적인 시선으로 조선의 마지막을 예감하며 아버지와 충돌한

다 의친왕과 다투고 뛰쳐나간 이건은 누군지도 모르는 생모의 행방을 찾는데hellip 극단 한양레퍼

토리 대표이자 배우인 최형인 교수가 직접 제작하고 무대에 선다 여기에 2012년 서울연극제 우

수작품상 수상작인 lt만선gt을 연출한 신동인 감독이 또 한번 연출을 맡아 더욱 관심을 모은다

일제강점기 말기 이곳에 모인 인물들은 특수한 신분으로 인해 저마다 나라의 역사를 대변하

고 있다 겉보기에는 여느 가족의 장례식과 다름없어 보이지만 그들의 갈등과 고통을 통해 자

연스럽게 관객들은 뼈아픈 우리의 역사를 절감할 수 있다 역사적 상징성과 함께 변화하는 시

대에 내몰려 갈등하고 괴로워하는 인간 본연의 모습이 공감을 자아낸다 글middot허정연 기자

기간 4월 19~27일 장소 서울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 문의 02-889-3561

의친왕의 차남 이우의 장례식을 계기로 모인 왕친들의 갈등을 소재로 시대적 아픔을 담은 연극이다

역사 앞에 갈등하는 lsquo인간의 굴레rsquo제35회 서울연극제 lt거울 속의 은하수g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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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초생활수급자 및 차상위 대상자 중 만 6세~19세(1995년 1월 1일~2008년 12월 31일 출생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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읍면동 주민센터에서 신청서 작성 신청대상 확인 현장에서 실시간 카드 발급 2시간 이후 사용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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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상위계층 차상위자활 차상위장애수당 차상위

장애아동수당 차상위장애인연금 차상위본인부담

경감 차상위한부모가족 차상위우선돌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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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군구(본인 주소지 기준)의 예산 소진 시 발급 불가

기존 문화여행스포츠 관람 이용권을

발급받으셨던 분들도 신규발급신청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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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문화공감indd 61 2014-04-11 오전 20329

62 2014414 위클리 공감

화제의 책

ldquo넌나에게 모욕감을 줬어~rdquo 영화 lt달콤한 인생gt에서 배우 김영철이

했던 이 명대사는 개그프로그램에서도 패러디하는 등 대표적인

유행어가 됐다 그만큼 한국사회에서 빈번하게 겪는 감정이기도 하다 출퇴

근길 도로 위에서라든가 학교나 회사에서 생면부지의 낯선 사람들부터

심지어 가까운 가족에게까지 우리는 평범한 일상에서 lsquo모멸감rsquo을 겪는다

모멸은 lsquo업신여기고 얕잡아봄rsquo으로 풀이된다 나의 존재 가치가 부정당하

거나 격하될 때 갖는 괴로운 감정이며 인간 내면의 가장 깊숙한 곳을 파괴

한다 한국인의 일상에 만연한 lsquo모멸감rsquo의 실체를 인문학적으로 규명한 책

이 나왔다 저자는 모멸감을 분석하기 위해 뉴스 기사 TV 드라마나 영화

에서 오가는 대사 수많은 문학작품 등에서 수집한 적실한 실례와 일상생활에서 만나는 다양한

에피소드로 이야기를 이어간다

저자는 우선 모멸이 부르는 파괴력을 우려한다 ldquo우리가 일상적으로 겪는 모멸감은 흔히 lsquo정서

적인 원자폭탄rsquo이라고도 불리며 인간을 끝없는 바닥으로 추락시키기도 하고 때로는 타인과 세

상에 대한 폭력으로 발화하기도 한다rdquo

모욕을 주고받는 데는 어떠한 역사적 배경이 있을까 저자는 급변한 사회 환경 때문이라고 분

석한다 ldquo조선 시대에 형성된 귀천의식과 신분적 우열 관념은 외형을 달리한 채 끈질기게 지속되

어 왔고 산업사회 및 소비사회와 맞물려 사람들 사이에 피곤한 경쟁으로 이어졌다rdquo

이런 연장선상에서 모든 가치가 돈으로 매겨지는 자본주의의 도래가 다른 한 축을 이룬다 사

회제도와 경제력 간의 불균형 삶의 형태와 의식 사이의 불균형이 문제의 핵심이다 절대 빈곤

실업 등으로 인해 최소한의 품위를 갖출 수 없다는 것 자신이 무능하고 쓸모없는 존재라는 생

각은 큰 모멸감을 불러일으킨다 이렇게 훼손된 자아를 보상받으려는 집단 콤플렉스가 공격적

인 민족주의와 편협한 인종주의로도 나타나게 된다 이 책의 또 한 가지 새로운 시도가 있다 바

로 음악으로 표현한 모멸감이다 작곡가 유주환 선생이 이 책에서 열 군데 대목을 골라 열 개의

곡을 만들었다 책과 함께 CD로 들어 있다 음악사적으로도 불안이나 분노 고독이나 초조함 슬

픔이나 기쁨 등을 주제로 한 곡들은 많지만 모멸감을 표현한 곡은 거의 없다고 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과연 모멸감을 뛰어넘을 수 있을까 저자는 학력이나 외모 경제력 피부색

나이 등 외형적인 차이로 멸시하는 문화와 사회 풍토를 바꿔가야 한다고 말한다 또 사회와 제

도가 정비되더라도 모멸감을 아예 느끼지 않고 살기란 불가능하다 존중과 자존의 문화는 여럿

이 만드는 것이며 그 출발은 결국 자신의 내면에 있다 남을 귀하게 여기는 문화는 우리의 변화

로부터 시작된다 ldquolsquo귀rsquo는 곧 lsquo고귀하다rsquo는 뜻이고 영어로 풀이하면 lsquonoblersquo에 가장 가까울 것이다

lsquo귀rsquo만큼은 스스로 성취할 수 있다 어떤 사람은 학문을 닦음으로써 어떤 사람은 예술이나 종교

를 통해 어떤 사람은 타인에게 많은 것을 베풂으로써 삶을 고양시킬 수 있다rdquo 우리는 각자 어떤

방법으로 모멸감을 극복하고 있을까 글middot박지현 기자

단신

lt커넥톰 뇌의 지도gt승현준 지음 | 신상규 옮김김영사 | 2만3천원

1천억 우리 몸 안의 신경세포 개수다 인

간 신경세포의 모든 연결구조와 활동원리

를 파악하기 위한 사상 초유의 프로젝트

인 휴먼 커넥톰 연구의 모든 것을 다뤘다

뇌와 의식의 비밀을 밝히기 위한 흥미진

진한 실험과 놀라운 발견이 이어진다 의

학적 발전을 뛰어넘어 미래 사회에 혁명적

변화를 가져올 경이로운 도전의 과정이

생생하게 펼쳐진다

lt금융으로 본 세계사gt천위루 양천 지음 | 하진이 옮김시그마북스 | 1만7500원

금융학은 지리적 환경과 기술middot종교middot경

제체제를 망라한 집합체라고 할 수 있다

모든 금융 사건에는 사회middot경제middot문화middot역

사적 배경이 있다 이 책은 국가 인물 사

건을 시대별로 나눠 유머러스하고 유쾌

한 언어로 금융사를 들려준다 그리스

로마 프랑스 스페인 네덜란드 영국 미

국 클로비스 찰스 1세 JP 모건 소로스

튤립 거품 사우스시 거품 서브프라임

위기 등의 키워드를 일목요연하게 펼치

면서 세계 경제의 흥망성쇠를 그려냈다

모멸감 왜 느껴 나는 소중해

lt모멸감gt

김찬호 지음문학과지성사1만3500원

62-63-화제의책+디딤툰indd 62 2014-04-11 오전 20413

위클리 공감 2014414 63

디딤툰 글로벌 에티켓 173

세상에서 가장 무거운 것구성middot권우영

그림middot안종만

62-63-화제의책+디딤툰indd 63 2014-04-11 오전 20419

요행은 없더라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한 소통이 지나치게 활발하다 각종 동호회

며 동창회에서 업무 협상에 이르기까지 다채로운 채널들이 그

야말로 lsquo스마트rsquo하고 lsquo스피드rsquo 있게 실시간으로 진행된다 직접 통화하거

나 만나지 않아도 많은 정보들이 오가고 약속들이 잡히고 계획들이

세워진다 시간이 절약되기도 하지만 시시각각 lsquo띵동rsquo하는 커뮤니티 알

림 신호로 인해 업무 집중에 방해를 받기도 한다 아마도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요즘 사람들은 경험의 80퍼센트 이상을 SNS를 통해 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최근 한 친구가 자신의 어리숙함을 한탄하는 글을

SNS에 올렸다

인터넷을 검색하다가 수천만 원을 호가하는 외제 중고차를 아주 싸

게 구할 수 있다는 광고성 글을 봤다고 했다 침수되거나 사고 난 차도

아닌데 저렴하게 경매로 낙찰된 차이기에 믿을 수 있다는 내용을 보고

어처구니없게도 마음이 동했다는 것이다 게다가 그 광고문에는 단순

히 차를 파는 것이 아니라 소중한 사람과의 인연을 진실하게 만들고

싶다고 적혀 있었다 거기서 그치지 않고 딸 사진까지 곁들이며 자기

딸한테 부끄럽지 않은 아빠로 살아가고 싶은 사람이라는 말까지 덧붙

인 것을 보고는 차라리 믿고 싶은 마음이 더 강해졌다 그 친구는 전화

를 걸었고 약속을 한 후 차를 구매하러 갔다

통화한 딜러는 여기저기 친구를 데리고 다니며 몇몇 그럴 듯한 외제

차를 보여주었다 인터넷 차량은 시험 주행을 해 볼 수 없다면서 이상

없으니 빨리 사라고 지금 선택하지 않으면 후회할 거라고 한 시간 후

에는 다른 사람이 보러 오기로 예약돼 있다고 압박했다 순진한 친구

는 제정신을 차리기 어려운 지경임에도 가까스로 정신을 차려 품질 보

증을 어느 정도 해 줄 수 있느냐고 물었다 보증 기간이 없다는 답이 돌

아왔다 처음에 전화했을 때는 3개월 정도 보증해 준다고 했던 것 같아

재차 확인했다 딜러는 워낙 싸게 파는 것이라 그런 것은 해당되지 않

는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순간 이상하다 싶어 친구는 사지 않겠다고

말했다 딜러의 표정이 순간 바뀌었다 살 것처럼 이야기해 놓고 이제

와서 이러면 어떻게 하느냐 이런 인터넷 차량들은 대개 사러 오면 그

냥 계약하고 끌고 가는 게 상례인데 너무한 것 아니냐hellip 질타 내지 훈

계조였다 섬약(纖弱)한 기질의 친구는 더 당황했다

하지만 친구는 사지 않겠다는 의사를 다시 한번 표시했다 가족들의

안전을 지켜야 한다는 말도 덧붙였다 불만에 차 있던 딜러가 이내 표

정을 바꾸었다 잘 생각했다고 대부분 인터넷 보고 오는 사람들은 이

런 차의 성격을 알고 오는데 당신은 그렇지 않은 것 같았다며 정말 모

르고 온 것이냐고 물었다 친구가 광고문을 믿고 왔다고 하니까 딜러는

참 딱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이런 차는 대개 리콜된 것들로 안전을 보장할 수 없는 차들이어서 어

떤 이들은 아예 견인차를 가져와 사 간다 정상적인 차가 이런 가격이

라면 어떤 바보가 비싼 돈 들여 새 차를 사겠느냐 당신이 순진한 사람

같아서 말해 주는 것이다 그랬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딜러는 차를 팔

지 못하고 들어가면 회사에서 혼나니까 정상적인 다른 중고차로 바꾸

면 어떻겠느냐고 제안했단다 한나절 이상을 같이 다니고 또 진실까지

털어놓아 준 그 딜러에게 미안한 생각이 들고 고마운 생각도 든 나머

지 친구는 그러자고 했다 얼결에 꼭 바꿀 필요도 없는 차를 그렇게 바

꾸었다고 했다

그러고 나서 자신이 도대체 무엇을 어떻게 한 것인지 모르겠다고 자

탄했다 어리석은 짓을 한 자신을 반면교사 삼아 친구들은 그런 일에

휘말리지 말라고 덧붙였다 결국 그 친구는 평범하지만 오래 된 진리를

잠시나마 잊은 자신에 대한 반성으로 끝을 맺었다 lsquo콩 심은 데 콩 나

고 팥 심은 데 팥 난다rsquo 글middot우찬제(문학평론가middot서강대 문학부 교수)

중앙포토

소통과 공감

64 2014414 위클리 공감

64-소통과공감indd 64 2014-04-11 오전 20452 표지 253-최종indd 146 2014-04-11 오전 20821

Page 5: 위클리 공감 253호

6 2014414 위클리 공감

박근혜 대통령과 토니 애벗 호주 총리가 4월 8일 청와대에서

정상회담을 연 뒤 양국 간 자유무역협정(FTA) 공식 서명

식을 가졌다 한middot호주 FTA 협정이 발효되면 호주시장에서 한국

산 자동차와 가전제품 석유화학제품 등의 관세가 즉시 또는 3년

내 없어진다 정부는 한middot호주 FTA 발효 뒤 10년간 국내총생산

(GDP)이 014퍼센트(약 200억 달러)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토니 애벗 총리와의 공동 기자회견에서 ldquo이

번 FTA는 양국 간 무역middot투자middot고용창출middot시장 확대 등에서 가시

적인 효과는 물론 사회middot문화 등 양국관계 전반을 격상시키는 계

기가 될 것rdquo이라고 말했다 애벗 총리는 ldquo양국의 경제협력 관계가

한층 더 심화되고 강화될 수 있게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rdquo고

답했다

호주는 칠레 싱가포르 유럽자유무역연합(EFTA) 아세안(동

남아국가연합) 인도 유럽연합(EU) 페루 미국 터키 콜롬비아

에 이은 우리나라의 11번째 FTA 체결국이다 이로써 우리나라의

GDP 기준 FTA 경제영토도 전 세계의 573퍼센트로 넓어졌다

호주는 아시아 국가와의 교역 비중이 높고(전체 교역 중 608퍼센

트) 아세안 국가와 대부분 FTA를 체결한 상황이기 때문에 이번

FTA를 통해 호주시장 내 한국 제품의 경쟁력 확보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호주는 한국과의 교역량은 300억

달러 남짓이지만 1인당 국민소득 7만 달러(세계 6위)의 탄탄한 내

수시장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과 한국 자동차 및 석유제품 등의

공산품을 수입하고 원자재와 에너지 자원을 수출하고 있어 가장

이상적인 lsquoFTA 파트너rsquo로 평가받고 있다

가전 등 경쟁력 있는 수출품 관세 즉시철폐 대상

한middot호주 FTA의 주요 내용을 보면 우리나라는 10년 이내에 현재

교역하고 있는 대다수 품목(전체 수입품의 943퍼센트)에 대한

관세를 철폐한다 반면 호주는 5년 이내에 거의 모든 품목에서

관세를 없애기로 했다

연합

중middot소형 자동차 관세 발효 즉시 철폐철광석 등 자원middot에너지 안정적 수입원 확보hellip 쇠고기는 세이프가드 확보

박근혜 대통령과 토니 애벗 호주 총리가 4월 8일 청와대에서 한middot호주 자유무역협정(FTA) 공식 서명식을 마친 뒤 악수하고 있다 오른쪽은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왼쪽 끝은 앤드루 롭 호주 통상투자 장관

초점 한middot호주 FTA 공식 서명

06-07-초점_한호주 FTAindd 6 2014-04-11 오전 13824

위클리 공감 2014414 7

우리나라 입장에서 이번 FTA의 최대 수혜품목은 전체 수출

의 205퍼센트를 차지하는 자동차다 특히 자동차에서도 주력

수출품인 휘발유 중형차(1500~3천cc)와 휘발유 소형차(1천sim

1500cc)는 발효 직후 5퍼센트의 관세가 즉시 철폐돼 수출 확대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된다 기타 나머지 승용차는 3년 내 철폐

에 합의했다

이밖에도 타이어(관세율 5퍼센트)는 즉시 철폐 기어박스middot제

동장치 및 완충기 등의 자동차부품은 3년 내 철폐를 확정지으며

자동차산업 전반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우리 농축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쌀middot분유middot대두middot감자 등 일부

농축산업 품목은 양허에서 제외했다 다만 쇠고기의 경우 현재 40

퍼센트 선인 관세율이 매년 약 26퍼센트씩 낮아져 15년차인 2030

년에는 완전 무관세로 국내시장에 들어오게 됐다 정부는 국내

농축산업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기존 대책의 효과성을 점검

하고 추가적인 세제middot제도적 지원 방안을 협의해 나갈 계획이다

자원middot에너지 부문은 FTA를 통해 안정적인 수입원을 확보했

다 자원middot에너지는 대호주 전체 수입액의 80퍼센트에 육박하는

최대 수입품이다 2013년 기준으로 우리나라가 수입한 전체 알루

미늄광의 77퍼센트 철광 72퍼센트 석탄 44퍼센트 아연광 20

퍼센트를 호주에서 들여오고 있다 특히 철광석 수입에 대한 관

세 철폐는 안정적인 자원 공급을 필요로 하고 있는 철강산업 발

전으로 이어져 FTA를 통한 시너지 효과가 기대되는 바이다

아울러 lsquo투자자middot국가 소송제(ISD)rsquo를 관철해 국내 투자자를 보

호할 수 있는 lsquo안전판rsquo을 마련했다 ISD는 외국에 투자한 기업이

불합리한 현지 정책이나 법 때문에 피해를 볼 때 국가기구의 중재

로 분쟁을 해결하도록 한 제도다 정부는 한middot호 FTA 발효 후 10

년간 GDP는 014퍼센트 소비자 후생수준은 약 16억불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대외경제연구원 산업연구원 등 6개

연구기관이 진행 중인 경제적 영향 평가 잠정 분석 결과다

글middot김상호 기자

연합

한middot호주 교역 동향

2006 20102008 2012 2013

교역 단위 백만 달러

4692

956311309

51716642

9250

1800020456

2298820784

16001

27098

23171

3223830347

수출품목 관세율() 금액(백만 달러) 비중()

경유 0 2219 232

승용차 5~10 1964 205

휘발유 0 885 93

철구조물 5 656 69

제트유 및 등유 0 363 38

자동차부품 0~10 279 29

건설중장비 0~10 148 15

합성수지 0~5 136 14

컬러TV 5 134 14

전선 0~10 116 12

소계 6900 721

전체 9563 100

수입품목 관세율() 금액(백만 달러) 비중()

철광 0~2 5984 2889

유연탄 0 5170 2487

원유 3 1750 842

가축육류 3~72 862 415

알루미늄괴 및 스크랩 0~3 777 374

동광 0 742 357

기타 금속광물 0~65 599 288

무연탄 0 512 246

천연가스 3 451 217

곡류 0~8003 433 208

소계 17280 8308

전체 20785 100

자료middot한국무역협회 관세청

자료middot한국무역협회

한국의 대호주 10대 교역품목 현황 (2013년)

수출

수입

총 교역액

06-07-초점_한호주 FTAindd 7 2014-04-11 오전 13826

8 2014414 위클리 공감

자동차 튜닝산업 활성화 인프라 구축부품 기술개발 지원middot시험용 주행장 마련 등 생태계 조성키로

정책소식

정부가 자동차 튜닝(개조)부품 기술개발 지원에 적극 나서기

로 했다 연구개발(RampD) 자금을 지원하고 튜닝 시험용 주

행장 등 인프라 구축에 힘을 쏟는다 세계 5대 완성차 생산국에

걸맞은 튜닝산업 생태계를 조성하겠다는 계획이다

산업통상자원부(이하 산업부)는 4월 9일 열린 lsquo자동차 튜닝부

품산업 발전포럼rsquo에서 이 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산업부는 국내

튜닝부품업계를 향후 기술 중심의 글로벌 강소 부품 기업으로 성

장시키기로 했다 튜닝이란 운전자가 자신의 개인적 취향과 목적

에 맞게 차량의 성능과 내middot외관을 개선하는 것을 말한다 제조

사는 고부가가치 튜닝부품을 판매해 고수익을 거둘 수 있고 판

매사는 부품 장착이나 유통을 통해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미국과 유럽 일본 등에 비해 튜닝시장이 활성화

되지 못한 상황이다 지난해 세계 자동차부품 애프터서비스(AS)

시장 규모는 약 310조원인데 이중 튜닝이 98조원으로 32퍼센트

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는 세계 5위 자

동차 생산국이자 7위의 자동차부품 수출국이지만 국내 튜닝시

장은 완성차 시장 대비 05퍼센트 수준인 5천억원 규모다 국내

시장에는 해외 튜닝업체들의 진출이 늘고 있다 대표적인 튜닝업

4월 9일 서울 The-K호텔에서 열린 lsquo자동차 튜닝부품산업 발전포럼rsquo 현장 독일자동차튜닝협회(VDAT) 해럴드 슈미트크 상임이사는 주제발표를 통해 ldquo자동차 튜닝은 개성 표현의 한 방법rdquo이라며 국내 튜닝 시장의 발전 가능성을 높이 평가했다

산업통상자원부

08-09-정책소식indd 8 2014-04-11 오전 13928

위클리 공감 2014414 9

체는 ABT(아우디 튜닝) 브라부스(벤츠 튜닝) AC슈니처(BMW

튜닝) 테크아트(포르쉐) 등이다

산업부는 자동차 튜닝부품 산업 육성을 위해 4개 실행과제를

내놨다 먼저 영세 튜닝부품 제조사에는 품질문제 발생 시 개선

을 위한 기술지도 사업을 지원하고 기술력을 보유한 튜닝부품

제조사에는 우수품질 기준에 맞춰 lsquo고성능 부품 기반형 기술개

발rsquo을 지원키로 했다

기술개발 대상은 엔진출력 향상 배기가스 절감 연비 향상을

달성할 수 있는 엔진middot파워트레인 파워업(Power-up) 부문 섀시

성능과 안전성 향상 기술개발을 위한 휠middot타이어 등 퍼포먼스업

(Performance-up) 부문 운전자의 신체 보호뿐 아니라 편의 향

상을 위한 리어스포일러middot사이드미러와 같은 드레스업(Dress-

up) 부문 등 3개 분야에 기술개발 초점을 맞추기로 했다

전남middot대구 튜닝산업 특성화 지역으로 선정

또 튜닝산업 활성화를 위한 인프라도 구축한다 이를 위해 국제

자동차경주대회인 lsquo포뮬러 원(F1middotFormula One World

Championship)rsquo 경기시설을 보유한 전남과 대구를 튜닝산업 특

성화 지역으로 선정했다

국제 공인 1등급 F1 경기장이 위치한 전남 영암지역에는 튜닝

부품 개발과 평가가 가능하도록 연구개발(RampD) 인프라를 확충

한다 중소 튜닝업체들의 시제품 제작 지원과 실험차량 평가 시

신속하게 활용이 가능할 수 있도록 가공기계 설비도 구축한다

튜닝부품 장착업체가 밀집한 대구지역에는 소비자 중심의 튜

닝문화 확산과 기업 지원을 위한 서비스 인프라를 구축할 예정이

다 튜닝전문 지원센터를 구축middot운영해 수요자가 가상체험을 할

수 있는 가상체험 시설과 중소 영세업체들을 위한 홍보전시관을

운영하는 등의 기업 지원도 해 나갈 계획이다

여기에 완성차업체와 부품업체 간 동반 성장할 수 있는 분위

기도 조성키로 했다 산업부는 튜닝산업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완성차 제조사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보고 완성차의 튜닝

브랜드 육성을 유도하기로 했다 메르세데스-벤츠의 AMG

BMW의 M AC슈니처와 같이 완성차 자회사로 출발해 세계적

튜닝업체로 성장한 해외 사례를 벤치마킹할 계획이다

튜닝모델 출시 차종과 성능 개선형 튜닝까지 적용 범위를 확대

해 나간다 기술력 있는 국내 업체를 발굴해 국내 튜닝부품 사용

차량 전용 경주대회를 지원하고 이를 중소 튜닝부품사의 기술을

평가하는 데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ldquo튜닝부품

제조middot장착기업 육성으로 튜닝 전문가 등 일자리 창출로도 이어

질 것rdquo이라고 기대했다

외장을 꾸미거나 성능을 향상시킨 튜닝제품을 전문적으로 취

급하는 온라인 종합 쇼핑몰도 연내 문을 열 예정이다 영세 업체

를 위해 별도의 보장보험 제도도 추진한다 아울러 정부는 코트

라(KOTRA) 무역관과 연계해 우수한 자동차 튜닝제품 업체들이

해외 튜닝부품 전시회에 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로 했다 매

년 20여 개 우수 업체를 선정해 우선 지원한다 해외 전시회에 참

가할 때 임차료와 장치비 통역 섭외 등 행정 서비스도 제공한다

산업부 관계자는 ldquo대중의 접근이 용이한 지역과 유휴시설 등에

경기장을 구축해 건전한 레저문화를 확산시키기 위해 노력할 것rdquo

이라고 말했다 글middot김성희 기자

전 세계 완성차 자동차부품 AS 및 튜닝 시장 규모

미국 독일 일본 프랑스 한국

완성차 시장(조원) 2066 1164 1919 410 935

AS 시장(조원) 702 230 260 177 52

완성차 시장 대비 AS 시장() 340 198 135 432 56

철구조물(조원) 327 66 140 50 05

완성차 시장 대비 튜닝 시장() 158 57 73 122 05

자료middot산업통상자원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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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2014414 위클리 공감

정책현장

병행수입middot해외 직접구매 품목 확대캠핑용품 등 독과점수입 폭리 개선hellip 가격 10~20퍼센트 하락할 듯

병행수입 시장의 진입장벽을 낮추고 해외 직접구매 대상 품

목을 확대해 소비재 수입품 시장의 경쟁을 촉진하기로 했

다 이로 인해 병행수입과 해외 직접구매 등 대안적 수입 경로를

활용한 수입품이 전체 소비재 수입액의 10퍼센트까지 늘어나면

수입제품의 판매가격이 10~20퍼센트가량 인하될 것으로 기대

하고 있다

정부는 지난 4월 9일 오전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열린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이런 내용을 담은 lsquo독과

점적 소비재 수입구조 개선 방안rsquo을 확정했다

소비재 수입 시장 구조가 독과점 형태로 운영되면서 수입가격

과 판매가격의 격차가 2~5배로 벌어지고 외국과 비교 시 판매가

격도 10~40퍼센트 높다고 보고 병행수입과 해외 직접구매 등 대

안적 수입 경로를 확대하는 방안을 마련했다

정부는 우선 통관인증제도에 대한 진입장벽을 즉시 완화해 병

행수입을 활성화하기로 했다 통관인증제는 병행수입 물품에 대

한 소비자 신뢰제고 차원에서 적법하게 통관 절차를 거친 물품

에 관세청이 통관정보(수입자 및 통관 일자)를 담은 QR코드를

부착해 인증해 주는 제도다 하지만 품목 및 상표 수가 제한적이

고 자격 제한도 지나치게 엄격해 당초 기대보다 활용도가 저조한

게 사실이었다

이에 소비자의 관심이 높은 상표 위주로 대상 상표와 품목을

대폭 확대할 예정이다 기존 의류middot신발이 중심이 된 236개 상표

에 자동차부품 소형가전 화장품 자전거 캠핑용품 등을 추가

해 350여 개로 확대한다 통관체 선정 기준도 완화한다 선정 기

준 중 lsquo최근 2년 내 매년 1회 이상 병행수입물품 통관 실적rsquo을 lsquo최

초 병행수입 후 6개월 경과rsquo로 완화함에 따라 기존에 탈락한 40

여 개 업체를 포함해 1년 후 약 100여 개 업체가 추가 선정(현재

122개 내년 230개)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목록통관제 대상 전자상거래 50퍼센트 이상 확대

해외 직접구매(이하 해외직구)도 수입신고 간소화 대상을 확대하

고 소비자 피해를 막는 방지체계를 강화하여 활성화하기로 했다

해외직구는 매년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데 반해 관련 제도 정비

가 미흡해 신속한 통관이 어렵고 소비자 피해 방지책도 부족해

반품수수료 부당 청구나 환불 배송 지연 등의 피해 사례 또한

급증하고 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100달러 이하 해외직구 품목에 한해 통

관 절차를 대폭 간소화하고 목록통관 대상을 현행 의류middot신발

등 6개 품목에서 식middot의약품을 제외한 전체 소비재로 확대하기

국내에서 파는 수입품 가격이 지나치게 비싼 까닭에 저렴한 병행수입 제품에 소비자가 몰린다 지난 겨울 경기 용인의 한 대형쇼핑몰에서 lsquo캐나다 구스rsquo 패딩을 시중가보다 20~30퍼센트 싸게 팔자 소비자들이 번호표를 받고 줄을 서서 기다리는 등 소동이 벌어졌다

중앙포토

10-11-정책현장indd 10 2014-04-11 오전 14037

위클리 공감 2014414 11

로 했다

이를 통해 현재 전체 전자상거래의 34퍼센트 수준인 목록통

관제 대상이 50퍼센트 이상으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목록

통관제를 적용하면 통관 기간은 최대 3일에서 반나절로 줄고 건

당 4천원인 관세사 수수료도 없어져 해외직구가 쉬워질 전망이

다 일부 업체를 대상으로 했던 특별통관업체 지정을 폐지하고

세관장에게 신고만 하면 누구나 목록통관을 적용받도록 규제도

완화된다

또한 병행수입과 해외직구 등 대안 수입 활성화 과정에서 발생

할 수 있는 소비자 피해를 최소화하고자 통관인증업체가 위조

상품을 취급하면 인증업체 지정을 즉시 취소하기로 했다

또한 소비자들이 쉽게 애프터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병행수

입협회 차원의 공동 AS센터 기반을 구축하고 중소middot영세업체의

참여 기반 확대 차원에서 독점 수입업자가 병행수입을 부당하게

방해하는 불공정 행위에 대한 단속도 강화하기로 했다 법 위반

사항을 적발하면 엄중히 제재할 방침이다

대부분의 해외직구는 포털사이트의 카페middot블로그 등을 활용

해 이뤄지는데 이에 대한 포털사업자의 관리 책임도 강화하기로

했다 위법 카페 및 블로그 사이트에 대한 자체적 제재방안 마련

이 의무화되며 인터넷 통관포털(UNIPASS)을 통해 일반인도 반

품 때 손쉽게 관세를 환급받을 수 있도록 제도가 개선된다

정부는 병행수입middot해외직구 등 대안적 수입 경로를 활성화해

전체 소비재 수입액이 지난해 3조원에서 2017년 8조원으로 늘어

나 전체 수입액 대비 비중이 5퍼센트에서 10퍼센트로 확대될 것

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경우 독점 수입으로 고가를 유지하는 아

동복과 신발 캠핑용품 등에 대한 병행수입 거래로 인해 제품 판

매가격이 평균 10~20퍼센트 정도 인하될 것으로 전망된다

글middot김상호 기자

수입품 판매가격 수입가격 비율

수입품 평균가격 국가 간 비교

2329 27 27

51

전기다리미 위스키프라이팬 전기면도기 전동칫솔

자료middot한국소비자원 (2013년)

(배)6

5

4

3

2

1

0

한국

일본

미국

기타

호주

프랑스

호주

EU

자료middot한국소비자원 (2013년)

(한국=100)

100

80

60

40

20

0화장품 자전거용품기능성화장품 캠핑용품

병행수입이란

국내 독점판매권을 가진 업체 외에 다른 수입업자가 해외 매장 제3국

등 다른 유통 경로를 통해 수입해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판매하는 행위

2013년 기준 약 2조원 규모로 추정하고 있다

해외 직접구매(해외직구)란

외국의 오픈마켓 의류 브랜드 등의 사이트에서 제품을 직접 주문해 구

매하는 것을 일컫는 말이었으나 최근 들어 전자제품 및 스포츠용품 등

다양한 분야로 퍼지고 있다 전문 직구 사이트까지 성행할 정도로 큰

인기다

10-11-정책현장indd 11 2014-04-11 오전 14037

12 2014414 위클리 공감

항공마일리지 남아요hellip 휴양림 오세요국립자연휴양림관리소middot대한항공middot한진관광 MOU 체결hellip 전용 투어상품도 출시

여행소식

항공마일리지로 꼭 항공권을 끊어야 하나 잠자는 항공마일

리지가 아까웠다면 이제는 휴양림으로 떠나보자

산림청 국립자연휴양림관리소는 4월 2일 lsquo항공마일리지 휴양림 투

어상품rsquo과 lsquo국민의 숲(대한항공의 숲)rsquo 조성을 위해 대한항공 한진

관광과 각각 MOU를 체결했다

이번 협약을 통해 국립자연휴양림관리소는 대한항공 마일리지

로 비수기 주중에 휴양림을 이용할 수 있도록 숙박시설과 숲 체험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대한항공은 산음자연휴양림 내에 lsquo국민의 숲(대한항공의 숲)rsquo 조

성을 계획했다 한진관광은 홈페이지 및 콜센터를 통해 lsquo항공마일

리지 휴양림 투어상품rsquo을 판매하기로 했다

lsquo항공마일리지 휴양림 투어상품rsquo은 4월 중순부터 6개 국립자연

휴양림을 대상으로 매주 수middot목요일(성수기 제외)에 운영된다 대한

항공 마일리지를 갖고 있다면 누구나 본인 마일리지로 투어상품

을 이용할 수 있다

대한항공 산음자연휴양림에 lsquo국민의 숲rsquo 조성

lsquo국민의 숲(대한항공의 숲)rsquo은 대한항공 사회봉사단이 유일한 탄소

흡수원인 산림 가꾸기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기 위해서 산음자연휴

양림 내에 5헥타르 규모로 조성해 나갈 계획이다 매년 나무 심기

숲 가꾸기 산불 방지 등 다양한 산림 관리활동에 참여한다 투어

상품 운영 휴양림은 복주산 산음 용화산 운문산 용현 덕유산

등 6개다

서경덕 국립자연휴양림관리소장은 ldquo관련 기업과의 협업을 통해

항공마일리지로 주중 휴양림을 이용할 수 있는 길이 열려 휴양림

이용패턴 다변화에 속도를 낼 수 있게 되었다rdquo며 ldquo자연휴양림 내

산림 관리에 민간기업 참여가 확대될 수 있도록 lsquo국민의 숲rsquo 조성에

도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rdquo고 덧붙였다 글middot박지현 기자

4월 2일 산음자연휴양림에서 국립자연휴양림관리소middot대한항공middot한진관광은 lsquo항공마일리지 휴양림 투어상품rsquo 운영과 lsquo국민의 숲(대한항공의 숲)rsquo 조성을 위한 MOU를 체결했다

자연휴양림 숲속 도서관에서 책 기증 받아요

국립자연휴양림관리소에서는 책 읽는 문화 확산을 위해 4월부터 삼봉

휴양림과 검마산휴양림 내에 lsquo숲속 도서관rsquo을 운영한다 다양한 장르의

도서를 제공하기 위해 도서기증 캠페인을 추진하고 있다 4월 30일까지

기증할 수 있다 택배비는 휴양림에서 부담한다

책 보낼 곳 대전광역시 서구 복수북로 21 국립자연휴

양림관리소 행정지원과 홍보기획팀

문의 042-580-5532~3 wwwhuyanggokr

휴양림 투어상품 문의 한진관광 홈페이지(wwwkaltourcom) 또는 콜센터(1566-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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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 공감 2014414 13

도전 한식 만들기hellip ldquo멋진 체험 될 거예요rdquo한식 아카이브 개설hellip 조리법 9천여 건middot전통 한식당 100여 곳 등 다양한 콘텐츠

알아두세요

lsquo밥죽 만두 찌개 전골 나물 전 김치 한과helliprsquo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전통 음식들 군침이 돌 때 한식이 맛있는 곳을

찾는 데 시간을 버리지 않아도 된다 이 음식들이 어떤 깊은 유래

와 역사를 가졌는지 인터넷 이곳 저곳을 기웃거리지 않아도 된다

한식을 다룬 조선시대 풍속화들도 찾아볼 수 있다

한국 음식을 단순히 먹고 즐기는 것을 넘어 역사와 문화 정보까

지 한곳에서 볼 수 있는 아카이브(기록물 저장소middot정보창고)가 마련

됐다 농림축산식품부(장관 이동필)와 한식재단(이사장 강민수)은

전통 한식의 정보를 총망라한 lsquo한식 아카이브rsquo를 4월 3일 개설했다

한국 음식문화가 단순히 음식 콘텐츠의 의미를 넘어 선조의 삶과

지혜가 담긴 우리 문화임을 세계에 알리려는 문화 보급의 일환이다

그동안 한식과 관련된 고문헌으로 한식문화를 대중화하기 위

한 노력이 꾸준히 추진돼 왔다 하지만 일반인들이 흥미로워할

만한 정보에 쉽고 편리하게 접근할 수 있는 아카이브는 처음이다

한식 아카이브에는 한식 원형복원 사업의 결과물과 한식 조리

법 등 9083건의 콘텐츠가 담겨 있으며 한식 콘텐츠 목록 한

식문헌 상세 해제 옛 그림 속 한식 한식연구 결과물 한식

이야기 등 5개 항목으로 구성됐다

대표 한식 120여 종엔 스토리텔링 담아

lsquo한식연구 결과물rsquo에는 한식 대표 품목 120여 종에 대한 스토리텔

링을 담았다 예를 들어 여름 대표 음식인 냉면은 ldquo메밀 산출이 많

은 서울 이북지방에서 유래했고 6middot25전쟁 이후 월남민에 의해 전

국적으로 퍼지게 됐다rdquo는 사연으로 시작한다 이외에도 냉면의 조

리법 지역별 맛 특색 등이 적혀 있다

각 지역의 대표적인 서민음식 등도 소개한다 lsquo역사성 있는 한식

당rsquo 편에는 지역별 유명 음식점 정보가 있다 국내 50여 년 이상 된

100여 곳의 음식점을 지자체의 추천을 받아 축적했다 부산의 경

우 lsquo구포집middot급행장middot기장곰장어middot동래할매파전middot박달집rsquo 등의 주요

정보(위치지도 포함)가 실려 있다

lsquo옛 그림 속 한식rsquo은 한식문화의 원형을 찾는 세계 최초의 작업이

다 우리 음식을 다룬 50여 종의 조선시대 풍속화를 선보인다 조선

의 대표 풍속화가인 김홍도의 작품 6점 신윤복의 서화 2점 김득

신 조영석 성협 그리고 19세기를 대표하는 화가 김준근의 그림

23종 등이 들어 있다 이 카테고리는 4월 말 오픈 예정이다

한편 150여 종에 달하는 북한 전통음식 조리 방법도 누구나 쉽

게 활용할 수 있도록 메뉴별middot지역별로 배치했다 lsquo한식 이야기rsquo에서

는 한식문화 콘텐츠를 쉽고 재미있게 접할 수 있도록 대중적인 내

용을 중심으로 편찬한 책 일곱 권도 찾아볼 수 있다

글middot박지현 기자

한식 아카이브의 lsquo옛 그림 속 한식rsquo은 조선시대 풍속화를 통해 우리 음식문화의 원형을 찾고자 한 시도로 4월 말 서비스를 시작한다 lt긍재풍속화첩gt 중 lsquo강변회음rsquo 김득신 18세기 후반 간송미술관

한식재단

httparchiveh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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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2014414 위클리 공감

중점기획 | 무지개다리 사업 다문화 융합

소수rsquo의 배려hellip 하나 되는 문화다양성

ldquo이음악은 필리핀 전통 악기인 lsquo반두리아rsquo와 lsquo옥타비나rsquo로 연

주한 lt론다야gt라는 곡입니다 필리핀에선 남자가 사랑

하는 여자에게 들려주는 일종의 세레나데입니다rdquo

지난해 가을 인천의 한 재즈카페에서 진행된 팟캐스트 lsquo다문

화 음악다방rsquo 녹음 현장 9년 전 필리핀에서 우리나라로 결혼 이

주한 손알린(36) 씨가 조금 서툰 우리말로 필리핀 전통음악을 소

개했다 손 씨는 ldquo필리핀은 남미와 마찬가지로 과거 오랜 세월 동

안 스페인의 식민지였다 음악과 춤 등 많은 영역에서 스페인의

영향을 받았기 때문에 남미 음악과 유사한 부분이 많다rdquo며 곡에

대해 설명했다 그가 참여한 이 팟캐스트 방송은 블로그와 스마

트폰 라디오 애플리케이션으로 다시 들을 수 있어 최근까지 3천

회 넘게 재생됐다

lsquo다문화 음악다방rsquo은 lsquo무지개다리rsquo 사업의 일환으로 인천문화재

단이 맡아 진행 중인 인터넷 방송이다 이주민들이 모국 문화 특

히 음악을 직접 소개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음악을 매개로

인천에 거주 중인 이주민들의 진솔한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한 것이다 또한 그들이 겪은 한국 한국인에 대한 색

다른 시각도 엿볼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되며 이주민과 선주민들

간의 소통의 장으로 큰 인기를 끌었다 필리핀뿐만 아니라 네팔middot

미얀마(버마)middot일본 출신 이주민들이 직접 출연해 10회에 걸쳐 각

국 음악을 소개했다 또 라틴 음악과 탱고 등 제3세계 음악을 소

개하는 전문가 특강도 네 번에 걸쳐 진행됐다

무지개다리 팟캐스트의 기획과 연출을 맡은 제작자 방영문

(33) 씨는 ldquo처음엔 출연자들이 과연 모국의 음악과 문화를 잘 알

릴 수 있을지 걱정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하지만 녹음을 마치고

는 모두 즐거워했다 음악을 매개로 서로 공감대를 이룰 수 있다

는 점을 했기 확인때문rdquo이라고 말했다

다문화 영화제 등 장르 구분 없이 다양한 행사

인천은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무지개다리 사업 참여 기관으로

선정됐다 선정된 17개 기관 중 최대 규모인 2억원의 국비를 지원

받는다 이는 이주민 외에도 새터민 다문화가정 어린이 등 다양

한 대상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지역의 특성을 활용한 돋보이는

기획으로 다른 주관기관을 선도하고 있다는 평가 덕분이었다

특히 lsquo천 개의 마을 천 개의 문화rsquo를 대주제로 세계 각국의 다

양한 문화를 담은 북 콘서트 세계문학 특강 팟캐스트 다문화

문화예술 활동 통해 이주민middot새터민middot다문화 어린이 등 공감대 형성

인천문화재단

인천문화재단의 무지개다리 사업 lsquo다문화 음악다방rsquo은 미얀마 필리핀 네팔 등의 해외 이주민들이 직접 출연해 그들의 전통음악과 한국생활에 대한 진솔한 이야기를 나누는 인터넷 라디오 프로그램이다 사진은 첫 방송을 맡았던 네팔인 바비소르 그룽 씨의 녹음 현장

lsqu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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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 공감 2014414 15

한 경험을 전함으로써 한국의 소수자 인권 및 난민의 삶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며 언론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인천문화재단은 지난해 진행한 문화다양성 자원조사 결과와

현장 수요를 바탕으로 발굴middot기획한 맞춤형 프로그램들을 선보

일 예정이다

인천에 있는 또 하나의 중국 차이나타운과 화교 커뮤니티가

함께하는 lsquo화교 함께 사는 우리 이웃rsquo 새터민과 함께하는 lsquo새터민

수다터rsquo 등은 물론이고 문화다양성의 영역을 확대한 성소수자 관

련 프로그램도 기획 중이다 특히 인천의 지역별 특성을 살려 인

천 시민들이 각자의 삶터와 일터에서 자연스럽게 소수자와 만나

고 서로 다른 부분을 인식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인천문화재단 기획사업팀 정지은 과장은 ldquo국내외를 잇는 창구

이자 경계를 넘어서는 관문으로서의 도시 정체성을 형성해 왔고

이에 걸맞게 다양한 인종과 문화 국가적 배경이 어울려 공존하는

인천의 특징을 살리는 사업을 기획할 계획rdquo이라며 ldquo이주민 중심으

로 진행하는 프로그램보다 인식 개선을 위해 이주민middot선주민이 함

께하는 축제와 상호 소통의 기회를 마련하겠다rdquo고 말했다

글middot김상호 기자

영화제 등 장르를 가리지 않는 다양한 행사를 마련하며 문화다

양성의 가치를 확산시키는 데 큰 역할을 해 왔다

지난해 11월 1일 인천문화재단과 인천영상위원회가 함께 개최

한 lsquo디아스포라 영화제rsquo는 항구도시 다문화도시 새터민도시라

는 인천의 지역 특색을 살린 영화제로 이주민을 주제로 한 20편

의 장middot단편 영화가 출품됐다 모든 영화가 무료 상영되며 이주민

뿐만 아니라 인천시민들에게도 큰 관심을 받은 행사였다 베를린

영화제 경쟁부문에 오른 다큐멘터리 영화 lt두만강gt의 감독인 재

중동포 장률 감독과 선댄스영화제에서 lt안녕 평양gt으로 심사위

원 특별상을 수상한 재일동포 양영희 감독 등 세계적인 감독들

을 초청해 관객과 대화의 시간을 가지기도 했다

이주민 참여 프로그램도 마련했다 촬영 및 편집 장비를 대여

하고 교육도 진행했다 인천영상위원회 강석필 국장은 ldquo성공적인

영화제 개최를 통해 이주민들이 자신의 생활과 생각을 영상으로

자유롭게 담아낼 수 있도록 전문 강사들이 참여한 강의도 마련

했다rdquo며 ldquo이들의 실습 작품은 이주민 커뮤니티는 물론 올 가을 열

릴 제2회 영화제에서 볼 수 있을 것rdquo이라고 제2회 lsquo디아스포라 영

화제rsquo에 대한 기대감을 전했다

인천 영종도에는 100여 명의 난민을 수용할 수 있는 난민지원

센터가 운영 중이다 때문에 많은 난민들이 인천으로 모이고 있

다 하지만 센터 설립과정에서 지역주민들의 반대 때문에 여러

차례 문제가 발생했다 난민과 소수자들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기

위해 콩고민주공화국 출신 난민이었던 욤비 토나 씨를 초청해 북

콘서트 lsquo내 이름은 욤비rsquo도 진행했다 인천지역 중middot고등학교와 주

민센터 등에서 10회에 걸쳐 열린 북 콘서트는 1천여 명이 넘는 인

원이 참석하며 대표적인 무지개다리 사업의 문화 행사로 자리 잡

았다

욤비 씨는 콘서트를 통해 국제 난민으로 자신이 겪었던 다양

무지개다리 사업이란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이주민middot

탈북민middot장애인 등 우리 사회의 다양한 구성원들에게 문화적 표출 기

회를 제공하고 다양한 문화 간의 소통과 교류를 잇기 위해 추진하는

사업이다 한국의 문화다양성을 증진하고자 2012년 시범사업을 거쳐

지난해 12개 지역에서 실시한 무지개다리 사업은 올해는 성북 구로 인

천 부천 인천 경기 안양 오산 대전 충북 전북 광주 전남 경남 부

산 김해 및 제주를 포함한 17개 문화재단을 중심으로 지역의 고유한

문화자원을 활용한 특색 있는 100여 개의 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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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2014414 위클리 공감

중점기획 | 무지개다리 사업 아시아 여행자 학교

쌍방향 문화 소개hellip ldquo서로의 편견 없애요rdquo

올해 한국생활 7년째를 맞는 작드 허르러(33middot부산 사상구

주례동) 씨는 지난해 9월 부산시 사상구 사상여성인력개

발센터에서 열린 lsquo아시아 여행자 학교rsquo를 생각하면 지금도 흐뭇해

진다 몽골 전통춤 공연과 함께 시작된 그날 행사에서 작드 씨는

다른 몽골 이주여성과 번갈아 강연자로 무대에 올라 사진과 함

께 몽골의 현대화를 소개했다

ldquo사람들이 놀랐어요 몽골에 도시도 있고 공장도 있느냐고요

행사장에 저희 가족도 왔고 같이 일하는 친구들도 왔어요rdquo

한국인 남편과 결혼해 다섯 살 아들을 둔 작드 씨는 ldquo몽골을

바르게 알릴 수 있는 기회를 준 lsquo아시아 여행자 학교rsquo에 감사한다rdquo

고 말했다

부산문화재단이 2012년부터 운영해 온 lsquo아시아 여행자 학교rsquo는

이주민이 한국문화를 받아들이고 배워야 한다는 기존의 발상에

서 벗어나 서로에 대해 배우고 알아간다는 의미를 담고 있는 문

화 다양성 사업이다 강연 형식으로 결혼middot출생middot축제 관련 풍습

을 소개하기도 하고 사진전시회 전통의상 입어보기 전통음식

먹어보기 같은 문화체험 행사도 함께 열린다 지난해 lsquo아시아 여

행자 학교rsquo는 9월 중순부터 연말까지 사상여성인력개발센터 내

강당에서 매주 토요일 혹은 일요일 캄보디아 베트남 몽골 인

도 미얀마 인도네시아를 주제로 운영됐다

부산문화재단 문화복지팀의 고윤정 주임은 ldquo객석에는 아내

손에 이끌려 온 한국인 남편이나 자녀 시부모 친구들이 많았

부산문화재단 사진전시회middot전통음식 먹어보기 등 문화체험 행사도 가져

부산문화재단

한국인과 다문화 이주민 간의 쌍방향 문화소통 방안으로 이뤄진 부산문화재단의 lsquo아시아 여행자 학교rsquo 지난해 행사 모습 올해에는 더 많은 이들의 참여를 위해 lsquo지구촌 여행자 학교rsquo로 이름을 바꿔 열리게 된다

16-17-중점-모국문화소개indd 16 2014-04-11 오전 14331

위클리 공감 2014414 17

난해 6월 부산시가 개소한 복합문화공간 lsquo사상인디스테이션rsquo 1층

에 들어선 문화 카페다 부산 시내의 주한외국영사관middot주한외국

문화원 등과 대학 문화동아리 지역 예술가단체 등 30여 곳에 이

르는 지역문화자원을 발굴해 협력 연결망을 구축 이주민에게 문

화강습과 장비 등을 제공했다

이러한 지원에 힘입어 부산지역 이주민 공동체에서는 자발적

문화활동이 싹을 틔우고 있다 그 대표적 사례가 베트남어 방송

팟캐스트(인터넷방송) lsquo띵노이벳(Tien noi Viet)rsquo이다 기획middot제작middot

진행까지 베트남 출신 이주민의 손으로 만들어지는 lsquo띵노이벳rsquo은

한국생활의 애환에서부터 은행middot대중교통 이용방법 같은 생활정

보는 물론 베트남 대중음악도 다룬다 현재 회당 2500이 넘는

다운로드 수를 기록할 정도로 인기를 얻고 있다

부산문화재단은 올해 lsquo무지개다리 지원사업rsquo 선정으로 더욱 힘

을 얻은 lsquo다섯 손가락rsquo 프로젝트의 주안점을 두 가지로 잡고 있다

하나는 지역 내 이주민 문화공간에 예산과 프로그램을 지원해

자발적 문화모임을 더 키우겠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이주민

모임과 지역 문화예술단체 간 교류협력을 증진시켜 활동의 지속

성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이주민들의 참여 확대를 위해 lsquo아시아

여행자 학교rsquo도 lsquo지구촌 여행자 학교rsquo로 간판을 바꿔 달게 된다 또

매월 특정 국가를 테마로 진행해 사업 성격을 분명히 하고 홍보

가 쉽도록 할 계획이다

고 주임은 ldquo사업 대상을 부산에서 경남권까지 확대하고 페이

스북이나 트위터 같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한 정보제

공 방안도 준비 중에 있다rdquo고 말했다 글middot남창희 객원기자

다rdquo고 전했다 ldquo서먹해하던 사람들이 함께 춤을 추고 음식을 나

눠 먹으며 가족처럼 가까워지더군요 행사 도중 그간의 오해를

해소하기도 했어요 아내의 모국에 대해 lsquo문화적으로 뒤떨어져 있

다rsquo는 편견을 버리게 됐다는 한국인 남편도 있었습니다rdquo

rsquo다섯 손가락rsquo 사업 일부hellip 올 lsquo지구촌 여행자 학교rsquo로 확대

인구 350만명의 국제항구도시 부산에는 2013년 1월 기준으로 거

주 외국인이 5만1617명에 이른다 부산 인구 70명당 한 명 꼴이

다 과거 초량동middot중앙동 중심이었던 외국인 거주지역도 최근에

는 외국인 근로자가 밀집한 사상구middot강서구 유학생middot영미권 이주

민이 많은 해운대와 대학가 결혼이주 여성이 몰린 저소득층 밀

집지역으로 다양해졌다 그만큼 문화적 수요도 다양해졌다

부산문화재단에서는 이러한 지역적 특성에 따라 2012년부터

이주민 대상 문화복지사업 lsquo다섯 손가락rsquo 프로젝트를 운영해 오고

있다 lsquo아시아 문화 학교rsquo 도 lsquo다섯 손가락rsquo 프로젝트의 일환이다

차별 없는 사랑으로 이주민에게 다가가겠다는 의미를 가진 lsquo다

섯 손가락rsquo 프로젝트는 기존 다문화 사업의 한국 동화주의를 벗

어나 쌍방향 문화소통을 도모했다는 점이 높이 평가돼 문화체육

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이 주관하는 문화

다양성 확산을 위한 lsquo2014년 무지개다리 지원사업rsquo 공모에서 3년

연속 선정됐다

lsquo아시아 여행자 학교rsquo 등 문화교류 행사와 더불어 lsquo다섯 손가락rsquo

프로젝트로 진행된 것이 이주민의 문화복지를 증진시키기 위한

거점공간 조성middot운영과 지원middot협력 네트워크 결성이다 재단은 그

동안 고정된 문화공간이 없었던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부산시

내 문화센터 복지기관 외국인 음식점과 상점 등 72곳을 찾아다

니며 장소 대여 등 협력체계를 구축했다

이주민 문화공간 lsquo카페 무지개rsquo도 조성했다 lsquo카페 무지개rsquo는 지

쌍방향 문화 소개hellip ldquo서로의 편견 없애요rdquo

부산문화재단

부산지역 베트남어 방송 팟캐스트 lsquo띵노이벳rsquo 제작진들

부산문화재단 051-744-7707 홈페이지 bscforkr

16-17-중점-모국문화소개indd 17 2014-04-11 오전 14332

18 2014414 위클리 공감

중점기획 | 무지개다리 사업 lsquo경계 없는 프로젝트 결합rsquo

ldquo지켜봐 주세요 다름은 장애가 아녜요rdquo

자폐성 장애 판정을 받은 곽규섭 씨는 다섯 살 때부터 끊임

없이 노트에 무언가를 그렸다 약초 허브 100년 후 지하

철 노선도 등 관심 분야도 다양했다 말이 사람들의 소통수단이

듯 그림은 곽 씨가 세상과 소통하는 방식 중 하나였다 하지만 그

의 어머니는 끊임없이 그리는 그림을 장애의 한 증상으로 생각해

주기적으로 박스에 버리곤 했다

그러던 중 곽 씨는 2008년 비영리 예술단체 lsquo로사이드(Raw+

Side)rsquo의 공동대표인 김효나 씨를 만났다 김 씨는 곽 씨의 그림이

재미있다고 생각해 그가 편하게 그릴 수 있게 종이를 충분히 놓

아두도록 했다 빈 종이는 몇 달 사이에 수백 개의 캐릭터로 채워

졌다 박스 속에 있던 그의 그림은 lsquo에이블 아트(장애인 예술)rsquo로

거듭났다 곽 씨가 그린 200여 명의 캐릭터로 lt키티와 튤립gt이라

는 제목의 애니메이션이 제작되기도 했다

lsquo에이블 아트rsquo를 지원하는 lsquo경계 없는 프로젝트 결합rsquo은 문화체

육관광부와 성북문화재단이 함께하는 lsquo무지개다리 사업rsquo 중 하나

이다 자폐성 장애를 가진 예술가들이 창작활동을 통해 세상과

소통하게 하자는 취지로 시작됐다 지난해 성북문화재단이 로사

이드를 후원하고 공동 주관하는 방식으로 처음 진행돼 올해도

이어나갈 계획이다 로사이드는 lsquo에이블 아트rsquo가 끊임없이 진화해

나간다는 의미로 이를 lsquo어떤 아트rsquo라 이름 짓고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성북문화재단의 lsquo경계 없는 프로젝트rsquo를 통해 자폐성 장애를

성북문화재단 장애middot국적을 넘어 문화로 하나되는 다양한 프로그램 성과

성북문화재단

다양한 국적의 이주 여성들이 모인 성북문화재단의 lsquo돌곶이 노래단rsquo 프로그램 언어도 문화도 낯설어 힘들어하는 이주 여성들의 마음을 노래로 즐겁게 해 준다

18-19-중점-장애를 넘다indd 18 2014-04-11 오전 14416

위클리 공감 2014414 19

했다

lsquo세상의 요리 우리집 요리사rsquo는 서로 다른 문화를 가진 이주 여

성들에게 요리를 배우는 프로그램이다 성북문화재단의 lsquo무지개

다리 사업rsquo에 요리가 선정된 계기는 lsquo음식을 함께 만들고 나누어

먹는 것rsquo의 중요성이었다 몽골 필리핀 중국 캄보디아 등지에서

온 강사들에게 매주 요리를 배우고 다 만들면 강사와 학생들이

함께 나눠 먹으며 서로간의 정을 키웠다 강사로 활동하는 몽골

출신의 서드초롱 씨는 ldquo몽골 문화도 알릴 수 있고 선생님이 되어

가르쳐 줄 수 있어 이 일을 계속 하고 싶다rdquo고 말했다

성북문화재단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다양한 lsquo무지개다리 사

업rsquo을 새롭게 추진한다 소리여행 워크숍 lsquo여기 들리나요rsquo는 장애

인들이 재활용품으로 사물 특유의 소리를 내며 함께 문제의식을

나누는 자리로 진행된다 한국과 일본의 lsquo히키코모리(은둔형 외

톨이)rsquo 청년들이 주체적으로 영화감상회 소모임 등 축제를 여는

lsquo청춘의 재시도rsquo도 올해 처음 도입됐다 그밖에 청소년 공유축제

문화다양성 공감영화제 시를 매개로 소통하는 lsquo리얼 다이얼로

그rsquo 등이 추진될 예정이다

하반기에는 도입된 다양한 프로그램의 성과를 나누는 lsquo심연middot

향연rsquo 축제가 함께 열린다 한 해 만들어진 다양한 문화의 결과물

들을 한자리에 모으고 지역주민과 함께 나눌 계획이다

lsquo무지개다리 사업rsquo을 담당하는 성북문화재단의 김진만 대리는

ldquo이주민 유학생 예술가 장애인 아티스트 등 다양한 문화 주체

들을 발굴해 지역주민 등과 네트워크를 이루는 것이 목표rdquo라고

강조했다 글middot남형도 기자

가진 다수의 예술가들이 활발한 작품활동을 펼치고 있다 lsquo장애rsquo

가 아닌 lsquo다름rsquo으로 여기고 지켜봐 준 덕분이다 이를 위해 다양한

분야의 예술가들이 아트 서포터로 함께하며 이들과 함께 창작작

업을 진행했다

로사이드 아트 서포터인 최선영 씨는 중학교 1학년 때 자폐성

예술가인 김동현 씨를 만났다 김 씨는 lsquo석탄을 연료로 운행하는

지하철rsquo 등 참신하고 다양한 작품을 그렸다 이들의 작품은 아트

상품으로 만들어져 판매되기도 한다 최 씨는 ldquo아트 서포터로 함

께하면서 장애가 아니라 다양한 것 중 하나라고 인정하는 법을

배우게 됐다rdquo고 말했다

lsquo경계 없는 프로젝트rsquo 이외에도 성북문화재단은 다양한 lsquo무지

개다리 사업rsquo을 추진 중이다 장애인 다문화가정 여성과 자녀 유

학생 등이 주된 대상이다 이들과 함께 언어 노래 요리 몸짓 등

문화를 통해 소통한다 평소 교류할 기회가 적었던 이들과 문화

활동으로 어우러지는 새로운 관계를 맺고 서로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올해 lsquo장애인 소리여행rsquo 등 7개 프로그램 새로 시작

지난해 추진됐던 lsquo돌곶이 노래단rsquo은 대부분 결혼이주 여성이면서

직장에 다니는 워킹맘들로 구성돼 있다 공장에서 단순노동을

하는 이들은 하루종일 아무 말 없이 실밥을 뜯는 경우가 많았다

다른 언어와 문화 모국에 대한 향수 등으로 인한 외로움과 울분

을 lsquo돌곶이 노래단rsquo은 노래로 풀어낸다 단원들이 함께 노래 부르

고 어깨를 들썩이며 흥을 돋우는 사이 삶의 고단함을 잊는다

캄보디아에서 온 모으테비 씨는 ldquo일도 육아도 힘들지만 춤추

는 시간만큼은 정말 즐겁다rdquo고 소감을 말했다 베트남 국적의 팜

몽우엔 씨도 ldquo어릴 적부터 가수가 꿈이었을 만큼 노래를 좋아하

는데 lsquo돌곶이 노래단rsquo에서 노래를 부를 수 있어 행복하다rdquo고 말

성북문화재단

자폐성 장애를 가진 김동현 작가가 그린 작품 지하철 노선 그리기를 좋아하는 김 작가가 경주의 노선을 상상해 표현한 그림이다

18-19-중점-장애를 넘다indd 19 2014-04-11 오전 14418

21-도비라indd 12 2014-04-11 오전 14459

기획특집

실력과 열정으로 뭉친

ldquo나는 여성 과학기술인이다rdquo

경제활동에 참여하는

여성들이 늘어나고 있지만

과학기술 분야에

종사하는 여성을 찾기란

쉽지 않습니다

기술middot공학middot과학 분야는

남성적 영역이라는 인식이 여전하고

결혼과 출산 육아 등으로

경력이 단절되는 경우도 많기 때문입니다

  

과학기술 분야에서

활약하거나 경력 단절에서 돌아온

여성 과학기술인들을 만났습니다

이들은 하나같이 여성의

섬세함과 친화력이

한국 과학 발전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다고 말합니다

과학기술 분야에서

여성들의 활약이

더욱 많아지기를 기대합니다

일러스트middot이철원

21-도비라indd 13 2014-04-11 오전 14502

22 2014414 위클리 공감

ldquo여 성과학기술인 육성은 국가적 과제이다rdquo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해 8월 열린 국제여성과학기술인

대회(BIEN 2013)에서 한 말이다 박 대통령은 ldquo여성의 섬세한 감

성과 기술은 창조경제의 중요한 자산rdquo이라며 ldquo능력 있는 여성 인

재들이 출산과 양육 때문에 꿈을 포기하지 않고 경력 단절이 발

생하지 않도록 적극 지원하겠다rdquo고 약속했다

창조경제를 이끌 핵심으로 꼽히는 여성과학기술인의 사회활

동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남성에 비

해 여전히 낮은 수준이며 짧은 근속기간에 이직이나 퇴직하는

경향도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미래창조과학부(이하 미래부)에 따르면 2012년 말 기준으로

공공 연구기관과 대학 기업연구소 등 과학기술계에 진출해 있는

여성은 4만2323명으로 전체 과학기술인의 190퍼센트인 것으로

조사됐다 전년도 여성과학기술인의 재직 비율보다 16퍼센트포

인트 늘어난 수치다 2012년 신규 채용된 여성과학기술인은

5651명으로 과학기술계 전체 취업자의 246퍼센트를 차지했다

여성과학기술인 재직middot승진middot보직자 비율 증가 추세

여성과학기술인들이 연구소장이나 책임연구원 등 기관에서 보

직을 받은 사례도 소폭 늘었다 2012년 말 기준으로 주요 보직을

가진 여성과학기술인은 2134명으로 전년에 비해 01퍼센트포인

트 늘었다 전체 보직자 가운데 70퍼센트였다

여성 보직자 비율은 2006년 이후 07퍼센트포인트 증가했으

며 2008년 이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승진자 비율은 전년

보다 11퍼센트포인트 오른 118퍼센트(1216명)로 집계됐다

연구과제 책임자의 여성 비율도 비슷한 경향을 보였다 연구과

제 책임자 규모는 8915명으로 전년 대비 07퍼센트포인트 증가

해 2201명(78퍼센트)에 달했다

고학력 여성과학기술인 육성도 성과를 보이고 있다 이공계

대학 입학 여학생 비율은 2006년 이후 등락을 반복하다 최근 2

년 연속 감소했으나 2008년과 비교하면 04퍼센트포인트 증가

한 270퍼센트를 기록했다 대학교 이공계 전공분야 여학생 수는

22만6692명으로 전체 학위과정 학생의 284퍼센트를 차지했다

눈여겨볼 것은 석middot박사 등 고학력 여성과학기술인이 늘어나

고 있다는 점이다 2012년 말 기준으로 이공계 전공 석사 학위과

정 졸업자는 5656명으로 전년 대비 293명(54퍼센트) 박사 학

ldquo여성의 감성middot기술은 창조경제 자산rdquo박근혜 대통령 ldquo출산middot양육으로 꿈 포기 않고 경력단절 없도록 적극 지원rdquo

과학기술 여성파워시대기획특집

자료middot미래창조과학부

여성과학기술인 전체 재직현황(2009~2012)

2009

총 33991명

19934

14057

2010

총 36360명

19526

16834

2011

총 37688명

20747

16941

2012

총 42323명

21708

20615

106

173

311

173

308

174

312

190

333

114 112130

비정규직 여성정규직 여성 정규직 여성

전체 과학기술인 중 여성 비율비정규직 여성

22-23-기획-총론indd 22 2014-04-11 오전 14621

위클리 공감 2014414 23

위과정 졸업자는 1127명으로 전년 대비 58명(54퍼센트) 늘어

났다

수적인 증가세에도 불구하고 여성과학기술인은 기관 유형에

관계없이 근속기간 3년 미만의 단기 이middot퇴직 경향이 높았다 민

간 기업연구소와 이공계 대학은 3년 미만 이middot퇴직 비율이 각각

564퍼센트와 552퍼센트에 달했고 공공 연구기관도 329퍼센

트로 전체 이middot퇴직자 중 큰 비중을 차지했다

이처럼 여성과학기술인의 사회middot경제활동 지속성이 남성에 비

해 많이 저조한 이유는 여성과학기술인 롤모델 부재와 결혼 이후

생애주기로 인한 경력 단절 때문이다

ldquo일과 가정 양립시킬 수 있는 환경 조성에 노력rdquo

실제 과학기술인으로서 전문성을 갖추기 위해서는 학부 과정 4

년과 석middot박사 과정 5~7년을 거쳐 외국유학까지 일반적으로 10

년 이상의 시간이 필요하다

결국 평균 나이 32~35세가 되어 결혼 적령기를 넘어서게 되

고 가임 가능성도 상당히 감소한다 여성으로서의 삶과 과학기

술인으로서의 전문성이라는 양갈래 길에서 고학력 여성과학기

술인들의 고민은 커질 수밖에 없다 박 대통령이 경력단절 여성

의 지원을 강조한 이유이다

현재 정부는 미래부 산하 한국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를 통

해 여성과학기술인들을 위한 다양한 지원프로그램을 개발 제공

하고 있다

미래창조과학부 미래인재기반과 정동준 사무관은 ldquo여성과학

기술인들의 신규 채용 및 보직middot승진자 비율이 증가한 것은 매우

바람직하다rdquo며 ldquo더욱 많은 여성과학기술인들이 일과 가정을 양립

시킬 수 있는 환경에서 연구하도록 제도적 지원을 다하겠다rdquo고 말

했다 글middot최재필 기자

한국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

여성과학기술인 육성과 지원의 첨병 역할

여성과학기술인 육성과 지원의 첨병은 미래창조과학부 산하 재단법인

한국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WISETmiddotCenter for Women in Science

Engineering and Technology 이하 위셋)이다

2011년 출범해 올해로 3년째를 맞는 위셋은 여성과학기술인을 위한

정책 및 기획기능 수행은 물론 여성과학기술인의 전 생애주기에 걸친

통합 지원을 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여성과학기술인 지원사업인 lsquo4W

사업rsquo이다 4W 사업은 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WIST) 여성과학기술

인middot여학생 멘토링 프로그램(WISE) 여학생 공학교육선도대학지원사업

(WIE) 여성공학기술인력양성사업(WATCH21)이다

특히 위셋은 여성과학기술인 양성을 위해 다양한 사업을 추진한다

신진과 경력 여성과학기술인력 지원 사업 중middot고middot대학교의 이공계 여

성인재 육성 사업 등이 주요 내용이다

이를 위해 공학분야 진학 촉진을 위한 여학생 공학주간 행사를 전국

적인 규모로 운영하고 있고 여대학(원)생 공학연구팀제와 멘토링 펠로

우 프로그램을 통해 이공계 여성들을 위한 창의적인 경험도 제공한다

또한 프로그램 형태였던 위셋 아카데미를 사업화시켜 좀 더 체계적

으로 운영한다 2월부터 시작된 위셋 아카데미는 올해 과학기술 분야

여성 일자리 창출을 목표로 대학생 미취업자 경력단절여성 비정규직

등 이공계 여성 3500명 교육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아카데미 운영내용

은 경력단계별로 3단계 주기(경력단절 복귀rarr경력도약 성장rarr리더양

성)로 나눠 짜여졌다

진로진학상담교사협의회와 업무협약(MOU)을 맺어 전국 진로진학

상담교사를 통해 이공계 분야에 대한 기회를 알리고 특히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가진 여성과기인을 위해 글로벌 스타트업(Start-up) 과정을

지원할 계획도 갖고 있다

이밖에도 고용기관과 구직자 사이의 중개 네트워킹 기회 제공과

일middot가정 양립 운영모델 개발 벤처와 협동조합 설립 지원 사업 등 여성

과학기술인의 역량 함양을 위한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과 네트워킹 기

회도 제공한다

문의 02-6411-1000 wwwwisetr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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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2014414 위클리 공감

대 전시 유성구에 본부를 둔 국방과학연구소는 국내 유일의

국방연구개발 전문기관이다 주성진(50) 박사는 국방과학

연구소의 제1호 여성 연구원이다

ldquo운이 좋았어요 대학 졸업 무렵 남자 동기들이 병역특례기관

인 국방과학연구소에 지원하는 모습을 보고 함께 지원했는데

동기들은 군대 보내고 제가 들어오게 된 거예요 하하rdquo

주 박사를 국방과학연구소 인근 대전국립현충원의 호국장비

야외전시장에서 만났다 전시장의 구형 전투기와 초계기 등의 모

습은 지금의 국방과학연구소 이미지와 대조적이다 자주국방을

목표로 1970년 설립된 국방과학연구소는 우리의 국방과학기술

수준을 세계 230여 국가 중 10위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데 중추

적 역할을 해 왔다

한양대 수학과를 졸업한 주 박사는 1989년 2월 연구소에 입

소 그간 국무총리 표창 여성과학자상 국방부 장관 표창 방위

사업청장 표창 국방과학상 등을 수상했다

ldquo대부분의 무기체계 관련 연구는 수많은 연구원의 협력으로

개발됩니다 그 과정에서 수상도 하게 된 것이죠rdquo

국방과학연구소는 대덕특구의 30개 정부출연연구기관 중 유

일한 국방부 산하 기관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덕특구에서

가장 여성친화적인 연구기관으로 꼽힌다 그 중심에는 주 박사를

중심으로 한 여성 연구원들의 적극적인 활동이 있었다 약 3천명

의 국방과학연구소 직원 가운데 여성이 약 300명이고 이 중 100

명 정도가 연구원이다

ldquo제가 연구소에 들어왔을 때에는 여자화장실이 없는 건물도

있었지만 지금은 새로 건물을 지을 때 모성보호실을 어디에 둘

지부터 고려할 정도로 여성친화적인 기관으로 변모했습니다rdquo

국방과학연구소는 2008년 4월 여성개발위원회를 정식 조직

으로 구성해 이 위원회를 중심으로 일middot가정 양립을 위한 활동을

과학기술 여성파워시대 국책기관 연구직기획특집

추진해 왔다 그간 대전 본부 내에 7개의 모성보호실을 설치했으

며 남성 직원을 위한 lsquo배우자 출산휴가제rsquo 도입을 이끌었다

또한 대전시 초middot중middot고교를 대상으로 과학특강 이공계 여대생

과의 멘토링 활동 연구소 내 경력 멘토링 활동 등을 추진했다

주 박사는 대한여성과학기술인회 수석총무 등 외부활동을 통해

서도 여성친화적인 연구개발 환경 조성에 힘쓰고 있다

ldquo대덕특구 내 10여 개 연구원 대표들이 월 1회 정기적으로 모임

을 갖고 여성친화적인 연구환경 조성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고 있

습니다 어떤 때에는 벤치마킹을 하면 쉽게 풀리는 일도 있어요rdquo

그는 lt누가 뭐래도 우리는 간다 이공계를 지망하는 여학생

을 위한 여성과학자 20인의 멘토링gt에 공저자로 참여(2010년)하

는 등 이공계 여대생들의 멘토로 활발히 활동해 왔다 그 역시 같

은 연구단지 연구원이던 남편과 결혼해 아들 둘을 키우면서 일

을 병행하는 어려움도 적지 않았다고 했다

ldquo똑같은 말을 해도 여자라서 그러나 하는 시각도 있었고 여자

를 출장 보내도 괜찮을까 하는 걱정도 있었지요 아직도 이공학

분야에서 여성은 소수에 해당합니다rdquo

ldquo위기가 기회 일단 하고 본다rdquo가 첫번째 신조

주 박사는 이공계 여대생들에게 멘토로 활동하며 가장 많이 들

려주는 말이 ldquo신조를 가져라rdquo라고 했다 그의 첫번째 신조는 lsquo위기

가 기회rsquo이다 주 박사는 원래 고교 때 문과였다가 너무나 수학 공

부가 하고 싶어 수학과를 지원했다 그런데 막상 대학에 가니 수

학2와 물리를 배우지 않아 애를 먹었다 이를 밤샘 공부로 극복

했다 그랬더니 오히려 동기들보다 실력이 나아지더라는 것이다

ldquo연구소 선택도 일종의 위기였어요 어릴 때부터 장난감 무기

를 갖고 놀고 군 복무를 해야 하는 남자들에게 무기는 lsquo본능rsquo에 가

까웠지만 여자인 저는 일일이 공부하고 외워야 했으니까요 하

ldquo국방기술 발전에 기여하는 보람 가져rdquo국방과학연구소 첫 여성 연구원 주성진 박사 ldquo신조를 갖고 넓은 눈으로 도전하라rdquo

24-25-기획-주성진indd 24 2014-04-11 오전 14718

위클리 공감 2014414 25

김성

태 기

지만 그걸 공부로 극복하니 상도 받고 자리를 찾게 되더군요rdquo

이와 함께 lsquo이건 죽어도 아니다가 아니라면 일단 해 본다rsquo 그리

고 lt채근담(菜根譚)gt의 한 구절인 lsquo독수리는 조는 듯이 앉아 있

고 호랑이는 앓는 듯이 걷는다(응립여수 호행사병 鷹立如睡

虎行似病)rsquo를 신조로 꼽았다

ldquo독수리와 호랑이는 나는 것 걷는 것의 왕인데도 평소 모습은

초라하지요 이를 통해 두 가지 교훈을 얻는데 하나는 평소 내가

발톱 세우고 이빨 보이면 친구가 없다는 의미이고 또 다른 의미

는 남 역시 겉은 초라해 보여도 그 안에 독수리와 호랑이의 위엄

을 갖고 있을 수 있다는 교훈입니다 이 말에 학생들이 많이 공감

하더군요rdquo

여성 불모지에서 이 같은 깨달음을 얻으며 자신의 영역을 구

축해 온 주 박사는 현재 대외협력실장을 맡고 있다

ldquo최근 국방연구개발의 패러다임이 민간 참여 개방형 연구개발

을 지향하고 도전적middot창의적인 신기술 개방을 추진하는 방향으

로 바뀌고 있습니다rdquo

국방과학연구소는 지난 40년간 보이지 않는 곳에서 국방의 초

석을 닦았을 뿐 아니라 390여 개의 국방 기술을 민간과 방위산

업체로 이전하여 1조1200억원의 부가가치를 창출했다 주 박사

는 대외협력실장으로서 오는 5월 31일 경기도 일산 킨텍스에서

민군기술협력 페스티벌과 연계해 열리는 국방기술거래장터

(DTiMS) 게재 기술을 활용한 lsquo청년창업 경진대회 및 사업화 아

이디어rsquo 사업 진행도 맡았다

ldquo이공계 여대생뿐만 아니라 모든 남녀 지원자들에게 하는 말

이지만 우리 연구소에는 문middot이과 모든 전공자가 일하고 있습니

다 다른 연구소들도 lsquo정보rsquo나 lsquo한의학rsquo 등 이름이 붙는다고 관련

전공자만 선발하는 게 아니니 시야를 넓게 가지고 도전하기 바랍

니다rdquo 글middot박경아 기자

국방과학연구소의 첫 여성 연구원인 주성진 박사는 자신의 연구가 국가 안보에 보탬이 됐다는 것에 보람을 느낀다며 여성 이공계인들에게 소신을 갖고 넓은 눈으로 연구기관에 도전해 볼 것을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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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2014414 위클리 공감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뇌과학연구소 신경과학연구단

의 허여울(31) 박사는 올해 2월 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

(UST)를 졸업한 젊은 과학자다 박사후 과정을 밟으며 이제 막

과학자로서의 첫발을 내디딘 그에게 최근 좋은 소식이 날아들었

다 미국 해양생물연구소(MBL)가 주관하는 lsquo그라스 펠로우십

프로그램rsquo에 선발된 것이다 MBL은 55명의 노벨상 수상자를 배

출한 세계적인 비영리 사립연구소다

MBL 그라스 펠로우십은 신경과학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두

각을 나타내는 소수의 젊은 연구자들을 글로벌 석학들과 연결해

네트워크를 구축토록 하고 실험실을 직접 운영하는 기회를 제공

하는 프로그램이다 우수한 인력에게 체계적인 프로그램을 제공

할 뿐 아니라 체류비와 연구 비용 일체를 지원하는 것으로 유명

하다 전 세계 지원자들 가운데 매년 10명 안팎의 연구자만 선발

하는 이 프로그램에 국내 석middot박사 출신이 선발된 것은 이번이 처

음이다

허 박사는 ldquo지난해 MBL 교류프로그램에 참여했을 때 그라스

펠로우십 프로그램에 대해 처음으로 알게 됐다rdquo며 ldquo직접 실험실

을 구성해 주도적으로 연구할 수 있고 세계적인 연구자들과 교

류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어 기쁘다rdquo고 말했다 그는 ldquo3개월이

라는 비교적 짧은 기간 동안 수행하기에 의미 있는 프로젝트를

한국에서는 건강식품으로 분류되는 오미자차 인삼차 등 건강보

조식품을 일본에서 판매하기 위해서는 약사법에 의한 제조middot판

매middot수입 면허 및 허가middot승인이 필요하다 일본의 복잡한 수입 및 허가 절

차로 인해 많은 한국업체들이 오미자차 인삼차 수출을 포기하고 있다

(위생 및 식품 검역조치 사례)

허여울 박사는 5월부터 3개월 간 세계적인 석학들과 함께 신경과학 연구에 매진할 계획이다

과학기술 여성파워시대 세계로 나아가다기획특집

ldquo섬세하고 꼼꼼함과학분야엔 장점rdquo

KIST 허여울 박사 국내파 박사 최초 미국 해양생물연 구소 lsquo그라스 펠로우십rsquo 뽑혀

26-27-기획-허여울indd 26 2014-04-11 오전 14803

위클리 공감 2014414 27

제시한 것이 주효했던 것 같다rdquo고 덧붙였다

허 박사는 박사학위 과정 중 관심을 가진 통증 관련 연구를 주

제로 제안서를 작성했다 그는 오는 5월부터 8월까지 MBL에서

대뇌 피질 내에 있는 다양한 신경세포들 중 통증 감소와 관련된

세포의 종류를 밝히는 일을 하게 된다

허 박사는 ldquo세포들이 특정 자극에 어떻게 반응하는지 알아보

고 특정 자극이 통증의 감소를 가져오는 작동 메커니즘을 규명

하는 연구를 진행할 예정rdquo이라며 눈을 반짝였다

ldquo고교 졸업 무렵엔 이공계 기피현상에 진로 고민도rdquo

허 박사는 국내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미국 오하이오주 그린넬대

학에 진학해 생화학을 전공했다 사람이 어떻게 생각을 하게 되

는지 그 원리가 궁금해 관련 수업을 수강한 것을 계기로 신경과

학 분야의 길로 접어들었다 그는 ldquo생물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화

학 공부가 필수라는 말에 기초과학 분야인 생화학을 전공으로

택했다rdquo며 ldquo반면 신경과학은 수학middot물리middot생물middot기계 등 학생들의

출신 전공이 저마다 다를 정도로 광범위한 융합적인 영역이라 흥

미로웠다rdquo고 말했다

학부를 마친 후 한국으로 돌아와 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

석middot박사 통합과정에 진학했다 주변 유학생들이 주로 해외 석middot박

사 과정을 선호하는 것과 달리 국내 대학을 선택한 것이다 허 박

사는 ldquoUST 신경과학 전공의 경우 커리큘럼과 강의의 질이 해외

석middot박사 통합과정과 견줄 만하도록 짜임새 있게 짜여져 있다rdquo며

ldquo여러 연구원들로 이루어져 있는 학교인 만큼 다른 전공의 학생

들과 교류를 장려하여 타 전공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요즘에

화두가 되는 융합연구를 진행하기에 유리한 면이 있다rdquo고 말했

다 국가 연구소인 만큼 최신 연구장비가 잘 갖춰져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었다

한국에서 대학을 나왔다면 lsquo02학번rsquo이었을 그는 ldquo고등학교를

졸업할 당시 학생들의 이공계 기피현상이 심해 진로에 대한 고민

도 많았다rdquo고 말했다 어려운 연구 환경과 과학자에 대한 인식 부

족이 가장 큰 문제였다 그는 ldquo아직까지 의사나 다른 전문직에 비

해 과학자에 대한 대우가 좋지 않은 게 국내 현실rdquo이라며 ldquo기초

학문을 연구하는 과학자들이 자부심을 갖고 일할 수 있도록 환

경이 개선됐으면 좋겠다rdquo고 말했다

어려운 현실과 달리 성별을 떠나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기에 과

학만큼 객관적인 분야도 없을 것이라는 게 허 박사의 생각이다

그는 ldquo과학의 긍정적인 면 중 하나가 세계 어느 나라 사람과도 과

학이라는 관심 분야 하나로 교류하고 공동 연구를 할 수 있다는

점rdquo이라며 ldquo국적이나 나이 성별로 차별당할 일이 없다rdquo고 말했

다 그는 ldquo오히려 여성 특유의 섬세함과 꼼꼼한 일 처리 능력이

과학에 있어서는 장점으로 작용할 때가 많다rdquo고 덧붙였다

허 박사는 MBL 파견을 앞두고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그는

ldquo책임자급 연구원이 되기 전에 스스로 계획을 세워 연구할 기회

가 생겨 기쁘다rdquo며 ldquo이번 펠로우십 경험과 네트워크를 잘 활용해

앞으로도 계속 미지의 세계인 신경과학 분야에서 인류에 도움이

되는 연구 성과를 내고 싶다rdquo고 포부를 밝혔다

올 여름 세계적인 연구소에서 연구에 매진할 생각에 들뜬 그

는 lsquo여성rsquo이나 lsquo국내 최초rsquo라는 타이틀을 제하더라도 충분히 빛나

는 과학자의 모습 그대로였다 글middot허정연 사진middot지미연 기자

KIST 허여울 박사 국내파 박사 최초 미국 해양생물연 구소 lsquo그라스 펠로우십rsquo 뽑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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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2014414 위클리 공감

과학기술 여성파워시대 ITmiddot문화 융합 시도기획특집

서울대 라틴아메리카연구소의 백미숙 문화기획팀장은 통신

기술 개발의 선구자다 1980년대 중반 대덕연구단지에서

유선전화 교환기를 개발한 것을 시작으로 이동통신 화상통신

데이터통신 무선랜 공유기에 이르기까지 20여 년 넘게 통신장

비 개발을 주도해 왔다 백 팀장의 연구를 통해 통신기술 분야에

등록돼 있는 특허만도 7건이다 2011년부터 그는 오랜 꿈이었던

문화기획을 맡아 IT연구 경험을 살려 문화와 융합하기 위해 새롭

게 도전 중이다

그의 첫 연구 성과인 전전자교환기(TDX-10)는 각 가정에 유

선전화 공급을 늘리는 데 큰 기여를 했다 전전자교환기는 쉽게

말해 통화할 수 있게 연결해 주는 컴퓨터로 교환기 개발 전인

1980년대 초반만 해도 국내 기술이 없어 미국middot스웨덴 등의 수입

통신장비에 의존해야 했다 백 팀장은 대덕연구단지 연구원으로

국산 교환기를 개발하는 데 참여해 성공했다 그는 ldquo국산 교환기

개발로 유선전화를 어느 집에서나 쓸 수 있게 돼 자긍심도 있었

다rdquo고 말했다

10여 년 넘게 대덕연구단지에 있다가 1997년부터 2006년까지

대기업과 벤처기업 등을 거치며 통신기술 연구에 매진했다 휴대

폰이 막 상용화될 무렵인 1990년대 후반 현대전자(현 SK하이닉

스)의 책임연구원으로 이미 화상통신과 데이터통신용 핵심망 개

발을 마쳤다 벤처기업인 아이피원에서는 국내 처음으로 무선랜

공유기를 개발하는 데 성공해 KT에 납품하기도 했다 그 덕분에

아이피원은 매출 150억원 직원 수 50여 명의 회사로 성장했다

백 팀장은 ldquo통신기술은 빠르게 변하기 때문에 늘 현재 쓰는 기술

보다 한 발 앞서 고민해야 했다rdquo고 말했다

오랜 연구 성과로만 보면 과학자가 천성인 것 같지만 원래 그

의 꿈은 예술가였다 머리 속의 생각을 마음대로 그려낼 수 있는

화가를 꿈꾸던 무렵 부모님의 반대로 미대 진학은 포기해야 했

ldquo여성인 것을 잊으라 프로정신을 가지라rdquo서울대 라틴아메리카연구소 백미숙 문화기획팀장 ldquo못 이룬 예술가의 꿈이 보여요rdquo

지미연 기자

ldquo현 시대에 가장 필요한 것을 생각하고 만들어내는 게 과학자의 매력이에요rdquo 백미숙 팀장은 20여 년 넘게 통신기술을 연구한 베테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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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 공감 2014414 29

다 ldquo어릴 때 백화점의 쇼윈도를 보며 저 공간에 이야기를 입히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때부터 이미 문화에 관심이 많았던

거죠 벤처기업을 그만둔 후 미국 맨해튼에 갔더니 거리 문화가

흥미로웠습니다 그런 걸 보면서 문화와 IT를 접목하고 싶은 마

음이 들었어요rdquo

인사동 홈페이지 만들며 ITmiddot문화 융합 가능성 느껴

인사동 홈페이지(wwwhiinsacom)를 만든 것은 ITmiddot문화를 융

합하려는 첫 시도였다 문화 강좌를 듣고 축제 기획을 하며 경험

을 쌓다가 우연한 기회에 홈페이지 제작을 맡게 됐다 서울 인사

동을 하나의 브랜드로 만들기 위해서는 정보를 모아놓은 홈페이

지가 필요하다는 생각으로 진행한 프로젝트였다 그의 IT연구 경

험이 강점이 됐다 홈페이지 제작을 마친 후 지난해 종로구청으

로부터 공로상도 받았다

ldquo기술만 알면 사무적인 홈페이지가 되는 경우가 많고 문화만

잘 알면 적재적소에 기술을 활용하기 어렵잖아요 문화와 기술

두 가지를 모두 이해하고 있어서 재미있었어요 lsquo이 정보는 이쯤

에서 찾게 하면 좋겠구나 이 콘텐츠는 이런 방법으로 보여주면

흥미롭겠구나rsquo 하며 홈페이지를 만들 수 있었죠 잘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았을 때 ITmiddot문화 융합에 대한 가능성을 느낄 수 있었

어요 뿌듯했죠rdquo

IT 기술을 기반으로 문화를 생생하게 알리는 것이 백 팀장의

목표 중 하나다 그래서 증강현실이나 가상현실에 관심이 많다

현재는 서울대 라틴아메리카연구소에서 문화기획을 맡고 있다

언젠가는 생생하게 문화체험을 할 수 있도록 증강현실이나 가상

현실 등의 기술을 문화체험용 웹에 구현해 보고 싶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여성 과학자를 꿈꾸는 후배들에게 백 팀장은 ldquo여성인 것을 잊

으라rdquo고 당부했다 ldquo연구를 하다 보면 야근middot밤샘작업middot출장 등이

많아요 여성이 하기 힘든 부분이 분명 있죠 하지만 여성이기 이

전에 프로정신을 갖고 전문가가 되어야 합니다 여성이 아니라 일

하는 사람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뛰어들어야 성과를

낼 수 있죠rdquo 실제 그가 연구했던 한 팀의 경우 16명 중 15명이 남

성이었던 적도 있었다 하지만 백 팀장은 ldquo아이를 함께 돌봐야 해

서 힘들었지만 야근도 밤새는 일도 동료들보다 더 많이 하려 노

력했다rdquo고 말했다

그는 ldquo과학자로 성공하는 데 여성이 갖는 장점도 많다rdquo고 덧붙

였다 그 중 하나로 lsquo직감rsquo을 꼽았다 ldquo연구하면서 여성이 갖는 직

감이 장점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남성은 웬만큼 결과

가 보여야 판단하는 데 비해 여성은 상황의 맥락과 뉘앙스 등을

감지해 연구방향 수정 등에 대한 판단을 빨리 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대개의 여성이 남성보다 섬세하기 때문에 갖는 장점

이죠rdquo

그러면서 과학자가 되더라도 과학뿐 아니라 lsquo융합rsquo을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의료나 건축middot예술middot문화 등 다양한 분야와 과

학이 융합할 때 시너지를 낸다는 것이다 ldquo호기심을 가지고 다양

한 분야를 살펴봐야 합니다 궁금증이 많아야 해요 중요한 것은

호기심에 머무르지 않고 해결 방안까지 같이 고민해야 한다는 점

입니다 정보를 많이 얻고 이를 토대로 분석하는 습관을 길러야

합니다rdquo 글middot남형도 기자

백미숙 팀장이 2012년 만든 인사동 홈페이지(wwwhiinsacom) 초기 화면 1초 간격으로 바뀌는 인사동 사진을 전면에 시원하게 배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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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2014414 위클리 공감

ldquo그 때만 해도 금세 (직장을) 얻을 수 있을 거라 lsquo착각rsquo했지

요rdquo 이화여대 컴퓨터공학과 변해선(38) 연구교수는 요

즘 말로 lsquo경단녀(경력단절 여성의 줄임말)rsquo였다 연년생 두 아이를

키우는 엄마의 삶은 공학관 연구실의 작은 컴퓨터와 집뿐이다

ldquo아이를 둘 키워보면 전혀 다른 세계를 만나게 될 거예요rdquo 변 교

수는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의 지원으

로 복직에 성공하면서 두 마리 토끼를 잡고 있는 lsquo슈퍼 맘rsquo이다

고등학생 시절 컴퓨터 활용이 재미있었다는 변 교수는 소프트

웨어 전문가를 꿈꾸며 하루 9시간 이상 모니터 화면과 씨름했다

대학에 들어가서도 꾸준히 그 길만 고집했다 여성이라 불리하다

는 생각도 전혀 없었다 ldquo제가 학교를 다니던 1990년대 중반만 해

도 한창 인터넷 붐이 일었고 컴퓨터 업계에서는 경쟁력이 있었어

요rdquo 그래서 항상 lsquo하면 되겠구나rsquo 싶은 자신감이 있었다 딱 출산

전까지는 그랬다

박사학위를 받기 이틀 전 첫아이를 낳았다 변 교수는 이때부

터 모든 삶이 계획과는 다르게 흘러가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는

꾸준히 해 왔던 연구를 쉬면 도태된다는 생각에 산후조리 2개월

만에 lsquo박사후 연구원rsquo이 되었다 ldquo생후 3개월도 안 된 아이를 어린

ldquo아이들이 자랑할 엄마과학자 돼야죠rdquo변해선 이화여대 컴퓨터공학과 연구교수 ldquo참 어렵게 이 자리에 돌아왔어요rdquo

지미연 기자

한국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의 lsquo여성 과학인 경력복귀지원 사업rsquo을 통해 현업에 돌아온 변해선 교수는 ldquo(경력단절 기간 동안) 급변하는 IT 분야에서 어린 친구들이나 해외 박사들이 많아 쉽게 뒤처질 수 있다는 생각에 조급했다rdquo고 말했다

과학기술 여성파워시대 경력단절 딛고 복귀기획특집

오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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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 공감 2014414 31

이집에 맡기기 시작했어요rdquo

하지만 첫째를 출산한 지 8개월 둘째가 lsquo덜컥rsquo 생겨 버렸다 연

구 논문을 구상하기도 벅찬 시간 점점 무거워지는 몸을 이끌고

연구와 육아를 감당하기가 어려워졌다 임신 6개월째 그는 연구

실을 떠났다 박사후 연구원 1년차였다 ldquo떠날 때만 해도 금세 복

귀할 수 있을 줄 알았지요rdquo

연년생 두 아이의 육아는 그에게 lsquo충격적rsquo이었다고 한다 ldquo한 아

이만 키우는 것과는 완전히 달랐어요 새벽에 일어나 둘째에게

우유를 타주고 기저귀 갈아주고 첫째 옷 갈아입히고 그렇다고

(아이가) 인형처럼 가만히 있나요 한창 움직이면서 시리얼 엎고

어지럽히고hellip 잠깐 안 보는 새 연구 중인 모니터 앞에서 키보드

를 쿵쿵 두들기고 있질 않나 매일이 아찔했죠rdquo

한국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 덕에 연구현장 복귀

연구실이 그리워졌다 하지만 공백은 컸다 여기저기 지원해 봤지

만 계속 고배를 마셨다 그렇게 1년 2개월의 시간이 흘렀다 변 교

수의 세부 전공인 컴퓨터 네트워크 분야는 점점 길이 좁아졌다

그는 ldquo특히 IT분야는 워낙 급변하는데다 어린 친구들이나 해외

박사들이 많아 쉽게 뒤처질 수 있다는 생각에 조급한 마음도 있

었다rdquo며 ldquo막막하고 답답하고 불안한 시간이었다rdquo고 회고했다

그러던 어느날 메일이 도착했다 한국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

터(WISET)에서 lsquo2013 여성 과학인 경력복귀지원 사업rsquo을 한다는

모집공고였다 2012년에 시작한 이 사업에는 대학연구원 모집도

포함됐다 간절한 마음으로 지원서를 썼다 ldquo합격 통보를 받고 정

말 기뻤지요 공부했던 모교인데다가 일과 육아 두 마리의 토끼

를 잡을 수 있는 환경이 주어진 거죠rdquo

기쁜 마음으로 모교에 복귀했지만 적응은 쉽지 않았다 연구

와 육아를 병행하는 일은 생각보다 만만치 않았다 오히려 극심

한 우울증을 겪어야 했다 부부싸움도 늘고 엄마로서 해서는 안

될 생각까지 했다고 한다 포기하고 싶은 순간 변 교수는 오기가

생겼다 퇴근 후 밤 9~10시에 아이를 재워놓고 새벽 1시에 알람

을 맞춰 뒀다 쪽잠을 자고 일어나 연구에 몰입했다 ldquo경쟁에서

뒤처져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점점 커지더라고요rdquo 그는 이런 각

고의 노력 끝에 지난해 11월 교육부에서 주관한 lsquo리서치펠로우

프로젝트(모바일 클라우드 컴퓨팅 상호작용 지연 최소화를 위한

복합프레임워크 개발)rsquo를 맡으면서 연구교수가 됐다

요즘의 꿈은 두 가지다 ldquo연구자로 우리나라 소프트웨어 분야

에 기여할 수 있는 연구 실적을 내는 거죠 지금 실험이 마무리

단계에 있고요 조만간 논문을 발표할 예정입니다rdquo 그는 연구 이

야기를 하면서 커다란 눈을 반짝였다 두번째 꿈은 더 인상적이

었다 ldquo아이들에게 자랑스러운 엄마가 되는 거요 나중에 커서 아

이들이 lsquo우리 엄마는 과학자rsquo라고 자랑스러워할 수 있었으면 좋겠

어요rdquo 글middot박지현 기자

한국여성과학기술인 RampD 경력복귀지원 사업이란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가 출산middot육아 등으로

경력이 단절된 이공계 출신 여성(여성과학기술인)에 대해 다시 연구 현

장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업이다 여성들이 연구 현장 복귀

를 준비할 때부터 일자리에 정착할 때까지 패키지 형태로 지원한다

재취업 역량 진단을 통한 맞춤형 준비교육과 직업상담 일자리 추천

등을 한다 지속적으로 경력을 유지middot발전시킬 수 있도록 취업 중개도

돕는다 복귀 사업의 지원 규모는 여성 과기인 1인당 2천만원 이내로 최

장 3년까지 지원된다 2012년과 2013년 두 차례에 걸쳐 여성 과학자 복

귀사업을 벌였는데 70명 모집에 153명이 몰렸다 이 사업을 통해 현장

으로 돌아온 여성 과학기술인은 2012년 39명 2013년 58명이었다 이

들은 지금까지 국내외 학술지 논문 30편과 특허출원 9건을 내는 등 두

드러진 성과를 보이고 있다

문의 02-6411-1011~2 wwwwisetrekrreturn

ldquo두 아이의 육아를 연구와 병행하는 일은 생각보다 너무 어려웠다rdquo는 변 교수는 아이들에게 자랑스러운 과학자 엄마가 되고 싶다고 했다

오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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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2014414 위클리 공감

과학기술 여성파워시대 과학과 인문학 통섭기획특집

ldquo미국 유학시절 아이가 아플 때면 유치원을 보낼 수도 내

가 학교 수업에 빠질 수도 없어 발을 동동 구른 적이 한

두 번이 아니었어요rdquo

45년간 화학을 연구해 온 황영애(68) 상명대 명예교수는 아직

도 그 시절만 떠올리면 가슴 한 편이 쿡쿡 아려온다 함께 박사과

정을 밟은 남편은 아이 문제나 집안일에 있어서 늘 뒷전에 있는

데 반해 과학자이기 전에 lsquo엄마rsquo였던 황 교수에게는 학업과 가정

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게 여간 고된 일이 아니었다

ldquo어느 분야나 일과 가정을 양립시키는 일이 쉽진 않겠지만 과

학 분야에서도 여성에게 유리한 점은 결코 없었어요 사회생활에

있어서의 문제라기보다는 결혼이나 육아로 인한 가정의 문제였

죠 혹자는 연구직이면 그래도 좀 편하지 않으냐고도 하는데 흔

히 생각하듯 하나 더하기 하나를 해서 원하는 결과가 나오는 게

아니니까요 밤새도록 실험하는 일도 잦은데 아이를 둔 엄마로서

는 쉬운 일이 아니죠rdquo

lt세계문학전집gt 읽기를 좋아하던 부끄럼 많던 여고생은 화학

수업을 하던 총각 선생님을 짝사랑하며 흥미가 생겼다 선생님이

아닌 화학과 본격적인 사랑에 빠진 건 이듬해 대학에 입학하면

서부터다

그가 대학에 입학하던 해 서울대 화학과 정원 30명 중 여학생

은 4명뿐이었다 황 교수는 ldquo그 정도면 당시로서는 적지 않은 수rdquo

라며 ldquo진로를 정하는 데 있어 여자 동기들과 선배들의 도움을 많

이 받았다rdquo고 말했다 이공계 여대생이 극히 드물던 시절 결혼middot

육아에 대한 고민을 나눌 유일한 대상은 처지가 비슷한 동료들

뿐이었다

ldquo흔히 여성 과학자의 강점으로 섬세함을 꼽는데 저는 손끝이

야물지를 못했어요 실험할 때는 꼼꼼함이 필수인데 그렇지 못해

ldquo화학에서 인생과 인문학을 보았어요rdquo황영애 상명대 명예교수 ldquo교수법에 응용해 제자들 이해 도와 보람 느껴rdquo

공부가 힘들게 느껴질 때도 많았어요 오랫동안 공부해 온 저도

그런데 학생들은 오죽할까 싶어 어떻게 하면 좀 더 쉽고 즐겁게

가르칠 수 있을까 고민했죠rdquo

그 고민의 해답은 인생에 있었다 황 교수는 화학적 원리에 인

간 관계를 대입해 강의했다 그는 ldquo과학으로서 화학을 바라보면

어렵게 느낄 수 있는 것도 인생에 빗대면 쉽게 이해되는 부분이

많다rdquo고 설명했다

ldquo과학 대중화가 곧 과학 발전rdquohellip 중middot고교 무료강의 희망

ldquo화학은 정확한 학문이에요 하나가 모자라면 상대방에게 내 것

을 내어주는 게 기본 원리죠 어느 물질 하나 무의미한 건 없어

요 가령 촉매제를 예로 들면 촉매라는 건 두 가지 물질이 반응

할 때 그걸 도와주는 물질이에요 그 반응에 적극적으로 참여하

면서도 자체 생성물을 만들지 않는 희생적인 물질이죠 제 할 일

을 묵묵히 하면서도 과시하지 않는 모습이 우리 인생에 깨달음

을 주지 않나요rdquo

lsquo화학에서 인생을 배웠다rsquo고 말하는 제자들이 하나 둘 늘어날

때마다 그의 보람도 늘었다 제자 중에는 그의 교수법을 벤치마

킹해 교단에 선 이들도 있단다 인문학적인 강연으로 과학적 이

해를 돕는 그의 수업 방식은 어찌 보면 대립각을 세우는 일로도

보인다

그러나 그는 인문학을 넘어 종교에서도 과학적 원리를 발견한

다 뒤에서 힘을 보태주는 중성자 이야기로는 lsquo겸손rsquo을 플라스마

의 산화 정신으로는 lsquo순교자의 삶rsquo을 풀어낸다 필수원소와 독성

원소는 lsquo선을 가장한 악rsquo을 제설제와 부동액은 lsquo기도와 눈물rsquo의 의

미를 이해하게 한다

ldquolsquo과학과 종교의 만남rsquo이라면 흔히 성경에 나오는 일을 과학적

32-33-기획-황영애indd 32 2014-04-11 오전 15113

위클리 공감 2014414 33

으로 증명하는 내용일 것이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아요 하지

만 저는 종교적 현상을 설명하거나 증명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화

학이라는 학문이 신앙을 받아들이는 데 어떻게 도움이 되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어요 인문학도 그런 의미에서 과학과 대

치 관계에 있는 것이 아니라 접점에 있는 학문이라고 생각해요rdquo

황 교수는 자신의 강의 내용을 바탕으로 lt화학에서 인생을 배

우다gt lt화학에서 영성을 만나다gt라는 책을 출판했다 그 중 lt화

학에서 인생을 배우다gt는 교육부가 선정한 우수 과학도서로 꼽

히기도 했다

그는 저서를 내는 데 그치지 않고 직접 중middot고등학교를 돌며 무

료 강의를 펼치고 싶은 소망을 품고 있다 과학의 대중화가 곧 과

학의 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믿음 때문이다

ldquo과학 그 중에서도 기초과학 분야는 정말 중요한 학문입니다

기초과학이 튼튼해야 응용 분야도 발전할 수 있죠 미래 과학의

기초를 다지는 데 제가 조금이나마 역할을 할 수 있기를 바랍니

다rdquo 글middot허정연 기자

전민

규 기

황영애 명예교수는 45년간 화학을 연구middot강의한 경험을 바탕으로 과학의 대중화에 앞장섰다

32-33-기획-황영애indd 33 2014-04-11 오전 15117

34 2014414 위클리 공감

ldquo철커덩철커덩 삐이익~rdquo

4월 7일 오후 울산 동구 현대중공업 본사 건설장비 시험

장 바닷가 옆에 있는 시험장의 모래언덕에서 거친 기계음을 내

며 굴착기가 앞뒤로 흔들리고 커다란 굴착기 버킷(굴착기 앞부

분에 달려 있는 바구니 모양의 구조물)이 수차례 회전하며 흙을

퍼내는 작업을 한다 굴착기가 움직일 때마다 거센 모래바람에

눈을 뜨기 힘들 정도다

30여 분쯤 지나자 작동을 멈춘 굴착기의 운전실 문이 열리고

선글라스를 낀 채 스카프로 코와 귀를 둘러싸고 안전모를 쓴 운

전사가 내린다 영락없는 건설현장 남성의 모습 같지만 이 회사의

건설장비 설계 분야에서 금녀의 벽을 허문 건설장비개발1부 굴착

기 설계부의 이선경(39) 차장이다

이 차장은 남성의 전유물로 여겨지는 건설중장비 설계 분야에

서 우먼파워를 과시하는 여성 엔지니어다 2001년부터 현대중공

업에서 근무하고 있다 울산대에서 자동차공학을 전공한 그의

업무는 굴착기 설계 및 개발이다

남성 중심의 건설장비 설계를 선택한 데는 lsquo도전정신rsquo이 큰 영

향을 미쳤다 이 차장은 ldquo용도나 중량의 차이는 있지만 자동차나

건설장비의 기본 원리는 비슷하다rdquo며 ldquo여성이라서 하지 못할 것

이라는 선입견을 깨고 싶었다rdquo고 말했다

지금은 14년차의 베테랑 설계사가 됐지만 그의 도전은 처음부

터 녹록지 않았다 lsquo휠로더rsquo lsquo스키드로더rsquo lsquo카울링rsquo lsquo데칼rsquo 등 낯선 건

설장비 전문용어와 기계를 익히는 것에도 진땀을 뺐지만 육체적

피로감은 큰 고충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굴착기 설계 분야는 현장에서 굴착기를 직접

시운전해 보고 현장을 발로 뛰며 남성 작업자들을 만나 의견을

듣는 등 강도 높은 육체노동이 뒤따르는 업무 특성 탓에 여성과

는 특히 거리가 먼 영역으로 여겨져 왔다

과학기술 여성파워시대 현장에 산다기획특집

하지만 이 차장은 이런 선입견을 하나씩 깨뜨렸다 남자 동료

들에게 뒤지지 않기 위해 꾸준한 운동으로 체력을 다지는가 하

면 잦은 야근이나 출장 등에서도 특혜를 받지 않았다 더 나은

제품 개발을 위해 굴착기 운전자격증을 따내는 열성을 보이기도

했다

그는 ldquo설계실뿐 아니라 각종 현장에서 설계한 굴착기가 제대

로 움직이며 작동하는지를 직접 점검하는 등 꼼꼼하게 챙겨야

더 나은 굴착기를 만들 수 있기 때문에 운전자격증까지 따면서

스스로 굴착기 프로가 돼야 한다rdquo고 말했다

이 같은 그의 열정과 여성 특유의 섬세함middot꼼꼼함은 제품의 완

성도를 높이는 데 기여하고 있다 이 회사의 굴착기가 업계의 호

평을 얻은 데는 여성 설계자들의 역할이 컸다는 게 업계의 평가

다 이 차장의 손을 거친 lsquo굴착기 9시리즈rsquo는 세계적 베스트셀러이

다 국내에서는 수년째 부동의 1위를 지키고 있고 해외로도 꾸준

히 수출되는 제품이다

이 차장은 ldquo여성이 보는 관점과 남성이 보는 관점은 다르다rdquo며

ldquo유저 인터페이스를 제품에 완벽히 반영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의

견이 나와야 하는데 그런 측면에서 여성 설계자들이 긍정적 역

할을 한다rdquo고 말했다

ldquo동등한 대우 바라면 당당하고 용감하게 도전을rdquo

여성 설계자들은 개발 업무뿐만 아니라 현장이나 부서에서 활력

소로서의 역할도 톡톡히 한다

이 차장은 ldquo부서 내 여성 설계자가 5명인데 경직된 조직문화

에서 윤활유와 같은 작용을 한다rdquo며 ldquo갈등관계에 있는 발주처와

의 미팅에서는 부드러운 분위기를 만들어내고 친근한 표현과 여

유 있는 태도는 현장 근로자와의 관계 개선에도 큰 역할을 한다rdquo

고 말했다

ldquo섬세함 살려 최고 굴착기 만들어야죠rdquo현대중공업 건설중장비 설계 이선경 차장 ldquo현장을 발로 뛰느라 육체노동 강도 세요rdquo

34-35-기획-이선경indd 34 2014-04-11 오전 15220

위클리 공감 2014414 35

지미

연 기

하지만 남성 중심의 조직에서 힘든 점이 없는 것도 아니다 그

는 ldquo아직까지 여성 직원의 업무능력에 대한 데이터베이스가 부족

하기 때문에 중장비 분야에 대한 여성의 이해도가 낮을 것이라

는 그리고 가정으로부터의 독립성에서도 남성에 미치지 못한다

는 선입견이 있다rdquo며 ldquo하지만 그것은 여성 스스로가 넘어야 할

산rdquo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성들이 스스로 가치관을 세우고

자신의 일에 자신감을 가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ldquo같은 월급

과 동등한 대우를 받기를 바라면서 쉬운 일만 하려고 든다면 어

떤 상사라도 중책을 맡기고 싶어하지 않을 것rdquo이라며 ldquo당당하고

용감하게 도전해야 한다rdquo고 말했다

이어 ldquo섬세하고 부드러운 여성만의 장점을 살려 건설장비 분야

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드는 것이 꿈rdquo이라며 ldquo현장에서 작업자

들과 함께 어울리며 세계 최고의 제품을 설계하고 싶다rdquo는 포부

를 밝혔다 글middot최재필 기자

현대중공업 건설장비개발1부에서 굴착기 설계를 맡고 있는 이선경 차장이 자신이 설계한 제품을 점검하고 있다

현대

중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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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2014414 위클리 공감

과학기술 여성파워시대 기술로 승부기획특집

임형미(47) 한국세라믹기술원 에코복합소재팀장은 지난

2010년부터 산업통상자원부가 추진하는 10대 핵심소재개

발(WPMmiddotWorld Premier Materials)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

다 WPM은 수송기기용 초경량 소재 친환경 스마트 표면처리 강

판과 같은 미래형 신소재들을 개발하는 프로젝트다 임 팀장은

10대 프로젝트 중 한 분야인 나노카본(탄소섬유) 사업단에서 에

너지 절감을 할 수 있는 나노복합소재를 개발하고 있다 이번 사

업단에서 몇 안 되는 여성 책임자이기도 하다 그는 ldquo최근 방열

소재가 주목받고 있는 만큼 고온에서 표면의 전기 절연성을 유지

할 수 있는 세라믹 소재를 연구한다rdquo며 ldquo정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프로젝트인 만큼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rdquo

고 말했다

세라믹은 크게 첨단세라믹과 전통세라믹으로 나뉜다 전통세

라믹은 흙이나 모래 같은 원료를 이용해 불로 구워낸 도자기나

유리 등을 말한다 첨단세라믹은 자동차와 항공우주 등 첨단 기

술을 세라믹에 접목한 소재를 말한다

한국세라믹기술원은 첨단세라믹 연구기관으로 2000년 정부

출연기관으로 출범했다 2009년부터는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기

관으로 바뀌었다 한국세라믹기술원은 에너지환경middot전자middot기초

소재 융합 분야로 나뉘어 연구하고 있다

임 팀장이 이끌고 있는 에너지소재본부 내

에코복합소재팀에서는 세라믹 원료에 해당

하는 나노입자를 더 작게 만들거나 나노입

자의 특성을 응용한 나노기술 개발에 힘쓰

고 있다

그가 2000년 한국세라믹기술원에 입사할

때만 해도 여성 과학기술 연구원은 어디에서도

ldquo나노복합소재 개발 사명감이 큽니다rdquo한국세라믹기술원 에코복합소재팀 임형미 팀장 ldquo과학기술은 가장 진실한 학문rdquo

전민규 기자

임형미 팀장은 산업통상자원부가 추진하는 10대 프로젝트 중 한 분야인 나노카본 사업단에서 책임자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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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 공감 2014414 37

보기 드물었다 또 과학기술이라고 하면 광물 자원 등과 같은 단

일 자원을 개발하는 수준이었다 그러나 한국세라믹기술원이 출

범하면서 변화를 맞았다

각 분야에서 세라믹기술원을 찾기 시작하면서다 당시 이화여

대 화학과를 졸업하고 미국에서 물리화학 박사학위를 받았던 임

팀장은 곧바로 지원했다 입사 지원 당시 전남대와 조선대에서

lsquo박사후 연구원rsquo으로 활동하고 있던 터라 전공을 살릴 수 있는 기

회였고 합격 소식을 들었다 임 팀장은 ldquo남편이 지방에서 근무했

기 때문에 주말부부로 지내야 하는 현실이었지만 남편의 전폭 적

인 지지 속에 일할 수 있게 됐다rdquo며 ldquo남편과 14년째 주말부부 생

활을 하고 있다rdquo고 말했다

ldquo기술개발로 기업middot소비자에 도움 줄 수 있어 뿌듯rdquo

임 팀장은 지난 4월 1일 수석 연구원으로 승진했을 정도로 인정

받고 있지만 그에게도 고비는 있었다 바로 2000년 분체팀으로

입사하면서다 분체(고체 입자가 많이 모여 있는 상태의 물체를

통틀어 이르는 말)는 공학 분야로 이학 전공을 한 그에게는 어려

움이 있었다

그렇게 1년 남짓 연구에 매진하고 있던 2000년 초 당시 한국세

라믹기술원장이 세라믹을 섬유에 응용할 수 있는 프로젝트 팀을

꾸리면서 기회가 온 것이다

그는 전남대에서는 흡착제와 석유화학 공정 등에 쓰이는 첨단

신소재인 제올라이트(제올라이트는 알칼리 금속 또는 알칼리토

류 금속을 함유하는 함수 알루미늄 규산염 광물의 일종) 촉매를

조선대에서는 세라믹 코팅제를 연구했다 그는 ldquo분체팀에 들어갔

지만 전공 분야가 아니어서 힘들었는데 회사에서 복합소재 개

발 얘기를 듣고 바로 참여하게 됐다rdquo고 말했다

그 이후 나노카본 복합소재 개발에 적극 뛰어들었다 그간 성

과도 있었다 대표적인 연구 성과물은 난연제(플라스틱의 내연소

성을 개량하기 위해 첨가하는 첨가제) 개발이다 예를 들어 지하

철 화재 시 인명 피해가 많은 이유는 유독가스로 인한 질식사 때

문으로 난연제 개발도 유독가스를 줄일 수 있는 방안이 된다 전

선소재도 나노입자 크기(한 변의 길이가 1천만분의 1미터 이하)의

무기물을 고르게 분사시키고 불에 잘 타지 않는 성질의 난연제

를 결합시키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임 팀장은 ldquo나노물질의 입자 크기는 눈에 보이지 않지만 나노

기술은 우리의 건강과 환경 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요한 기

술rdquo이라고 말했다

또 기업과 협업해서 개발한 연구도 있다 기술원은 개인 연구

개발도 중요하지만 기업이 필요로 하는 기술도 개발한다 그는

ldquo기술 개발을 하면 기업들에 기술을 이전하기도 하지만 자체 예

산이 많지 않아 예산 확보를 위해 기업이 의뢰한 기술을 협업해

개발하는 프로젝트가 많다rdquo고 말했다

대표적인 것 중 하나가 2012년 LG전자와 함께한 휴대폰 유리

기판 표면온도 저감용 코팅제 연구다 휴대폰을 오래 사용하다

보면 휴대폰이 발열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발열을 줄이기 위한

기술 연구를 LG전자가 의뢰하면서 연구에 매진해 발열을 줄일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현재는 LED 분야 중소기업과 LED 형광등 커버를 개발 중이

다 그는 ldquo과학기술은 측정과 관찰을 통해 결론을 얻는 만큼 정

확하고 진실한 학문rdquo이라며 ldquo기술 개발로 기업은 물론 소비자들

에게도 도움이 될 수 있어 매우 뿌듯하다rdquo고 말했다 이어 ldquo과학

기술 분야에 진출하는 여성들의 숫자가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rdquo고

덧붙였다 글middot김성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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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 2014414 위클리 공감

베트올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개와 고양이 등 반려동물들의

질병을 체크할 수 있는 진단키트를 개발하는 회사다 동

물 진단키트란 사람의 임신 진단키트와 같이 반려동물의 혈액이

나 분비물을 떨어뜨려 10분 이내에 질병 유무를 곧바로 알 수 있

게 해 주는 제품이다 한 줄이면 음성 두 줄이면 양성 반응을 나

타낸다 김정미(51) 베트올 대표는 ldquo국내에서는 잘 알려지지 않은

기업일 수 있지만 해외 동물 의료시장에서는 꽤 유명한 기업rdquo이

라고 소개했다

실제로 베트올은 107개국에 30여 개 질병 진단키트 제품을

수출한다 지난해 1분기 매출의 991퍼센트가 해외에서 나왔을

정도다 김 대표는 ldquo국내에서는 반려동물에 대해 관심 있는 질병

수가 4~5개에 불과하지만 해외에서는 사람이 가지고 있는 질병

처럼 반려동물 질병에 대한 관심이 높기 때문rdquo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창업한 지 7년 만에 세계 동물 의료시장에서 다섯 손가

락 안에 꼽히는 기업으로 성장했다 연구원과 생산직원을 다 합

쳐도 28명밖에 안 되는 기업이 말이다 2006년 12월 창업한 첫

해에도 매출을 올렸다 이에 대해 그는 ldquo좋은 물건을 빨리 만들고

잘 팔았기 때문rdquo이라고 대답했다 이런 자신감에는 그가 학교에

서 공부한 이론과 실무 경험이 바탕이 됐다

김 대표는 이화여대 생물학과를 졸업한 후 미국 오스틴 텍사

ldquo충분한 역량middot경험 쌓은 뒤 43세에 창업rdquo김정미 베트올 대표hellip 동물 질병 진단키트 개발로 7년 만에 세계 5위권 성장

지미

연 기

김정미 베트올 대표는 창업 7년 만에 반려동물의 질병 진단키트를 107개국에 수출하고 있다

과학기술 여성파워시대 과학도로 창업 도전기획특집

박상

문 기

38-39-기획-김정미indd 38 2014-04-11 오전 15411

위클리 공감 2014414 39

스주립대에서 약리middot독성학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MIT 박사후

연구원 과정을 마쳤다 한국에 들어와 1997년 국립보건원에서

책임연구원으로 근무한 뒤 바이오 업체인 바이오메드랩과 이수

그룹의 바이오 계열사인 이수앱지스에서 인체 질병과 동물 질병

연구를 했다

바이오메드랩 연구원 재직시절에는 자궁암 진단키트인 lsquo자궁

암 진단용 DNA 칩rsquo을 개발했다 한국 식약청 허가를 받아 현재

병원에서 사용되고 있다 이후 이수앱지스로 옮겨 인체 진단과

관련 제품을 연구하고 개발 판매까지 총괄하는 진단사업팀장을

5년간 지냈다 그는 ldquo국립보건원 공무원 생활을 하고 바이오 회

사에서 제품을 만들어 상용화하는 모든 과정을 경험한 것이 창

업하는 데 큰 자산이 됐다rdquo고 말했다

자신감이 생긴 김 대표는 창업을 하기로 결심했다 당시 나이

43세였다 그는 ldquo지금까지의 경험과 역량으로 충분히 승산이 있

다고 생각했다rdquo고 말했다 그는 이수앱지스에서 함께 지내온 연

구원들과 함께 힘을 모아 시작하기로 했다 그러나 제한된 자본

력과 소수 인력으로는 지금까지 했던 인체형 질병 진단키트 시장

은 어렵다고 판단했다 결국 고민 끝에 반려동물 시장으로 방향

을 틀었다 그는 ldquo동물 진단키트는 사람을 위한 키트와 기술이 유

사해 제조 원가가 비슷한 반면 판매 가격과 경쟁률은 크게 차이

가 난다rdquo고 말했다 이어 ldquo전 세계 동물시장은 해마다 10퍼센트

이상 증가하는 블루오션인 만큼 성장 가능성이 크다고 확신했

다rdquo고 덧붙였다

ldquo창업은 철저히 준비하고 정책자금 적극 이용을rdquo

그러나 어려움도 있었다 바로 연구개발비다 김 대표는 정부에서

지원받을 수 있는 방법을 알아보기 시작했다 그는 ldquo사업성이 높

은 만큼 성공할 자신이 있었다rdquo며 ldquo중소기업청 농림부(현 농림축

산식품부) 경기과학기술진흥원 등에서 내놓은 과제에 참여해

연구개발비를 확보했다rdquo고 말했다 실제로 베트올은 2007년 9월

산업자원부(현 산업통상자원부)의 lsquo신기술보육사업rsquo으로 선정돼

기술개발 자금을 지원받았고 2008년에는 중소기업청의 lsquo중소기

업기술혁신사업rsquo에 뽑혔다 김 대표는 ldquo창업을 생각한다면 우선

철저히 준비하고 정부의 정책자금을 적극 이용하라rdquo고 조언했다

지원 끝에 베트올은 lsquo개 심장사상충rsquo lsquo개 홍역rsquo lsquo개 장염rsquo 등 세 가

지 종류의 질병을 체크할 수 있는 진단키트를 개발할 수 있었다

베트올 진단키트는 국내 수의사는 물론 세계 바이어들에게 호

평을 받으면서 제품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다 이제는 lsquo어디에 팔

까rsquo 고민을 하는 게 아니라 기업에서 lsquo필요한 제품을 만들어 달라rsquo

는 주문이 들어올 정도다 빠른 시간 내 시장을 선점할 수 있었던

이유는 김 대표가 직접 제품을 들고 해외 바이어를 만나고 뛰어

다닌 덕분이다 그는 ldquo제품을 만든 사람이 가장 잘 팔 수 있다고

생각한다rdquo며 ldquo아직도 제품의 기술영업과 기술지원을 직접 하고 있

다rdquo고 말했다 베트올은 물건을 믿고 팔 수 있는 백신회사나 제약

회사 등을 선정해 계약을 맺는다 거래처가 65개사에 달한다

현재 전 세계 동물 진단키트시장 규모는 2조원이다 대표 기업

으로는 아이덱스와 헤스카 신바이오텍스 등 미국의 3개사와 유

럽의 2개사 정도다

김 대표는 ldquo우리 기업만의 기술경쟁력이 있는 만큼 몇 년 안에

아이덱스와 어깨를 견줄 수 있을 것rdquo이라고 자신했다 이어 ldquo앞으

로 진단키트뿐 아니라 진단부터 치료까지 할 수 있는 의료기기

개발에도 힘쓸 것rdquo이라고 말했다 올해에는 개와 고양이 질병 진

단키트에 이어 말에 대한 질병 진단키트를 출시할 계획이다 그

는 ldquo창업할 때 가장 시간을 많이 투자하고 전문성을 가져야 한

다rdquo며 ldquo일할 때에는 여자라는 생각을 버리고 일해야 한다rdquo고 말

했다 글middot김성희 기자

베트올이 개발한 반려동물들의 질병을 체크할 수 있는 진단키트

베트

38-39-기획-김정미indd 39 2014-04-11 오전 15414

40 2014414 위클리 공감

공감 인터뷰

인터넷 없는 세상을 상상할 수 있을까 우리 생활 전반에 자

리 잡은 인터넷 덕분에 편리한 생활을 영위하고 있지만 개

인정보 유출 바이러스 유포 등 사이버 범죄에 대한 우려도 만만

치 않다 이 같은 걱정에서 벗어날 수 있는 안전한 정보통신 사회

를 만들기 위해 활동하는 사이버 보안전문가 lsquo화이트 해커rsquo의 세

계에 뛰어든 고교생이 있다

지난 4월 2~3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전 세계 화

이트 해커들의 해킹방어기술 경연대회 lsquo코드게이트(CODEGATE)

2014rsquo 주니어부 우승자인 선린인터넷고 3학년 임정원(18) 군이다

이번 대회에는 지난 2월 온라인으로 치러진 예선전을 포함 역

대 최대 규모인 전 세계 74개국 1200개팀 2968명의 정보보안

인재들이 참가했다 lsquo코드게이트 2014rsquo에서 세계 최초로 열린 주

니어 해킹방어대회에도 24개국 378명이 참가했다

7회째인 올해 대회는 해외 참가팀의 비중이 58퍼센트였으며

지난해 개최된 세계 최대 해킹대회인 lsquo데프콘rsquo(예선참가 917개팀)

규모도 뛰어넘었다

우리나라는 단체전인 일반부에서 아쉽게도 우승팀을 내지 못

했으나 개인전인 주니어부에서 1위부터 3위까지 휩쓸었다 특히

우승자인 임 군은 총점 1340점을 획득해 880점으로 2위를 차지

한 김범수(18middot개포고 3년) 군과 큰 점수 차를 보였다

ldquo어릴 때부터 게임보다 프로그래밍에 관심이 컸어요rdquo

ldquo어릴 때 집에 있는 컴퓨터를 하면서 궁금증이 생겼어요 컴퓨터

에서 운영되는 프로그램들이 어떻게 만들어지는 걸까 하고요

그래서 초등학교 2학년 때 직접 프로그램을 만들고 싶은 마음에

혼자 책을 보면서 공부를 시작했어요rdquo

임 군은 lsquo학원을 다녔다rsquo lsquo컴퓨터를 잘하는 집안 어른에게 배웠

다rsquo 정도의 답변을 기대하며 던진 질문에 대해 lsquo독학rsquo이라는 의외올해 처음 열린 코드게이트 2014 주니어부 우승자인 임정원 군은 우리나라의 사이버 안보를 지키는 정보보안 전문가를 목표로 공부하고 있다

지미

연 기

ldquo사이버안보 지키고 싶어요rdquo선린인터넷고 임정원 군 해킹방어기술 올림픽 lsquo코드게이트 2014rsquo 주니어부 우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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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 답을 내놓았다 초등학교 저학년 또래라면 컴퓨터 게임이나

인터넷 검색 등에 관심을 보이는 것이 보통인데 임 군은 그것을

가능하게 만든 프로그램에 흥미를 보인 점도 남달랐다

ldquo그 당시 보던 책 중에 lt철벽보안을 위한 역공격 해킹gt이라는

책이 있었어요 그 책을 보면서 정보보안에 빠져들었고 나중에

는 책이 뜯어질 정도로 반복해서 읽었어요rdquo

남다른 관심과 열성으로 임 군은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 2년

간 서울 중부교육청의 정보영재로 중2 때는 서울대학교 과학영

재교육원 정보영재 프로그램에 선발되어 영재 교육을 받았다

ldquo책에 나온 내용들을 보면서 정보보안에 대해 본격적으로 공

부해 보고 싶은 욕심이 생겼어요rdquo

특성화고에서 체계적으로 공부할 길 찾아

임 군이 특성화고인 선린인터넷고에 진학한 것도 정보보안에 대

한 공부 욕심이 커서였다고 한다 임 군의 부모는 특목고 진학을

원했으나 ldquo본격적으로 정보보안에 대한 공부를 해 보고 싶다rdquo는

임 군의 강한 고집에 밀려 특성화고 진학을 허락했다고 한다

ldquo선린인터넷고의 교육과정과 동아리활동에 대해 알아보니 제

가 더 알고자 했던 것들을 제대로 배울 수 있을 것 같다는 기대

감이 들었어요 실제로 입학해서 공부해 보니 수업 내용이 충실

하고 동아리활동도 활발해 부족한 점을 많이 채울 수 있었어요

lsquo레이어 세븐rsquo이라는 동아리에 가입했는데 뛰어난 선배들이 문제

를 해결하는 모습을 가까이서 보고 함께 연구활동을 할 수 있어

서 너무 좋았어요rdquo

선린인터넷고에 진학해 정보보안에 대해 체계적으로 공부할

수 있는 길을 찾게 된 임 군은 각종 대회에 진출하면서 좋은 성과

도 냈다 2013년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개최한 lsquo제1회

ETRI 주니어 해킹대회rsquo에서 우승하는 등 총 7개의 해킹방어대

lsquo화이트 해커rsquo들의 축제인 코드게이트 2014의 외국인 참가자

코드

게이

트 2

014

사무

회에 참가해 그 가운데 2개 대회에서 2위에 입상하고 5개 대

회에서 1위를 하는 등 놀라운 실력을 보여주었다

ldquo대회에 나가면 내가 어느 정도 수준인지 부족한 점은 어떤

건지를 알 수 있어 좋아요 이번 대회는 세계 최초의 주니어 국제

해킹방어대회이자 제가 나갈 수 있는 마지막 주니어 대회였기에

더욱 의미가 있었는데 이렇게 좋은 성적을 거둬 정말 기뻐요rdquo

임 군은 지난해 9월부터 한국정보기술연구원(KITRI)의 차세

대 보안전문가 양성과정 베스트오브베스트(BoB)에 지원해 교육

을 받아왔다

8개월간의 교육과 프로젝트 진행 등을 통해 실력을 인정받아

120명의 교육생 중 lsquo베스트 10rsquo에 선정되어 lsquo국가대표 화이트 해커rsquo

라는 영예를 얻고 지난 3월 캐나다에서 열린 정보보안 컨퍼런스

lsquo캔섹웨스트(Cansecwest)rsquo에 참가하기도 했다

임 군은 BoB 교육과정 중 마이크로소프트사 윈도 익스플로

러 프로그램의 보안 취약점을 발견하기도 했다

ldquo아쉽게도 분석이 완료되기 전에 마이크로소프트사에서 보안

패치를 내놓아 해결이 됐어요 제가 분석하는 동안 먼저 발견한

다른 연구자가 제보를 한 거겠죠rdquo

임 군은 ldquo캐나다에서 정보보안 컨퍼런스에 참가해 최신기술에

대한 발표를 보면서 앞으로 갈 길이 멀었다는 생각이 들었다rdquo면

서 ldquo공부하면 할수록 배워야 할 것이 너무 많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rdquo고 말했다 그리고 자신의 포부를 밝혔다

ldquo여러 사람들과 함께 연구하면서 실력을 키워나가고 싶어요

그래서 대학에 진학해 정보보안을 전공하고자 합니다 기회가 주

어진다면 국가기관에서 우리나라의 사이버 안보를 지키는 일을

하고 싶습니다rdquo

한 고교생의 가슴에 사이버 보안전문가의 꿈이 영글고 있

었다 글middot이윤진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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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중독hellip ldquo자녀와 함께 풀어요rdquo친밀한 소통과 사용한계 정하고 자율성 높이는 lsquo친middot한middot자rsquo 매뉴얼 보급

교육정보

지난해 이동통신 3사의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청소년(만

19세 미만) 약 540만명이 스마트폰을 갖고 있다 한국정보

화진흥원이 지난해 분석한 청소년 스마트폰 중독률(255퍼센트)

은 인터넷 중독률(117퍼센트)보다 2배 이상 높고 전년대비 71퍼

센트포인트 증가하여 성인(89퍼센트)의 29배 수준에 달했다

스마트폰에 빠지기 쉬운 청소년 자녀에게 스마트폰 사용을 줄

이라고 조절하라고 지도하는 것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24

시간 따라다니며 잔소리를 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스마트폰에 빠

져들기만 하는 자녀를 대체 어떻게 지도해야 할까

여성가족부는 청소년의 올바른 스마트폰 이용습관 형성을 효

과적으로 돕기 위해서 스마트폰 과다 이용 청소년 상담 부모교

육 치료 관련 매뉴얼을 개발하여 보급하고 있다

이 매뉴얼은 지난해 한국청소년상담복지개발원이 중심이 되어

서울대middot중앙대middot을지대 등 학계 전문가와 현장 실무자 교사 및 학

부모 등이 참여하여 제작한 것으로 lsquo스마트폰 중독 청소년 상담 매

뉴얼(개인middot집단)rsquo lsquo스마트폰 중독 청소년 부모교육 매뉴얼rsquo lsquo스마트

폰 중독 청소년 치료 매뉴얼rsquo 등 3종(4권)으로 구성되었다

ldquo스마트폰은 중독성 강한 기기임을 먼저 이해하자rdquo

lsquo상담 매뉴얼rsquo은 청소년이 스마트폰의 강박적 사용을 줄이기 위해

자신의 사용 패턴을 스스로 이해하여 조절할 수 있도록 구성돼

있다 특히 개인상담과 집단상담으로 구분해 상담효과를 높이고

상담과정에서 자율성을 높이도록 제작됐다

lsquo부모교육 매뉴얼rsquo은 부모가 스마트 기기를 이해하고 자녀가

스마트폰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도록 지도할 수 있는 lsquo친middot한middot자 스

마트폰 자기조절 양육 원리rsquo 등을 소개하고 있다

lsquo부모교육 매뉴얼rsquo은 부모들에게 먼저 자녀들이 사용하는 스마

트폰의 순기능과 역기능을 이해할 것을 권한다

스마트폰은 언제 어디서든 액정만 터치하면 스마트 세상에 들

어갈 수 있어 어느 기기보다 중독성이 심하다는 미디어 특성을

갖고 있다 발달적 특성상 청소년기는 신체적middot정신적 변화를 겪

는 시기로 청소년들이 어지러운 마음을 피하는 가장 손쉬운 방

법으로 스마트폰을 선택하고 있다 이와 함께 기질적으로 우울

증 ADHD(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를 가진 청소년들이 특히

서울 마포구 성산동 월드컵공원에서 lsquo일주일에 한 번 한 시간 스마트폰을 끄자rsquo는 스마트폰 사용 줄이기 캠페인에 참여한 청소년들 여성가족부는 청소년들이 스마트폰 사용을 자율적으로 조절하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해 부모와 상담기관용 매뉴얼을 펴냈다

연합

친 친밀하게 관계 맺기 의사소통하기

한 한계 정하고 규칙을 통해 반복 습득하기

자 자율성 책임 높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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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뉴얼 내려받기 여성가족부gt정책안내gt정책자료gt일반정책자료 wwwmogefgokr

스마트폰으로 인한 중독 증상

1 일상생활 장애 스마트폰으로 인해 기본적으로 해야 할 일을 못하

게 되는 것을 말한다 밤늦게까지 스마트폰을 보느라 잠을 제대로

못 자 학교에 지각을 하거나 수업에 집중하지 못하고 내내 스마트

폰만 보는 일도 있다 스마트폰을 보면서 걷다 넘어지거나 달려오

는 차를 피하지 못하는 일도 있다

2 내성 스마트폰을 사용하면 할수록 더 많이 사용해야 만족을 느끼는

증상이다 알코올 중독도 점점 많은 양의 술을 마시게 되는 병인 것처

럼 스마트폰 중독도 점점 사용 시간이 전보다 늘어난다

3 금단 스마트폰을 보고 있지 않은 동안에도 내내 스마트폰 생각만 하

게 되는 증상이다 담배를 끊으면 금단 증상이 생긴다고들 하는데 마

찬가지로 스마트폰 중독이 되면 갑자기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못하게

되거나 사용 시간을 줄이게 될 때 초조하고 불안해져서 안절부절하게

된다

4 일탈 행동 평소에 하지 않던 행동들 예를 들면 잦은 거짓말 무단 결

석 수업 빠지기 흡연 등을 한다

중독되기 쉽다

이처럼 청소년들이 스마트폰 사용을 조절하지 못하는 것은 단

순히 의지 부족만이 원인이 아니다 청소년들이 스마트폰에 빠질

수밖에 없는 여러 가지 이유들이 있고 우리 아이만 스마트폰에

빠져 허우적대는 것이 아니므로 부모는 이를 이해하고 자녀를 애

정 어린 시선으로 관심 있게 지켜봐 주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고 매뉴얼은 충고한다

부모middot자녀가 lsquo지킬 수 있는 규칙rsquo 함께 만드는 게 중요

매뉴얼은 스마트폰은 혼자 사용하는 개인 매체이므로 자녀 스스

로 조절하고자 하는 의지를 보이지 않는다면 부모의 관리middot지도

가 어렵다고 지적한다 ldquo스마트폰을 하루 몇 시간 이상 사용하면

뺏는다rdquo는 방식의 강압적인 처벌이나 규제는 자녀가 커갈수록 오

히려 부작용을 낳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그래서 자녀가 스스로 스마트폰 사용을 조절할 수 있도록 lsquo친

밀한 의사소통rsquo부터 힘쓸 것을 권한다 처벌middot규제보다 먼저 자녀

와 lsquo친밀한 의사소통rsquo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지속적인 관심과 노

력이 필요하다고 매뉴얼은 강조한다 부모middot자녀 간의 친밀한 의

사소통이 가능할 때 함께 한계와 규칙을 정하고 자녀의 조절 동

기와 자율성을 향상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규칙이 부모의 마음에 안 들더라도 자녀가 지키기 쉽게 만들

고 점차 난이도를 높이는 것이 효과적이다 또한 자녀가 스스로

의 생각이나 행동에 확신을 가질 수 있도록 신뢰와 격려가 필요

하며 피드백을 해 주는 것도 중요하다 피드백 방안으로 부모와

자녀가 합의해 상벌을 정한다 매뉴얼은 이러한 과정에서 ldquo자녀

가 제기하는 의견에 대해 변명으로 받아들이지 말고 자신의 생

각(가치 흥미)을 찾아가는 과정으로 생각하고 존중하는 태도를

가질 것rdquo을 충고하고 있다 글middot박경아 기자

(서울시교육청 2013)스마트폰 과다 사용으로 인한 학년별 유병률

10

8

6

4

2

0초등학교 4학년 중학교 1학년 고등학교 1학년 평균

091

724

886

651

(단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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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기관 지방화시대

새 둥지 7개월hellip ldquo이젠 부산 공공기관rdquo영상물등급위원회 신입직원 90퍼센트 지역인재 선발 등 현지화에 힘써

부산 이전 7개월 영상물등급위원회(이하 영등위)가 지역사

회와 빠르게 밀착하면서 성공적인 lsquo부산시대rsquo를 열고 있다

다양한 체험행사로 지역민들과의 융화에 힘쓰는가 하면 신입직

원도 부산 지역민으로 90퍼센트를 채용하는 등 과감한 변화를

시도했다

그 결과로 지난 3월 7일 대통령 직속 지역발전위원회로부터

공공기관 지방이전 우수기관 표창을 받기도 했다 이전 지역인

부산의 최초 입주기관으로 지역균형발전을 위해 선도적인 역할

을 한 공로를 인정받아서다

처음부터 순탄했던 것은 아니다 태스크포스(TF) 팀부터 공공

기관 이전의 전 과정을 지켜봐 온 경영지원실 강성우 대리는 ldquo허

허벌판에 세워질 이 건물이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몰라 막막했

다rdquo고 토로했다 청사 내부 인테리어를 고려할 때도 lsquo영화의 도시rsquo

와 국내 유일의 등급분류 기관이라는 콘셉트를 잘 살릴 수 있는

것으로 선택하는 데 머리를 싸매야 했다

가장 큰 것은 임직원들의 고충이었다 서울 상암동에 기관이

있을 때 부산으로 이전하기 어려운 직원들은 퇴사하거나 이직했

다 정든 직원들과의 이별을 감수해야 했다 임직원 가족들의 불

지난해 9월 부산에 새롭게 둥지를 튼 영상물등급위원회는 부산과의 소통과 호흡을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영상물등급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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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함도 있었다 강성우 대리는 ldquo아홉 살 딸아이도 전학 오기 전 서

울 친구들하고 떨어져야 한다고 많이 칭얼대 미안했다rdquo고 말했다

ldquo부산 직원들 덕에 맛집도 알고 잘 어울려요rdquo

이전 이후 새로 채용된 14명의 신입직원 중 12명이 부산지역 인재

다 함께하는 직원들은 만족스러워한다 영화부 박경미 과장은

ldquo부산 현지 직원들 덕에 맛집도 잘 알게 되고 잘 어울릴 수 있어서

너무 좋다rdquo고 말하며 활짝 웃었다 강성우 대리도 ldquo지역민 채용은

이러한 인적 교류를 잘 활용한 성과였던 것 같다rdquo고 만족해했다

영등위는 이외에도 해운대구 재송시장과 자매 결연을 맺었다 지

역 전통시장 이용 활성화와 서민경제 촉진에 기여하기 위해서다

따뜻한 나눔 행사를 적극적으로 추진한 것도 큰 변화다 지난

해 말 보육시설인 lsquo박애원rsquo의 어린이middot청소년과 영등위 임직원 간

사랑나눔 행사로 지역과 한층 더 가까워지는 계기를 마련하기도

했다 강 대리는 ldquo임직원과 보육원 친구가 11 매칭으로 친구관계

를 맺었는데 감회가 새로웠다rdquo고 말하며 ldquo직원들 사이에서도 앞

으로 소외계층을 위해 더 힘쓰자는 내부의 변화가 보이는 것 같

아 뿌듯하다rdquo고 덧붙였다

영등위는 청소년들이 미디어를 건전하게 접할 수 있도록 독려

하는 프로그램도 추진 중이다 이를 위해 3월 13일 부산시청자미

디어센터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청소년이 영상을 활용

한 정보를 얻는 데 도움이 되고자 하는 취지다 홍보팀의 변효진

사원은 ldquo부산지역 청소년들의 창의적 문화체험 활동과 영상미디

어 이용에 대한 올바른 정보를 제공하려 한다rdquo며 ldquo앞으로 등급분

류 체험교육 지원 등 실질적인 협력도 강화할 계획rdquo이라고 말했다

영등위 직원들은 완전한 부산 정착을 위해 lsquo현지화rsquo에 더 힘쓰

겠다고 입을 모았다 박경미 과장은 ldquo영화도시 부산의 상징은 우

리 영등위의 이미지를 제고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됐다rdquo며 ldquo영등위

는 부산과의 더욱 적극적인 협력으로 부산의 공공기관이 되겠

다rdquo고 덧붙였다 글middot박지현 기자

영상물등급위원회

박선이 영상물등급위원장

ldquo 부산이 창조경제 중심지 되도록 최선rdquo

영상물등급위원회 박선이 위

원장(사진)의 발걸음이 분주

하다 지역 이전 이후 성과와

행보에 대해서 들어봤다

가장 중점을 두었던 분야와

성과를 말씀해 주세요

ldquo우리 위원회는 부산과 호흡

을 같이하는 데 초점을 맞췄

습니다 신입직원 대부분을 부산 인재로 채용하며 지역인

재 활용에 주안점을 뒀습니다 지난해 10월에는 아시아 각

국 등급분류 기관과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한국의 선진등

급분류 시스템을 알리기 위해 국제영화등급분류포럼을 열

었습니다 반응이 상당히 좋았습니다 특히 우리나라 등급

제도가 어떤 영화도 상영할 수 있는 선진적인 제도로 평가

받는 좋은 기회였습니다rdquo

현재는 어떤 활동을 추진하고 계십니까

ldquo올바른 영상문화 정착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초middot중

학생을 대상으로 한 미디어교육 교사를 대상으로 한 교원

직무연수교육 프로그램을 추진해 청소년들의 건전한 영상

문화를 도모하기 위함입니다 또한 멀티플렉스가 영화관

내 등급 표시를 확대하고 관람객들이 정확한 등급 정보를

이용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업무협력을 확대해 나갈 예정

입니다 시민 등 각계각층의 분들을 초청하여 영상물을 즐

겁게 향유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들겠습니다rdquo

향후 계획과 비전에 대해 말씀해 주세요

ldquo아시아에서 영상중심도시 부산과 한국의 위상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되고 싶습니다 창조경제의 본거지인 런던은 음

악과 미술 등 문화예술 분야를 아이디어와 접목해 새로운

국가 성장동력 산업으로 키우는 큰 성과를 냈습니다 영

화middot영상 인프라가 잘 갖춰진 부산이 창조경제 주축이 될

수 있도록 힘을 모으겠습니다rdqu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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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야식증후군(Night Eating Syndrome)은 저녁 7시 이후의 식사

량이 하루 전체의 50퍼센트 이상을 차지하는 증상을 가리키는

데 불면증 등 수면 장애를 동반한다 밤마다 음식이 당겨서 고민

인 야식증후군을 극복하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규칙적인 식습관과 생활습관 야식 먹는 습관을 없애기 위해서는

아침 식사는 조금이라도 챙겨 먹고 공복감이 들지 않도록 저녁

식사도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좋다 늦어도 저녁 6시 전에 식사

하는 것이 좋다

폭식을 예방하고 다이어트에 도움을 주는 숙면 잠을 잘 때 분비되

는 멜라토닌이라는 호르몬이 식욕을 억제해 다음날 폭식을 예방

하고 다이어트에도 도움을 준다 숙면 상태에 들어가면 지방 분

해에 도움이 되는 호르몬도 활발하게 분비되기 때문에 숙면을

취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빈속에 잠이 안 온다면 우유middot두유middot토마토 빈속에 잠이 안 오는

경험을 누구나 한 번쯤은 했을 것이다 그럴 때는 우유나 두유를

따뜻하게 데워 마셔보자 우유 및 두유에 많이 함유된 칼슘은 신

경안정 효과가 있어 숙면에 도움이 된다 열량이 낮은 방울토마

토도 추천한다

일조량이 부족한 겨울을 지나 봄이 되면서 lsquo계절성 우울증rsquo에 대

한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이에 하이닥 정신건강의학과 공개상담

실을 참조해 lsquo계절성 우울증rsquo의 특징과 치료에 대해 살펴보자

2주 이상 지속되면 lsquo반드시rsquo 진료 lsquo계절성 우울증rsquo은 어느 정도 예측

이 가능하기 때문에 우울한 기분 의욕상실 과다수면 등이 2주

이상 지속된다면 lsquo봄을 탄다rsquo는 말로만 넘길 것이 아니라 진료 상

담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알맞은 치료가 무엇보다 중요 lsquo계절성 우울증rsquo은 조울증 증세도 보

이기 때문에 일반적인 항우울제로만 접근하게 되면 오히려 상태

가 악화되는 경우가 있어 진단에 따라 알맞은 항우울제 처방이

필요하다

황사와 미세먼지가 많은 봄철에 특히 흔한 알레르기성 결막염 예

방법에 대한 관심이 높다 봄이 되면서 눈이 가렵고 눈곱이 끼며

눈물이 자주 난다면 알레르기성 결막염을 의심할 수 있다

침구류 일광건조는 lsquo필수rsquo 주로 눈이나 눈꺼풀의 가려움증 결막의

충혈 눈부심 눈물 흘림 증상이 발생하는 알레르기성 결막염의

예방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집먼지진드기 애완동물의 털 등 알레

르기 유발 물질에 노출되는 것을 피해야 한다 집먼지진드기는

침구나 카펫 커튼 속에 서식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일주일에

한 번 정도 정기적으로 세탁하고 햇볕이 좋은 날에 틈틈이 일광

건조를 하는 것이 좋다

손은 자주 씻고 술은 자제하고 꽃가루가 날리거나 미세먼지 농도

가 높은 날 외출 시에는 모자와 마스크를 착용하고 이물질이 낄

가능성이 높은 콘택트렌즈보다 안경을 쓰는 것이 좋다 술은 염

증을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증상이 나타난다면 자제해야 한다

근막동통증후군은 목덜미 허리 어깨 종아리 팔꿈치 안쪽 갈

비뼈 등의 부위에 주로 나타나며 근골격의 통증을 특징으로 하

는 질환이다 흔히 lsquo담이 결린다rsquo고 표현하는 증상이 바로 근막동

통증후군이다 근막동통증후군은 오랫동안 책상에 앉아 있거나

혹시 봄을 타시나요

야식증후군

계절성 우울증

알레르기성 결막염

근막동통증후군

변덕스러운 봄 날씨 번갈아 오는 황사와 미세먼지로 인해 봄나들이가 예년 같지 않다 겨우내 움츠러들었던 신체활동이 아직

왕성해지기 어려운 요즘 같은 때 겨울부터 이어진 야식 습관 계절성 우울증 오랜 실내생활로 인해 몸과 마음에 이상이 있는

지 자가 점검을 해 보자 봄볕 자외선이 더해지며 눈과 피부 관리에도 신경 써야 함은 물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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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릅(춘곤증 예방middot혈당 조절) 두릅은

예로부터 그 뿌리를 달여 마시면 당

뇨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민

간 약재로 사용됐으며 나물로 먹으

면 입맛을 돋워준다 특히 봄철 나른

하고 졸음이 밀려오는 춘곤증 개선에

효과가 있다 두릅에 함유된 사포닌 성분이 체력을

회복시키고 신경을 안정시켜 피로 해소에 도움을 준다

고구마 줄기(면역 조절middot항산화 효능)

식이섬유가 풍부해 건강식으로 각

광받고 있는 고구마 줄기에는 탄

수화물middot당류middot단백질 등의 에너

지원과 칼슘middot철 등의 여러 무기물

질이 함유돼 있다 또 면역조절 능력

및 항산화 효능이 높은 것으로 알려진 클

로로겐산(chlorogenic acid)이 다량 함유돼 있다

쑥(해열middot고혈압 개선) 쑥잎에서 나는

독특한 향기는 해열작용을 하는 치

네올(Cineol)이라는 성분 때문이다

또한 면역력 향상 소화기능 강화

여성질환 개선 효과 고혈압 개선 등

의 효과도 있다

달래(식욕부진middot춘곤증 극복 효과)

비타민과 무기질이 풍부하게 함유

돼 있어 겨우내 무겁고 찌뿌둥했

던 몸에 활력을 주고 식욕부진이

나 춘곤증을 이기는 데 좋다 면

역력을 증진시키며 동맥경화 예방

에도 도움이 된다

달래는 매콤하게 무쳐 먹거나 된장찌개에 넣어 끓이면 맛이

좋으며 간장에 넣어 달래 간장양념을 만들어 먹으면 향긋한

맛이 난다

봄이면 생각나는 lsquo건강 나물rsquo 4선

같은 자세로 장시간 컴퓨터를 사용하는 등 잘못된 자세를 취할

때 근육을 과도하게 사용했을 때 외상 후 스트레스 등으로 발

생한다 깊고 쑤시는 듯하며 타는 듯한 통증이 특징이다

근막동통증후군의 약물 치료는 소염 진통제나 근육 이완제를

사용한다 마사지나 초음파를 이용한 물리 치료 레이저나 적외

선 치료기 조사 등도 효과가 있다 이밖에 수동적으로 근육을 풀

어주는 이완 요법 미지근한 습포로 찜질해 주는 도포 요법 통증

부위를 냉각시키는 냉각 요법 등으로 치료한다

아무리 감추려 해도 눈가 입가에 있는 잔주름이나 손등과 목 주

름은 lsquo관리rsquo하지 않는 한 실제 나이를 감추기가 쉽지 않다 나이를

감추기 힘든 부위별 주름 관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눈가 주름 눈가 주름을 예방middot관리하기 위해서는 보습 관리가 필

수적이다 건조하고 푸석한 환경에서 주름이 잘 생기기 때문에

보습 관리는 모든 주름 예방middot관리에 있어 가장 기초적인 부분이

다 보습크림 아이크림 자외선차단제 페이셜 오일 등을 사용하

고 각질제거 수분공급 피부혈액순환 촉진 등의 효과를 내는 스

팀타월을 이용하는 것도 효과적이다

입술middot입가 주름 입은 말하고 먹고 마시고 하품하는 등 쉴 틈이 없

을 정도로 움직임이 잦은 데다 피부가 얇고 자연적인 보습막을

생성해 주는 피지샘middot땀샘이 없어 주름이 특히 잘 생기는 부위이

다 따라서 에센스 보습크림 아이크림 자외선차단제 등을 입술

과 입가에 수시로 발라주고 빨대 사용 등 입술을 오므리는 습관

은 자제하는 것이 좋다

손등 주름 손등도 피부라는 점을 인식하고 핸드크림 보습크림

자외선차단제를 꼼꼼하게 발라 관리해야 하며 설거지나 빨래를

할 때도 장갑을 꼭 이용해야 한다

목 주름 높은 베개를 베거나 스마트폰 책 모니터 등을 볼 때 고

개를 너무 숙이는 습관이 있다면 모두 교정하는 것이 좋다 또 꼼

꼼한 클렌징과 더불어 보습크림과 자외선차단제를 잘 바르도록

한다 글middot하이닥 copy(주)엠서클 정책브리핑 (wwwkoreakr)

부위별 주름 관리법

46-47-건강_봄철indd 47 2014-04-11 오전 15814

48 2014414 위클리 공감

오는 4월 20일 한국에서 열리는 2014 국제아이스하키연맹

(IIHF) 세계선수권 디비전1 그룹A(2부 리그) 대회가 다가

오고 있다 일주일간 고양어울림누리에서 열리는 이번 대회에는

개최국 한국(세계 랭킹 23위)을 포함해 슬로베니아(14위)와 오스

트리아(16위) 헝가리(19위) 우크라이나(21위) 일본(22위) 등이

참가한다 대회 1 2위는 2015년 최상위 16개 팀이 겨루는 세계아

이스하키선수권대회로 승격한다 꼴찌를 하면 3부 리그 격인 lsquo디

비전1 그룹Brsquo로 내려간다

 한국 아이스하키는 이번 대회에 사활을 걸었다 겨울 올림픽의

꽃은 아이스하키다 개최국이 아이스하키경기에 참가하지 못한

역사는 없다 겨울 올림픽 개최국 대부분이 출전권을 자력으로

따냈다 그러나 한국의 세계 랭킹은 23위 평창올림픽이 열리는

2018년까지 11계단을 올리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지난해

IIHF는 lsquo2018년 올림픽 출전국 자격rsquo에 대한 연차총회 의제를 꺼

냈다 lsquo한국이 경기력 발전을 이룬다면 출전권을 줄 수도 있다rsquo는

애매모호한 말을 넣어놨다 김정민 대한아이스하키협회 홍보팀

장은 ldquo만약 이번 대회에서 강등되면 경기력 발전을 이루지 못했

다는 판단으로 올림픽 출전권 논의조차 못할 수 있다rdquo고 걱정했

다 한국의 기적은 가능한지 대회 참가팀의 전력을 분석했다

전력 급상승hellip 기적을 노리는 한국 대표팀

객관적 전력에서 한국은 최약체로 꼽힌다 랭킹으로도 디비전1

그룹A에서 가장 낮다 그래도 홈에서 열린다는 이점이 있다 변

선욱 한국 대표팀 감독은 디비전1 그룹A 잔류를 자신했다 그는

지난달 기자회견에서 ldquo최근 3년간 한국 아이스하키는 놀랍도록

빠르게 발전했다 기대에 부응하는 경기를 하겠다rdquo고 했다 이어

ldquo일본과 우크라이나 헝가리를 잡고 3승을 하는 것이 목표rdquo라고

덧붙였다 근거 없는 자신감이 아니다 한국은 꾸준하게 성장했

다 변 감독이 이끈 대명 상무의 돌풍도 대표팀에 자신감을 불어

넣었다 군대 팀인 대명 상무는 지난해 창단 바로 2013~2014 아

지난해 4월 16일 헝가리 부다페스트 스포르트아레나에서 열린 lsquo2013국제아이스하키연맹 세계선수권대회rsquo 디비전1 A그룹 대회 2차전에서 강호 헝가리를 상대로 막판 역전극을 펼친 한국 대표팀 선수들이 경기를 마치고 환호하고 있다

대한아이스하키협회

2부 리그 격hellip 꼴찌해 lsquo디비전1 그룹Brsquo로 강등되면 2018년 출전 lsquo먹구름rsquo

최약체라고hellip 한국 ldquo평창을 기대해rdquo

스포츠 2014 아이스하키 lsquo디비전1rsquo 세계선수권대회

48-49-스포츠_아이스하키indd 48 2014-04-11 오전 15906

위클리 공감 2014414 49

시아리그 아이스하키 정규시즌에서 2위에 올랐다

아이스하키는 보통 22~25명이 한 팀을 이룬다 대명 상무는

17명의 선수로 기적을 써냈다 조직력으로 일군 성과였다 변 감

독은 ldquo26~30세로 이뤄진 팀이다 선수들이 즐기면서 하키에 눈

을 떴다rdquo며 ldquo달리는 체력과 외국인 선수가 없는 불리함을 조직력

으로 메웠다rdquo고 평가했다

 대표팀은 대명 상무의 조직력을 그대로 가져왔다 상무에서 주

축으로 뛰던 선수들이 대표팀에 이름을 올렸다 김연아의 남자친

구로 이름값이 올라간 김원중(30middot25득점 사진 맨 뒷줄 왼쪽에서

다섯번째)을 포함해 박우상(29middot35득점)과 조민호(27middot42도움) 등

이 핵심 자원이다 여기에 귀화한 브락 라던스키(31)와 브라이언

영(28) 마이클 스위프트(27)가 대표팀 전력을 대폭 끌어올릴 것

으로 보인다

소치올림픽서 lsquo8강 기적rsquo 썼던 슬로베니아

마티야스 코피타(49) 감독이 이끄는 슬로베니아는 지난 2월 끝난

소치겨울올림픽 아이스하키에서 8강에 올랐다 기적이었다 세

계 랭킹은 14위지만 단단한 조직력을 자랑하며 슬로바키아와 오

스트리아를 꺾었다 8강에서 스웨덴에 0-5로 졌지만 가능성을

보여준 대회였다 고양 대회에서도 올림픽 8강 멤버는 그대로 유

지된다 오솔길 SBS 해설위원은 ldquo올림픽이 끝난 지 얼마 되지 않

아 조직력은 최강이라 꼽힌다rdquo고 말했다

 또 다른 상대 헝가리는 한국에 칼을 갈고 있다 지난해 헝가리

에서 열린 디비전1 그룹A에서 한국에 4-5로 역전패했기 때문이

다 헝가리는 3-1로 이기고 있다가 한국의 집중력에 무너졌다 이

패배로 헝가리는 상위리그 승격 기회를 놓쳤고 자국 팬들의 거센

항의를 받았다 이스트반 소프론(크리펠트)이 경계 대상 1호다

소프론은 독일 1부 리그(DEL)에서 8골 13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우크라이나는 현실적으로 한국이 이겨야 할 상대로 꼽힌다

그러나 뚜껑을 열어보니 만만치 않다 우크라이나는 한때 주축

선수들의 은퇴로 전력이 크게 떨어졌다 특히 NHL에서 뛰고 있

던 선수들이 대표팀 합류를 거부하며 국제무대에서 성적이 신통

치 않았다 그러나 이번 대회를 앞두고 루슬란 페도텐코(돈바스

도네츠크)와 알렉세이 포니카롭스키(SKA 상트페테르부르크) 등

NHL에서 정상에 오르기도 한 베테랑들이 합류했다 축구로 따

지면 한국의 박지성-이영표가 대표팀에 복귀한 모양새다

 한국은 지난 33년 동안 일본과의 A매치에서 단 한 번도 승리

하지 못했다 1무 18패로 무승부도 딱 한 차례 거둔 것이 전부다

한국이 쉽게 볼 수 있는 상대가 아니다 아시아 하키리그에서 우

승을 차지한 일본제지 크레인스와 오지 이글스 선수들이 주축이

다 또 독일 출신 마크 마혼 감독이 팀을 이끌며 안정감을 더하고

있다 오 해설위원은 ldquo일본은 A매치에서 한국에 한 번도 패하지

않았다는 자부심이 있다 이 자부심을 흔들 만한 경기력을 보여

주는 게 중요하다rdquo고 말했다 글middot김민규(일간스포츠 기자)

아이스하키는

한 팀에 6명hellip 20분씩 3피어리드로 경기진행

아이스하키는 길이 61미터 너비 30미터의 링크에서 펼

쳐진다 퍽(Puck)이라고 불리는 고무 원반을 하키 스틱을 이

용해 골문에 넣는 횟수를 가려 승부를 가린다 한 팀은 축구에서

골키퍼 역할을 하는 골리(Goalie)가 1명 배치되고 양쪽 날개 1명씩과

센터 1명 수비수 2명 등 모두 6명으로 구성된다 체력 소모가 심해 한 팀

이 22명으로 꾸려지고 수시로 교체가 가능하다 경기는 20분씩 3피리어

드로 진행되며 피리어드 사이에는 15분간 휴식을 취한다

 

아이스하키 세계선수권은

전년도 성적에 따라 6개 리그로 나뉘어 경기

전년도 성적에 따라 총 6개의 리그로 나뉘어 있다 1부 리그 격인 lsquo국제아

이스하키연맹(IIHF) 아이스하키 세계선수권rsquo에는 총 16개 나라가 참가한

다 8개 팀이 그룹A와 그룹B로 나뉘어 풀 리그를 치른다 각 그룹의 1~4

위는 8강 토너먼트에 진출하고 8위 2개 팀은 디비전1 그룹A로 강등된다

올해 세계선수권은 오는 5월 벨라루스에서 열린다 디비전1 그룹A B와

디비전2 그룹 A B 그리고 디비전3의 운영방식은 비슷하다 각 디비전

그룹에는 6개 팀이 참가해 풀 리그를 치른다 한국이 참가하고 있는 디

비전1 그룹A는 2부 리그로 생각하면 된다 6개 팀이 풀 리그 방식으로 경

기를 치르고 1 2위가 세계선수권으로 승격한다

48-49-스포츠_아이스하키indd 49 2014-04-11 오전 15908

50 2014414 위클리 공감

ldquo하늘이 나를 버렸을 때 나는 불을 만들었다 둥지가 되

기 위한 불 겨울의 어둠 속으로 들어가기 위한 불 보

다 더 나은 삶을 위한 불을 낮이 나에게 베풀어 준 모든 것을

나는 그 불에게 바쳤다 울창한 숲과 작은 숲 보리밭과 포도밭

을 보금자리와 새들 집과 열쇠를 벌레와 꽃들 모피들 그리고

모든 축제를(생략)rdquo

프랑스 초현실주의 대표적 시인인 폴 엘뤼아르의 시 lsquo이곳에 살

기 위하여rsquo다 이 시를 주제로 한국과 프랑스 작가가 한자리에 모

였다 환경 문제로 앓고 있는 지구를 치유하자는 메시지로 남서

울대학교와 한불협회 나로미포럼이 함께 주최한 국제교류 전시

다 프랑스 원로 작가인 장 마리 자키와 국내 유명 기업인이자 화

가인 강석진 그리고 국내 원로 도예가인 조상권이 참여했다

세 작가의 작품은 각자 개성이 두드러진다 미술평론가 서승

석은 원로 화가 장 마리 자키의 작품을 ldquo자키의 파랑은 뜨겁다

자키의 하양은 아이스크림처럼 맛있다 자키의 까망은 심연처럼

깊다 그의 붓놀림은 신들린 무희의 춤사위만큼이나 현란하고 경

건하다rdquo고 표현했다 꽃과 나무 바다 자연풍경 등을 즐겨 그리

는 자키는 독특한 미적 감각으로 자연의 맑은 색채를 표현했다

3인 3색hellip 자연을 말하다장 마리 자키middot강석진middot조상권 lt이곳에 살기 위하여gt 주제로 한국middot프랑스 국제교류전

전시

50-51-전시_한불교류전indd 50 2014-04-11 오전 15946

위클리 공감 2014414 51

정서적으로 깊은 영향을 받은 그의 고향 코르시카 섬에서 받은

영감을 아름답게 재현해 냈다

기업인이자 화가인 강석진은 고향 경북 상주의 산골 풍경으로

정겨움을 더한다 한국인의 향토적 정서로 아스라한 추억을 상기

시킨다 또 프랑스 네덜란드 티베트 등을 여행하면서 포착한 시

와 같은 섬세한 풍광을 화폭에 옮기는 데 성공했다

도예작가인 조상권은 lsquo흙과 불의 연금술사rsquo로 불린다 1967년

lsquo동백림 사건rsquo에 휘말려 30여 년간 해외를 떠돌다 1997년 귀국했

다 분단된 조국의 역사적 아픔과 민족의 한 통일에 대한 염원을

작품으로 승화시켰다 자유롭고 감수성이 풍부한 작품들을 통

해 우리 고유 전통예술의 미를 깊이 있게 다루고 현대적으로 창

조하며 독창적인 도자예술을 보여준다

세 작가의 독특한 개성은 한자리에서 호흡하며 완벽한 조화

를 이룬다 맑고 서정적인 세계를 들여다보고 있다 보면 태고의

자연이 빚어내는 감동을 느낄 수 있다 글middot박지현 기자

일정 4월 27일까지

장소 남서울대학교 아트센터 갤러리 이앙

문의 02-3672-0201 galleryiangcom

1 장 마리 자키는 독특한 감각으로 자연풍경을 재구현했다 lt경이로운 장소gt LIEU MAGIQUE

2 흙과 불의 연금술사로 불리는 조상권은 우리 고유의 전통미를 담으며 독창적인 도자예술을 보여준다 lt휴(休)gt REPOS

3 강석진은 한국인의 향토적 정서를 담은 산골 풍경을 그려 아스라한 추억을 상기시킨다 lt산 넘어 마을로 가는 길gt The road to a mountain village

4 장 마리 자키 lt여인의 꿈gt REVE DE FEMME

5 조상권 lt침향로gt TCHIMHYANGLO

6 강석진 lt미륵산에서 본 오월의 야솟골마을 전경gt View of Yasotgol village in May

➋ ➌

➍ ➎ ➏

50-51-전시_한불교류전indd 51 2014-04-11 오전 20001

52 2014414 위클리 공감

소박한 백제의 미소에 반하고곱게 늙은 절집에 웃음이 났죠

충남 서산 아라메길 1구간

걷기 여행

52-55-걷기여행indd 52 2014-04-11 오전 20059

위클리 공감 2014414 53

아라메는 바다의 고유어 lsquo아라rsquo와 산을 뜻하는 lsquo메rsquo의 합성어다 아

라메길은 총 88킬로미터로 지선까지 합하면 모두 7개 구간이다

그 중 1구간은 유기방가옥 고풍저수지 마애여래삼존불상 보원사

지 개심사 해미읍성으로 이어진다 길이 18킬로미터의 산길을 따

라 걷고 있노라면 산자락에 살포시 앉은 다양한 문화재를 볼 수 있

다 소박한 백제의 미소에 반하고 곱게 늙은 절집에 가슴 무너지는

벅찬 감동을 만난다

꽃의 북상 속도는 하루 20킬로미터라고 한다 매일 50리 길

을 느릿느릿 걸어 올라와야 하는데 요즘은 따스한 날씨

덕에 봄꽃들이 엄청 잰걸음으로 와서 동시다발로 핀다 덩달아

봄꽃 쫓는 나그네 발걸음도 빨라졌다 3월 마지막 일요일 서산

아라메길 1구간은 온통 꽃잔치다

1구간의 시작은 유기방가옥이다 서산시 운산면 여미리 유기

방가옥은 내 고향 당진시와 가깝게 자리한다 그래서 오랜만에

고향 동무와 함께 걸었다 동무는 그 사이에 두 아이의 엄마가 돼

있었다 동무가 생기니 길에 대한 관심도 조금 달라진다 세월은

봄꽃 이름보다 봄나물 이름을 더 많이 알게 했다 잠시 걷기를 멈

추고 동무와 한적한 들판에 앉아서 밥상에 올릴 나물 한바구니

캐고 싶은 날들이다

수선화와 독특한 토담이 유명한 유기방가옥

유기방가옥은 고택을 감싸고 있는 토담이 독특하다 컵을 엎어

놓은 lsquocaprsquo 모양인데 집 뒤 비스듬한 야산을 그대로 활용해서 담을

쌓았다 산을 깎아 축단을 세우지 않았기에 뒤란이 평평하지 않

고 약 25도 정도 경사가 있다 마치 집이 산의 일부인 것처럼 자연

스럽게 지어졌다 이 가옥은 독특한 집 모양뿐만 아니라 수선화

로도 유명하다 토담 뒤 야산이 수선화 정원이다

가옥 관리인인 유기방 씨가 10년 전부터 가꾼 정원이다 해마

다 집 주변에 무리지어 핀 수선화 구근을 떼어내 옮겨 심으면서

꽃밭을 넓혔다 곱게 가꾼 수선화를 한눈에 보려면 토담 뒤 소나

무 아래가 포인트다

토담을 내려와 오른쪽으로 난 길로 향한다 옛날에 이 마을 사

람이 제주도에서 가져와 심었다는 비자나무가 한 그루 서 있다

무려 330년을 살았다고 한다 둘레가 246센티미터 높이가 20미

터다 비자나무는 남부지역이나 제주도의 해발고도가 낮은 지대

에서 자란다 어떻게 이곳에서 자랄 수 있었을까 의문이 든다 딱

딱한 잎을 살펴보며 세월의 깊이를 가늠할 뿐이다

선정묘를 지나 lsquo서산 여미리 석불입상rsquo 앞에 선다 고려시대에

만들어진 석불로 추정한다 이른 아침 누군가가 벌써 다녀갔는지

석불 앞에 생쌀이 수북하게 쌓여 있다 복을 빌기 위해 놓은 제

물이 참새에게는 오늘 한 끼 밥일 것이다 우리는 새들이 날아올

수 있게 길을 재촉한다 길은 석불 뒤 몇 그루의 소나무와 대나무

사이로 이어진다 대나무를 벗어나자 멋진 토담이 보인다 유상

묵가옥으로 이어지는 길은 보랏빛 제비꽃이 군락을 이뤘다 가

옥을 둘러보고 마을 도로를 따라 걷는다

아주머니 한 분이 밭두렁에 앉아 민들레 나물을 뜯어 박바가

지에 담는다 아주머니가 밟고 있는 밭두렁은 들꽃밭이다 냉이

는 흰 꽃을 피우고 광대나물은 진홍색 꽃을 피운다 봄까치풀은

파란 꽃을 피웠다 봄까치풀은 반가운 소식을 전해 주는 까치처

럼 들녘에 봄이 왔음을 가장 먼저 알려주는 까치 같은 존재라고

붙여진 이름이다 광대나물 꽃말은 lsquo그리운 봄rsquo이다 꽃 이름조차

1 서산 여미리 석불입상이 정겹게 반긴다

2 고풍저수지 길

52-55-걷기여행indd 53 2014-04-11 오전 20105

54 2014414 위클리 공감

봄을 알리는 전령들이다

여미리 버스정류장을 지나서 전라산 방향으로 걷는다 아라메

길 1구간은 방향표시 안내판이 잘돼 있다 안내판과 리본만 따라

가도 종착점 해미읍성에 다다를 수 있다 전라산 방향으로 따라

가는데 도로 아래에 손바닥 크기의 머위가 군락을 이룬다

ldquo머위는 새싹이 돋아나고 바로 잎이 쫙 펴지는 시기에 먹는 게

보약이래 이때가 가장 쓴맛을 내지만 입에 쓴 게 몸에 좋다는

말도 있잖아rdquo

ldquo그려 손바닥 만할 때에 쌈 싸 먹으면 쌉싸래한 게 맛있지rdquo

마애삼존불 백만불짜리 미소는 아침 30분만 허락

역천으로 향한다 작은 다리를 건너자 천길이다 천길 밑 개천 옆

으로 산책로가 조성돼 있는데 운산교까지 800미터다 운산교부

터 역천제방이 시작된다 용현계곡 입구까지 가게는 없다 운산면

에 있는 슈퍼마켓에 들러서 물과 간단한 간식을 준비한다

유기방가옥에서 운산교까지 약 29킬로미터이고 운산교에서

미평교까지 18킬로미터이다 제방은 일부 구간만 콘크리트가 깔

려 있고 딱딱한 흙길이다 미평교에서 쉰질바위 방향으로 걷는

다 역천으로 들어가지 못하게 굵은 철봉을 세워놓았다 그 옆으

로 한 사람만 다닐 수 있는 길이 50미터쯤 나 있다

이 길을 벗어나면 역천과 논 사잇길이다 길은 다시 고풍터널

을 지나게 한다 고풍터널을 지나면 바로 고풍터널 버스 정류장

이다 버스 정류장은 사거리인데 터널에서 직진하는 길이 지방도

618호 봉운로다 우리는 오른쪽 군장동1로를 따라 걷는다 군장

동1로는 고풍저수지 뒷길인데 몇 개의 펜션이 눈에 띈다 11킬로

미터 정도 걸으면 고풍저수지와 봉운로를 만난다

고풍저수지를 따라 걷는 500미터 길은 인도가 협소하기 때문

에 차를 조심하며 걷는다 lsquo아라메 솔바람길 종합 안내도rsquo를 살펴

보고 마애삼존불상으로 향한다 용현계곡 입구인 이곳에는 넓

은 주차장이 있고 식당도 있다

백제 마애불은 충청남도 지역에만 남아 있는데 서산과 태안의

마애삼존불 예산 사면석불이다 서산 마애여래삼존불상은 국보

제84호로 10미터가 넘는 거대한 암벽에 조각돼 있다 가운데 석

가여래를 기준으로 오른쪽 관음보살은 입상 왼쪽 미륵보살은 반

가사유상이다 미륵보살은 오른쪽 다리를 왼쪽 무릎 위에 올려

놓고 오른팔을 굽혀 오른쪽 뺨에 손가락을 살짝 댄 채 사색에 잠

겨 있는 자세다 삼존불은 햇빛이 비치는 방향에 따라서 온화한

미소를 띠거나 때로는 개구쟁이 같은 얼굴을 한다 백제의 미소

로 알려진 백만불짜리 미소는 오전 9시 30분에서 10시 사이에

볼 수 있다

서산 마애삼존불상에서 13킬로미터 계곡을 따라 걸으면 보원

사지이다 보원사는 통일신라시대 화엄 10찰 중 하나로 알려졌다

1천명분의 쌀을 씻었다는 석조가 있는 것을 보아 1천여 명의 승려

가 머무는 무척 큰 절이었던 것으로 짐작된다

석탑 뒤에 개심사로 이어지는 숲길을 오른다 보원사지 뒤편 숲

길 초입부터 개심사 산신각까지 쉬엄쉬엄 가더라도 약 1시간 20분

➊ ❷ ❸

52-55-걷기여행indd 54 2014-04-11 오전 20118

위클리 공감 2014414 55

이 걸린다 이 길은 오르막이 많아서 힘들다 좀 수월하게 걷고 싶

으면 개심사에서 보원사지로 걸어오는 게 좋다

성왕산 자락 개심사 주차장엔 봄나물 난전

개심사는 성왕산 자락에 자리한다 성왕산은 코끼리를 닮았는데

이 코끼리의 갈증을 해소하기 위해 연못을 만들었다고 한다 연못

중앙에는 외나무 다리가 놓여 있다

외나무 다리를 지나 계단을 오르면 해탈문이다 개심사는 흰겹

벚꽃이 유명하다 작은 절집에 겹벚꽃이 피면 얼마나 웅장한지 입

이 다물어지지 않을 정도다 꽃은 4월 말에 피기 시작해서 5월 5일

경에 만개한단다

우리는 개심사를 등지고 소나무숲을 벗어난다 개심사 주차장

에는 봄나물이 난전을 펼쳤다 취나물 버섯 고들빼기 냉이 달

래 머위 민들레 등 각종 나물이 말간 향내를 풍긴다

주차장을 끝까지 내려오니 오학리쉼터 해미읍성으로 가는 표

지판이 나온다 해미읍성까지 52킬로미터다 이 표지판 밑에는

아라메길 이용자 안전수칙이 나와 있다 lsquo2~3명이 동행하여 걷

기rsquo가 눈에 띈다 지금까지 온 길과 다르게 그만큼 호젓하다는 것

이다

다시 출발 시간을 확인한다 오후 3시 50분이다 해미읍성에

도착했을 때의 시간은 6시 25분이었다 난이도가 높은 길이다 초

보자는 부분 걷기를 많이 걸어본 분에게는 완주를 추천한다

글과 사진middot김연미(여행 칼럼니스트)

1 유상묵가옥 토담 뒤에 활짝 핀 수선화

2 햇볕에 따듯한 빛이 감도는 마애삼존불상

3 왕벚꽃이 만발한 충남 서산 개심사를 찾은 많은 행락객들이 꽃을 감상하고 있다

연합

남부터미널과 동서울종합터미널에서 운행 약 3시간쯤 소요된다

서산공용버스터미널 홈페이지(wwwseosanbuscokr)에 시내버스

노선과 시간표가 안내돼 있다

시내버스(서령버스middot문의 041-669-0555)에서 운산행 이용

첫차 오전 6시 45분(공휴일은 7시 5분) 막차 밤 9시 배차 간격은

40분에서 1시간 간격이다 운산면에서 여미리까지 가는 버스가

없으므로 운산면에서 택시를 이용한다 콜택시는 비싸니 인근

슈퍼마켓에서 택시 전화번호를 물어보면 된다

여행수첩

아라메길 정보

홈페이지 wwwaramegilkr

문의 충남 서산시 문화관광과 041-660-3166

유기방가옥 유기방가옥은 숙식이 가능하며 숙식객에게는 무료로 자

전거를 빌려준다 자가용을 이용할 경우 선정묘 주차장에 세우고 이동

하는 것이 좋다 해미읍성에서 선정묘까지 택시 요금은 약 2만원 해미

읍성 인근 슈퍼마켓에서 택시 전화번호를 물어보는 게 가장 빠르다

주소 충남 서산시 운산면 이문안길 70-10(운산면 여미리 203-1)

문의 041-663-4326

서산마애삼존불상 찾아가는 길 서산공용버스터미널에서 하루 5회 운

행한다 첫차 오전 9시 15분 막차 오후 6시 55분 운산면을 거쳐서 마

애삼존불상이 있는 곳까지 운행한다

유기방가옥

여미리석불입상

유상묵가옥 역천제방

쉰질바위

고풍저수지

용현계곡입구

마애여래삼존불상

보원사지

개심사

정자(조망대)

해미읍성

52-55-걷기여행indd 55 2014-04-11 오전 20122

보조개는 일종의 얼굴 근육 기형이다 부모로부터 대물림되는 까

닭에 의학적으로는 lsquo선천적 기형rsquo으로 분류된다 흥미로운 사실

은 많은 사람들이 부러워하는 기형이라는 점이다 동middot서양 또는 예나

지금을 가리지 않고 보조개는 귀엽고 사랑스러운 이미지로 통한다

보조개를 바라보는 동middot서양의 시각이 비슷한 것처럼 인간의 주요 표

정에 대한 해석은 거의 만국 공통이다 한 남미 사람이 화난 표정을 지

었다고 가정하자 아프리카인이나 유럽인 동양인 가리지 않고 그가 화

났다는 걸 알아차린다 슬프거나 행복한 표정도 마찬가지다

표정을 만들어내는 건 얼굴 근육이다 얼굴에는 20여 개의 근육이

있다 인간의 전체 근육 숫자는 기준을 정하기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640~850개 정도로 파악된다 한데 이 중 단 20개에 불과한 얼굴 근

육은 인간 근육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뼈대 근육과는 형태적으로나 기

능적으로 상당한 차이가 있다

무엇보다 눈에 띄는 차이는 얼굴 근육의 상당수가 뼈에 붙어 있지 않

고 피부 속에 묻혀 있다는 점이다 뼈대 근육은 말 그대로 대부분 근육

의 양쪽 끝이 뼈에 닿아 있거나 붙어 있다 뼈대 근육은 힘을 쓰고 움직

임을 일으키는 게 본연의 lsquo임무rsquo다

인간만큼 다양한 표정을 만들어낼 수 있는 동물은 없다 다시 말해

인간보다 얼굴 근육이 잘 발달한 생명체를 찾기는 어렵다 한데 주요

표정은 만국 공통의 lsquo보디 랭귀지rsquo이지만 얼굴 근육 하나하나의 모양

이나 위치는 사람마다 제각각이다 반면 얼굴 근육은 인간 특유의 속

성이 오랜 진화를 거쳐 반영된 일종의 lsquo화장발rsquo 근육의 성격이 짙다

인종별로도 얼굴 근육의 형태 등에 대략적인 차이가 존재한다 동양

인이 서양인보다 보통 무표정한 편이라는 주장에 동조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도 인종 간 얼굴 근육의 상이성을 암시한다 국내 한 의과대학

의 연구에 따르면 입꼬리 주변 근육의 위치와 이들이 움직이는 방향

이 동middot서양 사람들 간에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

lsquo스마일rsquo 도안의 핵심적 특징은 양쪽 입꼬리가 치켜 올라간 것이다

반대로 입꼬리가 내려가면 샐쭉하다거나 언짢은 느낌을 불러일으킨다

입꼬리를 올리고 내리는 얼굴 근육이 어떤 식으로 발달해 있느냐가 표

정 혹은 인상을 좌우할 수 있다는 뜻이다

얼굴 근육은 표정뿐만 아니라 얼굴의 미추(美醜)를 가르는 데도 큰

역할을 한다 얼굴 근육의 배치 크기 대칭성 등이 의학적인 차원에서

잘생기고 못생기고를 결정하는 데 많은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영어로

사소한 차이를 가리켜 lsquo스킨 딥(skin-deep)rsquo 즉 가죽 한 꺼풀 차이라

고 얘기하지만 이 차이가 실생활에서는 엄청나게 다르게 인식될 수 있

는데 얼굴 근육이 바로 대표적인 예이다

하지만 표정이나 얼굴의 미추(美醜)가 최소한 해부학적으로 따져 보

면 lsquo사소한 것rsquo임은 분명하다 성형수술이 널리 유행한다는 점이 이를

방증한다 얼굴의 미추를 결정하는 얼굴 근육은 우리 몸의 여느 뼈대

근육에 비해 조작하기가 상대적으로 손쉽고 위험성도 적다 특히 뼈와

연결돼 있지 않고 피부 아래 묻혀 있는 얼굴 근육들은 손을 봐도 기능

등에 큰 영향을 주지 않는다 얼굴 성형은 쉽게 할 수 있지만 몸 성형

은 엄두 내기가 어렵다는 점이 얼굴 근육과 뼈대 근육의 결정적인 차이

를 보여준다

표정이나 미추를 중시하는 인간의 속성이야 당장 어쩔 수 없을 것이

다 하지만 얼굴 근육에 과도하게 신경을 쓸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얼굴

근육이 만들어내는 갖은 조화는 문자 그대로 lsquo스킨 딥rsquo에 불과한 것들

이니까 글middot김창엽(자유기고가)

(도움말 가톨릭의대 해부학교실 이우영 교수)

보조개는 아름다운 lsquo기형rsquo이다

생활과학 이야기 13

연합

의학적으로는 lsquo선천적 기형rsquo으로 분류되는 보조개 얼굴 근육 때문에 생기는 보조개는 귀엽고 사랑스러운 이미지로 많은 사람들이 부러워한다

56 2014414 위클리 공감

56-57-생활과학13+꽃과 나무indd 56 2014-04-11 오전 20200

위클리 공감 2014414 57

예년보다 빨리 꽃을 피운 왕벚나무들이 함박눈처럼 꽃잎을 날리던

날 저는 서울에서 그다지 멀지 않은 어느 강변의 습지를 찾아갔

습니다 아직 찬 기운이 가시지 않은 날씨지만 남쪽에서 불어오는 봄바

람은 솜뭉치처럼 부서진 부들의 씨앗들을 마른 갈대 사이로 어지러이

날리고 있더군요 이곳 물가에는 갯버들 꽃이 한창입니다 먹이가 부족

한 이른 봄 고맙게도 무료 급식소가 문을 연 덕분에 등에류와 벌들도

덩달아 바빠졌습니다 조만간 키버들과 선버들마저 꿀을 담뿍 머금은

향기로운 꽃을 피워내면 이곳은 온통 난리가 날 것입니다

물가에 열을 지어 선 각종 버드나무들의 연둣빛 자태를 감탄하며 바

라보고 있자니 만일 우리나라에서 lsquo생명의 나무rsquo를 꼽으라면 응당 버드

나무가 그 주인공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버드나무(류)는

그야말로 이 세상에 lsquo아낌없이 주는 나무rsquo이니까요

강변에 늘어선 버드나무들은 토양의 침식을 막아줄 뿐더러 수질 정

화에도 도움을 줍니다 풍성하게 피는 향기로운 꽃들은 굶주린 곤충들

이 춘궁기를 이겨내도록 밤낮없이 넉넉하게 꿀을 내놓습니다 또한 이

처럼 곤충이 많이 모이다 보니 이곳은 보금자리와 먹이가 필요한 작은

새들이 모여드는 곳이기도 합니다 이런 이유로 봄철의 버드나무 숲은

그야말로 생명의 발원지 같다는 생각마저 들게 합니다 이 아름다운 곳

에서 저는 문득 머나먼 두만강변의 버드나무 숲을 떠올려 보았습니다

18세기 정조 재위 시절 홍양호(洪良浩)라는 지혜롭고 유능한 관리가

있었답니다 그는 1777년 세도정치의 희생양이 되어 잠시 두만강변을

관할하는 경흥부사로 좌천된 적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는 한직에서

적당히 시간을 때우며 소일하는 대신에 장정 7500명을 동원하여 1인

당 5주의 버드나무를 두만강변에 심는 큰 공사를 벌였다고 전해집니

다 옛날에는 변방의 생활이라는 것이 지금과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힘들었을 것입니다 먹고 살기도 어려운 판에 별로 중요해 보이지 않는

일로 강제 노역까지 하게 되었으니 백성들의 원성이 그야말로 하늘을

찔렀겠지요 이를 보고 걱정한 친구가 홍양호를 간곡히 만류합니다

ldquo여보게 자네는 여기 잠시 있다가 한양으로 다시 돌아갈 사람이 아닌

가 왜 공연한 일을 벌여서 긁어 부스럼을 만드는가rdquo

현실적이고 애정 어린 친구의 충고에 대한 홍양호의 답변이 그의 저서

lt이계집(耳溪集)gt에 기록되어 있습니다 대략적인 요지는 이렇습니다

ldquo이제 내가 버드나무(류)를 심는 것에는 다섯 가지 이로움이 있어요

첫째는 우리 강역을 (오랑캐로부터) 은폐하기 위한 것이요

둘째는 말을 타고 돌격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요

셋째는 강둑이 물살에 파 먹히는 것을 대비하기 위한 것이요

넷째는 땔감용 나무를 대기 위한 것이요

다섯째는 바람을 막기 위한 것이지요

이 공사는 이처럼 백성들을 이롭게 하는 일이라오 내가 비록 여기

오래 머물지 않을지 몰라도 몇 년 지나지 않아 백성들이 그 이익을 누

리게 될 것이고 그 이로움이 백년 천년을 갈 수도 있을 텐데 내가 어찌

눈앞의 인기에 영합하여 이 일을 미루겠소rdquo

그 탁견에 감탄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자연 생태에 대한 정교한

지식 체계가 없던 그 옛날에도 슬기로운 우리 선조들은 강변을 지키는

버드나무숲의 중요성을 간과하지 않았던 것이죠 이런저런 허황한 명

분에 휩쓸려 오랜 세월 우리 곁을 지켜주었던 강변의 버드나무들이 하

루 아침에 베어져 나가고 삭막한 콘크리트 제방이 그 자리에 들어서고

있는 답답한 작금의 현실을 목도하자니 자연환경 보존과 실용성을 두

루 배려했던 옛 선조들의 지혜가 더욱 절실해지는 요즈음입니다

하천변에는 마땅히 버드나무숲이 있어야 합니다 그러면 이 고마운

나무들은 매년 봄마다 크고 작은 물줄기를 따라 세상을 황금빛으로

수놓을 것이며 전국 방방곡곡에는 생명의 교향곡이 우렁차게 울려 퍼

질 것입니다 글과 사진middot김태영(자연생태연구가middotlt한국의 나무gt 공저자)

아낌없이 주는 lsquo생명의 발원지rsquo

한국의 꽃과 나무 버드나무

lsquo생명의 나무rsquo 버드나무 숲

위클리 공감 2014414 57

56-57-생활과학13+꽃과 나무indd 57 2014-04-11 오전 20203

이 연사 힘주어~ 불조심

ldquo자나 깨나 불조심rdquo

lsquo불조심rsquo을 강조하는 대표적인 슬로건이다 식목일에 나무를

심는 것도 중요하지만 식목일을 전후로 해서 연중 산불이 가장 많이

발생한다고 하니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실제로 식목일에는 연평균

18건 평일의 6배에 이르는 산불이 집중적으로 발생한다는 통계치가

있다 최근에는 기후 변화로 산불이 갈수록 늘어나는 추세라고 하니

보다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기온이 높고 건조하며 바람이 강할수록

산불이 쉽게 번지는데 고온건조한 날씨 탓에 최근 식목일 즈음의 산불

발생 횟수도 1990년대에 비해 52퍼센트나 급증했다고 한다 그런 이유

에서일까 정부도 지난 1970년대부터 다양한 불조심 캠페인을 전개해

왔다

내무부(현 안전행정부)가 후원하고 한국화재보험협회가 주최한 lsquo불

조심 웅변대회rsquo 고지 광고(동아일보 1977년 10월 7일)를 보자 헤드라인

은 ldquo제1회 전국 남middot여학생(초middot중middot고) 불조심 웅변대회rdquo다 웅변대회를

개최하는 이유로 lsquo범국민적으로 방화(防火) 의식을 고취하기 위하여rsquo

라는 문구를 앞세우며 대회의 상세한 요강을 밝혔다 그 웅변대회에서

가장 강조한 것은 ldquo방화 예방 의식을 고취시키고 불조심의 생활화를

촉구하여 화재 없는 복지국가 건설에 이바지할 수 있는 내용rdquo이었다

웅변 시간은 초등부가 5분 중middot고등부가 6분이었다 웅변대회에 앞

서 lsquo원고 합격자 발표rsquo를 먼저 한 것으로 보아 예선에서 먼저 제출된 원

고를 검토해 심사를 거친 다음 그 기준을 통과한 학생들에게 본선에

나갈 기회를 주었음을 알 수 있다 본선에 진출한 학생들은 전국 방방

곡곡의 교정에서 두 주먹을 불끈 쥐고 ldquo~하자고 이 연사 소리 높여 외

칩니다 여러분rdquo 하며 목청을 돋웠을 것이다

1970년대는 lsquo웅변대회의 시절rsquo이라 할 정도로 다양한 주제의 웅변대

회가 전국적으로 열렸다 반공 웅변대회가 대표적이었지만 불조심 웅

변대회도 단골 주제였다 그 시절의 웅변대회가 학생들에게 획일적 사

고를 주입시키기 위한 관제 기획 행사라는 비판의 목소리도 있었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다 웅변대회는 학생들에게 자신감을 높여주는 동시

에 주어진 시간 안에 자신의 주장을 효율적으로 전달하는 능력을 길러

정책광고로 보는 어제와 오늘

1977년 10월 7일 동아일보에 실린 lsquo불조심 웅변대회rsquo 고지 광고 내무부(현 안전행정부)가 후원하고 한국화재보험협회가 주최하는 전국 웅변대회 참가를 위한 상세한 안내 정보가 적혀 있다

주는 생생한 프레젠테이션 교육의 현장이다 지금은 웅변대회가 많이

사라졌지만 아직도 지역의 소방서 단위로 관내 학생들을 대상으로 해

불조심 웅변대회를 개최하는 곳도 많다

나무 심기도 중요하지만 심은 나무를 화재로부터 보호하는 일은 더

더욱 중요하다 소방방재청 역시 한식날을 전후로 119소방헬기를 투입

해 산불 예방 홍보활동을 펼치고 있지만 어디까지나 한계가 있을 터

그 무렵에는 불을 피우지 말고 찬밥을 먹어야 한다는 뜻에서 한식(寒

食) 또는 냉절(冷節)이라고 날짜까지 못박았던 조상들의 지혜가 오히

려 돋보인다 기후 변화로 최근 30년 동안 봄철 기온은 평균 섭씨 06

도 올랐지만 습도는 오히려 6퍼센트 낮아져 산불이 일어날 가능성이

더 높아진 상황에서 담뱃불 같은 불씨 관리에 각별히 주의해야겠다

불조심 웅변대회는 입으로 하는 웅변이지만 몸으로 실천하는 웅변이

더 값진 웅변이 아니겠는가 ldquo꺼진 불도 다시 보자rdquo

글middot김병희(한국PR학회 회장middot서원대 광고홍보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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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59-정책광고+공감카툰indd 58 2014-04-11 오전 20240

위클리 공감 2014414 59

공감카툰 파랑새를 찾아서

가장 훌륭한 지혜는 친절과 겸손이다

-탈무드

선택한 까닭글과 그림middot최영순

58-59-정책광고+공감카툰indd 59 2014-04-11 오전 20247

60 2014414 위클리 공감

무용

뮤지컬

문화공감

lt아라의 서gt

lt아라의 서gt는 설화나 민담에 등장하는 인물

을 중심으로 바다에서 탄생한 문명과 그 속에

서 살아가는 인간의 모습을 그린 공연이다 인

천시립무용단은 황해를 넘나드는 바람을 추

상적으로 표현했다 전통춤 레퍼토리에 신화

적 서사를 담아 한국 무용의 매력을 극대화했

다 초연 때 출연한 무용수들과 새로 선발된

무용수들의 기량을 견주어 보는 것도 이번 공

연 관람의 묘미가 될 것이다

기간 4월 25~26일

장소 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

문의 032-427-8401

lt비방문 탈취작전gt

트로트와 국악을 결합한 신명나는 창작뮤지

컬이다 약령시 약전골목의 오래 된 lsquo이만수

한약방rsquo은 손님이 끊일 날이 없다 인근 한약

방 사장들은 lsquo이만수 한약방rsquo엔 특별한 비방

문이 있을 거라는 결론을 내리고 lsquo이만수 한

약방rsquo의 비방문을 훔쳐낼 계획을 세우는데hellip

흥미로운 이야기를 중심으로 옛 약전골목의

풍경과 생활 모습을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기간 5월 4일까지

장소 대구 봉산문화회관 스페이스라온

문의 053-661-3500

극단

한양

레퍼

토리

신은수 작가의 역사극 시리즈 lt운현궁 오라버니gt lt봄이 사라진 계절gt을 잇는 lt거울 속의

은하수gt는 일제강점기 lsquo마지막 왕족rsquo으로 알려진 의친왕가를 소재로 시대의 격류에 휘말

린 인물의 세밀한 심리를 표현한 작품이다 1945년 해방 직전의 의친왕가 이야기를 그렸다

히로시마 원자폭탄 투하로 숨진 의친왕의 차남 이우의 장례식을 계기로 의친왕가 사람들이

한자리에 모인다 급변하는 세계 정세 속에서 조선왕조의 부활이라는 환상 속에 사는 일흔 살의

의친왕 반면 그의 장남 이건은 냉소적인 시선으로 조선의 마지막을 예감하며 아버지와 충돌한

다 의친왕과 다투고 뛰쳐나간 이건은 누군지도 모르는 생모의 행방을 찾는데hellip 극단 한양레퍼

토리 대표이자 배우인 최형인 교수가 직접 제작하고 무대에 선다 여기에 2012년 서울연극제 우

수작품상 수상작인 lt만선gt을 연출한 신동인 감독이 또 한번 연출을 맡아 더욱 관심을 모은다

일제강점기 말기 이곳에 모인 인물들은 특수한 신분으로 인해 저마다 나라의 역사를 대변하

고 있다 겉보기에는 여느 가족의 장례식과 다름없어 보이지만 그들의 갈등과 고통을 통해 자

연스럽게 관객들은 뼈아픈 우리의 역사를 절감할 수 있다 역사적 상징성과 함께 변화하는 시

대에 내몰려 갈등하고 괴로워하는 인간 본연의 모습이 공감을 자아낸다 글middot허정연 기자

기간 4월 19~27일 장소 서울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 문의 02-889-3561

의친왕의 차남 이우의 장례식을 계기로 모인 왕친들의 갈등을 소재로 시대적 아픔을 담은 연극이다

역사 앞에 갈등하는 lsquo인간의 굴레rsquo제35회 서울연극제 lt거울 속의 은하수g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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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의 책

ldquo넌나에게 모욕감을 줬어~rdquo 영화 lt달콤한 인생gt에서 배우 김영철이

했던 이 명대사는 개그프로그램에서도 패러디하는 등 대표적인

유행어가 됐다 그만큼 한국사회에서 빈번하게 겪는 감정이기도 하다 출퇴

근길 도로 위에서라든가 학교나 회사에서 생면부지의 낯선 사람들부터

심지어 가까운 가족에게까지 우리는 평범한 일상에서 lsquo모멸감rsquo을 겪는다

모멸은 lsquo업신여기고 얕잡아봄rsquo으로 풀이된다 나의 존재 가치가 부정당하

거나 격하될 때 갖는 괴로운 감정이며 인간 내면의 가장 깊숙한 곳을 파괴

한다 한국인의 일상에 만연한 lsquo모멸감rsquo의 실체를 인문학적으로 규명한 책

이 나왔다 저자는 모멸감을 분석하기 위해 뉴스 기사 TV 드라마나 영화

에서 오가는 대사 수많은 문학작품 등에서 수집한 적실한 실례와 일상생활에서 만나는 다양한

에피소드로 이야기를 이어간다

저자는 우선 모멸이 부르는 파괴력을 우려한다 ldquo우리가 일상적으로 겪는 모멸감은 흔히 lsquo정서

적인 원자폭탄rsquo이라고도 불리며 인간을 끝없는 바닥으로 추락시키기도 하고 때로는 타인과 세

상에 대한 폭력으로 발화하기도 한다rdquo

모욕을 주고받는 데는 어떠한 역사적 배경이 있을까 저자는 급변한 사회 환경 때문이라고 분

석한다 ldquo조선 시대에 형성된 귀천의식과 신분적 우열 관념은 외형을 달리한 채 끈질기게 지속되

어 왔고 산업사회 및 소비사회와 맞물려 사람들 사이에 피곤한 경쟁으로 이어졌다rdquo

이런 연장선상에서 모든 가치가 돈으로 매겨지는 자본주의의 도래가 다른 한 축을 이룬다 사

회제도와 경제력 간의 불균형 삶의 형태와 의식 사이의 불균형이 문제의 핵심이다 절대 빈곤

실업 등으로 인해 최소한의 품위를 갖출 수 없다는 것 자신이 무능하고 쓸모없는 존재라는 생

각은 큰 모멸감을 불러일으킨다 이렇게 훼손된 자아를 보상받으려는 집단 콤플렉스가 공격적

인 민족주의와 편협한 인종주의로도 나타나게 된다 이 책의 또 한 가지 새로운 시도가 있다 바

로 음악으로 표현한 모멸감이다 작곡가 유주환 선생이 이 책에서 열 군데 대목을 골라 열 개의

곡을 만들었다 책과 함께 CD로 들어 있다 음악사적으로도 불안이나 분노 고독이나 초조함 슬

픔이나 기쁨 등을 주제로 한 곡들은 많지만 모멸감을 표현한 곡은 거의 없다고 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과연 모멸감을 뛰어넘을 수 있을까 저자는 학력이나 외모 경제력 피부색

나이 등 외형적인 차이로 멸시하는 문화와 사회 풍토를 바꿔가야 한다고 말한다 또 사회와 제

도가 정비되더라도 모멸감을 아예 느끼지 않고 살기란 불가능하다 존중과 자존의 문화는 여럿

이 만드는 것이며 그 출발은 결국 자신의 내면에 있다 남을 귀하게 여기는 문화는 우리의 변화

로부터 시작된다 ldquolsquo귀rsquo는 곧 lsquo고귀하다rsquo는 뜻이고 영어로 풀이하면 lsquonoblersquo에 가장 가까울 것이다

lsquo귀rsquo만큼은 스스로 성취할 수 있다 어떤 사람은 학문을 닦음으로써 어떤 사람은 예술이나 종교

를 통해 어떤 사람은 타인에게 많은 것을 베풂으로써 삶을 고양시킬 수 있다rdquo 우리는 각자 어떤

방법으로 모멸감을 극복하고 있을까 글middot박지현 기자

단신

lt커넥톰 뇌의 지도gt승현준 지음 | 신상규 옮김김영사 | 2만3천원

1천억 우리 몸 안의 신경세포 개수다 인

간 신경세포의 모든 연결구조와 활동원리

를 파악하기 위한 사상 초유의 프로젝트

인 휴먼 커넥톰 연구의 모든 것을 다뤘다

뇌와 의식의 비밀을 밝히기 위한 흥미진

진한 실험과 놀라운 발견이 이어진다 의

학적 발전을 뛰어넘어 미래 사회에 혁명적

변화를 가져올 경이로운 도전의 과정이

생생하게 펼쳐진다

lt금융으로 본 세계사gt천위루 양천 지음 | 하진이 옮김시그마북스 | 1만7500원

금융학은 지리적 환경과 기술middot종교middot경

제체제를 망라한 집합체라고 할 수 있다

모든 금융 사건에는 사회middot경제middot문화middot역

사적 배경이 있다 이 책은 국가 인물 사

건을 시대별로 나눠 유머러스하고 유쾌

한 언어로 금융사를 들려준다 그리스

로마 프랑스 스페인 네덜란드 영국 미

국 클로비스 찰스 1세 JP 모건 소로스

튤립 거품 사우스시 거품 서브프라임

위기 등의 키워드를 일목요연하게 펼치

면서 세계 경제의 흥망성쇠를 그려냈다

모멸감 왜 느껴 나는 소중해

lt모멸감gt

김찬호 지음문학과지성사1만3500원

62-63-화제의책+디딤툰indd 62 2014-04-11 오전 20413

위클리 공감 2014414 63

디딤툰 글로벌 에티켓 173

세상에서 가장 무거운 것구성middot권우영

그림middot안종만

62-63-화제의책+디딤툰indd 63 2014-04-11 오전 20419

요행은 없더라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한 소통이 지나치게 활발하다 각종 동호회

며 동창회에서 업무 협상에 이르기까지 다채로운 채널들이 그

야말로 lsquo스마트rsquo하고 lsquo스피드rsquo 있게 실시간으로 진행된다 직접 통화하거

나 만나지 않아도 많은 정보들이 오가고 약속들이 잡히고 계획들이

세워진다 시간이 절약되기도 하지만 시시각각 lsquo띵동rsquo하는 커뮤니티 알

림 신호로 인해 업무 집중에 방해를 받기도 한다 아마도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요즘 사람들은 경험의 80퍼센트 이상을 SNS를 통해 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최근 한 친구가 자신의 어리숙함을 한탄하는 글을

SNS에 올렸다

인터넷을 검색하다가 수천만 원을 호가하는 외제 중고차를 아주 싸

게 구할 수 있다는 광고성 글을 봤다고 했다 침수되거나 사고 난 차도

아닌데 저렴하게 경매로 낙찰된 차이기에 믿을 수 있다는 내용을 보고

어처구니없게도 마음이 동했다는 것이다 게다가 그 광고문에는 단순

히 차를 파는 것이 아니라 소중한 사람과의 인연을 진실하게 만들고

싶다고 적혀 있었다 거기서 그치지 않고 딸 사진까지 곁들이며 자기

딸한테 부끄럽지 않은 아빠로 살아가고 싶은 사람이라는 말까지 덧붙

인 것을 보고는 차라리 믿고 싶은 마음이 더 강해졌다 그 친구는 전화

를 걸었고 약속을 한 후 차를 구매하러 갔다

통화한 딜러는 여기저기 친구를 데리고 다니며 몇몇 그럴 듯한 외제

차를 보여주었다 인터넷 차량은 시험 주행을 해 볼 수 없다면서 이상

없으니 빨리 사라고 지금 선택하지 않으면 후회할 거라고 한 시간 후

에는 다른 사람이 보러 오기로 예약돼 있다고 압박했다 순진한 친구

는 제정신을 차리기 어려운 지경임에도 가까스로 정신을 차려 품질 보

증을 어느 정도 해 줄 수 있느냐고 물었다 보증 기간이 없다는 답이 돌

아왔다 처음에 전화했을 때는 3개월 정도 보증해 준다고 했던 것 같아

재차 확인했다 딜러는 워낙 싸게 파는 것이라 그런 것은 해당되지 않

는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순간 이상하다 싶어 친구는 사지 않겠다고

말했다 딜러의 표정이 순간 바뀌었다 살 것처럼 이야기해 놓고 이제

와서 이러면 어떻게 하느냐 이런 인터넷 차량들은 대개 사러 오면 그

냥 계약하고 끌고 가는 게 상례인데 너무한 것 아니냐hellip 질타 내지 훈

계조였다 섬약(纖弱)한 기질의 친구는 더 당황했다

하지만 친구는 사지 않겠다는 의사를 다시 한번 표시했다 가족들의

안전을 지켜야 한다는 말도 덧붙였다 불만에 차 있던 딜러가 이내 표

정을 바꾸었다 잘 생각했다고 대부분 인터넷 보고 오는 사람들은 이

런 차의 성격을 알고 오는데 당신은 그렇지 않은 것 같았다며 정말 모

르고 온 것이냐고 물었다 친구가 광고문을 믿고 왔다고 하니까 딜러는

참 딱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이런 차는 대개 리콜된 것들로 안전을 보장할 수 없는 차들이어서 어

떤 이들은 아예 견인차를 가져와 사 간다 정상적인 차가 이런 가격이

라면 어떤 바보가 비싼 돈 들여 새 차를 사겠느냐 당신이 순진한 사람

같아서 말해 주는 것이다 그랬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딜러는 차를 팔

지 못하고 들어가면 회사에서 혼나니까 정상적인 다른 중고차로 바꾸

면 어떻겠느냐고 제안했단다 한나절 이상을 같이 다니고 또 진실까지

털어놓아 준 그 딜러에게 미안한 생각이 들고 고마운 생각도 든 나머

지 친구는 그러자고 했다 얼결에 꼭 바꿀 필요도 없는 차를 그렇게 바

꾸었다고 했다

그러고 나서 자신이 도대체 무엇을 어떻게 한 것인지 모르겠다고 자

탄했다 어리석은 짓을 한 자신을 반면교사 삼아 친구들은 그런 일에

휘말리지 말라고 덧붙였다 결국 그 친구는 평범하지만 오래 된 진리를

잠시나마 잊은 자신에 대한 반성으로 끝을 맺었다 lsquo콩 심은 데 콩 나

고 팥 심은 데 팥 난다rsquo 글middot우찬제(문학평론가middot서강대 문학부 교수)

중앙포토

소통과 공감

64 2014414 위클리 공감

64-소통과공감indd 64 2014-04-11 오전 20452 표지 253-최종indd 146 2014-04-11 오전 20821

Page 6: 위클리 공감 253호

8 2014414 위클리 공감

자동차 튜닝산업 활성화 인프라 구축부품 기술개발 지원middot시험용 주행장 마련 등 생태계 조성키로

정책소식

정부가 자동차 튜닝(개조)부품 기술개발 지원에 적극 나서기

로 했다 연구개발(RampD) 자금을 지원하고 튜닝 시험용 주

행장 등 인프라 구축에 힘을 쏟는다 세계 5대 완성차 생산국에

걸맞은 튜닝산업 생태계를 조성하겠다는 계획이다

산업통상자원부(이하 산업부)는 4월 9일 열린 lsquo자동차 튜닝부

품산업 발전포럼rsquo에서 이 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산업부는 국내

튜닝부품업계를 향후 기술 중심의 글로벌 강소 부품 기업으로 성

장시키기로 했다 튜닝이란 운전자가 자신의 개인적 취향과 목적

에 맞게 차량의 성능과 내middot외관을 개선하는 것을 말한다 제조

사는 고부가가치 튜닝부품을 판매해 고수익을 거둘 수 있고 판

매사는 부품 장착이나 유통을 통해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미국과 유럽 일본 등에 비해 튜닝시장이 활성화

되지 못한 상황이다 지난해 세계 자동차부품 애프터서비스(AS)

시장 규모는 약 310조원인데 이중 튜닝이 98조원으로 32퍼센트

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는 세계 5위 자

동차 생산국이자 7위의 자동차부품 수출국이지만 국내 튜닝시

장은 완성차 시장 대비 05퍼센트 수준인 5천억원 규모다 국내

시장에는 해외 튜닝업체들의 진출이 늘고 있다 대표적인 튜닝업

4월 9일 서울 The-K호텔에서 열린 lsquo자동차 튜닝부품산업 발전포럼rsquo 현장 독일자동차튜닝협회(VDAT) 해럴드 슈미트크 상임이사는 주제발표를 통해 ldquo자동차 튜닝은 개성 표현의 한 방법rdquo이라며 국내 튜닝 시장의 발전 가능성을 높이 평가했다

산업통상자원부

08-09-정책소식indd 8 2014-04-11 오전 13928

위클리 공감 2014414 9

체는 ABT(아우디 튜닝) 브라부스(벤츠 튜닝) AC슈니처(BMW

튜닝) 테크아트(포르쉐) 등이다

산업부는 자동차 튜닝부품 산업 육성을 위해 4개 실행과제를

내놨다 먼저 영세 튜닝부품 제조사에는 품질문제 발생 시 개선

을 위한 기술지도 사업을 지원하고 기술력을 보유한 튜닝부품

제조사에는 우수품질 기준에 맞춰 lsquo고성능 부품 기반형 기술개

발rsquo을 지원키로 했다

기술개발 대상은 엔진출력 향상 배기가스 절감 연비 향상을

달성할 수 있는 엔진middot파워트레인 파워업(Power-up) 부문 섀시

성능과 안전성 향상 기술개발을 위한 휠middot타이어 등 퍼포먼스업

(Performance-up) 부문 운전자의 신체 보호뿐 아니라 편의 향

상을 위한 리어스포일러middot사이드미러와 같은 드레스업(Dress-

up) 부문 등 3개 분야에 기술개발 초점을 맞추기로 했다

전남middot대구 튜닝산업 특성화 지역으로 선정

또 튜닝산업 활성화를 위한 인프라도 구축한다 이를 위해 국제

자동차경주대회인 lsquo포뮬러 원(F1middotFormula One World

Championship)rsquo 경기시설을 보유한 전남과 대구를 튜닝산업 특

성화 지역으로 선정했다

국제 공인 1등급 F1 경기장이 위치한 전남 영암지역에는 튜닝

부품 개발과 평가가 가능하도록 연구개발(RampD) 인프라를 확충

한다 중소 튜닝업체들의 시제품 제작 지원과 실험차량 평가 시

신속하게 활용이 가능할 수 있도록 가공기계 설비도 구축한다

튜닝부품 장착업체가 밀집한 대구지역에는 소비자 중심의 튜

닝문화 확산과 기업 지원을 위한 서비스 인프라를 구축할 예정이

다 튜닝전문 지원센터를 구축middot운영해 수요자가 가상체험을 할

수 있는 가상체험 시설과 중소 영세업체들을 위한 홍보전시관을

운영하는 등의 기업 지원도 해 나갈 계획이다

여기에 완성차업체와 부품업체 간 동반 성장할 수 있는 분위

기도 조성키로 했다 산업부는 튜닝산업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완성차 제조사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보고 완성차의 튜닝

브랜드 육성을 유도하기로 했다 메르세데스-벤츠의 AMG

BMW의 M AC슈니처와 같이 완성차 자회사로 출발해 세계적

튜닝업체로 성장한 해외 사례를 벤치마킹할 계획이다

튜닝모델 출시 차종과 성능 개선형 튜닝까지 적용 범위를 확대

해 나간다 기술력 있는 국내 업체를 발굴해 국내 튜닝부품 사용

차량 전용 경주대회를 지원하고 이를 중소 튜닝부품사의 기술을

평가하는 데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ldquo튜닝부품

제조middot장착기업 육성으로 튜닝 전문가 등 일자리 창출로도 이어

질 것rdquo이라고 기대했다

외장을 꾸미거나 성능을 향상시킨 튜닝제품을 전문적으로 취

급하는 온라인 종합 쇼핑몰도 연내 문을 열 예정이다 영세 업체

를 위해 별도의 보장보험 제도도 추진한다 아울러 정부는 코트

라(KOTRA) 무역관과 연계해 우수한 자동차 튜닝제품 업체들이

해외 튜닝부품 전시회에 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로 했다 매

년 20여 개 우수 업체를 선정해 우선 지원한다 해외 전시회에 참

가할 때 임차료와 장치비 통역 섭외 등 행정 서비스도 제공한다

산업부 관계자는 ldquo대중의 접근이 용이한 지역과 유휴시설 등에

경기장을 구축해 건전한 레저문화를 확산시키기 위해 노력할 것rdquo

이라고 말했다 글middot김성희 기자

전 세계 완성차 자동차부품 AS 및 튜닝 시장 규모

미국 독일 일본 프랑스 한국

완성차 시장(조원) 2066 1164 1919 410 935

AS 시장(조원) 702 230 260 177 52

완성차 시장 대비 AS 시장() 340 198 135 432 56

철구조물(조원) 327 66 140 50 05

완성차 시장 대비 튜닝 시장() 158 57 73 122 05

자료middot산업통상자원부

08-09-정책소식indd 9 2014-04-11 오전 13928

10 2014414 위클리 공감

정책현장

병행수입middot해외 직접구매 품목 확대캠핑용품 등 독과점수입 폭리 개선hellip 가격 10~20퍼센트 하락할 듯

병행수입 시장의 진입장벽을 낮추고 해외 직접구매 대상 품

목을 확대해 소비재 수입품 시장의 경쟁을 촉진하기로 했

다 이로 인해 병행수입과 해외 직접구매 등 대안적 수입 경로를

활용한 수입품이 전체 소비재 수입액의 10퍼센트까지 늘어나면

수입제품의 판매가격이 10~20퍼센트가량 인하될 것으로 기대

하고 있다

정부는 지난 4월 9일 오전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열린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이런 내용을 담은 lsquo독과

점적 소비재 수입구조 개선 방안rsquo을 확정했다

소비재 수입 시장 구조가 독과점 형태로 운영되면서 수입가격

과 판매가격의 격차가 2~5배로 벌어지고 외국과 비교 시 판매가

격도 10~40퍼센트 높다고 보고 병행수입과 해외 직접구매 등 대

안적 수입 경로를 확대하는 방안을 마련했다

정부는 우선 통관인증제도에 대한 진입장벽을 즉시 완화해 병

행수입을 활성화하기로 했다 통관인증제는 병행수입 물품에 대

한 소비자 신뢰제고 차원에서 적법하게 통관 절차를 거친 물품

에 관세청이 통관정보(수입자 및 통관 일자)를 담은 QR코드를

부착해 인증해 주는 제도다 하지만 품목 및 상표 수가 제한적이

고 자격 제한도 지나치게 엄격해 당초 기대보다 활용도가 저조한

게 사실이었다

이에 소비자의 관심이 높은 상표 위주로 대상 상표와 품목을

대폭 확대할 예정이다 기존 의류middot신발이 중심이 된 236개 상표

에 자동차부품 소형가전 화장품 자전거 캠핑용품 등을 추가

해 350여 개로 확대한다 통관체 선정 기준도 완화한다 선정 기

준 중 lsquo최근 2년 내 매년 1회 이상 병행수입물품 통관 실적rsquo을 lsquo최

초 병행수입 후 6개월 경과rsquo로 완화함에 따라 기존에 탈락한 40

여 개 업체를 포함해 1년 후 약 100여 개 업체가 추가 선정(현재

122개 내년 230개)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목록통관제 대상 전자상거래 50퍼센트 이상 확대

해외 직접구매(이하 해외직구)도 수입신고 간소화 대상을 확대하

고 소비자 피해를 막는 방지체계를 강화하여 활성화하기로 했다

해외직구는 매년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데 반해 관련 제도 정비

가 미흡해 신속한 통관이 어렵고 소비자 피해 방지책도 부족해

반품수수료 부당 청구나 환불 배송 지연 등의 피해 사례 또한

급증하고 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100달러 이하 해외직구 품목에 한해 통

관 절차를 대폭 간소화하고 목록통관 대상을 현행 의류middot신발

등 6개 품목에서 식middot의약품을 제외한 전체 소비재로 확대하기

국내에서 파는 수입품 가격이 지나치게 비싼 까닭에 저렴한 병행수입 제품에 소비자가 몰린다 지난 겨울 경기 용인의 한 대형쇼핑몰에서 lsquo캐나다 구스rsquo 패딩을 시중가보다 20~30퍼센트 싸게 팔자 소비자들이 번호표를 받고 줄을 서서 기다리는 등 소동이 벌어졌다

중앙포토

10-11-정책현장indd 10 2014-04-11 오전 14037

위클리 공감 2014414 11

로 했다

이를 통해 현재 전체 전자상거래의 34퍼센트 수준인 목록통

관제 대상이 50퍼센트 이상으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목록

통관제를 적용하면 통관 기간은 최대 3일에서 반나절로 줄고 건

당 4천원인 관세사 수수료도 없어져 해외직구가 쉬워질 전망이

다 일부 업체를 대상으로 했던 특별통관업체 지정을 폐지하고

세관장에게 신고만 하면 누구나 목록통관을 적용받도록 규제도

완화된다

또한 병행수입과 해외직구 등 대안 수입 활성화 과정에서 발생

할 수 있는 소비자 피해를 최소화하고자 통관인증업체가 위조

상품을 취급하면 인증업체 지정을 즉시 취소하기로 했다

또한 소비자들이 쉽게 애프터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병행수

입협회 차원의 공동 AS센터 기반을 구축하고 중소middot영세업체의

참여 기반 확대 차원에서 독점 수입업자가 병행수입을 부당하게

방해하는 불공정 행위에 대한 단속도 강화하기로 했다 법 위반

사항을 적발하면 엄중히 제재할 방침이다

대부분의 해외직구는 포털사이트의 카페middot블로그 등을 활용

해 이뤄지는데 이에 대한 포털사업자의 관리 책임도 강화하기로

했다 위법 카페 및 블로그 사이트에 대한 자체적 제재방안 마련

이 의무화되며 인터넷 통관포털(UNIPASS)을 통해 일반인도 반

품 때 손쉽게 관세를 환급받을 수 있도록 제도가 개선된다

정부는 병행수입middot해외직구 등 대안적 수입 경로를 활성화해

전체 소비재 수입액이 지난해 3조원에서 2017년 8조원으로 늘어

나 전체 수입액 대비 비중이 5퍼센트에서 10퍼센트로 확대될 것

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경우 독점 수입으로 고가를 유지하는 아

동복과 신발 캠핑용품 등에 대한 병행수입 거래로 인해 제품 판

매가격이 평균 10~20퍼센트 정도 인하될 것으로 전망된다

글middot김상호 기자

수입품 판매가격 수입가격 비율

수입품 평균가격 국가 간 비교

2329 27 27

51

전기다리미 위스키프라이팬 전기면도기 전동칫솔

자료middot한국소비자원 (2013년)

(배)6

5

4

3

2

1

0

한국

일본

미국

기타

호주

프랑스

호주

EU

자료middot한국소비자원 (2013년)

(한국=100)

100

80

60

40

20

0화장품 자전거용품기능성화장품 캠핑용품

병행수입이란

국내 독점판매권을 가진 업체 외에 다른 수입업자가 해외 매장 제3국

등 다른 유통 경로를 통해 수입해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판매하는 행위

2013년 기준 약 2조원 규모로 추정하고 있다

해외 직접구매(해외직구)란

외국의 오픈마켓 의류 브랜드 등의 사이트에서 제품을 직접 주문해 구

매하는 것을 일컫는 말이었으나 최근 들어 전자제품 및 스포츠용품 등

다양한 분야로 퍼지고 있다 전문 직구 사이트까지 성행할 정도로 큰

인기다

10-11-정책현장indd 11 2014-04-11 오전 14037

12 2014414 위클리 공감

항공마일리지 남아요hellip 휴양림 오세요국립자연휴양림관리소middot대한항공middot한진관광 MOU 체결hellip 전용 투어상품도 출시

여행소식

항공마일리지로 꼭 항공권을 끊어야 하나 잠자는 항공마일

리지가 아까웠다면 이제는 휴양림으로 떠나보자

산림청 국립자연휴양림관리소는 4월 2일 lsquo항공마일리지 휴양림 투

어상품rsquo과 lsquo국민의 숲(대한항공의 숲)rsquo 조성을 위해 대한항공 한진

관광과 각각 MOU를 체결했다

이번 협약을 통해 국립자연휴양림관리소는 대한항공 마일리지

로 비수기 주중에 휴양림을 이용할 수 있도록 숙박시설과 숲 체험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대한항공은 산음자연휴양림 내에 lsquo국민의 숲(대한항공의 숲)rsquo 조

성을 계획했다 한진관광은 홈페이지 및 콜센터를 통해 lsquo항공마일

리지 휴양림 투어상품rsquo을 판매하기로 했다

lsquo항공마일리지 휴양림 투어상품rsquo은 4월 중순부터 6개 국립자연

휴양림을 대상으로 매주 수middot목요일(성수기 제외)에 운영된다 대한

항공 마일리지를 갖고 있다면 누구나 본인 마일리지로 투어상품

을 이용할 수 있다

대한항공 산음자연휴양림에 lsquo국민의 숲rsquo 조성

lsquo국민의 숲(대한항공의 숲)rsquo은 대한항공 사회봉사단이 유일한 탄소

흡수원인 산림 가꾸기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기 위해서 산음자연휴

양림 내에 5헥타르 규모로 조성해 나갈 계획이다 매년 나무 심기

숲 가꾸기 산불 방지 등 다양한 산림 관리활동에 참여한다 투어

상품 운영 휴양림은 복주산 산음 용화산 운문산 용현 덕유산

등 6개다

서경덕 국립자연휴양림관리소장은 ldquo관련 기업과의 협업을 통해

항공마일리지로 주중 휴양림을 이용할 수 있는 길이 열려 휴양림

이용패턴 다변화에 속도를 낼 수 있게 되었다rdquo며 ldquo자연휴양림 내

산림 관리에 민간기업 참여가 확대될 수 있도록 lsquo국민의 숲rsquo 조성에

도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rdquo고 덧붙였다 글middot박지현 기자

4월 2일 산음자연휴양림에서 국립자연휴양림관리소middot대한항공middot한진관광은 lsquo항공마일리지 휴양림 투어상품rsquo 운영과 lsquo국민의 숲(대한항공의 숲)rsquo 조성을 위한 MOU를 체결했다

자연휴양림 숲속 도서관에서 책 기증 받아요

국립자연휴양림관리소에서는 책 읽는 문화 확산을 위해 4월부터 삼봉

휴양림과 검마산휴양림 내에 lsquo숲속 도서관rsquo을 운영한다 다양한 장르의

도서를 제공하기 위해 도서기증 캠페인을 추진하고 있다 4월 30일까지

기증할 수 있다 택배비는 휴양림에서 부담한다

책 보낼 곳 대전광역시 서구 복수북로 21 국립자연휴

양림관리소 행정지원과 홍보기획팀

문의 042-580-5532~3 wwwhuyanggokr

휴양림 투어상품 문의 한진관광 홈페이지(wwwkaltourcom) 또는 콜센터(1566-1155)

12-13-여행소식+알아두세요indd 12 2014-04-11 오전 14149

위클리 공감 2014414 13

도전 한식 만들기hellip ldquo멋진 체험 될 거예요rdquo한식 아카이브 개설hellip 조리법 9천여 건middot전통 한식당 100여 곳 등 다양한 콘텐츠

알아두세요

lsquo밥죽 만두 찌개 전골 나물 전 김치 한과helliprsquo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전통 음식들 군침이 돌 때 한식이 맛있는 곳을

찾는 데 시간을 버리지 않아도 된다 이 음식들이 어떤 깊은 유래

와 역사를 가졌는지 인터넷 이곳 저곳을 기웃거리지 않아도 된다

한식을 다룬 조선시대 풍속화들도 찾아볼 수 있다

한국 음식을 단순히 먹고 즐기는 것을 넘어 역사와 문화 정보까

지 한곳에서 볼 수 있는 아카이브(기록물 저장소middot정보창고)가 마련

됐다 농림축산식품부(장관 이동필)와 한식재단(이사장 강민수)은

전통 한식의 정보를 총망라한 lsquo한식 아카이브rsquo를 4월 3일 개설했다

한국 음식문화가 단순히 음식 콘텐츠의 의미를 넘어 선조의 삶과

지혜가 담긴 우리 문화임을 세계에 알리려는 문화 보급의 일환이다

그동안 한식과 관련된 고문헌으로 한식문화를 대중화하기 위

한 노력이 꾸준히 추진돼 왔다 하지만 일반인들이 흥미로워할

만한 정보에 쉽고 편리하게 접근할 수 있는 아카이브는 처음이다

한식 아카이브에는 한식 원형복원 사업의 결과물과 한식 조리

법 등 9083건의 콘텐츠가 담겨 있으며 한식 콘텐츠 목록 한

식문헌 상세 해제 옛 그림 속 한식 한식연구 결과물 한식

이야기 등 5개 항목으로 구성됐다

대표 한식 120여 종엔 스토리텔링 담아

lsquo한식연구 결과물rsquo에는 한식 대표 품목 120여 종에 대한 스토리텔

링을 담았다 예를 들어 여름 대표 음식인 냉면은 ldquo메밀 산출이 많

은 서울 이북지방에서 유래했고 6middot25전쟁 이후 월남민에 의해 전

국적으로 퍼지게 됐다rdquo는 사연으로 시작한다 이외에도 냉면의 조

리법 지역별 맛 특색 등이 적혀 있다

각 지역의 대표적인 서민음식 등도 소개한다 lsquo역사성 있는 한식

당rsquo 편에는 지역별 유명 음식점 정보가 있다 국내 50여 년 이상 된

100여 곳의 음식점을 지자체의 추천을 받아 축적했다 부산의 경

우 lsquo구포집middot급행장middot기장곰장어middot동래할매파전middot박달집rsquo 등의 주요

정보(위치지도 포함)가 실려 있다

lsquo옛 그림 속 한식rsquo은 한식문화의 원형을 찾는 세계 최초의 작업이

다 우리 음식을 다룬 50여 종의 조선시대 풍속화를 선보인다 조선

의 대표 풍속화가인 김홍도의 작품 6점 신윤복의 서화 2점 김득

신 조영석 성협 그리고 19세기를 대표하는 화가 김준근의 그림

23종 등이 들어 있다 이 카테고리는 4월 말 오픈 예정이다

한편 150여 종에 달하는 북한 전통음식 조리 방법도 누구나 쉽

게 활용할 수 있도록 메뉴별middot지역별로 배치했다 lsquo한식 이야기rsquo에서

는 한식문화 콘텐츠를 쉽고 재미있게 접할 수 있도록 대중적인 내

용을 중심으로 편찬한 책 일곱 권도 찾아볼 수 있다

글middot박지현 기자

한식 아카이브의 lsquo옛 그림 속 한식rsquo은 조선시대 풍속화를 통해 우리 음식문화의 원형을 찾고자 한 시도로 4월 말 서비스를 시작한다 lt긍재풍속화첩gt 중 lsquo강변회음rsquo 김득신 18세기 후반 간송미술관

한식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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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korg

12-13-여행소식+알아두세요indd 13 2014-04-11 오전 14150

14 2014414 위클리 공감

중점기획 | 무지개다리 사업 다문화 융합

소수rsquo의 배려hellip 하나 되는 문화다양성

ldquo이음악은 필리핀 전통 악기인 lsquo반두리아rsquo와 lsquo옥타비나rsquo로 연

주한 lt론다야gt라는 곡입니다 필리핀에선 남자가 사랑

하는 여자에게 들려주는 일종의 세레나데입니다rdquo

지난해 가을 인천의 한 재즈카페에서 진행된 팟캐스트 lsquo다문

화 음악다방rsquo 녹음 현장 9년 전 필리핀에서 우리나라로 결혼 이

주한 손알린(36) 씨가 조금 서툰 우리말로 필리핀 전통음악을 소

개했다 손 씨는 ldquo필리핀은 남미와 마찬가지로 과거 오랜 세월 동

안 스페인의 식민지였다 음악과 춤 등 많은 영역에서 스페인의

영향을 받았기 때문에 남미 음악과 유사한 부분이 많다rdquo며 곡에

대해 설명했다 그가 참여한 이 팟캐스트 방송은 블로그와 스마

트폰 라디오 애플리케이션으로 다시 들을 수 있어 최근까지 3천

회 넘게 재생됐다

lsquo다문화 음악다방rsquo은 lsquo무지개다리rsquo 사업의 일환으로 인천문화재

단이 맡아 진행 중인 인터넷 방송이다 이주민들이 모국 문화 특

히 음악을 직접 소개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음악을 매개로

인천에 거주 중인 이주민들의 진솔한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한 것이다 또한 그들이 겪은 한국 한국인에 대한 색

다른 시각도 엿볼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되며 이주민과 선주민들

간의 소통의 장으로 큰 인기를 끌었다 필리핀뿐만 아니라 네팔middot

미얀마(버마)middot일본 출신 이주민들이 직접 출연해 10회에 걸쳐 각

국 음악을 소개했다 또 라틴 음악과 탱고 등 제3세계 음악을 소

개하는 전문가 특강도 네 번에 걸쳐 진행됐다

무지개다리 팟캐스트의 기획과 연출을 맡은 제작자 방영문

(33) 씨는 ldquo처음엔 출연자들이 과연 모국의 음악과 문화를 잘 알

릴 수 있을지 걱정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하지만 녹음을 마치고

는 모두 즐거워했다 음악을 매개로 서로 공감대를 이룰 수 있다

는 점을 했기 확인때문rdquo이라고 말했다

다문화 영화제 등 장르 구분 없이 다양한 행사

인천은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무지개다리 사업 참여 기관으로

선정됐다 선정된 17개 기관 중 최대 규모인 2억원의 국비를 지원

받는다 이는 이주민 외에도 새터민 다문화가정 어린이 등 다양

한 대상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지역의 특성을 활용한 돋보이는

기획으로 다른 주관기관을 선도하고 있다는 평가 덕분이었다

특히 lsquo천 개의 마을 천 개의 문화rsquo를 대주제로 세계 각국의 다

양한 문화를 담은 북 콘서트 세계문학 특강 팟캐스트 다문화

문화예술 활동 통해 이주민middot새터민middot다문화 어린이 등 공감대 형성

인천문화재단

인천문화재단의 무지개다리 사업 lsquo다문화 음악다방rsquo은 미얀마 필리핀 네팔 등의 해외 이주민들이 직접 출연해 그들의 전통음악과 한국생활에 대한 진솔한 이야기를 나누는 인터넷 라디오 프로그램이다 사진은 첫 방송을 맡았던 네팔인 바비소르 그룽 씨의 녹음 현장

lsqu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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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 공감 2014414 15

한 경험을 전함으로써 한국의 소수자 인권 및 난민의 삶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며 언론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인천문화재단은 지난해 진행한 문화다양성 자원조사 결과와

현장 수요를 바탕으로 발굴middot기획한 맞춤형 프로그램들을 선보

일 예정이다

인천에 있는 또 하나의 중국 차이나타운과 화교 커뮤니티가

함께하는 lsquo화교 함께 사는 우리 이웃rsquo 새터민과 함께하는 lsquo새터민

수다터rsquo 등은 물론이고 문화다양성의 영역을 확대한 성소수자 관

련 프로그램도 기획 중이다 특히 인천의 지역별 특성을 살려 인

천 시민들이 각자의 삶터와 일터에서 자연스럽게 소수자와 만나

고 서로 다른 부분을 인식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인천문화재단 기획사업팀 정지은 과장은 ldquo국내외를 잇는 창구

이자 경계를 넘어서는 관문으로서의 도시 정체성을 형성해 왔고

이에 걸맞게 다양한 인종과 문화 국가적 배경이 어울려 공존하는

인천의 특징을 살리는 사업을 기획할 계획rdquo이라며 ldquo이주민 중심으

로 진행하는 프로그램보다 인식 개선을 위해 이주민middot선주민이 함

께하는 축제와 상호 소통의 기회를 마련하겠다rdquo고 말했다

글middot김상호 기자

영화제 등 장르를 가리지 않는 다양한 행사를 마련하며 문화다

양성의 가치를 확산시키는 데 큰 역할을 해 왔다

지난해 11월 1일 인천문화재단과 인천영상위원회가 함께 개최

한 lsquo디아스포라 영화제rsquo는 항구도시 다문화도시 새터민도시라

는 인천의 지역 특색을 살린 영화제로 이주민을 주제로 한 20편

의 장middot단편 영화가 출품됐다 모든 영화가 무료 상영되며 이주민

뿐만 아니라 인천시민들에게도 큰 관심을 받은 행사였다 베를린

영화제 경쟁부문에 오른 다큐멘터리 영화 lt두만강gt의 감독인 재

중동포 장률 감독과 선댄스영화제에서 lt안녕 평양gt으로 심사위

원 특별상을 수상한 재일동포 양영희 감독 등 세계적인 감독들

을 초청해 관객과 대화의 시간을 가지기도 했다

이주민 참여 프로그램도 마련했다 촬영 및 편집 장비를 대여

하고 교육도 진행했다 인천영상위원회 강석필 국장은 ldquo성공적인

영화제 개최를 통해 이주민들이 자신의 생활과 생각을 영상으로

자유롭게 담아낼 수 있도록 전문 강사들이 참여한 강의도 마련

했다rdquo며 ldquo이들의 실습 작품은 이주민 커뮤니티는 물론 올 가을 열

릴 제2회 영화제에서 볼 수 있을 것rdquo이라고 제2회 lsquo디아스포라 영

화제rsquo에 대한 기대감을 전했다

인천 영종도에는 100여 명의 난민을 수용할 수 있는 난민지원

센터가 운영 중이다 때문에 많은 난민들이 인천으로 모이고 있

다 하지만 센터 설립과정에서 지역주민들의 반대 때문에 여러

차례 문제가 발생했다 난민과 소수자들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기

위해 콩고민주공화국 출신 난민이었던 욤비 토나 씨를 초청해 북

콘서트 lsquo내 이름은 욤비rsquo도 진행했다 인천지역 중middot고등학교와 주

민센터 등에서 10회에 걸쳐 열린 북 콘서트는 1천여 명이 넘는 인

원이 참석하며 대표적인 무지개다리 사업의 문화 행사로 자리 잡

았다

욤비 씨는 콘서트를 통해 국제 난민으로 자신이 겪었던 다양

무지개다리 사업이란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이주민middot

탈북민middot장애인 등 우리 사회의 다양한 구성원들에게 문화적 표출 기

회를 제공하고 다양한 문화 간의 소통과 교류를 잇기 위해 추진하는

사업이다 한국의 문화다양성을 증진하고자 2012년 시범사업을 거쳐

지난해 12개 지역에서 실시한 무지개다리 사업은 올해는 성북 구로 인

천 부천 인천 경기 안양 오산 대전 충북 전북 광주 전남 경남 부

산 김해 및 제주를 포함한 17개 문화재단을 중심으로 지역의 고유한

문화자원을 활용한 특색 있는 100여 개의 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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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점기획 | 무지개다리 사업 아시아 여행자 학교

쌍방향 문화 소개hellip ldquo서로의 편견 없애요rdquo

올해 한국생활 7년째를 맞는 작드 허르러(33middot부산 사상구

주례동) 씨는 지난해 9월 부산시 사상구 사상여성인력개

발센터에서 열린 lsquo아시아 여행자 학교rsquo를 생각하면 지금도 흐뭇해

진다 몽골 전통춤 공연과 함께 시작된 그날 행사에서 작드 씨는

다른 몽골 이주여성과 번갈아 강연자로 무대에 올라 사진과 함

께 몽골의 현대화를 소개했다

ldquo사람들이 놀랐어요 몽골에 도시도 있고 공장도 있느냐고요

행사장에 저희 가족도 왔고 같이 일하는 친구들도 왔어요rdquo

한국인 남편과 결혼해 다섯 살 아들을 둔 작드 씨는 ldquo몽골을

바르게 알릴 수 있는 기회를 준 lsquo아시아 여행자 학교rsquo에 감사한다rdquo

고 말했다

부산문화재단이 2012년부터 운영해 온 lsquo아시아 여행자 학교rsquo는

이주민이 한국문화를 받아들이고 배워야 한다는 기존의 발상에

서 벗어나 서로에 대해 배우고 알아간다는 의미를 담고 있는 문

화 다양성 사업이다 강연 형식으로 결혼middot출생middot축제 관련 풍습

을 소개하기도 하고 사진전시회 전통의상 입어보기 전통음식

먹어보기 같은 문화체험 행사도 함께 열린다 지난해 lsquo아시아 여

행자 학교rsquo는 9월 중순부터 연말까지 사상여성인력개발센터 내

강당에서 매주 토요일 혹은 일요일 캄보디아 베트남 몽골 인

도 미얀마 인도네시아를 주제로 운영됐다

부산문화재단 문화복지팀의 고윤정 주임은 ldquo객석에는 아내

손에 이끌려 온 한국인 남편이나 자녀 시부모 친구들이 많았

부산문화재단 사진전시회middot전통음식 먹어보기 등 문화체험 행사도 가져

부산문화재단

한국인과 다문화 이주민 간의 쌍방향 문화소통 방안으로 이뤄진 부산문화재단의 lsquo아시아 여행자 학교rsquo 지난해 행사 모습 올해에는 더 많은 이들의 참여를 위해 lsquo지구촌 여행자 학교rsquo로 이름을 바꿔 열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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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 공감 2014414 17

난해 6월 부산시가 개소한 복합문화공간 lsquo사상인디스테이션rsquo 1층

에 들어선 문화 카페다 부산 시내의 주한외국영사관middot주한외국

문화원 등과 대학 문화동아리 지역 예술가단체 등 30여 곳에 이

르는 지역문화자원을 발굴해 협력 연결망을 구축 이주민에게 문

화강습과 장비 등을 제공했다

이러한 지원에 힘입어 부산지역 이주민 공동체에서는 자발적

문화활동이 싹을 틔우고 있다 그 대표적 사례가 베트남어 방송

팟캐스트(인터넷방송) lsquo띵노이벳(Tien noi Viet)rsquo이다 기획middot제작middot

진행까지 베트남 출신 이주민의 손으로 만들어지는 lsquo띵노이벳rsquo은

한국생활의 애환에서부터 은행middot대중교통 이용방법 같은 생활정

보는 물론 베트남 대중음악도 다룬다 현재 회당 2500이 넘는

다운로드 수를 기록할 정도로 인기를 얻고 있다

부산문화재단은 올해 lsquo무지개다리 지원사업rsquo 선정으로 더욱 힘

을 얻은 lsquo다섯 손가락rsquo 프로젝트의 주안점을 두 가지로 잡고 있다

하나는 지역 내 이주민 문화공간에 예산과 프로그램을 지원해

자발적 문화모임을 더 키우겠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이주민

모임과 지역 문화예술단체 간 교류협력을 증진시켜 활동의 지속

성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이주민들의 참여 확대를 위해 lsquo아시아

여행자 학교rsquo도 lsquo지구촌 여행자 학교rsquo로 간판을 바꿔 달게 된다 또

매월 특정 국가를 테마로 진행해 사업 성격을 분명히 하고 홍보

가 쉽도록 할 계획이다

고 주임은 ldquo사업 대상을 부산에서 경남권까지 확대하고 페이

스북이나 트위터 같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한 정보제

공 방안도 준비 중에 있다rdquo고 말했다 글middot남창희 객원기자

다rdquo고 전했다 ldquo서먹해하던 사람들이 함께 춤을 추고 음식을 나

눠 먹으며 가족처럼 가까워지더군요 행사 도중 그간의 오해를

해소하기도 했어요 아내의 모국에 대해 lsquo문화적으로 뒤떨어져 있

다rsquo는 편견을 버리게 됐다는 한국인 남편도 있었습니다rdquo

rsquo다섯 손가락rsquo 사업 일부hellip 올 lsquo지구촌 여행자 학교rsquo로 확대

인구 350만명의 국제항구도시 부산에는 2013년 1월 기준으로 거

주 외국인이 5만1617명에 이른다 부산 인구 70명당 한 명 꼴이

다 과거 초량동middot중앙동 중심이었던 외국인 거주지역도 최근에

는 외국인 근로자가 밀집한 사상구middot강서구 유학생middot영미권 이주

민이 많은 해운대와 대학가 결혼이주 여성이 몰린 저소득층 밀

집지역으로 다양해졌다 그만큼 문화적 수요도 다양해졌다

부산문화재단에서는 이러한 지역적 특성에 따라 2012년부터

이주민 대상 문화복지사업 lsquo다섯 손가락rsquo 프로젝트를 운영해 오고

있다 lsquo아시아 문화 학교rsquo 도 lsquo다섯 손가락rsquo 프로젝트의 일환이다

차별 없는 사랑으로 이주민에게 다가가겠다는 의미를 가진 lsquo다

섯 손가락rsquo 프로젝트는 기존 다문화 사업의 한국 동화주의를 벗

어나 쌍방향 문화소통을 도모했다는 점이 높이 평가돼 문화체육

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이 주관하는 문화

다양성 확산을 위한 lsquo2014년 무지개다리 지원사업rsquo 공모에서 3년

연속 선정됐다

lsquo아시아 여행자 학교rsquo 등 문화교류 행사와 더불어 lsquo다섯 손가락rsquo

프로젝트로 진행된 것이 이주민의 문화복지를 증진시키기 위한

거점공간 조성middot운영과 지원middot협력 네트워크 결성이다 재단은 그

동안 고정된 문화공간이 없었던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부산시

내 문화센터 복지기관 외국인 음식점과 상점 등 72곳을 찾아다

니며 장소 대여 등 협력체계를 구축했다

이주민 문화공간 lsquo카페 무지개rsquo도 조성했다 lsquo카페 무지개rsquo는 지

쌍방향 문화 소개hellip ldquo서로의 편견 없애요rdquo

부산문화재단

부산지역 베트남어 방송 팟캐스트 lsquo띵노이벳rsquo 제작진들

부산문화재단 051-744-7707 홈페이지 bscf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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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2014414 위클리 공감

중점기획 | 무지개다리 사업 lsquo경계 없는 프로젝트 결합rsquo

ldquo지켜봐 주세요 다름은 장애가 아녜요rdquo

자폐성 장애 판정을 받은 곽규섭 씨는 다섯 살 때부터 끊임

없이 노트에 무언가를 그렸다 약초 허브 100년 후 지하

철 노선도 등 관심 분야도 다양했다 말이 사람들의 소통수단이

듯 그림은 곽 씨가 세상과 소통하는 방식 중 하나였다 하지만 그

의 어머니는 끊임없이 그리는 그림을 장애의 한 증상으로 생각해

주기적으로 박스에 버리곤 했다

그러던 중 곽 씨는 2008년 비영리 예술단체 lsquo로사이드(Raw+

Side)rsquo의 공동대표인 김효나 씨를 만났다 김 씨는 곽 씨의 그림이

재미있다고 생각해 그가 편하게 그릴 수 있게 종이를 충분히 놓

아두도록 했다 빈 종이는 몇 달 사이에 수백 개의 캐릭터로 채워

졌다 박스 속에 있던 그의 그림은 lsquo에이블 아트(장애인 예술)rsquo로

거듭났다 곽 씨가 그린 200여 명의 캐릭터로 lt키티와 튤립gt이라

는 제목의 애니메이션이 제작되기도 했다

lsquo에이블 아트rsquo를 지원하는 lsquo경계 없는 프로젝트 결합rsquo은 문화체

육관광부와 성북문화재단이 함께하는 lsquo무지개다리 사업rsquo 중 하나

이다 자폐성 장애를 가진 예술가들이 창작활동을 통해 세상과

소통하게 하자는 취지로 시작됐다 지난해 성북문화재단이 로사

이드를 후원하고 공동 주관하는 방식으로 처음 진행돼 올해도

이어나갈 계획이다 로사이드는 lsquo에이블 아트rsquo가 끊임없이 진화해

나간다는 의미로 이를 lsquo어떤 아트rsquo라 이름 짓고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성북문화재단의 lsquo경계 없는 프로젝트rsquo를 통해 자폐성 장애를

성북문화재단 장애middot국적을 넘어 문화로 하나되는 다양한 프로그램 성과

성북문화재단

다양한 국적의 이주 여성들이 모인 성북문화재단의 lsquo돌곶이 노래단rsquo 프로그램 언어도 문화도 낯설어 힘들어하는 이주 여성들의 마음을 노래로 즐겁게 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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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 공감 2014414 19

했다

lsquo세상의 요리 우리집 요리사rsquo는 서로 다른 문화를 가진 이주 여

성들에게 요리를 배우는 프로그램이다 성북문화재단의 lsquo무지개

다리 사업rsquo에 요리가 선정된 계기는 lsquo음식을 함께 만들고 나누어

먹는 것rsquo의 중요성이었다 몽골 필리핀 중국 캄보디아 등지에서

온 강사들에게 매주 요리를 배우고 다 만들면 강사와 학생들이

함께 나눠 먹으며 서로간의 정을 키웠다 강사로 활동하는 몽골

출신의 서드초롱 씨는 ldquo몽골 문화도 알릴 수 있고 선생님이 되어

가르쳐 줄 수 있어 이 일을 계속 하고 싶다rdquo고 말했다

성북문화재단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다양한 lsquo무지개다리 사

업rsquo을 새롭게 추진한다 소리여행 워크숍 lsquo여기 들리나요rsquo는 장애

인들이 재활용품으로 사물 특유의 소리를 내며 함께 문제의식을

나누는 자리로 진행된다 한국과 일본의 lsquo히키코모리(은둔형 외

톨이)rsquo 청년들이 주체적으로 영화감상회 소모임 등 축제를 여는

lsquo청춘의 재시도rsquo도 올해 처음 도입됐다 그밖에 청소년 공유축제

문화다양성 공감영화제 시를 매개로 소통하는 lsquo리얼 다이얼로

그rsquo 등이 추진될 예정이다

하반기에는 도입된 다양한 프로그램의 성과를 나누는 lsquo심연middot

향연rsquo 축제가 함께 열린다 한 해 만들어진 다양한 문화의 결과물

들을 한자리에 모으고 지역주민과 함께 나눌 계획이다

lsquo무지개다리 사업rsquo을 담당하는 성북문화재단의 김진만 대리는

ldquo이주민 유학생 예술가 장애인 아티스트 등 다양한 문화 주체

들을 발굴해 지역주민 등과 네트워크를 이루는 것이 목표rdquo라고

강조했다 글middot남형도 기자

가진 다수의 예술가들이 활발한 작품활동을 펼치고 있다 lsquo장애rsquo

가 아닌 lsquo다름rsquo으로 여기고 지켜봐 준 덕분이다 이를 위해 다양한

분야의 예술가들이 아트 서포터로 함께하며 이들과 함께 창작작

업을 진행했다

로사이드 아트 서포터인 최선영 씨는 중학교 1학년 때 자폐성

예술가인 김동현 씨를 만났다 김 씨는 lsquo석탄을 연료로 운행하는

지하철rsquo 등 참신하고 다양한 작품을 그렸다 이들의 작품은 아트

상품으로 만들어져 판매되기도 한다 최 씨는 ldquo아트 서포터로 함

께하면서 장애가 아니라 다양한 것 중 하나라고 인정하는 법을

배우게 됐다rdquo고 말했다

lsquo경계 없는 프로젝트rsquo 이외에도 성북문화재단은 다양한 lsquo무지

개다리 사업rsquo을 추진 중이다 장애인 다문화가정 여성과 자녀 유

학생 등이 주된 대상이다 이들과 함께 언어 노래 요리 몸짓 등

문화를 통해 소통한다 평소 교류할 기회가 적었던 이들과 문화

활동으로 어우러지는 새로운 관계를 맺고 서로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올해 lsquo장애인 소리여행rsquo 등 7개 프로그램 새로 시작

지난해 추진됐던 lsquo돌곶이 노래단rsquo은 대부분 결혼이주 여성이면서

직장에 다니는 워킹맘들로 구성돼 있다 공장에서 단순노동을

하는 이들은 하루종일 아무 말 없이 실밥을 뜯는 경우가 많았다

다른 언어와 문화 모국에 대한 향수 등으로 인한 외로움과 울분

을 lsquo돌곶이 노래단rsquo은 노래로 풀어낸다 단원들이 함께 노래 부르

고 어깨를 들썩이며 흥을 돋우는 사이 삶의 고단함을 잊는다

캄보디아에서 온 모으테비 씨는 ldquo일도 육아도 힘들지만 춤추

는 시간만큼은 정말 즐겁다rdquo고 소감을 말했다 베트남 국적의 팜

몽우엔 씨도 ldquo어릴 적부터 가수가 꿈이었을 만큼 노래를 좋아하

는데 lsquo돌곶이 노래단rsquo에서 노래를 부를 수 있어 행복하다rdquo고 말

성북문화재단

자폐성 장애를 가진 김동현 작가가 그린 작품 지하철 노선 그리기를 좋아하는 김 작가가 경주의 노선을 상상해 표현한 그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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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도비라indd 12 2014-04-11 오전 14459

기획특집

실력과 열정으로 뭉친

ldquo나는 여성 과학기술인이다rdquo

경제활동에 참여하는

여성들이 늘어나고 있지만

과학기술 분야에

종사하는 여성을 찾기란

쉽지 않습니다

기술middot공학middot과학 분야는

남성적 영역이라는 인식이 여전하고

결혼과 출산 육아 등으로

경력이 단절되는 경우도 많기 때문입니다

  

과학기술 분야에서

활약하거나 경력 단절에서 돌아온

여성 과학기술인들을 만났습니다

이들은 하나같이 여성의

섬세함과 친화력이

한국 과학 발전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다고 말합니다

과학기술 분야에서

여성들의 활약이

더욱 많아지기를 기대합니다

일러스트middot이철원

21-도비라indd 13 2014-04-11 오전 14502

22 2014414 위클리 공감

ldquo여 성과학기술인 육성은 국가적 과제이다rdquo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해 8월 열린 국제여성과학기술인

대회(BIEN 2013)에서 한 말이다 박 대통령은 ldquo여성의 섬세한 감

성과 기술은 창조경제의 중요한 자산rdquo이라며 ldquo능력 있는 여성 인

재들이 출산과 양육 때문에 꿈을 포기하지 않고 경력 단절이 발

생하지 않도록 적극 지원하겠다rdquo고 약속했다

창조경제를 이끌 핵심으로 꼽히는 여성과학기술인의 사회활

동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남성에 비

해 여전히 낮은 수준이며 짧은 근속기간에 이직이나 퇴직하는

경향도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미래창조과학부(이하 미래부)에 따르면 2012년 말 기준으로

공공 연구기관과 대학 기업연구소 등 과학기술계에 진출해 있는

여성은 4만2323명으로 전체 과학기술인의 190퍼센트인 것으로

조사됐다 전년도 여성과학기술인의 재직 비율보다 16퍼센트포

인트 늘어난 수치다 2012년 신규 채용된 여성과학기술인은

5651명으로 과학기술계 전체 취업자의 246퍼센트를 차지했다

여성과학기술인 재직middot승진middot보직자 비율 증가 추세

여성과학기술인들이 연구소장이나 책임연구원 등 기관에서 보

직을 받은 사례도 소폭 늘었다 2012년 말 기준으로 주요 보직을

가진 여성과학기술인은 2134명으로 전년에 비해 01퍼센트포인

트 늘었다 전체 보직자 가운데 70퍼센트였다

여성 보직자 비율은 2006년 이후 07퍼센트포인트 증가했으

며 2008년 이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승진자 비율은 전년

보다 11퍼센트포인트 오른 118퍼센트(1216명)로 집계됐다

연구과제 책임자의 여성 비율도 비슷한 경향을 보였다 연구과

제 책임자 규모는 8915명으로 전년 대비 07퍼센트포인트 증가

해 2201명(78퍼센트)에 달했다

고학력 여성과학기술인 육성도 성과를 보이고 있다 이공계

대학 입학 여학생 비율은 2006년 이후 등락을 반복하다 최근 2

년 연속 감소했으나 2008년과 비교하면 04퍼센트포인트 증가

한 270퍼센트를 기록했다 대학교 이공계 전공분야 여학생 수는

22만6692명으로 전체 학위과정 학생의 284퍼센트를 차지했다

눈여겨볼 것은 석middot박사 등 고학력 여성과학기술인이 늘어나

고 있다는 점이다 2012년 말 기준으로 이공계 전공 석사 학위과

정 졸업자는 5656명으로 전년 대비 293명(54퍼센트) 박사 학

ldquo여성의 감성middot기술은 창조경제 자산rdquo박근혜 대통령 ldquo출산middot양육으로 꿈 포기 않고 경력단절 없도록 적극 지원rdquo

과학기술 여성파워시대기획특집

자료middot미래창조과학부

여성과학기술인 전체 재직현황(2009~2012)

2009

총 33991명

19934

14057

2010

총 36360명

19526

16834

2011

총 37688명

20747

16941

2012

총 42323명

21708

20615

106

173

311

173

308

174

312

190

333

114 112130

비정규직 여성정규직 여성 정규직 여성

전체 과학기술인 중 여성 비율비정규직 여성

22-23-기획-총론indd 22 2014-04-11 오전 14621

위클리 공감 2014414 23

위과정 졸업자는 1127명으로 전년 대비 58명(54퍼센트) 늘어

났다

수적인 증가세에도 불구하고 여성과학기술인은 기관 유형에

관계없이 근속기간 3년 미만의 단기 이middot퇴직 경향이 높았다 민

간 기업연구소와 이공계 대학은 3년 미만 이middot퇴직 비율이 각각

564퍼센트와 552퍼센트에 달했고 공공 연구기관도 329퍼센

트로 전체 이middot퇴직자 중 큰 비중을 차지했다

이처럼 여성과학기술인의 사회middot경제활동 지속성이 남성에 비

해 많이 저조한 이유는 여성과학기술인 롤모델 부재와 결혼 이후

생애주기로 인한 경력 단절 때문이다

ldquo일과 가정 양립시킬 수 있는 환경 조성에 노력rdquo

실제 과학기술인으로서 전문성을 갖추기 위해서는 학부 과정 4

년과 석middot박사 과정 5~7년을 거쳐 외국유학까지 일반적으로 10

년 이상의 시간이 필요하다

결국 평균 나이 32~35세가 되어 결혼 적령기를 넘어서게 되

고 가임 가능성도 상당히 감소한다 여성으로서의 삶과 과학기

술인으로서의 전문성이라는 양갈래 길에서 고학력 여성과학기

술인들의 고민은 커질 수밖에 없다 박 대통령이 경력단절 여성

의 지원을 강조한 이유이다

현재 정부는 미래부 산하 한국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를 통

해 여성과학기술인들을 위한 다양한 지원프로그램을 개발 제공

하고 있다

미래창조과학부 미래인재기반과 정동준 사무관은 ldquo여성과학

기술인들의 신규 채용 및 보직middot승진자 비율이 증가한 것은 매우

바람직하다rdquo며 ldquo더욱 많은 여성과학기술인들이 일과 가정을 양립

시킬 수 있는 환경에서 연구하도록 제도적 지원을 다하겠다rdquo고 말

했다 글middot최재필 기자

한국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

여성과학기술인 육성과 지원의 첨병 역할

여성과학기술인 육성과 지원의 첨병은 미래창조과학부 산하 재단법인

한국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WISETmiddotCenter for Women in Science

Engineering and Technology 이하 위셋)이다

2011년 출범해 올해로 3년째를 맞는 위셋은 여성과학기술인을 위한

정책 및 기획기능 수행은 물론 여성과학기술인의 전 생애주기에 걸친

통합 지원을 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여성과학기술인 지원사업인 lsquo4W

사업rsquo이다 4W 사업은 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WIST) 여성과학기술

인middot여학생 멘토링 프로그램(WISE) 여학생 공학교육선도대학지원사업

(WIE) 여성공학기술인력양성사업(WATCH21)이다

특히 위셋은 여성과학기술인 양성을 위해 다양한 사업을 추진한다

신진과 경력 여성과학기술인력 지원 사업 중middot고middot대학교의 이공계 여

성인재 육성 사업 등이 주요 내용이다

이를 위해 공학분야 진학 촉진을 위한 여학생 공학주간 행사를 전국

적인 규모로 운영하고 있고 여대학(원)생 공학연구팀제와 멘토링 펠로

우 프로그램을 통해 이공계 여성들을 위한 창의적인 경험도 제공한다

또한 프로그램 형태였던 위셋 아카데미를 사업화시켜 좀 더 체계적

으로 운영한다 2월부터 시작된 위셋 아카데미는 올해 과학기술 분야

여성 일자리 창출을 목표로 대학생 미취업자 경력단절여성 비정규직

등 이공계 여성 3500명 교육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아카데미 운영내용

은 경력단계별로 3단계 주기(경력단절 복귀rarr경력도약 성장rarr리더양

성)로 나눠 짜여졌다

진로진학상담교사협의회와 업무협약(MOU)을 맺어 전국 진로진학

상담교사를 통해 이공계 분야에 대한 기회를 알리고 특히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가진 여성과기인을 위해 글로벌 스타트업(Start-up) 과정을

지원할 계획도 갖고 있다

이밖에도 고용기관과 구직자 사이의 중개 네트워킹 기회 제공과

일middot가정 양립 운영모델 개발 벤처와 협동조합 설립 지원 사업 등 여성

과학기술인의 역량 함양을 위한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과 네트워킹 기

회도 제공한다

문의 02-6411-1000 wwwwisetr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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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2014414 위클리 공감

대 전시 유성구에 본부를 둔 국방과학연구소는 국내 유일의

국방연구개발 전문기관이다 주성진(50) 박사는 국방과학

연구소의 제1호 여성 연구원이다

ldquo운이 좋았어요 대학 졸업 무렵 남자 동기들이 병역특례기관

인 국방과학연구소에 지원하는 모습을 보고 함께 지원했는데

동기들은 군대 보내고 제가 들어오게 된 거예요 하하rdquo

주 박사를 국방과학연구소 인근 대전국립현충원의 호국장비

야외전시장에서 만났다 전시장의 구형 전투기와 초계기 등의 모

습은 지금의 국방과학연구소 이미지와 대조적이다 자주국방을

목표로 1970년 설립된 국방과학연구소는 우리의 국방과학기술

수준을 세계 230여 국가 중 10위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데 중추

적 역할을 해 왔다

한양대 수학과를 졸업한 주 박사는 1989년 2월 연구소에 입

소 그간 국무총리 표창 여성과학자상 국방부 장관 표창 방위

사업청장 표창 국방과학상 등을 수상했다

ldquo대부분의 무기체계 관련 연구는 수많은 연구원의 협력으로

개발됩니다 그 과정에서 수상도 하게 된 것이죠rdquo

국방과학연구소는 대덕특구의 30개 정부출연연구기관 중 유

일한 국방부 산하 기관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덕특구에서

가장 여성친화적인 연구기관으로 꼽힌다 그 중심에는 주 박사를

중심으로 한 여성 연구원들의 적극적인 활동이 있었다 약 3천명

의 국방과학연구소 직원 가운데 여성이 약 300명이고 이 중 100

명 정도가 연구원이다

ldquo제가 연구소에 들어왔을 때에는 여자화장실이 없는 건물도

있었지만 지금은 새로 건물을 지을 때 모성보호실을 어디에 둘

지부터 고려할 정도로 여성친화적인 기관으로 변모했습니다rdquo

국방과학연구소는 2008년 4월 여성개발위원회를 정식 조직

으로 구성해 이 위원회를 중심으로 일middot가정 양립을 위한 활동을

과학기술 여성파워시대 국책기관 연구직기획특집

추진해 왔다 그간 대전 본부 내에 7개의 모성보호실을 설치했으

며 남성 직원을 위한 lsquo배우자 출산휴가제rsquo 도입을 이끌었다

또한 대전시 초middot중middot고교를 대상으로 과학특강 이공계 여대생

과의 멘토링 활동 연구소 내 경력 멘토링 활동 등을 추진했다

주 박사는 대한여성과학기술인회 수석총무 등 외부활동을 통해

서도 여성친화적인 연구개발 환경 조성에 힘쓰고 있다

ldquo대덕특구 내 10여 개 연구원 대표들이 월 1회 정기적으로 모임

을 갖고 여성친화적인 연구환경 조성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고 있

습니다 어떤 때에는 벤치마킹을 하면 쉽게 풀리는 일도 있어요rdquo

그는 lt누가 뭐래도 우리는 간다 이공계를 지망하는 여학생

을 위한 여성과학자 20인의 멘토링gt에 공저자로 참여(2010년)하

는 등 이공계 여대생들의 멘토로 활발히 활동해 왔다 그 역시 같

은 연구단지 연구원이던 남편과 결혼해 아들 둘을 키우면서 일

을 병행하는 어려움도 적지 않았다고 했다

ldquo똑같은 말을 해도 여자라서 그러나 하는 시각도 있었고 여자

를 출장 보내도 괜찮을까 하는 걱정도 있었지요 아직도 이공학

분야에서 여성은 소수에 해당합니다rdquo

ldquo위기가 기회 일단 하고 본다rdquo가 첫번째 신조

주 박사는 이공계 여대생들에게 멘토로 활동하며 가장 많이 들

려주는 말이 ldquo신조를 가져라rdquo라고 했다 그의 첫번째 신조는 lsquo위기

가 기회rsquo이다 주 박사는 원래 고교 때 문과였다가 너무나 수학 공

부가 하고 싶어 수학과를 지원했다 그런데 막상 대학에 가니 수

학2와 물리를 배우지 않아 애를 먹었다 이를 밤샘 공부로 극복

했다 그랬더니 오히려 동기들보다 실력이 나아지더라는 것이다

ldquo연구소 선택도 일종의 위기였어요 어릴 때부터 장난감 무기

를 갖고 놀고 군 복무를 해야 하는 남자들에게 무기는 lsquo본능rsquo에 가

까웠지만 여자인 저는 일일이 공부하고 외워야 했으니까요 하

ldquo국방기술 발전에 기여하는 보람 가져rdquo국방과학연구소 첫 여성 연구원 주성진 박사 ldquo신조를 갖고 넓은 눈으로 도전하라rdquo

24-25-기획-주성진indd 24 2014-04-11 오전 14718

위클리 공감 2014414 25

김성

태 기

지만 그걸 공부로 극복하니 상도 받고 자리를 찾게 되더군요rdquo

이와 함께 lsquo이건 죽어도 아니다가 아니라면 일단 해 본다rsquo 그리

고 lt채근담(菜根譚)gt의 한 구절인 lsquo독수리는 조는 듯이 앉아 있

고 호랑이는 앓는 듯이 걷는다(응립여수 호행사병 鷹立如睡

虎行似病)rsquo를 신조로 꼽았다

ldquo독수리와 호랑이는 나는 것 걷는 것의 왕인데도 평소 모습은

초라하지요 이를 통해 두 가지 교훈을 얻는데 하나는 평소 내가

발톱 세우고 이빨 보이면 친구가 없다는 의미이고 또 다른 의미

는 남 역시 겉은 초라해 보여도 그 안에 독수리와 호랑이의 위엄

을 갖고 있을 수 있다는 교훈입니다 이 말에 학생들이 많이 공감

하더군요rdquo

여성 불모지에서 이 같은 깨달음을 얻으며 자신의 영역을 구

축해 온 주 박사는 현재 대외협력실장을 맡고 있다

ldquo최근 국방연구개발의 패러다임이 민간 참여 개방형 연구개발

을 지향하고 도전적middot창의적인 신기술 개방을 추진하는 방향으

로 바뀌고 있습니다rdquo

국방과학연구소는 지난 40년간 보이지 않는 곳에서 국방의 초

석을 닦았을 뿐 아니라 390여 개의 국방 기술을 민간과 방위산

업체로 이전하여 1조1200억원의 부가가치를 창출했다 주 박사

는 대외협력실장으로서 오는 5월 31일 경기도 일산 킨텍스에서

민군기술협력 페스티벌과 연계해 열리는 국방기술거래장터

(DTiMS) 게재 기술을 활용한 lsquo청년창업 경진대회 및 사업화 아

이디어rsquo 사업 진행도 맡았다

ldquo이공계 여대생뿐만 아니라 모든 남녀 지원자들에게 하는 말

이지만 우리 연구소에는 문middot이과 모든 전공자가 일하고 있습니

다 다른 연구소들도 lsquo정보rsquo나 lsquo한의학rsquo 등 이름이 붙는다고 관련

전공자만 선발하는 게 아니니 시야를 넓게 가지고 도전하기 바랍

니다rdquo 글middot박경아 기자

국방과학연구소의 첫 여성 연구원인 주성진 박사는 자신의 연구가 국가 안보에 보탬이 됐다는 것에 보람을 느낀다며 여성 이공계인들에게 소신을 갖고 넓은 눈으로 연구기관에 도전해 볼 것을 조언했다

24-25-기획-주성진indd 25 2014-04-11 오전 14722

26 2014414 위클리 공감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뇌과학연구소 신경과학연구단

의 허여울(31) 박사는 올해 2월 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

(UST)를 졸업한 젊은 과학자다 박사후 과정을 밟으며 이제 막

과학자로서의 첫발을 내디딘 그에게 최근 좋은 소식이 날아들었

다 미국 해양생물연구소(MBL)가 주관하는 lsquo그라스 펠로우십

프로그램rsquo에 선발된 것이다 MBL은 55명의 노벨상 수상자를 배

출한 세계적인 비영리 사립연구소다

MBL 그라스 펠로우십은 신경과학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두

각을 나타내는 소수의 젊은 연구자들을 글로벌 석학들과 연결해

네트워크를 구축토록 하고 실험실을 직접 운영하는 기회를 제공

하는 프로그램이다 우수한 인력에게 체계적인 프로그램을 제공

할 뿐 아니라 체류비와 연구 비용 일체를 지원하는 것으로 유명

하다 전 세계 지원자들 가운데 매년 10명 안팎의 연구자만 선발

하는 이 프로그램에 국내 석middot박사 출신이 선발된 것은 이번이 처

음이다

허 박사는 ldquo지난해 MBL 교류프로그램에 참여했을 때 그라스

펠로우십 프로그램에 대해 처음으로 알게 됐다rdquo며 ldquo직접 실험실

을 구성해 주도적으로 연구할 수 있고 세계적인 연구자들과 교

류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어 기쁘다rdquo고 말했다 그는 ldquo3개월이

라는 비교적 짧은 기간 동안 수행하기에 의미 있는 프로젝트를

한국에서는 건강식품으로 분류되는 오미자차 인삼차 등 건강보

조식품을 일본에서 판매하기 위해서는 약사법에 의한 제조middot판

매middot수입 면허 및 허가middot승인이 필요하다 일본의 복잡한 수입 및 허가 절

차로 인해 많은 한국업체들이 오미자차 인삼차 수출을 포기하고 있다

(위생 및 식품 검역조치 사례)

허여울 박사는 5월부터 3개월 간 세계적인 석학들과 함께 신경과학 연구에 매진할 계획이다

과학기술 여성파워시대 세계로 나아가다기획특집

ldquo섬세하고 꼼꼼함과학분야엔 장점rdquo

KIST 허여울 박사 국내파 박사 최초 미국 해양생물연 구소 lsquo그라스 펠로우십rsquo 뽑혀

26-27-기획-허여울indd 26 2014-04-11 오전 14803

위클리 공감 2014414 27

제시한 것이 주효했던 것 같다rdquo고 덧붙였다

허 박사는 박사학위 과정 중 관심을 가진 통증 관련 연구를 주

제로 제안서를 작성했다 그는 오는 5월부터 8월까지 MBL에서

대뇌 피질 내에 있는 다양한 신경세포들 중 통증 감소와 관련된

세포의 종류를 밝히는 일을 하게 된다

허 박사는 ldquo세포들이 특정 자극에 어떻게 반응하는지 알아보

고 특정 자극이 통증의 감소를 가져오는 작동 메커니즘을 규명

하는 연구를 진행할 예정rdquo이라며 눈을 반짝였다

ldquo고교 졸업 무렵엔 이공계 기피현상에 진로 고민도rdquo

허 박사는 국내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미국 오하이오주 그린넬대

학에 진학해 생화학을 전공했다 사람이 어떻게 생각을 하게 되

는지 그 원리가 궁금해 관련 수업을 수강한 것을 계기로 신경과

학 분야의 길로 접어들었다 그는 ldquo생물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화

학 공부가 필수라는 말에 기초과학 분야인 생화학을 전공으로

택했다rdquo며 ldquo반면 신경과학은 수학middot물리middot생물middot기계 등 학생들의

출신 전공이 저마다 다를 정도로 광범위한 융합적인 영역이라 흥

미로웠다rdquo고 말했다

학부를 마친 후 한국으로 돌아와 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

석middot박사 통합과정에 진학했다 주변 유학생들이 주로 해외 석middot박

사 과정을 선호하는 것과 달리 국내 대학을 선택한 것이다 허 박

사는 ldquoUST 신경과학 전공의 경우 커리큘럼과 강의의 질이 해외

석middot박사 통합과정과 견줄 만하도록 짜임새 있게 짜여져 있다rdquo며

ldquo여러 연구원들로 이루어져 있는 학교인 만큼 다른 전공의 학생

들과 교류를 장려하여 타 전공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요즘에

화두가 되는 융합연구를 진행하기에 유리한 면이 있다rdquo고 말했

다 국가 연구소인 만큼 최신 연구장비가 잘 갖춰져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었다

한국에서 대학을 나왔다면 lsquo02학번rsquo이었을 그는 ldquo고등학교를

졸업할 당시 학생들의 이공계 기피현상이 심해 진로에 대한 고민

도 많았다rdquo고 말했다 어려운 연구 환경과 과학자에 대한 인식 부

족이 가장 큰 문제였다 그는 ldquo아직까지 의사나 다른 전문직에 비

해 과학자에 대한 대우가 좋지 않은 게 국내 현실rdquo이라며 ldquo기초

학문을 연구하는 과학자들이 자부심을 갖고 일할 수 있도록 환

경이 개선됐으면 좋겠다rdquo고 말했다

어려운 현실과 달리 성별을 떠나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기에 과

학만큼 객관적인 분야도 없을 것이라는 게 허 박사의 생각이다

그는 ldquo과학의 긍정적인 면 중 하나가 세계 어느 나라 사람과도 과

학이라는 관심 분야 하나로 교류하고 공동 연구를 할 수 있다는

점rdquo이라며 ldquo국적이나 나이 성별로 차별당할 일이 없다rdquo고 말했

다 그는 ldquo오히려 여성 특유의 섬세함과 꼼꼼한 일 처리 능력이

과학에 있어서는 장점으로 작용할 때가 많다rdquo고 덧붙였다

허 박사는 MBL 파견을 앞두고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그는

ldquo책임자급 연구원이 되기 전에 스스로 계획을 세워 연구할 기회

가 생겨 기쁘다rdquo며 ldquo이번 펠로우십 경험과 네트워크를 잘 활용해

앞으로도 계속 미지의 세계인 신경과학 분야에서 인류에 도움이

되는 연구 성과를 내고 싶다rdquo고 포부를 밝혔다

올 여름 세계적인 연구소에서 연구에 매진할 생각에 들뜬 그

는 lsquo여성rsquo이나 lsquo국내 최초rsquo라는 타이틀을 제하더라도 충분히 빛나

는 과학자의 모습 그대로였다 글middot허정연 사진middot지미연 기자

KIST 허여울 박사 국내파 박사 최초 미국 해양생물연 구소 lsquo그라스 펠로우십rsquo 뽑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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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2014414 위클리 공감

과학기술 여성파워시대 ITmiddot문화 융합 시도기획특집

서울대 라틴아메리카연구소의 백미숙 문화기획팀장은 통신

기술 개발의 선구자다 1980년대 중반 대덕연구단지에서

유선전화 교환기를 개발한 것을 시작으로 이동통신 화상통신

데이터통신 무선랜 공유기에 이르기까지 20여 년 넘게 통신장

비 개발을 주도해 왔다 백 팀장의 연구를 통해 통신기술 분야에

등록돼 있는 특허만도 7건이다 2011년부터 그는 오랜 꿈이었던

문화기획을 맡아 IT연구 경험을 살려 문화와 융합하기 위해 새롭

게 도전 중이다

그의 첫 연구 성과인 전전자교환기(TDX-10)는 각 가정에 유

선전화 공급을 늘리는 데 큰 기여를 했다 전전자교환기는 쉽게

말해 통화할 수 있게 연결해 주는 컴퓨터로 교환기 개발 전인

1980년대 초반만 해도 국내 기술이 없어 미국middot스웨덴 등의 수입

통신장비에 의존해야 했다 백 팀장은 대덕연구단지 연구원으로

국산 교환기를 개발하는 데 참여해 성공했다 그는 ldquo국산 교환기

개발로 유선전화를 어느 집에서나 쓸 수 있게 돼 자긍심도 있었

다rdquo고 말했다

10여 년 넘게 대덕연구단지에 있다가 1997년부터 2006년까지

대기업과 벤처기업 등을 거치며 통신기술 연구에 매진했다 휴대

폰이 막 상용화될 무렵인 1990년대 후반 현대전자(현 SK하이닉

스)의 책임연구원으로 이미 화상통신과 데이터통신용 핵심망 개

발을 마쳤다 벤처기업인 아이피원에서는 국내 처음으로 무선랜

공유기를 개발하는 데 성공해 KT에 납품하기도 했다 그 덕분에

아이피원은 매출 150억원 직원 수 50여 명의 회사로 성장했다

백 팀장은 ldquo통신기술은 빠르게 변하기 때문에 늘 현재 쓰는 기술

보다 한 발 앞서 고민해야 했다rdquo고 말했다

오랜 연구 성과로만 보면 과학자가 천성인 것 같지만 원래 그

의 꿈은 예술가였다 머리 속의 생각을 마음대로 그려낼 수 있는

화가를 꿈꾸던 무렵 부모님의 반대로 미대 진학은 포기해야 했

ldquo여성인 것을 잊으라 프로정신을 가지라rdquo서울대 라틴아메리카연구소 백미숙 문화기획팀장 ldquo못 이룬 예술가의 꿈이 보여요rdquo

지미연 기자

ldquo현 시대에 가장 필요한 것을 생각하고 만들어내는 게 과학자의 매력이에요rdquo 백미숙 팀장은 20여 년 넘게 통신기술을 연구한 베테랑이다

28-29-기획-백미숙indd 28 2014-04-11 오전 14853

위클리 공감 2014414 29

다 ldquo어릴 때 백화점의 쇼윈도를 보며 저 공간에 이야기를 입히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때부터 이미 문화에 관심이 많았던

거죠 벤처기업을 그만둔 후 미국 맨해튼에 갔더니 거리 문화가

흥미로웠습니다 그런 걸 보면서 문화와 IT를 접목하고 싶은 마

음이 들었어요rdquo

인사동 홈페이지 만들며 ITmiddot문화 융합 가능성 느껴

인사동 홈페이지(wwwhiinsacom)를 만든 것은 ITmiddot문화를 융

합하려는 첫 시도였다 문화 강좌를 듣고 축제 기획을 하며 경험

을 쌓다가 우연한 기회에 홈페이지 제작을 맡게 됐다 서울 인사

동을 하나의 브랜드로 만들기 위해서는 정보를 모아놓은 홈페이

지가 필요하다는 생각으로 진행한 프로젝트였다 그의 IT연구 경

험이 강점이 됐다 홈페이지 제작을 마친 후 지난해 종로구청으

로부터 공로상도 받았다

ldquo기술만 알면 사무적인 홈페이지가 되는 경우가 많고 문화만

잘 알면 적재적소에 기술을 활용하기 어렵잖아요 문화와 기술

두 가지를 모두 이해하고 있어서 재미있었어요 lsquo이 정보는 이쯤

에서 찾게 하면 좋겠구나 이 콘텐츠는 이런 방법으로 보여주면

흥미롭겠구나rsquo 하며 홈페이지를 만들 수 있었죠 잘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았을 때 ITmiddot문화 융합에 대한 가능성을 느낄 수 있었

어요 뿌듯했죠rdquo

IT 기술을 기반으로 문화를 생생하게 알리는 것이 백 팀장의

목표 중 하나다 그래서 증강현실이나 가상현실에 관심이 많다

현재는 서울대 라틴아메리카연구소에서 문화기획을 맡고 있다

언젠가는 생생하게 문화체험을 할 수 있도록 증강현실이나 가상

현실 등의 기술을 문화체험용 웹에 구현해 보고 싶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여성 과학자를 꿈꾸는 후배들에게 백 팀장은 ldquo여성인 것을 잊

으라rdquo고 당부했다 ldquo연구를 하다 보면 야근middot밤샘작업middot출장 등이

많아요 여성이 하기 힘든 부분이 분명 있죠 하지만 여성이기 이

전에 프로정신을 갖고 전문가가 되어야 합니다 여성이 아니라 일

하는 사람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뛰어들어야 성과를

낼 수 있죠rdquo 실제 그가 연구했던 한 팀의 경우 16명 중 15명이 남

성이었던 적도 있었다 하지만 백 팀장은 ldquo아이를 함께 돌봐야 해

서 힘들었지만 야근도 밤새는 일도 동료들보다 더 많이 하려 노

력했다rdquo고 말했다

그는 ldquo과학자로 성공하는 데 여성이 갖는 장점도 많다rdquo고 덧붙

였다 그 중 하나로 lsquo직감rsquo을 꼽았다 ldquo연구하면서 여성이 갖는 직

감이 장점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남성은 웬만큼 결과

가 보여야 판단하는 데 비해 여성은 상황의 맥락과 뉘앙스 등을

감지해 연구방향 수정 등에 대한 판단을 빨리 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대개의 여성이 남성보다 섬세하기 때문에 갖는 장점

이죠rdquo

그러면서 과학자가 되더라도 과학뿐 아니라 lsquo융합rsquo을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의료나 건축middot예술middot문화 등 다양한 분야와 과

학이 융합할 때 시너지를 낸다는 것이다 ldquo호기심을 가지고 다양

한 분야를 살펴봐야 합니다 궁금증이 많아야 해요 중요한 것은

호기심에 머무르지 않고 해결 방안까지 같이 고민해야 한다는 점

입니다 정보를 많이 얻고 이를 토대로 분석하는 습관을 길러야

합니다rdquo 글middot남형도 기자

백미숙 팀장이 2012년 만든 인사동 홈페이지(wwwhiinsacom) 초기 화면 1초 간격으로 바뀌는 인사동 사진을 전면에 시원하게 배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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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2014414 위클리 공감

ldquo그 때만 해도 금세 (직장을) 얻을 수 있을 거라 lsquo착각rsquo했지

요rdquo 이화여대 컴퓨터공학과 변해선(38) 연구교수는 요

즘 말로 lsquo경단녀(경력단절 여성의 줄임말)rsquo였다 연년생 두 아이를

키우는 엄마의 삶은 공학관 연구실의 작은 컴퓨터와 집뿐이다

ldquo아이를 둘 키워보면 전혀 다른 세계를 만나게 될 거예요rdquo 변 교

수는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의 지원으

로 복직에 성공하면서 두 마리 토끼를 잡고 있는 lsquo슈퍼 맘rsquo이다

고등학생 시절 컴퓨터 활용이 재미있었다는 변 교수는 소프트

웨어 전문가를 꿈꾸며 하루 9시간 이상 모니터 화면과 씨름했다

대학에 들어가서도 꾸준히 그 길만 고집했다 여성이라 불리하다

는 생각도 전혀 없었다 ldquo제가 학교를 다니던 1990년대 중반만 해

도 한창 인터넷 붐이 일었고 컴퓨터 업계에서는 경쟁력이 있었어

요rdquo 그래서 항상 lsquo하면 되겠구나rsquo 싶은 자신감이 있었다 딱 출산

전까지는 그랬다

박사학위를 받기 이틀 전 첫아이를 낳았다 변 교수는 이때부

터 모든 삶이 계획과는 다르게 흘러가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는

꾸준히 해 왔던 연구를 쉬면 도태된다는 생각에 산후조리 2개월

만에 lsquo박사후 연구원rsquo이 되었다 ldquo생후 3개월도 안 된 아이를 어린

ldquo아이들이 자랑할 엄마과학자 돼야죠rdquo변해선 이화여대 컴퓨터공학과 연구교수 ldquo참 어렵게 이 자리에 돌아왔어요rdquo

지미연 기자

한국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의 lsquo여성 과학인 경력복귀지원 사업rsquo을 통해 현업에 돌아온 변해선 교수는 ldquo(경력단절 기간 동안) 급변하는 IT 분야에서 어린 친구들이나 해외 박사들이 많아 쉽게 뒤처질 수 있다는 생각에 조급했다rdquo고 말했다

과학기술 여성파워시대 경력단절 딛고 복귀기획특집

오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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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 공감 2014414 31

이집에 맡기기 시작했어요rdquo

하지만 첫째를 출산한 지 8개월 둘째가 lsquo덜컥rsquo 생겨 버렸다 연

구 논문을 구상하기도 벅찬 시간 점점 무거워지는 몸을 이끌고

연구와 육아를 감당하기가 어려워졌다 임신 6개월째 그는 연구

실을 떠났다 박사후 연구원 1년차였다 ldquo떠날 때만 해도 금세 복

귀할 수 있을 줄 알았지요rdquo

연년생 두 아이의 육아는 그에게 lsquo충격적rsquo이었다고 한다 ldquo한 아

이만 키우는 것과는 완전히 달랐어요 새벽에 일어나 둘째에게

우유를 타주고 기저귀 갈아주고 첫째 옷 갈아입히고 그렇다고

(아이가) 인형처럼 가만히 있나요 한창 움직이면서 시리얼 엎고

어지럽히고hellip 잠깐 안 보는 새 연구 중인 모니터 앞에서 키보드

를 쿵쿵 두들기고 있질 않나 매일이 아찔했죠rdquo

한국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 덕에 연구현장 복귀

연구실이 그리워졌다 하지만 공백은 컸다 여기저기 지원해 봤지

만 계속 고배를 마셨다 그렇게 1년 2개월의 시간이 흘렀다 변 교

수의 세부 전공인 컴퓨터 네트워크 분야는 점점 길이 좁아졌다

그는 ldquo특히 IT분야는 워낙 급변하는데다 어린 친구들이나 해외

박사들이 많아 쉽게 뒤처질 수 있다는 생각에 조급한 마음도 있

었다rdquo며 ldquo막막하고 답답하고 불안한 시간이었다rdquo고 회고했다

그러던 어느날 메일이 도착했다 한국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

터(WISET)에서 lsquo2013 여성 과학인 경력복귀지원 사업rsquo을 한다는

모집공고였다 2012년에 시작한 이 사업에는 대학연구원 모집도

포함됐다 간절한 마음으로 지원서를 썼다 ldquo합격 통보를 받고 정

말 기뻤지요 공부했던 모교인데다가 일과 육아 두 마리의 토끼

를 잡을 수 있는 환경이 주어진 거죠rdquo

기쁜 마음으로 모교에 복귀했지만 적응은 쉽지 않았다 연구

와 육아를 병행하는 일은 생각보다 만만치 않았다 오히려 극심

한 우울증을 겪어야 했다 부부싸움도 늘고 엄마로서 해서는 안

될 생각까지 했다고 한다 포기하고 싶은 순간 변 교수는 오기가

생겼다 퇴근 후 밤 9~10시에 아이를 재워놓고 새벽 1시에 알람

을 맞춰 뒀다 쪽잠을 자고 일어나 연구에 몰입했다 ldquo경쟁에서

뒤처져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점점 커지더라고요rdquo 그는 이런 각

고의 노력 끝에 지난해 11월 교육부에서 주관한 lsquo리서치펠로우

프로젝트(모바일 클라우드 컴퓨팅 상호작용 지연 최소화를 위한

복합프레임워크 개발)rsquo를 맡으면서 연구교수가 됐다

요즘의 꿈은 두 가지다 ldquo연구자로 우리나라 소프트웨어 분야

에 기여할 수 있는 연구 실적을 내는 거죠 지금 실험이 마무리

단계에 있고요 조만간 논문을 발표할 예정입니다rdquo 그는 연구 이

야기를 하면서 커다란 눈을 반짝였다 두번째 꿈은 더 인상적이

었다 ldquo아이들에게 자랑스러운 엄마가 되는 거요 나중에 커서 아

이들이 lsquo우리 엄마는 과학자rsquo라고 자랑스러워할 수 있었으면 좋겠

어요rdquo 글middot박지현 기자

한국여성과학기술인 RampD 경력복귀지원 사업이란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가 출산middot육아 등으로

경력이 단절된 이공계 출신 여성(여성과학기술인)에 대해 다시 연구 현

장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업이다 여성들이 연구 현장 복귀

를 준비할 때부터 일자리에 정착할 때까지 패키지 형태로 지원한다

재취업 역량 진단을 통한 맞춤형 준비교육과 직업상담 일자리 추천

등을 한다 지속적으로 경력을 유지middot발전시킬 수 있도록 취업 중개도

돕는다 복귀 사업의 지원 규모는 여성 과기인 1인당 2천만원 이내로 최

장 3년까지 지원된다 2012년과 2013년 두 차례에 걸쳐 여성 과학자 복

귀사업을 벌였는데 70명 모집에 153명이 몰렸다 이 사업을 통해 현장

으로 돌아온 여성 과학기술인은 2012년 39명 2013년 58명이었다 이

들은 지금까지 국내외 학술지 논문 30편과 특허출원 9건을 내는 등 두

드러진 성과를 보이고 있다

문의 02-6411-1011~2 wwwwisetrekrreturn

ldquo두 아이의 육아를 연구와 병행하는 일은 생각보다 너무 어려웠다rdquo는 변 교수는 아이들에게 자랑스러운 과학자 엄마가 되고 싶다고 했다

오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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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2014414 위클리 공감

과학기술 여성파워시대 과학과 인문학 통섭기획특집

ldquo미국 유학시절 아이가 아플 때면 유치원을 보낼 수도 내

가 학교 수업에 빠질 수도 없어 발을 동동 구른 적이 한

두 번이 아니었어요rdquo

45년간 화학을 연구해 온 황영애(68) 상명대 명예교수는 아직

도 그 시절만 떠올리면 가슴 한 편이 쿡쿡 아려온다 함께 박사과

정을 밟은 남편은 아이 문제나 집안일에 있어서 늘 뒷전에 있는

데 반해 과학자이기 전에 lsquo엄마rsquo였던 황 교수에게는 학업과 가정

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게 여간 고된 일이 아니었다

ldquo어느 분야나 일과 가정을 양립시키는 일이 쉽진 않겠지만 과

학 분야에서도 여성에게 유리한 점은 결코 없었어요 사회생활에

있어서의 문제라기보다는 결혼이나 육아로 인한 가정의 문제였

죠 혹자는 연구직이면 그래도 좀 편하지 않으냐고도 하는데 흔

히 생각하듯 하나 더하기 하나를 해서 원하는 결과가 나오는 게

아니니까요 밤새도록 실험하는 일도 잦은데 아이를 둔 엄마로서

는 쉬운 일이 아니죠rdquo

lt세계문학전집gt 읽기를 좋아하던 부끄럼 많던 여고생은 화학

수업을 하던 총각 선생님을 짝사랑하며 흥미가 생겼다 선생님이

아닌 화학과 본격적인 사랑에 빠진 건 이듬해 대학에 입학하면

서부터다

그가 대학에 입학하던 해 서울대 화학과 정원 30명 중 여학생

은 4명뿐이었다 황 교수는 ldquo그 정도면 당시로서는 적지 않은 수rdquo

라며 ldquo진로를 정하는 데 있어 여자 동기들과 선배들의 도움을 많

이 받았다rdquo고 말했다 이공계 여대생이 극히 드물던 시절 결혼middot

육아에 대한 고민을 나눌 유일한 대상은 처지가 비슷한 동료들

뿐이었다

ldquo흔히 여성 과학자의 강점으로 섬세함을 꼽는데 저는 손끝이

야물지를 못했어요 실험할 때는 꼼꼼함이 필수인데 그렇지 못해

ldquo화학에서 인생과 인문학을 보았어요rdquo황영애 상명대 명예교수 ldquo교수법에 응용해 제자들 이해 도와 보람 느껴rdquo

공부가 힘들게 느껴질 때도 많았어요 오랫동안 공부해 온 저도

그런데 학생들은 오죽할까 싶어 어떻게 하면 좀 더 쉽고 즐겁게

가르칠 수 있을까 고민했죠rdquo

그 고민의 해답은 인생에 있었다 황 교수는 화학적 원리에 인

간 관계를 대입해 강의했다 그는 ldquo과학으로서 화학을 바라보면

어렵게 느낄 수 있는 것도 인생에 빗대면 쉽게 이해되는 부분이

많다rdquo고 설명했다

ldquo과학 대중화가 곧 과학 발전rdquohellip 중middot고교 무료강의 희망

ldquo화학은 정확한 학문이에요 하나가 모자라면 상대방에게 내 것

을 내어주는 게 기본 원리죠 어느 물질 하나 무의미한 건 없어

요 가령 촉매제를 예로 들면 촉매라는 건 두 가지 물질이 반응

할 때 그걸 도와주는 물질이에요 그 반응에 적극적으로 참여하

면서도 자체 생성물을 만들지 않는 희생적인 물질이죠 제 할 일

을 묵묵히 하면서도 과시하지 않는 모습이 우리 인생에 깨달음

을 주지 않나요rdquo

lsquo화학에서 인생을 배웠다rsquo고 말하는 제자들이 하나 둘 늘어날

때마다 그의 보람도 늘었다 제자 중에는 그의 교수법을 벤치마

킹해 교단에 선 이들도 있단다 인문학적인 강연으로 과학적 이

해를 돕는 그의 수업 방식은 어찌 보면 대립각을 세우는 일로도

보인다

그러나 그는 인문학을 넘어 종교에서도 과학적 원리를 발견한

다 뒤에서 힘을 보태주는 중성자 이야기로는 lsquo겸손rsquo을 플라스마

의 산화 정신으로는 lsquo순교자의 삶rsquo을 풀어낸다 필수원소와 독성

원소는 lsquo선을 가장한 악rsquo을 제설제와 부동액은 lsquo기도와 눈물rsquo의 의

미를 이해하게 한다

ldquolsquo과학과 종교의 만남rsquo이라면 흔히 성경에 나오는 일을 과학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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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 공감 2014414 33

으로 증명하는 내용일 것이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아요 하지

만 저는 종교적 현상을 설명하거나 증명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화

학이라는 학문이 신앙을 받아들이는 데 어떻게 도움이 되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어요 인문학도 그런 의미에서 과학과 대

치 관계에 있는 것이 아니라 접점에 있는 학문이라고 생각해요rdquo

황 교수는 자신의 강의 내용을 바탕으로 lt화학에서 인생을 배

우다gt lt화학에서 영성을 만나다gt라는 책을 출판했다 그 중 lt화

학에서 인생을 배우다gt는 교육부가 선정한 우수 과학도서로 꼽

히기도 했다

그는 저서를 내는 데 그치지 않고 직접 중middot고등학교를 돌며 무

료 강의를 펼치고 싶은 소망을 품고 있다 과학의 대중화가 곧 과

학의 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믿음 때문이다

ldquo과학 그 중에서도 기초과학 분야는 정말 중요한 학문입니다

기초과학이 튼튼해야 응용 분야도 발전할 수 있죠 미래 과학의

기초를 다지는 데 제가 조금이나마 역할을 할 수 있기를 바랍니

다rdquo 글middot허정연 기자

전민

규 기

황영애 명예교수는 45년간 화학을 연구middot강의한 경험을 바탕으로 과학의 대중화에 앞장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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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2014414 위클리 공감

ldquo철커덩철커덩 삐이익~rdquo

4월 7일 오후 울산 동구 현대중공업 본사 건설장비 시험

장 바닷가 옆에 있는 시험장의 모래언덕에서 거친 기계음을 내

며 굴착기가 앞뒤로 흔들리고 커다란 굴착기 버킷(굴착기 앞부

분에 달려 있는 바구니 모양의 구조물)이 수차례 회전하며 흙을

퍼내는 작업을 한다 굴착기가 움직일 때마다 거센 모래바람에

눈을 뜨기 힘들 정도다

30여 분쯤 지나자 작동을 멈춘 굴착기의 운전실 문이 열리고

선글라스를 낀 채 스카프로 코와 귀를 둘러싸고 안전모를 쓴 운

전사가 내린다 영락없는 건설현장 남성의 모습 같지만 이 회사의

건설장비 설계 분야에서 금녀의 벽을 허문 건설장비개발1부 굴착

기 설계부의 이선경(39) 차장이다

이 차장은 남성의 전유물로 여겨지는 건설중장비 설계 분야에

서 우먼파워를 과시하는 여성 엔지니어다 2001년부터 현대중공

업에서 근무하고 있다 울산대에서 자동차공학을 전공한 그의

업무는 굴착기 설계 및 개발이다

남성 중심의 건설장비 설계를 선택한 데는 lsquo도전정신rsquo이 큰 영

향을 미쳤다 이 차장은 ldquo용도나 중량의 차이는 있지만 자동차나

건설장비의 기본 원리는 비슷하다rdquo며 ldquo여성이라서 하지 못할 것

이라는 선입견을 깨고 싶었다rdquo고 말했다

지금은 14년차의 베테랑 설계사가 됐지만 그의 도전은 처음부

터 녹록지 않았다 lsquo휠로더rsquo lsquo스키드로더rsquo lsquo카울링rsquo lsquo데칼rsquo 등 낯선 건

설장비 전문용어와 기계를 익히는 것에도 진땀을 뺐지만 육체적

피로감은 큰 고충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굴착기 설계 분야는 현장에서 굴착기를 직접

시운전해 보고 현장을 발로 뛰며 남성 작업자들을 만나 의견을

듣는 등 강도 높은 육체노동이 뒤따르는 업무 특성 탓에 여성과

는 특히 거리가 먼 영역으로 여겨져 왔다

과학기술 여성파워시대 현장에 산다기획특집

하지만 이 차장은 이런 선입견을 하나씩 깨뜨렸다 남자 동료

들에게 뒤지지 않기 위해 꾸준한 운동으로 체력을 다지는가 하

면 잦은 야근이나 출장 등에서도 특혜를 받지 않았다 더 나은

제품 개발을 위해 굴착기 운전자격증을 따내는 열성을 보이기도

했다

그는 ldquo설계실뿐 아니라 각종 현장에서 설계한 굴착기가 제대

로 움직이며 작동하는지를 직접 점검하는 등 꼼꼼하게 챙겨야

더 나은 굴착기를 만들 수 있기 때문에 운전자격증까지 따면서

스스로 굴착기 프로가 돼야 한다rdquo고 말했다

이 같은 그의 열정과 여성 특유의 섬세함middot꼼꼼함은 제품의 완

성도를 높이는 데 기여하고 있다 이 회사의 굴착기가 업계의 호

평을 얻은 데는 여성 설계자들의 역할이 컸다는 게 업계의 평가

다 이 차장의 손을 거친 lsquo굴착기 9시리즈rsquo는 세계적 베스트셀러이

다 국내에서는 수년째 부동의 1위를 지키고 있고 해외로도 꾸준

히 수출되는 제품이다

이 차장은 ldquo여성이 보는 관점과 남성이 보는 관점은 다르다rdquo며

ldquo유저 인터페이스를 제품에 완벽히 반영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의

견이 나와야 하는데 그런 측면에서 여성 설계자들이 긍정적 역

할을 한다rdquo고 말했다

ldquo동등한 대우 바라면 당당하고 용감하게 도전을rdquo

여성 설계자들은 개발 업무뿐만 아니라 현장이나 부서에서 활력

소로서의 역할도 톡톡히 한다

이 차장은 ldquo부서 내 여성 설계자가 5명인데 경직된 조직문화

에서 윤활유와 같은 작용을 한다rdquo며 ldquo갈등관계에 있는 발주처와

의 미팅에서는 부드러운 분위기를 만들어내고 친근한 표현과 여

유 있는 태도는 현장 근로자와의 관계 개선에도 큰 역할을 한다rdquo

고 말했다

ldquo섬세함 살려 최고 굴착기 만들어야죠rdquo현대중공업 건설중장비 설계 이선경 차장 ldquo현장을 발로 뛰느라 육체노동 강도 세요rdqu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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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 공감 2014414 35

지미

연 기

하지만 남성 중심의 조직에서 힘든 점이 없는 것도 아니다 그

는 ldquo아직까지 여성 직원의 업무능력에 대한 데이터베이스가 부족

하기 때문에 중장비 분야에 대한 여성의 이해도가 낮을 것이라

는 그리고 가정으로부터의 독립성에서도 남성에 미치지 못한다

는 선입견이 있다rdquo며 ldquo하지만 그것은 여성 스스로가 넘어야 할

산rdquo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성들이 스스로 가치관을 세우고

자신의 일에 자신감을 가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ldquo같은 월급

과 동등한 대우를 받기를 바라면서 쉬운 일만 하려고 든다면 어

떤 상사라도 중책을 맡기고 싶어하지 않을 것rdquo이라며 ldquo당당하고

용감하게 도전해야 한다rdquo고 말했다

이어 ldquo섬세하고 부드러운 여성만의 장점을 살려 건설장비 분야

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드는 것이 꿈rdquo이라며 ldquo현장에서 작업자

들과 함께 어울리며 세계 최고의 제품을 설계하고 싶다rdquo는 포부

를 밝혔다 글middot최재필 기자

현대중공업 건설장비개발1부에서 굴착기 설계를 맡고 있는 이선경 차장이 자신이 설계한 제품을 점검하고 있다

현대

중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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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2014414 위클리 공감

과학기술 여성파워시대 기술로 승부기획특집

임형미(47) 한국세라믹기술원 에코복합소재팀장은 지난

2010년부터 산업통상자원부가 추진하는 10대 핵심소재개

발(WPMmiddotWorld Premier Materials)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

다 WPM은 수송기기용 초경량 소재 친환경 스마트 표면처리 강

판과 같은 미래형 신소재들을 개발하는 프로젝트다 임 팀장은

10대 프로젝트 중 한 분야인 나노카본(탄소섬유) 사업단에서 에

너지 절감을 할 수 있는 나노복합소재를 개발하고 있다 이번 사

업단에서 몇 안 되는 여성 책임자이기도 하다 그는 ldquo최근 방열

소재가 주목받고 있는 만큼 고온에서 표면의 전기 절연성을 유지

할 수 있는 세라믹 소재를 연구한다rdquo며 ldquo정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프로젝트인 만큼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rdquo

고 말했다

세라믹은 크게 첨단세라믹과 전통세라믹으로 나뉜다 전통세

라믹은 흙이나 모래 같은 원료를 이용해 불로 구워낸 도자기나

유리 등을 말한다 첨단세라믹은 자동차와 항공우주 등 첨단 기

술을 세라믹에 접목한 소재를 말한다

한국세라믹기술원은 첨단세라믹 연구기관으로 2000년 정부

출연기관으로 출범했다 2009년부터는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기

관으로 바뀌었다 한국세라믹기술원은 에너지환경middot전자middot기초

소재 융합 분야로 나뉘어 연구하고 있다

임 팀장이 이끌고 있는 에너지소재본부 내

에코복합소재팀에서는 세라믹 원료에 해당

하는 나노입자를 더 작게 만들거나 나노입

자의 특성을 응용한 나노기술 개발에 힘쓰

고 있다

그가 2000년 한국세라믹기술원에 입사할

때만 해도 여성 과학기술 연구원은 어디에서도

ldquo나노복합소재 개발 사명감이 큽니다rdquo한국세라믹기술원 에코복합소재팀 임형미 팀장 ldquo과학기술은 가장 진실한 학문rdquo

전민규 기자

임형미 팀장은 산업통상자원부가 추진하는 10대 프로젝트 중 한 분야인 나노카본 사업단에서 책임자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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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 공감 2014414 37

보기 드물었다 또 과학기술이라고 하면 광물 자원 등과 같은 단

일 자원을 개발하는 수준이었다 그러나 한국세라믹기술원이 출

범하면서 변화를 맞았다

각 분야에서 세라믹기술원을 찾기 시작하면서다 당시 이화여

대 화학과를 졸업하고 미국에서 물리화학 박사학위를 받았던 임

팀장은 곧바로 지원했다 입사 지원 당시 전남대와 조선대에서

lsquo박사후 연구원rsquo으로 활동하고 있던 터라 전공을 살릴 수 있는 기

회였고 합격 소식을 들었다 임 팀장은 ldquo남편이 지방에서 근무했

기 때문에 주말부부로 지내야 하는 현실이었지만 남편의 전폭 적

인 지지 속에 일할 수 있게 됐다rdquo며 ldquo남편과 14년째 주말부부 생

활을 하고 있다rdquo고 말했다

ldquo기술개발로 기업middot소비자에 도움 줄 수 있어 뿌듯rdquo

임 팀장은 지난 4월 1일 수석 연구원으로 승진했을 정도로 인정

받고 있지만 그에게도 고비는 있었다 바로 2000년 분체팀으로

입사하면서다 분체(고체 입자가 많이 모여 있는 상태의 물체를

통틀어 이르는 말)는 공학 분야로 이학 전공을 한 그에게는 어려

움이 있었다

그렇게 1년 남짓 연구에 매진하고 있던 2000년 초 당시 한국세

라믹기술원장이 세라믹을 섬유에 응용할 수 있는 프로젝트 팀을

꾸리면서 기회가 온 것이다

그는 전남대에서는 흡착제와 석유화학 공정 등에 쓰이는 첨단

신소재인 제올라이트(제올라이트는 알칼리 금속 또는 알칼리토

류 금속을 함유하는 함수 알루미늄 규산염 광물의 일종) 촉매를

조선대에서는 세라믹 코팅제를 연구했다 그는 ldquo분체팀에 들어갔

지만 전공 분야가 아니어서 힘들었는데 회사에서 복합소재 개

발 얘기를 듣고 바로 참여하게 됐다rdquo고 말했다

그 이후 나노카본 복합소재 개발에 적극 뛰어들었다 그간 성

과도 있었다 대표적인 연구 성과물은 난연제(플라스틱의 내연소

성을 개량하기 위해 첨가하는 첨가제) 개발이다 예를 들어 지하

철 화재 시 인명 피해가 많은 이유는 유독가스로 인한 질식사 때

문으로 난연제 개발도 유독가스를 줄일 수 있는 방안이 된다 전

선소재도 나노입자 크기(한 변의 길이가 1천만분의 1미터 이하)의

무기물을 고르게 분사시키고 불에 잘 타지 않는 성질의 난연제

를 결합시키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임 팀장은 ldquo나노물질의 입자 크기는 눈에 보이지 않지만 나노

기술은 우리의 건강과 환경 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요한 기

술rdquo이라고 말했다

또 기업과 협업해서 개발한 연구도 있다 기술원은 개인 연구

개발도 중요하지만 기업이 필요로 하는 기술도 개발한다 그는

ldquo기술 개발을 하면 기업들에 기술을 이전하기도 하지만 자체 예

산이 많지 않아 예산 확보를 위해 기업이 의뢰한 기술을 협업해

개발하는 프로젝트가 많다rdquo고 말했다

대표적인 것 중 하나가 2012년 LG전자와 함께한 휴대폰 유리

기판 표면온도 저감용 코팅제 연구다 휴대폰을 오래 사용하다

보면 휴대폰이 발열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발열을 줄이기 위한

기술 연구를 LG전자가 의뢰하면서 연구에 매진해 발열을 줄일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현재는 LED 분야 중소기업과 LED 형광등 커버를 개발 중이

다 그는 ldquo과학기술은 측정과 관찰을 통해 결론을 얻는 만큼 정

확하고 진실한 학문rdquo이라며 ldquo기술 개발로 기업은 물론 소비자들

에게도 도움이 될 수 있어 매우 뿌듯하다rdquo고 말했다 이어 ldquo과학

기술 분야에 진출하는 여성들의 숫자가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rdquo고

덧붙였다 글middot김성희 기자

36-37-기획-임형미indd 37 2014-04-11 오전 15313

38 2014414 위클리 공감

베트올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개와 고양이 등 반려동물들의

질병을 체크할 수 있는 진단키트를 개발하는 회사다 동

물 진단키트란 사람의 임신 진단키트와 같이 반려동물의 혈액이

나 분비물을 떨어뜨려 10분 이내에 질병 유무를 곧바로 알 수 있

게 해 주는 제품이다 한 줄이면 음성 두 줄이면 양성 반응을 나

타낸다 김정미(51) 베트올 대표는 ldquo국내에서는 잘 알려지지 않은

기업일 수 있지만 해외 동물 의료시장에서는 꽤 유명한 기업rdquo이

라고 소개했다

실제로 베트올은 107개국에 30여 개 질병 진단키트 제품을

수출한다 지난해 1분기 매출의 991퍼센트가 해외에서 나왔을

정도다 김 대표는 ldquo국내에서는 반려동물에 대해 관심 있는 질병

수가 4~5개에 불과하지만 해외에서는 사람이 가지고 있는 질병

처럼 반려동물 질병에 대한 관심이 높기 때문rdquo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창업한 지 7년 만에 세계 동물 의료시장에서 다섯 손가

락 안에 꼽히는 기업으로 성장했다 연구원과 생산직원을 다 합

쳐도 28명밖에 안 되는 기업이 말이다 2006년 12월 창업한 첫

해에도 매출을 올렸다 이에 대해 그는 ldquo좋은 물건을 빨리 만들고

잘 팔았기 때문rdquo이라고 대답했다 이런 자신감에는 그가 학교에

서 공부한 이론과 실무 경험이 바탕이 됐다

김 대표는 이화여대 생물학과를 졸업한 후 미국 오스틴 텍사

ldquo충분한 역량middot경험 쌓은 뒤 43세에 창업rdquo김정미 베트올 대표hellip 동물 질병 진단키트 개발로 7년 만에 세계 5위권 성장

지미

연 기

김정미 베트올 대표는 창업 7년 만에 반려동물의 질병 진단키트를 107개국에 수출하고 있다

과학기술 여성파워시대 과학도로 창업 도전기획특집

박상

문 기

38-39-기획-김정미indd 38 2014-04-11 오전 15411

위클리 공감 2014414 39

스주립대에서 약리middot독성학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MIT 박사후

연구원 과정을 마쳤다 한국에 들어와 1997년 국립보건원에서

책임연구원으로 근무한 뒤 바이오 업체인 바이오메드랩과 이수

그룹의 바이오 계열사인 이수앱지스에서 인체 질병과 동물 질병

연구를 했다

바이오메드랩 연구원 재직시절에는 자궁암 진단키트인 lsquo자궁

암 진단용 DNA 칩rsquo을 개발했다 한국 식약청 허가를 받아 현재

병원에서 사용되고 있다 이후 이수앱지스로 옮겨 인체 진단과

관련 제품을 연구하고 개발 판매까지 총괄하는 진단사업팀장을

5년간 지냈다 그는 ldquo국립보건원 공무원 생활을 하고 바이오 회

사에서 제품을 만들어 상용화하는 모든 과정을 경험한 것이 창

업하는 데 큰 자산이 됐다rdquo고 말했다

자신감이 생긴 김 대표는 창업을 하기로 결심했다 당시 나이

43세였다 그는 ldquo지금까지의 경험과 역량으로 충분히 승산이 있

다고 생각했다rdquo고 말했다 그는 이수앱지스에서 함께 지내온 연

구원들과 함께 힘을 모아 시작하기로 했다 그러나 제한된 자본

력과 소수 인력으로는 지금까지 했던 인체형 질병 진단키트 시장

은 어렵다고 판단했다 결국 고민 끝에 반려동물 시장으로 방향

을 틀었다 그는 ldquo동물 진단키트는 사람을 위한 키트와 기술이 유

사해 제조 원가가 비슷한 반면 판매 가격과 경쟁률은 크게 차이

가 난다rdquo고 말했다 이어 ldquo전 세계 동물시장은 해마다 10퍼센트

이상 증가하는 블루오션인 만큼 성장 가능성이 크다고 확신했

다rdquo고 덧붙였다

ldquo창업은 철저히 준비하고 정책자금 적극 이용을rdquo

그러나 어려움도 있었다 바로 연구개발비다 김 대표는 정부에서

지원받을 수 있는 방법을 알아보기 시작했다 그는 ldquo사업성이 높

은 만큼 성공할 자신이 있었다rdquo며 ldquo중소기업청 농림부(현 농림축

산식품부) 경기과학기술진흥원 등에서 내놓은 과제에 참여해

연구개발비를 확보했다rdquo고 말했다 실제로 베트올은 2007년 9월

산업자원부(현 산업통상자원부)의 lsquo신기술보육사업rsquo으로 선정돼

기술개발 자금을 지원받았고 2008년에는 중소기업청의 lsquo중소기

업기술혁신사업rsquo에 뽑혔다 김 대표는 ldquo창업을 생각한다면 우선

철저히 준비하고 정부의 정책자금을 적극 이용하라rdquo고 조언했다

지원 끝에 베트올은 lsquo개 심장사상충rsquo lsquo개 홍역rsquo lsquo개 장염rsquo 등 세 가

지 종류의 질병을 체크할 수 있는 진단키트를 개발할 수 있었다

베트올 진단키트는 국내 수의사는 물론 세계 바이어들에게 호

평을 받으면서 제품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다 이제는 lsquo어디에 팔

까rsquo 고민을 하는 게 아니라 기업에서 lsquo필요한 제품을 만들어 달라rsquo

는 주문이 들어올 정도다 빠른 시간 내 시장을 선점할 수 있었던

이유는 김 대표가 직접 제품을 들고 해외 바이어를 만나고 뛰어

다닌 덕분이다 그는 ldquo제품을 만든 사람이 가장 잘 팔 수 있다고

생각한다rdquo며 ldquo아직도 제품의 기술영업과 기술지원을 직접 하고 있

다rdquo고 말했다 베트올은 물건을 믿고 팔 수 있는 백신회사나 제약

회사 등을 선정해 계약을 맺는다 거래처가 65개사에 달한다

현재 전 세계 동물 진단키트시장 규모는 2조원이다 대표 기업

으로는 아이덱스와 헤스카 신바이오텍스 등 미국의 3개사와 유

럽의 2개사 정도다

김 대표는 ldquo우리 기업만의 기술경쟁력이 있는 만큼 몇 년 안에

아이덱스와 어깨를 견줄 수 있을 것rdquo이라고 자신했다 이어 ldquo앞으

로 진단키트뿐 아니라 진단부터 치료까지 할 수 있는 의료기기

개발에도 힘쓸 것rdquo이라고 말했다 올해에는 개와 고양이 질병 진

단키트에 이어 말에 대한 질병 진단키트를 출시할 계획이다 그

는 ldquo창업할 때 가장 시간을 많이 투자하고 전문성을 가져야 한

다rdquo며 ldquo일할 때에는 여자라는 생각을 버리고 일해야 한다rdquo고 말

했다 글middot김성희 기자

베트올이 개발한 반려동물들의 질병을 체크할 수 있는 진단키트

베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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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 2014414 위클리 공감

공감 인터뷰

인터넷 없는 세상을 상상할 수 있을까 우리 생활 전반에 자

리 잡은 인터넷 덕분에 편리한 생활을 영위하고 있지만 개

인정보 유출 바이러스 유포 등 사이버 범죄에 대한 우려도 만만

치 않다 이 같은 걱정에서 벗어날 수 있는 안전한 정보통신 사회

를 만들기 위해 활동하는 사이버 보안전문가 lsquo화이트 해커rsquo의 세

계에 뛰어든 고교생이 있다

지난 4월 2~3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전 세계 화

이트 해커들의 해킹방어기술 경연대회 lsquo코드게이트(CODEGATE)

2014rsquo 주니어부 우승자인 선린인터넷고 3학년 임정원(18) 군이다

이번 대회에는 지난 2월 온라인으로 치러진 예선전을 포함 역

대 최대 규모인 전 세계 74개국 1200개팀 2968명의 정보보안

인재들이 참가했다 lsquo코드게이트 2014rsquo에서 세계 최초로 열린 주

니어 해킹방어대회에도 24개국 378명이 참가했다

7회째인 올해 대회는 해외 참가팀의 비중이 58퍼센트였으며

지난해 개최된 세계 최대 해킹대회인 lsquo데프콘rsquo(예선참가 917개팀)

규모도 뛰어넘었다

우리나라는 단체전인 일반부에서 아쉽게도 우승팀을 내지 못

했으나 개인전인 주니어부에서 1위부터 3위까지 휩쓸었다 특히

우승자인 임 군은 총점 1340점을 획득해 880점으로 2위를 차지

한 김범수(18middot개포고 3년) 군과 큰 점수 차를 보였다

ldquo어릴 때부터 게임보다 프로그래밍에 관심이 컸어요rdquo

ldquo어릴 때 집에 있는 컴퓨터를 하면서 궁금증이 생겼어요 컴퓨터

에서 운영되는 프로그램들이 어떻게 만들어지는 걸까 하고요

그래서 초등학교 2학년 때 직접 프로그램을 만들고 싶은 마음에

혼자 책을 보면서 공부를 시작했어요rdquo

임 군은 lsquo학원을 다녔다rsquo lsquo컴퓨터를 잘하는 집안 어른에게 배웠

다rsquo 정도의 답변을 기대하며 던진 질문에 대해 lsquo독학rsquo이라는 의외올해 처음 열린 코드게이트 2014 주니어부 우승자인 임정원 군은 우리나라의 사이버 안보를 지키는 정보보안 전문가를 목표로 공부하고 있다

지미

연 기

ldquo사이버안보 지키고 싶어요rdquo선린인터넷고 임정원 군 해킹방어기술 올림픽 lsquo코드게이트 2014rsquo 주니어부 우승

40-41-공감인터뷰indd 40 2014-04-11 오전 15526

위클리 공감 2014414 41

의 답을 내놓았다 초등학교 저학년 또래라면 컴퓨터 게임이나

인터넷 검색 등에 관심을 보이는 것이 보통인데 임 군은 그것을

가능하게 만든 프로그램에 흥미를 보인 점도 남달랐다

ldquo그 당시 보던 책 중에 lt철벽보안을 위한 역공격 해킹gt이라는

책이 있었어요 그 책을 보면서 정보보안에 빠져들었고 나중에

는 책이 뜯어질 정도로 반복해서 읽었어요rdquo

남다른 관심과 열성으로 임 군은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 2년

간 서울 중부교육청의 정보영재로 중2 때는 서울대학교 과학영

재교육원 정보영재 프로그램에 선발되어 영재 교육을 받았다

ldquo책에 나온 내용들을 보면서 정보보안에 대해 본격적으로 공

부해 보고 싶은 욕심이 생겼어요rdquo

특성화고에서 체계적으로 공부할 길 찾아

임 군이 특성화고인 선린인터넷고에 진학한 것도 정보보안에 대

한 공부 욕심이 커서였다고 한다 임 군의 부모는 특목고 진학을

원했으나 ldquo본격적으로 정보보안에 대한 공부를 해 보고 싶다rdquo는

임 군의 강한 고집에 밀려 특성화고 진학을 허락했다고 한다

ldquo선린인터넷고의 교육과정과 동아리활동에 대해 알아보니 제

가 더 알고자 했던 것들을 제대로 배울 수 있을 것 같다는 기대

감이 들었어요 실제로 입학해서 공부해 보니 수업 내용이 충실

하고 동아리활동도 활발해 부족한 점을 많이 채울 수 있었어요

lsquo레이어 세븐rsquo이라는 동아리에 가입했는데 뛰어난 선배들이 문제

를 해결하는 모습을 가까이서 보고 함께 연구활동을 할 수 있어

서 너무 좋았어요rdquo

선린인터넷고에 진학해 정보보안에 대해 체계적으로 공부할

수 있는 길을 찾게 된 임 군은 각종 대회에 진출하면서 좋은 성과

도 냈다 2013년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개최한 lsquo제1회

ETRI 주니어 해킹대회rsquo에서 우승하는 등 총 7개의 해킹방어대

lsquo화이트 해커rsquo들의 축제인 코드게이트 2014의 외국인 참가자

코드

게이

트 2

014

사무

회에 참가해 그 가운데 2개 대회에서 2위에 입상하고 5개 대

회에서 1위를 하는 등 놀라운 실력을 보여주었다

ldquo대회에 나가면 내가 어느 정도 수준인지 부족한 점은 어떤

건지를 알 수 있어 좋아요 이번 대회는 세계 최초의 주니어 국제

해킹방어대회이자 제가 나갈 수 있는 마지막 주니어 대회였기에

더욱 의미가 있었는데 이렇게 좋은 성적을 거둬 정말 기뻐요rdquo

임 군은 지난해 9월부터 한국정보기술연구원(KITRI)의 차세

대 보안전문가 양성과정 베스트오브베스트(BoB)에 지원해 교육

을 받아왔다

8개월간의 교육과 프로젝트 진행 등을 통해 실력을 인정받아

120명의 교육생 중 lsquo베스트 10rsquo에 선정되어 lsquo국가대표 화이트 해커rsquo

라는 영예를 얻고 지난 3월 캐나다에서 열린 정보보안 컨퍼런스

lsquo캔섹웨스트(Cansecwest)rsquo에 참가하기도 했다

임 군은 BoB 교육과정 중 마이크로소프트사 윈도 익스플로

러 프로그램의 보안 취약점을 발견하기도 했다

ldquo아쉽게도 분석이 완료되기 전에 마이크로소프트사에서 보안

패치를 내놓아 해결이 됐어요 제가 분석하는 동안 먼저 발견한

다른 연구자가 제보를 한 거겠죠rdquo

임 군은 ldquo캐나다에서 정보보안 컨퍼런스에 참가해 최신기술에

대한 발표를 보면서 앞으로 갈 길이 멀었다는 생각이 들었다rdquo면

서 ldquo공부하면 할수록 배워야 할 것이 너무 많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rdquo고 말했다 그리고 자신의 포부를 밝혔다

ldquo여러 사람들과 함께 연구하면서 실력을 키워나가고 싶어요

그래서 대학에 진학해 정보보안을 전공하고자 합니다 기회가 주

어진다면 국가기관에서 우리나라의 사이버 안보를 지키는 일을

하고 싶습니다rdquo

한 고교생의 가슴에 사이버 보안전문가의 꿈이 영글고 있

었다 글middot이윤진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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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 2014414 위클리 공감

스마트폰 중독hellip ldquo자녀와 함께 풀어요rdquo친밀한 소통과 사용한계 정하고 자율성 높이는 lsquo친middot한middot자rsquo 매뉴얼 보급

교육정보

지난해 이동통신 3사의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청소년(만

19세 미만) 약 540만명이 스마트폰을 갖고 있다 한국정보

화진흥원이 지난해 분석한 청소년 스마트폰 중독률(255퍼센트)

은 인터넷 중독률(117퍼센트)보다 2배 이상 높고 전년대비 71퍼

센트포인트 증가하여 성인(89퍼센트)의 29배 수준에 달했다

스마트폰에 빠지기 쉬운 청소년 자녀에게 스마트폰 사용을 줄

이라고 조절하라고 지도하는 것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24

시간 따라다니며 잔소리를 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스마트폰에 빠

져들기만 하는 자녀를 대체 어떻게 지도해야 할까

여성가족부는 청소년의 올바른 스마트폰 이용습관 형성을 효

과적으로 돕기 위해서 스마트폰 과다 이용 청소년 상담 부모교

육 치료 관련 매뉴얼을 개발하여 보급하고 있다

이 매뉴얼은 지난해 한국청소년상담복지개발원이 중심이 되어

서울대middot중앙대middot을지대 등 학계 전문가와 현장 실무자 교사 및 학

부모 등이 참여하여 제작한 것으로 lsquo스마트폰 중독 청소년 상담 매

뉴얼(개인middot집단)rsquo lsquo스마트폰 중독 청소년 부모교육 매뉴얼rsquo lsquo스마트

폰 중독 청소년 치료 매뉴얼rsquo 등 3종(4권)으로 구성되었다

ldquo스마트폰은 중독성 강한 기기임을 먼저 이해하자rdquo

lsquo상담 매뉴얼rsquo은 청소년이 스마트폰의 강박적 사용을 줄이기 위해

자신의 사용 패턴을 스스로 이해하여 조절할 수 있도록 구성돼

있다 특히 개인상담과 집단상담으로 구분해 상담효과를 높이고

상담과정에서 자율성을 높이도록 제작됐다

lsquo부모교육 매뉴얼rsquo은 부모가 스마트 기기를 이해하고 자녀가

스마트폰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도록 지도할 수 있는 lsquo친middot한middot자 스

마트폰 자기조절 양육 원리rsquo 등을 소개하고 있다

lsquo부모교육 매뉴얼rsquo은 부모들에게 먼저 자녀들이 사용하는 스마

트폰의 순기능과 역기능을 이해할 것을 권한다

스마트폰은 언제 어디서든 액정만 터치하면 스마트 세상에 들

어갈 수 있어 어느 기기보다 중독성이 심하다는 미디어 특성을

갖고 있다 발달적 특성상 청소년기는 신체적middot정신적 변화를 겪

는 시기로 청소년들이 어지러운 마음을 피하는 가장 손쉬운 방

법으로 스마트폰을 선택하고 있다 이와 함께 기질적으로 우울

증 ADHD(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를 가진 청소년들이 특히

서울 마포구 성산동 월드컵공원에서 lsquo일주일에 한 번 한 시간 스마트폰을 끄자rsquo는 스마트폰 사용 줄이기 캠페인에 참여한 청소년들 여성가족부는 청소년들이 스마트폰 사용을 자율적으로 조절하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해 부모와 상담기관용 매뉴얼을 펴냈다

연합

친 친밀하게 관계 맺기 의사소통하기

한 한계 정하고 규칙을 통해 반복 습득하기

자 자율성 책임 높이기

42-43-교육정보_스마트폰indd 42 2014-04-11 오전 15605

위클리 공감 2014414 43

매뉴얼 내려받기 여성가족부gt정책안내gt정책자료gt일반정책자료 wwwmogefgokr

스마트폰으로 인한 중독 증상

1 일상생활 장애 스마트폰으로 인해 기본적으로 해야 할 일을 못하

게 되는 것을 말한다 밤늦게까지 스마트폰을 보느라 잠을 제대로

못 자 학교에 지각을 하거나 수업에 집중하지 못하고 내내 스마트

폰만 보는 일도 있다 스마트폰을 보면서 걷다 넘어지거나 달려오

는 차를 피하지 못하는 일도 있다

2 내성 스마트폰을 사용하면 할수록 더 많이 사용해야 만족을 느끼는

증상이다 알코올 중독도 점점 많은 양의 술을 마시게 되는 병인 것처

럼 스마트폰 중독도 점점 사용 시간이 전보다 늘어난다

3 금단 스마트폰을 보고 있지 않은 동안에도 내내 스마트폰 생각만 하

게 되는 증상이다 담배를 끊으면 금단 증상이 생긴다고들 하는데 마

찬가지로 스마트폰 중독이 되면 갑자기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못하게

되거나 사용 시간을 줄이게 될 때 초조하고 불안해져서 안절부절하게

된다

4 일탈 행동 평소에 하지 않던 행동들 예를 들면 잦은 거짓말 무단 결

석 수업 빠지기 흡연 등을 한다

중독되기 쉽다

이처럼 청소년들이 스마트폰 사용을 조절하지 못하는 것은 단

순히 의지 부족만이 원인이 아니다 청소년들이 스마트폰에 빠질

수밖에 없는 여러 가지 이유들이 있고 우리 아이만 스마트폰에

빠져 허우적대는 것이 아니므로 부모는 이를 이해하고 자녀를 애

정 어린 시선으로 관심 있게 지켜봐 주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고 매뉴얼은 충고한다

부모middot자녀가 lsquo지킬 수 있는 규칙rsquo 함께 만드는 게 중요

매뉴얼은 스마트폰은 혼자 사용하는 개인 매체이므로 자녀 스스

로 조절하고자 하는 의지를 보이지 않는다면 부모의 관리middot지도

가 어렵다고 지적한다 ldquo스마트폰을 하루 몇 시간 이상 사용하면

뺏는다rdquo는 방식의 강압적인 처벌이나 규제는 자녀가 커갈수록 오

히려 부작용을 낳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그래서 자녀가 스스로 스마트폰 사용을 조절할 수 있도록 lsquo친

밀한 의사소통rsquo부터 힘쓸 것을 권한다 처벌middot규제보다 먼저 자녀

와 lsquo친밀한 의사소통rsquo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지속적인 관심과 노

력이 필요하다고 매뉴얼은 강조한다 부모middot자녀 간의 친밀한 의

사소통이 가능할 때 함께 한계와 규칙을 정하고 자녀의 조절 동

기와 자율성을 향상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규칙이 부모의 마음에 안 들더라도 자녀가 지키기 쉽게 만들

고 점차 난이도를 높이는 것이 효과적이다 또한 자녀가 스스로

의 생각이나 행동에 확신을 가질 수 있도록 신뢰와 격려가 필요

하며 피드백을 해 주는 것도 중요하다 피드백 방안으로 부모와

자녀가 합의해 상벌을 정한다 매뉴얼은 이러한 과정에서 ldquo자녀

가 제기하는 의견에 대해 변명으로 받아들이지 말고 자신의 생

각(가치 흥미)을 찾아가는 과정으로 생각하고 존중하는 태도를

가질 것rdquo을 충고하고 있다 글middot박경아 기자

(서울시교육청 2013)스마트폰 과다 사용으로 인한 학년별 유병률

10

8

6

4

2

0초등학교 4학년 중학교 1학년 고등학교 1학년 평균

091

724

886

651

(단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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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 2014414 위클리 공감

공공기관 지방화시대

새 둥지 7개월hellip ldquo이젠 부산 공공기관rdquo영상물등급위원회 신입직원 90퍼센트 지역인재 선발 등 현지화에 힘써

부산 이전 7개월 영상물등급위원회(이하 영등위)가 지역사

회와 빠르게 밀착하면서 성공적인 lsquo부산시대rsquo를 열고 있다

다양한 체험행사로 지역민들과의 융화에 힘쓰는가 하면 신입직

원도 부산 지역민으로 90퍼센트를 채용하는 등 과감한 변화를

시도했다

그 결과로 지난 3월 7일 대통령 직속 지역발전위원회로부터

공공기관 지방이전 우수기관 표창을 받기도 했다 이전 지역인

부산의 최초 입주기관으로 지역균형발전을 위해 선도적인 역할

을 한 공로를 인정받아서다

처음부터 순탄했던 것은 아니다 태스크포스(TF) 팀부터 공공

기관 이전의 전 과정을 지켜봐 온 경영지원실 강성우 대리는 ldquo허

허벌판에 세워질 이 건물이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몰라 막막했

다rdquo고 토로했다 청사 내부 인테리어를 고려할 때도 lsquo영화의 도시rsquo

와 국내 유일의 등급분류 기관이라는 콘셉트를 잘 살릴 수 있는

것으로 선택하는 데 머리를 싸매야 했다

가장 큰 것은 임직원들의 고충이었다 서울 상암동에 기관이

있을 때 부산으로 이전하기 어려운 직원들은 퇴사하거나 이직했

다 정든 직원들과의 이별을 감수해야 했다 임직원 가족들의 불

지난해 9월 부산에 새롭게 둥지를 튼 영상물등급위원회는 부산과의 소통과 호흡을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영상물등급위원회

44-45-공공기관 지방화시대indd 44 2014-04-11 오전 15648

위클리 공감 2014414 45

편함도 있었다 강성우 대리는 ldquo아홉 살 딸아이도 전학 오기 전 서

울 친구들하고 떨어져야 한다고 많이 칭얼대 미안했다rdquo고 말했다

ldquo부산 직원들 덕에 맛집도 알고 잘 어울려요rdquo

이전 이후 새로 채용된 14명의 신입직원 중 12명이 부산지역 인재

다 함께하는 직원들은 만족스러워한다 영화부 박경미 과장은

ldquo부산 현지 직원들 덕에 맛집도 잘 알게 되고 잘 어울릴 수 있어서

너무 좋다rdquo고 말하며 활짝 웃었다 강성우 대리도 ldquo지역민 채용은

이러한 인적 교류를 잘 활용한 성과였던 것 같다rdquo고 만족해했다

영등위는 이외에도 해운대구 재송시장과 자매 결연을 맺었다 지

역 전통시장 이용 활성화와 서민경제 촉진에 기여하기 위해서다

따뜻한 나눔 행사를 적극적으로 추진한 것도 큰 변화다 지난

해 말 보육시설인 lsquo박애원rsquo의 어린이middot청소년과 영등위 임직원 간

사랑나눔 행사로 지역과 한층 더 가까워지는 계기를 마련하기도

했다 강 대리는 ldquo임직원과 보육원 친구가 11 매칭으로 친구관계

를 맺었는데 감회가 새로웠다rdquo고 말하며 ldquo직원들 사이에서도 앞

으로 소외계층을 위해 더 힘쓰자는 내부의 변화가 보이는 것 같

아 뿌듯하다rdquo고 덧붙였다

영등위는 청소년들이 미디어를 건전하게 접할 수 있도록 독려

하는 프로그램도 추진 중이다 이를 위해 3월 13일 부산시청자미

디어센터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청소년이 영상을 활용

한 정보를 얻는 데 도움이 되고자 하는 취지다 홍보팀의 변효진

사원은 ldquo부산지역 청소년들의 창의적 문화체험 활동과 영상미디

어 이용에 대한 올바른 정보를 제공하려 한다rdquo며 ldquo앞으로 등급분

류 체험교육 지원 등 실질적인 협력도 강화할 계획rdquo이라고 말했다

영등위 직원들은 완전한 부산 정착을 위해 lsquo현지화rsquo에 더 힘쓰

겠다고 입을 모았다 박경미 과장은 ldquo영화도시 부산의 상징은 우

리 영등위의 이미지를 제고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됐다rdquo며 ldquo영등위

는 부산과의 더욱 적극적인 협력으로 부산의 공공기관이 되겠

다rdquo고 덧붙였다 글middot박지현 기자

영상물등급위원회

박선이 영상물등급위원장

ldquo 부산이 창조경제 중심지 되도록 최선rdquo

영상물등급위원회 박선이 위

원장(사진)의 발걸음이 분주

하다 지역 이전 이후 성과와

행보에 대해서 들어봤다

가장 중점을 두었던 분야와

성과를 말씀해 주세요

ldquo우리 위원회는 부산과 호흡

을 같이하는 데 초점을 맞췄

습니다 신입직원 대부분을 부산 인재로 채용하며 지역인

재 활용에 주안점을 뒀습니다 지난해 10월에는 아시아 각

국 등급분류 기관과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한국의 선진등

급분류 시스템을 알리기 위해 국제영화등급분류포럼을 열

었습니다 반응이 상당히 좋았습니다 특히 우리나라 등급

제도가 어떤 영화도 상영할 수 있는 선진적인 제도로 평가

받는 좋은 기회였습니다rdquo

현재는 어떤 활동을 추진하고 계십니까

ldquo올바른 영상문화 정착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초middot중

학생을 대상으로 한 미디어교육 교사를 대상으로 한 교원

직무연수교육 프로그램을 추진해 청소년들의 건전한 영상

문화를 도모하기 위함입니다 또한 멀티플렉스가 영화관

내 등급 표시를 확대하고 관람객들이 정확한 등급 정보를

이용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업무협력을 확대해 나갈 예정

입니다 시민 등 각계각층의 분들을 초청하여 영상물을 즐

겁게 향유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들겠습니다rdquo

향후 계획과 비전에 대해 말씀해 주세요

ldquo아시아에서 영상중심도시 부산과 한국의 위상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되고 싶습니다 창조경제의 본거지인 런던은 음

악과 미술 등 문화예술 분야를 아이디어와 접목해 새로운

국가 성장동력 산업으로 키우는 큰 성과를 냈습니다 영

화middot영상 인프라가 잘 갖춰진 부산이 창조경제 주축이 될

수 있도록 힘을 모으겠습니다rdquo

44-45-공공기관 지방화시대indd 45 2014-04-11 오전 15651

46 2014414 위클리 공감

건강

야식증후군(Night Eating Syndrome)은 저녁 7시 이후의 식사

량이 하루 전체의 50퍼센트 이상을 차지하는 증상을 가리키는

데 불면증 등 수면 장애를 동반한다 밤마다 음식이 당겨서 고민

인 야식증후군을 극복하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규칙적인 식습관과 생활습관 야식 먹는 습관을 없애기 위해서는

아침 식사는 조금이라도 챙겨 먹고 공복감이 들지 않도록 저녁

식사도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좋다 늦어도 저녁 6시 전에 식사

하는 것이 좋다

폭식을 예방하고 다이어트에 도움을 주는 숙면 잠을 잘 때 분비되

는 멜라토닌이라는 호르몬이 식욕을 억제해 다음날 폭식을 예방

하고 다이어트에도 도움을 준다 숙면 상태에 들어가면 지방 분

해에 도움이 되는 호르몬도 활발하게 분비되기 때문에 숙면을

취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빈속에 잠이 안 온다면 우유middot두유middot토마토 빈속에 잠이 안 오는

경험을 누구나 한 번쯤은 했을 것이다 그럴 때는 우유나 두유를

따뜻하게 데워 마셔보자 우유 및 두유에 많이 함유된 칼슘은 신

경안정 효과가 있어 숙면에 도움이 된다 열량이 낮은 방울토마

토도 추천한다

일조량이 부족한 겨울을 지나 봄이 되면서 lsquo계절성 우울증rsquo에 대

한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이에 하이닥 정신건강의학과 공개상담

실을 참조해 lsquo계절성 우울증rsquo의 특징과 치료에 대해 살펴보자

2주 이상 지속되면 lsquo반드시rsquo 진료 lsquo계절성 우울증rsquo은 어느 정도 예측

이 가능하기 때문에 우울한 기분 의욕상실 과다수면 등이 2주

이상 지속된다면 lsquo봄을 탄다rsquo는 말로만 넘길 것이 아니라 진료 상

담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알맞은 치료가 무엇보다 중요 lsquo계절성 우울증rsquo은 조울증 증세도 보

이기 때문에 일반적인 항우울제로만 접근하게 되면 오히려 상태

가 악화되는 경우가 있어 진단에 따라 알맞은 항우울제 처방이

필요하다

황사와 미세먼지가 많은 봄철에 특히 흔한 알레르기성 결막염 예

방법에 대한 관심이 높다 봄이 되면서 눈이 가렵고 눈곱이 끼며

눈물이 자주 난다면 알레르기성 결막염을 의심할 수 있다

침구류 일광건조는 lsquo필수rsquo 주로 눈이나 눈꺼풀의 가려움증 결막의

충혈 눈부심 눈물 흘림 증상이 발생하는 알레르기성 결막염의

예방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집먼지진드기 애완동물의 털 등 알레

르기 유발 물질에 노출되는 것을 피해야 한다 집먼지진드기는

침구나 카펫 커튼 속에 서식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일주일에

한 번 정도 정기적으로 세탁하고 햇볕이 좋은 날에 틈틈이 일광

건조를 하는 것이 좋다

손은 자주 씻고 술은 자제하고 꽃가루가 날리거나 미세먼지 농도

가 높은 날 외출 시에는 모자와 마스크를 착용하고 이물질이 낄

가능성이 높은 콘택트렌즈보다 안경을 쓰는 것이 좋다 술은 염

증을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증상이 나타난다면 자제해야 한다

근막동통증후군은 목덜미 허리 어깨 종아리 팔꿈치 안쪽 갈

비뼈 등의 부위에 주로 나타나며 근골격의 통증을 특징으로 하

는 질환이다 흔히 lsquo담이 결린다rsquo고 표현하는 증상이 바로 근막동

통증후군이다 근막동통증후군은 오랫동안 책상에 앉아 있거나

혹시 봄을 타시나요

야식증후군

계절성 우울증

알레르기성 결막염

근막동통증후군

변덕스러운 봄 날씨 번갈아 오는 황사와 미세먼지로 인해 봄나들이가 예년 같지 않다 겨우내 움츠러들었던 신체활동이 아직

왕성해지기 어려운 요즘 같은 때 겨울부터 이어진 야식 습관 계절성 우울증 오랜 실내생활로 인해 몸과 마음에 이상이 있는

지 자가 점검을 해 보자 봄볕 자외선이 더해지며 눈과 피부 관리에도 신경 써야 함은 물론이다

46-47-건강_봄철indd 46 2014-04-11 오전 15811

위클리 공감 2014414 47

두릅(춘곤증 예방middot혈당 조절) 두릅은

예로부터 그 뿌리를 달여 마시면 당

뇨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민

간 약재로 사용됐으며 나물로 먹으

면 입맛을 돋워준다 특히 봄철 나른

하고 졸음이 밀려오는 춘곤증 개선에

효과가 있다 두릅에 함유된 사포닌 성분이 체력을

회복시키고 신경을 안정시켜 피로 해소에 도움을 준다

고구마 줄기(면역 조절middot항산화 효능)

식이섬유가 풍부해 건강식으로 각

광받고 있는 고구마 줄기에는 탄

수화물middot당류middot단백질 등의 에너

지원과 칼슘middot철 등의 여러 무기물

질이 함유돼 있다 또 면역조절 능력

및 항산화 효능이 높은 것으로 알려진 클

로로겐산(chlorogenic acid)이 다량 함유돼 있다

쑥(해열middot고혈압 개선) 쑥잎에서 나는

독특한 향기는 해열작용을 하는 치

네올(Cineol)이라는 성분 때문이다

또한 면역력 향상 소화기능 강화

여성질환 개선 효과 고혈압 개선 등

의 효과도 있다

달래(식욕부진middot춘곤증 극복 효과)

비타민과 무기질이 풍부하게 함유

돼 있어 겨우내 무겁고 찌뿌둥했

던 몸에 활력을 주고 식욕부진이

나 춘곤증을 이기는 데 좋다 면

역력을 증진시키며 동맥경화 예방

에도 도움이 된다

달래는 매콤하게 무쳐 먹거나 된장찌개에 넣어 끓이면 맛이

좋으며 간장에 넣어 달래 간장양념을 만들어 먹으면 향긋한

맛이 난다

봄이면 생각나는 lsquo건강 나물rsquo 4선

같은 자세로 장시간 컴퓨터를 사용하는 등 잘못된 자세를 취할

때 근육을 과도하게 사용했을 때 외상 후 스트레스 등으로 발

생한다 깊고 쑤시는 듯하며 타는 듯한 통증이 특징이다

근막동통증후군의 약물 치료는 소염 진통제나 근육 이완제를

사용한다 마사지나 초음파를 이용한 물리 치료 레이저나 적외

선 치료기 조사 등도 효과가 있다 이밖에 수동적으로 근육을 풀

어주는 이완 요법 미지근한 습포로 찜질해 주는 도포 요법 통증

부위를 냉각시키는 냉각 요법 등으로 치료한다

아무리 감추려 해도 눈가 입가에 있는 잔주름이나 손등과 목 주

름은 lsquo관리rsquo하지 않는 한 실제 나이를 감추기가 쉽지 않다 나이를

감추기 힘든 부위별 주름 관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눈가 주름 눈가 주름을 예방middot관리하기 위해서는 보습 관리가 필

수적이다 건조하고 푸석한 환경에서 주름이 잘 생기기 때문에

보습 관리는 모든 주름 예방middot관리에 있어 가장 기초적인 부분이

다 보습크림 아이크림 자외선차단제 페이셜 오일 등을 사용하

고 각질제거 수분공급 피부혈액순환 촉진 등의 효과를 내는 스

팀타월을 이용하는 것도 효과적이다

입술middot입가 주름 입은 말하고 먹고 마시고 하품하는 등 쉴 틈이 없

을 정도로 움직임이 잦은 데다 피부가 얇고 자연적인 보습막을

생성해 주는 피지샘middot땀샘이 없어 주름이 특히 잘 생기는 부위이

다 따라서 에센스 보습크림 아이크림 자외선차단제 등을 입술

과 입가에 수시로 발라주고 빨대 사용 등 입술을 오므리는 습관

은 자제하는 것이 좋다

손등 주름 손등도 피부라는 점을 인식하고 핸드크림 보습크림

자외선차단제를 꼼꼼하게 발라 관리해야 하며 설거지나 빨래를

할 때도 장갑을 꼭 이용해야 한다

목 주름 높은 베개를 베거나 스마트폰 책 모니터 등을 볼 때 고

개를 너무 숙이는 습관이 있다면 모두 교정하는 것이 좋다 또 꼼

꼼한 클렌징과 더불어 보습크림과 자외선차단제를 잘 바르도록

한다 글middot하이닥 copy(주)엠서클 정책브리핑 (wwwkoreakr)

부위별 주름 관리법

46-47-건강_봄철indd 47 2014-04-11 오전 15814

48 2014414 위클리 공감

오는 4월 20일 한국에서 열리는 2014 국제아이스하키연맹

(IIHF) 세계선수권 디비전1 그룹A(2부 리그) 대회가 다가

오고 있다 일주일간 고양어울림누리에서 열리는 이번 대회에는

개최국 한국(세계 랭킹 23위)을 포함해 슬로베니아(14위)와 오스

트리아(16위) 헝가리(19위) 우크라이나(21위) 일본(22위) 등이

참가한다 대회 1 2위는 2015년 최상위 16개 팀이 겨루는 세계아

이스하키선수권대회로 승격한다 꼴찌를 하면 3부 리그 격인 lsquo디

비전1 그룹Brsquo로 내려간다

 한국 아이스하키는 이번 대회에 사활을 걸었다 겨울 올림픽의

꽃은 아이스하키다 개최국이 아이스하키경기에 참가하지 못한

역사는 없다 겨울 올림픽 개최국 대부분이 출전권을 자력으로

따냈다 그러나 한국의 세계 랭킹은 23위 평창올림픽이 열리는

2018년까지 11계단을 올리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지난해

IIHF는 lsquo2018년 올림픽 출전국 자격rsquo에 대한 연차총회 의제를 꺼

냈다 lsquo한국이 경기력 발전을 이룬다면 출전권을 줄 수도 있다rsquo는

애매모호한 말을 넣어놨다 김정민 대한아이스하키협회 홍보팀

장은 ldquo만약 이번 대회에서 강등되면 경기력 발전을 이루지 못했

다는 판단으로 올림픽 출전권 논의조차 못할 수 있다rdquo고 걱정했

다 한국의 기적은 가능한지 대회 참가팀의 전력을 분석했다

전력 급상승hellip 기적을 노리는 한국 대표팀

객관적 전력에서 한국은 최약체로 꼽힌다 랭킹으로도 디비전1

그룹A에서 가장 낮다 그래도 홈에서 열린다는 이점이 있다 변

선욱 한국 대표팀 감독은 디비전1 그룹A 잔류를 자신했다 그는

지난달 기자회견에서 ldquo최근 3년간 한국 아이스하키는 놀랍도록

빠르게 발전했다 기대에 부응하는 경기를 하겠다rdquo고 했다 이어

ldquo일본과 우크라이나 헝가리를 잡고 3승을 하는 것이 목표rdquo라고

덧붙였다 근거 없는 자신감이 아니다 한국은 꾸준하게 성장했

다 변 감독이 이끈 대명 상무의 돌풍도 대표팀에 자신감을 불어

넣었다 군대 팀인 대명 상무는 지난해 창단 바로 2013~2014 아

지난해 4월 16일 헝가리 부다페스트 스포르트아레나에서 열린 lsquo2013국제아이스하키연맹 세계선수권대회rsquo 디비전1 A그룹 대회 2차전에서 강호 헝가리를 상대로 막판 역전극을 펼친 한국 대표팀 선수들이 경기를 마치고 환호하고 있다

대한아이스하키협회

2부 리그 격hellip 꼴찌해 lsquo디비전1 그룹Brsquo로 강등되면 2018년 출전 lsquo먹구름rsquo

최약체라고hellip 한국 ldquo평창을 기대해rdquo

스포츠 2014 아이스하키 lsquo디비전1rsquo 세계선수권대회

48-49-스포츠_아이스하키indd 48 2014-04-11 오전 15906

위클리 공감 2014414 49

시아리그 아이스하키 정규시즌에서 2위에 올랐다

아이스하키는 보통 22~25명이 한 팀을 이룬다 대명 상무는

17명의 선수로 기적을 써냈다 조직력으로 일군 성과였다 변 감

독은 ldquo26~30세로 이뤄진 팀이다 선수들이 즐기면서 하키에 눈

을 떴다rdquo며 ldquo달리는 체력과 외국인 선수가 없는 불리함을 조직력

으로 메웠다rdquo고 평가했다

 대표팀은 대명 상무의 조직력을 그대로 가져왔다 상무에서 주

축으로 뛰던 선수들이 대표팀에 이름을 올렸다 김연아의 남자친

구로 이름값이 올라간 김원중(30middot25득점 사진 맨 뒷줄 왼쪽에서

다섯번째)을 포함해 박우상(29middot35득점)과 조민호(27middot42도움) 등

이 핵심 자원이다 여기에 귀화한 브락 라던스키(31)와 브라이언

영(28) 마이클 스위프트(27)가 대표팀 전력을 대폭 끌어올릴 것

으로 보인다

소치올림픽서 lsquo8강 기적rsquo 썼던 슬로베니아

마티야스 코피타(49) 감독이 이끄는 슬로베니아는 지난 2월 끝난

소치겨울올림픽 아이스하키에서 8강에 올랐다 기적이었다 세

계 랭킹은 14위지만 단단한 조직력을 자랑하며 슬로바키아와 오

스트리아를 꺾었다 8강에서 스웨덴에 0-5로 졌지만 가능성을

보여준 대회였다 고양 대회에서도 올림픽 8강 멤버는 그대로 유

지된다 오솔길 SBS 해설위원은 ldquo올림픽이 끝난 지 얼마 되지 않

아 조직력은 최강이라 꼽힌다rdquo고 말했다

 또 다른 상대 헝가리는 한국에 칼을 갈고 있다 지난해 헝가리

에서 열린 디비전1 그룹A에서 한국에 4-5로 역전패했기 때문이

다 헝가리는 3-1로 이기고 있다가 한국의 집중력에 무너졌다 이

패배로 헝가리는 상위리그 승격 기회를 놓쳤고 자국 팬들의 거센

항의를 받았다 이스트반 소프론(크리펠트)이 경계 대상 1호다

소프론은 독일 1부 리그(DEL)에서 8골 13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우크라이나는 현실적으로 한국이 이겨야 할 상대로 꼽힌다

그러나 뚜껑을 열어보니 만만치 않다 우크라이나는 한때 주축

선수들의 은퇴로 전력이 크게 떨어졌다 특히 NHL에서 뛰고 있

던 선수들이 대표팀 합류를 거부하며 국제무대에서 성적이 신통

치 않았다 그러나 이번 대회를 앞두고 루슬란 페도텐코(돈바스

도네츠크)와 알렉세이 포니카롭스키(SKA 상트페테르부르크) 등

NHL에서 정상에 오르기도 한 베테랑들이 합류했다 축구로 따

지면 한국의 박지성-이영표가 대표팀에 복귀한 모양새다

 한국은 지난 33년 동안 일본과의 A매치에서 단 한 번도 승리

하지 못했다 1무 18패로 무승부도 딱 한 차례 거둔 것이 전부다

한국이 쉽게 볼 수 있는 상대가 아니다 아시아 하키리그에서 우

승을 차지한 일본제지 크레인스와 오지 이글스 선수들이 주축이

다 또 독일 출신 마크 마혼 감독이 팀을 이끌며 안정감을 더하고

있다 오 해설위원은 ldquo일본은 A매치에서 한국에 한 번도 패하지

않았다는 자부심이 있다 이 자부심을 흔들 만한 경기력을 보여

주는 게 중요하다rdquo고 말했다 글middot김민규(일간스포츠 기자)

아이스하키는

한 팀에 6명hellip 20분씩 3피어리드로 경기진행

아이스하키는 길이 61미터 너비 30미터의 링크에서 펼

쳐진다 퍽(Puck)이라고 불리는 고무 원반을 하키 스틱을 이

용해 골문에 넣는 횟수를 가려 승부를 가린다 한 팀은 축구에서

골키퍼 역할을 하는 골리(Goalie)가 1명 배치되고 양쪽 날개 1명씩과

센터 1명 수비수 2명 등 모두 6명으로 구성된다 체력 소모가 심해 한 팀

이 22명으로 꾸려지고 수시로 교체가 가능하다 경기는 20분씩 3피리어

드로 진행되며 피리어드 사이에는 15분간 휴식을 취한다

 

아이스하키 세계선수권은

전년도 성적에 따라 6개 리그로 나뉘어 경기

전년도 성적에 따라 총 6개의 리그로 나뉘어 있다 1부 리그 격인 lsquo국제아

이스하키연맹(IIHF) 아이스하키 세계선수권rsquo에는 총 16개 나라가 참가한

다 8개 팀이 그룹A와 그룹B로 나뉘어 풀 리그를 치른다 각 그룹의 1~4

위는 8강 토너먼트에 진출하고 8위 2개 팀은 디비전1 그룹A로 강등된다

올해 세계선수권은 오는 5월 벨라루스에서 열린다 디비전1 그룹A B와

디비전2 그룹 A B 그리고 디비전3의 운영방식은 비슷하다 각 디비전

그룹에는 6개 팀이 참가해 풀 리그를 치른다 한국이 참가하고 있는 디

비전1 그룹A는 2부 리그로 생각하면 된다 6개 팀이 풀 리그 방식으로 경

기를 치르고 1 2위가 세계선수권으로 승격한다

48-49-스포츠_아이스하키indd 49 2014-04-11 오전 15908

50 2014414 위클리 공감

ldquo하늘이 나를 버렸을 때 나는 불을 만들었다 둥지가 되

기 위한 불 겨울의 어둠 속으로 들어가기 위한 불 보

다 더 나은 삶을 위한 불을 낮이 나에게 베풀어 준 모든 것을

나는 그 불에게 바쳤다 울창한 숲과 작은 숲 보리밭과 포도밭

을 보금자리와 새들 집과 열쇠를 벌레와 꽃들 모피들 그리고

모든 축제를(생략)rdquo

프랑스 초현실주의 대표적 시인인 폴 엘뤼아르의 시 lsquo이곳에 살

기 위하여rsquo다 이 시를 주제로 한국과 프랑스 작가가 한자리에 모

였다 환경 문제로 앓고 있는 지구를 치유하자는 메시지로 남서

울대학교와 한불협회 나로미포럼이 함께 주최한 국제교류 전시

다 프랑스 원로 작가인 장 마리 자키와 국내 유명 기업인이자 화

가인 강석진 그리고 국내 원로 도예가인 조상권이 참여했다

세 작가의 작품은 각자 개성이 두드러진다 미술평론가 서승

석은 원로 화가 장 마리 자키의 작품을 ldquo자키의 파랑은 뜨겁다

자키의 하양은 아이스크림처럼 맛있다 자키의 까망은 심연처럼

깊다 그의 붓놀림은 신들린 무희의 춤사위만큼이나 현란하고 경

건하다rdquo고 표현했다 꽃과 나무 바다 자연풍경 등을 즐겨 그리

는 자키는 독특한 미적 감각으로 자연의 맑은 색채를 표현했다

3인 3색hellip 자연을 말하다장 마리 자키middot강석진middot조상권 lt이곳에 살기 위하여gt 주제로 한국middot프랑스 국제교류전

전시

50-51-전시_한불교류전indd 50 2014-04-11 오전 15946

위클리 공감 2014414 51

정서적으로 깊은 영향을 받은 그의 고향 코르시카 섬에서 받은

영감을 아름답게 재현해 냈다

기업인이자 화가인 강석진은 고향 경북 상주의 산골 풍경으로

정겨움을 더한다 한국인의 향토적 정서로 아스라한 추억을 상기

시킨다 또 프랑스 네덜란드 티베트 등을 여행하면서 포착한 시

와 같은 섬세한 풍광을 화폭에 옮기는 데 성공했다

도예작가인 조상권은 lsquo흙과 불의 연금술사rsquo로 불린다 1967년

lsquo동백림 사건rsquo에 휘말려 30여 년간 해외를 떠돌다 1997년 귀국했

다 분단된 조국의 역사적 아픔과 민족의 한 통일에 대한 염원을

작품으로 승화시켰다 자유롭고 감수성이 풍부한 작품들을 통

해 우리 고유 전통예술의 미를 깊이 있게 다루고 현대적으로 창

조하며 독창적인 도자예술을 보여준다

세 작가의 독특한 개성은 한자리에서 호흡하며 완벽한 조화

를 이룬다 맑고 서정적인 세계를 들여다보고 있다 보면 태고의

자연이 빚어내는 감동을 느낄 수 있다 글middot박지현 기자

일정 4월 27일까지

장소 남서울대학교 아트센터 갤러리 이앙

문의 02-3672-0201 galleryiangcom

1 장 마리 자키는 독특한 감각으로 자연풍경을 재구현했다 lt경이로운 장소gt LIEU MAGIQUE

2 흙과 불의 연금술사로 불리는 조상권은 우리 고유의 전통미를 담으며 독창적인 도자예술을 보여준다 lt휴(休)gt REPOS

3 강석진은 한국인의 향토적 정서를 담은 산골 풍경을 그려 아스라한 추억을 상기시킨다 lt산 넘어 마을로 가는 길gt The road to a mountain village

4 장 마리 자키 lt여인의 꿈gt REVE DE FEMME

5 조상권 lt침향로gt TCHIMHYANGLO

6 강석진 lt미륵산에서 본 오월의 야솟골마을 전경gt View of Yasotgol village in May

➋ ➌

➍ ➎ ➏

50-51-전시_한불교류전indd 51 2014-04-11 오전 20001

52 2014414 위클리 공감

소박한 백제의 미소에 반하고곱게 늙은 절집에 웃음이 났죠

충남 서산 아라메길 1구간

걷기 여행

52-55-걷기여행indd 52 2014-04-11 오전 20059

위클리 공감 2014414 53

아라메는 바다의 고유어 lsquo아라rsquo와 산을 뜻하는 lsquo메rsquo의 합성어다 아

라메길은 총 88킬로미터로 지선까지 합하면 모두 7개 구간이다

그 중 1구간은 유기방가옥 고풍저수지 마애여래삼존불상 보원사

지 개심사 해미읍성으로 이어진다 길이 18킬로미터의 산길을 따

라 걷고 있노라면 산자락에 살포시 앉은 다양한 문화재를 볼 수 있

다 소박한 백제의 미소에 반하고 곱게 늙은 절집에 가슴 무너지는

벅찬 감동을 만난다

꽃의 북상 속도는 하루 20킬로미터라고 한다 매일 50리 길

을 느릿느릿 걸어 올라와야 하는데 요즘은 따스한 날씨

덕에 봄꽃들이 엄청 잰걸음으로 와서 동시다발로 핀다 덩달아

봄꽃 쫓는 나그네 발걸음도 빨라졌다 3월 마지막 일요일 서산

아라메길 1구간은 온통 꽃잔치다

1구간의 시작은 유기방가옥이다 서산시 운산면 여미리 유기

방가옥은 내 고향 당진시와 가깝게 자리한다 그래서 오랜만에

고향 동무와 함께 걸었다 동무는 그 사이에 두 아이의 엄마가 돼

있었다 동무가 생기니 길에 대한 관심도 조금 달라진다 세월은

봄꽃 이름보다 봄나물 이름을 더 많이 알게 했다 잠시 걷기를 멈

추고 동무와 한적한 들판에 앉아서 밥상에 올릴 나물 한바구니

캐고 싶은 날들이다

수선화와 독특한 토담이 유명한 유기방가옥

유기방가옥은 고택을 감싸고 있는 토담이 독특하다 컵을 엎어

놓은 lsquocaprsquo 모양인데 집 뒤 비스듬한 야산을 그대로 활용해서 담을

쌓았다 산을 깎아 축단을 세우지 않았기에 뒤란이 평평하지 않

고 약 25도 정도 경사가 있다 마치 집이 산의 일부인 것처럼 자연

스럽게 지어졌다 이 가옥은 독특한 집 모양뿐만 아니라 수선화

로도 유명하다 토담 뒤 야산이 수선화 정원이다

가옥 관리인인 유기방 씨가 10년 전부터 가꾼 정원이다 해마

다 집 주변에 무리지어 핀 수선화 구근을 떼어내 옮겨 심으면서

꽃밭을 넓혔다 곱게 가꾼 수선화를 한눈에 보려면 토담 뒤 소나

무 아래가 포인트다

토담을 내려와 오른쪽으로 난 길로 향한다 옛날에 이 마을 사

람이 제주도에서 가져와 심었다는 비자나무가 한 그루 서 있다

무려 330년을 살았다고 한다 둘레가 246센티미터 높이가 20미

터다 비자나무는 남부지역이나 제주도의 해발고도가 낮은 지대

에서 자란다 어떻게 이곳에서 자랄 수 있었을까 의문이 든다 딱

딱한 잎을 살펴보며 세월의 깊이를 가늠할 뿐이다

선정묘를 지나 lsquo서산 여미리 석불입상rsquo 앞에 선다 고려시대에

만들어진 석불로 추정한다 이른 아침 누군가가 벌써 다녀갔는지

석불 앞에 생쌀이 수북하게 쌓여 있다 복을 빌기 위해 놓은 제

물이 참새에게는 오늘 한 끼 밥일 것이다 우리는 새들이 날아올

수 있게 길을 재촉한다 길은 석불 뒤 몇 그루의 소나무와 대나무

사이로 이어진다 대나무를 벗어나자 멋진 토담이 보인다 유상

묵가옥으로 이어지는 길은 보랏빛 제비꽃이 군락을 이뤘다 가

옥을 둘러보고 마을 도로를 따라 걷는다

아주머니 한 분이 밭두렁에 앉아 민들레 나물을 뜯어 박바가

지에 담는다 아주머니가 밟고 있는 밭두렁은 들꽃밭이다 냉이

는 흰 꽃을 피우고 광대나물은 진홍색 꽃을 피운다 봄까치풀은

파란 꽃을 피웠다 봄까치풀은 반가운 소식을 전해 주는 까치처

럼 들녘에 봄이 왔음을 가장 먼저 알려주는 까치 같은 존재라고

붙여진 이름이다 광대나물 꽃말은 lsquo그리운 봄rsquo이다 꽃 이름조차

1 서산 여미리 석불입상이 정겹게 반긴다

2 고풍저수지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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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 2014414 위클리 공감

봄을 알리는 전령들이다

여미리 버스정류장을 지나서 전라산 방향으로 걷는다 아라메

길 1구간은 방향표시 안내판이 잘돼 있다 안내판과 리본만 따라

가도 종착점 해미읍성에 다다를 수 있다 전라산 방향으로 따라

가는데 도로 아래에 손바닥 크기의 머위가 군락을 이룬다

ldquo머위는 새싹이 돋아나고 바로 잎이 쫙 펴지는 시기에 먹는 게

보약이래 이때가 가장 쓴맛을 내지만 입에 쓴 게 몸에 좋다는

말도 있잖아rdquo

ldquo그려 손바닥 만할 때에 쌈 싸 먹으면 쌉싸래한 게 맛있지rdquo

마애삼존불 백만불짜리 미소는 아침 30분만 허락

역천으로 향한다 작은 다리를 건너자 천길이다 천길 밑 개천 옆

으로 산책로가 조성돼 있는데 운산교까지 800미터다 운산교부

터 역천제방이 시작된다 용현계곡 입구까지 가게는 없다 운산면

에 있는 슈퍼마켓에 들러서 물과 간단한 간식을 준비한다

유기방가옥에서 운산교까지 약 29킬로미터이고 운산교에서

미평교까지 18킬로미터이다 제방은 일부 구간만 콘크리트가 깔

려 있고 딱딱한 흙길이다 미평교에서 쉰질바위 방향으로 걷는

다 역천으로 들어가지 못하게 굵은 철봉을 세워놓았다 그 옆으

로 한 사람만 다닐 수 있는 길이 50미터쯤 나 있다

이 길을 벗어나면 역천과 논 사잇길이다 길은 다시 고풍터널

을 지나게 한다 고풍터널을 지나면 바로 고풍터널 버스 정류장

이다 버스 정류장은 사거리인데 터널에서 직진하는 길이 지방도

618호 봉운로다 우리는 오른쪽 군장동1로를 따라 걷는다 군장

동1로는 고풍저수지 뒷길인데 몇 개의 펜션이 눈에 띈다 11킬로

미터 정도 걸으면 고풍저수지와 봉운로를 만난다

고풍저수지를 따라 걷는 500미터 길은 인도가 협소하기 때문

에 차를 조심하며 걷는다 lsquo아라메 솔바람길 종합 안내도rsquo를 살펴

보고 마애삼존불상으로 향한다 용현계곡 입구인 이곳에는 넓

은 주차장이 있고 식당도 있다

백제 마애불은 충청남도 지역에만 남아 있는데 서산과 태안의

마애삼존불 예산 사면석불이다 서산 마애여래삼존불상은 국보

제84호로 10미터가 넘는 거대한 암벽에 조각돼 있다 가운데 석

가여래를 기준으로 오른쪽 관음보살은 입상 왼쪽 미륵보살은 반

가사유상이다 미륵보살은 오른쪽 다리를 왼쪽 무릎 위에 올려

놓고 오른팔을 굽혀 오른쪽 뺨에 손가락을 살짝 댄 채 사색에 잠

겨 있는 자세다 삼존불은 햇빛이 비치는 방향에 따라서 온화한

미소를 띠거나 때로는 개구쟁이 같은 얼굴을 한다 백제의 미소

로 알려진 백만불짜리 미소는 오전 9시 30분에서 10시 사이에

볼 수 있다

서산 마애삼존불상에서 13킬로미터 계곡을 따라 걸으면 보원

사지이다 보원사는 통일신라시대 화엄 10찰 중 하나로 알려졌다

1천명분의 쌀을 씻었다는 석조가 있는 것을 보아 1천여 명의 승려

가 머무는 무척 큰 절이었던 것으로 짐작된다

석탑 뒤에 개심사로 이어지는 숲길을 오른다 보원사지 뒤편 숲

길 초입부터 개심사 산신각까지 쉬엄쉬엄 가더라도 약 1시간 20분

➊ ❷ 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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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 공감 2014414 55

이 걸린다 이 길은 오르막이 많아서 힘들다 좀 수월하게 걷고 싶

으면 개심사에서 보원사지로 걸어오는 게 좋다

성왕산 자락 개심사 주차장엔 봄나물 난전

개심사는 성왕산 자락에 자리한다 성왕산은 코끼리를 닮았는데

이 코끼리의 갈증을 해소하기 위해 연못을 만들었다고 한다 연못

중앙에는 외나무 다리가 놓여 있다

외나무 다리를 지나 계단을 오르면 해탈문이다 개심사는 흰겹

벚꽃이 유명하다 작은 절집에 겹벚꽃이 피면 얼마나 웅장한지 입

이 다물어지지 않을 정도다 꽃은 4월 말에 피기 시작해서 5월 5일

경에 만개한단다

우리는 개심사를 등지고 소나무숲을 벗어난다 개심사 주차장

에는 봄나물이 난전을 펼쳤다 취나물 버섯 고들빼기 냉이 달

래 머위 민들레 등 각종 나물이 말간 향내를 풍긴다

주차장을 끝까지 내려오니 오학리쉼터 해미읍성으로 가는 표

지판이 나온다 해미읍성까지 52킬로미터다 이 표지판 밑에는

아라메길 이용자 안전수칙이 나와 있다 lsquo2~3명이 동행하여 걷

기rsquo가 눈에 띈다 지금까지 온 길과 다르게 그만큼 호젓하다는 것

이다

다시 출발 시간을 확인한다 오후 3시 50분이다 해미읍성에

도착했을 때의 시간은 6시 25분이었다 난이도가 높은 길이다 초

보자는 부분 걷기를 많이 걸어본 분에게는 완주를 추천한다

글과 사진middot김연미(여행 칼럼니스트)

1 유상묵가옥 토담 뒤에 활짝 핀 수선화

2 햇볕에 따듯한 빛이 감도는 마애삼존불상

3 왕벚꽃이 만발한 충남 서산 개심사를 찾은 많은 행락객들이 꽃을 감상하고 있다

연합

남부터미널과 동서울종합터미널에서 운행 약 3시간쯤 소요된다

서산공용버스터미널 홈페이지(wwwseosanbuscokr)에 시내버스

노선과 시간표가 안내돼 있다

시내버스(서령버스middot문의 041-669-0555)에서 운산행 이용

첫차 오전 6시 45분(공휴일은 7시 5분) 막차 밤 9시 배차 간격은

40분에서 1시간 간격이다 운산면에서 여미리까지 가는 버스가

없으므로 운산면에서 택시를 이용한다 콜택시는 비싸니 인근

슈퍼마켓에서 택시 전화번호를 물어보면 된다

여행수첩

아라메길 정보

홈페이지 wwwaramegilkr

문의 충남 서산시 문화관광과 041-660-3166

유기방가옥 유기방가옥은 숙식이 가능하며 숙식객에게는 무료로 자

전거를 빌려준다 자가용을 이용할 경우 선정묘 주차장에 세우고 이동

하는 것이 좋다 해미읍성에서 선정묘까지 택시 요금은 약 2만원 해미

읍성 인근 슈퍼마켓에서 택시 전화번호를 물어보는 게 가장 빠르다

주소 충남 서산시 운산면 이문안길 70-10(운산면 여미리 203-1)

문의 041-663-4326

서산마애삼존불상 찾아가는 길 서산공용버스터미널에서 하루 5회 운

행한다 첫차 오전 9시 15분 막차 오후 6시 55분 운산면을 거쳐서 마

애삼존불상이 있는 곳까지 운행한다

유기방가옥

여미리석불입상

유상묵가옥 역천제방

쉰질바위

고풍저수지

용현계곡입구

마애여래삼존불상

보원사지

개심사

정자(조망대)

해미읍성

52-55-걷기여행indd 55 2014-04-11 오전 20122

보조개는 일종의 얼굴 근육 기형이다 부모로부터 대물림되는 까

닭에 의학적으로는 lsquo선천적 기형rsquo으로 분류된다 흥미로운 사실

은 많은 사람들이 부러워하는 기형이라는 점이다 동middot서양 또는 예나

지금을 가리지 않고 보조개는 귀엽고 사랑스러운 이미지로 통한다

보조개를 바라보는 동middot서양의 시각이 비슷한 것처럼 인간의 주요 표

정에 대한 해석은 거의 만국 공통이다 한 남미 사람이 화난 표정을 지

었다고 가정하자 아프리카인이나 유럽인 동양인 가리지 않고 그가 화

났다는 걸 알아차린다 슬프거나 행복한 표정도 마찬가지다

표정을 만들어내는 건 얼굴 근육이다 얼굴에는 20여 개의 근육이

있다 인간의 전체 근육 숫자는 기준을 정하기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640~850개 정도로 파악된다 한데 이 중 단 20개에 불과한 얼굴 근

육은 인간 근육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뼈대 근육과는 형태적으로나 기

능적으로 상당한 차이가 있다

무엇보다 눈에 띄는 차이는 얼굴 근육의 상당수가 뼈에 붙어 있지 않

고 피부 속에 묻혀 있다는 점이다 뼈대 근육은 말 그대로 대부분 근육

의 양쪽 끝이 뼈에 닿아 있거나 붙어 있다 뼈대 근육은 힘을 쓰고 움직

임을 일으키는 게 본연의 lsquo임무rsquo다

인간만큼 다양한 표정을 만들어낼 수 있는 동물은 없다 다시 말해

인간보다 얼굴 근육이 잘 발달한 생명체를 찾기는 어렵다 한데 주요

표정은 만국 공통의 lsquo보디 랭귀지rsquo이지만 얼굴 근육 하나하나의 모양

이나 위치는 사람마다 제각각이다 반면 얼굴 근육은 인간 특유의 속

성이 오랜 진화를 거쳐 반영된 일종의 lsquo화장발rsquo 근육의 성격이 짙다

인종별로도 얼굴 근육의 형태 등에 대략적인 차이가 존재한다 동양

인이 서양인보다 보통 무표정한 편이라는 주장에 동조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도 인종 간 얼굴 근육의 상이성을 암시한다 국내 한 의과대학

의 연구에 따르면 입꼬리 주변 근육의 위치와 이들이 움직이는 방향

이 동middot서양 사람들 간에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

lsquo스마일rsquo 도안의 핵심적 특징은 양쪽 입꼬리가 치켜 올라간 것이다

반대로 입꼬리가 내려가면 샐쭉하다거나 언짢은 느낌을 불러일으킨다

입꼬리를 올리고 내리는 얼굴 근육이 어떤 식으로 발달해 있느냐가 표

정 혹은 인상을 좌우할 수 있다는 뜻이다

얼굴 근육은 표정뿐만 아니라 얼굴의 미추(美醜)를 가르는 데도 큰

역할을 한다 얼굴 근육의 배치 크기 대칭성 등이 의학적인 차원에서

잘생기고 못생기고를 결정하는 데 많은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영어로

사소한 차이를 가리켜 lsquo스킨 딥(skin-deep)rsquo 즉 가죽 한 꺼풀 차이라

고 얘기하지만 이 차이가 실생활에서는 엄청나게 다르게 인식될 수 있

는데 얼굴 근육이 바로 대표적인 예이다

하지만 표정이나 얼굴의 미추(美醜)가 최소한 해부학적으로 따져 보

면 lsquo사소한 것rsquo임은 분명하다 성형수술이 널리 유행한다는 점이 이를

방증한다 얼굴의 미추를 결정하는 얼굴 근육은 우리 몸의 여느 뼈대

근육에 비해 조작하기가 상대적으로 손쉽고 위험성도 적다 특히 뼈와

연결돼 있지 않고 피부 아래 묻혀 있는 얼굴 근육들은 손을 봐도 기능

등에 큰 영향을 주지 않는다 얼굴 성형은 쉽게 할 수 있지만 몸 성형

은 엄두 내기가 어렵다는 점이 얼굴 근육과 뼈대 근육의 결정적인 차이

를 보여준다

표정이나 미추를 중시하는 인간의 속성이야 당장 어쩔 수 없을 것이

다 하지만 얼굴 근육에 과도하게 신경을 쓸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얼굴

근육이 만들어내는 갖은 조화는 문자 그대로 lsquo스킨 딥rsquo에 불과한 것들

이니까 글middot김창엽(자유기고가)

(도움말 가톨릭의대 해부학교실 이우영 교수)

보조개는 아름다운 lsquo기형rsquo이다

생활과학 이야기 13

연합

의학적으로는 lsquo선천적 기형rsquo으로 분류되는 보조개 얼굴 근육 때문에 생기는 보조개는 귀엽고 사랑스러운 이미지로 많은 사람들이 부러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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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57-생활과학13+꽃과 나무indd 56 2014-04-11 오전 20200

위클리 공감 2014414 57

예년보다 빨리 꽃을 피운 왕벚나무들이 함박눈처럼 꽃잎을 날리던

날 저는 서울에서 그다지 멀지 않은 어느 강변의 습지를 찾아갔

습니다 아직 찬 기운이 가시지 않은 날씨지만 남쪽에서 불어오는 봄바

람은 솜뭉치처럼 부서진 부들의 씨앗들을 마른 갈대 사이로 어지러이

날리고 있더군요 이곳 물가에는 갯버들 꽃이 한창입니다 먹이가 부족

한 이른 봄 고맙게도 무료 급식소가 문을 연 덕분에 등에류와 벌들도

덩달아 바빠졌습니다 조만간 키버들과 선버들마저 꿀을 담뿍 머금은

향기로운 꽃을 피워내면 이곳은 온통 난리가 날 것입니다

물가에 열을 지어 선 각종 버드나무들의 연둣빛 자태를 감탄하며 바

라보고 있자니 만일 우리나라에서 lsquo생명의 나무rsquo를 꼽으라면 응당 버드

나무가 그 주인공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버드나무(류)는

그야말로 이 세상에 lsquo아낌없이 주는 나무rsquo이니까요

강변에 늘어선 버드나무들은 토양의 침식을 막아줄 뿐더러 수질 정

화에도 도움을 줍니다 풍성하게 피는 향기로운 꽃들은 굶주린 곤충들

이 춘궁기를 이겨내도록 밤낮없이 넉넉하게 꿀을 내놓습니다 또한 이

처럼 곤충이 많이 모이다 보니 이곳은 보금자리와 먹이가 필요한 작은

새들이 모여드는 곳이기도 합니다 이런 이유로 봄철의 버드나무 숲은

그야말로 생명의 발원지 같다는 생각마저 들게 합니다 이 아름다운 곳

에서 저는 문득 머나먼 두만강변의 버드나무 숲을 떠올려 보았습니다

18세기 정조 재위 시절 홍양호(洪良浩)라는 지혜롭고 유능한 관리가

있었답니다 그는 1777년 세도정치의 희생양이 되어 잠시 두만강변을

관할하는 경흥부사로 좌천된 적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는 한직에서

적당히 시간을 때우며 소일하는 대신에 장정 7500명을 동원하여 1인

당 5주의 버드나무를 두만강변에 심는 큰 공사를 벌였다고 전해집니

다 옛날에는 변방의 생활이라는 것이 지금과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힘들었을 것입니다 먹고 살기도 어려운 판에 별로 중요해 보이지 않는

일로 강제 노역까지 하게 되었으니 백성들의 원성이 그야말로 하늘을

찔렀겠지요 이를 보고 걱정한 친구가 홍양호를 간곡히 만류합니다

ldquo여보게 자네는 여기 잠시 있다가 한양으로 다시 돌아갈 사람이 아닌

가 왜 공연한 일을 벌여서 긁어 부스럼을 만드는가rdquo

현실적이고 애정 어린 친구의 충고에 대한 홍양호의 답변이 그의 저서

lt이계집(耳溪集)gt에 기록되어 있습니다 대략적인 요지는 이렇습니다

ldquo이제 내가 버드나무(류)를 심는 것에는 다섯 가지 이로움이 있어요

첫째는 우리 강역을 (오랑캐로부터) 은폐하기 위한 것이요

둘째는 말을 타고 돌격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요

셋째는 강둑이 물살에 파 먹히는 것을 대비하기 위한 것이요

넷째는 땔감용 나무를 대기 위한 것이요

다섯째는 바람을 막기 위한 것이지요

이 공사는 이처럼 백성들을 이롭게 하는 일이라오 내가 비록 여기

오래 머물지 않을지 몰라도 몇 년 지나지 않아 백성들이 그 이익을 누

리게 될 것이고 그 이로움이 백년 천년을 갈 수도 있을 텐데 내가 어찌

눈앞의 인기에 영합하여 이 일을 미루겠소rdquo

그 탁견에 감탄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자연 생태에 대한 정교한

지식 체계가 없던 그 옛날에도 슬기로운 우리 선조들은 강변을 지키는

버드나무숲의 중요성을 간과하지 않았던 것이죠 이런저런 허황한 명

분에 휩쓸려 오랜 세월 우리 곁을 지켜주었던 강변의 버드나무들이 하

루 아침에 베어져 나가고 삭막한 콘크리트 제방이 그 자리에 들어서고

있는 답답한 작금의 현실을 목도하자니 자연환경 보존과 실용성을 두

루 배려했던 옛 선조들의 지혜가 더욱 절실해지는 요즈음입니다

하천변에는 마땅히 버드나무숲이 있어야 합니다 그러면 이 고마운

나무들은 매년 봄마다 크고 작은 물줄기를 따라 세상을 황금빛으로

수놓을 것이며 전국 방방곡곡에는 생명의 교향곡이 우렁차게 울려 퍼

질 것입니다 글과 사진middot김태영(자연생태연구가middotlt한국의 나무gt 공저자)

아낌없이 주는 lsquo생명의 발원지rsquo

한국의 꽃과 나무 버드나무

lsquo생명의 나무rsquo 버드나무 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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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57-생활과학13+꽃과 나무indd 57 2014-04-11 오전 20203

이 연사 힘주어~ 불조심

ldquo자나 깨나 불조심rdquo

lsquo불조심rsquo을 강조하는 대표적인 슬로건이다 식목일에 나무를

심는 것도 중요하지만 식목일을 전후로 해서 연중 산불이 가장 많이

발생한다고 하니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실제로 식목일에는 연평균

18건 평일의 6배에 이르는 산불이 집중적으로 발생한다는 통계치가

있다 최근에는 기후 변화로 산불이 갈수록 늘어나는 추세라고 하니

보다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기온이 높고 건조하며 바람이 강할수록

산불이 쉽게 번지는데 고온건조한 날씨 탓에 최근 식목일 즈음의 산불

발생 횟수도 1990년대에 비해 52퍼센트나 급증했다고 한다 그런 이유

에서일까 정부도 지난 1970년대부터 다양한 불조심 캠페인을 전개해

왔다

내무부(현 안전행정부)가 후원하고 한국화재보험협회가 주최한 lsquo불

조심 웅변대회rsquo 고지 광고(동아일보 1977년 10월 7일)를 보자 헤드라인

은 ldquo제1회 전국 남middot여학생(초middot중middot고) 불조심 웅변대회rdquo다 웅변대회를

개최하는 이유로 lsquo범국민적으로 방화(防火) 의식을 고취하기 위하여rsquo

라는 문구를 앞세우며 대회의 상세한 요강을 밝혔다 그 웅변대회에서

가장 강조한 것은 ldquo방화 예방 의식을 고취시키고 불조심의 생활화를

촉구하여 화재 없는 복지국가 건설에 이바지할 수 있는 내용rdquo이었다

웅변 시간은 초등부가 5분 중middot고등부가 6분이었다 웅변대회에 앞

서 lsquo원고 합격자 발표rsquo를 먼저 한 것으로 보아 예선에서 먼저 제출된 원

고를 검토해 심사를 거친 다음 그 기준을 통과한 학생들에게 본선에

나갈 기회를 주었음을 알 수 있다 본선에 진출한 학생들은 전국 방방

곡곡의 교정에서 두 주먹을 불끈 쥐고 ldquo~하자고 이 연사 소리 높여 외

칩니다 여러분rdquo 하며 목청을 돋웠을 것이다

1970년대는 lsquo웅변대회의 시절rsquo이라 할 정도로 다양한 주제의 웅변대

회가 전국적으로 열렸다 반공 웅변대회가 대표적이었지만 불조심 웅

변대회도 단골 주제였다 그 시절의 웅변대회가 학생들에게 획일적 사

고를 주입시키기 위한 관제 기획 행사라는 비판의 목소리도 있었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다 웅변대회는 학생들에게 자신감을 높여주는 동시

에 주어진 시간 안에 자신의 주장을 효율적으로 전달하는 능력을 길러

정책광고로 보는 어제와 오늘

1977년 10월 7일 동아일보에 실린 lsquo불조심 웅변대회rsquo 고지 광고 내무부(현 안전행정부)가 후원하고 한국화재보험협회가 주최하는 전국 웅변대회 참가를 위한 상세한 안내 정보가 적혀 있다

주는 생생한 프레젠테이션 교육의 현장이다 지금은 웅변대회가 많이

사라졌지만 아직도 지역의 소방서 단위로 관내 학생들을 대상으로 해

불조심 웅변대회를 개최하는 곳도 많다

나무 심기도 중요하지만 심은 나무를 화재로부터 보호하는 일은 더

더욱 중요하다 소방방재청 역시 한식날을 전후로 119소방헬기를 투입

해 산불 예방 홍보활동을 펼치고 있지만 어디까지나 한계가 있을 터

그 무렵에는 불을 피우지 말고 찬밥을 먹어야 한다는 뜻에서 한식(寒

食) 또는 냉절(冷節)이라고 날짜까지 못박았던 조상들의 지혜가 오히

려 돋보인다 기후 변화로 최근 30년 동안 봄철 기온은 평균 섭씨 06

도 올랐지만 습도는 오히려 6퍼센트 낮아져 산불이 일어날 가능성이

더 높아진 상황에서 담뱃불 같은 불씨 관리에 각별히 주의해야겠다

불조심 웅변대회는 입으로 하는 웅변이지만 몸으로 실천하는 웅변이

더 값진 웅변이 아니겠는가 ldquo꺼진 불도 다시 보자rdquo

글middot김병희(한국PR학회 회장middot서원대 광고홍보학과 교수)

58 2014414 위클리 공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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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 공감 2014414 59

공감카툰 파랑새를 찾아서

가장 훌륭한 지혜는 친절과 겸손이다

-탈무드

선택한 까닭글과 그림middot최영순

58-59-정책광고+공감카툰indd 59 2014-04-11 오전 20247

60 2014414 위클리 공감

무용

뮤지컬

문화공감

lt아라의 서gt

lt아라의 서gt는 설화나 민담에 등장하는 인물

을 중심으로 바다에서 탄생한 문명과 그 속에

서 살아가는 인간의 모습을 그린 공연이다 인

천시립무용단은 황해를 넘나드는 바람을 추

상적으로 표현했다 전통춤 레퍼토리에 신화

적 서사를 담아 한국 무용의 매력을 극대화했

다 초연 때 출연한 무용수들과 새로 선발된

무용수들의 기량을 견주어 보는 것도 이번 공

연 관람의 묘미가 될 것이다

기간 4월 25~26일

장소 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

문의 032-427-8401

lt비방문 탈취작전gt

트로트와 국악을 결합한 신명나는 창작뮤지

컬이다 약령시 약전골목의 오래 된 lsquo이만수

한약방rsquo은 손님이 끊일 날이 없다 인근 한약

방 사장들은 lsquo이만수 한약방rsquo엔 특별한 비방

문이 있을 거라는 결론을 내리고 lsquo이만수 한

약방rsquo의 비방문을 훔쳐낼 계획을 세우는데hellip

흥미로운 이야기를 중심으로 옛 약전골목의

풍경과 생활 모습을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기간 5월 4일까지

장소 대구 봉산문화회관 스페이스라온

문의 053-661-3500

극단

한양

레퍼

토리

신은수 작가의 역사극 시리즈 lt운현궁 오라버니gt lt봄이 사라진 계절gt을 잇는 lt거울 속의

은하수gt는 일제강점기 lsquo마지막 왕족rsquo으로 알려진 의친왕가를 소재로 시대의 격류에 휘말

린 인물의 세밀한 심리를 표현한 작품이다 1945년 해방 직전의 의친왕가 이야기를 그렸다

히로시마 원자폭탄 투하로 숨진 의친왕의 차남 이우의 장례식을 계기로 의친왕가 사람들이

한자리에 모인다 급변하는 세계 정세 속에서 조선왕조의 부활이라는 환상 속에 사는 일흔 살의

의친왕 반면 그의 장남 이건은 냉소적인 시선으로 조선의 마지막을 예감하며 아버지와 충돌한

다 의친왕과 다투고 뛰쳐나간 이건은 누군지도 모르는 생모의 행방을 찾는데hellip 극단 한양레퍼

토리 대표이자 배우인 최형인 교수가 직접 제작하고 무대에 선다 여기에 2012년 서울연극제 우

수작품상 수상작인 lt만선gt을 연출한 신동인 감독이 또 한번 연출을 맡아 더욱 관심을 모은다

일제강점기 말기 이곳에 모인 인물들은 특수한 신분으로 인해 저마다 나라의 역사를 대변하

고 있다 겉보기에는 여느 가족의 장례식과 다름없어 보이지만 그들의 갈등과 고통을 통해 자

연스럽게 관객들은 뼈아픈 우리의 역사를 절감할 수 있다 역사적 상징성과 함께 변화하는 시

대에 내몰려 갈등하고 괴로워하는 인간 본연의 모습이 공감을 자아낸다 글middot허정연 기자

기간 4월 19~27일 장소 서울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 문의 02-889-3561

의친왕의 차남 이우의 장례식을 계기로 모인 왕친들의 갈등을 소재로 시대적 아픔을 담은 연극이다

역사 앞에 갈등하는 lsquo인간의 굴레rsquo제35회 서울연극제 lt거울 속의 은하수g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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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감 차상위한부모가족 차상위우선돌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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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 2014414 위클리 공감

화제의 책

ldquo넌나에게 모욕감을 줬어~rdquo 영화 lt달콤한 인생gt에서 배우 김영철이

했던 이 명대사는 개그프로그램에서도 패러디하는 등 대표적인

유행어가 됐다 그만큼 한국사회에서 빈번하게 겪는 감정이기도 하다 출퇴

근길 도로 위에서라든가 학교나 회사에서 생면부지의 낯선 사람들부터

심지어 가까운 가족에게까지 우리는 평범한 일상에서 lsquo모멸감rsquo을 겪는다

모멸은 lsquo업신여기고 얕잡아봄rsquo으로 풀이된다 나의 존재 가치가 부정당하

거나 격하될 때 갖는 괴로운 감정이며 인간 내면의 가장 깊숙한 곳을 파괴

한다 한국인의 일상에 만연한 lsquo모멸감rsquo의 실체를 인문학적으로 규명한 책

이 나왔다 저자는 모멸감을 분석하기 위해 뉴스 기사 TV 드라마나 영화

에서 오가는 대사 수많은 문학작품 등에서 수집한 적실한 실례와 일상생활에서 만나는 다양한

에피소드로 이야기를 이어간다

저자는 우선 모멸이 부르는 파괴력을 우려한다 ldquo우리가 일상적으로 겪는 모멸감은 흔히 lsquo정서

적인 원자폭탄rsquo이라고도 불리며 인간을 끝없는 바닥으로 추락시키기도 하고 때로는 타인과 세

상에 대한 폭력으로 발화하기도 한다rdquo

모욕을 주고받는 데는 어떠한 역사적 배경이 있을까 저자는 급변한 사회 환경 때문이라고 분

석한다 ldquo조선 시대에 형성된 귀천의식과 신분적 우열 관념은 외형을 달리한 채 끈질기게 지속되

어 왔고 산업사회 및 소비사회와 맞물려 사람들 사이에 피곤한 경쟁으로 이어졌다rdquo

이런 연장선상에서 모든 가치가 돈으로 매겨지는 자본주의의 도래가 다른 한 축을 이룬다 사

회제도와 경제력 간의 불균형 삶의 형태와 의식 사이의 불균형이 문제의 핵심이다 절대 빈곤

실업 등으로 인해 최소한의 품위를 갖출 수 없다는 것 자신이 무능하고 쓸모없는 존재라는 생

각은 큰 모멸감을 불러일으킨다 이렇게 훼손된 자아를 보상받으려는 집단 콤플렉스가 공격적

인 민족주의와 편협한 인종주의로도 나타나게 된다 이 책의 또 한 가지 새로운 시도가 있다 바

로 음악으로 표현한 모멸감이다 작곡가 유주환 선생이 이 책에서 열 군데 대목을 골라 열 개의

곡을 만들었다 책과 함께 CD로 들어 있다 음악사적으로도 불안이나 분노 고독이나 초조함 슬

픔이나 기쁨 등을 주제로 한 곡들은 많지만 모멸감을 표현한 곡은 거의 없다고 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과연 모멸감을 뛰어넘을 수 있을까 저자는 학력이나 외모 경제력 피부색

나이 등 외형적인 차이로 멸시하는 문화와 사회 풍토를 바꿔가야 한다고 말한다 또 사회와 제

도가 정비되더라도 모멸감을 아예 느끼지 않고 살기란 불가능하다 존중과 자존의 문화는 여럿

이 만드는 것이며 그 출발은 결국 자신의 내면에 있다 남을 귀하게 여기는 문화는 우리의 변화

로부터 시작된다 ldquolsquo귀rsquo는 곧 lsquo고귀하다rsquo는 뜻이고 영어로 풀이하면 lsquonoblersquo에 가장 가까울 것이다

lsquo귀rsquo만큼은 스스로 성취할 수 있다 어떤 사람은 학문을 닦음으로써 어떤 사람은 예술이나 종교

를 통해 어떤 사람은 타인에게 많은 것을 베풂으로써 삶을 고양시킬 수 있다rdquo 우리는 각자 어떤

방법으로 모멸감을 극복하고 있을까 글middot박지현 기자

단신

lt커넥톰 뇌의 지도gt승현준 지음 | 신상규 옮김김영사 | 2만3천원

1천억 우리 몸 안의 신경세포 개수다 인

간 신경세포의 모든 연결구조와 활동원리

를 파악하기 위한 사상 초유의 프로젝트

인 휴먼 커넥톰 연구의 모든 것을 다뤘다

뇌와 의식의 비밀을 밝히기 위한 흥미진

진한 실험과 놀라운 발견이 이어진다 의

학적 발전을 뛰어넘어 미래 사회에 혁명적

변화를 가져올 경이로운 도전의 과정이

생생하게 펼쳐진다

lt금융으로 본 세계사gt천위루 양천 지음 | 하진이 옮김시그마북스 | 1만7500원

금융학은 지리적 환경과 기술middot종교middot경

제체제를 망라한 집합체라고 할 수 있다

모든 금융 사건에는 사회middot경제middot문화middot역

사적 배경이 있다 이 책은 국가 인물 사

건을 시대별로 나눠 유머러스하고 유쾌

한 언어로 금융사를 들려준다 그리스

로마 프랑스 스페인 네덜란드 영국 미

국 클로비스 찰스 1세 JP 모건 소로스

튤립 거품 사우스시 거품 서브프라임

위기 등의 키워드를 일목요연하게 펼치

면서 세계 경제의 흥망성쇠를 그려냈다

모멸감 왜 느껴 나는 소중해

lt모멸감gt

김찬호 지음문학과지성사1만3500원

62-63-화제의책+디딤툰indd 62 2014-04-11 오전 20413

위클리 공감 2014414 63

디딤툰 글로벌 에티켓 173

세상에서 가장 무거운 것구성middot권우영

그림middot안종만

62-63-화제의책+디딤툰indd 63 2014-04-11 오전 20419

요행은 없더라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한 소통이 지나치게 활발하다 각종 동호회

며 동창회에서 업무 협상에 이르기까지 다채로운 채널들이 그

야말로 lsquo스마트rsquo하고 lsquo스피드rsquo 있게 실시간으로 진행된다 직접 통화하거

나 만나지 않아도 많은 정보들이 오가고 약속들이 잡히고 계획들이

세워진다 시간이 절약되기도 하지만 시시각각 lsquo띵동rsquo하는 커뮤니티 알

림 신호로 인해 업무 집중에 방해를 받기도 한다 아마도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요즘 사람들은 경험의 80퍼센트 이상을 SNS를 통해 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최근 한 친구가 자신의 어리숙함을 한탄하는 글을

SNS에 올렸다

인터넷을 검색하다가 수천만 원을 호가하는 외제 중고차를 아주 싸

게 구할 수 있다는 광고성 글을 봤다고 했다 침수되거나 사고 난 차도

아닌데 저렴하게 경매로 낙찰된 차이기에 믿을 수 있다는 내용을 보고

어처구니없게도 마음이 동했다는 것이다 게다가 그 광고문에는 단순

히 차를 파는 것이 아니라 소중한 사람과의 인연을 진실하게 만들고

싶다고 적혀 있었다 거기서 그치지 않고 딸 사진까지 곁들이며 자기

딸한테 부끄럽지 않은 아빠로 살아가고 싶은 사람이라는 말까지 덧붙

인 것을 보고는 차라리 믿고 싶은 마음이 더 강해졌다 그 친구는 전화

를 걸었고 약속을 한 후 차를 구매하러 갔다

통화한 딜러는 여기저기 친구를 데리고 다니며 몇몇 그럴 듯한 외제

차를 보여주었다 인터넷 차량은 시험 주행을 해 볼 수 없다면서 이상

없으니 빨리 사라고 지금 선택하지 않으면 후회할 거라고 한 시간 후

에는 다른 사람이 보러 오기로 예약돼 있다고 압박했다 순진한 친구

는 제정신을 차리기 어려운 지경임에도 가까스로 정신을 차려 품질 보

증을 어느 정도 해 줄 수 있느냐고 물었다 보증 기간이 없다는 답이 돌

아왔다 처음에 전화했을 때는 3개월 정도 보증해 준다고 했던 것 같아

재차 확인했다 딜러는 워낙 싸게 파는 것이라 그런 것은 해당되지 않

는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순간 이상하다 싶어 친구는 사지 않겠다고

말했다 딜러의 표정이 순간 바뀌었다 살 것처럼 이야기해 놓고 이제

와서 이러면 어떻게 하느냐 이런 인터넷 차량들은 대개 사러 오면 그

냥 계약하고 끌고 가는 게 상례인데 너무한 것 아니냐hellip 질타 내지 훈

계조였다 섬약(纖弱)한 기질의 친구는 더 당황했다

하지만 친구는 사지 않겠다는 의사를 다시 한번 표시했다 가족들의

안전을 지켜야 한다는 말도 덧붙였다 불만에 차 있던 딜러가 이내 표

정을 바꾸었다 잘 생각했다고 대부분 인터넷 보고 오는 사람들은 이

런 차의 성격을 알고 오는데 당신은 그렇지 않은 것 같았다며 정말 모

르고 온 것이냐고 물었다 친구가 광고문을 믿고 왔다고 하니까 딜러는

참 딱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이런 차는 대개 리콜된 것들로 안전을 보장할 수 없는 차들이어서 어

떤 이들은 아예 견인차를 가져와 사 간다 정상적인 차가 이런 가격이

라면 어떤 바보가 비싼 돈 들여 새 차를 사겠느냐 당신이 순진한 사람

같아서 말해 주는 것이다 그랬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딜러는 차를 팔

지 못하고 들어가면 회사에서 혼나니까 정상적인 다른 중고차로 바꾸

면 어떻겠느냐고 제안했단다 한나절 이상을 같이 다니고 또 진실까지

털어놓아 준 그 딜러에게 미안한 생각이 들고 고마운 생각도 든 나머

지 친구는 그러자고 했다 얼결에 꼭 바꿀 필요도 없는 차를 그렇게 바

꾸었다고 했다

그러고 나서 자신이 도대체 무엇을 어떻게 한 것인지 모르겠다고 자

탄했다 어리석은 짓을 한 자신을 반면교사 삼아 친구들은 그런 일에

휘말리지 말라고 덧붙였다 결국 그 친구는 평범하지만 오래 된 진리를

잠시나마 잊은 자신에 대한 반성으로 끝을 맺었다 lsquo콩 심은 데 콩 나

고 팥 심은 데 팥 난다rsquo 글middot우찬제(문학평론가middot서강대 문학부 교수)

중앙포토

소통과 공감

64 2014414 위클리 공감

64-소통과공감indd 64 2014-04-11 오전 20452 표지 253-최종indd 146 2014-04-11 오전 20821

Page 7: 위클리 공감 253호

10 2014414 위클리 공감

정책현장

병행수입middot해외 직접구매 품목 확대캠핑용품 등 독과점수입 폭리 개선hellip 가격 10~20퍼센트 하락할 듯

병행수입 시장의 진입장벽을 낮추고 해외 직접구매 대상 품

목을 확대해 소비재 수입품 시장의 경쟁을 촉진하기로 했

다 이로 인해 병행수입과 해외 직접구매 등 대안적 수입 경로를

활용한 수입품이 전체 소비재 수입액의 10퍼센트까지 늘어나면

수입제품의 판매가격이 10~20퍼센트가량 인하될 것으로 기대

하고 있다

정부는 지난 4월 9일 오전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열린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이런 내용을 담은 lsquo독과

점적 소비재 수입구조 개선 방안rsquo을 확정했다

소비재 수입 시장 구조가 독과점 형태로 운영되면서 수입가격

과 판매가격의 격차가 2~5배로 벌어지고 외국과 비교 시 판매가

격도 10~40퍼센트 높다고 보고 병행수입과 해외 직접구매 등 대

안적 수입 경로를 확대하는 방안을 마련했다

정부는 우선 통관인증제도에 대한 진입장벽을 즉시 완화해 병

행수입을 활성화하기로 했다 통관인증제는 병행수입 물품에 대

한 소비자 신뢰제고 차원에서 적법하게 통관 절차를 거친 물품

에 관세청이 통관정보(수입자 및 통관 일자)를 담은 QR코드를

부착해 인증해 주는 제도다 하지만 품목 및 상표 수가 제한적이

고 자격 제한도 지나치게 엄격해 당초 기대보다 활용도가 저조한

게 사실이었다

이에 소비자의 관심이 높은 상표 위주로 대상 상표와 품목을

대폭 확대할 예정이다 기존 의류middot신발이 중심이 된 236개 상표

에 자동차부품 소형가전 화장품 자전거 캠핑용품 등을 추가

해 350여 개로 확대한다 통관체 선정 기준도 완화한다 선정 기

준 중 lsquo최근 2년 내 매년 1회 이상 병행수입물품 통관 실적rsquo을 lsquo최

초 병행수입 후 6개월 경과rsquo로 완화함에 따라 기존에 탈락한 40

여 개 업체를 포함해 1년 후 약 100여 개 업체가 추가 선정(현재

122개 내년 230개)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목록통관제 대상 전자상거래 50퍼센트 이상 확대

해외 직접구매(이하 해외직구)도 수입신고 간소화 대상을 확대하

고 소비자 피해를 막는 방지체계를 강화하여 활성화하기로 했다

해외직구는 매년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데 반해 관련 제도 정비

가 미흡해 신속한 통관이 어렵고 소비자 피해 방지책도 부족해

반품수수료 부당 청구나 환불 배송 지연 등의 피해 사례 또한

급증하고 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100달러 이하 해외직구 품목에 한해 통

관 절차를 대폭 간소화하고 목록통관 대상을 현행 의류middot신발

등 6개 품목에서 식middot의약품을 제외한 전체 소비재로 확대하기

국내에서 파는 수입품 가격이 지나치게 비싼 까닭에 저렴한 병행수입 제품에 소비자가 몰린다 지난 겨울 경기 용인의 한 대형쇼핑몰에서 lsquo캐나다 구스rsquo 패딩을 시중가보다 20~30퍼센트 싸게 팔자 소비자들이 번호표를 받고 줄을 서서 기다리는 등 소동이 벌어졌다

중앙포토

10-11-정책현장indd 10 2014-04-11 오전 14037

위클리 공감 2014414 11

로 했다

이를 통해 현재 전체 전자상거래의 34퍼센트 수준인 목록통

관제 대상이 50퍼센트 이상으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목록

통관제를 적용하면 통관 기간은 최대 3일에서 반나절로 줄고 건

당 4천원인 관세사 수수료도 없어져 해외직구가 쉬워질 전망이

다 일부 업체를 대상으로 했던 특별통관업체 지정을 폐지하고

세관장에게 신고만 하면 누구나 목록통관을 적용받도록 규제도

완화된다

또한 병행수입과 해외직구 등 대안 수입 활성화 과정에서 발생

할 수 있는 소비자 피해를 최소화하고자 통관인증업체가 위조

상품을 취급하면 인증업체 지정을 즉시 취소하기로 했다

또한 소비자들이 쉽게 애프터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병행수

입협회 차원의 공동 AS센터 기반을 구축하고 중소middot영세업체의

참여 기반 확대 차원에서 독점 수입업자가 병행수입을 부당하게

방해하는 불공정 행위에 대한 단속도 강화하기로 했다 법 위반

사항을 적발하면 엄중히 제재할 방침이다

대부분의 해외직구는 포털사이트의 카페middot블로그 등을 활용

해 이뤄지는데 이에 대한 포털사업자의 관리 책임도 강화하기로

했다 위법 카페 및 블로그 사이트에 대한 자체적 제재방안 마련

이 의무화되며 인터넷 통관포털(UNIPASS)을 통해 일반인도 반

품 때 손쉽게 관세를 환급받을 수 있도록 제도가 개선된다

정부는 병행수입middot해외직구 등 대안적 수입 경로를 활성화해

전체 소비재 수입액이 지난해 3조원에서 2017년 8조원으로 늘어

나 전체 수입액 대비 비중이 5퍼센트에서 10퍼센트로 확대될 것

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경우 독점 수입으로 고가를 유지하는 아

동복과 신발 캠핑용품 등에 대한 병행수입 거래로 인해 제품 판

매가격이 평균 10~20퍼센트 정도 인하될 것으로 전망된다

글middot김상호 기자

수입품 판매가격 수입가격 비율

수입품 평균가격 국가 간 비교

2329 27 27

51

전기다리미 위스키프라이팬 전기면도기 전동칫솔

자료middot한국소비자원 (2013년)

(배)6

5

4

3

2

1

0

한국

일본

미국

기타

호주

프랑스

호주

EU

자료middot한국소비자원 (2013년)

(한국=100)

100

80

60

40

20

0화장품 자전거용품기능성화장품 캠핑용품

병행수입이란

국내 독점판매권을 가진 업체 외에 다른 수입업자가 해외 매장 제3국

등 다른 유통 경로를 통해 수입해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판매하는 행위

2013년 기준 약 2조원 규모로 추정하고 있다

해외 직접구매(해외직구)란

외국의 오픈마켓 의류 브랜드 등의 사이트에서 제품을 직접 주문해 구

매하는 것을 일컫는 말이었으나 최근 들어 전자제품 및 스포츠용품 등

다양한 분야로 퍼지고 있다 전문 직구 사이트까지 성행할 정도로 큰

인기다

10-11-정책현장indd 11 2014-04-11 오전 14037

12 2014414 위클리 공감

항공마일리지 남아요hellip 휴양림 오세요국립자연휴양림관리소middot대한항공middot한진관광 MOU 체결hellip 전용 투어상품도 출시

여행소식

항공마일리지로 꼭 항공권을 끊어야 하나 잠자는 항공마일

리지가 아까웠다면 이제는 휴양림으로 떠나보자

산림청 국립자연휴양림관리소는 4월 2일 lsquo항공마일리지 휴양림 투

어상품rsquo과 lsquo국민의 숲(대한항공의 숲)rsquo 조성을 위해 대한항공 한진

관광과 각각 MOU를 체결했다

이번 협약을 통해 국립자연휴양림관리소는 대한항공 마일리지

로 비수기 주중에 휴양림을 이용할 수 있도록 숙박시설과 숲 체험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대한항공은 산음자연휴양림 내에 lsquo국민의 숲(대한항공의 숲)rsquo 조

성을 계획했다 한진관광은 홈페이지 및 콜센터를 통해 lsquo항공마일

리지 휴양림 투어상품rsquo을 판매하기로 했다

lsquo항공마일리지 휴양림 투어상품rsquo은 4월 중순부터 6개 국립자연

휴양림을 대상으로 매주 수middot목요일(성수기 제외)에 운영된다 대한

항공 마일리지를 갖고 있다면 누구나 본인 마일리지로 투어상품

을 이용할 수 있다

대한항공 산음자연휴양림에 lsquo국민의 숲rsquo 조성

lsquo국민의 숲(대한항공의 숲)rsquo은 대한항공 사회봉사단이 유일한 탄소

흡수원인 산림 가꾸기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기 위해서 산음자연휴

양림 내에 5헥타르 규모로 조성해 나갈 계획이다 매년 나무 심기

숲 가꾸기 산불 방지 등 다양한 산림 관리활동에 참여한다 투어

상품 운영 휴양림은 복주산 산음 용화산 운문산 용현 덕유산

등 6개다

서경덕 국립자연휴양림관리소장은 ldquo관련 기업과의 협업을 통해

항공마일리지로 주중 휴양림을 이용할 수 있는 길이 열려 휴양림

이용패턴 다변화에 속도를 낼 수 있게 되었다rdquo며 ldquo자연휴양림 내

산림 관리에 민간기업 참여가 확대될 수 있도록 lsquo국민의 숲rsquo 조성에

도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rdquo고 덧붙였다 글middot박지현 기자

4월 2일 산음자연휴양림에서 국립자연휴양림관리소middot대한항공middot한진관광은 lsquo항공마일리지 휴양림 투어상품rsquo 운영과 lsquo국민의 숲(대한항공의 숲)rsquo 조성을 위한 MOU를 체결했다

자연휴양림 숲속 도서관에서 책 기증 받아요

국립자연휴양림관리소에서는 책 읽는 문화 확산을 위해 4월부터 삼봉

휴양림과 검마산휴양림 내에 lsquo숲속 도서관rsquo을 운영한다 다양한 장르의

도서를 제공하기 위해 도서기증 캠페인을 추진하고 있다 4월 30일까지

기증할 수 있다 택배비는 휴양림에서 부담한다

책 보낼 곳 대전광역시 서구 복수북로 21 국립자연휴

양림관리소 행정지원과 홍보기획팀

문의 042-580-5532~3 wwwhuyanggokr

휴양림 투어상품 문의 한진관광 홈페이지(wwwkaltourcom) 또는 콜센터(1566-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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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전 한식 만들기hellip ldquo멋진 체험 될 거예요rdquo한식 아카이브 개설hellip 조리법 9천여 건middot전통 한식당 100여 곳 등 다양한 콘텐츠

알아두세요

lsquo밥죽 만두 찌개 전골 나물 전 김치 한과helliprsquo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전통 음식들 군침이 돌 때 한식이 맛있는 곳을

찾는 데 시간을 버리지 않아도 된다 이 음식들이 어떤 깊은 유래

와 역사를 가졌는지 인터넷 이곳 저곳을 기웃거리지 않아도 된다

한식을 다룬 조선시대 풍속화들도 찾아볼 수 있다

한국 음식을 단순히 먹고 즐기는 것을 넘어 역사와 문화 정보까

지 한곳에서 볼 수 있는 아카이브(기록물 저장소middot정보창고)가 마련

됐다 농림축산식품부(장관 이동필)와 한식재단(이사장 강민수)은

전통 한식의 정보를 총망라한 lsquo한식 아카이브rsquo를 4월 3일 개설했다

한국 음식문화가 단순히 음식 콘텐츠의 의미를 넘어 선조의 삶과

지혜가 담긴 우리 문화임을 세계에 알리려는 문화 보급의 일환이다

그동안 한식과 관련된 고문헌으로 한식문화를 대중화하기 위

한 노력이 꾸준히 추진돼 왔다 하지만 일반인들이 흥미로워할

만한 정보에 쉽고 편리하게 접근할 수 있는 아카이브는 처음이다

한식 아카이브에는 한식 원형복원 사업의 결과물과 한식 조리

법 등 9083건의 콘텐츠가 담겨 있으며 한식 콘텐츠 목록 한

식문헌 상세 해제 옛 그림 속 한식 한식연구 결과물 한식

이야기 등 5개 항목으로 구성됐다

대표 한식 120여 종엔 스토리텔링 담아

lsquo한식연구 결과물rsquo에는 한식 대표 품목 120여 종에 대한 스토리텔

링을 담았다 예를 들어 여름 대표 음식인 냉면은 ldquo메밀 산출이 많

은 서울 이북지방에서 유래했고 6middot25전쟁 이후 월남민에 의해 전

국적으로 퍼지게 됐다rdquo는 사연으로 시작한다 이외에도 냉면의 조

리법 지역별 맛 특색 등이 적혀 있다

각 지역의 대표적인 서민음식 등도 소개한다 lsquo역사성 있는 한식

당rsquo 편에는 지역별 유명 음식점 정보가 있다 국내 50여 년 이상 된

100여 곳의 음식점을 지자체의 추천을 받아 축적했다 부산의 경

우 lsquo구포집middot급행장middot기장곰장어middot동래할매파전middot박달집rsquo 등의 주요

정보(위치지도 포함)가 실려 있다

lsquo옛 그림 속 한식rsquo은 한식문화의 원형을 찾는 세계 최초의 작업이

다 우리 음식을 다룬 50여 종의 조선시대 풍속화를 선보인다 조선

의 대표 풍속화가인 김홍도의 작품 6점 신윤복의 서화 2점 김득

신 조영석 성협 그리고 19세기를 대표하는 화가 김준근의 그림

23종 등이 들어 있다 이 카테고리는 4월 말 오픈 예정이다

한편 150여 종에 달하는 북한 전통음식 조리 방법도 누구나 쉽

게 활용할 수 있도록 메뉴별middot지역별로 배치했다 lsquo한식 이야기rsquo에서

는 한식문화 콘텐츠를 쉽고 재미있게 접할 수 있도록 대중적인 내

용을 중심으로 편찬한 책 일곱 권도 찾아볼 수 있다

글middot박지현 기자

한식 아카이브의 lsquo옛 그림 속 한식rsquo은 조선시대 풍속화를 통해 우리 음식문화의 원형을 찾고자 한 시도로 4월 말 서비스를 시작한다 lt긍재풍속화첩gt 중 lsquo강변회음rsquo 김득신 18세기 후반 간송미술관

한식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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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k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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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점기획 | 무지개다리 사업 다문화 융합

소수rsquo의 배려hellip 하나 되는 문화다양성

ldquo이음악은 필리핀 전통 악기인 lsquo반두리아rsquo와 lsquo옥타비나rsquo로 연

주한 lt론다야gt라는 곡입니다 필리핀에선 남자가 사랑

하는 여자에게 들려주는 일종의 세레나데입니다rdquo

지난해 가을 인천의 한 재즈카페에서 진행된 팟캐스트 lsquo다문

화 음악다방rsquo 녹음 현장 9년 전 필리핀에서 우리나라로 결혼 이

주한 손알린(36) 씨가 조금 서툰 우리말로 필리핀 전통음악을 소

개했다 손 씨는 ldquo필리핀은 남미와 마찬가지로 과거 오랜 세월 동

안 스페인의 식민지였다 음악과 춤 등 많은 영역에서 스페인의

영향을 받았기 때문에 남미 음악과 유사한 부분이 많다rdquo며 곡에

대해 설명했다 그가 참여한 이 팟캐스트 방송은 블로그와 스마

트폰 라디오 애플리케이션으로 다시 들을 수 있어 최근까지 3천

회 넘게 재생됐다

lsquo다문화 음악다방rsquo은 lsquo무지개다리rsquo 사업의 일환으로 인천문화재

단이 맡아 진행 중인 인터넷 방송이다 이주민들이 모국 문화 특

히 음악을 직접 소개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음악을 매개로

인천에 거주 중인 이주민들의 진솔한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한 것이다 또한 그들이 겪은 한국 한국인에 대한 색

다른 시각도 엿볼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되며 이주민과 선주민들

간의 소통의 장으로 큰 인기를 끌었다 필리핀뿐만 아니라 네팔middot

미얀마(버마)middot일본 출신 이주민들이 직접 출연해 10회에 걸쳐 각

국 음악을 소개했다 또 라틴 음악과 탱고 등 제3세계 음악을 소

개하는 전문가 특강도 네 번에 걸쳐 진행됐다

무지개다리 팟캐스트의 기획과 연출을 맡은 제작자 방영문

(33) 씨는 ldquo처음엔 출연자들이 과연 모국의 음악과 문화를 잘 알

릴 수 있을지 걱정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하지만 녹음을 마치고

는 모두 즐거워했다 음악을 매개로 서로 공감대를 이룰 수 있다

는 점을 했기 확인때문rdquo이라고 말했다

다문화 영화제 등 장르 구분 없이 다양한 행사

인천은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무지개다리 사업 참여 기관으로

선정됐다 선정된 17개 기관 중 최대 규모인 2억원의 국비를 지원

받는다 이는 이주민 외에도 새터민 다문화가정 어린이 등 다양

한 대상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지역의 특성을 활용한 돋보이는

기획으로 다른 주관기관을 선도하고 있다는 평가 덕분이었다

특히 lsquo천 개의 마을 천 개의 문화rsquo를 대주제로 세계 각국의 다

양한 문화를 담은 북 콘서트 세계문학 특강 팟캐스트 다문화

문화예술 활동 통해 이주민middot새터민middot다문화 어린이 등 공감대 형성

인천문화재단

인천문화재단의 무지개다리 사업 lsquo다문화 음악다방rsquo은 미얀마 필리핀 네팔 등의 해외 이주민들이 직접 출연해 그들의 전통음악과 한국생활에 대한 진솔한 이야기를 나누는 인터넷 라디오 프로그램이다 사진은 첫 방송을 맡았던 네팔인 바비소르 그룽 씨의 녹음 현장

lsqu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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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경험을 전함으로써 한국의 소수자 인권 및 난민의 삶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며 언론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인천문화재단은 지난해 진행한 문화다양성 자원조사 결과와

현장 수요를 바탕으로 발굴middot기획한 맞춤형 프로그램들을 선보

일 예정이다

인천에 있는 또 하나의 중국 차이나타운과 화교 커뮤니티가

함께하는 lsquo화교 함께 사는 우리 이웃rsquo 새터민과 함께하는 lsquo새터민

수다터rsquo 등은 물론이고 문화다양성의 영역을 확대한 성소수자 관

련 프로그램도 기획 중이다 특히 인천의 지역별 특성을 살려 인

천 시민들이 각자의 삶터와 일터에서 자연스럽게 소수자와 만나

고 서로 다른 부분을 인식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인천문화재단 기획사업팀 정지은 과장은 ldquo국내외를 잇는 창구

이자 경계를 넘어서는 관문으로서의 도시 정체성을 형성해 왔고

이에 걸맞게 다양한 인종과 문화 국가적 배경이 어울려 공존하는

인천의 특징을 살리는 사업을 기획할 계획rdquo이라며 ldquo이주민 중심으

로 진행하는 프로그램보다 인식 개선을 위해 이주민middot선주민이 함

께하는 축제와 상호 소통의 기회를 마련하겠다rdquo고 말했다

글middot김상호 기자

영화제 등 장르를 가리지 않는 다양한 행사를 마련하며 문화다

양성의 가치를 확산시키는 데 큰 역할을 해 왔다

지난해 11월 1일 인천문화재단과 인천영상위원회가 함께 개최

한 lsquo디아스포라 영화제rsquo는 항구도시 다문화도시 새터민도시라

는 인천의 지역 특색을 살린 영화제로 이주민을 주제로 한 20편

의 장middot단편 영화가 출품됐다 모든 영화가 무료 상영되며 이주민

뿐만 아니라 인천시민들에게도 큰 관심을 받은 행사였다 베를린

영화제 경쟁부문에 오른 다큐멘터리 영화 lt두만강gt의 감독인 재

중동포 장률 감독과 선댄스영화제에서 lt안녕 평양gt으로 심사위

원 특별상을 수상한 재일동포 양영희 감독 등 세계적인 감독들

을 초청해 관객과 대화의 시간을 가지기도 했다

이주민 참여 프로그램도 마련했다 촬영 및 편집 장비를 대여

하고 교육도 진행했다 인천영상위원회 강석필 국장은 ldquo성공적인

영화제 개최를 통해 이주민들이 자신의 생활과 생각을 영상으로

자유롭게 담아낼 수 있도록 전문 강사들이 참여한 강의도 마련

했다rdquo며 ldquo이들의 실습 작품은 이주민 커뮤니티는 물론 올 가을 열

릴 제2회 영화제에서 볼 수 있을 것rdquo이라고 제2회 lsquo디아스포라 영

화제rsquo에 대한 기대감을 전했다

인천 영종도에는 100여 명의 난민을 수용할 수 있는 난민지원

센터가 운영 중이다 때문에 많은 난민들이 인천으로 모이고 있

다 하지만 센터 설립과정에서 지역주민들의 반대 때문에 여러

차례 문제가 발생했다 난민과 소수자들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기

위해 콩고민주공화국 출신 난민이었던 욤비 토나 씨를 초청해 북

콘서트 lsquo내 이름은 욤비rsquo도 진행했다 인천지역 중middot고등학교와 주

민센터 등에서 10회에 걸쳐 열린 북 콘서트는 1천여 명이 넘는 인

원이 참석하며 대표적인 무지개다리 사업의 문화 행사로 자리 잡

았다

욤비 씨는 콘서트를 통해 국제 난민으로 자신이 겪었던 다양

무지개다리 사업이란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이주민middot

탈북민middot장애인 등 우리 사회의 다양한 구성원들에게 문화적 표출 기

회를 제공하고 다양한 문화 간의 소통과 교류를 잇기 위해 추진하는

사업이다 한국의 문화다양성을 증진하고자 2012년 시범사업을 거쳐

지난해 12개 지역에서 실시한 무지개다리 사업은 올해는 성북 구로 인

천 부천 인천 경기 안양 오산 대전 충북 전북 광주 전남 경남 부

산 김해 및 제주를 포함한 17개 문화재단을 중심으로 지역의 고유한

문화자원을 활용한 특색 있는 100여 개의 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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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점기획 | 무지개다리 사업 아시아 여행자 학교

쌍방향 문화 소개hellip ldquo서로의 편견 없애요rdquo

올해 한국생활 7년째를 맞는 작드 허르러(33middot부산 사상구

주례동) 씨는 지난해 9월 부산시 사상구 사상여성인력개

발센터에서 열린 lsquo아시아 여행자 학교rsquo를 생각하면 지금도 흐뭇해

진다 몽골 전통춤 공연과 함께 시작된 그날 행사에서 작드 씨는

다른 몽골 이주여성과 번갈아 강연자로 무대에 올라 사진과 함

께 몽골의 현대화를 소개했다

ldquo사람들이 놀랐어요 몽골에 도시도 있고 공장도 있느냐고요

행사장에 저희 가족도 왔고 같이 일하는 친구들도 왔어요rdquo

한국인 남편과 결혼해 다섯 살 아들을 둔 작드 씨는 ldquo몽골을

바르게 알릴 수 있는 기회를 준 lsquo아시아 여행자 학교rsquo에 감사한다rdquo

고 말했다

부산문화재단이 2012년부터 운영해 온 lsquo아시아 여행자 학교rsquo는

이주민이 한국문화를 받아들이고 배워야 한다는 기존의 발상에

서 벗어나 서로에 대해 배우고 알아간다는 의미를 담고 있는 문

화 다양성 사업이다 강연 형식으로 결혼middot출생middot축제 관련 풍습

을 소개하기도 하고 사진전시회 전통의상 입어보기 전통음식

먹어보기 같은 문화체험 행사도 함께 열린다 지난해 lsquo아시아 여

행자 학교rsquo는 9월 중순부터 연말까지 사상여성인력개발센터 내

강당에서 매주 토요일 혹은 일요일 캄보디아 베트남 몽골 인

도 미얀마 인도네시아를 주제로 운영됐다

부산문화재단 문화복지팀의 고윤정 주임은 ldquo객석에는 아내

손에 이끌려 온 한국인 남편이나 자녀 시부모 친구들이 많았

부산문화재단 사진전시회middot전통음식 먹어보기 등 문화체험 행사도 가져

부산문화재단

한국인과 다문화 이주민 간의 쌍방향 문화소통 방안으로 이뤄진 부산문화재단의 lsquo아시아 여행자 학교rsquo 지난해 행사 모습 올해에는 더 많은 이들의 참여를 위해 lsquo지구촌 여행자 학교rsquo로 이름을 바꿔 열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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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해 6월 부산시가 개소한 복합문화공간 lsquo사상인디스테이션rsquo 1층

에 들어선 문화 카페다 부산 시내의 주한외국영사관middot주한외국

문화원 등과 대학 문화동아리 지역 예술가단체 등 30여 곳에 이

르는 지역문화자원을 발굴해 협력 연결망을 구축 이주민에게 문

화강습과 장비 등을 제공했다

이러한 지원에 힘입어 부산지역 이주민 공동체에서는 자발적

문화활동이 싹을 틔우고 있다 그 대표적 사례가 베트남어 방송

팟캐스트(인터넷방송) lsquo띵노이벳(Tien noi Viet)rsquo이다 기획middot제작middot

진행까지 베트남 출신 이주민의 손으로 만들어지는 lsquo띵노이벳rsquo은

한국생활의 애환에서부터 은행middot대중교통 이용방법 같은 생활정

보는 물론 베트남 대중음악도 다룬다 현재 회당 2500이 넘는

다운로드 수를 기록할 정도로 인기를 얻고 있다

부산문화재단은 올해 lsquo무지개다리 지원사업rsquo 선정으로 더욱 힘

을 얻은 lsquo다섯 손가락rsquo 프로젝트의 주안점을 두 가지로 잡고 있다

하나는 지역 내 이주민 문화공간에 예산과 프로그램을 지원해

자발적 문화모임을 더 키우겠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이주민

모임과 지역 문화예술단체 간 교류협력을 증진시켜 활동의 지속

성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이주민들의 참여 확대를 위해 lsquo아시아

여행자 학교rsquo도 lsquo지구촌 여행자 학교rsquo로 간판을 바꿔 달게 된다 또

매월 특정 국가를 테마로 진행해 사업 성격을 분명히 하고 홍보

가 쉽도록 할 계획이다

고 주임은 ldquo사업 대상을 부산에서 경남권까지 확대하고 페이

스북이나 트위터 같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한 정보제

공 방안도 준비 중에 있다rdquo고 말했다 글middot남창희 객원기자

다rdquo고 전했다 ldquo서먹해하던 사람들이 함께 춤을 추고 음식을 나

눠 먹으며 가족처럼 가까워지더군요 행사 도중 그간의 오해를

해소하기도 했어요 아내의 모국에 대해 lsquo문화적으로 뒤떨어져 있

다rsquo는 편견을 버리게 됐다는 한국인 남편도 있었습니다rdquo

rsquo다섯 손가락rsquo 사업 일부hellip 올 lsquo지구촌 여행자 학교rsquo로 확대

인구 350만명의 국제항구도시 부산에는 2013년 1월 기준으로 거

주 외국인이 5만1617명에 이른다 부산 인구 70명당 한 명 꼴이

다 과거 초량동middot중앙동 중심이었던 외국인 거주지역도 최근에

는 외국인 근로자가 밀집한 사상구middot강서구 유학생middot영미권 이주

민이 많은 해운대와 대학가 결혼이주 여성이 몰린 저소득층 밀

집지역으로 다양해졌다 그만큼 문화적 수요도 다양해졌다

부산문화재단에서는 이러한 지역적 특성에 따라 2012년부터

이주민 대상 문화복지사업 lsquo다섯 손가락rsquo 프로젝트를 운영해 오고

있다 lsquo아시아 문화 학교rsquo 도 lsquo다섯 손가락rsquo 프로젝트의 일환이다

차별 없는 사랑으로 이주민에게 다가가겠다는 의미를 가진 lsquo다

섯 손가락rsquo 프로젝트는 기존 다문화 사업의 한국 동화주의를 벗

어나 쌍방향 문화소통을 도모했다는 점이 높이 평가돼 문화체육

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이 주관하는 문화

다양성 확산을 위한 lsquo2014년 무지개다리 지원사업rsquo 공모에서 3년

연속 선정됐다

lsquo아시아 여행자 학교rsquo 등 문화교류 행사와 더불어 lsquo다섯 손가락rsquo

프로젝트로 진행된 것이 이주민의 문화복지를 증진시키기 위한

거점공간 조성middot운영과 지원middot협력 네트워크 결성이다 재단은 그

동안 고정된 문화공간이 없었던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부산시

내 문화센터 복지기관 외국인 음식점과 상점 등 72곳을 찾아다

니며 장소 대여 등 협력체계를 구축했다

이주민 문화공간 lsquo카페 무지개rsquo도 조성했다 lsquo카페 무지개rsquo는 지

쌍방향 문화 소개hellip ldquo서로의 편견 없애요rdquo

부산문화재단

부산지역 베트남어 방송 팟캐스트 lsquo띵노이벳rsquo 제작진들

부산문화재단 051-744-7707 홈페이지 bscf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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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2014414 위클리 공감

중점기획 | 무지개다리 사업 lsquo경계 없는 프로젝트 결합rsquo

ldquo지켜봐 주세요 다름은 장애가 아녜요rdquo

자폐성 장애 판정을 받은 곽규섭 씨는 다섯 살 때부터 끊임

없이 노트에 무언가를 그렸다 약초 허브 100년 후 지하

철 노선도 등 관심 분야도 다양했다 말이 사람들의 소통수단이

듯 그림은 곽 씨가 세상과 소통하는 방식 중 하나였다 하지만 그

의 어머니는 끊임없이 그리는 그림을 장애의 한 증상으로 생각해

주기적으로 박스에 버리곤 했다

그러던 중 곽 씨는 2008년 비영리 예술단체 lsquo로사이드(Raw+

Side)rsquo의 공동대표인 김효나 씨를 만났다 김 씨는 곽 씨의 그림이

재미있다고 생각해 그가 편하게 그릴 수 있게 종이를 충분히 놓

아두도록 했다 빈 종이는 몇 달 사이에 수백 개의 캐릭터로 채워

졌다 박스 속에 있던 그의 그림은 lsquo에이블 아트(장애인 예술)rsquo로

거듭났다 곽 씨가 그린 200여 명의 캐릭터로 lt키티와 튤립gt이라

는 제목의 애니메이션이 제작되기도 했다

lsquo에이블 아트rsquo를 지원하는 lsquo경계 없는 프로젝트 결합rsquo은 문화체

육관광부와 성북문화재단이 함께하는 lsquo무지개다리 사업rsquo 중 하나

이다 자폐성 장애를 가진 예술가들이 창작활동을 통해 세상과

소통하게 하자는 취지로 시작됐다 지난해 성북문화재단이 로사

이드를 후원하고 공동 주관하는 방식으로 처음 진행돼 올해도

이어나갈 계획이다 로사이드는 lsquo에이블 아트rsquo가 끊임없이 진화해

나간다는 의미로 이를 lsquo어떤 아트rsquo라 이름 짓고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성북문화재단의 lsquo경계 없는 프로젝트rsquo를 통해 자폐성 장애를

성북문화재단 장애middot국적을 넘어 문화로 하나되는 다양한 프로그램 성과

성북문화재단

다양한 국적의 이주 여성들이 모인 성북문화재단의 lsquo돌곶이 노래단rsquo 프로그램 언어도 문화도 낯설어 힘들어하는 이주 여성들의 마음을 노래로 즐겁게 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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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 공감 2014414 19

했다

lsquo세상의 요리 우리집 요리사rsquo는 서로 다른 문화를 가진 이주 여

성들에게 요리를 배우는 프로그램이다 성북문화재단의 lsquo무지개

다리 사업rsquo에 요리가 선정된 계기는 lsquo음식을 함께 만들고 나누어

먹는 것rsquo의 중요성이었다 몽골 필리핀 중국 캄보디아 등지에서

온 강사들에게 매주 요리를 배우고 다 만들면 강사와 학생들이

함께 나눠 먹으며 서로간의 정을 키웠다 강사로 활동하는 몽골

출신의 서드초롱 씨는 ldquo몽골 문화도 알릴 수 있고 선생님이 되어

가르쳐 줄 수 있어 이 일을 계속 하고 싶다rdquo고 말했다

성북문화재단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다양한 lsquo무지개다리 사

업rsquo을 새롭게 추진한다 소리여행 워크숍 lsquo여기 들리나요rsquo는 장애

인들이 재활용품으로 사물 특유의 소리를 내며 함께 문제의식을

나누는 자리로 진행된다 한국과 일본의 lsquo히키코모리(은둔형 외

톨이)rsquo 청년들이 주체적으로 영화감상회 소모임 등 축제를 여는

lsquo청춘의 재시도rsquo도 올해 처음 도입됐다 그밖에 청소년 공유축제

문화다양성 공감영화제 시를 매개로 소통하는 lsquo리얼 다이얼로

그rsquo 등이 추진될 예정이다

하반기에는 도입된 다양한 프로그램의 성과를 나누는 lsquo심연middot

향연rsquo 축제가 함께 열린다 한 해 만들어진 다양한 문화의 결과물

들을 한자리에 모으고 지역주민과 함께 나눌 계획이다

lsquo무지개다리 사업rsquo을 담당하는 성북문화재단의 김진만 대리는

ldquo이주민 유학생 예술가 장애인 아티스트 등 다양한 문화 주체

들을 발굴해 지역주민 등과 네트워크를 이루는 것이 목표rdquo라고

강조했다 글middot남형도 기자

가진 다수의 예술가들이 활발한 작품활동을 펼치고 있다 lsquo장애rsquo

가 아닌 lsquo다름rsquo으로 여기고 지켜봐 준 덕분이다 이를 위해 다양한

분야의 예술가들이 아트 서포터로 함께하며 이들과 함께 창작작

업을 진행했다

로사이드 아트 서포터인 최선영 씨는 중학교 1학년 때 자폐성

예술가인 김동현 씨를 만났다 김 씨는 lsquo석탄을 연료로 운행하는

지하철rsquo 등 참신하고 다양한 작품을 그렸다 이들의 작품은 아트

상품으로 만들어져 판매되기도 한다 최 씨는 ldquo아트 서포터로 함

께하면서 장애가 아니라 다양한 것 중 하나라고 인정하는 법을

배우게 됐다rdquo고 말했다

lsquo경계 없는 프로젝트rsquo 이외에도 성북문화재단은 다양한 lsquo무지

개다리 사업rsquo을 추진 중이다 장애인 다문화가정 여성과 자녀 유

학생 등이 주된 대상이다 이들과 함께 언어 노래 요리 몸짓 등

문화를 통해 소통한다 평소 교류할 기회가 적었던 이들과 문화

활동으로 어우러지는 새로운 관계를 맺고 서로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올해 lsquo장애인 소리여행rsquo 등 7개 프로그램 새로 시작

지난해 추진됐던 lsquo돌곶이 노래단rsquo은 대부분 결혼이주 여성이면서

직장에 다니는 워킹맘들로 구성돼 있다 공장에서 단순노동을

하는 이들은 하루종일 아무 말 없이 실밥을 뜯는 경우가 많았다

다른 언어와 문화 모국에 대한 향수 등으로 인한 외로움과 울분

을 lsquo돌곶이 노래단rsquo은 노래로 풀어낸다 단원들이 함께 노래 부르

고 어깨를 들썩이며 흥을 돋우는 사이 삶의 고단함을 잊는다

캄보디아에서 온 모으테비 씨는 ldquo일도 육아도 힘들지만 춤추

는 시간만큼은 정말 즐겁다rdquo고 소감을 말했다 베트남 국적의 팜

몽우엔 씨도 ldquo어릴 적부터 가수가 꿈이었을 만큼 노래를 좋아하

는데 lsquo돌곶이 노래단rsquo에서 노래를 부를 수 있어 행복하다rdquo고 말

성북문화재단

자폐성 장애를 가진 김동현 작가가 그린 작품 지하철 노선 그리기를 좋아하는 김 작가가 경주의 노선을 상상해 표현한 그림이다

18-19-중점-장애를 넘다indd 19 2014-04-11 오전 14418

21-도비라indd 12 2014-04-11 오전 14459

기획특집

실력과 열정으로 뭉친

ldquo나는 여성 과학기술인이다rdquo

경제활동에 참여하는

여성들이 늘어나고 있지만

과학기술 분야에

종사하는 여성을 찾기란

쉽지 않습니다

기술middot공학middot과학 분야는

남성적 영역이라는 인식이 여전하고

결혼과 출산 육아 등으로

경력이 단절되는 경우도 많기 때문입니다

  

과학기술 분야에서

활약하거나 경력 단절에서 돌아온

여성 과학기술인들을 만났습니다

이들은 하나같이 여성의

섬세함과 친화력이

한국 과학 발전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다고 말합니다

과학기술 분야에서

여성들의 활약이

더욱 많아지기를 기대합니다

일러스트middot이철원

21-도비라indd 13 2014-04-11 오전 14502

22 2014414 위클리 공감

ldquo여 성과학기술인 육성은 국가적 과제이다rdquo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해 8월 열린 국제여성과학기술인

대회(BIEN 2013)에서 한 말이다 박 대통령은 ldquo여성의 섬세한 감

성과 기술은 창조경제의 중요한 자산rdquo이라며 ldquo능력 있는 여성 인

재들이 출산과 양육 때문에 꿈을 포기하지 않고 경력 단절이 발

생하지 않도록 적극 지원하겠다rdquo고 약속했다

창조경제를 이끌 핵심으로 꼽히는 여성과학기술인의 사회활

동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남성에 비

해 여전히 낮은 수준이며 짧은 근속기간에 이직이나 퇴직하는

경향도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미래창조과학부(이하 미래부)에 따르면 2012년 말 기준으로

공공 연구기관과 대학 기업연구소 등 과학기술계에 진출해 있는

여성은 4만2323명으로 전체 과학기술인의 190퍼센트인 것으로

조사됐다 전년도 여성과학기술인의 재직 비율보다 16퍼센트포

인트 늘어난 수치다 2012년 신규 채용된 여성과학기술인은

5651명으로 과학기술계 전체 취업자의 246퍼센트를 차지했다

여성과학기술인 재직middot승진middot보직자 비율 증가 추세

여성과학기술인들이 연구소장이나 책임연구원 등 기관에서 보

직을 받은 사례도 소폭 늘었다 2012년 말 기준으로 주요 보직을

가진 여성과학기술인은 2134명으로 전년에 비해 01퍼센트포인

트 늘었다 전체 보직자 가운데 70퍼센트였다

여성 보직자 비율은 2006년 이후 07퍼센트포인트 증가했으

며 2008년 이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승진자 비율은 전년

보다 11퍼센트포인트 오른 118퍼센트(1216명)로 집계됐다

연구과제 책임자의 여성 비율도 비슷한 경향을 보였다 연구과

제 책임자 규모는 8915명으로 전년 대비 07퍼센트포인트 증가

해 2201명(78퍼센트)에 달했다

고학력 여성과학기술인 육성도 성과를 보이고 있다 이공계

대학 입학 여학생 비율은 2006년 이후 등락을 반복하다 최근 2

년 연속 감소했으나 2008년과 비교하면 04퍼센트포인트 증가

한 270퍼센트를 기록했다 대학교 이공계 전공분야 여학생 수는

22만6692명으로 전체 학위과정 학생의 284퍼센트를 차지했다

눈여겨볼 것은 석middot박사 등 고학력 여성과학기술인이 늘어나

고 있다는 점이다 2012년 말 기준으로 이공계 전공 석사 학위과

정 졸업자는 5656명으로 전년 대비 293명(54퍼센트) 박사 학

ldquo여성의 감성middot기술은 창조경제 자산rdquo박근혜 대통령 ldquo출산middot양육으로 꿈 포기 않고 경력단절 없도록 적극 지원rdquo

과학기술 여성파워시대기획특집

자료middot미래창조과학부

여성과학기술인 전체 재직현황(2009~2012)

2009

총 33991명

19934

14057

2010

총 36360명

19526

16834

2011

총 37688명

20747

16941

2012

총 42323명

21708

20615

106

173

311

173

308

174

312

190

333

114 112130

비정규직 여성정규직 여성 정규직 여성

전체 과학기술인 중 여성 비율비정규직 여성

22-23-기획-총론indd 22 2014-04-11 오전 14621

위클리 공감 2014414 23

위과정 졸업자는 1127명으로 전년 대비 58명(54퍼센트) 늘어

났다

수적인 증가세에도 불구하고 여성과학기술인은 기관 유형에

관계없이 근속기간 3년 미만의 단기 이middot퇴직 경향이 높았다 민

간 기업연구소와 이공계 대학은 3년 미만 이middot퇴직 비율이 각각

564퍼센트와 552퍼센트에 달했고 공공 연구기관도 329퍼센

트로 전체 이middot퇴직자 중 큰 비중을 차지했다

이처럼 여성과학기술인의 사회middot경제활동 지속성이 남성에 비

해 많이 저조한 이유는 여성과학기술인 롤모델 부재와 결혼 이후

생애주기로 인한 경력 단절 때문이다

ldquo일과 가정 양립시킬 수 있는 환경 조성에 노력rdquo

실제 과학기술인으로서 전문성을 갖추기 위해서는 학부 과정 4

년과 석middot박사 과정 5~7년을 거쳐 외국유학까지 일반적으로 10

년 이상의 시간이 필요하다

결국 평균 나이 32~35세가 되어 결혼 적령기를 넘어서게 되

고 가임 가능성도 상당히 감소한다 여성으로서의 삶과 과학기

술인으로서의 전문성이라는 양갈래 길에서 고학력 여성과학기

술인들의 고민은 커질 수밖에 없다 박 대통령이 경력단절 여성

의 지원을 강조한 이유이다

현재 정부는 미래부 산하 한국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를 통

해 여성과학기술인들을 위한 다양한 지원프로그램을 개발 제공

하고 있다

미래창조과학부 미래인재기반과 정동준 사무관은 ldquo여성과학

기술인들의 신규 채용 및 보직middot승진자 비율이 증가한 것은 매우

바람직하다rdquo며 ldquo더욱 많은 여성과학기술인들이 일과 가정을 양립

시킬 수 있는 환경에서 연구하도록 제도적 지원을 다하겠다rdquo고 말

했다 글middot최재필 기자

한국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

여성과학기술인 육성과 지원의 첨병 역할

여성과학기술인 육성과 지원의 첨병은 미래창조과학부 산하 재단법인

한국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WISETmiddotCenter for Women in Science

Engineering and Technology 이하 위셋)이다

2011년 출범해 올해로 3년째를 맞는 위셋은 여성과학기술인을 위한

정책 및 기획기능 수행은 물론 여성과학기술인의 전 생애주기에 걸친

통합 지원을 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여성과학기술인 지원사업인 lsquo4W

사업rsquo이다 4W 사업은 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WIST) 여성과학기술

인middot여학생 멘토링 프로그램(WISE) 여학생 공학교육선도대학지원사업

(WIE) 여성공학기술인력양성사업(WATCH21)이다

특히 위셋은 여성과학기술인 양성을 위해 다양한 사업을 추진한다

신진과 경력 여성과학기술인력 지원 사업 중middot고middot대학교의 이공계 여

성인재 육성 사업 등이 주요 내용이다

이를 위해 공학분야 진학 촉진을 위한 여학생 공학주간 행사를 전국

적인 규모로 운영하고 있고 여대학(원)생 공학연구팀제와 멘토링 펠로

우 프로그램을 통해 이공계 여성들을 위한 창의적인 경험도 제공한다

또한 프로그램 형태였던 위셋 아카데미를 사업화시켜 좀 더 체계적

으로 운영한다 2월부터 시작된 위셋 아카데미는 올해 과학기술 분야

여성 일자리 창출을 목표로 대학생 미취업자 경력단절여성 비정규직

등 이공계 여성 3500명 교육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아카데미 운영내용

은 경력단계별로 3단계 주기(경력단절 복귀rarr경력도약 성장rarr리더양

성)로 나눠 짜여졌다

진로진학상담교사협의회와 업무협약(MOU)을 맺어 전국 진로진학

상담교사를 통해 이공계 분야에 대한 기회를 알리고 특히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가진 여성과기인을 위해 글로벌 스타트업(Start-up) 과정을

지원할 계획도 갖고 있다

이밖에도 고용기관과 구직자 사이의 중개 네트워킹 기회 제공과

일middot가정 양립 운영모델 개발 벤처와 협동조합 설립 지원 사업 등 여성

과학기술인의 역량 함양을 위한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과 네트워킹 기

회도 제공한다

문의 02-6411-1000 wwwwisetr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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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2014414 위클리 공감

대 전시 유성구에 본부를 둔 국방과학연구소는 국내 유일의

국방연구개발 전문기관이다 주성진(50) 박사는 국방과학

연구소의 제1호 여성 연구원이다

ldquo운이 좋았어요 대학 졸업 무렵 남자 동기들이 병역특례기관

인 국방과학연구소에 지원하는 모습을 보고 함께 지원했는데

동기들은 군대 보내고 제가 들어오게 된 거예요 하하rdquo

주 박사를 국방과학연구소 인근 대전국립현충원의 호국장비

야외전시장에서 만났다 전시장의 구형 전투기와 초계기 등의 모

습은 지금의 국방과학연구소 이미지와 대조적이다 자주국방을

목표로 1970년 설립된 국방과학연구소는 우리의 국방과학기술

수준을 세계 230여 국가 중 10위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데 중추

적 역할을 해 왔다

한양대 수학과를 졸업한 주 박사는 1989년 2월 연구소에 입

소 그간 국무총리 표창 여성과학자상 국방부 장관 표창 방위

사업청장 표창 국방과학상 등을 수상했다

ldquo대부분의 무기체계 관련 연구는 수많은 연구원의 협력으로

개발됩니다 그 과정에서 수상도 하게 된 것이죠rdquo

국방과학연구소는 대덕특구의 30개 정부출연연구기관 중 유

일한 국방부 산하 기관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덕특구에서

가장 여성친화적인 연구기관으로 꼽힌다 그 중심에는 주 박사를

중심으로 한 여성 연구원들의 적극적인 활동이 있었다 약 3천명

의 국방과학연구소 직원 가운데 여성이 약 300명이고 이 중 100

명 정도가 연구원이다

ldquo제가 연구소에 들어왔을 때에는 여자화장실이 없는 건물도

있었지만 지금은 새로 건물을 지을 때 모성보호실을 어디에 둘

지부터 고려할 정도로 여성친화적인 기관으로 변모했습니다rdquo

국방과학연구소는 2008년 4월 여성개발위원회를 정식 조직

으로 구성해 이 위원회를 중심으로 일middot가정 양립을 위한 활동을

과학기술 여성파워시대 국책기관 연구직기획특집

추진해 왔다 그간 대전 본부 내에 7개의 모성보호실을 설치했으

며 남성 직원을 위한 lsquo배우자 출산휴가제rsquo 도입을 이끌었다

또한 대전시 초middot중middot고교를 대상으로 과학특강 이공계 여대생

과의 멘토링 활동 연구소 내 경력 멘토링 활동 등을 추진했다

주 박사는 대한여성과학기술인회 수석총무 등 외부활동을 통해

서도 여성친화적인 연구개발 환경 조성에 힘쓰고 있다

ldquo대덕특구 내 10여 개 연구원 대표들이 월 1회 정기적으로 모임

을 갖고 여성친화적인 연구환경 조성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고 있

습니다 어떤 때에는 벤치마킹을 하면 쉽게 풀리는 일도 있어요rdquo

그는 lt누가 뭐래도 우리는 간다 이공계를 지망하는 여학생

을 위한 여성과학자 20인의 멘토링gt에 공저자로 참여(2010년)하

는 등 이공계 여대생들의 멘토로 활발히 활동해 왔다 그 역시 같

은 연구단지 연구원이던 남편과 결혼해 아들 둘을 키우면서 일

을 병행하는 어려움도 적지 않았다고 했다

ldquo똑같은 말을 해도 여자라서 그러나 하는 시각도 있었고 여자

를 출장 보내도 괜찮을까 하는 걱정도 있었지요 아직도 이공학

분야에서 여성은 소수에 해당합니다rdquo

ldquo위기가 기회 일단 하고 본다rdquo가 첫번째 신조

주 박사는 이공계 여대생들에게 멘토로 활동하며 가장 많이 들

려주는 말이 ldquo신조를 가져라rdquo라고 했다 그의 첫번째 신조는 lsquo위기

가 기회rsquo이다 주 박사는 원래 고교 때 문과였다가 너무나 수학 공

부가 하고 싶어 수학과를 지원했다 그런데 막상 대학에 가니 수

학2와 물리를 배우지 않아 애를 먹었다 이를 밤샘 공부로 극복

했다 그랬더니 오히려 동기들보다 실력이 나아지더라는 것이다

ldquo연구소 선택도 일종의 위기였어요 어릴 때부터 장난감 무기

를 갖고 놀고 군 복무를 해야 하는 남자들에게 무기는 lsquo본능rsquo에 가

까웠지만 여자인 저는 일일이 공부하고 외워야 했으니까요 하

ldquo국방기술 발전에 기여하는 보람 가져rdquo국방과학연구소 첫 여성 연구원 주성진 박사 ldquo신조를 갖고 넓은 눈으로 도전하라rdquo

24-25-기획-주성진indd 24 2014-04-11 오전 14718

위클리 공감 2014414 25

김성

태 기

지만 그걸 공부로 극복하니 상도 받고 자리를 찾게 되더군요rdquo

이와 함께 lsquo이건 죽어도 아니다가 아니라면 일단 해 본다rsquo 그리

고 lt채근담(菜根譚)gt의 한 구절인 lsquo독수리는 조는 듯이 앉아 있

고 호랑이는 앓는 듯이 걷는다(응립여수 호행사병 鷹立如睡

虎行似病)rsquo를 신조로 꼽았다

ldquo독수리와 호랑이는 나는 것 걷는 것의 왕인데도 평소 모습은

초라하지요 이를 통해 두 가지 교훈을 얻는데 하나는 평소 내가

발톱 세우고 이빨 보이면 친구가 없다는 의미이고 또 다른 의미

는 남 역시 겉은 초라해 보여도 그 안에 독수리와 호랑이의 위엄

을 갖고 있을 수 있다는 교훈입니다 이 말에 학생들이 많이 공감

하더군요rdquo

여성 불모지에서 이 같은 깨달음을 얻으며 자신의 영역을 구

축해 온 주 박사는 현재 대외협력실장을 맡고 있다

ldquo최근 국방연구개발의 패러다임이 민간 참여 개방형 연구개발

을 지향하고 도전적middot창의적인 신기술 개방을 추진하는 방향으

로 바뀌고 있습니다rdquo

국방과학연구소는 지난 40년간 보이지 않는 곳에서 국방의 초

석을 닦았을 뿐 아니라 390여 개의 국방 기술을 민간과 방위산

업체로 이전하여 1조1200억원의 부가가치를 창출했다 주 박사

는 대외협력실장으로서 오는 5월 31일 경기도 일산 킨텍스에서

민군기술협력 페스티벌과 연계해 열리는 국방기술거래장터

(DTiMS) 게재 기술을 활용한 lsquo청년창업 경진대회 및 사업화 아

이디어rsquo 사업 진행도 맡았다

ldquo이공계 여대생뿐만 아니라 모든 남녀 지원자들에게 하는 말

이지만 우리 연구소에는 문middot이과 모든 전공자가 일하고 있습니

다 다른 연구소들도 lsquo정보rsquo나 lsquo한의학rsquo 등 이름이 붙는다고 관련

전공자만 선발하는 게 아니니 시야를 넓게 가지고 도전하기 바랍

니다rdquo 글middot박경아 기자

국방과학연구소의 첫 여성 연구원인 주성진 박사는 자신의 연구가 국가 안보에 보탬이 됐다는 것에 보람을 느낀다며 여성 이공계인들에게 소신을 갖고 넓은 눈으로 연구기관에 도전해 볼 것을 조언했다

24-25-기획-주성진indd 25 2014-04-11 오전 14722

26 2014414 위클리 공감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뇌과학연구소 신경과학연구단

의 허여울(31) 박사는 올해 2월 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

(UST)를 졸업한 젊은 과학자다 박사후 과정을 밟으며 이제 막

과학자로서의 첫발을 내디딘 그에게 최근 좋은 소식이 날아들었

다 미국 해양생물연구소(MBL)가 주관하는 lsquo그라스 펠로우십

프로그램rsquo에 선발된 것이다 MBL은 55명의 노벨상 수상자를 배

출한 세계적인 비영리 사립연구소다

MBL 그라스 펠로우십은 신경과학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두

각을 나타내는 소수의 젊은 연구자들을 글로벌 석학들과 연결해

네트워크를 구축토록 하고 실험실을 직접 운영하는 기회를 제공

하는 프로그램이다 우수한 인력에게 체계적인 프로그램을 제공

할 뿐 아니라 체류비와 연구 비용 일체를 지원하는 것으로 유명

하다 전 세계 지원자들 가운데 매년 10명 안팎의 연구자만 선발

하는 이 프로그램에 국내 석middot박사 출신이 선발된 것은 이번이 처

음이다

허 박사는 ldquo지난해 MBL 교류프로그램에 참여했을 때 그라스

펠로우십 프로그램에 대해 처음으로 알게 됐다rdquo며 ldquo직접 실험실

을 구성해 주도적으로 연구할 수 있고 세계적인 연구자들과 교

류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어 기쁘다rdquo고 말했다 그는 ldquo3개월이

라는 비교적 짧은 기간 동안 수행하기에 의미 있는 프로젝트를

한국에서는 건강식품으로 분류되는 오미자차 인삼차 등 건강보

조식품을 일본에서 판매하기 위해서는 약사법에 의한 제조middot판

매middot수입 면허 및 허가middot승인이 필요하다 일본의 복잡한 수입 및 허가 절

차로 인해 많은 한국업체들이 오미자차 인삼차 수출을 포기하고 있다

(위생 및 식품 검역조치 사례)

허여울 박사는 5월부터 3개월 간 세계적인 석학들과 함께 신경과학 연구에 매진할 계획이다

과학기술 여성파워시대 세계로 나아가다기획특집

ldquo섬세하고 꼼꼼함과학분야엔 장점rdquo

KIST 허여울 박사 국내파 박사 최초 미국 해양생물연 구소 lsquo그라스 펠로우십rsquo 뽑혀

26-27-기획-허여울indd 26 2014-04-11 오전 14803

위클리 공감 2014414 27

제시한 것이 주효했던 것 같다rdquo고 덧붙였다

허 박사는 박사학위 과정 중 관심을 가진 통증 관련 연구를 주

제로 제안서를 작성했다 그는 오는 5월부터 8월까지 MBL에서

대뇌 피질 내에 있는 다양한 신경세포들 중 통증 감소와 관련된

세포의 종류를 밝히는 일을 하게 된다

허 박사는 ldquo세포들이 특정 자극에 어떻게 반응하는지 알아보

고 특정 자극이 통증의 감소를 가져오는 작동 메커니즘을 규명

하는 연구를 진행할 예정rdquo이라며 눈을 반짝였다

ldquo고교 졸업 무렵엔 이공계 기피현상에 진로 고민도rdquo

허 박사는 국내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미국 오하이오주 그린넬대

학에 진학해 생화학을 전공했다 사람이 어떻게 생각을 하게 되

는지 그 원리가 궁금해 관련 수업을 수강한 것을 계기로 신경과

학 분야의 길로 접어들었다 그는 ldquo생물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화

학 공부가 필수라는 말에 기초과학 분야인 생화학을 전공으로

택했다rdquo며 ldquo반면 신경과학은 수학middot물리middot생물middot기계 등 학생들의

출신 전공이 저마다 다를 정도로 광범위한 융합적인 영역이라 흥

미로웠다rdquo고 말했다

학부를 마친 후 한국으로 돌아와 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

석middot박사 통합과정에 진학했다 주변 유학생들이 주로 해외 석middot박

사 과정을 선호하는 것과 달리 국내 대학을 선택한 것이다 허 박

사는 ldquoUST 신경과학 전공의 경우 커리큘럼과 강의의 질이 해외

석middot박사 통합과정과 견줄 만하도록 짜임새 있게 짜여져 있다rdquo며

ldquo여러 연구원들로 이루어져 있는 학교인 만큼 다른 전공의 학생

들과 교류를 장려하여 타 전공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요즘에

화두가 되는 융합연구를 진행하기에 유리한 면이 있다rdquo고 말했

다 국가 연구소인 만큼 최신 연구장비가 잘 갖춰져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었다

한국에서 대학을 나왔다면 lsquo02학번rsquo이었을 그는 ldquo고등학교를

졸업할 당시 학생들의 이공계 기피현상이 심해 진로에 대한 고민

도 많았다rdquo고 말했다 어려운 연구 환경과 과학자에 대한 인식 부

족이 가장 큰 문제였다 그는 ldquo아직까지 의사나 다른 전문직에 비

해 과학자에 대한 대우가 좋지 않은 게 국내 현실rdquo이라며 ldquo기초

학문을 연구하는 과학자들이 자부심을 갖고 일할 수 있도록 환

경이 개선됐으면 좋겠다rdquo고 말했다

어려운 현실과 달리 성별을 떠나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기에 과

학만큼 객관적인 분야도 없을 것이라는 게 허 박사의 생각이다

그는 ldquo과학의 긍정적인 면 중 하나가 세계 어느 나라 사람과도 과

학이라는 관심 분야 하나로 교류하고 공동 연구를 할 수 있다는

점rdquo이라며 ldquo국적이나 나이 성별로 차별당할 일이 없다rdquo고 말했

다 그는 ldquo오히려 여성 특유의 섬세함과 꼼꼼한 일 처리 능력이

과학에 있어서는 장점으로 작용할 때가 많다rdquo고 덧붙였다

허 박사는 MBL 파견을 앞두고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그는

ldquo책임자급 연구원이 되기 전에 스스로 계획을 세워 연구할 기회

가 생겨 기쁘다rdquo며 ldquo이번 펠로우십 경험과 네트워크를 잘 활용해

앞으로도 계속 미지의 세계인 신경과학 분야에서 인류에 도움이

되는 연구 성과를 내고 싶다rdquo고 포부를 밝혔다

올 여름 세계적인 연구소에서 연구에 매진할 생각에 들뜬 그

는 lsquo여성rsquo이나 lsquo국내 최초rsquo라는 타이틀을 제하더라도 충분히 빛나

는 과학자의 모습 그대로였다 글middot허정연 사진middot지미연 기자

KIST 허여울 박사 국내파 박사 최초 미국 해양생물연 구소 lsquo그라스 펠로우십rsquo 뽑혀

26-27-기획-허여울indd 27 2014-04-11 오전 14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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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기술 여성파워시대 ITmiddot문화 융합 시도기획특집

서울대 라틴아메리카연구소의 백미숙 문화기획팀장은 통신

기술 개발의 선구자다 1980년대 중반 대덕연구단지에서

유선전화 교환기를 개발한 것을 시작으로 이동통신 화상통신

데이터통신 무선랜 공유기에 이르기까지 20여 년 넘게 통신장

비 개발을 주도해 왔다 백 팀장의 연구를 통해 통신기술 분야에

등록돼 있는 특허만도 7건이다 2011년부터 그는 오랜 꿈이었던

문화기획을 맡아 IT연구 경험을 살려 문화와 융합하기 위해 새롭

게 도전 중이다

그의 첫 연구 성과인 전전자교환기(TDX-10)는 각 가정에 유

선전화 공급을 늘리는 데 큰 기여를 했다 전전자교환기는 쉽게

말해 통화할 수 있게 연결해 주는 컴퓨터로 교환기 개발 전인

1980년대 초반만 해도 국내 기술이 없어 미국middot스웨덴 등의 수입

통신장비에 의존해야 했다 백 팀장은 대덕연구단지 연구원으로

국산 교환기를 개발하는 데 참여해 성공했다 그는 ldquo국산 교환기

개발로 유선전화를 어느 집에서나 쓸 수 있게 돼 자긍심도 있었

다rdquo고 말했다

10여 년 넘게 대덕연구단지에 있다가 1997년부터 2006년까지

대기업과 벤처기업 등을 거치며 통신기술 연구에 매진했다 휴대

폰이 막 상용화될 무렵인 1990년대 후반 현대전자(현 SK하이닉

스)의 책임연구원으로 이미 화상통신과 데이터통신용 핵심망 개

발을 마쳤다 벤처기업인 아이피원에서는 국내 처음으로 무선랜

공유기를 개발하는 데 성공해 KT에 납품하기도 했다 그 덕분에

아이피원은 매출 150억원 직원 수 50여 명의 회사로 성장했다

백 팀장은 ldquo통신기술은 빠르게 변하기 때문에 늘 현재 쓰는 기술

보다 한 발 앞서 고민해야 했다rdquo고 말했다

오랜 연구 성과로만 보면 과학자가 천성인 것 같지만 원래 그

의 꿈은 예술가였다 머리 속의 생각을 마음대로 그려낼 수 있는

화가를 꿈꾸던 무렵 부모님의 반대로 미대 진학은 포기해야 했

ldquo여성인 것을 잊으라 프로정신을 가지라rdquo서울대 라틴아메리카연구소 백미숙 문화기획팀장 ldquo못 이룬 예술가의 꿈이 보여요rdquo

지미연 기자

ldquo현 시대에 가장 필요한 것을 생각하고 만들어내는 게 과학자의 매력이에요rdquo 백미숙 팀장은 20여 년 넘게 통신기술을 연구한 베테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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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ldquo어릴 때 백화점의 쇼윈도를 보며 저 공간에 이야기를 입히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때부터 이미 문화에 관심이 많았던

거죠 벤처기업을 그만둔 후 미국 맨해튼에 갔더니 거리 문화가

흥미로웠습니다 그런 걸 보면서 문화와 IT를 접목하고 싶은 마

음이 들었어요rdquo

인사동 홈페이지 만들며 ITmiddot문화 융합 가능성 느껴

인사동 홈페이지(wwwhiinsacom)를 만든 것은 ITmiddot문화를 융

합하려는 첫 시도였다 문화 강좌를 듣고 축제 기획을 하며 경험

을 쌓다가 우연한 기회에 홈페이지 제작을 맡게 됐다 서울 인사

동을 하나의 브랜드로 만들기 위해서는 정보를 모아놓은 홈페이

지가 필요하다는 생각으로 진행한 프로젝트였다 그의 IT연구 경

험이 강점이 됐다 홈페이지 제작을 마친 후 지난해 종로구청으

로부터 공로상도 받았다

ldquo기술만 알면 사무적인 홈페이지가 되는 경우가 많고 문화만

잘 알면 적재적소에 기술을 활용하기 어렵잖아요 문화와 기술

두 가지를 모두 이해하고 있어서 재미있었어요 lsquo이 정보는 이쯤

에서 찾게 하면 좋겠구나 이 콘텐츠는 이런 방법으로 보여주면

흥미롭겠구나rsquo 하며 홈페이지를 만들 수 있었죠 잘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았을 때 ITmiddot문화 융합에 대한 가능성을 느낄 수 있었

어요 뿌듯했죠rdquo

IT 기술을 기반으로 문화를 생생하게 알리는 것이 백 팀장의

목표 중 하나다 그래서 증강현실이나 가상현실에 관심이 많다

현재는 서울대 라틴아메리카연구소에서 문화기획을 맡고 있다

언젠가는 생생하게 문화체험을 할 수 있도록 증강현실이나 가상

현실 등의 기술을 문화체험용 웹에 구현해 보고 싶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여성 과학자를 꿈꾸는 후배들에게 백 팀장은 ldquo여성인 것을 잊

으라rdquo고 당부했다 ldquo연구를 하다 보면 야근middot밤샘작업middot출장 등이

많아요 여성이 하기 힘든 부분이 분명 있죠 하지만 여성이기 이

전에 프로정신을 갖고 전문가가 되어야 합니다 여성이 아니라 일

하는 사람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뛰어들어야 성과를

낼 수 있죠rdquo 실제 그가 연구했던 한 팀의 경우 16명 중 15명이 남

성이었던 적도 있었다 하지만 백 팀장은 ldquo아이를 함께 돌봐야 해

서 힘들었지만 야근도 밤새는 일도 동료들보다 더 많이 하려 노

력했다rdquo고 말했다

그는 ldquo과학자로 성공하는 데 여성이 갖는 장점도 많다rdquo고 덧붙

였다 그 중 하나로 lsquo직감rsquo을 꼽았다 ldquo연구하면서 여성이 갖는 직

감이 장점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남성은 웬만큼 결과

가 보여야 판단하는 데 비해 여성은 상황의 맥락과 뉘앙스 등을

감지해 연구방향 수정 등에 대한 판단을 빨리 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대개의 여성이 남성보다 섬세하기 때문에 갖는 장점

이죠rdquo

그러면서 과학자가 되더라도 과학뿐 아니라 lsquo융합rsquo을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의료나 건축middot예술middot문화 등 다양한 분야와 과

학이 융합할 때 시너지를 낸다는 것이다 ldquo호기심을 가지고 다양

한 분야를 살펴봐야 합니다 궁금증이 많아야 해요 중요한 것은

호기심에 머무르지 않고 해결 방안까지 같이 고민해야 한다는 점

입니다 정보를 많이 얻고 이를 토대로 분석하는 습관을 길러야

합니다rdquo 글middot남형도 기자

백미숙 팀장이 2012년 만든 인사동 홈페이지(wwwhiinsacom) 초기 화면 1초 간격으로 바뀌는 인사동 사진을 전면에 시원하게 배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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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dquo그 때만 해도 금세 (직장을) 얻을 수 있을 거라 lsquo착각rsquo했지

요rdquo 이화여대 컴퓨터공학과 변해선(38) 연구교수는 요

즘 말로 lsquo경단녀(경력단절 여성의 줄임말)rsquo였다 연년생 두 아이를

키우는 엄마의 삶은 공학관 연구실의 작은 컴퓨터와 집뿐이다

ldquo아이를 둘 키워보면 전혀 다른 세계를 만나게 될 거예요rdquo 변 교

수는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의 지원으

로 복직에 성공하면서 두 마리 토끼를 잡고 있는 lsquo슈퍼 맘rsquo이다

고등학생 시절 컴퓨터 활용이 재미있었다는 변 교수는 소프트

웨어 전문가를 꿈꾸며 하루 9시간 이상 모니터 화면과 씨름했다

대학에 들어가서도 꾸준히 그 길만 고집했다 여성이라 불리하다

는 생각도 전혀 없었다 ldquo제가 학교를 다니던 1990년대 중반만 해

도 한창 인터넷 붐이 일었고 컴퓨터 업계에서는 경쟁력이 있었어

요rdquo 그래서 항상 lsquo하면 되겠구나rsquo 싶은 자신감이 있었다 딱 출산

전까지는 그랬다

박사학위를 받기 이틀 전 첫아이를 낳았다 변 교수는 이때부

터 모든 삶이 계획과는 다르게 흘러가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는

꾸준히 해 왔던 연구를 쉬면 도태된다는 생각에 산후조리 2개월

만에 lsquo박사후 연구원rsquo이 되었다 ldquo생후 3개월도 안 된 아이를 어린

ldquo아이들이 자랑할 엄마과학자 돼야죠rdquo변해선 이화여대 컴퓨터공학과 연구교수 ldquo참 어렵게 이 자리에 돌아왔어요rdquo

지미연 기자

한국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의 lsquo여성 과학인 경력복귀지원 사업rsquo을 통해 현업에 돌아온 변해선 교수는 ldquo(경력단절 기간 동안) 급변하는 IT 분야에서 어린 친구들이나 해외 박사들이 많아 쉽게 뒤처질 수 있다는 생각에 조급했다rdquo고 말했다

과학기술 여성파워시대 경력단절 딛고 복귀기획특집

오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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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에 맡기기 시작했어요rdquo

하지만 첫째를 출산한 지 8개월 둘째가 lsquo덜컥rsquo 생겨 버렸다 연

구 논문을 구상하기도 벅찬 시간 점점 무거워지는 몸을 이끌고

연구와 육아를 감당하기가 어려워졌다 임신 6개월째 그는 연구

실을 떠났다 박사후 연구원 1년차였다 ldquo떠날 때만 해도 금세 복

귀할 수 있을 줄 알았지요rdquo

연년생 두 아이의 육아는 그에게 lsquo충격적rsquo이었다고 한다 ldquo한 아

이만 키우는 것과는 완전히 달랐어요 새벽에 일어나 둘째에게

우유를 타주고 기저귀 갈아주고 첫째 옷 갈아입히고 그렇다고

(아이가) 인형처럼 가만히 있나요 한창 움직이면서 시리얼 엎고

어지럽히고hellip 잠깐 안 보는 새 연구 중인 모니터 앞에서 키보드

를 쿵쿵 두들기고 있질 않나 매일이 아찔했죠rdquo

한국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 덕에 연구현장 복귀

연구실이 그리워졌다 하지만 공백은 컸다 여기저기 지원해 봤지

만 계속 고배를 마셨다 그렇게 1년 2개월의 시간이 흘렀다 변 교

수의 세부 전공인 컴퓨터 네트워크 분야는 점점 길이 좁아졌다

그는 ldquo특히 IT분야는 워낙 급변하는데다 어린 친구들이나 해외

박사들이 많아 쉽게 뒤처질 수 있다는 생각에 조급한 마음도 있

었다rdquo며 ldquo막막하고 답답하고 불안한 시간이었다rdquo고 회고했다

그러던 어느날 메일이 도착했다 한국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

터(WISET)에서 lsquo2013 여성 과학인 경력복귀지원 사업rsquo을 한다는

모집공고였다 2012년에 시작한 이 사업에는 대학연구원 모집도

포함됐다 간절한 마음으로 지원서를 썼다 ldquo합격 통보를 받고 정

말 기뻤지요 공부했던 모교인데다가 일과 육아 두 마리의 토끼

를 잡을 수 있는 환경이 주어진 거죠rdquo

기쁜 마음으로 모교에 복귀했지만 적응은 쉽지 않았다 연구

와 육아를 병행하는 일은 생각보다 만만치 않았다 오히려 극심

한 우울증을 겪어야 했다 부부싸움도 늘고 엄마로서 해서는 안

될 생각까지 했다고 한다 포기하고 싶은 순간 변 교수는 오기가

생겼다 퇴근 후 밤 9~10시에 아이를 재워놓고 새벽 1시에 알람

을 맞춰 뒀다 쪽잠을 자고 일어나 연구에 몰입했다 ldquo경쟁에서

뒤처져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점점 커지더라고요rdquo 그는 이런 각

고의 노력 끝에 지난해 11월 교육부에서 주관한 lsquo리서치펠로우

프로젝트(모바일 클라우드 컴퓨팅 상호작용 지연 최소화를 위한

복합프레임워크 개발)rsquo를 맡으면서 연구교수가 됐다

요즘의 꿈은 두 가지다 ldquo연구자로 우리나라 소프트웨어 분야

에 기여할 수 있는 연구 실적을 내는 거죠 지금 실험이 마무리

단계에 있고요 조만간 논문을 발표할 예정입니다rdquo 그는 연구 이

야기를 하면서 커다란 눈을 반짝였다 두번째 꿈은 더 인상적이

었다 ldquo아이들에게 자랑스러운 엄마가 되는 거요 나중에 커서 아

이들이 lsquo우리 엄마는 과학자rsquo라고 자랑스러워할 수 있었으면 좋겠

어요rdquo 글middot박지현 기자

한국여성과학기술인 RampD 경력복귀지원 사업이란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가 출산middot육아 등으로

경력이 단절된 이공계 출신 여성(여성과학기술인)에 대해 다시 연구 현

장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업이다 여성들이 연구 현장 복귀

를 준비할 때부터 일자리에 정착할 때까지 패키지 형태로 지원한다

재취업 역량 진단을 통한 맞춤형 준비교육과 직업상담 일자리 추천

등을 한다 지속적으로 경력을 유지middot발전시킬 수 있도록 취업 중개도

돕는다 복귀 사업의 지원 규모는 여성 과기인 1인당 2천만원 이내로 최

장 3년까지 지원된다 2012년과 2013년 두 차례에 걸쳐 여성 과학자 복

귀사업을 벌였는데 70명 모집에 153명이 몰렸다 이 사업을 통해 현장

으로 돌아온 여성 과학기술인은 2012년 39명 2013년 58명이었다 이

들은 지금까지 국내외 학술지 논문 30편과 특허출원 9건을 내는 등 두

드러진 성과를 보이고 있다

문의 02-6411-1011~2 wwwwisetrekrreturn

ldquo두 아이의 육아를 연구와 병행하는 일은 생각보다 너무 어려웠다rdquo는 변 교수는 아이들에게 자랑스러운 과학자 엄마가 되고 싶다고 했다

오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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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기술 여성파워시대 과학과 인문학 통섭기획특집

ldquo미국 유학시절 아이가 아플 때면 유치원을 보낼 수도 내

가 학교 수업에 빠질 수도 없어 발을 동동 구른 적이 한

두 번이 아니었어요rdquo

45년간 화학을 연구해 온 황영애(68) 상명대 명예교수는 아직

도 그 시절만 떠올리면 가슴 한 편이 쿡쿡 아려온다 함께 박사과

정을 밟은 남편은 아이 문제나 집안일에 있어서 늘 뒷전에 있는

데 반해 과학자이기 전에 lsquo엄마rsquo였던 황 교수에게는 학업과 가정

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게 여간 고된 일이 아니었다

ldquo어느 분야나 일과 가정을 양립시키는 일이 쉽진 않겠지만 과

학 분야에서도 여성에게 유리한 점은 결코 없었어요 사회생활에

있어서의 문제라기보다는 결혼이나 육아로 인한 가정의 문제였

죠 혹자는 연구직이면 그래도 좀 편하지 않으냐고도 하는데 흔

히 생각하듯 하나 더하기 하나를 해서 원하는 결과가 나오는 게

아니니까요 밤새도록 실험하는 일도 잦은데 아이를 둔 엄마로서

는 쉬운 일이 아니죠rdquo

lt세계문학전집gt 읽기를 좋아하던 부끄럼 많던 여고생은 화학

수업을 하던 총각 선생님을 짝사랑하며 흥미가 생겼다 선생님이

아닌 화학과 본격적인 사랑에 빠진 건 이듬해 대학에 입학하면

서부터다

그가 대학에 입학하던 해 서울대 화학과 정원 30명 중 여학생

은 4명뿐이었다 황 교수는 ldquo그 정도면 당시로서는 적지 않은 수rdquo

라며 ldquo진로를 정하는 데 있어 여자 동기들과 선배들의 도움을 많

이 받았다rdquo고 말했다 이공계 여대생이 극히 드물던 시절 결혼middot

육아에 대한 고민을 나눌 유일한 대상은 처지가 비슷한 동료들

뿐이었다

ldquo흔히 여성 과학자의 강점으로 섬세함을 꼽는데 저는 손끝이

야물지를 못했어요 실험할 때는 꼼꼼함이 필수인데 그렇지 못해

ldquo화학에서 인생과 인문학을 보았어요rdquo황영애 상명대 명예교수 ldquo교수법에 응용해 제자들 이해 도와 보람 느껴rdquo

공부가 힘들게 느껴질 때도 많았어요 오랫동안 공부해 온 저도

그런데 학생들은 오죽할까 싶어 어떻게 하면 좀 더 쉽고 즐겁게

가르칠 수 있을까 고민했죠rdquo

그 고민의 해답은 인생에 있었다 황 교수는 화학적 원리에 인

간 관계를 대입해 강의했다 그는 ldquo과학으로서 화학을 바라보면

어렵게 느낄 수 있는 것도 인생에 빗대면 쉽게 이해되는 부분이

많다rdquo고 설명했다

ldquo과학 대중화가 곧 과학 발전rdquohellip 중middot고교 무료강의 희망

ldquo화학은 정확한 학문이에요 하나가 모자라면 상대방에게 내 것

을 내어주는 게 기본 원리죠 어느 물질 하나 무의미한 건 없어

요 가령 촉매제를 예로 들면 촉매라는 건 두 가지 물질이 반응

할 때 그걸 도와주는 물질이에요 그 반응에 적극적으로 참여하

면서도 자체 생성물을 만들지 않는 희생적인 물질이죠 제 할 일

을 묵묵히 하면서도 과시하지 않는 모습이 우리 인생에 깨달음

을 주지 않나요rdquo

lsquo화학에서 인생을 배웠다rsquo고 말하는 제자들이 하나 둘 늘어날

때마다 그의 보람도 늘었다 제자 중에는 그의 교수법을 벤치마

킹해 교단에 선 이들도 있단다 인문학적인 강연으로 과학적 이

해를 돕는 그의 수업 방식은 어찌 보면 대립각을 세우는 일로도

보인다

그러나 그는 인문학을 넘어 종교에서도 과학적 원리를 발견한

다 뒤에서 힘을 보태주는 중성자 이야기로는 lsquo겸손rsquo을 플라스마

의 산화 정신으로는 lsquo순교자의 삶rsquo을 풀어낸다 필수원소와 독성

원소는 lsquo선을 가장한 악rsquo을 제설제와 부동액은 lsquo기도와 눈물rsquo의 의

미를 이해하게 한다

ldquolsquo과학과 종교의 만남rsquo이라면 흔히 성경에 나오는 일을 과학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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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로 증명하는 내용일 것이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아요 하지

만 저는 종교적 현상을 설명하거나 증명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화

학이라는 학문이 신앙을 받아들이는 데 어떻게 도움이 되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어요 인문학도 그런 의미에서 과학과 대

치 관계에 있는 것이 아니라 접점에 있는 학문이라고 생각해요rdquo

황 교수는 자신의 강의 내용을 바탕으로 lt화학에서 인생을 배

우다gt lt화학에서 영성을 만나다gt라는 책을 출판했다 그 중 lt화

학에서 인생을 배우다gt는 교육부가 선정한 우수 과학도서로 꼽

히기도 했다

그는 저서를 내는 데 그치지 않고 직접 중middot고등학교를 돌며 무

료 강의를 펼치고 싶은 소망을 품고 있다 과학의 대중화가 곧 과

학의 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믿음 때문이다

ldquo과학 그 중에서도 기초과학 분야는 정말 중요한 학문입니다

기초과학이 튼튼해야 응용 분야도 발전할 수 있죠 미래 과학의

기초를 다지는 데 제가 조금이나마 역할을 할 수 있기를 바랍니

다rdquo 글middot허정연 기자

전민

규 기

황영애 명예교수는 45년간 화학을 연구middot강의한 경험을 바탕으로 과학의 대중화에 앞장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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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dquo철커덩철커덩 삐이익~rdquo

4월 7일 오후 울산 동구 현대중공업 본사 건설장비 시험

장 바닷가 옆에 있는 시험장의 모래언덕에서 거친 기계음을 내

며 굴착기가 앞뒤로 흔들리고 커다란 굴착기 버킷(굴착기 앞부

분에 달려 있는 바구니 모양의 구조물)이 수차례 회전하며 흙을

퍼내는 작업을 한다 굴착기가 움직일 때마다 거센 모래바람에

눈을 뜨기 힘들 정도다

30여 분쯤 지나자 작동을 멈춘 굴착기의 운전실 문이 열리고

선글라스를 낀 채 스카프로 코와 귀를 둘러싸고 안전모를 쓴 운

전사가 내린다 영락없는 건설현장 남성의 모습 같지만 이 회사의

건설장비 설계 분야에서 금녀의 벽을 허문 건설장비개발1부 굴착

기 설계부의 이선경(39) 차장이다

이 차장은 남성의 전유물로 여겨지는 건설중장비 설계 분야에

서 우먼파워를 과시하는 여성 엔지니어다 2001년부터 현대중공

업에서 근무하고 있다 울산대에서 자동차공학을 전공한 그의

업무는 굴착기 설계 및 개발이다

남성 중심의 건설장비 설계를 선택한 데는 lsquo도전정신rsquo이 큰 영

향을 미쳤다 이 차장은 ldquo용도나 중량의 차이는 있지만 자동차나

건설장비의 기본 원리는 비슷하다rdquo며 ldquo여성이라서 하지 못할 것

이라는 선입견을 깨고 싶었다rdquo고 말했다

지금은 14년차의 베테랑 설계사가 됐지만 그의 도전은 처음부

터 녹록지 않았다 lsquo휠로더rsquo lsquo스키드로더rsquo lsquo카울링rsquo lsquo데칼rsquo 등 낯선 건

설장비 전문용어와 기계를 익히는 것에도 진땀을 뺐지만 육체적

피로감은 큰 고충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굴착기 설계 분야는 현장에서 굴착기를 직접

시운전해 보고 현장을 발로 뛰며 남성 작업자들을 만나 의견을

듣는 등 강도 높은 육체노동이 뒤따르는 업무 특성 탓에 여성과

는 특히 거리가 먼 영역으로 여겨져 왔다

과학기술 여성파워시대 현장에 산다기획특집

하지만 이 차장은 이런 선입견을 하나씩 깨뜨렸다 남자 동료

들에게 뒤지지 않기 위해 꾸준한 운동으로 체력을 다지는가 하

면 잦은 야근이나 출장 등에서도 특혜를 받지 않았다 더 나은

제품 개발을 위해 굴착기 운전자격증을 따내는 열성을 보이기도

했다

그는 ldquo설계실뿐 아니라 각종 현장에서 설계한 굴착기가 제대

로 움직이며 작동하는지를 직접 점검하는 등 꼼꼼하게 챙겨야

더 나은 굴착기를 만들 수 있기 때문에 운전자격증까지 따면서

스스로 굴착기 프로가 돼야 한다rdquo고 말했다

이 같은 그의 열정과 여성 특유의 섬세함middot꼼꼼함은 제품의 완

성도를 높이는 데 기여하고 있다 이 회사의 굴착기가 업계의 호

평을 얻은 데는 여성 설계자들의 역할이 컸다는 게 업계의 평가

다 이 차장의 손을 거친 lsquo굴착기 9시리즈rsquo는 세계적 베스트셀러이

다 국내에서는 수년째 부동의 1위를 지키고 있고 해외로도 꾸준

히 수출되는 제품이다

이 차장은 ldquo여성이 보는 관점과 남성이 보는 관점은 다르다rdquo며

ldquo유저 인터페이스를 제품에 완벽히 반영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의

견이 나와야 하는데 그런 측면에서 여성 설계자들이 긍정적 역

할을 한다rdquo고 말했다

ldquo동등한 대우 바라면 당당하고 용감하게 도전을rdquo

여성 설계자들은 개발 업무뿐만 아니라 현장이나 부서에서 활력

소로서의 역할도 톡톡히 한다

이 차장은 ldquo부서 내 여성 설계자가 5명인데 경직된 조직문화

에서 윤활유와 같은 작용을 한다rdquo며 ldquo갈등관계에 있는 발주처와

의 미팅에서는 부드러운 분위기를 만들어내고 친근한 표현과 여

유 있는 태도는 현장 근로자와의 관계 개선에도 큰 역할을 한다rdquo

고 말했다

ldquo섬세함 살려 최고 굴착기 만들어야죠rdquo현대중공업 건설중장비 설계 이선경 차장 ldquo현장을 발로 뛰느라 육체노동 강도 세요rdqu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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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 공감 2014414 35

지미

연 기

하지만 남성 중심의 조직에서 힘든 점이 없는 것도 아니다 그

는 ldquo아직까지 여성 직원의 업무능력에 대한 데이터베이스가 부족

하기 때문에 중장비 분야에 대한 여성의 이해도가 낮을 것이라

는 그리고 가정으로부터의 독립성에서도 남성에 미치지 못한다

는 선입견이 있다rdquo며 ldquo하지만 그것은 여성 스스로가 넘어야 할

산rdquo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성들이 스스로 가치관을 세우고

자신의 일에 자신감을 가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ldquo같은 월급

과 동등한 대우를 받기를 바라면서 쉬운 일만 하려고 든다면 어

떤 상사라도 중책을 맡기고 싶어하지 않을 것rdquo이라며 ldquo당당하고

용감하게 도전해야 한다rdquo고 말했다

이어 ldquo섬세하고 부드러운 여성만의 장점을 살려 건설장비 분야

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드는 것이 꿈rdquo이라며 ldquo현장에서 작업자

들과 함께 어울리며 세계 최고의 제품을 설계하고 싶다rdquo는 포부

를 밝혔다 글middot최재필 기자

현대중공업 건설장비개발1부에서 굴착기 설계를 맡고 있는 이선경 차장이 자신이 설계한 제품을 점검하고 있다

현대

중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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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2014414 위클리 공감

과학기술 여성파워시대 기술로 승부기획특집

임형미(47) 한국세라믹기술원 에코복합소재팀장은 지난

2010년부터 산업통상자원부가 추진하는 10대 핵심소재개

발(WPMmiddotWorld Premier Materials)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

다 WPM은 수송기기용 초경량 소재 친환경 스마트 표면처리 강

판과 같은 미래형 신소재들을 개발하는 프로젝트다 임 팀장은

10대 프로젝트 중 한 분야인 나노카본(탄소섬유) 사업단에서 에

너지 절감을 할 수 있는 나노복합소재를 개발하고 있다 이번 사

업단에서 몇 안 되는 여성 책임자이기도 하다 그는 ldquo최근 방열

소재가 주목받고 있는 만큼 고온에서 표면의 전기 절연성을 유지

할 수 있는 세라믹 소재를 연구한다rdquo며 ldquo정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프로젝트인 만큼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rdquo

고 말했다

세라믹은 크게 첨단세라믹과 전통세라믹으로 나뉜다 전통세

라믹은 흙이나 모래 같은 원료를 이용해 불로 구워낸 도자기나

유리 등을 말한다 첨단세라믹은 자동차와 항공우주 등 첨단 기

술을 세라믹에 접목한 소재를 말한다

한국세라믹기술원은 첨단세라믹 연구기관으로 2000년 정부

출연기관으로 출범했다 2009년부터는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기

관으로 바뀌었다 한국세라믹기술원은 에너지환경middot전자middot기초

소재 융합 분야로 나뉘어 연구하고 있다

임 팀장이 이끌고 있는 에너지소재본부 내

에코복합소재팀에서는 세라믹 원료에 해당

하는 나노입자를 더 작게 만들거나 나노입

자의 특성을 응용한 나노기술 개발에 힘쓰

고 있다

그가 2000년 한국세라믹기술원에 입사할

때만 해도 여성 과학기술 연구원은 어디에서도

ldquo나노복합소재 개발 사명감이 큽니다rdquo한국세라믹기술원 에코복합소재팀 임형미 팀장 ldquo과학기술은 가장 진실한 학문rdquo

전민규 기자

임형미 팀장은 산업통상자원부가 추진하는 10대 프로젝트 중 한 분야인 나노카본 사업단에서 책임자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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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기 드물었다 또 과학기술이라고 하면 광물 자원 등과 같은 단

일 자원을 개발하는 수준이었다 그러나 한국세라믹기술원이 출

범하면서 변화를 맞았다

각 분야에서 세라믹기술원을 찾기 시작하면서다 당시 이화여

대 화학과를 졸업하고 미국에서 물리화학 박사학위를 받았던 임

팀장은 곧바로 지원했다 입사 지원 당시 전남대와 조선대에서

lsquo박사후 연구원rsquo으로 활동하고 있던 터라 전공을 살릴 수 있는 기

회였고 합격 소식을 들었다 임 팀장은 ldquo남편이 지방에서 근무했

기 때문에 주말부부로 지내야 하는 현실이었지만 남편의 전폭 적

인 지지 속에 일할 수 있게 됐다rdquo며 ldquo남편과 14년째 주말부부 생

활을 하고 있다rdquo고 말했다

ldquo기술개발로 기업middot소비자에 도움 줄 수 있어 뿌듯rdquo

임 팀장은 지난 4월 1일 수석 연구원으로 승진했을 정도로 인정

받고 있지만 그에게도 고비는 있었다 바로 2000년 분체팀으로

입사하면서다 분체(고체 입자가 많이 모여 있는 상태의 물체를

통틀어 이르는 말)는 공학 분야로 이학 전공을 한 그에게는 어려

움이 있었다

그렇게 1년 남짓 연구에 매진하고 있던 2000년 초 당시 한국세

라믹기술원장이 세라믹을 섬유에 응용할 수 있는 프로젝트 팀을

꾸리면서 기회가 온 것이다

그는 전남대에서는 흡착제와 석유화학 공정 등에 쓰이는 첨단

신소재인 제올라이트(제올라이트는 알칼리 금속 또는 알칼리토

류 금속을 함유하는 함수 알루미늄 규산염 광물의 일종) 촉매를

조선대에서는 세라믹 코팅제를 연구했다 그는 ldquo분체팀에 들어갔

지만 전공 분야가 아니어서 힘들었는데 회사에서 복합소재 개

발 얘기를 듣고 바로 참여하게 됐다rdquo고 말했다

그 이후 나노카본 복합소재 개발에 적극 뛰어들었다 그간 성

과도 있었다 대표적인 연구 성과물은 난연제(플라스틱의 내연소

성을 개량하기 위해 첨가하는 첨가제) 개발이다 예를 들어 지하

철 화재 시 인명 피해가 많은 이유는 유독가스로 인한 질식사 때

문으로 난연제 개발도 유독가스를 줄일 수 있는 방안이 된다 전

선소재도 나노입자 크기(한 변의 길이가 1천만분의 1미터 이하)의

무기물을 고르게 분사시키고 불에 잘 타지 않는 성질의 난연제

를 결합시키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임 팀장은 ldquo나노물질의 입자 크기는 눈에 보이지 않지만 나노

기술은 우리의 건강과 환경 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요한 기

술rdquo이라고 말했다

또 기업과 협업해서 개발한 연구도 있다 기술원은 개인 연구

개발도 중요하지만 기업이 필요로 하는 기술도 개발한다 그는

ldquo기술 개발을 하면 기업들에 기술을 이전하기도 하지만 자체 예

산이 많지 않아 예산 확보를 위해 기업이 의뢰한 기술을 협업해

개발하는 프로젝트가 많다rdquo고 말했다

대표적인 것 중 하나가 2012년 LG전자와 함께한 휴대폰 유리

기판 표면온도 저감용 코팅제 연구다 휴대폰을 오래 사용하다

보면 휴대폰이 발열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발열을 줄이기 위한

기술 연구를 LG전자가 의뢰하면서 연구에 매진해 발열을 줄일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현재는 LED 분야 중소기업과 LED 형광등 커버를 개발 중이

다 그는 ldquo과학기술은 측정과 관찰을 통해 결론을 얻는 만큼 정

확하고 진실한 학문rdquo이라며 ldquo기술 개발로 기업은 물론 소비자들

에게도 도움이 될 수 있어 매우 뿌듯하다rdquo고 말했다 이어 ldquo과학

기술 분야에 진출하는 여성들의 숫자가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rdquo고

덧붙였다 글middot김성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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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 2014414 위클리 공감

베트올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개와 고양이 등 반려동물들의

질병을 체크할 수 있는 진단키트를 개발하는 회사다 동

물 진단키트란 사람의 임신 진단키트와 같이 반려동물의 혈액이

나 분비물을 떨어뜨려 10분 이내에 질병 유무를 곧바로 알 수 있

게 해 주는 제품이다 한 줄이면 음성 두 줄이면 양성 반응을 나

타낸다 김정미(51) 베트올 대표는 ldquo국내에서는 잘 알려지지 않은

기업일 수 있지만 해외 동물 의료시장에서는 꽤 유명한 기업rdquo이

라고 소개했다

실제로 베트올은 107개국에 30여 개 질병 진단키트 제품을

수출한다 지난해 1분기 매출의 991퍼센트가 해외에서 나왔을

정도다 김 대표는 ldquo국내에서는 반려동물에 대해 관심 있는 질병

수가 4~5개에 불과하지만 해외에서는 사람이 가지고 있는 질병

처럼 반려동물 질병에 대한 관심이 높기 때문rdquo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창업한 지 7년 만에 세계 동물 의료시장에서 다섯 손가

락 안에 꼽히는 기업으로 성장했다 연구원과 생산직원을 다 합

쳐도 28명밖에 안 되는 기업이 말이다 2006년 12월 창업한 첫

해에도 매출을 올렸다 이에 대해 그는 ldquo좋은 물건을 빨리 만들고

잘 팔았기 때문rdquo이라고 대답했다 이런 자신감에는 그가 학교에

서 공부한 이론과 실무 경험이 바탕이 됐다

김 대표는 이화여대 생물학과를 졸업한 후 미국 오스틴 텍사

ldquo충분한 역량middot경험 쌓은 뒤 43세에 창업rdquo김정미 베트올 대표hellip 동물 질병 진단키트 개발로 7년 만에 세계 5위권 성장

지미

연 기

김정미 베트올 대표는 창업 7년 만에 반려동물의 질병 진단키트를 107개국에 수출하고 있다

과학기술 여성파워시대 과학도로 창업 도전기획특집

박상

문 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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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 공감 2014414 39

스주립대에서 약리middot독성학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MIT 박사후

연구원 과정을 마쳤다 한국에 들어와 1997년 국립보건원에서

책임연구원으로 근무한 뒤 바이오 업체인 바이오메드랩과 이수

그룹의 바이오 계열사인 이수앱지스에서 인체 질병과 동물 질병

연구를 했다

바이오메드랩 연구원 재직시절에는 자궁암 진단키트인 lsquo자궁

암 진단용 DNA 칩rsquo을 개발했다 한국 식약청 허가를 받아 현재

병원에서 사용되고 있다 이후 이수앱지스로 옮겨 인체 진단과

관련 제품을 연구하고 개발 판매까지 총괄하는 진단사업팀장을

5년간 지냈다 그는 ldquo국립보건원 공무원 생활을 하고 바이오 회

사에서 제품을 만들어 상용화하는 모든 과정을 경험한 것이 창

업하는 데 큰 자산이 됐다rdquo고 말했다

자신감이 생긴 김 대표는 창업을 하기로 결심했다 당시 나이

43세였다 그는 ldquo지금까지의 경험과 역량으로 충분히 승산이 있

다고 생각했다rdquo고 말했다 그는 이수앱지스에서 함께 지내온 연

구원들과 함께 힘을 모아 시작하기로 했다 그러나 제한된 자본

력과 소수 인력으로는 지금까지 했던 인체형 질병 진단키트 시장

은 어렵다고 판단했다 결국 고민 끝에 반려동물 시장으로 방향

을 틀었다 그는 ldquo동물 진단키트는 사람을 위한 키트와 기술이 유

사해 제조 원가가 비슷한 반면 판매 가격과 경쟁률은 크게 차이

가 난다rdquo고 말했다 이어 ldquo전 세계 동물시장은 해마다 10퍼센트

이상 증가하는 블루오션인 만큼 성장 가능성이 크다고 확신했

다rdquo고 덧붙였다

ldquo창업은 철저히 준비하고 정책자금 적극 이용을rdquo

그러나 어려움도 있었다 바로 연구개발비다 김 대표는 정부에서

지원받을 수 있는 방법을 알아보기 시작했다 그는 ldquo사업성이 높

은 만큼 성공할 자신이 있었다rdquo며 ldquo중소기업청 농림부(현 농림축

산식품부) 경기과학기술진흥원 등에서 내놓은 과제에 참여해

연구개발비를 확보했다rdquo고 말했다 실제로 베트올은 2007년 9월

산업자원부(현 산업통상자원부)의 lsquo신기술보육사업rsquo으로 선정돼

기술개발 자금을 지원받았고 2008년에는 중소기업청의 lsquo중소기

업기술혁신사업rsquo에 뽑혔다 김 대표는 ldquo창업을 생각한다면 우선

철저히 준비하고 정부의 정책자금을 적극 이용하라rdquo고 조언했다

지원 끝에 베트올은 lsquo개 심장사상충rsquo lsquo개 홍역rsquo lsquo개 장염rsquo 등 세 가

지 종류의 질병을 체크할 수 있는 진단키트를 개발할 수 있었다

베트올 진단키트는 국내 수의사는 물론 세계 바이어들에게 호

평을 받으면서 제품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다 이제는 lsquo어디에 팔

까rsquo 고민을 하는 게 아니라 기업에서 lsquo필요한 제품을 만들어 달라rsquo

는 주문이 들어올 정도다 빠른 시간 내 시장을 선점할 수 있었던

이유는 김 대표가 직접 제품을 들고 해외 바이어를 만나고 뛰어

다닌 덕분이다 그는 ldquo제품을 만든 사람이 가장 잘 팔 수 있다고

생각한다rdquo며 ldquo아직도 제품의 기술영업과 기술지원을 직접 하고 있

다rdquo고 말했다 베트올은 물건을 믿고 팔 수 있는 백신회사나 제약

회사 등을 선정해 계약을 맺는다 거래처가 65개사에 달한다

현재 전 세계 동물 진단키트시장 규모는 2조원이다 대표 기업

으로는 아이덱스와 헤스카 신바이오텍스 등 미국의 3개사와 유

럽의 2개사 정도다

김 대표는 ldquo우리 기업만의 기술경쟁력이 있는 만큼 몇 년 안에

아이덱스와 어깨를 견줄 수 있을 것rdquo이라고 자신했다 이어 ldquo앞으

로 진단키트뿐 아니라 진단부터 치료까지 할 수 있는 의료기기

개발에도 힘쓸 것rdquo이라고 말했다 올해에는 개와 고양이 질병 진

단키트에 이어 말에 대한 질병 진단키트를 출시할 계획이다 그

는 ldquo창업할 때 가장 시간을 많이 투자하고 전문성을 가져야 한

다rdquo며 ldquo일할 때에는 여자라는 생각을 버리고 일해야 한다rdquo고 말

했다 글middot김성희 기자

베트올이 개발한 반려동물들의 질병을 체크할 수 있는 진단키트

베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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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 2014414 위클리 공감

공감 인터뷰

인터넷 없는 세상을 상상할 수 있을까 우리 생활 전반에 자

리 잡은 인터넷 덕분에 편리한 생활을 영위하고 있지만 개

인정보 유출 바이러스 유포 등 사이버 범죄에 대한 우려도 만만

치 않다 이 같은 걱정에서 벗어날 수 있는 안전한 정보통신 사회

를 만들기 위해 활동하는 사이버 보안전문가 lsquo화이트 해커rsquo의 세

계에 뛰어든 고교생이 있다

지난 4월 2~3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전 세계 화

이트 해커들의 해킹방어기술 경연대회 lsquo코드게이트(CODEGATE)

2014rsquo 주니어부 우승자인 선린인터넷고 3학년 임정원(18) 군이다

이번 대회에는 지난 2월 온라인으로 치러진 예선전을 포함 역

대 최대 규모인 전 세계 74개국 1200개팀 2968명의 정보보안

인재들이 참가했다 lsquo코드게이트 2014rsquo에서 세계 최초로 열린 주

니어 해킹방어대회에도 24개국 378명이 참가했다

7회째인 올해 대회는 해외 참가팀의 비중이 58퍼센트였으며

지난해 개최된 세계 최대 해킹대회인 lsquo데프콘rsquo(예선참가 917개팀)

규모도 뛰어넘었다

우리나라는 단체전인 일반부에서 아쉽게도 우승팀을 내지 못

했으나 개인전인 주니어부에서 1위부터 3위까지 휩쓸었다 특히

우승자인 임 군은 총점 1340점을 획득해 880점으로 2위를 차지

한 김범수(18middot개포고 3년) 군과 큰 점수 차를 보였다

ldquo어릴 때부터 게임보다 프로그래밍에 관심이 컸어요rdquo

ldquo어릴 때 집에 있는 컴퓨터를 하면서 궁금증이 생겼어요 컴퓨터

에서 운영되는 프로그램들이 어떻게 만들어지는 걸까 하고요

그래서 초등학교 2학년 때 직접 프로그램을 만들고 싶은 마음에

혼자 책을 보면서 공부를 시작했어요rdquo

임 군은 lsquo학원을 다녔다rsquo lsquo컴퓨터를 잘하는 집안 어른에게 배웠

다rsquo 정도의 답변을 기대하며 던진 질문에 대해 lsquo독학rsquo이라는 의외올해 처음 열린 코드게이트 2014 주니어부 우승자인 임정원 군은 우리나라의 사이버 안보를 지키는 정보보안 전문가를 목표로 공부하고 있다

지미

연 기

ldquo사이버안보 지키고 싶어요rdquo선린인터넷고 임정원 군 해킹방어기술 올림픽 lsquo코드게이트 2014rsquo 주니어부 우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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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 공감 2014414 41

의 답을 내놓았다 초등학교 저학년 또래라면 컴퓨터 게임이나

인터넷 검색 등에 관심을 보이는 것이 보통인데 임 군은 그것을

가능하게 만든 프로그램에 흥미를 보인 점도 남달랐다

ldquo그 당시 보던 책 중에 lt철벽보안을 위한 역공격 해킹gt이라는

책이 있었어요 그 책을 보면서 정보보안에 빠져들었고 나중에

는 책이 뜯어질 정도로 반복해서 읽었어요rdquo

남다른 관심과 열성으로 임 군은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 2년

간 서울 중부교육청의 정보영재로 중2 때는 서울대학교 과학영

재교육원 정보영재 프로그램에 선발되어 영재 교육을 받았다

ldquo책에 나온 내용들을 보면서 정보보안에 대해 본격적으로 공

부해 보고 싶은 욕심이 생겼어요rdquo

특성화고에서 체계적으로 공부할 길 찾아

임 군이 특성화고인 선린인터넷고에 진학한 것도 정보보안에 대

한 공부 욕심이 커서였다고 한다 임 군의 부모는 특목고 진학을

원했으나 ldquo본격적으로 정보보안에 대한 공부를 해 보고 싶다rdquo는

임 군의 강한 고집에 밀려 특성화고 진학을 허락했다고 한다

ldquo선린인터넷고의 교육과정과 동아리활동에 대해 알아보니 제

가 더 알고자 했던 것들을 제대로 배울 수 있을 것 같다는 기대

감이 들었어요 실제로 입학해서 공부해 보니 수업 내용이 충실

하고 동아리활동도 활발해 부족한 점을 많이 채울 수 있었어요

lsquo레이어 세븐rsquo이라는 동아리에 가입했는데 뛰어난 선배들이 문제

를 해결하는 모습을 가까이서 보고 함께 연구활동을 할 수 있어

서 너무 좋았어요rdquo

선린인터넷고에 진학해 정보보안에 대해 체계적으로 공부할

수 있는 길을 찾게 된 임 군은 각종 대회에 진출하면서 좋은 성과

도 냈다 2013년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개최한 lsquo제1회

ETRI 주니어 해킹대회rsquo에서 우승하는 등 총 7개의 해킹방어대

lsquo화이트 해커rsquo들의 축제인 코드게이트 2014의 외국인 참가자

코드

게이

트 2

014

사무

회에 참가해 그 가운데 2개 대회에서 2위에 입상하고 5개 대

회에서 1위를 하는 등 놀라운 실력을 보여주었다

ldquo대회에 나가면 내가 어느 정도 수준인지 부족한 점은 어떤

건지를 알 수 있어 좋아요 이번 대회는 세계 최초의 주니어 국제

해킹방어대회이자 제가 나갈 수 있는 마지막 주니어 대회였기에

더욱 의미가 있었는데 이렇게 좋은 성적을 거둬 정말 기뻐요rdquo

임 군은 지난해 9월부터 한국정보기술연구원(KITRI)의 차세

대 보안전문가 양성과정 베스트오브베스트(BoB)에 지원해 교육

을 받아왔다

8개월간의 교육과 프로젝트 진행 등을 통해 실력을 인정받아

120명의 교육생 중 lsquo베스트 10rsquo에 선정되어 lsquo국가대표 화이트 해커rsquo

라는 영예를 얻고 지난 3월 캐나다에서 열린 정보보안 컨퍼런스

lsquo캔섹웨스트(Cansecwest)rsquo에 참가하기도 했다

임 군은 BoB 교육과정 중 마이크로소프트사 윈도 익스플로

러 프로그램의 보안 취약점을 발견하기도 했다

ldquo아쉽게도 분석이 완료되기 전에 마이크로소프트사에서 보안

패치를 내놓아 해결이 됐어요 제가 분석하는 동안 먼저 발견한

다른 연구자가 제보를 한 거겠죠rdquo

임 군은 ldquo캐나다에서 정보보안 컨퍼런스에 참가해 최신기술에

대한 발표를 보면서 앞으로 갈 길이 멀었다는 생각이 들었다rdquo면

서 ldquo공부하면 할수록 배워야 할 것이 너무 많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rdquo고 말했다 그리고 자신의 포부를 밝혔다

ldquo여러 사람들과 함께 연구하면서 실력을 키워나가고 싶어요

그래서 대학에 진학해 정보보안을 전공하고자 합니다 기회가 주

어진다면 국가기관에서 우리나라의 사이버 안보를 지키는 일을

하고 싶습니다rdquo

한 고교생의 가슴에 사이버 보안전문가의 꿈이 영글고 있

었다 글middot이윤진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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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 2014414 위클리 공감

스마트폰 중독hellip ldquo자녀와 함께 풀어요rdquo친밀한 소통과 사용한계 정하고 자율성 높이는 lsquo친middot한middot자rsquo 매뉴얼 보급

교육정보

지난해 이동통신 3사의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청소년(만

19세 미만) 약 540만명이 스마트폰을 갖고 있다 한국정보

화진흥원이 지난해 분석한 청소년 스마트폰 중독률(255퍼센트)

은 인터넷 중독률(117퍼센트)보다 2배 이상 높고 전년대비 71퍼

센트포인트 증가하여 성인(89퍼센트)의 29배 수준에 달했다

스마트폰에 빠지기 쉬운 청소년 자녀에게 스마트폰 사용을 줄

이라고 조절하라고 지도하는 것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24

시간 따라다니며 잔소리를 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스마트폰에 빠

져들기만 하는 자녀를 대체 어떻게 지도해야 할까

여성가족부는 청소년의 올바른 스마트폰 이용습관 형성을 효

과적으로 돕기 위해서 스마트폰 과다 이용 청소년 상담 부모교

육 치료 관련 매뉴얼을 개발하여 보급하고 있다

이 매뉴얼은 지난해 한국청소년상담복지개발원이 중심이 되어

서울대middot중앙대middot을지대 등 학계 전문가와 현장 실무자 교사 및 학

부모 등이 참여하여 제작한 것으로 lsquo스마트폰 중독 청소년 상담 매

뉴얼(개인middot집단)rsquo lsquo스마트폰 중독 청소년 부모교육 매뉴얼rsquo lsquo스마트

폰 중독 청소년 치료 매뉴얼rsquo 등 3종(4권)으로 구성되었다

ldquo스마트폰은 중독성 강한 기기임을 먼저 이해하자rdquo

lsquo상담 매뉴얼rsquo은 청소년이 스마트폰의 강박적 사용을 줄이기 위해

자신의 사용 패턴을 스스로 이해하여 조절할 수 있도록 구성돼

있다 특히 개인상담과 집단상담으로 구분해 상담효과를 높이고

상담과정에서 자율성을 높이도록 제작됐다

lsquo부모교육 매뉴얼rsquo은 부모가 스마트 기기를 이해하고 자녀가

스마트폰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도록 지도할 수 있는 lsquo친middot한middot자 스

마트폰 자기조절 양육 원리rsquo 등을 소개하고 있다

lsquo부모교육 매뉴얼rsquo은 부모들에게 먼저 자녀들이 사용하는 스마

트폰의 순기능과 역기능을 이해할 것을 권한다

스마트폰은 언제 어디서든 액정만 터치하면 스마트 세상에 들

어갈 수 있어 어느 기기보다 중독성이 심하다는 미디어 특성을

갖고 있다 발달적 특성상 청소년기는 신체적middot정신적 변화를 겪

는 시기로 청소년들이 어지러운 마음을 피하는 가장 손쉬운 방

법으로 스마트폰을 선택하고 있다 이와 함께 기질적으로 우울

증 ADHD(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를 가진 청소년들이 특히

서울 마포구 성산동 월드컵공원에서 lsquo일주일에 한 번 한 시간 스마트폰을 끄자rsquo는 스마트폰 사용 줄이기 캠페인에 참여한 청소년들 여성가족부는 청소년들이 스마트폰 사용을 자율적으로 조절하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해 부모와 상담기관용 매뉴얼을 펴냈다

연합

친 친밀하게 관계 맺기 의사소통하기

한 한계 정하고 규칙을 통해 반복 습득하기

자 자율성 책임 높이기

42-43-교육정보_스마트폰indd 42 2014-04-11 오전 15605

위클리 공감 2014414 43

매뉴얼 내려받기 여성가족부gt정책안내gt정책자료gt일반정책자료 wwwmogefgokr

스마트폰으로 인한 중독 증상

1 일상생활 장애 스마트폰으로 인해 기본적으로 해야 할 일을 못하

게 되는 것을 말한다 밤늦게까지 스마트폰을 보느라 잠을 제대로

못 자 학교에 지각을 하거나 수업에 집중하지 못하고 내내 스마트

폰만 보는 일도 있다 스마트폰을 보면서 걷다 넘어지거나 달려오

는 차를 피하지 못하는 일도 있다

2 내성 스마트폰을 사용하면 할수록 더 많이 사용해야 만족을 느끼는

증상이다 알코올 중독도 점점 많은 양의 술을 마시게 되는 병인 것처

럼 스마트폰 중독도 점점 사용 시간이 전보다 늘어난다

3 금단 스마트폰을 보고 있지 않은 동안에도 내내 스마트폰 생각만 하

게 되는 증상이다 담배를 끊으면 금단 증상이 생긴다고들 하는데 마

찬가지로 스마트폰 중독이 되면 갑자기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못하게

되거나 사용 시간을 줄이게 될 때 초조하고 불안해져서 안절부절하게

된다

4 일탈 행동 평소에 하지 않던 행동들 예를 들면 잦은 거짓말 무단 결

석 수업 빠지기 흡연 등을 한다

중독되기 쉽다

이처럼 청소년들이 스마트폰 사용을 조절하지 못하는 것은 단

순히 의지 부족만이 원인이 아니다 청소년들이 스마트폰에 빠질

수밖에 없는 여러 가지 이유들이 있고 우리 아이만 스마트폰에

빠져 허우적대는 것이 아니므로 부모는 이를 이해하고 자녀를 애

정 어린 시선으로 관심 있게 지켜봐 주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고 매뉴얼은 충고한다

부모middot자녀가 lsquo지킬 수 있는 규칙rsquo 함께 만드는 게 중요

매뉴얼은 스마트폰은 혼자 사용하는 개인 매체이므로 자녀 스스

로 조절하고자 하는 의지를 보이지 않는다면 부모의 관리middot지도

가 어렵다고 지적한다 ldquo스마트폰을 하루 몇 시간 이상 사용하면

뺏는다rdquo는 방식의 강압적인 처벌이나 규제는 자녀가 커갈수록 오

히려 부작용을 낳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그래서 자녀가 스스로 스마트폰 사용을 조절할 수 있도록 lsquo친

밀한 의사소통rsquo부터 힘쓸 것을 권한다 처벌middot규제보다 먼저 자녀

와 lsquo친밀한 의사소통rsquo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지속적인 관심과 노

력이 필요하다고 매뉴얼은 강조한다 부모middot자녀 간의 친밀한 의

사소통이 가능할 때 함께 한계와 규칙을 정하고 자녀의 조절 동

기와 자율성을 향상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규칙이 부모의 마음에 안 들더라도 자녀가 지키기 쉽게 만들

고 점차 난이도를 높이는 것이 효과적이다 또한 자녀가 스스로

의 생각이나 행동에 확신을 가질 수 있도록 신뢰와 격려가 필요

하며 피드백을 해 주는 것도 중요하다 피드백 방안으로 부모와

자녀가 합의해 상벌을 정한다 매뉴얼은 이러한 과정에서 ldquo자녀

가 제기하는 의견에 대해 변명으로 받아들이지 말고 자신의 생

각(가치 흥미)을 찾아가는 과정으로 생각하고 존중하는 태도를

가질 것rdquo을 충고하고 있다 글middot박경아 기자

(서울시교육청 2013)스마트폰 과다 사용으로 인한 학년별 유병률

10

8

6

4

2

0초등학교 4학년 중학교 1학년 고등학교 1학년 평균

091

724

886

651

(단위 )

42-43-교육정보_스마트폰indd 43 2014-04-11 오전 15606

44 2014414 위클리 공감

공공기관 지방화시대

새 둥지 7개월hellip ldquo이젠 부산 공공기관rdquo영상물등급위원회 신입직원 90퍼센트 지역인재 선발 등 현지화에 힘써

부산 이전 7개월 영상물등급위원회(이하 영등위)가 지역사

회와 빠르게 밀착하면서 성공적인 lsquo부산시대rsquo를 열고 있다

다양한 체험행사로 지역민들과의 융화에 힘쓰는가 하면 신입직

원도 부산 지역민으로 90퍼센트를 채용하는 등 과감한 변화를

시도했다

그 결과로 지난 3월 7일 대통령 직속 지역발전위원회로부터

공공기관 지방이전 우수기관 표창을 받기도 했다 이전 지역인

부산의 최초 입주기관으로 지역균형발전을 위해 선도적인 역할

을 한 공로를 인정받아서다

처음부터 순탄했던 것은 아니다 태스크포스(TF) 팀부터 공공

기관 이전의 전 과정을 지켜봐 온 경영지원실 강성우 대리는 ldquo허

허벌판에 세워질 이 건물이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몰라 막막했

다rdquo고 토로했다 청사 내부 인테리어를 고려할 때도 lsquo영화의 도시rsquo

와 국내 유일의 등급분류 기관이라는 콘셉트를 잘 살릴 수 있는

것으로 선택하는 데 머리를 싸매야 했다

가장 큰 것은 임직원들의 고충이었다 서울 상암동에 기관이

있을 때 부산으로 이전하기 어려운 직원들은 퇴사하거나 이직했

다 정든 직원들과의 이별을 감수해야 했다 임직원 가족들의 불

지난해 9월 부산에 새롭게 둥지를 튼 영상물등급위원회는 부산과의 소통과 호흡을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영상물등급위원회

44-45-공공기관 지방화시대indd 44 2014-04-11 오전 15648

위클리 공감 2014414 45

편함도 있었다 강성우 대리는 ldquo아홉 살 딸아이도 전학 오기 전 서

울 친구들하고 떨어져야 한다고 많이 칭얼대 미안했다rdquo고 말했다

ldquo부산 직원들 덕에 맛집도 알고 잘 어울려요rdquo

이전 이후 새로 채용된 14명의 신입직원 중 12명이 부산지역 인재

다 함께하는 직원들은 만족스러워한다 영화부 박경미 과장은

ldquo부산 현지 직원들 덕에 맛집도 잘 알게 되고 잘 어울릴 수 있어서

너무 좋다rdquo고 말하며 활짝 웃었다 강성우 대리도 ldquo지역민 채용은

이러한 인적 교류를 잘 활용한 성과였던 것 같다rdquo고 만족해했다

영등위는 이외에도 해운대구 재송시장과 자매 결연을 맺었다 지

역 전통시장 이용 활성화와 서민경제 촉진에 기여하기 위해서다

따뜻한 나눔 행사를 적극적으로 추진한 것도 큰 변화다 지난

해 말 보육시설인 lsquo박애원rsquo의 어린이middot청소년과 영등위 임직원 간

사랑나눔 행사로 지역과 한층 더 가까워지는 계기를 마련하기도

했다 강 대리는 ldquo임직원과 보육원 친구가 11 매칭으로 친구관계

를 맺었는데 감회가 새로웠다rdquo고 말하며 ldquo직원들 사이에서도 앞

으로 소외계층을 위해 더 힘쓰자는 내부의 변화가 보이는 것 같

아 뿌듯하다rdquo고 덧붙였다

영등위는 청소년들이 미디어를 건전하게 접할 수 있도록 독려

하는 프로그램도 추진 중이다 이를 위해 3월 13일 부산시청자미

디어센터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청소년이 영상을 활용

한 정보를 얻는 데 도움이 되고자 하는 취지다 홍보팀의 변효진

사원은 ldquo부산지역 청소년들의 창의적 문화체험 활동과 영상미디

어 이용에 대한 올바른 정보를 제공하려 한다rdquo며 ldquo앞으로 등급분

류 체험교육 지원 등 실질적인 협력도 강화할 계획rdquo이라고 말했다

영등위 직원들은 완전한 부산 정착을 위해 lsquo현지화rsquo에 더 힘쓰

겠다고 입을 모았다 박경미 과장은 ldquo영화도시 부산의 상징은 우

리 영등위의 이미지를 제고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됐다rdquo며 ldquo영등위

는 부산과의 더욱 적극적인 협력으로 부산의 공공기관이 되겠

다rdquo고 덧붙였다 글middot박지현 기자

영상물등급위원회

박선이 영상물등급위원장

ldquo 부산이 창조경제 중심지 되도록 최선rdquo

영상물등급위원회 박선이 위

원장(사진)의 발걸음이 분주

하다 지역 이전 이후 성과와

행보에 대해서 들어봤다

가장 중점을 두었던 분야와

성과를 말씀해 주세요

ldquo우리 위원회는 부산과 호흡

을 같이하는 데 초점을 맞췄

습니다 신입직원 대부분을 부산 인재로 채용하며 지역인

재 활용에 주안점을 뒀습니다 지난해 10월에는 아시아 각

국 등급분류 기관과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한국의 선진등

급분류 시스템을 알리기 위해 국제영화등급분류포럼을 열

었습니다 반응이 상당히 좋았습니다 특히 우리나라 등급

제도가 어떤 영화도 상영할 수 있는 선진적인 제도로 평가

받는 좋은 기회였습니다rdquo

현재는 어떤 활동을 추진하고 계십니까

ldquo올바른 영상문화 정착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초middot중

학생을 대상으로 한 미디어교육 교사를 대상으로 한 교원

직무연수교육 프로그램을 추진해 청소년들의 건전한 영상

문화를 도모하기 위함입니다 또한 멀티플렉스가 영화관

내 등급 표시를 확대하고 관람객들이 정확한 등급 정보를

이용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업무협력을 확대해 나갈 예정

입니다 시민 등 각계각층의 분들을 초청하여 영상물을 즐

겁게 향유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들겠습니다rdquo

향후 계획과 비전에 대해 말씀해 주세요

ldquo아시아에서 영상중심도시 부산과 한국의 위상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되고 싶습니다 창조경제의 본거지인 런던은 음

악과 미술 등 문화예술 분야를 아이디어와 접목해 새로운

국가 성장동력 산업으로 키우는 큰 성과를 냈습니다 영

화middot영상 인프라가 잘 갖춰진 부산이 창조경제 주축이 될

수 있도록 힘을 모으겠습니다rdquo

44-45-공공기관 지방화시대indd 45 2014-04-11 오전 15651

46 2014414 위클리 공감

건강

야식증후군(Night Eating Syndrome)은 저녁 7시 이후의 식사

량이 하루 전체의 50퍼센트 이상을 차지하는 증상을 가리키는

데 불면증 등 수면 장애를 동반한다 밤마다 음식이 당겨서 고민

인 야식증후군을 극복하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규칙적인 식습관과 생활습관 야식 먹는 습관을 없애기 위해서는

아침 식사는 조금이라도 챙겨 먹고 공복감이 들지 않도록 저녁

식사도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좋다 늦어도 저녁 6시 전에 식사

하는 것이 좋다

폭식을 예방하고 다이어트에 도움을 주는 숙면 잠을 잘 때 분비되

는 멜라토닌이라는 호르몬이 식욕을 억제해 다음날 폭식을 예방

하고 다이어트에도 도움을 준다 숙면 상태에 들어가면 지방 분

해에 도움이 되는 호르몬도 활발하게 분비되기 때문에 숙면을

취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빈속에 잠이 안 온다면 우유middot두유middot토마토 빈속에 잠이 안 오는

경험을 누구나 한 번쯤은 했을 것이다 그럴 때는 우유나 두유를

따뜻하게 데워 마셔보자 우유 및 두유에 많이 함유된 칼슘은 신

경안정 효과가 있어 숙면에 도움이 된다 열량이 낮은 방울토마

토도 추천한다

일조량이 부족한 겨울을 지나 봄이 되면서 lsquo계절성 우울증rsquo에 대

한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이에 하이닥 정신건강의학과 공개상담

실을 참조해 lsquo계절성 우울증rsquo의 특징과 치료에 대해 살펴보자

2주 이상 지속되면 lsquo반드시rsquo 진료 lsquo계절성 우울증rsquo은 어느 정도 예측

이 가능하기 때문에 우울한 기분 의욕상실 과다수면 등이 2주

이상 지속된다면 lsquo봄을 탄다rsquo는 말로만 넘길 것이 아니라 진료 상

담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알맞은 치료가 무엇보다 중요 lsquo계절성 우울증rsquo은 조울증 증세도 보

이기 때문에 일반적인 항우울제로만 접근하게 되면 오히려 상태

가 악화되는 경우가 있어 진단에 따라 알맞은 항우울제 처방이

필요하다

황사와 미세먼지가 많은 봄철에 특히 흔한 알레르기성 결막염 예

방법에 대한 관심이 높다 봄이 되면서 눈이 가렵고 눈곱이 끼며

눈물이 자주 난다면 알레르기성 결막염을 의심할 수 있다

침구류 일광건조는 lsquo필수rsquo 주로 눈이나 눈꺼풀의 가려움증 결막의

충혈 눈부심 눈물 흘림 증상이 발생하는 알레르기성 결막염의

예방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집먼지진드기 애완동물의 털 등 알레

르기 유발 물질에 노출되는 것을 피해야 한다 집먼지진드기는

침구나 카펫 커튼 속에 서식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일주일에

한 번 정도 정기적으로 세탁하고 햇볕이 좋은 날에 틈틈이 일광

건조를 하는 것이 좋다

손은 자주 씻고 술은 자제하고 꽃가루가 날리거나 미세먼지 농도

가 높은 날 외출 시에는 모자와 마스크를 착용하고 이물질이 낄

가능성이 높은 콘택트렌즈보다 안경을 쓰는 것이 좋다 술은 염

증을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증상이 나타난다면 자제해야 한다

근막동통증후군은 목덜미 허리 어깨 종아리 팔꿈치 안쪽 갈

비뼈 등의 부위에 주로 나타나며 근골격의 통증을 특징으로 하

는 질환이다 흔히 lsquo담이 결린다rsquo고 표현하는 증상이 바로 근막동

통증후군이다 근막동통증후군은 오랫동안 책상에 앉아 있거나

혹시 봄을 타시나요

야식증후군

계절성 우울증

알레르기성 결막염

근막동통증후군

변덕스러운 봄 날씨 번갈아 오는 황사와 미세먼지로 인해 봄나들이가 예년 같지 않다 겨우내 움츠러들었던 신체활동이 아직

왕성해지기 어려운 요즘 같은 때 겨울부터 이어진 야식 습관 계절성 우울증 오랜 실내생활로 인해 몸과 마음에 이상이 있는

지 자가 점검을 해 보자 봄볕 자외선이 더해지며 눈과 피부 관리에도 신경 써야 함은 물론이다

46-47-건강_봄철indd 46 2014-04-11 오전 15811

위클리 공감 2014414 47

두릅(춘곤증 예방middot혈당 조절) 두릅은

예로부터 그 뿌리를 달여 마시면 당

뇨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민

간 약재로 사용됐으며 나물로 먹으

면 입맛을 돋워준다 특히 봄철 나른

하고 졸음이 밀려오는 춘곤증 개선에

효과가 있다 두릅에 함유된 사포닌 성분이 체력을

회복시키고 신경을 안정시켜 피로 해소에 도움을 준다

고구마 줄기(면역 조절middot항산화 효능)

식이섬유가 풍부해 건강식으로 각

광받고 있는 고구마 줄기에는 탄

수화물middot당류middot단백질 등의 에너

지원과 칼슘middot철 등의 여러 무기물

질이 함유돼 있다 또 면역조절 능력

및 항산화 효능이 높은 것으로 알려진 클

로로겐산(chlorogenic acid)이 다량 함유돼 있다

쑥(해열middot고혈압 개선) 쑥잎에서 나는

독특한 향기는 해열작용을 하는 치

네올(Cineol)이라는 성분 때문이다

또한 면역력 향상 소화기능 강화

여성질환 개선 효과 고혈압 개선 등

의 효과도 있다

달래(식욕부진middot춘곤증 극복 효과)

비타민과 무기질이 풍부하게 함유

돼 있어 겨우내 무겁고 찌뿌둥했

던 몸에 활력을 주고 식욕부진이

나 춘곤증을 이기는 데 좋다 면

역력을 증진시키며 동맥경화 예방

에도 도움이 된다

달래는 매콤하게 무쳐 먹거나 된장찌개에 넣어 끓이면 맛이

좋으며 간장에 넣어 달래 간장양념을 만들어 먹으면 향긋한

맛이 난다

봄이면 생각나는 lsquo건강 나물rsquo 4선

같은 자세로 장시간 컴퓨터를 사용하는 등 잘못된 자세를 취할

때 근육을 과도하게 사용했을 때 외상 후 스트레스 등으로 발

생한다 깊고 쑤시는 듯하며 타는 듯한 통증이 특징이다

근막동통증후군의 약물 치료는 소염 진통제나 근육 이완제를

사용한다 마사지나 초음파를 이용한 물리 치료 레이저나 적외

선 치료기 조사 등도 효과가 있다 이밖에 수동적으로 근육을 풀

어주는 이완 요법 미지근한 습포로 찜질해 주는 도포 요법 통증

부위를 냉각시키는 냉각 요법 등으로 치료한다

아무리 감추려 해도 눈가 입가에 있는 잔주름이나 손등과 목 주

름은 lsquo관리rsquo하지 않는 한 실제 나이를 감추기가 쉽지 않다 나이를

감추기 힘든 부위별 주름 관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눈가 주름 눈가 주름을 예방middot관리하기 위해서는 보습 관리가 필

수적이다 건조하고 푸석한 환경에서 주름이 잘 생기기 때문에

보습 관리는 모든 주름 예방middot관리에 있어 가장 기초적인 부분이

다 보습크림 아이크림 자외선차단제 페이셜 오일 등을 사용하

고 각질제거 수분공급 피부혈액순환 촉진 등의 효과를 내는 스

팀타월을 이용하는 것도 효과적이다

입술middot입가 주름 입은 말하고 먹고 마시고 하품하는 등 쉴 틈이 없

을 정도로 움직임이 잦은 데다 피부가 얇고 자연적인 보습막을

생성해 주는 피지샘middot땀샘이 없어 주름이 특히 잘 생기는 부위이

다 따라서 에센스 보습크림 아이크림 자외선차단제 등을 입술

과 입가에 수시로 발라주고 빨대 사용 등 입술을 오므리는 습관

은 자제하는 것이 좋다

손등 주름 손등도 피부라는 점을 인식하고 핸드크림 보습크림

자외선차단제를 꼼꼼하게 발라 관리해야 하며 설거지나 빨래를

할 때도 장갑을 꼭 이용해야 한다

목 주름 높은 베개를 베거나 스마트폰 책 모니터 등을 볼 때 고

개를 너무 숙이는 습관이 있다면 모두 교정하는 것이 좋다 또 꼼

꼼한 클렌징과 더불어 보습크림과 자외선차단제를 잘 바르도록

한다 글middot하이닥 copy(주)엠서클 정책브리핑 (wwwkoreakr)

부위별 주름 관리법

46-47-건강_봄철indd 47 2014-04-11 오전 15814

48 2014414 위클리 공감

오는 4월 20일 한국에서 열리는 2014 국제아이스하키연맹

(IIHF) 세계선수권 디비전1 그룹A(2부 리그) 대회가 다가

오고 있다 일주일간 고양어울림누리에서 열리는 이번 대회에는

개최국 한국(세계 랭킹 23위)을 포함해 슬로베니아(14위)와 오스

트리아(16위) 헝가리(19위) 우크라이나(21위) 일본(22위) 등이

참가한다 대회 1 2위는 2015년 최상위 16개 팀이 겨루는 세계아

이스하키선수권대회로 승격한다 꼴찌를 하면 3부 리그 격인 lsquo디

비전1 그룹Brsquo로 내려간다

 한국 아이스하키는 이번 대회에 사활을 걸었다 겨울 올림픽의

꽃은 아이스하키다 개최국이 아이스하키경기에 참가하지 못한

역사는 없다 겨울 올림픽 개최국 대부분이 출전권을 자력으로

따냈다 그러나 한국의 세계 랭킹은 23위 평창올림픽이 열리는

2018년까지 11계단을 올리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지난해

IIHF는 lsquo2018년 올림픽 출전국 자격rsquo에 대한 연차총회 의제를 꺼

냈다 lsquo한국이 경기력 발전을 이룬다면 출전권을 줄 수도 있다rsquo는

애매모호한 말을 넣어놨다 김정민 대한아이스하키협회 홍보팀

장은 ldquo만약 이번 대회에서 강등되면 경기력 발전을 이루지 못했

다는 판단으로 올림픽 출전권 논의조차 못할 수 있다rdquo고 걱정했

다 한국의 기적은 가능한지 대회 참가팀의 전력을 분석했다

전력 급상승hellip 기적을 노리는 한국 대표팀

객관적 전력에서 한국은 최약체로 꼽힌다 랭킹으로도 디비전1

그룹A에서 가장 낮다 그래도 홈에서 열린다는 이점이 있다 변

선욱 한국 대표팀 감독은 디비전1 그룹A 잔류를 자신했다 그는

지난달 기자회견에서 ldquo최근 3년간 한국 아이스하키는 놀랍도록

빠르게 발전했다 기대에 부응하는 경기를 하겠다rdquo고 했다 이어

ldquo일본과 우크라이나 헝가리를 잡고 3승을 하는 것이 목표rdquo라고

덧붙였다 근거 없는 자신감이 아니다 한국은 꾸준하게 성장했

다 변 감독이 이끈 대명 상무의 돌풍도 대표팀에 자신감을 불어

넣었다 군대 팀인 대명 상무는 지난해 창단 바로 2013~2014 아

지난해 4월 16일 헝가리 부다페스트 스포르트아레나에서 열린 lsquo2013국제아이스하키연맹 세계선수권대회rsquo 디비전1 A그룹 대회 2차전에서 강호 헝가리를 상대로 막판 역전극을 펼친 한국 대표팀 선수들이 경기를 마치고 환호하고 있다

대한아이스하키협회

2부 리그 격hellip 꼴찌해 lsquo디비전1 그룹Brsquo로 강등되면 2018년 출전 lsquo먹구름rsquo

최약체라고hellip 한국 ldquo평창을 기대해rdquo

스포츠 2014 아이스하키 lsquo디비전1rsquo 세계선수권대회

48-49-스포츠_아이스하키indd 48 2014-04-11 오전 15906

위클리 공감 2014414 49

시아리그 아이스하키 정규시즌에서 2위에 올랐다

아이스하키는 보통 22~25명이 한 팀을 이룬다 대명 상무는

17명의 선수로 기적을 써냈다 조직력으로 일군 성과였다 변 감

독은 ldquo26~30세로 이뤄진 팀이다 선수들이 즐기면서 하키에 눈

을 떴다rdquo며 ldquo달리는 체력과 외국인 선수가 없는 불리함을 조직력

으로 메웠다rdquo고 평가했다

 대표팀은 대명 상무의 조직력을 그대로 가져왔다 상무에서 주

축으로 뛰던 선수들이 대표팀에 이름을 올렸다 김연아의 남자친

구로 이름값이 올라간 김원중(30middot25득점 사진 맨 뒷줄 왼쪽에서

다섯번째)을 포함해 박우상(29middot35득점)과 조민호(27middot42도움) 등

이 핵심 자원이다 여기에 귀화한 브락 라던스키(31)와 브라이언

영(28) 마이클 스위프트(27)가 대표팀 전력을 대폭 끌어올릴 것

으로 보인다

소치올림픽서 lsquo8강 기적rsquo 썼던 슬로베니아

마티야스 코피타(49) 감독이 이끄는 슬로베니아는 지난 2월 끝난

소치겨울올림픽 아이스하키에서 8강에 올랐다 기적이었다 세

계 랭킹은 14위지만 단단한 조직력을 자랑하며 슬로바키아와 오

스트리아를 꺾었다 8강에서 스웨덴에 0-5로 졌지만 가능성을

보여준 대회였다 고양 대회에서도 올림픽 8강 멤버는 그대로 유

지된다 오솔길 SBS 해설위원은 ldquo올림픽이 끝난 지 얼마 되지 않

아 조직력은 최강이라 꼽힌다rdquo고 말했다

 또 다른 상대 헝가리는 한국에 칼을 갈고 있다 지난해 헝가리

에서 열린 디비전1 그룹A에서 한국에 4-5로 역전패했기 때문이

다 헝가리는 3-1로 이기고 있다가 한국의 집중력에 무너졌다 이

패배로 헝가리는 상위리그 승격 기회를 놓쳤고 자국 팬들의 거센

항의를 받았다 이스트반 소프론(크리펠트)이 경계 대상 1호다

소프론은 독일 1부 리그(DEL)에서 8골 13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우크라이나는 현실적으로 한국이 이겨야 할 상대로 꼽힌다

그러나 뚜껑을 열어보니 만만치 않다 우크라이나는 한때 주축

선수들의 은퇴로 전력이 크게 떨어졌다 특히 NHL에서 뛰고 있

던 선수들이 대표팀 합류를 거부하며 국제무대에서 성적이 신통

치 않았다 그러나 이번 대회를 앞두고 루슬란 페도텐코(돈바스

도네츠크)와 알렉세이 포니카롭스키(SKA 상트페테르부르크) 등

NHL에서 정상에 오르기도 한 베테랑들이 합류했다 축구로 따

지면 한국의 박지성-이영표가 대표팀에 복귀한 모양새다

 한국은 지난 33년 동안 일본과의 A매치에서 단 한 번도 승리

하지 못했다 1무 18패로 무승부도 딱 한 차례 거둔 것이 전부다

한국이 쉽게 볼 수 있는 상대가 아니다 아시아 하키리그에서 우

승을 차지한 일본제지 크레인스와 오지 이글스 선수들이 주축이

다 또 독일 출신 마크 마혼 감독이 팀을 이끌며 안정감을 더하고

있다 오 해설위원은 ldquo일본은 A매치에서 한국에 한 번도 패하지

않았다는 자부심이 있다 이 자부심을 흔들 만한 경기력을 보여

주는 게 중요하다rdquo고 말했다 글middot김민규(일간스포츠 기자)

아이스하키는

한 팀에 6명hellip 20분씩 3피어리드로 경기진행

아이스하키는 길이 61미터 너비 30미터의 링크에서 펼

쳐진다 퍽(Puck)이라고 불리는 고무 원반을 하키 스틱을 이

용해 골문에 넣는 횟수를 가려 승부를 가린다 한 팀은 축구에서

골키퍼 역할을 하는 골리(Goalie)가 1명 배치되고 양쪽 날개 1명씩과

센터 1명 수비수 2명 등 모두 6명으로 구성된다 체력 소모가 심해 한 팀

이 22명으로 꾸려지고 수시로 교체가 가능하다 경기는 20분씩 3피리어

드로 진행되며 피리어드 사이에는 15분간 휴식을 취한다

 

아이스하키 세계선수권은

전년도 성적에 따라 6개 리그로 나뉘어 경기

전년도 성적에 따라 총 6개의 리그로 나뉘어 있다 1부 리그 격인 lsquo국제아

이스하키연맹(IIHF) 아이스하키 세계선수권rsquo에는 총 16개 나라가 참가한

다 8개 팀이 그룹A와 그룹B로 나뉘어 풀 리그를 치른다 각 그룹의 1~4

위는 8강 토너먼트에 진출하고 8위 2개 팀은 디비전1 그룹A로 강등된다

올해 세계선수권은 오는 5월 벨라루스에서 열린다 디비전1 그룹A B와

디비전2 그룹 A B 그리고 디비전3의 운영방식은 비슷하다 각 디비전

그룹에는 6개 팀이 참가해 풀 리그를 치른다 한국이 참가하고 있는 디

비전1 그룹A는 2부 리그로 생각하면 된다 6개 팀이 풀 리그 방식으로 경

기를 치르고 1 2위가 세계선수권으로 승격한다

48-49-스포츠_아이스하키indd 49 2014-04-11 오전 15908

50 2014414 위클리 공감

ldquo하늘이 나를 버렸을 때 나는 불을 만들었다 둥지가 되

기 위한 불 겨울의 어둠 속으로 들어가기 위한 불 보

다 더 나은 삶을 위한 불을 낮이 나에게 베풀어 준 모든 것을

나는 그 불에게 바쳤다 울창한 숲과 작은 숲 보리밭과 포도밭

을 보금자리와 새들 집과 열쇠를 벌레와 꽃들 모피들 그리고

모든 축제를(생략)rdquo

프랑스 초현실주의 대표적 시인인 폴 엘뤼아르의 시 lsquo이곳에 살

기 위하여rsquo다 이 시를 주제로 한국과 프랑스 작가가 한자리에 모

였다 환경 문제로 앓고 있는 지구를 치유하자는 메시지로 남서

울대학교와 한불협회 나로미포럼이 함께 주최한 국제교류 전시

다 프랑스 원로 작가인 장 마리 자키와 국내 유명 기업인이자 화

가인 강석진 그리고 국내 원로 도예가인 조상권이 참여했다

세 작가의 작품은 각자 개성이 두드러진다 미술평론가 서승

석은 원로 화가 장 마리 자키의 작품을 ldquo자키의 파랑은 뜨겁다

자키의 하양은 아이스크림처럼 맛있다 자키의 까망은 심연처럼

깊다 그의 붓놀림은 신들린 무희의 춤사위만큼이나 현란하고 경

건하다rdquo고 표현했다 꽃과 나무 바다 자연풍경 등을 즐겨 그리

는 자키는 독특한 미적 감각으로 자연의 맑은 색채를 표현했다

3인 3색hellip 자연을 말하다장 마리 자키middot강석진middot조상권 lt이곳에 살기 위하여gt 주제로 한국middot프랑스 국제교류전

전시

50-51-전시_한불교류전indd 50 2014-04-11 오전 15946

위클리 공감 2014414 51

정서적으로 깊은 영향을 받은 그의 고향 코르시카 섬에서 받은

영감을 아름답게 재현해 냈다

기업인이자 화가인 강석진은 고향 경북 상주의 산골 풍경으로

정겨움을 더한다 한국인의 향토적 정서로 아스라한 추억을 상기

시킨다 또 프랑스 네덜란드 티베트 등을 여행하면서 포착한 시

와 같은 섬세한 풍광을 화폭에 옮기는 데 성공했다

도예작가인 조상권은 lsquo흙과 불의 연금술사rsquo로 불린다 1967년

lsquo동백림 사건rsquo에 휘말려 30여 년간 해외를 떠돌다 1997년 귀국했

다 분단된 조국의 역사적 아픔과 민족의 한 통일에 대한 염원을

작품으로 승화시켰다 자유롭고 감수성이 풍부한 작품들을 통

해 우리 고유 전통예술의 미를 깊이 있게 다루고 현대적으로 창

조하며 독창적인 도자예술을 보여준다

세 작가의 독특한 개성은 한자리에서 호흡하며 완벽한 조화

를 이룬다 맑고 서정적인 세계를 들여다보고 있다 보면 태고의

자연이 빚어내는 감동을 느낄 수 있다 글middot박지현 기자

일정 4월 27일까지

장소 남서울대학교 아트센터 갤러리 이앙

문의 02-3672-0201 galleryiangcom

1 장 마리 자키는 독특한 감각으로 자연풍경을 재구현했다 lt경이로운 장소gt LIEU MAGIQUE

2 흙과 불의 연금술사로 불리는 조상권은 우리 고유의 전통미를 담으며 독창적인 도자예술을 보여준다 lt휴(休)gt REPOS

3 강석진은 한국인의 향토적 정서를 담은 산골 풍경을 그려 아스라한 추억을 상기시킨다 lt산 넘어 마을로 가는 길gt The road to a mountain village

4 장 마리 자키 lt여인의 꿈gt REVE DE FEMME

5 조상권 lt침향로gt TCHIMHYANGLO

6 강석진 lt미륵산에서 본 오월의 야솟골마을 전경gt View of Yasotgol village in May

➋ ➌

➍ ➎ 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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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 2014414 위클리 공감

소박한 백제의 미소에 반하고곱게 늙은 절집에 웃음이 났죠

충남 서산 아라메길 1구간

걷기 여행

52-55-걷기여행indd 52 2014-04-11 오전 20059

위클리 공감 2014414 53

아라메는 바다의 고유어 lsquo아라rsquo와 산을 뜻하는 lsquo메rsquo의 합성어다 아

라메길은 총 88킬로미터로 지선까지 합하면 모두 7개 구간이다

그 중 1구간은 유기방가옥 고풍저수지 마애여래삼존불상 보원사

지 개심사 해미읍성으로 이어진다 길이 18킬로미터의 산길을 따

라 걷고 있노라면 산자락에 살포시 앉은 다양한 문화재를 볼 수 있

다 소박한 백제의 미소에 반하고 곱게 늙은 절집에 가슴 무너지는

벅찬 감동을 만난다

꽃의 북상 속도는 하루 20킬로미터라고 한다 매일 50리 길

을 느릿느릿 걸어 올라와야 하는데 요즘은 따스한 날씨

덕에 봄꽃들이 엄청 잰걸음으로 와서 동시다발로 핀다 덩달아

봄꽃 쫓는 나그네 발걸음도 빨라졌다 3월 마지막 일요일 서산

아라메길 1구간은 온통 꽃잔치다

1구간의 시작은 유기방가옥이다 서산시 운산면 여미리 유기

방가옥은 내 고향 당진시와 가깝게 자리한다 그래서 오랜만에

고향 동무와 함께 걸었다 동무는 그 사이에 두 아이의 엄마가 돼

있었다 동무가 생기니 길에 대한 관심도 조금 달라진다 세월은

봄꽃 이름보다 봄나물 이름을 더 많이 알게 했다 잠시 걷기를 멈

추고 동무와 한적한 들판에 앉아서 밥상에 올릴 나물 한바구니

캐고 싶은 날들이다

수선화와 독특한 토담이 유명한 유기방가옥

유기방가옥은 고택을 감싸고 있는 토담이 독특하다 컵을 엎어

놓은 lsquocaprsquo 모양인데 집 뒤 비스듬한 야산을 그대로 활용해서 담을

쌓았다 산을 깎아 축단을 세우지 않았기에 뒤란이 평평하지 않

고 약 25도 정도 경사가 있다 마치 집이 산의 일부인 것처럼 자연

스럽게 지어졌다 이 가옥은 독특한 집 모양뿐만 아니라 수선화

로도 유명하다 토담 뒤 야산이 수선화 정원이다

가옥 관리인인 유기방 씨가 10년 전부터 가꾼 정원이다 해마

다 집 주변에 무리지어 핀 수선화 구근을 떼어내 옮겨 심으면서

꽃밭을 넓혔다 곱게 가꾼 수선화를 한눈에 보려면 토담 뒤 소나

무 아래가 포인트다

토담을 내려와 오른쪽으로 난 길로 향한다 옛날에 이 마을 사

람이 제주도에서 가져와 심었다는 비자나무가 한 그루 서 있다

무려 330년을 살았다고 한다 둘레가 246센티미터 높이가 20미

터다 비자나무는 남부지역이나 제주도의 해발고도가 낮은 지대

에서 자란다 어떻게 이곳에서 자랄 수 있었을까 의문이 든다 딱

딱한 잎을 살펴보며 세월의 깊이를 가늠할 뿐이다

선정묘를 지나 lsquo서산 여미리 석불입상rsquo 앞에 선다 고려시대에

만들어진 석불로 추정한다 이른 아침 누군가가 벌써 다녀갔는지

석불 앞에 생쌀이 수북하게 쌓여 있다 복을 빌기 위해 놓은 제

물이 참새에게는 오늘 한 끼 밥일 것이다 우리는 새들이 날아올

수 있게 길을 재촉한다 길은 석불 뒤 몇 그루의 소나무와 대나무

사이로 이어진다 대나무를 벗어나자 멋진 토담이 보인다 유상

묵가옥으로 이어지는 길은 보랏빛 제비꽃이 군락을 이뤘다 가

옥을 둘러보고 마을 도로를 따라 걷는다

아주머니 한 분이 밭두렁에 앉아 민들레 나물을 뜯어 박바가

지에 담는다 아주머니가 밟고 있는 밭두렁은 들꽃밭이다 냉이

는 흰 꽃을 피우고 광대나물은 진홍색 꽃을 피운다 봄까치풀은

파란 꽃을 피웠다 봄까치풀은 반가운 소식을 전해 주는 까치처

럼 들녘에 봄이 왔음을 가장 먼저 알려주는 까치 같은 존재라고

붙여진 이름이다 광대나물 꽃말은 lsquo그리운 봄rsquo이다 꽃 이름조차

1 서산 여미리 석불입상이 정겹게 반긴다

2 고풍저수지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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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 2014414 위클리 공감

봄을 알리는 전령들이다

여미리 버스정류장을 지나서 전라산 방향으로 걷는다 아라메

길 1구간은 방향표시 안내판이 잘돼 있다 안내판과 리본만 따라

가도 종착점 해미읍성에 다다를 수 있다 전라산 방향으로 따라

가는데 도로 아래에 손바닥 크기의 머위가 군락을 이룬다

ldquo머위는 새싹이 돋아나고 바로 잎이 쫙 펴지는 시기에 먹는 게

보약이래 이때가 가장 쓴맛을 내지만 입에 쓴 게 몸에 좋다는

말도 있잖아rdquo

ldquo그려 손바닥 만할 때에 쌈 싸 먹으면 쌉싸래한 게 맛있지rdquo

마애삼존불 백만불짜리 미소는 아침 30분만 허락

역천으로 향한다 작은 다리를 건너자 천길이다 천길 밑 개천 옆

으로 산책로가 조성돼 있는데 운산교까지 800미터다 운산교부

터 역천제방이 시작된다 용현계곡 입구까지 가게는 없다 운산면

에 있는 슈퍼마켓에 들러서 물과 간단한 간식을 준비한다

유기방가옥에서 운산교까지 약 29킬로미터이고 운산교에서

미평교까지 18킬로미터이다 제방은 일부 구간만 콘크리트가 깔

려 있고 딱딱한 흙길이다 미평교에서 쉰질바위 방향으로 걷는

다 역천으로 들어가지 못하게 굵은 철봉을 세워놓았다 그 옆으

로 한 사람만 다닐 수 있는 길이 50미터쯤 나 있다

이 길을 벗어나면 역천과 논 사잇길이다 길은 다시 고풍터널

을 지나게 한다 고풍터널을 지나면 바로 고풍터널 버스 정류장

이다 버스 정류장은 사거리인데 터널에서 직진하는 길이 지방도

618호 봉운로다 우리는 오른쪽 군장동1로를 따라 걷는다 군장

동1로는 고풍저수지 뒷길인데 몇 개의 펜션이 눈에 띈다 11킬로

미터 정도 걸으면 고풍저수지와 봉운로를 만난다

고풍저수지를 따라 걷는 500미터 길은 인도가 협소하기 때문

에 차를 조심하며 걷는다 lsquo아라메 솔바람길 종합 안내도rsquo를 살펴

보고 마애삼존불상으로 향한다 용현계곡 입구인 이곳에는 넓

은 주차장이 있고 식당도 있다

백제 마애불은 충청남도 지역에만 남아 있는데 서산과 태안의

마애삼존불 예산 사면석불이다 서산 마애여래삼존불상은 국보

제84호로 10미터가 넘는 거대한 암벽에 조각돼 있다 가운데 석

가여래를 기준으로 오른쪽 관음보살은 입상 왼쪽 미륵보살은 반

가사유상이다 미륵보살은 오른쪽 다리를 왼쪽 무릎 위에 올려

놓고 오른팔을 굽혀 오른쪽 뺨에 손가락을 살짝 댄 채 사색에 잠

겨 있는 자세다 삼존불은 햇빛이 비치는 방향에 따라서 온화한

미소를 띠거나 때로는 개구쟁이 같은 얼굴을 한다 백제의 미소

로 알려진 백만불짜리 미소는 오전 9시 30분에서 10시 사이에

볼 수 있다

서산 마애삼존불상에서 13킬로미터 계곡을 따라 걸으면 보원

사지이다 보원사는 통일신라시대 화엄 10찰 중 하나로 알려졌다

1천명분의 쌀을 씻었다는 석조가 있는 것을 보아 1천여 명의 승려

가 머무는 무척 큰 절이었던 것으로 짐작된다

석탑 뒤에 개심사로 이어지는 숲길을 오른다 보원사지 뒤편 숲

길 초입부터 개심사 산신각까지 쉬엄쉬엄 가더라도 약 1시간 20분

➊ ❷ 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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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 공감 2014414 55

이 걸린다 이 길은 오르막이 많아서 힘들다 좀 수월하게 걷고 싶

으면 개심사에서 보원사지로 걸어오는 게 좋다

성왕산 자락 개심사 주차장엔 봄나물 난전

개심사는 성왕산 자락에 자리한다 성왕산은 코끼리를 닮았는데

이 코끼리의 갈증을 해소하기 위해 연못을 만들었다고 한다 연못

중앙에는 외나무 다리가 놓여 있다

외나무 다리를 지나 계단을 오르면 해탈문이다 개심사는 흰겹

벚꽃이 유명하다 작은 절집에 겹벚꽃이 피면 얼마나 웅장한지 입

이 다물어지지 않을 정도다 꽃은 4월 말에 피기 시작해서 5월 5일

경에 만개한단다

우리는 개심사를 등지고 소나무숲을 벗어난다 개심사 주차장

에는 봄나물이 난전을 펼쳤다 취나물 버섯 고들빼기 냉이 달

래 머위 민들레 등 각종 나물이 말간 향내를 풍긴다

주차장을 끝까지 내려오니 오학리쉼터 해미읍성으로 가는 표

지판이 나온다 해미읍성까지 52킬로미터다 이 표지판 밑에는

아라메길 이용자 안전수칙이 나와 있다 lsquo2~3명이 동행하여 걷

기rsquo가 눈에 띈다 지금까지 온 길과 다르게 그만큼 호젓하다는 것

이다

다시 출발 시간을 확인한다 오후 3시 50분이다 해미읍성에

도착했을 때의 시간은 6시 25분이었다 난이도가 높은 길이다 초

보자는 부분 걷기를 많이 걸어본 분에게는 완주를 추천한다

글과 사진middot김연미(여행 칼럼니스트)

1 유상묵가옥 토담 뒤에 활짝 핀 수선화

2 햇볕에 따듯한 빛이 감도는 마애삼존불상

3 왕벚꽃이 만발한 충남 서산 개심사를 찾은 많은 행락객들이 꽃을 감상하고 있다

연합

남부터미널과 동서울종합터미널에서 운행 약 3시간쯤 소요된다

서산공용버스터미널 홈페이지(wwwseosanbuscokr)에 시내버스

노선과 시간표가 안내돼 있다

시내버스(서령버스middot문의 041-669-0555)에서 운산행 이용

첫차 오전 6시 45분(공휴일은 7시 5분) 막차 밤 9시 배차 간격은

40분에서 1시간 간격이다 운산면에서 여미리까지 가는 버스가

없으므로 운산면에서 택시를 이용한다 콜택시는 비싸니 인근

슈퍼마켓에서 택시 전화번호를 물어보면 된다

여행수첩

아라메길 정보

홈페이지 wwwaramegilkr

문의 충남 서산시 문화관광과 041-660-3166

유기방가옥 유기방가옥은 숙식이 가능하며 숙식객에게는 무료로 자

전거를 빌려준다 자가용을 이용할 경우 선정묘 주차장에 세우고 이동

하는 것이 좋다 해미읍성에서 선정묘까지 택시 요금은 약 2만원 해미

읍성 인근 슈퍼마켓에서 택시 전화번호를 물어보는 게 가장 빠르다

주소 충남 서산시 운산면 이문안길 70-10(운산면 여미리 203-1)

문의 041-663-4326

서산마애삼존불상 찾아가는 길 서산공용버스터미널에서 하루 5회 운

행한다 첫차 오전 9시 15분 막차 오후 6시 55분 운산면을 거쳐서 마

애삼존불상이 있는 곳까지 운행한다

유기방가옥

여미리석불입상

유상묵가옥 역천제방

쉰질바위

고풍저수지

용현계곡입구

마애여래삼존불상

보원사지

개심사

정자(조망대)

해미읍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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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조개는 일종의 얼굴 근육 기형이다 부모로부터 대물림되는 까

닭에 의학적으로는 lsquo선천적 기형rsquo으로 분류된다 흥미로운 사실

은 많은 사람들이 부러워하는 기형이라는 점이다 동middot서양 또는 예나

지금을 가리지 않고 보조개는 귀엽고 사랑스러운 이미지로 통한다

보조개를 바라보는 동middot서양의 시각이 비슷한 것처럼 인간의 주요 표

정에 대한 해석은 거의 만국 공통이다 한 남미 사람이 화난 표정을 지

었다고 가정하자 아프리카인이나 유럽인 동양인 가리지 않고 그가 화

났다는 걸 알아차린다 슬프거나 행복한 표정도 마찬가지다

표정을 만들어내는 건 얼굴 근육이다 얼굴에는 20여 개의 근육이

있다 인간의 전체 근육 숫자는 기준을 정하기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640~850개 정도로 파악된다 한데 이 중 단 20개에 불과한 얼굴 근

육은 인간 근육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뼈대 근육과는 형태적으로나 기

능적으로 상당한 차이가 있다

무엇보다 눈에 띄는 차이는 얼굴 근육의 상당수가 뼈에 붙어 있지 않

고 피부 속에 묻혀 있다는 점이다 뼈대 근육은 말 그대로 대부분 근육

의 양쪽 끝이 뼈에 닿아 있거나 붙어 있다 뼈대 근육은 힘을 쓰고 움직

임을 일으키는 게 본연의 lsquo임무rsquo다

인간만큼 다양한 표정을 만들어낼 수 있는 동물은 없다 다시 말해

인간보다 얼굴 근육이 잘 발달한 생명체를 찾기는 어렵다 한데 주요

표정은 만국 공통의 lsquo보디 랭귀지rsquo이지만 얼굴 근육 하나하나의 모양

이나 위치는 사람마다 제각각이다 반면 얼굴 근육은 인간 특유의 속

성이 오랜 진화를 거쳐 반영된 일종의 lsquo화장발rsquo 근육의 성격이 짙다

인종별로도 얼굴 근육의 형태 등에 대략적인 차이가 존재한다 동양

인이 서양인보다 보통 무표정한 편이라는 주장에 동조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도 인종 간 얼굴 근육의 상이성을 암시한다 국내 한 의과대학

의 연구에 따르면 입꼬리 주변 근육의 위치와 이들이 움직이는 방향

이 동middot서양 사람들 간에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

lsquo스마일rsquo 도안의 핵심적 특징은 양쪽 입꼬리가 치켜 올라간 것이다

반대로 입꼬리가 내려가면 샐쭉하다거나 언짢은 느낌을 불러일으킨다

입꼬리를 올리고 내리는 얼굴 근육이 어떤 식으로 발달해 있느냐가 표

정 혹은 인상을 좌우할 수 있다는 뜻이다

얼굴 근육은 표정뿐만 아니라 얼굴의 미추(美醜)를 가르는 데도 큰

역할을 한다 얼굴 근육의 배치 크기 대칭성 등이 의학적인 차원에서

잘생기고 못생기고를 결정하는 데 많은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영어로

사소한 차이를 가리켜 lsquo스킨 딥(skin-deep)rsquo 즉 가죽 한 꺼풀 차이라

고 얘기하지만 이 차이가 실생활에서는 엄청나게 다르게 인식될 수 있

는데 얼굴 근육이 바로 대표적인 예이다

하지만 표정이나 얼굴의 미추(美醜)가 최소한 해부학적으로 따져 보

면 lsquo사소한 것rsquo임은 분명하다 성형수술이 널리 유행한다는 점이 이를

방증한다 얼굴의 미추를 결정하는 얼굴 근육은 우리 몸의 여느 뼈대

근육에 비해 조작하기가 상대적으로 손쉽고 위험성도 적다 특히 뼈와

연결돼 있지 않고 피부 아래 묻혀 있는 얼굴 근육들은 손을 봐도 기능

등에 큰 영향을 주지 않는다 얼굴 성형은 쉽게 할 수 있지만 몸 성형

은 엄두 내기가 어렵다는 점이 얼굴 근육과 뼈대 근육의 결정적인 차이

를 보여준다

표정이나 미추를 중시하는 인간의 속성이야 당장 어쩔 수 없을 것이

다 하지만 얼굴 근육에 과도하게 신경을 쓸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얼굴

근육이 만들어내는 갖은 조화는 문자 그대로 lsquo스킨 딥rsquo에 불과한 것들

이니까 글middot김창엽(자유기고가)

(도움말 가톨릭의대 해부학교실 이우영 교수)

보조개는 아름다운 lsquo기형rsquo이다

생활과학 이야기 13

연합

의학적으로는 lsquo선천적 기형rsquo으로 분류되는 보조개 얼굴 근육 때문에 생기는 보조개는 귀엽고 사랑스러운 이미지로 많은 사람들이 부러워한다

56 2014414 위클리 공감

56-57-생활과학13+꽃과 나무indd 56 2014-04-11 오전 20200

위클리 공감 2014414 57

예년보다 빨리 꽃을 피운 왕벚나무들이 함박눈처럼 꽃잎을 날리던

날 저는 서울에서 그다지 멀지 않은 어느 강변의 습지를 찾아갔

습니다 아직 찬 기운이 가시지 않은 날씨지만 남쪽에서 불어오는 봄바

람은 솜뭉치처럼 부서진 부들의 씨앗들을 마른 갈대 사이로 어지러이

날리고 있더군요 이곳 물가에는 갯버들 꽃이 한창입니다 먹이가 부족

한 이른 봄 고맙게도 무료 급식소가 문을 연 덕분에 등에류와 벌들도

덩달아 바빠졌습니다 조만간 키버들과 선버들마저 꿀을 담뿍 머금은

향기로운 꽃을 피워내면 이곳은 온통 난리가 날 것입니다

물가에 열을 지어 선 각종 버드나무들의 연둣빛 자태를 감탄하며 바

라보고 있자니 만일 우리나라에서 lsquo생명의 나무rsquo를 꼽으라면 응당 버드

나무가 그 주인공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버드나무(류)는

그야말로 이 세상에 lsquo아낌없이 주는 나무rsquo이니까요

강변에 늘어선 버드나무들은 토양의 침식을 막아줄 뿐더러 수질 정

화에도 도움을 줍니다 풍성하게 피는 향기로운 꽃들은 굶주린 곤충들

이 춘궁기를 이겨내도록 밤낮없이 넉넉하게 꿀을 내놓습니다 또한 이

처럼 곤충이 많이 모이다 보니 이곳은 보금자리와 먹이가 필요한 작은

새들이 모여드는 곳이기도 합니다 이런 이유로 봄철의 버드나무 숲은

그야말로 생명의 발원지 같다는 생각마저 들게 합니다 이 아름다운 곳

에서 저는 문득 머나먼 두만강변의 버드나무 숲을 떠올려 보았습니다

18세기 정조 재위 시절 홍양호(洪良浩)라는 지혜롭고 유능한 관리가

있었답니다 그는 1777년 세도정치의 희생양이 되어 잠시 두만강변을

관할하는 경흥부사로 좌천된 적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는 한직에서

적당히 시간을 때우며 소일하는 대신에 장정 7500명을 동원하여 1인

당 5주의 버드나무를 두만강변에 심는 큰 공사를 벌였다고 전해집니

다 옛날에는 변방의 생활이라는 것이 지금과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힘들었을 것입니다 먹고 살기도 어려운 판에 별로 중요해 보이지 않는

일로 강제 노역까지 하게 되었으니 백성들의 원성이 그야말로 하늘을

찔렀겠지요 이를 보고 걱정한 친구가 홍양호를 간곡히 만류합니다

ldquo여보게 자네는 여기 잠시 있다가 한양으로 다시 돌아갈 사람이 아닌

가 왜 공연한 일을 벌여서 긁어 부스럼을 만드는가rdquo

현실적이고 애정 어린 친구의 충고에 대한 홍양호의 답변이 그의 저서

lt이계집(耳溪集)gt에 기록되어 있습니다 대략적인 요지는 이렇습니다

ldquo이제 내가 버드나무(류)를 심는 것에는 다섯 가지 이로움이 있어요

첫째는 우리 강역을 (오랑캐로부터) 은폐하기 위한 것이요

둘째는 말을 타고 돌격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요

셋째는 강둑이 물살에 파 먹히는 것을 대비하기 위한 것이요

넷째는 땔감용 나무를 대기 위한 것이요

다섯째는 바람을 막기 위한 것이지요

이 공사는 이처럼 백성들을 이롭게 하는 일이라오 내가 비록 여기

오래 머물지 않을지 몰라도 몇 년 지나지 않아 백성들이 그 이익을 누

리게 될 것이고 그 이로움이 백년 천년을 갈 수도 있을 텐데 내가 어찌

눈앞의 인기에 영합하여 이 일을 미루겠소rdquo

그 탁견에 감탄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자연 생태에 대한 정교한

지식 체계가 없던 그 옛날에도 슬기로운 우리 선조들은 강변을 지키는

버드나무숲의 중요성을 간과하지 않았던 것이죠 이런저런 허황한 명

분에 휩쓸려 오랜 세월 우리 곁을 지켜주었던 강변의 버드나무들이 하

루 아침에 베어져 나가고 삭막한 콘크리트 제방이 그 자리에 들어서고

있는 답답한 작금의 현실을 목도하자니 자연환경 보존과 실용성을 두

루 배려했던 옛 선조들의 지혜가 더욱 절실해지는 요즈음입니다

하천변에는 마땅히 버드나무숲이 있어야 합니다 그러면 이 고마운

나무들은 매년 봄마다 크고 작은 물줄기를 따라 세상을 황금빛으로

수놓을 것이며 전국 방방곡곡에는 생명의 교향곡이 우렁차게 울려 퍼

질 것입니다 글과 사진middot김태영(자연생태연구가middotlt한국의 나무gt 공저자)

아낌없이 주는 lsquo생명의 발원지rsquo

한국의 꽃과 나무 버드나무

lsquo생명의 나무rsquo 버드나무 숲

위클리 공감 2014414 57

56-57-생활과학13+꽃과 나무indd 57 2014-04-11 오전 20203

이 연사 힘주어~ 불조심

ldquo자나 깨나 불조심rdquo

lsquo불조심rsquo을 강조하는 대표적인 슬로건이다 식목일에 나무를

심는 것도 중요하지만 식목일을 전후로 해서 연중 산불이 가장 많이

발생한다고 하니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실제로 식목일에는 연평균

18건 평일의 6배에 이르는 산불이 집중적으로 발생한다는 통계치가

있다 최근에는 기후 변화로 산불이 갈수록 늘어나는 추세라고 하니

보다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기온이 높고 건조하며 바람이 강할수록

산불이 쉽게 번지는데 고온건조한 날씨 탓에 최근 식목일 즈음의 산불

발생 횟수도 1990년대에 비해 52퍼센트나 급증했다고 한다 그런 이유

에서일까 정부도 지난 1970년대부터 다양한 불조심 캠페인을 전개해

왔다

내무부(현 안전행정부)가 후원하고 한국화재보험협회가 주최한 lsquo불

조심 웅변대회rsquo 고지 광고(동아일보 1977년 10월 7일)를 보자 헤드라인

은 ldquo제1회 전국 남middot여학생(초middot중middot고) 불조심 웅변대회rdquo다 웅변대회를

개최하는 이유로 lsquo범국민적으로 방화(防火) 의식을 고취하기 위하여rsquo

라는 문구를 앞세우며 대회의 상세한 요강을 밝혔다 그 웅변대회에서

가장 강조한 것은 ldquo방화 예방 의식을 고취시키고 불조심의 생활화를

촉구하여 화재 없는 복지국가 건설에 이바지할 수 있는 내용rdquo이었다

웅변 시간은 초등부가 5분 중middot고등부가 6분이었다 웅변대회에 앞

서 lsquo원고 합격자 발표rsquo를 먼저 한 것으로 보아 예선에서 먼저 제출된 원

고를 검토해 심사를 거친 다음 그 기준을 통과한 학생들에게 본선에

나갈 기회를 주었음을 알 수 있다 본선에 진출한 학생들은 전국 방방

곡곡의 교정에서 두 주먹을 불끈 쥐고 ldquo~하자고 이 연사 소리 높여 외

칩니다 여러분rdquo 하며 목청을 돋웠을 것이다

1970년대는 lsquo웅변대회의 시절rsquo이라 할 정도로 다양한 주제의 웅변대

회가 전국적으로 열렸다 반공 웅변대회가 대표적이었지만 불조심 웅

변대회도 단골 주제였다 그 시절의 웅변대회가 학생들에게 획일적 사

고를 주입시키기 위한 관제 기획 행사라는 비판의 목소리도 있었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다 웅변대회는 학생들에게 자신감을 높여주는 동시

에 주어진 시간 안에 자신의 주장을 효율적으로 전달하는 능력을 길러

정책광고로 보는 어제와 오늘

1977년 10월 7일 동아일보에 실린 lsquo불조심 웅변대회rsquo 고지 광고 내무부(현 안전행정부)가 후원하고 한국화재보험협회가 주최하는 전국 웅변대회 참가를 위한 상세한 안내 정보가 적혀 있다

주는 생생한 프레젠테이션 교육의 현장이다 지금은 웅변대회가 많이

사라졌지만 아직도 지역의 소방서 단위로 관내 학생들을 대상으로 해

불조심 웅변대회를 개최하는 곳도 많다

나무 심기도 중요하지만 심은 나무를 화재로부터 보호하는 일은 더

더욱 중요하다 소방방재청 역시 한식날을 전후로 119소방헬기를 투입

해 산불 예방 홍보활동을 펼치고 있지만 어디까지나 한계가 있을 터

그 무렵에는 불을 피우지 말고 찬밥을 먹어야 한다는 뜻에서 한식(寒

食) 또는 냉절(冷節)이라고 날짜까지 못박았던 조상들의 지혜가 오히

려 돋보인다 기후 변화로 최근 30년 동안 봄철 기온은 평균 섭씨 06

도 올랐지만 습도는 오히려 6퍼센트 낮아져 산불이 일어날 가능성이

더 높아진 상황에서 담뱃불 같은 불씨 관리에 각별히 주의해야겠다

불조심 웅변대회는 입으로 하는 웅변이지만 몸으로 실천하는 웅변이

더 값진 웅변이 아니겠는가 ldquo꺼진 불도 다시 보자rdquo

글middot김병희(한국PR학회 회장middot서원대 광고홍보학과 교수)

58 2014414 위클리 공감

58-59-정책광고+공감카툰indd 58 2014-04-11 오전 20240

위클리 공감 2014414 59

공감카툰 파랑새를 찾아서

가장 훌륭한 지혜는 친절과 겸손이다

-탈무드

선택한 까닭글과 그림middot최영순

58-59-정책광고+공감카툰indd 59 2014-04-11 오전 20247

60 2014414 위클리 공감

무용

뮤지컬

문화공감

lt아라의 서gt

lt아라의 서gt는 설화나 민담에 등장하는 인물

을 중심으로 바다에서 탄생한 문명과 그 속에

서 살아가는 인간의 모습을 그린 공연이다 인

천시립무용단은 황해를 넘나드는 바람을 추

상적으로 표현했다 전통춤 레퍼토리에 신화

적 서사를 담아 한국 무용의 매력을 극대화했

다 초연 때 출연한 무용수들과 새로 선발된

무용수들의 기량을 견주어 보는 것도 이번 공

연 관람의 묘미가 될 것이다

기간 4월 25~26일

장소 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

문의 032-427-8401

lt비방문 탈취작전gt

트로트와 국악을 결합한 신명나는 창작뮤지

컬이다 약령시 약전골목의 오래 된 lsquo이만수

한약방rsquo은 손님이 끊일 날이 없다 인근 한약

방 사장들은 lsquo이만수 한약방rsquo엔 특별한 비방

문이 있을 거라는 결론을 내리고 lsquo이만수 한

약방rsquo의 비방문을 훔쳐낼 계획을 세우는데hellip

흥미로운 이야기를 중심으로 옛 약전골목의

풍경과 생활 모습을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기간 5월 4일까지

장소 대구 봉산문화회관 스페이스라온

문의 053-661-3500

극단

한양

레퍼

토리

신은수 작가의 역사극 시리즈 lt운현궁 오라버니gt lt봄이 사라진 계절gt을 잇는 lt거울 속의

은하수gt는 일제강점기 lsquo마지막 왕족rsquo으로 알려진 의친왕가를 소재로 시대의 격류에 휘말

린 인물의 세밀한 심리를 표현한 작품이다 1945년 해방 직전의 의친왕가 이야기를 그렸다

히로시마 원자폭탄 투하로 숨진 의친왕의 차남 이우의 장례식을 계기로 의친왕가 사람들이

한자리에 모인다 급변하는 세계 정세 속에서 조선왕조의 부활이라는 환상 속에 사는 일흔 살의

의친왕 반면 그의 장남 이건은 냉소적인 시선으로 조선의 마지막을 예감하며 아버지와 충돌한

다 의친왕과 다투고 뛰쳐나간 이건은 누군지도 모르는 생모의 행방을 찾는데hellip 극단 한양레퍼

토리 대표이자 배우인 최형인 교수가 직접 제작하고 무대에 선다 여기에 2012년 서울연극제 우

수작품상 수상작인 lt만선gt을 연출한 신동인 감독이 또 한번 연출을 맡아 더욱 관심을 모은다

일제강점기 말기 이곳에 모인 인물들은 특수한 신분으로 인해 저마다 나라의 역사를 대변하

고 있다 겉보기에는 여느 가족의 장례식과 다름없어 보이지만 그들의 갈등과 고통을 통해 자

연스럽게 관객들은 뼈아픈 우리의 역사를 절감할 수 있다 역사적 상징성과 함께 변화하는 시

대에 내몰려 갈등하고 괴로워하는 인간 본연의 모습이 공감을 자아낸다 글middot허정연 기자

기간 4월 19~27일 장소 서울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 문의 02-889-3561

의친왕의 차남 이우의 장례식을 계기로 모인 왕친들의 갈등을 소재로 시대적 아픔을 담은 연극이다

역사 앞에 갈등하는 lsquo인간의 굴레rsquo제35회 서울연극제 lt거울 속의 은하수gt

문화누리카드 콜센터 및 홈페이지 안내

문화누리 콜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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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뮤지컬 영화 음악 무용 오페라 음반 도서 전시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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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스포츠 경기 관람 지원

문화누리카드문화 여행 스포츠 관람이용권을 하나의 카드로

17개 시 도 지자체

지원내용세대카드 1매 발급(연간 10만원)

청소년 개인카드 발급(연간 5만원 세대당 최대 5매 신청)

- 기초생활수급자 및 차상위 대상자 중 만 6세~19세(1995년 1월 1일~2008년 12월 31일 출생자)

사회복지시설거주자 개인카드 발급(연간 5만원)

- 기초생활수급자 및 차상위 대상자인 경우

문화누리카드 발급신청안내1 오프라인 신청(주민센터 발급)

읍면동 주민센터에서 신청서 작성 신청대상 확인 현장에서 실시간 카드 발급 2시간 이후 사용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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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 수령시 자택배송을 신청하신 분은 lsquo14년 4월 이후에 수령 가능합니다

신청자격 기초생활수급자 기초생활수급자 조건부수급자

보장시설수급자

차상위계층 차상위자활 차상위장애수당 차상위

장애아동수당 차상위장애인연금 차상위본인부담

경감 차상위한부모가족 차상위우선돌봄

유의사항

전국 주민센터에서 선착순 발급

시군구(본인 주소지 기준)의 예산 소진 시 발급 불가

기존 문화여행스포츠 관람 이용권을

발급받으셨던 분들도 신규발급신청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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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 2014414 위클리 공감

화제의 책

ldquo넌나에게 모욕감을 줬어~rdquo 영화 lt달콤한 인생gt에서 배우 김영철이

했던 이 명대사는 개그프로그램에서도 패러디하는 등 대표적인

유행어가 됐다 그만큼 한국사회에서 빈번하게 겪는 감정이기도 하다 출퇴

근길 도로 위에서라든가 학교나 회사에서 생면부지의 낯선 사람들부터

심지어 가까운 가족에게까지 우리는 평범한 일상에서 lsquo모멸감rsquo을 겪는다

모멸은 lsquo업신여기고 얕잡아봄rsquo으로 풀이된다 나의 존재 가치가 부정당하

거나 격하될 때 갖는 괴로운 감정이며 인간 내면의 가장 깊숙한 곳을 파괴

한다 한국인의 일상에 만연한 lsquo모멸감rsquo의 실체를 인문학적으로 규명한 책

이 나왔다 저자는 모멸감을 분석하기 위해 뉴스 기사 TV 드라마나 영화

에서 오가는 대사 수많은 문학작품 등에서 수집한 적실한 실례와 일상생활에서 만나는 다양한

에피소드로 이야기를 이어간다

저자는 우선 모멸이 부르는 파괴력을 우려한다 ldquo우리가 일상적으로 겪는 모멸감은 흔히 lsquo정서

적인 원자폭탄rsquo이라고도 불리며 인간을 끝없는 바닥으로 추락시키기도 하고 때로는 타인과 세

상에 대한 폭력으로 발화하기도 한다rdquo

모욕을 주고받는 데는 어떠한 역사적 배경이 있을까 저자는 급변한 사회 환경 때문이라고 분

석한다 ldquo조선 시대에 형성된 귀천의식과 신분적 우열 관념은 외형을 달리한 채 끈질기게 지속되

어 왔고 산업사회 및 소비사회와 맞물려 사람들 사이에 피곤한 경쟁으로 이어졌다rdquo

이런 연장선상에서 모든 가치가 돈으로 매겨지는 자본주의의 도래가 다른 한 축을 이룬다 사

회제도와 경제력 간의 불균형 삶의 형태와 의식 사이의 불균형이 문제의 핵심이다 절대 빈곤

실업 등으로 인해 최소한의 품위를 갖출 수 없다는 것 자신이 무능하고 쓸모없는 존재라는 생

각은 큰 모멸감을 불러일으킨다 이렇게 훼손된 자아를 보상받으려는 집단 콤플렉스가 공격적

인 민족주의와 편협한 인종주의로도 나타나게 된다 이 책의 또 한 가지 새로운 시도가 있다 바

로 음악으로 표현한 모멸감이다 작곡가 유주환 선생이 이 책에서 열 군데 대목을 골라 열 개의

곡을 만들었다 책과 함께 CD로 들어 있다 음악사적으로도 불안이나 분노 고독이나 초조함 슬

픔이나 기쁨 등을 주제로 한 곡들은 많지만 모멸감을 표현한 곡은 거의 없다고 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과연 모멸감을 뛰어넘을 수 있을까 저자는 학력이나 외모 경제력 피부색

나이 등 외형적인 차이로 멸시하는 문화와 사회 풍토를 바꿔가야 한다고 말한다 또 사회와 제

도가 정비되더라도 모멸감을 아예 느끼지 않고 살기란 불가능하다 존중과 자존의 문화는 여럿

이 만드는 것이며 그 출발은 결국 자신의 내면에 있다 남을 귀하게 여기는 문화는 우리의 변화

로부터 시작된다 ldquolsquo귀rsquo는 곧 lsquo고귀하다rsquo는 뜻이고 영어로 풀이하면 lsquonoblersquo에 가장 가까울 것이다

lsquo귀rsquo만큼은 스스로 성취할 수 있다 어떤 사람은 학문을 닦음으로써 어떤 사람은 예술이나 종교

를 통해 어떤 사람은 타인에게 많은 것을 베풂으로써 삶을 고양시킬 수 있다rdquo 우리는 각자 어떤

방법으로 모멸감을 극복하고 있을까 글middot박지현 기자

단신

lt커넥톰 뇌의 지도gt승현준 지음 | 신상규 옮김김영사 | 2만3천원

1천억 우리 몸 안의 신경세포 개수다 인

간 신경세포의 모든 연결구조와 활동원리

를 파악하기 위한 사상 초유의 프로젝트

인 휴먼 커넥톰 연구의 모든 것을 다뤘다

뇌와 의식의 비밀을 밝히기 위한 흥미진

진한 실험과 놀라운 발견이 이어진다 의

학적 발전을 뛰어넘어 미래 사회에 혁명적

변화를 가져올 경이로운 도전의 과정이

생생하게 펼쳐진다

lt금융으로 본 세계사gt천위루 양천 지음 | 하진이 옮김시그마북스 | 1만7500원

금융학은 지리적 환경과 기술middot종교middot경

제체제를 망라한 집합체라고 할 수 있다

모든 금융 사건에는 사회middot경제middot문화middot역

사적 배경이 있다 이 책은 국가 인물 사

건을 시대별로 나눠 유머러스하고 유쾌

한 언어로 금융사를 들려준다 그리스

로마 프랑스 스페인 네덜란드 영국 미

국 클로비스 찰스 1세 JP 모건 소로스

튤립 거품 사우스시 거품 서브프라임

위기 등의 키워드를 일목요연하게 펼치

면서 세계 경제의 흥망성쇠를 그려냈다

모멸감 왜 느껴 나는 소중해

lt모멸감gt

김찬호 지음문학과지성사1만3500원

62-63-화제의책+디딤툰indd 62 2014-04-11 오전 20413

위클리 공감 2014414 63

디딤툰 글로벌 에티켓 173

세상에서 가장 무거운 것구성middot권우영

그림middot안종만

62-63-화제의책+디딤툰indd 63 2014-04-11 오전 20419

요행은 없더라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한 소통이 지나치게 활발하다 각종 동호회

며 동창회에서 업무 협상에 이르기까지 다채로운 채널들이 그

야말로 lsquo스마트rsquo하고 lsquo스피드rsquo 있게 실시간으로 진행된다 직접 통화하거

나 만나지 않아도 많은 정보들이 오가고 약속들이 잡히고 계획들이

세워진다 시간이 절약되기도 하지만 시시각각 lsquo띵동rsquo하는 커뮤니티 알

림 신호로 인해 업무 집중에 방해를 받기도 한다 아마도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요즘 사람들은 경험의 80퍼센트 이상을 SNS를 통해 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최근 한 친구가 자신의 어리숙함을 한탄하는 글을

SNS에 올렸다

인터넷을 검색하다가 수천만 원을 호가하는 외제 중고차를 아주 싸

게 구할 수 있다는 광고성 글을 봤다고 했다 침수되거나 사고 난 차도

아닌데 저렴하게 경매로 낙찰된 차이기에 믿을 수 있다는 내용을 보고

어처구니없게도 마음이 동했다는 것이다 게다가 그 광고문에는 단순

히 차를 파는 것이 아니라 소중한 사람과의 인연을 진실하게 만들고

싶다고 적혀 있었다 거기서 그치지 않고 딸 사진까지 곁들이며 자기

딸한테 부끄럽지 않은 아빠로 살아가고 싶은 사람이라는 말까지 덧붙

인 것을 보고는 차라리 믿고 싶은 마음이 더 강해졌다 그 친구는 전화

를 걸었고 약속을 한 후 차를 구매하러 갔다

통화한 딜러는 여기저기 친구를 데리고 다니며 몇몇 그럴 듯한 외제

차를 보여주었다 인터넷 차량은 시험 주행을 해 볼 수 없다면서 이상

없으니 빨리 사라고 지금 선택하지 않으면 후회할 거라고 한 시간 후

에는 다른 사람이 보러 오기로 예약돼 있다고 압박했다 순진한 친구

는 제정신을 차리기 어려운 지경임에도 가까스로 정신을 차려 품질 보

증을 어느 정도 해 줄 수 있느냐고 물었다 보증 기간이 없다는 답이 돌

아왔다 처음에 전화했을 때는 3개월 정도 보증해 준다고 했던 것 같아

재차 확인했다 딜러는 워낙 싸게 파는 것이라 그런 것은 해당되지 않

는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순간 이상하다 싶어 친구는 사지 않겠다고

말했다 딜러의 표정이 순간 바뀌었다 살 것처럼 이야기해 놓고 이제

와서 이러면 어떻게 하느냐 이런 인터넷 차량들은 대개 사러 오면 그

냥 계약하고 끌고 가는 게 상례인데 너무한 것 아니냐hellip 질타 내지 훈

계조였다 섬약(纖弱)한 기질의 친구는 더 당황했다

하지만 친구는 사지 않겠다는 의사를 다시 한번 표시했다 가족들의

안전을 지켜야 한다는 말도 덧붙였다 불만에 차 있던 딜러가 이내 표

정을 바꾸었다 잘 생각했다고 대부분 인터넷 보고 오는 사람들은 이

런 차의 성격을 알고 오는데 당신은 그렇지 않은 것 같았다며 정말 모

르고 온 것이냐고 물었다 친구가 광고문을 믿고 왔다고 하니까 딜러는

참 딱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이런 차는 대개 리콜된 것들로 안전을 보장할 수 없는 차들이어서 어

떤 이들은 아예 견인차를 가져와 사 간다 정상적인 차가 이런 가격이

라면 어떤 바보가 비싼 돈 들여 새 차를 사겠느냐 당신이 순진한 사람

같아서 말해 주는 것이다 그랬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딜러는 차를 팔

지 못하고 들어가면 회사에서 혼나니까 정상적인 다른 중고차로 바꾸

면 어떻겠느냐고 제안했단다 한나절 이상을 같이 다니고 또 진실까지

털어놓아 준 그 딜러에게 미안한 생각이 들고 고마운 생각도 든 나머

지 친구는 그러자고 했다 얼결에 꼭 바꿀 필요도 없는 차를 그렇게 바

꾸었다고 했다

그러고 나서 자신이 도대체 무엇을 어떻게 한 것인지 모르겠다고 자

탄했다 어리석은 짓을 한 자신을 반면교사 삼아 친구들은 그런 일에

휘말리지 말라고 덧붙였다 결국 그 친구는 평범하지만 오래 된 진리를

잠시나마 잊은 자신에 대한 반성으로 끝을 맺었다 lsquo콩 심은 데 콩 나

고 팥 심은 데 팥 난다rsquo 글middot우찬제(문학평론가middot서강대 문학부 교수)

중앙포토

소통과 공감

64 2014414 위클리 공감

64-소통과공감indd 64 2014-04-11 오전 20452 표지 253-최종indd 146 2014-04-11 오전 20821

Page 8: 위클리 공감 253호

12 2014414 위클리 공감

항공마일리지 남아요hellip 휴양림 오세요국립자연휴양림관리소middot대한항공middot한진관광 MOU 체결hellip 전용 투어상품도 출시

여행소식

항공마일리지로 꼭 항공권을 끊어야 하나 잠자는 항공마일

리지가 아까웠다면 이제는 휴양림으로 떠나보자

산림청 국립자연휴양림관리소는 4월 2일 lsquo항공마일리지 휴양림 투

어상품rsquo과 lsquo국민의 숲(대한항공의 숲)rsquo 조성을 위해 대한항공 한진

관광과 각각 MOU를 체결했다

이번 협약을 통해 국립자연휴양림관리소는 대한항공 마일리지

로 비수기 주중에 휴양림을 이용할 수 있도록 숙박시설과 숲 체험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대한항공은 산음자연휴양림 내에 lsquo국민의 숲(대한항공의 숲)rsquo 조

성을 계획했다 한진관광은 홈페이지 및 콜센터를 통해 lsquo항공마일

리지 휴양림 투어상품rsquo을 판매하기로 했다

lsquo항공마일리지 휴양림 투어상품rsquo은 4월 중순부터 6개 국립자연

휴양림을 대상으로 매주 수middot목요일(성수기 제외)에 운영된다 대한

항공 마일리지를 갖고 있다면 누구나 본인 마일리지로 투어상품

을 이용할 수 있다

대한항공 산음자연휴양림에 lsquo국민의 숲rsquo 조성

lsquo국민의 숲(대한항공의 숲)rsquo은 대한항공 사회봉사단이 유일한 탄소

흡수원인 산림 가꾸기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기 위해서 산음자연휴

양림 내에 5헥타르 규모로 조성해 나갈 계획이다 매년 나무 심기

숲 가꾸기 산불 방지 등 다양한 산림 관리활동에 참여한다 투어

상품 운영 휴양림은 복주산 산음 용화산 운문산 용현 덕유산

등 6개다

서경덕 국립자연휴양림관리소장은 ldquo관련 기업과의 협업을 통해

항공마일리지로 주중 휴양림을 이용할 수 있는 길이 열려 휴양림

이용패턴 다변화에 속도를 낼 수 있게 되었다rdquo며 ldquo자연휴양림 내

산림 관리에 민간기업 참여가 확대될 수 있도록 lsquo국민의 숲rsquo 조성에

도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rdquo고 덧붙였다 글middot박지현 기자

4월 2일 산음자연휴양림에서 국립자연휴양림관리소middot대한항공middot한진관광은 lsquo항공마일리지 휴양림 투어상품rsquo 운영과 lsquo국민의 숲(대한항공의 숲)rsquo 조성을 위한 MOU를 체결했다

자연휴양림 숲속 도서관에서 책 기증 받아요

국립자연휴양림관리소에서는 책 읽는 문화 확산을 위해 4월부터 삼봉

휴양림과 검마산휴양림 내에 lsquo숲속 도서관rsquo을 운영한다 다양한 장르의

도서를 제공하기 위해 도서기증 캠페인을 추진하고 있다 4월 30일까지

기증할 수 있다 택배비는 휴양림에서 부담한다

책 보낼 곳 대전광역시 서구 복수북로 21 국립자연휴

양림관리소 행정지원과 홍보기획팀

문의 042-580-5532~3 wwwhuyanggokr

휴양림 투어상품 문의 한진관광 홈페이지(wwwkaltourcom) 또는 콜센터(1566-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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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전 한식 만들기hellip ldquo멋진 체험 될 거예요rdquo한식 아카이브 개설hellip 조리법 9천여 건middot전통 한식당 100여 곳 등 다양한 콘텐츠

알아두세요

lsquo밥죽 만두 찌개 전골 나물 전 김치 한과helliprsquo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전통 음식들 군침이 돌 때 한식이 맛있는 곳을

찾는 데 시간을 버리지 않아도 된다 이 음식들이 어떤 깊은 유래

와 역사를 가졌는지 인터넷 이곳 저곳을 기웃거리지 않아도 된다

한식을 다룬 조선시대 풍속화들도 찾아볼 수 있다

한국 음식을 단순히 먹고 즐기는 것을 넘어 역사와 문화 정보까

지 한곳에서 볼 수 있는 아카이브(기록물 저장소middot정보창고)가 마련

됐다 농림축산식품부(장관 이동필)와 한식재단(이사장 강민수)은

전통 한식의 정보를 총망라한 lsquo한식 아카이브rsquo를 4월 3일 개설했다

한국 음식문화가 단순히 음식 콘텐츠의 의미를 넘어 선조의 삶과

지혜가 담긴 우리 문화임을 세계에 알리려는 문화 보급의 일환이다

그동안 한식과 관련된 고문헌으로 한식문화를 대중화하기 위

한 노력이 꾸준히 추진돼 왔다 하지만 일반인들이 흥미로워할

만한 정보에 쉽고 편리하게 접근할 수 있는 아카이브는 처음이다

한식 아카이브에는 한식 원형복원 사업의 결과물과 한식 조리

법 등 9083건의 콘텐츠가 담겨 있으며 한식 콘텐츠 목록 한

식문헌 상세 해제 옛 그림 속 한식 한식연구 결과물 한식

이야기 등 5개 항목으로 구성됐다

대표 한식 120여 종엔 스토리텔링 담아

lsquo한식연구 결과물rsquo에는 한식 대표 품목 120여 종에 대한 스토리텔

링을 담았다 예를 들어 여름 대표 음식인 냉면은 ldquo메밀 산출이 많

은 서울 이북지방에서 유래했고 6middot25전쟁 이후 월남민에 의해 전

국적으로 퍼지게 됐다rdquo는 사연으로 시작한다 이외에도 냉면의 조

리법 지역별 맛 특색 등이 적혀 있다

각 지역의 대표적인 서민음식 등도 소개한다 lsquo역사성 있는 한식

당rsquo 편에는 지역별 유명 음식점 정보가 있다 국내 50여 년 이상 된

100여 곳의 음식점을 지자체의 추천을 받아 축적했다 부산의 경

우 lsquo구포집middot급행장middot기장곰장어middot동래할매파전middot박달집rsquo 등의 주요

정보(위치지도 포함)가 실려 있다

lsquo옛 그림 속 한식rsquo은 한식문화의 원형을 찾는 세계 최초의 작업이

다 우리 음식을 다룬 50여 종의 조선시대 풍속화를 선보인다 조선

의 대표 풍속화가인 김홍도의 작품 6점 신윤복의 서화 2점 김득

신 조영석 성협 그리고 19세기를 대표하는 화가 김준근의 그림

23종 등이 들어 있다 이 카테고리는 4월 말 오픈 예정이다

한편 150여 종에 달하는 북한 전통음식 조리 방법도 누구나 쉽

게 활용할 수 있도록 메뉴별middot지역별로 배치했다 lsquo한식 이야기rsquo에서

는 한식문화 콘텐츠를 쉽고 재미있게 접할 수 있도록 대중적인 내

용을 중심으로 편찬한 책 일곱 권도 찾아볼 수 있다

글middot박지현 기자

한식 아카이브의 lsquo옛 그림 속 한식rsquo은 조선시대 풍속화를 통해 우리 음식문화의 원형을 찾고자 한 시도로 4월 말 서비스를 시작한다 lt긍재풍속화첩gt 중 lsquo강변회음rsquo 김득신 18세기 후반 간송미술관

한식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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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점기획 | 무지개다리 사업 다문화 융합

소수rsquo의 배려hellip 하나 되는 문화다양성

ldquo이음악은 필리핀 전통 악기인 lsquo반두리아rsquo와 lsquo옥타비나rsquo로 연

주한 lt론다야gt라는 곡입니다 필리핀에선 남자가 사랑

하는 여자에게 들려주는 일종의 세레나데입니다rdquo

지난해 가을 인천의 한 재즈카페에서 진행된 팟캐스트 lsquo다문

화 음악다방rsquo 녹음 현장 9년 전 필리핀에서 우리나라로 결혼 이

주한 손알린(36) 씨가 조금 서툰 우리말로 필리핀 전통음악을 소

개했다 손 씨는 ldquo필리핀은 남미와 마찬가지로 과거 오랜 세월 동

안 스페인의 식민지였다 음악과 춤 등 많은 영역에서 스페인의

영향을 받았기 때문에 남미 음악과 유사한 부분이 많다rdquo며 곡에

대해 설명했다 그가 참여한 이 팟캐스트 방송은 블로그와 스마

트폰 라디오 애플리케이션으로 다시 들을 수 있어 최근까지 3천

회 넘게 재생됐다

lsquo다문화 음악다방rsquo은 lsquo무지개다리rsquo 사업의 일환으로 인천문화재

단이 맡아 진행 중인 인터넷 방송이다 이주민들이 모국 문화 특

히 음악을 직접 소개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음악을 매개로

인천에 거주 중인 이주민들의 진솔한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한 것이다 또한 그들이 겪은 한국 한국인에 대한 색

다른 시각도 엿볼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되며 이주민과 선주민들

간의 소통의 장으로 큰 인기를 끌었다 필리핀뿐만 아니라 네팔middot

미얀마(버마)middot일본 출신 이주민들이 직접 출연해 10회에 걸쳐 각

국 음악을 소개했다 또 라틴 음악과 탱고 등 제3세계 음악을 소

개하는 전문가 특강도 네 번에 걸쳐 진행됐다

무지개다리 팟캐스트의 기획과 연출을 맡은 제작자 방영문

(33) 씨는 ldquo처음엔 출연자들이 과연 모국의 음악과 문화를 잘 알

릴 수 있을지 걱정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하지만 녹음을 마치고

는 모두 즐거워했다 음악을 매개로 서로 공감대를 이룰 수 있다

는 점을 했기 확인때문rdquo이라고 말했다

다문화 영화제 등 장르 구분 없이 다양한 행사

인천은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무지개다리 사업 참여 기관으로

선정됐다 선정된 17개 기관 중 최대 규모인 2억원의 국비를 지원

받는다 이는 이주민 외에도 새터민 다문화가정 어린이 등 다양

한 대상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지역의 특성을 활용한 돋보이는

기획으로 다른 주관기관을 선도하고 있다는 평가 덕분이었다

특히 lsquo천 개의 마을 천 개의 문화rsquo를 대주제로 세계 각국의 다

양한 문화를 담은 북 콘서트 세계문학 특강 팟캐스트 다문화

문화예술 활동 통해 이주민middot새터민middot다문화 어린이 등 공감대 형성

인천문화재단

인천문화재단의 무지개다리 사업 lsquo다문화 음악다방rsquo은 미얀마 필리핀 네팔 등의 해외 이주민들이 직접 출연해 그들의 전통음악과 한국생활에 대한 진솔한 이야기를 나누는 인터넷 라디오 프로그램이다 사진은 첫 방송을 맡았던 네팔인 바비소르 그룽 씨의 녹음 현장

lsqu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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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경험을 전함으로써 한국의 소수자 인권 및 난민의 삶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며 언론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인천문화재단은 지난해 진행한 문화다양성 자원조사 결과와

현장 수요를 바탕으로 발굴middot기획한 맞춤형 프로그램들을 선보

일 예정이다

인천에 있는 또 하나의 중국 차이나타운과 화교 커뮤니티가

함께하는 lsquo화교 함께 사는 우리 이웃rsquo 새터민과 함께하는 lsquo새터민

수다터rsquo 등은 물론이고 문화다양성의 영역을 확대한 성소수자 관

련 프로그램도 기획 중이다 특히 인천의 지역별 특성을 살려 인

천 시민들이 각자의 삶터와 일터에서 자연스럽게 소수자와 만나

고 서로 다른 부분을 인식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인천문화재단 기획사업팀 정지은 과장은 ldquo국내외를 잇는 창구

이자 경계를 넘어서는 관문으로서의 도시 정체성을 형성해 왔고

이에 걸맞게 다양한 인종과 문화 국가적 배경이 어울려 공존하는

인천의 특징을 살리는 사업을 기획할 계획rdquo이라며 ldquo이주민 중심으

로 진행하는 프로그램보다 인식 개선을 위해 이주민middot선주민이 함

께하는 축제와 상호 소통의 기회를 마련하겠다rdquo고 말했다

글middot김상호 기자

영화제 등 장르를 가리지 않는 다양한 행사를 마련하며 문화다

양성의 가치를 확산시키는 데 큰 역할을 해 왔다

지난해 11월 1일 인천문화재단과 인천영상위원회가 함께 개최

한 lsquo디아스포라 영화제rsquo는 항구도시 다문화도시 새터민도시라

는 인천의 지역 특색을 살린 영화제로 이주민을 주제로 한 20편

의 장middot단편 영화가 출품됐다 모든 영화가 무료 상영되며 이주민

뿐만 아니라 인천시민들에게도 큰 관심을 받은 행사였다 베를린

영화제 경쟁부문에 오른 다큐멘터리 영화 lt두만강gt의 감독인 재

중동포 장률 감독과 선댄스영화제에서 lt안녕 평양gt으로 심사위

원 특별상을 수상한 재일동포 양영희 감독 등 세계적인 감독들

을 초청해 관객과 대화의 시간을 가지기도 했다

이주민 참여 프로그램도 마련했다 촬영 및 편집 장비를 대여

하고 교육도 진행했다 인천영상위원회 강석필 국장은 ldquo성공적인

영화제 개최를 통해 이주민들이 자신의 생활과 생각을 영상으로

자유롭게 담아낼 수 있도록 전문 강사들이 참여한 강의도 마련

했다rdquo며 ldquo이들의 실습 작품은 이주민 커뮤니티는 물론 올 가을 열

릴 제2회 영화제에서 볼 수 있을 것rdquo이라고 제2회 lsquo디아스포라 영

화제rsquo에 대한 기대감을 전했다

인천 영종도에는 100여 명의 난민을 수용할 수 있는 난민지원

센터가 운영 중이다 때문에 많은 난민들이 인천으로 모이고 있

다 하지만 센터 설립과정에서 지역주민들의 반대 때문에 여러

차례 문제가 발생했다 난민과 소수자들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기

위해 콩고민주공화국 출신 난민이었던 욤비 토나 씨를 초청해 북

콘서트 lsquo내 이름은 욤비rsquo도 진행했다 인천지역 중middot고등학교와 주

민센터 등에서 10회에 걸쳐 열린 북 콘서트는 1천여 명이 넘는 인

원이 참석하며 대표적인 무지개다리 사업의 문화 행사로 자리 잡

았다

욤비 씨는 콘서트를 통해 국제 난민으로 자신이 겪었던 다양

무지개다리 사업이란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이주민middot

탈북민middot장애인 등 우리 사회의 다양한 구성원들에게 문화적 표출 기

회를 제공하고 다양한 문화 간의 소통과 교류를 잇기 위해 추진하는

사업이다 한국의 문화다양성을 증진하고자 2012년 시범사업을 거쳐

지난해 12개 지역에서 실시한 무지개다리 사업은 올해는 성북 구로 인

천 부천 인천 경기 안양 오산 대전 충북 전북 광주 전남 경남 부

산 김해 및 제주를 포함한 17개 문화재단을 중심으로 지역의 고유한

문화자원을 활용한 특색 있는 100여 개의 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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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점기획 | 무지개다리 사업 아시아 여행자 학교

쌍방향 문화 소개hellip ldquo서로의 편견 없애요rdquo

올해 한국생활 7년째를 맞는 작드 허르러(33middot부산 사상구

주례동) 씨는 지난해 9월 부산시 사상구 사상여성인력개

발센터에서 열린 lsquo아시아 여행자 학교rsquo를 생각하면 지금도 흐뭇해

진다 몽골 전통춤 공연과 함께 시작된 그날 행사에서 작드 씨는

다른 몽골 이주여성과 번갈아 강연자로 무대에 올라 사진과 함

께 몽골의 현대화를 소개했다

ldquo사람들이 놀랐어요 몽골에 도시도 있고 공장도 있느냐고요

행사장에 저희 가족도 왔고 같이 일하는 친구들도 왔어요rdquo

한국인 남편과 결혼해 다섯 살 아들을 둔 작드 씨는 ldquo몽골을

바르게 알릴 수 있는 기회를 준 lsquo아시아 여행자 학교rsquo에 감사한다rdquo

고 말했다

부산문화재단이 2012년부터 운영해 온 lsquo아시아 여행자 학교rsquo는

이주민이 한국문화를 받아들이고 배워야 한다는 기존의 발상에

서 벗어나 서로에 대해 배우고 알아간다는 의미를 담고 있는 문

화 다양성 사업이다 강연 형식으로 결혼middot출생middot축제 관련 풍습

을 소개하기도 하고 사진전시회 전통의상 입어보기 전통음식

먹어보기 같은 문화체험 행사도 함께 열린다 지난해 lsquo아시아 여

행자 학교rsquo는 9월 중순부터 연말까지 사상여성인력개발센터 내

강당에서 매주 토요일 혹은 일요일 캄보디아 베트남 몽골 인

도 미얀마 인도네시아를 주제로 운영됐다

부산문화재단 문화복지팀의 고윤정 주임은 ldquo객석에는 아내

손에 이끌려 온 한국인 남편이나 자녀 시부모 친구들이 많았

부산문화재단 사진전시회middot전통음식 먹어보기 등 문화체험 행사도 가져

부산문화재단

한국인과 다문화 이주민 간의 쌍방향 문화소통 방안으로 이뤄진 부산문화재단의 lsquo아시아 여행자 학교rsquo 지난해 행사 모습 올해에는 더 많은 이들의 참여를 위해 lsquo지구촌 여행자 학교rsquo로 이름을 바꿔 열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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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해 6월 부산시가 개소한 복합문화공간 lsquo사상인디스테이션rsquo 1층

에 들어선 문화 카페다 부산 시내의 주한외국영사관middot주한외국

문화원 등과 대학 문화동아리 지역 예술가단체 등 30여 곳에 이

르는 지역문화자원을 발굴해 협력 연결망을 구축 이주민에게 문

화강습과 장비 등을 제공했다

이러한 지원에 힘입어 부산지역 이주민 공동체에서는 자발적

문화활동이 싹을 틔우고 있다 그 대표적 사례가 베트남어 방송

팟캐스트(인터넷방송) lsquo띵노이벳(Tien noi Viet)rsquo이다 기획middot제작middot

진행까지 베트남 출신 이주민의 손으로 만들어지는 lsquo띵노이벳rsquo은

한국생활의 애환에서부터 은행middot대중교통 이용방법 같은 생활정

보는 물론 베트남 대중음악도 다룬다 현재 회당 2500이 넘는

다운로드 수를 기록할 정도로 인기를 얻고 있다

부산문화재단은 올해 lsquo무지개다리 지원사업rsquo 선정으로 더욱 힘

을 얻은 lsquo다섯 손가락rsquo 프로젝트의 주안점을 두 가지로 잡고 있다

하나는 지역 내 이주민 문화공간에 예산과 프로그램을 지원해

자발적 문화모임을 더 키우겠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이주민

모임과 지역 문화예술단체 간 교류협력을 증진시켜 활동의 지속

성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이주민들의 참여 확대를 위해 lsquo아시아

여행자 학교rsquo도 lsquo지구촌 여행자 학교rsquo로 간판을 바꿔 달게 된다 또

매월 특정 국가를 테마로 진행해 사업 성격을 분명히 하고 홍보

가 쉽도록 할 계획이다

고 주임은 ldquo사업 대상을 부산에서 경남권까지 확대하고 페이

스북이나 트위터 같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한 정보제

공 방안도 준비 중에 있다rdquo고 말했다 글middot남창희 객원기자

다rdquo고 전했다 ldquo서먹해하던 사람들이 함께 춤을 추고 음식을 나

눠 먹으며 가족처럼 가까워지더군요 행사 도중 그간의 오해를

해소하기도 했어요 아내의 모국에 대해 lsquo문화적으로 뒤떨어져 있

다rsquo는 편견을 버리게 됐다는 한국인 남편도 있었습니다rdquo

rsquo다섯 손가락rsquo 사업 일부hellip 올 lsquo지구촌 여행자 학교rsquo로 확대

인구 350만명의 국제항구도시 부산에는 2013년 1월 기준으로 거

주 외국인이 5만1617명에 이른다 부산 인구 70명당 한 명 꼴이

다 과거 초량동middot중앙동 중심이었던 외국인 거주지역도 최근에

는 외국인 근로자가 밀집한 사상구middot강서구 유학생middot영미권 이주

민이 많은 해운대와 대학가 결혼이주 여성이 몰린 저소득층 밀

집지역으로 다양해졌다 그만큼 문화적 수요도 다양해졌다

부산문화재단에서는 이러한 지역적 특성에 따라 2012년부터

이주민 대상 문화복지사업 lsquo다섯 손가락rsquo 프로젝트를 운영해 오고

있다 lsquo아시아 문화 학교rsquo 도 lsquo다섯 손가락rsquo 프로젝트의 일환이다

차별 없는 사랑으로 이주민에게 다가가겠다는 의미를 가진 lsquo다

섯 손가락rsquo 프로젝트는 기존 다문화 사업의 한국 동화주의를 벗

어나 쌍방향 문화소통을 도모했다는 점이 높이 평가돼 문화체육

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이 주관하는 문화

다양성 확산을 위한 lsquo2014년 무지개다리 지원사업rsquo 공모에서 3년

연속 선정됐다

lsquo아시아 여행자 학교rsquo 등 문화교류 행사와 더불어 lsquo다섯 손가락rsquo

프로젝트로 진행된 것이 이주민의 문화복지를 증진시키기 위한

거점공간 조성middot운영과 지원middot협력 네트워크 결성이다 재단은 그

동안 고정된 문화공간이 없었던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부산시

내 문화센터 복지기관 외국인 음식점과 상점 등 72곳을 찾아다

니며 장소 대여 등 협력체계를 구축했다

이주민 문화공간 lsquo카페 무지개rsquo도 조성했다 lsquo카페 무지개rsquo는 지

쌍방향 문화 소개hellip ldquo서로의 편견 없애요rdquo

부산문화재단

부산지역 베트남어 방송 팟캐스트 lsquo띵노이벳rsquo 제작진들

부산문화재단 051-744-7707 홈페이지 bscf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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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점기획 | 무지개다리 사업 lsquo경계 없는 프로젝트 결합rsquo

ldquo지켜봐 주세요 다름은 장애가 아녜요rdquo

자폐성 장애 판정을 받은 곽규섭 씨는 다섯 살 때부터 끊임

없이 노트에 무언가를 그렸다 약초 허브 100년 후 지하

철 노선도 등 관심 분야도 다양했다 말이 사람들의 소통수단이

듯 그림은 곽 씨가 세상과 소통하는 방식 중 하나였다 하지만 그

의 어머니는 끊임없이 그리는 그림을 장애의 한 증상으로 생각해

주기적으로 박스에 버리곤 했다

그러던 중 곽 씨는 2008년 비영리 예술단체 lsquo로사이드(Raw+

Side)rsquo의 공동대표인 김효나 씨를 만났다 김 씨는 곽 씨의 그림이

재미있다고 생각해 그가 편하게 그릴 수 있게 종이를 충분히 놓

아두도록 했다 빈 종이는 몇 달 사이에 수백 개의 캐릭터로 채워

졌다 박스 속에 있던 그의 그림은 lsquo에이블 아트(장애인 예술)rsquo로

거듭났다 곽 씨가 그린 200여 명의 캐릭터로 lt키티와 튤립gt이라

는 제목의 애니메이션이 제작되기도 했다

lsquo에이블 아트rsquo를 지원하는 lsquo경계 없는 프로젝트 결합rsquo은 문화체

육관광부와 성북문화재단이 함께하는 lsquo무지개다리 사업rsquo 중 하나

이다 자폐성 장애를 가진 예술가들이 창작활동을 통해 세상과

소통하게 하자는 취지로 시작됐다 지난해 성북문화재단이 로사

이드를 후원하고 공동 주관하는 방식으로 처음 진행돼 올해도

이어나갈 계획이다 로사이드는 lsquo에이블 아트rsquo가 끊임없이 진화해

나간다는 의미로 이를 lsquo어떤 아트rsquo라 이름 짓고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성북문화재단의 lsquo경계 없는 프로젝트rsquo를 통해 자폐성 장애를

성북문화재단 장애middot국적을 넘어 문화로 하나되는 다양한 프로그램 성과

성북문화재단

다양한 국적의 이주 여성들이 모인 성북문화재단의 lsquo돌곶이 노래단rsquo 프로그램 언어도 문화도 낯설어 힘들어하는 이주 여성들의 마음을 노래로 즐겁게 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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했다

lsquo세상의 요리 우리집 요리사rsquo는 서로 다른 문화를 가진 이주 여

성들에게 요리를 배우는 프로그램이다 성북문화재단의 lsquo무지개

다리 사업rsquo에 요리가 선정된 계기는 lsquo음식을 함께 만들고 나누어

먹는 것rsquo의 중요성이었다 몽골 필리핀 중국 캄보디아 등지에서

온 강사들에게 매주 요리를 배우고 다 만들면 강사와 학생들이

함께 나눠 먹으며 서로간의 정을 키웠다 강사로 활동하는 몽골

출신의 서드초롱 씨는 ldquo몽골 문화도 알릴 수 있고 선생님이 되어

가르쳐 줄 수 있어 이 일을 계속 하고 싶다rdquo고 말했다

성북문화재단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다양한 lsquo무지개다리 사

업rsquo을 새롭게 추진한다 소리여행 워크숍 lsquo여기 들리나요rsquo는 장애

인들이 재활용품으로 사물 특유의 소리를 내며 함께 문제의식을

나누는 자리로 진행된다 한국과 일본의 lsquo히키코모리(은둔형 외

톨이)rsquo 청년들이 주체적으로 영화감상회 소모임 등 축제를 여는

lsquo청춘의 재시도rsquo도 올해 처음 도입됐다 그밖에 청소년 공유축제

문화다양성 공감영화제 시를 매개로 소통하는 lsquo리얼 다이얼로

그rsquo 등이 추진될 예정이다

하반기에는 도입된 다양한 프로그램의 성과를 나누는 lsquo심연middot

향연rsquo 축제가 함께 열린다 한 해 만들어진 다양한 문화의 결과물

들을 한자리에 모으고 지역주민과 함께 나눌 계획이다

lsquo무지개다리 사업rsquo을 담당하는 성북문화재단의 김진만 대리는

ldquo이주민 유학생 예술가 장애인 아티스트 등 다양한 문화 주체

들을 발굴해 지역주민 등과 네트워크를 이루는 것이 목표rdquo라고

강조했다 글middot남형도 기자

가진 다수의 예술가들이 활발한 작품활동을 펼치고 있다 lsquo장애rsquo

가 아닌 lsquo다름rsquo으로 여기고 지켜봐 준 덕분이다 이를 위해 다양한

분야의 예술가들이 아트 서포터로 함께하며 이들과 함께 창작작

업을 진행했다

로사이드 아트 서포터인 최선영 씨는 중학교 1학년 때 자폐성

예술가인 김동현 씨를 만났다 김 씨는 lsquo석탄을 연료로 운행하는

지하철rsquo 등 참신하고 다양한 작품을 그렸다 이들의 작품은 아트

상품으로 만들어져 판매되기도 한다 최 씨는 ldquo아트 서포터로 함

께하면서 장애가 아니라 다양한 것 중 하나라고 인정하는 법을

배우게 됐다rdquo고 말했다

lsquo경계 없는 프로젝트rsquo 이외에도 성북문화재단은 다양한 lsquo무지

개다리 사업rsquo을 추진 중이다 장애인 다문화가정 여성과 자녀 유

학생 등이 주된 대상이다 이들과 함께 언어 노래 요리 몸짓 등

문화를 통해 소통한다 평소 교류할 기회가 적었던 이들과 문화

활동으로 어우러지는 새로운 관계를 맺고 서로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올해 lsquo장애인 소리여행rsquo 등 7개 프로그램 새로 시작

지난해 추진됐던 lsquo돌곶이 노래단rsquo은 대부분 결혼이주 여성이면서

직장에 다니는 워킹맘들로 구성돼 있다 공장에서 단순노동을

하는 이들은 하루종일 아무 말 없이 실밥을 뜯는 경우가 많았다

다른 언어와 문화 모국에 대한 향수 등으로 인한 외로움과 울분

을 lsquo돌곶이 노래단rsquo은 노래로 풀어낸다 단원들이 함께 노래 부르

고 어깨를 들썩이며 흥을 돋우는 사이 삶의 고단함을 잊는다

캄보디아에서 온 모으테비 씨는 ldquo일도 육아도 힘들지만 춤추

는 시간만큼은 정말 즐겁다rdquo고 소감을 말했다 베트남 국적의 팜

몽우엔 씨도 ldquo어릴 적부터 가수가 꿈이었을 만큼 노래를 좋아하

는데 lsquo돌곶이 노래단rsquo에서 노래를 부를 수 있어 행복하다rdquo고 말

성북문화재단

자폐성 장애를 가진 김동현 작가가 그린 작품 지하철 노선 그리기를 좋아하는 김 작가가 경주의 노선을 상상해 표현한 그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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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도비라indd 12 2014-04-11 오전 14459

기획특집

실력과 열정으로 뭉친

ldquo나는 여성 과학기술인이다rdquo

경제활동에 참여하는

여성들이 늘어나고 있지만

과학기술 분야에

종사하는 여성을 찾기란

쉽지 않습니다

기술middot공학middot과학 분야는

남성적 영역이라는 인식이 여전하고

결혼과 출산 육아 등으로

경력이 단절되는 경우도 많기 때문입니다

  

과학기술 분야에서

활약하거나 경력 단절에서 돌아온

여성 과학기술인들을 만났습니다

이들은 하나같이 여성의

섬세함과 친화력이

한국 과학 발전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다고 말합니다

과학기술 분야에서

여성들의 활약이

더욱 많아지기를 기대합니다

일러스트middot이철원

21-도비라indd 13 2014-04-11 오전 14502

22 2014414 위클리 공감

ldquo여 성과학기술인 육성은 국가적 과제이다rdquo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해 8월 열린 국제여성과학기술인

대회(BIEN 2013)에서 한 말이다 박 대통령은 ldquo여성의 섬세한 감

성과 기술은 창조경제의 중요한 자산rdquo이라며 ldquo능력 있는 여성 인

재들이 출산과 양육 때문에 꿈을 포기하지 않고 경력 단절이 발

생하지 않도록 적극 지원하겠다rdquo고 약속했다

창조경제를 이끌 핵심으로 꼽히는 여성과학기술인의 사회활

동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남성에 비

해 여전히 낮은 수준이며 짧은 근속기간에 이직이나 퇴직하는

경향도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미래창조과학부(이하 미래부)에 따르면 2012년 말 기준으로

공공 연구기관과 대학 기업연구소 등 과학기술계에 진출해 있는

여성은 4만2323명으로 전체 과학기술인의 190퍼센트인 것으로

조사됐다 전년도 여성과학기술인의 재직 비율보다 16퍼센트포

인트 늘어난 수치다 2012년 신규 채용된 여성과학기술인은

5651명으로 과학기술계 전체 취업자의 246퍼센트를 차지했다

여성과학기술인 재직middot승진middot보직자 비율 증가 추세

여성과학기술인들이 연구소장이나 책임연구원 등 기관에서 보

직을 받은 사례도 소폭 늘었다 2012년 말 기준으로 주요 보직을

가진 여성과학기술인은 2134명으로 전년에 비해 01퍼센트포인

트 늘었다 전체 보직자 가운데 70퍼센트였다

여성 보직자 비율은 2006년 이후 07퍼센트포인트 증가했으

며 2008년 이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승진자 비율은 전년

보다 11퍼센트포인트 오른 118퍼센트(1216명)로 집계됐다

연구과제 책임자의 여성 비율도 비슷한 경향을 보였다 연구과

제 책임자 규모는 8915명으로 전년 대비 07퍼센트포인트 증가

해 2201명(78퍼센트)에 달했다

고학력 여성과학기술인 육성도 성과를 보이고 있다 이공계

대학 입학 여학생 비율은 2006년 이후 등락을 반복하다 최근 2

년 연속 감소했으나 2008년과 비교하면 04퍼센트포인트 증가

한 270퍼센트를 기록했다 대학교 이공계 전공분야 여학생 수는

22만6692명으로 전체 학위과정 학생의 284퍼센트를 차지했다

눈여겨볼 것은 석middot박사 등 고학력 여성과학기술인이 늘어나

고 있다는 점이다 2012년 말 기준으로 이공계 전공 석사 학위과

정 졸업자는 5656명으로 전년 대비 293명(54퍼센트) 박사 학

ldquo여성의 감성middot기술은 창조경제 자산rdquo박근혜 대통령 ldquo출산middot양육으로 꿈 포기 않고 경력단절 없도록 적극 지원rdquo

과학기술 여성파워시대기획특집

자료middot미래창조과학부

여성과학기술인 전체 재직현황(2009~2012)

2009

총 33991명

19934

14057

2010

총 36360명

19526

16834

2011

총 37688명

20747

16941

2012

총 42323명

21708

20615

106

173

311

173

308

174

312

190

333

114 112130

비정규직 여성정규직 여성 정규직 여성

전체 과학기술인 중 여성 비율비정규직 여성

22-23-기획-총론indd 22 2014-04-11 오전 14621

위클리 공감 2014414 23

위과정 졸업자는 1127명으로 전년 대비 58명(54퍼센트) 늘어

났다

수적인 증가세에도 불구하고 여성과학기술인은 기관 유형에

관계없이 근속기간 3년 미만의 단기 이middot퇴직 경향이 높았다 민

간 기업연구소와 이공계 대학은 3년 미만 이middot퇴직 비율이 각각

564퍼센트와 552퍼센트에 달했고 공공 연구기관도 329퍼센

트로 전체 이middot퇴직자 중 큰 비중을 차지했다

이처럼 여성과학기술인의 사회middot경제활동 지속성이 남성에 비

해 많이 저조한 이유는 여성과학기술인 롤모델 부재와 결혼 이후

생애주기로 인한 경력 단절 때문이다

ldquo일과 가정 양립시킬 수 있는 환경 조성에 노력rdquo

실제 과학기술인으로서 전문성을 갖추기 위해서는 학부 과정 4

년과 석middot박사 과정 5~7년을 거쳐 외국유학까지 일반적으로 10

년 이상의 시간이 필요하다

결국 평균 나이 32~35세가 되어 결혼 적령기를 넘어서게 되

고 가임 가능성도 상당히 감소한다 여성으로서의 삶과 과학기

술인으로서의 전문성이라는 양갈래 길에서 고학력 여성과학기

술인들의 고민은 커질 수밖에 없다 박 대통령이 경력단절 여성

의 지원을 강조한 이유이다

현재 정부는 미래부 산하 한국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를 통

해 여성과학기술인들을 위한 다양한 지원프로그램을 개발 제공

하고 있다

미래창조과학부 미래인재기반과 정동준 사무관은 ldquo여성과학

기술인들의 신규 채용 및 보직middot승진자 비율이 증가한 것은 매우

바람직하다rdquo며 ldquo더욱 많은 여성과학기술인들이 일과 가정을 양립

시킬 수 있는 환경에서 연구하도록 제도적 지원을 다하겠다rdquo고 말

했다 글middot최재필 기자

한국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

여성과학기술인 육성과 지원의 첨병 역할

여성과학기술인 육성과 지원의 첨병은 미래창조과학부 산하 재단법인

한국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WISETmiddotCenter for Women in Science

Engineering and Technology 이하 위셋)이다

2011년 출범해 올해로 3년째를 맞는 위셋은 여성과학기술인을 위한

정책 및 기획기능 수행은 물론 여성과학기술인의 전 생애주기에 걸친

통합 지원을 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여성과학기술인 지원사업인 lsquo4W

사업rsquo이다 4W 사업은 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WIST) 여성과학기술

인middot여학생 멘토링 프로그램(WISE) 여학생 공학교육선도대학지원사업

(WIE) 여성공학기술인력양성사업(WATCH21)이다

특히 위셋은 여성과학기술인 양성을 위해 다양한 사업을 추진한다

신진과 경력 여성과학기술인력 지원 사업 중middot고middot대학교의 이공계 여

성인재 육성 사업 등이 주요 내용이다

이를 위해 공학분야 진학 촉진을 위한 여학생 공학주간 행사를 전국

적인 규모로 운영하고 있고 여대학(원)생 공학연구팀제와 멘토링 펠로

우 프로그램을 통해 이공계 여성들을 위한 창의적인 경험도 제공한다

또한 프로그램 형태였던 위셋 아카데미를 사업화시켜 좀 더 체계적

으로 운영한다 2월부터 시작된 위셋 아카데미는 올해 과학기술 분야

여성 일자리 창출을 목표로 대학생 미취업자 경력단절여성 비정규직

등 이공계 여성 3500명 교육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아카데미 운영내용

은 경력단계별로 3단계 주기(경력단절 복귀rarr경력도약 성장rarr리더양

성)로 나눠 짜여졌다

진로진학상담교사협의회와 업무협약(MOU)을 맺어 전국 진로진학

상담교사를 통해 이공계 분야에 대한 기회를 알리고 특히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가진 여성과기인을 위해 글로벌 스타트업(Start-up) 과정을

지원할 계획도 갖고 있다

이밖에도 고용기관과 구직자 사이의 중개 네트워킹 기회 제공과

일middot가정 양립 운영모델 개발 벤처와 협동조합 설립 지원 사업 등 여성

과학기술인의 역량 함양을 위한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과 네트워킹 기

회도 제공한다

문의 02-6411-1000 wwwwisetr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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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2014414 위클리 공감

대 전시 유성구에 본부를 둔 국방과학연구소는 국내 유일의

국방연구개발 전문기관이다 주성진(50) 박사는 국방과학

연구소의 제1호 여성 연구원이다

ldquo운이 좋았어요 대학 졸업 무렵 남자 동기들이 병역특례기관

인 국방과학연구소에 지원하는 모습을 보고 함께 지원했는데

동기들은 군대 보내고 제가 들어오게 된 거예요 하하rdquo

주 박사를 국방과학연구소 인근 대전국립현충원의 호국장비

야외전시장에서 만났다 전시장의 구형 전투기와 초계기 등의 모

습은 지금의 국방과학연구소 이미지와 대조적이다 자주국방을

목표로 1970년 설립된 국방과학연구소는 우리의 국방과학기술

수준을 세계 230여 국가 중 10위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데 중추

적 역할을 해 왔다

한양대 수학과를 졸업한 주 박사는 1989년 2월 연구소에 입

소 그간 국무총리 표창 여성과학자상 국방부 장관 표창 방위

사업청장 표창 국방과학상 등을 수상했다

ldquo대부분의 무기체계 관련 연구는 수많은 연구원의 협력으로

개발됩니다 그 과정에서 수상도 하게 된 것이죠rdquo

국방과학연구소는 대덕특구의 30개 정부출연연구기관 중 유

일한 국방부 산하 기관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덕특구에서

가장 여성친화적인 연구기관으로 꼽힌다 그 중심에는 주 박사를

중심으로 한 여성 연구원들의 적극적인 활동이 있었다 약 3천명

의 국방과학연구소 직원 가운데 여성이 약 300명이고 이 중 100

명 정도가 연구원이다

ldquo제가 연구소에 들어왔을 때에는 여자화장실이 없는 건물도

있었지만 지금은 새로 건물을 지을 때 모성보호실을 어디에 둘

지부터 고려할 정도로 여성친화적인 기관으로 변모했습니다rdquo

국방과학연구소는 2008년 4월 여성개발위원회를 정식 조직

으로 구성해 이 위원회를 중심으로 일middot가정 양립을 위한 활동을

과학기술 여성파워시대 국책기관 연구직기획특집

추진해 왔다 그간 대전 본부 내에 7개의 모성보호실을 설치했으

며 남성 직원을 위한 lsquo배우자 출산휴가제rsquo 도입을 이끌었다

또한 대전시 초middot중middot고교를 대상으로 과학특강 이공계 여대생

과의 멘토링 활동 연구소 내 경력 멘토링 활동 등을 추진했다

주 박사는 대한여성과학기술인회 수석총무 등 외부활동을 통해

서도 여성친화적인 연구개발 환경 조성에 힘쓰고 있다

ldquo대덕특구 내 10여 개 연구원 대표들이 월 1회 정기적으로 모임

을 갖고 여성친화적인 연구환경 조성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고 있

습니다 어떤 때에는 벤치마킹을 하면 쉽게 풀리는 일도 있어요rdquo

그는 lt누가 뭐래도 우리는 간다 이공계를 지망하는 여학생

을 위한 여성과학자 20인의 멘토링gt에 공저자로 참여(2010년)하

는 등 이공계 여대생들의 멘토로 활발히 활동해 왔다 그 역시 같

은 연구단지 연구원이던 남편과 결혼해 아들 둘을 키우면서 일

을 병행하는 어려움도 적지 않았다고 했다

ldquo똑같은 말을 해도 여자라서 그러나 하는 시각도 있었고 여자

를 출장 보내도 괜찮을까 하는 걱정도 있었지요 아직도 이공학

분야에서 여성은 소수에 해당합니다rdquo

ldquo위기가 기회 일단 하고 본다rdquo가 첫번째 신조

주 박사는 이공계 여대생들에게 멘토로 활동하며 가장 많이 들

려주는 말이 ldquo신조를 가져라rdquo라고 했다 그의 첫번째 신조는 lsquo위기

가 기회rsquo이다 주 박사는 원래 고교 때 문과였다가 너무나 수학 공

부가 하고 싶어 수학과를 지원했다 그런데 막상 대학에 가니 수

학2와 물리를 배우지 않아 애를 먹었다 이를 밤샘 공부로 극복

했다 그랬더니 오히려 동기들보다 실력이 나아지더라는 것이다

ldquo연구소 선택도 일종의 위기였어요 어릴 때부터 장난감 무기

를 갖고 놀고 군 복무를 해야 하는 남자들에게 무기는 lsquo본능rsquo에 가

까웠지만 여자인 저는 일일이 공부하고 외워야 했으니까요 하

ldquo국방기술 발전에 기여하는 보람 가져rdquo국방과학연구소 첫 여성 연구원 주성진 박사 ldquo신조를 갖고 넓은 눈으로 도전하라rdquo

24-25-기획-주성진indd 24 2014-04-11 오전 14718

위클리 공감 2014414 25

김성

태 기

지만 그걸 공부로 극복하니 상도 받고 자리를 찾게 되더군요rdquo

이와 함께 lsquo이건 죽어도 아니다가 아니라면 일단 해 본다rsquo 그리

고 lt채근담(菜根譚)gt의 한 구절인 lsquo독수리는 조는 듯이 앉아 있

고 호랑이는 앓는 듯이 걷는다(응립여수 호행사병 鷹立如睡

虎行似病)rsquo를 신조로 꼽았다

ldquo독수리와 호랑이는 나는 것 걷는 것의 왕인데도 평소 모습은

초라하지요 이를 통해 두 가지 교훈을 얻는데 하나는 평소 내가

발톱 세우고 이빨 보이면 친구가 없다는 의미이고 또 다른 의미

는 남 역시 겉은 초라해 보여도 그 안에 독수리와 호랑이의 위엄

을 갖고 있을 수 있다는 교훈입니다 이 말에 학생들이 많이 공감

하더군요rdquo

여성 불모지에서 이 같은 깨달음을 얻으며 자신의 영역을 구

축해 온 주 박사는 현재 대외협력실장을 맡고 있다

ldquo최근 국방연구개발의 패러다임이 민간 참여 개방형 연구개발

을 지향하고 도전적middot창의적인 신기술 개방을 추진하는 방향으

로 바뀌고 있습니다rdquo

국방과학연구소는 지난 40년간 보이지 않는 곳에서 국방의 초

석을 닦았을 뿐 아니라 390여 개의 국방 기술을 민간과 방위산

업체로 이전하여 1조1200억원의 부가가치를 창출했다 주 박사

는 대외협력실장으로서 오는 5월 31일 경기도 일산 킨텍스에서

민군기술협력 페스티벌과 연계해 열리는 국방기술거래장터

(DTiMS) 게재 기술을 활용한 lsquo청년창업 경진대회 및 사업화 아

이디어rsquo 사업 진행도 맡았다

ldquo이공계 여대생뿐만 아니라 모든 남녀 지원자들에게 하는 말

이지만 우리 연구소에는 문middot이과 모든 전공자가 일하고 있습니

다 다른 연구소들도 lsquo정보rsquo나 lsquo한의학rsquo 등 이름이 붙는다고 관련

전공자만 선발하는 게 아니니 시야를 넓게 가지고 도전하기 바랍

니다rdquo 글middot박경아 기자

국방과학연구소의 첫 여성 연구원인 주성진 박사는 자신의 연구가 국가 안보에 보탬이 됐다는 것에 보람을 느낀다며 여성 이공계인들에게 소신을 갖고 넓은 눈으로 연구기관에 도전해 볼 것을 조언했다

24-25-기획-주성진indd 25 2014-04-11 오전 14722

26 2014414 위클리 공감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뇌과학연구소 신경과학연구단

의 허여울(31) 박사는 올해 2월 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

(UST)를 졸업한 젊은 과학자다 박사후 과정을 밟으며 이제 막

과학자로서의 첫발을 내디딘 그에게 최근 좋은 소식이 날아들었

다 미국 해양생물연구소(MBL)가 주관하는 lsquo그라스 펠로우십

프로그램rsquo에 선발된 것이다 MBL은 55명의 노벨상 수상자를 배

출한 세계적인 비영리 사립연구소다

MBL 그라스 펠로우십은 신경과학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두

각을 나타내는 소수의 젊은 연구자들을 글로벌 석학들과 연결해

네트워크를 구축토록 하고 실험실을 직접 운영하는 기회를 제공

하는 프로그램이다 우수한 인력에게 체계적인 프로그램을 제공

할 뿐 아니라 체류비와 연구 비용 일체를 지원하는 것으로 유명

하다 전 세계 지원자들 가운데 매년 10명 안팎의 연구자만 선발

하는 이 프로그램에 국내 석middot박사 출신이 선발된 것은 이번이 처

음이다

허 박사는 ldquo지난해 MBL 교류프로그램에 참여했을 때 그라스

펠로우십 프로그램에 대해 처음으로 알게 됐다rdquo며 ldquo직접 실험실

을 구성해 주도적으로 연구할 수 있고 세계적인 연구자들과 교

류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어 기쁘다rdquo고 말했다 그는 ldquo3개월이

라는 비교적 짧은 기간 동안 수행하기에 의미 있는 프로젝트를

한국에서는 건강식품으로 분류되는 오미자차 인삼차 등 건강보

조식품을 일본에서 판매하기 위해서는 약사법에 의한 제조middot판

매middot수입 면허 및 허가middot승인이 필요하다 일본의 복잡한 수입 및 허가 절

차로 인해 많은 한국업체들이 오미자차 인삼차 수출을 포기하고 있다

(위생 및 식품 검역조치 사례)

허여울 박사는 5월부터 3개월 간 세계적인 석학들과 함께 신경과학 연구에 매진할 계획이다

과학기술 여성파워시대 세계로 나아가다기획특집

ldquo섬세하고 꼼꼼함과학분야엔 장점rdquo

KIST 허여울 박사 국내파 박사 최초 미국 해양생물연 구소 lsquo그라스 펠로우십rsquo 뽑혀

26-27-기획-허여울indd 26 2014-04-11 오전 14803

위클리 공감 2014414 27

제시한 것이 주효했던 것 같다rdquo고 덧붙였다

허 박사는 박사학위 과정 중 관심을 가진 통증 관련 연구를 주

제로 제안서를 작성했다 그는 오는 5월부터 8월까지 MBL에서

대뇌 피질 내에 있는 다양한 신경세포들 중 통증 감소와 관련된

세포의 종류를 밝히는 일을 하게 된다

허 박사는 ldquo세포들이 특정 자극에 어떻게 반응하는지 알아보

고 특정 자극이 통증의 감소를 가져오는 작동 메커니즘을 규명

하는 연구를 진행할 예정rdquo이라며 눈을 반짝였다

ldquo고교 졸업 무렵엔 이공계 기피현상에 진로 고민도rdquo

허 박사는 국내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미국 오하이오주 그린넬대

학에 진학해 생화학을 전공했다 사람이 어떻게 생각을 하게 되

는지 그 원리가 궁금해 관련 수업을 수강한 것을 계기로 신경과

학 분야의 길로 접어들었다 그는 ldquo생물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화

학 공부가 필수라는 말에 기초과학 분야인 생화학을 전공으로

택했다rdquo며 ldquo반면 신경과학은 수학middot물리middot생물middot기계 등 학생들의

출신 전공이 저마다 다를 정도로 광범위한 융합적인 영역이라 흥

미로웠다rdquo고 말했다

학부를 마친 후 한국으로 돌아와 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

석middot박사 통합과정에 진학했다 주변 유학생들이 주로 해외 석middot박

사 과정을 선호하는 것과 달리 국내 대학을 선택한 것이다 허 박

사는 ldquoUST 신경과학 전공의 경우 커리큘럼과 강의의 질이 해외

석middot박사 통합과정과 견줄 만하도록 짜임새 있게 짜여져 있다rdquo며

ldquo여러 연구원들로 이루어져 있는 학교인 만큼 다른 전공의 학생

들과 교류를 장려하여 타 전공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요즘에

화두가 되는 융합연구를 진행하기에 유리한 면이 있다rdquo고 말했

다 국가 연구소인 만큼 최신 연구장비가 잘 갖춰져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었다

한국에서 대학을 나왔다면 lsquo02학번rsquo이었을 그는 ldquo고등학교를

졸업할 당시 학생들의 이공계 기피현상이 심해 진로에 대한 고민

도 많았다rdquo고 말했다 어려운 연구 환경과 과학자에 대한 인식 부

족이 가장 큰 문제였다 그는 ldquo아직까지 의사나 다른 전문직에 비

해 과학자에 대한 대우가 좋지 않은 게 국내 현실rdquo이라며 ldquo기초

학문을 연구하는 과학자들이 자부심을 갖고 일할 수 있도록 환

경이 개선됐으면 좋겠다rdquo고 말했다

어려운 현실과 달리 성별을 떠나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기에 과

학만큼 객관적인 분야도 없을 것이라는 게 허 박사의 생각이다

그는 ldquo과학의 긍정적인 면 중 하나가 세계 어느 나라 사람과도 과

학이라는 관심 분야 하나로 교류하고 공동 연구를 할 수 있다는

점rdquo이라며 ldquo국적이나 나이 성별로 차별당할 일이 없다rdquo고 말했

다 그는 ldquo오히려 여성 특유의 섬세함과 꼼꼼한 일 처리 능력이

과학에 있어서는 장점으로 작용할 때가 많다rdquo고 덧붙였다

허 박사는 MBL 파견을 앞두고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그는

ldquo책임자급 연구원이 되기 전에 스스로 계획을 세워 연구할 기회

가 생겨 기쁘다rdquo며 ldquo이번 펠로우십 경험과 네트워크를 잘 활용해

앞으로도 계속 미지의 세계인 신경과학 분야에서 인류에 도움이

되는 연구 성과를 내고 싶다rdquo고 포부를 밝혔다

올 여름 세계적인 연구소에서 연구에 매진할 생각에 들뜬 그

는 lsquo여성rsquo이나 lsquo국내 최초rsquo라는 타이틀을 제하더라도 충분히 빛나

는 과학자의 모습 그대로였다 글middot허정연 사진middot지미연 기자

KIST 허여울 박사 국내파 박사 최초 미국 해양생물연 구소 lsquo그라스 펠로우십rsquo 뽑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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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2014414 위클리 공감

과학기술 여성파워시대 ITmiddot문화 융합 시도기획특집

서울대 라틴아메리카연구소의 백미숙 문화기획팀장은 통신

기술 개발의 선구자다 1980년대 중반 대덕연구단지에서

유선전화 교환기를 개발한 것을 시작으로 이동통신 화상통신

데이터통신 무선랜 공유기에 이르기까지 20여 년 넘게 통신장

비 개발을 주도해 왔다 백 팀장의 연구를 통해 통신기술 분야에

등록돼 있는 특허만도 7건이다 2011년부터 그는 오랜 꿈이었던

문화기획을 맡아 IT연구 경험을 살려 문화와 융합하기 위해 새롭

게 도전 중이다

그의 첫 연구 성과인 전전자교환기(TDX-10)는 각 가정에 유

선전화 공급을 늘리는 데 큰 기여를 했다 전전자교환기는 쉽게

말해 통화할 수 있게 연결해 주는 컴퓨터로 교환기 개발 전인

1980년대 초반만 해도 국내 기술이 없어 미국middot스웨덴 등의 수입

통신장비에 의존해야 했다 백 팀장은 대덕연구단지 연구원으로

국산 교환기를 개발하는 데 참여해 성공했다 그는 ldquo국산 교환기

개발로 유선전화를 어느 집에서나 쓸 수 있게 돼 자긍심도 있었

다rdquo고 말했다

10여 년 넘게 대덕연구단지에 있다가 1997년부터 2006년까지

대기업과 벤처기업 등을 거치며 통신기술 연구에 매진했다 휴대

폰이 막 상용화될 무렵인 1990년대 후반 현대전자(현 SK하이닉

스)의 책임연구원으로 이미 화상통신과 데이터통신용 핵심망 개

발을 마쳤다 벤처기업인 아이피원에서는 국내 처음으로 무선랜

공유기를 개발하는 데 성공해 KT에 납품하기도 했다 그 덕분에

아이피원은 매출 150억원 직원 수 50여 명의 회사로 성장했다

백 팀장은 ldquo통신기술은 빠르게 변하기 때문에 늘 현재 쓰는 기술

보다 한 발 앞서 고민해야 했다rdquo고 말했다

오랜 연구 성과로만 보면 과학자가 천성인 것 같지만 원래 그

의 꿈은 예술가였다 머리 속의 생각을 마음대로 그려낼 수 있는

화가를 꿈꾸던 무렵 부모님의 반대로 미대 진학은 포기해야 했

ldquo여성인 것을 잊으라 프로정신을 가지라rdquo서울대 라틴아메리카연구소 백미숙 문화기획팀장 ldquo못 이룬 예술가의 꿈이 보여요rdquo

지미연 기자

ldquo현 시대에 가장 필요한 것을 생각하고 만들어내는 게 과학자의 매력이에요rdquo 백미숙 팀장은 20여 년 넘게 통신기술을 연구한 베테랑이다

28-29-기획-백미숙indd 28 2014-04-11 오전 14853

위클리 공감 2014414 29

다 ldquo어릴 때 백화점의 쇼윈도를 보며 저 공간에 이야기를 입히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때부터 이미 문화에 관심이 많았던

거죠 벤처기업을 그만둔 후 미국 맨해튼에 갔더니 거리 문화가

흥미로웠습니다 그런 걸 보면서 문화와 IT를 접목하고 싶은 마

음이 들었어요rdquo

인사동 홈페이지 만들며 ITmiddot문화 융합 가능성 느껴

인사동 홈페이지(wwwhiinsacom)를 만든 것은 ITmiddot문화를 융

합하려는 첫 시도였다 문화 강좌를 듣고 축제 기획을 하며 경험

을 쌓다가 우연한 기회에 홈페이지 제작을 맡게 됐다 서울 인사

동을 하나의 브랜드로 만들기 위해서는 정보를 모아놓은 홈페이

지가 필요하다는 생각으로 진행한 프로젝트였다 그의 IT연구 경

험이 강점이 됐다 홈페이지 제작을 마친 후 지난해 종로구청으

로부터 공로상도 받았다

ldquo기술만 알면 사무적인 홈페이지가 되는 경우가 많고 문화만

잘 알면 적재적소에 기술을 활용하기 어렵잖아요 문화와 기술

두 가지를 모두 이해하고 있어서 재미있었어요 lsquo이 정보는 이쯤

에서 찾게 하면 좋겠구나 이 콘텐츠는 이런 방법으로 보여주면

흥미롭겠구나rsquo 하며 홈페이지를 만들 수 있었죠 잘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았을 때 ITmiddot문화 융합에 대한 가능성을 느낄 수 있었

어요 뿌듯했죠rdquo

IT 기술을 기반으로 문화를 생생하게 알리는 것이 백 팀장의

목표 중 하나다 그래서 증강현실이나 가상현실에 관심이 많다

현재는 서울대 라틴아메리카연구소에서 문화기획을 맡고 있다

언젠가는 생생하게 문화체험을 할 수 있도록 증강현실이나 가상

현실 등의 기술을 문화체험용 웹에 구현해 보고 싶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여성 과학자를 꿈꾸는 후배들에게 백 팀장은 ldquo여성인 것을 잊

으라rdquo고 당부했다 ldquo연구를 하다 보면 야근middot밤샘작업middot출장 등이

많아요 여성이 하기 힘든 부분이 분명 있죠 하지만 여성이기 이

전에 프로정신을 갖고 전문가가 되어야 합니다 여성이 아니라 일

하는 사람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뛰어들어야 성과를

낼 수 있죠rdquo 실제 그가 연구했던 한 팀의 경우 16명 중 15명이 남

성이었던 적도 있었다 하지만 백 팀장은 ldquo아이를 함께 돌봐야 해

서 힘들었지만 야근도 밤새는 일도 동료들보다 더 많이 하려 노

력했다rdquo고 말했다

그는 ldquo과학자로 성공하는 데 여성이 갖는 장점도 많다rdquo고 덧붙

였다 그 중 하나로 lsquo직감rsquo을 꼽았다 ldquo연구하면서 여성이 갖는 직

감이 장점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남성은 웬만큼 결과

가 보여야 판단하는 데 비해 여성은 상황의 맥락과 뉘앙스 등을

감지해 연구방향 수정 등에 대한 판단을 빨리 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대개의 여성이 남성보다 섬세하기 때문에 갖는 장점

이죠rdquo

그러면서 과학자가 되더라도 과학뿐 아니라 lsquo융합rsquo을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의료나 건축middot예술middot문화 등 다양한 분야와 과

학이 융합할 때 시너지를 낸다는 것이다 ldquo호기심을 가지고 다양

한 분야를 살펴봐야 합니다 궁금증이 많아야 해요 중요한 것은

호기심에 머무르지 않고 해결 방안까지 같이 고민해야 한다는 점

입니다 정보를 많이 얻고 이를 토대로 분석하는 습관을 길러야

합니다rdquo 글middot남형도 기자

백미숙 팀장이 2012년 만든 인사동 홈페이지(wwwhiinsacom) 초기 화면 1초 간격으로 바뀌는 인사동 사진을 전면에 시원하게 배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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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2014414 위클리 공감

ldquo그 때만 해도 금세 (직장을) 얻을 수 있을 거라 lsquo착각rsquo했지

요rdquo 이화여대 컴퓨터공학과 변해선(38) 연구교수는 요

즘 말로 lsquo경단녀(경력단절 여성의 줄임말)rsquo였다 연년생 두 아이를

키우는 엄마의 삶은 공학관 연구실의 작은 컴퓨터와 집뿐이다

ldquo아이를 둘 키워보면 전혀 다른 세계를 만나게 될 거예요rdquo 변 교

수는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의 지원으

로 복직에 성공하면서 두 마리 토끼를 잡고 있는 lsquo슈퍼 맘rsquo이다

고등학생 시절 컴퓨터 활용이 재미있었다는 변 교수는 소프트

웨어 전문가를 꿈꾸며 하루 9시간 이상 모니터 화면과 씨름했다

대학에 들어가서도 꾸준히 그 길만 고집했다 여성이라 불리하다

는 생각도 전혀 없었다 ldquo제가 학교를 다니던 1990년대 중반만 해

도 한창 인터넷 붐이 일었고 컴퓨터 업계에서는 경쟁력이 있었어

요rdquo 그래서 항상 lsquo하면 되겠구나rsquo 싶은 자신감이 있었다 딱 출산

전까지는 그랬다

박사학위를 받기 이틀 전 첫아이를 낳았다 변 교수는 이때부

터 모든 삶이 계획과는 다르게 흘러가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는

꾸준히 해 왔던 연구를 쉬면 도태된다는 생각에 산후조리 2개월

만에 lsquo박사후 연구원rsquo이 되었다 ldquo생후 3개월도 안 된 아이를 어린

ldquo아이들이 자랑할 엄마과학자 돼야죠rdquo변해선 이화여대 컴퓨터공학과 연구교수 ldquo참 어렵게 이 자리에 돌아왔어요rdquo

지미연 기자

한국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의 lsquo여성 과학인 경력복귀지원 사업rsquo을 통해 현업에 돌아온 변해선 교수는 ldquo(경력단절 기간 동안) 급변하는 IT 분야에서 어린 친구들이나 해외 박사들이 많아 쉽게 뒤처질 수 있다는 생각에 조급했다rdquo고 말했다

과학기술 여성파워시대 경력단절 딛고 복귀기획특집

오상민 기자

30-31-기획-변해선indd 30 2014-04-11 오전 15022

위클리 공감 2014414 31

이집에 맡기기 시작했어요rdquo

하지만 첫째를 출산한 지 8개월 둘째가 lsquo덜컥rsquo 생겨 버렸다 연

구 논문을 구상하기도 벅찬 시간 점점 무거워지는 몸을 이끌고

연구와 육아를 감당하기가 어려워졌다 임신 6개월째 그는 연구

실을 떠났다 박사후 연구원 1년차였다 ldquo떠날 때만 해도 금세 복

귀할 수 있을 줄 알았지요rdquo

연년생 두 아이의 육아는 그에게 lsquo충격적rsquo이었다고 한다 ldquo한 아

이만 키우는 것과는 완전히 달랐어요 새벽에 일어나 둘째에게

우유를 타주고 기저귀 갈아주고 첫째 옷 갈아입히고 그렇다고

(아이가) 인형처럼 가만히 있나요 한창 움직이면서 시리얼 엎고

어지럽히고hellip 잠깐 안 보는 새 연구 중인 모니터 앞에서 키보드

를 쿵쿵 두들기고 있질 않나 매일이 아찔했죠rdquo

한국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 덕에 연구현장 복귀

연구실이 그리워졌다 하지만 공백은 컸다 여기저기 지원해 봤지

만 계속 고배를 마셨다 그렇게 1년 2개월의 시간이 흘렀다 변 교

수의 세부 전공인 컴퓨터 네트워크 분야는 점점 길이 좁아졌다

그는 ldquo특히 IT분야는 워낙 급변하는데다 어린 친구들이나 해외

박사들이 많아 쉽게 뒤처질 수 있다는 생각에 조급한 마음도 있

었다rdquo며 ldquo막막하고 답답하고 불안한 시간이었다rdquo고 회고했다

그러던 어느날 메일이 도착했다 한국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

터(WISET)에서 lsquo2013 여성 과학인 경력복귀지원 사업rsquo을 한다는

모집공고였다 2012년에 시작한 이 사업에는 대학연구원 모집도

포함됐다 간절한 마음으로 지원서를 썼다 ldquo합격 통보를 받고 정

말 기뻤지요 공부했던 모교인데다가 일과 육아 두 마리의 토끼

를 잡을 수 있는 환경이 주어진 거죠rdquo

기쁜 마음으로 모교에 복귀했지만 적응은 쉽지 않았다 연구

와 육아를 병행하는 일은 생각보다 만만치 않았다 오히려 극심

한 우울증을 겪어야 했다 부부싸움도 늘고 엄마로서 해서는 안

될 생각까지 했다고 한다 포기하고 싶은 순간 변 교수는 오기가

생겼다 퇴근 후 밤 9~10시에 아이를 재워놓고 새벽 1시에 알람

을 맞춰 뒀다 쪽잠을 자고 일어나 연구에 몰입했다 ldquo경쟁에서

뒤처져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점점 커지더라고요rdquo 그는 이런 각

고의 노력 끝에 지난해 11월 교육부에서 주관한 lsquo리서치펠로우

프로젝트(모바일 클라우드 컴퓨팅 상호작용 지연 최소화를 위한

복합프레임워크 개발)rsquo를 맡으면서 연구교수가 됐다

요즘의 꿈은 두 가지다 ldquo연구자로 우리나라 소프트웨어 분야

에 기여할 수 있는 연구 실적을 내는 거죠 지금 실험이 마무리

단계에 있고요 조만간 논문을 발표할 예정입니다rdquo 그는 연구 이

야기를 하면서 커다란 눈을 반짝였다 두번째 꿈은 더 인상적이

었다 ldquo아이들에게 자랑스러운 엄마가 되는 거요 나중에 커서 아

이들이 lsquo우리 엄마는 과학자rsquo라고 자랑스러워할 수 있었으면 좋겠

어요rdquo 글middot박지현 기자

한국여성과학기술인 RampD 경력복귀지원 사업이란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가 출산middot육아 등으로

경력이 단절된 이공계 출신 여성(여성과학기술인)에 대해 다시 연구 현

장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업이다 여성들이 연구 현장 복귀

를 준비할 때부터 일자리에 정착할 때까지 패키지 형태로 지원한다

재취업 역량 진단을 통한 맞춤형 준비교육과 직업상담 일자리 추천

등을 한다 지속적으로 경력을 유지middot발전시킬 수 있도록 취업 중개도

돕는다 복귀 사업의 지원 규모는 여성 과기인 1인당 2천만원 이내로 최

장 3년까지 지원된다 2012년과 2013년 두 차례에 걸쳐 여성 과학자 복

귀사업을 벌였는데 70명 모집에 153명이 몰렸다 이 사업을 통해 현장

으로 돌아온 여성 과학기술인은 2012년 39명 2013년 58명이었다 이

들은 지금까지 국내외 학술지 논문 30편과 특허출원 9건을 내는 등 두

드러진 성과를 보이고 있다

문의 02-6411-1011~2 wwwwisetrekrreturn

ldquo두 아이의 육아를 연구와 병행하는 일은 생각보다 너무 어려웠다rdquo는 변 교수는 아이들에게 자랑스러운 과학자 엄마가 되고 싶다고 했다

오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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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2014414 위클리 공감

과학기술 여성파워시대 과학과 인문학 통섭기획특집

ldquo미국 유학시절 아이가 아플 때면 유치원을 보낼 수도 내

가 학교 수업에 빠질 수도 없어 발을 동동 구른 적이 한

두 번이 아니었어요rdquo

45년간 화학을 연구해 온 황영애(68) 상명대 명예교수는 아직

도 그 시절만 떠올리면 가슴 한 편이 쿡쿡 아려온다 함께 박사과

정을 밟은 남편은 아이 문제나 집안일에 있어서 늘 뒷전에 있는

데 반해 과학자이기 전에 lsquo엄마rsquo였던 황 교수에게는 학업과 가정

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게 여간 고된 일이 아니었다

ldquo어느 분야나 일과 가정을 양립시키는 일이 쉽진 않겠지만 과

학 분야에서도 여성에게 유리한 점은 결코 없었어요 사회생활에

있어서의 문제라기보다는 결혼이나 육아로 인한 가정의 문제였

죠 혹자는 연구직이면 그래도 좀 편하지 않으냐고도 하는데 흔

히 생각하듯 하나 더하기 하나를 해서 원하는 결과가 나오는 게

아니니까요 밤새도록 실험하는 일도 잦은데 아이를 둔 엄마로서

는 쉬운 일이 아니죠rdquo

lt세계문학전집gt 읽기를 좋아하던 부끄럼 많던 여고생은 화학

수업을 하던 총각 선생님을 짝사랑하며 흥미가 생겼다 선생님이

아닌 화학과 본격적인 사랑에 빠진 건 이듬해 대학에 입학하면

서부터다

그가 대학에 입학하던 해 서울대 화학과 정원 30명 중 여학생

은 4명뿐이었다 황 교수는 ldquo그 정도면 당시로서는 적지 않은 수rdquo

라며 ldquo진로를 정하는 데 있어 여자 동기들과 선배들의 도움을 많

이 받았다rdquo고 말했다 이공계 여대생이 극히 드물던 시절 결혼middot

육아에 대한 고민을 나눌 유일한 대상은 처지가 비슷한 동료들

뿐이었다

ldquo흔히 여성 과학자의 강점으로 섬세함을 꼽는데 저는 손끝이

야물지를 못했어요 실험할 때는 꼼꼼함이 필수인데 그렇지 못해

ldquo화학에서 인생과 인문학을 보았어요rdquo황영애 상명대 명예교수 ldquo교수법에 응용해 제자들 이해 도와 보람 느껴rdquo

공부가 힘들게 느껴질 때도 많았어요 오랫동안 공부해 온 저도

그런데 학생들은 오죽할까 싶어 어떻게 하면 좀 더 쉽고 즐겁게

가르칠 수 있을까 고민했죠rdquo

그 고민의 해답은 인생에 있었다 황 교수는 화학적 원리에 인

간 관계를 대입해 강의했다 그는 ldquo과학으로서 화학을 바라보면

어렵게 느낄 수 있는 것도 인생에 빗대면 쉽게 이해되는 부분이

많다rdquo고 설명했다

ldquo과학 대중화가 곧 과학 발전rdquohellip 중middot고교 무료강의 희망

ldquo화학은 정확한 학문이에요 하나가 모자라면 상대방에게 내 것

을 내어주는 게 기본 원리죠 어느 물질 하나 무의미한 건 없어

요 가령 촉매제를 예로 들면 촉매라는 건 두 가지 물질이 반응

할 때 그걸 도와주는 물질이에요 그 반응에 적극적으로 참여하

면서도 자체 생성물을 만들지 않는 희생적인 물질이죠 제 할 일

을 묵묵히 하면서도 과시하지 않는 모습이 우리 인생에 깨달음

을 주지 않나요rdquo

lsquo화학에서 인생을 배웠다rsquo고 말하는 제자들이 하나 둘 늘어날

때마다 그의 보람도 늘었다 제자 중에는 그의 교수법을 벤치마

킹해 교단에 선 이들도 있단다 인문학적인 강연으로 과학적 이

해를 돕는 그의 수업 방식은 어찌 보면 대립각을 세우는 일로도

보인다

그러나 그는 인문학을 넘어 종교에서도 과학적 원리를 발견한

다 뒤에서 힘을 보태주는 중성자 이야기로는 lsquo겸손rsquo을 플라스마

의 산화 정신으로는 lsquo순교자의 삶rsquo을 풀어낸다 필수원소와 독성

원소는 lsquo선을 가장한 악rsquo을 제설제와 부동액은 lsquo기도와 눈물rsquo의 의

미를 이해하게 한다

ldquolsquo과학과 종교의 만남rsquo이라면 흔히 성경에 나오는 일을 과학적

32-33-기획-황영애indd 32 2014-04-11 오전 15113

위클리 공감 2014414 33

으로 증명하는 내용일 것이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아요 하지

만 저는 종교적 현상을 설명하거나 증명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화

학이라는 학문이 신앙을 받아들이는 데 어떻게 도움이 되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어요 인문학도 그런 의미에서 과학과 대

치 관계에 있는 것이 아니라 접점에 있는 학문이라고 생각해요rdquo

황 교수는 자신의 강의 내용을 바탕으로 lt화학에서 인생을 배

우다gt lt화학에서 영성을 만나다gt라는 책을 출판했다 그 중 lt화

학에서 인생을 배우다gt는 교육부가 선정한 우수 과학도서로 꼽

히기도 했다

그는 저서를 내는 데 그치지 않고 직접 중middot고등학교를 돌며 무

료 강의를 펼치고 싶은 소망을 품고 있다 과학의 대중화가 곧 과

학의 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믿음 때문이다

ldquo과학 그 중에서도 기초과학 분야는 정말 중요한 학문입니다

기초과학이 튼튼해야 응용 분야도 발전할 수 있죠 미래 과학의

기초를 다지는 데 제가 조금이나마 역할을 할 수 있기를 바랍니

다rdquo 글middot허정연 기자

전민

규 기

황영애 명예교수는 45년간 화학을 연구middot강의한 경험을 바탕으로 과학의 대중화에 앞장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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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2014414 위클리 공감

ldquo철커덩철커덩 삐이익~rdquo

4월 7일 오후 울산 동구 현대중공업 본사 건설장비 시험

장 바닷가 옆에 있는 시험장의 모래언덕에서 거친 기계음을 내

며 굴착기가 앞뒤로 흔들리고 커다란 굴착기 버킷(굴착기 앞부

분에 달려 있는 바구니 모양의 구조물)이 수차례 회전하며 흙을

퍼내는 작업을 한다 굴착기가 움직일 때마다 거센 모래바람에

눈을 뜨기 힘들 정도다

30여 분쯤 지나자 작동을 멈춘 굴착기의 운전실 문이 열리고

선글라스를 낀 채 스카프로 코와 귀를 둘러싸고 안전모를 쓴 운

전사가 내린다 영락없는 건설현장 남성의 모습 같지만 이 회사의

건설장비 설계 분야에서 금녀의 벽을 허문 건설장비개발1부 굴착

기 설계부의 이선경(39) 차장이다

이 차장은 남성의 전유물로 여겨지는 건설중장비 설계 분야에

서 우먼파워를 과시하는 여성 엔지니어다 2001년부터 현대중공

업에서 근무하고 있다 울산대에서 자동차공학을 전공한 그의

업무는 굴착기 설계 및 개발이다

남성 중심의 건설장비 설계를 선택한 데는 lsquo도전정신rsquo이 큰 영

향을 미쳤다 이 차장은 ldquo용도나 중량의 차이는 있지만 자동차나

건설장비의 기본 원리는 비슷하다rdquo며 ldquo여성이라서 하지 못할 것

이라는 선입견을 깨고 싶었다rdquo고 말했다

지금은 14년차의 베테랑 설계사가 됐지만 그의 도전은 처음부

터 녹록지 않았다 lsquo휠로더rsquo lsquo스키드로더rsquo lsquo카울링rsquo lsquo데칼rsquo 등 낯선 건

설장비 전문용어와 기계를 익히는 것에도 진땀을 뺐지만 육체적

피로감은 큰 고충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굴착기 설계 분야는 현장에서 굴착기를 직접

시운전해 보고 현장을 발로 뛰며 남성 작업자들을 만나 의견을

듣는 등 강도 높은 육체노동이 뒤따르는 업무 특성 탓에 여성과

는 특히 거리가 먼 영역으로 여겨져 왔다

과학기술 여성파워시대 현장에 산다기획특집

하지만 이 차장은 이런 선입견을 하나씩 깨뜨렸다 남자 동료

들에게 뒤지지 않기 위해 꾸준한 운동으로 체력을 다지는가 하

면 잦은 야근이나 출장 등에서도 특혜를 받지 않았다 더 나은

제품 개발을 위해 굴착기 운전자격증을 따내는 열성을 보이기도

했다

그는 ldquo설계실뿐 아니라 각종 현장에서 설계한 굴착기가 제대

로 움직이며 작동하는지를 직접 점검하는 등 꼼꼼하게 챙겨야

더 나은 굴착기를 만들 수 있기 때문에 운전자격증까지 따면서

스스로 굴착기 프로가 돼야 한다rdquo고 말했다

이 같은 그의 열정과 여성 특유의 섬세함middot꼼꼼함은 제품의 완

성도를 높이는 데 기여하고 있다 이 회사의 굴착기가 업계의 호

평을 얻은 데는 여성 설계자들의 역할이 컸다는 게 업계의 평가

다 이 차장의 손을 거친 lsquo굴착기 9시리즈rsquo는 세계적 베스트셀러이

다 국내에서는 수년째 부동의 1위를 지키고 있고 해외로도 꾸준

히 수출되는 제품이다

이 차장은 ldquo여성이 보는 관점과 남성이 보는 관점은 다르다rdquo며

ldquo유저 인터페이스를 제품에 완벽히 반영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의

견이 나와야 하는데 그런 측면에서 여성 설계자들이 긍정적 역

할을 한다rdquo고 말했다

ldquo동등한 대우 바라면 당당하고 용감하게 도전을rdquo

여성 설계자들은 개발 업무뿐만 아니라 현장이나 부서에서 활력

소로서의 역할도 톡톡히 한다

이 차장은 ldquo부서 내 여성 설계자가 5명인데 경직된 조직문화

에서 윤활유와 같은 작용을 한다rdquo며 ldquo갈등관계에 있는 발주처와

의 미팅에서는 부드러운 분위기를 만들어내고 친근한 표현과 여

유 있는 태도는 현장 근로자와의 관계 개선에도 큰 역할을 한다rdquo

고 말했다

ldquo섬세함 살려 최고 굴착기 만들어야죠rdquo현대중공업 건설중장비 설계 이선경 차장 ldquo현장을 발로 뛰느라 육체노동 강도 세요rdqu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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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 공감 2014414 35

지미

연 기

하지만 남성 중심의 조직에서 힘든 점이 없는 것도 아니다 그

는 ldquo아직까지 여성 직원의 업무능력에 대한 데이터베이스가 부족

하기 때문에 중장비 분야에 대한 여성의 이해도가 낮을 것이라

는 그리고 가정으로부터의 독립성에서도 남성에 미치지 못한다

는 선입견이 있다rdquo며 ldquo하지만 그것은 여성 스스로가 넘어야 할

산rdquo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성들이 스스로 가치관을 세우고

자신의 일에 자신감을 가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ldquo같은 월급

과 동등한 대우를 받기를 바라면서 쉬운 일만 하려고 든다면 어

떤 상사라도 중책을 맡기고 싶어하지 않을 것rdquo이라며 ldquo당당하고

용감하게 도전해야 한다rdquo고 말했다

이어 ldquo섬세하고 부드러운 여성만의 장점을 살려 건설장비 분야

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드는 것이 꿈rdquo이라며 ldquo현장에서 작업자

들과 함께 어울리며 세계 최고의 제품을 설계하고 싶다rdquo는 포부

를 밝혔다 글middot최재필 기자

현대중공업 건설장비개발1부에서 굴착기 설계를 맡고 있는 이선경 차장이 자신이 설계한 제품을 점검하고 있다

현대

중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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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2014414 위클리 공감

과학기술 여성파워시대 기술로 승부기획특집

임형미(47) 한국세라믹기술원 에코복합소재팀장은 지난

2010년부터 산업통상자원부가 추진하는 10대 핵심소재개

발(WPMmiddotWorld Premier Materials)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

다 WPM은 수송기기용 초경량 소재 친환경 스마트 표면처리 강

판과 같은 미래형 신소재들을 개발하는 프로젝트다 임 팀장은

10대 프로젝트 중 한 분야인 나노카본(탄소섬유) 사업단에서 에

너지 절감을 할 수 있는 나노복합소재를 개발하고 있다 이번 사

업단에서 몇 안 되는 여성 책임자이기도 하다 그는 ldquo최근 방열

소재가 주목받고 있는 만큼 고온에서 표면의 전기 절연성을 유지

할 수 있는 세라믹 소재를 연구한다rdquo며 ldquo정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프로젝트인 만큼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rdquo

고 말했다

세라믹은 크게 첨단세라믹과 전통세라믹으로 나뉜다 전통세

라믹은 흙이나 모래 같은 원료를 이용해 불로 구워낸 도자기나

유리 등을 말한다 첨단세라믹은 자동차와 항공우주 등 첨단 기

술을 세라믹에 접목한 소재를 말한다

한국세라믹기술원은 첨단세라믹 연구기관으로 2000년 정부

출연기관으로 출범했다 2009년부터는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기

관으로 바뀌었다 한국세라믹기술원은 에너지환경middot전자middot기초

소재 융합 분야로 나뉘어 연구하고 있다

임 팀장이 이끌고 있는 에너지소재본부 내

에코복합소재팀에서는 세라믹 원료에 해당

하는 나노입자를 더 작게 만들거나 나노입

자의 특성을 응용한 나노기술 개발에 힘쓰

고 있다

그가 2000년 한국세라믹기술원에 입사할

때만 해도 여성 과학기술 연구원은 어디에서도

ldquo나노복합소재 개발 사명감이 큽니다rdquo한국세라믹기술원 에코복합소재팀 임형미 팀장 ldquo과학기술은 가장 진실한 학문rdquo

전민규 기자

임형미 팀장은 산업통상자원부가 추진하는 10대 프로젝트 중 한 분야인 나노카본 사업단에서 책임자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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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 공감 2014414 37

보기 드물었다 또 과학기술이라고 하면 광물 자원 등과 같은 단

일 자원을 개발하는 수준이었다 그러나 한국세라믹기술원이 출

범하면서 변화를 맞았다

각 분야에서 세라믹기술원을 찾기 시작하면서다 당시 이화여

대 화학과를 졸업하고 미국에서 물리화학 박사학위를 받았던 임

팀장은 곧바로 지원했다 입사 지원 당시 전남대와 조선대에서

lsquo박사후 연구원rsquo으로 활동하고 있던 터라 전공을 살릴 수 있는 기

회였고 합격 소식을 들었다 임 팀장은 ldquo남편이 지방에서 근무했

기 때문에 주말부부로 지내야 하는 현실이었지만 남편의 전폭 적

인 지지 속에 일할 수 있게 됐다rdquo며 ldquo남편과 14년째 주말부부 생

활을 하고 있다rdquo고 말했다

ldquo기술개발로 기업middot소비자에 도움 줄 수 있어 뿌듯rdquo

임 팀장은 지난 4월 1일 수석 연구원으로 승진했을 정도로 인정

받고 있지만 그에게도 고비는 있었다 바로 2000년 분체팀으로

입사하면서다 분체(고체 입자가 많이 모여 있는 상태의 물체를

통틀어 이르는 말)는 공학 분야로 이학 전공을 한 그에게는 어려

움이 있었다

그렇게 1년 남짓 연구에 매진하고 있던 2000년 초 당시 한국세

라믹기술원장이 세라믹을 섬유에 응용할 수 있는 프로젝트 팀을

꾸리면서 기회가 온 것이다

그는 전남대에서는 흡착제와 석유화학 공정 등에 쓰이는 첨단

신소재인 제올라이트(제올라이트는 알칼리 금속 또는 알칼리토

류 금속을 함유하는 함수 알루미늄 규산염 광물의 일종) 촉매를

조선대에서는 세라믹 코팅제를 연구했다 그는 ldquo분체팀에 들어갔

지만 전공 분야가 아니어서 힘들었는데 회사에서 복합소재 개

발 얘기를 듣고 바로 참여하게 됐다rdquo고 말했다

그 이후 나노카본 복합소재 개발에 적극 뛰어들었다 그간 성

과도 있었다 대표적인 연구 성과물은 난연제(플라스틱의 내연소

성을 개량하기 위해 첨가하는 첨가제) 개발이다 예를 들어 지하

철 화재 시 인명 피해가 많은 이유는 유독가스로 인한 질식사 때

문으로 난연제 개발도 유독가스를 줄일 수 있는 방안이 된다 전

선소재도 나노입자 크기(한 변의 길이가 1천만분의 1미터 이하)의

무기물을 고르게 분사시키고 불에 잘 타지 않는 성질의 난연제

를 결합시키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임 팀장은 ldquo나노물질의 입자 크기는 눈에 보이지 않지만 나노

기술은 우리의 건강과 환경 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요한 기

술rdquo이라고 말했다

또 기업과 협업해서 개발한 연구도 있다 기술원은 개인 연구

개발도 중요하지만 기업이 필요로 하는 기술도 개발한다 그는

ldquo기술 개발을 하면 기업들에 기술을 이전하기도 하지만 자체 예

산이 많지 않아 예산 확보를 위해 기업이 의뢰한 기술을 협업해

개발하는 프로젝트가 많다rdquo고 말했다

대표적인 것 중 하나가 2012년 LG전자와 함께한 휴대폰 유리

기판 표면온도 저감용 코팅제 연구다 휴대폰을 오래 사용하다

보면 휴대폰이 발열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발열을 줄이기 위한

기술 연구를 LG전자가 의뢰하면서 연구에 매진해 발열을 줄일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현재는 LED 분야 중소기업과 LED 형광등 커버를 개발 중이

다 그는 ldquo과학기술은 측정과 관찰을 통해 결론을 얻는 만큼 정

확하고 진실한 학문rdquo이라며 ldquo기술 개발로 기업은 물론 소비자들

에게도 도움이 될 수 있어 매우 뿌듯하다rdquo고 말했다 이어 ldquo과학

기술 분야에 진출하는 여성들의 숫자가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rdquo고

덧붙였다 글middot김성희 기자

36-37-기획-임형미indd 37 2014-04-11 오전 15313

38 2014414 위클리 공감

베트올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개와 고양이 등 반려동물들의

질병을 체크할 수 있는 진단키트를 개발하는 회사다 동

물 진단키트란 사람의 임신 진단키트와 같이 반려동물의 혈액이

나 분비물을 떨어뜨려 10분 이내에 질병 유무를 곧바로 알 수 있

게 해 주는 제품이다 한 줄이면 음성 두 줄이면 양성 반응을 나

타낸다 김정미(51) 베트올 대표는 ldquo국내에서는 잘 알려지지 않은

기업일 수 있지만 해외 동물 의료시장에서는 꽤 유명한 기업rdquo이

라고 소개했다

실제로 베트올은 107개국에 30여 개 질병 진단키트 제품을

수출한다 지난해 1분기 매출의 991퍼센트가 해외에서 나왔을

정도다 김 대표는 ldquo국내에서는 반려동물에 대해 관심 있는 질병

수가 4~5개에 불과하지만 해외에서는 사람이 가지고 있는 질병

처럼 반려동물 질병에 대한 관심이 높기 때문rdquo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창업한 지 7년 만에 세계 동물 의료시장에서 다섯 손가

락 안에 꼽히는 기업으로 성장했다 연구원과 생산직원을 다 합

쳐도 28명밖에 안 되는 기업이 말이다 2006년 12월 창업한 첫

해에도 매출을 올렸다 이에 대해 그는 ldquo좋은 물건을 빨리 만들고

잘 팔았기 때문rdquo이라고 대답했다 이런 자신감에는 그가 학교에

서 공부한 이론과 실무 경험이 바탕이 됐다

김 대표는 이화여대 생물학과를 졸업한 후 미국 오스틴 텍사

ldquo충분한 역량middot경험 쌓은 뒤 43세에 창업rdquo김정미 베트올 대표hellip 동물 질병 진단키트 개발로 7년 만에 세계 5위권 성장

지미

연 기

김정미 베트올 대표는 창업 7년 만에 반려동물의 질병 진단키트를 107개국에 수출하고 있다

과학기술 여성파워시대 과학도로 창업 도전기획특집

박상

문 기

38-39-기획-김정미indd 38 2014-04-11 오전 15411

위클리 공감 2014414 39

스주립대에서 약리middot독성학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MIT 박사후

연구원 과정을 마쳤다 한국에 들어와 1997년 국립보건원에서

책임연구원으로 근무한 뒤 바이오 업체인 바이오메드랩과 이수

그룹의 바이오 계열사인 이수앱지스에서 인체 질병과 동물 질병

연구를 했다

바이오메드랩 연구원 재직시절에는 자궁암 진단키트인 lsquo자궁

암 진단용 DNA 칩rsquo을 개발했다 한국 식약청 허가를 받아 현재

병원에서 사용되고 있다 이후 이수앱지스로 옮겨 인체 진단과

관련 제품을 연구하고 개발 판매까지 총괄하는 진단사업팀장을

5년간 지냈다 그는 ldquo국립보건원 공무원 생활을 하고 바이오 회

사에서 제품을 만들어 상용화하는 모든 과정을 경험한 것이 창

업하는 데 큰 자산이 됐다rdquo고 말했다

자신감이 생긴 김 대표는 창업을 하기로 결심했다 당시 나이

43세였다 그는 ldquo지금까지의 경험과 역량으로 충분히 승산이 있

다고 생각했다rdquo고 말했다 그는 이수앱지스에서 함께 지내온 연

구원들과 함께 힘을 모아 시작하기로 했다 그러나 제한된 자본

력과 소수 인력으로는 지금까지 했던 인체형 질병 진단키트 시장

은 어렵다고 판단했다 결국 고민 끝에 반려동물 시장으로 방향

을 틀었다 그는 ldquo동물 진단키트는 사람을 위한 키트와 기술이 유

사해 제조 원가가 비슷한 반면 판매 가격과 경쟁률은 크게 차이

가 난다rdquo고 말했다 이어 ldquo전 세계 동물시장은 해마다 10퍼센트

이상 증가하는 블루오션인 만큼 성장 가능성이 크다고 확신했

다rdquo고 덧붙였다

ldquo창업은 철저히 준비하고 정책자금 적극 이용을rdquo

그러나 어려움도 있었다 바로 연구개발비다 김 대표는 정부에서

지원받을 수 있는 방법을 알아보기 시작했다 그는 ldquo사업성이 높

은 만큼 성공할 자신이 있었다rdquo며 ldquo중소기업청 농림부(현 농림축

산식품부) 경기과학기술진흥원 등에서 내놓은 과제에 참여해

연구개발비를 확보했다rdquo고 말했다 실제로 베트올은 2007년 9월

산업자원부(현 산업통상자원부)의 lsquo신기술보육사업rsquo으로 선정돼

기술개발 자금을 지원받았고 2008년에는 중소기업청의 lsquo중소기

업기술혁신사업rsquo에 뽑혔다 김 대표는 ldquo창업을 생각한다면 우선

철저히 준비하고 정부의 정책자금을 적극 이용하라rdquo고 조언했다

지원 끝에 베트올은 lsquo개 심장사상충rsquo lsquo개 홍역rsquo lsquo개 장염rsquo 등 세 가

지 종류의 질병을 체크할 수 있는 진단키트를 개발할 수 있었다

베트올 진단키트는 국내 수의사는 물론 세계 바이어들에게 호

평을 받으면서 제품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다 이제는 lsquo어디에 팔

까rsquo 고민을 하는 게 아니라 기업에서 lsquo필요한 제품을 만들어 달라rsquo

는 주문이 들어올 정도다 빠른 시간 내 시장을 선점할 수 있었던

이유는 김 대표가 직접 제품을 들고 해외 바이어를 만나고 뛰어

다닌 덕분이다 그는 ldquo제품을 만든 사람이 가장 잘 팔 수 있다고

생각한다rdquo며 ldquo아직도 제품의 기술영업과 기술지원을 직접 하고 있

다rdquo고 말했다 베트올은 물건을 믿고 팔 수 있는 백신회사나 제약

회사 등을 선정해 계약을 맺는다 거래처가 65개사에 달한다

현재 전 세계 동물 진단키트시장 규모는 2조원이다 대표 기업

으로는 아이덱스와 헤스카 신바이오텍스 등 미국의 3개사와 유

럽의 2개사 정도다

김 대표는 ldquo우리 기업만의 기술경쟁력이 있는 만큼 몇 년 안에

아이덱스와 어깨를 견줄 수 있을 것rdquo이라고 자신했다 이어 ldquo앞으

로 진단키트뿐 아니라 진단부터 치료까지 할 수 있는 의료기기

개발에도 힘쓸 것rdquo이라고 말했다 올해에는 개와 고양이 질병 진

단키트에 이어 말에 대한 질병 진단키트를 출시할 계획이다 그

는 ldquo창업할 때 가장 시간을 많이 투자하고 전문성을 가져야 한

다rdquo며 ldquo일할 때에는 여자라는 생각을 버리고 일해야 한다rdquo고 말

했다 글middot김성희 기자

베트올이 개발한 반려동물들의 질병을 체크할 수 있는 진단키트

베트

38-39-기획-김정미indd 39 2014-04-11 오전 15414

40 2014414 위클리 공감

공감 인터뷰

인터넷 없는 세상을 상상할 수 있을까 우리 생활 전반에 자

리 잡은 인터넷 덕분에 편리한 생활을 영위하고 있지만 개

인정보 유출 바이러스 유포 등 사이버 범죄에 대한 우려도 만만

치 않다 이 같은 걱정에서 벗어날 수 있는 안전한 정보통신 사회

를 만들기 위해 활동하는 사이버 보안전문가 lsquo화이트 해커rsquo의 세

계에 뛰어든 고교생이 있다

지난 4월 2~3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전 세계 화

이트 해커들의 해킹방어기술 경연대회 lsquo코드게이트(CODEGATE)

2014rsquo 주니어부 우승자인 선린인터넷고 3학년 임정원(18) 군이다

이번 대회에는 지난 2월 온라인으로 치러진 예선전을 포함 역

대 최대 규모인 전 세계 74개국 1200개팀 2968명의 정보보안

인재들이 참가했다 lsquo코드게이트 2014rsquo에서 세계 최초로 열린 주

니어 해킹방어대회에도 24개국 378명이 참가했다

7회째인 올해 대회는 해외 참가팀의 비중이 58퍼센트였으며

지난해 개최된 세계 최대 해킹대회인 lsquo데프콘rsquo(예선참가 917개팀)

규모도 뛰어넘었다

우리나라는 단체전인 일반부에서 아쉽게도 우승팀을 내지 못

했으나 개인전인 주니어부에서 1위부터 3위까지 휩쓸었다 특히

우승자인 임 군은 총점 1340점을 획득해 880점으로 2위를 차지

한 김범수(18middot개포고 3년) 군과 큰 점수 차를 보였다

ldquo어릴 때부터 게임보다 프로그래밍에 관심이 컸어요rdquo

ldquo어릴 때 집에 있는 컴퓨터를 하면서 궁금증이 생겼어요 컴퓨터

에서 운영되는 프로그램들이 어떻게 만들어지는 걸까 하고요

그래서 초등학교 2학년 때 직접 프로그램을 만들고 싶은 마음에

혼자 책을 보면서 공부를 시작했어요rdquo

임 군은 lsquo학원을 다녔다rsquo lsquo컴퓨터를 잘하는 집안 어른에게 배웠

다rsquo 정도의 답변을 기대하며 던진 질문에 대해 lsquo독학rsquo이라는 의외올해 처음 열린 코드게이트 2014 주니어부 우승자인 임정원 군은 우리나라의 사이버 안보를 지키는 정보보안 전문가를 목표로 공부하고 있다

지미

연 기

ldquo사이버안보 지키고 싶어요rdquo선린인터넷고 임정원 군 해킹방어기술 올림픽 lsquo코드게이트 2014rsquo 주니어부 우승

40-41-공감인터뷰indd 40 2014-04-11 오전 15526

위클리 공감 2014414 41

의 답을 내놓았다 초등학교 저학년 또래라면 컴퓨터 게임이나

인터넷 검색 등에 관심을 보이는 것이 보통인데 임 군은 그것을

가능하게 만든 프로그램에 흥미를 보인 점도 남달랐다

ldquo그 당시 보던 책 중에 lt철벽보안을 위한 역공격 해킹gt이라는

책이 있었어요 그 책을 보면서 정보보안에 빠져들었고 나중에

는 책이 뜯어질 정도로 반복해서 읽었어요rdquo

남다른 관심과 열성으로 임 군은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 2년

간 서울 중부교육청의 정보영재로 중2 때는 서울대학교 과학영

재교육원 정보영재 프로그램에 선발되어 영재 교육을 받았다

ldquo책에 나온 내용들을 보면서 정보보안에 대해 본격적으로 공

부해 보고 싶은 욕심이 생겼어요rdquo

특성화고에서 체계적으로 공부할 길 찾아

임 군이 특성화고인 선린인터넷고에 진학한 것도 정보보안에 대

한 공부 욕심이 커서였다고 한다 임 군의 부모는 특목고 진학을

원했으나 ldquo본격적으로 정보보안에 대한 공부를 해 보고 싶다rdquo는

임 군의 강한 고집에 밀려 특성화고 진학을 허락했다고 한다

ldquo선린인터넷고의 교육과정과 동아리활동에 대해 알아보니 제

가 더 알고자 했던 것들을 제대로 배울 수 있을 것 같다는 기대

감이 들었어요 실제로 입학해서 공부해 보니 수업 내용이 충실

하고 동아리활동도 활발해 부족한 점을 많이 채울 수 있었어요

lsquo레이어 세븐rsquo이라는 동아리에 가입했는데 뛰어난 선배들이 문제

를 해결하는 모습을 가까이서 보고 함께 연구활동을 할 수 있어

서 너무 좋았어요rdquo

선린인터넷고에 진학해 정보보안에 대해 체계적으로 공부할

수 있는 길을 찾게 된 임 군은 각종 대회에 진출하면서 좋은 성과

도 냈다 2013년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개최한 lsquo제1회

ETRI 주니어 해킹대회rsquo에서 우승하는 등 총 7개의 해킹방어대

lsquo화이트 해커rsquo들의 축제인 코드게이트 2014의 외국인 참가자

코드

게이

트 2

014

사무

회에 참가해 그 가운데 2개 대회에서 2위에 입상하고 5개 대

회에서 1위를 하는 등 놀라운 실력을 보여주었다

ldquo대회에 나가면 내가 어느 정도 수준인지 부족한 점은 어떤

건지를 알 수 있어 좋아요 이번 대회는 세계 최초의 주니어 국제

해킹방어대회이자 제가 나갈 수 있는 마지막 주니어 대회였기에

더욱 의미가 있었는데 이렇게 좋은 성적을 거둬 정말 기뻐요rdquo

임 군은 지난해 9월부터 한국정보기술연구원(KITRI)의 차세

대 보안전문가 양성과정 베스트오브베스트(BoB)에 지원해 교육

을 받아왔다

8개월간의 교육과 프로젝트 진행 등을 통해 실력을 인정받아

120명의 교육생 중 lsquo베스트 10rsquo에 선정되어 lsquo국가대표 화이트 해커rsquo

라는 영예를 얻고 지난 3월 캐나다에서 열린 정보보안 컨퍼런스

lsquo캔섹웨스트(Cansecwest)rsquo에 참가하기도 했다

임 군은 BoB 교육과정 중 마이크로소프트사 윈도 익스플로

러 프로그램의 보안 취약점을 발견하기도 했다

ldquo아쉽게도 분석이 완료되기 전에 마이크로소프트사에서 보안

패치를 내놓아 해결이 됐어요 제가 분석하는 동안 먼저 발견한

다른 연구자가 제보를 한 거겠죠rdquo

임 군은 ldquo캐나다에서 정보보안 컨퍼런스에 참가해 최신기술에

대한 발표를 보면서 앞으로 갈 길이 멀었다는 생각이 들었다rdquo면

서 ldquo공부하면 할수록 배워야 할 것이 너무 많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rdquo고 말했다 그리고 자신의 포부를 밝혔다

ldquo여러 사람들과 함께 연구하면서 실력을 키워나가고 싶어요

그래서 대학에 진학해 정보보안을 전공하고자 합니다 기회가 주

어진다면 국가기관에서 우리나라의 사이버 안보를 지키는 일을

하고 싶습니다rdquo

한 고교생의 가슴에 사이버 보안전문가의 꿈이 영글고 있

었다 글middot이윤진 객원기자

40-41-공감인터뷰indd 41 2014-04-11 오전 15530

42 2014414 위클리 공감

스마트폰 중독hellip ldquo자녀와 함께 풀어요rdquo친밀한 소통과 사용한계 정하고 자율성 높이는 lsquo친middot한middot자rsquo 매뉴얼 보급

교육정보

지난해 이동통신 3사의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청소년(만

19세 미만) 약 540만명이 스마트폰을 갖고 있다 한국정보

화진흥원이 지난해 분석한 청소년 스마트폰 중독률(255퍼센트)

은 인터넷 중독률(117퍼센트)보다 2배 이상 높고 전년대비 71퍼

센트포인트 증가하여 성인(89퍼센트)의 29배 수준에 달했다

스마트폰에 빠지기 쉬운 청소년 자녀에게 스마트폰 사용을 줄

이라고 조절하라고 지도하는 것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24

시간 따라다니며 잔소리를 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스마트폰에 빠

져들기만 하는 자녀를 대체 어떻게 지도해야 할까

여성가족부는 청소년의 올바른 스마트폰 이용습관 형성을 효

과적으로 돕기 위해서 스마트폰 과다 이용 청소년 상담 부모교

육 치료 관련 매뉴얼을 개발하여 보급하고 있다

이 매뉴얼은 지난해 한국청소년상담복지개발원이 중심이 되어

서울대middot중앙대middot을지대 등 학계 전문가와 현장 실무자 교사 및 학

부모 등이 참여하여 제작한 것으로 lsquo스마트폰 중독 청소년 상담 매

뉴얼(개인middot집단)rsquo lsquo스마트폰 중독 청소년 부모교육 매뉴얼rsquo lsquo스마트

폰 중독 청소년 치료 매뉴얼rsquo 등 3종(4권)으로 구성되었다

ldquo스마트폰은 중독성 강한 기기임을 먼저 이해하자rdquo

lsquo상담 매뉴얼rsquo은 청소년이 스마트폰의 강박적 사용을 줄이기 위해

자신의 사용 패턴을 스스로 이해하여 조절할 수 있도록 구성돼

있다 특히 개인상담과 집단상담으로 구분해 상담효과를 높이고

상담과정에서 자율성을 높이도록 제작됐다

lsquo부모교육 매뉴얼rsquo은 부모가 스마트 기기를 이해하고 자녀가

스마트폰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도록 지도할 수 있는 lsquo친middot한middot자 스

마트폰 자기조절 양육 원리rsquo 등을 소개하고 있다

lsquo부모교육 매뉴얼rsquo은 부모들에게 먼저 자녀들이 사용하는 스마

트폰의 순기능과 역기능을 이해할 것을 권한다

스마트폰은 언제 어디서든 액정만 터치하면 스마트 세상에 들

어갈 수 있어 어느 기기보다 중독성이 심하다는 미디어 특성을

갖고 있다 발달적 특성상 청소년기는 신체적middot정신적 변화를 겪

는 시기로 청소년들이 어지러운 마음을 피하는 가장 손쉬운 방

법으로 스마트폰을 선택하고 있다 이와 함께 기질적으로 우울

증 ADHD(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를 가진 청소년들이 특히

서울 마포구 성산동 월드컵공원에서 lsquo일주일에 한 번 한 시간 스마트폰을 끄자rsquo는 스마트폰 사용 줄이기 캠페인에 참여한 청소년들 여성가족부는 청소년들이 스마트폰 사용을 자율적으로 조절하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해 부모와 상담기관용 매뉴얼을 펴냈다

연합

친 친밀하게 관계 맺기 의사소통하기

한 한계 정하고 규칙을 통해 반복 습득하기

자 자율성 책임 높이기

42-43-교육정보_스마트폰indd 42 2014-04-11 오전 15605

위클리 공감 2014414 43

매뉴얼 내려받기 여성가족부gt정책안내gt정책자료gt일반정책자료 wwwmogefgokr

스마트폰으로 인한 중독 증상

1 일상생활 장애 스마트폰으로 인해 기본적으로 해야 할 일을 못하

게 되는 것을 말한다 밤늦게까지 스마트폰을 보느라 잠을 제대로

못 자 학교에 지각을 하거나 수업에 집중하지 못하고 내내 스마트

폰만 보는 일도 있다 스마트폰을 보면서 걷다 넘어지거나 달려오

는 차를 피하지 못하는 일도 있다

2 내성 스마트폰을 사용하면 할수록 더 많이 사용해야 만족을 느끼는

증상이다 알코올 중독도 점점 많은 양의 술을 마시게 되는 병인 것처

럼 스마트폰 중독도 점점 사용 시간이 전보다 늘어난다

3 금단 스마트폰을 보고 있지 않은 동안에도 내내 스마트폰 생각만 하

게 되는 증상이다 담배를 끊으면 금단 증상이 생긴다고들 하는데 마

찬가지로 스마트폰 중독이 되면 갑자기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못하게

되거나 사용 시간을 줄이게 될 때 초조하고 불안해져서 안절부절하게

된다

4 일탈 행동 평소에 하지 않던 행동들 예를 들면 잦은 거짓말 무단 결

석 수업 빠지기 흡연 등을 한다

중독되기 쉽다

이처럼 청소년들이 스마트폰 사용을 조절하지 못하는 것은 단

순히 의지 부족만이 원인이 아니다 청소년들이 스마트폰에 빠질

수밖에 없는 여러 가지 이유들이 있고 우리 아이만 스마트폰에

빠져 허우적대는 것이 아니므로 부모는 이를 이해하고 자녀를 애

정 어린 시선으로 관심 있게 지켜봐 주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고 매뉴얼은 충고한다

부모middot자녀가 lsquo지킬 수 있는 규칙rsquo 함께 만드는 게 중요

매뉴얼은 스마트폰은 혼자 사용하는 개인 매체이므로 자녀 스스

로 조절하고자 하는 의지를 보이지 않는다면 부모의 관리middot지도

가 어렵다고 지적한다 ldquo스마트폰을 하루 몇 시간 이상 사용하면

뺏는다rdquo는 방식의 강압적인 처벌이나 규제는 자녀가 커갈수록 오

히려 부작용을 낳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그래서 자녀가 스스로 스마트폰 사용을 조절할 수 있도록 lsquo친

밀한 의사소통rsquo부터 힘쓸 것을 권한다 처벌middot규제보다 먼저 자녀

와 lsquo친밀한 의사소통rsquo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지속적인 관심과 노

력이 필요하다고 매뉴얼은 강조한다 부모middot자녀 간의 친밀한 의

사소통이 가능할 때 함께 한계와 규칙을 정하고 자녀의 조절 동

기와 자율성을 향상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규칙이 부모의 마음에 안 들더라도 자녀가 지키기 쉽게 만들

고 점차 난이도를 높이는 것이 효과적이다 또한 자녀가 스스로

의 생각이나 행동에 확신을 가질 수 있도록 신뢰와 격려가 필요

하며 피드백을 해 주는 것도 중요하다 피드백 방안으로 부모와

자녀가 합의해 상벌을 정한다 매뉴얼은 이러한 과정에서 ldquo자녀

가 제기하는 의견에 대해 변명으로 받아들이지 말고 자신의 생

각(가치 흥미)을 찾아가는 과정으로 생각하고 존중하는 태도를

가질 것rdquo을 충고하고 있다 글middot박경아 기자

(서울시교육청 2013)스마트폰 과다 사용으로 인한 학년별 유병률

10

8

6

4

2

0초등학교 4학년 중학교 1학년 고등학교 1학년 평균

091

724

886

651

(단위 )

42-43-교육정보_스마트폰indd 43 2014-04-11 오전 15606

44 2014414 위클리 공감

공공기관 지방화시대

새 둥지 7개월hellip ldquo이젠 부산 공공기관rdquo영상물등급위원회 신입직원 90퍼센트 지역인재 선발 등 현지화에 힘써

부산 이전 7개월 영상물등급위원회(이하 영등위)가 지역사

회와 빠르게 밀착하면서 성공적인 lsquo부산시대rsquo를 열고 있다

다양한 체험행사로 지역민들과의 융화에 힘쓰는가 하면 신입직

원도 부산 지역민으로 90퍼센트를 채용하는 등 과감한 변화를

시도했다

그 결과로 지난 3월 7일 대통령 직속 지역발전위원회로부터

공공기관 지방이전 우수기관 표창을 받기도 했다 이전 지역인

부산의 최초 입주기관으로 지역균형발전을 위해 선도적인 역할

을 한 공로를 인정받아서다

처음부터 순탄했던 것은 아니다 태스크포스(TF) 팀부터 공공

기관 이전의 전 과정을 지켜봐 온 경영지원실 강성우 대리는 ldquo허

허벌판에 세워질 이 건물이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몰라 막막했

다rdquo고 토로했다 청사 내부 인테리어를 고려할 때도 lsquo영화의 도시rsquo

와 국내 유일의 등급분류 기관이라는 콘셉트를 잘 살릴 수 있는

것으로 선택하는 데 머리를 싸매야 했다

가장 큰 것은 임직원들의 고충이었다 서울 상암동에 기관이

있을 때 부산으로 이전하기 어려운 직원들은 퇴사하거나 이직했

다 정든 직원들과의 이별을 감수해야 했다 임직원 가족들의 불

지난해 9월 부산에 새롭게 둥지를 튼 영상물등급위원회는 부산과의 소통과 호흡을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영상물등급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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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 공감 2014414 45

편함도 있었다 강성우 대리는 ldquo아홉 살 딸아이도 전학 오기 전 서

울 친구들하고 떨어져야 한다고 많이 칭얼대 미안했다rdquo고 말했다

ldquo부산 직원들 덕에 맛집도 알고 잘 어울려요rdquo

이전 이후 새로 채용된 14명의 신입직원 중 12명이 부산지역 인재

다 함께하는 직원들은 만족스러워한다 영화부 박경미 과장은

ldquo부산 현지 직원들 덕에 맛집도 잘 알게 되고 잘 어울릴 수 있어서

너무 좋다rdquo고 말하며 활짝 웃었다 강성우 대리도 ldquo지역민 채용은

이러한 인적 교류를 잘 활용한 성과였던 것 같다rdquo고 만족해했다

영등위는 이외에도 해운대구 재송시장과 자매 결연을 맺었다 지

역 전통시장 이용 활성화와 서민경제 촉진에 기여하기 위해서다

따뜻한 나눔 행사를 적극적으로 추진한 것도 큰 변화다 지난

해 말 보육시설인 lsquo박애원rsquo의 어린이middot청소년과 영등위 임직원 간

사랑나눔 행사로 지역과 한층 더 가까워지는 계기를 마련하기도

했다 강 대리는 ldquo임직원과 보육원 친구가 11 매칭으로 친구관계

를 맺었는데 감회가 새로웠다rdquo고 말하며 ldquo직원들 사이에서도 앞

으로 소외계층을 위해 더 힘쓰자는 내부의 변화가 보이는 것 같

아 뿌듯하다rdquo고 덧붙였다

영등위는 청소년들이 미디어를 건전하게 접할 수 있도록 독려

하는 프로그램도 추진 중이다 이를 위해 3월 13일 부산시청자미

디어센터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청소년이 영상을 활용

한 정보를 얻는 데 도움이 되고자 하는 취지다 홍보팀의 변효진

사원은 ldquo부산지역 청소년들의 창의적 문화체험 활동과 영상미디

어 이용에 대한 올바른 정보를 제공하려 한다rdquo며 ldquo앞으로 등급분

류 체험교육 지원 등 실질적인 협력도 강화할 계획rdquo이라고 말했다

영등위 직원들은 완전한 부산 정착을 위해 lsquo현지화rsquo에 더 힘쓰

겠다고 입을 모았다 박경미 과장은 ldquo영화도시 부산의 상징은 우

리 영등위의 이미지를 제고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됐다rdquo며 ldquo영등위

는 부산과의 더욱 적극적인 협력으로 부산의 공공기관이 되겠

다rdquo고 덧붙였다 글middot박지현 기자

영상물등급위원회

박선이 영상물등급위원장

ldquo 부산이 창조경제 중심지 되도록 최선rdquo

영상물등급위원회 박선이 위

원장(사진)의 발걸음이 분주

하다 지역 이전 이후 성과와

행보에 대해서 들어봤다

가장 중점을 두었던 분야와

성과를 말씀해 주세요

ldquo우리 위원회는 부산과 호흡

을 같이하는 데 초점을 맞췄

습니다 신입직원 대부분을 부산 인재로 채용하며 지역인

재 활용에 주안점을 뒀습니다 지난해 10월에는 아시아 각

국 등급분류 기관과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한국의 선진등

급분류 시스템을 알리기 위해 국제영화등급분류포럼을 열

었습니다 반응이 상당히 좋았습니다 특히 우리나라 등급

제도가 어떤 영화도 상영할 수 있는 선진적인 제도로 평가

받는 좋은 기회였습니다rdquo

현재는 어떤 활동을 추진하고 계십니까

ldquo올바른 영상문화 정착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초middot중

학생을 대상으로 한 미디어교육 교사를 대상으로 한 교원

직무연수교육 프로그램을 추진해 청소년들의 건전한 영상

문화를 도모하기 위함입니다 또한 멀티플렉스가 영화관

내 등급 표시를 확대하고 관람객들이 정확한 등급 정보를

이용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업무협력을 확대해 나갈 예정

입니다 시민 등 각계각층의 분들을 초청하여 영상물을 즐

겁게 향유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들겠습니다rdquo

향후 계획과 비전에 대해 말씀해 주세요

ldquo아시아에서 영상중심도시 부산과 한국의 위상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되고 싶습니다 창조경제의 본거지인 런던은 음

악과 미술 등 문화예술 분야를 아이디어와 접목해 새로운

국가 성장동력 산업으로 키우는 큰 성과를 냈습니다 영

화middot영상 인프라가 잘 갖춰진 부산이 창조경제 주축이 될

수 있도록 힘을 모으겠습니다rdqu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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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 2014414 위클리 공감

건강

야식증후군(Night Eating Syndrome)은 저녁 7시 이후의 식사

량이 하루 전체의 50퍼센트 이상을 차지하는 증상을 가리키는

데 불면증 등 수면 장애를 동반한다 밤마다 음식이 당겨서 고민

인 야식증후군을 극복하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규칙적인 식습관과 생활습관 야식 먹는 습관을 없애기 위해서는

아침 식사는 조금이라도 챙겨 먹고 공복감이 들지 않도록 저녁

식사도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좋다 늦어도 저녁 6시 전에 식사

하는 것이 좋다

폭식을 예방하고 다이어트에 도움을 주는 숙면 잠을 잘 때 분비되

는 멜라토닌이라는 호르몬이 식욕을 억제해 다음날 폭식을 예방

하고 다이어트에도 도움을 준다 숙면 상태에 들어가면 지방 분

해에 도움이 되는 호르몬도 활발하게 분비되기 때문에 숙면을

취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빈속에 잠이 안 온다면 우유middot두유middot토마토 빈속에 잠이 안 오는

경험을 누구나 한 번쯤은 했을 것이다 그럴 때는 우유나 두유를

따뜻하게 데워 마셔보자 우유 및 두유에 많이 함유된 칼슘은 신

경안정 효과가 있어 숙면에 도움이 된다 열량이 낮은 방울토마

토도 추천한다

일조량이 부족한 겨울을 지나 봄이 되면서 lsquo계절성 우울증rsquo에 대

한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이에 하이닥 정신건강의학과 공개상담

실을 참조해 lsquo계절성 우울증rsquo의 특징과 치료에 대해 살펴보자

2주 이상 지속되면 lsquo반드시rsquo 진료 lsquo계절성 우울증rsquo은 어느 정도 예측

이 가능하기 때문에 우울한 기분 의욕상실 과다수면 등이 2주

이상 지속된다면 lsquo봄을 탄다rsquo는 말로만 넘길 것이 아니라 진료 상

담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알맞은 치료가 무엇보다 중요 lsquo계절성 우울증rsquo은 조울증 증세도 보

이기 때문에 일반적인 항우울제로만 접근하게 되면 오히려 상태

가 악화되는 경우가 있어 진단에 따라 알맞은 항우울제 처방이

필요하다

황사와 미세먼지가 많은 봄철에 특히 흔한 알레르기성 결막염 예

방법에 대한 관심이 높다 봄이 되면서 눈이 가렵고 눈곱이 끼며

눈물이 자주 난다면 알레르기성 결막염을 의심할 수 있다

침구류 일광건조는 lsquo필수rsquo 주로 눈이나 눈꺼풀의 가려움증 결막의

충혈 눈부심 눈물 흘림 증상이 발생하는 알레르기성 결막염의

예방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집먼지진드기 애완동물의 털 등 알레

르기 유발 물질에 노출되는 것을 피해야 한다 집먼지진드기는

침구나 카펫 커튼 속에 서식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일주일에

한 번 정도 정기적으로 세탁하고 햇볕이 좋은 날에 틈틈이 일광

건조를 하는 것이 좋다

손은 자주 씻고 술은 자제하고 꽃가루가 날리거나 미세먼지 농도

가 높은 날 외출 시에는 모자와 마스크를 착용하고 이물질이 낄

가능성이 높은 콘택트렌즈보다 안경을 쓰는 것이 좋다 술은 염

증을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증상이 나타난다면 자제해야 한다

근막동통증후군은 목덜미 허리 어깨 종아리 팔꿈치 안쪽 갈

비뼈 등의 부위에 주로 나타나며 근골격의 통증을 특징으로 하

는 질환이다 흔히 lsquo담이 결린다rsquo고 표현하는 증상이 바로 근막동

통증후군이다 근막동통증후군은 오랫동안 책상에 앉아 있거나

혹시 봄을 타시나요

야식증후군

계절성 우울증

알레르기성 결막염

근막동통증후군

변덕스러운 봄 날씨 번갈아 오는 황사와 미세먼지로 인해 봄나들이가 예년 같지 않다 겨우내 움츠러들었던 신체활동이 아직

왕성해지기 어려운 요즘 같은 때 겨울부터 이어진 야식 습관 계절성 우울증 오랜 실내생활로 인해 몸과 마음에 이상이 있는

지 자가 점검을 해 보자 봄볕 자외선이 더해지며 눈과 피부 관리에도 신경 써야 함은 물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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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 공감 2014414 47

두릅(춘곤증 예방middot혈당 조절) 두릅은

예로부터 그 뿌리를 달여 마시면 당

뇨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민

간 약재로 사용됐으며 나물로 먹으

면 입맛을 돋워준다 특히 봄철 나른

하고 졸음이 밀려오는 춘곤증 개선에

효과가 있다 두릅에 함유된 사포닌 성분이 체력을

회복시키고 신경을 안정시켜 피로 해소에 도움을 준다

고구마 줄기(면역 조절middot항산화 효능)

식이섬유가 풍부해 건강식으로 각

광받고 있는 고구마 줄기에는 탄

수화물middot당류middot단백질 등의 에너

지원과 칼슘middot철 등의 여러 무기물

질이 함유돼 있다 또 면역조절 능력

및 항산화 효능이 높은 것으로 알려진 클

로로겐산(chlorogenic acid)이 다량 함유돼 있다

쑥(해열middot고혈압 개선) 쑥잎에서 나는

독특한 향기는 해열작용을 하는 치

네올(Cineol)이라는 성분 때문이다

또한 면역력 향상 소화기능 강화

여성질환 개선 효과 고혈압 개선 등

의 효과도 있다

달래(식욕부진middot춘곤증 극복 효과)

비타민과 무기질이 풍부하게 함유

돼 있어 겨우내 무겁고 찌뿌둥했

던 몸에 활력을 주고 식욕부진이

나 춘곤증을 이기는 데 좋다 면

역력을 증진시키며 동맥경화 예방

에도 도움이 된다

달래는 매콤하게 무쳐 먹거나 된장찌개에 넣어 끓이면 맛이

좋으며 간장에 넣어 달래 간장양념을 만들어 먹으면 향긋한

맛이 난다

봄이면 생각나는 lsquo건강 나물rsquo 4선

같은 자세로 장시간 컴퓨터를 사용하는 등 잘못된 자세를 취할

때 근육을 과도하게 사용했을 때 외상 후 스트레스 등으로 발

생한다 깊고 쑤시는 듯하며 타는 듯한 통증이 특징이다

근막동통증후군의 약물 치료는 소염 진통제나 근육 이완제를

사용한다 마사지나 초음파를 이용한 물리 치료 레이저나 적외

선 치료기 조사 등도 효과가 있다 이밖에 수동적으로 근육을 풀

어주는 이완 요법 미지근한 습포로 찜질해 주는 도포 요법 통증

부위를 냉각시키는 냉각 요법 등으로 치료한다

아무리 감추려 해도 눈가 입가에 있는 잔주름이나 손등과 목 주

름은 lsquo관리rsquo하지 않는 한 실제 나이를 감추기가 쉽지 않다 나이를

감추기 힘든 부위별 주름 관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눈가 주름 눈가 주름을 예방middot관리하기 위해서는 보습 관리가 필

수적이다 건조하고 푸석한 환경에서 주름이 잘 생기기 때문에

보습 관리는 모든 주름 예방middot관리에 있어 가장 기초적인 부분이

다 보습크림 아이크림 자외선차단제 페이셜 오일 등을 사용하

고 각질제거 수분공급 피부혈액순환 촉진 등의 효과를 내는 스

팀타월을 이용하는 것도 효과적이다

입술middot입가 주름 입은 말하고 먹고 마시고 하품하는 등 쉴 틈이 없

을 정도로 움직임이 잦은 데다 피부가 얇고 자연적인 보습막을

생성해 주는 피지샘middot땀샘이 없어 주름이 특히 잘 생기는 부위이

다 따라서 에센스 보습크림 아이크림 자외선차단제 등을 입술

과 입가에 수시로 발라주고 빨대 사용 등 입술을 오므리는 습관

은 자제하는 것이 좋다

손등 주름 손등도 피부라는 점을 인식하고 핸드크림 보습크림

자외선차단제를 꼼꼼하게 발라 관리해야 하며 설거지나 빨래를

할 때도 장갑을 꼭 이용해야 한다

목 주름 높은 베개를 베거나 스마트폰 책 모니터 등을 볼 때 고

개를 너무 숙이는 습관이 있다면 모두 교정하는 것이 좋다 또 꼼

꼼한 클렌징과 더불어 보습크림과 자외선차단제를 잘 바르도록

한다 글middot하이닥 copy(주)엠서클 정책브리핑 (wwwkoreakr)

부위별 주름 관리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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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 2014414 위클리 공감

오는 4월 20일 한국에서 열리는 2014 국제아이스하키연맹

(IIHF) 세계선수권 디비전1 그룹A(2부 리그) 대회가 다가

오고 있다 일주일간 고양어울림누리에서 열리는 이번 대회에는

개최국 한국(세계 랭킹 23위)을 포함해 슬로베니아(14위)와 오스

트리아(16위) 헝가리(19위) 우크라이나(21위) 일본(22위) 등이

참가한다 대회 1 2위는 2015년 최상위 16개 팀이 겨루는 세계아

이스하키선수권대회로 승격한다 꼴찌를 하면 3부 리그 격인 lsquo디

비전1 그룹Brsquo로 내려간다

 한국 아이스하키는 이번 대회에 사활을 걸었다 겨울 올림픽의

꽃은 아이스하키다 개최국이 아이스하키경기에 참가하지 못한

역사는 없다 겨울 올림픽 개최국 대부분이 출전권을 자력으로

따냈다 그러나 한국의 세계 랭킹은 23위 평창올림픽이 열리는

2018년까지 11계단을 올리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지난해

IIHF는 lsquo2018년 올림픽 출전국 자격rsquo에 대한 연차총회 의제를 꺼

냈다 lsquo한국이 경기력 발전을 이룬다면 출전권을 줄 수도 있다rsquo는

애매모호한 말을 넣어놨다 김정민 대한아이스하키협회 홍보팀

장은 ldquo만약 이번 대회에서 강등되면 경기력 발전을 이루지 못했

다는 판단으로 올림픽 출전권 논의조차 못할 수 있다rdquo고 걱정했

다 한국의 기적은 가능한지 대회 참가팀의 전력을 분석했다

전력 급상승hellip 기적을 노리는 한국 대표팀

객관적 전력에서 한국은 최약체로 꼽힌다 랭킹으로도 디비전1

그룹A에서 가장 낮다 그래도 홈에서 열린다는 이점이 있다 변

선욱 한국 대표팀 감독은 디비전1 그룹A 잔류를 자신했다 그는

지난달 기자회견에서 ldquo최근 3년간 한국 아이스하키는 놀랍도록

빠르게 발전했다 기대에 부응하는 경기를 하겠다rdquo고 했다 이어

ldquo일본과 우크라이나 헝가리를 잡고 3승을 하는 것이 목표rdquo라고

덧붙였다 근거 없는 자신감이 아니다 한국은 꾸준하게 성장했

다 변 감독이 이끈 대명 상무의 돌풍도 대표팀에 자신감을 불어

넣었다 군대 팀인 대명 상무는 지난해 창단 바로 2013~2014 아

지난해 4월 16일 헝가리 부다페스트 스포르트아레나에서 열린 lsquo2013국제아이스하키연맹 세계선수권대회rsquo 디비전1 A그룹 대회 2차전에서 강호 헝가리를 상대로 막판 역전극을 펼친 한국 대표팀 선수들이 경기를 마치고 환호하고 있다

대한아이스하키협회

2부 리그 격hellip 꼴찌해 lsquo디비전1 그룹Brsquo로 강등되면 2018년 출전 lsquo먹구름rsquo

최약체라고hellip 한국 ldquo평창을 기대해rdquo

스포츠 2014 아이스하키 lsquo디비전1rsquo 세계선수권대회

48-49-스포츠_아이스하키indd 48 2014-04-11 오전 15906

위클리 공감 2014414 49

시아리그 아이스하키 정규시즌에서 2위에 올랐다

아이스하키는 보통 22~25명이 한 팀을 이룬다 대명 상무는

17명의 선수로 기적을 써냈다 조직력으로 일군 성과였다 변 감

독은 ldquo26~30세로 이뤄진 팀이다 선수들이 즐기면서 하키에 눈

을 떴다rdquo며 ldquo달리는 체력과 외국인 선수가 없는 불리함을 조직력

으로 메웠다rdquo고 평가했다

 대표팀은 대명 상무의 조직력을 그대로 가져왔다 상무에서 주

축으로 뛰던 선수들이 대표팀에 이름을 올렸다 김연아의 남자친

구로 이름값이 올라간 김원중(30middot25득점 사진 맨 뒷줄 왼쪽에서

다섯번째)을 포함해 박우상(29middot35득점)과 조민호(27middot42도움) 등

이 핵심 자원이다 여기에 귀화한 브락 라던스키(31)와 브라이언

영(28) 마이클 스위프트(27)가 대표팀 전력을 대폭 끌어올릴 것

으로 보인다

소치올림픽서 lsquo8강 기적rsquo 썼던 슬로베니아

마티야스 코피타(49) 감독이 이끄는 슬로베니아는 지난 2월 끝난

소치겨울올림픽 아이스하키에서 8강에 올랐다 기적이었다 세

계 랭킹은 14위지만 단단한 조직력을 자랑하며 슬로바키아와 오

스트리아를 꺾었다 8강에서 스웨덴에 0-5로 졌지만 가능성을

보여준 대회였다 고양 대회에서도 올림픽 8강 멤버는 그대로 유

지된다 오솔길 SBS 해설위원은 ldquo올림픽이 끝난 지 얼마 되지 않

아 조직력은 최강이라 꼽힌다rdquo고 말했다

 또 다른 상대 헝가리는 한국에 칼을 갈고 있다 지난해 헝가리

에서 열린 디비전1 그룹A에서 한국에 4-5로 역전패했기 때문이

다 헝가리는 3-1로 이기고 있다가 한국의 집중력에 무너졌다 이

패배로 헝가리는 상위리그 승격 기회를 놓쳤고 자국 팬들의 거센

항의를 받았다 이스트반 소프론(크리펠트)이 경계 대상 1호다

소프론은 독일 1부 리그(DEL)에서 8골 13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우크라이나는 현실적으로 한국이 이겨야 할 상대로 꼽힌다

그러나 뚜껑을 열어보니 만만치 않다 우크라이나는 한때 주축

선수들의 은퇴로 전력이 크게 떨어졌다 특히 NHL에서 뛰고 있

던 선수들이 대표팀 합류를 거부하며 국제무대에서 성적이 신통

치 않았다 그러나 이번 대회를 앞두고 루슬란 페도텐코(돈바스

도네츠크)와 알렉세이 포니카롭스키(SKA 상트페테르부르크) 등

NHL에서 정상에 오르기도 한 베테랑들이 합류했다 축구로 따

지면 한국의 박지성-이영표가 대표팀에 복귀한 모양새다

 한국은 지난 33년 동안 일본과의 A매치에서 단 한 번도 승리

하지 못했다 1무 18패로 무승부도 딱 한 차례 거둔 것이 전부다

한국이 쉽게 볼 수 있는 상대가 아니다 아시아 하키리그에서 우

승을 차지한 일본제지 크레인스와 오지 이글스 선수들이 주축이

다 또 독일 출신 마크 마혼 감독이 팀을 이끌며 안정감을 더하고

있다 오 해설위원은 ldquo일본은 A매치에서 한국에 한 번도 패하지

않았다는 자부심이 있다 이 자부심을 흔들 만한 경기력을 보여

주는 게 중요하다rdquo고 말했다 글middot김민규(일간스포츠 기자)

아이스하키는

한 팀에 6명hellip 20분씩 3피어리드로 경기진행

아이스하키는 길이 61미터 너비 30미터의 링크에서 펼

쳐진다 퍽(Puck)이라고 불리는 고무 원반을 하키 스틱을 이

용해 골문에 넣는 횟수를 가려 승부를 가린다 한 팀은 축구에서

골키퍼 역할을 하는 골리(Goalie)가 1명 배치되고 양쪽 날개 1명씩과

센터 1명 수비수 2명 등 모두 6명으로 구성된다 체력 소모가 심해 한 팀

이 22명으로 꾸려지고 수시로 교체가 가능하다 경기는 20분씩 3피리어

드로 진행되며 피리어드 사이에는 15분간 휴식을 취한다

 

아이스하키 세계선수권은

전년도 성적에 따라 6개 리그로 나뉘어 경기

전년도 성적에 따라 총 6개의 리그로 나뉘어 있다 1부 리그 격인 lsquo국제아

이스하키연맹(IIHF) 아이스하키 세계선수권rsquo에는 총 16개 나라가 참가한

다 8개 팀이 그룹A와 그룹B로 나뉘어 풀 리그를 치른다 각 그룹의 1~4

위는 8강 토너먼트에 진출하고 8위 2개 팀은 디비전1 그룹A로 강등된다

올해 세계선수권은 오는 5월 벨라루스에서 열린다 디비전1 그룹A B와

디비전2 그룹 A B 그리고 디비전3의 운영방식은 비슷하다 각 디비전

그룹에는 6개 팀이 참가해 풀 리그를 치른다 한국이 참가하고 있는 디

비전1 그룹A는 2부 리그로 생각하면 된다 6개 팀이 풀 리그 방식으로 경

기를 치르고 1 2위가 세계선수권으로 승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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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dquo하늘이 나를 버렸을 때 나는 불을 만들었다 둥지가 되

기 위한 불 겨울의 어둠 속으로 들어가기 위한 불 보

다 더 나은 삶을 위한 불을 낮이 나에게 베풀어 준 모든 것을

나는 그 불에게 바쳤다 울창한 숲과 작은 숲 보리밭과 포도밭

을 보금자리와 새들 집과 열쇠를 벌레와 꽃들 모피들 그리고

모든 축제를(생략)rdquo

프랑스 초현실주의 대표적 시인인 폴 엘뤼아르의 시 lsquo이곳에 살

기 위하여rsquo다 이 시를 주제로 한국과 프랑스 작가가 한자리에 모

였다 환경 문제로 앓고 있는 지구를 치유하자는 메시지로 남서

울대학교와 한불협회 나로미포럼이 함께 주최한 국제교류 전시

다 프랑스 원로 작가인 장 마리 자키와 국내 유명 기업인이자 화

가인 강석진 그리고 국내 원로 도예가인 조상권이 참여했다

세 작가의 작품은 각자 개성이 두드러진다 미술평론가 서승

석은 원로 화가 장 마리 자키의 작품을 ldquo자키의 파랑은 뜨겁다

자키의 하양은 아이스크림처럼 맛있다 자키의 까망은 심연처럼

깊다 그의 붓놀림은 신들린 무희의 춤사위만큼이나 현란하고 경

건하다rdquo고 표현했다 꽃과 나무 바다 자연풍경 등을 즐겨 그리

는 자키는 독특한 미적 감각으로 자연의 맑은 색채를 표현했다

3인 3색hellip 자연을 말하다장 마리 자키middot강석진middot조상권 lt이곳에 살기 위하여gt 주제로 한국middot프랑스 국제교류전

전시

50-51-전시_한불교류전indd 50 2014-04-11 오전 15946

위클리 공감 2014414 51

정서적으로 깊은 영향을 받은 그의 고향 코르시카 섬에서 받은

영감을 아름답게 재현해 냈다

기업인이자 화가인 강석진은 고향 경북 상주의 산골 풍경으로

정겨움을 더한다 한국인의 향토적 정서로 아스라한 추억을 상기

시킨다 또 프랑스 네덜란드 티베트 등을 여행하면서 포착한 시

와 같은 섬세한 풍광을 화폭에 옮기는 데 성공했다

도예작가인 조상권은 lsquo흙과 불의 연금술사rsquo로 불린다 1967년

lsquo동백림 사건rsquo에 휘말려 30여 년간 해외를 떠돌다 1997년 귀국했

다 분단된 조국의 역사적 아픔과 민족의 한 통일에 대한 염원을

작품으로 승화시켰다 자유롭고 감수성이 풍부한 작품들을 통

해 우리 고유 전통예술의 미를 깊이 있게 다루고 현대적으로 창

조하며 독창적인 도자예술을 보여준다

세 작가의 독특한 개성은 한자리에서 호흡하며 완벽한 조화

를 이룬다 맑고 서정적인 세계를 들여다보고 있다 보면 태고의

자연이 빚어내는 감동을 느낄 수 있다 글middot박지현 기자

일정 4월 27일까지

장소 남서울대학교 아트센터 갤러리 이앙

문의 02-3672-0201 galleryiangcom

1 장 마리 자키는 독특한 감각으로 자연풍경을 재구현했다 lt경이로운 장소gt LIEU MAGIQUE

2 흙과 불의 연금술사로 불리는 조상권은 우리 고유의 전통미를 담으며 독창적인 도자예술을 보여준다 lt휴(休)gt REPOS

3 강석진은 한국인의 향토적 정서를 담은 산골 풍경을 그려 아스라한 추억을 상기시킨다 lt산 넘어 마을로 가는 길gt The road to a mountain village

4 장 마리 자키 lt여인의 꿈gt REVE DE FEMME

5 조상권 lt침향로gt TCHIMHYANGLO

6 강석진 lt미륵산에서 본 오월의 야솟골마을 전경gt View of Yasotgol village in May

➋ ➌

➍ ➎ 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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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 2014414 위클리 공감

소박한 백제의 미소에 반하고곱게 늙은 절집에 웃음이 났죠

충남 서산 아라메길 1구간

걷기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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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 공감 2014414 53

아라메는 바다의 고유어 lsquo아라rsquo와 산을 뜻하는 lsquo메rsquo의 합성어다 아

라메길은 총 88킬로미터로 지선까지 합하면 모두 7개 구간이다

그 중 1구간은 유기방가옥 고풍저수지 마애여래삼존불상 보원사

지 개심사 해미읍성으로 이어진다 길이 18킬로미터의 산길을 따

라 걷고 있노라면 산자락에 살포시 앉은 다양한 문화재를 볼 수 있

다 소박한 백제의 미소에 반하고 곱게 늙은 절집에 가슴 무너지는

벅찬 감동을 만난다

꽃의 북상 속도는 하루 20킬로미터라고 한다 매일 50리 길

을 느릿느릿 걸어 올라와야 하는데 요즘은 따스한 날씨

덕에 봄꽃들이 엄청 잰걸음으로 와서 동시다발로 핀다 덩달아

봄꽃 쫓는 나그네 발걸음도 빨라졌다 3월 마지막 일요일 서산

아라메길 1구간은 온통 꽃잔치다

1구간의 시작은 유기방가옥이다 서산시 운산면 여미리 유기

방가옥은 내 고향 당진시와 가깝게 자리한다 그래서 오랜만에

고향 동무와 함께 걸었다 동무는 그 사이에 두 아이의 엄마가 돼

있었다 동무가 생기니 길에 대한 관심도 조금 달라진다 세월은

봄꽃 이름보다 봄나물 이름을 더 많이 알게 했다 잠시 걷기를 멈

추고 동무와 한적한 들판에 앉아서 밥상에 올릴 나물 한바구니

캐고 싶은 날들이다

수선화와 독특한 토담이 유명한 유기방가옥

유기방가옥은 고택을 감싸고 있는 토담이 독특하다 컵을 엎어

놓은 lsquocaprsquo 모양인데 집 뒤 비스듬한 야산을 그대로 활용해서 담을

쌓았다 산을 깎아 축단을 세우지 않았기에 뒤란이 평평하지 않

고 약 25도 정도 경사가 있다 마치 집이 산의 일부인 것처럼 자연

스럽게 지어졌다 이 가옥은 독특한 집 모양뿐만 아니라 수선화

로도 유명하다 토담 뒤 야산이 수선화 정원이다

가옥 관리인인 유기방 씨가 10년 전부터 가꾼 정원이다 해마

다 집 주변에 무리지어 핀 수선화 구근을 떼어내 옮겨 심으면서

꽃밭을 넓혔다 곱게 가꾼 수선화를 한눈에 보려면 토담 뒤 소나

무 아래가 포인트다

토담을 내려와 오른쪽으로 난 길로 향한다 옛날에 이 마을 사

람이 제주도에서 가져와 심었다는 비자나무가 한 그루 서 있다

무려 330년을 살았다고 한다 둘레가 246센티미터 높이가 20미

터다 비자나무는 남부지역이나 제주도의 해발고도가 낮은 지대

에서 자란다 어떻게 이곳에서 자랄 수 있었을까 의문이 든다 딱

딱한 잎을 살펴보며 세월의 깊이를 가늠할 뿐이다

선정묘를 지나 lsquo서산 여미리 석불입상rsquo 앞에 선다 고려시대에

만들어진 석불로 추정한다 이른 아침 누군가가 벌써 다녀갔는지

석불 앞에 생쌀이 수북하게 쌓여 있다 복을 빌기 위해 놓은 제

물이 참새에게는 오늘 한 끼 밥일 것이다 우리는 새들이 날아올

수 있게 길을 재촉한다 길은 석불 뒤 몇 그루의 소나무와 대나무

사이로 이어진다 대나무를 벗어나자 멋진 토담이 보인다 유상

묵가옥으로 이어지는 길은 보랏빛 제비꽃이 군락을 이뤘다 가

옥을 둘러보고 마을 도로를 따라 걷는다

아주머니 한 분이 밭두렁에 앉아 민들레 나물을 뜯어 박바가

지에 담는다 아주머니가 밟고 있는 밭두렁은 들꽃밭이다 냉이

는 흰 꽃을 피우고 광대나물은 진홍색 꽃을 피운다 봄까치풀은

파란 꽃을 피웠다 봄까치풀은 반가운 소식을 전해 주는 까치처

럼 들녘에 봄이 왔음을 가장 먼저 알려주는 까치 같은 존재라고

붙여진 이름이다 광대나물 꽃말은 lsquo그리운 봄rsquo이다 꽃 이름조차

1 서산 여미리 석불입상이 정겹게 반긴다

2 고풍저수지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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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 2014414 위클리 공감

봄을 알리는 전령들이다

여미리 버스정류장을 지나서 전라산 방향으로 걷는다 아라메

길 1구간은 방향표시 안내판이 잘돼 있다 안내판과 리본만 따라

가도 종착점 해미읍성에 다다를 수 있다 전라산 방향으로 따라

가는데 도로 아래에 손바닥 크기의 머위가 군락을 이룬다

ldquo머위는 새싹이 돋아나고 바로 잎이 쫙 펴지는 시기에 먹는 게

보약이래 이때가 가장 쓴맛을 내지만 입에 쓴 게 몸에 좋다는

말도 있잖아rdquo

ldquo그려 손바닥 만할 때에 쌈 싸 먹으면 쌉싸래한 게 맛있지rdquo

마애삼존불 백만불짜리 미소는 아침 30분만 허락

역천으로 향한다 작은 다리를 건너자 천길이다 천길 밑 개천 옆

으로 산책로가 조성돼 있는데 운산교까지 800미터다 운산교부

터 역천제방이 시작된다 용현계곡 입구까지 가게는 없다 운산면

에 있는 슈퍼마켓에 들러서 물과 간단한 간식을 준비한다

유기방가옥에서 운산교까지 약 29킬로미터이고 운산교에서

미평교까지 18킬로미터이다 제방은 일부 구간만 콘크리트가 깔

려 있고 딱딱한 흙길이다 미평교에서 쉰질바위 방향으로 걷는

다 역천으로 들어가지 못하게 굵은 철봉을 세워놓았다 그 옆으

로 한 사람만 다닐 수 있는 길이 50미터쯤 나 있다

이 길을 벗어나면 역천과 논 사잇길이다 길은 다시 고풍터널

을 지나게 한다 고풍터널을 지나면 바로 고풍터널 버스 정류장

이다 버스 정류장은 사거리인데 터널에서 직진하는 길이 지방도

618호 봉운로다 우리는 오른쪽 군장동1로를 따라 걷는다 군장

동1로는 고풍저수지 뒷길인데 몇 개의 펜션이 눈에 띈다 11킬로

미터 정도 걸으면 고풍저수지와 봉운로를 만난다

고풍저수지를 따라 걷는 500미터 길은 인도가 협소하기 때문

에 차를 조심하며 걷는다 lsquo아라메 솔바람길 종합 안내도rsquo를 살펴

보고 마애삼존불상으로 향한다 용현계곡 입구인 이곳에는 넓

은 주차장이 있고 식당도 있다

백제 마애불은 충청남도 지역에만 남아 있는데 서산과 태안의

마애삼존불 예산 사면석불이다 서산 마애여래삼존불상은 국보

제84호로 10미터가 넘는 거대한 암벽에 조각돼 있다 가운데 석

가여래를 기준으로 오른쪽 관음보살은 입상 왼쪽 미륵보살은 반

가사유상이다 미륵보살은 오른쪽 다리를 왼쪽 무릎 위에 올려

놓고 오른팔을 굽혀 오른쪽 뺨에 손가락을 살짝 댄 채 사색에 잠

겨 있는 자세다 삼존불은 햇빛이 비치는 방향에 따라서 온화한

미소를 띠거나 때로는 개구쟁이 같은 얼굴을 한다 백제의 미소

로 알려진 백만불짜리 미소는 오전 9시 30분에서 10시 사이에

볼 수 있다

서산 마애삼존불상에서 13킬로미터 계곡을 따라 걸으면 보원

사지이다 보원사는 통일신라시대 화엄 10찰 중 하나로 알려졌다

1천명분의 쌀을 씻었다는 석조가 있는 것을 보아 1천여 명의 승려

가 머무는 무척 큰 절이었던 것으로 짐작된다

석탑 뒤에 개심사로 이어지는 숲길을 오른다 보원사지 뒤편 숲

길 초입부터 개심사 산신각까지 쉬엄쉬엄 가더라도 약 1시간 20분

➊ ❷ 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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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걸린다 이 길은 오르막이 많아서 힘들다 좀 수월하게 걷고 싶

으면 개심사에서 보원사지로 걸어오는 게 좋다

성왕산 자락 개심사 주차장엔 봄나물 난전

개심사는 성왕산 자락에 자리한다 성왕산은 코끼리를 닮았는데

이 코끼리의 갈증을 해소하기 위해 연못을 만들었다고 한다 연못

중앙에는 외나무 다리가 놓여 있다

외나무 다리를 지나 계단을 오르면 해탈문이다 개심사는 흰겹

벚꽃이 유명하다 작은 절집에 겹벚꽃이 피면 얼마나 웅장한지 입

이 다물어지지 않을 정도다 꽃은 4월 말에 피기 시작해서 5월 5일

경에 만개한단다

우리는 개심사를 등지고 소나무숲을 벗어난다 개심사 주차장

에는 봄나물이 난전을 펼쳤다 취나물 버섯 고들빼기 냉이 달

래 머위 민들레 등 각종 나물이 말간 향내를 풍긴다

주차장을 끝까지 내려오니 오학리쉼터 해미읍성으로 가는 표

지판이 나온다 해미읍성까지 52킬로미터다 이 표지판 밑에는

아라메길 이용자 안전수칙이 나와 있다 lsquo2~3명이 동행하여 걷

기rsquo가 눈에 띈다 지금까지 온 길과 다르게 그만큼 호젓하다는 것

이다

다시 출발 시간을 확인한다 오후 3시 50분이다 해미읍성에

도착했을 때의 시간은 6시 25분이었다 난이도가 높은 길이다 초

보자는 부분 걷기를 많이 걸어본 분에게는 완주를 추천한다

글과 사진middot김연미(여행 칼럼니스트)

1 유상묵가옥 토담 뒤에 활짝 핀 수선화

2 햇볕에 따듯한 빛이 감도는 마애삼존불상

3 왕벚꽃이 만발한 충남 서산 개심사를 찾은 많은 행락객들이 꽃을 감상하고 있다

연합

남부터미널과 동서울종합터미널에서 운행 약 3시간쯤 소요된다

서산공용버스터미널 홈페이지(wwwseosanbuscokr)에 시내버스

노선과 시간표가 안내돼 있다

시내버스(서령버스middot문의 041-669-0555)에서 운산행 이용

첫차 오전 6시 45분(공휴일은 7시 5분) 막차 밤 9시 배차 간격은

40분에서 1시간 간격이다 운산면에서 여미리까지 가는 버스가

없으므로 운산면에서 택시를 이용한다 콜택시는 비싸니 인근

슈퍼마켓에서 택시 전화번호를 물어보면 된다

여행수첩

아라메길 정보

홈페이지 wwwaramegilkr

문의 충남 서산시 문화관광과 041-660-3166

유기방가옥 유기방가옥은 숙식이 가능하며 숙식객에게는 무료로 자

전거를 빌려준다 자가용을 이용할 경우 선정묘 주차장에 세우고 이동

하는 것이 좋다 해미읍성에서 선정묘까지 택시 요금은 약 2만원 해미

읍성 인근 슈퍼마켓에서 택시 전화번호를 물어보는 게 가장 빠르다

주소 충남 서산시 운산면 이문안길 70-10(운산면 여미리 203-1)

문의 041-663-4326

서산마애삼존불상 찾아가는 길 서산공용버스터미널에서 하루 5회 운

행한다 첫차 오전 9시 15분 막차 오후 6시 55분 운산면을 거쳐서 마

애삼존불상이 있는 곳까지 운행한다

유기방가옥

여미리석불입상

유상묵가옥 역천제방

쉰질바위

고풍저수지

용현계곡입구

마애여래삼존불상

보원사지

개심사

정자(조망대)

해미읍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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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조개는 일종의 얼굴 근육 기형이다 부모로부터 대물림되는 까

닭에 의학적으로는 lsquo선천적 기형rsquo으로 분류된다 흥미로운 사실

은 많은 사람들이 부러워하는 기형이라는 점이다 동middot서양 또는 예나

지금을 가리지 않고 보조개는 귀엽고 사랑스러운 이미지로 통한다

보조개를 바라보는 동middot서양의 시각이 비슷한 것처럼 인간의 주요 표

정에 대한 해석은 거의 만국 공통이다 한 남미 사람이 화난 표정을 지

었다고 가정하자 아프리카인이나 유럽인 동양인 가리지 않고 그가 화

났다는 걸 알아차린다 슬프거나 행복한 표정도 마찬가지다

표정을 만들어내는 건 얼굴 근육이다 얼굴에는 20여 개의 근육이

있다 인간의 전체 근육 숫자는 기준을 정하기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640~850개 정도로 파악된다 한데 이 중 단 20개에 불과한 얼굴 근

육은 인간 근육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뼈대 근육과는 형태적으로나 기

능적으로 상당한 차이가 있다

무엇보다 눈에 띄는 차이는 얼굴 근육의 상당수가 뼈에 붙어 있지 않

고 피부 속에 묻혀 있다는 점이다 뼈대 근육은 말 그대로 대부분 근육

의 양쪽 끝이 뼈에 닿아 있거나 붙어 있다 뼈대 근육은 힘을 쓰고 움직

임을 일으키는 게 본연의 lsquo임무rsquo다

인간만큼 다양한 표정을 만들어낼 수 있는 동물은 없다 다시 말해

인간보다 얼굴 근육이 잘 발달한 생명체를 찾기는 어렵다 한데 주요

표정은 만국 공통의 lsquo보디 랭귀지rsquo이지만 얼굴 근육 하나하나의 모양

이나 위치는 사람마다 제각각이다 반면 얼굴 근육은 인간 특유의 속

성이 오랜 진화를 거쳐 반영된 일종의 lsquo화장발rsquo 근육의 성격이 짙다

인종별로도 얼굴 근육의 형태 등에 대략적인 차이가 존재한다 동양

인이 서양인보다 보통 무표정한 편이라는 주장에 동조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도 인종 간 얼굴 근육의 상이성을 암시한다 국내 한 의과대학

의 연구에 따르면 입꼬리 주변 근육의 위치와 이들이 움직이는 방향

이 동middot서양 사람들 간에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

lsquo스마일rsquo 도안의 핵심적 특징은 양쪽 입꼬리가 치켜 올라간 것이다

반대로 입꼬리가 내려가면 샐쭉하다거나 언짢은 느낌을 불러일으킨다

입꼬리를 올리고 내리는 얼굴 근육이 어떤 식으로 발달해 있느냐가 표

정 혹은 인상을 좌우할 수 있다는 뜻이다

얼굴 근육은 표정뿐만 아니라 얼굴의 미추(美醜)를 가르는 데도 큰

역할을 한다 얼굴 근육의 배치 크기 대칭성 등이 의학적인 차원에서

잘생기고 못생기고를 결정하는 데 많은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영어로

사소한 차이를 가리켜 lsquo스킨 딥(skin-deep)rsquo 즉 가죽 한 꺼풀 차이라

고 얘기하지만 이 차이가 실생활에서는 엄청나게 다르게 인식될 수 있

는데 얼굴 근육이 바로 대표적인 예이다

하지만 표정이나 얼굴의 미추(美醜)가 최소한 해부학적으로 따져 보

면 lsquo사소한 것rsquo임은 분명하다 성형수술이 널리 유행한다는 점이 이를

방증한다 얼굴의 미추를 결정하는 얼굴 근육은 우리 몸의 여느 뼈대

근육에 비해 조작하기가 상대적으로 손쉽고 위험성도 적다 특히 뼈와

연결돼 있지 않고 피부 아래 묻혀 있는 얼굴 근육들은 손을 봐도 기능

등에 큰 영향을 주지 않는다 얼굴 성형은 쉽게 할 수 있지만 몸 성형

은 엄두 내기가 어렵다는 점이 얼굴 근육과 뼈대 근육의 결정적인 차이

를 보여준다

표정이나 미추를 중시하는 인간의 속성이야 당장 어쩔 수 없을 것이

다 하지만 얼굴 근육에 과도하게 신경을 쓸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얼굴

근육이 만들어내는 갖은 조화는 문자 그대로 lsquo스킨 딥rsquo에 불과한 것들

이니까 글middot김창엽(자유기고가)

(도움말 가톨릭의대 해부학교실 이우영 교수)

보조개는 아름다운 lsquo기형rsquo이다

생활과학 이야기 13

연합

의학적으로는 lsquo선천적 기형rsquo으로 분류되는 보조개 얼굴 근육 때문에 생기는 보조개는 귀엽고 사랑스러운 이미지로 많은 사람들이 부러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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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 공감 2014414 57

예년보다 빨리 꽃을 피운 왕벚나무들이 함박눈처럼 꽃잎을 날리던

날 저는 서울에서 그다지 멀지 않은 어느 강변의 습지를 찾아갔

습니다 아직 찬 기운이 가시지 않은 날씨지만 남쪽에서 불어오는 봄바

람은 솜뭉치처럼 부서진 부들의 씨앗들을 마른 갈대 사이로 어지러이

날리고 있더군요 이곳 물가에는 갯버들 꽃이 한창입니다 먹이가 부족

한 이른 봄 고맙게도 무료 급식소가 문을 연 덕분에 등에류와 벌들도

덩달아 바빠졌습니다 조만간 키버들과 선버들마저 꿀을 담뿍 머금은

향기로운 꽃을 피워내면 이곳은 온통 난리가 날 것입니다

물가에 열을 지어 선 각종 버드나무들의 연둣빛 자태를 감탄하며 바

라보고 있자니 만일 우리나라에서 lsquo생명의 나무rsquo를 꼽으라면 응당 버드

나무가 그 주인공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버드나무(류)는

그야말로 이 세상에 lsquo아낌없이 주는 나무rsquo이니까요

강변에 늘어선 버드나무들은 토양의 침식을 막아줄 뿐더러 수질 정

화에도 도움을 줍니다 풍성하게 피는 향기로운 꽃들은 굶주린 곤충들

이 춘궁기를 이겨내도록 밤낮없이 넉넉하게 꿀을 내놓습니다 또한 이

처럼 곤충이 많이 모이다 보니 이곳은 보금자리와 먹이가 필요한 작은

새들이 모여드는 곳이기도 합니다 이런 이유로 봄철의 버드나무 숲은

그야말로 생명의 발원지 같다는 생각마저 들게 합니다 이 아름다운 곳

에서 저는 문득 머나먼 두만강변의 버드나무 숲을 떠올려 보았습니다

18세기 정조 재위 시절 홍양호(洪良浩)라는 지혜롭고 유능한 관리가

있었답니다 그는 1777년 세도정치의 희생양이 되어 잠시 두만강변을

관할하는 경흥부사로 좌천된 적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는 한직에서

적당히 시간을 때우며 소일하는 대신에 장정 7500명을 동원하여 1인

당 5주의 버드나무를 두만강변에 심는 큰 공사를 벌였다고 전해집니

다 옛날에는 변방의 생활이라는 것이 지금과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힘들었을 것입니다 먹고 살기도 어려운 판에 별로 중요해 보이지 않는

일로 강제 노역까지 하게 되었으니 백성들의 원성이 그야말로 하늘을

찔렀겠지요 이를 보고 걱정한 친구가 홍양호를 간곡히 만류합니다

ldquo여보게 자네는 여기 잠시 있다가 한양으로 다시 돌아갈 사람이 아닌

가 왜 공연한 일을 벌여서 긁어 부스럼을 만드는가rdquo

현실적이고 애정 어린 친구의 충고에 대한 홍양호의 답변이 그의 저서

lt이계집(耳溪集)gt에 기록되어 있습니다 대략적인 요지는 이렇습니다

ldquo이제 내가 버드나무(류)를 심는 것에는 다섯 가지 이로움이 있어요

첫째는 우리 강역을 (오랑캐로부터) 은폐하기 위한 것이요

둘째는 말을 타고 돌격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요

셋째는 강둑이 물살에 파 먹히는 것을 대비하기 위한 것이요

넷째는 땔감용 나무를 대기 위한 것이요

다섯째는 바람을 막기 위한 것이지요

이 공사는 이처럼 백성들을 이롭게 하는 일이라오 내가 비록 여기

오래 머물지 않을지 몰라도 몇 년 지나지 않아 백성들이 그 이익을 누

리게 될 것이고 그 이로움이 백년 천년을 갈 수도 있을 텐데 내가 어찌

눈앞의 인기에 영합하여 이 일을 미루겠소rdquo

그 탁견에 감탄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자연 생태에 대한 정교한

지식 체계가 없던 그 옛날에도 슬기로운 우리 선조들은 강변을 지키는

버드나무숲의 중요성을 간과하지 않았던 것이죠 이런저런 허황한 명

분에 휩쓸려 오랜 세월 우리 곁을 지켜주었던 강변의 버드나무들이 하

루 아침에 베어져 나가고 삭막한 콘크리트 제방이 그 자리에 들어서고

있는 답답한 작금의 현실을 목도하자니 자연환경 보존과 실용성을 두

루 배려했던 옛 선조들의 지혜가 더욱 절실해지는 요즈음입니다

하천변에는 마땅히 버드나무숲이 있어야 합니다 그러면 이 고마운

나무들은 매년 봄마다 크고 작은 물줄기를 따라 세상을 황금빛으로

수놓을 것이며 전국 방방곡곡에는 생명의 교향곡이 우렁차게 울려 퍼

질 것입니다 글과 사진middot김태영(자연생태연구가middotlt한국의 나무gt 공저자)

아낌없이 주는 lsquo생명의 발원지rsquo

한국의 꽃과 나무 버드나무

lsquo생명의 나무rsquo 버드나무 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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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연사 힘주어~ 불조심

ldquo자나 깨나 불조심rdquo

lsquo불조심rsquo을 강조하는 대표적인 슬로건이다 식목일에 나무를

심는 것도 중요하지만 식목일을 전후로 해서 연중 산불이 가장 많이

발생한다고 하니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실제로 식목일에는 연평균

18건 평일의 6배에 이르는 산불이 집중적으로 발생한다는 통계치가

있다 최근에는 기후 변화로 산불이 갈수록 늘어나는 추세라고 하니

보다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기온이 높고 건조하며 바람이 강할수록

산불이 쉽게 번지는데 고온건조한 날씨 탓에 최근 식목일 즈음의 산불

발생 횟수도 1990년대에 비해 52퍼센트나 급증했다고 한다 그런 이유

에서일까 정부도 지난 1970년대부터 다양한 불조심 캠페인을 전개해

왔다

내무부(현 안전행정부)가 후원하고 한국화재보험협회가 주최한 lsquo불

조심 웅변대회rsquo 고지 광고(동아일보 1977년 10월 7일)를 보자 헤드라인

은 ldquo제1회 전국 남middot여학생(초middot중middot고) 불조심 웅변대회rdquo다 웅변대회를

개최하는 이유로 lsquo범국민적으로 방화(防火) 의식을 고취하기 위하여rsquo

라는 문구를 앞세우며 대회의 상세한 요강을 밝혔다 그 웅변대회에서

가장 강조한 것은 ldquo방화 예방 의식을 고취시키고 불조심의 생활화를

촉구하여 화재 없는 복지국가 건설에 이바지할 수 있는 내용rdquo이었다

웅변 시간은 초등부가 5분 중middot고등부가 6분이었다 웅변대회에 앞

서 lsquo원고 합격자 발표rsquo를 먼저 한 것으로 보아 예선에서 먼저 제출된 원

고를 검토해 심사를 거친 다음 그 기준을 통과한 학생들에게 본선에

나갈 기회를 주었음을 알 수 있다 본선에 진출한 학생들은 전국 방방

곡곡의 교정에서 두 주먹을 불끈 쥐고 ldquo~하자고 이 연사 소리 높여 외

칩니다 여러분rdquo 하며 목청을 돋웠을 것이다

1970년대는 lsquo웅변대회의 시절rsquo이라 할 정도로 다양한 주제의 웅변대

회가 전국적으로 열렸다 반공 웅변대회가 대표적이었지만 불조심 웅

변대회도 단골 주제였다 그 시절의 웅변대회가 학생들에게 획일적 사

고를 주입시키기 위한 관제 기획 행사라는 비판의 목소리도 있었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다 웅변대회는 학생들에게 자신감을 높여주는 동시

에 주어진 시간 안에 자신의 주장을 효율적으로 전달하는 능력을 길러

정책광고로 보는 어제와 오늘

1977년 10월 7일 동아일보에 실린 lsquo불조심 웅변대회rsquo 고지 광고 내무부(현 안전행정부)가 후원하고 한국화재보험협회가 주최하는 전국 웅변대회 참가를 위한 상세한 안내 정보가 적혀 있다

주는 생생한 프레젠테이션 교육의 현장이다 지금은 웅변대회가 많이

사라졌지만 아직도 지역의 소방서 단위로 관내 학생들을 대상으로 해

불조심 웅변대회를 개최하는 곳도 많다

나무 심기도 중요하지만 심은 나무를 화재로부터 보호하는 일은 더

더욱 중요하다 소방방재청 역시 한식날을 전후로 119소방헬기를 투입

해 산불 예방 홍보활동을 펼치고 있지만 어디까지나 한계가 있을 터

그 무렵에는 불을 피우지 말고 찬밥을 먹어야 한다는 뜻에서 한식(寒

食) 또는 냉절(冷節)이라고 날짜까지 못박았던 조상들의 지혜가 오히

려 돋보인다 기후 변화로 최근 30년 동안 봄철 기온은 평균 섭씨 06

도 올랐지만 습도는 오히려 6퍼센트 낮아져 산불이 일어날 가능성이

더 높아진 상황에서 담뱃불 같은 불씨 관리에 각별히 주의해야겠다

불조심 웅변대회는 입으로 하는 웅변이지만 몸으로 실천하는 웅변이

더 값진 웅변이 아니겠는가 ldquo꺼진 불도 다시 보자rdquo

글middot김병희(한국PR학회 회장middot서원대 광고홍보학과 교수)

58 2014414 위클리 공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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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카툰 파랑새를 찾아서

가장 훌륭한 지혜는 친절과 겸손이다

-탈무드

선택한 까닭글과 그림middot최영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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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 2014414 위클리 공감

무용

뮤지컬

문화공감

lt아라의 서gt

lt아라의 서gt는 설화나 민담에 등장하는 인물

을 중심으로 바다에서 탄생한 문명과 그 속에

서 살아가는 인간의 모습을 그린 공연이다 인

천시립무용단은 황해를 넘나드는 바람을 추

상적으로 표현했다 전통춤 레퍼토리에 신화

적 서사를 담아 한국 무용의 매력을 극대화했

다 초연 때 출연한 무용수들과 새로 선발된

무용수들의 기량을 견주어 보는 것도 이번 공

연 관람의 묘미가 될 것이다

기간 4월 25~26일

장소 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

문의 032-427-8401

lt비방문 탈취작전gt

트로트와 국악을 결합한 신명나는 창작뮤지

컬이다 약령시 약전골목의 오래 된 lsquo이만수

한약방rsquo은 손님이 끊일 날이 없다 인근 한약

방 사장들은 lsquo이만수 한약방rsquo엔 특별한 비방

문이 있을 거라는 결론을 내리고 lsquo이만수 한

약방rsquo의 비방문을 훔쳐낼 계획을 세우는데hellip

흥미로운 이야기를 중심으로 옛 약전골목의

풍경과 생활 모습을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기간 5월 4일까지

장소 대구 봉산문화회관 스페이스라온

문의 053-661-3500

극단

한양

레퍼

토리

신은수 작가의 역사극 시리즈 lt운현궁 오라버니gt lt봄이 사라진 계절gt을 잇는 lt거울 속의

은하수gt는 일제강점기 lsquo마지막 왕족rsquo으로 알려진 의친왕가를 소재로 시대의 격류에 휘말

린 인물의 세밀한 심리를 표현한 작품이다 1945년 해방 직전의 의친왕가 이야기를 그렸다

히로시마 원자폭탄 투하로 숨진 의친왕의 차남 이우의 장례식을 계기로 의친왕가 사람들이

한자리에 모인다 급변하는 세계 정세 속에서 조선왕조의 부활이라는 환상 속에 사는 일흔 살의

의친왕 반면 그의 장남 이건은 냉소적인 시선으로 조선의 마지막을 예감하며 아버지와 충돌한

다 의친왕과 다투고 뛰쳐나간 이건은 누군지도 모르는 생모의 행방을 찾는데hellip 극단 한양레퍼

토리 대표이자 배우인 최형인 교수가 직접 제작하고 무대에 선다 여기에 2012년 서울연극제 우

수작품상 수상작인 lt만선gt을 연출한 신동인 감독이 또 한번 연출을 맡아 더욱 관심을 모은다

일제강점기 말기 이곳에 모인 인물들은 특수한 신분으로 인해 저마다 나라의 역사를 대변하

고 있다 겉보기에는 여느 가족의 장례식과 다름없어 보이지만 그들의 갈등과 고통을 통해 자

연스럽게 관객들은 뼈아픈 우리의 역사를 절감할 수 있다 역사적 상징성과 함께 변화하는 시

대에 내몰려 갈등하고 괴로워하는 인간 본연의 모습이 공감을 자아낸다 글middot허정연 기자

기간 4월 19~27일 장소 서울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 문의 02-889-3561

의친왕의 차남 이우의 장례식을 계기로 모인 왕친들의 갈등을 소재로 시대적 아픔을 담은 연극이다

역사 앞에 갈등하는 lsquo인간의 굴레rsquo제35회 서울연극제 lt거울 속의 은하수gt

문화누리카드 콜센터 및 홈페이지 안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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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뮤지컬 영화 음악 무용 오페라 음반 도서 전시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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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스포츠 경기 관람 지원

문화누리카드문화 여행 스포츠 관람이용권을 하나의 카드로

17개 시 도 지자체

지원내용세대카드 1매 발급(연간 10만원)

청소년 개인카드 발급(연간 5만원 세대당 최대 5매 신청)

- 기초생활수급자 및 차상위 대상자 중 만 6세~19세(1995년 1월 1일~2008년 12월 31일 출생자)

사회복지시설거주자 개인카드 발급(연간 5만원)

- 기초생활수급자 및 차상위 대상자인 경우

문화누리카드 발급신청안내1 오프라인 신청(주민센터 발급)

읍면동 주민센터에서 신청서 작성 신청대상 확인 현장에서 실시간 카드 발급 2시간 이후 사용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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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 수령시 자택배송을 신청하신 분은 lsquo14년 4월 이후에 수령 가능합니다

신청자격 기초생활수급자 기초생활수급자 조건부수급자

보장시설수급자

차상위계층 차상위자활 차상위장애수당 차상위

장애아동수당 차상위장애인연금 차상위본인부담

경감 차상위한부모가족 차상위우선돌봄

유의사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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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군구(본인 주소지 기준)의 예산 소진 시 발급 불가

기존 문화여행스포츠 관람 이용권을

발급받으셨던 분들도 신규발급신청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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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 2014414 위클리 공감

화제의 책

ldquo넌나에게 모욕감을 줬어~rdquo 영화 lt달콤한 인생gt에서 배우 김영철이

했던 이 명대사는 개그프로그램에서도 패러디하는 등 대표적인

유행어가 됐다 그만큼 한국사회에서 빈번하게 겪는 감정이기도 하다 출퇴

근길 도로 위에서라든가 학교나 회사에서 생면부지의 낯선 사람들부터

심지어 가까운 가족에게까지 우리는 평범한 일상에서 lsquo모멸감rsquo을 겪는다

모멸은 lsquo업신여기고 얕잡아봄rsquo으로 풀이된다 나의 존재 가치가 부정당하

거나 격하될 때 갖는 괴로운 감정이며 인간 내면의 가장 깊숙한 곳을 파괴

한다 한국인의 일상에 만연한 lsquo모멸감rsquo의 실체를 인문학적으로 규명한 책

이 나왔다 저자는 모멸감을 분석하기 위해 뉴스 기사 TV 드라마나 영화

에서 오가는 대사 수많은 문학작품 등에서 수집한 적실한 실례와 일상생활에서 만나는 다양한

에피소드로 이야기를 이어간다

저자는 우선 모멸이 부르는 파괴력을 우려한다 ldquo우리가 일상적으로 겪는 모멸감은 흔히 lsquo정서

적인 원자폭탄rsquo이라고도 불리며 인간을 끝없는 바닥으로 추락시키기도 하고 때로는 타인과 세

상에 대한 폭력으로 발화하기도 한다rdquo

모욕을 주고받는 데는 어떠한 역사적 배경이 있을까 저자는 급변한 사회 환경 때문이라고 분

석한다 ldquo조선 시대에 형성된 귀천의식과 신분적 우열 관념은 외형을 달리한 채 끈질기게 지속되

어 왔고 산업사회 및 소비사회와 맞물려 사람들 사이에 피곤한 경쟁으로 이어졌다rdquo

이런 연장선상에서 모든 가치가 돈으로 매겨지는 자본주의의 도래가 다른 한 축을 이룬다 사

회제도와 경제력 간의 불균형 삶의 형태와 의식 사이의 불균형이 문제의 핵심이다 절대 빈곤

실업 등으로 인해 최소한의 품위를 갖출 수 없다는 것 자신이 무능하고 쓸모없는 존재라는 생

각은 큰 모멸감을 불러일으킨다 이렇게 훼손된 자아를 보상받으려는 집단 콤플렉스가 공격적

인 민족주의와 편협한 인종주의로도 나타나게 된다 이 책의 또 한 가지 새로운 시도가 있다 바

로 음악으로 표현한 모멸감이다 작곡가 유주환 선생이 이 책에서 열 군데 대목을 골라 열 개의

곡을 만들었다 책과 함께 CD로 들어 있다 음악사적으로도 불안이나 분노 고독이나 초조함 슬

픔이나 기쁨 등을 주제로 한 곡들은 많지만 모멸감을 표현한 곡은 거의 없다고 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과연 모멸감을 뛰어넘을 수 있을까 저자는 학력이나 외모 경제력 피부색

나이 등 외형적인 차이로 멸시하는 문화와 사회 풍토를 바꿔가야 한다고 말한다 또 사회와 제

도가 정비되더라도 모멸감을 아예 느끼지 않고 살기란 불가능하다 존중과 자존의 문화는 여럿

이 만드는 것이며 그 출발은 결국 자신의 내면에 있다 남을 귀하게 여기는 문화는 우리의 변화

로부터 시작된다 ldquolsquo귀rsquo는 곧 lsquo고귀하다rsquo는 뜻이고 영어로 풀이하면 lsquonoblersquo에 가장 가까울 것이다

lsquo귀rsquo만큼은 스스로 성취할 수 있다 어떤 사람은 학문을 닦음으로써 어떤 사람은 예술이나 종교

를 통해 어떤 사람은 타인에게 많은 것을 베풂으로써 삶을 고양시킬 수 있다rdquo 우리는 각자 어떤

방법으로 모멸감을 극복하고 있을까 글middot박지현 기자

단신

lt커넥톰 뇌의 지도gt승현준 지음 | 신상규 옮김김영사 | 2만3천원

1천억 우리 몸 안의 신경세포 개수다 인

간 신경세포의 모든 연결구조와 활동원리

를 파악하기 위한 사상 초유의 프로젝트

인 휴먼 커넥톰 연구의 모든 것을 다뤘다

뇌와 의식의 비밀을 밝히기 위한 흥미진

진한 실험과 놀라운 발견이 이어진다 의

학적 발전을 뛰어넘어 미래 사회에 혁명적

변화를 가져올 경이로운 도전의 과정이

생생하게 펼쳐진다

lt금융으로 본 세계사gt천위루 양천 지음 | 하진이 옮김시그마북스 | 1만7500원

금융학은 지리적 환경과 기술middot종교middot경

제체제를 망라한 집합체라고 할 수 있다

모든 금융 사건에는 사회middot경제middot문화middot역

사적 배경이 있다 이 책은 국가 인물 사

건을 시대별로 나눠 유머러스하고 유쾌

한 언어로 금융사를 들려준다 그리스

로마 프랑스 스페인 네덜란드 영국 미

국 클로비스 찰스 1세 JP 모건 소로스

튤립 거품 사우스시 거품 서브프라임

위기 등의 키워드를 일목요연하게 펼치

면서 세계 경제의 흥망성쇠를 그려냈다

모멸감 왜 느껴 나는 소중해

lt모멸감gt

김찬호 지음문학과지성사1만3500원

62-63-화제의책+디딤툰indd 62 2014-04-11 오전 20413

위클리 공감 2014414 63

디딤툰 글로벌 에티켓 173

세상에서 가장 무거운 것구성middot권우영

그림middot안종만

62-63-화제의책+디딤툰indd 63 2014-04-11 오전 20419

요행은 없더라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한 소통이 지나치게 활발하다 각종 동호회

며 동창회에서 업무 협상에 이르기까지 다채로운 채널들이 그

야말로 lsquo스마트rsquo하고 lsquo스피드rsquo 있게 실시간으로 진행된다 직접 통화하거

나 만나지 않아도 많은 정보들이 오가고 약속들이 잡히고 계획들이

세워진다 시간이 절약되기도 하지만 시시각각 lsquo띵동rsquo하는 커뮤니티 알

림 신호로 인해 업무 집중에 방해를 받기도 한다 아마도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요즘 사람들은 경험의 80퍼센트 이상을 SNS를 통해 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최근 한 친구가 자신의 어리숙함을 한탄하는 글을

SNS에 올렸다

인터넷을 검색하다가 수천만 원을 호가하는 외제 중고차를 아주 싸

게 구할 수 있다는 광고성 글을 봤다고 했다 침수되거나 사고 난 차도

아닌데 저렴하게 경매로 낙찰된 차이기에 믿을 수 있다는 내용을 보고

어처구니없게도 마음이 동했다는 것이다 게다가 그 광고문에는 단순

히 차를 파는 것이 아니라 소중한 사람과의 인연을 진실하게 만들고

싶다고 적혀 있었다 거기서 그치지 않고 딸 사진까지 곁들이며 자기

딸한테 부끄럽지 않은 아빠로 살아가고 싶은 사람이라는 말까지 덧붙

인 것을 보고는 차라리 믿고 싶은 마음이 더 강해졌다 그 친구는 전화

를 걸었고 약속을 한 후 차를 구매하러 갔다

통화한 딜러는 여기저기 친구를 데리고 다니며 몇몇 그럴 듯한 외제

차를 보여주었다 인터넷 차량은 시험 주행을 해 볼 수 없다면서 이상

없으니 빨리 사라고 지금 선택하지 않으면 후회할 거라고 한 시간 후

에는 다른 사람이 보러 오기로 예약돼 있다고 압박했다 순진한 친구

는 제정신을 차리기 어려운 지경임에도 가까스로 정신을 차려 품질 보

증을 어느 정도 해 줄 수 있느냐고 물었다 보증 기간이 없다는 답이 돌

아왔다 처음에 전화했을 때는 3개월 정도 보증해 준다고 했던 것 같아

재차 확인했다 딜러는 워낙 싸게 파는 것이라 그런 것은 해당되지 않

는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순간 이상하다 싶어 친구는 사지 않겠다고

말했다 딜러의 표정이 순간 바뀌었다 살 것처럼 이야기해 놓고 이제

와서 이러면 어떻게 하느냐 이런 인터넷 차량들은 대개 사러 오면 그

냥 계약하고 끌고 가는 게 상례인데 너무한 것 아니냐hellip 질타 내지 훈

계조였다 섬약(纖弱)한 기질의 친구는 더 당황했다

하지만 친구는 사지 않겠다는 의사를 다시 한번 표시했다 가족들의

안전을 지켜야 한다는 말도 덧붙였다 불만에 차 있던 딜러가 이내 표

정을 바꾸었다 잘 생각했다고 대부분 인터넷 보고 오는 사람들은 이

런 차의 성격을 알고 오는데 당신은 그렇지 않은 것 같았다며 정말 모

르고 온 것이냐고 물었다 친구가 광고문을 믿고 왔다고 하니까 딜러는

참 딱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이런 차는 대개 리콜된 것들로 안전을 보장할 수 없는 차들이어서 어

떤 이들은 아예 견인차를 가져와 사 간다 정상적인 차가 이런 가격이

라면 어떤 바보가 비싼 돈 들여 새 차를 사겠느냐 당신이 순진한 사람

같아서 말해 주는 것이다 그랬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딜러는 차를 팔

지 못하고 들어가면 회사에서 혼나니까 정상적인 다른 중고차로 바꾸

면 어떻겠느냐고 제안했단다 한나절 이상을 같이 다니고 또 진실까지

털어놓아 준 그 딜러에게 미안한 생각이 들고 고마운 생각도 든 나머

지 친구는 그러자고 했다 얼결에 꼭 바꿀 필요도 없는 차를 그렇게 바

꾸었다고 했다

그러고 나서 자신이 도대체 무엇을 어떻게 한 것인지 모르겠다고 자

탄했다 어리석은 짓을 한 자신을 반면교사 삼아 친구들은 그런 일에

휘말리지 말라고 덧붙였다 결국 그 친구는 평범하지만 오래 된 진리를

잠시나마 잊은 자신에 대한 반성으로 끝을 맺었다 lsquo콩 심은 데 콩 나

고 팥 심은 데 팥 난다rsquo 글middot우찬제(문학평론가middot서강대 문학부 교수)

중앙포토

소통과 공감

64 2014414 위클리 공감

64-소통과공감indd 64 2014-04-11 오전 20452 표지 253-최종indd 146 2014-04-11 오전 20821

Page 9: 위클리 공감 253호

14 2014414 위클리 공감

중점기획 | 무지개다리 사업 다문화 융합

소수rsquo의 배려hellip 하나 되는 문화다양성

ldquo이음악은 필리핀 전통 악기인 lsquo반두리아rsquo와 lsquo옥타비나rsquo로 연

주한 lt론다야gt라는 곡입니다 필리핀에선 남자가 사랑

하는 여자에게 들려주는 일종의 세레나데입니다rdquo

지난해 가을 인천의 한 재즈카페에서 진행된 팟캐스트 lsquo다문

화 음악다방rsquo 녹음 현장 9년 전 필리핀에서 우리나라로 결혼 이

주한 손알린(36) 씨가 조금 서툰 우리말로 필리핀 전통음악을 소

개했다 손 씨는 ldquo필리핀은 남미와 마찬가지로 과거 오랜 세월 동

안 스페인의 식민지였다 음악과 춤 등 많은 영역에서 스페인의

영향을 받았기 때문에 남미 음악과 유사한 부분이 많다rdquo며 곡에

대해 설명했다 그가 참여한 이 팟캐스트 방송은 블로그와 스마

트폰 라디오 애플리케이션으로 다시 들을 수 있어 최근까지 3천

회 넘게 재생됐다

lsquo다문화 음악다방rsquo은 lsquo무지개다리rsquo 사업의 일환으로 인천문화재

단이 맡아 진행 중인 인터넷 방송이다 이주민들이 모국 문화 특

히 음악을 직접 소개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음악을 매개로

인천에 거주 중인 이주민들의 진솔한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한 것이다 또한 그들이 겪은 한국 한국인에 대한 색

다른 시각도 엿볼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되며 이주민과 선주민들

간의 소통의 장으로 큰 인기를 끌었다 필리핀뿐만 아니라 네팔middot

미얀마(버마)middot일본 출신 이주민들이 직접 출연해 10회에 걸쳐 각

국 음악을 소개했다 또 라틴 음악과 탱고 등 제3세계 음악을 소

개하는 전문가 특강도 네 번에 걸쳐 진행됐다

무지개다리 팟캐스트의 기획과 연출을 맡은 제작자 방영문

(33) 씨는 ldquo처음엔 출연자들이 과연 모국의 음악과 문화를 잘 알

릴 수 있을지 걱정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하지만 녹음을 마치고

는 모두 즐거워했다 음악을 매개로 서로 공감대를 이룰 수 있다

는 점을 했기 확인때문rdquo이라고 말했다

다문화 영화제 등 장르 구분 없이 다양한 행사

인천은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무지개다리 사업 참여 기관으로

선정됐다 선정된 17개 기관 중 최대 규모인 2억원의 국비를 지원

받는다 이는 이주민 외에도 새터민 다문화가정 어린이 등 다양

한 대상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지역의 특성을 활용한 돋보이는

기획으로 다른 주관기관을 선도하고 있다는 평가 덕분이었다

특히 lsquo천 개의 마을 천 개의 문화rsquo를 대주제로 세계 각국의 다

양한 문화를 담은 북 콘서트 세계문학 특강 팟캐스트 다문화

문화예술 활동 통해 이주민middot새터민middot다문화 어린이 등 공감대 형성

인천문화재단

인천문화재단의 무지개다리 사업 lsquo다문화 음악다방rsquo은 미얀마 필리핀 네팔 등의 해외 이주민들이 직접 출연해 그들의 전통음악과 한국생활에 대한 진솔한 이야기를 나누는 인터넷 라디오 프로그램이다 사진은 첫 방송을 맡았던 네팔인 바비소르 그룽 씨의 녹음 현장

lsqu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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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 공감 2014414 15

한 경험을 전함으로써 한국의 소수자 인권 및 난민의 삶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며 언론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인천문화재단은 지난해 진행한 문화다양성 자원조사 결과와

현장 수요를 바탕으로 발굴middot기획한 맞춤형 프로그램들을 선보

일 예정이다

인천에 있는 또 하나의 중국 차이나타운과 화교 커뮤니티가

함께하는 lsquo화교 함께 사는 우리 이웃rsquo 새터민과 함께하는 lsquo새터민

수다터rsquo 등은 물론이고 문화다양성의 영역을 확대한 성소수자 관

련 프로그램도 기획 중이다 특히 인천의 지역별 특성을 살려 인

천 시민들이 각자의 삶터와 일터에서 자연스럽게 소수자와 만나

고 서로 다른 부분을 인식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인천문화재단 기획사업팀 정지은 과장은 ldquo국내외를 잇는 창구

이자 경계를 넘어서는 관문으로서의 도시 정체성을 형성해 왔고

이에 걸맞게 다양한 인종과 문화 국가적 배경이 어울려 공존하는

인천의 특징을 살리는 사업을 기획할 계획rdquo이라며 ldquo이주민 중심으

로 진행하는 프로그램보다 인식 개선을 위해 이주민middot선주민이 함

께하는 축제와 상호 소통의 기회를 마련하겠다rdquo고 말했다

글middot김상호 기자

영화제 등 장르를 가리지 않는 다양한 행사를 마련하며 문화다

양성의 가치를 확산시키는 데 큰 역할을 해 왔다

지난해 11월 1일 인천문화재단과 인천영상위원회가 함께 개최

한 lsquo디아스포라 영화제rsquo는 항구도시 다문화도시 새터민도시라

는 인천의 지역 특색을 살린 영화제로 이주민을 주제로 한 20편

의 장middot단편 영화가 출품됐다 모든 영화가 무료 상영되며 이주민

뿐만 아니라 인천시민들에게도 큰 관심을 받은 행사였다 베를린

영화제 경쟁부문에 오른 다큐멘터리 영화 lt두만강gt의 감독인 재

중동포 장률 감독과 선댄스영화제에서 lt안녕 평양gt으로 심사위

원 특별상을 수상한 재일동포 양영희 감독 등 세계적인 감독들

을 초청해 관객과 대화의 시간을 가지기도 했다

이주민 참여 프로그램도 마련했다 촬영 및 편집 장비를 대여

하고 교육도 진행했다 인천영상위원회 강석필 국장은 ldquo성공적인

영화제 개최를 통해 이주민들이 자신의 생활과 생각을 영상으로

자유롭게 담아낼 수 있도록 전문 강사들이 참여한 강의도 마련

했다rdquo며 ldquo이들의 실습 작품은 이주민 커뮤니티는 물론 올 가을 열

릴 제2회 영화제에서 볼 수 있을 것rdquo이라고 제2회 lsquo디아스포라 영

화제rsquo에 대한 기대감을 전했다

인천 영종도에는 100여 명의 난민을 수용할 수 있는 난민지원

센터가 운영 중이다 때문에 많은 난민들이 인천으로 모이고 있

다 하지만 센터 설립과정에서 지역주민들의 반대 때문에 여러

차례 문제가 발생했다 난민과 소수자들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기

위해 콩고민주공화국 출신 난민이었던 욤비 토나 씨를 초청해 북

콘서트 lsquo내 이름은 욤비rsquo도 진행했다 인천지역 중middot고등학교와 주

민센터 등에서 10회에 걸쳐 열린 북 콘서트는 1천여 명이 넘는 인

원이 참석하며 대표적인 무지개다리 사업의 문화 행사로 자리 잡

았다

욤비 씨는 콘서트를 통해 국제 난민으로 자신이 겪었던 다양

무지개다리 사업이란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이주민middot

탈북민middot장애인 등 우리 사회의 다양한 구성원들에게 문화적 표출 기

회를 제공하고 다양한 문화 간의 소통과 교류를 잇기 위해 추진하는

사업이다 한국의 문화다양성을 증진하고자 2012년 시범사업을 거쳐

지난해 12개 지역에서 실시한 무지개다리 사업은 올해는 성북 구로 인

천 부천 인천 경기 안양 오산 대전 충북 전북 광주 전남 경남 부

산 김해 및 제주를 포함한 17개 문화재단을 중심으로 지역의 고유한

문화자원을 활용한 특색 있는 100여 개의 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14-15-중점-문화융합indd 15 2014-04-11 오전 14248

16 2014414 위클리 공감

중점기획 | 무지개다리 사업 아시아 여행자 학교

쌍방향 문화 소개hellip ldquo서로의 편견 없애요rdquo

올해 한국생활 7년째를 맞는 작드 허르러(33middot부산 사상구

주례동) 씨는 지난해 9월 부산시 사상구 사상여성인력개

발센터에서 열린 lsquo아시아 여행자 학교rsquo를 생각하면 지금도 흐뭇해

진다 몽골 전통춤 공연과 함께 시작된 그날 행사에서 작드 씨는

다른 몽골 이주여성과 번갈아 강연자로 무대에 올라 사진과 함

께 몽골의 현대화를 소개했다

ldquo사람들이 놀랐어요 몽골에 도시도 있고 공장도 있느냐고요

행사장에 저희 가족도 왔고 같이 일하는 친구들도 왔어요rdquo

한국인 남편과 결혼해 다섯 살 아들을 둔 작드 씨는 ldquo몽골을

바르게 알릴 수 있는 기회를 준 lsquo아시아 여행자 학교rsquo에 감사한다rdquo

고 말했다

부산문화재단이 2012년부터 운영해 온 lsquo아시아 여행자 학교rsquo는

이주민이 한국문화를 받아들이고 배워야 한다는 기존의 발상에

서 벗어나 서로에 대해 배우고 알아간다는 의미를 담고 있는 문

화 다양성 사업이다 강연 형식으로 결혼middot출생middot축제 관련 풍습

을 소개하기도 하고 사진전시회 전통의상 입어보기 전통음식

먹어보기 같은 문화체험 행사도 함께 열린다 지난해 lsquo아시아 여

행자 학교rsquo는 9월 중순부터 연말까지 사상여성인력개발센터 내

강당에서 매주 토요일 혹은 일요일 캄보디아 베트남 몽골 인

도 미얀마 인도네시아를 주제로 운영됐다

부산문화재단 문화복지팀의 고윤정 주임은 ldquo객석에는 아내

손에 이끌려 온 한국인 남편이나 자녀 시부모 친구들이 많았

부산문화재단 사진전시회middot전통음식 먹어보기 등 문화체험 행사도 가져

부산문화재단

한국인과 다문화 이주민 간의 쌍방향 문화소통 방안으로 이뤄진 부산문화재단의 lsquo아시아 여행자 학교rsquo 지난해 행사 모습 올해에는 더 많은 이들의 참여를 위해 lsquo지구촌 여행자 학교rsquo로 이름을 바꿔 열리게 된다

16-17-중점-모국문화소개indd 16 2014-04-11 오전 14331

위클리 공감 2014414 17

난해 6월 부산시가 개소한 복합문화공간 lsquo사상인디스테이션rsquo 1층

에 들어선 문화 카페다 부산 시내의 주한외국영사관middot주한외국

문화원 등과 대학 문화동아리 지역 예술가단체 등 30여 곳에 이

르는 지역문화자원을 발굴해 협력 연결망을 구축 이주민에게 문

화강습과 장비 등을 제공했다

이러한 지원에 힘입어 부산지역 이주민 공동체에서는 자발적

문화활동이 싹을 틔우고 있다 그 대표적 사례가 베트남어 방송

팟캐스트(인터넷방송) lsquo띵노이벳(Tien noi Viet)rsquo이다 기획middot제작middot

진행까지 베트남 출신 이주민의 손으로 만들어지는 lsquo띵노이벳rsquo은

한국생활의 애환에서부터 은행middot대중교통 이용방법 같은 생활정

보는 물론 베트남 대중음악도 다룬다 현재 회당 2500이 넘는

다운로드 수를 기록할 정도로 인기를 얻고 있다

부산문화재단은 올해 lsquo무지개다리 지원사업rsquo 선정으로 더욱 힘

을 얻은 lsquo다섯 손가락rsquo 프로젝트의 주안점을 두 가지로 잡고 있다

하나는 지역 내 이주민 문화공간에 예산과 프로그램을 지원해

자발적 문화모임을 더 키우겠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이주민

모임과 지역 문화예술단체 간 교류협력을 증진시켜 활동의 지속

성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이주민들의 참여 확대를 위해 lsquo아시아

여행자 학교rsquo도 lsquo지구촌 여행자 학교rsquo로 간판을 바꿔 달게 된다 또

매월 특정 국가를 테마로 진행해 사업 성격을 분명히 하고 홍보

가 쉽도록 할 계획이다

고 주임은 ldquo사업 대상을 부산에서 경남권까지 확대하고 페이

스북이나 트위터 같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한 정보제

공 방안도 준비 중에 있다rdquo고 말했다 글middot남창희 객원기자

다rdquo고 전했다 ldquo서먹해하던 사람들이 함께 춤을 추고 음식을 나

눠 먹으며 가족처럼 가까워지더군요 행사 도중 그간의 오해를

해소하기도 했어요 아내의 모국에 대해 lsquo문화적으로 뒤떨어져 있

다rsquo는 편견을 버리게 됐다는 한국인 남편도 있었습니다rdquo

rsquo다섯 손가락rsquo 사업 일부hellip 올 lsquo지구촌 여행자 학교rsquo로 확대

인구 350만명의 국제항구도시 부산에는 2013년 1월 기준으로 거

주 외국인이 5만1617명에 이른다 부산 인구 70명당 한 명 꼴이

다 과거 초량동middot중앙동 중심이었던 외국인 거주지역도 최근에

는 외국인 근로자가 밀집한 사상구middot강서구 유학생middot영미권 이주

민이 많은 해운대와 대학가 결혼이주 여성이 몰린 저소득층 밀

집지역으로 다양해졌다 그만큼 문화적 수요도 다양해졌다

부산문화재단에서는 이러한 지역적 특성에 따라 2012년부터

이주민 대상 문화복지사업 lsquo다섯 손가락rsquo 프로젝트를 운영해 오고

있다 lsquo아시아 문화 학교rsquo 도 lsquo다섯 손가락rsquo 프로젝트의 일환이다

차별 없는 사랑으로 이주민에게 다가가겠다는 의미를 가진 lsquo다

섯 손가락rsquo 프로젝트는 기존 다문화 사업의 한국 동화주의를 벗

어나 쌍방향 문화소통을 도모했다는 점이 높이 평가돼 문화체육

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이 주관하는 문화

다양성 확산을 위한 lsquo2014년 무지개다리 지원사업rsquo 공모에서 3년

연속 선정됐다

lsquo아시아 여행자 학교rsquo 등 문화교류 행사와 더불어 lsquo다섯 손가락rsquo

프로젝트로 진행된 것이 이주민의 문화복지를 증진시키기 위한

거점공간 조성middot운영과 지원middot협력 네트워크 결성이다 재단은 그

동안 고정된 문화공간이 없었던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부산시

내 문화센터 복지기관 외국인 음식점과 상점 등 72곳을 찾아다

니며 장소 대여 등 협력체계를 구축했다

이주민 문화공간 lsquo카페 무지개rsquo도 조성했다 lsquo카페 무지개rsquo는 지

쌍방향 문화 소개hellip ldquo서로의 편견 없애요rdquo

부산문화재단

부산지역 베트남어 방송 팟캐스트 lsquo띵노이벳rsquo 제작진들

부산문화재단 051-744-7707 홈페이지 bscforkr

16-17-중점-모국문화소개indd 17 2014-04-11 오전 14332

18 2014414 위클리 공감

중점기획 | 무지개다리 사업 lsquo경계 없는 프로젝트 결합rsquo

ldquo지켜봐 주세요 다름은 장애가 아녜요rdquo

자폐성 장애 판정을 받은 곽규섭 씨는 다섯 살 때부터 끊임

없이 노트에 무언가를 그렸다 약초 허브 100년 후 지하

철 노선도 등 관심 분야도 다양했다 말이 사람들의 소통수단이

듯 그림은 곽 씨가 세상과 소통하는 방식 중 하나였다 하지만 그

의 어머니는 끊임없이 그리는 그림을 장애의 한 증상으로 생각해

주기적으로 박스에 버리곤 했다

그러던 중 곽 씨는 2008년 비영리 예술단체 lsquo로사이드(Raw+

Side)rsquo의 공동대표인 김효나 씨를 만났다 김 씨는 곽 씨의 그림이

재미있다고 생각해 그가 편하게 그릴 수 있게 종이를 충분히 놓

아두도록 했다 빈 종이는 몇 달 사이에 수백 개의 캐릭터로 채워

졌다 박스 속에 있던 그의 그림은 lsquo에이블 아트(장애인 예술)rsquo로

거듭났다 곽 씨가 그린 200여 명의 캐릭터로 lt키티와 튤립gt이라

는 제목의 애니메이션이 제작되기도 했다

lsquo에이블 아트rsquo를 지원하는 lsquo경계 없는 프로젝트 결합rsquo은 문화체

육관광부와 성북문화재단이 함께하는 lsquo무지개다리 사업rsquo 중 하나

이다 자폐성 장애를 가진 예술가들이 창작활동을 통해 세상과

소통하게 하자는 취지로 시작됐다 지난해 성북문화재단이 로사

이드를 후원하고 공동 주관하는 방식으로 처음 진행돼 올해도

이어나갈 계획이다 로사이드는 lsquo에이블 아트rsquo가 끊임없이 진화해

나간다는 의미로 이를 lsquo어떤 아트rsquo라 이름 짓고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성북문화재단의 lsquo경계 없는 프로젝트rsquo를 통해 자폐성 장애를

성북문화재단 장애middot국적을 넘어 문화로 하나되는 다양한 프로그램 성과

성북문화재단

다양한 국적의 이주 여성들이 모인 성북문화재단의 lsquo돌곶이 노래단rsquo 프로그램 언어도 문화도 낯설어 힘들어하는 이주 여성들의 마음을 노래로 즐겁게 해 준다

18-19-중점-장애를 넘다indd 18 2014-04-11 오전 14416

위클리 공감 2014414 19

했다

lsquo세상의 요리 우리집 요리사rsquo는 서로 다른 문화를 가진 이주 여

성들에게 요리를 배우는 프로그램이다 성북문화재단의 lsquo무지개

다리 사업rsquo에 요리가 선정된 계기는 lsquo음식을 함께 만들고 나누어

먹는 것rsquo의 중요성이었다 몽골 필리핀 중국 캄보디아 등지에서

온 강사들에게 매주 요리를 배우고 다 만들면 강사와 학생들이

함께 나눠 먹으며 서로간의 정을 키웠다 강사로 활동하는 몽골

출신의 서드초롱 씨는 ldquo몽골 문화도 알릴 수 있고 선생님이 되어

가르쳐 줄 수 있어 이 일을 계속 하고 싶다rdquo고 말했다

성북문화재단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다양한 lsquo무지개다리 사

업rsquo을 새롭게 추진한다 소리여행 워크숍 lsquo여기 들리나요rsquo는 장애

인들이 재활용품으로 사물 특유의 소리를 내며 함께 문제의식을

나누는 자리로 진행된다 한국과 일본의 lsquo히키코모리(은둔형 외

톨이)rsquo 청년들이 주체적으로 영화감상회 소모임 등 축제를 여는

lsquo청춘의 재시도rsquo도 올해 처음 도입됐다 그밖에 청소년 공유축제

문화다양성 공감영화제 시를 매개로 소통하는 lsquo리얼 다이얼로

그rsquo 등이 추진될 예정이다

하반기에는 도입된 다양한 프로그램의 성과를 나누는 lsquo심연middot

향연rsquo 축제가 함께 열린다 한 해 만들어진 다양한 문화의 결과물

들을 한자리에 모으고 지역주민과 함께 나눌 계획이다

lsquo무지개다리 사업rsquo을 담당하는 성북문화재단의 김진만 대리는

ldquo이주민 유학생 예술가 장애인 아티스트 등 다양한 문화 주체

들을 발굴해 지역주민 등과 네트워크를 이루는 것이 목표rdquo라고

강조했다 글middot남형도 기자

가진 다수의 예술가들이 활발한 작품활동을 펼치고 있다 lsquo장애rsquo

가 아닌 lsquo다름rsquo으로 여기고 지켜봐 준 덕분이다 이를 위해 다양한

분야의 예술가들이 아트 서포터로 함께하며 이들과 함께 창작작

업을 진행했다

로사이드 아트 서포터인 최선영 씨는 중학교 1학년 때 자폐성

예술가인 김동현 씨를 만났다 김 씨는 lsquo석탄을 연료로 운행하는

지하철rsquo 등 참신하고 다양한 작품을 그렸다 이들의 작품은 아트

상품으로 만들어져 판매되기도 한다 최 씨는 ldquo아트 서포터로 함

께하면서 장애가 아니라 다양한 것 중 하나라고 인정하는 법을

배우게 됐다rdquo고 말했다

lsquo경계 없는 프로젝트rsquo 이외에도 성북문화재단은 다양한 lsquo무지

개다리 사업rsquo을 추진 중이다 장애인 다문화가정 여성과 자녀 유

학생 등이 주된 대상이다 이들과 함께 언어 노래 요리 몸짓 등

문화를 통해 소통한다 평소 교류할 기회가 적었던 이들과 문화

활동으로 어우러지는 새로운 관계를 맺고 서로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올해 lsquo장애인 소리여행rsquo 등 7개 프로그램 새로 시작

지난해 추진됐던 lsquo돌곶이 노래단rsquo은 대부분 결혼이주 여성이면서

직장에 다니는 워킹맘들로 구성돼 있다 공장에서 단순노동을

하는 이들은 하루종일 아무 말 없이 실밥을 뜯는 경우가 많았다

다른 언어와 문화 모국에 대한 향수 등으로 인한 외로움과 울분

을 lsquo돌곶이 노래단rsquo은 노래로 풀어낸다 단원들이 함께 노래 부르

고 어깨를 들썩이며 흥을 돋우는 사이 삶의 고단함을 잊는다

캄보디아에서 온 모으테비 씨는 ldquo일도 육아도 힘들지만 춤추

는 시간만큼은 정말 즐겁다rdquo고 소감을 말했다 베트남 국적의 팜

몽우엔 씨도 ldquo어릴 적부터 가수가 꿈이었을 만큼 노래를 좋아하

는데 lsquo돌곶이 노래단rsquo에서 노래를 부를 수 있어 행복하다rdquo고 말

성북문화재단

자폐성 장애를 가진 김동현 작가가 그린 작품 지하철 노선 그리기를 좋아하는 김 작가가 경주의 노선을 상상해 표현한 그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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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도비라indd 12 2014-04-11 오전 14459

기획특집

실력과 열정으로 뭉친

ldquo나는 여성 과학기술인이다rdquo

경제활동에 참여하는

여성들이 늘어나고 있지만

과학기술 분야에

종사하는 여성을 찾기란

쉽지 않습니다

기술middot공학middot과학 분야는

남성적 영역이라는 인식이 여전하고

결혼과 출산 육아 등으로

경력이 단절되는 경우도 많기 때문입니다

  

과학기술 분야에서

활약하거나 경력 단절에서 돌아온

여성 과학기술인들을 만났습니다

이들은 하나같이 여성의

섬세함과 친화력이

한국 과학 발전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다고 말합니다

과학기술 분야에서

여성들의 활약이

더욱 많아지기를 기대합니다

일러스트middot이철원

21-도비라indd 13 2014-04-11 오전 14502

22 2014414 위클리 공감

ldquo여 성과학기술인 육성은 국가적 과제이다rdquo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해 8월 열린 국제여성과학기술인

대회(BIEN 2013)에서 한 말이다 박 대통령은 ldquo여성의 섬세한 감

성과 기술은 창조경제의 중요한 자산rdquo이라며 ldquo능력 있는 여성 인

재들이 출산과 양육 때문에 꿈을 포기하지 않고 경력 단절이 발

생하지 않도록 적극 지원하겠다rdquo고 약속했다

창조경제를 이끌 핵심으로 꼽히는 여성과학기술인의 사회활

동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남성에 비

해 여전히 낮은 수준이며 짧은 근속기간에 이직이나 퇴직하는

경향도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미래창조과학부(이하 미래부)에 따르면 2012년 말 기준으로

공공 연구기관과 대학 기업연구소 등 과학기술계에 진출해 있는

여성은 4만2323명으로 전체 과학기술인의 190퍼센트인 것으로

조사됐다 전년도 여성과학기술인의 재직 비율보다 16퍼센트포

인트 늘어난 수치다 2012년 신규 채용된 여성과학기술인은

5651명으로 과학기술계 전체 취업자의 246퍼센트를 차지했다

여성과학기술인 재직middot승진middot보직자 비율 증가 추세

여성과학기술인들이 연구소장이나 책임연구원 등 기관에서 보

직을 받은 사례도 소폭 늘었다 2012년 말 기준으로 주요 보직을

가진 여성과학기술인은 2134명으로 전년에 비해 01퍼센트포인

트 늘었다 전체 보직자 가운데 70퍼센트였다

여성 보직자 비율은 2006년 이후 07퍼센트포인트 증가했으

며 2008년 이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승진자 비율은 전년

보다 11퍼센트포인트 오른 118퍼센트(1216명)로 집계됐다

연구과제 책임자의 여성 비율도 비슷한 경향을 보였다 연구과

제 책임자 규모는 8915명으로 전년 대비 07퍼센트포인트 증가

해 2201명(78퍼센트)에 달했다

고학력 여성과학기술인 육성도 성과를 보이고 있다 이공계

대학 입학 여학생 비율은 2006년 이후 등락을 반복하다 최근 2

년 연속 감소했으나 2008년과 비교하면 04퍼센트포인트 증가

한 270퍼센트를 기록했다 대학교 이공계 전공분야 여학생 수는

22만6692명으로 전체 학위과정 학생의 284퍼센트를 차지했다

눈여겨볼 것은 석middot박사 등 고학력 여성과학기술인이 늘어나

고 있다는 점이다 2012년 말 기준으로 이공계 전공 석사 학위과

정 졸업자는 5656명으로 전년 대비 293명(54퍼센트) 박사 학

ldquo여성의 감성middot기술은 창조경제 자산rdquo박근혜 대통령 ldquo출산middot양육으로 꿈 포기 않고 경력단절 없도록 적극 지원rdquo

과학기술 여성파워시대기획특집

자료middot미래창조과학부

여성과학기술인 전체 재직현황(2009~2012)

2009

총 33991명

19934

14057

2010

총 36360명

19526

16834

2011

총 37688명

20747

16941

2012

총 42323명

21708

20615

106

173

311

173

308

174

312

190

333

114 112130

비정규직 여성정규직 여성 정규직 여성

전체 과학기술인 중 여성 비율비정규직 여성

22-23-기획-총론indd 22 2014-04-11 오전 14621

위클리 공감 2014414 23

위과정 졸업자는 1127명으로 전년 대비 58명(54퍼센트) 늘어

났다

수적인 증가세에도 불구하고 여성과학기술인은 기관 유형에

관계없이 근속기간 3년 미만의 단기 이middot퇴직 경향이 높았다 민

간 기업연구소와 이공계 대학은 3년 미만 이middot퇴직 비율이 각각

564퍼센트와 552퍼센트에 달했고 공공 연구기관도 329퍼센

트로 전체 이middot퇴직자 중 큰 비중을 차지했다

이처럼 여성과학기술인의 사회middot경제활동 지속성이 남성에 비

해 많이 저조한 이유는 여성과학기술인 롤모델 부재와 결혼 이후

생애주기로 인한 경력 단절 때문이다

ldquo일과 가정 양립시킬 수 있는 환경 조성에 노력rdquo

실제 과학기술인으로서 전문성을 갖추기 위해서는 학부 과정 4

년과 석middot박사 과정 5~7년을 거쳐 외국유학까지 일반적으로 10

년 이상의 시간이 필요하다

결국 평균 나이 32~35세가 되어 결혼 적령기를 넘어서게 되

고 가임 가능성도 상당히 감소한다 여성으로서의 삶과 과학기

술인으로서의 전문성이라는 양갈래 길에서 고학력 여성과학기

술인들의 고민은 커질 수밖에 없다 박 대통령이 경력단절 여성

의 지원을 강조한 이유이다

현재 정부는 미래부 산하 한국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를 통

해 여성과학기술인들을 위한 다양한 지원프로그램을 개발 제공

하고 있다

미래창조과학부 미래인재기반과 정동준 사무관은 ldquo여성과학

기술인들의 신규 채용 및 보직middot승진자 비율이 증가한 것은 매우

바람직하다rdquo며 ldquo더욱 많은 여성과학기술인들이 일과 가정을 양립

시킬 수 있는 환경에서 연구하도록 제도적 지원을 다하겠다rdquo고 말

했다 글middot최재필 기자

한국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

여성과학기술인 육성과 지원의 첨병 역할

여성과학기술인 육성과 지원의 첨병은 미래창조과학부 산하 재단법인

한국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WISETmiddotCenter for Women in Science

Engineering and Technology 이하 위셋)이다

2011년 출범해 올해로 3년째를 맞는 위셋은 여성과학기술인을 위한

정책 및 기획기능 수행은 물론 여성과학기술인의 전 생애주기에 걸친

통합 지원을 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여성과학기술인 지원사업인 lsquo4W

사업rsquo이다 4W 사업은 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WIST) 여성과학기술

인middot여학생 멘토링 프로그램(WISE) 여학생 공학교육선도대학지원사업

(WIE) 여성공학기술인력양성사업(WATCH21)이다

특히 위셋은 여성과학기술인 양성을 위해 다양한 사업을 추진한다

신진과 경력 여성과학기술인력 지원 사업 중middot고middot대학교의 이공계 여

성인재 육성 사업 등이 주요 내용이다

이를 위해 공학분야 진학 촉진을 위한 여학생 공학주간 행사를 전국

적인 규모로 운영하고 있고 여대학(원)생 공학연구팀제와 멘토링 펠로

우 프로그램을 통해 이공계 여성들을 위한 창의적인 경험도 제공한다

또한 프로그램 형태였던 위셋 아카데미를 사업화시켜 좀 더 체계적

으로 운영한다 2월부터 시작된 위셋 아카데미는 올해 과학기술 분야

여성 일자리 창출을 목표로 대학생 미취업자 경력단절여성 비정규직

등 이공계 여성 3500명 교육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아카데미 운영내용

은 경력단계별로 3단계 주기(경력단절 복귀rarr경력도약 성장rarr리더양

성)로 나눠 짜여졌다

진로진학상담교사협의회와 업무협약(MOU)을 맺어 전국 진로진학

상담교사를 통해 이공계 분야에 대한 기회를 알리고 특히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가진 여성과기인을 위해 글로벌 스타트업(Start-up) 과정을

지원할 계획도 갖고 있다

이밖에도 고용기관과 구직자 사이의 중개 네트워킹 기회 제공과

일middot가정 양립 운영모델 개발 벤처와 협동조합 설립 지원 사업 등 여성

과학기술인의 역량 함양을 위한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과 네트워킹 기

회도 제공한다

문의 02-6411-1000 wwwwisetrekr

22-23-기획-총론indd 23 2014-04-11 오전 14621

24 2014414 위클리 공감

대 전시 유성구에 본부를 둔 국방과학연구소는 국내 유일의

국방연구개발 전문기관이다 주성진(50) 박사는 국방과학

연구소의 제1호 여성 연구원이다

ldquo운이 좋았어요 대학 졸업 무렵 남자 동기들이 병역특례기관

인 국방과학연구소에 지원하는 모습을 보고 함께 지원했는데

동기들은 군대 보내고 제가 들어오게 된 거예요 하하rdquo

주 박사를 국방과학연구소 인근 대전국립현충원의 호국장비

야외전시장에서 만났다 전시장의 구형 전투기와 초계기 등의 모

습은 지금의 국방과학연구소 이미지와 대조적이다 자주국방을

목표로 1970년 설립된 국방과학연구소는 우리의 국방과학기술

수준을 세계 230여 국가 중 10위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데 중추

적 역할을 해 왔다

한양대 수학과를 졸업한 주 박사는 1989년 2월 연구소에 입

소 그간 국무총리 표창 여성과학자상 국방부 장관 표창 방위

사업청장 표창 국방과학상 등을 수상했다

ldquo대부분의 무기체계 관련 연구는 수많은 연구원의 협력으로

개발됩니다 그 과정에서 수상도 하게 된 것이죠rdquo

국방과학연구소는 대덕특구의 30개 정부출연연구기관 중 유

일한 국방부 산하 기관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덕특구에서

가장 여성친화적인 연구기관으로 꼽힌다 그 중심에는 주 박사를

중심으로 한 여성 연구원들의 적극적인 활동이 있었다 약 3천명

의 국방과학연구소 직원 가운데 여성이 약 300명이고 이 중 100

명 정도가 연구원이다

ldquo제가 연구소에 들어왔을 때에는 여자화장실이 없는 건물도

있었지만 지금은 새로 건물을 지을 때 모성보호실을 어디에 둘

지부터 고려할 정도로 여성친화적인 기관으로 변모했습니다rdquo

국방과학연구소는 2008년 4월 여성개발위원회를 정식 조직

으로 구성해 이 위원회를 중심으로 일middot가정 양립을 위한 활동을

과학기술 여성파워시대 국책기관 연구직기획특집

추진해 왔다 그간 대전 본부 내에 7개의 모성보호실을 설치했으

며 남성 직원을 위한 lsquo배우자 출산휴가제rsquo 도입을 이끌었다

또한 대전시 초middot중middot고교를 대상으로 과학특강 이공계 여대생

과의 멘토링 활동 연구소 내 경력 멘토링 활동 등을 추진했다

주 박사는 대한여성과학기술인회 수석총무 등 외부활동을 통해

서도 여성친화적인 연구개발 환경 조성에 힘쓰고 있다

ldquo대덕특구 내 10여 개 연구원 대표들이 월 1회 정기적으로 모임

을 갖고 여성친화적인 연구환경 조성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고 있

습니다 어떤 때에는 벤치마킹을 하면 쉽게 풀리는 일도 있어요rdquo

그는 lt누가 뭐래도 우리는 간다 이공계를 지망하는 여학생

을 위한 여성과학자 20인의 멘토링gt에 공저자로 참여(2010년)하

는 등 이공계 여대생들의 멘토로 활발히 활동해 왔다 그 역시 같

은 연구단지 연구원이던 남편과 결혼해 아들 둘을 키우면서 일

을 병행하는 어려움도 적지 않았다고 했다

ldquo똑같은 말을 해도 여자라서 그러나 하는 시각도 있었고 여자

를 출장 보내도 괜찮을까 하는 걱정도 있었지요 아직도 이공학

분야에서 여성은 소수에 해당합니다rdquo

ldquo위기가 기회 일단 하고 본다rdquo가 첫번째 신조

주 박사는 이공계 여대생들에게 멘토로 활동하며 가장 많이 들

려주는 말이 ldquo신조를 가져라rdquo라고 했다 그의 첫번째 신조는 lsquo위기

가 기회rsquo이다 주 박사는 원래 고교 때 문과였다가 너무나 수학 공

부가 하고 싶어 수학과를 지원했다 그런데 막상 대학에 가니 수

학2와 물리를 배우지 않아 애를 먹었다 이를 밤샘 공부로 극복

했다 그랬더니 오히려 동기들보다 실력이 나아지더라는 것이다

ldquo연구소 선택도 일종의 위기였어요 어릴 때부터 장난감 무기

를 갖고 놀고 군 복무를 해야 하는 남자들에게 무기는 lsquo본능rsquo에 가

까웠지만 여자인 저는 일일이 공부하고 외워야 했으니까요 하

ldquo국방기술 발전에 기여하는 보람 가져rdquo국방과학연구소 첫 여성 연구원 주성진 박사 ldquo신조를 갖고 넓은 눈으로 도전하라rdqu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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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 공감 2014414 25

김성

태 기

지만 그걸 공부로 극복하니 상도 받고 자리를 찾게 되더군요rdquo

이와 함께 lsquo이건 죽어도 아니다가 아니라면 일단 해 본다rsquo 그리

고 lt채근담(菜根譚)gt의 한 구절인 lsquo독수리는 조는 듯이 앉아 있

고 호랑이는 앓는 듯이 걷는다(응립여수 호행사병 鷹立如睡

虎行似病)rsquo를 신조로 꼽았다

ldquo독수리와 호랑이는 나는 것 걷는 것의 왕인데도 평소 모습은

초라하지요 이를 통해 두 가지 교훈을 얻는데 하나는 평소 내가

발톱 세우고 이빨 보이면 친구가 없다는 의미이고 또 다른 의미

는 남 역시 겉은 초라해 보여도 그 안에 독수리와 호랑이의 위엄

을 갖고 있을 수 있다는 교훈입니다 이 말에 학생들이 많이 공감

하더군요rdquo

여성 불모지에서 이 같은 깨달음을 얻으며 자신의 영역을 구

축해 온 주 박사는 현재 대외협력실장을 맡고 있다

ldquo최근 국방연구개발의 패러다임이 민간 참여 개방형 연구개발

을 지향하고 도전적middot창의적인 신기술 개방을 추진하는 방향으

로 바뀌고 있습니다rdquo

국방과학연구소는 지난 40년간 보이지 않는 곳에서 국방의 초

석을 닦았을 뿐 아니라 390여 개의 국방 기술을 민간과 방위산

업체로 이전하여 1조1200억원의 부가가치를 창출했다 주 박사

는 대외협력실장으로서 오는 5월 31일 경기도 일산 킨텍스에서

민군기술협력 페스티벌과 연계해 열리는 국방기술거래장터

(DTiMS) 게재 기술을 활용한 lsquo청년창업 경진대회 및 사업화 아

이디어rsquo 사업 진행도 맡았다

ldquo이공계 여대생뿐만 아니라 모든 남녀 지원자들에게 하는 말

이지만 우리 연구소에는 문middot이과 모든 전공자가 일하고 있습니

다 다른 연구소들도 lsquo정보rsquo나 lsquo한의학rsquo 등 이름이 붙는다고 관련

전공자만 선발하는 게 아니니 시야를 넓게 가지고 도전하기 바랍

니다rdquo 글middot박경아 기자

국방과학연구소의 첫 여성 연구원인 주성진 박사는 자신의 연구가 국가 안보에 보탬이 됐다는 것에 보람을 느낀다며 여성 이공계인들에게 소신을 갖고 넓은 눈으로 연구기관에 도전해 볼 것을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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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뇌과학연구소 신경과학연구단

의 허여울(31) 박사는 올해 2월 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

(UST)를 졸업한 젊은 과학자다 박사후 과정을 밟으며 이제 막

과학자로서의 첫발을 내디딘 그에게 최근 좋은 소식이 날아들었

다 미국 해양생물연구소(MBL)가 주관하는 lsquo그라스 펠로우십

프로그램rsquo에 선발된 것이다 MBL은 55명의 노벨상 수상자를 배

출한 세계적인 비영리 사립연구소다

MBL 그라스 펠로우십은 신경과학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두

각을 나타내는 소수의 젊은 연구자들을 글로벌 석학들과 연결해

네트워크를 구축토록 하고 실험실을 직접 운영하는 기회를 제공

하는 프로그램이다 우수한 인력에게 체계적인 프로그램을 제공

할 뿐 아니라 체류비와 연구 비용 일체를 지원하는 것으로 유명

하다 전 세계 지원자들 가운데 매년 10명 안팎의 연구자만 선발

하는 이 프로그램에 국내 석middot박사 출신이 선발된 것은 이번이 처

음이다

허 박사는 ldquo지난해 MBL 교류프로그램에 참여했을 때 그라스

펠로우십 프로그램에 대해 처음으로 알게 됐다rdquo며 ldquo직접 실험실

을 구성해 주도적으로 연구할 수 있고 세계적인 연구자들과 교

류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어 기쁘다rdquo고 말했다 그는 ldquo3개월이

라는 비교적 짧은 기간 동안 수행하기에 의미 있는 프로젝트를

한국에서는 건강식품으로 분류되는 오미자차 인삼차 등 건강보

조식품을 일본에서 판매하기 위해서는 약사법에 의한 제조middot판

매middot수입 면허 및 허가middot승인이 필요하다 일본의 복잡한 수입 및 허가 절

차로 인해 많은 한국업체들이 오미자차 인삼차 수출을 포기하고 있다

(위생 및 식품 검역조치 사례)

허여울 박사는 5월부터 3개월 간 세계적인 석학들과 함께 신경과학 연구에 매진할 계획이다

과학기술 여성파워시대 세계로 나아가다기획특집

ldquo섬세하고 꼼꼼함과학분야엔 장점rdquo

KIST 허여울 박사 국내파 박사 최초 미국 해양생물연 구소 lsquo그라스 펠로우십rsquo 뽑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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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 공감 2014414 27

제시한 것이 주효했던 것 같다rdquo고 덧붙였다

허 박사는 박사학위 과정 중 관심을 가진 통증 관련 연구를 주

제로 제안서를 작성했다 그는 오는 5월부터 8월까지 MBL에서

대뇌 피질 내에 있는 다양한 신경세포들 중 통증 감소와 관련된

세포의 종류를 밝히는 일을 하게 된다

허 박사는 ldquo세포들이 특정 자극에 어떻게 반응하는지 알아보

고 특정 자극이 통증의 감소를 가져오는 작동 메커니즘을 규명

하는 연구를 진행할 예정rdquo이라며 눈을 반짝였다

ldquo고교 졸업 무렵엔 이공계 기피현상에 진로 고민도rdquo

허 박사는 국내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미국 오하이오주 그린넬대

학에 진학해 생화학을 전공했다 사람이 어떻게 생각을 하게 되

는지 그 원리가 궁금해 관련 수업을 수강한 것을 계기로 신경과

학 분야의 길로 접어들었다 그는 ldquo생물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화

학 공부가 필수라는 말에 기초과학 분야인 생화학을 전공으로

택했다rdquo며 ldquo반면 신경과학은 수학middot물리middot생물middot기계 등 학생들의

출신 전공이 저마다 다를 정도로 광범위한 융합적인 영역이라 흥

미로웠다rdquo고 말했다

학부를 마친 후 한국으로 돌아와 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

석middot박사 통합과정에 진학했다 주변 유학생들이 주로 해외 석middot박

사 과정을 선호하는 것과 달리 국내 대학을 선택한 것이다 허 박

사는 ldquoUST 신경과학 전공의 경우 커리큘럼과 강의의 질이 해외

석middot박사 통합과정과 견줄 만하도록 짜임새 있게 짜여져 있다rdquo며

ldquo여러 연구원들로 이루어져 있는 학교인 만큼 다른 전공의 학생

들과 교류를 장려하여 타 전공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요즘에

화두가 되는 융합연구를 진행하기에 유리한 면이 있다rdquo고 말했

다 국가 연구소인 만큼 최신 연구장비가 잘 갖춰져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었다

한국에서 대학을 나왔다면 lsquo02학번rsquo이었을 그는 ldquo고등학교를

졸업할 당시 학생들의 이공계 기피현상이 심해 진로에 대한 고민

도 많았다rdquo고 말했다 어려운 연구 환경과 과학자에 대한 인식 부

족이 가장 큰 문제였다 그는 ldquo아직까지 의사나 다른 전문직에 비

해 과학자에 대한 대우가 좋지 않은 게 국내 현실rdquo이라며 ldquo기초

학문을 연구하는 과학자들이 자부심을 갖고 일할 수 있도록 환

경이 개선됐으면 좋겠다rdquo고 말했다

어려운 현실과 달리 성별을 떠나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기에 과

학만큼 객관적인 분야도 없을 것이라는 게 허 박사의 생각이다

그는 ldquo과학의 긍정적인 면 중 하나가 세계 어느 나라 사람과도 과

학이라는 관심 분야 하나로 교류하고 공동 연구를 할 수 있다는

점rdquo이라며 ldquo국적이나 나이 성별로 차별당할 일이 없다rdquo고 말했

다 그는 ldquo오히려 여성 특유의 섬세함과 꼼꼼한 일 처리 능력이

과학에 있어서는 장점으로 작용할 때가 많다rdquo고 덧붙였다

허 박사는 MBL 파견을 앞두고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그는

ldquo책임자급 연구원이 되기 전에 스스로 계획을 세워 연구할 기회

가 생겨 기쁘다rdquo며 ldquo이번 펠로우십 경험과 네트워크를 잘 활용해

앞으로도 계속 미지의 세계인 신경과학 분야에서 인류에 도움이

되는 연구 성과를 내고 싶다rdquo고 포부를 밝혔다

올 여름 세계적인 연구소에서 연구에 매진할 생각에 들뜬 그

는 lsquo여성rsquo이나 lsquo국내 최초rsquo라는 타이틀을 제하더라도 충분히 빛나

는 과학자의 모습 그대로였다 글middot허정연 사진middot지미연 기자

KIST 허여울 박사 국내파 박사 최초 미국 해양생물연 구소 lsquo그라스 펠로우십rsquo 뽑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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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기술 여성파워시대 ITmiddot문화 융합 시도기획특집

서울대 라틴아메리카연구소의 백미숙 문화기획팀장은 통신

기술 개발의 선구자다 1980년대 중반 대덕연구단지에서

유선전화 교환기를 개발한 것을 시작으로 이동통신 화상통신

데이터통신 무선랜 공유기에 이르기까지 20여 년 넘게 통신장

비 개발을 주도해 왔다 백 팀장의 연구를 통해 통신기술 분야에

등록돼 있는 특허만도 7건이다 2011년부터 그는 오랜 꿈이었던

문화기획을 맡아 IT연구 경험을 살려 문화와 융합하기 위해 새롭

게 도전 중이다

그의 첫 연구 성과인 전전자교환기(TDX-10)는 각 가정에 유

선전화 공급을 늘리는 데 큰 기여를 했다 전전자교환기는 쉽게

말해 통화할 수 있게 연결해 주는 컴퓨터로 교환기 개발 전인

1980년대 초반만 해도 국내 기술이 없어 미국middot스웨덴 등의 수입

통신장비에 의존해야 했다 백 팀장은 대덕연구단지 연구원으로

국산 교환기를 개발하는 데 참여해 성공했다 그는 ldquo국산 교환기

개발로 유선전화를 어느 집에서나 쓸 수 있게 돼 자긍심도 있었

다rdquo고 말했다

10여 년 넘게 대덕연구단지에 있다가 1997년부터 2006년까지

대기업과 벤처기업 등을 거치며 통신기술 연구에 매진했다 휴대

폰이 막 상용화될 무렵인 1990년대 후반 현대전자(현 SK하이닉

스)의 책임연구원으로 이미 화상통신과 데이터통신용 핵심망 개

발을 마쳤다 벤처기업인 아이피원에서는 국내 처음으로 무선랜

공유기를 개발하는 데 성공해 KT에 납품하기도 했다 그 덕분에

아이피원은 매출 150억원 직원 수 50여 명의 회사로 성장했다

백 팀장은 ldquo통신기술은 빠르게 변하기 때문에 늘 현재 쓰는 기술

보다 한 발 앞서 고민해야 했다rdquo고 말했다

오랜 연구 성과로만 보면 과학자가 천성인 것 같지만 원래 그

의 꿈은 예술가였다 머리 속의 생각을 마음대로 그려낼 수 있는

화가를 꿈꾸던 무렵 부모님의 반대로 미대 진학은 포기해야 했

ldquo여성인 것을 잊으라 프로정신을 가지라rdquo서울대 라틴아메리카연구소 백미숙 문화기획팀장 ldquo못 이룬 예술가의 꿈이 보여요rdquo

지미연 기자

ldquo현 시대에 가장 필요한 것을 생각하고 만들어내는 게 과학자의 매력이에요rdquo 백미숙 팀장은 20여 년 넘게 통신기술을 연구한 베테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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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ldquo어릴 때 백화점의 쇼윈도를 보며 저 공간에 이야기를 입히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때부터 이미 문화에 관심이 많았던

거죠 벤처기업을 그만둔 후 미국 맨해튼에 갔더니 거리 문화가

흥미로웠습니다 그런 걸 보면서 문화와 IT를 접목하고 싶은 마

음이 들었어요rdquo

인사동 홈페이지 만들며 ITmiddot문화 융합 가능성 느껴

인사동 홈페이지(wwwhiinsacom)를 만든 것은 ITmiddot문화를 융

합하려는 첫 시도였다 문화 강좌를 듣고 축제 기획을 하며 경험

을 쌓다가 우연한 기회에 홈페이지 제작을 맡게 됐다 서울 인사

동을 하나의 브랜드로 만들기 위해서는 정보를 모아놓은 홈페이

지가 필요하다는 생각으로 진행한 프로젝트였다 그의 IT연구 경

험이 강점이 됐다 홈페이지 제작을 마친 후 지난해 종로구청으

로부터 공로상도 받았다

ldquo기술만 알면 사무적인 홈페이지가 되는 경우가 많고 문화만

잘 알면 적재적소에 기술을 활용하기 어렵잖아요 문화와 기술

두 가지를 모두 이해하고 있어서 재미있었어요 lsquo이 정보는 이쯤

에서 찾게 하면 좋겠구나 이 콘텐츠는 이런 방법으로 보여주면

흥미롭겠구나rsquo 하며 홈페이지를 만들 수 있었죠 잘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았을 때 ITmiddot문화 융합에 대한 가능성을 느낄 수 있었

어요 뿌듯했죠rdquo

IT 기술을 기반으로 문화를 생생하게 알리는 것이 백 팀장의

목표 중 하나다 그래서 증강현실이나 가상현실에 관심이 많다

현재는 서울대 라틴아메리카연구소에서 문화기획을 맡고 있다

언젠가는 생생하게 문화체험을 할 수 있도록 증강현실이나 가상

현실 등의 기술을 문화체험용 웹에 구현해 보고 싶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여성 과학자를 꿈꾸는 후배들에게 백 팀장은 ldquo여성인 것을 잊

으라rdquo고 당부했다 ldquo연구를 하다 보면 야근middot밤샘작업middot출장 등이

많아요 여성이 하기 힘든 부분이 분명 있죠 하지만 여성이기 이

전에 프로정신을 갖고 전문가가 되어야 합니다 여성이 아니라 일

하는 사람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뛰어들어야 성과를

낼 수 있죠rdquo 실제 그가 연구했던 한 팀의 경우 16명 중 15명이 남

성이었던 적도 있었다 하지만 백 팀장은 ldquo아이를 함께 돌봐야 해

서 힘들었지만 야근도 밤새는 일도 동료들보다 더 많이 하려 노

력했다rdquo고 말했다

그는 ldquo과학자로 성공하는 데 여성이 갖는 장점도 많다rdquo고 덧붙

였다 그 중 하나로 lsquo직감rsquo을 꼽았다 ldquo연구하면서 여성이 갖는 직

감이 장점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남성은 웬만큼 결과

가 보여야 판단하는 데 비해 여성은 상황의 맥락과 뉘앙스 등을

감지해 연구방향 수정 등에 대한 판단을 빨리 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대개의 여성이 남성보다 섬세하기 때문에 갖는 장점

이죠rdquo

그러면서 과학자가 되더라도 과학뿐 아니라 lsquo융합rsquo을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의료나 건축middot예술middot문화 등 다양한 분야와 과

학이 융합할 때 시너지를 낸다는 것이다 ldquo호기심을 가지고 다양

한 분야를 살펴봐야 합니다 궁금증이 많아야 해요 중요한 것은

호기심에 머무르지 않고 해결 방안까지 같이 고민해야 한다는 점

입니다 정보를 많이 얻고 이를 토대로 분석하는 습관을 길러야

합니다rdquo 글middot남형도 기자

백미숙 팀장이 2012년 만든 인사동 홈페이지(wwwhiinsacom) 초기 화면 1초 간격으로 바뀌는 인사동 사진을 전면에 시원하게 배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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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2014414 위클리 공감

ldquo그 때만 해도 금세 (직장을) 얻을 수 있을 거라 lsquo착각rsquo했지

요rdquo 이화여대 컴퓨터공학과 변해선(38) 연구교수는 요

즘 말로 lsquo경단녀(경력단절 여성의 줄임말)rsquo였다 연년생 두 아이를

키우는 엄마의 삶은 공학관 연구실의 작은 컴퓨터와 집뿐이다

ldquo아이를 둘 키워보면 전혀 다른 세계를 만나게 될 거예요rdquo 변 교

수는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의 지원으

로 복직에 성공하면서 두 마리 토끼를 잡고 있는 lsquo슈퍼 맘rsquo이다

고등학생 시절 컴퓨터 활용이 재미있었다는 변 교수는 소프트

웨어 전문가를 꿈꾸며 하루 9시간 이상 모니터 화면과 씨름했다

대학에 들어가서도 꾸준히 그 길만 고집했다 여성이라 불리하다

는 생각도 전혀 없었다 ldquo제가 학교를 다니던 1990년대 중반만 해

도 한창 인터넷 붐이 일었고 컴퓨터 업계에서는 경쟁력이 있었어

요rdquo 그래서 항상 lsquo하면 되겠구나rsquo 싶은 자신감이 있었다 딱 출산

전까지는 그랬다

박사학위를 받기 이틀 전 첫아이를 낳았다 변 교수는 이때부

터 모든 삶이 계획과는 다르게 흘러가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는

꾸준히 해 왔던 연구를 쉬면 도태된다는 생각에 산후조리 2개월

만에 lsquo박사후 연구원rsquo이 되었다 ldquo생후 3개월도 안 된 아이를 어린

ldquo아이들이 자랑할 엄마과학자 돼야죠rdquo변해선 이화여대 컴퓨터공학과 연구교수 ldquo참 어렵게 이 자리에 돌아왔어요rdquo

지미연 기자

한국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의 lsquo여성 과학인 경력복귀지원 사업rsquo을 통해 현업에 돌아온 변해선 교수는 ldquo(경력단절 기간 동안) 급변하는 IT 분야에서 어린 친구들이나 해외 박사들이 많아 쉽게 뒤처질 수 있다는 생각에 조급했다rdquo고 말했다

과학기술 여성파워시대 경력단절 딛고 복귀기획특집

오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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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 공감 2014414 31

이집에 맡기기 시작했어요rdquo

하지만 첫째를 출산한 지 8개월 둘째가 lsquo덜컥rsquo 생겨 버렸다 연

구 논문을 구상하기도 벅찬 시간 점점 무거워지는 몸을 이끌고

연구와 육아를 감당하기가 어려워졌다 임신 6개월째 그는 연구

실을 떠났다 박사후 연구원 1년차였다 ldquo떠날 때만 해도 금세 복

귀할 수 있을 줄 알았지요rdquo

연년생 두 아이의 육아는 그에게 lsquo충격적rsquo이었다고 한다 ldquo한 아

이만 키우는 것과는 완전히 달랐어요 새벽에 일어나 둘째에게

우유를 타주고 기저귀 갈아주고 첫째 옷 갈아입히고 그렇다고

(아이가) 인형처럼 가만히 있나요 한창 움직이면서 시리얼 엎고

어지럽히고hellip 잠깐 안 보는 새 연구 중인 모니터 앞에서 키보드

를 쿵쿵 두들기고 있질 않나 매일이 아찔했죠rdquo

한국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 덕에 연구현장 복귀

연구실이 그리워졌다 하지만 공백은 컸다 여기저기 지원해 봤지

만 계속 고배를 마셨다 그렇게 1년 2개월의 시간이 흘렀다 변 교

수의 세부 전공인 컴퓨터 네트워크 분야는 점점 길이 좁아졌다

그는 ldquo특히 IT분야는 워낙 급변하는데다 어린 친구들이나 해외

박사들이 많아 쉽게 뒤처질 수 있다는 생각에 조급한 마음도 있

었다rdquo며 ldquo막막하고 답답하고 불안한 시간이었다rdquo고 회고했다

그러던 어느날 메일이 도착했다 한국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

터(WISET)에서 lsquo2013 여성 과학인 경력복귀지원 사업rsquo을 한다는

모집공고였다 2012년에 시작한 이 사업에는 대학연구원 모집도

포함됐다 간절한 마음으로 지원서를 썼다 ldquo합격 통보를 받고 정

말 기뻤지요 공부했던 모교인데다가 일과 육아 두 마리의 토끼

를 잡을 수 있는 환경이 주어진 거죠rdquo

기쁜 마음으로 모교에 복귀했지만 적응은 쉽지 않았다 연구

와 육아를 병행하는 일은 생각보다 만만치 않았다 오히려 극심

한 우울증을 겪어야 했다 부부싸움도 늘고 엄마로서 해서는 안

될 생각까지 했다고 한다 포기하고 싶은 순간 변 교수는 오기가

생겼다 퇴근 후 밤 9~10시에 아이를 재워놓고 새벽 1시에 알람

을 맞춰 뒀다 쪽잠을 자고 일어나 연구에 몰입했다 ldquo경쟁에서

뒤처져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점점 커지더라고요rdquo 그는 이런 각

고의 노력 끝에 지난해 11월 교육부에서 주관한 lsquo리서치펠로우

프로젝트(모바일 클라우드 컴퓨팅 상호작용 지연 최소화를 위한

복합프레임워크 개발)rsquo를 맡으면서 연구교수가 됐다

요즘의 꿈은 두 가지다 ldquo연구자로 우리나라 소프트웨어 분야

에 기여할 수 있는 연구 실적을 내는 거죠 지금 실험이 마무리

단계에 있고요 조만간 논문을 발표할 예정입니다rdquo 그는 연구 이

야기를 하면서 커다란 눈을 반짝였다 두번째 꿈은 더 인상적이

었다 ldquo아이들에게 자랑스러운 엄마가 되는 거요 나중에 커서 아

이들이 lsquo우리 엄마는 과학자rsquo라고 자랑스러워할 수 있었으면 좋겠

어요rdquo 글middot박지현 기자

한국여성과학기술인 RampD 경력복귀지원 사업이란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가 출산middot육아 등으로

경력이 단절된 이공계 출신 여성(여성과학기술인)에 대해 다시 연구 현

장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업이다 여성들이 연구 현장 복귀

를 준비할 때부터 일자리에 정착할 때까지 패키지 형태로 지원한다

재취업 역량 진단을 통한 맞춤형 준비교육과 직업상담 일자리 추천

등을 한다 지속적으로 경력을 유지middot발전시킬 수 있도록 취업 중개도

돕는다 복귀 사업의 지원 규모는 여성 과기인 1인당 2천만원 이내로 최

장 3년까지 지원된다 2012년과 2013년 두 차례에 걸쳐 여성 과학자 복

귀사업을 벌였는데 70명 모집에 153명이 몰렸다 이 사업을 통해 현장

으로 돌아온 여성 과학기술인은 2012년 39명 2013년 58명이었다 이

들은 지금까지 국내외 학술지 논문 30편과 특허출원 9건을 내는 등 두

드러진 성과를 보이고 있다

문의 02-6411-1011~2 wwwwisetrekrreturn

ldquo두 아이의 육아를 연구와 병행하는 일은 생각보다 너무 어려웠다rdquo는 변 교수는 아이들에게 자랑스러운 과학자 엄마가 되고 싶다고 했다

오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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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2014414 위클리 공감

과학기술 여성파워시대 과학과 인문학 통섭기획특집

ldquo미국 유학시절 아이가 아플 때면 유치원을 보낼 수도 내

가 학교 수업에 빠질 수도 없어 발을 동동 구른 적이 한

두 번이 아니었어요rdquo

45년간 화학을 연구해 온 황영애(68) 상명대 명예교수는 아직

도 그 시절만 떠올리면 가슴 한 편이 쿡쿡 아려온다 함께 박사과

정을 밟은 남편은 아이 문제나 집안일에 있어서 늘 뒷전에 있는

데 반해 과학자이기 전에 lsquo엄마rsquo였던 황 교수에게는 학업과 가정

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게 여간 고된 일이 아니었다

ldquo어느 분야나 일과 가정을 양립시키는 일이 쉽진 않겠지만 과

학 분야에서도 여성에게 유리한 점은 결코 없었어요 사회생활에

있어서의 문제라기보다는 결혼이나 육아로 인한 가정의 문제였

죠 혹자는 연구직이면 그래도 좀 편하지 않으냐고도 하는데 흔

히 생각하듯 하나 더하기 하나를 해서 원하는 결과가 나오는 게

아니니까요 밤새도록 실험하는 일도 잦은데 아이를 둔 엄마로서

는 쉬운 일이 아니죠rdquo

lt세계문학전집gt 읽기를 좋아하던 부끄럼 많던 여고생은 화학

수업을 하던 총각 선생님을 짝사랑하며 흥미가 생겼다 선생님이

아닌 화학과 본격적인 사랑에 빠진 건 이듬해 대학에 입학하면

서부터다

그가 대학에 입학하던 해 서울대 화학과 정원 30명 중 여학생

은 4명뿐이었다 황 교수는 ldquo그 정도면 당시로서는 적지 않은 수rdquo

라며 ldquo진로를 정하는 데 있어 여자 동기들과 선배들의 도움을 많

이 받았다rdquo고 말했다 이공계 여대생이 극히 드물던 시절 결혼middot

육아에 대한 고민을 나눌 유일한 대상은 처지가 비슷한 동료들

뿐이었다

ldquo흔히 여성 과학자의 강점으로 섬세함을 꼽는데 저는 손끝이

야물지를 못했어요 실험할 때는 꼼꼼함이 필수인데 그렇지 못해

ldquo화학에서 인생과 인문학을 보았어요rdquo황영애 상명대 명예교수 ldquo교수법에 응용해 제자들 이해 도와 보람 느껴rdquo

공부가 힘들게 느껴질 때도 많았어요 오랫동안 공부해 온 저도

그런데 학생들은 오죽할까 싶어 어떻게 하면 좀 더 쉽고 즐겁게

가르칠 수 있을까 고민했죠rdquo

그 고민의 해답은 인생에 있었다 황 교수는 화학적 원리에 인

간 관계를 대입해 강의했다 그는 ldquo과학으로서 화학을 바라보면

어렵게 느낄 수 있는 것도 인생에 빗대면 쉽게 이해되는 부분이

많다rdquo고 설명했다

ldquo과학 대중화가 곧 과학 발전rdquohellip 중middot고교 무료강의 희망

ldquo화학은 정확한 학문이에요 하나가 모자라면 상대방에게 내 것

을 내어주는 게 기본 원리죠 어느 물질 하나 무의미한 건 없어

요 가령 촉매제를 예로 들면 촉매라는 건 두 가지 물질이 반응

할 때 그걸 도와주는 물질이에요 그 반응에 적극적으로 참여하

면서도 자체 생성물을 만들지 않는 희생적인 물질이죠 제 할 일

을 묵묵히 하면서도 과시하지 않는 모습이 우리 인생에 깨달음

을 주지 않나요rdquo

lsquo화학에서 인생을 배웠다rsquo고 말하는 제자들이 하나 둘 늘어날

때마다 그의 보람도 늘었다 제자 중에는 그의 교수법을 벤치마

킹해 교단에 선 이들도 있단다 인문학적인 강연으로 과학적 이

해를 돕는 그의 수업 방식은 어찌 보면 대립각을 세우는 일로도

보인다

그러나 그는 인문학을 넘어 종교에서도 과학적 원리를 발견한

다 뒤에서 힘을 보태주는 중성자 이야기로는 lsquo겸손rsquo을 플라스마

의 산화 정신으로는 lsquo순교자의 삶rsquo을 풀어낸다 필수원소와 독성

원소는 lsquo선을 가장한 악rsquo을 제설제와 부동액은 lsquo기도와 눈물rsquo의 의

미를 이해하게 한다

ldquolsquo과학과 종교의 만남rsquo이라면 흔히 성경에 나오는 일을 과학적

32-33-기획-황영애indd 32 2014-04-11 오전 15113

위클리 공감 2014414 33

으로 증명하는 내용일 것이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아요 하지

만 저는 종교적 현상을 설명하거나 증명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화

학이라는 학문이 신앙을 받아들이는 데 어떻게 도움이 되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어요 인문학도 그런 의미에서 과학과 대

치 관계에 있는 것이 아니라 접점에 있는 학문이라고 생각해요rdquo

황 교수는 자신의 강의 내용을 바탕으로 lt화학에서 인생을 배

우다gt lt화학에서 영성을 만나다gt라는 책을 출판했다 그 중 lt화

학에서 인생을 배우다gt는 교육부가 선정한 우수 과학도서로 꼽

히기도 했다

그는 저서를 내는 데 그치지 않고 직접 중middot고등학교를 돌며 무

료 강의를 펼치고 싶은 소망을 품고 있다 과학의 대중화가 곧 과

학의 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믿음 때문이다

ldquo과학 그 중에서도 기초과학 분야는 정말 중요한 학문입니다

기초과학이 튼튼해야 응용 분야도 발전할 수 있죠 미래 과학의

기초를 다지는 데 제가 조금이나마 역할을 할 수 있기를 바랍니

다rdquo 글middot허정연 기자

전민

규 기

황영애 명예교수는 45년간 화학을 연구middot강의한 경험을 바탕으로 과학의 대중화에 앞장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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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2014414 위클리 공감

ldquo철커덩철커덩 삐이익~rdquo

4월 7일 오후 울산 동구 현대중공업 본사 건설장비 시험

장 바닷가 옆에 있는 시험장의 모래언덕에서 거친 기계음을 내

며 굴착기가 앞뒤로 흔들리고 커다란 굴착기 버킷(굴착기 앞부

분에 달려 있는 바구니 모양의 구조물)이 수차례 회전하며 흙을

퍼내는 작업을 한다 굴착기가 움직일 때마다 거센 모래바람에

눈을 뜨기 힘들 정도다

30여 분쯤 지나자 작동을 멈춘 굴착기의 운전실 문이 열리고

선글라스를 낀 채 스카프로 코와 귀를 둘러싸고 안전모를 쓴 운

전사가 내린다 영락없는 건설현장 남성의 모습 같지만 이 회사의

건설장비 설계 분야에서 금녀의 벽을 허문 건설장비개발1부 굴착

기 설계부의 이선경(39) 차장이다

이 차장은 남성의 전유물로 여겨지는 건설중장비 설계 분야에

서 우먼파워를 과시하는 여성 엔지니어다 2001년부터 현대중공

업에서 근무하고 있다 울산대에서 자동차공학을 전공한 그의

업무는 굴착기 설계 및 개발이다

남성 중심의 건설장비 설계를 선택한 데는 lsquo도전정신rsquo이 큰 영

향을 미쳤다 이 차장은 ldquo용도나 중량의 차이는 있지만 자동차나

건설장비의 기본 원리는 비슷하다rdquo며 ldquo여성이라서 하지 못할 것

이라는 선입견을 깨고 싶었다rdquo고 말했다

지금은 14년차의 베테랑 설계사가 됐지만 그의 도전은 처음부

터 녹록지 않았다 lsquo휠로더rsquo lsquo스키드로더rsquo lsquo카울링rsquo lsquo데칼rsquo 등 낯선 건

설장비 전문용어와 기계를 익히는 것에도 진땀을 뺐지만 육체적

피로감은 큰 고충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굴착기 설계 분야는 현장에서 굴착기를 직접

시운전해 보고 현장을 발로 뛰며 남성 작업자들을 만나 의견을

듣는 등 강도 높은 육체노동이 뒤따르는 업무 특성 탓에 여성과

는 특히 거리가 먼 영역으로 여겨져 왔다

과학기술 여성파워시대 현장에 산다기획특집

하지만 이 차장은 이런 선입견을 하나씩 깨뜨렸다 남자 동료

들에게 뒤지지 않기 위해 꾸준한 운동으로 체력을 다지는가 하

면 잦은 야근이나 출장 등에서도 특혜를 받지 않았다 더 나은

제품 개발을 위해 굴착기 운전자격증을 따내는 열성을 보이기도

했다

그는 ldquo설계실뿐 아니라 각종 현장에서 설계한 굴착기가 제대

로 움직이며 작동하는지를 직접 점검하는 등 꼼꼼하게 챙겨야

더 나은 굴착기를 만들 수 있기 때문에 운전자격증까지 따면서

스스로 굴착기 프로가 돼야 한다rdquo고 말했다

이 같은 그의 열정과 여성 특유의 섬세함middot꼼꼼함은 제품의 완

성도를 높이는 데 기여하고 있다 이 회사의 굴착기가 업계의 호

평을 얻은 데는 여성 설계자들의 역할이 컸다는 게 업계의 평가

다 이 차장의 손을 거친 lsquo굴착기 9시리즈rsquo는 세계적 베스트셀러이

다 국내에서는 수년째 부동의 1위를 지키고 있고 해외로도 꾸준

히 수출되는 제품이다

이 차장은 ldquo여성이 보는 관점과 남성이 보는 관점은 다르다rdquo며

ldquo유저 인터페이스를 제품에 완벽히 반영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의

견이 나와야 하는데 그런 측면에서 여성 설계자들이 긍정적 역

할을 한다rdquo고 말했다

ldquo동등한 대우 바라면 당당하고 용감하게 도전을rdquo

여성 설계자들은 개발 업무뿐만 아니라 현장이나 부서에서 활력

소로서의 역할도 톡톡히 한다

이 차장은 ldquo부서 내 여성 설계자가 5명인데 경직된 조직문화

에서 윤활유와 같은 작용을 한다rdquo며 ldquo갈등관계에 있는 발주처와

의 미팅에서는 부드러운 분위기를 만들어내고 친근한 표현과 여

유 있는 태도는 현장 근로자와의 관계 개선에도 큰 역할을 한다rdquo

고 말했다

ldquo섬세함 살려 최고 굴착기 만들어야죠rdquo현대중공업 건설중장비 설계 이선경 차장 ldquo현장을 발로 뛰느라 육체노동 강도 세요rdqu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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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 공감 2014414 35

지미

연 기

하지만 남성 중심의 조직에서 힘든 점이 없는 것도 아니다 그

는 ldquo아직까지 여성 직원의 업무능력에 대한 데이터베이스가 부족

하기 때문에 중장비 분야에 대한 여성의 이해도가 낮을 것이라

는 그리고 가정으로부터의 독립성에서도 남성에 미치지 못한다

는 선입견이 있다rdquo며 ldquo하지만 그것은 여성 스스로가 넘어야 할

산rdquo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성들이 스스로 가치관을 세우고

자신의 일에 자신감을 가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ldquo같은 월급

과 동등한 대우를 받기를 바라면서 쉬운 일만 하려고 든다면 어

떤 상사라도 중책을 맡기고 싶어하지 않을 것rdquo이라며 ldquo당당하고

용감하게 도전해야 한다rdquo고 말했다

이어 ldquo섬세하고 부드러운 여성만의 장점을 살려 건설장비 분야

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드는 것이 꿈rdquo이라며 ldquo현장에서 작업자

들과 함께 어울리며 세계 최고의 제품을 설계하고 싶다rdquo는 포부

를 밝혔다 글middot최재필 기자

현대중공업 건설장비개발1부에서 굴착기 설계를 맡고 있는 이선경 차장이 자신이 설계한 제품을 점검하고 있다

현대

중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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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2014414 위클리 공감

과학기술 여성파워시대 기술로 승부기획특집

임형미(47) 한국세라믹기술원 에코복합소재팀장은 지난

2010년부터 산업통상자원부가 추진하는 10대 핵심소재개

발(WPMmiddotWorld Premier Materials)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

다 WPM은 수송기기용 초경량 소재 친환경 스마트 표면처리 강

판과 같은 미래형 신소재들을 개발하는 프로젝트다 임 팀장은

10대 프로젝트 중 한 분야인 나노카본(탄소섬유) 사업단에서 에

너지 절감을 할 수 있는 나노복합소재를 개발하고 있다 이번 사

업단에서 몇 안 되는 여성 책임자이기도 하다 그는 ldquo최근 방열

소재가 주목받고 있는 만큼 고온에서 표면의 전기 절연성을 유지

할 수 있는 세라믹 소재를 연구한다rdquo며 ldquo정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프로젝트인 만큼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rdquo

고 말했다

세라믹은 크게 첨단세라믹과 전통세라믹으로 나뉜다 전통세

라믹은 흙이나 모래 같은 원료를 이용해 불로 구워낸 도자기나

유리 등을 말한다 첨단세라믹은 자동차와 항공우주 등 첨단 기

술을 세라믹에 접목한 소재를 말한다

한국세라믹기술원은 첨단세라믹 연구기관으로 2000년 정부

출연기관으로 출범했다 2009년부터는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기

관으로 바뀌었다 한국세라믹기술원은 에너지환경middot전자middot기초

소재 융합 분야로 나뉘어 연구하고 있다

임 팀장이 이끌고 있는 에너지소재본부 내

에코복합소재팀에서는 세라믹 원료에 해당

하는 나노입자를 더 작게 만들거나 나노입

자의 특성을 응용한 나노기술 개발에 힘쓰

고 있다

그가 2000년 한국세라믹기술원에 입사할

때만 해도 여성 과학기술 연구원은 어디에서도

ldquo나노복합소재 개발 사명감이 큽니다rdquo한국세라믹기술원 에코복합소재팀 임형미 팀장 ldquo과학기술은 가장 진실한 학문rdquo

전민규 기자

임형미 팀장은 산업통상자원부가 추진하는 10대 프로젝트 중 한 분야인 나노카본 사업단에서 책임자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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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 공감 2014414 37

보기 드물었다 또 과학기술이라고 하면 광물 자원 등과 같은 단

일 자원을 개발하는 수준이었다 그러나 한국세라믹기술원이 출

범하면서 변화를 맞았다

각 분야에서 세라믹기술원을 찾기 시작하면서다 당시 이화여

대 화학과를 졸업하고 미국에서 물리화학 박사학위를 받았던 임

팀장은 곧바로 지원했다 입사 지원 당시 전남대와 조선대에서

lsquo박사후 연구원rsquo으로 활동하고 있던 터라 전공을 살릴 수 있는 기

회였고 합격 소식을 들었다 임 팀장은 ldquo남편이 지방에서 근무했

기 때문에 주말부부로 지내야 하는 현실이었지만 남편의 전폭 적

인 지지 속에 일할 수 있게 됐다rdquo며 ldquo남편과 14년째 주말부부 생

활을 하고 있다rdquo고 말했다

ldquo기술개발로 기업middot소비자에 도움 줄 수 있어 뿌듯rdquo

임 팀장은 지난 4월 1일 수석 연구원으로 승진했을 정도로 인정

받고 있지만 그에게도 고비는 있었다 바로 2000년 분체팀으로

입사하면서다 분체(고체 입자가 많이 모여 있는 상태의 물체를

통틀어 이르는 말)는 공학 분야로 이학 전공을 한 그에게는 어려

움이 있었다

그렇게 1년 남짓 연구에 매진하고 있던 2000년 초 당시 한국세

라믹기술원장이 세라믹을 섬유에 응용할 수 있는 프로젝트 팀을

꾸리면서 기회가 온 것이다

그는 전남대에서는 흡착제와 석유화학 공정 등에 쓰이는 첨단

신소재인 제올라이트(제올라이트는 알칼리 금속 또는 알칼리토

류 금속을 함유하는 함수 알루미늄 규산염 광물의 일종) 촉매를

조선대에서는 세라믹 코팅제를 연구했다 그는 ldquo분체팀에 들어갔

지만 전공 분야가 아니어서 힘들었는데 회사에서 복합소재 개

발 얘기를 듣고 바로 참여하게 됐다rdquo고 말했다

그 이후 나노카본 복합소재 개발에 적극 뛰어들었다 그간 성

과도 있었다 대표적인 연구 성과물은 난연제(플라스틱의 내연소

성을 개량하기 위해 첨가하는 첨가제) 개발이다 예를 들어 지하

철 화재 시 인명 피해가 많은 이유는 유독가스로 인한 질식사 때

문으로 난연제 개발도 유독가스를 줄일 수 있는 방안이 된다 전

선소재도 나노입자 크기(한 변의 길이가 1천만분의 1미터 이하)의

무기물을 고르게 분사시키고 불에 잘 타지 않는 성질의 난연제

를 결합시키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임 팀장은 ldquo나노물질의 입자 크기는 눈에 보이지 않지만 나노

기술은 우리의 건강과 환경 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요한 기

술rdquo이라고 말했다

또 기업과 협업해서 개발한 연구도 있다 기술원은 개인 연구

개발도 중요하지만 기업이 필요로 하는 기술도 개발한다 그는

ldquo기술 개발을 하면 기업들에 기술을 이전하기도 하지만 자체 예

산이 많지 않아 예산 확보를 위해 기업이 의뢰한 기술을 협업해

개발하는 프로젝트가 많다rdquo고 말했다

대표적인 것 중 하나가 2012년 LG전자와 함께한 휴대폰 유리

기판 표면온도 저감용 코팅제 연구다 휴대폰을 오래 사용하다

보면 휴대폰이 발열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발열을 줄이기 위한

기술 연구를 LG전자가 의뢰하면서 연구에 매진해 발열을 줄일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현재는 LED 분야 중소기업과 LED 형광등 커버를 개발 중이

다 그는 ldquo과학기술은 측정과 관찰을 통해 결론을 얻는 만큼 정

확하고 진실한 학문rdquo이라며 ldquo기술 개발로 기업은 물론 소비자들

에게도 도움이 될 수 있어 매우 뿌듯하다rdquo고 말했다 이어 ldquo과학

기술 분야에 진출하는 여성들의 숫자가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rdquo고

덧붙였다 글middot김성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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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 2014414 위클리 공감

베트올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개와 고양이 등 반려동물들의

질병을 체크할 수 있는 진단키트를 개발하는 회사다 동

물 진단키트란 사람의 임신 진단키트와 같이 반려동물의 혈액이

나 분비물을 떨어뜨려 10분 이내에 질병 유무를 곧바로 알 수 있

게 해 주는 제품이다 한 줄이면 음성 두 줄이면 양성 반응을 나

타낸다 김정미(51) 베트올 대표는 ldquo국내에서는 잘 알려지지 않은

기업일 수 있지만 해외 동물 의료시장에서는 꽤 유명한 기업rdquo이

라고 소개했다

실제로 베트올은 107개국에 30여 개 질병 진단키트 제품을

수출한다 지난해 1분기 매출의 991퍼센트가 해외에서 나왔을

정도다 김 대표는 ldquo국내에서는 반려동물에 대해 관심 있는 질병

수가 4~5개에 불과하지만 해외에서는 사람이 가지고 있는 질병

처럼 반려동물 질병에 대한 관심이 높기 때문rdquo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창업한 지 7년 만에 세계 동물 의료시장에서 다섯 손가

락 안에 꼽히는 기업으로 성장했다 연구원과 생산직원을 다 합

쳐도 28명밖에 안 되는 기업이 말이다 2006년 12월 창업한 첫

해에도 매출을 올렸다 이에 대해 그는 ldquo좋은 물건을 빨리 만들고

잘 팔았기 때문rdquo이라고 대답했다 이런 자신감에는 그가 학교에

서 공부한 이론과 실무 경험이 바탕이 됐다

김 대표는 이화여대 생물학과를 졸업한 후 미국 오스틴 텍사

ldquo충분한 역량middot경험 쌓은 뒤 43세에 창업rdquo김정미 베트올 대표hellip 동물 질병 진단키트 개발로 7년 만에 세계 5위권 성장

지미

연 기

김정미 베트올 대표는 창업 7년 만에 반려동물의 질병 진단키트를 107개국에 수출하고 있다

과학기술 여성파워시대 과학도로 창업 도전기획특집

박상

문 기

38-39-기획-김정미indd 38 2014-04-11 오전 15411

위클리 공감 2014414 39

스주립대에서 약리middot독성학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MIT 박사후

연구원 과정을 마쳤다 한국에 들어와 1997년 국립보건원에서

책임연구원으로 근무한 뒤 바이오 업체인 바이오메드랩과 이수

그룹의 바이오 계열사인 이수앱지스에서 인체 질병과 동물 질병

연구를 했다

바이오메드랩 연구원 재직시절에는 자궁암 진단키트인 lsquo자궁

암 진단용 DNA 칩rsquo을 개발했다 한국 식약청 허가를 받아 현재

병원에서 사용되고 있다 이후 이수앱지스로 옮겨 인체 진단과

관련 제품을 연구하고 개발 판매까지 총괄하는 진단사업팀장을

5년간 지냈다 그는 ldquo국립보건원 공무원 생활을 하고 바이오 회

사에서 제품을 만들어 상용화하는 모든 과정을 경험한 것이 창

업하는 데 큰 자산이 됐다rdquo고 말했다

자신감이 생긴 김 대표는 창업을 하기로 결심했다 당시 나이

43세였다 그는 ldquo지금까지의 경험과 역량으로 충분히 승산이 있

다고 생각했다rdquo고 말했다 그는 이수앱지스에서 함께 지내온 연

구원들과 함께 힘을 모아 시작하기로 했다 그러나 제한된 자본

력과 소수 인력으로는 지금까지 했던 인체형 질병 진단키트 시장

은 어렵다고 판단했다 결국 고민 끝에 반려동물 시장으로 방향

을 틀었다 그는 ldquo동물 진단키트는 사람을 위한 키트와 기술이 유

사해 제조 원가가 비슷한 반면 판매 가격과 경쟁률은 크게 차이

가 난다rdquo고 말했다 이어 ldquo전 세계 동물시장은 해마다 10퍼센트

이상 증가하는 블루오션인 만큼 성장 가능성이 크다고 확신했

다rdquo고 덧붙였다

ldquo창업은 철저히 준비하고 정책자금 적극 이용을rdquo

그러나 어려움도 있었다 바로 연구개발비다 김 대표는 정부에서

지원받을 수 있는 방법을 알아보기 시작했다 그는 ldquo사업성이 높

은 만큼 성공할 자신이 있었다rdquo며 ldquo중소기업청 농림부(현 농림축

산식품부) 경기과학기술진흥원 등에서 내놓은 과제에 참여해

연구개발비를 확보했다rdquo고 말했다 실제로 베트올은 2007년 9월

산업자원부(현 산업통상자원부)의 lsquo신기술보육사업rsquo으로 선정돼

기술개발 자금을 지원받았고 2008년에는 중소기업청의 lsquo중소기

업기술혁신사업rsquo에 뽑혔다 김 대표는 ldquo창업을 생각한다면 우선

철저히 준비하고 정부의 정책자금을 적극 이용하라rdquo고 조언했다

지원 끝에 베트올은 lsquo개 심장사상충rsquo lsquo개 홍역rsquo lsquo개 장염rsquo 등 세 가

지 종류의 질병을 체크할 수 있는 진단키트를 개발할 수 있었다

베트올 진단키트는 국내 수의사는 물론 세계 바이어들에게 호

평을 받으면서 제품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다 이제는 lsquo어디에 팔

까rsquo 고민을 하는 게 아니라 기업에서 lsquo필요한 제품을 만들어 달라rsquo

는 주문이 들어올 정도다 빠른 시간 내 시장을 선점할 수 있었던

이유는 김 대표가 직접 제품을 들고 해외 바이어를 만나고 뛰어

다닌 덕분이다 그는 ldquo제품을 만든 사람이 가장 잘 팔 수 있다고

생각한다rdquo며 ldquo아직도 제품의 기술영업과 기술지원을 직접 하고 있

다rdquo고 말했다 베트올은 물건을 믿고 팔 수 있는 백신회사나 제약

회사 등을 선정해 계약을 맺는다 거래처가 65개사에 달한다

현재 전 세계 동물 진단키트시장 규모는 2조원이다 대표 기업

으로는 아이덱스와 헤스카 신바이오텍스 등 미국의 3개사와 유

럽의 2개사 정도다

김 대표는 ldquo우리 기업만의 기술경쟁력이 있는 만큼 몇 년 안에

아이덱스와 어깨를 견줄 수 있을 것rdquo이라고 자신했다 이어 ldquo앞으

로 진단키트뿐 아니라 진단부터 치료까지 할 수 있는 의료기기

개발에도 힘쓸 것rdquo이라고 말했다 올해에는 개와 고양이 질병 진

단키트에 이어 말에 대한 질병 진단키트를 출시할 계획이다 그

는 ldquo창업할 때 가장 시간을 많이 투자하고 전문성을 가져야 한

다rdquo며 ldquo일할 때에는 여자라는 생각을 버리고 일해야 한다rdquo고 말

했다 글middot김성희 기자

베트올이 개발한 반려동물들의 질병을 체크할 수 있는 진단키트

베트

38-39-기획-김정미indd 39 2014-04-11 오전 15414

40 2014414 위클리 공감

공감 인터뷰

인터넷 없는 세상을 상상할 수 있을까 우리 생활 전반에 자

리 잡은 인터넷 덕분에 편리한 생활을 영위하고 있지만 개

인정보 유출 바이러스 유포 등 사이버 범죄에 대한 우려도 만만

치 않다 이 같은 걱정에서 벗어날 수 있는 안전한 정보통신 사회

를 만들기 위해 활동하는 사이버 보안전문가 lsquo화이트 해커rsquo의 세

계에 뛰어든 고교생이 있다

지난 4월 2~3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전 세계 화

이트 해커들의 해킹방어기술 경연대회 lsquo코드게이트(CODEGATE)

2014rsquo 주니어부 우승자인 선린인터넷고 3학년 임정원(18) 군이다

이번 대회에는 지난 2월 온라인으로 치러진 예선전을 포함 역

대 최대 규모인 전 세계 74개국 1200개팀 2968명의 정보보안

인재들이 참가했다 lsquo코드게이트 2014rsquo에서 세계 최초로 열린 주

니어 해킹방어대회에도 24개국 378명이 참가했다

7회째인 올해 대회는 해외 참가팀의 비중이 58퍼센트였으며

지난해 개최된 세계 최대 해킹대회인 lsquo데프콘rsquo(예선참가 917개팀)

규모도 뛰어넘었다

우리나라는 단체전인 일반부에서 아쉽게도 우승팀을 내지 못

했으나 개인전인 주니어부에서 1위부터 3위까지 휩쓸었다 특히

우승자인 임 군은 총점 1340점을 획득해 880점으로 2위를 차지

한 김범수(18middot개포고 3년) 군과 큰 점수 차를 보였다

ldquo어릴 때부터 게임보다 프로그래밍에 관심이 컸어요rdquo

ldquo어릴 때 집에 있는 컴퓨터를 하면서 궁금증이 생겼어요 컴퓨터

에서 운영되는 프로그램들이 어떻게 만들어지는 걸까 하고요

그래서 초등학교 2학년 때 직접 프로그램을 만들고 싶은 마음에

혼자 책을 보면서 공부를 시작했어요rdquo

임 군은 lsquo학원을 다녔다rsquo lsquo컴퓨터를 잘하는 집안 어른에게 배웠

다rsquo 정도의 답변을 기대하며 던진 질문에 대해 lsquo독학rsquo이라는 의외올해 처음 열린 코드게이트 2014 주니어부 우승자인 임정원 군은 우리나라의 사이버 안보를 지키는 정보보안 전문가를 목표로 공부하고 있다

지미

연 기

ldquo사이버안보 지키고 싶어요rdquo선린인터넷고 임정원 군 해킹방어기술 올림픽 lsquo코드게이트 2014rsquo 주니어부 우승

40-41-공감인터뷰indd 40 2014-04-11 오전 15526

위클리 공감 2014414 41

의 답을 내놓았다 초등학교 저학년 또래라면 컴퓨터 게임이나

인터넷 검색 등에 관심을 보이는 것이 보통인데 임 군은 그것을

가능하게 만든 프로그램에 흥미를 보인 점도 남달랐다

ldquo그 당시 보던 책 중에 lt철벽보안을 위한 역공격 해킹gt이라는

책이 있었어요 그 책을 보면서 정보보안에 빠져들었고 나중에

는 책이 뜯어질 정도로 반복해서 읽었어요rdquo

남다른 관심과 열성으로 임 군은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 2년

간 서울 중부교육청의 정보영재로 중2 때는 서울대학교 과학영

재교육원 정보영재 프로그램에 선발되어 영재 교육을 받았다

ldquo책에 나온 내용들을 보면서 정보보안에 대해 본격적으로 공

부해 보고 싶은 욕심이 생겼어요rdquo

특성화고에서 체계적으로 공부할 길 찾아

임 군이 특성화고인 선린인터넷고에 진학한 것도 정보보안에 대

한 공부 욕심이 커서였다고 한다 임 군의 부모는 특목고 진학을

원했으나 ldquo본격적으로 정보보안에 대한 공부를 해 보고 싶다rdquo는

임 군의 강한 고집에 밀려 특성화고 진학을 허락했다고 한다

ldquo선린인터넷고의 교육과정과 동아리활동에 대해 알아보니 제

가 더 알고자 했던 것들을 제대로 배울 수 있을 것 같다는 기대

감이 들었어요 실제로 입학해서 공부해 보니 수업 내용이 충실

하고 동아리활동도 활발해 부족한 점을 많이 채울 수 있었어요

lsquo레이어 세븐rsquo이라는 동아리에 가입했는데 뛰어난 선배들이 문제

를 해결하는 모습을 가까이서 보고 함께 연구활동을 할 수 있어

서 너무 좋았어요rdquo

선린인터넷고에 진학해 정보보안에 대해 체계적으로 공부할

수 있는 길을 찾게 된 임 군은 각종 대회에 진출하면서 좋은 성과

도 냈다 2013년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개최한 lsquo제1회

ETRI 주니어 해킹대회rsquo에서 우승하는 등 총 7개의 해킹방어대

lsquo화이트 해커rsquo들의 축제인 코드게이트 2014의 외국인 참가자

코드

게이

트 2

014

사무

회에 참가해 그 가운데 2개 대회에서 2위에 입상하고 5개 대

회에서 1위를 하는 등 놀라운 실력을 보여주었다

ldquo대회에 나가면 내가 어느 정도 수준인지 부족한 점은 어떤

건지를 알 수 있어 좋아요 이번 대회는 세계 최초의 주니어 국제

해킹방어대회이자 제가 나갈 수 있는 마지막 주니어 대회였기에

더욱 의미가 있었는데 이렇게 좋은 성적을 거둬 정말 기뻐요rdquo

임 군은 지난해 9월부터 한국정보기술연구원(KITRI)의 차세

대 보안전문가 양성과정 베스트오브베스트(BoB)에 지원해 교육

을 받아왔다

8개월간의 교육과 프로젝트 진행 등을 통해 실력을 인정받아

120명의 교육생 중 lsquo베스트 10rsquo에 선정되어 lsquo국가대표 화이트 해커rsquo

라는 영예를 얻고 지난 3월 캐나다에서 열린 정보보안 컨퍼런스

lsquo캔섹웨스트(Cansecwest)rsquo에 참가하기도 했다

임 군은 BoB 교육과정 중 마이크로소프트사 윈도 익스플로

러 프로그램의 보안 취약점을 발견하기도 했다

ldquo아쉽게도 분석이 완료되기 전에 마이크로소프트사에서 보안

패치를 내놓아 해결이 됐어요 제가 분석하는 동안 먼저 발견한

다른 연구자가 제보를 한 거겠죠rdquo

임 군은 ldquo캐나다에서 정보보안 컨퍼런스에 참가해 최신기술에

대한 발표를 보면서 앞으로 갈 길이 멀었다는 생각이 들었다rdquo면

서 ldquo공부하면 할수록 배워야 할 것이 너무 많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rdquo고 말했다 그리고 자신의 포부를 밝혔다

ldquo여러 사람들과 함께 연구하면서 실력을 키워나가고 싶어요

그래서 대학에 진학해 정보보안을 전공하고자 합니다 기회가 주

어진다면 국가기관에서 우리나라의 사이버 안보를 지키는 일을

하고 싶습니다rdquo

한 고교생의 가슴에 사이버 보안전문가의 꿈이 영글고 있

었다 글middot이윤진 객원기자

40-41-공감인터뷰indd 41 2014-04-11 오전 15530

42 2014414 위클리 공감

스마트폰 중독hellip ldquo자녀와 함께 풀어요rdquo친밀한 소통과 사용한계 정하고 자율성 높이는 lsquo친middot한middot자rsquo 매뉴얼 보급

교육정보

지난해 이동통신 3사의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청소년(만

19세 미만) 약 540만명이 스마트폰을 갖고 있다 한국정보

화진흥원이 지난해 분석한 청소년 스마트폰 중독률(255퍼센트)

은 인터넷 중독률(117퍼센트)보다 2배 이상 높고 전년대비 71퍼

센트포인트 증가하여 성인(89퍼센트)의 29배 수준에 달했다

스마트폰에 빠지기 쉬운 청소년 자녀에게 스마트폰 사용을 줄

이라고 조절하라고 지도하는 것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24

시간 따라다니며 잔소리를 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스마트폰에 빠

져들기만 하는 자녀를 대체 어떻게 지도해야 할까

여성가족부는 청소년의 올바른 스마트폰 이용습관 형성을 효

과적으로 돕기 위해서 스마트폰 과다 이용 청소년 상담 부모교

육 치료 관련 매뉴얼을 개발하여 보급하고 있다

이 매뉴얼은 지난해 한국청소년상담복지개발원이 중심이 되어

서울대middot중앙대middot을지대 등 학계 전문가와 현장 실무자 교사 및 학

부모 등이 참여하여 제작한 것으로 lsquo스마트폰 중독 청소년 상담 매

뉴얼(개인middot집단)rsquo lsquo스마트폰 중독 청소년 부모교육 매뉴얼rsquo lsquo스마트

폰 중독 청소년 치료 매뉴얼rsquo 등 3종(4권)으로 구성되었다

ldquo스마트폰은 중독성 강한 기기임을 먼저 이해하자rdquo

lsquo상담 매뉴얼rsquo은 청소년이 스마트폰의 강박적 사용을 줄이기 위해

자신의 사용 패턴을 스스로 이해하여 조절할 수 있도록 구성돼

있다 특히 개인상담과 집단상담으로 구분해 상담효과를 높이고

상담과정에서 자율성을 높이도록 제작됐다

lsquo부모교육 매뉴얼rsquo은 부모가 스마트 기기를 이해하고 자녀가

스마트폰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도록 지도할 수 있는 lsquo친middot한middot자 스

마트폰 자기조절 양육 원리rsquo 등을 소개하고 있다

lsquo부모교육 매뉴얼rsquo은 부모들에게 먼저 자녀들이 사용하는 스마

트폰의 순기능과 역기능을 이해할 것을 권한다

스마트폰은 언제 어디서든 액정만 터치하면 스마트 세상에 들

어갈 수 있어 어느 기기보다 중독성이 심하다는 미디어 특성을

갖고 있다 발달적 특성상 청소년기는 신체적middot정신적 변화를 겪

는 시기로 청소년들이 어지러운 마음을 피하는 가장 손쉬운 방

법으로 스마트폰을 선택하고 있다 이와 함께 기질적으로 우울

증 ADHD(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를 가진 청소년들이 특히

서울 마포구 성산동 월드컵공원에서 lsquo일주일에 한 번 한 시간 스마트폰을 끄자rsquo는 스마트폰 사용 줄이기 캠페인에 참여한 청소년들 여성가족부는 청소년들이 스마트폰 사용을 자율적으로 조절하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해 부모와 상담기관용 매뉴얼을 펴냈다

연합

친 친밀하게 관계 맺기 의사소통하기

한 한계 정하고 규칙을 통해 반복 습득하기

자 자율성 책임 높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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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 공감 2014414 43

매뉴얼 내려받기 여성가족부gt정책안내gt정책자료gt일반정책자료 wwwmogefgokr

스마트폰으로 인한 중독 증상

1 일상생활 장애 스마트폰으로 인해 기본적으로 해야 할 일을 못하

게 되는 것을 말한다 밤늦게까지 스마트폰을 보느라 잠을 제대로

못 자 학교에 지각을 하거나 수업에 집중하지 못하고 내내 스마트

폰만 보는 일도 있다 스마트폰을 보면서 걷다 넘어지거나 달려오

는 차를 피하지 못하는 일도 있다

2 내성 스마트폰을 사용하면 할수록 더 많이 사용해야 만족을 느끼는

증상이다 알코올 중독도 점점 많은 양의 술을 마시게 되는 병인 것처

럼 스마트폰 중독도 점점 사용 시간이 전보다 늘어난다

3 금단 스마트폰을 보고 있지 않은 동안에도 내내 스마트폰 생각만 하

게 되는 증상이다 담배를 끊으면 금단 증상이 생긴다고들 하는데 마

찬가지로 스마트폰 중독이 되면 갑자기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못하게

되거나 사용 시간을 줄이게 될 때 초조하고 불안해져서 안절부절하게

된다

4 일탈 행동 평소에 하지 않던 행동들 예를 들면 잦은 거짓말 무단 결

석 수업 빠지기 흡연 등을 한다

중독되기 쉽다

이처럼 청소년들이 스마트폰 사용을 조절하지 못하는 것은 단

순히 의지 부족만이 원인이 아니다 청소년들이 스마트폰에 빠질

수밖에 없는 여러 가지 이유들이 있고 우리 아이만 스마트폰에

빠져 허우적대는 것이 아니므로 부모는 이를 이해하고 자녀를 애

정 어린 시선으로 관심 있게 지켜봐 주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고 매뉴얼은 충고한다

부모middot자녀가 lsquo지킬 수 있는 규칙rsquo 함께 만드는 게 중요

매뉴얼은 스마트폰은 혼자 사용하는 개인 매체이므로 자녀 스스

로 조절하고자 하는 의지를 보이지 않는다면 부모의 관리middot지도

가 어렵다고 지적한다 ldquo스마트폰을 하루 몇 시간 이상 사용하면

뺏는다rdquo는 방식의 강압적인 처벌이나 규제는 자녀가 커갈수록 오

히려 부작용을 낳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그래서 자녀가 스스로 스마트폰 사용을 조절할 수 있도록 lsquo친

밀한 의사소통rsquo부터 힘쓸 것을 권한다 처벌middot규제보다 먼저 자녀

와 lsquo친밀한 의사소통rsquo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지속적인 관심과 노

력이 필요하다고 매뉴얼은 강조한다 부모middot자녀 간의 친밀한 의

사소통이 가능할 때 함께 한계와 규칙을 정하고 자녀의 조절 동

기와 자율성을 향상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규칙이 부모의 마음에 안 들더라도 자녀가 지키기 쉽게 만들

고 점차 난이도를 높이는 것이 효과적이다 또한 자녀가 스스로

의 생각이나 행동에 확신을 가질 수 있도록 신뢰와 격려가 필요

하며 피드백을 해 주는 것도 중요하다 피드백 방안으로 부모와

자녀가 합의해 상벌을 정한다 매뉴얼은 이러한 과정에서 ldquo자녀

가 제기하는 의견에 대해 변명으로 받아들이지 말고 자신의 생

각(가치 흥미)을 찾아가는 과정으로 생각하고 존중하는 태도를

가질 것rdquo을 충고하고 있다 글middot박경아 기자

(서울시교육청 2013)스마트폰 과다 사용으로 인한 학년별 유병률

10

8

6

4

2

0초등학교 4학년 중학교 1학년 고등학교 1학년 평균

091

724

886

651

(단위 )

42-43-교육정보_스마트폰indd 43 2014-04-11 오전 15606

44 2014414 위클리 공감

공공기관 지방화시대

새 둥지 7개월hellip ldquo이젠 부산 공공기관rdquo영상물등급위원회 신입직원 90퍼센트 지역인재 선발 등 현지화에 힘써

부산 이전 7개월 영상물등급위원회(이하 영등위)가 지역사

회와 빠르게 밀착하면서 성공적인 lsquo부산시대rsquo를 열고 있다

다양한 체험행사로 지역민들과의 융화에 힘쓰는가 하면 신입직

원도 부산 지역민으로 90퍼센트를 채용하는 등 과감한 변화를

시도했다

그 결과로 지난 3월 7일 대통령 직속 지역발전위원회로부터

공공기관 지방이전 우수기관 표창을 받기도 했다 이전 지역인

부산의 최초 입주기관으로 지역균형발전을 위해 선도적인 역할

을 한 공로를 인정받아서다

처음부터 순탄했던 것은 아니다 태스크포스(TF) 팀부터 공공

기관 이전의 전 과정을 지켜봐 온 경영지원실 강성우 대리는 ldquo허

허벌판에 세워질 이 건물이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몰라 막막했

다rdquo고 토로했다 청사 내부 인테리어를 고려할 때도 lsquo영화의 도시rsquo

와 국내 유일의 등급분류 기관이라는 콘셉트를 잘 살릴 수 있는

것으로 선택하는 데 머리를 싸매야 했다

가장 큰 것은 임직원들의 고충이었다 서울 상암동에 기관이

있을 때 부산으로 이전하기 어려운 직원들은 퇴사하거나 이직했

다 정든 직원들과의 이별을 감수해야 했다 임직원 가족들의 불

지난해 9월 부산에 새롭게 둥지를 튼 영상물등급위원회는 부산과의 소통과 호흡을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영상물등급위원회

44-45-공공기관 지방화시대indd 44 2014-04-11 오전 15648

위클리 공감 2014414 45

편함도 있었다 강성우 대리는 ldquo아홉 살 딸아이도 전학 오기 전 서

울 친구들하고 떨어져야 한다고 많이 칭얼대 미안했다rdquo고 말했다

ldquo부산 직원들 덕에 맛집도 알고 잘 어울려요rdquo

이전 이후 새로 채용된 14명의 신입직원 중 12명이 부산지역 인재

다 함께하는 직원들은 만족스러워한다 영화부 박경미 과장은

ldquo부산 현지 직원들 덕에 맛집도 잘 알게 되고 잘 어울릴 수 있어서

너무 좋다rdquo고 말하며 활짝 웃었다 강성우 대리도 ldquo지역민 채용은

이러한 인적 교류를 잘 활용한 성과였던 것 같다rdquo고 만족해했다

영등위는 이외에도 해운대구 재송시장과 자매 결연을 맺었다 지

역 전통시장 이용 활성화와 서민경제 촉진에 기여하기 위해서다

따뜻한 나눔 행사를 적극적으로 추진한 것도 큰 변화다 지난

해 말 보육시설인 lsquo박애원rsquo의 어린이middot청소년과 영등위 임직원 간

사랑나눔 행사로 지역과 한층 더 가까워지는 계기를 마련하기도

했다 강 대리는 ldquo임직원과 보육원 친구가 11 매칭으로 친구관계

를 맺었는데 감회가 새로웠다rdquo고 말하며 ldquo직원들 사이에서도 앞

으로 소외계층을 위해 더 힘쓰자는 내부의 변화가 보이는 것 같

아 뿌듯하다rdquo고 덧붙였다

영등위는 청소년들이 미디어를 건전하게 접할 수 있도록 독려

하는 프로그램도 추진 중이다 이를 위해 3월 13일 부산시청자미

디어센터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청소년이 영상을 활용

한 정보를 얻는 데 도움이 되고자 하는 취지다 홍보팀의 변효진

사원은 ldquo부산지역 청소년들의 창의적 문화체험 활동과 영상미디

어 이용에 대한 올바른 정보를 제공하려 한다rdquo며 ldquo앞으로 등급분

류 체험교육 지원 등 실질적인 협력도 강화할 계획rdquo이라고 말했다

영등위 직원들은 완전한 부산 정착을 위해 lsquo현지화rsquo에 더 힘쓰

겠다고 입을 모았다 박경미 과장은 ldquo영화도시 부산의 상징은 우

리 영등위의 이미지를 제고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됐다rdquo며 ldquo영등위

는 부산과의 더욱 적극적인 협력으로 부산의 공공기관이 되겠

다rdquo고 덧붙였다 글middot박지현 기자

영상물등급위원회

박선이 영상물등급위원장

ldquo 부산이 창조경제 중심지 되도록 최선rdquo

영상물등급위원회 박선이 위

원장(사진)의 발걸음이 분주

하다 지역 이전 이후 성과와

행보에 대해서 들어봤다

가장 중점을 두었던 분야와

성과를 말씀해 주세요

ldquo우리 위원회는 부산과 호흡

을 같이하는 데 초점을 맞췄

습니다 신입직원 대부분을 부산 인재로 채용하며 지역인

재 활용에 주안점을 뒀습니다 지난해 10월에는 아시아 각

국 등급분류 기관과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한국의 선진등

급분류 시스템을 알리기 위해 국제영화등급분류포럼을 열

었습니다 반응이 상당히 좋았습니다 특히 우리나라 등급

제도가 어떤 영화도 상영할 수 있는 선진적인 제도로 평가

받는 좋은 기회였습니다rdquo

현재는 어떤 활동을 추진하고 계십니까

ldquo올바른 영상문화 정착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초middot중

학생을 대상으로 한 미디어교육 교사를 대상으로 한 교원

직무연수교육 프로그램을 추진해 청소년들의 건전한 영상

문화를 도모하기 위함입니다 또한 멀티플렉스가 영화관

내 등급 표시를 확대하고 관람객들이 정확한 등급 정보를

이용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업무협력을 확대해 나갈 예정

입니다 시민 등 각계각층의 분들을 초청하여 영상물을 즐

겁게 향유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들겠습니다rdquo

향후 계획과 비전에 대해 말씀해 주세요

ldquo아시아에서 영상중심도시 부산과 한국의 위상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되고 싶습니다 창조경제의 본거지인 런던은 음

악과 미술 등 문화예술 분야를 아이디어와 접목해 새로운

국가 성장동력 산업으로 키우는 큰 성과를 냈습니다 영

화middot영상 인프라가 잘 갖춰진 부산이 창조경제 주축이 될

수 있도록 힘을 모으겠습니다rdquo

44-45-공공기관 지방화시대indd 45 2014-04-11 오전 15651

46 2014414 위클리 공감

건강

야식증후군(Night Eating Syndrome)은 저녁 7시 이후의 식사

량이 하루 전체의 50퍼센트 이상을 차지하는 증상을 가리키는

데 불면증 등 수면 장애를 동반한다 밤마다 음식이 당겨서 고민

인 야식증후군을 극복하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규칙적인 식습관과 생활습관 야식 먹는 습관을 없애기 위해서는

아침 식사는 조금이라도 챙겨 먹고 공복감이 들지 않도록 저녁

식사도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좋다 늦어도 저녁 6시 전에 식사

하는 것이 좋다

폭식을 예방하고 다이어트에 도움을 주는 숙면 잠을 잘 때 분비되

는 멜라토닌이라는 호르몬이 식욕을 억제해 다음날 폭식을 예방

하고 다이어트에도 도움을 준다 숙면 상태에 들어가면 지방 분

해에 도움이 되는 호르몬도 활발하게 분비되기 때문에 숙면을

취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빈속에 잠이 안 온다면 우유middot두유middot토마토 빈속에 잠이 안 오는

경험을 누구나 한 번쯤은 했을 것이다 그럴 때는 우유나 두유를

따뜻하게 데워 마셔보자 우유 및 두유에 많이 함유된 칼슘은 신

경안정 효과가 있어 숙면에 도움이 된다 열량이 낮은 방울토마

토도 추천한다

일조량이 부족한 겨울을 지나 봄이 되면서 lsquo계절성 우울증rsquo에 대

한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이에 하이닥 정신건강의학과 공개상담

실을 참조해 lsquo계절성 우울증rsquo의 특징과 치료에 대해 살펴보자

2주 이상 지속되면 lsquo반드시rsquo 진료 lsquo계절성 우울증rsquo은 어느 정도 예측

이 가능하기 때문에 우울한 기분 의욕상실 과다수면 등이 2주

이상 지속된다면 lsquo봄을 탄다rsquo는 말로만 넘길 것이 아니라 진료 상

담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알맞은 치료가 무엇보다 중요 lsquo계절성 우울증rsquo은 조울증 증세도 보

이기 때문에 일반적인 항우울제로만 접근하게 되면 오히려 상태

가 악화되는 경우가 있어 진단에 따라 알맞은 항우울제 처방이

필요하다

황사와 미세먼지가 많은 봄철에 특히 흔한 알레르기성 결막염 예

방법에 대한 관심이 높다 봄이 되면서 눈이 가렵고 눈곱이 끼며

눈물이 자주 난다면 알레르기성 결막염을 의심할 수 있다

침구류 일광건조는 lsquo필수rsquo 주로 눈이나 눈꺼풀의 가려움증 결막의

충혈 눈부심 눈물 흘림 증상이 발생하는 알레르기성 결막염의

예방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집먼지진드기 애완동물의 털 등 알레

르기 유발 물질에 노출되는 것을 피해야 한다 집먼지진드기는

침구나 카펫 커튼 속에 서식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일주일에

한 번 정도 정기적으로 세탁하고 햇볕이 좋은 날에 틈틈이 일광

건조를 하는 것이 좋다

손은 자주 씻고 술은 자제하고 꽃가루가 날리거나 미세먼지 농도

가 높은 날 외출 시에는 모자와 마스크를 착용하고 이물질이 낄

가능성이 높은 콘택트렌즈보다 안경을 쓰는 것이 좋다 술은 염

증을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증상이 나타난다면 자제해야 한다

근막동통증후군은 목덜미 허리 어깨 종아리 팔꿈치 안쪽 갈

비뼈 등의 부위에 주로 나타나며 근골격의 통증을 특징으로 하

는 질환이다 흔히 lsquo담이 결린다rsquo고 표현하는 증상이 바로 근막동

통증후군이다 근막동통증후군은 오랫동안 책상에 앉아 있거나

혹시 봄을 타시나요

야식증후군

계절성 우울증

알레르기성 결막염

근막동통증후군

변덕스러운 봄 날씨 번갈아 오는 황사와 미세먼지로 인해 봄나들이가 예년 같지 않다 겨우내 움츠러들었던 신체활동이 아직

왕성해지기 어려운 요즘 같은 때 겨울부터 이어진 야식 습관 계절성 우울증 오랜 실내생활로 인해 몸과 마음에 이상이 있는

지 자가 점검을 해 보자 봄볕 자외선이 더해지며 눈과 피부 관리에도 신경 써야 함은 물론이다

46-47-건강_봄철indd 46 2014-04-11 오전 15811

위클리 공감 2014414 47

두릅(춘곤증 예방middot혈당 조절) 두릅은

예로부터 그 뿌리를 달여 마시면 당

뇨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민

간 약재로 사용됐으며 나물로 먹으

면 입맛을 돋워준다 특히 봄철 나른

하고 졸음이 밀려오는 춘곤증 개선에

효과가 있다 두릅에 함유된 사포닌 성분이 체력을

회복시키고 신경을 안정시켜 피로 해소에 도움을 준다

고구마 줄기(면역 조절middot항산화 효능)

식이섬유가 풍부해 건강식으로 각

광받고 있는 고구마 줄기에는 탄

수화물middot당류middot단백질 등의 에너

지원과 칼슘middot철 등의 여러 무기물

질이 함유돼 있다 또 면역조절 능력

및 항산화 효능이 높은 것으로 알려진 클

로로겐산(chlorogenic acid)이 다량 함유돼 있다

쑥(해열middot고혈압 개선) 쑥잎에서 나는

독특한 향기는 해열작용을 하는 치

네올(Cineol)이라는 성분 때문이다

또한 면역력 향상 소화기능 강화

여성질환 개선 효과 고혈압 개선 등

의 효과도 있다

달래(식욕부진middot춘곤증 극복 효과)

비타민과 무기질이 풍부하게 함유

돼 있어 겨우내 무겁고 찌뿌둥했

던 몸에 활력을 주고 식욕부진이

나 춘곤증을 이기는 데 좋다 면

역력을 증진시키며 동맥경화 예방

에도 도움이 된다

달래는 매콤하게 무쳐 먹거나 된장찌개에 넣어 끓이면 맛이

좋으며 간장에 넣어 달래 간장양념을 만들어 먹으면 향긋한

맛이 난다

봄이면 생각나는 lsquo건강 나물rsquo 4선

같은 자세로 장시간 컴퓨터를 사용하는 등 잘못된 자세를 취할

때 근육을 과도하게 사용했을 때 외상 후 스트레스 등으로 발

생한다 깊고 쑤시는 듯하며 타는 듯한 통증이 특징이다

근막동통증후군의 약물 치료는 소염 진통제나 근육 이완제를

사용한다 마사지나 초음파를 이용한 물리 치료 레이저나 적외

선 치료기 조사 등도 효과가 있다 이밖에 수동적으로 근육을 풀

어주는 이완 요법 미지근한 습포로 찜질해 주는 도포 요법 통증

부위를 냉각시키는 냉각 요법 등으로 치료한다

아무리 감추려 해도 눈가 입가에 있는 잔주름이나 손등과 목 주

름은 lsquo관리rsquo하지 않는 한 실제 나이를 감추기가 쉽지 않다 나이를

감추기 힘든 부위별 주름 관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눈가 주름 눈가 주름을 예방middot관리하기 위해서는 보습 관리가 필

수적이다 건조하고 푸석한 환경에서 주름이 잘 생기기 때문에

보습 관리는 모든 주름 예방middot관리에 있어 가장 기초적인 부분이

다 보습크림 아이크림 자외선차단제 페이셜 오일 등을 사용하

고 각질제거 수분공급 피부혈액순환 촉진 등의 효과를 내는 스

팀타월을 이용하는 것도 효과적이다

입술middot입가 주름 입은 말하고 먹고 마시고 하품하는 등 쉴 틈이 없

을 정도로 움직임이 잦은 데다 피부가 얇고 자연적인 보습막을

생성해 주는 피지샘middot땀샘이 없어 주름이 특히 잘 생기는 부위이

다 따라서 에센스 보습크림 아이크림 자외선차단제 등을 입술

과 입가에 수시로 발라주고 빨대 사용 등 입술을 오므리는 습관

은 자제하는 것이 좋다

손등 주름 손등도 피부라는 점을 인식하고 핸드크림 보습크림

자외선차단제를 꼼꼼하게 발라 관리해야 하며 설거지나 빨래를

할 때도 장갑을 꼭 이용해야 한다

목 주름 높은 베개를 베거나 스마트폰 책 모니터 등을 볼 때 고

개를 너무 숙이는 습관이 있다면 모두 교정하는 것이 좋다 또 꼼

꼼한 클렌징과 더불어 보습크림과 자외선차단제를 잘 바르도록

한다 글middot하이닥 copy(주)엠서클 정책브리핑 (wwwkoreakr)

부위별 주름 관리법

46-47-건강_봄철indd 47 2014-04-11 오전 15814

48 2014414 위클리 공감

오는 4월 20일 한국에서 열리는 2014 국제아이스하키연맹

(IIHF) 세계선수권 디비전1 그룹A(2부 리그) 대회가 다가

오고 있다 일주일간 고양어울림누리에서 열리는 이번 대회에는

개최국 한국(세계 랭킹 23위)을 포함해 슬로베니아(14위)와 오스

트리아(16위) 헝가리(19위) 우크라이나(21위) 일본(22위) 등이

참가한다 대회 1 2위는 2015년 최상위 16개 팀이 겨루는 세계아

이스하키선수권대회로 승격한다 꼴찌를 하면 3부 리그 격인 lsquo디

비전1 그룹Brsquo로 내려간다

 한국 아이스하키는 이번 대회에 사활을 걸었다 겨울 올림픽의

꽃은 아이스하키다 개최국이 아이스하키경기에 참가하지 못한

역사는 없다 겨울 올림픽 개최국 대부분이 출전권을 자력으로

따냈다 그러나 한국의 세계 랭킹은 23위 평창올림픽이 열리는

2018년까지 11계단을 올리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지난해

IIHF는 lsquo2018년 올림픽 출전국 자격rsquo에 대한 연차총회 의제를 꺼

냈다 lsquo한국이 경기력 발전을 이룬다면 출전권을 줄 수도 있다rsquo는

애매모호한 말을 넣어놨다 김정민 대한아이스하키협회 홍보팀

장은 ldquo만약 이번 대회에서 강등되면 경기력 발전을 이루지 못했

다는 판단으로 올림픽 출전권 논의조차 못할 수 있다rdquo고 걱정했

다 한국의 기적은 가능한지 대회 참가팀의 전력을 분석했다

전력 급상승hellip 기적을 노리는 한국 대표팀

객관적 전력에서 한국은 최약체로 꼽힌다 랭킹으로도 디비전1

그룹A에서 가장 낮다 그래도 홈에서 열린다는 이점이 있다 변

선욱 한국 대표팀 감독은 디비전1 그룹A 잔류를 자신했다 그는

지난달 기자회견에서 ldquo최근 3년간 한국 아이스하키는 놀랍도록

빠르게 발전했다 기대에 부응하는 경기를 하겠다rdquo고 했다 이어

ldquo일본과 우크라이나 헝가리를 잡고 3승을 하는 것이 목표rdquo라고

덧붙였다 근거 없는 자신감이 아니다 한국은 꾸준하게 성장했

다 변 감독이 이끈 대명 상무의 돌풍도 대표팀에 자신감을 불어

넣었다 군대 팀인 대명 상무는 지난해 창단 바로 2013~2014 아

지난해 4월 16일 헝가리 부다페스트 스포르트아레나에서 열린 lsquo2013국제아이스하키연맹 세계선수권대회rsquo 디비전1 A그룹 대회 2차전에서 강호 헝가리를 상대로 막판 역전극을 펼친 한국 대표팀 선수들이 경기를 마치고 환호하고 있다

대한아이스하키협회

2부 리그 격hellip 꼴찌해 lsquo디비전1 그룹Brsquo로 강등되면 2018년 출전 lsquo먹구름rsquo

최약체라고hellip 한국 ldquo평창을 기대해rdquo

스포츠 2014 아이스하키 lsquo디비전1rsquo 세계선수권대회

48-49-스포츠_아이스하키indd 48 2014-04-11 오전 15906

위클리 공감 2014414 49

시아리그 아이스하키 정규시즌에서 2위에 올랐다

아이스하키는 보통 22~25명이 한 팀을 이룬다 대명 상무는

17명의 선수로 기적을 써냈다 조직력으로 일군 성과였다 변 감

독은 ldquo26~30세로 이뤄진 팀이다 선수들이 즐기면서 하키에 눈

을 떴다rdquo며 ldquo달리는 체력과 외국인 선수가 없는 불리함을 조직력

으로 메웠다rdquo고 평가했다

 대표팀은 대명 상무의 조직력을 그대로 가져왔다 상무에서 주

축으로 뛰던 선수들이 대표팀에 이름을 올렸다 김연아의 남자친

구로 이름값이 올라간 김원중(30middot25득점 사진 맨 뒷줄 왼쪽에서

다섯번째)을 포함해 박우상(29middot35득점)과 조민호(27middot42도움) 등

이 핵심 자원이다 여기에 귀화한 브락 라던스키(31)와 브라이언

영(28) 마이클 스위프트(27)가 대표팀 전력을 대폭 끌어올릴 것

으로 보인다

소치올림픽서 lsquo8강 기적rsquo 썼던 슬로베니아

마티야스 코피타(49) 감독이 이끄는 슬로베니아는 지난 2월 끝난

소치겨울올림픽 아이스하키에서 8강에 올랐다 기적이었다 세

계 랭킹은 14위지만 단단한 조직력을 자랑하며 슬로바키아와 오

스트리아를 꺾었다 8강에서 스웨덴에 0-5로 졌지만 가능성을

보여준 대회였다 고양 대회에서도 올림픽 8강 멤버는 그대로 유

지된다 오솔길 SBS 해설위원은 ldquo올림픽이 끝난 지 얼마 되지 않

아 조직력은 최강이라 꼽힌다rdquo고 말했다

 또 다른 상대 헝가리는 한국에 칼을 갈고 있다 지난해 헝가리

에서 열린 디비전1 그룹A에서 한국에 4-5로 역전패했기 때문이

다 헝가리는 3-1로 이기고 있다가 한국의 집중력에 무너졌다 이

패배로 헝가리는 상위리그 승격 기회를 놓쳤고 자국 팬들의 거센

항의를 받았다 이스트반 소프론(크리펠트)이 경계 대상 1호다

소프론은 독일 1부 리그(DEL)에서 8골 13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우크라이나는 현실적으로 한국이 이겨야 할 상대로 꼽힌다

그러나 뚜껑을 열어보니 만만치 않다 우크라이나는 한때 주축

선수들의 은퇴로 전력이 크게 떨어졌다 특히 NHL에서 뛰고 있

던 선수들이 대표팀 합류를 거부하며 국제무대에서 성적이 신통

치 않았다 그러나 이번 대회를 앞두고 루슬란 페도텐코(돈바스

도네츠크)와 알렉세이 포니카롭스키(SKA 상트페테르부르크) 등

NHL에서 정상에 오르기도 한 베테랑들이 합류했다 축구로 따

지면 한국의 박지성-이영표가 대표팀에 복귀한 모양새다

 한국은 지난 33년 동안 일본과의 A매치에서 단 한 번도 승리

하지 못했다 1무 18패로 무승부도 딱 한 차례 거둔 것이 전부다

한국이 쉽게 볼 수 있는 상대가 아니다 아시아 하키리그에서 우

승을 차지한 일본제지 크레인스와 오지 이글스 선수들이 주축이

다 또 독일 출신 마크 마혼 감독이 팀을 이끌며 안정감을 더하고

있다 오 해설위원은 ldquo일본은 A매치에서 한국에 한 번도 패하지

않았다는 자부심이 있다 이 자부심을 흔들 만한 경기력을 보여

주는 게 중요하다rdquo고 말했다 글middot김민규(일간스포츠 기자)

아이스하키는

한 팀에 6명hellip 20분씩 3피어리드로 경기진행

아이스하키는 길이 61미터 너비 30미터의 링크에서 펼

쳐진다 퍽(Puck)이라고 불리는 고무 원반을 하키 스틱을 이

용해 골문에 넣는 횟수를 가려 승부를 가린다 한 팀은 축구에서

골키퍼 역할을 하는 골리(Goalie)가 1명 배치되고 양쪽 날개 1명씩과

센터 1명 수비수 2명 등 모두 6명으로 구성된다 체력 소모가 심해 한 팀

이 22명으로 꾸려지고 수시로 교체가 가능하다 경기는 20분씩 3피리어

드로 진행되며 피리어드 사이에는 15분간 휴식을 취한다

 

아이스하키 세계선수권은

전년도 성적에 따라 6개 리그로 나뉘어 경기

전년도 성적에 따라 총 6개의 리그로 나뉘어 있다 1부 리그 격인 lsquo국제아

이스하키연맹(IIHF) 아이스하키 세계선수권rsquo에는 총 16개 나라가 참가한

다 8개 팀이 그룹A와 그룹B로 나뉘어 풀 리그를 치른다 각 그룹의 1~4

위는 8강 토너먼트에 진출하고 8위 2개 팀은 디비전1 그룹A로 강등된다

올해 세계선수권은 오는 5월 벨라루스에서 열린다 디비전1 그룹A B와

디비전2 그룹 A B 그리고 디비전3의 운영방식은 비슷하다 각 디비전

그룹에는 6개 팀이 참가해 풀 리그를 치른다 한국이 참가하고 있는 디

비전1 그룹A는 2부 리그로 생각하면 된다 6개 팀이 풀 리그 방식으로 경

기를 치르고 1 2위가 세계선수권으로 승격한다

48-49-스포츠_아이스하키indd 49 2014-04-11 오전 15908

50 2014414 위클리 공감

ldquo하늘이 나를 버렸을 때 나는 불을 만들었다 둥지가 되

기 위한 불 겨울의 어둠 속으로 들어가기 위한 불 보

다 더 나은 삶을 위한 불을 낮이 나에게 베풀어 준 모든 것을

나는 그 불에게 바쳤다 울창한 숲과 작은 숲 보리밭과 포도밭

을 보금자리와 새들 집과 열쇠를 벌레와 꽃들 모피들 그리고

모든 축제를(생략)rdquo

프랑스 초현실주의 대표적 시인인 폴 엘뤼아르의 시 lsquo이곳에 살

기 위하여rsquo다 이 시를 주제로 한국과 프랑스 작가가 한자리에 모

였다 환경 문제로 앓고 있는 지구를 치유하자는 메시지로 남서

울대학교와 한불협회 나로미포럼이 함께 주최한 국제교류 전시

다 프랑스 원로 작가인 장 마리 자키와 국내 유명 기업인이자 화

가인 강석진 그리고 국내 원로 도예가인 조상권이 참여했다

세 작가의 작품은 각자 개성이 두드러진다 미술평론가 서승

석은 원로 화가 장 마리 자키의 작품을 ldquo자키의 파랑은 뜨겁다

자키의 하양은 아이스크림처럼 맛있다 자키의 까망은 심연처럼

깊다 그의 붓놀림은 신들린 무희의 춤사위만큼이나 현란하고 경

건하다rdquo고 표현했다 꽃과 나무 바다 자연풍경 등을 즐겨 그리

는 자키는 독특한 미적 감각으로 자연의 맑은 색채를 표현했다

3인 3색hellip 자연을 말하다장 마리 자키middot강석진middot조상권 lt이곳에 살기 위하여gt 주제로 한국middot프랑스 국제교류전

전시

50-51-전시_한불교류전indd 50 2014-04-11 오전 15946

위클리 공감 2014414 51

정서적으로 깊은 영향을 받은 그의 고향 코르시카 섬에서 받은

영감을 아름답게 재현해 냈다

기업인이자 화가인 강석진은 고향 경북 상주의 산골 풍경으로

정겨움을 더한다 한국인의 향토적 정서로 아스라한 추억을 상기

시킨다 또 프랑스 네덜란드 티베트 등을 여행하면서 포착한 시

와 같은 섬세한 풍광을 화폭에 옮기는 데 성공했다

도예작가인 조상권은 lsquo흙과 불의 연금술사rsquo로 불린다 1967년

lsquo동백림 사건rsquo에 휘말려 30여 년간 해외를 떠돌다 1997년 귀국했

다 분단된 조국의 역사적 아픔과 민족의 한 통일에 대한 염원을

작품으로 승화시켰다 자유롭고 감수성이 풍부한 작품들을 통

해 우리 고유 전통예술의 미를 깊이 있게 다루고 현대적으로 창

조하며 독창적인 도자예술을 보여준다

세 작가의 독특한 개성은 한자리에서 호흡하며 완벽한 조화

를 이룬다 맑고 서정적인 세계를 들여다보고 있다 보면 태고의

자연이 빚어내는 감동을 느낄 수 있다 글middot박지현 기자

일정 4월 27일까지

장소 남서울대학교 아트센터 갤러리 이앙

문의 02-3672-0201 galleryiangcom

1 장 마리 자키는 독특한 감각으로 자연풍경을 재구현했다 lt경이로운 장소gt LIEU MAGIQUE

2 흙과 불의 연금술사로 불리는 조상권은 우리 고유의 전통미를 담으며 독창적인 도자예술을 보여준다 lt휴(休)gt REPOS

3 강석진은 한국인의 향토적 정서를 담은 산골 풍경을 그려 아스라한 추억을 상기시킨다 lt산 넘어 마을로 가는 길gt The road to a mountain village

4 장 마리 자키 lt여인의 꿈gt REVE DE FEMME

5 조상권 lt침향로gt TCHIMHYANGLO

6 강석진 lt미륵산에서 본 오월의 야솟골마을 전경gt View of Yasotgol village in May

➋ ➌

➍ ➎ 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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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 2014414 위클리 공감

소박한 백제의 미소에 반하고곱게 늙은 절집에 웃음이 났죠

충남 서산 아라메길 1구간

걷기 여행

52-55-걷기여행indd 52 2014-04-11 오전 20059

위클리 공감 2014414 53

아라메는 바다의 고유어 lsquo아라rsquo와 산을 뜻하는 lsquo메rsquo의 합성어다 아

라메길은 총 88킬로미터로 지선까지 합하면 모두 7개 구간이다

그 중 1구간은 유기방가옥 고풍저수지 마애여래삼존불상 보원사

지 개심사 해미읍성으로 이어진다 길이 18킬로미터의 산길을 따

라 걷고 있노라면 산자락에 살포시 앉은 다양한 문화재를 볼 수 있

다 소박한 백제의 미소에 반하고 곱게 늙은 절집에 가슴 무너지는

벅찬 감동을 만난다

꽃의 북상 속도는 하루 20킬로미터라고 한다 매일 50리 길

을 느릿느릿 걸어 올라와야 하는데 요즘은 따스한 날씨

덕에 봄꽃들이 엄청 잰걸음으로 와서 동시다발로 핀다 덩달아

봄꽃 쫓는 나그네 발걸음도 빨라졌다 3월 마지막 일요일 서산

아라메길 1구간은 온통 꽃잔치다

1구간의 시작은 유기방가옥이다 서산시 운산면 여미리 유기

방가옥은 내 고향 당진시와 가깝게 자리한다 그래서 오랜만에

고향 동무와 함께 걸었다 동무는 그 사이에 두 아이의 엄마가 돼

있었다 동무가 생기니 길에 대한 관심도 조금 달라진다 세월은

봄꽃 이름보다 봄나물 이름을 더 많이 알게 했다 잠시 걷기를 멈

추고 동무와 한적한 들판에 앉아서 밥상에 올릴 나물 한바구니

캐고 싶은 날들이다

수선화와 독특한 토담이 유명한 유기방가옥

유기방가옥은 고택을 감싸고 있는 토담이 독특하다 컵을 엎어

놓은 lsquocaprsquo 모양인데 집 뒤 비스듬한 야산을 그대로 활용해서 담을

쌓았다 산을 깎아 축단을 세우지 않았기에 뒤란이 평평하지 않

고 약 25도 정도 경사가 있다 마치 집이 산의 일부인 것처럼 자연

스럽게 지어졌다 이 가옥은 독특한 집 모양뿐만 아니라 수선화

로도 유명하다 토담 뒤 야산이 수선화 정원이다

가옥 관리인인 유기방 씨가 10년 전부터 가꾼 정원이다 해마

다 집 주변에 무리지어 핀 수선화 구근을 떼어내 옮겨 심으면서

꽃밭을 넓혔다 곱게 가꾼 수선화를 한눈에 보려면 토담 뒤 소나

무 아래가 포인트다

토담을 내려와 오른쪽으로 난 길로 향한다 옛날에 이 마을 사

람이 제주도에서 가져와 심었다는 비자나무가 한 그루 서 있다

무려 330년을 살았다고 한다 둘레가 246센티미터 높이가 20미

터다 비자나무는 남부지역이나 제주도의 해발고도가 낮은 지대

에서 자란다 어떻게 이곳에서 자랄 수 있었을까 의문이 든다 딱

딱한 잎을 살펴보며 세월의 깊이를 가늠할 뿐이다

선정묘를 지나 lsquo서산 여미리 석불입상rsquo 앞에 선다 고려시대에

만들어진 석불로 추정한다 이른 아침 누군가가 벌써 다녀갔는지

석불 앞에 생쌀이 수북하게 쌓여 있다 복을 빌기 위해 놓은 제

물이 참새에게는 오늘 한 끼 밥일 것이다 우리는 새들이 날아올

수 있게 길을 재촉한다 길은 석불 뒤 몇 그루의 소나무와 대나무

사이로 이어진다 대나무를 벗어나자 멋진 토담이 보인다 유상

묵가옥으로 이어지는 길은 보랏빛 제비꽃이 군락을 이뤘다 가

옥을 둘러보고 마을 도로를 따라 걷는다

아주머니 한 분이 밭두렁에 앉아 민들레 나물을 뜯어 박바가

지에 담는다 아주머니가 밟고 있는 밭두렁은 들꽃밭이다 냉이

는 흰 꽃을 피우고 광대나물은 진홍색 꽃을 피운다 봄까치풀은

파란 꽃을 피웠다 봄까치풀은 반가운 소식을 전해 주는 까치처

럼 들녘에 봄이 왔음을 가장 먼저 알려주는 까치 같은 존재라고

붙여진 이름이다 광대나물 꽃말은 lsquo그리운 봄rsquo이다 꽃 이름조차

1 서산 여미리 석불입상이 정겹게 반긴다

2 고풍저수지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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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 2014414 위클리 공감

봄을 알리는 전령들이다

여미리 버스정류장을 지나서 전라산 방향으로 걷는다 아라메

길 1구간은 방향표시 안내판이 잘돼 있다 안내판과 리본만 따라

가도 종착점 해미읍성에 다다를 수 있다 전라산 방향으로 따라

가는데 도로 아래에 손바닥 크기의 머위가 군락을 이룬다

ldquo머위는 새싹이 돋아나고 바로 잎이 쫙 펴지는 시기에 먹는 게

보약이래 이때가 가장 쓴맛을 내지만 입에 쓴 게 몸에 좋다는

말도 있잖아rdquo

ldquo그려 손바닥 만할 때에 쌈 싸 먹으면 쌉싸래한 게 맛있지rdquo

마애삼존불 백만불짜리 미소는 아침 30분만 허락

역천으로 향한다 작은 다리를 건너자 천길이다 천길 밑 개천 옆

으로 산책로가 조성돼 있는데 운산교까지 800미터다 운산교부

터 역천제방이 시작된다 용현계곡 입구까지 가게는 없다 운산면

에 있는 슈퍼마켓에 들러서 물과 간단한 간식을 준비한다

유기방가옥에서 운산교까지 약 29킬로미터이고 운산교에서

미평교까지 18킬로미터이다 제방은 일부 구간만 콘크리트가 깔

려 있고 딱딱한 흙길이다 미평교에서 쉰질바위 방향으로 걷는

다 역천으로 들어가지 못하게 굵은 철봉을 세워놓았다 그 옆으

로 한 사람만 다닐 수 있는 길이 50미터쯤 나 있다

이 길을 벗어나면 역천과 논 사잇길이다 길은 다시 고풍터널

을 지나게 한다 고풍터널을 지나면 바로 고풍터널 버스 정류장

이다 버스 정류장은 사거리인데 터널에서 직진하는 길이 지방도

618호 봉운로다 우리는 오른쪽 군장동1로를 따라 걷는다 군장

동1로는 고풍저수지 뒷길인데 몇 개의 펜션이 눈에 띈다 11킬로

미터 정도 걸으면 고풍저수지와 봉운로를 만난다

고풍저수지를 따라 걷는 500미터 길은 인도가 협소하기 때문

에 차를 조심하며 걷는다 lsquo아라메 솔바람길 종합 안내도rsquo를 살펴

보고 마애삼존불상으로 향한다 용현계곡 입구인 이곳에는 넓

은 주차장이 있고 식당도 있다

백제 마애불은 충청남도 지역에만 남아 있는데 서산과 태안의

마애삼존불 예산 사면석불이다 서산 마애여래삼존불상은 국보

제84호로 10미터가 넘는 거대한 암벽에 조각돼 있다 가운데 석

가여래를 기준으로 오른쪽 관음보살은 입상 왼쪽 미륵보살은 반

가사유상이다 미륵보살은 오른쪽 다리를 왼쪽 무릎 위에 올려

놓고 오른팔을 굽혀 오른쪽 뺨에 손가락을 살짝 댄 채 사색에 잠

겨 있는 자세다 삼존불은 햇빛이 비치는 방향에 따라서 온화한

미소를 띠거나 때로는 개구쟁이 같은 얼굴을 한다 백제의 미소

로 알려진 백만불짜리 미소는 오전 9시 30분에서 10시 사이에

볼 수 있다

서산 마애삼존불상에서 13킬로미터 계곡을 따라 걸으면 보원

사지이다 보원사는 통일신라시대 화엄 10찰 중 하나로 알려졌다

1천명분의 쌀을 씻었다는 석조가 있는 것을 보아 1천여 명의 승려

가 머무는 무척 큰 절이었던 것으로 짐작된다

석탑 뒤에 개심사로 이어지는 숲길을 오른다 보원사지 뒤편 숲

길 초입부터 개심사 산신각까지 쉬엄쉬엄 가더라도 약 1시간 20분

➊ ❷ ❸

52-55-걷기여행indd 54 2014-04-11 오전 20118

위클리 공감 2014414 55

이 걸린다 이 길은 오르막이 많아서 힘들다 좀 수월하게 걷고 싶

으면 개심사에서 보원사지로 걸어오는 게 좋다

성왕산 자락 개심사 주차장엔 봄나물 난전

개심사는 성왕산 자락에 자리한다 성왕산은 코끼리를 닮았는데

이 코끼리의 갈증을 해소하기 위해 연못을 만들었다고 한다 연못

중앙에는 외나무 다리가 놓여 있다

외나무 다리를 지나 계단을 오르면 해탈문이다 개심사는 흰겹

벚꽃이 유명하다 작은 절집에 겹벚꽃이 피면 얼마나 웅장한지 입

이 다물어지지 않을 정도다 꽃은 4월 말에 피기 시작해서 5월 5일

경에 만개한단다

우리는 개심사를 등지고 소나무숲을 벗어난다 개심사 주차장

에는 봄나물이 난전을 펼쳤다 취나물 버섯 고들빼기 냉이 달

래 머위 민들레 등 각종 나물이 말간 향내를 풍긴다

주차장을 끝까지 내려오니 오학리쉼터 해미읍성으로 가는 표

지판이 나온다 해미읍성까지 52킬로미터다 이 표지판 밑에는

아라메길 이용자 안전수칙이 나와 있다 lsquo2~3명이 동행하여 걷

기rsquo가 눈에 띈다 지금까지 온 길과 다르게 그만큼 호젓하다는 것

이다

다시 출발 시간을 확인한다 오후 3시 50분이다 해미읍성에

도착했을 때의 시간은 6시 25분이었다 난이도가 높은 길이다 초

보자는 부분 걷기를 많이 걸어본 분에게는 완주를 추천한다

글과 사진middot김연미(여행 칼럼니스트)

1 유상묵가옥 토담 뒤에 활짝 핀 수선화

2 햇볕에 따듯한 빛이 감도는 마애삼존불상

3 왕벚꽃이 만발한 충남 서산 개심사를 찾은 많은 행락객들이 꽃을 감상하고 있다

연합

남부터미널과 동서울종합터미널에서 운행 약 3시간쯤 소요된다

서산공용버스터미널 홈페이지(wwwseosanbuscokr)에 시내버스

노선과 시간표가 안내돼 있다

시내버스(서령버스middot문의 041-669-0555)에서 운산행 이용

첫차 오전 6시 45분(공휴일은 7시 5분) 막차 밤 9시 배차 간격은

40분에서 1시간 간격이다 운산면에서 여미리까지 가는 버스가

없으므로 운산면에서 택시를 이용한다 콜택시는 비싸니 인근

슈퍼마켓에서 택시 전화번호를 물어보면 된다

여행수첩

아라메길 정보

홈페이지 wwwaramegilkr

문의 충남 서산시 문화관광과 041-660-3166

유기방가옥 유기방가옥은 숙식이 가능하며 숙식객에게는 무료로 자

전거를 빌려준다 자가용을 이용할 경우 선정묘 주차장에 세우고 이동

하는 것이 좋다 해미읍성에서 선정묘까지 택시 요금은 약 2만원 해미

읍성 인근 슈퍼마켓에서 택시 전화번호를 물어보는 게 가장 빠르다

주소 충남 서산시 운산면 이문안길 70-10(운산면 여미리 203-1)

문의 041-663-4326

서산마애삼존불상 찾아가는 길 서산공용버스터미널에서 하루 5회 운

행한다 첫차 오전 9시 15분 막차 오후 6시 55분 운산면을 거쳐서 마

애삼존불상이 있는 곳까지 운행한다

유기방가옥

여미리석불입상

유상묵가옥 역천제방

쉰질바위

고풍저수지

용현계곡입구

마애여래삼존불상

보원사지

개심사

정자(조망대)

해미읍성

52-55-걷기여행indd 55 2014-04-11 오전 20122

보조개는 일종의 얼굴 근육 기형이다 부모로부터 대물림되는 까

닭에 의학적으로는 lsquo선천적 기형rsquo으로 분류된다 흥미로운 사실

은 많은 사람들이 부러워하는 기형이라는 점이다 동middot서양 또는 예나

지금을 가리지 않고 보조개는 귀엽고 사랑스러운 이미지로 통한다

보조개를 바라보는 동middot서양의 시각이 비슷한 것처럼 인간의 주요 표

정에 대한 해석은 거의 만국 공통이다 한 남미 사람이 화난 표정을 지

었다고 가정하자 아프리카인이나 유럽인 동양인 가리지 않고 그가 화

났다는 걸 알아차린다 슬프거나 행복한 표정도 마찬가지다

표정을 만들어내는 건 얼굴 근육이다 얼굴에는 20여 개의 근육이

있다 인간의 전체 근육 숫자는 기준을 정하기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640~850개 정도로 파악된다 한데 이 중 단 20개에 불과한 얼굴 근

육은 인간 근육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뼈대 근육과는 형태적으로나 기

능적으로 상당한 차이가 있다

무엇보다 눈에 띄는 차이는 얼굴 근육의 상당수가 뼈에 붙어 있지 않

고 피부 속에 묻혀 있다는 점이다 뼈대 근육은 말 그대로 대부분 근육

의 양쪽 끝이 뼈에 닿아 있거나 붙어 있다 뼈대 근육은 힘을 쓰고 움직

임을 일으키는 게 본연의 lsquo임무rsquo다

인간만큼 다양한 표정을 만들어낼 수 있는 동물은 없다 다시 말해

인간보다 얼굴 근육이 잘 발달한 생명체를 찾기는 어렵다 한데 주요

표정은 만국 공통의 lsquo보디 랭귀지rsquo이지만 얼굴 근육 하나하나의 모양

이나 위치는 사람마다 제각각이다 반면 얼굴 근육은 인간 특유의 속

성이 오랜 진화를 거쳐 반영된 일종의 lsquo화장발rsquo 근육의 성격이 짙다

인종별로도 얼굴 근육의 형태 등에 대략적인 차이가 존재한다 동양

인이 서양인보다 보통 무표정한 편이라는 주장에 동조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도 인종 간 얼굴 근육의 상이성을 암시한다 국내 한 의과대학

의 연구에 따르면 입꼬리 주변 근육의 위치와 이들이 움직이는 방향

이 동middot서양 사람들 간에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

lsquo스마일rsquo 도안의 핵심적 특징은 양쪽 입꼬리가 치켜 올라간 것이다

반대로 입꼬리가 내려가면 샐쭉하다거나 언짢은 느낌을 불러일으킨다

입꼬리를 올리고 내리는 얼굴 근육이 어떤 식으로 발달해 있느냐가 표

정 혹은 인상을 좌우할 수 있다는 뜻이다

얼굴 근육은 표정뿐만 아니라 얼굴의 미추(美醜)를 가르는 데도 큰

역할을 한다 얼굴 근육의 배치 크기 대칭성 등이 의학적인 차원에서

잘생기고 못생기고를 결정하는 데 많은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영어로

사소한 차이를 가리켜 lsquo스킨 딥(skin-deep)rsquo 즉 가죽 한 꺼풀 차이라

고 얘기하지만 이 차이가 실생활에서는 엄청나게 다르게 인식될 수 있

는데 얼굴 근육이 바로 대표적인 예이다

하지만 표정이나 얼굴의 미추(美醜)가 최소한 해부학적으로 따져 보

면 lsquo사소한 것rsquo임은 분명하다 성형수술이 널리 유행한다는 점이 이를

방증한다 얼굴의 미추를 결정하는 얼굴 근육은 우리 몸의 여느 뼈대

근육에 비해 조작하기가 상대적으로 손쉽고 위험성도 적다 특히 뼈와

연결돼 있지 않고 피부 아래 묻혀 있는 얼굴 근육들은 손을 봐도 기능

등에 큰 영향을 주지 않는다 얼굴 성형은 쉽게 할 수 있지만 몸 성형

은 엄두 내기가 어렵다는 점이 얼굴 근육과 뼈대 근육의 결정적인 차이

를 보여준다

표정이나 미추를 중시하는 인간의 속성이야 당장 어쩔 수 없을 것이

다 하지만 얼굴 근육에 과도하게 신경을 쓸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얼굴

근육이 만들어내는 갖은 조화는 문자 그대로 lsquo스킨 딥rsquo에 불과한 것들

이니까 글middot김창엽(자유기고가)

(도움말 가톨릭의대 해부학교실 이우영 교수)

보조개는 아름다운 lsquo기형rsquo이다

생활과학 이야기 13

연합

의학적으로는 lsquo선천적 기형rsquo으로 분류되는 보조개 얼굴 근육 때문에 생기는 보조개는 귀엽고 사랑스러운 이미지로 많은 사람들이 부러워한다

56 2014414 위클리 공감

56-57-생활과학13+꽃과 나무indd 56 2014-04-11 오전 20200

위클리 공감 2014414 57

예년보다 빨리 꽃을 피운 왕벚나무들이 함박눈처럼 꽃잎을 날리던

날 저는 서울에서 그다지 멀지 않은 어느 강변의 습지를 찾아갔

습니다 아직 찬 기운이 가시지 않은 날씨지만 남쪽에서 불어오는 봄바

람은 솜뭉치처럼 부서진 부들의 씨앗들을 마른 갈대 사이로 어지러이

날리고 있더군요 이곳 물가에는 갯버들 꽃이 한창입니다 먹이가 부족

한 이른 봄 고맙게도 무료 급식소가 문을 연 덕분에 등에류와 벌들도

덩달아 바빠졌습니다 조만간 키버들과 선버들마저 꿀을 담뿍 머금은

향기로운 꽃을 피워내면 이곳은 온통 난리가 날 것입니다

물가에 열을 지어 선 각종 버드나무들의 연둣빛 자태를 감탄하며 바

라보고 있자니 만일 우리나라에서 lsquo생명의 나무rsquo를 꼽으라면 응당 버드

나무가 그 주인공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버드나무(류)는

그야말로 이 세상에 lsquo아낌없이 주는 나무rsquo이니까요

강변에 늘어선 버드나무들은 토양의 침식을 막아줄 뿐더러 수질 정

화에도 도움을 줍니다 풍성하게 피는 향기로운 꽃들은 굶주린 곤충들

이 춘궁기를 이겨내도록 밤낮없이 넉넉하게 꿀을 내놓습니다 또한 이

처럼 곤충이 많이 모이다 보니 이곳은 보금자리와 먹이가 필요한 작은

새들이 모여드는 곳이기도 합니다 이런 이유로 봄철의 버드나무 숲은

그야말로 생명의 발원지 같다는 생각마저 들게 합니다 이 아름다운 곳

에서 저는 문득 머나먼 두만강변의 버드나무 숲을 떠올려 보았습니다

18세기 정조 재위 시절 홍양호(洪良浩)라는 지혜롭고 유능한 관리가

있었답니다 그는 1777년 세도정치의 희생양이 되어 잠시 두만강변을

관할하는 경흥부사로 좌천된 적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는 한직에서

적당히 시간을 때우며 소일하는 대신에 장정 7500명을 동원하여 1인

당 5주의 버드나무를 두만강변에 심는 큰 공사를 벌였다고 전해집니

다 옛날에는 변방의 생활이라는 것이 지금과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힘들었을 것입니다 먹고 살기도 어려운 판에 별로 중요해 보이지 않는

일로 강제 노역까지 하게 되었으니 백성들의 원성이 그야말로 하늘을

찔렀겠지요 이를 보고 걱정한 친구가 홍양호를 간곡히 만류합니다

ldquo여보게 자네는 여기 잠시 있다가 한양으로 다시 돌아갈 사람이 아닌

가 왜 공연한 일을 벌여서 긁어 부스럼을 만드는가rdquo

현실적이고 애정 어린 친구의 충고에 대한 홍양호의 답변이 그의 저서

lt이계집(耳溪集)gt에 기록되어 있습니다 대략적인 요지는 이렇습니다

ldquo이제 내가 버드나무(류)를 심는 것에는 다섯 가지 이로움이 있어요

첫째는 우리 강역을 (오랑캐로부터) 은폐하기 위한 것이요

둘째는 말을 타고 돌격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요

셋째는 강둑이 물살에 파 먹히는 것을 대비하기 위한 것이요

넷째는 땔감용 나무를 대기 위한 것이요

다섯째는 바람을 막기 위한 것이지요

이 공사는 이처럼 백성들을 이롭게 하는 일이라오 내가 비록 여기

오래 머물지 않을지 몰라도 몇 년 지나지 않아 백성들이 그 이익을 누

리게 될 것이고 그 이로움이 백년 천년을 갈 수도 있을 텐데 내가 어찌

눈앞의 인기에 영합하여 이 일을 미루겠소rdquo

그 탁견에 감탄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자연 생태에 대한 정교한

지식 체계가 없던 그 옛날에도 슬기로운 우리 선조들은 강변을 지키는

버드나무숲의 중요성을 간과하지 않았던 것이죠 이런저런 허황한 명

분에 휩쓸려 오랜 세월 우리 곁을 지켜주었던 강변의 버드나무들이 하

루 아침에 베어져 나가고 삭막한 콘크리트 제방이 그 자리에 들어서고

있는 답답한 작금의 현실을 목도하자니 자연환경 보존과 실용성을 두

루 배려했던 옛 선조들의 지혜가 더욱 절실해지는 요즈음입니다

하천변에는 마땅히 버드나무숲이 있어야 합니다 그러면 이 고마운

나무들은 매년 봄마다 크고 작은 물줄기를 따라 세상을 황금빛으로

수놓을 것이며 전국 방방곡곡에는 생명의 교향곡이 우렁차게 울려 퍼

질 것입니다 글과 사진middot김태영(자연생태연구가middotlt한국의 나무gt 공저자)

아낌없이 주는 lsquo생명의 발원지rsquo

한국의 꽃과 나무 버드나무

lsquo생명의 나무rsquo 버드나무 숲

위클리 공감 2014414 57

56-57-생활과학13+꽃과 나무indd 57 2014-04-11 오전 20203

이 연사 힘주어~ 불조심

ldquo자나 깨나 불조심rdquo

lsquo불조심rsquo을 강조하는 대표적인 슬로건이다 식목일에 나무를

심는 것도 중요하지만 식목일을 전후로 해서 연중 산불이 가장 많이

발생한다고 하니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실제로 식목일에는 연평균

18건 평일의 6배에 이르는 산불이 집중적으로 발생한다는 통계치가

있다 최근에는 기후 변화로 산불이 갈수록 늘어나는 추세라고 하니

보다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기온이 높고 건조하며 바람이 강할수록

산불이 쉽게 번지는데 고온건조한 날씨 탓에 최근 식목일 즈음의 산불

발생 횟수도 1990년대에 비해 52퍼센트나 급증했다고 한다 그런 이유

에서일까 정부도 지난 1970년대부터 다양한 불조심 캠페인을 전개해

왔다

내무부(현 안전행정부)가 후원하고 한국화재보험협회가 주최한 lsquo불

조심 웅변대회rsquo 고지 광고(동아일보 1977년 10월 7일)를 보자 헤드라인

은 ldquo제1회 전국 남middot여학생(초middot중middot고) 불조심 웅변대회rdquo다 웅변대회를

개최하는 이유로 lsquo범국민적으로 방화(防火) 의식을 고취하기 위하여rsquo

라는 문구를 앞세우며 대회의 상세한 요강을 밝혔다 그 웅변대회에서

가장 강조한 것은 ldquo방화 예방 의식을 고취시키고 불조심의 생활화를

촉구하여 화재 없는 복지국가 건설에 이바지할 수 있는 내용rdquo이었다

웅변 시간은 초등부가 5분 중middot고등부가 6분이었다 웅변대회에 앞

서 lsquo원고 합격자 발표rsquo를 먼저 한 것으로 보아 예선에서 먼저 제출된 원

고를 검토해 심사를 거친 다음 그 기준을 통과한 학생들에게 본선에

나갈 기회를 주었음을 알 수 있다 본선에 진출한 학생들은 전국 방방

곡곡의 교정에서 두 주먹을 불끈 쥐고 ldquo~하자고 이 연사 소리 높여 외

칩니다 여러분rdquo 하며 목청을 돋웠을 것이다

1970년대는 lsquo웅변대회의 시절rsquo이라 할 정도로 다양한 주제의 웅변대

회가 전국적으로 열렸다 반공 웅변대회가 대표적이었지만 불조심 웅

변대회도 단골 주제였다 그 시절의 웅변대회가 학생들에게 획일적 사

고를 주입시키기 위한 관제 기획 행사라는 비판의 목소리도 있었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다 웅변대회는 학생들에게 자신감을 높여주는 동시

에 주어진 시간 안에 자신의 주장을 효율적으로 전달하는 능력을 길러

정책광고로 보는 어제와 오늘

1977년 10월 7일 동아일보에 실린 lsquo불조심 웅변대회rsquo 고지 광고 내무부(현 안전행정부)가 후원하고 한국화재보험협회가 주최하는 전국 웅변대회 참가를 위한 상세한 안내 정보가 적혀 있다

주는 생생한 프레젠테이션 교육의 현장이다 지금은 웅변대회가 많이

사라졌지만 아직도 지역의 소방서 단위로 관내 학생들을 대상으로 해

불조심 웅변대회를 개최하는 곳도 많다

나무 심기도 중요하지만 심은 나무를 화재로부터 보호하는 일은 더

더욱 중요하다 소방방재청 역시 한식날을 전후로 119소방헬기를 투입

해 산불 예방 홍보활동을 펼치고 있지만 어디까지나 한계가 있을 터

그 무렵에는 불을 피우지 말고 찬밥을 먹어야 한다는 뜻에서 한식(寒

食) 또는 냉절(冷節)이라고 날짜까지 못박았던 조상들의 지혜가 오히

려 돋보인다 기후 변화로 최근 30년 동안 봄철 기온은 평균 섭씨 06

도 올랐지만 습도는 오히려 6퍼센트 낮아져 산불이 일어날 가능성이

더 높아진 상황에서 담뱃불 같은 불씨 관리에 각별히 주의해야겠다

불조심 웅변대회는 입으로 하는 웅변이지만 몸으로 실천하는 웅변이

더 값진 웅변이 아니겠는가 ldquo꺼진 불도 다시 보자rdquo

글middot김병희(한국PR학회 회장middot서원대 광고홍보학과 교수)

58 2014414 위클리 공감

58-59-정책광고+공감카툰indd 58 2014-04-11 오전 20240

위클리 공감 2014414 59

공감카툰 파랑새를 찾아서

가장 훌륭한 지혜는 친절과 겸손이다

-탈무드

선택한 까닭글과 그림middot최영순

58-59-정책광고+공감카툰indd 59 2014-04-11 오전 20247

60 2014414 위클리 공감

무용

뮤지컬

문화공감

lt아라의 서gt

lt아라의 서gt는 설화나 민담에 등장하는 인물

을 중심으로 바다에서 탄생한 문명과 그 속에

서 살아가는 인간의 모습을 그린 공연이다 인

천시립무용단은 황해를 넘나드는 바람을 추

상적으로 표현했다 전통춤 레퍼토리에 신화

적 서사를 담아 한국 무용의 매력을 극대화했

다 초연 때 출연한 무용수들과 새로 선발된

무용수들의 기량을 견주어 보는 것도 이번 공

연 관람의 묘미가 될 것이다

기간 4월 25~26일

장소 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

문의 032-427-8401

lt비방문 탈취작전gt

트로트와 국악을 결합한 신명나는 창작뮤지

컬이다 약령시 약전골목의 오래 된 lsquo이만수

한약방rsquo은 손님이 끊일 날이 없다 인근 한약

방 사장들은 lsquo이만수 한약방rsquo엔 특별한 비방

문이 있을 거라는 결론을 내리고 lsquo이만수 한

약방rsquo의 비방문을 훔쳐낼 계획을 세우는데hellip

흥미로운 이야기를 중심으로 옛 약전골목의

풍경과 생활 모습을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기간 5월 4일까지

장소 대구 봉산문화회관 스페이스라온

문의 053-661-3500

극단

한양

레퍼

토리

신은수 작가의 역사극 시리즈 lt운현궁 오라버니gt lt봄이 사라진 계절gt을 잇는 lt거울 속의

은하수gt는 일제강점기 lsquo마지막 왕족rsquo으로 알려진 의친왕가를 소재로 시대의 격류에 휘말

린 인물의 세밀한 심리를 표현한 작품이다 1945년 해방 직전의 의친왕가 이야기를 그렸다

히로시마 원자폭탄 투하로 숨진 의친왕의 차남 이우의 장례식을 계기로 의친왕가 사람들이

한자리에 모인다 급변하는 세계 정세 속에서 조선왕조의 부활이라는 환상 속에 사는 일흔 살의

의친왕 반면 그의 장남 이건은 냉소적인 시선으로 조선의 마지막을 예감하며 아버지와 충돌한

다 의친왕과 다투고 뛰쳐나간 이건은 누군지도 모르는 생모의 행방을 찾는데hellip 극단 한양레퍼

토리 대표이자 배우인 최형인 교수가 직접 제작하고 무대에 선다 여기에 2012년 서울연극제 우

수작품상 수상작인 lt만선gt을 연출한 신동인 감독이 또 한번 연출을 맡아 더욱 관심을 모은다

일제강점기 말기 이곳에 모인 인물들은 특수한 신분으로 인해 저마다 나라의 역사를 대변하

고 있다 겉보기에는 여느 가족의 장례식과 다름없어 보이지만 그들의 갈등과 고통을 통해 자

연스럽게 관객들은 뼈아픈 우리의 역사를 절감할 수 있다 역사적 상징성과 함께 변화하는 시

대에 내몰려 갈등하고 괴로워하는 인간 본연의 모습이 공감을 자아낸다 글middot허정연 기자

기간 4월 19~27일 장소 서울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 문의 02-889-3561

의친왕의 차남 이우의 장례식을 계기로 모인 왕친들의 갈등을 소재로 시대적 아픔을 담은 연극이다

역사 앞에 갈등하는 lsquo인간의 굴레rsquo제35회 서울연극제 lt거울 속의 은하수g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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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의 책

ldquo넌나에게 모욕감을 줬어~rdquo 영화 lt달콤한 인생gt에서 배우 김영철이

했던 이 명대사는 개그프로그램에서도 패러디하는 등 대표적인

유행어가 됐다 그만큼 한국사회에서 빈번하게 겪는 감정이기도 하다 출퇴

근길 도로 위에서라든가 학교나 회사에서 생면부지의 낯선 사람들부터

심지어 가까운 가족에게까지 우리는 평범한 일상에서 lsquo모멸감rsquo을 겪는다

모멸은 lsquo업신여기고 얕잡아봄rsquo으로 풀이된다 나의 존재 가치가 부정당하

거나 격하될 때 갖는 괴로운 감정이며 인간 내면의 가장 깊숙한 곳을 파괴

한다 한국인의 일상에 만연한 lsquo모멸감rsquo의 실체를 인문학적으로 규명한 책

이 나왔다 저자는 모멸감을 분석하기 위해 뉴스 기사 TV 드라마나 영화

에서 오가는 대사 수많은 문학작품 등에서 수집한 적실한 실례와 일상생활에서 만나는 다양한

에피소드로 이야기를 이어간다

저자는 우선 모멸이 부르는 파괴력을 우려한다 ldquo우리가 일상적으로 겪는 모멸감은 흔히 lsquo정서

적인 원자폭탄rsquo이라고도 불리며 인간을 끝없는 바닥으로 추락시키기도 하고 때로는 타인과 세

상에 대한 폭력으로 발화하기도 한다rdquo

모욕을 주고받는 데는 어떠한 역사적 배경이 있을까 저자는 급변한 사회 환경 때문이라고 분

석한다 ldquo조선 시대에 형성된 귀천의식과 신분적 우열 관념은 외형을 달리한 채 끈질기게 지속되

어 왔고 산업사회 및 소비사회와 맞물려 사람들 사이에 피곤한 경쟁으로 이어졌다rdquo

이런 연장선상에서 모든 가치가 돈으로 매겨지는 자본주의의 도래가 다른 한 축을 이룬다 사

회제도와 경제력 간의 불균형 삶의 형태와 의식 사이의 불균형이 문제의 핵심이다 절대 빈곤

실업 등으로 인해 최소한의 품위를 갖출 수 없다는 것 자신이 무능하고 쓸모없는 존재라는 생

각은 큰 모멸감을 불러일으킨다 이렇게 훼손된 자아를 보상받으려는 집단 콤플렉스가 공격적

인 민족주의와 편협한 인종주의로도 나타나게 된다 이 책의 또 한 가지 새로운 시도가 있다 바

로 음악으로 표현한 모멸감이다 작곡가 유주환 선생이 이 책에서 열 군데 대목을 골라 열 개의

곡을 만들었다 책과 함께 CD로 들어 있다 음악사적으로도 불안이나 분노 고독이나 초조함 슬

픔이나 기쁨 등을 주제로 한 곡들은 많지만 모멸감을 표현한 곡은 거의 없다고 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과연 모멸감을 뛰어넘을 수 있을까 저자는 학력이나 외모 경제력 피부색

나이 등 외형적인 차이로 멸시하는 문화와 사회 풍토를 바꿔가야 한다고 말한다 또 사회와 제

도가 정비되더라도 모멸감을 아예 느끼지 않고 살기란 불가능하다 존중과 자존의 문화는 여럿

이 만드는 것이며 그 출발은 결국 자신의 내면에 있다 남을 귀하게 여기는 문화는 우리의 변화

로부터 시작된다 ldquolsquo귀rsquo는 곧 lsquo고귀하다rsquo는 뜻이고 영어로 풀이하면 lsquonoblersquo에 가장 가까울 것이다

lsquo귀rsquo만큼은 스스로 성취할 수 있다 어떤 사람은 학문을 닦음으로써 어떤 사람은 예술이나 종교

를 통해 어떤 사람은 타인에게 많은 것을 베풂으로써 삶을 고양시킬 수 있다rdquo 우리는 각자 어떤

방법으로 모멸감을 극복하고 있을까 글middot박지현 기자

단신

lt커넥톰 뇌의 지도gt승현준 지음 | 신상규 옮김김영사 | 2만3천원

1천억 우리 몸 안의 신경세포 개수다 인

간 신경세포의 모든 연결구조와 활동원리

를 파악하기 위한 사상 초유의 프로젝트

인 휴먼 커넥톰 연구의 모든 것을 다뤘다

뇌와 의식의 비밀을 밝히기 위한 흥미진

진한 실험과 놀라운 발견이 이어진다 의

학적 발전을 뛰어넘어 미래 사회에 혁명적

변화를 가져올 경이로운 도전의 과정이

생생하게 펼쳐진다

lt금융으로 본 세계사gt천위루 양천 지음 | 하진이 옮김시그마북스 | 1만7500원

금융학은 지리적 환경과 기술middot종교middot경

제체제를 망라한 집합체라고 할 수 있다

모든 금융 사건에는 사회middot경제middot문화middot역

사적 배경이 있다 이 책은 국가 인물 사

건을 시대별로 나눠 유머러스하고 유쾌

한 언어로 금융사를 들려준다 그리스

로마 프랑스 스페인 네덜란드 영국 미

국 클로비스 찰스 1세 JP 모건 소로스

튤립 거품 사우스시 거품 서브프라임

위기 등의 키워드를 일목요연하게 펼치

면서 세계 경제의 흥망성쇠를 그려냈다

모멸감 왜 느껴 나는 소중해

lt모멸감gt

김찬호 지음문학과지성사1만3500원

62-63-화제의책+디딤툰indd 62 2014-04-11 오전 20413

위클리 공감 2014414 63

디딤툰 글로벌 에티켓 173

세상에서 가장 무거운 것구성middot권우영

그림middot안종만

62-63-화제의책+디딤툰indd 63 2014-04-11 오전 20419

요행은 없더라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한 소통이 지나치게 활발하다 각종 동호회

며 동창회에서 업무 협상에 이르기까지 다채로운 채널들이 그

야말로 lsquo스마트rsquo하고 lsquo스피드rsquo 있게 실시간으로 진행된다 직접 통화하거

나 만나지 않아도 많은 정보들이 오가고 약속들이 잡히고 계획들이

세워진다 시간이 절약되기도 하지만 시시각각 lsquo띵동rsquo하는 커뮤니티 알

림 신호로 인해 업무 집중에 방해를 받기도 한다 아마도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요즘 사람들은 경험의 80퍼센트 이상을 SNS를 통해 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최근 한 친구가 자신의 어리숙함을 한탄하는 글을

SNS에 올렸다

인터넷을 검색하다가 수천만 원을 호가하는 외제 중고차를 아주 싸

게 구할 수 있다는 광고성 글을 봤다고 했다 침수되거나 사고 난 차도

아닌데 저렴하게 경매로 낙찰된 차이기에 믿을 수 있다는 내용을 보고

어처구니없게도 마음이 동했다는 것이다 게다가 그 광고문에는 단순

히 차를 파는 것이 아니라 소중한 사람과의 인연을 진실하게 만들고

싶다고 적혀 있었다 거기서 그치지 않고 딸 사진까지 곁들이며 자기

딸한테 부끄럽지 않은 아빠로 살아가고 싶은 사람이라는 말까지 덧붙

인 것을 보고는 차라리 믿고 싶은 마음이 더 강해졌다 그 친구는 전화

를 걸었고 약속을 한 후 차를 구매하러 갔다

통화한 딜러는 여기저기 친구를 데리고 다니며 몇몇 그럴 듯한 외제

차를 보여주었다 인터넷 차량은 시험 주행을 해 볼 수 없다면서 이상

없으니 빨리 사라고 지금 선택하지 않으면 후회할 거라고 한 시간 후

에는 다른 사람이 보러 오기로 예약돼 있다고 압박했다 순진한 친구

는 제정신을 차리기 어려운 지경임에도 가까스로 정신을 차려 품질 보

증을 어느 정도 해 줄 수 있느냐고 물었다 보증 기간이 없다는 답이 돌

아왔다 처음에 전화했을 때는 3개월 정도 보증해 준다고 했던 것 같아

재차 확인했다 딜러는 워낙 싸게 파는 것이라 그런 것은 해당되지 않

는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순간 이상하다 싶어 친구는 사지 않겠다고

말했다 딜러의 표정이 순간 바뀌었다 살 것처럼 이야기해 놓고 이제

와서 이러면 어떻게 하느냐 이런 인터넷 차량들은 대개 사러 오면 그

냥 계약하고 끌고 가는 게 상례인데 너무한 것 아니냐hellip 질타 내지 훈

계조였다 섬약(纖弱)한 기질의 친구는 더 당황했다

하지만 친구는 사지 않겠다는 의사를 다시 한번 표시했다 가족들의

안전을 지켜야 한다는 말도 덧붙였다 불만에 차 있던 딜러가 이내 표

정을 바꾸었다 잘 생각했다고 대부분 인터넷 보고 오는 사람들은 이

런 차의 성격을 알고 오는데 당신은 그렇지 않은 것 같았다며 정말 모

르고 온 것이냐고 물었다 친구가 광고문을 믿고 왔다고 하니까 딜러는

참 딱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이런 차는 대개 리콜된 것들로 안전을 보장할 수 없는 차들이어서 어

떤 이들은 아예 견인차를 가져와 사 간다 정상적인 차가 이런 가격이

라면 어떤 바보가 비싼 돈 들여 새 차를 사겠느냐 당신이 순진한 사람

같아서 말해 주는 것이다 그랬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딜러는 차를 팔

지 못하고 들어가면 회사에서 혼나니까 정상적인 다른 중고차로 바꾸

면 어떻겠느냐고 제안했단다 한나절 이상을 같이 다니고 또 진실까지

털어놓아 준 그 딜러에게 미안한 생각이 들고 고마운 생각도 든 나머

지 친구는 그러자고 했다 얼결에 꼭 바꿀 필요도 없는 차를 그렇게 바

꾸었다고 했다

그러고 나서 자신이 도대체 무엇을 어떻게 한 것인지 모르겠다고 자

탄했다 어리석은 짓을 한 자신을 반면교사 삼아 친구들은 그런 일에

휘말리지 말라고 덧붙였다 결국 그 친구는 평범하지만 오래 된 진리를

잠시나마 잊은 자신에 대한 반성으로 끝을 맺었다 lsquo콩 심은 데 콩 나

고 팥 심은 데 팥 난다rsquo 글middot우찬제(문학평론가middot서강대 문학부 교수)

중앙포토

소통과 공감

64 2014414 위클리 공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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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10: 위클리 공감 253호

16 2014414 위클리 공감

중점기획 | 무지개다리 사업 아시아 여행자 학교

쌍방향 문화 소개hellip ldquo서로의 편견 없애요rdquo

올해 한국생활 7년째를 맞는 작드 허르러(33middot부산 사상구

주례동) 씨는 지난해 9월 부산시 사상구 사상여성인력개

발센터에서 열린 lsquo아시아 여행자 학교rsquo를 생각하면 지금도 흐뭇해

진다 몽골 전통춤 공연과 함께 시작된 그날 행사에서 작드 씨는

다른 몽골 이주여성과 번갈아 강연자로 무대에 올라 사진과 함

께 몽골의 현대화를 소개했다

ldquo사람들이 놀랐어요 몽골에 도시도 있고 공장도 있느냐고요

행사장에 저희 가족도 왔고 같이 일하는 친구들도 왔어요rdquo

한국인 남편과 결혼해 다섯 살 아들을 둔 작드 씨는 ldquo몽골을

바르게 알릴 수 있는 기회를 준 lsquo아시아 여행자 학교rsquo에 감사한다rdquo

고 말했다

부산문화재단이 2012년부터 운영해 온 lsquo아시아 여행자 학교rsquo는

이주민이 한국문화를 받아들이고 배워야 한다는 기존의 발상에

서 벗어나 서로에 대해 배우고 알아간다는 의미를 담고 있는 문

화 다양성 사업이다 강연 형식으로 결혼middot출생middot축제 관련 풍습

을 소개하기도 하고 사진전시회 전통의상 입어보기 전통음식

먹어보기 같은 문화체험 행사도 함께 열린다 지난해 lsquo아시아 여

행자 학교rsquo는 9월 중순부터 연말까지 사상여성인력개발센터 내

강당에서 매주 토요일 혹은 일요일 캄보디아 베트남 몽골 인

도 미얀마 인도네시아를 주제로 운영됐다

부산문화재단 문화복지팀의 고윤정 주임은 ldquo객석에는 아내

손에 이끌려 온 한국인 남편이나 자녀 시부모 친구들이 많았

부산문화재단 사진전시회middot전통음식 먹어보기 등 문화체험 행사도 가져

부산문화재단

한국인과 다문화 이주민 간의 쌍방향 문화소통 방안으로 이뤄진 부산문화재단의 lsquo아시아 여행자 학교rsquo 지난해 행사 모습 올해에는 더 많은 이들의 참여를 위해 lsquo지구촌 여행자 학교rsquo로 이름을 바꿔 열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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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 공감 2014414 17

난해 6월 부산시가 개소한 복합문화공간 lsquo사상인디스테이션rsquo 1층

에 들어선 문화 카페다 부산 시내의 주한외국영사관middot주한외국

문화원 등과 대학 문화동아리 지역 예술가단체 등 30여 곳에 이

르는 지역문화자원을 발굴해 협력 연결망을 구축 이주민에게 문

화강습과 장비 등을 제공했다

이러한 지원에 힘입어 부산지역 이주민 공동체에서는 자발적

문화활동이 싹을 틔우고 있다 그 대표적 사례가 베트남어 방송

팟캐스트(인터넷방송) lsquo띵노이벳(Tien noi Viet)rsquo이다 기획middot제작middot

진행까지 베트남 출신 이주민의 손으로 만들어지는 lsquo띵노이벳rsquo은

한국생활의 애환에서부터 은행middot대중교통 이용방법 같은 생활정

보는 물론 베트남 대중음악도 다룬다 현재 회당 2500이 넘는

다운로드 수를 기록할 정도로 인기를 얻고 있다

부산문화재단은 올해 lsquo무지개다리 지원사업rsquo 선정으로 더욱 힘

을 얻은 lsquo다섯 손가락rsquo 프로젝트의 주안점을 두 가지로 잡고 있다

하나는 지역 내 이주민 문화공간에 예산과 프로그램을 지원해

자발적 문화모임을 더 키우겠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이주민

모임과 지역 문화예술단체 간 교류협력을 증진시켜 활동의 지속

성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이주민들의 참여 확대를 위해 lsquo아시아

여행자 학교rsquo도 lsquo지구촌 여행자 학교rsquo로 간판을 바꿔 달게 된다 또

매월 특정 국가를 테마로 진행해 사업 성격을 분명히 하고 홍보

가 쉽도록 할 계획이다

고 주임은 ldquo사업 대상을 부산에서 경남권까지 확대하고 페이

스북이나 트위터 같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한 정보제

공 방안도 준비 중에 있다rdquo고 말했다 글middot남창희 객원기자

다rdquo고 전했다 ldquo서먹해하던 사람들이 함께 춤을 추고 음식을 나

눠 먹으며 가족처럼 가까워지더군요 행사 도중 그간의 오해를

해소하기도 했어요 아내의 모국에 대해 lsquo문화적으로 뒤떨어져 있

다rsquo는 편견을 버리게 됐다는 한국인 남편도 있었습니다rdquo

rsquo다섯 손가락rsquo 사업 일부hellip 올 lsquo지구촌 여행자 학교rsquo로 확대

인구 350만명의 국제항구도시 부산에는 2013년 1월 기준으로 거

주 외국인이 5만1617명에 이른다 부산 인구 70명당 한 명 꼴이

다 과거 초량동middot중앙동 중심이었던 외국인 거주지역도 최근에

는 외국인 근로자가 밀집한 사상구middot강서구 유학생middot영미권 이주

민이 많은 해운대와 대학가 결혼이주 여성이 몰린 저소득층 밀

집지역으로 다양해졌다 그만큼 문화적 수요도 다양해졌다

부산문화재단에서는 이러한 지역적 특성에 따라 2012년부터

이주민 대상 문화복지사업 lsquo다섯 손가락rsquo 프로젝트를 운영해 오고

있다 lsquo아시아 문화 학교rsquo 도 lsquo다섯 손가락rsquo 프로젝트의 일환이다

차별 없는 사랑으로 이주민에게 다가가겠다는 의미를 가진 lsquo다

섯 손가락rsquo 프로젝트는 기존 다문화 사업의 한국 동화주의를 벗

어나 쌍방향 문화소통을 도모했다는 점이 높이 평가돼 문화체육

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이 주관하는 문화

다양성 확산을 위한 lsquo2014년 무지개다리 지원사업rsquo 공모에서 3년

연속 선정됐다

lsquo아시아 여행자 학교rsquo 등 문화교류 행사와 더불어 lsquo다섯 손가락rsquo

프로젝트로 진행된 것이 이주민의 문화복지를 증진시키기 위한

거점공간 조성middot운영과 지원middot협력 네트워크 결성이다 재단은 그

동안 고정된 문화공간이 없었던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부산시

내 문화센터 복지기관 외국인 음식점과 상점 등 72곳을 찾아다

니며 장소 대여 등 협력체계를 구축했다

이주민 문화공간 lsquo카페 무지개rsquo도 조성했다 lsquo카페 무지개rsquo는 지

쌍방향 문화 소개hellip ldquo서로의 편견 없애요rdquo

부산문화재단

부산지역 베트남어 방송 팟캐스트 lsquo띵노이벳rsquo 제작진들

부산문화재단 051-744-7707 홈페이지 bscf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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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2014414 위클리 공감

중점기획 | 무지개다리 사업 lsquo경계 없는 프로젝트 결합rsquo

ldquo지켜봐 주세요 다름은 장애가 아녜요rdquo

자폐성 장애 판정을 받은 곽규섭 씨는 다섯 살 때부터 끊임

없이 노트에 무언가를 그렸다 약초 허브 100년 후 지하

철 노선도 등 관심 분야도 다양했다 말이 사람들의 소통수단이

듯 그림은 곽 씨가 세상과 소통하는 방식 중 하나였다 하지만 그

의 어머니는 끊임없이 그리는 그림을 장애의 한 증상으로 생각해

주기적으로 박스에 버리곤 했다

그러던 중 곽 씨는 2008년 비영리 예술단체 lsquo로사이드(Raw+

Side)rsquo의 공동대표인 김효나 씨를 만났다 김 씨는 곽 씨의 그림이

재미있다고 생각해 그가 편하게 그릴 수 있게 종이를 충분히 놓

아두도록 했다 빈 종이는 몇 달 사이에 수백 개의 캐릭터로 채워

졌다 박스 속에 있던 그의 그림은 lsquo에이블 아트(장애인 예술)rsquo로

거듭났다 곽 씨가 그린 200여 명의 캐릭터로 lt키티와 튤립gt이라

는 제목의 애니메이션이 제작되기도 했다

lsquo에이블 아트rsquo를 지원하는 lsquo경계 없는 프로젝트 결합rsquo은 문화체

육관광부와 성북문화재단이 함께하는 lsquo무지개다리 사업rsquo 중 하나

이다 자폐성 장애를 가진 예술가들이 창작활동을 통해 세상과

소통하게 하자는 취지로 시작됐다 지난해 성북문화재단이 로사

이드를 후원하고 공동 주관하는 방식으로 처음 진행돼 올해도

이어나갈 계획이다 로사이드는 lsquo에이블 아트rsquo가 끊임없이 진화해

나간다는 의미로 이를 lsquo어떤 아트rsquo라 이름 짓고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성북문화재단의 lsquo경계 없는 프로젝트rsquo를 통해 자폐성 장애를

성북문화재단 장애middot국적을 넘어 문화로 하나되는 다양한 프로그램 성과

성북문화재단

다양한 국적의 이주 여성들이 모인 성북문화재단의 lsquo돌곶이 노래단rsquo 프로그램 언어도 문화도 낯설어 힘들어하는 이주 여성들의 마음을 노래로 즐겁게 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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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 공감 2014414 19

했다

lsquo세상의 요리 우리집 요리사rsquo는 서로 다른 문화를 가진 이주 여

성들에게 요리를 배우는 프로그램이다 성북문화재단의 lsquo무지개

다리 사업rsquo에 요리가 선정된 계기는 lsquo음식을 함께 만들고 나누어

먹는 것rsquo의 중요성이었다 몽골 필리핀 중국 캄보디아 등지에서

온 강사들에게 매주 요리를 배우고 다 만들면 강사와 학생들이

함께 나눠 먹으며 서로간의 정을 키웠다 강사로 활동하는 몽골

출신의 서드초롱 씨는 ldquo몽골 문화도 알릴 수 있고 선생님이 되어

가르쳐 줄 수 있어 이 일을 계속 하고 싶다rdquo고 말했다

성북문화재단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다양한 lsquo무지개다리 사

업rsquo을 새롭게 추진한다 소리여행 워크숍 lsquo여기 들리나요rsquo는 장애

인들이 재활용품으로 사물 특유의 소리를 내며 함께 문제의식을

나누는 자리로 진행된다 한국과 일본의 lsquo히키코모리(은둔형 외

톨이)rsquo 청년들이 주체적으로 영화감상회 소모임 등 축제를 여는

lsquo청춘의 재시도rsquo도 올해 처음 도입됐다 그밖에 청소년 공유축제

문화다양성 공감영화제 시를 매개로 소통하는 lsquo리얼 다이얼로

그rsquo 등이 추진될 예정이다

하반기에는 도입된 다양한 프로그램의 성과를 나누는 lsquo심연middot

향연rsquo 축제가 함께 열린다 한 해 만들어진 다양한 문화의 결과물

들을 한자리에 모으고 지역주민과 함께 나눌 계획이다

lsquo무지개다리 사업rsquo을 담당하는 성북문화재단의 김진만 대리는

ldquo이주민 유학생 예술가 장애인 아티스트 등 다양한 문화 주체

들을 발굴해 지역주민 등과 네트워크를 이루는 것이 목표rdquo라고

강조했다 글middot남형도 기자

가진 다수의 예술가들이 활발한 작품활동을 펼치고 있다 lsquo장애rsquo

가 아닌 lsquo다름rsquo으로 여기고 지켜봐 준 덕분이다 이를 위해 다양한

분야의 예술가들이 아트 서포터로 함께하며 이들과 함께 창작작

업을 진행했다

로사이드 아트 서포터인 최선영 씨는 중학교 1학년 때 자폐성

예술가인 김동현 씨를 만났다 김 씨는 lsquo석탄을 연료로 운행하는

지하철rsquo 등 참신하고 다양한 작품을 그렸다 이들의 작품은 아트

상품으로 만들어져 판매되기도 한다 최 씨는 ldquo아트 서포터로 함

께하면서 장애가 아니라 다양한 것 중 하나라고 인정하는 법을

배우게 됐다rdquo고 말했다

lsquo경계 없는 프로젝트rsquo 이외에도 성북문화재단은 다양한 lsquo무지

개다리 사업rsquo을 추진 중이다 장애인 다문화가정 여성과 자녀 유

학생 등이 주된 대상이다 이들과 함께 언어 노래 요리 몸짓 등

문화를 통해 소통한다 평소 교류할 기회가 적었던 이들과 문화

활동으로 어우러지는 새로운 관계를 맺고 서로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올해 lsquo장애인 소리여행rsquo 등 7개 프로그램 새로 시작

지난해 추진됐던 lsquo돌곶이 노래단rsquo은 대부분 결혼이주 여성이면서

직장에 다니는 워킹맘들로 구성돼 있다 공장에서 단순노동을

하는 이들은 하루종일 아무 말 없이 실밥을 뜯는 경우가 많았다

다른 언어와 문화 모국에 대한 향수 등으로 인한 외로움과 울분

을 lsquo돌곶이 노래단rsquo은 노래로 풀어낸다 단원들이 함께 노래 부르

고 어깨를 들썩이며 흥을 돋우는 사이 삶의 고단함을 잊는다

캄보디아에서 온 모으테비 씨는 ldquo일도 육아도 힘들지만 춤추

는 시간만큼은 정말 즐겁다rdquo고 소감을 말했다 베트남 국적의 팜

몽우엔 씨도 ldquo어릴 적부터 가수가 꿈이었을 만큼 노래를 좋아하

는데 lsquo돌곶이 노래단rsquo에서 노래를 부를 수 있어 행복하다rdquo고 말

성북문화재단

자폐성 장애를 가진 김동현 작가가 그린 작품 지하철 노선 그리기를 좋아하는 김 작가가 경주의 노선을 상상해 표현한 그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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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도비라indd 12 2014-04-11 오전 14459

기획특집

실력과 열정으로 뭉친

ldquo나는 여성 과학기술인이다rdquo

경제활동에 참여하는

여성들이 늘어나고 있지만

과학기술 분야에

종사하는 여성을 찾기란

쉽지 않습니다

기술middot공학middot과학 분야는

남성적 영역이라는 인식이 여전하고

결혼과 출산 육아 등으로

경력이 단절되는 경우도 많기 때문입니다

  

과학기술 분야에서

활약하거나 경력 단절에서 돌아온

여성 과학기술인들을 만났습니다

이들은 하나같이 여성의

섬세함과 친화력이

한국 과학 발전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다고 말합니다

과학기술 분야에서

여성들의 활약이

더욱 많아지기를 기대합니다

일러스트middot이철원

21-도비라indd 13 2014-04-11 오전 14502

22 2014414 위클리 공감

ldquo여 성과학기술인 육성은 국가적 과제이다rdquo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해 8월 열린 국제여성과학기술인

대회(BIEN 2013)에서 한 말이다 박 대통령은 ldquo여성의 섬세한 감

성과 기술은 창조경제의 중요한 자산rdquo이라며 ldquo능력 있는 여성 인

재들이 출산과 양육 때문에 꿈을 포기하지 않고 경력 단절이 발

생하지 않도록 적극 지원하겠다rdquo고 약속했다

창조경제를 이끌 핵심으로 꼽히는 여성과학기술인의 사회활

동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남성에 비

해 여전히 낮은 수준이며 짧은 근속기간에 이직이나 퇴직하는

경향도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미래창조과학부(이하 미래부)에 따르면 2012년 말 기준으로

공공 연구기관과 대학 기업연구소 등 과학기술계에 진출해 있는

여성은 4만2323명으로 전체 과학기술인의 190퍼센트인 것으로

조사됐다 전년도 여성과학기술인의 재직 비율보다 16퍼센트포

인트 늘어난 수치다 2012년 신규 채용된 여성과학기술인은

5651명으로 과학기술계 전체 취업자의 246퍼센트를 차지했다

여성과학기술인 재직middot승진middot보직자 비율 증가 추세

여성과학기술인들이 연구소장이나 책임연구원 등 기관에서 보

직을 받은 사례도 소폭 늘었다 2012년 말 기준으로 주요 보직을

가진 여성과학기술인은 2134명으로 전년에 비해 01퍼센트포인

트 늘었다 전체 보직자 가운데 70퍼센트였다

여성 보직자 비율은 2006년 이후 07퍼센트포인트 증가했으

며 2008년 이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승진자 비율은 전년

보다 11퍼센트포인트 오른 118퍼센트(1216명)로 집계됐다

연구과제 책임자의 여성 비율도 비슷한 경향을 보였다 연구과

제 책임자 규모는 8915명으로 전년 대비 07퍼센트포인트 증가

해 2201명(78퍼센트)에 달했다

고학력 여성과학기술인 육성도 성과를 보이고 있다 이공계

대학 입학 여학생 비율은 2006년 이후 등락을 반복하다 최근 2

년 연속 감소했으나 2008년과 비교하면 04퍼센트포인트 증가

한 270퍼센트를 기록했다 대학교 이공계 전공분야 여학생 수는

22만6692명으로 전체 학위과정 학생의 284퍼센트를 차지했다

눈여겨볼 것은 석middot박사 등 고학력 여성과학기술인이 늘어나

고 있다는 점이다 2012년 말 기준으로 이공계 전공 석사 학위과

정 졸업자는 5656명으로 전년 대비 293명(54퍼센트) 박사 학

ldquo여성의 감성middot기술은 창조경제 자산rdquo박근혜 대통령 ldquo출산middot양육으로 꿈 포기 않고 경력단절 없도록 적극 지원rdquo

과학기술 여성파워시대기획특집

자료middot미래창조과학부

여성과학기술인 전체 재직현황(2009~2012)

2009

총 33991명

19934

14057

2010

총 36360명

19526

16834

2011

총 37688명

20747

16941

2012

총 42323명

21708

20615

106

173

311

173

308

174

312

190

333

114 112130

비정규직 여성정규직 여성 정규직 여성

전체 과학기술인 중 여성 비율비정규직 여성

22-23-기획-총론indd 22 2014-04-11 오전 14621

위클리 공감 2014414 23

위과정 졸업자는 1127명으로 전년 대비 58명(54퍼센트) 늘어

났다

수적인 증가세에도 불구하고 여성과학기술인은 기관 유형에

관계없이 근속기간 3년 미만의 단기 이middot퇴직 경향이 높았다 민

간 기업연구소와 이공계 대학은 3년 미만 이middot퇴직 비율이 각각

564퍼센트와 552퍼센트에 달했고 공공 연구기관도 329퍼센

트로 전체 이middot퇴직자 중 큰 비중을 차지했다

이처럼 여성과학기술인의 사회middot경제활동 지속성이 남성에 비

해 많이 저조한 이유는 여성과학기술인 롤모델 부재와 결혼 이후

생애주기로 인한 경력 단절 때문이다

ldquo일과 가정 양립시킬 수 있는 환경 조성에 노력rdquo

실제 과학기술인으로서 전문성을 갖추기 위해서는 학부 과정 4

년과 석middot박사 과정 5~7년을 거쳐 외국유학까지 일반적으로 10

년 이상의 시간이 필요하다

결국 평균 나이 32~35세가 되어 결혼 적령기를 넘어서게 되

고 가임 가능성도 상당히 감소한다 여성으로서의 삶과 과학기

술인으로서의 전문성이라는 양갈래 길에서 고학력 여성과학기

술인들의 고민은 커질 수밖에 없다 박 대통령이 경력단절 여성

의 지원을 강조한 이유이다

현재 정부는 미래부 산하 한국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를 통

해 여성과학기술인들을 위한 다양한 지원프로그램을 개발 제공

하고 있다

미래창조과학부 미래인재기반과 정동준 사무관은 ldquo여성과학

기술인들의 신규 채용 및 보직middot승진자 비율이 증가한 것은 매우

바람직하다rdquo며 ldquo더욱 많은 여성과학기술인들이 일과 가정을 양립

시킬 수 있는 환경에서 연구하도록 제도적 지원을 다하겠다rdquo고 말

했다 글middot최재필 기자

한국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

여성과학기술인 육성과 지원의 첨병 역할

여성과학기술인 육성과 지원의 첨병은 미래창조과학부 산하 재단법인

한국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WISETmiddotCenter for Women in Science

Engineering and Technology 이하 위셋)이다

2011년 출범해 올해로 3년째를 맞는 위셋은 여성과학기술인을 위한

정책 및 기획기능 수행은 물론 여성과학기술인의 전 생애주기에 걸친

통합 지원을 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여성과학기술인 지원사업인 lsquo4W

사업rsquo이다 4W 사업은 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WIST) 여성과학기술

인middot여학생 멘토링 프로그램(WISE) 여학생 공학교육선도대학지원사업

(WIE) 여성공학기술인력양성사업(WATCH21)이다

특히 위셋은 여성과학기술인 양성을 위해 다양한 사업을 추진한다

신진과 경력 여성과학기술인력 지원 사업 중middot고middot대학교의 이공계 여

성인재 육성 사업 등이 주요 내용이다

이를 위해 공학분야 진학 촉진을 위한 여학생 공학주간 행사를 전국

적인 규모로 운영하고 있고 여대학(원)생 공학연구팀제와 멘토링 펠로

우 프로그램을 통해 이공계 여성들을 위한 창의적인 경험도 제공한다

또한 프로그램 형태였던 위셋 아카데미를 사업화시켜 좀 더 체계적

으로 운영한다 2월부터 시작된 위셋 아카데미는 올해 과학기술 분야

여성 일자리 창출을 목표로 대학생 미취업자 경력단절여성 비정규직

등 이공계 여성 3500명 교육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아카데미 운영내용

은 경력단계별로 3단계 주기(경력단절 복귀rarr경력도약 성장rarr리더양

성)로 나눠 짜여졌다

진로진학상담교사협의회와 업무협약(MOU)을 맺어 전국 진로진학

상담교사를 통해 이공계 분야에 대한 기회를 알리고 특히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가진 여성과기인을 위해 글로벌 스타트업(Start-up) 과정을

지원할 계획도 갖고 있다

이밖에도 고용기관과 구직자 사이의 중개 네트워킹 기회 제공과

일middot가정 양립 운영모델 개발 벤처와 협동조합 설립 지원 사업 등 여성

과학기술인의 역량 함양을 위한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과 네트워킹 기

회도 제공한다

문의 02-6411-1000 wwwwisetr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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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2014414 위클리 공감

대 전시 유성구에 본부를 둔 국방과학연구소는 국내 유일의

국방연구개발 전문기관이다 주성진(50) 박사는 국방과학

연구소의 제1호 여성 연구원이다

ldquo운이 좋았어요 대학 졸업 무렵 남자 동기들이 병역특례기관

인 국방과학연구소에 지원하는 모습을 보고 함께 지원했는데

동기들은 군대 보내고 제가 들어오게 된 거예요 하하rdquo

주 박사를 국방과학연구소 인근 대전국립현충원의 호국장비

야외전시장에서 만났다 전시장의 구형 전투기와 초계기 등의 모

습은 지금의 국방과학연구소 이미지와 대조적이다 자주국방을

목표로 1970년 설립된 국방과학연구소는 우리의 국방과학기술

수준을 세계 230여 국가 중 10위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데 중추

적 역할을 해 왔다

한양대 수학과를 졸업한 주 박사는 1989년 2월 연구소에 입

소 그간 국무총리 표창 여성과학자상 국방부 장관 표창 방위

사업청장 표창 국방과학상 등을 수상했다

ldquo대부분의 무기체계 관련 연구는 수많은 연구원의 협력으로

개발됩니다 그 과정에서 수상도 하게 된 것이죠rdquo

국방과학연구소는 대덕특구의 30개 정부출연연구기관 중 유

일한 국방부 산하 기관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덕특구에서

가장 여성친화적인 연구기관으로 꼽힌다 그 중심에는 주 박사를

중심으로 한 여성 연구원들의 적극적인 활동이 있었다 약 3천명

의 국방과학연구소 직원 가운데 여성이 약 300명이고 이 중 100

명 정도가 연구원이다

ldquo제가 연구소에 들어왔을 때에는 여자화장실이 없는 건물도

있었지만 지금은 새로 건물을 지을 때 모성보호실을 어디에 둘

지부터 고려할 정도로 여성친화적인 기관으로 변모했습니다rdquo

국방과학연구소는 2008년 4월 여성개발위원회를 정식 조직

으로 구성해 이 위원회를 중심으로 일middot가정 양립을 위한 활동을

과학기술 여성파워시대 국책기관 연구직기획특집

추진해 왔다 그간 대전 본부 내에 7개의 모성보호실을 설치했으

며 남성 직원을 위한 lsquo배우자 출산휴가제rsquo 도입을 이끌었다

또한 대전시 초middot중middot고교를 대상으로 과학특강 이공계 여대생

과의 멘토링 활동 연구소 내 경력 멘토링 활동 등을 추진했다

주 박사는 대한여성과학기술인회 수석총무 등 외부활동을 통해

서도 여성친화적인 연구개발 환경 조성에 힘쓰고 있다

ldquo대덕특구 내 10여 개 연구원 대표들이 월 1회 정기적으로 모임

을 갖고 여성친화적인 연구환경 조성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고 있

습니다 어떤 때에는 벤치마킹을 하면 쉽게 풀리는 일도 있어요rdquo

그는 lt누가 뭐래도 우리는 간다 이공계를 지망하는 여학생

을 위한 여성과학자 20인의 멘토링gt에 공저자로 참여(2010년)하

는 등 이공계 여대생들의 멘토로 활발히 활동해 왔다 그 역시 같

은 연구단지 연구원이던 남편과 결혼해 아들 둘을 키우면서 일

을 병행하는 어려움도 적지 않았다고 했다

ldquo똑같은 말을 해도 여자라서 그러나 하는 시각도 있었고 여자

를 출장 보내도 괜찮을까 하는 걱정도 있었지요 아직도 이공학

분야에서 여성은 소수에 해당합니다rdquo

ldquo위기가 기회 일단 하고 본다rdquo가 첫번째 신조

주 박사는 이공계 여대생들에게 멘토로 활동하며 가장 많이 들

려주는 말이 ldquo신조를 가져라rdquo라고 했다 그의 첫번째 신조는 lsquo위기

가 기회rsquo이다 주 박사는 원래 고교 때 문과였다가 너무나 수학 공

부가 하고 싶어 수학과를 지원했다 그런데 막상 대학에 가니 수

학2와 물리를 배우지 않아 애를 먹었다 이를 밤샘 공부로 극복

했다 그랬더니 오히려 동기들보다 실력이 나아지더라는 것이다

ldquo연구소 선택도 일종의 위기였어요 어릴 때부터 장난감 무기

를 갖고 놀고 군 복무를 해야 하는 남자들에게 무기는 lsquo본능rsquo에 가

까웠지만 여자인 저는 일일이 공부하고 외워야 했으니까요 하

ldquo국방기술 발전에 기여하는 보람 가져rdquo국방과학연구소 첫 여성 연구원 주성진 박사 ldquo신조를 갖고 넓은 눈으로 도전하라rdquo

24-25-기획-주성진indd 24 2014-04-11 오전 14718

위클리 공감 2014414 25

김성

태 기

지만 그걸 공부로 극복하니 상도 받고 자리를 찾게 되더군요rdquo

이와 함께 lsquo이건 죽어도 아니다가 아니라면 일단 해 본다rsquo 그리

고 lt채근담(菜根譚)gt의 한 구절인 lsquo독수리는 조는 듯이 앉아 있

고 호랑이는 앓는 듯이 걷는다(응립여수 호행사병 鷹立如睡

虎行似病)rsquo를 신조로 꼽았다

ldquo독수리와 호랑이는 나는 것 걷는 것의 왕인데도 평소 모습은

초라하지요 이를 통해 두 가지 교훈을 얻는데 하나는 평소 내가

발톱 세우고 이빨 보이면 친구가 없다는 의미이고 또 다른 의미

는 남 역시 겉은 초라해 보여도 그 안에 독수리와 호랑이의 위엄

을 갖고 있을 수 있다는 교훈입니다 이 말에 학생들이 많이 공감

하더군요rdquo

여성 불모지에서 이 같은 깨달음을 얻으며 자신의 영역을 구

축해 온 주 박사는 현재 대외협력실장을 맡고 있다

ldquo최근 국방연구개발의 패러다임이 민간 참여 개방형 연구개발

을 지향하고 도전적middot창의적인 신기술 개방을 추진하는 방향으

로 바뀌고 있습니다rdquo

국방과학연구소는 지난 40년간 보이지 않는 곳에서 국방의 초

석을 닦았을 뿐 아니라 390여 개의 국방 기술을 민간과 방위산

업체로 이전하여 1조1200억원의 부가가치를 창출했다 주 박사

는 대외협력실장으로서 오는 5월 31일 경기도 일산 킨텍스에서

민군기술협력 페스티벌과 연계해 열리는 국방기술거래장터

(DTiMS) 게재 기술을 활용한 lsquo청년창업 경진대회 및 사업화 아

이디어rsquo 사업 진행도 맡았다

ldquo이공계 여대생뿐만 아니라 모든 남녀 지원자들에게 하는 말

이지만 우리 연구소에는 문middot이과 모든 전공자가 일하고 있습니

다 다른 연구소들도 lsquo정보rsquo나 lsquo한의학rsquo 등 이름이 붙는다고 관련

전공자만 선발하는 게 아니니 시야를 넓게 가지고 도전하기 바랍

니다rdquo 글middot박경아 기자

국방과학연구소의 첫 여성 연구원인 주성진 박사는 자신의 연구가 국가 안보에 보탬이 됐다는 것에 보람을 느낀다며 여성 이공계인들에게 소신을 갖고 넓은 눈으로 연구기관에 도전해 볼 것을 조언했다

24-25-기획-주성진indd 25 2014-04-11 오전 14722

26 2014414 위클리 공감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뇌과학연구소 신경과학연구단

의 허여울(31) 박사는 올해 2월 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

(UST)를 졸업한 젊은 과학자다 박사후 과정을 밟으며 이제 막

과학자로서의 첫발을 내디딘 그에게 최근 좋은 소식이 날아들었

다 미국 해양생물연구소(MBL)가 주관하는 lsquo그라스 펠로우십

프로그램rsquo에 선발된 것이다 MBL은 55명의 노벨상 수상자를 배

출한 세계적인 비영리 사립연구소다

MBL 그라스 펠로우십은 신경과학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두

각을 나타내는 소수의 젊은 연구자들을 글로벌 석학들과 연결해

네트워크를 구축토록 하고 실험실을 직접 운영하는 기회를 제공

하는 프로그램이다 우수한 인력에게 체계적인 프로그램을 제공

할 뿐 아니라 체류비와 연구 비용 일체를 지원하는 것으로 유명

하다 전 세계 지원자들 가운데 매년 10명 안팎의 연구자만 선발

하는 이 프로그램에 국내 석middot박사 출신이 선발된 것은 이번이 처

음이다

허 박사는 ldquo지난해 MBL 교류프로그램에 참여했을 때 그라스

펠로우십 프로그램에 대해 처음으로 알게 됐다rdquo며 ldquo직접 실험실

을 구성해 주도적으로 연구할 수 있고 세계적인 연구자들과 교

류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어 기쁘다rdquo고 말했다 그는 ldquo3개월이

라는 비교적 짧은 기간 동안 수행하기에 의미 있는 프로젝트를

한국에서는 건강식품으로 분류되는 오미자차 인삼차 등 건강보

조식품을 일본에서 판매하기 위해서는 약사법에 의한 제조middot판

매middot수입 면허 및 허가middot승인이 필요하다 일본의 복잡한 수입 및 허가 절

차로 인해 많은 한국업체들이 오미자차 인삼차 수출을 포기하고 있다

(위생 및 식품 검역조치 사례)

허여울 박사는 5월부터 3개월 간 세계적인 석학들과 함께 신경과학 연구에 매진할 계획이다

과학기술 여성파워시대 세계로 나아가다기획특집

ldquo섬세하고 꼼꼼함과학분야엔 장점rdquo

KIST 허여울 박사 국내파 박사 최초 미국 해양생물연 구소 lsquo그라스 펠로우십rsquo 뽑혀

26-27-기획-허여울indd 26 2014-04-11 오전 14803

위클리 공감 2014414 27

제시한 것이 주효했던 것 같다rdquo고 덧붙였다

허 박사는 박사학위 과정 중 관심을 가진 통증 관련 연구를 주

제로 제안서를 작성했다 그는 오는 5월부터 8월까지 MBL에서

대뇌 피질 내에 있는 다양한 신경세포들 중 통증 감소와 관련된

세포의 종류를 밝히는 일을 하게 된다

허 박사는 ldquo세포들이 특정 자극에 어떻게 반응하는지 알아보

고 특정 자극이 통증의 감소를 가져오는 작동 메커니즘을 규명

하는 연구를 진행할 예정rdquo이라며 눈을 반짝였다

ldquo고교 졸업 무렵엔 이공계 기피현상에 진로 고민도rdquo

허 박사는 국내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미국 오하이오주 그린넬대

학에 진학해 생화학을 전공했다 사람이 어떻게 생각을 하게 되

는지 그 원리가 궁금해 관련 수업을 수강한 것을 계기로 신경과

학 분야의 길로 접어들었다 그는 ldquo생물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화

학 공부가 필수라는 말에 기초과학 분야인 생화학을 전공으로

택했다rdquo며 ldquo반면 신경과학은 수학middot물리middot생물middot기계 등 학생들의

출신 전공이 저마다 다를 정도로 광범위한 융합적인 영역이라 흥

미로웠다rdquo고 말했다

학부를 마친 후 한국으로 돌아와 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

석middot박사 통합과정에 진학했다 주변 유학생들이 주로 해외 석middot박

사 과정을 선호하는 것과 달리 국내 대학을 선택한 것이다 허 박

사는 ldquoUST 신경과학 전공의 경우 커리큘럼과 강의의 질이 해외

석middot박사 통합과정과 견줄 만하도록 짜임새 있게 짜여져 있다rdquo며

ldquo여러 연구원들로 이루어져 있는 학교인 만큼 다른 전공의 학생

들과 교류를 장려하여 타 전공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요즘에

화두가 되는 융합연구를 진행하기에 유리한 면이 있다rdquo고 말했

다 국가 연구소인 만큼 최신 연구장비가 잘 갖춰져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었다

한국에서 대학을 나왔다면 lsquo02학번rsquo이었을 그는 ldquo고등학교를

졸업할 당시 학생들의 이공계 기피현상이 심해 진로에 대한 고민

도 많았다rdquo고 말했다 어려운 연구 환경과 과학자에 대한 인식 부

족이 가장 큰 문제였다 그는 ldquo아직까지 의사나 다른 전문직에 비

해 과학자에 대한 대우가 좋지 않은 게 국내 현실rdquo이라며 ldquo기초

학문을 연구하는 과학자들이 자부심을 갖고 일할 수 있도록 환

경이 개선됐으면 좋겠다rdquo고 말했다

어려운 현실과 달리 성별을 떠나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기에 과

학만큼 객관적인 분야도 없을 것이라는 게 허 박사의 생각이다

그는 ldquo과학의 긍정적인 면 중 하나가 세계 어느 나라 사람과도 과

학이라는 관심 분야 하나로 교류하고 공동 연구를 할 수 있다는

점rdquo이라며 ldquo국적이나 나이 성별로 차별당할 일이 없다rdquo고 말했

다 그는 ldquo오히려 여성 특유의 섬세함과 꼼꼼한 일 처리 능력이

과학에 있어서는 장점으로 작용할 때가 많다rdquo고 덧붙였다

허 박사는 MBL 파견을 앞두고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그는

ldquo책임자급 연구원이 되기 전에 스스로 계획을 세워 연구할 기회

가 생겨 기쁘다rdquo며 ldquo이번 펠로우십 경험과 네트워크를 잘 활용해

앞으로도 계속 미지의 세계인 신경과학 분야에서 인류에 도움이

되는 연구 성과를 내고 싶다rdquo고 포부를 밝혔다

올 여름 세계적인 연구소에서 연구에 매진할 생각에 들뜬 그

는 lsquo여성rsquo이나 lsquo국내 최초rsquo라는 타이틀을 제하더라도 충분히 빛나

는 과학자의 모습 그대로였다 글middot허정연 사진middot지미연 기자

KIST 허여울 박사 국내파 박사 최초 미국 해양생물연 구소 lsquo그라스 펠로우십rsquo 뽑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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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2014414 위클리 공감

과학기술 여성파워시대 ITmiddot문화 융합 시도기획특집

서울대 라틴아메리카연구소의 백미숙 문화기획팀장은 통신

기술 개발의 선구자다 1980년대 중반 대덕연구단지에서

유선전화 교환기를 개발한 것을 시작으로 이동통신 화상통신

데이터통신 무선랜 공유기에 이르기까지 20여 년 넘게 통신장

비 개발을 주도해 왔다 백 팀장의 연구를 통해 통신기술 분야에

등록돼 있는 특허만도 7건이다 2011년부터 그는 오랜 꿈이었던

문화기획을 맡아 IT연구 경험을 살려 문화와 융합하기 위해 새롭

게 도전 중이다

그의 첫 연구 성과인 전전자교환기(TDX-10)는 각 가정에 유

선전화 공급을 늘리는 데 큰 기여를 했다 전전자교환기는 쉽게

말해 통화할 수 있게 연결해 주는 컴퓨터로 교환기 개발 전인

1980년대 초반만 해도 국내 기술이 없어 미국middot스웨덴 등의 수입

통신장비에 의존해야 했다 백 팀장은 대덕연구단지 연구원으로

국산 교환기를 개발하는 데 참여해 성공했다 그는 ldquo국산 교환기

개발로 유선전화를 어느 집에서나 쓸 수 있게 돼 자긍심도 있었

다rdquo고 말했다

10여 년 넘게 대덕연구단지에 있다가 1997년부터 2006년까지

대기업과 벤처기업 등을 거치며 통신기술 연구에 매진했다 휴대

폰이 막 상용화될 무렵인 1990년대 후반 현대전자(현 SK하이닉

스)의 책임연구원으로 이미 화상통신과 데이터통신용 핵심망 개

발을 마쳤다 벤처기업인 아이피원에서는 국내 처음으로 무선랜

공유기를 개발하는 데 성공해 KT에 납품하기도 했다 그 덕분에

아이피원은 매출 150억원 직원 수 50여 명의 회사로 성장했다

백 팀장은 ldquo통신기술은 빠르게 변하기 때문에 늘 현재 쓰는 기술

보다 한 발 앞서 고민해야 했다rdquo고 말했다

오랜 연구 성과로만 보면 과학자가 천성인 것 같지만 원래 그

의 꿈은 예술가였다 머리 속의 생각을 마음대로 그려낼 수 있는

화가를 꿈꾸던 무렵 부모님의 반대로 미대 진학은 포기해야 했

ldquo여성인 것을 잊으라 프로정신을 가지라rdquo서울대 라틴아메리카연구소 백미숙 문화기획팀장 ldquo못 이룬 예술가의 꿈이 보여요rdquo

지미연 기자

ldquo현 시대에 가장 필요한 것을 생각하고 만들어내는 게 과학자의 매력이에요rdquo 백미숙 팀장은 20여 년 넘게 통신기술을 연구한 베테랑이다

28-29-기획-백미숙indd 28 2014-04-11 오전 14853

위클리 공감 2014414 29

다 ldquo어릴 때 백화점의 쇼윈도를 보며 저 공간에 이야기를 입히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때부터 이미 문화에 관심이 많았던

거죠 벤처기업을 그만둔 후 미국 맨해튼에 갔더니 거리 문화가

흥미로웠습니다 그런 걸 보면서 문화와 IT를 접목하고 싶은 마

음이 들었어요rdquo

인사동 홈페이지 만들며 ITmiddot문화 융합 가능성 느껴

인사동 홈페이지(wwwhiinsacom)를 만든 것은 ITmiddot문화를 융

합하려는 첫 시도였다 문화 강좌를 듣고 축제 기획을 하며 경험

을 쌓다가 우연한 기회에 홈페이지 제작을 맡게 됐다 서울 인사

동을 하나의 브랜드로 만들기 위해서는 정보를 모아놓은 홈페이

지가 필요하다는 생각으로 진행한 프로젝트였다 그의 IT연구 경

험이 강점이 됐다 홈페이지 제작을 마친 후 지난해 종로구청으

로부터 공로상도 받았다

ldquo기술만 알면 사무적인 홈페이지가 되는 경우가 많고 문화만

잘 알면 적재적소에 기술을 활용하기 어렵잖아요 문화와 기술

두 가지를 모두 이해하고 있어서 재미있었어요 lsquo이 정보는 이쯤

에서 찾게 하면 좋겠구나 이 콘텐츠는 이런 방법으로 보여주면

흥미롭겠구나rsquo 하며 홈페이지를 만들 수 있었죠 잘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았을 때 ITmiddot문화 융합에 대한 가능성을 느낄 수 있었

어요 뿌듯했죠rdquo

IT 기술을 기반으로 문화를 생생하게 알리는 것이 백 팀장의

목표 중 하나다 그래서 증강현실이나 가상현실에 관심이 많다

현재는 서울대 라틴아메리카연구소에서 문화기획을 맡고 있다

언젠가는 생생하게 문화체험을 할 수 있도록 증강현실이나 가상

현실 등의 기술을 문화체험용 웹에 구현해 보고 싶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여성 과학자를 꿈꾸는 후배들에게 백 팀장은 ldquo여성인 것을 잊

으라rdquo고 당부했다 ldquo연구를 하다 보면 야근middot밤샘작업middot출장 등이

많아요 여성이 하기 힘든 부분이 분명 있죠 하지만 여성이기 이

전에 프로정신을 갖고 전문가가 되어야 합니다 여성이 아니라 일

하는 사람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뛰어들어야 성과를

낼 수 있죠rdquo 실제 그가 연구했던 한 팀의 경우 16명 중 15명이 남

성이었던 적도 있었다 하지만 백 팀장은 ldquo아이를 함께 돌봐야 해

서 힘들었지만 야근도 밤새는 일도 동료들보다 더 많이 하려 노

력했다rdquo고 말했다

그는 ldquo과학자로 성공하는 데 여성이 갖는 장점도 많다rdquo고 덧붙

였다 그 중 하나로 lsquo직감rsquo을 꼽았다 ldquo연구하면서 여성이 갖는 직

감이 장점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남성은 웬만큼 결과

가 보여야 판단하는 데 비해 여성은 상황의 맥락과 뉘앙스 등을

감지해 연구방향 수정 등에 대한 판단을 빨리 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대개의 여성이 남성보다 섬세하기 때문에 갖는 장점

이죠rdquo

그러면서 과학자가 되더라도 과학뿐 아니라 lsquo융합rsquo을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의료나 건축middot예술middot문화 등 다양한 분야와 과

학이 융합할 때 시너지를 낸다는 것이다 ldquo호기심을 가지고 다양

한 분야를 살펴봐야 합니다 궁금증이 많아야 해요 중요한 것은

호기심에 머무르지 않고 해결 방안까지 같이 고민해야 한다는 점

입니다 정보를 많이 얻고 이를 토대로 분석하는 습관을 길러야

합니다rdquo 글middot남형도 기자

백미숙 팀장이 2012년 만든 인사동 홈페이지(wwwhiinsacom) 초기 화면 1초 간격으로 바뀌는 인사동 사진을 전면에 시원하게 배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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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2014414 위클리 공감

ldquo그 때만 해도 금세 (직장을) 얻을 수 있을 거라 lsquo착각rsquo했지

요rdquo 이화여대 컴퓨터공학과 변해선(38) 연구교수는 요

즘 말로 lsquo경단녀(경력단절 여성의 줄임말)rsquo였다 연년생 두 아이를

키우는 엄마의 삶은 공학관 연구실의 작은 컴퓨터와 집뿐이다

ldquo아이를 둘 키워보면 전혀 다른 세계를 만나게 될 거예요rdquo 변 교

수는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의 지원으

로 복직에 성공하면서 두 마리 토끼를 잡고 있는 lsquo슈퍼 맘rsquo이다

고등학생 시절 컴퓨터 활용이 재미있었다는 변 교수는 소프트

웨어 전문가를 꿈꾸며 하루 9시간 이상 모니터 화면과 씨름했다

대학에 들어가서도 꾸준히 그 길만 고집했다 여성이라 불리하다

는 생각도 전혀 없었다 ldquo제가 학교를 다니던 1990년대 중반만 해

도 한창 인터넷 붐이 일었고 컴퓨터 업계에서는 경쟁력이 있었어

요rdquo 그래서 항상 lsquo하면 되겠구나rsquo 싶은 자신감이 있었다 딱 출산

전까지는 그랬다

박사학위를 받기 이틀 전 첫아이를 낳았다 변 교수는 이때부

터 모든 삶이 계획과는 다르게 흘러가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는

꾸준히 해 왔던 연구를 쉬면 도태된다는 생각에 산후조리 2개월

만에 lsquo박사후 연구원rsquo이 되었다 ldquo생후 3개월도 안 된 아이를 어린

ldquo아이들이 자랑할 엄마과학자 돼야죠rdquo변해선 이화여대 컴퓨터공학과 연구교수 ldquo참 어렵게 이 자리에 돌아왔어요rdquo

지미연 기자

한국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의 lsquo여성 과학인 경력복귀지원 사업rsquo을 통해 현업에 돌아온 변해선 교수는 ldquo(경력단절 기간 동안) 급변하는 IT 분야에서 어린 친구들이나 해외 박사들이 많아 쉽게 뒤처질 수 있다는 생각에 조급했다rdquo고 말했다

과학기술 여성파워시대 경력단절 딛고 복귀기획특집

오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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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 공감 2014414 31

이집에 맡기기 시작했어요rdquo

하지만 첫째를 출산한 지 8개월 둘째가 lsquo덜컥rsquo 생겨 버렸다 연

구 논문을 구상하기도 벅찬 시간 점점 무거워지는 몸을 이끌고

연구와 육아를 감당하기가 어려워졌다 임신 6개월째 그는 연구

실을 떠났다 박사후 연구원 1년차였다 ldquo떠날 때만 해도 금세 복

귀할 수 있을 줄 알았지요rdquo

연년생 두 아이의 육아는 그에게 lsquo충격적rsquo이었다고 한다 ldquo한 아

이만 키우는 것과는 완전히 달랐어요 새벽에 일어나 둘째에게

우유를 타주고 기저귀 갈아주고 첫째 옷 갈아입히고 그렇다고

(아이가) 인형처럼 가만히 있나요 한창 움직이면서 시리얼 엎고

어지럽히고hellip 잠깐 안 보는 새 연구 중인 모니터 앞에서 키보드

를 쿵쿵 두들기고 있질 않나 매일이 아찔했죠rdquo

한국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 덕에 연구현장 복귀

연구실이 그리워졌다 하지만 공백은 컸다 여기저기 지원해 봤지

만 계속 고배를 마셨다 그렇게 1년 2개월의 시간이 흘렀다 변 교

수의 세부 전공인 컴퓨터 네트워크 분야는 점점 길이 좁아졌다

그는 ldquo특히 IT분야는 워낙 급변하는데다 어린 친구들이나 해외

박사들이 많아 쉽게 뒤처질 수 있다는 생각에 조급한 마음도 있

었다rdquo며 ldquo막막하고 답답하고 불안한 시간이었다rdquo고 회고했다

그러던 어느날 메일이 도착했다 한국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

터(WISET)에서 lsquo2013 여성 과학인 경력복귀지원 사업rsquo을 한다는

모집공고였다 2012년에 시작한 이 사업에는 대학연구원 모집도

포함됐다 간절한 마음으로 지원서를 썼다 ldquo합격 통보를 받고 정

말 기뻤지요 공부했던 모교인데다가 일과 육아 두 마리의 토끼

를 잡을 수 있는 환경이 주어진 거죠rdquo

기쁜 마음으로 모교에 복귀했지만 적응은 쉽지 않았다 연구

와 육아를 병행하는 일은 생각보다 만만치 않았다 오히려 극심

한 우울증을 겪어야 했다 부부싸움도 늘고 엄마로서 해서는 안

될 생각까지 했다고 한다 포기하고 싶은 순간 변 교수는 오기가

생겼다 퇴근 후 밤 9~10시에 아이를 재워놓고 새벽 1시에 알람

을 맞춰 뒀다 쪽잠을 자고 일어나 연구에 몰입했다 ldquo경쟁에서

뒤처져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점점 커지더라고요rdquo 그는 이런 각

고의 노력 끝에 지난해 11월 교육부에서 주관한 lsquo리서치펠로우

프로젝트(모바일 클라우드 컴퓨팅 상호작용 지연 최소화를 위한

복합프레임워크 개발)rsquo를 맡으면서 연구교수가 됐다

요즘의 꿈은 두 가지다 ldquo연구자로 우리나라 소프트웨어 분야

에 기여할 수 있는 연구 실적을 내는 거죠 지금 실험이 마무리

단계에 있고요 조만간 논문을 발표할 예정입니다rdquo 그는 연구 이

야기를 하면서 커다란 눈을 반짝였다 두번째 꿈은 더 인상적이

었다 ldquo아이들에게 자랑스러운 엄마가 되는 거요 나중에 커서 아

이들이 lsquo우리 엄마는 과학자rsquo라고 자랑스러워할 수 있었으면 좋겠

어요rdquo 글middot박지현 기자

한국여성과학기술인 RampD 경력복귀지원 사업이란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가 출산middot육아 등으로

경력이 단절된 이공계 출신 여성(여성과학기술인)에 대해 다시 연구 현

장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업이다 여성들이 연구 현장 복귀

를 준비할 때부터 일자리에 정착할 때까지 패키지 형태로 지원한다

재취업 역량 진단을 통한 맞춤형 준비교육과 직업상담 일자리 추천

등을 한다 지속적으로 경력을 유지middot발전시킬 수 있도록 취업 중개도

돕는다 복귀 사업의 지원 규모는 여성 과기인 1인당 2천만원 이내로 최

장 3년까지 지원된다 2012년과 2013년 두 차례에 걸쳐 여성 과학자 복

귀사업을 벌였는데 70명 모집에 153명이 몰렸다 이 사업을 통해 현장

으로 돌아온 여성 과학기술인은 2012년 39명 2013년 58명이었다 이

들은 지금까지 국내외 학술지 논문 30편과 특허출원 9건을 내는 등 두

드러진 성과를 보이고 있다

문의 02-6411-1011~2 wwwwisetrekrreturn

ldquo두 아이의 육아를 연구와 병행하는 일은 생각보다 너무 어려웠다rdquo는 변 교수는 아이들에게 자랑스러운 과학자 엄마가 되고 싶다고 했다

오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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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2014414 위클리 공감

과학기술 여성파워시대 과학과 인문학 통섭기획특집

ldquo미국 유학시절 아이가 아플 때면 유치원을 보낼 수도 내

가 학교 수업에 빠질 수도 없어 발을 동동 구른 적이 한

두 번이 아니었어요rdquo

45년간 화학을 연구해 온 황영애(68) 상명대 명예교수는 아직

도 그 시절만 떠올리면 가슴 한 편이 쿡쿡 아려온다 함께 박사과

정을 밟은 남편은 아이 문제나 집안일에 있어서 늘 뒷전에 있는

데 반해 과학자이기 전에 lsquo엄마rsquo였던 황 교수에게는 학업과 가정

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게 여간 고된 일이 아니었다

ldquo어느 분야나 일과 가정을 양립시키는 일이 쉽진 않겠지만 과

학 분야에서도 여성에게 유리한 점은 결코 없었어요 사회생활에

있어서의 문제라기보다는 결혼이나 육아로 인한 가정의 문제였

죠 혹자는 연구직이면 그래도 좀 편하지 않으냐고도 하는데 흔

히 생각하듯 하나 더하기 하나를 해서 원하는 결과가 나오는 게

아니니까요 밤새도록 실험하는 일도 잦은데 아이를 둔 엄마로서

는 쉬운 일이 아니죠rdquo

lt세계문학전집gt 읽기를 좋아하던 부끄럼 많던 여고생은 화학

수업을 하던 총각 선생님을 짝사랑하며 흥미가 생겼다 선생님이

아닌 화학과 본격적인 사랑에 빠진 건 이듬해 대학에 입학하면

서부터다

그가 대학에 입학하던 해 서울대 화학과 정원 30명 중 여학생

은 4명뿐이었다 황 교수는 ldquo그 정도면 당시로서는 적지 않은 수rdquo

라며 ldquo진로를 정하는 데 있어 여자 동기들과 선배들의 도움을 많

이 받았다rdquo고 말했다 이공계 여대생이 극히 드물던 시절 결혼middot

육아에 대한 고민을 나눌 유일한 대상은 처지가 비슷한 동료들

뿐이었다

ldquo흔히 여성 과학자의 강점으로 섬세함을 꼽는데 저는 손끝이

야물지를 못했어요 실험할 때는 꼼꼼함이 필수인데 그렇지 못해

ldquo화학에서 인생과 인문학을 보았어요rdquo황영애 상명대 명예교수 ldquo교수법에 응용해 제자들 이해 도와 보람 느껴rdquo

공부가 힘들게 느껴질 때도 많았어요 오랫동안 공부해 온 저도

그런데 학생들은 오죽할까 싶어 어떻게 하면 좀 더 쉽고 즐겁게

가르칠 수 있을까 고민했죠rdquo

그 고민의 해답은 인생에 있었다 황 교수는 화학적 원리에 인

간 관계를 대입해 강의했다 그는 ldquo과학으로서 화학을 바라보면

어렵게 느낄 수 있는 것도 인생에 빗대면 쉽게 이해되는 부분이

많다rdquo고 설명했다

ldquo과학 대중화가 곧 과학 발전rdquohellip 중middot고교 무료강의 희망

ldquo화학은 정확한 학문이에요 하나가 모자라면 상대방에게 내 것

을 내어주는 게 기본 원리죠 어느 물질 하나 무의미한 건 없어

요 가령 촉매제를 예로 들면 촉매라는 건 두 가지 물질이 반응

할 때 그걸 도와주는 물질이에요 그 반응에 적극적으로 참여하

면서도 자체 생성물을 만들지 않는 희생적인 물질이죠 제 할 일

을 묵묵히 하면서도 과시하지 않는 모습이 우리 인생에 깨달음

을 주지 않나요rdquo

lsquo화학에서 인생을 배웠다rsquo고 말하는 제자들이 하나 둘 늘어날

때마다 그의 보람도 늘었다 제자 중에는 그의 교수법을 벤치마

킹해 교단에 선 이들도 있단다 인문학적인 강연으로 과학적 이

해를 돕는 그의 수업 방식은 어찌 보면 대립각을 세우는 일로도

보인다

그러나 그는 인문학을 넘어 종교에서도 과학적 원리를 발견한

다 뒤에서 힘을 보태주는 중성자 이야기로는 lsquo겸손rsquo을 플라스마

의 산화 정신으로는 lsquo순교자의 삶rsquo을 풀어낸다 필수원소와 독성

원소는 lsquo선을 가장한 악rsquo을 제설제와 부동액은 lsquo기도와 눈물rsquo의 의

미를 이해하게 한다

ldquolsquo과학과 종교의 만남rsquo이라면 흔히 성경에 나오는 일을 과학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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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 공감 2014414 33

으로 증명하는 내용일 것이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아요 하지

만 저는 종교적 현상을 설명하거나 증명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화

학이라는 학문이 신앙을 받아들이는 데 어떻게 도움이 되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어요 인문학도 그런 의미에서 과학과 대

치 관계에 있는 것이 아니라 접점에 있는 학문이라고 생각해요rdquo

황 교수는 자신의 강의 내용을 바탕으로 lt화학에서 인생을 배

우다gt lt화학에서 영성을 만나다gt라는 책을 출판했다 그 중 lt화

학에서 인생을 배우다gt는 교육부가 선정한 우수 과학도서로 꼽

히기도 했다

그는 저서를 내는 데 그치지 않고 직접 중middot고등학교를 돌며 무

료 강의를 펼치고 싶은 소망을 품고 있다 과학의 대중화가 곧 과

학의 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믿음 때문이다

ldquo과학 그 중에서도 기초과학 분야는 정말 중요한 학문입니다

기초과학이 튼튼해야 응용 분야도 발전할 수 있죠 미래 과학의

기초를 다지는 데 제가 조금이나마 역할을 할 수 있기를 바랍니

다rdquo 글middot허정연 기자

전민

규 기

황영애 명예교수는 45년간 화학을 연구middot강의한 경험을 바탕으로 과학의 대중화에 앞장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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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2014414 위클리 공감

ldquo철커덩철커덩 삐이익~rdquo

4월 7일 오후 울산 동구 현대중공업 본사 건설장비 시험

장 바닷가 옆에 있는 시험장의 모래언덕에서 거친 기계음을 내

며 굴착기가 앞뒤로 흔들리고 커다란 굴착기 버킷(굴착기 앞부

분에 달려 있는 바구니 모양의 구조물)이 수차례 회전하며 흙을

퍼내는 작업을 한다 굴착기가 움직일 때마다 거센 모래바람에

눈을 뜨기 힘들 정도다

30여 분쯤 지나자 작동을 멈춘 굴착기의 운전실 문이 열리고

선글라스를 낀 채 스카프로 코와 귀를 둘러싸고 안전모를 쓴 운

전사가 내린다 영락없는 건설현장 남성의 모습 같지만 이 회사의

건설장비 설계 분야에서 금녀의 벽을 허문 건설장비개발1부 굴착

기 설계부의 이선경(39) 차장이다

이 차장은 남성의 전유물로 여겨지는 건설중장비 설계 분야에

서 우먼파워를 과시하는 여성 엔지니어다 2001년부터 현대중공

업에서 근무하고 있다 울산대에서 자동차공학을 전공한 그의

업무는 굴착기 설계 및 개발이다

남성 중심의 건설장비 설계를 선택한 데는 lsquo도전정신rsquo이 큰 영

향을 미쳤다 이 차장은 ldquo용도나 중량의 차이는 있지만 자동차나

건설장비의 기본 원리는 비슷하다rdquo며 ldquo여성이라서 하지 못할 것

이라는 선입견을 깨고 싶었다rdquo고 말했다

지금은 14년차의 베테랑 설계사가 됐지만 그의 도전은 처음부

터 녹록지 않았다 lsquo휠로더rsquo lsquo스키드로더rsquo lsquo카울링rsquo lsquo데칼rsquo 등 낯선 건

설장비 전문용어와 기계를 익히는 것에도 진땀을 뺐지만 육체적

피로감은 큰 고충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굴착기 설계 분야는 현장에서 굴착기를 직접

시운전해 보고 현장을 발로 뛰며 남성 작업자들을 만나 의견을

듣는 등 강도 높은 육체노동이 뒤따르는 업무 특성 탓에 여성과

는 특히 거리가 먼 영역으로 여겨져 왔다

과학기술 여성파워시대 현장에 산다기획특집

하지만 이 차장은 이런 선입견을 하나씩 깨뜨렸다 남자 동료

들에게 뒤지지 않기 위해 꾸준한 운동으로 체력을 다지는가 하

면 잦은 야근이나 출장 등에서도 특혜를 받지 않았다 더 나은

제품 개발을 위해 굴착기 운전자격증을 따내는 열성을 보이기도

했다

그는 ldquo설계실뿐 아니라 각종 현장에서 설계한 굴착기가 제대

로 움직이며 작동하는지를 직접 점검하는 등 꼼꼼하게 챙겨야

더 나은 굴착기를 만들 수 있기 때문에 운전자격증까지 따면서

스스로 굴착기 프로가 돼야 한다rdquo고 말했다

이 같은 그의 열정과 여성 특유의 섬세함middot꼼꼼함은 제품의 완

성도를 높이는 데 기여하고 있다 이 회사의 굴착기가 업계의 호

평을 얻은 데는 여성 설계자들의 역할이 컸다는 게 업계의 평가

다 이 차장의 손을 거친 lsquo굴착기 9시리즈rsquo는 세계적 베스트셀러이

다 국내에서는 수년째 부동의 1위를 지키고 있고 해외로도 꾸준

히 수출되는 제품이다

이 차장은 ldquo여성이 보는 관점과 남성이 보는 관점은 다르다rdquo며

ldquo유저 인터페이스를 제품에 완벽히 반영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의

견이 나와야 하는데 그런 측면에서 여성 설계자들이 긍정적 역

할을 한다rdquo고 말했다

ldquo동등한 대우 바라면 당당하고 용감하게 도전을rdquo

여성 설계자들은 개발 업무뿐만 아니라 현장이나 부서에서 활력

소로서의 역할도 톡톡히 한다

이 차장은 ldquo부서 내 여성 설계자가 5명인데 경직된 조직문화

에서 윤활유와 같은 작용을 한다rdquo며 ldquo갈등관계에 있는 발주처와

의 미팅에서는 부드러운 분위기를 만들어내고 친근한 표현과 여

유 있는 태도는 현장 근로자와의 관계 개선에도 큰 역할을 한다rdquo

고 말했다

ldquo섬세함 살려 최고 굴착기 만들어야죠rdquo현대중공업 건설중장비 설계 이선경 차장 ldquo현장을 발로 뛰느라 육체노동 강도 세요rdqu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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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 공감 2014414 35

지미

연 기

하지만 남성 중심의 조직에서 힘든 점이 없는 것도 아니다 그

는 ldquo아직까지 여성 직원의 업무능력에 대한 데이터베이스가 부족

하기 때문에 중장비 분야에 대한 여성의 이해도가 낮을 것이라

는 그리고 가정으로부터의 독립성에서도 남성에 미치지 못한다

는 선입견이 있다rdquo며 ldquo하지만 그것은 여성 스스로가 넘어야 할

산rdquo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성들이 스스로 가치관을 세우고

자신의 일에 자신감을 가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ldquo같은 월급

과 동등한 대우를 받기를 바라면서 쉬운 일만 하려고 든다면 어

떤 상사라도 중책을 맡기고 싶어하지 않을 것rdquo이라며 ldquo당당하고

용감하게 도전해야 한다rdquo고 말했다

이어 ldquo섬세하고 부드러운 여성만의 장점을 살려 건설장비 분야

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드는 것이 꿈rdquo이라며 ldquo현장에서 작업자

들과 함께 어울리며 세계 최고의 제품을 설계하고 싶다rdquo는 포부

를 밝혔다 글middot최재필 기자

현대중공업 건설장비개발1부에서 굴착기 설계를 맡고 있는 이선경 차장이 자신이 설계한 제품을 점검하고 있다

현대

중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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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2014414 위클리 공감

과학기술 여성파워시대 기술로 승부기획특집

임형미(47) 한국세라믹기술원 에코복합소재팀장은 지난

2010년부터 산업통상자원부가 추진하는 10대 핵심소재개

발(WPMmiddotWorld Premier Materials)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

다 WPM은 수송기기용 초경량 소재 친환경 스마트 표면처리 강

판과 같은 미래형 신소재들을 개발하는 프로젝트다 임 팀장은

10대 프로젝트 중 한 분야인 나노카본(탄소섬유) 사업단에서 에

너지 절감을 할 수 있는 나노복합소재를 개발하고 있다 이번 사

업단에서 몇 안 되는 여성 책임자이기도 하다 그는 ldquo최근 방열

소재가 주목받고 있는 만큼 고온에서 표면의 전기 절연성을 유지

할 수 있는 세라믹 소재를 연구한다rdquo며 ldquo정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프로젝트인 만큼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rdquo

고 말했다

세라믹은 크게 첨단세라믹과 전통세라믹으로 나뉜다 전통세

라믹은 흙이나 모래 같은 원료를 이용해 불로 구워낸 도자기나

유리 등을 말한다 첨단세라믹은 자동차와 항공우주 등 첨단 기

술을 세라믹에 접목한 소재를 말한다

한국세라믹기술원은 첨단세라믹 연구기관으로 2000년 정부

출연기관으로 출범했다 2009년부터는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기

관으로 바뀌었다 한국세라믹기술원은 에너지환경middot전자middot기초

소재 융합 분야로 나뉘어 연구하고 있다

임 팀장이 이끌고 있는 에너지소재본부 내

에코복합소재팀에서는 세라믹 원료에 해당

하는 나노입자를 더 작게 만들거나 나노입

자의 특성을 응용한 나노기술 개발에 힘쓰

고 있다

그가 2000년 한국세라믹기술원에 입사할

때만 해도 여성 과학기술 연구원은 어디에서도

ldquo나노복합소재 개발 사명감이 큽니다rdquo한국세라믹기술원 에코복합소재팀 임형미 팀장 ldquo과학기술은 가장 진실한 학문rdquo

전민규 기자

임형미 팀장은 산업통상자원부가 추진하는 10대 프로젝트 중 한 분야인 나노카본 사업단에서 책임자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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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 공감 2014414 37

보기 드물었다 또 과학기술이라고 하면 광물 자원 등과 같은 단

일 자원을 개발하는 수준이었다 그러나 한국세라믹기술원이 출

범하면서 변화를 맞았다

각 분야에서 세라믹기술원을 찾기 시작하면서다 당시 이화여

대 화학과를 졸업하고 미국에서 물리화학 박사학위를 받았던 임

팀장은 곧바로 지원했다 입사 지원 당시 전남대와 조선대에서

lsquo박사후 연구원rsquo으로 활동하고 있던 터라 전공을 살릴 수 있는 기

회였고 합격 소식을 들었다 임 팀장은 ldquo남편이 지방에서 근무했

기 때문에 주말부부로 지내야 하는 현실이었지만 남편의 전폭 적

인 지지 속에 일할 수 있게 됐다rdquo며 ldquo남편과 14년째 주말부부 생

활을 하고 있다rdquo고 말했다

ldquo기술개발로 기업middot소비자에 도움 줄 수 있어 뿌듯rdquo

임 팀장은 지난 4월 1일 수석 연구원으로 승진했을 정도로 인정

받고 있지만 그에게도 고비는 있었다 바로 2000년 분체팀으로

입사하면서다 분체(고체 입자가 많이 모여 있는 상태의 물체를

통틀어 이르는 말)는 공학 분야로 이학 전공을 한 그에게는 어려

움이 있었다

그렇게 1년 남짓 연구에 매진하고 있던 2000년 초 당시 한국세

라믹기술원장이 세라믹을 섬유에 응용할 수 있는 프로젝트 팀을

꾸리면서 기회가 온 것이다

그는 전남대에서는 흡착제와 석유화학 공정 등에 쓰이는 첨단

신소재인 제올라이트(제올라이트는 알칼리 금속 또는 알칼리토

류 금속을 함유하는 함수 알루미늄 규산염 광물의 일종) 촉매를

조선대에서는 세라믹 코팅제를 연구했다 그는 ldquo분체팀에 들어갔

지만 전공 분야가 아니어서 힘들었는데 회사에서 복합소재 개

발 얘기를 듣고 바로 참여하게 됐다rdquo고 말했다

그 이후 나노카본 복합소재 개발에 적극 뛰어들었다 그간 성

과도 있었다 대표적인 연구 성과물은 난연제(플라스틱의 내연소

성을 개량하기 위해 첨가하는 첨가제) 개발이다 예를 들어 지하

철 화재 시 인명 피해가 많은 이유는 유독가스로 인한 질식사 때

문으로 난연제 개발도 유독가스를 줄일 수 있는 방안이 된다 전

선소재도 나노입자 크기(한 변의 길이가 1천만분의 1미터 이하)의

무기물을 고르게 분사시키고 불에 잘 타지 않는 성질의 난연제

를 결합시키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임 팀장은 ldquo나노물질의 입자 크기는 눈에 보이지 않지만 나노

기술은 우리의 건강과 환경 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요한 기

술rdquo이라고 말했다

또 기업과 협업해서 개발한 연구도 있다 기술원은 개인 연구

개발도 중요하지만 기업이 필요로 하는 기술도 개발한다 그는

ldquo기술 개발을 하면 기업들에 기술을 이전하기도 하지만 자체 예

산이 많지 않아 예산 확보를 위해 기업이 의뢰한 기술을 협업해

개발하는 프로젝트가 많다rdquo고 말했다

대표적인 것 중 하나가 2012년 LG전자와 함께한 휴대폰 유리

기판 표면온도 저감용 코팅제 연구다 휴대폰을 오래 사용하다

보면 휴대폰이 발열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발열을 줄이기 위한

기술 연구를 LG전자가 의뢰하면서 연구에 매진해 발열을 줄일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현재는 LED 분야 중소기업과 LED 형광등 커버를 개발 중이

다 그는 ldquo과학기술은 측정과 관찰을 통해 결론을 얻는 만큼 정

확하고 진실한 학문rdquo이라며 ldquo기술 개발로 기업은 물론 소비자들

에게도 도움이 될 수 있어 매우 뿌듯하다rdquo고 말했다 이어 ldquo과학

기술 분야에 진출하는 여성들의 숫자가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rdquo고

덧붙였다 글middot김성희 기자

36-37-기획-임형미indd 37 2014-04-11 오전 15313

38 2014414 위클리 공감

베트올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개와 고양이 등 반려동물들의

질병을 체크할 수 있는 진단키트를 개발하는 회사다 동

물 진단키트란 사람의 임신 진단키트와 같이 반려동물의 혈액이

나 분비물을 떨어뜨려 10분 이내에 질병 유무를 곧바로 알 수 있

게 해 주는 제품이다 한 줄이면 음성 두 줄이면 양성 반응을 나

타낸다 김정미(51) 베트올 대표는 ldquo국내에서는 잘 알려지지 않은

기업일 수 있지만 해외 동물 의료시장에서는 꽤 유명한 기업rdquo이

라고 소개했다

실제로 베트올은 107개국에 30여 개 질병 진단키트 제품을

수출한다 지난해 1분기 매출의 991퍼센트가 해외에서 나왔을

정도다 김 대표는 ldquo국내에서는 반려동물에 대해 관심 있는 질병

수가 4~5개에 불과하지만 해외에서는 사람이 가지고 있는 질병

처럼 반려동물 질병에 대한 관심이 높기 때문rdquo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창업한 지 7년 만에 세계 동물 의료시장에서 다섯 손가

락 안에 꼽히는 기업으로 성장했다 연구원과 생산직원을 다 합

쳐도 28명밖에 안 되는 기업이 말이다 2006년 12월 창업한 첫

해에도 매출을 올렸다 이에 대해 그는 ldquo좋은 물건을 빨리 만들고

잘 팔았기 때문rdquo이라고 대답했다 이런 자신감에는 그가 학교에

서 공부한 이론과 실무 경험이 바탕이 됐다

김 대표는 이화여대 생물학과를 졸업한 후 미국 오스틴 텍사

ldquo충분한 역량middot경험 쌓은 뒤 43세에 창업rdquo김정미 베트올 대표hellip 동물 질병 진단키트 개발로 7년 만에 세계 5위권 성장

지미

연 기

김정미 베트올 대표는 창업 7년 만에 반려동물의 질병 진단키트를 107개국에 수출하고 있다

과학기술 여성파워시대 과학도로 창업 도전기획특집

박상

문 기

38-39-기획-김정미indd 38 2014-04-11 오전 15411

위클리 공감 2014414 39

스주립대에서 약리middot독성학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MIT 박사후

연구원 과정을 마쳤다 한국에 들어와 1997년 국립보건원에서

책임연구원으로 근무한 뒤 바이오 업체인 바이오메드랩과 이수

그룹의 바이오 계열사인 이수앱지스에서 인체 질병과 동물 질병

연구를 했다

바이오메드랩 연구원 재직시절에는 자궁암 진단키트인 lsquo자궁

암 진단용 DNA 칩rsquo을 개발했다 한국 식약청 허가를 받아 현재

병원에서 사용되고 있다 이후 이수앱지스로 옮겨 인체 진단과

관련 제품을 연구하고 개발 판매까지 총괄하는 진단사업팀장을

5년간 지냈다 그는 ldquo국립보건원 공무원 생활을 하고 바이오 회

사에서 제품을 만들어 상용화하는 모든 과정을 경험한 것이 창

업하는 데 큰 자산이 됐다rdquo고 말했다

자신감이 생긴 김 대표는 창업을 하기로 결심했다 당시 나이

43세였다 그는 ldquo지금까지의 경험과 역량으로 충분히 승산이 있

다고 생각했다rdquo고 말했다 그는 이수앱지스에서 함께 지내온 연

구원들과 함께 힘을 모아 시작하기로 했다 그러나 제한된 자본

력과 소수 인력으로는 지금까지 했던 인체형 질병 진단키트 시장

은 어렵다고 판단했다 결국 고민 끝에 반려동물 시장으로 방향

을 틀었다 그는 ldquo동물 진단키트는 사람을 위한 키트와 기술이 유

사해 제조 원가가 비슷한 반면 판매 가격과 경쟁률은 크게 차이

가 난다rdquo고 말했다 이어 ldquo전 세계 동물시장은 해마다 10퍼센트

이상 증가하는 블루오션인 만큼 성장 가능성이 크다고 확신했

다rdquo고 덧붙였다

ldquo창업은 철저히 준비하고 정책자금 적극 이용을rdquo

그러나 어려움도 있었다 바로 연구개발비다 김 대표는 정부에서

지원받을 수 있는 방법을 알아보기 시작했다 그는 ldquo사업성이 높

은 만큼 성공할 자신이 있었다rdquo며 ldquo중소기업청 농림부(현 농림축

산식품부) 경기과학기술진흥원 등에서 내놓은 과제에 참여해

연구개발비를 확보했다rdquo고 말했다 실제로 베트올은 2007년 9월

산업자원부(현 산업통상자원부)의 lsquo신기술보육사업rsquo으로 선정돼

기술개발 자금을 지원받았고 2008년에는 중소기업청의 lsquo중소기

업기술혁신사업rsquo에 뽑혔다 김 대표는 ldquo창업을 생각한다면 우선

철저히 준비하고 정부의 정책자금을 적극 이용하라rdquo고 조언했다

지원 끝에 베트올은 lsquo개 심장사상충rsquo lsquo개 홍역rsquo lsquo개 장염rsquo 등 세 가

지 종류의 질병을 체크할 수 있는 진단키트를 개발할 수 있었다

베트올 진단키트는 국내 수의사는 물론 세계 바이어들에게 호

평을 받으면서 제품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다 이제는 lsquo어디에 팔

까rsquo 고민을 하는 게 아니라 기업에서 lsquo필요한 제품을 만들어 달라rsquo

는 주문이 들어올 정도다 빠른 시간 내 시장을 선점할 수 있었던

이유는 김 대표가 직접 제품을 들고 해외 바이어를 만나고 뛰어

다닌 덕분이다 그는 ldquo제품을 만든 사람이 가장 잘 팔 수 있다고

생각한다rdquo며 ldquo아직도 제품의 기술영업과 기술지원을 직접 하고 있

다rdquo고 말했다 베트올은 물건을 믿고 팔 수 있는 백신회사나 제약

회사 등을 선정해 계약을 맺는다 거래처가 65개사에 달한다

현재 전 세계 동물 진단키트시장 규모는 2조원이다 대표 기업

으로는 아이덱스와 헤스카 신바이오텍스 등 미국의 3개사와 유

럽의 2개사 정도다

김 대표는 ldquo우리 기업만의 기술경쟁력이 있는 만큼 몇 년 안에

아이덱스와 어깨를 견줄 수 있을 것rdquo이라고 자신했다 이어 ldquo앞으

로 진단키트뿐 아니라 진단부터 치료까지 할 수 있는 의료기기

개발에도 힘쓸 것rdquo이라고 말했다 올해에는 개와 고양이 질병 진

단키트에 이어 말에 대한 질병 진단키트를 출시할 계획이다 그

는 ldquo창업할 때 가장 시간을 많이 투자하고 전문성을 가져야 한

다rdquo며 ldquo일할 때에는 여자라는 생각을 버리고 일해야 한다rdquo고 말

했다 글middot김성희 기자

베트올이 개발한 반려동물들의 질병을 체크할 수 있는 진단키트

베트

38-39-기획-김정미indd 39 2014-04-11 오전 15414

40 2014414 위클리 공감

공감 인터뷰

인터넷 없는 세상을 상상할 수 있을까 우리 생활 전반에 자

리 잡은 인터넷 덕분에 편리한 생활을 영위하고 있지만 개

인정보 유출 바이러스 유포 등 사이버 범죄에 대한 우려도 만만

치 않다 이 같은 걱정에서 벗어날 수 있는 안전한 정보통신 사회

를 만들기 위해 활동하는 사이버 보안전문가 lsquo화이트 해커rsquo의 세

계에 뛰어든 고교생이 있다

지난 4월 2~3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전 세계 화

이트 해커들의 해킹방어기술 경연대회 lsquo코드게이트(CODEGATE)

2014rsquo 주니어부 우승자인 선린인터넷고 3학년 임정원(18) 군이다

이번 대회에는 지난 2월 온라인으로 치러진 예선전을 포함 역

대 최대 규모인 전 세계 74개국 1200개팀 2968명의 정보보안

인재들이 참가했다 lsquo코드게이트 2014rsquo에서 세계 최초로 열린 주

니어 해킹방어대회에도 24개국 378명이 참가했다

7회째인 올해 대회는 해외 참가팀의 비중이 58퍼센트였으며

지난해 개최된 세계 최대 해킹대회인 lsquo데프콘rsquo(예선참가 917개팀)

규모도 뛰어넘었다

우리나라는 단체전인 일반부에서 아쉽게도 우승팀을 내지 못

했으나 개인전인 주니어부에서 1위부터 3위까지 휩쓸었다 특히

우승자인 임 군은 총점 1340점을 획득해 880점으로 2위를 차지

한 김범수(18middot개포고 3년) 군과 큰 점수 차를 보였다

ldquo어릴 때부터 게임보다 프로그래밍에 관심이 컸어요rdquo

ldquo어릴 때 집에 있는 컴퓨터를 하면서 궁금증이 생겼어요 컴퓨터

에서 운영되는 프로그램들이 어떻게 만들어지는 걸까 하고요

그래서 초등학교 2학년 때 직접 프로그램을 만들고 싶은 마음에

혼자 책을 보면서 공부를 시작했어요rdquo

임 군은 lsquo학원을 다녔다rsquo lsquo컴퓨터를 잘하는 집안 어른에게 배웠

다rsquo 정도의 답변을 기대하며 던진 질문에 대해 lsquo독학rsquo이라는 의외올해 처음 열린 코드게이트 2014 주니어부 우승자인 임정원 군은 우리나라의 사이버 안보를 지키는 정보보안 전문가를 목표로 공부하고 있다

지미

연 기

ldquo사이버안보 지키고 싶어요rdquo선린인터넷고 임정원 군 해킹방어기술 올림픽 lsquo코드게이트 2014rsquo 주니어부 우승

40-41-공감인터뷰indd 40 2014-04-11 오전 15526

위클리 공감 2014414 41

의 답을 내놓았다 초등학교 저학년 또래라면 컴퓨터 게임이나

인터넷 검색 등에 관심을 보이는 것이 보통인데 임 군은 그것을

가능하게 만든 프로그램에 흥미를 보인 점도 남달랐다

ldquo그 당시 보던 책 중에 lt철벽보안을 위한 역공격 해킹gt이라는

책이 있었어요 그 책을 보면서 정보보안에 빠져들었고 나중에

는 책이 뜯어질 정도로 반복해서 읽었어요rdquo

남다른 관심과 열성으로 임 군은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 2년

간 서울 중부교육청의 정보영재로 중2 때는 서울대학교 과학영

재교육원 정보영재 프로그램에 선발되어 영재 교육을 받았다

ldquo책에 나온 내용들을 보면서 정보보안에 대해 본격적으로 공

부해 보고 싶은 욕심이 생겼어요rdquo

특성화고에서 체계적으로 공부할 길 찾아

임 군이 특성화고인 선린인터넷고에 진학한 것도 정보보안에 대

한 공부 욕심이 커서였다고 한다 임 군의 부모는 특목고 진학을

원했으나 ldquo본격적으로 정보보안에 대한 공부를 해 보고 싶다rdquo는

임 군의 강한 고집에 밀려 특성화고 진학을 허락했다고 한다

ldquo선린인터넷고의 교육과정과 동아리활동에 대해 알아보니 제

가 더 알고자 했던 것들을 제대로 배울 수 있을 것 같다는 기대

감이 들었어요 실제로 입학해서 공부해 보니 수업 내용이 충실

하고 동아리활동도 활발해 부족한 점을 많이 채울 수 있었어요

lsquo레이어 세븐rsquo이라는 동아리에 가입했는데 뛰어난 선배들이 문제

를 해결하는 모습을 가까이서 보고 함께 연구활동을 할 수 있어

서 너무 좋았어요rdquo

선린인터넷고에 진학해 정보보안에 대해 체계적으로 공부할

수 있는 길을 찾게 된 임 군은 각종 대회에 진출하면서 좋은 성과

도 냈다 2013년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개최한 lsquo제1회

ETRI 주니어 해킹대회rsquo에서 우승하는 등 총 7개의 해킹방어대

lsquo화이트 해커rsquo들의 축제인 코드게이트 2014의 외국인 참가자

코드

게이

트 2

014

사무

회에 참가해 그 가운데 2개 대회에서 2위에 입상하고 5개 대

회에서 1위를 하는 등 놀라운 실력을 보여주었다

ldquo대회에 나가면 내가 어느 정도 수준인지 부족한 점은 어떤

건지를 알 수 있어 좋아요 이번 대회는 세계 최초의 주니어 국제

해킹방어대회이자 제가 나갈 수 있는 마지막 주니어 대회였기에

더욱 의미가 있었는데 이렇게 좋은 성적을 거둬 정말 기뻐요rdquo

임 군은 지난해 9월부터 한국정보기술연구원(KITRI)의 차세

대 보안전문가 양성과정 베스트오브베스트(BoB)에 지원해 교육

을 받아왔다

8개월간의 교육과 프로젝트 진행 등을 통해 실력을 인정받아

120명의 교육생 중 lsquo베스트 10rsquo에 선정되어 lsquo국가대표 화이트 해커rsquo

라는 영예를 얻고 지난 3월 캐나다에서 열린 정보보안 컨퍼런스

lsquo캔섹웨스트(Cansecwest)rsquo에 참가하기도 했다

임 군은 BoB 교육과정 중 마이크로소프트사 윈도 익스플로

러 프로그램의 보안 취약점을 발견하기도 했다

ldquo아쉽게도 분석이 완료되기 전에 마이크로소프트사에서 보안

패치를 내놓아 해결이 됐어요 제가 분석하는 동안 먼저 발견한

다른 연구자가 제보를 한 거겠죠rdquo

임 군은 ldquo캐나다에서 정보보안 컨퍼런스에 참가해 최신기술에

대한 발표를 보면서 앞으로 갈 길이 멀었다는 생각이 들었다rdquo면

서 ldquo공부하면 할수록 배워야 할 것이 너무 많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rdquo고 말했다 그리고 자신의 포부를 밝혔다

ldquo여러 사람들과 함께 연구하면서 실력을 키워나가고 싶어요

그래서 대학에 진학해 정보보안을 전공하고자 합니다 기회가 주

어진다면 국가기관에서 우리나라의 사이버 안보를 지키는 일을

하고 싶습니다rdquo

한 고교생의 가슴에 사이버 보안전문가의 꿈이 영글고 있

었다 글middot이윤진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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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 2014414 위클리 공감

스마트폰 중독hellip ldquo자녀와 함께 풀어요rdquo친밀한 소통과 사용한계 정하고 자율성 높이는 lsquo친middot한middot자rsquo 매뉴얼 보급

교육정보

지난해 이동통신 3사의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청소년(만

19세 미만) 약 540만명이 스마트폰을 갖고 있다 한국정보

화진흥원이 지난해 분석한 청소년 스마트폰 중독률(255퍼센트)

은 인터넷 중독률(117퍼센트)보다 2배 이상 높고 전년대비 71퍼

센트포인트 증가하여 성인(89퍼센트)의 29배 수준에 달했다

스마트폰에 빠지기 쉬운 청소년 자녀에게 스마트폰 사용을 줄

이라고 조절하라고 지도하는 것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24

시간 따라다니며 잔소리를 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스마트폰에 빠

져들기만 하는 자녀를 대체 어떻게 지도해야 할까

여성가족부는 청소년의 올바른 스마트폰 이용습관 형성을 효

과적으로 돕기 위해서 스마트폰 과다 이용 청소년 상담 부모교

육 치료 관련 매뉴얼을 개발하여 보급하고 있다

이 매뉴얼은 지난해 한국청소년상담복지개발원이 중심이 되어

서울대middot중앙대middot을지대 등 학계 전문가와 현장 실무자 교사 및 학

부모 등이 참여하여 제작한 것으로 lsquo스마트폰 중독 청소년 상담 매

뉴얼(개인middot집단)rsquo lsquo스마트폰 중독 청소년 부모교육 매뉴얼rsquo lsquo스마트

폰 중독 청소년 치료 매뉴얼rsquo 등 3종(4권)으로 구성되었다

ldquo스마트폰은 중독성 강한 기기임을 먼저 이해하자rdquo

lsquo상담 매뉴얼rsquo은 청소년이 스마트폰의 강박적 사용을 줄이기 위해

자신의 사용 패턴을 스스로 이해하여 조절할 수 있도록 구성돼

있다 특히 개인상담과 집단상담으로 구분해 상담효과를 높이고

상담과정에서 자율성을 높이도록 제작됐다

lsquo부모교육 매뉴얼rsquo은 부모가 스마트 기기를 이해하고 자녀가

스마트폰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도록 지도할 수 있는 lsquo친middot한middot자 스

마트폰 자기조절 양육 원리rsquo 등을 소개하고 있다

lsquo부모교육 매뉴얼rsquo은 부모들에게 먼저 자녀들이 사용하는 스마

트폰의 순기능과 역기능을 이해할 것을 권한다

스마트폰은 언제 어디서든 액정만 터치하면 스마트 세상에 들

어갈 수 있어 어느 기기보다 중독성이 심하다는 미디어 특성을

갖고 있다 발달적 특성상 청소년기는 신체적middot정신적 변화를 겪

는 시기로 청소년들이 어지러운 마음을 피하는 가장 손쉬운 방

법으로 스마트폰을 선택하고 있다 이와 함께 기질적으로 우울

증 ADHD(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를 가진 청소년들이 특히

서울 마포구 성산동 월드컵공원에서 lsquo일주일에 한 번 한 시간 스마트폰을 끄자rsquo는 스마트폰 사용 줄이기 캠페인에 참여한 청소년들 여성가족부는 청소년들이 스마트폰 사용을 자율적으로 조절하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해 부모와 상담기관용 매뉴얼을 펴냈다

연합

친 친밀하게 관계 맺기 의사소통하기

한 한계 정하고 규칙을 통해 반복 습득하기

자 자율성 책임 높이기

42-43-교육정보_스마트폰indd 42 2014-04-11 오전 15605

위클리 공감 2014414 43

매뉴얼 내려받기 여성가족부gt정책안내gt정책자료gt일반정책자료 wwwmogefgokr

스마트폰으로 인한 중독 증상

1 일상생활 장애 스마트폰으로 인해 기본적으로 해야 할 일을 못하

게 되는 것을 말한다 밤늦게까지 스마트폰을 보느라 잠을 제대로

못 자 학교에 지각을 하거나 수업에 집중하지 못하고 내내 스마트

폰만 보는 일도 있다 스마트폰을 보면서 걷다 넘어지거나 달려오

는 차를 피하지 못하는 일도 있다

2 내성 스마트폰을 사용하면 할수록 더 많이 사용해야 만족을 느끼는

증상이다 알코올 중독도 점점 많은 양의 술을 마시게 되는 병인 것처

럼 스마트폰 중독도 점점 사용 시간이 전보다 늘어난다

3 금단 스마트폰을 보고 있지 않은 동안에도 내내 스마트폰 생각만 하

게 되는 증상이다 담배를 끊으면 금단 증상이 생긴다고들 하는데 마

찬가지로 스마트폰 중독이 되면 갑자기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못하게

되거나 사용 시간을 줄이게 될 때 초조하고 불안해져서 안절부절하게

된다

4 일탈 행동 평소에 하지 않던 행동들 예를 들면 잦은 거짓말 무단 결

석 수업 빠지기 흡연 등을 한다

중독되기 쉽다

이처럼 청소년들이 스마트폰 사용을 조절하지 못하는 것은 단

순히 의지 부족만이 원인이 아니다 청소년들이 스마트폰에 빠질

수밖에 없는 여러 가지 이유들이 있고 우리 아이만 스마트폰에

빠져 허우적대는 것이 아니므로 부모는 이를 이해하고 자녀를 애

정 어린 시선으로 관심 있게 지켜봐 주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고 매뉴얼은 충고한다

부모middot자녀가 lsquo지킬 수 있는 규칙rsquo 함께 만드는 게 중요

매뉴얼은 스마트폰은 혼자 사용하는 개인 매체이므로 자녀 스스

로 조절하고자 하는 의지를 보이지 않는다면 부모의 관리middot지도

가 어렵다고 지적한다 ldquo스마트폰을 하루 몇 시간 이상 사용하면

뺏는다rdquo는 방식의 강압적인 처벌이나 규제는 자녀가 커갈수록 오

히려 부작용을 낳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그래서 자녀가 스스로 스마트폰 사용을 조절할 수 있도록 lsquo친

밀한 의사소통rsquo부터 힘쓸 것을 권한다 처벌middot규제보다 먼저 자녀

와 lsquo친밀한 의사소통rsquo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지속적인 관심과 노

력이 필요하다고 매뉴얼은 강조한다 부모middot자녀 간의 친밀한 의

사소통이 가능할 때 함께 한계와 규칙을 정하고 자녀의 조절 동

기와 자율성을 향상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규칙이 부모의 마음에 안 들더라도 자녀가 지키기 쉽게 만들

고 점차 난이도를 높이는 것이 효과적이다 또한 자녀가 스스로

의 생각이나 행동에 확신을 가질 수 있도록 신뢰와 격려가 필요

하며 피드백을 해 주는 것도 중요하다 피드백 방안으로 부모와

자녀가 합의해 상벌을 정한다 매뉴얼은 이러한 과정에서 ldquo자녀

가 제기하는 의견에 대해 변명으로 받아들이지 말고 자신의 생

각(가치 흥미)을 찾아가는 과정으로 생각하고 존중하는 태도를

가질 것rdquo을 충고하고 있다 글middot박경아 기자

(서울시교육청 2013)스마트폰 과다 사용으로 인한 학년별 유병률

10

8

6

4

2

0초등학교 4학년 중학교 1학년 고등학교 1학년 평균

091

724

886

651

(단위 )

42-43-교육정보_스마트폰indd 43 2014-04-11 오전 15606

44 2014414 위클리 공감

공공기관 지방화시대

새 둥지 7개월hellip ldquo이젠 부산 공공기관rdquo영상물등급위원회 신입직원 90퍼센트 지역인재 선발 등 현지화에 힘써

부산 이전 7개월 영상물등급위원회(이하 영등위)가 지역사

회와 빠르게 밀착하면서 성공적인 lsquo부산시대rsquo를 열고 있다

다양한 체험행사로 지역민들과의 융화에 힘쓰는가 하면 신입직

원도 부산 지역민으로 90퍼센트를 채용하는 등 과감한 변화를

시도했다

그 결과로 지난 3월 7일 대통령 직속 지역발전위원회로부터

공공기관 지방이전 우수기관 표창을 받기도 했다 이전 지역인

부산의 최초 입주기관으로 지역균형발전을 위해 선도적인 역할

을 한 공로를 인정받아서다

처음부터 순탄했던 것은 아니다 태스크포스(TF) 팀부터 공공

기관 이전의 전 과정을 지켜봐 온 경영지원실 강성우 대리는 ldquo허

허벌판에 세워질 이 건물이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몰라 막막했

다rdquo고 토로했다 청사 내부 인테리어를 고려할 때도 lsquo영화의 도시rsquo

와 국내 유일의 등급분류 기관이라는 콘셉트를 잘 살릴 수 있는

것으로 선택하는 데 머리를 싸매야 했다

가장 큰 것은 임직원들의 고충이었다 서울 상암동에 기관이

있을 때 부산으로 이전하기 어려운 직원들은 퇴사하거나 이직했

다 정든 직원들과의 이별을 감수해야 했다 임직원 가족들의 불

지난해 9월 부산에 새롭게 둥지를 튼 영상물등급위원회는 부산과의 소통과 호흡을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영상물등급위원회

44-45-공공기관 지방화시대indd 44 2014-04-11 오전 15648

위클리 공감 2014414 45

편함도 있었다 강성우 대리는 ldquo아홉 살 딸아이도 전학 오기 전 서

울 친구들하고 떨어져야 한다고 많이 칭얼대 미안했다rdquo고 말했다

ldquo부산 직원들 덕에 맛집도 알고 잘 어울려요rdquo

이전 이후 새로 채용된 14명의 신입직원 중 12명이 부산지역 인재

다 함께하는 직원들은 만족스러워한다 영화부 박경미 과장은

ldquo부산 현지 직원들 덕에 맛집도 잘 알게 되고 잘 어울릴 수 있어서

너무 좋다rdquo고 말하며 활짝 웃었다 강성우 대리도 ldquo지역민 채용은

이러한 인적 교류를 잘 활용한 성과였던 것 같다rdquo고 만족해했다

영등위는 이외에도 해운대구 재송시장과 자매 결연을 맺었다 지

역 전통시장 이용 활성화와 서민경제 촉진에 기여하기 위해서다

따뜻한 나눔 행사를 적극적으로 추진한 것도 큰 변화다 지난

해 말 보육시설인 lsquo박애원rsquo의 어린이middot청소년과 영등위 임직원 간

사랑나눔 행사로 지역과 한층 더 가까워지는 계기를 마련하기도

했다 강 대리는 ldquo임직원과 보육원 친구가 11 매칭으로 친구관계

를 맺었는데 감회가 새로웠다rdquo고 말하며 ldquo직원들 사이에서도 앞

으로 소외계층을 위해 더 힘쓰자는 내부의 변화가 보이는 것 같

아 뿌듯하다rdquo고 덧붙였다

영등위는 청소년들이 미디어를 건전하게 접할 수 있도록 독려

하는 프로그램도 추진 중이다 이를 위해 3월 13일 부산시청자미

디어센터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청소년이 영상을 활용

한 정보를 얻는 데 도움이 되고자 하는 취지다 홍보팀의 변효진

사원은 ldquo부산지역 청소년들의 창의적 문화체험 활동과 영상미디

어 이용에 대한 올바른 정보를 제공하려 한다rdquo며 ldquo앞으로 등급분

류 체험교육 지원 등 실질적인 협력도 강화할 계획rdquo이라고 말했다

영등위 직원들은 완전한 부산 정착을 위해 lsquo현지화rsquo에 더 힘쓰

겠다고 입을 모았다 박경미 과장은 ldquo영화도시 부산의 상징은 우

리 영등위의 이미지를 제고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됐다rdquo며 ldquo영등위

는 부산과의 더욱 적극적인 협력으로 부산의 공공기관이 되겠

다rdquo고 덧붙였다 글middot박지현 기자

영상물등급위원회

박선이 영상물등급위원장

ldquo 부산이 창조경제 중심지 되도록 최선rdquo

영상물등급위원회 박선이 위

원장(사진)의 발걸음이 분주

하다 지역 이전 이후 성과와

행보에 대해서 들어봤다

가장 중점을 두었던 분야와

성과를 말씀해 주세요

ldquo우리 위원회는 부산과 호흡

을 같이하는 데 초점을 맞췄

습니다 신입직원 대부분을 부산 인재로 채용하며 지역인

재 활용에 주안점을 뒀습니다 지난해 10월에는 아시아 각

국 등급분류 기관과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한국의 선진등

급분류 시스템을 알리기 위해 국제영화등급분류포럼을 열

었습니다 반응이 상당히 좋았습니다 특히 우리나라 등급

제도가 어떤 영화도 상영할 수 있는 선진적인 제도로 평가

받는 좋은 기회였습니다rdquo

현재는 어떤 활동을 추진하고 계십니까

ldquo올바른 영상문화 정착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초middot중

학생을 대상으로 한 미디어교육 교사를 대상으로 한 교원

직무연수교육 프로그램을 추진해 청소년들의 건전한 영상

문화를 도모하기 위함입니다 또한 멀티플렉스가 영화관

내 등급 표시를 확대하고 관람객들이 정확한 등급 정보를

이용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업무협력을 확대해 나갈 예정

입니다 시민 등 각계각층의 분들을 초청하여 영상물을 즐

겁게 향유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들겠습니다rdquo

향후 계획과 비전에 대해 말씀해 주세요

ldquo아시아에서 영상중심도시 부산과 한국의 위상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되고 싶습니다 창조경제의 본거지인 런던은 음

악과 미술 등 문화예술 분야를 아이디어와 접목해 새로운

국가 성장동력 산업으로 키우는 큰 성과를 냈습니다 영

화middot영상 인프라가 잘 갖춰진 부산이 창조경제 주축이 될

수 있도록 힘을 모으겠습니다rdquo

44-45-공공기관 지방화시대indd 45 2014-04-11 오전 15651

46 2014414 위클리 공감

건강

야식증후군(Night Eating Syndrome)은 저녁 7시 이후의 식사

량이 하루 전체의 50퍼센트 이상을 차지하는 증상을 가리키는

데 불면증 등 수면 장애를 동반한다 밤마다 음식이 당겨서 고민

인 야식증후군을 극복하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규칙적인 식습관과 생활습관 야식 먹는 습관을 없애기 위해서는

아침 식사는 조금이라도 챙겨 먹고 공복감이 들지 않도록 저녁

식사도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좋다 늦어도 저녁 6시 전에 식사

하는 것이 좋다

폭식을 예방하고 다이어트에 도움을 주는 숙면 잠을 잘 때 분비되

는 멜라토닌이라는 호르몬이 식욕을 억제해 다음날 폭식을 예방

하고 다이어트에도 도움을 준다 숙면 상태에 들어가면 지방 분

해에 도움이 되는 호르몬도 활발하게 분비되기 때문에 숙면을

취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빈속에 잠이 안 온다면 우유middot두유middot토마토 빈속에 잠이 안 오는

경험을 누구나 한 번쯤은 했을 것이다 그럴 때는 우유나 두유를

따뜻하게 데워 마셔보자 우유 및 두유에 많이 함유된 칼슘은 신

경안정 효과가 있어 숙면에 도움이 된다 열량이 낮은 방울토마

토도 추천한다

일조량이 부족한 겨울을 지나 봄이 되면서 lsquo계절성 우울증rsquo에 대

한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이에 하이닥 정신건강의학과 공개상담

실을 참조해 lsquo계절성 우울증rsquo의 특징과 치료에 대해 살펴보자

2주 이상 지속되면 lsquo반드시rsquo 진료 lsquo계절성 우울증rsquo은 어느 정도 예측

이 가능하기 때문에 우울한 기분 의욕상실 과다수면 등이 2주

이상 지속된다면 lsquo봄을 탄다rsquo는 말로만 넘길 것이 아니라 진료 상

담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알맞은 치료가 무엇보다 중요 lsquo계절성 우울증rsquo은 조울증 증세도 보

이기 때문에 일반적인 항우울제로만 접근하게 되면 오히려 상태

가 악화되는 경우가 있어 진단에 따라 알맞은 항우울제 처방이

필요하다

황사와 미세먼지가 많은 봄철에 특히 흔한 알레르기성 결막염 예

방법에 대한 관심이 높다 봄이 되면서 눈이 가렵고 눈곱이 끼며

눈물이 자주 난다면 알레르기성 결막염을 의심할 수 있다

침구류 일광건조는 lsquo필수rsquo 주로 눈이나 눈꺼풀의 가려움증 결막의

충혈 눈부심 눈물 흘림 증상이 발생하는 알레르기성 결막염의

예방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집먼지진드기 애완동물의 털 등 알레

르기 유발 물질에 노출되는 것을 피해야 한다 집먼지진드기는

침구나 카펫 커튼 속에 서식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일주일에

한 번 정도 정기적으로 세탁하고 햇볕이 좋은 날에 틈틈이 일광

건조를 하는 것이 좋다

손은 자주 씻고 술은 자제하고 꽃가루가 날리거나 미세먼지 농도

가 높은 날 외출 시에는 모자와 마스크를 착용하고 이물질이 낄

가능성이 높은 콘택트렌즈보다 안경을 쓰는 것이 좋다 술은 염

증을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증상이 나타난다면 자제해야 한다

근막동통증후군은 목덜미 허리 어깨 종아리 팔꿈치 안쪽 갈

비뼈 등의 부위에 주로 나타나며 근골격의 통증을 특징으로 하

는 질환이다 흔히 lsquo담이 결린다rsquo고 표현하는 증상이 바로 근막동

통증후군이다 근막동통증후군은 오랫동안 책상에 앉아 있거나

혹시 봄을 타시나요

야식증후군

계절성 우울증

알레르기성 결막염

근막동통증후군

변덕스러운 봄 날씨 번갈아 오는 황사와 미세먼지로 인해 봄나들이가 예년 같지 않다 겨우내 움츠러들었던 신체활동이 아직

왕성해지기 어려운 요즘 같은 때 겨울부터 이어진 야식 습관 계절성 우울증 오랜 실내생활로 인해 몸과 마음에 이상이 있는

지 자가 점검을 해 보자 봄볕 자외선이 더해지며 눈과 피부 관리에도 신경 써야 함은 물론이다

46-47-건강_봄철indd 46 2014-04-11 오전 15811

위클리 공감 2014414 47

두릅(춘곤증 예방middot혈당 조절) 두릅은

예로부터 그 뿌리를 달여 마시면 당

뇨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민

간 약재로 사용됐으며 나물로 먹으

면 입맛을 돋워준다 특히 봄철 나른

하고 졸음이 밀려오는 춘곤증 개선에

효과가 있다 두릅에 함유된 사포닌 성분이 체력을

회복시키고 신경을 안정시켜 피로 해소에 도움을 준다

고구마 줄기(면역 조절middot항산화 효능)

식이섬유가 풍부해 건강식으로 각

광받고 있는 고구마 줄기에는 탄

수화물middot당류middot단백질 등의 에너

지원과 칼슘middot철 등의 여러 무기물

질이 함유돼 있다 또 면역조절 능력

및 항산화 효능이 높은 것으로 알려진 클

로로겐산(chlorogenic acid)이 다량 함유돼 있다

쑥(해열middot고혈압 개선) 쑥잎에서 나는

독특한 향기는 해열작용을 하는 치

네올(Cineol)이라는 성분 때문이다

또한 면역력 향상 소화기능 강화

여성질환 개선 효과 고혈압 개선 등

의 효과도 있다

달래(식욕부진middot춘곤증 극복 효과)

비타민과 무기질이 풍부하게 함유

돼 있어 겨우내 무겁고 찌뿌둥했

던 몸에 활력을 주고 식욕부진이

나 춘곤증을 이기는 데 좋다 면

역력을 증진시키며 동맥경화 예방

에도 도움이 된다

달래는 매콤하게 무쳐 먹거나 된장찌개에 넣어 끓이면 맛이

좋으며 간장에 넣어 달래 간장양념을 만들어 먹으면 향긋한

맛이 난다

봄이면 생각나는 lsquo건강 나물rsquo 4선

같은 자세로 장시간 컴퓨터를 사용하는 등 잘못된 자세를 취할

때 근육을 과도하게 사용했을 때 외상 후 스트레스 등으로 발

생한다 깊고 쑤시는 듯하며 타는 듯한 통증이 특징이다

근막동통증후군의 약물 치료는 소염 진통제나 근육 이완제를

사용한다 마사지나 초음파를 이용한 물리 치료 레이저나 적외

선 치료기 조사 등도 효과가 있다 이밖에 수동적으로 근육을 풀

어주는 이완 요법 미지근한 습포로 찜질해 주는 도포 요법 통증

부위를 냉각시키는 냉각 요법 등으로 치료한다

아무리 감추려 해도 눈가 입가에 있는 잔주름이나 손등과 목 주

름은 lsquo관리rsquo하지 않는 한 실제 나이를 감추기가 쉽지 않다 나이를

감추기 힘든 부위별 주름 관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눈가 주름 눈가 주름을 예방middot관리하기 위해서는 보습 관리가 필

수적이다 건조하고 푸석한 환경에서 주름이 잘 생기기 때문에

보습 관리는 모든 주름 예방middot관리에 있어 가장 기초적인 부분이

다 보습크림 아이크림 자외선차단제 페이셜 오일 등을 사용하

고 각질제거 수분공급 피부혈액순환 촉진 등의 효과를 내는 스

팀타월을 이용하는 것도 효과적이다

입술middot입가 주름 입은 말하고 먹고 마시고 하품하는 등 쉴 틈이 없

을 정도로 움직임이 잦은 데다 피부가 얇고 자연적인 보습막을

생성해 주는 피지샘middot땀샘이 없어 주름이 특히 잘 생기는 부위이

다 따라서 에센스 보습크림 아이크림 자외선차단제 등을 입술

과 입가에 수시로 발라주고 빨대 사용 등 입술을 오므리는 습관

은 자제하는 것이 좋다

손등 주름 손등도 피부라는 점을 인식하고 핸드크림 보습크림

자외선차단제를 꼼꼼하게 발라 관리해야 하며 설거지나 빨래를

할 때도 장갑을 꼭 이용해야 한다

목 주름 높은 베개를 베거나 스마트폰 책 모니터 등을 볼 때 고

개를 너무 숙이는 습관이 있다면 모두 교정하는 것이 좋다 또 꼼

꼼한 클렌징과 더불어 보습크림과 자외선차단제를 잘 바르도록

한다 글middot하이닥 copy(주)엠서클 정책브리핑 (wwwkoreakr)

부위별 주름 관리법

46-47-건강_봄철indd 47 2014-04-11 오전 15814

48 2014414 위클리 공감

오는 4월 20일 한국에서 열리는 2014 국제아이스하키연맹

(IIHF) 세계선수권 디비전1 그룹A(2부 리그) 대회가 다가

오고 있다 일주일간 고양어울림누리에서 열리는 이번 대회에는

개최국 한국(세계 랭킹 23위)을 포함해 슬로베니아(14위)와 오스

트리아(16위) 헝가리(19위) 우크라이나(21위) 일본(22위) 등이

참가한다 대회 1 2위는 2015년 최상위 16개 팀이 겨루는 세계아

이스하키선수권대회로 승격한다 꼴찌를 하면 3부 리그 격인 lsquo디

비전1 그룹Brsquo로 내려간다

 한국 아이스하키는 이번 대회에 사활을 걸었다 겨울 올림픽의

꽃은 아이스하키다 개최국이 아이스하키경기에 참가하지 못한

역사는 없다 겨울 올림픽 개최국 대부분이 출전권을 자력으로

따냈다 그러나 한국의 세계 랭킹은 23위 평창올림픽이 열리는

2018년까지 11계단을 올리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지난해

IIHF는 lsquo2018년 올림픽 출전국 자격rsquo에 대한 연차총회 의제를 꺼

냈다 lsquo한국이 경기력 발전을 이룬다면 출전권을 줄 수도 있다rsquo는

애매모호한 말을 넣어놨다 김정민 대한아이스하키협회 홍보팀

장은 ldquo만약 이번 대회에서 강등되면 경기력 발전을 이루지 못했

다는 판단으로 올림픽 출전권 논의조차 못할 수 있다rdquo고 걱정했

다 한국의 기적은 가능한지 대회 참가팀의 전력을 분석했다

전력 급상승hellip 기적을 노리는 한국 대표팀

객관적 전력에서 한국은 최약체로 꼽힌다 랭킹으로도 디비전1

그룹A에서 가장 낮다 그래도 홈에서 열린다는 이점이 있다 변

선욱 한국 대표팀 감독은 디비전1 그룹A 잔류를 자신했다 그는

지난달 기자회견에서 ldquo최근 3년간 한국 아이스하키는 놀랍도록

빠르게 발전했다 기대에 부응하는 경기를 하겠다rdquo고 했다 이어

ldquo일본과 우크라이나 헝가리를 잡고 3승을 하는 것이 목표rdquo라고

덧붙였다 근거 없는 자신감이 아니다 한국은 꾸준하게 성장했

다 변 감독이 이끈 대명 상무의 돌풍도 대표팀에 자신감을 불어

넣었다 군대 팀인 대명 상무는 지난해 창단 바로 2013~2014 아

지난해 4월 16일 헝가리 부다페스트 스포르트아레나에서 열린 lsquo2013국제아이스하키연맹 세계선수권대회rsquo 디비전1 A그룹 대회 2차전에서 강호 헝가리를 상대로 막판 역전극을 펼친 한국 대표팀 선수들이 경기를 마치고 환호하고 있다

대한아이스하키협회

2부 리그 격hellip 꼴찌해 lsquo디비전1 그룹Brsquo로 강등되면 2018년 출전 lsquo먹구름rsquo

최약체라고hellip 한국 ldquo평창을 기대해rdquo

스포츠 2014 아이스하키 lsquo디비전1rsquo 세계선수권대회

48-49-스포츠_아이스하키indd 48 2014-04-11 오전 15906

위클리 공감 2014414 49

시아리그 아이스하키 정규시즌에서 2위에 올랐다

아이스하키는 보통 22~25명이 한 팀을 이룬다 대명 상무는

17명의 선수로 기적을 써냈다 조직력으로 일군 성과였다 변 감

독은 ldquo26~30세로 이뤄진 팀이다 선수들이 즐기면서 하키에 눈

을 떴다rdquo며 ldquo달리는 체력과 외국인 선수가 없는 불리함을 조직력

으로 메웠다rdquo고 평가했다

 대표팀은 대명 상무의 조직력을 그대로 가져왔다 상무에서 주

축으로 뛰던 선수들이 대표팀에 이름을 올렸다 김연아의 남자친

구로 이름값이 올라간 김원중(30middot25득점 사진 맨 뒷줄 왼쪽에서

다섯번째)을 포함해 박우상(29middot35득점)과 조민호(27middot42도움) 등

이 핵심 자원이다 여기에 귀화한 브락 라던스키(31)와 브라이언

영(28) 마이클 스위프트(27)가 대표팀 전력을 대폭 끌어올릴 것

으로 보인다

소치올림픽서 lsquo8강 기적rsquo 썼던 슬로베니아

마티야스 코피타(49) 감독이 이끄는 슬로베니아는 지난 2월 끝난

소치겨울올림픽 아이스하키에서 8강에 올랐다 기적이었다 세

계 랭킹은 14위지만 단단한 조직력을 자랑하며 슬로바키아와 오

스트리아를 꺾었다 8강에서 스웨덴에 0-5로 졌지만 가능성을

보여준 대회였다 고양 대회에서도 올림픽 8강 멤버는 그대로 유

지된다 오솔길 SBS 해설위원은 ldquo올림픽이 끝난 지 얼마 되지 않

아 조직력은 최강이라 꼽힌다rdquo고 말했다

 또 다른 상대 헝가리는 한국에 칼을 갈고 있다 지난해 헝가리

에서 열린 디비전1 그룹A에서 한국에 4-5로 역전패했기 때문이

다 헝가리는 3-1로 이기고 있다가 한국의 집중력에 무너졌다 이

패배로 헝가리는 상위리그 승격 기회를 놓쳤고 자국 팬들의 거센

항의를 받았다 이스트반 소프론(크리펠트)이 경계 대상 1호다

소프론은 독일 1부 리그(DEL)에서 8골 13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우크라이나는 현실적으로 한국이 이겨야 할 상대로 꼽힌다

그러나 뚜껑을 열어보니 만만치 않다 우크라이나는 한때 주축

선수들의 은퇴로 전력이 크게 떨어졌다 특히 NHL에서 뛰고 있

던 선수들이 대표팀 합류를 거부하며 국제무대에서 성적이 신통

치 않았다 그러나 이번 대회를 앞두고 루슬란 페도텐코(돈바스

도네츠크)와 알렉세이 포니카롭스키(SKA 상트페테르부르크) 등

NHL에서 정상에 오르기도 한 베테랑들이 합류했다 축구로 따

지면 한국의 박지성-이영표가 대표팀에 복귀한 모양새다

 한국은 지난 33년 동안 일본과의 A매치에서 단 한 번도 승리

하지 못했다 1무 18패로 무승부도 딱 한 차례 거둔 것이 전부다

한국이 쉽게 볼 수 있는 상대가 아니다 아시아 하키리그에서 우

승을 차지한 일본제지 크레인스와 오지 이글스 선수들이 주축이

다 또 독일 출신 마크 마혼 감독이 팀을 이끌며 안정감을 더하고

있다 오 해설위원은 ldquo일본은 A매치에서 한국에 한 번도 패하지

않았다는 자부심이 있다 이 자부심을 흔들 만한 경기력을 보여

주는 게 중요하다rdquo고 말했다 글middot김민규(일간스포츠 기자)

아이스하키는

한 팀에 6명hellip 20분씩 3피어리드로 경기진행

아이스하키는 길이 61미터 너비 30미터의 링크에서 펼

쳐진다 퍽(Puck)이라고 불리는 고무 원반을 하키 스틱을 이

용해 골문에 넣는 횟수를 가려 승부를 가린다 한 팀은 축구에서

골키퍼 역할을 하는 골리(Goalie)가 1명 배치되고 양쪽 날개 1명씩과

센터 1명 수비수 2명 등 모두 6명으로 구성된다 체력 소모가 심해 한 팀

이 22명으로 꾸려지고 수시로 교체가 가능하다 경기는 20분씩 3피리어

드로 진행되며 피리어드 사이에는 15분간 휴식을 취한다

 

아이스하키 세계선수권은

전년도 성적에 따라 6개 리그로 나뉘어 경기

전년도 성적에 따라 총 6개의 리그로 나뉘어 있다 1부 리그 격인 lsquo국제아

이스하키연맹(IIHF) 아이스하키 세계선수권rsquo에는 총 16개 나라가 참가한

다 8개 팀이 그룹A와 그룹B로 나뉘어 풀 리그를 치른다 각 그룹의 1~4

위는 8강 토너먼트에 진출하고 8위 2개 팀은 디비전1 그룹A로 강등된다

올해 세계선수권은 오는 5월 벨라루스에서 열린다 디비전1 그룹A B와

디비전2 그룹 A B 그리고 디비전3의 운영방식은 비슷하다 각 디비전

그룹에는 6개 팀이 참가해 풀 리그를 치른다 한국이 참가하고 있는 디

비전1 그룹A는 2부 리그로 생각하면 된다 6개 팀이 풀 리그 방식으로 경

기를 치르고 1 2위가 세계선수권으로 승격한다

48-49-스포츠_아이스하키indd 49 2014-04-11 오전 15908

50 2014414 위클리 공감

ldquo하늘이 나를 버렸을 때 나는 불을 만들었다 둥지가 되

기 위한 불 겨울의 어둠 속으로 들어가기 위한 불 보

다 더 나은 삶을 위한 불을 낮이 나에게 베풀어 준 모든 것을

나는 그 불에게 바쳤다 울창한 숲과 작은 숲 보리밭과 포도밭

을 보금자리와 새들 집과 열쇠를 벌레와 꽃들 모피들 그리고

모든 축제를(생략)rdquo

프랑스 초현실주의 대표적 시인인 폴 엘뤼아르의 시 lsquo이곳에 살

기 위하여rsquo다 이 시를 주제로 한국과 프랑스 작가가 한자리에 모

였다 환경 문제로 앓고 있는 지구를 치유하자는 메시지로 남서

울대학교와 한불협회 나로미포럼이 함께 주최한 국제교류 전시

다 프랑스 원로 작가인 장 마리 자키와 국내 유명 기업인이자 화

가인 강석진 그리고 국내 원로 도예가인 조상권이 참여했다

세 작가의 작품은 각자 개성이 두드러진다 미술평론가 서승

석은 원로 화가 장 마리 자키의 작품을 ldquo자키의 파랑은 뜨겁다

자키의 하양은 아이스크림처럼 맛있다 자키의 까망은 심연처럼

깊다 그의 붓놀림은 신들린 무희의 춤사위만큼이나 현란하고 경

건하다rdquo고 표현했다 꽃과 나무 바다 자연풍경 등을 즐겨 그리

는 자키는 독특한 미적 감각으로 자연의 맑은 색채를 표현했다

3인 3색hellip 자연을 말하다장 마리 자키middot강석진middot조상권 lt이곳에 살기 위하여gt 주제로 한국middot프랑스 국제교류전

전시

50-51-전시_한불교류전indd 50 2014-04-11 오전 15946

위클리 공감 2014414 51

정서적으로 깊은 영향을 받은 그의 고향 코르시카 섬에서 받은

영감을 아름답게 재현해 냈다

기업인이자 화가인 강석진은 고향 경북 상주의 산골 풍경으로

정겨움을 더한다 한국인의 향토적 정서로 아스라한 추억을 상기

시킨다 또 프랑스 네덜란드 티베트 등을 여행하면서 포착한 시

와 같은 섬세한 풍광을 화폭에 옮기는 데 성공했다

도예작가인 조상권은 lsquo흙과 불의 연금술사rsquo로 불린다 1967년

lsquo동백림 사건rsquo에 휘말려 30여 년간 해외를 떠돌다 1997년 귀국했

다 분단된 조국의 역사적 아픔과 민족의 한 통일에 대한 염원을

작품으로 승화시켰다 자유롭고 감수성이 풍부한 작품들을 통

해 우리 고유 전통예술의 미를 깊이 있게 다루고 현대적으로 창

조하며 독창적인 도자예술을 보여준다

세 작가의 독특한 개성은 한자리에서 호흡하며 완벽한 조화

를 이룬다 맑고 서정적인 세계를 들여다보고 있다 보면 태고의

자연이 빚어내는 감동을 느낄 수 있다 글middot박지현 기자

일정 4월 27일까지

장소 남서울대학교 아트센터 갤러리 이앙

문의 02-3672-0201 galleryiangcom

1 장 마리 자키는 독특한 감각으로 자연풍경을 재구현했다 lt경이로운 장소gt LIEU MAGIQUE

2 흙과 불의 연금술사로 불리는 조상권은 우리 고유의 전통미를 담으며 독창적인 도자예술을 보여준다 lt휴(休)gt REPOS

3 강석진은 한국인의 향토적 정서를 담은 산골 풍경을 그려 아스라한 추억을 상기시킨다 lt산 넘어 마을로 가는 길gt The road to a mountain village

4 장 마리 자키 lt여인의 꿈gt REVE DE FEMME

5 조상권 lt침향로gt TCHIMHYANGLO

6 강석진 lt미륵산에서 본 오월의 야솟골마을 전경gt View of Yasotgol village in May

➋ ➌

➍ ➎ 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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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 2014414 위클리 공감

소박한 백제의 미소에 반하고곱게 늙은 절집에 웃음이 났죠

충남 서산 아라메길 1구간

걷기 여행

52-55-걷기여행indd 52 2014-04-11 오전 20059

위클리 공감 2014414 53

아라메는 바다의 고유어 lsquo아라rsquo와 산을 뜻하는 lsquo메rsquo의 합성어다 아

라메길은 총 88킬로미터로 지선까지 합하면 모두 7개 구간이다

그 중 1구간은 유기방가옥 고풍저수지 마애여래삼존불상 보원사

지 개심사 해미읍성으로 이어진다 길이 18킬로미터의 산길을 따

라 걷고 있노라면 산자락에 살포시 앉은 다양한 문화재를 볼 수 있

다 소박한 백제의 미소에 반하고 곱게 늙은 절집에 가슴 무너지는

벅찬 감동을 만난다

꽃의 북상 속도는 하루 20킬로미터라고 한다 매일 50리 길

을 느릿느릿 걸어 올라와야 하는데 요즘은 따스한 날씨

덕에 봄꽃들이 엄청 잰걸음으로 와서 동시다발로 핀다 덩달아

봄꽃 쫓는 나그네 발걸음도 빨라졌다 3월 마지막 일요일 서산

아라메길 1구간은 온통 꽃잔치다

1구간의 시작은 유기방가옥이다 서산시 운산면 여미리 유기

방가옥은 내 고향 당진시와 가깝게 자리한다 그래서 오랜만에

고향 동무와 함께 걸었다 동무는 그 사이에 두 아이의 엄마가 돼

있었다 동무가 생기니 길에 대한 관심도 조금 달라진다 세월은

봄꽃 이름보다 봄나물 이름을 더 많이 알게 했다 잠시 걷기를 멈

추고 동무와 한적한 들판에 앉아서 밥상에 올릴 나물 한바구니

캐고 싶은 날들이다

수선화와 독특한 토담이 유명한 유기방가옥

유기방가옥은 고택을 감싸고 있는 토담이 독특하다 컵을 엎어

놓은 lsquocaprsquo 모양인데 집 뒤 비스듬한 야산을 그대로 활용해서 담을

쌓았다 산을 깎아 축단을 세우지 않았기에 뒤란이 평평하지 않

고 약 25도 정도 경사가 있다 마치 집이 산의 일부인 것처럼 자연

스럽게 지어졌다 이 가옥은 독특한 집 모양뿐만 아니라 수선화

로도 유명하다 토담 뒤 야산이 수선화 정원이다

가옥 관리인인 유기방 씨가 10년 전부터 가꾼 정원이다 해마

다 집 주변에 무리지어 핀 수선화 구근을 떼어내 옮겨 심으면서

꽃밭을 넓혔다 곱게 가꾼 수선화를 한눈에 보려면 토담 뒤 소나

무 아래가 포인트다

토담을 내려와 오른쪽으로 난 길로 향한다 옛날에 이 마을 사

람이 제주도에서 가져와 심었다는 비자나무가 한 그루 서 있다

무려 330년을 살았다고 한다 둘레가 246센티미터 높이가 20미

터다 비자나무는 남부지역이나 제주도의 해발고도가 낮은 지대

에서 자란다 어떻게 이곳에서 자랄 수 있었을까 의문이 든다 딱

딱한 잎을 살펴보며 세월의 깊이를 가늠할 뿐이다

선정묘를 지나 lsquo서산 여미리 석불입상rsquo 앞에 선다 고려시대에

만들어진 석불로 추정한다 이른 아침 누군가가 벌써 다녀갔는지

석불 앞에 생쌀이 수북하게 쌓여 있다 복을 빌기 위해 놓은 제

물이 참새에게는 오늘 한 끼 밥일 것이다 우리는 새들이 날아올

수 있게 길을 재촉한다 길은 석불 뒤 몇 그루의 소나무와 대나무

사이로 이어진다 대나무를 벗어나자 멋진 토담이 보인다 유상

묵가옥으로 이어지는 길은 보랏빛 제비꽃이 군락을 이뤘다 가

옥을 둘러보고 마을 도로를 따라 걷는다

아주머니 한 분이 밭두렁에 앉아 민들레 나물을 뜯어 박바가

지에 담는다 아주머니가 밟고 있는 밭두렁은 들꽃밭이다 냉이

는 흰 꽃을 피우고 광대나물은 진홍색 꽃을 피운다 봄까치풀은

파란 꽃을 피웠다 봄까치풀은 반가운 소식을 전해 주는 까치처

럼 들녘에 봄이 왔음을 가장 먼저 알려주는 까치 같은 존재라고

붙여진 이름이다 광대나물 꽃말은 lsquo그리운 봄rsquo이다 꽃 이름조차

1 서산 여미리 석불입상이 정겹게 반긴다

2 고풍저수지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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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 2014414 위클리 공감

봄을 알리는 전령들이다

여미리 버스정류장을 지나서 전라산 방향으로 걷는다 아라메

길 1구간은 방향표시 안내판이 잘돼 있다 안내판과 리본만 따라

가도 종착점 해미읍성에 다다를 수 있다 전라산 방향으로 따라

가는데 도로 아래에 손바닥 크기의 머위가 군락을 이룬다

ldquo머위는 새싹이 돋아나고 바로 잎이 쫙 펴지는 시기에 먹는 게

보약이래 이때가 가장 쓴맛을 내지만 입에 쓴 게 몸에 좋다는

말도 있잖아rdquo

ldquo그려 손바닥 만할 때에 쌈 싸 먹으면 쌉싸래한 게 맛있지rdquo

마애삼존불 백만불짜리 미소는 아침 30분만 허락

역천으로 향한다 작은 다리를 건너자 천길이다 천길 밑 개천 옆

으로 산책로가 조성돼 있는데 운산교까지 800미터다 운산교부

터 역천제방이 시작된다 용현계곡 입구까지 가게는 없다 운산면

에 있는 슈퍼마켓에 들러서 물과 간단한 간식을 준비한다

유기방가옥에서 운산교까지 약 29킬로미터이고 운산교에서

미평교까지 18킬로미터이다 제방은 일부 구간만 콘크리트가 깔

려 있고 딱딱한 흙길이다 미평교에서 쉰질바위 방향으로 걷는

다 역천으로 들어가지 못하게 굵은 철봉을 세워놓았다 그 옆으

로 한 사람만 다닐 수 있는 길이 50미터쯤 나 있다

이 길을 벗어나면 역천과 논 사잇길이다 길은 다시 고풍터널

을 지나게 한다 고풍터널을 지나면 바로 고풍터널 버스 정류장

이다 버스 정류장은 사거리인데 터널에서 직진하는 길이 지방도

618호 봉운로다 우리는 오른쪽 군장동1로를 따라 걷는다 군장

동1로는 고풍저수지 뒷길인데 몇 개의 펜션이 눈에 띈다 11킬로

미터 정도 걸으면 고풍저수지와 봉운로를 만난다

고풍저수지를 따라 걷는 500미터 길은 인도가 협소하기 때문

에 차를 조심하며 걷는다 lsquo아라메 솔바람길 종합 안내도rsquo를 살펴

보고 마애삼존불상으로 향한다 용현계곡 입구인 이곳에는 넓

은 주차장이 있고 식당도 있다

백제 마애불은 충청남도 지역에만 남아 있는데 서산과 태안의

마애삼존불 예산 사면석불이다 서산 마애여래삼존불상은 국보

제84호로 10미터가 넘는 거대한 암벽에 조각돼 있다 가운데 석

가여래를 기준으로 오른쪽 관음보살은 입상 왼쪽 미륵보살은 반

가사유상이다 미륵보살은 오른쪽 다리를 왼쪽 무릎 위에 올려

놓고 오른팔을 굽혀 오른쪽 뺨에 손가락을 살짝 댄 채 사색에 잠

겨 있는 자세다 삼존불은 햇빛이 비치는 방향에 따라서 온화한

미소를 띠거나 때로는 개구쟁이 같은 얼굴을 한다 백제의 미소

로 알려진 백만불짜리 미소는 오전 9시 30분에서 10시 사이에

볼 수 있다

서산 마애삼존불상에서 13킬로미터 계곡을 따라 걸으면 보원

사지이다 보원사는 통일신라시대 화엄 10찰 중 하나로 알려졌다

1천명분의 쌀을 씻었다는 석조가 있는 것을 보아 1천여 명의 승려

가 머무는 무척 큰 절이었던 것으로 짐작된다

석탑 뒤에 개심사로 이어지는 숲길을 오른다 보원사지 뒤편 숲

길 초입부터 개심사 산신각까지 쉬엄쉬엄 가더라도 약 1시간 20분

➊ ❷ 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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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걸린다 이 길은 오르막이 많아서 힘들다 좀 수월하게 걷고 싶

으면 개심사에서 보원사지로 걸어오는 게 좋다

성왕산 자락 개심사 주차장엔 봄나물 난전

개심사는 성왕산 자락에 자리한다 성왕산은 코끼리를 닮았는데

이 코끼리의 갈증을 해소하기 위해 연못을 만들었다고 한다 연못

중앙에는 외나무 다리가 놓여 있다

외나무 다리를 지나 계단을 오르면 해탈문이다 개심사는 흰겹

벚꽃이 유명하다 작은 절집에 겹벚꽃이 피면 얼마나 웅장한지 입

이 다물어지지 않을 정도다 꽃은 4월 말에 피기 시작해서 5월 5일

경에 만개한단다

우리는 개심사를 등지고 소나무숲을 벗어난다 개심사 주차장

에는 봄나물이 난전을 펼쳤다 취나물 버섯 고들빼기 냉이 달

래 머위 민들레 등 각종 나물이 말간 향내를 풍긴다

주차장을 끝까지 내려오니 오학리쉼터 해미읍성으로 가는 표

지판이 나온다 해미읍성까지 52킬로미터다 이 표지판 밑에는

아라메길 이용자 안전수칙이 나와 있다 lsquo2~3명이 동행하여 걷

기rsquo가 눈에 띈다 지금까지 온 길과 다르게 그만큼 호젓하다는 것

이다

다시 출발 시간을 확인한다 오후 3시 50분이다 해미읍성에

도착했을 때의 시간은 6시 25분이었다 난이도가 높은 길이다 초

보자는 부분 걷기를 많이 걸어본 분에게는 완주를 추천한다

글과 사진middot김연미(여행 칼럼니스트)

1 유상묵가옥 토담 뒤에 활짝 핀 수선화

2 햇볕에 따듯한 빛이 감도는 마애삼존불상

3 왕벚꽃이 만발한 충남 서산 개심사를 찾은 많은 행락객들이 꽃을 감상하고 있다

연합

남부터미널과 동서울종합터미널에서 운행 약 3시간쯤 소요된다

서산공용버스터미널 홈페이지(wwwseosanbuscokr)에 시내버스

노선과 시간표가 안내돼 있다

시내버스(서령버스middot문의 041-669-0555)에서 운산행 이용

첫차 오전 6시 45분(공휴일은 7시 5분) 막차 밤 9시 배차 간격은

40분에서 1시간 간격이다 운산면에서 여미리까지 가는 버스가

없으므로 운산면에서 택시를 이용한다 콜택시는 비싸니 인근

슈퍼마켓에서 택시 전화번호를 물어보면 된다

여행수첩

아라메길 정보

홈페이지 wwwaramegilkr

문의 충남 서산시 문화관광과 041-660-3166

유기방가옥 유기방가옥은 숙식이 가능하며 숙식객에게는 무료로 자

전거를 빌려준다 자가용을 이용할 경우 선정묘 주차장에 세우고 이동

하는 것이 좋다 해미읍성에서 선정묘까지 택시 요금은 약 2만원 해미

읍성 인근 슈퍼마켓에서 택시 전화번호를 물어보는 게 가장 빠르다

주소 충남 서산시 운산면 이문안길 70-10(운산면 여미리 203-1)

문의 041-663-4326

서산마애삼존불상 찾아가는 길 서산공용버스터미널에서 하루 5회 운

행한다 첫차 오전 9시 15분 막차 오후 6시 55분 운산면을 거쳐서 마

애삼존불상이 있는 곳까지 운행한다

유기방가옥

여미리석불입상

유상묵가옥 역천제방

쉰질바위

고풍저수지

용현계곡입구

마애여래삼존불상

보원사지

개심사

정자(조망대)

해미읍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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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조개는 일종의 얼굴 근육 기형이다 부모로부터 대물림되는 까

닭에 의학적으로는 lsquo선천적 기형rsquo으로 분류된다 흥미로운 사실

은 많은 사람들이 부러워하는 기형이라는 점이다 동middot서양 또는 예나

지금을 가리지 않고 보조개는 귀엽고 사랑스러운 이미지로 통한다

보조개를 바라보는 동middot서양의 시각이 비슷한 것처럼 인간의 주요 표

정에 대한 해석은 거의 만국 공통이다 한 남미 사람이 화난 표정을 지

었다고 가정하자 아프리카인이나 유럽인 동양인 가리지 않고 그가 화

났다는 걸 알아차린다 슬프거나 행복한 표정도 마찬가지다

표정을 만들어내는 건 얼굴 근육이다 얼굴에는 20여 개의 근육이

있다 인간의 전체 근육 숫자는 기준을 정하기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640~850개 정도로 파악된다 한데 이 중 단 20개에 불과한 얼굴 근

육은 인간 근육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뼈대 근육과는 형태적으로나 기

능적으로 상당한 차이가 있다

무엇보다 눈에 띄는 차이는 얼굴 근육의 상당수가 뼈에 붙어 있지 않

고 피부 속에 묻혀 있다는 점이다 뼈대 근육은 말 그대로 대부분 근육

의 양쪽 끝이 뼈에 닿아 있거나 붙어 있다 뼈대 근육은 힘을 쓰고 움직

임을 일으키는 게 본연의 lsquo임무rsquo다

인간만큼 다양한 표정을 만들어낼 수 있는 동물은 없다 다시 말해

인간보다 얼굴 근육이 잘 발달한 생명체를 찾기는 어렵다 한데 주요

표정은 만국 공통의 lsquo보디 랭귀지rsquo이지만 얼굴 근육 하나하나의 모양

이나 위치는 사람마다 제각각이다 반면 얼굴 근육은 인간 특유의 속

성이 오랜 진화를 거쳐 반영된 일종의 lsquo화장발rsquo 근육의 성격이 짙다

인종별로도 얼굴 근육의 형태 등에 대략적인 차이가 존재한다 동양

인이 서양인보다 보통 무표정한 편이라는 주장에 동조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도 인종 간 얼굴 근육의 상이성을 암시한다 국내 한 의과대학

의 연구에 따르면 입꼬리 주변 근육의 위치와 이들이 움직이는 방향

이 동middot서양 사람들 간에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

lsquo스마일rsquo 도안의 핵심적 특징은 양쪽 입꼬리가 치켜 올라간 것이다

반대로 입꼬리가 내려가면 샐쭉하다거나 언짢은 느낌을 불러일으킨다

입꼬리를 올리고 내리는 얼굴 근육이 어떤 식으로 발달해 있느냐가 표

정 혹은 인상을 좌우할 수 있다는 뜻이다

얼굴 근육은 표정뿐만 아니라 얼굴의 미추(美醜)를 가르는 데도 큰

역할을 한다 얼굴 근육의 배치 크기 대칭성 등이 의학적인 차원에서

잘생기고 못생기고를 결정하는 데 많은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영어로

사소한 차이를 가리켜 lsquo스킨 딥(skin-deep)rsquo 즉 가죽 한 꺼풀 차이라

고 얘기하지만 이 차이가 실생활에서는 엄청나게 다르게 인식될 수 있

는데 얼굴 근육이 바로 대표적인 예이다

하지만 표정이나 얼굴의 미추(美醜)가 최소한 해부학적으로 따져 보

면 lsquo사소한 것rsquo임은 분명하다 성형수술이 널리 유행한다는 점이 이를

방증한다 얼굴의 미추를 결정하는 얼굴 근육은 우리 몸의 여느 뼈대

근육에 비해 조작하기가 상대적으로 손쉽고 위험성도 적다 특히 뼈와

연결돼 있지 않고 피부 아래 묻혀 있는 얼굴 근육들은 손을 봐도 기능

등에 큰 영향을 주지 않는다 얼굴 성형은 쉽게 할 수 있지만 몸 성형

은 엄두 내기가 어렵다는 점이 얼굴 근육과 뼈대 근육의 결정적인 차이

를 보여준다

표정이나 미추를 중시하는 인간의 속성이야 당장 어쩔 수 없을 것이

다 하지만 얼굴 근육에 과도하게 신경을 쓸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얼굴

근육이 만들어내는 갖은 조화는 문자 그대로 lsquo스킨 딥rsquo에 불과한 것들

이니까 글middot김창엽(자유기고가)

(도움말 가톨릭의대 해부학교실 이우영 교수)

보조개는 아름다운 lsquo기형rsquo이다

생활과학 이야기 13

연합

의학적으로는 lsquo선천적 기형rsquo으로 분류되는 보조개 얼굴 근육 때문에 생기는 보조개는 귀엽고 사랑스러운 이미지로 많은 사람들이 부러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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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 공감 2014414 57

예년보다 빨리 꽃을 피운 왕벚나무들이 함박눈처럼 꽃잎을 날리던

날 저는 서울에서 그다지 멀지 않은 어느 강변의 습지를 찾아갔

습니다 아직 찬 기운이 가시지 않은 날씨지만 남쪽에서 불어오는 봄바

람은 솜뭉치처럼 부서진 부들의 씨앗들을 마른 갈대 사이로 어지러이

날리고 있더군요 이곳 물가에는 갯버들 꽃이 한창입니다 먹이가 부족

한 이른 봄 고맙게도 무료 급식소가 문을 연 덕분에 등에류와 벌들도

덩달아 바빠졌습니다 조만간 키버들과 선버들마저 꿀을 담뿍 머금은

향기로운 꽃을 피워내면 이곳은 온통 난리가 날 것입니다

물가에 열을 지어 선 각종 버드나무들의 연둣빛 자태를 감탄하며 바

라보고 있자니 만일 우리나라에서 lsquo생명의 나무rsquo를 꼽으라면 응당 버드

나무가 그 주인공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버드나무(류)는

그야말로 이 세상에 lsquo아낌없이 주는 나무rsquo이니까요

강변에 늘어선 버드나무들은 토양의 침식을 막아줄 뿐더러 수질 정

화에도 도움을 줍니다 풍성하게 피는 향기로운 꽃들은 굶주린 곤충들

이 춘궁기를 이겨내도록 밤낮없이 넉넉하게 꿀을 내놓습니다 또한 이

처럼 곤충이 많이 모이다 보니 이곳은 보금자리와 먹이가 필요한 작은

새들이 모여드는 곳이기도 합니다 이런 이유로 봄철의 버드나무 숲은

그야말로 생명의 발원지 같다는 생각마저 들게 합니다 이 아름다운 곳

에서 저는 문득 머나먼 두만강변의 버드나무 숲을 떠올려 보았습니다

18세기 정조 재위 시절 홍양호(洪良浩)라는 지혜롭고 유능한 관리가

있었답니다 그는 1777년 세도정치의 희생양이 되어 잠시 두만강변을

관할하는 경흥부사로 좌천된 적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는 한직에서

적당히 시간을 때우며 소일하는 대신에 장정 7500명을 동원하여 1인

당 5주의 버드나무를 두만강변에 심는 큰 공사를 벌였다고 전해집니

다 옛날에는 변방의 생활이라는 것이 지금과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힘들었을 것입니다 먹고 살기도 어려운 판에 별로 중요해 보이지 않는

일로 강제 노역까지 하게 되었으니 백성들의 원성이 그야말로 하늘을

찔렀겠지요 이를 보고 걱정한 친구가 홍양호를 간곡히 만류합니다

ldquo여보게 자네는 여기 잠시 있다가 한양으로 다시 돌아갈 사람이 아닌

가 왜 공연한 일을 벌여서 긁어 부스럼을 만드는가rdquo

현실적이고 애정 어린 친구의 충고에 대한 홍양호의 답변이 그의 저서

lt이계집(耳溪集)gt에 기록되어 있습니다 대략적인 요지는 이렇습니다

ldquo이제 내가 버드나무(류)를 심는 것에는 다섯 가지 이로움이 있어요

첫째는 우리 강역을 (오랑캐로부터) 은폐하기 위한 것이요

둘째는 말을 타고 돌격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요

셋째는 강둑이 물살에 파 먹히는 것을 대비하기 위한 것이요

넷째는 땔감용 나무를 대기 위한 것이요

다섯째는 바람을 막기 위한 것이지요

이 공사는 이처럼 백성들을 이롭게 하는 일이라오 내가 비록 여기

오래 머물지 않을지 몰라도 몇 년 지나지 않아 백성들이 그 이익을 누

리게 될 것이고 그 이로움이 백년 천년을 갈 수도 있을 텐데 내가 어찌

눈앞의 인기에 영합하여 이 일을 미루겠소rdquo

그 탁견에 감탄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자연 생태에 대한 정교한

지식 체계가 없던 그 옛날에도 슬기로운 우리 선조들은 강변을 지키는

버드나무숲의 중요성을 간과하지 않았던 것이죠 이런저런 허황한 명

분에 휩쓸려 오랜 세월 우리 곁을 지켜주었던 강변의 버드나무들이 하

루 아침에 베어져 나가고 삭막한 콘크리트 제방이 그 자리에 들어서고

있는 답답한 작금의 현실을 목도하자니 자연환경 보존과 실용성을 두

루 배려했던 옛 선조들의 지혜가 더욱 절실해지는 요즈음입니다

하천변에는 마땅히 버드나무숲이 있어야 합니다 그러면 이 고마운

나무들은 매년 봄마다 크고 작은 물줄기를 따라 세상을 황금빛으로

수놓을 것이며 전국 방방곡곡에는 생명의 교향곡이 우렁차게 울려 퍼

질 것입니다 글과 사진middot김태영(자연생태연구가middotlt한국의 나무gt 공저자)

아낌없이 주는 lsquo생명의 발원지rsquo

한국의 꽃과 나무 버드나무

lsquo생명의 나무rsquo 버드나무 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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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연사 힘주어~ 불조심

ldquo자나 깨나 불조심rdquo

lsquo불조심rsquo을 강조하는 대표적인 슬로건이다 식목일에 나무를

심는 것도 중요하지만 식목일을 전후로 해서 연중 산불이 가장 많이

발생한다고 하니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실제로 식목일에는 연평균

18건 평일의 6배에 이르는 산불이 집중적으로 발생한다는 통계치가

있다 최근에는 기후 변화로 산불이 갈수록 늘어나는 추세라고 하니

보다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기온이 높고 건조하며 바람이 강할수록

산불이 쉽게 번지는데 고온건조한 날씨 탓에 최근 식목일 즈음의 산불

발생 횟수도 1990년대에 비해 52퍼센트나 급증했다고 한다 그런 이유

에서일까 정부도 지난 1970년대부터 다양한 불조심 캠페인을 전개해

왔다

내무부(현 안전행정부)가 후원하고 한국화재보험협회가 주최한 lsquo불

조심 웅변대회rsquo 고지 광고(동아일보 1977년 10월 7일)를 보자 헤드라인

은 ldquo제1회 전국 남middot여학생(초middot중middot고) 불조심 웅변대회rdquo다 웅변대회를

개최하는 이유로 lsquo범국민적으로 방화(防火) 의식을 고취하기 위하여rsquo

라는 문구를 앞세우며 대회의 상세한 요강을 밝혔다 그 웅변대회에서

가장 강조한 것은 ldquo방화 예방 의식을 고취시키고 불조심의 생활화를

촉구하여 화재 없는 복지국가 건설에 이바지할 수 있는 내용rdquo이었다

웅변 시간은 초등부가 5분 중middot고등부가 6분이었다 웅변대회에 앞

서 lsquo원고 합격자 발표rsquo를 먼저 한 것으로 보아 예선에서 먼저 제출된 원

고를 검토해 심사를 거친 다음 그 기준을 통과한 학생들에게 본선에

나갈 기회를 주었음을 알 수 있다 본선에 진출한 학생들은 전국 방방

곡곡의 교정에서 두 주먹을 불끈 쥐고 ldquo~하자고 이 연사 소리 높여 외

칩니다 여러분rdquo 하며 목청을 돋웠을 것이다

1970년대는 lsquo웅변대회의 시절rsquo이라 할 정도로 다양한 주제의 웅변대

회가 전국적으로 열렸다 반공 웅변대회가 대표적이었지만 불조심 웅

변대회도 단골 주제였다 그 시절의 웅변대회가 학생들에게 획일적 사

고를 주입시키기 위한 관제 기획 행사라는 비판의 목소리도 있었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다 웅변대회는 학생들에게 자신감을 높여주는 동시

에 주어진 시간 안에 자신의 주장을 효율적으로 전달하는 능력을 길러

정책광고로 보는 어제와 오늘

1977년 10월 7일 동아일보에 실린 lsquo불조심 웅변대회rsquo 고지 광고 내무부(현 안전행정부)가 후원하고 한국화재보험협회가 주최하는 전국 웅변대회 참가를 위한 상세한 안내 정보가 적혀 있다

주는 생생한 프레젠테이션 교육의 현장이다 지금은 웅변대회가 많이

사라졌지만 아직도 지역의 소방서 단위로 관내 학생들을 대상으로 해

불조심 웅변대회를 개최하는 곳도 많다

나무 심기도 중요하지만 심은 나무를 화재로부터 보호하는 일은 더

더욱 중요하다 소방방재청 역시 한식날을 전후로 119소방헬기를 투입

해 산불 예방 홍보활동을 펼치고 있지만 어디까지나 한계가 있을 터

그 무렵에는 불을 피우지 말고 찬밥을 먹어야 한다는 뜻에서 한식(寒

食) 또는 냉절(冷節)이라고 날짜까지 못박았던 조상들의 지혜가 오히

려 돋보인다 기후 변화로 최근 30년 동안 봄철 기온은 평균 섭씨 06

도 올랐지만 습도는 오히려 6퍼센트 낮아져 산불이 일어날 가능성이

더 높아진 상황에서 담뱃불 같은 불씨 관리에 각별히 주의해야겠다

불조심 웅변대회는 입으로 하는 웅변이지만 몸으로 실천하는 웅변이

더 값진 웅변이 아니겠는가 ldquo꺼진 불도 다시 보자rdquo

글middot김병희(한국PR학회 회장middot서원대 광고홍보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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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 공감 2014414 59

공감카툰 파랑새를 찾아서

가장 훌륭한 지혜는 친절과 겸손이다

-탈무드

선택한 까닭글과 그림middot최영순

58-59-정책광고+공감카툰indd 59 2014-04-11 오전 20247

60 2014414 위클리 공감

무용

뮤지컬

문화공감

lt아라의 서gt

lt아라의 서gt는 설화나 민담에 등장하는 인물

을 중심으로 바다에서 탄생한 문명과 그 속에

서 살아가는 인간의 모습을 그린 공연이다 인

천시립무용단은 황해를 넘나드는 바람을 추

상적으로 표현했다 전통춤 레퍼토리에 신화

적 서사를 담아 한국 무용의 매력을 극대화했

다 초연 때 출연한 무용수들과 새로 선발된

무용수들의 기량을 견주어 보는 것도 이번 공

연 관람의 묘미가 될 것이다

기간 4월 25~26일

장소 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

문의 032-427-8401

lt비방문 탈취작전gt

트로트와 국악을 결합한 신명나는 창작뮤지

컬이다 약령시 약전골목의 오래 된 lsquo이만수

한약방rsquo은 손님이 끊일 날이 없다 인근 한약

방 사장들은 lsquo이만수 한약방rsquo엔 특별한 비방

문이 있을 거라는 결론을 내리고 lsquo이만수 한

약방rsquo의 비방문을 훔쳐낼 계획을 세우는데hellip

흥미로운 이야기를 중심으로 옛 약전골목의

풍경과 생활 모습을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기간 5월 4일까지

장소 대구 봉산문화회관 스페이스라온

문의 053-661-3500

극단

한양

레퍼

토리

신은수 작가의 역사극 시리즈 lt운현궁 오라버니gt lt봄이 사라진 계절gt을 잇는 lt거울 속의

은하수gt는 일제강점기 lsquo마지막 왕족rsquo으로 알려진 의친왕가를 소재로 시대의 격류에 휘말

린 인물의 세밀한 심리를 표현한 작품이다 1945년 해방 직전의 의친왕가 이야기를 그렸다

히로시마 원자폭탄 투하로 숨진 의친왕의 차남 이우의 장례식을 계기로 의친왕가 사람들이

한자리에 모인다 급변하는 세계 정세 속에서 조선왕조의 부활이라는 환상 속에 사는 일흔 살의

의친왕 반면 그의 장남 이건은 냉소적인 시선으로 조선의 마지막을 예감하며 아버지와 충돌한

다 의친왕과 다투고 뛰쳐나간 이건은 누군지도 모르는 생모의 행방을 찾는데hellip 극단 한양레퍼

토리 대표이자 배우인 최형인 교수가 직접 제작하고 무대에 선다 여기에 2012년 서울연극제 우

수작품상 수상작인 lt만선gt을 연출한 신동인 감독이 또 한번 연출을 맡아 더욱 관심을 모은다

일제강점기 말기 이곳에 모인 인물들은 특수한 신분으로 인해 저마다 나라의 역사를 대변하

고 있다 겉보기에는 여느 가족의 장례식과 다름없어 보이지만 그들의 갈등과 고통을 통해 자

연스럽게 관객들은 뼈아픈 우리의 역사를 절감할 수 있다 역사적 상징성과 함께 변화하는 시

대에 내몰려 갈등하고 괴로워하는 인간 본연의 모습이 공감을 자아낸다 글middot허정연 기자

기간 4월 19~27일 장소 서울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 문의 02-889-3561

의친왕의 차남 이우의 장례식을 계기로 모인 왕친들의 갈등을 소재로 시대적 아픔을 담은 연극이다

역사 앞에 갈등하는 lsquo인간의 굴레rsquo제35회 서울연극제 lt거울 속의 은하수g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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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 2014414 위클리 공감

화제의 책

ldquo넌나에게 모욕감을 줬어~rdquo 영화 lt달콤한 인생gt에서 배우 김영철이

했던 이 명대사는 개그프로그램에서도 패러디하는 등 대표적인

유행어가 됐다 그만큼 한국사회에서 빈번하게 겪는 감정이기도 하다 출퇴

근길 도로 위에서라든가 학교나 회사에서 생면부지의 낯선 사람들부터

심지어 가까운 가족에게까지 우리는 평범한 일상에서 lsquo모멸감rsquo을 겪는다

모멸은 lsquo업신여기고 얕잡아봄rsquo으로 풀이된다 나의 존재 가치가 부정당하

거나 격하될 때 갖는 괴로운 감정이며 인간 내면의 가장 깊숙한 곳을 파괴

한다 한국인의 일상에 만연한 lsquo모멸감rsquo의 실체를 인문학적으로 규명한 책

이 나왔다 저자는 모멸감을 분석하기 위해 뉴스 기사 TV 드라마나 영화

에서 오가는 대사 수많은 문학작품 등에서 수집한 적실한 실례와 일상생활에서 만나는 다양한

에피소드로 이야기를 이어간다

저자는 우선 모멸이 부르는 파괴력을 우려한다 ldquo우리가 일상적으로 겪는 모멸감은 흔히 lsquo정서

적인 원자폭탄rsquo이라고도 불리며 인간을 끝없는 바닥으로 추락시키기도 하고 때로는 타인과 세

상에 대한 폭력으로 발화하기도 한다rdquo

모욕을 주고받는 데는 어떠한 역사적 배경이 있을까 저자는 급변한 사회 환경 때문이라고 분

석한다 ldquo조선 시대에 형성된 귀천의식과 신분적 우열 관념은 외형을 달리한 채 끈질기게 지속되

어 왔고 산업사회 및 소비사회와 맞물려 사람들 사이에 피곤한 경쟁으로 이어졌다rdquo

이런 연장선상에서 모든 가치가 돈으로 매겨지는 자본주의의 도래가 다른 한 축을 이룬다 사

회제도와 경제력 간의 불균형 삶의 형태와 의식 사이의 불균형이 문제의 핵심이다 절대 빈곤

실업 등으로 인해 최소한의 품위를 갖출 수 없다는 것 자신이 무능하고 쓸모없는 존재라는 생

각은 큰 모멸감을 불러일으킨다 이렇게 훼손된 자아를 보상받으려는 집단 콤플렉스가 공격적

인 민족주의와 편협한 인종주의로도 나타나게 된다 이 책의 또 한 가지 새로운 시도가 있다 바

로 음악으로 표현한 모멸감이다 작곡가 유주환 선생이 이 책에서 열 군데 대목을 골라 열 개의

곡을 만들었다 책과 함께 CD로 들어 있다 음악사적으로도 불안이나 분노 고독이나 초조함 슬

픔이나 기쁨 등을 주제로 한 곡들은 많지만 모멸감을 표현한 곡은 거의 없다고 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과연 모멸감을 뛰어넘을 수 있을까 저자는 학력이나 외모 경제력 피부색

나이 등 외형적인 차이로 멸시하는 문화와 사회 풍토를 바꿔가야 한다고 말한다 또 사회와 제

도가 정비되더라도 모멸감을 아예 느끼지 않고 살기란 불가능하다 존중과 자존의 문화는 여럿

이 만드는 것이며 그 출발은 결국 자신의 내면에 있다 남을 귀하게 여기는 문화는 우리의 변화

로부터 시작된다 ldquolsquo귀rsquo는 곧 lsquo고귀하다rsquo는 뜻이고 영어로 풀이하면 lsquonoblersquo에 가장 가까울 것이다

lsquo귀rsquo만큼은 스스로 성취할 수 있다 어떤 사람은 학문을 닦음으로써 어떤 사람은 예술이나 종교

를 통해 어떤 사람은 타인에게 많은 것을 베풂으로써 삶을 고양시킬 수 있다rdquo 우리는 각자 어떤

방법으로 모멸감을 극복하고 있을까 글middot박지현 기자

단신

lt커넥톰 뇌의 지도gt승현준 지음 | 신상규 옮김김영사 | 2만3천원

1천억 우리 몸 안의 신경세포 개수다 인

간 신경세포의 모든 연결구조와 활동원리

를 파악하기 위한 사상 초유의 프로젝트

인 휴먼 커넥톰 연구의 모든 것을 다뤘다

뇌와 의식의 비밀을 밝히기 위한 흥미진

진한 실험과 놀라운 발견이 이어진다 의

학적 발전을 뛰어넘어 미래 사회에 혁명적

변화를 가져올 경이로운 도전의 과정이

생생하게 펼쳐진다

lt금융으로 본 세계사gt천위루 양천 지음 | 하진이 옮김시그마북스 | 1만7500원

금융학은 지리적 환경과 기술middot종교middot경

제체제를 망라한 집합체라고 할 수 있다

모든 금융 사건에는 사회middot경제middot문화middot역

사적 배경이 있다 이 책은 국가 인물 사

건을 시대별로 나눠 유머러스하고 유쾌

한 언어로 금융사를 들려준다 그리스

로마 프랑스 스페인 네덜란드 영국 미

국 클로비스 찰스 1세 JP 모건 소로스

튤립 거품 사우스시 거품 서브프라임

위기 등의 키워드를 일목요연하게 펼치

면서 세계 경제의 흥망성쇠를 그려냈다

모멸감 왜 느껴 나는 소중해

lt모멸감gt

김찬호 지음문학과지성사1만3500원

62-63-화제의책+디딤툰indd 62 2014-04-11 오전 20413

위클리 공감 2014414 63

디딤툰 글로벌 에티켓 173

세상에서 가장 무거운 것구성middot권우영

그림middot안종만

62-63-화제의책+디딤툰indd 63 2014-04-11 오전 20419

요행은 없더라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한 소통이 지나치게 활발하다 각종 동호회

며 동창회에서 업무 협상에 이르기까지 다채로운 채널들이 그

야말로 lsquo스마트rsquo하고 lsquo스피드rsquo 있게 실시간으로 진행된다 직접 통화하거

나 만나지 않아도 많은 정보들이 오가고 약속들이 잡히고 계획들이

세워진다 시간이 절약되기도 하지만 시시각각 lsquo띵동rsquo하는 커뮤니티 알

림 신호로 인해 업무 집중에 방해를 받기도 한다 아마도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요즘 사람들은 경험의 80퍼센트 이상을 SNS를 통해 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최근 한 친구가 자신의 어리숙함을 한탄하는 글을

SNS에 올렸다

인터넷을 검색하다가 수천만 원을 호가하는 외제 중고차를 아주 싸

게 구할 수 있다는 광고성 글을 봤다고 했다 침수되거나 사고 난 차도

아닌데 저렴하게 경매로 낙찰된 차이기에 믿을 수 있다는 내용을 보고

어처구니없게도 마음이 동했다는 것이다 게다가 그 광고문에는 단순

히 차를 파는 것이 아니라 소중한 사람과의 인연을 진실하게 만들고

싶다고 적혀 있었다 거기서 그치지 않고 딸 사진까지 곁들이며 자기

딸한테 부끄럽지 않은 아빠로 살아가고 싶은 사람이라는 말까지 덧붙

인 것을 보고는 차라리 믿고 싶은 마음이 더 강해졌다 그 친구는 전화

를 걸었고 약속을 한 후 차를 구매하러 갔다

통화한 딜러는 여기저기 친구를 데리고 다니며 몇몇 그럴 듯한 외제

차를 보여주었다 인터넷 차량은 시험 주행을 해 볼 수 없다면서 이상

없으니 빨리 사라고 지금 선택하지 않으면 후회할 거라고 한 시간 후

에는 다른 사람이 보러 오기로 예약돼 있다고 압박했다 순진한 친구

는 제정신을 차리기 어려운 지경임에도 가까스로 정신을 차려 품질 보

증을 어느 정도 해 줄 수 있느냐고 물었다 보증 기간이 없다는 답이 돌

아왔다 처음에 전화했을 때는 3개월 정도 보증해 준다고 했던 것 같아

재차 확인했다 딜러는 워낙 싸게 파는 것이라 그런 것은 해당되지 않

는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순간 이상하다 싶어 친구는 사지 않겠다고

말했다 딜러의 표정이 순간 바뀌었다 살 것처럼 이야기해 놓고 이제

와서 이러면 어떻게 하느냐 이런 인터넷 차량들은 대개 사러 오면 그

냥 계약하고 끌고 가는 게 상례인데 너무한 것 아니냐hellip 질타 내지 훈

계조였다 섬약(纖弱)한 기질의 친구는 더 당황했다

하지만 친구는 사지 않겠다는 의사를 다시 한번 표시했다 가족들의

안전을 지켜야 한다는 말도 덧붙였다 불만에 차 있던 딜러가 이내 표

정을 바꾸었다 잘 생각했다고 대부분 인터넷 보고 오는 사람들은 이

런 차의 성격을 알고 오는데 당신은 그렇지 않은 것 같았다며 정말 모

르고 온 것이냐고 물었다 친구가 광고문을 믿고 왔다고 하니까 딜러는

참 딱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이런 차는 대개 리콜된 것들로 안전을 보장할 수 없는 차들이어서 어

떤 이들은 아예 견인차를 가져와 사 간다 정상적인 차가 이런 가격이

라면 어떤 바보가 비싼 돈 들여 새 차를 사겠느냐 당신이 순진한 사람

같아서 말해 주는 것이다 그랬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딜러는 차를 팔

지 못하고 들어가면 회사에서 혼나니까 정상적인 다른 중고차로 바꾸

면 어떻겠느냐고 제안했단다 한나절 이상을 같이 다니고 또 진실까지

털어놓아 준 그 딜러에게 미안한 생각이 들고 고마운 생각도 든 나머

지 친구는 그러자고 했다 얼결에 꼭 바꿀 필요도 없는 차를 그렇게 바

꾸었다고 했다

그러고 나서 자신이 도대체 무엇을 어떻게 한 것인지 모르겠다고 자

탄했다 어리석은 짓을 한 자신을 반면교사 삼아 친구들은 그런 일에

휘말리지 말라고 덧붙였다 결국 그 친구는 평범하지만 오래 된 진리를

잠시나마 잊은 자신에 대한 반성으로 끝을 맺었다 lsquo콩 심은 데 콩 나

고 팥 심은 데 팥 난다rsquo 글middot우찬제(문학평론가middot서강대 문학부 교수)

중앙포토

소통과 공감

64 2014414 위클리 공감

64-소통과공감indd 64 2014-04-11 오전 20452 표지 253-최종indd 146 2014-04-11 오전 20821

Page 11: 위클리 공감 253호

18 2014414 위클리 공감

중점기획 | 무지개다리 사업 lsquo경계 없는 프로젝트 결합rsquo

ldquo지켜봐 주세요 다름은 장애가 아녜요rdquo

자폐성 장애 판정을 받은 곽규섭 씨는 다섯 살 때부터 끊임

없이 노트에 무언가를 그렸다 약초 허브 100년 후 지하

철 노선도 등 관심 분야도 다양했다 말이 사람들의 소통수단이

듯 그림은 곽 씨가 세상과 소통하는 방식 중 하나였다 하지만 그

의 어머니는 끊임없이 그리는 그림을 장애의 한 증상으로 생각해

주기적으로 박스에 버리곤 했다

그러던 중 곽 씨는 2008년 비영리 예술단체 lsquo로사이드(Raw+

Side)rsquo의 공동대표인 김효나 씨를 만났다 김 씨는 곽 씨의 그림이

재미있다고 생각해 그가 편하게 그릴 수 있게 종이를 충분히 놓

아두도록 했다 빈 종이는 몇 달 사이에 수백 개의 캐릭터로 채워

졌다 박스 속에 있던 그의 그림은 lsquo에이블 아트(장애인 예술)rsquo로

거듭났다 곽 씨가 그린 200여 명의 캐릭터로 lt키티와 튤립gt이라

는 제목의 애니메이션이 제작되기도 했다

lsquo에이블 아트rsquo를 지원하는 lsquo경계 없는 프로젝트 결합rsquo은 문화체

육관광부와 성북문화재단이 함께하는 lsquo무지개다리 사업rsquo 중 하나

이다 자폐성 장애를 가진 예술가들이 창작활동을 통해 세상과

소통하게 하자는 취지로 시작됐다 지난해 성북문화재단이 로사

이드를 후원하고 공동 주관하는 방식으로 처음 진행돼 올해도

이어나갈 계획이다 로사이드는 lsquo에이블 아트rsquo가 끊임없이 진화해

나간다는 의미로 이를 lsquo어떤 아트rsquo라 이름 짓고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성북문화재단의 lsquo경계 없는 프로젝트rsquo를 통해 자폐성 장애를

성북문화재단 장애middot국적을 넘어 문화로 하나되는 다양한 프로그램 성과

성북문화재단

다양한 국적의 이주 여성들이 모인 성북문화재단의 lsquo돌곶이 노래단rsquo 프로그램 언어도 문화도 낯설어 힘들어하는 이주 여성들의 마음을 노래로 즐겁게 해 준다

18-19-중점-장애를 넘다indd 18 2014-04-11 오전 14416

위클리 공감 2014414 19

했다

lsquo세상의 요리 우리집 요리사rsquo는 서로 다른 문화를 가진 이주 여

성들에게 요리를 배우는 프로그램이다 성북문화재단의 lsquo무지개

다리 사업rsquo에 요리가 선정된 계기는 lsquo음식을 함께 만들고 나누어

먹는 것rsquo의 중요성이었다 몽골 필리핀 중국 캄보디아 등지에서

온 강사들에게 매주 요리를 배우고 다 만들면 강사와 학생들이

함께 나눠 먹으며 서로간의 정을 키웠다 강사로 활동하는 몽골

출신의 서드초롱 씨는 ldquo몽골 문화도 알릴 수 있고 선생님이 되어

가르쳐 줄 수 있어 이 일을 계속 하고 싶다rdquo고 말했다

성북문화재단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다양한 lsquo무지개다리 사

업rsquo을 새롭게 추진한다 소리여행 워크숍 lsquo여기 들리나요rsquo는 장애

인들이 재활용품으로 사물 특유의 소리를 내며 함께 문제의식을

나누는 자리로 진행된다 한국과 일본의 lsquo히키코모리(은둔형 외

톨이)rsquo 청년들이 주체적으로 영화감상회 소모임 등 축제를 여는

lsquo청춘의 재시도rsquo도 올해 처음 도입됐다 그밖에 청소년 공유축제

문화다양성 공감영화제 시를 매개로 소통하는 lsquo리얼 다이얼로

그rsquo 등이 추진될 예정이다

하반기에는 도입된 다양한 프로그램의 성과를 나누는 lsquo심연middot

향연rsquo 축제가 함께 열린다 한 해 만들어진 다양한 문화의 결과물

들을 한자리에 모으고 지역주민과 함께 나눌 계획이다

lsquo무지개다리 사업rsquo을 담당하는 성북문화재단의 김진만 대리는

ldquo이주민 유학생 예술가 장애인 아티스트 등 다양한 문화 주체

들을 발굴해 지역주민 등과 네트워크를 이루는 것이 목표rdquo라고

강조했다 글middot남형도 기자

가진 다수의 예술가들이 활발한 작품활동을 펼치고 있다 lsquo장애rsquo

가 아닌 lsquo다름rsquo으로 여기고 지켜봐 준 덕분이다 이를 위해 다양한

분야의 예술가들이 아트 서포터로 함께하며 이들과 함께 창작작

업을 진행했다

로사이드 아트 서포터인 최선영 씨는 중학교 1학년 때 자폐성

예술가인 김동현 씨를 만났다 김 씨는 lsquo석탄을 연료로 운행하는

지하철rsquo 등 참신하고 다양한 작품을 그렸다 이들의 작품은 아트

상품으로 만들어져 판매되기도 한다 최 씨는 ldquo아트 서포터로 함

께하면서 장애가 아니라 다양한 것 중 하나라고 인정하는 법을

배우게 됐다rdquo고 말했다

lsquo경계 없는 프로젝트rsquo 이외에도 성북문화재단은 다양한 lsquo무지

개다리 사업rsquo을 추진 중이다 장애인 다문화가정 여성과 자녀 유

학생 등이 주된 대상이다 이들과 함께 언어 노래 요리 몸짓 등

문화를 통해 소통한다 평소 교류할 기회가 적었던 이들과 문화

활동으로 어우러지는 새로운 관계를 맺고 서로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올해 lsquo장애인 소리여행rsquo 등 7개 프로그램 새로 시작

지난해 추진됐던 lsquo돌곶이 노래단rsquo은 대부분 결혼이주 여성이면서

직장에 다니는 워킹맘들로 구성돼 있다 공장에서 단순노동을

하는 이들은 하루종일 아무 말 없이 실밥을 뜯는 경우가 많았다

다른 언어와 문화 모국에 대한 향수 등으로 인한 외로움과 울분

을 lsquo돌곶이 노래단rsquo은 노래로 풀어낸다 단원들이 함께 노래 부르

고 어깨를 들썩이며 흥을 돋우는 사이 삶의 고단함을 잊는다

캄보디아에서 온 모으테비 씨는 ldquo일도 육아도 힘들지만 춤추

는 시간만큼은 정말 즐겁다rdquo고 소감을 말했다 베트남 국적의 팜

몽우엔 씨도 ldquo어릴 적부터 가수가 꿈이었을 만큼 노래를 좋아하

는데 lsquo돌곶이 노래단rsquo에서 노래를 부를 수 있어 행복하다rdquo고 말

성북문화재단

자폐성 장애를 가진 김동현 작가가 그린 작품 지하철 노선 그리기를 좋아하는 김 작가가 경주의 노선을 상상해 표현한 그림이다

18-19-중점-장애를 넘다indd 19 2014-04-11 오전 14418

21-도비라indd 12 2014-04-11 오전 14459

기획특집

실력과 열정으로 뭉친

ldquo나는 여성 과학기술인이다rdquo

경제활동에 참여하는

여성들이 늘어나고 있지만

과학기술 분야에

종사하는 여성을 찾기란

쉽지 않습니다

기술middot공학middot과학 분야는

남성적 영역이라는 인식이 여전하고

결혼과 출산 육아 등으로

경력이 단절되는 경우도 많기 때문입니다

  

과학기술 분야에서

활약하거나 경력 단절에서 돌아온

여성 과학기술인들을 만났습니다

이들은 하나같이 여성의

섬세함과 친화력이

한국 과학 발전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다고 말합니다

과학기술 분야에서

여성들의 활약이

더욱 많아지기를 기대합니다

일러스트middot이철원

21-도비라indd 13 2014-04-11 오전 14502

22 2014414 위클리 공감

ldquo여 성과학기술인 육성은 국가적 과제이다rdquo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해 8월 열린 국제여성과학기술인

대회(BIEN 2013)에서 한 말이다 박 대통령은 ldquo여성의 섬세한 감

성과 기술은 창조경제의 중요한 자산rdquo이라며 ldquo능력 있는 여성 인

재들이 출산과 양육 때문에 꿈을 포기하지 않고 경력 단절이 발

생하지 않도록 적극 지원하겠다rdquo고 약속했다

창조경제를 이끌 핵심으로 꼽히는 여성과학기술인의 사회활

동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남성에 비

해 여전히 낮은 수준이며 짧은 근속기간에 이직이나 퇴직하는

경향도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미래창조과학부(이하 미래부)에 따르면 2012년 말 기준으로

공공 연구기관과 대학 기업연구소 등 과학기술계에 진출해 있는

여성은 4만2323명으로 전체 과학기술인의 190퍼센트인 것으로

조사됐다 전년도 여성과학기술인의 재직 비율보다 16퍼센트포

인트 늘어난 수치다 2012년 신규 채용된 여성과학기술인은

5651명으로 과학기술계 전체 취업자의 246퍼센트를 차지했다

여성과학기술인 재직middot승진middot보직자 비율 증가 추세

여성과학기술인들이 연구소장이나 책임연구원 등 기관에서 보

직을 받은 사례도 소폭 늘었다 2012년 말 기준으로 주요 보직을

가진 여성과학기술인은 2134명으로 전년에 비해 01퍼센트포인

트 늘었다 전체 보직자 가운데 70퍼센트였다

여성 보직자 비율은 2006년 이후 07퍼센트포인트 증가했으

며 2008년 이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승진자 비율은 전년

보다 11퍼센트포인트 오른 118퍼센트(1216명)로 집계됐다

연구과제 책임자의 여성 비율도 비슷한 경향을 보였다 연구과

제 책임자 규모는 8915명으로 전년 대비 07퍼센트포인트 증가

해 2201명(78퍼센트)에 달했다

고학력 여성과학기술인 육성도 성과를 보이고 있다 이공계

대학 입학 여학생 비율은 2006년 이후 등락을 반복하다 최근 2

년 연속 감소했으나 2008년과 비교하면 04퍼센트포인트 증가

한 270퍼센트를 기록했다 대학교 이공계 전공분야 여학생 수는

22만6692명으로 전체 학위과정 학생의 284퍼센트를 차지했다

눈여겨볼 것은 석middot박사 등 고학력 여성과학기술인이 늘어나

고 있다는 점이다 2012년 말 기준으로 이공계 전공 석사 학위과

정 졸업자는 5656명으로 전년 대비 293명(54퍼센트) 박사 학

ldquo여성의 감성middot기술은 창조경제 자산rdquo박근혜 대통령 ldquo출산middot양육으로 꿈 포기 않고 경력단절 없도록 적극 지원rdquo

과학기술 여성파워시대기획특집

자료middot미래창조과학부

여성과학기술인 전체 재직현황(2009~2012)

2009

총 33991명

19934

14057

2010

총 36360명

19526

16834

2011

총 37688명

20747

16941

2012

총 42323명

21708

20615

106

173

311

173

308

174

312

190

333

114 112130

비정규직 여성정규직 여성 정규직 여성

전체 과학기술인 중 여성 비율비정규직 여성

22-23-기획-총론indd 22 2014-04-11 오전 14621

위클리 공감 2014414 23

위과정 졸업자는 1127명으로 전년 대비 58명(54퍼센트) 늘어

났다

수적인 증가세에도 불구하고 여성과학기술인은 기관 유형에

관계없이 근속기간 3년 미만의 단기 이middot퇴직 경향이 높았다 민

간 기업연구소와 이공계 대학은 3년 미만 이middot퇴직 비율이 각각

564퍼센트와 552퍼센트에 달했고 공공 연구기관도 329퍼센

트로 전체 이middot퇴직자 중 큰 비중을 차지했다

이처럼 여성과학기술인의 사회middot경제활동 지속성이 남성에 비

해 많이 저조한 이유는 여성과학기술인 롤모델 부재와 결혼 이후

생애주기로 인한 경력 단절 때문이다

ldquo일과 가정 양립시킬 수 있는 환경 조성에 노력rdquo

실제 과학기술인으로서 전문성을 갖추기 위해서는 학부 과정 4

년과 석middot박사 과정 5~7년을 거쳐 외국유학까지 일반적으로 10

년 이상의 시간이 필요하다

결국 평균 나이 32~35세가 되어 결혼 적령기를 넘어서게 되

고 가임 가능성도 상당히 감소한다 여성으로서의 삶과 과학기

술인으로서의 전문성이라는 양갈래 길에서 고학력 여성과학기

술인들의 고민은 커질 수밖에 없다 박 대통령이 경력단절 여성

의 지원을 강조한 이유이다

현재 정부는 미래부 산하 한국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를 통

해 여성과학기술인들을 위한 다양한 지원프로그램을 개발 제공

하고 있다

미래창조과학부 미래인재기반과 정동준 사무관은 ldquo여성과학

기술인들의 신규 채용 및 보직middot승진자 비율이 증가한 것은 매우

바람직하다rdquo며 ldquo더욱 많은 여성과학기술인들이 일과 가정을 양립

시킬 수 있는 환경에서 연구하도록 제도적 지원을 다하겠다rdquo고 말

했다 글middot최재필 기자

한국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

여성과학기술인 육성과 지원의 첨병 역할

여성과학기술인 육성과 지원의 첨병은 미래창조과학부 산하 재단법인

한국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WISETmiddotCenter for Women in Science

Engineering and Technology 이하 위셋)이다

2011년 출범해 올해로 3년째를 맞는 위셋은 여성과학기술인을 위한

정책 및 기획기능 수행은 물론 여성과학기술인의 전 생애주기에 걸친

통합 지원을 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여성과학기술인 지원사업인 lsquo4W

사업rsquo이다 4W 사업은 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WIST) 여성과학기술

인middot여학생 멘토링 프로그램(WISE) 여학생 공학교육선도대학지원사업

(WIE) 여성공학기술인력양성사업(WATCH21)이다

특히 위셋은 여성과학기술인 양성을 위해 다양한 사업을 추진한다

신진과 경력 여성과학기술인력 지원 사업 중middot고middot대학교의 이공계 여

성인재 육성 사업 등이 주요 내용이다

이를 위해 공학분야 진학 촉진을 위한 여학생 공학주간 행사를 전국

적인 규모로 운영하고 있고 여대학(원)생 공학연구팀제와 멘토링 펠로

우 프로그램을 통해 이공계 여성들을 위한 창의적인 경험도 제공한다

또한 프로그램 형태였던 위셋 아카데미를 사업화시켜 좀 더 체계적

으로 운영한다 2월부터 시작된 위셋 아카데미는 올해 과학기술 분야

여성 일자리 창출을 목표로 대학생 미취업자 경력단절여성 비정규직

등 이공계 여성 3500명 교육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아카데미 운영내용

은 경력단계별로 3단계 주기(경력단절 복귀rarr경력도약 성장rarr리더양

성)로 나눠 짜여졌다

진로진학상담교사협의회와 업무협약(MOU)을 맺어 전국 진로진학

상담교사를 통해 이공계 분야에 대한 기회를 알리고 특히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가진 여성과기인을 위해 글로벌 스타트업(Start-up) 과정을

지원할 계획도 갖고 있다

이밖에도 고용기관과 구직자 사이의 중개 네트워킹 기회 제공과

일middot가정 양립 운영모델 개발 벤처와 협동조합 설립 지원 사업 등 여성

과학기술인의 역량 함양을 위한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과 네트워킹 기

회도 제공한다

문의 02-6411-1000 wwwwisetr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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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2014414 위클리 공감

대 전시 유성구에 본부를 둔 국방과학연구소는 국내 유일의

국방연구개발 전문기관이다 주성진(50) 박사는 국방과학

연구소의 제1호 여성 연구원이다

ldquo운이 좋았어요 대학 졸업 무렵 남자 동기들이 병역특례기관

인 국방과학연구소에 지원하는 모습을 보고 함께 지원했는데

동기들은 군대 보내고 제가 들어오게 된 거예요 하하rdquo

주 박사를 국방과학연구소 인근 대전국립현충원의 호국장비

야외전시장에서 만났다 전시장의 구형 전투기와 초계기 등의 모

습은 지금의 국방과학연구소 이미지와 대조적이다 자주국방을

목표로 1970년 설립된 국방과학연구소는 우리의 국방과학기술

수준을 세계 230여 국가 중 10위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데 중추

적 역할을 해 왔다

한양대 수학과를 졸업한 주 박사는 1989년 2월 연구소에 입

소 그간 국무총리 표창 여성과학자상 국방부 장관 표창 방위

사업청장 표창 국방과학상 등을 수상했다

ldquo대부분의 무기체계 관련 연구는 수많은 연구원의 협력으로

개발됩니다 그 과정에서 수상도 하게 된 것이죠rdquo

국방과학연구소는 대덕특구의 30개 정부출연연구기관 중 유

일한 국방부 산하 기관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덕특구에서

가장 여성친화적인 연구기관으로 꼽힌다 그 중심에는 주 박사를

중심으로 한 여성 연구원들의 적극적인 활동이 있었다 약 3천명

의 국방과학연구소 직원 가운데 여성이 약 300명이고 이 중 100

명 정도가 연구원이다

ldquo제가 연구소에 들어왔을 때에는 여자화장실이 없는 건물도

있었지만 지금은 새로 건물을 지을 때 모성보호실을 어디에 둘

지부터 고려할 정도로 여성친화적인 기관으로 변모했습니다rdquo

국방과학연구소는 2008년 4월 여성개발위원회를 정식 조직

으로 구성해 이 위원회를 중심으로 일middot가정 양립을 위한 활동을

과학기술 여성파워시대 국책기관 연구직기획특집

추진해 왔다 그간 대전 본부 내에 7개의 모성보호실을 설치했으

며 남성 직원을 위한 lsquo배우자 출산휴가제rsquo 도입을 이끌었다

또한 대전시 초middot중middot고교를 대상으로 과학특강 이공계 여대생

과의 멘토링 활동 연구소 내 경력 멘토링 활동 등을 추진했다

주 박사는 대한여성과학기술인회 수석총무 등 외부활동을 통해

서도 여성친화적인 연구개발 환경 조성에 힘쓰고 있다

ldquo대덕특구 내 10여 개 연구원 대표들이 월 1회 정기적으로 모임

을 갖고 여성친화적인 연구환경 조성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고 있

습니다 어떤 때에는 벤치마킹을 하면 쉽게 풀리는 일도 있어요rdquo

그는 lt누가 뭐래도 우리는 간다 이공계를 지망하는 여학생

을 위한 여성과학자 20인의 멘토링gt에 공저자로 참여(2010년)하

는 등 이공계 여대생들의 멘토로 활발히 활동해 왔다 그 역시 같

은 연구단지 연구원이던 남편과 결혼해 아들 둘을 키우면서 일

을 병행하는 어려움도 적지 않았다고 했다

ldquo똑같은 말을 해도 여자라서 그러나 하는 시각도 있었고 여자

를 출장 보내도 괜찮을까 하는 걱정도 있었지요 아직도 이공학

분야에서 여성은 소수에 해당합니다rdquo

ldquo위기가 기회 일단 하고 본다rdquo가 첫번째 신조

주 박사는 이공계 여대생들에게 멘토로 활동하며 가장 많이 들

려주는 말이 ldquo신조를 가져라rdquo라고 했다 그의 첫번째 신조는 lsquo위기

가 기회rsquo이다 주 박사는 원래 고교 때 문과였다가 너무나 수학 공

부가 하고 싶어 수학과를 지원했다 그런데 막상 대학에 가니 수

학2와 물리를 배우지 않아 애를 먹었다 이를 밤샘 공부로 극복

했다 그랬더니 오히려 동기들보다 실력이 나아지더라는 것이다

ldquo연구소 선택도 일종의 위기였어요 어릴 때부터 장난감 무기

를 갖고 놀고 군 복무를 해야 하는 남자들에게 무기는 lsquo본능rsquo에 가

까웠지만 여자인 저는 일일이 공부하고 외워야 했으니까요 하

ldquo국방기술 발전에 기여하는 보람 가져rdquo국방과학연구소 첫 여성 연구원 주성진 박사 ldquo신조를 갖고 넓은 눈으로 도전하라rdqu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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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 공감 2014414 25

김성

태 기

지만 그걸 공부로 극복하니 상도 받고 자리를 찾게 되더군요rdquo

이와 함께 lsquo이건 죽어도 아니다가 아니라면 일단 해 본다rsquo 그리

고 lt채근담(菜根譚)gt의 한 구절인 lsquo독수리는 조는 듯이 앉아 있

고 호랑이는 앓는 듯이 걷는다(응립여수 호행사병 鷹立如睡

虎行似病)rsquo를 신조로 꼽았다

ldquo독수리와 호랑이는 나는 것 걷는 것의 왕인데도 평소 모습은

초라하지요 이를 통해 두 가지 교훈을 얻는데 하나는 평소 내가

발톱 세우고 이빨 보이면 친구가 없다는 의미이고 또 다른 의미

는 남 역시 겉은 초라해 보여도 그 안에 독수리와 호랑이의 위엄

을 갖고 있을 수 있다는 교훈입니다 이 말에 학생들이 많이 공감

하더군요rdquo

여성 불모지에서 이 같은 깨달음을 얻으며 자신의 영역을 구

축해 온 주 박사는 현재 대외협력실장을 맡고 있다

ldquo최근 국방연구개발의 패러다임이 민간 참여 개방형 연구개발

을 지향하고 도전적middot창의적인 신기술 개방을 추진하는 방향으

로 바뀌고 있습니다rdquo

국방과학연구소는 지난 40년간 보이지 않는 곳에서 국방의 초

석을 닦았을 뿐 아니라 390여 개의 국방 기술을 민간과 방위산

업체로 이전하여 1조1200억원의 부가가치를 창출했다 주 박사

는 대외협력실장으로서 오는 5월 31일 경기도 일산 킨텍스에서

민군기술협력 페스티벌과 연계해 열리는 국방기술거래장터

(DTiMS) 게재 기술을 활용한 lsquo청년창업 경진대회 및 사업화 아

이디어rsquo 사업 진행도 맡았다

ldquo이공계 여대생뿐만 아니라 모든 남녀 지원자들에게 하는 말

이지만 우리 연구소에는 문middot이과 모든 전공자가 일하고 있습니

다 다른 연구소들도 lsquo정보rsquo나 lsquo한의학rsquo 등 이름이 붙는다고 관련

전공자만 선발하는 게 아니니 시야를 넓게 가지고 도전하기 바랍

니다rdquo 글middot박경아 기자

국방과학연구소의 첫 여성 연구원인 주성진 박사는 자신의 연구가 국가 안보에 보탬이 됐다는 것에 보람을 느낀다며 여성 이공계인들에게 소신을 갖고 넓은 눈으로 연구기관에 도전해 볼 것을 조언했다

24-25-기획-주성진indd 25 2014-04-11 오전 14722

26 2014414 위클리 공감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뇌과학연구소 신경과학연구단

의 허여울(31) 박사는 올해 2월 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

(UST)를 졸업한 젊은 과학자다 박사후 과정을 밟으며 이제 막

과학자로서의 첫발을 내디딘 그에게 최근 좋은 소식이 날아들었

다 미국 해양생물연구소(MBL)가 주관하는 lsquo그라스 펠로우십

프로그램rsquo에 선발된 것이다 MBL은 55명의 노벨상 수상자를 배

출한 세계적인 비영리 사립연구소다

MBL 그라스 펠로우십은 신경과학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두

각을 나타내는 소수의 젊은 연구자들을 글로벌 석학들과 연결해

네트워크를 구축토록 하고 실험실을 직접 운영하는 기회를 제공

하는 프로그램이다 우수한 인력에게 체계적인 프로그램을 제공

할 뿐 아니라 체류비와 연구 비용 일체를 지원하는 것으로 유명

하다 전 세계 지원자들 가운데 매년 10명 안팎의 연구자만 선발

하는 이 프로그램에 국내 석middot박사 출신이 선발된 것은 이번이 처

음이다

허 박사는 ldquo지난해 MBL 교류프로그램에 참여했을 때 그라스

펠로우십 프로그램에 대해 처음으로 알게 됐다rdquo며 ldquo직접 실험실

을 구성해 주도적으로 연구할 수 있고 세계적인 연구자들과 교

류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어 기쁘다rdquo고 말했다 그는 ldquo3개월이

라는 비교적 짧은 기간 동안 수행하기에 의미 있는 프로젝트를

한국에서는 건강식품으로 분류되는 오미자차 인삼차 등 건강보

조식품을 일본에서 판매하기 위해서는 약사법에 의한 제조middot판

매middot수입 면허 및 허가middot승인이 필요하다 일본의 복잡한 수입 및 허가 절

차로 인해 많은 한국업체들이 오미자차 인삼차 수출을 포기하고 있다

(위생 및 식품 검역조치 사례)

허여울 박사는 5월부터 3개월 간 세계적인 석학들과 함께 신경과학 연구에 매진할 계획이다

과학기술 여성파워시대 세계로 나아가다기획특집

ldquo섬세하고 꼼꼼함과학분야엔 장점rdquo

KIST 허여울 박사 국내파 박사 최초 미국 해양생물연 구소 lsquo그라스 펠로우십rsquo 뽑혀

26-27-기획-허여울indd 26 2014-04-11 오전 14803

위클리 공감 2014414 27

제시한 것이 주효했던 것 같다rdquo고 덧붙였다

허 박사는 박사학위 과정 중 관심을 가진 통증 관련 연구를 주

제로 제안서를 작성했다 그는 오는 5월부터 8월까지 MBL에서

대뇌 피질 내에 있는 다양한 신경세포들 중 통증 감소와 관련된

세포의 종류를 밝히는 일을 하게 된다

허 박사는 ldquo세포들이 특정 자극에 어떻게 반응하는지 알아보

고 특정 자극이 통증의 감소를 가져오는 작동 메커니즘을 규명

하는 연구를 진행할 예정rdquo이라며 눈을 반짝였다

ldquo고교 졸업 무렵엔 이공계 기피현상에 진로 고민도rdquo

허 박사는 국내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미국 오하이오주 그린넬대

학에 진학해 생화학을 전공했다 사람이 어떻게 생각을 하게 되

는지 그 원리가 궁금해 관련 수업을 수강한 것을 계기로 신경과

학 분야의 길로 접어들었다 그는 ldquo생물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화

학 공부가 필수라는 말에 기초과학 분야인 생화학을 전공으로

택했다rdquo며 ldquo반면 신경과학은 수학middot물리middot생물middot기계 등 학생들의

출신 전공이 저마다 다를 정도로 광범위한 융합적인 영역이라 흥

미로웠다rdquo고 말했다

학부를 마친 후 한국으로 돌아와 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

석middot박사 통합과정에 진학했다 주변 유학생들이 주로 해외 석middot박

사 과정을 선호하는 것과 달리 국내 대학을 선택한 것이다 허 박

사는 ldquoUST 신경과학 전공의 경우 커리큘럼과 강의의 질이 해외

석middot박사 통합과정과 견줄 만하도록 짜임새 있게 짜여져 있다rdquo며

ldquo여러 연구원들로 이루어져 있는 학교인 만큼 다른 전공의 학생

들과 교류를 장려하여 타 전공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요즘에

화두가 되는 융합연구를 진행하기에 유리한 면이 있다rdquo고 말했

다 국가 연구소인 만큼 최신 연구장비가 잘 갖춰져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었다

한국에서 대학을 나왔다면 lsquo02학번rsquo이었을 그는 ldquo고등학교를

졸업할 당시 학생들의 이공계 기피현상이 심해 진로에 대한 고민

도 많았다rdquo고 말했다 어려운 연구 환경과 과학자에 대한 인식 부

족이 가장 큰 문제였다 그는 ldquo아직까지 의사나 다른 전문직에 비

해 과학자에 대한 대우가 좋지 않은 게 국내 현실rdquo이라며 ldquo기초

학문을 연구하는 과학자들이 자부심을 갖고 일할 수 있도록 환

경이 개선됐으면 좋겠다rdquo고 말했다

어려운 현실과 달리 성별을 떠나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기에 과

학만큼 객관적인 분야도 없을 것이라는 게 허 박사의 생각이다

그는 ldquo과학의 긍정적인 면 중 하나가 세계 어느 나라 사람과도 과

학이라는 관심 분야 하나로 교류하고 공동 연구를 할 수 있다는

점rdquo이라며 ldquo국적이나 나이 성별로 차별당할 일이 없다rdquo고 말했

다 그는 ldquo오히려 여성 특유의 섬세함과 꼼꼼한 일 처리 능력이

과학에 있어서는 장점으로 작용할 때가 많다rdquo고 덧붙였다

허 박사는 MBL 파견을 앞두고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그는

ldquo책임자급 연구원이 되기 전에 스스로 계획을 세워 연구할 기회

가 생겨 기쁘다rdquo며 ldquo이번 펠로우십 경험과 네트워크를 잘 활용해

앞으로도 계속 미지의 세계인 신경과학 분야에서 인류에 도움이

되는 연구 성과를 내고 싶다rdquo고 포부를 밝혔다

올 여름 세계적인 연구소에서 연구에 매진할 생각에 들뜬 그

는 lsquo여성rsquo이나 lsquo국내 최초rsquo라는 타이틀을 제하더라도 충분히 빛나

는 과학자의 모습 그대로였다 글middot허정연 사진middot지미연 기자

KIST 허여울 박사 국내파 박사 최초 미국 해양생물연 구소 lsquo그라스 펠로우십rsquo 뽑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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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2014414 위클리 공감

과학기술 여성파워시대 ITmiddot문화 융합 시도기획특집

서울대 라틴아메리카연구소의 백미숙 문화기획팀장은 통신

기술 개발의 선구자다 1980년대 중반 대덕연구단지에서

유선전화 교환기를 개발한 것을 시작으로 이동통신 화상통신

데이터통신 무선랜 공유기에 이르기까지 20여 년 넘게 통신장

비 개발을 주도해 왔다 백 팀장의 연구를 통해 통신기술 분야에

등록돼 있는 특허만도 7건이다 2011년부터 그는 오랜 꿈이었던

문화기획을 맡아 IT연구 경험을 살려 문화와 융합하기 위해 새롭

게 도전 중이다

그의 첫 연구 성과인 전전자교환기(TDX-10)는 각 가정에 유

선전화 공급을 늘리는 데 큰 기여를 했다 전전자교환기는 쉽게

말해 통화할 수 있게 연결해 주는 컴퓨터로 교환기 개발 전인

1980년대 초반만 해도 국내 기술이 없어 미국middot스웨덴 등의 수입

통신장비에 의존해야 했다 백 팀장은 대덕연구단지 연구원으로

국산 교환기를 개발하는 데 참여해 성공했다 그는 ldquo국산 교환기

개발로 유선전화를 어느 집에서나 쓸 수 있게 돼 자긍심도 있었

다rdquo고 말했다

10여 년 넘게 대덕연구단지에 있다가 1997년부터 2006년까지

대기업과 벤처기업 등을 거치며 통신기술 연구에 매진했다 휴대

폰이 막 상용화될 무렵인 1990년대 후반 현대전자(현 SK하이닉

스)의 책임연구원으로 이미 화상통신과 데이터통신용 핵심망 개

발을 마쳤다 벤처기업인 아이피원에서는 국내 처음으로 무선랜

공유기를 개발하는 데 성공해 KT에 납품하기도 했다 그 덕분에

아이피원은 매출 150억원 직원 수 50여 명의 회사로 성장했다

백 팀장은 ldquo통신기술은 빠르게 변하기 때문에 늘 현재 쓰는 기술

보다 한 발 앞서 고민해야 했다rdquo고 말했다

오랜 연구 성과로만 보면 과학자가 천성인 것 같지만 원래 그

의 꿈은 예술가였다 머리 속의 생각을 마음대로 그려낼 수 있는

화가를 꿈꾸던 무렵 부모님의 반대로 미대 진학은 포기해야 했

ldquo여성인 것을 잊으라 프로정신을 가지라rdquo서울대 라틴아메리카연구소 백미숙 문화기획팀장 ldquo못 이룬 예술가의 꿈이 보여요rdquo

지미연 기자

ldquo현 시대에 가장 필요한 것을 생각하고 만들어내는 게 과학자의 매력이에요rdquo 백미숙 팀장은 20여 년 넘게 통신기술을 연구한 베테랑이다

28-29-기획-백미숙indd 28 2014-04-11 오전 14853

위클리 공감 2014414 29

다 ldquo어릴 때 백화점의 쇼윈도를 보며 저 공간에 이야기를 입히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때부터 이미 문화에 관심이 많았던

거죠 벤처기업을 그만둔 후 미국 맨해튼에 갔더니 거리 문화가

흥미로웠습니다 그런 걸 보면서 문화와 IT를 접목하고 싶은 마

음이 들었어요rdquo

인사동 홈페이지 만들며 ITmiddot문화 융합 가능성 느껴

인사동 홈페이지(wwwhiinsacom)를 만든 것은 ITmiddot문화를 융

합하려는 첫 시도였다 문화 강좌를 듣고 축제 기획을 하며 경험

을 쌓다가 우연한 기회에 홈페이지 제작을 맡게 됐다 서울 인사

동을 하나의 브랜드로 만들기 위해서는 정보를 모아놓은 홈페이

지가 필요하다는 생각으로 진행한 프로젝트였다 그의 IT연구 경

험이 강점이 됐다 홈페이지 제작을 마친 후 지난해 종로구청으

로부터 공로상도 받았다

ldquo기술만 알면 사무적인 홈페이지가 되는 경우가 많고 문화만

잘 알면 적재적소에 기술을 활용하기 어렵잖아요 문화와 기술

두 가지를 모두 이해하고 있어서 재미있었어요 lsquo이 정보는 이쯤

에서 찾게 하면 좋겠구나 이 콘텐츠는 이런 방법으로 보여주면

흥미롭겠구나rsquo 하며 홈페이지를 만들 수 있었죠 잘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았을 때 ITmiddot문화 융합에 대한 가능성을 느낄 수 있었

어요 뿌듯했죠rdquo

IT 기술을 기반으로 문화를 생생하게 알리는 것이 백 팀장의

목표 중 하나다 그래서 증강현실이나 가상현실에 관심이 많다

현재는 서울대 라틴아메리카연구소에서 문화기획을 맡고 있다

언젠가는 생생하게 문화체험을 할 수 있도록 증강현실이나 가상

현실 등의 기술을 문화체험용 웹에 구현해 보고 싶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여성 과학자를 꿈꾸는 후배들에게 백 팀장은 ldquo여성인 것을 잊

으라rdquo고 당부했다 ldquo연구를 하다 보면 야근middot밤샘작업middot출장 등이

많아요 여성이 하기 힘든 부분이 분명 있죠 하지만 여성이기 이

전에 프로정신을 갖고 전문가가 되어야 합니다 여성이 아니라 일

하는 사람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뛰어들어야 성과를

낼 수 있죠rdquo 실제 그가 연구했던 한 팀의 경우 16명 중 15명이 남

성이었던 적도 있었다 하지만 백 팀장은 ldquo아이를 함께 돌봐야 해

서 힘들었지만 야근도 밤새는 일도 동료들보다 더 많이 하려 노

력했다rdquo고 말했다

그는 ldquo과학자로 성공하는 데 여성이 갖는 장점도 많다rdquo고 덧붙

였다 그 중 하나로 lsquo직감rsquo을 꼽았다 ldquo연구하면서 여성이 갖는 직

감이 장점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남성은 웬만큼 결과

가 보여야 판단하는 데 비해 여성은 상황의 맥락과 뉘앙스 등을

감지해 연구방향 수정 등에 대한 판단을 빨리 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대개의 여성이 남성보다 섬세하기 때문에 갖는 장점

이죠rdquo

그러면서 과학자가 되더라도 과학뿐 아니라 lsquo융합rsquo을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의료나 건축middot예술middot문화 등 다양한 분야와 과

학이 융합할 때 시너지를 낸다는 것이다 ldquo호기심을 가지고 다양

한 분야를 살펴봐야 합니다 궁금증이 많아야 해요 중요한 것은

호기심에 머무르지 않고 해결 방안까지 같이 고민해야 한다는 점

입니다 정보를 많이 얻고 이를 토대로 분석하는 습관을 길러야

합니다rdquo 글middot남형도 기자

백미숙 팀장이 2012년 만든 인사동 홈페이지(wwwhiinsacom) 초기 화면 1초 간격으로 바뀌는 인사동 사진을 전면에 시원하게 배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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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dquo그 때만 해도 금세 (직장을) 얻을 수 있을 거라 lsquo착각rsquo했지

요rdquo 이화여대 컴퓨터공학과 변해선(38) 연구교수는 요

즘 말로 lsquo경단녀(경력단절 여성의 줄임말)rsquo였다 연년생 두 아이를

키우는 엄마의 삶은 공학관 연구실의 작은 컴퓨터와 집뿐이다

ldquo아이를 둘 키워보면 전혀 다른 세계를 만나게 될 거예요rdquo 변 교

수는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의 지원으

로 복직에 성공하면서 두 마리 토끼를 잡고 있는 lsquo슈퍼 맘rsquo이다

고등학생 시절 컴퓨터 활용이 재미있었다는 변 교수는 소프트

웨어 전문가를 꿈꾸며 하루 9시간 이상 모니터 화면과 씨름했다

대학에 들어가서도 꾸준히 그 길만 고집했다 여성이라 불리하다

는 생각도 전혀 없었다 ldquo제가 학교를 다니던 1990년대 중반만 해

도 한창 인터넷 붐이 일었고 컴퓨터 업계에서는 경쟁력이 있었어

요rdquo 그래서 항상 lsquo하면 되겠구나rsquo 싶은 자신감이 있었다 딱 출산

전까지는 그랬다

박사학위를 받기 이틀 전 첫아이를 낳았다 변 교수는 이때부

터 모든 삶이 계획과는 다르게 흘러가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는

꾸준히 해 왔던 연구를 쉬면 도태된다는 생각에 산후조리 2개월

만에 lsquo박사후 연구원rsquo이 되었다 ldquo생후 3개월도 안 된 아이를 어린

ldquo아이들이 자랑할 엄마과학자 돼야죠rdquo변해선 이화여대 컴퓨터공학과 연구교수 ldquo참 어렵게 이 자리에 돌아왔어요rdquo

지미연 기자

한국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의 lsquo여성 과학인 경력복귀지원 사업rsquo을 통해 현업에 돌아온 변해선 교수는 ldquo(경력단절 기간 동안) 급변하는 IT 분야에서 어린 친구들이나 해외 박사들이 많아 쉽게 뒤처질 수 있다는 생각에 조급했다rdquo고 말했다

과학기술 여성파워시대 경력단절 딛고 복귀기획특집

오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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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 공감 2014414 31

이집에 맡기기 시작했어요rdquo

하지만 첫째를 출산한 지 8개월 둘째가 lsquo덜컥rsquo 생겨 버렸다 연

구 논문을 구상하기도 벅찬 시간 점점 무거워지는 몸을 이끌고

연구와 육아를 감당하기가 어려워졌다 임신 6개월째 그는 연구

실을 떠났다 박사후 연구원 1년차였다 ldquo떠날 때만 해도 금세 복

귀할 수 있을 줄 알았지요rdquo

연년생 두 아이의 육아는 그에게 lsquo충격적rsquo이었다고 한다 ldquo한 아

이만 키우는 것과는 완전히 달랐어요 새벽에 일어나 둘째에게

우유를 타주고 기저귀 갈아주고 첫째 옷 갈아입히고 그렇다고

(아이가) 인형처럼 가만히 있나요 한창 움직이면서 시리얼 엎고

어지럽히고hellip 잠깐 안 보는 새 연구 중인 모니터 앞에서 키보드

를 쿵쿵 두들기고 있질 않나 매일이 아찔했죠rdquo

한국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 덕에 연구현장 복귀

연구실이 그리워졌다 하지만 공백은 컸다 여기저기 지원해 봤지

만 계속 고배를 마셨다 그렇게 1년 2개월의 시간이 흘렀다 변 교

수의 세부 전공인 컴퓨터 네트워크 분야는 점점 길이 좁아졌다

그는 ldquo특히 IT분야는 워낙 급변하는데다 어린 친구들이나 해외

박사들이 많아 쉽게 뒤처질 수 있다는 생각에 조급한 마음도 있

었다rdquo며 ldquo막막하고 답답하고 불안한 시간이었다rdquo고 회고했다

그러던 어느날 메일이 도착했다 한국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

터(WISET)에서 lsquo2013 여성 과학인 경력복귀지원 사업rsquo을 한다는

모집공고였다 2012년에 시작한 이 사업에는 대학연구원 모집도

포함됐다 간절한 마음으로 지원서를 썼다 ldquo합격 통보를 받고 정

말 기뻤지요 공부했던 모교인데다가 일과 육아 두 마리의 토끼

를 잡을 수 있는 환경이 주어진 거죠rdquo

기쁜 마음으로 모교에 복귀했지만 적응은 쉽지 않았다 연구

와 육아를 병행하는 일은 생각보다 만만치 않았다 오히려 극심

한 우울증을 겪어야 했다 부부싸움도 늘고 엄마로서 해서는 안

될 생각까지 했다고 한다 포기하고 싶은 순간 변 교수는 오기가

생겼다 퇴근 후 밤 9~10시에 아이를 재워놓고 새벽 1시에 알람

을 맞춰 뒀다 쪽잠을 자고 일어나 연구에 몰입했다 ldquo경쟁에서

뒤처져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점점 커지더라고요rdquo 그는 이런 각

고의 노력 끝에 지난해 11월 교육부에서 주관한 lsquo리서치펠로우

프로젝트(모바일 클라우드 컴퓨팅 상호작용 지연 최소화를 위한

복합프레임워크 개발)rsquo를 맡으면서 연구교수가 됐다

요즘의 꿈은 두 가지다 ldquo연구자로 우리나라 소프트웨어 분야

에 기여할 수 있는 연구 실적을 내는 거죠 지금 실험이 마무리

단계에 있고요 조만간 논문을 발표할 예정입니다rdquo 그는 연구 이

야기를 하면서 커다란 눈을 반짝였다 두번째 꿈은 더 인상적이

었다 ldquo아이들에게 자랑스러운 엄마가 되는 거요 나중에 커서 아

이들이 lsquo우리 엄마는 과학자rsquo라고 자랑스러워할 수 있었으면 좋겠

어요rdquo 글middot박지현 기자

한국여성과학기술인 RampD 경력복귀지원 사업이란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가 출산middot육아 등으로

경력이 단절된 이공계 출신 여성(여성과학기술인)에 대해 다시 연구 현

장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업이다 여성들이 연구 현장 복귀

를 준비할 때부터 일자리에 정착할 때까지 패키지 형태로 지원한다

재취업 역량 진단을 통한 맞춤형 준비교육과 직업상담 일자리 추천

등을 한다 지속적으로 경력을 유지middot발전시킬 수 있도록 취업 중개도

돕는다 복귀 사업의 지원 규모는 여성 과기인 1인당 2천만원 이내로 최

장 3년까지 지원된다 2012년과 2013년 두 차례에 걸쳐 여성 과학자 복

귀사업을 벌였는데 70명 모집에 153명이 몰렸다 이 사업을 통해 현장

으로 돌아온 여성 과학기술인은 2012년 39명 2013년 58명이었다 이

들은 지금까지 국내외 학술지 논문 30편과 특허출원 9건을 내는 등 두

드러진 성과를 보이고 있다

문의 02-6411-1011~2 wwwwisetrekrreturn

ldquo두 아이의 육아를 연구와 병행하는 일은 생각보다 너무 어려웠다rdquo는 변 교수는 아이들에게 자랑스러운 과학자 엄마가 되고 싶다고 했다

오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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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기술 여성파워시대 과학과 인문학 통섭기획특집

ldquo미국 유학시절 아이가 아플 때면 유치원을 보낼 수도 내

가 학교 수업에 빠질 수도 없어 발을 동동 구른 적이 한

두 번이 아니었어요rdquo

45년간 화학을 연구해 온 황영애(68) 상명대 명예교수는 아직

도 그 시절만 떠올리면 가슴 한 편이 쿡쿡 아려온다 함께 박사과

정을 밟은 남편은 아이 문제나 집안일에 있어서 늘 뒷전에 있는

데 반해 과학자이기 전에 lsquo엄마rsquo였던 황 교수에게는 학업과 가정

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게 여간 고된 일이 아니었다

ldquo어느 분야나 일과 가정을 양립시키는 일이 쉽진 않겠지만 과

학 분야에서도 여성에게 유리한 점은 결코 없었어요 사회생활에

있어서의 문제라기보다는 결혼이나 육아로 인한 가정의 문제였

죠 혹자는 연구직이면 그래도 좀 편하지 않으냐고도 하는데 흔

히 생각하듯 하나 더하기 하나를 해서 원하는 결과가 나오는 게

아니니까요 밤새도록 실험하는 일도 잦은데 아이를 둔 엄마로서

는 쉬운 일이 아니죠rdquo

lt세계문학전집gt 읽기를 좋아하던 부끄럼 많던 여고생은 화학

수업을 하던 총각 선생님을 짝사랑하며 흥미가 생겼다 선생님이

아닌 화학과 본격적인 사랑에 빠진 건 이듬해 대학에 입학하면

서부터다

그가 대학에 입학하던 해 서울대 화학과 정원 30명 중 여학생

은 4명뿐이었다 황 교수는 ldquo그 정도면 당시로서는 적지 않은 수rdquo

라며 ldquo진로를 정하는 데 있어 여자 동기들과 선배들의 도움을 많

이 받았다rdquo고 말했다 이공계 여대생이 극히 드물던 시절 결혼middot

육아에 대한 고민을 나눌 유일한 대상은 처지가 비슷한 동료들

뿐이었다

ldquo흔히 여성 과학자의 강점으로 섬세함을 꼽는데 저는 손끝이

야물지를 못했어요 실험할 때는 꼼꼼함이 필수인데 그렇지 못해

ldquo화학에서 인생과 인문학을 보았어요rdquo황영애 상명대 명예교수 ldquo교수법에 응용해 제자들 이해 도와 보람 느껴rdquo

공부가 힘들게 느껴질 때도 많았어요 오랫동안 공부해 온 저도

그런데 학생들은 오죽할까 싶어 어떻게 하면 좀 더 쉽고 즐겁게

가르칠 수 있을까 고민했죠rdquo

그 고민의 해답은 인생에 있었다 황 교수는 화학적 원리에 인

간 관계를 대입해 강의했다 그는 ldquo과학으로서 화학을 바라보면

어렵게 느낄 수 있는 것도 인생에 빗대면 쉽게 이해되는 부분이

많다rdquo고 설명했다

ldquo과학 대중화가 곧 과학 발전rdquohellip 중middot고교 무료강의 희망

ldquo화학은 정확한 학문이에요 하나가 모자라면 상대방에게 내 것

을 내어주는 게 기본 원리죠 어느 물질 하나 무의미한 건 없어

요 가령 촉매제를 예로 들면 촉매라는 건 두 가지 물질이 반응

할 때 그걸 도와주는 물질이에요 그 반응에 적극적으로 참여하

면서도 자체 생성물을 만들지 않는 희생적인 물질이죠 제 할 일

을 묵묵히 하면서도 과시하지 않는 모습이 우리 인생에 깨달음

을 주지 않나요rdquo

lsquo화학에서 인생을 배웠다rsquo고 말하는 제자들이 하나 둘 늘어날

때마다 그의 보람도 늘었다 제자 중에는 그의 교수법을 벤치마

킹해 교단에 선 이들도 있단다 인문학적인 강연으로 과학적 이

해를 돕는 그의 수업 방식은 어찌 보면 대립각을 세우는 일로도

보인다

그러나 그는 인문학을 넘어 종교에서도 과학적 원리를 발견한

다 뒤에서 힘을 보태주는 중성자 이야기로는 lsquo겸손rsquo을 플라스마

의 산화 정신으로는 lsquo순교자의 삶rsquo을 풀어낸다 필수원소와 독성

원소는 lsquo선을 가장한 악rsquo을 제설제와 부동액은 lsquo기도와 눈물rsquo의 의

미를 이해하게 한다

ldquolsquo과학과 종교의 만남rsquo이라면 흔히 성경에 나오는 일을 과학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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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 공감 2014414 33

으로 증명하는 내용일 것이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아요 하지

만 저는 종교적 현상을 설명하거나 증명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화

학이라는 학문이 신앙을 받아들이는 데 어떻게 도움이 되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어요 인문학도 그런 의미에서 과학과 대

치 관계에 있는 것이 아니라 접점에 있는 학문이라고 생각해요rdquo

황 교수는 자신의 강의 내용을 바탕으로 lt화학에서 인생을 배

우다gt lt화학에서 영성을 만나다gt라는 책을 출판했다 그 중 lt화

학에서 인생을 배우다gt는 교육부가 선정한 우수 과학도서로 꼽

히기도 했다

그는 저서를 내는 데 그치지 않고 직접 중middot고등학교를 돌며 무

료 강의를 펼치고 싶은 소망을 품고 있다 과학의 대중화가 곧 과

학의 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믿음 때문이다

ldquo과학 그 중에서도 기초과학 분야는 정말 중요한 학문입니다

기초과학이 튼튼해야 응용 분야도 발전할 수 있죠 미래 과학의

기초를 다지는 데 제가 조금이나마 역할을 할 수 있기를 바랍니

다rdquo 글middot허정연 기자

전민

규 기

황영애 명예교수는 45년간 화학을 연구middot강의한 경험을 바탕으로 과학의 대중화에 앞장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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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dquo철커덩철커덩 삐이익~rdquo

4월 7일 오후 울산 동구 현대중공업 본사 건설장비 시험

장 바닷가 옆에 있는 시험장의 모래언덕에서 거친 기계음을 내

며 굴착기가 앞뒤로 흔들리고 커다란 굴착기 버킷(굴착기 앞부

분에 달려 있는 바구니 모양의 구조물)이 수차례 회전하며 흙을

퍼내는 작업을 한다 굴착기가 움직일 때마다 거센 모래바람에

눈을 뜨기 힘들 정도다

30여 분쯤 지나자 작동을 멈춘 굴착기의 운전실 문이 열리고

선글라스를 낀 채 스카프로 코와 귀를 둘러싸고 안전모를 쓴 운

전사가 내린다 영락없는 건설현장 남성의 모습 같지만 이 회사의

건설장비 설계 분야에서 금녀의 벽을 허문 건설장비개발1부 굴착

기 설계부의 이선경(39) 차장이다

이 차장은 남성의 전유물로 여겨지는 건설중장비 설계 분야에

서 우먼파워를 과시하는 여성 엔지니어다 2001년부터 현대중공

업에서 근무하고 있다 울산대에서 자동차공학을 전공한 그의

업무는 굴착기 설계 및 개발이다

남성 중심의 건설장비 설계를 선택한 데는 lsquo도전정신rsquo이 큰 영

향을 미쳤다 이 차장은 ldquo용도나 중량의 차이는 있지만 자동차나

건설장비의 기본 원리는 비슷하다rdquo며 ldquo여성이라서 하지 못할 것

이라는 선입견을 깨고 싶었다rdquo고 말했다

지금은 14년차의 베테랑 설계사가 됐지만 그의 도전은 처음부

터 녹록지 않았다 lsquo휠로더rsquo lsquo스키드로더rsquo lsquo카울링rsquo lsquo데칼rsquo 등 낯선 건

설장비 전문용어와 기계를 익히는 것에도 진땀을 뺐지만 육체적

피로감은 큰 고충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굴착기 설계 분야는 현장에서 굴착기를 직접

시운전해 보고 현장을 발로 뛰며 남성 작업자들을 만나 의견을

듣는 등 강도 높은 육체노동이 뒤따르는 업무 특성 탓에 여성과

는 특히 거리가 먼 영역으로 여겨져 왔다

과학기술 여성파워시대 현장에 산다기획특집

하지만 이 차장은 이런 선입견을 하나씩 깨뜨렸다 남자 동료

들에게 뒤지지 않기 위해 꾸준한 운동으로 체력을 다지는가 하

면 잦은 야근이나 출장 등에서도 특혜를 받지 않았다 더 나은

제품 개발을 위해 굴착기 운전자격증을 따내는 열성을 보이기도

했다

그는 ldquo설계실뿐 아니라 각종 현장에서 설계한 굴착기가 제대

로 움직이며 작동하는지를 직접 점검하는 등 꼼꼼하게 챙겨야

더 나은 굴착기를 만들 수 있기 때문에 운전자격증까지 따면서

스스로 굴착기 프로가 돼야 한다rdquo고 말했다

이 같은 그의 열정과 여성 특유의 섬세함middot꼼꼼함은 제품의 완

성도를 높이는 데 기여하고 있다 이 회사의 굴착기가 업계의 호

평을 얻은 데는 여성 설계자들의 역할이 컸다는 게 업계의 평가

다 이 차장의 손을 거친 lsquo굴착기 9시리즈rsquo는 세계적 베스트셀러이

다 국내에서는 수년째 부동의 1위를 지키고 있고 해외로도 꾸준

히 수출되는 제품이다

이 차장은 ldquo여성이 보는 관점과 남성이 보는 관점은 다르다rdquo며

ldquo유저 인터페이스를 제품에 완벽히 반영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의

견이 나와야 하는데 그런 측면에서 여성 설계자들이 긍정적 역

할을 한다rdquo고 말했다

ldquo동등한 대우 바라면 당당하고 용감하게 도전을rdquo

여성 설계자들은 개발 업무뿐만 아니라 현장이나 부서에서 활력

소로서의 역할도 톡톡히 한다

이 차장은 ldquo부서 내 여성 설계자가 5명인데 경직된 조직문화

에서 윤활유와 같은 작용을 한다rdquo며 ldquo갈등관계에 있는 발주처와

의 미팅에서는 부드러운 분위기를 만들어내고 친근한 표현과 여

유 있는 태도는 현장 근로자와의 관계 개선에도 큰 역할을 한다rdquo

고 말했다

ldquo섬세함 살려 최고 굴착기 만들어야죠rdquo현대중공업 건설중장비 설계 이선경 차장 ldquo현장을 발로 뛰느라 육체노동 강도 세요rdqu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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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 공감 2014414 35

지미

연 기

하지만 남성 중심의 조직에서 힘든 점이 없는 것도 아니다 그

는 ldquo아직까지 여성 직원의 업무능력에 대한 데이터베이스가 부족

하기 때문에 중장비 분야에 대한 여성의 이해도가 낮을 것이라

는 그리고 가정으로부터의 독립성에서도 남성에 미치지 못한다

는 선입견이 있다rdquo며 ldquo하지만 그것은 여성 스스로가 넘어야 할

산rdquo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성들이 스스로 가치관을 세우고

자신의 일에 자신감을 가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ldquo같은 월급

과 동등한 대우를 받기를 바라면서 쉬운 일만 하려고 든다면 어

떤 상사라도 중책을 맡기고 싶어하지 않을 것rdquo이라며 ldquo당당하고

용감하게 도전해야 한다rdquo고 말했다

이어 ldquo섬세하고 부드러운 여성만의 장점을 살려 건설장비 분야

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드는 것이 꿈rdquo이라며 ldquo현장에서 작업자

들과 함께 어울리며 세계 최고의 제품을 설계하고 싶다rdquo는 포부

를 밝혔다 글middot최재필 기자

현대중공업 건설장비개발1부에서 굴착기 설계를 맡고 있는 이선경 차장이 자신이 설계한 제품을 점검하고 있다

현대

중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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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2014414 위클리 공감

과학기술 여성파워시대 기술로 승부기획특집

임형미(47) 한국세라믹기술원 에코복합소재팀장은 지난

2010년부터 산업통상자원부가 추진하는 10대 핵심소재개

발(WPMmiddotWorld Premier Materials)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

다 WPM은 수송기기용 초경량 소재 친환경 스마트 표면처리 강

판과 같은 미래형 신소재들을 개발하는 프로젝트다 임 팀장은

10대 프로젝트 중 한 분야인 나노카본(탄소섬유) 사업단에서 에

너지 절감을 할 수 있는 나노복합소재를 개발하고 있다 이번 사

업단에서 몇 안 되는 여성 책임자이기도 하다 그는 ldquo최근 방열

소재가 주목받고 있는 만큼 고온에서 표면의 전기 절연성을 유지

할 수 있는 세라믹 소재를 연구한다rdquo며 ldquo정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프로젝트인 만큼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rdquo

고 말했다

세라믹은 크게 첨단세라믹과 전통세라믹으로 나뉜다 전통세

라믹은 흙이나 모래 같은 원료를 이용해 불로 구워낸 도자기나

유리 등을 말한다 첨단세라믹은 자동차와 항공우주 등 첨단 기

술을 세라믹에 접목한 소재를 말한다

한국세라믹기술원은 첨단세라믹 연구기관으로 2000년 정부

출연기관으로 출범했다 2009년부터는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기

관으로 바뀌었다 한국세라믹기술원은 에너지환경middot전자middot기초

소재 융합 분야로 나뉘어 연구하고 있다

임 팀장이 이끌고 있는 에너지소재본부 내

에코복합소재팀에서는 세라믹 원료에 해당

하는 나노입자를 더 작게 만들거나 나노입

자의 특성을 응용한 나노기술 개발에 힘쓰

고 있다

그가 2000년 한국세라믹기술원에 입사할

때만 해도 여성 과학기술 연구원은 어디에서도

ldquo나노복합소재 개발 사명감이 큽니다rdquo한국세라믹기술원 에코복합소재팀 임형미 팀장 ldquo과학기술은 가장 진실한 학문rdquo

전민규 기자

임형미 팀장은 산업통상자원부가 추진하는 10대 프로젝트 중 한 분야인 나노카본 사업단에서 책임자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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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 공감 2014414 37

보기 드물었다 또 과학기술이라고 하면 광물 자원 등과 같은 단

일 자원을 개발하는 수준이었다 그러나 한국세라믹기술원이 출

범하면서 변화를 맞았다

각 분야에서 세라믹기술원을 찾기 시작하면서다 당시 이화여

대 화학과를 졸업하고 미국에서 물리화학 박사학위를 받았던 임

팀장은 곧바로 지원했다 입사 지원 당시 전남대와 조선대에서

lsquo박사후 연구원rsquo으로 활동하고 있던 터라 전공을 살릴 수 있는 기

회였고 합격 소식을 들었다 임 팀장은 ldquo남편이 지방에서 근무했

기 때문에 주말부부로 지내야 하는 현실이었지만 남편의 전폭 적

인 지지 속에 일할 수 있게 됐다rdquo며 ldquo남편과 14년째 주말부부 생

활을 하고 있다rdquo고 말했다

ldquo기술개발로 기업middot소비자에 도움 줄 수 있어 뿌듯rdquo

임 팀장은 지난 4월 1일 수석 연구원으로 승진했을 정도로 인정

받고 있지만 그에게도 고비는 있었다 바로 2000년 분체팀으로

입사하면서다 분체(고체 입자가 많이 모여 있는 상태의 물체를

통틀어 이르는 말)는 공학 분야로 이학 전공을 한 그에게는 어려

움이 있었다

그렇게 1년 남짓 연구에 매진하고 있던 2000년 초 당시 한국세

라믹기술원장이 세라믹을 섬유에 응용할 수 있는 프로젝트 팀을

꾸리면서 기회가 온 것이다

그는 전남대에서는 흡착제와 석유화학 공정 등에 쓰이는 첨단

신소재인 제올라이트(제올라이트는 알칼리 금속 또는 알칼리토

류 금속을 함유하는 함수 알루미늄 규산염 광물의 일종) 촉매를

조선대에서는 세라믹 코팅제를 연구했다 그는 ldquo분체팀에 들어갔

지만 전공 분야가 아니어서 힘들었는데 회사에서 복합소재 개

발 얘기를 듣고 바로 참여하게 됐다rdquo고 말했다

그 이후 나노카본 복합소재 개발에 적극 뛰어들었다 그간 성

과도 있었다 대표적인 연구 성과물은 난연제(플라스틱의 내연소

성을 개량하기 위해 첨가하는 첨가제) 개발이다 예를 들어 지하

철 화재 시 인명 피해가 많은 이유는 유독가스로 인한 질식사 때

문으로 난연제 개발도 유독가스를 줄일 수 있는 방안이 된다 전

선소재도 나노입자 크기(한 변의 길이가 1천만분의 1미터 이하)의

무기물을 고르게 분사시키고 불에 잘 타지 않는 성질의 난연제

를 결합시키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임 팀장은 ldquo나노물질의 입자 크기는 눈에 보이지 않지만 나노

기술은 우리의 건강과 환경 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요한 기

술rdquo이라고 말했다

또 기업과 협업해서 개발한 연구도 있다 기술원은 개인 연구

개발도 중요하지만 기업이 필요로 하는 기술도 개발한다 그는

ldquo기술 개발을 하면 기업들에 기술을 이전하기도 하지만 자체 예

산이 많지 않아 예산 확보를 위해 기업이 의뢰한 기술을 협업해

개발하는 프로젝트가 많다rdquo고 말했다

대표적인 것 중 하나가 2012년 LG전자와 함께한 휴대폰 유리

기판 표면온도 저감용 코팅제 연구다 휴대폰을 오래 사용하다

보면 휴대폰이 발열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발열을 줄이기 위한

기술 연구를 LG전자가 의뢰하면서 연구에 매진해 발열을 줄일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현재는 LED 분야 중소기업과 LED 형광등 커버를 개발 중이

다 그는 ldquo과학기술은 측정과 관찰을 통해 결론을 얻는 만큼 정

확하고 진실한 학문rdquo이라며 ldquo기술 개발로 기업은 물론 소비자들

에게도 도움이 될 수 있어 매우 뿌듯하다rdquo고 말했다 이어 ldquo과학

기술 분야에 진출하는 여성들의 숫자가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rdquo고

덧붙였다 글middot김성희 기자

36-37-기획-임형미indd 37 2014-04-11 오전 15313

38 2014414 위클리 공감

베트올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개와 고양이 등 반려동물들의

질병을 체크할 수 있는 진단키트를 개발하는 회사다 동

물 진단키트란 사람의 임신 진단키트와 같이 반려동물의 혈액이

나 분비물을 떨어뜨려 10분 이내에 질병 유무를 곧바로 알 수 있

게 해 주는 제품이다 한 줄이면 음성 두 줄이면 양성 반응을 나

타낸다 김정미(51) 베트올 대표는 ldquo국내에서는 잘 알려지지 않은

기업일 수 있지만 해외 동물 의료시장에서는 꽤 유명한 기업rdquo이

라고 소개했다

실제로 베트올은 107개국에 30여 개 질병 진단키트 제품을

수출한다 지난해 1분기 매출의 991퍼센트가 해외에서 나왔을

정도다 김 대표는 ldquo국내에서는 반려동물에 대해 관심 있는 질병

수가 4~5개에 불과하지만 해외에서는 사람이 가지고 있는 질병

처럼 반려동물 질병에 대한 관심이 높기 때문rdquo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창업한 지 7년 만에 세계 동물 의료시장에서 다섯 손가

락 안에 꼽히는 기업으로 성장했다 연구원과 생산직원을 다 합

쳐도 28명밖에 안 되는 기업이 말이다 2006년 12월 창업한 첫

해에도 매출을 올렸다 이에 대해 그는 ldquo좋은 물건을 빨리 만들고

잘 팔았기 때문rdquo이라고 대답했다 이런 자신감에는 그가 학교에

서 공부한 이론과 실무 경험이 바탕이 됐다

김 대표는 이화여대 생물학과를 졸업한 후 미국 오스틴 텍사

ldquo충분한 역량middot경험 쌓은 뒤 43세에 창업rdquo김정미 베트올 대표hellip 동물 질병 진단키트 개발로 7년 만에 세계 5위권 성장

지미

연 기

김정미 베트올 대표는 창업 7년 만에 반려동물의 질병 진단키트를 107개국에 수출하고 있다

과학기술 여성파워시대 과학도로 창업 도전기획특집

박상

문 기

38-39-기획-김정미indd 38 2014-04-11 오전 15411

위클리 공감 2014414 39

스주립대에서 약리middot독성학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MIT 박사후

연구원 과정을 마쳤다 한국에 들어와 1997년 국립보건원에서

책임연구원으로 근무한 뒤 바이오 업체인 바이오메드랩과 이수

그룹의 바이오 계열사인 이수앱지스에서 인체 질병과 동물 질병

연구를 했다

바이오메드랩 연구원 재직시절에는 자궁암 진단키트인 lsquo자궁

암 진단용 DNA 칩rsquo을 개발했다 한국 식약청 허가를 받아 현재

병원에서 사용되고 있다 이후 이수앱지스로 옮겨 인체 진단과

관련 제품을 연구하고 개발 판매까지 총괄하는 진단사업팀장을

5년간 지냈다 그는 ldquo국립보건원 공무원 생활을 하고 바이오 회

사에서 제품을 만들어 상용화하는 모든 과정을 경험한 것이 창

업하는 데 큰 자산이 됐다rdquo고 말했다

자신감이 생긴 김 대표는 창업을 하기로 결심했다 당시 나이

43세였다 그는 ldquo지금까지의 경험과 역량으로 충분히 승산이 있

다고 생각했다rdquo고 말했다 그는 이수앱지스에서 함께 지내온 연

구원들과 함께 힘을 모아 시작하기로 했다 그러나 제한된 자본

력과 소수 인력으로는 지금까지 했던 인체형 질병 진단키트 시장

은 어렵다고 판단했다 결국 고민 끝에 반려동물 시장으로 방향

을 틀었다 그는 ldquo동물 진단키트는 사람을 위한 키트와 기술이 유

사해 제조 원가가 비슷한 반면 판매 가격과 경쟁률은 크게 차이

가 난다rdquo고 말했다 이어 ldquo전 세계 동물시장은 해마다 10퍼센트

이상 증가하는 블루오션인 만큼 성장 가능성이 크다고 확신했

다rdquo고 덧붙였다

ldquo창업은 철저히 준비하고 정책자금 적극 이용을rdquo

그러나 어려움도 있었다 바로 연구개발비다 김 대표는 정부에서

지원받을 수 있는 방법을 알아보기 시작했다 그는 ldquo사업성이 높

은 만큼 성공할 자신이 있었다rdquo며 ldquo중소기업청 농림부(현 농림축

산식품부) 경기과학기술진흥원 등에서 내놓은 과제에 참여해

연구개발비를 확보했다rdquo고 말했다 실제로 베트올은 2007년 9월

산업자원부(현 산업통상자원부)의 lsquo신기술보육사업rsquo으로 선정돼

기술개발 자금을 지원받았고 2008년에는 중소기업청의 lsquo중소기

업기술혁신사업rsquo에 뽑혔다 김 대표는 ldquo창업을 생각한다면 우선

철저히 준비하고 정부의 정책자금을 적극 이용하라rdquo고 조언했다

지원 끝에 베트올은 lsquo개 심장사상충rsquo lsquo개 홍역rsquo lsquo개 장염rsquo 등 세 가

지 종류의 질병을 체크할 수 있는 진단키트를 개발할 수 있었다

베트올 진단키트는 국내 수의사는 물론 세계 바이어들에게 호

평을 받으면서 제품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다 이제는 lsquo어디에 팔

까rsquo 고민을 하는 게 아니라 기업에서 lsquo필요한 제품을 만들어 달라rsquo

는 주문이 들어올 정도다 빠른 시간 내 시장을 선점할 수 있었던

이유는 김 대표가 직접 제품을 들고 해외 바이어를 만나고 뛰어

다닌 덕분이다 그는 ldquo제품을 만든 사람이 가장 잘 팔 수 있다고

생각한다rdquo며 ldquo아직도 제품의 기술영업과 기술지원을 직접 하고 있

다rdquo고 말했다 베트올은 물건을 믿고 팔 수 있는 백신회사나 제약

회사 등을 선정해 계약을 맺는다 거래처가 65개사에 달한다

현재 전 세계 동물 진단키트시장 규모는 2조원이다 대표 기업

으로는 아이덱스와 헤스카 신바이오텍스 등 미국의 3개사와 유

럽의 2개사 정도다

김 대표는 ldquo우리 기업만의 기술경쟁력이 있는 만큼 몇 년 안에

아이덱스와 어깨를 견줄 수 있을 것rdquo이라고 자신했다 이어 ldquo앞으

로 진단키트뿐 아니라 진단부터 치료까지 할 수 있는 의료기기

개발에도 힘쓸 것rdquo이라고 말했다 올해에는 개와 고양이 질병 진

단키트에 이어 말에 대한 질병 진단키트를 출시할 계획이다 그

는 ldquo창업할 때 가장 시간을 많이 투자하고 전문성을 가져야 한

다rdquo며 ldquo일할 때에는 여자라는 생각을 버리고 일해야 한다rdquo고 말

했다 글middot김성희 기자

베트올이 개발한 반려동물들의 질병을 체크할 수 있는 진단키트

베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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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 2014414 위클리 공감

공감 인터뷰

인터넷 없는 세상을 상상할 수 있을까 우리 생활 전반에 자

리 잡은 인터넷 덕분에 편리한 생활을 영위하고 있지만 개

인정보 유출 바이러스 유포 등 사이버 범죄에 대한 우려도 만만

치 않다 이 같은 걱정에서 벗어날 수 있는 안전한 정보통신 사회

를 만들기 위해 활동하는 사이버 보안전문가 lsquo화이트 해커rsquo의 세

계에 뛰어든 고교생이 있다

지난 4월 2~3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전 세계 화

이트 해커들의 해킹방어기술 경연대회 lsquo코드게이트(CODEGATE)

2014rsquo 주니어부 우승자인 선린인터넷고 3학년 임정원(18) 군이다

이번 대회에는 지난 2월 온라인으로 치러진 예선전을 포함 역

대 최대 규모인 전 세계 74개국 1200개팀 2968명의 정보보안

인재들이 참가했다 lsquo코드게이트 2014rsquo에서 세계 최초로 열린 주

니어 해킹방어대회에도 24개국 378명이 참가했다

7회째인 올해 대회는 해외 참가팀의 비중이 58퍼센트였으며

지난해 개최된 세계 최대 해킹대회인 lsquo데프콘rsquo(예선참가 917개팀)

규모도 뛰어넘었다

우리나라는 단체전인 일반부에서 아쉽게도 우승팀을 내지 못

했으나 개인전인 주니어부에서 1위부터 3위까지 휩쓸었다 특히

우승자인 임 군은 총점 1340점을 획득해 880점으로 2위를 차지

한 김범수(18middot개포고 3년) 군과 큰 점수 차를 보였다

ldquo어릴 때부터 게임보다 프로그래밍에 관심이 컸어요rdquo

ldquo어릴 때 집에 있는 컴퓨터를 하면서 궁금증이 생겼어요 컴퓨터

에서 운영되는 프로그램들이 어떻게 만들어지는 걸까 하고요

그래서 초등학교 2학년 때 직접 프로그램을 만들고 싶은 마음에

혼자 책을 보면서 공부를 시작했어요rdquo

임 군은 lsquo학원을 다녔다rsquo lsquo컴퓨터를 잘하는 집안 어른에게 배웠

다rsquo 정도의 답변을 기대하며 던진 질문에 대해 lsquo독학rsquo이라는 의외올해 처음 열린 코드게이트 2014 주니어부 우승자인 임정원 군은 우리나라의 사이버 안보를 지키는 정보보안 전문가를 목표로 공부하고 있다

지미

연 기

ldquo사이버안보 지키고 싶어요rdquo선린인터넷고 임정원 군 해킹방어기술 올림픽 lsquo코드게이트 2014rsquo 주니어부 우승

40-41-공감인터뷰indd 40 2014-04-11 오전 15526

위클리 공감 2014414 41

의 답을 내놓았다 초등학교 저학년 또래라면 컴퓨터 게임이나

인터넷 검색 등에 관심을 보이는 것이 보통인데 임 군은 그것을

가능하게 만든 프로그램에 흥미를 보인 점도 남달랐다

ldquo그 당시 보던 책 중에 lt철벽보안을 위한 역공격 해킹gt이라는

책이 있었어요 그 책을 보면서 정보보안에 빠져들었고 나중에

는 책이 뜯어질 정도로 반복해서 읽었어요rdquo

남다른 관심과 열성으로 임 군은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 2년

간 서울 중부교육청의 정보영재로 중2 때는 서울대학교 과학영

재교육원 정보영재 프로그램에 선발되어 영재 교육을 받았다

ldquo책에 나온 내용들을 보면서 정보보안에 대해 본격적으로 공

부해 보고 싶은 욕심이 생겼어요rdquo

특성화고에서 체계적으로 공부할 길 찾아

임 군이 특성화고인 선린인터넷고에 진학한 것도 정보보안에 대

한 공부 욕심이 커서였다고 한다 임 군의 부모는 특목고 진학을

원했으나 ldquo본격적으로 정보보안에 대한 공부를 해 보고 싶다rdquo는

임 군의 강한 고집에 밀려 특성화고 진학을 허락했다고 한다

ldquo선린인터넷고의 교육과정과 동아리활동에 대해 알아보니 제

가 더 알고자 했던 것들을 제대로 배울 수 있을 것 같다는 기대

감이 들었어요 실제로 입학해서 공부해 보니 수업 내용이 충실

하고 동아리활동도 활발해 부족한 점을 많이 채울 수 있었어요

lsquo레이어 세븐rsquo이라는 동아리에 가입했는데 뛰어난 선배들이 문제

를 해결하는 모습을 가까이서 보고 함께 연구활동을 할 수 있어

서 너무 좋았어요rdquo

선린인터넷고에 진학해 정보보안에 대해 체계적으로 공부할

수 있는 길을 찾게 된 임 군은 각종 대회에 진출하면서 좋은 성과

도 냈다 2013년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개최한 lsquo제1회

ETRI 주니어 해킹대회rsquo에서 우승하는 등 총 7개의 해킹방어대

lsquo화이트 해커rsquo들의 축제인 코드게이트 2014의 외국인 참가자

코드

게이

트 2

014

사무

회에 참가해 그 가운데 2개 대회에서 2위에 입상하고 5개 대

회에서 1위를 하는 등 놀라운 실력을 보여주었다

ldquo대회에 나가면 내가 어느 정도 수준인지 부족한 점은 어떤

건지를 알 수 있어 좋아요 이번 대회는 세계 최초의 주니어 국제

해킹방어대회이자 제가 나갈 수 있는 마지막 주니어 대회였기에

더욱 의미가 있었는데 이렇게 좋은 성적을 거둬 정말 기뻐요rdquo

임 군은 지난해 9월부터 한국정보기술연구원(KITRI)의 차세

대 보안전문가 양성과정 베스트오브베스트(BoB)에 지원해 교육

을 받아왔다

8개월간의 교육과 프로젝트 진행 등을 통해 실력을 인정받아

120명의 교육생 중 lsquo베스트 10rsquo에 선정되어 lsquo국가대표 화이트 해커rsquo

라는 영예를 얻고 지난 3월 캐나다에서 열린 정보보안 컨퍼런스

lsquo캔섹웨스트(Cansecwest)rsquo에 참가하기도 했다

임 군은 BoB 교육과정 중 마이크로소프트사 윈도 익스플로

러 프로그램의 보안 취약점을 발견하기도 했다

ldquo아쉽게도 분석이 완료되기 전에 마이크로소프트사에서 보안

패치를 내놓아 해결이 됐어요 제가 분석하는 동안 먼저 발견한

다른 연구자가 제보를 한 거겠죠rdquo

임 군은 ldquo캐나다에서 정보보안 컨퍼런스에 참가해 최신기술에

대한 발표를 보면서 앞으로 갈 길이 멀었다는 생각이 들었다rdquo면

서 ldquo공부하면 할수록 배워야 할 것이 너무 많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rdquo고 말했다 그리고 자신의 포부를 밝혔다

ldquo여러 사람들과 함께 연구하면서 실력을 키워나가고 싶어요

그래서 대학에 진학해 정보보안을 전공하고자 합니다 기회가 주

어진다면 국가기관에서 우리나라의 사이버 안보를 지키는 일을

하고 싶습니다rdquo

한 고교생의 가슴에 사이버 보안전문가의 꿈이 영글고 있

었다 글middot이윤진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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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 2014414 위클리 공감

스마트폰 중독hellip ldquo자녀와 함께 풀어요rdquo친밀한 소통과 사용한계 정하고 자율성 높이는 lsquo친middot한middot자rsquo 매뉴얼 보급

교육정보

지난해 이동통신 3사의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청소년(만

19세 미만) 약 540만명이 스마트폰을 갖고 있다 한국정보

화진흥원이 지난해 분석한 청소년 스마트폰 중독률(255퍼센트)

은 인터넷 중독률(117퍼센트)보다 2배 이상 높고 전년대비 71퍼

센트포인트 증가하여 성인(89퍼센트)의 29배 수준에 달했다

스마트폰에 빠지기 쉬운 청소년 자녀에게 스마트폰 사용을 줄

이라고 조절하라고 지도하는 것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24

시간 따라다니며 잔소리를 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스마트폰에 빠

져들기만 하는 자녀를 대체 어떻게 지도해야 할까

여성가족부는 청소년의 올바른 스마트폰 이용습관 형성을 효

과적으로 돕기 위해서 스마트폰 과다 이용 청소년 상담 부모교

육 치료 관련 매뉴얼을 개발하여 보급하고 있다

이 매뉴얼은 지난해 한국청소년상담복지개발원이 중심이 되어

서울대middot중앙대middot을지대 등 학계 전문가와 현장 실무자 교사 및 학

부모 등이 참여하여 제작한 것으로 lsquo스마트폰 중독 청소년 상담 매

뉴얼(개인middot집단)rsquo lsquo스마트폰 중독 청소년 부모교육 매뉴얼rsquo lsquo스마트

폰 중독 청소년 치료 매뉴얼rsquo 등 3종(4권)으로 구성되었다

ldquo스마트폰은 중독성 강한 기기임을 먼저 이해하자rdquo

lsquo상담 매뉴얼rsquo은 청소년이 스마트폰의 강박적 사용을 줄이기 위해

자신의 사용 패턴을 스스로 이해하여 조절할 수 있도록 구성돼

있다 특히 개인상담과 집단상담으로 구분해 상담효과를 높이고

상담과정에서 자율성을 높이도록 제작됐다

lsquo부모교육 매뉴얼rsquo은 부모가 스마트 기기를 이해하고 자녀가

스마트폰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도록 지도할 수 있는 lsquo친middot한middot자 스

마트폰 자기조절 양육 원리rsquo 등을 소개하고 있다

lsquo부모교육 매뉴얼rsquo은 부모들에게 먼저 자녀들이 사용하는 스마

트폰의 순기능과 역기능을 이해할 것을 권한다

스마트폰은 언제 어디서든 액정만 터치하면 스마트 세상에 들

어갈 수 있어 어느 기기보다 중독성이 심하다는 미디어 특성을

갖고 있다 발달적 특성상 청소년기는 신체적middot정신적 변화를 겪

는 시기로 청소년들이 어지러운 마음을 피하는 가장 손쉬운 방

법으로 스마트폰을 선택하고 있다 이와 함께 기질적으로 우울

증 ADHD(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를 가진 청소년들이 특히

서울 마포구 성산동 월드컵공원에서 lsquo일주일에 한 번 한 시간 스마트폰을 끄자rsquo는 스마트폰 사용 줄이기 캠페인에 참여한 청소년들 여성가족부는 청소년들이 스마트폰 사용을 자율적으로 조절하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해 부모와 상담기관용 매뉴얼을 펴냈다

연합

친 친밀하게 관계 맺기 의사소통하기

한 한계 정하고 규칙을 통해 반복 습득하기

자 자율성 책임 높이기

42-43-교육정보_스마트폰indd 42 2014-04-11 오전 15605

위클리 공감 2014414 43

매뉴얼 내려받기 여성가족부gt정책안내gt정책자료gt일반정책자료 wwwmogefgokr

스마트폰으로 인한 중독 증상

1 일상생활 장애 스마트폰으로 인해 기본적으로 해야 할 일을 못하

게 되는 것을 말한다 밤늦게까지 스마트폰을 보느라 잠을 제대로

못 자 학교에 지각을 하거나 수업에 집중하지 못하고 내내 스마트

폰만 보는 일도 있다 스마트폰을 보면서 걷다 넘어지거나 달려오

는 차를 피하지 못하는 일도 있다

2 내성 스마트폰을 사용하면 할수록 더 많이 사용해야 만족을 느끼는

증상이다 알코올 중독도 점점 많은 양의 술을 마시게 되는 병인 것처

럼 스마트폰 중독도 점점 사용 시간이 전보다 늘어난다

3 금단 스마트폰을 보고 있지 않은 동안에도 내내 스마트폰 생각만 하

게 되는 증상이다 담배를 끊으면 금단 증상이 생긴다고들 하는데 마

찬가지로 스마트폰 중독이 되면 갑자기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못하게

되거나 사용 시간을 줄이게 될 때 초조하고 불안해져서 안절부절하게

된다

4 일탈 행동 평소에 하지 않던 행동들 예를 들면 잦은 거짓말 무단 결

석 수업 빠지기 흡연 등을 한다

중독되기 쉽다

이처럼 청소년들이 스마트폰 사용을 조절하지 못하는 것은 단

순히 의지 부족만이 원인이 아니다 청소년들이 스마트폰에 빠질

수밖에 없는 여러 가지 이유들이 있고 우리 아이만 스마트폰에

빠져 허우적대는 것이 아니므로 부모는 이를 이해하고 자녀를 애

정 어린 시선으로 관심 있게 지켜봐 주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고 매뉴얼은 충고한다

부모middot자녀가 lsquo지킬 수 있는 규칙rsquo 함께 만드는 게 중요

매뉴얼은 스마트폰은 혼자 사용하는 개인 매체이므로 자녀 스스

로 조절하고자 하는 의지를 보이지 않는다면 부모의 관리middot지도

가 어렵다고 지적한다 ldquo스마트폰을 하루 몇 시간 이상 사용하면

뺏는다rdquo는 방식의 강압적인 처벌이나 규제는 자녀가 커갈수록 오

히려 부작용을 낳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그래서 자녀가 스스로 스마트폰 사용을 조절할 수 있도록 lsquo친

밀한 의사소통rsquo부터 힘쓸 것을 권한다 처벌middot규제보다 먼저 자녀

와 lsquo친밀한 의사소통rsquo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지속적인 관심과 노

력이 필요하다고 매뉴얼은 강조한다 부모middot자녀 간의 친밀한 의

사소통이 가능할 때 함께 한계와 규칙을 정하고 자녀의 조절 동

기와 자율성을 향상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규칙이 부모의 마음에 안 들더라도 자녀가 지키기 쉽게 만들

고 점차 난이도를 높이는 것이 효과적이다 또한 자녀가 스스로

의 생각이나 행동에 확신을 가질 수 있도록 신뢰와 격려가 필요

하며 피드백을 해 주는 것도 중요하다 피드백 방안으로 부모와

자녀가 합의해 상벌을 정한다 매뉴얼은 이러한 과정에서 ldquo자녀

가 제기하는 의견에 대해 변명으로 받아들이지 말고 자신의 생

각(가치 흥미)을 찾아가는 과정으로 생각하고 존중하는 태도를

가질 것rdquo을 충고하고 있다 글middot박경아 기자

(서울시교육청 2013)스마트폰 과다 사용으로 인한 학년별 유병률

10

8

6

4

2

0초등학교 4학년 중학교 1학년 고등학교 1학년 평균

091

724

886

651

(단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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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 2014414 위클리 공감

공공기관 지방화시대

새 둥지 7개월hellip ldquo이젠 부산 공공기관rdquo영상물등급위원회 신입직원 90퍼센트 지역인재 선발 등 현지화에 힘써

부산 이전 7개월 영상물등급위원회(이하 영등위)가 지역사

회와 빠르게 밀착하면서 성공적인 lsquo부산시대rsquo를 열고 있다

다양한 체험행사로 지역민들과의 융화에 힘쓰는가 하면 신입직

원도 부산 지역민으로 90퍼센트를 채용하는 등 과감한 변화를

시도했다

그 결과로 지난 3월 7일 대통령 직속 지역발전위원회로부터

공공기관 지방이전 우수기관 표창을 받기도 했다 이전 지역인

부산의 최초 입주기관으로 지역균형발전을 위해 선도적인 역할

을 한 공로를 인정받아서다

처음부터 순탄했던 것은 아니다 태스크포스(TF) 팀부터 공공

기관 이전의 전 과정을 지켜봐 온 경영지원실 강성우 대리는 ldquo허

허벌판에 세워질 이 건물이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몰라 막막했

다rdquo고 토로했다 청사 내부 인테리어를 고려할 때도 lsquo영화의 도시rsquo

와 국내 유일의 등급분류 기관이라는 콘셉트를 잘 살릴 수 있는

것으로 선택하는 데 머리를 싸매야 했다

가장 큰 것은 임직원들의 고충이었다 서울 상암동에 기관이

있을 때 부산으로 이전하기 어려운 직원들은 퇴사하거나 이직했

다 정든 직원들과의 이별을 감수해야 했다 임직원 가족들의 불

지난해 9월 부산에 새롭게 둥지를 튼 영상물등급위원회는 부산과의 소통과 호흡을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영상물등급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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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 공감 2014414 45

편함도 있었다 강성우 대리는 ldquo아홉 살 딸아이도 전학 오기 전 서

울 친구들하고 떨어져야 한다고 많이 칭얼대 미안했다rdquo고 말했다

ldquo부산 직원들 덕에 맛집도 알고 잘 어울려요rdquo

이전 이후 새로 채용된 14명의 신입직원 중 12명이 부산지역 인재

다 함께하는 직원들은 만족스러워한다 영화부 박경미 과장은

ldquo부산 현지 직원들 덕에 맛집도 잘 알게 되고 잘 어울릴 수 있어서

너무 좋다rdquo고 말하며 활짝 웃었다 강성우 대리도 ldquo지역민 채용은

이러한 인적 교류를 잘 활용한 성과였던 것 같다rdquo고 만족해했다

영등위는 이외에도 해운대구 재송시장과 자매 결연을 맺었다 지

역 전통시장 이용 활성화와 서민경제 촉진에 기여하기 위해서다

따뜻한 나눔 행사를 적극적으로 추진한 것도 큰 변화다 지난

해 말 보육시설인 lsquo박애원rsquo의 어린이middot청소년과 영등위 임직원 간

사랑나눔 행사로 지역과 한층 더 가까워지는 계기를 마련하기도

했다 강 대리는 ldquo임직원과 보육원 친구가 11 매칭으로 친구관계

를 맺었는데 감회가 새로웠다rdquo고 말하며 ldquo직원들 사이에서도 앞

으로 소외계층을 위해 더 힘쓰자는 내부의 변화가 보이는 것 같

아 뿌듯하다rdquo고 덧붙였다

영등위는 청소년들이 미디어를 건전하게 접할 수 있도록 독려

하는 프로그램도 추진 중이다 이를 위해 3월 13일 부산시청자미

디어센터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청소년이 영상을 활용

한 정보를 얻는 데 도움이 되고자 하는 취지다 홍보팀의 변효진

사원은 ldquo부산지역 청소년들의 창의적 문화체험 활동과 영상미디

어 이용에 대한 올바른 정보를 제공하려 한다rdquo며 ldquo앞으로 등급분

류 체험교육 지원 등 실질적인 협력도 강화할 계획rdquo이라고 말했다

영등위 직원들은 완전한 부산 정착을 위해 lsquo현지화rsquo에 더 힘쓰

겠다고 입을 모았다 박경미 과장은 ldquo영화도시 부산의 상징은 우

리 영등위의 이미지를 제고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됐다rdquo며 ldquo영등위

는 부산과의 더욱 적극적인 협력으로 부산의 공공기관이 되겠

다rdquo고 덧붙였다 글middot박지현 기자

영상물등급위원회

박선이 영상물등급위원장

ldquo 부산이 창조경제 중심지 되도록 최선rdquo

영상물등급위원회 박선이 위

원장(사진)의 발걸음이 분주

하다 지역 이전 이후 성과와

행보에 대해서 들어봤다

가장 중점을 두었던 분야와

성과를 말씀해 주세요

ldquo우리 위원회는 부산과 호흡

을 같이하는 데 초점을 맞췄

습니다 신입직원 대부분을 부산 인재로 채용하며 지역인

재 활용에 주안점을 뒀습니다 지난해 10월에는 아시아 각

국 등급분류 기관과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한국의 선진등

급분류 시스템을 알리기 위해 국제영화등급분류포럼을 열

었습니다 반응이 상당히 좋았습니다 특히 우리나라 등급

제도가 어떤 영화도 상영할 수 있는 선진적인 제도로 평가

받는 좋은 기회였습니다rdquo

현재는 어떤 활동을 추진하고 계십니까

ldquo올바른 영상문화 정착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초middot중

학생을 대상으로 한 미디어교육 교사를 대상으로 한 교원

직무연수교육 프로그램을 추진해 청소년들의 건전한 영상

문화를 도모하기 위함입니다 또한 멀티플렉스가 영화관

내 등급 표시를 확대하고 관람객들이 정확한 등급 정보를

이용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업무협력을 확대해 나갈 예정

입니다 시민 등 각계각층의 분들을 초청하여 영상물을 즐

겁게 향유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들겠습니다rdquo

향후 계획과 비전에 대해 말씀해 주세요

ldquo아시아에서 영상중심도시 부산과 한국의 위상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되고 싶습니다 창조경제의 본거지인 런던은 음

악과 미술 등 문화예술 분야를 아이디어와 접목해 새로운

국가 성장동력 산업으로 키우는 큰 성과를 냈습니다 영

화middot영상 인프라가 잘 갖춰진 부산이 창조경제 주축이 될

수 있도록 힘을 모으겠습니다rdquo

44-45-공공기관 지방화시대indd 45 2014-04-11 오전 15651

46 2014414 위클리 공감

건강

야식증후군(Night Eating Syndrome)은 저녁 7시 이후의 식사

량이 하루 전체의 50퍼센트 이상을 차지하는 증상을 가리키는

데 불면증 등 수면 장애를 동반한다 밤마다 음식이 당겨서 고민

인 야식증후군을 극복하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규칙적인 식습관과 생활습관 야식 먹는 습관을 없애기 위해서는

아침 식사는 조금이라도 챙겨 먹고 공복감이 들지 않도록 저녁

식사도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좋다 늦어도 저녁 6시 전에 식사

하는 것이 좋다

폭식을 예방하고 다이어트에 도움을 주는 숙면 잠을 잘 때 분비되

는 멜라토닌이라는 호르몬이 식욕을 억제해 다음날 폭식을 예방

하고 다이어트에도 도움을 준다 숙면 상태에 들어가면 지방 분

해에 도움이 되는 호르몬도 활발하게 분비되기 때문에 숙면을

취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빈속에 잠이 안 온다면 우유middot두유middot토마토 빈속에 잠이 안 오는

경험을 누구나 한 번쯤은 했을 것이다 그럴 때는 우유나 두유를

따뜻하게 데워 마셔보자 우유 및 두유에 많이 함유된 칼슘은 신

경안정 효과가 있어 숙면에 도움이 된다 열량이 낮은 방울토마

토도 추천한다

일조량이 부족한 겨울을 지나 봄이 되면서 lsquo계절성 우울증rsquo에 대

한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이에 하이닥 정신건강의학과 공개상담

실을 참조해 lsquo계절성 우울증rsquo의 특징과 치료에 대해 살펴보자

2주 이상 지속되면 lsquo반드시rsquo 진료 lsquo계절성 우울증rsquo은 어느 정도 예측

이 가능하기 때문에 우울한 기분 의욕상실 과다수면 등이 2주

이상 지속된다면 lsquo봄을 탄다rsquo는 말로만 넘길 것이 아니라 진료 상

담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알맞은 치료가 무엇보다 중요 lsquo계절성 우울증rsquo은 조울증 증세도 보

이기 때문에 일반적인 항우울제로만 접근하게 되면 오히려 상태

가 악화되는 경우가 있어 진단에 따라 알맞은 항우울제 처방이

필요하다

황사와 미세먼지가 많은 봄철에 특히 흔한 알레르기성 결막염 예

방법에 대한 관심이 높다 봄이 되면서 눈이 가렵고 눈곱이 끼며

눈물이 자주 난다면 알레르기성 결막염을 의심할 수 있다

침구류 일광건조는 lsquo필수rsquo 주로 눈이나 눈꺼풀의 가려움증 결막의

충혈 눈부심 눈물 흘림 증상이 발생하는 알레르기성 결막염의

예방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집먼지진드기 애완동물의 털 등 알레

르기 유발 물질에 노출되는 것을 피해야 한다 집먼지진드기는

침구나 카펫 커튼 속에 서식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일주일에

한 번 정도 정기적으로 세탁하고 햇볕이 좋은 날에 틈틈이 일광

건조를 하는 것이 좋다

손은 자주 씻고 술은 자제하고 꽃가루가 날리거나 미세먼지 농도

가 높은 날 외출 시에는 모자와 마스크를 착용하고 이물질이 낄

가능성이 높은 콘택트렌즈보다 안경을 쓰는 것이 좋다 술은 염

증을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증상이 나타난다면 자제해야 한다

근막동통증후군은 목덜미 허리 어깨 종아리 팔꿈치 안쪽 갈

비뼈 등의 부위에 주로 나타나며 근골격의 통증을 특징으로 하

는 질환이다 흔히 lsquo담이 결린다rsquo고 표현하는 증상이 바로 근막동

통증후군이다 근막동통증후군은 오랫동안 책상에 앉아 있거나

혹시 봄을 타시나요

야식증후군

계절성 우울증

알레르기성 결막염

근막동통증후군

변덕스러운 봄 날씨 번갈아 오는 황사와 미세먼지로 인해 봄나들이가 예년 같지 않다 겨우내 움츠러들었던 신체활동이 아직

왕성해지기 어려운 요즘 같은 때 겨울부터 이어진 야식 습관 계절성 우울증 오랜 실내생활로 인해 몸과 마음에 이상이 있는

지 자가 점검을 해 보자 봄볕 자외선이 더해지며 눈과 피부 관리에도 신경 써야 함은 물론이다

46-47-건강_봄철indd 46 2014-04-11 오전 15811

위클리 공감 2014414 47

두릅(춘곤증 예방middot혈당 조절) 두릅은

예로부터 그 뿌리를 달여 마시면 당

뇨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민

간 약재로 사용됐으며 나물로 먹으

면 입맛을 돋워준다 특히 봄철 나른

하고 졸음이 밀려오는 춘곤증 개선에

효과가 있다 두릅에 함유된 사포닌 성분이 체력을

회복시키고 신경을 안정시켜 피로 해소에 도움을 준다

고구마 줄기(면역 조절middot항산화 효능)

식이섬유가 풍부해 건강식으로 각

광받고 있는 고구마 줄기에는 탄

수화물middot당류middot단백질 등의 에너

지원과 칼슘middot철 등의 여러 무기물

질이 함유돼 있다 또 면역조절 능력

및 항산화 효능이 높은 것으로 알려진 클

로로겐산(chlorogenic acid)이 다량 함유돼 있다

쑥(해열middot고혈압 개선) 쑥잎에서 나는

독특한 향기는 해열작용을 하는 치

네올(Cineol)이라는 성분 때문이다

또한 면역력 향상 소화기능 강화

여성질환 개선 효과 고혈압 개선 등

의 효과도 있다

달래(식욕부진middot춘곤증 극복 효과)

비타민과 무기질이 풍부하게 함유

돼 있어 겨우내 무겁고 찌뿌둥했

던 몸에 활력을 주고 식욕부진이

나 춘곤증을 이기는 데 좋다 면

역력을 증진시키며 동맥경화 예방

에도 도움이 된다

달래는 매콤하게 무쳐 먹거나 된장찌개에 넣어 끓이면 맛이

좋으며 간장에 넣어 달래 간장양념을 만들어 먹으면 향긋한

맛이 난다

봄이면 생각나는 lsquo건강 나물rsquo 4선

같은 자세로 장시간 컴퓨터를 사용하는 등 잘못된 자세를 취할

때 근육을 과도하게 사용했을 때 외상 후 스트레스 등으로 발

생한다 깊고 쑤시는 듯하며 타는 듯한 통증이 특징이다

근막동통증후군의 약물 치료는 소염 진통제나 근육 이완제를

사용한다 마사지나 초음파를 이용한 물리 치료 레이저나 적외

선 치료기 조사 등도 효과가 있다 이밖에 수동적으로 근육을 풀

어주는 이완 요법 미지근한 습포로 찜질해 주는 도포 요법 통증

부위를 냉각시키는 냉각 요법 등으로 치료한다

아무리 감추려 해도 눈가 입가에 있는 잔주름이나 손등과 목 주

름은 lsquo관리rsquo하지 않는 한 실제 나이를 감추기가 쉽지 않다 나이를

감추기 힘든 부위별 주름 관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눈가 주름 눈가 주름을 예방middot관리하기 위해서는 보습 관리가 필

수적이다 건조하고 푸석한 환경에서 주름이 잘 생기기 때문에

보습 관리는 모든 주름 예방middot관리에 있어 가장 기초적인 부분이

다 보습크림 아이크림 자외선차단제 페이셜 오일 등을 사용하

고 각질제거 수분공급 피부혈액순환 촉진 등의 효과를 내는 스

팀타월을 이용하는 것도 효과적이다

입술middot입가 주름 입은 말하고 먹고 마시고 하품하는 등 쉴 틈이 없

을 정도로 움직임이 잦은 데다 피부가 얇고 자연적인 보습막을

생성해 주는 피지샘middot땀샘이 없어 주름이 특히 잘 생기는 부위이

다 따라서 에센스 보습크림 아이크림 자외선차단제 등을 입술

과 입가에 수시로 발라주고 빨대 사용 등 입술을 오므리는 습관

은 자제하는 것이 좋다

손등 주름 손등도 피부라는 점을 인식하고 핸드크림 보습크림

자외선차단제를 꼼꼼하게 발라 관리해야 하며 설거지나 빨래를

할 때도 장갑을 꼭 이용해야 한다

목 주름 높은 베개를 베거나 스마트폰 책 모니터 등을 볼 때 고

개를 너무 숙이는 습관이 있다면 모두 교정하는 것이 좋다 또 꼼

꼼한 클렌징과 더불어 보습크림과 자외선차단제를 잘 바르도록

한다 글middot하이닥 copy(주)엠서클 정책브리핑 (wwwkoreakr)

부위별 주름 관리법

46-47-건강_봄철indd 47 2014-04-11 오전 15814

48 2014414 위클리 공감

오는 4월 20일 한국에서 열리는 2014 국제아이스하키연맹

(IIHF) 세계선수권 디비전1 그룹A(2부 리그) 대회가 다가

오고 있다 일주일간 고양어울림누리에서 열리는 이번 대회에는

개최국 한국(세계 랭킹 23위)을 포함해 슬로베니아(14위)와 오스

트리아(16위) 헝가리(19위) 우크라이나(21위) 일본(22위) 등이

참가한다 대회 1 2위는 2015년 최상위 16개 팀이 겨루는 세계아

이스하키선수권대회로 승격한다 꼴찌를 하면 3부 리그 격인 lsquo디

비전1 그룹Brsquo로 내려간다

 한국 아이스하키는 이번 대회에 사활을 걸었다 겨울 올림픽의

꽃은 아이스하키다 개최국이 아이스하키경기에 참가하지 못한

역사는 없다 겨울 올림픽 개최국 대부분이 출전권을 자력으로

따냈다 그러나 한국의 세계 랭킹은 23위 평창올림픽이 열리는

2018년까지 11계단을 올리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지난해

IIHF는 lsquo2018년 올림픽 출전국 자격rsquo에 대한 연차총회 의제를 꺼

냈다 lsquo한국이 경기력 발전을 이룬다면 출전권을 줄 수도 있다rsquo는

애매모호한 말을 넣어놨다 김정민 대한아이스하키협회 홍보팀

장은 ldquo만약 이번 대회에서 강등되면 경기력 발전을 이루지 못했

다는 판단으로 올림픽 출전권 논의조차 못할 수 있다rdquo고 걱정했

다 한국의 기적은 가능한지 대회 참가팀의 전력을 분석했다

전력 급상승hellip 기적을 노리는 한국 대표팀

객관적 전력에서 한국은 최약체로 꼽힌다 랭킹으로도 디비전1

그룹A에서 가장 낮다 그래도 홈에서 열린다는 이점이 있다 변

선욱 한국 대표팀 감독은 디비전1 그룹A 잔류를 자신했다 그는

지난달 기자회견에서 ldquo최근 3년간 한국 아이스하키는 놀랍도록

빠르게 발전했다 기대에 부응하는 경기를 하겠다rdquo고 했다 이어

ldquo일본과 우크라이나 헝가리를 잡고 3승을 하는 것이 목표rdquo라고

덧붙였다 근거 없는 자신감이 아니다 한국은 꾸준하게 성장했

다 변 감독이 이끈 대명 상무의 돌풍도 대표팀에 자신감을 불어

넣었다 군대 팀인 대명 상무는 지난해 창단 바로 2013~2014 아

지난해 4월 16일 헝가리 부다페스트 스포르트아레나에서 열린 lsquo2013국제아이스하키연맹 세계선수권대회rsquo 디비전1 A그룹 대회 2차전에서 강호 헝가리를 상대로 막판 역전극을 펼친 한국 대표팀 선수들이 경기를 마치고 환호하고 있다

대한아이스하키협회

2부 리그 격hellip 꼴찌해 lsquo디비전1 그룹Brsquo로 강등되면 2018년 출전 lsquo먹구름rsquo

최약체라고hellip 한국 ldquo평창을 기대해rdquo

스포츠 2014 아이스하키 lsquo디비전1rsquo 세계선수권대회

48-49-스포츠_아이스하키indd 48 2014-04-11 오전 15906

위클리 공감 2014414 49

시아리그 아이스하키 정규시즌에서 2위에 올랐다

아이스하키는 보통 22~25명이 한 팀을 이룬다 대명 상무는

17명의 선수로 기적을 써냈다 조직력으로 일군 성과였다 변 감

독은 ldquo26~30세로 이뤄진 팀이다 선수들이 즐기면서 하키에 눈

을 떴다rdquo며 ldquo달리는 체력과 외국인 선수가 없는 불리함을 조직력

으로 메웠다rdquo고 평가했다

 대표팀은 대명 상무의 조직력을 그대로 가져왔다 상무에서 주

축으로 뛰던 선수들이 대표팀에 이름을 올렸다 김연아의 남자친

구로 이름값이 올라간 김원중(30middot25득점 사진 맨 뒷줄 왼쪽에서

다섯번째)을 포함해 박우상(29middot35득점)과 조민호(27middot42도움) 등

이 핵심 자원이다 여기에 귀화한 브락 라던스키(31)와 브라이언

영(28) 마이클 스위프트(27)가 대표팀 전력을 대폭 끌어올릴 것

으로 보인다

소치올림픽서 lsquo8강 기적rsquo 썼던 슬로베니아

마티야스 코피타(49) 감독이 이끄는 슬로베니아는 지난 2월 끝난

소치겨울올림픽 아이스하키에서 8강에 올랐다 기적이었다 세

계 랭킹은 14위지만 단단한 조직력을 자랑하며 슬로바키아와 오

스트리아를 꺾었다 8강에서 스웨덴에 0-5로 졌지만 가능성을

보여준 대회였다 고양 대회에서도 올림픽 8강 멤버는 그대로 유

지된다 오솔길 SBS 해설위원은 ldquo올림픽이 끝난 지 얼마 되지 않

아 조직력은 최강이라 꼽힌다rdquo고 말했다

 또 다른 상대 헝가리는 한국에 칼을 갈고 있다 지난해 헝가리

에서 열린 디비전1 그룹A에서 한국에 4-5로 역전패했기 때문이

다 헝가리는 3-1로 이기고 있다가 한국의 집중력에 무너졌다 이

패배로 헝가리는 상위리그 승격 기회를 놓쳤고 자국 팬들의 거센

항의를 받았다 이스트반 소프론(크리펠트)이 경계 대상 1호다

소프론은 독일 1부 리그(DEL)에서 8골 13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우크라이나는 현실적으로 한국이 이겨야 할 상대로 꼽힌다

그러나 뚜껑을 열어보니 만만치 않다 우크라이나는 한때 주축

선수들의 은퇴로 전력이 크게 떨어졌다 특히 NHL에서 뛰고 있

던 선수들이 대표팀 합류를 거부하며 국제무대에서 성적이 신통

치 않았다 그러나 이번 대회를 앞두고 루슬란 페도텐코(돈바스

도네츠크)와 알렉세이 포니카롭스키(SKA 상트페테르부르크) 등

NHL에서 정상에 오르기도 한 베테랑들이 합류했다 축구로 따

지면 한국의 박지성-이영표가 대표팀에 복귀한 모양새다

 한국은 지난 33년 동안 일본과의 A매치에서 단 한 번도 승리

하지 못했다 1무 18패로 무승부도 딱 한 차례 거둔 것이 전부다

한국이 쉽게 볼 수 있는 상대가 아니다 아시아 하키리그에서 우

승을 차지한 일본제지 크레인스와 오지 이글스 선수들이 주축이

다 또 독일 출신 마크 마혼 감독이 팀을 이끌며 안정감을 더하고

있다 오 해설위원은 ldquo일본은 A매치에서 한국에 한 번도 패하지

않았다는 자부심이 있다 이 자부심을 흔들 만한 경기력을 보여

주는 게 중요하다rdquo고 말했다 글middot김민규(일간스포츠 기자)

아이스하키는

한 팀에 6명hellip 20분씩 3피어리드로 경기진행

아이스하키는 길이 61미터 너비 30미터의 링크에서 펼

쳐진다 퍽(Puck)이라고 불리는 고무 원반을 하키 스틱을 이

용해 골문에 넣는 횟수를 가려 승부를 가린다 한 팀은 축구에서

골키퍼 역할을 하는 골리(Goalie)가 1명 배치되고 양쪽 날개 1명씩과

센터 1명 수비수 2명 등 모두 6명으로 구성된다 체력 소모가 심해 한 팀

이 22명으로 꾸려지고 수시로 교체가 가능하다 경기는 20분씩 3피리어

드로 진행되며 피리어드 사이에는 15분간 휴식을 취한다

 

아이스하키 세계선수권은

전년도 성적에 따라 6개 리그로 나뉘어 경기

전년도 성적에 따라 총 6개의 리그로 나뉘어 있다 1부 리그 격인 lsquo국제아

이스하키연맹(IIHF) 아이스하키 세계선수권rsquo에는 총 16개 나라가 참가한

다 8개 팀이 그룹A와 그룹B로 나뉘어 풀 리그를 치른다 각 그룹의 1~4

위는 8강 토너먼트에 진출하고 8위 2개 팀은 디비전1 그룹A로 강등된다

올해 세계선수권은 오는 5월 벨라루스에서 열린다 디비전1 그룹A B와

디비전2 그룹 A B 그리고 디비전3의 운영방식은 비슷하다 각 디비전

그룹에는 6개 팀이 참가해 풀 리그를 치른다 한국이 참가하고 있는 디

비전1 그룹A는 2부 리그로 생각하면 된다 6개 팀이 풀 리그 방식으로 경

기를 치르고 1 2위가 세계선수권으로 승격한다

48-49-스포츠_아이스하키indd 49 2014-04-11 오전 15908

50 2014414 위클리 공감

ldquo하늘이 나를 버렸을 때 나는 불을 만들었다 둥지가 되

기 위한 불 겨울의 어둠 속으로 들어가기 위한 불 보

다 더 나은 삶을 위한 불을 낮이 나에게 베풀어 준 모든 것을

나는 그 불에게 바쳤다 울창한 숲과 작은 숲 보리밭과 포도밭

을 보금자리와 새들 집과 열쇠를 벌레와 꽃들 모피들 그리고

모든 축제를(생략)rdquo

프랑스 초현실주의 대표적 시인인 폴 엘뤼아르의 시 lsquo이곳에 살

기 위하여rsquo다 이 시를 주제로 한국과 프랑스 작가가 한자리에 모

였다 환경 문제로 앓고 있는 지구를 치유하자는 메시지로 남서

울대학교와 한불협회 나로미포럼이 함께 주최한 국제교류 전시

다 프랑스 원로 작가인 장 마리 자키와 국내 유명 기업인이자 화

가인 강석진 그리고 국내 원로 도예가인 조상권이 참여했다

세 작가의 작품은 각자 개성이 두드러진다 미술평론가 서승

석은 원로 화가 장 마리 자키의 작품을 ldquo자키의 파랑은 뜨겁다

자키의 하양은 아이스크림처럼 맛있다 자키의 까망은 심연처럼

깊다 그의 붓놀림은 신들린 무희의 춤사위만큼이나 현란하고 경

건하다rdquo고 표현했다 꽃과 나무 바다 자연풍경 등을 즐겨 그리

는 자키는 독특한 미적 감각으로 자연의 맑은 색채를 표현했다

3인 3색hellip 자연을 말하다장 마리 자키middot강석진middot조상권 lt이곳에 살기 위하여gt 주제로 한국middot프랑스 국제교류전

전시

50-51-전시_한불교류전indd 50 2014-04-11 오전 15946

위클리 공감 2014414 51

정서적으로 깊은 영향을 받은 그의 고향 코르시카 섬에서 받은

영감을 아름답게 재현해 냈다

기업인이자 화가인 강석진은 고향 경북 상주의 산골 풍경으로

정겨움을 더한다 한국인의 향토적 정서로 아스라한 추억을 상기

시킨다 또 프랑스 네덜란드 티베트 등을 여행하면서 포착한 시

와 같은 섬세한 풍광을 화폭에 옮기는 데 성공했다

도예작가인 조상권은 lsquo흙과 불의 연금술사rsquo로 불린다 1967년

lsquo동백림 사건rsquo에 휘말려 30여 년간 해외를 떠돌다 1997년 귀국했

다 분단된 조국의 역사적 아픔과 민족의 한 통일에 대한 염원을

작품으로 승화시켰다 자유롭고 감수성이 풍부한 작품들을 통

해 우리 고유 전통예술의 미를 깊이 있게 다루고 현대적으로 창

조하며 독창적인 도자예술을 보여준다

세 작가의 독특한 개성은 한자리에서 호흡하며 완벽한 조화

를 이룬다 맑고 서정적인 세계를 들여다보고 있다 보면 태고의

자연이 빚어내는 감동을 느낄 수 있다 글middot박지현 기자

일정 4월 27일까지

장소 남서울대학교 아트센터 갤러리 이앙

문의 02-3672-0201 galleryiangcom

1 장 마리 자키는 독특한 감각으로 자연풍경을 재구현했다 lt경이로운 장소gt LIEU MAGIQUE

2 흙과 불의 연금술사로 불리는 조상권은 우리 고유의 전통미를 담으며 독창적인 도자예술을 보여준다 lt휴(休)gt REPOS

3 강석진은 한국인의 향토적 정서를 담은 산골 풍경을 그려 아스라한 추억을 상기시킨다 lt산 넘어 마을로 가는 길gt The road to a mountain village

4 장 마리 자키 lt여인의 꿈gt REVE DE FEMME

5 조상권 lt침향로gt TCHIMHYANGLO

6 강석진 lt미륵산에서 본 오월의 야솟골마을 전경gt View of Yasotgol village in May

➋ ➌

➍ ➎ ➏

50-51-전시_한불교류전indd 51 2014-04-11 오전 20001

52 2014414 위클리 공감

소박한 백제의 미소에 반하고곱게 늙은 절집에 웃음이 났죠

충남 서산 아라메길 1구간

걷기 여행

52-55-걷기여행indd 52 2014-04-11 오전 20059

위클리 공감 2014414 53

아라메는 바다의 고유어 lsquo아라rsquo와 산을 뜻하는 lsquo메rsquo의 합성어다 아

라메길은 총 88킬로미터로 지선까지 합하면 모두 7개 구간이다

그 중 1구간은 유기방가옥 고풍저수지 마애여래삼존불상 보원사

지 개심사 해미읍성으로 이어진다 길이 18킬로미터의 산길을 따

라 걷고 있노라면 산자락에 살포시 앉은 다양한 문화재를 볼 수 있

다 소박한 백제의 미소에 반하고 곱게 늙은 절집에 가슴 무너지는

벅찬 감동을 만난다

꽃의 북상 속도는 하루 20킬로미터라고 한다 매일 50리 길

을 느릿느릿 걸어 올라와야 하는데 요즘은 따스한 날씨

덕에 봄꽃들이 엄청 잰걸음으로 와서 동시다발로 핀다 덩달아

봄꽃 쫓는 나그네 발걸음도 빨라졌다 3월 마지막 일요일 서산

아라메길 1구간은 온통 꽃잔치다

1구간의 시작은 유기방가옥이다 서산시 운산면 여미리 유기

방가옥은 내 고향 당진시와 가깝게 자리한다 그래서 오랜만에

고향 동무와 함께 걸었다 동무는 그 사이에 두 아이의 엄마가 돼

있었다 동무가 생기니 길에 대한 관심도 조금 달라진다 세월은

봄꽃 이름보다 봄나물 이름을 더 많이 알게 했다 잠시 걷기를 멈

추고 동무와 한적한 들판에 앉아서 밥상에 올릴 나물 한바구니

캐고 싶은 날들이다

수선화와 독특한 토담이 유명한 유기방가옥

유기방가옥은 고택을 감싸고 있는 토담이 독특하다 컵을 엎어

놓은 lsquocaprsquo 모양인데 집 뒤 비스듬한 야산을 그대로 활용해서 담을

쌓았다 산을 깎아 축단을 세우지 않았기에 뒤란이 평평하지 않

고 약 25도 정도 경사가 있다 마치 집이 산의 일부인 것처럼 자연

스럽게 지어졌다 이 가옥은 독특한 집 모양뿐만 아니라 수선화

로도 유명하다 토담 뒤 야산이 수선화 정원이다

가옥 관리인인 유기방 씨가 10년 전부터 가꾼 정원이다 해마

다 집 주변에 무리지어 핀 수선화 구근을 떼어내 옮겨 심으면서

꽃밭을 넓혔다 곱게 가꾼 수선화를 한눈에 보려면 토담 뒤 소나

무 아래가 포인트다

토담을 내려와 오른쪽으로 난 길로 향한다 옛날에 이 마을 사

람이 제주도에서 가져와 심었다는 비자나무가 한 그루 서 있다

무려 330년을 살았다고 한다 둘레가 246센티미터 높이가 20미

터다 비자나무는 남부지역이나 제주도의 해발고도가 낮은 지대

에서 자란다 어떻게 이곳에서 자랄 수 있었을까 의문이 든다 딱

딱한 잎을 살펴보며 세월의 깊이를 가늠할 뿐이다

선정묘를 지나 lsquo서산 여미리 석불입상rsquo 앞에 선다 고려시대에

만들어진 석불로 추정한다 이른 아침 누군가가 벌써 다녀갔는지

석불 앞에 생쌀이 수북하게 쌓여 있다 복을 빌기 위해 놓은 제

물이 참새에게는 오늘 한 끼 밥일 것이다 우리는 새들이 날아올

수 있게 길을 재촉한다 길은 석불 뒤 몇 그루의 소나무와 대나무

사이로 이어진다 대나무를 벗어나자 멋진 토담이 보인다 유상

묵가옥으로 이어지는 길은 보랏빛 제비꽃이 군락을 이뤘다 가

옥을 둘러보고 마을 도로를 따라 걷는다

아주머니 한 분이 밭두렁에 앉아 민들레 나물을 뜯어 박바가

지에 담는다 아주머니가 밟고 있는 밭두렁은 들꽃밭이다 냉이

는 흰 꽃을 피우고 광대나물은 진홍색 꽃을 피운다 봄까치풀은

파란 꽃을 피웠다 봄까치풀은 반가운 소식을 전해 주는 까치처

럼 들녘에 봄이 왔음을 가장 먼저 알려주는 까치 같은 존재라고

붙여진 이름이다 광대나물 꽃말은 lsquo그리운 봄rsquo이다 꽃 이름조차

1 서산 여미리 석불입상이 정겹게 반긴다

2 고풍저수지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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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 2014414 위클리 공감

봄을 알리는 전령들이다

여미리 버스정류장을 지나서 전라산 방향으로 걷는다 아라메

길 1구간은 방향표시 안내판이 잘돼 있다 안내판과 리본만 따라

가도 종착점 해미읍성에 다다를 수 있다 전라산 방향으로 따라

가는데 도로 아래에 손바닥 크기의 머위가 군락을 이룬다

ldquo머위는 새싹이 돋아나고 바로 잎이 쫙 펴지는 시기에 먹는 게

보약이래 이때가 가장 쓴맛을 내지만 입에 쓴 게 몸에 좋다는

말도 있잖아rdquo

ldquo그려 손바닥 만할 때에 쌈 싸 먹으면 쌉싸래한 게 맛있지rdquo

마애삼존불 백만불짜리 미소는 아침 30분만 허락

역천으로 향한다 작은 다리를 건너자 천길이다 천길 밑 개천 옆

으로 산책로가 조성돼 있는데 운산교까지 800미터다 운산교부

터 역천제방이 시작된다 용현계곡 입구까지 가게는 없다 운산면

에 있는 슈퍼마켓에 들러서 물과 간단한 간식을 준비한다

유기방가옥에서 운산교까지 약 29킬로미터이고 운산교에서

미평교까지 18킬로미터이다 제방은 일부 구간만 콘크리트가 깔

려 있고 딱딱한 흙길이다 미평교에서 쉰질바위 방향으로 걷는

다 역천으로 들어가지 못하게 굵은 철봉을 세워놓았다 그 옆으

로 한 사람만 다닐 수 있는 길이 50미터쯤 나 있다

이 길을 벗어나면 역천과 논 사잇길이다 길은 다시 고풍터널

을 지나게 한다 고풍터널을 지나면 바로 고풍터널 버스 정류장

이다 버스 정류장은 사거리인데 터널에서 직진하는 길이 지방도

618호 봉운로다 우리는 오른쪽 군장동1로를 따라 걷는다 군장

동1로는 고풍저수지 뒷길인데 몇 개의 펜션이 눈에 띈다 11킬로

미터 정도 걸으면 고풍저수지와 봉운로를 만난다

고풍저수지를 따라 걷는 500미터 길은 인도가 협소하기 때문

에 차를 조심하며 걷는다 lsquo아라메 솔바람길 종합 안내도rsquo를 살펴

보고 마애삼존불상으로 향한다 용현계곡 입구인 이곳에는 넓

은 주차장이 있고 식당도 있다

백제 마애불은 충청남도 지역에만 남아 있는데 서산과 태안의

마애삼존불 예산 사면석불이다 서산 마애여래삼존불상은 국보

제84호로 10미터가 넘는 거대한 암벽에 조각돼 있다 가운데 석

가여래를 기준으로 오른쪽 관음보살은 입상 왼쪽 미륵보살은 반

가사유상이다 미륵보살은 오른쪽 다리를 왼쪽 무릎 위에 올려

놓고 오른팔을 굽혀 오른쪽 뺨에 손가락을 살짝 댄 채 사색에 잠

겨 있는 자세다 삼존불은 햇빛이 비치는 방향에 따라서 온화한

미소를 띠거나 때로는 개구쟁이 같은 얼굴을 한다 백제의 미소

로 알려진 백만불짜리 미소는 오전 9시 30분에서 10시 사이에

볼 수 있다

서산 마애삼존불상에서 13킬로미터 계곡을 따라 걸으면 보원

사지이다 보원사는 통일신라시대 화엄 10찰 중 하나로 알려졌다

1천명분의 쌀을 씻었다는 석조가 있는 것을 보아 1천여 명의 승려

가 머무는 무척 큰 절이었던 것으로 짐작된다

석탑 뒤에 개심사로 이어지는 숲길을 오른다 보원사지 뒤편 숲

길 초입부터 개심사 산신각까지 쉬엄쉬엄 가더라도 약 1시간 20분

➊ ❷ 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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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 공감 2014414 55

이 걸린다 이 길은 오르막이 많아서 힘들다 좀 수월하게 걷고 싶

으면 개심사에서 보원사지로 걸어오는 게 좋다

성왕산 자락 개심사 주차장엔 봄나물 난전

개심사는 성왕산 자락에 자리한다 성왕산은 코끼리를 닮았는데

이 코끼리의 갈증을 해소하기 위해 연못을 만들었다고 한다 연못

중앙에는 외나무 다리가 놓여 있다

외나무 다리를 지나 계단을 오르면 해탈문이다 개심사는 흰겹

벚꽃이 유명하다 작은 절집에 겹벚꽃이 피면 얼마나 웅장한지 입

이 다물어지지 않을 정도다 꽃은 4월 말에 피기 시작해서 5월 5일

경에 만개한단다

우리는 개심사를 등지고 소나무숲을 벗어난다 개심사 주차장

에는 봄나물이 난전을 펼쳤다 취나물 버섯 고들빼기 냉이 달

래 머위 민들레 등 각종 나물이 말간 향내를 풍긴다

주차장을 끝까지 내려오니 오학리쉼터 해미읍성으로 가는 표

지판이 나온다 해미읍성까지 52킬로미터다 이 표지판 밑에는

아라메길 이용자 안전수칙이 나와 있다 lsquo2~3명이 동행하여 걷

기rsquo가 눈에 띈다 지금까지 온 길과 다르게 그만큼 호젓하다는 것

이다

다시 출발 시간을 확인한다 오후 3시 50분이다 해미읍성에

도착했을 때의 시간은 6시 25분이었다 난이도가 높은 길이다 초

보자는 부분 걷기를 많이 걸어본 분에게는 완주를 추천한다

글과 사진middot김연미(여행 칼럼니스트)

1 유상묵가옥 토담 뒤에 활짝 핀 수선화

2 햇볕에 따듯한 빛이 감도는 마애삼존불상

3 왕벚꽃이 만발한 충남 서산 개심사를 찾은 많은 행락객들이 꽃을 감상하고 있다

연합

남부터미널과 동서울종합터미널에서 운행 약 3시간쯤 소요된다

서산공용버스터미널 홈페이지(wwwseosanbuscokr)에 시내버스

노선과 시간표가 안내돼 있다

시내버스(서령버스middot문의 041-669-0555)에서 운산행 이용

첫차 오전 6시 45분(공휴일은 7시 5분) 막차 밤 9시 배차 간격은

40분에서 1시간 간격이다 운산면에서 여미리까지 가는 버스가

없으므로 운산면에서 택시를 이용한다 콜택시는 비싸니 인근

슈퍼마켓에서 택시 전화번호를 물어보면 된다

여행수첩

아라메길 정보

홈페이지 wwwaramegilkr

문의 충남 서산시 문화관광과 041-660-3166

유기방가옥 유기방가옥은 숙식이 가능하며 숙식객에게는 무료로 자

전거를 빌려준다 자가용을 이용할 경우 선정묘 주차장에 세우고 이동

하는 것이 좋다 해미읍성에서 선정묘까지 택시 요금은 약 2만원 해미

읍성 인근 슈퍼마켓에서 택시 전화번호를 물어보는 게 가장 빠르다

주소 충남 서산시 운산면 이문안길 70-10(운산면 여미리 203-1)

문의 041-663-4326

서산마애삼존불상 찾아가는 길 서산공용버스터미널에서 하루 5회 운

행한다 첫차 오전 9시 15분 막차 오후 6시 55분 운산면을 거쳐서 마

애삼존불상이 있는 곳까지 운행한다

유기방가옥

여미리석불입상

유상묵가옥 역천제방

쉰질바위

고풍저수지

용현계곡입구

마애여래삼존불상

보원사지

개심사

정자(조망대)

해미읍성

52-55-걷기여행indd 55 2014-04-11 오전 20122

보조개는 일종의 얼굴 근육 기형이다 부모로부터 대물림되는 까

닭에 의학적으로는 lsquo선천적 기형rsquo으로 분류된다 흥미로운 사실

은 많은 사람들이 부러워하는 기형이라는 점이다 동middot서양 또는 예나

지금을 가리지 않고 보조개는 귀엽고 사랑스러운 이미지로 통한다

보조개를 바라보는 동middot서양의 시각이 비슷한 것처럼 인간의 주요 표

정에 대한 해석은 거의 만국 공통이다 한 남미 사람이 화난 표정을 지

었다고 가정하자 아프리카인이나 유럽인 동양인 가리지 않고 그가 화

났다는 걸 알아차린다 슬프거나 행복한 표정도 마찬가지다

표정을 만들어내는 건 얼굴 근육이다 얼굴에는 20여 개의 근육이

있다 인간의 전체 근육 숫자는 기준을 정하기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640~850개 정도로 파악된다 한데 이 중 단 20개에 불과한 얼굴 근

육은 인간 근육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뼈대 근육과는 형태적으로나 기

능적으로 상당한 차이가 있다

무엇보다 눈에 띄는 차이는 얼굴 근육의 상당수가 뼈에 붙어 있지 않

고 피부 속에 묻혀 있다는 점이다 뼈대 근육은 말 그대로 대부분 근육

의 양쪽 끝이 뼈에 닿아 있거나 붙어 있다 뼈대 근육은 힘을 쓰고 움직

임을 일으키는 게 본연의 lsquo임무rsquo다

인간만큼 다양한 표정을 만들어낼 수 있는 동물은 없다 다시 말해

인간보다 얼굴 근육이 잘 발달한 생명체를 찾기는 어렵다 한데 주요

표정은 만국 공통의 lsquo보디 랭귀지rsquo이지만 얼굴 근육 하나하나의 모양

이나 위치는 사람마다 제각각이다 반면 얼굴 근육은 인간 특유의 속

성이 오랜 진화를 거쳐 반영된 일종의 lsquo화장발rsquo 근육의 성격이 짙다

인종별로도 얼굴 근육의 형태 등에 대략적인 차이가 존재한다 동양

인이 서양인보다 보통 무표정한 편이라는 주장에 동조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도 인종 간 얼굴 근육의 상이성을 암시한다 국내 한 의과대학

의 연구에 따르면 입꼬리 주변 근육의 위치와 이들이 움직이는 방향

이 동middot서양 사람들 간에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

lsquo스마일rsquo 도안의 핵심적 특징은 양쪽 입꼬리가 치켜 올라간 것이다

반대로 입꼬리가 내려가면 샐쭉하다거나 언짢은 느낌을 불러일으킨다

입꼬리를 올리고 내리는 얼굴 근육이 어떤 식으로 발달해 있느냐가 표

정 혹은 인상을 좌우할 수 있다는 뜻이다

얼굴 근육은 표정뿐만 아니라 얼굴의 미추(美醜)를 가르는 데도 큰

역할을 한다 얼굴 근육의 배치 크기 대칭성 등이 의학적인 차원에서

잘생기고 못생기고를 결정하는 데 많은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영어로

사소한 차이를 가리켜 lsquo스킨 딥(skin-deep)rsquo 즉 가죽 한 꺼풀 차이라

고 얘기하지만 이 차이가 실생활에서는 엄청나게 다르게 인식될 수 있

는데 얼굴 근육이 바로 대표적인 예이다

하지만 표정이나 얼굴의 미추(美醜)가 최소한 해부학적으로 따져 보

면 lsquo사소한 것rsquo임은 분명하다 성형수술이 널리 유행한다는 점이 이를

방증한다 얼굴의 미추를 결정하는 얼굴 근육은 우리 몸의 여느 뼈대

근육에 비해 조작하기가 상대적으로 손쉽고 위험성도 적다 특히 뼈와

연결돼 있지 않고 피부 아래 묻혀 있는 얼굴 근육들은 손을 봐도 기능

등에 큰 영향을 주지 않는다 얼굴 성형은 쉽게 할 수 있지만 몸 성형

은 엄두 내기가 어렵다는 점이 얼굴 근육과 뼈대 근육의 결정적인 차이

를 보여준다

표정이나 미추를 중시하는 인간의 속성이야 당장 어쩔 수 없을 것이

다 하지만 얼굴 근육에 과도하게 신경을 쓸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얼굴

근육이 만들어내는 갖은 조화는 문자 그대로 lsquo스킨 딥rsquo에 불과한 것들

이니까 글middot김창엽(자유기고가)

(도움말 가톨릭의대 해부학교실 이우영 교수)

보조개는 아름다운 lsquo기형rsquo이다

생활과학 이야기 13

연합

의학적으로는 lsquo선천적 기형rsquo으로 분류되는 보조개 얼굴 근육 때문에 생기는 보조개는 귀엽고 사랑스러운 이미지로 많은 사람들이 부러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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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57-생활과학13+꽃과 나무indd 56 2014-04-11 오전 20200

위클리 공감 2014414 57

예년보다 빨리 꽃을 피운 왕벚나무들이 함박눈처럼 꽃잎을 날리던

날 저는 서울에서 그다지 멀지 않은 어느 강변의 습지를 찾아갔

습니다 아직 찬 기운이 가시지 않은 날씨지만 남쪽에서 불어오는 봄바

람은 솜뭉치처럼 부서진 부들의 씨앗들을 마른 갈대 사이로 어지러이

날리고 있더군요 이곳 물가에는 갯버들 꽃이 한창입니다 먹이가 부족

한 이른 봄 고맙게도 무료 급식소가 문을 연 덕분에 등에류와 벌들도

덩달아 바빠졌습니다 조만간 키버들과 선버들마저 꿀을 담뿍 머금은

향기로운 꽃을 피워내면 이곳은 온통 난리가 날 것입니다

물가에 열을 지어 선 각종 버드나무들의 연둣빛 자태를 감탄하며 바

라보고 있자니 만일 우리나라에서 lsquo생명의 나무rsquo를 꼽으라면 응당 버드

나무가 그 주인공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버드나무(류)는

그야말로 이 세상에 lsquo아낌없이 주는 나무rsquo이니까요

강변에 늘어선 버드나무들은 토양의 침식을 막아줄 뿐더러 수질 정

화에도 도움을 줍니다 풍성하게 피는 향기로운 꽃들은 굶주린 곤충들

이 춘궁기를 이겨내도록 밤낮없이 넉넉하게 꿀을 내놓습니다 또한 이

처럼 곤충이 많이 모이다 보니 이곳은 보금자리와 먹이가 필요한 작은

새들이 모여드는 곳이기도 합니다 이런 이유로 봄철의 버드나무 숲은

그야말로 생명의 발원지 같다는 생각마저 들게 합니다 이 아름다운 곳

에서 저는 문득 머나먼 두만강변의 버드나무 숲을 떠올려 보았습니다

18세기 정조 재위 시절 홍양호(洪良浩)라는 지혜롭고 유능한 관리가

있었답니다 그는 1777년 세도정치의 희생양이 되어 잠시 두만강변을

관할하는 경흥부사로 좌천된 적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는 한직에서

적당히 시간을 때우며 소일하는 대신에 장정 7500명을 동원하여 1인

당 5주의 버드나무를 두만강변에 심는 큰 공사를 벌였다고 전해집니

다 옛날에는 변방의 생활이라는 것이 지금과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힘들었을 것입니다 먹고 살기도 어려운 판에 별로 중요해 보이지 않는

일로 강제 노역까지 하게 되었으니 백성들의 원성이 그야말로 하늘을

찔렀겠지요 이를 보고 걱정한 친구가 홍양호를 간곡히 만류합니다

ldquo여보게 자네는 여기 잠시 있다가 한양으로 다시 돌아갈 사람이 아닌

가 왜 공연한 일을 벌여서 긁어 부스럼을 만드는가rdquo

현실적이고 애정 어린 친구의 충고에 대한 홍양호의 답변이 그의 저서

lt이계집(耳溪集)gt에 기록되어 있습니다 대략적인 요지는 이렇습니다

ldquo이제 내가 버드나무(류)를 심는 것에는 다섯 가지 이로움이 있어요

첫째는 우리 강역을 (오랑캐로부터) 은폐하기 위한 것이요

둘째는 말을 타고 돌격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요

셋째는 강둑이 물살에 파 먹히는 것을 대비하기 위한 것이요

넷째는 땔감용 나무를 대기 위한 것이요

다섯째는 바람을 막기 위한 것이지요

이 공사는 이처럼 백성들을 이롭게 하는 일이라오 내가 비록 여기

오래 머물지 않을지 몰라도 몇 년 지나지 않아 백성들이 그 이익을 누

리게 될 것이고 그 이로움이 백년 천년을 갈 수도 있을 텐데 내가 어찌

눈앞의 인기에 영합하여 이 일을 미루겠소rdquo

그 탁견에 감탄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자연 생태에 대한 정교한

지식 체계가 없던 그 옛날에도 슬기로운 우리 선조들은 강변을 지키는

버드나무숲의 중요성을 간과하지 않았던 것이죠 이런저런 허황한 명

분에 휩쓸려 오랜 세월 우리 곁을 지켜주었던 강변의 버드나무들이 하

루 아침에 베어져 나가고 삭막한 콘크리트 제방이 그 자리에 들어서고

있는 답답한 작금의 현실을 목도하자니 자연환경 보존과 실용성을 두

루 배려했던 옛 선조들의 지혜가 더욱 절실해지는 요즈음입니다

하천변에는 마땅히 버드나무숲이 있어야 합니다 그러면 이 고마운

나무들은 매년 봄마다 크고 작은 물줄기를 따라 세상을 황금빛으로

수놓을 것이며 전국 방방곡곡에는 생명의 교향곡이 우렁차게 울려 퍼

질 것입니다 글과 사진middot김태영(자연생태연구가middotlt한국의 나무gt 공저자)

아낌없이 주는 lsquo생명의 발원지rsquo

한국의 꽃과 나무 버드나무

lsquo생명의 나무rsquo 버드나무 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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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57-생활과학13+꽃과 나무indd 57 2014-04-11 오전 20203

이 연사 힘주어~ 불조심

ldquo자나 깨나 불조심rdquo

lsquo불조심rsquo을 강조하는 대표적인 슬로건이다 식목일에 나무를

심는 것도 중요하지만 식목일을 전후로 해서 연중 산불이 가장 많이

발생한다고 하니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실제로 식목일에는 연평균

18건 평일의 6배에 이르는 산불이 집중적으로 발생한다는 통계치가

있다 최근에는 기후 변화로 산불이 갈수록 늘어나는 추세라고 하니

보다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기온이 높고 건조하며 바람이 강할수록

산불이 쉽게 번지는데 고온건조한 날씨 탓에 최근 식목일 즈음의 산불

발생 횟수도 1990년대에 비해 52퍼센트나 급증했다고 한다 그런 이유

에서일까 정부도 지난 1970년대부터 다양한 불조심 캠페인을 전개해

왔다

내무부(현 안전행정부)가 후원하고 한국화재보험협회가 주최한 lsquo불

조심 웅변대회rsquo 고지 광고(동아일보 1977년 10월 7일)를 보자 헤드라인

은 ldquo제1회 전국 남middot여학생(초middot중middot고) 불조심 웅변대회rdquo다 웅변대회를

개최하는 이유로 lsquo범국민적으로 방화(防火) 의식을 고취하기 위하여rsquo

라는 문구를 앞세우며 대회의 상세한 요강을 밝혔다 그 웅변대회에서

가장 강조한 것은 ldquo방화 예방 의식을 고취시키고 불조심의 생활화를

촉구하여 화재 없는 복지국가 건설에 이바지할 수 있는 내용rdquo이었다

웅변 시간은 초등부가 5분 중middot고등부가 6분이었다 웅변대회에 앞

서 lsquo원고 합격자 발표rsquo를 먼저 한 것으로 보아 예선에서 먼저 제출된 원

고를 검토해 심사를 거친 다음 그 기준을 통과한 학생들에게 본선에

나갈 기회를 주었음을 알 수 있다 본선에 진출한 학생들은 전국 방방

곡곡의 교정에서 두 주먹을 불끈 쥐고 ldquo~하자고 이 연사 소리 높여 외

칩니다 여러분rdquo 하며 목청을 돋웠을 것이다

1970년대는 lsquo웅변대회의 시절rsquo이라 할 정도로 다양한 주제의 웅변대

회가 전국적으로 열렸다 반공 웅변대회가 대표적이었지만 불조심 웅

변대회도 단골 주제였다 그 시절의 웅변대회가 학생들에게 획일적 사

고를 주입시키기 위한 관제 기획 행사라는 비판의 목소리도 있었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다 웅변대회는 학생들에게 자신감을 높여주는 동시

에 주어진 시간 안에 자신의 주장을 효율적으로 전달하는 능력을 길러

정책광고로 보는 어제와 오늘

1977년 10월 7일 동아일보에 실린 lsquo불조심 웅변대회rsquo 고지 광고 내무부(현 안전행정부)가 후원하고 한국화재보험협회가 주최하는 전국 웅변대회 참가를 위한 상세한 안내 정보가 적혀 있다

주는 생생한 프레젠테이션 교육의 현장이다 지금은 웅변대회가 많이

사라졌지만 아직도 지역의 소방서 단위로 관내 학생들을 대상으로 해

불조심 웅변대회를 개최하는 곳도 많다

나무 심기도 중요하지만 심은 나무를 화재로부터 보호하는 일은 더

더욱 중요하다 소방방재청 역시 한식날을 전후로 119소방헬기를 투입

해 산불 예방 홍보활동을 펼치고 있지만 어디까지나 한계가 있을 터

그 무렵에는 불을 피우지 말고 찬밥을 먹어야 한다는 뜻에서 한식(寒

食) 또는 냉절(冷節)이라고 날짜까지 못박았던 조상들의 지혜가 오히

려 돋보인다 기후 변화로 최근 30년 동안 봄철 기온은 평균 섭씨 06

도 올랐지만 습도는 오히려 6퍼센트 낮아져 산불이 일어날 가능성이

더 높아진 상황에서 담뱃불 같은 불씨 관리에 각별히 주의해야겠다

불조심 웅변대회는 입으로 하는 웅변이지만 몸으로 실천하는 웅변이

더 값진 웅변이 아니겠는가 ldquo꺼진 불도 다시 보자rdquo

글middot김병희(한국PR학회 회장middot서원대 광고홍보학과 교수)

58 2014414 위클리 공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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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 공감 2014414 59

공감카툰 파랑새를 찾아서

가장 훌륭한 지혜는 친절과 겸손이다

-탈무드

선택한 까닭글과 그림middot최영순

58-59-정책광고+공감카툰indd 59 2014-04-11 오전 20247

60 2014414 위클리 공감

무용

뮤지컬

문화공감

lt아라의 서gt

lt아라의 서gt는 설화나 민담에 등장하는 인물

을 중심으로 바다에서 탄생한 문명과 그 속에

서 살아가는 인간의 모습을 그린 공연이다 인

천시립무용단은 황해를 넘나드는 바람을 추

상적으로 표현했다 전통춤 레퍼토리에 신화

적 서사를 담아 한국 무용의 매력을 극대화했

다 초연 때 출연한 무용수들과 새로 선발된

무용수들의 기량을 견주어 보는 것도 이번 공

연 관람의 묘미가 될 것이다

기간 4월 25~26일

장소 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

문의 032-427-8401

lt비방문 탈취작전gt

트로트와 국악을 결합한 신명나는 창작뮤지

컬이다 약령시 약전골목의 오래 된 lsquo이만수

한약방rsquo은 손님이 끊일 날이 없다 인근 한약

방 사장들은 lsquo이만수 한약방rsquo엔 특별한 비방

문이 있을 거라는 결론을 내리고 lsquo이만수 한

약방rsquo의 비방문을 훔쳐낼 계획을 세우는데hellip

흥미로운 이야기를 중심으로 옛 약전골목의

풍경과 생활 모습을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기간 5월 4일까지

장소 대구 봉산문화회관 스페이스라온

문의 053-661-3500

극단

한양

레퍼

토리

신은수 작가의 역사극 시리즈 lt운현궁 오라버니gt lt봄이 사라진 계절gt을 잇는 lt거울 속의

은하수gt는 일제강점기 lsquo마지막 왕족rsquo으로 알려진 의친왕가를 소재로 시대의 격류에 휘말

린 인물의 세밀한 심리를 표현한 작품이다 1945년 해방 직전의 의친왕가 이야기를 그렸다

히로시마 원자폭탄 투하로 숨진 의친왕의 차남 이우의 장례식을 계기로 의친왕가 사람들이

한자리에 모인다 급변하는 세계 정세 속에서 조선왕조의 부활이라는 환상 속에 사는 일흔 살의

의친왕 반면 그의 장남 이건은 냉소적인 시선으로 조선의 마지막을 예감하며 아버지와 충돌한

다 의친왕과 다투고 뛰쳐나간 이건은 누군지도 모르는 생모의 행방을 찾는데hellip 극단 한양레퍼

토리 대표이자 배우인 최형인 교수가 직접 제작하고 무대에 선다 여기에 2012년 서울연극제 우

수작품상 수상작인 lt만선gt을 연출한 신동인 감독이 또 한번 연출을 맡아 더욱 관심을 모은다

일제강점기 말기 이곳에 모인 인물들은 특수한 신분으로 인해 저마다 나라의 역사를 대변하

고 있다 겉보기에는 여느 가족의 장례식과 다름없어 보이지만 그들의 갈등과 고통을 통해 자

연스럽게 관객들은 뼈아픈 우리의 역사를 절감할 수 있다 역사적 상징성과 함께 변화하는 시

대에 내몰려 갈등하고 괴로워하는 인간 본연의 모습이 공감을 자아낸다 글middot허정연 기자

기간 4월 19~27일 장소 서울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 문의 02-889-3561

의친왕의 차남 이우의 장례식을 계기로 모인 왕친들의 갈등을 소재로 시대적 아픔을 담은 연극이다

역사 앞에 갈등하는 lsquo인간의 굴레rsquo제35회 서울연극제 lt거울 속의 은하수g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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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감 차상위한부모가족 차상위우선돌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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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급받으셨던 분들도 신규발급신청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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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 2014414 위클리 공감

화제의 책

ldquo넌나에게 모욕감을 줬어~rdquo 영화 lt달콤한 인생gt에서 배우 김영철이

했던 이 명대사는 개그프로그램에서도 패러디하는 등 대표적인

유행어가 됐다 그만큼 한국사회에서 빈번하게 겪는 감정이기도 하다 출퇴

근길 도로 위에서라든가 학교나 회사에서 생면부지의 낯선 사람들부터

심지어 가까운 가족에게까지 우리는 평범한 일상에서 lsquo모멸감rsquo을 겪는다

모멸은 lsquo업신여기고 얕잡아봄rsquo으로 풀이된다 나의 존재 가치가 부정당하

거나 격하될 때 갖는 괴로운 감정이며 인간 내면의 가장 깊숙한 곳을 파괴

한다 한국인의 일상에 만연한 lsquo모멸감rsquo의 실체를 인문학적으로 규명한 책

이 나왔다 저자는 모멸감을 분석하기 위해 뉴스 기사 TV 드라마나 영화

에서 오가는 대사 수많은 문학작품 등에서 수집한 적실한 실례와 일상생활에서 만나는 다양한

에피소드로 이야기를 이어간다

저자는 우선 모멸이 부르는 파괴력을 우려한다 ldquo우리가 일상적으로 겪는 모멸감은 흔히 lsquo정서

적인 원자폭탄rsquo이라고도 불리며 인간을 끝없는 바닥으로 추락시키기도 하고 때로는 타인과 세

상에 대한 폭력으로 발화하기도 한다rdquo

모욕을 주고받는 데는 어떠한 역사적 배경이 있을까 저자는 급변한 사회 환경 때문이라고 분

석한다 ldquo조선 시대에 형성된 귀천의식과 신분적 우열 관념은 외형을 달리한 채 끈질기게 지속되

어 왔고 산업사회 및 소비사회와 맞물려 사람들 사이에 피곤한 경쟁으로 이어졌다rdquo

이런 연장선상에서 모든 가치가 돈으로 매겨지는 자본주의의 도래가 다른 한 축을 이룬다 사

회제도와 경제력 간의 불균형 삶의 형태와 의식 사이의 불균형이 문제의 핵심이다 절대 빈곤

실업 등으로 인해 최소한의 품위를 갖출 수 없다는 것 자신이 무능하고 쓸모없는 존재라는 생

각은 큰 모멸감을 불러일으킨다 이렇게 훼손된 자아를 보상받으려는 집단 콤플렉스가 공격적

인 민족주의와 편협한 인종주의로도 나타나게 된다 이 책의 또 한 가지 새로운 시도가 있다 바

로 음악으로 표현한 모멸감이다 작곡가 유주환 선생이 이 책에서 열 군데 대목을 골라 열 개의

곡을 만들었다 책과 함께 CD로 들어 있다 음악사적으로도 불안이나 분노 고독이나 초조함 슬

픔이나 기쁨 등을 주제로 한 곡들은 많지만 모멸감을 표현한 곡은 거의 없다고 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과연 모멸감을 뛰어넘을 수 있을까 저자는 학력이나 외모 경제력 피부색

나이 등 외형적인 차이로 멸시하는 문화와 사회 풍토를 바꿔가야 한다고 말한다 또 사회와 제

도가 정비되더라도 모멸감을 아예 느끼지 않고 살기란 불가능하다 존중과 자존의 문화는 여럿

이 만드는 것이며 그 출발은 결국 자신의 내면에 있다 남을 귀하게 여기는 문화는 우리의 변화

로부터 시작된다 ldquolsquo귀rsquo는 곧 lsquo고귀하다rsquo는 뜻이고 영어로 풀이하면 lsquonoblersquo에 가장 가까울 것이다

lsquo귀rsquo만큼은 스스로 성취할 수 있다 어떤 사람은 학문을 닦음으로써 어떤 사람은 예술이나 종교

를 통해 어떤 사람은 타인에게 많은 것을 베풂으로써 삶을 고양시킬 수 있다rdquo 우리는 각자 어떤

방법으로 모멸감을 극복하고 있을까 글middot박지현 기자

단신

lt커넥톰 뇌의 지도gt승현준 지음 | 신상규 옮김김영사 | 2만3천원

1천억 우리 몸 안의 신경세포 개수다 인

간 신경세포의 모든 연결구조와 활동원리

를 파악하기 위한 사상 초유의 프로젝트

인 휴먼 커넥톰 연구의 모든 것을 다뤘다

뇌와 의식의 비밀을 밝히기 위한 흥미진

진한 실험과 놀라운 발견이 이어진다 의

학적 발전을 뛰어넘어 미래 사회에 혁명적

변화를 가져올 경이로운 도전의 과정이

생생하게 펼쳐진다

lt금융으로 본 세계사gt천위루 양천 지음 | 하진이 옮김시그마북스 | 1만7500원

금융학은 지리적 환경과 기술middot종교middot경

제체제를 망라한 집합체라고 할 수 있다

모든 금융 사건에는 사회middot경제middot문화middot역

사적 배경이 있다 이 책은 국가 인물 사

건을 시대별로 나눠 유머러스하고 유쾌

한 언어로 금융사를 들려준다 그리스

로마 프랑스 스페인 네덜란드 영국 미

국 클로비스 찰스 1세 JP 모건 소로스

튤립 거품 사우스시 거품 서브프라임

위기 등의 키워드를 일목요연하게 펼치

면서 세계 경제의 흥망성쇠를 그려냈다

모멸감 왜 느껴 나는 소중해

lt모멸감gt

김찬호 지음문학과지성사1만3500원

62-63-화제의책+디딤툰indd 62 2014-04-11 오전 20413

위클리 공감 2014414 63

디딤툰 글로벌 에티켓 173

세상에서 가장 무거운 것구성middot권우영

그림middot안종만

62-63-화제의책+디딤툰indd 63 2014-04-11 오전 20419

요행은 없더라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한 소통이 지나치게 활발하다 각종 동호회

며 동창회에서 업무 협상에 이르기까지 다채로운 채널들이 그

야말로 lsquo스마트rsquo하고 lsquo스피드rsquo 있게 실시간으로 진행된다 직접 통화하거

나 만나지 않아도 많은 정보들이 오가고 약속들이 잡히고 계획들이

세워진다 시간이 절약되기도 하지만 시시각각 lsquo띵동rsquo하는 커뮤니티 알

림 신호로 인해 업무 집중에 방해를 받기도 한다 아마도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요즘 사람들은 경험의 80퍼센트 이상을 SNS를 통해 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최근 한 친구가 자신의 어리숙함을 한탄하는 글을

SNS에 올렸다

인터넷을 검색하다가 수천만 원을 호가하는 외제 중고차를 아주 싸

게 구할 수 있다는 광고성 글을 봤다고 했다 침수되거나 사고 난 차도

아닌데 저렴하게 경매로 낙찰된 차이기에 믿을 수 있다는 내용을 보고

어처구니없게도 마음이 동했다는 것이다 게다가 그 광고문에는 단순

히 차를 파는 것이 아니라 소중한 사람과의 인연을 진실하게 만들고

싶다고 적혀 있었다 거기서 그치지 않고 딸 사진까지 곁들이며 자기

딸한테 부끄럽지 않은 아빠로 살아가고 싶은 사람이라는 말까지 덧붙

인 것을 보고는 차라리 믿고 싶은 마음이 더 강해졌다 그 친구는 전화

를 걸었고 약속을 한 후 차를 구매하러 갔다

통화한 딜러는 여기저기 친구를 데리고 다니며 몇몇 그럴 듯한 외제

차를 보여주었다 인터넷 차량은 시험 주행을 해 볼 수 없다면서 이상

없으니 빨리 사라고 지금 선택하지 않으면 후회할 거라고 한 시간 후

에는 다른 사람이 보러 오기로 예약돼 있다고 압박했다 순진한 친구

는 제정신을 차리기 어려운 지경임에도 가까스로 정신을 차려 품질 보

증을 어느 정도 해 줄 수 있느냐고 물었다 보증 기간이 없다는 답이 돌

아왔다 처음에 전화했을 때는 3개월 정도 보증해 준다고 했던 것 같아

재차 확인했다 딜러는 워낙 싸게 파는 것이라 그런 것은 해당되지 않

는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순간 이상하다 싶어 친구는 사지 않겠다고

말했다 딜러의 표정이 순간 바뀌었다 살 것처럼 이야기해 놓고 이제

와서 이러면 어떻게 하느냐 이런 인터넷 차량들은 대개 사러 오면 그

냥 계약하고 끌고 가는 게 상례인데 너무한 것 아니냐hellip 질타 내지 훈

계조였다 섬약(纖弱)한 기질의 친구는 더 당황했다

하지만 친구는 사지 않겠다는 의사를 다시 한번 표시했다 가족들의

안전을 지켜야 한다는 말도 덧붙였다 불만에 차 있던 딜러가 이내 표

정을 바꾸었다 잘 생각했다고 대부분 인터넷 보고 오는 사람들은 이

런 차의 성격을 알고 오는데 당신은 그렇지 않은 것 같았다며 정말 모

르고 온 것이냐고 물었다 친구가 광고문을 믿고 왔다고 하니까 딜러는

참 딱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이런 차는 대개 리콜된 것들로 안전을 보장할 수 없는 차들이어서 어

떤 이들은 아예 견인차를 가져와 사 간다 정상적인 차가 이런 가격이

라면 어떤 바보가 비싼 돈 들여 새 차를 사겠느냐 당신이 순진한 사람

같아서 말해 주는 것이다 그랬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딜러는 차를 팔

지 못하고 들어가면 회사에서 혼나니까 정상적인 다른 중고차로 바꾸

면 어떻겠느냐고 제안했단다 한나절 이상을 같이 다니고 또 진실까지

털어놓아 준 그 딜러에게 미안한 생각이 들고 고마운 생각도 든 나머

지 친구는 그러자고 했다 얼결에 꼭 바꿀 필요도 없는 차를 그렇게 바

꾸었다고 했다

그러고 나서 자신이 도대체 무엇을 어떻게 한 것인지 모르겠다고 자

탄했다 어리석은 짓을 한 자신을 반면교사 삼아 친구들은 그런 일에

휘말리지 말라고 덧붙였다 결국 그 친구는 평범하지만 오래 된 진리를

잠시나마 잊은 자신에 대한 반성으로 끝을 맺었다 lsquo콩 심은 데 콩 나

고 팥 심은 데 팥 난다rsquo 글middot우찬제(문학평론가middot서강대 문학부 교수)

중앙포토

소통과 공감

64 2014414 위클리 공감

64-소통과공감indd 64 2014-04-11 오전 20452 표지 253-최종indd 146 2014-04-11 오전 20821

Page 12: 위클리 공감 253호

21-도비라indd 12 2014-04-11 오전 14459

기획특집

실력과 열정으로 뭉친

ldquo나는 여성 과학기술인이다rdquo

경제활동에 참여하는

여성들이 늘어나고 있지만

과학기술 분야에

종사하는 여성을 찾기란

쉽지 않습니다

기술middot공학middot과학 분야는

남성적 영역이라는 인식이 여전하고

결혼과 출산 육아 등으로

경력이 단절되는 경우도 많기 때문입니다

  

과학기술 분야에서

활약하거나 경력 단절에서 돌아온

여성 과학기술인들을 만났습니다

이들은 하나같이 여성의

섬세함과 친화력이

한국 과학 발전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다고 말합니다

과학기술 분야에서

여성들의 활약이

더욱 많아지기를 기대합니다

일러스트middot이철원

21-도비라indd 13 2014-04-11 오전 14502

22 2014414 위클리 공감

ldquo여 성과학기술인 육성은 국가적 과제이다rdquo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해 8월 열린 국제여성과학기술인

대회(BIEN 2013)에서 한 말이다 박 대통령은 ldquo여성의 섬세한 감

성과 기술은 창조경제의 중요한 자산rdquo이라며 ldquo능력 있는 여성 인

재들이 출산과 양육 때문에 꿈을 포기하지 않고 경력 단절이 발

생하지 않도록 적극 지원하겠다rdquo고 약속했다

창조경제를 이끌 핵심으로 꼽히는 여성과학기술인의 사회활

동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남성에 비

해 여전히 낮은 수준이며 짧은 근속기간에 이직이나 퇴직하는

경향도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미래창조과학부(이하 미래부)에 따르면 2012년 말 기준으로

공공 연구기관과 대학 기업연구소 등 과학기술계에 진출해 있는

여성은 4만2323명으로 전체 과학기술인의 190퍼센트인 것으로

조사됐다 전년도 여성과학기술인의 재직 비율보다 16퍼센트포

인트 늘어난 수치다 2012년 신규 채용된 여성과학기술인은

5651명으로 과학기술계 전체 취업자의 246퍼센트를 차지했다

여성과학기술인 재직middot승진middot보직자 비율 증가 추세

여성과학기술인들이 연구소장이나 책임연구원 등 기관에서 보

직을 받은 사례도 소폭 늘었다 2012년 말 기준으로 주요 보직을

가진 여성과학기술인은 2134명으로 전년에 비해 01퍼센트포인

트 늘었다 전체 보직자 가운데 70퍼센트였다

여성 보직자 비율은 2006년 이후 07퍼센트포인트 증가했으

며 2008년 이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승진자 비율은 전년

보다 11퍼센트포인트 오른 118퍼센트(1216명)로 집계됐다

연구과제 책임자의 여성 비율도 비슷한 경향을 보였다 연구과

제 책임자 규모는 8915명으로 전년 대비 07퍼센트포인트 증가

해 2201명(78퍼센트)에 달했다

고학력 여성과학기술인 육성도 성과를 보이고 있다 이공계

대학 입학 여학생 비율은 2006년 이후 등락을 반복하다 최근 2

년 연속 감소했으나 2008년과 비교하면 04퍼센트포인트 증가

한 270퍼센트를 기록했다 대학교 이공계 전공분야 여학생 수는

22만6692명으로 전체 학위과정 학생의 284퍼센트를 차지했다

눈여겨볼 것은 석middot박사 등 고학력 여성과학기술인이 늘어나

고 있다는 점이다 2012년 말 기준으로 이공계 전공 석사 학위과

정 졸업자는 5656명으로 전년 대비 293명(54퍼센트) 박사 학

ldquo여성의 감성middot기술은 창조경제 자산rdquo박근혜 대통령 ldquo출산middot양육으로 꿈 포기 않고 경력단절 없도록 적극 지원rdquo

과학기술 여성파워시대기획특집

자료middot미래창조과학부

여성과학기술인 전체 재직현황(2009~2012)

2009

총 33991명

19934

14057

2010

총 36360명

19526

16834

2011

총 37688명

20747

16941

2012

총 42323명

21708

20615

106

173

311

173

308

174

312

190

333

114 112130

비정규직 여성정규직 여성 정규직 여성

전체 과학기술인 중 여성 비율비정규직 여성

22-23-기획-총론indd 22 2014-04-11 오전 14621

위클리 공감 2014414 23

위과정 졸업자는 1127명으로 전년 대비 58명(54퍼센트) 늘어

났다

수적인 증가세에도 불구하고 여성과학기술인은 기관 유형에

관계없이 근속기간 3년 미만의 단기 이middot퇴직 경향이 높았다 민

간 기업연구소와 이공계 대학은 3년 미만 이middot퇴직 비율이 각각

564퍼센트와 552퍼센트에 달했고 공공 연구기관도 329퍼센

트로 전체 이middot퇴직자 중 큰 비중을 차지했다

이처럼 여성과학기술인의 사회middot경제활동 지속성이 남성에 비

해 많이 저조한 이유는 여성과학기술인 롤모델 부재와 결혼 이후

생애주기로 인한 경력 단절 때문이다

ldquo일과 가정 양립시킬 수 있는 환경 조성에 노력rdquo

실제 과학기술인으로서 전문성을 갖추기 위해서는 학부 과정 4

년과 석middot박사 과정 5~7년을 거쳐 외국유학까지 일반적으로 10

년 이상의 시간이 필요하다

결국 평균 나이 32~35세가 되어 결혼 적령기를 넘어서게 되

고 가임 가능성도 상당히 감소한다 여성으로서의 삶과 과학기

술인으로서의 전문성이라는 양갈래 길에서 고학력 여성과학기

술인들의 고민은 커질 수밖에 없다 박 대통령이 경력단절 여성

의 지원을 강조한 이유이다

현재 정부는 미래부 산하 한국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를 통

해 여성과학기술인들을 위한 다양한 지원프로그램을 개발 제공

하고 있다

미래창조과학부 미래인재기반과 정동준 사무관은 ldquo여성과학

기술인들의 신규 채용 및 보직middot승진자 비율이 증가한 것은 매우

바람직하다rdquo며 ldquo더욱 많은 여성과학기술인들이 일과 가정을 양립

시킬 수 있는 환경에서 연구하도록 제도적 지원을 다하겠다rdquo고 말

했다 글middot최재필 기자

한국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

여성과학기술인 육성과 지원의 첨병 역할

여성과학기술인 육성과 지원의 첨병은 미래창조과학부 산하 재단법인

한국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WISETmiddotCenter for Women in Science

Engineering and Technology 이하 위셋)이다

2011년 출범해 올해로 3년째를 맞는 위셋은 여성과학기술인을 위한

정책 및 기획기능 수행은 물론 여성과학기술인의 전 생애주기에 걸친

통합 지원을 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여성과학기술인 지원사업인 lsquo4W

사업rsquo이다 4W 사업은 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WIST) 여성과학기술

인middot여학생 멘토링 프로그램(WISE) 여학생 공학교육선도대학지원사업

(WIE) 여성공학기술인력양성사업(WATCH21)이다

특히 위셋은 여성과학기술인 양성을 위해 다양한 사업을 추진한다

신진과 경력 여성과학기술인력 지원 사업 중middot고middot대학교의 이공계 여

성인재 육성 사업 등이 주요 내용이다

이를 위해 공학분야 진학 촉진을 위한 여학생 공학주간 행사를 전국

적인 규모로 운영하고 있고 여대학(원)생 공학연구팀제와 멘토링 펠로

우 프로그램을 통해 이공계 여성들을 위한 창의적인 경험도 제공한다

또한 프로그램 형태였던 위셋 아카데미를 사업화시켜 좀 더 체계적

으로 운영한다 2월부터 시작된 위셋 아카데미는 올해 과학기술 분야

여성 일자리 창출을 목표로 대학생 미취업자 경력단절여성 비정규직

등 이공계 여성 3500명 교육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아카데미 운영내용

은 경력단계별로 3단계 주기(경력단절 복귀rarr경력도약 성장rarr리더양

성)로 나눠 짜여졌다

진로진학상담교사협의회와 업무협약(MOU)을 맺어 전국 진로진학

상담교사를 통해 이공계 분야에 대한 기회를 알리고 특히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가진 여성과기인을 위해 글로벌 스타트업(Start-up) 과정을

지원할 계획도 갖고 있다

이밖에도 고용기관과 구직자 사이의 중개 네트워킹 기회 제공과

일middot가정 양립 운영모델 개발 벤처와 협동조합 설립 지원 사업 등 여성

과학기술인의 역량 함양을 위한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과 네트워킹 기

회도 제공한다

문의 02-6411-1000 wwwwisetr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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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2014414 위클리 공감

대 전시 유성구에 본부를 둔 국방과학연구소는 국내 유일의

국방연구개발 전문기관이다 주성진(50) 박사는 국방과학

연구소의 제1호 여성 연구원이다

ldquo운이 좋았어요 대학 졸업 무렵 남자 동기들이 병역특례기관

인 국방과학연구소에 지원하는 모습을 보고 함께 지원했는데

동기들은 군대 보내고 제가 들어오게 된 거예요 하하rdquo

주 박사를 국방과학연구소 인근 대전국립현충원의 호국장비

야외전시장에서 만났다 전시장의 구형 전투기와 초계기 등의 모

습은 지금의 국방과학연구소 이미지와 대조적이다 자주국방을

목표로 1970년 설립된 국방과학연구소는 우리의 국방과학기술

수준을 세계 230여 국가 중 10위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데 중추

적 역할을 해 왔다

한양대 수학과를 졸업한 주 박사는 1989년 2월 연구소에 입

소 그간 국무총리 표창 여성과학자상 국방부 장관 표창 방위

사업청장 표창 국방과학상 등을 수상했다

ldquo대부분의 무기체계 관련 연구는 수많은 연구원의 협력으로

개발됩니다 그 과정에서 수상도 하게 된 것이죠rdquo

국방과학연구소는 대덕특구의 30개 정부출연연구기관 중 유

일한 국방부 산하 기관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덕특구에서

가장 여성친화적인 연구기관으로 꼽힌다 그 중심에는 주 박사를

중심으로 한 여성 연구원들의 적극적인 활동이 있었다 약 3천명

의 국방과학연구소 직원 가운데 여성이 약 300명이고 이 중 100

명 정도가 연구원이다

ldquo제가 연구소에 들어왔을 때에는 여자화장실이 없는 건물도

있었지만 지금은 새로 건물을 지을 때 모성보호실을 어디에 둘

지부터 고려할 정도로 여성친화적인 기관으로 변모했습니다rdquo

국방과학연구소는 2008년 4월 여성개발위원회를 정식 조직

으로 구성해 이 위원회를 중심으로 일middot가정 양립을 위한 활동을

과학기술 여성파워시대 국책기관 연구직기획특집

추진해 왔다 그간 대전 본부 내에 7개의 모성보호실을 설치했으

며 남성 직원을 위한 lsquo배우자 출산휴가제rsquo 도입을 이끌었다

또한 대전시 초middot중middot고교를 대상으로 과학특강 이공계 여대생

과의 멘토링 활동 연구소 내 경력 멘토링 활동 등을 추진했다

주 박사는 대한여성과학기술인회 수석총무 등 외부활동을 통해

서도 여성친화적인 연구개발 환경 조성에 힘쓰고 있다

ldquo대덕특구 내 10여 개 연구원 대표들이 월 1회 정기적으로 모임

을 갖고 여성친화적인 연구환경 조성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고 있

습니다 어떤 때에는 벤치마킹을 하면 쉽게 풀리는 일도 있어요rdquo

그는 lt누가 뭐래도 우리는 간다 이공계를 지망하는 여학생

을 위한 여성과학자 20인의 멘토링gt에 공저자로 참여(2010년)하

는 등 이공계 여대생들의 멘토로 활발히 활동해 왔다 그 역시 같

은 연구단지 연구원이던 남편과 결혼해 아들 둘을 키우면서 일

을 병행하는 어려움도 적지 않았다고 했다

ldquo똑같은 말을 해도 여자라서 그러나 하는 시각도 있었고 여자

를 출장 보내도 괜찮을까 하는 걱정도 있었지요 아직도 이공학

분야에서 여성은 소수에 해당합니다rdquo

ldquo위기가 기회 일단 하고 본다rdquo가 첫번째 신조

주 박사는 이공계 여대생들에게 멘토로 활동하며 가장 많이 들

려주는 말이 ldquo신조를 가져라rdquo라고 했다 그의 첫번째 신조는 lsquo위기

가 기회rsquo이다 주 박사는 원래 고교 때 문과였다가 너무나 수학 공

부가 하고 싶어 수학과를 지원했다 그런데 막상 대학에 가니 수

학2와 물리를 배우지 않아 애를 먹었다 이를 밤샘 공부로 극복

했다 그랬더니 오히려 동기들보다 실력이 나아지더라는 것이다

ldquo연구소 선택도 일종의 위기였어요 어릴 때부터 장난감 무기

를 갖고 놀고 군 복무를 해야 하는 남자들에게 무기는 lsquo본능rsquo에 가

까웠지만 여자인 저는 일일이 공부하고 외워야 했으니까요 하

ldquo국방기술 발전에 기여하는 보람 가져rdquo국방과학연구소 첫 여성 연구원 주성진 박사 ldquo신조를 갖고 넓은 눈으로 도전하라rdqu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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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 공감 2014414 25

김성

태 기

지만 그걸 공부로 극복하니 상도 받고 자리를 찾게 되더군요rdquo

이와 함께 lsquo이건 죽어도 아니다가 아니라면 일단 해 본다rsquo 그리

고 lt채근담(菜根譚)gt의 한 구절인 lsquo독수리는 조는 듯이 앉아 있

고 호랑이는 앓는 듯이 걷는다(응립여수 호행사병 鷹立如睡

虎行似病)rsquo를 신조로 꼽았다

ldquo독수리와 호랑이는 나는 것 걷는 것의 왕인데도 평소 모습은

초라하지요 이를 통해 두 가지 교훈을 얻는데 하나는 평소 내가

발톱 세우고 이빨 보이면 친구가 없다는 의미이고 또 다른 의미

는 남 역시 겉은 초라해 보여도 그 안에 독수리와 호랑이의 위엄

을 갖고 있을 수 있다는 교훈입니다 이 말에 학생들이 많이 공감

하더군요rdquo

여성 불모지에서 이 같은 깨달음을 얻으며 자신의 영역을 구

축해 온 주 박사는 현재 대외협력실장을 맡고 있다

ldquo최근 국방연구개발의 패러다임이 민간 참여 개방형 연구개발

을 지향하고 도전적middot창의적인 신기술 개방을 추진하는 방향으

로 바뀌고 있습니다rdquo

국방과학연구소는 지난 40년간 보이지 않는 곳에서 국방의 초

석을 닦았을 뿐 아니라 390여 개의 국방 기술을 민간과 방위산

업체로 이전하여 1조1200억원의 부가가치를 창출했다 주 박사

는 대외협력실장으로서 오는 5월 31일 경기도 일산 킨텍스에서

민군기술협력 페스티벌과 연계해 열리는 국방기술거래장터

(DTiMS) 게재 기술을 활용한 lsquo청년창업 경진대회 및 사업화 아

이디어rsquo 사업 진행도 맡았다

ldquo이공계 여대생뿐만 아니라 모든 남녀 지원자들에게 하는 말

이지만 우리 연구소에는 문middot이과 모든 전공자가 일하고 있습니

다 다른 연구소들도 lsquo정보rsquo나 lsquo한의학rsquo 등 이름이 붙는다고 관련

전공자만 선발하는 게 아니니 시야를 넓게 가지고 도전하기 바랍

니다rdquo 글middot박경아 기자

국방과학연구소의 첫 여성 연구원인 주성진 박사는 자신의 연구가 국가 안보에 보탬이 됐다는 것에 보람을 느낀다며 여성 이공계인들에게 소신을 갖고 넓은 눈으로 연구기관에 도전해 볼 것을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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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2014414 위클리 공감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뇌과학연구소 신경과학연구단

의 허여울(31) 박사는 올해 2월 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

(UST)를 졸업한 젊은 과학자다 박사후 과정을 밟으며 이제 막

과학자로서의 첫발을 내디딘 그에게 최근 좋은 소식이 날아들었

다 미국 해양생물연구소(MBL)가 주관하는 lsquo그라스 펠로우십

프로그램rsquo에 선발된 것이다 MBL은 55명의 노벨상 수상자를 배

출한 세계적인 비영리 사립연구소다

MBL 그라스 펠로우십은 신경과학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두

각을 나타내는 소수의 젊은 연구자들을 글로벌 석학들과 연결해

네트워크를 구축토록 하고 실험실을 직접 운영하는 기회를 제공

하는 프로그램이다 우수한 인력에게 체계적인 프로그램을 제공

할 뿐 아니라 체류비와 연구 비용 일체를 지원하는 것으로 유명

하다 전 세계 지원자들 가운데 매년 10명 안팎의 연구자만 선발

하는 이 프로그램에 국내 석middot박사 출신이 선발된 것은 이번이 처

음이다

허 박사는 ldquo지난해 MBL 교류프로그램에 참여했을 때 그라스

펠로우십 프로그램에 대해 처음으로 알게 됐다rdquo며 ldquo직접 실험실

을 구성해 주도적으로 연구할 수 있고 세계적인 연구자들과 교

류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어 기쁘다rdquo고 말했다 그는 ldquo3개월이

라는 비교적 짧은 기간 동안 수행하기에 의미 있는 프로젝트를

한국에서는 건강식품으로 분류되는 오미자차 인삼차 등 건강보

조식품을 일본에서 판매하기 위해서는 약사법에 의한 제조middot판

매middot수입 면허 및 허가middot승인이 필요하다 일본의 복잡한 수입 및 허가 절

차로 인해 많은 한국업체들이 오미자차 인삼차 수출을 포기하고 있다

(위생 및 식품 검역조치 사례)

허여울 박사는 5월부터 3개월 간 세계적인 석학들과 함께 신경과학 연구에 매진할 계획이다

과학기술 여성파워시대 세계로 나아가다기획특집

ldquo섬세하고 꼼꼼함과학분야엔 장점rdquo

KIST 허여울 박사 국내파 박사 최초 미국 해양생물연 구소 lsquo그라스 펠로우십rsquo 뽑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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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 공감 2014414 27

제시한 것이 주효했던 것 같다rdquo고 덧붙였다

허 박사는 박사학위 과정 중 관심을 가진 통증 관련 연구를 주

제로 제안서를 작성했다 그는 오는 5월부터 8월까지 MBL에서

대뇌 피질 내에 있는 다양한 신경세포들 중 통증 감소와 관련된

세포의 종류를 밝히는 일을 하게 된다

허 박사는 ldquo세포들이 특정 자극에 어떻게 반응하는지 알아보

고 특정 자극이 통증의 감소를 가져오는 작동 메커니즘을 규명

하는 연구를 진행할 예정rdquo이라며 눈을 반짝였다

ldquo고교 졸업 무렵엔 이공계 기피현상에 진로 고민도rdquo

허 박사는 국내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미국 오하이오주 그린넬대

학에 진학해 생화학을 전공했다 사람이 어떻게 생각을 하게 되

는지 그 원리가 궁금해 관련 수업을 수강한 것을 계기로 신경과

학 분야의 길로 접어들었다 그는 ldquo생물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화

학 공부가 필수라는 말에 기초과학 분야인 생화학을 전공으로

택했다rdquo며 ldquo반면 신경과학은 수학middot물리middot생물middot기계 등 학생들의

출신 전공이 저마다 다를 정도로 광범위한 융합적인 영역이라 흥

미로웠다rdquo고 말했다

학부를 마친 후 한국으로 돌아와 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

석middot박사 통합과정에 진학했다 주변 유학생들이 주로 해외 석middot박

사 과정을 선호하는 것과 달리 국내 대학을 선택한 것이다 허 박

사는 ldquoUST 신경과학 전공의 경우 커리큘럼과 강의의 질이 해외

석middot박사 통합과정과 견줄 만하도록 짜임새 있게 짜여져 있다rdquo며

ldquo여러 연구원들로 이루어져 있는 학교인 만큼 다른 전공의 학생

들과 교류를 장려하여 타 전공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요즘에

화두가 되는 융합연구를 진행하기에 유리한 면이 있다rdquo고 말했

다 국가 연구소인 만큼 최신 연구장비가 잘 갖춰져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었다

한국에서 대학을 나왔다면 lsquo02학번rsquo이었을 그는 ldquo고등학교를

졸업할 당시 학생들의 이공계 기피현상이 심해 진로에 대한 고민

도 많았다rdquo고 말했다 어려운 연구 환경과 과학자에 대한 인식 부

족이 가장 큰 문제였다 그는 ldquo아직까지 의사나 다른 전문직에 비

해 과학자에 대한 대우가 좋지 않은 게 국내 현실rdquo이라며 ldquo기초

학문을 연구하는 과학자들이 자부심을 갖고 일할 수 있도록 환

경이 개선됐으면 좋겠다rdquo고 말했다

어려운 현실과 달리 성별을 떠나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기에 과

학만큼 객관적인 분야도 없을 것이라는 게 허 박사의 생각이다

그는 ldquo과학의 긍정적인 면 중 하나가 세계 어느 나라 사람과도 과

학이라는 관심 분야 하나로 교류하고 공동 연구를 할 수 있다는

점rdquo이라며 ldquo국적이나 나이 성별로 차별당할 일이 없다rdquo고 말했

다 그는 ldquo오히려 여성 특유의 섬세함과 꼼꼼한 일 처리 능력이

과학에 있어서는 장점으로 작용할 때가 많다rdquo고 덧붙였다

허 박사는 MBL 파견을 앞두고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그는

ldquo책임자급 연구원이 되기 전에 스스로 계획을 세워 연구할 기회

가 생겨 기쁘다rdquo며 ldquo이번 펠로우십 경험과 네트워크를 잘 활용해

앞으로도 계속 미지의 세계인 신경과학 분야에서 인류에 도움이

되는 연구 성과를 내고 싶다rdquo고 포부를 밝혔다

올 여름 세계적인 연구소에서 연구에 매진할 생각에 들뜬 그

는 lsquo여성rsquo이나 lsquo국내 최초rsquo라는 타이틀을 제하더라도 충분히 빛나

는 과학자의 모습 그대로였다 글middot허정연 사진middot지미연 기자

KIST 허여울 박사 국내파 박사 최초 미국 해양생물연 구소 lsquo그라스 펠로우십rsquo 뽑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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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기술 여성파워시대 ITmiddot문화 융합 시도기획특집

서울대 라틴아메리카연구소의 백미숙 문화기획팀장은 통신

기술 개발의 선구자다 1980년대 중반 대덕연구단지에서

유선전화 교환기를 개발한 것을 시작으로 이동통신 화상통신

데이터통신 무선랜 공유기에 이르기까지 20여 년 넘게 통신장

비 개발을 주도해 왔다 백 팀장의 연구를 통해 통신기술 분야에

등록돼 있는 특허만도 7건이다 2011년부터 그는 오랜 꿈이었던

문화기획을 맡아 IT연구 경험을 살려 문화와 융합하기 위해 새롭

게 도전 중이다

그의 첫 연구 성과인 전전자교환기(TDX-10)는 각 가정에 유

선전화 공급을 늘리는 데 큰 기여를 했다 전전자교환기는 쉽게

말해 통화할 수 있게 연결해 주는 컴퓨터로 교환기 개발 전인

1980년대 초반만 해도 국내 기술이 없어 미국middot스웨덴 등의 수입

통신장비에 의존해야 했다 백 팀장은 대덕연구단지 연구원으로

국산 교환기를 개발하는 데 참여해 성공했다 그는 ldquo국산 교환기

개발로 유선전화를 어느 집에서나 쓸 수 있게 돼 자긍심도 있었

다rdquo고 말했다

10여 년 넘게 대덕연구단지에 있다가 1997년부터 2006년까지

대기업과 벤처기업 등을 거치며 통신기술 연구에 매진했다 휴대

폰이 막 상용화될 무렵인 1990년대 후반 현대전자(현 SK하이닉

스)의 책임연구원으로 이미 화상통신과 데이터통신용 핵심망 개

발을 마쳤다 벤처기업인 아이피원에서는 국내 처음으로 무선랜

공유기를 개발하는 데 성공해 KT에 납품하기도 했다 그 덕분에

아이피원은 매출 150억원 직원 수 50여 명의 회사로 성장했다

백 팀장은 ldquo통신기술은 빠르게 변하기 때문에 늘 현재 쓰는 기술

보다 한 발 앞서 고민해야 했다rdquo고 말했다

오랜 연구 성과로만 보면 과학자가 천성인 것 같지만 원래 그

의 꿈은 예술가였다 머리 속의 생각을 마음대로 그려낼 수 있는

화가를 꿈꾸던 무렵 부모님의 반대로 미대 진학은 포기해야 했

ldquo여성인 것을 잊으라 프로정신을 가지라rdquo서울대 라틴아메리카연구소 백미숙 문화기획팀장 ldquo못 이룬 예술가의 꿈이 보여요rdquo

지미연 기자

ldquo현 시대에 가장 필요한 것을 생각하고 만들어내는 게 과학자의 매력이에요rdquo 백미숙 팀장은 20여 년 넘게 통신기술을 연구한 베테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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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 공감 2014414 29

다 ldquo어릴 때 백화점의 쇼윈도를 보며 저 공간에 이야기를 입히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때부터 이미 문화에 관심이 많았던

거죠 벤처기업을 그만둔 후 미국 맨해튼에 갔더니 거리 문화가

흥미로웠습니다 그런 걸 보면서 문화와 IT를 접목하고 싶은 마

음이 들었어요rdquo

인사동 홈페이지 만들며 ITmiddot문화 융합 가능성 느껴

인사동 홈페이지(wwwhiinsacom)를 만든 것은 ITmiddot문화를 융

합하려는 첫 시도였다 문화 강좌를 듣고 축제 기획을 하며 경험

을 쌓다가 우연한 기회에 홈페이지 제작을 맡게 됐다 서울 인사

동을 하나의 브랜드로 만들기 위해서는 정보를 모아놓은 홈페이

지가 필요하다는 생각으로 진행한 프로젝트였다 그의 IT연구 경

험이 강점이 됐다 홈페이지 제작을 마친 후 지난해 종로구청으

로부터 공로상도 받았다

ldquo기술만 알면 사무적인 홈페이지가 되는 경우가 많고 문화만

잘 알면 적재적소에 기술을 활용하기 어렵잖아요 문화와 기술

두 가지를 모두 이해하고 있어서 재미있었어요 lsquo이 정보는 이쯤

에서 찾게 하면 좋겠구나 이 콘텐츠는 이런 방법으로 보여주면

흥미롭겠구나rsquo 하며 홈페이지를 만들 수 있었죠 잘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았을 때 ITmiddot문화 융합에 대한 가능성을 느낄 수 있었

어요 뿌듯했죠rdquo

IT 기술을 기반으로 문화를 생생하게 알리는 것이 백 팀장의

목표 중 하나다 그래서 증강현실이나 가상현실에 관심이 많다

현재는 서울대 라틴아메리카연구소에서 문화기획을 맡고 있다

언젠가는 생생하게 문화체험을 할 수 있도록 증강현실이나 가상

현실 등의 기술을 문화체험용 웹에 구현해 보고 싶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여성 과학자를 꿈꾸는 후배들에게 백 팀장은 ldquo여성인 것을 잊

으라rdquo고 당부했다 ldquo연구를 하다 보면 야근middot밤샘작업middot출장 등이

많아요 여성이 하기 힘든 부분이 분명 있죠 하지만 여성이기 이

전에 프로정신을 갖고 전문가가 되어야 합니다 여성이 아니라 일

하는 사람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뛰어들어야 성과를

낼 수 있죠rdquo 실제 그가 연구했던 한 팀의 경우 16명 중 15명이 남

성이었던 적도 있었다 하지만 백 팀장은 ldquo아이를 함께 돌봐야 해

서 힘들었지만 야근도 밤새는 일도 동료들보다 더 많이 하려 노

력했다rdquo고 말했다

그는 ldquo과학자로 성공하는 데 여성이 갖는 장점도 많다rdquo고 덧붙

였다 그 중 하나로 lsquo직감rsquo을 꼽았다 ldquo연구하면서 여성이 갖는 직

감이 장점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남성은 웬만큼 결과

가 보여야 판단하는 데 비해 여성은 상황의 맥락과 뉘앙스 등을

감지해 연구방향 수정 등에 대한 판단을 빨리 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대개의 여성이 남성보다 섬세하기 때문에 갖는 장점

이죠rdquo

그러면서 과학자가 되더라도 과학뿐 아니라 lsquo융합rsquo을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의료나 건축middot예술middot문화 등 다양한 분야와 과

학이 융합할 때 시너지를 낸다는 것이다 ldquo호기심을 가지고 다양

한 분야를 살펴봐야 합니다 궁금증이 많아야 해요 중요한 것은

호기심에 머무르지 않고 해결 방안까지 같이 고민해야 한다는 점

입니다 정보를 많이 얻고 이를 토대로 분석하는 습관을 길러야

합니다rdquo 글middot남형도 기자

백미숙 팀장이 2012년 만든 인사동 홈페이지(wwwhiinsacom) 초기 화면 1초 간격으로 바뀌는 인사동 사진을 전면에 시원하게 배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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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dquo그 때만 해도 금세 (직장을) 얻을 수 있을 거라 lsquo착각rsquo했지

요rdquo 이화여대 컴퓨터공학과 변해선(38) 연구교수는 요

즘 말로 lsquo경단녀(경력단절 여성의 줄임말)rsquo였다 연년생 두 아이를

키우는 엄마의 삶은 공학관 연구실의 작은 컴퓨터와 집뿐이다

ldquo아이를 둘 키워보면 전혀 다른 세계를 만나게 될 거예요rdquo 변 교

수는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의 지원으

로 복직에 성공하면서 두 마리 토끼를 잡고 있는 lsquo슈퍼 맘rsquo이다

고등학생 시절 컴퓨터 활용이 재미있었다는 변 교수는 소프트

웨어 전문가를 꿈꾸며 하루 9시간 이상 모니터 화면과 씨름했다

대학에 들어가서도 꾸준히 그 길만 고집했다 여성이라 불리하다

는 생각도 전혀 없었다 ldquo제가 학교를 다니던 1990년대 중반만 해

도 한창 인터넷 붐이 일었고 컴퓨터 업계에서는 경쟁력이 있었어

요rdquo 그래서 항상 lsquo하면 되겠구나rsquo 싶은 자신감이 있었다 딱 출산

전까지는 그랬다

박사학위를 받기 이틀 전 첫아이를 낳았다 변 교수는 이때부

터 모든 삶이 계획과는 다르게 흘러가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는

꾸준히 해 왔던 연구를 쉬면 도태된다는 생각에 산후조리 2개월

만에 lsquo박사후 연구원rsquo이 되었다 ldquo생후 3개월도 안 된 아이를 어린

ldquo아이들이 자랑할 엄마과학자 돼야죠rdquo변해선 이화여대 컴퓨터공학과 연구교수 ldquo참 어렵게 이 자리에 돌아왔어요rdquo

지미연 기자

한국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의 lsquo여성 과학인 경력복귀지원 사업rsquo을 통해 현업에 돌아온 변해선 교수는 ldquo(경력단절 기간 동안) 급변하는 IT 분야에서 어린 친구들이나 해외 박사들이 많아 쉽게 뒤처질 수 있다는 생각에 조급했다rdquo고 말했다

과학기술 여성파워시대 경력단절 딛고 복귀기획특집

오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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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 공감 2014414 31

이집에 맡기기 시작했어요rdquo

하지만 첫째를 출산한 지 8개월 둘째가 lsquo덜컥rsquo 생겨 버렸다 연

구 논문을 구상하기도 벅찬 시간 점점 무거워지는 몸을 이끌고

연구와 육아를 감당하기가 어려워졌다 임신 6개월째 그는 연구

실을 떠났다 박사후 연구원 1년차였다 ldquo떠날 때만 해도 금세 복

귀할 수 있을 줄 알았지요rdquo

연년생 두 아이의 육아는 그에게 lsquo충격적rsquo이었다고 한다 ldquo한 아

이만 키우는 것과는 완전히 달랐어요 새벽에 일어나 둘째에게

우유를 타주고 기저귀 갈아주고 첫째 옷 갈아입히고 그렇다고

(아이가) 인형처럼 가만히 있나요 한창 움직이면서 시리얼 엎고

어지럽히고hellip 잠깐 안 보는 새 연구 중인 모니터 앞에서 키보드

를 쿵쿵 두들기고 있질 않나 매일이 아찔했죠rdquo

한국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 덕에 연구현장 복귀

연구실이 그리워졌다 하지만 공백은 컸다 여기저기 지원해 봤지

만 계속 고배를 마셨다 그렇게 1년 2개월의 시간이 흘렀다 변 교

수의 세부 전공인 컴퓨터 네트워크 분야는 점점 길이 좁아졌다

그는 ldquo특히 IT분야는 워낙 급변하는데다 어린 친구들이나 해외

박사들이 많아 쉽게 뒤처질 수 있다는 생각에 조급한 마음도 있

었다rdquo며 ldquo막막하고 답답하고 불안한 시간이었다rdquo고 회고했다

그러던 어느날 메일이 도착했다 한국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

터(WISET)에서 lsquo2013 여성 과학인 경력복귀지원 사업rsquo을 한다는

모집공고였다 2012년에 시작한 이 사업에는 대학연구원 모집도

포함됐다 간절한 마음으로 지원서를 썼다 ldquo합격 통보를 받고 정

말 기뻤지요 공부했던 모교인데다가 일과 육아 두 마리의 토끼

를 잡을 수 있는 환경이 주어진 거죠rdquo

기쁜 마음으로 모교에 복귀했지만 적응은 쉽지 않았다 연구

와 육아를 병행하는 일은 생각보다 만만치 않았다 오히려 극심

한 우울증을 겪어야 했다 부부싸움도 늘고 엄마로서 해서는 안

될 생각까지 했다고 한다 포기하고 싶은 순간 변 교수는 오기가

생겼다 퇴근 후 밤 9~10시에 아이를 재워놓고 새벽 1시에 알람

을 맞춰 뒀다 쪽잠을 자고 일어나 연구에 몰입했다 ldquo경쟁에서

뒤처져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점점 커지더라고요rdquo 그는 이런 각

고의 노력 끝에 지난해 11월 교육부에서 주관한 lsquo리서치펠로우

프로젝트(모바일 클라우드 컴퓨팅 상호작용 지연 최소화를 위한

복합프레임워크 개발)rsquo를 맡으면서 연구교수가 됐다

요즘의 꿈은 두 가지다 ldquo연구자로 우리나라 소프트웨어 분야

에 기여할 수 있는 연구 실적을 내는 거죠 지금 실험이 마무리

단계에 있고요 조만간 논문을 발표할 예정입니다rdquo 그는 연구 이

야기를 하면서 커다란 눈을 반짝였다 두번째 꿈은 더 인상적이

었다 ldquo아이들에게 자랑스러운 엄마가 되는 거요 나중에 커서 아

이들이 lsquo우리 엄마는 과학자rsquo라고 자랑스러워할 수 있었으면 좋겠

어요rdquo 글middot박지현 기자

한국여성과학기술인 RampD 경력복귀지원 사업이란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가 출산middot육아 등으로

경력이 단절된 이공계 출신 여성(여성과학기술인)에 대해 다시 연구 현

장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업이다 여성들이 연구 현장 복귀

를 준비할 때부터 일자리에 정착할 때까지 패키지 형태로 지원한다

재취업 역량 진단을 통한 맞춤형 준비교육과 직업상담 일자리 추천

등을 한다 지속적으로 경력을 유지middot발전시킬 수 있도록 취업 중개도

돕는다 복귀 사업의 지원 규모는 여성 과기인 1인당 2천만원 이내로 최

장 3년까지 지원된다 2012년과 2013년 두 차례에 걸쳐 여성 과학자 복

귀사업을 벌였는데 70명 모집에 153명이 몰렸다 이 사업을 통해 현장

으로 돌아온 여성 과학기술인은 2012년 39명 2013년 58명이었다 이

들은 지금까지 국내외 학술지 논문 30편과 특허출원 9건을 내는 등 두

드러진 성과를 보이고 있다

문의 02-6411-1011~2 wwwwisetrekrreturn

ldquo두 아이의 육아를 연구와 병행하는 일은 생각보다 너무 어려웠다rdquo는 변 교수는 아이들에게 자랑스러운 과학자 엄마가 되고 싶다고 했다

오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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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기술 여성파워시대 과학과 인문학 통섭기획특집

ldquo미국 유학시절 아이가 아플 때면 유치원을 보낼 수도 내

가 학교 수업에 빠질 수도 없어 발을 동동 구른 적이 한

두 번이 아니었어요rdquo

45년간 화학을 연구해 온 황영애(68) 상명대 명예교수는 아직

도 그 시절만 떠올리면 가슴 한 편이 쿡쿡 아려온다 함께 박사과

정을 밟은 남편은 아이 문제나 집안일에 있어서 늘 뒷전에 있는

데 반해 과학자이기 전에 lsquo엄마rsquo였던 황 교수에게는 학업과 가정

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게 여간 고된 일이 아니었다

ldquo어느 분야나 일과 가정을 양립시키는 일이 쉽진 않겠지만 과

학 분야에서도 여성에게 유리한 점은 결코 없었어요 사회생활에

있어서의 문제라기보다는 결혼이나 육아로 인한 가정의 문제였

죠 혹자는 연구직이면 그래도 좀 편하지 않으냐고도 하는데 흔

히 생각하듯 하나 더하기 하나를 해서 원하는 결과가 나오는 게

아니니까요 밤새도록 실험하는 일도 잦은데 아이를 둔 엄마로서

는 쉬운 일이 아니죠rdquo

lt세계문학전집gt 읽기를 좋아하던 부끄럼 많던 여고생은 화학

수업을 하던 총각 선생님을 짝사랑하며 흥미가 생겼다 선생님이

아닌 화학과 본격적인 사랑에 빠진 건 이듬해 대학에 입학하면

서부터다

그가 대학에 입학하던 해 서울대 화학과 정원 30명 중 여학생

은 4명뿐이었다 황 교수는 ldquo그 정도면 당시로서는 적지 않은 수rdquo

라며 ldquo진로를 정하는 데 있어 여자 동기들과 선배들의 도움을 많

이 받았다rdquo고 말했다 이공계 여대생이 극히 드물던 시절 결혼middot

육아에 대한 고민을 나눌 유일한 대상은 처지가 비슷한 동료들

뿐이었다

ldquo흔히 여성 과학자의 강점으로 섬세함을 꼽는데 저는 손끝이

야물지를 못했어요 실험할 때는 꼼꼼함이 필수인데 그렇지 못해

ldquo화학에서 인생과 인문학을 보았어요rdquo황영애 상명대 명예교수 ldquo교수법에 응용해 제자들 이해 도와 보람 느껴rdquo

공부가 힘들게 느껴질 때도 많았어요 오랫동안 공부해 온 저도

그런데 학생들은 오죽할까 싶어 어떻게 하면 좀 더 쉽고 즐겁게

가르칠 수 있을까 고민했죠rdquo

그 고민의 해답은 인생에 있었다 황 교수는 화학적 원리에 인

간 관계를 대입해 강의했다 그는 ldquo과학으로서 화학을 바라보면

어렵게 느낄 수 있는 것도 인생에 빗대면 쉽게 이해되는 부분이

많다rdquo고 설명했다

ldquo과학 대중화가 곧 과학 발전rdquohellip 중middot고교 무료강의 희망

ldquo화학은 정확한 학문이에요 하나가 모자라면 상대방에게 내 것

을 내어주는 게 기본 원리죠 어느 물질 하나 무의미한 건 없어

요 가령 촉매제를 예로 들면 촉매라는 건 두 가지 물질이 반응

할 때 그걸 도와주는 물질이에요 그 반응에 적극적으로 참여하

면서도 자체 생성물을 만들지 않는 희생적인 물질이죠 제 할 일

을 묵묵히 하면서도 과시하지 않는 모습이 우리 인생에 깨달음

을 주지 않나요rdquo

lsquo화학에서 인생을 배웠다rsquo고 말하는 제자들이 하나 둘 늘어날

때마다 그의 보람도 늘었다 제자 중에는 그의 교수법을 벤치마

킹해 교단에 선 이들도 있단다 인문학적인 강연으로 과학적 이

해를 돕는 그의 수업 방식은 어찌 보면 대립각을 세우는 일로도

보인다

그러나 그는 인문학을 넘어 종교에서도 과학적 원리를 발견한

다 뒤에서 힘을 보태주는 중성자 이야기로는 lsquo겸손rsquo을 플라스마

의 산화 정신으로는 lsquo순교자의 삶rsquo을 풀어낸다 필수원소와 독성

원소는 lsquo선을 가장한 악rsquo을 제설제와 부동액은 lsquo기도와 눈물rsquo의 의

미를 이해하게 한다

ldquolsquo과학과 종교의 만남rsquo이라면 흔히 성경에 나오는 일을 과학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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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로 증명하는 내용일 것이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아요 하지

만 저는 종교적 현상을 설명하거나 증명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화

학이라는 학문이 신앙을 받아들이는 데 어떻게 도움이 되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어요 인문학도 그런 의미에서 과학과 대

치 관계에 있는 것이 아니라 접점에 있는 학문이라고 생각해요rdquo

황 교수는 자신의 강의 내용을 바탕으로 lt화학에서 인생을 배

우다gt lt화학에서 영성을 만나다gt라는 책을 출판했다 그 중 lt화

학에서 인생을 배우다gt는 교육부가 선정한 우수 과학도서로 꼽

히기도 했다

그는 저서를 내는 데 그치지 않고 직접 중middot고등학교를 돌며 무

료 강의를 펼치고 싶은 소망을 품고 있다 과학의 대중화가 곧 과

학의 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믿음 때문이다

ldquo과학 그 중에서도 기초과학 분야는 정말 중요한 학문입니다

기초과학이 튼튼해야 응용 분야도 발전할 수 있죠 미래 과학의

기초를 다지는 데 제가 조금이나마 역할을 할 수 있기를 바랍니

다rdquo 글middot허정연 기자

전민

규 기

황영애 명예교수는 45년간 화학을 연구middot강의한 경험을 바탕으로 과학의 대중화에 앞장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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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dquo철커덩철커덩 삐이익~rdquo

4월 7일 오후 울산 동구 현대중공업 본사 건설장비 시험

장 바닷가 옆에 있는 시험장의 모래언덕에서 거친 기계음을 내

며 굴착기가 앞뒤로 흔들리고 커다란 굴착기 버킷(굴착기 앞부

분에 달려 있는 바구니 모양의 구조물)이 수차례 회전하며 흙을

퍼내는 작업을 한다 굴착기가 움직일 때마다 거센 모래바람에

눈을 뜨기 힘들 정도다

30여 분쯤 지나자 작동을 멈춘 굴착기의 운전실 문이 열리고

선글라스를 낀 채 스카프로 코와 귀를 둘러싸고 안전모를 쓴 운

전사가 내린다 영락없는 건설현장 남성의 모습 같지만 이 회사의

건설장비 설계 분야에서 금녀의 벽을 허문 건설장비개발1부 굴착

기 설계부의 이선경(39) 차장이다

이 차장은 남성의 전유물로 여겨지는 건설중장비 설계 분야에

서 우먼파워를 과시하는 여성 엔지니어다 2001년부터 현대중공

업에서 근무하고 있다 울산대에서 자동차공학을 전공한 그의

업무는 굴착기 설계 및 개발이다

남성 중심의 건설장비 설계를 선택한 데는 lsquo도전정신rsquo이 큰 영

향을 미쳤다 이 차장은 ldquo용도나 중량의 차이는 있지만 자동차나

건설장비의 기본 원리는 비슷하다rdquo며 ldquo여성이라서 하지 못할 것

이라는 선입견을 깨고 싶었다rdquo고 말했다

지금은 14년차의 베테랑 설계사가 됐지만 그의 도전은 처음부

터 녹록지 않았다 lsquo휠로더rsquo lsquo스키드로더rsquo lsquo카울링rsquo lsquo데칼rsquo 등 낯선 건

설장비 전문용어와 기계를 익히는 것에도 진땀을 뺐지만 육체적

피로감은 큰 고충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굴착기 설계 분야는 현장에서 굴착기를 직접

시운전해 보고 현장을 발로 뛰며 남성 작업자들을 만나 의견을

듣는 등 강도 높은 육체노동이 뒤따르는 업무 특성 탓에 여성과

는 특히 거리가 먼 영역으로 여겨져 왔다

과학기술 여성파워시대 현장에 산다기획특집

하지만 이 차장은 이런 선입견을 하나씩 깨뜨렸다 남자 동료

들에게 뒤지지 않기 위해 꾸준한 운동으로 체력을 다지는가 하

면 잦은 야근이나 출장 등에서도 특혜를 받지 않았다 더 나은

제품 개발을 위해 굴착기 운전자격증을 따내는 열성을 보이기도

했다

그는 ldquo설계실뿐 아니라 각종 현장에서 설계한 굴착기가 제대

로 움직이며 작동하는지를 직접 점검하는 등 꼼꼼하게 챙겨야

더 나은 굴착기를 만들 수 있기 때문에 운전자격증까지 따면서

스스로 굴착기 프로가 돼야 한다rdquo고 말했다

이 같은 그의 열정과 여성 특유의 섬세함middot꼼꼼함은 제품의 완

성도를 높이는 데 기여하고 있다 이 회사의 굴착기가 업계의 호

평을 얻은 데는 여성 설계자들의 역할이 컸다는 게 업계의 평가

다 이 차장의 손을 거친 lsquo굴착기 9시리즈rsquo는 세계적 베스트셀러이

다 국내에서는 수년째 부동의 1위를 지키고 있고 해외로도 꾸준

히 수출되는 제품이다

이 차장은 ldquo여성이 보는 관점과 남성이 보는 관점은 다르다rdquo며

ldquo유저 인터페이스를 제품에 완벽히 반영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의

견이 나와야 하는데 그런 측면에서 여성 설계자들이 긍정적 역

할을 한다rdquo고 말했다

ldquo동등한 대우 바라면 당당하고 용감하게 도전을rdquo

여성 설계자들은 개발 업무뿐만 아니라 현장이나 부서에서 활력

소로서의 역할도 톡톡히 한다

이 차장은 ldquo부서 내 여성 설계자가 5명인데 경직된 조직문화

에서 윤활유와 같은 작용을 한다rdquo며 ldquo갈등관계에 있는 발주처와

의 미팅에서는 부드러운 분위기를 만들어내고 친근한 표현과 여

유 있는 태도는 현장 근로자와의 관계 개선에도 큰 역할을 한다rdquo

고 말했다

ldquo섬세함 살려 최고 굴착기 만들어야죠rdquo현대중공업 건설중장비 설계 이선경 차장 ldquo현장을 발로 뛰느라 육체노동 강도 세요rdqu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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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미

연 기

하지만 남성 중심의 조직에서 힘든 점이 없는 것도 아니다 그

는 ldquo아직까지 여성 직원의 업무능력에 대한 데이터베이스가 부족

하기 때문에 중장비 분야에 대한 여성의 이해도가 낮을 것이라

는 그리고 가정으로부터의 독립성에서도 남성에 미치지 못한다

는 선입견이 있다rdquo며 ldquo하지만 그것은 여성 스스로가 넘어야 할

산rdquo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성들이 스스로 가치관을 세우고

자신의 일에 자신감을 가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ldquo같은 월급

과 동등한 대우를 받기를 바라면서 쉬운 일만 하려고 든다면 어

떤 상사라도 중책을 맡기고 싶어하지 않을 것rdquo이라며 ldquo당당하고

용감하게 도전해야 한다rdquo고 말했다

이어 ldquo섬세하고 부드러운 여성만의 장점을 살려 건설장비 분야

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드는 것이 꿈rdquo이라며 ldquo현장에서 작업자

들과 함께 어울리며 세계 최고의 제품을 설계하고 싶다rdquo는 포부

를 밝혔다 글middot최재필 기자

현대중공업 건설장비개발1부에서 굴착기 설계를 맡고 있는 이선경 차장이 자신이 설계한 제품을 점검하고 있다

현대

중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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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기술 여성파워시대 기술로 승부기획특집

임형미(47) 한국세라믹기술원 에코복합소재팀장은 지난

2010년부터 산업통상자원부가 추진하는 10대 핵심소재개

발(WPMmiddotWorld Premier Materials)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

다 WPM은 수송기기용 초경량 소재 친환경 스마트 표면처리 강

판과 같은 미래형 신소재들을 개발하는 프로젝트다 임 팀장은

10대 프로젝트 중 한 분야인 나노카본(탄소섬유) 사업단에서 에

너지 절감을 할 수 있는 나노복합소재를 개발하고 있다 이번 사

업단에서 몇 안 되는 여성 책임자이기도 하다 그는 ldquo최근 방열

소재가 주목받고 있는 만큼 고온에서 표면의 전기 절연성을 유지

할 수 있는 세라믹 소재를 연구한다rdquo며 ldquo정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프로젝트인 만큼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rdquo

고 말했다

세라믹은 크게 첨단세라믹과 전통세라믹으로 나뉜다 전통세

라믹은 흙이나 모래 같은 원료를 이용해 불로 구워낸 도자기나

유리 등을 말한다 첨단세라믹은 자동차와 항공우주 등 첨단 기

술을 세라믹에 접목한 소재를 말한다

한국세라믹기술원은 첨단세라믹 연구기관으로 2000년 정부

출연기관으로 출범했다 2009년부터는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기

관으로 바뀌었다 한국세라믹기술원은 에너지환경middot전자middot기초

소재 융합 분야로 나뉘어 연구하고 있다

임 팀장이 이끌고 있는 에너지소재본부 내

에코복합소재팀에서는 세라믹 원료에 해당

하는 나노입자를 더 작게 만들거나 나노입

자의 특성을 응용한 나노기술 개발에 힘쓰

고 있다

그가 2000년 한국세라믹기술원에 입사할

때만 해도 여성 과학기술 연구원은 어디에서도

ldquo나노복합소재 개발 사명감이 큽니다rdquo한국세라믹기술원 에코복합소재팀 임형미 팀장 ldquo과학기술은 가장 진실한 학문rdquo

전민규 기자

임형미 팀장은 산업통상자원부가 추진하는 10대 프로젝트 중 한 분야인 나노카본 사업단에서 책임자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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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기 드물었다 또 과학기술이라고 하면 광물 자원 등과 같은 단

일 자원을 개발하는 수준이었다 그러나 한국세라믹기술원이 출

범하면서 변화를 맞았다

각 분야에서 세라믹기술원을 찾기 시작하면서다 당시 이화여

대 화학과를 졸업하고 미국에서 물리화학 박사학위를 받았던 임

팀장은 곧바로 지원했다 입사 지원 당시 전남대와 조선대에서

lsquo박사후 연구원rsquo으로 활동하고 있던 터라 전공을 살릴 수 있는 기

회였고 합격 소식을 들었다 임 팀장은 ldquo남편이 지방에서 근무했

기 때문에 주말부부로 지내야 하는 현실이었지만 남편의 전폭 적

인 지지 속에 일할 수 있게 됐다rdquo며 ldquo남편과 14년째 주말부부 생

활을 하고 있다rdquo고 말했다

ldquo기술개발로 기업middot소비자에 도움 줄 수 있어 뿌듯rdquo

임 팀장은 지난 4월 1일 수석 연구원으로 승진했을 정도로 인정

받고 있지만 그에게도 고비는 있었다 바로 2000년 분체팀으로

입사하면서다 분체(고체 입자가 많이 모여 있는 상태의 물체를

통틀어 이르는 말)는 공학 분야로 이학 전공을 한 그에게는 어려

움이 있었다

그렇게 1년 남짓 연구에 매진하고 있던 2000년 초 당시 한국세

라믹기술원장이 세라믹을 섬유에 응용할 수 있는 프로젝트 팀을

꾸리면서 기회가 온 것이다

그는 전남대에서는 흡착제와 석유화학 공정 등에 쓰이는 첨단

신소재인 제올라이트(제올라이트는 알칼리 금속 또는 알칼리토

류 금속을 함유하는 함수 알루미늄 규산염 광물의 일종) 촉매를

조선대에서는 세라믹 코팅제를 연구했다 그는 ldquo분체팀에 들어갔

지만 전공 분야가 아니어서 힘들었는데 회사에서 복합소재 개

발 얘기를 듣고 바로 참여하게 됐다rdquo고 말했다

그 이후 나노카본 복합소재 개발에 적극 뛰어들었다 그간 성

과도 있었다 대표적인 연구 성과물은 난연제(플라스틱의 내연소

성을 개량하기 위해 첨가하는 첨가제) 개발이다 예를 들어 지하

철 화재 시 인명 피해가 많은 이유는 유독가스로 인한 질식사 때

문으로 난연제 개발도 유독가스를 줄일 수 있는 방안이 된다 전

선소재도 나노입자 크기(한 변의 길이가 1천만분의 1미터 이하)의

무기물을 고르게 분사시키고 불에 잘 타지 않는 성질의 난연제

를 결합시키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임 팀장은 ldquo나노물질의 입자 크기는 눈에 보이지 않지만 나노

기술은 우리의 건강과 환경 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요한 기

술rdquo이라고 말했다

또 기업과 협업해서 개발한 연구도 있다 기술원은 개인 연구

개발도 중요하지만 기업이 필요로 하는 기술도 개발한다 그는

ldquo기술 개발을 하면 기업들에 기술을 이전하기도 하지만 자체 예

산이 많지 않아 예산 확보를 위해 기업이 의뢰한 기술을 협업해

개발하는 프로젝트가 많다rdquo고 말했다

대표적인 것 중 하나가 2012년 LG전자와 함께한 휴대폰 유리

기판 표면온도 저감용 코팅제 연구다 휴대폰을 오래 사용하다

보면 휴대폰이 발열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발열을 줄이기 위한

기술 연구를 LG전자가 의뢰하면서 연구에 매진해 발열을 줄일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현재는 LED 분야 중소기업과 LED 형광등 커버를 개발 중이

다 그는 ldquo과학기술은 측정과 관찰을 통해 결론을 얻는 만큼 정

확하고 진실한 학문rdquo이라며 ldquo기술 개발로 기업은 물론 소비자들

에게도 도움이 될 수 있어 매우 뿌듯하다rdquo고 말했다 이어 ldquo과학

기술 분야에 진출하는 여성들의 숫자가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rdquo고

덧붙였다 글middot김성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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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올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개와 고양이 등 반려동물들의

질병을 체크할 수 있는 진단키트를 개발하는 회사다 동

물 진단키트란 사람의 임신 진단키트와 같이 반려동물의 혈액이

나 분비물을 떨어뜨려 10분 이내에 질병 유무를 곧바로 알 수 있

게 해 주는 제품이다 한 줄이면 음성 두 줄이면 양성 반응을 나

타낸다 김정미(51) 베트올 대표는 ldquo국내에서는 잘 알려지지 않은

기업일 수 있지만 해외 동물 의료시장에서는 꽤 유명한 기업rdquo이

라고 소개했다

실제로 베트올은 107개국에 30여 개 질병 진단키트 제품을

수출한다 지난해 1분기 매출의 991퍼센트가 해외에서 나왔을

정도다 김 대표는 ldquo국내에서는 반려동물에 대해 관심 있는 질병

수가 4~5개에 불과하지만 해외에서는 사람이 가지고 있는 질병

처럼 반려동물 질병에 대한 관심이 높기 때문rdquo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창업한 지 7년 만에 세계 동물 의료시장에서 다섯 손가

락 안에 꼽히는 기업으로 성장했다 연구원과 생산직원을 다 합

쳐도 28명밖에 안 되는 기업이 말이다 2006년 12월 창업한 첫

해에도 매출을 올렸다 이에 대해 그는 ldquo좋은 물건을 빨리 만들고

잘 팔았기 때문rdquo이라고 대답했다 이런 자신감에는 그가 학교에

서 공부한 이론과 실무 경험이 바탕이 됐다

김 대표는 이화여대 생물학과를 졸업한 후 미국 오스틴 텍사

ldquo충분한 역량middot경험 쌓은 뒤 43세에 창업rdquo김정미 베트올 대표hellip 동물 질병 진단키트 개발로 7년 만에 세계 5위권 성장

지미

연 기

김정미 베트올 대표는 창업 7년 만에 반려동물의 질병 진단키트를 107개국에 수출하고 있다

과학기술 여성파워시대 과학도로 창업 도전기획특집

박상

문 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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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 공감 2014414 39

스주립대에서 약리middot독성학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MIT 박사후

연구원 과정을 마쳤다 한국에 들어와 1997년 국립보건원에서

책임연구원으로 근무한 뒤 바이오 업체인 바이오메드랩과 이수

그룹의 바이오 계열사인 이수앱지스에서 인체 질병과 동물 질병

연구를 했다

바이오메드랩 연구원 재직시절에는 자궁암 진단키트인 lsquo자궁

암 진단용 DNA 칩rsquo을 개발했다 한국 식약청 허가를 받아 현재

병원에서 사용되고 있다 이후 이수앱지스로 옮겨 인체 진단과

관련 제품을 연구하고 개발 판매까지 총괄하는 진단사업팀장을

5년간 지냈다 그는 ldquo국립보건원 공무원 생활을 하고 바이오 회

사에서 제품을 만들어 상용화하는 모든 과정을 경험한 것이 창

업하는 데 큰 자산이 됐다rdquo고 말했다

자신감이 생긴 김 대표는 창업을 하기로 결심했다 당시 나이

43세였다 그는 ldquo지금까지의 경험과 역량으로 충분히 승산이 있

다고 생각했다rdquo고 말했다 그는 이수앱지스에서 함께 지내온 연

구원들과 함께 힘을 모아 시작하기로 했다 그러나 제한된 자본

력과 소수 인력으로는 지금까지 했던 인체형 질병 진단키트 시장

은 어렵다고 판단했다 결국 고민 끝에 반려동물 시장으로 방향

을 틀었다 그는 ldquo동물 진단키트는 사람을 위한 키트와 기술이 유

사해 제조 원가가 비슷한 반면 판매 가격과 경쟁률은 크게 차이

가 난다rdquo고 말했다 이어 ldquo전 세계 동물시장은 해마다 10퍼센트

이상 증가하는 블루오션인 만큼 성장 가능성이 크다고 확신했

다rdquo고 덧붙였다

ldquo창업은 철저히 준비하고 정책자금 적극 이용을rdquo

그러나 어려움도 있었다 바로 연구개발비다 김 대표는 정부에서

지원받을 수 있는 방법을 알아보기 시작했다 그는 ldquo사업성이 높

은 만큼 성공할 자신이 있었다rdquo며 ldquo중소기업청 농림부(현 농림축

산식품부) 경기과학기술진흥원 등에서 내놓은 과제에 참여해

연구개발비를 확보했다rdquo고 말했다 실제로 베트올은 2007년 9월

산업자원부(현 산업통상자원부)의 lsquo신기술보육사업rsquo으로 선정돼

기술개발 자금을 지원받았고 2008년에는 중소기업청의 lsquo중소기

업기술혁신사업rsquo에 뽑혔다 김 대표는 ldquo창업을 생각한다면 우선

철저히 준비하고 정부의 정책자금을 적극 이용하라rdquo고 조언했다

지원 끝에 베트올은 lsquo개 심장사상충rsquo lsquo개 홍역rsquo lsquo개 장염rsquo 등 세 가

지 종류의 질병을 체크할 수 있는 진단키트를 개발할 수 있었다

베트올 진단키트는 국내 수의사는 물론 세계 바이어들에게 호

평을 받으면서 제품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다 이제는 lsquo어디에 팔

까rsquo 고민을 하는 게 아니라 기업에서 lsquo필요한 제품을 만들어 달라rsquo

는 주문이 들어올 정도다 빠른 시간 내 시장을 선점할 수 있었던

이유는 김 대표가 직접 제품을 들고 해외 바이어를 만나고 뛰어

다닌 덕분이다 그는 ldquo제품을 만든 사람이 가장 잘 팔 수 있다고

생각한다rdquo며 ldquo아직도 제품의 기술영업과 기술지원을 직접 하고 있

다rdquo고 말했다 베트올은 물건을 믿고 팔 수 있는 백신회사나 제약

회사 등을 선정해 계약을 맺는다 거래처가 65개사에 달한다

현재 전 세계 동물 진단키트시장 규모는 2조원이다 대표 기업

으로는 아이덱스와 헤스카 신바이오텍스 등 미국의 3개사와 유

럽의 2개사 정도다

김 대표는 ldquo우리 기업만의 기술경쟁력이 있는 만큼 몇 년 안에

아이덱스와 어깨를 견줄 수 있을 것rdquo이라고 자신했다 이어 ldquo앞으

로 진단키트뿐 아니라 진단부터 치료까지 할 수 있는 의료기기

개발에도 힘쓸 것rdquo이라고 말했다 올해에는 개와 고양이 질병 진

단키트에 이어 말에 대한 질병 진단키트를 출시할 계획이다 그

는 ldquo창업할 때 가장 시간을 많이 투자하고 전문성을 가져야 한

다rdquo며 ldquo일할 때에는 여자라는 생각을 버리고 일해야 한다rdquo고 말

했다 글middot김성희 기자

베트올이 개발한 반려동물들의 질병을 체크할 수 있는 진단키트

베트

38-39-기획-김정미indd 39 2014-04-11 오전 15414

40 2014414 위클리 공감

공감 인터뷰

인터넷 없는 세상을 상상할 수 있을까 우리 생활 전반에 자

리 잡은 인터넷 덕분에 편리한 생활을 영위하고 있지만 개

인정보 유출 바이러스 유포 등 사이버 범죄에 대한 우려도 만만

치 않다 이 같은 걱정에서 벗어날 수 있는 안전한 정보통신 사회

를 만들기 위해 활동하는 사이버 보안전문가 lsquo화이트 해커rsquo의 세

계에 뛰어든 고교생이 있다

지난 4월 2~3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전 세계 화

이트 해커들의 해킹방어기술 경연대회 lsquo코드게이트(CODEGATE)

2014rsquo 주니어부 우승자인 선린인터넷고 3학년 임정원(18) 군이다

이번 대회에는 지난 2월 온라인으로 치러진 예선전을 포함 역

대 최대 규모인 전 세계 74개국 1200개팀 2968명의 정보보안

인재들이 참가했다 lsquo코드게이트 2014rsquo에서 세계 최초로 열린 주

니어 해킹방어대회에도 24개국 378명이 참가했다

7회째인 올해 대회는 해외 참가팀의 비중이 58퍼센트였으며

지난해 개최된 세계 최대 해킹대회인 lsquo데프콘rsquo(예선참가 917개팀)

규모도 뛰어넘었다

우리나라는 단체전인 일반부에서 아쉽게도 우승팀을 내지 못

했으나 개인전인 주니어부에서 1위부터 3위까지 휩쓸었다 특히

우승자인 임 군은 총점 1340점을 획득해 880점으로 2위를 차지

한 김범수(18middot개포고 3년) 군과 큰 점수 차를 보였다

ldquo어릴 때부터 게임보다 프로그래밍에 관심이 컸어요rdquo

ldquo어릴 때 집에 있는 컴퓨터를 하면서 궁금증이 생겼어요 컴퓨터

에서 운영되는 프로그램들이 어떻게 만들어지는 걸까 하고요

그래서 초등학교 2학년 때 직접 프로그램을 만들고 싶은 마음에

혼자 책을 보면서 공부를 시작했어요rdquo

임 군은 lsquo학원을 다녔다rsquo lsquo컴퓨터를 잘하는 집안 어른에게 배웠

다rsquo 정도의 답변을 기대하며 던진 질문에 대해 lsquo독학rsquo이라는 의외올해 처음 열린 코드게이트 2014 주니어부 우승자인 임정원 군은 우리나라의 사이버 안보를 지키는 정보보안 전문가를 목표로 공부하고 있다

지미

연 기

ldquo사이버안보 지키고 싶어요rdquo선린인터넷고 임정원 군 해킹방어기술 올림픽 lsquo코드게이트 2014rsquo 주니어부 우승

40-41-공감인터뷰indd 40 2014-04-11 오전 15526

위클리 공감 2014414 41

의 답을 내놓았다 초등학교 저학년 또래라면 컴퓨터 게임이나

인터넷 검색 등에 관심을 보이는 것이 보통인데 임 군은 그것을

가능하게 만든 프로그램에 흥미를 보인 점도 남달랐다

ldquo그 당시 보던 책 중에 lt철벽보안을 위한 역공격 해킹gt이라는

책이 있었어요 그 책을 보면서 정보보안에 빠져들었고 나중에

는 책이 뜯어질 정도로 반복해서 읽었어요rdquo

남다른 관심과 열성으로 임 군은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 2년

간 서울 중부교육청의 정보영재로 중2 때는 서울대학교 과학영

재교육원 정보영재 프로그램에 선발되어 영재 교육을 받았다

ldquo책에 나온 내용들을 보면서 정보보안에 대해 본격적으로 공

부해 보고 싶은 욕심이 생겼어요rdquo

특성화고에서 체계적으로 공부할 길 찾아

임 군이 특성화고인 선린인터넷고에 진학한 것도 정보보안에 대

한 공부 욕심이 커서였다고 한다 임 군의 부모는 특목고 진학을

원했으나 ldquo본격적으로 정보보안에 대한 공부를 해 보고 싶다rdquo는

임 군의 강한 고집에 밀려 특성화고 진학을 허락했다고 한다

ldquo선린인터넷고의 교육과정과 동아리활동에 대해 알아보니 제

가 더 알고자 했던 것들을 제대로 배울 수 있을 것 같다는 기대

감이 들었어요 실제로 입학해서 공부해 보니 수업 내용이 충실

하고 동아리활동도 활발해 부족한 점을 많이 채울 수 있었어요

lsquo레이어 세븐rsquo이라는 동아리에 가입했는데 뛰어난 선배들이 문제

를 해결하는 모습을 가까이서 보고 함께 연구활동을 할 수 있어

서 너무 좋았어요rdquo

선린인터넷고에 진학해 정보보안에 대해 체계적으로 공부할

수 있는 길을 찾게 된 임 군은 각종 대회에 진출하면서 좋은 성과

도 냈다 2013년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개최한 lsquo제1회

ETRI 주니어 해킹대회rsquo에서 우승하는 등 총 7개의 해킹방어대

lsquo화이트 해커rsquo들의 축제인 코드게이트 2014의 외국인 참가자

코드

게이

트 2

014

사무

회에 참가해 그 가운데 2개 대회에서 2위에 입상하고 5개 대

회에서 1위를 하는 등 놀라운 실력을 보여주었다

ldquo대회에 나가면 내가 어느 정도 수준인지 부족한 점은 어떤

건지를 알 수 있어 좋아요 이번 대회는 세계 최초의 주니어 국제

해킹방어대회이자 제가 나갈 수 있는 마지막 주니어 대회였기에

더욱 의미가 있었는데 이렇게 좋은 성적을 거둬 정말 기뻐요rdquo

임 군은 지난해 9월부터 한국정보기술연구원(KITRI)의 차세

대 보안전문가 양성과정 베스트오브베스트(BoB)에 지원해 교육

을 받아왔다

8개월간의 교육과 프로젝트 진행 등을 통해 실력을 인정받아

120명의 교육생 중 lsquo베스트 10rsquo에 선정되어 lsquo국가대표 화이트 해커rsquo

라는 영예를 얻고 지난 3월 캐나다에서 열린 정보보안 컨퍼런스

lsquo캔섹웨스트(Cansecwest)rsquo에 참가하기도 했다

임 군은 BoB 교육과정 중 마이크로소프트사 윈도 익스플로

러 프로그램의 보안 취약점을 발견하기도 했다

ldquo아쉽게도 분석이 완료되기 전에 마이크로소프트사에서 보안

패치를 내놓아 해결이 됐어요 제가 분석하는 동안 먼저 발견한

다른 연구자가 제보를 한 거겠죠rdquo

임 군은 ldquo캐나다에서 정보보안 컨퍼런스에 참가해 최신기술에

대한 발표를 보면서 앞으로 갈 길이 멀었다는 생각이 들었다rdquo면

서 ldquo공부하면 할수록 배워야 할 것이 너무 많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rdquo고 말했다 그리고 자신의 포부를 밝혔다

ldquo여러 사람들과 함께 연구하면서 실력을 키워나가고 싶어요

그래서 대학에 진학해 정보보안을 전공하고자 합니다 기회가 주

어진다면 국가기관에서 우리나라의 사이버 안보를 지키는 일을

하고 싶습니다rdquo

한 고교생의 가슴에 사이버 보안전문가의 꿈이 영글고 있

었다 글middot이윤진 객원기자

40-41-공감인터뷰indd 41 2014-04-11 오전 15530

42 2014414 위클리 공감

스마트폰 중독hellip ldquo자녀와 함께 풀어요rdquo친밀한 소통과 사용한계 정하고 자율성 높이는 lsquo친middot한middot자rsquo 매뉴얼 보급

교육정보

지난해 이동통신 3사의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청소년(만

19세 미만) 약 540만명이 스마트폰을 갖고 있다 한국정보

화진흥원이 지난해 분석한 청소년 스마트폰 중독률(255퍼센트)

은 인터넷 중독률(117퍼센트)보다 2배 이상 높고 전년대비 71퍼

센트포인트 증가하여 성인(89퍼센트)의 29배 수준에 달했다

스마트폰에 빠지기 쉬운 청소년 자녀에게 스마트폰 사용을 줄

이라고 조절하라고 지도하는 것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24

시간 따라다니며 잔소리를 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스마트폰에 빠

져들기만 하는 자녀를 대체 어떻게 지도해야 할까

여성가족부는 청소년의 올바른 스마트폰 이용습관 형성을 효

과적으로 돕기 위해서 스마트폰 과다 이용 청소년 상담 부모교

육 치료 관련 매뉴얼을 개발하여 보급하고 있다

이 매뉴얼은 지난해 한국청소년상담복지개발원이 중심이 되어

서울대middot중앙대middot을지대 등 학계 전문가와 현장 실무자 교사 및 학

부모 등이 참여하여 제작한 것으로 lsquo스마트폰 중독 청소년 상담 매

뉴얼(개인middot집단)rsquo lsquo스마트폰 중독 청소년 부모교육 매뉴얼rsquo lsquo스마트

폰 중독 청소년 치료 매뉴얼rsquo 등 3종(4권)으로 구성되었다

ldquo스마트폰은 중독성 강한 기기임을 먼저 이해하자rdquo

lsquo상담 매뉴얼rsquo은 청소년이 스마트폰의 강박적 사용을 줄이기 위해

자신의 사용 패턴을 스스로 이해하여 조절할 수 있도록 구성돼

있다 특히 개인상담과 집단상담으로 구분해 상담효과를 높이고

상담과정에서 자율성을 높이도록 제작됐다

lsquo부모교육 매뉴얼rsquo은 부모가 스마트 기기를 이해하고 자녀가

스마트폰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도록 지도할 수 있는 lsquo친middot한middot자 스

마트폰 자기조절 양육 원리rsquo 등을 소개하고 있다

lsquo부모교육 매뉴얼rsquo은 부모들에게 먼저 자녀들이 사용하는 스마

트폰의 순기능과 역기능을 이해할 것을 권한다

스마트폰은 언제 어디서든 액정만 터치하면 스마트 세상에 들

어갈 수 있어 어느 기기보다 중독성이 심하다는 미디어 특성을

갖고 있다 발달적 특성상 청소년기는 신체적middot정신적 변화를 겪

는 시기로 청소년들이 어지러운 마음을 피하는 가장 손쉬운 방

법으로 스마트폰을 선택하고 있다 이와 함께 기질적으로 우울

증 ADHD(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를 가진 청소년들이 특히

서울 마포구 성산동 월드컵공원에서 lsquo일주일에 한 번 한 시간 스마트폰을 끄자rsquo는 스마트폰 사용 줄이기 캠페인에 참여한 청소년들 여성가족부는 청소년들이 스마트폰 사용을 자율적으로 조절하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해 부모와 상담기관용 매뉴얼을 펴냈다

연합

친 친밀하게 관계 맺기 의사소통하기

한 한계 정하고 규칙을 통해 반복 습득하기

자 자율성 책임 높이기

42-43-교육정보_스마트폰indd 42 2014-04-11 오전 15605

위클리 공감 2014414 43

매뉴얼 내려받기 여성가족부gt정책안내gt정책자료gt일반정책자료 wwwmogefgokr

스마트폰으로 인한 중독 증상

1 일상생활 장애 스마트폰으로 인해 기본적으로 해야 할 일을 못하

게 되는 것을 말한다 밤늦게까지 스마트폰을 보느라 잠을 제대로

못 자 학교에 지각을 하거나 수업에 집중하지 못하고 내내 스마트

폰만 보는 일도 있다 스마트폰을 보면서 걷다 넘어지거나 달려오

는 차를 피하지 못하는 일도 있다

2 내성 스마트폰을 사용하면 할수록 더 많이 사용해야 만족을 느끼는

증상이다 알코올 중독도 점점 많은 양의 술을 마시게 되는 병인 것처

럼 스마트폰 중독도 점점 사용 시간이 전보다 늘어난다

3 금단 스마트폰을 보고 있지 않은 동안에도 내내 스마트폰 생각만 하

게 되는 증상이다 담배를 끊으면 금단 증상이 생긴다고들 하는데 마

찬가지로 스마트폰 중독이 되면 갑자기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못하게

되거나 사용 시간을 줄이게 될 때 초조하고 불안해져서 안절부절하게

된다

4 일탈 행동 평소에 하지 않던 행동들 예를 들면 잦은 거짓말 무단 결

석 수업 빠지기 흡연 등을 한다

중독되기 쉽다

이처럼 청소년들이 스마트폰 사용을 조절하지 못하는 것은 단

순히 의지 부족만이 원인이 아니다 청소년들이 스마트폰에 빠질

수밖에 없는 여러 가지 이유들이 있고 우리 아이만 스마트폰에

빠져 허우적대는 것이 아니므로 부모는 이를 이해하고 자녀를 애

정 어린 시선으로 관심 있게 지켜봐 주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고 매뉴얼은 충고한다

부모middot자녀가 lsquo지킬 수 있는 규칙rsquo 함께 만드는 게 중요

매뉴얼은 스마트폰은 혼자 사용하는 개인 매체이므로 자녀 스스

로 조절하고자 하는 의지를 보이지 않는다면 부모의 관리middot지도

가 어렵다고 지적한다 ldquo스마트폰을 하루 몇 시간 이상 사용하면

뺏는다rdquo는 방식의 강압적인 처벌이나 규제는 자녀가 커갈수록 오

히려 부작용을 낳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그래서 자녀가 스스로 스마트폰 사용을 조절할 수 있도록 lsquo친

밀한 의사소통rsquo부터 힘쓸 것을 권한다 처벌middot규제보다 먼저 자녀

와 lsquo친밀한 의사소통rsquo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지속적인 관심과 노

력이 필요하다고 매뉴얼은 강조한다 부모middot자녀 간의 친밀한 의

사소통이 가능할 때 함께 한계와 규칙을 정하고 자녀의 조절 동

기와 자율성을 향상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규칙이 부모의 마음에 안 들더라도 자녀가 지키기 쉽게 만들

고 점차 난이도를 높이는 것이 효과적이다 또한 자녀가 스스로

의 생각이나 행동에 확신을 가질 수 있도록 신뢰와 격려가 필요

하며 피드백을 해 주는 것도 중요하다 피드백 방안으로 부모와

자녀가 합의해 상벌을 정한다 매뉴얼은 이러한 과정에서 ldquo자녀

가 제기하는 의견에 대해 변명으로 받아들이지 말고 자신의 생

각(가치 흥미)을 찾아가는 과정으로 생각하고 존중하는 태도를

가질 것rdquo을 충고하고 있다 글middot박경아 기자

(서울시교육청 2013)스마트폰 과다 사용으로 인한 학년별 유병률

10

8

6

4

2

0초등학교 4학년 중학교 1학년 고등학교 1학년 평균

091

724

886

651

(단위 )

42-43-교육정보_스마트폰indd 43 2014-04-11 오전 15606

44 2014414 위클리 공감

공공기관 지방화시대

새 둥지 7개월hellip ldquo이젠 부산 공공기관rdquo영상물등급위원회 신입직원 90퍼센트 지역인재 선발 등 현지화에 힘써

부산 이전 7개월 영상물등급위원회(이하 영등위)가 지역사

회와 빠르게 밀착하면서 성공적인 lsquo부산시대rsquo를 열고 있다

다양한 체험행사로 지역민들과의 융화에 힘쓰는가 하면 신입직

원도 부산 지역민으로 90퍼센트를 채용하는 등 과감한 변화를

시도했다

그 결과로 지난 3월 7일 대통령 직속 지역발전위원회로부터

공공기관 지방이전 우수기관 표창을 받기도 했다 이전 지역인

부산의 최초 입주기관으로 지역균형발전을 위해 선도적인 역할

을 한 공로를 인정받아서다

처음부터 순탄했던 것은 아니다 태스크포스(TF) 팀부터 공공

기관 이전의 전 과정을 지켜봐 온 경영지원실 강성우 대리는 ldquo허

허벌판에 세워질 이 건물이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몰라 막막했

다rdquo고 토로했다 청사 내부 인테리어를 고려할 때도 lsquo영화의 도시rsquo

와 국내 유일의 등급분류 기관이라는 콘셉트를 잘 살릴 수 있는

것으로 선택하는 데 머리를 싸매야 했다

가장 큰 것은 임직원들의 고충이었다 서울 상암동에 기관이

있을 때 부산으로 이전하기 어려운 직원들은 퇴사하거나 이직했

다 정든 직원들과의 이별을 감수해야 했다 임직원 가족들의 불

지난해 9월 부산에 새롭게 둥지를 튼 영상물등급위원회는 부산과의 소통과 호흡을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영상물등급위원회

44-45-공공기관 지방화시대indd 44 2014-04-11 오전 15648

위클리 공감 2014414 45

편함도 있었다 강성우 대리는 ldquo아홉 살 딸아이도 전학 오기 전 서

울 친구들하고 떨어져야 한다고 많이 칭얼대 미안했다rdquo고 말했다

ldquo부산 직원들 덕에 맛집도 알고 잘 어울려요rdquo

이전 이후 새로 채용된 14명의 신입직원 중 12명이 부산지역 인재

다 함께하는 직원들은 만족스러워한다 영화부 박경미 과장은

ldquo부산 현지 직원들 덕에 맛집도 잘 알게 되고 잘 어울릴 수 있어서

너무 좋다rdquo고 말하며 활짝 웃었다 강성우 대리도 ldquo지역민 채용은

이러한 인적 교류를 잘 활용한 성과였던 것 같다rdquo고 만족해했다

영등위는 이외에도 해운대구 재송시장과 자매 결연을 맺었다 지

역 전통시장 이용 활성화와 서민경제 촉진에 기여하기 위해서다

따뜻한 나눔 행사를 적극적으로 추진한 것도 큰 변화다 지난

해 말 보육시설인 lsquo박애원rsquo의 어린이middot청소년과 영등위 임직원 간

사랑나눔 행사로 지역과 한층 더 가까워지는 계기를 마련하기도

했다 강 대리는 ldquo임직원과 보육원 친구가 11 매칭으로 친구관계

를 맺었는데 감회가 새로웠다rdquo고 말하며 ldquo직원들 사이에서도 앞

으로 소외계층을 위해 더 힘쓰자는 내부의 변화가 보이는 것 같

아 뿌듯하다rdquo고 덧붙였다

영등위는 청소년들이 미디어를 건전하게 접할 수 있도록 독려

하는 프로그램도 추진 중이다 이를 위해 3월 13일 부산시청자미

디어센터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청소년이 영상을 활용

한 정보를 얻는 데 도움이 되고자 하는 취지다 홍보팀의 변효진

사원은 ldquo부산지역 청소년들의 창의적 문화체험 활동과 영상미디

어 이용에 대한 올바른 정보를 제공하려 한다rdquo며 ldquo앞으로 등급분

류 체험교육 지원 등 실질적인 협력도 강화할 계획rdquo이라고 말했다

영등위 직원들은 완전한 부산 정착을 위해 lsquo현지화rsquo에 더 힘쓰

겠다고 입을 모았다 박경미 과장은 ldquo영화도시 부산의 상징은 우

리 영등위의 이미지를 제고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됐다rdquo며 ldquo영등위

는 부산과의 더욱 적극적인 협력으로 부산의 공공기관이 되겠

다rdquo고 덧붙였다 글middot박지현 기자

영상물등급위원회

박선이 영상물등급위원장

ldquo 부산이 창조경제 중심지 되도록 최선rdquo

영상물등급위원회 박선이 위

원장(사진)의 발걸음이 분주

하다 지역 이전 이후 성과와

행보에 대해서 들어봤다

가장 중점을 두었던 분야와

성과를 말씀해 주세요

ldquo우리 위원회는 부산과 호흡

을 같이하는 데 초점을 맞췄

습니다 신입직원 대부분을 부산 인재로 채용하며 지역인

재 활용에 주안점을 뒀습니다 지난해 10월에는 아시아 각

국 등급분류 기관과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한국의 선진등

급분류 시스템을 알리기 위해 국제영화등급분류포럼을 열

었습니다 반응이 상당히 좋았습니다 특히 우리나라 등급

제도가 어떤 영화도 상영할 수 있는 선진적인 제도로 평가

받는 좋은 기회였습니다rdquo

현재는 어떤 활동을 추진하고 계십니까

ldquo올바른 영상문화 정착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초middot중

학생을 대상으로 한 미디어교육 교사를 대상으로 한 교원

직무연수교육 프로그램을 추진해 청소년들의 건전한 영상

문화를 도모하기 위함입니다 또한 멀티플렉스가 영화관

내 등급 표시를 확대하고 관람객들이 정확한 등급 정보를

이용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업무협력을 확대해 나갈 예정

입니다 시민 등 각계각층의 분들을 초청하여 영상물을 즐

겁게 향유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들겠습니다rdquo

향후 계획과 비전에 대해 말씀해 주세요

ldquo아시아에서 영상중심도시 부산과 한국의 위상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되고 싶습니다 창조경제의 본거지인 런던은 음

악과 미술 등 문화예술 분야를 아이디어와 접목해 새로운

국가 성장동력 산업으로 키우는 큰 성과를 냈습니다 영

화middot영상 인프라가 잘 갖춰진 부산이 창조경제 주축이 될

수 있도록 힘을 모으겠습니다rdquo

44-45-공공기관 지방화시대indd 45 2014-04-11 오전 15651

46 2014414 위클리 공감

건강

야식증후군(Night Eating Syndrome)은 저녁 7시 이후의 식사

량이 하루 전체의 50퍼센트 이상을 차지하는 증상을 가리키는

데 불면증 등 수면 장애를 동반한다 밤마다 음식이 당겨서 고민

인 야식증후군을 극복하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규칙적인 식습관과 생활습관 야식 먹는 습관을 없애기 위해서는

아침 식사는 조금이라도 챙겨 먹고 공복감이 들지 않도록 저녁

식사도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좋다 늦어도 저녁 6시 전에 식사

하는 것이 좋다

폭식을 예방하고 다이어트에 도움을 주는 숙면 잠을 잘 때 분비되

는 멜라토닌이라는 호르몬이 식욕을 억제해 다음날 폭식을 예방

하고 다이어트에도 도움을 준다 숙면 상태에 들어가면 지방 분

해에 도움이 되는 호르몬도 활발하게 분비되기 때문에 숙면을

취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빈속에 잠이 안 온다면 우유middot두유middot토마토 빈속에 잠이 안 오는

경험을 누구나 한 번쯤은 했을 것이다 그럴 때는 우유나 두유를

따뜻하게 데워 마셔보자 우유 및 두유에 많이 함유된 칼슘은 신

경안정 효과가 있어 숙면에 도움이 된다 열량이 낮은 방울토마

토도 추천한다

일조량이 부족한 겨울을 지나 봄이 되면서 lsquo계절성 우울증rsquo에 대

한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이에 하이닥 정신건강의학과 공개상담

실을 참조해 lsquo계절성 우울증rsquo의 특징과 치료에 대해 살펴보자

2주 이상 지속되면 lsquo반드시rsquo 진료 lsquo계절성 우울증rsquo은 어느 정도 예측

이 가능하기 때문에 우울한 기분 의욕상실 과다수면 등이 2주

이상 지속된다면 lsquo봄을 탄다rsquo는 말로만 넘길 것이 아니라 진료 상

담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알맞은 치료가 무엇보다 중요 lsquo계절성 우울증rsquo은 조울증 증세도 보

이기 때문에 일반적인 항우울제로만 접근하게 되면 오히려 상태

가 악화되는 경우가 있어 진단에 따라 알맞은 항우울제 처방이

필요하다

황사와 미세먼지가 많은 봄철에 특히 흔한 알레르기성 결막염 예

방법에 대한 관심이 높다 봄이 되면서 눈이 가렵고 눈곱이 끼며

눈물이 자주 난다면 알레르기성 결막염을 의심할 수 있다

침구류 일광건조는 lsquo필수rsquo 주로 눈이나 눈꺼풀의 가려움증 결막의

충혈 눈부심 눈물 흘림 증상이 발생하는 알레르기성 결막염의

예방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집먼지진드기 애완동물의 털 등 알레

르기 유발 물질에 노출되는 것을 피해야 한다 집먼지진드기는

침구나 카펫 커튼 속에 서식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일주일에

한 번 정도 정기적으로 세탁하고 햇볕이 좋은 날에 틈틈이 일광

건조를 하는 것이 좋다

손은 자주 씻고 술은 자제하고 꽃가루가 날리거나 미세먼지 농도

가 높은 날 외출 시에는 모자와 마스크를 착용하고 이물질이 낄

가능성이 높은 콘택트렌즈보다 안경을 쓰는 것이 좋다 술은 염

증을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증상이 나타난다면 자제해야 한다

근막동통증후군은 목덜미 허리 어깨 종아리 팔꿈치 안쪽 갈

비뼈 등의 부위에 주로 나타나며 근골격의 통증을 특징으로 하

는 질환이다 흔히 lsquo담이 결린다rsquo고 표현하는 증상이 바로 근막동

통증후군이다 근막동통증후군은 오랫동안 책상에 앉아 있거나

혹시 봄을 타시나요

야식증후군

계절성 우울증

알레르기성 결막염

근막동통증후군

변덕스러운 봄 날씨 번갈아 오는 황사와 미세먼지로 인해 봄나들이가 예년 같지 않다 겨우내 움츠러들었던 신체활동이 아직

왕성해지기 어려운 요즘 같은 때 겨울부터 이어진 야식 습관 계절성 우울증 오랜 실내생활로 인해 몸과 마음에 이상이 있는

지 자가 점검을 해 보자 봄볕 자외선이 더해지며 눈과 피부 관리에도 신경 써야 함은 물론이다

46-47-건강_봄철indd 46 2014-04-11 오전 15811

위클리 공감 2014414 47

두릅(춘곤증 예방middot혈당 조절) 두릅은

예로부터 그 뿌리를 달여 마시면 당

뇨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민

간 약재로 사용됐으며 나물로 먹으

면 입맛을 돋워준다 특히 봄철 나른

하고 졸음이 밀려오는 춘곤증 개선에

효과가 있다 두릅에 함유된 사포닌 성분이 체력을

회복시키고 신경을 안정시켜 피로 해소에 도움을 준다

고구마 줄기(면역 조절middot항산화 효능)

식이섬유가 풍부해 건강식으로 각

광받고 있는 고구마 줄기에는 탄

수화물middot당류middot단백질 등의 에너

지원과 칼슘middot철 등의 여러 무기물

질이 함유돼 있다 또 면역조절 능력

및 항산화 효능이 높은 것으로 알려진 클

로로겐산(chlorogenic acid)이 다량 함유돼 있다

쑥(해열middot고혈압 개선) 쑥잎에서 나는

독특한 향기는 해열작용을 하는 치

네올(Cineol)이라는 성분 때문이다

또한 면역력 향상 소화기능 강화

여성질환 개선 효과 고혈압 개선 등

의 효과도 있다

달래(식욕부진middot춘곤증 극복 효과)

비타민과 무기질이 풍부하게 함유

돼 있어 겨우내 무겁고 찌뿌둥했

던 몸에 활력을 주고 식욕부진이

나 춘곤증을 이기는 데 좋다 면

역력을 증진시키며 동맥경화 예방

에도 도움이 된다

달래는 매콤하게 무쳐 먹거나 된장찌개에 넣어 끓이면 맛이

좋으며 간장에 넣어 달래 간장양념을 만들어 먹으면 향긋한

맛이 난다

봄이면 생각나는 lsquo건강 나물rsquo 4선

같은 자세로 장시간 컴퓨터를 사용하는 등 잘못된 자세를 취할

때 근육을 과도하게 사용했을 때 외상 후 스트레스 등으로 발

생한다 깊고 쑤시는 듯하며 타는 듯한 통증이 특징이다

근막동통증후군의 약물 치료는 소염 진통제나 근육 이완제를

사용한다 마사지나 초음파를 이용한 물리 치료 레이저나 적외

선 치료기 조사 등도 효과가 있다 이밖에 수동적으로 근육을 풀

어주는 이완 요법 미지근한 습포로 찜질해 주는 도포 요법 통증

부위를 냉각시키는 냉각 요법 등으로 치료한다

아무리 감추려 해도 눈가 입가에 있는 잔주름이나 손등과 목 주

름은 lsquo관리rsquo하지 않는 한 실제 나이를 감추기가 쉽지 않다 나이를

감추기 힘든 부위별 주름 관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눈가 주름 눈가 주름을 예방middot관리하기 위해서는 보습 관리가 필

수적이다 건조하고 푸석한 환경에서 주름이 잘 생기기 때문에

보습 관리는 모든 주름 예방middot관리에 있어 가장 기초적인 부분이

다 보습크림 아이크림 자외선차단제 페이셜 오일 등을 사용하

고 각질제거 수분공급 피부혈액순환 촉진 등의 효과를 내는 스

팀타월을 이용하는 것도 효과적이다

입술middot입가 주름 입은 말하고 먹고 마시고 하품하는 등 쉴 틈이 없

을 정도로 움직임이 잦은 데다 피부가 얇고 자연적인 보습막을

생성해 주는 피지샘middot땀샘이 없어 주름이 특히 잘 생기는 부위이

다 따라서 에센스 보습크림 아이크림 자외선차단제 등을 입술

과 입가에 수시로 발라주고 빨대 사용 등 입술을 오므리는 습관

은 자제하는 것이 좋다

손등 주름 손등도 피부라는 점을 인식하고 핸드크림 보습크림

자외선차단제를 꼼꼼하게 발라 관리해야 하며 설거지나 빨래를

할 때도 장갑을 꼭 이용해야 한다

목 주름 높은 베개를 베거나 스마트폰 책 모니터 등을 볼 때 고

개를 너무 숙이는 습관이 있다면 모두 교정하는 것이 좋다 또 꼼

꼼한 클렌징과 더불어 보습크림과 자외선차단제를 잘 바르도록

한다 글middot하이닥 copy(주)엠서클 정책브리핑 (wwwkoreakr)

부위별 주름 관리법

46-47-건강_봄철indd 47 2014-04-11 오전 15814

48 2014414 위클리 공감

오는 4월 20일 한국에서 열리는 2014 국제아이스하키연맹

(IIHF) 세계선수권 디비전1 그룹A(2부 리그) 대회가 다가

오고 있다 일주일간 고양어울림누리에서 열리는 이번 대회에는

개최국 한국(세계 랭킹 23위)을 포함해 슬로베니아(14위)와 오스

트리아(16위) 헝가리(19위) 우크라이나(21위) 일본(22위) 등이

참가한다 대회 1 2위는 2015년 최상위 16개 팀이 겨루는 세계아

이스하키선수권대회로 승격한다 꼴찌를 하면 3부 리그 격인 lsquo디

비전1 그룹Brsquo로 내려간다

 한국 아이스하키는 이번 대회에 사활을 걸었다 겨울 올림픽의

꽃은 아이스하키다 개최국이 아이스하키경기에 참가하지 못한

역사는 없다 겨울 올림픽 개최국 대부분이 출전권을 자력으로

따냈다 그러나 한국의 세계 랭킹은 23위 평창올림픽이 열리는

2018년까지 11계단을 올리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지난해

IIHF는 lsquo2018년 올림픽 출전국 자격rsquo에 대한 연차총회 의제를 꺼

냈다 lsquo한국이 경기력 발전을 이룬다면 출전권을 줄 수도 있다rsquo는

애매모호한 말을 넣어놨다 김정민 대한아이스하키협회 홍보팀

장은 ldquo만약 이번 대회에서 강등되면 경기력 발전을 이루지 못했

다는 판단으로 올림픽 출전권 논의조차 못할 수 있다rdquo고 걱정했

다 한국의 기적은 가능한지 대회 참가팀의 전력을 분석했다

전력 급상승hellip 기적을 노리는 한국 대표팀

객관적 전력에서 한국은 최약체로 꼽힌다 랭킹으로도 디비전1

그룹A에서 가장 낮다 그래도 홈에서 열린다는 이점이 있다 변

선욱 한국 대표팀 감독은 디비전1 그룹A 잔류를 자신했다 그는

지난달 기자회견에서 ldquo최근 3년간 한국 아이스하키는 놀랍도록

빠르게 발전했다 기대에 부응하는 경기를 하겠다rdquo고 했다 이어

ldquo일본과 우크라이나 헝가리를 잡고 3승을 하는 것이 목표rdquo라고

덧붙였다 근거 없는 자신감이 아니다 한국은 꾸준하게 성장했

다 변 감독이 이끈 대명 상무의 돌풍도 대표팀에 자신감을 불어

넣었다 군대 팀인 대명 상무는 지난해 창단 바로 2013~2014 아

지난해 4월 16일 헝가리 부다페스트 스포르트아레나에서 열린 lsquo2013국제아이스하키연맹 세계선수권대회rsquo 디비전1 A그룹 대회 2차전에서 강호 헝가리를 상대로 막판 역전극을 펼친 한국 대표팀 선수들이 경기를 마치고 환호하고 있다

대한아이스하키협회

2부 리그 격hellip 꼴찌해 lsquo디비전1 그룹Brsquo로 강등되면 2018년 출전 lsquo먹구름rsquo

최약체라고hellip 한국 ldquo평창을 기대해rdquo

스포츠 2014 아이스하키 lsquo디비전1rsquo 세계선수권대회

48-49-스포츠_아이스하키indd 48 2014-04-11 오전 15906

위클리 공감 2014414 49

시아리그 아이스하키 정규시즌에서 2위에 올랐다

아이스하키는 보통 22~25명이 한 팀을 이룬다 대명 상무는

17명의 선수로 기적을 써냈다 조직력으로 일군 성과였다 변 감

독은 ldquo26~30세로 이뤄진 팀이다 선수들이 즐기면서 하키에 눈

을 떴다rdquo며 ldquo달리는 체력과 외국인 선수가 없는 불리함을 조직력

으로 메웠다rdquo고 평가했다

 대표팀은 대명 상무의 조직력을 그대로 가져왔다 상무에서 주

축으로 뛰던 선수들이 대표팀에 이름을 올렸다 김연아의 남자친

구로 이름값이 올라간 김원중(30middot25득점 사진 맨 뒷줄 왼쪽에서

다섯번째)을 포함해 박우상(29middot35득점)과 조민호(27middot42도움) 등

이 핵심 자원이다 여기에 귀화한 브락 라던스키(31)와 브라이언

영(28) 마이클 스위프트(27)가 대표팀 전력을 대폭 끌어올릴 것

으로 보인다

소치올림픽서 lsquo8강 기적rsquo 썼던 슬로베니아

마티야스 코피타(49) 감독이 이끄는 슬로베니아는 지난 2월 끝난

소치겨울올림픽 아이스하키에서 8강에 올랐다 기적이었다 세

계 랭킹은 14위지만 단단한 조직력을 자랑하며 슬로바키아와 오

스트리아를 꺾었다 8강에서 스웨덴에 0-5로 졌지만 가능성을

보여준 대회였다 고양 대회에서도 올림픽 8강 멤버는 그대로 유

지된다 오솔길 SBS 해설위원은 ldquo올림픽이 끝난 지 얼마 되지 않

아 조직력은 최강이라 꼽힌다rdquo고 말했다

 또 다른 상대 헝가리는 한국에 칼을 갈고 있다 지난해 헝가리

에서 열린 디비전1 그룹A에서 한국에 4-5로 역전패했기 때문이

다 헝가리는 3-1로 이기고 있다가 한국의 집중력에 무너졌다 이

패배로 헝가리는 상위리그 승격 기회를 놓쳤고 자국 팬들의 거센

항의를 받았다 이스트반 소프론(크리펠트)이 경계 대상 1호다

소프론은 독일 1부 리그(DEL)에서 8골 13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우크라이나는 현실적으로 한국이 이겨야 할 상대로 꼽힌다

그러나 뚜껑을 열어보니 만만치 않다 우크라이나는 한때 주축

선수들의 은퇴로 전력이 크게 떨어졌다 특히 NHL에서 뛰고 있

던 선수들이 대표팀 합류를 거부하며 국제무대에서 성적이 신통

치 않았다 그러나 이번 대회를 앞두고 루슬란 페도텐코(돈바스

도네츠크)와 알렉세이 포니카롭스키(SKA 상트페테르부르크) 등

NHL에서 정상에 오르기도 한 베테랑들이 합류했다 축구로 따

지면 한국의 박지성-이영표가 대표팀에 복귀한 모양새다

 한국은 지난 33년 동안 일본과의 A매치에서 단 한 번도 승리

하지 못했다 1무 18패로 무승부도 딱 한 차례 거둔 것이 전부다

한국이 쉽게 볼 수 있는 상대가 아니다 아시아 하키리그에서 우

승을 차지한 일본제지 크레인스와 오지 이글스 선수들이 주축이

다 또 독일 출신 마크 마혼 감독이 팀을 이끌며 안정감을 더하고

있다 오 해설위원은 ldquo일본은 A매치에서 한국에 한 번도 패하지

않았다는 자부심이 있다 이 자부심을 흔들 만한 경기력을 보여

주는 게 중요하다rdquo고 말했다 글middot김민규(일간스포츠 기자)

아이스하키는

한 팀에 6명hellip 20분씩 3피어리드로 경기진행

아이스하키는 길이 61미터 너비 30미터의 링크에서 펼

쳐진다 퍽(Puck)이라고 불리는 고무 원반을 하키 스틱을 이

용해 골문에 넣는 횟수를 가려 승부를 가린다 한 팀은 축구에서

골키퍼 역할을 하는 골리(Goalie)가 1명 배치되고 양쪽 날개 1명씩과

센터 1명 수비수 2명 등 모두 6명으로 구성된다 체력 소모가 심해 한 팀

이 22명으로 꾸려지고 수시로 교체가 가능하다 경기는 20분씩 3피리어

드로 진행되며 피리어드 사이에는 15분간 휴식을 취한다

 

아이스하키 세계선수권은

전년도 성적에 따라 6개 리그로 나뉘어 경기

전년도 성적에 따라 총 6개의 리그로 나뉘어 있다 1부 리그 격인 lsquo국제아

이스하키연맹(IIHF) 아이스하키 세계선수권rsquo에는 총 16개 나라가 참가한

다 8개 팀이 그룹A와 그룹B로 나뉘어 풀 리그를 치른다 각 그룹의 1~4

위는 8강 토너먼트에 진출하고 8위 2개 팀은 디비전1 그룹A로 강등된다

올해 세계선수권은 오는 5월 벨라루스에서 열린다 디비전1 그룹A B와

디비전2 그룹 A B 그리고 디비전3의 운영방식은 비슷하다 각 디비전

그룹에는 6개 팀이 참가해 풀 리그를 치른다 한국이 참가하고 있는 디

비전1 그룹A는 2부 리그로 생각하면 된다 6개 팀이 풀 리그 방식으로 경

기를 치르고 1 2위가 세계선수권으로 승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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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 2014414 위클리 공감

ldquo하늘이 나를 버렸을 때 나는 불을 만들었다 둥지가 되

기 위한 불 겨울의 어둠 속으로 들어가기 위한 불 보

다 더 나은 삶을 위한 불을 낮이 나에게 베풀어 준 모든 것을

나는 그 불에게 바쳤다 울창한 숲과 작은 숲 보리밭과 포도밭

을 보금자리와 새들 집과 열쇠를 벌레와 꽃들 모피들 그리고

모든 축제를(생략)rdquo

프랑스 초현실주의 대표적 시인인 폴 엘뤼아르의 시 lsquo이곳에 살

기 위하여rsquo다 이 시를 주제로 한국과 프랑스 작가가 한자리에 모

였다 환경 문제로 앓고 있는 지구를 치유하자는 메시지로 남서

울대학교와 한불협회 나로미포럼이 함께 주최한 국제교류 전시

다 프랑스 원로 작가인 장 마리 자키와 국내 유명 기업인이자 화

가인 강석진 그리고 국내 원로 도예가인 조상권이 참여했다

세 작가의 작품은 각자 개성이 두드러진다 미술평론가 서승

석은 원로 화가 장 마리 자키의 작품을 ldquo자키의 파랑은 뜨겁다

자키의 하양은 아이스크림처럼 맛있다 자키의 까망은 심연처럼

깊다 그의 붓놀림은 신들린 무희의 춤사위만큼이나 현란하고 경

건하다rdquo고 표현했다 꽃과 나무 바다 자연풍경 등을 즐겨 그리

는 자키는 독특한 미적 감각으로 자연의 맑은 색채를 표현했다

3인 3색hellip 자연을 말하다장 마리 자키middot강석진middot조상권 lt이곳에 살기 위하여gt 주제로 한국middot프랑스 국제교류전

전시

50-51-전시_한불교류전indd 50 2014-04-11 오전 15946

위클리 공감 2014414 51

정서적으로 깊은 영향을 받은 그의 고향 코르시카 섬에서 받은

영감을 아름답게 재현해 냈다

기업인이자 화가인 강석진은 고향 경북 상주의 산골 풍경으로

정겨움을 더한다 한국인의 향토적 정서로 아스라한 추억을 상기

시킨다 또 프랑스 네덜란드 티베트 등을 여행하면서 포착한 시

와 같은 섬세한 풍광을 화폭에 옮기는 데 성공했다

도예작가인 조상권은 lsquo흙과 불의 연금술사rsquo로 불린다 1967년

lsquo동백림 사건rsquo에 휘말려 30여 년간 해외를 떠돌다 1997년 귀국했

다 분단된 조국의 역사적 아픔과 민족의 한 통일에 대한 염원을

작품으로 승화시켰다 자유롭고 감수성이 풍부한 작품들을 통

해 우리 고유 전통예술의 미를 깊이 있게 다루고 현대적으로 창

조하며 독창적인 도자예술을 보여준다

세 작가의 독특한 개성은 한자리에서 호흡하며 완벽한 조화

를 이룬다 맑고 서정적인 세계를 들여다보고 있다 보면 태고의

자연이 빚어내는 감동을 느낄 수 있다 글middot박지현 기자

일정 4월 27일까지

장소 남서울대학교 아트센터 갤러리 이앙

문의 02-3672-0201 galleryiangcom

1 장 마리 자키는 독특한 감각으로 자연풍경을 재구현했다 lt경이로운 장소gt LIEU MAGIQUE

2 흙과 불의 연금술사로 불리는 조상권은 우리 고유의 전통미를 담으며 독창적인 도자예술을 보여준다 lt휴(休)gt REPOS

3 강석진은 한국인의 향토적 정서를 담은 산골 풍경을 그려 아스라한 추억을 상기시킨다 lt산 넘어 마을로 가는 길gt The road to a mountain village

4 장 마리 자키 lt여인의 꿈gt REVE DE FEMME

5 조상권 lt침향로gt TCHIMHYANGLO

6 강석진 lt미륵산에서 본 오월의 야솟골마을 전경gt View of Yasotgol village in May

➋ ➌

➍ ➎ 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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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 2014414 위클리 공감

소박한 백제의 미소에 반하고곱게 늙은 절집에 웃음이 났죠

충남 서산 아라메길 1구간

걷기 여행

52-55-걷기여행indd 52 2014-04-11 오전 20059

위클리 공감 2014414 53

아라메는 바다의 고유어 lsquo아라rsquo와 산을 뜻하는 lsquo메rsquo의 합성어다 아

라메길은 총 88킬로미터로 지선까지 합하면 모두 7개 구간이다

그 중 1구간은 유기방가옥 고풍저수지 마애여래삼존불상 보원사

지 개심사 해미읍성으로 이어진다 길이 18킬로미터의 산길을 따

라 걷고 있노라면 산자락에 살포시 앉은 다양한 문화재를 볼 수 있

다 소박한 백제의 미소에 반하고 곱게 늙은 절집에 가슴 무너지는

벅찬 감동을 만난다

꽃의 북상 속도는 하루 20킬로미터라고 한다 매일 50리 길

을 느릿느릿 걸어 올라와야 하는데 요즘은 따스한 날씨

덕에 봄꽃들이 엄청 잰걸음으로 와서 동시다발로 핀다 덩달아

봄꽃 쫓는 나그네 발걸음도 빨라졌다 3월 마지막 일요일 서산

아라메길 1구간은 온통 꽃잔치다

1구간의 시작은 유기방가옥이다 서산시 운산면 여미리 유기

방가옥은 내 고향 당진시와 가깝게 자리한다 그래서 오랜만에

고향 동무와 함께 걸었다 동무는 그 사이에 두 아이의 엄마가 돼

있었다 동무가 생기니 길에 대한 관심도 조금 달라진다 세월은

봄꽃 이름보다 봄나물 이름을 더 많이 알게 했다 잠시 걷기를 멈

추고 동무와 한적한 들판에 앉아서 밥상에 올릴 나물 한바구니

캐고 싶은 날들이다

수선화와 독특한 토담이 유명한 유기방가옥

유기방가옥은 고택을 감싸고 있는 토담이 독특하다 컵을 엎어

놓은 lsquocaprsquo 모양인데 집 뒤 비스듬한 야산을 그대로 활용해서 담을

쌓았다 산을 깎아 축단을 세우지 않았기에 뒤란이 평평하지 않

고 약 25도 정도 경사가 있다 마치 집이 산의 일부인 것처럼 자연

스럽게 지어졌다 이 가옥은 독특한 집 모양뿐만 아니라 수선화

로도 유명하다 토담 뒤 야산이 수선화 정원이다

가옥 관리인인 유기방 씨가 10년 전부터 가꾼 정원이다 해마

다 집 주변에 무리지어 핀 수선화 구근을 떼어내 옮겨 심으면서

꽃밭을 넓혔다 곱게 가꾼 수선화를 한눈에 보려면 토담 뒤 소나

무 아래가 포인트다

토담을 내려와 오른쪽으로 난 길로 향한다 옛날에 이 마을 사

람이 제주도에서 가져와 심었다는 비자나무가 한 그루 서 있다

무려 330년을 살았다고 한다 둘레가 246센티미터 높이가 20미

터다 비자나무는 남부지역이나 제주도의 해발고도가 낮은 지대

에서 자란다 어떻게 이곳에서 자랄 수 있었을까 의문이 든다 딱

딱한 잎을 살펴보며 세월의 깊이를 가늠할 뿐이다

선정묘를 지나 lsquo서산 여미리 석불입상rsquo 앞에 선다 고려시대에

만들어진 석불로 추정한다 이른 아침 누군가가 벌써 다녀갔는지

석불 앞에 생쌀이 수북하게 쌓여 있다 복을 빌기 위해 놓은 제

물이 참새에게는 오늘 한 끼 밥일 것이다 우리는 새들이 날아올

수 있게 길을 재촉한다 길은 석불 뒤 몇 그루의 소나무와 대나무

사이로 이어진다 대나무를 벗어나자 멋진 토담이 보인다 유상

묵가옥으로 이어지는 길은 보랏빛 제비꽃이 군락을 이뤘다 가

옥을 둘러보고 마을 도로를 따라 걷는다

아주머니 한 분이 밭두렁에 앉아 민들레 나물을 뜯어 박바가

지에 담는다 아주머니가 밟고 있는 밭두렁은 들꽃밭이다 냉이

는 흰 꽃을 피우고 광대나물은 진홍색 꽃을 피운다 봄까치풀은

파란 꽃을 피웠다 봄까치풀은 반가운 소식을 전해 주는 까치처

럼 들녘에 봄이 왔음을 가장 먼저 알려주는 까치 같은 존재라고

붙여진 이름이다 광대나물 꽃말은 lsquo그리운 봄rsquo이다 꽃 이름조차

1 서산 여미리 석불입상이 정겹게 반긴다

2 고풍저수지 길

52-55-걷기여행indd 53 2014-04-11 오전 20105

54 2014414 위클리 공감

봄을 알리는 전령들이다

여미리 버스정류장을 지나서 전라산 방향으로 걷는다 아라메

길 1구간은 방향표시 안내판이 잘돼 있다 안내판과 리본만 따라

가도 종착점 해미읍성에 다다를 수 있다 전라산 방향으로 따라

가는데 도로 아래에 손바닥 크기의 머위가 군락을 이룬다

ldquo머위는 새싹이 돋아나고 바로 잎이 쫙 펴지는 시기에 먹는 게

보약이래 이때가 가장 쓴맛을 내지만 입에 쓴 게 몸에 좋다는

말도 있잖아rdquo

ldquo그려 손바닥 만할 때에 쌈 싸 먹으면 쌉싸래한 게 맛있지rdquo

마애삼존불 백만불짜리 미소는 아침 30분만 허락

역천으로 향한다 작은 다리를 건너자 천길이다 천길 밑 개천 옆

으로 산책로가 조성돼 있는데 운산교까지 800미터다 운산교부

터 역천제방이 시작된다 용현계곡 입구까지 가게는 없다 운산면

에 있는 슈퍼마켓에 들러서 물과 간단한 간식을 준비한다

유기방가옥에서 운산교까지 약 29킬로미터이고 운산교에서

미평교까지 18킬로미터이다 제방은 일부 구간만 콘크리트가 깔

려 있고 딱딱한 흙길이다 미평교에서 쉰질바위 방향으로 걷는

다 역천으로 들어가지 못하게 굵은 철봉을 세워놓았다 그 옆으

로 한 사람만 다닐 수 있는 길이 50미터쯤 나 있다

이 길을 벗어나면 역천과 논 사잇길이다 길은 다시 고풍터널

을 지나게 한다 고풍터널을 지나면 바로 고풍터널 버스 정류장

이다 버스 정류장은 사거리인데 터널에서 직진하는 길이 지방도

618호 봉운로다 우리는 오른쪽 군장동1로를 따라 걷는다 군장

동1로는 고풍저수지 뒷길인데 몇 개의 펜션이 눈에 띈다 11킬로

미터 정도 걸으면 고풍저수지와 봉운로를 만난다

고풍저수지를 따라 걷는 500미터 길은 인도가 협소하기 때문

에 차를 조심하며 걷는다 lsquo아라메 솔바람길 종합 안내도rsquo를 살펴

보고 마애삼존불상으로 향한다 용현계곡 입구인 이곳에는 넓

은 주차장이 있고 식당도 있다

백제 마애불은 충청남도 지역에만 남아 있는데 서산과 태안의

마애삼존불 예산 사면석불이다 서산 마애여래삼존불상은 국보

제84호로 10미터가 넘는 거대한 암벽에 조각돼 있다 가운데 석

가여래를 기준으로 오른쪽 관음보살은 입상 왼쪽 미륵보살은 반

가사유상이다 미륵보살은 오른쪽 다리를 왼쪽 무릎 위에 올려

놓고 오른팔을 굽혀 오른쪽 뺨에 손가락을 살짝 댄 채 사색에 잠

겨 있는 자세다 삼존불은 햇빛이 비치는 방향에 따라서 온화한

미소를 띠거나 때로는 개구쟁이 같은 얼굴을 한다 백제의 미소

로 알려진 백만불짜리 미소는 오전 9시 30분에서 10시 사이에

볼 수 있다

서산 마애삼존불상에서 13킬로미터 계곡을 따라 걸으면 보원

사지이다 보원사는 통일신라시대 화엄 10찰 중 하나로 알려졌다

1천명분의 쌀을 씻었다는 석조가 있는 것을 보아 1천여 명의 승려

가 머무는 무척 큰 절이었던 것으로 짐작된다

석탑 뒤에 개심사로 이어지는 숲길을 오른다 보원사지 뒤편 숲

길 초입부터 개심사 산신각까지 쉬엄쉬엄 가더라도 약 1시간 20분

➊ ❷ ❸

52-55-걷기여행indd 54 2014-04-11 오전 20118

위클리 공감 2014414 55

이 걸린다 이 길은 오르막이 많아서 힘들다 좀 수월하게 걷고 싶

으면 개심사에서 보원사지로 걸어오는 게 좋다

성왕산 자락 개심사 주차장엔 봄나물 난전

개심사는 성왕산 자락에 자리한다 성왕산은 코끼리를 닮았는데

이 코끼리의 갈증을 해소하기 위해 연못을 만들었다고 한다 연못

중앙에는 외나무 다리가 놓여 있다

외나무 다리를 지나 계단을 오르면 해탈문이다 개심사는 흰겹

벚꽃이 유명하다 작은 절집에 겹벚꽃이 피면 얼마나 웅장한지 입

이 다물어지지 않을 정도다 꽃은 4월 말에 피기 시작해서 5월 5일

경에 만개한단다

우리는 개심사를 등지고 소나무숲을 벗어난다 개심사 주차장

에는 봄나물이 난전을 펼쳤다 취나물 버섯 고들빼기 냉이 달

래 머위 민들레 등 각종 나물이 말간 향내를 풍긴다

주차장을 끝까지 내려오니 오학리쉼터 해미읍성으로 가는 표

지판이 나온다 해미읍성까지 52킬로미터다 이 표지판 밑에는

아라메길 이용자 안전수칙이 나와 있다 lsquo2~3명이 동행하여 걷

기rsquo가 눈에 띈다 지금까지 온 길과 다르게 그만큼 호젓하다는 것

이다

다시 출발 시간을 확인한다 오후 3시 50분이다 해미읍성에

도착했을 때의 시간은 6시 25분이었다 난이도가 높은 길이다 초

보자는 부분 걷기를 많이 걸어본 분에게는 완주를 추천한다

글과 사진middot김연미(여행 칼럼니스트)

1 유상묵가옥 토담 뒤에 활짝 핀 수선화

2 햇볕에 따듯한 빛이 감도는 마애삼존불상

3 왕벚꽃이 만발한 충남 서산 개심사를 찾은 많은 행락객들이 꽃을 감상하고 있다

연합

남부터미널과 동서울종합터미널에서 운행 약 3시간쯤 소요된다

서산공용버스터미널 홈페이지(wwwseosanbuscokr)에 시내버스

노선과 시간표가 안내돼 있다

시내버스(서령버스middot문의 041-669-0555)에서 운산행 이용

첫차 오전 6시 45분(공휴일은 7시 5분) 막차 밤 9시 배차 간격은

40분에서 1시간 간격이다 운산면에서 여미리까지 가는 버스가

없으므로 운산면에서 택시를 이용한다 콜택시는 비싸니 인근

슈퍼마켓에서 택시 전화번호를 물어보면 된다

여행수첩

아라메길 정보

홈페이지 wwwaramegilkr

문의 충남 서산시 문화관광과 041-660-3166

유기방가옥 유기방가옥은 숙식이 가능하며 숙식객에게는 무료로 자

전거를 빌려준다 자가용을 이용할 경우 선정묘 주차장에 세우고 이동

하는 것이 좋다 해미읍성에서 선정묘까지 택시 요금은 약 2만원 해미

읍성 인근 슈퍼마켓에서 택시 전화번호를 물어보는 게 가장 빠르다

주소 충남 서산시 운산면 이문안길 70-10(운산면 여미리 203-1)

문의 041-663-4326

서산마애삼존불상 찾아가는 길 서산공용버스터미널에서 하루 5회 운

행한다 첫차 오전 9시 15분 막차 오후 6시 55분 운산면을 거쳐서 마

애삼존불상이 있는 곳까지 운행한다

유기방가옥

여미리석불입상

유상묵가옥 역천제방

쉰질바위

고풍저수지

용현계곡입구

마애여래삼존불상

보원사지

개심사

정자(조망대)

해미읍성

52-55-걷기여행indd 55 2014-04-11 오전 20122

보조개는 일종의 얼굴 근육 기형이다 부모로부터 대물림되는 까

닭에 의학적으로는 lsquo선천적 기형rsquo으로 분류된다 흥미로운 사실

은 많은 사람들이 부러워하는 기형이라는 점이다 동middot서양 또는 예나

지금을 가리지 않고 보조개는 귀엽고 사랑스러운 이미지로 통한다

보조개를 바라보는 동middot서양의 시각이 비슷한 것처럼 인간의 주요 표

정에 대한 해석은 거의 만국 공통이다 한 남미 사람이 화난 표정을 지

었다고 가정하자 아프리카인이나 유럽인 동양인 가리지 않고 그가 화

났다는 걸 알아차린다 슬프거나 행복한 표정도 마찬가지다

표정을 만들어내는 건 얼굴 근육이다 얼굴에는 20여 개의 근육이

있다 인간의 전체 근육 숫자는 기준을 정하기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640~850개 정도로 파악된다 한데 이 중 단 20개에 불과한 얼굴 근

육은 인간 근육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뼈대 근육과는 형태적으로나 기

능적으로 상당한 차이가 있다

무엇보다 눈에 띄는 차이는 얼굴 근육의 상당수가 뼈에 붙어 있지 않

고 피부 속에 묻혀 있다는 점이다 뼈대 근육은 말 그대로 대부분 근육

의 양쪽 끝이 뼈에 닿아 있거나 붙어 있다 뼈대 근육은 힘을 쓰고 움직

임을 일으키는 게 본연의 lsquo임무rsquo다

인간만큼 다양한 표정을 만들어낼 수 있는 동물은 없다 다시 말해

인간보다 얼굴 근육이 잘 발달한 생명체를 찾기는 어렵다 한데 주요

표정은 만국 공통의 lsquo보디 랭귀지rsquo이지만 얼굴 근육 하나하나의 모양

이나 위치는 사람마다 제각각이다 반면 얼굴 근육은 인간 특유의 속

성이 오랜 진화를 거쳐 반영된 일종의 lsquo화장발rsquo 근육의 성격이 짙다

인종별로도 얼굴 근육의 형태 등에 대략적인 차이가 존재한다 동양

인이 서양인보다 보통 무표정한 편이라는 주장에 동조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도 인종 간 얼굴 근육의 상이성을 암시한다 국내 한 의과대학

의 연구에 따르면 입꼬리 주변 근육의 위치와 이들이 움직이는 방향

이 동middot서양 사람들 간에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

lsquo스마일rsquo 도안의 핵심적 특징은 양쪽 입꼬리가 치켜 올라간 것이다

반대로 입꼬리가 내려가면 샐쭉하다거나 언짢은 느낌을 불러일으킨다

입꼬리를 올리고 내리는 얼굴 근육이 어떤 식으로 발달해 있느냐가 표

정 혹은 인상을 좌우할 수 있다는 뜻이다

얼굴 근육은 표정뿐만 아니라 얼굴의 미추(美醜)를 가르는 데도 큰

역할을 한다 얼굴 근육의 배치 크기 대칭성 등이 의학적인 차원에서

잘생기고 못생기고를 결정하는 데 많은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영어로

사소한 차이를 가리켜 lsquo스킨 딥(skin-deep)rsquo 즉 가죽 한 꺼풀 차이라

고 얘기하지만 이 차이가 실생활에서는 엄청나게 다르게 인식될 수 있

는데 얼굴 근육이 바로 대표적인 예이다

하지만 표정이나 얼굴의 미추(美醜)가 최소한 해부학적으로 따져 보

면 lsquo사소한 것rsquo임은 분명하다 성형수술이 널리 유행한다는 점이 이를

방증한다 얼굴의 미추를 결정하는 얼굴 근육은 우리 몸의 여느 뼈대

근육에 비해 조작하기가 상대적으로 손쉽고 위험성도 적다 특히 뼈와

연결돼 있지 않고 피부 아래 묻혀 있는 얼굴 근육들은 손을 봐도 기능

등에 큰 영향을 주지 않는다 얼굴 성형은 쉽게 할 수 있지만 몸 성형

은 엄두 내기가 어렵다는 점이 얼굴 근육과 뼈대 근육의 결정적인 차이

를 보여준다

표정이나 미추를 중시하는 인간의 속성이야 당장 어쩔 수 없을 것이

다 하지만 얼굴 근육에 과도하게 신경을 쓸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얼굴

근육이 만들어내는 갖은 조화는 문자 그대로 lsquo스킨 딥rsquo에 불과한 것들

이니까 글middot김창엽(자유기고가)

(도움말 가톨릭의대 해부학교실 이우영 교수)

보조개는 아름다운 lsquo기형rsquo이다

생활과학 이야기 13

연합

의학적으로는 lsquo선천적 기형rsquo으로 분류되는 보조개 얼굴 근육 때문에 생기는 보조개는 귀엽고 사랑스러운 이미지로 많은 사람들이 부러워한다

56 2014414 위클리 공감

56-57-생활과학13+꽃과 나무indd 56 2014-04-11 오전 20200

위클리 공감 2014414 57

예년보다 빨리 꽃을 피운 왕벚나무들이 함박눈처럼 꽃잎을 날리던

날 저는 서울에서 그다지 멀지 않은 어느 강변의 습지를 찾아갔

습니다 아직 찬 기운이 가시지 않은 날씨지만 남쪽에서 불어오는 봄바

람은 솜뭉치처럼 부서진 부들의 씨앗들을 마른 갈대 사이로 어지러이

날리고 있더군요 이곳 물가에는 갯버들 꽃이 한창입니다 먹이가 부족

한 이른 봄 고맙게도 무료 급식소가 문을 연 덕분에 등에류와 벌들도

덩달아 바빠졌습니다 조만간 키버들과 선버들마저 꿀을 담뿍 머금은

향기로운 꽃을 피워내면 이곳은 온통 난리가 날 것입니다

물가에 열을 지어 선 각종 버드나무들의 연둣빛 자태를 감탄하며 바

라보고 있자니 만일 우리나라에서 lsquo생명의 나무rsquo를 꼽으라면 응당 버드

나무가 그 주인공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버드나무(류)는

그야말로 이 세상에 lsquo아낌없이 주는 나무rsquo이니까요

강변에 늘어선 버드나무들은 토양의 침식을 막아줄 뿐더러 수질 정

화에도 도움을 줍니다 풍성하게 피는 향기로운 꽃들은 굶주린 곤충들

이 춘궁기를 이겨내도록 밤낮없이 넉넉하게 꿀을 내놓습니다 또한 이

처럼 곤충이 많이 모이다 보니 이곳은 보금자리와 먹이가 필요한 작은

새들이 모여드는 곳이기도 합니다 이런 이유로 봄철의 버드나무 숲은

그야말로 생명의 발원지 같다는 생각마저 들게 합니다 이 아름다운 곳

에서 저는 문득 머나먼 두만강변의 버드나무 숲을 떠올려 보았습니다

18세기 정조 재위 시절 홍양호(洪良浩)라는 지혜롭고 유능한 관리가

있었답니다 그는 1777년 세도정치의 희생양이 되어 잠시 두만강변을

관할하는 경흥부사로 좌천된 적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는 한직에서

적당히 시간을 때우며 소일하는 대신에 장정 7500명을 동원하여 1인

당 5주의 버드나무를 두만강변에 심는 큰 공사를 벌였다고 전해집니

다 옛날에는 변방의 생활이라는 것이 지금과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힘들었을 것입니다 먹고 살기도 어려운 판에 별로 중요해 보이지 않는

일로 강제 노역까지 하게 되었으니 백성들의 원성이 그야말로 하늘을

찔렀겠지요 이를 보고 걱정한 친구가 홍양호를 간곡히 만류합니다

ldquo여보게 자네는 여기 잠시 있다가 한양으로 다시 돌아갈 사람이 아닌

가 왜 공연한 일을 벌여서 긁어 부스럼을 만드는가rdquo

현실적이고 애정 어린 친구의 충고에 대한 홍양호의 답변이 그의 저서

lt이계집(耳溪集)gt에 기록되어 있습니다 대략적인 요지는 이렇습니다

ldquo이제 내가 버드나무(류)를 심는 것에는 다섯 가지 이로움이 있어요

첫째는 우리 강역을 (오랑캐로부터) 은폐하기 위한 것이요

둘째는 말을 타고 돌격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요

셋째는 강둑이 물살에 파 먹히는 것을 대비하기 위한 것이요

넷째는 땔감용 나무를 대기 위한 것이요

다섯째는 바람을 막기 위한 것이지요

이 공사는 이처럼 백성들을 이롭게 하는 일이라오 내가 비록 여기

오래 머물지 않을지 몰라도 몇 년 지나지 않아 백성들이 그 이익을 누

리게 될 것이고 그 이로움이 백년 천년을 갈 수도 있을 텐데 내가 어찌

눈앞의 인기에 영합하여 이 일을 미루겠소rdquo

그 탁견에 감탄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자연 생태에 대한 정교한

지식 체계가 없던 그 옛날에도 슬기로운 우리 선조들은 강변을 지키는

버드나무숲의 중요성을 간과하지 않았던 것이죠 이런저런 허황한 명

분에 휩쓸려 오랜 세월 우리 곁을 지켜주었던 강변의 버드나무들이 하

루 아침에 베어져 나가고 삭막한 콘크리트 제방이 그 자리에 들어서고

있는 답답한 작금의 현실을 목도하자니 자연환경 보존과 실용성을 두

루 배려했던 옛 선조들의 지혜가 더욱 절실해지는 요즈음입니다

하천변에는 마땅히 버드나무숲이 있어야 합니다 그러면 이 고마운

나무들은 매년 봄마다 크고 작은 물줄기를 따라 세상을 황금빛으로

수놓을 것이며 전국 방방곡곡에는 생명의 교향곡이 우렁차게 울려 퍼

질 것입니다 글과 사진middot김태영(자연생태연구가middotlt한국의 나무gt 공저자)

아낌없이 주는 lsquo생명의 발원지rsquo

한국의 꽃과 나무 버드나무

lsquo생명의 나무rsquo 버드나무 숲

위클리 공감 2014414 57

56-57-생활과학13+꽃과 나무indd 57 2014-04-11 오전 20203

이 연사 힘주어~ 불조심

ldquo자나 깨나 불조심rdquo

lsquo불조심rsquo을 강조하는 대표적인 슬로건이다 식목일에 나무를

심는 것도 중요하지만 식목일을 전후로 해서 연중 산불이 가장 많이

발생한다고 하니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실제로 식목일에는 연평균

18건 평일의 6배에 이르는 산불이 집중적으로 발생한다는 통계치가

있다 최근에는 기후 변화로 산불이 갈수록 늘어나는 추세라고 하니

보다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기온이 높고 건조하며 바람이 강할수록

산불이 쉽게 번지는데 고온건조한 날씨 탓에 최근 식목일 즈음의 산불

발생 횟수도 1990년대에 비해 52퍼센트나 급증했다고 한다 그런 이유

에서일까 정부도 지난 1970년대부터 다양한 불조심 캠페인을 전개해

왔다

내무부(현 안전행정부)가 후원하고 한국화재보험협회가 주최한 lsquo불

조심 웅변대회rsquo 고지 광고(동아일보 1977년 10월 7일)를 보자 헤드라인

은 ldquo제1회 전국 남middot여학생(초middot중middot고) 불조심 웅변대회rdquo다 웅변대회를

개최하는 이유로 lsquo범국민적으로 방화(防火) 의식을 고취하기 위하여rsquo

라는 문구를 앞세우며 대회의 상세한 요강을 밝혔다 그 웅변대회에서

가장 강조한 것은 ldquo방화 예방 의식을 고취시키고 불조심의 생활화를

촉구하여 화재 없는 복지국가 건설에 이바지할 수 있는 내용rdquo이었다

웅변 시간은 초등부가 5분 중middot고등부가 6분이었다 웅변대회에 앞

서 lsquo원고 합격자 발표rsquo를 먼저 한 것으로 보아 예선에서 먼저 제출된 원

고를 검토해 심사를 거친 다음 그 기준을 통과한 학생들에게 본선에

나갈 기회를 주었음을 알 수 있다 본선에 진출한 학생들은 전국 방방

곡곡의 교정에서 두 주먹을 불끈 쥐고 ldquo~하자고 이 연사 소리 높여 외

칩니다 여러분rdquo 하며 목청을 돋웠을 것이다

1970년대는 lsquo웅변대회의 시절rsquo이라 할 정도로 다양한 주제의 웅변대

회가 전국적으로 열렸다 반공 웅변대회가 대표적이었지만 불조심 웅

변대회도 단골 주제였다 그 시절의 웅변대회가 학생들에게 획일적 사

고를 주입시키기 위한 관제 기획 행사라는 비판의 목소리도 있었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다 웅변대회는 학생들에게 자신감을 높여주는 동시

에 주어진 시간 안에 자신의 주장을 효율적으로 전달하는 능력을 길러

정책광고로 보는 어제와 오늘

1977년 10월 7일 동아일보에 실린 lsquo불조심 웅변대회rsquo 고지 광고 내무부(현 안전행정부)가 후원하고 한국화재보험협회가 주최하는 전국 웅변대회 참가를 위한 상세한 안내 정보가 적혀 있다

주는 생생한 프레젠테이션 교육의 현장이다 지금은 웅변대회가 많이

사라졌지만 아직도 지역의 소방서 단위로 관내 학생들을 대상으로 해

불조심 웅변대회를 개최하는 곳도 많다

나무 심기도 중요하지만 심은 나무를 화재로부터 보호하는 일은 더

더욱 중요하다 소방방재청 역시 한식날을 전후로 119소방헬기를 투입

해 산불 예방 홍보활동을 펼치고 있지만 어디까지나 한계가 있을 터

그 무렵에는 불을 피우지 말고 찬밥을 먹어야 한다는 뜻에서 한식(寒

食) 또는 냉절(冷節)이라고 날짜까지 못박았던 조상들의 지혜가 오히

려 돋보인다 기후 변화로 최근 30년 동안 봄철 기온은 평균 섭씨 06

도 올랐지만 습도는 오히려 6퍼센트 낮아져 산불이 일어날 가능성이

더 높아진 상황에서 담뱃불 같은 불씨 관리에 각별히 주의해야겠다

불조심 웅변대회는 입으로 하는 웅변이지만 몸으로 실천하는 웅변이

더 값진 웅변이 아니겠는가 ldquo꺼진 불도 다시 보자rdquo

글middot김병희(한국PR학회 회장middot서원대 광고홍보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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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 공감 2014414 59

공감카툰 파랑새를 찾아서

가장 훌륭한 지혜는 친절과 겸손이다

-탈무드

선택한 까닭글과 그림middot최영순

58-59-정책광고+공감카툰indd 59 2014-04-11 오전 20247

60 2014414 위클리 공감

무용

뮤지컬

문화공감

lt아라의 서gt

lt아라의 서gt는 설화나 민담에 등장하는 인물

을 중심으로 바다에서 탄생한 문명과 그 속에

서 살아가는 인간의 모습을 그린 공연이다 인

천시립무용단은 황해를 넘나드는 바람을 추

상적으로 표현했다 전통춤 레퍼토리에 신화

적 서사를 담아 한국 무용의 매력을 극대화했

다 초연 때 출연한 무용수들과 새로 선발된

무용수들의 기량을 견주어 보는 것도 이번 공

연 관람의 묘미가 될 것이다

기간 4월 25~26일

장소 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

문의 032-427-8401

lt비방문 탈취작전gt

트로트와 국악을 결합한 신명나는 창작뮤지

컬이다 약령시 약전골목의 오래 된 lsquo이만수

한약방rsquo은 손님이 끊일 날이 없다 인근 한약

방 사장들은 lsquo이만수 한약방rsquo엔 특별한 비방

문이 있을 거라는 결론을 내리고 lsquo이만수 한

약방rsquo의 비방문을 훔쳐낼 계획을 세우는데hellip

흥미로운 이야기를 중심으로 옛 약전골목의

풍경과 생활 모습을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기간 5월 4일까지

장소 대구 봉산문화회관 스페이스라온

문의 053-661-3500

극단

한양

레퍼

토리

신은수 작가의 역사극 시리즈 lt운현궁 오라버니gt lt봄이 사라진 계절gt을 잇는 lt거울 속의

은하수gt는 일제강점기 lsquo마지막 왕족rsquo으로 알려진 의친왕가를 소재로 시대의 격류에 휘말

린 인물의 세밀한 심리를 표현한 작품이다 1945년 해방 직전의 의친왕가 이야기를 그렸다

히로시마 원자폭탄 투하로 숨진 의친왕의 차남 이우의 장례식을 계기로 의친왕가 사람들이

한자리에 모인다 급변하는 세계 정세 속에서 조선왕조의 부활이라는 환상 속에 사는 일흔 살의

의친왕 반면 그의 장남 이건은 냉소적인 시선으로 조선의 마지막을 예감하며 아버지와 충돌한

다 의친왕과 다투고 뛰쳐나간 이건은 누군지도 모르는 생모의 행방을 찾는데hellip 극단 한양레퍼

토리 대표이자 배우인 최형인 교수가 직접 제작하고 무대에 선다 여기에 2012년 서울연극제 우

수작품상 수상작인 lt만선gt을 연출한 신동인 감독이 또 한번 연출을 맡아 더욱 관심을 모은다

일제강점기 말기 이곳에 모인 인물들은 특수한 신분으로 인해 저마다 나라의 역사를 대변하

고 있다 겉보기에는 여느 가족의 장례식과 다름없어 보이지만 그들의 갈등과 고통을 통해 자

연스럽게 관객들은 뼈아픈 우리의 역사를 절감할 수 있다 역사적 상징성과 함께 변화하는 시

대에 내몰려 갈등하고 괴로워하는 인간 본연의 모습이 공감을 자아낸다 글middot허정연 기자

기간 4월 19~27일 장소 서울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 문의 02-889-3561

의친왕의 차남 이우의 장례식을 계기로 모인 왕친들의 갈등을 소재로 시대적 아픔을 담은 연극이다

역사 앞에 갈등하는 lsquo인간의 굴레rsquo제35회 서울연극제 lt거울 속의 은하수g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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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청자격 기초생활수급자 기초생활수급자 조건부수급자

보장시설수급자

차상위계층 차상위자활 차상위장애수당 차상위

장애아동수당 차상위장애인연금 차상위본인부담

경감 차상위한부모가족 차상위우선돌봄

유의사항

전국 주민센터에서 선착순 발급

시군구(본인 주소지 기준)의 예산 소진 시 발급 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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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상위계층 차상위자활 차상위장애수당 차상위

장애아동수당 차상위장애인연금 차상위본인부담

경감 차상위한부모가족 차상위우선돌봄

유의사항

전국 주민센터에서 선착순 발급

시군구(본인 주소지 기준)의 예산 소진 시 발급 불가

기존 문화여행스포츠 관람 이용권을

발급받으셨던 분들도 신규발급신청 필요

60-문화공감indd 61 2014-04-11 오전 20329

62 2014414 위클리 공감

화제의 책

ldquo넌나에게 모욕감을 줬어~rdquo 영화 lt달콤한 인생gt에서 배우 김영철이

했던 이 명대사는 개그프로그램에서도 패러디하는 등 대표적인

유행어가 됐다 그만큼 한국사회에서 빈번하게 겪는 감정이기도 하다 출퇴

근길 도로 위에서라든가 학교나 회사에서 생면부지의 낯선 사람들부터

심지어 가까운 가족에게까지 우리는 평범한 일상에서 lsquo모멸감rsquo을 겪는다

모멸은 lsquo업신여기고 얕잡아봄rsquo으로 풀이된다 나의 존재 가치가 부정당하

거나 격하될 때 갖는 괴로운 감정이며 인간 내면의 가장 깊숙한 곳을 파괴

한다 한국인의 일상에 만연한 lsquo모멸감rsquo의 실체를 인문학적으로 규명한 책

이 나왔다 저자는 모멸감을 분석하기 위해 뉴스 기사 TV 드라마나 영화

에서 오가는 대사 수많은 문학작품 등에서 수집한 적실한 실례와 일상생활에서 만나는 다양한

에피소드로 이야기를 이어간다

저자는 우선 모멸이 부르는 파괴력을 우려한다 ldquo우리가 일상적으로 겪는 모멸감은 흔히 lsquo정서

적인 원자폭탄rsquo이라고도 불리며 인간을 끝없는 바닥으로 추락시키기도 하고 때로는 타인과 세

상에 대한 폭력으로 발화하기도 한다rdquo

모욕을 주고받는 데는 어떠한 역사적 배경이 있을까 저자는 급변한 사회 환경 때문이라고 분

석한다 ldquo조선 시대에 형성된 귀천의식과 신분적 우열 관념은 외형을 달리한 채 끈질기게 지속되

어 왔고 산업사회 및 소비사회와 맞물려 사람들 사이에 피곤한 경쟁으로 이어졌다rdquo

이런 연장선상에서 모든 가치가 돈으로 매겨지는 자본주의의 도래가 다른 한 축을 이룬다 사

회제도와 경제력 간의 불균형 삶의 형태와 의식 사이의 불균형이 문제의 핵심이다 절대 빈곤

실업 등으로 인해 최소한의 품위를 갖출 수 없다는 것 자신이 무능하고 쓸모없는 존재라는 생

각은 큰 모멸감을 불러일으킨다 이렇게 훼손된 자아를 보상받으려는 집단 콤플렉스가 공격적

인 민족주의와 편협한 인종주의로도 나타나게 된다 이 책의 또 한 가지 새로운 시도가 있다 바

로 음악으로 표현한 모멸감이다 작곡가 유주환 선생이 이 책에서 열 군데 대목을 골라 열 개의

곡을 만들었다 책과 함께 CD로 들어 있다 음악사적으로도 불안이나 분노 고독이나 초조함 슬

픔이나 기쁨 등을 주제로 한 곡들은 많지만 모멸감을 표현한 곡은 거의 없다고 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과연 모멸감을 뛰어넘을 수 있을까 저자는 학력이나 외모 경제력 피부색

나이 등 외형적인 차이로 멸시하는 문화와 사회 풍토를 바꿔가야 한다고 말한다 또 사회와 제

도가 정비되더라도 모멸감을 아예 느끼지 않고 살기란 불가능하다 존중과 자존의 문화는 여럿

이 만드는 것이며 그 출발은 결국 자신의 내면에 있다 남을 귀하게 여기는 문화는 우리의 변화

로부터 시작된다 ldquolsquo귀rsquo는 곧 lsquo고귀하다rsquo는 뜻이고 영어로 풀이하면 lsquonoblersquo에 가장 가까울 것이다

lsquo귀rsquo만큼은 스스로 성취할 수 있다 어떤 사람은 학문을 닦음으로써 어떤 사람은 예술이나 종교

를 통해 어떤 사람은 타인에게 많은 것을 베풂으로써 삶을 고양시킬 수 있다rdquo 우리는 각자 어떤

방법으로 모멸감을 극복하고 있을까 글middot박지현 기자

단신

lt커넥톰 뇌의 지도gt승현준 지음 | 신상규 옮김김영사 | 2만3천원

1천억 우리 몸 안의 신경세포 개수다 인

간 신경세포의 모든 연결구조와 활동원리

를 파악하기 위한 사상 초유의 프로젝트

인 휴먼 커넥톰 연구의 모든 것을 다뤘다

뇌와 의식의 비밀을 밝히기 위한 흥미진

진한 실험과 놀라운 발견이 이어진다 의

학적 발전을 뛰어넘어 미래 사회에 혁명적

변화를 가져올 경이로운 도전의 과정이

생생하게 펼쳐진다

lt금융으로 본 세계사gt천위루 양천 지음 | 하진이 옮김시그마북스 | 1만7500원

금융학은 지리적 환경과 기술middot종교middot경

제체제를 망라한 집합체라고 할 수 있다

모든 금융 사건에는 사회middot경제middot문화middot역

사적 배경이 있다 이 책은 국가 인물 사

건을 시대별로 나눠 유머러스하고 유쾌

한 언어로 금융사를 들려준다 그리스

로마 프랑스 스페인 네덜란드 영국 미

국 클로비스 찰스 1세 JP 모건 소로스

튤립 거품 사우스시 거품 서브프라임

위기 등의 키워드를 일목요연하게 펼치

면서 세계 경제의 흥망성쇠를 그려냈다

모멸감 왜 느껴 나는 소중해

lt모멸감gt

김찬호 지음문학과지성사1만3500원

62-63-화제의책+디딤툰indd 62 2014-04-11 오전 20413

위클리 공감 2014414 63

디딤툰 글로벌 에티켓 173

세상에서 가장 무거운 것구성middot권우영

그림middot안종만

62-63-화제의책+디딤툰indd 63 2014-04-11 오전 20419

요행은 없더라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한 소통이 지나치게 활발하다 각종 동호회

며 동창회에서 업무 협상에 이르기까지 다채로운 채널들이 그

야말로 lsquo스마트rsquo하고 lsquo스피드rsquo 있게 실시간으로 진행된다 직접 통화하거

나 만나지 않아도 많은 정보들이 오가고 약속들이 잡히고 계획들이

세워진다 시간이 절약되기도 하지만 시시각각 lsquo띵동rsquo하는 커뮤니티 알

림 신호로 인해 업무 집중에 방해를 받기도 한다 아마도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요즘 사람들은 경험의 80퍼센트 이상을 SNS를 통해 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최근 한 친구가 자신의 어리숙함을 한탄하는 글을

SNS에 올렸다

인터넷을 검색하다가 수천만 원을 호가하는 외제 중고차를 아주 싸

게 구할 수 있다는 광고성 글을 봤다고 했다 침수되거나 사고 난 차도

아닌데 저렴하게 경매로 낙찰된 차이기에 믿을 수 있다는 내용을 보고

어처구니없게도 마음이 동했다는 것이다 게다가 그 광고문에는 단순

히 차를 파는 것이 아니라 소중한 사람과의 인연을 진실하게 만들고

싶다고 적혀 있었다 거기서 그치지 않고 딸 사진까지 곁들이며 자기

딸한테 부끄럽지 않은 아빠로 살아가고 싶은 사람이라는 말까지 덧붙

인 것을 보고는 차라리 믿고 싶은 마음이 더 강해졌다 그 친구는 전화

를 걸었고 약속을 한 후 차를 구매하러 갔다

통화한 딜러는 여기저기 친구를 데리고 다니며 몇몇 그럴 듯한 외제

차를 보여주었다 인터넷 차량은 시험 주행을 해 볼 수 없다면서 이상

없으니 빨리 사라고 지금 선택하지 않으면 후회할 거라고 한 시간 후

에는 다른 사람이 보러 오기로 예약돼 있다고 압박했다 순진한 친구

는 제정신을 차리기 어려운 지경임에도 가까스로 정신을 차려 품질 보

증을 어느 정도 해 줄 수 있느냐고 물었다 보증 기간이 없다는 답이 돌

아왔다 처음에 전화했을 때는 3개월 정도 보증해 준다고 했던 것 같아

재차 확인했다 딜러는 워낙 싸게 파는 것이라 그런 것은 해당되지 않

는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순간 이상하다 싶어 친구는 사지 않겠다고

말했다 딜러의 표정이 순간 바뀌었다 살 것처럼 이야기해 놓고 이제

와서 이러면 어떻게 하느냐 이런 인터넷 차량들은 대개 사러 오면 그

냥 계약하고 끌고 가는 게 상례인데 너무한 것 아니냐hellip 질타 내지 훈

계조였다 섬약(纖弱)한 기질의 친구는 더 당황했다

하지만 친구는 사지 않겠다는 의사를 다시 한번 표시했다 가족들의

안전을 지켜야 한다는 말도 덧붙였다 불만에 차 있던 딜러가 이내 표

정을 바꾸었다 잘 생각했다고 대부분 인터넷 보고 오는 사람들은 이

런 차의 성격을 알고 오는데 당신은 그렇지 않은 것 같았다며 정말 모

르고 온 것이냐고 물었다 친구가 광고문을 믿고 왔다고 하니까 딜러는

참 딱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이런 차는 대개 리콜된 것들로 안전을 보장할 수 없는 차들이어서 어

떤 이들은 아예 견인차를 가져와 사 간다 정상적인 차가 이런 가격이

라면 어떤 바보가 비싼 돈 들여 새 차를 사겠느냐 당신이 순진한 사람

같아서 말해 주는 것이다 그랬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딜러는 차를 팔

지 못하고 들어가면 회사에서 혼나니까 정상적인 다른 중고차로 바꾸

면 어떻겠느냐고 제안했단다 한나절 이상을 같이 다니고 또 진실까지

털어놓아 준 그 딜러에게 미안한 생각이 들고 고마운 생각도 든 나머

지 친구는 그러자고 했다 얼결에 꼭 바꿀 필요도 없는 차를 그렇게 바

꾸었다고 했다

그러고 나서 자신이 도대체 무엇을 어떻게 한 것인지 모르겠다고 자

탄했다 어리석은 짓을 한 자신을 반면교사 삼아 친구들은 그런 일에

휘말리지 말라고 덧붙였다 결국 그 친구는 평범하지만 오래 된 진리를

잠시나마 잊은 자신에 대한 반성으로 끝을 맺었다 lsquo콩 심은 데 콩 나

고 팥 심은 데 팥 난다rsquo 글middot우찬제(문학평론가middot서강대 문학부 교수)

중앙포토

소통과 공감

64 2014414 위클리 공감

64-소통과공감indd 64 2014-04-11 오전 20452 표지 253-최종indd 146 2014-04-11 오전 20821

Page 13: 위클리 공감 253호

22 2014414 위클리 공감

ldquo여 성과학기술인 육성은 국가적 과제이다rdquo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해 8월 열린 국제여성과학기술인

대회(BIEN 2013)에서 한 말이다 박 대통령은 ldquo여성의 섬세한 감

성과 기술은 창조경제의 중요한 자산rdquo이라며 ldquo능력 있는 여성 인

재들이 출산과 양육 때문에 꿈을 포기하지 않고 경력 단절이 발

생하지 않도록 적극 지원하겠다rdquo고 약속했다

창조경제를 이끌 핵심으로 꼽히는 여성과학기술인의 사회활

동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남성에 비

해 여전히 낮은 수준이며 짧은 근속기간에 이직이나 퇴직하는

경향도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미래창조과학부(이하 미래부)에 따르면 2012년 말 기준으로

공공 연구기관과 대학 기업연구소 등 과학기술계에 진출해 있는

여성은 4만2323명으로 전체 과학기술인의 190퍼센트인 것으로

조사됐다 전년도 여성과학기술인의 재직 비율보다 16퍼센트포

인트 늘어난 수치다 2012년 신규 채용된 여성과학기술인은

5651명으로 과학기술계 전체 취업자의 246퍼센트를 차지했다

여성과학기술인 재직middot승진middot보직자 비율 증가 추세

여성과학기술인들이 연구소장이나 책임연구원 등 기관에서 보

직을 받은 사례도 소폭 늘었다 2012년 말 기준으로 주요 보직을

가진 여성과학기술인은 2134명으로 전년에 비해 01퍼센트포인

트 늘었다 전체 보직자 가운데 70퍼센트였다

여성 보직자 비율은 2006년 이후 07퍼센트포인트 증가했으

며 2008년 이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승진자 비율은 전년

보다 11퍼센트포인트 오른 118퍼센트(1216명)로 집계됐다

연구과제 책임자의 여성 비율도 비슷한 경향을 보였다 연구과

제 책임자 규모는 8915명으로 전년 대비 07퍼센트포인트 증가

해 2201명(78퍼센트)에 달했다

고학력 여성과학기술인 육성도 성과를 보이고 있다 이공계

대학 입학 여학생 비율은 2006년 이후 등락을 반복하다 최근 2

년 연속 감소했으나 2008년과 비교하면 04퍼센트포인트 증가

한 270퍼센트를 기록했다 대학교 이공계 전공분야 여학생 수는

22만6692명으로 전체 학위과정 학생의 284퍼센트를 차지했다

눈여겨볼 것은 석middot박사 등 고학력 여성과학기술인이 늘어나

고 있다는 점이다 2012년 말 기준으로 이공계 전공 석사 학위과

정 졸업자는 5656명으로 전년 대비 293명(54퍼센트) 박사 학

ldquo여성의 감성middot기술은 창조경제 자산rdquo박근혜 대통령 ldquo출산middot양육으로 꿈 포기 않고 경력단절 없도록 적극 지원rdquo

과학기술 여성파워시대기획특집

자료middot미래창조과학부

여성과학기술인 전체 재직현황(2009~2012)

2009

총 33991명

19934

14057

2010

총 36360명

19526

16834

2011

총 37688명

20747

16941

2012

총 42323명

21708

20615

106

173

311

173

308

174

312

190

333

114 112130

비정규직 여성정규직 여성 정규직 여성

전체 과학기술인 중 여성 비율비정규직 여성

22-23-기획-총론indd 22 2014-04-11 오전 14621

위클리 공감 2014414 23

위과정 졸업자는 1127명으로 전년 대비 58명(54퍼센트) 늘어

났다

수적인 증가세에도 불구하고 여성과학기술인은 기관 유형에

관계없이 근속기간 3년 미만의 단기 이middot퇴직 경향이 높았다 민

간 기업연구소와 이공계 대학은 3년 미만 이middot퇴직 비율이 각각

564퍼센트와 552퍼센트에 달했고 공공 연구기관도 329퍼센

트로 전체 이middot퇴직자 중 큰 비중을 차지했다

이처럼 여성과학기술인의 사회middot경제활동 지속성이 남성에 비

해 많이 저조한 이유는 여성과학기술인 롤모델 부재와 결혼 이후

생애주기로 인한 경력 단절 때문이다

ldquo일과 가정 양립시킬 수 있는 환경 조성에 노력rdquo

실제 과학기술인으로서 전문성을 갖추기 위해서는 학부 과정 4

년과 석middot박사 과정 5~7년을 거쳐 외국유학까지 일반적으로 10

년 이상의 시간이 필요하다

결국 평균 나이 32~35세가 되어 결혼 적령기를 넘어서게 되

고 가임 가능성도 상당히 감소한다 여성으로서의 삶과 과학기

술인으로서의 전문성이라는 양갈래 길에서 고학력 여성과학기

술인들의 고민은 커질 수밖에 없다 박 대통령이 경력단절 여성

의 지원을 강조한 이유이다

현재 정부는 미래부 산하 한국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를 통

해 여성과학기술인들을 위한 다양한 지원프로그램을 개발 제공

하고 있다

미래창조과학부 미래인재기반과 정동준 사무관은 ldquo여성과학

기술인들의 신규 채용 및 보직middot승진자 비율이 증가한 것은 매우

바람직하다rdquo며 ldquo더욱 많은 여성과학기술인들이 일과 가정을 양립

시킬 수 있는 환경에서 연구하도록 제도적 지원을 다하겠다rdquo고 말

했다 글middot최재필 기자

한국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

여성과학기술인 육성과 지원의 첨병 역할

여성과학기술인 육성과 지원의 첨병은 미래창조과학부 산하 재단법인

한국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WISETmiddotCenter for Women in Science

Engineering and Technology 이하 위셋)이다

2011년 출범해 올해로 3년째를 맞는 위셋은 여성과학기술인을 위한

정책 및 기획기능 수행은 물론 여성과학기술인의 전 생애주기에 걸친

통합 지원을 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여성과학기술인 지원사업인 lsquo4W

사업rsquo이다 4W 사업은 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WIST) 여성과학기술

인middot여학생 멘토링 프로그램(WISE) 여학생 공학교육선도대학지원사업

(WIE) 여성공학기술인력양성사업(WATCH21)이다

특히 위셋은 여성과학기술인 양성을 위해 다양한 사업을 추진한다

신진과 경력 여성과학기술인력 지원 사업 중middot고middot대학교의 이공계 여

성인재 육성 사업 등이 주요 내용이다

이를 위해 공학분야 진학 촉진을 위한 여학생 공학주간 행사를 전국

적인 규모로 운영하고 있고 여대학(원)생 공학연구팀제와 멘토링 펠로

우 프로그램을 통해 이공계 여성들을 위한 창의적인 경험도 제공한다

또한 프로그램 형태였던 위셋 아카데미를 사업화시켜 좀 더 체계적

으로 운영한다 2월부터 시작된 위셋 아카데미는 올해 과학기술 분야

여성 일자리 창출을 목표로 대학생 미취업자 경력단절여성 비정규직

등 이공계 여성 3500명 교육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아카데미 운영내용

은 경력단계별로 3단계 주기(경력단절 복귀rarr경력도약 성장rarr리더양

성)로 나눠 짜여졌다

진로진학상담교사협의회와 업무협약(MOU)을 맺어 전국 진로진학

상담교사를 통해 이공계 분야에 대한 기회를 알리고 특히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가진 여성과기인을 위해 글로벌 스타트업(Start-up) 과정을

지원할 계획도 갖고 있다

이밖에도 고용기관과 구직자 사이의 중개 네트워킹 기회 제공과

일middot가정 양립 운영모델 개발 벤처와 협동조합 설립 지원 사업 등 여성

과학기술인의 역량 함양을 위한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과 네트워킹 기

회도 제공한다

문의 02-6411-1000 wwwwisetrekr

22-23-기획-총론indd 23 2014-04-11 오전 14621

24 2014414 위클리 공감

대 전시 유성구에 본부를 둔 국방과학연구소는 국내 유일의

국방연구개발 전문기관이다 주성진(50) 박사는 국방과학

연구소의 제1호 여성 연구원이다

ldquo운이 좋았어요 대학 졸업 무렵 남자 동기들이 병역특례기관

인 국방과학연구소에 지원하는 모습을 보고 함께 지원했는데

동기들은 군대 보내고 제가 들어오게 된 거예요 하하rdquo

주 박사를 국방과학연구소 인근 대전국립현충원의 호국장비

야외전시장에서 만났다 전시장의 구형 전투기와 초계기 등의 모

습은 지금의 국방과학연구소 이미지와 대조적이다 자주국방을

목표로 1970년 설립된 국방과학연구소는 우리의 국방과학기술

수준을 세계 230여 국가 중 10위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데 중추

적 역할을 해 왔다

한양대 수학과를 졸업한 주 박사는 1989년 2월 연구소에 입

소 그간 국무총리 표창 여성과학자상 국방부 장관 표창 방위

사업청장 표창 국방과학상 등을 수상했다

ldquo대부분의 무기체계 관련 연구는 수많은 연구원의 협력으로

개발됩니다 그 과정에서 수상도 하게 된 것이죠rdquo

국방과학연구소는 대덕특구의 30개 정부출연연구기관 중 유

일한 국방부 산하 기관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덕특구에서

가장 여성친화적인 연구기관으로 꼽힌다 그 중심에는 주 박사를

중심으로 한 여성 연구원들의 적극적인 활동이 있었다 약 3천명

의 국방과학연구소 직원 가운데 여성이 약 300명이고 이 중 100

명 정도가 연구원이다

ldquo제가 연구소에 들어왔을 때에는 여자화장실이 없는 건물도

있었지만 지금은 새로 건물을 지을 때 모성보호실을 어디에 둘

지부터 고려할 정도로 여성친화적인 기관으로 변모했습니다rdquo

국방과학연구소는 2008년 4월 여성개발위원회를 정식 조직

으로 구성해 이 위원회를 중심으로 일middot가정 양립을 위한 활동을

과학기술 여성파워시대 국책기관 연구직기획특집

추진해 왔다 그간 대전 본부 내에 7개의 모성보호실을 설치했으

며 남성 직원을 위한 lsquo배우자 출산휴가제rsquo 도입을 이끌었다

또한 대전시 초middot중middot고교를 대상으로 과학특강 이공계 여대생

과의 멘토링 활동 연구소 내 경력 멘토링 활동 등을 추진했다

주 박사는 대한여성과학기술인회 수석총무 등 외부활동을 통해

서도 여성친화적인 연구개발 환경 조성에 힘쓰고 있다

ldquo대덕특구 내 10여 개 연구원 대표들이 월 1회 정기적으로 모임

을 갖고 여성친화적인 연구환경 조성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고 있

습니다 어떤 때에는 벤치마킹을 하면 쉽게 풀리는 일도 있어요rdquo

그는 lt누가 뭐래도 우리는 간다 이공계를 지망하는 여학생

을 위한 여성과학자 20인의 멘토링gt에 공저자로 참여(2010년)하

는 등 이공계 여대생들의 멘토로 활발히 활동해 왔다 그 역시 같

은 연구단지 연구원이던 남편과 결혼해 아들 둘을 키우면서 일

을 병행하는 어려움도 적지 않았다고 했다

ldquo똑같은 말을 해도 여자라서 그러나 하는 시각도 있었고 여자

를 출장 보내도 괜찮을까 하는 걱정도 있었지요 아직도 이공학

분야에서 여성은 소수에 해당합니다rdquo

ldquo위기가 기회 일단 하고 본다rdquo가 첫번째 신조

주 박사는 이공계 여대생들에게 멘토로 활동하며 가장 많이 들

려주는 말이 ldquo신조를 가져라rdquo라고 했다 그의 첫번째 신조는 lsquo위기

가 기회rsquo이다 주 박사는 원래 고교 때 문과였다가 너무나 수학 공

부가 하고 싶어 수학과를 지원했다 그런데 막상 대학에 가니 수

학2와 물리를 배우지 않아 애를 먹었다 이를 밤샘 공부로 극복

했다 그랬더니 오히려 동기들보다 실력이 나아지더라는 것이다

ldquo연구소 선택도 일종의 위기였어요 어릴 때부터 장난감 무기

를 갖고 놀고 군 복무를 해야 하는 남자들에게 무기는 lsquo본능rsquo에 가

까웠지만 여자인 저는 일일이 공부하고 외워야 했으니까요 하

ldquo국방기술 발전에 기여하는 보람 가져rdquo국방과학연구소 첫 여성 연구원 주성진 박사 ldquo신조를 갖고 넓은 눈으로 도전하라rdqu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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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

태 기

지만 그걸 공부로 극복하니 상도 받고 자리를 찾게 되더군요rdquo

이와 함께 lsquo이건 죽어도 아니다가 아니라면 일단 해 본다rsquo 그리

고 lt채근담(菜根譚)gt의 한 구절인 lsquo독수리는 조는 듯이 앉아 있

고 호랑이는 앓는 듯이 걷는다(응립여수 호행사병 鷹立如睡

虎行似病)rsquo를 신조로 꼽았다

ldquo독수리와 호랑이는 나는 것 걷는 것의 왕인데도 평소 모습은

초라하지요 이를 통해 두 가지 교훈을 얻는데 하나는 평소 내가

발톱 세우고 이빨 보이면 친구가 없다는 의미이고 또 다른 의미

는 남 역시 겉은 초라해 보여도 그 안에 독수리와 호랑이의 위엄

을 갖고 있을 수 있다는 교훈입니다 이 말에 학생들이 많이 공감

하더군요rdquo

여성 불모지에서 이 같은 깨달음을 얻으며 자신의 영역을 구

축해 온 주 박사는 현재 대외협력실장을 맡고 있다

ldquo최근 국방연구개발의 패러다임이 민간 참여 개방형 연구개발

을 지향하고 도전적middot창의적인 신기술 개방을 추진하는 방향으

로 바뀌고 있습니다rdquo

국방과학연구소는 지난 40년간 보이지 않는 곳에서 국방의 초

석을 닦았을 뿐 아니라 390여 개의 국방 기술을 민간과 방위산

업체로 이전하여 1조1200억원의 부가가치를 창출했다 주 박사

는 대외협력실장으로서 오는 5월 31일 경기도 일산 킨텍스에서

민군기술협력 페스티벌과 연계해 열리는 국방기술거래장터

(DTiMS) 게재 기술을 활용한 lsquo청년창업 경진대회 및 사업화 아

이디어rsquo 사업 진행도 맡았다

ldquo이공계 여대생뿐만 아니라 모든 남녀 지원자들에게 하는 말

이지만 우리 연구소에는 문middot이과 모든 전공자가 일하고 있습니

다 다른 연구소들도 lsquo정보rsquo나 lsquo한의학rsquo 등 이름이 붙는다고 관련

전공자만 선발하는 게 아니니 시야를 넓게 가지고 도전하기 바랍

니다rdquo 글middot박경아 기자

국방과학연구소의 첫 여성 연구원인 주성진 박사는 자신의 연구가 국가 안보에 보탬이 됐다는 것에 보람을 느낀다며 여성 이공계인들에게 소신을 갖고 넓은 눈으로 연구기관에 도전해 볼 것을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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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뇌과학연구소 신경과학연구단

의 허여울(31) 박사는 올해 2월 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

(UST)를 졸업한 젊은 과학자다 박사후 과정을 밟으며 이제 막

과학자로서의 첫발을 내디딘 그에게 최근 좋은 소식이 날아들었

다 미국 해양생물연구소(MBL)가 주관하는 lsquo그라스 펠로우십

프로그램rsquo에 선발된 것이다 MBL은 55명의 노벨상 수상자를 배

출한 세계적인 비영리 사립연구소다

MBL 그라스 펠로우십은 신경과학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두

각을 나타내는 소수의 젊은 연구자들을 글로벌 석학들과 연결해

네트워크를 구축토록 하고 실험실을 직접 운영하는 기회를 제공

하는 프로그램이다 우수한 인력에게 체계적인 프로그램을 제공

할 뿐 아니라 체류비와 연구 비용 일체를 지원하는 것으로 유명

하다 전 세계 지원자들 가운데 매년 10명 안팎의 연구자만 선발

하는 이 프로그램에 국내 석middot박사 출신이 선발된 것은 이번이 처

음이다

허 박사는 ldquo지난해 MBL 교류프로그램에 참여했을 때 그라스

펠로우십 프로그램에 대해 처음으로 알게 됐다rdquo며 ldquo직접 실험실

을 구성해 주도적으로 연구할 수 있고 세계적인 연구자들과 교

류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어 기쁘다rdquo고 말했다 그는 ldquo3개월이

라는 비교적 짧은 기간 동안 수행하기에 의미 있는 프로젝트를

한국에서는 건강식품으로 분류되는 오미자차 인삼차 등 건강보

조식품을 일본에서 판매하기 위해서는 약사법에 의한 제조middot판

매middot수입 면허 및 허가middot승인이 필요하다 일본의 복잡한 수입 및 허가 절

차로 인해 많은 한국업체들이 오미자차 인삼차 수출을 포기하고 있다

(위생 및 식품 검역조치 사례)

허여울 박사는 5월부터 3개월 간 세계적인 석학들과 함께 신경과학 연구에 매진할 계획이다

과학기술 여성파워시대 세계로 나아가다기획특집

ldquo섬세하고 꼼꼼함과학분야엔 장점rdquo

KIST 허여울 박사 국내파 박사 최초 미국 해양생물연 구소 lsquo그라스 펠로우십rsquo 뽑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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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시한 것이 주효했던 것 같다rdquo고 덧붙였다

허 박사는 박사학위 과정 중 관심을 가진 통증 관련 연구를 주

제로 제안서를 작성했다 그는 오는 5월부터 8월까지 MBL에서

대뇌 피질 내에 있는 다양한 신경세포들 중 통증 감소와 관련된

세포의 종류를 밝히는 일을 하게 된다

허 박사는 ldquo세포들이 특정 자극에 어떻게 반응하는지 알아보

고 특정 자극이 통증의 감소를 가져오는 작동 메커니즘을 규명

하는 연구를 진행할 예정rdquo이라며 눈을 반짝였다

ldquo고교 졸업 무렵엔 이공계 기피현상에 진로 고민도rdquo

허 박사는 국내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미국 오하이오주 그린넬대

학에 진학해 생화학을 전공했다 사람이 어떻게 생각을 하게 되

는지 그 원리가 궁금해 관련 수업을 수강한 것을 계기로 신경과

학 분야의 길로 접어들었다 그는 ldquo생물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화

학 공부가 필수라는 말에 기초과학 분야인 생화학을 전공으로

택했다rdquo며 ldquo반면 신경과학은 수학middot물리middot생물middot기계 등 학생들의

출신 전공이 저마다 다를 정도로 광범위한 융합적인 영역이라 흥

미로웠다rdquo고 말했다

학부를 마친 후 한국으로 돌아와 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

석middot박사 통합과정에 진학했다 주변 유학생들이 주로 해외 석middot박

사 과정을 선호하는 것과 달리 국내 대학을 선택한 것이다 허 박

사는 ldquoUST 신경과학 전공의 경우 커리큘럼과 강의의 질이 해외

석middot박사 통합과정과 견줄 만하도록 짜임새 있게 짜여져 있다rdquo며

ldquo여러 연구원들로 이루어져 있는 학교인 만큼 다른 전공의 학생

들과 교류를 장려하여 타 전공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요즘에

화두가 되는 융합연구를 진행하기에 유리한 면이 있다rdquo고 말했

다 국가 연구소인 만큼 최신 연구장비가 잘 갖춰져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었다

한국에서 대학을 나왔다면 lsquo02학번rsquo이었을 그는 ldquo고등학교를

졸업할 당시 학생들의 이공계 기피현상이 심해 진로에 대한 고민

도 많았다rdquo고 말했다 어려운 연구 환경과 과학자에 대한 인식 부

족이 가장 큰 문제였다 그는 ldquo아직까지 의사나 다른 전문직에 비

해 과학자에 대한 대우가 좋지 않은 게 국내 현실rdquo이라며 ldquo기초

학문을 연구하는 과학자들이 자부심을 갖고 일할 수 있도록 환

경이 개선됐으면 좋겠다rdquo고 말했다

어려운 현실과 달리 성별을 떠나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기에 과

학만큼 객관적인 분야도 없을 것이라는 게 허 박사의 생각이다

그는 ldquo과학의 긍정적인 면 중 하나가 세계 어느 나라 사람과도 과

학이라는 관심 분야 하나로 교류하고 공동 연구를 할 수 있다는

점rdquo이라며 ldquo국적이나 나이 성별로 차별당할 일이 없다rdquo고 말했

다 그는 ldquo오히려 여성 특유의 섬세함과 꼼꼼한 일 처리 능력이

과학에 있어서는 장점으로 작용할 때가 많다rdquo고 덧붙였다

허 박사는 MBL 파견을 앞두고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그는

ldquo책임자급 연구원이 되기 전에 스스로 계획을 세워 연구할 기회

가 생겨 기쁘다rdquo며 ldquo이번 펠로우십 경험과 네트워크를 잘 활용해

앞으로도 계속 미지의 세계인 신경과학 분야에서 인류에 도움이

되는 연구 성과를 내고 싶다rdquo고 포부를 밝혔다

올 여름 세계적인 연구소에서 연구에 매진할 생각에 들뜬 그

는 lsquo여성rsquo이나 lsquo국내 최초rsquo라는 타이틀을 제하더라도 충분히 빛나

는 과학자의 모습 그대로였다 글middot허정연 사진middot지미연 기자

KIST 허여울 박사 국내파 박사 최초 미국 해양생물연 구소 lsquo그라스 펠로우십rsquo 뽑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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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기술 여성파워시대 ITmiddot문화 융합 시도기획특집

서울대 라틴아메리카연구소의 백미숙 문화기획팀장은 통신

기술 개발의 선구자다 1980년대 중반 대덕연구단지에서

유선전화 교환기를 개발한 것을 시작으로 이동통신 화상통신

데이터통신 무선랜 공유기에 이르기까지 20여 년 넘게 통신장

비 개발을 주도해 왔다 백 팀장의 연구를 통해 통신기술 분야에

등록돼 있는 특허만도 7건이다 2011년부터 그는 오랜 꿈이었던

문화기획을 맡아 IT연구 경험을 살려 문화와 융합하기 위해 새롭

게 도전 중이다

그의 첫 연구 성과인 전전자교환기(TDX-10)는 각 가정에 유

선전화 공급을 늘리는 데 큰 기여를 했다 전전자교환기는 쉽게

말해 통화할 수 있게 연결해 주는 컴퓨터로 교환기 개발 전인

1980년대 초반만 해도 국내 기술이 없어 미국middot스웨덴 등의 수입

통신장비에 의존해야 했다 백 팀장은 대덕연구단지 연구원으로

국산 교환기를 개발하는 데 참여해 성공했다 그는 ldquo국산 교환기

개발로 유선전화를 어느 집에서나 쓸 수 있게 돼 자긍심도 있었

다rdquo고 말했다

10여 년 넘게 대덕연구단지에 있다가 1997년부터 2006년까지

대기업과 벤처기업 등을 거치며 통신기술 연구에 매진했다 휴대

폰이 막 상용화될 무렵인 1990년대 후반 현대전자(현 SK하이닉

스)의 책임연구원으로 이미 화상통신과 데이터통신용 핵심망 개

발을 마쳤다 벤처기업인 아이피원에서는 국내 처음으로 무선랜

공유기를 개발하는 데 성공해 KT에 납품하기도 했다 그 덕분에

아이피원은 매출 150억원 직원 수 50여 명의 회사로 성장했다

백 팀장은 ldquo통신기술은 빠르게 변하기 때문에 늘 현재 쓰는 기술

보다 한 발 앞서 고민해야 했다rdquo고 말했다

오랜 연구 성과로만 보면 과학자가 천성인 것 같지만 원래 그

의 꿈은 예술가였다 머리 속의 생각을 마음대로 그려낼 수 있는

화가를 꿈꾸던 무렵 부모님의 반대로 미대 진학은 포기해야 했

ldquo여성인 것을 잊으라 프로정신을 가지라rdquo서울대 라틴아메리카연구소 백미숙 문화기획팀장 ldquo못 이룬 예술가의 꿈이 보여요rdquo

지미연 기자

ldquo현 시대에 가장 필요한 것을 생각하고 만들어내는 게 과학자의 매력이에요rdquo 백미숙 팀장은 20여 년 넘게 통신기술을 연구한 베테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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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ldquo어릴 때 백화점의 쇼윈도를 보며 저 공간에 이야기를 입히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때부터 이미 문화에 관심이 많았던

거죠 벤처기업을 그만둔 후 미국 맨해튼에 갔더니 거리 문화가

흥미로웠습니다 그런 걸 보면서 문화와 IT를 접목하고 싶은 마

음이 들었어요rdquo

인사동 홈페이지 만들며 ITmiddot문화 융합 가능성 느껴

인사동 홈페이지(wwwhiinsacom)를 만든 것은 ITmiddot문화를 융

합하려는 첫 시도였다 문화 강좌를 듣고 축제 기획을 하며 경험

을 쌓다가 우연한 기회에 홈페이지 제작을 맡게 됐다 서울 인사

동을 하나의 브랜드로 만들기 위해서는 정보를 모아놓은 홈페이

지가 필요하다는 생각으로 진행한 프로젝트였다 그의 IT연구 경

험이 강점이 됐다 홈페이지 제작을 마친 후 지난해 종로구청으

로부터 공로상도 받았다

ldquo기술만 알면 사무적인 홈페이지가 되는 경우가 많고 문화만

잘 알면 적재적소에 기술을 활용하기 어렵잖아요 문화와 기술

두 가지를 모두 이해하고 있어서 재미있었어요 lsquo이 정보는 이쯤

에서 찾게 하면 좋겠구나 이 콘텐츠는 이런 방법으로 보여주면

흥미롭겠구나rsquo 하며 홈페이지를 만들 수 있었죠 잘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았을 때 ITmiddot문화 융합에 대한 가능성을 느낄 수 있었

어요 뿌듯했죠rdquo

IT 기술을 기반으로 문화를 생생하게 알리는 것이 백 팀장의

목표 중 하나다 그래서 증강현실이나 가상현실에 관심이 많다

현재는 서울대 라틴아메리카연구소에서 문화기획을 맡고 있다

언젠가는 생생하게 문화체험을 할 수 있도록 증강현실이나 가상

현실 등의 기술을 문화체험용 웹에 구현해 보고 싶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여성 과학자를 꿈꾸는 후배들에게 백 팀장은 ldquo여성인 것을 잊

으라rdquo고 당부했다 ldquo연구를 하다 보면 야근middot밤샘작업middot출장 등이

많아요 여성이 하기 힘든 부분이 분명 있죠 하지만 여성이기 이

전에 프로정신을 갖고 전문가가 되어야 합니다 여성이 아니라 일

하는 사람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뛰어들어야 성과를

낼 수 있죠rdquo 실제 그가 연구했던 한 팀의 경우 16명 중 15명이 남

성이었던 적도 있었다 하지만 백 팀장은 ldquo아이를 함께 돌봐야 해

서 힘들었지만 야근도 밤새는 일도 동료들보다 더 많이 하려 노

력했다rdquo고 말했다

그는 ldquo과학자로 성공하는 데 여성이 갖는 장점도 많다rdquo고 덧붙

였다 그 중 하나로 lsquo직감rsquo을 꼽았다 ldquo연구하면서 여성이 갖는 직

감이 장점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남성은 웬만큼 결과

가 보여야 판단하는 데 비해 여성은 상황의 맥락과 뉘앙스 등을

감지해 연구방향 수정 등에 대한 판단을 빨리 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대개의 여성이 남성보다 섬세하기 때문에 갖는 장점

이죠rdquo

그러면서 과학자가 되더라도 과학뿐 아니라 lsquo융합rsquo을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의료나 건축middot예술middot문화 등 다양한 분야와 과

학이 융합할 때 시너지를 낸다는 것이다 ldquo호기심을 가지고 다양

한 분야를 살펴봐야 합니다 궁금증이 많아야 해요 중요한 것은

호기심에 머무르지 않고 해결 방안까지 같이 고민해야 한다는 점

입니다 정보를 많이 얻고 이를 토대로 분석하는 습관을 길러야

합니다rdquo 글middot남형도 기자

백미숙 팀장이 2012년 만든 인사동 홈페이지(wwwhiinsacom) 초기 화면 1초 간격으로 바뀌는 인사동 사진을 전면에 시원하게 배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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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dquo그 때만 해도 금세 (직장을) 얻을 수 있을 거라 lsquo착각rsquo했지

요rdquo 이화여대 컴퓨터공학과 변해선(38) 연구교수는 요

즘 말로 lsquo경단녀(경력단절 여성의 줄임말)rsquo였다 연년생 두 아이를

키우는 엄마의 삶은 공학관 연구실의 작은 컴퓨터와 집뿐이다

ldquo아이를 둘 키워보면 전혀 다른 세계를 만나게 될 거예요rdquo 변 교

수는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의 지원으

로 복직에 성공하면서 두 마리 토끼를 잡고 있는 lsquo슈퍼 맘rsquo이다

고등학생 시절 컴퓨터 활용이 재미있었다는 변 교수는 소프트

웨어 전문가를 꿈꾸며 하루 9시간 이상 모니터 화면과 씨름했다

대학에 들어가서도 꾸준히 그 길만 고집했다 여성이라 불리하다

는 생각도 전혀 없었다 ldquo제가 학교를 다니던 1990년대 중반만 해

도 한창 인터넷 붐이 일었고 컴퓨터 업계에서는 경쟁력이 있었어

요rdquo 그래서 항상 lsquo하면 되겠구나rsquo 싶은 자신감이 있었다 딱 출산

전까지는 그랬다

박사학위를 받기 이틀 전 첫아이를 낳았다 변 교수는 이때부

터 모든 삶이 계획과는 다르게 흘러가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는

꾸준히 해 왔던 연구를 쉬면 도태된다는 생각에 산후조리 2개월

만에 lsquo박사후 연구원rsquo이 되었다 ldquo생후 3개월도 안 된 아이를 어린

ldquo아이들이 자랑할 엄마과학자 돼야죠rdquo변해선 이화여대 컴퓨터공학과 연구교수 ldquo참 어렵게 이 자리에 돌아왔어요rdquo

지미연 기자

한국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의 lsquo여성 과학인 경력복귀지원 사업rsquo을 통해 현업에 돌아온 변해선 교수는 ldquo(경력단절 기간 동안) 급변하는 IT 분야에서 어린 친구들이나 해외 박사들이 많아 쉽게 뒤처질 수 있다는 생각에 조급했다rdquo고 말했다

과학기술 여성파워시대 경력단절 딛고 복귀기획특집

오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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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 공감 2014414 31

이집에 맡기기 시작했어요rdquo

하지만 첫째를 출산한 지 8개월 둘째가 lsquo덜컥rsquo 생겨 버렸다 연

구 논문을 구상하기도 벅찬 시간 점점 무거워지는 몸을 이끌고

연구와 육아를 감당하기가 어려워졌다 임신 6개월째 그는 연구

실을 떠났다 박사후 연구원 1년차였다 ldquo떠날 때만 해도 금세 복

귀할 수 있을 줄 알았지요rdquo

연년생 두 아이의 육아는 그에게 lsquo충격적rsquo이었다고 한다 ldquo한 아

이만 키우는 것과는 완전히 달랐어요 새벽에 일어나 둘째에게

우유를 타주고 기저귀 갈아주고 첫째 옷 갈아입히고 그렇다고

(아이가) 인형처럼 가만히 있나요 한창 움직이면서 시리얼 엎고

어지럽히고hellip 잠깐 안 보는 새 연구 중인 모니터 앞에서 키보드

를 쿵쿵 두들기고 있질 않나 매일이 아찔했죠rdquo

한국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 덕에 연구현장 복귀

연구실이 그리워졌다 하지만 공백은 컸다 여기저기 지원해 봤지

만 계속 고배를 마셨다 그렇게 1년 2개월의 시간이 흘렀다 변 교

수의 세부 전공인 컴퓨터 네트워크 분야는 점점 길이 좁아졌다

그는 ldquo특히 IT분야는 워낙 급변하는데다 어린 친구들이나 해외

박사들이 많아 쉽게 뒤처질 수 있다는 생각에 조급한 마음도 있

었다rdquo며 ldquo막막하고 답답하고 불안한 시간이었다rdquo고 회고했다

그러던 어느날 메일이 도착했다 한국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

터(WISET)에서 lsquo2013 여성 과학인 경력복귀지원 사업rsquo을 한다는

모집공고였다 2012년에 시작한 이 사업에는 대학연구원 모집도

포함됐다 간절한 마음으로 지원서를 썼다 ldquo합격 통보를 받고 정

말 기뻤지요 공부했던 모교인데다가 일과 육아 두 마리의 토끼

를 잡을 수 있는 환경이 주어진 거죠rdquo

기쁜 마음으로 모교에 복귀했지만 적응은 쉽지 않았다 연구

와 육아를 병행하는 일은 생각보다 만만치 않았다 오히려 극심

한 우울증을 겪어야 했다 부부싸움도 늘고 엄마로서 해서는 안

될 생각까지 했다고 한다 포기하고 싶은 순간 변 교수는 오기가

생겼다 퇴근 후 밤 9~10시에 아이를 재워놓고 새벽 1시에 알람

을 맞춰 뒀다 쪽잠을 자고 일어나 연구에 몰입했다 ldquo경쟁에서

뒤처져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점점 커지더라고요rdquo 그는 이런 각

고의 노력 끝에 지난해 11월 교육부에서 주관한 lsquo리서치펠로우

프로젝트(모바일 클라우드 컴퓨팅 상호작용 지연 최소화를 위한

복합프레임워크 개발)rsquo를 맡으면서 연구교수가 됐다

요즘의 꿈은 두 가지다 ldquo연구자로 우리나라 소프트웨어 분야

에 기여할 수 있는 연구 실적을 내는 거죠 지금 실험이 마무리

단계에 있고요 조만간 논문을 발표할 예정입니다rdquo 그는 연구 이

야기를 하면서 커다란 눈을 반짝였다 두번째 꿈은 더 인상적이

었다 ldquo아이들에게 자랑스러운 엄마가 되는 거요 나중에 커서 아

이들이 lsquo우리 엄마는 과학자rsquo라고 자랑스러워할 수 있었으면 좋겠

어요rdquo 글middot박지현 기자

한국여성과학기술인 RampD 경력복귀지원 사업이란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가 출산middot육아 등으로

경력이 단절된 이공계 출신 여성(여성과학기술인)에 대해 다시 연구 현

장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업이다 여성들이 연구 현장 복귀

를 준비할 때부터 일자리에 정착할 때까지 패키지 형태로 지원한다

재취업 역량 진단을 통한 맞춤형 준비교육과 직업상담 일자리 추천

등을 한다 지속적으로 경력을 유지middot발전시킬 수 있도록 취업 중개도

돕는다 복귀 사업의 지원 규모는 여성 과기인 1인당 2천만원 이내로 최

장 3년까지 지원된다 2012년과 2013년 두 차례에 걸쳐 여성 과학자 복

귀사업을 벌였는데 70명 모집에 153명이 몰렸다 이 사업을 통해 현장

으로 돌아온 여성 과학기술인은 2012년 39명 2013년 58명이었다 이

들은 지금까지 국내외 학술지 논문 30편과 특허출원 9건을 내는 등 두

드러진 성과를 보이고 있다

문의 02-6411-1011~2 wwwwisetrekrreturn

ldquo두 아이의 육아를 연구와 병행하는 일은 생각보다 너무 어려웠다rdquo는 변 교수는 아이들에게 자랑스러운 과학자 엄마가 되고 싶다고 했다

오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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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기술 여성파워시대 과학과 인문학 통섭기획특집

ldquo미국 유학시절 아이가 아플 때면 유치원을 보낼 수도 내

가 학교 수업에 빠질 수도 없어 발을 동동 구른 적이 한

두 번이 아니었어요rdquo

45년간 화학을 연구해 온 황영애(68) 상명대 명예교수는 아직

도 그 시절만 떠올리면 가슴 한 편이 쿡쿡 아려온다 함께 박사과

정을 밟은 남편은 아이 문제나 집안일에 있어서 늘 뒷전에 있는

데 반해 과학자이기 전에 lsquo엄마rsquo였던 황 교수에게는 학업과 가정

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게 여간 고된 일이 아니었다

ldquo어느 분야나 일과 가정을 양립시키는 일이 쉽진 않겠지만 과

학 분야에서도 여성에게 유리한 점은 결코 없었어요 사회생활에

있어서의 문제라기보다는 결혼이나 육아로 인한 가정의 문제였

죠 혹자는 연구직이면 그래도 좀 편하지 않으냐고도 하는데 흔

히 생각하듯 하나 더하기 하나를 해서 원하는 결과가 나오는 게

아니니까요 밤새도록 실험하는 일도 잦은데 아이를 둔 엄마로서

는 쉬운 일이 아니죠rdquo

lt세계문학전집gt 읽기를 좋아하던 부끄럼 많던 여고생은 화학

수업을 하던 총각 선생님을 짝사랑하며 흥미가 생겼다 선생님이

아닌 화학과 본격적인 사랑에 빠진 건 이듬해 대학에 입학하면

서부터다

그가 대학에 입학하던 해 서울대 화학과 정원 30명 중 여학생

은 4명뿐이었다 황 교수는 ldquo그 정도면 당시로서는 적지 않은 수rdquo

라며 ldquo진로를 정하는 데 있어 여자 동기들과 선배들의 도움을 많

이 받았다rdquo고 말했다 이공계 여대생이 극히 드물던 시절 결혼middot

육아에 대한 고민을 나눌 유일한 대상은 처지가 비슷한 동료들

뿐이었다

ldquo흔히 여성 과학자의 강점으로 섬세함을 꼽는데 저는 손끝이

야물지를 못했어요 실험할 때는 꼼꼼함이 필수인데 그렇지 못해

ldquo화학에서 인생과 인문학을 보았어요rdquo황영애 상명대 명예교수 ldquo교수법에 응용해 제자들 이해 도와 보람 느껴rdquo

공부가 힘들게 느껴질 때도 많았어요 오랫동안 공부해 온 저도

그런데 학생들은 오죽할까 싶어 어떻게 하면 좀 더 쉽고 즐겁게

가르칠 수 있을까 고민했죠rdquo

그 고민의 해답은 인생에 있었다 황 교수는 화학적 원리에 인

간 관계를 대입해 강의했다 그는 ldquo과학으로서 화학을 바라보면

어렵게 느낄 수 있는 것도 인생에 빗대면 쉽게 이해되는 부분이

많다rdquo고 설명했다

ldquo과학 대중화가 곧 과학 발전rdquohellip 중middot고교 무료강의 희망

ldquo화학은 정확한 학문이에요 하나가 모자라면 상대방에게 내 것

을 내어주는 게 기본 원리죠 어느 물질 하나 무의미한 건 없어

요 가령 촉매제를 예로 들면 촉매라는 건 두 가지 물질이 반응

할 때 그걸 도와주는 물질이에요 그 반응에 적극적으로 참여하

면서도 자체 생성물을 만들지 않는 희생적인 물질이죠 제 할 일

을 묵묵히 하면서도 과시하지 않는 모습이 우리 인생에 깨달음

을 주지 않나요rdquo

lsquo화학에서 인생을 배웠다rsquo고 말하는 제자들이 하나 둘 늘어날

때마다 그의 보람도 늘었다 제자 중에는 그의 교수법을 벤치마

킹해 교단에 선 이들도 있단다 인문학적인 강연으로 과학적 이

해를 돕는 그의 수업 방식은 어찌 보면 대립각을 세우는 일로도

보인다

그러나 그는 인문학을 넘어 종교에서도 과학적 원리를 발견한

다 뒤에서 힘을 보태주는 중성자 이야기로는 lsquo겸손rsquo을 플라스마

의 산화 정신으로는 lsquo순교자의 삶rsquo을 풀어낸다 필수원소와 독성

원소는 lsquo선을 가장한 악rsquo을 제설제와 부동액은 lsquo기도와 눈물rsquo의 의

미를 이해하게 한다

ldquolsquo과학과 종교의 만남rsquo이라면 흔히 성경에 나오는 일을 과학적

32-33-기획-황영애indd 32 2014-04-11 오전 15113

위클리 공감 2014414 33

으로 증명하는 내용일 것이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아요 하지

만 저는 종교적 현상을 설명하거나 증명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화

학이라는 학문이 신앙을 받아들이는 데 어떻게 도움이 되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어요 인문학도 그런 의미에서 과학과 대

치 관계에 있는 것이 아니라 접점에 있는 학문이라고 생각해요rdquo

황 교수는 자신의 강의 내용을 바탕으로 lt화학에서 인생을 배

우다gt lt화학에서 영성을 만나다gt라는 책을 출판했다 그 중 lt화

학에서 인생을 배우다gt는 교육부가 선정한 우수 과학도서로 꼽

히기도 했다

그는 저서를 내는 데 그치지 않고 직접 중middot고등학교를 돌며 무

료 강의를 펼치고 싶은 소망을 품고 있다 과학의 대중화가 곧 과

학의 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믿음 때문이다

ldquo과학 그 중에서도 기초과학 분야는 정말 중요한 학문입니다

기초과학이 튼튼해야 응용 분야도 발전할 수 있죠 미래 과학의

기초를 다지는 데 제가 조금이나마 역할을 할 수 있기를 바랍니

다rdquo 글middot허정연 기자

전민

규 기

황영애 명예교수는 45년간 화학을 연구middot강의한 경험을 바탕으로 과학의 대중화에 앞장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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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2014414 위클리 공감

ldquo철커덩철커덩 삐이익~rdquo

4월 7일 오후 울산 동구 현대중공업 본사 건설장비 시험

장 바닷가 옆에 있는 시험장의 모래언덕에서 거친 기계음을 내

며 굴착기가 앞뒤로 흔들리고 커다란 굴착기 버킷(굴착기 앞부

분에 달려 있는 바구니 모양의 구조물)이 수차례 회전하며 흙을

퍼내는 작업을 한다 굴착기가 움직일 때마다 거센 모래바람에

눈을 뜨기 힘들 정도다

30여 분쯤 지나자 작동을 멈춘 굴착기의 운전실 문이 열리고

선글라스를 낀 채 스카프로 코와 귀를 둘러싸고 안전모를 쓴 운

전사가 내린다 영락없는 건설현장 남성의 모습 같지만 이 회사의

건설장비 설계 분야에서 금녀의 벽을 허문 건설장비개발1부 굴착

기 설계부의 이선경(39) 차장이다

이 차장은 남성의 전유물로 여겨지는 건설중장비 설계 분야에

서 우먼파워를 과시하는 여성 엔지니어다 2001년부터 현대중공

업에서 근무하고 있다 울산대에서 자동차공학을 전공한 그의

업무는 굴착기 설계 및 개발이다

남성 중심의 건설장비 설계를 선택한 데는 lsquo도전정신rsquo이 큰 영

향을 미쳤다 이 차장은 ldquo용도나 중량의 차이는 있지만 자동차나

건설장비의 기본 원리는 비슷하다rdquo며 ldquo여성이라서 하지 못할 것

이라는 선입견을 깨고 싶었다rdquo고 말했다

지금은 14년차의 베테랑 설계사가 됐지만 그의 도전은 처음부

터 녹록지 않았다 lsquo휠로더rsquo lsquo스키드로더rsquo lsquo카울링rsquo lsquo데칼rsquo 등 낯선 건

설장비 전문용어와 기계를 익히는 것에도 진땀을 뺐지만 육체적

피로감은 큰 고충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굴착기 설계 분야는 현장에서 굴착기를 직접

시운전해 보고 현장을 발로 뛰며 남성 작업자들을 만나 의견을

듣는 등 강도 높은 육체노동이 뒤따르는 업무 특성 탓에 여성과

는 특히 거리가 먼 영역으로 여겨져 왔다

과학기술 여성파워시대 현장에 산다기획특집

하지만 이 차장은 이런 선입견을 하나씩 깨뜨렸다 남자 동료

들에게 뒤지지 않기 위해 꾸준한 운동으로 체력을 다지는가 하

면 잦은 야근이나 출장 등에서도 특혜를 받지 않았다 더 나은

제품 개발을 위해 굴착기 운전자격증을 따내는 열성을 보이기도

했다

그는 ldquo설계실뿐 아니라 각종 현장에서 설계한 굴착기가 제대

로 움직이며 작동하는지를 직접 점검하는 등 꼼꼼하게 챙겨야

더 나은 굴착기를 만들 수 있기 때문에 운전자격증까지 따면서

스스로 굴착기 프로가 돼야 한다rdquo고 말했다

이 같은 그의 열정과 여성 특유의 섬세함middot꼼꼼함은 제품의 완

성도를 높이는 데 기여하고 있다 이 회사의 굴착기가 업계의 호

평을 얻은 데는 여성 설계자들의 역할이 컸다는 게 업계의 평가

다 이 차장의 손을 거친 lsquo굴착기 9시리즈rsquo는 세계적 베스트셀러이

다 국내에서는 수년째 부동의 1위를 지키고 있고 해외로도 꾸준

히 수출되는 제품이다

이 차장은 ldquo여성이 보는 관점과 남성이 보는 관점은 다르다rdquo며

ldquo유저 인터페이스를 제품에 완벽히 반영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의

견이 나와야 하는데 그런 측면에서 여성 설계자들이 긍정적 역

할을 한다rdquo고 말했다

ldquo동등한 대우 바라면 당당하고 용감하게 도전을rdquo

여성 설계자들은 개발 업무뿐만 아니라 현장이나 부서에서 활력

소로서의 역할도 톡톡히 한다

이 차장은 ldquo부서 내 여성 설계자가 5명인데 경직된 조직문화

에서 윤활유와 같은 작용을 한다rdquo며 ldquo갈등관계에 있는 발주처와

의 미팅에서는 부드러운 분위기를 만들어내고 친근한 표현과 여

유 있는 태도는 현장 근로자와의 관계 개선에도 큰 역할을 한다rdquo

고 말했다

ldquo섬세함 살려 최고 굴착기 만들어야죠rdquo현대중공업 건설중장비 설계 이선경 차장 ldquo현장을 발로 뛰느라 육체노동 강도 세요rdquo

34-35-기획-이선경indd 34 2014-04-11 오전 15220

위클리 공감 2014414 35

지미

연 기

하지만 남성 중심의 조직에서 힘든 점이 없는 것도 아니다 그

는 ldquo아직까지 여성 직원의 업무능력에 대한 데이터베이스가 부족

하기 때문에 중장비 분야에 대한 여성의 이해도가 낮을 것이라

는 그리고 가정으로부터의 독립성에서도 남성에 미치지 못한다

는 선입견이 있다rdquo며 ldquo하지만 그것은 여성 스스로가 넘어야 할

산rdquo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성들이 스스로 가치관을 세우고

자신의 일에 자신감을 가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ldquo같은 월급

과 동등한 대우를 받기를 바라면서 쉬운 일만 하려고 든다면 어

떤 상사라도 중책을 맡기고 싶어하지 않을 것rdquo이라며 ldquo당당하고

용감하게 도전해야 한다rdquo고 말했다

이어 ldquo섬세하고 부드러운 여성만의 장점을 살려 건설장비 분야

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드는 것이 꿈rdquo이라며 ldquo현장에서 작업자

들과 함께 어울리며 세계 최고의 제품을 설계하고 싶다rdquo는 포부

를 밝혔다 글middot최재필 기자

현대중공업 건설장비개발1부에서 굴착기 설계를 맡고 있는 이선경 차장이 자신이 설계한 제품을 점검하고 있다

현대

중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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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2014414 위클리 공감

과학기술 여성파워시대 기술로 승부기획특집

임형미(47) 한국세라믹기술원 에코복합소재팀장은 지난

2010년부터 산업통상자원부가 추진하는 10대 핵심소재개

발(WPMmiddotWorld Premier Materials)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

다 WPM은 수송기기용 초경량 소재 친환경 스마트 표면처리 강

판과 같은 미래형 신소재들을 개발하는 프로젝트다 임 팀장은

10대 프로젝트 중 한 분야인 나노카본(탄소섬유) 사업단에서 에

너지 절감을 할 수 있는 나노복합소재를 개발하고 있다 이번 사

업단에서 몇 안 되는 여성 책임자이기도 하다 그는 ldquo최근 방열

소재가 주목받고 있는 만큼 고온에서 표면의 전기 절연성을 유지

할 수 있는 세라믹 소재를 연구한다rdquo며 ldquo정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프로젝트인 만큼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rdquo

고 말했다

세라믹은 크게 첨단세라믹과 전통세라믹으로 나뉜다 전통세

라믹은 흙이나 모래 같은 원료를 이용해 불로 구워낸 도자기나

유리 등을 말한다 첨단세라믹은 자동차와 항공우주 등 첨단 기

술을 세라믹에 접목한 소재를 말한다

한국세라믹기술원은 첨단세라믹 연구기관으로 2000년 정부

출연기관으로 출범했다 2009년부터는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기

관으로 바뀌었다 한국세라믹기술원은 에너지환경middot전자middot기초

소재 융합 분야로 나뉘어 연구하고 있다

임 팀장이 이끌고 있는 에너지소재본부 내

에코복합소재팀에서는 세라믹 원료에 해당

하는 나노입자를 더 작게 만들거나 나노입

자의 특성을 응용한 나노기술 개발에 힘쓰

고 있다

그가 2000년 한국세라믹기술원에 입사할

때만 해도 여성 과학기술 연구원은 어디에서도

ldquo나노복합소재 개발 사명감이 큽니다rdquo한국세라믹기술원 에코복합소재팀 임형미 팀장 ldquo과학기술은 가장 진실한 학문rdquo

전민규 기자

임형미 팀장은 산업통상자원부가 추진하는 10대 프로젝트 중 한 분야인 나노카본 사업단에서 책임자로 활동하고 있다

36-37-기획-임형미indd 36 2014-04-11 오전 15310

위클리 공감 2014414 37

보기 드물었다 또 과학기술이라고 하면 광물 자원 등과 같은 단

일 자원을 개발하는 수준이었다 그러나 한국세라믹기술원이 출

범하면서 변화를 맞았다

각 분야에서 세라믹기술원을 찾기 시작하면서다 당시 이화여

대 화학과를 졸업하고 미국에서 물리화학 박사학위를 받았던 임

팀장은 곧바로 지원했다 입사 지원 당시 전남대와 조선대에서

lsquo박사후 연구원rsquo으로 활동하고 있던 터라 전공을 살릴 수 있는 기

회였고 합격 소식을 들었다 임 팀장은 ldquo남편이 지방에서 근무했

기 때문에 주말부부로 지내야 하는 현실이었지만 남편의 전폭 적

인 지지 속에 일할 수 있게 됐다rdquo며 ldquo남편과 14년째 주말부부 생

활을 하고 있다rdquo고 말했다

ldquo기술개발로 기업middot소비자에 도움 줄 수 있어 뿌듯rdquo

임 팀장은 지난 4월 1일 수석 연구원으로 승진했을 정도로 인정

받고 있지만 그에게도 고비는 있었다 바로 2000년 분체팀으로

입사하면서다 분체(고체 입자가 많이 모여 있는 상태의 물체를

통틀어 이르는 말)는 공학 분야로 이학 전공을 한 그에게는 어려

움이 있었다

그렇게 1년 남짓 연구에 매진하고 있던 2000년 초 당시 한국세

라믹기술원장이 세라믹을 섬유에 응용할 수 있는 프로젝트 팀을

꾸리면서 기회가 온 것이다

그는 전남대에서는 흡착제와 석유화학 공정 등에 쓰이는 첨단

신소재인 제올라이트(제올라이트는 알칼리 금속 또는 알칼리토

류 금속을 함유하는 함수 알루미늄 규산염 광물의 일종) 촉매를

조선대에서는 세라믹 코팅제를 연구했다 그는 ldquo분체팀에 들어갔

지만 전공 분야가 아니어서 힘들었는데 회사에서 복합소재 개

발 얘기를 듣고 바로 참여하게 됐다rdquo고 말했다

그 이후 나노카본 복합소재 개발에 적극 뛰어들었다 그간 성

과도 있었다 대표적인 연구 성과물은 난연제(플라스틱의 내연소

성을 개량하기 위해 첨가하는 첨가제) 개발이다 예를 들어 지하

철 화재 시 인명 피해가 많은 이유는 유독가스로 인한 질식사 때

문으로 난연제 개발도 유독가스를 줄일 수 있는 방안이 된다 전

선소재도 나노입자 크기(한 변의 길이가 1천만분의 1미터 이하)의

무기물을 고르게 분사시키고 불에 잘 타지 않는 성질의 난연제

를 결합시키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임 팀장은 ldquo나노물질의 입자 크기는 눈에 보이지 않지만 나노

기술은 우리의 건강과 환경 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요한 기

술rdquo이라고 말했다

또 기업과 협업해서 개발한 연구도 있다 기술원은 개인 연구

개발도 중요하지만 기업이 필요로 하는 기술도 개발한다 그는

ldquo기술 개발을 하면 기업들에 기술을 이전하기도 하지만 자체 예

산이 많지 않아 예산 확보를 위해 기업이 의뢰한 기술을 협업해

개발하는 프로젝트가 많다rdquo고 말했다

대표적인 것 중 하나가 2012년 LG전자와 함께한 휴대폰 유리

기판 표면온도 저감용 코팅제 연구다 휴대폰을 오래 사용하다

보면 휴대폰이 발열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발열을 줄이기 위한

기술 연구를 LG전자가 의뢰하면서 연구에 매진해 발열을 줄일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현재는 LED 분야 중소기업과 LED 형광등 커버를 개발 중이

다 그는 ldquo과학기술은 측정과 관찰을 통해 결론을 얻는 만큼 정

확하고 진실한 학문rdquo이라며 ldquo기술 개발로 기업은 물론 소비자들

에게도 도움이 될 수 있어 매우 뿌듯하다rdquo고 말했다 이어 ldquo과학

기술 분야에 진출하는 여성들의 숫자가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rdquo고

덧붙였다 글middot김성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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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 2014414 위클리 공감

베트올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개와 고양이 등 반려동물들의

질병을 체크할 수 있는 진단키트를 개발하는 회사다 동

물 진단키트란 사람의 임신 진단키트와 같이 반려동물의 혈액이

나 분비물을 떨어뜨려 10분 이내에 질병 유무를 곧바로 알 수 있

게 해 주는 제품이다 한 줄이면 음성 두 줄이면 양성 반응을 나

타낸다 김정미(51) 베트올 대표는 ldquo국내에서는 잘 알려지지 않은

기업일 수 있지만 해외 동물 의료시장에서는 꽤 유명한 기업rdquo이

라고 소개했다

실제로 베트올은 107개국에 30여 개 질병 진단키트 제품을

수출한다 지난해 1분기 매출의 991퍼센트가 해외에서 나왔을

정도다 김 대표는 ldquo국내에서는 반려동물에 대해 관심 있는 질병

수가 4~5개에 불과하지만 해외에서는 사람이 가지고 있는 질병

처럼 반려동물 질병에 대한 관심이 높기 때문rdquo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창업한 지 7년 만에 세계 동물 의료시장에서 다섯 손가

락 안에 꼽히는 기업으로 성장했다 연구원과 생산직원을 다 합

쳐도 28명밖에 안 되는 기업이 말이다 2006년 12월 창업한 첫

해에도 매출을 올렸다 이에 대해 그는 ldquo좋은 물건을 빨리 만들고

잘 팔았기 때문rdquo이라고 대답했다 이런 자신감에는 그가 학교에

서 공부한 이론과 실무 경험이 바탕이 됐다

김 대표는 이화여대 생물학과를 졸업한 후 미국 오스틴 텍사

ldquo충분한 역량middot경험 쌓은 뒤 43세에 창업rdquo김정미 베트올 대표hellip 동물 질병 진단키트 개발로 7년 만에 세계 5위권 성장

지미

연 기

김정미 베트올 대표는 창업 7년 만에 반려동물의 질병 진단키트를 107개국에 수출하고 있다

과학기술 여성파워시대 과학도로 창업 도전기획특집

박상

문 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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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 공감 2014414 39

스주립대에서 약리middot독성학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MIT 박사후

연구원 과정을 마쳤다 한국에 들어와 1997년 국립보건원에서

책임연구원으로 근무한 뒤 바이오 업체인 바이오메드랩과 이수

그룹의 바이오 계열사인 이수앱지스에서 인체 질병과 동물 질병

연구를 했다

바이오메드랩 연구원 재직시절에는 자궁암 진단키트인 lsquo자궁

암 진단용 DNA 칩rsquo을 개발했다 한국 식약청 허가를 받아 현재

병원에서 사용되고 있다 이후 이수앱지스로 옮겨 인체 진단과

관련 제품을 연구하고 개발 판매까지 총괄하는 진단사업팀장을

5년간 지냈다 그는 ldquo국립보건원 공무원 생활을 하고 바이오 회

사에서 제품을 만들어 상용화하는 모든 과정을 경험한 것이 창

업하는 데 큰 자산이 됐다rdquo고 말했다

자신감이 생긴 김 대표는 창업을 하기로 결심했다 당시 나이

43세였다 그는 ldquo지금까지의 경험과 역량으로 충분히 승산이 있

다고 생각했다rdquo고 말했다 그는 이수앱지스에서 함께 지내온 연

구원들과 함께 힘을 모아 시작하기로 했다 그러나 제한된 자본

력과 소수 인력으로는 지금까지 했던 인체형 질병 진단키트 시장

은 어렵다고 판단했다 결국 고민 끝에 반려동물 시장으로 방향

을 틀었다 그는 ldquo동물 진단키트는 사람을 위한 키트와 기술이 유

사해 제조 원가가 비슷한 반면 판매 가격과 경쟁률은 크게 차이

가 난다rdquo고 말했다 이어 ldquo전 세계 동물시장은 해마다 10퍼센트

이상 증가하는 블루오션인 만큼 성장 가능성이 크다고 확신했

다rdquo고 덧붙였다

ldquo창업은 철저히 준비하고 정책자금 적극 이용을rdquo

그러나 어려움도 있었다 바로 연구개발비다 김 대표는 정부에서

지원받을 수 있는 방법을 알아보기 시작했다 그는 ldquo사업성이 높

은 만큼 성공할 자신이 있었다rdquo며 ldquo중소기업청 농림부(현 농림축

산식품부) 경기과학기술진흥원 등에서 내놓은 과제에 참여해

연구개발비를 확보했다rdquo고 말했다 실제로 베트올은 2007년 9월

산업자원부(현 산업통상자원부)의 lsquo신기술보육사업rsquo으로 선정돼

기술개발 자금을 지원받았고 2008년에는 중소기업청의 lsquo중소기

업기술혁신사업rsquo에 뽑혔다 김 대표는 ldquo창업을 생각한다면 우선

철저히 준비하고 정부의 정책자금을 적극 이용하라rdquo고 조언했다

지원 끝에 베트올은 lsquo개 심장사상충rsquo lsquo개 홍역rsquo lsquo개 장염rsquo 등 세 가

지 종류의 질병을 체크할 수 있는 진단키트를 개발할 수 있었다

베트올 진단키트는 국내 수의사는 물론 세계 바이어들에게 호

평을 받으면서 제품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다 이제는 lsquo어디에 팔

까rsquo 고민을 하는 게 아니라 기업에서 lsquo필요한 제품을 만들어 달라rsquo

는 주문이 들어올 정도다 빠른 시간 내 시장을 선점할 수 있었던

이유는 김 대표가 직접 제품을 들고 해외 바이어를 만나고 뛰어

다닌 덕분이다 그는 ldquo제품을 만든 사람이 가장 잘 팔 수 있다고

생각한다rdquo며 ldquo아직도 제품의 기술영업과 기술지원을 직접 하고 있

다rdquo고 말했다 베트올은 물건을 믿고 팔 수 있는 백신회사나 제약

회사 등을 선정해 계약을 맺는다 거래처가 65개사에 달한다

현재 전 세계 동물 진단키트시장 규모는 2조원이다 대표 기업

으로는 아이덱스와 헤스카 신바이오텍스 등 미국의 3개사와 유

럽의 2개사 정도다

김 대표는 ldquo우리 기업만의 기술경쟁력이 있는 만큼 몇 년 안에

아이덱스와 어깨를 견줄 수 있을 것rdquo이라고 자신했다 이어 ldquo앞으

로 진단키트뿐 아니라 진단부터 치료까지 할 수 있는 의료기기

개발에도 힘쓸 것rdquo이라고 말했다 올해에는 개와 고양이 질병 진

단키트에 이어 말에 대한 질병 진단키트를 출시할 계획이다 그

는 ldquo창업할 때 가장 시간을 많이 투자하고 전문성을 가져야 한

다rdquo며 ldquo일할 때에는 여자라는 생각을 버리고 일해야 한다rdquo고 말

했다 글middot김성희 기자

베트올이 개발한 반려동물들의 질병을 체크할 수 있는 진단키트

베트

38-39-기획-김정미indd 39 2014-04-11 오전 15414

40 2014414 위클리 공감

공감 인터뷰

인터넷 없는 세상을 상상할 수 있을까 우리 생활 전반에 자

리 잡은 인터넷 덕분에 편리한 생활을 영위하고 있지만 개

인정보 유출 바이러스 유포 등 사이버 범죄에 대한 우려도 만만

치 않다 이 같은 걱정에서 벗어날 수 있는 안전한 정보통신 사회

를 만들기 위해 활동하는 사이버 보안전문가 lsquo화이트 해커rsquo의 세

계에 뛰어든 고교생이 있다

지난 4월 2~3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전 세계 화

이트 해커들의 해킹방어기술 경연대회 lsquo코드게이트(CODEGATE)

2014rsquo 주니어부 우승자인 선린인터넷고 3학년 임정원(18) 군이다

이번 대회에는 지난 2월 온라인으로 치러진 예선전을 포함 역

대 최대 규모인 전 세계 74개국 1200개팀 2968명의 정보보안

인재들이 참가했다 lsquo코드게이트 2014rsquo에서 세계 최초로 열린 주

니어 해킹방어대회에도 24개국 378명이 참가했다

7회째인 올해 대회는 해외 참가팀의 비중이 58퍼센트였으며

지난해 개최된 세계 최대 해킹대회인 lsquo데프콘rsquo(예선참가 917개팀)

규모도 뛰어넘었다

우리나라는 단체전인 일반부에서 아쉽게도 우승팀을 내지 못

했으나 개인전인 주니어부에서 1위부터 3위까지 휩쓸었다 특히

우승자인 임 군은 총점 1340점을 획득해 880점으로 2위를 차지

한 김범수(18middot개포고 3년) 군과 큰 점수 차를 보였다

ldquo어릴 때부터 게임보다 프로그래밍에 관심이 컸어요rdquo

ldquo어릴 때 집에 있는 컴퓨터를 하면서 궁금증이 생겼어요 컴퓨터

에서 운영되는 프로그램들이 어떻게 만들어지는 걸까 하고요

그래서 초등학교 2학년 때 직접 프로그램을 만들고 싶은 마음에

혼자 책을 보면서 공부를 시작했어요rdquo

임 군은 lsquo학원을 다녔다rsquo lsquo컴퓨터를 잘하는 집안 어른에게 배웠

다rsquo 정도의 답변을 기대하며 던진 질문에 대해 lsquo독학rsquo이라는 의외올해 처음 열린 코드게이트 2014 주니어부 우승자인 임정원 군은 우리나라의 사이버 안보를 지키는 정보보안 전문가를 목표로 공부하고 있다

지미

연 기

ldquo사이버안보 지키고 싶어요rdquo선린인터넷고 임정원 군 해킹방어기술 올림픽 lsquo코드게이트 2014rsquo 주니어부 우승

40-41-공감인터뷰indd 40 2014-04-11 오전 15526

위클리 공감 2014414 41

의 답을 내놓았다 초등학교 저학년 또래라면 컴퓨터 게임이나

인터넷 검색 등에 관심을 보이는 것이 보통인데 임 군은 그것을

가능하게 만든 프로그램에 흥미를 보인 점도 남달랐다

ldquo그 당시 보던 책 중에 lt철벽보안을 위한 역공격 해킹gt이라는

책이 있었어요 그 책을 보면서 정보보안에 빠져들었고 나중에

는 책이 뜯어질 정도로 반복해서 읽었어요rdquo

남다른 관심과 열성으로 임 군은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 2년

간 서울 중부교육청의 정보영재로 중2 때는 서울대학교 과학영

재교육원 정보영재 프로그램에 선발되어 영재 교육을 받았다

ldquo책에 나온 내용들을 보면서 정보보안에 대해 본격적으로 공

부해 보고 싶은 욕심이 생겼어요rdquo

특성화고에서 체계적으로 공부할 길 찾아

임 군이 특성화고인 선린인터넷고에 진학한 것도 정보보안에 대

한 공부 욕심이 커서였다고 한다 임 군의 부모는 특목고 진학을

원했으나 ldquo본격적으로 정보보안에 대한 공부를 해 보고 싶다rdquo는

임 군의 강한 고집에 밀려 특성화고 진학을 허락했다고 한다

ldquo선린인터넷고의 교육과정과 동아리활동에 대해 알아보니 제

가 더 알고자 했던 것들을 제대로 배울 수 있을 것 같다는 기대

감이 들었어요 실제로 입학해서 공부해 보니 수업 내용이 충실

하고 동아리활동도 활발해 부족한 점을 많이 채울 수 있었어요

lsquo레이어 세븐rsquo이라는 동아리에 가입했는데 뛰어난 선배들이 문제

를 해결하는 모습을 가까이서 보고 함께 연구활동을 할 수 있어

서 너무 좋았어요rdquo

선린인터넷고에 진학해 정보보안에 대해 체계적으로 공부할

수 있는 길을 찾게 된 임 군은 각종 대회에 진출하면서 좋은 성과

도 냈다 2013년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개최한 lsquo제1회

ETRI 주니어 해킹대회rsquo에서 우승하는 등 총 7개의 해킹방어대

lsquo화이트 해커rsquo들의 축제인 코드게이트 2014의 외국인 참가자

코드

게이

트 2

014

사무

회에 참가해 그 가운데 2개 대회에서 2위에 입상하고 5개 대

회에서 1위를 하는 등 놀라운 실력을 보여주었다

ldquo대회에 나가면 내가 어느 정도 수준인지 부족한 점은 어떤

건지를 알 수 있어 좋아요 이번 대회는 세계 최초의 주니어 국제

해킹방어대회이자 제가 나갈 수 있는 마지막 주니어 대회였기에

더욱 의미가 있었는데 이렇게 좋은 성적을 거둬 정말 기뻐요rdquo

임 군은 지난해 9월부터 한국정보기술연구원(KITRI)의 차세

대 보안전문가 양성과정 베스트오브베스트(BoB)에 지원해 교육

을 받아왔다

8개월간의 교육과 프로젝트 진행 등을 통해 실력을 인정받아

120명의 교육생 중 lsquo베스트 10rsquo에 선정되어 lsquo국가대표 화이트 해커rsquo

라는 영예를 얻고 지난 3월 캐나다에서 열린 정보보안 컨퍼런스

lsquo캔섹웨스트(Cansecwest)rsquo에 참가하기도 했다

임 군은 BoB 교육과정 중 마이크로소프트사 윈도 익스플로

러 프로그램의 보안 취약점을 발견하기도 했다

ldquo아쉽게도 분석이 완료되기 전에 마이크로소프트사에서 보안

패치를 내놓아 해결이 됐어요 제가 분석하는 동안 먼저 발견한

다른 연구자가 제보를 한 거겠죠rdquo

임 군은 ldquo캐나다에서 정보보안 컨퍼런스에 참가해 최신기술에

대한 발표를 보면서 앞으로 갈 길이 멀었다는 생각이 들었다rdquo면

서 ldquo공부하면 할수록 배워야 할 것이 너무 많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rdquo고 말했다 그리고 자신의 포부를 밝혔다

ldquo여러 사람들과 함께 연구하면서 실력을 키워나가고 싶어요

그래서 대학에 진학해 정보보안을 전공하고자 합니다 기회가 주

어진다면 국가기관에서 우리나라의 사이버 안보를 지키는 일을

하고 싶습니다rdquo

한 고교생의 가슴에 사이버 보안전문가의 꿈이 영글고 있

었다 글middot이윤진 객원기자

40-41-공감인터뷰indd 41 2014-04-11 오전 15530

42 2014414 위클리 공감

스마트폰 중독hellip ldquo자녀와 함께 풀어요rdquo친밀한 소통과 사용한계 정하고 자율성 높이는 lsquo친middot한middot자rsquo 매뉴얼 보급

교육정보

지난해 이동통신 3사의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청소년(만

19세 미만) 약 540만명이 스마트폰을 갖고 있다 한국정보

화진흥원이 지난해 분석한 청소년 스마트폰 중독률(255퍼센트)

은 인터넷 중독률(117퍼센트)보다 2배 이상 높고 전년대비 71퍼

센트포인트 증가하여 성인(89퍼센트)의 29배 수준에 달했다

스마트폰에 빠지기 쉬운 청소년 자녀에게 스마트폰 사용을 줄

이라고 조절하라고 지도하는 것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24

시간 따라다니며 잔소리를 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스마트폰에 빠

져들기만 하는 자녀를 대체 어떻게 지도해야 할까

여성가족부는 청소년의 올바른 스마트폰 이용습관 형성을 효

과적으로 돕기 위해서 스마트폰 과다 이용 청소년 상담 부모교

육 치료 관련 매뉴얼을 개발하여 보급하고 있다

이 매뉴얼은 지난해 한국청소년상담복지개발원이 중심이 되어

서울대middot중앙대middot을지대 등 학계 전문가와 현장 실무자 교사 및 학

부모 등이 참여하여 제작한 것으로 lsquo스마트폰 중독 청소년 상담 매

뉴얼(개인middot집단)rsquo lsquo스마트폰 중독 청소년 부모교육 매뉴얼rsquo lsquo스마트

폰 중독 청소년 치료 매뉴얼rsquo 등 3종(4권)으로 구성되었다

ldquo스마트폰은 중독성 강한 기기임을 먼저 이해하자rdquo

lsquo상담 매뉴얼rsquo은 청소년이 스마트폰의 강박적 사용을 줄이기 위해

자신의 사용 패턴을 스스로 이해하여 조절할 수 있도록 구성돼

있다 특히 개인상담과 집단상담으로 구분해 상담효과를 높이고

상담과정에서 자율성을 높이도록 제작됐다

lsquo부모교육 매뉴얼rsquo은 부모가 스마트 기기를 이해하고 자녀가

스마트폰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도록 지도할 수 있는 lsquo친middot한middot자 스

마트폰 자기조절 양육 원리rsquo 등을 소개하고 있다

lsquo부모교육 매뉴얼rsquo은 부모들에게 먼저 자녀들이 사용하는 스마

트폰의 순기능과 역기능을 이해할 것을 권한다

스마트폰은 언제 어디서든 액정만 터치하면 스마트 세상에 들

어갈 수 있어 어느 기기보다 중독성이 심하다는 미디어 특성을

갖고 있다 발달적 특성상 청소년기는 신체적middot정신적 변화를 겪

는 시기로 청소년들이 어지러운 마음을 피하는 가장 손쉬운 방

법으로 스마트폰을 선택하고 있다 이와 함께 기질적으로 우울

증 ADHD(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를 가진 청소년들이 특히

서울 마포구 성산동 월드컵공원에서 lsquo일주일에 한 번 한 시간 스마트폰을 끄자rsquo는 스마트폰 사용 줄이기 캠페인에 참여한 청소년들 여성가족부는 청소년들이 스마트폰 사용을 자율적으로 조절하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해 부모와 상담기관용 매뉴얼을 펴냈다

연합

친 친밀하게 관계 맺기 의사소통하기

한 한계 정하고 규칙을 통해 반복 습득하기

자 자율성 책임 높이기

42-43-교육정보_스마트폰indd 42 2014-04-11 오전 15605

위클리 공감 2014414 43

매뉴얼 내려받기 여성가족부gt정책안내gt정책자료gt일반정책자료 wwwmogefgokr

스마트폰으로 인한 중독 증상

1 일상생활 장애 스마트폰으로 인해 기본적으로 해야 할 일을 못하

게 되는 것을 말한다 밤늦게까지 스마트폰을 보느라 잠을 제대로

못 자 학교에 지각을 하거나 수업에 집중하지 못하고 내내 스마트

폰만 보는 일도 있다 스마트폰을 보면서 걷다 넘어지거나 달려오

는 차를 피하지 못하는 일도 있다

2 내성 스마트폰을 사용하면 할수록 더 많이 사용해야 만족을 느끼는

증상이다 알코올 중독도 점점 많은 양의 술을 마시게 되는 병인 것처

럼 스마트폰 중독도 점점 사용 시간이 전보다 늘어난다

3 금단 스마트폰을 보고 있지 않은 동안에도 내내 스마트폰 생각만 하

게 되는 증상이다 담배를 끊으면 금단 증상이 생긴다고들 하는데 마

찬가지로 스마트폰 중독이 되면 갑자기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못하게

되거나 사용 시간을 줄이게 될 때 초조하고 불안해져서 안절부절하게

된다

4 일탈 행동 평소에 하지 않던 행동들 예를 들면 잦은 거짓말 무단 결

석 수업 빠지기 흡연 등을 한다

중독되기 쉽다

이처럼 청소년들이 스마트폰 사용을 조절하지 못하는 것은 단

순히 의지 부족만이 원인이 아니다 청소년들이 스마트폰에 빠질

수밖에 없는 여러 가지 이유들이 있고 우리 아이만 스마트폰에

빠져 허우적대는 것이 아니므로 부모는 이를 이해하고 자녀를 애

정 어린 시선으로 관심 있게 지켜봐 주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고 매뉴얼은 충고한다

부모middot자녀가 lsquo지킬 수 있는 규칙rsquo 함께 만드는 게 중요

매뉴얼은 스마트폰은 혼자 사용하는 개인 매체이므로 자녀 스스

로 조절하고자 하는 의지를 보이지 않는다면 부모의 관리middot지도

가 어렵다고 지적한다 ldquo스마트폰을 하루 몇 시간 이상 사용하면

뺏는다rdquo는 방식의 강압적인 처벌이나 규제는 자녀가 커갈수록 오

히려 부작용을 낳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그래서 자녀가 스스로 스마트폰 사용을 조절할 수 있도록 lsquo친

밀한 의사소통rsquo부터 힘쓸 것을 권한다 처벌middot규제보다 먼저 자녀

와 lsquo친밀한 의사소통rsquo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지속적인 관심과 노

력이 필요하다고 매뉴얼은 강조한다 부모middot자녀 간의 친밀한 의

사소통이 가능할 때 함께 한계와 규칙을 정하고 자녀의 조절 동

기와 자율성을 향상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규칙이 부모의 마음에 안 들더라도 자녀가 지키기 쉽게 만들

고 점차 난이도를 높이는 것이 효과적이다 또한 자녀가 스스로

의 생각이나 행동에 확신을 가질 수 있도록 신뢰와 격려가 필요

하며 피드백을 해 주는 것도 중요하다 피드백 방안으로 부모와

자녀가 합의해 상벌을 정한다 매뉴얼은 이러한 과정에서 ldquo자녀

가 제기하는 의견에 대해 변명으로 받아들이지 말고 자신의 생

각(가치 흥미)을 찾아가는 과정으로 생각하고 존중하는 태도를

가질 것rdquo을 충고하고 있다 글middot박경아 기자

(서울시교육청 2013)스마트폰 과다 사용으로 인한 학년별 유병률

10

8

6

4

2

0초등학교 4학년 중학교 1학년 고등학교 1학년 평균

091

724

886

651

(단위 )

42-43-교육정보_스마트폰indd 43 2014-04-11 오전 15606

44 2014414 위클리 공감

공공기관 지방화시대

새 둥지 7개월hellip ldquo이젠 부산 공공기관rdquo영상물등급위원회 신입직원 90퍼센트 지역인재 선발 등 현지화에 힘써

부산 이전 7개월 영상물등급위원회(이하 영등위)가 지역사

회와 빠르게 밀착하면서 성공적인 lsquo부산시대rsquo를 열고 있다

다양한 체험행사로 지역민들과의 융화에 힘쓰는가 하면 신입직

원도 부산 지역민으로 90퍼센트를 채용하는 등 과감한 변화를

시도했다

그 결과로 지난 3월 7일 대통령 직속 지역발전위원회로부터

공공기관 지방이전 우수기관 표창을 받기도 했다 이전 지역인

부산의 최초 입주기관으로 지역균형발전을 위해 선도적인 역할

을 한 공로를 인정받아서다

처음부터 순탄했던 것은 아니다 태스크포스(TF) 팀부터 공공

기관 이전의 전 과정을 지켜봐 온 경영지원실 강성우 대리는 ldquo허

허벌판에 세워질 이 건물이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몰라 막막했

다rdquo고 토로했다 청사 내부 인테리어를 고려할 때도 lsquo영화의 도시rsquo

와 국내 유일의 등급분류 기관이라는 콘셉트를 잘 살릴 수 있는

것으로 선택하는 데 머리를 싸매야 했다

가장 큰 것은 임직원들의 고충이었다 서울 상암동에 기관이

있을 때 부산으로 이전하기 어려운 직원들은 퇴사하거나 이직했

다 정든 직원들과의 이별을 감수해야 했다 임직원 가족들의 불

지난해 9월 부산에 새롭게 둥지를 튼 영상물등급위원회는 부산과의 소통과 호흡을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영상물등급위원회

44-45-공공기관 지방화시대indd 44 2014-04-11 오전 15648

위클리 공감 2014414 45

편함도 있었다 강성우 대리는 ldquo아홉 살 딸아이도 전학 오기 전 서

울 친구들하고 떨어져야 한다고 많이 칭얼대 미안했다rdquo고 말했다

ldquo부산 직원들 덕에 맛집도 알고 잘 어울려요rdquo

이전 이후 새로 채용된 14명의 신입직원 중 12명이 부산지역 인재

다 함께하는 직원들은 만족스러워한다 영화부 박경미 과장은

ldquo부산 현지 직원들 덕에 맛집도 잘 알게 되고 잘 어울릴 수 있어서

너무 좋다rdquo고 말하며 활짝 웃었다 강성우 대리도 ldquo지역민 채용은

이러한 인적 교류를 잘 활용한 성과였던 것 같다rdquo고 만족해했다

영등위는 이외에도 해운대구 재송시장과 자매 결연을 맺었다 지

역 전통시장 이용 활성화와 서민경제 촉진에 기여하기 위해서다

따뜻한 나눔 행사를 적극적으로 추진한 것도 큰 변화다 지난

해 말 보육시설인 lsquo박애원rsquo의 어린이middot청소년과 영등위 임직원 간

사랑나눔 행사로 지역과 한층 더 가까워지는 계기를 마련하기도

했다 강 대리는 ldquo임직원과 보육원 친구가 11 매칭으로 친구관계

를 맺었는데 감회가 새로웠다rdquo고 말하며 ldquo직원들 사이에서도 앞

으로 소외계층을 위해 더 힘쓰자는 내부의 변화가 보이는 것 같

아 뿌듯하다rdquo고 덧붙였다

영등위는 청소년들이 미디어를 건전하게 접할 수 있도록 독려

하는 프로그램도 추진 중이다 이를 위해 3월 13일 부산시청자미

디어센터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청소년이 영상을 활용

한 정보를 얻는 데 도움이 되고자 하는 취지다 홍보팀의 변효진

사원은 ldquo부산지역 청소년들의 창의적 문화체험 활동과 영상미디

어 이용에 대한 올바른 정보를 제공하려 한다rdquo며 ldquo앞으로 등급분

류 체험교육 지원 등 실질적인 협력도 강화할 계획rdquo이라고 말했다

영등위 직원들은 완전한 부산 정착을 위해 lsquo현지화rsquo에 더 힘쓰

겠다고 입을 모았다 박경미 과장은 ldquo영화도시 부산의 상징은 우

리 영등위의 이미지를 제고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됐다rdquo며 ldquo영등위

는 부산과의 더욱 적극적인 협력으로 부산의 공공기관이 되겠

다rdquo고 덧붙였다 글middot박지현 기자

영상물등급위원회

박선이 영상물등급위원장

ldquo 부산이 창조경제 중심지 되도록 최선rdquo

영상물등급위원회 박선이 위

원장(사진)의 발걸음이 분주

하다 지역 이전 이후 성과와

행보에 대해서 들어봤다

가장 중점을 두었던 분야와

성과를 말씀해 주세요

ldquo우리 위원회는 부산과 호흡

을 같이하는 데 초점을 맞췄

습니다 신입직원 대부분을 부산 인재로 채용하며 지역인

재 활용에 주안점을 뒀습니다 지난해 10월에는 아시아 각

국 등급분류 기관과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한국의 선진등

급분류 시스템을 알리기 위해 국제영화등급분류포럼을 열

었습니다 반응이 상당히 좋았습니다 특히 우리나라 등급

제도가 어떤 영화도 상영할 수 있는 선진적인 제도로 평가

받는 좋은 기회였습니다rdquo

현재는 어떤 활동을 추진하고 계십니까

ldquo올바른 영상문화 정착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초middot중

학생을 대상으로 한 미디어교육 교사를 대상으로 한 교원

직무연수교육 프로그램을 추진해 청소년들의 건전한 영상

문화를 도모하기 위함입니다 또한 멀티플렉스가 영화관

내 등급 표시를 확대하고 관람객들이 정확한 등급 정보를

이용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업무협력을 확대해 나갈 예정

입니다 시민 등 각계각층의 분들을 초청하여 영상물을 즐

겁게 향유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들겠습니다rdquo

향후 계획과 비전에 대해 말씀해 주세요

ldquo아시아에서 영상중심도시 부산과 한국의 위상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되고 싶습니다 창조경제의 본거지인 런던은 음

악과 미술 등 문화예술 분야를 아이디어와 접목해 새로운

국가 성장동력 산업으로 키우는 큰 성과를 냈습니다 영

화middot영상 인프라가 잘 갖춰진 부산이 창조경제 주축이 될

수 있도록 힘을 모으겠습니다rdquo

44-45-공공기관 지방화시대indd 45 2014-04-11 오전 15651

46 2014414 위클리 공감

건강

야식증후군(Night Eating Syndrome)은 저녁 7시 이후의 식사

량이 하루 전체의 50퍼센트 이상을 차지하는 증상을 가리키는

데 불면증 등 수면 장애를 동반한다 밤마다 음식이 당겨서 고민

인 야식증후군을 극복하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규칙적인 식습관과 생활습관 야식 먹는 습관을 없애기 위해서는

아침 식사는 조금이라도 챙겨 먹고 공복감이 들지 않도록 저녁

식사도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좋다 늦어도 저녁 6시 전에 식사

하는 것이 좋다

폭식을 예방하고 다이어트에 도움을 주는 숙면 잠을 잘 때 분비되

는 멜라토닌이라는 호르몬이 식욕을 억제해 다음날 폭식을 예방

하고 다이어트에도 도움을 준다 숙면 상태에 들어가면 지방 분

해에 도움이 되는 호르몬도 활발하게 분비되기 때문에 숙면을

취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빈속에 잠이 안 온다면 우유middot두유middot토마토 빈속에 잠이 안 오는

경험을 누구나 한 번쯤은 했을 것이다 그럴 때는 우유나 두유를

따뜻하게 데워 마셔보자 우유 및 두유에 많이 함유된 칼슘은 신

경안정 효과가 있어 숙면에 도움이 된다 열량이 낮은 방울토마

토도 추천한다

일조량이 부족한 겨울을 지나 봄이 되면서 lsquo계절성 우울증rsquo에 대

한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이에 하이닥 정신건강의학과 공개상담

실을 참조해 lsquo계절성 우울증rsquo의 특징과 치료에 대해 살펴보자

2주 이상 지속되면 lsquo반드시rsquo 진료 lsquo계절성 우울증rsquo은 어느 정도 예측

이 가능하기 때문에 우울한 기분 의욕상실 과다수면 등이 2주

이상 지속된다면 lsquo봄을 탄다rsquo는 말로만 넘길 것이 아니라 진료 상

담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알맞은 치료가 무엇보다 중요 lsquo계절성 우울증rsquo은 조울증 증세도 보

이기 때문에 일반적인 항우울제로만 접근하게 되면 오히려 상태

가 악화되는 경우가 있어 진단에 따라 알맞은 항우울제 처방이

필요하다

황사와 미세먼지가 많은 봄철에 특히 흔한 알레르기성 결막염 예

방법에 대한 관심이 높다 봄이 되면서 눈이 가렵고 눈곱이 끼며

눈물이 자주 난다면 알레르기성 결막염을 의심할 수 있다

침구류 일광건조는 lsquo필수rsquo 주로 눈이나 눈꺼풀의 가려움증 결막의

충혈 눈부심 눈물 흘림 증상이 발생하는 알레르기성 결막염의

예방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집먼지진드기 애완동물의 털 등 알레

르기 유발 물질에 노출되는 것을 피해야 한다 집먼지진드기는

침구나 카펫 커튼 속에 서식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일주일에

한 번 정도 정기적으로 세탁하고 햇볕이 좋은 날에 틈틈이 일광

건조를 하는 것이 좋다

손은 자주 씻고 술은 자제하고 꽃가루가 날리거나 미세먼지 농도

가 높은 날 외출 시에는 모자와 마스크를 착용하고 이물질이 낄

가능성이 높은 콘택트렌즈보다 안경을 쓰는 것이 좋다 술은 염

증을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증상이 나타난다면 자제해야 한다

근막동통증후군은 목덜미 허리 어깨 종아리 팔꿈치 안쪽 갈

비뼈 등의 부위에 주로 나타나며 근골격의 통증을 특징으로 하

는 질환이다 흔히 lsquo담이 결린다rsquo고 표현하는 증상이 바로 근막동

통증후군이다 근막동통증후군은 오랫동안 책상에 앉아 있거나

혹시 봄을 타시나요

야식증후군

계절성 우울증

알레르기성 결막염

근막동통증후군

변덕스러운 봄 날씨 번갈아 오는 황사와 미세먼지로 인해 봄나들이가 예년 같지 않다 겨우내 움츠러들었던 신체활동이 아직

왕성해지기 어려운 요즘 같은 때 겨울부터 이어진 야식 습관 계절성 우울증 오랜 실내생활로 인해 몸과 마음에 이상이 있는

지 자가 점검을 해 보자 봄볕 자외선이 더해지며 눈과 피부 관리에도 신경 써야 함은 물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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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 공감 2014414 47

두릅(춘곤증 예방middot혈당 조절) 두릅은

예로부터 그 뿌리를 달여 마시면 당

뇨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민

간 약재로 사용됐으며 나물로 먹으

면 입맛을 돋워준다 특히 봄철 나른

하고 졸음이 밀려오는 춘곤증 개선에

효과가 있다 두릅에 함유된 사포닌 성분이 체력을

회복시키고 신경을 안정시켜 피로 해소에 도움을 준다

고구마 줄기(면역 조절middot항산화 효능)

식이섬유가 풍부해 건강식으로 각

광받고 있는 고구마 줄기에는 탄

수화물middot당류middot단백질 등의 에너

지원과 칼슘middot철 등의 여러 무기물

질이 함유돼 있다 또 면역조절 능력

및 항산화 효능이 높은 것으로 알려진 클

로로겐산(chlorogenic acid)이 다량 함유돼 있다

쑥(해열middot고혈압 개선) 쑥잎에서 나는

독특한 향기는 해열작용을 하는 치

네올(Cineol)이라는 성분 때문이다

또한 면역력 향상 소화기능 강화

여성질환 개선 효과 고혈압 개선 등

의 효과도 있다

달래(식욕부진middot춘곤증 극복 효과)

비타민과 무기질이 풍부하게 함유

돼 있어 겨우내 무겁고 찌뿌둥했

던 몸에 활력을 주고 식욕부진이

나 춘곤증을 이기는 데 좋다 면

역력을 증진시키며 동맥경화 예방

에도 도움이 된다

달래는 매콤하게 무쳐 먹거나 된장찌개에 넣어 끓이면 맛이

좋으며 간장에 넣어 달래 간장양념을 만들어 먹으면 향긋한

맛이 난다

봄이면 생각나는 lsquo건강 나물rsquo 4선

같은 자세로 장시간 컴퓨터를 사용하는 등 잘못된 자세를 취할

때 근육을 과도하게 사용했을 때 외상 후 스트레스 등으로 발

생한다 깊고 쑤시는 듯하며 타는 듯한 통증이 특징이다

근막동통증후군의 약물 치료는 소염 진통제나 근육 이완제를

사용한다 마사지나 초음파를 이용한 물리 치료 레이저나 적외

선 치료기 조사 등도 효과가 있다 이밖에 수동적으로 근육을 풀

어주는 이완 요법 미지근한 습포로 찜질해 주는 도포 요법 통증

부위를 냉각시키는 냉각 요법 등으로 치료한다

아무리 감추려 해도 눈가 입가에 있는 잔주름이나 손등과 목 주

름은 lsquo관리rsquo하지 않는 한 실제 나이를 감추기가 쉽지 않다 나이를

감추기 힘든 부위별 주름 관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눈가 주름 눈가 주름을 예방middot관리하기 위해서는 보습 관리가 필

수적이다 건조하고 푸석한 환경에서 주름이 잘 생기기 때문에

보습 관리는 모든 주름 예방middot관리에 있어 가장 기초적인 부분이

다 보습크림 아이크림 자외선차단제 페이셜 오일 등을 사용하

고 각질제거 수분공급 피부혈액순환 촉진 등의 효과를 내는 스

팀타월을 이용하는 것도 효과적이다

입술middot입가 주름 입은 말하고 먹고 마시고 하품하는 등 쉴 틈이 없

을 정도로 움직임이 잦은 데다 피부가 얇고 자연적인 보습막을

생성해 주는 피지샘middot땀샘이 없어 주름이 특히 잘 생기는 부위이

다 따라서 에센스 보습크림 아이크림 자외선차단제 등을 입술

과 입가에 수시로 발라주고 빨대 사용 등 입술을 오므리는 습관

은 자제하는 것이 좋다

손등 주름 손등도 피부라는 점을 인식하고 핸드크림 보습크림

자외선차단제를 꼼꼼하게 발라 관리해야 하며 설거지나 빨래를

할 때도 장갑을 꼭 이용해야 한다

목 주름 높은 베개를 베거나 스마트폰 책 모니터 등을 볼 때 고

개를 너무 숙이는 습관이 있다면 모두 교정하는 것이 좋다 또 꼼

꼼한 클렌징과 더불어 보습크림과 자외선차단제를 잘 바르도록

한다 글middot하이닥 copy(주)엠서클 정책브리핑 (wwwkoreakr)

부위별 주름 관리법

46-47-건강_봄철indd 47 2014-04-11 오전 15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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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4월 20일 한국에서 열리는 2014 국제아이스하키연맹

(IIHF) 세계선수권 디비전1 그룹A(2부 리그) 대회가 다가

오고 있다 일주일간 고양어울림누리에서 열리는 이번 대회에는

개최국 한국(세계 랭킹 23위)을 포함해 슬로베니아(14위)와 오스

트리아(16위) 헝가리(19위) 우크라이나(21위) 일본(22위) 등이

참가한다 대회 1 2위는 2015년 최상위 16개 팀이 겨루는 세계아

이스하키선수권대회로 승격한다 꼴찌를 하면 3부 리그 격인 lsquo디

비전1 그룹Brsquo로 내려간다

 한국 아이스하키는 이번 대회에 사활을 걸었다 겨울 올림픽의

꽃은 아이스하키다 개최국이 아이스하키경기에 참가하지 못한

역사는 없다 겨울 올림픽 개최국 대부분이 출전권을 자력으로

따냈다 그러나 한국의 세계 랭킹은 23위 평창올림픽이 열리는

2018년까지 11계단을 올리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지난해

IIHF는 lsquo2018년 올림픽 출전국 자격rsquo에 대한 연차총회 의제를 꺼

냈다 lsquo한국이 경기력 발전을 이룬다면 출전권을 줄 수도 있다rsquo는

애매모호한 말을 넣어놨다 김정민 대한아이스하키협회 홍보팀

장은 ldquo만약 이번 대회에서 강등되면 경기력 발전을 이루지 못했

다는 판단으로 올림픽 출전권 논의조차 못할 수 있다rdquo고 걱정했

다 한국의 기적은 가능한지 대회 참가팀의 전력을 분석했다

전력 급상승hellip 기적을 노리는 한국 대표팀

객관적 전력에서 한국은 최약체로 꼽힌다 랭킹으로도 디비전1

그룹A에서 가장 낮다 그래도 홈에서 열린다는 이점이 있다 변

선욱 한국 대표팀 감독은 디비전1 그룹A 잔류를 자신했다 그는

지난달 기자회견에서 ldquo최근 3년간 한국 아이스하키는 놀랍도록

빠르게 발전했다 기대에 부응하는 경기를 하겠다rdquo고 했다 이어

ldquo일본과 우크라이나 헝가리를 잡고 3승을 하는 것이 목표rdquo라고

덧붙였다 근거 없는 자신감이 아니다 한국은 꾸준하게 성장했

다 변 감독이 이끈 대명 상무의 돌풍도 대표팀에 자신감을 불어

넣었다 군대 팀인 대명 상무는 지난해 창단 바로 2013~2014 아

지난해 4월 16일 헝가리 부다페스트 스포르트아레나에서 열린 lsquo2013국제아이스하키연맹 세계선수권대회rsquo 디비전1 A그룹 대회 2차전에서 강호 헝가리를 상대로 막판 역전극을 펼친 한국 대표팀 선수들이 경기를 마치고 환호하고 있다

대한아이스하키협회

2부 리그 격hellip 꼴찌해 lsquo디비전1 그룹Brsquo로 강등되면 2018년 출전 lsquo먹구름rsquo

최약체라고hellip 한국 ldquo평창을 기대해rdquo

스포츠 2014 아이스하키 lsquo디비전1rsquo 세계선수권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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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아리그 아이스하키 정규시즌에서 2위에 올랐다

아이스하키는 보통 22~25명이 한 팀을 이룬다 대명 상무는

17명의 선수로 기적을 써냈다 조직력으로 일군 성과였다 변 감

독은 ldquo26~30세로 이뤄진 팀이다 선수들이 즐기면서 하키에 눈

을 떴다rdquo며 ldquo달리는 체력과 외국인 선수가 없는 불리함을 조직력

으로 메웠다rdquo고 평가했다

 대표팀은 대명 상무의 조직력을 그대로 가져왔다 상무에서 주

축으로 뛰던 선수들이 대표팀에 이름을 올렸다 김연아의 남자친

구로 이름값이 올라간 김원중(30middot25득점 사진 맨 뒷줄 왼쪽에서

다섯번째)을 포함해 박우상(29middot35득점)과 조민호(27middot42도움) 등

이 핵심 자원이다 여기에 귀화한 브락 라던스키(31)와 브라이언

영(28) 마이클 스위프트(27)가 대표팀 전력을 대폭 끌어올릴 것

으로 보인다

소치올림픽서 lsquo8강 기적rsquo 썼던 슬로베니아

마티야스 코피타(49) 감독이 이끄는 슬로베니아는 지난 2월 끝난

소치겨울올림픽 아이스하키에서 8강에 올랐다 기적이었다 세

계 랭킹은 14위지만 단단한 조직력을 자랑하며 슬로바키아와 오

스트리아를 꺾었다 8강에서 스웨덴에 0-5로 졌지만 가능성을

보여준 대회였다 고양 대회에서도 올림픽 8강 멤버는 그대로 유

지된다 오솔길 SBS 해설위원은 ldquo올림픽이 끝난 지 얼마 되지 않

아 조직력은 최강이라 꼽힌다rdquo고 말했다

 또 다른 상대 헝가리는 한국에 칼을 갈고 있다 지난해 헝가리

에서 열린 디비전1 그룹A에서 한국에 4-5로 역전패했기 때문이

다 헝가리는 3-1로 이기고 있다가 한국의 집중력에 무너졌다 이

패배로 헝가리는 상위리그 승격 기회를 놓쳤고 자국 팬들의 거센

항의를 받았다 이스트반 소프론(크리펠트)이 경계 대상 1호다

소프론은 독일 1부 리그(DEL)에서 8골 13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우크라이나는 현실적으로 한국이 이겨야 할 상대로 꼽힌다

그러나 뚜껑을 열어보니 만만치 않다 우크라이나는 한때 주축

선수들의 은퇴로 전력이 크게 떨어졌다 특히 NHL에서 뛰고 있

던 선수들이 대표팀 합류를 거부하며 국제무대에서 성적이 신통

치 않았다 그러나 이번 대회를 앞두고 루슬란 페도텐코(돈바스

도네츠크)와 알렉세이 포니카롭스키(SKA 상트페테르부르크) 등

NHL에서 정상에 오르기도 한 베테랑들이 합류했다 축구로 따

지면 한국의 박지성-이영표가 대표팀에 복귀한 모양새다

 한국은 지난 33년 동안 일본과의 A매치에서 단 한 번도 승리

하지 못했다 1무 18패로 무승부도 딱 한 차례 거둔 것이 전부다

한국이 쉽게 볼 수 있는 상대가 아니다 아시아 하키리그에서 우

승을 차지한 일본제지 크레인스와 오지 이글스 선수들이 주축이

다 또 독일 출신 마크 마혼 감독이 팀을 이끌며 안정감을 더하고

있다 오 해설위원은 ldquo일본은 A매치에서 한국에 한 번도 패하지

않았다는 자부심이 있다 이 자부심을 흔들 만한 경기력을 보여

주는 게 중요하다rdquo고 말했다 글middot김민규(일간스포츠 기자)

아이스하키는

한 팀에 6명hellip 20분씩 3피어리드로 경기진행

아이스하키는 길이 61미터 너비 30미터의 링크에서 펼

쳐진다 퍽(Puck)이라고 불리는 고무 원반을 하키 스틱을 이

용해 골문에 넣는 횟수를 가려 승부를 가린다 한 팀은 축구에서

골키퍼 역할을 하는 골리(Goalie)가 1명 배치되고 양쪽 날개 1명씩과

센터 1명 수비수 2명 등 모두 6명으로 구성된다 체력 소모가 심해 한 팀

이 22명으로 꾸려지고 수시로 교체가 가능하다 경기는 20분씩 3피리어

드로 진행되며 피리어드 사이에는 15분간 휴식을 취한다

 

아이스하키 세계선수권은

전년도 성적에 따라 6개 리그로 나뉘어 경기

전년도 성적에 따라 총 6개의 리그로 나뉘어 있다 1부 리그 격인 lsquo국제아

이스하키연맹(IIHF) 아이스하키 세계선수권rsquo에는 총 16개 나라가 참가한

다 8개 팀이 그룹A와 그룹B로 나뉘어 풀 리그를 치른다 각 그룹의 1~4

위는 8강 토너먼트에 진출하고 8위 2개 팀은 디비전1 그룹A로 강등된다

올해 세계선수권은 오는 5월 벨라루스에서 열린다 디비전1 그룹A B와

디비전2 그룹 A B 그리고 디비전3의 운영방식은 비슷하다 각 디비전

그룹에는 6개 팀이 참가해 풀 리그를 치른다 한국이 참가하고 있는 디

비전1 그룹A는 2부 리그로 생각하면 된다 6개 팀이 풀 리그 방식으로 경

기를 치르고 1 2위가 세계선수권으로 승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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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dquo하늘이 나를 버렸을 때 나는 불을 만들었다 둥지가 되

기 위한 불 겨울의 어둠 속으로 들어가기 위한 불 보

다 더 나은 삶을 위한 불을 낮이 나에게 베풀어 준 모든 것을

나는 그 불에게 바쳤다 울창한 숲과 작은 숲 보리밭과 포도밭

을 보금자리와 새들 집과 열쇠를 벌레와 꽃들 모피들 그리고

모든 축제를(생략)rdquo

프랑스 초현실주의 대표적 시인인 폴 엘뤼아르의 시 lsquo이곳에 살

기 위하여rsquo다 이 시를 주제로 한국과 프랑스 작가가 한자리에 모

였다 환경 문제로 앓고 있는 지구를 치유하자는 메시지로 남서

울대학교와 한불협회 나로미포럼이 함께 주최한 국제교류 전시

다 프랑스 원로 작가인 장 마리 자키와 국내 유명 기업인이자 화

가인 강석진 그리고 국내 원로 도예가인 조상권이 참여했다

세 작가의 작품은 각자 개성이 두드러진다 미술평론가 서승

석은 원로 화가 장 마리 자키의 작품을 ldquo자키의 파랑은 뜨겁다

자키의 하양은 아이스크림처럼 맛있다 자키의 까망은 심연처럼

깊다 그의 붓놀림은 신들린 무희의 춤사위만큼이나 현란하고 경

건하다rdquo고 표현했다 꽃과 나무 바다 자연풍경 등을 즐겨 그리

는 자키는 독특한 미적 감각으로 자연의 맑은 색채를 표현했다

3인 3색hellip 자연을 말하다장 마리 자키middot강석진middot조상권 lt이곳에 살기 위하여gt 주제로 한국middot프랑스 국제교류전

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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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서적으로 깊은 영향을 받은 그의 고향 코르시카 섬에서 받은

영감을 아름답게 재현해 냈다

기업인이자 화가인 강석진은 고향 경북 상주의 산골 풍경으로

정겨움을 더한다 한국인의 향토적 정서로 아스라한 추억을 상기

시킨다 또 프랑스 네덜란드 티베트 등을 여행하면서 포착한 시

와 같은 섬세한 풍광을 화폭에 옮기는 데 성공했다

도예작가인 조상권은 lsquo흙과 불의 연금술사rsquo로 불린다 1967년

lsquo동백림 사건rsquo에 휘말려 30여 년간 해외를 떠돌다 1997년 귀국했

다 분단된 조국의 역사적 아픔과 민족의 한 통일에 대한 염원을

작품으로 승화시켰다 자유롭고 감수성이 풍부한 작품들을 통

해 우리 고유 전통예술의 미를 깊이 있게 다루고 현대적으로 창

조하며 독창적인 도자예술을 보여준다

세 작가의 독특한 개성은 한자리에서 호흡하며 완벽한 조화

를 이룬다 맑고 서정적인 세계를 들여다보고 있다 보면 태고의

자연이 빚어내는 감동을 느낄 수 있다 글middot박지현 기자

일정 4월 27일까지

장소 남서울대학교 아트센터 갤러리 이앙

문의 02-3672-0201 galleryiangcom

1 장 마리 자키는 독특한 감각으로 자연풍경을 재구현했다 lt경이로운 장소gt LIEU MAGIQUE

2 흙과 불의 연금술사로 불리는 조상권은 우리 고유의 전통미를 담으며 독창적인 도자예술을 보여준다 lt휴(休)gt REPOS

3 강석진은 한국인의 향토적 정서를 담은 산골 풍경을 그려 아스라한 추억을 상기시킨다 lt산 넘어 마을로 가는 길gt The road to a mountain village

4 장 마리 자키 lt여인의 꿈gt REVE DE FEMME

5 조상권 lt침향로gt TCHIMHYANGLO

6 강석진 lt미륵산에서 본 오월의 야솟골마을 전경gt View of Yasotgol village in May

➋ ➌

➍ ➎ 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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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박한 백제의 미소에 반하고곱게 늙은 절집에 웃음이 났죠

충남 서산 아라메길 1구간

걷기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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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라메는 바다의 고유어 lsquo아라rsquo와 산을 뜻하는 lsquo메rsquo의 합성어다 아

라메길은 총 88킬로미터로 지선까지 합하면 모두 7개 구간이다

그 중 1구간은 유기방가옥 고풍저수지 마애여래삼존불상 보원사

지 개심사 해미읍성으로 이어진다 길이 18킬로미터의 산길을 따

라 걷고 있노라면 산자락에 살포시 앉은 다양한 문화재를 볼 수 있

다 소박한 백제의 미소에 반하고 곱게 늙은 절집에 가슴 무너지는

벅찬 감동을 만난다

꽃의 북상 속도는 하루 20킬로미터라고 한다 매일 50리 길

을 느릿느릿 걸어 올라와야 하는데 요즘은 따스한 날씨

덕에 봄꽃들이 엄청 잰걸음으로 와서 동시다발로 핀다 덩달아

봄꽃 쫓는 나그네 발걸음도 빨라졌다 3월 마지막 일요일 서산

아라메길 1구간은 온통 꽃잔치다

1구간의 시작은 유기방가옥이다 서산시 운산면 여미리 유기

방가옥은 내 고향 당진시와 가깝게 자리한다 그래서 오랜만에

고향 동무와 함께 걸었다 동무는 그 사이에 두 아이의 엄마가 돼

있었다 동무가 생기니 길에 대한 관심도 조금 달라진다 세월은

봄꽃 이름보다 봄나물 이름을 더 많이 알게 했다 잠시 걷기를 멈

추고 동무와 한적한 들판에 앉아서 밥상에 올릴 나물 한바구니

캐고 싶은 날들이다

수선화와 독특한 토담이 유명한 유기방가옥

유기방가옥은 고택을 감싸고 있는 토담이 독특하다 컵을 엎어

놓은 lsquocaprsquo 모양인데 집 뒤 비스듬한 야산을 그대로 활용해서 담을

쌓았다 산을 깎아 축단을 세우지 않았기에 뒤란이 평평하지 않

고 약 25도 정도 경사가 있다 마치 집이 산의 일부인 것처럼 자연

스럽게 지어졌다 이 가옥은 독특한 집 모양뿐만 아니라 수선화

로도 유명하다 토담 뒤 야산이 수선화 정원이다

가옥 관리인인 유기방 씨가 10년 전부터 가꾼 정원이다 해마

다 집 주변에 무리지어 핀 수선화 구근을 떼어내 옮겨 심으면서

꽃밭을 넓혔다 곱게 가꾼 수선화를 한눈에 보려면 토담 뒤 소나

무 아래가 포인트다

토담을 내려와 오른쪽으로 난 길로 향한다 옛날에 이 마을 사

람이 제주도에서 가져와 심었다는 비자나무가 한 그루 서 있다

무려 330년을 살았다고 한다 둘레가 246센티미터 높이가 20미

터다 비자나무는 남부지역이나 제주도의 해발고도가 낮은 지대

에서 자란다 어떻게 이곳에서 자랄 수 있었을까 의문이 든다 딱

딱한 잎을 살펴보며 세월의 깊이를 가늠할 뿐이다

선정묘를 지나 lsquo서산 여미리 석불입상rsquo 앞에 선다 고려시대에

만들어진 석불로 추정한다 이른 아침 누군가가 벌써 다녀갔는지

석불 앞에 생쌀이 수북하게 쌓여 있다 복을 빌기 위해 놓은 제

물이 참새에게는 오늘 한 끼 밥일 것이다 우리는 새들이 날아올

수 있게 길을 재촉한다 길은 석불 뒤 몇 그루의 소나무와 대나무

사이로 이어진다 대나무를 벗어나자 멋진 토담이 보인다 유상

묵가옥으로 이어지는 길은 보랏빛 제비꽃이 군락을 이뤘다 가

옥을 둘러보고 마을 도로를 따라 걷는다

아주머니 한 분이 밭두렁에 앉아 민들레 나물을 뜯어 박바가

지에 담는다 아주머니가 밟고 있는 밭두렁은 들꽃밭이다 냉이

는 흰 꽃을 피우고 광대나물은 진홍색 꽃을 피운다 봄까치풀은

파란 꽃을 피웠다 봄까치풀은 반가운 소식을 전해 주는 까치처

럼 들녘에 봄이 왔음을 가장 먼저 알려주는 까치 같은 존재라고

붙여진 이름이다 광대나물 꽃말은 lsquo그리운 봄rsquo이다 꽃 이름조차

1 서산 여미리 석불입상이 정겹게 반긴다

2 고풍저수지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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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을 알리는 전령들이다

여미리 버스정류장을 지나서 전라산 방향으로 걷는다 아라메

길 1구간은 방향표시 안내판이 잘돼 있다 안내판과 리본만 따라

가도 종착점 해미읍성에 다다를 수 있다 전라산 방향으로 따라

가는데 도로 아래에 손바닥 크기의 머위가 군락을 이룬다

ldquo머위는 새싹이 돋아나고 바로 잎이 쫙 펴지는 시기에 먹는 게

보약이래 이때가 가장 쓴맛을 내지만 입에 쓴 게 몸에 좋다는

말도 있잖아rdquo

ldquo그려 손바닥 만할 때에 쌈 싸 먹으면 쌉싸래한 게 맛있지rdquo

마애삼존불 백만불짜리 미소는 아침 30분만 허락

역천으로 향한다 작은 다리를 건너자 천길이다 천길 밑 개천 옆

으로 산책로가 조성돼 있는데 운산교까지 800미터다 운산교부

터 역천제방이 시작된다 용현계곡 입구까지 가게는 없다 운산면

에 있는 슈퍼마켓에 들러서 물과 간단한 간식을 준비한다

유기방가옥에서 운산교까지 약 29킬로미터이고 운산교에서

미평교까지 18킬로미터이다 제방은 일부 구간만 콘크리트가 깔

려 있고 딱딱한 흙길이다 미평교에서 쉰질바위 방향으로 걷는

다 역천으로 들어가지 못하게 굵은 철봉을 세워놓았다 그 옆으

로 한 사람만 다닐 수 있는 길이 50미터쯤 나 있다

이 길을 벗어나면 역천과 논 사잇길이다 길은 다시 고풍터널

을 지나게 한다 고풍터널을 지나면 바로 고풍터널 버스 정류장

이다 버스 정류장은 사거리인데 터널에서 직진하는 길이 지방도

618호 봉운로다 우리는 오른쪽 군장동1로를 따라 걷는다 군장

동1로는 고풍저수지 뒷길인데 몇 개의 펜션이 눈에 띈다 11킬로

미터 정도 걸으면 고풍저수지와 봉운로를 만난다

고풍저수지를 따라 걷는 500미터 길은 인도가 협소하기 때문

에 차를 조심하며 걷는다 lsquo아라메 솔바람길 종합 안내도rsquo를 살펴

보고 마애삼존불상으로 향한다 용현계곡 입구인 이곳에는 넓

은 주차장이 있고 식당도 있다

백제 마애불은 충청남도 지역에만 남아 있는데 서산과 태안의

마애삼존불 예산 사면석불이다 서산 마애여래삼존불상은 국보

제84호로 10미터가 넘는 거대한 암벽에 조각돼 있다 가운데 석

가여래를 기준으로 오른쪽 관음보살은 입상 왼쪽 미륵보살은 반

가사유상이다 미륵보살은 오른쪽 다리를 왼쪽 무릎 위에 올려

놓고 오른팔을 굽혀 오른쪽 뺨에 손가락을 살짝 댄 채 사색에 잠

겨 있는 자세다 삼존불은 햇빛이 비치는 방향에 따라서 온화한

미소를 띠거나 때로는 개구쟁이 같은 얼굴을 한다 백제의 미소

로 알려진 백만불짜리 미소는 오전 9시 30분에서 10시 사이에

볼 수 있다

서산 마애삼존불상에서 13킬로미터 계곡을 따라 걸으면 보원

사지이다 보원사는 통일신라시대 화엄 10찰 중 하나로 알려졌다

1천명분의 쌀을 씻었다는 석조가 있는 것을 보아 1천여 명의 승려

가 머무는 무척 큰 절이었던 것으로 짐작된다

석탑 뒤에 개심사로 이어지는 숲길을 오른다 보원사지 뒤편 숲

길 초입부터 개심사 산신각까지 쉬엄쉬엄 가더라도 약 1시간 20분

➊ ❷ 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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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걸린다 이 길은 오르막이 많아서 힘들다 좀 수월하게 걷고 싶

으면 개심사에서 보원사지로 걸어오는 게 좋다

성왕산 자락 개심사 주차장엔 봄나물 난전

개심사는 성왕산 자락에 자리한다 성왕산은 코끼리를 닮았는데

이 코끼리의 갈증을 해소하기 위해 연못을 만들었다고 한다 연못

중앙에는 외나무 다리가 놓여 있다

외나무 다리를 지나 계단을 오르면 해탈문이다 개심사는 흰겹

벚꽃이 유명하다 작은 절집에 겹벚꽃이 피면 얼마나 웅장한지 입

이 다물어지지 않을 정도다 꽃은 4월 말에 피기 시작해서 5월 5일

경에 만개한단다

우리는 개심사를 등지고 소나무숲을 벗어난다 개심사 주차장

에는 봄나물이 난전을 펼쳤다 취나물 버섯 고들빼기 냉이 달

래 머위 민들레 등 각종 나물이 말간 향내를 풍긴다

주차장을 끝까지 내려오니 오학리쉼터 해미읍성으로 가는 표

지판이 나온다 해미읍성까지 52킬로미터다 이 표지판 밑에는

아라메길 이용자 안전수칙이 나와 있다 lsquo2~3명이 동행하여 걷

기rsquo가 눈에 띈다 지금까지 온 길과 다르게 그만큼 호젓하다는 것

이다

다시 출발 시간을 확인한다 오후 3시 50분이다 해미읍성에

도착했을 때의 시간은 6시 25분이었다 난이도가 높은 길이다 초

보자는 부분 걷기를 많이 걸어본 분에게는 완주를 추천한다

글과 사진middot김연미(여행 칼럼니스트)

1 유상묵가옥 토담 뒤에 활짝 핀 수선화

2 햇볕에 따듯한 빛이 감도는 마애삼존불상

3 왕벚꽃이 만발한 충남 서산 개심사를 찾은 많은 행락객들이 꽃을 감상하고 있다

연합

남부터미널과 동서울종합터미널에서 운행 약 3시간쯤 소요된다

서산공용버스터미널 홈페이지(wwwseosanbuscokr)에 시내버스

노선과 시간표가 안내돼 있다

시내버스(서령버스middot문의 041-669-0555)에서 운산행 이용

첫차 오전 6시 45분(공휴일은 7시 5분) 막차 밤 9시 배차 간격은

40분에서 1시간 간격이다 운산면에서 여미리까지 가는 버스가

없으므로 운산면에서 택시를 이용한다 콜택시는 비싸니 인근

슈퍼마켓에서 택시 전화번호를 물어보면 된다

여행수첩

아라메길 정보

홈페이지 wwwaramegilkr

문의 충남 서산시 문화관광과 041-660-3166

유기방가옥 유기방가옥은 숙식이 가능하며 숙식객에게는 무료로 자

전거를 빌려준다 자가용을 이용할 경우 선정묘 주차장에 세우고 이동

하는 것이 좋다 해미읍성에서 선정묘까지 택시 요금은 약 2만원 해미

읍성 인근 슈퍼마켓에서 택시 전화번호를 물어보는 게 가장 빠르다

주소 충남 서산시 운산면 이문안길 70-10(운산면 여미리 203-1)

문의 041-663-4326

서산마애삼존불상 찾아가는 길 서산공용버스터미널에서 하루 5회 운

행한다 첫차 오전 9시 15분 막차 오후 6시 55분 운산면을 거쳐서 마

애삼존불상이 있는 곳까지 운행한다

유기방가옥

여미리석불입상

유상묵가옥 역천제방

쉰질바위

고풍저수지

용현계곡입구

마애여래삼존불상

보원사지

개심사

정자(조망대)

해미읍성

52-55-걷기여행indd 55 2014-04-11 오전 20122

보조개는 일종의 얼굴 근육 기형이다 부모로부터 대물림되는 까

닭에 의학적으로는 lsquo선천적 기형rsquo으로 분류된다 흥미로운 사실

은 많은 사람들이 부러워하는 기형이라는 점이다 동middot서양 또는 예나

지금을 가리지 않고 보조개는 귀엽고 사랑스러운 이미지로 통한다

보조개를 바라보는 동middot서양의 시각이 비슷한 것처럼 인간의 주요 표

정에 대한 해석은 거의 만국 공통이다 한 남미 사람이 화난 표정을 지

었다고 가정하자 아프리카인이나 유럽인 동양인 가리지 않고 그가 화

났다는 걸 알아차린다 슬프거나 행복한 표정도 마찬가지다

표정을 만들어내는 건 얼굴 근육이다 얼굴에는 20여 개의 근육이

있다 인간의 전체 근육 숫자는 기준을 정하기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640~850개 정도로 파악된다 한데 이 중 단 20개에 불과한 얼굴 근

육은 인간 근육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뼈대 근육과는 형태적으로나 기

능적으로 상당한 차이가 있다

무엇보다 눈에 띄는 차이는 얼굴 근육의 상당수가 뼈에 붙어 있지 않

고 피부 속에 묻혀 있다는 점이다 뼈대 근육은 말 그대로 대부분 근육

의 양쪽 끝이 뼈에 닿아 있거나 붙어 있다 뼈대 근육은 힘을 쓰고 움직

임을 일으키는 게 본연의 lsquo임무rsquo다

인간만큼 다양한 표정을 만들어낼 수 있는 동물은 없다 다시 말해

인간보다 얼굴 근육이 잘 발달한 생명체를 찾기는 어렵다 한데 주요

표정은 만국 공통의 lsquo보디 랭귀지rsquo이지만 얼굴 근육 하나하나의 모양

이나 위치는 사람마다 제각각이다 반면 얼굴 근육은 인간 특유의 속

성이 오랜 진화를 거쳐 반영된 일종의 lsquo화장발rsquo 근육의 성격이 짙다

인종별로도 얼굴 근육의 형태 등에 대략적인 차이가 존재한다 동양

인이 서양인보다 보통 무표정한 편이라는 주장에 동조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도 인종 간 얼굴 근육의 상이성을 암시한다 국내 한 의과대학

의 연구에 따르면 입꼬리 주변 근육의 위치와 이들이 움직이는 방향

이 동middot서양 사람들 간에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

lsquo스마일rsquo 도안의 핵심적 특징은 양쪽 입꼬리가 치켜 올라간 것이다

반대로 입꼬리가 내려가면 샐쭉하다거나 언짢은 느낌을 불러일으킨다

입꼬리를 올리고 내리는 얼굴 근육이 어떤 식으로 발달해 있느냐가 표

정 혹은 인상을 좌우할 수 있다는 뜻이다

얼굴 근육은 표정뿐만 아니라 얼굴의 미추(美醜)를 가르는 데도 큰

역할을 한다 얼굴 근육의 배치 크기 대칭성 등이 의학적인 차원에서

잘생기고 못생기고를 결정하는 데 많은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영어로

사소한 차이를 가리켜 lsquo스킨 딥(skin-deep)rsquo 즉 가죽 한 꺼풀 차이라

고 얘기하지만 이 차이가 실생활에서는 엄청나게 다르게 인식될 수 있

는데 얼굴 근육이 바로 대표적인 예이다

하지만 표정이나 얼굴의 미추(美醜)가 최소한 해부학적으로 따져 보

면 lsquo사소한 것rsquo임은 분명하다 성형수술이 널리 유행한다는 점이 이를

방증한다 얼굴의 미추를 결정하는 얼굴 근육은 우리 몸의 여느 뼈대

근육에 비해 조작하기가 상대적으로 손쉽고 위험성도 적다 특히 뼈와

연결돼 있지 않고 피부 아래 묻혀 있는 얼굴 근육들은 손을 봐도 기능

등에 큰 영향을 주지 않는다 얼굴 성형은 쉽게 할 수 있지만 몸 성형

은 엄두 내기가 어렵다는 점이 얼굴 근육과 뼈대 근육의 결정적인 차이

를 보여준다

표정이나 미추를 중시하는 인간의 속성이야 당장 어쩔 수 없을 것이

다 하지만 얼굴 근육에 과도하게 신경을 쓸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얼굴

근육이 만들어내는 갖은 조화는 문자 그대로 lsquo스킨 딥rsquo에 불과한 것들

이니까 글middot김창엽(자유기고가)

(도움말 가톨릭의대 해부학교실 이우영 교수)

보조개는 아름다운 lsquo기형rsquo이다

생활과학 이야기 13

연합

의학적으로는 lsquo선천적 기형rsquo으로 분류되는 보조개 얼굴 근육 때문에 생기는 보조개는 귀엽고 사랑스러운 이미지로 많은 사람들이 부러워한다

56 2014414 위클리 공감

56-57-생활과학13+꽃과 나무indd 56 2014-04-11 오전 20200

위클리 공감 2014414 57

예년보다 빨리 꽃을 피운 왕벚나무들이 함박눈처럼 꽃잎을 날리던

날 저는 서울에서 그다지 멀지 않은 어느 강변의 습지를 찾아갔

습니다 아직 찬 기운이 가시지 않은 날씨지만 남쪽에서 불어오는 봄바

람은 솜뭉치처럼 부서진 부들의 씨앗들을 마른 갈대 사이로 어지러이

날리고 있더군요 이곳 물가에는 갯버들 꽃이 한창입니다 먹이가 부족

한 이른 봄 고맙게도 무료 급식소가 문을 연 덕분에 등에류와 벌들도

덩달아 바빠졌습니다 조만간 키버들과 선버들마저 꿀을 담뿍 머금은

향기로운 꽃을 피워내면 이곳은 온통 난리가 날 것입니다

물가에 열을 지어 선 각종 버드나무들의 연둣빛 자태를 감탄하며 바

라보고 있자니 만일 우리나라에서 lsquo생명의 나무rsquo를 꼽으라면 응당 버드

나무가 그 주인공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버드나무(류)는

그야말로 이 세상에 lsquo아낌없이 주는 나무rsquo이니까요

강변에 늘어선 버드나무들은 토양의 침식을 막아줄 뿐더러 수질 정

화에도 도움을 줍니다 풍성하게 피는 향기로운 꽃들은 굶주린 곤충들

이 춘궁기를 이겨내도록 밤낮없이 넉넉하게 꿀을 내놓습니다 또한 이

처럼 곤충이 많이 모이다 보니 이곳은 보금자리와 먹이가 필요한 작은

새들이 모여드는 곳이기도 합니다 이런 이유로 봄철의 버드나무 숲은

그야말로 생명의 발원지 같다는 생각마저 들게 합니다 이 아름다운 곳

에서 저는 문득 머나먼 두만강변의 버드나무 숲을 떠올려 보았습니다

18세기 정조 재위 시절 홍양호(洪良浩)라는 지혜롭고 유능한 관리가

있었답니다 그는 1777년 세도정치의 희생양이 되어 잠시 두만강변을

관할하는 경흥부사로 좌천된 적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는 한직에서

적당히 시간을 때우며 소일하는 대신에 장정 7500명을 동원하여 1인

당 5주의 버드나무를 두만강변에 심는 큰 공사를 벌였다고 전해집니

다 옛날에는 변방의 생활이라는 것이 지금과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힘들었을 것입니다 먹고 살기도 어려운 판에 별로 중요해 보이지 않는

일로 강제 노역까지 하게 되었으니 백성들의 원성이 그야말로 하늘을

찔렀겠지요 이를 보고 걱정한 친구가 홍양호를 간곡히 만류합니다

ldquo여보게 자네는 여기 잠시 있다가 한양으로 다시 돌아갈 사람이 아닌

가 왜 공연한 일을 벌여서 긁어 부스럼을 만드는가rdquo

현실적이고 애정 어린 친구의 충고에 대한 홍양호의 답변이 그의 저서

lt이계집(耳溪集)gt에 기록되어 있습니다 대략적인 요지는 이렇습니다

ldquo이제 내가 버드나무(류)를 심는 것에는 다섯 가지 이로움이 있어요

첫째는 우리 강역을 (오랑캐로부터) 은폐하기 위한 것이요

둘째는 말을 타고 돌격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요

셋째는 강둑이 물살에 파 먹히는 것을 대비하기 위한 것이요

넷째는 땔감용 나무를 대기 위한 것이요

다섯째는 바람을 막기 위한 것이지요

이 공사는 이처럼 백성들을 이롭게 하는 일이라오 내가 비록 여기

오래 머물지 않을지 몰라도 몇 년 지나지 않아 백성들이 그 이익을 누

리게 될 것이고 그 이로움이 백년 천년을 갈 수도 있을 텐데 내가 어찌

눈앞의 인기에 영합하여 이 일을 미루겠소rdquo

그 탁견에 감탄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자연 생태에 대한 정교한

지식 체계가 없던 그 옛날에도 슬기로운 우리 선조들은 강변을 지키는

버드나무숲의 중요성을 간과하지 않았던 것이죠 이런저런 허황한 명

분에 휩쓸려 오랜 세월 우리 곁을 지켜주었던 강변의 버드나무들이 하

루 아침에 베어져 나가고 삭막한 콘크리트 제방이 그 자리에 들어서고

있는 답답한 작금의 현실을 목도하자니 자연환경 보존과 실용성을 두

루 배려했던 옛 선조들의 지혜가 더욱 절실해지는 요즈음입니다

하천변에는 마땅히 버드나무숲이 있어야 합니다 그러면 이 고마운

나무들은 매년 봄마다 크고 작은 물줄기를 따라 세상을 황금빛으로

수놓을 것이며 전국 방방곡곡에는 생명의 교향곡이 우렁차게 울려 퍼

질 것입니다 글과 사진middot김태영(자연생태연구가middotlt한국의 나무gt 공저자)

아낌없이 주는 lsquo생명의 발원지rsquo

한국의 꽃과 나무 버드나무

lsquo생명의 나무rsquo 버드나무 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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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57-생활과학13+꽃과 나무indd 57 2014-04-11 오전 20203

이 연사 힘주어~ 불조심

ldquo자나 깨나 불조심rdquo

lsquo불조심rsquo을 강조하는 대표적인 슬로건이다 식목일에 나무를

심는 것도 중요하지만 식목일을 전후로 해서 연중 산불이 가장 많이

발생한다고 하니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실제로 식목일에는 연평균

18건 평일의 6배에 이르는 산불이 집중적으로 발생한다는 통계치가

있다 최근에는 기후 변화로 산불이 갈수록 늘어나는 추세라고 하니

보다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기온이 높고 건조하며 바람이 강할수록

산불이 쉽게 번지는데 고온건조한 날씨 탓에 최근 식목일 즈음의 산불

발생 횟수도 1990년대에 비해 52퍼센트나 급증했다고 한다 그런 이유

에서일까 정부도 지난 1970년대부터 다양한 불조심 캠페인을 전개해

왔다

내무부(현 안전행정부)가 후원하고 한국화재보험협회가 주최한 lsquo불

조심 웅변대회rsquo 고지 광고(동아일보 1977년 10월 7일)를 보자 헤드라인

은 ldquo제1회 전국 남middot여학생(초middot중middot고) 불조심 웅변대회rdquo다 웅변대회를

개최하는 이유로 lsquo범국민적으로 방화(防火) 의식을 고취하기 위하여rsquo

라는 문구를 앞세우며 대회의 상세한 요강을 밝혔다 그 웅변대회에서

가장 강조한 것은 ldquo방화 예방 의식을 고취시키고 불조심의 생활화를

촉구하여 화재 없는 복지국가 건설에 이바지할 수 있는 내용rdquo이었다

웅변 시간은 초등부가 5분 중middot고등부가 6분이었다 웅변대회에 앞

서 lsquo원고 합격자 발표rsquo를 먼저 한 것으로 보아 예선에서 먼저 제출된 원

고를 검토해 심사를 거친 다음 그 기준을 통과한 학생들에게 본선에

나갈 기회를 주었음을 알 수 있다 본선에 진출한 학생들은 전국 방방

곡곡의 교정에서 두 주먹을 불끈 쥐고 ldquo~하자고 이 연사 소리 높여 외

칩니다 여러분rdquo 하며 목청을 돋웠을 것이다

1970년대는 lsquo웅변대회의 시절rsquo이라 할 정도로 다양한 주제의 웅변대

회가 전국적으로 열렸다 반공 웅변대회가 대표적이었지만 불조심 웅

변대회도 단골 주제였다 그 시절의 웅변대회가 학생들에게 획일적 사

고를 주입시키기 위한 관제 기획 행사라는 비판의 목소리도 있었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다 웅변대회는 학생들에게 자신감을 높여주는 동시

에 주어진 시간 안에 자신의 주장을 효율적으로 전달하는 능력을 길러

정책광고로 보는 어제와 오늘

1977년 10월 7일 동아일보에 실린 lsquo불조심 웅변대회rsquo 고지 광고 내무부(현 안전행정부)가 후원하고 한국화재보험협회가 주최하는 전국 웅변대회 참가를 위한 상세한 안내 정보가 적혀 있다

주는 생생한 프레젠테이션 교육의 현장이다 지금은 웅변대회가 많이

사라졌지만 아직도 지역의 소방서 단위로 관내 학생들을 대상으로 해

불조심 웅변대회를 개최하는 곳도 많다

나무 심기도 중요하지만 심은 나무를 화재로부터 보호하는 일은 더

더욱 중요하다 소방방재청 역시 한식날을 전후로 119소방헬기를 투입

해 산불 예방 홍보활동을 펼치고 있지만 어디까지나 한계가 있을 터

그 무렵에는 불을 피우지 말고 찬밥을 먹어야 한다는 뜻에서 한식(寒

食) 또는 냉절(冷節)이라고 날짜까지 못박았던 조상들의 지혜가 오히

려 돋보인다 기후 변화로 최근 30년 동안 봄철 기온은 평균 섭씨 06

도 올랐지만 습도는 오히려 6퍼센트 낮아져 산불이 일어날 가능성이

더 높아진 상황에서 담뱃불 같은 불씨 관리에 각별히 주의해야겠다

불조심 웅변대회는 입으로 하는 웅변이지만 몸으로 실천하는 웅변이

더 값진 웅변이 아니겠는가 ldquo꺼진 불도 다시 보자rdquo

글middot김병희(한국PR학회 회장middot서원대 광고홍보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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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59-정책광고+공감카툰indd 58 2014-04-11 오전 20240

위클리 공감 2014414 59

공감카툰 파랑새를 찾아서

가장 훌륭한 지혜는 친절과 겸손이다

-탈무드

선택한 까닭글과 그림middot최영순

58-59-정책광고+공감카툰indd 59 2014-04-11 오전 20247

60 2014414 위클리 공감

무용

뮤지컬

문화공감

lt아라의 서gt

lt아라의 서gt는 설화나 민담에 등장하는 인물

을 중심으로 바다에서 탄생한 문명과 그 속에

서 살아가는 인간의 모습을 그린 공연이다 인

천시립무용단은 황해를 넘나드는 바람을 추

상적으로 표현했다 전통춤 레퍼토리에 신화

적 서사를 담아 한국 무용의 매력을 극대화했

다 초연 때 출연한 무용수들과 새로 선발된

무용수들의 기량을 견주어 보는 것도 이번 공

연 관람의 묘미가 될 것이다

기간 4월 25~26일

장소 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

문의 032-427-8401

lt비방문 탈취작전gt

트로트와 국악을 결합한 신명나는 창작뮤지

컬이다 약령시 약전골목의 오래 된 lsquo이만수

한약방rsquo은 손님이 끊일 날이 없다 인근 한약

방 사장들은 lsquo이만수 한약방rsquo엔 특별한 비방

문이 있을 거라는 결론을 내리고 lsquo이만수 한

약방rsquo의 비방문을 훔쳐낼 계획을 세우는데hellip

흥미로운 이야기를 중심으로 옛 약전골목의

풍경과 생활 모습을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기간 5월 4일까지

장소 대구 봉산문화회관 스페이스라온

문의 053-661-3500

극단

한양

레퍼

토리

신은수 작가의 역사극 시리즈 lt운현궁 오라버니gt lt봄이 사라진 계절gt을 잇는 lt거울 속의

은하수gt는 일제강점기 lsquo마지막 왕족rsquo으로 알려진 의친왕가를 소재로 시대의 격류에 휘말

린 인물의 세밀한 심리를 표현한 작품이다 1945년 해방 직전의 의친왕가 이야기를 그렸다

히로시마 원자폭탄 투하로 숨진 의친왕의 차남 이우의 장례식을 계기로 의친왕가 사람들이

한자리에 모인다 급변하는 세계 정세 속에서 조선왕조의 부활이라는 환상 속에 사는 일흔 살의

의친왕 반면 그의 장남 이건은 냉소적인 시선으로 조선의 마지막을 예감하며 아버지와 충돌한

다 의친왕과 다투고 뛰쳐나간 이건은 누군지도 모르는 생모의 행방을 찾는데hellip 극단 한양레퍼

토리 대표이자 배우인 최형인 교수가 직접 제작하고 무대에 선다 여기에 2012년 서울연극제 우

수작품상 수상작인 lt만선gt을 연출한 신동인 감독이 또 한번 연출을 맡아 더욱 관심을 모은다

일제강점기 말기 이곳에 모인 인물들은 특수한 신분으로 인해 저마다 나라의 역사를 대변하

고 있다 겉보기에는 여느 가족의 장례식과 다름없어 보이지만 그들의 갈등과 고통을 통해 자

연스럽게 관객들은 뼈아픈 우리의 역사를 절감할 수 있다 역사적 상징성과 함께 변화하는 시

대에 내몰려 갈등하고 괴로워하는 인간 본연의 모습이 공감을 자아낸다 글middot허정연 기자

기간 4월 19~27일 장소 서울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 문의 02-889-3561

의친왕의 차남 이우의 장례식을 계기로 모인 왕친들의 갈등을 소재로 시대적 아픔을 담은 연극이다

역사 앞에 갈등하는 lsquo인간의 굴레rsquo제35회 서울연극제 lt거울 속의 은하수g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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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의 책

ldquo넌나에게 모욕감을 줬어~rdquo 영화 lt달콤한 인생gt에서 배우 김영철이

했던 이 명대사는 개그프로그램에서도 패러디하는 등 대표적인

유행어가 됐다 그만큼 한국사회에서 빈번하게 겪는 감정이기도 하다 출퇴

근길 도로 위에서라든가 학교나 회사에서 생면부지의 낯선 사람들부터

심지어 가까운 가족에게까지 우리는 평범한 일상에서 lsquo모멸감rsquo을 겪는다

모멸은 lsquo업신여기고 얕잡아봄rsquo으로 풀이된다 나의 존재 가치가 부정당하

거나 격하될 때 갖는 괴로운 감정이며 인간 내면의 가장 깊숙한 곳을 파괴

한다 한국인의 일상에 만연한 lsquo모멸감rsquo의 실체를 인문학적으로 규명한 책

이 나왔다 저자는 모멸감을 분석하기 위해 뉴스 기사 TV 드라마나 영화

에서 오가는 대사 수많은 문학작품 등에서 수집한 적실한 실례와 일상생활에서 만나는 다양한

에피소드로 이야기를 이어간다

저자는 우선 모멸이 부르는 파괴력을 우려한다 ldquo우리가 일상적으로 겪는 모멸감은 흔히 lsquo정서

적인 원자폭탄rsquo이라고도 불리며 인간을 끝없는 바닥으로 추락시키기도 하고 때로는 타인과 세

상에 대한 폭력으로 발화하기도 한다rdquo

모욕을 주고받는 데는 어떠한 역사적 배경이 있을까 저자는 급변한 사회 환경 때문이라고 분

석한다 ldquo조선 시대에 형성된 귀천의식과 신분적 우열 관념은 외형을 달리한 채 끈질기게 지속되

어 왔고 산업사회 및 소비사회와 맞물려 사람들 사이에 피곤한 경쟁으로 이어졌다rdquo

이런 연장선상에서 모든 가치가 돈으로 매겨지는 자본주의의 도래가 다른 한 축을 이룬다 사

회제도와 경제력 간의 불균형 삶의 형태와 의식 사이의 불균형이 문제의 핵심이다 절대 빈곤

실업 등으로 인해 최소한의 품위를 갖출 수 없다는 것 자신이 무능하고 쓸모없는 존재라는 생

각은 큰 모멸감을 불러일으킨다 이렇게 훼손된 자아를 보상받으려는 집단 콤플렉스가 공격적

인 민족주의와 편협한 인종주의로도 나타나게 된다 이 책의 또 한 가지 새로운 시도가 있다 바

로 음악으로 표현한 모멸감이다 작곡가 유주환 선생이 이 책에서 열 군데 대목을 골라 열 개의

곡을 만들었다 책과 함께 CD로 들어 있다 음악사적으로도 불안이나 분노 고독이나 초조함 슬

픔이나 기쁨 등을 주제로 한 곡들은 많지만 모멸감을 표현한 곡은 거의 없다고 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과연 모멸감을 뛰어넘을 수 있을까 저자는 학력이나 외모 경제력 피부색

나이 등 외형적인 차이로 멸시하는 문화와 사회 풍토를 바꿔가야 한다고 말한다 또 사회와 제

도가 정비되더라도 모멸감을 아예 느끼지 않고 살기란 불가능하다 존중과 자존의 문화는 여럿

이 만드는 것이며 그 출발은 결국 자신의 내면에 있다 남을 귀하게 여기는 문화는 우리의 변화

로부터 시작된다 ldquolsquo귀rsquo는 곧 lsquo고귀하다rsquo는 뜻이고 영어로 풀이하면 lsquonoblersquo에 가장 가까울 것이다

lsquo귀rsquo만큼은 스스로 성취할 수 있다 어떤 사람은 학문을 닦음으로써 어떤 사람은 예술이나 종교

를 통해 어떤 사람은 타인에게 많은 것을 베풂으로써 삶을 고양시킬 수 있다rdquo 우리는 각자 어떤

방법으로 모멸감을 극복하고 있을까 글middot박지현 기자

단신

lt커넥톰 뇌의 지도gt승현준 지음 | 신상규 옮김김영사 | 2만3천원

1천억 우리 몸 안의 신경세포 개수다 인

간 신경세포의 모든 연결구조와 활동원리

를 파악하기 위한 사상 초유의 프로젝트

인 휴먼 커넥톰 연구의 모든 것을 다뤘다

뇌와 의식의 비밀을 밝히기 위한 흥미진

진한 실험과 놀라운 발견이 이어진다 의

학적 발전을 뛰어넘어 미래 사회에 혁명적

변화를 가져올 경이로운 도전의 과정이

생생하게 펼쳐진다

lt금융으로 본 세계사gt천위루 양천 지음 | 하진이 옮김시그마북스 | 1만7500원

금융학은 지리적 환경과 기술middot종교middot경

제체제를 망라한 집합체라고 할 수 있다

모든 금융 사건에는 사회middot경제middot문화middot역

사적 배경이 있다 이 책은 국가 인물 사

건을 시대별로 나눠 유머러스하고 유쾌

한 언어로 금융사를 들려준다 그리스

로마 프랑스 스페인 네덜란드 영국 미

국 클로비스 찰스 1세 JP 모건 소로스

튤립 거품 사우스시 거품 서브프라임

위기 등의 키워드를 일목요연하게 펼치

면서 세계 경제의 흥망성쇠를 그려냈다

모멸감 왜 느껴 나는 소중해

lt모멸감gt

김찬호 지음문학과지성사1만3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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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딤툰 글로벌 에티켓 173

세상에서 가장 무거운 것구성middot권우영

그림middot안종만

62-63-화제의책+디딤툰indd 63 2014-04-11 오전 20419

요행은 없더라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한 소통이 지나치게 활발하다 각종 동호회

며 동창회에서 업무 협상에 이르기까지 다채로운 채널들이 그

야말로 lsquo스마트rsquo하고 lsquo스피드rsquo 있게 실시간으로 진행된다 직접 통화하거

나 만나지 않아도 많은 정보들이 오가고 약속들이 잡히고 계획들이

세워진다 시간이 절약되기도 하지만 시시각각 lsquo띵동rsquo하는 커뮤니티 알

림 신호로 인해 업무 집중에 방해를 받기도 한다 아마도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요즘 사람들은 경험의 80퍼센트 이상을 SNS를 통해 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최근 한 친구가 자신의 어리숙함을 한탄하는 글을

SNS에 올렸다

인터넷을 검색하다가 수천만 원을 호가하는 외제 중고차를 아주 싸

게 구할 수 있다는 광고성 글을 봤다고 했다 침수되거나 사고 난 차도

아닌데 저렴하게 경매로 낙찰된 차이기에 믿을 수 있다는 내용을 보고

어처구니없게도 마음이 동했다는 것이다 게다가 그 광고문에는 단순

히 차를 파는 것이 아니라 소중한 사람과의 인연을 진실하게 만들고

싶다고 적혀 있었다 거기서 그치지 않고 딸 사진까지 곁들이며 자기

딸한테 부끄럽지 않은 아빠로 살아가고 싶은 사람이라는 말까지 덧붙

인 것을 보고는 차라리 믿고 싶은 마음이 더 강해졌다 그 친구는 전화

를 걸었고 약속을 한 후 차를 구매하러 갔다

통화한 딜러는 여기저기 친구를 데리고 다니며 몇몇 그럴 듯한 외제

차를 보여주었다 인터넷 차량은 시험 주행을 해 볼 수 없다면서 이상

없으니 빨리 사라고 지금 선택하지 않으면 후회할 거라고 한 시간 후

에는 다른 사람이 보러 오기로 예약돼 있다고 압박했다 순진한 친구

는 제정신을 차리기 어려운 지경임에도 가까스로 정신을 차려 품질 보

증을 어느 정도 해 줄 수 있느냐고 물었다 보증 기간이 없다는 답이 돌

아왔다 처음에 전화했을 때는 3개월 정도 보증해 준다고 했던 것 같아

재차 확인했다 딜러는 워낙 싸게 파는 것이라 그런 것은 해당되지 않

는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순간 이상하다 싶어 친구는 사지 않겠다고

말했다 딜러의 표정이 순간 바뀌었다 살 것처럼 이야기해 놓고 이제

와서 이러면 어떻게 하느냐 이런 인터넷 차량들은 대개 사러 오면 그

냥 계약하고 끌고 가는 게 상례인데 너무한 것 아니냐hellip 질타 내지 훈

계조였다 섬약(纖弱)한 기질의 친구는 더 당황했다

하지만 친구는 사지 않겠다는 의사를 다시 한번 표시했다 가족들의

안전을 지켜야 한다는 말도 덧붙였다 불만에 차 있던 딜러가 이내 표

정을 바꾸었다 잘 생각했다고 대부분 인터넷 보고 오는 사람들은 이

런 차의 성격을 알고 오는데 당신은 그렇지 않은 것 같았다며 정말 모

르고 온 것이냐고 물었다 친구가 광고문을 믿고 왔다고 하니까 딜러는

참 딱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이런 차는 대개 리콜된 것들로 안전을 보장할 수 없는 차들이어서 어

떤 이들은 아예 견인차를 가져와 사 간다 정상적인 차가 이런 가격이

라면 어떤 바보가 비싼 돈 들여 새 차를 사겠느냐 당신이 순진한 사람

같아서 말해 주는 것이다 그랬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딜러는 차를 팔

지 못하고 들어가면 회사에서 혼나니까 정상적인 다른 중고차로 바꾸

면 어떻겠느냐고 제안했단다 한나절 이상을 같이 다니고 또 진실까지

털어놓아 준 그 딜러에게 미안한 생각이 들고 고마운 생각도 든 나머

지 친구는 그러자고 했다 얼결에 꼭 바꿀 필요도 없는 차를 그렇게 바

꾸었다고 했다

그러고 나서 자신이 도대체 무엇을 어떻게 한 것인지 모르겠다고 자

탄했다 어리석은 짓을 한 자신을 반면교사 삼아 친구들은 그런 일에

휘말리지 말라고 덧붙였다 결국 그 친구는 평범하지만 오래 된 진리를

잠시나마 잊은 자신에 대한 반성으로 끝을 맺었다 lsquo콩 심은 데 콩 나

고 팥 심은 데 팥 난다rsquo 글middot우찬제(문학평론가middot서강대 문학부 교수)

중앙포토

소통과 공감

64 2014414 위클리 공감

64-소통과공감indd 64 2014-04-11 오전 20452 표지 253-최종indd 146 2014-04-11 오전 20821

Page 14: 위클리 공감 253호

24 2014414 위클리 공감

대 전시 유성구에 본부를 둔 국방과학연구소는 국내 유일의

국방연구개발 전문기관이다 주성진(50) 박사는 국방과학

연구소의 제1호 여성 연구원이다

ldquo운이 좋았어요 대학 졸업 무렵 남자 동기들이 병역특례기관

인 국방과학연구소에 지원하는 모습을 보고 함께 지원했는데

동기들은 군대 보내고 제가 들어오게 된 거예요 하하rdquo

주 박사를 국방과학연구소 인근 대전국립현충원의 호국장비

야외전시장에서 만났다 전시장의 구형 전투기와 초계기 등의 모

습은 지금의 국방과학연구소 이미지와 대조적이다 자주국방을

목표로 1970년 설립된 국방과학연구소는 우리의 국방과학기술

수준을 세계 230여 국가 중 10위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데 중추

적 역할을 해 왔다

한양대 수학과를 졸업한 주 박사는 1989년 2월 연구소에 입

소 그간 국무총리 표창 여성과학자상 국방부 장관 표창 방위

사업청장 표창 국방과학상 등을 수상했다

ldquo대부분의 무기체계 관련 연구는 수많은 연구원의 협력으로

개발됩니다 그 과정에서 수상도 하게 된 것이죠rdquo

국방과학연구소는 대덕특구의 30개 정부출연연구기관 중 유

일한 국방부 산하 기관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덕특구에서

가장 여성친화적인 연구기관으로 꼽힌다 그 중심에는 주 박사를

중심으로 한 여성 연구원들의 적극적인 활동이 있었다 약 3천명

의 국방과학연구소 직원 가운데 여성이 약 300명이고 이 중 100

명 정도가 연구원이다

ldquo제가 연구소에 들어왔을 때에는 여자화장실이 없는 건물도

있었지만 지금은 새로 건물을 지을 때 모성보호실을 어디에 둘

지부터 고려할 정도로 여성친화적인 기관으로 변모했습니다rdquo

국방과학연구소는 2008년 4월 여성개발위원회를 정식 조직

으로 구성해 이 위원회를 중심으로 일middot가정 양립을 위한 활동을

과학기술 여성파워시대 국책기관 연구직기획특집

추진해 왔다 그간 대전 본부 내에 7개의 모성보호실을 설치했으

며 남성 직원을 위한 lsquo배우자 출산휴가제rsquo 도입을 이끌었다

또한 대전시 초middot중middot고교를 대상으로 과학특강 이공계 여대생

과의 멘토링 활동 연구소 내 경력 멘토링 활동 등을 추진했다

주 박사는 대한여성과학기술인회 수석총무 등 외부활동을 통해

서도 여성친화적인 연구개발 환경 조성에 힘쓰고 있다

ldquo대덕특구 내 10여 개 연구원 대표들이 월 1회 정기적으로 모임

을 갖고 여성친화적인 연구환경 조성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고 있

습니다 어떤 때에는 벤치마킹을 하면 쉽게 풀리는 일도 있어요rdquo

그는 lt누가 뭐래도 우리는 간다 이공계를 지망하는 여학생

을 위한 여성과학자 20인의 멘토링gt에 공저자로 참여(2010년)하

는 등 이공계 여대생들의 멘토로 활발히 활동해 왔다 그 역시 같

은 연구단지 연구원이던 남편과 결혼해 아들 둘을 키우면서 일

을 병행하는 어려움도 적지 않았다고 했다

ldquo똑같은 말을 해도 여자라서 그러나 하는 시각도 있었고 여자

를 출장 보내도 괜찮을까 하는 걱정도 있었지요 아직도 이공학

분야에서 여성은 소수에 해당합니다rdquo

ldquo위기가 기회 일단 하고 본다rdquo가 첫번째 신조

주 박사는 이공계 여대생들에게 멘토로 활동하며 가장 많이 들

려주는 말이 ldquo신조를 가져라rdquo라고 했다 그의 첫번째 신조는 lsquo위기

가 기회rsquo이다 주 박사는 원래 고교 때 문과였다가 너무나 수학 공

부가 하고 싶어 수학과를 지원했다 그런데 막상 대학에 가니 수

학2와 물리를 배우지 않아 애를 먹었다 이를 밤샘 공부로 극복

했다 그랬더니 오히려 동기들보다 실력이 나아지더라는 것이다

ldquo연구소 선택도 일종의 위기였어요 어릴 때부터 장난감 무기

를 갖고 놀고 군 복무를 해야 하는 남자들에게 무기는 lsquo본능rsquo에 가

까웠지만 여자인 저는 일일이 공부하고 외워야 했으니까요 하

ldquo국방기술 발전에 기여하는 보람 가져rdquo국방과학연구소 첫 여성 연구원 주성진 박사 ldquo신조를 갖고 넓은 눈으로 도전하라rdquo

24-25-기획-주성진indd 24 2014-04-11 오전 14718

위클리 공감 2014414 25

김성

태 기

지만 그걸 공부로 극복하니 상도 받고 자리를 찾게 되더군요rdquo

이와 함께 lsquo이건 죽어도 아니다가 아니라면 일단 해 본다rsquo 그리

고 lt채근담(菜根譚)gt의 한 구절인 lsquo독수리는 조는 듯이 앉아 있

고 호랑이는 앓는 듯이 걷는다(응립여수 호행사병 鷹立如睡

虎行似病)rsquo를 신조로 꼽았다

ldquo독수리와 호랑이는 나는 것 걷는 것의 왕인데도 평소 모습은

초라하지요 이를 통해 두 가지 교훈을 얻는데 하나는 평소 내가

발톱 세우고 이빨 보이면 친구가 없다는 의미이고 또 다른 의미

는 남 역시 겉은 초라해 보여도 그 안에 독수리와 호랑이의 위엄

을 갖고 있을 수 있다는 교훈입니다 이 말에 학생들이 많이 공감

하더군요rdquo

여성 불모지에서 이 같은 깨달음을 얻으며 자신의 영역을 구

축해 온 주 박사는 현재 대외협력실장을 맡고 있다

ldquo최근 국방연구개발의 패러다임이 민간 참여 개방형 연구개발

을 지향하고 도전적middot창의적인 신기술 개방을 추진하는 방향으

로 바뀌고 있습니다rdquo

국방과학연구소는 지난 40년간 보이지 않는 곳에서 국방의 초

석을 닦았을 뿐 아니라 390여 개의 국방 기술을 민간과 방위산

업체로 이전하여 1조1200억원의 부가가치를 창출했다 주 박사

는 대외협력실장으로서 오는 5월 31일 경기도 일산 킨텍스에서

민군기술협력 페스티벌과 연계해 열리는 국방기술거래장터

(DTiMS) 게재 기술을 활용한 lsquo청년창업 경진대회 및 사업화 아

이디어rsquo 사업 진행도 맡았다

ldquo이공계 여대생뿐만 아니라 모든 남녀 지원자들에게 하는 말

이지만 우리 연구소에는 문middot이과 모든 전공자가 일하고 있습니

다 다른 연구소들도 lsquo정보rsquo나 lsquo한의학rsquo 등 이름이 붙는다고 관련

전공자만 선발하는 게 아니니 시야를 넓게 가지고 도전하기 바랍

니다rdquo 글middot박경아 기자

국방과학연구소의 첫 여성 연구원인 주성진 박사는 자신의 연구가 국가 안보에 보탬이 됐다는 것에 보람을 느낀다며 여성 이공계인들에게 소신을 갖고 넓은 눈으로 연구기관에 도전해 볼 것을 조언했다

24-25-기획-주성진indd 25 2014-04-11 오전 14722

26 2014414 위클리 공감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뇌과학연구소 신경과학연구단

의 허여울(31) 박사는 올해 2월 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

(UST)를 졸업한 젊은 과학자다 박사후 과정을 밟으며 이제 막

과학자로서의 첫발을 내디딘 그에게 최근 좋은 소식이 날아들었

다 미국 해양생물연구소(MBL)가 주관하는 lsquo그라스 펠로우십

프로그램rsquo에 선발된 것이다 MBL은 55명의 노벨상 수상자를 배

출한 세계적인 비영리 사립연구소다

MBL 그라스 펠로우십은 신경과학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두

각을 나타내는 소수의 젊은 연구자들을 글로벌 석학들과 연결해

네트워크를 구축토록 하고 실험실을 직접 운영하는 기회를 제공

하는 프로그램이다 우수한 인력에게 체계적인 프로그램을 제공

할 뿐 아니라 체류비와 연구 비용 일체를 지원하는 것으로 유명

하다 전 세계 지원자들 가운데 매년 10명 안팎의 연구자만 선발

하는 이 프로그램에 국내 석middot박사 출신이 선발된 것은 이번이 처

음이다

허 박사는 ldquo지난해 MBL 교류프로그램에 참여했을 때 그라스

펠로우십 프로그램에 대해 처음으로 알게 됐다rdquo며 ldquo직접 실험실

을 구성해 주도적으로 연구할 수 있고 세계적인 연구자들과 교

류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어 기쁘다rdquo고 말했다 그는 ldquo3개월이

라는 비교적 짧은 기간 동안 수행하기에 의미 있는 프로젝트를

한국에서는 건강식품으로 분류되는 오미자차 인삼차 등 건강보

조식품을 일본에서 판매하기 위해서는 약사법에 의한 제조middot판

매middot수입 면허 및 허가middot승인이 필요하다 일본의 복잡한 수입 및 허가 절

차로 인해 많은 한국업체들이 오미자차 인삼차 수출을 포기하고 있다

(위생 및 식품 검역조치 사례)

허여울 박사는 5월부터 3개월 간 세계적인 석학들과 함께 신경과학 연구에 매진할 계획이다

과학기술 여성파워시대 세계로 나아가다기획특집

ldquo섬세하고 꼼꼼함과학분야엔 장점rdquo

KIST 허여울 박사 국내파 박사 최초 미국 해양생물연 구소 lsquo그라스 펠로우십rsquo 뽑혀

26-27-기획-허여울indd 26 2014-04-11 오전 14803

위클리 공감 2014414 27

제시한 것이 주효했던 것 같다rdquo고 덧붙였다

허 박사는 박사학위 과정 중 관심을 가진 통증 관련 연구를 주

제로 제안서를 작성했다 그는 오는 5월부터 8월까지 MBL에서

대뇌 피질 내에 있는 다양한 신경세포들 중 통증 감소와 관련된

세포의 종류를 밝히는 일을 하게 된다

허 박사는 ldquo세포들이 특정 자극에 어떻게 반응하는지 알아보

고 특정 자극이 통증의 감소를 가져오는 작동 메커니즘을 규명

하는 연구를 진행할 예정rdquo이라며 눈을 반짝였다

ldquo고교 졸업 무렵엔 이공계 기피현상에 진로 고민도rdquo

허 박사는 국내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미국 오하이오주 그린넬대

학에 진학해 생화학을 전공했다 사람이 어떻게 생각을 하게 되

는지 그 원리가 궁금해 관련 수업을 수강한 것을 계기로 신경과

학 분야의 길로 접어들었다 그는 ldquo생물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화

학 공부가 필수라는 말에 기초과학 분야인 생화학을 전공으로

택했다rdquo며 ldquo반면 신경과학은 수학middot물리middot생물middot기계 등 학생들의

출신 전공이 저마다 다를 정도로 광범위한 융합적인 영역이라 흥

미로웠다rdquo고 말했다

학부를 마친 후 한국으로 돌아와 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

석middot박사 통합과정에 진학했다 주변 유학생들이 주로 해외 석middot박

사 과정을 선호하는 것과 달리 국내 대학을 선택한 것이다 허 박

사는 ldquoUST 신경과학 전공의 경우 커리큘럼과 강의의 질이 해외

석middot박사 통합과정과 견줄 만하도록 짜임새 있게 짜여져 있다rdquo며

ldquo여러 연구원들로 이루어져 있는 학교인 만큼 다른 전공의 학생

들과 교류를 장려하여 타 전공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요즘에

화두가 되는 융합연구를 진행하기에 유리한 면이 있다rdquo고 말했

다 국가 연구소인 만큼 최신 연구장비가 잘 갖춰져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었다

한국에서 대학을 나왔다면 lsquo02학번rsquo이었을 그는 ldquo고등학교를

졸업할 당시 학생들의 이공계 기피현상이 심해 진로에 대한 고민

도 많았다rdquo고 말했다 어려운 연구 환경과 과학자에 대한 인식 부

족이 가장 큰 문제였다 그는 ldquo아직까지 의사나 다른 전문직에 비

해 과학자에 대한 대우가 좋지 않은 게 국내 현실rdquo이라며 ldquo기초

학문을 연구하는 과학자들이 자부심을 갖고 일할 수 있도록 환

경이 개선됐으면 좋겠다rdquo고 말했다

어려운 현실과 달리 성별을 떠나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기에 과

학만큼 객관적인 분야도 없을 것이라는 게 허 박사의 생각이다

그는 ldquo과학의 긍정적인 면 중 하나가 세계 어느 나라 사람과도 과

학이라는 관심 분야 하나로 교류하고 공동 연구를 할 수 있다는

점rdquo이라며 ldquo국적이나 나이 성별로 차별당할 일이 없다rdquo고 말했

다 그는 ldquo오히려 여성 특유의 섬세함과 꼼꼼한 일 처리 능력이

과학에 있어서는 장점으로 작용할 때가 많다rdquo고 덧붙였다

허 박사는 MBL 파견을 앞두고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그는

ldquo책임자급 연구원이 되기 전에 스스로 계획을 세워 연구할 기회

가 생겨 기쁘다rdquo며 ldquo이번 펠로우십 경험과 네트워크를 잘 활용해

앞으로도 계속 미지의 세계인 신경과학 분야에서 인류에 도움이

되는 연구 성과를 내고 싶다rdquo고 포부를 밝혔다

올 여름 세계적인 연구소에서 연구에 매진할 생각에 들뜬 그

는 lsquo여성rsquo이나 lsquo국내 최초rsquo라는 타이틀을 제하더라도 충분히 빛나

는 과학자의 모습 그대로였다 글middot허정연 사진middot지미연 기자

KIST 허여울 박사 국내파 박사 최초 미국 해양생물연 구소 lsquo그라스 펠로우십rsquo 뽑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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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2014414 위클리 공감

과학기술 여성파워시대 ITmiddot문화 융합 시도기획특집

서울대 라틴아메리카연구소의 백미숙 문화기획팀장은 통신

기술 개발의 선구자다 1980년대 중반 대덕연구단지에서

유선전화 교환기를 개발한 것을 시작으로 이동통신 화상통신

데이터통신 무선랜 공유기에 이르기까지 20여 년 넘게 통신장

비 개발을 주도해 왔다 백 팀장의 연구를 통해 통신기술 분야에

등록돼 있는 특허만도 7건이다 2011년부터 그는 오랜 꿈이었던

문화기획을 맡아 IT연구 경험을 살려 문화와 융합하기 위해 새롭

게 도전 중이다

그의 첫 연구 성과인 전전자교환기(TDX-10)는 각 가정에 유

선전화 공급을 늘리는 데 큰 기여를 했다 전전자교환기는 쉽게

말해 통화할 수 있게 연결해 주는 컴퓨터로 교환기 개발 전인

1980년대 초반만 해도 국내 기술이 없어 미국middot스웨덴 등의 수입

통신장비에 의존해야 했다 백 팀장은 대덕연구단지 연구원으로

국산 교환기를 개발하는 데 참여해 성공했다 그는 ldquo국산 교환기

개발로 유선전화를 어느 집에서나 쓸 수 있게 돼 자긍심도 있었

다rdquo고 말했다

10여 년 넘게 대덕연구단지에 있다가 1997년부터 2006년까지

대기업과 벤처기업 등을 거치며 통신기술 연구에 매진했다 휴대

폰이 막 상용화될 무렵인 1990년대 후반 현대전자(현 SK하이닉

스)의 책임연구원으로 이미 화상통신과 데이터통신용 핵심망 개

발을 마쳤다 벤처기업인 아이피원에서는 국내 처음으로 무선랜

공유기를 개발하는 데 성공해 KT에 납품하기도 했다 그 덕분에

아이피원은 매출 150억원 직원 수 50여 명의 회사로 성장했다

백 팀장은 ldquo통신기술은 빠르게 변하기 때문에 늘 현재 쓰는 기술

보다 한 발 앞서 고민해야 했다rdquo고 말했다

오랜 연구 성과로만 보면 과학자가 천성인 것 같지만 원래 그

의 꿈은 예술가였다 머리 속의 생각을 마음대로 그려낼 수 있는

화가를 꿈꾸던 무렵 부모님의 반대로 미대 진학은 포기해야 했

ldquo여성인 것을 잊으라 프로정신을 가지라rdquo서울대 라틴아메리카연구소 백미숙 문화기획팀장 ldquo못 이룬 예술가의 꿈이 보여요rdquo

지미연 기자

ldquo현 시대에 가장 필요한 것을 생각하고 만들어내는 게 과학자의 매력이에요rdquo 백미숙 팀장은 20여 년 넘게 통신기술을 연구한 베테랑이다

28-29-기획-백미숙indd 28 2014-04-11 오전 14853

위클리 공감 2014414 29

다 ldquo어릴 때 백화점의 쇼윈도를 보며 저 공간에 이야기를 입히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때부터 이미 문화에 관심이 많았던

거죠 벤처기업을 그만둔 후 미국 맨해튼에 갔더니 거리 문화가

흥미로웠습니다 그런 걸 보면서 문화와 IT를 접목하고 싶은 마

음이 들었어요rdquo

인사동 홈페이지 만들며 ITmiddot문화 융합 가능성 느껴

인사동 홈페이지(wwwhiinsacom)를 만든 것은 ITmiddot문화를 융

합하려는 첫 시도였다 문화 강좌를 듣고 축제 기획을 하며 경험

을 쌓다가 우연한 기회에 홈페이지 제작을 맡게 됐다 서울 인사

동을 하나의 브랜드로 만들기 위해서는 정보를 모아놓은 홈페이

지가 필요하다는 생각으로 진행한 프로젝트였다 그의 IT연구 경

험이 강점이 됐다 홈페이지 제작을 마친 후 지난해 종로구청으

로부터 공로상도 받았다

ldquo기술만 알면 사무적인 홈페이지가 되는 경우가 많고 문화만

잘 알면 적재적소에 기술을 활용하기 어렵잖아요 문화와 기술

두 가지를 모두 이해하고 있어서 재미있었어요 lsquo이 정보는 이쯤

에서 찾게 하면 좋겠구나 이 콘텐츠는 이런 방법으로 보여주면

흥미롭겠구나rsquo 하며 홈페이지를 만들 수 있었죠 잘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았을 때 ITmiddot문화 융합에 대한 가능성을 느낄 수 있었

어요 뿌듯했죠rdquo

IT 기술을 기반으로 문화를 생생하게 알리는 것이 백 팀장의

목표 중 하나다 그래서 증강현실이나 가상현실에 관심이 많다

현재는 서울대 라틴아메리카연구소에서 문화기획을 맡고 있다

언젠가는 생생하게 문화체험을 할 수 있도록 증강현실이나 가상

현실 등의 기술을 문화체험용 웹에 구현해 보고 싶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여성 과학자를 꿈꾸는 후배들에게 백 팀장은 ldquo여성인 것을 잊

으라rdquo고 당부했다 ldquo연구를 하다 보면 야근middot밤샘작업middot출장 등이

많아요 여성이 하기 힘든 부분이 분명 있죠 하지만 여성이기 이

전에 프로정신을 갖고 전문가가 되어야 합니다 여성이 아니라 일

하는 사람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뛰어들어야 성과를

낼 수 있죠rdquo 실제 그가 연구했던 한 팀의 경우 16명 중 15명이 남

성이었던 적도 있었다 하지만 백 팀장은 ldquo아이를 함께 돌봐야 해

서 힘들었지만 야근도 밤새는 일도 동료들보다 더 많이 하려 노

력했다rdquo고 말했다

그는 ldquo과학자로 성공하는 데 여성이 갖는 장점도 많다rdquo고 덧붙

였다 그 중 하나로 lsquo직감rsquo을 꼽았다 ldquo연구하면서 여성이 갖는 직

감이 장점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남성은 웬만큼 결과

가 보여야 판단하는 데 비해 여성은 상황의 맥락과 뉘앙스 등을

감지해 연구방향 수정 등에 대한 판단을 빨리 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대개의 여성이 남성보다 섬세하기 때문에 갖는 장점

이죠rdquo

그러면서 과학자가 되더라도 과학뿐 아니라 lsquo융합rsquo을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의료나 건축middot예술middot문화 등 다양한 분야와 과

학이 융합할 때 시너지를 낸다는 것이다 ldquo호기심을 가지고 다양

한 분야를 살펴봐야 합니다 궁금증이 많아야 해요 중요한 것은

호기심에 머무르지 않고 해결 방안까지 같이 고민해야 한다는 점

입니다 정보를 많이 얻고 이를 토대로 분석하는 습관을 길러야

합니다rdquo 글middot남형도 기자

백미숙 팀장이 2012년 만든 인사동 홈페이지(wwwhiinsacom) 초기 화면 1초 간격으로 바뀌는 인사동 사진을 전면에 시원하게 배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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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dquo그 때만 해도 금세 (직장을) 얻을 수 있을 거라 lsquo착각rsquo했지

요rdquo 이화여대 컴퓨터공학과 변해선(38) 연구교수는 요

즘 말로 lsquo경단녀(경력단절 여성의 줄임말)rsquo였다 연년생 두 아이를

키우는 엄마의 삶은 공학관 연구실의 작은 컴퓨터와 집뿐이다

ldquo아이를 둘 키워보면 전혀 다른 세계를 만나게 될 거예요rdquo 변 교

수는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의 지원으

로 복직에 성공하면서 두 마리 토끼를 잡고 있는 lsquo슈퍼 맘rsquo이다

고등학생 시절 컴퓨터 활용이 재미있었다는 변 교수는 소프트

웨어 전문가를 꿈꾸며 하루 9시간 이상 모니터 화면과 씨름했다

대학에 들어가서도 꾸준히 그 길만 고집했다 여성이라 불리하다

는 생각도 전혀 없었다 ldquo제가 학교를 다니던 1990년대 중반만 해

도 한창 인터넷 붐이 일었고 컴퓨터 업계에서는 경쟁력이 있었어

요rdquo 그래서 항상 lsquo하면 되겠구나rsquo 싶은 자신감이 있었다 딱 출산

전까지는 그랬다

박사학위를 받기 이틀 전 첫아이를 낳았다 변 교수는 이때부

터 모든 삶이 계획과는 다르게 흘러가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는

꾸준히 해 왔던 연구를 쉬면 도태된다는 생각에 산후조리 2개월

만에 lsquo박사후 연구원rsquo이 되었다 ldquo생후 3개월도 안 된 아이를 어린

ldquo아이들이 자랑할 엄마과학자 돼야죠rdquo변해선 이화여대 컴퓨터공학과 연구교수 ldquo참 어렵게 이 자리에 돌아왔어요rdquo

지미연 기자

한국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의 lsquo여성 과학인 경력복귀지원 사업rsquo을 통해 현업에 돌아온 변해선 교수는 ldquo(경력단절 기간 동안) 급변하는 IT 분야에서 어린 친구들이나 해외 박사들이 많아 쉽게 뒤처질 수 있다는 생각에 조급했다rdquo고 말했다

과학기술 여성파워시대 경력단절 딛고 복귀기획특집

오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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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 공감 2014414 31

이집에 맡기기 시작했어요rdquo

하지만 첫째를 출산한 지 8개월 둘째가 lsquo덜컥rsquo 생겨 버렸다 연

구 논문을 구상하기도 벅찬 시간 점점 무거워지는 몸을 이끌고

연구와 육아를 감당하기가 어려워졌다 임신 6개월째 그는 연구

실을 떠났다 박사후 연구원 1년차였다 ldquo떠날 때만 해도 금세 복

귀할 수 있을 줄 알았지요rdquo

연년생 두 아이의 육아는 그에게 lsquo충격적rsquo이었다고 한다 ldquo한 아

이만 키우는 것과는 완전히 달랐어요 새벽에 일어나 둘째에게

우유를 타주고 기저귀 갈아주고 첫째 옷 갈아입히고 그렇다고

(아이가) 인형처럼 가만히 있나요 한창 움직이면서 시리얼 엎고

어지럽히고hellip 잠깐 안 보는 새 연구 중인 모니터 앞에서 키보드

를 쿵쿵 두들기고 있질 않나 매일이 아찔했죠rdquo

한국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 덕에 연구현장 복귀

연구실이 그리워졌다 하지만 공백은 컸다 여기저기 지원해 봤지

만 계속 고배를 마셨다 그렇게 1년 2개월의 시간이 흘렀다 변 교

수의 세부 전공인 컴퓨터 네트워크 분야는 점점 길이 좁아졌다

그는 ldquo특히 IT분야는 워낙 급변하는데다 어린 친구들이나 해외

박사들이 많아 쉽게 뒤처질 수 있다는 생각에 조급한 마음도 있

었다rdquo며 ldquo막막하고 답답하고 불안한 시간이었다rdquo고 회고했다

그러던 어느날 메일이 도착했다 한국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

터(WISET)에서 lsquo2013 여성 과학인 경력복귀지원 사업rsquo을 한다는

모집공고였다 2012년에 시작한 이 사업에는 대학연구원 모집도

포함됐다 간절한 마음으로 지원서를 썼다 ldquo합격 통보를 받고 정

말 기뻤지요 공부했던 모교인데다가 일과 육아 두 마리의 토끼

를 잡을 수 있는 환경이 주어진 거죠rdquo

기쁜 마음으로 모교에 복귀했지만 적응은 쉽지 않았다 연구

와 육아를 병행하는 일은 생각보다 만만치 않았다 오히려 극심

한 우울증을 겪어야 했다 부부싸움도 늘고 엄마로서 해서는 안

될 생각까지 했다고 한다 포기하고 싶은 순간 변 교수는 오기가

생겼다 퇴근 후 밤 9~10시에 아이를 재워놓고 새벽 1시에 알람

을 맞춰 뒀다 쪽잠을 자고 일어나 연구에 몰입했다 ldquo경쟁에서

뒤처져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점점 커지더라고요rdquo 그는 이런 각

고의 노력 끝에 지난해 11월 교육부에서 주관한 lsquo리서치펠로우

프로젝트(모바일 클라우드 컴퓨팅 상호작용 지연 최소화를 위한

복합프레임워크 개발)rsquo를 맡으면서 연구교수가 됐다

요즘의 꿈은 두 가지다 ldquo연구자로 우리나라 소프트웨어 분야

에 기여할 수 있는 연구 실적을 내는 거죠 지금 실험이 마무리

단계에 있고요 조만간 논문을 발표할 예정입니다rdquo 그는 연구 이

야기를 하면서 커다란 눈을 반짝였다 두번째 꿈은 더 인상적이

었다 ldquo아이들에게 자랑스러운 엄마가 되는 거요 나중에 커서 아

이들이 lsquo우리 엄마는 과학자rsquo라고 자랑스러워할 수 있었으면 좋겠

어요rdquo 글middot박지현 기자

한국여성과학기술인 RampD 경력복귀지원 사업이란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가 출산middot육아 등으로

경력이 단절된 이공계 출신 여성(여성과학기술인)에 대해 다시 연구 현

장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업이다 여성들이 연구 현장 복귀

를 준비할 때부터 일자리에 정착할 때까지 패키지 형태로 지원한다

재취업 역량 진단을 통한 맞춤형 준비교육과 직업상담 일자리 추천

등을 한다 지속적으로 경력을 유지middot발전시킬 수 있도록 취업 중개도

돕는다 복귀 사업의 지원 규모는 여성 과기인 1인당 2천만원 이내로 최

장 3년까지 지원된다 2012년과 2013년 두 차례에 걸쳐 여성 과학자 복

귀사업을 벌였는데 70명 모집에 153명이 몰렸다 이 사업을 통해 현장

으로 돌아온 여성 과학기술인은 2012년 39명 2013년 58명이었다 이

들은 지금까지 국내외 학술지 논문 30편과 특허출원 9건을 내는 등 두

드러진 성과를 보이고 있다

문의 02-6411-1011~2 wwwwisetrekrreturn

ldquo두 아이의 육아를 연구와 병행하는 일은 생각보다 너무 어려웠다rdquo는 변 교수는 아이들에게 자랑스러운 과학자 엄마가 되고 싶다고 했다

오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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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기술 여성파워시대 과학과 인문학 통섭기획특집

ldquo미국 유학시절 아이가 아플 때면 유치원을 보낼 수도 내

가 학교 수업에 빠질 수도 없어 발을 동동 구른 적이 한

두 번이 아니었어요rdquo

45년간 화학을 연구해 온 황영애(68) 상명대 명예교수는 아직

도 그 시절만 떠올리면 가슴 한 편이 쿡쿡 아려온다 함께 박사과

정을 밟은 남편은 아이 문제나 집안일에 있어서 늘 뒷전에 있는

데 반해 과학자이기 전에 lsquo엄마rsquo였던 황 교수에게는 학업과 가정

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게 여간 고된 일이 아니었다

ldquo어느 분야나 일과 가정을 양립시키는 일이 쉽진 않겠지만 과

학 분야에서도 여성에게 유리한 점은 결코 없었어요 사회생활에

있어서의 문제라기보다는 결혼이나 육아로 인한 가정의 문제였

죠 혹자는 연구직이면 그래도 좀 편하지 않으냐고도 하는데 흔

히 생각하듯 하나 더하기 하나를 해서 원하는 결과가 나오는 게

아니니까요 밤새도록 실험하는 일도 잦은데 아이를 둔 엄마로서

는 쉬운 일이 아니죠rdquo

lt세계문학전집gt 읽기를 좋아하던 부끄럼 많던 여고생은 화학

수업을 하던 총각 선생님을 짝사랑하며 흥미가 생겼다 선생님이

아닌 화학과 본격적인 사랑에 빠진 건 이듬해 대학에 입학하면

서부터다

그가 대학에 입학하던 해 서울대 화학과 정원 30명 중 여학생

은 4명뿐이었다 황 교수는 ldquo그 정도면 당시로서는 적지 않은 수rdquo

라며 ldquo진로를 정하는 데 있어 여자 동기들과 선배들의 도움을 많

이 받았다rdquo고 말했다 이공계 여대생이 극히 드물던 시절 결혼middot

육아에 대한 고민을 나눌 유일한 대상은 처지가 비슷한 동료들

뿐이었다

ldquo흔히 여성 과학자의 강점으로 섬세함을 꼽는데 저는 손끝이

야물지를 못했어요 실험할 때는 꼼꼼함이 필수인데 그렇지 못해

ldquo화학에서 인생과 인문학을 보았어요rdquo황영애 상명대 명예교수 ldquo교수법에 응용해 제자들 이해 도와 보람 느껴rdquo

공부가 힘들게 느껴질 때도 많았어요 오랫동안 공부해 온 저도

그런데 학생들은 오죽할까 싶어 어떻게 하면 좀 더 쉽고 즐겁게

가르칠 수 있을까 고민했죠rdquo

그 고민의 해답은 인생에 있었다 황 교수는 화학적 원리에 인

간 관계를 대입해 강의했다 그는 ldquo과학으로서 화학을 바라보면

어렵게 느낄 수 있는 것도 인생에 빗대면 쉽게 이해되는 부분이

많다rdquo고 설명했다

ldquo과학 대중화가 곧 과학 발전rdquohellip 중middot고교 무료강의 희망

ldquo화학은 정확한 학문이에요 하나가 모자라면 상대방에게 내 것

을 내어주는 게 기본 원리죠 어느 물질 하나 무의미한 건 없어

요 가령 촉매제를 예로 들면 촉매라는 건 두 가지 물질이 반응

할 때 그걸 도와주는 물질이에요 그 반응에 적극적으로 참여하

면서도 자체 생성물을 만들지 않는 희생적인 물질이죠 제 할 일

을 묵묵히 하면서도 과시하지 않는 모습이 우리 인생에 깨달음

을 주지 않나요rdquo

lsquo화학에서 인생을 배웠다rsquo고 말하는 제자들이 하나 둘 늘어날

때마다 그의 보람도 늘었다 제자 중에는 그의 교수법을 벤치마

킹해 교단에 선 이들도 있단다 인문학적인 강연으로 과학적 이

해를 돕는 그의 수업 방식은 어찌 보면 대립각을 세우는 일로도

보인다

그러나 그는 인문학을 넘어 종교에서도 과학적 원리를 발견한

다 뒤에서 힘을 보태주는 중성자 이야기로는 lsquo겸손rsquo을 플라스마

의 산화 정신으로는 lsquo순교자의 삶rsquo을 풀어낸다 필수원소와 독성

원소는 lsquo선을 가장한 악rsquo을 제설제와 부동액은 lsquo기도와 눈물rsquo의 의

미를 이해하게 한다

ldquolsquo과학과 종교의 만남rsquo이라면 흔히 성경에 나오는 일을 과학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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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 공감 2014414 33

으로 증명하는 내용일 것이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아요 하지

만 저는 종교적 현상을 설명하거나 증명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화

학이라는 학문이 신앙을 받아들이는 데 어떻게 도움이 되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어요 인문학도 그런 의미에서 과학과 대

치 관계에 있는 것이 아니라 접점에 있는 학문이라고 생각해요rdquo

황 교수는 자신의 강의 내용을 바탕으로 lt화학에서 인생을 배

우다gt lt화학에서 영성을 만나다gt라는 책을 출판했다 그 중 lt화

학에서 인생을 배우다gt는 교육부가 선정한 우수 과학도서로 꼽

히기도 했다

그는 저서를 내는 데 그치지 않고 직접 중middot고등학교를 돌며 무

료 강의를 펼치고 싶은 소망을 품고 있다 과학의 대중화가 곧 과

학의 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믿음 때문이다

ldquo과학 그 중에서도 기초과학 분야는 정말 중요한 학문입니다

기초과학이 튼튼해야 응용 분야도 발전할 수 있죠 미래 과학의

기초를 다지는 데 제가 조금이나마 역할을 할 수 있기를 바랍니

다rdquo 글middot허정연 기자

전민

규 기

황영애 명예교수는 45년간 화학을 연구middot강의한 경험을 바탕으로 과학의 대중화에 앞장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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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2014414 위클리 공감

ldquo철커덩철커덩 삐이익~rdquo

4월 7일 오후 울산 동구 현대중공업 본사 건설장비 시험

장 바닷가 옆에 있는 시험장의 모래언덕에서 거친 기계음을 내

며 굴착기가 앞뒤로 흔들리고 커다란 굴착기 버킷(굴착기 앞부

분에 달려 있는 바구니 모양의 구조물)이 수차례 회전하며 흙을

퍼내는 작업을 한다 굴착기가 움직일 때마다 거센 모래바람에

눈을 뜨기 힘들 정도다

30여 분쯤 지나자 작동을 멈춘 굴착기의 운전실 문이 열리고

선글라스를 낀 채 스카프로 코와 귀를 둘러싸고 안전모를 쓴 운

전사가 내린다 영락없는 건설현장 남성의 모습 같지만 이 회사의

건설장비 설계 분야에서 금녀의 벽을 허문 건설장비개발1부 굴착

기 설계부의 이선경(39) 차장이다

이 차장은 남성의 전유물로 여겨지는 건설중장비 설계 분야에

서 우먼파워를 과시하는 여성 엔지니어다 2001년부터 현대중공

업에서 근무하고 있다 울산대에서 자동차공학을 전공한 그의

업무는 굴착기 설계 및 개발이다

남성 중심의 건설장비 설계를 선택한 데는 lsquo도전정신rsquo이 큰 영

향을 미쳤다 이 차장은 ldquo용도나 중량의 차이는 있지만 자동차나

건설장비의 기본 원리는 비슷하다rdquo며 ldquo여성이라서 하지 못할 것

이라는 선입견을 깨고 싶었다rdquo고 말했다

지금은 14년차의 베테랑 설계사가 됐지만 그의 도전은 처음부

터 녹록지 않았다 lsquo휠로더rsquo lsquo스키드로더rsquo lsquo카울링rsquo lsquo데칼rsquo 등 낯선 건

설장비 전문용어와 기계를 익히는 것에도 진땀을 뺐지만 육체적

피로감은 큰 고충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굴착기 설계 분야는 현장에서 굴착기를 직접

시운전해 보고 현장을 발로 뛰며 남성 작업자들을 만나 의견을

듣는 등 강도 높은 육체노동이 뒤따르는 업무 특성 탓에 여성과

는 특히 거리가 먼 영역으로 여겨져 왔다

과학기술 여성파워시대 현장에 산다기획특집

하지만 이 차장은 이런 선입견을 하나씩 깨뜨렸다 남자 동료

들에게 뒤지지 않기 위해 꾸준한 운동으로 체력을 다지는가 하

면 잦은 야근이나 출장 등에서도 특혜를 받지 않았다 더 나은

제품 개발을 위해 굴착기 운전자격증을 따내는 열성을 보이기도

했다

그는 ldquo설계실뿐 아니라 각종 현장에서 설계한 굴착기가 제대

로 움직이며 작동하는지를 직접 점검하는 등 꼼꼼하게 챙겨야

더 나은 굴착기를 만들 수 있기 때문에 운전자격증까지 따면서

스스로 굴착기 프로가 돼야 한다rdquo고 말했다

이 같은 그의 열정과 여성 특유의 섬세함middot꼼꼼함은 제품의 완

성도를 높이는 데 기여하고 있다 이 회사의 굴착기가 업계의 호

평을 얻은 데는 여성 설계자들의 역할이 컸다는 게 업계의 평가

다 이 차장의 손을 거친 lsquo굴착기 9시리즈rsquo는 세계적 베스트셀러이

다 국내에서는 수년째 부동의 1위를 지키고 있고 해외로도 꾸준

히 수출되는 제품이다

이 차장은 ldquo여성이 보는 관점과 남성이 보는 관점은 다르다rdquo며

ldquo유저 인터페이스를 제품에 완벽히 반영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의

견이 나와야 하는데 그런 측면에서 여성 설계자들이 긍정적 역

할을 한다rdquo고 말했다

ldquo동등한 대우 바라면 당당하고 용감하게 도전을rdquo

여성 설계자들은 개발 업무뿐만 아니라 현장이나 부서에서 활력

소로서의 역할도 톡톡히 한다

이 차장은 ldquo부서 내 여성 설계자가 5명인데 경직된 조직문화

에서 윤활유와 같은 작용을 한다rdquo며 ldquo갈등관계에 있는 발주처와

의 미팅에서는 부드러운 분위기를 만들어내고 친근한 표현과 여

유 있는 태도는 현장 근로자와의 관계 개선에도 큰 역할을 한다rdquo

고 말했다

ldquo섬세함 살려 최고 굴착기 만들어야죠rdquo현대중공업 건설중장비 설계 이선경 차장 ldquo현장을 발로 뛰느라 육체노동 강도 세요rdqu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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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 공감 2014414 35

지미

연 기

하지만 남성 중심의 조직에서 힘든 점이 없는 것도 아니다 그

는 ldquo아직까지 여성 직원의 업무능력에 대한 데이터베이스가 부족

하기 때문에 중장비 분야에 대한 여성의 이해도가 낮을 것이라

는 그리고 가정으로부터의 독립성에서도 남성에 미치지 못한다

는 선입견이 있다rdquo며 ldquo하지만 그것은 여성 스스로가 넘어야 할

산rdquo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성들이 스스로 가치관을 세우고

자신의 일에 자신감을 가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ldquo같은 월급

과 동등한 대우를 받기를 바라면서 쉬운 일만 하려고 든다면 어

떤 상사라도 중책을 맡기고 싶어하지 않을 것rdquo이라며 ldquo당당하고

용감하게 도전해야 한다rdquo고 말했다

이어 ldquo섬세하고 부드러운 여성만의 장점을 살려 건설장비 분야

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드는 것이 꿈rdquo이라며 ldquo현장에서 작업자

들과 함께 어울리며 세계 최고의 제품을 설계하고 싶다rdquo는 포부

를 밝혔다 글middot최재필 기자

현대중공업 건설장비개발1부에서 굴착기 설계를 맡고 있는 이선경 차장이 자신이 설계한 제품을 점검하고 있다

현대

중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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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2014414 위클리 공감

과학기술 여성파워시대 기술로 승부기획특집

임형미(47) 한국세라믹기술원 에코복합소재팀장은 지난

2010년부터 산업통상자원부가 추진하는 10대 핵심소재개

발(WPMmiddotWorld Premier Materials)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

다 WPM은 수송기기용 초경량 소재 친환경 스마트 표면처리 강

판과 같은 미래형 신소재들을 개발하는 프로젝트다 임 팀장은

10대 프로젝트 중 한 분야인 나노카본(탄소섬유) 사업단에서 에

너지 절감을 할 수 있는 나노복합소재를 개발하고 있다 이번 사

업단에서 몇 안 되는 여성 책임자이기도 하다 그는 ldquo최근 방열

소재가 주목받고 있는 만큼 고온에서 표면의 전기 절연성을 유지

할 수 있는 세라믹 소재를 연구한다rdquo며 ldquo정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프로젝트인 만큼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rdquo

고 말했다

세라믹은 크게 첨단세라믹과 전통세라믹으로 나뉜다 전통세

라믹은 흙이나 모래 같은 원료를 이용해 불로 구워낸 도자기나

유리 등을 말한다 첨단세라믹은 자동차와 항공우주 등 첨단 기

술을 세라믹에 접목한 소재를 말한다

한국세라믹기술원은 첨단세라믹 연구기관으로 2000년 정부

출연기관으로 출범했다 2009년부터는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기

관으로 바뀌었다 한국세라믹기술원은 에너지환경middot전자middot기초

소재 융합 분야로 나뉘어 연구하고 있다

임 팀장이 이끌고 있는 에너지소재본부 내

에코복합소재팀에서는 세라믹 원료에 해당

하는 나노입자를 더 작게 만들거나 나노입

자의 특성을 응용한 나노기술 개발에 힘쓰

고 있다

그가 2000년 한국세라믹기술원에 입사할

때만 해도 여성 과학기술 연구원은 어디에서도

ldquo나노복합소재 개발 사명감이 큽니다rdquo한국세라믹기술원 에코복합소재팀 임형미 팀장 ldquo과학기술은 가장 진실한 학문rdquo

전민규 기자

임형미 팀장은 산업통상자원부가 추진하는 10대 프로젝트 중 한 분야인 나노카본 사업단에서 책임자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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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기 드물었다 또 과학기술이라고 하면 광물 자원 등과 같은 단

일 자원을 개발하는 수준이었다 그러나 한국세라믹기술원이 출

범하면서 변화를 맞았다

각 분야에서 세라믹기술원을 찾기 시작하면서다 당시 이화여

대 화학과를 졸업하고 미국에서 물리화학 박사학위를 받았던 임

팀장은 곧바로 지원했다 입사 지원 당시 전남대와 조선대에서

lsquo박사후 연구원rsquo으로 활동하고 있던 터라 전공을 살릴 수 있는 기

회였고 합격 소식을 들었다 임 팀장은 ldquo남편이 지방에서 근무했

기 때문에 주말부부로 지내야 하는 현실이었지만 남편의 전폭 적

인 지지 속에 일할 수 있게 됐다rdquo며 ldquo남편과 14년째 주말부부 생

활을 하고 있다rdquo고 말했다

ldquo기술개발로 기업middot소비자에 도움 줄 수 있어 뿌듯rdquo

임 팀장은 지난 4월 1일 수석 연구원으로 승진했을 정도로 인정

받고 있지만 그에게도 고비는 있었다 바로 2000년 분체팀으로

입사하면서다 분체(고체 입자가 많이 모여 있는 상태의 물체를

통틀어 이르는 말)는 공학 분야로 이학 전공을 한 그에게는 어려

움이 있었다

그렇게 1년 남짓 연구에 매진하고 있던 2000년 초 당시 한국세

라믹기술원장이 세라믹을 섬유에 응용할 수 있는 프로젝트 팀을

꾸리면서 기회가 온 것이다

그는 전남대에서는 흡착제와 석유화학 공정 등에 쓰이는 첨단

신소재인 제올라이트(제올라이트는 알칼리 금속 또는 알칼리토

류 금속을 함유하는 함수 알루미늄 규산염 광물의 일종) 촉매를

조선대에서는 세라믹 코팅제를 연구했다 그는 ldquo분체팀에 들어갔

지만 전공 분야가 아니어서 힘들었는데 회사에서 복합소재 개

발 얘기를 듣고 바로 참여하게 됐다rdquo고 말했다

그 이후 나노카본 복합소재 개발에 적극 뛰어들었다 그간 성

과도 있었다 대표적인 연구 성과물은 난연제(플라스틱의 내연소

성을 개량하기 위해 첨가하는 첨가제) 개발이다 예를 들어 지하

철 화재 시 인명 피해가 많은 이유는 유독가스로 인한 질식사 때

문으로 난연제 개발도 유독가스를 줄일 수 있는 방안이 된다 전

선소재도 나노입자 크기(한 변의 길이가 1천만분의 1미터 이하)의

무기물을 고르게 분사시키고 불에 잘 타지 않는 성질의 난연제

를 결합시키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임 팀장은 ldquo나노물질의 입자 크기는 눈에 보이지 않지만 나노

기술은 우리의 건강과 환경 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요한 기

술rdquo이라고 말했다

또 기업과 협업해서 개발한 연구도 있다 기술원은 개인 연구

개발도 중요하지만 기업이 필요로 하는 기술도 개발한다 그는

ldquo기술 개발을 하면 기업들에 기술을 이전하기도 하지만 자체 예

산이 많지 않아 예산 확보를 위해 기업이 의뢰한 기술을 협업해

개발하는 프로젝트가 많다rdquo고 말했다

대표적인 것 중 하나가 2012년 LG전자와 함께한 휴대폰 유리

기판 표면온도 저감용 코팅제 연구다 휴대폰을 오래 사용하다

보면 휴대폰이 발열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발열을 줄이기 위한

기술 연구를 LG전자가 의뢰하면서 연구에 매진해 발열을 줄일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현재는 LED 분야 중소기업과 LED 형광등 커버를 개발 중이

다 그는 ldquo과학기술은 측정과 관찰을 통해 결론을 얻는 만큼 정

확하고 진실한 학문rdquo이라며 ldquo기술 개발로 기업은 물론 소비자들

에게도 도움이 될 수 있어 매우 뿌듯하다rdquo고 말했다 이어 ldquo과학

기술 분야에 진출하는 여성들의 숫자가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rdquo고

덧붙였다 글middot김성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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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올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개와 고양이 등 반려동물들의

질병을 체크할 수 있는 진단키트를 개발하는 회사다 동

물 진단키트란 사람의 임신 진단키트와 같이 반려동물의 혈액이

나 분비물을 떨어뜨려 10분 이내에 질병 유무를 곧바로 알 수 있

게 해 주는 제품이다 한 줄이면 음성 두 줄이면 양성 반응을 나

타낸다 김정미(51) 베트올 대표는 ldquo국내에서는 잘 알려지지 않은

기업일 수 있지만 해외 동물 의료시장에서는 꽤 유명한 기업rdquo이

라고 소개했다

실제로 베트올은 107개국에 30여 개 질병 진단키트 제품을

수출한다 지난해 1분기 매출의 991퍼센트가 해외에서 나왔을

정도다 김 대표는 ldquo국내에서는 반려동물에 대해 관심 있는 질병

수가 4~5개에 불과하지만 해외에서는 사람이 가지고 있는 질병

처럼 반려동물 질병에 대한 관심이 높기 때문rdquo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창업한 지 7년 만에 세계 동물 의료시장에서 다섯 손가

락 안에 꼽히는 기업으로 성장했다 연구원과 생산직원을 다 합

쳐도 28명밖에 안 되는 기업이 말이다 2006년 12월 창업한 첫

해에도 매출을 올렸다 이에 대해 그는 ldquo좋은 물건을 빨리 만들고

잘 팔았기 때문rdquo이라고 대답했다 이런 자신감에는 그가 학교에

서 공부한 이론과 실무 경험이 바탕이 됐다

김 대표는 이화여대 생물학과를 졸업한 후 미국 오스틴 텍사

ldquo충분한 역량middot경험 쌓은 뒤 43세에 창업rdquo김정미 베트올 대표hellip 동물 질병 진단키트 개발로 7년 만에 세계 5위권 성장

지미

연 기

김정미 베트올 대표는 창업 7년 만에 반려동물의 질병 진단키트를 107개국에 수출하고 있다

과학기술 여성파워시대 과학도로 창업 도전기획특집

박상

문 기

38-39-기획-김정미indd 38 2014-04-11 오전 15411

위클리 공감 2014414 39

스주립대에서 약리middot독성학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MIT 박사후

연구원 과정을 마쳤다 한국에 들어와 1997년 국립보건원에서

책임연구원으로 근무한 뒤 바이오 업체인 바이오메드랩과 이수

그룹의 바이오 계열사인 이수앱지스에서 인체 질병과 동물 질병

연구를 했다

바이오메드랩 연구원 재직시절에는 자궁암 진단키트인 lsquo자궁

암 진단용 DNA 칩rsquo을 개발했다 한국 식약청 허가를 받아 현재

병원에서 사용되고 있다 이후 이수앱지스로 옮겨 인체 진단과

관련 제품을 연구하고 개발 판매까지 총괄하는 진단사업팀장을

5년간 지냈다 그는 ldquo국립보건원 공무원 생활을 하고 바이오 회

사에서 제품을 만들어 상용화하는 모든 과정을 경험한 것이 창

업하는 데 큰 자산이 됐다rdquo고 말했다

자신감이 생긴 김 대표는 창업을 하기로 결심했다 당시 나이

43세였다 그는 ldquo지금까지의 경험과 역량으로 충분히 승산이 있

다고 생각했다rdquo고 말했다 그는 이수앱지스에서 함께 지내온 연

구원들과 함께 힘을 모아 시작하기로 했다 그러나 제한된 자본

력과 소수 인력으로는 지금까지 했던 인체형 질병 진단키트 시장

은 어렵다고 판단했다 결국 고민 끝에 반려동물 시장으로 방향

을 틀었다 그는 ldquo동물 진단키트는 사람을 위한 키트와 기술이 유

사해 제조 원가가 비슷한 반면 판매 가격과 경쟁률은 크게 차이

가 난다rdquo고 말했다 이어 ldquo전 세계 동물시장은 해마다 10퍼센트

이상 증가하는 블루오션인 만큼 성장 가능성이 크다고 확신했

다rdquo고 덧붙였다

ldquo창업은 철저히 준비하고 정책자금 적극 이용을rdquo

그러나 어려움도 있었다 바로 연구개발비다 김 대표는 정부에서

지원받을 수 있는 방법을 알아보기 시작했다 그는 ldquo사업성이 높

은 만큼 성공할 자신이 있었다rdquo며 ldquo중소기업청 농림부(현 농림축

산식품부) 경기과학기술진흥원 등에서 내놓은 과제에 참여해

연구개발비를 확보했다rdquo고 말했다 실제로 베트올은 2007년 9월

산업자원부(현 산업통상자원부)의 lsquo신기술보육사업rsquo으로 선정돼

기술개발 자금을 지원받았고 2008년에는 중소기업청의 lsquo중소기

업기술혁신사업rsquo에 뽑혔다 김 대표는 ldquo창업을 생각한다면 우선

철저히 준비하고 정부의 정책자금을 적극 이용하라rdquo고 조언했다

지원 끝에 베트올은 lsquo개 심장사상충rsquo lsquo개 홍역rsquo lsquo개 장염rsquo 등 세 가

지 종류의 질병을 체크할 수 있는 진단키트를 개발할 수 있었다

베트올 진단키트는 국내 수의사는 물론 세계 바이어들에게 호

평을 받으면서 제품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다 이제는 lsquo어디에 팔

까rsquo 고민을 하는 게 아니라 기업에서 lsquo필요한 제품을 만들어 달라rsquo

는 주문이 들어올 정도다 빠른 시간 내 시장을 선점할 수 있었던

이유는 김 대표가 직접 제품을 들고 해외 바이어를 만나고 뛰어

다닌 덕분이다 그는 ldquo제품을 만든 사람이 가장 잘 팔 수 있다고

생각한다rdquo며 ldquo아직도 제품의 기술영업과 기술지원을 직접 하고 있

다rdquo고 말했다 베트올은 물건을 믿고 팔 수 있는 백신회사나 제약

회사 등을 선정해 계약을 맺는다 거래처가 65개사에 달한다

현재 전 세계 동물 진단키트시장 규모는 2조원이다 대표 기업

으로는 아이덱스와 헤스카 신바이오텍스 등 미국의 3개사와 유

럽의 2개사 정도다

김 대표는 ldquo우리 기업만의 기술경쟁력이 있는 만큼 몇 년 안에

아이덱스와 어깨를 견줄 수 있을 것rdquo이라고 자신했다 이어 ldquo앞으

로 진단키트뿐 아니라 진단부터 치료까지 할 수 있는 의료기기

개발에도 힘쓸 것rdquo이라고 말했다 올해에는 개와 고양이 질병 진

단키트에 이어 말에 대한 질병 진단키트를 출시할 계획이다 그

는 ldquo창업할 때 가장 시간을 많이 투자하고 전문성을 가져야 한

다rdquo며 ldquo일할 때에는 여자라는 생각을 버리고 일해야 한다rdquo고 말

했다 글middot김성희 기자

베트올이 개발한 반려동물들의 질병을 체크할 수 있는 진단키트

베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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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 2014414 위클리 공감

공감 인터뷰

인터넷 없는 세상을 상상할 수 있을까 우리 생활 전반에 자

리 잡은 인터넷 덕분에 편리한 생활을 영위하고 있지만 개

인정보 유출 바이러스 유포 등 사이버 범죄에 대한 우려도 만만

치 않다 이 같은 걱정에서 벗어날 수 있는 안전한 정보통신 사회

를 만들기 위해 활동하는 사이버 보안전문가 lsquo화이트 해커rsquo의 세

계에 뛰어든 고교생이 있다

지난 4월 2~3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전 세계 화

이트 해커들의 해킹방어기술 경연대회 lsquo코드게이트(CODEGATE)

2014rsquo 주니어부 우승자인 선린인터넷고 3학년 임정원(18) 군이다

이번 대회에는 지난 2월 온라인으로 치러진 예선전을 포함 역

대 최대 규모인 전 세계 74개국 1200개팀 2968명의 정보보안

인재들이 참가했다 lsquo코드게이트 2014rsquo에서 세계 최초로 열린 주

니어 해킹방어대회에도 24개국 378명이 참가했다

7회째인 올해 대회는 해외 참가팀의 비중이 58퍼센트였으며

지난해 개최된 세계 최대 해킹대회인 lsquo데프콘rsquo(예선참가 917개팀)

규모도 뛰어넘었다

우리나라는 단체전인 일반부에서 아쉽게도 우승팀을 내지 못

했으나 개인전인 주니어부에서 1위부터 3위까지 휩쓸었다 특히

우승자인 임 군은 총점 1340점을 획득해 880점으로 2위를 차지

한 김범수(18middot개포고 3년) 군과 큰 점수 차를 보였다

ldquo어릴 때부터 게임보다 프로그래밍에 관심이 컸어요rdquo

ldquo어릴 때 집에 있는 컴퓨터를 하면서 궁금증이 생겼어요 컴퓨터

에서 운영되는 프로그램들이 어떻게 만들어지는 걸까 하고요

그래서 초등학교 2학년 때 직접 프로그램을 만들고 싶은 마음에

혼자 책을 보면서 공부를 시작했어요rdquo

임 군은 lsquo학원을 다녔다rsquo lsquo컴퓨터를 잘하는 집안 어른에게 배웠

다rsquo 정도의 답변을 기대하며 던진 질문에 대해 lsquo독학rsquo이라는 의외올해 처음 열린 코드게이트 2014 주니어부 우승자인 임정원 군은 우리나라의 사이버 안보를 지키는 정보보안 전문가를 목표로 공부하고 있다

지미

연 기

ldquo사이버안보 지키고 싶어요rdquo선린인터넷고 임정원 군 해킹방어기술 올림픽 lsquo코드게이트 2014rsquo 주니어부 우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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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 공감 2014414 41

의 답을 내놓았다 초등학교 저학년 또래라면 컴퓨터 게임이나

인터넷 검색 등에 관심을 보이는 것이 보통인데 임 군은 그것을

가능하게 만든 프로그램에 흥미를 보인 점도 남달랐다

ldquo그 당시 보던 책 중에 lt철벽보안을 위한 역공격 해킹gt이라는

책이 있었어요 그 책을 보면서 정보보안에 빠져들었고 나중에

는 책이 뜯어질 정도로 반복해서 읽었어요rdquo

남다른 관심과 열성으로 임 군은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 2년

간 서울 중부교육청의 정보영재로 중2 때는 서울대학교 과학영

재교육원 정보영재 프로그램에 선발되어 영재 교육을 받았다

ldquo책에 나온 내용들을 보면서 정보보안에 대해 본격적으로 공

부해 보고 싶은 욕심이 생겼어요rdquo

특성화고에서 체계적으로 공부할 길 찾아

임 군이 특성화고인 선린인터넷고에 진학한 것도 정보보안에 대

한 공부 욕심이 커서였다고 한다 임 군의 부모는 특목고 진학을

원했으나 ldquo본격적으로 정보보안에 대한 공부를 해 보고 싶다rdquo는

임 군의 강한 고집에 밀려 특성화고 진학을 허락했다고 한다

ldquo선린인터넷고의 교육과정과 동아리활동에 대해 알아보니 제

가 더 알고자 했던 것들을 제대로 배울 수 있을 것 같다는 기대

감이 들었어요 실제로 입학해서 공부해 보니 수업 내용이 충실

하고 동아리활동도 활발해 부족한 점을 많이 채울 수 있었어요

lsquo레이어 세븐rsquo이라는 동아리에 가입했는데 뛰어난 선배들이 문제

를 해결하는 모습을 가까이서 보고 함께 연구활동을 할 수 있어

서 너무 좋았어요rdquo

선린인터넷고에 진학해 정보보안에 대해 체계적으로 공부할

수 있는 길을 찾게 된 임 군은 각종 대회에 진출하면서 좋은 성과

도 냈다 2013년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개최한 lsquo제1회

ETRI 주니어 해킹대회rsquo에서 우승하는 등 총 7개의 해킹방어대

lsquo화이트 해커rsquo들의 축제인 코드게이트 2014의 외국인 참가자

코드

게이

트 2

014

사무

회에 참가해 그 가운데 2개 대회에서 2위에 입상하고 5개 대

회에서 1위를 하는 등 놀라운 실력을 보여주었다

ldquo대회에 나가면 내가 어느 정도 수준인지 부족한 점은 어떤

건지를 알 수 있어 좋아요 이번 대회는 세계 최초의 주니어 국제

해킹방어대회이자 제가 나갈 수 있는 마지막 주니어 대회였기에

더욱 의미가 있었는데 이렇게 좋은 성적을 거둬 정말 기뻐요rdquo

임 군은 지난해 9월부터 한국정보기술연구원(KITRI)의 차세

대 보안전문가 양성과정 베스트오브베스트(BoB)에 지원해 교육

을 받아왔다

8개월간의 교육과 프로젝트 진행 등을 통해 실력을 인정받아

120명의 교육생 중 lsquo베스트 10rsquo에 선정되어 lsquo국가대표 화이트 해커rsquo

라는 영예를 얻고 지난 3월 캐나다에서 열린 정보보안 컨퍼런스

lsquo캔섹웨스트(Cansecwest)rsquo에 참가하기도 했다

임 군은 BoB 교육과정 중 마이크로소프트사 윈도 익스플로

러 프로그램의 보안 취약점을 발견하기도 했다

ldquo아쉽게도 분석이 완료되기 전에 마이크로소프트사에서 보안

패치를 내놓아 해결이 됐어요 제가 분석하는 동안 먼저 발견한

다른 연구자가 제보를 한 거겠죠rdquo

임 군은 ldquo캐나다에서 정보보안 컨퍼런스에 참가해 최신기술에

대한 발표를 보면서 앞으로 갈 길이 멀었다는 생각이 들었다rdquo면

서 ldquo공부하면 할수록 배워야 할 것이 너무 많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rdquo고 말했다 그리고 자신의 포부를 밝혔다

ldquo여러 사람들과 함께 연구하면서 실력을 키워나가고 싶어요

그래서 대학에 진학해 정보보안을 전공하고자 합니다 기회가 주

어진다면 국가기관에서 우리나라의 사이버 안보를 지키는 일을

하고 싶습니다rdquo

한 고교생의 가슴에 사이버 보안전문가의 꿈이 영글고 있

었다 글middot이윤진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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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중독hellip ldquo자녀와 함께 풀어요rdquo친밀한 소통과 사용한계 정하고 자율성 높이는 lsquo친middot한middot자rsquo 매뉴얼 보급

교육정보

지난해 이동통신 3사의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청소년(만

19세 미만) 약 540만명이 스마트폰을 갖고 있다 한국정보

화진흥원이 지난해 분석한 청소년 스마트폰 중독률(255퍼센트)

은 인터넷 중독률(117퍼센트)보다 2배 이상 높고 전년대비 71퍼

센트포인트 증가하여 성인(89퍼센트)의 29배 수준에 달했다

스마트폰에 빠지기 쉬운 청소년 자녀에게 스마트폰 사용을 줄

이라고 조절하라고 지도하는 것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24

시간 따라다니며 잔소리를 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스마트폰에 빠

져들기만 하는 자녀를 대체 어떻게 지도해야 할까

여성가족부는 청소년의 올바른 스마트폰 이용습관 형성을 효

과적으로 돕기 위해서 스마트폰 과다 이용 청소년 상담 부모교

육 치료 관련 매뉴얼을 개발하여 보급하고 있다

이 매뉴얼은 지난해 한국청소년상담복지개발원이 중심이 되어

서울대middot중앙대middot을지대 등 학계 전문가와 현장 실무자 교사 및 학

부모 등이 참여하여 제작한 것으로 lsquo스마트폰 중독 청소년 상담 매

뉴얼(개인middot집단)rsquo lsquo스마트폰 중독 청소년 부모교육 매뉴얼rsquo lsquo스마트

폰 중독 청소년 치료 매뉴얼rsquo 등 3종(4권)으로 구성되었다

ldquo스마트폰은 중독성 강한 기기임을 먼저 이해하자rdquo

lsquo상담 매뉴얼rsquo은 청소년이 스마트폰의 강박적 사용을 줄이기 위해

자신의 사용 패턴을 스스로 이해하여 조절할 수 있도록 구성돼

있다 특히 개인상담과 집단상담으로 구분해 상담효과를 높이고

상담과정에서 자율성을 높이도록 제작됐다

lsquo부모교육 매뉴얼rsquo은 부모가 스마트 기기를 이해하고 자녀가

스마트폰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도록 지도할 수 있는 lsquo친middot한middot자 스

마트폰 자기조절 양육 원리rsquo 등을 소개하고 있다

lsquo부모교육 매뉴얼rsquo은 부모들에게 먼저 자녀들이 사용하는 스마

트폰의 순기능과 역기능을 이해할 것을 권한다

스마트폰은 언제 어디서든 액정만 터치하면 스마트 세상에 들

어갈 수 있어 어느 기기보다 중독성이 심하다는 미디어 특성을

갖고 있다 발달적 특성상 청소년기는 신체적middot정신적 변화를 겪

는 시기로 청소년들이 어지러운 마음을 피하는 가장 손쉬운 방

법으로 스마트폰을 선택하고 있다 이와 함께 기질적으로 우울

증 ADHD(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를 가진 청소년들이 특히

서울 마포구 성산동 월드컵공원에서 lsquo일주일에 한 번 한 시간 스마트폰을 끄자rsquo는 스마트폰 사용 줄이기 캠페인에 참여한 청소년들 여성가족부는 청소년들이 스마트폰 사용을 자율적으로 조절하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해 부모와 상담기관용 매뉴얼을 펴냈다

연합

친 친밀하게 관계 맺기 의사소통하기

한 한계 정하고 규칙을 통해 반복 습득하기

자 자율성 책임 높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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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 공감 2014414 43

매뉴얼 내려받기 여성가족부gt정책안내gt정책자료gt일반정책자료 wwwmogefgokr

스마트폰으로 인한 중독 증상

1 일상생활 장애 스마트폰으로 인해 기본적으로 해야 할 일을 못하

게 되는 것을 말한다 밤늦게까지 스마트폰을 보느라 잠을 제대로

못 자 학교에 지각을 하거나 수업에 집중하지 못하고 내내 스마트

폰만 보는 일도 있다 스마트폰을 보면서 걷다 넘어지거나 달려오

는 차를 피하지 못하는 일도 있다

2 내성 스마트폰을 사용하면 할수록 더 많이 사용해야 만족을 느끼는

증상이다 알코올 중독도 점점 많은 양의 술을 마시게 되는 병인 것처

럼 스마트폰 중독도 점점 사용 시간이 전보다 늘어난다

3 금단 스마트폰을 보고 있지 않은 동안에도 내내 스마트폰 생각만 하

게 되는 증상이다 담배를 끊으면 금단 증상이 생긴다고들 하는데 마

찬가지로 스마트폰 중독이 되면 갑자기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못하게

되거나 사용 시간을 줄이게 될 때 초조하고 불안해져서 안절부절하게

된다

4 일탈 행동 평소에 하지 않던 행동들 예를 들면 잦은 거짓말 무단 결

석 수업 빠지기 흡연 등을 한다

중독되기 쉽다

이처럼 청소년들이 스마트폰 사용을 조절하지 못하는 것은 단

순히 의지 부족만이 원인이 아니다 청소년들이 스마트폰에 빠질

수밖에 없는 여러 가지 이유들이 있고 우리 아이만 스마트폰에

빠져 허우적대는 것이 아니므로 부모는 이를 이해하고 자녀를 애

정 어린 시선으로 관심 있게 지켜봐 주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고 매뉴얼은 충고한다

부모middot자녀가 lsquo지킬 수 있는 규칙rsquo 함께 만드는 게 중요

매뉴얼은 스마트폰은 혼자 사용하는 개인 매체이므로 자녀 스스

로 조절하고자 하는 의지를 보이지 않는다면 부모의 관리middot지도

가 어렵다고 지적한다 ldquo스마트폰을 하루 몇 시간 이상 사용하면

뺏는다rdquo는 방식의 강압적인 처벌이나 규제는 자녀가 커갈수록 오

히려 부작용을 낳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그래서 자녀가 스스로 스마트폰 사용을 조절할 수 있도록 lsquo친

밀한 의사소통rsquo부터 힘쓸 것을 권한다 처벌middot규제보다 먼저 자녀

와 lsquo친밀한 의사소통rsquo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지속적인 관심과 노

력이 필요하다고 매뉴얼은 강조한다 부모middot자녀 간의 친밀한 의

사소통이 가능할 때 함께 한계와 규칙을 정하고 자녀의 조절 동

기와 자율성을 향상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규칙이 부모의 마음에 안 들더라도 자녀가 지키기 쉽게 만들

고 점차 난이도를 높이는 것이 효과적이다 또한 자녀가 스스로

의 생각이나 행동에 확신을 가질 수 있도록 신뢰와 격려가 필요

하며 피드백을 해 주는 것도 중요하다 피드백 방안으로 부모와

자녀가 합의해 상벌을 정한다 매뉴얼은 이러한 과정에서 ldquo자녀

가 제기하는 의견에 대해 변명으로 받아들이지 말고 자신의 생

각(가치 흥미)을 찾아가는 과정으로 생각하고 존중하는 태도를

가질 것rdquo을 충고하고 있다 글middot박경아 기자

(서울시교육청 2013)스마트폰 과다 사용으로 인한 학년별 유병률

10

8

6

4

2

0초등학교 4학년 중학교 1학년 고등학교 1학년 평균

091

724

886

651

(단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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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 2014414 위클리 공감

공공기관 지방화시대

새 둥지 7개월hellip ldquo이젠 부산 공공기관rdquo영상물등급위원회 신입직원 90퍼센트 지역인재 선발 등 현지화에 힘써

부산 이전 7개월 영상물등급위원회(이하 영등위)가 지역사

회와 빠르게 밀착하면서 성공적인 lsquo부산시대rsquo를 열고 있다

다양한 체험행사로 지역민들과의 융화에 힘쓰는가 하면 신입직

원도 부산 지역민으로 90퍼센트를 채용하는 등 과감한 변화를

시도했다

그 결과로 지난 3월 7일 대통령 직속 지역발전위원회로부터

공공기관 지방이전 우수기관 표창을 받기도 했다 이전 지역인

부산의 최초 입주기관으로 지역균형발전을 위해 선도적인 역할

을 한 공로를 인정받아서다

처음부터 순탄했던 것은 아니다 태스크포스(TF) 팀부터 공공

기관 이전의 전 과정을 지켜봐 온 경영지원실 강성우 대리는 ldquo허

허벌판에 세워질 이 건물이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몰라 막막했

다rdquo고 토로했다 청사 내부 인테리어를 고려할 때도 lsquo영화의 도시rsquo

와 국내 유일의 등급분류 기관이라는 콘셉트를 잘 살릴 수 있는

것으로 선택하는 데 머리를 싸매야 했다

가장 큰 것은 임직원들의 고충이었다 서울 상암동에 기관이

있을 때 부산으로 이전하기 어려운 직원들은 퇴사하거나 이직했

다 정든 직원들과의 이별을 감수해야 했다 임직원 가족들의 불

지난해 9월 부산에 새롭게 둥지를 튼 영상물등급위원회는 부산과의 소통과 호흡을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영상물등급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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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함도 있었다 강성우 대리는 ldquo아홉 살 딸아이도 전학 오기 전 서

울 친구들하고 떨어져야 한다고 많이 칭얼대 미안했다rdquo고 말했다

ldquo부산 직원들 덕에 맛집도 알고 잘 어울려요rdquo

이전 이후 새로 채용된 14명의 신입직원 중 12명이 부산지역 인재

다 함께하는 직원들은 만족스러워한다 영화부 박경미 과장은

ldquo부산 현지 직원들 덕에 맛집도 잘 알게 되고 잘 어울릴 수 있어서

너무 좋다rdquo고 말하며 활짝 웃었다 강성우 대리도 ldquo지역민 채용은

이러한 인적 교류를 잘 활용한 성과였던 것 같다rdquo고 만족해했다

영등위는 이외에도 해운대구 재송시장과 자매 결연을 맺었다 지

역 전통시장 이용 활성화와 서민경제 촉진에 기여하기 위해서다

따뜻한 나눔 행사를 적극적으로 추진한 것도 큰 변화다 지난

해 말 보육시설인 lsquo박애원rsquo의 어린이middot청소년과 영등위 임직원 간

사랑나눔 행사로 지역과 한층 더 가까워지는 계기를 마련하기도

했다 강 대리는 ldquo임직원과 보육원 친구가 11 매칭으로 친구관계

를 맺었는데 감회가 새로웠다rdquo고 말하며 ldquo직원들 사이에서도 앞

으로 소외계층을 위해 더 힘쓰자는 내부의 변화가 보이는 것 같

아 뿌듯하다rdquo고 덧붙였다

영등위는 청소년들이 미디어를 건전하게 접할 수 있도록 독려

하는 프로그램도 추진 중이다 이를 위해 3월 13일 부산시청자미

디어센터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청소년이 영상을 활용

한 정보를 얻는 데 도움이 되고자 하는 취지다 홍보팀의 변효진

사원은 ldquo부산지역 청소년들의 창의적 문화체험 활동과 영상미디

어 이용에 대한 올바른 정보를 제공하려 한다rdquo며 ldquo앞으로 등급분

류 체험교육 지원 등 실질적인 협력도 강화할 계획rdquo이라고 말했다

영등위 직원들은 완전한 부산 정착을 위해 lsquo현지화rsquo에 더 힘쓰

겠다고 입을 모았다 박경미 과장은 ldquo영화도시 부산의 상징은 우

리 영등위의 이미지를 제고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됐다rdquo며 ldquo영등위

는 부산과의 더욱 적극적인 협력으로 부산의 공공기관이 되겠

다rdquo고 덧붙였다 글middot박지현 기자

영상물등급위원회

박선이 영상물등급위원장

ldquo 부산이 창조경제 중심지 되도록 최선rdquo

영상물등급위원회 박선이 위

원장(사진)의 발걸음이 분주

하다 지역 이전 이후 성과와

행보에 대해서 들어봤다

가장 중점을 두었던 분야와

성과를 말씀해 주세요

ldquo우리 위원회는 부산과 호흡

을 같이하는 데 초점을 맞췄

습니다 신입직원 대부분을 부산 인재로 채용하며 지역인

재 활용에 주안점을 뒀습니다 지난해 10월에는 아시아 각

국 등급분류 기관과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한국의 선진등

급분류 시스템을 알리기 위해 국제영화등급분류포럼을 열

었습니다 반응이 상당히 좋았습니다 특히 우리나라 등급

제도가 어떤 영화도 상영할 수 있는 선진적인 제도로 평가

받는 좋은 기회였습니다rdquo

현재는 어떤 활동을 추진하고 계십니까

ldquo올바른 영상문화 정착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초middot중

학생을 대상으로 한 미디어교육 교사를 대상으로 한 교원

직무연수교육 프로그램을 추진해 청소년들의 건전한 영상

문화를 도모하기 위함입니다 또한 멀티플렉스가 영화관

내 등급 표시를 확대하고 관람객들이 정확한 등급 정보를

이용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업무협력을 확대해 나갈 예정

입니다 시민 등 각계각층의 분들을 초청하여 영상물을 즐

겁게 향유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들겠습니다rdquo

향후 계획과 비전에 대해 말씀해 주세요

ldquo아시아에서 영상중심도시 부산과 한국의 위상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되고 싶습니다 창조경제의 본거지인 런던은 음

악과 미술 등 문화예술 분야를 아이디어와 접목해 새로운

국가 성장동력 산업으로 키우는 큰 성과를 냈습니다 영

화middot영상 인프라가 잘 갖춰진 부산이 창조경제 주축이 될

수 있도록 힘을 모으겠습니다rdquo

44-45-공공기관 지방화시대indd 45 2014-04-11 오전 15651

46 2014414 위클리 공감

건강

야식증후군(Night Eating Syndrome)은 저녁 7시 이후의 식사

량이 하루 전체의 50퍼센트 이상을 차지하는 증상을 가리키는

데 불면증 등 수면 장애를 동반한다 밤마다 음식이 당겨서 고민

인 야식증후군을 극복하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규칙적인 식습관과 생활습관 야식 먹는 습관을 없애기 위해서는

아침 식사는 조금이라도 챙겨 먹고 공복감이 들지 않도록 저녁

식사도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좋다 늦어도 저녁 6시 전에 식사

하는 것이 좋다

폭식을 예방하고 다이어트에 도움을 주는 숙면 잠을 잘 때 분비되

는 멜라토닌이라는 호르몬이 식욕을 억제해 다음날 폭식을 예방

하고 다이어트에도 도움을 준다 숙면 상태에 들어가면 지방 분

해에 도움이 되는 호르몬도 활발하게 분비되기 때문에 숙면을

취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빈속에 잠이 안 온다면 우유middot두유middot토마토 빈속에 잠이 안 오는

경험을 누구나 한 번쯤은 했을 것이다 그럴 때는 우유나 두유를

따뜻하게 데워 마셔보자 우유 및 두유에 많이 함유된 칼슘은 신

경안정 효과가 있어 숙면에 도움이 된다 열량이 낮은 방울토마

토도 추천한다

일조량이 부족한 겨울을 지나 봄이 되면서 lsquo계절성 우울증rsquo에 대

한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이에 하이닥 정신건강의학과 공개상담

실을 참조해 lsquo계절성 우울증rsquo의 특징과 치료에 대해 살펴보자

2주 이상 지속되면 lsquo반드시rsquo 진료 lsquo계절성 우울증rsquo은 어느 정도 예측

이 가능하기 때문에 우울한 기분 의욕상실 과다수면 등이 2주

이상 지속된다면 lsquo봄을 탄다rsquo는 말로만 넘길 것이 아니라 진료 상

담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알맞은 치료가 무엇보다 중요 lsquo계절성 우울증rsquo은 조울증 증세도 보

이기 때문에 일반적인 항우울제로만 접근하게 되면 오히려 상태

가 악화되는 경우가 있어 진단에 따라 알맞은 항우울제 처방이

필요하다

황사와 미세먼지가 많은 봄철에 특히 흔한 알레르기성 결막염 예

방법에 대한 관심이 높다 봄이 되면서 눈이 가렵고 눈곱이 끼며

눈물이 자주 난다면 알레르기성 결막염을 의심할 수 있다

침구류 일광건조는 lsquo필수rsquo 주로 눈이나 눈꺼풀의 가려움증 결막의

충혈 눈부심 눈물 흘림 증상이 발생하는 알레르기성 결막염의

예방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집먼지진드기 애완동물의 털 등 알레

르기 유발 물질에 노출되는 것을 피해야 한다 집먼지진드기는

침구나 카펫 커튼 속에 서식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일주일에

한 번 정도 정기적으로 세탁하고 햇볕이 좋은 날에 틈틈이 일광

건조를 하는 것이 좋다

손은 자주 씻고 술은 자제하고 꽃가루가 날리거나 미세먼지 농도

가 높은 날 외출 시에는 모자와 마스크를 착용하고 이물질이 낄

가능성이 높은 콘택트렌즈보다 안경을 쓰는 것이 좋다 술은 염

증을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증상이 나타난다면 자제해야 한다

근막동통증후군은 목덜미 허리 어깨 종아리 팔꿈치 안쪽 갈

비뼈 등의 부위에 주로 나타나며 근골격의 통증을 특징으로 하

는 질환이다 흔히 lsquo담이 결린다rsquo고 표현하는 증상이 바로 근막동

통증후군이다 근막동통증후군은 오랫동안 책상에 앉아 있거나

혹시 봄을 타시나요

야식증후군

계절성 우울증

알레르기성 결막염

근막동통증후군

변덕스러운 봄 날씨 번갈아 오는 황사와 미세먼지로 인해 봄나들이가 예년 같지 않다 겨우내 움츠러들었던 신체활동이 아직

왕성해지기 어려운 요즘 같은 때 겨울부터 이어진 야식 습관 계절성 우울증 오랜 실내생활로 인해 몸과 마음에 이상이 있는

지 자가 점검을 해 보자 봄볕 자외선이 더해지며 눈과 피부 관리에도 신경 써야 함은 물론이다

46-47-건강_봄철indd 46 2014-04-11 오전 15811

위클리 공감 2014414 47

두릅(춘곤증 예방middot혈당 조절) 두릅은

예로부터 그 뿌리를 달여 마시면 당

뇨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민

간 약재로 사용됐으며 나물로 먹으

면 입맛을 돋워준다 특히 봄철 나른

하고 졸음이 밀려오는 춘곤증 개선에

효과가 있다 두릅에 함유된 사포닌 성분이 체력을

회복시키고 신경을 안정시켜 피로 해소에 도움을 준다

고구마 줄기(면역 조절middot항산화 효능)

식이섬유가 풍부해 건강식으로 각

광받고 있는 고구마 줄기에는 탄

수화물middot당류middot단백질 등의 에너

지원과 칼슘middot철 등의 여러 무기물

질이 함유돼 있다 또 면역조절 능력

및 항산화 효능이 높은 것으로 알려진 클

로로겐산(chlorogenic acid)이 다량 함유돼 있다

쑥(해열middot고혈압 개선) 쑥잎에서 나는

독특한 향기는 해열작용을 하는 치

네올(Cineol)이라는 성분 때문이다

또한 면역력 향상 소화기능 강화

여성질환 개선 효과 고혈압 개선 등

의 효과도 있다

달래(식욕부진middot춘곤증 극복 효과)

비타민과 무기질이 풍부하게 함유

돼 있어 겨우내 무겁고 찌뿌둥했

던 몸에 활력을 주고 식욕부진이

나 춘곤증을 이기는 데 좋다 면

역력을 증진시키며 동맥경화 예방

에도 도움이 된다

달래는 매콤하게 무쳐 먹거나 된장찌개에 넣어 끓이면 맛이

좋으며 간장에 넣어 달래 간장양념을 만들어 먹으면 향긋한

맛이 난다

봄이면 생각나는 lsquo건강 나물rsquo 4선

같은 자세로 장시간 컴퓨터를 사용하는 등 잘못된 자세를 취할

때 근육을 과도하게 사용했을 때 외상 후 스트레스 등으로 발

생한다 깊고 쑤시는 듯하며 타는 듯한 통증이 특징이다

근막동통증후군의 약물 치료는 소염 진통제나 근육 이완제를

사용한다 마사지나 초음파를 이용한 물리 치료 레이저나 적외

선 치료기 조사 등도 효과가 있다 이밖에 수동적으로 근육을 풀

어주는 이완 요법 미지근한 습포로 찜질해 주는 도포 요법 통증

부위를 냉각시키는 냉각 요법 등으로 치료한다

아무리 감추려 해도 눈가 입가에 있는 잔주름이나 손등과 목 주

름은 lsquo관리rsquo하지 않는 한 실제 나이를 감추기가 쉽지 않다 나이를

감추기 힘든 부위별 주름 관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눈가 주름 눈가 주름을 예방middot관리하기 위해서는 보습 관리가 필

수적이다 건조하고 푸석한 환경에서 주름이 잘 생기기 때문에

보습 관리는 모든 주름 예방middot관리에 있어 가장 기초적인 부분이

다 보습크림 아이크림 자외선차단제 페이셜 오일 등을 사용하

고 각질제거 수분공급 피부혈액순환 촉진 등의 효과를 내는 스

팀타월을 이용하는 것도 효과적이다

입술middot입가 주름 입은 말하고 먹고 마시고 하품하는 등 쉴 틈이 없

을 정도로 움직임이 잦은 데다 피부가 얇고 자연적인 보습막을

생성해 주는 피지샘middot땀샘이 없어 주름이 특히 잘 생기는 부위이

다 따라서 에센스 보습크림 아이크림 자외선차단제 등을 입술

과 입가에 수시로 발라주고 빨대 사용 등 입술을 오므리는 습관

은 자제하는 것이 좋다

손등 주름 손등도 피부라는 점을 인식하고 핸드크림 보습크림

자외선차단제를 꼼꼼하게 발라 관리해야 하며 설거지나 빨래를

할 때도 장갑을 꼭 이용해야 한다

목 주름 높은 베개를 베거나 스마트폰 책 모니터 등을 볼 때 고

개를 너무 숙이는 습관이 있다면 모두 교정하는 것이 좋다 또 꼼

꼼한 클렌징과 더불어 보습크림과 자외선차단제를 잘 바르도록

한다 글middot하이닥 copy(주)엠서클 정책브리핑 (wwwkoreakr)

부위별 주름 관리법

46-47-건강_봄철indd 47 2014-04-11 오전 15814

48 2014414 위클리 공감

오는 4월 20일 한국에서 열리는 2014 국제아이스하키연맹

(IIHF) 세계선수권 디비전1 그룹A(2부 리그) 대회가 다가

오고 있다 일주일간 고양어울림누리에서 열리는 이번 대회에는

개최국 한국(세계 랭킹 23위)을 포함해 슬로베니아(14위)와 오스

트리아(16위) 헝가리(19위) 우크라이나(21위) 일본(22위) 등이

참가한다 대회 1 2위는 2015년 최상위 16개 팀이 겨루는 세계아

이스하키선수권대회로 승격한다 꼴찌를 하면 3부 리그 격인 lsquo디

비전1 그룹Brsquo로 내려간다

 한국 아이스하키는 이번 대회에 사활을 걸었다 겨울 올림픽의

꽃은 아이스하키다 개최국이 아이스하키경기에 참가하지 못한

역사는 없다 겨울 올림픽 개최국 대부분이 출전권을 자력으로

따냈다 그러나 한국의 세계 랭킹은 23위 평창올림픽이 열리는

2018년까지 11계단을 올리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지난해

IIHF는 lsquo2018년 올림픽 출전국 자격rsquo에 대한 연차총회 의제를 꺼

냈다 lsquo한국이 경기력 발전을 이룬다면 출전권을 줄 수도 있다rsquo는

애매모호한 말을 넣어놨다 김정민 대한아이스하키협회 홍보팀

장은 ldquo만약 이번 대회에서 강등되면 경기력 발전을 이루지 못했

다는 판단으로 올림픽 출전권 논의조차 못할 수 있다rdquo고 걱정했

다 한국의 기적은 가능한지 대회 참가팀의 전력을 분석했다

전력 급상승hellip 기적을 노리는 한국 대표팀

객관적 전력에서 한국은 최약체로 꼽힌다 랭킹으로도 디비전1

그룹A에서 가장 낮다 그래도 홈에서 열린다는 이점이 있다 변

선욱 한국 대표팀 감독은 디비전1 그룹A 잔류를 자신했다 그는

지난달 기자회견에서 ldquo최근 3년간 한국 아이스하키는 놀랍도록

빠르게 발전했다 기대에 부응하는 경기를 하겠다rdquo고 했다 이어

ldquo일본과 우크라이나 헝가리를 잡고 3승을 하는 것이 목표rdquo라고

덧붙였다 근거 없는 자신감이 아니다 한국은 꾸준하게 성장했

다 변 감독이 이끈 대명 상무의 돌풍도 대표팀에 자신감을 불어

넣었다 군대 팀인 대명 상무는 지난해 창단 바로 2013~2014 아

지난해 4월 16일 헝가리 부다페스트 스포르트아레나에서 열린 lsquo2013국제아이스하키연맹 세계선수권대회rsquo 디비전1 A그룹 대회 2차전에서 강호 헝가리를 상대로 막판 역전극을 펼친 한국 대표팀 선수들이 경기를 마치고 환호하고 있다

대한아이스하키협회

2부 리그 격hellip 꼴찌해 lsquo디비전1 그룹Brsquo로 강등되면 2018년 출전 lsquo먹구름rsquo

최약체라고hellip 한국 ldquo평창을 기대해rdquo

스포츠 2014 아이스하키 lsquo디비전1rsquo 세계선수권대회

48-49-스포츠_아이스하키indd 48 2014-04-11 오전 15906

위클리 공감 2014414 49

시아리그 아이스하키 정규시즌에서 2위에 올랐다

아이스하키는 보통 22~25명이 한 팀을 이룬다 대명 상무는

17명의 선수로 기적을 써냈다 조직력으로 일군 성과였다 변 감

독은 ldquo26~30세로 이뤄진 팀이다 선수들이 즐기면서 하키에 눈

을 떴다rdquo며 ldquo달리는 체력과 외국인 선수가 없는 불리함을 조직력

으로 메웠다rdquo고 평가했다

 대표팀은 대명 상무의 조직력을 그대로 가져왔다 상무에서 주

축으로 뛰던 선수들이 대표팀에 이름을 올렸다 김연아의 남자친

구로 이름값이 올라간 김원중(30middot25득점 사진 맨 뒷줄 왼쪽에서

다섯번째)을 포함해 박우상(29middot35득점)과 조민호(27middot42도움) 등

이 핵심 자원이다 여기에 귀화한 브락 라던스키(31)와 브라이언

영(28) 마이클 스위프트(27)가 대표팀 전력을 대폭 끌어올릴 것

으로 보인다

소치올림픽서 lsquo8강 기적rsquo 썼던 슬로베니아

마티야스 코피타(49) 감독이 이끄는 슬로베니아는 지난 2월 끝난

소치겨울올림픽 아이스하키에서 8강에 올랐다 기적이었다 세

계 랭킹은 14위지만 단단한 조직력을 자랑하며 슬로바키아와 오

스트리아를 꺾었다 8강에서 스웨덴에 0-5로 졌지만 가능성을

보여준 대회였다 고양 대회에서도 올림픽 8강 멤버는 그대로 유

지된다 오솔길 SBS 해설위원은 ldquo올림픽이 끝난 지 얼마 되지 않

아 조직력은 최강이라 꼽힌다rdquo고 말했다

 또 다른 상대 헝가리는 한국에 칼을 갈고 있다 지난해 헝가리

에서 열린 디비전1 그룹A에서 한국에 4-5로 역전패했기 때문이

다 헝가리는 3-1로 이기고 있다가 한국의 집중력에 무너졌다 이

패배로 헝가리는 상위리그 승격 기회를 놓쳤고 자국 팬들의 거센

항의를 받았다 이스트반 소프론(크리펠트)이 경계 대상 1호다

소프론은 독일 1부 리그(DEL)에서 8골 13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우크라이나는 현실적으로 한국이 이겨야 할 상대로 꼽힌다

그러나 뚜껑을 열어보니 만만치 않다 우크라이나는 한때 주축

선수들의 은퇴로 전력이 크게 떨어졌다 특히 NHL에서 뛰고 있

던 선수들이 대표팀 합류를 거부하며 국제무대에서 성적이 신통

치 않았다 그러나 이번 대회를 앞두고 루슬란 페도텐코(돈바스

도네츠크)와 알렉세이 포니카롭스키(SKA 상트페테르부르크) 등

NHL에서 정상에 오르기도 한 베테랑들이 합류했다 축구로 따

지면 한국의 박지성-이영표가 대표팀에 복귀한 모양새다

 한국은 지난 33년 동안 일본과의 A매치에서 단 한 번도 승리

하지 못했다 1무 18패로 무승부도 딱 한 차례 거둔 것이 전부다

한국이 쉽게 볼 수 있는 상대가 아니다 아시아 하키리그에서 우

승을 차지한 일본제지 크레인스와 오지 이글스 선수들이 주축이

다 또 독일 출신 마크 마혼 감독이 팀을 이끌며 안정감을 더하고

있다 오 해설위원은 ldquo일본은 A매치에서 한국에 한 번도 패하지

않았다는 자부심이 있다 이 자부심을 흔들 만한 경기력을 보여

주는 게 중요하다rdquo고 말했다 글middot김민규(일간스포츠 기자)

아이스하키는

한 팀에 6명hellip 20분씩 3피어리드로 경기진행

아이스하키는 길이 61미터 너비 30미터의 링크에서 펼

쳐진다 퍽(Puck)이라고 불리는 고무 원반을 하키 스틱을 이

용해 골문에 넣는 횟수를 가려 승부를 가린다 한 팀은 축구에서

골키퍼 역할을 하는 골리(Goalie)가 1명 배치되고 양쪽 날개 1명씩과

센터 1명 수비수 2명 등 모두 6명으로 구성된다 체력 소모가 심해 한 팀

이 22명으로 꾸려지고 수시로 교체가 가능하다 경기는 20분씩 3피리어

드로 진행되며 피리어드 사이에는 15분간 휴식을 취한다

 

아이스하키 세계선수권은

전년도 성적에 따라 6개 리그로 나뉘어 경기

전년도 성적에 따라 총 6개의 리그로 나뉘어 있다 1부 리그 격인 lsquo국제아

이스하키연맹(IIHF) 아이스하키 세계선수권rsquo에는 총 16개 나라가 참가한

다 8개 팀이 그룹A와 그룹B로 나뉘어 풀 리그를 치른다 각 그룹의 1~4

위는 8강 토너먼트에 진출하고 8위 2개 팀은 디비전1 그룹A로 강등된다

올해 세계선수권은 오는 5월 벨라루스에서 열린다 디비전1 그룹A B와

디비전2 그룹 A B 그리고 디비전3의 운영방식은 비슷하다 각 디비전

그룹에는 6개 팀이 참가해 풀 리그를 치른다 한국이 참가하고 있는 디

비전1 그룹A는 2부 리그로 생각하면 된다 6개 팀이 풀 리그 방식으로 경

기를 치르고 1 2위가 세계선수권으로 승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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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 2014414 위클리 공감

ldquo하늘이 나를 버렸을 때 나는 불을 만들었다 둥지가 되

기 위한 불 겨울의 어둠 속으로 들어가기 위한 불 보

다 더 나은 삶을 위한 불을 낮이 나에게 베풀어 준 모든 것을

나는 그 불에게 바쳤다 울창한 숲과 작은 숲 보리밭과 포도밭

을 보금자리와 새들 집과 열쇠를 벌레와 꽃들 모피들 그리고

모든 축제를(생략)rdquo

프랑스 초현실주의 대표적 시인인 폴 엘뤼아르의 시 lsquo이곳에 살

기 위하여rsquo다 이 시를 주제로 한국과 프랑스 작가가 한자리에 모

였다 환경 문제로 앓고 있는 지구를 치유하자는 메시지로 남서

울대학교와 한불협회 나로미포럼이 함께 주최한 국제교류 전시

다 프랑스 원로 작가인 장 마리 자키와 국내 유명 기업인이자 화

가인 강석진 그리고 국내 원로 도예가인 조상권이 참여했다

세 작가의 작품은 각자 개성이 두드러진다 미술평론가 서승

석은 원로 화가 장 마리 자키의 작품을 ldquo자키의 파랑은 뜨겁다

자키의 하양은 아이스크림처럼 맛있다 자키의 까망은 심연처럼

깊다 그의 붓놀림은 신들린 무희의 춤사위만큼이나 현란하고 경

건하다rdquo고 표현했다 꽃과 나무 바다 자연풍경 등을 즐겨 그리

는 자키는 독특한 미적 감각으로 자연의 맑은 색채를 표현했다

3인 3색hellip 자연을 말하다장 마리 자키middot강석진middot조상권 lt이곳에 살기 위하여gt 주제로 한국middot프랑스 국제교류전

전시

50-51-전시_한불교류전indd 50 2014-04-11 오전 15946

위클리 공감 2014414 51

정서적으로 깊은 영향을 받은 그의 고향 코르시카 섬에서 받은

영감을 아름답게 재현해 냈다

기업인이자 화가인 강석진은 고향 경북 상주의 산골 풍경으로

정겨움을 더한다 한국인의 향토적 정서로 아스라한 추억을 상기

시킨다 또 프랑스 네덜란드 티베트 등을 여행하면서 포착한 시

와 같은 섬세한 풍광을 화폭에 옮기는 데 성공했다

도예작가인 조상권은 lsquo흙과 불의 연금술사rsquo로 불린다 1967년

lsquo동백림 사건rsquo에 휘말려 30여 년간 해외를 떠돌다 1997년 귀국했

다 분단된 조국의 역사적 아픔과 민족의 한 통일에 대한 염원을

작품으로 승화시켰다 자유롭고 감수성이 풍부한 작품들을 통

해 우리 고유 전통예술의 미를 깊이 있게 다루고 현대적으로 창

조하며 독창적인 도자예술을 보여준다

세 작가의 독특한 개성은 한자리에서 호흡하며 완벽한 조화

를 이룬다 맑고 서정적인 세계를 들여다보고 있다 보면 태고의

자연이 빚어내는 감동을 느낄 수 있다 글middot박지현 기자

일정 4월 27일까지

장소 남서울대학교 아트센터 갤러리 이앙

문의 02-3672-0201 galleryiangcom

1 장 마리 자키는 독특한 감각으로 자연풍경을 재구현했다 lt경이로운 장소gt LIEU MAGIQUE

2 흙과 불의 연금술사로 불리는 조상권은 우리 고유의 전통미를 담으며 독창적인 도자예술을 보여준다 lt휴(休)gt REPOS

3 강석진은 한국인의 향토적 정서를 담은 산골 풍경을 그려 아스라한 추억을 상기시킨다 lt산 넘어 마을로 가는 길gt The road to a mountain village

4 장 마리 자키 lt여인의 꿈gt REVE DE FEMME

5 조상권 lt침향로gt TCHIMHYANGLO

6 강석진 lt미륵산에서 본 오월의 야솟골마을 전경gt View of Yasotgol village in May

➋ ➌

➍ ➎ 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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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 2014414 위클리 공감

소박한 백제의 미소에 반하고곱게 늙은 절집에 웃음이 났죠

충남 서산 아라메길 1구간

걷기 여행

52-55-걷기여행indd 52 2014-04-11 오전 20059

위클리 공감 2014414 53

아라메는 바다의 고유어 lsquo아라rsquo와 산을 뜻하는 lsquo메rsquo의 합성어다 아

라메길은 총 88킬로미터로 지선까지 합하면 모두 7개 구간이다

그 중 1구간은 유기방가옥 고풍저수지 마애여래삼존불상 보원사

지 개심사 해미읍성으로 이어진다 길이 18킬로미터의 산길을 따

라 걷고 있노라면 산자락에 살포시 앉은 다양한 문화재를 볼 수 있

다 소박한 백제의 미소에 반하고 곱게 늙은 절집에 가슴 무너지는

벅찬 감동을 만난다

꽃의 북상 속도는 하루 20킬로미터라고 한다 매일 50리 길

을 느릿느릿 걸어 올라와야 하는데 요즘은 따스한 날씨

덕에 봄꽃들이 엄청 잰걸음으로 와서 동시다발로 핀다 덩달아

봄꽃 쫓는 나그네 발걸음도 빨라졌다 3월 마지막 일요일 서산

아라메길 1구간은 온통 꽃잔치다

1구간의 시작은 유기방가옥이다 서산시 운산면 여미리 유기

방가옥은 내 고향 당진시와 가깝게 자리한다 그래서 오랜만에

고향 동무와 함께 걸었다 동무는 그 사이에 두 아이의 엄마가 돼

있었다 동무가 생기니 길에 대한 관심도 조금 달라진다 세월은

봄꽃 이름보다 봄나물 이름을 더 많이 알게 했다 잠시 걷기를 멈

추고 동무와 한적한 들판에 앉아서 밥상에 올릴 나물 한바구니

캐고 싶은 날들이다

수선화와 독특한 토담이 유명한 유기방가옥

유기방가옥은 고택을 감싸고 있는 토담이 독특하다 컵을 엎어

놓은 lsquocaprsquo 모양인데 집 뒤 비스듬한 야산을 그대로 활용해서 담을

쌓았다 산을 깎아 축단을 세우지 않았기에 뒤란이 평평하지 않

고 약 25도 정도 경사가 있다 마치 집이 산의 일부인 것처럼 자연

스럽게 지어졌다 이 가옥은 독특한 집 모양뿐만 아니라 수선화

로도 유명하다 토담 뒤 야산이 수선화 정원이다

가옥 관리인인 유기방 씨가 10년 전부터 가꾼 정원이다 해마

다 집 주변에 무리지어 핀 수선화 구근을 떼어내 옮겨 심으면서

꽃밭을 넓혔다 곱게 가꾼 수선화를 한눈에 보려면 토담 뒤 소나

무 아래가 포인트다

토담을 내려와 오른쪽으로 난 길로 향한다 옛날에 이 마을 사

람이 제주도에서 가져와 심었다는 비자나무가 한 그루 서 있다

무려 330년을 살았다고 한다 둘레가 246센티미터 높이가 20미

터다 비자나무는 남부지역이나 제주도의 해발고도가 낮은 지대

에서 자란다 어떻게 이곳에서 자랄 수 있었을까 의문이 든다 딱

딱한 잎을 살펴보며 세월의 깊이를 가늠할 뿐이다

선정묘를 지나 lsquo서산 여미리 석불입상rsquo 앞에 선다 고려시대에

만들어진 석불로 추정한다 이른 아침 누군가가 벌써 다녀갔는지

석불 앞에 생쌀이 수북하게 쌓여 있다 복을 빌기 위해 놓은 제

물이 참새에게는 오늘 한 끼 밥일 것이다 우리는 새들이 날아올

수 있게 길을 재촉한다 길은 석불 뒤 몇 그루의 소나무와 대나무

사이로 이어진다 대나무를 벗어나자 멋진 토담이 보인다 유상

묵가옥으로 이어지는 길은 보랏빛 제비꽃이 군락을 이뤘다 가

옥을 둘러보고 마을 도로를 따라 걷는다

아주머니 한 분이 밭두렁에 앉아 민들레 나물을 뜯어 박바가

지에 담는다 아주머니가 밟고 있는 밭두렁은 들꽃밭이다 냉이

는 흰 꽃을 피우고 광대나물은 진홍색 꽃을 피운다 봄까치풀은

파란 꽃을 피웠다 봄까치풀은 반가운 소식을 전해 주는 까치처

럼 들녘에 봄이 왔음을 가장 먼저 알려주는 까치 같은 존재라고

붙여진 이름이다 광대나물 꽃말은 lsquo그리운 봄rsquo이다 꽃 이름조차

1 서산 여미리 석불입상이 정겹게 반긴다

2 고풍저수지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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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 2014414 위클리 공감

봄을 알리는 전령들이다

여미리 버스정류장을 지나서 전라산 방향으로 걷는다 아라메

길 1구간은 방향표시 안내판이 잘돼 있다 안내판과 리본만 따라

가도 종착점 해미읍성에 다다를 수 있다 전라산 방향으로 따라

가는데 도로 아래에 손바닥 크기의 머위가 군락을 이룬다

ldquo머위는 새싹이 돋아나고 바로 잎이 쫙 펴지는 시기에 먹는 게

보약이래 이때가 가장 쓴맛을 내지만 입에 쓴 게 몸에 좋다는

말도 있잖아rdquo

ldquo그려 손바닥 만할 때에 쌈 싸 먹으면 쌉싸래한 게 맛있지rdquo

마애삼존불 백만불짜리 미소는 아침 30분만 허락

역천으로 향한다 작은 다리를 건너자 천길이다 천길 밑 개천 옆

으로 산책로가 조성돼 있는데 운산교까지 800미터다 운산교부

터 역천제방이 시작된다 용현계곡 입구까지 가게는 없다 운산면

에 있는 슈퍼마켓에 들러서 물과 간단한 간식을 준비한다

유기방가옥에서 운산교까지 약 29킬로미터이고 운산교에서

미평교까지 18킬로미터이다 제방은 일부 구간만 콘크리트가 깔

려 있고 딱딱한 흙길이다 미평교에서 쉰질바위 방향으로 걷는

다 역천으로 들어가지 못하게 굵은 철봉을 세워놓았다 그 옆으

로 한 사람만 다닐 수 있는 길이 50미터쯤 나 있다

이 길을 벗어나면 역천과 논 사잇길이다 길은 다시 고풍터널

을 지나게 한다 고풍터널을 지나면 바로 고풍터널 버스 정류장

이다 버스 정류장은 사거리인데 터널에서 직진하는 길이 지방도

618호 봉운로다 우리는 오른쪽 군장동1로를 따라 걷는다 군장

동1로는 고풍저수지 뒷길인데 몇 개의 펜션이 눈에 띈다 11킬로

미터 정도 걸으면 고풍저수지와 봉운로를 만난다

고풍저수지를 따라 걷는 500미터 길은 인도가 협소하기 때문

에 차를 조심하며 걷는다 lsquo아라메 솔바람길 종합 안내도rsquo를 살펴

보고 마애삼존불상으로 향한다 용현계곡 입구인 이곳에는 넓

은 주차장이 있고 식당도 있다

백제 마애불은 충청남도 지역에만 남아 있는데 서산과 태안의

마애삼존불 예산 사면석불이다 서산 마애여래삼존불상은 국보

제84호로 10미터가 넘는 거대한 암벽에 조각돼 있다 가운데 석

가여래를 기준으로 오른쪽 관음보살은 입상 왼쪽 미륵보살은 반

가사유상이다 미륵보살은 오른쪽 다리를 왼쪽 무릎 위에 올려

놓고 오른팔을 굽혀 오른쪽 뺨에 손가락을 살짝 댄 채 사색에 잠

겨 있는 자세다 삼존불은 햇빛이 비치는 방향에 따라서 온화한

미소를 띠거나 때로는 개구쟁이 같은 얼굴을 한다 백제의 미소

로 알려진 백만불짜리 미소는 오전 9시 30분에서 10시 사이에

볼 수 있다

서산 마애삼존불상에서 13킬로미터 계곡을 따라 걸으면 보원

사지이다 보원사는 통일신라시대 화엄 10찰 중 하나로 알려졌다

1천명분의 쌀을 씻었다는 석조가 있는 것을 보아 1천여 명의 승려

가 머무는 무척 큰 절이었던 것으로 짐작된다

석탑 뒤에 개심사로 이어지는 숲길을 오른다 보원사지 뒤편 숲

길 초입부터 개심사 산신각까지 쉬엄쉬엄 가더라도 약 1시간 20분

➊ ❷ 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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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 공감 2014414 55

이 걸린다 이 길은 오르막이 많아서 힘들다 좀 수월하게 걷고 싶

으면 개심사에서 보원사지로 걸어오는 게 좋다

성왕산 자락 개심사 주차장엔 봄나물 난전

개심사는 성왕산 자락에 자리한다 성왕산은 코끼리를 닮았는데

이 코끼리의 갈증을 해소하기 위해 연못을 만들었다고 한다 연못

중앙에는 외나무 다리가 놓여 있다

외나무 다리를 지나 계단을 오르면 해탈문이다 개심사는 흰겹

벚꽃이 유명하다 작은 절집에 겹벚꽃이 피면 얼마나 웅장한지 입

이 다물어지지 않을 정도다 꽃은 4월 말에 피기 시작해서 5월 5일

경에 만개한단다

우리는 개심사를 등지고 소나무숲을 벗어난다 개심사 주차장

에는 봄나물이 난전을 펼쳤다 취나물 버섯 고들빼기 냉이 달

래 머위 민들레 등 각종 나물이 말간 향내를 풍긴다

주차장을 끝까지 내려오니 오학리쉼터 해미읍성으로 가는 표

지판이 나온다 해미읍성까지 52킬로미터다 이 표지판 밑에는

아라메길 이용자 안전수칙이 나와 있다 lsquo2~3명이 동행하여 걷

기rsquo가 눈에 띈다 지금까지 온 길과 다르게 그만큼 호젓하다는 것

이다

다시 출발 시간을 확인한다 오후 3시 50분이다 해미읍성에

도착했을 때의 시간은 6시 25분이었다 난이도가 높은 길이다 초

보자는 부분 걷기를 많이 걸어본 분에게는 완주를 추천한다

글과 사진middot김연미(여행 칼럼니스트)

1 유상묵가옥 토담 뒤에 활짝 핀 수선화

2 햇볕에 따듯한 빛이 감도는 마애삼존불상

3 왕벚꽃이 만발한 충남 서산 개심사를 찾은 많은 행락객들이 꽃을 감상하고 있다

연합

남부터미널과 동서울종합터미널에서 운행 약 3시간쯤 소요된다

서산공용버스터미널 홈페이지(wwwseosanbuscokr)에 시내버스

노선과 시간표가 안내돼 있다

시내버스(서령버스middot문의 041-669-0555)에서 운산행 이용

첫차 오전 6시 45분(공휴일은 7시 5분) 막차 밤 9시 배차 간격은

40분에서 1시간 간격이다 운산면에서 여미리까지 가는 버스가

없으므로 운산면에서 택시를 이용한다 콜택시는 비싸니 인근

슈퍼마켓에서 택시 전화번호를 물어보면 된다

여행수첩

아라메길 정보

홈페이지 wwwaramegilkr

문의 충남 서산시 문화관광과 041-660-3166

유기방가옥 유기방가옥은 숙식이 가능하며 숙식객에게는 무료로 자

전거를 빌려준다 자가용을 이용할 경우 선정묘 주차장에 세우고 이동

하는 것이 좋다 해미읍성에서 선정묘까지 택시 요금은 약 2만원 해미

읍성 인근 슈퍼마켓에서 택시 전화번호를 물어보는 게 가장 빠르다

주소 충남 서산시 운산면 이문안길 70-10(운산면 여미리 203-1)

문의 041-663-4326

서산마애삼존불상 찾아가는 길 서산공용버스터미널에서 하루 5회 운

행한다 첫차 오전 9시 15분 막차 오후 6시 55분 운산면을 거쳐서 마

애삼존불상이 있는 곳까지 운행한다

유기방가옥

여미리석불입상

유상묵가옥 역천제방

쉰질바위

고풍저수지

용현계곡입구

마애여래삼존불상

보원사지

개심사

정자(조망대)

해미읍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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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조개는 일종의 얼굴 근육 기형이다 부모로부터 대물림되는 까

닭에 의학적으로는 lsquo선천적 기형rsquo으로 분류된다 흥미로운 사실

은 많은 사람들이 부러워하는 기형이라는 점이다 동middot서양 또는 예나

지금을 가리지 않고 보조개는 귀엽고 사랑스러운 이미지로 통한다

보조개를 바라보는 동middot서양의 시각이 비슷한 것처럼 인간의 주요 표

정에 대한 해석은 거의 만국 공통이다 한 남미 사람이 화난 표정을 지

었다고 가정하자 아프리카인이나 유럽인 동양인 가리지 않고 그가 화

났다는 걸 알아차린다 슬프거나 행복한 표정도 마찬가지다

표정을 만들어내는 건 얼굴 근육이다 얼굴에는 20여 개의 근육이

있다 인간의 전체 근육 숫자는 기준을 정하기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640~850개 정도로 파악된다 한데 이 중 단 20개에 불과한 얼굴 근

육은 인간 근육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뼈대 근육과는 형태적으로나 기

능적으로 상당한 차이가 있다

무엇보다 눈에 띄는 차이는 얼굴 근육의 상당수가 뼈에 붙어 있지 않

고 피부 속에 묻혀 있다는 점이다 뼈대 근육은 말 그대로 대부분 근육

의 양쪽 끝이 뼈에 닿아 있거나 붙어 있다 뼈대 근육은 힘을 쓰고 움직

임을 일으키는 게 본연의 lsquo임무rsquo다

인간만큼 다양한 표정을 만들어낼 수 있는 동물은 없다 다시 말해

인간보다 얼굴 근육이 잘 발달한 생명체를 찾기는 어렵다 한데 주요

표정은 만국 공통의 lsquo보디 랭귀지rsquo이지만 얼굴 근육 하나하나의 모양

이나 위치는 사람마다 제각각이다 반면 얼굴 근육은 인간 특유의 속

성이 오랜 진화를 거쳐 반영된 일종의 lsquo화장발rsquo 근육의 성격이 짙다

인종별로도 얼굴 근육의 형태 등에 대략적인 차이가 존재한다 동양

인이 서양인보다 보통 무표정한 편이라는 주장에 동조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도 인종 간 얼굴 근육의 상이성을 암시한다 국내 한 의과대학

의 연구에 따르면 입꼬리 주변 근육의 위치와 이들이 움직이는 방향

이 동middot서양 사람들 간에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

lsquo스마일rsquo 도안의 핵심적 특징은 양쪽 입꼬리가 치켜 올라간 것이다

반대로 입꼬리가 내려가면 샐쭉하다거나 언짢은 느낌을 불러일으킨다

입꼬리를 올리고 내리는 얼굴 근육이 어떤 식으로 발달해 있느냐가 표

정 혹은 인상을 좌우할 수 있다는 뜻이다

얼굴 근육은 표정뿐만 아니라 얼굴의 미추(美醜)를 가르는 데도 큰

역할을 한다 얼굴 근육의 배치 크기 대칭성 등이 의학적인 차원에서

잘생기고 못생기고를 결정하는 데 많은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영어로

사소한 차이를 가리켜 lsquo스킨 딥(skin-deep)rsquo 즉 가죽 한 꺼풀 차이라

고 얘기하지만 이 차이가 실생활에서는 엄청나게 다르게 인식될 수 있

는데 얼굴 근육이 바로 대표적인 예이다

하지만 표정이나 얼굴의 미추(美醜)가 최소한 해부학적으로 따져 보

면 lsquo사소한 것rsquo임은 분명하다 성형수술이 널리 유행한다는 점이 이를

방증한다 얼굴의 미추를 결정하는 얼굴 근육은 우리 몸의 여느 뼈대

근육에 비해 조작하기가 상대적으로 손쉽고 위험성도 적다 특히 뼈와

연결돼 있지 않고 피부 아래 묻혀 있는 얼굴 근육들은 손을 봐도 기능

등에 큰 영향을 주지 않는다 얼굴 성형은 쉽게 할 수 있지만 몸 성형

은 엄두 내기가 어렵다는 점이 얼굴 근육과 뼈대 근육의 결정적인 차이

를 보여준다

표정이나 미추를 중시하는 인간의 속성이야 당장 어쩔 수 없을 것이

다 하지만 얼굴 근육에 과도하게 신경을 쓸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얼굴

근육이 만들어내는 갖은 조화는 문자 그대로 lsquo스킨 딥rsquo에 불과한 것들

이니까 글middot김창엽(자유기고가)

(도움말 가톨릭의대 해부학교실 이우영 교수)

보조개는 아름다운 lsquo기형rsquo이다

생활과학 이야기 13

연합

의학적으로는 lsquo선천적 기형rsquo으로 분류되는 보조개 얼굴 근육 때문에 생기는 보조개는 귀엽고 사랑스러운 이미지로 많은 사람들이 부러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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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 공감 2014414 57

예년보다 빨리 꽃을 피운 왕벚나무들이 함박눈처럼 꽃잎을 날리던

날 저는 서울에서 그다지 멀지 않은 어느 강변의 습지를 찾아갔

습니다 아직 찬 기운이 가시지 않은 날씨지만 남쪽에서 불어오는 봄바

람은 솜뭉치처럼 부서진 부들의 씨앗들을 마른 갈대 사이로 어지러이

날리고 있더군요 이곳 물가에는 갯버들 꽃이 한창입니다 먹이가 부족

한 이른 봄 고맙게도 무료 급식소가 문을 연 덕분에 등에류와 벌들도

덩달아 바빠졌습니다 조만간 키버들과 선버들마저 꿀을 담뿍 머금은

향기로운 꽃을 피워내면 이곳은 온통 난리가 날 것입니다

물가에 열을 지어 선 각종 버드나무들의 연둣빛 자태를 감탄하며 바

라보고 있자니 만일 우리나라에서 lsquo생명의 나무rsquo를 꼽으라면 응당 버드

나무가 그 주인공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버드나무(류)는

그야말로 이 세상에 lsquo아낌없이 주는 나무rsquo이니까요

강변에 늘어선 버드나무들은 토양의 침식을 막아줄 뿐더러 수질 정

화에도 도움을 줍니다 풍성하게 피는 향기로운 꽃들은 굶주린 곤충들

이 춘궁기를 이겨내도록 밤낮없이 넉넉하게 꿀을 내놓습니다 또한 이

처럼 곤충이 많이 모이다 보니 이곳은 보금자리와 먹이가 필요한 작은

새들이 모여드는 곳이기도 합니다 이런 이유로 봄철의 버드나무 숲은

그야말로 생명의 발원지 같다는 생각마저 들게 합니다 이 아름다운 곳

에서 저는 문득 머나먼 두만강변의 버드나무 숲을 떠올려 보았습니다

18세기 정조 재위 시절 홍양호(洪良浩)라는 지혜롭고 유능한 관리가

있었답니다 그는 1777년 세도정치의 희생양이 되어 잠시 두만강변을

관할하는 경흥부사로 좌천된 적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는 한직에서

적당히 시간을 때우며 소일하는 대신에 장정 7500명을 동원하여 1인

당 5주의 버드나무를 두만강변에 심는 큰 공사를 벌였다고 전해집니

다 옛날에는 변방의 생활이라는 것이 지금과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힘들었을 것입니다 먹고 살기도 어려운 판에 별로 중요해 보이지 않는

일로 강제 노역까지 하게 되었으니 백성들의 원성이 그야말로 하늘을

찔렀겠지요 이를 보고 걱정한 친구가 홍양호를 간곡히 만류합니다

ldquo여보게 자네는 여기 잠시 있다가 한양으로 다시 돌아갈 사람이 아닌

가 왜 공연한 일을 벌여서 긁어 부스럼을 만드는가rdquo

현실적이고 애정 어린 친구의 충고에 대한 홍양호의 답변이 그의 저서

lt이계집(耳溪集)gt에 기록되어 있습니다 대략적인 요지는 이렇습니다

ldquo이제 내가 버드나무(류)를 심는 것에는 다섯 가지 이로움이 있어요

첫째는 우리 강역을 (오랑캐로부터) 은폐하기 위한 것이요

둘째는 말을 타고 돌격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요

셋째는 강둑이 물살에 파 먹히는 것을 대비하기 위한 것이요

넷째는 땔감용 나무를 대기 위한 것이요

다섯째는 바람을 막기 위한 것이지요

이 공사는 이처럼 백성들을 이롭게 하는 일이라오 내가 비록 여기

오래 머물지 않을지 몰라도 몇 년 지나지 않아 백성들이 그 이익을 누

리게 될 것이고 그 이로움이 백년 천년을 갈 수도 있을 텐데 내가 어찌

눈앞의 인기에 영합하여 이 일을 미루겠소rdquo

그 탁견에 감탄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자연 생태에 대한 정교한

지식 체계가 없던 그 옛날에도 슬기로운 우리 선조들은 강변을 지키는

버드나무숲의 중요성을 간과하지 않았던 것이죠 이런저런 허황한 명

분에 휩쓸려 오랜 세월 우리 곁을 지켜주었던 강변의 버드나무들이 하

루 아침에 베어져 나가고 삭막한 콘크리트 제방이 그 자리에 들어서고

있는 답답한 작금의 현실을 목도하자니 자연환경 보존과 실용성을 두

루 배려했던 옛 선조들의 지혜가 더욱 절실해지는 요즈음입니다

하천변에는 마땅히 버드나무숲이 있어야 합니다 그러면 이 고마운

나무들은 매년 봄마다 크고 작은 물줄기를 따라 세상을 황금빛으로

수놓을 것이며 전국 방방곡곡에는 생명의 교향곡이 우렁차게 울려 퍼

질 것입니다 글과 사진middot김태영(자연생태연구가middotlt한국의 나무gt 공저자)

아낌없이 주는 lsquo생명의 발원지rsquo

한국의 꽃과 나무 버드나무

lsquo생명의 나무rsquo 버드나무 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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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연사 힘주어~ 불조심

ldquo자나 깨나 불조심rdquo

lsquo불조심rsquo을 강조하는 대표적인 슬로건이다 식목일에 나무를

심는 것도 중요하지만 식목일을 전후로 해서 연중 산불이 가장 많이

발생한다고 하니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실제로 식목일에는 연평균

18건 평일의 6배에 이르는 산불이 집중적으로 발생한다는 통계치가

있다 최근에는 기후 변화로 산불이 갈수록 늘어나는 추세라고 하니

보다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기온이 높고 건조하며 바람이 강할수록

산불이 쉽게 번지는데 고온건조한 날씨 탓에 최근 식목일 즈음의 산불

발생 횟수도 1990년대에 비해 52퍼센트나 급증했다고 한다 그런 이유

에서일까 정부도 지난 1970년대부터 다양한 불조심 캠페인을 전개해

왔다

내무부(현 안전행정부)가 후원하고 한국화재보험협회가 주최한 lsquo불

조심 웅변대회rsquo 고지 광고(동아일보 1977년 10월 7일)를 보자 헤드라인

은 ldquo제1회 전국 남middot여학생(초middot중middot고) 불조심 웅변대회rdquo다 웅변대회를

개최하는 이유로 lsquo범국민적으로 방화(防火) 의식을 고취하기 위하여rsquo

라는 문구를 앞세우며 대회의 상세한 요강을 밝혔다 그 웅변대회에서

가장 강조한 것은 ldquo방화 예방 의식을 고취시키고 불조심의 생활화를

촉구하여 화재 없는 복지국가 건설에 이바지할 수 있는 내용rdquo이었다

웅변 시간은 초등부가 5분 중middot고등부가 6분이었다 웅변대회에 앞

서 lsquo원고 합격자 발표rsquo를 먼저 한 것으로 보아 예선에서 먼저 제출된 원

고를 검토해 심사를 거친 다음 그 기준을 통과한 학생들에게 본선에

나갈 기회를 주었음을 알 수 있다 본선에 진출한 학생들은 전국 방방

곡곡의 교정에서 두 주먹을 불끈 쥐고 ldquo~하자고 이 연사 소리 높여 외

칩니다 여러분rdquo 하며 목청을 돋웠을 것이다

1970년대는 lsquo웅변대회의 시절rsquo이라 할 정도로 다양한 주제의 웅변대

회가 전국적으로 열렸다 반공 웅변대회가 대표적이었지만 불조심 웅

변대회도 단골 주제였다 그 시절의 웅변대회가 학생들에게 획일적 사

고를 주입시키기 위한 관제 기획 행사라는 비판의 목소리도 있었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다 웅변대회는 학생들에게 자신감을 높여주는 동시

에 주어진 시간 안에 자신의 주장을 효율적으로 전달하는 능력을 길러

정책광고로 보는 어제와 오늘

1977년 10월 7일 동아일보에 실린 lsquo불조심 웅변대회rsquo 고지 광고 내무부(현 안전행정부)가 후원하고 한국화재보험협회가 주최하는 전국 웅변대회 참가를 위한 상세한 안내 정보가 적혀 있다

주는 생생한 프레젠테이션 교육의 현장이다 지금은 웅변대회가 많이

사라졌지만 아직도 지역의 소방서 단위로 관내 학생들을 대상으로 해

불조심 웅변대회를 개최하는 곳도 많다

나무 심기도 중요하지만 심은 나무를 화재로부터 보호하는 일은 더

더욱 중요하다 소방방재청 역시 한식날을 전후로 119소방헬기를 투입

해 산불 예방 홍보활동을 펼치고 있지만 어디까지나 한계가 있을 터

그 무렵에는 불을 피우지 말고 찬밥을 먹어야 한다는 뜻에서 한식(寒

食) 또는 냉절(冷節)이라고 날짜까지 못박았던 조상들의 지혜가 오히

려 돋보인다 기후 변화로 최근 30년 동안 봄철 기온은 평균 섭씨 06

도 올랐지만 습도는 오히려 6퍼센트 낮아져 산불이 일어날 가능성이

더 높아진 상황에서 담뱃불 같은 불씨 관리에 각별히 주의해야겠다

불조심 웅변대회는 입으로 하는 웅변이지만 몸으로 실천하는 웅변이

더 값진 웅변이 아니겠는가 ldquo꺼진 불도 다시 보자rdquo

글middot김병희(한국PR학회 회장middot서원대 광고홍보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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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 공감 2014414 59

공감카툰 파랑새를 찾아서

가장 훌륭한 지혜는 친절과 겸손이다

-탈무드

선택한 까닭글과 그림middot최영순

58-59-정책광고+공감카툰indd 59 2014-04-11 오전 20247

60 2014414 위클리 공감

무용

뮤지컬

문화공감

lt아라의 서gt

lt아라의 서gt는 설화나 민담에 등장하는 인물

을 중심으로 바다에서 탄생한 문명과 그 속에

서 살아가는 인간의 모습을 그린 공연이다 인

천시립무용단은 황해를 넘나드는 바람을 추

상적으로 표현했다 전통춤 레퍼토리에 신화

적 서사를 담아 한국 무용의 매력을 극대화했

다 초연 때 출연한 무용수들과 새로 선발된

무용수들의 기량을 견주어 보는 것도 이번 공

연 관람의 묘미가 될 것이다

기간 4월 25~26일

장소 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

문의 032-427-8401

lt비방문 탈취작전gt

트로트와 국악을 결합한 신명나는 창작뮤지

컬이다 약령시 약전골목의 오래 된 lsquo이만수

한약방rsquo은 손님이 끊일 날이 없다 인근 한약

방 사장들은 lsquo이만수 한약방rsquo엔 특별한 비방

문이 있을 거라는 결론을 내리고 lsquo이만수 한

약방rsquo의 비방문을 훔쳐낼 계획을 세우는데hellip

흥미로운 이야기를 중심으로 옛 약전골목의

풍경과 생활 모습을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기간 5월 4일까지

장소 대구 봉산문화회관 스페이스라온

문의 053-661-3500

극단

한양

레퍼

토리

신은수 작가의 역사극 시리즈 lt운현궁 오라버니gt lt봄이 사라진 계절gt을 잇는 lt거울 속의

은하수gt는 일제강점기 lsquo마지막 왕족rsquo으로 알려진 의친왕가를 소재로 시대의 격류에 휘말

린 인물의 세밀한 심리를 표현한 작품이다 1945년 해방 직전의 의친왕가 이야기를 그렸다

히로시마 원자폭탄 투하로 숨진 의친왕의 차남 이우의 장례식을 계기로 의친왕가 사람들이

한자리에 모인다 급변하는 세계 정세 속에서 조선왕조의 부활이라는 환상 속에 사는 일흔 살의

의친왕 반면 그의 장남 이건은 냉소적인 시선으로 조선의 마지막을 예감하며 아버지와 충돌한

다 의친왕과 다투고 뛰쳐나간 이건은 누군지도 모르는 생모의 행방을 찾는데hellip 극단 한양레퍼

토리 대표이자 배우인 최형인 교수가 직접 제작하고 무대에 선다 여기에 2012년 서울연극제 우

수작품상 수상작인 lt만선gt을 연출한 신동인 감독이 또 한번 연출을 맡아 더욱 관심을 모은다

일제강점기 말기 이곳에 모인 인물들은 특수한 신분으로 인해 저마다 나라의 역사를 대변하

고 있다 겉보기에는 여느 가족의 장례식과 다름없어 보이지만 그들의 갈등과 고통을 통해 자

연스럽게 관객들은 뼈아픈 우리의 역사를 절감할 수 있다 역사적 상징성과 함께 변화하는 시

대에 내몰려 갈등하고 괴로워하는 인간 본연의 모습이 공감을 자아낸다 글middot허정연 기자

기간 4월 19~27일 장소 서울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 문의 02-889-3561

의친왕의 차남 이우의 장례식을 계기로 모인 왕친들의 갈등을 소재로 시대적 아픔을 담은 연극이다

역사 앞에 갈등하는 lsquo인간의 굴레rsquo제35회 서울연극제 lt거울 속의 은하수g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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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 2014414 위클리 공감

화제의 책

ldquo넌나에게 모욕감을 줬어~rdquo 영화 lt달콤한 인생gt에서 배우 김영철이

했던 이 명대사는 개그프로그램에서도 패러디하는 등 대표적인

유행어가 됐다 그만큼 한국사회에서 빈번하게 겪는 감정이기도 하다 출퇴

근길 도로 위에서라든가 학교나 회사에서 생면부지의 낯선 사람들부터

심지어 가까운 가족에게까지 우리는 평범한 일상에서 lsquo모멸감rsquo을 겪는다

모멸은 lsquo업신여기고 얕잡아봄rsquo으로 풀이된다 나의 존재 가치가 부정당하

거나 격하될 때 갖는 괴로운 감정이며 인간 내면의 가장 깊숙한 곳을 파괴

한다 한국인의 일상에 만연한 lsquo모멸감rsquo의 실체를 인문학적으로 규명한 책

이 나왔다 저자는 모멸감을 분석하기 위해 뉴스 기사 TV 드라마나 영화

에서 오가는 대사 수많은 문학작품 등에서 수집한 적실한 실례와 일상생활에서 만나는 다양한

에피소드로 이야기를 이어간다

저자는 우선 모멸이 부르는 파괴력을 우려한다 ldquo우리가 일상적으로 겪는 모멸감은 흔히 lsquo정서

적인 원자폭탄rsquo이라고도 불리며 인간을 끝없는 바닥으로 추락시키기도 하고 때로는 타인과 세

상에 대한 폭력으로 발화하기도 한다rdquo

모욕을 주고받는 데는 어떠한 역사적 배경이 있을까 저자는 급변한 사회 환경 때문이라고 분

석한다 ldquo조선 시대에 형성된 귀천의식과 신분적 우열 관념은 외형을 달리한 채 끈질기게 지속되

어 왔고 산업사회 및 소비사회와 맞물려 사람들 사이에 피곤한 경쟁으로 이어졌다rdquo

이런 연장선상에서 모든 가치가 돈으로 매겨지는 자본주의의 도래가 다른 한 축을 이룬다 사

회제도와 경제력 간의 불균형 삶의 형태와 의식 사이의 불균형이 문제의 핵심이다 절대 빈곤

실업 등으로 인해 최소한의 품위를 갖출 수 없다는 것 자신이 무능하고 쓸모없는 존재라는 생

각은 큰 모멸감을 불러일으킨다 이렇게 훼손된 자아를 보상받으려는 집단 콤플렉스가 공격적

인 민족주의와 편협한 인종주의로도 나타나게 된다 이 책의 또 한 가지 새로운 시도가 있다 바

로 음악으로 표현한 모멸감이다 작곡가 유주환 선생이 이 책에서 열 군데 대목을 골라 열 개의

곡을 만들었다 책과 함께 CD로 들어 있다 음악사적으로도 불안이나 분노 고독이나 초조함 슬

픔이나 기쁨 등을 주제로 한 곡들은 많지만 모멸감을 표현한 곡은 거의 없다고 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과연 모멸감을 뛰어넘을 수 있을까 저자는 학력이나 외모 경제력 피부색

나이 등 외형적인 차이로 멸시하는 문화와 사회 풍토를 바꿔가야 한다고 말한다 또 사회와 제

도가 정비되더라도 모멸감을 아예 느끼지 않고 살기란 불가능하다 존중과 자존의 문화는 여럿

이 만드는 것이며 그 출발은 결국 자신의 내면에 있다 남을 귀하게 여기는 문화는 우리의 변화

로부터 시작된다 ldquolsquo귀rsquo는 곧 lsquo고귀하다rsquo는 뜻이고 영어로 풀이하면 lsquonoblersquo에 가장 가까울 것이다

lsquo귀rsquo만큼은 스스로 성취할 수 있다 어떤 사람은 학문을 닦음으로써 어떤 사람은 예술이나 종교

를 통해 어떤 사람은 타인에게 많은 것을 베풂으로써 삶을 고양시킬 수 있다rdquo 우리는 각자 어떤

방법으로 모멸감을 극복하고 있을까 글middot박지현 기자

단신

lt커넥톰 뇌의 지도gt승현준 지음 | 신상규 옮김김영사 | 2만3천원

1천억 우리 몸 안의 신경세포 개수다 인

간 신경세포의 모든 연결구조와 활동원리

를 파악하기 위한 사상 초유의 프로젝트

인 휴먼 커넥톰 연구의 모든 것을 다뤘다

뇌와 의식의 비밀을 밝히기 위한 흥미진

진한 실험과 놀라운 발견이 이어진다 의

학적 발전을 뛰어넘어 미래 사회에 혁명적

변화를 가져올 경이로운 도전의 과정이

생생하게 펼쳐진다

lt금융으로 본 세계사gt천위루 양천 지음 | 하진이 옮김시그마북스 | 1만7500원

금융학은 지리적 환경과 기술middot종교middot경

제체제를 망라한 집합체라고 할 수 있다

모든 금융 사건에는 사회middot경제middot문화middot역

사적 배경이 있다 이 책은 국가 인물 사

건을 시대별로 나눠 유머러스하고 유쾌

한 언어로 금융사를 들려준다 그리스

로마 프랑스 스페인 네덜란드 영국 미

국 클로비스 찰스 1세 JP 모건 소로스

튤립 거품 사우스시 거품 서브프라임

위기 등의 키워드를 일목요연하게 펼치

면서 세계 경제의 흥망성쇠를 그려냈다

모멸감 왜 느껴 나는 소중해

lt모멸감gt

김찬호 지음문학과지성사1만3500원

62-63-화제의책+디딤툰indd 62 2014-04-11 오전 20413

위클리 공감 2014414 63

디딤툰 글로벌 에티켓 173

세상에서 가장 무거운 것구성middot권우영

그림middot안종만

62-63-화제의책+디딤툰indd 63 2014-04-11 오전 20419

요행은 없더라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한 소통이 지나치게 활발하다 각종 동호회

며 동창회에서 업무 협상에 이르기까지 다채로운 채널들이 그

야말로 lsquo스마트rsquo하고 lsquo스피드rsquo 있게 실시간으로 진행된다 직접 통화하거

나 만나지 않아도 많은 정보들이 오가고 약속들이 잡히고 계획들이

세워진다 시간이 절약되기도 하지만 시시각각 lsquo띵동rsquo하는 커뮤니티 알

림 신호로 인해 업무 집중에 방해를 받기도 한다 아마도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요즘 사람들은 경험의 80퍼센트 이상을 SNS를 통해 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최근 한 친구가 자신의 어리숙함을 한탄하는 글을

SNS에 올렸다

인터넷을 검색하다가 수천만 원을 호가하는 외제 중고차를 아주 싸

게 구할 수 있다는 광고성 글을 봤다고 했다 침수되거나 사고 난 차도

아닌데 저렴하게 경매로 낙찰된 차이기에 믿을 수 있다는 내용을 보고

어처구니없게도 마음이 동했다는 것이다 게다가 그 광고문에는 단순

히 차를 파는 것이 아니라 소중한 사람과의 인연을 진실하게 만들고

싶다고 적혀 있었다 거기서 그치지 않고 딸 사진까지 곁들이며 자기

딸한테 부끄럽지 않은 아빠로 살아가고 싶은 사람이라는 말까지 덧붙

인 것을 보고는 차라리 믿고 싶은 마음이 더 강해졌다 그 친구는 전화

를 걸었고 약속을 한 후 차를 구매하러 갔다

통화한 딜러는 여기저기 친구를 데리고 다니며 몇몇 그럴 듯한 외제

차를 보여주었다 인터넷 차량은 시험 주행을 해 볼 수 없다면서 이상

없으니 빨리 사라고 지금 선택하지 않으면 후회할 거라고 한 시간 후

에는 다른 사람이 보러 오기로 예약돼 있다고 압박했다 순진한 친구

는 제정신을 차리기 어려운 지경임에도 가까스로 정신을 차려 품질 보

증을 어느 정도 해 줄 수 있느냐고 물었다 보증 기간이 없다는 답이 돌

아왔다 처음에 전화했을 때는 3개월 정도 보증해 준다고 했던 것 같아

재차 확인했다 딜러는 워낙 싸게 파는 것이라 그런 것은 해당되지 않

는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순간 이상하다 싶어 친구는 사지 않겠다고

말했다 딜러의 표정이 순간 바뀌었다 살 것처럼 이야기해 놓고 이제

와서 이러면 어떻게 하느냐 이런 인터넷 차량들은 대개 사러 오면 그

냥 계약하고 끌고 가는 게 상례인데 너무한 것 아니냐hellip 질타 내지 훈

계조였다 섬약(纖弱)한 기질의 친구는 더 당황했다

하지만 친구는 사지 않겠다는 의사를 다시 한번 표시했다 가족들의

안전을 지켜야 한다는 말도 덧붙였다 불만에 차 있던 딜러가 이내 표

정을 바꾸었다 잘 생각했다고 대부분 인터넷 보고 오는 사람들은 이

런 차의 성격을 알고 오는데 당신은 그렇지 않은 것 같았다며 정말 모

르고 온 것이냐고 물었다 친구가 광고문을 믿고 왔다고 하니까 딜러는

참 딱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이런 차는 대개 리콜된 것들로 안전을 보장할 수 없는 차들이어서 어

떤 이들은 아예 견인차를 가져와 사 간다 정상적인 차가 이런 가격이

라면 어떤 바보가 비싼 돈 들여 새 차를 사겠느냐 당신이 순진한 사람

같아서 말해 주는 것이다 그랬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딜러는 차를 팔

지 못하고 들어가면 회사에서 혼나니까 정상적인 다른 중고차로 바꾸

면 어떻겠느냐고 제안했단다 한나절 이상을 같이 다니고 또 진실까지

털어놓아 준 그 딜러에게 미안한 생각이 들고 고마운 생각도 든 나머

지 친구는 그러자고 했다 얼결에 꼭 바꿀 필요도 없는 차를 그렇게 바

꾸었다고 했다

그러고 나서 자신이 도대체 무엇을 어떻게 한 것인지 모르겠다고 자

탄했다 어리석은 짓을 한 자신을 반면교사 삼아 친구들은 그런 일에

휘말리지 말라고 덧붙였다 결국 그 친구는 평범하지만 오래 된 진리를

잠시나마 잊은 자신에 대한 반성으로 끝을 맺었다 lsquo콩 심은 데 콩 나

고 팥 심은 데 팥 난다rsquo 글middot우찬제(문학평론가middot서강대 문학부 교수)

중앙포토

소통과 공감

64 2014414 위클리 공감

64-소통과공감indd 64 2014-04-11 오전 20452 표지 253-최종indd 146 2014-04-11 오전 20821

Page 15: 위클리 공감 253호

26 2014414 위클리 공감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뇌과학연구소 신경과학연구단

의 허여울(31) 박사는 올해 2월 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

(UST)를 졸업한 젊은 과학자다 박사후 과정을 밟으며 이제 막

과학자로서의 첫발을 내디딘 그에게 최근 좋은 소식이 날아들었

다 미국 해양생물연구소(MBL)가 주관하는 lsquo그라스 펠로우십

프로그램rsquo에 선발된 것이다 MBL은 55명의 노벨상 수상자를 배

출한 세계적인 비영리 사립연구소다

MBL 그라스 펠로우십은 신경과학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두

각을 나타내는 소수의 젊은 연구자들을 글로벌 석학들과 연결해

네트워크를 구축토록 하고 실험실을 직접 운영하는 기회를 제공

하는 프로그램이다 우수한 인력에게 체계적인 프로그램을 제공

할 뿐 아니라 체류비와 연구 비용 일체를 지원하는 것으로 유명

하다 전 세계 지원자들 가운데 매년 10명 안팎의 연구자만 선발

하는 이 프로그램에 국내 석middot박사 출신이 선발된 것은 이번이 처

음이다

허 박사는 ldquo지난해 MBL 교류프로그램에 참여했을 때 그라스

펠로우십 프로그램에 대해 처음으로 알게 됐다rdquo며 ldquo직접 실험실

을 구성해 주도적으로 연구할 수 있고 세계적인 연구자들과 교

류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어 기쁘다rdquo고 말했다 그는 ldquo3개월이

라는 비교적 짧은 기간 동안 수행하기에 의미 있는 프로젝트를

한국에서는 건강식품으로 분류되는 오미자차 인삼차 등 건강보

조식품을 일본에서 판매하기 위해서는 약사법에 의한 제조middot판

매middot수입 면허 및 허가middot승인이 필요하다 일본의 복잡한 수입 및 허가 절

차로 인해 많은 한국업체들이 오미자차 인삼차 수출을 포기하고 있다

(위생 및 식품 검역조치 사례)

허여울 박사는 5월부터 3개월 간 세계적인 석학들과 함께 신경과학 연구에 매진할 계획이다

과학기술 여성파워시대 세계로 나아가다기획특집

ldquo섬세하고 꼼꼼함과학분야엔 장점rdquo

KIST 허여울 박사 국내파 박사 최초 미국 해양생물연 구소 lsquo그라스 펠로우십rsquo 뽑혀

26-27-기획-허여울indd 26 2014-04-11 오전 14803

위클리 공감 2014414 27

제시한 것이 주효했던 것 같다rdquo고 덧붙였다

허 박사는 박사학위 과정 중 관심을 가진 통증 관련 연구를 주

제로 제안서를 작성했다 그는 오는 5월부터 8월까지 MBL에서

대뇌 피질 내에 있는 다양한 신경세포들 중 통증 감소와 관련된

세포의 종류를 밝히는 일을 하게 된다

허 박사는 ldquo세포들이 특정 자극에 어떻게 반응하는지 알아보

고 특정 자극이 통증의 감소를 가져오는 작동 메커니즘을 규명

하는 연구를 진행할 예정rdquo이라며 눈을 반짝였다

ldquo고교 졸업 무렵엔 이공계 기피현상에 진로 고민도rdquo

허 박사는 국내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미국 오하이오주 그린넬대

학에 진학해 생화학을 전공했다 사람이 어떻게 생각을 하게 되

는지 그 원리가 궁금해 관련 수업을 수강한 것을 계기로 신경과

학 분야의 길로 접어들었다 그는 ldquo생물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화

학 공부가 필수라는 말에 기초과학 분야인 생화학을 전공으로

택했다rdquo며 ldquo반면 신경과학은 수학middot물리middot생물middot기계 등 학생들의

출신 전공이 저마다 다를 정도로 광범위한 융합적인 영역이라 흥

미로웠다rdquo고 말했다

학부를 마친 후 한국으로 돌아와 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

석middot박사 통합과정에 진학했다 주변 유학생들이 주로 해외 석middot박

사 과정을 선호하는 것과 달리 국내 대학을 선택한 것이다 허 박

사는 ldquoUST 신경과학 전공의 경우 커리큘럼과 강의의 질이 해외

석middot박사 통합과정과 견줄 만하도록 짜임새 있게 짜여져 있다rdquo며

ldquo여러 연구원들로 이루어져 있는 학교인 만큼 다른 전공의 학생

들과 교류를 장려하여 타 전공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요즘에

화두가 되는 융합연구를 진행하기에 유리한 면이 있다rdquo고 말했

다 국가 연구소인 만큼 최신 연구장비가 잘 갖춰져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었다

한국에서 대학을 나왔다면 lsquo02학번rsquo이었을 그는 ldquo고등학교를

졸업할 당시 학생들의 이공계 기피현상이 심해 진로에 대한 고민

도 많았다rdquo고 말했다 어려운 연구 환경과 과학자에 대한 인식 부

족이 가장 큰 문제였다 그는 ldquo아직까지 의사나 다른 전문직에 비

해 과학자에 대한 대우가 좋지 않은 게 국내 현실rdquo이라며 ldquo기초

학문을 연구하는 과학자들이 자부심을 갖고 일할 수 있도록 환

경이 개선됐으면 좋겠다rdquo고 말했다

어려운 현실과 달리 성별을 떠나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기에 과

학만큼 객관적인 분야도 없을 것이라는 게 허 박사의 생각이다

그는 ldquo과학의 긍정적인 면 중 하나가 세계 어느 나라 사람과도 과

학이라는 관심 분야 하나로 교류하고 공동 연구를 할 수 있다는

점rdquo이라며 ldquo국적이나 나이 성별로 차별당할 일이 없다rdquo고 말했

다 그는 ldquo오히려 여성 특유의 섬세함과 꼼꼼한 일 처리 능력이

과학에 있어서는 장점으로 작용할 때가 많다rdquo고 덧붙였다

허 박사는 MBL 파견을 앞두고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그는

ldquo책임자급 연구원이 되기 전에 스스로 계획을 세워 연구할 기회

가 생겨 기쁘다rdquo며 ldquo이번 펠로우십 경험과 네트워크를 잘 활용해

앞으로도 계속 미지의 세계인 신경과학 분야에서 인류에 도움이

되는 연구 성과를 내고 싶다rdquo고 포부를 밝혔다

올 여름 세계적인 연구소에서 연구에 매진할 생각에 들뜬 그

는 lsquo여성rsquo이나 lsquo국내 최초rsquo라는 타이틀을 제하더라도 충분히 빛나

는 과학자의 모습 그대로였다 글middot허정연 사진middot지미연 기자

KIST 허여울 박사 국내파 박사 최초 미국 해양생물연 구소 lsquo그라스 펠로우십rsquo 뽑혀

26-27-기획-허여울indd 27 2014-04-11 오전 14806

28 2014414 위클리 공감

과학기술 여성파워시대 ITmiddot문화 융합 시도기획특집

서울대 라틴아메리카연구소의 백미숙 문화기획팀장은 통신

기술 개발의 선구자다 1980년대 중반 대덕연구단지에서

유선전화 교환기를 개발한 것을 시작으로 이동통신 화상통신

데이터통신 무선랜 공유기에 이르기까지 20여 년 넘게 통신장

비 개발을 주도해 왔다 백 팀장의 연구를 통해 통신기술 분야에

등록돼 있는 특허만도 7건이다 2011년부터 그는 오랜 꿈이었던

문화기획을 맡아 IT연구 경험을 살려 문화와 융합하기 위해 새롭

게 도전 중이다

그의 첫 연구 성과인 전전자교환기(TDX-10)는 각 가정에 유

선전화 공급을 늘리는 데 큰 기여를 했다 전전자교환기는 쉽게

말해 통화할 수 있게 연결해 주는 컴퓨터로 교환기 개발 전인

1980년대 초반만 해도 국내 기술이 없어 미국middot스웨덴 등의 수입

통신장비에 의존해야 했다 백 팀장은 대덕연구단지 연구원으로

국산 교환기를 개발하는 데 참여해 성공했다 그는 ldquo국산 교환기

개발로 유선전화를 어느 집에서나 쓸 수 있게 돼 자긍심도 있었

다rdquo고 말했다

10여 년 넘게 대덕연구단지에 있다가 1997년부터 2006년까지

대기업과 벤처기업 등을 거치며 통신기술 연구에 매진했다 휴대

폰이 막 상용화될 무렵인 1990년대 후반 현대전자(현 SK하이닉

스)의 책임연구원으로 이미 화상통신과 데이터통신용 핵심망 개

발을 마쳤다 벤처기업인 아이피원에서는 국내 처음으로 무선랜

공유기를 개발하는 데 성공해 KT에 납품하기도 했다 그 덕분에

아이피원은 매출 150억원 직원 수 50여 명의 회사로 성장했다

백 팀장은 ldquo통신기술은 빠르게 변하기 때문에 늘 현재 쓰는 기술

보다 한 발 앞서 고민해야 했다rdquo고 말했다

오랜 연구 성과로만 보면 과학자가 천성인 것 같지만 원래 그

의 꿈은 예술가였다 머리 속의 생각을 마음대로 그려낼 수 있는

화가를 꿈꾸던 무렵 부모님의 반대로 미대 진학은 포기해야 했

ldquo여성인 것을 잊으라 프로정신을 가지라rdquo서울대 라틴아메리카연구소 백미숙 문화기획팀장 ldquo못 이룬 예술가의 꿈이 보여요rdquo

지미연 기자

ldquo현 시대에 가장 필요한 것을 생각하고 만들어내는 게 과학자의 매력이에요rdquo 백미숙 팀장은 20여 년 넘게 통신기술을 연구한 베테랑이다

28-29-기획-백미숙indd 28 2014-04-11 오전 14853

위클리 공감 2014414 29

다 ldquo어릴 때 백화점의 쇼윈도를 보며 저 공간에 이야기를 입히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때부터 이미 문화에 관심이 많았던

거죠 벤처기업을 그만둔 후 미국 맨해튼에 갔더니 거리 문화가

흥미로웠습니다 그런 걸 보면서 문화와 IT를 접목하고 싶은 마

음이 들었어요rdquo

인사동 홈페이지 만들며 ITmiddot문화 융합 가능성 느껴

인사동 홈페이지(wwwhiinsacom)를 만든 것은 ITmiddot문화를 융

합하려는 첫 시도였다 문화 강좌를 듣고 축제 기획을 하며 경험

을 쌓다가 우연한 기회에 홈페이지 제작을 맡게 됐다 서울 인사

동을 하나의 브랜드로 만들기 위해서는 정보를 모아놓은 홈페이

지가 필요하다는 생각으로 진행한 프로젝트였다 그의 IT연구 경

험이 강점이 됐다 홈페이지 제작을 마친 후 지난해 종로구청으

로부터 공로상도 받았다

ldquo기술만 알면 사무적인 홈페이지가 되는 경우가 많고 문화만

잘 알면 적재적소에 기술을 활용하기 어렵잖아요 문화와 기술

두 가지를 모두 이해하고 있어서 재미있었어요 lsquo이 정보는 이쯤

에서 찾게 하면 좋겠구나 이 콘텐츠는 이런 방법으로 보여주면

흥미롭겠구나rsquo 하며 홈페이지를 만들 수 있었죠 잘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았을 때 ITmiddot문화 융합에 대한 가능성을 느낄 수 있었

어요 뿌듯했죠rdquo

IT 기술을 기반으로 문화를 생생하게 알리는 것이 백 팀장의

목표 중 하나다 그래서 증강현실이나 가상현실에 관심이 많다

현재는 서울대 라틴아메리카연구소에서 문화기획을 맡고 있다

언젠가는 생생하게 문화체험을 할 수 있도록 증강현실이나 가상

현실 등의 기술을 문화체험용 웹에 구현해 보고 싶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여성 과학자를 꿈꾸는 후배들에게 백 팀장은 ldquo여성인 것을 잊

으라rdquo고 당부했다 ldquo연구를 하다 보면 야근middot밤샘작업middot출장 등이

많아요 여성이 하기 힘든 부분이 분명 있죠 하지만 여성이기 이

전에 프로정신을 갖고 전문가가 되어야 합니다 여성이 아니라 일

하는 사람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뛰어들어야 성과를

낼 수 있죠rdquo 실제 그가 연구했던 한 팀의 경우 16명 중 15명이 남

성이었던 적도 있었다 하지만 백 팀장은 ldquo아이를 함께 돌봐야 해

서 힘들었지만 야근도 밤새는 일도 동료들보다 더 많이 하려 노

력했다rdquo고 말했다

그는 ldquo과학자로 성공하는 데 여성이 갖는 장점도 많다rdquo고 덧붙

였다 그 중 하나로 lsquo직감rsquo을 꼽았다 ldquo연구하면서 여성이 갖는 직

감이 장점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남성은 웬만큼 결과

가 보여야 판단하는 데 비해 여성은 상황의 맥락과 뉘앙스 등을

감지해 연구방향 수정 등에 대한 판단을 빨리 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대개의 여성이 남성보다 섬세하기 때문에 갖는 장점

이죠rdquo

그러면서 과학자가 되더라도 과학뿐 아니라 lsquo융합rsquo을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의료나 건축middot예술middot문화 등 다양한 분야와 과

학이 융합할 때 시너지를 낸다는 것이다 ldquo호기심을 가지고 다양

한 분야를 살펴봐야 합니다 궁금증이 많아야 해요 중요한 것은

호기심에 머무르지 않고 해결 방안까지 같이 고민해야 한다는 점

입니다 정보를 많이 얻고 이를 토대로 분석하는 습관을 길러야

합니다rdquo 글middot남형도 기자

백미숙 팀장이 2012년 만든 인사동 홈페이지(wwwhiinsacom) 초기 화면 1초 간격으로 바뀌는 인사동 사진을 전면에 시원하게 배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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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2014414 위클리 공감

ldquo그 때만 해도 금세 (직장을) 얻을 수 있을 거라 lsquo착각rsquo했지

요rdquo 이화여대 컴퓨터공학과 변해선(38) 연구교수는 요

즘 말로 lsquo경단녀(경력단절 여성의 줄임말)rsquo였다 연년생 두 아이를

키우는 엄마의 삶은 공학관 연구실의 작은 컴퓨터와 집뿐이다

ldquo아이를 둘 키워보면 전혀 다른 세계를 만나게 될 거예요rdquo 변 교

수는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의 지원으

로 복직에 성공하면서 두 마리 토끼를 잡고 있는 lsquo슈퍼 맘rsquo이다

고등학생 시절 컴퓨터 활용이 재미있었다는 변 교수는 소프트

웨어 전문가를 꿈꾸며 하루 9시간 이상 모니터 화면과 씨름했다

대학에 들어가서도 꾸준히 그 길만 고집했다 여성이라 불리하다

는 생각도 전혀 없었다 ldquo제가 학교를 다니던 1990년대 중반만 해

도 한창 인터넷 붐이 일었고 컴퓨터 업계에서는 경쟁력이 있었어

요rdquo 그래서 항상 lsquo하면 되겠구나rsquo 싶은 자신감이 있었다 딱 출산

전까지는 그랬다

박사학위를 받기 이틀 전 첫아이를 낳았다 변 교수는 이때부

터 모든 삶이 계획과는 다르게 흘러가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는

꾸준히 해 왔던 연구를 쉬면 도태된다는 생각에 산후조리 2개월

만에 lsquo박사후 연구원rsquo이 되었다 ldquo생후 3개월도 안 된 아이를 어린

ldquo아이들이 자랑할 엄마과학자 돼야죠rdquo변해선 이화여대 컴퓨터공학과 연구교수 ldquo참 어렵게 이 자리에 돌아왔어요rdquo

지미연 기자

한국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의 lsquo여성 과학인 경력복귀지원 사업rsquo을 통해 현업에 돌아온 변해선 교수는 ldquo(경력단절 기간 동안) 급변하는 IT 분야에서 어린 친구들이나 해외 박사들이 많아 쉽게 뒤처질 수 있다는 생각에 조급했다rdquo고 말했다

과학기술 여성파워시대 경력단절 딛고 복귀기획특집

오상민 기자

30-31-기획-변해선indd 30 2014-04-11 오전 15022

위클리 공감 2014414 31

이집에 맡기기 시작했어요rdquo

하지만 첫째를 출산한 지 8개월 둘째가 lsquo덜컥rsquo 생겨 버렸다 연

구 논문을 구상하기도 벅찬 시간 점점 무거워지는 몸을 이끌고

연구와 육아를 감당하기가 어려워졌다 임신 6개월째 그는 연구

실을 떠났다 박사후 연구원 1년차였다 ldquo떠날 때만 해도 금세 복

귀할 수 있을 줄 알았지요rdquo

연년생 두 아이의 육아는 그에게 lsquo충격적rsquo이었다고 한다 ldquo한 아

이만 키우는 것과는 완전히 달랐어요 새벽에 일어나 둘째에게

우유를 타주고 기저귀 갈아주고 첫째 옷 갈아입히고 그렇다고

(아이가) 인형처럼 가만히 있나요 한창 움직이면서 시리얼 엎고

어지럽히고hellip 잠깐 안 보는 새 연구 중인 모니터 앞에서 키보드

를 쿵쿵 두들기고 있질 않나 매일이 아찔했죠rdquo

한국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 덕에 연구현장 복귀

연구실이 그리워졌다 하지만 공백은 컸다 여기저기 지원해 봤지

만 계속 고배를 마셨다 그렇게 1년 2개월의 시간이 흘렀다 변 교

수의 세부 전공인 컴퓨터 네트워크 분야는 점점 길이 좁아졌다

그는 ldquo특히 IT분야는 워낙 급변하는데다 어린 친구들이나 해외

박사들이 많아 쉽게 뒤처질 수 있다는 생각에 조급한 마음도 있

었다rdquo며 ldquo막막하고 답답하고 불안한 시간이었다rdquo고 회고했다

그러던 어느날 메일이 도착했다 한국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

터(WISET)에서 lsquo2013 여성 과학인 경력복귀지원 사업rsquo을 한다는

모집공고였다 2012년에 시작한 이 사업에는 대학연구원 모집도

포함됐다 간절한 마음으로 지원서를 썼다 ldquo합격 통보를 받고 정

말 기뻤지요 공부했던 모교인데다가 일과 육아 두 마리의 토끼

를 잡을 수 있는 환경이 주어진 거죠rdquo

기쁜 마음으로 모교에 복귀했지만 적응은 쉽지 않았다 연구

와 육아를 병행하는 일은 생각보다 만만치 않았다 오히려 극심

한 우울증을 겪어야 했다 부부싸움도 늘고 엄마로서 해서는 안

될 생각까지 했다고 한다 포기하고 싶은 순간 변 교수는 오기가

생겼다 퇴근 후 밤 9~10시에 아이를 재워놓고 새벽 1시에 알람

을 맞춰 뒀다 쪽잠을 자고 일어나 연구에 몰입했다 ldquo경쟁에서

뒤처져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점점 커지더라고요rdquo 그는 이런 각

고의 노력 끝에 지난해 11월 교육부에서 주관한 lsquo리서치펠로우

프로젝트(모바일 클라우드 컴퓨팅 상호작용 지연 최소화를 위한

복합프레임워크 개발)rsquo를 맡으면서 연구교수가 됐다

요즘의 꿈은 두 가지다 ldquo연구자로 우리나라 소프트웨어 분야

에 기여할 수 있는 연구 실적을 내는 거죠 지금 실험이 마무리

단계에 있고요 조만간 논문을 발표할 예정입니다rdquo 그는 연구 이

야기를 하면서 커다란 눈을 반짝였다 두번째 꿈은 더 인상적이

었다 ldquo아이들에게 자랑스러운 엄마가 되는 거요 나중에 커서 아

이들이 lsquo우리 엄마는 과학자rsquo라고 자랑스러워할 수 있었으면 좋겠

어요rdquo 글middot박지현 기자

한국여성과학기술인 RampD 경력복귀지원 사업이란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가 출산middot육아 등으로

경력이 단절된 이공계 출신 여성(여성과학기술인)에 대해 다시 연구 현

장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업이다 여성들이 연구 현장 복귀

를 준비할 때부터 일자리에 정착할 때까지 패키지 형태로 지원한다

재취업 역량 진단을 통한 맞춤형 준비교육과 직업상담 일자리 추천

등을 한다 지속적으로 경력을 유지middot발전시킬 수 있도록 취업 중개도

돕는다 복귀 사업의 지원 규모는 여성 과기인 1인당 2천만원 이내로 최

장 3년까지 지원된다 2012년과 2013년 두 차례에 걸쳐 여성 과학자 복

귀사업을 벌였는데 70명 모집에 153명이 몰렸다 이 사업을 통해 현장

으로 돌아온 여성 과학기술인은 2012년 39명 2013년 58명이었다 이

들은 지금까지 국내외 학술지 논문 30편과 특허출원 9건을 내는 등 두

드러진 성과를 보이고 있다

문의 02-6411-1011~2 wwwwisetrekrreturn

ldquo두 아이의 육아를 연구와 병행하는 일은 생각보다 너무 어려웠다rdquo는 변 교수는 아이들에게 자랑스러운 과학자 엄마가 되고 싶다고 했다

오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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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2014414 위클리 공감

과학기술 여성파워시대 과학과 인문학 통섭기획특집

ldquo미국 유학시절 아이가 아플 때면 유치원을 보낼 수도 내

가 학교 수업에 빠질 수도 없어 발을 동동 구른 적이 한

두 번이 아니었어요rdquo

45년간 화학을 연구해 온 황영애(68) 상명대 명예교수는 아직

도 그 시절만 떠올리면 가슴 한 편이 쿡쿡 아려온다 함께 박사과

정을 밟은 남편은 아이 문제나 집안일에 있어서 늘 뒷전에 있는

데 반해 과학자이기 전에 lsquo엄마rsquo였던 황 교수에게는 학업과 가정

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게 여간 고된 일이 아니었다

ldquo어느 분야나 일과 가정을 양립시키는 일이 쉽진 않겠지만 과

학 분야에서도 여성에게 유리한 점은 결코 없었어요 사회생활에

있어서의 문제라기보다는 결혼이나 육아로 인한 가정의 문제였

죠 혹자는 연구직이면 그래도 좀 편하지 않으냐고도 하는데 흔

히 생각하듯 하나 더하기 하나를 해서 원하는 결과가 나오는 게

아니니까요 밤새도록 실험하는 일도 잦은데 아이를 둔 엄마로서

는 쉬운 일이 아니죠rdquo

lt세계문학전집gt 읽기를 좋아하던 부끄럼 많던 여고생은 화학

수업을 하던 총각 선생님을 짝사랑하며 흥미가 생겼다 선생님이

아닌 화학과 본격적인 사랑에 빠진 건 이듬해 대학에 입학하면

서부터다

그가 대학에 입학하던 해 서울대 화학과 정원 30명 중 여학생

은 4명뿐이었다 황 교수는 ldquo그 정도면 당시로서는 적지 않은 수rdquo

라며 ldquo진로를 정하는 데 있어 여자 동기들과 선배들의 도움을 많

이 받았다rdquo고 말했다 이공계 여대생이 극히 드물던 시절 결혼middot

육아에 대한 고민을 나눌 유일한 대상은 처지가 비슷한 동료들

뿐이었다

ldquo흔히 여성 과학자의 강점으로 섬세함을 꼽는데 저는 손끝이

야물지를 못했어요 실험할 때는 꼼꼼함이 필수인데 그렇지 못해

ldquo화학에서 인생과 인문학을 보았어요rdquo황영애 상명대 명예교수 ldquo교수법에 응용해 제자들 이해 도와 보람 느껴rdquo

공부가 힘들게 느껴질 때도 많았어요 오랫동안 공부해 온 저도

그런데 학생들은 오죽할까 싶어 어떻게 하면 좀 더 쉽고 즐겁게

가르칠 수 있을까 고민했죠rdquo

그 고민의 해답은 인생에 있었다 황 교수는 화학적 원리에 인

간 관계를 대입해 강의했다 그는 ldquo과학으로서 화학을 바라보면

어렵게 느낄 수 있는 것도 인생에 빗대면 쉽게 이해되는 부분이

많다rdquo고 설명했다

ldquo과학 대중화가 곧 과학 발전rdquohellip 중middot고교 무료강의 희망

ldquo화학은 정확한 학문이에요 하나가 모자라면 상대방에게 내 것

을 내어주는 게 기본 원리죠 어느 물질 하나 무의미한 건 없어

요 가령 촉매제를 예로 들면 촉매라는 건 두 가지 물질이 반응

할 때 그걸 도와주는 물질이에요 그 반응에 적극적으로 참여하

면서도 자체 생성물을 만들지 않는 희생적인 물질이죠 제 할 일

을 묵묵히 하면서도 과시하지 않는 모습이 우리 인생에 깨달음

을 주지 않나요rdquo

lsquo화학에서 인생을 배웠다rsquo고 말하는 제자들이 하나 둘 늘어날

때마다 그의 보람도 늘었다 제자 중에는 그의 교수법을 벤치마

킹해 교단에 선 이들도 있단다 인문학적인 강연으로 과학적 이

해를 돕는 그의 수업 방식은 어찌 보면 대립각을 세우는 일로도

보인다

그러나 그는 인문학을 넘어 종교에서도 과학적 원리를 발견한

다 뒤에서 힘을 보태주는 중성자 이야기로는 lsquo겸손rsquo을 플라스마

의 산화 정신으로는 lsquo순교자의 삶rsquo을 풀어낸다 필수원소와 독성

원소는 lsquo선을 가장한 악rsquo을 제설제와 부동액은 lsquo기도와 눈물rsquo의 의

미를 이해하게 한다

ldquolsquo과학과 종교의 만남rsquo이라면 흔히 성경에 나오는 일을 과학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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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 공감 2014414 33

으로 증명하는 내용일 것이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아요 하지

만 저는 종교적 현상을 설명하거나 증명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화

학이라는 학문이 신앙을 받아들이는 데 어떻게 도움이 되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어요 인문학도 그런 의미에서 과학과 대

치 관계에 있는 것이 아니라 접점에 있는 학문이라고 생각해요rdquo

황 교수는 자신의 강의 내용을 바탕으로 lt화학에서 인생을 배

우다gt lt화학에서 영성을 만나다gt라는 책을 출판했다 그 중 lt화

학에서 인생을 배우다gt는 교육부가 선정한 우수 과학도서로 꼽

히기도 했다

그는 저서를 내는 데 그치지 않고 직접 중middot고등학교를 돌며 무

료 강의를 펼치고 싶은 소망을 품고 있다 과학의 대중화가 곧 과

학의 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믿음 때문이다

ldquo과학 그 중에서도 기초과학 분야는 정말 중요한 학문입니다

기초과학이 튼튼해야 응용 분야도 발전할 수 있죠 미래 과학의

기초를 다지는 데 제가 조금이나마 역할을 할 수 있기를 바랍니

다rdquo 글middot허정연 기자

전민

규 기

황영애 명예교수는 45년간 화학을 연구middot강의한 경험을 바탕으로 과학의 대중화에 앞장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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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2014414 위클리 공감

ldquo철커덩철커덩 삐이익~rdquo

4월 7일 오후 울산 동구 현대중공업 본사 건설장비 시험

장 바닷가 옆에 있는 시험장의 모래언덕에서 거친 기계음을 내

며 굴착기가 앞뒤로 흔들리고 커다란 굴착기 버킷(굴착기 앞부

분에 달려 있는 바구니 모양의 구조물)이 수차례 회전하며 흙을

퍼내는 작업을 한다 굴착기가 움직일 때마다 거센 모래바람에

눈을 뜨기 힘들 정도다

30여 분쯤 지나자 작동을 멈춘 굴착기의 운전실 문이 열리고

선글라스를 낀 채 스카프로 코와 귀를 둘러싸고 안전모를 쓴 운

전사가 내린다 영락없는 건설현장 남성의 모습 같지만 이 회사의

건설장비 설계 분야에서 금녀의 벽을 허문 건설장비개발1부 굴착

기 설계부의 이선경(39) 차장이다

이 차장은 남성의 전유물로 여겨지는 건설중장비 설계 분야에

서 우먼파워를 과시하는 여성 엔지니어다 2001년부터 현대중공

업에서 근무하고 있다 울산대에서 자동차공학을 전공한 그의

업무는 굴착기 설계 및 개발이다

남성 중심의 건설장비 설계를 선택한 데는 lsquo도전정신rsquo이 큰 영

향을 미쳤다 이 차장은 ldquo용도나 중량의 차이는 있지만 자동차나

건설장비의 기본 원리는 비슷하다rdquo며 ldquo여성이라서 하지 못할 것

이라는 선입견을 깨고 싶었다rdquo고 말했다

지금은 14년차의 베테랑 설계사가 됐지만 그의 도전은 처음부

터 녹록지 않았다 lsquo휠로더rsquo lsquo스키드로더rsquo lsquo카울링rsquo lsquo데칼rsquo 등 낯선 건

설장비 전문용어와 기계를 익히는 것에도 진땀을 뺐지만 육체적

피로감은 큰 고충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굴착기 설계 분야는 현장에서 굴착기를 직접

시운전해 보고 현장을 발로 뛰며 남성 작업자들을 만나 의견을

듣는 등 강도 높은 육체노동이 뒤따르는 업무 특성 탓에 여성과

는 특히 거리가 먼 영역으로 여겨져 왔다

과학기술 여성파워시대 현장에 산다기획특집

하지만 이 차장은 이런 선입견을 하나씩 깨뜨렸다 남자 동료

들에게 뒤지지 않기 위해 꾸준한 운동으로 체력을 다지는가 하

면 잦은 야근이나 출장 등에서도 특혜를 받지 않았다 더 나은

제품 개발을 위해 굴착기 운전자격증을 따내는 열성을 보이기도

했다

그는 ldquo설계실뿐 아니라 각종 현장에서 설계한 굴착기가 제대

로 움직이며 작동하는지를 직접 점검하는 등 꼼꼼하게 챙겨야

더 나은 굴착기를 만들 수 있기 때문에 운전자격증까지 따면서

스스로 굴착기 프로가 돼야 한다rdquo고 말했다

이 같은 그의 열정과 여성 특유의 섬세함middot꼼꼼함은 제품의 완

성도를 높이는 데 기여하고 있다 이 회사의 굴착기가 업계의 호

평을 얻은 데는 여성 설계자들의 역할이 컸다는 게 업계의 평가

다 이 차장의 손을 거친 lsquo굴착기 9시리즈rsquo는 세계적 베스트셀러이

다 국내에서는 수년째 부동의 1위를 지키고 있고 해외로도 꾸준

히 수출되는 제품이다

이 차장은 ldquo여성이 보는 관점과 남성이 보는 관점은 다르다rdquo며

ldquo유저 인터페이스를 제품에 완벽히 반영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의

견이 나와야 하는데 그런 측면에서 여성 설계자들이 긍정적 역

할을 한다rdquo고 말했다

ldquo동등한 대우 바라면 당당하고 용감하게 도전을rdquo

여성 설계자들은 개발 업무뿐만 아니라 현장이나 부서에서 활력

소로서의 역할도 톡톡히 한다

이 차장은 ldquo부서 내 여성 설계자가 5명인데 경직된 조직문화

에서 윤활유와 같은 작용을 한다rdquo며 ldquo갈등관계에 있는 발주처와

의 미팅에서는 부드러운 분위기를 만들어내고 친근한 표현과 여

유 있는 태도는 현장 근로자와의 관계 개선에도 큰 역할을 한다rdquo

고 말했다

ldquo섬세함 살려 최고 굴착기 만들어야죠rdquo현대중공업 건설중장비 설계 이선경 차장 ldquo현장을 발로 뛰느라 육체노동 강도 세요rdqu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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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 공감 2014414 35

지미

연 기

하지만 남성 중심의 조직에서 힘든 점이 없는 것도 아니다 그

는 ldquo아직까지 여성 직원의 업무능력에 대한 데이터베이스가 부족

하기 때문에 중장비 분야에 대한 여성의 이해도가 낮을 것이라

는 그리고 가정으로부터의 독립성에서도 남성에 미치지 못한다

는 선입견이 있다rdquo며 ldquo하지만 그것은 여성 스스로가 넘어야 할

산rdquo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성들이 스스로 가치관을 세우고

자신의 일에 자신감을 가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ldquo같은 월급

과 동등한 대우를 받기를 바라면서 쉬운 일만 하려고 든다면 어

떤 상사라도 중책을 맡기고 싶어하지 않을 것rdquo이라며 ldquo당당하고

용감하게 도전해야 한다rdquo고 말했다

이어 ldquo섬세하고 부드러운 여성만의 장점을 살려 건설장비 분야

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드는 것이 꿈rdquo이라며 ldquo현장에서 작업자

들과 함께 어울리며 세계 최고의 제품을 설계하고 싶다rdquo는 포부

를 밝혔다 글middot최재필 기자

현대중공업 건설장비개발1부에서 굴착기 설계를 맡고 있는 이선경 차장이 자신이 설계한 제품을 점검하고 있다

현대

중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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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2014414 위클리 공감

과학기술 여성파워시대 기술로 승부기획특집

임형미(47) 한국세라믹기술원 에코복합소재팀장은 지난

2010년부터 산업통상자원부가 추진하는 10대 핵심소재개

발(WPMmiddotWorld Premier Materials)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

다 WPM은 수송기기용 초경량 소재 친환경 스마트 표면처리 강

판과 같은 미래형 신소재들을 개발하는 프로젝트다 임 팀장은

10대 프로젝트 중 한 분야인 나노카본(탄소섬유) 사업단에서 에

너지 절감을 할 수 있는 나노복합소재를 개발하고 있다 이번 사

업단에서 몇 안 되는 여성 책임자이기도 하다 그는 ldquo최근 방열

소재가 주목받고 있는 만큼 고온에서 표면의 전기 절연성을 유지

할 수 있는 세라믹 소재를 연구한다rdquo며 ldquo정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프로젝트인 만큼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rdquo

고 말했다

세라믹은 크게 첨단세라믹과 전통세라믹으로 나뉜다 전통세

라믹은 흙이나 모래 같은 원료를 이용해 불로 구워낸 도자기나

유리 등을 말한다 첨단세라믹은 자동차와 항공우주 등 첨단 기

술을 세라믹에 접목한 소재를 말한다

한국세라믹기술원은 첨단세라믹 연구기관으로 2000년 정부

출연기관으로 출범했다 2009년부터는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기

관으로 바뀌었다 한국세라믹기술원은 에너지환경middot전자middot기초

소재 융합 분야로 나뉘어 연구하고 있다

임 팀장이 이끌고 있는 에너지소재본부 내

에코복합소재팀에서는 세라믹 원료에 해당

하는 나노입자를 더 작게 만들거나 나노입

자의 특성을 응용한 나노기술 개발에 힘쓰

고 있다

그가 2000년 한국세라믹기술원에 입사할

때만 해도 여성 과학기술 연구원은 어디에서도

ldquo나노복합소재 개발 사명감이 큽니다rdquo한국세라믹기술원 에코복합소재팀 임형미 팀장 ldquo과학기술은 가장 진실한 학문rdquo

전민규 기자

임형미 팀장은 산업통상자원부가 추진하는 10대 프로젝트 중 한 분야인 나노카본 사업단에서 책임자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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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 공감 2014414 37

보기 드물었다 또 과학기술이라고 하면 광물 자원 등과 같은 단

일 자원을 개발하는 수준이었다 그러나 한국세라믹기술원이 출

범하면서 변화를 맞았다

각 분야에서 세라믹기술원을 찾기 시작하면서다 당시 이화여

대 화학과를 졸업하고 미국에서 물리화학 박사학위를 받았던 임

팀장은 곧바로 지원했다 입사 지원 당시 전남대와 조선대에서

lsquo박사후 연구원rsquo으로 활동하고 있던 터라 전공을 살릴 수 있는 기

회였고 합격 소식을 들었다 임 팀장은 ldquo남편이 지방에서 근무했

기 때문에 주말부부로 지내야 하는 현실이었지만 남편의 전폭 적

인 지지 속에 일할 수 있게 됐다rdquo며 ldquo남편과 14년째 주말부부 생

활을 하고 있다rdquo고 말했다

ldquo기술개발로 기업middot소비자에 도움 줄 수 있어 뿌듯rdquo

임 팀장은 지난 4월 1일 수석 연구원으로 승진했을 정도로 인정

받고 있지만 그에게도 고비는 있었다 바로 2000년 분체팀으로

입사하면서다 분체(고체 입자가 많이 모여 있는 상태의 물체를

통틀어 이르는 말)는 공학 분야로 이학 전공을 한 그에게는 어려

움이 있었다

그렇게 1년 남짓 연구에 매진하고 있던 2000년 초 당시 한국세

라믹기술원장이 세라믹을 섬유에 응용할 수 있는 프로젝트 팀을

꾸리면서 기회가 온 것이다

그는 전남대에서는 흡착제와 석유화학 공정 등에 쓰이는 첨단

신소재인 제올라이트(제올라이트는 알칼리 금속 또는 알칼리토

류 금속을 함유하는 함수 알루미늄 규산염 광물의 일종) 촉매를

조선대에서는 세라믹 코팅제를 연구했다 그는 ldquo분체팀에 들어갔

지만 전공 분야가 아니어서 힘들었는데 회사에서 복합소재 개

발 얘기를 듣고 바로 참여하게 됐다rdquo고 말했다

그 이후 나노카본 복합소재 개발에 적극 뛰어들었다 그간 성

과도 있었다 대표적인 연구 성과물은 난연제(플라스틱의 내연소

성을 개량하기 위해 첨가하는 첨가제) 개발이다 예를 들어 지하

철 화재 시 인명 피해가 많은 이유는 유독가스로 인한 질식사 때

문으로 난연제 개발도 유독가스를 줄일 수 있는 방안이 된다 전

선소재도 나노입자 크기(한 변의 길이가 1천만분의 1미터 이하)의

무기물을 고르게 분사시키고 불에 잘 타지 않는 성질의 난연제

를 결합시키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임 팀장은 ldquo나노물질의 입자 크기는 눈에 보이지 않지만 나노

기술은 우리의 건강과 환경 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요한 기

술rdquo이라고 말했다

또 기업과 협업해서 개발한 연구도 있다 기술원은 개인 연구

개발도 중요하지만 기업이 필요로 하는 기술도 개발한다 그는

ldquo기술 개발을 하면 기업들에 기술을 이전하기도 하지만 자체 예

산이 많지 않아 예산 확보를 위해 기업이 의뢰한 기술을 협업해

개발하는 프로젝트가 많다rdquo고 말했다

대표적인 것 중 하나가 2012년 LG전자와 함께한 휴대폰 유리

기판 표면온도 저감용 코팅제 연구다 휴대폰을 오래 사용하다

보면 휴대폰이 발열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발열을 줄이기 위한

기술 연구를 LG전자가 의뢰하면서 연구에 매진해 발열을 줄일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현재는 LED 분야 중소기업과 LED 형광등 커버를 개발 중이

다 그는 ldquo과학기술은 측정과 관찰을 통해 결론을 얻는 만큼 정

확하고 진실한 학문rdquo이라며 ldquo기술 개발로 기업은 물론 소비자들

에게도 도움이 될 수 있어 매우 뿌듯하다rdquo고 말했다 이어 ldquo과학

기술 분야에 진출하는 여성들의 숫자가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rdquo고

덧붙였다 글middot김성희 기자

36-37-기획-임형미indd 37 2014-04-11 오전 15313

38 2014414 위클리 공감

베트올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개와 고양이 등 반려동물들의

질병을 체크할 수 있는 진단키트를 개발하는 회사다 동

물 진단키트란 사람의 임신 진단키트와 같이 반려동물의 혈액이

나 분비물을 떨어뜨려 10분 이내에 질병 유무를 곧바로 알 수 있

게 해 주는 제품이다 한 줄이면 음성 두 줄이면 양성 반응을 나

타낸다 김정미(51) 베트올 대표는 ldquo국내에서는 잘 알려지지 않은

기업일 수 있지만 해외 동물 의료시장에서는 꽤 유명한 기업rdquo이

라고 소개했다

실제로 베트올은 107개국에 30여 개 질병 진단키트 제품을

수출한다 지난해 1분기 매출의 991퍼센트가 해외에서 나왔을

정도다 김 대표는 ldquo국내에서는 반려동물에 대해 관심 있는 질병

수가 4~5개에 불과하지만 해외에서는 사람이 가지고 있는 질병

처럼 반려동물 질병에 대한 관심이 높기 때문rdquo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창업한 지 7년 만에 세계 동물 의료시장에서 다섯 손가

락 안에 꼽히는 기업으로 성장했다 연구원과 생산직원을 다 합

쳐도 28명밖에 안 되는 기업이 말이다 2006년 12월 창업한 첫

해에도 매출을 올렸다 이에 대해 그는 ldquo좋은 물건을 빨리 만들고

잘 팔았기 때문rdquo이라고 대답했다 이런 자신감에는 그가 학교에

서 공부한 이론과 실무 경험이 바탕이 됐다

김 대표는 이화여대 생물학과를 졸업한 후 미국 오스틴 텍사

ldquo충분한 역량middot경험 쌓은 뒤 43세에 창업rdquo김정미 베트올 대표hellip 동물 질병 진단키트 개발로 7년 만에 세계 5위권 성장

지미

연 기

김정미 베트올 대표는 창업 7년 만에 반려동물의 질병 진단키트를 107개국에 수출하고 있다

과학기술 여성파워시대 과학도로 창업 도전기획특집

박상

문 기

38-39-기획-김정미indd 38 2014-04-11 오전 15411

위클리 공감 2014414 39

스주립대에서 약리middot독성학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MIT 박사후

연구원 과정을 마쳤다 한국에 들어와 1997년 국립보건원에서

책임연구원으로 근무한 뒤 바이오 업체인 바이오메드랩과 이수

그룹의 바이오 계열사인 이수앱지스에서 인체 질병과 동물 질병

연구를 했다

바이오메드랩 연구원 재직시절에는 자궁암 진단키트인 lsquo자궁

암 진단용 DNA 칩rsquo을 개발했다 한국 식약청 허가를 받아 현재

병원에서 사용되고 있다 이후 이수앱지스로 옮겨 인체 진단과

관련 제품을 연구하고 개발 판매까지 총괄하는 진단사업팀장을

5년간 지냈다 그는 ldquo국립보건원 공무원 생활을 하고 바이오 회

사에서 제품을 만들어 상용화하는 모든 과정을 경험한 것이 창

업하는 데 큰 자산이 됐다rdquo고 말했다

자신감이 생긴 김 대표는 창업을 하기로 결심했다 당시 나이

43세였다 그는 ldquo지금까지의 경험과 역량으로 충분히 승산이 있

다고 생각했다rdquo고 말했다 그는 이수앱지스에서 함께 지내온 연

구원들과 함께 힘을 모아 시작하기로 했다 그러나 제한된 자본

력과 소수 인력으로는 지금까지 했던 인체형 질병 진단키트 시장

은 어렵다고 판단했다 결국 고민 끝에 반려동물 시장으로 방향

을 틀었다 그는 ldquo동물 진단키트는 사람을 위한 키트와 기술이 유

사해 제조 원가가 비슷한 반면 판매 가격과 경쟁률은 크게 차이

가 난다rdquo고 말했다 이어 ldquo전 세계 동물시장은 해마다 10퍼센트

이상 증가하는 블루오션인 만큼 성장 가능성이 크다고 확신했

다rdquo고 덧붙였다

ldquo창업은 철저히 준비하고 정책자금 적극 이용을rdquo

그러나 어려움도 있었다 바로 연구개발비다 김 대표는 정부에서

지원받을 수 있는 방법을 알아보기 시작했다 그는 ldquo사업성이 높

은 만큼 성공할 자신이 있었다rdquo며 ldquo중소기업청 농림부(현 농림축

산식품부) 경기과학기술진흥원 등에서 내놓은 과제에 참여해

연구개발비를 확보했다rdquo고 말했다 실제로 베트올은 2007년 9월

산업자원부(현 산업통상자원부)의 lsquo신기술보육사업rsquo으로 선정돼

기술개발 자금을 지원받았고 2008년에는 중소기업청의 lsquo중소기

업기술혁신사업rsquo에 뽑혔다 김 대표는 ldquo창업을 생각한다면 우선

철저히 준비하고 정부의 정책자금을 적극 이용하라rdquo고 조언했다

지원 끝에 베트올은 lsquo개 심장사상충rsquo lsquo개 홍역rsquo lsquo개 장염rsquo 등 세 가

지 종류의 질병을 체크할 수 있는 진단키트를 개발할 수 있었다

베트올 진단키트는 국내 수의사는 물론 세계 바이어들에게 호

평을 받으면서 제품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다 이제는 lsquo어디에 팔

까rsquo 고민을 하는 게 아니라 기업에서 lsquo필요한 제품을 만들어 달라rsquo

는 주문이 들어올 정도다 빠른 시간 내 시장을 선점할 수 있었던

이유는 김 대표가 직접 제품을 들고 해외 바이어를 만나고 뛰어

다닌 덕분이다 그는 ldquo제품을 만든 사람이 가장 잘 팔 수 있다고

생각한다rdquo며 ldquo아직도 제품의 기술영업과 기술지원을 직접 하고 있

다rdquo고 말했다 베트올은 물건을 믿고 팔 수 있는 백신회사나 제약

회사 등을 선정해 계약을 맺는다 거래처가 65개사에 달한다

현재 전 세계 동물 진단키트시장 규모는 2조원이다 대표 기업

으로는 아이덱스와 헤스카 신바이오텍스 등 미국의 3개사와 유

럽의 2개사 정도다

김 대표는 ldquo우리 기업만의 기술경쟁력이 있는 만큼 몇 년 안에

아이덱스와 어깨를 견줄 수 있을 것rdquo이라고 자신했다 이어 ldquo앞으

로 진단키트뿐 아니라 진단부터 치료까지 할 수 있는 의료기기

개발에도 힘쓸 것rdquo이라고 말했다 올해에는 개와 고양이 질병 진

단키트에 이어 말에 대한 질병 진단키트를 출시할 계획이다 그

는 ldquo창업할 때 가장 시간을 많이 투자하고 전문성을 가져야 한

다rdquo며 ldquo일할 때에는 여자라는 생각을 버리고 일해야 한다rdquo고 말

했다 글middot김성희 기자

베트올이 개발한 반려동물들의 질병을 체크할 수 있는 진단키트

베트

38-39-기획-김정미indd 39 2014-04-11 오전 15414

40 2014414 위클리 공감

공감 인터뷰

인터넷 없는 세상을 상상할 수 있을까 우리 생활 전반에 자

리 잡은 인터넷 덕분에 편리한 생활을 영위하고 있지만 개

인정보 유출 바이러스 유포 등 사이버 범죄에 대한 우려도 만만

치 않다 이 같은 걱정에서 벗어날 수 있는 안전한 정보통신 사회

를 만들기 위해 활동하는 사이버 보안전문가 lsquo화이트 해커rsquo의 세

계에 뛰어든 고교생이 있다

지난 4월 2~3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전 세계 화

이트 해커들의 해킹방어기술 경연대회 lsquo코드게이트(CODEGATE)

2014rsquo 주니어부 우승자인 선린인터넷고 3학년 임정원(18) 군이다

이번 대회에는 지난 2월 온라인으로 치러진 예선전을 포함 역

대 최대 규모인 전 세계 74개국 1200개팀 2968명의 정보보안

인재들이 참가했다 lsquo코드게이트 2014rsquo에서 세계 최초로 열린 주

니어 해킹방어대회에도 24개국 378명이 참가했다

7회째인 올해 대회는 해외 참가팀의 비중이 58퍼센트였으며

지난해 개최된 세계 최대 해킹대회인 lsquo데프콘rsquo(예선참가 917개팀)

규모도 뛰어넘었다

우리나라는 단체전인 일반부에서 아쉽게도 우승팀을 내지 못

했으나 개인전인 주니어부에서 1위부터 3위까지 휩쓸었다 특히

우승자인 임 군은 총점 1340점을 획득해 880점으로 2위를 차지

한 김범수(18middot개포고 3년) 군과 큰 점수 차를 보였다

ldquo어릴 때부터 게임보다 프로그래밍에 관심이 컸어요rdquo

ldquo어릴 때 집에 있는 컴퓨터를 하면서 궁금증이 생겼어요 컴퓨터

에서 운영되는 프로그램들이 어떻게 만들어지는 걸까 하고요

그래서 초등학교 2학년 때 직접 프로그램을 만들고 싶은 마음에

혼자 책을 보면서 공부를 시작했어요rdquo

임 군은 lsquo학원을 다녔다rsquo lsquo컴퓨터를 잘하는 집안 어른에게 배웠

다rsquo 정도의 답변을 기대하며 던진 질문에 대해 lsquo독학rsquo이라는 의외올해 처음 열린 코드게이트 2014 주니어부 우승자인 임정원 군은 우리나라의 사이버 안보를 지키는 정보보안 전문가를 목표로 공부하고 있다

지미

연 기

ldquo사이버안보 지키고 싶어요rdquo선린인터넷고 임정원 군 해킹방어기술 올림픽 lsquo코드게이트 2014rsquo 주니어부 우승

40-41-공감인터뷰indd 40 2014-04-11 오전 15526

위클리 공감 2014414 41

의 답을 내놓았다 초등학교 저학년 또래라면 컴퓨터 게임이나

인터넷 검색 등에 관심을 보이는 것이 보통인데 임 군은 그것을

가능하게 만든 프로그램에 흥미를 보인 점도 남달랐다

ldquo그 당시 보던 책 중에 lt철벽보안을 위한 역공격 해킹gt이라는

책이 있었어요 그 책을 보면서 정보보안에 빠져들었고 나중에

는 책이 뜯어질 정도로 반복해서 읽었어요rdquo

남다른 관심과 열성으로 임 군은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 2년

간 서울 중부교육청의 정보영재로 중2 때는 서울대학교 과학영

재교육원 정보영재 프로그램에 선발되어 영재 교육을 받았다

ldquo책에 나온 내용들을 보면서 정보보안에 대해 본격적으로 공

부해 보고 싶은 욕심이 생겼어요rdquo

특성화고에서 체계적으로 공부할 길 찾아

임 군이 특성화고인 선린인터넷고에 진학한 것도 정보보안에 대

한 공부 욕심이 커서였다고 한다 임 군의 부모는 특목고 진학을

원했으나 ldquo본격적으로 정보보안에 대한 공부를 해 보고 싶다rdquo는

임 군의 강한 고집에 밀려 특성화고 진학을 허락했다고 한다

ldquo선린인터넷고의 교육과정과 동아리활동에 대해 알아보니 제

가 더 알고자 했던 것들을 제대로 배울 수 있을 것 같다는 기대

감이 들었어요 실제로 입학해서 공부해 보니 수업 내용이 충실

하고 동아리활동도 활발해 부족한 점을 많이 채울 수 있었어요

lsquo레이어 세븐rsquo이라는 동아리에 가입했는데 뛰어난 선배들이 문제

를 해결하는 모습을 가까이서 보고 함께 연구활동을 할 수 있어

서 너무 좋았어요rdquo

선린인터넷고에 진학해 정보보안에 대해 체계적으로 공부할

수 있는 길을 찾게 된 임 군은 각종 대회에 진출하면서 좋은 성과

도 냈다 2013년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개최한 lsquo제1회

ETRI 주니어 해킹대회rsquo에서 우승하는 등 총 7개의 해킹방어대

lsquo화이트 해커rsquo들의 축제인 코드게이트 2014의 외국인 참가자

코드

게이

트 2

014

사무

회에 참가해 그 가운데 2개 대회에서 2위에 입상하고 5개 대

회에서 1위를 하는 등 놀라운 실력을 보여주었다

ldquo대회에 나가면 내가 어느 정도 수준인지 부족한 점은 어떤

건지를 알 수 있어 좋아요 이번 대회는 세계 최초의 주니어 국제

해킹방어대회이자 제가 나갈 수 있는 마지막 주니어 대회였기에

더욱 의미가 있었는데 이렇게 좋은 성적을 거둬 정말 기뻐요rdquo

임 군은 지난해 9월부터 한국정보기술연구원(KITRI)의 차세

대 보안전문가 양성과정 베스트오브베스트(BoB)에 지원해 교육

을 받아왔다

8개월간의 교육과 프로젝트 진행 등을 통해 실력을 인정받아

120명의 교육생 중 lsquo베스트 10rsquo에 선정되어 lsquo국가대표 화이트 해커rsquo

라는 영예를 얻고 지난 3월 캐나다에서 열린 정보보안 컨퍼런스

lsquo캔섹웨스트(Cansecwest)rsquo에 참가하기도 했다

임 군은 BoB 교육과정 중 마이크로소프트사 윈도 익스플로

러 프로그램의 보안 취약점을 발견하기도 했다

ldquo아쉽게도 분석이 완료되기 전에 마이크로소프트사에서 보안

패치를 내놓아 해결이 됐어요 제가 분석하는 동안 먼저 발견한

다른 연구자가 제보를 한 거겠죠rdquo

임 군은 ldquo캐나다에서 정보보안 컨퍼런스에 참가해 최신기술에

대한 발표를 보면서 앞으로 갈 길이 멀었다는 생각이 들었다rdquo면

서 ldquo공부하면 할수록 배워야 할 것이 너무 많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rdquo고 말했다 그리고 자신의 포부를 밝혔다

ldquo여러 사람들과 함께 연구하면서 실력을 키워나가고 싶어요

그래서 대학에 진학해 정보보안을 전공하고자 합니다 기회가 주

어진다면 국가기관에서 우리나라의 사이버 안보를 지키는 일을

하고 싶습니다rdquo

한 고교생의 가슴에 사이버 보안전문가의 꿈이 영글고 있

었다 글middot이윤진 객원기자

40-41-공감인터뷰indd 41 2014-04-11 오전 15530

42 2014414 위클리 공감

스마트폰 중독hellip ldquo자녀와 함께 풀어요rdquo친밀한 소통과 사용한계 정하고 자율성 높이는 lsquo친middot한middot자rsquo 매뉴얼 보급

교육정보

지난해 이동통신 3사의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청소년(만

19세 미만) 약 540만명이 스마트폰을 갖고 있다 한국정보

화진흥원이 지난해 분석한 청소년 스마트폰 중독률(255퍼센트)

은 인터넷 중독률(117퍼센트)보다 2배 이상 높고 전년대비 71퍼

센트포인트 증가하여 성인(89퍼센트)의 29배 수준에 달했다

스마트폰에 빠지기 쉬운 청소년 자녀에게 스마트폰 사용을 줄

이라고 조절하라고 지도하는 것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24

시간 따라다니며 잔소리를 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스마트폰에 빠

져들기만 하는 자녀를 대체 어떻게 지도해야 할까

여성가족부는 청소년의 올바른 스마트폰 이용습관 형성을 효

과적으로 돕기 위해서 스마트폰 과다 이용 청소년 상담 부모교

육 치료 관련 매뉴얼을 개발하여 보급하고 있다

이 매뉴얼은 지난해 한국청소년상담복지개발원이 중심이 되어

서울대middot중앙대middot을지대 등 학계 전문가와 현장 실무자 교사 및 학

부모 등이 참여하여 제작한 것으로 lsquo스마트폰 중독 청소년 상담 매

뉴얼(개인middot집단)rsquo lsquo스마트폰 중독 청소년 부모교육 매뉴얼rsquo lsquo스마트

폰 중독 청소년 치료 매뉴얼rsquo 등 3종(4권)으로 구성되었다

ldquo스마트폰은 중독성 강한 기기임을 먼저 이해하자rdquo

lsquo상담 매뉴얼rsquo은 청소년이 스마트폰의 강박적 사용을 줄이기 위해

자신의 사용 패턴을 스스로 이해하여 조절할 수 있도록 구성돼

있다 특히 개인상담과 집단상담으로 구분해 상담효과를 높이고

상담과정에서 자율성을 높이도록 제작됐다

lsquo부모교육 매뉴얼rsquo은 부모가 스마트 기기를 이해하고 자녀가

스마트폰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도록 지도할 수 있는 lsquo친middot한middot자 스

마트폰 자기조절 양육 원리rsquo 등을 소개하고 있다

lsquo부모교육 매뉴얼rsquo은 부모들에게 먼저 자녀들이 사용하는 스마

트폰의 순기능과 역기능을 이해할 것을 권한다

스마트폰은 언제 어디서든 액정만 터치하면 스마트 세상에 들

어갈 수 있어 어느 기기보다 중독성이 심하다는 미디어 특성을

갖고 있다 발달적 특성상 청소년기는 신체적middot정신적 변화를 겪

는 시기로 청소년들이 어지러운 마음을 피하는 가장 손쉬운 방

법으로 스마트폰을 선택하고 있다 이와 함께 기질적으로 우울

증 ADHD(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를 가진 청소년들이 특히

서울 마포구 성산동 월드컵공원에서 lsquo일주일에 한 번 한 시간 스마트폰을 끄자rsquo는 스마트폰 사용 줄이기 캠페인에 참여한 청소년들 여성가족부는 청소년들이 스마트폰 사용을 자율적으로 조절하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해 부모와 상담기관용 매뉴얼을 펴냈다

연합

친 친밀하게 관계 맺기 의사소통하기

한 한계 정하고 규칙을 통해 반복 습득하기

자 자율성 책임 높이기

42-43-교육정보_스마트폰indd 42 2014-04-11 오전 15605

위클리 공감 2014414 43

매뉴얼 내려받기 여성가족부gt정책안내gt정책자료gt일반정책자료 wwwmogefgokr

스마트폰으로 인한 중독 증상

1 일상생활 장애 스마트폰으로 인해 기본적으로 해야 할 일을 못하

게 되는 것을 말한다 밤늦게까지 스마트폰을 보느라 잠을 제대로

못 자 학교에 지각을 하거나 수업에 집중하지 못하고 내내 스마트

폰만 보는 일도 있다 스마트폰을 보면서 걷다 넘어지거나 달려오

는 차를 피하지 못하는 일도 있다

2 내성 스마트폰을 사용하면 할수록 더 많이 사용해야 만족을 느끼는

증상이다 알코올 중독도 점점 많은 양의 술을 마시게 되는 병인 것처

럼 스마트폰 중독도 점점 사용 시간이 전보다 늘어난다

3 금단 스마트폰을 보고 있지 않은 동안에도 내내 스마트폰 생각만 하

게 되는 증상이다 담배를 끊으면 금단 증상이 생긴다고들 하는데 마

찬가지로 스마트폰 중독이 되면 갑자기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못하게

되거나 사용 시간을 줄이게 될 때 초조하고 불안해져서 안절부절하게

된다

4 일탈 행동 평소에 하지 않던 행동들 예를 들면 잦은 거짓말 무단 결

석 수업 빠지기 흡연 등을 한다

중독되기 쉽다

이처럼 청소년들이 스마트폰 사용을 조절하지 못하는 것은 단

순히 의지 부족만이 원인이 아니다 청소년들이 스마트폰에 빠질

수밖에 없는 여러 가지 이유들이 있고 우리 아이만 스마트폰에

빠져 허우적대는 것이 아니므로 부모는 이를 이해하고 자녀를 애

정 어린 시선으로 관심 있게 지켜봐 주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고 매뉴얼은 충고한다

부모middot자녀가 lsquo지킬 수 있는 규칙rsquo 함께 만드는 게 중요

매뉴얼은 스마트폰은 혼자 사용하는 개인 매체이므로 자녀 스스

로 조절하고자 하는 의지를 보이지 않는다면 부모의 관리middot지도

가 어렵다고 지적한다 ldquo스마트폰을 하루 몇 시간 이상 사용하면

뺏는다rdquo는 방식의 강압적인 처벌이나 규제는 자녀가 커갈수록 오

히려 부작용을 낳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그래서 자녀가 스스로 스마트폰 사용을 조절할 수 있도록 lsquo친

밀한 의사소통rsquo부터 힘쓸 것을 권한다 처벌middot규제보다 먼저 자녀

와 lsquo친밀한 의사소통rsquo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지속적인 관심과 노

력이 필요하다고 매뉴얼은 강조한다 부모middot자녀 간의 친밀한 의

사소통이 가능할 때 함께 한계와 규칙을 정하고 자녀의 조절 동

기와 자율성을 향상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규칙이 부모의 마음에 안 들더라도 자녀가 지키기 쉽게 만들

고 점차 난이도를 높이는 것이 효과적이다 또한 자녀가 스스로

의 생각이나 행동에 확신을 가질 수 있도록 신뢰와 격려가 필요

하며 피드백을 해 주는 것도 중요하다 피드백 방안으로 부모와

자녀가 합의해 상벌을 정한다 매뉴얼은 이러한 과정에서 ldquo자녀

가 제기하는 의견에 대해 변명으로 받아들이지 말고 자신의 생

각(가치 흥미)을 찾아가는 과정으로 생각하고 존중하는 태도를

가질 것rdquo을 충고하고 있다 글middot박경아 기자

(서울시교육청 2013)스마트폰 과다 사용으로 인한 학년별 유병률

10

8

6

4

2

0초등학교 4학년 중학교 1학년 고등학교 1학년 평균

091

724

886

651

(단위 )

42-43-교육정보_스마트폰indd 43 2014-04-11 오전 15606

44 2014414 위클리 공감

공공기관 지방화시대

새 둥지 7개월hellip ldquo이젠 부산 공공기관rdquo영상물등급위원회 신입직원 90퍼센트 지역인재 선발 등 현지화에 힘써

부산 이전 7개월 영상물등급위원회(이하 영등위)가 지역사

회와 빠르게 밀착하면서 성공적인 lsquo부산시대rsquo를 열고 있다

다양한 체험행사로 지역민들과의 융화에 힘쓰는가 하면 신입직

원도 부산 지역민으로 90퍼센트를 채용하는 등 과감한 변화를

시도했다

그 결과로 지난 3월 7일 대통령 직속 지역발전위원회로부터

공공기관 지방이전 우수기관 표창을 받기도 했다 이전 지역인

부산의 최초 입주기관으로 지역균형발전을 위해 선도적인 역할

을 한 공로를 인정받아서다

처음부터 순탄했던 것은 아니다 태스크포스(TF) 팀부터 공공

기관 이전의 전 과정을 지켜봐 온 경영지원실 강성우 대리는 ldquo허

허벌판에 세워질 이 건물이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몰라 막막했

다rdquo고 토로했다 청사 내부 인테리어를 고려할 때도 lsquo영화의 도시rsquo

와 국내 유일의 등급분류 기관이라는 콘셉트를 잘 살릴 수 있는

것으로 선택하는 데 머리를 싸매야 했다

가장 큰 것은 임직원들의 고충이었다 서울 상암동에 기관이

있을 때 부산으로 이전하기 어려운 직원들은 퇴사하거나 이직했

다 정든 직원들과의 이별을 감수해야 했다 임직원 가족들의 불

지난해 9월 부산에 새롭게 둥지를 튼 영상물등급위원회는 부산과의 소통과 호흡을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영상물등급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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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 공감 2014414 45

편함도 있었다 강성우 대리는 ldquo아홉 살 딸아이도 전학 오기 전 서

울 친구들하고 떨어져야 한다고 많이 칭얼대 미안했다rdquo고 말했다

ldquo부산 직원들 덕에 맛집도 알고 잘 어울려요rdquo

이전 이후 새로 채용된 14명의 신입직원 중 12명이 부산지역 인재

다 함께하는 직원들은 만족스러워한다 영화부 박경미 과장은

ldquo부산 현지 직원들 덕에 맛집도 잘 알게 되고 잘 어울릴 수 있어서

너무 좋다rdquo고 말하며 활짝 웃었다 강성우 대리도 ldquo지역민 채용은

이러한 인적 교류를 잘 활용한 성과였던 것 같다rdquo고 만족해했다

영등위는 이외에도 해운대구 재송시장과 자매 결연을 맺었다 지

역 전통시장 이용 활성화와 서민경제 촉진에 기여하기 위해서다

따뜻한 나눔 행사를 적극적으로 추진한 것도 큰 변화다 지난

해 말 보육시설인 lsquo박애원rsquo의 어린이middot청소년과 영등위 임직원 간

사랑나눔 행사로 지역과 한층 더 가까워지는 계기를 마련하기도

했다 강 대리는 ldquo임직원과 보육원 친구가 11 매칭으로 친구관계

를 맺었는데 감회가 새로웠다rdquo고 말하며 ldquo직원들 사이에서도 앞

으로 소외계층을 위해 더 힘쓰자는 내부의 변화가 보이는 것 같

아 뿌듯하다rdquo고 덧붙였다

영등위는 청소년들이 미디어를 건전하게 접할 수 있도록 독려

하는 프로그램도 추진 중이다 이를 위해 3월 13일 부산시청자미

디어센터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청소년이 영상을 활용

한 정보를 얻는 데 도움이 되고자 하는 취지다 홍보팀의 변효진

사원은 ldquo부산지역 청소년들의 창의적 문화체험 활동과 영상미디

어 이용에 대한 올바른 정보를 제공하려 한다rdquo며 ldquo앞으로 등급분

류 체험교육 지원 등 실질적인 협력도 강화할 계획rdquo이라고 말했다

영등위 직원들은 완전한 부산 정착을 위해 lsquo현지화rsquo에 더 힘쓰

겠다고 입을 모았다 박경미 과장은 ldquo영화도시 부산의 상징은 우

리 영등위의 이미지를 제고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됐다rdquo며 ldquo영등위

는 부산과의 더욱 적극적인 협력으로 부산의 공공기관이 되겠

다rdquo고 덧붙였다 글middot박지현 기자

영상물등급위원회

박선이 영상물등급위원장

ldquo 부산이 창조경제 중심지 되도록 최선rdquo

영상물등급위원회 박선이 위

원장(사진)의 발걸음이 분주

하다 지역 이전 이후 성과와

행보에 대해서 들어봤다

가장 중점을 두었던 분야와

성과를 말씀해 주세요

ldquo우리 위원회는 부산과 호흡

을 같이하는 데 초점을 맞췄

습니다 신입직원 대부분을 부산 인재로 채용하며 지역인

재 활용에 주안점을 뒀습니다 지난해 10월에는 아시아 각

국 등급분류 기관과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한국의 선진등

급분류 시스템을 알리기 위해 국제영화등급분류포럼을 열

었습니다 반응이 상당히 좋았습니다 특히 우리나라 등급

제도가 어떤 영화도 상영할 수 있는 선진적인 제도로 평가

받는 좋은 기회였습니다rdquo

현재는 어떤 활동을 추진하고 계십니까

ldquo올바른 영상문화 정착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초middot중

학생을 대상으로 한 미디어교육 교사를 대상으로 한 교원

직무연수교육 프로그램을 추진해 청소년들의 건전한 영상

문화를 도모하기 위함입니다 또한 멀티플렉스가 영화관

내 등급 표시를 확대하고 관람객들이 정확한 등급 정보를

이용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업무협력을 확대해 나갈 예정

입니다 시민 등 각계각층의 분들을 초청하여 영상물을 즐

겁게 향유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들겠습니다rdquo

향후 계획과 비전에 대해 말씀해 주세요

ldquo아시아에서 영상중심도시 부산과 한국의 위상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되고 싶습니다 창조경제의 본거지인 런던은 음

악과 미술 등 문화예술 분야를 아이디어와 접목해 새로운

국가 성장동력 산업으로 키우는 큰 성과를 냈습니다 영

화middot영상 인프라가 잘 갖춰진 부산이 창조경제 주축이 될

수 있도록 힘을 모으겠습니다rdqu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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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 2014414 위클리 공감

건강

야식증후군(Night Eating Syndrome)은 저녁 7시 이후의 식사

량이 하루 전체의 50퍼센트 이상을 차지하는 증상을 가리키는

데 불면증 등 수면 장애를 동반한다 밤마다 음식이 당겨서 고민

인 야식증후군을 극복하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규칙적인 식습관과 생활습관 야식 먹는 습관을 없애기 위해서는

아침 식사는 조금이라도 챙겨 먹고 공복감이 들지 않도록 저녁

식사도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좋다 늦어도 저녁 6시 전에 식사

하는 것이 좋다

폭식을 예방하고 다이어트에 도움을 주는 숙면 잠을 잘 때 분비되

는 멜라토닌이라는 호르몬이 식욕을 억제해 다음날 폭식을 예방

하고 다이어트에도 도움을 준다 숙면 상태에 들어가면 지방 분

해에 도움이 되는 호르몬도 활발하게 분비되기 때문에 숙면을

취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빈속에 잠이 안 온다면 우유middot두유middot토마토 빈속에 잠이 안 오는

경험을 누구나 한 번쯤은 했을 것이다 그럴 때는 우유나 두유를

따뜻하게 데워 마셔보자 우유 및 두유에 많이 함유된 칼슘은 신

경안정 효과가 있어 숙면에 도움이 된다 열량이 낮은 방울토마

토도 추천한다

일조량이 부족한 겨울을 지나 봄이 되면서 lsquo계절성 우울증rsquo에 대

한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이에 하이닥 정신건강의학과 공개상담

실을 참조해 lsquo계절성 우울증rsquo의 특징과 치료에 대해 살펴보자

2주 이상 지속되면 lsquo반드시rsquo 진료 lsquo계절성 우울증rsquo은 어느 정도 예측

이 가능하기 때문에 우울한 기분 의욕상실 과다수면 등이 2주

이상 지속된다면 lsquo봄을 탄다rsquo는 말로만 넘길 것이 아니라 진료 상

담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알맞은 치료가 무엇보다 중요 lsquo계절성 우울증rsquo은 조울증 증세도 보

이기 때문에 일반적인 항우울제로만 접근하게 되면 오히려 상태

가 악화되는 경우가 있어 진단에 따라 알맞은 항우울제 처방이

필요하다

황사와 미세먼지가 많은 봄철에 특히 흔한 알레르기성 결막염 예

방법에 대한 관심이 높다 봄이 되면서 눈이 가렵고 눈곱이 끼며

눈물이 자주 난다면 알레르기성 결막염을 의심할 수 있다

침구류 일광건조는 lsquo필수rsquo 주로 눈이나 눈꺼풀의 가려움증 결막의

충혈 눈부심 눈물 흘림 증상이 발생하는 알레르기성 결막염의

예방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집먼지진드기 애완동물의 털 등 알레

르기 유발 물질에 노출되는 것을 피해야 한다 집먼지진드기는

침구나 카펫 커튼 속에 서식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일주일에

한 번 정도 정기적으로 세탁하고 햇볕이 좋은 날에 틈틈이 일광

건조를 하는 것이 좋다

손은 자주 씻고 술은 자제하고 꽃가루가 날리거나 미세먼지 농도

가 높은 날 외출 시에는 모자와 마스크를 착용하고 이물질이 낄

가능성이 높은 콘택트렌즈보다 안경을 쓰는 것이 좋다 술은 염

증을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증상이 나타난다면 자제해야 한다

근막동통증후군은 목덜미 허리 어깨 종아리 팔꿈치 안쪽 갈

비뼈 등의 부위에 주로 나타나며 근골격의 통증을 특징으로 하

는 질환이다 흔히 lsquo담이 결린다rsquo고 표현하는 증상이 바로 근막동

통증후군이다 근막동통증후군은 오랫동안 책상에 앉아 있거나

혹시 봄을 타시나요

야식증후군

계절성 우울증

알레르기성 결막염

근막동통증후군

변덕스러운 봄 날씨 번갈아 오는 황사와 미세먼지로 인해 봄나들이가 예년 같지 않다 겨우내 움츠러들었던 신체활동이 아직

왕성해지기 어려운 요즘 같은 때 겨울부터 이어진 야식 습관 계절성 우울증 오랜 실내생활로 인해 몸과 마음에 이상이 있는

지 자가 점검을 해 보자 봄볕 자외선이 더해지며 눈과 피부 관리에도 신경 써야 함은 물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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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 공감 2014414 47

두릅(춘곤증 예방middot혈당 조절) 두릅은

예로부터 그 뿌리를 달여 마시면 당

뇨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민

간 약재로 사용됐으며 나물로 먹으

면 입맛을 돋워준다 특히 봄철 나른

하고 졸음이 밀려오는 춘곤증 개선에

효과가 있다 두릅에 함유된 사포닌 성분이 체력을

회복시키고 신경을 안정시켜 피로 해소에 도움을 준다

고구마 줄기(면역 조절middot항산화 효능)

식이섬유가 풍부해 건강식으로 각

광받고 있는 고구마 줄기에는 탄

수화물middot당류middot단백질 등의 에너

지원과 칼슘middot철 등의 여러 무기물

질이 함유돼 있다 또 면역조절 능력

및 항산화 효능이 높은 것으로 알려진 클

로로겐산(chlorogenic acid)이 다량 함유돼 있다

쑥(해열middot고혈압 개선) 쑥잎에서 나는

독특한 향기는 해열작용을 하는 치

네올(Cineol)이라는 성분 때문이다

또한 면역력 향상 소화기능 강화

여성질환 개선 효과 고혈압 개선 등

의 효과도 있다

달래(식욕부진middot춘곤증 극복 효과)

비타민과 무기질이 풍부하게 함유

돼 있어 겨우내 무겁고 찌뿌둥했

던 몸에 활력을 주고 식욕부진이

나 춘곤증을 이기는 데 좋다 면

역력을 증진시키며 동맥경화 예방

에도 도움이 된다

달래는 매콤하게 무쳐 먹거나 된장찌개에 넣어 끓이면 맛이

좋으며 간장에 넣어 달래 간장양념을 만들어 먹으면 향긋한

맛이 난다

봄이면 생각나는 lsquo건강 나물rsquo 4선

같은 자세로 장시간 컴퓨터를 사용하는 등 잘못된 자세를 취할

때 근육을 과도하게 사용했을 때 외상 후 스트레스 등으로 발

생한다 깊고 쑤시는 듯하며 타는 듯한 통증이 특징이다

근막동통증후군의 약물 치료는 소염 진통제나 근육 이완제를

사용한다 마사지나 초음파를 이용한 물리 치료 레이저나 적외

선 치료기 조사 등도 효과가 있다 이밖에 수동적으로 근육을 풀

어주는 이완 요법 미지근한 습포로 찜질해 주는 도포 요법 통증

부위를 냉각시키는 냉각 요법 등으로 치료한다

아무리 감추려 해도 눈가 입가에 있는 잔주름이나 손등과 목 주

름은 lsquo관리rsquo하지 않는 한 실제 나이를 감추기가 쉽지 않다 나이를

감추기 힘든 부위별 주름 관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눈가 주름 눈가 주름을 예방middot관리하기 위해서는 보습 관리가 필

수적이다 건조하고 푸석한 환경에서 주름이 잘 생기기 때문에

보습 관리는 모든 주름 예방middot관리에 있어 가장 기초적인 부분이

다 보습크림 아이크림 자외선차단제 페이셜 오일 등을 사용하

고 각질제거 수분공급 피부혈액순환 촉진 등의 효과를 내는 스

팀타월을 이용하는 것도 효과적이다

입술middot입가 주름 입은 말하고 먹고 마시고 하품하는 등 쉴 틈이 없

을 정도로 움직임이 잦은 데다 피부가 얇고 자연적인 보습막을

생성해 주는 피지샘middot땀샘이 없어 주름이 특히 잘 생기는 부위이

다 따라서 에센스 보습크림 아이크림 자외선차단제 등을 입술

과 입가에 수시로 발라주고 빨대 사용 등 입술을 오므리는 습관

은 자제하는 것이 좋다

손등 주름 손등도 피부라는 점을 인식하고 핸드크림 보습크림

자외선차단제를 꼼꼼하게 발라 관리해야 하며 설거지나 빨래를

할 때도 장갑을 꼭 이용해야 한다

목 주름 높은 베개를 베거나 스마트폰 책 모니터 등을 볼 때 고

개를 너무 숙이는 습관이 있다면 모두 교정하는 것이 좋다 또 꼼

꼼한 클렌징과 더불어 보습크림과 자외선차단제를 잘 바르도록

한다 글middot하이닥 copy(주)엠서클 정책브리핑 (wwwkoreakr)

부위별 주름 관리법

46-47-건강_봄철indd 47 2014-04-11 오전 15814

48 2014414 위클리 공감

오는 4월 20일 한국에서 열리는 2014 국제아이스하키연맹

(IIHF) 세계선수권 디비전1 그룹A(2부 리그) 대회가 다가

오고 있다 일주일간 고양어울림누리에서 열리는 이번 대회에는

개최국 한국(세계 랭킹 23위)을 포함해 슬로베니아(14위)와 오스

트리아(16위) 헝가리(19위) 우크라이나(21위) 일본(22위) 등이

참가한다 대회 1 2위는 2015년 최상위 16개 팀이 겨루는 세계아

이스하키선수권대회로 승격한다 꼴찌를 하면 3부 리그 격인 lsquo디

비전1 그룹Brsquo로 내려간다

 한국 아이스하키는 이번 대회에 사활을 걸었다 겨울 올림픽의

꽃은 아이스하키다 개최국이 아이스하키경기에 참가하지 못한

역사는 없다 겨울 올림픽 개최국 대부분이 출전권을 자력으로

따냈다 그러나 한국의 세계 랭킹은 23위 평창올림픽이 열리는

2018년까지 11계단을 올리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지난해

IIHF는 lsquo2018년 올림픽 출전국 자격rsquo에 대한 연차총회 의제를 꺼

냈다 lsquo한국이 경기력 발전을 이룬다면 출전권을 줄 수도 있다rsquo는

애매모호한 말을 넣어놨다 김정민 대한아이스하키협회 홍보팀

장은 ldquo만약 이번 대회에서 강등되면 경기력 발전을 이루지 못했

다는 판단으로 올림픽 출전권 논의조차 못할 수 있다rdquo고 걱정했

다 한국의 기적은 가능한지 대회 참가팀의 전력을 분석했다

전력 급상승hellip 기적을 노리는 한국 대표팀

객관적 전력에서 한국은 최약체로 꼽힌다 랭킹으로도 디비전1

그룹A에서 가장 낮다 그래도 홈에서 열린다는 이점이 있다 변

선욱 한국 대표팀 감독은 디비전1 그룹A 잔류를 자신했다 그는

지난달 기자회견에서 ldquo최근 3년간 한국 아이스하키는 놀랍도록

빠르게 발전했다 기대에 부응하는 경기를 하겠다rdquo고 했다 이어

ldquo일본과 우크라이나 헝가리를 잡고 3승을 하는 것이 목표rdquo라고

덧붙였다 근거 없는 자신감이 아니다 한국은 꾸준하게 성장했

다 변 감독이 이끈 대명 상무의 돌풍도 대표팀에 자신감을 불어

넣었다 군대 팀인 대명 상무는 지난해 창단 바로 2013~2014 아

지난해 4월 16일 헝가리 부다페스트 스포르트아레나에서 열린 lsquo2013국제아이스하키연맹 세계선수권대회rsquo 디비전1 A그룹 대회 2차전에서 강호 헝가리를 상대로 막판 역전극을 펼친 한국 대표팀 선수들이 경기를 마치고 환호하고 있다

대한아이스하키협회

2부 리그 격hellip 꼴찌해 lsquo디비전1 그룹Brsquo로 강등되면 2018년 출전 lsquo먹구름rsquo

최약체라고hellip 한국 ldquo평창을 기대해rdquo

스포츠 2014 아이스하키 lsquo디비전1rsquo 세계선수권대회

48-49-스포츠_아이스하키indd 48 2014-04-11 오전 15906

위클리 공감 2014414 49

시아리그 아이스하키 정규시즌에서 2위에 올랐다

아이스하키는 보통 22~25명이 한 팀을 이룬다 대명 상무는

17명의 선수로 기적을 써냈다 조직력으로 일군 성과였다 변 감

독은 ldquo26~30세로 이뤄진 팀이다 선수들이 즐기면서 하키에 눈

을 떴다rdquo며 ldquo달리는 체력과 외국인 선수가 없는 불리함을 조직력

으로 메웠다rdquo고 평가했다

 대표팀은 대명 상무의 조직력을 그대로 가져왔다 상무에서 주

축으로 뛰던 선수들이 대표팀에 이름을 올렸다 김연아의 남자친

구로 이름값이 올라간 김원중(30middot25득점 사진 맨 뒷줄 왼쪽에서

다섯번째)을 포함해 박우상(29middot35득점)과 조민호(27middot42도움) 등

이 핵심 자원이다 여기에 귀화한 브락 라던스키(31)와 브라이언

영(28) 마이클 스위프트(27)가 대표팀 전력을 대폭 끌어올릴 것

으로 보인다

소치올림픽서 lsquo8강 기적rsquo 썼던 슬로베니아

마티야스 코피타(49) 감독이 이끄는 슬로베니아는 지난 2월 끝난

소치겨울올림픽 아이스하키에서 8강에 올랐다 기적이었다 세

계 랭킹은 14위지만 단단한 조직력을 자랑하며 슬로바키아와 오

스트리아를 꺾었다 8강에서 스웨덴에 0-5로 졌지만 가능성을

보여준 대회였다 고양 대회에서도 올림픽 8강 멤버는 그대로 유

지된다 오솔길 SBS 해설위원은 ldquo올림픽이 끝난 지 얼마 되지 않

아 조직력은 최강이라 꼽힌다rdquo고 말했다

 또 다른 상대 헝가리는 한국에 칼을 갈고 있다 지난해 헝가리

에서 열린 디비전1 그룹A에서 한국에 4-5로 역전패했기 때문이

다 헝가리는 3-1로 이기고 있다가 한국의 집중력에 무너졌다 이

패배로 헝가리는 상위리그 승격 기회를 놓쳤고 자국 팬들의 거센

항의를 받았다 이스트반 소프론(크리펠트)이 경계 대상 1호다

소프론은 독일 1부 리그(DEL)에서 8골 13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우크라이나는 현실적으로 한국이 이겨야 할 상대로 꼽힌다

그러나 뚜껑을 열어보니 만만치 않다 우크라이나는 한때 주축

선수들의 은퇴로 전력이 크게 떨어졌다 특히 NHL에서 뛰고 있

던 선수들이 대표팀 합류를 거부하며 국제무대에서 성적이 신통

치 않았다 그러나 이번 대회를 앞두고 루슬란 페도텐코(돈바스

도네츠크)와 알렉세이 포니카롭스키(SKA 상트페테르부르크) 등

NHL에서 정상에 오르기도 한 베테랑들이 합류했다 축구로 따

지면 한국의 박지성-이영표가 대표팀에 복귀한 모양새다

 한국은 지난 33년 동안 일본과의 A매치에서 단 한 번도 승리

하지 못했다 1무 18패로 무승부도 딱 한 차례 거둔 것이 전부다

한국이 쉽게 볼 수 있는 상대가 아니다 아시아 하키리그에서 우

승을 차지한 일본제지 크레인스와 오지 이글스 선수들이 주축이

다 또 독일 출신 마크 마혼 감독이 팀을 이끌며 안정감을 더하고

있다 오 해설위원은 ldquo일본은 A매치에서 한국에 한 번도 패하지

않았다는 자부심이 있다 이 자부심을 흔들 만한 경기력을 보여

주는 게 중요하다rdquo고 말했다 글middot김민규(일간스포츠 기자)

아이스하키는

한 팀에 6명hellip 20분씩 3피어리드로 경기진행

아이스하키는 길이 61미터 너비 30미터의 링크에서 펼

쳐진다 퍽(Puck)이라고 불리는 고무 원반을 하키 스틱을 이

용해 골문에 넣는 횟수를 가려 승부를 가린다 한 팀은 축구에서

골키퍼 역할을 하는 골리(Goalie)가 1명 배치되고 양쪽 날개 1명씩과

센터 1명 수비수 2명 등 모두 6명으로 구성된다 체력 소모가 심해 한 팀

이 22명으로 꾸려지고 수시로 교체가 가능하다 경기는 20분씩 3피리어

드로 진행되며 피리어드 사이에는 15분간 휴식을 취한다

 

아이스하키 세계선수권은

전년도 성적에 따라 6개 리그로 나뉘어 경기

전년도 성적에 따라 총 6개의 리그로 나뉘어 있다 1부 리그 격인 lsquo국제아

이스하키연맹(IIHF) 아이스하키 세계선수권rsquo에는 총 16개 나라가 참가한

다 8개 팀이 그룹A와 그룹B로 나뉘어 풀 리그를 치른다 각 그룹의 1~4

위는 8강 토너먼트에 진출하고 8위 2개 팀은 디비전1 그룹A로 강등된다

올해 세계선수권은 오는 5월 벨라루스에서 열린다 디비전1 그룹A B와

디비전2 그룹 A B 그리고 디비전3의 운영방식은 비슷하다 각 디비전

그룹에는 6개 팀이 참가해 풀 리그를 치른다 한국이 참가하고 있는 디

비전1 그룹A는 2부 리그로 생각하면 된다 6개 팀이 풀 리그 방식으로 경

기를 치르고 1 2위가 세계선수권으로 승격한다

48-49-스포츠_아이스하키indd 49 2014-04-11 오전 15908

50 2014414 위클리 공감

ldquo하늘이 나를 버렸을 때 나는 불을 만들었다 둥지가 되

기 위한 불 겨울의 어둠 속으로 들어가기 위한 불 보

다 더 나은 삶을 위한 불을 낮이 나에게 베풀어 준 모든 것을

나는 그 불에게 바쳤다 울창한 숲과 작은 숲 보리밭과 포도밭

을 보금자리와 새들 집과 열쇠를 벌레와 꽃들 모피들 그리고

모든 축제를(생략)rdquo

프랑스 초현실주의 대표적 시인인 폴 엘뤼아르의 시 lsquo이곳에 살

기 위하여rsquo다 이 시를 주제로 한국과 프랑스 작가가 한자리에 모

였다 환경 문제로 앓고 있는 지구를 치유하자는 메시지로 남서

울대학교와 한불협회 나로미포럼이 함께 주최한 국제교류 전시

다 프랑스 원로 작가인 장 마리 자키와 국내 유명 기업인이자 화

가인 강석진 그리고 국내 원로 도예가인 조상권이 참여했다

세 작가의 작품은 각자 개성이 두드러진다 미술평론가 서승

석은 원로 화가 장 마리 자키의 작품을 ldquo자키의 파랑은 뜨겁다

자키의 하양은 아이스크림처럼 맛있다 자키의 까망은 심연처럼

깊다 그의 붓놀림은 신들린 무희의 춤사위만큼이나 현란하고 경

건하다rdquo고 표현했다 꽃과 나무 바다 자연풍경 등을 즐겨 그리

는 자키는 독특한 미적 감각으로 자연의 맑은 색채를 표현했다

3인 3색hellip 자연을 말하다장 마리 자키middot강석진middot조상권 lt이곳에 살기 위하여gt 주제로 한국middot프랑스 국제교류전

전시

50-51-전시_한불교류전indd 50 2014-04-11 오전 15946

위클리 공감 2014414 51

정서적으로 깊은 영향을 받은 그의 고향 코르시카 섬에서 받은

영감을 아름답게 재현해 냈다

기업인이자 화가인 강석진은 고향 경북 상주의 산골 풍경으로

정겨움을 더한다 한국인의 향토적 정서로 아스라한 추억을 상기

시킨다 또 프랑스 네덜란드 티베트 등을 여행하면서 포착한 시

와 같은 섬세한 풍광을 화폭에 옮기는 데 성공했다

도예작가인 조상권은 lsquo흙과 불의 연금술사rsquo로 불린다 1967년

lsquo동백림 사건rsquo에 휘말려 30여 년간 해외를 떠돌다 1997년 귀국했

다 분단된 조국의 역사적 아픔과 민족의 한 통일에 대한 염원을

작품으로 승화시켰다 자유롭고 감수성이 풍부한 작품들을 통

해 우리 고유 전통예술의 미를 깊이 있게 다루고 현대적으로 창

조하며 독창적인 도자예술을 보여준다

세 작가의 독특한 개성은 한자리에서 호흡하며 완벽한 조화

를 이룬다 맑고 서정적인 세계를 들여다보고 있다 보면 태고의

자연이 빚어내는 감동을 느낄 수 있다 글middot박지현 기자

일정 4월 27일까지

장소 남서울대학교 아트센터 갤러리 이앙

문의 02-3672-0201 galleryiangcom

1 장 마리 자키는 독특한 감각으로 자연풍경을 재구현했다 lt경이로운 장소gt LIEU MAGIQUE

2 흙과 불의 연금술사로 불리는 조상권은 우리 고유의 전통미를 담으며 독창적인 도자예술을 보여준다 lt휴(休)gt REPOS

3 강석진은 한국인의 향토적 정서를 담은 산골 풍경을 그려 아스라한 추억을 상기시킨다 lt산 넘어 마을로 가는 길gt The road to a mountain village

4 장 마리 자키 lt여인의 꿈gt REVE DE FEMME

5 조상권 lt침향로gt TCHIMHYANGLO

6 강석진 lt미륵산에서 본 오월의 야솟골마을 전경gt View of Yasotgol village in May

➋ ➌

➍ ➎ 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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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 2014414 위클리 공감

소박한 백제의 미소에 반하고곱게 늙은 절집에 웃음이 났죠

충남 서산 아라메길 1구간

걷기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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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 공감 2014414 53

아라메는 바다의 고유어 lsquo아라rsquo와 산을 뜻하는 lsquo메rsquo의 합성어다 아

라메길은 총 88킬로미터로 지선까지 합하면 모두 7개 구간이다

그 중 1구간은 유기방가옥 고풍저수지 마애여래삼존불상 보원사

지 개심사 해미읍성으로 이어진다 길이 18킬로미터의 산길을 따

라 걷고 있노라면 산자락에 살포시 앉은 다양한 문화재를 볼 수 있

다 소박한 백제의 미소에 반하고 곱게 늙은 절집에 가슴 무너지는

벅찬 감동을 만난다

꽃의 북상 속도는 하루 20킬로미터라고 한다 매일 50리 길

을 느릿느릿 걸어 올라와야 하는데 요즘은 따스한 날씨

덕에 봄꽃들이 엄청 잰걸음으로 와서 동시다발로 핀다 덩달아

봄꽃 쫓는 나그네 발걸음도 빨라졌다 3월 마지막 일요일 서산

아라메길 1구간은 온통 꽃잔치다

1구간의 시작은 유기방가옥이다 서산시 운산면 여미리 유기

방가옥은 내 고향 당진시와 가깝게 자리한다 그래서 오랜만에

고향 동무와 함께 걸었다 동무는 그 사이에 두 아이의 엄마가 돼

있었다 동무가 생기니 길에 대한 관심도 조금 달라진다 세월은

봄꽃 이름보다 봄나물 이름을 더 많이 알게 했다 잠시 걷기를 멈

추고 동무와 한적한 들판에 앉아서 밥상에 올릴 나물 한바구니

캐고 싶은 날들이다

수선화와 독특한 토담이 유명한 유기방가옥

유기방가옥은 고택을 감싸고 있는 토담이 독특하다 컵을 엎어

놓은 lsquocaprsquo 모양인데 집 뒤 비스듬한 야산을 그대로 활용해서 담을

쌓았다 산을 깎아 축단을 세우지 않았기에 뒤란이 평평하지 않

고 약 25도 정도 경사가 있다 마치 집이 산의 일부인 것처럼 자연

스럽게 지어졌다 이 가옥은 독특한 집 모양뿐만 아니라 수선화

로도 유명하다 토담 뒤 야산이 수선화 정원이다

가옥 관리인인 유기방 씨가 10년 전부터 가꾼 정원이다 해마

다 집 주변에 무리지어 핀 수선화 구근을 떼어내 옮겨 심으면서

꽃밭을 넓혔다 곱게 가꾼 수선화를 한눈에 보려면 토담 뒤 소나

무 아래가 포인트다

토담을 내려와 오른쪽으로 난 길로 향한다 옛날에 이 마을 사

람이 제주도에서 가져와 심었다는 비자나무가 한 그루 서 있다

무려 330년을 살았다고 한다 둘레가 246센티미터 높이가 20미

터다 비자나무는 남부지역이나 제주도의 해발고도가 낮은 지대

에서 자란다 어떻게 이곳에서 자랄 수 있었을까 의문이 든다 딱

딱한 잎을 살펴보며 세월의 깊이를 가늠할 뿐이다

선정묘를 지나 lsquo서산 여미리 석불입상rsquo 앞에 선다 고려시대에

만들어진 석불로 추정한다 이른 아침 누군가가 벌써 다녀갔는지

석불 앞에 생쌀이 수북하게 쌓여 있다 복을 빌기 위해 놓은 제

물이 참새에게는 오늘 한 끼 밥일 것이다 우리는 새들이 날아올

수 있게 길을 재촉한다 길은 석불 뒤 몇 그루의 소나무와 대나무

사이로 이어진다 대나무를 벗어나자 멋진 토담이 보인다 유상

묵가옥으로 이어지는 길은 보랏빛 제비꽃이 군락을 이뤘다 가

옥을 둘러보고 마을 도로를 따라 걷는다

아주머니 한 분이 밭두렁에 앉아 민들레 나물을 뜯어 박바가

지에 담는다 아주머니가 밟고 있는 밭두렁은 들꽃밭이다 냉이

는 흰 꽃을 피우고 광대나물은 진홍색 꽃을 피운다 봄까치풀은

파란 꽃을 피웠다 봄까치풀은 반가운 소식을 전해 주는 까치처

럼 들녘에 봄이 왔음을 가장 먼저 알려주는 까치 같은 존재라고

붙여진 이름이다 광대나물 꽃말은 lsquo그리운 봄rsquo이다 꽃 이름조차

1 서산 여미리 석불입상이 정겹게 반긴다

2 고풍저수지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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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 2014414 위클리 공감

봄을 알리는 전령들이다

여미리 버스정류장을 지나서 전라산 방향으로 걷는다 아라메

길 1구간은 방향표시 안내판이 잘돼 있다 안내판과 리본만 따라

가도 종착점 해미읍성에 다다를 수 있다 전라산 방향으로 따라

가는데 도로 아래에 손바닥 크기의 머위가 군락을 이룬다

ldquo머위는 새싹이 돋아나고 바로 잎이 쫙 펴지는 시기에 먹는 게

보약이래 이때가 가장 쓴맛을 내지만 입에 쓴 게 몸에 좋다는

말도 있잖아rdquo

ldquo그려 손바닥 만할 때에 쌈 싸 먹으면 쌉싸래한 게 맛있지rdquo

마애삼존불 백만불짜리 미소는 아침 30분만 허락

역천으로 향한다 작은 다리를 건너자 천길이다 천길 밑 개천 옆

으로 산책로가 조성돼 있는데 운산교까지 800미터다 운산교부

터 역천제방이 시작된다 용현계곡 입구까지 가게는 없다 운산면

에 있는 슈퍼마켓에 들러서 물과 간단한 간식을 준비한다

유기방가옥에서 운산교까지 약 29킬로미터이고 운산교에서

미평교까지 18킬로미터이다 제방은 일부 구간만 콘크리트가 깔

려 있고 딱딱한 흙길이다 미평교에서 쉰질바위 방향으로 걷는

다 역천으로 들어가지 못하게 굵은 철봉을 세워놓았다 그 옆으

로 한 사람만 다닐 수 있는 길이 50미터쯤 나 있다

이 길을 벗어나면 역천과 논 사잇길이다 길은 다시 고풍터널

을 지나게 한다 고풍터널을 지나면 바로 고풍터널 버스 정류장

이다 버스 정류장은 사거리인데 터널에서 직진하는 길이 지방도

618호 봉운로다 우리는 오른쪽 군장동1로를 따라 걷는다 군장

동1로는 고풍저수지 뒷길인데 몇 개의 펜션이 눈에 띈다 11킬로

미터 정도 걸으면 고풍저수지와 봉운로를 만난다

고풍저수지를 따라 걷는 500미터 길은 인도가 협소하기 때문

에 차를 조심하며 걷는다 lsquo아라메 솔바람길 종합 안내도rsquo를 살펴

보고 마애삼존불상으로 향한다 용현계곡 입구인 이곳에는 넓

은 주차장이 있고 식당도 있다

백제 마애불은 충청남도 지역에만 남아 있는데 서산과 태안의

마애삼존불 예산 사면석불이다 서산 마애여래삼존불상은 국보

제84호로 10미터가 넘는 거대한 암벽에 조각돼 있다 가운데 석

가여래를 기준으로 오른쪽 관음보살은 입상 왼쪽 미륵보살은 반

가사유상이다 미륵보살은 오른쪽 다리를 왼쪽 무릎 위에 올려

놓고 오른팔을 굽혀 오른쪽 뺨에 손가락을 살짝 댄 채 사색에 잠

겨 있는 자세다 삼존불은 햇빛이 비치는 방향에 따라서 온화한

미소를 띠거나 때로는 개구쟁이 같은 얼굴을 한다 백제의 미소

로 알려진 백만불짜리 미소는 오전 9시 30분에서 10시 사이에

볼 수 있다

서산 마애삼존불상에서 13킬로미터 계곡을 따라 걸으면 보원

사지이다 보원사는 통일신라시대 화엄 10찰 중 하나로 알려졌다

1천명분의 쌀을 씻었다는 석조가 있는 것을 보아 1천여 명의 승려

가 머무는 무척 큰 절이었던 것으로 짐작된다

석탑 뒤에 개심사로 이어지는 숲길을 오른다 보원사지 뒤편 숲

길 초입부터 개심사 산신각까지 쉬엄쉬엄 가더라도 약 1시간 20분

➊ ❷ 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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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걸린다 이 길은 오르막이 많아서 힘들다 좀 수월하게 걷고 싶

으면 개심사에서 보원사지로 걸어오는 게 좋다

성왕산 자락 개심사 주차장엔 봄나물 난전

개심사는 성왕산 자락에 자리한다 성왕산은 코끼리를 닮았는데

이 코끼리의 갈증을 해소하기 위해 연못을 만들었다고 한다 연못

중앙에는 외나무 다리가 놓여 있다

외나무 다리를 지나 계단을 오르면 해탈문이다 개심사는 흰겹

벚꽃이 유명하다 작은 절집에 겹벚꽃이 피면 얼마나 웅장한지 입

이 다물어지지 않을 정도다 꽃은 4월 말에 피기 시작해서 5월 5일

경에 만개한단다

우리는 개심사를 등지고 소나무숲을 벗어난다 개심사 주차장

에는 봄나물이 난전을 펼쳤다 취나물 버섯 고들빼기 냉이 달

래 머위 민들레 등 각종 나물이 말간 향내를 풍긴다

주차장을 끝까지 내려오니 오학리쉼터 해미읍성으로 가는 표

지판이 나온다 해미읍성까지 52킬로미터다 이 표지판 밑에는

아라메길 이용자 안전수칙이 나와 있다 lsquo2~3명이 동행하여 걷

기rsquo가 눈에 띈다 지금까지 온 길과 다르게 그만큼 호젓하다는 것

이다

다시 출발 시간을 확인한다 오후 3시 50분이다 해미읍성에

도착했을 때의 시간은 6시 25분이었다 난이도가 높은 길이다 초

보자는 부분 걷기를 많이 걸어본 분에게는 완주를 추천한다

글과 사진middot김연미(여행 칼럼니스트)

1 유상묵가옥 토담 뒤에 활짝 핀 수선화

2 햇볕에 따듯한 빛이 감도는 마애삼존불상

3 왕벚꽃이 만발한 충남 서산 개심사를 찾은 많은 행락객들이 꽃을 감상하고 있다

연합

남부터미널과 동서울종합터미널에서 운행 약 3시간쯤 소요된다

서산공용버스터미널 홈페이지(wwwseosanbuscokr)에 시내버스

노선과 시간표가 안내돼 있다

시내버스(서령버스middot문의 041-669-0555)에서 운산행 이용

첫차 오전 6시 45분(공휴일은 7시 5분) 막차 밤 9시 배차 간격은

40분에서 1시간 간격이다 운산면에서 여미리까지 가는 버스가

없으므로 운산면에서 택시를 이용한다 콜택시는 비싸니 인근

슈퍼마켓에서 택시 전화번호를 물어보면 된다

여행수첩

아라메길 정보

홈페이지 wwwaramegilkr

문의 충남 서산시 문화관광과 041-660-3166

유기방가옥 유기방가옥은 숙식이 가능하며 숙식객에게는 무료로 자

전거를 빌려준다 자가용을 이용할 경우 선정묘 주차장에 세우고 이동

하는 것이 좋다 해미읍성에서 선정묘까지 택시 요금은 약 2만원 해미

읍성 인근 슈퍼마켓에서 택시 전화번호를 물어보는 게 가장 빠르다

주소 충남 서산시 운산면 이문안길 70-10(운산면 여미리 203-1)

문의 041-663-4326

서산마애삼존불상 찾아가는 길 서산공용버스터미널에서 하루 5회 운

행한다 첫차 오전 9시 15분 막차 오후 6시 55분 운산면을 거쳐서 마

애삼존불상이 있는 곳까지 운행한다

유기방가옥

여미리석불입상

유상묵가옥 역천제방

쉰질바위

고풍저수지

용현계곡입구

마애여래삼존불상

보원사지

개심사

정자(조망대)

해미읍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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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조개는 일종의 얼굴 근육 기형이다 부모로부터 대물림되는 까

닭에 의학적으로는 lsquo선천적 기형rsquo으로 분류된다 흥미로운 사실

은 많은 사람들이 부러워하는 기형이라는 점이다 동middot서양 또는 예나

지금을 가리지 않고 보조개는 귀엽고 사랑스러운 이미지로 통한다

보조개를 바라보는 동middot서양의 시각이 비슷한 것처럼 인간의 주요 표

정에 대한 해석은 거의 만국 공통이다 한 남미 사람이 화난 표정을 지

었다고 가정하자 아프리카인이나 유럽인 동양인 가리지 않고 그가 화

났다는 걸 알아차린다 슬프거나 행복한 표정도 마찬가지다

표정을 만들어내는 건 얼굴 근육이다 얼굴에는 20여 개의 근육이

있다 인간의 전체 근육 숫자는 기준을 정하기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640~850개 정도로 파악된다 한데 이 중 단 20개에 불과한 얼굴 근

육은 인간 근육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뼈대 근육과는 형태적으로나 기

능적으로 상당한 차이가 있다

무엇보다 눈에 띄는 차이는 얼굴 근육의 상당수가 뼈에 붙어 있지 않

고 피부 속에 묻혀 있다는 점이다 뼈대 근육은 말 그대로 대부분 근육

의 양쪽 끝이 뼈에 닿아 있거나 붙어 있다 뼈대 근육은 힘을 쓰고 움직

임을 일으키는 게 본연의 lsquo임무rsquo다

인간만큼 다양한 표정을 만들어낼 수 있는 동물은 없다 다시 말해

인간보다 얼굴 근육이 잘 발달한 생명체를 찾기는 어렵다 한데 주요

표정은 만국 공통의 lsquo보디 랭귀지rsquo이지만 얼굴 근육 하나하나의 모양

이나 위치는 사람마다 제각각이다 반면 얼굴 근육은 인간 특유의 속

성이 오랜 진화를 거쳐 반영된 일종의 lsquo화장발rsquo 근육의 성격이 짙다

인종별로도 얼굴 근육의 형태 등에 대략적인 차이가 존재한다 동양

인이 서양인보다 보통 무표정한 편이라는 주장에 동조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도 인종 간 얼굴 근육의 상이성을 암시한다 국내 한 의과대학

의 연구에 따르면 입꼬리 주변 근육의 위치와 이들이 움직이는 방향

이 동middot서양 사람들 간에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

lsquo스마일rsquo 도안의 핵심적 특징은 양쪽 입꼬리가 치켜 올라간 것이다

반대로 입꼬리가 내려가면 샐쭉하다거나 언짢은 느낌을 불러일으킨다

입꼬리를 올리고 내리는 얼굴 근육이 어떤 식으로 발달해 있느냐가 표

정 혹은 인상을 좌우할 수 있다는 뜻이다

얼굴 근육은 표정뿐만 아니라 얼굴의 미추(美醜)를 가르는 데도 큰

역할을 한다 얼굴 근육의 배치 크기 대칭성 등이 의학적인 차원에서

잘생기고 못생기고를 결정하는 데 많은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영어로

사소한 차이를 가리켜 lsquo스킨 딥(skin-deep)rsquo 즉 가죽 한 꺼풀 차이라

고 얘기하지만 이 차이가 실생활에서는 엄청나게 다르게 인식될 수 있

는데 얼굴 근육이 바로 대표적인 예이다

하지만 표정이나 얼굴의 미추(美醜)가 최소한 해부학적으로 따져 보

면 lsquo사소한 것rsquo임은 분명하다 성형수술이 널리 유행한다는 점이 이를

방증한다 얼굴의 미추를 결정하는 얼굴 근육은 우리 몸의 여느 뼈대

근육에 비해 조작하기가 상대적으로 손쉽고 위험성도 적다 특히 뼈와

연결돼 있지 않고 피부 아래 묻혀 있는 얼굴 근육들은 손을 봐도 기능

등에 큰 영향을 주지 않는다 얼굴 성형은 쉽게 할 수 있지만 몸 성형

은 엄두 내기가 어렵다는 점이 얼굴 근육과 뼈대 근육의 결정적인 차이

를 보여준다

표정이나 미추를 중시하는 인간의 속성이야 당장 어쩔 수 없을 것이

다 하지만 얼굴 근육에 과도하게 신경을 쓸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얼굴

근육이 만들어내는 갖은 조화는 문자 그대로 lsquo스킨 딥rsquo에 불과한 것들

이니까 글middot김창엽(자유기고가)

(도움말 가톨릭의대 해부학교실 이우영 교수)

보조개는 아름다운 lsquo기형rsquo이다

생활과학 이야기 13

연합

의학적으로는 lsquo선천적 기형rsquo으로 분류되는 보조개 얼굴 근육 때문에 생기는 보조개는 귀엽고 사랑스러운 이미지로 많은 사람들이 부러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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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 공감 2014414 57

예년보다 빨리 꽃을 피운 왕벚나무들이 함박눈처럼 꽃잎을 날리던

날 저는 서울에서 그다지 멀지 않은 어느 강변의 습지를 찾아갔

습니다 아직 찬 기운이 가시지 않은 날씨지만 남쪽에서 불어오는 봄바

람은 솜뭉치처럼 부서진 부들의 씨앗들을 마른 갈대 사이로 어지러이

날리고 있더군요 이곳 물가에는 갯버들 꽃이 한창입니다 먹이가 부족

한 이른 봄 고맙게도 무료 급식소가 문을 연 덕분에 등에류와 벌들도

덩달아 바빠졌습니다 조만간 키버들과 선버들마저 꿀을 담뿍 머금은

향기로운 꽃을 피워내면 이곳은 온통 난리가 날 것입니다

물가에 열을 지어 선 각종 버드나무들의 연둣빛 자태를 감탄하며 바

라보고 있자니 만일 우리나라에서 lsquo생명의 나무rsquo를 꼽으라면 응당 버드

나무가 그 주인공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버드나무(류)는

그야말로 이 세상에 lsquo아낌없이 주는 나무rsquo이니까요

강변에 늘어선 버드나무들은 토양의 침식을 막아줄 뿐더러 수질 정

화에도 도움을 줍니다 풍성하게 피는 향기로운 꽃들은 굶주린 곤충들

이 춘궁기를 이겨내도록 밤낮없이 넉넉하게 꿀을 내놓습니다 또한 이

처럼 곤충이 많이 모이다 보니 이곳은 보금자리와 먹이가 필요한 작은

새들이 모여드는 곳이기도 합니다 이런 이유로 봄철의 버드나무 숲은

그야말로 생명의 발원지 같다는 생각마저 들게 합니다 이 아름다운 곳

에서 저는 문득 머나먼 두만강변의 버드나무 숲을 떠올려 보았습니다

18세기 정조 재위 시절 홍양호(洪良浩)라는 지혜롭고 유능한 관리가

있었답니다 그는 1777년 세도정치의 희생양이 되어 잠시 두만강변을

관할하는 경흥부사로 좌천된 적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는 한직에서

적당히 시간을 때우며 소일하는 대신에 장정 7500명을 동원하여 1인

당 5주의 버드나무를 두만강변에 심는 큰 공사를 벌였다고 전해집니

다 옛날에는 변방의 생활이라는 것이 지금과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힘들었을 것입니다 먹고 살기도 어려운 판에 별로 중요해 보이지 않는

일로 강제 노역까지 하게 되었으니 백성들의 원성이 그야말로 하늘을

찔렀겠지요 이를 보고 걱정한 친구가 홍양호를 간곡히 만류합니다

ldquo여보게 자네는 여기 잠시 있다가 한양으로 다시 돌아갈 사람이 아닌

가 왜 공연한 일을 벌여서 긁어 부스럼을 만드는가rdquo

현실적이고 애정 어린 친구의 충고에 대한 홍양호의 답변이 그의 저서

lt이계집(耳溪集)gt에 기록되어 있습니다 대략적인 요지는 이렇습니다

ldquo이제 내가 버드나무(류)를 심는 것에는 다섯 가지 이로움이 있어요

첫째는 우리 강역을 (오랑캐로부터) 은폐하기 위한 것이요

둘째는 말을 타고 돌격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요

셋째는 강둑이 물살에 파 먹히는 것을 대비하기 위한 것이요

넷째는 땔감용 나무를 대기 위한 것이요

다섯째는 바람을 막기 위한 것이지요

이 공사는 이처럼 백성들을 이롭게 하는 일이라오 내가 비록 여기

오래 머물지 않을지 몰라도 몇 년 지나지 않아 백성들이 그 이익을 누

리게 될 것이고 그 이로움이 백년 천년을 갈 수도 있을 텐데 내가 어찌

눈앞의 인기에 영합하여 이 일을 미루겠소rdquo

그 탁견에 감탄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자연 생태에 대한 정교한

지식 체계가 없던 그 옛날에도 슬기로운 우리 선조들은 강변을 지키는

버드나무숲의 중요성을 간과하지 않았던 것이죠 이런저런 허황한 명

분에 휩쓸려 오랜 세월 우리 곁을 지켜주었던 강변의 버드나무들이 하

루 아침에 베어져 나가고 삭막한 콘크리트 제방이 그 자리에 들어서고

있는 답답한 작금의 현실을 목도하자니 자연환경 보존과 실용성을 두

루 배려했던 옛 선조들의 지혜가 더욱 절실해지는 요즈음입니다

하천변에는 마땅히 버드나무숲이 있어야 합니다 그러면 이 고마운

나무들은 매년 봄마다 크고 작은 물줄기를 따라 세상을 황금빛으로

수놓을 것이며 전국 방방곡곡에는 생명의 교향곡이 우렁차게 울려 퍼

질 것입니다 글과 사진middot김태영(자연생태연구가middotlt한국의 나무gt 공저자)

아낌없이 주는 lsquo생명의 발원지rsquo

한국의 꽃과 나무 버드나무

lsquo생명의 나무rsquo 버드나무 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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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연사 힘주어~ 불조심

ldquo자나 깨나 불조심rdquo

lsquo불조심rsquo을 강조하는 대표적인 슬로건이다 식목일에 나무를

심는 것도 중요하지만 식목일을 전후로 해서 연중 산불이 가장 많이

발생한다고 하니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실제로 식목일에는 연평균

18건 평일의 6배에 이르는 산불이 집중적으로 발생한다는 통계치가

있다 최근에는 기후 변화로 산불이 갈수록 늘어나는 추세라고 하니

보다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기온이 높고 건조하며 바람이 강할수록

산불이 쉽게 번지는데 고온건조한 날씨 탓에 최근 식목일 즈음의 산불

발생 횟수도 1990년대에 비해 52퍼센트나 급증했다고 한다 그런 이유

에서일까 정부도 지난 1970년대부터 다양한 불조심 캠페인을 전개해

왔다

내무부(현 안전행정부)가 후원하고 한국화재보험협회가 주최한 lsquo불

조심 웅변대회rsquo 고지 광고(동아일보 1977년 10월 7일)를 보자 헤드라인

은 ldquo제1회 전국 남middot여학생(초middot중middot고) 불조심 웅변대회rdquo다 웅변대회를

개최하는 이유로 lsquo범국민적으로 방화(防火) 의식을 고취하기 위하여rsquo

라는 문구를 앞세우며 대회의 상세한 요강을 밝혔다 그 웅변대회에서

가장 강조한 것은 ldquo방화 예방 의식을 고취시키고 불조심의 생활화를

촉구하여 화재 없는 복지국가 건설에 이바지할 수 있는 내용rdquo이었다

웅변 시간은 초등부가 5분 중middot고등부가 6분이었다 웅변대회에 앞

서 lsquo원고 합격자 발표rsquo를 먼저 한 것으로 보아 예선에서 먼저 제출된 원

고를 검토해 심사를 거친 다음 그 기준을 통과한 학생들에게 본선에

나갈 기회를 주었음을 알 수 있다 본선에 진출한 학생들은 전국 방방

곡곡의 교정에서 두 주먹을 불끈 쥐고 ldquo~하자고 이 연사 소리 높여 외

칩니다 여러분rdquo 하며 목청을 돋웠을 것이다

1970년대는 lsquo웅변대회의 시절rsquo이라 할 정도로 다양한 주제의 웅변대

회가 전국적으로 열렸다 반공 웅변대회가 대표적이었지만 불조심 웅

변대회도 단골 주제였다 그 시절의 웅변대회가 학생들에게 획일적 사

고를 주입시키기 위한 관제 기획 행사라는 비판의 목소리도 있었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다 웅변대회는 학생들에게 자신감을 높여주는 동시

에 주어진 시간 안에 자신의 주장을 효율적으로 전달하는 능력을 길러

정책광고로 보는 어제와 오늘

1977년 10월 7일 동아일보에 실린 lsquo불조심 웅변대회rsquo 고지 광고 내무부(현 안전행정부)가 후원하고 한국화재보험협회가 주최하는 전국 웅변대회 참가를 위한 상세한 안내 정보가 적혀 있다

주는 생생한 프레젠테이션 교육의 현장이다 지금은 웅변대회가 많이

사라졌지만 아직도 지역의 소방서 단위로 관내 학생들을 대상으로 해

불조심 웅변대회를 개최하는 곳도 많다

나무 심기도 중요하지만 심은 나무를 화재로부터 보호하는 일은 더

더욱 중요하다 소방방재청 역시 한식날을 전후로 119소방헬기를 투입

해 산불 예방 홍보활동을 펼치고 있지만 어디까지나 한계가 있을 터

그 무렵에는 불을 피우지 말고 찬밥을 먹어야 한다는 뜻에서 한식(寒

食) 또는 냉절(冷節)이라고 날짜까지 못박았던 조상들의 지혜가 오히

려 돋보인다 기후 변화로 최근 30년 동안 봄철 기온은 평균 섭씨 06

도 올랐지만 습도는 오히려 6퍼센트 낮아져 산불이 일어날 가능성이

더 높아진 상황에서 담뱃불 같은 불씨 관리에 각별히 주의해야겠다

불조심 웅변대회는 입으로 하는 웅변이지만 몸으로 실천하는 웅변이

더 값진 웅변이 아니겠는가 ldquo꺼진 불도 다시 보자rdquo

글middot김병희(한국PR학회 회장middot서원대 광고홍보학과 교수)

58 2014414 위클리 공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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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카툰 파랑새를 찾아서

가장 훌륭한 지혜는 친절과 겸손이다

-탈무드

선택한 까닭글과 그림middot최영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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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 2014414 위클리 공감

무용

뮤지컬

문화공감

lt아라의 서gt

lt아라의 서gt는 설화나 민담에 등장하는 인물

을 중심으로 바다에서 탄생한 문명과 그 속에

서 살아가는 인간의 모습을 그린 공연이다 인

천시립무용단은 황해를 넘나드는 바람을 추

상적으로 표현했다 전통춤 레퍼토리에 신화

적 서사를 담아 한국 무용의 매력을 극대화했

다 초연 때 출연한 무용수들과 새로 선발된

무용수들의 기량을 견주어 보는 것도 이번 공

연 관람의 묘미가 될 것이다

기간 4월 25~26일

장소 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

문의 032-427-8401

lt비방문 탈취작전gt

트로트와 국악을 결합한 신명나는 창작뮤지

컬이다 약령시 약전골목의 오래 된 lsquo이만수

한약방rsquo은 손님이 끊일 날이 없다 인근 한약

방 사장들은 lsquo이만수 한약방rsquo엔 특별한 비방

문이 있을 거라는 결론을 내리고 lsquo이만수 한

약방rsquo의 비방문을 훔쳐낼 계획을 세우는데hellip

흥미로운 이야기를 중심으로 옛 약전골목의

풍경과 생활 모습을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기간 5월 4일까지

장소 대구 봉산문화회관 스페이스라온

문의 053-661-3500

극단

한양

레퍼

토리

신은수 작가의 역사극 시리즈 lt운현궁 오라버니gt lt봄이 사라진 계절gt을 잇는 lt거울 속의

은하수gt는 일제강점기 lsquo마지막 왕족rsquo으로 알려진 의친왕가를 소재로 시대의 격류에 휘말

린 인물의 세밀한 심리를 표현한 작품이다 1945년 해방 직전의 의친왕가 이야기를 그렸다

히로시마 원자폭탄 투하로 숨진 의친왕의 차남 이우의 장례식을 계기로 의친왕가 사람들이

한자리에 모인다 급변하는 세계 정세 속에서 조선왕조의 부활이라는 환상 속에 사는 일흔 살의

의친왕 반면 그의 장남 이건은 냉소적인 시선으로 조선의 마지막을 예감하며 아버지와 충돌한

다 의친왕과 다투고 뛰쳐나간 이건은 누군지도 모르는 생모의 행방을 찾는데hellip 극단 한양레퍼

토리 대표이자 배우인 최형인 교수가 직접 제작하고 무대에 선다 여기에 2012년 서울연극제 우

수작품상 수상작인 lt만선gt을 연출한 신동인 감독이 또 한번 연출을 맡아 더욱 관심을 모은다

일제강점기 말기 이곳에 모인 인물들은 특수한 신분으로 인해 저마다 나라의 역사를 대변하

고 있다 겉보기에는 여느 가족의 장례식과 다름없어 보이지만 그들의 갈등과 고통을 통해 자

연스럽게 관객들은 뼈아픈 우리의 역사를 절감할 수 있다 역사적 상징성과 함께 변화하는 시

대에 내몰려 갈등하고 괴로워하는 인간 본연의 모습이 공감을 자아낸다 글middot허정연 기자

기간 4월 19~27일 장소 서울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 문의 02-889-3561

의친왕의 차남 이우의 장례식을 계기로 모인 왕친들의 갈등을 소재로 시대적 아픔을 담은 연극이다

역사 앞에 갈등하는 lsquo인간의 굴레rsquo제35회 서울연극제 lt거울 속의 은하수gt

문화누리카드 콜센터 및 홈페이지 안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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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뮤지컬 영화 음악 무용 오페라 음반 도서 전시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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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개 시 도 지자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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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개인카드 발급(연간 5만원 세대당 최대 5매 신청)

- 기초생활수급자 및 차상위 대상자 중 만 6세~19세(1995년 1월 1일~2008년 12월 31일 출생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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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 수령시 자택배송을 신청하신 분은 lsquo14년 4월 이후에 수령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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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상위계층 차상위자활 차상위장애수당 차상위

장애아동수당 차상위장애인연금 차상위본인부담

경감 차상위한부모가족 차상위우선돌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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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군구(본인 주소지 기준)의 예산 소진 시 발급 불가

기존 문화여행스포츠 관람 이용권을

발급받으셨던 분들도 신규발급신청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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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 2014414 위클리 공감

화제의 책

ldquo넌나에게 모욕감을 줬어~rdquo 영화 lt달콤한 인생gt에서 배우 김영철이

했던 이 명대사는 개그프로그램에서도 패러디하는 등 대표적인

유행어가 됐다 그만큼 한국사회에서 빈번하게 겪는 감정이기도 하다 출퇴

근길 도로 위에서라든가 학교나 회사에서 생면부지의 낯선 사람들부터

심지어 가까운 가족에게까지 우리는 평범한 일상에서 lsquo모멸감rsquo을 겪는다

모멸은 lsquo업신여기고 얕잡아봄rsquo으로 풀이된다 나의 존재 가치가 부정당하

거나 격하될 때 갖는 괴로운 감정이며 인간 내면의 가장 깊숙한 곳을 파괴

한다 한국인의 일상에 만연한 lsquo모멸감rsquo의 실체를 인문학적으로 규명한 책

이 나왔다 저자는 모멸감을 분석하기 위해 뉴스 기사 TV 드라마나 영화

에서 오가는 대사 수많은 문학작품 등에서 수집한 적실한 실례와 일상생활에서 만나는 다양한

에피소드로 이야기를 이어간다

저자는 우선 모멸이 부르는 파괴력을 우려한다 ldquo우리가 일상적으로 겪는 모멸감은 흔히 lsquo정서

적인 원자폭탄rsquo이라고도 불리며 인간을 끝없는 바닥으로 추락시키기도 하고 때로는 타인과 세

상에 대한 폭력으로 발화하기도 한다rdquo

모욕을 주고받는 데는 어떠한 역사적 배경이 있을까 저자는 급변한 사회 환경 때문이라고 분

석한다 ldquo조선 시대에 형성된 귀천의식과 신분적 우열 관념은 외형을 달리한 채 끈질기게 지속되

어 왔고 산업사회 및 소비사회와 맞물려 사람들 사이에 피곤한 경쟁으로 이어졌다rdquo

이런 연장선상에서 모든 가치가 돈으로 매겨지는 자본주의의 도래가 다른 한 축을 이룬다 사

회제도와 경제력 간의 불균형 삶의 형태와 의식 사이의 불균형이 문제의 핵심이다 절대 빈곤

실업 등으로 인해 최소한의 품위를 갖출 수 없다는 것 자신이 무능하고 쓸모없는 존재라는 생

각은 큰 모멸감을 불러일으킨다 이렇게 훼손된 자아를 보상받으려는 집단 콤플렉스가 공격적

인 민족주의와 편협한 인종주의로도 나타나게 된다 이 책의 또 한 가지 새로운 시도가 있다 바

로 음악으로 표현한 모멸감이다 작곡가 유주환 선생이 이 책에서 열 군데 대목을 골라 열 개의

곡을 만들었다 책과 함께 CD로 들어 있다 음악사적으로도 불안이나 분노 고독이나 초조함 슬

픔이나 기쁨 등을 주제로 한 곡들은 많지만 모멸감을 표현한 곡은 거의 없다고 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과연 모멸감을 뛰어넘을 수 있을까 저자는 학력이나 외모 경제력 피부색

나이 등 외형적인 차이로 멸시하는 문화와 사회 풍토를 바꿔가야 한다고 말한다 또 사회와 제

도가 정비되더라도 모멸감을 아예 느끼지 않고 살기란 불가능하다 존중과 자존의 문화는 여럿

이 만드는 것이며 그 출발은 결국 자신의 내면에 있다 남을 귀하게 여기는 문화는 우리의 변화

로부터 시작된다 ldquolsquo귀rsquo는 곧 lsquo고귀하다rsquo는 뜻이고 영어로 풀이하면 lsquonoblersquo에 가장 가까울 것이다

lsquo귀rsquo만큼은 스스로 성취할 수 있다 어떤 사람은 학문을 닦음으로써 어떤 사람은 예술이나 종교

를 통해 어떤 사람은 타인에게 많은 것을 베풂으로써 삶을 고양시킬 수 있다rdquo 우리는 각자 어떤

방법으로 모멸감을 극복하고 있을까 글middot박지현 기자

단신

lt커넥톰 뇌의 지도gt승현준 지음 | 신상규 옮김김영사 | 2만3천원

1천억 우리 몸 안의 신경세포 개수다 인

간 신경세포의 모든 연결구조와 활동원리

를 파악하기 위한 사상 초유의 프로젝트

인 휴먼 커넥톰 연구의 모든 것을 다뤘다

뇌와 의식의 비밀을 밝히기 위한 흥미진

진한 실험과 놀라운 발견이 이어진다 의

학적 발전을 뛰어넘어 미래 사회에 혁명적

변화를 가져올 경이로운 도전의 과정이

생생하게 펼쳐진다

lt금융으로 본 세계사gt천위루 양천 지음 | 하진이 옮김시그마북스 | 1만7500원

금융학은 지리적 환경과 기술middot종교middot경

제체제를 망라한 집합체라고 할 수 있다

모든 금융 사건에는 사회middot경제middot문화middot역

사적 배경이 있다 이 책은 국가 인물 사

건을 시대별로 나눠 유머러스하고 유쾌

한 언어로 금융사를 들려준다 그리스

로마 프랑스 스페인 네덜란드 영국 미

국 클로비스 찰스 1세 JP 모건 소로스

튤립 거품 사우스시 거품 서브프라임

위기 등의 키워드를 일목요연하게 펼치

면서 세계 경제의 흥망성쇠를 그려냈다

모멸감 왜 느껴 나는 소중해

lt모멸감gt

김찬호 지음문학과지성사1만3500원

62-63-화제의책+디딤툰indd 62 2014-04-11 오전 20413

위클리 공감 2014414 63

디딤툰 글로벌 에티켓 173

세상에서 가장 무거운 것구성middot권우영

그림middot안종만

62-63-화제의책+디딤툰indd 63 2014-04-11 오전 20419

요행은 없더라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한 소통이 지나치게 활발하다 각종 동호회

며 동창회에서 업무 협상에 이르기까지 다채로운 채널들이 그

야말로 lsquo스마트rsquo하고 lsquo스피드rsquo 있게 실시간으로 진행된다 직접 통화하거

나 만나지 않아도 많은 정보들이 오가고 약속들이 잡히고 계획들이

세워진다 시간이 절약되기도 하지만 시시각각 lsquo띵동rsquo하는 커뮤니티 알

림 신호로 인해 업무 집중에 방해를 받기도 한다 아마도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요즘 사람들은 경험의 80퍼센트 이상을 SNS를 통해 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최근 한 친구가 자신의 어리숙함을 한탄하는 글을

SNS에 올렸다

인터넷을 검색하다가 수천만 원을 호가하는 외제 중고차를 아주 싸

게 구할 수 있다는 광고성 글을 봤다고 했다 침수되거나 사고 난 차도

아닌데 저렴하게 경매로 낙찰된 차이기에 믿을 수 있다는 내용을 보고

어처구니없게도 마음이 동했다는 것이다 게다가 그 광고문에는 단순

히 차를 파는 것이 아니라 소중한 사람과의 인연을 진실하게 만들고

싶다고 적혀 있었다 거기서 그치지 않고 딸 사진까지 곁들이며 자기

딸한테 부끄럽지 않은 아빠로 살아가고 싶은 사람이라는 말까지 덧붙

인 것을 보고는 차라리 믿고 싶은 마음이 더 강해졌다 그 친구는 전화

를 걸었고 약속을 한 후 차를 구매하러 갔다

통화한 딜러는 여기저기 친구를 데리고 다니며 몇몇 그럴 듯한 외제

차를 보여주었다 인터넷 차량은 시험 주행을 해 볼 수 없다면서 이상

없으니 빨리 사라고 지금 선택하지 않으면 후회할 거라고 한 시간 후

에는 다른 사람이 보러 오기로 예약돼 있다고 압박했다 순진한 친구

는 제정신을 차리기 어려운 지경임에도 가까스로 정신을 차려 품질 보

증을 어느 정도 해 줄 수 있느냐고 물었다 보증 기간이 없다는 답이 돌

아왔다 처음에 전화했을 때는 3개월 정도 보증해 준다고 했던 것 같아

재차 확인했다 딜러는 워낙 싸게 파는 것이라 그런 것은 해당되지 않

는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순간 이상하다 싶어 친구는 사지 않겠다고

말했다 딜러의 표정이 순간 바뀌었다 살 것처럼 이야기해 놓고 이제

와서 이러면 어떻게 하느냐 이런 인터넷 차량들은 대개 사러 오면 그

냥 계약하고 끌고 가는 게 상례인데 너무한 것 아니냐hellip 질타 내지 훈

계조였다 섬약(纖弱)한 기질의 친구는 더 당황했다

하지만 친구는 사지 않겠다는 의사를 다시 한번 표시했다 가족들의

안전을 지켜야 한다는 말도 덧붙였다 불만에 차 있던 딜러가 이내 표

정을 바꾸었다 잘 생각했다고 대부분 인터넷 보고 오는 사람들은 이

런 차의 성격을 알고 오는데 당신은 그렇지 않은 것 같았다며 정말 모

르고 온 것이냐고 물었다 친구가 광고문을 믿고 왔다고 하니까 딜러는

참 딱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이런 차는 대개 리콜된 것들로 안전을 보장할 수 없는 차들이어서 어

떤 이들은 아예 견인차를 가져와 사 간다 정상적인 차가 이런 가격이

라면 어떤 바보가 비싼 돈 들여 새 차를 사겠느냐 당신이 순진한 사람

같아서 말해 주는 것이다 그랬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딜러는 차를 팔

지 못하고 들어가면 회사에서 혼나니까 정상적인 다른 중고차로 바꾸

면 어떻겠느냐고 제안했단다 한나절 이상을 같이 다니고 또 진실까지

털어놓아 준 그 딜러에게 미안한 생각이 들고 고마운 생각도 든 나머

지 친구는 그러자고 했다 얼결에 꼭 바꿀 필요도 없는 차를 그렇게 바

꾸었다고 했다

그러고 나서 자신이 도대체 무엇을 어떻게 한 것인지 모르겠다고 자

탄했다 어리석은 짓을 한 자신을 반면교사 삼아 친구들은 그런 일에

휘말리지 말라고 덧붙였다 결국 그 친구는 평범하지만 오래 된 진리를

잠시나마 잊은 자신에 대한 반성으로 끝을 맺었다 lsquo콩 심은 데 콩 나

고 팥 심은 데 팥 난다rsquo 글middot우찬제(문학평론가middot서강대 문학부 교수)

중앙포토

소통과 공감

64 2014414 위클리 공감

64-소통과공감indd 64 2014-04-11 오전 20452 표지 253-최종indd 146 2014-04-11 오전 20821

Page 16: 위클리 공감 253호

28 2014414 위클리 공감

과학기술 여성파워시대 ITmiddot문화 융합 시도기획특집

서울대 라틴아메리카연구소의 백미숙 문화기획팀장은 통신

기술 개발의 선구자다 1980년대 중반 대덕연구단지에서

유선전화 교환기를 개발한 것을 시작으로 이동통신 화상통신

데이터통신 무선랜 공유기에 이르기까지 20여 년 넘게 통신장

비 개발을 주도해 왔다 백 팀장의 연구를 통해 통신기술 분야에

등록돼 있는 특허만도 7건이다 2011년부터 그는 오랜 꿈이었던

문화기획을 맡아 IT연구 경험을 살려 문화와 융합하기 위해 새롭

게 도전 중이다

그의 첫 연구 성과인 전전자교환기(TDX-10)는 각 가정에 유

선전화 공급을 늘리는 데 큰 기여를 했다 전전자교환기는 쉽게

말해 통화할 수 있게 연결해 주는 컴퓨터로 교환기 개발 전인

1980년대 초반만 해도 국내 기술이 없어 미국middot스웨덴 등의 수입

통신장비에 의존해야 했다 백 팀장은 대덕연구단지 연구원으로

국산 교환기를 개발하는 데 참여해 성공했다 그는 ldquo국산 교환기

개발로 유선전화를 어느 집에서나 쓸 수 있게 돼 자긍심도 있었

다rdquo고 말했다

10여 년 넘게 대덕연구단지에 있다가 1997년부터 2006년까지

대기업과 벤처기업 등을 거치며 통신기술 연구에 매진했다 휴대

폰이 막 상용화될 무렵인 1990년대 후반 현대전자(현 SK하이닉

스)의 책임연구원으로 이미 화상통신과 데이터통신용 핵심망 개

발을 마쳤다 벤처기업인 아이피원에서는 국내 처음으로 무선랜

공유기를 개발하는 데 성공해 KT에 납품하기도 했다 그 덕분에

아이피원은 매출 150억원 직원 수 50여 명의 회사로 성장했다

백 팀장은 ldquo통신기술은 빠르게 변하기 때문에 늘 현재 쓰는 기술

보다 한 발 앞서 고민해야 했다rdquo고 말했다

오랜 연구 성과로만 보면 과학자가 천성인 것 같지만 원래 그

의 꿈은 예술가였다 머리 속의 생각을 마음대로 그려낼 수 있는

화가를 꿈꾸던 무렵 부모님의 반대로 미대 진학은 포기해야 했

ldquo여성인 것을 잊으라 프로정신을 가지라rdquo서울대 라틴아메리카연구소 백미숙 문화기획팀장 ldquo못 이룬 예술가의 꿈이 보여요rdquo

지미연 기자

ldquo현 시대에 가장 필요한 것을 생각하고 만들어내는 게 과학자의 매력이에요rdquo 백미숙 팀장은 20여 년 넘게 통신기술을 연구한 베테랑이다

28-29-기획-백미숙indd 28 2014-04-11 오전 14853

위클리 공감 2014414 29

다 ldquo어릴 때 백화점의 쇼윈도를 보며 저 공간에 이야기를 입히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때부터 이미 문화에 관심이 많았던

거죠 벤처기업을 그만둔 후 미국 맨해튼에 갔더니 거리 문화가

흥미로웠습니다 그런 걸 보면서 문화와 IT를 접목하고 싶은 마

음이 들었어요rdquo

인사동 홈페이지 만들며 ITmiddot문화 융합 가능성 느껴

인사동 홈페이지(wwwhiinsacom)를 만든 것은 ITmiddot문화를 융

합하려는 첫 시도였다 문화 강좌를 듣고 축제 기획을 하며 경험

을 쌓다가 우연한 기회에 홈페이지 제작을 맡게 됐다 서울 인사

동을 하나의 브랜드로 만들기 위해서는 정보를 모아놓은 홈페이

지가 필요하다는 생각으로 진행한 프로젝트였다 그의 IT연구 경

험이 강점이 됐다 홈페이지 제작을 마친 후 지난해 종로구청으

로부터 공로상도 받았다

ldquo기술만 알면 사무적인 홈페이지가 되는 경우가 많고 문화만

잘 알면 적재적소에 기술을 활용하기 어렵잖아요 문화와 기술

두 가지를 모두 이해하고 있어서 재미있었어요 lsquo이 정보는 이쯤

에서 찾게 하면 좋겠구나 이 콘텐츠는 이런 방법으로 보여주면

흥미롭겠구나rsquo 하며 홈페이지를 만들 수 있었죠 잘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았을 때 ITmiddot문화 융합에 대한 가능성을 느낄 수 있었

어요 뿌듯했죠rdquo

IT 기술을 기반으로 문화를 생생하게 알리는 것이 백 팀장의

목표 중 하나다 그래서 증강현실이나 가상현실에 관심이 많다

현재는 서울대 라틴아메리카연구소에서 문화기획을 맡고 있다

언젠가는 생생하게 문화체험을 할 수 있도록 증강현실이나 가상

현실 등의 기술을 문화체험용 웹에 구현해 보고 싶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여성 과학자를 꿈꾸는 후배들에게 백 팀장은 ldquo여성인 것을 잊

으라rdquo고 당부했다 ldquo연구를 하다 보면 야근middot밤샘작업middot출장 등이

많아요 여성이 하기 힘든 부분이 분명 있죠 하지만 여성이기 이

전에 프로정신을 갖고 전문가가 되어야 합니다 여성이 아니라 일

하는 사람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뛰어들어야 성과를

낼 수 있죠rdquo 실제 그가 연구했던 한 팀의 경우 16명 중 15명이 남

성이었던 적도 있었다 하지만 백 팀장은 ldquo아이를 함께 돌봐야 해

서 힘들었지만 야근도 밤새는 일도 동료들보다 더 많이 하려 노

력했다rdquo고 말했다

그는 ldquo과학자로 성공하는 데 여성이 갖는 장점도 많다rdquo고 덧붙

였다 그 중 하나로 lsquo직감rsquo을 꼽았다 ldquo연구하면서 여성이 갖는 직

감이 장점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남성은 웬만큼 결과

가 보여야 판단하는 데 비해 여성은 상황의 맥락과 뉘앙스 등을

감지해 연구방향 수정 등에 대한 판단을 빨리 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대개의 여성이 남성보다 섬세하기 때문에 갖는 장점

이죠rdquo

그러면서 과학자가 되더라도 과학뿐 아니라 lsquo융합rsquo을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의료나 건축middot예술middot문화 등 다양한 분야와 과

학이 융합할 때 시너지를 낸다는 것이다 ldquo호기심을 가지고 다양

한 분야를 살펴봐야 합니다 궁금증이 많아야 해요 중요한 것은

호기심에 머무르지 않고 해결 방안까지 같이 고민해야 한다는 점

입니다 정보를 많이 얻고 이를 토대로 분석하는 습관을 길러야

합니다rdquo 글middot남형도 기자

백미숙 팀장이 2012년 만든 인사동 홈페이지(wwwhiinsacom) 초기 화면 1초 간격으로 바뀌는 인사동 사진을 전면에 시원하게 배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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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dquo그 때만 해도 금세 (직장을) 얻을 수 있을 거라 lsquo착각rsquo했지

요rdquo 이화여대 컴퓨터공학과 변해선(38) 연구교수는 요

즘 말로 lsquo경단녀(경력단절 여성의 줄임말)rsquo였다 연년생 두 아이를

키우는 엄마의 삶은 공학관 연구실의 작은 컴퓨터와 집뿐이다

ldquo아이를 둘 키워보면 전혀 다른 세계를 만나게 될 거예요rdquo 변 교

수는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의 지원으

로 복직에 성공하면서 두 마리 토끼를 잡고 있는 lsquo슈퍼 맘rsquo이다

고등학생 시절 컴퓨터 활용이 재미있었다는 변 교수는 소프트

웨어 전문가를 꿈꾸며 하루 9시간 이상 모니터 화면과 씨름했다

대학에 들어가서도 꾸준히 그 길만 고집했다 여성이라 불리하다

는 생각도 전혀 없었다 ldquo제가 학교를 다니던 1990년대 중반만 해

도 한창 인터넷 붐이 일었고 컴퓨터 업계에서는 경쟁력이 있었어

요rdquo 그래서 항상 lsquo하면 되겠구나rsquo 싶은 자신감이 있었다 딱 출산

전까지는 그랬다

박사학위를 받기 이틀 전 첫아이를 낳았다 변 교수는 이때부

터 모든 삶이 계획과는 다르게 흘러가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는

꾸준히 해 왔던 연구를 쉬면 도태된다는 생각에 산후조리 2개월

만에 lsquo박사후 연구원rsquo이 되었다 ldquo생후 3개월도 안 된 아이를 어린

ldquo아이들이 자랑할 엄마과학자 돼야죠rdquo변해선 이화여대 컴퓨터공학과 연구교수 ldquo참 어렵게 이 자리에 돌아왔어요rdquo

지미연 기자

한국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의 lsquo여성 과학인 경력복귀지원 사업rsquo을 통해 현업에 돌아온 변해선 교수는 ldquo(경력단절 기간 동안) 급변하는 IT 분야에서 어린 친구들이나 해외 박사들이 많아 쉽게 뒤처질 수 있다는 생각에 조급했다rdquo고 말했다

과학기술 여성파워시대 경력단절 딛고 복귀기획특집

오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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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 공감 2014414 31

이집에 맡기기 시작했어요rdquo

하지만 첫째를 출산한 지 8개월 둘째가 lsquo덜컥rsquo 생겨 버렸다 연

구 논문을 구상하기도 벅찬 시간 점점 무거워지는 몸을 이끌고

연구와 육아를 감당하기가 어려워졌다 임신 6개월째 그는 연구

실을 떠났다 박사후 연구원 1년차였다 ldquo떠날 때만 해도 금세 복

귀할 수 있을 줄 알았지요rdquo

연년생 두 아이의 육아는 그에게 lsquo충격적rsquo이었다고 한다 ldquo한 아

이만 키우는 것과는 완전히 달랐어요 새벽에 일어나 둘째에게

우유를 타주고 기저귀 갈아주고 첫째 옷 갈아입히고 그렇다고

(아이가) 인형처럼 가만히 있나요 한창 움직이면서 시리얼 엎고

어지럽히고hellip 잠깐 안 보는 새 연구 중인 모니터 앞에서 키보드

를 쿵쿵 두들기고 있질 않나 매일이 아찔했죠rdquo

한국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 덕에 연구현장 복귀

연구실이 그리워졌다 하지만 공백은 컸다 여기저기 지원해 봤지

만 계속 고배를 마셨다 그렇게 1년 2개월의 시간이 흘렀다 변 교

수의 세부 전공인 컴퓨터 네트워크 분야는 점점 길이 좁아졌다

그는 ldquo특히 IT분야는 워낙 급변하는데다 어린 친구들이나 해외

박사들이 많아 쉽게 뒤처질 수 있다는 생각에 조급한 마음도 있

었다rdquo며 ldquo막막하고 답답하고 불안한 시간이었다rdquo고 회고했다

그러던 어느날 메일이 도착했다 한국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

터(WISET)에서 lsquo2013 여성 과학인 경력복귀지원 사업rsquo을 한다는

모집공고였다 2012년에 시작한 이 사업에는 대학연구원 모집도

포함됐다 간절한 마음으로 지원서를 썼다 ldquo합격 통보를 받고 정

말 기뻤지요 공부했던 모교인데다가 일과 육아 두 마리의 토끼

를 잡을 수 있는 환경이 주어진 거죠rdquo

기쁜 마음으로 모교에 복귀했지만 적응은 쉽지 않았다 연구

와 육아를 병행하는 일은 생각보다 만만치 않았다 오히려 극심

한 우울증을 겪어야 했다 부부싸움도 늘고 엄마로서 해서는 안

될 생각까지 했다고 한다 포기하고 싶은 순간 변 교수는 오기가

생겼다 퇴근 후 밤 9~10시에 아이를 재워놓고 새벽 1시에 알람

을 맞춰 뒀다 쪽잠을 자고 일어나 연구에 몰입했다 ldquo경쟁에서

뒤처져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점점 커지더라고요rdquo 그는 이런 각

고의 노력 끝에 지난해 11월 교육부에서 주관한 lsquo리서치펠로우

프로젝트(모바일 클라우드 컴퓨팅 상호작용 지연 최소화를 위한

복합프레임워크 개발)rsquo를 맡으면서 연구교수가 됐다

요즘의 꿈은 두 가지다 ldquo연구자로 우리나라 소프트웨어 분야

에 기여할 수 있는 연구 실적을 내는 거죠 지금 실험이 마무리

단계에 있고요 조만간 논문을 발표할 예정입니다rdquo 그는 연구 이

야기를 하면서 커다란 눈을 반짝였다 두번째 꿈은 더 인상적이

었다 ldquo아이들에게 자랑스러운 엄마가 되는 거요 나중에 커서 아

이들이 lsquo우리 엄마는 과학자rsquo라고 자랑스러워할 수 있었으면 좋겠

어요rdquo 글middot박지현 기자

한국여성과학기술인 RampD 경력복귀지원 사업이란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가 출산middot육아 등으로

경력이 단절된 이공계 출신 여성(여성과학기술인)에 대해 다시 연구 현

장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업이다 여성들이 연구 현장 복귀

를 준비할 때부터 일자리에 정착할 때까지 패키지 형태로 지원한다

재취업 역량 진단을 통한 맞춤형 준비교육과 직업상담 일자리 추천

등을 한다 지속적으로 경력을 유지middot발전시킬 수 있도록 취업 중개도

돕는다 복귀 사업의 지원 규모는 여성 과기인 1인당 2천만원 이내로 최

장 3년까지 지원된다 2012년과 2013년 두 차례에 걸쳐 여성 과학자 복

귀사업을 벌였는데 70명 모집에 153명이 몰렸다 이 사업을 통해 현장

으로 돌아온 여성 과학기술인은 2012년 39명 2013년 58명이었다 이

들은 지금까지 국내외 학술지 논문 30편과 특허출원 9건을 내는 등 두

드러진 성과를 보이고 있다

문의 02-6411-1011~2 wwwwisetrekrreturn

ldquo두 아이의 육아를 연구와 병행하는 일은 생각보다 너무 어려웠다rdquo는 변 교수는 아이들에게 자랑스러운 과학자 엄마가 되고 싶다고 했다

오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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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2014414 위클리 공감

과학기술 여성파워시대 과학과 인문학 통섭기획특집

ldquo미국 유학시절 아이가 아플 때면 유치원을 보낼 수도 내

가 학교 수업에 빠질 수도 없어 발을 동동 구른 적이 한

두 번이 아니었어요rdquo

45년간 화학을 연구해 온 황영애(68) 상명대 명예교수는 아직

도 그 시절만 떠올리면 가슴 한 편이 쿡쿡 아려온다 함께 박사과

정을 밟은 남편은 아이 문제나 집안일에 있어서 늘 뒷전에 있는

데 반해 과학자이기 전에 lsquo엄마rsquo였던 황 교수에게는 학업과 가정

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게 여간 고된 일이 아니었다

ldquo어느 분야나 일과 가정을 양립시키는 일이 쉽진 않겠지만 과

학 분야에서도 여성에게 유리한 점은 결코 없었어요 사회생활에

있어서의 문제라기보다는 결혼이나 육아로 인한 가정의 문제였

죠 혹자는 연구직이면 그래도 좀 편하지 않으냐고도 하는데 흔

히 생각하듯 하나 더하기 하나를 해서 원하는 결과가 나오는 게

아니니까요 밤새도록 실험하는 일도 잦은데 아이를 둔 엄마로서

는 쉬운 일이 아니죠rdquo

lt세계문학전집gt 읽기를 좋아하던 부끄럼 많던 여고생은 화학

수업을 하던 총각 선생님을 짝사랑하며 흥미가 생겼다 선생님이

아닌 화학과 본격적인 사랑에 빠진 건 이듬해 대학에 입학하면

서부터다

그가 대학에 입학하던 해 서울대 화학과 정원 30명 중 여학생

은 4명뿐이었다 황 교수는 ldquo그 정도면 당시로서는 적지 않은 수rdquo

라며 ldquo진로를 정하는 데 있어 여자 동기들과 선배들의 도움을 많

이 받았다rdquo고 말했다 이공계 여대생이 극히 드물던 시절 결혼middot

육아에 대한 고민을 나눌 유일한 대상은 처지가 비슷한 동료들

뿐이었다

ldquo흔히 여성 과학자의 강점으로 섬세함을 꼽는데 저는 손끝이

야물지를 못했어요 실험할 때는 꼼꼼함이 필수인데 그렇지 못해

ldquo화학에서 인생과 인문학을 보았어요rdquo황영애 상명대 명예교수 ldquo교수법에 응용해 제자들 이해 도와 보람 느껴rdquo

공부가 힘들게 느껴질 때도 많았어요 오랫동안 공부해 온 저도

그런데 학생들은 오죽할까 싶어 어떻게 하면 좀 더 쉽고 즐겁게

가르칠 수 있을까 고민했죠rdquo

그 고민의 해답은 인생에 있었다 황 교수는 화학적 원리에 인

간 관계를 대입해 강의했다 그는 ldquo과학으로서 화학을 바라보면

어렵게 느낄 수 있는 것도 인생에 빗대면 쉽게 이해되는 부분이

많다rdquo고 설명했다

ldquo과학 대중화가 곧 과학 발전rdquohellip 중middot고교 무료강의 희망

ldquo화학은 정확한 학문이에요 하나가 모자라면 상대방에게 내 것

을 내어주는 게 기본 원리죠 어느 물질 하나 무의미한 건 없어

요 가령 촉매제를 예로 들면 촉매라는 건 두 가지 물질이 반응

할 때 그걸 도와주는 물질이에요 그 반응에 적극적으로 참여하

면서도 자체 생성물을 만들지 않는 희생적인 물질이죠 제 할 일

을 묵묵히 하면서도 과시하지 않는 모습이 우리 인생에 깨달음

을 주지 않나요rdquo

lsquo화학에서 인생을 배웠다rsquo고 말하는 제자들이 하나 둘 늘어날

때마다 그의 보람도 늘었다 제자 중에는 그의 교수법을 벤치마

킹해 교단에 선 이들도 있단다 인문학적인 강연으로 과학적 이

해를 돕는 그의 수업 방식은 어찌 보면 대립각을 세우는 일로도

보인다

그러나 그는 인문학을 넘어 종교에서도 과학적 원리를 발견한

다 뒤에서 힘을 보태주는 중성자 이야기로는 lsquo겸손rsquo을 플라스마

의 산화 정신으로는 lsquo순교자의 삶rsquo을 풀어낸다 필수원소와 독성

원소는 lsquo선을 가장한 악rsquo을 제설제와 부동액은 lsquo기도와 눈물rsquo의 의

미를 이해하게 한다

ldquolsquo과학과 종교의 만남rsquo이라면 흔히 성경에 나오는 일을 과학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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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 공감 2014414 33

으로 증명하는 내용일 것이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아요 하지

만 저는 종교적 현상을 설명하거나 증명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화

학이라는 학문이 신앙을 받아들이는 데 어떻게 도움이 되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어요 인문학도 그런 의미에서 과학과 대

치 관계에 있는 것이 아니라 접점에 있는 학문이라고 생각해요rdquo

황 교수는 자신의 강의 내용을 바탕으로 lt화학에서 인생을 배

우다gt lt화학에서 영성을 만나다gt라는 책을 출판했다 그 중 lt화

학에서 인생을 배우다gt는 교육부가 선정한 우수 과학도서로 꼽

히기도 했다

그는 저서를 내는 데 그치지 않고 직접 중middot고등학교를 돌며 무

료 강의를 펼치고 싶은 소망을 품고 있다 과학의 대중화가 곧 과

학의 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믿음 때문이다

ldquo과학 그 중에서도 기초과학 분야는 정말 중요한 학문입니다

기초과학이 튼튼해야 응용 분야도 발전할 수 있죠 미래 과학의

기초를 다지는 데 제가 조금이나마 역할을 할 수 있기를 바랍니

다rdquo 글middot허정연 기자

전민

규 기

황영애 명예교수는 45년간 화학을 연구middot강의한 경험을 바탕으로 과학의 대중화에 앞장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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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2014414 위클리 공감

ldquo철커덩철커덩 삐이익~rdquo

4월 7일 오후 울산 동구 현대중공업 본사 건설장비 시험

장 바닷가 옆에 있는 시험장의 모래언덕에서 거친 기계음을 내

며 굴착기가 앞뒤로 흔들리고 커다란 굴착기 버킷(굴착기 앞부

분에 달려 있는 바구니 모양의 구조물)이 수차례 회전하며 흙을

퍼내는 작업을 한다 굴착기가 움직일 때마다 거센 모래바람에

눈을 뜨기 힘들 정도다

30여 분쯤 지나자 작동을 멈춘 굴착기의 운전실 문이 열리고

선글라스를 낀 채 스카프로 코와 귀를 둘러싸고 안전모를 쓴 운

전사가 내린다 영락없는 건설현장 남성의 모습 같지만 이 회사의

건설장비 설계 분야에서 금녀의 벽을 허문 건설장비개발1부 굴착

기 설계부의 이선경(39) 차장이다

이 차장은 남성의 전유물로 여겨지는 건설중장비 설계 분야에

서 우먼파워를 과시하는 여성 엔지니어다 2001년부터 현대중공

업에서 근무하고 있다 울산대에서 자동차공학을 전공한 그의

업무는 굴착기 설계 및 개발이다

남성 중심의 건설장비 설계를 선택한 데는 lsquo도전정신rsquo이 큰 영

향을 미쳤다 이 차장은 ldquo용도나 중량의 차이는 있지만 자동차나

건설장비의 기본 원리는 비슷하다rdquo며 ldquo여성이라서 하지 못할 것

이라는 선입견을 깨고 싶었다rdquo고 말했다

지금은 14년차의 베테랑 설계사가 됐지만 그의 도전은 처음부

터 녹록지 않았다 lsquo휠로더rsquo lsquo스키드로더rsquo lsquo카울링rsquo lsquo데칼rsquo 등 낯선 건

설장비 전문용어와 기계를 익히는 것에도 진땀을 뺐지만 육체적

피로감은 큰 고충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굴착기 설계 분야는 현장에서 굴착기를 직접

시운전해 보고 현장을 발로 뛰며 남성 작업자들을 만나 의견을

듣는 등 강도 높은 육체노동이 뒤따르는 업무 특성 탓에 여성과

는 특히 거리가 먼 영역으로 여겨져 왔다

과학기술 여성파워시대 현장에 산다기획특집

하지만 이 차장은 이런 선입견을 하나씩 깨뜨렸다 남자 동료

들에게 뒤지지 않기 위해 꾸준한 운동으로 체력을 다지는가 하

면 잦은 야근이나 출장 등에서도 특혜를 받지 않았다 더 나은

제품 개발을 위해 굴착기 운전자격증을 따내는 열성을 보이기도

했다

그는 ldquo설계실뿐 아니라 각종 현장에서 설계한 굴착기가 제대

로 움직이며 작동하는지를 직접 점검하는 등 꼼꼼하게 챙겨야

더 나은 굴착기를 만들 수 있기 때문에 운전자격증까지 따면서

스스로 굴착기 프로가 돼야 한다rdquo고 말했다

이 같은 그의 열정과 여성 특유의 섬세함middot꼼꼼함은 제품의 완

성도를 높이는 데 기여하고 있다 이 회사의 굴착기가 업계의 호

평을 얻은 데는 여성 설계자들의 역할이 컸다는 게 업계의 평가

다 이 차장의 손을 거친 lsquo굴착기 9시리즈rsquo는 세계적 베스트셀러이

다 국내에서는 수년째 부동의 1위를 지키고 있고 해외로도 꾸준

히 수출되는 제품이다

이 차장은 ldquo여성이 보는 관점과 남성이 보는 관점은 다르다rdquo며

ldquo유저 인터페이스를 제품에 완벽히 반영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의

견이 나와야 하는데 그런 측면에서 여성 설계자들이 긍정적 역

할을 한다rdquo고 말했다

ldquo동등한 대우 바라면 당당하고 용감하게 도전을rdquo

여성 설계자들은 개발 업무뿐만 아니라 현장이나 부서에서 활력

소로서의 역할도 톡톡히 한다

이 차장은 ldquo부서 내 여성 설계자가 5명인데 경직된 조직문화

에서 윤활유와 같은 작용을 한다rdquo며 ldquo갈등관계에 있는 발주처와

의 미팅에서는 부드러운 분위기를 만들어내고 친근한 표현과 여

유 있는 태도는 현장 근로자와의 관계 개선에도 큰 역할을 한다rdquo

고 말했다

ldquo섬세함 살려 최고 굴착기 만들어야죠rdquo현대중공업 건설중장비 설계 이선경 차장 ldquo현장을 발로 뛰느라 육체노동 강도 세요rdqu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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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 공감 2014414 35

지미

연 기

하지만 남성 중심의 조직에서 힘든 점이 없는 것도 아니다 그

는 ldquo아직까지 여성 직원의 업무능력에 대한 데이터베이스가 부족

하기 때문에 중장비 분야에 대한 여성의 이해도가 낮을 것이라

는 그리고 가정으로부터의 독립성에서도 남성에 미치지 못한다

는 선입견이 있다rdquo며 ldquo하지만 그것은 여성 스스로가 넘어야 할

산rdquo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성들이 스스로 가치관을 세우고

자신의 일에 자신감을 가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ldquo같은 월급

과 동등한 대우를 받기를 바라면서 쉬운 일만 하려고 든다면 어

떤 상사라도 중책을 맡기고 싶어하지 않을 것rdquo이라며 ldquo당당하고

용감하게 도전해야 한다rdquo고 말했다

이어 ldquo섬세하고 부드러운 여성만의 장점을 살려 건설장비 분야

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드는 것이 꿈rdquo이라며 ldquo현장에서 작업자

들과 함께 어울리며 세계 최고의 제품을 설계하고 싶다rdquo는 포부

를 밝혔다 글middot최재필 기자

현대중공업 건설장비개발1부에서 굴착기 설계를 맡고 있는 이선경 차장이 자신이 설계한 제품을 점검하고 있다

현대

중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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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2014414 위클리 공감

과학기술 여성파워시대 기술로 승부기획특집

임형미(47) 한국세라믹기술원 에코복합소재팀장은 지난

2010년부터 산업통상자원부가 추진하는 10대 핵심소재개

발(WPMmiddotWorld Premier Materials)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

다 WPM은 수송기기용 초경량 소재 친환경 스마트 표면처리 강

판과 같은 미래형 신소재들을 개발하는 프로젝트다 임 팀장은

10대 프로젝트 중 한 분야인 나노카본(탄소섬유) 사업단에서 에

너지 절감을 할 수 있는 나노복합소재를 개발하고 있다 이번 사

업단에서 몇 안 되는 여성 책임자이기도 하다 그는 ldquo최근 방열

소재가 주목받고 있는 만큼 고온에서 표면의 전기 절연성을 유지

할 수 있는 세라믹 소재를 연구한다rdquo며 ldquo정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프로젝트인 만큼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rdquo

고 말했다

세라믹은 크게 첨단세라믹과 전통세라믹으로 나뉜다 전통세

라믹은 흙이나 모래 같은 원료를 이용해 불로 구워낸 도자기나

유리 등을 말한다 첨단세라믹은 자동차와 항공우주 등 첨단 기

술을 세라믹에 접목한 소재를 말한다

한국세라믹기술원은 첨단세라믹 연구기관으로 2000년 정부

출연기관으로 출범했다 2009년부터는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기

관으로 바뀌었다 한국세라믹기술원은 에너지환경middot전자middot기초

소재 융합 분야로 나뉘어 연구하고 있다

임 팀장이 이끌고 있는 에너지소재본부 내

에코복합소재팀에서는 세라믹 원료에 해당

하는 나노입자를 더 작게 만들거나 나노입

자의 특성을 응용한 나노기술 개발에 힘쓰

고 있다

그가 2000년 한국세라믹기술원에 입사할

때만 해도 여성 과학기술 연구원은 어디에서도

ldquo나노복합소재 개발 사명감이 큽니다rdquo한국세라믹기술원 에코복합소재팀 임형미 팀장 ldquo과학기술은 가장 진실한 학문rdquo

전민규 기자

임형미 팀장은 산업통상자원부가 추진하는 10대 프로젝트 중 한 분야인 나노카본 사업단에서 책임자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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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기 드물었다 또 과학기술이라고 하면 광물 자원 등과 같은 단

일 자원을 개발하는 수준이었다 그러나 한국세라믹기술원이 출

범하면서 변화를 맞았다

각 분야에서 세라믹기술원을 찾기 시작하면서다 당시 이화여

대 화학과를 졸업하고 미국에서 물리화학 박사학위를 받았던 임

팀장은 곧바로 지원했다 입사 지원 당시 전남대와 조선대에서

lsquo박사후 연구원rsquo으로 활동하고 있던 터라 전공을 살릴 수 있는 기

회였고 합격 소식을 들었다 임 팀장은 ldquo남편이 지방에서 근무했

기 때문에 주말부부로 지내야 하는 현실이었지만 남편의 전폭 적

인 지지 속에 일할 수 있게 됐다rdquo며 ldquo남편과 14년째 주말부부 생

활을 하고 있다rdquo고 말했다

ldquo기술개발로 기업middot소비자에 도움 줄 수 있어 뿌듯rdquo

임 팀장은 지난 4월 1일 수석 연구원으로 승진했을 정도로 인정

받고 있지만 그에게도 고비는 있었다 바로 2000년 분체팀으로

입사하면서다 분체(고체 입자가 많이 모여 있는 상태의 물체를

통틀어 이르는 말)는 공학 분야로 이학 전공을 한 그에게는 어려

움이 있었다

그렇게 1년 남짓 연구에 매진하고 있던 2000년 초 당시 한국세

라믹기술원장이 세라믹을 섬유에 응용할 수 있는 프로젝트 팀을

꾸리면서 기회가 온 것이다

그는 전남대에서는 흡착제와 석유화학 공정 등에 쓰이는 첨단

신소재인 제올라이트(제올라이트는 알칼리 금속 또는 알칼리토

류 금속을 함유하는 함수 알루미늄 규산염 광물의 일종) 촉매를

조선대에서는 세라믹 코팅제를 연구했다 그는 ldquo분체팀에 들어갔

지만 전공 분야가 아니어서 힘들었는데 회사에서 복합소재 개

발 얘기를 듣고 바로 참여하게 됐다rdquo고 말했다

그 이후 나노카본 복합소재 개발에 적극 뛰어들었다 그간 성

과도 있었다 대표적인 연구 성과물은 난연제(플라스틱의 내연소

성을 개량하기 위해 첨가하는 첨가제) 개발이다 예를 들어 지하

철 화재 시 인명 피해가 많은 이유는 유독가스로 인한 질식사 때

문으로 난연제 개발도 유독가스를 줄일 수 있는 방안이 된다 전

선소재도 나노입자 크기(한 변의 길이가 1천만분의 1미터 이하)의

무기물을 고르게 분사시키고 불에 잘 타지 않는 성질의 난연제

를 결합시키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임 팀장은 ldquo나노물질의 입자 크기는 눈에 보이지 않지만 나노

기술은 우리의 건강과 환경 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요한 기

술rdquo이라고 말했다

또 기업과 협업해서 개발한 연구도 있다 기술원은 개인 연구

개발도 중요하지만 기업이 필요로 하는 기술도 개발한다 그는

ldquo기술 개발을 하면 기업들에 기술을 이전하기도 하지만 자체 예

산이 많지 않아 예산 확보를 위해 기업이 의뢰한 기술을 협업해

개발하는 프로젝트가 많다rdquo고 말했다

대표적인 것 중 하나가 2012년 LG전자와 함께한 휴대폰 유리

기판 표면온도 저감용 코팅제 연구다 휴대폰을 오래 사용하다

보면 휴대폰이 발열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발열을 줄이기 위한

기술 연구를 LG전자가 의뢰하면서 연구에 매진해 발열을 줄일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현재는 LED 분야 중소기업과 LED 형광등 커버를 개발 중이

다 그는 ldquo과학기술은 측정과 관찰을 통해 결론을 얻는 만큼 정

확하고 진실한 학문rdquo이라며 ldquo기술 개발로 기업은 물론 소비자들

에게도 도움이 될 수 있어 매우 뿌듯하다rdquo고 말했다 이어 ldquo과학

기술 분야에 진출하는 여성들의 숫자가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rdquo고

덧붙였다 글middot김성희 기자

36-37-기획-임형미indd 37 2014-04-11 오전 15313

38 2014414 위클리 공감

베트올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개와 고양이 등 반려동물들의

질병을 체크할 수 있는 진단키트를 개발하는 회사다 동

물 진단키트란 사람의 임신 진단키트와 같이 반려동물의 혈액이

나 분비물을 떨어뜨려 10분 이내에 질병 유무를 곧바로 알 수 있

게 해 주는 제품이다 한 줄이면 음성 두 줄이면 양성 반응을 나

타낸다 김정미(51) 베트올 대표는 ldquo국내에서는 잘 알려지지 않은

기업일 수 있지만 해외 동물 의료시장에서는 꽤 유명한 기업rdquo이

라고 소개했다

실제로 베트올은 107개국에 30여 개 질병 진단키트 제품을

수출한다 지난해 1분기 매출의 991퍼센트가 해외에서 나왔을

정도다 김 대표는 ldquo국내에서는 반려동물에 대해 관심 있는 질병

수가 4~5개에 불과하지만 해외에서는 사람이 가지고 있는 질병

처럼 반려동물 질병에 대한 관심이 높기 때문rdquo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창업한 지 7년 만에 세계 동물 의료시장에서 다섯 손가

락 안에 꼽히는 기업으로 성장했다 연구원과 생산직원을 다 합

쳐도 28명밖에 안 되는 기업이 말이다 2006년 12월 창업한 첫

해에도 매출을 올렸다 이에 대해 그는 ldquo좋은 물건을 빨리 만들고

잘 팔았기 때문rdquo이라고 대답했다 이런 자신감에는 그가 학교에

서 공부한 이론과 실무 경험이 바탕이 됐다

김 대표는 이화여대 생물학과를 졸업한 후 미국 오스틴 텍사

ldquo충분한 역량middot경험 쌓은 뒤 43세에 창업rdquo김정미 베트올 대표hellip 동물 질병 진단키트 개발로 7년 만에 세계 5위권 성장

지미

연 기

김정미 베트올 대표는 창업 7년 만에 반려동물의 질병 진단키트를 107개국에 수출하고 있다

과학기술 여성파워시대 과학도로 창업 도전기획특집

박상

문 기

38-39-기획-김정미indd 38 2014-04-11 오전 15411

위클리 공감 2014414 39

스주립대에서 약리middot독성학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MIT 박사후

연구원 과정을 마쳤다 한국에 들어와 1997년 국립보건원에서

책임연구원으로 근무한 뒤 바이오 업체인 바이오메드랩과 이수

그룹의 바이오 계열사인 이수앱지스에서 인체 질병과 동물 질병

연구를 했다

바이오메드랩 연구원 재직시절에는 자궁암 진단키트인 lsquo자궁

암 진단용 DNA 칩rsquo을 개발했다 한국 식약청 허가를 받아 현재

병원에서 사용되고 있다 이후 이수앱지스로 옮겨 인체 진단과

관련 제품을 연구하고 개발 판매까지 총괄하는 진단사업팀장을

5년간 지냈다 그는 ldquo국립보건원 공무원 생활을 하고 바이오 회

사에서 제품을 만들어 상용화하는 모든 과정을 경험한 것이 창

업하는 데 큰 자산이 됐다rdquo고 말했다

자신감이 생긴 김 대표는 창업을 하기로 결심했다 당시 나이

43세였다 그는 ldquo지금까지의 경험과 역량으로 충분히 승산이 있

다고 생각했다rdquo고 말했다 그는 이수앱지스에서 함께 지내온 연

구원들과 함께 힘을 모아 시작하기로 했다 그러나 제한된 자본

력과 소수 인력으로는 지금까지 했던 인체형 질병 진단키트 시장

은 어렵다고 판단했다 결국 고민 끝에 반려동물 시장으로 방향

을 틀었다 그는 ldquo동물 진단키트는 사람을 위한 키트와 기술이 유

사해 제조 원가가 비슷한 반면 판매 가격과 경쟁률은 크게 차이

가 난다rdquo고 말했다 이어 ldquo전 세계 동물시장은 해마다 10퍼센트

이상 증가하는 블루오션인 만큼 성장 가능성이 크다고 확신했

다rdquo고 덧붙였다

ldquo창업은 철저히 준비하고 정책자금 적극 이용을rdquo

그러나 어려움도 있었다 바로 연구개발비다 김 대표는 정부에서

지원받을 수 있는 방법을 알아보기 시작했다 그는 ldquo사업성이 높

은 만큼 성공할 자신이 있었다rdquo며 ldquo중소기업청 농림부(현 농림축

산식품부) 경기과학기술진흥원 등에서 내놓은 과제에 참여해

연구개발비를 확보했다rdquo고 말했다 실제로 베트올은 2007년 9월

산업자원부(현 산업통상자원부)의 lsquo신기술보육사업rsquo으로 선정돼

기술개발 자금을 지원받았고 2008년에는 중소기업청의 lsquo중소기

업기술혁신사업rsquo에 뽑혔다 김 대표는 ldquo창업을 생각한다면 우선

철저히 준비하고 정부의 정책자금을 적극 이용하라rdquo고 조언했다

지원 끝에 베트올은 lsquo개 심장사상충rsquo lsquo개 홍역rsquo lsquo개 장염rsquo 등 세 가

지 종류의 질병을 체크할 수 있는 진단키트를 개발할 수 있었다

베트올 진단키트는 국내 수의사는 물론 세계 바이어들에게 호

평을 받으면서 제품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다 이제는 lsquo어디에 팔

까rsquo 고민을 하는 게 아니라 기업에서 lsquo필요한 제품을 만들어 달라rsquo

는 주문이 들어올 정도다 빠른 시간 내 시장을 선점할 수 있었던

이유는 김 대표가 직접 제품을 들고 해외 바이어를 만나고 뛰어

다닌 덕분이다 그는 ldquo제품을 만든 사람이 가장 잘 팔 수 있다고

생각한다rdquo며 ldquo아직도 제품의 기술영업과 기술지원을 직접 하고 있

다rdquo고 말했다 베트올은 물건을 믿고 팔 수 있는 백신회사나 제약

회사 등을 선정해 계약을 맺는다 거래처가 65개사에 달한다

현재 전 세계 동물 진단키트시장 규모는 2조원이다 대표 기업

으로는 아이덱스와 헤스카 신바이오텍스 등 미국의 3개사와 유

럽의 2개사 정도다

김 대표는 ldquo우리 기업만의 기술경쟁력이 있는 만큼 몇 년 안에

아이덱스와 어깨를 견줄 수 있을 것rdquo이라고 자신했다 이어 ldquo앞으

로 진단키트뿐 아니라 진단부터 치료까지 할 수 있는 의료기기

개발에도 힘쓸 것rdquo이라고 말했다 올해에는 개와 고양이 질병 진

단키트에 이어 말에 대한 질병 진단키트를 출시할 계획이다 그

는 ldquo창업할 때 가장 시간을 많이 투자하고 전문성을 가져야 한

다rdquo며 ldquo일할 때에는 여자라는 생각을 버리고 일해야 한다rdquo고 말

했다 글middot김성희 기자

베트올이 개발한 반려동물들의 질병을 체크할 수 있는 진단키트

베트

38-39-기획-김정미indd 39 2014-04-11 오전 15414

40 2014414 위클리 공감

공감 인터뷰

인터넷 없는 세상을 상상할 수 있을까 우리 생활 전반에 자

리 잡은 인터넷 덕분에 편리한 생활을 영위하고 있지만 개

인정보 유출 바이러스 유포 등 사이버 범죄에 대한 우려도 만만

치 않다 이 같은 걱정에서 벗어날 수 있는 안전한 정보통신 사회

를 만들기 위해 활동하는 사이버 보안전문가 lsquo화이트 해커rsquo의 세

계에 뛰어든 고교생이 있다

지난 4월 2~3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전 세계 화

이트 해커들의 해킹방어기술 경연대회 lsquo코드게이트(CODEGATE)

2014rsquo 주니어부 우승자인 선린인터넷고 3학년 임정원(18) 군이다

이번 대회에는 지난 2월 온라인으로 치러진 예선전을 포함 역

대 최대 규모인 전 세계 74개국 1200개팀 2968명의 정보보안

인재들이 참가했다 lsquo코드게이트 2014rsquo에서 세계 최초로 열린 주

니어 해킹방어대회에도 24개국 378명이 참가했다

7회째인 올해 대회는 해외 참가팀의 비중이 58퍼센트였으며

지난해 개최된 세계 최대 해킹대회인 lsquo데프콘rsquo(예선참가 917개팀)

규모도 뛰어넘었다

우리나라는 단체전인 일반부에서 아쉽게도 우승팀을 내지 못

했으나 개인전인 주니어부에서 1위부터 3위까지 휩쓸었다 특히

우승자인 임 군은 총점 1340점을 획득해 880점으로 2위를 차지

한 김범수(18middot개포고 3년) 군과 큰 점수 차를 보였다

ldquo어릴 때부터 게임보다 프로그래밍에 관심이 컸어요rdquo

ldquo어릴 때 집에 있는 컴퓨터를 하면서 궁금증이 생겼어요 컴퓨터

에서 운영되는 프로그램들이 어떻게 만들어지는 걸까 하고요

그래서 초등학교 2학년 때 직접 프로그램을 만들고 싶은 마음에

혼자 책을 보면서 공부를 시작했어요rdquo

임 군은 lsquo학원을 다녔다rsquo lsquo컴퓨터를 잘하는 집안 어른에게 배웠

다rsquo 정도의 답변을 기대하며 던진 질문에 대해 lsquo독학rsquo이라는 의외올해 처음 열린 코드게이트 2014 주니어부 우승자인 임정원 군은 우리나라의 사이버 안보를 지키는 정보보안 전문가를 목표로 공부하고 있다

지미

연 기

ldquo사이버안보 지키고 싶어요rdquo선린인터넷고 임정원 군 해킹방어기술 올림픽 lsquo코드게이트 2014rsquo 주니어부 우승

40-41-공감인터뷰indd 40 2014-04-11 오전 15526

위클리 공감 2014414 41

의 답을 내놓았다 초등학교 저학년 또래라면 컴퓨터 게임이나

인터넷 검색 등에 관심을 보이는 것이 보통인데 임 군은 그것을

가능하게 만든 프로그램에 흥미를 보인 점도 남달랐다

ldquo그 당시 보던 책 중에 lt철벽보안을 위한 역공격 해킹gt이라는

책이 있었어요 그 책을 보면서 정보보안에 빠져들었고 나중에

는 책이 뜯어질 정도로 반복해서 읽었어요rdquo

남다른 관심과 열성으로 임 군은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 2년

간 서울 중부교육청의 정보영재로 중2 때는 서울대학교 과학영

재교육원 정보영재 프로그램에 선발되어 영재 교육을 받았다

ldquo책에 나온 내용들을 보면서 정보보안에 대해 본격적으로 공

부해 보고 싶은 욕심이 생겼어요rdquo

특성화고에서 체계적으로 공부할 길 찾아

임 군이 특성화고인 선린인터넷고에 진학한 것도 정보보안에 대

한 공부 욕심이 커서였다고 한다 임 군의 부모는 특목고 진학을

원했으나 ldquo본격적으로 정보보안에 대한 공부를 해 보고 싶다rdquo는

임 군의 강한 고집에 밀려 특성화고 진학을 허락했다고 한다

ldquo선린인터넷고의 교육과정과 동아리활동에 대해 알아보니 제

가 더 알고자 했던 것들을 제대로 배울 수 있을 것 같다는 기대

감이 들었어요 실제로 입학해서 공부해 보니 수업 내용이 충실

하고 동아리활동도 활발해 부족한 점을 많이 채울 수 있었어요

lsquo레이어 세븐rsquo이라는 동아리에 가입했는데 뛰어난 선배들이 문제

를 해결하는 모습을 가까이서 보고 함께 연구활동을 할 수 있어

서 너무 좋았어요rdquo

선린인터넷고에 진학해 정보보안에 대해 체계적으로 공부할

수 있는 길을 찾게 된 임 군은 각종 대회에 진출하면서 좋은 성과

도 냈다 2013년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개최한 lsquo제1회

ETRI 주니어 해킹대회rsquo에서 우승하는 등 총 7개의 해킹방어대

lsquo화이트 해커rsquo들의 축제인 코드게이트 2014의 외국인 참가자

코드

게이

트 2

014

사무

회에 참가해 그 가운데 2개 대회에서 2위에 입상하고 5개 대

회에서 1위를 하는 등 놀라운 실력을 보여주었다

ldquo대회에 나가면 내가 어느 정도 수준인지 부족한 점은 어떤

건지를 알 수 있어 좋아요 이번 대회는 세계 최초의 주니어 국제

해킹방어대회이자 제가 나갈 수 있는 마지막 주니어 대회였기에

더욱 의미가 있었는데 이렇게 좋은 성적을 거둬 정말 기뻐요rdquo

임 군은 지난해 9월부터 한국정보기술연구원(KITRI)의 차세

대 보안전문가 양성과정 베스트오브베스트(BoB)에 지원해 교육

을 받아왔다

8개월간의 교육과 프로젝트 진행 등을 통해 실력을 인정받아

120명의 교육생 중 lsquo베스트 10rsquo에 선정되어 lsquo국가대표 화이트 해커rsquo

라는 영예를 얻고 지난 3월 캐나다에서 열린 정보보안 컨퍼런스

lsquo캔섹웨스트(Cansecwest)rsquo에 참가하기도 했다

임 군은 BoB 교육과정 중 마이크로소프트사 윈도 익스플로

러 프로그램의 보안 취약점을 발견하기도 했다

ldquo아쉽게도 분석이 완료되기 전에 마이크로소프트사에서 보안

패치를 내놓아 해결이 됐어요 제가 분석하는 동안 먼저 발견한

다른 연구자가 제보를 한 거겠죠rdquo

임 군은 ldquo캐나다에서 정보보안 컨퍼런스에 참가해 최신기술에

대한 발표를 보면서 앞으로 갈 길이 멀었다는 생각이 들었다rdquo면

서 ldquo공부하면 할수록 배워야 할 것이 너무 많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rdquo고 말했다 그리고 자신의 포부를 밝혔다

ldquo여러 사람들과 함께 연구하면서 실력을 키워나가고 싶어요

그래서 대학에 진학해 정보보안을 전공하고자 합니다 기회가 주

어진다면 국가기관에서 우리나라의 사이버 안보를 지키는 일을

하고 싶습니다rdquo

한 고교생의 가슴에 사이버 보안전문가의 꿈이 영글고 있

었다 글middot이윤진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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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 2014414 위클리 공감

스마트폰 중독hellip ldquo자녀와 함께 풀어요rdquo친밀한 소통과 사용한계 정하고 자율성 높이는 lsquo친middot한middot자rsquo 매뉴얼 보급

교육정보

지난해 이동통신 3사의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청소년(만

19세 미만) 약 540만명이 스마트폰을 갖고 있다 한국정보

화진흥원이 지난해 분석한 청소년 스마트폰 중독률(255퍼센트)

은 인터넷 중독률(117퍼센트)보다 2배 이상 높고 전년대비 71퍼

센트포인트 증가하여 성인(89퍼센트)의 29배 수준에 달했다

스마트폰에 빠지기 쉬운 청소년 자녀에게 스마트폰 사용을 줄

이라고 조절하라고 지도하는 것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24

시간 따라다니며 잔소리를 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스마트폰에 빠

져들기만 하는 자녀를 대체 어떻게 지도해야 할까

여성가족부는 청소년의 올바른 스마트폰 이용습관 형성을 효

과적으로 돕기 위해서 스마트폰 과다 이용 청소년 상담 부모교

육 치료 관련 매뉴얼을 개발하여 보급하고 있다

이 매뉴얼은 지난해 한국청소년상담복지개발원이 중심이 되어

서울대middot중앙대middot을지대 등 학계 전문가와 현장 실무자 교사 및 학

부모 등이 참여하여 제작한 것으로 lsquo스마트폰 중독 청소년 상담 매

뉴얼(개인middot집단)rsquo lsquo스마트폰 중독 청소년 부모교육 매뉴얼rsquo lsquo스마트

폰 중독 청소년 치료 매뉴얼rsquo 등 3종(4권)으로 구성되었다

ldquo스마트폰은 중독성 강한 기기임을 먼저 이해하자rdquo

lsquo상담 매뉴얼rsquo은 청소년이 스마트폰의 강박적 사용을 줄이기 위해

자신의 사용 패턴을 스스로 이해하여 조절할 수 있도록 구성돼

있다 특히 개인상담과 집단상담으로 구분해 상담효과를 높이고

상담과정에서 자율성을 높이도록 제작됐다

lsquo부모교육 매뉴얼rsquo은 부모가 스마트 기기를 이해하고 자녀가

스마트폰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도록 지도할 수 있는 lsquo친middot한middot자 스

마트폰 자기조절 양육 원리rsquo 등을 소개하고 있다

lsquo부모교육 매뉴얼rsquo은 부모들에게 먼저 자녀들이 사용하는 스마

트폰의 순기능과 역기능을 이해할 것을 권한다

스마트폰은 언제 어디서든 액정만 터치하면 스마트 세상에 들

어갈 수 있어 어느 기기보다 중독성이 심하다는 미디어 특성을

갖고 있다 발달적 특성상 청소년기는 신체적middot정신적 변화를 겪

는 시기로 청소년들이 어지러운 마음을 피하는 가장 손쉬운 방

법으로 스마트폰을 선택하고 있다 이와 함께 기질적으로 우울

증 ADHD(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를 가진 청소년들이 특히

서울 마포구 성산동 월드컵공원에서 lsquo일주일에 한 번 한 시간 스마트폰을 끄자rsquo는 스마트폰 사용 줄이기 캠페인에 참여한 청소년들 여성가족부는 청소년들이 스마트폰 사용을 자율적으로 조절하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해 부모와 상담기관용 매뉴얼을 펴냈다

연합

친 친밀하게 관계 맺기 의사소통하기

한 한계 정하고 규칙을 통해 반복 습득하기

자 자율성 책임 높이기

42-43-교육정보_스마트폰indd 42 2014-04-11 오전 15605

위클리 공감 2014414 43

매뉴얼 내려받기 여성가족부gt정책안내gt정책자료gt일반정책자료 wwwmogefgokr

스마트폰으로 인한 중독 증상

1 일상생활 장애 스마트폰으로 인해 기본적으로 해야 할 일을 못하

게 되는 것을 말한다 밤늦게까지 스마트폰을 보느라 잠을 제대로

못 자 학교에 지각을 하거나 수업에 집중하지 못하고 내내 스마트

폰만 보는 일도 있다 스마트폰을 보면서 걷다 넘어지거나 달려오

는 차를 피하지 못하는 일도 있다

2 내성 스마트폰을 사용하면 할수록 더 많이 사용해야 만족을 느끼는

증상이다 알코올 중독도 점점 많은 양의 술을 마시게 되는 병인 것처

럼 스마트폰 중독도 점점 사용 시간이 전보다 늘어난다

3 금단 스마트폰을 보고 있지 않은 동안에도 내내 스마트폰 생각만 하

게 되는 증상이다 담배를 끊으면 금단 증상이 생긴다고들 하는데 마

찬가지로 스마트폰 중독이 되면 갑자기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못하게

되거나 사용 시간을 줄이게 될 때 초조하고 불안해져서 안절부절하게

된다

4 일탈 행동 평소에 하지 않던 행동들 예를 들면 잦은 거짓말 무단 결

석 수업 빠지기 흡연 등을 한다

중독되기 쉽다

이처럼 청소년들이 스마트폰 사용을 조절하지 못하는 것은 단

순히 의지 부족만이 원인이 아니다 청소년들이 스마트폰에 빠질

수밖에 없는 여러 가지 이유들이 있고 우리 아이만 스마트폰에

빠져 허우적대는 것이 아니므로 부모는 이를 이해하고 자녀를 애

정 어린 시선으로 관심 있게 지켜봐 주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고 매뉴얼은 충고한다

부모middot자녀가 lsquo지킬 수 있는 규칙rsquo 함께 만드는 게 중요

매뉴얼은 스마트폰은 혼자 사용하는 개인 매체이므로 자녀 스스

로 조절하고자 하는 의지를 보이지 않는다면 부모의 관리middot지도

가 어렵다고 지적한다 ldquo스마트폰을 하루 몇 시간 이상 사용하면

뺏는다rdquo는 방식의 강압적인 처벌이나 규제는 자녀가 커갈수록 오

히려 부작용을 낳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그래서 자녀가 스스로 스마트폰 사용을 조절할 수 있도록 lsquo친

밀한 의사소통rsquo부터 힘쓸 것을 권한다 처벌middot규제보다 먼저 자녀

와 lsquo친밀한 의사소통rsquo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지속적인 관심과 노

력이 필요하다고 매뉴얼은 강조한다 부모middot자녀 간의 친밀한 의

사소통이 가능할 때 함께 한계와 규칙을 정하고 자녀의 조절 동

기와 자율성을 향상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규칙이 부모의 마음에 안 들더라도 자녀가 지키기 쉽게 만들

고 점차 난이도를 높이는 것이 효과적이다 또한 자녀가 스스로

의 생각이나 행동에 확신을 가질 수 있도록 신뢰와 격려가 필요

하며 피드백을 해 주는 것도 중요하다 피드백 방안으로 부모와

자녀가 합의해 상벌을 정한다 매뉴얼은 이러한 과정에서 ldquo자녀

가 제기하는 의견에 대해 변명으로 받아들이지 말고 자신의 생

각(가치 흥미)을 찾아가는 과정으로 생각하고 존중하는 태도를

가질 것rdquo을 충고하고 있다 글middot박경아 기자

(서울시교육청 2013)스마트폰 과다 사용으로 인한 학년별 유병률

10

8

6

4

2

0초등학교 4학년 중학교 1학년 고등학교 1학년 평균

091

724

886

651

(단위 )

42-43-교육정보_스마트폰indd 43 2014-04-11 오전 15606

44 2014414 위클리 공감

공공기관 지방화시대

새 둥지 7개월hellip ldquo이젠 부산 공공기관rdquo영상물등급위원회 신입직원 90퍼센트 지역인재 선발 등 현지화에 힘써

부산 이전 7개월 영상물등급위원회(이하 영등위)가 지역사

회와 빠르게 밀착하면서 성공적인 lsquo부산시대rsquo를 열고 있다

다양한 체험행사로 지역민들과의 융화에 힘쓰는가 하면 신입직

원도 부산 지역민으로 90퍼센트를 채용하는 등 과감한 변화를

시도했다

그 결과로 지난 3월 7일 대통령 직속 지역발전위원회로부터

공공기관 지방이전 우수기관 표창을 받기도 했다 이전 지역인

부산의 최초 입주기관으로 지역균형발전을 위해 선도적인 역할

을 한 공로를 인정받아서다

처음부터 순탄했던 것은 아니다 태스크포스(TF) 팀부터 공공

기관 이전의 전 과정을 지켜봐 온 경영지원실 강성우 대리는 ldquo허

허벌판에 세워질 이 건물이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몰라 막막했

다rdquo고 토로했다 청사 내부 인테리어를 고려할 때도 lsquo영화의 도시rsquo

와 국내 유일의 등급분류 기관이라는 콘셉트를 잘 살릴 수 있는

것으로 선택하는 데 머리를 싸매야 했다

가장 큰 것은 임직원들의 고충이었다 서울 상암동에 기관이

있을 때 부산으로 이전하기 어려운 직원들은 퇴사하거나 이직했

다 정든 직원들과의 이별을 감수해야 했다 임직원 가족들의 불

지난해 9월 부산에 새롭게 둥지를 튼 영상물등급위원회는 부산과의 소통과 호흡을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영상물등급위원회

44-45-공공기관 지방화시대indd 44 2014-04-11 오전 15648

위클리 공감 2014414 45

편함도 있었다 강성우 대리는 ldquo아홉 살 딸아이도 전학 오기 전 서

울 친구들하고 떨어져야 한다고 많이 칭얼대 미안했다rdquo고 말했다

ldquo부산 직원들 덕에 맛집도 알고 잘 어울려요rdquo

이전 이후 새로 채용된 14명의 신입직원 중 12명이 부산지역 인재

다 함께하는 직원들은 만족스러워한다 영화부 박경미 과장은

ldquo부산 현지 직원들 덕에 맛집도 잘 알게 되고 잘 어울릴 수 있어서

너무 좋다rdquo고 말하며 활짝 웃었다 강성우 대리도 ldquo지역민 채용은

이러한 인적 교류를 잘 활용한 성과였던 것 같다rdquo고 만족해했다

영등위는 이외에도 해운대구 재송시장과 자매 결연을 맺었다 지

역 전통시장 이용 활성화와 서민경제 촉진에 기여하기 위해서다

따뜻한 나눔 행사를 적극적으로 추진한 것도 큰 변화다 지난

해 말 보육시설인 lsquo박애원rsquo의 어린이middot청소년과 영등위 임직원 간

사랑나눔 행사로 지역과 한층 더 가까워지는 계기를 마련하기도

했다 강 대리는 ldquo임직원과 보육원 친구가 11 매칭으로 친구관계

를 맺었는데 감회가 새로웠다rdquo고 말하며 ldquo직원들 사이에서도 앞

으로 소외계층을 위해 더 힘쓰자는 내부의 변화가 보이는 것 같

아 뿌듯하다rdquo고 덧붙였다

영등위는 청소년들이 미디어를 건전하게 접할 수 있도록 독려

하는 프로그램도 추진 중이다 이를 위해 3월 13일 부산시청자미

디어센터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청소년이 영상을 활용

한 정보를 얻는 데 도움이 되고자 하는 취지다 홍보팀의 변효진

사원은 ldquo부산지역 청소년들의 창의적 문화체험 활동과 영상미디

어 이용에 대한 올바른 정보를 제공하려 한다rdquo며 ldquo앞으로 등급분

류 체험교육 지원 등 실질적인 협력도 강화할 계획rdquo이라고 말했다

영등위 직원들은 완전한 부산 정착을 위해 lsquo현지화rsquo에 더 힘쓰

겠다고 입을 모았다 박경미 과장은 ldquo영화도시 부산의 상징은 우

리 영등위의 이미지를 제고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됐다rdquo며 ldquo영등위

는 부산과의 더욱 적극적인 협력으로 부산의 공공기관이 되겠

다rdquo고 덧붙였다 글middot박지현 기자

영상물등급위원회

박선이 영상물등급위원장

ldquo 부산이 창조경제 중심지 되도록 최선rdquo

영상물등급위원회 박선이 위

원장(사진)의 발걸음이 분주

하다 지역 이전 이후 성과와

행보에 대해서 들어봤다

가장 중점을 두었던 분야와

성과를 말씀해 주세요

ldquo우리 위원회는 부산과 호흡

을 같이하는 데 초점을 맞췄

습니다 신입직원 대부분을 부산 인재로 채용하며 지역인

재 활용에 주안점을 뒀습니다 지난해 10월에는 아시아 각

국 등급분류 기관과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한국의 선진등

급분류 시스템을 알리기 위해 국제영화등급분류포럼을 열

었습니다 반응이 상당히 좋았습니다 특히 우리나라 등급

제도가 어떤 영화도 상영할 수 있는 선진적인 제도로 평가

받는 좋은 기회였습니다rdquo

현재는 어떤 활동을 추진하고 계십니까

ldquo올바른 영상문화 정착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초middot중

학생을 대상으로 한 미디어교육 교사를 대상으로 한 교원

직무연수교육 프로그램을 추진해 청소년들의 건전한 영상

문화를 도모하기 위함입니다 또한 멀티플렉스가 영화관

내 등급 표시를 확대하고 관람객들이 정확한 등급 정보를

이용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업무협력을 확대해 나갈 예정

입니다 시민 등 각계각층의 분들을 초청하여 영상물을 즐

겁게 향유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들겠습니다rdquo

향후 계획과 비전에 대해 말씀해 주세요

ldquo아시아에서 영상중심도시 부산과 한국의 위상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되고 싶습니다 창조경제의 본거지인 런던은 음

악과 미술 등 문화예술 분야를 아이디어와 접목해 새로운

국가 성장동력 산업으로 키우는 큰 성과를 냈습니다 영

화middot영상 인프라가 잘 갖춰진 부산이 창조경제 주축이 될

수 있도록 힘을 모으겠습니다rdquo

44-45-공공기관 지방화시대indd 45 2014-04-11 오전 15651

46 2014414 위클리 공감

건강

야식증후군(Night Eating Syndrome)은 저녁 7시 이후의 식사

량이 하루 전체의 50퍼센트 이상을 차지하는 증상을 가리키는

데 불면증 등 수면 장애를 동반한다 밤마다 음식이 당겨서 고민

인 야식증후군을 극복하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규칙적인 식습관과 생활습관 야식 먹는 습관을 없애기 위해서는

아침 식사는 조금이라도 챙겨 먹고 공복감이 들지 않도록 저녁

식사도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좋다 늦어도 저녁 6시 전에 식사

하는 것이 좋다

폭식을 예방하고 다이어트에 도움을 주는 숙면 잠을 잘 때 분비되

는 멜라토닌이라는 호르몬이 식욕을 억제해 다음날 폭식을 예방

하고 다이어트에도 도움을 준다 숙면 상태에 들어가면 지방 분

해에 도움이 되는 호르몬도 활발하게 분비되기 때문에 숙면을

취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빈속에 잠이 안 온다면 우유middot두유middot토마토 빈속에 잠이 안 오는

경험을 누구나 한 번쯤은 했을 것이다 그럴 때는 우유나 두유를

따뜻하게 데워 마셔보자 우유 및 두유에 많이 함유된 칼슘은 신

경안정 효과가 있어 숙면에 도움이 된다 열량이 낮은 방울토마

토도 추천한다

일조량이 부족한 겨울을 지나 봄이 되면서 lsquo계절성 우울증rsquo에 대

한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이에 하이닥 정신건강의학과 공개상담

실을 참조해 lsquo계절성 우울증rsquo의 특징과 치료에 대해 살펴보자

2주 이상 지속되면 lsquo반드시rsquo 진료 lsquo계절성 우울증rsquo은 어느 정도 예측

이 가능하기 때문에 우울한 기분 의욕상실 과다수면 등이 2주

이상 지속된다면 lsquo봄을 탄다rsquo는 말로만 넘길 것이 아니라 진료 상

담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알맞은 치료가 무엇보다 중요 lsquo계절성 우울증rsquo은 조울증 증세도 보

이기 때문에 일반적인 항우울제로만 접근하게 되면 오히려 상태

가 악화되는 경우가 있어 진단에 따라 알맞은 항우울제 처방이

필요하다

황사와 미세먼지가 많은 봄철에 특히 흔한 알레르기성 결막염 예

방법에 대한 관심이 높다 봄이 되면서 눈이 가렵고 눈곱이 끼며

눈물이 자주 난다면 알레르기성 결막염을 의심할 수 있다

침구류 일광건조는 lsquo필수rsquo 주로 눈이나 눈꺼풀의 가려움증 결막의

충혈 눈부심 눈물 흘림 증상이 발생하는 알레르기성 결막염의

예방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집먼지진드기 애완동물의 털 등 알레

르기 유발 물질에 노출되는 것을 피해야 한다 집먼지진드기는

침구나 카펫 커튼 속에 서식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일주일에

한 번 정도 정기적으로 세탁하고 햇볕이 좋은 날에 틈틈이 일광

건조를 하는 것이 좋다

손은 자주 씻고 술은 자제하고 꽃가루가 날리거나 미세먼지 농도

가 높은 날 외출 시에는 모자와 마스크를 착용하고 이물질이 낄

가능성이 높은 콘택트렌즈보다 안경을 쓰는 것이 좋다 술은 염

증을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증상이 나타난다면 자제해야 한다

근막동통증후군은 목덜미 허리 어깨 종아리 팔꿈치 안쪽 갈

비뼈 등의 부위에 주로 나타나며 근골격의 통증을 특징으로 하

는 질환이다 흔히 lsquo담이 결린다rsquo고 표현하는 증상이 바로 근막동

통증후군이다 근막동통증후군은 오랫동안 책상에 앉아 있거나

혹시 봄을 타시나요

야식증후군

계절성 우울증

알레르기성 결막염

근막동통증후군

변덕스러운 봄 날씨 번갈아 오는 황사와 미세먼지로 인해 봄나들이가 예년 같지 않다 겨우내 움츠러들었던 신체활동이 아직

왕성해지기 어려운 요즘 같은 때 겨울부터 이어진 야식 습관 계절성 우울증 오랜 실내생활로 인해 몸과 마음에 이상이 있는

지 자가 점검을 해 보자 봄볕 자외선이 더해지며 눈과 피부 관리에도 신경 써야 함은 물론이다

46-47-건강_봄철indd 46 2014-04-11 오전 15811

위클리 공감 2014414 47

두릅(춘곤증 예방middot혈당 조절) 두릅은

예로부터 그 뿌리를 달여 마시면 당

뇨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민

간 약재로 사용됐으며 나물로 먹으

면 입맛을 돋워준다 특히 봄철 나른

하고 졸음이 밀려오는 춘곤증 개선에

효과가 있다 두릅에 함유된 사포닌 성분이 체력을

회복시키고 신경을 안정시켜 피로 해소에 도움을 준다

고구마 줄기(면역 조절middot항산화 효능)

식이섬유가 풍부해 건강식으로 각

광받고 있는 고구마 줄기에는 탄

수화물middot당류middot단백질 등의 에너

지원과 칼슘middot철 등의 여러 무기물

질이 함유돼 있다 또 면역조절 능력

및 항산화 효능이 높은 것으로 알려진 클

로로겐산(chlorogenic acid)이 다량 함유돼 있다

쑥(해열middot고혈압 개선) 쑥잎에서 나는

독특한 향기는 해열작용을 하는 치

네올(Cineol)이라는 성분 때문이다

또한 면역력 향상 소화기능 강화

여성질환 개선 효과 고혈압 개선 등

의 효과도 있다

달래(식욕부진middot춘곤증 극복 효과)

비타민과 무기질이 풍부하게 함유

돼 있어 겨우내 무겁고 찌뿌둥했

던 몸에 활력을 주고 식욕부진이

나 춘곤증을 이기는 데 좋다 면

역력을 증진시키며 동맥경화 예방

에도 도움이 된다

달래는 매콤하게 무쳐 먹거나 된장찌개에 넣어 끓이면 맛이

좋으며 간장에 넣어 달래 간장양념을 만들어 먹으면 향긋한

맛이 난다

봄이면 생각나는 lsquo건강 나물rsquo 4선

같은 자세로 장시간 컴퓨터를 사용하는 등 잘못된 자세를 취할

때 근육을 과도하게 사용했을 때 외상 후 스트레스 등으로 발

생한다 깊고 쑤시는 듯하며 타는 듯한 통증이 특징이다

근막동통증후군의 약물 치료는 소염 진통제나 근육 이완제를

사용한다 마사지나 초음파를 이용한 물리 치료 레이저나 적외

선 치료기 조사 등도 효과가 있다 이밖에 수동적으로 근육을 풀

어주는 이완 요법 미지근한 습포로 찜질해 주는 도포 요법 통증

부위를 냉각시키는 냉각 요법 등으로 치료한다

아무리 감추려 해도 눈가 입가에 있는 잔주름이나 손등과 목 주

름은 lsquo관리rsquo하지 않는 한 실제 나이를 감추기가 쉽지 않다 나이를

감추기 힘든 부위별 주름 관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눈가 주름 눈가 주름을 예방middot관리하기 위해서는 보습 관리가 필

수적이다 건조하고 푸석한 환경에서 주름이 잘 생기기 때문에

보습 관리는 모든 주름 예방middot관리에 있어 가장 기초적인 부분이

다 보습크림 아이크림 자외선차단제 페이셜 오일 등을 사용하

고 각질제거 수분공급 피부혈액순환 촉진 등의 효과를 내는 스

팀타월을 이용하는 것도 효과적이다

입술middot입가 주름 입은 말하고 먹고 마시고 하품하는 등 쉴 틈이 없

을 정도로 움직임이 잦은 데다 피부가 얇고 자연적인 보습막을

생성해 주는 피지샘middot땀샘이 없어 주름이 특히 잘 생기는 부위이

다 따라서 에센스 보습크림 아이크림 자외선차단제 등을 입술

과 입가에 수시로 발라주고 빨대 사용 등 입술을 오므리는 습관

은 자제하는 것이 좋다

손등 주름 손등도 피부라는 점을 인식하고 핸드크림 보습크림

자외선차단제를 꼼꼼하게 발라 관리해야 하며 설거지나 빨래를

할 때도 장갑을 꼭 이용해야 한다

목 주름 높은 베개를 베거나 스마트폰 책 모니터 등을 볼 때 고

개를 너무 숙이는 습관이 있다면 모두 교정하는 것이 좋다 또 꼼

꼼한 클렌징과 더불어 보습크림과 자외선차단제를 잘 바르도록

한다 글middot하이닥 copy(주)엠서클 정책브리핑 (wwwkoreakr)

부위별 주름 관리법

46-47-건강_봄철indd 47 2014-04-11 오전 15814

48 2014414 위클리 공감

오는 4월 20일 한국에서 열리는 2014 국제아이스하키연맹

(IIHF) 세계선수권 디비전1 그룹A(2부 리그) 대회가 다가

오고 있다 일주일간 고양어울림누리에서 열리는 이번 대회에는

개최국 한국(세계 랭킹 23위)을 포함해 슬로베니아(14위)와 오스

트리아(16위) 헝가리(19위) 우크라이나(21위) 일본(22위) 등이

참가한다 대회 1 2위는 2015년 최상위 16개 팀이 겨루는 세계아

이스하키선수권대회로 승격한다 꼴찌를 하면 3부 리그 격인 lsquo디

비전1 그룹Brsquo로 내려간다

 한국 아이스하키는 이번 대회에 사활을 걸었다 겨울 올림픽의

꽃은 아이스하키다 개최국이 아이스하키경기에 참가하지 못한

역사는 없다 겨울 올림픽 개최국 대부분이 출전권을 자력으로

따냈다 그러나 한국의 세계 랭킹은 23위 평창올림픽이 열리는

2018년까지 11계단을 올리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지난해

IIHF는 lsquo2018년 올림픽 출전국 자격rsquo에 대한 연차총회 의제를 꺼

냈다 lsquo한국이 경기력 발전을 이룬다면 출전권을 줄 수도 있다rsquo는

애매모호한 말을 넣어놨다 김정민 대한아이스하키협회 홍보팀

장은 ldquo만약 이번 대회에서 강등되면 경기력 발전을 이루지 못했

다는 판단으로 올림픽 출전권 논의조차 못할 수 있다rdquo고 걱정했

다 한국의 기적은 가능한지 대회 참가팀의 전력을 분석했다

전력 급상승hellip 기적을 노리는 한국 대표팀

객관적 전력에서 한국은 최약체로 꼽힌다 랭킹으로도 디비전1

그룹A에서 가장 낮다 그래도 홈에서 열린다는 이점이 있다 변

선욱 한국 대표팀 감독은 디비전1 그룹A 잔류를 자신했다 그는

지난달 기자회견에서 ldquo최근 3년간 한국 아이스하키는 놀랍도록

빠르게 발전했다 기대에 부응하는 경기를 하겠다rdquo고 했다 이어

ldquo일본과 우크라이나 헝가리를 잡고 3승을 하는 것이 목표rdquo라고

덧붙였다 근거 없는 자신감이 아니다 한국은 꾸준하게 성장했

다 변 감독이 이끈 대명 상무의 돌풍도 대표팀에 자신감을 불어

넣었다 군대 팀인 대명 상무는 지난해 창단 바로 2013~2014 아

지난해 4월 16일 헝가리 부다페스트 스포르트아레나에서 열린 lsquo2013국제아이스하키연맹 세계선수권대회rsquo 디비전1 A그룹 대회 2차전에서 강호 헝가리를 상대로 막판 역전극을 펼친 한국 대표팀 선수들이 경기를 마치고 환호하고 있다

대한아이스하키협회

2부 리그 격hellip 꼴찌해 lsquo디비전1 그룹Brsquo로 강등되면 2018년 출전 lsquo먹구름rsquo

최약체라고hellip 한국 ldquo평창을 기대해rdquo

스포츠 2014 아이스하키 lsquo디비전1rsquo 세계선수권대회

48-49-스포츠_아이스하키indd 48 2014-04-11 오전 15906

위클리 공감 2014414 49

시아리그 아이스하키 정규시즌에서 2위에 올랐다

아이스하키는 보통 22~25명이 한 팀을 이룬다 대명 상무는

17명의 선수로 기적을 써냈다 조직력으로 일군 성과였다 변 감

독은 ldquo26~30세로 이뤄진 팀이다 선수들이 즐기면서 하키에 눈

을 떴다rdquo며 ldquo달리는 체력과 외국인 선수가 없는 불리함을 조직력

으로 메웠다rdquo고 평가했다

 대표팀은 대명 상무의 조직력을 그대로 가져왔다 상무에서 주

축으로 뛰던 선수들이 대표팀에 이름을 올렸다 김연아의 남자친

구로 이름값이 올라간 김원중(30middot25득점 사진 맨 뒷줄 왼쪽에서

다섯번째)을 포함해 박우상(29middot35득점)과 조민호(27middot42도움) 등

이 핵심 자원이다 여기에 귀화한 브락 라던스키(31)와 브라이언

영(28) 마이클 스위프트(27)가 대표팀 전력을 대폭 끌어올릴 것

으로 보인다

소치올림픽서 lsquo8강 기적rsquo 썼던 슬로베니아

마티야스 코피타(49) 감독이 이끄는 슬로베니아는 지난 2월 끝난

소치겨울올림픽 아이스하키에서 8강에 올랐다 기적이었다 세

계 랭킹은 14위지만 단단한 조직력을 자랑하며 슬로바키아와 오

스트리아를 꺾었다 8강에서 스웨덴에 0-5로 졌지만 가능성을

보여준 대회였다 고양 대회에서도 올림픽 8강 멤버는 그대로 유

지된다 오솔길 SBS 해설위원은 ldquo올림픽이 끝난 지 얼마 되지 않

아 조직력은 최강이라 꼽힌다rdquo고 말했다

 또 다른 상대 헝가리는 한국에 칼을 갈고 있다 지난해 헝가리

에서 열린 디비전1 그룹A에서 한국에 4-5로 역전패했기 때문이

다 헝가리는 3-1로 이기고 있다가 한국의 집중력에 무너졌다 이

패배로 헝가리는 상위리그 승격 기회를 놓쳤고 자국 팬들의 거센

항의를 받았다 이스트반 소프론(크리펠트)이 경계 대상 1호다

소프론은 독일 1부 리그(DEL)에서 8골 13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우크라이나는 현실적으로 한국이 이겨야 할 상대로 꼽힌다

그러나 뚜껑을 열어보니 만만치 않다 우크라이나는 한때 주축

선수들의 은퇴로 전력이 크게 떨어졌다 특히 NHL에서 뛰고 있

던 선수들이 대표팀 합류를 거부하며 국제무대에서 성적이 신통

치 않았다 그러나 이번 대회를 앞두고 루슬란 페도텐코(돈바스

도네츠크)와 알렉세이 포니카롭스키(SKA 상트페테르부르크) 등

NHL에서 정상에 오르기도 한 베테랑들이 합류했다 축구로 따

지면 한국의 박지성-이영표가 대표팀에 복귀한 모양새다

 한국은 지난 33년 동안 일본과의 A매치에서 단 한 번도 승리

하지 못했다 1무 18패로 무승부도 딱 한 차례 거둔 것이 전부다

한국이 쉽게 볼 수 있는 상대가 아니다 아시아 하키리그에서 우

승을 차지한 일본제지 크레인스와 오지 이글스 선수들이 주축이

다 또 독일 출신 마크 마혼 감독이 팀을 이끌며 안정감을 더하고

있다 오 해설위원은 ldquo일본은 A매치에서 한국에 한 번도 패하지

않았다는 자부심이 있다 이 자부심을 흔들 만한 경기력을 보여

주는 게 중요하다rdquo고 말했다 글middot김민규(일간스포츠 기자)

아이스하키는

한 팀에 6명hellip 20분씩 3피어리드로 경기진행

아이스하키는 길이 61미터 너비 30미터의 링크에서 펼

쳐진다 퍽(Puck)이라고 불리는 고무 원반을 하키 스틱을 이

용해 골문에 넣는 횟수를 가려 승부를 가린다 한 팀은 축구에서

골키퍼 역할을 하는 골리(Goalie)가 1명 배치되고 양쪽 날개 1명씩과

센터 1명 수비수 2명 등 모두 6명으로 구성된다 체력 소모가 심해 한 팀

이 22명으로 꾸려지고 수시로 교체가 가능하다 경기는 20분씩 3피리어

드로 진행되며 피리어드 사이에는 15분간 휴식을 취한다

 

아이스하키 세계선수권은

전년도 성적에 따라 6개 리그로 나뉘어 경기

전년도 성적에 따라 총 6개의 리그로 나뉘어 있다 1부 리그 격인 lsquo국제아

이스하키연맹(IIHF) 아이스하키 세계선수권rsquo에는 총 16개 나라가 참가한

다 8개 팀이 그룹A와 그룹B로 나뉘어 풀 리그를 치른다 각 그룹의 1~4

위는 8강 토너먼트에 진출하고 8위 2개 팀은 디비전1 그룹A로 강등된다

올해 세계선수권은 오는 5월 벨라루스에서 열린다 디비전1 그룹A B와

디비전2 그룹 A B 그리고 디비전3의 운영방식은 비슷하다 각 디비전

그룹에는 6개 팀이 참가해 풀 리그를 치른다 한국이 참가하고 있는 디

비전1 그룹A는 2부 리그로 생각하면 된다 6개 팀이 풀 리그 방식으로 경

기를 치르고 1 2위가 세계선수권으로 승격한다

48-49-스포츠_아이스하키indd 49 2014-04-11 오전 15908

50 2014414 위클리 공감

ldquo하늘이 나를 버렸을 때 나는 불을 만들었다 둥지가 되

기 위한 불 겨울의 어둠 속으로 들어가기 위한 불 보

다 더 나은 삶을 위한 불을 낮이 나에게 베풀어 준 모든 것을

나는 그 불에게 바쳤다 울창한 숲과 작은 숲 보리밭과 포도밭

을 보금자리와 새들 집과 열쇠를 벌레와 꽃들 모피들 그리고

모든 축제를(생략)rdquo

프랑스 초현실주의 대표적 시인인 폴 엘뤼아르의 시 lsquo이곳에 살

기 위하여rsquo다 이 시를 주제로 한국과 프랑스 작가가 한자리에 모

였다 환경 문제로 앓고 있는 지구를 치유하자는 메시지로 남서

울대학교와 한불협회 나로미포럼이 함께 주최한 국제교류 전시

다 프랑스 원로 작가인 장 마리 자키와 국내 유명 기업인이자 화

가인 강석진 그리고 국내 원로 도예가인 조상권이 참여했다

세 작가의 작품은 각자 개성이 두드러진다 미술평론가 서승

석은 원로 화가 장 마리 자키의 작품을 ldquo자키의 파랑은 뜨겁다

자키의 하양은 아이스크림처럼 맛있다 자키의 까망은 심연처럼

깊다 그의 붓놀림은 신들린 무희의 춤사위만큼이나 현란하고 경

건하다rdquo고 표현했다 꽃과 나무 바다 자연풍경 등을 즐겨 그리

는 자키는 독특한 미적 감각으로 자연의 맑은 색채를 표현했다

3인 3색hellip 자연을 말하다장 마리 자키middot강석진middot조상권 lt이곳에 살기 위하여gt 주제로 한국middot프랑스 국제교류전

전시

50-51-전시_한불교류전indd 50 2014-04-11 오전 15946

위클리 공감 2014414 51

정서적으로 깊은 영향을 받은 그의 고향 코르시카 섬에서 받은

영감을 아름답게 재현해 냈다

기업인이자 화가인 강석진은 고향 경북 상주의 산골 풍경으로

정겨움을 더한다 한국인의 향토적 정서로 아스라한 추억을 상기

시킨다 또 프랑스 네덜란드 티베트 등을 여행하면서 포착한 시

와 같은 섬세한 풍광을 화폭에 옮기는 데 성공했다

도예작가인 조상권은 lsquo흙과 불의 연금술사rsquo로 불린다 1967년

lsquo동백림 사건rsquo에 휘말려 30여 년간 해외를 떠돌다 1997년 귀국했

다 분단된 조국의 역사적 아픔과 민족의 한 통일에 대한 염원을

작품으로 승화시켰다 자유롭고 감수성이 풍부한 작품들을 통

해 우리 고유 전통예술의 미를 깊이 있게 다루고 현대적으로 창

조하며 독창적인 도자예술을 보여준다

세 작가의 독특한 개성은 한자리에서 호흡하며 완벽한 조화

를 이룬다 맑고 서정적인 세계를 들여다보고 있다 보면 태고의

자연이 빚어내는 감동을 느낄 수 있다 글middot박지현 기자

일정 4월 27일까지

장소 남서울대학교 아트센터 갤러리 이앙

문의 02-3672-0201 galleryiangcom

1 장 마리 자키는 독특한 감각으로 자연풍경을 재구현했다 lt경이로운 장소gt LIEU MAGIQUE

2 흙과 불의 연금술사로 불리는 조상권은 우리 고유의 전통미를 담으며 독창적인 도자예술을 보여준다 lt휴(休)gt REPOS

3 강석진은 한국인의 향토적 정서를 담은 산골 풍경을 그려 아스라한 추억을 상기시킨다 lt산 넘어 마을로 가는 길gt The road to a mountain village

4 장 마리 자키 lt여인의 꿈gt REVE DE FEMME

5 조상권 lt침향로gt TCHIMHYANGLO

6 강석진 lt미륵산에서 본 오월의 야솟골마을 전경gt View of Yasotgol village in May

➋ ➌

➍ ➎ 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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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 2014414 위클리 공감

소박한 백제의 미소에 반하고곱게 늙은 절집에 웃음이 났죠

충남 서산 아라메길 1구간

걷기 여행

52-55-걷기여행indd 52 2014-04-11 오전 20059

위클리 공감 2014414 53

아라메는 바다의 고유어 lsquo아라rsquo와 산을 뜻하는 lsquo메rsquo의 합성어다 아

라메길은 총 88킬로미터로 지선까지 합하면 모두 7개 구간이다

그 중 1구간은 유기방가옥 고풍저수지 마애여래삼존불상 보원사

지 개심사 해미읍성으로 이어진다 길이 18킬로미터의 산길을 따

라 걷고 있노라면 산자락에 살포시 앉은 다양한 문화재를 볼 수 있

다 소박한 백제의 미소에 반하고 곱게 늙은 절집에 가슴 무너지는

벅찬 감동을 만난다

꽃의 북상 속도는 하루 20킬로미터라고 한다 매일 50리 길

을 느릿느릿 걸어 올라와야 하는데 요즘은 따스한 날씨

덕에 봄꽃들이 엄청 잰걸음으로 와서 동시다발로 핀다 덩달아

봄꽃 쫓는 나그네 발걸음도 빨라졌다 3월 마지막 일요일 서산

아라메길 1구간은 온통 꽃잔치다

1구간의 시작은 유기방가옥이다 서산시 운산면 여미리 유기

방가옥은 내 고향 당진시와 가깝게 자리한다 그래서 오랜만에

고향 동무와 함께 걸었다 동무는 그 사이에 두 아이의 엄마가 돼

있었다 동무가 생기니 길에 대한 관심도 조금 달라진다 세월은

봄꽃 이름보다 봄나물 이름을 더 많이 알게 했다 잠시 걷기를 멈

추고 동무와 한적한 들판에 앉아서 밥상에 올릴 나물 한바구니

캐고 싶은 날들이다

수선화와 독특한 토담이 유명한 유기방가옥

유기방가옥은 고택을 감싸고 있는 토담이 독특하다 컵을 엎어

놓은 lsquocaprsquo 모양인데 집 뒤 비스듬한 야산을 그대로 활용해서 담을

쌓았다 산을 깎아 축단을 세우지 않았기에 뒤란이 평평하지 않

고 약 25도 정도 경사가 있다 마치 집이 산의 일부인 것처럼 자연

스럽게 지어졌다 이 가옥은 독특한 집 모양뿐만 아니라 수선화

로도 유명하다 토담 뒤 야산이 수선화 정원이다

가옥 관리인인 유기방 씨가 10년 전부터 가꾼 정원이다 해마

다 집 주변에 무리지어 핀 수선화 구근을 떼어내 옮겨 심으면서

꽃밭을 넓혔다 곱게 가꾼 수선화를 한눈에 보려면 토담 뒤 소나

무 아래가 포인트다

토담을 내려와 오른쪽으로 난 길로 향한다 옛날에 이 마을 사

람이 제주도에서 가져와 심었다는 비자나무가 한 그루 서 있다

무려 330년을 살았다고 한다 둘레가 246센티미터 높이가 20미

터다 비자나무는 남부지역이나 제주도의 해발고도가 낮은 지대

에서 자란다 어떻게 이곳에서 자랄 수 있었을까 의문이 든다 딱

딱한 잎을 살펴보며 세월의 깊이를 가늠할 뿐이다

선정묘를 지나 lsquo서산 여미리 석불입상rsquo 앞에 선다 고려시대에

만들어진 석불로 추정한다 이른 아침 누군가가 벌써 다녀갔는지

석불 앞에 생쌀이 수북하게 쌓여 있다 복을 빌기 위해 놓은 제

물이 참새에게는 오늘 한 끼 밥일 것이다 우리는 새들이 날아올

수 있게 길을 재촉한다 길은 석불 뒤 몇 그루의 소나무와 대나무

사이로 이어진다 대나무를 벗어나자 멋진 토담이 보인다 유상

묵가옥으로 이어지는 길은 보랏빛 제비꽃이 군락을 이뤘다 가

옥을 둘러보고 마을 도로를 따라 걷는다

아주머니 한 분이 밭두렁에 앉아 민들레 나물을 뜯어 박바가

지에 담는다 아주머니가 밟고 있는 밭두렁은 들꽃밭이다 냉이

는 흰 꽃을 피우고 광대나물은 진홍색 꽃을 피운다 봄까치풀은

파란 꽃을 피웠다 봄까치풀은 반가운 소식을 전해 주는 까치처

럼 들녘에 봄이 왔음을 가장 먼저 알려주는 까치 같은 존재라고

붙여진 이름이다 광대나물 꽃말은 lsquo그리운 봄rsquo이다 꽃 이름조차

1 서산 여미리 석불입상이 정겹게 반긴다

2 고풍저수지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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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 2014414 위클리 공감

봄을 알리는 전령들이다

여미리 버스정류장을 지나서 전라산 방향으로 걷는다 아라메

길 1구간은 방향표시 안내판이 잘돼 있다 안내판과 리본만 따라

가도 종착점 해미읍성에 다다를 수 있다 전라산 방향으로 따라

가는데 도로 아래에 손바닥 크기의 머위가 군락을 이룬다

ldquo머위는 새싹이 돋아나고 바로 잎이 쫙 펴지는 시기에 먹는 게

보약이래 이때가 가장 쓴맛을 내지만 입에 쓴 게 몸에 좋다는

말도 있잖아rdquo

ldquo그려 손바닥 만할 때에 쌈 싸 먹으면 쌉싸래한 게 맛있지rdquo

마애삼존불 백만불짜리 미소는 아침 30분만 허락

역천으로 향한다 작은 다리를 건너자 천길이다 천길 밑 개천 옆

으로 산책로가 조성돼 있는데 운산교까지 800미터다 운산교부

터 역천제방이 시작된다 용현계곡 입구까지 가게는 없다 운산면

에 있는 슈퍼마켓에 들러서 물과 간단한 간식을 준비한다

유기방가옥에서 운산교까지 약 29킬로미터이고 운산교에서

미평교까지 18킬로미터이다 제방은 일부 구간만 콘크리트가 깔

려 있고 딱딱한 흙길이다 미평교에서 쉰질바위 방향으로 걷는

다 역천으로 들어가지 못하게 굵은 철봉을 세워놓았다 그 옆으

로 한 사람만 다닐 수 있는 길이 50미터쯤 나 있다

이 길을 벗어나면 역천과 논 사잇길이다 길은 다시 고풍터널

을 지나게 한다 고풍터널을 지나면 바로 고풍터널 버스 정류장

이다 버스 정류장은 사거리인데 터널에서 직진하는 길이 지방도

618호 봉운로다 우리는 오른쪽 군장동1로를 따라 걷는다 군장

동1로는 고풍저수지 뒷길인데 몇 개의 펜션이 눈에 띈다 11킬로

미터 정도 걸으면 고풍저수지와 봉운로를 만난다

고풍저수지를 따라 걷는 500미터 길은 인도가 협소하기 때문

에 차를 조심하며 걷는다 lsquo아라메 솔바람길 종합 안내도rsquo를 살펴

보고 마애삼존불상으로 향한다 용현계곡 입구인 이곳에는 넓

은 주차장이 있고 식당도 있다

백제 마애불은 충청남도 지역에만 남아 있는데 서산과 태안의

마애삼존불 예산 사면석불이다 서산 마애여래삼존불상은 국보

제84호로 10미터가 넘는 거대한 암벽에 조각돼 있다 가운데 석

가여래를 기준으로 오른쪽 관음보살은 입상 왼쪽 미륵보살은 반

가사유상이다 미륵보살은 오른쪽 다리를 왼쪽 무릎 위에 올려

놓고 오른팔을 굽혀 오른쪽 뺨에 손가락을 살짝 댄 채 사색에 잠

겨 있는 자세다 삼존불은 햇빛이 비치는 방향에 따라서 온화한

미소를 띠거나 때로는 개구쟁이 같은 얼굴을 한다 백제의 미소

로 알려진 백만불짜리 미소는 오전 9시 30분에서 10시 사이에

볼 수 있다

서산 마애삼존불상에서 13킬로미터 계곡을 따라 걸으면 보원

사지이다 보원사는 통일신라시대 화엄 10찰 중 하나로 알려졌다

1천명분의 쌀을 씻었다는 석조가 있는 것을 보아 1천여 명의 승려

가 머무는 무척 큰 절이었던 것으로 짐작된다

석탑 뒤에 개심사로 이어지는 숲길을 오른다 보원사지 뒤편 숲

길 초입부터 개심사 산신각까지 쉬엄쉬엄 가더라도 약 1시간 20분

➊ ❷ 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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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걸린다 이 길은 오르막이 많아서 힘들다 좀 수월하게 걷고 싶

으면 개심사에서 보원사지로 걸어오는 게 좋다

성왕산 자락 개심사 주차장엔 봄나물 난전

개심사는 성왕산 자락에 자리한다 성왕산은 코끼리를 닮았는데

이 코끼리의 갈증을 해소하기 위해 연못을 만들었다고 한다 연못

중앙에는 외나무 다리가 놓여 있다

외나무 다리를 지나 계단을 오르면 해탈문이다 개심사는 흰겹

벚꽃이 유명하다 작은 절집에 겹벚꽃이 피면 얼마나 웅장한지 입

이 다물어지지 않을 정도다 꽃은 4월 말에 피기 시작해서 5월 5일

경에 만개한단다

우리는 개심사를 등지고 소나무숲을 벗어난다 개심사 주차장

에는 봄나물이 난전을 펼쳤다 취나물 버섯 고들빼기 냉이 달

래 머위 민들레 등 각종 나물이 말간 향내를 풍긴다

주차장을 끝까지 내려오니 오학리쉼터 해미읍성으로 가는 표

지판이 나온다 해미읍성까지 52킬로미터다 이 표지판 밑에는

아라메길 이용자 안전수칙이 나와 있다 lsquo2~3명이 동행하여 걷

기rsquo가 눈에 띈다 지금까지 온 길과 다르게 그만큼 호젓하다는 것

이다

다시 출발 시간을 확인한다 오후 3시 50분이다 해미읍성에

도착했을 때의 시간은 6시 25분이었다 난이도가 높은 길이다 초

보자는 부분 걷기를 많이 걸어본 분에게는 완주를 추천한다

글과 사진middot김연미(여행 칼럼니스트)

1 유상묵가옥 토담 뒤에 활짝 핀 수선화

2 햇볕에 따듯한 빛이 감도는 마애삼존불상

3 왕벚꽃이 만발한 충남 서산 개심사를 찾은 많은 행락객들이 꽃을 감상하고 있다

연합

남부터미널과 동서울종합터미널에서 운행 약 3시간쯤 소요된다

서산공용버스터미널 홈페이지(wwwseosanbuscokr)에 시내버스

노선과 시간표가 안내돼 있다

시내버스(서령버스middot문의 041-669-0555)에서 운산행 이용

첫차 오전 6시 45분(공휴일은 7시 5분) 막차 밤 9시 배차 간격은

40분에서 1시간 간격이다 운산면에서 여미리까지 가는 버스가

없으므로 운산면에서 택시를 이용한다 콜택시는 비싸니 인근

슈퍼마켓에서 택시 전화번호를 물어보면 된다

여행수첩

아라메길 정보

홈페이지 wwwaramegilkr

문의 충남 서산시 문화관광과 041-660-3166

유기방가옥 유기방가옥은 숙식이 가능하며 숙식객에게는 무료로 자

전거를 빌려준다 자가용을 이용할 경우 선정묘 주차장에 세우고 이동

하는 것이 좋다 해미읍성에서 선정묘까지 택시 요금은 약 2만원 해미

읍성 인근 슈퍼마켓에서 택시 전화번호를 물어보는 게 가장 빠르다

주소 충남 서산시 운산면 이문안길 70-10(운산면 여미리 203-1)

문의 041-663-4326

서산마애삼존불상 찾아가는 길 서산공용버스터미널에서 하루 5회 운

행한다 첫차 오전 9시 15분 막차 오후 6시 55분 운산면을 거쳐서 마

애삼존불상이 있는 곳까지 운행한다

유기방가옥

여미리석불입상

유상묵가옥 역천제방

쉰질바위

고풍저수지

용현계곡입구

마애여래삼존불상

보원사지

개심사

정자(조망대)

해미읍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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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조개는 일종의 얼굴 근육 기형이다 부모로부터 대물림되는 까

닭에 의학적으로는 lsquo선천적 기형rsquo으로 분류된다 흥미로운 사실

은 많은 사람들이 부러워하는 기형이라는 점이다 동middot서양 또는 예나

지금을 가리지 않고 보조개는 귀엽고 사랑스러운 이미지로 통한다

보조개를 바라보는 동middot서양의 시각이 비슷한 것처럼 인간의 주요 표

정에 대한 해석은 거의 만국 공통이다 한 남미 사람이 화난 표정을 지

었다고 가정하자 아프리카인이나 유럽인 동양인 가리지 않고 그가 화

났다는 걸 알아차린다 슬프거나 행복한 표정도 마찬가지다

표정을 만들어내는 건 얼굴 근육이다 얼굴에는 20여 개의 근육이

있다 인간의 전체 근육 숫자는 기준을 정하기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640~850개 정도로 파악된다 한데 이 중 단 20개에 불과한 얼굴 근

육은 인간 근육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뼈대 근육과는 형태적으로나 기

능적으로 상당한 차이가 있다

무엇보다 눈에 띄는 차이는 얼굴 근육의 상당수가 뼈에 붙어 있지 않

고 피부 속에 묻혀 있다는 점이다 뼈대 근육은 말 그대로 대부분 근육

의 양쪽 끝이 뼈에 닿아 있거나 붙어 있다 뼈대 근육은 힘을 쓰고 움직

임을 일으키는 게 본연의 lsquo임무rsquo다

인간만큼 다양한 표정을 만들어낼 수 있는 동물은 없다 다시 말해

인간보다 얼굴 근육이 잘 발달한 생명체를 찾기는 어렵다 한데 주요

표정은 만국 공통의 lsquo보디 랭귀지rsquo이지만 얼굴 근육 하나하나의 모양

이나 위치는 사람마다 제각각이다 반면 얼굴 근육은 인간 특유의 속

성이 오랜 진화를 거쳐 반영된 일종의 lsquo화장발rsquo 근육의 성격이 짙다

인종별로도 얼굴 근육의 형태 등에 대략적인 차이가 존재한다 동양

인이 서양인보다 보통 무표정한 편이라는 주장에 동조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도 인종 간 얼굴 근육의 상이성을 암시한다 국내 한 의과대학

의 연구에 따르면 입꼬리 주변 근육의 위치와 이들이 움직이는 방향

이 동middot서양 사람들 간에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

lsquo스마일rsquo 도안의 핵심적 특징은 양쪽 입꼬리가 치켜 올라간 것이다

반대로 입꼬리가 내려가면 샐쭉하다거나 언짢은 느낌을 불러일으킨다

입꼬리를 올리고 내리는 얼굴 근육이 어떤 식으로 발달해 있느냐가 표

정 혹은 인상을 좌우할 수 있다는 뜻이다

얼굴 근육은 표정뿐만 아니라 얼굴의 미추(美醜)를 가르는 데도 큰

역할을 한다 얼굴 근육의 배치 크기 대칭성 등이 의학적인 차원에서

잘생기고 못생기고를 결정하는 데 많은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영어로

사소한 차이를 가리켜 lsquo스킨 딥(skin-deep)rsquo 즉 가죽 한 꺼풀 차이라

고 얘기하지만 이 차이가 실생활에서는 엄청나게 다르게 인식될 수 있

는데 얼굴 근육이 바로 대표적인 예이다

하지만 표정이나 얼굴의 미추(美醜)가 최소한 해부학적으로 따져 보

면 lsquo사소한 것rsquo임은 분명하다 성형수술이 널리 유행한다는 점이 이를

방증한다 얼굴의 미추를 결정하는 얼굴 근육은 우리 몸의 여느 뼈대

근육에 비해 조작하기가 상대적으로 손쉽고 위험성도 적다 특히 뼈와

연결돼 있지 않고 피부 아래 묻혀 있는 얼굴 근육들은 손을 봐도 기능

등에 큰 영향을 주지 않는다 얼굴 성형은 쉽게 할 수 있지만 몸 성형

은 엄두 내기가 어렵다는 점이 얼굴 근육과 뼈대 근육의 결정적인 차이

를 보여준다

표정이나 미추를 중시하는 인간의 속성이야 당장 어쩔 수 없을 것이

다 하지만 얼굴 근육에 과도하게 신경을 쓸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얼굴

근육이 만들어내는 갖은 조화는 문자 그대로 lsquo스킨 딥rsquo에 불과한 것들

이니까 글middot김창엽(자유기고가)

(도움말 가톨릭의대 해부학교실 이우영 교수)

보조개는 아름다운 lsquo기형rsquo이다

생활과학 이야기 13

연합

의학적으로는 lsquo선천적 기형rsquo으로 분류되는 보조개 얼굴 근육 때문에 생기는 보조개는 귀엽고 사랑스러운 이미지로 많은 사람들이 부러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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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 공감 2014414 57

예년보다 빨리 꽃을 피운 왕벚나무들이 함박눈처럼 꽃잎을 날리던

날 저는 서울에서 그다지 멀지 않은 어느 강변의 습지를 찾아갔

습니다 아직 찬 기운이 가시지 않은 날씨지만 남쪽에서 불어오는 봄바

람은 솜뭉치처럼 부서진 부들의 씨앗들을 마른 갈대 사이로 어지러이

날리고 있더군요 이곳 물가에는 갯버들 꽃이 한창입니다 먹이가 부족

한 이른 봄 고맙게도 무료 급식소가 문을 연 덕분에 등에류와 벌들도

덩달아 바빠졌습니다 조만간 키버들과 선버들마저 꿀을 담뿍 머금은

향기로운 꽃을 피워내면 이곳은 온통 난리가 날 것입니다

물가에 열을 지어 선 각종 버드나무들의 연둣빛 자태를 감탄하며 바

라보고 있자니 만일 우리나라에서 lsquo생명의 나무rsquo를 꼽으라면 응당 버드

나무가 그 주인공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버드나무(류)는

그야말로 이 세상에 lsquo아낌없이 주는 나무rsquo이니까요

강변에 늘어선 버드나무들은 토양의 침식을 막아줄 뿐더러 수질 정

화에도 도움을 줍니다 풍성하게 피는 향기로운 꽃들은 굶주린 곤충들

이 춘궁기를 이겨내도록 밤낮없이 넉넉하게 꿀을 내놓습니다 또한 이

처럼 곤충이 많이 모이다 보니 이곳은 보금자리와 먹이가 필요한 작은

새들이 모여드는 곳이기도 합니다 이런 이유로 봄철의 버드나무 숲은

그야말로 생명의 발원지 같다는 생각마저 들게 합니다 이 아름다운 곳

에서 저는 문득 머나먼 두만강변의 버드나무 숲을 떠올려 보았습니다

18세기 정조 재위 시절 홍양호(洪良浩)라는 지혜롭고 유능한 관리가

있었답니다 그는 1777년 세도정치의 희생양이 되어 잠시 두만강변을

관할하는 경흥부사로 좌천된 적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는 한직에서

적당히 시간을 때우며 소일하는 대신에 장정 7500명을 동원하여 1인

당 5주의 버드나무를 두만강변에 심는 큰 공사를 벌였다고 전해집니

다 옛날에는 변방의 생활이라는 것이 지금과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힘들었을 것입니다 먹고 살기도 어려운 판에 별로 중요해 보이지 않는

일로 강제 노역까지 하게 되었으니 백성들의 원성이 그야말로 하늘을

찔렀겠지요 이를 보고 걱정한 친구가 홍양호를 간곡히 만류합니다

ldquo여보게 자네는 여기 잠시 있다가 한양으로 다시 돌아갈 사람이 아닌

가 왜 공연한 일을 벌여서 긁어 부스럼을 만드는가rdquo

현실적이고 애정 어린 친구의 충고에 대한 홍양호의 답변이 그의 저서

lt이계집(耳溪集)gt에 기록되어 있습니다 대략적인 요지는 이렇습니다

ldquo이제 내가 버드나무(류)를 심는 것에는 다섯 가지 이로움이 있어요

첫째는 우리 강역을 (오랑캐로부터) 은폐하기 위한 것이요

둘째는 말을 타고 돌격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요

셋째는 강둑이 물살에 파 먹히는 것을 대비하기 위한 것이요

넷째는 땔감용 나무를 대기 위한 것이요

다섯째는 바람을 막기 위한 것이지요

이 공사는 이처럼 백성들을 이롭게 하는 일이라오 내가 비록 여기

오래 머물지 않을지 몰라도 몇 년 지나지 않아 백성들이 그 이익을 누

리게 될 것이고 그 이로움이 백년 천년을 갈 수도 있을 텐데 내가 어찌

눈앞의 인기에 영합하여 이 일을 미루겠소rdquo

그 탁견에 감탄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자연 생태에 대한 정교한

지식 체계가 없던 그 옛날에도 슬기로운 우리 선조들은 강변을 지키는

버드나무숲의 중요성을 간과하지 않았던 것이죠 이런저런 허황한 명

분에 휩쓸려 오랜 세월 우리 곁을 지켜주었던 강변의 버드나무들이 하

루 아침에 베어져 나가고 삭막한 콘크리트 제방이 그 자리에 들어서고

있는 답답한 작금의 현실을 목도하자니 자연환경 보존과 실용성을 두

루 배려했던 옛 선조들의 지혜가 더욱 절실해지는 요즈음입니다

하천변에는 마땅히 버드나무숲이 있어야 합니다 그러면 이 고마운

나무들은 매년 봄마다 크고 작은 물줄기를 따라 세상을 황금빛으로

수놓을 것이며 전국 방방곡곡에는 생명의 교향곡이 우렁차게 울려 퍼

질 것입니다 글과 사진middot김태영(자연생태연구가middotlt한국의 나무gt 공저자)

아낌없이 주는 lsquo생명의 발원지rsquo

한국의 꽃과 나무 버드나무

lsquo생명의 나무rsquo 버드나무 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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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연사 힘주어~ 불조심

ldquo자나 깨나 불조심rdquo

lsquo불조심rsquo을 강조하는 대표적인 슬로건이다 식목일에 나무를

심는 것도 중요하지만 식목일을 전후로 해서 연중 산불이 가장 많이

발생한다고 하니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실제로 식목일에는 연평균

18건 평일의 6배에 이르는 산불이 집중적으로 발생한다는 통계치가

있다 최근에는 기후 변화로 산불이 갈수록 늘어나는 추세라고 하니

보다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기온이 높고 건조하며 바람이 강할수록

산불이 쉽게 번지는데 고온건조한 날씨 탓에 최근 식목일 즈음의 산불

발생 횟수도 1990년대에 비해 52퍼센트나 급증했다고 한다 그런 이유

에서일까 정부도 지난 1970년대부터 다양한 불조심 캠페인을 전개해

왔다

내무부(현 안전행정부)가 후원하고 한국화재보험협회가 주최한 lsquo불

조심 웅변대회rsquo 고지 광고(동아일보 1977년 10월 7일)를 보자 헤드라인

은 ldquo제1회 전국 남middot여학생(초middot중middot고) 불조심 웅변대회rdquo다 웅변대회를

개최하는 이유로 lsquo범국민적으로 방화(防火) 의식을 고취하기 위하여rsquo

라는 문구를 앞세우며 대회의 상세한 요강을 밝혔다 그 웅변대회에서

가장 강조한 것은 ldquo방화 예방 의식을 고취시키고 불조심의 생활화를

촉구하여 화재 없는 복지국가 건설에 이바지할 수 있는 내용rdquo이었다

웅변 시간은 초등부가 5분 중middot고등부가 6분이었다 웅변대회에 앞

서 lsquo원고 합격자 발표rsquo를 먼저 한 것으로 보아 예선에서 먼저 제출된 원

고를 검토해 심사를 거친 다음 그 기준을 통과한 학생들에게 본선에

나갈 기회를 주었음을 알 수 있다 본선에 진출한 학생들은 전국 방방

곡곡의 교정에서 두 주먹을 불끈 쥐고 ldquo~하자고 이 연사 소리 높여 외

칩니다 여러분rdquo 하며 목청을 돋웠을 것이다

1970년대는 lsquo웅변대회의 시절rsquo이라 할 정도로 다양한 주제의 웅변대

회가 전국적으로 열렸다 반공 웅변대회가 대표적이었지만 불조심 웅

변대회도 단골 주제였다 그 시절의 웅변대회가 학생들에게 획일적 사

고를 주입시키기 위한 관제 기획 행사라는 비판의 목소리도 있었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다 웅변대회는 학생들에게 자신감을 높여주는 동시

에 주어진 시간 안에 자신의 주장을 효율적으로 전달하는 능력을 길러

정책광고로 보는 어제와 오늘

1977년 10월 7일 동아일보에 실린 lsquo불조심 웅변대회rsquo 고지 광고 내무부(현 안전행정부)가 후원하고 한국화재보험협회가 주최하는 전국 웅변대회 참가를 위한 상세한 안내 정보가 적혀 있다

주는 생생한 프레젠테이션 교육의 현장이다 지금은 웅변대회가 많이

사라졌지만 아직도 지역의 소방서 단위로 관내 학생들을 대상으로 해

불조심 웅변대회를 개최하는 곳도 많다

나무 심기도 중요하지만 심은 나무를 화재로부터 보호하는 일은 더

더욱 중요하다 소방방재청 역시 한식날을 전후로 119소방헬기를 투입

해 산불 예방 홍보활동을 펼치고 있지만 어디까지나 한계가 있을 터

그 무렵에는 불을 피우지 말고 찬밥을 먹어야 한다는 뜻에서 한식(寒

食) 또는 냉절(冷節)이라고 날짜까지 못박았던 조상들의 지혜가 오히

려 돋보인다 기후 변화로 최근 30년 동안 봄철 기온은 평균 섭씨 06

도 올랐지만 습도는 오히려 6퍼센트 낮아져 산불이 일어날 가능성이

더 높아진 상황에서 담뱃불 같은 불씨 관리에 각별히 주의해야겠다

불조심 웅변대회는 입으로 하는 웅변이지만 몸으로 실천하는 웅변이

더 값진 웅변이 아니겠는가 ldquo꺼진 불도 다시 보자rdquo

글middot김병희(한국PR학회 회장middot서원대 광고홍보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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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 공감 2014414 59

공감카툰 파랑새를 찾아서

가장 훌륭한 지혜는 친절과 겸손이다

-탈무드

선택한 까닭글과 그림middot최영순

58-59-정책광고+공감카툰indd 59 2014-04-11 오전 20247

60 2014414 위클리 공감

무용

뮤지컬

문화공감

lt아라의 서gt

lt아라의 서gt는 설화나 민담에 등장하는 인물

을 중심으로 바다에서 탄생한 문명과 그 속에

서 살아가는 인간의 모습을 그린 공연이다 인

천시립무용단은 황해를 넘나드는 바람을 추

상적으로 표현했다 전통춤 레퍼토리에 신화

적 서사를 담아 한국 무용의 매력을 극대화했

다 초연 때 출연한 무용수들과 새로 선발된

무용수들의 기량을 견주어 보는 것도 이번 공

연 관람의 묘미가 될 것이다

기간 4월 25~26일

장소 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

문의 032-427-8401

lt비방문 탈취작전gt

트로트와 국악을 결합한 신명나는 창작뮤지

컬이다 약령시 약전골목의 오래 된 lsquo이만수

한약방rsquo은 손님이 끊일 날이 없다 인근 한약

방 사장들은 lsquo이만수 한약방rsquo엔 특별한 비방

문이 있을 거라는 결론을 내리고 lsquo이만수 한

약방rsquo의 비방문을 훔쳐낼 계획을 세우는데hellip

흥미로운 이야기를 중심으로 옛 약전골목의

풍경과 생활 모습을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기간 5월 4일까지

장소 대구 봉산문화회관 스페이스라온

문의 053-661-3500

극단

한양

레퍼

토리

신은수 작가의 역사극 시리즈 lt운현궁 오라버니gt lt봄이 사라진 계절gt을 잇는 lt거울 속의

은하수gt는 일제강점기 lsquo마지막 왕족rsquo으로 알려진 의친왕가를 소재로 시대의 격류에 휘말

린 인물의 세밀한 심리를 표현한 작품이다 1945년 해방 직전의 의친왕가 이야기를 그렸다

히로시마 원자폭탄 투하로 숨진 의친왕의 차남 이우의 장례식을 계기로 의친왕가 사람들이

한자리에 모인다 급변하는 세계 정세 속에서 조선왕조의 부활이라는 환상 속에 사는 일흔 살의

의친왕 반면 그의 장남 이건은 냉소적인 시선으로 조선의 마지막을 예감하며 아버지와 충돌한

다 의친왕과 다투고 뛰쳐나간 이건은 누군지도 모르는 생모의 행방을 찾는데hellip 극단 한양레퍼

토리 대표이자 배우인 최형인 교수가 직접 제작하고 무대에 선다 여기에 2012년 서울연극제 우

수작품상 수상작인 lt만선gt을 연출한 신동인 감독이 또 한번 연출을 맡아 더욱 관심을 모은다

일제강점기 말기 이곳에 모인 인물들은 특수한 신분으로 인해 저마다 나라의 역사를 대변하

고 있다 겉보기에는 여느 가족의 장례식과 다름없어 보이지만 그들의 갈등과 고통을 통해 자

연스럽게 관객들은 뼈아픈 우리의 역사를 절감할 수 있다 역사적 상징성과 함께 변화하는 시

대에 내몰려 갈등하고 괴로워하는 인간 본연의 모습이 공감을 자아낸다 글middot허정연 기자

기간 4월 19~27일 장소 서울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 문의 02-889-3561

의친왕의 차남 이우의 장례식을 계기로 모인 왕친들의 갈등을 소재로 시대적 아픔을 담은 연극이다

역사 앞에 갈등하는 lsquo인간의 굴레rsquo제35회 서울연극제 lt거울 속의 은하수g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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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 2014414 위클리 공감

화제의 책

ldquo넌나에게 모욕감을 줬어~rdquo 영화 lt달콤한 인생gt에서 배우 김영철이

했던 이 명대사는 개그프로그램에서도 패러디하는 등 대표적인

유행어가 됐다 그만큼 한국사회에서 빈번하게 겪는 감정이기도 하다 출퇴

근길 도로 위에서라든가 학교나 회사에서 생면부지의 낯선 사람들부터

심지어 가까운 가족에게까지 우리는 평범한 일상에서 lsquo모멸감rsquo을 겪는다

모멸은 lsquo업신여기고 얕잡아봄rsquo으로 풀이된다 나의 존재 가치가 부정당하

거나 격하될 때 갖는 괴로운 감정이며 인간 내면의 가장 깊숙한 곳을 파괴

한다 한국인의 일상에 만연한 lsquo모멸감rsquo의 실체를 인문학적으로 규명한 책

이 나왔다 저자는 모멸감을 분석하기 위해 뉴스 기사 TV 드라마나 영화

에서 오가는 대사 수많은 문학작품 등에서 수집한 적실한 실례와 일상생활에서 만나는 다양한

에피소드로 이야기를 이어간다

저자는 우선 모멸이 부르는 파괴력을 우려한다 ldquo우리가 일상적으로 겪는 모멸감은 흔히 lsquo정서

적인 원자폭탄rsquo이라고도 불리며 인간을 끝없는 바닥으로 추락시키기도 하고 때로는 타인과 세

상에 대한 폭력으로 발화하기도 한다rdquo

모욕을 주고받는 데는 어떠한 역사적 배경이 있을까 저자는 급변한 사회 환경 때문이라고 분

석한다 ldquo조선 시대에 형성된 귀천의식과 신분적 우열 관념은 외형을 달리한 채 끈질기게 지속되

어 왔고 산업사회 및 소비사회와 맞물려 사람들 사이에 피곤한 경쟁으로 이어졌다rdquo

이런 연장선상에서 모든 가치가 돈으로 매겨지는 자본주의의 도래가 다른 한 축을 이룬다 사

회제도와 경제력 간의 불균형 삶의 형태와 의식 사이의 불균형이 문제의 핵심이다 절대 빈곤

실업 등으로 인해 최소한의 품위를 갖출 수 없다는 것 자신이 무능하고 쓸모없는 존재라는 생

각은 큰 모멸감을 불러일으킨다 이렇게 훼손된 자아를 보상받으려는 집단 콤플렉스가 공격적

인 민족주의와 편협한 인종주의로도 나타나게 된다 이 책의 또 한 가지 새로운 시도가 있다 바

로 음악으로 표현한 모멸감이다 작곡가 유주환 선생이 이 책에서 열 군데 대목을 골라 열 개의

곡을 만들었다 책과 함께 CD로 들어 있다 음악사적으로도 불안이나 분노 고독이나 초조함 슬

픔이나 기쁨 등을 주제로 한 곡들은 많지만 모멸감을 표현한 곡은 거의 없다고 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과연 모멸감을 뛰어넘을 수 있을까 저자는 학력이나 외모 경제력 피부색

나이 등 외형적인 차이로 멸시하는 문화와 사회 풍토를 바꿔가야 한다고 말한다 또 사회와 제

도가 정비되더라도 모멸감을 아예 느끼지 않고 살기란 불가능하다 존중과 자존의 문화는 여럿

이 만드는 것이며 그 출발은 결국 자신의 내면에 있다 남을 귀하게 여기는 문화는 우리의 변화

로부터 시작된다 ldquolsquo귀rsquo는 곧 lsquo고귀하다rsquo는 뜻이고 영어로 풀이하면 lsquonoblersquo에 가장 가까울 것이다

lsquo귀rsquo만큼은 스스로 성취할 수 있다 어떤 사람은 학문을 닦음으로써 어떤 사람은 예술이나 종교

를 통해 어떤 사람은 타인에게 많은 것을 베풂으로써 삶을 고양시킬 수 있다rdquo 우리는 각자 어떤

방법으로 모멸감을 극복하고 있을까 글middot박지현 기자

단신

lt커넥톰 뇌의 지도gt승현준 지음 | 신상규 옮김김영사 | 2만3천원

1천억 우리 몸 안의 신경세포 개수다 인

간 신경세포의 모든 연결구조와 활동원리

를 파악하기 위한 사상 초유의 프로젝트

인 휴먼 커넥톰 연구의 모든 것을 다뤘다

뇌와 의식의 비밀을 밝히기 위한 흥미진

진한 실험과 놀라운 발견이 이어진다 의

학적 발전을 뛰어넘어 미래 사회에 혁명적

변화를 가져올 경이로운 도전의 과정이

생생하게 펼쳐진다

lt금융으로 본 세계사gt천위루 양천 지음 | 하진이 옮김시그마북스 | 1만7500원

금융학은 지리적 환경과 기술middot종교middot경

제체제를 망라한 집합체라고 할 수 있다

모든 금융 사건에는 사회middot경제middot문화middot역

사적 배경이 있다 이 책은 국가 인물 사

건을 시대별로 나눠 유머러스하고 유쾌

한 언어로 금융사를 들려준다 그리스

로마 프랑스 스페인 네덜란드 영국 미

국 클로비스 찰스 1세 JP 모건 소로스

튤립 거품 사우스시 거품 서브프라임

위기 등의 키워드를 일목요연하게 펼치

면서 세계 경제의 흥망성쇠를 그려냈다

모멸감 왜 느껴 나는 소중해

lt모멸감gt

김찬호 지음문학과지성사1만3500원

62-63-화제의책+디딤툰indd 62 2014-04-11 오전 20413

위클리 공감 2014414 63

디딤툰 글로벌 에티켓 173

세상에서 가장 무거운 것구성middot권우영

그림middot안종만

62-63-화제의책+디딤툰indd 63 2014-04-11 오전 20419

요행은 없더라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한 소통이 지나치게 활발하다 각종 동호회

며 동창회에서 업무 협상에 이르기까지 다채로운 채널들이 그

야말로 lsquo스마트rsquo하고 lsquo스피드rsquo 있게 실시간으로 진행된다 직접 통화하거

나 만나지 않아도 많은 정보들이 오가고 약속들이 잡히고 계획들이

세워진다 시간이 절약되기도 하지만 시시각각 lsquo띵동rsquo하는 커뮤니티 알

림 신호로 인해 업무 집중에 방해를 받기도 한다 아마도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요즘 사람들은 경험의 80퍼센트 이상을 SNS를 통해 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최근 한 친구가 자신의 어리숙함을 한탄하는 글을

SNS에 올렸다

인터넷을 검색하다가 수천만 원을 호가하는 외제 중고차를 아주 싸

게 구할 수 있다는 광고성 글을 봤다고 했다 침수되거나 사고 난 차도

아닌데 저렴하게 경매로 낙찰된 차이기에 믿을 수 있다는 내용을 보고

어처구니없게도 마음이 동했다는 것이다 게다가 그 광고문에는 단순

히 차를 파는 것이 아니라 소중한 사람과의 인연을 진실하게 만들고

싶다고 적혀 있었다 거기서 그치지 않고 딸 사진까지 곁들이며 자기

딸한테 부끄럽지 않은 아빠로 살아가고 싶은 사람이라는 말까지 덧붙

인 것을 보고는 차라리 믿고 싶은 마음이 더 강해졌다 그 친구는 전화

를 걸었고 약속을 한 후 차를 구매하러 갔다

통화한 딜러는 여기저기 친구를 데리고 다니며 몇몇 그럴 듯한 외제

차를 보여주었다 인터넷 차량은 시험 주행을 해 볼 수 없다면서 이상

없으니 빨리 사라고 지금 선택하지 않으면 후회할 거라고 한 시간 후

에는 다른 사람이 보러 오기로 예약돼 있다고 압박했다 순진한 친구

는 제정신을 차리기 어려운 지경임에도 가까스로 정신을 차려 품질 보

증을 어느 정도 해 줄 수 있느냐고 물었다 보증 기간이 없다는 답이 돌

아왔다 처음에 전화했을 때는 3개월 정도 보증해 준다고 했던 것 같아

재차 확인했다 딜러는 워낙 싸게 파는 것이라 그런 것은 해당되지 않

는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순간 이상하다 싶어 친구는 사지 않겠다고

말했다 딜러의 표정이 순간 바뀌었다 살 것처럼 이야기해 놓고 이제

와서 이러면 어떻게 하느냐 이런 인터넷 차량들은 대개 사러 오면 그

냥 계약하고 끌고 가는 게 상례인데 너무한 것 아니냐hellip 질타 내지 훈

계조였다 섬약(纖弱)한 기질의 친구는 더 당황했다

하지만 친구는 사지 않겠다는 의사를 다시 한번 표시했다 가족들의

안전을 지켜야 한다는 말도 덧붙였다 불만에 차 있던 딜러가 이내 표

정을 바꾸었다 잘 생각했다고 대부분 인터넷 보고 오는 사람들은 이

런 차의 성격을 알고 오는데 당신은 그렇지 않은 것 같았다며 정말 모

르고 온 것이냐고 물었다 친구가 광고문을 믿고 왔다고 하니까 딜러는

참 딱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이런 차는 대개 리콜된 것들로 안전을 보장할 수 없는 차들이어서 어

떤 이들은 아예 견인차를 가져와 사 간다 정상적인 차가 이런 가격이

라면 어떤 바보가 비싼 돈 들여 새 차를 사겠느냐 당신이 순진한 사람

같아서 말해 주는 것이다 그랬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딜러는 차를 팔

지 못하고 들어가면 회사에서 혼나니까 정상적인 다른 중고차로 바꾸

면 어떻겠느냐고 제안했단다 한나절 이상을 같이 다니고 또 진실까지

털어놓아 준 그 딜러에게 미안한 생각이 들고 고마운 생각도 든 나머

지 친구는 그러자고 했다 얼결에 꼭 바꿀 필요도 없는 차를 그렇게 바

꾸었다고 했다

그러고 나서 자신이 도대체 무엇을 어떻게 한 것인지 모르겠다고 자

탄했다 어리석은 짓을 한 자신을 반면교사 삼아 친구들은 그런 일에

휘말리지 말라고 덧붙였다 결국 그 친구는 평범하지만 오래 된 진리를

잠시나마 잊은 자신에 대한 반성으로 끝을 맺었다 lsquo콩 심은 데 콩 나

고 팥 심은 데 팥 난다rsquo 글middot우찬제(문학평론가middot서강대 문학부 교수)

중앙포토

소통과 공감

64 2014414 위클리 공감

64-소통과공감indd 64 2014-04-11 오전 20452 표지 253-최종indd 146 2014-04-11 오전 20821

Page 17: 위클리 공감 253호

30 2014414 위클리 공감

ldquo그 때만 해도 금세 (직장을) 얻을 수 있을 거라 lsquo착각rsquo했지

요rdquo 이화여대 컴퓨터공학과 변해선(38) 연구교수는 요

즘 말로 lsquo경단녀(경력단절 여성의 줄임말)rsquo였다 연년생 두 아이를

키우는 엄마의 삶은 공학관 연구실의 작은 컴퓨터와 집뿐이다

ldquo아이를 둘 키워보면 전혀 다른 세계를 만나게 될 거예요rdquo 변 교

수는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의 지원으

로 복직에 성공하면서 두 마리 토끼를 잡고 있는 lsquo슈퍼 맘rsquo이다

고등학생 시절 컴퓨터 활용이 재미있었다는 변 교수는 소프트

웨어 전문가를 꿈꾸며 하루 9시간 이상 모니터 화면과 씨름했다

대학에 들어가서도 꾸준히 그 길만 고집했다 여성이라 불리하다

는 생각도 전혀 없었다 ldquo제가 학교를 다니던 1990년대 중반만 해

도 한창 인터넷 붐이 일었고 컴퓨터 업계에서는 경쟁력이 있었어

요rdquo 그래서 항상 lsquo하면 되겠구나rsquo 싶은 자신감이 있었다 딱 출산

전까지는 그랬다

박사학위를 받기 이틀 전 첫아이를 낳았다 변 교수는 이때부

터 모든 삶이 계획과는 다르게 흘러가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는

꾸준히 해 왔던 연구를 쉬면 도태된다는 생각에 산후조리 2개월

만에 lsquo박사후 연구원rsquo이 되었다 ldquo생후 3개월도 안 된 아이를 어린

ldquo아이들이 자랑할 엄마과학자 돼야죠rdquo변해선 이화여대 컴퓨터공학과 연구교수 ldquo참 어렵게 이 자리에 돌아왔어요rdquo

지미연 기자

한국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의 lsquo여성 과학인 경력복귀지원 사업rsquo을 통해 현업에 돌아온 변해선 교수는 ldquo(경력단절 기간 동안) 급변하는 IT 분야에서 어린 친구들이나 해외 박사들이 많아 쉽게 뒤처질 수 있다는 생각에 조급했다rdquo고 말했다

과학기술 여성파워시대 경력단절 딛고 복귀기획특집

오상민 기자

30-31-기획-변해선indd 30 2014-04-11 오전 15022

위클리 공감 2014414 31

이집에 맡기기 시작했어요rdquo

하지만 첫째를 출산한 지 8개월 둘째가 lsquo덜컥rsquo 생겨 버렸다 연

구 논문을 구상하기도 벅찬 시간 점점 무거워지는 몸을 이끌고

연구와 육아를 감당하기가 어려워졌다 임신 6개월째 그는 연구

실을 떠났다 박사후 연구원 1년차였다 ldquo떠날 때만 해도 금세 복

귀할 수 있을 줄 알았지요rdquo

연년생 두 아이의 육아는 그에게 lsquo충격적rsquo이었다고 한다 ldquo한 아

이만 키우는 것과는 완전히 달랐어요 새벽에 일어나 둘째에게

우유를 타주고 기저귀 갈아주고 첫째 옷 갈아입히고 그렇다고

(아이가) 인형처럼 가만히 있나요 한창 움직이면서 시리얼 엎고

어지럽히고hellip 잠깐 안 보는 새 연구 중인 모니터 앞에서 키보드

를 쿵쿵 두들기고 있질 않나 매일이 아찔했죠rdquo

한국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 덕에 연구현장 복귀

연구실이 그리워졌다 하지만 공백은 컸다 여기저기 지원해 봤지

만 계속 고배를 마셨다 그렇게 1년 2개월의 시간이 흘렀다 변 교

수의 세부 전공인 컴퓨터 네트워크 분야는 점점 길이 좁아졌다

그는 ldquo특히 IT분야는 워낙 급변하는데다 어린 친구들이나 해외

박사들이 많아 쉽게 뒤처질 수 있다는 생각에 조급한 마음도 있

었다rdquo며 ldquo막막하고 답답하고 불안한 시간이었다rdquo고 회고했다

그러던 어느날 메일이 도착했다 한국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

터(WISET)에서 lsquo2013 여성 과학인 경력복귀지원 사업rsquo을 한다는

모집공고였다 2012년에 시작한 이 사업에는 대학연구원 모집도

포함됐다 간절한 마음으로 지원서를 썼다 ldquo합격 통보를 받고 정

말 기뻤지요 공부했던 모교인데다가 일과 육아 두 마리의 토끼

를 잡을 수 있는 환경이 주어진 거죠rdquo

기쁜 마음으로 모교에 복귀했지만 적응은 쉽지 않았다 연구

와 육아를 병행하는 일은 생각보다 만만치 않았다 오히려 극심

한 우울증을 겪어야 했다 부부싸움도 늘고 엄마로서 해서는 안

될 생각까지 했다고 한다 포기하고 싶은 순간 변 교수는 오기가

생겼다 퇴근 후 밤 9~10시에 아이를 재워놓고 새벽 1시에 알람

을 맞춰 뒀다 쪽잠을 자고 일어나 연구에 몰입했다 ldquo경쟁에서

뒤처져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점점 커지더라고요rdquo 그는 이런 각

고의 노력 끝에 지난해 11월 교육부에서 주관한 lsquo리서치펠로우

프로젝트(모바일 클라우드 컴퓨팅 상호작용 지연 최소화를 위한

복합프레임워크 개발)rsquo를 맡으면서 연구교수가 됐다

요즘의 꿈은 두 가지다 ldquo연구자로 우리나라 소프트웨어 분야

에 기여할 수 있는 연구 실적을 내는 거죠 지금 실험이 마무리

단계에 있고요 조만간 논문을 발표할 예정입니다rdquo 그는 연구 이

야기를 하면서 커다란 눈을 반짝였다 두번째 꿈은 더 인상적이

었다 ldquo아이들에게 자랑스러운 엄마가 되는 거요 나중에 커서 아

이들이 lsquo우리 엄마는 과학자rsquo라고 자랑스러워할 수 있었으면 좋겠

어요rdquo 글middot박지현 기자

한국여성과학기술인 RampD 경력복귀지원 사업이란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가 출산middot육아 등으로

경력이 단절된 이공계 출신 여성(여성과학기술인)에 대해 다시 연구 현

장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업이다 여성들이 연구 현장 복귀

를 준비할 때부터 일자리에 정착할 때까지 패키지 형태로 지원한다

재취업 역량 진단을 통한 맞춤형 준비교육과 직업상담 일자리 추천

등을 한다 지속적으로 경력을 유지middot발전시킬 수 있도록 취업 중개도

돕는다 복귀 사업의 지원 규모는 여성 과기인 1인당 2천만원 이내로 최

장 3년까지 지원된다 2012년과 2013년 두 차례에 걸쳐 여성 과학자 복

귀사업을 벌였는데 70명 모집에 153명이 몰렸다 이 사업을 통해 현장

으로 돌아온 여성 과학기술인은 2012년 39명 2013년 58명이었다 이

들은 지금까지 국내외 학술지 논문 30편과 특허출원 9건을 내는 등 두

드러진 성과를 보이고 있다

문의 02-6411-1011~2 wwwwisetrekrreturn

ldquo두 아이의 육아를 연구와 병행하는 일은 생각보다 너무 어려웠다rdquo는 변 교수는 아이들에게 자랑스러운 과학자 엄마가 되고 싶다고 했다

오상민 기자

30-31-기획-변해선indd 31 2014-04-11 오전 15026

32 2014414 위클리 공감

과학기술 여성파워시대 과학과 인문학 통섭기획특집

ldquo미국 유학시절 아이가 아플 때면 유치원을 보낼 수도 내

가 학교 수업에 빠질 수도 없어 발을 동동 구른 적이 한

두 번이 아니었어요rdquo

45년간 화학을 연구해 온 황영애(68) 상명대 명예교수는 아직

도 그 시절만 떠올리면 가슴 한 편이 쿡쿡 아려온다 함께 박사과

정을 밟은 남편은 아이 문제나 집안일에 있어서 늘 뒷전에 있는

데 반해 과학자이기 전에 lsquo엄마rsquo였던 황 교수에게는 학업과 가정

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게 여간 고된 일이 아니었다

ldquo어느 분야나 일과 가정을 양립시키는 일이 쉽진 않겠지만 과

학 분야에서도 여성에게 유리한 점은 결코 없었어요 사회생활에

있어서의 문제라기보다는 결혼이나 육아로 인한 가정의 문제였

죠 혹자는 연구직이면 그래도 좀 편하지 않으냐고도 하는데 흔

히 생각하듯 하나 더하기 하나를 해서 원하는 결과가 나오는 게

아니니까요 밤새도록 실험하는 일도 잦은데 아이를 둔 엄마로서

는 쉬운 일이 아니죠rdquo

lt세계문학전집gt 읽기를 좋아하던 부끄럼 많던 여고생은 화학

수업을 하던 총각 선생님을 짝사랑하며 흥미가 생겼다 선생님이

아닌 화학과 본격적인 사랑에 빠진 건 이듬해 대학에 입학하면

서부터다

그가 대학에 입학하던 해 서울대 화학과 정원 30명 중 여학생

은 4명뿐이었다 황 교수는 ldquo그 정도면 당시로서는 적지 않은 수rdquo

라며 ldquo진로를 정하는 데 있어 여자 동기들과 선배들의 도움을 많

이 받았다rdquo고 말했다 이공계 여대생이 극히 드물던 시절 결혼middot

육아에 대한 고민을 나눌 유일한 대상은 처지가 비슷한 동료들

뿐이었다

ldquo흔히 여성 과학자의 강점으로 섬세함을 꼽는데 저는 손끝이

야물지를 못했어요 실험할 때는 꼼꼼함이 필수인데 그렇지 못해

ldquo화학에서 인생과 인문학을 보았어요rdquo황영애 상명대 명예교수 ldquo교수법에 응용해 제자들 이해 도와 보람 느껴rdquo

공부가 힘들게 느껴질 때도 많았어요 오랫동안 공부해 온 저도

그런데 학생들은 오죽할까 싶어 어떻게 하면 좀 더 쉽고 즐겁게

가르칠 수 있을까 고민했죠rdquo

그 고민의 해답은 인생에 있었다 황 교수는 화학적 원리에 인

간 관계를 대입해 강의했다 그는 ldquo과학으로서 화학을 바라보면

어렵게 느낄 수 있는 것도 인생에 빗대면 쉽게 이해되는 부분이

많다rdquo고 설명했다

ldquo과학 대중화가 곧 과학 발전rdquohellip 중middot고교 무료강의 희망

ldquo화학은 정확한 학문이에요 하나가 모자라면 상대방에게 내 것

을 내어주는 게 기본 원리죠 어느 물질 하나 무의미한 건 없어

요 가령 촉매제를 예로 들면 촉매라는 건 두 가지 물질이 반응

할 때 그걸 도와주는 물질이에요 그 반응에 적극적으로 참여하

면서도 자체 생성물을 만들지 않는 희생적인 물질이죠 제 할 일

을 묵묵히 하면서도 과시하지 않는 모습이 우리 인생에 깨달음

을 주지 않나요rdquo

lsquo화학에서 인생을 배웠다rsquo고 말하는 제자들이 하나 둘 늘어날

때마다 그의 보람도 늘었다 제자 중에는 그의 교수법을 벤치마

킹해 교단에 선 이들도 있단다 인문학적인 강연으로 과학적 이

해를 돕는 그의 수업 방식은 어찌 보면 대립각을 세우는 일로도

보인다

그러나 그는 인문학을 넘어 종교에서도 과학적 원리를 발견한

다 뒤에서 힘을 보태주는 중성자 이야기로는 lsquo겸손rsquo을 플라스마

의 산화 정신으로는 lsquo순교자의 삶rsquo을 풀어낸다 필수원소와 독성

원소는 lsquo선을 가장한 악rsquo을 제설제와 부동액은 lsquo기도와 눈물rsquo의 의

미를 이해하게 한다

ldquolsquo과학과 종교의 만남rsquo이라면 흔히 성경에 나오는 일을 과학적

32-33-기획-황영애indd 32 2014-04-11 오전 15113

위클리 공감 2014414 33

으로 증명하는 내용일 것이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아요 하지

만 저는 종교적 현상을 설명하거나 증명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화

학이라는 학문이 신앙을 받아들이는 데 어떻게 도움이 되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어요 인문학도 그런 의미에서 과학과 대

치 관계에 있는 것이 아니라 접점에 있는 학문이라고 생각해요rdquo

황 교수는 자신의 강의 내용을 바탕으로 lt화학에서 인생을 배

우다gt lt화학에서 영성을 만나다gt라는 책을 출판했다 그 중 lt화

학에서 인생을 배우다gt는 교육부가 선정한 우수 과학도서로 꼽

히기도 했다

그는 저서를 내는 데 그치지 않고 직접 중middot고등학교를 돌며 무

료 강의를 펼치고 싶은 소망을 품고 있다 과학의 대중화가 곧 과

학의 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믿음 때문이다

ldquo과학 그 중에서도 기초과학 분야는 정말 중요한 학문입니다

기초과학이 튼튼해야 응용 분야도 발전할 수 있죠 미래 과학의

기초를 다지는 데 제가 조금이나마 역할을 할 수 있기를 바랍니

다rdquo 글middot허정연 기자

전민

규 기

황영애 명예교수는 45년간 화학을 연구middot강의한 경험을 바탕으로 과학의 대중화에 앞장섰다

32-33-기획-황영애indd 33 2014-04-11 오전 15117

34 2014414 위클리 공감

ldquo철커덩철커덩 삐이익~rdquo

4월 7일 오후 울산 동구 현대중공업 본사 건설장비 시험

장 바닷가 옆에 있는 시험장의 모래언덕에서 거친 기계음을 내

며 굴착기가 앞뒤로 흔들리고 커다란 굴착기 버킷(굴착기 앞부

분에 달려 있는 바구니 모양의 구조물)이 수차례 회전하며 흙을

퍼내는 작업을 한다 굴착기가 움직일 때마다 거센 모래바람에

눈을 뜨기 힘들 정도다

30여 분쯤 지나자 작동을 멈춘 굴착기의 운전실 문이 열리고

선글라스를 낀 채 스카프로 코와 귀를 둘러싸고 안전모를 쓴 운

전사가 내린다 영락없는 건설현장 남성의 모습 같지만 이 회사의

건설장비 설계 분야에서 금녀의 벽을 허문 건설장비개발1부 굴착

기 설계부의 이선경(39) 차장이다

이 차장은 남성의 전유물로 여겨지는 건설중장비 설계 분야에

서 우먼파워를 과시하는 여성 엔지니어다 2001년부터 현대중공

업에서 근무하고 있다 울산대에서 자동차공학을 전공한 그의

업무는 굴착기 설계 및 개발이다

남성 중심의 건설장비 설계를 선택한 데는 lsquo도전정신rsquo이 큰 영

향을 미쳤다 이 차장은 ldquo용도나 중량의 차이는 있지만 자동차나

건설장비의 기본 원리는 비슷하다rdquo며 ldquo여성이라서 하지 못할 것

이라는 선입견을 깨고 싶었다rdquo고 말했다

지금은 14년차의 베테랑 설계사가 됐지만 그의 도전은 처음부

터 녹록지 않았다 lsquo휠로더rsquo lsquo스키드로더rsquo lsquo카울링rsquo lsquo데칼rsquo 등 낯선 건

설장비 전문용어와 기계를 익히는 것에도 진땀을 뺐지만 육체적

피로감은 큰 고충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굴착기 설계 분야는 현장에서 굴착기를 직접

시운전해 보고 현장을 발로 뛰며 남성 작업자들을 만나 의견을

듣는 등 강도 높은 육체노동이 뒤따르는 업무 특성 탓에 여성과

는 특히 거리가 먼 영역으로 여겨져 왔다

과학기술 여성파워시대 현장에 산다기획특집

하지만 이 차장은 이런 선입견을 하나씩 깨뜨렸다 남자 동료

들에게 뒤지지 않기 위해 꾸준한 운동으로 체력을 다지는가 하

면 잦은 야근이나 출장 등에서도 특혜를 받지 않았다 더 나은

제품 개발을 위해 굴착기 운전자격증을 따내는 열성을 보이기도

했다

그는 ldquo설계실뿐 아니라 각종 현장에서 설계한 굴착기가 제대

로 움직이며 작동하는지를 직접 점검하는 등 꼼꼼하게 챙겨야

더 나은 굴착기를 만들 수 있기 때문에 운전자격증까지 따면서

스스로 굴착기 프로가 돼야 한다rdquo고 말했다

이 같은 그의 열정과 여성 특유의 섬세함middot꼼꼼함은 제품의 완

성도를 높이는 데 기여하고 있다 이 회사의 굴착기가 업계의 호

평을 얻은 데는 여성 설계자들의 역할이 컸다는 게 업계의 평가

다 이 차장의 손을 거친 lsquo굴착기 9시리즈rsquo는 세계적 베스트셀러이

다 국내에서는 수년째 부동의 1위를 지키고 있고 해외로도 꾸준

히 수출되는 제품이다

이 차장은 ldquo여성이 보는 관점과 남성이 보는 관점은 다르다rdquo며

ldquo유저 인터페이스를 제품에 완벽히 반영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의

견이 나와야 하는데 그런 측면에서 여성 설계자들이 긍정적 역

할을 한다rdquo고 말했다

ldquo동등한 대우 바라면 당당하고 용감하게 도전을rdquo

여성 설계자들은 개발 업무뿐만 아니라 현장이나 부서에서 활력

소로서의 역할도 톡톡히 한다

이 차장은 ldquo부서 내 여성 설계자가 5명인데 경직된 조직문화

에서 윤활유와 같은 작용을 한다rdquo며 ldquo갈등관계에 있는 발주처와

의 미팅에서는 부드러운 분위기를 만들어내고 친근한 표현과 여

유 있는 태도는 현장 근로자와의 관계 개선에도 큰 역할을 한다rdquo

고 말했다

ldquo섬세함 살려 최고 굴착기 만들어야죠rdquo현대중공업 건설중장비 설계 이선경 차장 ldquo현장을 발로 뛰느라 육체노동 강도 세요rdquo

34-35-기획-이선경indd 34 2014-04-11 오전 15220

위클리 공감 2014414 35

지미

연 기

하지만 남성 중심의 조직에서 힘든 점이 없는 것도 아니다 그

는 ldquo아직까지 여성 직원의 업무능력에 대한 데이터베이스가 부족

하기 때문에 중장비 분야에 대한 여성의 이해도가 낮을 것이라

는 그리고 가정으로부터의 독립성에서도 남성에 미치지 못한다

는 선입견이 있다rdquo며 ldquo하지만 그것은 여성 스스로가 넘어야 할

산rdquo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성들이 스스로 가치관을 세우고

자신의 일에 자신감을 가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ldquo같은 월급

과 동등한 대우를 받기를 바라면서 쉬운 일만 하려고 든다면 어

떤 상사라도 중책을 맡기고 싶어하지 않을 것rdquo이라며 ldquo당당하고

용감하게 도전해야 한다rdquo고 말했다

이어 ldquo섬세하고 부드러운 여성만의 장점을 살려 건설장비 분야

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드는 것이 꿈rdquo이라며 ldquo현장에서 작업자

들과 함께 어울리며 세계 최고의 제품을 설계하고 싶다rdquo는 포부

를 밝혔다 글middot최재필 기자

현대중공업 건설장비개발1부에서 굴착기 설계를 맡고 있는 이선경 차장이 자신이 설계한 제품을 점검하고 있다

현대

중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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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2014414 위클리 공감

과학기술 여성파워시대 기술로 승부기획특집

임형미(47) 한국세라믹기술원 에코복합소재팀장은 지난

2010년부터 산업통상자원부가 추진하는 10대 핵심소재개

발(WPMmiddotWorld Premier Materials)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

다 WPM은 수송기기용 초경량 소재 친환경 스마트 표면처리 강

판과 같은 미래형 신소재들을 개발하는 프로젝트다 임 팀장은

10대 프로젝트 중 한 분야인 나노카본(탄소섬유) 사업단에서 에

너지 절감을 할 수 있는 나노복합소재를 개발하고 있다 이번 사

업단에서 몇 안 되는 여성 책임자이기도 하다 그는 ldquo최근 방열

소재가 주목받고 있는 만큼 고온에서 표면의 전기 절연성을 유지

할 수 있는 세라믹 소재를 연구한다rdquo며 ldquo정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프로젝트인 만큼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rdquo

고 말했다

세라믹은 크게 첨단세라믹과 전통세라믹으로 나뉜다 전통세

라믹은 흙이나 모래 같은 원료를 이용해 불로 구워낸 도자기나

유리 등을 말한다 첨단세라믹은 자동차와 항공우주 등 첨단 기

술을 세라믹에 접목한 소재를 말한다

한국세라믹기술원은 첨단세라믹 연구기관으로 2000년 정부

출연기관으로 출범했다 2009년부터는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기

관으로 바뀌었다 한국세라믹기술원은 에너지환경middot전자middot기초

소재 융합 분야로 나뉘어 연구하고 있다

임 팀장이 이끌고 있는 에너지소재본부 내

에코복합소재팀에서는 세라믹 원료에 해당

하는 나노입자를 더 작게 만들거나 나노입

자의 특성을 응용한 나노기술 개발에 힘쓰

고 있다

그가 2000년 한국세라믹기술원에 입사할

때만 해도 여성 과학기술 연구원은 어디에서도

ldquo나노복합소재 개발 사명감이 큽니다rdquo한국세라믹기술원 에코복합소재팀 임형미 팀장 ldquo과학기술은 가장 진실한 학문rdquo

전민규 기자

임형미 팀장은 산업통상자원부가 추진하는 10대 프로젝트 중 한 분야인 나노카본 사업단에서 책임자로 활동하고 있다

36-37-기획-임형미indd 36 2014-04-11 오전 15310

위클리 공감 2014414 37

보기 드물었다 또 과학기술이라고 하면 광물 자원 등과 같은 단

일 자원을 개발하는 수준이었다 그러나 한국세라믹기술원이 출

범하면서 변화를 맞았다

각 분야에서 세라믹기술원을 찾기 시작하면서다 당시 이화여

대 화학과를 졸업하고 미국에서 물리화학 박사학위를 받았던 임

팀장은 곧바로 지원했다 입사 지원 당시 전남대와 조선대에서

lsquo박사후 연구원rsquo으로 활동하고 있던 터라 전공을 살릴 수 있는 기

회였고 합격 소식을 들었다 임 팀장은 ldquo남편이 지방에서 근무했

기 때문에 주말부부로 지내야 하는 현실이었지만 남편의 전폭 적

인 지지 속에 일할 수 있게 됐다rdquo며 ldquo남편과 14년째 주말부부 생

활을 하고 있다rdquo고 말했다

ldquo기술개발로 기업middot소비자에 도움 줄 수 있어 뿌듯rdquo

임 팀장은 지난 4월 1일 수석 연구원으로 승진했을 정도로 인정

받고 있지만 그에게도 고비는 있었다 바로 2000년 분체팀으로

입사하면서다 분체(고체 입자가 많이 모여 있는 상태의 물체를

통틀어 이르는 말)는 공학 분야로 이학 전공을 한 그에게는 어려

움이 있었다

그렇게 1년 남짓 연구에 매진하고 있던 2000년 초 당시 한국세

라믹기술원장이 세라믹을 섬유에 응용할 수 있는 프로젝트 팀을

꾸리면서 기회가 온 것이다

그는 전남대에서는 흡착제와 석유화학 공정 등에 쓰이는 첨단

신소재인 제올라이트(제올라이트는 알칼리 금속 또는 알칼리토

류 금속을 함유하는 함수 알루미늄 규산염 광물의 일종) 촉매를

조선대에서는 세라믹 코팅제를 연구했다 그는 ldquo분체팀에 들어갔

지만 전공 분야가 아니어서 힘들었는데 회사에서 복합소재 개

발 얘기를 듣고 바로 참여하게 됐다rdquo고 말했다

그 이후 나노카본 복합소재 개발에 적극 뛰어들었다 그간 성

과도 있었다 대표적인 연구 성과물은 난연제(플라스틱의 내연소

성을 개량하기 위해 첨가하는 첨가제) 개발이다 예를 들어 지하

철 화재 시 인명 피해가 많은 이유는 유독가스로 인한 질식사 때

문으로 난연제 개발도 유독가스를 줄일 수 있는 방안이 된다 전

선소재도 나노입자 크기(한 변의 길이가 1천만분의 1미터 이하)의

무기물을 고르게 분사시키고 불에 잘 타지 않는 성질의 난연제

를 결합시키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임 팀장은 ldquo나노물질의 입자 크기는 눈에 보이지 않지만 나노

기술은 우리의 건강과 환경 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요한 기

술rdquo이라고 말했다

또 기업과 협업해서 개발한 연구도 있다 기술원은 개인 연구

개발도 중요하지만 기업이 필요로 하는 기술도 개발한다 그는

ldquo기술 개발을 하면 기업들에 기술을 이전하기도 하지만 자체 예

산이 많지 않아 예산 확보를 위해 기업이 의뢰한 기술을 협업해

개발하는 프로젝트가 많다rdquo고 말했다

대표적인 것 중 하나가 2012년 LG전자와 함께한 휴대폰 유리

기판 표면온도 저감용 코팅제 연구다 휴대폰을 오래 사용하다

보면 휴대폰이 발열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발열을 줄이기 위한

기술 연구를 LG전자가 의뢰하면서 연구에 매진해 발열을 줄일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현재는 LED 분야 중소기업과 LED 형광등 커버를 개발 중이

다 그는 ldquo과학기술은 측정과 관찰을 통해 결론을 얻는 만큼 정

확하고 진실한 학문rdquo이라며 ldquo기술 개발로 기업은 물론 소비자들

에게도 도움이 될 수 있어 매우 뿌듯하다rdquo고 말했다 이어 ldquo과학

기술 분야에 진출하는 여성들의 숫자가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rdquo고

덧붙였다 글middot김성희 기자

36-37-기획-임형미indd 37 2014-04-11 오전 15313

38 2014414 위클리 공감

베트올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개와 고양이 등 반려동물들의

질병을 체크할 수 있는 진단키트를 개발하는 회사다 동

물 진단키트란 사람의 임신 진단키트와 같이 반려동물의 혈액이

나 분비물을 떨어뜨려 10분 이내에 질병 유무를 곧바로 알 수 있

게 해 주는 제품이다 한 줄이면 음성 두 줄이면 양성 반응을 나

타낸다 김정미(51) 베트올 대표는 ldquo국내에서는 잘 알려지지 않은

기업일 수 있지만 해외 동물 의료시장에서는 꽤 유명한 기업rdquo이

라고 소개했다

실제로 베트올은 107개국에 30여 개 질병 진단키트 제품을

수출한다 지난해 1분기 매출의 991퍼센트가 해외에서 나왔을

정도다 김 대표는 ldquo국내에서는 반려동물에 대해 관심 있는 질병

수가 4~5개에 불과하지만 해외에서는 사람이 가지고 있는 질병

처럼 반려동물 질병에 대한 관심이 높기 때문rdquo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창업한 지 7년 만에 세계 동물 의료시장에서 다섯 손가

락 안에 꼽히는 기업으로 성장했다 연구원과 생산직원을 다 합

쳐도 28명밖에 안 되는 기업이 말이다 2006년 12월 창업한 첫

해에도 매출을 올렸다 이에 대해 그는 ldquo좋은 물건을 빨리 만들고

잘 팔았기 때문rdquo이라고 대답했다 이런 자신감에는 그가 학교에

서 공부한 이론과 실무 경험이 바탕이 됐다

김 대표는 이화여대 생물학과를 졸업한 후 미국 오스틴 텍사

ldquo충분한 역량middot경험 쌓은 뒤 43세에 창업rdquo김정미 베트올 대표hellip 동물 질병 진단키트 개발로 7년 만에 세계 5위권 성장

지미

연 기

김정미 베트올 대표는 창업 7년 만에 반려동물의 질병 진단키트를 107개국에 수출하고 있다

과학기술 여성파워시대 과학도로 창업 도전기획특집

박상

문 기

38-39-기획-김정미indd 38 2014-04-11 오전 15411

위클리 공감 2014414 39

스주립대에서 약리middot독성학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MIT 박사후

연구원 과정을 마쳤다 한국에 들어와 1997년 국립보건원에서

책임연구원으로 근무한 뒤 바이오 업체인 바이오메드랩과 이수

그룹의 바이오 계열사인 이수앱지스에서 인체 질병과 동물 질병

연구를 했다

바이오메드랩 연구원 재직시절에는 자궁암 진단키트인 lsquo자궁

암 진단용 DNA 칩rsquo을 개발했다 한국 식약청 허가를 받아 현재

병원에서 사용되고 있다 이후 이수앱지스로 옮겨 인체 진단과

관련 제품을 연구하고 개발 판매까지 총괄하는 진단사업팀장을

5년간 지냈다 그는 ldquo국립보건원 공무원 생활을 하고 바이오 회

사에서 제품을 만들어 상용화하는 모든 과정을 경험한 것이 창

업하는 데 큰 자산이 됐다rdquo고 말했다

자신감이 생긴 김 대표는 창업을 하기로 결심했다 당시 나이

43세였다 그는 ldquo지금까지의 경험과 역량으로 충분히 승산이 있

다고 생각했다rdquo고 말했다 그는 이수앱지스에서 함께 지내온 연

구원들과 함께 힘을 모아 시작하기로 했다 그러나 제한된 자본

력과 소수 인력으로는 지금까지 했던 인체형 질병 진단키트 시장

은 어렵다고 판단했다 결국 고민 끝에 반려동물 시장으로 방향

을 틀었다 그는 ldquo동물 진단키트는 사람을 위한 키트와 기술이 유

사해 제조 원가가 비슷한 반면 판매 가격과 경쟁률은 크게 차이

가 난다rdquo고 말했다 이어 ldquo전 세계 동물시장은 해마다 10퍼센트

이상 증가하는 블루오션인 만큼 성장 가능성이 크다고 확신했

다rdquo고 덧붙였다

ldquo창업은 철저히 준비하고 정책자금 적극 이용을rdquo

그러나 어려움도 있었다 바로 연구개발비다 김 대표는 정부에서

지원받을 수 있는 방법을 알아보기 시작했다 그는 ldquo사업성이 높

은 만큼 성공할 자신이 있었다rdquo며 ldquo중소기업청 농림부(현 농림축

산식품부) 경기과학기술진흥원 등에서 내놓은 과제에 참여해

연구개발비를 확보했다rdquo고 말했다 실제로 베트올은 2007년 9월

산업자원부(현 산업통상자원부)의 lsquo신기술보육사업rsquo으로 선정돼

기술개발 자금을 지원받았고 2008년에는 중소기업청의 lsquo중소기

업기술혁신사업rsquo에 뽑혔다 김 대표는 ldquo창업을 생각한다면 우선

철저히 준비하고 정부의 정책자금을 적극 이용하라rdquo고 조언했다

지원 끝에 베트올은 lsquo개 심장사상충rsquo lsquo개 홍역rsquo lsquo개 장염rsquo 등 세 가

지 종류의 질병을 체크할 수 있는 진단키트를 개발할 수 있었다

베트올 진단키트는 국내 수의사는 물론 세계 바이어들에게 호

평을 받으면서 제품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다 이제는 lsquo어디에 팔

까rsquo 고민을 하는 게 아니라 기업에서 lsquo필요한 제품을 만들어 달라rsquo

는 주문이 들어올 정도다 빠른 시간 내 시장을 선점할 수 있었던

이유는 김 대표가 직접 제품을 들고 해외 바이어를 만나고 뛰어

다닌 덕분이다 그는 ldquo제품을 만든 사람이 가장 잘 팔 수 있다고

생각한다rdquo며 ldquo아직도 제품의 기술영업과 기술지원을 직접 하고 있

다rdquo고 말했다 베트올은 물건을 믿고 팔 수 있는 백신회사나 제약

회사 등을 선정해 계약을 맺는다 거래처가 65개사에 달한다

현재 전 세계 동물 진단키트시장 규모는 2조원이다 대표 기업

으로는 아이덱스와 헤스카 신바이오텍스 등 미국의 3개사와 유

럽의 2개사 정도다

김 대표는 ldquo우리 기업만의 기술경쟁력이 있는 만큼 몇 년 안에

아이덱스와 어깨를 견줄 수 있을 것rdquo이라고 자신했다 이어 ldquo앞으

로 진단키트뿐 아니라 진단부터 치료까지 할 수 있는 의료기기

개발에도 힘쓸 것rdquo이라고 말했다 올해에는 개와 고양이 질병 진

단키트에 이어 말에 대한 질병 진단키트를 출시할 계획이다 그

는 ldquo창업할 때 가장 시간을 많이 투자하고 전문성을 가져야 한

다rdquo며 ldquo일할 때에는 여자라는 생각을 버리고 일해야 한다rdquo고 말

했다 글middot김성희 기자

베트올이 개발한 반려동물들의 질병을 체크할 수 있는 진단키트

베트

38-39-기획-김정미indd 39 2014-04-11 오전 15414

40 2014414 위클리 공감

공감 인터뷰

인터넷 없는 세상을 상상할 수 있을까 우리 생활 전반에 자

리 잡은 인터넷 덕분에 편리한 생활을 영위하고 있지만 개

인정보 유출 바이러스 유포 등 사이버 범죄에 대한 우려도 만만

치 않다 이 같은 걱정에서 벗어날 수 있는 안전한 정보통신 사회

를 만들기 위해 활동하는 사이버 보안전문가 lsquo화이트 해커rsquo의 세

계에 뛰어든 고교생이 있다

지난 4월 2~3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전 세계 화

이트 해커들의 해킹방어기술 경연대회 lsquo코드게이트(CODEGATE)

2014rsquo 주니어부 우승자인 선린인터넷고 3학년 임정원(18) 군이다

이번 대회에는 지난 2월 온라인으로 치러진 예선전을 포함 역

대 최대 규모인 전 세계 74개국 1200개팀 2968명의 정보보안

인재들이 참가했다 lsquo코드게이트 2014rsquo에서 세계 최초로 열린 주

니어 해킹방어대회에도 24개국 378명이 참가했다

7회째인 올해 대회는 해외 참가팀의 비중이 58퍼센트였으며

지난해 개최된 세계 최대 해킹대회인 lsquo데프콘rsquo(예선참가 917개팀)

규모도 뛰어넘었다

우리나라는 단체전인 일반부에서 아쉽게도 우승팀을 내지 못

했으나 개인전인 주니어부에서 1위부터 3위까지 휩쓸었다 특히

우승자인 임 군은 총점 1340점을 획득해 880점으로 2위를 차지

한 김범수(18middot개포고 3년) 군과 큰 점수 차를 보였다

ldquo어릴 때부터 게임보다 프로그래밍에 관심이 컸어요rdquo

ldquo어릴 때 집에 있는 컴퓨터를 하면서 궁금증이 생겼어요 컴퓨터

에서 운영되는 프로그램들이 어떻게 만들어지는 걸까 하고요

그래서 초등학교 2학년 때 직접 프로그램을 만들고 싶은 마음에

혼자 책을 보면서 공부를 시작했어요rdquo

임 군은 lsquo학원을 다녔다rsquo lsquo컴퓨터를 잘하는 집안 어른에게 배웠

다rsquo 정도의 답변을 기대하며 던진 질문에 대해 lsquo독학rsquo이라는 의외올해 처음 열린 코드게이트 2014 주니어부 우승자인 임정원 군은 우리나라의 사이버 안보를 지키는 정보보안 전문가를 목표로 공부하고 있다

지미

연 기

ldquo사이버안보 지키고 싶어요rdquo선린인터넷고 임정원 군 해킹방어기술 올림픽 lsquo코드게이트 2014rsquo 주니어부 우승

40-41-공감인터뷰indd 40 2014-04-11 오전 15526

위클리 공감 2014414 41

의 답을 내놓았다 초등학교 저학년 또래라면 컴퓨터 게임이나

인터넷 검색 등에 관심을 보이는 것이 보통인데 임 군은 그것을

가능하게 만든 프로그램에 흥미를 보인 점도 남달랐다

ldquo그 당시 보던 책 중에 lt철벽보안을 위한 역공격 해킹gt이라는

책이 있었어요 그 책을 보면서 정보보안에 빠져들었고 나중에

는 책이 뜯어질 정도로 반복해서 읽었어요rdquo

남다른 관심과 열성으로 임 군은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 2년

간 서울 중부교육청의 정보영재로 중2 때는 서울대학교 과학영

재교육원 정보영재 프로그램에 선발되어 영재 교육을 받았다

ldquo책에 나온 내용들을 보면서 정보보안에 대해 본격적으로 공

부해 보고 싶은 욕심이 생겼어요rdquo

특성화고에서 체계적으로 공부할 길 찾아

임 군이 특성화고인 선린인터넷고에 진학한 것도 정보보안에 대

한 공부 욕심이 커서였다고 한다 임 군의 부모는 특목고 진학을

원했으나 ldquo본격적으로 정보보안에 대한 공부를 해 보고 싶다rdquo는

임 군의 강한 고집에 밀려 특성화고 진학을 허락했다고 한다

ldquo선린인터넷고의 교육과정과 동아리활동에 대해 알아보니 제

가 더 알고자 했던 것들을 제대로 배울 수 있을 것 같다는 기대

감이 들었어요 실제로 입학해서 공부해 보니 수업 내용이 충실

하고 동아리활동도 활발해 부족한 점을 많이 채울 수 있었어요

lsquo레이어 세븐rsquo이라는 동아리에 가입했는데 뛰어난 선배들이 문제

를 해결하는 모습을 가까이서 보고 함께 연구활동을 할 수 있어

서 너무 좋았어요rdquo

선린인터넷고에 진학해 정보보안에 대해 체계적으로 공부할

수 있는 길을 찾게 된 임 군은 각종 대회에 진출하면서 좋은 성과

도 냈다 2013년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개최한 lsquo제1회

ETRI 주니어 해킹대회rsquo에서 우승하는 등 총 7개의 해킹방어대

lsquo화이트 해커rsquo들의 축제인 코드게이트 2014의 외국인 참가자

코드

게이

트 2

014

사무

회에 참가해 그 가운데 2개 대회에서 2위에 입상하고 5개 대

회에서 1위를 하는 등 놀라운 실력을 보여주었다

ldquo대회에 나가면 내가 어느 정도 수준인지 부족한 점은 어떤

건지를 알 수 있어 좋아요 이번 대회는 세계 최초의 주니어 국제

해킹방어대회이자 제가 나갈 수 있는 마지막 주니어 대회였기에

더욱 의미가 있었는데 이렇게 좋은 성적을 거둬 정말 기뻐요rdquo

임 군은 지난해 9월부터 한국정보기술연구원(KITRI)의 차세

대 보안전문가 양성과정 베스트오브베스트(BoB)에 지원해 교육

을 받아왔다

8개월간의 교육과 프로젝트 진행 등을 통해 실력을 인정받아

120명의 교육생 중 lsquo베스트 10rsquo에 선정되어 lsquo국가대표 화이트 해커rsquo

라는 영예를 얻고 지난 3월 캐나다에서 열린 정보보안 컨퍼런스

lsquo캔섹웨스트(Cansecwest)rsquo에 참가하기도 했다

임 군은 BoB 교육과정 중 마이크로소프트사 윈도 익스플로

러 프로그램의 보안 취약점을 발견하기도 했다

ldquo아쉽게도 분석이 완료되기 전에 마이크로소프트사에서 보안

패치를 내놓아 해결이 됐어요 제가 분석하는 동안 먼저 발견한

다른 연구자가 제보를 한 거겠죠rdquo

임 군은 ldquo캐나다에서 정보보안 컨퍼런스에 참가해 최신기술에

대한 발표를 보면서 앞으로 갈 길이 멀었다는 생각이 들었다rdquo면

서 ldquo공부하면 할수록 배워야 할 것이 너무 많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rdquo고 말했다 그리고 자신의 포부를 밝혔다

ldquo여러 사람들과 함께 연구하면서 실력을 키워나가고 싶어요

그래서 대학에 진학해 정보보안을 전공하고자 합니다 기회가 주

어진다면 국가기관에서 우리나라의 사이버 안보를 지키는 일을

하고 싶습니다rdquo

한 고교생의 가슴에 사이버 보안전문가의 꿈이 영글고 있

었다 글middot이윤진 객원기자

40-41-공감인터뷰indd 41 2014-04-11 오전 15530

42 2014414 위클리 공감

스마트폰 중독hellip ldquo자녀와 함께 풀어요rdquo친밀한 소통과 사용한계 정하고 자율성 높이는 lsquo친middot한middot자rsquo 매뉴얼 보급

교육정보

지난해 이동통신 3사의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청소년(만

19세 미만) 약 540만명이 스마트폰을 갖고 있다 한국정보

화진흥원이 지난해 분석한 청소년 스마트폰 중독률(255퍼센트)

은 인터넷 중독률(117퍼센트)보다 2배 이상 높고 전년대비 71퍼

센트포인트 증가하여 성인(89퍼센트)의 29배 수준에 달했다

스마트폰에 빠지기 쉬운 청소년 자녀에게 스마트폰 사용을 줄

이라고 조절하라고 지도하는 것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24

시간 따라다니며 잔소리를 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스마트폰에 빠

져들기만 하는 자녀를 대체 어떻게 지도해야 할까

여성가족부는 청소년의 올바른 스마트폰 이용습관 형성을 효

과적으로 돕기 위해서 스마트폰 과다 이용 청소년 상담 부모교

육 치료 관련 매뉴얼을 개발하여 보급하고 있다

이 매뉴얼은 지난해 한국청소년상담복지개발원이 중심이 되어

서울대middot중앙대middot을지대 등 학계 전문가와 현장 실무자 교사 및 학

부모 등이 참여하여 제작한 것으로 lsquo스마트폰 중독 청소년 상담 매

뉴얼(개인middot집단)rsquo lsquo스마트폰 중독 청소년 부모교육 매뉴얼rsquo lsquo스마트

폰 중독 청소년 치료 매뉴얼rsquo 등 3종(4권)으로 구성되었다

ldquo스마트폰은 중독성 강한 기기임을 먼저 이해하자rdquo

lsquo상담 매뉴얼rsquo은 청소년이 스마트폰의 강박적 사용을 줄이기 위해

자신의 사용 패턴을 스스로 이해하여 조절할 수 있도록 구성돼

있다 특히 개인상담과 집단상담으로 구분해 상담효과를 높이고

상담과정에서 자율성을 높이도록 제작됐다

lsquo부모교육 매뉴얼rsquo은 부모가 스마트 기기를 이해하고 자녀가

스마트폰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도록 지도할 수 있는 lsquo친middot한middot자 스

마트폰 자기조절 양육 원리rsquo 등을 소개하고 있다

lsquo부모교육 매뉴얼rsquo은 부모들에게 먼저 자녀들이 사용하는 스마

트폰의 순기능과 역기능을 이해할 것을 권한다

스마트폰은 언제 어디서든 액정만 터치하면 스마트 세상에 들

어갈 수 있어 어느 기기보다 중독성이 심하다는 미디어 특성을

갖고 있다 발달적 특성상 청소년기는 신체적middot정신적 변화를 겪

는 시기로 청소년들이 어지러운 마음을 피하는 가장 손쉬운 방

법으로 스마트폰을 선택하고 있다 이와 함께 기질적으로 우울

증 ADHD(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를 가진 청소년들이 특히

서울 마포구 성산동 월드컵공원에서 lsquo일주일에 한 번 한 시간 스마트폰을 끄자rsquo는 스마트폰 사용 줄이기 캠페인에 참여한 청소년들 여성가족부는 청소년들이 스마트폰 사용을 자율적으로 조절하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해 부모와 상담기관용 매뉴얼을 펴냈다

연합

친 친밀하게 관계 맺기 의사소통하기

한 한계 정하고 규칙을 통해 반복 습득하기

자 자율성 책임 높이기

42-43-교육정보_스마트폰indd 42 2014-04-11 오전 15605

위클리 공감 2014414 43

매뉴얼 내려받기 여성가족부gt정책안내gt정책자료gt일반정책자료 wwwmogefgokr

스마트폰으로 인한 중독 증상

1 일상생활 장애 스마트폰으로 인해 기본적으로 해야 할 일을 못하

게 되는 것을 말한다 밤늦게까지 스마트폰을 보느라 잠을 제대로

못 자 학교에 지각을 하거나 수업에 집중하지 못하고 내내 스마트

폰만 보는 일도 있다 스마트폰을 보면서 걷다 넘어지거나 달려오

는 차를 피하지 못하는 일도 있다

2 내성 스마트폰을 사용하면 할수록 더 많이 사용해야 만족을 느끼는

증상이다 알코올 중독도 점점 많은 양의 술을 마시게 되는 병인 것처

럼 스마트폰 중독도 점점 사용 시간이 전보다 늘어난다

3 금단 스마트폰을 보고 있지 않은 동안에도 내내 스마트폰 생각만 하

게 되는 증상이다 담배를 끊으면 금단 증상이 생긴다고들 하는데 마

찬가지로 스마트폰 중독이 되면 갑자기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못하게

되거나 사용 시간을 줄이게 될 때 초조하고 불안해져서 안절부절하게

된다

4 일탈 행동 평소에 하지 않던 행동들 예를 들면 잦은 거짓말 무단 결

석 수업 빠지기 흡연 등을 한다

중독되기 쉽다

이처럼 청소년들이 스마트폰 사용을 조절하지 못하는 것은 단

순히 의지 부족만이 원인이 아니다 청소년들이 스마트폰에 빠질

수밖에 없는 여러 가지 이유들이 있고 우리 아이만 스마트폰에

빠져 허우적대는 것이 아니므로 부모는 이를 이해하고 자녀를 애

정 어린 시선으로 관심 있게 지켜봐 주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고 매뉴얼은 충고한다

부모middot자녀가 lsquo지킬 수 있는 규칙rsquo 함께 만드는 게 중요

매뉴얼은 스마트폰은 혼자 사용하는 개인 매체이므로 자녀 스스

로 조절하고자 하는 의지를 보이지 않는다면 부모의 관리middot지도

가 어렵다고 지적한다 ldquo스마트폰을 하루 몇 시간 이상 사용하면

뺏는다rdquo는 방식의 강압적인 처벌이나 규제는 자녀가 커갈수록 오

히려 부작용을 낳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그래서 자녀가 스스로 스마트폰 사용을 조절할 수 있도록 lsquo친

밀한 의사소통rsquo부터 힘쓸 것을 권한다 처벌middot규제보다 먼저 자녀

와 lsquo친밀한 의사소통rsquo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지속적인 관심과 노

력이 필요하다고 매뉴얼은 강조한다 부모middot자녀 간의 친밀한 의

사소통이 가능할 때 함께 한계와 규칙을 정하고 자녀의 조절 동

기와 자율성을 향상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규칙이 부모의 마음에 안 들더라도 자녀가 지키기 쉽게 만들

고 점차 난이도를 높이는 것이 효과적이다 또한 자녀가 스스로

의 생각이나 행동에 확신을 가질 수 있도록 신뢰와 격려가 필요

하며 피드백을 해 주는 것도 중요하다 피드백 방안으로 부모와

자녀가 합의해 상벌을 정한다 매뉴얼은 이러한 과정에서 ldquo자녀

가 제기하는 의견에 대해 변명으로 받아들이지 말고 자신의 생

각(가치 흥미)을 찾아가는 과정으로 생각하고 존중하는 태도를

가질 것rdquo을 충고하고 있다 글middot박경아 기자

(서울시교육청 2013)스마트폰 과다 사용으로 인한 학년별 유병률

10

8

6

4

2

0초등학교 4학년 중학교 1학년 고등학교 1학년 평균

091

724

886

651

(단위 )

42-43-교육정보_스마트폰indd 43 2014-04-11 오전 15606

44 2014414 위클리 공감

공공기관 지방화시대

새 둥지 7개월hellip ldquo이젠 부산 공공기관rdquo영상물등급위원회 신입직원 90퍼센트 지역인재 선발 등 현지화에 힘써

부산 이전 7개월 영상물등급위원회(이하 영등위)가 지역사

회와 빠르게 밀착하면서 성공적인 lsquo부산시대rsquo를 열고 있다

다양한 체험행사로 지역민들과의 융화에 힘쓰는가 하면 신입직

원도 부산 지역민으로 90퍼센트를 채용하는 등 과감한 변화를

시도했다

그 결과로 지난 3월 7일 대통령 직속 지역발전위원회로부터

공공기관 지방이전 우수기관 표창을 받기도 했다 이전 지역인

부산의 최초 입주기관으로 지역균형발전을 위해 선도적인 역할

을 한 공로를 인정받아서다

처음부터 순탄했던 것은 아니다 태스크포스(TF) 팀부터 공공

기관 이전의 전 과정을 지켜봐 온 경영지원실 강성우 대리는 ldquo허

허벌판에 세워질 이 건물이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몰라 막막했

다rdquo고 토로했다 청사 내부 인테리어를 고려할 때도 lsquo영화의 도시rsquo

와 국내 유일의 등급분류 기관이라는 콘셉트를 잘 살릴 수 있는

것으로 선택하는 데 머리를 싸매야 했다

가장 큰 것은 임직원들의 고충이었다 서울 상암동에 기관이

있을 때 부산으로 이전하기 어려운 직원들은 퇴사하거나 이직했

다 정든 직원들과의 이별을 감수해야 했다 임직원 가족들의 불

지난해 9월 부산에 새롭게 둥지를 튼 영상물등급위원회는 부산과의 소통과 호흡을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영상물등급위원회

44-45-공공기관 지방화시대indd 44 2014-04-11 오전 15648

위클리 공감 2014414 45

편함도 있었다 강성우 대리는 ldquo아홉 살 딸아이도 전학 오기 전 서

울 친구들하고 떨어져야 한다고 많이 칭얼대 미안했다rdquo고 말했다

ldquo부산 직원들 덕에 맛집도 알고 잘 어울려요rdquo

이전 이후 새로 채용된 14명의 신입직원 중 12명이 부산지역 인재

다 함께하는 직원들은 만족스러워한다 영화부 박경미 과장은

ldquo부산 현지 직원들 덕에 맛집도 잘 알게 되고 잘 어울릴 수 있어서

너무 좋다rdquo고 말하며 활짝 웃었다 강성우 대리도 ldquo지역민 채용은

이러한 인적 교류를 잘 활용한 성과였던 것 같다rdquo고 만족해했다

영등위는 이외에도 해운대구 재송시장과 자매 결연을 맺었다 지

역 전통시장 이용 활성화와 서민경제 촉진에 기여하기 위해서다

따뜻한 나눔 행사를 적극적으로 추진한 것도 큰 변화다 지난

해 말 보육시설인 lsquo박애원rsquo의 어린이middot청소년과 영등위 임직원 간

사랑나눔 행사로 지역과 한층 더 가까워지는 계기를 마련하기도

했다 강 대리는 ldquo임직원과 보육원 친구가 11 매칭으로 친구관계

를 맺었는데 감회가 새로웠다rdquo고 말하며 ldquo직원들 사이에서도 앞

으로 소외계층을 위해 더 힘쓰자는 내부의 변화가 보이는 것 같

아 뿌듯하다rdquo고 덧붙였다

영등위는 청소년들이 미디어를 건전하게 접할 수 있도록 독려

하는 프로그램도 추진 중이다 이를 위해 3월 13일 부산시청자미

디어센터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청소년이 영상을 활용

한 정보를 얻는 데 도움이 되고자 하는 취지다 홍보팀의 변효진

사원은 ldquo부산지역 청소년들의 창의적 문화체험 활동과 영상미디

어 이용에 대한 올바른 정보를 제공하려 한다rdquo며 ldquo앞으로 등급분

류 체험교육 지원 등 실질적인 협력도 강화할 계획rdquo이라고 말했다

영등위 직원들은 완전한 부산 정착을 위해 lsquo현지화rsquo에 더 힘쓰

겠다고 입을 모았다 박경미 과장은 ldquo영화도시 부산의 상징은 우

리 영등위의 이미지를 제고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됐다rdquo며 ldquo영등위

는 부산과의 더욱 적극적인 협력으로 부산의 공공기관이 되겠

다rdquo고 덧붙였다 글middot박지현 기자

영상물등급위원회

박선이 영상물등급위원장

ldquo 부산이 창조경제 중심지 되도록 최선rdquo

영상물등급위원회 박선이 위

원장(사진)의 발걸음이 분주

하다 지역 이전 이후 성과와

행보에 대해서 들어봤다

가장 중점을 두었던 분야와

성과를 말씀해 주세요

ldquo우리 위원회는 부산과 호흡

을 같이하는 데 초점을 맞췄

습니다 신입직원 대부분을 부산 인재로 채용하며 지역인

재 활용에 주안점을 뒀습니다 지난해 10월에는 아시아 각

국 등급분류 기관과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한국의 선진등

급분류 시스템을 알리기 위해 국제영화등급분류포럼을 열

었습니다 반응이 상당히 좋았습니다 특히 우리나라 등급

제도가 어떤 영화도 상영할 수 있는 선진적인 제도로 평가

받는 좋은 기회였습니다rdquo

현재는 어떤 활동을 추진하고 계십니까

ldquo올바른 영상문화 정착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초middot중

학생을 대상으로 한 미디어교육 교사를 대상으로 한 교원

직무연수교육 프로그램을 추진해 청소년들의 건전한 영상

문화를 도모하기 위함입니다 또한 멀티플렉스가 영화관

내 등급 표시를 확대하고 관람객들이 정확한 등급 정보를

이용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업무협력을 확대해 나갈 예정

입니다 시민 등 각계각층의 분들을 초청하여 영상물을 즐

겁게 향유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들겠습니다rdquo

향후 계획과 비전에 대해 말씀해 주세요

ldquo아시아에서 영상중심도시 부산과 한국의 위상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되고 싶습니다 창조경제의 본거지인 런던은 음

악과 미술 등 문화예술 분야를 아이디어와 접목해 새로운

국가 성장동력 산업으로 키우는 큰 성과를 냈습니다 영

화middot영상 인프라가 잘 갖춰진 부산이 창조경제 주축이 될

수 있도록 힘을 모으겠습니다rdquo

44-45-공공기관 지방화시대indd 45 2014-04-11 오전 15651

46 2014414 위클리 공감

건강

야식증후군(Night Eating Syndrome)은 저녁 7시 이후의 식사

량이 하루 전체의 50퍼센트 이상을 차지하는 증상을 가리키는

데 불면증 등 수면 장애를 동반한다 밤마다 음식이 당겨서 고민

인 야식증후군을 극복하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규칙적인 식습관과 생활습관 야식 먹는 습관을 없애기 위해서는

아침 식사는 조금이라도 챙겨 먹고 공복감이 들지 않도록 저녁

식사도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좋다 늦어도 저녁 6시 전에 식사

하는 것이 좋다

폭식을 예방하고 다이어트에 도움을 주는 숙면 잠을 잘 때 분비되

는 멜라토닌이라는 호르몬이 식욕을 억제해 다음날 폭식을 예방

하고 다이어트에도 도움을 준다 숙면 상태에 들어가면 지방 분

해에 도움이 되는 호르몬도 활발하게 분비되기 때문에 숙면을

취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빈속에 잠이 안 온다면 우유middot두유middot토마토 빈속에 잠이 안 오는

경험을 누구나 한 번쯤은 했을 것이다 그럴 때는 우유나 두유를

따뜻하게 데워 마셔보자 우유 및 두유에 많이 함유된 칼슘은 신

경안정 효과가 있어 숙면에 도움이 된다 열량이 낮은 방울토마

토도 추천한다

일조량이 부족한 겨울을 지나 봄이 되면서 lsquo계절성 우울증rsquo에 대

한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이에 하이닥 정신건강의학과 공개상담

실을 참조해 lsquo계절성 우울증rsquo의 특징과 치료에 대해 살펴보자

2주 이상 지속되면 lsquo반드시rsquo 진료 lsquo계절성 우울증rsquo은 어느 정도 예측

이 가능하기 때문에 우울한 기분 의욕상실 과다수면 등이 2주

이상 지속된다면 lsquo봄을 탄다rsquo는 말로만 넘길 것이 아니라 진료 상

담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알맞은 치료가 무엇보다 중요 lsquo계절성 우울증rsquo은 조울증 증세도 보

이기 때문에 일반적인 항우울제로만 접근하게 되면 오히려 상태

가 악화되는 경우가 있어 진단에 따라 알맞은 항우울제 처방이

필요하다

황사와 미세먼지가 많은 봄철에 특히 흔한 알레르기성 결막염 예

방법에 대한 관심이 높다 봄이 되면서 눈이 가렵고 눈곱이 끼며

눈물이 자주 난다면 알레르기성 결막염을 의심할 수 있다

침구류 일광건조는 lsquo필수rsquo 주로 눈이나 눈꺼풀의 가려움증 결막의

충혈 눈부심 눈물 흘림 증상이 발생하는 알레르기성 결막염의

예방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집먼지진드기 애완동물의 털 등 알레

르기 유발 물질에 노출되는 것을 피해야 한다 집먼지진드기는

침구나 카펫 커튼 속에 서식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일주일에

한 번 정도 정기적으로 세탁하고 햇볕이 좋은 날에 틈틈이 일광

건조를 하는 것이 좋다

손은 자주 씻고 술은 자제하고 꽃가루가 날리거나 미세먼지 농도

가 높은 날 외출 시에는 모자와 마스크를 착용하고 이물질이 낄

가능성이 높은 콘택트렌즈보다 안경을 쓰는 것이 좋다 술은 염

증을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증상이 나타난다면 자제해야 한다

근막동통증후군은 목덜미 허리 어깨 종아리 팔꿈치 안쪽 갈

비뼈 등의 부위에 주로 나타나며 근골격의 통증을 특징으로 하

는 질환이다 흔히 lsquo담이 결린다rsquo고 표현하는 증상이 바로 근막동

통증후군이다 근막동통증후군은 오랫동안 책상에 앉아 있거나

혹시 봄을 타시나요

야식증후군

계절성 우울증

알레르기성 결막염

근막동통증후군

변덕스러운 봄 날씨 번갈아 오는 황사와 미세먼지로 인해 봄나들이가 예년 같지 않다 겨우내 움츠러들었던 신체활동이 아직

왕성해지기 어려운 요즘 같은 때 겨울부터 이어진 야식 습관 계절성 우울증 오랜 실내생활로 인해 몸과 마음에 이상이 있는

지 자가 점검을 해 보자 봄볕 자외선이 더해지며 눈과 피부 관리에도 신경 써야 함은 물론이다

46-47-건강_봄철indd 46 2014-04-11 오전 15811

위클리 공감 2014414 47

두릅(춘곤증 예방middot혈당 조절) 두릅은

예로부터 그 뿌리를 달여 마시면 당

뇨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민

간 약재로 사용됐으며 나물로 먹으

면 입맛을 돋워준다 특히 봄철 나른

하고 졸음이 밀려오는 춘곤증 개선에

효과가 있다 두릅에 함유된 사포닌 성분이 체력을

회복시키고 신경을 안정시켜 피로 해소에 도움을 준다

고구마 줄기(면역 조절middot항산화 효능)

식이섬유가 풍부해 건강식으로 각

광받고 있는 고구마 줄기에는 탄

수화물middot당류middot단백질 등의 에너

지원과 칼슘middot철 등의 여러 무기물

질이 함유돼 있다 또 면역조절 능력

및 항산화 효능이 높은 것으로 알려진 클

로로겐산(chlorogenic acid)이 다량 함유돼 있다

쑥(해열middot고혈압 개선) 쑥잎에서 나는

독특한 향기는 해열작용을 하는 치

네올(Cineol)이라는 성분 때문이다

또한 면역력 향상 소화기능 강화

여성질환 개선 효과 고혈압 개선 등

의 효과도 있다

달래(식욕부진middot춘곤증 극복 효과)

비타민과 무기질이 풍부하게 함유

돼 있어 겨우내 무겁고 찌뿌둥했

던 몸에 활력을 주고 식욕부진이

나 춘곤증을 이기는 데 좋다 면

역력을 증진시키며 동맥경화 예방

에도 도움이 된다

달래는 매콤하게 무쳐 먹거나 된장찌개에 넣어 끓이면 맛이

좋으며 간장에 넣어 달래 간장양념을 만들어 먹으면 향긋한

맛이 난다

봄이면 생각나는 lsquo건강 나물rsquo 4선

같은 자세로 장시간 컴퓨터를 사용하는 등 잘못된 자세를 취할

때 근육을 과도하게 사용했을 때 외상 후 스트레스 등으로 발

생한다 깊고 쑤시는 듯하며 타는 듯한 통증이 특징이다

근막동통증후군의 약물 치료는 소염 진통제나 근육 이완제를

사용한다 마사지나 초음파를 이용한 물리 치료 레이저나 적외

선 치료기 조사 등도 효과가 있다 이밖에 수동적으로 근육을 풀

어주는 이완 요법 미지근한 습포로 찜질해 주는 도포 요법 통증

부위를 냉각시키는 냉각 요법 등으로 치료한다

아무리 감추려 해도 눈가 입가에 있는 잔주름이나 손등과 목 주

름은 lsquo관리rsquo하지 않는 한 실제 나이를 감추기가 쉽지 않다 나이를

감추기 힘든 부위별 주름 관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눈가 주름 눈가 주름을 예방middot관리하기 위해서는 보습 관리가 필

수적이다 건조하고 푸석한 환경에서 주름이 잘 생기기 때문에

보습 관리는 모든 주름 예방middot관리에 있어 가장 기초적인 부분이

다 보습크림 아이크림 자외선차단제 페이셜 오일 등을 사용하

고 각질제거 수분공급 피부혈액순환 촉진 등의 효과를 내는 스

팀타월을 이용하는 것도 효과적이다

입술middot입가 주름 입은 말하고 먹고 마시고 하품하는 등 쉴 틈이 없

을 정도로 움직임이 잦은 데다 피부가 얇고 자연적인 보습막을

생성해 주는 피지샘middot땀샘이 없어 주름이 특히 잘 생기는 부위이

다 따라서 에센스 보습크림 아이크림 자외선차단제 등을 입술

과 입가에 수시로 발라주고 빨대 사용 등 입술을 오므리는 습관

은 자제하는 것이 좋다

손등 주름 손등도 피부라는 점을 인식하고 핸드크림 보습크림

자외선차단제를 꼼꼼하게 발라 관리해야 하며 설거지나 빨래를

할 때도 장갑을 꼭 이용해야 한다

목 주름 높은 베개를 베거나 스마트폰 책 모니터 등을 볼 때 고

개를 너무 숙이는 습관이 있다면 모두 교정하는 것이 좋다 또 꼼

꼼한 클렌징과 더불어 보습크림과 자외선차단제를 잘 바르도록

한다 글middot하이닥 copy(주)엠서클 정책브리핑 (wwwkoreakr)

부위별 주름 관리법

46-47-건강_봄철indd 47 2014-04-11 오전 15814

48 2014414 위클리 공감

오는 4월 20일 한국에서 열리는 2014 국제아이스하키연맹

(IIHF) 세계선수권 디비전1 그룹A(2부 리그) 대회가 다가

오고 있다 일주일간 고양어울림누리에서 열리는 이번 대회에는

개최국 한국(세계 랭킹 23위)을 포함해 슬로베니아(14위)와 오스

트리아(16위) 헝가리(19위) 우크라이나(21위) 일본(22위) 등이

참가한다 대회 1 2위는 2015년 최상위 16개 팀이 겨루는 세계아

이스하키선수권대회로 승격한다 꼴찌를 하면 3부 리그 격인 lsquo디

비전1 그룹Brsquo로 내려간다

 한국 아이스하키는 이번 대회에 사활을 걸었다 겨울 올림픽의

꽃은 아이스하키다 개최국이 아이스하키경기에 참가하지 못한

역사는 없다 겨울 올림픽 개최국 대부분이 출전권을 자력으로

따냈다 그러나 한국의 세계 랭킹은 23위 평창올림픽이 열리는

2018년까지 11계단을 올리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지난해

IIHF는 lsquo2018년 올림픽 출전국 자격rsquo에 대한 연차총회 의제를 꺼

냈다 lsquo한국이 경기력 발전을 이룬다면 출전권을 줄 수도 있다rsquo는

애매모호한 말을 넣어놨다 김정민 대한아이스하키협회 홍보팀

장은 ldquo만약 이번 대회에서 강등되면 경기력 발전을 이루지 못했

다는 판단으로 올림픽 출전권 논의조차 못할 수 있다rdquo고 걱정했

다 한국의 기적은 가능한지 대회 참가팀의 전력을 분석했다

전력 급상승hellip 기적을 노리는 한국 대표팀

객관적 전력에서 한국은 최약체로 꼽힌다 랭킹으로도 디비전1

그룹A에서 가장 낮다 그래도 홈에서 열린다는 이점이 있다 변

선욱 한국 대표팀 감독은 디비전1 그룹A 잔류를 자신했다 그는

지난달 기자회견에서 ldquo최근 3년간 한국 아이스하키는 놀랍도록

빠르게 발전했다 기대에 부응하는 경기를 하겠다rdquo고 했다 이어

ldquo일본과 우크라이나 헝가리를 잡고 3승을 하는 것이 목표rdquo라고

덧붙였다 근거 없는 자신감이 아니다 한국은 꾸준하게 성장했

다 변 감독이 이끈 대명 상무의 돌풍도 대표팀에 자신감을 불어

넣었다 군대 팀인 대명 상무는 지난해 창단 바로 2013~2014 아

지난해 4월 16일 헝가리 부다페스트 스포르트아레나에서 열린 lsquo2013국제아이스하키연맹 세계선수권대회rsquo 디비전1 A그룹 대회 2차전에서 강호 헝가리를 상대로 막판 역전극을 펼친 한국 대표팀 선수들이 경기를 마치고 환호하고 있다

대한아이스하키협회

2부 리그 격hellip 꼴찌해 lsquo디비전1 그룹Brsquo로 강등되면 2018년 출전 lsquo먹구름rsquo

최약체라고hellip 한국 ldquo평창을 기대해rdquo

스포츠 2014 아이스하키 lsquo디비전1rsquo 세계선수권대회

48-49-스포츠_아이스하키indd 48 2014-04-11 오전 15906

위클리 공감 2014414 49

시아리그 아이스하키 정규시즌에서 2위에 올랐다

아이스하키는 보통 22~25명이 한 팀을 이룬다 대명 상무는

17명의 선수로 기적을 써냈다 조직력으로 일군 성과였다 변 감

독은 ldquo26~30세로 이뤄진 팀이다 선수들이 즐기면서 하키에 눈

을 떴다rdquo며 ldquo달리는 체력과 외국인 선수가 없는 불리함을 조직력

으로 메웠다rdquo고 평가했다

 대표팀은 대명 상무의 조직력을 그대로 가져왔다 상무에서 주

축으로 뛰던 선수들이 대표팀에 이름을 올렸다 김연아의 남자친

구로 이름값이 올라간 김원중(30middot25득점 사진 맨 뒷줄 왼쪽에서

다섯번째)을 포함해 박우상(29middot35득점)과 조민호(27middot42도움) 등

이 핵심 자원이다 여기에 귀화한 브락 라던스키(31)와 브라이언

영(28) 마이클 스위프트(27)가 대표팀 전력을 대폭 끌어올릴 것

으로 보인다

소치올림픽서 lsquo8강 기적rsquo 썼던 슬로베니아

마티야스 코피타(49) 감독이 이끄는 슬로베니아는 지난 2월 끝난

소치겨울올림픽 아이스하키에서 8강에 올랐다 기적이었다 세

계 랭킹은 14위지만 단단한 조직력을 자랑하며 슬로바키아와 오

스트리아를 꺾었다 8강에서 스웨덴에 0-5로 졌지만 가능성을

보여준 대회였다 고양 대회에서도 올림픽 8강 멤버는 그대로 유

지된다 오솔길 SBS 해설위원은 ldquo올림픽이 끝난 지 얼마 되지 않

아 조직력은 최강이라 꼽힌다rdquo고 말했다

 또 다른 상대 헝가리는 한국에 칼을 갈고 있다 지난해 헝가리

에서 열린 디비전1 그룹A에서 한국에 4-5로 역전패했기 때문이

다 헝가리는 3-1로 이기고 있다가 한국의 집중력에 무너졌다 이

패배로 헝가리는 상위리그 승격 기회를 놓쳤고 자국 팬들의 거센

항의를 받았다 이스트반 소프론(크리펠트)이 경계 대상 1호다

소프론은 독일 1부 리그(DEL)에서 8골 13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우크라이나는 현실적으로 한국이 이겨야 할 상대로 꼽힌다

그러나 뚜껑을 열어보니 만만치 않다 우크라이나는 한때 주축

선수들의 은퇴로 전력이 크게 떨어졌다 특히 NHL에서 뛰고 있

던 선수들이 대표팀 합류를 거부하며 국제무대에서 성적이 신통

치 않았다 그러나 이번 대회를 앞두고 루슬란 페도텐코(돈바스

도네츠크)와 알렉세이 포니카롭스키(SKA 상트페테르부르크) 등

NHL에서 정상에 오르기도 한 베테랑들이 합류했다 축구로 따

지면 한국의 박지성-이영표가 대표팀에 복귀한 모양새다

 한국은 지난 33년 동안 일본과의 A매치에서 단 한 번도 승리

하지 못했다 1무 18패로 무승부도 딱 한 차례 거둔 것이 전부다

한국이 쉽게 볼 수 있는 상대가 아니다 아시아 하키리그에서 우

승을 차지한 일본제지 크레인스와 오지 이글스 선수들이 주축이

다 또 독일 출신 마크 마혼 감독이 팀을 이끌며 안정감을 더하고

있다 오 해설위원은 ldquo일본은 A매치에서 한국에 한 번도 패하지

않았다는 자부심이 있다 이 자부심을 흔들 만한 경기력을 보여

주는 게 중요하다rdquo고 말했다 글middot김민규(일간스포츠 기자)

아이스하키는

한 팀에 6명hellip 20분씩 3피어리드로 경기진행

아이스하키는 길이 61미터 너비 30미터의 링크에서 펼

쳐진다 퍽(Puck)이라고 불리는 고무 원반을 하키 스틱을 이

용해 골문에 넣는 횟수를 가려 승부를 가린다 한 팀은 축구에서

골키퍼 역할을 하는 골리(Goalie)가 1명 배치되고 양쪽 날개 1명씩과

센터 1명 수비수 2명 등 모두 6명으로 구성된다 체력 소모가 심해 한 팀

이 22명으로 꾸려지고 수시로 교체가 가능하다 경기는 20분씩 3피리어

드로 진행되며 피리어드 사이에는 15분간 휴식을 취한다

 

아이스하키 세계선수권은

전년도 성적에 따라 6개 리그로 나뉘어 경기

전년도 성적에 따라 총 6개의 리그로 나뉘어 있다 1부 리그 격인 lsquo국제아

이스하키연맹(IIHF) 아이스하키 세계선수권rsquo에는 총 16개 나라가 참가한

다 8개 팀이 그룹A와 그룹B로 나뉘어 풀 리그를 치른다 각 그룹의 1~4

위는 8강 토너먼트에 진출하고 8위 2개 팀은 디비전1 그룹A로 강등된다

올해 세계선수권은 오는 5월 벨라루스에서 열린다 디비전1 그룹A B와

디비전2 그룹 A B 그리고 디비전3의 운영방식은 비슷하다 각 디비전

그룹에는 6개 팀이 참가해 풀 리그를 치른다 한국이 참가하고 있는 디

비전1 그룹A는 2부 리그로 생각하면 된다 6개 팀이 풀 리그 방식으로 경

기를 치르고 1 2위가 세계선수권으로 승격한다

48-49-스포츠_아이스하키indd 49 2014-04-11 오전 15908

50 2014414 위클리 공감

ldquo하늘이 나를 버렸을 때 나는 불을 만들었다 둥지가 되

기 위한 불 겨울의 어둠 속으로 들어가기 위한 불 보

다 더 나은 삶을 위한 불을 낮이 나에게 베풀어 준 모든 것을

나는 그 불에게 바쳤다 울창한 숲과 작은 숲 보리밭과 포도밭

을 보금자리와 새들 집과 열쇠를 벌레와 꽃들 모피들 그리고

모든 축제를(생략)rdquo

프랑스 초현실주의 대표적 시인인 폴 엘뤼아르의 시 lsquo이곳에 살

기 위하여rsquo다 이 시를 주제로 한국과 프랑스 작가가 한자리에 모

였다 환경 문제로 앓고 있는 지구를 치유하자는 메시지로 남서

울대학교와 한불협회 나로미포럼이 함께 주최한 국제교류 전시

다 프랑스 원로 작가인 장 마리 자키와 국내 유명 기업인이자 화

가인 강석진 그리고 국내 원로 도예가인 조상권이 참여했다

세 작가의 작품은 각자 개성이 두드러진다 미술평론가 서승

석은 원로 화가 장 마리 자키의 작품을 ldquo자키의 파랑은 뜨겁다

자키의 하양은 아이스크림처럼 맛있다 자키의 까망은 심연처럼

깊다 그의 붓놀림은 신들린 무희의 춤사위만큼이나 현란하고 경

건하다rdquo고 표현했다 꽃과 나무 바다 자연풍경 등을 즐겨 그리

는 자키는 독특한 미적 감각으로 자연의 맑은 색채를 표현했다

3인 3색hellip 자연을 말하다장 마리 자키middot강석진middot조상권 lt이곳에 살기 위하여gt 주제로 한국middot프랑스 국제교류전

전시

50-51-전시_한불교류전indd 50 2014-04-11 오전 15946

위클리 공감 2014414 51

정서적으로 깊은 영향을 받은 그의 고향 코르시카 섬에서 받은

영감을 아름답게 재현해 냈다

기업인이자 화가인 강석진은 고향 경북 상주의 산골 풍경으로

정겨움을 더한다 한국인의 향토적 정서로 아스라한 추억을 상기

시킨다 또 프랑스 네덜란드 티베트 등을 여행하면서 포착한 시

와 같은 섬세한 풍광을 화폭에 옮기는 데 성공했다

도예작가인 조상권은 lsquo흙과 불의 연금술사rsquo로 불린다 1967년

lsquo동백림 사건rsquo에 휘말려 30여 년간 해외를 떠돌다 1997년 귀국했

다 분단된 조국의 역사적 아픔과 민족의 한 통일에 대한 염원을

작품으로 승화시켰다 자유롭고 감수성이 풍부한 작품들을 통

해 우리 고유 전통예술의 미를 깊이 있게 다루고 현대적으로 창

조하며 독창적인 도자예술을 보여준다

세 작가의 독특한 개성은 한자리에서 호흡하며 완벽한 조화

를 이룬다 맑고 서정적인 세계를 들여다보고 있다 보면 태고의

자연이 빚어내는 감동을 느낄 수 있다 글middot박지현 기자

일정 4월 27일까지

장소 남서울대학교 아트센터 갤러리 이앙

문의 02-3672-0201 galleryiangcom

1 장 마리 자키는 독특한 감각으로 자연풍경을 재구현했다 lt경이로운 장소gt LIEU MAGIQUE

2 흙과 불의 연금술사로 불리는 조상권은 우리 고유의 전통미를 담으며 독창적인 도자예술을 보여준다 lt휴(休)gt REPOS

3 강석진은 한국인의 향토적 정서를 담은 산골 풍경을 그려 아스라한 추억을 상기시킨다 lt산 넘어 마을로 가는 길gt The road to a mountain village

4 장 마리 자키 lt여인의 꿈gt REVE DE FEMME

5 조상권 lt침향로gt TCHIMHYANGLO

6 강석진 lt미륵산에서 본 오월의 야솟골마을 전경gt View of Yasotgol village in May

➋ ➌

➍ ➎ ➏

50-51-전시_한불교류전indd 51 2014-04-11 오전 20001

52 2014414 위클리 공감

소박한 백제의 미소에 반하고곱게 늙은 절집에 웃음이 났죠

충남 서산 아라메길 1구간

걷기 여행

52-55-걷기여행indd 52 2014-04-11 오전 20059

위클리 공감 2014414 53

아라메는 바다의 고유어 lsquo아라rsquo와 산을 뜻하는 lsquo메rsquo의 합성어다 아

라메길은 총 88킬로미터로 지선까지 합하면 모두 7개 구간이다

그 중 1구간은 유기방가옥 고풍저수지 마애여래삼존불상 보원사

지 개심사 해미읍성으로 이어진다 길이 18킬로미터의 산길을 따

라 걷고 있노라면 산자락에 살포시 앉은 다양한 문화재를 볼 수 있

다 소박한 백제의 미소에 반하고 곱게 늙은 절집에 가슴 무너지는

벅찬 감동을 만난다

꽃의 북상 속도는 하루 20킬로미터라고 한다 매일 50리 길

을 느릿느릿 걸어 올라와야 하는데 요즘은 따스한 날씨

덕에 봄꽃들이 엄청 잰걸음으로 와서 동시다발로 핀다 덩달아

봄꽃 쫓는 나그네 발걸음도 빨라졌다 3월 마지막 일요일 서산

아라메길 1구간은 온통 꽃잔치다

1구간의 시작은 유기방가옥이다 서산시 운산면 여미리 유기

방가옥은 내 고향 당진시와 가깝게 자리한다 그래서 오랜만에

고향 동무와 함께 걸었다 동무는 그 사이에 두 아이의 엄마가 돼

있었다 동무가 생기니 길에 대한 관심도 조금 달라진다 세월은

봄꽃 이름보다 봄나물 이름을 더 많이 알게 했다 잠시 걷기를 멈

추고 동무와 한적한 들판에 앉아서 밥상에 올릴 나물 한바구니

캐고 싶은 날들이다

수선화와 독특한 토담이 유명한 유기방가옥

유기방가옥은 고택을 감싸고 있는 토담이 독특하다 컵을 엎어

놓은 lsquocaprsquo 모양인데 집 뒤 비스듬한 야산을 그대로 활용해서 담을

쌓았다 산을 깎아 축단을 세우지 않았기에 뒤란이 평평하지 않

고 약 25도 정도 경사가 있다 마치 집이 산의 일부인 것처럼 자연

스럽게 지어졌다 이 가옥은 독특한 집 모양뿐만 아니라 수선화

로도 유명하다 토담 뒤 야산이 수선화 정원이다

가옥 관리인인 유기방 씨가 10년 전부터 가꾼 정원이다 해마

다 집 주변에 무리지어 핀 수선화 구근을 떼어내 옮겨 심으면서

꽃밭을 넓혔다 곱게 가꾼 수선화를 한눈에 보려면 토담 뒤 소나

무 아래가 포인트다

토담을 내려와 오른쪽으로 난 길로 향한다 옛날에 이 마을 사

람이 제주도에서 가져와 심었다는 비자나무가 한 그루 서 있다

무려 330년을 살았다고 한다 둘레가 246센티미터 높이가 20미

터다 비자나무는 남부지역이나 제주도의 해발고도가 낮은 지대

에서 자란다 어떻게 이곳에서 자랄 수 있었을까 의문이 든다 딱

딱한 잎을 살펴보며 세월의 깊이를 가늠할 뿐이다

선정묘를 지나 lsquo서산 여미리 석불입상rsquo 앞에 선다 고려시대에

만들어진 석불로 추정한다 이른 아침 누군가가 벌써 다녀갔는지

석불 앞에 생쌀이 수북하게 쌓여 있다 복을 빌기 위해 놓은 제

물이 참새에게는 오늘 한 끼 밥일 것이다 우리는 새들이 날아올

수 있게 길을 재촉한다 길은 석불 뒤 몇 그루의 소나무와 대나무

사이로 이어진다 대나무를 벗어나자 멋진 토담이 보인다 유상

묵가옥으로 이어지는 길은 보랏빛 제비꽃이 군락을 이뤘다 가

옥을 둘러보고 마을 도로를 따라 걷는다

아주머니 한 분이 밭두렁에 앉아 민들레 나물을 뜯어 박바가

지에 담는다 아주머니가 밟고 있는 밭두렁은 들꽃밭이다 냉이

는 흰 꽃을 피우고 광대나물은 진홍색 꽃을 피운다 봄까치풀은

파란 꽃을 피웠다 봄까치풀은 반가운 소식을 전해 주는 까치처

럼 들녘에 봄이 왔음을 가장 먼저 알려주는 까치 같은 존재라고

붙여진 이름이다 광대나물 꽃말은 lsquo그리운 봄rsquo이다 꽃 이름조차

1 서산 여미리 석불입상이 정겹게 반긴다

2 고풍저수지 길

52-55-걷기여행indd 53 2014-04-11 오전 20105

54 2014414 위클리 공감

봄을 알리는 전령들이다

여미리 버스정류장을 지나서 전라산 방향으로 걷는다 아라메

길 1구간은 방향표시 안내판이 잘돼 있다 안내판과 리본만 따라

가도 종착점 해미읍성에 다다를 수 있다 전라산 방향으로 따라

가는데 도로 아래에 손바닥 크기의 머위가 군락을 이룬다

ldquo머위는 새싹이 돋아나고 바로 잎이 쫙 펴지는 시기에 먹는 게

보약이래 이때가 가장 쓴맛을 내지만 입에 쓴 게 몸에 좋다는

말도 있잖아rdquo

ldquo그려 손바닥 만할 때에 쌈 싸 먹으면 쌉싸래한 게 맛있지rdquo

마애삼존불 백만불짜리 미소는 아침 30분만 허락

역천으로 향한다 작은 다리를 건너자 천길이다 천길 밑 개천 옆

으로 산책로가 조성돼 있는데 운산교까지 800미터다 운산교부

터 역천제방이 시작된다 용현계곡 입구까지 가게는 없다 운산면

에 있는 슈퍼마켓에 들러서 물과 간단한 간식을 준비한다

유기방가옥에서 운산교까지 약 29킬로미터이고 운산교에서

미평교까지 18킬로미터이다 제방은 일부 구간만 콘크리트가 깔

려 있고 딱딱한 흙길이다 미평교에서 쉰질바위 방향으로 걷는

다 역천으로 들어가지 못하게 굵은 철봉을 세워놓았다 그 옆으

로 한 사람만 다닐 수 있는 길이 50미터쯤 나 있다

이 길을 벗어나면 역천과 논 사잇길이다 길은 다시 고풍터널

을 지나게 한다 고풍터널을 지나면 바로 고풍터널 버스 정류장

이다 버스 정류장은 사거리인데 터널에서 직진하는 길이 지방도

618호 봉운로다 우리는 오른쪽 군장동1로를 따라 걷는다 군장

동1로는 고풍저수지 뒷길인데 몇 개의 펜션이 눈에 띈다 11킬로

미터 정도 걸으면 고풍저수지와 봉운로를 만난다

고풍저수지를 따라 걷는 500미터 길은 인도가 협소하기 때문

에 차를 조심하며 걷는다 lsquo아라메 솔바람길 종합 안내도rsquo를 살펴

보고 마애삼존불상으로 향한다 용현계곡 입구인 이곳에는 넓

은 주차장이 있고 식당도 있다

백제 마애불은 충청남도 지역에만 남아 있는데 서산과 태안의

마애삼존불 예산 사면석불이다 서산 마애여래삼존불상은 국보

제84호로 10미터가 넘는 거대한 암벽에 조각돼 있다 가운데 석

가여래를 기준으로 오른쪽 관음보살은 입상 왼쪽 미륵보살은 반

가사유상이다 미륵보살은 오른쪽 다리를 왼쪽 무릎 위에 올려

놓고 오른팔을 굽혀 오른쪽 뺨에 손가락을 살짝 댄 채 사색에 잠

겨 있는 자세다 삼존불은 햇빛이 비치는 방향에 따라서 온화한

미소를 띠거나 때로는 개구쟁이 같은 얼굴을 한다 백제의 미소

로 알려진 백만불짜리 미소는 오전 9시 30분에서 10시 사이에

볼 수 있다

서산 마애삼존불상에서 13킬로미터 계곡을 따라 걸으면 보원

사지이다 보원사는 통일신라시대 화엄 10찰 중 하나로 알려졌다

1천명분의 쌀을 씻었다는 석조가 있는 것을 보아 1천여 명의 승려

가 머무는 무척 큰 절이었던 것으로 짐작된다

석탑 뒤에 개심사로 이어지는 숲길을 오른다 보원사지 뒤편 숲

길 초입부터 개심사 산신각까지 쉬엄쉬엄 가더라도 약 1시간 20분

➊ ❷ ❸

52-55-걷기여행indd 54 2014-04-11 오전 20118

위클리 공감 2014414 55

이 걸린다 이 길은 오르막이 많아서 힘들다 좀 수월하게 걷고 싶

으면 개심사에서 보원사지로 걸어오는 게 좋다

성왕산 자락 개심사 주차장엔 봄나물 난전

개심사는 성왕산 자락에 자리한다 성왕산은 코끼리를 닮았는데

이 코끼리의 갈증을 해소하기 위해 연못을 만들었다고 한다 연못

중앙에는 외나무 다리가 놓여 있다

외나무 다리를 지나 계단을 오르면 해탈문이다 개심사는 흰겹

벚꽃이 유명하다 작은 절집에 겹벚꽃이 피면 얼마나 웅장한지 입

이 다물어지지 않을 정도다 꽃은 4월 말에 피기 시작해서 5월 5일

경에 만개한단다

우리는 개심사를 등지고 소나무숲을 벗어난다 개심사 주차장

에는 봄나물이 난전을 펼쳤다 취나물 버섯 고들빼기 냉이 달

래 머위 민들레 등 각종 나물이 말간 향내를 풍긴다

주차장을 끝까지 내려오니 오학리쉼터 해미읍성으로 가는 표

지판이 나온다 해미읍성까지 52킬로미터다 이 표지판 밑에는

아라메길 이용자 안전수칙이 나와 있다 lsquo2~3명이 동행하여 걷

기rsquo가 눈에 띈다 지금까지 온 길과 다르게 그만큼 호젓하다는 것

이다

다시 출발 시간을 확인한다 오후 3시 50분이다 해미읍성에

도착했을 때의 시간은 6시 25분이었다 난이도가 높은 길이다 초

보자는 부분 걷기를 많이 걸어본 분에게는 완주를 추천한다

글과 사진middot김연미(여행 칼럼니스트)

1 유상묵가옥 토담 뒤에 활짝 핀 수선화

2 햇볕에 따듯한 빛이 감도는 마애삼존불상

3 왕벚꽃이 만발한 충남 서산 개심사를 찾은 많은 행락객들이 꽃을 감상하고 있다

연합

남부터미널과 동서울종합터미널에서 운행 약 3시간쯤 소요된다

서산공용버스터미널 홈페이지(wwwseosanbuscokr)에 시내버스

노선과 시간표가 안내돼 있다

시내버스(서령버스middot문의 041-669-0555)에서 운산행 이용

첫차 오전 6시 45분(공휴일은 7시 5분) 막차 밤 9시 배차 간격은

40분에서 1시간 간격이다 운산면에서 여미리까지 가는 버스가

없으므로 운산면에서 택시를 이용한다 콜택시는 비싸니 인근

슈퍼마켓에서 택시 전화번호를 물어보면 된다

여행수첩

아라메길 정보

홈페이지 wwwaramegilkr

문의 충남 서산시 문화관광과 041-660-3166

유기방가옥 유기방가옥은 숙식이 가능하며 숙식객에게는 무료로 자

전거를 빌려준다 자가용을 이용할 경우 선정묘 주차장에 세우고 이동

하는 것이 좋다 해미읍성에서 선정묘까지 택시 요금은 약 2만원 해미

읍성 인근 슈퍼마켓에서 택시 전화번호를 물어보는 게 가장 빠르다

주소 충남 서산시 운산면 이문안길 70-10(운산면 여미리 203-1)

문의 041-663-4326

서산마애삼존불상 찾아가는 길 서산공용버스터미널에서 하루 5회 운

행한다 첫차 오전 9시 15분 막차 오후 6시 55분 운산면을 거쳐서 마

애삼존불상이 있는 곳까지 운행한다

유기방가옥

여미리석불입상

유상묵가옥 역천제방

쉰질바위

고풍저수지

용현계곡입구

마애여래삼존불상

보원사지

개심사

정자(조망대)

해미읍성

52-55-걷기여행indd 55 2014-04-11 오전 20122

보조개는 일종의 얼굴 근육 기형이다 부모로부터 대물림되는 까

닭에 의학적으로는 lsquo선천적 기형rsquo으로 분류된다 흥미로운 사실

은 많은 사람들이 부러워하는 기형이라는 점이다 동middot서양 또는 예나

지금을 가리지 않고 보조개는 귀엽고 사랑스러운 이미지로 통한다

보조개를 바라보는 동middot서양의 시각이 비슷한 것처럼 인간의 주요 표

정에 대한 해석은 거의 만국 공통이다 한 남미 사람이 화난 표정을 지

었다고 가정하자 아프리카인이나 유럽인 동양인 가리지 않고 그가 화

났다는 걸 알아차린다 슬프거나 행복한 표정도 마찬가지다

표정을 만들어내는 건 얼굴 근육이다 얼굴에는 20여 개의 근육이

있다 인간의 전체 근육 숫자는 기준을 정하기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640~850개 정도로 파악된다 한데 이 중 단 20개에 불과한 얼굴 근

육은 인간 근육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뼈대 근육과는 형태적으로나 기

능적으로 상당한 차이가 있다

무엇보다 눈에 띄는 차이는 얼굴 근육의 상당수가 뼈에 붙어 있지 않

고 피부 속에 묻혀 있다는 점이다 뼈대 근육은 말 그대로 대부분 근육

의 양쪽 끝이 뼈에 닿아 있거나 붙어 있다 뼈대 근육은 힘을 쓰고 움직

임을 일으키는 게 본연의 lsquo임무rsquo다

인간만큼 다양한 표정을 만들어낼 수 있는 동물은 없다 다시 말해

인간보다 얼굴 근육이 잘 발달한 생명체를 찾기는 어렵다 한데 주요

표정은 만국 공통의 lsquo보디 랭귀지rsquo이지만 얼굴 근육 하나하나의 모양

이나 위치는 사람마다 제각각이다 반면 얼굴 근육은 인간 특유의 속

성이 오랜 진화를 거쳐 반영된 일종의 lsquo화장발rsquo 근육의 성격이 짙다

인종별로도 얼굴 근육의 형태 등에 대략적인 차이가 존재한다 동양

인이 서양인보다 보통 무표정한 편이라는 주장에 동조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도 인종 간 얼굴 근육의 상이성을 암시한다 국내 한 의과대학

의 연구에 따르면 입꼬리 주변 근육의 위치와 이들이 움직이는 방향

이 동middot서양 사람들 간에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

lsquo스마일rsquo 도안의 핵심적 특징은 양쪽 입꼬리가 치켜 올라간 것이다

반대로 입꼬리가 내려가면 샐쭉하다거나 언짢은 느낌을 불러일으킨다

입꼬리를 올리고 내리는 얼굴 근육이 어떤 식으로 발달해 있느냐가 표

정 혹은 인상을 좌우할 수 있다는 뜻이다

얼굴 근육은 표정뿐만 아니라 얼굴의 미추(美醜)를 가르는 데도 큰

역할을 한다 얼굴 근육의 배치 크기 대칭성 등이 의학적인 차원에서

잘생기고 못생기고를 결정하는 데 많은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영어로

사소한 차이를 가리켜 lsquo스킨 딥(skin-deep)rsquo 즉 가죽 한 꺼풀 차이라

고 얘기하지만 이 차이가 실생활에서는 엄청나게 다르게 인식될 수 있

는데 얼굴 근육이 바로 대표적인 예이다

하지만 표정이나 얼굴의 미추(美醜)가 최소한 해부학적으로 따져 보

면 lsquo사소한 것rsquo임은 분명하다 성형수술이 널리 유행한다는 점이 이를

방증한다 얼굴의 미추를 결정하는 얼굴 근육은 우리 몸의 여느 뼈대

근육에 비해 조작하기가 상대적으로 손쉽고 위험성도 적다 특히 뼈와

연결돼 있지 않고 피부 아래 묻혀 있는 얼굴 근육들은 손을 봐도 기능

등에 큰 영향을 주지 않는다 얼굴 성형은 쉽게 할 수 있지만 몸 성형

은 엄두 내기가 어렵다는 점이 얼굴 근육과 뼈대 근육의 결정적인 차이

를 보여준다

표정이나 미추를 중시하는 인간의 속성이야 당장 어쩔 수 없을 것이

다 하지만 얼굴 근육에 과도하게 신경을 쓸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얼굴

근육이 만들어내는 갖은 조화는 문자 그대로 lsquo스킨 딥rsquo에 불과한 것들

이니까 글middot김창엽(자유기고가)

(도움말 가톨릭의대 해부학교실 이우영 교수)

보조개는 아름다운 lsquo기형rsquo이다

생활과학 이야기 13

연합

의학적으로는 lsquo선천적 기형rsquo으로 분류되는 보조개 얼굴 근육 때문에 생기는 보조개는 귀엽고 사랑스러운 이미지로 많은 사람들이 부러워한다

56 2014414 위클리 공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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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 공감 2014414 57

예년보다 빨리 꽃을 피운 왕벚나무들이 함박눈처럼 꽃잎을 날리던

날 저는 서울에서 그다지 멀지 않은 어느 강변의 습지를 찾아갔

습니다 아직 찬 기운이 가시지 않은 날씨지만 남쪽에서 불어오는 봄바

람은 솜뭉치처럼 부서진 부들의 씨앗들을 마른 갈대 사이로 어지러이

날리고 있더군요 이곳 물가에는 갯버들 꽃이 한창입니다 먹이가 부족

한 이른 봄 고맙게도 무료 급식소가 문을 연 덕분에 등에류와 벌들도

덩달아 바빠졌습니다 조만간 키버들과 선버들마저 꿀을 담뿍 머금은

향기로운 꽃을 피워내면 이곳은 온통 난리가 날 것입니다

물가에 열을 지어 선 각종 버드나무들의 연둣빛 자태를 감탄하며 바

라보고 있자니 만일 우리나라에서 lsquo생명의 나무rsquo를 꼽으라면 응당 버드

나무가 그 주인공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버드나무(류)는

그야말로 이 세상에 lsquo아낌없이 주는 나무rsquo이니까요

강변에 늘어선 버드나무들은 토양의 침식을 막아줄 뿐더러 수질 정

화에도 도움을 줍니다 풍성하게 피는 향기로운 꽃들은 굶주린 곤충들

이 춘궁기를 이겨내도록 밤낮없이 넉넉하게 꿀을 내놓습니다 또한 이

처럼 곤충이 많이 모이다 보니 이곳은 보금자리와 먹이가 필요한 작은

새들이 모여드는 곳이기도 합니다 이런 이유로 봄철의 버드나무 숲은

그야말로 생명의 발원지 같다는 생각마저 들게 합니다 이 아름다운 곳

에서 저는 문득 머나먼 두만강변의 버드나무 숲을 떠올려 보았습니다

18세기 정조 재위 시절 홍양호(洪良浩)라는 지혜롭고 유능한 관리가

있었답니다 그는 1777년 세도정치의 희생양이 되어 잠시 두만강변을

관할하는 경흥부사로 좌천된 적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는 한직에서

적당히 시간을 때우며 소일하는 대신에 장정 7500명을 동원하여 1인

당 5주의 버드나무를 두만강변에 심는 큰 공사를 벌였다고 전해집니

다 옛날에는 변방의 생활이라는 것이 지금과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힘들었을 것입니다 먹고 살기도 어려운 판에 별로 중요해 보이지 않는

일로 강제 노역까지 하게 되었으니 백성들의 원성이 그야말로 하늘을

찔렀겠지요 이를 보고 걱정한 친구가 홍양호를 간곡히 만류합니다

ldquo여보게 자네는 여기 잠시 있다가 한양으로 다시 돌아갈 사람이 아닌

가 왜 공연한 일을 벌여서 긁어 부스럼을 만드는가rdquo

현실적이고 애정 어린 친구의 충고에 대한 홍양호의 답변이 그의 저서

lt이계집(耳溪集)gt에 기록되어 있습니다 대략적인 요지는 이렇습니다

ldquo이제 내가 버드나무(류)를 심는 것에는 다섯 가지 이로움이 있어요

첫째는 우리 강역을 (오랑캐로부터) 은폐하기 위한 것이요

둘째는 말을 타고 돌격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요

셋째는 강둑이 물살에 파 먹히는 것을 대비하기 위한 것이요

넷째는 땔감용 나무를 대기 위한 것이요

다섯째는 바람을 막기 위한 것이지요

이 공사는 이처럼 백성들을 이롭게 하는 일이라오 내가 비록 여기

오래 머물지 않을지 몰라도 몇 년 지나지 않아 백성들이 그 이익을 누

리게 될 것이고 그 이로움이 백년 천년을 갈 수도 있을 텐데 내가 어찌

눈앞의 인기에 영합하여 이 일을 미루겠소rdquo

그 탁견에 감탄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자연 생태에 대한 정교한

지식 체계가 없던 그 옛날에도 슬기로운 우리 선조들은 강변을 지키는

버드나무숲의 중요성을 간과하지 않았던 것이죠 이런저런 허황한 명

분에 휩쓸려 오랜 세월 우리 곁을 지켜주었던 강변의 버드나무들이 하

루 아침에 베어져 나가고 삭막한 콘크리트 제방이 그 자리에 들어서고

있는 답답한 작금의 현실을 목도하자니 자연환경 보존과 실용성을 두

루 배려했던 옛 선조들의 지혜가 더욱 절실해지는 요즈음입니다

하천변에는 마땅히 버드나무숲이 있어야 합니다 그러면 이 고마운

나무들은 매년 봄마다 크고 작은 물줄기를 따라 세상을 황금빛으로

수놓을 것이며 전국 방방곡곡에는 생명의 교향곡이 우렁차게 울려 퍼

질 것입니다 글과 사진middot김태영(자연생태연구가middotlt한국의 나무gt 공저자)

아낌없이 주는 lsquo생명의 발원지rsquo

한국의 꽃과 나무 버드나무

lsquo생명의 나무rsquo 버드나무 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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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연사 힘주어~ 불조심

ldquo자나 깨나 불조심rdquo

lsquo불조심rsquo을 강조하는 대표적인 슬로건이다 식목일에 나무를

심는 것도 중요하지만 식목일을 전후로 해서 연중 산불이 가장 많이

발생한다고 하니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실제로 식목일에는 연평균

18건 평일의 6배에 이르는 산불이 집중적으로 발생한다는 통계치가

있다 최근에는 기후 변화로 산불이 갈수록 늘어나는 추세라고 하니

보다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기온이 높고 건조하며 바람이 강할수록

산불이 쉽게 번지는데 고온건조한 날씨 탓에 최근 식목일 즈음의 산불

발생 횟수도 1990년대에 비해 52퍼센트나 급증했다고 한다 그런 이유

에서일까 정부도 지난 1970년대부터 다양한 불조심 캠페인을 전개해

왔다

내무부(현 안전행정부)가 후원하고 한국화재보험협회가 주최한 lsquo불

조심 웅변대회rsquo 고지 광고(동아일보 1977년 10월 7일)를 보자 헤드라인

은 ldquo제1회 전국 남middot여학생(초middot중middot고) 불조심 웅변대회rdquo다 웅변대회를

개최하는 이유로 lsquo범국민적으로 방화(防火) 의식을 고취하기 위하여rsquo

라는 문구를 앞세우며 대회의 상세한 요강을 밝혔다 그 웅변대회에서

가장 강조한 것은 ldquo방화 예방 의식을 고취시키고 불조심의 생활화를

촉구하여 화재 없는 복지국가 건설에 이바지할 수 있는 내용rdquo이었다

웅변 시간은 초등부가 5분 중middot고등부가 6분이었다 웅변대회에 앞

서 lsquo원고 합격자 발표rsquo를 먼저 한 것으로 보아 예선에서 먼저 제출된 원

고를 검토해 심사를 거친 다음 그 기준을 통과한 학생들에게 본선에

나갈 기회를 주었음을 알 수 있다 본선에 진출한 학생들은 전국 방방

곡곡의 교정에서 두 주먹을 불끈 쥐고 ldquo~하자고 이 연사 소리 높여 외

칩니다 여러분rdquo 하며 목청을 돋웠을 것이다

1970년대는 lsquo웅변대회의 시절rsquo이라 할 정도로 다양한 주제의 웅변대

회가 전국적으로 열렸다 반공 웅변대회가 대표적이었지만 불조심 웅

변대회도 단골 주제였다 그 시절의 웅변대회가 학생들에게 획일적 사

고를 주입시키기 위한 관제 기획 행사라는 비판의 목소리도 있었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다 웅변대회는 학생들에게 자신감을 높여주는 동시

에 주어진 시간 안에 자신의 주장을 효율적으로 전달하는 능력을 길러

정책광고로 보는 어제와 오늘

1977년 10월 7일 동아일보에 실린 lsquo불조심 웅변대회rsquo 고지 광고 내무부(현 안전행정부)가 후원하고 한국화재보험협회가 주최하는 전국 웅변대회 참가를 위한 상세한 안내 정보가 적혀 있다

주는 생생한 프레젠테이션 교육의 현장이다 지금은 웅변대회가 많이

사라졌지만 아직도 지역의 소방서 단위로 관내 학생들을 대상으로 해

불조심 웅변대회를 개최하는 곳도 많다

나무 심기도 중요하지만 심은 나무를 화재로부터 보호하는 일은 더

더욱 중요하다 소방방재청 역시 한식날을 전후로 119소방헬기를 투입

해 산불 예방 홍보활동을 펼치고 있지만 어디까지나 한계가 있을 터

그 무렵에는 불을 피우지 말고 찬밥을 먹어야 한다는 뜻에서 한식(寒

食) 또는 냉절(冷節)이라고 날짜까지 못박았던 조상들의 지혜가 오히

려 돋보인다 기후 변화로 최근 30년 동안 봄철 기온은 평균 섭씨 06

도 올랐지만 습도는 오히려 6퍼센트 낮아져 산불이 일어날 가능성이

더 높아진 상황에서 담뱃불 같은 불씨 관리에 각별히 주의해야겠다

불조심 웅변대회는 입으로 하는 웅변이지만 몸으로 실천하는 웅변이

더 값진 웅변이 아니겠는가 ldquo꺼진 불도 다시 보자rdquo

글middot김병희(한국PR학회 회장middot서원대 광고홍보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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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 공감 2014414 59

공감카툰 파랑새를 찾아서

가장 훌륭한 지혜는 친절과 겸손이다

-탈무드

선택한 까닭글과 그림middot최영순

58-59-정책광고+공감카툰indd 59 2014-04-11 오전 20247

60 2014414 위클리 공감

무용

뮤지컬

문화공감

lt아라의 서gt

lt아라의 서gt는 설화나 민담에 등장하는 인물

을 중심으로 바다에서 탄생한 문명과 그 속에

서 살아가는 인간의 모습을 그린 공연이다 인

천시립무용단은 황해를 넘나드는 바람을 추

상적으로 표현했다 전통춤 레퍼토리에 신화

적 서사를 담아 한국 무용의 매력을 극대화했

다 초연 때 출연한 무용수들과 새로 선발된

무용수들의 기량을 견주어 보는 것도 이번 공

연 관람의 묘미가 될 것이다

기간 4월 25~26일

장소 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

문의 032-427-8401

lt비방문 탈취작전gt

트로트와 국악을 결합한 신명나는 창작뮤지

컬이다 약령시 약전골목의 오래 된 lsquo이만수

한약방rsquo은 손님이 끊일 날이 없다 인근 한약

방 사장들은 lsquo이만수 한약방rsquo엔 특별한 비방

문이 있을 거라는 결론을 내리고 lsquo이만수 한

약방rsquo의 비방문을 훔쳐낼 계획을 세우는데hellip

흥미로운 이야기를 중심으로 옛 약전골목의

풍경과 생활 모습을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기간 5월 4일까지

장소 대구 봉산문화회관 스페이스라온

문의 053-661-3500

극단

한양

레퍼

토리

신은수 작가의 역사극 시리즈 lt운현궁 오라버니gt lt봄이 사라진 계절gt을 잇는 lt거울 속의

은하수gt는 일제강점기 lsquo마지막 왕족rsquo으로 알려진 의친왕가를 소재로 시대의 격류에 휘말

린 인물의 세밀한 심리를 표현한 작품이다 1945년 해방 직전의 의친왕가 이야기를 그렸다

히로시마 원자폭탄 투하로 숨진 의친왕의 차남 이우의 장례식을 계기로 의친왕가 사람들이

한자리에 모인다 급변하는 세계 정세 속에서 조선왕조의 부활이라는 환상 속에 사는 일흔 살의

의친왕 반면 그의 장남 이건은 냉소적인 시선으로 조선의 마지막을 예감하며 아버지와 충돌한

다 의친왕과 다투고 뛰쳐나간 이건은 누군지도 모르는 생모의 행방을 찾는데hellip 극단 한양레퍼

토리 대표이자 배우인 최형인 교수가 직접 제작하고 무대에 선다 여기에 2012년 서울연극제 우

수작품상 수상작인 lt만선gt을 연출한 신동인 감독이 또 한번 연출을 맡아 더욱 관심을 모은다

일제강점기 말기 이곳에 모인 인물들은 특수한 신분으로 인해 저마다 나라의 역사를 대변하

고 있다 겉보기에는 여느 가족의 장례식과 다름없어 보이지만 그들의 갈등과 고통을 통해 자

연스럽게 관객들은 뼈아픈 우리의 역사를 절감할 수 있다 역사적 상징성과 함께 변화하는 시

대에 내몰려 갈등하고 괴로워하는 인간 본연의 모습이 공감을 자아낸다 글middot허정연 기자

기간 4월 19~27일 장소 서울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 문의 02-889-3561

의친왕의 차남 이우의 장례식을 계기로 모인 왕친들의 갈등을 소재로 시대적 아픔을 담은 연극이다

역사 앞에 갈등하는 lsquo인간의 굴레rsquo제35회 서울연극제 lt거울 속의 은하수g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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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의 책

ldquo넌나에게 모욕감을 줬어~rdquo 영화 lt달콤한 인생gt에서 배우 김영철이

했던 이 명대사는 개그프로그램에서도 패러디하는 등 대표적인

유행어가 됐다 그만큼 한국사회에서 빈번하게 겪는 감정이기도 하다 출퇴

근길 도로 위에서라든가 학교나 회사에서 생면부지의 낯선 사람들부터

심지어 가까운 가족에게까지 우리는 평범한 일상에서 lsquo모멸감rsquo을 겪는다

모멸은 lsquo업신여기고 얕잡아봄rsquo으로 풀이된다 나의 존재 가치가 부정당하

거나 격하될 때 갖는 괴로운 감정이며 인간 내면의 가장 깊숙한 곳을 파괴

한다 한국인의 일상에 만연한 lsquo모멸감rsquo의 실체를 인문학적으로 규명한 책

이 나왔다 저자는 모멸감을 분석하기 위해 뉴스 기사 TV 드라마나 영화

에서 오가는 대사 수많은 문학작품 등에서 수집한 적실한 실례와 일상생활에서 만나는 다양한

에피소드로 이야기를 이어간다

저자는 우선 모멸이 부르는 파괴력을 우려한다 ldquo우리가 일상적으로 겪는 모멸감은 흔히 lsquo정서

적인 원자폭탄rsquo이라고도 불리며 인간을 끝없는 바닥으로 추락시키기도 하고 때로는 타인과 세

상에 대한 폭력으로 발화하기도 한다rdquo

모욕을 주고받는 데는 어떠한 역사적 배경이 있을까 저자는 급변한 사회 환경 때문이라고 분

석한다 ldquo조선 시대에 형성된 귀천의식과 신분적 우열 관념은 외형을 달리한 채 끈질기게 지속되

어 왔고 산업사회 및 소비사회와 맞물려 사람들 사이에 피곤한 경쟁으로 이어졌다rdquo

이런 연장선상에서 모든 가치가 돈으로 매겨지는 자본주의의 도래가 다른 한 축을 이룬다 사

회제도와 경제력 간의 불균형 삶의 형태와 의식 사이의 불균형이 문제의 핵심이다 절대 빈곤

실업 등으로 인해 최소한의 품위를 갖출 수 없다는 것 자신이 무능하고 쓸모없는 존재라는 생

각은 큰 모멸감을 불러일으킨다 이렇게 훼손된 자아를 보상받으려는 집단 콤플렉스가 공격적

인 민족주의와 편협한 인종주의로도 나타나게 된다 이 책의 또 한 가지 새로운 시도가 있다 바

로 음악으로 표현한 모멸감이다 작곡가 유주환 선생이 이 책에서 열 군데 대목을 골라 열 개의

곡을 만들었다 책과 함께 CD로 들어 있다 음악사적으로도 불안이나 분노 고독이나 초조함 슬

픔이나 기쁨 등을 주제로 한 곡들은 많지만 모멸감을 표현한 곡은 거의 없다고 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과연 모멸감을 뛰어넘을 수 있을까 저자는 학력이나 외모 경제력 피부색

나이 등 외형적인 차이로 멸시하는 문화와 사회 풍토를 바꿔가야 한다고 말한다 또 사회와 제

도가 정비되더라도 모멸감을 아예 느끼지 않고 살기란 불가능하다 존중과 자존의 문화는 여럿

이 만드는 것이며 그 출발은 결국 자신의 내면에 있다 남을 귀하게 여기는 문화는 우리의 변화

로부터 시작된다 ldquolsquo귀rsquo는 곧 lsquo고귀하다rsquo는 뜻이고 영어로 풀이하면 lsquonoblersquo에 가장 가까울 것이다

lsquo귀rsquo만큼은 스스로 성취할 수 있다 어떤 사람은 학문을 닦음으로써 어떤 사람은 예술이나 종교

를 통해 어떤 사람은 타인에게 많은 것을 베풂으로써 삶을 고양시킬 수 있다rdquo 우리는 각자 어떤

방법으로 모멸감을 극복하고 있을까 글middot박지현 기자

단신

lt커넥톰 뇌의 지도gt승현준 지음 | 신상규 옮김김영사 | 2만3천원

1천억 우리 몸 안의 신경세포 개수다 인

간 신경세포의 모든 연결구조와 활동원리

를 파악하기 위한 사상 초유의 프로젝트

인 휴먼 커넥톰 연구의 모든 것을 다뤘다

뇌와 의식의 비밀을 밝히기 위한 흥미진

진한 실험과 놀라운 발견이 이어진다 의

학적 발전을 뛰어넘어 미래 사회에 혁명적

변화를 가져올 경이로운 도전의 과정이

생생하게 펼쳐진다

lt금융으로 본 세계사gt천위루 양천 지음 | 하진이 옮김시그마북스 | 1만7500원

금융학은 지리적 환경과 기술middot종교middot경

제체제를 망라한 집합체라고 할 수 있다

모든 금융 사건에는 사회middot경제middot문화middot역

사적 배경이 있다 이 책은 국가 인물 사

건을 시대별로 나눠 유머러스하고 유쾌

한 언어로 금융사를 들려준다 그리스

로마 프랑스 스페인 네덜란드 영국 미

국 클로비스 찰스 1세 JP 모건 소로스

튤립 거품 사우스시 거품 서브프라임

위기 등의 키워드를 일목요연하게 펼치

면서 세계 경제의 흥망성쇠를 그려냈다

모멸감 왜 느껴 나는 소중해

lt모멸감gt

김찬호 지음문학과지성사1만3500원

62-63-화제의책+디딤툰indd 62 2014-04-11 오전 20413

위클리 공감 2014414 63

디딤툰 글로벌 에티켓 173

세상에서 가장 무거운 것구성middot권우영

그림middot안종만

62-63-화제의책+디딤툰indd 63 2014-04-11 오전 20419

요행은 없더라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한 소통이 지나치게 활발하다 각종 동호회

며 동창회에서 업무 협상에 이르기까지 다채로운 채널들이 그

야말로 lsquo스마트rsquo하고 lsquo스피드rsquo 있게 실시간으로 진행된다 직접 통화하거

나 만나지 않아도 많은 정보들이 오가고 약속들이 잡히고 계획들이

세워진다 시간이 절약되기도 하지만 시시각각 lsquo띵동rsquo하는 커뮤니티 알

림 신호로 인해 업무 집중에 방해를 받기도 한다 아마도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요즘 사람들은 경험의 80퍼센트 이상을 SNS를 통해 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최근 한 친구가 자신의 어리숙함을 한탄하는 글을

SNS에 올렸다

인터넷을 검색하다가 수천만 원을 호가하는 외제 중고차를 아주 싸

게 구할 수 있다는 광고성 글을 봤다고 했다 침수되거나 사고 난 차도

아닌데 저렴하게 경매로 낙찰된 차이기에 믿을 수 있다는 내용을 보고

어처구니없게도 마음이 동했다는 것이다 게다가 그 광고문에는 단순

히 차를 파는 것이 아니라 소중한 사람과의 인연을 진실하게 만들고

싶다고 적혀 있었다 거기서 그치지 않고 딸 사진까지 곁들이며 자기

딸한테 부끄럽지 않은 아빠로 살아가고 싶은 사람이라는 말까지 덧붙

인 것을 보고는 차라리 믿고 싶은 마음이 더 강해졌다 그 친구는 전화

를 걸었고 약속을 한 후 차를 구매하러 갔다

통화한 딜러는 여기저기 친구를 데리고 다니며 몇몇 그럴 듯한 외제

차를 보여주었다 인터넷 차량은 시험 주행을 해 볼 수 없다면서 이상

없으니 빨리 사라고 지금 선택하지 않으면 후회할 거라고 한 시간 후

에는 다른 사람이 보러 오기로 예약돼 있다고 압박했다 순진한 친구

는 제정신을 차리기 어려운 지경임에도 가까스로 정신을 차려 품질 보

증을 어느 정도 해 줄 수 있느냐고 물었다 보증 기간이 없다는 답이 돌

아왔다 처음에 전화했을 때는 3개월 정도 보증해 준다고 했던 것 같아

재차 확인했다 딜러는 워낙 싸게 파는 것이라 그런 것은 해당되지 않

는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순간 이상하다 싶어 친구는 사지 않겠다고

말했다 딜러의 표정이 순간 바뀌었다 살 것처럼 이야기해 놓고 이제

와서 이러면 어떻게 하느냐 이런 인터넷 차량들은 대개 사러 오면 그

냥 계약하고 끌고 가는 게 상례인데 너무한 것 아니냐hellip 질타 내지 훈

계조였다 섬약(纖弱)한 기질의 친구는 더 당황했다

하지만 친구는 사지 않겠다는 의사를 다시 한번 표시했다 가족들의

안전을 지켜야 한다는 말도 덧붙였다 불만에 차 있던 딜러가 이내 표

정을 바꾸었다 잘 생각했다고 대부분 인터넷 보고 오는 사람들은 이

런 차의 성격을 알고 오는데 당신은 그렇지 않은 것 같았다며 정말 모

르고 온 것이냐고 물었다 친구가 광고문을 믿고 왔다고 하니까 딜러는

참 딱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이런 차는 대개 리콜된 것들로 안전을 보장할 수 없는 차들이어서 어

떤 이들은 아예 견인차를 가져와 사 간다 정상적인 차가 이런 가격이

라면 어떤 바보가 비싼 돈 들여 새 차를 사겠느냐 당신이 순진한 사람

같아서 말해 주는 것이다 그랬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딜러는 차를 팔

지 못하고 들어가면 회사에서 혼나니까 정상적인 다른 중고차로 바꾸

면 어떻겠느냐고 제안했단다 한나절 이상을 같이 다니고 또 진실까지

털어놓아 준 그 딜러에게 미안한 생각이 들고 고마운 생각도 든 나머

지 친구는 그러자고 했다 얼결에 꼭 바꿀 필요도 없는 차를 그렇게 바

꾸었다고 했다

그러고 나서 자신이 도대체 무엇을 어떻게 한 것인지 모르겠다고 자

탄했다 어리석은 짓을 한 자신을 반면교사 삼아 친구들은 그런 일에

휘말리지 말라고 덧붙였다 결국 그 친구는 평범하지만 오래 된 진리를

잠시나마 잊은 자신에 대한 반성으로 끝을 맺었다 lsquo콩 심은 데 콩 나

고 팥 심은 데 팥 난다rsquo 글middot우찬제(문학평론가middot서강대 문학부 교수)

중앙포토

소통과 공감

64 2014414 위클리 공감

64-소통과공감indd 64 2014-04-11 오전 20452 표지 253-최종indd 146 2014-04-11 오전 20821

Page 18: 위클리 공감 253호

32 2014414 위클리 공감

과학기술 여성파워시대 과학과 인문학 통섭기획특집

ldquo미국 유학시절 아이가 아플 때면 유치원을 보낼 수도 내

가 학교 수업에 빠질 수도 없어 발을 동동 구른 적이 한

두 번이 아니었어요rdquo

45년간 화학을 연구해 온 황영애(68) 상명대 명예교수는 아직

도 그 시절만 떠올리면 가슴 한 편이 쿡쿡 아려온다 함께 박사과

정을 밟은 남편은 아이 문제나 집안일에 있어서 늘 뒷전에 있는

데 반해 과학자이기 전에 lsquo엄마rsquo였던 황 교수에게는 학업과 가정

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게 여간 고된 일이 아니었다

ldquo어느 분야나 일과 가정을 양립시키는 일이 쉽진 않겠지만 과

학 분야에서도 여성에게 유리한 점은 결코 없었어요 사회생활에

있어서의 문제라기보다는 결혼이나 육아로 인한 가정의 문제였

죠 혹자는 연구직이면 그래도 좀 편하지 않으냐고도 하는데 흔

히 생각하듯 하나 더하기 하나를 해서 원하는 결과가 나오는 게

아니니까요 밤새도록 실험하는 일도 잦은데 아이를 둔 엄마로서

는 쉬운 일이 아니죠rdquo

lt세계문학전집gt 읽기를 좋아하던 부끄럼 많던 여고생은 화학

수업을 하던 총각 선생님을 짝사랑하며 흥미가 생겼다 선생님이

아닌 화학과 본격적인 사랑에 빠진 건 이듬해 대학에 입학하면

서부터다

그가 대학에 입학하던 해 서울대 화학과 정원 30명 중 여학생

은 4명뿐이었다 황 교수는 ldquo그 정도면 당시로서는 적지 않은 수rdquo

라며 ldquo진로를 정하는 데 있어 여자 동기들과 선배들의 도움을 많

이 받았다rdquo고 말했다 이공계 여대생이 극히 드물던 시절 결혼middot

육아에 대한 고민을 나눌 유일한 대상은 처지가 비슷한 동료들

뿐이었다

ldquo흔히 여성 과학자의 강점으로 섬세함을 꼽는데 저는 손끝이

야물지를 못했어요 실험할 때는 꼼꼼함이 필수인데 그렇지 못해

ldquo화학에서 인생과 인문학을 보았어요rdquo황영애 상명대 명예교수 ldquo교수법에 응용해 제자들 이해 도와 보람 느껴rdquo

공부가 힘들게 느껴질 때도 많았어요 오랫동안 공부해 온 저도

그런데 학생들은 오죽할까 싶어 어떻게 하면 좀 더 쉽고 즐겁게

가르칠 수 있을까 고민했죠rdquo

그 고민의 해답은 인생에 있었다 황 교수는 화학적 원리에 인

간 관계를 대입해 강의했다 그는 ldquo과학으로서 화학을 바라보면

어렵게 느낄 수 있는 것도 인생에 빗대면 쉽게 이해되는 부분이

많다rdquo고 설명했다

ldquo과학 대중화가 곧 과학 발전rdquohellip 중middot고교 무료강의 희망

ldquo화학은 정확한 학문이에요 하나가 모자라면 상대방에게 내 것

을 내어주는 게 기본 원리죠 어느 물질 하나 무의미한 건 없어

요 가령 촉매제를 예로 들면 촉매라는 건 두 가지 물질이 반응

할 때 그걸 도와주는 물질이에요 그 반응에 적극적으로 참여하

면서도 자체 생성물을 만들지 않는 희생적인 물질이죠 제 할 일

을 묵묵히 하면서도 과시하지 않는 모습이 우리 인생에 깨달음

을 주지 않나요rdquo

lsquo화학에서 인생을 배웠다rsquo고 말하는 제자들이 하나 둘 늘어날

때마다 그의 보람도 늘었다 제자 중에는 그의 교수법을 벤치마

킹해 교단에 선 이들도 있단다 인문학적인 강연으로 과학적 이

해를 돕는 그의 수업 방식은 어찌 보면 대립각을 세우는 일로도

보인다

그러나 그는 인문학을 넘어 종교에서도 과학적 원리를 발견한

다 뒤에서 힘을 보태주는 중성자 이야기로는 lsquo겸손rsquo을 플라스마

의 산화 정신으로는 lsquo순교자의 삶rsquo을 풀어낸다 필수원소와 독성

원소는 lsquo선을 가장한 악rsquo을 제설제와 부동액은 lsquo기도와 눈물rsquo의 의

미를 이해하게 한다

ldquolsquo과학과 종교의 만남rsquo이라면 흔히 성경에 나오는 일을 과학적

32-33-기획-황영애indd 32 2014-04-11 오전 15113

위클리 공감 2014414 33

으로 증명하는 내용일 것이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아요 하지

만 저는 종교적 현상을 설명하거나 증명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화

학이라는 학문이 신앙을 받아들이는 데 어떻게 도움이 되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어요 인문학도 그런 의미에서 과학과 대

치 관계에 있는 것이 아니라 접점에 있는 학문이라고 생각해요rdquo

황 교수는 자신의 강의 내용을 바탕으로 lt화학에서 인생을 배

우다gt lt화학에서 영성을 만나다gt라는 책을 출판했다 그 중 lt화

학에서 인생을 배우다gt는 교육부가 선정한 우수 과학도서로 꼽

히기도 했다

그는 저서를 내는 데 그치지 않고 직접 중middot고등학교를 돌며 무

료 강의를 펼치고 싶은 소망을 품고 있다 과학의 대중화가 곧 과

학의 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믿음 때문이다

ldquo과학 그 중에서도 기초과학 분야는 정말 중요한 학문입니다

기초과학이 튼튼해야 응용 분야도 발전할 수 있죠 미래 과학의

기초를 다지는 데 제가 조금이나마 역할을 할 수 있기를 바랍니

다rdquo 글middot허정연 기자

전민

규 기

황영애 명예교수는 45년간 화학을 연구middot강의한 경험을 바탕으로 과학의 대중화에 앞장섰다

32-33-기획-황영애indd 33 2014-04-11 오전 15117

34 2014414 위클리 공감

ldquo철커덩철커덩 삐이익~rdquo

4월 7일 오후 울산 동구 현대중공업 본사 건설장비 시험

장 바닷가 옆에 있는 시험장의 모래언덕에서 거친 기계음을 내

며 굴착기가 앞뒤로 흔들리고 커다란 굴착기 버킷(굴착기 앞부

분에 달려 있는 바구니 모양의 구조물)이 수차례 회전하며 흙을

퍼내는 작업을 한다 굴착기가 움직일 때마다 거센 모래바람에

눈을 뜨기 힘들 정도다

30여 분쯤 지나자 작동을 멈춘 굴착기의 운전실 문이 열리고

선글라스를 낀 채 스카프로 코와 귀를 둘러싸고 안전모를 쓴 운

전사가 내린다 영락없는 건설현장 남성의 모습 같지만 이 회사의

건설장비 설계 분야에서 금녀의 벽을 허문 건설장비개발1부 굴착

기 설계부의 이선경(39) 차장이다

이 차장은 남성의 전유물로 여겨지는 건설중장비 설계 분야에

서 우먼파워를 과시하는 여성 엔지니어다 2001년부터 현대중공

업에서 근무하고 있다 울산대에서 자동차공학을 전공한 그의

업무는 굴착기 설계 및 개발이다

남성 중심의 건설장비 설계를 선택한 데는 lsquo도전정신rsquo이 큰 영

향을 미쳤다 이 차장은 ldquo용도나 중량의 차이는 있지만 자동차나

건설장비의 기본 원리는 비슷하다rdquo며 ldquo여성이라서 하지 못할 것

이라는 선입견을 깨고 싶었다rdquo고 말했다

지금은 14년차의 베테랑 설계사가 됐지만 그의 도전은 처음부

터 녹록지 않았다 lsquo휠로더rsquo lsquo스키드로더rsquo lsquo카울링rsquo lsquo데칼rsquo 등 낯선 건

설장비 전문용어와 기계를 익히는 것에도 진땀을 뺐지만 육체적

피로감은 큰 고충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굴착기 설계 분야는 현장에서 굴착기를 직접

시운전해 보고 현장을 발로 뛰며 남성 작업자들을 만나 의견을

듣는 등 강도 높은 육체노동이 뒤따르는 업무 특성 탓에 여성과

는 특히 거리가 먼 영역으로 여겨져 왔다

과학기술 여성파워시대 현장에 산다기획특집

하지만 이 차장은 이런 선입견을 하나씩 깨뜨렸다 남자 동료

들에게 뒤지지 않기 위해 꾸준한 운동으로 체력을 다지는가 하

면 잦은 야근이나 출장 등에서도 특혜를 받지 않았다 더 나은

제품 개발을 위해 굴착기 운전자격증을 따내는 열성을 보이기도

했다

그는 ldquo설계실뿐 아니라 각종 현장에서 설계한 굴착기가 제대

로 움직이며 작동하는지를 직접 점검하는 등 꼼꼼하게 챙겨야

더 나은 굴착기를 만들 수 있기 때문에 운전자격증까지 따면서

스스로 굴착기 프로가 돼야 한다rdquo고 말했다

이 같은 그의 열정과 여성 특유의 섬세함middot꼼꼼함은 제품의 완

성도를 높이는 데 기여하고 있다 이 회사의 굴착기가 업계의 호

평을 얻은 데는 여성 설계자들의 역할이 컸다는 게 업계의 평가

다 이 차장의 손을 거친 lsquo굴착기 9시리즈rsquo는 세계적 베스트셀러이

다 국내에서는 수년째 부동의 1위를 지키고 있고 해외로도 꾸준

히 수출되는 제품이다

이 차장은 ldquo여성이 보는 관점과 남성이 보는 관점은 다르다rdquo며

ldquo유저 인터페이스를 제품에 완벽히 반영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의

견이 나와야 하는데 그런 측면에서 여성 설계자들이 긍정적 역

할을 한다rdquo고 말했다

ldquo동등한 대우 바라면 당당하고 용감하게 도전을rdquo

여성 설계자들은 개발 업무뿐만 아니라 현장이나 부서에서 활력

소로서의 역할도 톡톡히 한다

이 차장은 ldquo부서 내 여성 설계자가 5명인데 경직된 조직문화

에서 윤활유와 같은 작용을 한다rdquo며 ldquo갈등관계에 있는 발주처와

의 미팅에서는 부드러운 분위기를 만들어내고 친근한 표현과 여

유 있는 태도는 현장 근로자와의 관계 개선에도 큰 역할을 한다rdquo

고 말했다

ldquo섬세함 살려 최고 굴착기 만들어야죠rdquo현대중공업 건설중장비 설계 이선경 차장 ldquo현장을 발로 뛰느라 육체노동 강도 세요rdqu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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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 공감 2014414 35

지미

연 기

하지만 남성 중심의 조직에서 힘든 점이 없는 것도 아니다 그

는 ldquo아직까지 여성 직원의 업무능력에 대한 데이터베이스가 부족

하기 때문에 중장비 분야에 대한 여성의 이해도가 낮을 것이라

는 그리고 가정으로부터의 독립성에서도 남성에 미치지 못한다

는 선입견이 있다rdquo며 ldquo하지만 그것은 여성 스스로가 넘어야 할

산rdquo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성들이 스스로 가치관을 세우고

자신의 일에 자신감을 가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ldquo같은 월급

과 동등한 대우를 받기를 바라면서 쉬운 일만 하려고 든다면 어

떤 상사라도 중책을 맡기고 싶어하지 않을 것rdquo이라며 ldquo당당하고

용감하게 도전해야 한다rdquo고 말했다

이어 ldquo섬세하고 부드러운 여성만의 장점을 살려 건설장비 분야

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드는 것이 꿈rdquo이라며 ldquo현장에서 작업자

들과 함께 어울리며 세계 최고의 제품을 설계하고 싶다rdquo는 포부

를 밝혔다 글middot최재필 기자

현대중공업 건설장비개발1부에서 굴착기 설계를 맡고 있는 이선경 차장이 자신이 설계한 제품을 점검하고 있다

현대

중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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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2014414 위클리 공감

과학기술 여성파워시대 기술로 승부기획특집

임형미(47) 한국세라믹기술원 에코복합소재팀장은 지난

2010년부터 산업통상자원부가 추진하는 10대 핵심소재개

발(WPMmiddotWorld Premier Materials)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

다 WPM은 수송기기용 초경량 소재 친환경 스마트 표면처리 강

판과 같은 미래형 신소재들을 개발하는 프로젝트다 임 팀장은

10대 프로젝트 중 한 분야인 나노카본(탄소섬유) 사업단에서 에

너지 절감을 할 수 있는 나노복합소재를 개발하고 있다 이번 사

업단에서 몇 안 되는 여성 책임자이기도 하다 그는 ldquo최근 방열

소재가 주목받고 있는 만큼 고온에서 표면의 전기 절연성을 유지

할 수 있는 세라믹 소재를 연구한다rdquo며 ldquo정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프로젝트인 만큼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rdquo

고 말했다

세라믹은 크게 첨단세라믹과 전통세라믹으로 나뉜다 전통세

라믹은 흙이나 모래 같은 원료를 이용해 불로 구워낸 도자기나

유리 등을 말한다 첨단세라믹은 자동차와 항공우주 등 첨단 기

술을 세라믹에 접목한 소재를 말한다

한국세라믹기술원은 첨단세라믹 연구기관으로 2000년 정부

출연기관으로 출범했다 2009년부터는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기

관으로 바뀌었다 한국세라믹기술원은 에너지환경middot전자middot기초

소재 융합 분야로 나뉘어 연구하고 있다

임 팀장이 이끌고 있는 에너지소재본부 내

에코복합소재팀에서는 세라믹 원료에 해당

하는 나노입자를 더 작게 만들거나 나노입

자의 특성을 응용한 나노기술 개발에 힘쓰

고 있다

그가 2000년 한국세라믹기술원에 입사할

때만 해도 여성 과학기술 연구원은 어디에서도

ldquo나노복합소재 개발 사명감이 큽니다rdquo한국세라믹기술원 에코복합소재팀 임형미 팀장 ldquo과학기술은 가장 진실한 학문rdquo

전민규 기자

임형미 팀장은 산업통상자원부가 추진하는 10대 프로젝트 중 한 분야인 나노카본 사업단에서 책임자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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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 공감 2014414 37

보기 드물었다 또 과학기술이라고 하면 광물 자원 등과 같은 단

일 자원을 개발하는 수준이었다 그러나 한국세라믹기술원이 출

범하면서 변화를 맞았다

각 분야에서 세라믹기술원을 찾기 시작하면서다 당시 이화여

대 화학과를 졸업하고 미국에서 물리화학 박사학위를 받았던 임

팀장은 곧바로 지원했다 입사 지원 당시 전남대와 조선대에서

lsquo박사후 연구원rsquo으로 활동하고 있던 터라 전공을 살릴 수 있는 기

회였고 합격 소식을 들었다 임 팀장은 ldquo남편이 지방에서 근무했

기 때문에 주말부부로 지내야 하는 현실이었지만 남편의 전폭 적

인 지지 속에 일할 수 있게 됐다rdquo며 ldquo남편과 14년째 주말부부 생

활을 하고 있다rdquo고 말했다

ldquo기술개발로 기업middot소비자에 도움 줄 수 있어 뿌듯rdquo

임 팀장은 지난 4월 1일 수석 연구원으로 승진했을 정도로 인정

받고 있지만 그에게도 고비는 있었다 바로 2000년 분체팀으로

입사하면서다 분체(고체 입자가 많이 모여 있는 상태의 물체를

통틀어 이르는 말)는 공학 분야로 이학 전공을 한 그에게는 어려

움이 있었다

그렇게 1년 남짓 연구에 매진하고 있던 2000년 초 당시 한국세

라믹기술원장이 세라믹을 섬유에 응용할 수 있는 프로젝트 팀을

꾸리면서 기회가 온 것이다

그는 전남대에서는 흡착제와 석유화학 공정 등에 쓰이는 첨단

신소재인 제올라이트(제올라이트는 알칼리 금속 또는 알칼리토

류 금속을 함유하는 함수 알루미늄 규산염 광물의 일종) 촉매를

조선대에서는 세라믹 코팅제를 연구했다 그는 ldquo분체팀에 들어갔

지만 전공 분야가 아니어서 힘들었는데 회사에서 복합소재 개

발 얘기를 듣고 바로 참여하게 됐다rdquo고 말했다

그 이후 나노카본 복합소재 개발에 적극 뛰어들었다 그간 성

과도 있었다 대표적인 연구 성과물은 난연제(플라스틱의 내연소

성을 개량하기 위해 첨가하는 첨가제) 개발이다 예를 들어 지하

철 화재 시 인명 피해가 많은 이유는 유독가스로 인한 질식사 때

문으로 난연제 개발도 유독가스를 줄일 수 있는 방안이 된다 전

선소재도 나노입자 크기(한 변의 길이가 1천만분의 1미터 이하)의

무기물을 고르게 분사시키고 불에 잘 타지 않는 성질의 난연제

를 결합시키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임 팀장은 ldquo나노물질의 입자 크기는 눈에 보이지 않지만 나노

기술은 우리의 건강과 환경 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요한 기

술rdquo이라고 말했다

또 기업과 협업해서 개발한 연구도 있다 기술원은 개인 연구

개발도 중요하지만 기업이 필요로 하는 기술도 개발한다 그는

ldquo기술 개발을 하면 기업들에 기술을 이전하기도 하지만 자체 예

산이 많지 않아 예산 확보를 위해 기업이 의뢰한 기술을 협업해

개발하는 프로젝트가 많다rdquo고 말했다

대표적인 것 중 하나가 2012년 LG전자와 함께한 휴대폰 유리

기판 표면온도 저감용 코팅제 연구다 휴대폰을 오래 사용하다

보면 휴대폰이 발열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발열을 줄이기 위한

기술 연구를 LG전자가 의뢰하면서 연구에 매진해 발열을 줄일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현재는 LED 분야 중소기업과 LED 형광등 커버를 개발 중이

다 그는 ldquo과학기술은 측정과 관찰을 통해 결론을 얻는 만큼 정

확하고 진실한 학문rdquo이라며 ldquo기술 개발로 기업은 물론 소비자들

에게도 도움이 될 수 있어 매우 뿌듯하다rdquo고 말했다 이어 ldquo과학

기술 분야에 진출하는 여성들의 숫자가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rdquo고

덧붙였다 글middot김성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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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 2014414 위클리 공감

베트올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개와 고양이 등 반려동물들의

질병을 체크할 수 있는 진단키트를 개발하는 회사다 동

물 진단키트란 사람의 임신 진단키트와 같이 반려동물의 혈액이

나 분비물을 떨어뜨려 10분 이내에 질병 유무를 곧바로 알 수 있

게 해 주는 제품이다 한 줄이면 음성 두 줄이면 양성 반응을 나

타낸다 김정미(51) 베트올 대표는 ldquo국내에서는 잘 알려지지 않은

기업일 수 있지만 해외 동물 의료시장에서는 꽤 유명한 기업rdquo이

라고 소개했다

실제로 베트올은 107개국에 30여 개 질병 진단키트 제품을

수출한다 지난해 1분기 매출의 991퍼센트가 해외에서 나왔을

정도다 김 대표는 ldquo국내에서는 반려동물에 대해 관심 있는 질병

수가 4~5개에 불과하지만 해외에서는 사람이 가지고 있는 질병

처럼 반려동물 질병에 대한 관심이 높기 때문rdquo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창업한 지 7년 만에 세계 동물 의료시장에서 다섯 손가

락 안에 꼽히는 기업으로 성장했다 연구원과 생산직원을 다 합

쳐도 28명밖에 안 되는 기업이 말이다 2006년 12월 창업한 첫

해에도 매출을 올렸다 이에 대해 그는 ldquo좋은 물건을 빨리 만들고

잘 팔았기 때문rdquo이라고 대답했다 이런 자신감에는 그가 학교에

서 공부한 이론과 실무 경험이 바탕이 됐다

김 대표는 이화여대 생물학과를 졸업한 후 미국 오스틴 텍사

ldquo충분한 역량middot경험 쌓은 뒤 43세에 창업rdquo김정미 베트올 대표hellip 동물 질병 진단키트 개발로 7년 만에 세계 5위권 성장

지미

연 기

김정미 베트올 대표는 창업 7년 만에 반려동물의 질병 진단키트를 107개국에 수출하고 있다

과학기술 여성파워시대 과학도로 창업 도전기획특집

박상

문 기

38-39-기획-김정미indd 38 2014-04-11 오전 15411

위클리 공감 2014414 39

스주립대에서 약리middot독성학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MIT 박사후

연구원 과정을 마쳤다 한국에 들어와 1997년 국립보건원에서

책임연구원으로 근무한 뒤 바이오 업체인 바이오메드랩과 이수

그룹의 바이오 계열사인 이수앱지스에서 인체 질병과 동물 질병

연구를 했다

바이오메드랩 연구원 재직시절에는 자궁암 진단키트인 lsquo자궁

암 진단용 DNA 칩rsquo을 개발했다 한국 식약청 허가를 받아 현재

병원에서 사용되고 있다 이후 이수앱지스로 옮겨 인체 진단과

관련 제품을 연구하고 개발 판매까지 총괄하는 진단사업팀장을

5년간 지냈다 그는 ldquo국립보건원 공무원 생활을 하고 바이오 회

사에서 제품을 만들어 상용화하는 모든 과정을 경험한 것이 창

업하는 데 큰 자산이 됐다rdquo고 말했다

자신감이 생긴 김 대표는 창업을 하기로 결심했다 당시 나이

43세였다 그는 ldquo지금까지의 경험과 역량으로 충분히 승산이 있

다고 생각했다rdquo고 말했다 그는 이수앱지스에서 함께 지내온 연

구원들과 함께 힘을 모아 시작하기로 했다 그러나 제한된 자본

력과 소수 인력으로는 지금까지 했던 인체형 질병 진단키트 시장

은 어렵다고 판단했다 결국 고민 끝에 반려동물 시장으로 방향

을 틀었다 그는 ldquo동물 진단키트는 사람을 위한 키트와 기술이 유

사해 제조 원가가 비슷한 반면 판매 가격과 경쟁률은 크게 차이

가 난다rdquo고 말했다 이어 ldquo전 세계 동물시장은 해마다 10퍼센트

이상 증가하는 블루오션인 만큼 성장 가능성이 크다고 확신했

다rdquo고 덧붙였다

ldquo창업은 철저히 준비하고 정책자금 적극 이용을rdquo

그러나 어려움도 있었다 바로 연구개발비다 김 대표는 정부에서

지원받을 수 있는 방법을 알아보기 시작했다 그는 ldquo사업성이 높

은 만큼 성공할 자신이 있었다rdquo며 ldquo중소기업청 농림부(현 농림축

산식품부) 경기과학기술진흥원 등에서 내놓은 과제에 참여해

연구개발비를 확보했다rdquo고 말했다 실제로 베트올은 2007년 9월

산업자원부(현 산업통상자원부)의 lsquo신기술보육사업rsquo으로 선정돼

기술개발 자금을 지원받았고 2008년에는 중소기업청의 lsquo중소기

업기술혁신사업rsquo에 뽑혔다 김 대표는 ldquo창업을 생각한다면 우선

철저히 준비하고 정부의 정책자금을 적극 이용하라rdquo고 조언했다

지원 끝에 베트올은 lsquo개 심장사상충rsquo lsquo개 홍역rsquo lsquo개 장염rsquo 등 세 가

지 종류의 질병을 체크할 수 있는 진단키트를 개발할 수 있었다

베트올 진단키트는 국내 수의사는 물론 세계 바이어들에게 호

평을 받으면서 제품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다 이제는 lsquo어디에 팔

까rsquo 고민을 하는 게 아니라 기업에서 lsquo필요한 제품을 만들어 달라rsquo

는 주문이 들어올 정도다 빠른 시간 내 시장을 선점할 수 있었던

이유는 김 대표가 직접 제품을 들고 해외 바이어를 만나고 뛰어

다닌 덕분이다 그는 ldquo제품을 만든 사람이 가장 잘 팔 수 있다고

생각한다rdquo며 ldquo아직도 제품의 기술영업과 기술지원을 직접 하고 있

다rdquo고 말했다 베트올은 물건을 믿고 팔 수 있는 백신회사나 제약

회사 등을 선정해 계약을 맺는다 거래처가 65개사에 달한다

현재 전 세계 동물 진단키트시장 규모는 2조원이다 대표 기업

으로는 아이덱스와 헤스카 신바이오텍스 등 미국의 3개사와 유

럽의 2개사 정도다

김 대표는 ldquo우리 기업만의 기술경쟁력이 있는 만큼 몇 년 안에

아이덱스와 어깨를 견줄 수 있을 것rdquo이라고 자신했다 이어 ldquo앞으

로 진단키트뿐 아니라 진단부터 치료까지 할 수 있는 의료기기

개발에도 힘쓸 것rdquo이라고 말했다 올해에는 개와 고양이 질병 진

단키트에 이어 말에 대한 질병 진단키트를 출시할 계획이다 그

는 ldquo창업할 때 가장 시간을 많이 투자하고 전문성을 가져야 한

다rdquo며 ldquo일할 때에는 여자라는 생각을 버리고 일해야 한다rdquo고 말

했다 글middot김성희 기자

베트올이 개발한 반려동물들의 질병을 체크할 수 있는 진단키트

베트

38-39-기획-김정미indd 39 2014-04-11 오전 15414

40 2014414 위클리 공감

공감 인터뷰

인터넷 없는 세상을 상상할 수 있을까 우리 생활 전반에 자

리 잡은 인터넷 덕분에 편리한 생활을 영위하고 있지만 개

인정보 유출 바이러스 유포 등 사이버 범죄에 대한 우려도 만만

치 않다 이 같은 걱정에서 벗어날 수 있는 안전한 정보통신 사회

를 만들기 위해 활동하는 사이버 보안전문가 lsquo화이트 해커rsquo의 세

계에 뛰어든 고교생이 있다

지난 4월 2~3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전 세계 화

이트 해커들의 해킹방어기술 경연대회 lsquo코드게이트(CODEGATE)

2014rsquo 주니어부 우승자인 선린인터넷고 3학년 임정원(18) 군이다

이번 대회에는 지난 2월 온라인으로 치러진 예선전을 포함 역

대 최대 규모인 전 세계 74개국 1200개팀 2968명의 정보보안

인재들이 참가했다 lsquo코드게이트 2014rsquo에서 세계 최초로 열린 주

니어 해킹방어대회에도 24개국 378명이 참가했다

7회째인 올해 대회는 해외 참가팀의 비중이 58퍼센트였으며

지난해 개최된 세계 최대 해킹대회인 lsquo데프콘rsquo(예선참가 917개팀)

규모도 뛰어넘었다

우리나라는 단체전인 일반부에서 아쉽게도 우승팀을 내지 못

했으나 개인전인 주니어부에서 1위부터 3위까지 휩쓸었다 특히

우승자인 임 군은 총점 1340점을 획득해 880점으로 2위를 차지

한 김범수(18middot개포고 3년) 군과 큰 점수 차를 보였다

ldquo어릴 때부터 게임보다 프로그래밍에 관심이 컸어요rdquo

ldquo어릴 때 집에 있는 컴퓨터를 하면서 궁금증이 생겼어요 컴퓨터

에서 운영되는 프로그램들이 어떻게 만들어지는 걸까 하고요

그래서 초등학교 2학년 때 직접 프로그램을 만들고 싶은 마음에

혼자 책을 보면서 공부를 시작했어요rdquo

임 군은 lsquo학원을 다녔다rsquo lsquo컴퓨터를 잘하는 집안 어른에게 배웠

다rsquo 정도의 답변을 기대하며 던진 질문에 대해 lsquo독학rsquo이라는 의외올해 처음 열린 코드게이트 2014 주니어부 우승자인 임정원 군은 우리나라의 사이버 안보를 지키는 정보보안 전문가를 목표로 공부하고 있다

지미

연 기

ldquo사이버안보 지키고 싶어요rdquo선린인터넷고 임정원 군 해킹방어기술 올림픽 lsquo코드게이트 2014rsquo 주니어부 우승

40-41-공감인터뷰indd 40 2014-04-11 오전 15526

위클리 공감 2014414 41

의 답을 내놓았다 초등학교 저학년 또래라면 컴퓨터 게임이나

인터넷 검색 등에 관심을 보이는 것이 보통인데 임 군은 그것을

가능하게 만든 프로그램에 흥미를 보인 점도 남달랐다

ldquo그 당시 보던 책 중에 lt철벽보안을 위한 역공격 해킹gt이라는

책이 있었어요 그 책을 보면서 정보보안에 빠져들었고 나중에

는 책이 뜯어질 정도로 반복해서 읽었어요rdquo

남다른 관심과 열성으로 임 군은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 2년

간 서울 중부교육청의 정보영재로 중2 때는 서울대학교 과학영

재교육원 정보영재 프로그램에 선발되어 영재 교육을 받았다

ldquo책에 나온 내용들을 보면서 정보보안에 대해 본격적으로 공

부해 보고 싶은 욕심이 생겼어요rdquo

특성화고에서 체계적으로 공부할 길 찾아

임 군이 특성화고인 선린인터넷고에 진학한 것도 정보보안에 대

한 공부 욕심이 커서였다고 한다 임 군의 부모는 특목고 진학을

원했으나 ldquo본격적으로 정보보안에 대한 공부를 해 보고 싶다rdquo는

임 군의 강한 고집에 밀려 특성화고 진학을 허락했다고 한다

ldquo선린인터넷고의 교육과정과 동아리활동에 대해 알아보니 제

가 더 알고자 했던 것들을 제대로 배울 수 있을 것 같다는 기대

감이 들었어요 실제로 입학해서 공부해 보니 수업 내용이 충실

하고 동아리활동도 활발해 부족한 점을 많이 채울 수 있었어요

lsquo레이어 세븐rsquo이라는 동아리에 가입했는데 뛰어난 선배들이 문제

를 해결하는 모습을 가까이서 보고 함께 연구활동을 할 수 있어

서 너무 좋았어요rdquo

선린인터넷고에 진학해 정보보안에 대해 체계적으로 공부할

수 있는 길을 찾게 된 임 군은 각종 대회에 진출하면서 좋은 성과

도 냈다 2013년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개최한 lsquo제1회

ETRI 주니어 해킹대회rsquo에서 우승하는 등 총 7개의 해킹방어대

lsquo화이트 해커rsquo들의 축제인 코드게이트 2014의 외국인 참가자

코드

게이

트 2

014

사무

회에 참가해 그 가운데 2개 대회에서 2위에 입상하고 5개 대

회에서 1위를 하는 등 놀라운 실력을 보여주었다

ldquo대회에 나가면 내가 어느 정도 수준인지 부족한 점은 어떤

건지를 알 수 있어 좋아요 이번 대회는 세계 최초의 주니어 국제

해킹방어대회이자 제가 나갈 수 있는 마지막 주니어 대회였기에

더욱 의미가 있었는데 이렇게 좋은 성적을 거둬 정말 기뻐요rdquo

임 군은 지난해 9월부터 한국정보기술연구원(KITRI)의 차세

대 보안전문가 양성과정 베스트오브베스트(BoB)에 지원해 교육

을 받아왔다

8개월간의 교육과 프로젝트 진행 등을 통해 실력을 인정받아

120명의 교육생 중 lsquo베스트 10rsquo에 선정되어 lsquo국가대표 화이트 해커rsquo

라는 영예를 얻고 지난 3월 캐나다에서 열린 정보보안 컨퍼런스

lsquo캔섹웨스트(Cansecwest)rsquo에 참가하기도 했다

임 군은 BoB 교육과정 중 마이크로소프트사 윈도 익스플로

러 프로그램의 보안 취약점을 발견하기도 했다

ldquo아쉽게도 분석이 완료되기 전에 마이크로소프트사에서 보안

패치를 내놓아 해결이 됐어요 제가 분석하는 동안 먼저 발견한

다른 연구자가 제보를 한 거겠죠rdquo

임 군은 ldquo캐나다에서 정보보안 컨퍼런스에 참가해 최신기술에

대한 발표를 보면서 앞으로 갈 길이 멀었다는 생각이 들었다rdquo면

서 ldquo공부하면 할수록 배워야 할 것이 너무 많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rdquo고 말했다 그리고 자신의 포부를 밝혔다

ldquo여러 사람들과 함께 연구하면서 실력을 키워나가고 싶어요

그래서 대학에 진학해 정보보안을 전공하고자 합니다 기회가 주

어진다면 국가기관에서 우리나라의 사이버 안보를 지키는 일을

하고 싶습니다rdquo

한 고교생의 가슴에 사이버 보안전문가의 꿈이 영글고 있

었다 글middot이윤진 객원기자

40-41-공감인터뷰indd 41 2014-04-11 오전 15530

42 2014414 위클리 공감

스마트폰 중독hellip ldquo자녀와 함께 풀어요rdquo친밀한 소통과 사용한계 정하고 자율성 높이는 lsquo친middot한middot자rsquo 매뉴얼 보급

교육정보

지난해 이동통신 3사의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청소년(만

19세 미만) 약 540만명이 스마트폰을 갖고 있다 한국정보

화진흥원이 지난해 분석한 청소년 스마트폰 중독률(255퍼센트)

은 인터넷 중독률(117퍼센트)보다 2배 이상 높고 전년대비 71퍼

센트포인트 증가하여 성인(89퍼센트)의 29배 수준에 달했다

스마트폰에 빠지기 쉬운 청소년 자녀에게 스마트폰 사용을 줄

이라고 조절하라고 지도하는 것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24

시간 따라다니며 잔소리를 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스마트폰에 빠

져들기만 하는 자녀를 대체 어떻게 지도해야 할까

여성가족부는 청소년의 올바른 스마트폰 이용습관 형성을 효

과적으로 돕기 위해서 스마트폰 과다 이용 청소년 상담 부모교

육 치료 관련 매뉴얼을 개발하여 보급하고 있다

이 매뉴얼은 지난해 한국청소년상담복지개발원이 중심이 되어

서울대middot중앙대middot을지대 등 학계 전문가와 현장 실무자 교사 및 학

부모 등이 참여하여 제작한 것으로 lsquo스마트폰 중독 청소년 상담 매

뉴얼(개인middot집단)rsquo lsquo스마트폰 중독 청소년 부모교육 매뉴얼rsquo lsquo스마트

폰 중독 청소년 치료 매뉴얼rsquo 등 3종(4권)으로 구성되었다

ldquo스마트폰은 중독성 강한 기기임을 먼저 이해하자rdquo

lsquo상담 매뉴얼rsquo은 청소년이 스마트폰의 강박적 사용을 줄이기 위해

자신의 사용 패턴을 스스로 이해하여 조절할 수 있도록 구성돼

있다 특히 개인상담과 집단상담으로 구분해 상담효과를 높이고

상담과정에서 자율성을 높이도록 제작됐다

lsquo부모교육 매뉴얼rsquo은 부모가 스마트 기기를 이해하고 자녀가

스마트폰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도록 지도할 수 있는 lsquo친middot한middot자 스

마트폰 자기조절 양육 원리rsquo 등을 소개하고 있다

lsquo부모교육 매뉴얼rsquo은 부모들에게 먼저 자녀들이 사용하는 스마

트폰의 순기능과 역기능을 이해할 것을 권한다

스마트폰은 언제 어디서든 액정만 터치하면 스마트 세상에 들

어갈 수 있어 어느 기기보다 중독성이 심하다는 미디어 특성을

갖고 있다 발달적 특성상 청소년기는 신체적middot정신적 변화를 겪

는 시기로 청소년들이 어지러운 마음을 피하는 가장 손쉬운 방

법으로 스마트폰을 선택하고 있다 이와 함께 기질적으로 우울

증 ADHD(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를 가진 청소년들이 특히

서울 마포구 성산동 월드컵공원에서 lsquo일주일에 한 번 한 시간 스마트폰을 끄자rsquo는 스마트폰 사용 줄이기 캠페인에 참여한 청소년들 여성가족부는 청소년들이 스마트폰 사용을 자율적으로 조절하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해 부모와 상담기관용 매뉴얼을 펴냈다

연합

친 친밀하게 관계 맺기 의사소통하기

한 한계 정하고 규칙을 통해 반복 습득하기

자 자율성 책임 높이기

42-43-교육정보_스마트폰indd 42 2014-04-11 오전 15605

위클리 공감 2014414 43

매뉴얼 내려받기 여성가족부gt정책안내gt정책자료gt일반정책자료 wwwmogefgokr

스마트폰으로 인한 중독 증상

1 일상생활 장애 스마트폰으로 인해 기본적으로 해야 할 일을 못하

게 되는 것을 말한다 밤늦게까지 스마트폰을 보느라 잠을 제대로

못 자 학교에 지각을 하거나 수업에 집중하지 못하고 내내 스마트

폰만 보는 일도 있다 스마트폰을 보면서 걷다 넘어지거나 달려오

는 차를 피하지 못하는 일도 있다

2 내성 스마트폰을 사용하면 할수록 더 많이 사용해야 만족을 느끼는

증상이다 알코올 중독도 점점 많은 양의 술을 마시게 되는 병인 것처

럼 스마트폰 중독도 점점 사용 시간이 전보다 늘어난다

3 금단 스마트폰을 보고 있지 않은 동안에도 내내 스마트폰 생각만 하

게 되는 증상이다 담배를 끊으면 금단 증상이 생긴다고들 하는데 마

찬가지로 스마트폰 중독이 되면 갑자기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못하게

되거나 사용 시간을 줄이게 될 때 초조하고 불안해져서 안절부절하게

된다

4 일탈 행동 평소에 하지 않던 행동들 예를 들면 잦은 거짓말 무단 결

석 수업 빠지기 흡연 등을 한다

중독되기 쉽다

이처럼 청소년들이 스마트폰 사용을 조절하지 못하는 것은 단

순히 의지 부족만이 원인이 아니다 청소년들이 스마트폰에 빠질

수밖에 없는 여러 가지 이유들이 있고 우리 아이만 스마트폰에

빠져 허우적대는 것이 아니므로 부모는 이를 이해하고 자녀를 애

정 어린 시선으로 관심 있게 지켜봐 주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고 매뉴얼은 충고한다

부모middot자녀가 lsquo지킬 수 있는 규칙rsquo 함께 만드는 게 중요

매뉴얼은 스마트폰은 혼자 사용하는 개인 매체이므로 자녀 스스

로 조절하고자 하는 의지를 보이지 않는다면 부모의 관리middot지도

가 어렵다고 지적한다 ldquo스마트폰을 하루 몇 시간 이상 사용하면

뺏는다rdquo는 방식의 강압적인 처벌이나 규제는 자녀가 커갈수록 오

히려 부작용을 낳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그래서 자녀가 스스로 스마트폰 사용을 조절할 수 있도록 lsquo친

밀한 의사소통rsquo부터 힘쓸 것을 권한다 처벌middot규제보다 먼저 자녀

와 lsquo친밀한 의사소통rsquo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지속적인 관심과 노

력이 필요하다고 매뉴얼은 강조한다 부모middot자녀 간의 친밀한 의

사소통이 가능할 때 함께 한계와 규칙을 정하고 자녀의 조절 동

기와 자율성을 향상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규칙이 부모의 마음에 안 들더라도 자녀가 지키기 쉽게 만들

고 점차 난이도를 높이는 것이 효과적이다 또한 자녀가 스스로

의 생각이나 행동에 확신을 가질 수 있도록 신뢰와 격려가 필요

하며 피드백을 해 주는 것도 중요하다 피드백 방안으로 부모와

자녀가 합의해 상벌을 정한다 매뉴얼은 이러한 과정에서 ldquo자녀

가 제기하는 의견에 대해 변명으로 받아들이지 말고 자신의 생

각(가치 흥미)을 찾아가는 과정으로 생각하고 존중하는 태도를

가질 것rdquo을 충고하고 있다 글middot박경아 기자

(서울시교육청 2013)스마트폰 과다 사용으로 인한 학년별 유병률

10

8

6

4

2

0초등학교 4학년 중학교 1학년 고등학교 1학년 평균

091

724

886

651

(단위 )

42-43-교육정보_스마트폰indd 43 2014-04-11 오전 15606

44 2014414 위클리 공감

공공기관 지방화시대

새 둥지 7개월hellip ldquo이젠 부산 공공기관rdquo영상물등급위원회 신입직원 90퍼센트 지역인재 선발 등 현지화에 힘써

부산 이전 7개월 영상물등급위원회(이하 영등위)가 지역사

회와 빠르게 밀착하면서 성공적인 lsquo부산시대rsquo를 열고 있다

다양한 체험행사로 지역민들과의 융화에 힘쓰는가 하면 신입직

원도 부산 지역민으로 90퍼센트를 채용하는 등 과감한 변화를

시도했다

그 결과로 지난 3월 7일 대통령 직속 지역발전위원회로부터

공공기관 지방이전 우수기관 표창을 받기도 했다 이전 지역인

부산의 최초 입주기관으로 지역균형발전을 위해 선도적인 역할

을 한 공로를 인정받아서다

처음부터 순탄했던 것은 아니다 태스크포스(TF) 팀부터 공공

기관 이전의 전 과정을 지켜봐 온 경영지원실 강성우 대리는 ldquo허

허벌판에 세워질 이 건물이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몰라 막막했

다rdquo고 토로했다 청사 내부 인테리어를 고려할 때도 lsquo영화의 도시rsquo

와 국내 유일의 등급분류 기관이라는 콘셉트를 잘 살릴 수 있는

것으로 선택하는 데 머리를 싸매야 했다

가장 큰 것은 임직원들의 고충이었다 서울 상암동에 기관이

있을 때 부산으로 이전하기 어려운 직원들은 퇴사하거나 이직했

다 정든 직원들과의 이별을 감수해야 했다 임직원 가족들의 불

지난해 9월 부산에 새롭게 둥지를 튼 영상물등급위원회는 부산과의 소통과 호흡을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영상물등급위원회

44-45-공공기관 지방화시대indd 44 2014-04-11 오전 15648

위클리 공감 2014414 45

편함도 있었다 강성우 대리는 ldquo아홉 살 딸아이도 전학 오기 전 서

울 친구들하고 떨어져야 한다고 많이 칭얼대 미안했다rdquo고 말했다

ldquo부산 직원들 덕에 맛집도 알고 잘 어울려요rdquo

이전 이후 새로 채용된 14명의 신입직원 중 12명이 부산지역 인재

다 함께하는 직원들은 만족스러워한다 영화부 박경미 과장은

ldquo부산 현지 직원들 덕에 맛집도 잘 알게 되고 잘 어울릴 수 있어서

너무 좋다rdquo고 말하며 활짝 웃었다 강성우 대리도 ldquo지역민 채용은

이러한 인적 교류를 잘 활용한 성과였던 것 같다rdquo고 만족해했다

영등위는 이외에도 해운대구 재송시장과 자매 결연을 맺었다 지

역 전통시장 이용 활성화와 서민경제 촉진에 기여하기 위해서다

따뜻한 나눔 행사를 적극적으로 추진한 것도 큰 변화다 지난

해 말 보육시설인 lsquo박애원rsquo의 어린이middot청소년과 영등위 임직원 간

사랑나눔 행사로 지역과 한층 더 가까워지는 계기를 마련하기도

했다 강 대리는 ldquo임직원과 보육원 친구가 11 매칭으로 친구관계

를 맺었는데 감회가 새로웠다rdquo고 말하며 ldquo직원들 사이에서도 앞

으로 소외계층을 위해 더 힘쓰자는 내부의 변화가 보이는 것 같

아 뿌듯하다rdquo고 덧붙였다

영등위는 청소년들이 미디어를 건전하게 접할 수 있도록 독려

하는 프로그램도 추진 중이다 이를 위해 3월 13일 부산시청자미

디어센터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청소년이 영상을 활용

한 정보를 얻는 데 도움이 되고자 하는 취지다 홍보팀의 변효진

사원은 ldquo부산지역 청소년들의 창의적 문화체험 활동과 영상미디

어 이용에 대한 올바른 정보를 제공하려 한다rdquo며 ldquo앞으로 등급분

류 체험교육 지원 등 실질적인 협력도 강화할 계획rdquo이라고 말했다

영등위 직원들은 완전한 부산 정착을 위해 lsquo현지화rsquo에 더 힘쓰

겠다고 입을 모았다 박경미 과장은 ldquo영화도시 부산의 상징은 우

리 영등위의 이미지를 제고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됐다rdquo며 ldquo영등위

는 부산과의 더욱 적극적인 협력으로 부산의 공공기관이 되겠

다rdquo고 덧붙였다 글middot박지현 기자

영상물등급위원회

박선이 영상물등급위원장

ldquo 부산이 창조경제 중심지 되도록 최선rdquo

영상물등급위원회 박선이 위

원장(사진)의 발걸음이 분주

하다 지역 이전 이후 성과와

행보에 대해서 들어봤다

가장 중점을 두었던 분야와

성과를 말씀해 주세요

ldquo우리 위원회는 부산과 호흡

을 같이하는 데 초점을 맞췄

습니다 신입직원 대부분을 부산 인재로 채용하며 지역인

재 활용에 주안점을 뒀습니다 지난해 10월에는 아시아 각

국 등급분류 기관과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한국의 선진등

급분류 시스템을 알리기 위해 국제영화등급분류포럼을 열

었습니다 반응이 상당히 좋았습니다 특히 우리나라 등급

제도가 어떤 영화도 상영할 수 있는 선진적인 제도로 평가

받는 좋은 기회였습니다rdquo

현재는 어떤 활동을 추진하고 계십니까

ldquo올바른 영상문화 정착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초middot중

학생을 대상으로 한 미디어교육 교사를 대상으로 한 교원

직무연수교육 프로그램을 추진해 청소년들의 건전한 영상

문화를 도모하기 위함입니다 또한 멀티플렉스가 영화관

내 등급 표시를 확대하고 관람객들이 정확한 등급 정보를

이용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업무협력을 확대해 나갈 예정

입니다 시민 등 각계각층의 분들을 초청하여 영상물을 즐

겁게 향유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들겠습니다rdquo

향후 계획과 비전에 대해 말씀해 주세요

ldquo아시아에서 영상중심도시 부산과 한국의 위상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되고 싶습니다 창조경제의 본거지인 런던은 음

악과 미술 등 문화예술 분야를 아이디어와 접목해 새로운

국가 성장동력 산업으로 키우는 큰 성과를 냈습니다 영

화middot영상 인프라가 잘 갖춰진 부산이 창조경제 주축이 될

수 있도록 힘을 모으겠습니다rdquo

44-45-공공기관 지방화시대indd 45 2014-04-11 오전 15651

46 2014414 위클리 공감

건강

야식증후군(Night Eating Syndrome)은 저녁 7시 이후의 식사

량이 하루 전체의 50퍼센트 이상을 차지하는 증상을 가리키는

데 불면증 등 수면 장애를 동반한다 밤마다 음식이 당겨서 고민

인 야식증후군을 극복하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규칙적인 식습관과 생활습관 야식 먹는 습관을 없애기 위해서는

아침 식사는 조금이라도 챙겨 먹고 공복감이 들지 않도록 저녁

식사도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좋다 늦어도 저녁 6시 전에 식사

하는 것이 좋다

폭식을 예방하고 다이어트에 도움을 주는 숙면 잠을 잘 때 분비되

는 멜라토닌이라는 호르몬이 식욕을 억제해 다음날 폭식을 예방

하고 다이어트에도 도움을 준다 숙면 상태에 들어가면 지방 분

해에 도움이 되는 호르몬도 활발하게 분비되기 때문에 숙면을

취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빈속에 잠이 안 온다면 우유middot두유middot토마토 빈속에 잠이 안 오는

경험을 누구나 한 번쯤은 했을 것이다 그럴 때는 우유나 두유를

따뜻하게 데워 마셔보자 우유 및 두유에 많이 함유된 칼슘은 신

경안정 효과가 있어 숙면에 도움이 된다 열량이 낮은 방울토마

토도 추천한다

일조량이 부족한 겨울을 지나 봄이 되면서 lsquo계절성 우울증rsquo에 대

한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이에 하이닥 정신건강의학과 공개상담

실을 참조해 lsquo계절성 우울증rsquo의 특징과 치료에 대해 살펴보자

2주 이상 지속되면 lsquo반드시rsquo 진료 lsquo계절성 우울증rsquo은 어느 정도 예측

이 가능하기 때문에 우울한 기분 의욕상실 과다수면 등이 2주

이상 지속된다면 lsquo봄을 탄다rsquo는 말로만 넘길 것이 아니라 진료 상

담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알맞은 치료가 무엇보다 중요 lsquo계절성 우울증rsquo은 조울증 증세도 보

이기 때문에 일반적인 항우울제로만 접근하게 되면 오히려 상태

가 악화되는 경우가 있어 진단에 따라 알맞은 항우울제 처방이

필요하다

황사와 미세먼지가 많은 봄철에 특히 흔한 알레르기성 결막염 예

방법에 대한 관심이 높다 봄이 되면서 눈이 가렵고 눈곱이 끼며

눈물이 자주 난다면 알레르기성 결막염을 의심할 수 있다

침구류 일광건조는 lsquo필수rsquo 주로 눈이나 눈꺼풀의 가려움증 결막의

충혈 눈부심 눈물 흘림 증상이 발생하는 알레르기성 결막염의

예방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집먼지진드기 애완동물의 털 등 알레

르기 유발 물질에 노출되는 것을 피해야 한다 집먼지진드기는

침구나 카펫 커튼 속에 서식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일주일에

한 번 정도 정기적으로 세탁하고 햇볕이 좋은 날에 틈틈이 일광

건조를 하는 것이 좋다

손은 자주 씻고 술은 자제하고 꽃가루가 날리거나 미세먼지 농도

가 높은 날 외출 시에는 모자와 마스크를 착용하고 이물질이 낄

가능성이 높은 콘택트렌즈보다 안경을 쓰는 것이 좋다 술은 염

증을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증상이 나타난다면 자제해야 한다

근막동통증후군은 목덜미 허리 어깨 종아리 팔꿈치 안쪽 갈

비뼈 등의 부위에 주로 나타나며 근골격의 통증을 특징으로 하

는 질환이다 흔히 lsquo담이 결린다rsquo고 표현하는 증상이 바로 근막동

통증후군이다 근막동통증후군은 오랫동안 책상에 앉아 있거나

혹시 봄을 타시나요

야식증후군

계절성 우울증

알레르기성 결막염

근막동통증후군

변덕스러운 봄 날씨 번갈아 오는 황사와 미세먼지로 인해 봄나들이가 예년 같지 않다 겨우내 움츠러들었던 신체활동이 아직

왕성해지기 어려운 요즘 같은 때 겨울부터 이어진 야식 습관 계절성 우울증 오랜 실내생활로 인해 몸과 마음에 이상이 있는

지 자가 점검을 해 보자 봄볕 자외선이 더해지며 눈과 피부 관리에도 신경 써야 함은 물론이다

46-47-건강_봄철indd 46 2014-04-11 오전 15811

위클리 공감 2014414 47

두릅(춘곤증 예방middot혈당 조절) 두릅은

예로부터 그 뿌리를 달여 마시면 당

뇨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민

간 약재로 사용됐으며 나물로 먹으

면 입맛을 돋워준다 특히 봄철 나른

하고 졸음이 밀려오는 춘곤증 개선에

효과가 있다 두릅에 함유된 사포닌 성분이 체력을

회복시키고 신경을 안정시켜 피로 해소에 도움을 준다

고구마 줄기(면역 조절middot항산화 효능)

식이섬유가 풍부해 건강식으로 각

광받고 있는 고구마 줄기에는 탄

수화물middot당류middot단백질 등의 에너

지원과 칼슘middot철 등의 여러 무기물

질이 함유돼 있다 또 면역조절 능력

및 항산화 효능이 높은 것으로 알려진 클

로로겐산(chlorogenic acid)이 다량 함유돼 있다

쑥(해열middot고혈압 개선) 쑥잎에서 나는

독특한 향기는 해열작용을 하는 치

네올(Cineol)이라는 성분 때문이다

또한 면역력 향상 소화기능 강화

여성질환 개선 효과 고혈압 개선 등

의 효과도 있다

달래(식욕부진middot춘곤증 극복 효과)

비타민과 무기질이 풍부하게 함유

돼 있어 겨우내 무겁고 찌뿌둥했

던 몸에 활력을 주고 식욕부진이

나 춘곤증을 이기는 데 좋다 면

역력을 증진시키며 동맥경화 예방

에도 도움이 된다

달래는 매콤하게 무쳐 먹거나 된장찌개에 넣어 끓이면 맛이

좋으며 간장에 넣어 달래 간장양념을 만들어 먹으면 향긋한

맛이 난다

봄이면 생각나는 lsquo건강 나물rsquo 4선

같은 자세로 장시간 컴퓨터를 사용하는 등 잘못된 자세를 취할

때 근육을 과도하게 사용했을 때 외상 후 스트레스 등으로 발

생한다 깊고 쑤시는 듯하며 타는 듯한 통증이 특징이다

근막동통증후군의 약물 치료는 소염 진통제나 근육 이완제를

사용한다 마사지나 초음파를 이용한 물리 치료 레이저나 적외

선 치료기 조사 등도 효과가 있다 이밖에 수동적으로 근육을 풀

어주는 이완 요법 미지근한 습포로 찜질해 주는 도포 요법 통증

부위를 냉각시키는 냉각 요법 등으로 치료한다

아무리 감추려 해도 눈가 입가에 있는 잔주름이나 손등과 목 주

름은 lsquo관리rsquo하지 않는 한 실제 나이를 감추기가 쉽지 않다 나이를

감추기 힘든 부위별 주름 관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눈가 주름 눈가 주름을 예방middot관리하기 위해서는 보습 관리가 필

수적이다 건조하고 푸석한 환경에서 주름이 잘 생기기 때문에

보습 관리는 모든 주름 예방middot관리에 있어 가장 기초적인 부분이

다 보습크림 아이크림 자외선차단제 페이셜 오일 등을 사용하

고 각질제거 수분공급 피부혈액순환 촉진 등의 효과를 내는 스

팀타월을 이용하는 것도 효과적이다

입술middot입가 주름 입은 말하고 먹고 마시고 하품하는 등 쉴 틈이 없

을 정도로 움직임이 잦은 데다 피부가 얇고 자연적인 보습막을

생성해 주는 피지샘middot땀샘이 없어 주름이 특히 잘 생기는 부위이

다 따라서 에센스 보습크림 아이크림 자외선차단제 등을 입술

과 입가에 수시로 발라주고 빨대 사용 등 입술을 오므리는 습관

은 자제하는 것이 좋다

손등 주름 손등도 피부라는 점을 인식하고 핸드크림 보습크림

자외선차단제를 꼼꼼하게 발라 관리해야 하며 설거지나 빨래를

할 때도 장갑을 꼭 이용해야 한다

목 주름 높은 베개를 베거나 스마트폰 책 모니터 등을 볼 때 고

개를 너무 숙이는 습관이 있다면 모두 교정하는 것이 좋다 또 꼼

꼼한 클렌징과 더불어 보습크림과 자외선차단제를 잘 바르도록

한다 글middot하이닥 copy(주)엠서클 정책브리핑 (wwwkoreakr)

부위별 주름 관리법

46-47-건강_봄철indd 47 2014-04-11 오전 15814

48 2014414 위클리 공감

오는 4월 20일 한국에서 열리는 2014 국제아이스하키연맹

(IIHF) 세계선수권 디비전1 그룹A(2부 리그) 대회가 다가

오고 있다 일주일간 고양어울림누리에서 열리는 이번 대회에는

개최국 한국(세계 랭킹 23위)을 포함해 슬로베니아(14위)와 오스

트리아(16위) 헝가리(19위) 우크라이나(21위) 일본(22위) 등이

참가한다 대회 1 2위는 2015년 최상위 16개 팀이 겨루는 세계아

이스하키선수권대회로 승격한다 꼴찌를 하면 3부 리그 격인 lsquo디

비전1 그룹Brsquo로 내려간다

 한국 아이스하키는 이번 대회에 사활을 걸었다 겨울 올림픽의

꽃은 아이스하키다 개최국이 아이스하키경기에 참가하지 못한

역사는 없다 겨울 올림픽 개최국 대부분이 출전권을 자력으로

따냈다 그러나 한국의 세계 랭킹은 23위 평창올림픽이 열리는

2018년까지 11계단을 올리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지난해

IIHF는 lsquo2018년 올림픽 출전국 자격rsquo에 대한 연차총회 의제를 꺼

냈다 lsquo한국이 경기력 발전을 이룬다면 출전권을 줄 수도 있다rsquo는

애매모호한 말을 넣어놨다 김정민 대한아이스하키협회 홍보팀

장은 ldquo만약 이번 대회에서 강등되면 경기력 발전을 이루지 못했

다는 판단으로 올림픽 출전권 논의조차 못할 수 있다rdquo고 걱정했

다 한국의 기적은 가능한지 대회 참가팀의 전력을 분석했다

전력 급상승hellip 기적을 노리는 한국 대표팀

객관적 전력에서 한국은 최약체로 꼽힌다 랭킹으로도 디비전1

그룹A에서 가장 낮다 그래도 홈에서 열린다는 이점이 있다 변

선욱 한국 대표팀 감독은 디비전1 그룹A 잔류를 자신했다 그는

지난달 기자회견에서 ldquo최근 3년간 한국 아이스하키는 놀랍도록

빠르게 발전했다 기대에 부응하는 경기를 하겠다rdquo고 했다 이어

ldquo일본과 우크라이나 헝가리를 잡고 3승을 하는 것이 목표rdquo라고

덧붙였다 근거 없는 자신감이 아니다 한국은 꾸준하게 성장했

다 변 감독이 이끈 대명 상무의 돌풍도 대표팀에 자신감을 불어

넣었다 군대 팀인 대명 상무는 지난해 창단 바로 2013~2014 아

지난해 4월 16일 헝가리 부다페스트 스포르트아레나에서 열린 lsquo2013국제아이스하키연맹 세계선수권대회rsquo 디비전1 A그룹 대회 2차전에서 강호 헝가리를 상대로 막판 역전극을 펼친 한국 대표팀 선수들이 경기를 마치고 환호하고 있다

대한아이스하키협회

2부 리그 격hellip 꼴찌해 lsquo디비전1 그룹Brsquo로 강등되면 2018년 출전 lsquo먹구름rsquo

최약체라고hellip 한국 ldquo평창을 기대해rdquo

스포츠 2014 아이스하키 lsquo디비전1rsquo 세계선수권대회

48-49-스포츠_아이스하키indd 48 2014-04-11 오전 15906

위클리 공감 2014414 49

시아리그 아이스하키 정규시즌에서 2위에 올랐다

아이스하키는 보통 22~25명이 한 팀을 이룬다 대명 상무는

17명의 선수로 기적을 써냈다 조직력으로 일군 성과였다 변 감

독은 ldquo26~30세로 이뤄진 팀이다 선수들이 즐기면서 하키에 눈

을 떴다rdquo며 ldquo달리는 체력과 외국인 선수가 없는 불리함을 조직력

으로 메웠다rdquo고 평가했다

 대표팀은 대명 상무의 조직력을 그대로 가져왔다 상무에서 주

축으로 뛰던 선수들이 대표팀에 이름을 올렸다 김연아의 남자친

구로 이름값이 올라간 김원중(30middot25득점 사진 맨 뒷줄 왼쪽에서

다섯번째)을 포함해 박우상(29middot35득점)과 조민호(27middot42도움) 등

이 핵심 자원이다 여기에 귀화한 브락 라던스키(31)와 브라이언

영(28) 마이클 스위프트(27)가 대표팀 전력을 대폭 끌어올릴 것

으로 보인다

소치올림픽서 lsquo8강 기적rsquo 썼던 슬로베니아

마티야스 코피타(49) 감독이 이끄는 슬로베니아는 지난 2월 끝난

소치겨울올림픽 아이스하키에서 8강에 올랐다 기적이었다 세

계 랭킹은 14위지만 단단한 조직력을 자랑하며 슬로바키아와 오

스트리아를 꺾었다 8강에서 스웨덴에 0-5로 졌지만 가능성을

보여준 대회였다 고양 대회에서도 올림픽 8강 멤버는 그대로 유

지된다 오솔길 SBS 해설위원은 ldquo올림픽이 끝난 지 얼마 되지 않

아 조직력은 최강이라 꼽힌다rdquo고 말했다

 또 다른 상대 헝가리는 한국에 칼을 갈고 있다 지난해 헝가리

에서 열린 디비전1 그룹A에서 한국에 4-5로 역전패했기 때문이

다 헝가리는 3-1로 이기고 있다가 한국의 집중력에 무너졌다 이

패배로 헝가리는 상위리그 승격 기회를 놓쳤고 자국 팬들의 거센

항의를 받았다 이스트반 소프론(크리펠트)이 경계 대상 1호다

소프론은 독일 1부 리그(DEL)에서 8골 13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우크라이나는 현실적으로 한국이 이겨야 할 상대로 꼽힌다

그러나 뚜껑을 열어보니 만만치 않다 우크라이나는 한때 주축

선수들의 은퇴로 전력이 크게 떨어졌다 특히 NHL에서 뛰고 있

던 선수들이 대표팀 합류를 거부하며 국제무대에서 성적이 신통

치 않았다 그러나 이번 대회를 앞두고 루슬란 페도텐코(돈바스

도네츠크)와 알렉세이 포니카롭스키(SKA 상트페테르부르크) 등

NHL에서 정상에 오르기도 한 베테랑들이 합류했다 축구로 따

지면 한국의 박지성-이영표가 대표팀에 복귀한 모양새다

 한국은 지난 33년 동안 일본과의 A매치에서 단 한 번도 승리

하지 못했다 1무 18패로 무승부도 딱 한 차례 거둔 것이 전부다

한국이 쉽게 볼 수 있는 상대가 아니다 아시아 하키리그에서 우

승을 차지한 일본제지 크레인스와 오지 이글스 선수들이 주축이

다 또 독일 출신 마크 마혼 감독이 팀을 이끌며 안정감을 더하고

있다 오 해설위원은 ldquo일본은 A매치에서 한국에 한 번도 패하지

않았다는 자부심이 있다 이 자부심을 흔들 만한 경기력을 보여

주는 게 중요하다rdquo고 말했다 글middot김민규(일간스포츠 기자)

아이스하키는

한 팀에 6명hellip 20분씩 3피어리드로 경기진행

아이스하키는 길이 61미터 너비 30미터의 링크에서 펼

쳐진다 퍽(Puck)이라고 불리는 고무 원반을 하키 스틱을 이

용해 골문에 넣는 횟수를 가려 승부를 가린다 한 팀은 축구에서

골키퍼 역할을 하는 골리(Goalie)가 1명 배치되고 양쪽 날개 1명씩과

센터 1명 수비수 2명 등 모두 6명으로 구성된다 체력 소모가 심해 한 팀

이 22명으로 꾸려지고 수시로 교체가 가능하다 경기는 20분씩 3피리어

드로 진행되며 피리어드 사이에는 15분간 휴식을 취한다

 

아이스하키 세계선수권은

전년도 성적에 따라 6개 리그로 나뉘어 경기

전년도 성적에 따라 총 6개의 리그로 나뉘어 있다 1부 리그 격인 lsquo국제아

이스하키연맹(IIHF) 아이스하키 세계선수권rsquo에는 총 16개 나라가 참가한

다 8개 팀이 그룹A와 그룹B로 나뉘어 풀 리그를 치른다 각 그룹의 1~4

위는 8강 토너먼트에 진출하고 8위 2개 팀은 디비전1 그룹A로 강등된다

올해 세계선수권은 오는 5월 벨라루스에서 열린다 디비전1 그룹A B와

디비전2 그룹 A B 그리고 디비전3의 운영방식은 비슷하다 각 디비전

그룹에는 6개 팀이 참가해 풀 리그를 치른다 한국이 참가하고 있는 디

비전1 그룹A는 2부 리그로 생각하면 된다 6개 팀이 풀 리그 방식으로 경

기를 치르고 1 2위가 세계선수권으로 승격한다

48-49-스포츠_아이스하키indd 49 2014-04-11 오전 15908

50 2014414 위클리 공감

ldquo하늘이 나를 버렸을 때 나는 불을 만들었다 둥지가 되

기 위한 불 겨울의 어둠 속으로 들어가기 위한 불 보

다 더 나은 삶을 위한 불을 낮이 나에게 베풀어 준 모든 것을

나는 그 불에게 바쳤다 울창한 숲과 작은 숲 보리밭과 포도밭

을 보금자리와 새들 집과 열쇠를 벌레와 꽃들 모피들 그리고

모든 축제를(생략)rdquo

프랑스 초현실주의 대표적 시인인 폴 엘뤼아르의 시 lsquo이곳에 살

기 위하여rsquo다 이 시를 주제로 한국과 프랑스 작가가 한자리에 모

였다 환경 문제로 앓고 있는 지구를 치유하자는 메시지로 남서

울대학교와 한불협회 나로미포럼이 함께 주최한 국제교류 전시

다 프랑스 원로 작가인 장 마리 자키와 국내 유명 기업인이자 화

가인 강석진 그리고 국내 원로 도예가인 조상권이 참여했다

세 작가의 작품은 각자 개성이 두드러진다 미술평론가 서승

석은 원로 화가 장 마리 자키의 작품을 ldquo자키의 파랑은 뜨겁다

자키의 하양은 아이스크림처럼 맛있다 자키의 까망은 심연처럼

깊다 그의 붓놀림은 신들린 무희의 춤사위만큼이나 현란하고 경

건하다rdquo고 표현했다 꽃과 나무 바다 자연풍경 등을 즐겨 그리

는 자키는 독특한 미적 감각으로 자연의 맑은 색채를 표현했다

3인 3색hellip 자연을 말하다장 마리 자키middot강석진middot조상권 lt이곳에 살기 위하여gt 주제로 한국middot프랑스 국제교류전

전시

50-51-전시_한불교류전indd 50 2014-04-11 오전 15946

위클리 공감 2014414 51

정서적으로 깊은 영향을 받은 그의 고향 코르시카 섬에서 받은

영감을 아름답게 재현해 냈다

기업인이자 화가인 강석진은 고향 경북 상주의 산골 풍경으로

정겨움을 더한다 한국인의 향토적 정서로 아스라한 추억을 상기

시킨다 또 프랑스 네덜란드 티베트 등을 여행하면서 포착한 시

와 같은 섬세한 풍광을 화폭에 옮기는 데 성공했다

도예작가인 조상권은 lsquo흙과 불의 연금술사rsquo로 불린다 1967년

lsquo동백림 사건rsquo에 휘말려 30여 년간 해외를 떠돌다 1997년 귀국했

다 분단된 조국의 역사적 아픔과 민족의 한 통일에 대한 염원을

작품으로 승화시켰다 자유롭고 감수성이 풍부한 작품들을 통

해 우리 고유 전통예술의 미를 깊이 있게 다루고 현대적으로 창

조하며 독창적인 도자예술을 보여준다

세 작가의 독특한 개성은 한자리에서 호흡하며 완벽한 조화

를 이룬다 맑고 서정적인 세계를 들여다보고 있다 보면 태고의

자연이 빚어내는 감동을 느낄 수 있다 글middot박지현 기자

일정 4월 27일까지

장소 남서울대학교 아트센터 갤러리 이앙

문의 02-3672-0201 galleryiangcom

1 장 마리 자키는 독특한 감각으로 자연풍경을 재구현했다 lt경이로운 장소gt LIEU MAGIQUE

2 흙과 불의 연금술사로 불리는 조상권은 우리 고유의 전통미를 담으며 독창적인 도자예술을 보여준다 lt휴(休)gt REPOS

3 강석진은 한국인의 향토적 정서를 담은 산골 풍경을 그려 아스라한 추억을 상기시킨다 lt산 넘어 마을로 가는 길gt The road to a mountain village

4 장 마리 자키 lt여인의 꿈gt REVE DE FEMME

5 조상권 lt침향로gt TCHIMHYANGLO

6 강석진 lt미륵산에서 본 오월의 야솟골마을 전경gt View of Yasotgol village in May

➋ ➌

➍ ➎ 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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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 2014414 위클리 공감

소박한 백제의 미소에 반하고곱게 늙은 절집에 웃음이 났죠

충남 서산 아라메길 1구간

걷기 여행

52-55-걷기여행indd 52 2014-04-11 오전 20059

위클리 공감 2014414 53

아라메는 바다의 고유어 lsquo아라rsquo와 산을 뜻하는 lsquo메rsquo의 합성어다 아

라메길은 총 88킬로미터로 지선까지 합하면 모두 7개 구간이다

그 중 1구간은 유기방가옥 고풍저수지 마애여래삼존불상 보원사

지 개심사 해미읍성으로 이어진다 길이 18킬로미터의 산길을 따

라 걷고 있노라면 산자락에 살포시 앉은 다양한 문화재를 볼 수 있

다 소박한 백제의 미소에 반하고 곱게 늙은 절집에 가슴 무너지는

벅찬 감동을 만난다

꽃의 북상 속도는 하루 20킬로미터라고 한다 매일 50리 길

을 느릿느릿 걸어 올라와야 하는데 요즘은 따스한 날씨

덕에 봄꽃들이 엄청 잰걸음으로 와서 동시다발로 핀다 덩달아

봄꽃 쫓는 나그네 발걸음도 빨라졌다 3월 마지막 일요일 서산

아라메길 1구간은 온통 꽃잔치다

1구간의 시작은 유기방가옥이다 서산시 운산면 여미리 유기

방가옥은 내 고향 당진시와 가깝게 자리한다 그래서 오랜만에

고향 동무와 함께 걸었다 동무는 그 사이에 두 아이의 엄마가 돼

있었다 동무가 생기니 길에 대한 관심도 조금 달라진다 세월은

봄꽃 이름보다 봄나물 이름을 더 많이 알게 했다 잠시 걷기를 멈

추고 동무와 한적한 들판에 앉아서 밥상에 올릴 나물 한바구니

캐고 싶은 날들이다

수선화와 독특한 토담이 유명한 유기방가옥

유기방가옥은 고택을 감싸고 있는 토담이 독특하다 컵을 엎어

놓은 lsquocaprsquo 모양인데 집 뒤 비스듬한 야산을 그대로 활용해서 담을

쌓았다 산을 깎아 축단을 세우지 않았기에 뒤란이 평평하지 않

고 약 25도 정도 경사가 있다 마치 집이 산의 일부인 것처럼 자연

스럽게 지어졌다 이 가옥은 독특한 집 모양뿐만 아니라 수선화

로도 유명하다 토담 뒤 야산이 수선화 정원이다

가옥 관리인인 유기방 씨가 10년 전부터 가꾼 정원이다 해마

다 집 주변에 무리지어 핀 수선화 구근을 떼어내 옮겨 심으면서

꽃밭을 넓혔다 곱게 가꾼 수선화를 한눈에 보려면 토담 뒤 소나

무 아래가 포인트다

토담을 내려와 오른쪽으로 난 길로 향한다 옛날에 이 마을 사

람이 제주도에서 가져와 심었다는 비자나무가 한 그루 서 있다

무려 330년을 살았다고 한다 둘레가 246센티미터 높이가 20미

터다 비자나무는 남부지역이나 제주도의 해발고도가 낮은 지대

에서 자란다 어떻게 이곳에서 자랄 수 있었을까 의문이 든다 딱

딱한 잎을 살펴보며 세월의 깊이를 가늠할 뿐이다

선정묘를 지나 lsquo서산 여미리 석불입상rsquo 앞에 선다 고려시대에

만들어진 석불로 추정한다 이른 아침 누군가가 벌써 다녀갔는지

석불 앞에 생쌀이 수북하게 쌓여 있다 복을 빌기 위해 놓은 제

물이 참새에게는 오늘 한 끼 밥일 것이다 우리는 새들이 날아올

수 있게 길을 재촉한다 길은 석불 뒤 몇 그루의 소나무와 대나무

사이로 이어진다 대나무를 벗어나자 멋진 토담이 보인다 유상

묵가옥으로 이어지는 길은 보랏빛 제비꽃이 군락을 이뤘다 가

옥을 둘러보고 마을 도로를 따라 걷는다

아주머니 한 분이 밭두렁에 앉아 민들레 나물을 뜯어 박바가

지에 담는다 아주머니가 밟고 있는 밭두렁은 들꽃밭이다 냉이

는 흰 꽃을 피우고 광대나물은 진홍색 꽃을 피운다 봄까치풀은

파란 꽃을 피웠다 봄까치풀은 반가운 소식을 전해 주는 까치처

럼 들녘에 봄이 왔음을 가장 먼저 알려주는 까치 같은 존재라고

붙여진 이름이다 광대나물 꽃말은 lsquo그리운 봄rsquo이다 꽃 이름조차

1 서산 여미리 석불입상이 정겹게 반긴다

2 고풍저수지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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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 2014414 위클리 공감

봄을 알리는 전령들이다

여미리 버스정류장을 지나서 전라산 방향으로 걷는다 아라메

길 1구간은 방향표시 안내판이 잘돼 있다 안내판과 리본만 따라

가도 종착점 해미읍성에 다다를 수 있다 전라산 방향으로 따라

가는데 도로 아래에 손바닥 크기의 머위가 군락을 이룬다

ldquo머위는 새싹이 돋아나고 바로 잎이 쫙 펴지는 시기에 먹는 게

보약이래 이때가 가장 쓴맛을 내지만 입에 쓴 게 몸에 좋다는

말도 있잖아rdquo

ldquo그려 손바닥 만할 때에 쌈 싸 먹으면 쌉싸래한 게 맛있지rdquo

마애삼존불 백만불짜리 미소는 아침 30분만 허락

역천으로 향한다 작은 다리를 건너자 천길이다 천길 밑 개천 옆

으로 산책로가 조성돼 있는데 운산교까지 800미터다 운산교부

터 역천제방이 시작된다 용현계곡 입구까지 가게는 없다 운산면

에 있는 슈퍼마켓에 들러서 물과 간단한 간식을 준비한다

유기방가옥에서 운산교까지 약 29킬로미터이고 운산교에서

미평교까지 18킬로미터이다 제방은 일부 구간만 콘크리트가 깔

려 있고 딱딱한 흙길이다 미평교에서 쉰질바위 방향으로 걷는

다 역천으로 들어가지 못하게 굵은 철봉을 세워놓았다 그 옆으

로 한 사람만 다닐 수 있는 길이 50미터쯤 나 있다

이 길을 벗어나면 역천과 논 사잇길이다 길은 다시 고풍터널

을 지나게 한다 고풍터널을 지나면 바로 고풍터널 버스 정류장

이다 버스 정류장은 사거리인데 터널에서 직진하는 길이 지방도

618호 봉운로다 우리는 오른쪽 군장동1로를 따라 걷는다 군장

동1로는 고풍저수지 뒷길인데 몇 개의 펜션이 눈에 띈다 11킬로

미터 정도 걸으면 고풍저수지와 봉운로를 만난다

고풍저수지를 따라 걷는 500미터 길은 인도가 협소하기 때문

에 차를 조심하며 걷는다 lsquo아라메 솔바람길 종합 안내도rsquo를 살펴

보고 마애삼존불상으로 향한다 용현계곡 입구인 이곳에는 넓

은 주차장이 있고 식당도 있다

백제 마애불은 충청남도 지역에만 남아 있는데 서산과 태안의

마애삼존불 예산 사면석불이다 서산 마애여래삼존불상은 국보

제84호로 10미터가 넘는 거대한 암벽에 조각돼 있다 가운데 석

가여래를 기준으로 오른쪽 관음보살은 입상 왼쪽 미륵보살은 반

가사유상이다 미륵보살은 오른쪽 다리를 왼쪽 무릎 위에 올려

놓고 오른팔을 굽혀 오른쪽 뺨에 손가락을 살짝 댄 채 사색에 잠

겨 있는 자세다 삼존불은 햇빛이 비치는 방향에 따라서 온화한

미소를 띠거나 때로는 개구쟁이 같은 얼굴을 한다 백제의 미소

로 알려진 백만불짜리 미소는 오전 9시 30분에서 10시 사이에

볼 수 있다

서산 마애삼존불상에서 13킬로미터 계곡을 따라 걸으면 보원

사지이다 보원사는 통일신라시대 화엄 10찰 중 하나로 알려졌다

1천명분의 쌀을 씻었다는 석조가 있는 것을 보아 1천여 명의 승려

가 머무는 무척 큰 절이었던 것으로 짐작된다

석탑 뒤에 개심사로 이어지는 숲길을 오른다 보원사지 뒤편 숲

길 초입부터 개심사 산신각까지 쉬엄쉬엄 가더라도 약 1시간 20분

➊ ❷ 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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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 공감 2014414 55

이 걸린다 이 길은 오르막이 많아서 힘들다 좀 수월하게 걷고 싶

으면 개심사에서 보원사지로 걸어오는 게 좋다

성왕산 자락 개심사 주차장엔 봄나물 난전

개심사는 성왕산 자락에 자리한다 성왕산은 코끼리를 닮았는데

이 코끼리의 갈증을 해소하기 위해 연못을 만들었다고 한다 연못

중앙에는 외나무 다리가 놓여 있다

외나무 다리를 지나 계단을 오르면 해탈문이다 개심사는 흰겹

벚꽃이 유명하다 작은 절집에 겹벚꽃이 피면 얼마나 웅장한지 입

이 다물어지지 않을 정도다 꽃은 4월 말에 피기 시작해서 5월 5일

경에 만개한단다

우리는 개심사를 등지고 소나무숲을 벗어난다 개심사 주차장

에는 봄나물이 난전을 펼쳤다 취나물 버섯 고들빼기 냉이 달

래 머위 민들레 등 각종 나물이 말간 향내를 풍긴다

주차장을 끝까지 내려오니 오학리쉼터 해미읍성으로 가는 표

지판이 나온다 해미읍성까지 52킬로미터다 이 표지판 밑에는

아라메길 이용자 안전수칙이 나와 있다 lsquo2~3명이 동행하여 걷

기rsquo가 눈에 띈다 지금까지 온 길과 다르게 그만큼 호젓하다는 것

이다

다시 출발 시간을 확인한다 오후 3시 50분이다 해미읍성에

도착했을 때의 시간은 6시 25분이었다 난이도가 높은 길이다 초

보자는 부분 걷기를 많이 걸어본 분에게는 완주를 추천한다

글과 사진middot김연미(여행 칼럼니스트)

1 유상묵가옥 토담 뒤에 활짝 핀 수선화

2 햇볕에 따듯한 빛이 감도는 마애삼존불상

3 왕벚꽃이 만발한 충남 서산 개심사를 찾은 많은 행락객들이 꽃을 감상하고 있다

연합

남부터미널과 동서울종합터미널에서 운행 약 3시간쯤 소요된다

서산공용버스터미널 홈페이지(wwwseosanbuscokr)에 시내버스

노선과 시간표가 안내돼 있다

시내버스(서령버스middot문의 041-669-0555)에서 운산행 이용

첫차 오전 6시 45분(공휴일은 7시 5분) 막차 밤 9시 배차 간격은

40분에서 1시간 간격이다 운산면에서 여미리까지 가는 버스가

없으므로 운산면에서 택시를 이용한다 콜택시는 비싸니 인근

슈퍼마켓에서 택시 전화번호를 물어보면 된다

여행수첩

아라메길 정보

홈페이지 wwwaramegilkr

문의 충남 서산시 문화관광과 041-660-3166

유기방가옥 유기방가옥은 숙식이 가능하며 숙식객에게는 무료로 자

전거를 빌려준다 자가용을 이용할 경우 선정묘 주차장에 세우고 이동

하는 것이 좋다 해미읍성에서 선정묘까지 택시 요금은 약 2만원 해미

읍성 인근 슈퍼마켓에서 택시 전화번호를 물어보는 게 가장 빠르다

주소 충남 서산시 운산면 이문안길 70-10(운산면 여미리 203-1)

문의 041-663-4326

서산마애삼존불상 찾아가는 길 서산공용버스터미널에서 하루 5회 운

행한다 첫차 오전 9시 15분 막차 오후 6시 55분 운산면을 거쳐서 마

애삼존불상이 있는 곳까지 운행한다

유기방가옥

여미리석불입상

유상묵가옥 역천제방

쉰질바위

고풍저수지

용현계곡입구

마애여래삼존불상

보원사지

개심사

정자(조망대)

해미읍성

52-55-걷기여행indd 55 2014-04-11 오전 20122

보조개는 일종의 얼굴 근육 기형이다 부모로부터 대물림되는 까

닭에 의학적으로는 lsquo선천적 기형rsquo으로 분류된다 흥미로운 사실

은 많은 사람들이 부러워하는 기형이라는 점이다 동middot서양 또는 예나

지금을 가리지 않고 보조개는 귀엽고 사랑스러운 이미지로 통한다

보조개를 바라보는 동middot서양의 시각이 비슷한 것처럼 인간의 주요 표

정에 대한 해석은 거의 만국 공통이다 한 남미 사람이 화난 표정을 지

었다고 가정하자 아프리카인이나 유럽인 동양인 가리지 않고 그가 화

났다는 걸 알아차린다 슬프거나 행복한 표정도 마찬가지다

표정을 만들어내는 건 얼굴 근육이다 얼굴에는 20여 개의 근육이

있다 인간의 전체 근육 숫자는 기준을 정하기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640~850개 정도로 파악된다 한데 이 중 단 20개에 불과한 얼굴 근

육은 인간 근육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뼈대 근육과는 형태적으로나 기

능적으로 상당한 차이가 있다

무엇보다 눈에 띄는 차이는 얼굴 근육의 상당수가 뼈에 붙어 있지 않

고 피부 속에 묻혀 있다는 점이다 뼈대 근육은 말 그대로 대부분 근육

의 양쪽 끝이 뼈에 닿아 있거나 붙어 있다 뼈대 근육은 힘을 쓰고 움직

임을 일으키는 게 본연의 lsquo임무rsquo다

인간만큼 다양한 표정을 만들어낼 수 있는 동물은 없다 다시 말해

인간보다 얼굴 근육이 잘 발달한 생명체를 찾기는 어렵다 한데 주요

표정은 만국 공통의 lsquo보디 랭귀지rsquo이지만 얼굴 근육 하나하나의 모양

이나 위치는 사람마다 제각각이다 반면 얼굴 근육은 인간 특유의 속

성이 오랜 진화를 거쳐 반영된 일종의 lsquo화장발rsquo 근육의 성격이 짙다

인종별로도 얼굴 근육의 형태 등에 대략적인 차이가 존재한다 동양

인이 서양인보다 보통 무표정한 편이라는 주장에 동조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도 인종 간 얼굴 근육의 상이성을 암시한다 국내 한 의과대학

의 연구에 따르면 입꼬리 주변 근육의 위치와 이들이 움직이는 방향

이 동middot서양 사람들 간에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

lsquo스마일rsquo 도안의 핵심적 특징은 양쪽 입꼬리가 치켜 올라간 것이다

반대로 입꼬리가 내려가면 샐쭉하다거나 언짢은 느낌을 불러일으킨다

입꼬리를 올리고 내리는 얼굴 근육이 어떤 식으로 발달해 있느냐가 표

정 혹은 인상을 좌우할 수 있다는 뜻이다

얼굴 근육은 표정뿐만 아니라 얼굴의 미추(美醜)를 가르는 데도 큰

역할을 한다 얼굴 근육의 배치 크기 대칭성 등이 의학적인 차원에서

잘생기고 못생기고를 결정하는 데 많은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영어로

사소한 차이를 가리켜 lsquo스킨 딥(skin-deep)rsquo 즉 가죽 한 꺼풀 차이라

고 얘기하지만 이 차이가 실생활에서는 엄청나게 다르게 인식될 수 있

는데 얼굴 근육이 바로 대표적인 예이다

하지만 표정이나 얼굴의 미추(美醜)가 최소한 해부학적으로 따져 보

면 lsquo사소한 것rsquo임은 분명하다 성형수술이 널리 유행한다는 점이 이를

방증한다 얼굴의 미추를 결정하는 얼굴 근육은 우리 몸의 여느 뼈대

근육에 비해 조작하기가 상대적으로 손쉽고 위험성도 적다 특히 뼈와

연결돼 있지 않고 피부 아래 묻혀 있는 얼굴 근육들은 손을 봐도 기능

등에 큰 영향을 주지 않는다 얼굴 성형은 쉽게 할 수 있지만 몸 성형

은 엄두 내기가 어렵다는 점이 얼굴 근육과 뼈대 근육의 결정적인 차이

를 보여준다

표정이나 미추를 중시하는 인간의 속성이야 당장 어쩔 수 없을 것이

다 하지만 얼굴 근육에 과도하게 신경을 쓸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얼굴

근육이 만들어내는 갖은 조화는 문자 그대로 lsquo스킨 딥rsquo에 불과한 것들

이니까 글middot김창엽(자유기고가)

(도움말 가톨릭의대 해부학교실 이우영 교수)

보조개는 아름다운 lsquo기형rsquo이다

생활과학 이야기 13

연합

의학적으로는 lsquo선천적 기형rsquo으로 분류되는 보조개 얼굴 근육 때문에 생기는 보조개는 귀엽고 사랑스러운 이미지로 많은 사람들이 부러워한다

56 2014414 위클리 공감

56-57-생활과학13+꽃과 나무indd 56 2014-04-11 오전 20200

위클리 공감 2014414 57

예년보다 빨리 꽃을 피운 왕벚나무들이 함박눈처럼 꽃잎을 날리던

날 저는 서울에서 그다지 멀지 않은 어느 강변의 습지를 찾아갔

습니다 아직 찬 기운이 가시지 않은 날씨지만 남쪽에서 불어오는 봄바

람은 솜뭉치처럼 부서진 부들의 씨앗들을 마른 갈대 사이로 어지러이

날리고 있더군요 이곳 물가에는 갯버들 꽃이 한창입니다 먹이가 부족

한 이른 봄 고맙게도 무료 급식소가 문을 연 덕분에 등에류와 벌들도

덩달아 바빠졌습니다 조만간 키버들과 선버들마저 꿀을 담뿍 머금은

향기로운 꽃을 피워내면 이곳은 온통 난리가 날 것입니다

물가에 열을 지어 선 각종 버드나무들의 연둣빛 자태를 감탄하며 바

라보고 있자니 만일 우리나라에서 lsquo생명의 나무rsquo를 꼽으라면 응당 버드

나무가 그 주인공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버드나무(류)는

그야말로 이 세상에 lsquo아낌없이 주는 나무rsquo이니까요

강변에 늘어선 버드나무들은 토양의 침식을 막아줄 뿐더러 수질 정

화에도 도움을 줍니다 풍성하게 피는 향기로운 꽃들은 굶주린 곤충들

이 춘궁기를 이겨내도록 밤낮없이 넉넉하게 꿀을 내놓습니다 또한 이

처럼 곤충이 많이 모이다 보니 이곳은 보금자리와 먹이가 필요한 작은

새들이 모여드는 곳이기도 합니다 이런 이유로 봄철의 버드나무 숲은

그야말로 생명의 발원지 같다는 생각마저 들게 합니다 이 아름다운 곳

에서 저는 문득 머나먼 두만강변의 버드나무 숲을 떠올려 보았습니다

18세기 정조 재위 시절 홍양호(洪良浩)라는 지혜롭고 유능한 관리가

있었답니다 그는 1777년 세도정치의 희생양이 되어 잠시 두만강변을

관할하는 경흥부사로 좌천된 적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는 한직에서

적당히 시간을 때우며 소일하는 대신에 장정 7500명을 동원하여 1인

당 5주의 버드나무를 두만강변에 심는 큰 공사를 벌였다고 전해집니

다 옛날에는 변방의 생활이라는 것이 지금과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힘들었을 것입니다 먹고 살기도 어려운 판에 별로 중요해 보이지 않는

일로 강제 노역까지 하게 되었으니 백성들의 원성이 그야말로 하늘을

찔렀겠지요 이를 보고 걱정한 친구가 홍양호를 간곡히 만류합니다

ldquo여보게 자네는 여기 잠시 있다가 한양으로 다시 돌아갈 사람이 아닌

가 왜 공연한 일을 벌여서 긁어 부스럼을 만드는가rdquo

현실적이고 애정 어린 친구의 충고에 대한 홍양호의 답변이 그의 저서

lt이계집(耳溪集)gt에 기록되어 있습니다 대략적인 요지는 이렇습니다

ldquo이제 내가 버드나무(류)를 심는 것에는 다섯 가지 이로움이 있어요

첫째는 우리 강역을 (오랑캐로부터) 은폐하기 위한 것이요

둘째는 말을 타고 돌격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요

셋째는 강둑이 물살에 파 먹히는 것을 대비하기 위한 것이요

넷째는 땔감용 나무를 대기 위한 것이요

다섯째는 바람을 막기 위한 것이지요

이 공사는 이처럼 백성들을 이롭게 하는 일이라오 내가 비록 여기

오래 머물지 않을지 몰라도 몇 년 지나지 않아 백성들이 그 이익을 누

리게 될 것이고 그 이로움이 백년 천년을 갈 수도 있을 텐데 내가 어찌

눈앞의 인기에 영합하여 이 일을 미루겠소rdquo

그 탁견에 감탄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자연 생태에 대한 정교한

지식 체계가 없던 그 옛날에도 슬기로운 우리 선조들은 강변을 지키는

버드나무숲의 중요성을 간과하지 않았던 것이죠 이런저런 허황한 명

분에 휩쓸려 오랜 세월 우리 곁을 지켜주었던 강변의 버드나무들이 하

루 아침에 베어져 나가고 삭막한 콘크리트 제방이 그 자리에 들어서고

있는 답답한 작금의 현실을 목도하자니 자연환경 보존과 실용성을 두

루 배려했던 옛 선조들의 지혜가 더욱 절실해지는 요즈음입니다

하천변에는 마땅히 버드나무숲이 있어야 합니다 그러면 이 고마운

나무들은 매년 봄마다 크고 작은 물줄기를 따라 세상을 황금빛으로

수놓을 것이며 전국 방방곡곡에는 생명의 교향곡이 우렁차게 울려 퍼

질 것입니다 글과 사진middot김태영(자연생태연구가middotlt한국의 나무gt 공저자)

아낌없이 주는 lsquo생명의 발원지rsquo

한국의 꽃과 나무 버드나무

lsquo생명의 나무rsquo 버드나무 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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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연사 힘주어~ 불조심

ldquo자나 깨나 불조심rdquo

lsquo불조심rsquo을 강조하는 대표적인 슬로건이다 식목일에 나무를

심는 것도 중요하지만 식목일을 전후로 해서 연중 산불이 가장 많이

발생한다고 하니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실제로 식목일에는 연평균

18건 평일의 6배에 이르는 산불이 집중적으로 발생한다는 통계치가

있다 최근에는 기후 변화로 산불이 갈수록 늘어나는 추세라고 하니

보다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기온이 높고 건조하며 바람이 강할수록

산불이 쉽게 번지는데 고온건조한 날씨 탓에 최근 식목일 즈음의 산불

발생 횟수도 1990년대에 비해 52퍼센트나 급증했다고 한다 그런 이유

에서일까 정부도 지난 1970년대부터 다양한 불조심 캠페인을 전개해

왔다

내무부(현 안전행정부)가 후원하고 한국화재보험협회가 주최한 lsquo불

조심 웅변대회rsquo 고지 광고(동아일보 1977년 10월 7일)를 보자 헤드라인

은 ldquo제1회 전국 남middot여학생(초middot중middot고) 불조심 웅변대회rdquo다 웅변대회를

개최하는 이유로 lsquo범국민적으로 방화(防火) 의식을 고취하기 위하여rsquo

라는 문구를 앞세우며 대회의 상세한 요강을 밝혔다 그 웅변대회에서

가장 강조한 것은 ldquo방화 예방 의식을 고취시키고 불조심의 생활화를

촉구하여 화재 없는 복지국가 건설에 이바지할 수 있는 내용rdquo이었다

웅변 시간은 초등부가 5분 중middot고등부가 6분이었다 웅변대회에 앞

서 lsquo원고 합격자 발표rsquo를 먼저 한 것으로 보아 예선에서 먼저 제출된 원

고를 검토해 심사를 거친 다음 그 기준을 통과한 학생들에게 본선에

나갈 기회를 주었음을 알 수 있다 본선에 진출한 학생들은 전국 방방

곡곡의 교정에서 두 주먹을 불끈 쥐고 ldquo~하자고 이 연사 소리 높여 외

칩니다 여러분rdquo 하며 목청을 돋웠을 것이다

1970년대는 lsquo웅변대회의 시절rsquo이라 할 정도로 다양한 주제의 웅변대

회가 전국적으로 열렸다 반공 웅변대회가 대표적이었지만 불조심 웅

변대회도 단골 주제였다 그 시절의 웅변대회가 학생들에게 획일적 사

고를 주입시키기 위한 관제 기획 행사라는 비판의 목소리도 있었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다 웅변대회는 학생들에게 자신감을 높여주는 동시

에 주어진 시간 안에 자신의 주장을 효율적으로 전달하는 능력을 길러

정책광고로 보는 어제와 오늘

1977년 10월 7일 동아일보에 실린 lsquo불조심 웅변대회rsquo 고지 광고 내무부(현 안전행정부)가 후원하고 한국화재보험협회가 주최하는 전국 웅변대회 참가를 위한 상세한 안내 정보가 적혀 있다

주는 생생한 프레젠테이션 교육의 현장이다 지금은 웅변대회가 많이

사라졌지만 아직도 지역의 소방서 단위로 관내 학생들을 대상으로 해

불조심 웅변대회를 개최하는 곳도 많다

나무 심기도 중요하지만 심은 나무를 화재로부터 보호하는 일은 더

더욱 중요하다 소방방재청 역시 한식날을 전후로 119소방헬기를 투입

해 산불 예방 홍보활동을 펼치고 있지만 어디까지나 한계가 있을 터

그 무렵에는 불을 피우지 말고 찬밥을 먹어야 한다는 뜻에서 한식(寒

食) 또는 냉절(冷節)이라고 날짜까지 못박았던 조상들의 지혜가 오히

려 돋보인다 기후 변화로 최근 30년 동안 봄철 기온은 평균 섭씨 06

도 올랐지만 습도는 오히려 6퍼센트 낮아져 산불이 일어날 가능성이

더 높아진 상황에서 담뱃불 같은 불씨 관리에 각별히 주의해야겠다

불조심 웅변대회는 입으로 하는 웅변이지만 몸으로 실천하는 웅변이

더 값진 웅변이 아니겠는가 ldquo꺼진 불도 다시 보자rdquo

글middot김병희(한국PR학회 회장middot서원대 광고홍보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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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 공감 2014414 59

공감카툰 파랑새를 찾아서

가장 훌륭한 지혜는 친절과 겸손이다

-탈무드

선택한 까닭글과 그림middot최영순

58-59-정책광고+공감카툰indd 59 2014-04-11 오전 20247

60 2014414 위클리 공감

무용

뮤지컬

문화공감

lt아라의 서gt

lt아라의 서gt는 설화나 민담에 등장하는 인물

을 중심으로 바다에서 탄생한 문명과 그 속에

서 살아가는 인간의 모습을 그린 공연이다 인

천시립무용단은 황해를 넘나드는 바람을 추

상적으로 표현했다 전통춤 레퍼토리에 신화

적 서사를 담아 한국 무용의 매력을 극대화했

다 초연 때 출연한 무용수들과 새로 선발된

무용수들의 기량을 견주어 보는 것도 이번 공

연 관람의 묘미가 될 것이다

기간 4월 25~26일

장소 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

문의 032-427-8401

lt비방문 탈취작전gt

트로트와 국악을 결합한 신명나는 창작뮤지

컬이다 약령시 약전골목의 오래 된 lsquo이만수

한약방rsquo은 손님이 끊일 날이 없다 인근 한약

방 사장들은 lsquo이만수 한약방rsquo엔 특별한 비방

문이 있을 거라는 결론을 내리고 lsquo이만수 한

약방rsquo의 비방문을 훔쳐낼 계획을 세우는데hellip

흥미로운 이야기를 중심으로 옛 약전골목의

풍경과 생활 모습을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기간 5월 4일까지

장소 대구 봉산문화회관 스페이스라온

문의 053-661-3500

극단

한양

레퍼

토리

신은수 작가의 역사극 시리즈 lt운현궁 오라버니gt lt봄이 사라진 계절gt을 잇는 lt거울 속의

은하수gt는 일제강점기 lsquo마지막 왕족rsquo으로 알려진 의친왕가를 소재로 시대의 격류에 휘말

린 인물의 세밀한 심리를 표현한 작품이다 1945년 해방 직전의 의친왕가 이야기를 그렸다

히로시마 원자폭탄 투하로 숨진 의친왕의 차남 이우의 장례식을 계기로 의친왕가 사람들이

한자리에 모인다 급변하는 세계 정세 속에서 조선왕조의 부활이라는 환상 속에 사는 일흔 살의

의친왕 반면 그의 장남 이건은 냉소적인 시선으로 조선의 마지막을 예감하며 아버지와 충돌한

다 의친왕과 다투고 뛰쳐나간 이건은 누군지도 모르는 생모의 행방을 찾는데hellip 극단 한양레퍼

토리 대표이자 배우인 최형인 교수가 직접 제작하고 무대에 선다 여기에 2012년 서울연극제 우

수작품상 수상작인 lt만선gt을 연출한 신동인 감독이 또 한번 연출을 맡아 더욱 관심을 모은다

일제강점기 말기 이곳에 모인 인물들은 특수한 신분으로 인해 저마다 나라의 역사를 대변하

고 있다 겉보기에는 여느 가족의 장례식과 다름없어 보이지만 그들의 갈등과 고통을 통해 자

연스럽게 관객들은 뼈아픈 우리의 역사를 절감할 수 있다 역사적 상징성과 함께 변화하는 시

대에 내몰려 갈등하고 괴로워하는 인간 본연의 모습이 공감을 자아낸다 글middot허정연 기자

기간 4월 19~27일 장소 서울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 문의 02-889-3561

의친왕의 차남 이우의 장례식을 계기로 모인 왕친들의 갈등을 소재로 시대적 아픔을 담은 연극이다

역사 앞에 갈등하는 lsquo인간의 굴레rsquo제35회 서울연극제 lt거울 속의 은하수g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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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 2014414 위클리 공감

화제의 책

ldquo넌나에게 모욕감을 줬어~rdquo 영화 lt달콤한 인생gt에서 배우 김영철이

했던 이 명대사는 개그프로그램에서도 패러디하는 등 대표적인

유행어가 됐다 그만큼 한국사회에서 빈번하게 겪는 감정이기도 하다 출퇴

근길 도로 위에서라든가 학교나 회사에서 생면부지의 낯선 사람들부터

심지어 가까운 가족에게까지 우리는 평범한 일상에서 lsquo모멸감rsquo을 겪는다

모멸은 lsquo업신여기고 얕잡아봄rsquo으로 풀이된다 나의 존재 가치가 부정당하

거나 격하될 때 갖는 괴로운 감정이며 인간 내면의 가장 깊숙한 곳을 파괴

한다 한국인의 일상에 만연한 lsquo모멸감rsquo의 실체를 인문학적으로 규명한 책

이 나왔다 저자는 모멸감을 분석하기 위해 뉴스 기사 TV 드라마나 영화

에서 오가는 대사 수많은 문학작품 등에서 수집한 적실한 실례와 일상생활에서 만나는 다양한

에피소드로 이야기를 이어간다

저자는 우선 모멸이 부르는 파괴력을 우려한다 ldquo우리가 일상적으로 겪는 모멸감은 흔히 lsquo정서

적인 원자폭탄rsquo이라고도 불리며 인간을 끝없는 바닥으로 추락시키기도 하고 때로는 타인과 세

상에 대한 폭력으로 발화하기도 한다rdquo

모욕을 주고받는 데는 어떠한 역사적 배경이 있을까 저자는 급변한 사회 환경 때문이라고 분

석한다 ldquo조선 시대에 형성된 귀천의식과 신분적 우열 관념은 외형을 달리한 채 끈질기게 지속되

어 왔고 산업사회 및 소비사회와 맞물려 사람들 사이에 피곤한 경쟁으로 이어졌다rdquo

이런 연장선상에서 모든 가치가 돈으로 매겨지는 자본주의의 도래가 다른 한 축을 이룬다 사

회제도와 경제력 간의 불균형 삶의 형태와 의식 사이의 불균형이 문제의 핵심이다 절대 빈곤

실업 등으로 인해 최소한의 품위를 갖출 수 없다는 것 자신이 무능하고 쓸모없는 존재라는 생

각은 큰 모멸감을 불러일으킨다 이렇게 훼손된 자아를 보상받으려는 집단 콤플렉스가 공격적

인 민족주의와 편협한 인종주의로도 나타나게 된다 이 책의 또 한 가지 새로운 시도가 있다 바

로 음악으로 표현한 모멸감이다 작곡가 유주환 선생이 이 책에서 열 군데 대목을 골라 열 개의

곡을 만들었다 책과 함께 CD로 들어 있다 음악사적으로도 불안이나 분노 고독이나 초조함 슬

픔이나 기쁨 등을 주제로 한 곡들은 많지만 모멸감을 표현한 곡은 거의 없다고 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과연 모멸감을 뛰어넘을 수 있을까 저자는 학력이나 외모 경제력 피부색

나이 등 외형적인 차이로 멸시하는 문화와 사회 풍토를 바꿔가야 한다고 말한다 또 사회와 제

도가 정비되더라도 모멸감을 아예 느끼지 않고 살기란 불가능하다 존중과 자존의 문화는 여럿

이 만드는 것이며 그 출발은 결국 자신의 내면에 있다 남을 귀하게 여기는 문화는 우리의 변화

로부터 시작된다 ldquolsquo귀rsquo는 곧 lsquo고귀하다rsquo는 뜻이고 영어로 풀이하면 lsquonoblersquo에 가장 가까울 것이다

lsquo귀rsquo만큼은 스스로 성취할 수 있다 어떤 사람은 학문을 닦음으로써 어떤 사람은 예술이나 종교

를 통해 어떤 사람은 타인에게 많은 것을 베풂으로써 삶을 고양시킬 수 있다rdquo 우리는 각자 어떤

방법으로 모멸감을 극복하고 있을까 글middot박지현 기자

단신

lt커넥톰 뇌의 지도gt승현준 지음 | 신상규 옮김김영사 | 2만3천원

1천억 우리 몸 안의 신경세포 개수다 인

간 신경세포의 모든 연결구조와 활동원리

를 파악하기 위한 사상 초유의 프로젝트

인 휴먼 커넥톰 연구의 모든 것을 다뤘다

뇌와 의식의 비밀을 밝히기 위한 흥미진

진한 실험과 놀라운 발견이 이어진다 의

학적 발전을 뛰어넘어 미래 사회에 혁명적

변화를 가져올 경이로운 도전의 과정이

생생하게 펼쳐진다

lt금융으로 본 세계사gt천위루 양천 지음 | 하진이 옮김시그마북스 | 1만7500원

금융학은 지리적 환경과 기술middot종교middot경

제체제를 망라한 집합체라고 할 수 있다

모든 금융 사건에는 사회middot경제middot문화middot역

사적 배경이 있다 이 책은 국가 인물 사

건을 시대별로 나눠 유머러스하고 유쾌

한 언어로 금융사를 들려준다 그리스

로마 프랑스 스페인 네덜란드 영국 미

국 클로비스 찰스 1세 JP 모건 소로스

튤립 거품 사우스시 거품 서브프라임

위기 등의 키워드를 일목요연하게 펼치

면서 세계 경제의 흥망성쇠를 그려냈다

모멸감 왜 느껴 나는 소중해

lt모멸감gt

김찬호 지음문학과지성사1만3500원

62-63-화제의책+디딤툰indd 62 2014-04-11 오전 20413

위클리 공감 2014414 63

디딤툰 글로벌 에티켓 173

세상에서 가장 무거운 것구성middot권우영

그림middot안종만

62-63-화제의책+디딤툰indd 63 2014-04-11 오전 20419

요행은 없더라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한 소통이 지나치게 활발하다 각종 동호회

며 동창회에서 업무 협상에 이르기까지 다채로운 채널들이 그

야말로 lsquo스마트rsquo하고 lsquo스피드rsquo 있게 실시간으로 진행된다 직접 통화하거

나 만나지 않아도 많은 정보들이 오가고 약속들이 잡히고 계획들이

세워진다 시간이 절약되기도 하지만 시시각각 lsquo띵동rsquo하는 커뮤니티 알

림 신호로 인해 업무 집중에 방해를 받기도 한다 아마도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요즘 사람들은 경험의 80퍼센트 이상을 SNS를 통해 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최근 한 친구가 자신의 어리숙함을 한탄하는 글을

SNS에 올렸다

인터넷을 검색하다가 수천만 원을 호가하는 외제 중고차를 아주 싸

게 구할 수 있다는 광고성 글을 봤다고 했다 침수되거나 사고 난 차도

아닌데 저렴하게 경매로 낙찰된 차이기에 믿을 수 있다는 내용을 보고

어처구니없게도 마음이 동했다는 것이다 게다가 그 광고문에는 단순

히 차를 파는 것이 아니라 소중한 사람과의 인연을 진실하게 만들고

싶다고 적혀 있었다 거기서 그치지 않고 딸 사진까지 곁들이며 자기

딸한테 부끄럽지 않은 아빠로 살아가고 싶은 사람이라는 말까지 덧붙

인 것을 보고는 차라리 믿고 싶은 마음이 더 강해졌다 그 친구는 전화

를 걸었고 약속을 한 후 차를 구매하러 갔다

통화한 딜러는 여기저기 친구를 데리고 다니며 몇몇 그럴 듯한 외제

차를 보여주었다 인터넷 차량은 시험 주행을 해 볼 수 없다면서 이상

없으니 빨리 사라고 지금 선택하지 않으면 후회할 거라고 한 시간 후

에는 다른 사람이 보러 오기로 예약돼 있다고 압박했다 순진한 친구

는 제정신을 차리기 어려운 지경임에도 가까스로 정신을 차려 품질 보

증을 어느 정도 해 줄 수 있느냐고 물었다 보증 기간이 없다는 답이 돌

아왔다 처음에 전화했을 때는 3개월 정도 보증해 준다고 했던 것 같아

재차 확인했다 딜러는 워낙 싸게 파는 것이라 그런 것은 해당되지 않

는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순간 이상하다 싶어 친구는 사지 않겠다고

말했다 딜러의 표정이 순간 바뀌었다 살 것처럼 이야기해 놓고 이제

와서 이러면 어떻게 하느냐 이런 인터넷 차량들은 대개 사러 오면 그

냥 계약하고 끌고 가는 게 상례인데 너무한 것 아니냐hellip 질타 내지 훈

계조였다 섬약(纖弱)한 기질의 친구는 더 당황했다

하지만 친구는 사지 않겠다는 의사를 다시 한번 표시했다 가족들의

안전을 지켜야 한다는 말도 덧붙였다 불만에 차 있던 딜러가 이내 표

정을 바꾸었다 잘 생각했다고 대부분 인터넷 보고 오는 사람들은 이

런 차의 성격을 알고 오는데 당신은 그렇지 않은 것 같았다며 정말 모

르고 온 것이냐고 물었다 친구가 광고문을 믿고 왔다고 하니까 딜러는

참 딱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이런 차는 대개 리콜된 것들로 안전을 보장할 수 없는 차들이어서 어

떤 이들은 아예 견인차를 가져와 사 간다 정상적인 차가 이런 가격이

라면 어떤 바보가 비싼 돈 들여 새 차를 사겠느냐 당신이 순진한 사람

같아서 말해 주는 것이다 그랬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딜러는 차를 팔

지 못하고 들어가면 회사에서 혼나니까 정상적인 다른 중고차로 바꾸

면 어떻겠느냐고 제안했단다 한나절 이상을 같이 다니고 또 진실까지

털어놓아 준 그 딜러에게 미안한 생각이 들고 고마운 생각도 든 나머

지 친구는 그러자고 했다 얼결에 꼭 바꿀 필요도 없는 차를 그렇게 바

꾸었다고 했다

그러고 나서 자신이 도대체 무엇을 어떻게 한 것인지 모르겠다고 자

탄했다 어리석은 짓을 한 자신을 반면교사 삼아 친구들은 그런 일에

휘말리지 말라고 덧붙였다 결국 그 친구는 평범하지만 오래 된 진리를

잠시나마 잊은 자신에 대한 반성으로 끝을 맺었다 lsquo콩 심은 데 콩 나

고 팥 심은 데 팥 난다rsquo 글middot우찬제(문학평론가middot서강대 문학부 교수)

중앙포토

소통과 공감

64 2014414 위클리 공감

64-소통과공감indd 64 2014-04-11 오전 20452 표지 253-최종indd 146 2014-04-11 오전 20821

Page 19: 위클리 공감 253호

34 2014414 위클리 공감

ldquo철커덩철커덩 삐이익~rdquo

4월 7일 오후 울산 동구 현대중공업 본사 건설장비 시험

장 바닷가 옆에 있는 시험장의 모래언덕에서 거친 기계음을 내

며 굴착기가 앞뒤로 흔들리고 커다란 굴착기 버킷(굴착기 앞부

분에 달려 있는 바구니 모양의 구조물)이 수차례 회전하며 흙을

퍼내는 작업을 한다 굴착기가 움직일 때마다 거센 모래바람에

눈을 뜨기 힘들 정도다

30여 분쯤 지나자 작동을 멈춘 굴착기의 운전실 문이 열리고

선글라스를 낀 채 스카프로 코와 귀를 둘러싸고 안전모를 쓴 운

전사가 내린다 영락없는 건설현장 남성의 모습 같지만 이 회사의

건설장비 설계 분야에서 금녀의 벽을 허문 건설장비개발1부 굴착

기 설계부의 이선경(39) 차장이다

이 차장은 남성의 전유물로 여겨지는 건설중장비 설계 분야에

서 우먼파워를 과시하는 여성 엔지니어다 2001년부터 현대중공

업에서 근무하고 있다 울산대에서 자동차공학을 전공한 그의

업무는 굴착기 설계 및 개발이다

남성 중심의 건설장비 설계를 선택한 데는 lsquo도전정신rsquo이 큰 영

향을 미쳤다 이 차장은 ldquo용도나 중량의 차이는 있지만 자동차나

건설장비의 기본 원리는 비슷하다rdquo며 ldquo여성이라서 하지 못할 것

이라는 선입견을 깨고 싶었다rdquo고 말했다

지금은 14년차의 베테랑 설계사가 됐지만 그의 도전은 처음부

터 녹록지 않았다 lsquo휠로더rsquo lsquo스키드로더rsquo lsquo카울링rsquo lsquo데칼rsquo 등 낯선 건

설장비 전문용어와 기계를 익히는 것에도 진땀을 뺐지만 육체적

피로감은 큰 고충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굴착기 설계 분야는 현장에서 굴착기를 직접

시운전해 보고 현장을 발로 뛰며 남성 작업자들을 만나 의견을

듣는 등 강도 높은 육체노동이 뒤따르는 업무 특성 탓에 여성과

는 특히 거리가 먼 영역으로 여겨져 왔다

과학기술 여성파워시대 현장에 산다기획특집

하지만 이 차장은 이런 선입견을 하나씩 깨뜨렸다 남자 동료

들에게 뒤지지 않기 위해 꾸준한 운동으로 체력을 다지는가 하

면 잦은 야근이나 출장 등에서도 특혜를 받지 않았다 더 나은

제품 개발을 위해 굴착기 운전자격증을 따내는 열성을 보이기도

했다

그는 ldquo설계실뿐 아니라 각종 현장에서 설계한 굴착기가 제대

로 움직이며 작동하는지를 직접 점검하는 등 꼼꼼하게 챙겨야

더 나은 굴착기를 만들 수 있기 때문에 운전자격증까지 따면서

스스로 굴착기 프로가 돼야 한다rdquo고 말했다

이 같은 그의 열정과 여성 특유의 섬세함middot꼼꼼함은 제품의 완

성도를 높이는 데 기여하고 있다 이 회사의 굴착기가 업계의 호

평을 얻은 데는 여성 설계자들의 역할이 컸다는 게 업계의 평가

다 이 차장의 손을 거친 lsquo굴착기 9시리즈rsquo는 세계적 베스트셀러이

다 국내에서는 수년째 부동의 1위를 지키고 있고 해외로도 꾸준

히 수출되는 제품이다

이 차장은 ldquo여성이 보는 관점과 남성이 보는 관점은 다르다rdquo며

ldquo유저 인터페이스를 제품에 완벽히 반영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의

견이 나와야 하는데 그런 측면에서 여성 설계자들이 긍정적 역

할을 한다rdquo고 말했다

ldquo동등한 대우 바라면 당당하고 용감하게 도전을rdquo

여성 설계자들은 개발 업무뿐만 아니라 현장이나 부서에서 활력

소로서의 역할도 톡톡히 한다

이 차장은 ldquo부서 내 여성 설계자가 5명인데 경직된 조직문화

에서 윤활유와 같은 작용을 한다rdquo며 ldquo갈등관계에 있는 발주처와

의 미팅에서는 부드러운 분위기를 만들어내고 친근한 표현과 여

유 있는 태도는 현장 근로자와의 관계 개선에도 큰 역할을 한다rdquo

고 말했다

ldquo섬세함 살려 최고 굴착기 만들어야죠rdquo현대중공업 건설중장비 설계 이선경 차장 ldquo현장을 발로 뛰느라 육체노동 강도 세요rdquo

34-35-기획-이선경indd 34 2014-04-11 오전 15220

위클리 공감 2014414 35

지미

연 기

하지만 남성 중심의 조직에서 힘든 점이 없는 것도 아니다 그

는 ldquo아직까지 여성 직원의 업무능력에 대한 데이터베이스가 부족

하기 때문에 중장비 분야에 대한 여성의 이해도가 낮을 것이라

는 그리고 가정으로부터의 독립성에서도 남성에 미치지 못한다

는 선입견이 있다rdquo며 ldquo하지만 그것은 여성 스스로가 넘어야 할

산rdquo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성들이 스스로 가치관을 세우고

자신의 일에 자신감을 가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ldquo같은 월급

과 동등한 대우를 받기를 바라면서 쉬운 일만 하려고 든다면 어

떤 상사라도 중책을 맡기고 싶어하지 않을 것rdquo이라며 ldquo당당하고

용감하게 도전해야 한다rdquo고 말했다

이어 ldquo섬세하고 부드러운 여성만의 장점을 살려 건설장비 분야

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드는 것이 꿈rdquo이라며 ldquo현장에서 작업자

들과 함께 어울리며 세계 최고의 제품을 설계하고 싶다rdquo는 포부

를 밝혔다 글middot최재필 기자

현대중공업 건설장비개발1부에서 굴착기 설계를 맡고 있는 이선경 차장이 자신이 설계한 제품을 점검하고 있다

현대

중공

34-35-기획-이선경indd 35 2014-04-11 오전 15225

36 2014414 위클리 공감

과학기술 여성파워시대 기술로 승부기획특집

임형미(47) 한국세라믹기술원 에코복합소재팀장은 지난

2010년부터 산업통상자원부가 추진하는 10대 핵심소재개

발(WPMmiddotWorld Premier Materials)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

다 WPM은 수송기기용 초경량 소재 친환경 스마트 표면처리 강

판과 같은 미래형 신소재들을 개발하는 프로젝트다 임 팀장은

10대 프로젝트 중 한 분야인 나노카본(탄소섬유) 사업단에서 에

너지 절감을 할 수 있는 나노복합소재를 개발하고 있다 이번 사

업단에서 몇 안 되는 여성 책임자이기도 하다 그는 ldquo최근 방열

소재가 주목받고 있는 만큼 고온에서 표면의 전기 절연성을 유지

할 수 있는 세라믹 소재를 연구한다rdquo며 ldquo정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프로젝트인 만큼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rdquo

고 말했다

세라믹은 크게 첨단세라믹과 전통세라믹으로 나뉜다 전통세

라믹은 흙이나 모래 같은 원료를 이용해 불로 구워낸 도자기나

유리 등을 말한다 첨단세라믹은 자동차와 항공우주 등 첨단 기

술을 세라믹에 접목한 소재를 말한다

한국세라믹기술원은 첨단세라믹 연구기관으로 2000년 정부

출연기관으로 출범했다 2009년부터는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기

관으로 바뀌었다 한국세라믹기술원은 에너지환경middot전자middot기초

소재 융합 분야로 나뉘어 연구하고 있다

임 팀장이 이끌고 있는 에너지소재본부 내

에코복합소재팀에서는 세라믹 원료에 해당

하는 나노입자를 더 작게 만들거나 나노입

자의 특성을 응용한 나노기술 개발에 힘쓰

고 있다

그가 2000년 한국세라믹기술원에 입사할

때만 해도 여성 과학기술 연구원은 어디에서도

ldquo나노복합소재 개발 사명감이 큽니다rdquo한국세라믹기술원 에코복합소재팀 임형미 팀장 ldquo과학기술은 가장 진실한 학문rdquo

전민규 기자

임형미 팀장은 산업통상자원부가 추진하는 10대 프로젝트 중 한 분야인 나노카본 사업단에서 책임자로 활동하고 있다

36-37-기획-임형미indd 36 2014-04-11 오전 15310

위클리 공감 2014414 37

보기 드물었다 또 과학기술이라고 하면 광물 자원 등과 같은 단

일 자원을 개발하는 수준이었다 그러나 한국세라믹기술원이 출

범하면서 변화를 맞았다

각 분야에서 세라믹기술원을 찾기 시작하면서다 당시 이화여

대 화학과를 졸업하고 미국에서 물리화학 박사학위를 받았던 임

팀장은 곧바로 지원했다 입사 지원 당시 전남대와 조선대에서

lsquo박사후 연구원rsquo으로 활동하고 있던 터라 전공을 살릴 수 있는 기

회였고 합격 소식을 들었다 임 팀장은 ldquo남편이 지방에서 근무했

기 때문에 주말부부로 지내야 하는 현실이었지만 남편의 전폭 적

인 지지 속에 일할 수 있게 됐다rdquo며 ldquo남편과 14년째 주말부부 생

활을 하고 있다rdquo고 말했다

ldquo기술개발로 기업middot소비자에 도움 줄 수 있어 뿌듯rdquo

임 팀장은 지난 4월 1일 수석 연구원으로 승진했을 정도로 인정

받고 있지만 그에게도 고비는 있었다 바로 2000년 분체팀으로

입사하면서다 분체(고체 입자가 많이 모여 있는 상태의 물체를

통틀어 이르는 말)는 공학 분야로 이학 전공을 한 그에게는 어려

움이 있었다

그렇게 1년 남짓 연구에 매진하고 있던 2000년 초 당시 한국세

라믹기술원장이 세라믹을 섬유에 응용할 수 있는 프로젝트 팀을

꾸리면서 기회가 온 것이다

그는 전남대에서는 흡착제와 석유화학 공정 등에 쓰이는 첨단

신소재인 제올라이트(제올라이트는 알칼리 금속 또는 알칼리토

류 금속을 함유하는 함수 알루미늄 규산염 광물의 일종) 촉매를

조선대에서는 세라믹 코팅제를 연구했다 그는 ldquo분체팀에 들어갔

지만 전공 분야가 아니어서 힘들었는데 회사에서 복합소재 개

발 얘기를 듣고 바로 참여하게 됐다rdquo고 말했다

그 이후 나노카본 복합소재 개발에 적극 뛰어들었다 그간 성

과도 있었다 대표적인 연구 성과물은 난연제(플라스틱의 내연소

성을 개량하기 위해 첨가하는 첨가제) 개발이다 예를 들어 지하

철 화재 시 인명 피해가 많은 이유는 유독가스로 인한 질식사 때

문으로 난연제 개발도 유독가스를 줄일 수 있는 방안이 된다 전

선소재도 나노입자 크기(한 변의 길이가 1천만분의 1미터 이하)의

무기물을 고르게 분사시키고 불에 잘 타지 않는 성질의 난연제

를 결합시키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임 팀장은 ldquo나노물질의 입자 크기는 눈에 보이지 않지만 나노

기술은 우리의 건강과 환경 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요한 기

술rdquo이라고 말했다

또 기업과 협업해서 개발한 연구도 있다 기술원은 개인 연구

개발도 중요하지만 기업이 필요로 하는 기술도 개발한다 그는

ldquo기술 개발을 하면 기업들에 기술을 이전하기도 하지만 자체 예

산이 많지 않아 예산 확보를 위해 기업이 의뢰한 기술을 협업해

개발하는 프로젝트가 많다rdquo고 말했다

대표적인 것 중 하나가 2012년 LG전자와 함께한 휴대폰 유리

기판 표면온도 저감용 코팅제 연구다 휴대폰을 오래 사용하다

보면 휴대폰이 발열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발열을 줄이기 위한

기술 연구를 LG전자가 의뢰하면서 연구에 매진해 발열을 줄일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현재는 LED 분야 중소기업과 LED 형광등 커버를 개발 중이

다 그는 ldquo과학기술은 측정과 관찰을 통해 결론을 얻는 만큼 정

확하고 진실한 학문rdquo이라며 ldquo기술 개발로 기업은 물론 소비자들

에게도 도움이 될 수 있어 매우 뿌듯하다rdquo고 말했다 이어 ldquo과학

기술 분야에 진출하는 여성들의 숫자가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rdquo고

덧붙였다 글middot김성희 기자

36-37-기획-임형미indd 37 2014-04-11 오전 15313

38 2014414 위클리 공감

베트올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개와 고양이 등 반려동물들의

질병을 체크할 수 있는 진단키트를 개발하는 회사다 동

물 진단키트란 사람의 임신 진단키트와 같이 반려동물의 혈액이

나 분비물을 떨어뜨려 10분 이내에 질병 유무를 곧바로 알 수 있

게 해 주는 제품이다 한 줄이면 음성 두 줄이면 양성 반응을 나

타낸다 김정미(51) 베트올 대표는 ldquo국내에서는 잘 알려지지 않은

기업일 수 있지만 해외 동물 의료시장에서는 꽤 유명한 기업rdquo이

라고 소개했다

실제로 베트올은 107개국에 30여 개 질병 진단키트 제품을

수출한다 지난해 1분기 매출의 991퍼센트가 해외에서 나왔을

정도다 김 대표는 ldquo국내에서는 반려동물에 대해 관심 있는 질병

수가 4~5개에 불과하지만 해외에서는 사람이 가지고 있는 질병

처럼 반려동물 질병에 대한 관심이 높기 때문rdquo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창업한 지 7년 만에 세계 동물 의료시장에서 다섯 손가

락 안에 꼽히는 기업으로 성장했다 연구원과 생산직원을 다 합

쳐도 28명밖에 안 되는 기업이 말이다 2006년 12월 창업한 첫

해에도 매출을 올렸다 이에 대해 그는 ldquo좋은 물건을 빨리 만들고

잘 팔았기 때문rdquo이라고 대답했다 이런 자신감에는 그가 학교에

서 공부한 이론과 실무 경험이 바탕이 됐다

김 대표는 이화여대 생물학과를 졸업한 후 미국 오스틴 텍사

ldquo충분한 역량middot경험 쌓은 뒤 43세에 창업rdquo김정미 베트올 대표hellip 동물 질병 진단키트 개발로 7년 만에 세계 5위권 성장

지미

연 기

김정미 베트올 대표는 창업 7년 만에 반려동물의 질병 진단키트를 107개국에 수출하고 있다

과학기술 여성파워시대 과학도로 창업 도전기획특집

박상

문 기

38-39-기획-김정미indd 38 2014-04-11 오전 15411

위클리 공감 2014414 39

스주립대에서 약리middot독성학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MIT 박사후

연구원 과정을 마쳤다 한국에 들어와 1997년 국립보건원에서

책임연구원으로 근무한 뒤 바이오 업체인 바이오메드랩과 이수

그룹의 바이오 계열사인 이수앱지스에서 인체 질병과 동물 질병

연구를 했다

바이오메드랩 연구원 재직시절에는 자궁암 진단키트인 lsquo자궁

암 진단용 DNA 칩rsquo을 개발했다 한국 식약청 허가를 받아 현재

병원에서 사용되고 있다 이후 이수앱지스로 옮겨 인체 진단과

관련 제품을 연구하고 개발 판매까지 총괄하는 진단사업팀장을

5년간 지냈다 그는 ldquo국립보건원 공무원 생활을 하고 바이오 회

사에서 제품을 만들어 상용화하는 모든 과정을 경험한 것이 창

업하는 데 큰 자산이 됐다rdquo고 말했다

자신감이 생긴 김 대표는 창업을 하기로 결심했다 당시 나이

43세였다 그는 ldquo지금까지의 경험과 역량으로 충분히 승산이 있

다고 생각했다rdquo고 말했다 그는 이수앱지스에서 함께 지내온 연

구원들과 함께 힘을 모아 시작하기로 했다 그러나 제한된 자본

력과 소수 인력으로는 지금까지 했던 인체형 질병 진단키트 시장

은 어렵다고 판단했다 결국 고민 끝에 반려동물 시장으로 방향

을 틀었다 그는 ldquo동물 진단키트는 사람을 위한 키트와 기술이 유

사해 제조 원가가 비슷한 반면 판매 가격과 경쟁률은 크게 차이

가 난다rdquo고 말했다 이어 ldquo전 세계 동물시장은 해마다 10퍼센트

이상 증가하는 블루오션인 만큼 성장 가능성이 크다고 확신했

다rdquo고 덧붙였다

ldquo창업은 철저히 준비하고 정책자금 적극 이용을rdquo

그러나 어려움도 있었다 바로 연구개발비다 김 대표는 정부에서

지원받을 수 있는 방법을 알아보기 시작했다 그는 ldquo사업성이 높

은 만큼 성공할 자신이 있었다rdquo며 ldquo중소기업청 농림부(현 농림축

산식품부) 경기과학기술진흥원 등에서 내놓은 과제에 참여해

연구개발비를 확보했다rdquo고 말했다 실제로 베트올은 2007년 9월

산업자원부(현 산업통상자원부)의 lsquo신기술보육사업rsquo으로 선정돼

기술개발 자금을 지원받았고 2008년에는 중소기업청의 lsquo중소기

업기술혁신사업rsquo에 뽑혔다 김 대표는 ldquo창업을 생각한다면 우선

철저히 준비하고 정부의 정책자금을 적극 이용하라rdquo고 조언했다

지원 끝에 베트올은 lsquo개 심장사상충rsquo lsquo개 홍역rsquo lsquo개 장염rsquo 등 세 가

지 종류의 질병을 체크할 수 있는 진단키트를 개발할 수 있었다

베트올 진단키트는 국내 수의사는 물론 세계 바이어들에게 호

평을 받으면서 제품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다 이제는 lsquo어디에 팔

까rsquo 고민을 하는 게 아니라 기업에서 lsquo필요한 제품을 만들어 달라rsquo

는 주문이 들어올 정도다 빠른 시간 내 시장을 선점할 수 있었던

이유는 김 대표가 직접 제품을 들고 해외 바이어를 만나고 뛰어

다닌 덕분이다 그는 ldquo제품을 만든 사람이 가장 잘 팔 수 있다고

생각한다rdquo며 ldquo아직도 제품의 기술영업과 기술지원을 직접 하고 있

다rdquo고 말했다 베트올은 물건을 믿고 팔 수 있는 백신회사나 제약

회사 등을 선정해 계약을 맺는다 거래처가 65개사에 달한다

현재 전 세계 동물 진단키트시장 규모는 2조원이다 대표 기업

으로는 아이덱스와 헤스카 신바이오텍스 등 미국의 3개사와 유

럽의 2개사 정도다

김 대표는 ldquo우리 기업만의 기술경쟁력이 있는 만큼 몇 년 안에

아이덱스와 어깨를 견줄 수 있을 것rdquo이라고 자신했다 이어 ldquo앞으

로 진단키트뿐 아니라 진단부터 치료까지 할 수 있는 의료기기

개발에도 힘쓸 것rdquo이라고 말했다 올해에는 개와 고양이 질병 진

단키트에 이어 말에 대한 질병 진단키트를 출시할 계획이다 그

는 ldquo창업할 때 가장 시간을 많이 투자하고 전문성을 가져야 한

다rdquo며 ldquo일할 때에는 여자라는 생각을 버리고 일해야 한다rdquo고 말

했다 글middot김성희 기자

베트올이 개발한 반려동물들의 질병을 체크할 수 있는 진단키트

베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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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 2014414 위클리 공감

공감 인터뷰

인터넷 없는 세상을 상상할 수 있을까 우리 생활 전반에 자

리 잡은 인터넷 덕분에 편리한 생활을 영위하고 있지만 개

인정보 유출 바이러스 유포 등 사이버 범죄에 대한 우려도 만만

치 않다 이 같은 걱정에서 벗어날 수 있는 안전한 정보통신 사회

를 만들기 위해 활동하는 사이버 보안전문가 lsquo화이트 해커rsquo의 세

계에 뛰어든 고교생이 있다

지난 4월 2~3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전 세계 화

이트 해커들의 해킹방어기술 경연대회 lsquo코드게이트(CODEGATE)

2014rsquo 주니어부 우승자인 선린인터넷고 3학년 임정원(18) 군이다

이번 대회에는 지난 2월 온라인으로 치러진 예선전을 포함 역

대 최대 규모인 전 세계 74개국 1200개팀 2968명의 정보보안

인재들이 참가했다 lsquo코드게이트 2014rsquo에서 세계 최초로 열린 주

니어 해킹방어대회에도 24개국 378명이 참가했다

7회째인 올해 대회는 해외 참가팀의 비중이 58퍼센트였으며

지난해 개최된 세계 최대 해킹대회인 lsquo데프콘rsquo(예선참가 917개팀)

규모도 뛰어넘었다

우리나라는 단체전인 일반부에서 아쉽게도 우승팀을 내지 못

했으나 개인전인 주니어부에서 1위부터 3위까지 휩쓸었다 특히

우승자인 임 군은 총점 1340점을 획득해 880점으로 2위를 차지

한 김범수(18middot개포고 3년) 군과 큰 점수 차를 보였다

ldquo어릴 때부터 게임보다 프로그래밍에 관심이 컸어요rdquo

ldquo어릴 때 집에 있는 컴퓨터를 하면서 궁금증이 생겼어요 컴퓨터

에서 운영되는 프로그램들이 어떻게 만들어지는 걸까 하고요

그래서 초등학교 2학년 때 직접 프로그램을 만들고 싶은 마음에

혼자 책을 보면서 공부를 시작했어요rdquo

임 군은 lsquo학원을 다녔다rsquo lsquo컴퓨터를 잘하는 집안 어른에게 배웠

다rsquo 정도의 답변을 기대하며 던진 질문에 대해 lsquo독학rsquo이라는 의외올해 처음 열린 코드게이트 2014 주니어부 우승자인 임정원 군은 우리나라의 사이버 안보를 지키는 정보보안 전문가를 목표로 공부하고 있다

지미

연 기

ldquo사이버안보 지키고 싶어요rdquo선린인터넷고 임정원 군 해킹방어기술 올림픽 lsquo코드게이트 2014rsquo 주니어부 우승

40-41-공감인터뷰indd 40 2014-04-11 오전 15526

위클리 공감 2014414 41

의 답을 내놓았다 초등학교 저학년 또래라면 컴퓨터 게임이나

인터넷 검색 등에 관심을 보이는 것이 보통인데 임 군은 그것을

가능하게 만든 프로그램에 흥미를 보인 점도 남달랐다

ldquo그 당시 보던 책 중에 lt철벽보안을 위한 역공격 해킹gt이라는

책이 있었어요 그 책을 보면서 정보보안에 빠져들었고 나중에

는 책이 뜯어질 정도로 반복해서 읽었어요rdquo

남다른 관심과 열성으로 임 군은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 2년

간 서울 중부교육청의 정보영재로 중2 때는 서울대학교 과학영

재교육원 정보영재 프로그램에 선발되어 영재 교육을 받았다

ldquo책에 나온 내용들을 보면서 정보보안에 대해 본격적으로 공

부해 보고 싶은 욕심이 생겼어요rdquo

특성화고에서 체계적으로 공부할 길 찾아

임 군이 특성화고인 선린인터넷고에 진학한 것도 정보보안에 대

한 공부 욕심이 커서였다고 한다 임 군의 부모는 특목고 진학을

원했으나 ldquo본격적으로 정보보안에 대한 공부를 해 보고 싶다rdquo는

임 군의 강한 고집에 밀려 특성화고 진학을 허락했다고 한다

ldquo선린인터넷고의 교육과정과 동아리활동에 대해 알아보니 제

가 더 알고자 했던 것들을 제대로 배울 수 있을 것 같다는 기대

감이 들었어요 실제로 입학해서 공부해 보니 수업 내용이 충실

하고 동아리활동도 활발해 부족한 점을 많이 채울 수 있었어요

lsquo레이어 세븐rsquo이라는 동아리에 가입했는데 뛰어난 선배들이 문제

를 해결하는 모습을 가까이서 보고 함께 연구활동을 할 수 있어

서 너무 좋았어요rdquo

선린인터넷고에 진학해 정보보안에 대해 체계적으로 공부할

수 있는 길을 찾게 된 임 군은 각종 대회에 진출하면서 좋은 성과

도 냈다 2013년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개최한 lsquo제1회

ETRI 주니어 해킹대회rsquo에서 우승하는 등 총 7개의 해킹방어대

lsquo화이트 해커rsquo들의 축제인 코드게이트 2014의 외국인 참가자

코드

게이

트 2

014

사무

회에 참가해 그 가운데 2개 대회에서 2위에 입상하고 5개 대

회에서 1위를 하는 등 놀라운 실력을 보여주었다

ldquo대회에 나가면 내가 어느 정도 수준인지 부족한 점은 어떤

건지를 알 수 있어 좋아요 이번 대회는 세계 최초의 주니어 국제

해킹방어대회이자 제가 나갈 수 있는 마지막 주니어 대회였기에

더욱 의미가 있었는데 이렇게 좋은 성적을 거둬 정말 기뻐요rdquo

임 군은 지난해 9월부터 한국정보기술연구원(KITRI)의 차세

대 보안전문가 양성과정 베스트오브베스트(BoB)에 지원해 교육

을 받아왔다

8개월간의 교육과 프로젝트 진행 등을 통해 실력을 인정받아

120명의 교육생 중 lsquo베스트 10rsquo에 선정되어 lsquo국가대표 화이트 해커rsquo

라는 영예를 얻고 지난 3월 캐나다에서 열린 정보보안 컨퍼런스

lsquo캔섹웨스트(Cansecwest)rsquo에 참가하기도 했다

임 군은 BoB 교육과정 중 마이크로소프트사 윈도 익스플로

러 프로그램의 보안 취약점을 발견하기도 했다

ldquo아쉽게도 분석이 완료되기 전에 마이크로소프트사에서 보안

패치를 내놓아 해결이 됐어요 제가 분석하는 동안 먼저 발견한

다른 연구자가 제보를 한 거겠죠rdquo

임 군은 ldquo캐나다에서 정보보안 컨퍼런스에 참가해 최신기술에

대한 발표를 보면서 앞으로 갈 길이 멀었다는 생각이 들었다rdquo면

서 ldquo공부하면 할수록 배워야 할 것이 너무 많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rdquo고 말했다 그리고 자신의 포부를 밝혔다

ldquo여러 사람들과 함께 연구하면서 실력을 키워나가고 싶어요

그래서 대학에 진학해 정보보안을 전공하고자 합니다 기회가 주

어진다면 국가기관에서 우리나라의 사이버 안보를 지키는 일을

하고 싶습니다rdquo

한 고교생의 가슴에 사이버 보안전문가의 꿈이 영글고 있

었다 글middot이윤진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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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 2014414 위클리 공감

스마트폰 중독hellip ldquo자녀와 함께 풀어요rdquo친밀한 소통과 사용한계 정하고 자율성 높이는 lsquo친middot한middot자rsquo 매뉴얼 보급

교육정보

지난해 이동통신 3사의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청소년(만

19세 미만) 약 540만명이 스마트폰을 갖고 있다 한국정보

화진흥원이 지난해 분석한 청소년 스마트폰 중독률(255퍼센트)

은 인터넷 중독률(117퍼센트)보다 2배 이상 높고 전년대비 71퍼

센트포인트 증가하여 성인(89퍼센트)의 29배 수준에 달했다

스마트폰에 빠지기 쉬운 청소년 자녀에게 스마트폰 사용을 줄

이라고 조절하라고 지도하는 것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24

시간 따라다니며 잔소리를 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스마트폰에 빠

져들기만 하는 자녀를 대체 어떻게 지도해야 할까

여성가족부는 청소년의 올바른 스마트폰 이용습관 형성을 효

과적으로 돕기 위해서 스마트폰 과다 이용 청소년 상담 부모교

육 치료 관련 매뉴얼을 개발하여 보급하고 있다

이 매뉴얼은 지난해 한국청소년상담복지개발원이 중심이 되어

서울대middot중앙대middot을지대 등 학계 전문가와 현장 실무자 교사 및 학

부모 등이 참여하여 제작한 것으로 lsquo스마트폰 중독 청소년 상담 매

뉴얼(개인middot집단)rsquo lsquo스마트폰 중독 청소년 부모교육 매뉴얼rsquo lsquo스마트

폰 중독 청소년 치료 매뉴얼rsquo 등 3종(4권)으로 구성되었다

ldquo스마트폰은 중독성 강한 기기임을 먼저 이해하자rdquo

lsquo상담 매뉴얼rsquo은 청소년이 스마트폰의 강박적 사용을 줄이기 위해

자신의 사용 패턴을 스스로 이해하여 조절할 수 있도록 구성돼

있다 특히 개인상담과 집단상담으로 구분해 상담효과를 높이고

상담과정에서 자율성을 높이도록 제작됐다

lsquo부모교육 매뉴얼rsquo은 부모가 스마트 기기를 이해하고 자녀가

스마트폰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도록 지도할 수 있는 lsquo친middot한middot자 스

마트폰 자기조절 양육 원리rsquo 등을 소개하고 있다

lsquo부모교육 매뉴얼rsquo은 부모들에게 먼저 자녀들이 사용하는 스마

트폰의 순기능과 역기능을 이해할 것을 권한다

스마트폰은 언제 어디서든 액정만 터치하면 스마트 세상에 들

어갈 수 있어 어느 기기보다 중독성이 심하다는 미디어 특성을

갖고 있다 발달적 특성상 청소년기는 신체적middot정신적 변화를 겪

는 시기로 청소년들이 어지러운 마음을 피하는 가장 손쉬운 방

법으로 스마트폰을 선택하고 있다 이와 함께 기질적으로 우울

증 ADHD(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를 가진 청소년들이 특히

서울 마포구 성산동 월드컵공원에서 lsquo일주일에 한 번 한 시간 스마트폰을 끄자rsquo는 스마트폰 사용 줄이기 캠페인에 참여한 청소년들 여성가족부는 청소년들이 스마트폰 사용을 자율적으로 조절하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해 부모와 상담기관용 매뉴얼을 펴냈다

연합

친 친밀하게 관계 맺기 의사소통하기

한 한계 정하고 규칙을 통해 반복 습득하기

자 자율성 책임 높이기

42-43-교육정보_스마트폰indd 42 2014-04-11 오전 15605

위클리 공감 2014414 43

매뉴얼 내려받기 여성가족부gt정책안내gt정책자료gt일반정책자료 wwwmogefgokr

스마트폰으로 인한 중독 증상

1 일상생활 장애 스마트폰으로 인해 기본적으로 해야 할 일을 못하

게 되는 것을 말한다 밤늦게까지 스마트폰을 보느라 잠을 제대로

못 자 학교에 지각을 하거나 수업에 집중하지 못하고 내내 스마트

폰만 보는 일도 있다 스마트폰을 보면서 걷다 넘어지거나 달려오

는 차를 피하지 못하는 일도 있다

2 내성 스마트폰을 사용하면 할수록 더 많이 사용해야 만족을 느끼는

증상이다 알코올 중독도 점점 많은 양의 술을 마시게 되는 병인 것처

럼 스마트폰 중독도 점점 사용 시간이 전보다 늘어난다

3 금단 스마트폰을 보고 있지 않은 동안에도 내내 스마트폰 생각만 하

게 되는 증상이다 담배를 끊으면 금단 증상이 생긴다고들 하는데 마

찬가지로 스마트폰 중독이 되면 갑자기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못하게

되거나 사용 시간을 줄이게 될 때 초조하고 불안해져서 안절부절하게

된다

4 일탈 행동 평소에 하지 않던 행동들 예를 들면 잦은 거짓말 무단 결

석 수업 빠지기 흡연 등을 한다

중독되기 쉽다

이처럼 청소년들이 스마트폰 사용을 조절하지 못하는 것은 단

순히 의지 부족만이 원인이 아니다 청소년들이 스마트폰에 빠질

수밖에 없는 여러 가지 이유들이 있고 우리 아이만 스마트폰에

빠져 허우적대는 것이 아니므로 부모는 이를 이해하고 자녀를 애

정 어린 시선으로 관심 있게 지켜봐 주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고 매뉴얼은 충고한다

부모middot자녀가 lsquo지킬 수 있는 규칙rsquo 함께 만드는 게 중요

매뉴얼은 스마트폰은 혼자 사용하는 개인 매체이므로 자녀 스스

로 조절하고자 하는 의지를 보이지 않는다면 부모의 관리middot지도

가 어렵다고 지적한다 ldquo스마트폰을 하루 몇 시간 이상 사용하면

뺏는다rdquo는 방식의 강압적인 처벌이나 규제는 자녀가 커갈수록 오

히려 부작용을 낳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그래서 자녀가 스스로 스마트폰 사용을 조절할 수 있도록 lsquo친

밀한 의사소통rsquo부터 힘쓸 것을 권한다 처벌middot규제보다 먼저 자녀

와 lsquo친밀한 의사소통rsquo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지속적인 관심과 노

력이 필요하다고 매뉴얼은 강조한다 부모middot자녀 간의 친밀한 의

사소통이 가능할 때 함께 한계와 규칙을 정하고 자녀의 조절 동

기와 자율성을 향상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규칙이 부모의 마음에 안 들더라도 자녀가 지키기 쉽게 만들

고 점차 난이도를 높이는 것이 효과적이다 또한 자녀가 스스로

의 생각이나 행동에 확신을 가질 수 있도록 신뢰와 격려가 필요

하며 피드백을 해 주는 것도 중요하다 피드백 방안으로 부모와

자녀가 합의해 상벌을 정한다 매뉴얼은 이러한 과정에서 ldquo자녀

가 제기하는 의견에 대해 변명으로 받아들이지 말고 자신의 생

각(가치 흥미)을 찾아가는 과정으로 생각하고 존중하는 태도를

가질 것rdquo을 충고하고 있다 글middot박경아 기자

(서울시교육청 2013)스마트폰 과다 사용으로 인한 학년별 유병률

10

8

6

4

2

0초등학교 4학년 중학교 1학년 고등학교 1학년 평균

091

724

886

651

(단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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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 2014414 위클리 공감

공공기관 지방화시대

새 둥지 7개월hellip ldquo이젠 부산 공공기관rdquo영상물등급위원회 신입직원 90퍼센트 지역인재 선발 등 현지화에 힘써

부산 이전 7개월 영상물등급위원회(이하 영등위)가 지역사

회와 빠르게 밀착하면서 성공적인 lsquo부산시대rsquo를 열고 있다

다양한 체험행사로 지역민들과의 융화에 힘쓰는가 하면 신입직

원도 부산 지역민으로 90퍼센트를 채용하는 등 과감한 변화를

시도했다

그 결과로 지난 3월 7일 대통령 직속 지역발전위원회로부터

공공기관 지방이전 우수기관 표창을 받기도 했다 이전 지역인

부산의 최초 입주기관으로 지역균형발전을 위해 선도적인 역할

을 한 공로를 인정받아서다

처음부터 순탄했던 것은 아니다 태스크포스(TF) 팀부터 공공

기관 이전의 전 과정을 지켜봐 온 경영지원실 강성우 대리는 ldquo허

허벌판에 세워질 이 건물이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몰라 막막했

다rdquo고 토로했다 청사 내부 인테리어를 고려할 때도 lsquo영화의 도시rsquo

와 국내 유일의 등급분류 기관이라는 콘셉트를 잘 살릴 수 있는

것으로 선택하는 데 머리를 싸매야 했다

가장 큰 것은 임직원들의 고충이었다 서울 상암동에 기관이

있을 때 부산으로 이전하기 어려운 직원들은 퇴사하거나 이직했

다 정든 직원들과의 이별을 감수해야 했다 임직원 가족들의 불

지난해 9월 부산에 새롭게 둥지를 튼 영상물등급위원회는 부산과의 소통과 호흡을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영상물등급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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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 공감 2014414 45

편함도 있었다 강성우 대리는 ldquo아홉 살 딸아이도 전학 오기 전 서

울 친구들하고 떨어져야 한다고 많이 칭얼대 미안했다rdquo고 말했다

ldquo부산 직원들 덕에 맛집도 알고 잘 어울려요rdquo

이전 이후 새로 채용된 14명의 신입직원 중 12명이 부산지역 인재

다 함께하는 직원들은 만족스러워한다 영화부 박경미 과장은

ldquo부산 현지 직원들 덕에 맛집도 잘 알게 되고 잘 어울릴 수 있어서

너무 좋다rdquo고 말하며 활짝 웃었다 강성우 대리도 ldquo지역민 채용은

이러한 인적 교류를 잘 활용한 성과였던 것 같다rdquo고 만족해했다

영등위는 이외에도 해운대구 재송시장과 자매 결연을 맺었다 지

역 전통시장 이용 활성화와 서민경제 촉진에 기여하기 위해서다

따뜻한 나눔 행사를 적극적으로 추진한 것도 큰 변화다 지난

해 말 보육시설인 lsquo박애원rsquo의 어린이middot청소년과 영등위 임직원 간

사랑나눔 행사로 지역과 한층 더 가까워지는 계기를 마련하기도

했다 강 대리는 ldquo임직원과 보육원 친구가 11 매칭으로 친구관계

를 맺었는데 감회가 새로웠다rdquo고 말하며 ldquo직원들 사이에서도 앞

으로 소외계층을 위해 더 힘쓰자는 내부의 변화가 보이는 것 같

아 뿌듯하다rdquo고 덧붙였다

영등위는 청소년들이 미디어를 건전하게 접할 수 있도록 독려

하는 프로그램도 추진 중이다 이를 위해 3월 13일 부산시청자미

디어센터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청소년이 영상을 활용

한 정보를 얻는 데 도움이 되고자 하는 취지다 홍보팀의 변효진

사원은 ldquo부산지역 청소년들의 창의적 문화체험 활동과 영상미디

어 이용에 대한 올바른 정보를 제공하려 한다rdquo며 ldquo앞으로 등급분

류 체험교육 지원 등 실질적인 협력도 강화할 계획rdquo이라고 말했다

영등위 직원들은 완전한 부산 정착을 위해 lsquo현지화rsquo에 더 힘쓰

겠다고 입을 모았다 박경미 과장은 ldquo영화도시 부산의 상징은 우

리 영등위의 이미지를 제고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됐다rdquo며 ldquo영등위

는 부산과의 더욱 적극적인 협력으로 부산의 공공기관이 되겠

다rdquo고 덧붙였다 글middot박지현 기자

영상물등급위원회

박선이 영상물등급위원장

ldquo 부산이 창조경제 중심지 되도록 최선rdquo

영상물등급위원회 박선이 위

원장(사진)의 발걸음이 분주

하다 지역 이전 이후 성과와

행보에 대해서 들어봤다

가장 중점을 두었던 분야와

성과를 말씀해 주세요

ldquo우리 위원회는 부산과 호흡

을 같이하는 데 초점을 맞췄

습니다 신입직원 대부분을 부산 인재로 채용하며 지역인

재 활용에 주안점을 뒀습니다 지난해 10월에는 아시아 각

국 등급분류 기관과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한국의 선진등

급분류 시스템을 알리기 위해 국제영화등급분류포럼을 열

었습니다 반응이 상당히 좋았습니다 특히 우리나라 등급

제도가 어떤 영화도 상영할 수 있는 선진적인 제도로 평가

받는 좋은 기회였습니다rdquo

현재는 어떤 활동을 추진하고 계십니까

ldquo올바른 영상문화 정착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초middot중

학생을 대상으로 한 미디어교육 교사를 대상으로 한 교원

직무연수교육 프로그램을 추진해 청소년들의 건전한 영상

문화를 도모하기 위함입니다 또한 멀티플렉스가 영화관

내 등급 표시를 확대하고 관람객들이 정확한 등급 정보를

이용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업무협력을 확대해 나갈 예정

입니다 시민 등 각계각층의 분들을 초청하여 영상물을 즐

겁게 향유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들겠습니다rdquo

향후 계획과 비전에 대해 말씀해 주세요

ldquo아시아에서 영상중심도시 부산과 한국의 위상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되고 싶습니다 창조경제의 본거지인 런던은 음

악과 미술 등 문화예술 분야를 아이디어와 접목해 새로운

국가 성장동력 산업으로 키우는 큰 성과를 냈습니다 영

화middot영상 인프라가 잘 갖춰진 부산이 창조경제 주축이 될

수 있도록 힘을 모으겠습니다rdquo

44-45-공공기관 지방화시대indd 45 2014-04-11 오전 15651

46 2014414 위클리 공감

건강

야식증후군(Night Eating Syndrome)은 저녁 7시 이후의 식사

량이 하루 전체의 50퍼센트 이상을 차지하는 증상을 가리키는

데 불면증 등 수면 장애를 동반한다 밤마다 음식이 당겨서 고민

인 야식증후군을 극복하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규칙적인 식습관과 생활습관 야식 먹는 습관을 없애기 위해서는

아침 식사는 조금이라도 챙겨 먹고 공복감이 들지 않도록 저녁

식사도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좋다 늦어도 저녁 6시 전에 식사

하는 것이 좋다

폭식을 예방하고 다이어트에 도움을 주는 숙면 잠을 잘 때 분비되

는 멜라토닌이라는 호르몬이 식욕을 억제해 다음날 폭식을 예방

하고 다이어트에도 도움을 준다 숙면 상태에 들어가면 지방 분

해에 도움이 되는 호르몬도 활발하게 분비되기 때문에 숙면을

취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빈속에 잠이 안 온다면 우유middot두유middot토마토 빈속에 잠이 안 오는

경험을 누구나 한 번쯤은 했을 것이다 그럴 때는 우유나 두유를

따뜻하게 데워 마셔보자 우유 및 두유에 많이 함유된 칼슘은 신

경안정 효과가 있어 숙면에 도움이 된다 열량이 낮은 방울토마

토도 추천한다

일조량이 부족한 겨울을 지나 봄이 되면서 lsquo계절성 우울증rsquo에 대

한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이에 하이닥 정신건강의학과 공개상담

실을 참조해 lsquo계절성 우울증rsquo의 특징과 치료에 대해 살펴보자

2주 이상 지속되면 lsquo반드시rsquo 진료 lsquo계절성 우울증rsquo은 어느 정도 예측

이 가능하기 때문에 우울한 기분 의욕상실 과다수면 등이 2주

이상 지속된다면 lsquo봄을 탄다rsquo는 말로만 넘길 것이 아니라 진료 상

담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알맞은 치료가 무엇보다 중요 lsquo계절성 우울증rsquo은 조울증 증세도 보

이기 때문에 일반적인 항우울제로만 접근하게 되면 오히려 상태

가 악화되는 경우가 있어 진단에 따라 알맞은 항우울제 처방이

필요하다

황사와 미세먼지가 많은 봄철에 특히 흔한 알레르기성 결막염 예

방법에 대한 관심이 높다 봄이 되면서 눈이 가렵고 눈곱이 끼며

눈물이 자주 난다면 알레르기성 결막염을 의심할 수 있다

침구류 일광건조는 lsquo필수rsquo 주로 눈이나 눈꺼풀의 가려움증 결막의

충혈 눈부심 눈물 흘림 증상이 발생하는 알레르기성 결막염의

예방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집먼지진드기 애완동물의 털 등 알레

르기 유발 물질에 노출되는 것을 피해야 한다 집먼지진드기는

침구나 카펫 커튼 속에 서식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일주일에

한 번 정도 정기적으로 세탁하고 햇볕이 좋은 날에 틈틈이 일광

건조를 하는 것이 좋다

손은 자주 씻고 술은 자제하고 꽃가루가 날리거나 미세먼지 농도

가 높은 날 외출 시에는 모자와 마스크를 착용하고 이물질이 낄

가능성이 높은 콘택트렌즈보다 안경을 쓰는 것이 좋다 술은 염

증을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증상이 나타난다면 자제해야 한다

근막동통증후군은 목덜미 허리 어깨 종아리 팔꿈치 안쪽 갈

비뼈 등의 부위에 주로 나타나며 근골격의 통증을 특징으로 하

는 질환이다 흔히 lsquo담이 결린다rsquo고 표현하는 증상이 바로 근막동

통증후군이다 근막동통증후군은 오랫동안 책상에 앉아 있거나

혹시 봄을 타시나요

야식증후군

계절성 우울증

알레르기성 결막염

근막동통증후군

변덕스러운 봄 날씨 번갈아 오는 황사와 미세먼지로 인해 봄나들이가 예년 같지 않다 겨우내 움츠러들었던 신체활동이 아직

왕성해지기 어려운 요즘 같은 때 겨울부터 이어진 야식 습관 계절성 우울증 오랜 실내생활로 인해 몸과 마음에 이상이 있는

지 자가 점검을 해 보자 봄볕 자외선이 더해지며 눈과 피부 관리에도 신경 써야 함은 물론이다

46-47-건강_봄철indd 46 2014-04-11 오전 15811

위클리 공감 2014414 47

두릅(춘곤증 예방middot혈당 조절) 두릅은

예로부터 그 뿌리를 달여 마시면 당

뇨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민

간 약재로 사용됐으며 나물로 먹으

면 입맛을 돋워준다 특히 봄철 나른

하고 졸음이 밀려오는 춘곤증 개선에

효과가 있다 두릅에 함유된 사포닌 성분이 체력을

회복시키고 신경을 안정시켜 피로 해소에 도움을 준다

고구마 줄기(면역 조절middot항산화 효능)

식이섬유가 풍부해 건강식으로 각

광받고 있는 고구마 줄기에는 탄

수화물middot당류middot단백질 등의 에너

지원과 칼슘middot철 등의 여러 무기물

질이 함유돼 있다 또 면역조절 능력

및 항산화 효능이 높은 것으로 알려진 클

로로겐산(chlorogenic acid)이 다량 함유돼 있다

쑥(해열middot고혈압 개선) 쑥잎에서 나는

독특한 향기는 해열작용을 하는 치

네올(Cineol)이라는 성분 때문이다

또한 면역력 향상 소화기능 강화

여성질환 개선 효과 고혈압 개선 등

의 효과도 있다

달래(식욕부진middot춘곤증 극복 효과)

비타민과 무기질이 풍부하게 함유

돼 있어 겨우내 무겁고 찌뿌둥했

던 몸에 활력을 주고 식욕부진이

나 춘곤증을 이기는 데 좋다 면

역력을 증진시키며 동맥경화 예방

에도 도움이 된다

달래는 매콤하게 무쳐 먹거나 된장찌개에 넣어 끓이면 맛이

좋으며 간장에 넣어 달래 간장양념을 만들어 먹으면 향긋한

맛이 난다

봄이면 생각나는 lsquo건강 나물rsquo 4선

같은 자세로 장시간 컴퓨터를 사용하는 등 잘못된 자세를 취할

때 근육을 과도하게 사용했을 때 외상 후 스트레스 등으로 발

생한다 깊고 쑤시는 듯하며 타는 듯한 통증이 특징이다

근막동통증후군의 약물 치료는 소염 진통제나 근육 이완제를

사용한다 마사지나 초음파를 이용한 물리 치료 레이저나 적외

선 치료기 조사 등도 효과가 있다 이밖에 수동적으로 근육을 풀

어주는 이완 요법 미지근한 습포로 찜질해 주는 도포 요법 통증

부위를 냉각시키는 냉각 요법 등으로 치료한다

아무리 감추려 해도 눈가 입가에 있는 잔주름이나 손등과 목 주

름은 lsquo관리rsquo하지 않는 한 실제 나이를 감추기가 쉽지 않다 나이를

감추기 힘든 부위별 주름 관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눈가 주름 눈가 주름을 예방middot관리하기 위해서는 보습 관리가 필

수적이다 건조하고 푸석한 환경에서 주름이 잘 생기기 때문에

보습 관리는 모든 주름 예방middot관리에 있어 가장 기초적인 부분이

다 보습크림 아이크림 자외선차단제 페이셜 오일 등을 사용하

고 각질제거 수분공급 피부혈액순환 촉진 등의 효과를 내는 스

팀타월을 이용하는 것도 효과적이다

입술middot입가 주름 입은 말하고 먹고 마시고 하품하는 등 쉴 틈이 없

을 정도로 움직임이 잦은 데다 피부가 얇고 자연적인 보습막을

생성해 주는 피지샘middot땀샘이 없어 주름이 특히 잘 생기는 부위이

다 따라서 에센스 보습크림 아이크림 자외선차단제 등을 입술

과 입가에 수시로 발라주고 빨대 사용 등 입술을 오므리는 습관

은 자제하는 것이 좋다

손등 주름 손등도 피부라는 점을 인식하고 핸드크림 보습크림

자외선차단제를 꼼꼼하게 발라 관리해야 하며 설거지나 빨래를

할 때도 장갑을 꼭 이용해야 한다

목 주름 높은 베개를 베거나 스마트폰 책 모니터 등을 볼 때 고

개를 너무 숙이는 습관이 있다면 모두 교정하는 것이 좋다 또 꼼

꼼한 클렌징과 더불어 보습크림과 자외선차단제를 잘 바르도록

한다 글middot하이닥 copy(주)엠서클 정책브리핑 (wwwkoreakr)

부위별 주름 관리법

46-47-건강_봄철indd 47 2014-04-11 오전 15814

48 2014414 위클리 공감

오는 4월 20일 한국에서 열리는 2014 국제아이스하키연맹

(IIHF) 세계선수권 디비전1 그룹A(2부 리그) 대회가 다가

오고 있다 일주일간 고양어울림누리에서 열리는 이번 대회에는

개최국 한국(세계 랭킹 23위)을 포함해 슬로베니아(14위)와 오스

트리아(16위) 헝가리(19위) 우크라이나(21위) 일본(22위) 등이

참가한다 대회 1 2위는 2015년 최상위 16개 팀이 겨루는 세계아

이스하키선수권대회로 승격한다 꼴찌를 하면 3부 리그 격인 lsquo디

비전1 그룹Brsquo로 내려간다

 한국 아이스하키는 이번 대회에 사활을 걸었다 겨울 올림픽의

꽃은 아이스하키다 개최국이 아이스하키경기에 참가하지 못한

역사는 없다 겨울 올림픽 개최국 대부분이 출전권을 자력으로

따냈다 그러나 한국의 세계 랭킹은 23위 평창올림픽이 열리는

2018년까지 11계단을 올리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지난해

IIHF는 lsquo2018년 올림픽 출전국 자격rsquo에 대한 연차총회 의제를 꺼

냈다 lsquo한국이 경기력 발전을 이룬다면 출전권을 줄 수도 있다rsquo는

애매모호한 말을 넣어놨다 김정민 대한아이스하키협회 홍보팀

장은 ldquo만약 이번 대회에서 강등되면 경기력 발전을 이루지 못했

다는 판단으로 올림픽 출전권 논의조차 못할 수 있다rdquo고 걱정했

다 한국의 기적은 가능한지 대회 참가팀의 전력을 분석했다

전력 급상승hellip 기적을 노리는 한국 대표팀

객관적 전력에서 한국은 최약체로 꼽힌다 랭킹으로도 디비전1

그룹A에서 가장 낮다 그래도 홈에서 열린다는 이점이 있다 변

선욱 한국 대표팀 감독은 디비전1 그룹A 잔류를 자신했다 그는

지난달 기자회견에서 ldquo최근 3년간 한국 아이스하키는 놀랍도록

빠르게 발전했다 기대에 부응하는 경기를 하겠다rdquo고 했다 이어

ldquo일본과 우크라이나 헝가리를 잡고 3승을 하는 것이 목표rdquo라고

덧붙였다 근거 없는 자신감이 아니다 한국은 꾸준하게 성장했

다 변 감독이 이끈 대명 상무의 돌풍도 대표팀에 자신감을 불어

넣었다 군대 팀인 대명 상무는 지난해 창단 바로 2013~2014 아

지난해 4월 16일 헝가리 부다페스트 스포르트아레나에서 열린 lsquo2013국제아이스하키연맹 세계선수권대회rsquo 디비전1 A그룹 대회 2차전에서 강호 헝가리를 상대로 막판 역전극을 펼친 한국 대표팀 선수들이 경기를 마치고 환호하고 있다

대한아이스하키협회

2부 리그 격hellip 꼴찌해 lsquo디비전1 그룹Brsquo로 강등되면 2018년 출전 lsquo먹구름rsquo

최약체라고hellip 한국 ldquo평창을 기대해rdquo

스포츠 2014 아이스하키 lsquo디비전1rsquo 세계선수권대회

48-49-스포츠_아이스하키indd 48 2014-04-11 오전 15906

위클리 공감 2014414 49

시아리그 아이스하키 정규시즌에서 2위에 올랐다

아이스하키는 보통 22~25명이 한 팀을 이룬다 대명 상무는

17명의 선수로 기적을 써냈다 조직력으로 일군 성과였다 변 감

독은 ldquo26~30세로 이뤄진 팀이다 선수들이 즐기면서 하키에 눈

을 떴다rdquo며 ldquo달리는 체력과 외국인 선수가 없는 불리함을 조직력

으로 메웠다rdquo고 평가했다

 대표팀은 대명 상무의 조직력을 그대로 가져왔다 상무에서 주

축으로 뛰던 선수들이 대표팀에 이름을 올렸다 김연아의 남자친

구로 이름값이 올라간 김원중(30middot25득점 사진 맨 뒷줄 왼쪽에서

다섯번째)을 포함해 박우상(29middot35득점)과 조민호(27middot42도움) 등

이 핵심 자원이다 여기에 귀화한 브락 라던스키(31)와 브라이언

영(28) 마이클 스위프트(27)가 대표팀 전력을 대폭 끌어올릴 것

으로 보인다

소치올림픽서 lsquo8강 기적rsquo 썼던 슬로베니아

마티야스 코피타(49) 감독이 이끄는 슬로베니아는 지난 2월 끝난

소치겨울올림픽 아이스하키에서 8강에 올랐다 기적이었다 세

계 랭킹은 14위지만 단단한 조직력을 자랑하며 슬로바키아와 오

스트리아를 꺾었다 8강에서 스웨덴에 0-5로 졌지만 가능성을

보여준 대회였다 고양 대회에서도 올림픽 8강 멤버는 그대로 유

지된다 오솔길 SBS 해설위원은 ldquo올림픽이 끝난 지 얼마 되지 않

아 조직력은 최강이라 꼽힌다rdquo고 말했다

 또 다른 상대 헝가리는 한국에 칼을 갈고 있다 지난해 헝가리

에서 열린 디비전1 그룹A에서 한국에 4-5로 역전패했기 때문이

다 헝가리는 3-1로 이기고 있다가 한국의 집중력에 무너졌다 이

패배로 헝가리는 상위리그 승격 기회를 놓쳤고 자국 팬들의 거센

항의를 받았다 이스트반 소프론(크리펠트)이 경계 대상 1호다

소프론은 독일 1부 리그(DEL)에서 8골 13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우크라이나는 현실적으로 한국이 이겨야 할 상대로 꼽힌다

그러나 뚜껑을 열어보니 만만치 않다 우크라이나는 한때 주축

선수들의 은퇴로 전력이 크게 떨어졌다 특히 NHL에서 뛰고 있

던 선수들이 대표팀 합류를 거부하며 국제무대에서 성적이 신통

치 않았다 그러나 이번 대회를 앞두고 루슬란 페도텐코(돈바스

도네츠크)와 알렉세이 포니카롭스키(SKA 상트페테르부르크) 등

NHL에서 정상에 오르기도 한 베테랑들이 합류했다 축구로 따

지면 한국의 박지성-이영표가 대표팀에 복귀한 모양새다

 한국은 지난 33년 동안 일본과의 A매치에서 단 한 번도 승리

하지 못했다 1무 18패로 무승부도 딱 한 차례 거둔 것이 전부다

한국이 쉽게 볼 수 있는 상대가 아니다 아시아 하키리그에서 우

승을 차지한 일본제지 크레인스와 오지 이글스 선수들이 주축이

다 또 독일 출신 마크 마혼 감독이 팀을 이끌며 안정감을 더하고

있다 오 해설위원은 ldquo일본은 A매치에서 한국에 한 번도 패하지

않았다는 자부심이 있다 이 자부심을 흔들 만한 경기력을 보여

주는 게 중요하다rdquo고 말했다 글middot김민규(일간스포츠 기자)

아이스하키는

한 팀에 6명hellip 20분씩 3피어리드로 경기진행

아이스하키는 길이 61미터 너비 30미터의 링크에서 펼

쳐진다 퍽(Puck)이라고 불리는 고무 원반을 하키 스틱을 이

용해 골문에 넣는 횟수를 가려 승부를 가린다 한 팀은 축구에서

골키퍼 역할을 하는 골리(Goalie)가 1명 배치되고 양쪽 날개 1명씩과

센터 1명 수비수 2명 등 모두 6명으로 구성된다 체력 소모가 심해 한 팀

이 22명으로 꾸려지고 수시로 교체가 가능하다 경기는 20분씩 3피리어

드로 진행되며 피리어드 사이에는 15분간 휴식을 취한다

 

아이스하키 세계선수권은

전년도 성적에 따라 6개 리그로 나뉘어 경기

전년도 성적에 따라 총 6개의 리그로 나뉘어 있다 1부 리그 격인 lsquo국제아

이스하키연맹(IIHF) 아이스하키 세계선수권rsquo에는 총 16개 나라가 참가한

다 8개 팀이 그룹A와 그룹B로 나뉘어 풀 리그를 치른다 각 그룹의 1~4

위는 8강 토너먼트에 진출하고 8위 2개 팀은 디비전1 그룹A로 강등된다

올해 세계선수권은 오는 5월 벨라루스에서 열린다 디비전1 그룹A B와

디비전2 그룹 A B 그리고 디비전3의 운영방식은 비슷하다 각 디비전

그룹에는 6개 팀이 참가해 풀 리그를 치른다 한국이 참가하고 있는 디

비전1 그룹A는 2부 리그로 생각하면 된다 6개 팀이 풀 리그 방식으로 경

기를 치르고 1 2위가 세계선수권으로 승격한다

48-49-스포츠_아이스하키indd 49 2014-04-11 오전 15908

50 2014414 위클리 공감

ldquo하늘이 나를 버렸을 때 나는 불을 만들었다 둥지가 되

기 위한 불 겨울의 어둠 속으로 들어가기 위한 불 보

다 더 나은 삶을 위한 불을 낮이 나에게 베풀어 준 모든 것을

나는 그 불에게 바쳤다 울창한 숲과 작은 숲 보리밭과 포도밭

을 보금자리와 새들 집과 열쇠를 벌레와 꽃들 모피들 그리고

모든 축제를(생략)rdquo

프랑스 초현실주의 대표적 시인인 폴 엘뤼아르의 시 lsquo이곳에 살

기 위하여rsquo다 이 시를 주제로 한국과 프랑스 작가가 한자리에 모

였다 환경 문제로 앓고 있는 지구를 치유하자는 메시지로 남서

울대학교와 한불협회 나로미포럼이 함께 주최한 국제교류 전시

다 프랑스 원로 작가인 장 마리 자키와 국내 유명 기업인이자 화

가인 강석진 그리고 국내 원로 도예가인 조상권이 참여했다

세 작가의 작품은 각자 개성이 두드러진다 미술평론가 서승

석은 원로 화가 장 마리 자키의 작품을 ldquo자키의 파랑은 뜨겁다

자키의 하양은 아이스크림처럼 맛있다 자키의 까망은 심연처럼

깊다 그의 붓놀림은 신들린 무희의 춤사위만큼이나 현란하고 경

건하다rdquo고 표현했다 꽃과 나무 바다 자연풍경 등을 즐겨 그리

는 자키는 독특한 미적 감각으로 자연의 맑은 색채를 표현했다

3인 3색hellip 자연을 말하다장 마리 자키middot강석진middot조상권 lt이곳에 살기 위하여gt 주제로 한국middot프랑스 국제교류전

전시

50-51-전시_한불교류전indd 50 2014-04-11 오전 15946

위클리 공감 2014414 51

정서적으로 깊은 영향을 받은 그의 고향 코르시카 섬에서 받은

영감을 아름답게 재현해 냈다

기업인이자 화가인 강석진은 고향 경북 상주의 산골 풍경으로

정겨움을 더한다 한국인의 향토적 정서로 아스라한 추억을 상기

시킨다 또 프랑스 네덜란드 티베트 등을 여행하면서 포착한 시

와 같은 섬세한 풍광을 화폭에 옮기는 데 성공했다

도예작가인 조상권은 lsquo흙과 불의 연금술사rsquo로 불린다 1967년

lsquo동백림 사건rsquo에 휘말려 30여 년간 해외를 떠돌다 1997년 귀국했

다 분단된 조국의 역사적 아픔과 민족의 한 통일에 대한 염원을

작품으로 승화시켰다 자유롭고 감수성이 풍부한 작품들을 통

해 우리 고유 전통예술의 미를 깊이 있게 다루고 현대적으로 창

조하며 독창적인 도자예술을 보여준다

세 작가의 독특한 개성은 한자리에서 호흡하며 완벽한 조화

를 이룬다 맑고 서정적인 세계를 들여다보고 있다 보면 태고의

자연이 빚어내는 감동을 느낄 수 있다 글middot박지현 기자

일정 4월 27일까지

장소 남서울대학교 아트센터 갤러리 이앙

문의 02-3672-0201 galleryiangcom

1 장 마리 자키는 독특한 감각으로 자연풍경을 재구현했다 lt경이로운 장소gt LIEU MAGIQUE

2 흙과 불의 연금술사로 불리는 조상권은 우리 고유의 전통미를 담으며 독창적인 도자예술을 보여준다 lt휴(休)gt REPOS

3 강석진은 한국인의 향토적 정서를 담은 산골 풍경을 그려 아스라한 추억을 상기시킨다 lt산 넘어 마을로 가는 길gt The road to a mountain village

4 장 마리 자키 lt여인의 꿈gt REVE DE FEMME

5 조상권 lt침향로gt TCHIMHYANGLO

6 강석진 lt미륵산에서 본 오월의 야솟골마을 전경gt View of Yasotgol village in May

➋ ➌

➍ ➎ ➏

50-51-전시_한불교류전indd 51 2014-04-11 오전 20001

52 2014414 위클리 공감

소박한 백제의 미소에 반하고곱게 늙은 절집에 웃음이 났죠

충남 서산 아라메길 1구간

걷기 여행

52-55-걷기여행indd 52 2014-04-11 오전 20059

위클리 공감 2014414 53

아라메는 바다의 고유어 lsquo아라rsquo와 산을 뜻하는 lsquo메rsquo의 합성어다 아

라메길은 총 88킬로미터로 지선까지 합하면 모두 7개 구간이다

그 중 1구간은 유기방가옥 고풍저수지 마애여래삼존불상 보원사

지 개심사 해미읍성으로 이어진다 길이 18킬로미터의 산길을 따

라 걷고 있노라면 산자락에 살포시 앉은 다양한 문화재를 볼 수 있

다 소박한 백제의 미소에 반하고 곱게 늙은 절집에 가슴 무너지는

벅찬 감동을 만난다

꽃의 북상 속도는 하루 20킬로미터라고 한다 매일 50리 길

을 느릿느릿 걸어 올라와야 하는데 요즘은 따스한 날씨

덕에 봄꽃들이 엄청 잰걸음으로 와서 동시다발로 핀다 덩달아

봄꽃 쫓는 나그네 발걸음도 빨라졌다 3월 마지막 일요일 서산

아라메길 1구간은 온통 꽃잔치다

1구간의 시작은 유기방가옥이다 서산시 운산면 여미리 유기

방가옥은 내 고향 당진시와 가깝게 자리한다 그래서 오랜만에

고향 동무와 함께 걸었다 동무는 그 사이에 두 아이의 엄마가 돼

있었다 동무가 생기니 길에 대한 관심도 조금 달라진다 세월은

봄꽃 이름보다 봄나물 이름을 더 많이 알게 했다 잠시 걷기를 멈

추고 동무와 한적한 들판에 앉아서 밥상에 올릴 나물 한바구니

캐고 싶은 날들이다

수선화와 독특한 토담이 유명한 유기방가옥

유기방가옥은 고택을 감싸고 있는 토담이 독특하다 컵을 엎어

놓은 lsquocaprsquo 모양인데 집 뒤 비스듬한 야산을 그대로 활용해서 담을

쌓았다 산을 깎아 축단을 세우지 않았기에 뒤란이 평평하지 않

고 약 25도 정도 경사가 있다 마치 집이 산의 일부인 것처럼 자연

스럽게 지어졌다 이 가옥은 독특한 집 모양뿐만 아니라 수선화

로도 유명하다 토담 뒤 야산이 수선화 정원이다

가옥 관리인인 유기방 씨가 10년 전부터 가꾼 정원이다 해마

다 집 주변에 무리지어 핀 수선화 구근을 떼어내 옮겨 심으면서

꽃밭을 넓혔다 곱게 가꾼 수선화를 한눈에 보려면 토담 뒤 소나

무 아래가 포인트다

토담을 내려와 오른쪽으로 난 길로 향한다 옛날에 이 마을 사

람이 제주도에서 가져와 심었다는 비자나무가 한 그루 서 있다

무려 330년을 살았다고 한다 둘레가 246센티미터 높이가 20미

터다 비자나무는 남부지역이나 제주도의 해발고도가 낮은 지대

에서 자란다 어떻게 이곳에서 자랄 수 있었을까 의문이 든다 딱

딱한 잎을 살펴보며 세월의 깊이를 가늠할 뿐이다

선정묘를 지나 lsquo서산 여미리 석불입상rsquo 앞에 선다 고려시대에

만들어진 석불로 추정한다 이른 아침 누군가가 벌써 다녀갔는지

석불 앞에 생쌀이 수북하게 쌓여 있다 복을 빌기 위해 놓은 제

물이 참새에게는 오늘 한 끼 밥일 것이다 우리는 새들이 날아올

수 있게 길을 재촉한다 길은 석불 뒤 몇 그루의 소나무와 대나무

사이로 이어진다 대나무를 벗어나자 멋진 토담이 보인다 유상

묵가옥으로 이어지는 길은 보랏빛 제비꽃이 군락을 이뤘다 가

옥을 둘러보고 마을 도로를 따라 걷는다

아주머니 한 분이 밭두렁에 앉아 민들레 나물을 뜯어 박바가

지에 담는다 아주머니가 밟고 있는 밭두렁은 들꽃밭이다 냉이

는 흰 꽃을 피우고 광대나물은 진홍색 꽃을 피운다 봄까치풀은

파란 꽃을 피웠다 봄까치풀은 반가운 소식을 전해 주는 까치처

럼 들녘에 봄이 왔음을 가장 먼저 알려주는 까치 같은 존재라고

붙여진 이름이다 광대나물 꽃말은 lsquo그리운 봄rsquo이다 꽃 이름조차

1 서산 여미리 석불입상이 정겹게 반긴다

2 고풍저수지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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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 2014414 위클리 공감

봄을 알리는 전령들이다

여미리 버스정류장을 지나서 전라산 방향으로 걷는다 아라메

길 1구간은 방향표시 안내판이 잘돼 있다 안내판과 리본만 따라

가도 종착점 해미읍성에 다다를 수 있다 전라산 방향으로 따라

가는데 도로 아래에 손바닥 크기의 머위가 군락을 이룬다

ldquo머위는 새싹이 돋아나고 바로 잎이 쫙 펴지는 시기에 먹는 게

보약이래 이때가 가장 쓴맛을 내지만 입에 쓴 게 몸에 좋다는

말도 있잖아rdquo

ldquo그려 손바닥 만할 때에 쌈 싸 먹으면 쌉싸래한 게 맛있지rdquo

마애삼존불 백만불짜리 미소는 아침 30분만 허락

역천으로 향한다 작은 다리를 건너자 천길이다 천길 밑 개천 옆

으로 산책로가 조성돼 있는데 운산교까지 800미터다 운산교부

터 역천제방이 시작된다 용현계곡 입구까지 가게는 없다 운산면

에 있는 슈퍼마켓에 들러서 물과 간단한 간식을 준비한다

유기방가옥에서 운산교까지 약 29킬로미터이고 운산교에서

미평교까지 18킬로미터이다 제방은 일부 구간만 콘크리트가 깔

려 있고 딱딱한 흙길이다 미평교에서 쉰질바위 방향으로 걷는

다 역천으로 들어가지 못하게 굵은 철봉을 세워놓았다 그 옆으

로 한 사람만 다닐 수 있는 길이 50미터쯤 나 있다

이 길을 벗어나면 역천과 논 사잇길이다 길은 다시 고풍터널

을 지나게 한다 고풍터널을 지나면 바로 고풍터널 버스 정류장

이다 버스 정류장은 사거리인데 터널에서 직진하는 길이 지방도

618호 봉운로다 우리는 오른쪽 군장동1로를 따라 걷는다 군장

동1로는 고풍저수지 뒷길인데 몇 개의 펜션이 눈에 띈다 11킬로

미터 정도 걸으면 고풍저수지와 봉운로를 만난다

고풍저수지를 따라 걷는 500미터 길은 인도가 협소하기 때문

에 차를 조심하며 걷는다 lsquo아라메 솔바람길 종합 안내도rsquo를 살펴

보고 마애삼존불상으로 향한다 용현계곡 입구인 이곳에는 넓

은 주차장이 있고 식당도 있다

백제 마애불은 충청남도 지역에만 남아 있는데 서산과 태안의

마애삼존불 예산 사면석불이다 서산 마애여래삼존불상은 국보

제84호로 10미터가 넘는 거대한 암벽에 조각돼 있다 가운데 석

가여래를 기준으로 오른쪽 관음보살은 입상 왼쪽 미륵보살은 반

가사유상이다 미륵보살은 오른쪽 다리를 왼쪽 무릎 위에 올려

놓고 오른팔을 굽혀 오른쪽 뺨에 손가락을 살짝 댄 채 사색에 잠

겨 있는 자세다 삼존불은 햇빛이 비치는 방향에 따라서 온화한

미소를 띠거나 때로는 개구쟁이 같은 얼굴을 한다 백제의 미소

로 알려진 백만불짜리 미소는 오전 9시 30분에서 10시 사이에

볼 수 있다

서산 마애삼존불상에서 13킬로미터 계곡을 따라 걸으면 보원

사지이다 보원사는 통일신라시대 화엄 10찰 중 하나로 알려졌다

1천명분의 쌀을 씻었다는 석조가 있는 것을 보아 1천여 명의 승려

가 머무는 무척 큰 절이었던 것으로 짐작된다

석탑 뒤에 개심사로 이어지는 숲길을 오른다 보원사지 뒤편 숲

길 초입부터 개심사 산신각까지 쉬엄쉬엄 가더라도 약 1시간 20분

➊ ❷ 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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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 공감 2014414 55

이 걸린다 이 길은 오르막이 많아서 힘들다 좀 수월하게 걷고 싶

으면 개심사에서 보원사지로 걸어오는 게 좋다

성왕산 자락 개심사 주차장엔 봄나물 난전

개심사는 성왕산 자락에 자리한다 성왕산은 코끼리를 닮았는데

이 코끼리의 갈증을 해소하기 위해 연못을 만들었다고 한다 연못

중앙에는 외나무 다리가 놓여 있다

외나무 다리를 지나 계단을 오르면 해탈문이다 개심사는 흰겹

벚꽃이 유명하다 작은 절집에 겹벚꽃이 피면 얼마나 웅장한지 입

이 다물어지지 않을 정도다 꽃은 4월 말에 피기 시작해서 5월 5일

경에 만개한단다

우리는 개심사를 등지고 소나무숲을 벗어난다 개심사 주차장

에는 봄나물이 난전을 펼쳤다 취나물 버섯 고들빼기 냉이 달

래 머위 민들레 등 각종 나물이 말간 향내를 풍긴다

주차장을 끝까지 내려오니 오학리쉼터 해미읍성으로 가는 표

지판이 나온다 해미읍성까지 52킬로미터다 이 표지판 밑에는

아라메길 이용자 안전수칙이 나와 있다 lsquo2~3명이 동행하여 걷

기rsquo가 눈에 띈다 지금까지 온 길과 다르게 그만큼 호젓하다는 것

이다

다시 출발 시간을 확인한다 오후 3시 50분이다 해미읍성에

도착했을 때의 시간은 6시 25분이었다 난이도가 높은 길이다 초

보자는 부분 걷기를 많이 걸어본 분에게는 완주를 추천한다

글과 사진middot김연미(여행 칼럼니스트)

1 유상묵가옥 토담 뒤에 활짝 핀 수선화

2 햇볕에 따듯한 빛이 감도는 마애삼존불상

3 왕벚꽃이 만발한 충남 서산 개심사를 찾은 많은 행락객들이 꽃을 감상하고 있다

연합

남부터미널과 동서울종합터미널에서 운행 약 3시간쯤 소요된다

서산공용버스터미널 홈페이지(wwwseosanbuscokr)에 시내버스

노선과 시간표가 안내돼 있다

시내버스(서령버스middot문의 041-669-0555)에서 운산행 이용

첫차 오전 6시 45분(공휴일은 7시 5분) 막차 밤 9시 배차 간격은

40분에서 1시간 간격이다 운산면에서 여미리까지 가는 버스가

없으므로 운산면에서 택시를 이용한다 콜택시는 비싸니 인근

슈퍼마켓에서 택시 전화번호를 물어보면 된다

여행수첩

아라메길 정보

홈페이지 wwwaramegilkr

문의 충남 서산시 문화관광과 041-660-3166

유기방가옥 유기방가옥은 숙식이 가능하며 숙식객에게는 무료로 자

전거를 빌려준다 자가용을 이용할 경우 선정묘 주차장에 세우고 이동

하는 것이 좋다 해미읍성에서 선정묘까지 택시 요금은 약 2만원 해미

읍성 인근 슈퍼마켓에서 택시 전화번호를 물어보는 게 가장 빠르다

주소 충남 서산시 운산면 이문안길 70-10(운산면 여미리 203-1)

문의 041-663-4326

서산마애삼존불상 찾아가는 길 서산공용버스터미널에서 하루 5회 운

행한다 첫차 오전 9시 15분 막차 오후 6시 55분 운산면을 거쳐서 마

애삼존불상이 있는 곳까지 운행한다

유기방가옥

여미리석불입상

유상묵가옥 역천제방

쉰질바위

고풍저수지

용현계곡입구

마애여래삼존불상

보원사지

개심사

정자(조망대)

해미읍성

52-55-걷기여행indd 55 2014-04-11 오전 20122

보조개는 일종의 얼굴 근육 기형이다 부모로부터 대물림되는 까

닭에 의학적으로는 lsquo선천적 기형rsquo으로 분류된다 흥미로운 사실

은 많은 사람들이 부러워하는 기형이라는 점이다 동middot서양 또는 예나

지금을 가리지 않고 보조개는 귀엽고 사랑스러운 이미지로 통한다

보조개를 바라보는 동middot서양의 시각이 비슷한 것처럼 인간의 주요 표

정에 대한 해석은 거의 만국 공통이다 한 남미 사람이 화난 표정을 지

었다고 가정하자 아프리카인이나 유럽인 동양인 가리지 않고 그가 화

났다는 걸 알아차린다 슬프거나 행복한 표정도 마찬가지다

표정을 만들어내는 건 얼굴 근육이다 얼굴에는 20여 개의 근육이

있다 인간의 전체 근육 숫자는 기준을 정하기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640~850개 정도로 파악된다 한데 이 중 단 20개에 불과한 얼굴 근

육은 인간 근육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뼈대 근육과는 형태적으로나 기

능적으로 상당한 차이가 있다

무엇보다 눈에 띄는 차이는 얼굴 근육의 상당수가 뼈에 붙어 있지 않

고 피부 속에 묻혀 있다는 점이다 뼈대 근육은 말 그대로 대부분 근육

의 양쪽 끝이 뼈에 닿아 있거나 붙어 있다 뼈대 근육은 힘을 쓰고 움직

임을 일으키는 게 본연의 lsquo임무rsquo다

인간만큼 다양한 표정을 만들어낼 수 있는 동물은 없다 다시 말해

인간보다 얼굴 근육이 잘 발달한 생명체를 찾기는 어렵다 한데 주요

표정은 만국 공통의 lsquo보디 랭귀지rsquo이지만 얼굴 근육 하나하나의 모양

이나 위치는 사람마다 제각각이다 반면 얼굴 근육은 인간 특유의 속

성이 오랜 진화를 거쳐 반영된 일종의 lsquo화장발rsquo 근육의 성격이 짙다

인종별로도 얼굴 근육의 형태 등에 대략적인 차이가 존재한다 동양

인이 서양인보다 보통 무표정한 편이라는 주장에 동조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도 인종 간 얼굴 근육의 상이성을 암시한다 국내 한 의과대학

의 연구에 따르면 입꼬리 주변 근육의 위치와 이들이 움직이는 방향

이 동middot서양 사람들 간에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

lsquo스마일rsquo 도안의 핵심적 특징은 양쪽 입꼬리가 치켜 올라간 것이다

반대로 입꼬리가 내려가면 샐쭉하다거나 언짢은 느낌을 불러일으킨다

입꼬리를 올리고 내리는 얼굴 근육이 어떤 식으로 발달해 있느냐가 표

정 혹은 인상을 좌우할 수 있다는 뜻이다

얼굴 근육은 표정뿐만 아니라 얼굴의 미추(美醜)를 가르는 데도 큰

역할을 한다 얼굴 근육의 배치 크기 대칭성 등이 의학적인 차원에서

잘생기고 못생기고를 결정하는 데 많은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영어로

사소한 차이를 가리켜 lsquo스킨 딥(skin-deep)rsquo 즉 가죽 한 꺼풀 차이라

고 얘기하지만 이 차이가 실생활에서는 엄청나게 다르게 인식될 수 있

는데 얼굴 근육이 바로 대표적인 예이다

하지만 표정이나 얼굴의 미추(美醜)가 최소한 해부학적으로 따져 보

면 lsquo사소한 것rsquo임은 분명하다 성형수술이 널리 유행한다는 점이 이를

방증한다 얼굴의 미추를 결정하는 얼굴 근육은 우리 몸의 여느 뼈대

근육에 비해 조작하기가 상대적으로 손쉽고 위험성도 적다 특히 뼈와

연결돼 있지 않고 피부 아래 묻혀 있는 얼굴 근육들은 손을 봐도 기능

등에 큰 영향을 주지 않는다 얼굴 성형은 쉽게 할 수 있지만 몸 성형

은 엄두 내기가 어렵다는 점이 얼굴 근육과 뼈대 근육의 결정적인 차이

를 보여준다

표정이나 미추를 중시하는 인간의 속성이야 당장 어쩔 수 없을 것이

다 하지만 얼굴 근육에 과도하게 신경을 쓸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얼굴

근육이 만들어내는 갖은 조화는 문자 그대로 lsquo스킨 딥rsquo에 불과한 것들

이니까 글middot김창엽(자유기고가)

(도움말 가톨릭의대 해부학교실 이우영 교수)

보조개는 아름다운 lsquo기형rsquo이다

생활과학 이야기 13

연합

의학적으로는 lsquo선천적 기형rsquo으로 분류되는 보조개 얼굴 근육 때문에 생기는 보조개는 귀엽고 사랑스러운 이미지로 많은 사람들이 부러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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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57-생활과학13+꽃과 나무indd 56 2014-04-11 오전 20200

위클리 공감 2014414 57

예년보다 빨리 꽃을 피운 왕벚나무들이 함박눈처럼 꽃잎을 날리던

날 저는 서울에서 그다지 멀지 않은 어느 강변의 습지를 찾아갔

습니다 아직 찬 기운이 가시지 않은 날씨지만 남쪽에서 불어오는 봄바

람은 솜뭉치처럼 부서진 부들의 씨앗들을 마른 갈대 사이로 어지러이

날리고 있더군요 이곳 물가에는 갯버들 꽃이 한창입니다 먹이가 부족

한 이른 봄 고맙게도 무료 급식소가 문을 연 덕분에 등에류와 벌들도

덩달아 바빠졌습니다 조만간 키버들과 선버들마저 꿀을 담뿍 머금은

향기로운 꽃을 피워내면 이곳은 온통 난리가 날 것입니다

물가에 열을 지어 선 각종 버드나무들의 연둣빛 자태를 감탄하며 바

라보고 있자니 만일 우리나라에서 lsquo생명의 나무rsquo를 꼽으라면 응당 버드

나무가 그 주인공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버드나무(류)는

그야말로 이 세상에 lsquo아낌없이 주는 나무rsquo이니까요

강변에 늘어선 버드나무들은 토양의 침식을 막아줄 뿐더러 수질 정

화에도 도움을 줍니다 풍성하게 피는 향기로운 꽃들은 굶주린 곤충들

이 춘궁기를 이겨내도록 밤낮없이 넉넉하게 꿀을 내놓습니다 또한 이

처럼 곤충이 많이 모이다 보니 이곳은 보금자리와 먹이가 필요한 작은

새들이 모여드는 곳이기도 합니다 이런 이유로 봄철의 버드나무 숲은

그야말로 생명의 발원지 같다는 생각마저 들게 합니다 이 아름다운 곳

에서 저는 문득 머나먼 두만강변의 버드나무 숲을 떠올려 보았습니다

18세기 정조 재위 시절 홍양호(洪良浩)라는 지혜롭고 유능한 관리가

있었답니다 그는 1777년 세도정치의 희생양이 되어 잠시 두만강변을

관할하는 경흥부사로 좌천된 적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는 한직에서

적당히 시간을 때우며 소일하는 대신에 장정 7500명을 동원하여 1인

당 5주의 버드나무를 두만강변에 심는 큰 공사를 벌였다고 전해집니

다 옛날에는 변방의 생활이라는 것이 지금과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힘들었을 것입니다 먹고 살기도 어려운 판에 별로 중요해 보이지 않는

일로 강제 노역까지 하게 되었으니 백성들의 원성이 그야말로 하늘을

찔렀겠지요 이를 보고 걱정한 친구가 홍양호를 간곡히 만류합니다

ldquo여보게 자네는 여기 잠시 있다가 한양으로 다시 돌아갈 사람이 아닌

가 왜 공연한 일을 벌여서 긁어 부스럼을 만드는가rdquo

현실적이고 애정 어린 친구의 충고에 대한 홍양호의 답변이 그의 저서

lt이계집(耳溪集)gt에 기록되어 있습니다 대략적인 요지는 이렇습니다

ldquo이제 내가 버드나무(류)를 심는 것에는 다섯 가지 이로움이 있어요

첫째는 우리 강역을 (오랑캐로부터) 은폐하기 위한 것이요

둘째는 말을 타고 돌격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요

셋째는 강둑이 물살에 파 먹히는 것을 대비하기 위한 것이요

넷째는 땔감용 나무를 대기 위한 것이요

다섯째는 바람을 막기 위한 것이지요

이 공사는 이처럼 백성들을 이롭게 하는 일이라오 내가 비록 여기

오래 머물지 않을지 몰라도 몇 년 지나지 않아 백성들이 그 이익을 누

리게 될 것이고 그 이로움이 백년 천년을 갈 수도 있을 텐데 내가 어찌

눈앞의 인기에 영합하여 이 일을 미루겠소rdquo

그 탁견에 감탄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자연 생태에 대한 정교한

지식 체계가 없던 그 옛날에도 슬기로운 우리 선조들은 강변을 지키는

버드나무숲의 중요성을 간과하지 않았던 것이죠 이런저런 허황한 명

분에 휩쓸려 오랜 세월 우리 곁을 지켜주었던 강변의 버드나무들이 하

루 아침에 베어져 나가고 삭막한 콘크리트 제방이 그 자리에 들어서고

있는 답답한 작금의 현실을 목도하자니 자연환경 보존과 실용성을 두

루 배려했던 옛 선조들의 지혜가 더욱 절실해지는 요즈음입니다

하천변에는 마땅히 버드나무숲이 있어야 합니다 그러면 이 고마운

나무들은 매년 봄마다 크고 작은 물줄기를 따라 세상을 황금빛으로

수놓을 것이며 전국 방방곡곡에는 생명의 교향곡이 우렁차게 울려 퍼

질 것입니다 글과 사진middot김태영(자연생태연구가middotlt한국의 나무gt 공저자)

아낌없이 주는 lsquo생명의 발원지rsquo

한국의 꽃과 나무 버드나무

lsquo생명의 나무rsquo 버드나무 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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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57-생활과학13+꽃과 나무indd 57 2014-04-11 오전 20203

이 연사 힘주어~ 불조심

ldquo자나 깨나 불조심rdquo

lsquo불조심rsquo을 강조하는 대표적인 슬로건이다 식목일에 나무를

심는 것도 중요하지만 식목일을 전후로 해서 연중 산불이 가장 많이

발생한다고 하니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실제로 식목일에는 연평균

18건 평일의 6배에 이르는 산불이 집중적으로 발생한다는 통계치가

있다 최근에는 기후 변화로 산불이 갈수록 늘어나는 추세라고 하니

보다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기온이 높고 건조하며 바람이 강할수록

산불이 쉽게 번지는데 고온건조한 날씨 탓에 최근 식목일 즈음의 산불

발생 횟수도 1990년대에 비해 52퍼센트나 급증했다고 한다 그런 이유

에서일까 정부도 지난 1970년대부터 다양한 불조심 캠페인을 전개해

왔다

내무부(현 안전행정부)가 후원하고 한국화재보험협회가 주최한 lsquo불

조심 웅변대회rsquo 고지 광고(동아일보 1977년 10월 7일)를 보자 헤드라인

은 ldquo제1회 전국 남middot여학생(초middot중middot고) 불조심 웅변대회rdquo다 웅변대회를

개최하는 이유로 lsquo범국민적으로 방화(防火) 의식을 고취하기 위하여rsquo

라는 문구를 앞세우며 대회의 상세한 요강을 밝혔다 그 웅변대회에서

가장 강조한 것은 ldquo방화 예방 의식을 고취시키고 불조심의 생활화를

촉구하여 화재 없는 복지국가 건설에 이바지할 수 있는 내용rdquo이었다

웅변 시간은 초등부가 5분 중middot고등부가 6분이었다 웅변대회에 앞

서 lsquo원고 합격자 발표rsquo를 먼저 한 것으로 보아 예선에서 먼저 제출된 원

고를 검토해 심사를 거친 다음 그 기준을 통과한 학생들에게 본선에

나갈 기회를 주었음을 알 수 있다 본선에 진출한 학생들은 전국 방방

곡곡의 교정에서 두 주먹을 불끈 쥐고 ldquo~하자고 이 연사 소리 높여 외

칩니다 여러분rdquo 하며 목청을 돋웠을 것이다

1970년대는 lsquo웅변대회의 시절rsquo이라 할 정도로 다양한 주제의 웅변대

회가 전국적으로 열렸다 반공 웅변대회가 대표적이었지만 불조심 웅

변대회도 단골 주제였다 그 시절의 웅변대회가 학생들에게 획일적 사

고를 주입시키기 위한 관제 기획 행사라는 비판의 목소리도 있었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다 웅변대회는 학생들에게 자신감을 높여주는 동시

에 주어진 시간 안에 자신의 주장을 효율적으로 전달하는 능력을 길러

정책광고로 보는 어제와 오늘

1977년 10월 7일 동아일보에 실린 lsquo불조심 웅변대회rsquo 고지 광고 내무부(현 안전행정부)가 후원하고 한국화재보험협회가 주최하는 전국 웅변대회 참가를 위한 상세한 안내 정보가 적혀 있다

주는 생생한 프레젠테이션 교육의 현장이다 지금은 웅변대회가 많이

사라졌지만 아직도 지역의 소방서 단위로 관내 학생들을 대상으로 해

불조심 웅변대회를 개최하는 곳도 많다

나무 심기도 중요하지만 심은 나무를 화재로부터 보호하는 일은 더

더욱 중요하다 소방방재청 역시 한식날을 전후로 119소방헬기를 투입

해 산불 예방 홍보활동을 펼치고 있지만 어디까지나 한계가 있을 터

그 무렵에는 불을 피우지 말고 찬밥을 먹어야 한다는 뜻에서 한식(寒

食) 또는 냉절(冷節)이라고 날짜까지 못박았던 조상들의 지혜가 오히

려 돋보인다 기후 변화로 최근 30년 동안 봄철 기온은 평균 섭씨 06

도 올랐지만 습도는 오히려 6퍼센트 낮아져 산불이 일어날 가능성이

더 높아진 상황에서 담뱃불 같은 불씨 관리에 각별히 주의해야겠다

불조심 웅변대회는 입으로 하는 웅변이지만 몸으로 실천하는 웅변이

더 값진 웅변이 아니겠는가 ldquo꺼진 불도 다시 보자rdquo

글middot김병희(한국PR학회 회장middot서원대 광고홍보학과 교수)

58 2014414 위클리 공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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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 공감 2014414 59

공감카툰 파랑새를 찾아서

가장 훌륭한 지혜는 친절과 겸손이다

-탈무드

선택한 까닭글과 그림middot최영순

58-59-정책광고+공감카툰indd 59 2014-04-11 오전 20247

60 2014414 위클리 공감

무용

뮤지컬

문화공감

lt아라의 서gt

lt아라의 서gt는 설화나 민담에 등장하는 인물

을 중심으로 바다에서 탄생한 문명과 그 속에

서 살아가는 인간의 모습을 그린 공연이다 인

천시립무용단은 황해를 넘나드는 바람을 추

상적으로 표현했다 전통춤 레퍼토리에 신화

적 서사를 담아 한국 무용의 매력을 극대화했

다 초연 때 출연한 무용수들과 새로 선발된

무용수들의 기량을 견주어 보는 것도 이번 공

연 관람의 묘미가 될 것이다

기간 4월 25~26일

장소 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

문의 032-427-8401

lt비방문 탈취작전gt

트로트와 국악을 결합한 신명나는 창작뮤지

컬이다 약령시 약전골목의 오래 된 lsquo이만수

한약방rsquo은 손님이 끊일 날이 없다 인근 한약

방 사장들은 lsquo이만수 한약방rsquo엔 특별한 비방

문이 있을 거라는 결론을 내리고 lsquo이만수 한

약방rsquo의 비방문을 훔쳐낼 계획을 세우는데hellip

흥미로운 이야기를 중심으로 옛 약전골목의

풍경과 생활 모습을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기간 5월 4일까지

장소 대구 봉산문화회관 스페이스라온

문의 053-661-3500

극단

한양

레퍼

토리

신은수 작가의 역사극 시리즈 lt운현궁 오라버니gt lt봄이 사라진 계절gt을 잇는 lt거울 속의

은하수gt는 일제강점기 lsquo마지막 왕족rsquo으로 알려진 의친왕가를 소재로 시대의 격류에 휘말

린 인물의 세밀한 심리를 표현한 작품이다 1945년 해방 직전의 의친왕가 이야기를 그렸다

히로시마 원자폭탄 투하로 숨진 의친왕의 차남 이우의 장례식을 계기로 의친왕가 사람들이

한자리에 모인다 급변하는 세계 정세 속에서 조선왕조의 부활이라는 환상 속에 사는 일흔 살의

의친왕 반면 그의 장남 이건은 냉소적인 시선으로 조선의 마지막을 예감하며 아버지와 충돌한

다 의친왕과 다투고 뛰쳐나간 이건은 누군지도 모르는 생모의 행방을 찾는데hellip 극단 한양레퍼

토리 대표이자 배우인 최형인 교수가 직접 제작하고 무대에 선다 여기에 2012년 서울연극제 우

수작품상 수상작인 lt만선gt을 연출한 신동인 감독이 또 한번 연출을 맡아 더욱 관심을 모은다

일제강점기 말기 이곳에 모인 인물들은 특수한 신분으로 인해 저마다 나라의 역사를 대변하

고 있다 겉보기에는 여느 가족의 장례식과 다름없어 보이지만 그들의 갈등과 고통을 통해 자

연스럽게 관객들은 뼈아픈 우리의 역사를 절감할 수 있다 역사적 상징성과 함께 변화하는 시

대에 내몰려 갈등하고 괴로워하는 인간 본연의 모습이 공감을 자아낸다 글middot허정연 기자

기간 4월 19~27일 장소 서울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 문의 02-889-3561

의친왕의 차남 이우의 장례식을 계기로 모인 왕친들의 갈등을 소재로 시대적 아픔을 담은 연극이다

역사 앞에 갈등하는 lsquo인간의 굴레rsquo제35회 서울연극제 lt거울 속의 은하수g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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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감 차상위한부모가족 차상위우선돌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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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 2014414 위클리 공감

화제의 책

ldquo넌나에게 모욕감을 줬어~rdquo 영화 lt달콤한 인생gt에서 배우 김영철이

했던 이 명대사는 개그프로그램에서도 패러디하는 등 대표적인

유행어가 됐다 그만큼 한국사회에서 빈번하게 겪는 감정이기도 하다 출퇴

근길 도로 위에서라든가 학교나 회사에서 생면부지의 낯선 사람들부터

심지어 가까운 가족에게까지 우리는 평범한 일상에서 lsquo모멸감rsquo을 겪는다

모멸은 lsquo업신여기고 얕잡아봄rsquo으로 풀이된다 나의 존재 가치가 부정당하

거나 격하될 때 갖는 괴로운 감정이며 인간 내면의 가장 깊숙한 곳을 파괴

한다 한국인의 일상에 만연한 lsquo모멸감rsquo의 실체를 인문학적으로 규명한 책

이 나왔다 저자는 모멸감을 분석하기 위해 뉴스 기사 TV 드라마나 영화

에서 오가는 대사 수많은 문학작품 등에서 수집한 적실한 실례와 일상생활에서 만나는 다양한

에피소드로 이야기를 이어간다

저자는 우선 모멸이 부르는 파괴력을 우려한다 ldquo우리가 일상적으로 겪는 모멸감은 흔히 lsquo정서

적인 원자폭탄rsquo이라고도 불리며 인간을 끝없는 바닥으로 추락시키기도 하고 때로는 타인과 세

상에 대한 폭력으로 발화하기도 한다rdquo

모욕을 주고받는 데는 어떠한 역사적 배경이 있을까 저자는 급변한 사회 환경 때문이라고 분

석한다 ldquo조선 시대에 형성된 귀천의식과 신분적 우열 관념은 외형을 달리한 채 끈질기게 지속되

어 왔고 산업사회 및 소비사회와 맞물려 사람들 사이에 피곤한 경쟁으로 이어졌다rdquo

이런 연장선상에서 모든 가치가 돈으로 매겨지는 자본주의의 도래가 다른 한 축을 이룬다 사

회제도와 경제력 간의 불균형 삶의 형태와 의식 사이의 불균형이 문제의 핵심이다 절대 빈곤

실업 등으로 인해 최소한의 품위를 갖출 수 없다는 것 자신이 무능하고 쓸모없는 존재라는 생

각은 큰 모멸감을 불러일으킨다 이렇게 훼손된 자아를 보상받으려는 집단 콤플렉스가 공격적

인 민족주의와 편협한 인종주의로도 나타나게 된다 이 책의 또 한 가지 새로운 시도가 있다 바

로 음악으로 표현한 모멸감이다 작곡가 유주환 선생이 이 책에서 열 군데 대목을 골라 열 개의

곡을 만들었다 책과 함께 CD로 들어 있다 음악사적으로도 불안이나 분노 고독이나 초조함 슬

픔이나 기쁨 등을 주제로 한 곡들은 많지만 모멸감을 표현한 곡은 거의 없다고 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과연 모멸감을 뛰어넘을 수 있을까 저자는 학력이나 외모 경제력 피부색

나이 등 외형적인 차이로 멸시하는 문화와 사회 풍토를 바꿔가야 한다고 말한다 또 사회와 제

도가 정비되더라도 모멸감을 아예 느끼지 않고 살기란 불가능하다 존중과 자존의 문화는 여럿

이 만드는 것이며 그 출발은 결국 자신의 내면에 있다 남을 귀하게 여기는 문화는 우리의 변화

로부터 시작된다 ldquolsquo귀rsquo는 곧 lsquo고귀하다rsquo는 뜻이고 영어로 풀이하면 lsquonoblersquo에 가장 가까울 것이다

lsquo귀rsquo만큼은 스스로 성취할 수 있다 어떤 사람은 학문을 닦음으로써 어떤 사람은 예술이나 종교

를 통해 어떤 사람은 타인에게 많은 것을 베풂으로써 삶을 고양시킬 수 있다rdquo 우리는 각자 어떤

방법으로 모멸감을 극복하고 있을까 글middot박지현 기자

단신

lt커넥톰 뇌의 지도gt승현준 지음 | 신상규 옮김김영사 | 2만3천원

1천억 우리 몸 안의 신경세포 개수다 인

간 신경세포의 모든 연결구조와 활동원리

를 파악하기 위한 사상 초유의 프로젝트

인 휴먼 커넥톰 연구의 모든 것을 다뤘다

뇌와 의식의 비밀을 밝히기 위한 흥미진

진한 실험과 놀라운 발견이 이어진다 의

학적 발전을 뛰어넘어 미래 사회에 혁명적

변화를 가져올 경이로운 도전의 과정이

생생하게 펼쳐진다

lt금융으로 본 세계사gt천위루 양천 지음 | 하진이 옮김시그마북스 | 1만7500원

금융학은 지리적 환경과 기술middot종교middot경

제체제를 망라한 집합체라고 할 수 있다

모든 금융 사건에는 사회middot경제middot문화middot역

사적 배경이 있다 이 책은 국가 인물 사

건을 시대별로 나눠 유머러스하고 유쾌

한 언어로 금융사를 들려준다 그리스

로마 프랑스 스페인 네덜란드 영국 미

국 클로비스 찰스 1세 JP 모건 소로스

튤립 거품 사우스시 거품 서브프라임

위기 등의 키워드를 일목요연하게 펼치

면서 세계 경제의 흥망성쇠를 그려냈다

모멸감 왜 느껴 나는 소중해

lt모멸감gt

김찬호 지음문학과지성사1만3500원

62-63-화제의책+디딤툰indd 62 2014-04-11 오전 20413

위클리 공감 2014414 63

디딤툰 글로벌 에티켓 173

세상에서 가장 무거운 것구성middot권우영

그림middot안종만

62-63-화제의책+디딤툰indd 63 2014-04-11 오전 20419

요행은 없더라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한 소통이 지나치게 활발하다 각종 동호회

며 동창회에서 업무 협상에 이르기까지 다채로운 채널들이 그

야말로 lsquo스마트rsquo하고 lsquo스피드rsquo 있게 실시간으로 진행된다 직접 통화하거

나 만나지 않아도 많은 정보들이 오가고 약속들이 잡히고 계획들이

세워진다 시간이 절약되기도 하지만 시시각각 lsquo띵동rsquo하는 커뮤니티 알

림 신호로 인해 업무 집중에 방해를 받기도 한다 아마도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요즘 사람들은 경험의 80퍼센트 이상을 SNS를 통해 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최근 한 친구가 자신의 어리숙함을 한탄하는 글을

SNS에 올렸다

인터넷을 검색하다가 수천만 원을 호가하는 외제 중고차를 아주 싸

게 구할 수 있다는 광고성 글을 봤다고 했다 침수되거나 사고 난 차도

아닌데 저렴하게 경매로 낙찰된 차이기에 믿을 수 있다는 내용을 보고

어처구니없게도 마음이 동했다는 것이다 게다가 그 광고문에는 단순

히 차를 파는 것이 아니라 소중한 사람과의 인연을 진실하게 만들고

싶다고 적혀 있었다 거기서 그치지 않고 딸 사진까지 곁들이며 자기

딸한테 부끄럽지 않은 아빠로 살아가고 싶은 사람이라는 말까지 덧붙

인 것을 보고는 차라리 믿고 싶은 마음이 더 강해졌다 그 친구는 전화

를 걸었고 약속을 한 후 차를 구매하러 갔다

통화한 딜러는 여기저기 친구를 데리고 다니며 몇몇 그럴 듯한 외제

차를 보여주었다 인터넷 차량은 시험 주행을 해 볼 수 없다면서 이상

없으니 빨리 사라고 지금 선택하지 않으면 후회할 거라고 한 시간 후

에는 다른 사람이 보러 오기로 예약돼 있다고 압박했다 순진한 친구

는 제정신을 차리기 어려운 지경임에도 가까스로 정신을 차려 품질 보

증을 어느 정도 해 줄 수 있느냐고 물었다 보증 기간이 없다는 답이 돌

아왔다 처음에 전화했을 때는 3개월 정도 보증해 준다고 했던 것 같아

재차 확인했다 딜러는 워낙 싸게 파는 것이라 그런 것은 해당되지 않

는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순간 이상하다 싶어 친구는 사지 않겠다고

말했다 딜러의 표정이 순간 바뀌었다 살 것처럼 이야기해 놓고 이제

와서 이러면 어떻게 하느냐 이런 인터넷 차량들은 대개 사러 오면 그

냥 계약하고 끌고 가는 게 상례인데 너무한 것 아니냐hellip 질타 내지 훈

계조였다 섬약(纖弱)한 기질의 친구는 더 당황했다

하지만 친구는 사지 않겠다는 의사를 다시 한번 표시했다 가족들의

안전을 지켜야 한다는 말도 덧붙였다 불만에 차 있던 딜러가 이내 표

정을 바꾸었다 잘 생각했다고 대부분 인터넷 보고 오는 사람들은 이

런 차의 성격을 알고 오는데 당신은 그렇지 않은 것 같았다며 정말 모

르고 온 것이냐고 물었다 친구가 광고문을 믿고 왔다고 하니까 딜러는

참 딱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이런 차는 대개 리콜된 것들로 안전을 보장할 수 없는 차들이어서 어

떤 이들은 아예 견인차를 가져와 사 간다 정상적인 차가 이런 가격이

라면 어떤 바보가 비싼 돈 들여 새 차를 사겠느냐 당신이 순진한 사람

같아서 말해 주는 것이다 그랬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딜러는 차를 팔

지 못하고 들어가면 회사에서 혼나니까 정상적인 다른 중고차로 바꾸

면 어떻겠느냐고 제안했단다 한나절 이상을 같이 다니고 또 진실까지

털어놓아 준 그 딜러에게 미안한 생각이 들고 고마운 생각도 든 나머

지 친구는 그러자고 했다 얼결에 꼭 바꿀 필요도 없는 차를 그렇게 바

꾸었다고 했다

그러고 나서 자신이 도대체 무엇을 어떻게 한 것인지 모르겠다고 자

탄했다 어리석은 짓을 한 자신을 반면교사 삼아 친구들은 그런 일에

휘말리지 말라고 덧붙였다 결국 그 친구는 평범하지만 오래 된 진리를

잠시나마 잊은 자신에 대한 반성으로 끝을 맺었다 lsquo콩 심은 데 콩 나

고 팥 심은 데 팥 난다rsquo 글middot우찬제(문학평론가middot서강대 문학부 교수)

중앙포토

소통과 공감

64 2014414 위클리 공감

64-소통과공감indd 64 2014-04-11 오전 20452 표지 253-최종indd 146 2014-04-11 오전 20821

Page 20: 위클리 공감 253호

36 2014414 위클리 공감

과학기술 여성파워시대 기술로 승부기획특집

임형미(47) 한국세라믹기술원 에코복합소재팀장은 지난

2010년부터 산업통상자원부가 추진하는 10대 핵심소재개

발(WPMmiddotWorld Premier Materials)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

다 WPM은 수송기기용 초경량 소재 친환경 스마트 표면처리 강

판과 같은 미래형 신소재들을 개발하는 프로젝트다 임 팀장은

10대 프로젝트 중 한 분야인 나노카본(탄소섬유) 사업단에서 에

너지 절감을 할 수 있는 나노복합소재를 개발하고 있다 이번 사

업단에서 몇 안 되는 여성 책임자이기도 하다 그는 ldquo최근 방열

소재가 주목받고 있는 만큼 고온에서 표면의 전기 절연성을 유지

할 수 있는 세라믹 소재를 연구한다rdquo며 ldquo정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프로젝트인 만큼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rdquo

고 말했다

세라믹은 크게 첨단세라믹과 전통세라믹으로 나뉜다 전통세

라믹은 흙이나 모래 같은 원료를 이용해 불로 구워낸 도자기나

유리 등을 말한다 첨단세라믹은 자동차와 항공우주 등 첨단 기

술을 세라믹에 접목한 소재를 말한다

한국세라믹기술원은 첨단세라믹 연구기관으로 2000년 정부

출연기관으로 출범했다 2009년부터는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기

관으로 바뀌었다 한국세라믹기술원은 에너지환경middot전자middot기초

소재 융합 분야로 나뉘어 연구하고 있다

임 팀장이 이끌고 있는 에너지소재본부 내

에코복합소재팀에서는 세라믹 원료에 해당

하는 나노입자를 더 작게 만들거나 나노입

자의 특성을 응용한 나노기술 개발에 힘쓰

고 있다

그가 2000년 한국세라믹기술원에 입사할

때만 해도 여성 과학기술 연구원은 어디에서도

ldquo나노복합소재 개발 사명감이 큽니다rdquo한국세라믹기술원 에코복합소재팀 임형미 팀장 ldquo과학기술은 가장 진실한 학문rdquo

전민규 기자

임형미 팀장은 산업통상자원부가 추진하는 10대 프로젝트 중 한 분야인 나노카본 사업단에서 책임자로 활동하고 있다

36-37-기획-임형미indd 36 2014-04-11 오전 15310

위클리 공감 2014414 37

보기 드물었다 또 과학기술이라고 하면 광물 자원 등과 같은 단

일 자원을 개발하는 수준이었다 그러나 한국세라믹기술원이 출

범하면서 변화를 맞았다

각 분야에서 세라믹기술원을 찾기 시작하면서다 당시 이화여

대 화학과를 졸업하고 미국에서 물리화학 박사학위를 받았던 임

팀장은 곧바로 지원했다 입사 지원 당시 전남대와 조선대에서

lsquo박사후 연구원rsquo으로 활동하고 있던 터라 전공을 살릴 수 있는 기

회였고 합격 소식을 들었다 임 팀장은 ldquo남편이 지방에서 근무했

기 때문에 주말부부로 지내야 하는 현실이었지만 남편의 전폭 적

인 지지 속에 일할 수 있게 됐다rdquo며 ldquo남편과 14년째 주말부부 생

활을 하고 있다rdquo고 말했다

ldquo기술개발로 기업middot소비자에 도움 줄 수 있어 뿌듯rdquo

임 팀장은 지난 4월 1일 수석 연구원으로 승진했을 정도로 인정

받고 있지만 그에게도 고비는 있었다 바로 2000년 분체팀으로

입사하면서다 분체(고체 입자가 많이 모여 있는 상태의 물체를

통틀어 이르는 말)는 공학 분야로 이학 전공을 한 그에게는 어려

움이 있었다

그렇게 1년 남짓 연구에 매진하고 있던 2000년 초 당시 한국세

라믹기술원장이 세라믹을 섬유에 응용할 수 있는 프로젝트 팀을

꾸리면서 기회가 온 것이다

그는 전남대에서는 흡착제와 석유화학 공정 등에 쓰이는 첨단

신소재인 제올라이트(제올라이트는 알칼리 금속 또는 알칼리토

류 금속을 함유하는 함수 알루미늄 규산염 광물의 일종) 촉매를

조선대에서는 세라믹 코팅제를 연구했다 그는 ldquo분체팀에 들어갔

지만 전공 분야가 아니어서 힘들었는데 회사에서 복합소재 개

발 얘기를 듣고 바로 참여하게 됐다rdquo고 말했다

그 이후 나노카본 복합소재 개발에 적극 뛰어들었다 그간 성

과도 있었다 대표적인 연구 성과물은 난연제(플라스틱의 내연소

성을 개량하기 위해 첨가하는 첨가제) 개발이다 예를 들어 지하

철 화재 시 인명 피해가 많은 이유는 유독가스로 인한 질식사 때

문으로 난연제 개발도 유독가스를 줄일 수 있는 방안이 된다 전

선소재도 나노입자 크기(한 변의 길이가 1천만분의 1미터 이하)의

무기물을 고르게 분사시키고 불에 잘 타지 않는 성질의 난연제

를 결합시키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임 팀장은 ldquo나노물질의 입자 크기는 눈에 보이지 않지만 나노

기술은 우리의 건강과 환경 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요한 기

술rdquo이라고 말했다

또 기업과 협업해서 개발한 연구도 있다 기술원은 개인 연구

개발도 중요하지만 기업이 필요로 하는 기술도 개발한다 그는

ldquo기술 개발을 하면 기업들에 기술을 이전하기도 하지만 자체 예

산이 많지 않아 예산 확보를 위해 기업이 의뢰한 기술을 협업해

개발하는 프로젝트가 많다rdquo고 말했다

대표적인 것 중 하나가 2012년 LG전자와 함께한 휴대폰 유리

기판 표면온도 저감용 코팅제 연구다 휴대폰을 오래 사용하다

보면 휴대폰이 발열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발열을 줄이기 위한

기술 연구를 LG전자가 의뢰하면서 연구에 매진해 발열을 줄일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현재는 LED 분야 중소기업과 LED 형광등 커버를 개발 중이

다 그는 ldquo과학기술은 측정과 관찰을 통해 결론을 얻는 만큼 정

확하고 진실한 학문rdquo이라며 ldquo기술 개발로 기업은 물론 소비자들

에게도 도움이 될 수 있어 매우 뿌듯하다rdquo고 말했다 이어 ldquo과학

기술 분야에 진출하는 여성들의 숫자가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rdquo고

덧붙였다 글middot김성희 기자

36-37-기획-임형미indd 37 2014-04-11 오전 15313

38 2014414 위클리 공감

베트올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개와 고양이 등 반려동물들의

질병을 체크할 수 있는 진단키트를 개발하는 회사다 동

물 진단키트란 사람의 임신 진단키트와 같이 반려동물의 혈액이

나 분비물을 떨어뜨려 10분 이내에 질병 유무를 곧바로 알 수 있

게 해 주는 제품이다 한 줄이면 음성 두 줄이면 양성 반응을 나

타낸다 김정미(51) 베트올 대표는 ldquo국내에서는 잘 알려지지 않은

기업일 수 있지만 해외 동물 의료시장에서는 꽤 유명한 기업rdquo이

라고 소개했다

실제로 베트올은 107개국에 30여 개 질병 진단키트 제품을

수출한다 지난해 1분기 매출의 991퍼센트가 해외에서 나왔을

정도다 김 대표는 ldquo국내에서는 반려동물에 대해 관심 있는 질병

수가 4~5개에 불과하지만 해외에서는 사람이 가지고 있는 질병

처럼 반려동물 질병에 대한 관심이 높기 때문rdquo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창업한 지 7년 만에 세계 동물 의료시장에서 다섯 손가

락 안에 꼽히는 기업으로 성장했다 연구원과 생산직원을 다 합

쳐도 28명밖에 안 되는 기업이 말이다 2006년 12월 창업한 첫

해에도 매출을 올렸다 이에 대해 그는 ldquo좋은 물건을 빨리 만들고

잘 팔았기 때문rdquo이라고 대답했다 이런 자신감에는 그가 학교에

서 공부한 이론과 실무 경험이 바탕이 됐다

김 대표는 이화여대 생물학과를 졸업한 후 미국 오스틴 텍사

ldquo충분한 역량middot경험 쌓은 뒤 43세에 창업rdquo김정미 베트올 대표hellip 동물 질병 진단키트 개발로 7년 만에 세계 5위권 성장

지미

연 기

김정미 베트올 대표는 창업 7년 만에 반려동물의 질병 진단키트를 107개국에 수출하고 있다

과학기술 여성파워시대 과학도로 창업 도전기획특집

박상

문 기

38-39-기획-김정미indd 38 2014-04-11 오전 15411

위클리 공감 2014414 39

스주립대에서 약리middot독성학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MIT 박사후

연구원 과정을 마쳤다 한국에 들어와 1997년 국립보건원에서

책임연구원으로 근무한 뒤 바이오 업체인 바이오메드랩과 이수

그룹의 바이오 계열사인 이수앱지스에서 인체 질병과 동물 질병

연구를 했다

바이오메드랩 연구원 재직시절에는 자궁암 진단키트인 lsquo자궁

암 진단용 DNA 칩rsquo을 개발했다 한국 식약청 허가를 받아 현재

병원에서 사용되고 있다 이후 이수앱지스로 옮겨 인체 진단과

관련 제품을 연구하고 개발 판매까지 총괄하는 진단사업팀장을

5년간 지냈다 그는 ldquo국립보건원 공무원 생활을 하고 바이오 회

사에서 제품을 만들어 상용화하는 모든 과정을 경험한 것이 창

업하는 데 큰 자산이 됐다rdquo고 말했다

자신감이 생긴 김 대표는 창업을 하기로 결심했다 당시 나이

43세였다 그는 ldquo지금까지의 경험과 역량으로 충분히 승산이 있

다고 생각했다rdquo고 말했다 그는 이수앱지스에서 함께 지내온 연

구원들과 함께 힘을 모아 시작하기로 했다 그러나 제한된 자본

력과 소수 인력으로는 지금까지 했던 인체형 질병 진단키트 시장

은 어렵다고 판단했다 결국 고민 끝에 반려동물 시장으로 방향

을 틀었다 그는 ldquo동물 진단키트는 사람을 위한 키트와 기술이 유

사해 제조 원가가 비슷한 반면 판매 가격과 경쟁률은 크게 차이

가 난다rdquo고 말했다 이어 ldquo전 세계 동물시장은 해마다 10퍼센트

이상 증가하는 블루오션인 만큼 성장 가능성이 크다고 확신했

다rdquo고 덧붙였다

ldquo창업은 철저히 준비하고 정책자금 적극 이용을rdquo

그러나 어려움도 있었다 바로 연구개발비다 김 대표는 정부에서

지원받을 수 있는 방법을 알아보기 시작했다 그는 ldquo사업성이 높

은 만큼 성공할 자신이 있었다rdquo며 ldquo중소기업청 농림부(현 농림축

산식품부) 경기과학기술진흥원 등에서 내놓은 과제에 참여해

연구개발비를 확보했다rdquo고 말했다 실제로 베트올은 2007년 9월

산업자원부(현 산업통상자원부)의 lsquo신기술보육사업rsquo으로 선정돼

기술개발 자금을 지원받았고 2008년에는 중소기업청의 lsquo중소기

업기술혁신사업rsquo에 뽑혔다 김 대표는 ldquo창업을 생각한다면 우선

철저히 준비하고 정부의 정책자금을 적극 이용하라rdquo고 조언했다

지원 끝에 베트올은 lsquo개 심장사상충rsquo lsquo개 홍역rsquo lsquo개 장염rsquo 등 세 가

지 종류의 질병을 체크할 수 있는 진단키트를 개발할 수 있었다

베트올 진단키트는 국내 수의사는 물론 세계 바이어들에게 호

평을 받으면서 제품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다 이제는 lsquo어디에 팔

까rsquo 고민을 하는 게 아니라 기업에서 lsquo필요한 제품을 만들어 달라rsquo

는 주문이 들어올 정도다 빠른 시간 내 시장을 선점할 수 있었던

이유는 김 대표가 직접 제품을 들고 해외 바이어를 만나고 뛰어

다닌 덕분이다 그는 ldquo제품을 만든 사람이 가장 잘 팔 수 있다고

생각한다rdquo며 ldquo아직도 제품의 기술영업과 기술지원을 직접 하고 있

다rdquo고 말했다 베트올은 물건을 믿고 팔 수 있는 백신회사나 제약

회사 등을 선정해 계약을 맺는다 거래처가 65개사에 달한다

현재 전 세계 동물 진단키트시장 규모는 2조원이다 대표 기업

으로는 아이덱스와 헤스카 신바이오텍스 등 미국의 3개사와 유

럽의 2개사 정도다

김 대표는 ldquo우리 기업만의 기술경쟁력이 있는 만큼 몇 년 안에

아이덱스와 어깨를 견줄 수 있을 것rdquo이라고 자신했다 이어 ldquo앞으

로 진단키트뿐 아니라 진단부터 치료까지 할 수 있는 의료기기

개발에도 힘쓸 것rdquo이라고 말했다 올해에는 개와 고양이 질병 진

단키트에 이어 말에 대한 질병 진단키트를 출시할 계획이다 그

는 ldquo창업할 때 가장 시간을 많이 투자하고 전문성을 가져야 한

다rdquo며 ldquo일할 때에는 여자라는 생각을 버리고 일해야 한다rdquo고 말

했다 글middot김성희 기자

베트올이 개발한 반려동물들의 질병을 체크할 수 있는 진단키트

베트

38-39-기획-김정미indd 39 2014-04-11 오전 15414

40 2014414 위클리 공감

공감 인터뷰

인터넷 없는 세상을 상상할 수 있을까 우리 생활 전반에 자

리 잡은 인터넷 덕분에 편리한 생활을 영위하고 있지만 개

인정보 유출 바이러스 유포 등 사이버 범죄에 대한 우려도 만만

치 않다 이 같은 걱정에서 벗어날 수 있는 안전한 정보통신 사회

를 만들기 위해 활동하는 사이버 보안전문가 lsquo화이트 해커rsquo의 세

계에 뛰어든 고교생이 있다

지난 4월 2~3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전 세계 화

이트 해커들의 해킹방어기술 경연대회 lsquo코드게이트(CODEGATE)

2014rsquo 주니어부 우승자인 선린인터넷고 3학년 임정원(18) 군이다

이번 대회에는 지난 2월 온라인으로 치러진 예선전을 포함 역

대 최대 규모인 전 세계 74개국 1200개팀 2968명의 정보보안

인재들이 참가했다 lsquo코드게이트 2014rsquo에서 세계 최초로 열린 주

니어 해킹방어대회에도 24개국 378명이 참가했다

7회째인 올해 대회는 해외 참가팀의 비중이 58퍼센트였으며

지난해 개최된 세계 최대 해킹대회인 lsquo데프콘rsquo(예선참가 917개팀)

규모도 뛰어넘었다

우리나라는 단체전인 일반부에서 아쉽게도 우승팀을 내지 못

했으나 개인전인 주니어부에서 1위부터 3위까지 휩쓸었다 특히

우승자인 임 군은 총점 1340점을 획득해 880점으로 2위를 차지

한 김범수(18middot개포고 3년) 군과 큰 점수 차를 보였다

ldquo어릴 때부터 게임보다 프로그래밍에 관심이 컸어요rdquo

ldquo어릴 때 집에 있는 컴퓨터를 하면서 궁금증이 생겼어요 컴퓨터

에서 운영되는 프로그램들이 어떻게 만들어지는 걸까 하고요

그래서 초등학교 2학년 때 직접 프로그램을 만들고 싶은 마음에

혼자 책을 보면서 공부를 시작했어요rdquo

임 군은 lsquo학원을 다녔다rsquo lsquo컴퓨터를 잘하는 집안 어른에게 배웠

다rsquo 정도의 답변을 기대하며 던진 질문에 대해 lsquo독학rsquo이라는 의외올해 처음 열린 코드게이트 2014 주니어부 우승자인 임정원 군은 우리나라의 사이버 안보를 지키는 정보보안 전문가를 목표로 공부하고 있다

지미

연 기

ldquo사이버안보 지키고 싶어요rdquo선린인터넷고 임정원 군 해킹방어기술 올림픽 lsquo코드게이트 2014rsquo 주니어부 우승

40-41-공감인터뷰indd 40 2014-04-11 오전 15526

위클리 공감 2014414 41

의 답을 내놓았다 초등학교 저학년 또래라면 컴퓨터 게임이나

인터넷 검색 등에 관심을 보이는 것이 보통인데 임 군은 그것을

가능하게 만든 프로그램에 흥미를 보인 점도 남달랐다

ldquo그 당시 보던 책 중에 lt철벽보안을 위한 역공격 해킹gt이라는

책이 있었어요 그 책을 보면서 정보보안에 빠져들었고 나중에

는 책이 뜯어질 정도로 반복해서 읽었어요rdquo

남다른 관심과 열성으로 임 군은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 2년

간 서울 중부교육청의 정보영재로 중2 때는 서울대학교 과학영

재교육원 정보영재 프로그램에 선발되어 영재 교육을 받았다

ldquo책에 나온 내용들을 보면서 정보보안에 대해 본격적으로 공

부해 보고 싶은 욕심이 생겼어요rdquo

특성화고에서 체계적으로 공부할 길 찾아

임 군이 특성화고인 선린인터넷고에 진학한 것도 정보보안에 대

한 공부 욕심이 커서였다고 한다 임 군의 부모는 특목고 진학을

원했으나 ldquo본격적으로 정보보안에 대한 공부를 해 보고 싶다rdquo는

임 군의 강한 고집에 밀려 특성화고 진학을 허락했다고 한다

ldquo선린인터넷고의 교육과정과 동아리활동에 대해 알아보니 제

가 더 알고자 했던 것들을 제대로 배울 수 있을 것 같다는 기대

감이 들었어요 실제로 입학해서 공부해 보니 수업 내용이 충실

하고 동아리활동도 활발해 부족한 점을 많이 채울 수 있었어요

lsquo레이어 세븐rsquo이라는 동아리에 가입했는데 뛰어난 선배들이 문제

를 해결하는 모습을 가까이서 보고 함께 연구활동을 할 수 있어

서 너무 좋았어요rdquo

선린인터넷고에 진학해 정보보안에 대해 체계적으로 공부할

수 있는 길을 찾게 된 임 군은 각종 대회에 진출하면서 좋은 성과

도 냈다 2013년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개최한 lsquo제1회

ETRI 주니어 해킹대회rsquo에서 우승하는 등 총 7개의 해킹방어대

lsquo화이트 해커rsquo들의 축제인 코드게이트 2014의 외국인 참가자

코드

게이

트 2

014

사무

회에 참가해 그 가운데 2개 대회에서 2위에 입상하고 5개 대

회에서 1위를 하는 등 놀라운 실력을 보여주었다

ldquo대회에 나가면 내가 어느 정도 수준인지 부족한 점은 어떤

건지를 알 수 있어 좋아요 이번 대회는 세계 최초의 주니어 국제

해킹방어대회이자 제가 나갈 수 있는 마지막 주니어 대회였기에

더욱 의미가 있었는데 이렇게 좋은 성적을 거둬 정말 기뻐요rdquo

임 군은 지난해 9월부터 한국정보기술연구원(KITRI)의 차세

대 보안전문가 양성과정 베스트오브베스트(BoB)에 지원해 교육

을 받아왔다

8개월간의 교육과 프로젝트 진행 등을 통해 실력을 인정받아

120명의 교육생 중 lsquo베스트 10rsquo에 선정되어 lsquo국가대표 화이트 해커rsquo

라는 영예를 얻고 지난 3월 캐나다에서 열린 정보보안 컨퍼런스

lsquo캔섹웨스트(Cansecwest)rsquo에 참가하기도 했다

임 군은 BoB 교육과정 중 마이크로소프트사 윈도 익스플로

러 프로그램의 보안 취약점을 발견하기도 했다

ldquo아쉽게도 분석이 완료되기 전에 마이크로소프트사에서 보안

패치를 내놓아 해결이 됐어요 제가 분석하는 동안 먼저 발견한

다른 연구자가 제보를 한 거겠죠rdquo

임 군은 ldquo캐나다에서 정보보안 컨퍼런스에 참가해 최신기술에

대한 발표를 보면서 앞으로 갈 길이 멀었다는 생각이 들었다rdquo면

서 ldquo공부하면 할수록 배워야 할 것이 너무 많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rdquo고 말했다 그리고 자신의 포부를 밝혔다

ldquo여러 사람들과 함께 연구하면서 실력을 키워나가고 싶어요

그래서 대학에 진학해 정보보안을 전공하고자 합니다 기회가 주

어진다면 국가기관에서 우리나라의 사이버 안보를 지키는 일을

하고 싶습니다rdquo

한 고교생의 가슴에 사이버 보안전문가의 꿈이 영글고 있

었다 글middot이윤진 객원기자

40-41-공감인터뷰indd 41 2014-04-11 오전 15530

42 2014414 위클리 공감

스마트폰 중독hellip ldquo자녀와 함께 풀어요rdquo친밀한 소통과 사용한계 정하고 자율성 높이는 lsquo친middot한middot자rsquo 매뉴얼 보급

교육정보

지난해 이동통신 3사의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청소년(만

19세 미만) 약 540만명이 스마트폰을 갖고 있다 한국정보

화진흥원이 지난해 분석한 청소년 스마트폰 중독률(255퍼센트)

은 인터넷 중독률(117퍼센트)보다 2배 이상 높고 전년대비 71퍼

센트포인트 증가하여 성인(89퍼센트)의 29배 수준에 달했다

스마트폰에 빠지기 쉬운 청소년 자녀에게 스마트폰 사용을 줄

이라고 조절하라고 지도하는 것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24

시간 따라다니며 잔소리를 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스마트폰에 빠

져들기만 하는 자녀를 대체 어떻게 지도해야 할까

여성가족부는 청소년의 올바른 스마트폰 이용습관 형성을 효

과적으로 돕기 위해서 스마트폰 과다 이용 청소년 상담 부모교

육 치료 관련 매뉴얼을 개발하여 보급하고 있다

이 매뉴얼은 지난해 한국청소년상담복지개발원이 중심이 되어

서울대middot중앙대middot을지대 등 학계 전문가와 현장 실무자 교사 및 학

부모 등이 참여하여 제작한 것으로 lsquo스마트폰 중독 청소년 상담 매

뉴얼(개인middot집단)rsquo lsquo스마트폰 중독 청소년 부모교육 매뉴얼rsquo lsquo스마트

폰 중독 청소년 치료 매뉴얼rsquo 등 3종(4권)으로 구성되었다

ldquo스마트폰은 중독성 강한 기기임을 먼저 이해하자rdquo

lsquo상담 매뉴얼rsquo은 청소년이 스마트폰의 강박적 사용을 줄이기 위해

자신의 사용 패턴을 스스로 이해하여 조절할 수 있도록 구성돼

있다 특히 개인상담과 집단상담으로 구분해 상담효과를 높이고

상담과정에서 자율성을 높이도록 제작됐다

lsquo부모교육 매뉴얼rsquo은 부모가 스마트 기기를 이해하고 자녀가

스마트폰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도록 지도할 수 있는 lsquo친middot한middot자 스

마트폰 자기조절 양육 원리rsquo 등을 소개하고 있다

lsquo부모교육 매뉴얼rsquo은 부모들에게 먼저 자녀들이 사용하는 스마

트폰의 순기능과 역기능을 이해할 것을 권한다

스마트폰은 언제 어디서든 액정만 터치하면 스마트 세상에 들

어갈 수 있어 어느 기기보다 중독성이 심하다는 미디어 특성을

갖고 있다 발달적 특성상 청소년기는 신체적middot정신적 변화를 겪

는 시기로 청소년들이 어지러운 마음을 피하는 가장 손쉬운 방

법으로 스마트폰을 선택하고 있다 이와 함께 기질적으로 우울

증 ADHD(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를 가진 청소년들이 특히

서울 마포구 성산동 월드컵공원에서 lsquo일주일에 한 번 한 시간 스마트폰을 끄자rsquo는 스마트폰 사용 줄이기 캠페인에 참여한 청소년들 여성가족부는 청소년들이 스마트폰 사용을 자율적으로 조절하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해 부모와 상담기관용 매뉴얼을 펴냈다

연합

친 친밀하게 관계 맺기 의사소통하기

한 한계 정하고 규칙을 통해 반복 습득하기

자 자율성 책임 높이기

42-43-교육정보_스마트폰indd 42 2014-04-11 오전 15605

위클리 공감 2014414 43

매뉴얼 내려받기 여성가족부gt정책안내gt정책자료gt일반정책자료 wwwmogefgokr

스마트폰으로 인한 중독 증상

1 일상생활 장애 스마트폰으로 인해 기본적으로 해야 할 일을 못하

게 되는 것을 말한다 밤늦게까지 스마트폰을 보느라 잠을 제대로

못 자 학교에 지각을 하거나 수업에 집중하지 못하고 내내 스마트

폰만 보는 일도 있다 스마트폰을 보면서 걷다 넘어지거나 달려오

는 차를 피하지 못하는 일도 있다

2 내성 스마트폰을 사용하면 할수록 더 많이 사용해야 만족을 느끼는

증상이다 알코올 중독도 점점 많은 양의 술을 마시게 되는 병인 것처

럼 스마트폰 중독도 점점 사용 시간이 전보다 늘어난다

3 금단 스마트폰을 보고 있지 않은 동안에도 내내 스마트폰 생각만 하

게 되는 증상이다 담배를 끊으면 금단 증상이 생긴다고들 하는데 마

찬가지로 스마트폰 중독이 되면 갑자기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못하게

되거나 사용 시간을 줄이게 될 때 초조하고 불안해져서 안절부절하게

된다

4 일탈 행동 평소에 하지 않던 행동들 예를 들면 잦은 거짓말 무단 결

석 수업 빠지기 흡연 등을 한다

중독되기 쉽다

이처럼 청소년들이 스마트폰 사용을 조절하지 못하는 것은 단

순히 의지 부족만이 원인이 아니다 청소년들이 스마트폰에 빠질

수밖에 없는 여러 가지 이유들이 있고 우리 아이만 스마트폰에

빠져 허우적대는 것이 아니므로 부모는 이를 이해하고 자녀를 애

정 어린 시선으로 관심 있게 지켜봐 주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고 매뉴얼은 충고한다

부모middot자녀가 lsquo지킬 수 있는 규칙rsquo 함께 만드는 게 중요

매뉴얼은 스마트폰은 혼자 사용하는 개인 매체이므로 자녀 스스

로 조절하고자 하는 의지를 보이지 않는다면 부모의 관리middot지도

가 어렵다고 지적한다 ldquo스마트폰을 하루 몇 시간 이상 사용하면

뺏는다rdquo는 방식의 강압적인 처벌이나 규제는 자녀가 커갈수록 오

히려 부작용을 낳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그래서 자녀가 스스로 스마트폰 사용을 조절할 수 있도록 lsquo친

밀한 의사소통rsquo부터 힘쓸 것을 권한다 처벌middot규제보다 먼저 자녀

와 lsquo친밀한 의사소통rsquo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지속적인 관심과 노

력이 필요하다고 매뉴얼은 강조한다 부모middot자녀 간의 친밀한 의

사소통이 가능할 때 함께 한계와 규칙을 정하고 자녀의 조절 동

기와 자율성을 향상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규칙이 부모의 마음에 안 들더라도 자녀가 지키기 쉽게 만들

고 점차 난이도를 높이는 것이 효과적이다 또한 자녀가 스스로

의 생각이나 행동에 확신을 가질 수 있도록 신뢰와 격려가 필요

하며 피드백을 해 주는 것도 중요하다 피드백 방안으로 부모와

자녀가 합의해 상벌을 정한다 매뉴얼은 이러한 과정에서 ldquo자녀

가 제기하는 의견에 대해 변명으로 받아들이지 말고 자신의 생

각(가치 흥미)을 찾아가는 과정으로 생각하고 존중하는 태도를

가질 것rdquo을 충고하고 있다 글middot박경아 기자

(서울시교육청 2013)스마트폰 과다 사용으로 인한 학년별 유병률

10

8

6

4

2

0초등학교 4학년 중학교 1학년 고등학교 1학년 평균

091

724

886

651

(단위 )

42-43-교육정보_스마트폰indd 43 2014-04-11 오전 15606

44 2014414 위클리 공감

공공기관 지방화시대

새 둥지 7개월hellip ldquo이젠 부산 공공기관rdquo영상물등급위원회 신입직원 90퍼센트 지역인재 선발 등 현지화에 힘써

부산 이전 7개월 영상물등급위원회(이하 영등위)가 지역사

회와 빠르게 밀착하면서 성공적인 lsquo부산시대rsquo를 열고 있다

다양한 체험행사로 지역민들과의 융화에 힘쓰는가 하면 신입직

원도 부산 지역민으로 90퍼센트를 채용하는 등 과감한 변화를

시도했다

그 결과로 지난 3월 7일 대통령 직속 지역발전위원회로부터

공공기관 지방이전 우수기관 표창을 받기도 했다 이전 지역인

부산의 최초 입주기관으로 지역균형발전을 위해 선도적인 역할

을 한 공로를 인정받아서다

처음부터 순탄했던 것은 아니다 태스크포스(TF) 팀부터 공공

기관 이전의 전 과정을 지켜봐 온 경영지원실 강성우 대리는 ldquo허

허벌판에 세워질 이 건물이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몰라 막막했

다rdquo고 토로했다 청사 내부 인테리어를 고려할 때도 lsquo영화의 도시rsquo

와 국내 유일의 등급분류 기관이라는 콘셉트를 잘 살릴 수 있는

것으로 선택하는 데 머리를 싸매야 했다

가장 큰 것은 임직원들의 고충이었다 서울 상암동에 기관이

있을 때 부산으로 이전하기 어려운 직원들은 퇴사하거나 이직했

다 정든 직원들과의 이별을 감수해야 했다 임직원 가족들의 불

지난해 9월 부산에 새롭게 둥지를 튼 영상물등급위원회는 부산과의 소통과 호흡을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영상물등급위원회

44-45-공공기관 지방화시대indd 44 2014-04-11 오전 15648

위클리 공감 2014414 45

편함도 있었다 강성우 대리는 ldquo아홉 살 딸아이도 전학 오기 전 서

울 친구들하고 떨어져야 한다고 많이 칭얼대 미안했다rdquo고 말했다

ldquo부산 직원들 덕에 맛집도 알고 잘 어울려요rdquo

이전 이후 새로 채용된 14명의 신입직원 중 12명이 부산지역 인재

다 함께하는 직원들은 만족스러워한다 영화부 박경미 과장은

ldquo부산 현지 직원들 덕에 맛집도 잘 알게 되고 잘 어울릴 수 있어서

너무 좋다rdquo고 말하며 활짝 웃었다 강성우 대리도 ldquo지역민 채용은

이러한 인적 교류를 잘 활용한 성과였던 것 같다rdquo고 만족해했다

영등위는 이외에도 해운대구 재송시장과 자매 결연을 맺었다 지

역 전통시장 이용 활성화와 서민경제 촉진에 기여하기 위해서다

따뜻한 나눔 행사를 적극적으로 추진한 것도 큰 변화다 지난

해 말 보육시설인 lsquo박애원rsquo의 어린이middot청소년과 영등위 임직원 간

사랑나눔 행사로 지역과 한층 더 가까워지는 계기를 마련하기도

했다 강 대리는 ldquo임직원과 보육원 친구가 11 매칭으로 친구관계

를 맺었는데 감회가 새로웠다rdquo고 말하며 ldquo직원들 사이에서도 앞

으로 소외계층을 위해 더 힘쓰자는 내부의 변화가 보이는 것 같

아 뿌듯하다rdquo고 덧붙였다

영등위는 청소년들이 미디어를 건전하게 접할 수 있도록 독려

하는 프로그램도 추진 중이다 이를 위해 3월 13일 부산시청자미

디어센터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청소년이 영상을 활용

한 정보를 얻는 데 도움이 되고자 하는 취지다 홍보팀의 변효진

사원은 ldquo부산지역 청소년들의 창의적 문화체험 활동과 영상미디

어 이용에 대한 올바른 정보를 제공하려 한다rdquo며 ldquo앞으로 등급분

류 체험교육 지원 등 실질적인 협력도 강화할 계획rdquo이라고 말했다

영등위 직원들은 완전한 부산 정착을 위해 lsquo현지화rsquo에 더 힘쓰

겠다고 입을 모았다 박경미 과장은 ldquo영화도시 부산의 상징은 우

리 영등위의 이미지를 제고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됐다rdquo며 ldquo영등위

는 부산과의 더욱 적극적인 협력으로 부산의 공공기관이 되겠

다rdquo고 덧붙였다 글middot박지현 기자

영상물등급위원회

박선이 영상물등급위원장

ldquo 부산이 창조경제 중심지 되도록 최선rdquo

영상물등급위원회 박선이 위

원장(사진)의 발걸음이 분주

하다 지역 이전 이후 성과와

행보에 대해서 들어봤다

가장 중점을 두었던 분야와

성과를 말씀해 주세요

ldquo우리 위원회는 부산과 호흡

을 같이하는 데 초점을 맞췄

습니다 신입직원 대부분을 부산 인재로 채용하며 지역인

재 활용에 주안점을 뒀습니다 지난해 10월에는 아시아 각

국 등급분류 기관과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한국의 선진등

급분류 시스템을 알리기 위해 국제영화등급분류포럼을 열

었습니다 반응이 상당히 좋았습니다 특히 우리나라 등급

제도가 어떤 영화도 상영할 수 있는 선진적인 제도로 평가

받는 좋은 기회였습니다rdquo

현재는 어떤 활동을 추진하고 계십니까

ldquo올바른 영상문화 정착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초middot중

학생을 대상으로 한 미디어교육 교사를 대상으로 한 교원

직무연수교육 프로그램을 추진해 청소년들의 건전한 영상

문화를 도모하기 위함입니다 또한 멀티플렉스가 영화관

내 등급 표시를 확대하고 관람객들이 정확한 등급 정보를

이용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업무협력을 확대해 나갈 예정

입니다 시민 등 각계각층의 분들을 초청하여 영상물을 즐

겁게 향유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들겠습니다rdquo

향후 계획과 비전에 대해 말씀해 주세요

ldquo아시아에서 영상중심도시 부산과 한국의 위상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되고 싶습니다 창조경제의 본거지인 런던은 음

악과 미술 등 문화예술 분야를 아이디어와 접목해 새로운

국가 성장동력 산업으로 키우는 큰 성과를 냈습니다 영

화middot영상 인프라가 잘 갖춰진 부산이 창조경제 주축이 될

수 있도록 힘을 모으겠습니다rdquo

44-45-공공기관 지방화시대indd 45 2014-04-11 오전 15651

46 2014414 위클리 공감

건강

야식증후군(Night Eating Syndrome)은 저녁 7시 이후의 식사

량이 하루 전체의 50퍼센트 이상을 차지하는 증상을 가리키는

데 불면증 등 수면 장애를 동반한다 밤마다 음식이 당겨서 고민

인 야식증후군을 극복하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규칙적인 식습관과 생활습관 야식 먹는 습관을 없애기 위해서는

아침 식사는 조금이라도 챙겨 먹고 공복감이 들지 않도록 저녁

식사도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좋다 늦어도 저녁 6시 전에 식사

하는 것이 좋다

폭식을 예방하고 다이어트에 도움을 주는 숙면 잠을 잘 때 분비되

는 멜라토닌이라는 호르몬이 식욕을 억제해 다음날 폭식을 예방

하고 다이어트에도 도움을 준다 숙면 상태에 들어가면 지방 분

해에 도움이 되는 호르몬도 활발하게 분비되기 때문에 숙면을

취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빈속에 잠이 안 온다면 우유middot두유middot토마토 빈속에 잠이 안 오는

경험을 누구나 한 번쯤은 했을 것이다 그럴 때는 우유나 두유를

따뜻하게 데워 마셔보자 우유 및 두유에 많이 함유된 칼슘은 신

경안정 효과가 있어 숙면에 도움이 된다 열량이 낮은 방울토마

토도 추천한다

일조량이 부족한 겨울을 지나 봄이 되면서 lsquo계절성 우울증rsquo에 대

한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이에 하이닥 정신건강의학과 공개상담

실을 참조해 lsquo계절성 우울증rsquo의 특징과 치료에 대해 살펴보자

2주 이상 지속되면 lsquo반드시rsquo 진료 lsquo계절성 우울증rsquo은 어느 정도 예측

이 가능하기 때문에 우울한 기분 의욕상실 과다수면 등이 2주

이상 지속된다면 lsquo봄을 탄다rsquo는 말로만 넘길 것이 아니라 진료 상

담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알맞은 치료가 무엇보다 중요 lsquo계절성 우울증rsquo은 조울증 증세도 보

이기 때문에 일반적인 항우울제로만 접근하게 되면 오히려 상태

가 악화되는 경우가 있어 진단에 따라 알맞은 항우울제 처방이

필요하다

황사와 미세먼지가 많은 봄철에 특히 흔한 알레르기성 결막염 예

방법에 대한 관심이 높다 봄이 되면서 눈이 가렵고 눈곱이 끼며

눈물이 자주 난다면 알레르기성 결막염을 의심할 수 있다

침구류 일광건조는 lsquo필수rsquo 주로 눈이나 눈꺼풀의 가려움증 결막의

충혈 눈부심 눈물 흘림 증상이 발생하는 알레르기성 결막염의

예방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집먼지진드기 애완동물의 털 등 알레

르기 유발 물질에 노출되는 것을 피해야 한다 집먼지진드기는

침구나 카펫 커튼 속에 서식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일주일에

한 번 정도 정기적으로 세탁하고 햇볕이 좋은 날에 틈틈이 일광

건조를 하는 것이 좋다

손은 자주 씻고 술은 자제하고 꽃가루가 날리거나 미세먼지 농도

가 높은 날 외출 시에는 모자와 마스크를 착용하고 이물질이 낄

가능성이 높은 콘택트렌즈보다 안경을 쓰는 것이 좋다 술은 염

증을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증상이 나타난다면 자제해야 한다

근막동통증후군은 목덜미 허리 어깨 종아리 팔꿈치 안쪽 갈

비뼈 등의 부위에 주로 나타나며 근골격의 통증을 특징으로 하

는 질환이다 흔히 lsquo담이 결린다rsquo고 표현하는 증상이 바로 근막동

통증후군이다 근막동통증후군은 오랫동안 책상에 앉아 있거나

혹시 봄을 타시나요

야식증후군

계절성 우울증

알레르기성 결막염

근막동통증후군

변덕스러운 봄 날씨 번갈아 오는 황사와 미세먼지로 인해 봄나들이가 예년 같지 않다 겨우내 움츠러들었던 신체활동이 아직

왕성해지기 어려운 요즘 같은 때 겨울부터 이어진 야식 습관 계절성 우울증 오랜 실내생활로 인해 몸과 마음에 이상이 있는

지 자가 점검을 해 보자 봄볕 자외선이 더해지며 눈과 피부 관리에도 신경 써야 함은 물론이다

46-47-건강_봄철indd 46 2014-04-11 오전 15811

위클리 공감 2014414 47

두릅(춘곤증 예방middot혈당 조절) 두릅은

예로부터 그 뿌리를 달여 마시면 당

뇨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민

간 약재로 사용됐으며 나물로 먹으

면 입맛을 돋워준다 특히 봄철 나른

하고 졸음이 밀려오는 춘곤증 개선에

효과가 있다 두릅에 함유된 사포닌 성분이 체력을

회복시키고 신경을 안정시켜 피로 해소에 도움을 준다

고구마 줄기(면역 조절middot항산화 효능)

식이섬유가 풍부해 건강식으로 각

광받고 있는 고구마 줄기에는 탄

수화물middot당류middot단백질 등의 에너

지원과 칼슘middot철 등의 여러 무기물

질이 함유돼 있다 또 면역조절 능력

및 항산화 효능이 높은 것으로 알려진 클

로로겐산(chlorogenic acid)이 다량 함유돼 있다

쑥(해열middot고혈압 개선) 쑥잎에서 나는

독특한 향기는 해열작용을 하는 치

네올(Cineol)이라는 성분 때문이다

또한 면역력 향상 소화기능 강화

여성질환 개선 효과 고혈압 개선 등

의 효과도 있다

달래(식욕부진middot춘곤증 극복 효과)

비타민과 무기질이 풍부하게 함유

돼 있어 겨우내 무겁고 찌뿌둥했

던 몸에 활력을 주고 식욕부진이

나 춘곤증을 이기는 데 좋다 면

역력을 증진시키며 동맥경화 예방

에도 도움이 된다

달래는 매콤하게 무쳐 먹거나 된장찌개에 넣어 끓이면 맛이

좋으며 간장에 넣어 달래 간장양념을 만들어 먹으면 향긋한

맛이 난다

봄이면 생각나는 lsquo건강 나물rsquo 4선

같은 자세로 장시간 컴퓨터를 사용하는 등 잘못된 자세를 취할

때 근육을 과도하게 사용했을 때 외상 후 스트레스 등으로 발

생한다 깊고 쑤시는 듯하며 타는 듯한 통증이 특징이다

근막동통증후군의 약물 치료는 소염 진통제나 근육 이완제를

사용한다 마사지나 초음파를 이용한 물리 치료 레이저나 적외

선 치료기 조사 등도 효과가 있다 이밖에 수동적으로 근육을 풀

어주는 이완 요법 미지근한 습포로 찜질해 주는 도포 요법 통증

부위를 냉각시키는 냉각 요법 등으로 치료한다

아무리 감추려 해도 눈가 입가에 있는 잔주름이나 손등과 목 주

름은 lsquo관리rsquo하지 않는 한 실제 나이를 감추기가 쉽지 않다 나이를

감추기 힘든 부위별 주름 관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눈가 주름 눈가 주름을 예방middot관리하기 위해서는 보습 관리가 필

수적이다 건조하고 푸석한 환경에서 주름이 잘 생기기 때문에

보습 관리는 모든 주름 예방middot관리에 있어 가장 기초적인 부분이

다 보습크림 아이크림 자외선차단제 페이셜 오일 등을 사용하

고 각질제거 수분공급 피부혈액순환 촉진 등의 효과를 내는 스

팀타월을 이용하는 것도 효과적이다

입술middot입가 주름 입은 말하고 먹고 마시고 하품하는 등 쉴 틈이 없

을 정도로 움직임이 잦은 데다 피부가 얇고 자연적인 보습막을

생성해 주는 피지샘middot땀샘이 없어 주름이 특히 잘 생기는 부위이

다 따라서 에센스 보습크림 아이크림 자외선차단제 등을 입술

과 입가에 수시로 발라주고 빨대 사용 등 입술을 오므리는 습관

은 자제하는 것이 좋다

손등 주름 손등도 피부라는 점을 인식하고 핸드크림 보습크림

자외선차단제를 꼼꼼하게 발라 관리해야 하며 설거지나 빨래를

할 때도 장갑을 꼭 이용해야 한다

목 주름 높은 베개를 베거나 스마트폰 책 모니터 등을 볼 때 고

개를 너무 숙이는 습관이 있다면 모두 교정하는 것이 좋다 또 꼼

꼼한 클렌징과 더불어 보습크림과 자외선차단제를 잘 바르도록

한다 글middot하이닥 copy(주)엠서클 정책브리핑 (wwwkoreakr)

부위별 주름 관리법

46-47-건강_봄철indd 47 2014-04-11 오전 15814

48 2014414 위클리 공감

오는 4월 20일 한국에서 열리는 2014 국제아이스하키연맹

(IIHF) 세계선수권 디비전1 그룹A(2부 리그) 대회가 다가

오고 있다 일주일간 고양어울림누리에서 열리는 이번 대회에는

개최국 한국(세계 랭킹 23위)을 포함해 슬로베니아(14위)와 오스

트리아(16위) 헝가리(19위) 우크라이나(21위) 일본(22위) 등이

참가한다 대회 1 2위는 2015년 최상위 16개 팀이 겨루는 세계아

이스하키선수권대회로 승격한다 꼴찌를 하면 3부 리그 격인 lsquo디

비전1 그룹Brsquo로 내려간다

 한국 아이스하키는 이번 대회에 사활을 걸었다 겨울 올림픽의

꽃은 아이스하키다 개최국이 아이스하키경기에 참가하지 못한

역사는 없다 겨울 올림픽 개최국 대부분이 출전권을 자력으로

따냈다 그러나 한국의 세계 랭킹은 23위 평창올림픽이 열리는

2018년까지 11계단을 올리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지난해

IIHF는 lsquo2018년 올림픽 출전국 자격rsquo에 대한 연차총회 의제를 꺼

냈다 lsquo한국이 경기력 발전을 이룬다면 출전권을 줄 수도 있다rsquo는

애매모호한 말을 넣어놨다 김정민 대한아이스하키협회 홍보팀

장은 ldquo만약 이번 대회에서 강등되면 경기력 발전을 이루지 못했

다는 판단으로 올림픽 출전권 논의조차 못할 수 있다rdquo고 걱정했

다 한국의 기적은 가능한지 대회 참가팀의 전력을 분석했다

전력 급상승hellip 기적을 노리는 한국 대표팀

객관적 전력에서 한국은 최약체로 꼽힌다 랭킹으로도 디비전1

그룹A에서 가장 낮다 그래도 홈에서 열린다는 이점이 있다 변

선욱 한국 대표팀 감독은 디비전1 그룹A 잔류를 자신했다 그는

지난달 기자회견에서 ldquo최근 3년간 한국 아이스하키는 놀랍도록

빠르게 발전했다 기대에 부응하는 경기를 하겠다rdquo고 했다 이어

ldquo일본과 우크라이나 헝가리를 잡고 3승을 하는 것이 목표rdquo라고

덧붙였다 근거 없는 자신감이 아니다 한국은 꾸준하게 성장했

다 변 감독이 이끈 대명 상무의 돌풍도 대표팀에 자신감을 불어

넣었다 군대 팀인 대명 상무는 지난해 창단 바로 2013~2014 아

지난해 4월 16일 헝가리 부다페스트 스포르트아레나에서 열린 lsquo2013국제아이스하키연맹 세계선수권대회rsquo 디비전1 A그룹 대회 2차전에서 강호 헝가리를 상대로 막판 역전극을 펼친 한국 대표팀 선수들이 경기를 마치고 환호하고 있다

대한아이스하키협회

2부 리그 격hellip 꼴찌해 lsquo디비전1 그룹Brsquo로 강등되면 2018년 출전 lsquo먹구름rsquo

최약체라고hellip 한국 ldquo평창을 기대해rdquo

스포츠 2014 아이스하키 lsquo디비전1rsquo 세계선수권대회

48-49-스포츠_아이스하키indd 48 2014-04-11 오전 15906

위클리 공감 2014414 49

시아리그 아이스하키 정규시즌에서 2위에 올랐다

아이스하키는 보통 22~25명이 한 팀을 이룬다 대명 상무는

17명의 선수로 기적을 써냈다 조직력으로 일군 성과였다 변 감

독은 ldquo26~30세로 이뤄진 팀이다 선수들이 즐기면서 하키에 눈

을 떴다rdquo며 ldquo달리는 체력과 외국인 선수가 없는 불리함을 조직력

으로 메웠다rdquo고 평가했다

 대표팀은 대명 상무의 조직력을 그대로 가져왔다 상무에서 주

축으로 뛰던 선수들이 대표팀에 이름을 올렸다 김연아의 남자친

구로 이름값이 올라간 김원중(30middot25득점 사진 맨 뒷줄 왼쪽에서

다섯번째)을 포함해 박우상(29middot35득점)과 조민호(27middot42도움) 등

이 핵심 자원이다 여기에 귀화한 브락 라던스키(31)와 브라이언

영(28) 마이클 스위프트(27)가 대표팀 전력을 대폭 끌어올릴 것

으로 보인다

소치올림픽서 lsquo8강 기적rsquo 썼던 슬로베니아

마티야스 코피타(49) 감독이 이끄는 슬로베니아는 지난 2월 끝난

소치겨울올림픽 아이스하키에서 8강에 올랐다 기적이었다 세

계 랭킹은 14위지만 단단한 조직력을 자랑하며 슬로바키아와 오

스트리아를 꺾었다 8강에서 스웨덴에 0-5로 졌지만 가능성을

보여준 대회였다 고양 대회에서도 올림픽 8강 멤버는 그대로 유

지된다 오솔길 SBS 해설위원은 ldquo올림픽이 끝난 지 얼마 되지 않

아 조직력은 최강이라 꼽힌다rdquo고 말했다

 또 다른 상대 헝가리는 한국에 칼을 갈고 있다 지난해 헝가리

에서 열린 디비전1 그룹A에서 한국에 4-5로 역전패했기 때문이

다 헝가리는 3-1로 이기고 있다가 한국의 집중력에 무너졌다 이

패배로 헝가리는 상위리그 승격 기회를 놓쳤고 자국 팬들의 거센

항의를 받았다 이스트반 소프론(크리펠트)이 경계 대상 1호다

소프론은 독일 1부 리그(DEL)에서 8골 13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우크라이나는 현실적으로 한국이 이겨야 할 상대로 꼽힌다

그러나 뚜껑을 열어보니 만만치 않다 우크라이나는 한때 주축

선수들의 은퇴로 전력이 크게 떨어졌다 특히 NHL에서 뛰고 있

던 선수들이 대표팀 합류를 거부하며 국제무대에서 성적이 신통

치 않았다 그러나 이번 대회를 앞두고 루슬란 페도텐코(돈바스

도네츠크)와 알렉세이 포니카롭스키(SKA 상트페테르부르크) 등

NHL에서 정상에 오르기도 한 베테랑들이 합류했다 축구로 따

지면 한국의 박지성-이영표가 대표팀에 복귀한 모양새다

 한국은 지난 33년 동안 일본과의 A매치에서 단 한 번도 승리

하지 못했다 1무 18패로 무승부도 딱 한 차례 거둔 것이 전부다

한국이 쉽게 볼 수 있는 상대가 아니다 아시아 하키리그에서 우

승을 차지한 일본제지 크레인스와 오지 이글스 선수들이 주축이

다 또 독일 출신 마크 마혼 감독이 팀을 이끌며 안정감을 더하고

있다 오 해설위원은 ldquo일본은 A매치에서 한국에 한 번도 패하지

않았다는 자부심이 있다 이 자부심을 흔들 만한 경기력을 보여

주는 게 중요하다rdquo고 말했다 글middot김민규(일간스포츠 기자)

아이스하키는

한 팀에 6명hellip 20분씩 3피어리드로 경기진행

아이스하키는 길이 61미터 너비 30미터의 링크에서 펼

쳐진다 퍽(Puck)이라고 불리는 고무 원반을 하키 스틱을 이

용해 골문에 넣는 횟수를 가려 승부를 가린다 한 팀은 축구에서

골키퍼 역할을 하는 골리(Goalie)가 1명 배치되고 양쪽 날개 1명씩과

센터 1명 수비수 2명 등 모두 6명으로 구성된다 체력 소모가 심해 한 팀

이 22명으로 꾸려지고 수시로 교체가 가능하다 경기는 20분씩 3피리어

드로 진행되며 피리어드 사이에는 15분간 휴식을 취한다

 

아이스하키 세계선수권은

전년도 성적에 따라 6개 리그로 나뉘어 경기

전년도 성적에 따라 총 6개의 리그로 나뉘어 있다 1부 리그 격인 lsquo국제아

이스하키연맹(IIHF) 아이스하키 세계선수권rsquo에는 총 16개 나라가 참가한

다 8개 팀이 그룹A와 그룹B로 나뉘어 풀 리그를 치른다 각 그룹의 1~4

위는 8강 토너먼트에 진출하고 8위 2개 팀은 디비전1 그룹A로 강등된다

올해 세계선수권은 오는 5월 벨라루스에서 열린다 디비전1 그룹A B와

디비전2 그룹 A B 그리고 디비전3의 운영방식은 비슷하다 각 디비전

그룹에는 6개 팀이 참가해 풀 리그를 치른다 한국이 참가하고 있는 디

비전1 그룹A는 2부 리그로 생각하면 된다 6개 팀이 풀 리그 방식으로 경

기를 치르고 1 2위가 세계선수권으로 승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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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 2014414 위클리 공감

ldquo하늘이 나를 버렸을 때 나는 불을 만들었다 둥지가 되

기 위한 불 겨울의 어둠 속으로 들어가기 위한 불 보

다 더 나은 삶을 위한 불을 낮이 나에게 베풀어 준 모든 것을

나는 그 불에게 바쳤다 울창한 숲과 작은 숲 보리밭과 포도밭

을 보금자리와 새들 집과 열쇠를 벌레와 꽃들 모피들 그리고

모든 축제를(생략)rdquo

프랑스 초현실주의 대표적 시인인 폴 엘뤼아르의 시 lsquo이곳에 살

기 위하여rsquo다 이 시를 주제로 한국과 프랑스 작가가 한자리에 모

였다 환경 문제로 앓고 있는 지구를 치유하자는 메시지로 남서

울대학교와 한불협회 나로미포럼이 함께 주최한 국제교류 전시

다 프랑스 원로 작가인 장 마리 자키와 국내 유명 기업인이자 화

가인 강석진 그리고 국내 원로 도예가인 조상권이 참여했다

세 작가의 작품은 각자 개성이 두드러진다 미술평론가 서승

석은 원로 화가 장 마리 자키의 작품을 ldquo자키의 파랑은 뜨겁다

자키의 하양은 아이스크림처럼 맛있다 자키의 까망은 심연처럼

깊다 그의 붓놀림은 신들린 무희의 춤사위만큼이나 현란하고 경

건하다rdquo고 표현했다 꽃과 나무 바다 자연풍경 등을 즐겨 그리

는 자키는 독특한 미적 감각으로 자연의 맑은 색채를 표현했다

3인 3색hellip 자연을 말하다장 마리 자키middot강석진middot조상권 lt이곳에 살기 위하여gt 주제로 한국middot프랑스 국제교류전

전시

50-51-전시_한불교류전indd 50 2014-04-11 오전 15946

위클리 공감 2014414 51

정서적으로 깊은 영향을 받은 그의 고향 코르시카 섬에서 받은

영감을 아름답게 재현해 냈다

기업인이자 화가인 강석진은 고향 경북 상주의 산골 풍경으로

정겨움을 더한다 한국인의 향토적 정서로 아스라한 추억을 상기

시킨다 또 프랑스 네덜란드 티베트 등을 여행하면서 포착한 시

와 같은 섬세한 풍광을 화폭에 옮기는 데 성공했다

도예작가인 조상권은 lsquo흙과 불의 연금술사rsquo로 불린다 1967년

lsquo동백림 사건rsquo에 휘말려 30여 년간 해외를 떠돌다 1997년 귀국했

다 분단된 조국의 역사적 아픔과 민족의 한 통일에 대한 염원을

작품으로 승화시켰다 자유롭고 감수성이 풍부한 작품들을 통

해 우리 고유 전통예술의 미를 깊이 있게 다루고 현대적으로 창

조하며 독창적인 도자예술을 보여준다

세 작가의 독특한 개성은 한자리에서 호흡하며 완벽한 조화

를 이룬다 맑고 서정적인 세계를 들여다보고 있다 보면 태고의

자연이 빚어내는 감동을 느낄 수 있다 글middot박지현 기자

일정 4월 27일까지

장소 남서울대학교 아트센터 갤러리 이앙

문의 02-3672-0201 galleryiangcom

1 장 마리 자키는 독특한 감각으로 자연풍경을 재구현했다 lt경이로운 장소gt LIEU MAGIQUE

2 흙과 불의 연금술사로 불리는 조상권은 우리 고유의 전통미를 담으며 독창적인 도자예술을 보여준다 lt휴(休)gt REPOS

3 강석진은 한국인의 향토적 정서를 담은 산골 풍경을 그려 아스라한 추억을 상기시킨다 lt산 넘어 마을로 가는 길gt The road to a mountain village

4 장 마리 자키 lt여인의 꿈gt REVE DE FEMME

5 조상권 lt침향로gt TCHIMHYANGLO

6 강석진 lt미륵산에서 본 오월의 야솟골마을 전경gt View of Yasotgol village in May

➋ ➌

➍ ➎ 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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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 2014414 위클리 공감

소박한 백제의 미소에 반하고곱게 늙은 절집에 웃음이 났죠

충남 서산 아라메길 1구간

걷기 여행

52-55-걷기여행indd 52 2014-04-11 오전 20059

위클리 공감 2014414 53

아라메는 바다의 고유어 lsquo아라rsquo와 산을 뜻하는 lsquo메rsquo의 합성어다 아

라메길은 총 88킬로미터로 지선까지 합하면 모두 7개 구간이다

그 중 1구간은 유기방가옥 고풍저수지 마애여래삼존불상 보원사

지 개심사 해미읍성으로 이어진다 길이 18킬로미터의 산길을 따

라 걷고 있노라면 산자락에 살포시 앉은 다양한 문화재를 볼 수 있

다 소박한 백제의 미소에 반하고 곱게 늙은 절집에 가슴 무너지는

벅찬 감동을 만난다

꽃의 북상 속도는 하루 20킬로미터라고 한다 매일 50리 길

을 느릿느릿 걸어 올라와야 하는데 요즘은 따스한 날씨

덕에 봄꽃들이 엄청 잰걸음으로 와서 동시다발로 핀다 덩달아

봄꽃 쫓는 나그네 발걸음도 빨라졌다 3월 마지막 일요일 서산

아라메길 1구간은 온통 꽃잔치다

1구간의 시작은 유기방가옥이다 서산시 운산면 여미리 유기

방가옥은 내 고향 당진시와 가깝게 자리한다 그래서 오랜만에

고향 동무와 함께 걸었다 동무는 그 사이에 두 아이의 엄마가 돼

있었다 동무가 생기니 길에 대한 관심도 조금 달라진다 세월은

봄꽃 이름보다 봄나물 이름을 더 많이 알게 했다 잠시 걷기를 멈

추고 동무와 한적한 들판에 앉아서 밥상에 올릴 나물 한바구니

캐고 싶은 날들이다

수선화와 독특한 토담이 유명한 유기방가옥

유기방가옥은 고택을 감싸고 있는 토담이 독특하다 컵을 엎어

놓은 lsquocaprsquo 모양인데 집 뒤 비스듬한 야산을 그대로 활용해서 담을

쌓았다 산을 깎아 축단을 세우지 않았기에 뒤란이 평평하지 않

고 약 25도 정도 경사가 있다 마치 집이 산의 일부인 것처럼 자연

스럽게 지어졌다 이 가옥은 독특한 집 모양뿐만 아니라 수선화

로도 유명하다 토담 뒤 야산이 수선화 정원이다

가옥 관리인인 유기방 씨가 10년 전부터 가꾼 정원이다 해마

다 집 주변에 무리지어 핀 수선화 구근을 떼어내 옮겨 심으면서

꽃밭을 넓혔다 곱게 가꾼 수선화를 한눈에 보려면 토담 뒤 소나

무 아래가 포인트다

토담을 내려와 오른쪽으로 난 길로 향한다 옛날에 이 마을 사

람이 제주도에서 가져와 심었다는 비자나무가 한 그루 서 있다

무려 330년을 살았다고 한다 둘레가 246센티미터 높이가 20미

터다 비자나무는 남부지역이나 제주도의 해발고도가 낮은 지대

에서 자란다 어떻게 이곳에서 자랄 수 있었을까 의문이 든다 딱

딱한 잎을 살펴보며 세월의 깊이를 가늠할 뿐이다

선정묘를 지나 lsquo서산 여미리 석불입상rsquo 앞에 선다 고려시대에

만들어진 석불로 추정한다 이른 아침 누군가가 벌써 다녀갔는지

석불 앞에 생쌀이 수북하게 쌓여 있다 복을 빌기 위해 놓은 제

물이 참새에게는 오늘 한 끼 밥일 것이다 우리는 새들이 날아올

수 있게 길을 재촉한다 길은 석불 뒤 몇 그루의 소나무와 대나무

사이로 이어진다 대나무를 벗어나자 멋진 토담이 보인다 유상

묵가옥으로 이어지는 길은 보랏빛 제비꽃이 군락을 이뤘다 가

옥을 둘러보고 마을 도로를 따라 걷는다

아주머니 한 분이 밭두렁에 앉아 민들레 나물을 뜯어 박바가

지에 담는다 아주머니가 밟고 있는 밭두렁은 들꽃밭이다 냉이

는 흰 꽃을 피우고 광대나물은 진홍색 꽃을 피운다 봄까치풀은

파란 꽃을 피웠다 봄까치풀은 반가운 소식을 전해 주는 까치처

럼 들녘에 봄이 왔음을 가장 먼저 알려주는 까치 같은 존재라고

붙여진 이름이다 광대나물 꽃말은 lsquo그리운 봄rsquo이다 꽃 이름조차

1 서산 여미리 석불입상이 정겹게 반긴다

2 고풍저수지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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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 2014414 위클리 공감

봄을 알리는 전령들이다

여미리 버스정류장을 지나서 전라산 방향으로 걷는다 아라메

길 1구간은 방향표시 안내판이 잘돼 있다 안내판과 리본만 따라

가도 종착점 해미읍성에 다다를 수 있다 전라산 방향으로 따라

가는데 도로 아래에 손바닥 크기의 머위가 군락을 이룬다

ldquo머위는 새싹이 돋아나고 바로 잎이 쫙 펴지는 시기에 먹는 게

보약이래 이때가 가장 쓴맛을 내지만 입에 쓴 게 몸에 좋다는

말도 있잖아rdquo

ldquo그려 손바닥 만할 때에 쌈 싸 먹으면 쌉싸래한 게 맛있지rdquo

마애삼존불 백만불짜리 미소는 아침 30분만 허락

역천으로 향한다 작은 다리를 건너자 천길이다 천길 밑 개천 옆

으로 산책로가 조성돼 있는데 운산교까지 800미터다 운산교부

터 역천제방이 시작된다 용현계곡 입구까지 가게는 없다 운산면

에 있는 슈퍼마켓에 들러서 물과 간단한 간식을 준비한다

유기방가옥에서 운산교까지 약 29킬로미터이고 운산교에서

미평교까지 18킬로미터이다 제방은 일부 구간만 콘크리트가 깔

려 있고 딱딱한 흙길이다 미평교에서 쉰질바위 방향으로 걷는

다 역천으로 들어가지 못하게 굵은 철봉을 세워놓았다 그 옆으

로 한 사람만 다닐 수 있는 길이 50미터쯤 나 있다

이 길을 벗어나면 역천과 논 사잇길이다 길은 다시 고풍터널

을 지나게 한다 고풍터널을 지나면 바로 고풍터널 버스 정류장

이다 버스 정류장은 사거리인데 터널에서 직진하는 길이 지방도

618호 봉운로다 우리는 오른쪽 군장동1로를 따라 걷는다 군장

동1로는 고풍저수지 뒷길인데 몇 개의 펜션이 눈에 띈다 11킬로

미터 정도 걸으면 고풍저수지와 봉운로를 만난다

고풍저수지를 따라 걷는 500미터 길은 인도가 협소하기 때문

에 차를 조심하며 걷는다 lsquo아라메 솔바람길 종합 안내도rsquo를 살펴

보고 마애삼존불상으로 향한다 용현계곡 입구인 이곳에는 넓

은 주차장이 있고 식당도 있다

백제 마애불은 충청남도 지역에만 남아 있는데 서산과 태안의

마애삼존불 예산 사면석불이다 서산 마애여래삼존불상은 국보

제84호로 10미터가 넘는 거대한 암벽에 조각돼 있다 가운데 석

가여래를 기준으로 오른쪽 관음보살은 입상 왼쪽 미륵보살은 반

가사유상이다 미륵보살은 오른쪽 다리를 왼쪽 무릎 위에 올려

놓고 오른팔을 굽혀 오른쪽 뺨에 손가락을 살짝 댄 채 사색에 잠

겨 있는 자세다 삼존불은 햇빛이 비치는 방향에 따라서 온화한

미소를 띠거나 때로는 개구쟁이 같은 얼굴을 한다 백제의 미소

로 알려진 백만불짜리 미소는 오전 9시 30분에서 10시 사이에

볼 수 있다

서산 마애삼존불상에서 13킬로미터 계곡을 따라 걸으면 보원

사지이다 보원사는 통일신라시대 화엄 10찰 중 하나로 알려졌다

1천명분의 쌀을 씻었다는 석조가 있는 것을 보아 1천여 명의 승려

가 머무는 무척 큰 절이었던 것으로 짐작된다

석탑 뒤에 개심사로 이어지는 숲길을 오른다 보원사지 뒤편 숲

길 초입부터 개심사 산신각까지 쉬엄쉬엄 가더라도 약 1시간 20분

➊ ❷ 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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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 공감 2014414 55

이 걸린다 이 길은 오르막이 많아서 힘들다 좀 수월하게 걷고 싶

으면 개심사에서 보원사지로 걸어오는 게 좋다

성왕산 자락 개심사 주차장엔 봄나물 난전

개심사는 성왕산 자락에 자리한다 성왕산은 코끼리를 닮았는데

이 코끼리의 갈증을 해소하기 위해 연못을 만들었다고 한다 연못

중앙에는 외나무 다리가 놓여 있다

외나무 다리를 지나 계단을 오르면 해탈문이다 개심사는 흰겹

벚꽃이 유명하다 작은 절집에 겹벚꽃이 피면 얼마나 웅장한지 입

이 다물어지지 않을 정도다 꽃은 4월 말에 피기 시작해서 5월 5일

경에 만개한단다

우리는 개심사를 등지고 소나무숲을 벗어난다 개심사 주차장

에는 봄나물이 난전을 펼쳤다 취나물 버섯 고들빼기 냉이 달

래 머위 민들레 등 각종 나물이 말간 향내를 풍긴다

주차장을 끝까지 내려오니 오학리쉼터 해미읍성으로 가는 표

지판이 나온다 해미읍성까지 52킬로미터다 이 표지판 밑에는

아라메길 이용자 안전수칙이 나와 있다 lsquo2~3명이 동행하여 걷

기rsquo가 눈에 띈다 지금까지 온 길과 다르게 그만큼 호젓하다는 것

이다

다시 출발 시간을 확인한다 오후 3시 50분이다 해미읍성에

도착했을 때의 시간은 6시 25분이었다 난이도가 높은 길이다 초

보자는 부분 걷기를 많이 걸어본 분에게는 완주를 추천한다

글과 사진middot김연미(여행 칼럼니스트)

1 유상묵가옥 토담 뒤에 활짝 핀 수선화

2 햇볕에 따듯한 빛이 감도는 마애삼존불상

3 왕벚꽃이 만발한 충남 서산 개심사를 찾은 많은 행락객들이 꽃을 감상하고 있다

연합

남부터미널과 동서울종합터미널에서 운행 약 3시간쯤 소요된다

서산공용버스터미널 홈페이지(wwwseosanbuscokr)에 시내버스

노선과 시간표가 안내돼 있다

시내버스(서령버스middot문의 041-669-0555)에서 운산행 이용

첫차 오전 6시 45분(공휴일은 7시 5분) 막차 밤 9시 배차 간격은

40분에서 1시간 간격이다 운산면에서 여미리까지 가는 버스가

없으므로 운산면에서 택시를 이용한다 콜택시는 비싸니 인근

슈퍼마켓에서 택시 전화번호를 물어보면 된다

여행수첩

아라메길 정보

홈페이지 wwwaramegilkr

문의 충남 서산시 문화관광과 041-660-3166

유기방가옥 유기방가옥은 숙식이 가능하며 숙식객에게는 무료로 자

전거를 빌려준다 자가용을 이용할 경우 선정묘 주차장에 세우고 이동

하는 것이 좋다 해미읍성에서 선정묘까지 택시 요금은 약 2만원 해미

읍성 인근 슈퍼마켓에서 택시 전화번호를 물어보는 게 가장 빠르다

주소 충남 서산시 운산면 이문안길 70-10(운산면 여미리 203-1)

문의 041-663-4326

서산마애삼존불상 찾아가는 길 서산공용버스터미널에서 하루 5회 운

행한다 첫차 오전 9시 15분 막차 오후 6시 55분 운산면을 거쳐서 마

애삼존불상이 있는 곳까지 운행한다

유기방가옥

여미리석불입상

유상묵가옥 역천제방

쉰질바위

고풍저수지

용현계곡입구

마애여래삼존불상

보원사지

개심사

정자(조망대)

해미읍성

52-55-걷기여행indd 55 2014-04-11 오전 20122

보조개는 일종의 얼굴 근육 기형이다 부모로부터 대물림되는 까

닭에 의학적으로는 lsquo선천적 기형rsquo으로 분류된다 흥미로운 사실

은 많은 사람들이 부러워하는 기형이라는 점이다 동middot서양 또는 예나

지금을 가리지 않고 보조개는 귀엽고 사랑스러운 이미지로 통한다

보조개를 바라보는 동middot서양의 시각이 비슷한 것처럼 인간의 주요 표

정에 대한 해석은 거의 만국 공통이다 한 남미 사람이 화난 표정을 지

었다고 가정하자 아프리카인이나 유럽인 동양인 가리지 않고 그가 화

났다는 걸 알아차린다 슬프거나 행복한 표정도 마찬가지다

표정을 만들어내는 건 얼굴 근육이다 얼굴에는 20여 개의 근육이

있다 인간의 전체 근육 숫자는 기준을 정하기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640~850개 정도로 파악된다 한데 이 중 단 20개에 불과한 얼굴 근

육은 인간 근육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뼈대 근육과는 형태적으로나 기

능적으로 상당한 차이가 있다

무엇보다 눈에 띄는 차이는 얼굴 근육의 상당수가 뼈에 붙어 있지 않

고 피부 속에 묻혀 있다는 점이다 뼈대 근육은 말 그대로 대부분 근육

의 양쪽 끝이 뼈에 닿아 있거나 붙어 있다 뼈대 근육은 힘을 쓰고 움직

임을 일으키는 게 본연의 lsquo임무rsquo다

인간만큼 다양한 표정을 만들어낼 수 있는 동물은 없다 다시 말해

인간보다 얼굴 근육이 잘 발달한 생명체를 찾기는 어렵다 한데 주요

표정은 만국 공통의 lsquo보디 랭귀지rsquo이지만 얼굴 근육 하나하나의 모양

이나 위치는 사람마다 제각각이다 반면 얼굴 근육은 인간 특유의 속

성이 오랜 진화를 거쳐 반영된 일종의 lsquo화장발rsquo 근육의 성격이 짙다

인종별로도 얼굴 근육의 형태 등에 대략적인 차이가 존재한다 동양

인이 서양인보다 보통 무표정한 편이라는 주장에 동조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도 인종 간 얼굴 근육의 상이성을 암시한다 국내 한 의과대학

의 연구에 따르면 입꼬리 주변 근육의 위치와 이들이 움직이는 방향

이 동middot서양 사람들 간에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

lsquo스마일rsquo 도안의 핵심적 특징은 양쪽 입꼬리가 치켜 올라간 것이다

반대로 입꼬리가 내려가면 샐쭉하다거나 언짢은 느낌을 불러일으킨다

입꼬리를 올리고 내리는 얼굴 근육이 어떤 식으로 발달해 있느냐가 표

정 혹은 인상을 좌우할 수 있다는 뜻이다

얼굴 근육은 표정뿐만 아니라 얼굴의 미추(美醜)를 가르는 데도 큰

역할을 한다 얼굴 근육의 배치 크기 대칭성 등이 의학적인 차원에서

잘생기고 못생기고를 결정하는 데 많은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영어로

사소한 차이를 가리켜 lsquo스킨 딥(skin-deep)rsquo 즉 가죽 한 꺼풀 차이라

고 얘기하지만 이 차이가 실생활에서는 엄청나게 다르게 인식될 수 있

는데 얼굴 근육이 바로 대표적인 예이다

하지만 표정이나 얼굴의 미추(美醜)가 최소한 해부학적으로 따져 보

면 lsquo사소한 것rsquo임은 분명하다 성형수술이 널리 유행한다는 점이 이를

방증한다 얼굴의 미추를 결정하는 얼굴 근육은 우리 몸의 여느 뼈대

근육에 비해 조작하기가 상대적으로 손쉽고 위험성도 적다 특히 뼈와

연결돼 있지 않고 피부 아래 묻혀 있는 얼굴 근육들은 손을 봐도 기능

등에 큰 영향을 주지 않는다 얼굴 성형은 쉽게 할 수 있지만 몸 성형

은 엄두 내기가 어렵다는 점이 얼굴 근육과 뼈대 근육의 결정적인 차이

를 보여준다

표정이나 미추를 중시하는 인간의 속성이야 당장 어쩔 수 없을 것이

다 하지만 얼굴 근육에 과도하게 신경을 쓸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얼굴

근육이 만들어내는 갖은 조화는 문자 그대로 lsquo스킨 딥rsquo에 불과한 것들

이니까 글middot김창엽(자유기고가)

(도움말 가톨릭의대 해부학교실 이우영 교수)

보조개는 아름다운 lsquo기형rsquo이다

생활과학 이야기 13

연합

의학적으로는 lsquo선천적 기형rsquo으로 분류되는 보조개 얼굴 근육 때문에 생기는 보조개는 귀엽고 사랑스러운 이미지로 많은 사람들이 부러워한다

56 2014414 위클리 공감

56-57-생활과학13+꽃과 나무indd 56 2014-04-11 오전 20200

위클리 공감 2014414 57

예년보다 빨리 꽃을 피운 왕벚나무들이 함박눈처럼 꽃잎을 날리던

날 저는 서울에서 그다지 멀지 않은 어느 강변의 습지를 찾아갔

습니다 아직 찬 기운이 가시지 않은 날씨지만 남쪽에서 불어오는 봄바

람은 솜뭉치처럼 부서진 부들의 씨앗들을 마른 갈대 사이로 어지러이

날리고 있더군요 이곳 물가에는 갯버들 꽃이 한창입니다 먹이가 부족

한 이른 봄 고맙게도 무료 급식소가 문을 연 덕분에 등에류와 벌들도

덩달아 바빠졌습니다 조만간 키버들과 선버들마저 꿀을 담뿍 머금은

향기로운 꽃을 피워내면 이곳은 온통 난리가 날 것입니다

물가에 열을 지어 선 각종 버드나무들의 연둣빛 자태를 감탄하며 바

라보고 있자니 만일 우리나라에서 lsquo생명의 나무rsquo를 꼽으라면 응당 버드

나무가 그 주인공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버드나무(류)는

그야말로 이 세상에 lsquo아낌없이 주는 나무rsquo이니까요

강변에 늘어선 버드나무들은 토양의 침식을 막아줄 뿐더러 수질 정

화에도 도움을 줍니다 풍성하게 피는 향기로운 꽃들은 굶주린 곤충들

이 춘궁기를 이겨내도록 밤낮없이 넉넉하게 꿀을 내놓습니다 또한 이

처럼 곤충이 많이 모이다 보니 이곳은 보금자리와 먹이가 필요한 작은

새들이 모여드는 곳이기도 합니다 이런 이유로 봄철의 버드나무 숲은

그야말로 생명의 발원지 같다는 생각마저 들게 합니다 이 아름다운 곳

에서 저는 문득 머나먼 두만강변의 버드나무 숲을 떠올려 보았습니다

18세기 정조 재위 시절 홍양호(洪良浩)라는 지혜롭고 유능한 관리가

있었답니다 그는 1777년 세도정치의 희생양이 되어 잠시 두만강변을

관할하는 경흥부사로 좌천된 적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는 한직에서

적당히 시간을 때우며 소일하는 대신에 장정 7500명을 동원하여 1인

당 5주의 버드나무를 두만강변에 심는 큰 공사를 벌였다고 전해집니

다 옛날에는 변방의 생활이라는 것이 지금과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힘들었을 것입니다 먹고 살기도 어려운 판에 별로 중요해 보이지 않는

일로 강제 노역까지 하게 되었으니 백성들의 원성이 그야말로 하늘을

찔렀겠지요 이를 보고 걱정한 친구가 홍양호를 간곡히 만류합니다

ldquo여보게 자네는 여기 잠시 있다가 한양으로 다시 돌아갈 사람이 아닌

가 왜 공연한 일을 벌여서 긁어 부스럼을 만드는가rdquo

현실적이고 애정 어린 친구의 충고에 대한 홍양호의 답변이 그의 저서

lt이계집(耳溪集)gt에 기록되어 있습니다 대략적인 요지는 이렇습니다

ldquo이제 내가 버드나무(류)를 심는 것에는 다섯 가지 이로움이 있어요

첫째는 우리 강역을 (오랑캐로부터) 은폐하기 위한 것이요

둘째는 말을 타고 돌격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요

셋째는 강둑이 물살에 파 먹히는 것을 대비하기 위한 것이요

넷째는 땔감용 나무를 대기 위한 것이요

다섯째는 바람을 막기 위한 것이지요

이 공사는 이처럼 백성들을 이롭게 하는 일이라오 내가 비록 여기

오래 머물지 않을지 몰라도 몇 년 지나지 않아 백성들이 그 이익을 누

리게 될 것이고 그 이로움이 백년 천년을 갈 수도 있을 텐데 내가 어찌

눈앞의 인기에 영합하여 이 일을 미루겠소rdquo

그 탁견에 감탄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자연 생태에 대한 정교한

지식 체계가 없던 그 옛날에도 슬기로운 우리 선조들은 강변을 지키는

버드나무숲의 중요성을 간과하지 않았던 것이죠 이런저런 허황한 명

분에 휩쓸려 오랜 세월 우리 곁을 지켜주었던 강변의 버드나무들이 하

루 아침에 베어져 나가고 삭막한 콘크리트 제방이 그 자리에 들어서고

있는 답답한 작금의 현실을 목도하자니 자연환경 보존과 실용성을 두

루 배려했던 옛 선조들의 지혜가 더욱 절실해지는 요즈음입니다

하천변에는 마땅히 버드나무숲이 있어야 합니다 그러면 이 고마운

나무들은 매년 봄마다 크고 작은 물줄기를 따라 세상을 황금빛으로

수놓을 것이며 전국 방방곡곡에는 생명의 교향곡이 우렁차게 울려 퍼

질 것입니다 글과 사진middot김태영(자연생태연구가middotlt한국의 나무gt 공저자)

아낌없이 주는 lsquo생명의 발원지rsquo

한국의 꽃과 나무 버드나무

lsquo생명의 나무rsquo 버드나무 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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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연사 힘주어~ 불조심

ldquo자나 깨나 불조심rdquo

lsquo불조심rsquo을 강조하는 대표적인 슬로건이다 식목일에 나무를

심는 것도 중요하지만 식목일을 전후로 해서 연중 산불이 가장 많이

발생한다고 하니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실제로 식목일에는 연평균

18건 평일의 6배에 이르는 산불이 집중적으로 발생한다는 통계치가

있다 최근에는 기후 변화로 산불이 갈수록 늘어나는 추세라고 하니

보다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기온이 높고 건조하며 바람이 강할수록

산불이 쉽게 번지는데 고온건조한 날씨 탓에 최근 식목일 즈음의 산불

발생 횟수도 1990년대에 비해 52퍼센트나 급증했다고 한다 그런 이유

에서일까 정부도 지난 1970년대부터 다양한 불조심 캠페인을 전개해

왔다

내무부(현 안전행정부)가 후원하고 한국화재보험협회가 주최한 lsquo불

조심 웅변대회rsquo 고지 광고(동아일보 1977년 10월 7일)를 보자 헤드라인

은 ldquo제1회 전국 남middot여학생(초middot중middot고) 불조심 웅변대회rdquo다 웅변대회를

개최하는 이유로 lsquo범국민적으로 방화(防火) 의식을 고취하기 위하여rsquo

라는 문구를 앞세우며 대회의 상세한 요강을 밝혔다 그 웅변대회에서

가장 강조한 것은 ldquo방화 예방 의식을 고취시키고 불조심의 생활화를

촉구하여 화재 없는 복지국가 건설에 이바지할 수 있는 내용rdquo이었다

웅변 시간은 초등부가 5분 중middot고등부가 6분이었다 웅변대회에 앞

서 lsquo원고 합격자 발표rsquo를 먼저 한 것으로 보아 예선에서 먼저 제출된 원

고를 검토해 심사를 거친 다음 그 기준을 통과한 학생들에게 본선에

나갈 기회를 주었음을 알 수 있다 본선에 진출한 학생들은 전국 방방

곡곡의 교정에서 두 주먹을 불끈 쥐고 ldquo~하자고 이 연사 소리 높여 외

칩니다 여러분rdquo 하며 목청을 돋웠을 것이다

1970년대는 lsquo웅변대회의 시절rsquo이라 할 정도로 다양한 주제의 웅변대

회가 전국적으로 열렸다 반공 웅변대회가 대표적이었지만 불조심 웅

변대회도 단골 주제였다 그 시절의 웅변대회가 학생들에게 획일적 사

고를 주입시키기 위한 관제 기획 행사라는 비판의 목소리도 있었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다 웅변대회는 학생들에게 자신감을 높여주는 동시

에 주어진 시간 안에 자신의 주장을 효율적으로 전달하는 능력을 길러

정책광고로 보는 어제와 오늘

1977년 10월 7일 동아일보에 실린 lsquo불조심 웅변대회rsquo 고지 광고 내무부(현 안전행정부)가 후원하고 한국화재보험협회가 주최하는 전국 웅변대회 참가를 위한 상세한 안내 정보가 적혀 있다

주는 생생한 프레젠테이션 교육의 현장이다 지금은 웅변대회가 많이

사라졌지만 아직도 지역의 소방서 단위로 관내 학생들을 대상으로 해

불조심 웅변대회를 개최하는 곳도 많다

나무 심기도 중요하지만 심은 나무를 화재로부터 보호하는 일은 더

더욱 중요하다 소방방재청 역시 한식날을 전후로 119소방헬기를 투입

해 산불 예방 홍보활동을 펼치고 있지만 어디까지나 한계가 있을 터

그 무렵에는 불을 피우지 말고 찬밥을 먹어야 한다는 뜻에서 한식(寒

食) 또는 냉절(冷節)이라고 날짜까지 못박았던 조상들의 지혜가 오히

려 돋보인다 기후 변화로 최근 30년 동안 봄철 기온은 평균 섭씨 06

도 올랐지만 습도는 오히려 6퍼센트 낮아져 산불이 일어날 가능성이

더 높아진 상황에서 담뱃불 같은 불씨 관리에 각별히 주의해야겠다

불조심 웅변대회는 입으로 하는 웅변이지만 몸으로 실천하는 웅변이

더 값진 웅변이 아니겠는가 ldquo꺼진 불도 다시 보자rdquo

글middot김병희(한국PR학회 회장middot서원대 광고홍보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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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 공감 2014414 59

공감카툰 파랑새를 찾아서

가장 훌륭한 지혜는 친절과 겸손이다

-탈무드

선택한 까닭글과 그림middot최영순

58-59-정책광고+공감카툰indd 59 2014-04-11 오전 20247

60 2014414 위클리 공감

무용

뮤지컬

문화공감

lt아라의 서gt

lt아라의 서gt는 설화나 민담에 등장하는 인물

을 중심으로 바다에서 탄생한 문명과 그 속에

서 살아가는 인간의 모습을 그린 공연이다 인

천시립무용단은 황해를 넘나드는 바람을 추

상적으로 표현했다 전통춤 레퍼토리에 신화

적 서사를 담아 한국 무용의 매력을 극대화했

다 초연 때 출연한 무용수들과 새로 선발된

무용수들의 기량을 견주어 보는 것도 이번 공

연 관람의 묘미가 될 것이다

기간 4월 25~26일

장소 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

문의 032-427-8401

lt비방문 탈취작전gt

트로트와 국악을 결합한 신명나는 창작뮤지

컬이다 약령시 약전골목의 오래 된 lsquo이만수

한약방rsquo은 손님이 끊일 날이 없다 인근 한약

방 사장들은 lsquo이만수 한약방rsquo엔 특별한 비방

문이 있을 거라는 결론을 내리고 lsquo이만수 한

약방rsquo의 비방문을 훔쳐낼 계획을 세우는데hellip

흥미로운 이야기를 중심으로 옛 약전골목의

풍경과 생활 모습을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기간 5월 4일까지

장소 대구 봉산문화회관 스페이스라온

문의 053-661-3500

극단

한양

레퍼

토리

신은수 작가의 역사극 시리즈 lt운현궁 오라버니gt lt봄이 사라진 계절gt을 잇는 lt거울 속의

은하수gt는 일제강점기 lsquo마지막 왕족rsquo으로 알려진 의친왕가를 소재로 시대의 격류에 휘말

린 인물의 세밀한 심리를 표현한 작품이다 1945년 해방 직전의 의친왕가 이야기를 그렸다

히로시마 원자폭탄 투하로 숨진 의친왕의 차남 이우의 장례식을 계기로 의친왕가 사람들이

한자리에 모인다 급변하는 세계 정세 속에서 조선왕조의 부활이라는 환상 속에 사는 일흔 살의

의친왕 반면 그의 장남 이건은 냉소적인 시선으로 조선의 마지막을 예감하며 아버지와 충돌한

다 의친왕과 다투고 뛰쳐나간 이건은 누군지도 모르는 생모의 행방을 찾는데hellip 극단 한양레퍼

토리 대표이자 배우인 최형인 교수가 직접 제작하고 무대에 선다 여기에 2012년 서울연극제 우

수작품상 수상작인 lt만선gt을 연출한 신동인 감독이 또 한번 연출을 맡아 더욱 관심을 모은다

일제강점기 말기 이곳에 모인 인물들은 특수한 신분으로 인해 저마다 나라의 역사를 대변하

고 있다 겉보기에는 여느 가족의 장례식과 다름없어 보이지만 그들의 갈등과 고통을 통해 자

연스럽게 관객들은 뼈아픈 우리의 역사를 절감할 수 있다 역사적 상징성과 함께 변화하는 시

대에 내몰려 갈등하고 괴로워하는 인간 본연의 모습이 공감을 자아낸다 글middot허정연 기자

기간 4월 19~27일 장소 서울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 문의 02-889-3561

의친왕의 차남 이우의 장례식을 계기로 모인 왕친들의 갈등을 소재로 시대적 아픔을 담은 연극이다

역사 앞에 갈등하는 lsquo인간의 굴레rsquo제35회 서울연극제 lt거울 속의 은하수g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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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 2014414 위클리 공감

화제의 책

ldquo넌나에게 모욕감을 줬어~rdquo 영화 lt달콤한 인생gt에서 배우 김영철이

했던 이 명대사는 개그프로그램에서도 패러디하는 등 대표적인

유행어가 됐다 그만큼 한국사회에서 빈번하게 겪는 감정이기도 하다 출퇴

근길 도로 위에서라든가 학교나 회사에서 생면부지의 낯선 사람들부터

심지어 가까운 가족에게까지 우리는 평범한 일상에서 lsquo모멸감rsquo을 겪는다

모멸은 lsquo업신여기고 얕잡아봄rsquo으로 풀이된다 나의 존재 가치가 부정당하

거나 격하될 때 갖는 괴로운 감정이며 인간 내면의 가장 깊숙한 곳을 파괴

한다 한국인의 일상에 만연한 lsquo모멸감rsquo의 실체를 인문학적으로 규명한 책

이 나왔다 저자는 모멸감을 분석하기 위해 뉴스 기사 TV 드라마나 영화

에서 오가는 대사 수많은 문학작품 등에서 수집한 적실한 실례와 일상생활에서 만나는 다양한

에피소드로 이야기를 이어간다

저자는 우선 모멸이 부르는 파괴력을 우려한다 ldquo우리가 일상적으로 겪는 모멸감은 흔히 lsquo정서

적인 원자폭탄rsquo이라고도 불리며 인간을 끝없는 바닥으로 추락시키기도 하고 때로는 타인과 세

상에 대한 폭력으로 발화하기도 한다rdquo

모욕을 주고받는 데는 어떠한 역사적 배경이 있을까 저자는 급변한 사회 환경 때문이라고 분

석한다 ldquo조선 시대에 형성된 귀천의식과 신분적 우열 관념은 외형을 달리한 채 끈질기게 지속되

어 왔고 산업사회 및 소비사회와 맞물려 사람들 사이에 피곤한 경쟁으로 이어졌다rdquo

이런 연장선상에서 모든 가치가 돈으로 매겨지는 자본주의의 도래가 다른 한 축을 이룬다 사

회제도와 경제력 간의 불균형 삶의 형태와 의식 사이의 불균형이 문제의 핵심이다 절대 빈곤

실업 등으로 인해 최소한의 품위를 갖출 수 없다는 것 자신이 무능하고 쓸모없는 존재라는 생

각은 큰 모멸감을 불러일으킨다 이렇게 훼손된 자아를 보상받으려는 집단 콤플렉스가 공격적

인 민족주의와 편협한 인종주의로도 나타나게 된다 이 책의 또 한 가지 새로운 시도가 있다 바

로 음악으로 표현한 모멸감이다 작곡가 유주환 선생이 이 책에서 열 군데 대목을 골라 열 개의

곡을 만들었다 책과 함께 CD로 들어 있다 음악사적으로도 불안이나 분노 고독이나 초조함 슬

픔이나 기쁨 등을 주제로 한 곡들은 많지만 모멸감을 표현한 곡은 거의 없다고 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과연 모멸감을 뛰어넘을 수 있을까 저자는 학력이나 외모 경제력 피부색

나이 등 외형적인 차이로 멸시하는 문화와 사회 풍토를 바꿔가야 한다고 말한다 또 사회와 제

도가 정비되더라도 모멸감을 아예 느끼지 않고 살기란 불가능하다 존중과 자존의 문화는 여럿

이 만드는 것이며 그 출발은 결국 자신의 내면에 있다 남을 귀하게 여기는 문화는 우리의 변화

로부터 시작된다 ldquolsquo귀rsquo는 곧 lsquo고귀하다rsquo는 뜻이고 영어로 풀이하면 lsquonoblersquo에 가장 가까울 것이다

lsquo귀rsquo만큼은 스스로 성취할 수 있다 어떤 사람은 학문을 닦음으로써 어떤 사람은 예술이나 종교

를 통해 어떤 사람은 타인에게 많은 것을 베풂으로써 삶을 고양시킬 수 있다rdquo 우리는 각자 어떤

방법으로 모멸감을 극복하고 있을까 글middot박지현 기자

단신

lt커넥톰 뇌의 지도gt승현준 지음 | 신상규 옮김김영사 | 2만3천원

1천억 우리 몸 안의 신경세포 개수다 인

간 신경세포의 모든 연결구조와 활동원리

를 파악하기 위한 사상 초유의 프로젝트

인 휴먼 커넥톰 연구의 모든 것을 다뤘다

뇌와 의식의 비밀을 밝히기 위한 흥미진

진한 실험과 놀라운 발견이 이어진다 의

학적 발전을 뛰어넘어 미래 사회에 혁명적

변화를 가져올 경이로운 도전의 과정이

생생하게 펼쳐진다

lt금융으로 본 세계사gt천위루 양천 지음 | 하진이 옮김시그마북스 | 1만7500원

금융학은 지리적 환경과 기술middot종교middot경

제체제를 망라한 집합체라고 할 수 있다

모든 금융 사건에는 사회middot경제middot문화middot역

사적 배경이 있다 이 책은 국가 인물 사

건을 시대별로 나눠 유머러스하고 유쾌

한 언어로 금융사를 들려준다 그리스

로마 프랑스 스페인 네덜란드 영국 미

국 클로비스 찰스 1세 JP 모건 소로스

튤립 거품 사우스시 거품 서브프라임

위기 등의 키워드를 일목요연하게 펼치

면서 세계 경제의 흥망성쇠를 그려냈다

모멸감 왜 느껴 나는 소중해

lt모멸감gt

김찬호 지음문학과지성사1만3500원

62-63-화제의책+디딤툰indd 62 2014-04-11 오전 20413

위클리 공감 2014414 63

디딤툰 글로벌 에티켓 173

세상에서 가장 무거운 것구성middot권우영

그림middot안종만

62-63-화제의책+디딤툰indd 63 2014-04-11 오전 20419

요행은 없더라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한 소통이 지나치게 활발하다 각종 동호회

며 동창회에서 업무 협상에 이르기까지 다채로운 채널들이 그

야말로 lsquo스마트rsquo하고 lsquo스피드rsquo 있게 실시간으로 진행된다 직접 통화하거

나 만나지 않아도 많은 정보들이 오가고 약속들이 잡히고 계획들이

세워진다 시간이 절약되기도 하지만 시시각각 lsquo띵동rsquo하는 커뮤니티 알

림 신호로 인해 업무 집중에 방해를 받기도 한다 아마도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요즘 사람들은 경험의 80퍼센트 이상을 SNS를 통해 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최근 한 친구가 자신의 어리숙함을 한탄하는 글을

SNS에 올렸다

인터넷을 검색하다가 수천만 원을 호가하는 외제 중고차를 아주 싸

게 구할 수 있다는 광고성 글을 봤다고 했다 침수되거나 사고 난 차도

아닌데 저렴하게 경매로 낙찰된 차이기에 믿을 수 있다는 내용을 보고

어처구니없게도 마음이 동했다는 것이다 게다가 그 광고문에는 단순

히 차를 파는 것이 아니라 소중한 사람과의 인연을 진실하게 만들고

싶다고 적혀 있었다 거기서 그치지 않고 딸 사진까지 곁들이며 자기

딸한테 부끄럽지 않은 아빠로 살아가고 싶은 사람이라는 말까지 덧붙

인 것을 보고는 차라리 믿고 싶은 마음이 더 강해졌다 그 친구는 전화

를 걸었고 약속을 한 후 차를 구매하러 갔다

통화한 딜러는 여기저기 친구를 데리고 다니며 몇몇 그럴 듯한 외제

차를 보여주었다 인터넷 차량은 시험 주행을 해 볼 수 없다면서 이상

없으니 빨리 사라고 지금 선택하지 않으면 후회할 거라고 한 시간 후

에는 다른 사람이 보러 오기로 예약돼 있다고 압박했다 순진한 친구

는 제정신을 차리기 어려운 지경임에도 가까스로 정신을 차려 품질 보

증을 어느 정도 해 줄 수 있느냐고 물었다 보증 기간이 없다는 답이 돌

아왔다 처음에 전화했을 때는 3개월 정도 보증해 준다고 했던 것 같아

재차 확인했다 딜러는 워낙 싸게 파는 것이라 그런 것은 해당되지 않

는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순간 이상하다 싶어 친구는 사지 않겠다고

말했다 딜러의 표정이 순간 바뀌었다 살 것처럼 이야기해 놓고 이제

와서 이러면 어떻게 하느냐 이런 인터넷 차량들은 대개 사러 오면 그

냥 계약하고 끌고 가는 게 상례인데 너무한 것 아니냐hellip 질타 내지 훈

계조였다 섬약(纖弱)한 기질의 친구는 더 당황했다

하지만 친구는 사지 않겠다는 의사를 다시 한번 표시했다 가족들의

안전을 지켜야 한다는 말도 덧붙였다 불만에 차 있던 딜러가 이내 표

정을 바꾸었다 잘 생각했다고 대부분 인터넷 보고 오는 사람들은 이

런 차의 성격을 알고 오는데 당신은 그렇지 않은 것 같았다며 정말 모

르고 온 것이냐고 물었다 친구가 광고문을 믿고 왔다고 하니까 딜러는

참 딱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이런 차는 대개 리콜된 것들로 안전을 보장할 수 없는 차들이어서 어

떤 이들은 아예 견인차를 가져와 사 간다 정상적인 차가 이런 가격이

라면 어떤 바보가 비싼 돈 들여 새 차를 사겠느냐 당신이 순진한 사람

같아서 말해 주는 것이다 그랬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딜러는 차를 팔

지 못하고 들어가면 회사에서 혼나니까 정상적인 다른 중고차로 바꾸

면 어떻겠느냐고 제안했단다 한나절 이상을 같이 다니고 또 진실까지

털어놓아 준 그 딜러에게 미안한 생각이 들고 고마운 생각도 든 나머

지 친구는 그러자고 했다 얼결에 꼭 바꿀 필요도 없는 차를 그렇게 바

꾸었다고 했다

그러고 나서 자신이 도대체 무엇을 어떻게 한 것인지 모르겠다고 자

탄했다 어리석은 짓을 한 자신을 반면교사 삼아 친구들은 그런 일에

휘말리지 말라고 덧붙였다 결국 그 친구는 평범하지만 오래 된 진리를

잠시나마 잊은 자신에 대한 반성으로 끝을 맺었다 lsquo콩 심은 데 콩 나

고 팥 심은 데 팥 난다rsquo 글middot우찬제(문학평론가middot서강대 문학부 교수)

중앙포토

소통과 공감

64 2014414 위클리 공감

64-소통과공감indd 64 2014-04-11 오전 20452 표지 253-최종indd 146 2014-04-11 오전 20821

Page 21: 위클리 공감 253호

38 2014414 위클리 공감

베트올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개와 고양이 등 반려동물들의

질병을 체크할 수 있는 진단키트를 개발하는 회사다 동

물 진단키트란 사람의 임신 진단키트와 같이 반려동물의 혈액이

나 분비물을 떨어뜨려 10분 이내에 질병 유무를 곧바로 알 수 있

게 해 주는 제품이다 한 줄이면 음성 두 줄이면 양성 반응을 나

타낸다 김정미(51) 베트올 대표는 ldquo국내에서는 잘 알려지지 않은

기업일 수 있지만 해외 동물 의료시장에서는 꽤 유명한 기업rdquo이

라고 소개했다

실제로 베트올은 107개국에 30여 개 질병 진단키트 제품을

수출한다 지난해 1분기 매출의 991퍼센트가 해외에서 나왔을

정도다 김 대표는 ldquo국내에서는 반려동물에 대해 관심 있는 질병

수가 4~5개에 불과하지만 해외에서는 사람이 가지고 있는 질병

처럼 반려동물 질병에 대한 관심이 높기 때문rdquo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창업한 지 7년 만에 세계 동물 의료시장에서 다섯 손가

락 안에 꼽히는 기업으로 성장했다 연구원과 생산직원을 다 합

쳐도 28명밖에 안 되는 기업이 말이다 2006년 12월 창업한 첫

해에도 매출을 올렸다 이에 대해 그는 ldquo좋은 물건을 빨리 만들고

잘 팔았기 때문rdquo이라고 대답했다 이런 자신감에는 그가 학교에

서 공부한 이론과 실무 경험이 바탕이 됐다

김 대표는 이화여대 생물학과를 졸업한 후 미국 오스틴 텍사

ldquo충분한 역량middot경험 쌓은 뒤 43세에 창업rdquo김정미 베트올 대표hellip 동물 질병 진단키트 개발로 7년 만에 세계 5위권 성장

지미

연 기

김정미 베트올 대표는 창업 7년 만에 반려동물의 질병 진단키트를 107개국에 수출하고 있다

과학기술 여성파워시대 과학도로 창업 도전기획특집

박상

문 기

38-39-기획-김정미indd 38 2014-04-11 오전 15411

위클리 공감 2014414 39

스주립대에서 약리middot독성학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MIT 박사후

연구원 과정을 마쳤다 한국에 들어와 1997년 국립보건원에서

책임연구원으로 근무한 뒤 바이오 업체인 바이오메드랩과 이수

그룹의 바이오 계열사인 이수앱지스에서 인체 질병과 동물 질병

연구를 했다

바이오메드랩 연구원 재직시절에는 자궁암 진단키트인 lsquo자궁

암 진단용 DNA 칩rsquo을 개발했다 한국 식약청 허가를 받아 현재

병원에서 사용되고 있다 이후 이수앱지스로 옮겨 인체 진단과

관련 제품을 연구하고 개발 판매까지 총괄하는 진단사업팀장을

5년간 지냈다 그는 ldquo국립보건원 공무원 생활을 하고 바이오 회

사에서 제품을 만들어 상용화하는 모든 과정을 경험한 것이 창

업하는 데 큰 자산이 됐다rdquo고 말했다

자신감이 생긴 김 대표는 창업을 하기로 결심했다 당시 나이

43세였다 그는 ldquo지금까지의 경험과 역량으로 충분히 승산이 있

다고 생각했다rdquo고 말했다 그는 이수앱지스에서 함께 지내온 연

구원들과 함께 힘을 모아 시작하기로 했다 그러나 제한된 자본

력과 소수 인력으로는 지금까지 했던 인체형 질병 진단키트 시장

은 어렵다고 판단했다 결국 고민 끝에 반려동물 시장으로 방향

을 틀었다 그는 ldquo동물 진단키트는 사람을 위한 키트와 기술이 유

사해 제조 원가가 비슷한 반면 판매 가격과 경쟁률은 크게 차이

가 난다rdquo고 말했다 이어 ldquo전 세계 동물시장은 해마다 10퍼센트

이상 증가하는 블루오션인 만큼 성장 가능성이 크다고 확신했

다rdquo고 덧붙였다

ldquo창업은 철저히 준비하고 정책자금 적극 이용을rdquo

그러나 어려움도 있었다 바로 연구개발비다 김 대표는 정부에서

지원받을 수 있는 방법을 알아보기 시작했다 그는 ldquo사업성이 높

은 만큼 성공할 자신이 있었다rdquo며 ldquo중소기업청 농림부(현 농림축

산식품부) 경기과학기술진흥원 등에서 내놓은 과제에 참여해

연구개발비를 확보했다rdquo고 말했다 실제로 베트올은 2007년 9월

산업자원부(현 산업통상자원부)의 lsquo신기술보육사업rsquo으로 선정돼

기술개발 자금을 지원받았고 2008년에는 중소기업청의 lsquo중소기

업기술혁신사업rsquo에 뽑혔다 김 대표는 ldquo창업을 생각한다면 우선

철저히 준비하고 정부의 정책자금을 적극 이용하라rdquo고 조언했다

지원 끝에 베트올은 lsquo개 심장사상충rsquo lsquo개 홍역rsquo lsquo개 장염rsquo 등 세 가

지 종류의 질병을 체크할 수 있는 진단키트를 개발할 수 있었다

베트올 진단키트는 국내 수의사는 물론 세계 바이어들에게 호

평을 받으면서 제품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다 이제는 lsquo어디에 팔

까rsquo 고민을 하는 게 아니라 기업에서 lsquo필요한 제품을 만들어 달라rsquo

는 주문이 들어올 정도다 빠른 시간 내 시장을 선점할 수 있었던

이유는 김 대표가 직접 제품을 들고 해외 바이어를 만나고 뛰어

다닌 덕분이다 그는 ldquo제품을 만든 사람이 가장 잘 팔 수 있다고

생각한다rdquo며 ldquo아직도 제품의 기술영업과 기술지원을 직접 하고 있

다rdquo고 말했다 베트올은 물건을 믿고 팔 수 있는 백신회사나 제약

회사 등을 선정해 계약을 맺는다 거래처가 65개사에 달한다

현재 전 세계 동물 진단키트시장 규모는 2조원이다 대표 기업

으로는 아이덱스와 헤스카 신바이오텍스 등 미국의 3개사와 유

럽의 2개사 정도다

김 대표는 ldquo우리 기업만의 기술경쟁력이 있는 만큼 몇 년 안에

아이덱스와 어깨를 견줄 수 있을 것rdquo이라고 자신했다 이어 ldquo앞으

로 진단키트뿐 아니라 진단부터 치료까지 할 수 있는 의료기기

개발에도 힘쓸 것rdquo이라고 말했다 올해에는 개와 고양이 질병 진

단키트에 이어 말에 대한 질병 진단키트를 출시할 계획이다 그

는 ldquo창업할 때 가장 시간을 많이 투자하고 전문성을 가져야 한

다rdquo며 ldquo일할 때에는 여자라는 생각을 버리고 일해야 한다rdquo고 말

했다 글middot김성희 기자

베트올이 개발한 반려동물들의 질병을 체크할 수 있는 진단키트

베트

38-39-기획-김정미indd 39 2014-04-11 오전 15414

40 2014414 위클리 공감

공감 인터뷰

인터넷 없는 세상을 상상할 수 있을까 우리 생활 전반에 자

리 잡은 인터넷 덕분에 편리한 생활을 영위하고 있지만 개

인정보 유출 바이러스 유포 등 사이버 범죄에 대한 우려도 만만

치 않다 이 같은 걱정에서 벗어날 수 있는 안전한 정보통신 사회

를 만들기 위해 활동하는 사이버 보안전문가 lsquo화이트 해커rsquo의 세

계에 뛰어든 고교생이 있다

지난 4월 2~3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전 세계 화

이트 해커들의 해킹방어기술 경연대회 lsquo코드게이트(CODEGATE)

2014rsquo 주니어부 우승자인 선린인터넷고 3학년 임정원(18) 군이다

이번 대회에는 지난 2월 온라인으로 치러진 예선전을 포함 역

대 최대 규모인 전 세계 74개국 1200개팀 2968명의 정보보안

인재들이 참가했다 lsquo코드게이트 2014rsquo에서 세계 최초로 열린 주

니어 해킹방어대회에도 24개국 378명이 참가했다

7회째인 올해 대회는 해외 참가팀의 비중이 58퍼센트였으며

지난해 개최된 세계 최대 해킹대회인 lsquo데프콘rsquo(예선참가 917개팀)

규모도 뛰어넘었다

우리나라는 단체전인 일반부에서 아쉽게도 우승팀을 내지 못

했으나 개인전인 주니어부에서 1위부터 3위까지 휩쓸었다 특히

우승자인 임 군은 총점 1340점을 획득해 880점으로 2위를 차지

한 김범수(18middot개포고 3년) 군과 큰 점수 차를 보였다

ldquo어릴 때부터 게임보다 프로그래밍에 관심이 컸어요rdquo

ldquo어릴 때 집에 있는 컴퓨터를 하면서 궁금증이 생겼어요 컴퓨터

에서 운영되는 프로그램들이 어떻게 만들어지는 걸까 하고요

그래서 초등학교 2학년 때 직접 프로그램을 만들고 싶은 마음에

혼자 책을 보면서 공부를 시작했어요rdquo

임 군은 lsquo학원을 다녔다rsquo lsquo컴퓨터를 잘하는 집안 어른에게 배웠

다rsquo 정도의 답변을 기대하며 던진 질문에 대해 lsquo독학rsquo이라는 의외올해 처음 열린 코드게이트 2014 주니어부 우승자인 임정원 군은 우리나라의 사이버 안보를 지키는 정보보안 전문가를 목표로 공부하고 있다

지미

연 기

ldquo사이버안보 지키고 싶어요rdquo선린인터넷고 임정원 군 해킹방어기술 올림픽 lsquo코드게이트 2014rsquo 주니어부 우승

40-41-공감인터뷰indd 40 2014-04-11 오전 15526

위클리 공감 2014414 41

의 답을 내놓았다 초등학교 저학년 또래라면 컴퓨터 게임이나

인터넷 검색 등에 관심을 보이는 것이 보통인데 임 군은 그것을

가능하게 만든 프로그램에 흥미를 보인 점도 남달랐다

ldquo그 당시 보던 책 중에 lt철벽보안을 위한 역공격 해킹gt이라는

책이 있었어요 그 책을 보면서 정보보안에 빠져들었고 나중에

는 책이 뜯어질 정도로 반복해서 읽었어요rdquo

남다른 관심과 열성으로 임 군은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 2년

간 서울 중부교육청의 정보영재로 중2 때는 서울대학교 과학영

재교육원 정보영재 프로그램에 선발되어 영재 교육을 받았다

ldquo책에 나온 내용들을 보면서 정보보안에 대해 본격적으로 공

부해 보고 싶은 욕심이 생겼어요rdquo

특성화고에서 체계적으로 공부할 길 찾아

임 군이 특성화고인 선린인터넷고에 진학한 것도 정보보안에 대

한 공부 욕심이 커서였다고 한다 임 군의 부모는 특목고 진학을

원했으나 ldquo본격적으로 정보보안에 대한 공부를 해 보고 싶다rdquo는

임 군의 강한 고집에 밀려 특성화고 진학을 허락했다고 한다

ldquo선린인터넷고의 교육과정과 동아리활동에 대해 알아보니 제

가 더 알고자 했던 것들을 제대로 배울 수 있을 것 같다는 기대

감이 들었어요 실제로 입학해서 공부해 보니 수업 내용이 충실

하고 동아리활동도 활발해 부족한 점을 많이 채울 수 있었어요

lsquo레이어 세븐rsquo이라는 동아리에 가입했는데 뛰어난 선배들이 문제

를 해결하는 모습을 가까이서 보고 함께 연구활동을 할 수 있어

서 너무 좋았어요rdquo

선린인터넷고에 진학해 정보보안에 대해 체계적으로 공부할

수 있는 길을 찾게 된 임 군은 각종 대회에 진출하면서 좋은 성과

도 냈다 2013년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개최한 lsquo제1회

ETRI 주니어 해킹대회rsquo에서 우승하는 등 총 7개의 해킹방어대

lsquo화이트 해커rsquo들의 축제인 코드게이트 2014의 외국인 참가자

코드

게이

트 2

014

사무

회에 참가해 그 가운데 2개 대회에서 2위에 입상하고 5개 대

회에서 1위를 하는 등 놀라운 실력을 보여주었다

ldquo대회에 나가면 내가 어느 정도 수준인지 부족한 점은 어떤

건지를 알 수 있어 좋아요 이번 대회는 세계 최초의 주니어 국제

해킹방어대회이자 제가 나갈 수 있는 마지막 주니어 대회였기에

더욱 의미가 있었는데 이렇게 좋은 성적을 거둬 정말 기뻐요rdquo

임 군은 지난해 9월부터 한국정보기술연구원(KITRI)의 차세

대 보안전문가 양성과정 베스트오브베스트(BoB)에 지원해 교육

을 받아왔다

8개월간의 교육과 프로젝트 진행 등을 통해 실력을 인정받아

120명의 교육생 중 lsquo베스트 10rsquo에 선정되어 lsquo국가대표 화이트 해커rsquo

라는 영예를 얻고 지난 3월 캐나다에서 열린 정보보안 컨퍼런스

lsquo캔섹웨스트(Cansecwest)rsquo에 참가하기도 했다

임 군은 BoB 교육과정 중 마이크로소프트사 윈도 익스플로

러 프로그램의 보안 취약점을 발견하기도 했다

ldquo아쉽게도 분석이 완료되기 전에 마이크로소프트사에서 보안

패치를 내놓아 해결이 됐어요 제가 분석하는 동안 먼저 발견한

다른 연구자가 제보를 한 거겠죠rdquo

임 군은 ldquo캐나다에서 정보보안 컨퍼런스에 참가해 최신기술에

대한 발표를 보면서 앞으로 갈 길이 멀었다는 생각이 들었다rdquo면

서 ldquo공부하면 할수록 배워야 할 것이 너무 많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rdquo고 말했다 그리고 자신의 포부를 밝혔다

ldquo여러 사람들과 함께 연구하면서 실력을 키워나가고 싶어요

그래서 대학에 진학해 정보보안을 전공하고자 합니다 기회가 주

어진다면 국가기관에서 우리나라의 사이버 안보를 지키는 일을

하고 싶습니다rdquo

한 고교생의 가슴에 사이버 보안전문가의 꿈이 영글고 있

었다 글middot이윤진 객원기자

40-41-공감인터뷰indd 41 2014-04-11 오전 15530

42 2014414 위클리 공감

스마트폰 중독hellip ldquo자녀와 함께 풀어요rdquo친밀한 소통과 사용한계 정하고 자율성 높이는 lsquo친middot한middot자rsquo 매뉴얼 보급

교육정보

지난해 이동통신 3사의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청소년(만

19세 미만) 약 540만명이 스마트폰을 갖고 있다 한국정보

화진흥원이 지난해 분석한 청소년 스마트폰 중독률(255퍼센트)

은 인터넷 중독률(117퍼센트)보다 2배 이상 높고 전년대비 71퍼

센트포인트 증가하여 성인(89퍼센트)의 29배 수준에 달했다

스마트폰에 빠지기 쉬운 청소년 자녀에게 스마트폰 사용을 줄

이라고 조절하라고 지도하는 것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24

시간 따라다니며 잔소리를 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스마트폰에 빠

져들기만 하는 자녀를 대체 어떻게 지도해야 할까

여성가족부는 청소년의 올바른 스마트폰 이용습관 형성을 효

과적으로 돕기 위해서 스마트폰 과다 이용 청소년 상담 부모교

육 치료 관련 매뉴얼을 개발하여 보급하고 있다

이 매뉴얼은 지난해 한국청소년상담복지개발원이 중심이 되어

서울대middot중앙대middot을지대 등 학계 전문가와 현장 실무자 교사 및 학

부모 등이 참여하여 제작한 것으로 lsquo스마트폰 중독 청소년 상담 매

뉴얼(개인middot집단)rsquo lsquo스마트폰 중독 청소년 부모교육 매뉴얼rsquo lsquo스마트

폰 중독 청소년 치료 매뉴얼rsquo 등 3종(4권)으로 구성되었다

ldquo스마트폰은 중독성 강한 기기임을 먼저 이해하자rdquo

lsquo상담 매뉴얼rsquo은 청소년이 스마트폰의 강박적 사용을 줄이기 위해

자신의 사용 패턴을 스스로 이해하여 조절할 수 있도록 구성돼

있다 특히 개인상담과 집단상담으로 구분해 상담효과를 높이고

상담과정에서 자율성을 높이도록 제작됐다

lsquo부모교육 매뉴얼rsquo은 부모가 스마트 기기를 이해하고 자녀가

스마트폰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도록 지도할 수 있는 lsquo친middot한middot자 스

마트폰 자기조절 양육 원리rsquo 등을 소개하고 있다

lsquo부모교육 매뉴얼rsquo은 부모들에게 먼저 자녀들이 사용하는 스마

트폰의 순기능과 역기능을 이해할 것을 권한다

스마트폰은 언제 어디서든 액정만 터치하면 스마트 세상에 들

어갈 수 있어 어느 기기보다 중독성이 심하다는 미디어 특성을

갖고 있다 발달적 특성상 청소년기는 신체적middot정신적 변화를 겪

는 시기로 청소년들이 어지러운 마음을 피하는 가장 손쉬운 방

법으로 스마트폰을 선택하고 있다 이와 함께 기질적으로 우울

증 ADHD(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를 가진 청소년들이 특히

서울 마포구 성산동 월드컵공원에서 lsquo일주일에 한 번 한 시간 스마트폰을 끄자rsquo는 스마트폰 사용 줄이기 캠페인에 참여한 청소년들 여성가족부는 청소년들이 스마트폰 사용을 자율적으로 조절하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해 부모와 상담기관용 매뉴얼을 펴냈다

연합

친 친밀하게 관계 맺기 의사소통하기

한 한계 정하고 규칙을 통해 반복 습득하기

자 자율성 책임 높이기

42-43-교육정보_스마트폰indd 42 2014-04-11 오전 15605

위클리 공감 2014414 43

매뉴얼 내려받기 여성가족부gt정책안내gt정책자료gt일반정책자료 wwwmogefgokr

스마트폰으로 인한 중독 증상

1 일상생활 장애 스마트폰으로 인해 기본적으로 해야 할 일을 못하

게 되는 것을 말한다 밤늦게까지 스마트폰을 보느라 잠을 제대로

못 자 학교에 지각을 하거나 수업에 집중하지 못하고 내내 스마트

폰만 보는 일도 있다 스마트폰을 보면서 걷다 넘어지거나 달려오

는 차를 피하지 못하는 일도 있다

2 내성 스마트폰을 사용하면 할수록 더 많이 사용해야 만족을 느끼는

증상이다 알코올 중독도 점점 많은 양의 술을 마시게 되는 병인 것처

럼 스마트폰 중독도 점점 사용 시간이 전보다 늘어난다

3 금단 스마트폰을 보고 있지 않은 동안에도 내내 스마트폰 생각만 하

게 되는 증상이다 담배를 끊으면 금단 증상이 생긴다고들 하는데 마

찬가지로 스마트폰 중독이 되면 갑자기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못하게

되거나 사용 시간을 줄이게 될 때 초조하고 불안해져서 안절부절하게

된다

4 일탈 행동 평소에 하지 않던 행동들 예를 들면 잦은 거짓말 무단 결

석 수업 빠지기 흡연 등을 한다

중독되기 쉽다

이처럼 청소년들이 스마트폰 사용을 조절하지 못하는 것은 단

순히 의지 부족만이 원인이 아니다 청소년들이 스마트폰에 빠질

수밖에 없는 여러 가지 이유들이 있고 우리 아이만 스마트폰에

빠져 허우적대는 것이 아니므로 부모는 이를 이해하고 자녀를 애

정 어린 시선으로 관심 있게 지켜봐 주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고 매뉴얼은 충고한다

부모middot자녀가 lsquo지킬 수 있는 규칙rsquo 함께 만드는 게 중요

매뉴얼은 스마트폰은 혼자 사용하는 개인 매체이므로 자녀 스스

로 조절하고자 하는 의지를 보이지 않는다면 부모의 관리middot지도

가 어렵다고 지적한다 ldquo스마트폰을 하루 몇 시간 이상 사용하면

뺏는다rdquo는 방식의 강압적인 처벌이나 규제는 자녀가 커갈수록 오

히려 부작용을 낳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그래서 자녀가 스스로 스마트폰 사용을 조절할 수 있도록 lsquo친

밀한 의사소통rsquo부터 힘쓸 것을 권한다 처벌middot규제보다 먼저 자녀

와 lsquo친밀한 의사소통rsquo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지속적인 관심과 노

력이 필요하다고 매뉴얼은 강조한다 부모middot자녀 간의 친밀한 의

사소통이 가능할 때 함께 한계와 규칙을 정하고 자녀의 조절 동

기와 자율성을 향상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규칙이 부모의 마음에 안 들더라도 자녀가 지키기 쉽게 만들

고 점차 난이도를 높이는 것이 효과적이다 또한 자녀가 스스로

의 생각이나 행동에 확신을 가질 수 있도록 신뢰와 격려가 필요

하며 피드백을 해 주는 것도 중요하다 피드백 방안으로 부모와

자녀가 합의해 상벌을 정한다 매뉴얼은 이러한 과정에서 ldquo자녀

가 제기하는 의견에 대해 변명으로 받아들이지 말고 자신의 생

각(가치 흥미)을 찾아가는 과정으로 생각하고 존중하는 태도를

가질 것rdquo을 충고하고 있다 글middot박경아 기자

(서울시교육청 2013)스마트폰 과다 사용으로 인한 학년별 유병률

10

8

6

4

2

0초등학교 4학년 중학교 1학년 고등학교 1학년 평균

091

724

886

651

(단위 )

42-43-교육정보_스마트폰indd 43 2014-04-11 오전 15606

44 2014414 위클리 공감

공공기관 지방화시대

새 둥지 7개월hellip ldquo이젠 부산 공공기관rdquo영상물등급위원회 신입직원 90퍼센트 지역인재 선발 등 현지화에 힘써

부산 이전 7개월 영상물등급위원회(이하 영등위)가 지역사

회와 빠르게 밀착하면서 성공적인 lsquo부산시대rsquo를 열고 있다

다양한 체험행사로 지역민들과의 융화에 힘쓰는가 하면 신입직

원도 부산 지역민으로 90퍼센트를 채용하는 등 과감한 변화를

시도했다

그 결과로 지난 3월 7일 대통령 직속 지역발전위원회로부터

공공기관 지방이전 우수기관 표창을 받기도 했다 이전 지역인

부산의 최초 입주기관으로 지역균형발전을 위해 선도적인 역할

을 한 공로를 인정받아서다

처음부터 순탄했던 것은 아니다 태스크포스(TF) 팀부터 공공

기관 이전의 전 과정을 지켜봐 온 경영지원실 강성우 대리는 ldquo허

허벌판에 세워질 이 건물이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몰라 막막했

다rdquo고 토로했다 청사 내부 인테리어를 고려할 때도 lsquo영화의 도시rsquo

와 국내 유일의 등급분류 기관이라는 콘셉트를 잘 살릴 수 있는

것으로 선택하는 데 머리를 싸매야 했다

가장 큰 것은 임직원들의 고충이었다 서울 상암동에 기관이

있을 때 부산으로 이전하기 어려운 직원들은 퇴사하거나 이직했

다 정든 직원들과의 이별을 감수해야 했다 임직원 가족들의 불

지난해 9월 부산에 새롭게 둥지를 튼 영상물등급위원회는 부산과의 소통과 호흡을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영상물등급위원회

44-45-공공기관 지방화시대indd 44 2014-04-11 오전 15648

위클리 공감 2014414 45

편함도 있었다 강성우 대리는 ldquo아홉 살 딸아이도 전학 오기 전 서

울 친구들하고 떨어져야 한다고 많이 칭얼대 미안했다rdquo고 말했다

ldquo부산 직원들 덕에 맛집도 알고 잘 어울려요rdquo

이전 이후 새로 채용된 14명의 신입직원 중 12명이 부산지역 인재

다 함께하는 직원들은 만족스러워한다 영화부 박경미 과장은

ldquo부산 현지 직원들 덕에 맛집도 잘 알게 되고 잘 어울릴 수 있어서

너무 좋다rdquo고 말하며 활짝 웃었다 강성우 대리도 ldquo지역민 채용은

이러한 인적 교류를 잘 활용한 성과였던 것 같다rdquo고 만족해했다

영등위는 이외에도 해운대구 재송시장과 자매 결연을 맺었다 지

역 전통시장 이용 활성화와 서민경제 촉진에 기여하기 위해서다

따뜻한 나눔 행사를 적극적으로 추진한 것도 큰 변화다 지난

해 말 보육시설인 lsquo박애원rsquo의 어린이middot청소년과 영등위 임직원 간

사랑나눔 행사로 지역과 한층 더 가까워지는 계기를 마련하기도

했다 강 대리는 ldquo임직원과 보육원 친구가 11 매칭으로 친구관계

를 맺었는데 감회가 새로웠다rdquo고 말하며 ldquo직원들 사이에서도 앞

으로 소외계층을 위해 더 힘쓰자는 내부의 변화가 보이는 것 같

아 뿌듯하다rdquo고 덧붙였다

영등위는 청소년들이 미디어를 건전하게 접할 수 있도록 독려

하는 프로그램도 추진 중이다 이를 위해 3월 13일 부산시청자미

디어센터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청소년이 영상을 활용

한 정보를 얻는 데 도움이 되고자 하는 취지다 홍보팀의 변효진

사원은 ldquo부산지역 청소년들의 창의적 문화체험 활동과 영상미디

어 이용에 대한 올바른 정보를 제공하려 한다rdquo며 ldquo앞으로 등급분

류 체험교육 지원 등 실질적인 협력도 강화할 계획rdquo이라고 말했다

영등위 직원들은 완전한 부산 정착을 위해 lsquo현지화rsquo에 더 힘쓰

겠다고 입을 모았다 박경미 과장은 ldquo영화도시 부산의 상징은 우

리 영등위의 이미지를 제고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됐다rdquo며 ldquo영등위

는 부산과의 더욱 적극적인 협력으로 부산의 공공기관이 되겠

다rdquo고 덧붙였다 글middot박지현 기자

영상물등급위원회

박선이 영상물등급위원장

ldquo 부산이 창조경제 중심지 되도록 최선rdquo

영상물등급위원회 박선이 위

원장(사진)의 발걸음이 분주

하다 지역 이전 이후 성과와

행보에 대해서 들어봤다

가장 중점을 두었던 분야와

성과를 말씀해 주세요

ldquo우리 위원회는 부산과 호흡

을 같이하는 데 초점을 맞췄

습니다 신입직원 대부분을 부산 인재로 채용하며 지역인

재 활용에 주안점을 뒀습니다 지난해 10월에는 아시아 각

국 등급분류 기관과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한국의 선진등

급분류 시스템을 알리기 위해 국제영화등급분류포럼을 열

었습니다 반응이 상당히 좋았습니다 특히 우리나라 등급

제도가 어떤 영화도 상영할 수 있는 선진적인 제도로 평가

받는 좋은 기회였습니다rdquo

현재는 어떤 활동을 추진하고 계십니까

ldquo올바른 영상문화 정착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초middot중

학생을 대상으로 한 미디어교육 교사를 대상으로 한 교원

직무연수교육 프로그램을 추진해 청소년들의 건전한 영상

문화를 도모하기 위함입니다 또한 멀티플렉스가 영화관

내 등급 표시를 확대하고 관람객들이 정확한 등급 정보를

이용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업무협력을 확대해 나갈 예정

입니다 시민 등 각계각층의 분들을 초청하여 영상물을 즐

겁게 향유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들겠습니다rdquo

향후 계획과 비전에 대해 말씀해 주세요

ldquo아시아에서 영상중심도시 부산과 한국의 위상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되고 싶습니다 창조경제의 본거지인 런던은 음

악과 미술 등 문화예술 분야를 아이디어와 접목해 새로운

국가 성장동력 산업으로 키우는 큰 성과를 냈습니다 영

화middot영상 인프라가 잘 갖춰진 부산이 창조경제 주축이 될

수 있도록 힘을 모으겠습니다rdquo

44-45-공공기관 지방화시대indd 45 2014-04-11 오전 15651

46 2014414 위클리 공감

건강

야식증후군(Night Eating Syndrome)은 저녁 7시 이후의 식사

량이 하루 전체의 50퍼센트 이상을 차지하는 증상을 가리키는

데 불면증 등 수면 장애를 동반한다 밤마다 음식이 당겨서 고민

인 야식증후군을 극복하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규칙적인 식습관과 생활습관 야식 먹는 습관을 없애기 위해서는

아침 식사는 조금이라도 챙겨 먹고 공복감이 들지 않도록 저녁

식사도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좋다 늦어도 저녁 6시 전에 식사

하는 것이 좋다

폭식을 예방하고 다이어트에 도움을 주는 숙면 잠을 잘 때 분비되

는 멜라토닌이라는 호르몬이 식욕을 억제해 다음날 폭식을 예방

하고 다이어트에도 도움을 준다 숙면 상태에 들어가면 지방 분

해에 도움이 되는 호르몬도 활발하게 분비되기 때문에 숙면을

취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빈속에 잠이 안 온다면 우유middot두유middot토마토 빈속에 잠이 안 오는

경험을 누구나 한 번쯤은 했을 것이다 그럴 때는 우유나 두유를

따뜻하게 데워 마셔보자 우유 및 두유에 많이 함유된 칼슘은 신

경안정 효과가 있어 숙면에 도움이 된다 열량이 낮은 방울토마

토도 추천한다

일조량이 부족한 겨울을 지나 봄이 되면서 lsquo계절성 우울증rsquo에 대

한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이에 하이닥 정신건강의학과 공개상담

실을 참조해 lsquo계절성 우울증rsquo의 특징과 치료에 대해 살펴보자

2주 이상 지속되면 lsquo반드시rsquo 진료 lsquo계절성 우울증rsquo은 어느 정도 예측

이 가능하기 때문에 우울한 기분 의욕상실 과다수면 등이 2주

이상 지속된다면 lsquo봄을 탄다rsquo는 말로만 넘길 것이 아니라 진료 상

담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알맞은 치료가 무엇보다 중요 lsquo계절성 우울증rsquo은 조울증 증세도 보

이기 때문에 일반적인 항우울제로만 접근하게 되면 오히려 상태

가 악화되는 경우가 있어 진단에 따라 알맞은 항우울제 처방이

필요하다

황사와 미세먼지가 많은 봄철에 특히 흔한 알레르기성 결막염 예

방법에 대한 관심이 높다 봄이 되면서 눈이 가렵고 눈곱이 끼며

눈물이 자주 난다면 알레르기성 결막염을 의심할 수 있다

침구류 일광건조는 lsquo필수rsquo 주로 눈이나 눈꺼풀의 가려움증 결막의

충혈 눈부심 눈물 흘림 증상이 발생하는 알레르기성 결막염의

예방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집먼지진드기 애완동물의 털 등 알레

르기 유발 물질에 노출되는 것을 피해야 한다 집먼지진드기는

침구나 카펫 커튼 속에 서식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일주일에

한 번 정도 정기적으로 세탁하고 햇볕이 좋은 날에 틈틈이 일광

건조를 하는 것이 좋다

손은 자주 씻고 술은 자제하고 꽃가루가 날리거나 미세먼지 농도

가 높은 날 외출 시에는 모자와 마스크를 착용하고 이물질이 낄

가능성이 높은 콘택트렌즈보다 안경을 쓰는 것이 좋다 술은 염

증을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증상이 나타난다면 자제해야 한다

근막동통증후군은 목덜미 허리 어깨 종아리 팔꿈치 안쪽 갈

비뼈 등의 부위에 주로 나타나며 근골격의 통증을 특징으로 하

는 질환이다 흔히 lsquo담이 결린다rsquo고 표현하는 증상이 바로 근막동

통증후군이다 근막동통증후군은 오랫동안 책상에 앉아 있거나

혹시 봄을 타시나요

야식증후군

계절성 우울증

알레르기성 결막염

근막동통증후군

변덕스러운 봄 날씨 번갈아 오는 황사와 미세먼지로 인해 봄나들이가 예년 같지 않다 겨우내 움츠러들었던 신체활동이 아직

왕성해지기 어려운 요즘 같은 때 겨울부터 이어진 야식 습관 계절성 우울증 오랜 실내생활로 인해 몸과 마음에 이상이 있는

지 자가 점검을 해 보자 봄볕 자외선이 더해지며 눈과 피부 관리에도 신경 써야 함은 물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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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 공감 2014414 47

두릅(춘곤증 예방middot혈당 조절) 두릅은

예로부터 그 뿌리를 달여 마시면 당

뇨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민

간 약재로 사용됐으며 나물로 먹으

면 입맛을 돋워준다 특히 봄철 나른

하고 졸음이 밀려오는 춘곤증 개선에

효과가 있다 두릅에 함유된 사포닌 성분이 체력을

회복시키고 신경을 안정시켜 피로 해소에 도움을 준다

고구마 줄기(면역 조절middot항산화 효능)

식이섬유가 풍부해 건강식으로 각

광받고 있는 고구마 줄기에는 탄

수화물middot당류middot단백질 등의 에너

지원과 칼슘middot철 등의 여러 무기물

질이 함유돼 있다 또 면역조절 능력

및 항산화 효능이 높은 것으로 알려진 클

로로겐산(chlorogenic acid)이 다량 함유돼 있다

쑥(해열middot고혈압 개선) 쑥잎에서 나는

독특한 향기는 해열작용을 하는 치

네올(Cineol)이라는 성분 때문이다

또한 면역력 향상 소화기능 강화

여성질환 개선 효과 고혈압 개선 등

의 효과도 있다

달래(식욕부진middot춘곤증 극복 효과)

비타민과 무기질이 풍부하게 함유

돼 있어 겨우내 무겁고 찌뿌둥했

던 몸에 활력을 주고 식욕부진이

나 춘곤증을 이기는 데 좋다 면

역력을 증진시키며 동맥경화 예방

에도 도움이 된다

달래는 매콤하게 무쳐 먹거나 된장찌개에 넣어 끓이면 맛이

좋으며 간장에 넣어 달래 간장양념을 만들어 먹으면 향긋한

맛이 난다

봄이면 생각나는 lsquo건강 나물rsquo 4선

같은 자세로 장시간 컴퓨터를 사용하는 등 잘못된 자세를 취할

때 근육을 과도하게 사용했을 때 외상 후 스트레스 등으로 발

생한다 깊고 쑤시는 듯하며 타는 듯한 통증이 특징이다

근막동통증후군의 약물 치료는 소염 진통제나 근육 이완제를

사용한다 마사지나 초음파를 이용한 물리 치료 레이저나 적외

선 치료기 조사 등도 효과가 있다 이밖에 수동적으로 근육을 풀

어주는 이완 요법 미지근한 습포로 찜질해 주는 도포 요법 통증

부위를 냉각시키는 냉각 요법 등으로 치료한다

아무리 감추려 해도 눈가 입가에 있는 잔주름이나 손등과 목 주

름은 lsquo관리rsquo하지 않는 한 실제 나이를 감추기가 쉽지 않다 나이를

감추기 힘든 부위별 주름 관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눈가 주름 눈가 주름을 예방middot관리하기 위해서는 보습 관리가 필

수적이다 건조하고 푸석한 환경에서 주름이 잘 생기기 때문에

보습 관리는 모든 주름 예방middot관리에 있어 가장 기초적인 부분이

다 보습크림 아이크림 자외선차단제 페이셜 오일 등을 사용하

고 각질제거 수분공급 피부혈액순환 촉진 등의 효과를 내는 스

팀타월을 이용하는 것도 효과적이다

입술middot입가 주름 입은 말하고 먹고 마시고 하품하는 등 쉴 틈이 없

을 정도로 움직임이 잦은 데다 피부가 얇고 자연적인 보습막을

생성해 주는 피지샘middot땀샘이 없어 주름이 특히 잘 생기는 부위이

다 따라서 에센스 보습크림 아이크림 자외선차단제 등을 입술

과 입가에 수시로 발라주고 빨대 사용 등 입술을 오므리는 습관

은 자제하는 것이 좋다

손등 주름 손등도 피부라는 점을 인식하고 핸드크림 보습크림

자외선차단제를 꼼꼼하게 발라 관리해야 하며 설거지나 빨래를

할 때도 장갑을 꼭 이용해야 한다

목 주름 높은 베개를 베거나 스마트폰 책 모니터 등을 볼 때 고

개를 너무 숙이는 습관이 있다면 모두 교정하는 것이 좋다 또 꼼

꼼한 클렌징과 더불어 보습크림과 자외선차단제를 잘 바르도록

한다 글middot하이닥 copy(주)엠서클 정책브리핑 (wwwkoreakr)

부위별 주름 관리법

46-47-건강_봄철indd 47 2014-04-11 오전 15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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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4월 20일 한국에서 열리는 2014 국제아이스하키연맹

(IIHF) 세계선수권 디비전1 그룹A(2부 리그) 대회가 다가

오고 있다 일주일간 고양어울림누리에서 열리는 이번 대회에는

개최국 한국(세계 랭킹 23위)을 포함해 슬로베니아(14위)와 오스

트리아(16위) 헝가리(19위) 우크라이나(21위) 일본(22위) 등이

참가한다 대회 1 2위는 2015년 최상위 16개 팀이 겨루는 세계아

이스하키선수권대회로 승격한다 꼴찌를 하면 3부 리그 격인 lsquo디

비전1 그룹Brsquo로 내려간다

 한국 아이스하키는 이번 대회에 사활을 걸었다 겨울 올림픽의

꽃은 아이스하키다 개최국이 아이스하키경기에 참가하지 못한

역사는 없다 겨울 올림픽 개최국 대부분이 출전권을 자력으로

따냈다 그러나 한국의 세계 랭킹은 23위 평창올림픽이 열리는

2018년까지 11계단을 올리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지난해

IIHF는 lsquo2018년 올림픽 출전국 자격rsquo에 대한 연차총회 의제를 꺼

냈다 lsquo한국이 경기력 발전을 이룬다면 출전권을 줄 수도 있다rsquo는

애매모호한 말을 넣어놨다 김정민 대한아이스하키협회 홍보팀

장은 ldquo만약 이번 대회에서 강등되면 경기력 발전을 이루지 못했

다는 판단으로 올림픽 출전권 논의조차 못할 수 있다rdquo고 걱정했

다 한국의 기적은 가능한지 대회 참가팀의 전력을 분석했다

전력 급상승hellip 기적을 노리는 한국 대표팀

객관적 전력에서 한국은 최약체로 꼽힌다 랭킹으로도 디비전1

그룹A에서 가장 낮다 그래도 홈에서 열린다는 이점이 있다 변

선욱 한국 대표팀 감독은 디비전1 그룹A 잔류를 자신했다 그는

지난달 기자회견에서 ldquo최근 3년간 한국 아이스하키는 놀랍도록

빠르게 발전했다 기대에 부응하는 경기를 하겠다rdquo고 했다 이어

ldquo일본과 우크라이나 헝가리를 잡고 3승을 하는 것이 목표rdquo라고

덧붙였다 근거 없는 자신감이 아니다 한국은 꾸준하게 성장했

다 변 감독이 이끈 대명 상무의 돌풍도 대표팀에 자신감을 불어

넣었다 군대 팀인 대명 상무는 지난해 창단 바로 2013~2014 아

지난해 4월 16일 헝가리 부다페스트 스포르트아레나에서 열린 lsquo2013국제아이스하키연맹 세계선수권대회rsquo 디비전1 A그룹 대회 2차전에서 강호 헝가리를 상대로 막판 역전극을 펼친 한국 대표팀 선수들이 경기를 마치고 환호하고 있다

대한아이스하키협회

2부 리그 격hellip 꼴찌해 lsquo디비전1 그룹Brsquo로 강등되면 2018년 출전 lsquo먹구름rsquo

최약체라고hellip 한국 ldquo평창을 기대해rdquo

스포츠 2014 아이스하키 lsquo디비전1rsquo 세계선수권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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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아리그 아이스하키 정규시즌에서 2위에 올랐다

아이스하키는 보통 22~25명이 한 팀을 이룬다 대명 상무는

17명의 선수로 기적을 써냈다 조직력으로 일군 성과였다 변 감

독은 ldquo26~30세로 이뤄진 팀이다 선수들이 즐기면서 하키에 눈

을 떴다rdquo며 ldquo달리는 체력과 외국인 선수가 없는 불리함을 조직력

으로 메웠다rdquo고 평가했다

 대표팀은 대명 상무의 조직력을 그대로 가져왔다 상무에서 주

축으로 뛰던 선수들이 대표팀에 이름을 올렸다 김연아의 남자친

구로 이름값이 올라간 김원중(30middot25득점 사진 맨 뒷줄 왼쪽에서

다섯번째)을 포함해 박우상(29middot35득점)과 조민호(27middot42도움) 등

이 핵심 자원이다 여기에 귀화한 브락 라던스키(31)와 브라이언

영(28) 마이클 스위프트(27)가 대표팀 전력을 대폭 끌어올릴 것

으로 보인다

소치올림픽서 lsquo8강 기적rsquo 썼던 슬로베니아

마티야스 코피타(49) 감독이 이끄는 슬로베니아는 지난 2월 끝난

소치겨울올림픽 아이스하키에서 8강에 올랐다 기적이었다 세

계 랭킹은 14위지만 단단한 조직력을 자랑하며 슬로바키아와 오

스트리아를 꺾었다 8강에서 스웨덴에 0-5로 졌지만 가능성을

보여준 대회였다 고양 대회에서도 올림픽 8강 멤버는 그대로 유

지된다 오솔길 SBS 해설위원은 ldquo올림픽이 끝난 지 얼마 되지 않

아 조직력은 최강이라 꼽힌다rdquo고 말했다

 또 다른 상대 헝가리는 한국에 칼을 갈고 있다 지난해 헝가리

에서 열린 디비전1 그룹A에서 한국에 4-5로 역전패했기 때문이

다 헝가리는 3-1로 이기고 있다가 한국의 집중력에 무너졌다 이

패배로 헝가리는 상위리그 승격 기회를 놓쳤고 자국 팬들의 거센

항의를 받았다 이스트반 소프론(크리펠트)이 경계 대상 1호다

소프론은 독일 1부 리그(DEL)에서 8골 13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우크라이나는 현실적으로 한국이 이겨야 할 상대로 꼽힌다

그러나 뚜껑을 열어보니 만만치 않다 우크라이나는 한때 주축

선수들의 은퇴로 전력이 크게 떨어졌다 특히 NHL에서 뛰고 있

던 선수들이 대표팀 합류를 거부하며 국제무대에서 성적이 신통

치 않았다 그러나 이번 대회를 앞두고 루슬란 페도텐코(돈바스

도네츠크)와 알렉세이 포니카롭스키(SKA 상트페테르부르크) 등

NHL에서 정상에 오르기도 한 베테랑들이 합류했다 축구로 따

지면 한국의 박지성-이영표가 대표팀에 복귀한 모양새다

 한국은 지난 33년 동안 일본과의 A매치에서 단 한 번도 승리

하지 못했다 1무 18패로 무승부도 딱 한 차례 거둔 것이 전부다

한국이 쉽게 볼 수 있는 상대가 아니다 아시아 하키리그에서 우

승을 차지한 일본제지 크레인스와 오지 이글스 선수들이 주축이

다 또 독일 출신 마크 마혼 감독이 팀을 이끌며 안정감을 더하고

있다 오 해설위원은 ldquo일본은 A매치에서 한국에 한 번도 패하지

않았다는 자부심이 있다 이 자부심을 흔들 만한 경기력을 보여

주는 게 중요하다rdquo고 말했다 글middot김민규(일간스포츠 기자)

아이스하키는

한 팀에 6명hellip 20분씩 3피어리드로 경기진행

아이스하키는 길이 61미터 너비 30미터의 링크에서 펼

쳐진다 퍽(Puck)이라고 불리는 고무 원반을 하키 스틱을 이

용해 골문에 넣는 횟수를 가려 승부를 가린다 한 팀은 축구에서

골키퍼 역할을 하는 골리(Goalie)가 1명 배치되고 양쪽 날개 1명씩과

센터 1명 수비수 2명 등 모두 6명으로 구성된다 체력 소모가 심해 한 팀

이 22명으로 꾸려지고 수시로 교체가 가능하다 경기는 20분씩 3피리어

드로 진행되며 피리어드 사이에는 15분간 휴식을 취한다

 

아이스하키 세계선수권은

전년도 성적에 따라 6개 리그로 나뉘어 경기

전년도 성적에 따라 총 6개의 리그로 나뉘어 있다 1부 리그 격인 lsquo국제아

이스하키연맹(IIHF) 아이스하키 세계선수권rsquo에는 총 16개 나라가 참가한

다 8개 팀이 그룹A와 그룹B로 나뉘어 풀 리그를 치른다 각 그룹의 1~4

위는 8강 토너먼트에 진출하고 8위 2개 팀은 디비전1 그룹A로 강등된다

올해 세계선수권은 오는 5월 벨라루스에서 열린다 디비전1 그룹A B와

디비전2 그룹 A B 그리고 디비전3의 운영방식은 비슷하다 각 디비전

그룹에는 6개 팀이 참가해 풀 리그를 치른다 한국이 참가하고 있는 디

비전1 그룹A는 2부 리그로 생각하면 된다 6개 팀이 풀 리그 방식으로 경

기를 치르고 1 2위가 세계선수권으로 승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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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dquo하늘이 나를 버렸을 때 나는 불을 만들었다 둥지가 되

기 위한 불 겨울의 어둠 속으로 들어가기 위한 불 보

다 더 나은 삶을 위한 불을 낮이 나에게 베풀어 준 모든 것을

나는 그 불에게 바쳤다 울창한 숲과 작은 숲 보리밭과 포도밭

을 보금자리와 새들 집과 열쇠를 벌레와 꽃들 모피들 그리고

모든 축제를(생략)rdquo

프랑스 초현실주의 대표적 시인인 폴 엘뤼아르의 시 lsquo이곳에 살

기 위하여rsquo다 이 시를 주제로 한국과 프랑스 작가가 한자리에 모

였다 환경 문제로 앓고 있는 지구를 치유하자는 메시지로 남서

울대학교와 한불협회 나로미포럼이 함께 주최한 국제교류 전시

다 프랑스 원로 작가인 장 마리 자키와 국내 유명 기업인이자 화

가인 강석진 그리고 국내 원로 도예가인 조상권이 참여했다

세 작가의 작품은 각자 개성이 두드러진다 미술평론가 서승

석은 원로 화가 장 마리 자키의 작품을 ldquo자키의 파랑은 뜨겁다

자키의 하양은 아이스크림처럼 맛있다 자키의 까망은 심연처럼

깊다 그의 붓놀림은 신들린 무희의 춤사위만큼이나 현란하고 경

건하다rdquo고 표현했다 꽃과 나무 바다 자연풍경 등을 즐겨 그리

는 자키는 독특한 미적 감각으로 자연의 맑은 색채를 표현했다

3인 3색hellip 자연을 말하다장 마리 자키middot강석진middot조상권 lt이곳에 살기 위하여gt 주제로 한국middot프랑스 국제교류전

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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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서적으로 깊은 영향을 받은 그의 고향 코르시카 섬에서 받은

영감을 아름답게 재현해 냈다

기업인이자 화가인 강석진은 고향 경북 상주의 산골 풍경으로

정겨움을 더한다 한국인의 향토적 정서로 아스라한 추억을 상기

시킨다 또 프랑스 네덜란드 티베트 등을 여행하면서 포착한 시

와 같은 섬세한 풍광을 화폭에 옮기는 데 성공했다

도예작가인 조상권은 lsquo흙과 불의 연금술사rsquo로 불린다 1967년

lsquo동백림 사건rsquo에 휘말려 30여 년간 해외를 떠돌다 1997년 귀국했

다 분단된 조국의 역사적 아픔과 민족의 한 통일에 대한 염원을

작품으로 승화시켰다 자유롭고 감수성이 풍부한 작품들을 통

해 우리 고유 전통예술의 미를 깊이 있게 다루고 현대적으로 창

조하며 독창적인 도자예술을 보여준다

세 작가의 독특한 개성은 한자리에서 호흡하며 완벽한 조화

를 이룬다 맑고 서정적인 세계를 들여다보고 있다 보면 태고의

자연이 빚어내는 감동을 느낄 수 있다 글middot박지현 기자

일정 4월 27일까지

장소 남서울대학교 아트센터 갤러리 이앙

문의 02-3672-0201 galleryiangcom

1 장 마리 자키는 독특한 감각으로 자연풍경을 재구현했다 lt경이로운 장소gt LIEU MAGIQUE

2 흙과 불의 연금술사로 불리는 조상권은 우리 고유의 전통미를 담으며 독창적인 도자예술을 보여준다 lt휴(休)gt REPOS

3 강석진은 한국인의 향토적 정서를 담은 산골 풍경을 그려 아스라한 추억을 상기시킨다 lt산 넘어 마을로 가는 길gt The road to a mountain village

4 장 마리 자키 lt여인의 꿈gt REVE DE FEMME

5 조상권 lt침향로gt TCHIMHYANGLO

6 강석진 lt미륵산에서 본 오월의 야솟골마을 전경gt View of Yasotgol village in May

➋ ➌

➍ ➎ 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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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박한 백제의 미소에 반하고곱게 늙은 절집에 웃음이 났죠

충남 서산 아라메길 1구간

걷기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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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라메는 바다의 고유어 lsquo아라rsquo와 산을 뜻하는 lsquo메rsquo의 합성어다 아

라메길은 총 88킬로미터로 지선까지 합하면 모두 7개 구간이다

그 중 1구간은 유기방가옥 고풍저수지 마애여래삼존불상 보원사

지 개심사 해미읍성으로 이어진다 길이 18킬로미터의 산길을 따

라 걷고 있노라면 산자락에 살포시 앉은 다양한 문화재를 볼 수 있

다 소박한 백제의 미소에 반하고 곱게 늙은 절집에 가슴 무너지는

벅찬 감동을 만난다

꽃의 북상 속도는 하루 20킬로미터라고 한다 매일 50리 길

을 느릿느릿 걸어 올라와야 하는데 요즘은 따스한 날씨

덕에 봄꽃들이 엄청 잰걸음으로 와서 동시다발로 핀다 덩달아

봄꽃 쫓는 나그네 발걸음도 빨라졌다 3월 마지막 일요일 서산

아라메길 1구간은 온통 꽃잔치다

1구간의 시작은 유기방가옥이다 서산시 운산면 여미리 유기

방가옥은 내 고향 당진시와 가깝게 자리한다 그래서 오랜만에

고향 동무와 함께 걸었다 동무는 그 사이에 두 아이의 엄마가 돼

있었다 동무가 생기니 길에 대한 관심도 조금 달라진다 세월은

봄꽃 이름보다 봄나물 이름을 더 많이 알게 했다 잠시 걷기를 멈

추고 동무와 한적한 들판에 앉아서 밥상에 올릴 나물 한바구니

캐고 싶은 날들이다

수선화와 독특한 토담이 유명한 유기방가옥

유기방가옥은 고택을 감싸고 있는 토담이 독특하다 컵을 엎어

놓은 lsquocaprsquo 모양인데 집 뒤 비스듬한 야산을 그대로 활용해서 담을

쌓았다 산을 깎아 축단을 세우지 않았기에 뒤란이 평평하지 않

고 약 25도 정도 경사가 있다 마치 집이 산의 일부인 것처럼 자연

스럽게 지어졌다 이 가옥은 독특한 집 모양뿐만 아니라 수선화

로도 유명하다 토담 뒤 야산이 수선화 정원이다

가옥 관리인인 유기방 씨가 10년 전부터 가꾼 정원이다 해마

다 집 주변에 무리지어 핀 수선화 구근을 떼어내 옮겨 심으면서

꽃밭을 넓혔다 곱게 가꾼 수선화를 한눈에 보려면 토담 뒤 소나

무 아래가 포인트다

토담을 내려와 오른쪽으로 난 길로 향한다 옛날에 이 마을 사

람이 제주도에서 가져와 심었다는 비자나무가 한 그루 서 있다

무려 330년을 살았다고 한다 둘레가 246센티미터 높이가 20미

터다 비자나무는 남부지역이나 제주도의 해발고도가 낮은 지대

에서 자란다 어떻게 이곳에서 자랄 수 있었을까 의문이 든다 딱

딱한 잎을 살펴보며 세월의 깊이를 가늠할 뿐이다

선정묘를 지나 lsquo서산 여미리 석불입상rsquo 앞에 선다 고려시대에

만들어진 석불로 추정한다 이른 아침 누군가가 벌써 다녀갔는지

석불 앞에 생쌀이 수북하게 쌓여 있다 복을 빌기 위해 놓은 제

물이 참새에게는 오늘 한 끼 밥일 것이다 우리는 새들이 날아올

수 있게 길을 재촉한다 길은 석불 뒤 몇 그루의 소나무와 대나무

사이로 이어진다 대나무를 벗어나자 멋진 토담이 보인다 유상

묵가옥으로 이어지는 길은 보랏빛 제비꽃이 군락을 이뤘다 가

옥을 둘러보고 마을 도로를 따라 걷는다

아주머니 한 분이 밭두렁에 앉아 민들레 나물을 뜯어 박바가

지에 담는다 아주머니가 밟고 있는 밭두렁은 들꽃밭이다 냉이

는 흰 꽃을 피우고 광대나물은 진홍색 꽃을 피운다 봄까치풀은

파란 꽃을 피웠다 봄까치풀은 반가운 소식을 전해 주는 까치처

럼 들녘에 봄이 왔음을 가장 먼저 알려주는 까치 같은 존재라고

붙여진 이름이다 광대나물 꽃말은 lsquo그리운 봄rsquo이다 꽃 이름조차

1 서산 여미리 석불입상이 정겹게 반긴다

2 고풍저수지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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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을 알리는 전령들이다

여미리 버스정류장을 지나서 전라산 방향으로 걷는다 아라메

길 1구간은 방향표시 안내판이 잘돼 있다 안내판과 리본만 따라

가도 종착점 해미읍성에 다다를 수 있다 전라산 방향으로 따라

가는데 도로 아래에 손바닥 크기의 머위가 군락을 이룬다

ldquo머위는 새싹이 돋아나고 바로 잎이 쫙 펴지는 시기에 먹는 게

보약이래 이때가 가장 쓴맛을 내지만 입에 쓴 게 몸에 좋다는

말도 있잖아rdquo

ldquo그려 손바닥 만할 때에 쌈 싸 먹으면 쌉싸래한 게 맛있지rdquo

마애삼존불 백만불짜리 미소는 아침 30분만 허락

역천으로 향한다 작은 다리를 건너자 천길이다 천길 밑 개천 옆

으로 산책로가 조성돼 있는데 운산교까지 800미터다 운산교부

터 역천제방이 시작된다 용현계곡 입구까지 가게는 없다 운산면

에 있는 슈퍼마켓에 들러서 물과 간단한 간식을 준비한다

유기방가옥에서 운산교까지 약 29킬로미터이고 운산교에서

미평교까지 18킬로미터이다 제방은 일부 구간만 콘크리트가 깔

려 있고 딱딱한 흙길이다 미평교에서 쉰질바위 방향으로 걷는

다 역천으로 들어가지 못하게 굵은 철봉을 세워놓았다 그 옆으

로 한 사람만 다닐 수 있는 길이 50미터쯤 나 있다

이 길을 벗어나면 역천과 논 사잇길이다 길은 다시 고풍터널

을 지나게 한다 고풍터널을 지나면 바로 고풍터널 버스 정류장

이다 버스 정류장은 사거리인데 터널에서 직진하는 길이 지방도

618호 봉운로다 우리는 오른쪽 군장동1로를 따라 걷는다 군장

동1로는 고풍저수지 뒷길인데 몇 개의 펜션이 눈에 띈다 11킬로

미터 정도 걸으면 고풍저수지와 봉운로를 만난다

고풍저수지를 따라 걷는 500미터 길은 인도가 협소하기 때문

에 차를 조심하며 걷는다 lsquo아라메 솔바람길 종합 안내도rsquo를 살펴

보고 마애삼존불상으로 향한다 용현계곡 입구인 이곳에는 넓

은 주차장이 있고 식당도 있다

백제 마애불은 충청남도 지역에만 남아 있는데 서산과 태안의

마애삼존불 예산 사면석불이다 서산 마애여래삼존불상은 국보

제84호로 10미터가 넘는 거대한 암벽에 조각돼 있다 가운데 석

가여래를 기준으로 오른쪽 관음보살은 입상 왼쪽 미륵보살은 반

가사유상이다 미륵보살은 오른쪽 다리를 왼쪽 무릎 위에 올려

놓고 오른팔을 굽혀 오른쪽 뺨에 손가락을 살짝 댄 채 사색에 잠

겨 있는 자세다 삼존불은 햇빛이 비치는 방향에 따라서 온화한

미소를 띠거나 때로는 개구쟁이 같은 얼굴을 한다 백제의 미소

로 알려진 백만불짜리 미소는 오전 9시 30분에서 10시 사이에

볼 수 있다

서산 마애삼존불상에서 13킬로미터 계곡을 따라 걸으면 보원

사지이다 보원사는 통일신라시대 화엄 10찰 중 하나로 알려졌다

1천명분의 쌀을 씻었다는 석조가 있는 것을 보아 1천여 명의 승려

가 머무는 무척 큰 절이었던 것으로 짐작된다

석탑 뒤에 개심사로 이어지는 숲길을 오른다 보원사지 뒤편 숲

길 초입부터 개심사 산신각까지 쉬엄쉬엄 가더라도 약 1시간 20분

➊ ❷ 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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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걸린다 이 길은 오르막이 많아서 힘들다 좀 수월하게 걷고 싶

으면 개심사에서 보원사지로 걸어오는 게 좋다

성왕산 자락 개심사 주차장엔 봄나물 난전

개심사는 성왕산 자락에 자리한다 성왕산은 코끼리를 닮았는데

이 코끼리의 갈증을 해소하기 위해 연못을 만들었다고 한다 연못

중앙에는 외나무 다리가 놓여 있다

외나무 다리를 지나 계단을 오르면 해탈문이다 개심사는 흰겹

벚꽃이 유명하다 작은 절집에 겹벚꽃이 피면 얼마나 웅장한지 입

이 다물어지지 않을 정도다 꽃은 4월 말에 피기 시작해서 5월 5일

경에 만개한단다

우리는 개심사를 등지고 소나무숲을 벗어난다 개심사 주차장

에는 봄나물이 난전을 펼쳤다 취나물 버섯 고들빼기 냉이 달

래 머위 민들레 등 각종 나물이 말간 향내를 풍긴다

주차장을 끝까지 내려오니 오학리쉼터 해미읍성으로 가는 표

지판이 나온다 해미읍성까지 52킬로미터다 이 표지판 밑에는

아라메길 이용자 안전수칙이 나와 있다 lsquo2~3명이 동행하여 걷

기rsquo가 눈에 띈다 지금까지 온 길과 다르게 그만큼 호젓하다는 것

이다

다시 출발 시간을 확인한다 오후 3시 50분이다 해미읍성에

도착했을 때의 시간은 6시 25분이었다 난이도가 높은 길이다 초

보자는 부분 걷기를 많이 걸어본 분에게는 완주를 추천한다

글과 사진middot김연미(여행 칼럼니스트)

1 유상묵가옥 토담 뒤에 활짝 핀 수선화

2 햇볕에 따듯한 빛이 감도는 마애삼존불상

3 왕벚꽃이 만발한 충남 서산 개심사를 찾은 많은 행락객들이 꽃을 감상하고 있다

연합

남부터미널과 동서울종합터미널에서 운행 약 3시간쯤 소요된다

서산공용버스터미널 홈페이지(wwwseosanbuscokr)에 시내버스

노선과 시간표가 안내돼 있다

시내버스(서령버스middot문의 041-669-0555)에서 운산행 이용

첫차 오전 6시 45분(공휴일은 7시 5분) 막차 밤 9시 배차 간격은

40분에서 1시간 간격이다 운산면에서 여미리까지 가는 버스가

없으므로 운산면에서 택시를 이용한다 콜택시는 비싸니 인근

슈퍼마켓에서 택시 전화번호를 물어보면 된다

여행수첩

아라메길 정보

홈페이지 wwwaramegilkr

문의 충남 서산시 문화관광과 041-660-3166

유기방가옥 유기방가옥은 숙식이 가능하며 숙식객에게는 무료로 자

전거를 빌려준다 자가용을 이용할 경우 선정묘 주차장에 세우고 이동

하는 것이 좋다 해미읍성에서 선정묘까지 택시 요금은 약 2만원 해미

읍성 인근 슈퍼마켓에서 택시 전화번호를 물어보는 게 가장 빠르다

주소 충남 서산시 운산면 이문안길 70-10(운산면 여미리 203-1)

문의 041-663-4326

서산마애삼존불상 찾아가는 길 서산공용버스터미널에서 하루 5회 운

행한다 첫차 오전 9시 15분 막차 오후 6시 55분 운산면을 거쳐서 마

애삼존불상이 있는 곳까지 운행한다

유기방가옥

여미리석불입상

유상묵가옥 역천제방

쉰질바위

고풍저수지

용현계곡입구

마애여래삼존불상

보원사지

개심사

정자(조망대)

해미읍성

52-55-걷기여행indd 55 2014-04-11 오전 20122

보조개는 일종의 얼굴 근육 기형이다 부모로부터 대물림되는 까

닭에 의학적으로는 lsquo선천적 기형rsquo으로 분류된다 흥미로운 사실

은 많은 사람들이 부러워하는 기형이라는 점이다 동middot서양 또는 예나

지금을 가리지 않고 보조개는 귀엽고 사랑스러운 이미지로 통한다

보조개를 바라보는 동middot서양의 시각이 비슷한 것처럼 인간의 주요 표

정에 대한 해석은 거의 만국 공통이다 한 남미 사람이 화난 표정을 지

었다고 가정하자 아프리카인이나 유럽인 동양인 가리지 않고 그가 화

났다는 걸 알아차린다 슬프거나 행복한 표정도 마찬가지다

표정을 만들어내는 건 얼굴 근육이다 얼굴에는 20여 개의 근육이

있다 인간의 전체 근육 숫자는 기준을 정하기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640~850개 정도로 파악된다 한데 이 중 단 20개에 불과한 얼굴 근

육은 인간 근육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뼈대 근육과는 형태적으로나 기

능적으로 상당한 차이가 있다

무엇보다 눈에 띄는 차이는 얼굴 근육의 상당수가 뼈에 붙어 있지 않

고 피부 속에 묻혀 있다는 점이다 뼈대 근육은 말 그대로 대부분 근육

의 양쪽 끝이 뼈에 닿아 있거나 붙어 있다 뼈대 근육은 힘을 쓰고 움직

임을 일으키는 게 본연의 lsquo임무rsquo다

인간만큼 다양한 표정을 만들어낼 수 있는 동물은 없다 다시 말해

인간보다 얼굴 근육이 잘 발달한 생명체를 찾기는 어렵다 한데 주요

표정은 만국 공통의 lsquo보디 랭귀지rsquo이지만 얼굴 근육 하나하나의 모양

이나 위치는 사람마다 제각각이다 반면 얼굴 근육은 인간 특유의 속

성이 오랜 진화를 거쳐 반영된 일종의 lsquo화장발rsquo 근육의 성격이 짙다

인종별로도 얼굴 근육의 형태 등에 대략적인 차이가 존재한다 동양

인이 서양인보다 보통 무표정한 편이라는 주장에 동조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도 인종 간 얼굴 근육의 상이성을 암시한다 국내 한 의과대학

의 연구에 따르면 입꼬리 주변 근육의 위치와 이들이 움직이는 방향

이 동middot서양 사람들 간에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

lsquo스마일rsquo 도안의 핵심적 특징은 양쪽 입꼬리가 치켜 올라간 것이다

반대로 입꼬리가 내려가면 샐쭉하다거나 언짢은 느낌을 불러일으킨다

입꼬리를 올리고 내리는 얼굴 근육이 어떤 식으로 발달해 있느냐가 표

정 혹은 인상을 좌우할 수 있다는 뜻이다

얼굴 근육은 표정뿐만 아니라 얼굴의 미추(美醜)를 가르는 데도 큰

역할을 한다 얼굴 근육의 배치 크기 대칭성 등이 의학적인 차원에서

잘생기고 못생기고를 결정하는 데 많은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영어로

사소한 차이를 가리켜 lsquo스킨 딥(skin-deep)rsquo 즉 가죽 한 꺼풀 차이라

고 얘기하지만 이 차이가 실생활에서는 엄청나게 다르게 인식될 수 있

는데 얼굴 근육이 바로 대표적인 예이다

하지만 표정이나 얼굴의 미추(美醜)가 최소한 해부학적으로 따져 보

면 lsquo사소한 것rsquo임은 분명하다 성형수술이 널리 유행한다는 점이 이를

방증한다 얼굴의 미추를 결정하는 얼굴 근육은 우리 몸의 여느 뼈대

근육에 비해 조작하기가 상대적으로 손쉽고 위험성도 적다 특히 뼈와

연결돼 있지 않고 피부 아래 묻혀 있는 얼굴 근육들은 손을 봐도 기능

등에 큰 영향을 주지 않는다 얼굴 성형은 쉽게 할 수 있지만 몸 성형

은 엄두 내기가 어렵다는 점이 얼굴 근육과 뼈대 근육의 결정적인 차이

를 보여준다

표정이나 미추를 중시하는 인간의 속성이야 당장 어쩔 수 없을 것이

다 하지만 얼굴 근육에 과도하게 신경을 쓸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얼굴

근육이 만들어내는 갖은 조화는 문자 그대로 lsquo스킨 딥rsquo에 불과한 것들

이니까 글middot김창엽(자유기고가)

(도움말 가톨릭의대 해부학교실 이우영 교수)

보조개는 아름다운 lsquo기형rsquo이다

생활과학 이야기 13

연합

의학적으로는 lsquo선천적 기형rsquo으로 분류되는 보조개 얼굴 근육 때문에 생기는 보조개는 귀엽고 사랑스러운 이미지로 많은 사람들이 부러워한다

56 2014414 위클리 공감

56-57-생활과학13+꽃과 나무indd 56 2014-04-11 오전 20200

위클리 공감 2014414 57

예년보다 빨리 꽃을 피운 왕벚나무들이 함박눈처럼 꽃잎을 날리던

날 저는 서울에서 그다지 멀지 않은 어느 강변의 습지를 찾아갔

습니다 아직 찬 기운이 가시지 않은 날씨지만 남쪽에서 불어오는 봄바

람은 솜뭉치처럼 부서진 부들의 씨앗들을 마른 갈대 사이로 어지러이

날리고 있더군요 이곳 물가에는 갯버들 꽃이 한창입니다 먹이가 부족

한 이른 봄 고맙게도 무료 급식소가 문을 연 덕분에 등에류와 벌들도

덩달아 바빠졌습니다 조만간 키버들과 선버들마저 꿀을 담뿍 머금은

향기로운 꽃을 피워내면 이곳은 온통 난리가 날 것입니다

물가에 열을 지어 선 각종 버드나무들의 연둣빛 자태를 감탄하며 바

라보고 있자니 만일 우리나라에서 lsquo생명의 나무rsquo를 꼽으라면 응당 버드

나무가 그 주인공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버드나무(류)는

그야말로 이 세상에 lsquo아낌없이 주는 나무rsquo이니까요

강변에 늘어선 버드나무들은 토양의 침식을 막아줄 뿐더러 수질 정

화에도 도움을 줍니다 풍성하게 피는 향기로운 꽃들은 굶주린 곤충들

이 춘궁기를 이겨내도록 밤낮없이 넉넉하게 꿀을 내놓습니다 또한 이

처럼 곤충이 많이 모이다 보니 이곳은 보금자리와 먹이가 필요한 작은

새들이 모여드는 곳이기도 합니다 이런 이유로 봄철의 버드나무 숲은

그야말로 생명의 발원지 같다는 생각마저 들게 합니다 이 아름다운 곳

에서 저는 문득 머나먼 두만강변의 버드나무 숲을 떠올려 보았습니다

18세기 정조 재위 시절 홍양호(洪良浩)라는 지혜롭고 유능한 관리가

있었답니다 그는 1777년 세도정치의 희생양이 되어 잠시 두만강변을

관할하는 경흥부사로 좌천된 적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는 한직에서

적당히 시간을 때우며 소일하는 대신에 장정 7500명을 동원하여 1인

당 5주의 버드나무를 두만강변에 심는 큰 공사를 벌였다고 전해집니

다 옛날에는 변방의 생활이라는 것이 지금과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힘들었을 것입니다 먹고 살기도 어려운 판에 별로 중요해 보이지 않는

일로 강제 노역까지 하게 되었으니 백성들의 원성이 그야말로 하늘을

찔렀겠지요 이를 보고 걱정한 친구가 홍양호를 간곡히 만류합니다

ldquo여보게 자네는 여기 잠시 있다가 한양으로 다시 돌아갈 사람이 아닌

가 왜 공연한 일을 벌여서 긁어 부스럼을 만드는가rdquo

현실적이고 애정 어린 친구의 충고에 대한 홍양호의 답변이 그의 저서

lt이계집(耳溪集)gt에 기록되어 있습니다 대략적인 요지는 이렇습니다

ldquo이제 내가 버드나무(류)를 심는 것에는 다섯 가지 이로움이 있어요

첫째는 우리 강역을 (오랑캐로부터) 은폐하기 위한 것이요

둘째는 말을 타고 돌격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요

셋째는 강둑이 물살에 파 먹히는 것을 대비하기 위한 것이요

넷째는 땔감용 나무를 대기 위한 것이요

다섯째는 바람을 막기 위한 것이지요

이 공사는 이처럼 백성들을 이롭게 하는 일이라오 내가 비록 여기

오래 머물지 않을지 몰라도 몇 년 지나지 않아 백성들이 그 이익을 누

리게 될 것이고 그 이로움이 백년 천년을 갈 수도 있을 텐데 내가 어찌

눈앞의 인기에 영합하여 이 일을 미루겠소rdquo

그 탁견에 감탄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자연 생태에 대한 정교한

지식 체계가 없던 그 옛날에도 슬기로운 우리 선조들은 강변을 지키는

버드나무숲의 중요성을 간과하지 않았던 것이죠 이런저런 허황한 명

분에 휩쓸려 오랜 세월 우리 곁을 지켜주었던 강변의 버드나무들이 하

루 아침에 베어져 나가고 삭막한 콘크리트 제방이 그 자리에 들어서고

있는 답답한 작금의 현실을 목도하자니 자연환경 보존과 실용성을 두

루 배려했던 옛 선조들의 지혜가 더욱 절실해지는 요즈음입니다

하천변에는 마땅히 버드나무숲이 있어야 합니다 그러면 이 고마운

나무들은 매년 봄마다 크고 작은 물줄기를 따라 세상을 황금빛으로

수놓을 것이며 전국 방방곡곡에는 생명의 교향곡이 우렁차게 울려 퍼

질 것입니다 글과 사진middot김태영(자연생태연구가middotlt한국의 나무gt 공저자)

아낌없이 주는 lsquo생명의 발원지rsquo

한국의 꽃과 나무 버드나무

lsquo생명의 나무rsquo 버드나무 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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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57-생활과학13+꽃과 나무indd 57 2014-04-11 오전 20203

이 연사 힘주어~ 불조심

ldquo자나 깨나 불조심rdquo

lsquo불조심rsquo을 강조하는 대표적인 슬로건이다 식목일에 나무를

심는 것도 중요하지만 식목일을 전후로 해서 연중 산불이 가장 많이

발생한다고 하니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실제로 식목일에는 연평균

18건 평일의 6배에 이르는 산불이 집중적으로 발생한다는 통계치가

있다 최근에는 기후 변화로 산불이 갈수록 늘어나는 추세라고 하니

보다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기온이 높고 건조하며 바람이 강할수록

산불이 쉽게 번지는데 고온건조한 날씨 탓에 최근 식목일 즈음의 산불

발생 횟수도 1990년대에 비해 52퍼센트나 급증했다고 한다 그런 이유

에서일까 정부도 지난 1970년대부터 다양한 불조심 캠페인을 전개해

왔다

내무부(현 안전행정부)가 후원하고 한국화재보험협회가 주최한 lsquo불

조심 웅변대회rsquo 고지 광고(동아일보 1977년 10월 7일)를 보자 헤드라인

은 ldquo제1회 전국 남middot여학생(초middot중middot고) 불조심 웅변대회rdquo다 웅변대회를

개최하는 이유로 lsquo범국민적으로 방화(防火) 의식을 고취하기 위하여rsquo

라는 문구를 앞세우며 대회의 상세한 요강을 밝혔다 그 웅변대회에서

가장 강조한 것은 ldquo방화 예방 의식을 고취시키고 불조심의 생활화를

촉구하여 화재 없는 복지국가 건설에 이바지할 수 있는 내용rdquo이었다

웅변 시간은 초등부가 5분 중middot고등부가 6분이었다 웅변대회에 앞

서 lsquo원고 합격자 발표rsquo를 먼저 한 것으로 보아 예선에서 먼저 제출된 원

고를 검토해 심사를 거친 다음 그 기준을 통과한 학생들에게 본선에

나갈 기회를 주었음을 알 수 있다 본선에 진출한 학생들은 전국 방방

곡곡의 교정에서 두 주먹을 불끈 쥐고 ldquo~하자고 이 연사 소리 높여 외

칩니다 여러분rdquo 하며 목청을 돋웠을 것이다

1970년대는 lsquo웅변대회의 시절rsquo이라 할 정도로 다양한 주제의 웅변대

회가 전국적으로 열렸다 반공 웅변대회가 대표적이었지만 불조심 웅

변대회도 단골 주제였다 그 시절의 웅변대회가 학생들에게 획일적 사

고를 주입시키기 위한 관제 기획 행사라는 비판의 목소리도 있었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다 웅변대회는 학생들에게 자신감을 높여주는 동시

에 주어진 시간 안에 자신의 주장을 효율적으로 전달하는 능력을 길러

정책광고로 보는 어제와 오늘

1977년 10월 7일 동아일보에 실린 lsquo불조심 웅변대회rsquo 고지 광고 내무부(현 안전행정부)가 후원하고 한국화재보험협회가 주최하는 전국 웅변대회 참가를 위한 상세한 안내 정보가 적혀 있다

주는 생생한 프레젠테이션 교육의 현장이다 지금은 웅변대회가 많이

사라졌지만 아직도 지역의 소방서 단위로 관내 학생들을 대상으로 해

불조심 웅변대회를 개최하는 곳도 많다

나무 심기도 중요하지만 심은 나무를 화재로부터 보호하는 일은 더

더욱 중요하다 소방방재청 역시 한식날을 전후로 119소방헬기를 투입

해 산불 예방 홍보활동을 펼치고 있지만 어디까지나 한계가 있을 터

그 무렵에는 불을 피우지 말고 찬밥을 먹어야 한다는 뜻에서 한식(寒

食) 또는 냉절(冷節)이라고 날짜까지 못박았던 조상들의 지혜가 오히

려 돋보인다 기후 변화로 최근 30년 동안 봄철 기온은 평균 섭씨 06

도 올랐지만 습도는 오히려 6퍼센트 낮아져 산불이 일어날 가능성이

더 높아진 상황에서 담뱃불 같은 불씨 관리에 각별히 주의해야겠다

불조심 웅변대회는 입으로 하는 웅변이지만 몸으로 실천하는 웅변이

더 값진 웅변이 아니겠는가 ldquo꺼진 불도 다시 보자rdquo

글middot김병희(한국PR학회 회장middot서원대 광고홍보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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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59-정책광고+공감카툰indd 58 2014-04-11 오전 20240

위클리 공감 2014414 59

공감카툰 파랑새를 찾아서

가장 훌륭한 지혜는 친절과 겸손이다

-탈무드

선택한 까닭글과 그림middot최영순

58-59-정책광고+공감카툰indd 59 2014-04-11 오전 20247

60 2014414 위클리 공감

무용

뮤지컬

문화공감

lt아라의 서gt

lt아라의 서gt는 설화나 민담에 등장하는 인물

을 중심으로 바다에서 탄생한 문명과 그 속에

서 살아가는 인간의 모습을 그린 공연이다 인

천시립무용단은 황해를 넘나드는 바람을 추

상적으로 표현했다 전통춤 레퍼토리에 신화

적 서사를 담아 한국 무용의 매력을 극대화했

다 초연 때 출연한 무용수들과 새로 선발된

무용수들의 기량을 견주어 보는 것도 이번 공

연 관람의 묘미가 될 것이다

기간 4월 25~26일

장소 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

문의 032-427-8401

lt비방문 탈취작전gt

트로트와 국악을 결합한 신명나는 창작뮤지

컬이다 약령시 약전골목의 오래 된 lsquo이만수

한약방rsquo은 손님이 끊일 날이 없다 인근 한약

방 사장들은 lsquo이만수 한약방rsquo엔 특별한 비방

문이 있을 거라는 결론을 내리고 lsquo이만수 한

약방rsquo의 비방문을 훔쳐낼 계획을 세우는데hellip

흥미로운 이야기를 중심으로 옛 약전골목의

풍경과 생활 모습을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기간 5월 4일까지

장소 대구 봉산문화회관 스페이스라온

문의 053-661-3500

극단

한양

레퍼

토리

신은수 작가의 역사극 시리즈 lt운현궁 오라버니gt lt봄이 사라진 계절gt을 잇는 lt거울 속의

은하수gt는 일제강점기 lsquo마지막 왕족rsquo으로 알려진 의친왕가를 소재로 시대의 격류에 휘말

린 인물의 세밀한 심리를 표현한 작품이다 1945년 해방 직전의 의친왕가 이야기를 그렸다

히로시마 원자폭탄 투하로 숨진 의친왕의 차남 이우의 장례식을 계기로 의친왕가 사람들이

한자리에 모인다 급변하는 세계 정세 속에서 조선왕조의 부활이라는 환상 속에 사는 일흔 살의

의친왕 반면 그의 장남 이건은 냉소적인 시선으로 조선의 마지막을 예감하며 아버지와 충돌한

다 의친왕과 다투고 뛰쳐나간 이건은 누군지도 모르는 생모의 행방을 찾는데hellip 극단 한양레퍼

토리 대표이자 배우인 최형인 교수가 직접 제작하고 무대에 선다 여기에 2012년 서울연극제 우

수작품상 수상작인 lt만선gt을 연출한 신동인 감독이 또 한번 연출을 맡아 더욱 관심을 모은다

일제강점기 말기 이곳에 모인 인물들은 특수한 신분으로 인해 저마다 나라의 역사를 대변하

고 있다 겉보기에는 여느 가족의 장례식과 다름없어 보이지만 그들의 갈등과 고통을 통해 자

연스럽게 관객들은 뼈아픈 우리의 역사를 절감할 수 있다 역사적 상징성과 함께 변화하는 시

대에 내몰려 갈등하고 괴로워하는 인간 본연의 모습이 공감을 자아낸다 글middot허정연 기자

기간 4월 19~27일 장소 서울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 문의 02-889-3561

의친왕의 차남 이우의 장례식을 계기로 모인 왕친들의 갈등을 소재로 시대적 아픔을 담은 연극이다

역사 앞에 갈등하는 lsquo인간의 굴레rsquo제35회 서울연극제 lt거울 속의 은하수g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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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의 책

ldquo넌나에게 모욕감을 줬어~rdquo 영화 lt달콤한 인생gt에서 배우 김영철이

했던 이 명대사는 개그프로그램에서도 패러디하는 등 대표적인

유행어가 됐다 그만큼 한국사회에서 빈번하게 겪는 감정이기도 하다 출퇴

근길 도로 위에서라든가 학교나 회사에서 생면부지의 낯선 사람들부터

심지어 가까운 가족에게까지 우리는 평범한 일상에서 lsquo모멸감rsquo을 겪는다

모멸은 lsquo업신여기고 얕잡아봄rsquo으로 풀이된다 나의 존재 가치가 부정당하

거나 격하될 때 갖는 괴로운 감정이며 인간 내면의 가장 깊숙한 곳을 파괴

한다 한국인의 일상에 만연한 lsquo모멸감rsquo의 실체를 인문학적으로 규명한 책

이 나왔다 저자는 모멸감을 분석하기 위해 뉴스 기사 TV 드라마나 영화

에서 오가는 대사 수많은 문학작품 등에서 수집한 적실한 실례와 일상생활에서 만나는 다양한

에피소드로 이야기를 이어간다

저자는 우선 모멸이 부르는 파괴력을 우려한다 ldquo우리가 일상적으로 겪는 모멸감은 흔히 lsquo정서

적인 원자폭탄rsquo이라고도 불리며 인간을 끝없는 바닥으로 추락시키기도 하고 때로는 타인과 세

상에 대한 폭력으로 발화하기도 한다rdquo

모욕을 주고받는 데는 어떠한 역사적 배경이 있을까 저자는 급변한 사회 환경 때문이라고 분

석한다 ldquo조선 시대에 형성된 귀천의식과 신분적 우열 관념은 외형을 달리한 채 끈질기게 지속되

어 왔고 산업사회 및 소비사회와 맞물려 사람들 사이에 피곤한 경쟁으로 이어졌다rdquo

이런 연장선상에서 모든 가치가 돈으로 매겨지는 자본주의의 도래가 다른 한 축을 이룬다 사

회제도와 경제력 간의 불균형 삶의 형태와 의식 사이의 불균형이 문제의 핵심이다 절대 빈곤

실업 등으로 인해 최소한의 품위를 갖출 수 없다는 것 자신이 무능하고 쓸모없는 존재라는 생

각은 큰 모멸감을 불러일으킨다 이렇게 훼손된 자아를 보상받으려는 집단 콤플렉스가 공격적

인 민족주의와 편협한 인종주의로도 나타나게 된다 이 책의 또 한 가지 새로운 시도가 있다 바

로 음악으로 표현한 모멸감이다 작곡가 유주환 선생이 이 책에서 열 군데 대목을 골라 열 개의

곡을 만들었다 책과 함께 CD로 들어 있다 음악사적으로도 불안이나 분노 고독이나 초조함 슬

픔이나 기쁨 등을 주제로 한 곡들은 많지만 모멸감을 표현한 곡은 거의 없다고 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과연 모멸감을 뛰어넘을 수 있을까 저자는 학력이나 외모 경제력 피부색

나이 등 외형적인 차이로 멸시하는 문화와 사회 풍토를 바꿔가야 한다고 말한다 또 사회와 제

도가 정비되더라도 모멸감을 아예 느끼지 않고 살기란 불가능하다 존중과 자존의 문화는 여럿

이 만드는 것이며 그 출발은 결국 자신의 내면에 있다 남을 귀하게 여기는 문화는 우리의 변화

로부터 시작된다 ldquolsquo귀rsquo는 곧 lsquo고귀하다rsquo는 뜻이고 영어로 풀이하면 lsquonoblersquo에 가장 가까울 것이다

lsquo귀rsquo만큼은 스스로 성취할 수 있다 어떤 사람은 학문을 닦음으로써 어떤 사람은 예술이나 종교

를 통해 어떤 사람은 타인에게 많은 것을 베풂으로써 삶을 고양시킬 수 있다rdquo 우리는 각자 어떤

방법으로 모멸감을 극복하고 있을까 글middot박지현 기자

단신

lt커넥톰 뇌의 지도gt승현준 지음 | 신상규 옮김김영사 | 2만3천원

1천억 우리 몸 안의 신경세포 개수다 인

간 신경세포의 모든 연결구조와 활동원리

를 파악하기 위한 사상 초유의 프로젝트

인 휴먼 커넥톰 연구의 모든 것을 다뤘다

뇌와 의식의 비밀을 밝히기 위한 흥미진

진한 실험과 놀라운 발견이 이어진다 의

학적 발전을 뛰어넘어 미래 사회에 혁명적

변화를 가져올 경이로운 도전의 과정이

생생하게 펼쳐진다

lt금융으로 본 세계사gt천위루 양천 지음 | 하진이 옮김시그마북스 | 1만7500원

금융학은 지리적 환경과 기술middot종교middot경

제체제를 망라한 집합체라고 할 수 있다

모든 금융 사건에는 사회middot경제middot문화middot역

사적 배경이 있다 이 책은 국가 인물 사

건을 시대별로 나눠 유머러스하고 유쾌

한 언어로 금융사를 들려준다 그리스

로마 프랑스 스페인 네덜란드 영국 미

국 클로비스 찰스 1세 JP 모건 소로스

튤립 거품 사우스시 거품 서브프라임

위기 등의 키워드를 일목요연하게 펼치

면서 세계 경제의 흥망성쇠를 그려냈다

모멸감 왜 느껴 나는 소중해

lt모멸감gt

김찬호 지음문학과지성사1만3500원

62-63-화제의책+디딤툰indd 62 2014-04-11 오전 20413

위클리 공감 2014414 63

디딤툰 글로벌 에티켓 173

세상에서 가장 무거운 것구성middot권우영

그림middot안종만

62-63-화제의책+디딤툰indd 63 2014-04-11 오전 20419

요행은 없더라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한 소통이 지나치게 활발하다 각종 동호회

며 동창회에서 업무 협상에 이르기까지 다채로운 채널들이 그

야말로 lsquo스마트rsquo하고 lsquo스피드rsquo 있게 실시간으로 진행된다 직접 통화하거

나 만나지 않아도 많은 정보들이 오가고 약속들이 잡히고 계획들이

세워진다 시간이 절약되기도 하지만 시시각각 lsquo띵동rsquo하는 커뮤니티 알

림 신호로 인해 업무 집중에 방해를 받기도 한다 아마도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요즘 사람들은 경험의 80퍼센트 이상을 SNS를 통해 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최근 한 친구가 자신의 어리숙함을 한탄하는 글을

SNS에 올렸다

인터넷을 검색하다가 수천만 원을 호가하는 외제 중고차를 아주 싸

게 구할 수 있다는 광고성 글을 봤다고 했다 침수되거나 사고 난 차도

아닌데 저렴하게 경매로 낙찰된 차이기에 믿을 수 있다는 내용을 보고

어처구니없게도 마음이 동했다는 것이다 게다가 그 광고문에는 단순

히 차를 파는 것이 아니라 소중한 사람과의 인연을 진실하게 만들고

싶다고 적혀 있었다 거기서 그치지 않고 딸 사진까지 곁들이며 자기

딸한테 부끄럽지 않은 아빠로 살아가고 싶은 사람이라는 말까지 덧붙

인 것을 보고는 차라리 믿고 싶은 마음이 더 강해졌다 그 친구는 전화

를 걸었고 약속을 한 후 차를 구매하러 갔다

통화한 딜러는 여기저기 친구를 데리고 다니며 몇몇 그럴 듯한 외제

차를 보여주었다 인터넷 차량은 시험 주행을 해 볼 수 없다면서 이상

없으니 빨리 사라고 지금 선택하지 않으면 후회할 거라고 한 시간 후

에는 다른 사람이 보러 오기로 예약돼 있다고 압박했다 순진한 친구

는 제정신을 차리기 어려운 지경임에도 가까스로 정신을 차려 품질 보

증을 어느 정도 해 줄 수 있느냐고 물었다 보증 기간이 없다는 답이 돌

아왔다 처음에 전화했을 때는 3개월 정도 보증해 준다고 했던 것 같아

재차 확인했다 딜러는 워낙 싸게 파는 것이라 그런 것은 해당되지 않

는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순간 이상하다 싶어 친구는 사지 않겠다고

말했다 딜러의 표정이 순간 바뀌었다 살 것처럼 이야기해 놓고 이제

와서 이러면 어떻게 하느냐 이런 인터넷 차량들은 대개 사러 오면 그

냥 계약하고 끌고 가는 게 상례인데 너무한 것 아니냐hellip 질타 내지 훈

계조였다 섬약(纖弱)한 기질의 친구는 더 당황했다

하지만 친구는 사지 않겠다는 의사를 다시 한번 표시했다 가족들의

안전을 지켜야 한다는 말도 덧붙였다 불만에 차 있던 딜러가 이내 표

정을 바꾸었다 잘 생각했다고 대부분 인터넷 보고 오는 사람들은 이

런 차의 성격을 알고 오는데 당신은 그렇지 않은 것 같았다며 정말 모

르고 온 것이냐고 물었다 친구가 광고문을 믿고 왔다고 하니까 딜러는

참 딱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이런 차는 대개 리콜된 것들로 안전을 보장할 수 없는 차들이어서 어

떤 이들은 아예 견인차를 가져와 사 간다 정상적인 차가 이런 가격이

라면 어떤 바보가 비싼 돈 들여 새 차를 사겠느냐 당신이 순진한 사람

같아서 말해 주는 것이다 그랬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딜러는 차를 팔

지 못하고 들어가면 회사에서 혼나니까 정상적인 다른 중고차로 바꾸

면 어떻겠느냐고 제안했단다 한나절 이상을 같이 다니고 또 진실까지

털어놓아 준 그 딜러에게 미안한 생각이 들고 고마운 생각도 든 나머

지 친구는 그러자고 했다 얼결에 꼭 바꿀 필요도 없는 차를 그렇게 바

꾸었다고 했다

그러고 나서 자신이 도대체 무엇을 어떻게 한 것인지 모르겠다고 자

탄했다 어리석은 짓을 한 자신을 반면교사 삼아 친구들은 그런 일에

휘말리지 말라고 덧붙였다 결국 그 친구는 평범하지만 오래 된 진리를

잠시나마 잊은 자신에 대한 반성으로 끝을 맺었다 lsquo콩 심은 데 콩 나

고 팥 심은 데 팥 난다rsquo 글middot우찬제(문학평론가middot서강대 문학부 교수)

중앙포토

소통과 공감

64 2014414 위클리 공감

64-소통과공감indd 64 2014-04-11 오전 20452 표지 253-최종indd 146 2014-04-11 오전 20821

Page 22: 위클리 공감 253호

40 2014414 위클리 공감

공감 인터뷰

인터넷 없는 세상을 상상할 수 있을까 우리 생활 전반에 자

리 잡은 인터넷 덕분에 편리한 생활을 영위하고 있지만 개

인정보 유출 바이러스 유포 등 사이버 범죄에 대한 우려도 만만

치 않다 이 같은 걱정에서 벗어날 수 있는 안전한 정보통신 사회

를 만들기 위해 활동하는 사이버 보안전문가 lsquo화이트 해커rsquo의 세

계에 뛰어든 고교생이 있다

지난 4월 2~3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전 세계 화

이트 해커들의 해킹방어기술 경연대회 lsquo코드게이트(CODEGATE)

2014rsquo 주니어부 우승자인 선린인터넷고 3학년 임정원(18) 군이다

이번 대회에는 지난 2월 온라인으로 치러진 예선전을 포함 역

대 최대 규모인 전 세계 74개국 1200개팀 2968명의 정보보안

인재들이 참가했다 lsquo코드게이트 2014rsquo에서 세계 최초로 열린 주

니어 해킹방어대회에도 24개국 378명이 참가했다

7회째인 올해 대회는 해외 참가팀의 비중이 58퍼센트였으며

지난해 개최된 세계 최대 해킹대회인 lsquo데프콘rsquo(예선참가 917개팀)

규모도 뛰어넘었다

우리나라는 단체전인 일반부에서 아쉽게도 우승팀을 내지 못

했으나 개인전인 주니어부에서 1위부터 3위까지 휩쓸었다 특히

우승자인 임 군은 총점 1340점을 획득해 880점으로 2위를 차지

한 김범수(18middot개포고 3년) 군과 큰 점수 차를 보였다

ldquo어릴 때부터 게임보다 프로그래밍에 관심이 컸어요rdquo

ldquo어릴 때 집에 있는 컴퓨터를 하면서 궁금증이 생겼어요 컴퓨터

에서 운영되는 프로그램들이 어떻게 만들어지는 걸까 하고요

그래서 초등학교 2학년 때 직접 프로그램을 만들고 싶은 마음에

혼자 책을 보면서 공부를 시작했어요rdquo

임 군은 lsquo학원을 다녔다rsquo lsquo컴퓨터를 잘하는 집안 어른에게 배웠

다rsquo 정도의 답변을 기대하며 던진 질문에 대해 lsquo독학rsquo이라는 의외올해 처음 열린 코드게이트 2014 주니어부 우승자인 임정원 군은 우리나라의 사이버 안보를 지키는 정보보안 전문가를 목표로 공부하고 있다

지미

연 기

ldquo사이버안보 지키고 싶어요rdquo선린인터넷고 임정원 군 해킹방어기술 올림픽 lsquo코드게이트 2014rsquo 주니어부 우승

40-41-공감인터뷰indd 40 2014-04-11 오전 15526

위클리 공감 2014414 41

의 답을 내놓았다 초등학교 저학년 또래라면 컴퓨터 게임이나

인터넷 검색 등에 관심을 보이는 것이 보통인데 임 군은 그것을

가능하게 만든 프로그램에 흥미를 보인 점도 남달랐다

ldquo그 당시 보던 책 중에 lt철벽보안을 위한 역공격 해킹gt이라는

책이 있었어요 그 책을 보면서 정보보안에 빠져들었고 나중에

는 책이 뜯어질 정도로 반복해서 읽었어요rdquo

남다른 관심과 열성으로 임 군은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 2년

간 서울 중부교육청의 정보영재로 중2 때는 서울대학교 과학영

재교육원 정보영재 프로그램에 선발되어 영재 교육을 받았다

ldquo책에 나온 내용들을 보면서 정보보안에 대해 본격적으로 공

부해 보고 싶은 욕심이 생겼어요rdquo

특성화고에서 체계적으로 공부할 길 찾아

임 군이 특성화고인 선린인터넷고에 진학한 것도 정보보안에 대

한 공부 욕심이 커서였다고 한다 임 군의 부모는 특목고 진학을

원했으나 ldquo본격적으로 정보보안에 대한 공부를 해 보고 싶다rdquo는

임 군의 강한 고집에 밀려 특성화고 진학을 허락했다고 한다

ldquo선린인터넷고의 교육과정과 동아리활동에 대해 알아보니 제

가 더 알고자 했던 것들을 제대로 배울 수 있을 것 같다는 기대

감이 들었어요 실제로 입학해서 공부해 보니 수업 내용이 충실

하고 동아리활동도 활발해 부족한 점을 많이 채울 수 있었어요

lsquo레이어 세븐rsquo이라는 동아리에 가입했는데 뛰어난 선배들이 문제

를 해결하는 모습을 가까이서 보고 함께 연구활동을 할 수 있어

서 너무 좋았어요rdquo

선린인터넷고에 진학해 정보보안에 대해 체계적으로 공부할

수 있는 길을 찾게 된 임 군은 각종 대회에 진출하면서 좋은 성과

도 냈다 2013년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개최한 lsquo제1회

ETRI 주니어 해킹대회rsquo에서 우승하는 등 총 7개의 해킹방어대

lsquo화이트 해커rsquo들의 축제인 코드게이트 2014의 외국인 참가자

코드

게이

트 2

014

사무

회에 참가해 그 가운데 2개 대회에서 2위에 입상하고 5개 대

회에서 1위를 하는 등 놀라운 실력을 보여주었다

ldquo대회에 나가면 내가 어느 정도 수준인지 부족한 점은 어떤

건지를 알 수 있어 좋아요 이번 대회는 세계 최초의 주니어 국제

해킹방어대회이자 제가 나갈 수 있는 마지막 주니어 대회였기에

더욱 의미가 있었는데 이렇게 좋은 성적을 거둬 정말 기뻐요rdquo

임 군은 지난해 9월부터 한국정보기술연구원(KITRI)의 차세

대 보안전문가 양성과정 베스트오브베스트(BoB)에 지원해 교육

을 받아왔다

8개월간의 교육과 프로젝트 진행 등을 통해 실력을 인정받아

120명의 교육생 중 lsquo베스트 10rsquo에 선정되어 lsquo국가대표 화이트 해커rsquo

라는 영예를 얻고 지난 3월 캐나다에서 열린 정보보안 컨퍼런스

lsquo캔섹웨스트(Cansecwest)rsquo에 참가하기도 했다

임 군은 BoB 교육과정 중 마이크로소프트사 윈도 익스플로

러 프로그램의 보안 취약점을 발견하기도 했다

ldquo아쉽게도 분석이 완료되기 전에 마이크로소프트사에서 보안

패치를 내놓아 해결이 됐어요 제가 분석하는 동안 먼저 발견한

다른 연구자가 제보를 한 거겠죠rdquo

임 군은 ldquo캐나다에서 정보보안 컨퍼런스에 참가해 최신기술에

대한 발표를 보면서 앞으로 갈 길이 멀었다는 생각이 들었다rdquo면

서 ldquo공부하면 할수록 배워야 할 것이 너무 많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rdquo고 말했다 그리고 자신의 포부를 밝혔다

ldquo여러 사람들과 함께 연구하면서 실력을 키워나가고 싶어요

그래서 대학에 진학해 정보보안을 전공하고자 합니다 기회가 주

어진다면 국가기관에서 우리나라의 사이버 안보를 지키는 일을

하고 싶습니다rdquo

한 고교생의 가슴에 사이버 보안전문가의 꿈이 영글고 있

었다 글middot이윤진 객원기자

40-41-공감인터뷰indd 41 2014-04-11 오전 15530

42 2014414 위클리 공감

스마트폰 중독hellip ldquo자녀와 함께 풀어요rdquo친밀한 소통과 사용한계 정하고 자율성 높이는 lsquo친middot한middot자rsquo 매뉴얼 보급

교육정보

지난해 이동통신 3사의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청소년(만

19세 미만) 약 540만명이 스마트폰을 갖고 있다 한국정보

화진흥원이 지난해 분석한 청소년 스마트폰 중독률(255퍼센트)

은 인터넷 중독률(117퍼센트)보다 2배 이상 높고 전년대비 71퍼

센트포인트 증가하여 성인(89퍼센트)의 29배 수준에 달했다

스마트폰에 빠지기 쉬운 청소년 자녀에게 스마트폰 사용을 줄

이라고 조절하라고 지도하는 것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24

시간 따라다니며 잔소리를 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스마트폰에 빠

져들기만 하는 자녀를 대체 어떻게 지도해야 할까

여성가족부는 청소년의 올바른 스마트폰 이용습관 형성을 효

과적으로 돕기 위해서 스마트폰 과다 이용 청소년 상담 부모교

육 치료 관련 매뉴얼을 개발하여 보급하고 있다

이 매뉴얼은 지난해 한국청소년상담복지개발원이 중심이 되어

서울대middot중앙대middot을지대 등 학계 전문가와 현장 실무자 교사 및 학

부모 등이 참여하여 제작한 것으로 lsquo스마트폰 중독 청소년 상담 매

뉴얼(개인middot집단)rsquo lsquo스마트폰 중독 청소년 부모교육 매뉴얼rsquo lsquo스마트

폰 중독 청소년 치료 매뉴얼rsquo 등 3종(4권)으로 구성되었다

ldquo스마트폰은 중독성 강한 기기임을 먼저 이해하자rdquo

lsquo상담 매뉴얼rsquo은 청소년이 스마트폰의 강박적 사용을 줄이기 위해

자신의 사용 패턴을 스스로 이해하여 조절할 수 있도록 구성돼

있다 특히 개인상담과 집단상담으로 구분해 상담효과를 높이고

상담과정에서 자율성을 높이도록 제작됐다

lsquo부모교육 매뉴얼rsquo은 부모가 스마트 기기를 이해하고 자녀가

스마트폰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도록 지도할 수 있는 lsquo친middot한middot자 스

마트폰 자기조절 양육 원리rsquo 등을 소개하고 있다

lsquo부모교육 매뉴얼rsquo은 부모들에게 먼저 자녀들이 사용하는 스마

트폰의 순기능과 역기능을 이해할 것을 권한다

스마트폰은 언제 어디서든 액정만 터치하면 스마트 세상에 들

어갈 수 있어 어느 기기보다 중독성이 심하다는 미디어 특성을

갖고 있다 발달적 특성상 청소년기는 신체적middot정신적 변화를 겪

는 시기로 청소년들이 어지러운 마음을 피하는 가장 손쉬운 방

법으로 스마트폰을 선택하고 있다 이와 함께 기질적으로 우울

증 ADHD(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를 가진 청소년들이 특히

서울 마포구 성산동 월드컵공원에서 lsquo일주일에 한 번 한 시간 스마트폰을 끄자rsquo는 스마트폰 사용 줄이기 캠페인에 참여한 청소년들 여성가족부는 청소년들이 스마트폰 사용을 자율적으로 조절하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해 부모와 상담기관용 매뉴얼을 펴냈다

연합

친 친밀하게 관계 맺기 의사소통하기

한 한계 정하고 규칙을 통해 반복 습득하기

자 자율성 책임 높이기

42-43-교육정보_스마트폰indd 42 2014-04-11 오전 15605

위클리 공감 2014414 43

매뉴얼 내려받기 여성가족부gt정책안내gt정책자료gt일반정책자료 wwwmogefgokr

스마트폰으로 인한 중독 증상

1 일상생활 장애 스마트폰으로 인해 기본적으로 해야 할 일을 못하

게 되는 것을 말한다 밤늦게까지 스마트폰을 보느라 잠을 제대로

못 자 학교에 지각을 하거나 수업에 집중하지 못하고 내내 스마트

폰만 보는 일도 있다 스마트폰을 보면서 걷다 넘어지거나 달려오

는 차를 피하지 못하는 일도 있다

2 내성 스마트폰을 사용하면 할수록 더 많이 사용해야 만족을 느끼는

증상이다 알코올 중독도 점점 많은 양의 술을 마시게 되는 병인 것처

럼 스마트폰 중독도 점점 사용 시간이 전보다 늘어난다

3 금단 스마트폰을 보고 있지 않은 동안에도 내내 스마트폰 생각만 하

게 되는 증상이다 담배를 끊으면 금단 증상이 생긴다고들 하는데 마

찬가지로 스마트폰 중독이 되면 갑자기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못하게

되거나 사용 시간을 줄이게 될 때 초조하고 불안해져서 안절부절하게

된다

4 일탈 행동 평소에 하지 않던 행동들 예를 들면 잦은 거짓말 무단 결

석 수업 빠지기 흡연 등을 한다

중독되기 쉽다

이처럼 청소년들이 스마트폰 사용을 조절하지 못하는 것은 단

순히 의지 부족만이 원인이 아니다 청소년들이 스마트폰에 빠질

수밖에 없는 여러 가지 이유들이 있고 우리 아이만 스마트폰에

빠져 허우적대는 것이 아니므로 부모는 이를 이해하고 자녀를 애

정 어린 시선으로 관심 있게 지켜봐 주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고 매뉴얼은 충고한다

부모middot자녀가 lsquo지킬 수 있는 규칙rsquo 함께 만드는 게 중요

매뉴얼은 스마트폰은 혼자 사용하는 개인 매체이므로 자녀 스스

로 조절하고자 하는 의지를 보이지 않는다면 부모의 관리middot지도

가 어렵다고 지적한다 ldquo스마트폰을 하루 몇 시간 이상 사용하면

뺏는다rdquo는 방식의 강압적인 처벌이나 규제는 자녀가 커갈수록 오

히려 부작용을 낳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그래서 자녀가 스스로 스마트폰 사용을 조절할 수 있도록 lsquo친

밀한 의사소통rsquo부터 힘쓸 것을 권한다 처벌middot규제보다 먼저 자녀

와 lsquo친밀한 의사소통rsquo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지속적인 관심과 노

력이 필요하다고 매뉴얼은 강조한다 부모middot자녀 간의 친밀한 의

사소통이 가능할 때 함께 한계와 규칙을 정하고 자녀의 조절 동

기와 자율성을 향상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규칙이 부모의 마음에 안 들더라도 자녀가 지키기 쉽게 만들

고 점차 난이도를 높이는 것이 효과적이다 또한 자녀가 스스로

의 생각이나 행동에 확신을 가질 수 있도록 신뢰와 격려가 필요

하며 피드백을 해 주는 것도 중요하다 피드백 방안으로 부모와

자녀가 합의해 상벌을 정한다 매뉴얼은 이러한 과정에서 ldquo자녀

가 제기하는 의견에 대해 변명으로 받아들이지 말고 자신의 생

각(가치 흥미)을 찾아가는 과정으로 생각하고 존중하는 태도를

가질 것rdquo을 충고하고 있다 글middot박경아 기자

(서울시교육청 2013)스마트폰 과다 사용으로 인한 학년별 유병률

10

8

6

4

2

0초등학교 4학년 중학교 1학년 고등학교 1학년 평균

091

724

886

651

(단위 )

42-43-교육정보_스마트폰indd 43 2014-04-11 오전 15606

44 2014414 위클리 공감

공공기관 지방화시대

새 둥지 7개월hellip ldquo이젠 부산 공공기관rdquo영상물등급위원회 신입직원 90퍼센트 지역인재 선발 등 현지화에 힘써

부산 이전 7개월 영상물등급위원회(이하 영등위)가 지역사

회와 빠르게 밀착하면서 성공적인 lsquo부산시대rsquo를 열고 있다

다양한 체험행사로 지역민들과의 융화에 힘쓰는가 하면 신입직

원도 부산 지역민으로 90퍼센트를 채용하는 등 과감한 변화를

시도했다

그 결과로 지난 3월 7일 대통령 직속 지역발전위원회로부터

공공기관 지방이전 우수기관 표창을 받기도 했다 이전 지역인

부산의 최초 입주기관으로 지역균형발전을 위해 선도적인 역할

을 한 공로를 인정받아서다

처음부터 순탄했던 것은 아니다 태스크포스(TF) 팀부터 공공

기관 이전의 전 과정을 지켜봐 온 경영지원실 강성우 대리는 ldquo허

허벌판에 세워질 이 건물이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몰라 막막했

다rdquo고 토로했다 청사 내부 인테리어를 고려할 때도 lsquo영화의 도시rsquo

와 국내 유일의 등급분류 기관이라는 콘셉트를 잘 살릴 수 있는

것으로 선택하는 데 머리를 싸매야 했다

가장 큰 것은 임직원들의 고충이었다 서울 상암동에 기관이

있을 때 부산으로 이전하기 어려운 직원들은 퇴사하거나 이직했

다 정든 직원들과의 이별을 감수해야 했다 임직원 가족들의 불

지난해 9월 부산에 새롭게 둥지를 튼 영상물등급위원회는 부산과의 소통과 호흡을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영상물등급위원회

44-45-공공기관 지방화시대indd 44 2014-04-11 오전 15648

위클리 공감 2014414 45

편함도 있었다 강성우 대리는 ldquo아홉 살 딸아이도 전학 오기 전 서

울 친구들하고 떨어져야 한다고 많이 칭얼대 미안했다rdquo고 말했다

ldquo부산 직원들 덕에 맛집도 알고 잘 어울려요rdquo

이전 이후 새로 채용된 14명의 신입직원 중 12명이 부산지역 인재

다 함께하는 직원들은 만족스러워한다 영화부 박경미 과장은

ldquo부산 현지 직원들 덕에 맛집도 잘 알게 되고 잘 어울릴 수 있어서

너무 좋다rdquo고 말하며 활짝 웃었다 강성우 대리도 ldquo지역민 채용은

이러한 인적 교류를 잘 활용한 성과였던 것 같다rdquo고 만족해했다

영등위는 이외에도 해운대구 재송시장과 자매 결연을 맺었다 지

역 전통시장 이용 활성화와 서민경제 촉진에 기여하기 위해서다

따뜻한 나눔 행사를 적극적으로 추진한 것도 큰 변화다 지난

해 말 보육시설인 lsquo박애원rsquo의 어린이middot청소년과 영등위 임직원 간

사랑나눔 행사로 지역과 한층 더 가까워지는 계기를 마련하기도

했다 강 대리는 ldquo임직원과 보육원 친구가 11 매칭으로 친구관계

를 맺었는데 감회가 새로웠다rdquo고 말하며 ldquo직원들 사이에서도 앞

으로 소외계층을 위해 더 힘쓰자는 내부의 변화가 보이는 것 같

아 뿌듯하다rdquo고 덧붙였다

영등위는 청소년들이 미디어를 건전하게 접할 수 있도록 독려

하는 프로그램도 추진 중이다 이를 위해 3월 13일 부산시청자미

디어센터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청소년이 영상을 활용

한 정보를 얻는 데 도움이 되고자 하는 취지다 홍보팀의 변효진

사원은 ldquo부산지역 청소년들의 창의적 문화체험 활동과 영상미디

어 이용에 대한 올바른 정보를 제공하려 한다rdquo며 ldquo앞으로 등급분

류 체험교육 지원 등 실질적인 협력도 강화할 계획rdquo이라고 말했다

영등위 직원들은 완전한 부산 정착을 위해 lsquo현지화rsquo에 더 힘쓰

겠다고 입을 모았다 박경미 과장은 ldquo영화도시 부산의 상징은 우

리 영등위의 이미지를 제고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됐다rdquo며 ldquo영등위

는 부산과의 더욱 적극적인 협력으로 부산의 공공기관이 되겠

다rdquo고 덧붙였다 글middot박지현 기자

영상물등급위원회

박선이 영상물등급위원장

ldquo 부산이 창조경제 중심지 되도록 최선rdquo

영상물등급위원회 박선이 위

원장(사진)의 발걸음이 분주

하다 지역 이전 이후 성과와

행보에 대해서 들어봤다

가장 중점을 두었던 분야와

성과를 말씀해 주세요

ldquo우리 위원회는 부산과 호흡

을 같이하는 데 초점을 맞췄

습니다 신입직원 대부분을 부산 인재로 채용하며 지역인

재 활용에 주안점을 뒀습니다 지난해 10월에는 아시아 각

국 등급분류 기관과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한국의 선진등

급분류 시스템을 알리기 위해 국제영화등급분류포럼을 열

었습니다 반응이 상당히 좋았습니다 특히 우리나라 등급

제도가 어떤 영화도 상영할 수 있는 선진적인 제도로 평가

받는 좋은 기회였습니다rdquo

현재는 어떤 활동을 추진하고 계십니까

ldquo올바른 영상문화 정착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초middot중

학생을 대상으로 한 미디어교육 교사를 대상으로 한 교원

직무연수교육 프로그램을 추진해 청소년들의 건전한 영상

문화를 도모하기 위함입니다 또한 멀티플렉스가 영화관

내 등급 표시를 확대하고 관람객들이 정확한 등급 정보를

이용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업무협력을 확대해 나갈 예정

입니다 시민 등 각계각층의 분들을 초청하여 영상물을 즐

겁게 향유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들겠습니다rdquo

향후 계획과 비전에 대해 말씀해 주세요

ldquo아시아에서 영상중심도시 부산과 한국의 위상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되고 싶습니다 창조경제의 본거지인 런던은 음

악과 미술 등 문화예술 분야를 아이디어와 접목해 새로운

국가 성장동력 산업으로 키우는 큰 성과를 냈습니다 영

화middot영상 인프라가 잘 갖춰진 부산이 창조경제 주축이 될

수 있도록 힘을 모으겠습니다rdquo

44-45-공공기관 지방화시대indd 45 2014-04-11 오전 15651

46 2014414 위클리 공감

건강

야식증후군(Night Eating Syndrome)은 저녁 7시 이후의 식사

량이 하루 전체의 50퍼센트 이상을 차지하는 증상을 가리키는

데 불면증 등 수면 장애를 동반한다 밤마다 음식이 당겨서 고민

인 야식증후군을 극복하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규칙적인 식습관과 생활습관 야식 먹는 습관을 없애기 위해서는

아침 식사는 조금이라도 챙겨 먹고 공복감이 들지 않도록 저녁

식사도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좋다 늦어도 저녁 6시 전에 식사

하는 것이 좋다

폭식을 예방하고 다이어트에 도움을 주는 숙면 잠을 잘 때 분비되

는 멜라토닌이라는 호르몬이 식욕을 억제해 다음날 폭식을 예방

하고 다이어트에도 도움을 준다 숙면 상태에 들어가면 지방 분

해에 도움이 되는 호르몬도 활발하게 분비되기 때문에 숙면을

취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빈속에 잠이 안 온다면 우유middot두유middot토마토 빈속에 잠이 안 오는

경험을 누구나 한 번쯤은 했을 것이다 그럴 때는 우유나 두유를

따뜻하게 데워 마셔보자 우유 및 두유에 많이 함유된 칼슘은 신

경안정 효과가 있어 숙면에 도움이 된다 열량이 낮은 방울토마

토도 추천한다

일조량이 부족한 겨울을 지나 봄이 되면서 lsquo계절성 우울증rsquo에 대

한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이에 하이닥 정신건강의학과 공개상담

실을 참조해 lsquo계절성 우울증rsquo의 특징과 치료에 대해 살펴보자

2주 이상 지속되면 lsquo반드시rsquo 진료 lsquo계절성 우울증rsquo은 어느 정도 예측

이 가능하기 때문에 우울한 기분 의욕상실 과다수면 등이 2주

이상 지속된다면 lsquo봄을 탄다rsquo는 말로만 넘길 것이 아니라 진료 상

담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알맞은 치료가 무엇보다 중요 lsquo계절성 우울증rsquo은 조울증 증세도 보

이기 때문에 일반적인 항우울제로만 접근하게 되면 오히려 상태

가 악화되는 경우가 있어 진단에 따라 알맞은 항우울제 처방이

필요하다

황사와 미세먼지가 많은 봄철에 특히 흔한 알레르기성 결막염 예

방법에 대한 관심이 높다 봄이 되면서 눈이 가렵고 눈곱이 끼며

눈물이 자주 난다면 알레르기성 결막염을 의심할 수 있다

침구류 일광건조는 lsquo필수rsquo 주로 눈이나 눈꺼풀의 가려움증 결막의

충혈 눈부심 눈물 흘림 증상이 발생하는 알레르기성 결막염의

예방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집먼지진드기 애완동물의 털 등 알레

르기 유발 물질에 노출되는 것을 피해야 한다 집먼지진드기는

침구나 카펫 커튼 속에 서식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일주일에

한 번 정도 정기적으로 세탁하고 햇볕이 좋은 날에 틈틈이 일광

건조를 하는 것이 좋다

손은 자주 씻고 술은 자제하고 꽃가루가 날리거나 미세먼지 농도

가 높은 날 외출 시에는 모자와 마스크를 착용하고 이물질이 낄

가능성이 높은 콘택트렌즈보다 안경을 쓰는 것이 좋다 술은 염

증을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증상이 나타난다면 자제해야 한다

근막동통증후군은 목덜미 허리 어깨 종아리 팔꿈치 안쪽 갈

비뼈 등의 부위에 주로 나타나며 근골격의 통증을 특징으로 하

는 질환이다 흔히 lsquo담이 결린다rsquo고 표현하는 증상이 바로 근막동

통증후군이다 근막동통증후군은 오랫동안 책상에 앉아 있거나

혹시 봄을 타시나요

야식증후군

계절성 우울증

알레르기성 결막염

근막동통증후군

변덕스러운 봄 날씨 번갈아 오는 황사와 미세먼지로 인해 봄나들이가 예년 같지 않다 겨우내 움츠러들었던 신체활동이 아직

왕성해지기 어려운 요즘 같은 때 겨울부터 이어진 야식 습관 계절성 우울증 오랜 실내생활로 인해 몸과 마음에 이상이 있는

지 자가 점검을 해 보자 봄볕 자외선이 더해지며 눈과 피부 관리에도 신경 써야 함은 물론이다

46-47-건강_봄철indd 46 2014-04-11 오전 15811

위클리 공감 2014414 47

두릅(춘곤증 예방middot혈당 조절) 두릅은

예로부터 그 뿌리를 달여 마시면 당

뇨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민

간 약재로 사용됐으며 나물로 먹으

면 입맛을 돋워준다 특히 봄철 나른

하고 졸음이 밀려오는 춘곤증 개선에

효과가 있다 두릅에 함유된 사포닌 성분이 체력을

회복시키고 신경을 안정시켜 피로 해소에 도움을 준다

고구마 줄기(면역 조절middot항산화 효능)

식이섬유가 풍부해 건강식으로 각

광받고 있는 고구마 줄기에는 탄

수화물middot당류middot단백질 등의 에너

지원과 칼슘middot철 등의 여러 무기물

질이 함유돼 있다 또 면역조절 능력

및 항산화 효능이 높은 것으로 알려진 클

로로겐산(chlorogenic acid)이 다량 함유돼 있다

쑥(해열middot고혈압 개선) 쑥잎에서 나는

독특한 향기는 해열작용을 하는 치

네올(Cineol)이라는 성분 때문이다

또한 면역력 향상 소화기능 강화

여성질환 개선 효과 고혈압 개선 등

의 효과도 있다

달래(식욕부진middot춘곤증 극복 효과)

비타민과 무기질이 풍부하게 함유

돼 있어 겨우내 무겁고 찌뿌둥했

던 몸에 활력을 주고 식욕부진이

나 춘곤증을 이기는 데 좋다 면

역력을 증진시키며 동맥경화 예방

에도 도움이 된다

달래는 매콤하게 무쳐 먹거나 된장찌개에 넣어 끓이면 맛이

좋으며 간장에 넣어 달래 간장양념을 만들어 먹으면 향긋한

맛이 난다

봄이면 생각나는 lsquo건강 나물rsquo 4선

같은 자세로 장시간 컴퓨터를 사용하는 등 잘못된 자세를 취할

때 근육을 과도하게 사용했을 때 외상 후 스트레스 등으로 발

생한다 깊고 쑤시는 듯하며 타는 듯한 통증이 특징이다

근막동통증후군의 약물 치료는 소염 진통제나 근육 이완제를

사용한다 마사지나 초음파를 이용한 물리 치료 레이저나 적외

선 치료기 조사 등도 효과가 있다 이밖에 수동적으로 근육을 풀

어주는 이완 요법 미지근한 습포로 찜질해 주는 도포 요법 통증

부위를 냉각시키는 냉각 요법 등으로 치료한다

아무리 감추려 해도 눈가 입가에 있는 잔주름이나 손등과 목 주

름은 lsquo관리rsquo하지 않는 한 실제 나이를 감추기가 쉽지 않다 나이를

감추기 힘든 부위별 주름 관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눈가 주름 눈가 주름을 예방middot관리하기 위해서는 보습 관리가 필

수적이다 건조하고 푸석한 환경에서 주름이 잘 생기기 때문에

보습 관리는 모든 주름 예방middot관리에 있어 가장 기초적인 부분이

다 보습크림 아이크림 자외선차단제 페이셜 오일 등을 사용하

고 각질제거 수분공급 피부혈액순환 촉진 등의 효과를 내는 스

팀타월을 이용하는 것도 효과적이다

입술middot입가 주름 입은 말하고 먹고 마시고 하품하는 등 쉴 틈이 없

을 정도로 움직임이 잦은 데다 피부가 얇고 자연적인 보습막을

생성해 주는 피지샘middot땀샘이 없어 주름이 특히 잘 생기는 부위이

다 따라서 에센스 보습크림 아이크림 자외선차단제 등을 입술

과 입가에 수시로 발라주고 빨대 사용 등 입술을 오므리는 습관

은 자제하는 것이 좋다

손등 주름 손등도 피부라는 점을 인식하고 핸드크림 보습크림

자외선차단제를 꼼꼼하게 발라 관리해야 하며 설거지나 빨래를

할 때도 장갑을 꼭 이용해야 한다

목 주름 높은 베개를 베거나 스마트폰 책 모니터 등을 볼 때 고

개를 너무 숙이는 습관이 있다면 모두 교정하는 것이 좋다 또 꼼

꼼한 클렌징과 더불어 보습크림과 자외선차단제를 잘 바르도록

한다 글middot하이닥 copy(주)엠서클 정책브리핑 (wwwkoreakr)

부위별 주름 관리법

46-47-건강_봄철indd 47 2014-04-11 오전 15814

48 2014414 위클리 공감

오는 4월 20일 한국에서 열리는 2014 국제아이스하키연맹

(IIHF) 세계선수권 디비전1 그룹A(2부 리그) 대회가 다가

오고 있다 일주일간 고양어울림누리에서 열리는 이번 대회에는

개최국 한국(세계 랭킹 23위)을 포함해 슬로베니아(14위)와 오스

트리아(16위) 헝가리(19위) 우크라이나(21위) 일본(22위) 등이

참가한다 대회 1 2위는 2015년 최상위 16개 팀이 겨루는 세계아

이스하키선수권대회로 승격한다 꼴찌를 하면 3부 리그 격인 lsquo디

비전1 그룹Brsquo로 내려간다

 한국 아이스하키는 이번 대회에 사활을 걸었다 겨울 올림픽의

꽃은 아이스하키다 개최국이 아이스하키경기에 참가하지 못한

역사는 없다 겨울 올림픽 개최국 대부분이 출전권을 자력으로

따냈다 그러나 한국의 세계 랭킹은 23위 평창올림픽이 열리는

2018년까지 11계단을 올리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지난해

IIHF는 lsquo2018년 올림픽 출전국 자격rsquo에 대한 연차총회 의제를 꺼

냈다 lsquo한국이 경기력 발전을 이룬다면 출전권을 줄 수도 있다rsquo는

애매모호한 말을 넣어놨다 김정민 대한아이스하키협회 홍보팀

장은 ldquo만약 이번 대회에서 강등되면 경기력 발전을 이루지 못했

다는 판단으로 올림픽 출전권 논의조차 못할 수 있다rdquo고 걱정했

다 한국의 기적은 가능한지 대회 참가팀의 전력을 분석했다

전력 급상승hellip 기적을 노리는 한국 대표팀

객관적 전력에서 한국은 최약체로 꼽힌다 랭킹으로도 디비전1

그룹A에서 가장 낮다 그래도 홈에서 열린다는 이점이 있다 변

선욱 한국 대표팀 감독은 디비전1 그룹A 잔류를 자신했다 그는

지난달 기자회견에서 ldquo최근 3년간 한국 아이스하키는 놀랍도록

빠르게 발전했다 기대에 부응하는 경기를 하겠다rdquo고 했다 이어

ldquo일본과 우크라이나 헝가리를 잡고 3승을 하는 것이 목표rdquo라고

덧붙였다 근거 없는 자신감이 아니다 한국은 꾸준하게 성장했

다 변 감독이 이끈 대명 상무의 돌풍도 대표팀에 자신감을 불어

넣었다 군대 팀인 대명 상무는 지난해 창단 바로 2013~2014 아

지난해 4월 16일 헝가리 부다페스트 스포르트아레나에서 열린 lsquo2013국제아이스하키연맹 세계선수권대회rsquo 디비전1 A그룹 대회 2차전에서 강호 헝가리를 상대로 막판 역전극을 펼친 한국 대표팀 선수들이 경기를 마치고 환호하고 있다

대한아이스하키협회

2부 리그 격hellip 꼴찌해 lsquo디비전1 그룹Brsquo로 강등되면 2018년 출전 lsquo먹구름rsquo

최약체라고hellip 한국 ldquo평창을 기대해rdquo

스포츠 2014 아이스하키 lsquo디비전1rsquo 세계선수권대회

48-49-스포츠_아이스하키indd 48 2014-04-11 오전 15906

위클리 공감 2014414 49

시아리그 아이스하키 정규시즌에서 2위에 올랐다

아이스하키는 보통 22~25명이 한 팀을 이룬다 대명 상무는

17명의 선수로 기적을 써냈다 조직력으로 일군 성과였다 변 감

독은 ldquo26~30세로 이뤄진 팀이다 선수들이 즐기면서 하키에 눈

을 떴다rdquo며 ldquo달리는 체력과 외국인 선수가 없는 불리함을 조직력

으로 메웠다rdquo고 평가했다

 대표팀은 대명 상무의 조직력을 그대로 가져왔다 상무에서 주

축으로 뛰던 선수들이 대표팀에 이름을 올렸다 김연아의 남자친

구로 이름값이 올라간 김원중(30middot25득점 사진 맨 뒷줄 왼쪽에서

다섯번째)을 포함해 박우상(29middot35득점)과 조민호(27middot42도움) 등

이 핵심 자원이다 여기에 귀화한 브락 라던스키(31)와 브라이언

영(28) 마이클 스위프트(27)가 대표팀 전력을 대폭 끌어올릴 것

으로 보인다

소치올림픽서 lsquo8강 기적rsquo 썼던 슬로베니아

마티야스 코피타(49) 감독이 이끄는 슬로베니아는 지난 2월 끝난

소치겨울올림픽 아이스하키에서 8강에 올랐다 기적이었다 세

계 랭킹은 14위지만 단단한 조직력을 자랑하며 슬로바키아와 오

스트리아를 꺾었다 8강에서 스웨덴에 0-5로 졌지만 가능성을

보여준 대회였다 고양 대회에서도 올림픽 8강 멤버는 그대로 유

지된다 오솔길 SBS 해설위원은 ldquo올림픽이 끝난 지 얼마 되지 않

아 조직력은 최강이라 꼽힌다rdquo고 말했다

 또 다른 상대 헝가리는 한국에 칼을 갈고 있다 지난해 헝가리

에서 열린 디비전1 그룹A에서 한국에 4-5로 역전패했기 때문이

다 헝가리는 3-1로 이기고 있다가 한국의 집중력에 무너졌다 이

패배로 헝가리는 상위리그 승격 기회를 놓쳤고 자국 팬들의 거센

항의를 받았다 이스트반 소프론(크리펠트)이 경계 대상 1호다

소프론은 독일 1부 리그(DEL)에서 8골 13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우크라이나는 현실적으로 한국이 이겨야 할 상대로 꼽힌다

그러나 뚜껑을 열어보니 만만치 않다 우크라이나는 한때 주축

선수들의 은퇴로 전력이 크게 떨어졌다 특히 NHL에서 뛰고 있

던 선수들이 대표팀 합류를 거부하며 국제무대에서 성적이 신통

치 않았다 그러나 이번 대회를 앞두고 루슬란 페도텐코(돈바스

도네츠크)와 알렉세이 포니카롭스키(SKA 상트페테르부르크) 등

NHL에서 정상에 오르기도 한 베테랑들이 합류했다 축구로 따

지면 한국의 박지성-이영표가 대표팀에 복귀한 모양새다

 한국은 지난 33년 동안 일본과의 A매치에서 단 한 번도 승리

하지 못했다 1무 18패로 무승부도 딱 한 차례 거둔 것이 전부다

한국이 쉽게 볼 수 있는 상대가 아니다 아시아 하키리그에서 우

승을 차지한 일본제지 크레인스와 오지 이글스 선수들이 주축이

다 또 독일 출신 마크 마혼 감독이 팀을 이끌며 안정감을 더하고

있다 오 해설위원은 ldquo일본은 A매치에서 한국에 한 번도 패하지

않았다는 자부심이 있다 이 자부심을 흔들 만한 경기력을 보여

주는 게 중요하다rdquo고 말했다 글middot김민규(일간스포츠 기자)

아이스하키는

한 팀에 6명hellip 20분씩 3피어리드로 경기진행

아이스하키는 길이 61미터 너비 30미터의 링크에서 펼

쳐진다 퍽(Puck)이라고 불리는 고무 원반을 하키 스틱을 이

용해 골문에 넣는 횟수를 가려 승부를 가린다 한 팀은 축구에서

골키퍼 역할을 하는 골리(Goalie)가 1명 배치되고 양쪽 날개 1명씩과

센터 1명 수비수 2명 등 모두 6명으로 구성된다 체력 소모가 심해 한 팀

이 22명으로 꾸려지고 수시로 교체가 가능하다 경기는 20분씩 3피리어

드로 진행되며 피리어드 사이에는 15분간 휴식을 취한다

 

아이스하키 세계선수권은

전년도 성적에 따라 6개 리그로 나뉘어 경기

전년도 성적에 따라 총 6개의 리그로 나뉘어 있다 1부 리그 격인 lsquo국제아

이스하키연맹(IIHF) 아이스하키 세계선수권rsquo에는 총 16개 나라가 참가한

다 8개 팀이 그룹A와 그룹B로 나뉘어 풀 리그를 치른다 각 그룹의 1~4

위는 8강 토너먼트에 진출하고 8위 2개 팀은 디비전1 그룹A로 강등된다

올해 세계선수권은 오는 5월 벨라루스에서 열린다 디비전1 그룹A B와

디비전2 그룹 A B 그리고 디비전3의 운영방식은 비슷하다 각 디비전

그룹에는 6개 팀이 참가해 풀 리그를 치른다 한국이 참가하고 있는 디

비전1 그룹A는 2부 리그로 생각하면 된다 6개 팀이 풀 리그 방식으로 경

기를 치르고 1 2위가 세계선수권으로 승격한다

48-49-스포츠_아이스하키indd 49 2014-04-11 오전 15908

50 2014414 위클리 공감

ldquo하늘이 나를 버렸을 때 나는 불을 만들었다 둥지가 되

기 위한 불 겨울의 어둠 속으로 들어가기 위한 불 보

다 더 나은 삶을 위한 불을 낮이 나에게 베풀어 준 모든 것을

나는 그 불에게 바쳤다 울창한 숲과 작은 숲 보리밭과 포도밭

을 보금자리와 새들 집과 열쇠를 벌레와 꽃들 모피들 그리고

모든 축제를(생략)rdquo

프랑스 초현실주의 대표적 시인인 폴 엘뤼아르의 시 lsquo이곳에 살

기 위하여rsquo다 이 시를 주제로 한국과 프랑스 작가가 한자리에 모

였다 환경 문제로 앓고 있는 지구를 치유하자는 메시지로 남서

울대학교와 한불협회 나로미포럼이 함께 주최한 국제교류 전시

다 프랑스 원로 작가인 장 마리 자키와 국내 유명 기업인이자 화

가인 강석진 그리고 국내 원로 도예가인 조상권이 참여했다

세 작가의 작품은 각자 개성이 두드러진다 미술평론가 서승

석은 원로 화가 장 마리 자키의 작품을 ldquo자키의 파랑은 뜨겁다

자키의 하양은 아이스크림처럼 맛있다 자키의 까망은 심연처럼

깊다 그의 붓놀림은 신들린 무희의 춤사위만큼이나 현란하고 경

건하다rdquo고 표현했다 꽃과 나무 바다 자연풍경 등을 즐겨 그리

는 자키는 독특한 미적 감각으로 자연의 맑은 색채를 표현했다

3인 3색hellip 자연을 말하다장 마리 자키middot강석진middot조상권 lt이곳에 살기 위하여gt 주제로 한국middot프랑스 국제교류전

전시

50-51-전시_한불교류전indd 50 2014-04-11 오전 15946

위클리 공감 2014414 51

정서적으로 깊은 영향을 받은 그의 고향 코르시카 섬에서 받은

영감을 아름답게 재현해 냈다

기업인이자 화가인 강석진은 고향 경북 상주의 산골 풍경으로

정겨움을 더한다 한국인의 향토적 정서로 아스라한 추억을 상기

시킨다 또 프랑스 네덜란드 티베트 등을 여행하면서 포착한 시

와 같은 섬세한 풍광을 화폭에 옮기는 데 성공했다

도예작가인 조상권은 lsquo흙과 불의 연금술사rsquo로 불린다 1967년

lsquo동백림 사건rsquo에 휘말려 30여 년간 해외를 떠돌다 1997년 귀국했

다 분단된 조국의 역사적 아픔과 민족의 한 통일에 대한 염원을

작품으로 승화시켰다 자유롭고 감수성이 풍부한 작품들을 통

해 우리 고유 전통예술의 미를 깊이 있게 다루고 현대적으로 창

조하며 독창적인 도자예술을 보여준다

세 작가의 독특한 개성은 한자리에서 호흡하며 완벽한 조화

를 이룬다 맑고 서정적인 세계를 들여다보고 있다 보면 태고의

자연이 빚어내는 감동을 느낄 수 있다 글middot박지현 기자

일정 4월 27일까지

장소 남서울대학교 아트센터 갤러리 이앙

문의 02-3672-0201 galleryiangcom

1 장 마리 자키는 독특한 감각으로 자연풍경을 재구현했다 lt경이로운 장소gt LIEU MAGIQUE

2 흙과 불의 연금술사로 불리는 조상권은 우리 고유의 전통미를 담으며 독창적인 도자예술을 보여준다 lt휴(休)gt REPOS

3 강석진은 한국인의 향토적 정서를 담은 산골 풍경을 그려 아스라한 추억을 상기시킨다 lt산 넘어 마을로 가는 길gt The road to a mountain village

4 장 마리 자키 lt여인의 꿈gt REVE DE FEMME

5 조상권 lt침향로gt TCHIMHYANGLO

6 강석진 lt미륵산에서 본 오월의 야솟골마을 전경gt View of Yasotgol village in May

➋ ➌

➍ ➎ 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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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 2014414 위클리 공감

소박한 백제의 미소에 반하고곱게 늙은 절집에 웃음이 났죠

충남 서산 아라메길 1구간

걷기 여행

52-55-걷기여행indd 52 2014-04-11 오전 20059

위클리 공감 2014414 53

아라메는 바다의 고유어 lsquo아라rsquo와 산을 뜻하는 lsquo메rsquo의 합성어다 아

라메길은 총 88킬로미터로 지선까지 합하면 모두 7개 구간이다

그 중 1구간은 유기방가옥 고풍저수지 마애여래삼존불상 보원사

지 개심사 해미읍성으로 이어진다 길이 18킬로미터의 산길을 따

라 걷고 있노라면 산자락에 살포시 앉은 다양한 문화재를 볼 수 있

다 소박한 백제의 미소에 반하고 곱게 늙은 절집에 가슴 무너지는

벅찬 감동을 만난다

꽃의 북상 속도는 하루 20킬로미터라고 한다 매일 50리 길

을 느릿느릿 걸어 올라와야 하는데 요즘은 따스한 날씨

덕에 봄꽃들이 엄청 잰걸음으로 와서 동시다발로 핀다 덩달아

봄꽃 쫓는 나그네 발걸음도 빨라졌다 3월 마지막 일요일 서산

아라메길 1구간은 온통 꽃잔치다

1구간의 시작은 유기방가옥이다 서산시 운산면 여미리 유기

방가옥은 내 고향 당진시와 가깝게 자리한다 그래서 오랜만에

고향 동무와 함께 걸었다 동무는 그 사이에 두 아이의 엄마가 돼

있었다 동무가 생기니 길에 대한 관심도 조금 달라진다 세월은

봄꽃 이름보다 봄나물 이름을 더 많이 알게 했다 잠시 걷기를 멈

추고 동무와 한적한 들판에 앉아서 밥상에 올릴 나물 한바구니

캐고 싶은 날들이다

수선화와 독특한 토담이 유명한 유기방가옥

유기방가옥은 고택을 감싸고 있는 토담이 독특하다 컵을 엎어

놓은 lsquocaprsquo 모양인데 집 뒤 비스듬한 야산을 그대로 활용해서 담을

쌓았다 산을 깎아 축단을 세우지 않았기에 뒤란이 평평하지 않

고 약 25도 정도 경사가 있다 마치 집이 산의 일부인 것처럼 자연

스럽게 지어졌다 이 가옥은 독특한 집 모양뿐만 아니라 수선화

로도 유명하다 토담 뒤 야산이 수선화 정원이다

가옥 관리인인 유기방 씨가 10년 전부터 가꾼 정원이다 해마

다 집 주변에 무리지어 핀 수선화 구근을 떼어내 옮겨 심으면서

꽃밭을 넓혔다 곱게 가꾼 수선화를 한눈에 보려면 토담 뒤 소나

무 아래가 포인트다

토담을 내려와 오른쪽으로 난 길로 향한다 옛날에 이 마을 사

람이 제주도에서 가져와 심었다는 비자나무가 한 그루 서 있다

무려 330년을 살았다고 한다 둘레가 246센티미터 높이가 20미

터다 비자나무는 남부지역이나 제주도의 해발고도가 낮은 지대

에서 자란다 어떻게 이곳에서 자랄 수 있었을까 의문이 든다 딱

딱한 잎을 살펴보며 세월의 깊이를 가늠할 뿐이다

선정묘를 지나 lsquo서산 여미리 석불입상rsquo 앞에 선다 고려시대에

만들어진 석불로 추정한다 이른 아침 누군가가 벌써 다녀갔는지

석불 앞에 생쌀이 수북하게 쌓여 있다 복을 빌기 위해 놓은 제

물이 참새에게는 오늘 한 끼 밥일 것이다 우리는 새들이 날아올

수 있게 길을 재촉한다 길은 석불 뒤 몇 그루의 소나무와 대나무

사이로 이어진다 대나무를 벗어나자 멋진 토담이 보인다 유상

묵가옥으로 이어지는 길은 보랏빛 제비꽃이 군락을 이뤘다 가

옥을 둘러보고 마을 도로를 따라 걷는다

아주머니 한 분이 밭두렁에 앉아 민들레 나물을 뜯어 박바가

지에 담는다 아주머니가 밟고 있는 밭두렁은 들꽃밭이다 냉이

는 흰 꽃을 피우고 광대나물은 진홍색 꽃을 피운다 봄까치풀은

파란 꽃을 피웠다 봄까치풀은 반가운 소식을 전해 주는 까치처

럼 들녘에 봄이 왔음을 가장 먼저 알려주는 까치 같은 존재라고

붙여진 이름이다 광대나물 꽃말은 lsquo그리운 봄rsquo이다 꽃 이름조차

1 서산 여미리 석불입상이 정겹게 반긴다

2 고풍저수지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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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 2014414 위클리 공감

봄을 알리는 전령들이다

여미리 버스정류장을 지나서 전라산 방향으로 걷는다 아라메

길 1구간은 방향표시 안내판이 잘돼 있다 안내판과 리본만 따라

가도 종착점 해미읍성에 다다를 수 있다 전라산 방향으로 따라

가는데 도로 아래에 손바닥 크기의 머위가 군락을 이룬다

ldquo머위는 새싹이 돋아나고 바로 잎이 쫙 펴지는 시기에 먹는 게

보약이래 이때가 가장 쓴맛을 내지만 입에 쓴 게 몸에 좋다는

말도 있잖아rdquo

ldquo그려 손바닥 만할 때에 쌈 싸 먹으면 쌉싸래한 게 맛있지rdquo

마애삼존불 백만불짜리 미소는 아침 30분만 허락

역천으로 향한다 작은 다리를 건너자 천길이다 천길 밑 개천 옆

으로 산책로가 조성돼 있는데 운산교까지 800미터다 운산교부

터 역천제방이 시작된다 용현계곡 입구까지 가게는 없다 운산면

에 있는 슈퍼마켓에 들러서 물과 간단한 간식을 준비한다

유기방가옥에서 운산교까지 약 29킬로미터이고 운산교에서

미평교까지 18킬로미터이다 제방은 일부 구간만 콘크리트가 깔

려 있고 딱딱한 흙길이다 미평교에서 쉰질바위 방향으로 걷는

다 역천으로 들어가지 못하게 굵은 철봉을 세워놓았다 그 옆으

로 한 사람만 다닐 수 있는 길이 50미터쯤 나 있다

이 길을 벗어나면 역천과 논 사잇길이다 길은 다시 고풍터널

을 지나게 한다 고풍터널을 지나면 바로 고풍터널 버스 정류장

이다 버스 정류장은 사거리인데 터널에서 직진하는 길이 지방도

618호 봉운로다 우리는 오른쪽 군장동1로를 따라 걷는다 군장

동1로는 고풍저수지 뒷길인데 몇 개의 펜션이 눈에 띈다 11킬로

미터 정도 걸으면 고풍저수지와 봉운로를 만난다

고풍저수지를 따라 걷는 500미터 길은 인도가 협소하기 때문

에 차를 조심하며 걷는다 lsquo아라메 솔바람길 종합 안내도rsquo를 살펴

보고 마애삼존불상으로 향한다 용현계곡 입구인 이곳에는 넓

은 주차장이 있고 식당도 있다

백제 마애불은 충청남도 지역에만 남아 있는데 서산과 태안의

마애삼존불 예산 사면석불이다 서산 마애여래삼존불상은 국보

제84호로 10미터가 넘는 거대한 암벽에 조각돼 있다 가운데 석

가여래를 기준으로 오른쪽 관음보살은 입상 왼쪽 미륵보살은 반

가사유상이다 미륵보살은 오른쪽 다리를 왼쪽 무릎 위에 올려

놓고 오른팔을 굽혀 오른쪽 뺨에 손가락을 살짝 댄 채 사색에 잠

겨 있는 자세다 삼존불은 햇빛이 비치는 방향에 따라서 온화한

미소를 띠거나 때로는 개구쟁이 같은 얼굴을 한다 백제의 미소

로 알려진 백만불짜리 미소는 오전 9시 30분에서 10시 사이에

볼 수 있다

서산 마애삼존불상에서 13킬로미터 계곡을 따라 걸으면 보원

사지이다 보원사는 통일신라시대 화엄 10찰 중 하나로 알려졌다

1천명분의 쌀을 씻었다는 석조가 있는 것을 보아 1천여 명의 승려

가 머무는 무척 큰 절이었던 것으로 짐작된다

석탑 뒤에 개심사로 이어지는 숲길을 오른다 보원사지 뒤편 숲

길 초입부터 개심사 산신각까지 쉬엄쉬엄 가더라도 약 1시간 20분

➊ ❷ 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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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 공감 2014414 55

이 걸린다 이 길은 오르막이 많아서 힘들다 좀 수월하게 걷고 싶

으면 개심사에서 보원사지로 걸어오는 게 좋다

성왕산 자락 개심사 주차장엔 봄나물 난전

개심사는 성왕산 자락에 자리한다 성왕산은 코끼리를 닮았는데

이 코끼리의 갈증을 해소하기 위해 연못을 만들었다고 한다 연못

중앙에는 외나무 다리가 놓여 있다

외나무 다리를 지나 계단을 오르면 해탈문이다 개심사는 흰겹

벚꽃이 유명하다 작은 절집에 겹벚꽃이 피면 얼마나 웅장한지 입

이 다물어지지 않을 정도다 꽃은 4월 말에 피기 시작해서 5월 5일

경에 만개한단다

우리는 개심사를 등지고 소나무숲을 벗어난다 개심사 주차장

에는 봄나물이 난전을 펼쳤다 취나물 버섯 고들빼기 냉이 달

래 머위 민들레 등 각종 나물이 말간 향내를 풍긴다

주차장을 끝까지 내려오니 오학리쉼터 해미읍성으로 가는 표

지판이 나온다 해미읍성까지 52킬로미터다 이 표지판 밑에는

아라메길 이용자 안전수칙이 나와 있다 lsquo2~3명이 동행하여 걷

기rsquo가 눈에 띈다 지금까지 온 길과 다르게 그만큼 호젓하다는 것

이다

다시 출발 시간을 확인한다 오후 3시 50분이다 해미읍성에

도착했을 때의 시간은 6시 25분이었다 난이도가 높은 길이다 초

보자는 부분 걷기를 많이 걸어본 분에게는 완주를 추천한다

글과 사진middot김연미(여행 칼럼니스트)

1 유상묵가옥 토담 뒤에 활짝 핀 수선화

2 햇볕에 따듯한 빛이 감도는 마애삼존불상

3 왕벚꽃이 만발한 충남 서산 개심사를 찾은 많은 행락객들이 꽃을 감상하고 있다

연합

남부터미널과 동서울종합터미널에서 운행 약 3시간쯤 소요된다

서산공용버스터미널 홈페이지(wwwseosanbuscokr)에 시내버스

노선과 시간표가 안내돼 있다

시내버스(서령버스middot문의 041-669-0555)에서 운산행 이용

첫차 오전 6시 45분(공휴일은 7시 5분) 막차 밤 9시 배차 간격은

40분에서 1시간 간격이다 운산면에서 여미리까지 가는 버스가

없으므로 운산면에서 택시를 이용한다 콜택시는 비싸니 인근

슈퍼마켓에서 택시 전화번호를 물어보면 된다

여행수첩

아라메길 정보

홈페이지 wwwaramegilkr

문의 충남 서산시 문화관광과 041-660-3166

유기방가옥 유기방가옥은 숙식이 가능하며 숙식객에게는 무료로 자

전거를 빌려준다 자가용을 이용할 경우 선정묘 주차장에 세우고 이동

하는 것이 좋다 해미읍성에서 선정묘까지 택시 요금은 약 2만원 해미

읍성 인근 슈퍼마켓에서 택시 전화번호를 물어보는 게 가장 빠르다

주소 충남 서산시 운산면 이문안길 70-10(운산면 여미리 203-1)

문의 041-663-4326

서산마애삼존불상 찾아가는 길 서산공용버스터미널에서 하루 5회 운

행한다 첫차 오전 9시 15분 막차 오후 6시 55분 운산면을 거쳐서 마

애삼존불상이 있는 곳까지 운행한다

유기방가옥

여미리석불입상

유상묵가옥 역천제방

쉰질바위

고풍저수지

용현계곡입구

마애여래삼존불상

보원사지

개심사

정자(조망대)

해미읍성

52-55-걷기여행indd 55 2014-04-11 오전 20122

보조개는 일종의 얼굴 근육 기형이다 부모로부터 대물림되는 까

닭에 의학적으로는 lsquo선천적 기형rsquo으로 분류된다 흥미로운 사실

은 많은 사람들이 부러워하는 기형이라는 점이다 동middot서양 또는 예나

지금을 가리지 않고 보조개는 귀엽고 사랑스러운 이미지로 통한다

보조개를 바라보는 동middot서양의 시각이 비슷한 것처럼 인간의 주요 표

정에 대한 해석은 거의 만국 공통이다 한 남미 사람이 화난 표정을 지

었다고 가정하자 아프리카인이나 유럽인 동양인 가리지 않고 그가 화

났다는 걸 알아차린다 슬프거나 행복한 표정도 마찬가지다

표정을 만들어내는 건 얼굴 근육이다 얼굴에는 20여 개의 근육이

있다 인간의 전체 근육 숫자는 기준을 정하기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640~850개 정도로 파악된다 한데 이 중 단 20개에 불과한 얼굴 근

육은 인간 근육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뼈대 근육과는 형태적으로나 기

능적으로 상당한 차이가 있다

무엇보다 눈에 띄는 차이는 얼굴 근육의 상당수가 뼈에 붙어 있지 않

고 피부 속에 묻혀 있다는 점이다 뼈대 근육은 말 그대로 대부분 근육

의 양쪽 끝이 뼈에 닿아 있거나 붙어 있다 뼈대 근육은 힘을 쓰고 움직

임을 일으키는 게 본연의 lsquo임무rsquo다

인간만큼 다양한 표정을 만들어낼 수 있는 동물은 없다 다시 말해

인간보다 얼굴 근육이 잘 발달한 생명체를 찾기는 어렵다 한데 주요

표정은 만국 공통의 lsquo보디 랭귀지rsquo이지만 얼굴 근육 하나하나의 모양

이나 위치는 사람마다 제각각이다 반면 얼굴 근육은 인간 특유의 속

성이 오랜 진화를 거쳐 반영된 일종의 lsquo화장발rsquo 근육의 성격이 짙다

인종별로도 얼굴 근육의 형태 등에 대략적인 차이가 존재한다 동양

인이 서양인보다 보통 무표정한 편이라는 주장에 동조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도 인종 간 얼굴 근육의 상이성을 암시한다 국내 한 의과대학

의 연구에 따르면 입꼬리 주변 근육의 위치와 이들이 움직이는 방향

이 동middot서양 사람들 간에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

lsquo스마일rsquo 도안의 핵심적 특징은 양쪽 입꼬리가 치켜 올라간 것이다

반대로 입꼬리가 내려가면 샐쭉하다거나 언짢은 느낌을 불러일으킨다

입꼬리를 올리고 내리는 얼굴 근육이 어떤 식으로 발달해 있느냐가 표

정 혹은 인상을 좌우할 수 있다는 뜻이다

얼굴 근육은 표정뿐만 아니라 얼굴의 미추(美醜)를 가르는 데도 큰

역할을 한다 얼굴 근육의 배치 크기 대칭성 등이 의학적인 차원에서

잘생기고 못생기고를 결정하는 데 많은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영어로

사소한 차이를 가리켜 lsquo스킨 딥(skin-deep)rsquo 즉 가죽 한 꺼풀 차이라

고 얘기하지만 이 차이가 실생활에서는 엄청나게 다르게 인식될 수 있

는데 얼굴 근육이 바로 대표적인 예이다

하지만 표정이나 얼굴의 미추(美醜)가 최소한 해부학적으로 따져 보

면 lsquo사소한 것rsquo임은 분명하다 성형수술이 널리 유행한다는 점이 이를

방증한다 얼굴의 미추를 결정하는 얼굴 근육은 우리 몸의 여느 뼈대

근육에 비해 조작하기가 상대적으로 손쉽고 위험성도 적다 특히 뼈와

연결돼 있지 않고 피부 아래 묻혀 있는 얼굴 근육들은 손을 봐도 기능

등에 큰 영향을 주지 않는다 얼굴 성형은 쉽게 할 수 있지만 몸 성형

은 엄두 내기가 어렵다는 점이 얼굴 근육과 뼈대 근육의 결정적인 차이

를 보여준다

표정이나 미추를 중시하는 인간의 속성이야 당장 어쩔 수 없을 것이

다 하지만 얼굴 근육에 과도하게 신경을 쓸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얼굴

근육이 만들어내는 갖은 조화는 문자 그대로 lsquo스킨 딥rsquo에 불과한 것들

이니까 글middot김창엽(자유기고가)

(도움말 가톨릭의대 해부학교실 이우영 교수)

보조개는 아름다운 lsquo기형rsquo이다

생활과학 이야기 13

연합

의학적으로는 lsquo선천적 기형rsquo으로 분류되는 보조개 얼굴 근육 때문에 생기는 보조개는 귀엽고 사랑스러운 이미지로 많은 사람들이 부러워한다

56 2014414 위클리 공감

56-57-생활과학13+꽃과 나무indd 56 2014-04-11 오전 20200

위클리 공감 2014414 57

예년보다 빨리 꽃을 피운 왕벚나무들이 함박눈처럼 꽃잎을 날리던

날 저는 서울에서 그다지 멀지 않은 어느 강변의 습지를 찾아갔

습니다 아직 찬 기운이 가시지 않은 날씨지만 남쪽에서 불어오는 봄바

람은 솜뭉치처럼 부서진 부들의 씨앗들을 마른 갈대 사이로 어지러이

날리고 있더군요 이곳 물가에는 갯버들 꽃이 한창입니다 먹이가 부족

한 이른 봄 고맙게도 무료 급식소가 문을 연 덕분에 등에류와 벌들도

덩달아 바빠졌습니다 조만간 키버들과 선버들마저 꿀을 담뿍 머금은

향기로운 꽃을 피워내면 이곳은 온통 난리가 날 것입니다

물가에 열을 지어 선 각종 버드나무들의 연둣빛 자태를 감탄하며 바

라보고 있자니 만일 우리나라에서 lsquo생명의 나무rsquo를 꼽으라면 응당 버드

나무가 그 주인공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버드나무(류)는

그야말로 이 세상에 lsquo아낌없이 주는 나무rsquo이니까요

강변에 늘어선 버드나무들은 토양의 침식을 막아줄 뿐더러 수질 정

화에도 도움을 줍니다 풍성하게 피는 향기로운 꽃들은 굶주린 곤충들

이 춘궁기를 이겨내도록 밤낮없이 넉넉하게 꿀을 내놓습니다 또한 이

처럼 곤충이 많이 모이다 보니 이곳은 보금자리와 먹이가 필요한 작은

새들이 모여드는 곳이기도 합니다 이런 이유로 봄철의 버드나무 숲은

그야말로 생명의 발원지 같다는 생각마저 들게 합니다 이 아름다운 곳

에서 저는 문득 머나먼 두만강변의 버드나무 숲을 떠올려 보았습니다

18세기 정조 재위 시절 홍양호(洪良浩)라는 지혜롭고 유능한 관리가

있었답니다 그는 1777년 세도정치의 희생양이 되어 잠시 두만강변을

관할하는 경흥부사로 좌천된 적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는 한직에서

적당히 시간을 때우며 소일하는 대신에 장정 7500명을 동원하여 1인

당 5주의 버드나무를 두만강변에 심는 큰 공사를 벌였다고 전해집니

다 옛날에는 변방의 생활이라는 것이 지금과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힘들었을 것입니다 먹고 살기도 어려운 판에 별로 중요해 보이지 않는

일로 강제 노역까지 하게 되었으니 백성들의 원성이 그야말로 하늘을

찔렀겠지요 이를 보고 걱정한 친구가 홍양호를 간곡히 만류합니다

ldquo여보게 자네는 여기 잠시 있다가 한양으로 다시 돌아갈 사람이 아닌

가 왜 공연한 일을 벌여서 긁어 부스럼을 만드는가rdquo

현실적이고 애정 어린 친구의 충고에 대한 홍양호의 답변이 그의 저서

lt이계집(耳溪集)gt에 기록되어 있습니다 대략적인 요지는 이렇습니다

ldquo이제 내가 버드나무(류)를 심는 것에는 다섯 가지 이로움이 있어요

첫째는 우리 강역을 (오랑캐로부터) 은폐하기 위한 것이요

둘째는 말을 타고 돌격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요

셋째는 강둑이 물살에 파 먹히는 것을 대비하기 위한 것이요

넷째는 땔감용 나무를 대기 위한 것이요

다섯째는 바람을 막기 위한 것이지요

이 공사는 이처럼 백성들을 이롭게 하는 일이라오 내가 비록 여기

오래 머물지 않을지 몰라도 몇 년 지나지 않아 백성들이 그 이익을 누

리게 될 것이고 그 이로움이 백년 천년을 갈 수도 있을 텐데 내가 어찌

눈앞의 인기에 영합하여 이 일을 미루겠소rdquo

그 탁견에 감탄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자연 생태에 대한 정교한

지식 체계가 없던 그 옛날에도 슬기로운 우리 선조들은 강변을 지키는

버드나무숲의 중요성을 간과하지 않았던 것이죠 이런저런 허황한 명

분에 휩쓸려 오랜 세월 우리 곁을 지켜주었던 강변의 버드나무들이 하

루 아침에 베어져 나가고 삭막한 콘크리트 제방이 그 자리에 들어서고

있는 답답한 작금의 현실을 목도하자니 자연환경 보존과 실용성을 두

루 배려했던 옛 선조들의 지혜가 더욱 절실해지는 요즈음입니다

하천변에는 마땅히 버드나무숲이 있어야 합니다 그러면 이 고마운

나무들은 매년 봄마다 크고 작은 물줄기를 따라 세상을 황금빛으로

수놓을 것이며 전국 방방곡곡에는 생명의 교향곡이 우렁차게 울려 퍼

질 것입니다 글과 사진middot김태영(자연생태연구가middotlt한국의 나무gt 공저자)

아낌없이 주는 lsquo생명의 발원지rsquo

한국의 꽃과 나무 버드나무

lsquo생명의 나무rsquo 버드나무 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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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연사 힘주어~ 불조심

ldquo자나 깨나 불조심rdquo

lsquo불조심rsquo을 강조하는 대표적인 슬로건이다 식목일에 나무를

심는 것도 중요하지만 식목일을 전후로 해서 연중 산불이 가장 많이

발생한다고 하니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실제로 식목일에는 연평균

18건 평일의 6배에 이르는 산불이 집중적으로 발생한다는 통계치가

있다 최근에는 기후 변화로 산불이 갈수록 늘어나는 추세라고 하니

보다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기온이 높고 건조하며 바람이 강할수록

산불이 쉽게 번지는데 고온건조한 날씨 탓에 최근 식목일 즈음의 산불

발생 횟수도 1990년대에 비해 52퍼센트나 급증했다고 한다 그런 이유

에서일까 정부도 지난 1970년대부터 다양한 불조심 캠페인을 전개해

왔다

내무부(현 안전행정부)가 후원하고 한국화재보험협회가 주최한 lsquo불

조심 웅변대회rsquo 고지 광고(동아일보 1977년 10월 7일)를 보자 헤드라인

은 ldquo제1회 전국 남middot여학생(초middot중middot고) 불조심 웅변대회rdquo다 웅변대회를

개최하는 이유로 lsquo범국민적으로 방화(防火) 의식을 고취하기 위하여rsquo

라는 문구를 앞세우며 대회의 상세한 요강을 밝혔다 그 웅변대회에서

가장 강조한 것은 ldquo방화 예방 의식을 고취시키고 불조심의 생활화를

촉구하여 화재 없는 복지국가 건설에 이바지할 수 있는 내용rdquo이었다

웅변 시간은 초등부가 5분 중middot고등부가 6분이었다 웅변대회에 앞

서 lsquo원고 합격자 발표rsquo를 먼저 한 것으로 보아 예선에서 먼저 제출된 원

고를 검토해 심사를 거친 다음 그 기준을 통과한 학생들에게 본선에

나갈 기회를 주었음을 알 수 있다 본선에 진출한 학생들은 전국 방방

곡곡의 교정에서 두 주먹을 불끈 쥐고 ldquo~하자고 이 연사 소리 높여 외

칩니다 여러분rdquo 하며 목청을 돋웠을 것이다

1970년대는 lsquo웅변대회의 시절rsquo이라 할 정도로 다양한 주제의 웅변대

회가 전국적으로 열렸다 반공 웅변대회가 대표적이었지만 불조심 웅

변대회도 단골 주제였다 그 시절의 웅변대회가 학생들에게 획일적 사

고를 주입시키기 위한 관제 기획 행사라는 비판의 목소리도 있었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다 웅변대회는 학생들에게 자신감을 높여주는 동시

에 주어진 시간 안에 자신의 주장을 효율적으로 전달하는 능력을 길러

정책광고로 보는 어제와 오늘

1977년 10월 7일 동아일보에 실린 lsquo불조심 웅변대회rsquo 고지 광고 내무부(현 안전행정부)가 후원하고 한국화재보험협회가 주최하는 전국 웅변대회 참가를 위한 상세한 안내 정보가 적혀 있다

주는 생생한 프레젠테이션 교육의 현장이다 지금은 웅변대회가 많이

사라졌지만 아직도 지역의 소방서 단위로 관내 학생들을 대상으로 해

불조심 웅변대회를 개최하는 곳도 많다

나무 심기도 중요하지만 심은 나무를 화재로부터 보호하는 일은 더

더욱 중요하다 소방방재청 역시 한식날을 전후로 119소방헬기를 투입

해 산불 예방 홍보활동을 펼치고 있지만 어디까지나 한계가 있을 터

그 무렵에는 불을 피우지 말고 찬밥을 먹어야 한다는 뜻에서 한식(寒

食) 또는 냉절(冷節)이라고 날짜까지 못박았던 조상들의 지혜가 오히

려 돋보인다 기후 변화로 최근 30년 동안 봄철 기온은 평균 섭씨 06

도 올랐지만 습도는 오히려 6퍼센트 낮아져 산불이 일어날 가능성이

더 높아진 상황에서 담뱃불 같은 불씨 관리에 각별히 주의해야겠다

불조심 웅변대회는 입으로 하는 웅변이지만 몸으로 실천하는 웅변이

더 값진 웅변이 아니겠는가 ldquo꺼진 불도 다시 보자rdquo

글middot김병희(한국PR학회 회장middot서원대 광고홍보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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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 공감 2014414 59

공감카툰 파랑새를 찾아서

가장 훌륭한 지혜는 친절과 겸손이다

-탈무드

선택한 까닭글과 그림middot최영순

58-59-정책광고+공감카툰indd 59 2014-04-11 오전 20247

60 2014414 위클리 공감

무용

뮤지컬

문화공감

lt아라의 서gt

lt아라의 서gt는 설화나 민담에 등장하는 인물

을 중심으로 바다에서 탄생한 문명과 그 속에

서 살아가는 인간의 모습을 그린 공연이다 인

천시립무용단은 황해를 넘나드는 바람을 추

상적으로 표현했다 전통춤 레퍼토리에 신화

적 서사를 담아 한국 무용의 매력을 극대화했

다 초연 때 출연한 무용수들과 새로 선발된

무용수들의 기량을 견주어 보는 것도 이번 공

연 관람의 묘미가 될 것이다

기간 4월 25~26일

장소 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

문의 032-427-8401

lt비방문 탈취작전gt

트로트와 국악을 결합한 신명나는 창작뮤지

컬이다 약령시 약전골목의 오래 된 lsquo이만수

한약방rsquo은 손님이 끊일 날이 없다 인근 한약

방 사장들은 lsquo이만수 한약방rsquo엔 특별한 비방

문이 있을 거라는 결론을 내리고 lsquo이만수 한

약방rsquo의 비방문을 훔쳐낼 계획을 세우는데hellip

흥미로운 이야기를 중심으로 옛 약전골목의

풍경과 생활 모습을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기간 5월 4일까지

장소 대구 봉산문화회관 스페이스라온

문의 053-661-3500

극단

한양

레퍼

토리

신은수 작가의 역사극 시리즈 lt운현궁 오라버니gt lt봄이 사라진 계절gt을 잇는 lt거울 속의

은하수gt는 일제강점기 lsquo마지막 왕족rsquo으로 알려진 의친왕가를 소재로 시대의 격류에 휘말

린 인물의 세밀한 심리를 표현한 작품이다 1945년 해방 직전의 의친왕가 이야기를 그렸다

히로시마 원자폭탄 투하로 숨진 의친왕의 차남 이우의 장례식을 계기로 의친왕가 사람들이

한자리에 모인다 급변하는 세계 정세 속에서 조선왕조의 부활이라는 환상 속에 사는 일흔 살의

의친왕 반면 그의 장남 이건은 냉소적인 시선으로 조선의 마지막을 예감하며 아버지와 충돌한

다 의친왕과 다투고 뛰쳐나간 이건은 누군지도 모르는 생모의 행방을 찾는데hellip 극단 한양레퍼

토리 대표이자 배우인 최형인 교수가 직접 제작하고 무대에 선다 여기에 2012년 서울연극제 우

수작품상 수상작인 lt만선gt을 연출한 신동인 감독이 또 한번 연출을 맡아 더욱 관심을 모은다

일제강점기 말기 이곳에 모인 인물들은 특수한 신분으로 인해 저마다 나라의 역사를 대변하

고 있다 겉보기에는 여느 가족의 장례식과 다름없어 보이지만 그들의 갈등과 고통을 통해 자

연스럽게 관객들은 뼈아픈 우리의 역사를 절감할 수 있다 역사적 상징성과 함께 변화하는 시

대에 내몰려 갈등하고 괴로워하는 인간 본연의 모습이 공감을 자아낸다 글middot허정연 기자

기간 4월 19~27일 장소 서울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 문의 02-889-3561

의친왕의 차남 이우의 장례식을 계기로 모인 왕친들의 갈등을 소재로 시대적 아픔을 담은 연극이다

역사 앞에 갈등하는 lsquo인간의 굴레rsquo제35회 서울연극제 lt거울 속의 은하수g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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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 2014414 위클리 공감

화제의 책

ldquo넌나에게 모욕감을 줬어~rdquo 영화 lt달콤한 인생gt에서 배우 김영철이

했던 이 명대사는 개그프로그램에서도 패러디하는 등 대표적인

유행어가 됐다 그만큼 한국사회에서 빈번하게 겪는 감정이기도 하다 출퇴

근길 도로 위에서라든가 학교나 회사에서 생면부지의 낯선 사람들부터

심지어 가까운 가족에게까지 우리는 평범한 일상에서 lsquo모멸감rsquo을 겪는다

모멸은 lsquo업신여기고 얕잡아봄rsquo으로 풀이된다 나의 존재 가치가 부정당하

거나 격하될 때 갖는 괴로운 감정이며 인간 내면의 가장 깊숙한 곳을 파괴

한다 한국인의 일상에 만연한 lsquo모멸감rsquo의 실체를 인문학적으로 규명한 책

이 나왔다 저자는 모멸감을 분석하기 위해 뉴스 기사 TV 드라마나 영화

에서 오가는 대사 수많은 문학작품 등에서 수집한 적실한 실례와 일상생활에서 만나는 다양한

에피소드로 이야기를 이어간다

저자는 우선 모멸이 부르는 파괴력을 우려한다 ldquo우리가 일상적으로 겪는 모멸감은 흔히 lsquo정서

적인 원자폭탄rsquo이라고도 불리며 인간을 끝없는 바닥으로 추락시키기도 하고 때로는 타인과 세

상에 대한 폭력으로 발화하기도 한다rdquo

모욕을 주고받는 데는 어떠한 역사적 배경이 있을까 저자는 급변한 사회 환경 때문이라고 분

석한다 ldquo조선 시대에 형성된 귀천의식과 신분적 우열 관념은 외형을 달리한 채 끈질기게 지속되

어 왔고 산업사회 및 소비사회와 맞물려 사람들 사이에 피곤한 경쟁으로 이어졌다rdquo

이런 연장선상에서 모든 가치가 돈으로 매겨지는 자본주의의 도래가 다른 한 축을 이룬다 사

회제도와 경제력 간의 불균형 삶의 형태와 의식 사이의 불균형이 문제의 핵심이다 절대 빈곤

실업 등으로 인해 최소한의 품위를 갖출 수 없다는 것 자신이 무능하고 쓸모없는 존재라는 생

각은 큰 모멸감을 불러일으킨다 이렇게 훼손된 자아를 보상받으려는 집단 콤플렉스가 공격적

인 민족주의와 편협한 인종주의로도 나타나게 된다 이 책의 또 한 가지 새로운 시도가 있다 바

로 음악으로 표현한 모멸감이다 작곡가 유주환 선생이 이 책에서 열 군데 대목을 골라 열 개의

곡을 만들었다 책과 함께 CD로 들어 있다 음악사적으로도 불안이나 분노 고독이나 초조함 슬

픔이나 기쁨 등을 주제로 한 곡들은 많지만 모멸감을 표현한 곡은 거의 없다고 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과연 모멸감을 뛰어넘을 수 있을까 저자는 학력이나 외모 경제력 피부색

나이 등 외형적인 차이로 멸시하는 문화와 사회 풍토를 바꿔가야 한다고 말한다 또 사회와 제

도가 정비되더라도 모멸감을 아예 느끼지 않고 살기란 불가능하다 존중과 자존의 문화는 여럿

이 만드는 것이며 그 출발은 결국 자신의 내면에 있다 남을 귀하게 여기는 문화는 우리의 변화

로부터 시작된다 ldquolsquo귀rsquo는 곧 lsquo고귀하다rsquo는 뜻이고 영어로 풀이하면 lsquonoblersquo에 가장 가까울 것이다

lsquo귀rsquo만큼은 스스로 성취할 수 있다 어떤 사람은 학문을 닦음으로써 어떤 사람은 예술이나 종교

를 통해 어떤 사람은 타인에게 많은 것을 베풂으로써 삶을 고양시킬 수 있다rdquo 우리는 각자 어떤

방법으로 모멸감을 극복하고 있을까 글middot박지현 기자

단신

lt커넥톰 뇌의 지도gt승현준 지음 | 신상규 옮김김영사 | 2만3천원

1천억 우리 몸 안의 신경세포 개수다 인

간 신경세포의 모든 연결구조와 활동원리

를 파악하기 위한 사상 초유의 프로젝트

인 휴먼 커넥톰 연구의 모든 것을 다뤘다

뇌와 의식의 비밀을 밝히기 위한 흥미진

진한 실험과 놀라운 발견이 이어진다 의

학적 발전을 뛰어넘어 미래 사회에 혁명적

변화를 가져올 경이로운 도전의 과정이

생생하게 펼쳐진다

lt금융으로 본 세계사gt천위루 양천 지음 | 하진이 옮김시그마북스 | 1만7500원

금융학은 지리적 환경과 기술middot종교middot경

제체제를 망라한 집합체라고 할 수 있다

모든 금융 사건에는 사회middot경제middot문화middot역

사적 배경이 있다 이 책은 국가 인물 사

건을 시대별로 나눠 유머러스하고 유쾌

한 언어로 금융사를 들려준다 그리스

로마 프랑스 스페인 네덜란드 영국 미

국 클로비스 찰스 1세 JP 모건 소로스

튤립 거품 사우스시 거품 서브프라임

위기 등의 키워드를 일목요연하게 펼치

면서 세계 경제의 흥망성쇠를 그려냈다

모멸감 왜 느껴 나는 소중해

lt모멸감gt

김찬호 지음문학과지성사1만3500원

62-63-화제의책+디딤툰indd 62 2014-04-11 오전 20413

위클리 공감 2014414 63

디딤툰 글로벌 에티켓 173

세상에서 가장 무거운 것구성middot권우영

그림middot안종만

62-63-화제의책+디딤툰indd 63 2014-04-11 오전 20419

요행은 없더라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한 소통이 지나치게 활발하다 각종 동호회

며 동창회에서 업무 협상에 이르기까지 다채로운 채널들이 그

야말로 lsquo스마트rsquo하고 lsquo스피드rsquo 있게 실시간으로 진행된다 직접 통화하거

나 만나지 않아도 많은 정보들이 오가고 약속들이 잡히고 계획들이

세워진다 시간이 절약되기도 하지만 시시각각 lsquo띵동rsquo하는 커뮤니티 알

림 신호로 인해 업무 집중에 방해를 받기도 한다 아마도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요즘 사람들은 경험의 80퍼센트 이상을 SNS를 통해 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최근 한 친구가 자신의 어리숙함을 한탄하는 글을

SNS에 올렸다

인터넷을 검색하다가 수천만 원을 호가하는 외제 중고차를 아주 싸

게 구할 수 있다는 광고성 글을 봤다고 했다 침수되거나 사고 난 차도

아닌데 저렴하게 경매로 낙찰된 차이기에 믿을 수 있다는 내용을 보고

어처구니없게도 마음이 동했다는 것이다 게다가 그 광고문에는 단순

히 차를 파는 것이 아니라 소중한 사람과의 인연을 진실하게 만들고

싶다고 적혀 있었다 거기서 그치지 않고 딸 사진까지 곁들이며 자기

딸한테 부끄럽지 않은 아빠로 살아가고 싶은 사람이라는 말까지 덧붙

인 것을 보고는 차라리 믿고 싶은 마음이 더 강해졌다 그 친구는 전화

를 걸었고 약속을 한 후 차를 구매하러 갔다

통화한 딜러는 여기저기 친구를 데리고 다니며 몇몇 그럴 듯한 외제

차를 보여주었다 인터넷 차량은 시험 주행을 해 볼 수 없다면서 이상

없으니 빨리 사라고 지금 선택하지 않으면 후회할 거라고 한 시간 후

에는 다른 사람이 보러 오기로 예약돼 있다고 압박했다 순진한 친구

는 제정신을 차리기 어려운 지경임에도 가까스로 정신을 차려 품질 보

증을 어느 정도 해 줄 수 있느냐고 물었다 보증 기간이 없다는 답이 돌

아왔다 처음에 전화했을 때는 3개월 정도 보증해 준다고 했던 것 같아

재차 확인했다 딜러는 워낙 싸게 파는 것이라 그런 것은 해당되지 않

는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순간 이상하다 싶어 친구는 사지 않겠다고

말했다 딜러의 표정이 순간 바뀌었다 살 것처럼 이야기해 놓고 이제

와서 이러면 어떻게 하느냐 이런 인터넷 차량들은 대개 사러 오면 그

냥 계약하고 끌고 가는 게 상례인데 너무한 것 아니냐hellip 질타 내지 훈

계조였다 섬약(纖弱)한 기질의 친구는 더 당황했다

하지만 친구는 사지 않겠다는 의사를 다시 한번 표시했다 가족들의

안전을 지켜야 한다는 말도 덧붙였다 불만에 차 있던 딜러가 이내 표

정을 바꾸었다 잘 생각했다고 대부분 인터넷 보고 오는 사람들은 이

런 차의 성격을 알고 오는데 당신은 그렇지 않은 것 같았다며 정말 모

르고 온 것이냐고 물었다 친구가 광고문을 믿고 왔다고 하니까 딜러는

참 딱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이런 차는 대개 리콜된 것들로 안전을 보장할 수 없는 차들이어서 어

떤 이들은 아예 견인차를 가져와 사 간다 정상적인 차가 이런 가격이

라면 어떤 바보가 비싼 돈 들여 새 차를 사겠느냐 당신이 순진한 사람

같아서 말해 주는 것이다 그랬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딜러는 차를 팔

지 못하고 들어가면 회사에서 혼나니까 정상적인 다른 중고차로 바꾸

면 어떻겠느냐고 제안했단다 한나절 이상을 같이 다니고 또 진실까지

털어놓아 준 그 딜러에게 미안한 생각이 들고 고마운 생각도 든 나머

지 친구는 그러자고 했다 얼결에 꼭 바꿀 필요도 없는 차를 그렇게 바

꾸었다고 했다

그러고 나서 자신이 도대체 무엇을 어떻게 한 것인지 모르겠다고 자

탄했다 어리석은 짓을 한 자신을 반면교사 삼아 친구들은 그런 일에

휘말리지 말라고 덧붙였다 결국 그 친구는 평범하지만 오래 된 진리를

잠시나마 잊은 자신에 대한 반성으로 끝을 맺었다 lsquo콩 심은 데 콩 나

고 팥 심은 데 팥 난다rsquo 글middot우찬제(문학평론가middot서강대 문학부 교수)

중앙포토

소통과 공감

64 2014414 위클리 공감

64-소통과공감indd 64 2014-04-11 오전 20452 표지 253-최종indd 146 2014-04-11 오전 20821

Page 23: 위클리 공감 253호

42 2014414 위클리 공감

스마트폰 중독hellip ldquo자녀와 함께 풀어요rdquo친밀한 소통과 사용한계 정하고 자율성 높이는 lsquo친middot한middot자rsquo 매뉴얼 보급

교육정보

지난해 이동통신 3사의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청소년(만

19세 미만) 약 540만명이 스마트폰을 갖고 있다 한국정보

화진흥원이 지난해 분석한 청소년 스마트폰 중독률(255퍼센트)

은 인터넷 중독률(117퍼센트)보다 2배 이상 높고 전년대비 71퍼

센트포인트 증가하여 성인(89퍼센트)의 29배 수준에 달했다

스마트폰에 빠지기 쉬운 청소년 자녀에게 스마트폰 사용을 줄

이라고 조절하라고 지도하는 것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24

시간 따라다니며 잔소리를 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스마트폰에 빠

져들기만 하는 자녀를 대체 어떻게 지도해야 할까

여성가족부는 청소년의 올바른 스마트폰 이용습관 형성을 효

과적으로 돕기 위해서 스마트폰 과다 이용 청소년 상담 부모교

육 치료 관련 매뉴얼을 개발하여 보급하고 있다

이 매뉴얼은 지난해 한국청소년상담복지개발원이 중심이 되어

서울대middot중앙대middot을지대 등 학계 전문가와 현장 실무자 교사 및 학

부모 등이 참여하여 제작한 것으로 lsquo스마트폰 중독 청소년 상담 매

뉴얼(개인middot집단)rsquo lsquo스마트폰 중독 청소년 부모교육 매뉴얼rsquo lsquo스마트

폰 중독 청소년 치료 매뉴얼rsquo 등 3종(4권)으로 구성되었다

ldquo스마트폰은 중독성 강한 기기임을 먼저 이해하자rdquo

lsquo상담 매뉴얼rsquo은 청소년이 스마트폰의 강박적 사용을 줄이기 위해

자신의 사용 패턴을 스스로 이해하여 조절할 수 있도록 구성돼

있다 특히 개인상담과 집단상담으로 구분해 상담효과를 높이고

상담과정에서 자율성을 높이도록 제작됐다

lsquo부모교육 매뉴얼rsquo은 부모가 스마트 기기를 이해하고 자녀가

스마트폰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도록 지도할 수 있는 lsquo친middot한middot자 스

마트폰 자기조절 양육 원리rsquo 등을 소개하고 있다

lsquo부모교육 매뉴얼rsquo은 부모들에게 먼저 자녀들이 사용하는 스마

트폰의 순기능과 역기능을 이해할 것을 권한다

스마트폰은 언제 어디서든 액정만 터치하면 스마트 세상에 들

어갈 수 있어 어느 기기보다 중독성이 심하다는 미디어 특성을

갖고 있다 발달적 특성상 청소년기는 신체적middot정신적 변화를 겪

는 시기로 청소년들이 어지러운 마음을 피하는 가장 손쉬운 방

법으로 스마트폰을 선택하고 있다 이와 함께 기질적으로 우울

증 ADHD(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를 가진 청소년들이 특히

서울 마포구 성산동 월드컵공원에서 lsquo일주일에 한 번 한 시간 스마트폰을 끄자rsquo는 스마트폰 사용 줄이기 캠페인에 참여한 청소년들 여성가족부는 청소년들이 스마트폰 사용을 자율적으로 조절하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해 부모와 상담기관용 매뉴얼을 펴냈다

연합

친 친밀하게 관계 맺기 의사소통하기

한 한계 정하고 규칙을 통해 반복 습득하기

자 자율성 책임 높이기

42-43-교육정보_스마트폰indd 42 2014-04-11 오전 15605

위클리 공감 2014414 43

매뉴얼 내려받기 여성가족부gt정책안내gt정책자료gt일반정책자료 wwwmogefgokr

스마트폰으로 인한 중독 증상

1 일상생활 장애 스마트폰으로 인해 기본적으로 해야 할 일을 못하

게 되는 것을 말한다 밤늦게까지 스마트폰을 보느라 잠을 제대로

못 자 학교에 지각을 하거나 수업에 집중하지 못하고 내내 스마트

폰만 보는 일도 있다 스마트폰을 보면서 걷다 넘어지거나 달려오

는 차를 피하지 못하는 일도 있다

2 내성 스마트폰을 사용하면 할수록 더 많이 사용해야 만족을 느끼는

증상이다 알코올 중독도 점점 많은 양의 술을 마시게 되는 병인 것처

럼 스마트폰 중독도 점점 사용 시간이 전보다 늘어난다

3 금단 스마트폰을 보고 있지 않은 동안에도 내내 스마트폰 생각만 하

게 되는 증상이다 담배를 끊으면 금단 증상이 생긴다고들 하는데 마

찬가지로 스마트폰 중독이 되면 갑자기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못하게

되거나 사용 시간을 줄이게 될 때 초조하고 불안해져서 안절부절하게

된다

4 일탈 행동 평소에 하지 않던 행동들 예를 들면 잦은 거짓말 무단 결

석 수업 빠지기 흡연 등을 한다

중독되기 쉽다

이처럼 청소년들이 스마트폰 사용을 조절하지 못하는 것은 단

순히 의지 부족만이 원인이 아니다 청소년들이 스마트폰에 빠질

수밖에 없는 여러 가지 이유들이 있고 우리 아이만 스마트폰에

빠져 허우적대는 것이 아니므로 부모는 이를 이해하고 자녀를 애

정 어린 시선으로 관심 있게 지켜봐 주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고 매뉴얼은 충고한다

부모middot자녀가 lsquo지킬 수 있는 규칙rsquo 함께 만드는 게 중요

매뉴얼은 스마트폰은 혼자 사용하는 개인 매체이므로 자녀 스스

로 조절하고자 하는 의지를 보이지 않는다면 부모의 관리middot지도

가 어렵다고 지적한다 ldquo스마트폰을 하루 몇 시간 이상 사용하면

뺏는다rdquo는 방식의 강압적인 처벌이나 규제는 자녀가 커갈수록 오

히려 부작용을 낳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그래서 자녀가 스스로 스마트폰 사용을 조절할 수 있도록 lsquo친

밀한 의사소통rsquo부터 힘쓸 것을 권한다 처벌middot규제보다 먼저 자녀

와 lsquo친밀한 의사소통rsquo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지속적인 관심과 노

력이 필요하다고 매뉴얼은 강조한다 부모middot자녀 간의 친밀한 의

사소통이 가능할 때 함께 한계와 규칙을 정하고 자녀의 조절 동

기와 자율성을 향상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규칙이 부모의 마음에 안 들더라도 자녀가 지키기 쉽게 만들

고 점차 난이도를 높이는 것이 효과적이다 또한 자녀가 스스로

의 생각이나 행동에 확신을 가질 수 있도록 신뢰와 격려가 필요

하며 피드백을 해 주는 것도 중요하다 피드백 방안으로 부모와

자녀가 합의해 상벌을 정한다 매뉴얼은 이러한 과정에서 ldquo자녀

가 제기하는 의견에 대해 변명으로 받아들이지 말고 자신의 생

각(가치 흥미)을 찾아가는 과정으로 생각하고 존중하는 태도를

가질 것rdquo을 충고하고 있다 글middot박경아 기자

(서울시교육청 2013)스마트폰 과다 사용으로 인한 학년별 유병률

10

8

6

4

2

0초등학교 4학년 중학교 1학년 고등학교 1학년 평균

091

724

886

651

(단위 )

42-43-교육정보_스마트폰indd 43 2014-04-11 오전 15606

44 2014414 위클리 공감

공공기관 지방화시대

새 둥지 7개월hellip ldquo이젠 부산 공공기관rdquo영상물등급위원회 신입직원 90퍼센트 지역인재 선발 등 현지화에 힘써

부산 이전 7개월 영상물등급위원회(이하 영등위)가 지역사

회와 빠르게 밀착하면서 성공적인 lsquo부산시대rsquo를 열고 있다

다양한 체험행사로 지역민들과의 융화에 힘쓰는가 하면 신입직

원도 부산 지역민으로 90퍼센트를 채용하는 등 과감한 변화를

시도했다

그 결과로 지난 3월 7일 대통령 직속 지역발전위원회로부터

공공기관 지방이전 우수기관 표창을 받기도 했다 이전 지역인

부산의 최초 입주기관으로 지역균형발전을 위해 선도적인 역할

을 한 공로를 인정받아서다

처음부터 순탄했던 것은 아니다 태스크포스(TF) 팀부터 공공

기관 이전의 전 과정을 지켜봐 온 경영지원실 강성우 대리는 ldquo허

허벌판에 세워질 이 건물이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몰라 막막했

다rdquo고 토로했다 청사 내부 인테리어를 고려할 때도 lsquo영화의 도시rsquo

와 국내 유일의 등급분류 기관이라는 콘셉트를 잘 살릴 수 있는

것으로 선택하는 데 머리를 싸매야 했다

가장 큰 것은 임직원들의 고충이었다 서울 상암동에 기관이

있을 때 부산으로 이전하기 어려운 직원들은 퇴사하거나 이직했

다 정든 직원들과의 이별을 감수해야 했다 임직원 가족들의 불

지난해 9월 부산에 새롭게 둥지를 튼 영상물등급위원회는 부산과의 소통과 호흡을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영상물등급위원회

44-45-공공기관 지방화시대indd 44 2014-04-11 오전 15648

위클리 공감 2014414 45

편함도 있었다 강성우 대리는 ldquo아홉 살 딸아이도 전학 오기 전 서

울 친구들하고 떨어져야 한다고 많이 칭얼대 미안했다rdquo고 말했다

ldquo부산 직원들 덕에 맛집도 알고 잘 어울려요rdquo

이전 이후 새로 채용된 14명의 신입직원 중 12명이 부산지역 인재

다 함께하는 직원들은 만족스러워한다 영화부 박경미 과장은

ldquo부산 현지 직원들 덕에 맛집도 잘 알게 되고 잘 어울릴 수 있어서

너무 좋다rdquo고 말하며 활짝 웃었다 강성우 대리도 ldquo지역민 채용은

이러한 인적 교류를 잘 활용한 성과였던 것 같다rdquo고 만족해했다

영등위는 이외에도 해운대구 재송시장과 자매 결연을 맺었다 지

역 전통시장 이용 활성화와 서민경제 촉진에 기여하기 위해서다

따뜻한 나눔 행사를 적극적으로 추진한 것도 큰 변화다 지난

해 말 보육시설인 lsquo박애원rsquo의 어린이middot청소년과 영등위 임직원 간

사랑나눔 행사로 지역과 한층 더 가까워지는 계기를 마련하기도

했다 강 대리는 ldquo임직원과 보육원 친구가 11 매칭으로 친구관계

를 맺었는데 감회가 새로웠다rdquo고 말하며 ldquo직원들 사이에서도 앞

으로 소외계층을 위해 더 힘쓰자는 내부의 변화가 보이는 것 같

아 뿌듯하다rdquo고 덧붙였다

영등위는 청소년들이 미디어를 건전하게 접할 수 있도록 독려

하는 프로그램도 추진 중이다 이를 위해 3월 13일 부산시청자미

디어센터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청소년이 영상을 활용

한 정보를 얻는 데 도움이 되고자 하는 취지다 홍보팀의 변효진

사원은 ldquo부산지역 청소년들의 창의적 문화체험 활동과 영상미디

어 이용에 대한 올바른 정보를 제공하려 한다rdquo며 ldquo앞으로 등급분

류 체험교육 지원 등 실질적인 협력도 강화할 계획rdquo이라고 말했다

영등위 직원들은 완전한 부산 정착을 위해 lsquo현지화rsquo에 더 힘쓰

겠다고 입을 모았다 박경미 과장은 ldquo영화도시 부산의 상징은 우

리 영등위의 이미지를 제고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됐다rdquo며 ldquo영등위

는 부산과의 더욱 적극적인 협력으로 부산의 공공기관이 되겠

다rdquo고 덧붙였다 글middot박지현 기자

영상물등급위원회

박선이 영상물등급위원장

ldquo 부산이 창조경제 중심지 되도록 최선rdquo

영상물등급위원회 박선이 위

원장(사진)의 발걸음이 분주

하다 지역 이전 이후 성과와

행보에 대해서 들어봤다

가장 중점을 두었던 분야와

성과를 말씀해 주세요

ldquo우리 위원회는 부산과 호흡

을 같이하는 데 초점을 맞췄

습니다 신입직원 대부분을 부산 인재로 채용하며 지역인

재 활용에 주안점을 뒀습니다 지난해 10월에는 아시아 각

국 등급분류 기관과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한국의 선진등

급분류 시스템을 알리기 위해 국제영화등급분류포럼을 열

었습니다 반응이 상당히 좋았습니다 특히 우리나라 등급

제도가 어떤 영화도 상영할 수 있는 선진적인 제도로 평가

받는 좋은 기회였습니다rdquo

현재는 어떤 활동을 추진하고 계십니까

ldquo올바른 영상문화 정착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초middot중

학생을 대상으로 한 미디어교육 교사를 대상으로 한 교원

직무연수교육 프로그램을 추진해 청소년들의 건전한 영상

문화를 도모하기 위함입니다 또한 멀티플렉스가 영화관

내 등급 표시를 확대하고 관람객들이 정확한 등급 정보를

이용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업무협력을 확대해 나갈 예정

입니다 시민 등 각계각층의 분들을 초청하여 영상물을 즐

겁게 향유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들겠습니다rdquo

향후 계획과 비전에 대해 말씀해 주세요

ldquo아시아에서 영상중심도시 부산과 한국의 위상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되고 싶습니다 창조경제의 본거지인 런던은 음

악과 미술 등 문화예술 분야를 아이디어와 접목해 새로운

국가 성장동력 산업으로 키우는 큰 성과를 냈습니다 영

화middot영상 인프라가 잘 갖춰진 부산이 창조경제 주축이 될

수 있도록 힘을 모으겠습니다rdquo

44-45-공공기관 지방화시대indd 45 2014-04-11 오전 15651

46 2014414 위클리 공감

건강

야식증후군(Night Eating Syndrome)은 저녁 7시 이후의 식사

량이 하루 전체의 50퍼센트 이상을 차지하는 증상을 가리키는

데 불면증 등 수면 장애를 동반한다 밤마다 음식이 당겨서 고민

인 야식증후군을 극복하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규칙적인 식습관과 생활습관 야식 먹는 습관을 없애기 위해서는

아침 식사는 조금이라도 챙겨 먹고 공복감이 들지 않도록 저녁

식사도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좋다 늦어도 저녁 6시 전에 식사

하는 것이 좋다

폭식을 예방하고 다이어트에 도움을 주는 숙면 잠을 잘 때 분비되

는 멜라토닌이라는 호르몬이 식욕을 억제해 다음날 폭식을 예방

하고 다이어트에도 도움을 준다 숙면 상태에 들어가면 지방 분

해에 도움이 되는 호르몬도 활발하게 분비되기 때문에 숙면을

취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빈속에 잠이 안 온다면 우유middot두유middot토마토 빈속에 잠이 안 오는

경험을 누구나 한 번쯤은 했을 것이다 그럴 때는 우유나 두유를

따뜻하게 데워 마셔보자 우유 및 두유에 많이 함유된 칼슘은 신

경안정 효과가 있어 숙면에 도움이 된다 열량이 낮은 방울토마

토도 추천한다

일조량이 부족한 겨울을 지나 봄이 되면서 lsquo계절성 우울증rsquo에 대

한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이에 하이닥 정신건강의학과 공개상담

실을 참조해 lsquo계절성 우울증rsquo의 특징과 치료에 대해 살펴보자

2주 이상 지속되면 lsquo반드시rsquo 진료 lsquo계절성 우울증rsquo은 어느 정도 예측

이 가능하기 때문에 우울한 기분 의욕상실 과다수면 등이 2주

이상 지속된다면 lsquo봄을 탄다rsquo는 말로만 넘길 것이 아니라 진료 상

담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알맞은 치료가 무엇보다 중요 lsquo계절성 우울증rsquo은 조울증 증세도 보

이기 때문에 일반적인 항우울제로만 접근하게 되면 오히려 상태

가 악화되는 경우가 있어 진단에 따라 알맞은 항우울제 처방이

필요하다

황사와 미세먼지가 많은 봄철에 특히 흔한 알레르기성 결막염 예

방법에 대한 관심이 높다 봄이 되면서 눈이 가렵고 눈곱이 끼며

눈물이 자주 난다면 알레르기성 결막염을 의심할 수 있다

침구류 일광건조는 lsquo필수rsquo 주로 눈이나 눈꺼풀의 가려움증 결막의

충혈 눈부심 눈물 흘림 증상이 발생하는 알레르기성 결막염의

예방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집먼지진드기 애완동물의 털 등 알레

르기 유발 물질에 노출되는 것을 피해야 한다 집먼지진드기는

침구나 카펫 커튼 속에 서식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일주일에

한 번 정도 정기적으로 세탁하고 햇볕이 좋은 날에 틈틈이 일광

건조를 하는 것이 좋다

손은 자주 씻고 술은 자제하고 꽃가루가 날리거나 미세먼지 농도

가 높은 날 외출 시에는 모자와 마스크를 착용하고 이물질이 낄

가능성이 높은 콘택트렌즈보다 안경을 쓰는 것이 좋다 술은 염

증을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증상이 나타난다면 자제해야 한다

근막동통증후군은 목덜미 허리 어깨 종아리 팔꿈치 안쪽 갈

비뼈 등의 부위에 주로 나타나며 근골격의 통증을 특징으로 하

는 질환이다 흔히 lsquo담이 결린다rsquo고 표현하는 증상이 바로 근막동

통증후군이다 근막동통증후군은 오랫동안 책상에 앉아 있거나

혹시 봄을 타시나요

야식증후군

계절성 우울증

알레르기성 결막염

근막동통증후군

변덕스러운 봄 날씨 번갈아 오는 황사와 미세먼지로 인해 봄나들이가 예년 같지 않다 겨우내 움츠러들었던 신체활동이 아직

왕성해지기 어려운 요즘 같은 때 겨울부터 이어진 야식 습관 계절성 우울증 오랜 실내생활로 인해 몸과 마음에 이상이 있는

지 자가 점검을 해 보자 봄볕 자외선이 더해지며 눈과 피부 관리에도 신경 써야 함은 물론이다

46-47-건강_봄철indd 46 2014-04-11 오전 15811

위클리 공감 2014414 47

두릅(춘곤증 예방middot혈당 조절) 두릅은

예로부터 그 뿌리를 달여 마시면 당

뇨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민

간 약재로 사용됐으며 나물로 먹으

면 입맛을 돋워준다 특히 봄철 나른

하고 졸음이 밀려오는 춘곤증 개선에

효과가 있다 두릅에 함유된 사포닌 성분이 체력을

회복시키고 신경을 안정시켜 피로 해소에 도움을 준다

고구마 줄기(면역 조절middot항산화 효능)

식이섬유가 풍부해 건강식으로 각

광받고 있는 고구마 줄기에는 탄

수화물middot당류middot단백질 등의 에너

지원과 칼슘middot철 등의 여러 무기물

질이 함유돼 있다 또 면역조절 능력

및 항산화 효능이 높은 것으로 알려진 클

로로겐산(chlorogenic acid)이 다량 함유돼 있다

쑥(해열middot고혈압 개선) 쑥잎에서 나는

독특한 향기는 해열작용을 하는 치

네올(Cineol)이라는 성분 때문이다

또한 면역력 향상 소화기능 강화

여성질환 개선 효과 고혈압 개선 등

의 효과도 있다

달래(식욕부진middot춘곤증 극복 효과)

비타민과 무기질이 풍부하게 함유

돼 있어 겨우내 무겁고 찌뿌둥했

던 몸에 활력을 주고 식욕부진이

나 춘곤증을 이기는 데 좋다 면

역력을 증진시키며 동맥경화 예방

에도 도움이 된다

달래는 매콤하게 무쳐 먹거나 된장찌개에 넣어 끓이면 맛이

좋으며 간장에 넣어 달래 간장양념을 만들어 먹으면 향긋한

맛이 난다

봄이면 생각나는 lsquo건강 나물rsquo 4선

같은 자세로 장시간 컴퓨터를 사용하는 등 잘못된 자세를 취할

때 근육을 과도하게 사용했을 때 외상 후 스트레스 등으로 발

생한다 깊고 쑤시는 듯하며 타는 듯한 통증이 특징이다

근막동통증후군의 약물 치료는 소염 진통제나 근육 이완제를

사용한다 마사지나 초음파를 이용한 물리 치료 레이저나 적외

선 치료기 조사 등도 효과가 있다 이밖에 수동적으로 근육을 풀

어주는 이완 요법 미지근한 습포로 찜질해 주는 도포 요법 통증

부위를 냉각시키는 냉각 요법 등으로 치료한다

아무리 감추려 해도 눈가 입가에 있는 잔주름이나 손등과 목 주

름은 lsquo관리rsquo하지 않는 한 실제 나이를 감추기가 쉽지 않다 나이를

감추기 힘든 부위별 주름 관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눈가 주름 눈가 주름을 예방middot관리하기 위해서는 보습 관리가 필

수적이다 건조하고 푸석한 환경에서 주름이 잘 생기기 때문에

보습 관리는 모든 주름 예방middot관리에 있어 가장 기초적인 부분이

다 보습크림 아이크림 자외선차단제 페이셜 오일 등을 사용하

고 각질제거 수분공급 피부혈액순환 촉진 등의 효과를 내는 스

팀타월을 이용하는 것도 효과적이다

입술middot입가 주름 입은 말하고 먹고 마시고 하품하는 등 쉴 틈이 없

을 정도로 움직임이 잦은 데다 피부가 얇고 자연적인 보습막을

생성해 주는 피지샘middot땀샘이 없어 주름이 특히 잘 생기는 부위이

다 따라서 에센스 보습크림 아이크림 자외선차단제 등을 입술

과 입가에 수시로 발라주고 빨대 사용 등 입술을 오므리는 습관

은 자제하는 것이 좋다

손등 주름 손등도 피부라는 점을 인식하고 핸드크림 보습크림

자외선차단제를 꼼꼼하게 발라 관리해야 하며 설거지나 빨래를

할 때도 장갑을 꼭 이용해야 한다

목 주름 높은 베개를 베거나 스마트폰 책 모니터 등을 볼 때 고

개를 너무 숙이는 습관이 있다면 모두 교정하는 것이 좋다 또 꼼

꼼한 클렌징과 더불어 보습크림과 자외선차단제를 잘 바르도록

한다 글middot하이닥 copy(주)엠서클 정책브리핑 (wwwkoreakr)

부위별 주름 관리법

46-47-건강_봄철indd 47 2014-04-11 오전 15814

48 2014414 위클리 공감

오는 4월 20일 한국에서 열리는 2014 국제아이스하키연맹

(IIHF) 세계선수권 디비전1 그룹A(2부 리그) 대회가 다가

오고 있다 일주일간 고양어울림누리에서 열리는 이번 대회에는

개최국 한국(세계 랭킹 23위)을 포함해 슬로베니아(14위)와 오스

트리아(16위) 헝가리(19위) 우크라이나(21위) 일본(22위) 등이

참가한다 대회 1 2위는 2015년 최상위 16개 팀이 겨루는 세계아

이스하키선수권대회로 승격한다 꼴찌를 하면 3부 리그 격인 lsquo디

비전1 그룹Brsquo로 내려간다

 한국 아이스하키는 이번 대회에 사활을 걸었다 겨울 올림픽의

꽃은 아이스하키다 개최국이 아이스하키경기에 참가하지 못한

역사는 없다 겨울 올림픽 개최국 대부분이 출전권을 자력으로

따냈다 그러나 한국의 세계 랭킹은 23위 평창올림픽이 열리는

2018년까지 11계단을 올리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지난해

IIHF는 lsquo2018년 올림픽 출전국 자격rsquo에 대한 연차총회 의제를 꺼

냈다 lsquo한국이 경기력 발전을 이룬다면 출전권을 줄 수도 있다rsquo는

애매모호한 말을 넣어놨다 김정민 대한아이스하키협회 홍보팀

장은 ldquo만약 이번 대회에서 강등되면 경기력 발전을 이루지 못했

다는 판단으로 올림픽 출전권 논의조차 못할 수 있다rdquo고 걱정했

다 한국의 기적은 가능한지 대회 참가팀의 전력을 분석했다

전력 급상승hellip 기적을 노리는 한국 대표팀

객관적 전력에서 한국은 최약체로 꼽힌다 랭킹으로도 디비전1

그룹A에서 가장 낮다 그래도 홈에서 열린다는 이점이 있다 변

선욱 한국 대표팀 감독은 디비전1 그룹A 잔류를 자신했다 그는

지난달 기자회견에서 ldquo최근 3년간 한국 아이스하키는 놀랍도록

빠르게 발전했다 기대에 부응하는 경기를 하겠다rdquo고 했다 이어

ldquo일본과 우크라이나 헝가리를 잡고 3승을 하는 것이 목표rdquo라고

덧붙였다 근거 없는 자신감이 아니다 한국은 꾸준하게 성장했

다 변 감독이 이끈 대명 상무의 돌풍도 대표팀에 자신감을 불어

넣었다 군대 팀인 대명 상무는 지난해 창단 바로 2013~2014 아

지난해 4월 16일 헝가리 부다페스트 스포르트아레나에서 열린 lsquo2013국제아이스하키연맹 세계선수권대회rsquo 디비전1 A그룹 대회 2차전에서 강호 헝가리를 상대로 막판 역전극을 펼친 한국 대표팀 선수들이 경기를 마치고 환호하고 있다

대한아이스하키협회

2부 리그 격hellip 꼴찌해 lsquo디비전1 그룹Brsquo로 강등되면 2018년 출전 lsquo먹구름rsquo

최약체라고hellip 한국 ldquo평창을 기대해rdquo

스포츠 2014 아이스하키 lsquo디비전1rsquo 세계선수권대회

48-49-스포츠_아이스하키indd 48 2014-04-11 오전 15906

위클리 공감 2014414 49

시아리그 아이스하키 정규시즌에서 2위에 올랐다

아이스하키는 보통 22~25명이 한 팀을 이룬다 대명 상무는

17명의 선수로 기적을 써냈다 조직력으로 일군 성과였다 변 감

독은 ldquo26~30세로 이뤄진 팀이다 선수들이 즐기면서 하키에 눈

을 떴다rdquo며 ldquo달리는 체력과 외국인 선수가 없는 불리함을 조직력

으로 메웠다rdquo고 평가했다

 대표팀은 대명 상무의 조직력을 그대로 가져왔다 상무에서 주

축으로 뛰던 선수들이 대표팀에 이름을 올렸다 김연아의 남자친

구로 이름값이 올라간 김원중(30middot25득점 사진 맨 뒷줄 왼쪽에서

다섯번째)을 포함해 박우상(29middot35득점)과 조민호(27middot42도움) 등

이 핵심 자원이다 여기에 귀화한 브락 라던스키(31)와 브라이언

영(28) 마이클 스위프트(27)가 대표팀 전력을 대폭 끌어올릴 것

으로 보인다

소치올림픽서 lsquo8강 기적rsquo 썼던 슬로베니아

마티야스 코피타(49) 감독이 이끄는 슬로베니아는 지난 2월 끝난

소치겨울올림픽 아이스하키에서 8강에 올랐다 기적이었다 세

계 랭킹은 14위지만 단단한 조직력을 자랑하며 슬로바키아와 오

스트리아를 꺾었다 8강에서 스웨덴에 0-5로 졌지만 가능성을

보여준 대회였다 고양 대회에서도 올림픽 8강 멤버는 그대로 유

지된다 오솔길 SBS 해설위원은 ldquo올림픽이 끝난 지 얼마 되지 않

아 조직력은 최강이라 꼽힌다rdquo고 말했다

 또 다른 상대 헝가리는 한국에 칼을 갈고 있다 지난해 헝가리

에서 열린 디비전1 그룹A에서 한국에 4-5로 역전패했기 때문이

다 헝가리는 3-1로 이기고 있다가 한국의 집중력에 무너졌다 이

패배로 헝가리는 상위리그 승격 기회를 놓쳤고 자국 팬들의 거센

항의를 받았다 이스트반 소프론(크리펠트)이 경계 대상 1호다

소프론은 독일 1부 리그(DEL)에서 8골 13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우크라이나는 현실적으로 한국이 이겨야 할 상대로 꼽힌다

그러나 뚜껑을 열어보니 만만치 않다 우크라이나는 한때 주축

선수들의 은퇴로 전력이 크게 떨어졌다 특히 NHL에서 뛰고 있

던 선수들이 대표팀 합류를 거부하며 국제무대에서 성적이 신통

치 않았다 그러나 이번 대회를 앞두고 루슬란 페도텐코(돈바스

도네츠크)와 알렉세이 포니카롭스키(SKA 상트페테르부르크) 등

NHL에서 정상에 오르기도 한 베테랑들이 합류했다 축구로 따

지면 한국의 박지성-이영표가 대표팀에 복귀한 모양새다

 한국은 지난 33년 동안 일본과의 A매치에서 단 한 번도 승리

하지 못했다 1무 18패로 무승부도 딱 한 차례 거둔 것이 전부다

한국이 쉽게 볼 수 있는 상대가 아니다 아시아 하키리그에서 우

승을 차지한 일본제지 크레인스와 오지 이글스 선수들이 주축이

다 또 독일 출신 마크 마혼 감독이 팀을 이끌며 안정감을 더하고

있다 오 해설위원은 ldquo일본은 A매치에서 한국에 한 번도 패하지

않았다는 자부심이 있다 이 자부심을 흔들 만한 경기력을 보여

주는 게 중요하다rdquo고 말했다 글middot김민규(일간스포츠 기자)

아이스하키는

한 팀에 6명hellip 20분씩 3피어리드로 경기진행

아이스하키는 길이 61미터 너비 30미터의 링크에서 펼

쳐진다 퍽(Puck)이라고 불리는 고무 원반을 하키 스틱을 이

용해 골문에 넣는 횟수를 가려 승부를 가린다 한 팀은 축구에서

골키퍼 역할을 하는 골리(Goalie)가 1명 배치되고 양쪽 날개 1명씩과

센터 1명 수비수 2명 등 모두 6명으로 구성된다 체력 소모가 심해 한 팀

이 22명으로 꾸려지고 수시로 교체가 가능하다 경기는 20분씩 3피리어

드로 진행되며 피리어드 사이에는 15분간 휴식을 취한다

 

아이스하키 세계선수권은

전년도 성적에 따라 6개 리그로 나뉘어 경기

전년도 성적에 따라 총 6개의 리그로 나뉘어 있다 1부 리그 격인 lsquo국제아

이스하키연맹(IIHF) 아이스하키 세계선수권rsquo에는 총 16개 나라가 참가한

다 8개 팀이 그룹A와 그룹B로 나뉘어 풀 리그를 치른다 각 그룹의 1~4

위는 8강 토너먼트에 진출하고 8위 2개 팀은 디비전1 그룹A로 강등된다

올해 세계선수권은 오는 5월 벨라루스에서 열린다 디비전1 그룹A B와

디비전2 그룹 A B 그리고 디비전3의 운영방식은 비슷하다 각 디비전

그룹에는 6개 팀이 참가해 풀 리그를 치른다 한국이 참가하고 있는 디

비전1 그룹A는 2부 리그로 생각하면 된다 6개 팀이 풀 리그 방식으로 경

기를 치르고 1 2위가 세계선수권으로 승격한다

48-49-스포츠_아이스하키indd 49 2014-04-11 오전 15908

50 2014414 위클리 공감

ldquo하늘이 나를 버렸을 때 나는 불을 만들었다 둥지가 되

기 위한 불 겨울의 어둠 속으로 들어가기 위한 불 보

다 더 나은 삶을 위한 불을 낮이 나에게 베풀어 준 모든 것을

나는 그 불에게 바쳤다 울창한 숲과 작은 숲 보리밭과 포도밭

을 보금자리와 새들 집과 열쇠를 벌레와 꽃들 모피들 그리고

모든 축제를(생략)rdquo

프랑스 초현실주의 대표적 시인인 폴 엘뤼아르의 시 lsquo이곳에 살

기 위하여rsquo다 이 시를 주제로 한국과 프랑스 작가가 한자리에 모

였다 환경 문제로 앓고 있는 지구를 치유하자는 메시지로 남서

울대학교와 한불협회 나로미포럼이 함께 주최한 국제교류 전시

다 프랑스 원로 작가인 장 마리 자키와 국내 유명 기업인이자 화

가인 강석진 그리고 국내 원로 도예가인 조상권이 참여했다

세 작가의 작품은 각자 개성이 두드러진다 미술평론가 서승

석은 원로 화가 장 마리 자키의 작품을 ldquo자키의 파랑은 뜨겁다

자키의 하양은 아이스크림처럼 맛있다 자키의 까망은 심연처럼

깊다 그의 붓놀림은 신들린 무희의 춤사위만큼이나 현란하고 경

건하다rdquo고 표현했다 꽃과 나무 바다 자연풍경 등을 즐겨 그리

는 자키는 독특한 미적 감각으로 자연의 맑은 색채를 표현했다

3인 3색hellip 자연을 말하다장 마리 자키middot강석진middot조상권 lt이곳에 살기 위하여gt 주제로 한국middot프랑스 국제교류전

전시

50-51-전시_한불교류전indd 50 2014-04-11 오전 15946

위클리 공감 2014414 51

정서적으로 깊은 영향을 받은 그의 고향 코르시카 섬에서 받은

영감을 아름답게 재현해 냈다

기업인이자 화가인 강석진은 고향 경북 상주의 산골 풍경으로

정겨움을 더한다 한국인의 향토적 정서로 아스라한 추억을 상기

시킨다 또 프랑스 네덜란드 티베트 등을 여행하면서 포착한 시

와 같은 섬세한 풍광을 화폭에 옮기는 데 성공했다

도예작가인 조상권은 lsquo흙과 불의 연금술사rsquo로 불린다 1967년

lsquo동백림 사건rsquo에 휘말려 30여 년간 해외를 떠돌다 1997년 귀국했

다 분단된 조국의 역사적 아픔과 민족의 한 통일에 대한 염원을

작품으로 승화시켰다 자유롭고 감수성이 풍부한 작품들을 통

해 우리 고유 전통예술의 미를 깊이 있게 다루고 현대적으로 창

조하며 독창적인 도자예술을 보여준다

세 작가의 독특한 개성은 한자리에서 호흡하며 완벽한 조화

를 이룬다 맑고 서정적인 세계를 들여다보고 있다 보면 태고의

자연이 빚어내는 감동을 느낄 수 있다 글middot박지현 기자

일정 4월 27일까지

장소 남서울대학교 아트센터 갤러리 이앙

문의 02-3672-0201 galleryiangcom

1 장 마리 자키는 독특한 감각으로 자연풍경을 재구현했다 lt경이로운 장소gt LIEU MAGIQUE

2 흙과 불의 연금술사로 불리는 조상권은 우리 고유의 전통미를 담으며 독창적인 도자예술을 보여준다 lt휴(休)gt REPOS

3 강석진은 한국인의 향토적 정서를 담은 산골 풍경을 그려 아스라한 추억을 상기시킨다 lt산 넘어 마을로 가는 길gt The road to a mountain village

4 장 마리 자키 lt여인의 꿈gt REVE DE FEMME

5 조상권 lt침향로gt TCHIMHYANGLO

6 강석진 lt미륵산에서 본 오월의 야솟골마을 전경gt View of Yasotgol village in May

➋ ➌

➍ ➎ 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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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 2014414 위클리 공감

소박한 백제의 미소에 반하고곱게 늙은 절집에 웃음이 났죠

충남 서산 아라메길 1구간

걷기 여행

52-55-걷기여행indd 52 2014-04-11 오전 20059

위클리 공감 2014414 53

아라메는 바다의 고유어 lsquo아라rsquo와 산을 뜻하는 lsquo메rsquo의 합성어다 아

라메길은 총 88킬로미터로 지선까지 합하면 모두 7개 구간이다

그 중 1구간은 유기방가옥 고풍저수지 마애여래삼존불상 보원사

지 개심사 해미읍성으로 이어진다 길이 18킬로미터의 산길을 따

라 걷고 있노라면 산자락에 살포시 앉은 다양한 문화재를 볼 수 있

다 소박한 백제의 미소에 반하고 곱게 늙은 절집에 가슴 무너지는

벅찬 감동을 만난다

꽃의 북상 속도는 하루 20킬로미터라고 한다 매일 50리 길

을 느릿느릿 걸어 올라와야 하는데 요즘은 따스한 날씨

덕에 봄꽃들이 엄청 잰걸음으로 와서 동시다발로 핀다 덩달아

봄꽃 쫓는 나그네 발걸음도 빨라졌다 3월 마지막 일요일 서산

아라메길 1구간은 온통 꽃잔치다

1구간의 시작은 유기방가옥이다 서산시 운산면 여미리 유기

방가옥은 내 고향 당진시와 가깝게 자리한다 그래서 오랜만에

고향 동무와 함께 걸었다 동무는 그 사이에 두 아이의 엄마가 돼

있었다 동무가 생기니 길에 대한 관심도 조금 달라진다 세월은

봄꽃 이름보다 봄나물 이름을 더 많이 알게 했다 잠시 걷기를 멈

추고 동무와 한적한 들판에 앉아서 밥상에 올릴 나물 한바구니

캐고 싶은 날들이다

수선화와 독특한 토담이 유명한 유기방가옥

유기방가옥은 고택을 감싸고 있는 토담이 독특하다 컵을 엎어

놓은 lsquocaprsquo 모양인데 집 뒤 비스듬한 야산을 그대로 활용해서 담을

쌓았다 산을 깎아 축단을 세우지 않았기에 뒤란이 평평하지 않

고 약 25도 정도 경사가 있다 마치 집이 산의 일부인 것처럼 자연

스럽게 지어졌다 이 가옥은 독특한 집 모양뿐만 아니라 수선화

로도 유명하다 토담 뒤 야산이 수선화 정원이다

가옥 관리인인 유기방 씨가 10년 전부터 가꾼 정원이다 해마

다 집 주변에 무리지어 핀 수선화 구근을 떼어내 옮겨 심으면서

꽃밭을 넓혔다 곱게 가꾼 수선화를 한눈에 보려면 토담 뒤 소나

무 아래가 포인트다

토담을 내려와 오른쪽으로 난 길로 향한다 옛날에 이 마을 사

람이 제주도에서 가져와 심었다는 비자나무가 한 그루 서 있다

무려 330년을 살았다고 한다 둘레가 246센티미터 높이가 20미

터다 비자나무는 남부지역이나 제주도의 해발고도가 낮은 지대

에서 자란다 어떻게 이곳에서 자랄 수 있었을까 의문이 든다 딱

딱한 잎을 살펴보며 세월의 깊이를 가늠할 뿐이다

선정묘를 지나 lsquo서산 여미리 석불입상rsquo 앞에 선다 고려시대에

만들어진 석불로 추정한다 이른 아침 누군가가 벌써 다녀갔는지

석불 앞에 생쌀이 수북하게 쌓여 있다 복을 빌기 위해 놓은 제

물이 참새에게는 오늘 한 끼 밥일 것이다 우리는 새들이 날아올

수 있게 길을 재촉한다 길은 석불 뒤 몇 그루의 소나무와 대나무

사이로 이어진다 대나무를 벗어나자 멋진 토담이 보인다 유상

묵가옥으로 이어지는 길은 보랏빛 제비꽃이 군락을 이뤘다 가

옥을 둘러보고 마을 도로를 따라 걷는다

아주머니 한 분이 밭두렁에 앉아 민들레 나물을 뜯어 박바가

지에 담는다 아주머니가 밟고 있는 밭두렁은 들꽃밭이다 냉이

는 흰 꽃을 피우고 광대나물은 진홍색 꽃을 피운다 봄까치풀은

파란 꽃을 피웠다 봄까치풀은 반가운 소식을 전해 주는 까치처

럼 들녘에 봄이 왔음을 가장 먼저 알려주는 까치 같은 존재라고

붙여진 이름이다 광대나물 꽃말은 lsquo그리운 봄rsquo이다 꽃 이름조차

1 서산 여미리 석불입상이 정겹게 반긴다

2 고풍저수지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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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을 알리는 전령들이다

여미리 버스정류장을 지나서 전라산 방향으로 걷는다 아라메

길 1구간은 방향표시 안내판이 잘돼 있다 안내판과 리본만 따라

가도 종착점 해미읍성에 다다를 수 있다 전라산 방향으로 따라

가는데 도로 아래에 손바닥 크기의 머위가 군락을 이룬다

ldquo머위는 새싹이 돋아나고 바로 잎이 쫙 펴지는 시기에 먹는 게

보약이래 이때가 가장 쓴맛을 내지만 입에 쓴 게 몸에 좋다는

말도 있잖아rdquo

ldquo그려 손바닥 만할 때에 쌈 싸 먹으면 쌉싸래한 게 맛있지rdquo

마애삼존불 백만불짜리 미소는 아침 30분만 허락

역천으로 향한다 작은 다리를 건너자 천길이다 천길 밑 개천 옆

으로 산책로가 조성돼 있는데 운산교까지 800미터다 운산교부

터 역천제방이 시작된다 용현계곡 입구까지 가게는 없다 운산면

에 있는 슈퍼마켓에 들러서 물과 간단한 간식을 준비한다

유기방가옥에서 운산교까지 약 29킬로미터이고 운산교에서

미평교까지 18킬로미터이다 제방은 일부 구간만 콘크리트가 깔

려 있고 딱딱한 흙길이다 미평교에서 쉰질바위 방향으로 걷는

다 역천으로 들어가지 못하게 굵은 철봉을 세워놓았다 그 옆으

로 한 사람만 다닐 수 있는 길이 50미터쯤 나 있다

이 길을 벗어나면 역천과 논 사잇길이다 길은 다시 고풍터널

을 지나게 한다 고풍터널을 지나면 바로 고풍터널 버스 정류장

이다 버스 정류장은 사거리인데 터널에서 직진하는 길이 지방도

618호 봉운로다 우리는 오른쪽 군장동1로를 따라 걷는다 군장

동1로는 고풍저수지 뒷길인데 몇 개의 펜션이 눈에 띈다 11킬로

미터 정도 걸으면 고풍저수지와 봉운로를 만난다

고풍저수지를 따라 걷는 500미터 길은 인도가 협소하기 때문

에 차를 조심하며 걷는다 lsquo아라메 솔바람길 종합 안내도rsquo를 살펴

보고 마애삼존불상으로 향한다 용현계곡 입구인 이곳에는 넓

은 주차장이 있고 식당도 있다

백제 마애불은 충청남도 지역에만 남아 있는데 서산과 태안의

마애삼존불 예산 사면석불이다 서산 마애여래삼존불상은 국보

제84호로 10미터가 넘는 거대한 암벽에 조각돼 있다 가운데 석

가여래를 기준으로 오른쪽 관음보살은 입상 왼쪽 미륵보살은 반

가사유상이다 미륵보살은 오른쪽 다리를 왼쪽 무릎 위에 올려

놓고 오른팔을 굽혀 오른쪽 뺨에 손가락을 살짝 댄 채 사색에 잠

겨 있는 자세다 삼존불은 햇빛이 비치는 방향에 따라서 온화한

미소를 띠거나 때로는 개구쟁이 같은 얼굴을 한다 백제의 미소

로 알려진 백만불짜리 미소는 오전 9시 30분에서 10시 사이에

볼 수 있다

서산 마애삼존불상에서 13킬로미터 계곡을 따라 걸으면 보원

사지이다 보원사는 통일신라시대 화엄 10찰 중 하나로 알려졌다

1천명분의 쌀을 씻었다는 석조가 있는 것을 보아 1천여 명의 승려

가 머무는 무척 큰 절이었던 것으로 짐작된다

석탑 뒤에 개심사로 이어지는 숲길을 오른다 보원사지 뒤편 숲

길 초입부터 개심사 산신각까지 쉬엄쉬엄 가더라도 약 1시간 20분

➊ ❷ 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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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걸린다 이 길은 오르막이 많아서 힘들다 좀 수월하게 걷고 싶

으면 개심사에서 보원사지로 걸어오는 게 좋다

성왕산 자락 개심사 주차장엔 봄나물 난전

개심사는 성왕산 자락에 자리한다 성왕산은 코끼리를 닮았는데

이 코끼리의 갈증을 해소하기 위해 연못을 만들었다고 한다 연못

중앙에는 외나무 다리가 놓여 있다

외나무 다리를 지나 계단을 오르면 해탈문이다 개심사는 흰겹

벚꽃이 유명하다 작은 절집에 겹벚꽃이 피면 얼마나 웅장한지 입

이 다물어지지 않을 정도다 꽃은 4월 말에 피기 시작해서 5월 5일

경에 만개한단다

우리는 개심사를 등지고 소나무숲을 벗어난다 개심사 주차장

에는 봄나물이 난전을 펼쳤다 취나물 버섯 고들빼기 냉이 달

래 머위 민들레 등 각종 나물이 말간 향내를 풍긴다

주차장을 끝까지 내려오니 오학리쉼터 해미읍성으로 가는 표

지판이 나온다 해미읍성까지 52킬로미터다 이 표지판 밑에는

아라메길 이용자 안전수칙이 나와 있다 lsquo2~3명이 동행하여 걷

기rsquo가 눈에 띈다 지금까지 온 길과 다르게 그만큼 호젓하다는 것

이다

다시 출발 시간을 확인한다 오후 3시 50분이다 해미읍성에

도착했을 때의 시간은 6시 25분이었다 난이도가 높은 길이다 초

보자는 부분 걷기를 많이 걸어본 분에게는 완주를 추천한다

글과 사진middot김연미(여행 칼럼니스트)

1 유상묵가옥 토담 뒤에 활짝 핀 수선화

2 햇볕에 따듯한 빛이 감도는 마애삼존불상

3 왕벚꽃이 만발한 충남 서산 개심사를 찾은 많은 행락객들이 꽃을 감상하고 있다

연합

남부터미널과 동서울종합터미널에서 운행 약 3시간쯤 소요된다

서산공용버스터미널 홈페이지(wwwseosanbuscokr)에 시내버스

노선과 시간표가 안내돼 있다

시내버스(서령버스middot문의 041-669-0555)에서 운산행 이용

첫차 오전 6시 45분(공휴일은 7시 5분) 막차 밤 9시 배차 간격은

40분에서 1시간 간격이다 운산면에서 여미리까지 가는 버스가

없으므로 운산면에서 택시를 이용한다 콜택시는 비싸니 인근

슈퍼마켓에서 택시 전화번호를 물어보면 된다

여행수첩

아라메길 정보

홈페이지 wwwaramegilkr

문의 충남 서산시 문화관광과 041-660-3166

유기방가옥 유기방가옥은 숙식이 가능하며 숙식객에게는 무료로 자

전거를 빌려준다 자가용을 이용할 경우 선정묘 주차장에 세우고 이동

하는 것이 좋다 해미읍성에서 선정묘까지 택시 요금은 약 2만원 해미

읍성 인근 슈퍼마켓에서 택시 전화번호를 물어보는 게 가장 빠르다

주소 충남 서산시 운산면 이문안길 70-10(운산면 여미리 203-1)

문의 041-663-4326

서산마애삼존불상 찾아가는 길 서산공용버스터미널에서 하루 5회 운

행한다 첫차 오전 9시 15분 막차 오후 6시 55분 운산면을 거쳐서 마

애삼존불상이 있는 곳까지 운행한다

유기방가옥

여미리석불입상

유상묵가옥 역천제방

쉰질바위

고풍저수지

용현계곡입구

마애여래삼존불상

보원사지

개심사

정자(조망대)

해미읍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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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조개는 일종의 얼굴 근육 기형이다 부모로부터 대물림되는 까

닭에 의학적으로는 lsquo선천적 기형rsquo으로 분류된다 흥미로운 사실

은 많은 사람들이 부러워하는 기형이라는 점이다 동middot서양 또는 예나

지금을 가리지 않고 보조개는 귀엽고 사랑스러운 이미지로 통한다

보조개를 바라보는 동middot서양의 시각이 비슷한 것처럼 인간의 주요 표

정에 대한 해석은 거의 만국 공통이다 한 남미 사람이 화난 표정을 지

었다고 가정하자 아프리카인이나 유럽인 동양인 가리지 않고 그가 화

났다는 걸 알아차린다 슬프거나 행복한 표정도 마찬가지다

표정을 만들어내는 건 얼굴 근육이다 얼굴에는 20여 개의 근육이

있다 인간의 전체 근육 숫자는 기준을 정하기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640~850개 정도로 파악된다 한데 이 중 단 20개에 불과한 얼굴 근

육은 인간 근육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뼈대 근육과는 형태적으로나 기

능적으로 상당한 차이가 있다

무엇보다 눈에 띄는 차이는 얼굴 근육의 상당수가 뼈에 붙어 있지 않

고 피부 속에 묻혀 있다는 점이다 뼈대 근육은 말 그대로 대부분 근육

의 양쪽 끝이 뼈에 닿아 있거나 붙어 있다 뼈대 근육은 힘을 쓰고 움직

임을 일으키는 게 본연의 lsquo임무rsquo다

인간만큼 다양한 표정을 만들어낼 수 있는 동물은 없다 다시 말해

인간보다 얼굴 근육이 잘 발달한 생명체를 찾기는 어렵다 한데 주요

표정은 만국 공통의 lsquo보디 랭귀지rsquo이지만 얼굴 근육 하나하나의 모양

이나 위치는 사람마다 제각각이다 반면 얼굴 근육은 인간 특유의 속

성이 오랜 진화를 거쳐 반영된 일종의 lsquo화장발rsquo 근육의 성격이 짙다

인종별로도 얼굴 근육의 형태 등에 대략적인 차이가 존재한다 동양

인이 서양인보다 보통 무표정한 편이라는 주장에 동조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도 인종 간 얼굴 근육의 상이성을 암시한다 국내 한 의과대학

의 연구에 따르면 입꼬리 주변 근육의 위치와 이들이 움직이는 방향

이 동middot서양 사람들 간에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

lsquo스마일rsquo 도안의 핵심적 특징은 양쪽 입꼬리가 치켜 올라간 것이다

반대로 입꼬리가 내려가면 샐쭉하다거나 언짢은 느낌을 불러일으킨다

입꼬리를 올리고 내리는 얼굴 근육이 어떤 식으로 발달해 있느냐가 표

정 혹은 인상을 좌우할 수 있다는 뜻이다

얼굴 근육은 표정뿐만 아니라 얼굴의 미추(美醜)를 가르는 데도 큰

역할을 한다 얼굴 근육의 배치 크기 대칭성 등이 의학적인 차원에서

잘생기고 못생기고를 결정하는 데 많은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영어로

사소한 차이를 가리켜 lsquo스킨 딥(skin-deep)rsquo 즉 가죽 한 꺼풀 차이라

고 얘기하지만 이 차이가 실생활에서는 엄청나게 다르게 인식될 수 있

는데 얼굴 근육이 바로 대표적인 예이다

하지만 표정이나 얼굴의 미추(美醜)가 최소한 해부학적으로 따져 보

면 lsquo사소한 것rsquo임은 분명하다 성형수술이 널리 유행한다는 점이 이를

방증한다 얼굴의 미추를 결정하는 얼굴 근육은 우리 몸의 여느 뼈대

근육에 비해 조작하기가 상대적으로 손쉽고 위험성도 적다 특히 뼈와

연결돼 있지 않고 피부 아래 묻혀 있는 얼굴 근육들은 손을 봐도 기능

등에 큰 영향을 주지 않는다 얼굴 성형은 쉽게 할 수 있지만 몸 성형

은 엄두 내기가 어렵다는 점이 얼굴 근육과 뼈대 근육의 결정적인 차이

를 보여준다

표정이나 미추를 중시하는 인간의 속성이야 당장 어쩔 수 없을 것이

다 하지만 얼굴 근육에 과도하게 신경을 쓸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얼굴

근육이 만들어내는 갖은 조화는 문자 그대로 lsquo스킨 딥rsquo에 불과한 것들

이니까 글middot김창엽(자유기고가)

(도움말 가톨릭의대 해부학교실 이우영 교수)

보조개는 아름다운 lsquo기형rsquo이다

생활과학 이야기 13

연합

의학적으로는 lsquo선천적 기형rsquo으로 분류되는 보조개 얼굴 근육 때문에 생기는 보조개는 귀엽고 사랑스러운 이미지로 많은 사람들이 부러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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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년보다 빨리 꽃을 피운 왕벚나무들이 함박눈처럼 꽃잎을 날리던

날 저는 서울에서 그다지 멀지 않은 어느 강변의 습지를 찾아갔

습니다 아직 찬 기운이 가시지 않은 날씨지만 남쪽에서 불어오는 봄바

람은 솜뭉치처럼 부서진 부들의 씨앗들을 마른 갈대 사이로 어지러이

날리고 있더군요 이곳 물가에는 갯버들 꽃이 한창입니다 먹이가 부족

한 이른 봄 고맙게도 무료 급식소가 문을 연 덕분에 등에류와 벌들도

덩달아 바빠졌습니다 조만간 키버들과 선버들마저 꿀을 담뿍 머금은

향기로운 꽃을 피워내면 이곳은 온통 난리가 날 것입니다

물가에 열을 지어 선 각종 버드나무들의 연둣빛 자태를 감탄하며 바

라보고 있자니 만일 우리나라에서 lsquo생명의 나무rsquo를 꼽으라면 응당 버드

나무가 그 주인공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버드나무(류)는

그야말로 이 세상에 lsquo아낌없이 주는 나무rsquo이니까요

강변에 늘어선 버드나무들은 토양의 침식을 막아줄 뿐더러 수질 정

화에도 도움을 줍니다 풍성하게 피는 향기로운 꽃들은 굶주린 곤충들

이 춘궁기를 이겨내도록 밤낮없이 넉넉하게 꿀을 내놓습니다 또한 이

처럼 곤충이 많이 모이다 보니 이곳은 보금자리와 먹이가 필요한 작은

새들이 모여드는 곳이기도 합니다 이런 이유로 봄철의 버드나무 숲은

그야말로 생명의 발원지 같다는 생각마저 들게 합니다 이 아름다운 곳

에서 저는 문득 머나먼 두만강변의 버드나무 숲을 떠올려 보았습니다

18세기 정조 재위 시절 홍양호(洪良浩)라는 지혜롭고 유능한 관리가

있었답니다 그는 1777년 세도정치의 희생양이 되어 잠시 두만강변을

관할하는 경흥부사로 좌천된 적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는 한직에서

적당히 시간을 때우며 소일하는 대신에 장정 7500명을 동원하여 1인

당 5주의 버드나무를 두만강변에 심는 큰 공사를 벌였다고 전해집니

다 옛날에는 변방의 생활이라는 것이 지금과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힘들었을 것입니다 먹고 살기도 어려운 판에 별로 중요해 보이지 않는

일로 강제 노역까지 하게 되었으니 백성들의 원성이 그야말로 하늘을

찔렀겠지요 이를 보고 걱정한 친구가 홍양호를 간곡히 만류합니다

ldquo여보게 자네는 여기 잠시 있다가 한양으로 다시 돌아갈 사람이 아닌

가 왜 공연한 일을 벌여서 긁어 부스럼을 만드는가rdquo

현실적이고 애정 어린 친구의 충고에 대한 홍양호의 답변이 그의 저서

lt이계집(耳溪集)gt에 기록되어 있습니다 대략적인 요지는 이렇습니다

ldquo이제 내가 버드나무(류)를 심는 것에는 다섯 가지 이로움이 있어요

첫째는 우리 강역을 (오랑캐로부터) 은폐하기 위한 것이요

둘째는 말을 타고 돌격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요

셋째는 강둑이 물살에 파 먹히는 것을 대비하기 위한 것이요

넷째는 땔감용 나무를 대기 위한 것이요

다섯째는 바람을 막기 위한 것이지요

이 공사는 이처럼 백성들을 이롭게 하는 일이라오 내가 비록 여기

오래 머물지 않을지 몰라도 몇 년 지나지 않아 백성들이 그 이익을 누

리게 될 것이고 그 이로움이 백년 천년을 갈 수도 있을 텐데 내가 어찌

눈앞의 인기에 영합하여 이 일을 미루겠소rdquo

그 탁견에 감탄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자연 생태에 대한 정교한

지식 체계가 없던 그 옛날에도 슬기로운 우리 선조들은 강변을 지키는

버드나무숲의 중요성을 간과하지 않았던 것이죠 이런저런 허황한 명

분에 휩쓸려 오랜 세월 우리 곁을 지켜주었던 강변의 버드나무들이 하

루 아침에 베어져 나가고 삭막한 콘크리트 제방이 그 자리에 들어서고

있는 답답한 작금의 현실을 목도하자니 자연환경 보존과 실용성을 두

루 배려했던 옛 선조들의 지혜가 더욱 절실해지는 요즈음입니다

하천변에는 마땅히 버드나무숲이 있어야 합니다 그러면 이 고마운

나무들은 매년 봄마다 크고 작은 물줄기를 따라 세상을 황금빛으로

수놓을 것이며 전국 방방곡곡에는 생명의 교향곡이 우렁차게 울려 퍼

질 것입니다 글과 사진middot김태영(자연생태연구가middotlt한국의 나무gt 공저자)

아낌없이 주는 lsquo생명의 발원지rsquo

한국의 꽃과 나무 버드나무

lsquo생명의 나무rsquo 버드나무 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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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연사 힘주어~ 불조심

ldquo자나 깨나 불조심rdquo

lsquo불조심rsquo을 강조하는 대표적인 슬로건이다 식목일에 나무를

심는 것도 중요하지만 식목일을 전후로 해서 연중 산불이 가장 많이

발생한다고 하니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실제로 식목일에는 연평균

18건 평일의 6배에 이르는 산불이 집중적으로 발생한다는 통계치가

있다 최근에는 기후 변화로 산불이 갈수록 늘어나는 추세라고 하니

보다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기온이 높고 건조하며 바람이 강할수록

산불이 쉽게 번지는데 고온건조한 날씨 탓에 최근 식목일 즈음의 산불

발생 횟수도 1990년대에 비해 52퍼센트나 급증했다고 한다 그런 이유

에서일까 정부도 지난 1970년대부터 다양한 불조심 캠페인을 전개해

왔다

내무부(현 안전행정부)가 후원하고 한국화재보험협회가 주최한 lsquo불

조심 웅변대회rsquo 고지 광고(동아일보 1977년 10월 7일)를 보자 헤드라인

은 ldquo제1회 전국 남middot여학생(초middot중middot고) 불조심 웅변대회rdquo다 웅변대회를

개최하는 이유로 lsquo범국민적으로 방화(防火) 의식을 고취하기 위하여rsquo

라는 문구를 앞세우며 대회의 상세한 요강을 밝혔다 그 웅변대회에서

가장 강조한 것은 ldquo방화 예방 의식을 고취시키고 불조심의 생활화를

촉구하여 화재 없는 복지국가 건설에 이바지할 수 있는 내용rdquo이었다

웅변 시간은 초등부가 5분 중middot고등부가 6분이었다 웅변대회에 앞

서 lsquo원고 합격자 발표rsquo를 먼저 한 것으로 보아 예선에서 먼저 제출된 원

고를 검토해 심사를 거친 다음 그 기준을 통과한 학생들에게 본선에

나갈 기회를 주었음을 알 수 있다 본선에 진출한 학생들은 전국 방방

곡곡의 교정에서 두 주먹을 불끈 쥐고 ldquo~하자고 이 연사 소리 높여 외

칩니다 여러분rdquo 하며 목청을 돋웠을 것이다

1970년대는 lsquo웅변대회의 시절rsquo이라 할 정도로 다양한 주제의 웅변대

회가 전국적으로 열렸다 반공 웅변대회가 대표적이었지만 불조심 웅

변대회도 단골 주제였다 그 시절의 웅변대회가 학생들에게 획일적 사

고를 주입시키기 위한 관제 기획 행사라는 비판의 목소리도 있었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다 웅변대회는 학생들에게 자신감을 높여주는 동시

에 주어진 시간 안에 자신의 주장을 효율적으로 전달하는 능력을 길러

정책광고로 보는 어제와 오늘

1977년 10월 7일 동아일보에 실린 lsquo불조심 웅변대회rsquo 고지 광고 내무부(현 안전행정부)가 후원하고 한국화재보험협회가 주최하는 전국 웅변대회 참가를 위한 상세한 안내 정보가 적혀 있다

주는 생생한 프레젠테이션 교육의 현장이다 지금은 웅변대회가 많이

사라졌지만 아직도 지역의 소방서 단위로 관내 학생들을 대상으로 해

불조심 웅변대회를 개최하는 곳도 많다

나무 심기도 중요하지만 심은 나무를 화재로부터 보호하는 일은 더

더욱 중요하다 소방방재청 역시 한식날을 전후로 119소방헬기를 투입

해 산불 예방 홍보활동을 펼치고 있지만 어디까지나 한계가 있을 터

그 무렵에는 불을 피우지 말고 찬밥을 먹어야 한다는 뜻에서 한식(寒

食) 또는 냉절(冷節)이라고 날짜까지 못박았던 조상들의 지혜가 오히

려 돋보인다 기후 변화로 최근 30년 동안 봄철 기온은 평균 섭씨 06

도 올랐지만 습도는 오히려 6퍼센트 낮아져 산불이 일어날 가능성이

더 높아진 상황에서 담뱃불 같은 불씨 관리에 각별히 주의해야겠다

불조심 웅변대회는 입으로 하는 웅변이지만 몸으로 실천하는 웅변이

더 값진 웅변이 아니겠는가 ldquo꺼진 불도 다시 보자rdquo

글middot김병희(한국PR학회 회장middot서원대 광고홍보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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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 공감 2014414 59

공감카툰 파랑새를 찾아서

가장 훌륭한 지혜는 친절과 겸손이다

-탈무드

선택한 까닭글과 그림middot최영순

58-59-정책광고+공감카툰indd 59 2014-04-11 오전 20247

60 2014414 위클리 공감

무용

뮤지컬

문화공감

lt아라의 서gt

lt아라의 서gt는 설화나 민담에 등장하는 인물

을 중심으로 바다에서 탄생한 문명과 그 속에

서 살아가는 인간의 모습을 그린 공연이다 인

천시립무용단은 황해를 넘나드는 바람을 추

상적으로 표현했다 전통춤 레퍼토리에 신화

적 서사를 담아 한국 무용의 매력을 극대화했

다 초연 때 출연한 무용수들과 새로 선발된

무용수들의 기량을 견주어 보는 것도 이번 공

연 관람의 묘미가 될 것이다

기간 4월 25~26일

장소 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

문의 032-427-8401

lt비방문 탈취작전gt

트로트와 국악을 결합한 신명나는 창작뮤지

컬이다 약령시 약전골목의 오래 된 lsquo이만수

한약방rsquo은 손님이 끊일 날이 없다 인근 한약

방 사장들은 lsquo이만수 한약방rsquo엔 특별한 비방

문이 있을 거라는 결론을 내리고 lsquo이만수 한

약방rsquo의 비방문을 훔쳐낼 계획을 세우는데hellip

흥미로운 이야기를 중심으로 옛 약전골목의

풍경과 생활 모습을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기간 5월 4일까지

장소 대구 봉산문화회관 스페이스라온

문의 053-661-3500

극단

한양

레퍼

토리

신은수 작가의 역사극 시리즈 lt운현궁 오라버니gt lt봄이 사라진 계절gt을 잇는 lt거울 속의

은하수gt는 일제강점기 lsquo마지막 왕족rsquo으로 알려진 의친왕가를 소재로 시대의 격류에 휘말

린 인물의 세밀한 심리를 표현한 작품이다 1945년 해방 직전의 의친왕가 이야기를 그렸다

히로시마 원자폭탄 투하로 숨진 의친왕의 차남 이우의 장례식을 계기로 의친왕가 사람들이

한자리에 모인다 급변하는 세계 정세 속에서 조선왕조의 부활이라는 환상 속에 사는 일흔 살의

의친왕 반면 그의 장남 이건은 냉소적인 시선으로 조선의 마지막을 예감하며 아버지와 충돌한

다 의친왕과 다투고 뛰쳐나간 이건은 누군지도 모르는 생모의 행방을 찾는데hellip 극단 한양레퍼

토리 대표이자 배우인 최형인 교수가 직접 제작하고 무대에 선다 여기에 2012년 서울연극제 우

수작품상 수상작인 lt만선gt을 연출한 신동인 감독이 또 한번 연출을 맡아 더욱 관심을 모은다

일제강점기 말기 이곳에 모인 인물들은 특수한 신분으로 인해 저마다 나라의 역사를 대변하

고 있다 겉보기에는 여느 가족의 장례식과 다름없어 보이지만 그들의 갈등과 고통을 통해 자

연스럽게 관객들은 뼈아픈 우리의 역사를 절감할 수 있다 역사적 상징성과 함께 변화하는 시

대에 내몰려 갈등하고 괴로워하는 인간 본연의 모습이 공감을 자아낸다 글middot허정연 기자

기간 4월 19~27일 장소 서울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 문의 02-889-3561

의친왕의 차남 이우의 장례식을 계기로 모인 왕친들의 갈등을 소재로 시대적 아픔을 담은 연극이다

역사 앞에 갈등하는 lsquo인간의 굴레rsquo제35회 서울연극제 lt거울 속의 은하수g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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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 2014414 위클리 공감

화제의 책

ldquo넌나에게 모욕감을 줬어~rdquo 영화 lt달콤한 인생gt에서 배우 김영철이

했던 이 명대사는 개그프로그램에서도 패러디하는 등 대표적인

유행어가 됐다 그만큼 한국사회에서 빈번하게 겪는 감정이기도 하다 출퇴

근길 도로 위에서라든가 학교나 회사에서 생면부지의 낯선 사람들부터

심지어 가까운 가족에게까지 우리는 평범한 일상에서 lsquo모멸감rsquo을 겪는다

모멸은 lsquo업신여기고 얕잡아봄rsquo으로 풀이된다 나의 존재 가치가 부정당하

거나 격하될 때 갖는 괴로운 감정이며 인간 내면의 가장 깊숙한 곳을 파괴

한다 한국인의 일상에 만연한 lsquo모멸감rsquo의 실체를 인문학적으로 규명한 책

이 나왔다 저자는 모멸감을 분석하기 위해 뉴스 기사 TV 드라마나 영화

에서 오가는 대사 수많은 문학작품 등에서 수집한 적실한 실례와 일상생활에서 만나는 다양한

에피소드로 이야기를 이어간다

저자는 우선 모멸이 부르는 파괴력을 우려한다 ldquo우리가 일상적으로 겪는 모멸감은 흔히 lsquo정서

적인 원자폭탄rsquo이라고도 불리며 인간을 끝없는 바닥으로 추락시키기도 하고 때로는 타인과 세

상에 대한 폭력으로 발화하기도 한다rdquo

모욕을 주고받는 데는 어떠한 역사적 배경이 있을까 저자는 급변한 사회 환경 때문이라고 분

석한다 ldquo조선 시대에 형성된 귀천의식과 신분적 우열 관념은 외형을 달리한 채 끈질기게 지속되

어 왔고 산업사회 및 소비사회와 맞물려 사람들 사이에 피곤한 경쟁으로 이어졌다rdquo

이런 연장선상에서 모든 가치가 돈으로 매겨지는 자본주의의 도래가 다른 한 축을 이룬다 사

회제도와 경제력 간의 불균형 삶의 형태와 의식 사이의 불균형이 문제의 핵심이다 절대 빈곤

실업 등으로 인해 최소한의 품위를 갖출 수 없다는 것 자신이 무능하고 쓸모없는 존재라는 생

각은 큰 모멸감을 불러일으킨다 이렇게 훼손된 자아를 보상받으려는 집단 콤플렉스가 공격적

인 민족주의와 편협한 인종주의로도 나타나게 된다 이 책의 또 한 가지 새로운 시도가 있다 바

로 음악으로 표현한 모멸감이다 작곡가 유주환 선생이 이 책에서 열 군데 대목을 골라 열 개의

곡을 만들었다 책과 함께 CD로 들어 있다 음악사적으로도 불안이나 분노 고독이나 초조함 슬

픔이나 기쁨 등을 주제로 한 곡들은 많지만 모멸감을 표현한 곡은 거의 없다고 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과연 모멸감을 뛰어넘을 수 있을까 저자는 학력이나 외모 경제력 피부색

나이 등 외형적인 차이로 멸시하는 문화와 사회 풍토를 바꿔가야 한다고 말한다 또 사회와 제

도가 정비되더라도 모멸감을 아예 느끼지 않고 살기란 불가능하다 존중과 자존의 문화는 여럿

이 만드는 것이며 그 출발은 결국 자신의 내면에 있다 남을 귀하게 여기는 문화는 우리의 변화

로부터 시작된다 ldquolsquo귀rsquo는 곧 lsquo고귀하다rsquo는 뜻이고 영어로 풀이하면 lsquonoblersquo에 가장 가까울 것이다

lsquo귀rsquo만큼은 스스로 성취할 수 있다 어떤 사람은 학문을 닦음으로써 어떤 사람은 예술이나 종교

를 통해 어떤 사람은 타인에게 많은 것을 베풂으로써 삶을 고양시킬 수 있다rdquo 우리는 각자 어떤

방법으로 모멸감을 극복하고 있을까 글middot박지현 기자

단신

lt커넥톰 뇌의 지도gt승현준 지음 | 신상규 옮김김영사 | 2만3천원

1천억 우리 몸 안의 신경세포 개수다 인

간 신경세포의 모든 연결구조와 활동원리

를 파악하기 위한 사상 초유의 프로젝트

인 휴먼 커넥톰 연구의 모든 것을 다뤘다

뇌와 의식의 비밀을 밝히기 위한 흥미진

진한 실험과 놀라운 발견이 이어진다 의

학적 발전을 뛰어넘어 미래 사회에 혁명적

변화를 가져올 경이로운 도전의 과정이

생생하게 펼쳐진다

lt금융으로 본 세계사gt천위루 양천 지음 | 하진이 옮김시그마북스 | 1만7500원

금융학은 지리적 환경과 기술middot종교middot경

제체제를 망라한 집합체라고 할 수 있다

모든 금융 사건에는 사회middot경제middot문화middot역

사적 배경이 있다 이 책은 국가 인물 사

건을 시대별로 나눠 유머러스하고 유쾌

한 언어로 금융사를 들려준다 그리스

로마 프랑스 스페인 네덜란드 영국 미

국 클로비스 찰스 1세 JP 모건 소로스

튤립 거품 사우스시 거품 서브프라임

위기 등의 키워드를 일목요연하게 펼치

면서 세계 경제의 흥망성쇠를 그려냈다

모멸감 왜 느껴 나는 소중해

lt모멸감gt

김찬호 지음문학과지성사1만3500원

62-63-화제의책+디딤툰indd 62 2014-04-11 오전 20413

위클리 공감 2014414 63

디딤툰 글로벌 에티켓 173

세상에서 가장 무거운 것구성middot권우영

그림middot안종만

62-63-화제의책+디딤툰indd 63 2014-04-11 오전 20419

요행은 없더라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한 소통이 지나치게 활발하다 각종 동호회

며 동창회에서 업무 협상에 이르기까지 다채로운 채널들이 그

야말로 lsquo스마트rsquo하고 lsquo스피드rsquo 있게 실시간으로 진행된다 직접 통화하거

나 만나지 않아도 많은 정보들이 오가고 약속들이 잡히고 계획들이

세워진다 시간이 절약되기도 하지만 시시각각 lsquo띵동rsquo하는 커뮤니티 알

림 신호로 인해 업무 집중에 방해를 받기도 한다 아마도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요즘 사람들은 경험의 80퍼센트 이상을 SNS를 통해 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최근 한 친구가 자신의 어리숙함을 한탄하는 글을

SNS에 올렸다

인터넷을 검색하다가 수천만 원을 호가하는 외제 중고차를 아주 싸

게 구할 수 있다는 광고성 글을 봤다고 했다 침수되거나 사고 난 차도

아닌데 저렴하게 경매로 낙찰된 차이기에 믿을 수 있다는 내용을 보고

어처구니없게도 마음이 동했다는 것이다 게다가 그 광고문에는 단순

히 차를 파는 것이 아니라 소중한 사람과의 인연을 진실하게 만들고

싶다고 적혀 있었다 거기서 그치지 않고 딸 사진까지 곁들이며 자기

딸한테 부끄럽지 않은 아빠로 살아가고 싶은 사람이라는 말까지 덧붙

인 것을 보고는 차라리 믿고 싶은 마음이 더 강해졌다 그 친구는 전화

를 걸었고 약속을 한 후 차를 구매하러 갔다

통화한 딜러는 여기저기 친구를 데리고 다니며 몇몇 그럴 듯한 외제

차를 보여주었다 인터넷 차량은 시험 주행을 해 볼 수 없다면서 이상

없으니 빨리 사라고 지금 선택하지 않으면 후회할 거라고 한 시간 후

에는 다른 사람이 보러 오기로 예약돼 있다고 압박했다 순진한 친구

는 제정신을 차리기 어려운 지경임에도 가까스로 정신을 차려 품질 보

증을 어느 정도 해 줄 수 있느냐고 물었다 보증 기간이 없다는 답이 돌

아왔다 처음에 전화했을 때는 3개월 정도 보증해 준다고 했던 것 같아

재차 확인했다 딜러는 워낙 싸게 파는 것이라 그런 것은 해당되지 않

는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순간 이상하다 싶어 친구는 사지 않겠다고

말했다 딜러의 표정이 순간 바뀌었다 살 것처럼 이야기해 놓고 이제

와서 이러면 어떻게 하느냐 이런 인터넷 차량들은 대개 사러 오면 그

냥 계약하고 끌고 가는 게 상례인데 너무한 것 아니냐hellip 질타 내지 훈

계조였다 섬약(纖弱)한 기질의 친구는 더 당황했다

하지만 친구는 사지 않겠다는 의사를 다시 한번 표시했다 가족들의

안전을 지켜야 한다는 말도 덧붙였다 불만에 차 있던 딜러가 이내 표

정을 바꾸었다 잘 생각했다고 대부분 인터넷 보고 오는 사람들은 이

런 차의 성격을 알고 오는데 당신은 그렇지 않은 것 같았다며 정말 모

르고 온 것이냐고 물었다 친구가 광고문을 믿고 왔다고 하니까 딜러는

참 딱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이런 차는 대개 리콜된 것들로 안전을 보장할 수 없는 차들이어서 어

떤 이들은 아예 견인차를 가져와 사 간다 정상적인 차가 이런 가격이

라면 어떤 바보가 비싼 돈 들여 새 차를 사겠느냐 당신이 순진한 사람

같아서 말해 주는 것이다 그랬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딜러는 차를 팔

지 못하고 들어가면 회사에서 혼나니까 정상적인 다른 중고차로 바꾸

면 어떻겠느냐고 제안했단다 한나절 이상을 같이 다니고 또 진실까지

털어놓아 준 그 딜러에게 미안한 생각이 들고 고마운 생각도 든 나머

지 친구는 그러자고 했다 얼결에 꼭 바꿀 필요도 없는 차를 그렇게 바

꾸었다고 했다

그러고 나서 자신이 도대체 무엇을 어떻게 한 것인지 모르겠다고 자

탄했다 어리석은 짓을 한 자신을 반면교사 삼아 친구들은 그런 일에

휘말리지 말라고 덧붙였다 결국 그 친구는 평범하지만 오래 된 진리를

잠시나마 잊은 자신에 대한 반성으로 끝을 맺었다 lsquo콩 심은 데 콩 나

고 팥 심은 데 팥 난다rsquo 글middot우찬제(문학평론가middot서강대 문학부 교수)

중앙포토

소통과 공감

64 2014414 위클리 공감

64-소통과공감indd 64 2014-04-11 오전 20452 표지 253-최종indd 146 2014-04-11 오전 20821

Page 24: 위클리 공감 253호

44 2014414 위클리 공감

공공기관 지방화시대

새 둥지 7개월hellip ldquo이젠 부산 공공기관rdquo영상물등급위원회 신입직원 90퍼센트 지역인재 선발 등 현지화에 힘써

부산 이전 7개월 영상물등급위원회(이하 영등위)가 지역사

회와 빠르게 밀착하면서 성공적인 lsquo부산시대rsquo를 열고 있다

다양한 체험행사로 지역민들과의 융화에 힘쓰는가 하면 신입직

원도 부산 지역민으로 90퍼센트를 채용하는 등 과감한 변화를

시도했다

그 결과로 지난 3월 7일 대통령 직속 지역발전위원회로부터

공공기관 지방이전 우수기관 표창을 받기도 했다 이전 지역인

부산의 최초 입주기관으로 지역균형발전을 위해 선도적인 역할

을 한 공로를 인정받아서다

처음부터 순탄했던 것은 아니다 태스크포스(TF) 팀부터 공공

기관 이전의 전 과정을 지켜봐 온 경영지원실 강성우 대리는 ldquo허

허벌판에 세워질 이 건물이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몰라 막막했

다rdquo고 토로했다 청사 내부 인테리어를 고려할 때도 lsquo영화의 도시rsquo

와 국내 유일의 등급분류 기관이라는 콘셉트를 잘 살릴 수 있는

것으로 선택하는 데 머리를 싸매야 했다

가장 큰 것은 임직원들의 고충이었다 서울 상암동에 기관이

있을 때 부산으로 이전하기 어려운 직원들은 퇴사하거나 이직했

다 정든 직원들과의 이별을 감수해야 했다 임직원 가족들의 불

지난해 9월 부산에 새롭게 둥지를 튼 영상물등급위원회는 부산과의 소통과 호흡을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영상물등급위원회

44-45-공공기관 지방화시대indd 44 2014-04-11 오전 15648

위클리 공감 2014414 45

편함도 있었다 강성우 대리는 ldquo아홉 살 딸아이도 전학 오기 전 서

울 친구들하고 떨어져야 한다고 많이 칭얼대 미안했다rdquo고 말했다

ldquo부산 직원들 덕에 맛집도 알고 잘 어울려요rdquo

이전 이후 새로 채용된 14명의 신입직원 중 12명이 부산지역 인재

다 함께하는 직원들은 만족스러워한다 영화부 박경미 과장은

ldquo부산 현지 직원들 덕에 맛집도 잘 알게 되고 잘 어울릴 수 있어서

너무 좋다rdquo고 말하며 활짝 웃었다 강성우 대리도 ldquo지역민 채용은

이러한 인적 교류를 잘 활용한 성과였던 것 같다rdquo고 만족해했다

영등위는 이외에도 해운대구 재송시장과 자매 결연을 맺었다 지

역 전통시장 이용 활성화와 서민경제 촉진에 기여하기 위해서다

따뜻한 나눔 행사를 적극적으로 추진한 것도 큰 변화다 지난

해 말 보육시설인 lsquo박애원rsquo의 어린이middot청소년과 영등위 임직원 간

사랑나눔 행사로 지역과 한층 더 가까워지는 계기를 마련하기도

했다 강 대리는 ldquo임직원과 보육원 친구가 11 매칭으로 친구관계

를 맺었는데 감회가 새로웠다rdquo고 말하며 ldquo직원들 사이에서도 앞

으로 소외계층을 위해 더 힘쓰자는 내부의 변화가 보이는 것 같

아 뿌듯하다rdquo고 덧붙였다

영등위는 청소년들이 미디어를 건전하게 접할 수 있도록 독려

하는 프로그램도 추진 중이다 이를 위해 3월 13일 부산시청자미

디어센터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청소년이 영상을 활용

한 정보를 얻는 데 도움이 되고자 하는 취지다 홍보팀의 변효진

사원은 ldquo부산지역 청소년들의 창의적 문화체험 활동과 영상미디

어 이용에 대한 올바른 정보를 제공하려 한다rdquo며 ldquo앞으로 등급분

류 체험교육 지원 등 실질적인 협력도 강화할 계획rdquo이라고 말했다

영등위 직원들은 완전한 부산 정착을 위해 lsquo현지화rsquo에 더 힘쓰

겠다고 입을 모았다 박경미 과장은 ldquo영화도시 부산의 상징은 우

리 영등위의 이미지를 제고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됐다rdquo며 ldquo영등위

는 부산과의 더욱 적극적인 협력으로 부산의 공공기관이 되겠

다rdquo고 덧붙였다 글middot박지현 기자

영상물등급위원회

박선이 영상물등급위원장

ldquo 부산이 창조경제 중심지 되도록 최선rdquo

영상물등급위원회 박선이 위

원장(사진)의 발걸음이 분주

하다 지역 이전 이후 성과와

행보에 대해서 들어봤다

가장 중점을 두었던 분야와

성과를 말씀해 주세요

ldquo우리 위원회는 부산과 호흡

을 같이하는 데 초점을 맞췄

습니다 신입직원 대부분을 부산 인재로 채용하며 지역인

재 활용에 주안점을 뒀습니다 지난해 10월에는 아시아 각

국 등급분류 기관과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한국의 선진등

급분류 시스템을 알리기 위해 국제영화등급분류포럼을 열

었습니다 반응이 상당히 좋았습니다 특히 우리나라 등급

제도가 어떤 영화도 상영할 수 있는 선진적인 제도로 평가

받는 좋은 기회였습니다rdquo

현재는 어떤 활동을 추진하고 계십니까

ldquo올바른 영상문화 정착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초middot중

학생을 대상으로 한 미디어교육 교사를 대상으로 한 교원

직무연수교육 프로그램을 추진해 청소년들의 건전한 영상

문화를 도모하기 위함입니다 또한 멀티플렉스가 영화관

내 등급 표시를 확대하고 관람객들이 정확한 등급 정보를

이용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업무협력을 확대해 나갈 예정

입니다 시민 등 각계각층의 분들을 초청하여 영상물을 즐

겁게 향유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들겠습니다rdquo

향후 계획과 비전에 대해 말씀해 주세요

ldquo아시아에서 영상중심도시 부산과 한국의 위상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되고 싶습니다 창조경제의 본거지인 런던은 음

악과 미술 등 문화예술 분야를 아이디어와 접목해 새로운

국가 성장동력 산업으로 키우는 큰 성과를 냈습니다 영

화middot영상 인프라가 잘 갖춰진 부산이 창조경제 주축이 될

수 있도록 힘을 모으겠습니다rdquo

44-45-공공기관 지방화시대indd 45 2014-04-11 오전 15651

46 2014414 위클리 공감

건강

야식증후군(Night Eating Syndrome)은 저녁 7시 이후의 식사

량이 하루 전체의 50퍼센트 이상을 차지하는 증상을 가리키는

데 불면증 등 수면 장애를 동반한다 밤마다 음식이 당겨서 고민

인 야식증후군을 극복하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규칙적인 식습관과 생활습관 야식 먹는 습관을 없애기 위해서는

아침 식사는 조금이라도 챙겨 먹고 공복감이 들지 않도록 저녁

식사도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좋다 늦어도 저녁 6시 전에 식사

하는 것이 좋다

폭식을 예방하고 다이어트에 도움을 주는 숙면 잠을 잘 때 분비되

는 멜라토닌이라는 호르몬이 식욕을 억제해 다음날 폭식을 예방

하고 다이어트에도 도움을 준다 숙면 상태에 들어가면 지방 분

해에 도움이 되는 호르몬도 활발하게 분비되기 때문에 숙면을

취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빈속에 잠이 안 온다면 우유middot두유middot토마토 빈속에 잠이 안 오는

경험을 누구나 한 번쯤은 했을 것이다 그럴 때는 우유나 두유를

따뜻하게 데워 마셔보자 우유 및 두유에 많이 함유된 칼슘은 신

경안정 효과가 있어 숙면에 도움이 된다 열량이 낮은 방울토마

토도 추천한다

일조량이 부족한 겨울을 지나 봄이 되면서 lsquo계절성 우울증rsquo에 대

한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이에 하이닥 정신건강의학과 공개상담

실을 참조해 lsquo계절성 우울증rsquo의 특징과 치료에 대해 살펴보자

2주 이상 지속되면 lsquo반드시rsquo 진료 lsquo계절성 우울증rsquo은 어느 정도 예측

이 가능하기 때문에 우울한 기분 의욕상실 과다수면 등이 2주

이상 지속된다면 lsquo봄을 탄다rsquo는 말로만 넘길 것이 아니라 진료 상

담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알맞은 치료가 무엇보다 중요 lsquo계절성 우울증rsquo은 조울증 증세도 보

이기 때문에 일반적인 항우울제로만 접근하게 되면 오히려 상태

가 악화되는 경우가 있어 진단에 따라 알맞은 항우울제 처방이

필요하다

황사와 미세먼지가 많은 봄철에 특히 흔한 알레르기성 결막염 예

방법에 대한 관심이 높다 봄이 되면서 눈이 가렵고 눈곱이 끼며

눈물이 자주 난다면 알레르기성 결막염을 의심할 수 있다

침구류 일광건조는 lsquo필수rsquo 주로 눈이나 눈꺼풀의 가려움증 결막의

충혈 눈부심 눈물 흘림 증상이 발생하는 알레르기성 결막염의

예방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집먼지진드기 애완동물의 털 등 알레

르기 유발 물질에 노출되는 것을 피해야 한다 집먼지진드기는

침구나 카펫 커튼 속에 서식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일주일에

한 번 정도 정기적으로 세탁하고 햇볕이 좋은 날에 틈틈이 일광

건조를 하는 것이 좋다

손은 자주 씻고 술은 자제하고 꽃가루가 날리거나 미세먼지 농도

가 높은 날 외출 시에는 모자와 마스크를 착용하고 이물질이 낄

가능성이 높은 콘택트렌즈보다 안경을 쓰는 것이 좋다 술은 염

증을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증상이 나타난다면 자제해야 한다

근막동통증후군은 목덜미 허리 어깨 종아리 팔꿈치 안쪽 갈

비뼈 등의 부위에 주로 나타나며 근골격의 통증을 특징으로 하

는 질환이다 흔히 lsquo담이 결린다rsquo고 표현하는 증상이 바로 근막동

통증후군이다 근막동통증후군은 오랫동안 책상에 앉아 있거나

혹시 봄을 타시나요

야식증후군

계절성 우울증

알레르기성 결막염

근막동통증후군

변덕스러운 봄 날씨 번갈아 오는 황사와 미세먼지로 인해 봄나들이가 예년 같지 않다 겨우내 움츠러들었던 신체활동이 아직

왕성해지기 어려운 요즘 같은 때 겨울부터 이어진 야식 습관 계절성 우울증 오랜 실내생활로 인해 몸과 마음에 이상이 있는

지 자가 점검을 해 보자 봄볕 자외선이 더해지며 눈과 피부 관리에도 신경 써야 함은 물론이다

46-47-건강_봄철indd 46 2014-04-11 오전 15811

위클리 공감 2014414 47

두릅(춘곤증 예방middot혈당 조절) 두릅은

예로부터 그 뿌리를 달여 마시면 당

뇨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민

간 약재로 사용됐으며 나물로 먹으

면 입맛을 돋워준다 특히 봄철 나른

하고 졸음이 밀려오는 춘곤증 개선에

효과가 있다 두릅에 함유된 사포닌 성분이 체력을

회복시키고 신경을 안정시켜 피로 해소에 도움을 준다

고구마 줄기(면역 조절middot항산화 효능)

식이섬유가 풍부해 건강식으로 각

광받고 있는 고구마 줄기에는 탄

수화물middot당류middot단백질 등의 에너

지원과 칼슘middot철 등의 여러 무기물

질이 함유돼 있다 또 면역조절 능력

및 항산화 효능이 높은 것으로 알려진 클

로로겐산(chlorogenic acid)이 다량 함유돼 있다

쑥(해열middot고혈압 개선) 쑥잎에서 나는

독특한 향기는 해열작용을 하는 치

네올(Cineol)이라는 성분 때문이다

또한 면역력 향상 소화기능 강화

여성질환 개선 효과 고혈압 개선 등

의 효과도 있다

달래(식욕부진middot춘곤증 극복 효과)

비타민과 무기질이 풍부하게 함유

돼 있어 겨우내 무겁고 찌뿌둥했

던 몸에 활력을 주고 식욕부진이

나 춘곤증을 이기는 데 좋다 면

역력을 증진시키며 동맥경화 예방

에도 도움이 된다

달래는 매콤하게 무쳐 먹거나 된장찌개에 넣어 끓이면 맛이

좋으며 간장에 넣어 달래 간장양념을 만들어 먹으면 향긋한

맛이 난다

봄이면 생각나는 lsquo건강 나물rsquo 4선

같은 자세로 장시간 컴퓨터를 사용하는 등 잘못된 자세를 취할

때 근육을 과도하게 사용했을 때 외상 후 스트레스 등으로 발

생한다 깊고 쑤시는 듯하며 타는 듯한 통증이 특징이다

근막동통증후군의 약물 치료는 소염 진통제나 근육 이완제를

사용한다 마사지나 초음파를 이용한 물리 치료 레이저나 적외

선 치료기 조사 등도 효과가 있다 이밖에 수동적으로 근육을 풀

어주는 이완 요법 미지근한 습포로 찜질해 주는 도포 요법 통증

부위를 냉각시키는 냉각 요법 등으로 치료한다

아무리 감추려 해도 눈가 입가에 있는 잔주름이나 손등과 목 주

름은 lsquo관리rsquo하지 않는 한 실제 나이를 감추기가 쉽지 않다 나이를

감추기 힘든 부위별 주름 관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눈가 주름 눈가 주름을 예방middot관리하기 위해서는 보습 관리가 필

수적이다 건조하고 푸석한 환경에서 주름이 잘 생기기 때문에

보습 관리는 모든 주름 예방middot관리에 있어 가장 기초적인 부분이

다 보습크림 아이크림 자외선차단제 페이셜 오일 등을 사용하

고 각질제거 수분공급 피부혈액순환 촉진 등의 효과를 내는 스

팀타월을 이용하는 것도 효과적이다

입술middot입가 주름 입은 말하고 먹고 마시고 하품하는 등 쉴 틈이 없

을 정도로 움직임이 잦은 데다 피부가 얇고 자연적인 보습막을

생성해 주는 피지샘middot땀샘이 없어 주름이 특히 잘 생기는 부위이

다 따라서 에센스 보습크림 아이크림 자외선차단제 등을 입술

과 입가에 수시로 발라주고 빨대 사용 등 입술을 오므리는 습관

은 자제하는 것이 좋다

손등 주름 손등도 피부라는 점을 인식하고 핸드크림 보습크림

자외선차단제를 꼼꼼하게 발라 관리해야 하며 설거지나 빨래를

할 때도 장갑을 꼭 이용해야 한다

목 주름 높은 베개를 베거나 스마트폰 책 모니터 등을 볼 때 고

개를 너무 숙이는 습관이 있다면 모두 교정하는 것이 좋다 또 꼼

꼼한 클렌징과 더불어 보습크림과 자외선차단제를 잘 바르도록

한다 글middot하이닥 copy(주)엠서클 정책브리핑 (wwwkoreakr)

부위별 주름 관리법

46-47-건강_봄철indd 47 2014-04-11 오전 15814

48 2014414 위클리 공감

오는 4월 20일 한국에서 열리는 2014 국제아이스하키연맹

(IIHF) 세계선수권 디비전1 그룹A(2부 리그) 대회가 다가

오고 있다 일주일간 고양어울림누리에서 열리는 이번 대회에는

개최국 한국(세계 랭킹 23위)을 포함해 슬로베니아(14위)와 오스

트리아(16위) 헝가리(19위) 우크라이나(21위) 일본(22위) 등이

참가한다 대회 1 2위는 2015년 최상위 16개 팀이 겨루는 세계아

이스하키선수권대회로 승격한다 꼴찌를 하면 3부 리그 격인 lsquo디

비전1 그룹Brsquo로 내려간다

 한국 아이스하키는 이번 대회에 사활을 걸었다 겨울 올림픽의

꽃은 아이스하키다 개최국이 아이스하키경기에 참가하지 못한

역사는 없다 겨울 올림픽 개최국 대부분이 출전권을 자력으로

따냈다 그러나 한국의 세계 랭킹은 23위 평창올림픽이 열리는

2018년까지 11계단을 올리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지난해

IIHF는 lsquo2018년 올림픽 출전국 자격rsquo에 대한 연차총회 의제를 꺼

냈다 lsquo한국이 경기력 발전을 이룬다면 출전권을 줄 수도 있다rsquo는

애매모호한 말을 넣어놨다 김정민 대한아이스하키협회 홍보팀

장은 ldquo만약 이번 대회에서 강등되면 경기력 발전을 이루지 못했

다는 판단으로 올림픽 출전권 논의조차 못할 수 있다rdquo고 걱정했

다 한국의 기적은 가능한지 대회 참가팀의 전력을 분석했다

전력 급상승hellip 기적을 노리는 한국 대표팀

객관적 전력에서 한국은 최약체로 꼽힌다 랭킹으로도 디비전1

그룹A에서 가장 낮다 그래도 홈에서 열린다는 이점이 있다 변

선욱 한국 대표팀 감독은 디비전1 그룹A 잔류를 자신했다 그는

지난달 기자회견에서 ldquo최근 3년간 한국 아이스하키는 놀랍도록

빠르게 발전했다 기대에 부응하는 경기를 하겠다rdquo고 했다 이어

ldquo일본과 우크라이나 헝가리를 잡고 3승을 하는 것이 목표rdquo라고

덧붙였다 근거 없는 자신감이 아니다 한국은 꾸준하게 성장했

다 변 감독이 이끈 대명 상무의 돌풍도 대표팀에 자신감을 불어

넣었다 군대 팀인 대명 상무는 지난해 창단 바로 2013~2014 아

지난해 4월 16일 헝가리 부다페스트 스포르트아레나에서 열린 lsquo2013국제아이스하키연맹 세계선수권대회rsquo 디비전1 A그룹 대회 2차전에서 강호 헝가리를 상대로 막판 역전극을 펼친 한국 대표팀 선수들이 경기를 마치고 환호하고 있다

대한아이스하키협회

2부 리그 격hellip 꼴찌해 lsquo디비전1 그룹Brsquo로 강등되면 2018년 출전 lsquo먹구름rsquo

최약체라고hellip 한국 ldquo평창을 기대해rdquo

스포츠 2014 아이스하키 lsquo디비전1rsquo 세계선수권대회

48-49-스포츠_아이스하키indd 48 2014-04-11 오전 15906

위클리 공감 2014414 49

시아리그 아이스하키 정규시즌에서 2위에 올랐다

아이스하키는 보통 22~25명이 한 팀을 이룬다 대명 상무는

17명의 선수로 기적을 써냈다 조직력으로 일군 성과였다 변 감

독은 ldquo26~30세로 이뤄진 팀이다 선수들이 즐기면서 하키에 눈

을 떴다rdquo며 ldquo달리는 체력과 외국인 선수가 없는 불리함을 조직력

으로 메웠다rdquo고 평가했다

 대표팀은 대명 상무의 조직력을 그대로 가져왔다 상무에서 주

축으로 뛰던 선수들이 대표팀에 이름을 올렸다 김연아의 남자친

구로 이름값이 올라간 김원중(30middot25득점 사진 맨 뒷줄 왼쪽에서

다섯번째)을 포함해 박우상(29middot35득점)과 조민호(27middot42도움) 등

이 핵심 자원이다 여기에 귀화한 브락 라던스키(31)와 브라이언

영(28) 마이클 스위프트(27)가 대표팀 전력을 대폭 끌어올릴 것

으로 보인다

소치올림픽서 lsquo8강 기적rsquo 썼던 슬로베니아

마티야스 코피타(49) 감독이 이끄는 슬로베니아는 지난 2월 끝난

소치겨울올림픽 아이스하키에서 8강에 올랐다 기적이었다 세

계 랭킹은 14위지만 단단한 조직력을 자랑하며 슬로바키아와 오

스트리아를 꺾었다 8강에서 스웨덴에 0-5로 졌지만 가능성을

보여준 대회였다 고양 대회에서도 올림픽 8강 멤버는 그대로 유

지된다 오솔길 SBS 해설위원은 ldquo올림픽이 끝난 지 얼마 되지 않

아 조직력은 최강이라 꼽힌다rdquo고 말했다

 또 다른 상대 헝가리는 한국에 칼을 갈고 있다 지난해 헝가리

에서 열린 디비전1 그룹A에서 한국에 4-5로 역전패했기 때문이

다 헝가리는 3-1로 이기고 있다가 한국의 집중력에 무너졌다 이

패배로 헝가리는 상위리그 승격 기회를 놓쳤고 자국 팬들의 거센

항의를 받았다 이스트반 소프론(크리펠트)이 경계 대상 1호다

소프론은 독일 1부 리그(DEL)에서 8골 13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우크라이나는 현실적으로 한국이 이겨야 할 상대로 꼽힌다

그러나 뚜껑을 열어보니 만만치 않다 우크라이나는 한때 주축

선수들의 은퇴로 전력이 크게 떨어졌다 특히 NHL에서 뛰고 있

던 선수들이 대표팀 합류를 거부하며 국제무대에서 성적이 신통

치 않았다 그러나 이번 대회를 앞두고 루슬란 페도텐코(돈바스

도네츠크)와 알렉세이 포니카롭스키(SKA 상트페테르부르크) 등

NHL에서 정상에 오르기도 한 베테랑들이 합류했다 축구로 따

지면 한국의 박지성-이영표가 대표팀에 복귀한 모양새다

 한국은 지난 33년 동안 일본과의 A매치에서 단 한 번도 승리

하지 못했다 1무 18패로 무승부도 딱 한 차례 거둔 것이 전부다

한국이 쉽게 볼 수 있는 상대가 아니다 아시아 하키리그에서 우

승을 차지한 일본제지 크레인스와 오지 이글스 선수들이 주축이

다 또 독일 출신 마크 마혼 감독이 팀을 이끌며 안정감을 더하고

있다 오 해설위원은 ldquo일본은 A매치에서 한국에 한 번도 패하지

않았다는 자부심이 있다 이 자부심을 흔들 만한 경기력을 보여

주는 게 중요하다rdquo고 말했다 글middot김민규(일간스포츠 기자)

아이스하키는

한 팀에 6명hellip 20분씩 3피어리드로 경기진행

아이스하키는 길이 61미터 너비 30미터의 링크에서 펼

쳐진다 퍽(Puck)이라고 불리는 고무 원반을 하키 스틱을 이

용해 골문에 넣는 횟수를 가려 승부를 가린다 한 팀은 축구에서

골키퍼 역할을 하는 골리(Goalie)가 1명 배치되고 양쪽 날개 1명씩과

센터 1명 수비수 2명 등 모두 6명으로 구성된다 체력 소모가 심해 한 팀

이 22명으로 꾸려지고 수시로 교체가 가능하다 경기는 20분씩 3피리어

드로 진행되며 피리어드 사이에는 15분간 휴식을 취한다

 

아이스하키 세계선수권은

전년도 성적에 따라 6개 리그로 나뉘어 경기

전년도 성적에 따라 총 6개의 리그로 나뉘어 있다 1부 리그 격인 lsquo국제아

이스하키연맹(IIHF) 아이스하키 세계선수권rsquo에는 총 16개 나라가 참가한

다 8개 팀이 그룹A와 그룹B로 나뉘어 풀 리그를 치른다 각 그룹의 1~4

위는 8강 토너먼트에 진출하고 8위 2개 팀은 디비전1 그룹A로 강등된다

올해 세계선수권은 오는 5월 벨라루스에서 열린다 디비전1 그룹A B와

디비전2 그룹 A B 그리고 디비전3의 운영방식은 비슷하다 각 디비전

그룹에는 6개 팀이 참가해 풀 리그를 치른다 한국이 참가하고 있는 디

비전1 그룹A는 2부 리그로 생각하면 된다 6개 팀이 풀 리그 방식으로 경

기를 치르고 1 2위가 세계선수권으로 승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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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 2014414 위클리 공감

ldquo하늘이 나를 버렸을 때 나는 불을 만들었다 둥지가 되

기 위한 불 겨울의 어둠 속으로 들어가기 위한 불 보

다 더 나은 삶을 위한 불을 낮이 나에게 베풀어 준 모든 것을

나는 그 불에게 바쳤다 울창한 숲과 작은 숲 보리밭과 포도밭

을 보금자리와 새들 집과 열쇠를 벌레와 꽃들 모피들 그리고

모든 축제를(생략)rdquo

프랑스 초현실주의 대표적 시인인 폴 엘뤼아르의 시 lsquo이곳에 살

기 위하여rsquo다 이 시를 주제로 한국과 프랑스 작가가 한자리에 모

였다 환경 문제로 앓고 있는 지구를 치유하자는 메시지로 남서

울대학교와 한불협회 나로미포럼이 함께 주최한 국제교류 전시

다 프랑스 원로 작가인 장 마리 자키와 국내 유명 기업인이자 화

가인 강석진 그리고 국내 원로 도예가인 조상권이 참여했다

세 작가의 작품은 각자 개성이 두드러진다 미술평론가 서승

석은 원로 화가 장 마리 자키의 작품을 ldquo자키의 파랑은 뜨겁다

자키의 하양은 아이스크림처럼 맛있다 자키의 까망은 심연처럼

깊다 그의 붓놀림은 신들린 무희의 춤사위만큼이나 현란하고 경

건하다rdquo고 표현했다 꽃과 나무 바다 자연풍경 등을 즐겨 그리

는 자키는 독특한 미적 감각으로 자연의 맑은 색채를 표현했다

3인 3색hellip 자연을 말하다장 마리 자키middot강석진middot조상권 lt이곳에 살기 위하여gt 주제로 한국middot프랑스 국제교류전

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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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 공감 2014414 51

정서적으로 깊은 영향을 받은 그의 고향 코르시카 섬에서 받은

영감을 아름답게 재현해 냈다

기업인이자 화가인 강석진은 고향 경북 상주의 산골 풍경으로

정겨움을 더한다 한국인의 향토적 정서로 아스라한 추억을 상기

시킨다 또 프랑스 네덜란드 티베트 등을 여행하면서 포착한 시

와 같은 섬세한 풍광을 화폭에 옮기는 데 성공했다

도예작가인 조상권은 lsquo흙과 불의 연금술사rsquo로 불린다 1967년

lsquo동백림 사건rsquo에 휘말려 30여 년간 해외를 떠돌다 1997년 귀국했

다 분단된 조국의 역사적 아픔과 민족의 한 통일에 대한 염원을

작품으로 승화시켰다 자유롭고 감수성이 풍부한 작품들을 통

해 우리 고유 전통예술의 미를 깊이 있게 다루고 현대적으로 창

조하며 독창적인 도자예술을 보여준다

세 작가의 독특한 개성은 한자리에서 호흡하며 완벽한 조화

를 이룬다 맑고 서정적인 세계를 들여다보고 있다 보면 태고의

자연이 빚어내는 감동을 느낄 수 있다 글middot박지현 기자

일정 4월 27일까지

장소 남서울대학교 아트센터 갤러리 이앙

문의 02-3672-0201 galleryiangcom

1 장 마리 자키는 독특한 감각으로 자연풍경을 재구현했다 lt경이로운 장소gt LIEU MAGIQUE

2 흙과 불의 연금술사로 불리는 조상권은 우리 고유의 전통미를 담으며 독창적인 도자예술을 보여준다 lt휴(休)gt REPOS

3 강석진은 한국인의 향토적 정서를 담은 산골 풍경을 그려 아스라한 추억을 상기시킨다 lt산 넘어 마을로 가는 길gt The road to a mountain village

4 장 마리 자키 lt여인의 꿈gt REVE DE FEMME

5 조상권 lt침향로gt TCHIMHYANGLO

6 강석진 lt미륵산에서 본 오월의 야솟골마을 전경gt View of Yasotgol village in May

➋ ➌

➍ ➎ 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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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 2014414 위클리 공감

소박한 백제의 미소에 반하고곱게 늙은 절집에 웃음이 났죠

충남 서산 아라메길 1구간

걷기 여행

52-55-걷기여행indd 52 2014-04-11 오전 20059

위클리 공감 2014414 53

아라메는 바다의 고유어 lsquo아라rsquo와 산을 뜻하는 lsquo메rsquo의 합성어다 아

라메길은 총 88킬로미터로 지선까지 합하면 모두 7개 구간이다

그 중 1구간은 유기방가옥 고풍저수지 마애여래삼존불상 보원사

지 개심사 해미읍성으로 이어진다 길이 18킬로미터의 산길을 따

라 걷고 있노라면 산자락에 살포시 앉은 다양한 문화재를 볼 수 있

다 소박한 백제의 미소에 반하고 곱게 늙은 절집에 가슴 무너지는

벅찬 감동을 만난다

꽃의 북상 속도는 하루 20킬로미터라고 한다 매일 50리 길

을 느릿느릿 걸어 올라와야 하는데 요즘은 따스한 날씨

덕에 봄꽃들이 엄청 잰걸음으로 와서 동시다발로 핀다 덩달아

봄꽃 쫓는 나그네 발걸음도 빨라졌다 3월 마지막 일요일 서산

아라메길 1구간은 온통 꽃잔치다

1구간의 시작은 유기방가옥이다 서산시 운산면 여미리 유기

방가옥은 내 고향 당진시와 가깝게 자리한다 그래서 오랜만에

고향 동무와 함께 걸었다 동무는 그 사이에 두 아이의 엄마가 돼

있었다 동무가 생기니 길에 대한 관심도 조금 달라진다 세월은

봄꽃 이름보다 봄나물 이름을 더 많이 알게 했다 잠시 걷기를 멈

추고 동무와 한적한 들판에 앉아서 밥상에 올릴 나물 한바구니

캐고 싶은 날들이다

수선화와 독특한 토담이 유명한 유기방가옥

유기방가옥은 고택을 감싸고 있는 토담이 독특하다 컵을 엎어

놓은 lsquocaprsquo 모양인데 집 뒤 비스듬한 야산을 그대로 활용해서 담을

쌓았다 산을 깎아 축단을 세우지 않았기에 뒤란이 평평하지 않

고 약 25도 정도 경사가 있다 마치 집이 산의 일부인 것처럼 자연

스럽게 지어졌다 이 가옥은 독특한 집 모양뿐만 아니라 수선화

로도 유명하다 토담 뒤 야산이 수선화 정원이다

가옥 관리인인 유기방 씨가 10년 전부터 가꾼 정원이다 해마

다 집 주변에 무리지어 핀 수선화 구근을 떼어내 옮겨 심으면서

꽃밭을 넓혔다 곱게 가꾼 수선화를 한눈에 보려면 토담 뒤 소나

무 아래가 포인트다

토담을 내려와 오른쪽으로 난 길로 향한다 옛날에 이 마을 사

람이 제주도에서 가져와 심었다는 비자나무가 한 그루 서 있다

무려 330년을 살았다고 한다 둘레가 246센티미터 높이가 20미

터다 비자나무는 남부지역이나 제주도의 해발고도가 낮은 지대

에서 자란다 어떻게 이곳에서 자랄 수 있었을까 의문이 든다 딱

딱한 잎을 살펴보며 세월의 깊이를 가늠할 뿐이다

선정묘를 지나 lsquo서산 여미리 석불입상rsquo 앞에 선다 고려시대에

만들어진 석불로 추정한다 이른 아침 누군가가 벌써 다녀갔는지

석불 앞에 생쌀이 수북하게 쌓여 있다 복을 빌기 위해 놓은 제

물이 참새에게는 오늘 한 끼 밥일 것이다 우리는 새들이 날아올

수 있게 길을 재촉한다 길은 석불 뒤 몇 그루의 소나무와 대나무

사이로 이어진다 대나무를 벗어나자 멋진 토담이 보인다 유상

묵가옥으로 이어지는 길은 보랏빛 제비꽃이 군락을 이뤘다 가

옥을 둘러보고 마을 도로를 따라 걷는다

아주머니 한 분이 밭두렁에 앉아 민들레 나물을 뜯어 박바가

지에 담는다 아주머니가 밟고 있는 밭두렁은 들꽃밭이다 냉이

는 흰 꽃을 피우고 광대나물은 진홍색 꽃을 피운다 봄까치풀은

파란 꽃을 피웠다 봄까치풀은 반가운 소식을 전해 주는 까치처

럼 들녘에 봄이 왔음을 가장 먼저 알려주는 까치 같은 존재라고

붙여진 이름이다 광대나물 꽃말은 lsquo그리운 봄rsquo이다 꽃 이름조차

1 서산 여미리 석불입상이 정겹게 반긴다

2 고풍저수지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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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 2014414 위클리 공감

봄을 알리는 전령들이다

여미리 버스정류장을 지나서 전라산 방향으로 걷는다 아라메

길 1구간은 방향표시 안내판이 잘돼 있다 안내판과 리본만 따라

가도 종착점 해미읍성에 다다를 수 있다 전라산 방향으로 따라

가는데 도로 아래에 손바닥 크기의 머위가 군락을 이룬다

ldquo머위는 새싹이 돋아나고 바로 잎이 쫙 펴지는 시기에 먹는 게

보약이래 이때가 가장 쓴맛을 내지만 입에 쓴 게 몸에 좋다는

말도 있잖아rdquo

ldquo그려 손바닥 만할 때에 쌈 싸 먹으면 쌉싸래한 게 맛있지rdquo

마애삼존불 백만불짜리 미소는 아침 30분만 허락

역천으로 향한다 작은 다리를 건너자 천길이다 천길 밑 개천 옆

으로 산책로가 조성돼 있는데 운산교까지 800미터다 운산교부

터 역천제방이 시작된다 용현계곡 입구까지 가게는 없다 운산면

에 있는 슈퍼마켓에 들러서 물과 간단한 간식을 준비한다

유기방가옥에서 운산교까지 약 29킬로미터이고 운산교에서

미평교까지 18킬로미터이다 제방은 일부 구간만 콘크리트가 깔

려 있고 딱딱한 흙길이다 미평교에서 쉰질바위 방향으로 걷는

다 역천으로 들어가지 못하게 굵은 철봉을 세워놓았다 그 옆으

로 한 사람만 다닐 수 있는 길이 50미터쯤 나 있다

이 길을 벗어나면 역천과 논 사잇길이다 길은 다시 고풍터널

을 지나게 한다 고풍터널을 지나면 바로 고풍터널 버스 정류장

이다 버스 정류장은 사거리인데 터널에서 직진하는 길이 지방도

618호 봉운로다 우리는 오른쪽 군장동1로를 따라 걷는다 군장

동1로는 고풍저수지 뒷길인데 몇 개의 펜션이 눈에 띈다 11킬로

미터 정도 걸으면 고풍저수지와 봉운로를 만난다

고풍저수지를 따라 걷는 500미터 길은 인도가 협소하기 때문

에 차를 조심하며 걷는다 lsquo아라메 솔바람길 종합 안내도rsquo를 살펴

보고 마애삼존불상으로 향한다 용현계곡 입구인 이곳에는 넓

은 주차장이 있고 식당도 있다

백제 마애불은 충청남도 지역에만 남아 있는데 서산과 태안의

마애삼존불 예산 사면석불이다 서산 마애여래삼존불상은 국보

제84호로 10미터가 넘는 거대한 암벽에 조각돼 있다 가운데 석

가여래를 기준으로 오른쪽 관음보살은 입상 왼쪽 미륵보살은 반

가사유상이다 미륵보살은 오른쪽 다리를 왼쪽 무릎 위에 올려

놓고 오른팔을 굽혀 오른쪽 뺨에 손가락을 살짝 댄 채 사색에 잠

겨 있는 자세다 삼존불은 햇빛이 비치는 방향에 따라서 온화한

미소를 띠거나 때로는 개구쟁이 같은 얼굴을 한다 백제의 미소

로 알려진 백만불짜리 미소는 오전 9시 30분에서 10시 사이에

볼 수 있다

서산 마애삼존불상에서 13킬로미터 계곡을 따라 걸으면 보원

사지이다 보원사는 통일신라시대 화엄 10찰 중 하나로 알려졌다

1천명분의 쌀을 씻었다는 석조가 있는 것을 보아 1천여 명의 승려

가 머무는 무척 큰 절이었던 것으로 짐작된다

석탑 뒤에 개심사로 이어지는 숲길을 오른다 보원사지 뒤편 숲

길 초입부터 개심사 산신각까지 쉬엄쉬엄 가더라도 약 1시간 20분

➊ ❷ ❸

52-55-걷기여행indd 54 2014-04-11 오전 20118

위클리 공감 2014414 55

이 걸린다 이 길은 오르막이 많아서 힘들다 좀 수월하게 걷고 싶

으면 개심사에서 보원사지로 걸어오는 게 좋다

성왕산 자락 개심사 주차장엔 봄나물 난전

개심사는 성왕산 자락에 자리한다 성왕산은 코끼리를 닮았는데

이 코끼리의 갈증을 해소하기 위해 연못을 만들었다고 한다 연못

중앙에는 외나무 다리가 놓여 있다

외나무 다리를 지나 계단을 오르면 해탈문이다 개심사는 흰겹

벚꽃이 유명하다 작은 절집에 겹벚꽃이 피면 얼마나 웅장한지 입

이 다물어지지 않을 정도다 꽃은 4월 말에 피기 시작해서 5월 5일

경에 만개한단다

우리는 개심사를 등지고 소나무숲을 벗어난다 개심사 주차장

에는 봄나물이 난전을 펼쳤다 취나물 버섯 고들빼기 냉이 달

래 머위 민들레 등 각종 나물이 말간 향내를 풍긴다

주차장을 끝까지 내려오니 오학리쉼터 해미읍성으로 가는 표

지판이 나온다 해미읍성까지 52킬로미터다 이 표지판 밑에는

아라메길 이용자 안전수칙이 나와 있다 lsquo2~3명이 동행하여 걷

기rsquo가 눈에 띈다 지금까지 온 길과 다르게 그만큼 호젓하다는 것

이다

다시 출발 시간을 확인한다 오후 3시 50분이다 해미읍성에

도착했을 때의 시간은 6시 25분이었다 난이도가 높은 길이다 초

보자는 부분 걷기를 많이 걸어본 분에게는 완주를 추천한다

글과 사진middot김연미(여행 칼럼니스트)

1 유상묵가옥 토담 뒤에 활짝 핀 수선화

2 햇볕에 따듯한 빛이 감도는 마애삼존불상

3 왕벚꽃이 만발한 충남 서산 개심사를 찾은 많은 행락객들이 꽃을 감상하고 있다

연합

남부터미널과 동서울종합터미널에서 운행 약 3시간쯤 소요된다

서산공용버스터미널 홈페이지(wwwseosanbuscokr)에 시내버스

노선과 시간표가 안내돼 있다

시내버스(서령버스middot문의 041-669-0555)에서 운산행 이용

첫차 오전 6시 45분(공휴일은 7시 5분) 막차 밤 9시 배차 간격은

40분에서 1시간 간격이다 운산면에서 여미리까지 가는 버스가

없으므로 운산면에서 택시를 이용한다 콜택시는 비싸니 인근

슈퍼마켓에서 택시 전화번호를 물어보면 된다

여행수첩

아라메길 정보

홈페이지 wwwaramegilkr

문의 충남 서산시 문화관광과 041-660-3166

유기방가옥 유기방가옥은 숙식이 가능하며 숙식객에게는 무료로 자

전거를 빌려준다 자가용을 이용할 경우 선정묘 주차장에 세우고 이동

하는 것이 좋다 해미읍성에서 선정묘까지 택시 요금은 약 2만원 해미

읍성 인근 슈퍼마켓에서 택시 전화번호를 물어보는 게 가장 빠르다

주소 충남 서산시 운산면 이문안길 70-10(운산면 여미리 203-1)

문의 041-663-4326

서산마애삼존불상 찾아가는 길 서산공용버스터미널에서 하루 5회 운

행한다 첫차 오전 9시 15분 막차 오후 6시 55분 운산면을 거쳐서 마

애삼존불상이 있는 곳까지 운행한다

유기방가옥

여미리석불입상

유상묵가옥 역천제방

쉰질바위

고풍저수지

용현계곡입구

마애여래삼존불상

보원사지

개심사

정자(조망대)

해미읍성

52-55-걷기여행indd 55 2014-04-11 오전 20122

보조개는 일종의 얼굴 근육 기형이다 부모로부터 대물림되는 까

닭에 의학적으로는 lsquo선천적 기형rsquo으로 분류된다 흥미로운 사실

은 많은 사람들이 부러워하는 기형이라는 점이다 동middot서양 또는 예나

지금을 가리지 않고 보조개는 귀엽고 사랑스러운 이미지로 통한다

보조개를 바라보는 동middot서양의 시각이 비슷한 것처럼 인간의 주요 표

정에 대한 해석은 거의 만국 공통이다 한 남미 사람이 화난 표정을 지

었다고 가정하자 아프리카인이나 유럽인 동양인 가리지 않고 그가 화

났다는 걸 알아차린다 슬프거나 행복한 표정도 마찬가지다

표정을 만들어내는 건 얼굴 근육이다 얼굴에는 20여 개의 근육이

있다 인간의 전체 근육 숫자는 기준을 정하기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640~850개 정도로 파악된다 한데 이 중 단 20개에 불과한 얼굴 근

육은 인간 근육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뼈대 근육과는 형태적으로나 기

능적으로 상당한 차이가 있다

무엇보다 눈에 띄는 차이는 얼굴 근육의 상당수가 뼈에 붙어 있지 않

고 피부 속에 묻혀 있다는 점이다 뼈대 근육은 말 그대로 대부분 근육

의 양쪽 끝이 뼈에 닿아 있거나 붙어 있다 뼈대 근육은 힘을 쓰고 움직

임을 일으키는 게 본연의 lsquo임무rsquo다

인간만큼 다양한 표정을 만들어낼 수 있는 동물은 없다 다시 말해

인간보다 얼굴 근육이 잘 발달한 생명체를 찾기는 어렵다 한데 주요

표정은 만국 공통의 lsquo보디 랭귀지rsquo이지만 얼굴 근육 하나하나의 모양

이나 위치는 사람마다 제각각이다 반면 얼굴 근육은 인간 특유의 속

성이 오랜 진화를 거쳐 반영된 일종의 lsquo화장발rsquo 근육의 성격이 짙다

인종별로도 얼굴 근육의 형태 등에 대략적인 차이가 존재한다 동양

인이 서양인보다 보통 무표정한 편이라는 주장에 동조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도 인종 간 얼굴 근육의 상이성을 암시한다 국내 한 의과대학

의 연구에 따르면 입꼬리 주변 근육의 위치와 이들이 움직이는 방향

이 동middot서양 사람들 간에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

lsquo스마일rsquo 도안의 핵심적 특징은 양쪽 입꼬리가 치켜 올라간 것이다

반대로 입꼬리가 내려가면 샐쭉하다거나 언짢은 느낌을 불러일으킨다

입꼬리를 올리고 내리는 얼굴 근육이 어떤 식으로 발달해 있느냐가 표

정 혹은 인상을 좌우할 수 있다는 뜻이다

얼굴 근육은 표정뿐만 아니라 얼굴의 미추(美醜)를 가르는 데도 큰

역할을 한다 얼굴 근육의 배치 크기 대칭성 등이 의학적인 차원에서

잘생기고 못생기고를 결정하는 데 많은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영어로

사소한 차이를 가리켜 lsquo스킨 딥(skin-deep)rsquo 즉 가죽 한 꺼풀 차이라

고 얘기하지만 이 차이가 실생활에서는 엄청나게 다르게 인식될 수 있

는데 얼굴 근육이 바로 대표적인 예이다

하지만 표정이나 얼굴의 미추(美醜)가 최소한 해부학적으로 따져 보

면 lsquo사소한 것rsquo임은 분명하다 성형수술이 널리 유행한다는 점이 이를

방증한다 얼굴의 미추를 결정하는 얼굴 근육은 우리 몸의 여느 뼈대

근육에 비해 조작하기가 상대적으로 손쉽고 위험성도 적다 특히 뼈와

연결돼 있지 않고 피부 아래 묻혀 있는 얼굴 근육들은 손을 봐도 기능

등에 큰 영향을 주지 않는다 얼굴 성형은 쉽게 할 수 있지만 몸 성형

은 엄두 내기가 어렵다는 점이 얼굴 근육과 뼈대 근육의 결정적인 차이

를 보여준다

표정이나 미추를 중시하는 인간의 속성이야 당장 어쩔 수 없을 것이

다 하지만 얼굴 근육에 과도하게 신경을 쓸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얼굴

근육이 만들어내는 갖은 조화는 문자 그대로 lsquo스킨 딥rsquo에 불과한 것들

이니까 글middot김창엽(자유기고가)

(도움말 가톨릭의대 해부학교실 이우영 교수)

보조개는 아름다운 lsquo기형rsquo이다

생활과학 이야기 13

연합

의학적으로는 lsquo선천적 기형rsquo으로 분류되는 보조개 얼굴 근육 때문에 생기는 보조개는 귀엽고 사랑스러운 이미지로 많은 사람들이 부러워한다

56 2014414 위클리 공감

56-57-생활과학13+꽃과 나무indd 56 2014-04-11 오전 20200

위클리 공감 2014414 57

예년보다 빨리 꽃을 피운 왕벚나무들이 함박눈처럼 꽃잎을 날리던

날 저는 서울에서 그다지 멀지 않은 어느 강변의 습지를 찾아갔

습니다 아직 찬 기운이 가시지 않은 날씨지만 남쪽에서 불어오는 봄바

람은 솜뭉치처럼 부서진 부들의 씨앗들을 마른 갈대 사이로 어지러이

날리고 있더군요 이곳 물가에는 갯버들 꽃이 한창입니다 먹이가 부족

한 이른 봄 고맙게도 무료 급식소가 문을 연 덕분에 등에류와 벌들도

덩달아 바빠졌습니다 조만간 키버들과 선버들마저 꿀을 담뿍 머금은

향기로운 꽃을 피워내면 이곳은 온통 난리가 날 것입니다

물가에 열을 지어 선 각종 버드나무들의 연둣빛 자태를 감탄하며 바

라보고 있자니 만일 우리나라에서 lsquo생명의 나무rsquo를 꼽으라면 응당 버드

나무가 그 주인공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버드나무(류)는

그야말로 이 세상에 lsquo아낌없이 주는 나무rsquo이니까요

강변에 늘어선 버드나무들은 토양의 침식을 막아줄 뿐더러 수질 정

화에도 도움을 줍니다 풍성하게 피는 향기로운 꽃들은 굶주린 곤충들

이 춘궁기를 이겨내도록 밤낮없이 넉넉하게 꿀을 내놓습니다 또한 이

처럼 곤충이 많이 모이다 보니 이곳은 보금자리와 먹이가 필요한 작은

새들이 모여드는 곳이기도 합니다 이런 이유로 봄철의 버드나무 숲은

그야말로 생명의 발원지 같다는 생각마저 들게 합니다 이 아름다운 곳

에서 저는 문득 머나먼 두만강변의 버드나무 숲을 떠올려 보았습니다

18세기 정조 재위 시절 홍양호(洪良浩)라는 지혜롭고 유능한 관리가

있었답니다 그는 1777년 세도정치의 희생양이 되어 잠시 두만강변을

관할하는 경흥부사로 좌천된 적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는 한직에서

적당히 시간을 때우며 소일하는 대신에 장정 7500명을 동원하여 1인

당 5주의 버드나무를 두만강변에 심는 큰 공사를 벌였다고 전해집니

다 옛날에는 변방의 생활이라는 것이 지금과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힘들었을 것입니다 먹고 살기도 어려운 판에 별로 중요해 보이지 않는

일로 강제 노역까지 하게 되었으니 백성들의 원성이 그야말로 하늘을

찔렀겠지요 이를 보고 걱정한 친구가 홍양호를 간곡히 만류합니다

ldquo여보게 자네는 여기 잠시 있다가 한양으로 다시 돌아갈 사람이 아닌

가 왜 공연한 일을 벌여서 긁어 부스럼을 만드는가rdquo

현실적이고 애정 어린 친구의 충고에 대한 홍양호의 답변이 그의 저서

lt이계집(耳溪集)gt에 기록되어 있습니다 대략적인 요지는 이렇습니다

ldquo이제 내가 버드나무(류)를 심는 것에는 다섯 가지 이로움이 있어요

첫째는 우리 강역을 (오랑캐로부터) 은폐하기 위한 것이요

둘째는 말을 타고 돌격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요

셋째는 강둑이 물살에 파 먹히는 것을 대비하기 위한 것이요

넷째는 땔감용 나무를 대기 위한 것이요

다섯째는 바람을 막기 위한 것이지요

이 공사는 이처럼 백성들을 이롭게 하는 일이라오 내가 비록 여기

오래 머물지 않을지 몰라도 몇 년 지나지 않아 백성들이 그 이익을 누

리게 될 것이고 그 이로움이 백년 천년을 갈 수도 있을 텐데 내가 어찌

눈앞의 인기에 영합하여 이 일을 미루겠소rdquo

그 탁견에 감탄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자연 생태에 대한 정교한

지식 체계가 없던 그 옛날에도 슬기로운 우리 선조들은 강변을 지키는

버드나무숲의 중요성을 간과하지 않았던 것이죠 이런저런 허황한 명

분에 휩쓸려 오랜 세월 우리 곁을 지켜주었던 강변의 버드나무들이 하

루 아침에 베어져 나가고 삭막한 콘크리트 제방이 그 자리에 들어서고

있는 답답한 작금의 현실을 목도하자니 자연환경 보존과 실용성을 두

루 배려했던 옛 선조들의 지혜가 더욱 절실해지는 요즈음입니다

하천변에는 마땅히 버드나무숲이 있어야 합니다 그러면 이 고마운

나무들은 매년 봄마다 크고 작은 물줄기를 따라 세상을 황금빛으로

수놓을 것이며 전국 방방곡곡에는 생명의 교향곡이 우렁차게 울려 퍼

질 것입니다 글과 사진middot김태영(자연생태연구가middotlt한국의 나무gt 공저자)

아낌없이 주는 lsquo생명의 발원지rsquo

한국의 꽃과 나무 버드나무

lsquo생명의 나무rsquo 버드나무 숲

위클리 공감 2014414 57

56-57-생활과학13+꽃과 나무indd 57 2014-04-11 오전 20203

이 연사 힘주어~ 불조심

ldquo자나 깨나 불조심rdquo

lsquo불조심rsquo을 강조하는 대표적인 슬로건이다 식목일에 나무를

심는 것도 중요하지만 식목일을 전후로 해서 연중 산불이 가장 많이

발생한다고 하니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실제로 식목일에는 연평균

18건 평일의 6배에 이르는 산불이 집중적으로 발생한다는 통계치가

있다 최근에는 기후 변화로 산불이 갈수록 늘어나는 추세라고 하니

보다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기온이 높고 건조하며 바람이 강할수록

산불이 쉽게 번지는데 고온건조한 날씨 탓에 최근 식목일 즈음의 산불

발생 횟수도 1990년대에 비해 52퍼센트나 급증했다고 한다 그런 이유

에서일까 정부도 지난 1970년대부터 다양한 불조심 캠페인을 전개해

왔다

내무부(현 안전행정부)가 후원하고 한국화재보험협회가 주최한 lsquo불

조심 웅변대회rsquo 고지 광고(동아일보 1977년 10월 7일)를 보자 헤드라인

은 ldquo제1회 전국 남middot여학생(초middot중middot고) 불조심 웅변대회rdquo다 웅변대회를

개최하는 이유로 lsquo범국민적으로 방화(防火) 의식을 고취하기 위하여rsquo

라는 문구를 앞세우며 대회의 상세한 요강을 밝혔다 그 웅변대회에서

가장 강조한 것은 ldquo방화 예방 의식을 고취시키고 불조심의 생활화를

촉구하여 화재 없는 복지국가 건설에 이바지할 수 있는 내용rdquo이었다

웅변 시간은 초등부가 5분 중middot고등부가 6분이었다 웅변대회에 앞

서 lsquo원고 합격자 발표rsquo를 먼저 한 것으로 보아 예선에서 먼저 제출된 원

고를 검토해 심사를 거친 다음 그 기준을 통과한 학생들에게 본선에

나갈 기회를 주었음을 알 수 있다 본선에 진출한 학생들은 전국 방방

곡곡의 교정에서 두 주먹을 불끈 쥐고 ldquo~하자고 이 연사 소리 높여 외

칩니다 여러분rdquo 하며 목청을 돋웠을 것이다

1970년대는 lsquo웅변대회의 시절rsquo이라 할 정도로 다양한 주제의 웅변대

회가 전국적으로 열렸다 반공 웅변대회가 대표적이었지만 불조심 웅

변대회도 단골 주제였다 그 시절의 웅변대회가 학생들에게 획일적 사

고를 주입시키기 위한 관제 기획 행사라는 비판의 목소리도 있었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다 웅변대회는 학생들에게 자신감을 높여주는 동시

에 주어진 시간 안에 자신의 주장을 효율적으로 전달하는 능력을 길러

정책광고로 보는 어제와 오늘

1977년 10월 7일 동아일보에 실린 lsquo불조심 웅변대회rsquo 고지 광고 내무부(현 안전행정부)가 후원하고 한국화재보험협회가 주최하는 전국 웅변대회 참가를 위한 상세한 안내 정보가 적혀 있다

주는 생생한 프레젠테이션 교육의 현장이다 지금은 웅변대회가 많이

사라졌지만 아직도 지역의 소방서 단위로 관내 학생들을 대상으로 해

불조심 웅변대회를 개최하는 곳도 많다

나무 심기도 중요하지만 심은 나무를 화재로부터 보호하는 일은 더

더욱 중요하다 소방방재청 역시 한식날을 전후로 119소방헬기를 투입

해 산불 예방 홍보활동을 펼치고 있지만 어디까지나 한계가 있을 터

그 무렵에는 불을 피우지 말고 찬밥을 먹어야 한다는 뜻에서 한식(寒

食) 또는 냉절(冷節)이라고 날짜까지 못박았던 조상들의 지혜가 오히

려 돋보인다 기후 변화로 최근 30년 동안 봄철 기온은 평균 섭씨 06

도 올랐지만 습도는 오히려 6퍼센트 낮아져 산불이 일어날 가능성이

더 높아진 상황에서 담뱃불 같은 불씨 관리에 각별히 주의해야겠다

불조심 웅변대회는 입으로 하는 웅변이지만 몸으로 실천하는 웅변이

더 값진 웅변이 아니겠는가 ldquo꺼진 불도 다시 보자rdquo

글middot김병희(한국PR학회 회장middot서원대 광고홍보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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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59-정책광고+공감카툰indd 58 2014-04-11 오전 20240

위클리 공감 2014414 59

공감카툰 파랑새를 찾아서

가장 훌륭한 지혜는 친절과 겸손이다

-탈무드

선택한 까닭글과 그림middot최영순

58-59-정책광고+공감카툰indd 59 2014-04-11 오전 20247

60 2014414 위클리 공감

무용

뮤지컬

문화공감

lt아라의 서gt

lt아라의 서gt는 설화나 민담에 등장하는 인물

을 중심으로 바다에서 탄생한 문명과 그 속에

서 살아가는 인간의 모습을 그린 공연이다 인

천시립무용단은 황해를 넘나드는 바람을 추

상적으로 표현했다 전통춤 레퍼토리에 신화

적 서사를 담아 한국 무용의 매력을 극대화했

다 초연 때 출연한 무용수들과 새로 선발된

무용수들의 기량을 견주어 보는 것도 이번 공

연 관람의 묘미가 될 것이다

기간 4월 25~26일

장소 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

문의 032-427-8401

lt비방문 탈취작전gt

트로트와 국악을 결합한 신명나는 창작뮤지

컬이다 약령시 약전골목의 오래 된 lsquo이만수

한약방rsquo은 손님이 끊일 날이 없다 인근 한약

방 사장들은 lsquo이만수 한약방rsquo엔 특별한 비방

문이 있을 거라는 결론을 내리고 lsquo이만수 한

약방rsquo의 비방문을 훔쳐낼 계획을 세우는데hellip

흥미로운 이야기를 중심으로 옛 약전골목의

풍경과 생활 모습을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기간 5월 4일까지

장소 대구 봉산문화회관 스페이스라온

문의 053-661-3500

극단

한양

레퍼

토리

신은수 작가의 역사극 시리즈 lt운현궁 오라버니gt lt봄이 사라진 계절gt을 잇는 lt거울 속의

은하수gt는 일제강점기 lsquo마지막 왕족rsquo으로 알려진 의친왕가를 소재로 시대의 격류에 휘말

린 인물의 세밀한 심리를 표현한 작품이다 1945년 해방 직전의 의친왕가 이야기를 그렸다

히로시마 원자폭탄 투하로 숨진 의친왕의 차남 이우의 장례식을 계기로 의친왕가 사람들이

한자리에 모인다 급변하는 세계 정세 속에서 조선왕조의 부활이라는 환상 속에 사는 일흔 살의

의친왕 반면 그의 장남 이건은 냉소적인 시선으로 조선의 마지막을 예감하며 아버지와 충돌한

다 의친왕과 다투고 뛰쳐나간 이건은 누군지도 모르는 생모의 행방을 찾는데hellip 극단 한양레퍼

토리 대표이자 배우인 최형인 교수가 직접 제작하고 무대에 선다 여기에 2012년 서울연극제 우

수작품상 수상작인 lt만선gt을 연출한 신동인 감독이 또 한번 연출을 맡아 더욱 관심을 모은다

일제강점기 말기 이곳에 모인 인물들은 특수한 신분으로 인해 저마다 나라의 역사를 대변하

고 있다 겉보기에는 여느 가족의 장례식과 다름없어 보이지만 그들의 갈등과 고통을 통해 자

연스럽게 관객들은 뼈아픈 우리의 역사를 절감할 수 있다 역사적 상징성과 함께 변화하는 시

대에 내몰려 갈등하고 괴로워하는 인간 본연의 모습이 공감을 자아낸다 글middot허정연 기자

기간 4월 19~27일 장소 서울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 문의 02-889-3561

의친왕의 차남 이우의 장례식을 계기로 모인 왕친들의 갈등을 소재로 시대적 아픔을 담은 연극이다

역사 앞에 갈등하는 lsquo인간의 굴레rsquo제35회 서울연극제 lt거울 속의 은하수g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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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문화공감indd 61 2014-04-11 오전 20329

62 2014414 위클리 공감

화제의 책

ldquo넌나에게 모욕감을 줬어~rdquo 영화 lt달콤한 인생gt에서 배우 김영철이

했던 이 명대사는 개그프로그램에서도 패러디하는 등 대표적인

유행어가 됐다 그만큼 한국사회에서 빈번하게 겪는 감정이기도 하다 출퇴

근길 도로 위에서라든가 학교나 회사에서 생면부지의 낯선 사람들부터

심지어 가까운 가족에게까지 우리는 평범한 일상에서 lsquo모멸감rsquo을 겪는다

모멸은 lsquo업신여기고 얕잡아봄rsquo으로 풀이된다 나의 존재 가치가 부정당하

거나 격하될 때 갖는 괴로운 감정이며 인간 내면의 가장 깊숙한 곳을 파괴

한다 한국인의 일상에 만연한 lsquo모멸감rsquo의 실체를 인문학적으로 규명한 책

이 나왔다 저자는 모멸감을 분석하기 위해 뉴스 기사 TV 드라마나 영화

에서 오가는 대사 수많은 문학작품 등에서 수집한 적실한 실례와 일상생활에서 만나는 다양한

에피소드로 이야기를 이어간다

저자는 우선 모멸이 부르는 파괴력을 우려한다 ldquo우리가 일상적으로 겪는 모멸감은 흔히 lsquo정서

적인 원자폭탄rsquo이라고도 불리며 인간을 끝없는 바닥으로 추락시키기도 하고 때로는 타인과 세

상에 대한 폭력으로 발화하기도 한다rdquo

모욕을 주고받는 데는 어떠한 역사적 배경이 있을까 저자는 급변한 사회 환경 때문이라고 분

석한다 ldquo조선 시대에 형성된 귀천의식과 신분적 우열 관념은 외형을 달리한 채 끈질기게 지속되

어 왔고 산업사회 및 소비사회와 맞물려 사람들 사이에 피곤한 경쟁으로 이어졌다rdquo

이런 연장선상에서 모든 가치가 돈으로 매겨지는 자본주의의 도래가 다른 한 축을 이룬다 사

회제도와 경제력 간의 불균형 삶의 형태와 의식 사이의 불균형이 문제의 핵심이다 절대 빈곤

실업 등으로 인해 최소한의 품위를 갖출 수 없다는 것 자신이 무능하고 쓸모없는 존재라는 생

각은 큰 모멸감을 불러일으킨다 이렇게 훼손된 자아를 보상받으려는 집단 콤플렉스가 공격적

인 민족주의와 편협한 인종주의로도 나타나게 된다 이 책의 또 한 가지 새로운 시도가 있다 바

로 음악으로 표현한 모멸감이다 작곡가 유주환 선생이 이 책에서 열 군데 대목을 골라 열 개의

곡을 만들었다 책과 함께 CD로 들어 있다 음악사적으로도 불안이나 분노 고독이나 초조함 슬

픔이나 기쁨 등을 주제로 한 곡들은 많지만 모멸감을 표현한 곡은 거의 없다고 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과연 모멸감을 뛰어넘을 수 있을까 저자는 학력이나 외모 경제력 피부색

나이 등 외형적인 차이로 멸시하는 문화와 사회 풍토를 바꿔가야 한다고 말한다 또 사회와 제

도가 정비되더라도 모멸감을 아예 느끼지 않고 살기란 불가능하다 존중과 자존의 문화는 여럿

이 만드는 것이며 그 출발은 결국 자신의 내면에 있다 남을 귀하게 여기는 문화는 우리의 변화

로부터 시작된다 ldquolsquo귀rsquo는 곧 lsquo고귀하다rsquo는 뜻이고 영어로 풀이하면 lsquonoblersquo에 가장 가까울 것이다

lsquo귀rsquo만큼은 스스로 성취할 수 있다 어떤 사람은 학문을 닦음으로써 어떤 사람은 예술이나 종교

를 통해 어떤 사람은 타인에게 많은 것을 베풂으로써 삶을 고양시킬 수 있다rdquo 우리는 각자 어떤

방법으로 모멸감을 극복하고 있을까 글middot박지현 기자

단신

lt커넥톰 뇌의 지도gt승현준 지음 | 신상규 옮김김영사 | 2만3천원

1천억 우리 몸 안의 신경세포 개수다 인

간 신경세포의 모든 연결구조와 활동원리

를 파악하기 위한 사상 초유의 프로젝트

인 휴먼 커넥톰 연구의 모든 것을 다뤘다

뇌와 의식의 비밀을 밝히기 위한 흥미진

진한 실험과 놀라운 발견이 이어진다 의

학적 발전을 뛰어넘어 미래 사회에 혁명적

변화를 가져올 경이로운 도전의 과정이

생생하게 펼쳐진다

lt금융으로 본 세계사gt천위루 양천 지음 | 하진이 옮김시그마북스 | 1만7500원

금융학은 지리적 환경과 기술middot종교middot경

제체제를 망라한 집합체라고 할 수 있다

모든 금융 사건에는 사회middot경제middot문화middot역

사적 배경이 있다 이 책은 국가 인물 사

건을 시대별로 나눠 유머러스하고 유쾌

한 언어로 금융사를 들려준다 그리스

로마 프랑스 스페인 네덜란드 영국 미

국 클로비스 찰스 1세 JP 모건 소로스

튤립 거품 사우스시 거품 서브프라임

위기 등의 키워드를 일목요연하게 펼치

면서 세계 경제의 흥망성쇠를 그려냈다

모멸감 왜 느껴 나는 소중해

lt모멸감gt

김찬호 지음문학과지성사1만3500원

62-63-화제의책+디딤툰indd 62 2014-04-11 오전 20413

위클리 공감 2014414 63

디딤툰 글로벌 에티켓 173

세상에서 가장 무거운 것구성middot권우영

그림middot안종만

62-63-화제의책+디딤툰indd 63 2014-04-11 오전 20419

요행은 없더라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한 소통이 지나치게 활발하다 각종 동호회

며 동창회에서 업무 협상에 이르기까지 다채로운 채널들이 그

야말로 lsquo스마트rsquo하고 lsquo스피드rsquo 있게 실시간으로 진행된다 직접 통화하거

나 만나지 않아도 많은 정보들이 오가고 약속들이 잡히고 계획들이

세워진다 시간이 절약되기도 하지만 시시각각 lsquo띵동rsquo하는 커뮤니티 알

림 신호로 인해 업무 집중에 방해를 받기도 한다 아마도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요즘 사람들은 경험의 80퍼센트 이상을 SNS를 통해 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최근 한 친구가 자신의 어리숙함을 한탄하는 글을

SNS에 올렸다

인터넷을 검색하다가 수천만 원을 호가하는 외제 중고차를 아주 싸

게 구할 수 있다는 광고성 글을 봤다고 했다 침수되거나 사고 난 차도

아닌데 저렴하게 경매로 낙찰된 차이기에 믿을 수 있다는 내용을 보고

어처구니없게도 마음이 동했다는 것이다 게다가 그 광고문에는 단순

히 차를 파는 것이 아니라 소중한 사람과의 인연을 진실하게 만들고

싶다고 적혀 있었다 거기서 그치지 않고 딸 사진까지 곁들이며 자기

딸한테 부끄럽지 않은 아빠로 살아가고 싶은 사람이라는 말까지 덧붙

인 것을 보고는 차라리 믿고 싶은 마음이 더 강해졌다 그 친구는 전화

를 걸었고 약속을 한 후 차를 구매하러 갔다

통화한 딜러는 여기저기 친구를 데리고 다니며 몇몇 그럴 듯한 외제

차를 보여주었다 인터넷 차량은 시험 주행을 해 볼 수 없다면서 이상

없으니 빨리 사라고 지금 선택하지 않으면 후회할 거라고 한 시간 후

에는 다른 사람이 보러 오기로 예약돼 있다고 압박했다 순진한 친구

는 제정신을 차리기 어려운 지경임에도 가까스로 정신을 차려 품질 보

증을 어느 정도 해 줄 수 있느냐고 물었다 보증 기간이 없다는 답이 돌

아왔다 처음에 전화했을 때는 3개월 정도 보증해 준다고 했던 것 같아

재차 확인했다 딜러는 워낙 싸게 파는 것이라 그런 것은 해당되지 않

는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순간 이상하다 싶어 친구는 사지 않겠다고

말했다 딜러의 표정이 순간 바뀌었다 살 것처럼 이야기해 놓고 이제

와서 이러면 어떻게 하느냐 이런 인터넷 차량들은 대개 사러 오면 그

냥 계약하고 끌고 가는 게 상례인데 너무한 것 아니냐hellip 질타 내지 훈

계조였다 섬약(纖弱)한 기질의 친구는 더 당황했다

하지만 친구는 사지 않겠다는 의사를 다시 한번 표시했다 가족들의

안전을 지켜야 한다는 말도 덧붙였다 불만에 차 있던 딜러가 이내 표

정을 바꾸었다 잘 생각했다고 대부분 인터넷 보고 오는 사람들은 이

런 차의 성격을 알고 오는데 당신은 그렇지 않은 것 같았다며 정말 모

르고 온 것이냐고 물었다 친구가 광고문을 믿고 왔다고 하니까 딜러는

참 딱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이런 차는 대개 리콜된 것들로 안전을 보장할 수 없는 차들이어서 어

떤 이들은 아예 견인차를 가져와 사 간다 정상적인 차가 이런 가격이

라면 어떤 바보가 비싼 돈 들여 새 차를 사겠느냐 당신이 순진한 사람

같아서 말해 주는 것이다 그랬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딜러는 차를 팔

지 못하고 들어가면 회사에서 혼나니까 정상적인 다른 중고차로 바꾸

면 어떻겠느냐고 제안했단다 한나절 이상을 같이 다니고 또 진실까지

털어놓아 준 그 딜러에게 미안한 생각이 들고 고마운 생각도 든 나머

지 친구는 그러자고 했다 얼결에 꼭 바꿀 필요도 없는 차를 그렇게 바

꾸었다고 했다

그러고 나서 자신이 도대체 무엇을 어떻게 한 것인지 모르겠다고 자

탄했다 어리석은 짓을 한 자신을 반면교사 삼아 친구들은 그런 일에

휘말리지 말라고 덧붙였다 결국 그 친구는 평범하지만 오래 된 진리를

잠시나마 잊은 자신에 대한 반성으로 끝을 맺었다 lsquo콩 심은 데 콩 나

고 팥 심은 데 팥 난다rsquo 글middot우찬제(문학평론가middot서강대 문학부 교수)

중앙포토

소통과 공감

64 2014414 위클리 공감

64-소통과공감indd 64 2014-04-11 오전 20452 표지 253-최종indd 146 2014-04-11 오전 20821

Page 25: 위클리 공감 253호

46 2014414 위클리 공감

건강

야식증후군(Night Eating Syndrome)은 저녁 7시 이후의 식사

량이 하루 전체의 50퍼센트 이상을 차지하는 증상을 가리키는

데 불면증 등 수면 장애를 동반한다 밤마다 음식이 당겨서 고민

인 야식증후군을 극복하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규칙적인 식습관과 생활습관 야식 먹는 습관을 없애기 위해서는

아침 식사는 조금이라도 챙겨 먹고 공복감이 들지 않도록 저녁

식사도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좋다 늦어도 저녁 6시 전에 식사

하는 것이 좋다

폭식을 예방하고 다이어트에 도움을 주는 숙면 잠을 잘 때 분비되

는 멜라토닌이라는 호르몬이 식욕을 억제해 다음날 폭식을 예방

하고 다이어트에도 도움을 준다 숙면 상태에 들어가면 지방 분

해에 도움이 되는 호르몬도 활발하게 분비되기 때문에 숙면을

취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빈속에 잠이 안 온다면 우유middot두유middot토마토 빈속에 잠이 안 오는

경험을 누구나 한 번쯤은 했을 것이다 그럴 때는 우유나 두유를

따뜻하게 데워 마셔보자 우유 및 두유에 많이 함유된 칼슘은 신

경안정 효과가 있어 숙면에 도움이 된다 열량이 낮은 방울토마

토도 추천한다

일조량이 부족한 겨울을 지나 봄이 되면서 lsquo계절성 우울증rsquo에 대

한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이에 하이닥 정신건강의학과 공개상담

실을 참조해 lsquo계절성 우울증rsquo의 특징과 치료에 대해 살펴보자

2주 이상 지속되면 lsquo반드시rsquo 진료 lsquo계절성 우울증rsquo은 어느 정도 예측

이 가능하기 때문에 우울한 기분 의욕상실 과다수면 등이 2주

이상 지속된다면 lsquo봄을 탄다rsquo는 말로만 넘길 것이 아니라 진료 상

담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알맞은 치료가 무엇보다 중요 lsquo계절성 우울증rsquo은 조울증 증세도 보

이기 때문에 일반적인 항우울제로만 접근하게 되면 오히려 상태

가 악화되는 경우가 있어 진단에 따라 알맞은 항우울제 처방이

필요하다

황사와 미세먼지가 많은 봄철에 특히 흔한 알레르기성 결막염 예

방법에 대한 관심이 높다 봄이 되면서 눈이 가렵고 눈곱이 끼며

눈물이 자주 난다면 알레르기성 결막염을 의심할 수 있다

침구류 일광건조는 lsquo필수rsquo 주로 눈이나 눈꺼풀의 가려움증 결막의

충혈 눈부심 눈물 흘림 증상이 발생하는 알레르기성 결막염의

예방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집먼지진드기 애완동물의 털 등 알레

르기 유발 물질에 노출되는 것을 피해야 한다 집먼지진드기는

침구나 카펫 커튼 속에 서식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일주일에

한 번 정도 정기적으로 세탁하고 햇볕이 좋은 날에 틈틈이 일광

건조를 하는 것이 좋다

손은 자주 씻고 술은 자제하고 꽃가루가 날리거나 미세먼지 농도

가 높은 날 외출 시에는 모자와 마스크를 착용하고 이물질이 낄

가능성이 높은 콘택트렌즈보다 안경을 쓰는 것이 좋다 술은 염

증을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증상이 나타난다면 자제해야 한다

근막동통증후군은 목덜미 허리 어깨 종아리 팔꿈치 안쪽 갈

비뼈 등의 부위에 주로 나타나며 근골격의 통증을 특징으로 하

는 질환이다 흔히 lsquo담이 결린다rsquo고 표현하는 증상이 바로 근막동

통증후군이다 근막동통증후군은 오랫동안 책상에 앉아 있거나

혹시 봄을 타시나요

야식증후군

계절성 우울증

알레르기성 결막염

근막동통증후군

변덕스러운 봄 날씨 번갈아 오는 황사와 미세먼지로 인해 봄나들이가 예년 같지 않다 겨우내 움츠러들었던 신체활동이 아직

왕성해지기 어려운 요즘 같은 때 겨울부터 이어진 야식 습관 계절성 우울증 오랜 실내생활로 인해 몸과 마음에 이상이 있는

지 자가 점검을 해 보자 봄볕 자외선이 더해지며 눈과 피부 관리에도 신경 써야 함은 물론이다

46-47-건강_봄철indd 46 2014-04-11 오전 15811

위클리 공감 2014414 47

두릅(춘곤증 예방middot혈당 조절) 두릅은

예로부터 그 뿌리를 달여 마시면 당

뇨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민

간 약재로 사용됐으며 나물로 먹으

면 입맛을 돋워준다 특히 봄철 나른

하고 졸음이 밀려오는 춘곤증 개선에

효과가 있다 두릅에 함유된 사포닌 성분이 체력을

회복시키고 신경을 안정시켜 피로 해소에 도움을 준다

고구마 줄기(면역 조절middot항산화 효능)

식이섬유가 풍부해 건강식으로 각

광받고 있는 고구마 줄기에는 탄

수화물middot당류middot단백질 등의 에너

지원과 칼슘middot철 등의 여러 무기물

질이 함유돼 있다 또 면역조절 능력

및 항산화 효능이 높은 것으로 알려진 클

로로겐산(chlorogenic acid)이 다량 함유돼 있다

쑥(해열middot고혈압 개선) 쑥잎에서 나는

독특한 향기는 해열작용을 하는 치

네올(Cineol)이라는 성분 때문이다

또한 면역력 향상 소화기능 강화

여성질환 개선 효과 고혈압 개선 등

의 효과도 있다

달래(식욕부진middot춘곤증 극복 효과)

비타민과 무기질이 풍부하게 함유

돼 있어 겨우내 무겁고 찌뿌둥했

던 몸에 활력을 주고 식욕부진이

나 춘곤증을 이기는 데 좋다 면

역력을 증진시키며 동맥경화 예방

에도 도움이 된다

달래는 매콤하게 무쳐 먹거나 된장찌개에 넣어 끓이면 맛이

좋으며 간장에 넣어 달래 간장양념을 만들어 먹으면 향긋한

맛이 난다

봄이면 생각나는 lsquo건강 나물rsquo 4선

같은 자세로 장시간 컴퓨터를 사용하는 등 잘못된 자세를 취할

때 근육을 과도하게 사용했을 때 외상 후 스트레스 등으로 발

생한다 깊고 쑤시는 듯하며 타는 듯한 통증이 특징이다

근막동통증후군의 약물 치료는 소염 진통제나 근육 이완제를

사용한다 마사지나 초음파를 이용한 물리 치료 레이저나 적외

선 치료기 조사 등도 효과가 있다 이밖에 수동적으로 근육을 풀

어주는 이완 요법 미지근한 습포로 찜질해 주는 도포 요법 통증

부위를 냉각시키는 냉각 요법 등으로 치료한다

아무리 감추려 해도 눈가 입가에 있는 잔주름이나 손등과 목 주

름은 lsquo관리rsquo하지 않는 한 실제 나이를 감추기가 쉽지 않다 나이를

감추기 힘든 부위별 주름 관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눈가 주름 눈가 주름을 예방middot관리하기 위해서는 보습 관리가 필

수적이다 건조하고 푸석한 환경에서 주름이 잘 생기기 때문에

보습 관리는 모든 주름 예방middot관리에 있어 가장 기초적인 부분이

다 보습크림 아이크림 자외선차단제 페이셜 오일 등을 사용하

고 각질제거 수분공급 피부혈액순환 촉진 등의 효과를 내는 스

팀타월을 이용하는 것도 효과적이다

입술middot입가 주름 입은 말하고 먹고 마시고 하품하는 등 쉴 틈이 없

을 정도로 움직임이 잦은 데다 피부가 얇고 자연적인 보습막을

생성해 주는 피지샘middot땀샘이 없어 주름이 특히 잘 생기는 부위이

다 따라서 에센스 보습크림 아이크림 자외선차단제 등을 입술

과 입가에 수시로 발라주고 빨대 사용 등 입술을 오므리는 습관

은 자제하는 것이 좋다

손등 주름 손등도 피부라는 점을 인식하고 핸드크림 보습크림

자외선차단제를 꼼꼼하게 발라 관리해야 하며 설거지나 빨래를

할 때도 장갑을 꼭 이용해야 한다

목 주름 높은 베개를 베거나 스마트폰 책 모니터 등을 볼 때 고

개를 너무 숙이는 습관이 있다면 모두 교정하는 것이 좋다 또 꼼

꼼한 클렌징과 더불어 보습크림과 자외선차단제를 잘 바르도록

한다 글middot하이닥 copy(주)엠서클 정책브리핑 (wwwkoreakr)

부위별 주름 관리법

46-47-건강_봄철indd 47 2014-04-11 오전 15814

48 2014414 위클리 공감

오는 4월 20일 한국에서 열리는 2014 국제아이스하키연맹

(IIHF) 세계선수권 디비전1 그룹A(2부 리그) 대회가 다가

오고 있다 일주일간 고양어울림누리에서 열리는 이번 대회에는

개최국 한국(세계 랭킹 23위)을 포함해 슬로베니아(14위)와 오스

트리아(16위) 헝가리(19위) 우크라이나(21위) 일본(22위) 등이

참가한다 대회 1 2위는 2015년 최상위 16개 팀이 겨루는 세계아

이스하키선수권대회로 승격한다 꼴찌를 하면 3부 리그 격인 lsquo디

비전1 그룹Brsquo로 내려간다

 한국 아이스하키는 이번 대회에 사활을 걸었다 겨울 올림픽의

꽃은 아이스하키다 개최국이 아이스하키경기에 참가하지 못한

역사는 없다 겨울 올림픽 개최국 대부분이 출전권을 자력으로

따냈다 그러나 한국의 세계 랭킹은 23위 평창올림픽이 열리는

2018년까지 11계단을 올리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지난해

IIHF는 lsquo2018년 올림픽 출전국 자격rsquo에 대한 연차총회 의제를 꺼

냈다 lsquo한국이 경기력 발전을 이룬다면 출전권을 줄 수도 있다rsquo는

애매모호한 말을 넣어놨다 김정민 대한아이스하키협회 홍보팀

장은 ldquo만약 이번 대회에서 강등되면 경기력 발전을 이루지 못했

다는 판단으로 올림픽 출전권 논의조차 못할 수 있다rdquo고 걱정했

다 한국의 기적은 가능한지 대회 참가팀의 전력을 분석했다

전력 급상승hellip 기적을 노리는 한국 대표팀

객관적 전력에서 한국은 최약체로 꼽힌다 랭킹으로도 디비전1

그룹A에서 가장 낮다 그래도 홈에서 열린다는 이점이 있다 변

선욱 한국 대표팀 감독은 디비전1 그룹A 잔류를 자신했다 그는

지난달 기자회견에서 ldquo최근 3년간 한국 아이스하키는 놀랍도록

빠르게 발전했다 기대에 부응하는 경기를 하겠다rdquo고 했다 이어

ldquo일본과 우크라이나 헝가리를 잡고 3승을 하는 것이 목표rdquo라고

덧붙였다 근거 없는 자신감이 아니다 한국은 꾸준하게 성장했

다 변 감독이 이끈 대명 상무의 돌풍도 대표팀에 자신감을 불어

넣었다 군대 팀인 대명 상무는 지난해 창단 바로 2013~2014 아

지난해 4월 16일 헝가리 부다페스트 스포르트아레나에서 열린 lsquo2013국제아이스하키연맹 세계선수권대회rsquo 디비전1 A그룹 대회 2차전에서 강호 헝가리를 상대로 막판 역전극을 펼친 한국 대표팀 선수들이 경기를 마치고 환호하고 있다

대한아이스하키협회

2부 리그 격hellip 꼴찌해 lsquo디비전1 그룹Brsquo로 강등되면 2018년 출전 lsquo먹구름rsquo

최약체라고hellip 한국 ldquo평창을 기대해rdquo

스포츠 2014 아이스하키 lsquo디비전1rsquo 세계선수권대회

48-49-스포츠_아이스하키indd 48 2014-04-11 오전 15906

위클리 공감 2014414 49

시아리그 아이스하키 정규시즌에서 2위에 올랐다

아이스하키는 보통 22~25명이 한 팀을 이룬다 대명 상무는

17명의 선수로 기적을 써냈다 조직력으로 일군 성과였다 변 감

독은 ldquo26~30세로 이뤄진 팀이다 선수들이 즐기면서 하키에 눈

을 떴다rdquo며 ldquo달리는 체력과 외국인 선수가 없는 불리함을 조직력

으로 메웠다rdquo고 평가했다

 대표팀은 대명 상무의 조직력을 그대로 가져왔다 상무에서 주

축으로 뛰던 선수들이 대표팀에 이름을 올렸다 김연아의 남자친

구로 이름값이 올라간 김원중(30middot25득점 사진 맨 뒷줄 왼쪽에서

다섯번째)을 포함해 박우상(29middot35득점)과 조민호(27middot42도움) 등

이 핵심 자원이다 여기에 귀화한 브락 라던스키(31)와 브라이언

영(28) 마이클 스위프트(27)가 대표팀 전력을 대폭 끌어올릴 것

으로 보인다

소치올림픽서 lsquo8강 기적rsquo 썼던 슬로베니아

마티야스 코피타(49) 감독이 이끄는 슬로베니아는 지난 2월 끝난

소치겨울올림픽 아이스하키에서 8강에 올랐다 기적이었다 세

계 랭킹은 14위지만 단단한 조직력을 자랑하며 슬로바키아와 오

스트리아를 꺾었다 8강에서 스웨덴에 0-5로 졌지만 가능성을

보여준 대회였다 고양 대회에서도 올림픽 8강 멤버는 그대로 유

지된다 오솔길 SBS 해설위원은 ldquo올림픽이 끝난 지 얼마 되지 않

아 조직력은 최강이라 꼽힌다rdquo고 말했다

 또 다른 상대 헝가리는 한국에 칼을 갈고 있다 지난해 헝가리

에서 열린 디비전1 그룹A에서 한국에 4-5로 역전패했기 때문이

다 헝가리는 3-1로 이기고 있다가 한국의 집중력에 무너졌다 이

패배로 헝가리는 상위리그 승격 기회를 놓쳤고 자국 팬들의 거센

항의를 받았다 이스트반 소프론(크리펠트)이 경계 대상 1호다

소프론은 독일 1부 리그(DEL)에서 8골 13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우크라이나는 현실적으로 한국이 이겨야 할 상대로 꼽힌다

그러나 뚜껑을 열어보니 만만치 않다 우크라이나는 한때 주축

선수들의 은퇴로 전력이 크게 떨어졌다 특히 NHL에서 뛰고 있

던 선수들이 대표팀 합류를 거부하며 국제무대에서 성적이 신통

치 않았다 그러나 이번 대회를 앞두고 루슬란 페도텐코(돈바스

도네츠크)와 알렉세이 포니카롭스키(SKA 상트페테르부르크) 등

NHL에서 정상에 오르기도 한 베테랑들이 합류했다 축구로 따

지면 한국의 박지성-이영표가 대표팀에 복귀한 모양새다

 한국은 지난 33년 동안 일본과의 A매치에서 단 한 번도 승리

하지 못했다 1무 18패로 무승부도 딱 한 차례 거둔 것이 전부다

한국이 쉽게 볼 수 있는 상대가 아니다 아시아 하키리그에서 우

승을 차지한 일본제지 크레인스와 오지 이글스 선수들이 주축이

다 또 독일 출신 마크 마혼 감독이 팀을 이끌며 안정감을 더하고

있다 오 해설위원은 ldquo일본은 A매치에서 한국에 한 번도 패하지

않았다는 자부심이 있다 이 자부심을 흔들 만한 경기력을 보여

주는 게 중요하다rdquo고 말했다 글middot김민규(일간스포츠 기자)

아이스하키는

한 팀에 6명hellip 20분씩 3피어리드로 경기진행

아이스하키는 길이 61미터 너비 30미터의 링크에서 펼

쳐진다 퍽(Puck)이라고 불리는 고무 원반을 하키 스틱을 이

용해 골문에 넣는 횟수를 가려 승부를 가린다 한 팀은 축구에서

골키퍼 역할을 하는 골리(Goalie)가 1명 배치되고 양쪽 날개 1명씩과

센터 1명 수비수 2명 등 모두 6명으로 구성된다 체력 소모가 심해 한 팀

이 22명으로 꾸려지고 수시로 교체가 가능하다 경기는 20분씩 3피리어

드로 진행되며 피리어드 사이에는 15분간 휴식을 취한다

 

아이스하키 세계선수권은

전년도 성적에 따라 6개 리그로 나뉘어 경기

전년도 성적에 따라 총 6개의 리그로 나뉘어 있다 1부 리그 격인 lsquo국제아

이스하키연맹(IIHF) 아이스하키 세계선수권rsquo에는 총 16개 나라가 참가한

다 8개 팀이 그룹A와 그룹B로 나뉘어 풀 리그를 치른다 각 그룹의 1~4

위는 8강 토너먼트에 진출하고 8위 2개 팀은 디비전1 그룹A로 강등된다

올해 세계선수권은 오는 5월 벨라루스에서 열린다 디비전1 그룹A B와

디비전2 그룹 A B 그리고 디비전3의 운영방식은 비슷하다 각 디비전

그룹에는 6개 팀이 참가해 풀 리그를 치른다 한국이 참가하고 있는 디

비전1 그룹A는 2부 리그로 생각하면 된다 6개 팀이 풀 리그 방식으로 경

기를 치르고 1 2위가 세계선수권으로 승격한다

48-49-스포츠_아이스하키indd 49 2014-04-11 오전 15908

50 2014414 위클리 공감

ldquo하늘이 나를 버렸을 때 나는 불을 만들었다 둥지가 되

기 위한 불 겨울의 어둠 속으로 들어가기 위한 불 보

다 더 나은 삶을 위한 불을 낮이 나에게 베풀어 준 모든 것을

나는 그 불에게 바쳤다 울창한 숲과 작은 숲 보리밭과 포도밭

을 보금자리와 새들 집과 열쇠를 벌레와 꽃들 모피들 그리고

모든 축제를(생략)rdquo

프랑스 초현실주의 대표적 시인인 폴 엘뤼아르의 시 lsquo이곳에 살

기 위하여rsquo다 이 시를 주제로 한국과 프랑스 작가가 한자리에 모

였다 환경 문제로 앓고 있는 지구를 치유하자는 메시지로 남서

울대학교와 한불협회 나로미포럼이 함께 주최한 국제교류 전시

다 프랑스 원로 작가인 장 마리 자키와 국내 유명 기업인이자 화

가인 강석진 그리고 국내 원로 도예가인 조상권이 참여했다

세 작가의 작품은 각자 개성이 두드러진다 미술평론가 서승

석은 원로 화가 장 마리 자키의 작품을 ldquo자키의 파랑은 뜨겁다

자키의 하양은 아이스크림처럼 맛있다 자키의 까망은 심연처럼

깊다 그의 붓놀림은 신들린 무희의 춤사위만큼이나 현란하고 경

건하다rdquo고 표현했다 꽃과 나무 바다 자연풍경 등을 즐겨 그리

는 자키는 독특한 미적 감각으로 자연의 맑은 색채를 표현했다

3인 3색hellip 자연을 말하다장 마리 자키middot강석진middot조상권 lt이곳에 살기 위하여gt 주제로 한국middot프랑스 국제교류전

전시

50-51-전시_한불교류전indd 50 2014-04-11 오전 15946

위클리 공감 2014414 51

정서적으로 깊은 영향을 받은 그의 고향 코르시카 섬에서 받은

영감을 아름답게 재현해 냈다

기업인이자 화가인 강석진은 고향 경북 상주의 산골 풍경으로

정겨움을 더한다 한국인의 향토적 정서로 아스라한 추억을 상기

시킨다 또 프랑스 네덜란드 티베트 등을 여행하면서 포착한 시

와 같은 섬세한 풍광을 화폭에 옮기는 데 성공했다

도예작가인 조상권은 lsquo흙과 불의 연금술사rsquo로 불린다 1967년

lsquo동백림 사건rsquo에 휘말려 30여 년간 해외를 떠돌다 1997년 귀국했

다 분단된 조국의 역사적 아픔과 민족의 한 통일에 대한 염원을

작품으로 승화시켰다 자유롭고 감수성이 풍부한 작품들을 통

해 우리 고유 전통예술의 미를 깊이 있게 다루고 현대적으로 창

조하며 독창적인 도자예술을 보여준다

세 작가의 독특한 개성은 한자리에서 호흡하며 완벽한 조화

를 이룬다 맑고 서정적인 세계를 들여다보고 있다 보면 태고의

자연이 빚어내는 감동을 느낄 수 있다 글middot박지현 기자

일정 4월 27일까지

장소 남서울대학교 아트센터 갤러리 이앙

문의 02-3672-0201 galleryiangcom

1 장 마리 자키는 독특한 감각으로 자연풍경을 재구현했다 lt경이로운 장소gt LIEU MAGIQUE

2 흙과 불의 연금술사로 불리는 조상권은 우리 고유의 전통미를 담으며 독창적인 도자예술을 보여준다 lt휴(休)gt REPOS

3 강석진은 한국인의 향토적 정서를 담은 산골 풍경을 그려 아스라한 추억을 상기시킨다 lt산 넘어 마을로 가는 길gt The road to a mountain village

4 장 마리 자키 lt여인의 꿈gt REVE DE FEMME

5 조상권 lt침향로gt TCHIMHYANGLO

6 강석진 lt미륵산에서 본 오월의 야솟골마을 전경gt View of Yasotgol village in May

➋ ➌

➍ ➎ 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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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 2014414 위클리 공감

소박한 백제의 미소에 반하고곱게 늙은 절집에 웃음이 났죠

충남 서산 아라메길 1구간

걷기 여행

52-55-걷기여행indd 52 2014-04-11 오전 20059

위클리 공감 2014414 53

아라메는 바다의 고유어 lsquo아라rsquo와 산을 뜻하는 lsquo메rsquo의 합성어다 아

라메길은 총 88킬로미터로 지선까지 합하면 모두 7개 구간이다

그 중 1구간은 유기방가옥 고풍저수지 마애여래삼존불상 보원사

지 개심사 해미읍성으로 이어진다 길이 18킬로미터의 산길을 따

라 걷고 있노라면 산자락에 살포시 앉은 다양한 문화재를 볼 수 있

다 소박한 백제의 미소에 반하고 곱게 늙은 절집에 가슴 무너지는

벅찬 감동을 만난다

꽃의 북상 속도는 하루 20킬로미터라고 한다 매일 50리 길

을 느릿느릿 걸어 올라와야 하는데 요즘은 따스한 날씨

덕에 봄꽃들이 엄청 잰걸음으로 와서 동시다발로 핀다 덩달아

봄꽃 쫓는 나그네 발걸음도 빨라졌다 3월 마지막 일요일 서산

아라메길 1구간은 온통 꽃잔치다

1구간의 시작은 유기방가옥이다 서산시 운산면 여미리 유기

방가옥은 내 고향 당진시와 가깝게 자리한다 그래서 오랜만에

고향 동무와 함께 걸었다 동무는 그 사이에 두 아이의 엄마가 돼

있었다 동무가 생기니 길에 대한 관심도 조금 달라진다 세월은

봄꽃 이름보다 봄나물 이름을 더 많이 알게 했다 잠시 걷기를 멈

추고 동무와 한적한 들판에 앉아서 밥상에 올릴 나물 한바구니

캐고 싶은 날들이다

수선화와 독특한 토담이 유명한 유기방가옥

유기방가옥은 고택을 감싸고 있는 토담이 독특하다 컵을 엎어

놓은 lsquocaprsquo 모양인데 집 뒤 비스듬한 야산을 그대로 활용해서 담을

쌓았다 산을 깎아 축단을 세우지 않았기에 뒤란이 평평하지 않

고 약 25도 정도 경사가 있다 마치 집이 산의 일부인 것처럼 자연

스럽게 지어졌다 이 가옥은 독특한 집 모양뿐만 아니라 수선화

로도 유명하다 토담 뒤 야산이 수선화 정원이다

가옥 관리인인 유기방 씨가 10년 전부터 가꾼 정원이다 해마

다 집 주변에 무리지어 핀 수선화 구근을 떼어내 옮겨 심으면서

꽃밭을 넓혔다 곱게 가꾼 수선화를 한눈에 보려면 토담 뒤 소나

무 아래가 포인트다

토담을 내려와 오른쪽으로 난 길로 향한다 옛날에 이 마을 사

람이 제주도에서 가져와 심었다는 비자나무가 한 그루 서 있다

무려 330년을 살았다고 한다 둘레가 246센티미터 높이가 20미

터다 비자나무는 남부지역이나 제주도의 해발고도가 낮은 지대

에서 자란다 어떻게 이곳에서 자랄 수 있었을까 의문이 든다 딱

딱한 잎을 살펴보며 세월의 깊이를 가늠할 뿐이다

선정묘를 지나 lsquo서산 여미리 석불입상rsquo 앞에 선다 고려시대에

만들어진 석불로 추정한다 이른 아침 누군가가 벌써 다녀갔는지

석불 앞에 생쌀이 수북하게 쌓여 있다 복을 빌기 위해 놓은 제

물이 참새에게는 오늘 한 끼 밥일 것이다 우리는 새들이 날아올

수 있게 길을 재촉한다 길은 석불 뒤 몇 그루의 소나무와 대나무

사이로 이어진다 대나무를 벗어나자 멋진 토담이 보인다 유상

묵가옥으로 이어지는 길은 보랏빛 제비꽃이 군락을 이뤘다 가

옥을 둘러보고 마을 도로를 따라 걷는다

아주머니 한 분이 밭두렁에 앉아 민들레 나물을 뜯어 박바가

지에 담는다 아주머니가 밟고 있는 밭두렁은 들꽃밭이다 냉이

는 흰 꽃을 피우고 광대나물은 진홍색 꽃을 피운다 봄까치풀은

파란 꽃을 피웠다 봄까치풀은 반가운 소식을 전해 주는 까치처

럼 들녘에 봄이 왔음을 가장 먼저 알려주는 까치 같은 존재라고

붙여진 이름이다 광대나물 꽃말은 lsquo그리운 봄rsquo이다 꽃 이름조차

1 서산 여미리 석불입상이 정겹게 반긴다

2 고풍저수지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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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 2014414 위클리 공감

봄을 알리는 전령들이다

여미리 버스정류장을 지나서 전라산 방향으로 걷는다 아라메

길 1구간은 방향표시 안내판이 잘돼 있다 안내판과 리본만 따라

가도 종착점 해미읍성에 다다를 수 있다 전라산 방향으로 따라

가는데 도로 아래에 손바닥 크기의 머위가 군락을 이룬다

ldquo머위는 새싹이 돋아나고 바로 잎이 쫙 펴지는 시기에 먹는 게

보약이래 이때가 가장 쓴맛을 내지만 입에 쓴 게 몸에 좋다는

말도 있잖아rdquo

ldquo그려 손바닥 만할 때에 쌈 싸 먹으면 쌉싸래한 게 맛있지rdquo

마애삼존불 백만불짜리 미소는 아침 30분만 허락

역천으로 향한다 작은 다리를 건너자 천길이다 천길 밑 개천 옆

으로 산책로가 조성돼 있는데 운산교까지 800미터다 운산교부

터 역천제방이 시작된다 용현계곡 입구까지 가게는 없다 운산면

에 있는 슈퍼마켓에 들러서 물과 간단한 간식을 준비한다

유기방가옥에서 운산교까지 약 29킬로미터이고 운산교에서

미평교까지 18킬로미터이다 제방은 일부 구간만 콘크리트가 깔

려 있고 딱딱한 흙길이다 미평교에서 쉰질바위 방향으로 걷는

다 역천으로 들어가지 못하게 굵은 철봉을 세워놓았다 그 옆으

로 한 사람만 다닐 수 있는 길이 50미터쯤 나 있다

이 길을 벗어나면 역천과 논 사잇길이다 길은 다시 고풍터널

을 지나게 한다 고풍터널을 지나면 바로 고풍터널 버스 정류장

이다 버스 정류장은 사거리인데 터널에서 직진하는 길이 지방도

618호 봉운로다 우리는 오른쪽 군장동1로를 따라 걷는다 군장

동1로는 고풍저수지 뒷길인데 몇 개의 펜션이 눈에 띈다 11킬로

미터 정도 걸으면 고풍저수지와 봉운로를 만난다

고풍저수지를 따라 걷는 500미터 길은 인도가 협소하기 때문

에 차를 조심하며 걷는다 lsquo아라메 솔바람길 종합 안내도rsquo를 살펴

보고 마애삼존불상으로 향한다 용현계곡 입구인 이곳에는 넓

은 주차장이 있고 식당도 있다

백제 마애불은 충청남도 지역에만 남아 있는데 서산과 태안의

마애삼존불 예산 사면석불이다 서산 마애여래삼존불상은 국보

제84호로 10미터가 넘는 거대한 암벽에 조각돼 있다 가운데 석

가여래를 기준으로 오른쪽 관음보살은 입상 왼쪽 미륵보살은 반

가사유상이다 미륵보살은 오른쪽 다리를 왼쪽 무릎 위에 올려

놓고 오른팔을 굽혀 오른쪽 뺨에 손가락을 살짝 댄 채 사색에 잠

겨 있는 자세다 삼존불은 햇빛이 비치는 방향에 따라서 온화한

미소를 띠거나 때로는 개구쟁이 같은 얼굴을 한다 백제의 미소

로 알려진 백만불짜리 미소는 오전 9시 30분에서 10시 사이에

볼 수 있다

서산 마애삼존불상에서 13킬로미터 계곡을 따라 걸으면 보원

사지이다 보원사는 통일신라시대 화엄 10찰 중 하나로 알려졌다

1천명분의 쌀을 씻었다는 석조가 있는 것을 보아 1천여 명의 승려

가 머무는 무척 큰 절이었던 것으로 짐작된다

석탑 뒤에 개심사로 이어지는 숲길을 오른다 보원사지 뒤편 숲

길 초입부터 개심사 산신각까지 쉬엄쉬엄 가더라도 약 1시간 20분

➊ ❷ 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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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 공감 2014414 55

이 걸린다 이 길은 오르막이 많아서 힘들다 좀 수월하게 걷고 싶

으면 개심사에서 보원사지로 걸어오는 게 좋다

성왕산 자락 개심사 주차장엔 봄나물 난전

개심사는 성왕산 자락에 자리한다 성왕산은 코끼리를 닮았는데

이 코끼리의 갈증을 해소하기 위해 연못을 만들었다고 한다 연못

중앙에는 외나무 다리가 놓여 있다

외나무 다리를 지나 계단을 오르면 해탈문이다 개심사는 흰겹

벚꽃이 유명하다 작은 절집에 겹벚꽃이 피면 얼마나 웅장한지 입

이 다물어지지 않을 정도다 꽃은 4월 말에 피기 시작해서 5월 5일

경에 만개한단다

우리는 개심사를 등지고 소나무숲을 벗어난다 개심사 주차장

에는 봄나물이 난전을 펼쳤다 취나물 버섯 고들빼기 냉이 달

래 머위 민들레 등 각종 나물이 말간 향내를 풍긴다

주차장을 끝까지 내려오니 오학리쉼터 해미읍성으로 가는 표

지판이 나온다 해미읍성까지 52킬로미터다 이 표지판 밑에는

아라메길 이용자 안전수칙이 나와 있다 lsquo2~3명이 동행하여 걷

기rsquo가 눈에 띈다 지금까지 온 길과 다르게 그만큼 호젓하다는 것

이다

다시 출발 시간을 확인한다 오후 3시 50분이다 해미읍성에

도착했을 때의 시간은 6시 25분이었다 난이도가 높은 길이다 초

보자는 부분 걷기를 많이 걸어본 분에게는 완주를 추천한다

글과 사진middot김연미(여행 칼럼니스트)

1 유상묵가옥 토담 뒤에 활짝 핀 수선화

2 햇볕에 따듯한 빛이 감도는 마애삼존불상

3 왕벚꽃이 만발한 충남 서산 개심사를 찾은 많은 행락객들이 꽃을 감상하고 있다

연합

남부터미널과 동서울종합터미널에서 운행 약 3시간쯤 소요된다

서산공용버스터미널 홈페이지(wwwseosanbuscokr)에 시내버스

노선과 시간표가 안내돼 있다

시내버스(서령버스middot문의 041-669-0555)에서 운산행 이용

첫차 오전 6시 45분(공휴일은 7시 5분) 막차 밤 9시 배차 간격은

40분에서 1시간 간격이다 운산면에서 여미리까지 가는 버스가

없으므로 운산면에서 택시를 이용한다 콜택시는 비싸니 인근

슈퍼마켓에서 택시 전화번호를 물어보면 된다

여행수첩

아라메길 정보

홈페이지 wwwaramegilkr

문의 충남 서산시 문화관광과 041-660-3166

유기방가옥 유기방가옥은 숙식이 가능하며 숙식객에게는 무료로 자

전거를 빌려준다 자가용을 이용할 경우 선정묘 주차장에 세우고 이동

하는 것이 좋다 해미읍성에서 선정묘까지 택시 요금은 약 2만원 해미

읍성 인근 슈퍼마켓에서 택시 전화번호를 물어보는 게 가장 빠르다

주소 충남 서산시 운산면 이문안길 70-10(운산면 여미리 203-1)

문의 041-663-4326

서산마애삼존불상 찾아가는 길 서산공용버스터미널에서 하루 5회 운

행한다 첫차 오전 9시 15분 막차 오후 6시 55분 운산면을 거쳐서 마

애삼존불상이 있는 곳까지 운행한다

유기방가옥

여미리석불입상

유상묵가옥 역천제방

쉰질바위

고풍저수지

용현계곡입구

마애여래삼존불상

보원사지

개심사

정자(조망대)

해미읍성

52-55-걷기여행indd 55 2014-04-11 오전 20122

보조개는 일종의 얼굴 근육 기형이다 부모로부터 대물림되는 까

닭에 의학적으로는 lsquo선천적 기형rsquo으로 분류된다 흥미로운 사실

은 많은 사람들이 부러워하는 기형이라는 점이다 동middot서양 또는 예나

지금을 가리지 않고 보조개는 귀엽고 사랑스러운 이미지로 통한다

보조개를 바라보는 동middot서양의 시각이 비슷한 것처럼 인간의 주요 표

정에 대한 해석은 거의 만국 공통이다 한 남미 사람이 화난 표정을 지

었다고 가정하자 아프리카인이나 유럽인 동양인 가리지 않고 그가 화

났다는 걸 알아차린다 슬프거나 행복한 표정도 마찬가지다

표정을 만들어내는 건 얼굴 근육이다 얼굴에는 20여 개의 근육이

있다 인간의 전체 근육 숫자는 기준을 정하기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640~850개 정도로 파악된다 한데 이 중 단 20개에 불과한 얼굴 근

육은 인간 근육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뼈대 근육과는 형태적으로나 기

능적으로 상당한 차이가 있다

무엇보다 눈에 띄는 차이는 얼굴 근육의 상당수가 뼈에 붙어 있지 않

고 피부 속에 묻혀 있다는 점이다 뼈대 근육은 말 그대로 대부분 근육

의 양쪽 끝이 뼈에 닿아 있거나 붙어 있다 뼈대 근육은 힘을 쓰고 움직

임을 일으키는 게 본연의 lsquo임무rsquo다

인간만큼 다양한 표정을 만들어낼 수 있는 동물은 없다 다시 말해

인간보다 얼굴 근육이 잘 발달한 생명체를 찾기는 어렵다 한데 주요

표정은 만국 공통의 lsquo보디 랭귀지rsquo이지만 얼굴 근육 하나하나의 모양

이나 위치는 사람마다 제각각이다 반면 얼굴 근육은 인간 특유의 속

성이 오랜 진화를 거쳐 반영된 일종의 lsquo화장발rsquo 근육의 성격이 짙다

인종별로도 얼굴 근육의 형태 등에 대략적인 차이가 존재한다 동양

인이 서양인보다 보통 무표정한 편이라는 주장에 동조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도 인종 간 얼굴 근육의 상이성을 암시한다 국내 한 의과대학

의 연구에 따르면 입꼬리 주변 근육의 위치와 이들이 움직이는 방향

이 동middot서양 사람들 간에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

lsquo스마일rsquo 도안의 핵심적 특징은 양쪽 입꼬리가 치켜 올라간 것이다

반대로 입꼬리가 내려가면 샐쭉하다거나 언짢은 느낌을 불러일으킨다

입꼬리를 올리고 내리는 얼굴 근육이 어떤 식으로 발달해 있느냐가 표

정 혹은 인상을 좌우할 수 있다는 뜻이다

얼굴 근육은 표정뿐만 아니라 얼굴의 미추(美醜)를 가르는 데도 큰

역할을 한다 얼굴 근육의 배치 크기 대칭성 등이 의학적인 차원에서

잘생기고 못생기고를 결정하는 데 많은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영어로

사소한 차이를 가리켜 lsquo스킨 딥(skin-deep)rsquo 즉 가죽 한 꺼풀 차이라

고 얘기하지만 이 차이가 실생활에서는 엄청나게 다르게 인식될 수 있

는데 얼굴 근육이 바로 대표적인 예이다

하지만 표정이나 얼굴의 미추(美醜)가 최소한 해부학적으로 따져 보

면 lsquo사소한 것rsquo임은 분명하다 성형수술이 널리 유행한다는 점이 이를

방증한다 얼굴의 미추를 결정하는 얼굴 근육은 우리 몸의 여느 뼈대

근육에 비해 조작하기가 상대적으로 손쉽고 위험성도 적다 특히 뼈와

연결돼 있지 않고 피부 아래 묻혀 있는 얼굴 근육들은 손을 봐도 기능

등에 큰 영향을 주지 않는다 얼굴 성형은 쉽게 할 수 있지만 몸 성형

은 엄두 내기가 어렵다는 점이 얼굴 근육과 뼈대 근육의 결정적인 차이

를 보여준다

표정이나 미추를 중시하는 인간의 속성이야 당장 어쩔 수 없을 것이

다 하지만 얼굴 근육에 과도하게 신경을 쓸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얼굴

근육이 만들어내는 갖은 조화는 문자 그대로 lsquo스킨 딥rsquo에 불과한 것들

이니까 글middot김창엽(자유기고가)

(도움말 가톨릭의대 해부학교실 이우영 교수)

보조개는 아름다운 lsquo기형rsquo이다

생활과학 이야기 13

연합

의학적으로는 lsquo선천적 기형rsquo으로 분류되는 보조개 얼굴 근육 때문에 생기는 보조개는 귀엽고 사랑스러운 이미지로 많은 사람들이 부러워한다

56 2014414 위클리 공감

56-57-생활과학13+꽃과 나무indd 56 2014-04-11 오전 20200

위클리 공감 2014414 57

예년보다 빨리 꽃을 피운 왕벚나무들이 함박눈처럼 꽃잎을 날리던

날 저는 서울에서 그다지 멀지 않은 어느 강변의 습지를 찾아갔

습니다 아직 찬 기운이 가시지 않은 날씨지만 남쪽에서 불어오는 봄바

람은 솜뭉치처럼 부서진 부들의 씨앗들을 마른 갈대 사이로 어지러이

날리고 있더군요 이곳 물가에는 갯버들 꽃이 한창입니다 먹이가 부족

한 이른 봄 고맙게도 무료 급식소가 문을 연 덕분에 등에류와 벌들도

덩달아 바빠졌습니다 조만간 키버들과 선버들마저 꿀을 담뿍 머금은

향기로운 꽃을 피워내면 이곳은 온통 난리가 날 것입니다

물가에 열을 지어 선 각종 버드나무들의 연둣빛 자태를 감탄하며 바

라보고 있자니 만일 우리나라에서 lsquo생명의 나무rsquo를 꼽으라면 응당 버드

나무가 그 주인공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버드나무(류)는

그야말로 이 세상에 lsquo아낌없이 주는 나무rsquo이니까요

강변에 늘어선 버드나무들은 토양의 침식을 막아줄 뿐더러 수질 정

화에도 도움을 줍니다 풍성하게 피는 향기로운 꽃들은 굶주린 곤충들

이 춘궁기를 이겨내도록 밤낮없이 넉넉하게 꿀을 내놓습니다 또한 이

처럼 곤충이 많이 모이다 보니 이곳은 보금자리와 먹이가 필요한 작은

새들이 모여드는 곳이기도 합니다 이런 이유로 봄철의 버드나무 숲은

그야말로 생명의 발원지 같다는 생각마저 들게 합니다 이 아름다운 곳

에서 저는 문득 머나먼 두만강변의 버드나무 숲을 떠올려 보았습니다

18세기 정조 재위 시절 홍양호(洪良浩)라는 지혜롭고 유능한 관리가

있었답니다 그는 1777년 세도정치의 희생양이 되어 잠시 두만강변을

관할하는 경흥부사로 좌천된 적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는 한직에서

적당히 시간을 때우며 소일하는 대신에 장정 7500명을 동원하여 1인

당 5주의 버드나무를 두만강변에 심는 큰 공사를 벌였다고 전해집니

다 옛날에는 변방의 생활이라는 것이 지금과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힘들었을 것입니다 먹고 살기도 어려운 판에 별로 중요해 보이지 않는

일로 강제 노역까지 하게 되었으니 백성들의 원성이 그야말로 하늘을

찔렀겠지요 이를 보고 걱정한 친구가 홍양호를 간곡히 만류합니다

ldquo여보게 자네는 여기 잠시 있다가 한양으로 다시 돌아갈 사람이 아닌

가 왜 공연한 일을 벌여서 긁어 부스럼을 만드는가rdquo

현실적이고 애정 어린 친구의 충고에 대한 홍양호의 답변이 그의 저서

lt이계집(耳溪集)gt에 기록되어 있습니다 대략적인 요지는 이렇습니다

ldquo이제 내가 버드나무(류)를 심는 것에는 다섯 가지 이로움이 있어요

첫째는 우리 강역을 (오랑캐로부터) 은폐하기 위한 것이요

둘째는 말을 타고 돌격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요

셋째는 강둑이 물살에 파 먹히는 것을 대비하기 위한 것이요

넷째는 땔감용 나무를 대기 위한 것이요

다섯째는 바람을 막기 위한 것이지요

이 공사는 이처럼 백성들을 이롭게 하는 일이라오 내가 비록 여기

오래 머물지 않을지 몰라도 몇 년 지나지 않아 백성들이 그 이익을 누

리게 될 것이고 그 이로움이 백년 천년을 갈 수도 있을 텐데 내가 어찌

눈앞의 인기에 영합하여 이 일을 미루겠소rdquo

그 탁견에 감탄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자연 생태에 대한 정교한

지식 체계가 없던 그 옛날에도 슬기로운 우리 선조들은 강변을 지키는

버드나무숲의 중요성을 간과하지 않았던 것이죠 이런저런 허황한 명

분에 휩쓸려 오랜 세월 우리 곁을 지켜주었던 강변의 버드나무들이 하

루 아침에 베어져 나가고 삭막한 콘크리트 제방이 그 자리에 들어서고

있는 답답한 작금의 현실을 목도하자니 자연환경 보존과 실용성을 두

루 배려했던 옛 선조들의 지혜가 더욱 절실해지는 요즈음입니다

하천변에는 마땅히 버드나무숲이 있어야 합니다 그러면 이 고마운

나무들은 매년 봄마다 크고 작은 물줄기를 따라 세상을 황금빛으로

수놓을 것이며 전국 방방곡곡에는 생명의 교향곡이 우렁차게 울려 퍼

질 것입니다 글과 사진middot김태영(자연생태연구가middotlt한국의 나무gt 공저자)

아낌없이 주는 lsquo생명의 발원지rsquo

한국의 꽃과 나무 버드나무

lsquo생명의 나무rsquo 버드나무 숲

위클리 공감 2014414 57

56-57-생활과학13+꽃과 나무indd 57 2014-04-11 오전 20203

이 연사 힘주어~ 불조심

ldquo자나 깨나 불조심rdquo

lsquo불조심rsquo을 강조하는 대표적인 슬로건이다 식목일에 나무를

심는 것도 중요하지만 식목일을 전후로 해서 연중 산불이 가장 많이

발생한다고 하니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실제로 식목일에는 연평균

18건 평일의 6배에 이르는 산불이 집중적으로 발생한다는 통계치가

있다 최근에는 기후 변화로 산불이 갈수록 늘어나는 추세라고 하니

보다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기온이 높고 건조하며 바람이 강할수록

산불이 쉽게 번지는데 고온건조한 날씨 탓에 최근 식목일 즈음의 산불

발생 횟수도 1990년대에 비해 52퍼센트나 급증했다고 한다 그런 이유

에서일까 정부도 지난 1970년대부터 다양한 불조심 캠페인을 전개해

왔다

내무부(현 안전행정부)가 후원하고 한국화재보험협회가 주최한 lsquo불

조심 웅변대회rsquo 고지 광고(동아일보 1977년 10월 7일)를 보자 헤드라인

은 ldquo제1회 전국 남middot여학생(초middot중middot고) 불조심 웅변대회rdquo다 웅변대회를

개최하는 이유로 lsquo범국민적으로 방화(防火) 의식을 고취하기 위하여rsquo

라는 문구를 앞세우며 대회의 상세한 요강을 밝혔다 그 웅변대회에서

가장 강조한 것은 ldquo방화 예방 의식을 고취시키고 불조심의 생활화를

촉구하여 화재 없는 복지국가 건설에 이바지할 수 있는 내용rdquo이었다

웅변 시간은 초등부가 5분 중middot고등부가 6분이었다 웅변대회에 앞

서 lsquo원고 합격자 발표rsquo를 먼저 한 것으로 보아 예선에서 먼저 제출된 원

고를 검토해 심사를 거친 다음 그 기준을 통과한 학생들에게 본선에

나갈 기회를 주었음을 알 수 있다 본선에 진출한 학생들은 전국 방방

곡곡의 교정에서 두 주먹을 불끈 쥐고 ldquo~하자고 이 연사 소리 높여 외

칩니다 여러분rdquo 하며 목청을 돋웠을 것이다

1970년대는 lsquo웅변대회의 시절rsquo이라 할 정도로 다양한 주제의 웅변대

회가 전국적으로 열렸다 반공 웅변대회가 대표적이었지만 불조심 웅

변대회도 단골 주제였다 그 시절의 웅변대회가 학생들에게 획일적 사

고를 주입시키기 위한 관제 기획 행사라는 비판의 목소리도 있었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다 웅변대회는 학생들에게 자신감을 높여주는 동시

에 주어진 시간 안에 자신의 주장을 효율적으로 전달하는 능력을 길러

정책광고로 보는 어제와 오늘

1977년 10월 7일 동아일보에 실린 lsquo불조심 웅변대회rsquo 고지 광고 내무부(현 안전행정부)가 후원하고 한국화재보험협회가 주최하는 전국 웅변대회 참가를 위한 상세한 안내 정보가 적혀 있다

주는 생생한 프레젠테이션 교육의 현장이다 지금은 웅변대회가 많이

사라졌지만 아직도 지역의 소방서 단위로 관내 학생들을 대상으로 해

불조심 웅변대회를 개최하는 곳도 많다

나무 심기도 중요하지만 심은 나무를 화재로부터 보호하는 일은 더

더욱 중요하다 소방방재청 역시 한식날을 전후로 119소방헬기를 투입

해 산불 예방 홍보활동을 펼치고 있지만 어디까지나 한계가 있을 터

그 무렵에는 불을 피우지 말고 찬밥을 먹어야 한다는 뜻에서 한식(寒

食) 또는 냉절(冷節)이라고 날짜까지 못박았던 조상들의 지혜가 오히

려 돋보인다 기후 변화로 최근 30년 동안 봄철 기온은 평균 섭씨 06

도 올랐지만 습도는 오히려 6퍼센트 낮아져 산불이 일어날 가능성이

더 높아진 상황에서 담뱃불 같은 불씨 관리에 각별히 주의해야겠다

불조심 웅변대회는 입으로 하는 웅변이지만 몸으로 실천하는 웅변이

더 값진 웅변이 아니겠는가 ldquo꺼진 불도 다시 보자rdquo

글middot김병희(한국PR학회 회장middot서원대 광고홍보학과 교수)

58 2014414 위클리 공감

58-59-정책광고+공감카툰indd 58 2014-04-11 오전 20240

위클리 공감 2014414 59

공감카툰 파랑새를 찾아서

가장 훌륭한 지혜는 친절과 겸손이다

-탈무드

선택한 까닭글과 그림middot최영순

58-59-정책광고+공감카툰indd 59 2014-04-11 오전 20247

60 2014414 위클리 공감

무용

뮤지컬

문화공감

lt아라의 서gt

lt아라의 서gt는 설화나 민담에 등장하는 인물

을 중심으로 바다에서 탄생한 문명과 그 속에

서 살아가는 인간의 모습을 그린 공연이다 인

천시립무용단은 황해를 넘나드는 바람을 추

상적으로 표현했다 전통춤 레퍼토리에 신화

적 서사를 담아 한국 무용의 매력을 극대화했

다 초연 때 출연한 무용수들과 새로 선발된

무용수들의 기량을 견주어 보는 것도 이번 공

연 관람의 묘미가 될 것이다

기간 4월 25~26일

장소 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

문의 032-427-8401

lt비방문 탈취작전gt

트로트와 국악을 결합한 신명나는 창작뮤지

컬이다 약령시 약전골목의 오래 된 lsquo이만수

한약방rsquo은 손님이 끊일 날이 없다 인근 한약

방 사장들은 lsquo이만수 한약방rsquo엔 특별한 비방

문이 있을 거라는 결론을 내리고 lsquo이만수 한

약방rsquo의 비방문을 훔쳐낼 계획을 세우는데hellip

흥미로운 이야기를 중심으로 옛 약전골목의

풍경과 생활 모습을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기간 5월 4일까지

장소 대구 봉산문화회관 스페이스라온

문의 053-661-3500

극단

한양

레퍼

토리

신은수 작가의 역사극 시리즈 lt운현궁 오라버니gt lt봄이 사라진 계절gt을 잇는 lt거울 속의

은하수gt는 일제강점기 lsquo마지막 왕족rsquo으로 알려진 의친왕가를 소재로 시대의 격류에 휘말

린 인물의 세밀한 심리를 표현한 작품이다 1945년 해방 직전의 의친왕가 이야기를 그렸다

히로시마 원자폭탄 투하로 숨진 의친왕의 차남 이우의 장례식을 계기로 의친왕가 사람들이

한자리에 모인다 급변하는 세계 정세 속에서 조선왕조의 부활이라는 환상 속에 사는 일흔 살의

의친왕 반면 그의 장남 이건은 냉소적인 시선으로 조선의 마지막을 예감하며 아버지와 충돌한

다 의친왕과 다투고 뛰쳐나간 이건은 누군지도 모르는 생모의 행방을 찾는데hellip 극단 한양레퍼

토리 대표이자 배우인 최형인 교수가 직접 제작하고 무대에 선다 여기에 2012년 서울연극제 우

수작품상 수상작인 lt만선gt을 연출한 신동인 감독이 또 한번 연출을 맡아 더욱 관심을 모은다

일제강점기 말기 이곳에 모인 인물들은 특수한 신분으로 인해 저마다 나라의 역사를 대변하

고 있다 겉보기에는 여느 가족의 장례식과 다름없어 보이지만 그들의 갈등과 고통을 통해 자

연스럽게 관객들은 뼈아픈 우리의 역사를 절감할 수 있다 역사적 상징성과 함께 변화하는 시

대에 내몰려 갈등하고 괴로워하는 인간 본연의 모습이 공감을 자아낸다 글middot허정연 기자

기간 4월 19~27일 장소 서울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 문의 02-889-3561

의친왕의 차남 이우의 장례식을 계기로 모인 왕친들의 갈등을 소재로 시대적 아픔을 담은 연극이다

역사 앞에 갈등하는 lsquo인간의 굴레rsquo제35회 서울연극제 lt거울 속의 은하수g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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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44-3412농협카드 콜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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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개인카드 발급(연간 5만원 세대당 최대 5매 신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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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청자격 기초생활수급자 기초생활수급자 조건부수급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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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상위계층 차상위자활 차상위장애수당 차상위

장애아동수당 차상위장애인연금 차상위본인부담

경감 차상위한부모가족 차상위우선돌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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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군구(본인 주소지 기준)의 예산 소진 시 발급 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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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급받으셨던 분들도 신규발급신청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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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 2014414 위클리 공감

화제의 책

ldquo넌나에게 모욕감을 줬어~rdquo 영화 lt달콤한 인생gt에서 배우 김영철이

했던 이 명대사는 개그프로그램에서도 패러디하는 등 대표적인

유행어가 됐다 그만큼 한국사회에서 빈번하게 겪는 감정이기도 하다 출퇴

근길 도로 위에서라든가 학교나 회사에서 생면부지의 낯선 사람들부터

심지어 가까운 가족에게까지 우리는 평범한 일상에서 lsquo모멸감rsquo을 겪는다

모멸은 lsquo업신여기고 얕잡아봄rsquo으로 풀이된다 나의 존재 가치가 부정당하

거나 격하될 때 갖는 괴로운 감정이며 인간 내면의 가장 깊숙한 곳을 파괴

한다 한국인의 일상에 만연한 lsquo모멸감rsquo의 실체를 인문학적으로 규명한 책

이 나왔다 저자는 모멸감을 분석하기 위해 뉴스 기사 TV 드라마나 영화

에서 오가는 대사 수많은 문학작품 등에서 수집한 적실한 실례와 일상생활에서 만나는 다양한

에피소드로 이야기를 이어간다

저자는 우선 모멸이 부르는 파괴력을 우려한다 ldquo우리가 일상적으로 겪는 모멸감은 흔히 lsquo정서

적인 원자폭탄rsquo이라고도 불리며 인간을 끝없는 바닥으로 추락시키기도 하고 때로는 타인과 세

상에 대한 폭력으로 발화하기도 한다rdquo

모욕을 주고받는 데는 어떠한 역사적 배경이 있을까 저자는 급변한 사회 환경 때문이라고 분

석한다 ldquo조선 시대에 형성된 귀천의식과 신분적 우열 관념은 외형을 달리한 채 끈질기게 지속되

어 왔고 산업사회 및 소비사회와 맞물려 사람들 사이에 피곤한 경쟁으로 이어졌다rdquo

이런 연장선상에서 모든 가치가 돈으로 매겨지는 자본주의의 도래가 다른 한 축을 이룬다 사

회제도와 경제력 간의 불균형 삶의 형태와 의식 사이의 불균형이 문제의 핵심이다 절대 빈곤

실업 등으로 인해 최소한의 품위를 갖출 수 없다는 것 자신이 무능하고 쓸모없는 존재라는 생

각은 큰 모멸감을 불러일으킨다 이렇게 훼손된 자아를 보상받으려는 집단 콤플렉스가 공격적

인 민족주의와 편협한 인종주의로도 나타나게 된다 이 책의 또 한 가지 새로운 시도가 있다 바

로 음악으로 표현한 모멸감이다 작곡가 유주환 선생이 이 책에서 열 군데 대목을 골라 열 개의

곡을 만들었다 책과 함께 CD로 들어 있다 음악사적으로도 불안이나 분노 고독이나 초조함 슬

픔이나 기쁨 등을 주제로 한 곡들은 많지만 모멸감을 표현한 곡은 거의 없다고 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과연 모멸감을 뛰어넘을 수 있을까 저자는 학력이나 외모 경제력 피부색

나이 등 외형적인 차이로 멸시하는 문화와 사회 풍토를 바꿔가야 한다고 말한다 또 사회와 제

도가 정비되더라도 모멸감을 아예 느끼지 않고 살기란 불가능하다 존중과 자존의 문화는 여럿

이 만드는 것이며 그 출발은 결국 자신의 내면에 있다 남을 귀하게 여기는 문화는 우리의 변화

로부터 시작된다 ldquolsquo귀rsquo는 곧 lsquo고귀하다rsquo는 뜻이고 영어로 풀이하면 lsquonoblersquo에 가장 가까울 것이다

lsquo귀rsquo만큼은 스스로 성취할 수 있다 어떤 사람은 학문을 닦음으로써 어떤 사람은 예술이나 종교

를 통해 어떤 사람은 타인에게 많은 것을 베풂으로써 삶을 고양시킬 수 있다rdquo 우리는 각자 어떤

방법으로 모멸감을 극복하고 있을까 글middot박지현 기자

단신

lt커넥톰 뇌의 지도gt승현준 지음 | 신상규 옮김김영사 | 2만3천원

1천억 우리 몸 안의 신경세포 개수다 인

간 신경세포의 모든 연결구조와 활동원리

를 파악하기 위한 사상 초유의 프로젝트

인 휴먼 커넥톰 연구의 모든 것을 다뤘다

뇌와 의식의 비밀을 밝히기 위한 흥미진

진한 실험과 놀라운 발견이 이어진다 의

학적 발전을 뛰어넘어 미래 사회에 혁명적

변화를 가져올 경이로운 도전의 과정이

생생하게 펼쳐진다

lt금융으로 본 세계사gt천위루 양천 지음 | 하진이 옮김시그마북스 | 1만7500원

금융학은 지리적 환경과 기술middot종교middot경

제체제를 망라한 집합체라고 할 수 있다

모든 금융 사건에는 사회middot경제middot문화middot역

사적 배경이 있다 이 책은 국가 인물 사

건을 시대별로 나눠 유머러스하고 유쾌

한 언어로 금융사를 들려준다 그리스

로마 프랑스 스페인 네덜란드 영국 미

국 클로비스 찰스 1세 JP 모건 소로스

튤립 거품 사우스시 거품 서브프라임

위기 등의 키워드를 일목요연하게 펼치

면서 세계 경제의 흥망성쇠를 그려냈다

모멸감 왜 느껴 나는 소중해

lt모멸감gt

김찬호 지음문학과지성사1만3500원

62-63-화제의책+디딤툰indd 62 2014-04-11 오전 20413

위클리 공감 2014414 63

디딤툰 글로벌 에티켓 173

세상에서 가장 무거운 것구성middot권우영

그림middot안종만

62-63-화제의책+디딤툰indd 63 2014-04-11 오전 20419

요행은 없더라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한 소통이 지나치게 활발하다 각종 동호회

며 동창회에서 업무 협상에 이르기까지 다채로운 채널들이 그

야말로 lsquo스마트rsquo하고 lsquo스피드rsquo 있게 실시간으로 진행된다 직접 통화하거

나 만나지 않아도 많은 정보들이 오가고 약속들이 잡히고 계획들이

세워진다 시간이 절약되기도 하지만 시시각각 lsquo띵동rsquo하는 커뮤니티 알

림 신호로 인해 업무 집중에 방해를 받기도 한다 아마도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요즘 사람들은 경험의 80퍼센트 이상을 SNS를 통해 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최근 한 친구가 자신의 어리숙함을 한탄하는 글을

SNS에 올렸다

인터넷을 검색하다가 수천만 원을 호가하는 외제 중고차를 아주 싸

게 구할 수 있다는 광고성 글을 봤다고 했다 침수되거나 사고 난 차도

아닌데 저렴하게 경매로 낙찰된 차이기에 믿을 수 있다는 내용을 보고

어처구니없게도 마음이 동했다는 것이다 게다가 그 광고문에는 단순

히 차를 파는 것이 아니라 소중한 사람과의 인연을 진실하게 만들고

싶다고 적혀 있었다 거기서 그치지 않고 딸 사진까지 곁들이며 자기

딸한테 부끄럽지 않은 아빠로 살아가고 싶은 사람이라는 말까지 덧붙

인 것을 보고는 차라리 믿고 싶은 마음이 더 강해졌다 그 친구는 전화

를 걸었고 약속을 한 후 차를 구매하러 갔다

통화한 딜러는 여기저기 친구를 데리고 다니며 몇몇 그럴 듯한 외제

차를 보여주었다 인터넷 차량은 시험 주행을 해 볼 수 없다면서 이상

없으니 빨리 사라고 지금 선택하지 않으면 후회할 거라고 한 시간 후

에는 다른 사람이 보러 오기로 예약돼 있다고 압박했다 순진한 친구

는 제정신을 차리기 어려운 지경임에도 가까스로 정신을 차려 품질 보

증을 어느 정도 해 줄 수 있느냐고 물었다 보증 기간이 없다는 답이 돌

아왔다 처음에 전화했을 때는 3개월 정도 보증해 준다고 했던 것 같아

재차 확인했다 딜러는 워낙 싸게 파는 것이라 그런 것은 해당되지 않

는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순간 이상하다 싶어 친구는 사지 않겠다고

말했다 딜러의 표정이 순간 바뀌었다 살 것처럼 이야기해 놓고 이제

와서 이러면 어떻게 하느냐 이런 인터넷 차량들은 대개 사러 오면 그

냥 계약하고 끌고 가는 게 상례인데 너무한 것 아니냐hellip 질타 내지 훈

계조였다 섬약(纖弱)한 기질의 친구는 더 당황했다

하지만 친구는 사지 않겠다는 의사를 다시 한번 표시했다 가족들의

안전을 지켜야 한다는 말도 덧붙였다 불만에 차 있던 딜러가 이내 표

정을 바꾸었다 잘 생각했다고 대부분 인터넷 보고 오는 사람들은 이

런 차의 성격을 알고 오는데 당신은 그렇지 않은 것 같았다며 정말 모

르고 온 것이냐고 물었다 친구가 광고문을 믿고 왔다고 하니까 딜러는

참 딱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이런 차는 대개 리콜된 것들로 안전을 보장할 수 없는 차들이어서 어

떤 이들은 아예 견인차를 가져와 사 간다 정상적인 차가 이런 가격이

라면 어떤 바보가 비싼 돈 들여 새 차를 사겠느냐 당신이 순진한 사람

같아서 말해 주는 것이다 그랬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딜러는 차를 팔

지 못하고 들어가면 회사에서 혼나니까 정상적인 다른 중고차로 바꾸

면 어떻겠느냐고 제안했단다 한나절 이상을 같이 다니고 또 진실까지

털어놓아 준 그 딜러에게 미안한 생각이 들고 고마운 생각도 든 나머

지 친구는 그러자고 했다 얼결에 꼭 바꿀 필요도 없는 차를 그렇게 바

꾸었다고 했다

그러고 나서 자신이 도대체 무엇을 어떻게 한 것인지 모르겠다고 자

탄했다 어리석은 짓을 한 자신을 반면교사 삼아 친구들은 그런 일에

휘말리지 말라고 덧붙였다 결국 그 친구는 평범하지만 오래 된 진리를

잠시나마 잊은 자신에 대한 반성으로 끝을 맺었다 lsquo콩 심은 데 콩 나

고 팥 심은 데 팥 난다rsquo 글middot우찬제(문학평론가middot서강대 문학부 교수)

중앙포토

소통과 공감

64 2014414 위클리 공감

64-소통과공감indd 64 2014-04-11 오전 20452 표지 253-최종indd 146 2014-04-11 오전 20821

Page 26: 위클리 공감 25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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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4월 20일 한국에서 열리는 2014 국제아이스하키연맹

(IIHF) 세계선수권 디비전1 그룹A(2부 리그) 대회가 다가

오고 있다 일주일간 고양어울림누리에서 열리는 이번 대회에는

개최국 한국(세계 랭킹 23위)을 포함해 슬로베니아(14위)와 오스

트리아(16위) 헝가리(19위) 우크라이나(21위) 일본(22위) 등이

참가한다 대회 1 2위는 2015년 최상위 16개 팀이 겨루는 세계아

이스하키선수권대회로 승격한다 꼴찌를 하면 3부 리그 격인 lsquo디

비전1 그룹Brsquo로 내려간다

 한국 아이스하키는 이번 대회에 사활을 걸었다 겨울 올림픽의

꽃은 아이스하키다 개최국이 아이스하키경기에 참가하지 못한

역사는 없다 겨울 올림픽 개최국 대부분이 출전권을 자력으로

따냈다 그러나 한국의 세계 랭킹은 23위 평창올림픽이 열리는

2018년까지 11계단을 올리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지난해

IIHF는 lsquo2018년 올림픽 출전국 자격rsquo에 대한 연차총회 의제를 꺼

냈다 lsquo한국이 경기력 발전을 이룬다면 출전권을 줄 수도 있다rsquo는

애매모호한 말을 넣어놨다 김정민 대한아이스하키협회 홍보팀

장은 ldquo만약 이번 대회에서 강등되면 경기력 발전을 이루지 못했

다는 판단으로 올림픽 출전권 논의조차 못할 수 있다rdquo고 걱정했

다 한국의 기적은 가능한지 대회 참가팀의 전력을 분석했다

전력 급상승hellip 기적을 노리는 한국 대표팀

객관적 전력에서 한국은 최약체로 꼽힌다 랭킹으로도 디비전1

그룹A에서 가장 낮다 그래도 홈에서 열린다는 이점이 있다 변

선욱 한국 대표팀 감독은 디비전1 그룹A 잔류를 자신했다 그는

지난달 기자회견에서 ldquo최근 3년간 한국 아이스하키는 놀랍도록

빠르게 발전했다 기대에 부응하는 경기를 하겠다rdquo고 했다 이어

ldquo일본과 우크라이나 헝가리를 잡고 3승을 하는 것이 목표rdquo라고

덧붙였다 근거 없는 자신감이 아니다 한국은 꾸준하게 성장했

다 변 감독이 이끈 대명 상무의 돌풍도 대표팀에 자신감을 불어

넣었다 군대 팀인 대명 상무는 지난해 창단 바로 2013~2014 아

지난해 4월 16일 헝가리 부다페스트 스포르트아레나에서 열린 lsquo2013국제아이스하키연맹 세계선수권대회rsquo 디비전1 A그룹 대회 2차전에서 강호 헝가리를 상대로 막판 역전극을 펼친 한국 대표팀 선수들이 경기를 마치고 환호하고 있다

대한아이스하키협회

2부 리그 격hellip 꼴찌해 lsquo디비전1 그룹Brsquo로 강등되면 2018년 출전 lsquo먹구름rsquo

최약체라고hellip 한국 ldquo평창을 기대해rdquo

스포츠 2014 아이스하키 lsquo디비전1rsquo 세계선수권대회

48-49-스포츠_아이스하키indd 48 2014-04-11 오전 15906

위클리 공감 2014414 49

시아리그 아이스하키 정규시즌에서 2위에 올랐다

아이스하키는 보통 22~25명이 한 팀을 이룬다 대명 상무는

17명의 선수로 기적을 써냈다 조직력으로 일군 성과였다 변 감

독은 ldquo26~30세로 이뤄진 팀이다 선수들이 즐기면서 하키에 눈

을 떴다rdquo며 ldquo달리는 체력과 외국인 선수가 없는 불리함을 조직력

으로 메웠다rdquo고 평가했다

 대표팀은 대명 상무의 조직력을 그대로 가져왔다 상무에서 주

축으로 뛰던 선수들이 대표팀에 이름을 올렸다 김연아의 남자친

구로 이름값이 올라간 김원중(30middot25득점 사진 맨 뒷줄 왼쪽에서

다섯번째)을 포함해 박우상(29middot35득점)과 조민호(27middot42도움) 등

이 핵심 자원이다 여기에 귀화한 브락 라던스키(31)와 브라이언

영(28) 마이클 스위프트(27)가 대표팀 전력을 대폭 끌어올릴 것

으로 보인다

소치올림픽서 lsquo8강 기적rsquo 썼던 슬로베니아

마티야스 코피타(49) 감독이 이끄는 슬로베니아는 지난 2월 끝난

소치겨울올림픽 아이스하키에서 8강에 올랐다 기적이었다 세

계 랭킹은 14위지만 단단한 조직력을 자랑하며 슬로바키아와 오

스트리아를 꺾었다 8강에서 스웨덴에 0-5로 졌지만 가능성을

보여준 대회였다 고양 대회에서도 올림픽 8강 멤버는 그대로 유

지된다 오솔길 SBS 해설위원은 ldquo올림픽이 끝난 지 얼마 되지 않

아 조직력은 최강이라 꼽힌다rdquo고 말했다

 또 다른 상대 헝가리는 한국에 칼을 갈고 있다 지난해 헝가리

에서 열린 디비전1 그룹A에서 한국에 4-5로 역전패했기 때문이

다 헝가리는 3-1로 이기고 있다가 한국의 집중력에 무너졌다 이

패배로 헝가리는 상위리그 승격 기회를 놓쳤고 자국 팬들의 거센

항의를 받았다 이스트반 소프론(크리펠트)이 경계 대상 1호다

소프론은 독일 1부 리그(DEL)에서 8골 13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우크라이나는 현실적으로 한국이 이겨야 할 상대로 꼽힌다

그러나 뚜껑을 열어보니 만만치 않다 우크라이나는 한때 주축

선수들의 은퇴로 전력이 크게 떨어졌다 특히 NHL에서 뛰고 있

던 선수들이 대표팀 합류를 거부하며 국제무대에서 성적이 신통

치 않았다 그러나 이번 대회를 앞두고 루슬란 페도텐코(돈바스

도네츠크)와 알렉세이 포니카롭스키(SKA 상트페테르부르크) 등

NHL에서 정상에 오르기도 한 베테랑들이 합류했다 축구로 따

지면 한국의 박지성-이영표가 대표팀에 복귀한 모양새다

 한국은 지난 33년 동안 일본과의 A매치에서 단 한 번도 승리

하지 못했다 1무 18패로 무승부도 딱 한 차례 거둔 것이 전부다

한국이 쉽게 볼 수 있는 상대가 아니다 아시아 하키리그에서 우

승을 차지한 일본제지 크레인스와 오지 이글스 선수들이 주축이

다 또 독일 출신 마크 마혼 감독이 팀을 이끌며 안정감을 더하고

있다 오 해설위원은 ldquo일본은 A매치에서 한국에 한 번도 패하지

않았다는 자부심이 있다 이 자부심을 흔들 만한 경기력을 보여

주는 게 중요하다rdquo고 말했다 글middot김민규(일간스포츠 기자)

아이스하키는

한 팀에 6명hellip 20분씩 3피어리드로 경기진행

아이스하키는 길이 61미터 너비 30미터의 링크에서 펼

쳐진다 퍽(Puck)이라고 불리는 고무 원반을 하키 스틱을 이

용해 골문에 넣는 횟수를 가려 승부를 가린다 한 팀은 축구에서

골키퍼 역할을 하는 골리(Goalie)가 1명 배치되고 양쪽 날개 1명씩과

센터 1명 수비수 2명 등 모두 6명으로 구성된다 체력 소모가 심해 한 팀

이 22명으로 꾸려지고 수시로 교체가 가능하다 경기는 20분씩 3피리어

드로 진행되며 피리어드 사이에는 15분간 휴식을 취한다

 

아이스하키 세계선수권은

전년도 성적에 따라 6개 리그로 나뉘어 경기

전년도 성적에 따라 총 6개의 리그로 나뉘어 있다 1부 리그 격인 lsquo국제아

이스하키연맹(IIHF) 아이스하키 세계선수권rsquo에는 총 16개 나라가 참가한

다 8개 팀이 그룹A와 그룹B로 나뉘어 풀 리그를 치른다 각 그룹의 1~4

위는 8강 토너먼트에 진출하고 8위 2개 팀은 디비전1 그룹A로 강등된다

올해 세계선수권은 오는 5월 벨라루스에서 열린다 디비전1 그룹A B와

디비전2 그룹 A B 그리고 디비전3의 운영방식은 비슷하다 각 디비전

그룹에는 6개 팀이 참가해 풀 리그를 치른다 한국이 참가하고 있는 디

비전1 그룹A는 2부 리그로 생각하면 된다 6개 팀이 풀 리그 방식으로 경

기를 치르고 1 2위가 세계선수권으로 승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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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 2014414 위클리 공감

ldquo하늘이 나를 버렸을 때 나는 불을 만들었다 둥지가 되

기 위한 불 겨울의 어둠 속으로 들어가기 위한 불 보

다 더 나은 삶을 위한 불을 낮이 나에게 베풀어 준 모든 것을

나는 그 불에게 바쳤다 울창한 숲과 작은 숲 보리밭과 포도밭

을 보금자리와 새들 집과 열쇠를 벌레와 꽃들 모피들 그리고

모든 축제를(생략)rdquo

프랑스 초현실주의 대표적 시인인 폴 엘뤼아르의 시 lsquo이곳에 살

기 위하여rsquo다 이 시를 주제로 한국과 프랑스 작가가 한자리에 모

였다 환경 문제로 앓고 있는 지구를 치유하자는 메시지로 남서

울대학교와 한불협회 나로미포럼이 함께 주최한 국제교류 전시

다 프랑스 원로 작가인 장 마리 자키와 국내 유명 기업인이자 화

가인 강석진 그리고 국내 원로 도예가인 조상권이 참여했다

세 작가의 작품은 각자 개성이 두드러진다 미술평론가 서승

석은 원로 화가 장 마리 자키의 작품을 ldquo자키의 파랑은 뜨겁다

자키의 하양은 아이스크림처럼 맛있다 자키의 까망은 심연처럼

깊다 그의 붓놀림은 신들린 무희의 춤사위만큼이나 현란하고 경

건하다rdquo고 표현했다 꽃과 나무 바다 자연풍경 등을 즐겨 그리

는 자키는 독특한 미적 감각으로 자연의 맑은 색채를 표현했다

3인 3색hellip 자연을 말하다장 마리 자키middot강석진middot조상권 lt이곳에 살기 위하여gt 주제로 한국middot프랑스 국제교류전

전시

50-51-전시_한불교류전indd 50 2014-04-11 오전 15946

위클리 공감 2014414 51

정서적으로 깊은 영향을 받은 그의 고향 코르시카 섬에서 받은

영감을 아름답게 재현해 냈다

기업인이자 화가인 강석진은 고향 경북 상주의 산골 풍경으로

정겨움을 더한다 한국인의 향토적 정서로 아스라한 추억을 상기

시킨다 또 프랑스 네덜란드 티베트 등을 여행하면서 포착한 시

와 같은 섬세한 풍광을 화폭에 옮기는 데 성공했다

도예작가인 조상권은 lsquo흙과 불의 연금술사rsquo로 불린다 1967년

lsquo동백림 사건rsquo에 휘말려 30여 년간 해외를 떠돌다 1997년 귀국했

다 분단된 조국의 역사적 아픔과 민족의 한 통일에 대한 염원을

작품으로 승화시켰다 자유롭고 감수성이 풍부한 작품들을 통

해 우리 고유 전통예술의 미를 깊이 있게 다루고 현대적으로 창

조하며 독창적인 도자예술을 보여준다

세 작가의 독특한 개성은 한자리에서 호흡하며 완벽한 조화

를 이룬다 맑고 서정적인 세계를 들여다보고 있다 보면 태고의

자연이 빚어내는 감동을 느낄 수 있다 글middot박지현 기자

일정 4월 27일까지

장소 남서울대학교 아트센터 갤러리 이앙

문의 02-3672-0201 galleryiangcom

1 장 마리 자키는 독특한 감각으로 자연풍경을 재구현했다 lt경이로운 장소gt LIEU MAGIQUE

2 흙과 불의 연금술사로 불리는 조상권은 우리 고유의 전통미를 담으며 독창적인 도자예술을 보여준다 lt휴(休)gt REPOS

3 강석진은 한국인의 향토적 정서를 담은 산골 풍경을 그려 아스라한 추억을 상기시킨다 lt산 넘어 마을로 가는 길gt The road to a mountain village

4 장 마리 자키 lt여인의 꿈gt REVE DE FEMME

5 조상권 lt침향로gt TCHIMHYANGLO

6 강석진 lt미륵산에서 본 오월의 야솟골마을 전경gt View of Yasotgol village in May

➋ ➌

➍ ➎ 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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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 2014414 위클리 공감

소박한 백제의 미소에 반하고곱게 늙은 절집에 웃음이 났죠

충남 서산 아라메길 1구간

걷기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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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 공감 2014414 53

아라메는 바다의 고유어 lsquo아라rsquo와 산을 뜻하는 lsquo메rsquo의 합성어다 아

라메길은 총 88킬로미터로 지선까지 합하면 모두 7개 구간이다

그 중 1구간은 유기방가옥 고풍저수지 마애여래삼존불상 보원사

지 개심사 해미읍성으로 이어진다 길이 18킬로미터의 산길을 따

라 걷고 있노라면 산자락에 살포시 앉은 다양한 문화재를 볼 수 있

다 소박한 백제의 미소에 반하고 곱게 늙은 절집에 가슴 무너지는

벅찬 감동을 만난다

꽃의 북상 속도는 하루 20킬로미터라고 한다 매일 50리 길

을 느릿느릿 걸어 올라와야 하는데 요즘은 따스한 날씨

덕에 봄꽃들이 엄청 잰걸음으로 와서 동시다발로 핀다 덩달아

봄꽃 쫓는 나그네 발걸음도 빨라졌다 3월 마지막 일요일 서산

아라메길 1구간은 온통 꽃잔치다

1구간의 시작은 유기방가옥이다 서산시 운산면 여미리 유기

방가옥은 내 고향 당진시와 가깝게 자리한다 그래서 오랜만에

고향 동무와 함께 걸었다 동무는 그 사이에 두 아이의 엄마가 돼

있었다 동무가 생기니 길에 대한 관심도 조금 달라진다 세월은

봄꽃 이름보다 봄나물 이름을 더 많이 알게 했다 잠시 걷기를 멈

추고 동무와 한적한 들판에 앉아서 밥상에 올릴 나물 한바구니

캐고 싶은 날들이다

수선화와 독특한 토담이 유명한 유기방가옥

유기방가옥은 고택을 감싸고 있는 토담이 독특하다 컵을 엎어

놓은 lsquocaprsquo 모양인데 집 뒤 비스듬한 야산을 그대로 활용해서 담을

쌓았다 산을 깎아 축단을 세우지 않았기에 뒤란이 평평하지 않

고 약 25도 정도 경사가 있다 마치 집이 산의 일부인 것처럼 자연

스럽게 지어졌다 이 가옥은 독특한 집 모양뿐만 아니라 수선화

로도 유명하다 토담 뒤 야산이 수선화 정원이다

가옥 관리인인 유기방 씨가 10년 전부터 가꾼 정원이다 해마

다 집 주변에 무리지어 핀 수선화 구근을 떼어내 옮겨 심으면서

꽃밭을 넓혔다 곱게 가꾼 수선화를 한눈에 보려면 토담 뒤 소나

무 아래가 포인트다

토담을 내려와 오른쪽으로 난 길로 향한다 옛날에 이 마을 사

람이 제주도에서 가져와 심었다는 비자나무가 한 그루 서 있다

무려 330년을 살았다고 한다 둘레가 246센티미터 높이가 20미

터다 비자나무는 남부지역이나 제주도의 해발고도가 낮은 지대

에서 자란다 어떻게 이곳에서 자랄 수 있었을까 의문이 든다 딱

딱한 잎을 살펴보며 세월의 깊이를 가늠할 뿐이다

선정묘를 지나 lsquo서산 여미리 석불입상rsquo 앞에 선다 고려시대에

만들어진 석불로 추정한다 이른 아침 누군가가 벌써 다녀갔는지

석불 앞에 생쌀이 수북하게 쌓여 있다 복을 빌기 위해 놓은 제

물이 참새에게는 오늘 한 끼 밥일 것이다 우리는 새들이 날아올

수 있게 길을 재촉한다 길은 석불 뒤 몇 그루의 소나무와 대나무

사이로 이어진다 대나무를 벗어나자 멋진 토담이 보인다 유상

묵가옥으로 이어지는 길은 보랏빛 제비꽃이 군락을 이뤘다 가

옥을 둘러보고 마을 도로를 따라 걷는다

아주머니 한 분이 밭두렁에 앉아 민들레 나물을 뜯어 박바가

지에 담는다 아주머니가 밟고 있는 밭두렁은 들꽃밭이다 냉이

는 흰 꽃을 피우고 광대나물은 진홍색 꽃을 피운다 봄까치풀은

파란 꽃을 피웠다 봄까치풀은 반가운 소식을 전해 주는 까치처

럼 들녘에 봄이 왔음을 가장 먼저 알려주는 까치 같은 존재라고

붙여진 이름이다 광대나물 꽃말은 lsquo그리운 봄rsquo이다 꽃 이름조차

1 서산 여미리 석불입상이 정겹게 반긴다

2 고풍저수지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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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 2014414 위클리 공감

봄을 알리는 전령들이다

여미리 버스정류장을 지나서 전라산 방향으로 걷는다 아라메

길 1구간은 방향표시 안내판이 잘돼 있다 안내판과 리본만 따라

가도 종착점 해미읍성에 다다를 수 있다 전라산 방향으로 따라

가는데 도로 아래에 손바닥 크기의 머위가 군락을 이룬다

ldquo머위는 새싹이 돋아나고 바로 잎이 쫙 펴지는 시기에 먹는 게

보약이래 이때가 가장 쓴맛을 내지만 입에 쓴 게 몸에 좋다는

말도 있잖아rdquo

ldquo그려 손바닥 만할 때에 쌈 싸 먹으면 쌉싸래한 게 맛있지rdquo

마애삼존불 백만불짜리 미소는 아침 30분만 허락

역천으로 향한다 작은 다리를 건너자 천길이다 천길 밑 개천 옆

으로 산책로가 조성돼 있는데 운산교까지 800미터다 운산교부

터 역천제방이 시작된다 용현계곡 입구까지 가게는 없다 운산면

에 있는 슈퍼마켓에 들러서 물과 간단한 간식을 준비한다

유기방가옥에서 운산교까지 약 29킬로미터이고 운산교에서

미평교까지 18킬로미터이다 제방은 일부 구간만 콘크리트가 깔

려 있고 딱딱한 흙길이다 미평교에서 쉰질바위 방향으로 걷는

다 역천으로 들어가지 못하게 굵은 철봉을 세워놓았다 그 옆으

로 한 사람만 다닐 수 있는 길이 50미터쯤 나 있다

이 길을 벗어나면 역천과 논 사잇길이다 길은 다시 고풍터널

을 지나게 한다 고풍터널을 지나면 바로 고풍터널 버스 정류장

이다 버스 정류장은 사거리인데 터널에서 직진하는 길이 지방도

618호 봉운로다 우리는 오른쪽 군장동1로를 따라 걷는다 군장

동1로는 고풍저수지 뒷길인데 몇 개의 펜션이 눈에 띈다 11킬로

미터 정도 걸으면 고풍저수지와 봉운로를 만난다

고풍저수지를 따라 걷는 500미터 길은 인도가 협소하기 때문

에 차를 조심하며 걷는다 lsquo아라메 솔바람길 종합 안내도rsquo를 살펴

보고 마애삼존불상으로 향한다 용현계곡 입구인 이곳에는 넓

은 주차장이 있고 식당도 있다

백제 마애불은 충청남도 지역에만 남아 있는데 서산과 태안의

마애삼존불 예산 사면석불이다 서산 마애여래삼존불상은 국보

제84호로 10미터가 넘는 거대한 암벽에 조각돼 있다 가운데 석

가여래를 기준으로 오른쪽 관음보살은 입상 왼쪽 미륵보살은 반

가사유상이다 미륵보살은 오른쪽 다리를 왼쪽 무릎 위에 올려

놓고 오른팔을 굽혀 오른쪽 뺨에 손가락을 살짝 댄 채 사색에 잠

겨 있는 자세다 삼존불은 햇빛이 비치는 방향에 따라서 온화한

미소를 띠거나 때로는 개구쟁이 같은 얼굴을 한다 백제의 미소

로 알려진 백만불짜리 미소는 오전 9시 30분에서 10시 사이에

볼 수 있다

서산 마애삼존불상에서 13킬로미터 계곡을 따라 걸으면 보원

사지이다 보원사는 통일신라시대 화엄 10찰 중 하나로 알려졌다

1천명분의 쌀을 씻었다는 석조가 있는 것을 보아 1천여 명의 승려

가 머무는 무척 큰 절이었던 것으로 짐작된다

석탑 뒤에 개심사로 이어지는 숲길을 오른다 보원사지 뒤편 숲

길 초입부터 개심사 산신각까지 쉬엄쉬엄 가더라도 약 1시간 20분

➊ ❷ 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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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 공감 2014414 55

이 걸린다 이 길은 오르막이 많아서 힘들다 좀 수월하게 걷고 싶

으면 개심사에서 보원사지로 걸어오는 게 좋다

성왕산 자락 개심사 주차장엔 봄나물 난전

개심사는 성왕산 자락에 자리한다 성왕산은 코끼리를 닮았는데

이 코끼리의 갈증을 해소하기 위해 연못을 만들었다고 한다 연못

중앙에는 외나무 다리가 놓여 있다

외나무 다리를 지나 계단을 오르면 해탈문이다 개심사는 흰겹

벚꽃이 유명하다 작은 절집에 겹벚꽃이 피면 얼마나 웅장한지 입

이 다물어지지 않을 정도다 꽃은 4월 말에 피기 시작해서 5월 5일

경에 만개한단다

우리는 개심사를 등지고 소나무숲을 벗어난다 개심사 주차장

에는 봄나물이 난전을 펼쳤다 취나물 버섯 고들빼기 냉이 달

래 머위 민들레 등 각종 나물이 말간 향내를 풍긴다

주차장을 끝까지 내려오니 오학리쉼터 해미읍성으로 가는 표

지판이 나온다 해미읍성까지 52킬로미터다 이 표지판 밑에는

아라메길 이용자 안전수칙이 나와 있다 lsquo2~3명이 동행하여 걷

기rsquo가 눈에 띈다 지금까지 온 길과 다르게 그만큼 호젓하다는 것

이다

다시 출발 시간을 확인한다 오후 3시 50분이다 해미읍성에

도착했을 때의 시간은 6시 25분이었다 난이도가 높은 길이다 초

보자는 부분 걷기를 많이 걸어본 분에게는 완주를 추천한다

글과 사진middot김연미(여행 칼럼니스트)

1 유상묵가옥 토담 뒤에 활짝 핀 수선화

2 햇볕에 따듯한 빛이 감도는 마애삼존불상

3 왕벚꽃이 만발한 충남 서산 개심사를 찾은 많은 행락객들이 꽃을 감상하고 있다

연합

남부터미널과 동서울종합터미널에서 운행 약 3시간쯤 소요된다

서산공용버스터미널 홈페이지(wwwseosanbuscokr)에 시내버스

노선과 시간표가 안내돼 있다

시내버스(서령버스middot문의 041-669-0555)에서 운산행 이용

첫차 오전 6시 45분(공휴일은 7시 5분) 막차 밤 9시 배차 간격은

40분에서 1시간 간격이다 운산면에서 여미리까지 가는 버스가

없으므로 운산면에서 택시를 이용한다 콜택시는 비싸니 인근

슈퍼마켓에서 택시 전화번호를 물어보면 된다

여행수첩

아라메길 정보

홈페이지 wwwaramegilkr

문의 충남 서산시 문화관광과 041-660-3166

유기방가옥 유기방가옥은 숙식이 가능하며 숙식객에게는 무료로 자

전거를 빌려준다 자가용을 이용할 경우 선정묘 주차장에 세우고 이동

하는 것이 좋다 해미읍성에서 선정묘까지 택시 요금은 약 2만원 해미

읍성 인근 슈퍼마켓에서 택시 전화번호를 물어보는 게 가장 빠르다

주소 충남 서산시 운산면 이문안길 70-10(운산면 여미리 203-1)

문의 041-663-4326

서산마애삼존불상 찾아가는 길 서산공용버스터미널에서 하루 5회 운

행한다 첫차 오전 9시 15분 막차 오후 6시 55분 운산면을 거쳐서 마

애삼존불상이 있는 곳까지 운행한다

유기방가옥

여미리석불입상

유상묵가옥 역천제방

쉰질바위

고풍저수지

용현계곡입구

마애여래삼존불상

보원사지

개심사

정자(조망대)

해미읍성

52-55-걷기여행indd 55 2014-04-11 오전 20122

보조개는 일종의 얼굴 근육 기형이다 부모로부터 대물림되는 까

닭에 의학적으로는 lsquo선천적 기형rsquo으로 분류된다 흥미로운 사실

은 많은 사람들이 부러워하는 기형이라는 점이다 동middot서양 또는 예나

지금을 가리지 않고 보조개는 귀엽고 사랑스러운 이미지로 통한다

보조개를 바라보는 동middot서양의 시각이 비슷한 것처럼 인간의 주요 표

정에 대한 해석은 거의 만국 공통이다 한 남미 사람이 화난 표정을 지

었다고 가정하자 아프리카인이나 유럽인 동양인 가리지 않고 그가 화

났다는 걸 알아차린다 슬프거나 행복한 표정도 마찬가지다

표정을 만들어내는 건 얼굴 근육이다 얼굴에는 20여 개의 근육이

있다 인간의 전체 근육 숫자는 기준을 정하기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640~850개 정도로 파악된다 한데 이 중 단 20개에 불과한 얼굴 근

육은 인간 근육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뼈대 근육과는 형태적으로나 기

능적으로 상당한 차이가 있다

무엇보다 눈에 띄는 차이는 얼굴 근육의 상당수가 뼈에 붙어 있지 않

고 피부 속에 묻혀 있다는 점이다 뼈대 근육은 말 그대로 대부분 근육

의 양쪽 끝이 뼈에 닿아 있거나 붙어 있다 뼈대 근육은 힘을 쓰고 움직

임을 일으키는 게 본연의 lsquo임무rsquo다

인간만큼 다양한 표정을 만들어낼 수 있는 동물은 없다 다시 말해

인간보다 얼굴 근육이 잘 발달한 생명체를 찾기는 어렵다 한데 주요

표정은 만국 공통의 lsquo보디 랭귀지rsquo이지만 얼굴 근육 하나하나의 모양

이나 위치는 사람마다 제각각이다 반면 얼굴 근육은 인간 특유의 속

성이 오랜 진화를 거쳐 반영된 일종의 lsquo화장발rsquo 근육의 성격이 짙다

인종별로도 얼굴 근육의 형태 등에 대략적인 차이가 존재한다 동양

인이 서양인보다 보통 무표정한 편이라는 주장에 동조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도 인종 간 얼굴 근육의 상이성을 암시한다 국내 한 의과대학

의 연구에 따르면 입꼬리 주변 근육의 위치와 이들이 움직이는 방향

이 동middot서양 사람들 간에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

lsquo스마일rsquo 도안의 핵심적 특징은 양쪽 입꼬리가 치켜 올라간 것이다

반대로 입꼬리가 내려가면 샐쭉하다거나 언짢은 느낌을 불러일으킨다

입꼬리를 올리고 내리는 얼굴 근육이 어떤 식으로 발달해 있느냐가 표

정 혹은 인상을 좌우할 수 있다는 뜻이다

얼굴 근육은 표정뿐만 아니라 얼굴의 미추(美醜)를 가르는 데도 큰

역할을 한다 얼굴 근육의 배치 크기 대칭성 등이 의학적인 차원에서

잘생기고 못생기고를 결정하는 데 많은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영어로

사소한 차이를 가리켜 lsquo스킨 딥(skin-deep)rsquo 즉 가죽 한 꺼풀 차이라

고 얘기하지만 이 차이가 실생활에서는 엄청나게 다르게 인식될 수 있

는데 얼굴 근육이 바로 대표적인 예이다

하지만 표정이나 얼굴의 미추(美醜)가 최소한 해부학적으로 따져 보

면 lsquo사소한 것rsquo임은 분명하다 성형수술이 널리 유행한다는 점이 이를

방증한다 얼굴의 미추를 결정하는 얼굴 근육은 우리 몸의 여느 뼈대

근육에 비해 조작하기가 상대적으로 손쉽고 위험성도 적다 특히 뼈와

연결돼 있지 않고 피부 아래 묻혀 있는 얼굴 근육들은 손을 봐도 기능

등에 큰 영향을 주지 않는다 얼굴 성형은 쉽게 할 수 있지만 몸 성형

은 엄두 내기가 어렵다는 점이 얼굴 근육과 뼈대 근육의 결정적인 차이

를 보여준다

표정이나 미추를 중시하는 인간의 속성이야 당장 어쩔 수 없을 것이

다 하지만 얼굴 근육에 과도하게 신경을 쓸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얼굴

근육이 만들어내는 갖은 조화는 문자 그대로 lsquo스킨 딥rsquo에 불과한 것들

이니까 글middot김창엽(자유기고가)

(도움말 가톨릭의대 해부학교실 이우영 교수)

보조개는 아름다운 lsquo기형rsquo이다

생활과학 이야기 13

연합

의학적으로는 lsquo선천적 기형rsquo으로 분류되는 보조개 얼굴 근육 때문에 생기는 보조개는 귀엽고 사랑스러운 이미지로 많은 사람들이 부러워한다

56 2014414 위클리 공감

56-57-생활과학13+꽃과 나무indd 56 2014-04-11 오전 20200

위클리 공감 2014414 57

예년보다 빨리 꽃을 피운 왕벚나무들이 함박눈처럼 꽃잎을 날리던

날 저는 서울에서 그다지 멀지 않은 어느 강변의 습지를 찾아갔

습니다 아직 찬 기운이 가시지 않은 날씨지만 남쪽에서 불어오는 봄바

람은 솜뭉치처럼 부서진 부들의 씨앗들을 마른 갈대 사이로 어지러이

날리고 있더군요 이곳 물가에는 갯버들 꽃이 한창입니다 먹이가 부족

한 이른 봄 고맙게도 무료 급식소가 문을 연 덕분에 등에류와 벌들도

덩달아 바빠졌습니다 조만간 키버들과 선버들마저 꿀을 담뿍 머금은

향기로운 꽃을 피워내면 이곳은 온통 난리가 날 것입니다

물가에 열을 지어 선 각종 버드나무들의 연둣빛 자태를 감탄하며 바

라보고 있자니 만일 우리나라에서 lsquo생명의 나무rsquo를 꼽으라면 응당 버드

나무가 그 주인공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버드나무(류)는

그야말로 이 세상에 lsquo아낌없이 주는 나무rsquo이니까요

강변에 늘어선 버드나무들은 토양의 침식을 막아줄 뿐더러 수질 정

화에도 도움을 줍니다 풍성하게 피는 향기로운 꽃들은 굶주린 곤충들

이 춘궁기를 이겨내도록 밤낮없이 넉넉하게 꿀을 내놓습니다 또한 이

처럼 곤충이 많이 모이다 보니 이곳은 보금자리와 먹이가 필요한 작은

새들이 모여드는 곳이기도 합니다 이런 이유로 봄철의 버드나무 숲은

그야말로 생명의 발원지 같다는 생각마저 들게 합니다 이 아름다운 곳

에서 저는 문득 머나먼 두만강변의 버드나무 숲을 떠올려 보았습니다

18세기 정조 재위 시절 홍양호(洪良浩)라는 지혜롭고 유능한 관리가

있었답니다 그는 1777년 세도정치의 희생양이 되어 잠시 두만강변을

관할하는 경흥부사로 좌천된 적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는 한직에서

적당히 시간을 때우며 소일하는 대신에 장정 7500명을 동원하여 1인

당 5주의 버드나무를 두만강변에 심는 큰 공사를 벌였다고 전해집니

다 옛날에는 변방의 생활이라는 것이 지금과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힘들었을 것입니다 먹고 살기도 어려운 판에 별로 중요해 보이지 않는

일로 강제 노역까지 하게 되었으니 백성들의 원성이 그야말로 하늘을

찔렀겠지요 이를 보고 걱정한 친구가 홍양호를 간곡히 만류합니다

ldquo여보게 자네는 여기 잠시 있다가 한양으로 다시 돌아갈 사람이 아닌

가 왜 공연한 일을 벌여서 긁어 부스럼을 만드는가rdquo

현실적이고 애정 어린 친구의 충고에 대한 홍양호의 답변이 그의 저서

lt이계집(耳溪集)gt에 기록되어 있습니다 대략적인 요지는 이렇습니다

ldquo이제 내가 버드나무(류)를 심는 것에는 다섯 가지 이로움이 있어요

첫째는 우리 강역을 (오랑캐로부터) 은폐하기 위한 것이요

둘째는 말을 타고 돌격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요

셋째는 강둑이 물살에 파 먹히는 것을 대비하기 위한 것이요

넷째는 땔감용 나무를 대기 위한 것이요

다섯째는 바람을 막기 위한 것이지요

이 공사는 이처럼 백성들을 이롭게 하는 일이라오 내가 비록 여기

오래 머물지 않을지 몰라도 몇 년 지나지 않아 백성들이 그 이익을 누

리게 될 것이고 그 이로움이 백년 천년을 갈 수도 있을 텐데 내가 어찌

눈앞의 인기에 영합하여 이 일을 미루겠소rdquo

그 탁견에 감탄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자연 생태에 대한 정교한

지식 체계가 없던 그 옛날에도 슬기로운 우리 선조들은 강변을 지키는

버드나무숲의 중요성을 간과하지 않았던 것이죠 이런저런 허황한 명

분에 휩쓸려 오랜 세월 우리 곁을 지켜주었던 강변의 버드나무들이 하

루 아침에 베어져 나가고 삭막한 콘크리트 제방이 그 자리에 들어서고

있는 답답한 작금의 현실을 목도하자니 자연환경 보존과 실용성을 두

루 배려했던 옛 선조들의 지혜가 더욱 절실해지는 요즈음입니다

하천변에는 마땅히 버드나무숲이 있어야 합니다 그러면 이 고마운

나무들은 매년 봄마다 크고 작은 물줄기를 따라 세상을 황금빛으로

수놓을 것이며 전국 방방곡곡에는 생명의 교향곡이 우렁차게 울려 퍼

질 것입니다 글과 사진middot김태영(자연생태연구가middotlt한국의 나무gt 공저자)

아낌없이 주는 lsquo생명의 발원지rsquo

한국의 꽃과 나무 버드나무

lsquo생명의 나무rsquo 버드나무 숲

위클리 공감 2014414 57

56-57-생활과학13+꽃과 나무indd 57 2014-04-11 오전 20203

이 연사 힘주어~ 불조심

ldquo자나 깨나 불조심rdquo

lsquo불조심rsquo을 강조하는 대표적인 슬로건이다 식목일에 나무를

심는 것도 중요하지만 식목일을 전후로 해서 연중 산불이 가장 많이

발생한다고 하니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실제로 식목일에는 연평균

18건 평일의 6배에 이르는 산불이 집중적으로 발생한다는 통계치가

있다 최근에는 기후 변화로 산불이 갈수록 늘어나는 추세라고 하니

보다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기온이 높고 건조하며 바람이 강할수록

산불이 쉽게 번지는데 고온건조한 날씨 탓에 최근 식목일 즈음의 산불

발생 횟수도 1990년대에 비해 52퍼센트나 급증했다고 한다 그런 이유

에서일까 정부도 지난 1970년대부터 다양한 불조심 캠페인을 전개해

왔다

내무부(현 안전행정부)가 후원하고 한국화재보험협회가 주최한 lsquo불

조심 웅변대회rsquo 고지 광고(동아일보 1977년 10월 7일)를 보자 헤드라인

은 ldquo제1회 전국 남middot여학생(초middot중middot고) 불조심 웅변대회rdquo다 웅변대회를

개최하는 이유로 lsquo범국민적으로 방화(防火) 의식을 고취하기 위하여rsquo

라는 문구를 앞세우며 대회의 상세한 요강을 밝혔다 그 웅변대회에서

가장 강조한 것은 ldquo방화 예방 의식을 고취시키고 불조심의 생활화를

촉구하여 화재 없는 복지국가 건설에 이바지할 수 있는 내용rdquo이었다

웅변 시간은 초등부가 5분 중middot고등부가 6분이었다 웅변대회에 앞

서 lsquo원고 합격자 발표rsquo를 먼저 한 것으로 보아 예선에서 먼저 제출된 원

고를 검토해 심사를 거친 다음 그 기준을 통과한 학생들에게 본선에

나갈 기회를 주었음을 알 수 있다 본선에 진출한 학생들은 전국 방방

곡곡의 교정에서 두 주먹을 불끈 쥐고 ldquo~하자고 이 연사 소리 높여 외

칩니다 여러분rdquo 하며 목청을 돋웠을 것이다

1970년대는 lsquo웅변대회의 시절rsquo이라 할 정도로 다양한 주제의 웅변대

회가 전국적으로 열렸다 반공 웅변대회가 대표적이었지만 불조심 웅

변대회도 단골 주제였다 그 시절의 웅변대회가 학생들에게 획일적 사

고를 주입시키기 위한 관제 기획 행사라는 비판의 목소리도 있었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다 웅변대회는 학생들에게 자신감을 높여주는 동시

에 주어진 시간 안에 자신의 주장을 효율적으로 전달하는 능력을 길러

정책광고로 보는 어제와 오늘

1977년 10월 7일 동아일보에 실린 lsquo불조심 웅변대회rsquo 고지 광고 내무부(현 안전행정부)가 후원하고 한국화재보험협회가 주최하는 전국 웅변대회 참가를 위한 상세한 안내 정보가 적혀 있다

주는 생생한 프레젠테이션 교육의 현장이다 지금은 웅변대회가 많이

사라졌지만 아직도 지역의 소방서 단위로 관내 학생들을 대상으로 해

불조심 웅변대회를 개최하는 곳도 많다

나무 심기도 중요하지만 심은 나무를 화재로부터 보호하는 일은 더

더욱 중요하다 소방방재청 역시 한식날을 전후로 119소방헬기를 투입

해 산불 예방 홍보활동을 펼치고 있지만 어디까지나 한계가 있을 터

그 무렵에는 불을 피우지 말고 찬밥을 먹어야 한다는 뜻에서 한식(寒

食) 또는 냉절(冷節)이라고 날짜까지 못박았던 조상들의 지혜가 오히

려 돋보인다 기후 변화로 최근 30년 동안 봄철 기온은 평균 섭씨 06

도 올랐지만 습도는 오히려 6퍼센트 낮아져 산불이 일어날 가능성이

더 높아진 상황에서 담뱃불 같은 불씨 관리에 각별히 주의해야겠다

불조심 웅변대회는 입으로 하는 웅변이지만 몸으로 실천하는 웅변이

더 값진 웅변이 아니겠는가 ldquo꺼진 불도 다시 보자rdquo

글middot김병희(한국PR학회 회장middot서원대 광고홍보학과 교수)

58 2014414 위클리 공감

58-59-정책광고+공감카툰indd 58 2014-04-11 오전 20240

위클리 공감 2014414 59

공감카툰 파랑새를 찾아서

가장 훌륭한 지혜는 친절과 겸손이다

-탈무드

선택한 까닭글과 그림middot최영순

58-59-정책광고+공감카툰indd 59 2014-04-11 오전 20247

60 2014414 위클리 공감

무용

뮤지컬

문화공감

lt아라의 서gt

lt아라의 서gt는 설화나 민담에 등장하는 인물

을 중심으로 바다에서 탄생한 문명과 그 속에

서 살아가는 인간의 모습을 그린 공연이다 인

천시립무용단은 황해를 넘나드는 바람을 추

상적으로 표현했다 전통춤 레퍼토리에 신화

적 서사를 담아 한국 무용의 매력을 극대화했

다 초연 때 출연한 무용수들과 새로 선발된

무용수들의 기량을 견주어 보는 것도 이번 공

연 관람의 묘미가 될 것이다

기간 4월 25~26일

장소 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

문의 032-427-8401

lt비방문 탈취작전gt

트로트와 국악을 결합한 신명나는 창작뮤지

컬이다 약령시 약전골목의 오래 된 lsquo이만수

한약방rsquo은 손님이 끊일 날이 없다 인근 한약

방 사장들은 lsquo이만수 한약방rsquo엔 특별한 비방

문이 있을 거라는 결론을 내리고 lsquo이만수 한

약방rsquo의 비방문을 훔쳐낼 계획을 세우는데hellip

흥미로운 이야기를 중심으로 옛 약전골목의

풍경과 생활 모습을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기간 5월 4일까지

장소 대구 봉산문화회관 스페이스라온

문의 053-661-3500

극단

한양

레퍼

토리

신은수 작가의 역사극 시리즈 lt운현궁 오라버니gt lt봄이 사라진 계절gt을 잇는 lt거울 속의

은하수gt는 일제강점기 lsquo마지막 왕족rsquo으로 알려진 의친왕가를 소재로 시대의 격류에 휘말

린 인물의 세밀한 심리를 표현한 작품이다 1945년 해방 직전의 의친왕가 이야기를 그렸다

히로시마 원자폭탄 투하로 숨진 의친왕의 차남 이우의 장례식을 계기로 의친왕가 사람들이

한자리에 모인다 급변하는 세계 정세 속에서 조선왕조의 부활이라는 환상 속에 사는 일흔 살의

의친왕 반면 그의 장남 이건은 냉소적인 시선으로 조선의 마지막을 예감하며 아버지와 충돌한

다 의친왕과 다투고 뛰쳐나간 이건은 누군지도 모르는 생모의 행방을 찾는데hellip 극단 한양레퍼

토리 대표이자 배우인 최형인 교수가 직접 제작하고 무대에 선다 여기에 2012년 서울연극제 우

수작품상 수상작인 lt만선gt을 연출한 신동인 감독이 또 한번 연출을 맡아 더욱 관심을 모은다

일제강점기 말기 이곳에 모인 인물들은 특수한 신분으로 인해 저마다 나라의 역사를 대변하

고 있다 겉보기에는 여느 가족의 장례식과 다름없어 보이지만 그들의 갈등과 고통을 통해 자

연스럽게 관객들은 뼈아픈 우리의 역사를 절감할 수 있다 역사적 상징성과 함께 변화하는 시

대에 내몰려 갈등하고 괴로워하는 인간 본연의 모습이 공감을 자아낸다 글middot허정연 기자

기간 4월 19~27일 장소 서울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 문의 02-889-3561

의친왕의 차남 이우의 장례식을 계기로 모인 왕친들의 갈등을 소재로 시대적 아픔을 담은 연극이다

역사 앞에 갈등하는 lsquo인간의 굴레rsquo제35회 서울연극제 lt거울 속의 은하수g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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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의 책

ldquo넌나에게 모욕감을 줬어~rdquo 영화 lt달콤한 인생gt에서 배우 김영철이

했던 이 명대사는 개그프로그램에서도 패러디하는 등 대표적인

유행어가 됐다 그만큼 한국사회에서 빈번하게 겪는 감정이기도 하다 출퇴

근길 도로 위에서라든가 학교나 회사에서 생면부지의 낯선 사람들부터

심지어 가까운 가족에게까지 우리는 평범한 일상에서 lsquo모멸감rsquo을 겪는다

모멸은 lsquo업신여기고 얕잡아봄rsquo으로 풀이된다 나의 존재 가치가 부정당하

거나 격하될 때 갖는 괴로운 감정이며 인간 내면의 가장 깊숙한 곳을 파괴

한다 한국인의 일상에 만연한 lsquo모멸감rsquo의 실체를 인문학적으로 규명한 책

이 나왔다 저자는 모멸감을 분석하기 위해 뉴스 기사 TV 드라마나 영화

에서 오가는 대사 수많은 문학작품 등에서 수집한 적실한 실례와 일상생활에서 만나는 다양한

에피소드로 이야기를 이어간다

저자는 우선 모멸이 부르는 파괴력을 우려한다 ldquo우리가 일상적으로 겪는 모멸감은 흔히 lsquo정서

적인 원자폭탄rsquo이라고도 불리며 인간을 끝없는 바닥으로 추락시키기도 하고 때로는 타인과 세

상에 대한 폭력으로 발화하기도 한다rdquo

모욕을 주고받는 데는 어떠한 역사적 배경이 있을까 저자는 급변한 사회 환경 때문이라고 분

석한다 ldquo조선 시대에 형성된 귀천의식과 신분적 우열 관념은 외형을 달리한 채 끈질기게 지속되

어 왔고 산업사회 및 소비사회와 맞물려 사람들 사이에 피곤한 경쟁으로 이어졌다rdquo

이런 연장선상에서 모든 가치가 돈으로 매겨지는 자본주의의 도래가 다른 한 축을 이룬다 사

회제도와 경제력 간의 불균형 삶의 형태와 의식 사이의 불균형이 문제의 핵심이다 절대 빈곤

실업 등으로 인해 최소한의 품위를 갖출 수 없다는 것 자신이 무능하고 쓸모없는 존재라는 생

각은 큰 모멸감을 불러일으킨다 이렇게 훼손된 자아를 보상받으려는 집단 콤플렉스가 공격적

인 민족주의와 편협한 인종주의로도 나타나게 된다 이 책의 또 한 가지 새로운 시도가 있다 바

로 음악으로 표현한 모멸감이다 작곡가 유주환 선생이 이 책에서 열 군데 대목을 골라 열 개의

곡을 만들었다 책과 함께 CD로 들어 있다 음악사적으로도 불안이나 분노 고독이나 초조함 슬

픔이나 기쁨 등을 주제로 한 곡들은 많지만 모멸감을 표현한 곡은 거의 없다고 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과연 모멸감을 뛰어넘을 수 있을까 저자는 학력이나 외모 경제력 피부색

나이 등 외형적인 차이로 멸시하는 문화와 사회 풍토를 바꿔가야 한다고 말한다 또 사회와 제

도가 정비되더라도 모멸감을 아예 느끼지 않고 살기란 불가능하다 존중과 자존의 문화는 여럿

이 만드는 것이며 그 출발은 결국 자신의 내면에 있다 남을 귀하게 여기는 문화는 우리의 변화

로부터 시작된다 ldquolsquo귀rsquo는 곧 lsquo고귀하다rsquo는 뜻이고 영어로 풀이하면 lsquonoblersquo에 가장 가까울 것이다

lsquo귀rsquo만큼은 스스로 성취할 수 있다 어떤 사람은 학문을 닦음으로써 어떤 사람은 예술이나 종교

를 통해 어떤 사람은 타인에게 많은 것을 베풂으로써 삶을 고양시킬 수 있다rdquo 우리는 각자 어떤

방법으로 모멸감을 극복하고 있을까 글middot박지현 기자

단신

lt커넥톰 뇌의 지도gt승현준 지음 | 신상규 옮김김영사 | 2만3천원

1천억 우리 몸 안의 신경세포 개수다 인

간 신경세포의 모든 연결구조와 활동원리

를 파악하기 위한 사상 초유의 프로젝트

인 휴먼 커넥톰 연구의 모든 것을 다뤘다

뇌와 의식의 비밀을 밝히기 위한 흥미진

진한 실험과 놀라운 발견이 이어진다 의

학적 발전을 뛰어넘어 미래 사회에 혁명적

변화를 가져올 경이로운 도전의 과정이

생생하게 펼쳐진다

lt금융으로 본 세계사gt천위루 양천 지음 | 하진이 옮김시그마북스 | 1만7500원

금융학은 지리적 환경과 기술middot종교middot경

제체제를 망라한 집합체라고 할 수 있다

모든 금융 사건에는 사회middot경제middot문화middot역

사적 배경이 있다 이 책은 국가 인물 사

건을 시대별로 나눠 유머러스하고 유쾌

한 언어로 금융사를 들려준다 그리스

로마 프랑스 스페인 네덜란드 영국 미

국 클로비스 찰스 1세 JP 모건 소로스

튤립 거품 사우스시 거품 서브프라임

위기 등의 키워드를 일목요연하게 펼치

면서 세계 경제의 흥망성쇠를 그려냈다

모멸감 왜 느껴 나는 소중해

lt모멸감gt

김찬호 지음문학과지성사1만3500원

62-63-화제의책+디딤툰indd 62 2014-04-11 오전 20413

위클리 공감 2014414 63

디딤툰 글로벌 에티켓 173

세상에서 가장 무거운 것구성middot권우영

그림middot안종만

62-63-화제의책+디딤툰indd 63 2014-04-11 오전 20419

요행은 없더라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한 소통이 지나치게 활발하다 각종 동호회

며 동창회에서 업무 협상에 이르기까지 다채로운 채널들이 그

야말로 lsquo스마트rsquo하고 lsquo스피드rsquo 있게 실시간으로 진행된다 직접 통화하거

나 만나지 않아도 많은 정보들이 오가고 약속들이 잡히고 계획들이

세워진다 시간이 절약되기도 하지만 시시각각 lsquo띵동rsquo하는 커뮤니티 알

림 신호로 인해 업무 집중에 방해를 받기도 한다 아마도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요즘 사람들은 경험의 80퍼센트 이상을 SNS를 통해 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최근 한 친구가 자신의 어리숙함을 한탄하는 글을

SNS에 올렸다

인터넷을 검색하다가 수천만 원을 호가하는 외제 중고차를 아주 싸

게 구할 수 있다는 광고성 글을 봤다고 했다 침수되거나 사고 난 차도

아닌데 저렴하게 경매로 낙찰된 차이기에 믿을 수 있다는 내용을 보고

어처구니없게도 마음이 동했다는 것이다 게다가 그 광고문에는 단순

히 차를 파는 것이 아니라 소중한 사람과의 인연을 진실하게 만들고

싶다고 적혀 있었다 거기서 그치지 않고 딸 사진까지 곁들이며 자기

딸한테 부끄럽지 않은 아빠로 살아가고 싶은 사람이라는 말까지 덧붙

인 것을 보고는 차라리 믿고 싶은 마음이 더 강해졌다 그 친구는 전화

를 걸었고 약속을 한 후 차를 구매하러 갔다

통화한 딜러는 여기저기 친구를 데리고 다니며 몇몇 그럴 듯한 외제

차를 보여주었다 인터넷 차량은 시험 주행을 해 볼 수 없다면서 이상

없으니 빨리 사라고 지금 선택하지 않으면 후회할 거라고 한 시간 후

에는 다른 사람이 보러 오기로 예약돼 있다고 압박했다 순진한 친구

는 제정신을 차리기 어려운 지경임에도 가까스로 정신을 차려 품질 보

증을 어느 정도 해 줄 수 있느냐고 물었다 보증 기간이 없다는 답이 돌

아왔다 처음에 전화했을 때는 3개월 정도 보증해 준다고 했던 것 같아

재차 확인했다 딜러는 워낙 싸게 파는 것이라 그런 것은 해당되지 않

는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순간 이상하다 싶어 친구는 사지 않겠다고

말했다 딜러의 표정이 순간 바뀌었다 살 것처럼 이야기해 놓고 이제

와서 이러면 어떻게 하느냐 이런 인터넷 차량들은 대개 사러 오면 그

냥 계약하고 끌고 가는 게 상례인데 너무한 것 아니냐hellip 질타 내지 훈

계조였다 섬약(纖弱)한 기질의 친구는 더 당황했다

하지만 친구는 사지 않겠다는 의사를 다시 한번 표시했다 가족들의

안전을 지켜야 한다는 말도 덧붙였다 불만에 차 있던 딜러가 이내 표

정을 바꾸었다 잘 생각했다고 대부분 인터넷 보고 오는 사람들은 이

런 차의 성격을 알고 오는데 당신은 그렇지 않은 것 같았다며 정말 모

르고 온 것이냐고 물었다 친구가 광고문을 믿고 왔다고 하니까 딜러는

참 딱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이런 차는 대개 리콜된 것들로 안전을 보장할 수 없는 차들이어서 어

떤 이들은 아예 견인차를 가져와 사 간다 정상적인 차가 이런 가격이

라면 어떤 바보가 비싼 돈 들여 새 차를 사겠느냐 당신이 순진한 사람

같아서 말해 주는 것이다 그랬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딜러는 차를 팔

지 못하고 들어가면 회사에서 혼나니까 정상적인 다른 중고차로 바꾸

면 어떻겠느냐고 제안했단다 한나절 이상을 같이 다니고 또 진실까지

털어놓아 준 그 딜러에게 미안한 생각이 들고 고마운 생각도 든 나머

지 친구는 그러자고 했다 얼결에 꼭 바꿀 필요도 없는 차를 그렇게 바

꾸었다고 했다

그러고 나서 자신이 도대체 무엇을 어떻게 한 것인지 모르겠다고 자

탄했다 어리석은 짓을 한 자신을 반면교사 삼아 친구들은 그런 일에

휘말리지 말라고 덧붙였다 결국 그 친구는 평범하지만 오래 된 진리를

잠시나마 잊은 자신에 대한 반성으로 끝을 맺었다 lsquo콩 심은 데 콩 나

고 팥 심은 데 팥 난다rsquo 글middot우찬제(문학평론가middot서강대 문학부 교수)

중앙포토

소통과 공감

64 2014414 위클리 공감

64-소통과공감indd 64 2014-04-11 오전 20452 표지 253-최종indd 146 2014-04-11 오전 20821

Page 27: 위클리 공감 253호

50 2014414 위클리 공감

ldquo하늘이 나를 버렸을 때 나는 불을 만들었다 둥지가 되

기 위한 불 겨울의 어둠 속으로 들어가기 위한 불 보

다 더 나은 삶을 위한 불을 낮이 나에게 베풀어 준 모든 것을

나는 그 불에게 바쳤다 울창한 숲과 작은 숲 보리밭과 포도밭

을 보금자리와 새들 집과 열쇠를 벌레와 꽃들 모피들 그리고

모든 축제를(생략)rdquo

프랑스 초현실주의 대표적 시인인 폴 엘뤼아르의 시 lsquo이곳에 살

기 위하여rsquo다 이 시를 주제로 한국과 프랑스 작가가 한자리에 모

였다 환경 문제로 앓고 있는 지구를 치유하자는 메시지로 남서

울대학교와 한불협회 나로미포럼이 함께 주최한 국제교류 전시

다 프랑스 원로 작가인 장 마리 자키와 국내 유명 기업인이자 화

가인 강석진 그리고 국내 원로 도예가인 조상권이 참여했다

세 작가의 작품은 각자 개성이 두드러진다 미술평론가 서승

석은 원로 화가 장 마리 자키의 작품을 ldquo자키의 파랑은 뜨겁다

자키의 하양은 아이스크림처럼 맛있다 자키의 까망은 심연처럼

깊다 그의 붓놀림은 신들린 무희의 춤사위만큼이나 현란하고 경

건하다rdquo고 표현했다 꽃과 나무 바다 자연풍경 등을 즐겨 그리

는 자키는 독특한 미적 감각으로 자연의 맑은 색채를 표현했다

3인 3색hellip 자연을 말하다장 마리 자키middot강석진middot조상권 lt이곳에 살기 위하여gt 주제로 한국middot프랑스 국제교류전

전시

50-51-전시_한불교류전indd 50 2014-04-11 오전 15946

위클리 공감 2014414 51

정서적으로 깊은 영향을 받은 그의 고향 코르시카 섬에서 받은

영감을 아름답게 재현해 냈다

기업인이자 화가인 강석진은 고향 경북 상주의 산골 풍경으로

정겨움을 더한다 한국인의 향토적 정서로 아스라한 추억을 상기

시킨다 또 프랑스 네덜란드 티베트 등을 여행하면서 포착한 시

와 같은 섬세한 풍광을 화폭에 옮기는 데 성공했다

도예작가인 조상권은 lsquo흙과 불의 연금술사rsquo로 불린다 1967년

lsquo동백림 사건rsquo에 휘말려 30여 년간 해외를 떠돌다 1997년 귀국했

다 분단된 조국의 역사적 아픔과 민족의 한 통일에 대한 염원을

작품으로 승화시켰다 자유롭고 감수성이 풍부한 작품들을 통

해 우리 고유 전통예술의 미를 깊이 있게 다루고 현대적으로 창

조하며 독창적인 도자예술을 보여준다

세 작가의 독특한 개성은 한자리에서 호흡하며 완벽한 조화

를 이룬다 맑고 서정적인 세계를 들여다보고 있다 보면 태고의

자연이 빚어내는 감동을 느낄 수 있다 글middot박지현 기자

일정 4월 27일까지

장소 남서울대학교 아트센터 갤러리 이앙

문의 02-3672-0201 galleryiangcom

1 장 마리 자키는 독특한 감각으로 자연풍경을 재구현했다 lt경이로운 장소gt LIEU MAGIQUE

2 흙과 불의 연금술사로 불리는 조상권은 우리 고유의 전통미를 담으며 독창적인 도자예술을 보여준다 lt휴(休)gt REPOS

3 강석진은 한국인의 향토적 정서를 담은 산골 풍경을 그려 아스라한 추억을 상기시킨다 lt산 넘어 마을로 가는 길gt The road to a mountain village

4 장 마리 자키 lt여인의 꿈gt REVE DE FEMME

5 조상권 lt침향로gt TCHIMHYANGLO

6 강석진 lt미륵산에서 본 오월의 야솟골마을 전경gt View of Yasotgol village in May

➋ ➌

➍ ➎ ➏

50-51-전시_한불교류전indd 51 2014-04-11 오전 20001

52 2014414 위클리 공감

소박한 백제의 미소에 반하고곱게 늙은 절집에 웃음이 났죠

충남 서산 아라메길 1구간

걷기 여행

52-55-걷기여행indd 52 2014-04-11 오전 20059

위클리 공감 2014414 53

아라메는 바다의 고유어 lsquo아라rsquo와 산을 뜻하는 lsquo메rsquo의 합성어다 아

라메길은 총 88킬로미터로 지선까지 합하면 모두 7개 구간이다

그 중 1구간은 유기방가옥 고풍저수지 마애여래삼존불상 보원사

지 개심사 해미읍성으로 이어진다 길이 18킬로미터의 산길을 따

라 걷고 있노라면 산자락에 살포시 앉은 다양한 문화재를 볼 수 있

다 소박한 백제의 미소에 반하고 곱게 늙은 절집에 가슴 무너지는

벅찬 감동을 만난다

꽃의 북상 속도는 하루 20킬로미터라고 한다 매일 50리 길

을 느릿느릿 걸어 올라와야 하는데 요즘은 따스한 날씨

덕에 봄꽃들이 엄청 잰걸음으로 와서 동시다발로 핀다 덩달아

봄꽃 쫓는 나그네 발걸음도 빨라졌다 3월 마지막 일요일 서산

아라메길 1구간은 온통 꽃잔치다

1구간의 시작은 유기방가옥이다 서산시 운산면 여미리 유기

방가옥은 내 고향 당진시와 가깝게 자리한다 그래서 오랜만에

고향 동무와 함께 걸었다 동무는 그 사이에 두 아이의 엄마가 돼

있었다 동무가 생기니 길에 대한 관심도 조금 달라진다 세월은

봄꽃 이름보다 봄나물 이름을 더 많이 알게 했다 잠시 걷기를 멈

추고 동무와 한적한 들판에 앉아서 밥상에 올릴 나물 한바구니

캐고 싶은 날들이다

수선화와 독특한 토담이 유명한 유기방가옥

유기방가옥은 고택을 감싸고 있는 토담이 독특하다 컵을 엎어

놓은 lsquocaprsquo 모양인데 집 뒤 비스듬한 야산을 그대로 활용해서 담을

쌓았다 산을 깎아 축단을 세우지 않았기에 뒤란이 평평하지 않

고 약 25도 정도 경사가 있다 마치 집이 산의 일부인 것처럼 자연

스럽게 지어졌다 이 가옥은 독특한 집 모양뿐만 아니라 수선화

로도 유명하다 토담 뒤 야산이 수선화 정원이다

가옥 관리인인 유기방 씨가 10년 전부터 가꾼 정원이다 해마

다 집 주변에 무리지어 핀 수선화 구근을 떼어내 옮겨 심으면서

꽃밭을 넓혔다 곱게 가꾼 수선화를 한눈에 보려면 토담 뒤 소나

무 아래가 포인트다

토담을 내려와 오른쪽으로 난 길로 향한다 옛날에 이 마을 사

람이 제주도에서 가져와 심었다는 비자나무가 한 그루 서 있다

무려 330년을 살았다고 한다 둘레가 246센티미터 높이가 20미

터다 비자나무는 남부지역이나 제주도의 해발고도가 낮은 지대

에서 자란다 어떻게 이곳에서 자랄 수 있었을까 의문이 든다 딱

딱한 잎을 살펴보며 세월의 깊이를 가늠할 뿐이다

선정묘를 지나 lsquo서산 여미리 석불입상rsquo 앞에 선다 고려시대에

만들어진 석불로 추정한다 이른 아침 누군가가 벌써 다녀갔는지

석불 앞에 생쌀이 수북하게 쌓여 있다 복을 빌기 위해 놓은 제

물이 참새에게는 오늘 한 끼 밥일 것이다 우리는 새들이 날아올

수 있게 길을 재촉한다 길은 석불 뒤 몇 그루의 소나무와 대나무

사이로 이어진다 대나무를 벗어나자 멋진 토담이 보인다 유상

묵가옥으로 이어지는 길은 보랏빛 제비꽃이 군락을 이뤘다 가

옥을 둘러보고 마을 도로를 따라 걷는다

아주머니 한 분이 밭두렁에 앉아 민들레 나물을 뜯어 박바가

지에 담는다 아주머니가 밟고 있는 밭두렁은 들꽃밭이다 냉이

는 흰 꽃을 피우고 광대나물은 진홍색 꽃을 피운다 봄까치풀은

파란 꽃을 피웠다 봄까치풀은 반가운 소식을 전해 주는 까치처

럼 들녘에 봄이 왔음을 가장 먼저 알려주는 까치 같은 존재라고

붙여진 이름이다 광대나물 꽃말은 lsquo그리운 봄rsquo이다 꽃 이름조차

1 서산 여미리 석불입상이 정겹게 반긴다

2 고풍저수지 길

52-55-걷기여행indd 53 2014-04-11 오전 20105

54 2014414 위클리 공감

봄을 알리는 전령들이다

여미리 버스정류장을 지나서 전라산 방향으로 걷는다 아라메

길 1구간은 방향표시 안내판이 잘돼 있다 안내판과 리본만 따라

가도 종착점 해미읍성에 다다를 수 있다 전라산 방향으로 따라

가는데 도로 아래에 손바닥 크기의 머위가 군락을 이룬다

ldquo머위는 새싹이 돋아나고 바로 잎이 쫙 펴지는 시기에 먹는 게

보약이래 이때가 가장 쓴맛을 내지만 입에 쓴 게 몸에 좋다는

말도 있잖아rdquo

ldquo그려 손바닥 만할 때에 쌈 싸 먹으면 쌉싸래한 게 맛있지rdquo

마애삼존불 백만불짜리 미소는 아침 30분만 허락

역천으로 향한다 작은 다리를 건너자 천길이다 천길 밑 개천 옆

으로 산책로가 조성돼 있는데 운산교까지 800미터다 운산교부

터 역천제방이 시작된다 용현계곡 입구까지 가게는 없다 운산면

에 있는 슈퍼마켓에 들러서 물과 간단한 간식을 준비한다

유기방가옥에서 운산교까지 약 29킬로미터이고 운산교에서

미평교까지 18킬로미터이다 제방은 일부 구간만 콘크리트가 깔

려 있고 딱딱한 흙길이다 미평교에서 쉰질바위 방향으로 걷는

다 역천으로 들어가지 못하게 굵은 철봉을 세워놓았다 그 옆으

로 한 사람만 다닐 수 있는 길이 50미터쯤 나 있다

이 길을 벗어나면 역천과 논 사잇길이다 길은 다시 고풍터널

을 지나게 한다 고풍터널을 지나면 바로 고풍터널 버스 정류장

이다 버스 정류장은 사거리인데 터널에서 직진하는 길이 지방도

618호 봉운로다 우리는 오른쪽 군장동1로를 따라 걷는다 군장

동1로는 고풍저수지 뒷길인데 몇 개의 펜션이 눈에 띈다 11킬로

미터 정도 걸으면 고풍저수지와 봉운로를 만난다

고풍저수지를 따라 걷는 500미터 길은 인도가 협소하기 때문

에 차를 조심하며 걷는다 lsquo아라메 솔바람길 종합 안내도rsquo를 살펴

보고 마애삼존불상으로 향한다 용현계곡 입구인 이곳에는 넓

은 주차장이 있고 식당도 있다

백제 마애불은 충청남도 지역에만 남아 있는데 서산과 태안의

마애삼존불 예산 사면석불이다 서산 마애여래삼존불상은 국보

제84호로 10미터가 넘는 거대한 암벽에 조각돼 있다 가운데 석

가여래를 기준으로 오른쪽 관음보살은 입상 왼쪽 미륵보살은 반

가사유상이다 미륵보살은 오른쪽 다리를 왼쪽 무릎 위에 올려

놓고 오른팔을 굽혀 오른쪽 뺨에 손가락을 살짝 댄 채 사색에 잠

겨 있는 자세다 삼존불은 햇빛이 비치는 방향에 따라서 온화한

미소를 띠거나 때로는 개구쟁이 같은 얼굴을 한다 백제의 미소

로 알려진 백만불짜리 미소는 오전 9시 30분에서 10시 사이에

볼 수 있다

서산 마애삼존불상에서 13킬로미터 계곡을 따라 걸으면 보원

사지이다 보원사는 통일신라시대 화엄 10찰 중 하나로 알려졌다

1천명분의 쌀을 씻었다는 석조가 있는 것을 보아 1천여 명의 승려

가 머무는 무척 큰 절이었던 것으로 짐작된다

석탑 뒤에 개심사로 이어지는 숲길을 오른다 보원사지 뒤편 숲

길 초입부터 개심사 산신각까지 쉬엄쉬엄 가더라도 약 1시간 20분

➊ ❷ ❸

52-55-걷기여행indd 54 2014-04-11 오전 20118

위클리 공감 2014414 55

이 걸린다 이 길은 오르막이 많아서 힘들다 좀 수월하게 걷고 싶

으면 개심사에서 보원사지로 걸어오는 게 좋다

성왕산 자락 개심사 주차장엔 봄나물 난전

개심사는 성왕산 자락에 자리한다 성왕산은 코끼리를 닮았는데

이 코끼리의 갈증을 해소하기 위해 연못을 만들었다고 한다 연못

중앙에는 외나무 다리가 놓여 있다

외나무 다리를 지나 계단을 오르면 해탈문이다 개심사는 흰겹

벚꽃이 유명하다 작은 절집에 겹벚꽃이 피면 얼마나 웅장한지 입

이 다물어지지 않을 정도다 꽃은 4월 말에 피기 시작해서 5월 5일

경에 만개한단다

우리는 개심사를 등지고 소나무숲을 벗어난다 개심사 주차장

에는 봄나물이 난전을 펼쳤다 취나물 버섯 고들빼기 냉이 달

래 머위 민들레 등 각종 나물이 말간 향내를 풍긴다

주차장을 끝까지 내려오니 오학리쉼터 해미읍성으로 가는 표

지판이 나온다 해미읍성까지 52킬로미터다 이 표지판 밑에는

아라메길 이용자 안전수칙이 나와 있다 lsquo2~3명이 동행하여 걷

기rsquo가 눈에 띈다 지금까지 온 길과 다르게 그만큼 호젓하다는 것

이다

다시 출발 시간을 확인한다 오후 3시 50분이다 해미읍성에

도착했을 때의 시간은 6시 25분이었다 난이도가 높은 길이다 초

보자는 부분 걷기를 많이 걸어본 분에게는 완주를 추천한다

글과 사진middot김연미(여행 칼럼니스트)

1 유상묵가옥 토담 뒤에 활짝 핀 수선화

2 햇볕에 따듯한 빛이 감도는 마애삼존불상

3 왕벚꽃이 만발한 충남 서산 개심사를 찾은 많은 행락객들이 꽃을 감상하고 있다

연합

남부터미널과 동서울종합터미널에서 운행 약 3시간쯤 소요된다

서산공용버스터미널 홈페이지(wwwseosanbuscokr)에 시내버스

노선과 시간표가 안내돼 있다

시내버스(서령버스middot문의 041-669-0555)에서 운산행 이용

첫차 오전 6시 45분(공휴일은 7시 5분) 막차 밤 9시 배차 간격은

40분에서 1시간 간격이다 운산면에서 여미리까지 가는 버스가

없으므로 운산면에서 택시를 이용한다 콜택시는 비싸니 인근

슈퍼마켓에서 택시 전화번호를 물어보면 된다

여행수첩

아라메길 정보

홈페이지 wwwaramegilkr

문의 충남 서산시 문화관광과 041-660-3166

유기방가옥 유기방가옥은 숙식이 가능하며 숙식객에게는 무료로 자

전거를 빌려준다 자가용을 이용할 경우 선정묘 주차장에 세우고 이동

하는 것이 좋다 해미읍성에서 선정묘까지 택시 요금은 약 2만원 해미

읍성 인근 슈퍼마켓에서 택시 전화번호를 물어보는 게 가장 빠르다

주소 충남 서산시 운산면 이문안길 70-10(운산면 여미리 203-1)

문의 041-663-4326

서산마애삼존불상 찾아가는 길 서산공용버스터미널에서 하루 5회 운

행한다 첫차 오전 9시 15분 막차 오후 6시 55분 운산면을 거쳐서 마

애삼존불상이 있는 곳까지 운행한다

유기방가옥

여미리석불입상

유상묵가옥 역천제방

쉰질바위

고풍저수지

용현계곡입구

마애여래삼존불상

보원사지

개심사

정자(조망대)

해미읍성

52-55-걷기여행indd 55 2014-04-11 오전 20122

보조개는 일종의 얼굴 근육 기형이다 부모로부터 대물림되는 까

닭에 의학적으로는 lsquo선천적 기형rsquo으로 분류된다 흥미로운 사실

은 많은 사람들이 부러워하는 기형이라는 점이다 동middot서양 또는 예나

지금을 가리지 않고 보조개는 귀엽고 사랑스러운 이미지로 통한다

보조개를 바라보는 동middot서양의 시각이 비슷한 것처럼 인간의 주요 표

정에 대한 해석은 거의 만국 공통이다 한 남미 사람이 화난 표정을 지

었다고 가정하자 아프리카인이나 유럽인 동양인 가리지 않고 그가 화

났다는 걸 알아차린다 슬프거나 행복한 표정도 마찬가지다

표정을 만들어내는 건 얼굴 근육이다 얼굴에는 20여 개의 근육이

있다 인간의 전체 근육 숫자는 기준을 정하기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640~850개 정도로 파악된다 한데 이 중 단 20개에 불과한 얼굴 근

육은 인간 근육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뼈대 근육과는 형태적으로나 기

능적으로 상당한 차이가 있다

무엇보다 눈에 띄는 차이는 얼굴 근육의 상당수가 뼈에 붙어 있지 않

고 피부 속에 묻혀 있다는 점이다 뼈대 근육은 말 그대로 대부분 근육

의 양쪽 끝이 뼈에 닿아 있거나 붙어 있다 뼈대 근육은 힘을 쓰고 움직

임을 일으키는 게 본연의 lsquo임무rsquo다

인간만큼 다양한 표정을 만들어낼 수 있는 동물은 없다 다시 말해

인간보다 얼굴 근육이 잘 발달한 생명체를 찾기는 어렵다 한데 주요

표정은 만국 공통의 lsquo보디 랭귀지rsquo이지만 얼굴 근육 하나하나의 모양

이나 위치는 사람마다 제각각이다 반면 얼굴 근육은 인간 특유의 속

성이 오랜 진화를 거쳐 반영된 일종의 lsquo화장발rsquo 근육의 성격이 짙다

인종별로도 얼굴 근육의 형태 등에 대략적인 차이가 존재한다 동양

인이 서양인보다 보통 무표정한 편이라는 주장에 동조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도 인종 간 얼굴 근육의 상이성을 암시한다 국내 한 의과대학

의 연구에 따르면 입꼬리 주변 근육의 위치와 이들이 움직이는 방향

이 동middot서양 사람들 간에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

lsquo스마일rsquo 도안의 핵심적 특징은 양쪽 입꼬리가 치켜 올라간 것이다

반대로 입꼬리가 내려가면 샐쭉하다거나 언짢은 느낌을 불러일으킨다

입꼬리를 올리고 내리는 얼굴 근육이 어떤 식으로 발달해 있느냐가 표

정 혹은 인상을 좌우할 수 있다는 뜻이다

얼굴 근육은 표정뿐만 아니라 얼굴의 미추(美醜)를 가르는 데도 큰

역할을 한다 얼굴 근육의 배치 크기 대칭성 등이 의학적인 차원에서

잘생기고 못생기고를 결정하는 데 많은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영어로

사소한 차이를 가리켜 lsquo스킨 딥(skin-deep)rsquo 즉 가죽 한 꺼풀 차이라

고 얘기하지만 이 차이가 실생활에서는 엄청나게 다르게 인식될 수 있

는데 얼굴 근육이 바로 대표적인 예이다

하지만 표정이나 얼굴의 미추(美醜)가 최소한 해부학적으로 따져 보

면 lsquo사소한 것rsquo임은 분명하다 성형수술이 널리 유행한다는 점이 이를

방증한다 얼굴의 미추를 결정하는 얼굴 근육은 우리 몸의 여느 뼈대

근육에 비해 조작하기가 상대적으로 손쉽고 위험성도 적다 특히 뼈와

연결돼 있지 않고 피부 아래 묻혀 있는 얼굴 근육들은 손을 봐도 기능

등에 큰 영향을 주지 않는다 얼굴 성형은 쉽게 할 수 있지만 몸 성형

은 엄두 내기가 어렵다는 점이 얼굴 근육과 뼈대 근육의 결정적인 차이

를 보여준다

표정이나 미추를 중시하는 인간의 속성이야 당장 어쩔 수 없을 것이

다 하지만 얼굴 근육에 과도하게 신경을 쓸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얼굴

근육이 만들어내는 갖은 조화는 문자 그대로 lsquo스킨 딥rsquo에 불과한 것들

이니까 글middot김창엽(자유기고가)

(도움말 가톨릭의대 해부학교실 이우영 교수)

보조개는 아름다운 lsquo기형rsquo이다

생활과학 이야기 13

연합

의학적으로는 lsquo선천적 기형rsquo으로 분류되는 보조개 얼굴 근육 때문에 생기는 보조개는 귀엽고 사랑스러운 이미지로 많은 사람들이 부러워한다

56 2014414 위클리 공감

56-57-생활과학13+꽃과 나무indd 56 2014-04-11 오전 20200

위클리 공감 2014414 57

예년보다 빨리 꽃을 피운 왕벚나무들이 함박눈처럼 꽃잎을 날리던

날 저는 서울에서 그다지 멀지 않은 어느 강변의 습지를 찾아갔

습니다 아직 찬 기운이 가시지 않은 날씨지만 남쪽에서 불어오는 봄바

람은 솜뭉치처럼 부서진 부들의 씨앗들을 마른 갈대 사이로 어지러이

날리고 있더군요 이곳 물가에는 갯버들 꽃이 한창입니다 먹이가 부족

한 이른 봄 고맙게도 무료 급식소가 문을 연 덕분에 등에류와 벌들도

덩달아 바빠졌습니다 조만간 키버들과 선버들마저 꿀을 담뿍 머금은

향기로운 꽃을 피워내면 이곳은 온통 난리가 날 것입니다

물가에 열을 지어 선 각종 버드나무들의 연둣빛 자태를 감탄하며 바

라보고 있자니 만일 우리나라에서 lsquo생명의 나무rsquo를 꼽으라면 응당 버드

나무가 그 주인공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버드나무(류)는

그야말로 이 세상에 lsquo아낌없이 주는 나무rsquo이니까요

강변에 늘어선 버드나무들은 토양의 침식을 막아줄 뿐더러 수질 정

화에도 도움을 줍니다 풍성하게 피는 향기로운 꽃들은 굶주린 곤충들

이 춘궁기를 이겨내도록 밤낮없이 넉넉하게 꿀을 내놓습니다 또한 이

처럼 곤충이 많이 모이다 보니 이곳은 보금자리와 먹이가 필요한 작은

새들이 모여드는 곳이기도 합니다 이런 이유로 봄철의 버드나무 숲은

그야말로 생명의 발원지 같다는 생각마저 들게 합니다 이 아름다운 곳

에서 저는 문득 머나먼 두만강변의 버드나무 숲을 떠올려 보았습니다

18세기 정조 재위 시절 홍양호(洪良浩)라는 지혜롭고 유능한 관리가

있었답니다 그는 1777년 세도정치의 희생양이 되어 잠시 두만강변을

관할하는 경흥부사로 좌천된 적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는 한직에서

적당히 시간을 때우며 소일하는 대신에 장정 7500명을 동원하여 1인

당 5주의 버드나무를 두만강변에 심는 큰 공사를 벌였다고 전해집니

다 옛날에는 변방의 생활이라는 것이 지금과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힘들었을 것입니다 먹고 살기도 어려운 판에 별로 중요해 보이지 않는

일로 강제 노역까지 하게 되었으니 백성들의 원성이 그야말로 하늘을

찔렀겠지요 이를 보고 걱정한 친구가 홍양호를 간곡히 만류합니다

ldquo여보게 자네는 여기 잠시 있다가 한양으로 다시 돌아갈 사람이 아닌

가 왜 공연한 일을 벌여서 긁어 부스럼을 만드는가rdquo

현실적이고 애정 어린 친구의 충고에 대한 홍양호의 답변이 그의 저서

lt이계집(耳溪集)gt에 기록되어 있습니다 대략적인 요지는 이렇습니다

ldquo이제 내가 버드나무(류)를 심는 것에는 다섯 가지 이로움이 있어요

첫째는 우리 강역을 (오랑캐로부터) 은폐하기 위한 것이요

둘째는 말을 타고 돌격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요

셋째는 강둑이 물살에 파 먹히는 것을 대비하기 위한 것이요

넷째는 땔감용 나무를 대기 위한 것이요

다섯째는 바람을 막기 위한 것이지요

이 공사는 이처럼 백성들을 이롭게 하는 일이라오 내가 비록 여기

오래 머물지 않을지 몰라도 몇 년 지나지 않아 백성들이 그 이익을 누

리게 될 것이고 그 이로움이 백년 천년을 갈 수도 있을 텐데 내가 어찌

눈앞의 인기에 영합하여 이 일을 미루겠소rdquo

그 탁견에 감탄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자연 생태에 대한 정교한

지식 체계가 없던 그 옛날에도 슬기로운 우리 선조들은 강변을 지키는

버드나무숲의 중요성을 간과하지 않았던 것이죠 이런저런 허황한 명

분에 휩쓸려 오랜 세월 우리 곁을 지켜주었던 강변의 버드나무들이 하

루 아침에 베어져 나가고 삭막한 콘크리트 제방이 그 자리에 들어서고

있는 답답한 작금의 현실을 목도하자니 자연환경 보존과 실용성을 두

루 배려했던 옛 선조들의 지혜가 더욱 절실해지는 요즈음입니다

하천변에는 마땅히 버드나무숲이 있어야 합니다 그러면 이 고마운

나무들은 매년 봄마다 크고 작은 물줄기를 따라 세상을 황금빛으로

수놓을 것이며 전국 방방곡곡에는 생명의 교향곡이 우렁차게 울려 퍼

질 것입니다 글과 사진middot김태영(자연생태연구가middotlt한국의 나무gt 공저자)

아낌없이 주는 lsquo생명의 발원지rsquo

한국의 꽃과 나무 버드나무

lsquo생명의 나무rsquo 버드나무 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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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57-생활과학13+꽃과 나무indd 57 2014-04-11 오전 20203

이 연사 힘주어~ 불조심

ldquo자나 깨나 불조심rdquo

lsquo불조심rsquo을 강조하는 대표적인 슬로건이다 식목일에 나무를

심는 것도 중요하지만 식목일을 전후로 해서 연중 산불이 가장 많이

발생한다고 하니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실제로 식목일에는 연평균

18건 평일의 6배에 이르는 산불이 집중적으로 발생한다는 통계치가

있다 최근에는 기후 변화로 산불이 갈수록 늘어나는 추세라고 하니

보다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기온이 높고 건조하며 바람이 강할수록

산불이 쉽게 번지는데 고온건조한 날씨 탓에 최근 식목일 즈음의 산불

발생 횟수도 1990년대에 비해 52퍼센트나 급증했다고 한다 그런 이유

에서일까 정부도 지난 1970년대부터 다양한 불조심 캠페인을 전개해

왔다

내무부(현 안전행정부)가 후원하고 한국화재보험협회가 주최한 lsquo불

조심 웅변대회rsquo 고지 광고(동아일보 1977년 10월 7일)를 보자 헤드라인

은 ldquo제1회 전국 남middot여학생(초middot중middot고) 불조심 웅변대회rdquo다 웅변대회를

개최하는 이유로 lsquo범국민적으로 방화(防火) 의식을 고취하기 위하여rsquo

라는 문구를 앞세우며 대회의 상세한 요강을 밝혔다 그 웅변대회에서

가장 강조한 것은 ldquo방화 예방 의식을 고취시키고 불조심의 생활화를

촉구하여 화재 없는 복지국가 건설에 이바지할 수 있는 내용rdquo이었다

웅변 시간은 초등부가 5분 중middot고등부가 6분이었다 웅변대회에 앞

서 lsquo원고 합격자 발표rsquo를 먼저 한 것으로 보아 예선에서 먼저 제출된 원

고를 검토해 심사를 거친 다음 그 기준을 통과한 학생들에게 본선에

나갈 기회를 주었음을 알 수 있다 본선에 진출한 학생들은 전국 방방

곡곡의 교정에서 두 주먹을 불끈 쥐고 ldquo~하자고 이 연사 소리 높여 외

칩니다 여러분rdquo 하며 목청을 돋웠을 것이다

1970년대는 lsquo웅변대회의 시절rsquo이라 할 정도로 다양한 주제의 웅변대

회가 전국적으로 열렸다 반공 웅변대회가 대표적이었지만 불조심 웅

변대회도 단골 주제였다 그 시절의 웅변대회가 학생들에게 획일적 사

고를 주입시키기 위한 관제 기획 행사라는 비판의 목소리도 있었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다 웅변대회는 학생들에게 자신감을 높여주는 동시

에 주어진 시간 안에 자신의 주장을 효율적으로 전달하는 능력을 길러

정책광고로 보는 어제와 오늘

1977년 10월 7일 동아일보에 실린 lsquo불조심 웅변대회rsquo 고지 광고 내무부(현 안전행정부)가 후원하고 한국화재보험협회가 주최하는 전국 웅변대회 참가를 위한 상세한 안내 정보가 적혀 있다

주는 생생한 프레젠테이션 교육의 현장이다 지금은 웅변대회가 많이

사라졌지만 아직도 지역의 소방서 단위로 관내 학생들을 대상으로 해

불조심 웅변대회를 개최하는 곳도 많다

나무 심기도 중요하지만 심은 나무를 화재로부터 보호하는 일은 더

더욱 중요하다 소방방재청 역시 한식날을 전후로 119소방헬기를 투입

해 산불 예방 홍보활동을 펼치고 있지만 어디까지나 한계가 있을 터

그 무렵에는 불을 피우지 말고 찬밥을 먹어야 한다는 뜻에서 한식(寒

食) 또는 냉절(冷節)이라고 날짜까지 못박았던 조상들의 지혜가 오히

려 돋보인다 기후 변화로 최근 30년 동안 봄철 기온은 평균 섭씨 06

도 올랐지만 습도는 오히려 6퍼센트 낮아져 산불이 일어날 가능성이

더 높아진 상황에서 담뱃불 같은 불씨 관리에 각별히 주의해야겠다

불조심 웅변대회는 입으로 하는 웅변이지만 몸으로 실천하는 웅변이

더 값진 웅변이 아니겠는가 ldquo꺼진 불도 다시 보자rdquo

글middot김병희(한국PR학회 회장middot서원대 광고홍보학과 교수)

58 2014414 위클리 공감

58-59-정책광고+공감카툰indd 58 2014-04-11 오전 20240

위클리 공감 2014414 59

공감카툰 파랑새를 찾아서

가장 훌륭한 지혜는 친절과 겸손이다

-탈무드

선택한 까닭글과 그림middot최영순

58-59-정책광고+공감카툰indd 59 2014-04-11 오전 20247

60 2014414 위클리 공감

무용

뮤지컬

문화공감

lt아라의 서gt

lt아라의 서gt는 설화나 민담에 등장하는 인물

을 중심으로 바다에서 탄생한 문명과 그 속에

서 살아가는 인간의 모습을 그린 공연이다 인

천시립무용단은 황해를 넘나드는 바람을 추

상적으로 표현했다 전통춤 레퍼토리에 신화

적 서사를 담아 한국 무용의 매력을 극대화했

다 초연 때 출연한 무용수들과 새로 선발된

무용수들의 기량을 견주어 보는 것도 이번 공

연 관람의 묘미가 될 것이다

기간 4월 25~26일

장소 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

문의 032-427-8401

lt비방문 탈취작전gt

트로트와 국악을 결합한 신명나는 창작뮤지

컬이다 약령시 약전골목의 오래 된 lsquo이만수

한약방rsquo은 손님이 끊일 날이 없다 인근 한약

방 사장들은 lsquo이만수 한약방rsquo엔 특별한 비방

문이 있을 거라는 결론을 내리고 lsquo이만수 한

약방rsquo의 비방문을 훔쳐낼 계획을 세우는데hellip

흥미로운 이야기를 중심으로 옛 약전골목의

풍경과 생활 모습을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기간 5월 4일까지

장소 대구 봉산문화회관 스페이스라온

문의 053-661-3500

극단

한양

레퍼

토리

신은수 작가의 역사극 시리즈 lt운현궁 오라버니gt lt봄이 사라진 계절gt을 잇는 lt거울 속의

은하수gt는 일제강점기 lsquo마지막 왕족rsquo으로 알려진 의친왕가를 소재로 시대의 격류에 휘말

린 인물의 세밀한 심리를 표현한 작품이다 1945년 해방 직전의 의친왕가 이야기를 그렸다

히로시마 원자폭탄 투하로 숨진 의친왕의 차남 이우의 장례식을 계기로 의친왕가 사람들이

한자리에 모인다 급변하는 세계 정세 속에서 조선왕조의 부활이라는 환상 속에 사는 일흔 살의

의친왕 반면 그의 장남 이건은 냉소적인 시선으로 조선의 마지막을 예감하며 아버지와 충돌한

다 의친왕과 다투고 뛰쳐나간 이건은 누군지도 모르는 생모의 행방을 찾는데hellip 극단 한양레퍼

토리 대표이자 배우인 최형인 교수가 직접 제작하고 무대에 선다 여기에 2012년 서울연극제 우

수작품상 수상작인 lt만선gt을 연출한 신동인 감독이 또 한번 연출을 맡아 더욱 관심을 모은다

일제강점기 말기 이곳에 모인 인물들은 특수한 신분으로 인해 저마다 나라의 역사를 대변하

고 있다 겉보기에는 여느 가족의 장례식과 다름없어 보이지만 그들의 갈등과 고통을 통해 자

연스럽게 관객들은 뼈아픈 우리의 역사를 절감할 수 있다 역사적 상징성과 함께 변화하는 시

대에 내몰려 갈등하고 괴로워하는 인간 본연의 모습이 공감을 자아낸다 글middot허정연 기자

기간 4월 19~27일 장소 서울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 문의 02-889-3561

의친왕의 차남 이우의 장례식을 계기로 모인 왕친들의 갈등을 소재로 시대적 아픔을 담은 연극이다

역사 앞에 갈등하는 lsquo인간의 굴레rsquo제35회 서울연극제 lt거울 속의 은하수g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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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 2014414 위클리 공감

화제의 책

ldquo넌나에게 모욕감을 줬어~rdquo 영화 lt달콤한 인생gt에서 배우 김영철이

했던 이 명대사는 개그프로그램에서도 패러디하는 등 대표적인

유행어가 됐다 그만큼 한국사회에서 빈번하게 겪는 감정이기도 하다 출퇴

근길 도로 위에서라든가 학교나 회사에서 생면부지의 낯선 사람들부터

심지어 가까운 가족에게까지 우리는 평범한 일상에서 lsquo모멸감rsquo을 겪는다

모멸은 lsquo업신여기고 얕잡아봄rsquo으로 풀이된다 나의 존재 가치가 부정당하

거나 격하될 때 갖는 괴로운 감정이며 인간 내면의 가장 깊숙한 곳을 파괴

한다 한국인의 일상에 만연한 lsquo모멸감rsquo의 실체를 인문학적으로 규명한 책

이 나왔다 저자는 모멸감을 분석하기 위해 뉴스 기사 TV 드라마나 영화

에서 오가는 대사 수많은 문학작품 등에서 수집한 적실한 실례와 일상생활에서 만나는 다양한

에피소드로 이야기를 이어간다

저자는 우선 모멸이 부르는 파괴력을 우려한다 ldquo우리가 일상적으로 겪는 모멸감은 흔히 lsquo정서

적인 원자폭탄rsquo이라고도 불리며 인간을 끝없는 바닥으로 추락시키기도 하고 때로는 타인과 세

상에 대한 폭력으로 발화하기도 한다rdquo

모욕을 주고받는 데는 어떠한 역사적 배경이 있을까 저자는 급변한 사회 환경 때문이라고 분

석한다 ldquo조선 시대에 형성된 귀천의식과 신분적 우열 관념은 외형을 달리한 채 끈질기게 지속되

어 왔고 산업사회 및 소비사회와 맞물려 사람들 사이에 피곤한 경쟁으로 이어졌다rdquo

이런 연장선상에서 모든 가치가 돈으로 매겨지는 자본주의의 도래가 다른 한 축을 이룬다 사

회제도와 경제력 간의 불균형 삶의 형태와 의식 사이의 불균형이 문제의 핵심이다 절대 빈곤

실업 등으로 인해 최소한의 품위를 갖출 수 없다는 것 자신이 무능하고 쓸모없는 존재라는 생

각은 큰 모멸감을 불러일으킨다 이렇게 훼손된 자아를 보상받으려는 집단 콤플렉스가 공격적

인 민족주의와 편협한 인종주의로도 나타나게 된다 이 책의 또 한 가지 새로운 시도가 있다 바

로 음악으로 표현한 모멸감이다 작곡가 유주환 선생이 이 책에서 열 군데 대목을 골라 열 개의

곡을 만들었다 책과 함께 CD로 들어 있다 음악사적으로도 불안이나 분노 고독이나 초조함 슬

픔이나 기쁨 등을 주제로 한 곡들은 많지만 모멸감을 표현한 곡은 거의 없다고 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과연 모멸감을 뛰어넘을 수 있을까 저자는 학력이나 외모 경제력 피부색

나이 등 외형적인 차이로 멸시하는 문화와 사회 풍토를 바꿔가야 한다고 말한다 또 사회와 제

도가 정비되더라도 모멸감을 아예 느끼지 않고 살기란 불가능하다 존중과 자존의 문화는 여럿

이 만드는 것이며 그 출발은 결국 자신의 내면에 있다 남을 귀하게 여기는 문화는 우리의 변화

로부터 시작된다 ldquolsquo귀rsquo는 곧 lsquo고귀하다rsquo는 뜻이고 영어로 풀이하면 lsquonoblersquo에 가장 가까울 것이다

lsquo귀rsquo만큼은 스스로 성취할 수 있다 어떤 사람은 학문을 닦음으로써 어떤 사람은 예술이나 종교

를 통해 어떤 사람은 타인에게 많은 것을 베풂으로써 삶을 고양시킬 수 있다rdquo 우리는 각자 어떤

방법으로 모멸감을 극복하고 있을까 글middot박지현 기자

단신

lt커넥톰 뇌의 지도gt승현준 지음 | 신상규 옮김김영사 | 2만3천원

1천억 우리 몸 안의 신경세포 개수다 인

간 신경세포의 모든 연결구조와 활동원리

를 파악하기 위한 사상 초유의 프로젝트

인 휴먼 커넥톰 연구의 모든 것을 다뤘다

뇌와 의식의 비밀을 밝히기 위한 흥미진

진한 실험과 놀라운 발견이 이어진다 의

학적 발전을 뛰어넘어 미래 사회에 혁명적

변화를 가져올 경이로운 도전의 과정이

생생하게 펼쳐진다

lt금융으로 본 세계사gt천위루 양천 지음 | 하진이 옮김시그마북스 | 1만7500원

금융학은 지리적 환경과 기술middot종교middot경

제체제를 망라한 집합체라고 할 수 있다

모든 금융 사건에는 사회middot경제middot문화middot역

사적 배경이 있다 이 책은 국가 인물 사

건을 시대별로 나눠 유머러스하고 유쾌

한 언어로 금융사를 들려준다 그리스

로마 프랑스 스페인 네덜란드 영국 미

국 클로비스 찰스 1세 JP 모건 소로스

튤립 거품 사우스시 거품 서브프라임

위기 등의 키워드를 일목요연하게 펼치

면서 세계 경제의 흥망성쇠를 그려냈다

모멸감 왜 느껴 나는 소중해

lt모멸감gt

김찬호 지음문학과지성사1만3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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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 공감 2014414 63

디딤툰 글로벌 에티켓 173

세상에서 가장 무거운 것구성middot권우영

그림middot안종만

62-63-화제의책+디딤툰indd 63 2014-04-11 오전 20419

요행은 없더라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한 소통이 지나치게 활발하다 각종 동호회

며 동창회에서 업무 협상에 이르기까지 다채로운 채널들이 그

야말로 lsquo스마트rsquo하고 lsquo스피드rsquo 있게 실시간으로 진행된다 직접 통화하거

나 만나지 않아도 많은 정보들이 오가고 약속들이 잡히고 계획들이

세워진다 시간이 절약되기도 하지만 시시각각 lsquo띵동rsquo하는 커뮤니티 알

림 신호로 인해 업무 집중에 방해를 받기도 한다 아마도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요즘 사람들은 경험의 80퍼센트 이상을 SNS를 통해 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최근 한 친구가 자신의 어리숙함을 한탄하는 글을

SNS에 올렸다

인터넷을 검색하다가 수천만 원을 호가하는 외제 중고차를 아주 싸

게 구할 수 있다는 광고성 글을 봤다고 했다 침수되거나 사고 난 차도

아닌데 저렴하게 경매로 낙찰된 차이기에 믿을 수 있다는 내용을 보고

어처구니없게도 마음이 동했다는 것이다 게다가 그 광고문에는 단순

히 차를 파는 것이 아니라 소중한 사람과의 인연을 진실하게 만들고

싶다고 적혀 있었다 거기서 그치지 않고 딸 사진까지 곁들이며 자기

딸한테 부끄럽지 않은 아빠로 살아가고 싶은 사람이라는 말까지 덧붙

인 것을 보고는 차라리 믿고 싶은 마음이 더 강해졌다 그 친구는 전화

를 걸었고 약속을 한 후 차를 구매하러 갔다

통화한 딜러는 여기저기 친구를 데리고 다니며 몇몇 그럴 듯한 외제

차를 보여주었다 인터넷 차량은 시험 주행을 해 볼 수 없다면서 이상

없으니 빨리 사라고 지금 선택하지 않으면 후회할 거라고 한 시간 후

에는 다른 사람이 보러 오기로 예약돼 있다고 압박했다 순진한 친구

는 제정신을 차리기 어려운 지경임에도 가까스로 정신을 차려 품질 보

증을 어느 정도 해 줄 수 있느냐고 물었다 보증 기간이 없다는 답이 돌

아왔다 처음에 전화했을 때는 3개월 정도 보증해 준다고 했던 것 같아

재차 확인했다 딜러는 워낙 싸게 파는 것이라 그런 것은 해당되지 않

는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순간 이상하다 싶어 친구는 사지 않겠다고

말했다 딜러의 표정이 순간 바뀌었다 살 것처럼 이야기해 놓고 이제

와서 이러면 어떻게 하느냐 이런 인터넷 차량들은 대개 사러 오면 그

냥 계약하고 끌고 가는 게 상례인데 너무한 것 아니냐hellip 질타 내지 훈

계조였다 섬약(纖弱)한 기질의 친구는 더 당황했다

하지만 친구는 사지 않겠다는 의사를 다시 한번 표시했다 가족들의

안전을 지켜야 한다는 말도 덧붙였다 불만에 차 있던 딜러가 이내 표

정을 바꾸었다 잘 생각했다고 대부분 인터넷 보고 오는 사람들은 이

런 차의 성격을 알고 오는데 당신은 그렇지 않은 것 같았다며 정말 모

르고 온 것이냐고 물었다 친구가 광고문을 믿고 왔다고 하니까 딜러는

참 딱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이런 차는 대개 리콜된 것들로 안전을 보장할 수 없는 차들이어서 어

떤 이들은 아예 견인차를 가져와 사 간다 정상적인 차가 이런 가격이

라면 어떤 바보가 비싼 돈 들여 새 차를 사겠느냐 당신이 순진한 사람

같아서 말해 주는 것이다 그랬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딜러는 차를 팔

지 못하고 들어가면 회사에서 혼나니까 정상적인 다른 중고차로 바꾸

면 어떻겠느냐고 제안했단다 한나절 이상을 같이 다니고 또 진실까지

털어놓아 준 그 딜러에게 미안한 생각이 들고 고마운 생각도 든 나머

지 친구는 그러자고 했다 얼결에 꼭 바꿀 필요도 없는 차를 그렇게 바

꾸었다고 했다

그러고 나서 자신이 도대체 무엇을 어떻게 한 것인지 모르겠다고 자

탄했다 어리석은 짓을 한 자신을 반면교사 삼아 친구들은 그런 일에

휘말리지 말라고 덧붙였다 결국 그 친구는 평범하지만 오래 된 진리를

잠시나마 잊은 자신에 대한 반성으로 끝을 맺었다 lsquo콩 심은 데 콩 나

고 팥 심은 데 팥 난다rsquo 글middot우찬제(문학평론가middot서강대 문학부 교수)

중앙포토

소통과 공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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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소통과공감indd 64 2014-04-11 오전 20452 표지 253-최종indd 146 2014-04-11 오전 2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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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박한 백제의 미소에 반하고곱게 늙은 절집에 웃음이 났죠

충남 서산 아라메길 1구간

걷기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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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 공감 2014414 53

아라메는 바다의 고유어 lsquo아라rsquo와 산을 뜻하는 lsquo메rsquo의 합성어다 아

라메길은 총 88킬로미터로 지선까지 합하면 모두 7개 구간이다

그 중 1구간은 유기방가옥 고풍저수지 마애여래삼존불상 보원사

지 개심사 해미읍성으로 이어진다 길이 18킬로미터의 산길을 따

라 걷고 있노라면 산자락에 살포시 앉은 다양한 문화재를 볼 수 있

다 소박한 백제의 미소에 반하고 곱게 늙은 절집에 가슴 무너지는

벅찬 감동을 만난다

꽃의 북상 속도는 하루 20킬로미터라고 한다 매일 50리 길

을 느릿느릿 걸어 올라와야 하는데 요즘은 따스한 날씨

덕에 봄꽃들이 엄청 잰걸음으로 와서 동시다발로 핀다 덩달아

봄꽃 쫓는 나그네 발걸음도 빨라졌다 3월 마지막 일요일 서산

아라메길 1구간은 온통 꽃잔치다

1구간의 시작은 유기방가옥이다 서산시 운산면 여미리 유기

방가옥은 내 고향 당진시와 가깝게 자리한다 그래서 오랜만에

고향 동무와 함께 걸었다 동무는 그 사이에 두 아이의 엄마가 돼

있었다 동무가 생기니 길에 대한 관심도 조금 달라진다 세월은

봄꽃 이름보다 봄나물 이름을 더 많이 알게 했다 잠시 걷기를 멈

추고 동무와 한적한 들판에 앉아서 밥상에 올릴 나물 한바구니

캐고 싶은 날들이다

수선화와 독특한 토담이 유명한 유기방가옥

유기방가옥은 고택을 감싸고 있는 토담이 독특하다 컵을 엎어

놓은 lsquocaprsquo 모양인데 집 뒤 비스듬한 야산을 그대로 활용해서 담을

쌓았다 산을 깎아 축단을 세우지 않았기에 뒤란이 평평하지 않

고 약 25도 정도 경사가 있다 마치 집이 산의 일부인 것처럼 자연

스럽게 지어졌다 이 가옥은 독특한 집 모양뿐만 아니라 수선화

로도 유명하다 토담 뒤 야산이 수선화 정원이다

가옥 관리인인 유기방 씨가 10년 전부터 가꾼 정원이다 해마

다 집 주변에 무리지어 핀 수선화 구근을 떼어내 옮겨 심으면서

꽃밭을 넓혔다 곱게 가꾼 수선화를 한눈에 보려면 토담 뒤 소나

무 아래가 포인트다

토담을 내려와 오른쪽으로 난 길로 향한다 옛날에 이 마을 사

람이 제주도에서 가져와 심었다는 비자나무가 한 그루 서 있다

무려 330년을 살았다고 한다 둘레가 246센티미터 높이가 20미

터다 비자나무는 남부지역이나 제주도의 해발고도가 낮은 지대

에서 자란다 어떻게 이곳에서 자랄 수 있었을까 의문이 든다 딱

딱한 잎을 살펴보며 세월의 깊이를 가늠할 뿐이다

선정묘를 지나 lsquo서산 여미리 석불입상rsquo 앞에 선다 고려시대에

만들어진 석불로 추정한다 이른 아침 누군가가 벌써 다녀갔는지

석불 앞에 생쌀이 수북하게 쌓여 있다 복을 빌기 위해 놓은 제

물이 참새에게는 오늘 한 끼 밥일 것이다 우리는 새들이 날아올

수 있게 길을 재촉한다 길은 석불 뒤 몇 그루의 소나무와 대나무

사이로 이어진다 대나무를 벗어나자 멋진 토담이 보인다 유상

묵가옥으로 이어지는 길은 보랏빛 제비꽃이 군락을 이뤘다 가

옥을 둘러보고 마을 도로를 따라 걷는다

아주머니 한 분이 밭두렁에 앉아 민들레 나물을 뜯어 박바가

지에 담는다 아주머니가 밟고 있는 밭두렁은 들꽃밭이다 냉이

는 흰 꽃을 피우고 광대나물은 진홍색 꽃을 피운다 봄까치풀은

파란 꽃을 피웠다 봄까치풀은 반가운 소식을 전해 주는 까치처

럼 들녘에 봄이 왔음을 가장 먼저 알려주는 까치 같은 존재라고

붙여진 이름이다 광대나물 꽃말은 lsquo그리운 봄rsquo이다 꽃 이름조차

1 서산 여미리 석불입상이 정겹게 반긴다

2 고풍저수지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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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 2014414 위클리 공감

봄을 알리는 전령들이다

여미리 버스정류장을 지나서 전라산 방향으로 걷는다 아라메

길 1구간은 방향표시 안내판이 잘돼 있다 안내판과 리본만 따라

가도 종착점 해미읍성에 다다를 수 있다 전라산 방향으로 따라

가는데 도로 아래에 손바닥 크기의 머위가 군락을 이룬다

ldquo머위는 새싹이 돋아나고 바로 잎이 쫙 펴지는 시기에 먹는 게

보약이래 이때가 가장 쓴맛을 내지만 입에 쓴 게 몸에 좋다는

말도 있잖아rdquo

ldquo그려 손바닥 만할 때에 쌈 싸 먹으면 쌉싸래한 게 맛있지rdquo

마애삼존불 백만불짜리 미소는 아침 30분만 허락

역천으로 향한다 작은 다리를 건너자 천길이다 천길 밑 개천 옆

으로 산책로가 조성돼 있는데 운산교까지 800미터다 운산교부

터 역천제방이 시작된다 용현계곡 입구까지 가게는 없다 운산면

에 있는 슈퍼마켓에 들러서 물과 간단한 간식을 준비한다

유기방가옥에서 운산교까지 약 29킬로미터이고 운산교에서

미평교까지 18킬로미터이다 제방은 일부 구간만 콘크리트가 깔

려 있고 딱딱한 흙길이다 미평교에서 쉰질바위 방향으로 걷는

다 역천으로 들어가지 못하게 굵은 철봉을 세워놓았다 그 옆으

로 한 사람만 다닐 수 있는 길이 50미터쯤 나 있다

이 길을 벗어나면 역천과 논 사잇길이다 길은 다시 고풍터널

을 지나게 한다 고풍터널을 지나면 바로 고풍터널 버스 정류장

이다 버스 정류장은 사거리인데 터널에서 직진하는 길이 지방도

618호 봉운로다 우리는 오른쪽 군장동1로를 따라 걷는다 군장

동1로는 고풍저수지 뒷길인데 몇 개의 펜션이 눈에 띈다 11킬로

미터 정도 걸으면 고풍저수지와 봉운로를 만난다

고풍저수지를 따라 걷는 500미터 길은 인도가 협소하기 때문

에 차를 조심하며 걷는다 lsquo아라메 솔바람길 종합 안내도rsquo를 살펴

보고 마애삼존불상으로 향한다 용현계곡 입구인 이곳에는 넓

은 주차장이 있고 식당도 있다

백제 마애불은 충청남도 지역에만 남아 있는데 서산과 태안의

마애삼존불 예산 사면석불이다 서산 마애여래삼존불상은 국보

제84호로 10미터가 넘는 거대한 암벽에 조각돼 있다 가운데 석

가여래를 기준으로 오른쪽 관음보살은 입상 왼쪽 미륵보살은 반

가사유상이다 미륵보살은 오른쪽 다리를 왼쪽 무릎 위에 올려

놓고 오른팔을 굽혀 오른쪽 뺨에 손가락을 살짝 댄 채 사색에 잠

겨 있는 자세다 삼존불은 햇빛이 비치는 방향에 따라서 온화한

미소를 띠거나 때로는 개구쟁이 같은 얼굴을 한다 백제의 미소

로 알려진 백만불짜리 미소는 오전 9시 30분에서 10시 사이에

볼 수 있다

서산 마애삼존불상에서 13킬로미터 계곡을 따라 걸으면 보원

사지이다 보원사는 통일신라시대 화엄 10찰 중 하나로 알려졌다

1천명분의 쌀을 씻었다는 석조가 있는 것을 보아 1천여 명의 승려

가 머무는 무척 큰 절이었던 것으로 짐작된다

석탑 뒤에 개심사로 이어지는 숲길을 오른다 보원사지 뒤편 숲

길 초입부터 개심사 산신각까지 쉬엄쉬엄 가더라도 약 1시간 20분

➊ ❷ 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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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걸린다 이 길은 오르막이 많아서 힘들다 좀 수월하게 걷고 싶

으면 개심사에서 보원사지로 걸어오는 게 좋다

성왕산 자락 개심사 주차장엔 봄나물 난전

개심사는 성왕산 자락에 자리한다 성왕산은 코끼리를 닮았는데

이 코끼리의 갈증을 해소하기 위해 연못을 만들었다고 한다 연못

중앙에는 외나무 다리가 놓여 있다

외나무 다리를 지나 계단을 오르면 해탈문이다 개심사는 흰겹

벚꽃이 유명하다 작은 절집에 겹벚꽃이 피면 얼마나 웅장한지 입

이 다물어지지 않을 정도다 꽃은 4월 말에 피기 시작해서 5월 5일

경에 만개한단다

우리는 개심사를 등지고 소나무숲을 벗어난다 개심사 주차장

에는 봄나물이 난전을 펼쳤다 취나물 버섯 고들빼기 냉이 달

래 머위 민들레 등 각종 나물이 말간 향내를 풍긴다

주차장을 끝까지 내려오니 오학리쉼터 해미읍성으로 가는 표

지판이 나온다 해미읍성까지 52킬로미터다 이 표지판 밑에는

아라메길 이용자 안전수칙이 나와 있다 lsquo2~3명이 동행하여 걷

기rsquo가 눈에 띈다 지금까지 온 길과 다르게 그만큼 호젓하다는 것

이다

다시 출발 시간을 확인한다 오후 3시 50분이다 해미읍성에

도착했을 때의 시간은 6시 25분이었다 난이도가 높은 길이다 초

보자는 부분 걷기를 많이 걸어본 분에게는 완주를 추천한다

글과 사진middot김연미(여행 칼럼니스트)

1 유상묵가옥 토담 뒤에 활짝 핀 수선화

2 햇볕에 따듯한 빛이 감도는 마애삼존불상

3 왕벚꽃이 만발한 충남 서산 개심사를 찾은 많은 행락객들이 꽃을 감상하고 있다

연합

남부터미널과 동서울종합터미널에서 운행 약 3시간쯤 소요된다

서산공용버스터미널 홈페이지(wwwseosanbuscokr)에 시내버스

노선과 시간표가 안내돼 있다

시내버스(서령버스middot문의 041-669-0555)에서 운산행 이용

첫차 오전 6시 45분(공휴일은 7시 5분) 막차 밤 9시 배차 간격은

40분에서 1시간 간격이다 운산면에서 여미리까지 가는 버스가

없으므로 운산면에서 택시를 이용한다 콜택시는 비싸니 인근

슈퍼마켓에서 택시 전화번호를 물어보면 된다

여행수첩

아라메길 정보

홈페이지 wwwaramegilkr

문의 충남 서산시 문화관광과 041-660-3166

유기방가옥 유기방가옥은 숙식이 가능하며 숙식객에게는 무료로 자

전거를 빌려준다 자가용을 이용할 경우 선정묘 주차장에 세우고 이동

하는 것이 좋다 해미읍성에서 선정묘까지 택시 요금은 약 2만원 해미

읍성 인근 슈퍼마켓에서 택시 전화번호를 물어보는 게 가장 빠르다

주소 충남 서산시 운산면 이문안길 70-10(운산면 여미리 203-1)

문의 041-663-4326

서산마애삼존불상 찾아가는 길 서산공용버스터미널에서 하루 5회 운

행한다 첫차 오전 9시 15분 막차 오후 6시 55분 운산면을 거쳐서 마

애삼존불상이 있는 곳까지 운행한다

유기방가옥

여미리석불입상

유상묵가옥 역천제방

쉰질바위

고풍저수지

용현계곡입구

마애여래삼존불상

보원사지

개심사

정자(조망대)

해미읍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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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조개는 일종의 얼굴 근육 기형이다 부모로부터 대물림되는 까

닭에 의학적으로는 lsquo선천적 기형rsquo으로 분류된다 흥미로운 사실

은 많은 사람들이 부러워하는 기형이라는 점이다 동middot서양 또는 예나

지금을 가리지 않고 보조개는 귀엽고 사랑스러운 이미지로 통한다

보조개를 바라보는 동middot서양의 시각이 비슷한 것처럼 인간의 주요 표

정에 대한 해석은 거의 만국 공통이다 한 남미 사람이 화난 표정을 지

었다고 가정하자 아프리카인이나 유럽인 동양인 가리지 않고 그가 화

났다는 걸 알아차린다 슬프거나 행복한 표정도 마찬가지다

표정을 만들어내는 건 얼굴 근육이다 얼굴에는 20여 개의 근육이

있다 인간의 전체 근육 숫자는 기준을 정하기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640~850개 정도로 파악된다 한데 이 중 단 20개에 불과한 얼굴 근

육은 인간 근육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뼈대 근육과는 형태적으로나 기

능적으로 상당한 차이가 있다

무엇보다 눈에 띄는 차이는 얼굴 근육의 상당수가 뼈에 붙어 있지 않

고 피부 속에 묻혀 있다는 점이다 뼈대 근육은 말 그대로 대부분 근육

의 양쪽 끝이 뼈에 닿아 있거나 붙어 있다 뼈대 근육은 힘을 쓰고 움직

임을 일으키는 게 본연의 lsquo임무rsquo다

인간만큼 다양한 표정을 만들어낼 수 있는 동물은 없다 다시 말해

인간보다 얼굴 근육이 잘 발달한 생명체를 찾기는 어렵다 한데 주요

표정은 만국 공통의 lsquo보디 랭귀지rsquo이지만 얼굴 근육 하나하나의 모양

이나 위치는 사람마다 제각각이다 반면 얼굴 근육은 인간 특유의 속

성이 오랜 진화를 거쳐 반영된 일종의 lsquo화장발rsquo 근육의 성격이 짙다

인종별로도 얼굴 근육의 형태 등에 대략적인 차이가 존재한다 동양

인이 서양인보다 보통 무표정한 편이라는 주장에 동조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도 인종 간 얼굴 근육의 상이성을 암시한다 국내 한 의과대학

의 연구에 따르면 입꼬리 주변 근육의 위치와 이들이 움직이는 방향

이 동middot서양 사람들 간에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

lsquo스마일rsquo 도안의 핵심적 특징은 양쪽 입꼬리가 치켜 올라간 것이다

반대로 입꼬리가 내려가면 샐쭉하다거나 언짢은 느낌을 불러일으킨다

입꼬리를 올리고 내리는 얼굴 근육이 어떤 식으로 발달해 있느냐가 표

정 혹은 인상을 좌우할 수 있다는 뜻이다

얼굴 근육은 표정뿐만 아니라 얼굴의 미추(美醜)를 가르는 데도 큰

역할을 한다 얼굴 근육의 배치 크기 대칭성 등이 의학적인 차원에서

잘생기고 못생기고를 결정하는 데 많은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영어로

사소한 차이를 가리켜 lsquo스킨 딥(skin-deep)rsquo 즉 가죽 한 꺼풀 차이라

고 얘기하지만 이 차이가 실생활에서는 엄청나게 다르게 인식될 수 있

는데 얼굴 근육이 바로 대표적인 예이다

하지만 표정이나 얼굴의 미추(美醜)가 최소한 해부학적으로 따져 보

면 lsquo사소한 것rsquo임은 분명하다 성형수술이 널리 유행한다는 점이 이를

방증한다 얼굴의 미추를 결정하는 얼굴 근육은 우리 몸의 여느 뼈대

근육에 비해 조작하기가 상대적으로 손쉽고 위험성도 적다 특히 뼈와

연결돼 있지 않고 피부 아래 묻혀 있는 얼굴 근육들은 손을 봐도 기능

등에 큰 영향을 주지 않는다 얼굴 성형은 쉽게 할 수 있지만 몸 성형

은 엄두 내기가 어렵다는 점이 얼굴 근육과 뼈대 근육의 결정적인 차이

를 보여준다

표정이나 미추를 중시하는 인간의 속성이야 당장 어쩔 수 없을 것이

다 하지만 얼굴 근육에 과도하게 신경을 쓸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얼굴

근육이 만들어내는 갖은 조화는 문자 그대로 lsquo스킨 딥rsquo에 불과한 것들

이니까 글middot김창엽(자유기고가)

(도움말 가톨릭의대 해부학교실 이우영 교수)

보조개는 아름다운 lsquo기형rsquo이다

생활과학 이야기 13

연합

의학적으로는 lsquo선천적 기형rsquo으로 분류되는 보조개 얼굴 근육 때문에 생기는 보조개는 귀엽고 사랑스러운 이미지로 많은 사람들이 부러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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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년보다 빨리 꽃을 피운 왕벚나무들이 함박눈처럼 꽃잎을 날리던

날 저는 서울에서 그다지 멀지 않은 어느 강변의 습지를 찾아갔

습니다 아직 찬 기운이 가시지 않은 날씨지만 남쪽에서 불어오는 봄바

람은 솜뭉치처럼 부서진 부들의 씨앗들을 마른 갈대 사이로 어지러이

날리고 있더군요 이곳 물가에는 갯버들 꽃이 한창입니다 먹이가 부족

한 이른 봄 고맙게도 무료 급식소가 문을 연 덕분에 등에류와 벌들도

덩달아 바빠졌습니다 조만간 키버들과 선버들마저 꿀을 담뿍 머금은

향기로운 꽃을 피워내면 이곳은 온통 난리가 날 것입니다

물가에 열을 지어 선 각종 버드나무들의 연둣빛 자태를 감탄하며 바

라보고 있자니 만일 우리나라에서 lsquo생명의 나무rsquo를 꼽으라면 응당 버드

나무가 그 주인공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버드나무(류)는

그야말로 이 세상에 lsquo아낌없이 주는 나무rsquo이니까요

강변에 늘어선 버드나무들은 토양의 침식을 막아줄 뿐더러 수질 정

화에도 도움을 줍니다 풍성하게 피는 향기로운 꽃들은 굶주린 곤충들

이 춘궁기를 이겨내도록 밤낮없이 넉넉하게 꿀을 내놓습니다 또한 이

처럼 곤충이 많이 모이다 보니 이곳은 보금자리와 먹이가 필요한 작은

새들이 모여드는 곳이기도 합니다 이런 이유로 봄철의 버드나무 숲은

그야말로 생명의 발원지 같다는 생각마저 들게 합니다 이 아름다운 곳

에서 저는 문득 머나먼 두만강변의 버드나무 숲을 떠올려 보았습니다

18세기 정조 재위 시절 홍양호(洪良浩)라는 지혜롭고 유능한 관리가

있었답니다 그는 1777년 세도정치의 희생양이 되어 잠시 두만강변을

관할하는 경흥부사로 좌천된 적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는 한직에서

적당히 시간을 때우며 소일하는 대신에 장정 7500명을 동원하여 1인

당 5주의 버드나무를 두만강변에 심는 큰 공사를 벌였다고 전해집니

다 옛날에는 변방의 생활이라는 것이 지금과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힘들었을 것입니다 먹고 살기도 어려운 판에 별로 중요해 보이지 않는

일로 강제 노역까지 하게 되었으니 백성들의 원성이 그야말로 하늘을

찔렀겠지요 이를 보고 걱정한 친구가 홍양호를 간곡히 만류합니다

ldquo여보게 자네는 여기 잠시 있다가 한양으로 다시 돌아갈 사람이 아닌

가 왜 공연한 일을 벌여서 긁어 부스럼을 만드는가rdquo

현실적이고 애정 어린 친구의 충고에 대한 홍양호의 답변이 그의 저서

lt이계집(耳溪集)gt에 기록되어 있습니다 대략적인 요지는 이렇습니다

ldquo이제 내가 버드나무(류)를 심는 것에는 다섯 가지 이로움이 있어요

첫째는 우리 강역을 (오랑캐로부터) 은폐하기 위한 것이요

둘째는 말을 타고 돌격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요

셋째는 강둑이 물살에 파 먹히는 것을 대비하기 위한 것이요

넷째는 땔감용 나무를 대기 위한 것이요

다섯째는 바람을 막기 위한 것이지요

이 공사는 이처럼 백성들을 이롭게 하는 일이라오 내가 비록 여기

오래 머물지 않을지 몰라도 몇 년 지나지 않아 백성들이 그 이익을 누

리게 될 것이고 그 이로움이 백년 천년을 갈 수도 있을 텐데 내가 어찌

눈앞의 인기에 영합하여 이 일을 미루겠소rdquo

그 탁견에 감탄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자연 생태에 대한 정교한

지식 체계가 없던 그 옛날에도 슬기로운 우리 선조들은 강변을 지키는

버드나무숲의 중요성을 간과하지 않았던 것이죠 이런저런 허황한 명

분에 휩쓸려 오랜 세월 우리 곁을 지켜주었던 강변의 버드나무들이 하

루 아침에 베어져 나가고 삭막한 콘크리트 제방이 그 자리에 들어서고

있는 답답한 작금의 현실을 목도하자니 자연환경 보존과 실용성을 두

루 배려했던 옛 선조들의 지혜가 더욱 절실해지는 요즈음입니다

하천변에는 마땅히 버드나무숲이 있어야 합니다 그러면 이 고마운

나무들은 매년 봄마다 크고 작은 물줄기를 따라 세상을 황금빛으로

수놓을 것이며 전국 방방곡곡에는 생명의 교향곡이 우렁차게 울려 퍼

질 것입니다 글과 사진middot김태영(자연생태연구가middotlt한국의 나무gt 공저자)

아낌없이 주는 lsquo생명의 발원지rsquo

한국의 꽃과 나무 버드나무

lsquo생명의 나무rsquo 버드나무 숲

위클리 공감 2014414 57

56-57-생활과학13+꽃과 나무indd 57 2014-04-11 오전 20203

이 연사 힘주어~ 불조심

ldquo자나 깨나 불조심rdquo

lsquo불조심rsquo을 강조하는 대표적인 슬로건이다 식목일에 나무를

심는 것도 중요하지만 식목일을 전후로 해서 연중 산불이 가장 많이

발생한다고 하니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실제로 식목일에는 연평균

18건 평일의 6배에 이르는 산불이 집중적으로 발생한다는 통계치가

있다 최근에는 기후 변화로 산불이 갈수록 늘어나는 추세라고 하니

보다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기온이 높고 건조하며 바람이 강할수록

산불이 쉽게 번지는데 고온건조한 날씨 탓에 최근 식목일 즈음의 산불

발생 횟수도 1990년대에 비해 52퍼센트나 급증했다고 한다 그런 이유

에서일까 정부도 지난 1970년대부터 다양한 불조심 캠페인을 전개해

왔다

내무부(현 안전행정부)가 후원하고 한국화재보험협회가 주최한 lsquo불

조심 웅변대회rsquo 고지 광고(동아일보 1977년 10월 7일)를 보자 헤드라인

은 ldquo제1회 전국 남middot여학생(초middot중middot고) 불조심 웅변대회rdquo다 웅변대회를

개최하는 이유로 lsquo범국민적으로 방화(防火) 의식을 고취하기 위하여rsquo

라는 문구를 앞세우며 대회의 상세한 요강을 밝혔다 그 웅변대회에서

가장 강조한 것은 ldquo방화 예방 의식을 고취시키고 불조심의 생활화를

촉구하여 화재 없는 복지국가 건설에 이바지할 수 있는 내용rdquo이었다

웅변 시간은 초등부가 5분 중middot고등부가 6분이었다 웅변대회에 앞

서 lsquo원고 합격자 발표rsquo를 먼저 한 것으로 보아 예선에서 먼저 제출된 원

고를 검토해 심사를 거친 다음 그 기준을 통과한 학생들에게 본선에

나갈 기회를 주었음을 알 수 있다 본선에 진출한 학생들은 전국 방방

곡곡의 교정에서 두 주먹을 불끈 쥐고 ldquo~하자고 이 연사 소리 높여 외

칩니다 여러분rdquo 하며 목청을 돋웠을 것이다

1970년대는 lsquo웅변대회의 시절rsquo이라 할 정도로 다양한 주제의 웅변대

회가 전국적으로 열렸다 반공 웅변대회가 대표적이었지만 불조심 웅

변대회도 단골 주제였다 그 시절의 웅변대회가 학생들에게 획일적 사

고를 주입시키기 위한 관제 기획 행사라는 비판의 목소리도 있었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다 웅변대회는 학생들에게 자신감을 높여주는 동시

에 주어진 시간 안에 자신의 주장을 효율적으로 전달하는 능력을 길러

정책광고로 보는 어제와 오늘

1977년 10월 7일 동아일보에 실린 lsquo불조심 웅변대회rsquo 고지 광고 내무부(현 안전행정부)가 후원하고 한국화재보험협회가 주최하는 전국 웅변대회 참가를 위한 상세한 안내 정보가 적혀 있다

주는 생생한 프레젠테이션 교육의 현장이다 지금은 웅변대회가 많이

사라졌지만 아직도 지역의 소방서 단위로 관내 학생들을 대상으로 해

불조심 웅변대회를 개최하는 곳도 많다

나무 심기도 중요하지만 심은 나무를 화재로부터 보호하는 일은 더

더욱 중요하다 소방방재청 역시 한식날을 전후로 119소방헬기를 투입

해 산불 예방 홍보활동을 펼치고 있지만 어디까지나 한계가 있을 터

그 무렵에는 불을 피우지 말고 찬밥을 먹어야 한다는 뜻에서 한식(寒

食) 또는 냉절(冷節)이라고 날짜까지 못박았던 조상들의 지혜가 오히

려 돋보인다 기후 변화로 최근 30년 동안 봄철 기온은 평균 섭씨 06

도 올랐지만 습도는 오히려 6퍼센트 낮아져 산불이 일어날 가능성이

더 높아진 상황에서 담뱃불 같은 불씨 관리에 각별히 주의해야겠다

불조심 웅변대회는 입으로 하는 웅변이지만 몸으로 실천하는 웅변이

더 값진 웅변이 아니겠는가 ldquo꺼진 불도 다시 보자rdquo

글middot김병희(한국PR학회 회장middot서원대 광고홍보학과 교수)

58 2014414 위클리 공감

58-59-정책광고+공감카툰indd 58 2014-04-11 오전 20240

위클리 공감 2014414 59

공감카툰 파랑새를 찾아서

가장 훌륭한 지혜는 친절과 겸손이다

-탈무드

선택한 까닭글과 그림middot최영순

58-59-정책광고+공감카툰indd 59 2014-04-11 오전 20247

60 2014414 위클리 공감

무용

뮤지컬

문화공감

lt아라의 서gt

lt아라의 서gt는 설화나 민담에 등장하는 인물

을 중심으로 바다에서 탄생한 문명과 그 속에

서 살아가는 인간의 모습을 그린 공연이다 인

천시립무용단은 황해를 넘나드는 바람을 추

상적으로 표현했다 전통춤 레퍼토리에 신화

적 서사를 담아 한국 무용의 매력을 극대화했

다 초연 때 출연한 무용수들과 새로 선발된

무용수들의 기량을 견주어 보는 것도 이번 공

연 관람의 묘미가 될 것이다

기간 4월 25~26일

장소 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

문의 032-427-8401

lt비방문 탈취작전gt

트로트와 국악을 결합한 신명나는 창작뮤지

컬이다 약령시 약전골목의 오래 된 lsquo이만수

한약방rsquo은 손님이 끊일 날이 없다 인근 한약

방 사장들은 lsquo이만수 한약방rsquo엔 특별한 비방

문이 있을 거라는 결론을 내리고 lsquo이만수 한

약방rsquo의 비방문을 훔쳐낼 계획을 세우는데hellip

흥미로운 이야기를 중심으로 옛 약전골목의

풍경과 생활 모습을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기간 5월 4일까지

장소 대구 봉산문화회관 스페이스라온

문의 053-661-3500

극단

한양

레퍼

토리

신은수 작가의 역사극 시리즈 lt운현궁 오라버니gt lt봄이 사라진 계절gt을 잇는 lt거울 속의

은하수gt는 일제강점기 lsquo마지막 왕족rsquo으로 알려진 의친왕가를 소재로 시대의 격류에 휘말

린 인물의 세밀한 심리를 표현한 작품이다 1945년 해방 직전의 의친왕가 이야기를 그렸다

히로시마 원자폭탄 투하로 숨진 의친왕의 차남 이우의 장례식을 계기로 의친왕가 사람들이

한자리에 모인다 급변하는 세계 정세 속에서 조선왕조의 부활이라는 환상 속에 사는 일흔 살의

의친왕 반면 그의 장남 이건은 냉소적인 시선으로 조선의 마지막을 예감하며 아버지와 충돌한

다 의친왕과 다투고 뛰쳐나간 이건은 누군지도 모르는 생모의 행방을 찾는데hellip 극단 한양레퍼

토리 대표이자 배우인 최형인 교수가 직접 제작하고 무대에 선다 여기에 2012년 서울연극제 우

수작품상 수상작인 lt만선gt을 연출한 신동인 감독이 또 한번 연출을 맡아 더욱 관심을 모은다

일제강점기 말기 이곳에 모인 인물들은 특수한 신분으로 인해 저마다 나라의 역사를 대변하

고 있다 겉보기에는 여느 가족의 장례식과 다름없어 보이지만 그들의 갈등과 고통을 통해 자

연스럽게 관객들은 뼈아픈 우리의 역사를 절감할 수 있다 역사적 상징성과 함께 변화하는 시

대에 내몰려 갈등하고 괴로워하는 인간 본연의 모습이 공감을 자아낸다 글middot허정연 기자

기간 4월 19~27일 장소 서울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 문의 02-889-3561

의친왕의 차남 이우의 장례식을 계기로 모인 왕친들의 갈등을 소재로 시대적 아픔을 담은 연극이다

역사 앞에 갈등하는 lsquo인간의 굴레rsquo제35회 서울연극제 lt거울 속의 은하수gt

문화누리카드 콜센터 및 홈페이지 안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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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뮤지컬 영화 음악 무용 오페라 음반 도서 전시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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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개 시 도 지자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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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개인카드 발급(연간 5만원 세대당 최대 5매 신청)

- 기초생활수급자 및 차상위 대상자 중 만 6세~19세(1995년 1월 1일~2008년 12월 31일 출생자)

사회복지시설거주자 개인카드 발급(연간 5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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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상위계층 차상위자활 차상위장애수당 차상위

장애아동수당 차상위장애인연금 차상위본인부담

경감 차상위한부모가족 차상위우선돌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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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군구(본인 주소지 기준)의 예산 소진 시 발급 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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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급받으셨던 분들도 신규발급신청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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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 2014414 위클리 공감

화제의 책

ldquo넌나에게 모욕감을 줬어~rdquo 영화 lt달콤한 인생gt에서 배우 김영철이

했던 이 명대사는 개그프로그램에서도 패러디하는 등 대표적인

유행어가 됐다 그만큼 한국사회에서 빈번하게 겪는 감정이기도 하다 출퇴

근길 도로 위에서라든가 학교나 회사에서 생면부지의 낯선 사람들부터

심지어 가까운 가족에게까지 우리는 평범한 일상에서 lsquo모멸감rsquo을 겪는다

모멸은 lsquo업신여기고 얕잡아봄rsquo으로 풀이된다 나의 존재 가치가 부정당하

거나 격하될 때 갖는 괴로운 감정이며 인간 내면의 가장 깊숙한 곳을 파괴

한다 한국인의 일상에 만연한 lsquo모멸감rsquo의 실체를 인문학적으로 규명한 책

이 나왔다 저자는 모멸감을 분석하기 위해 뉴스 기사 TV 드라마나 영화

에서 오가는 대사 수많은 문학작품 등에서 수집한 적실한 실례와 일상생활에서 만나는 다양한

에피소드로 이야기를 이어간다

저자는 우선 모멸이 부르는 파괴력을 우려한다 ldquo우리가 일상적으로 겪는 모멸감은 흔히 lsquo정서

적인 원자폭탄rsquo이라고도 불리며 인간을 끝없는 바닥으로 추락시키기도 하고 때로는 타인과 세

상에 대한 폭력으로 발화하기도 한다rdquo

모욕을 주고받는 데는 어떠한 역사적 배경이 있을까 저자는 급변한 사회 환경 때문이라고 분

석한다 ldquo조선 시대에 형성된 귀천의식과 신분적 우열 관념은 외형을 달리한 채 끈질기게 지속되

어 왔고 산업사회 및 소비사회와 맞물려 사람들 사이에 피곤한 경쟁으로 이어졌다rdquo

이런 연장선상에서 모든 가치가 돈으로 매겨지는 자본주의의 도래가 다른 한 축을 이룬다 사

회제도와 경제력 간의 불균형 삶의 형태와 의식 사이의 불균형이 문제의 핵심이다 절대 빈곤

실업 등으로 인해 최소한의 품위를 갖출 수 없다는 것 자신이 무능하고 쓸모없는 존재라는 생

각은 큰 모멸감을 불러일으킨다 이렇게 훼손된 자아를 보상받으려는 집단 콤플렉스가 공격적

인 민족주의와 편협한 인종주의로도 나타나게 된다 이 책의 또 한 가지 새로운 시도가 있다 바

로 음악으로 표현한 모멸감이다 작곡가 유주환 선생이 이 책에서 열 군데 대목을 골라 열 개의

곡을 만들었다 책과 함께 CD로 들어 있다 음악사적으로도 불안이나 분노 고독이나 초조함 슬

픔이나 기쁨 등을 주제로 한 곡들은 많지만 모멸감을 표현한 곡은 거의 없다고 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과연 모멸감을 뛰어넘을 수 있을까 저자는 학력이나 외모 경제력 피부색

나이 등 외형적인 차이로 멸시하는 문화와 사회 풍토를 바꿔가야 한다고 말한다 또 사회와 제

도가 정비되더라도 모멸감을 아예 느끼지 않고 살기란 불가능하다 존중과 자존의 문화는 여럿

이 만드는 것이며 그 출발은 결국 자신의 내면에 있다 남을 귀하게 여기는 문화는 우리의 변화

로부터 시작된다 ldquolsquo귀rsquo는 곧 lsquo고귀하다rsquo는 뜻이고 영어로 풀이하면 lsquonoblersquo에 가장 가까울 것이다

lsquo귀rsquo만큼은 스스로 성취할 수 있다 어떤 사람은 학문을 닦음으로써 어떤 사람은 예술이나 종교

를 통해 어떤 사람은 타인에게 많은 것을 베풂으로써 삶을 고양시킬 수 있다rdquo 우리는 각자 어떤

방법으로 모멸감을 극복하고 있을까 글middot박지현 기자

단신

lt커넥톰 뇌의 지도gt승현준 지음 | 신상규 옮김김영사 | 2만3천원

1천억 우리 몸 안의 신경세포 개수다 인

간 신경세포의 모든 연결구조와 활동원리

를 파악하기 위한 사상 초유의 프로젝트

인 휴먼 커넥톰 연구의 모든 것을 다뤘다

뇌와 의식의 비밀을 밝히기 위한 흥미진

진한 실험과 놀라운 발견이 이어진다 의

학적 발전을 뛰어넘어 미래 사회에 혁명적

변화를 가져올 경이로운 도전의 과정이

생생하게 펼쳐진다

lt금융으로 본 세계사gt천위루 양천 지음 | 하진이 옮김시그마북스 | 1만7500원

금융학은 지리적 환경과 기술middot종교middot경

제체제를 망라한 집합체라고 할 수 있다

모든 금융 사건에는 사회middot경제middot문화middot역

사적 배경이 있다 이 책은 국가 인물 사

건을 시대별로 나눠 유머러스하고 유쾌

한 언어로 금융사를 들려준다 그리스

로마 프랑스 스페인 네덜란드 영국 미

국 클로비스 찰스 1세 JP 모건 소로스

튤립 거품 사우스시 거품 서브프라임

위기 등의 키워드를 일목요연하게 펼치

면서 세계 경제의 흥망성쇠를 그려냈다

모멸감 왜 느껴 나는 소중해

lt모멸감gt

김찬호 지음문학과지성사1만3500원

62-63-화제의책+디딤툰indd 62 2014-04-11 오전 20413

위클리 공감 2014414 63

디딤툰 글로벌 에티켓 173

세상에서 가장 무거운 것구성middot권우영

그림middot안종만

62-63-화제의책+디딤툰indd 63 2014-04-11 오전 20419

요행은 없더라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한 소통이 지나치게 활발하다 각종 동호회

며 동창회에서 업무 협상에 이르기까지 다채로운 채널들이 그

야말로 lsquo스마트rsquo하고 lsquo스피드rsquo 있게 실시간으로 진행된다 직접 통화하거

나 만나지 않아도 많은 정보들이 오가고 약속들이 잡히고 계획들이

세워진다 시간이 절약되기도 하지만 시시각각 lsquo띵동rsquo하는 커뮤니티 알

림 신호로 인해 업무 집중에 방해를 받기도 한다 아마도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요즘 사람들은 경험의 80퍼센트 이상을 SNS를 통해 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최근 한 친구가 자신의 어리숙함을 한탄하는 글을

SNS에 올렸다

인터넷을 검색하다가 수천만 원을 호가하는 외제 중고차를 아주 싸

게 구할 수 있다는 광고성 글을 봤다고 했다 침수되거나 사고 난 차도

아닌데 저렴하게 경매로 낙찰된 차이기에 믿을 수 있다는 내용을 보고

어처구니없게도 마음이 동했다는 것이다 게다가 그 광고문에는 단순

히 차를 파는 것이 아니라 소중한 사람과의 인연을 진실하게 만들고

싶다고 적혀 있었다 거기서 그치지 않고 딸 사진까지 곁들이며 자기

딸한테 부끄럽지 않은 아빠로 살아가고 싶은 사람이라는 말까지 덧붙

인 것을 보고는 차라리 믿고 싶은 마음이 더 강해졌다 그 친구는 전화

를 걸었고 약속을 한 후 차를 구매하러 갔다

통화한 딜러는 여기저기 친구를 데리고 다니며 몇몇 그럴 듯한 외제

차를 보여주었다 인터넷 차량은 시험 주행을 해 볼 수 없다면서 이상

없으니 빨리 사라고 지금 선택하지 않으면 후회할 거라고 한 시간 후

에는 다른 사람이 보러 오기로 예약돼 있다고 압박했다 순진한 친구

는 제정신을 차리기 어려운 지경임에도 가까스로 정신을 차려 품질 보

증을 어느 정도 해 줄 수 있느냐고 물었다 보증 기간이 없다는 답이 돌

아왔다 처음에 전화했을 때는 3개월 정도 보증해 준다고 했던 것 같아

재차 확인했다 딜러는 워낙 싸게 파는 것이라 그런 것은 해당되지 않

는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순간 이상하다 싶어 친구는 사지 않겠다고

말했다 딜러의 표정이 순간 바뀌었다 살 것처럼 이야기해 놓고 이제

와서 이러면 어떻게 하느냐 이런 인터넷 차량들은 대개 사러 오면 그

냥 계약하고 끌고 가는 게 상례인데 너무한 것 아니냐hellip 질타 내지 훈

계조였다 섬약(纖弱)한 기질의 친구는 더 당황했다

하지만 친구는 사지 않겠다는 의사를 다시 한번 표시했다 가족들의

안전을 지켜야 한다는 말도 덧붙였다 불만에 차 있던 딜러가 이내 표

정을 바꾸었다 잘 생각했다고 대부분 인터넷 보고 오는 사람들은 이

런 차의 성격을 알고 오는데 당신은 그렇지 않은 것 같았다며 정말 모

르고 온 것이냐고 물었다 친구가 광고문을 믿고 왔다고 하니까 딜러는

참 딱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이런 차는 대개 리콜된 것들로 안전을 보장할 수 없는 차들이어서 어

떤 이들은 아예 견인차를 가져와 사 간다 정상적인 차가 이런 가격이

라면 어떤 바보가 비싼 돈 들여 새 차를 사겠느냐 당신이 순진한 사람

같아서 말해 주는 것이다 그랬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딜러는 차를 팔

지 못하고 들어가면 회사에서 혼나니까 정상적인 다른 중고차로 바꾸

면 어떻겠느냐고 제안했단다 한나절 이상을 같이 다니고 또 진실까지

털어놓아 준 그 딜러에게 미안한 생각이 들고 고마운 생각도 든 나머

지 친구는 그러자고 했다 얼결에 꼭 바꿀 필요도 없는 차를 그렇게 바

꾸었다고 했다

그러고 나서 자신이 도대체 무엇을 어떻게 한 것인지 모르겠다고 자

탄했다 어리석은 짓을 한 자신을 반면교사 삼아 친구들은 그런 일에

휘말리지 말라고 덧붙였다 결국 그 친구는 평범하지만 오래 된 진리를

잠시나마 잊은 자신에 대한 반성으로 끝을 맺었다 lsquo콩 심은 데 콩 나

고 팥 심은 데 팥 난다rsquo 글middot우찬제(문학평론가middot서강대 문학부 교수)

중앙포토

소통과 공감

64 2014414 위클리 공감

64-소통과공감indd 64 2014-04-11 오전 20452 표지 253-최종indd 146 2014-04-11 오전 20821

Page 29: 위클리 공감 253호

54 2014414 위클리 공감

봄을 알리는 전령들이다

여미리 버스정류장을 지나서 전라산 방향으로 걷는다 아라메

길 1구간은 방향표시 안내판이 잘돼 있다 안내판과 리본만 따라

가도 종착점 해미읍성에 다다를 수 있다 전라산 방향으로 따라

가는데 도로 아래에 손바닥 크기의 머위가 군락을 이룬다

ldquo머위는 새싹이 돋아나고 바로 잎이 쫙 펴지는 시기에 먹는 게

보약이래 이때가 가장 쓴맛을 내지만 입에 쓴 게 몸에 좋다는

말도 있잖아rdquo

ldquo그려 손바닥 만할 때에 쌈 싸 먹으면 쌉싸래한 게 맛있지rdquo

마애삼존불 백만불짜리 미소는 아침 30분만 허락

역천으로 향한다 작은 다리를 건너자 천길이다 천길 밑 개천 옆

으로 산책로가 조성돼 있는데 운산교까지 800미터다 운산교부

터 역천제방이 시작된다 용현계곡 입구까지 가게는 없다 운산면

에 있는 슈퍼마켓에 들러서 물과 간단한 간식을 준비한다

유기방가옥에서 운산교까지 약 29킬로미터이고 운산교에서

미평교까지 18킬로미터이다 제방은 일부 구간만 콘크리트가 깔

려 있고 딱딱한 흙길이다 미평교에서 쉰질바위 방향으로 걷는

다 역천으로 들어가지 못하게 굵은 철봉을 세워놓았다 그 옆으

로 한 사람만 다닐 수 있는 길이 50미터쯤 나 있다

이 길을 벗어나면 역천과 논 사잇길이다 길은 다시 고풍터널

을 지나게 한다 고풍터널을 지나면 바로 고풍터널 버스 정류장

이다 버스 정류장은 사거리인데 터널에서 직진하는 길이 지방도

618호 봉운로다 우리는 오른쪽 군장동1로를 따라 걷는다 군장

동1로는 고풍저수지 뒷길인데 몇 개의 펜션이 눈에 띈다 11킬로

미터 정도 걸으면 고풍저수지와 봉운로를 만난다

고풍저수지를 따라 걷는 500미터 길은 인도가 협소하기 때문

에 차를 조심하며 걷는다 lsquo아라메 솔바람길 종합 안내도rsquo를 살펴

보고 마애삼존불상으로 향한다 용현계곡 입구인 이곳에는 넓

은 주차장이 있고 식당도 있다

백제 마애불은 충청남도 지역에만 남아 있는데 서산과 태안의

마애삼존불 예산 사면석불이다 서산 마애여래삼존불상은 국보

제84호로 10미터가 넘는 거대한 암벽에 조각돼 있다 가운데 석

가여래를 기준으로 오른쪽 관음보살은 입상 왼쪽 미륵보살은 반

가사유상이다 미륵보살은 오른쪽 다리를 왼쪽 무릎 위에 올려

놓고 오른팔을 굽혀 오른쪽 뺨에 손가락을 살짝 댄 채 사색에 잠

겨 있는 자세다 삼존불은 햇빛이 비치는 방향에 따라서 온화한

미소를 띠거나 때로는 개구쟁이 같은 얼굴을 한다 백제의 미소

로 알려진 백만불짜리 미소는 오전 9시 30분에서 10시 사이에

볼 수 있다

서산 마애삼존불상에서 13킬로미터 계곡을 따라 걸으면 보원

사지이다 보원사는 통일신라시대 화엄 10찰 중 하나로 알려졌다

1천명분의 쌀을 씻었다는 석조가 있는 것을 보아 1천여 명의 승려

가 머무는 무척 큰 절이었던 것으로 짐작된다

석탑 뒤에 개심사로 이어지는 숲길을 오른다 보원사지 뒤편 숲

길 초입부터 개심사 산신각까지 쉬엄쉬엄 가더라도 약 1시간 20분

➊ ❷ ❸

52-55-걷기여행indd 54 2014-04-11 오전 20118

위클리 공감 2014414 55

이 걸린다 이 길은 오르막이 많아서 힘들다 좀 수월하게 걷고 싶

으면 개심사에서 보원사지로 걸어오는 게 좋다

성왕산 자락 개심사 주차장엔 봄나물 난전

개심사는 성왕산 자락에 자리한다 성왕산은 코끼리를 닮았는데

이 코끼리의 갈증을 해소하기 위해 연못을 만들었다고 한다 연못

중앙에는 외나무 다리가 놓여 있다

외나무 다리를 지나 계단을 오르면 해탈문이다 개심사는 흰겹

벚꽃이 유명하다 작은 절집에 겹벚꽃이 피면 얼마나 웅장한지 입

이 다물어지지 않을 정도다 꽃은 4월 말에 피기 시작해서 5월 5일

경에 만개한단다

우리는 개심사를 등지고 소나무숲을 벗어난다 개심사 주차장

에는 봄나물이 난전을 펼쳤다 취나물 버섯 고들빼기 냉이 달

래 머위 민들레 등 각종 나물이 말간 향내를 풍긴다

주차장을 끝까지 내려오니 오학리쉼터 해미읍성으로 가는 표

지판이 나온다 해미읍성까지 52킬로미터다 이 표지판 밑에는

아라메길 이용자 안전수칙이 나와 있다 lsquo2~3명이 동행하여 걷

기rsquo가 눈에 띈다 지금까지 온 길과 다르게 그만큼 호젓하다는 것

이다

다시 출발 시간을 확인한다 오후 3시 50분이다 해미읍성에

도착했을 때의 시간은 6시 25분이었다 난이도가 높은 길이다 초

보자는 부분 걷기를 많이 걸어본 분에게는 완주를 추천한다

글과 사진middot김연미(여행 칼럼니스트)

1 유상묵가옥 토담 뒤에 활짝 핀 수선화

2 햇볕에 따듯한 빛이 감도는 마애삼존불상

3 왕벚꽃이 만발한 충남 서산 개심사를 찾은 많은 행락객들이 꽃을 감상하고 있다

연합

남부터미널과 동서울종합터미널에서 운행 약 3시간쯤 소요된다

서산공용버스터미널 홈페이지(wwwseosanbuscokr)에 시내버스

노선과 시간표가 안내돼 있다

시내버스(서령버스middot문의 041-669-0555)에서 운산행 이용

첫차 오전 6시 45분(공휴일은 7시 5분) 막차 밤 9시 배차 간격은

40분에서 1시간 간격이다 운산면에서 여미리까지 가는 버스가

없으므로 운산면에서 택시를 이용한다 콜택시는 비싸니 인근

슈퍼마켓에서 택시 전화번호를 물어보면 된다

여행수첩

아라메길 정보

홈페이지 wwwaramegilkr

문의 충남 서산시 문화관광과 041-660-3166

유기방가옥 유기방가옥은 숙식이 가능하며 숙식객에게는 무료로 자

전거를 빌려준다 자가용을 이용할 경우 선정묘 주차장에 세우고 이동

하는 것이 좋다 해미읍성에서 선정묘까지 택시 요금은 약 2만원 해미

읍성 인근 슈퍼마켓에서 택시 전화번호를 물어보는 게 가장 빠르다

주소 충남 서산시 운산면 이문안길 70-10(운산면 여미리 203-1)

문의 041-663-4326

서산마애삼존불상 찾아가는 길 서산공용버스터미널에서 하루 5회 운

행한다 첫차 오전 9시 15분 막차 오후 6시 55분 운산면을 거쳐서 마

애삼존불상이 있는 곳까지 운행한다

유기방가옥

여미리석불입상

유상묵가옥 역천제방

쉰질바위

고풍저수지

용현계곡입구

마애여래삼존불상

보원사지

개심사

정자(조망대)

해미읍성

52-55-걷기여행indd 55 2014-04-11 오전 20122

보조개는 일종의 얼굴 근육 기형이다 부모로부터 대물림되는 까

닭에 의학적으로는 lsquo선천적 기형rsquo으로 분류된다 흥미로운 사실

은 많은 사람들이 부러워하는 기형이라는 점이다 동middot서양 또는 예나

지금을 가리지 않고 보조개는 귀엽고 사랑스러운 이미지로 통한다

보조개를 바라보는 동middot서양의 시각이 비슷한 것처럼 인간의 주요 표

정에 대한 해석은 거의 만국 공통이다 한 남미 사람이 화난 표정을 지

었다고 가정하자 아프리카인이나 유럽인 동양인 가리지 않고 그가 화

났다는 걸 알아차린다 슬프거나 행복한 표정도 마찬가지다

표정을 만들어내는 건 얼굴 근육이다 얼굴에는 20여 개의 근육이

있다 인간의 전체 근육 숫자는 기준을 정하기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640~850개 정도로 파악된다 한데 이 중 단 20개에 불과한 얼굴 근

육은 인간 근육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뼈대 근육과는 형태적으로나 기

능적으로 상당한 차이가 있다

무엇보다 눈에 띄는 차이는 얼굴 근육의 상당수가 뼈에 붙어 있지 않

고 피부 속에 묻혀 있다는 점이다 뼈대 근육은 말 그대로 대부분 근육

의 양쪽 끝이 뼈에 닿아 있거나 붙어 있다 뼈대 근육은 힘을 쓰고 움직

임을 일으키는 게 본연의 lsquo임무rsquo다

인간만큼 다양한 표정을 만들어낼 수 있는 동물은 없다 다시 말해

인간보다 얼굴 근육이 잘 발달한 생명체를 찾기는 어렵다 한데 주요

표정은 만국 공통의 lsquo보디 랭귀지rsquo이지만 얼굴 근육 하나하나의 모양

이나 위치는 사람마다 제각각이다 반면 얼굴 근육은 인간 특유의 속

성이 오랜 진화를 거쳐 반영된 일종의 lsquo화장발rsquo 근육의 성격이 짙다

인종별로도 얼굴 근육의 형태 등에 대략적인 차이가 존재한다 동양

인이 서양인보다 보통 무표정한 편이라는 주장에 동조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도 인종 간 얼굴 근육의 상이성을 암시한다 국내 한 의과대학

의 연구에 따르면 입꼬리 주변 근육의 위치와 이들이 움직이는 방향

이 동middot서양 사람들 간에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

lsquo스마일rsquo 도안의 핵심적 특징은 양쪽 입꼬리가 치켜 올라간 것이다

반대로 입꼬리가 내려가면 샐쭉하다거나 언짢은 느낌을 불러일으킨다

입꼬리를 올리고 내리는 얼굴 근육이 어떤 식으로 발달해 있느냐가 표

정 혹은 인상을 좌우할 수 있다는 뜻이다

얼굴 근육은 표정뿐만 아니라 얼굴의 미추(美醜)를 가르는 데도 큰

역할을 한다 얼굴 근육의 배치 크기 대칭성 등이 의학적인 차원에서

잘생기고 못생기고를 결정하는 데 많은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영어로

사소한 차이를 가리켜 lsquo스킨 딥(skin-deep)rsquo 즉 가죽 한 꺼풀 차이라

고 얘기하지만 이 차이가 실생활에서는 엄청나게 다르게 인식될 수 있

는데 얼굴 근육이 바로 대표적인 예이다

하지만 표정이나 얼굴의 미추(美醜)가 최소한 해부학적으로 따져 보

면 lsquo사소한 것rsquo임은 분명하다 성형수술이 널리 유행한다는 점이 이를

방증한다 얼굴의 미추를 결정하는 얼굴 근육은 우리 몸의 여느 뼈대

근육에 비해 조작하기가 상대적으로 손쉽고 위험성도 적다 특히 뼈와

연결돼 있지 않고 피부 아래 묻혀 있는 얼굴 근육들은 손을 봐도 기능

등에 큰 영향을 주지 않는다 얼굴 성형은 쉽게 할 수 있지만 몸 성형

은 엄두 내기가 어렵다는 점이 얼굴 근육과 뼈대 근육의 결정적인 차이

를 보여준다

표정이나 미추를 중시하는 인간의 속성이야 당장 어쩔 수 없을 것이

다 하지만 얼굴 근육에 과도하게 신경을 쓸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얼굴

근육이 만들어내는 갖은 조화는 문자 그대로 lsquo스킨 딥rsquo에 불과한 것들

이니까 글middot김창엽(자유기고가)

(도움말 가톨릭의대 해부학교실 이우영 교수)

보조개는 아름다운 lsquo기형rsquo이다

생활과학 이야기 13

연합

의학적으로는 lsquo선천적 기형rsquo으로 분류되는 보조개 얼굴 근육 때문에 생기는 보조개는 귀엽고 사랑스러운 이미지로 많은 사람들이 부러워한다

56 2014414 위클리 공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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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 공감 2014414 57

예년보다 빨리 꽃을 피운 왕벚나무들이 함박눈처럼 꽃잎을 날리던

날 저는 서울에서 그다지 멀지 않은 어느 강변의 습지를 찾아갔

습니다 아직 찬 기운이 가시지 않은 날씨지만 남쪽에서 불어오는 봄바

람은 솜뭉치처럼 부서진 부들의 씨앗들을 마른 갈대 사이로 어지러이

날리고 있더군요 이곳 물가에는 갯버들 꽃이 한창입니다 먹이가 부족

한 이른 봄 고맙게도 무료 급식소가 문을 연 덕분에 등에류와 벌들도

덩달아 바빠졌습니다 조만간 키버들과 선버들마저 꿀을 담뿍 머금은

향기로운 꽃을 피워내면 이곳은 온통 난리가 날 것입니다

물가에 열을 지어 선 각종 버드나무들의 연둣빛 자태를 감탄하며 바

라보고 있자니 만일 우리나라에서 lsquo생명의 나무rsquo를 꼽으라면 응당 버드

나무가 그 주인공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버드나무(류)는

그야말로 이 세상에 lsquo아낌없이 주는 나무rsquo이니까요

강변에 늘어선 버드나무들은 토양의 침식을 막아줄 뿐더러 수질 정

화에도 도움을 줍니다 풍성하게 피는 향기로운 꽃들은 굶주린 곤충들

이 춘궁기를 이겨내도록 밤낮없이 넉넉하게 꿀을 내놓습니다 또한 이

처럼 곤충이 많이 모이다 보니 이곳은 보금자리와 먹이가 필요한 작은

새들이 모여드는 곳이기도 합니다 이런 이유로 봄철의 버드나무 숲은

그야말로 생명의 발원지 같다는 생각마저 들게 합니다 이 아름다운 곳

에서 저는 문득 머나먼 두만강변의 버드나무 숲을 떠올려 보았습니다

18세기 정조 재위 시절 홍양호(洪良浩)라는 지혜롭고 유능한 관리가

있었답니다 그는 1777년 세도정치의 희생양이 되어 잠시 두만강변을

관할하는 경흥부사로 좌천된 적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는 한직에서

적당히 시간을 때우며 소일하는 대신에 장정 7500명을 동원하여 1인

당 5주의 버드나무를 두만강변에 심는 큰 공사를 벌였다고 전해집니

다 옛날에는 변방의 생활이라는 것이 지금과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힘들었을 것입니다 먹고 살기도 어려운 판에 별로 중요해 보이지 않는

일로 강제 노역까지 하게 되었으니 백성들의 원성이 그야말로 하늘을

찔렀겠지요 이를 보고 걱정한 친구가 홍양호를 간곡히 만류합니다

ldquo여보게 자네는 여기 잠시 있다가 한양으로 다시 돌아갈 사람이 아닌

가 왜 공연한 일을 벌여서 긁어 부스럼을 만드는가rdquo

현실적이고 애정 어린 친구의 충고에 대한 홍양호의 답변이 그의 저서

lt이계집(耳溪集)gt에 기록되어 있습니다 대략적인 요지는 이렇습니다

ldquo이제 내가 버드나무(류)를 심는 것에는 다섯 가지 이로움이 있어요

첫째는 우리 강역을 (오랑캐로부터) 은폐하기 위한 것이요

둘째는 말을 타고 돌격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요

셋째는 강둑이 물살에 파 먹히는 것을 대비하기 위한 것이요

넷째는 땔감용 나무를 대기 위한 것이요

다섯째는 바람을 막기 위한 것이지요

이 공사는 이처럼 백성들을 이롭게 하는 일이라오 내가 비록 여기

오래 머물지 않을지 몰라도 몇 년 지나지 않아 백성들이 그 이익을 누

리게 될 것이고 그 이로움이 백년 천년을 갈 수도 있을 텐데 내가 어찌

눈앞의 인기에 영합하여 이 일을 미루겠소rdquo

그 탁견에 감탄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자연 생태에 대한 정교한

지식 체계가 없던 그 옛날에도 슬기로운 우리 선조들은 강변을 지키는

버드나무숲의 중요성을 간과하지 않았던 것이죠 이런저런 허황한 명

분에 휩쓸려 오랜 세월 우리 곁을 지켜주었던 강변의 버드나무들이 하

루 아침에 베어져 나가고 삭막한 콘크리트 제방이 그 자리에 들어서고

있는 답답한 작금의 현실을 목도하자니 자연환경 보존과 실용성을 두

루 배려했던 옛 선조들의 지혜가 더욱 절실해지는 요즈음입니다

하천변에는 마땅히 버드나무숲이 있어야 합니다 그러면 이 고마운

나무들은 매년 봄마다 크고 작은 물줄기를 따라 세상을 황금빛으로

수놓을 것이며 전국 방방곡곡에는 생명의 교향곡이 우렁차게 울려 퍼

질 것입니다 글과 사진middot김태영(자연생태연구가middotlt한국의 나무gt 공저자)

아낌없이 주는 lsquo생명의 발원지rsquo

한국의 꽃과 나무 버드나무

lsquo생명의 나무rsquo 버드나무 숲

위클리 공감 2014414 57

56-57-생활과학13+꽃과 나무indd 57 2014-04-11 오전 20203

이 연사 힘주어~ 불조심

ldquo자나 깨나 불조심rdquo

lsquo불조심rsquo을 강조하는 대표적인 슬로건이다 식목일에 나무를

심는 것도 중요하지만 식목일을 전후로 해서 연중 산불이 가장 많이

발생한다고 하니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실제로 식목일에는 연평균

18건 평일의 6배에 이르는 산불이 집중적으로 발생한다는 통계치가

있다 최근에는 기후 변화로 산불이 갈수록 늘어나는 추세라고 하니

보다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기온이 높고 건조하며 바람이 강할수록

산불이 쉽게 번지는데 고온건조한 날씨 탓에 최근 식목일 즈음의 산불

발생 횟수도 1990년대에 비해 52퍼센트나 급증했다고 한다 그런 이유

에서일까 정부도 지난 1970년대부터 다양한 불조심 캠페인을 전개해

왔다

내무부(현 안전행정부)가 후원하고 한국화재보험협회가 주최한 lsquo불

조심 웅변대회rsquo 고지 광고(동아일보 1977년 10월 7일)를 보자 헤드라인

은 ldquo제1회 전국 남middot여학생(초middot중middot고) 불조심 웅변대회rdquo다 웅변대회를

개최하는 이유로 lsquo범국민적으로 방화(防火) 의식을 고취하기 위하여rsquo

라는 문구를 앞세우며 대회의 상세한 요강을 밝혔다 그 웅변대회에서

가장 강조한 것은 ldquo방화 예방 의식을 고취시키고 불조심의 생활화를

촉구하여 화재 없는 복지국가 건설에 이바지할 수 있는 내용rdquo이었다

웅변 시간은 초등부가 5분 중middot고등부가 6분이었다 웅변대회에 앞

서 lsquo원고 합격자 발표rsquo를 먼저 한 것으로 보아 예선에서 먼저 제출된 원

고를 검토해 심사를 거친 다음 그 기준을 통과한 학생들에게 본선에

나갈 기회를 주었음을 알 수 있다 본선에 진출한 학생들은 전국 방방

곡곡의 교정에서 두 주먹을 불끈 쥐고 ldquo~하자고 이 연사 소리 높여 외

칩니다 여러분rdquo 하며 목청을 돋웠을 것이다

1970년대는 lsquo웅변대회의 시절rsquo이라 할 정도로 다양한 주제의 웅변대

회가 전국적으로 열렸다 반공 웅변대회가 대표적이었지만 불조심 웅

변대회도 단골 주제였다 그 시절의 웅변대회가 학생들에게 획일적 사

고를 주입시키기 위한 관제 기획 행사라는 비판의 목소리도 있었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다 웅변대회는 학생들에게 자신감을 높여주는 동시

에 주어진 시간 안에 자신의 주장을 효율적으로 전달하는 능력을 길러

정책광고로 보는 어제와 오늘

1977년 10월 7일 동아일보에 실린 lsquo불조심 웅변대회rsquo 고지 광고 내무부(현 안전행정부)가 후원하고 한국화재보험협회가 주최하는 전국 웅변대회 참가를 위한 상세한 안내 정보가 적혀 있다

주는 생생한 프레젠테이션 교육의 현장이다 지금은 웅변대회가 많이

사라졌지만 아직도 지역의 소방서 단위로 관내 학생들을 대상으로 해

불조심 웅변대회를 개최하는 곳도 많다

나무 심기도 중요하지만 심은 나무를 화재로부터 보호하는 일은 더

더욱 중요하다 소방방재청 역시 한식날을 전후로 119소방헬기를 투입

해 산불 예방 홍보활동을 펼치고 있지만 어디까지나 한계가 있을 터

그 무렵에는 불을 피우지 말고 찬밥을 먹어야 한다는 뜻에서 한식(寒

食) 또는 냉절(冷節)이라고 날짜까지 못박았던 조상들의 지혜가 오히

려 돋보인다 기후 변화로 최근 30년 동안 봄철 기온은 평균 섭씨 06

도 올랐지만 습도는 오히려 6퍼센트 낮아져 산불이 일어날 가능성이

더 높아진 상황에서 담뱃불 같은 불씨 관리에 각별히 주의해야겠다

불조심 웅변대회는 입으로 하는 웅변이지만 몸으로 실천하는 웅변이

더 값진 웅변이 아니겠는가 ldquo꺼진 불도 다시 보자rdquo

글middot김병희(한국PR학회 회장middot서원대 광고홍보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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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 공감 2014414 59

공감카툰 파랑새를 찾아서

가장 훌륭한 지혜는 친절과 겸손이다

-탈무드

선택한 까닭글과 그림middot최영순

58-59-정책광고+공감카툰indd 59 2014-04-11 오전 20247

60 2014414 위클리 공감

무용

뮤지컬

문화공감

lt아라의 서gt

lt아라의 서gt는 설화나 민담에 등장하는 인물

을 중심으로 바다에서 탄생한 문명과 그 속에

서 살아가는 인간의 모습을 그린 공연이다 인

천시립무용단은 황해를 넘나드는 바람을 추

상적으로 표현했다 전통춤 레퍼토리에 신화

적 서사를 담아 한국 무용의 매력을 극대화했

다 초연 때 출연한 무용수들과 새로 선발된

무용수들의 기량을 견주어 보는 것도 이번 공

연 관람의 묘미가 될 것이다

기간 4월 25~26일

장소 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

문의 032-427-8401

lt비방문 탈취작전gt

트로트와 국악을 결합한 신명나는 창작뮤지

컬이다 약령시 약전골목의 오래 된 lsquo이만수

한약방rsquo은 손님이 끊일 날이 없다 인근 한약

방 사장들은 lsquo이만수 한약방rsquo엔 특별한 비방

문이 있을 거라는 결론을 내리고 lsquo이만수 한

약방rsquo의 비방문을 훔쳐낼 계획을 세우는데hellip

흥미로운 이야기를 중심으로 옛 약전골목의

풍경과 생활 모습을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기간 5월 4일까지

장소 대구 봉산문화회관 스페이스라온

문의 053-661-3500

극단

한양

레퍼

토리

신은수 작가의 역사극 시리즈 lt운현궁 오라버니gt lt봄이 사라진 계절gt을 잇는 lt거울 속의

은하수gt는 일제강점기 lsquo마지막 왕족rsquo으로 알려진 의친왕가를 소재로 시대의 격류에 휘말

린 인물의 세밀한 심리를 표현한 작품이다 1945년 해방 직전의 의친왕가 이야기를 그렸다

히로시마 원자폭탄 투하로 숨진 의친왕의 차남 이우의 장례식을 계기로 의친왕가 사람들이

한자리에 모인다 급변하는 세계 정세 속에서 조선왕조의 부활이라는 환상 속에 사는 일흔 살의

의친왕 반면 그의 장남 이건은 냉소적인 시선으로 조선의 마지막을 예감하며 아버지와 충돌한

다 의친왕과 다투고 뛰쳐나간 이건은 누군지도 모르는 생모의 행방을 찾는데hellip 극단 한양레퍼

토리 대표이자 배우인 최형인 교수가 직접 제작하고 무대에 선다 여기에 2012년 서울연극제 우

수작품상 수상작인 lt만선gt을 연출한 신동인 감독이 또 한번 연출을 맡아 더욱 관심을 모은다

일제강점기 말기 이곳에 모인 인물들은 특수한 신분으로 인해 저마다 나라의 역사를 대변하

고 있다 겉보기에는 여느 가족의 장례식과 다름없어 보이지만 그들의 갈등과 고통을 통해 자

연스럽게 관객들은 뼈아픈 우리의 역사를 절감할 수 있다 역사적 상징성과 함께 변화하는 시

대에 내몰려 갈등하고 괴로워하는 인간 본연의 모습이 공감을 자아낸다 글middot허정연 기자

기간 4월 19~27일 장소 서울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 문의 02-889-3561

의친왕의 차남 이우의 장례식을 계기로 모인 왕친들의 갈등을 소재로 시대적 아픔을 담은 연극이다

역사 앞에 갈등하는 lsquo인간의 굴레rsquo제35회 서울연극제 lt거울 속의 은하수g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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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장시설수급자

차상위계층 차상위자활 차상위장애수당 차상위

장애아동수당 차상위장애인연금 차상위본인부담

경감 차상위한부모가족 차상위우선돌봄

유의사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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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 2014414 위클리 공감

화제의 책

ldquo넌나에게 모욕감을 줬어~rdquo 영화 lt달콤한 인생gt에서 배우 김영철이

했던 이 명대사는 개그프로그램에서도 패러디하는 등 대표적인

유행어가 됐다 그만큼 한국사회에서 빈번하게 겪는 감정이기도 하다 출퇴

근길 도로 위에서라든가 학교나 회사에서 생면부지의 낯선 사람들부터

심지어 가까운 가족에게까지 우리는 평범한 일상에서 lsquo모멸감rsquo을 겪는다

모멸은 lsquo업신여기고 얕잡아봄rsquo으로 풀이된다 나의 존재 가치가 부정당하

거나 격하될 때 갖는 괴로운 감정이며 인간 내면의 가장 깊숙한 곳을 파괴

한다 한국인의 일상에 만연한 lsquo모멸감rsquo의 실체를 인문학적으로 규명한 책

이 나왔다 저자는 모멸감을 분석하기 위해 뉴스 기사 TV 드라마나 영화

에서 오가는 대사 수많은 문학작품 등에서 수집한 적실한 실례와 일상생활에서 만나는 다양한

에피소드로 이야기를 이어간다

저자는 우선 모멸이 부르는 파괴력을 우려한다 ldquo우리가 일상적으로 겪는 모멸감은 흔히 lsquo정서

적인 원자폭탄rsquo이라고도 불리며 인간을 끝없는 바닥으로 추락시키기도 하고 때로는 타인과 세

상에 대한 폭력으로 발화하기도 한다rdquo

모욕을 주고받는 데는 어떠한 역사적 배경이 있을까 저자는 급변한 사회 환경 때문이라고 분

석한다 ldquo조선 시대에 형성된 귀천의식과 신분적 우열 관념은 외형을 달리한 채 끈질기게 지속되

어 왔고 산업사회 및 소비사회와 맞물려 사람들 사이에 피곤한 경쟁으로 이어졌다rdquo

이런 연장선상에서 모든 가치가 돈으로 매겨지는 자본주의의 도래가 다른 한 축을 이룬다 사

회제도와 경제력 간의 불균형 삶의 형태와 의식 사이의 불균형이 문제의 핵심이다 절대 빈곤

실업 등으로 인해 최소한의 품위를 갖출 수 없다는 것 자신이 무능하고 쓸모없는 존재라는 생

각은 큰 모멸감을 불러일으킨다 이렇게 훼손된 자아를 보상받으려는 집단 콤플렉스가 공격적

인 민족주의와 편협한 인종주의로도 나타나게 된다 이 책의 또 한 가지 새로운 시도가 있다 바

로 음악으로 표현한 모멸감이다 작곡가 유주환 선생이 이 책에서 열 군데 대목을 골라 열 개의

곡을 만들었다 책과 함께 CD로 들어 있다 음악사적으로도 불안이나 분노 고독이나 초조함 슬

픔이나 기쁨 등을 주제로 한 곡들은 많지만 모멸감을 표현한 곡은 거의 없다고 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과연 모멸감을 뛰어넘을 수 있을까 저자는 학력이나 외모 경제력 피부색

나이 등 외형적인 차이로 멸시하는 문화와 사회 풍토를 바꿔가야 한다고 말한다 또 사회와 제

도가 정비되더라도 모멸감을 아예 느끼지 않고 살기란 불가능하다 존중과 자존의 문화는 여럿

이 만드는 것이며 그 출발은 결국 자신의 내면에 있다 남을 귀하게 여기는 문화는 우리의 변화

로부터 시작된다 ldquolsquo귀rsquo는 곧 lsquo고귀하다rsquo는 뜻이고 영어로 풀이하면 lsquonoblersquo에 가장 가까울 것이다

lsquo귀rsquo만큼은 스스로 성취할 수 있다 어떤 사람은 학문을 닦음으로써 어떤 사람은 예술이나 종교

를 통해 어떤 사람은 타인에게 많은 것을 베풂으로써 삶을 고양시킬 수 있다rdquo 우리는 각자 어떤

방법으로 모멸감을 극복하고 있을까 글middot박지현 기자

단신

lt커넥톰 뇌의 지도gt승현준 지음 | 신상규 옮김김영사 | 2만3천원

1천억 우리 몸 안의 신경세포 개수다 인

간 신경세포의 모든 연결구조와 활동원리

를 파악하기 위한 사상 초유의 프로젝트

인 휴먼 커넥톰 연구의 모든 것을 다뤘다

뇌와 의식의 비밀을 밝히기 위한 흥미진

진한 실험과 놀라운 발견이 이어진다 의

학적 발전을 뛰어넘어 미래 사회에 혁명적

변화를 가져올 경이로운 도전의 과정이

생생하게 펼쳐진다

lt금융으로 본 세계사gt천위루 양천 지음 | 하진이 옮김시그마북스 | 1만7500원

금융학은 지리적 환경과 기술middot종교middot경

제체제를 망라한 집합체라고 할 수 있다

모든 금융 사건에는 사회middot경제middot문화middot역

사적 배경이 있다 이 책은 국가 인물 사

건을 시대별로 나눠 유머러스하고 유쾌

한 언어로 금융사를 들려준다 그리스

로마 프랑스 스페인 네덜란드 영국 미

국 클로비스 찰스 1세 JP 모건 소로스

튤립 거품 사우스시 거품 서브프라임

위기 등의 키워드를 일목요연하게 펼치

면서 세계 경제의 흥망성쇠를 그려냈다

모멸감 왜 느껴 나는 소중해

lt모멸감gt

김찬호 지음문학과지성사1만3500원

62-63-화제의책+디딤툰indd 62 2014-04-11 오전 20413

위클리 공감 2014414 63

디딤툰 글로벌 에티켓 173

세상에서 가장 무거운 것구성middot권우영

그림middot안종만

62-63-화제의책+디딤툰indd 63 2014-04-11 오전 20419

요행은 없더라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한 소통이 지나치게 활발하다 각종 동호회

며 동창회에서 업무 협상에 이르기까지 다채로운 채널들이 그

야말로 lsquo스마트rsquo하고 lsquo스피드rsquo 있게 실시간으로 진행된다 직접 통화하거

나 만나지 않아도 많은 정보들이 오가고 약속들이 잡히고 계획들이

세워진다 시간이 절약되기도 하지만 시시각각 lsquo띵동rsquo하는 커뮤니티 알

림 신호로 인해 업무 집중에 방해를 받기도 한다 아마도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요즘 사람들은 경험의 80퍼센트 이상을 SNS를 통해 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최근 한 친구가 자신의 어리숙함을 한탄하는 글을

SNS에 올렸다

인터넷을 검색하다가 수천만 원을 호가하는 외제 중고차를 아주 싸

게 구할 수 있다는 광고성 글을 봤다고 했다 침수되거나 사고 난 차도

아닌데 저렴하게 경매로 낙찰된 차이기에 믿을 수 있다는 내용을 보고

어처구니없게도 마음이 동했다는 것이다 게다가 그 광고문에는 단순

히 차를 파는 것이 아니라 소중한 사람과의 인연을 진실하게 만들고

싶다고 적혀 있었다 거기서 그치지 않고 딸 사진까지 곁들이며 자기

딸한테 부끄럽지 않은 아빠로 살아가고 싶은 사람이라는 말까지 덧붙

인 것을 보고는 차라리 믿고 싶은 마음이 더 강해졌다 그 친구는 전화

를 걸었고 약속을 한 후 차를 구매하러 갔다

통화한 딜러는 여기저기 친구를 데리고 다니며 몇몇 그럴 듯한 외제

차를 보여주었다 인터넷 차량은 시험 주행을 해 볼 수 없다면서 이상

없으니 빨리 사라고 지금 선택하지 않으면 후회할 거라고 한 시간 후

에는 다른 사람이 보러 오기로 예약돼 있다고 압박했다 순진한 친구

는 제정신을 차리기 어려운 지경임에도 가까스로 정신을 차려 품질 보

증을 어느 정도 해 줄 수 있느냐고 물었다 보증 기간이 없다는 답이 돌

아왔다 처음에 전화했을 때는 3개월 정도 보증해 준다고 했던 것 같아

재차 확인했다 딜러는 워낙 싸게 파는 것이라 그런 것은 해당되지 않

는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순간 이상하다 싶어 친구는 사지 않겠다고

말했다 딜러의 표정이 순간 바뀌었다 살 것처럼 이야기해 놓고 이제

와서 이러면 어떻게 하느냐 이런 인터넷 차량들은 대개 사러 오면 그

냥 계약하고 끌고 가는 게 상례인데 너무한 것 아니냐hellip 질타 내지 훈

계조였다 섬약(纖弱)한 기질의 친구는 더 당황했다

하지만 친구는 사지 않겠다는 의사를 다시 한번 표시했다 가족들의

안전을 지켜야 한다는 말도 덧붙였다 불만에 차 있던 딜러가 이내 표

정을 바꾸었다 잘 생각했다고 대부분 인터넷 보고 오는 사람들은 이

런 차의 성격을 알고 오는데 당신은 그렇지 않은 것 같았다며 정말 모

르고 온 것이냐고 물었다 친구가 광고문을 믿고 왔다고 하니까 딜러는

참 딱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이런 차는 대개 리콜된 것들로 안전을 보장할 수 없는 차들이어서 어

떤 이들은 아예 견인차를 가져와 사 간다 정상적인 차가 이런 가격이

라면 어떤 바보가 비싼 돈 들여 새 차를 사겠느냐 당신이 순진한 사람

같아서 말해 주는 것이다 그랬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딜러는 차를 팔

지 못하고 들어가면 회사에서 혼나니까 정상적인 다른 중고차로 바꾸

면 어떻겠느냐고 제안했단다 한나절 이상을 같이 다니고 또 진실까지

털어놓아 준 그 딜러에게 미안한 생각이 들고 고마운 생각도 든 나머

지 친구는 그러자고 했다 얼결에 꼭 바꿀 필요도 없는 차를 그렇게 바

꾸었다고 했다

그러고 나서 자신이 도대체 무엇을 어떻게 한 것인지 모르겠다고 자

탄했다 어리석은 짓을 한 자신을 반면교사 삼아 친구들은 그런 일에

휘말리지 말라고 덧붙였다 결국 그 친구는 평범하지만 오래 된 진리를

잠시나마 잊은 자신에 대한 반성으로 끝을 맺었다 lsquo콩 심은 데 콩 나

고 팥 심은 데 팥 난다rsquo 글middot우찬제(문학평론가middot서강대 문학부 교수)

중앙포토

소통과 공감

64 2014414 위클리 공감

64-소통과공감indd 64 2014-04-11 오전 20452 표지 253-최종indd 146 2014-04-11 오전 20821

Page 30: 위클리 공감 253호

보조개는 일종의 얼굴 근육 기형이다 부모로부터 대물림되는 까

닭에 의학적으로는 lsquo선천적 기형rsquo으로 분류된다 흥미로운 사실

은 많은 사람들이 부러워하는 기형이라는 점이다 동middot서양 또는 예나

지금을 가리지 않고 보조개는 귀엽고 사랑스러운 이미지로 통한다

보조개를 바라보는 동middot서양의 시각이 비슷한 것처럼 인간의 주요 표

정에 대한 해석은 거의 만국 공통이다 한 남미 사람이 화난 표정을 지

었다고 가정하자 아프리카인이나 유럽인 동양인 가리지 않고 그가 화

났다는 걸 알아차린다 슬프거나 행복한 표정도 마찬가지다

표정을 만들어내는 건 얼굴 근육이다 얼굴에는 20여 개의 근육이

있다 인간의 전체 근육 숫자는 기준을 정하기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640~850개 정도로 파악된다 한데 이 중 단 20개에 불과한 얼굴 근

육은 인간 근육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뼈대 근육과는 형태적으로나 기

능적으로 상당한 차이가 있다

무엇보다 눈에 띄는 차이는 얼굴 근육의 상당수가 뼈에 붙어 있지 않

고 피부 속에 묻혀 있다는 점이다 뼈대 근육은 말 그대로 대부분 근육

의 양쪽 끝이 뼈에 닿아 있거나 붙어 있다 뼈대 근육은 힘을 쓰고 움직

임을 일으키는 게 본연의 lsquo임무rsquo다

인간만큼 다양한 표정을 만들어낼 수 있는 동물은 없다 다시 말해

인간보다 얼굴 근육이 잘 발달한 생명체를 찾기는 어렵다 한데 주요

표정은 만국 공통의 lsquo보디 랭귀지rsquo이지만 얼굴 근육 하나하나의 모양

이나 위치는 사람마다 제각각이다 반면 얼굴 근육은 인간 특유의 속

성이 오랜 진화를 거쳐 반영된 일종의 lsquo화장발rsquo 근육의 성격이 짙다

인종별로도 얼굴 근육의 형태 등에 대략적인 차이가 존재한다 동양

인이 서양인보다 보통 무표정한 편이라는 주장에 동조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도 인종 간 얼굴 근육의 상이성을 암시한다 국내 한 의과대학

의 연구에 따르면 입꼬리 주변 근육의 위치와 이들이 움직이는 방향

이 동middot서양 사람들 간에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

lsquo스마일rsquo 도안의 핵심적 특징은 양쪽 입꼬리가 치켜 올라간 것이다

반대로 입꼬리가 내려가면 샐쭉하다거나 언짢은 느낌을 불러일으킨다

입꼬리를 올리고 내리는 얼굴 근육이 어떤 식으로 발달해 있느냐가 표

정 혹은 인상을 좌우할 수 있다는 뜻이다

얼굴 근육은 표정뿐만 아니라 얼굴의 미추(美醜)를 가르는 데도 큰

역할을 한다 얼굴 근육의 배치 크기 대칭성 등이 의학적인 차원에서

잘생기고 못생기고를 결정하는 데 많은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영어로

사소한 차이를 가리켜 lsquo스킨 딥(skin-deep)rsquo 즉 가죽 한 꺼풀 차이라

고 얘기하지만 이 차이가 실생활에서는 엄청나게 다르게 인식될 수 있

는데 얼굴 근육이 바로 대표적인 예이다

하지만 표정이나 얼굴의 미추(美醜)가 최소한 해부학적으로 따져 보

면 lsquo사소한 것rsquo임은 분명하다 성형수술이 널리 유행한다는 점이 이를

방증한다 얼굴의 미추를 결정하는 얼굴 근육은 우리 몸의 여느 뼈대

근육에 비해 조작하기가 상대적으로 손쉽고 위험성도 적다 특히 뼈와

연결돼 있지 않고 피부 아래 묻혀 있는 얼굴 근육들은 손을 봐도 기능

등에 큰 영향을 주지 않는다 얼굴 성형은 쉽게 할 수 있지만 몸 성형

은 엄두 내기가 어렵다는 점이 얼굴 근육과 뼈대 근육의 결정적인 차이

를 보여준다

표정이나 미추를 중시하는 인간의 속성이야 당장 어쩔 수 없을 것이

다 하지만 얼굴 근육에 과도하게 신경을 쓸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얼굴

근육이 만들어내는 갖은 조화는 문자 그대로 lsquo스킨 딥rsquo에 불과한 것들

이니까 글middot김창엽(자유기고가)

(도움말 가톨릭의대 해부학교실 이우영 교수)

보조개는 아름다운 lsquo기형rsquo이다

생활과학 이야기 13

연합

의학적으로는 lsquo선천적 기형rsquo으로 분류되는 보조개 얼굴 근육 때문에 생기는 보조개는 귀엽고 사랑스러운 이미지로 많은 사람들이 부러워한다

56 2014414 위클리 공감

56-57-생활과학13+꽃과 나무indd 56 2014-04-11 오전 20200

위클리 공감 2014414 57

예년보다 빨리 꽃을 피운 왕벚나무들이 함박눈처럼 꽃잎을 날리던

날 저는 서울에서 그다지 멀지 않은 어느 강변의 습지를 찾아갔

습니다 아직 찬 기운이 가시지 않은 날씨지만 남쪽에서 불어오는 봄바

람은 솜뭉치처럼 부서진 부들의 씨앗들을 마른 갈대 사이로 어지러이

날리고 있더군요 이곳 물가에는 갯버들 꽃이 한창입니다 먹이가 부족

한 이른 봄 고맙게도 무료 급식소가 문을 연 덕분에 등에류와 벌들도

덩달아 바빠졌습니다 조만간 키버들과 선버들마저 꿀을 담뿍 머금은

향기로운 꽃을 피워내면 이곳은 온통 난리가 날 것입니다

물가에 열을 지어 선 각종 버드나무들의 연둣빛 자태를 감탄하며 바

라보고 있자니 만일 우리나라에서 lsquo생명의 나무rsquo를 꼽으라면 응당 버드

나무가 그 주인공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버드나무(류)는

그야말로 이 세상에 lsquo아낌없이 주는 나무rsquo이니까요

강변에 늘어선 버드나무들은 토양의 침식을 막아줄 뿐더러 수질 정

화에도 도움을 줍니다 풍성하게 피는 향기로운 꽃들은 굶주린 곤충들

이 춘궁기를 이겨내도록 밤낮없이 넉넉하게 꿀을 내놓습니다 또한 이

처럼 곤충이 많이 모이다 보니 이곳은 보금자리와 먹이가 필요한 작은

새들이 모여드는 곳이기도 합니다 이런 이유로 봄철의 버드나무 숲은

그야말로 생명의 발원지 같다는 생각마저 들게 합니다 이 아름다운 곳

에서 저는 문득 머나먼 두만강변의 버드나무 숲을 떠올려 보았습니다

18세기 정조 재위 시절 홍양호(洪良浩)라는 지혜롭고 유능한 관리가

있었답니다 그는 1777년 세도정치의 희생양이 되어 잠시 두만강변을

관할하는 경흥부사로 좌천된 적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는 한직에서

적당히 시간을 때우며 소일하는 대신에 장정 7500명을 동원하여 1인

당 5주의 버드나무를 두만강변에 심는 큰 공사를 벌였다고 전해집니

다 옛날에는 변방의 생활이라는 것이 지금과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힘들었을 것입니다 먹고 살기도 어려운 판에 별로 중요해 보이지 않는

일로 강제 노역까지 하게 되었으니 백성들의 원성이 그야말로 하늘을

찔렀겠지요 이를 보고 걱정한 친구가 홍양호를 간곡히 만류합니다

ldquo여보게 자네는 여기 잠시 있다가 한양으로 다시 돌아갈 사람이 아닌

가 왜 공연한 일을 벌여서 긁어 부스럼을 만드는가rdquo

현실적이고 애정 어린 친구의 충고에 대한 홍양호의 답변이 그의 저서

lt이계집(耳溪集)gt에 기록되어 있습니다 대략적인 요지는 이렇습니다

ldquo이제 내가 버드나무(류)를 심는 것에는 다섯 가지 이로움이 있어요

첫째는 우리 강역을 (오랑캐로부터) 은폐하기 위한 것이요

둘째는 말을 타고 돌격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요

셋째는 강둑이 물살에 파 먹히는 것을 대비하기 위한 것이요

넷째는 땔감용 나무를 대기 위한 것이요

다섯째는 바람을 막기 위한 것이지요

이 공사는 이처럼 백성들을 이롭게 하는 일이라오 내가 비록 여기

오래 머물지 않을지 몰라도 몇 년 지나지 않아 백성들이 그 이익을 누

리게 될 것이고 그 이로움이 백년 천년을 갈 수도 있을 텐데 내가 어찌

눈앞의 인기에 영합하여 이 일을 미루겠소rdquo

그 탁견에 감탄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자연 생태에 대한 정교한

지식 체계가 없던 그 옛날에도 슬기로운 우리 선조들은 강변을 지키는

버드나무숲의 중요성을 간과하지 않았던 것이죠 이런저런 허황한 명

분에 휩쓸려 오랜 세월 우리 곁을 지켜주었던 강변의 버드나무들이 하

루 아침에 베어져 나가고 삭막한 콘크리트 제방이 그 자리에 들어서고

있는 답답한 작금의 현실을 목도하자니 자연환경 보존과 실용성을 두

루 배려했던 옛 선조들의 지혜가 더욱 절실해지는 요즈음입니다

하천변에는 마땅히 버드나무숲이 있어야 합니다 그러면 이 고마운

나무들은 매년 봄마다 크고 작은 물줄기를 따라 세상을 황금빛으로

수놓을 것이며 전국 방방곡곡에는 생명의 교향곡이 우렁차게 울려 퍼

질 것입니다 글과 사진middot김태영(자연생태연구가middotlt한국의 나무gt 공저자)

아낌없이 주는 lsquo생명의 발원지rsquo

한국의 꽃과 나무 버드나무

lsquo생명의 나무rsquo 버드나무 숲

위클리 공감 2014414 57

56-57-생활과학13+꽃과 나무indd 57 2014-04-11 오전 20203

이 연사 힘주어~ 불조심

ldquo자나 깨나 불조심rdquo

lsquo불조심rsquo을 강조하는 대표적인 슬로건이다 식목일에 나무를

심는 것도 중요하지만 식목일을 전후로 해서 연중 산불이 가장 많이

발생한다고 하니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실제로 식목일에는 연평균

18건 평일의 6배에 이르는 산불이 집중적으로 발생한다는 통계치가

있다 최근에는 기후 변화로 산불이 갈수록 늘어나는 추세라고 하니

보다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기온이 높고 건조하며 바람이 강할수록

산불이 쉽게 번지는데 고온건조한 날씨 탓에 최근 식목일 즈음의 산불

발생 횟수도 1990년대에 비해 52퍼센트나 급증했다고 한다 그런 이유

에서일까 정부도 지난 1970년대부터 다양한 불조심 캠페인을 전개해

왔다

내무부(현 안전행정부)가 후원하고 한국화재보험협회가 주최한 lsquo불

조심 웅변대회rsquo 고지 광고(동아일보 1977년 10월 7일)를 보자 헤드라인

은 ldquo제1회 전국 남middot여학생(초middot중middot고) 불조심 웅변대회rdquo다 웅변대회를

개최하는 이유로 lsquo범국민적으로 방화(防火) 의식을 고취하기 위하여rsquo

라는 문구를 앞세우며 대회의 상세한 요강을 밝혔다 그 웅변대회에서

가장 강조한 것은 ldquo방화 예방 의식을 고취시키고 불조심의 생활화를

촉구하여 화재 없는 복지국가 건설에 이바지할 수 있는 내용rdquo이었다

웅변 시간은 초등부가 5분 중middot고등부가 6분이었다 웅변대회에 앞

서 lsquo원고 합격자 발표rsquo를 먼저 한 것으로 보아 예선에서 먼저 제출된 원

고를 검토해 심사를 거친 다음 그 기준을 통과한 학생들에게 본선에

나갈 기회를 주었음을 알 수 있다 본선에 진출한 학생들은 전국 방방

곡곡의 교정에서 두 주먹을 불끈 쥐고 ldquo~하자고 이 연사 소리 높여 외

칩니다 여러분rdquo 하며 목청을 돋웠을 것이다

1970년대는 lsquo웅변대회의 시절rsquo이라 할 정도로 다양한 주제의 웅변대

회가 전국적으로 열렸다 반공 웅변대회가 대표적이었지만 불조심 웅

변대회도 단골 주제였다 그 시절의 웅변대회가 학생들에게 획일적 사

고를 주입시키기 위한 관제 기획 행사라는 비판의 목소리도 있었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다 웅변대회는 학생들에게 자신감을 높여주는 동시

에 주어진 시간 안에 자신의 주장을 효율적으로 전달하는 능력을 길러

정책광고로 보는 어제와 오늘

1977년 10월 7일 동아일보에 실린 lsquo불조심 웅변대회rsquo 고지 광고 내무부(현 안전행정부)가 후원하고 한국화재보험협회가 주최하는 전국 웅변대회 참가를 위한 상세한 안내 정보가 적혀 있다

주는 생생한 프레젠테이션 교육의 현장이다 지금은 웅변대회가 많이

사라졌지만 아직도 지역의 소방서 단위로 관내 학생들을 대상으로 해

불조심 웅변대회를 개최하는 곳도 많다

나무 심기도 중요하지만 심은 나무를 화재로부터 보호하는 일은 더

더욱 중요하다 소방방재청 역시 한식날을 전후로 119소방헬기를 투입

해 산불 예방 홍보활동을 펼치고 있지만 어디까지나 한계가 있을 터

그 무렵에는 불을 피우지 말고 찬밥을 먹어야 한다는 뜻에서 한식(寒

食) 또는 냉절(冷節)이라고 날짜까지 못박았던 조상들의 지혜가 오히

려 돋보인다 기후 변화로 최근 30년 동안 봄철 기온은 평균 섭씨 06

도 올랐지만 습도는 오히려 6퍼센트 낮아져 산불이 일어날 가능성이

더 높아진 상황에서 담뱃불 같은 불씨 관리에 각별히 주의해야겠다

불조심 웅변대회는 입으로 하는 웅변이지만 몸으로 실천하는 웅변이

더 값진 웅변이 아니겠는가 ldquo꺼진 불도 다시 보자rdquo

글middot김병희(한국PR학회 회장middot서원대 광고홍보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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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문화공감

lt아라의 서g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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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 관람의 묘미가 될 것이다

기간 4월 25~26일

장소 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

문의 032-427-8401

lt비방문 탈취작전g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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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과 생활 모습을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기간 5월 4일까지

장소 대구 봉산문화회관 스페이스라온

문의 053-661-3500

극단

한양

레퍼

토리

신은수 작가의 역사극 시리즈 lt운현궁 오라버니gt lt봄이 사라진 계절gt을 잇는 lt거울 속의

은하수gt는 일제강점기 lsquo마지막 왕족rsquo으로 알려진 의친왕가를 소재로 시대의 격류에 휘말

린 인물의 세밀한 심리를 표현한 작품이다 1945년 해방 직전의 의친왕가 이야기를 그렸다

히로시마 원자폭탄 투하로 숨진 의친왕의 차남 이우의 장례식을 계기로 의친왕가 사람들이

한자리에 모인다 급변하는 세계 정세 속에서 조선왕조의 부활이라는 환상 속에 사는 일흔 살의

의친왕 반면 그의 장남 이건은 냉소적인 시선으로 조선의 마지막을 예감하며 아버지와 충돌한

다 의친왕과 다투고 뛰쳐나간 이건은 누군지도 모르는 생모의 행방을 찾는데hellip 극단 한양레퍼

토리 대표이자 배우인 최형인 교수가 직접 제작하고 무대에 선다 여기에 2012년 서울연극제 우

수작품상 수상작인 lt만선gt을 연출한 신동인 감독이 또 한번 연출을 맡아 더욱 관심을 모은다

일제강점기 말기 이곳에 모인 인물들은 특수한 신분으로 인해 저마다 나라의 역사를 대변하

고 있다 겉보기에는 여느 가족의 장례식과 다름없어 보이지만 그들의 갈등과 고통을 통해 자

연스럽게 관객들은 뼈아픈 우리의 역사를 절감할 수 있다 역사적 상징성과 함께 변화하는 시

대에 내몰려 갈등하고 괴로워하는 인간 본연의 모습이 공감을 자아낸다 글middot허정연 기자

기간 4월 19~27일 장소 서울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 문의 02-889-3561

의친왕의 차남 이우의 장례식을 계기로 모인 왕친들의 갈등을 소재로 시대적 아픔을 담은 연극이다

역사 앞에 갈등하는 lsquo인간의 굴레rsquo제35회 서울연극제 lt거울 속의 은하수gt

문화누리카드 콜센터 및 홈페이지 안내

문화누리 콜센터

1544-3412농협카드 콜센터

1588-1600문화누리카드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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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뮤지컬 영화 음악 무용 오페라 음반 도서 전시 등

문화예술프로그램 지원

국내 여행 상품 관광시설 입장료 지원

국내 스포츠 경기 관람 지원

문화누리카드문화 여행 스포츠 관람이용권을 하나의 카드로

17개 시 도 지자체

지원내용세대카드 1매 발급(연간 10만원)

청소년 개인카드 발급(연간 5만원 세대당 최대 5매 신청)

- 기초생활수급자 및 차상위 대상자 중 만 6세~19세(1995년 1월 1일~2008년 12월 31일 출생자)

사회복지시설거주자 개인카드 발급(연간 5만원)

- 기초생활수급자 및 차상위 대상자인 경우

문화누리카드 발급신청안내1 오프라인 신청(주민센터 발급)

읍면동 주민센터에서 신청서 작성 신청대상 확인 현장에서 실시간 카드 발급 2시간 이후 사용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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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 수령시 자택배송을 신청하신 분은 lsquo14년 4월 이후에 수령 가능합니다

신청자격 기초생활수급자 기초생활수급자 조건부수급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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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아동수당 차상위장애인연금 차상위본인부담

경감 차상위한부모가족 차상위우선돌봄

유의사항

전국 주민센터에서 선착순 발급

시군구(본인 주소지 기준)의 예산 소진 시 발급 불가

기존 문화여행스포츠 관람 이용권을

발급받으셨던 분들도 신규발급신청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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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 2014414 위클리 공감

화제의 책

ldquo넌나에게 모욕감을 줬어~rdquo 영화 lt달콤한 인생gt에서 배우 김영철이

했던 이 명대사는 개그프로그램에서도 패러디하는 등 대표적인

유행어가 됐다 그만큼 한국사회에서 빈번하게 겪는 감정이기도 하다 출퇴

근길 도로 위에서라든가 학교나 회사에서 생면부지의 낯선 사람들부터

심지어 가까운 가족에게까지 우리는 평범한 일상에서 lsquo모멸감rsquo을 겪는다

모멸은 lsquo업신여기고 얕잡아봄rsquo으로 풀이된다 나의 존재 가치가 부정당하

거나 격하될 때 갖는 괴로운 감정이며 인간 내면의 가장 깊숙한 곳을 파괴

한다 한국인의 일상에 만연한 lsquo모멸감rsquo의 실체를 인문학적으로 규명한 책

이 나왔다 저자는 모멸감을 분석하기 위해 뉴스 기사 TV 드라마나 영화

에서 오가는 대사 수많은 문학작품 등에서 수집한 적실한 실례와 일상생활에서 만나는 다양한

에피소드로 이야기를 이어간다

저자는 우선 모멸이 부르는 파괴력을 우려한다 ldquo우리가 일상적으로 겪는 모멸감은 흔히 lsquo정서

적인 원자폭탄rsquo이라고도 불리며 인간을 끝없는 바닥으로 추락시키기도 하고 때로는 타인과 세

상에 대한 폭력으로 발화하기도 한다rdquo

모욕을 주고받는 데는 어떠한 역사적 배경이 있을까 저자는 급변한 사회 환경 때문이라고 분

석한다 ldquo조선 시대에 형성된 귀천의식과 신분적 우열 관념은 외형을 달리한 채 끈질기게 지속되

어 왔고 산업사회 및 소비사회와 맞물려 사람들 사이에 피곤한 경쟁으로 이어졌다rdquo

이런 연장선상에서 모든 가치가 돈으로 매겨지는 자본주의의 도래가 다른 한 축을 이룬다 사

회제도와 경제력 간의 불균형 삶의 형태와 의식 사이의 불균형이 문제의 핵심이다 절대 빈곤

실업 등으로 인해 최소한의 품위를 갖출 수 없다는 것 자신이 무능하고 쓸모없는 존재라는 생

각은 큰 모멸감을 불러일으킨다 이렇게 훼손된 자아를 보상받으려는 집단 콤플렉스가 공격적

인 민족주의와 편협한 인종주의로도 나타나게 된다 이 책의 또 한 가지 새로운 시도가 있다 바

로 음악으로 표현한 모멸감이다 작곡가 유주환 선생이 이 책에서 열 군데 대목을 골라 열 개의

곡을 만들었다 책과 함께 CD로 들어 있다 음악사적으로도 불안이나 분노 고독이나 초조함 슬

픔이나 기쁨 등을 주제로 한 곡들은 많지만 모멸감을 표현한 곡은 거의 없다고 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과연 모멸감을 뛰어넘을 수 있을까 저자는 학력이나 외모 경제력 피부색

나이 등 외형적인 차이로 멸시하는 문화와 사회 풍토를 바꿔가야 한다고 말한다 또 사회와 제

도가 정비되더라도 모멸감을 아예 느끼지 않고 살기란 불가능하다 존중과 자존의 문화는 여럿

이 만드는 것이며 그 출발은 결국 자신의 내면에 있다 남을 귀하게 여기는 문화는 우리의 변화

로부터 시작된다 ldquolsquo귀rsquo는 곧 lsquo고귀하다rsquo는 뜻이고 영어로 풀이하면 lsquonoblersquo에 가장 가까울 것이다

lsquo귀rsquo만큼은 스스로 성취할 수 있다 어떤 사람은 학문을 닦음으로써 어떤 사람은 예술이나 종교

를 통해 어떤 사람은 타인에게 많은 것을 베풂으로써 삶을 고양시킬 수 있다rdquo 우리는 각자 어떤

방법으로 모멸감을 극복하고 있을까 글middot박지현 기자

단신

lt커넥톰 뇌의 지도gt승현준 지음 | 신상규 옮김김영사 | 2만3천원

1천억 우리 몸 안의 신경세포 개수다 인

간 신경세포의 모든 연결구조와 활동원리

를 파악하기 위한 사상 초유의 프로젝트

인 휴먼 커넥톰 연구의 모든 것을 다뤘다

뇌와 의식의 비밀을 밝히기 위한 흥미진

진한 실험과 놀라운 발견이 이어진다 의

학적 발전을 뛰어넘어 미래 사회에 혁명적

변화를 가져올 경이로운 도전의 과정이

생생하게 펼쳐진다

lt금융으로 본 세계사gt천위루 양천 지음 | 하진이 옮김시그마북스 | 1만7500원

금융학은 지리적 환경과 기술middot종교middot경

제체제를 망라한 집합체라고 할 수 있다

모든 금융 사건에는 사회middot경제middot문화middot역

사적 배경이 있다 이 책은 국가 인물 사

건을 시대별로 나눠 유머러스하고 유쾌

한 언어로 금융사를 들려준다 그리스

로마 프랑스 스페인 네덜란드 영국 미

국 클로비스 찰스 1세 JP 모건 소로스

튤립 거품 사우스시 거품 서브프라임

위기 등의 키워드를 일목요연하게 펼치

면서 세계 경제의 흥망성쇠를 그려냈다

모멸감 왜 느껴 나는 소중해

lt모멸감gt

김찬호 지음문학과지성사1만3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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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딤툰 글로벌 에티켓 173

세상에서 가장 무거운 것구성middot권우영

그림middot안종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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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행은 없더라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한 소통이 지나치게 활발하다 각종 동호회

며 동창회에서 업무 협상에 이르기까지 다채로운 채널들이 그

야말로 lsquo스마트rsquo하고 lsquo스피드rsquo 있게 실시간으로 진행된다 직접 통화하거

나 만나지 않아도 많은 정보들이 오가고 약속들이 잡히고 계획들이

세워진다 시간이 절약되기도 하지만 시시각각 lsquo띵동rsquo하는 커뮤니티 알

림 신호로 인해 업무 집중에 방해를 받기도 한다 아마도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요즘 사람들은 경험의 80퍼센트 이상을 SNS를 통해 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최근 한 친구가 자신의 어리숙함을 한탄하는 글을

SNS에 올렸다

인터넷을 검색하다가 수천만 원을 호가하는 외제 중고차를 아주 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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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처구니없게도 마음이 동했다는 것이다 게다가 그 광고문에는 단순

히 차를 파는 것이 아니라 소중한 사람과의 인연을 진실하게 만들고

싶다고 적혀 있었다 거기서 그치지 않고 딸 사진까지 곁들이며 자기

딸한테 부끄럽지 않은 아빠로 살아가고 싶은 사람이라는 말까지 덧붙

인 것을 보고는 차라리 믿고 싶은 마음이 더 강해졌다 그 친구는 전화

를 걸었고 약속을 한 후 차를 구매하러 갔다

통화한 딜러는 여기저기 친구를 데리고 다니며 몇몇 그럴 듯한 외제

차를 보여주었다 인터넷 차량은 시험 주행을 해 볼 수 없다면서 이상

없으니 빨리 사라고 지금 선택하지 않으면 후회할 거라고 한 시간 후

에는 다른 사람이 보러 오기로 예약돼 있다고 압박했다 순진한 친구

는 제정신을 차리기 어려운 지경임에도 가까스로 정신을 차려 품질 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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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차 확인했다 딜러는 워낙 싸게 파는 것이라 그런 것은 해당되지 않

는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순간 이상하다 싶어 친구는 사지 않겠다고

말했다 딜러의 표정이 순간 바뀌었다 살 것처럼 이야기해 놓고 이제

와서 이러면 어떻게 하느냐 이런 인터넷 차량들은 대개 사러 오면 그

냥 계약하고 끌고 가는 게 상례인데 너무한 것 아니냐hellip 질타 내지 훈

계조였다 섬약(纖弱)한 기질의 친구는 더 당황했다

하지만 친구는 사지 않겠다는 의사를 다시 한번 표시했다 가족들의

안전을 지켜야 한다는 말도 덧붙였다 불만에 차 있던 딜러가 이내 표

정을 바꾸었다 잘 생각했다고 대부분 인터넷 보고 오는 사람들은 이

런 차의 성격을 알고 오는데 당신은 그렇지 않은 것 같았다며 정말 모

르고 온 것이냐고 물었다 친구가 광고문을 믿고 왔다고 하니까 딜러는

참 딱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이런 차는 대개 리콜된 것들로 안전을 보장할 수 없는 차들이어서 어

떤 이들은 아예 견인차를 가져와 사 간다 정상적인 차가 이런 가격이

라면 어떤 바보가 비싼 돈 들여 새 차를 사겠느냐 당신이 순진한 사람

같아서 말해 주는 것이다 그랬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딜러는 차를 팔

지 못하고 들어가면 회사에서 혼나니까 정상적인 다른 중고차로 바꾸

면 어떻겠느냐고 제안했단다 한나절 이상을 같이 다니고 또 진실까지

털어놓아 준 그 딜러에게 미안한 생각이 들고 고마운 생각도 든 나머

지 친구는 그러자고 했다 얼결에 꼭 바꿀 필요도 없는 차를 그렇게 바

꾸었다고 했다

그러고 나서 자신이 도대체 무엇을 어떻게 한 것인지 모르겠다고 자

탄했다 어리석은 짓을 한 자신을 반면교사 삼아 친구들은 그런 일에

휘말리지 말라고 덧붙였다 결국 그 친구는 평범하지만 오래 된 진리를

잠시나마 잊은 자신에 대한 반성으로 끝을 맺었다 lsquo콩 심은 데 콩 나

고 팥 심은 데 팥 난다rsquo 글middot우찬제(문학평론가middot서강대 문학부 교수)

중앙포토

소통과 공감

64 2014414 위클리 공감

64-소통과공감indd 64 2014-04-11 오전 20452 표지 253-최종indd 146 2014-04-11 오전 20821

Page 31: 위클리 공감 253호

이 연사 힘주어~ 불조심

ldquo자나 깨나 불조심rdquo

lsquo불조심rsquo을 강조하는 대표적인 슬로건이다 식목일에 나무를

심는 것도 중요하지만 식목일을 전후로 해서 연중 산불이 가장 많이

발생한다고 하니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실제로 식목일에는 연평균

18건 평일의 6배에 이르는 산불이 집중적으로 발생한다는 통계치가

있다 최근에는 기후 변화로 산불이 갈수록 늘어나는 추세라고 하니

보다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기온이 높고 건조하며 바람이 강할수록

산불이 쉽게 번지는데 고온건조한 날씨 탓에 최근 식목일 즈음의 산불

발생 횟수도 1990년대에 비해 52퍼센트나 급증했다고 한다 그런 이유

에서일까 정부도 지난 1970년대부터 다양한 불조심 캠페인을 전개해

왔다

내무부(현 안전행정부)가 후원하고 한국화재보험협회가 주최한 lsquo불

조심 웅변대회rsquo 고지 광고(동아일보 1977년 10월 7일)를 보자 헤드라인

은 ldquo제1회 전국 남middot여학생(초middot중middot고) 불조심 웅변대회rdquo다 웅변대회를

개최하는 이유로 lsquo범국민적으로 방화(防火) 의식을 고취하기 위하여rsquo

라는 문구를 앞세우며 대회의 상세한 요강을 밝혔다 그 웅변대회에서

가장 강조한 것은 ldquo방화 예방 의식을 고취시키고 불조심의 생활화를

촉구하여 화재 없는 복지국가 건설에 이바지할 수 있는 내용rdquo이었다

웅변 시간은 초등부가 5분 중middot고등부가 6분이었다 웅변대회에 앞

서 lsquo원고 합격자 발표rsquo를 먼저 한 것으로 보아 예선에서 먼저 제출된 원

고를 검토해 심사를 거친 다음 그 기준을 통과한 학생들에게 본선에

나갈 기회를 주었음을 알 수 있다 본선에 진출한 학생들은 전국 방방

곡곡의 교정에서 두 주먹을 불끈 쥐고 ldquo~하자고 이 연사 소리 높여 외

칩니다 여러분rdquo 하며 목청을 돋웠을 것이다

1970년대는 lsquo웅변대회의 시절rsquo이라 할 정도로 다양한 주제의 웅변대

회가 전국적으로 열렸다 반공 웅변대회가 대표적이었지만 불조심 웅

변대회도 단골 주제였다 그 시절의 웅변대회가 학생들에게 획일적 사

고를 주입시키기 위한 관제 기획 행사라는 비판의 목소리도 있었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다 웅변대회는 학생들에게 자신감을 높여주는 동시

에 주어진 시간 안에 자신의 주장을 효율적으로 전달하는 능력을 길러

정책광고로 보는 어제와 오늘

1977년 10월 7일 동아일보에 실린 lsquo불조심 웅변대회rsquo 고지 광고 내무부(현 안전행정부)가 후원하고 한국화재보험협회가 주최하는 전국 웅변대회 참가를 위한 상세한 안내 정보가 적혀 있다

주는 생생한 프레젠테이션 교육의 현장이다 지금은 웅변대회가 많이

사라졌지만 아직도 지역의 소방서 단위로 관내 학생들을 대상으로 해

불조심 웅변대회를 개최하는 곳도 많다

나무 심기도 중요하지만 심은 나무를 화재로부터 보호하는 일은 더

더욱 중요하다 소방방재청 역시 한식날을 전후로 119소방헬기를 투입

해 산불 예방 홍보활동을 펼치고 있지만 어디까지나 한계가 있을 터

그 무렵에는 불을 피우지 말고 찬밥을 먹어야 한다는 뜻에서 한식(寒

食) 또는 냉절(冷節)이라고 날짜까지 못박았던 조상들의 지혜가 오히

려 돋보인다 기후 변화로 최근 30년 동안 봄철 기온은 평균 섭씨 06

도 올랐지만 습도는 오히려 6퍼센트 낮아져 산불이 일어날 가능성이

더 높아진 상황에서 담뱃불 같은 불씨 관리에 각별히 주의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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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적으로 표현했다 전통춤 레퍼토리에 신화

적 서사를 담아 한국 무용의 매력을 극대화했

다 초연 때 출연한 무용수들과 새로 선발된

무용수들의 기량을 견주어 보는 것도 이번 공

연 관람의 묘미가 될 것이다

기간 4월 25~26일

장소 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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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로시마 원자폭탄 투하로 숨진 의친왕의 차남 이우의 장례식을 계기로 의친왕가 사람들이

한자리에 모인다 급변하는 세계 정세 속에서 조선왕조의 부활이라는 환상 속에 사는 일흔 살의

의친왕 반면 그의 장남 이건은 냉소적인 시선으로 조선의 마지막을 예감하며 아버지와 충돌한

다 의친왕과 다투고 뛰쳐나간 이건은 누군지도 모르는 생모의 행방을 찾는데hellip 극단 한양레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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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작품상 수상작인 lt만선gt을 연출한 신동인 감독이 또 한번 연출을 맡아 더욱 관심을 모은다

일제강점기 말기 이곳에 모인 인물들은 특수한 신분으로 인해 저마다 나라의 역사를 대변하

고 있다 겉보기에는 여느 가족의 장례식과 다름없어 보이지만 그들의 갈등과 고통을 통해 자

연스럽게 관객들은 뼈아픈 우리의 역사를 절감할 수 있다 역사적 상징성과 함께 변화하는 시

대에 내몰려 갈등하고 괴로워하는 인간 본연의 모습이 공감을 자아낸다 글middot허정연 기자

기간 4월 19~27일 장소 서울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 문의 02-889-3561

의친왕의 차남 이우의 장례식을 계기로 모인 왕친들의 갈등을 소재로 시대적 아픔을 담은 연극이다

역사 앞에 갈등하는 lsquo인간의 굴레rsquo제35회 서울연극제 lt거울 속의 은하수g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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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 2014414 위클리 공감

화제의 책

ldquo넌나에게 모욕감을 줬어~rdquo 영화 lt달콤한 인생gt에서 배우 김영철이

했던 이 명대사는 개그프로그램에서도 패러디하는 등 대표적인

유행어가 됐다 그만큼 한국사회에서 빈번하게 겪는 감정이기도 하다 출퇴

근길 도로 위에서라든가 학교나 회사에서 생면부지의 낯선 사람들부터

심지어 가까운 가족에게까지 우리는 평범한 일상에서 lsquo모멸감rsquo을 겪는다

모멸은 lsquo업신여기고 얕잡아봄rsquo으로 풀이된다 나의 존재 가치가 부정당하

거나 격하될 때 갖는 괴로운 감정이며 인간 내면의 가장 깊숙한 곳을 파괴

한다 한국인의 일상에 만연한 lsquo모멸감rsquo의 실체를 인문학적으로 규명한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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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서 오가는 대사 수많은 문학작품 등에서 수집한 적실한 실례와 일상생활에서 만나는 다양한

에피소드로 이야기를 이어간다

저자는 우선 모멸이 부르는 파괴력을 우려한다 ldquo우리가 일상적으로 겪는 모멸감은 흔히 lsquo정서

적인 원자폭탄rsquo이라고도 불리며 인간을 끝없는 바닥으로 추락시키기도 하고 때로는 타인과 세

상에 대한 폭력으로 발화하기도 한다rdquo

모욕을 주고받는 데는 어떠한 역사적 배경이 있을까 저자는 급변한 사회 환경 때문이라고 분

석한다 ldquo조선 시대에 형성된 귀천의식과 신분적 우열 관념은 외형을 달리한 채 끈질기게 지속되

어 왔고 산업사회 및 소비사회와 맞물려 사람들 사이에 피곤한 경쟁으로 이어졌다rdquo

이런 연장선상에서 모든 가치가 돈으로 매겨지는 자본주의의 도래가 다른 한 축을 이룬다 사

회제도와 경제력 간의 불균형 삶의 형태와 의식 사이의 불균형이 문제의 핵심이다 절대 빈곤

실업 등으로 인해 최소한의 품위를 갖출 수 없다는 것 자신이 무능하고 쓸모없는 존재라는 생

각은 큰 모멸감을 불러일으킨다 이렇게 훼손된 자아를 보상받으려는 집단 콤플렉스가 공격적

인 민족주의와 편협한 인종주의로도 나타나게 된다 이 책의 또 한 가지 새로운 시도가 있다 바

로 음악으로 표현한 모멸감이다 작곡가 유주환 선생이 이 책에서 열 군데 대목을 골라 열 개의

곡을 만들었다 책과 함께 CD로 들어 있다 음악사적으로도 불안이나 분노 고독이나 초조함 슬

픔이나 기쁨 등을 주제로 한 곡들은 많지만 모멸감을 표현한 곡은 거의 없다고 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과연 모멸감을 뛰어넘을 수 있을까 저자는 학력이나 외모 경제력 피부색

나이 등 외형적인 차이로 멸시하는 문화와 사회 풍토를 바꿔가야 한다고 말한다 또 사회와 제

도가 정비되더라도 모멸감을 아예 느끼지 않고 살기란 불가능하다 존중과 자존의 문화는 여럿

이 만드는 것이며 그 출발은 결국 자신의 내면에 있다 남을 귀하게 여기는 문화는 우리의 변화

로부터 시작된다 ldquolsquo귀rsquo는 곧 lsquo고귀하다rsquo는 뜻이고 영어로 풀이하면 lsquonoblersquo에 가장 가까울 것이다

lsquo귀rsquo만큼은 스스로 성취할 수 있다 어떤 사람은 학문을 닦음으로써 어떤 사람은 예술이나 종교

를 통해 어떤 사람은 타인에게 많은 것을 베풂으로써 삶을 고양시킬 수 있다rdquo 우리는 각자 어떤

방법으로 모멸감을 극복하고 있을까 글middot박지현 기자

단신

lt커넥톰 뇌의 지도gt승현준 지음 | 신상규 옮김김영사 | 2만3천원

1천억 우리 몸 안의 신경세포 개수다 인

간 신경세포의 모든 연결구조와 활동원리

를 파악하기 위한 사상 초유의 프로젝트

인 휴먼 커넥톰 연구의 모든 것을 다뤘다

뇌와 의식의 비밀을 밝히기 위한 흥미진

진한 실험과 놀라운 발견이 이어진다 의

학적 발전을 뛰어넘어 미래 사회에 혁명적

변화를 가져올 경이로운 도전의 과정이

생생하게 펼쳐진다

lt금융으로 본 세계사gt천위루 양천 지음 | 하진이 옮김시그마북스 | 1만7500원

금융학은 지리적 환경과 기술middot종교middot경

제체제를 망라한 집합체라고 할 수 있다

모든 금융 사건에는 사회middot경제middot문화middot역

사적 배경이 있다 이 책은 국가 인물 사

건을 시대별로 나눠 유머러스하고 유쾌

한 언어로 금융사를 들려준다 그리스

로마 프랑스 스페인 네덜란드 영국 미

국 클로비스 찰스 1세 JP 모건 소로스

튤립 거품 사우스시 거품 서브프라임

위기 등의 키워드를 일목요연하게 펼치

면서 세계 경제의 흥망성쇠를 그려냈다

모멸감 왜 느껴 나는 소중해

lt모멸감gt

김찬호 지음문학과지성사1만3500원

62-63-화제의책+디딤툰indd 62 2014-04-11 오전 20413

위클리 공감 2014414 63

디딤툰 글로벌 에티켓 173

세상에서 가장 무거운 것구성middot권우영

그림middot안종만

62-63-화제의책+디딤툰indd 63 2014-04-11 오전 20419

요행은 없더라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한 소통이 지나치게 활발하다 각종 동호회

며 동창회에서 업무 협상에 이르기까지 다채로운 채널들이 그

야말로 lsquo스마트rsquo하고 lsquo스피드rsquo 있게 실시간으로 진행된다 직접 통화하거

나 만나지 않아도 많은 정보들이 오가고 약속들이 잡히고 계획들이

세워진다 시간이 절약되기도 하지만 시시각각 lsquo띵동rsquo하는 커뮤니티 알

림 신호로 인해 업무 집중에 방해를 받기도 한다 아마도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요즘 사람들은 경험의 80퍼센트 이상을 SNS를 통해 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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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에 올렸다

인터넷을 검색하다가 수천만 원을 호가하는 외제 중고차를 아주 싸

게 구할 수 있다는 광고성 글을 봤다고 했다 침수되거나 사고 난 차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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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처구니없게도 마음이 동했다는 것이다 게다가 그 광고문에는 단순

히 차를 파는 것이 아니라 소중한 사람과의 인연을 진실하게 만들고

싶다고 적혀 있었다 거기서 그치지 않고 딸 사진까지 곁들이며 자기

딸한테 부끄럽지 않은 아빠로 살아가고 싶은 사람이라는 말까지 덧붙

인 것을 보고는 차라리 믿고 싶은 마음이 더 강해졌다 그 친구는 전화

를 걸었고 약속을 한 후 차를 구매하러 갔다

통화한 딜러는 여기저기 친구를 데리고 다니며 몇몇 그럴 듯한 외제

차를 보여주었다 인터넷 차량은 시험 주행을 해 볼 수 없다면서 이상

없으니 빨리 사라고 지금 선택하지 않으면 후회할 거라고 한 시간 후

에는 다른 사람이 보러 오기로 예약돼 있다고 압박했다 순진한 친구

는 제정신을 차리기 어려운 지경임에도 가까스로 정신을 차려 품질 보

증을 어느 정도 해 줄 수 있느냐고 물었다 보증 기간이 없다는 답이 돌

아왔다 처음에 전화했을 때는 3개월 정도 보증해 준다고 했던 것 같아

재차 확인했다 딜러는 워낙 싸게 파는 것이라 그런 것은 해당되지 않

는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순간 이상하다 싶어 친구는 사지 않겠다고

말했다 딜러의 표정이 순간 바뀌었다 살 것처럼 이야기해 놓고 이제

와서 이러면 어떻게 하느냐 이런 인터넷 차량들은 대개 사러 오면 그

냥 계약하고 끌고 가는 게 상례인데 너무한 것 아니냐hellip 질타 내지 훈

계조였다 섬약(纖弱)한 기질의 친구는 더 당황했다

하지만 친구는 사지 않겠다는 의사를 다시 한번 표시했다 가족들의

안전을 지켜야 한다는 말도 덧붙였다 불만에 차 있던 딜러가 이내 표

정을 바꾸었다 잘 생각했다고 대부분 인터넷 보고 오는 사람들은 이

런 차의 성격을 알고 오는데 당신은 그렇지 않은 것 같았다며 정말 모

르고 온 것이냐고 물었다 친구가 광고문을 믿고 왔다고 하니까 딜러는

참 딱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이런 차는 대개 리콜된 것들로 안전을 보장할 수 없는 차들이어서 어

떤 이들은 아예 견인차를 가져와 사 간다 정상적인 차가 이런 가격이

라면 어떤 바보가 비싼 돈 들여 새 차를 사겠느냐 당신이 순진한 사람

같아서 말해 주는 것이다 그랬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딜러는 차를 팔

지 못하고 들어가면 회사에서 혼나니까 정상적인 다른 중고차로 바꾸

면 어떻겠느냐고 제안했단다 한나절 이상을 같이 다니고 또 진실까지

털어놓아 준 그 딜러에게 미안한 생각이 들고 고마운 생각도 든 나머

지 친구는 그러자고 했다 얼결에 꼭 바꿀 필요도 없는 차를 그렇게 바

꾸었다고 했다

그러고 나서 자신이 도대체 무엇을 어떻게 한 것인지 모르겠다고 자

탄했다 어리석은 짓을 한 자신을 반면교사 삼아 친구들은 그런 일에

휘말리지 말라고 덧붙였다 결국 그 친구는 평범하지만 오래 된 진리를

잠시나마 잊은 자신에 대한 반성으로 끝을 맺었다 lsquo콩 심은 데 콩 나

고 팥 심은 데 팥 난다rsquo 글middot우찬제(문학평론가middot서강대 문학부 교수)

중앙포토

소통과 공감

64 2014414 위클리 공감

64-소통과공감indd 64 2014-04-11 오전 20452 표지 253-최종indd 146 2014-04-11 오전 20821

Page 32: 위클리 공감 253호

60 2014414 위클리 공감

무용

뮤지컬

문화공감

lt아라의 서gt

lt아라의 서gt는 설화나 민담에 등장하는 인물

을 중심으로 바다에서 탄생한 문명과 그 속에

서 살아가는 인간의 모습을 그린 공연이다 인

천시립무용단은 황해를 넘나드는 바람을 추

상적으로 표현했다 전통춤 레퍼토리에 신화

적 서사를 담아 한국 무용의 매력을 극대화했

다 초연 때 출연한 무용수들과 새로 선발된

무용수들의 기량을 견주어 보는 것도 이번 공

연 관람의 묘미가 될 것이다

기간 4월 25~26일

장소 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

문의 032-427-8401

lt비방문 탈취작전gt

트로트와 국악을 결합한 신명나는 창작뮤지

컬이다 약령시 약전골목의 오래 된 lsquo이만수

한약방rsquo은 손님이 끊일 날이 없다 인근 한약

방 사장들은 lsquo이만수 한약방rsquo엔 특별한 비방

문이 있을 거라는 결론을 내리고 lsquo이만수 한

약방rsquo의 비방문을 훔쳐낼 계획을 세우는데hellip

흥미로운 이야기를 중심으로 옛 약전골목의

풍경과 생활 모습을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기간 5월 4일까지

장소 대구 봉산문화회관 스페이스라온

문의 053-661-3500

극단

한양

레퍼

토리

신은수 작가의 역사극 시리즈 lt운현궁 오라버니gt lt봄이 사라진 계절gt을 잇는 lt거울 속의

은하수gt는 일제강점기 lsquo마지막 왕족rsquo으로 알려진 의친왕가를 소재로 시대의 격류에 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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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에 내몰려 갈등하고 괴로워하는 인간 본연의 모습이 공감을 자아낸다 글middot허정연 기자

기간 4월 19~27일 장소 서울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 문의 02-889-3561

의친왕의 차남 이우의 장례식을 계기로 모인 왕친들의 갈등을 소재로 시대적 아픔을 담은 연극이다

역사 앞에 갈등하는 lsquo인간의 굴레rsquo제35회 서울연극제 lt거울 속의 은하수g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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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의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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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딤툰 글로벌 에티켓 1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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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middot안종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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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팥 심은 데 팥 난다rsquo 글middot우찬제(문학평론가middot서강대 문학부 교수)

중앙포토

소통과 공감

64 2014414 위클리 공감

64-소통과공감indd 64 2014-04-11 오전 20452 표지 253-최종indd 146 2014-04-11 오전 20821

Page 33: 위클리 공감 253호

62 2014414 위클리 공감

화제의 책

ldquo넌나에게 모욕감을 줬어~rdquo 영화 lt달콤한 인생gt에서 배우 김영철이

했던 이 명대사는 개그프로그램에서도 패러디하는 등 대표적인

유행어가 됐다 그만큼 한국사회에서 빈번하게 겪는 감정이기도 하다 출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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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멸은 lsquo업신여기고 얕잡아봄rsquo으로 풀이된다 나의 존재 가치가 부정당하

거나 격하될 때 갖는 괴로운 감정이며 인간 내면의 가장 깊숙한 곳을 파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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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나왔다 저자는 모멸감을 분석하기 위해 뉴스 기사 TV 드라마나 영화

에서 오가는 대사 수많은 문학작품 등에서 수집한 적실한 실례와 일상생활에서 만나는 다양한

에피소드로 이야기를 이어간다

저자는 우선 모멸이 부르는 파괴력을 우려한다 ldquo우리가 일상적으로 겪는 모멸감은 흔히 lsquo정서

적인 원자폭탄rsquo이라고도 불리며 인간을 끝없는 바닥으로 추락시키기도 하고 때로는 타인과 세

상에 대한 폭력으로 발화하기도 한다rdqu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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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과 공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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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34: 위클리 공감 253호

요행은 없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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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과 공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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