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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 차

서론1.

한미 협상과 스크린쿼터 폐지 논란2. FTA․협상의 개요2-1. FTA

정부의 스크린쿼터 폐지 발표와 예상되는 산업적 타격2-2.

스크린쿼터 축소를 반대하기 위한 사회학적 근거의 허점3.

민족주의에의 호소3-1.

서구문화 따라잡기 속에 성장한 한국의 대중문화3-2.

우승열패론에 바탕한 열등의식3-3.

스크린쿼터 반대 논리는 어떻게 재구성되어야 하는가4. ?

영화계는 한국영화를 유치산업으로 보아야 한다4-1.

따라잡을 때까지 기다려 달라는 잘못된 호소이다4-2. ‘ ’

결론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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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 1

서론1.

한국 영화는 이제 한국의 문화적 역량을 상징한다 만 관객이 든 영화가 등. 1000

장한 이후로 몇 백만 관객이 든 한국영화는 미디어에 주목도 잘 받지 못할 정도가

되었다 그러나 이와 같은 영화계의 호황은 한 미 협상의 전제조건으로 한국. - FTA

정부가 스크린쿼터 축소를 자진해서 실시하겠다고 결정한 이후 더 이상 기분 좋은

호황이 아니게 되었다 영화인들은 머리를 깎고 거리에 모여 시위를 하고 훈장을. , ,

반납하기도 하는 등 강경한 입장을 갖고 스크린쿼터 축소 반대를 주장하고 있다.

스크린쿼터 제도는 현행 그대로 유지되어야 하는가 한국은 전세계적으로 강? IT

국으로 거듭나고 있고 아시아내에서는 한류 붐에 의해 문화 강국의 입지를 굳히고,

있다 한국의 영화산업은 할리우드가 거의 독점하다시피 하고 있는 전세계 영화계.

에서 자생력을 잃지 않음으로써 세계 여러 나라 문화계의 롤모델 이 되(role-model)

고 있기도 하다 따라서 스크린쿼터 제도는 국내 영화산업의 지속적 성장을 위해서.

는 아직 축소되어야 할 때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크린쿼터 축소에 찬성하는 일반 국민들이 많은 이유는 무

엇일까 영화계의 대응 방법에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한국 영화계는 스크린쿼터를? .

지키는 것을 민족 혼 혹은 민족 문화를 지키는 행위 모비딕과 같은 할리우드의 침,

략에 맞서는 행위 등으로 묘사하며 여론의 힘을 얻고자 하고 있다 영화는 대중문.

화의 대표적 장르이나 한국의 민족문화로 격상시키기에는 아직 이른 점이 있지 않

을까 이에 앞서 순수하고 고유한 문화 혹은 민족이라는 개념 자체가 이미 국민국?

가의 시대가 만들어낸 환상에 불과한 것1)이라면 어떠한가.

이 보고서에서는 오늘날 한국 영화계가 스크린쿼터를 지키기 위해서는 영화를

민족주의나 문화적 우승열패론에 결부시키지 않아야 한다는 조언을 하고자 한다.

한미 협상과 스크린쿼터 폐지 논란2. FTA․

협상의 개요2-1. FTA

최근 워싱턴에서 한 미 차 협상이 워싱턴에서 마무리되었다 한국은 차- FTA 1 . 1

협상에서 서비스금융투자 분야 등에서 미국의 요구를 상당부분 수용한 반면 개성,․ ․공단 제품의 국내산 인정 섬유의 원산지 기준 강화 등 한국의 관심분야에서 미국,

1) 니시가와 나가오 국민이라는 괴물 소명출판, , , 2002, p121~12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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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 2

의 양보를 얻어내는 데 실패했다.2) 그동안 사회 각계에서 보수와 진보의 갈등 속에

논란을 계속해온 한 미 협상이 드디어 시작된 것이다- FTA .

국책연구기관인 대외경제정책연구원에서는 한 미 의 의의와 기대효과- FTA『

라는 보고서를 발표하면서 한 미 협상이 장기적으로 한국경제에(2006. 3.) - FTA』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했었다 위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미국와의. FTA

를 통해 세계최대시장의 안정적 확보 외국인 직접투자의 증대 산업구조의 고도화, , ,

한국의 대외신인도 및 동북아에서의 역할 제고 의 적용 확, GLOBAL STANDARD

대 등의 이득을 챙길 수 있고 향후 무역증진효과 생산 및 고용 확대 사회적 후생, ,

증가 생산성 증대 효과 등의 기대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

그러나 한신대 이해영 교수를 비롯한 진보적 지식인의 분석은 대외정책연구원이

내놓은 예상과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이해영 교수는 최악의 재앙을 예고하는 한미. 『

한미 의 소위 경제효과 비판 에서 한국이 한 미 를 통해 대미 무FTA- FTA ‘ ’ - FTA』

역 적자의 증가 금융투기화 공공서비스의 민영화로 인한 사회양극화 심화 농업공, , ,

황 영화산업을 통한 문화산업의 위기 군사안보적 대미 종속의 영구화 등의 부정적, ,

결과를 얻을 것으로 예측한다 하나의 상황을 두고 정반대의 해석이 공존하는 가운.

데 한국국민은 한 미 이 타결될 경우 한국사회에 일어날 변화를 예측할 수 없- FTA

는 불안 속에 직면해 있다.

정부의 스크린쿼터 폐지 발표와 예상되는 산업적 타격2-2.

한 미 를 둘러싼 논쟁은 정부의 스크린쿼터 축소 발표이후 거세지기 시작- FTA

했다 년 말 정부는 협상의 전제조건으로 현재 일인 스크린쿼터 일수. 2005 FTA 146

를 절반인 일로 줄이겠다고 발표했다 또한 스크린쿼터 축소 때문에 영화산업계73 .

2) 한겨레 한 미 차협상 폐막 서비스금융 등 미 요구 수용, 2006. 6.11. “ - FTA 1 , ”『 』 ․3) 서울경제 정부 스크린쿼터 축소 추진, 2005.11.4,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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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 입을 타격의 완충 장치로 영화산업에 보조금을 지원하고 극장관람요금의 일부를

영화산업진흥을 위해 쓰기로 했다 이에 영화인들을 중심으로 한 문화계 인사와 진.

보적 지식인들은 즉각 반대 성명을 발표했고 영화인들의 인 시위가 시작되었다, 1 .

정부는 왕의 남자 를 비롯해 만 관객 이상이 관람한 한국 영화 등을 예1000『 』

로 들면서 한국영화산업이 이미 국제적 경쟁력을 확보했다고 판단했다 영화인들이.

발표한 보고서에서 인용한 것으로서 한국영화의 점유율이 최근 에 가깝다는 점60%

을 보여주는데 이는 현재의 점유율만으로 분석했을 때는 한국영화가 내수시장에서,

분명 경쟁력 확보에 성공했음을 증명한다.

그러나 영화인들은 스크린쿼터제가 축소될 경우 한국영화의 점유율이 금세 추락

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림 는 한국영화가 높은 점유율을 유지할 수 있는 데. < 2>

적정제작편수를 유지할 수 있게 하는 스크린쿼터가 결정적 역할을 하고 있음을 말

해 준다 또한 스크린쿼터를 축소할 경우 할리우드 직배사들의 요구에 의해 블록부.

킹 급 영화 여러 편을 블록버스터급 영화에 끼워파는 방식 이 성행할 것이고 한(B ) ,

국영화의 배급망은 구조적으로 차단될 것이라고 영화인들은 분석하고 있다.

21.20%18.50%

15.90%20.50%20.90%

23.10%25.50%25.10%

39.70%35.10%

50.10%48.30%

53.49%

59.33%

78.80%81.50%

84.10%

79.50%79.10%76.90%

74.50%74.90%

60.30%

64.90%

49.90%51.70%

46.51%

40.67%

0%

10%

20%

30%

40%

50%

60%

70%

80%

90%

1991 1992 1993 1994 1995 1996 1997 1998 1999 2000 2001 2002 2003 2004

한국영화

외국영화

그림 국내 영화시장의 점유율 동향 스크린쿼터와 영화산업 문화침략 저지< 1> ( Q&A ,『 』 「

및 스크린쿼터 사수 영화인 대책위, 2006.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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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3 스크린쿼터의 작동원리 스크린쿼터와 영화산업 문화침략 저지 및> ( Q&A ,『 』 「

스크린쿼터 사수 영화인 대책위, 2006. 2.)」

영화인들과 함께 진보적 지식인들도 스크린쿼터 축소가 낳은 폐해를 해외 사례

를 근거로 들어가며 지적하고 있다 외교통상부의 자료에 따르면 스크린쿼터를 폐.

지한 멕시코의 영화산업이 약 년 간의 조정기간을 거쳐 몰락해가는 과정을 볼10

수 있다.

표 이 보여주는 것처럼 멕시코의 영화제작 편수는 년 편에서 년< 1> 1990 98 91 32

편으로 격감하다 어느 정도의 회복세를 보인다 북미 가 발효된 년 이후 멕시. FTA 94

코 정부의 자발적 자유화 조치로 매년 축소하다가 완전 폐지되는 년 이‘ ’(?) 10% 98

후 거의 빈사상태에 빠져듦을 볼 수 있다.

한신대 이해영 교수는 자신의 논문에서 스크린쿼터 경제효과 분석팀의 분석에 의“

하면 일이 유지될 경우 한국영화의 시장점유율은 약 대를 유지할 것으로146 48%

예상되었고 일 축소할 경우 약 의 점유율 감소효과를 가져 올 것으로 분석, 50 20%

된 바 있다 일을 기준으로 할 때 그것은 금액으로 따져 조 천억에 상당하는. 146 1 7

것이다 물론 이는 실제상영일수가 일 이하로 줄어들기 시작할 때 적용가능하. 146

다 고 밝히고 있다.” .4)

4) 이해영 현장에서 미래를 호 최악의 재앙을 예고하는 한미 한미 의 소위 경제, (117 ) , FTA- FTA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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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린쿼터 축소를 반대하기 위한 사회학적 근거의 허점3.

영화인들의 잇따른 인 시위와 성명 발표 등에 대한 국민들의 반응은 제각각이1

었다 그러나 영화계에서 예상했던 것과 달리 각종 설문조사에서 스크린쿼터 축소.

에 찬성하는 국민의 비율이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축소를 찬성하는 이유는.

크게 스크린쿼터제를 유지해야 하는 입장은 집단 이기주의다 일반 산업이나 다‘ .’, ‘

른 문화산업과는 달리 한국영화만 보호되어야 할 이유가 없다 스크린쿼터제도는.’, ‘

관객의 선택권을 뺏어가는 제도이다 스크린쿼터는 조폭영화와 같은 질 낮은 영화.’, ‘

를 양산해냈다 등이 있었다.’ .5)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한국영화의 국내 극장 점유율이 외국영화를 압도하면

서 한국영화를 보는 국민의 시각도 변했다 그러나 스크린쿼터를 축소할 경우 단.

시간 내에 한국영화가 경쟁력을 상실할 것이라는 다양한 분석자료가 발표되고 있음

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해 위기의식을 갖지 않는 국민의 비율이 크다는 점은 국민의

의식이 예전과는 다르다는 것을 추측하게 한다 왜 이런 상황이 벌어지는가 이는. ?

영화인들의 내세우고 있는 민족주의와 우승열패론에 입각한 호소가 사회적 지지를

얻지 못하고 있는 데에 기인한다.

민족주의에의 호소3-1.

최근 는 문화다양성 협약을 통과시켜 개국의 회원국이 문화분야의UNESCO , 191

규범제정 문화다양성 보호 및 문화와 문명 간 대화 증대 역량강화와 지식공유를, ,

기반으로 한 문화와 발전간의 연계 강화라는 대 중점 추진전략 하에 다양한 사업3

을 기획하고 있다.6)

효과 비판’ , 2006, p.12.」

5) 문화침략 저지 및 스크린쿼터 사수 영화인대책위 스크린쿼터 참조, Q&A , 2006, p.2. .「 」

6) 류정아 정책 리포트 년 제 호 한미 와 문화예술 문화다양성 논란, KCTPI ISSUE (2006 1 ) , FTA :『 』「 ․에 대한 대비 한국문화관광정책연구원, , 2006, p.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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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선언문에서 스크린쿼터 축소에 반대하는 영화인들은 할리우드 영화가 미국

이외의 모든 국가의 영화산업에서 독점력을 행사하고 문화의 다양성을 해칠 것이라

고 주장한다 따라서 스크린쿼터 축소는 문화다양성 협약의 정신을 위반하는 행위.

로서 각 나라의 민족문화의 보존을 위해서라도 반드시 막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

고 이를 근거로 한국은 가장 성공적으로 영화산업의 독립을 일궈낸 국가로서 그 첨

병이 되어야 한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일본의 지식인 니시가와 나가오는 저서인 국민이라는 괴물 에서 문화 상(2002)『 』

대주의의 위험성에 대해 지적했다 그는 이 책에서 민족과 국민문화라는 개념이. ‘ ’ ‘ ’

현실적으로 존재하는 다양성과 차이를 억압하고 은폐하도록 작동해온 혹은 그 교,

류를 방해해 온 것이라고 말한다 더불어 문화 상대주의는 모든 문화에 독자적 가.

치를 인정했으나 문화의 교류와 변용에 충분한 주의를 기울이지 못하고 오히려 문

화들 사이의 국경을 강화하는 역할을 하기도 했다고 강조한다.8)

즉 문화가 민족이라는 개념에 결합될 경우 오히려 문화 교류를 통해 창출되는,

다양성을 가치를 왜곡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은 이미 높은 단계의 세계화를 진.

척시킨 상태이다 미국계 기업의 패스트푸드점과 패밀리레스토랑은 젊은층을 넘어.

기성세대에게도 익숙한 외식장소가 되었고 방송과 출판 등의 미디어에서도 외국업

체에서 제작한 콘텐츠가 인기를 끌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스크린쿼터 폐지 반대.

의 근거로 민족문화의 보전과 문화교류에 의한 민족문화 말살을 강조하는 영화인들

은 국민들을 설득할 수 있을 것인가 문화상대주의의 개념을 민족주의와 결부시키.

는 것은 시대적으로 광범위한 지지층을 끌어내기에 역부족인 것이다.

서구문화 따라잡기 속에 성장한 한국의 대중문화3-2.

7) 한미 저지를 위해 투쟁하는 한국영화인 모임에서 영화대책위원회에 제출한 의견서 미 의‘ FTA ’ 「

회는 한미 를 승인해서는 안 됩니다 에서 발췌FTA . .」

8) 니시가와 나가오 국민이라는 괴물 소명출판 참조, , , 2002, p.122~125.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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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필두로 한국의 대중문화는 분명 국내적으로 국제적으로 그 수준이 높아,

졌다고 평가받는다 그러나 위 글에서는 수준 향상의 목표가 결국 미국 문화와의.

동질화에 있음을 지적하고 있다 이근 교수는 영화산업이 앞으로 한국경제에서 높.

은 부가가치를 창출할 것이라는 견지에서 위 글을 썼으나 나는 여기에서 한국영화

의 한계를 직감한다 한국영화가 결국은 할리우드 영화를 따라잡는 데 목적을 두고.

있는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한국영화의 중흥을 촉발했던 쉬리 공동경비구역 실미도 태극기, JSA , ,「 」 「 」 「 」「

휘날리며 웰컴투 동막골 등의 공통점은 남북분단 상황을 조명했다는 것이다, .」 「 」

영화인들은 이를 근거로 한국영화는 고유한 장르를 개척해 경쟁력을 획득했다고 주

장한다 그러나 이 작품들의 또다른 공통점은 바로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의 공.

식을 그대로 좇고 있다는 데 있다 대규모 제작비 투입 액션과 드라마의 적절한 혼. ,

합 빠른 컷편집과 컴퓨터 그래픽 효과 등 과거에는 할리우드 영화 블록버스터 영,

화에서만 느낄 수 있었던 영화적 재미를 한국적 주제를 통해 구현한 것이다.

그렇다면 한국영화가 과연 유럽의 누벨바그나 리얼리즘 홍콩의 무협영화 등‘ ’ ‘ ’,

과 같이 독자적인 특징을 형성해왔다고 말할 수 있는가 한국의 관객들이 한국영화?

를 보호해야할 민족적 문화로 인식하고 그 가치를 높게 평가할 만한 자격이 오늘날

한국영화에 있는지 고민해보아야 한다 등장인물과 사용되는 언어가 한국적이라는.

것 외에 한국 영화와 할리우드 영화 사이에서 큰 차이를 느낄 수 없는 상황에서 한

국 관객들은 같은 극장료를 지불하고 반드시 한국 영화를 보아야 할 당위성을 찾지

못하는 것이 아닐까?

우승열패론에 바탕한 열등의식3-3.

9) 이근 미래전략연구원 개인칼럼 중독된 사랑 스크린 쿼터문제 어떻게 생각해야 하는가 미래, - , ? ,「 」

전략연구원, 2006, p.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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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인들의 선언문에서 발췌한 이 글은 할리우드 영화는 세계 최강이며 할리우

드 영화가 우승열패의 경쟁에서 전세계의 영화계를 이기고 패자가 될 것임을 확신

하고 있다 게다가 할리우드 영화의 품질이 저하될 것을 우려하고 있기까지 하다. .

이러한 발상은 마치 세기의 시작을 전후로 한국의 지식인들 사이에서 유행했던20

사회진화론과 유사하다.

년대 한국 사회에서는 사회진화론에 의거한 많은 발상이 이미 개화 담론에1900

서 확고한 위치를 점하고 있었는데 그중 하나가 세계적 대세를 황인종과 백인종, ‘ ’ ‘

의 대결 위주로 파악하고 황인종의 대동단결을 호소하는 인종주의적 아시아주의’ , ‘ ’

였다.11) 아시아주의 핵심은 제국주의적 서구 열강이 아직 문명화되지 못해 국력이,

약한 아시아 국가들을 침략할 경우 아시아 국가는 국력의 약세로 인해 패배할 것라

는 우승열패의 논리에 근거하고 있었다 당시 개화파 지식인과 일부 민족주의 세력.

이 일본과의 연대를 주장한 이유도 여기에 있었다.

할리우드 영화에 대한 한국영화계의 태도에서 인종주의적 아시아주의와 유사한

분위기가 풍기고 있다면 과장된 지적인가 위의 글에서 할리우드 영화는 강대국 미?

국을 한국 영화는 약소국 한국을 상징한다 한국 영화계는 할리우드 영화에 대한, .

열등의식을 갖고 와 스크린쿼터 축소 논쟁에 임하고 있다는 점은 한국 국민들FTA

에게 어떤 반향을 불러 일으킬 것인가 한국 영화에 대한 동정심을 호소하는 듯한?

이와 같은 우승열패적 열등의식은 오히려 스크린쿼터 축소 반대에 대한 여론의 반

감을 자극할 수도 있는 것이다.

스크린쿼터 반대 논리는 어떻게 재구성되어야 하는가4. ?

영화계는 한국영화를 유치산업으로 보아야 한다4-1.

10) 한미 저지를 위해 투쟁하는 한국영화인 모임에서 영화대책위원회에 제출한 의견서 미 의‘ FTA ’ 「

회는 한미 를 승인해서는 안 됩니다 에서 발췌FTA . .」

11) 박노자 우승열패의 신화 한겨레신문사, , , 2005, p.35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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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국제대학원 이근 교수는 위의 칼럼에서 문화산업을 한국경제의 장기적

성장을 선도할 산업으로 평가하고 있다 국제경제학의 한 이론인 유치산업보호론. ‘ ’

은 개발도상국이 경제성장과정에서 자국의 성장을 견인할 수 있는 산업을 정부 주

도로 보호해야함을 주장한다 유치산업보호에 의해 경제의 고속 성장을 이룬 대표.

적 나라가 한국이다.

따라서 한국 경제의 고도성장을 이끌었던 제조업 부문이 국제경쟁력을 잃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는 영화를 비롯한 문화산업을 새로운 유치산업으로 보호하고 육

성할 필요가 있다 특히 영화의 경우는 문화상품 중 가장 부가가치가 큰 것에 해당.

하므로 더욱이 정부가 제도적으로 영화산업을 보호할 가치가 있다.

스크린쿼터 제도는 영화산업을 보호할 수 있는 효율적인 제도이다 게다가 위에.

서 언급한 바와 같이 이미 문화다양성 협약을 통해 스크린쿼터제의 국제적 정당성

은 확보된 상태이다 그러므로 영화인들은 영화를 민족혼과 결부시키는 논리를 이.

용해 여론의 동정심을 자극하는 현재의 노선을 유지하는 것보다는 국민이 영화를

미래 한국 경제의 새로운 부가가치 창출의 보고로서 인식하게끔 설득하는 노력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따라잡을 때까지 기다려 달라는 잘못된 호소이다4-2. ‘ ’

위에서 본 바와 같이 한국 영화계는 한국 영화의 산업적 체력이 할리우드에 크

게 못 미치며 영화의 경쟁력 면에서도 할리우드가 우월하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 .

따라서 한국 영화의 제작 기반이 할리우드의 제작 여건을 따라잡을 수

있을 때까지는 스크린쿼터 제도가 현행 그대로 유지되어야 한다고(CATCH-UP)

12) 이근 미래전략연구원 개인칼럼 중독된 사랑 스크린 쿼터문제 어떻게 생각해야 하는가 미래, - , ? ,「 」

전략연구원 참조, 2006, p.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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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 10

주장한다 그러나 이는 현재 문화 상품의 주소비층인 젊은 세대가 민족주의적 세계.

관보다 신자유주의 세계관에 훨씬 더 강하게 경도되어 있다는 사실에 비춰 볼 때

현실적으로 설득력을 갖지 못할 것이다 즉 할리우드 영화와 한국 영화가 동일한. ,

품질을 가진 문화상품이 되도록 하기 위한 스크린쿼터제가 되어서는 안 된다 한국.

영화만의 독특한 특징을 가지기 위한 스크린쿼터제가 되어야 하는 것이다 홍콩 무.

협영화의 전성기였던 년대에는 할리우드식의 블록버스터와 홍콩의 무협영화가1980

동시에 극장에 걸릴 경우 할리우드 영화가 무조건 흥행에 승리하리라는 보장이 없

었다.

할리우드 영화에 의해 문화적 식민지가 될 것을 우려한다면 할리우드 영화가 구성

되어 있는 원리를 지양하고 새로운 형식의 영화문법을 고민해보아야 한다 문화산.

업이 다른 산업과 가장 크게 차이나는 부분이 바로 상품의 외적 품질이 소비자의

구매와 바로 직결되지 않는 점에 있지 않겠는가 취향에 따라 선택하는 것이 문화?

상품인 것이다 한국영화만의 특징을 개발하고 이를 한국적 전통과 결부시킨다면.

한국영화는 분명 승산이 있다 한국영화계는 이러한 점을 인식해야 하고 진정으로.

고유한 문화적 가치를 획득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결론5.

한국 영화계가 스크린쿼터 축소를 반대하면서 한국 국민 특유의 민족주의를 이

용해 여론의 지지를 얻고자 하고 있다 문화다양성 협약을 근거로 문화 상대주의적.

관점에서 한국 영화를 보호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그러나 영화인들은 정작 영.

화를 문화상품이 아닌 문화이기만을 주장하면서 자신들을 민족문화를 지키기 위한

영웅으로 포장하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영화는 분명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하.

는 문화상품이며 이로 인해 미국에서도 이권을 획득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스크린쿼

터 축소를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스크린쿼터 제도를 현행대로 유지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면 영화인들은 지금의

저항 노선을 변경해야 할 것이다 영화에 민족혼을 결부시키는 데 공감하지 못하는.

국민들은 영화인들의 단체 행동에 대해 집단 이기주의라고 비난한다 또한 영화는.

분명 소비를 위해 극장에 걸리는 대중문화상품이므로 할리우드 영화를 소비할 권리

도 소비자에게는 중요한 권리이다 이러한 인식은 신자유주의적인 것으로 비판받을.

수도 있겠으나 신자유주의와 세계화는 이미 국민들 사이에 익숙한 문화로 녹아들어

있다 영화계는 일단 현실적으로 생각해야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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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는 하드웨어보다 소프트웨어에서 더 많은 부가가치를 얻는 사회로 이미 바

뀌어 있다 하드웨어보다 소프트웨어는 변화의 유연성이 크다 현재까지 문화적 헤. .

게모니를 구성해온 문법의 한계를 넘는 새로운 문법의 문화생산물은 대중에게 익숙

해지기 위한 조정기간을 잘 넘긴다면 새로운 헤게모니를 획득할 수 있을 것이다.

의 운영체제는 윈도우즈다 라는 공식을 리눅스가 무너뜨렸다 영화도 이러한 가“PC ” .

능성이 있지 않겠는가 한국 영화계가 구태의연한 민족주의로 문화를 보호할 수 있?

다는 생각을 하기보다는 영화를 유치산업으로 정의한 뒤 정부의 보호를 정당하게

요청하면서 영화의 새로운 문법을 개척할 수 있는 기회를 가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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