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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진 교육연구와 실천창간호 - 1 - 교직(수업)전문성의 성장과 공교육의 혁신: 1) 부설학교의 활성화와 현장교육의 발전 조영달(서울대학교 사범대학 사회교육과) <목차> I. 고통의 시대, 한국사회와 학교교육 I. 고통의 시대, 한국사회와 학교교육 II. 학교교육의 지향과 교사상 II. 학교교육의 지향과 교사상 III. 교직 전문성의 함양과 공교육 혁신 III. 교직 전문성의 함양과 공교육 혁신 IV. 부설학교의 활성화와 한국공교육의 성장 IV. 부설학교의 활성화와 한국공교육의 성장 V. 결언; 희망의 교육 V. 결언; 희망의 교육 1) 본 자료는 서울대학교 교육종합연구원 교육정책연구센터의 「교육정책 열린 논단; JEPOD, 2015. 4.」에 실린 원고이며, 본 웹진 「교육연구와 실천」 창간호의 주제에 맞으므로 필자의 동의를 얻어 게재하였다.

교직(수업)전문성의 성장과 공교육의 혁신:1)hosting02.snu.ac.kr/~wanhi/Vol_01/PDF/03.pdf학교는 “조직화된 무정부 사회”이며, 교사문화는 “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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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직(수업)전문성의 성장과 공교육의 혁신:1)부설학교의 활성화와 현장교육의 발전

    조영달(서울대학교 사범대학 사회교육과)

    I. 고통의 시대, 한국사회와 학교교육I. 고통의 시대, 한국사회와 학교교육II. 학교교육의 지향과 교사상II. 학교교육의 지향과 교사상III. 교직 전문성의 함양과 공교육 혁신III. 교직 전문성의 함양과 공교육 혁신IV. 부설학교의 활성화와 한국공교육의 성장IV. 부설학교의 활성화와 한국공교육의 성장V. 결언; 희망의 교육V. 결언; 희망의 교육

    1) 본 자료는 서울대학교 교육종합연구원 교육정책연구센터의 「교육정책 열린 논단; JEPOD, 2015. 4.」에 실린 원고이며, 본 웹진 「교육연구와 실천」 창간호의 주제에 맞으므로 필자의 동의를 얻어 게재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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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 고통의 시대, 한국사회와 학교교육

    1. 한국사회의 변화와 고통의 시대2)

    오늘날 우리가 목도하고 있는 한국사회는 가히 변혁적이다. 정보통신기술의 혁명적인 발전, 근대적인 관점의 확고한 진리와 불변의 의미가 부정되는 포스트모던 사회, 모든 가능성으로 열리고 서로 연계된 개방화 사회로의 진전, 국외로부터의 이민과 외국인 근로자들이 늘어나면서 다양성과 다문화적 가치에 대한 논의가 활성화되고 있기도 하다. 더하여 오랜 분단의 아픔을 종식시키고 통일 시대로 나가야한다는 생각에 이르기까지, 한국사회는 휘몰아치는 변혁의 중심에 서있다.

    이러한 변혁의 물결 가운데에서 한국사회는 일상적 위험에 노출되면서 매우 불확실하고 불안정한 사회로 이동하고 있는 느낌이다. 1997년 IMF 구제금융 이후 거의 10여 년을 주기로 지속적으로 경제위기에 직면(미국발, 유럽발 경제위기 등)하면서 실업과 같은 경제적 어려움 뿐만 아니라, 사회 구성원들이 예기치 못하는 사회, 문화, 보건, 복지 등의 여러 영역에서 광범위한 문제에 직면하고 동시에 이로부터 어려움을 감내하고 있다. 사실 이런 의미에서 보면 오늘날 한국사회는 울리히 벡이 말하는 ‘위험사회’의 징조를 보이면서도 고통의 시대에 직면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언급한 바의 변화들이 우리 삶에 일부 편리함과 이익을 가져다 주기도 하지만, 또 다른 측면에서는 고통을 생성해내는 원천이 되고 있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일상화 된 위험 속에서 겪어야 하는 실업이나 빈곤과 같은 경제적 고통도 그러하거니와 남북한의 긴장 속에서 일어난 천암함의 침몰이나 세월호 사건의 학생들의 희생 등에서도 알 수 있듯이 한국사회가 관리할 수 없는 새로운 상황의 출현과 불확실성은 그 자체로 커다란 사회적 고통이 되고 있다. 동시에 이러한 상황들이 빚어낸 사회적 불평등과 부정의에 대한 인식 역시 중요한 고통의 원천이다. 우리가 그 동안 믿어왔던 교육을 통한 성공의 신화 역시 이미 무너지고 있으며, 많은 연구들이 교육 불평등의 고착화를 지적하고 있다. 고통의 시대일수록 사람들이 부정의에 매우 민감해짐은 더 이상 언급을 요하지 않는다.

    특히, 인간이 지닌 근대적 합리성의 한계성으로 인하여 과거 여러 문제들의 해결에 사용되어 왔던 매뉴얼적 해법들이 이제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는 점은 오늘의 고통의 시대가 단순한 일시적 양상이 아니라 역사적 흐름의 한 부분임을 느끼게 한다. 물론, 언급한 바와 같이 근대의 눈에는 보이지 않는 불확실성과 복잡성이 그 근저에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2) 필자의 책(조영달, 열린 미래를 향한 한국교육 4.0, 2014, 드림피그) Part I을 참고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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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러한 근대적 합리성의 한계성은 사회 각 곳에서 나타나고 있으며 교육부분 역시 예외가 아니다. 공교육과 교실수업의 위기, 사교육의 만연, 대학입학 전형의 고통, 전근대적 수업방식, 학교폭력과 인성교육의 실패, 등 우리에게 커다란 문제로 다가온 어느 것 하나 과거의 매뉴얼적 사고로 해결에 성공한 것이 없다. 오히려 해법을 위한 정책을 시행할 때 마다 학교현장은 더욱 더 엉키고 고통스러워 한 느낌이다.

    2. 위기의 학교: 학교교육과 교사의 지향

    오늘날 한국의 학교사회는 위기 담론에 휩싸여 마치 붕괴 일보 직전에 있는 것처럼 보인다3). 교사들은 요즘 학생들에게서 수업 규칙이나 질서에 대한 생각은 찾을 수 없다고 말하며, 모범생들에게도 “악마와 천사가 공존”하고 있다고 이야기한다. 학교사회도 확실한 것이 아무 것도 없으며, 지식과 진리는 “정처(定處)” 없이 떠돌고 있다고 말한다. 심지어 오늘의 학교는 “조직화된 무정부 사회”이며, 교사문화는 “같이 걸고 넘어지는” 것이라고 규정하기도 한다. 또한, 학교행정과 수업은 입시라는 거대한 벽과 정치이념이라는 해묵은 논쟁거리로 인해 표류하고 있으며, 교직에 큰 이상을 가지고 들어온 교사들에게 이처럼 복마전을 연상케 하는 학교교육의 위기는 교사라는 직업 정체성에 큰 혼란을 몰고 오기도 한다. 더하여, 더 이상 교육은 가난과 설움을 극복할 수 있는 계층 사다리의 역할을 하지 못한 채, 부와 계급의 재생산 도구로 전락한지 오래이다.

    이처럼 언제부터인가 ‘학교 붕괴 현상’으로 불리우고 있는 한국 공교육의 위기는 앞에서 언급한 한국사회의 변혁 가운데에서 일어난 학교 사회의 여러 현상을 표현하는 것이라 여겨진다. 예를 들어, 학교운영과 수업에서 그 동안 근대적 관점으로는 너무나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져 왔던 교육규준(敎育規準)이 상실되고, 여러 교과에서 전통적 교수학습 패러다임이 붕괴되었으며, 교육연구에서는 재현(representation)과 정당성(legitimation)의 위기에 직면하였고, 교육 실천(praxis)에서는 “대화와 신중한 선택(prudent choices)”이 상실되어 왔던 것들을 들 수 있다4). 사실, 오늘의 학교와 교실은 일종의 진리를 중심으로 해서 무언가를 재현해 낼 수 있다는 생각, 또 어떤 것들이 지극히 정당하다는 생각 자체가 위기에 봉착한 상황을 경험하고 있으며, 그 뿐만 아니라 이러한 상황에서 구성원 간의 대화와 신중한 선택이 상실됨으로서 진정으로 한국의 학교는 불확정적인 상황에 놓이게 되었으며,

    3) 이어서 언급되는 담론의 표현은 조영달의 연구(교장리더십 형성과정과 의미에 대한 질적 사례연구, 2012, 서우대 공공리더십센터) 과정에서 수집된 인터뷰 내용과 서울대학교 사범(교육)대학 부설 고등학교의 김현중굣장선생님의 발표자료(2010)와 개인적 면담 결과물(2010)을 참고하여 정리한 것이다.

    4) 다음의 글을 참고하여 한국상황을 재해석하였다; Anwaruddin, S. M. (2015). Teachers’ Engagement with Educational Research: Toward a Conceptual Framework for Locally-Based Interpretive Communities. Education policy analysis archives, 23, 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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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제해결을 위한 상황 조성에 실패하고 있다하겠다.

    그러면 한국의 학교교육을 위기에서 구하기 위해 해볼 수 있는 노력은 무엇인가? 학교교육과 관련된 여러 다양한 주체들의 노력을 언급할 수 있지만 가장 먼저 떠오르는 학교교육의 핵심주체의 하나는 교사이다. 따라서 우리는 위의 질문을 “한국의 학교교육을 위기에서 구하기 위해 생각해 볼 수 있는 교사의 일은 무엇인가5)”로 바꾸어 물을 수 있다.

    앞에서 논의한 고통의 시대와 학교교육의 위기담론을 중심으로 당연한 논리적 귀결로 도출할 수 있는 교사의 일은 아마도 다음과 같은 몇 가지를 언급할 수 있으리라 여겨진다. 예를 들어, 먼저 전통적인 교수학습 패러다임이 붕괴된 자리에, 새로운 유형의 교수학습 패러다임을 재구축 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는 “기존하는 지식과 지배적인 언어(용어나 개념)에 대한 반성적 성찰”과 더불어 “삶이라는 텍스트를 읽어내는 방식을 주체적으로 고안”해 내는 것을 목표로 하는 교수학습 패러다임의 필요성을 말하는 것이다. 이는 근대적 합리성이 지배하던 근대적 교수학습 모형을 탈근대적 사유에 기반한 비판적이고 창발적인 교수학습 모형으로 새롭게 구축하고자 하는 노력으로 이해될 수 있다.

    다음으로 교사는 좀 더 정의로운 교육을 지향해야한다6). 정의(justice)를 가치를 배분하는 기준과 그 배분의 정당성이라고 개념화할 수 있다면, 정의로운 교육이란 교육기회라는 고유한 교육적 가치를 어떻게 배분하고 그것을 정당화 할 것인가의 문제로 바라볼 수 있게 된다. 하지만 오늘날 고통의 시대에서 한국 교육은 부의 대물림과 계급 재생산의 도구로 전락하였고, 따라서 저소득층 또는 빈곤층 학생들에게 교육이란 기껏해야 정의롭지 못한 또 하나의 사회제도로 인식될 수도 있다. 따라서 우리가 지향하는 정의로운 교육은 공정한 교육기회의 분배, 약자와 타자에 대한 연대와 배려 및 포용, 그리고 다양성과 소수성 및 작은 이야기에 대한 존중과 같은 실천적 노력을 통해 점진적으로 달성해 나가야 하는 것으로 이해될 필요가 있다.

    오늘날 한국 사회가 보여주고 있는 탈현대적 특성과 불확실성, 그리고 위험 사회적 특성에서 연유하는 근대적 합리성의 한계와 과거의 매뉴얼적 해법의 불용성을 고려하면, 관련 구성원들이 같이 문제를 공유하고 협력하고 소통하면서 새로운 지식과 해법을 만들어 가는 것은 위험을 줄이고 문제 해결의 효율을 높이는 가장 그럴듯한 대안이라 여겨진다. 이는 혼자의 힘에 비해 여럿이 협력함으로써 예상치 못한 힘을 발휘한다는 점에서, 구성원들의 역량이 새롭게 구축되는 진화적 문제해결 방식으로 여겨질 수도 있다. 이러한 과정은 흔히 집단적 지성의 형성이라고 개념화되기도 한다. 이러한 집단지성은 집단적으로 지적능력을

    5) 이 질문에 대한 아래의 답은 필자의 다음 책을 cklarh하였다: 조영달(2012), 고통의 시대, 희망의 교육, 드림피그,, 서울.

    6) 이하 정의로운 교육에 대한 내용은 다음 글을 참고하였다: 조영달(2011), “한국 교육의 불평등과 교육정의(공정과 정의사회, 9장, pp. 345-396, 조선뉴스프레스간행, 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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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으고 융합하는 과정을 통해, 혼자서는 미미해 보이는 능력이 다양한 형태로 한 개체의 능력범위를 넘어선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해줄 것이다. 교육과정의 구성이나 학교교육에서 교사가 해야 할 일에서도 이러한 협력지성, 또는 집단지성에 대해 고려해 보는 것은 고통의 시대에 학교의 위기를 해결할 수 있는 하나의 대안이라 여겨진다.

    또한 불확실성과 위험의 시대는 그것이 지니는 속성에 의해 필연적으로 실패의 가능성을 인정할 수 밖에 없다. 이 경우, 도전과 실패를 기꺼이 받아들이려는 유연한 태도와 함께 더 나아가, 실패로부터 교훈을 얻고 학습할 수 있어야 한다. 사실 시행착오가 없이는 발전도 없으며, 우리가 실패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인식하느냐에 따라 상황은 전혀 다른 길을 보여줄 것이라는 것을 깨달을 필요가 있다. 이처럼 실패로부터 교훈을 얻고 배우는 능력과 관련하여 ‘위험지성’이란 말이 사용되기도 한다. 위험지성은 위험과 불확실성을 생각하면서 그 경험으로부터 배울 수 있는 능력으로 일종의 다중지능으로 이해할 수도 있다. 실패로부터의 학습은 고통의 시대를 극복하는 중요한 교육의 지향이자 교사의 일이라 할 것이다.

    II. 학교교육의 지향과 교사상

    앞에서 언급한 바의 고통의 시대에 한국교육이 지향해야 할 방향과 교사의 일을 생각할 때, 우리는 다음과 같은 교사상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이는 새로운 유형의 교수학습 패러다임을 구축하고, 정의로운 교육에 유의하며, 집단 지성과 실패로부터의 학습을 추구해야하는 교사의 일을 가능하게 하는 교사의 지향일 일 것이다. 다음에서 말하는 학습자로서의 교사와 리더로서의 교사는 교사의 일의 양태를 중심으로 본 것이라면, 교사제도의 이행자, 비판-실천적 연구자, 문화의 중재자로서의 교사는 교사의 일을 내용의 관점에서 강조점을 찾은 것이다.

    1. 제도적 기능의 이행자로서의 교사

    현실에서 교사의 가장 주된 역할은 학생들에게 교육과정에 근거하여 교수학습을 제공하는 것이며, 이는 제도적으로 교사에게 주어진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라 볼 수 있다. 즉, 교사는 교육법과 교육과정에 근거한 ‘제도적 기능의 이행자’이다. 교사의 교육활동은 크게 교과 활동과 비교과활동으로 구분된다. 즉, 교과를 가르치는 일과 교과 이외의 학생지도 활동 및 학급 경영 활동을 수행한다.

    제도적 기능을 수행하는 교사의 역할은 결국 “가르친 특정 내용을 학생들이 잘 배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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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aster)”로 평가될 수 있으며, 따라서 교사 효과성(teacher-effectiveness)으로 논의된다. 교사 효과성은 표준화 성취도 검사에서 예측했던 점수보다 학생들이 더 높은 점수를 받도록 하는 교사의 능력을 말한다. 이러한 교사 효과성은 행동주의의 ‘원인-결과 관점의 교수와 학습(cause-and-effect)’과 관련된다. 콜만 리포트7)는 학교의 물리적 환경이나, 교육과정의 풍부함, 교사의 준비보다 동료 또는 가정 배경환경이 학생들의 성취에 더 많은 영향을 미친다고 하여 교사 효과성에 대해서 의문을 제기하기도 하였다.

    2. 학습자로서의 교사 (Teacher as a learner)

    교사의 역할과 책무에 대한 새로운 시각의 하나는 “학습자로서의 교사”이다8). 교사의 일이 권능화되면, 당연한 논리적 결론의 하나로 교사는 수업이나 교직공동체의 활동 및 교육정책의 참여 과정에서 스스로 끊이 없이 자신의 일을 더욱 깊이 깨닫고 폭넓게 배우게 될 것이다. 이를 우리는 “학습자로서의 교사(Teacher as a Learner)”라 정의하기로 하자. 이 때, 학습자로서의 교사는 학생들의 능력향상을 위해 교사 자신의 기능과 이해력 및 기질을 계발하는 것을 의미할 뿐만 아니라, 자신이 교육받은 것이나 새로운 경험 및 교과지식을 지속적으로 자신의 일에서 이루어지게 하는 것을 포함하는 것이다. 이 경우 교사는 자신의 새로운 지식과 이해를 실제의 교실 상황에 맥락화(접목)시킬 수 있도록 변화의 구동자로 역할하여야 하며, 그 과정에서 교사는 자연스럽게 리더로 성장하게 된다.

    3. 리더로서의 교사 (Teacher as a leader)

    교사 리더쉽은 여러 가지로 정의될 수 있지만 교실수업이 중심이면서도 그 범위를 넘어서 교직공동체를 중심으로 형성되고, 교육실천을 개선하려한다는 점을 중시하며, 동시에 협력적 측면을 지닌다는 점을 강조한다.9) 이러한 정의들을 종합하면 대략 우리는 다음과 같이 교사의 리더쉽을 정의할 수 있다. 즉 리더로서의 교사는 협력의 형태로 교직전문성을 발휘

    7) Coleman, J. S., Campbell, E. Q., Hobson, C. J., McPartland, J., Mood, A. M., Weinfeld, F. D., & York, R. (1966). Equality of educational opportunity. Washington, dc, 1066-5684.

    8) Grossman P. (1992). Teaching to Learn (Chapter X), in The Changing Contexts of Teaching, 91st Yearbook of NSSE, University of Chicago Press, Chicago.; Miller L and O'shea C. (1992). Learning to Lead (Chapter XI) in The Changing Contexts of Teaching, 91st Yearbook of NSSE, University of Chicago Press, Chicago.

    9) Katzenmeyer, M. and G. Moller (2001). Awakening the Sleeping Giant. Helping Teachers Develop as Leaders. Thousand Oaks, California, Corwin Press.; Boles, K. C. (1992). School Restructuring by Teachers: A Study of the Teaching Project at the Edward Devotion School. Paper presented at the Annual Meeting of the American educational Research Association, San Francisco, CA, April 19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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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는 가운데에서, 교실 내외에서 역량을 발휘하는 존재로 교사공동체에서 일하면서 이에 기여하고, 교육실천을 개선하는 방향으로 다른 사람들(다른 교사, 교장, 교육행정가, 학부모, 학생, 지역사회 등)에게 영향을 끼치는 존재라 정의할 수 있다.

    교사 리더쉽의 출현은 대부분 공적 역할을 중심으로 서서히 그러나 조금은 드라마틱한 여러 형태로 형성된다. 새로운 교수학습 방법을 개발하여 동료교사와 같이 하는 과정에서 리더쉽을 갖기도 하고, 교원 연수를 주관하거나 교사로서 연구자의 위치를 겸하면서 리더가 되기도 한다. 또한, 학부모나 학생들의 존경을 받는 가운데에서 그 학교의 리더로 부상할 수도 있다.

    이러한 리더쉽을 지닌 교사는 대개 다음과 같은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여겨진다10). 예를 들어, 교실수업의 개선을 통하여 학교를 개선한다는 점에서 개선을 중개하며(broker), 다른 교사들의 참여를 이끌어내는 과정에서 그들이 변화의 주체임을 느끼게 됨으로서 참여를 가능하게 하며(participative), 교직전문성 발휘와 관련 정보의 원천이 됨으로서 중재적 역할을 하게 되고(mediating), 그 과정에서 교사들 사이에 친밀한 관계가 형성되고 상호간의 학습이 일어나게 된다(relationship).

    또한, 리더 교사의 능력발휘와 학교사회에서의 리더쉽 형성에 성공했음은 몇 가지 중첩적인 의미를 지닐 것이다. 우선은 수업개선을 통한 학교개선에 성공했음과 교사의 효과성(teacher effectiveness) 증진을 의미할 것이고, 더하여 학습자로서의 교사와 리더로서의 교사라는 동시적인 양 측면이 성공적으로 작동하고 있음을 의미할 것이다. 이는 동시에 교사의 권능화에 성공했음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할 것이다. 더하여 리더쉽 발휘의 가장 큰 장애 요인이었던 학교문화가 개선되고 있음을 뜻하는 것일 수도 있다. 이러한 의미들은 교사의 리더쉽 발휘를 통하여 한국교육이 정상으로 가게 될 것임을 말하고 있는 것이기도 할 것이다.

    4. 문화적 중재자 (Cultural mediator)

    한국 사회의 개방성과 다원성의 증가는 필연적으로 인간의 경험을 구성하는 방식과 그 실천이 이루어지는 영역이 다양성을 증진시켰으며, 동시에 ‘다름’의 문제가 계층간, 지역간, 집단 간의 차이를 불러왔으며, 교육에서도 불평등과 부정의를 낳기도 하였다. 부르디외의 주장처럼 한국사회 역시 문화자본의 양과 학교 교육제도에 대한 투자의 크기에 따라 학력

    10) Harris, A. (2002) School Improvement: What’'s in it for Schools?, London Falmer Press; Harris, A. (2001). "Improving Schools through Teacher Leadership." Educational Journal, Issue 59 p 2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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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의 성공여부가 결정된다는 점이 연구를 통해 확인되기도 하였다11).

    다원화와 다름에서 기인하는 교육 불평등과 교육부정의를 학교교육에서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는가? 이를 해결하는 하나의 대안은 ‘문화적 조정자로서의 교사’를 주목할 수 있다12). 학교에서 학생들이 경험하는 교육수준의 차이(학습참여, 수업 집중, 교사의 열의 등)가 가정배경의 영향과는 독립적으로 학생들의 학업성취에 영향을 미치며, 긍정적인 학교 경험이 하위계층이나 소수자 계층의 학생들에게 더욱 유의미한 영향을 미쳤다는 연구 결과를 볼 때 ‘다름’에서 올 수 있는 불평등과 부정의를 보정할 수 있는 주체로서 학교와 교사가 강조될 수 있다. 특히 학교 내 구성원 중 교사는 중요한 타자로서 기능할 뿐 아니라 학생과 더불어 교수학습을 이루는 핵심 주체로서 문화적 조정을 수행할 수 있다. 이는 ‘지성적 대화를 통한 문화 중재자’로서의 교사의 역할을 강조하는 것이다. 아마도 교사는 수업의 내용에서, 수업 중의 학습 문화에서, 동료교사와의 의견교환과 조정을 통하여, 또 때로는 학부모와 지역사회의 문화를 교수학습 과정에서 중재함으로서 불평등과 부정의에 대한 교육적 해소 노력을 기울일 수 있을 것이다.

    5. 비판적 반성가 (Critical reflector)

    비판적으로 성찰하는 교사13)는 습관적으로 교사 자신의 일과 이를 둘러싼 제도와 환경을 끊임없이 비판적으로 바라보고 더 나은 길을 위해 성찰한다. 지금의 학교 교육과정은 과연 학생들에게 바람직한가? 지금의 수업제도는 학생들의 삶에 적합한가? 교사인 나는 특별한 선입관이나 편향적 관점으로 수업에 임하지는 않는가? 수업과 학교행정은 조화를 이루는가? 나는 나도 모르게 특정 학생들을 무시하고 있지는 않은가? 지역사회와의 관계에서 내 수업은 적절한가? 비판적 성찰자로서의 교사는 학교와 수업에서 자신이 수행하려는 일에 대하여 끊임없이 반성하고 학생들의 삶과 그들의 더 나은 상태에 다가가려 노력하며, 때로는 제도의 개선을 위하여 동료와 협력한다.

    11) Bourdieu, P.(1977). Cultural Reproduction and Social Reproduction, in J. Karabel and A.H. Halsey(1977), Power and Ideology in Education, Oxford Univ. Press. pp.487-511: 장미혜(2002). “사회계급의 문화적 재생산: 대학 간 위계서열에 따른 부모의 계급구성의 차이.” 『한국사회학』 36(4): 223-251.

    12) “문화적 중재자”의 개념은 필자의 개념이다. 이 비슷하게 지로 등의 개념이 있기는 하지만 다문화 국가로 개방화의 길을 걸으면서도 고통의 시대에 직면한 한국의 보통교육에서 필요한 교사상을 검토하는 가운데에서 이 용어는 만들어졌다(조영달, ‘고통의 시대, 희망의 교육’ 참고).

    13) 역서 필자에 의해 사용된 비판적으로 성찰하는 교사의 개념은 아래 책에서 언급된 브룩필드(Brookfield) 등의 개념에 비하여서는 좀 더 탈현대적이라 할 수 있다. 필자의 생각에는 교사는 기존의 교육 용어, 기존의 교육제도, 기존의 교육 지식에 대하여 회의하고 의심할 수 있어야 하며 이를 통하여 좀 더 나은 자신의 성찰을 행동활 할 수 있는 교육공간의 건설이 가능하다고 여겼다. 이러한 관점은 단순히 기능적으로 자신을 성찰하는 교사와는 다른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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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기서 교사들은 비판적 반성성을 높이고 이를 안정적으로 실현하기 위하여 동료와 학교사회의 신뢰가 필요하기도 하며, 일의 성공을 위한 용기가 필요하기도 하다. 예를 들어, 교실수업에서 너무 당연해 받아들여지는 것들에 대해 도전하려 할 때에, ‘일탈 잔고(deviance credit)’와 ‘집단적 노력(collective effort)’14)은 교사의 개인적 손실과 위험을 최소화할 수 있다. 여기서 일탈잔고란, 이러한 도전이 있기 전까지 그 교사가 기존의 학교사회에서 얻은 신망을 말한다. 이러한 일탈잔고가 충분한 인정되어 있는 교사는 기존의 수업 질서에 비판을 가해도, 나름대로 소외되지 않고 자신의 일을 수행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이러한 과정에서 실제로 교사 자신의 비판적 성찰 자체도 동료와 주위로부터 검토 받고 수정받을 기회를 지니게 된다. 이 점 역시 교사 개인의 위험이 줄어드는 이유이다. 교사 개인의 위험이 줄어든다는 것은 사실 상 학생이 처할 학업의 실패에 대한 위험을 줄이는 길이기도 할 것이다.

    또한 교사는 스스로를 비판적으로 성찰하면서 자기 자신의 목소리를 듣고 실천으로 옯겨야 한다. 이 과정을 통해 교사는 ‘전제 왜곡(premise distortion)’과 ‘자기 검열 장치(self-censorship device)’15)로부터 벗어날 수 있게 된다. ‘전제 왜곡’이란 교사 자신이 스스로도 모르는 사이에 자신의 생각의 한계를 정의해 놓고 스스로 그 안에서 활동하도록 경고함으로서 스스로 더욱 합당할 수 있는 상황을 왜곡시키는 것을 말하며, ‘자기 검열 장치’는 교수학습 과정에서 어떤 실행이 이루어질 수 없는 것인지를 스스로 지속적으로 상기시켜주는 심리 장치를 의미한다. 교사가 자신의 목소리를 발견한다는 것은 비판적 성찰의 과정에서 ‘전제 왜곡’과 ‘자기 검열 장치’를 발견하고 이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길을 찾는 과정이기도 하다.

    III. 교직전문성의 함양과 공교육 혁신

    1. 교직(교사) 전문성이란

    이 글에서 교직전문성은 추구하는 교사상과 관련하여 기본적으로 교사가 알아야할 행동지식으로 정의할 수 있다. 이렇게 좀 더 목적적으로 정의하는 것이 한국사회에서 교직 수행이 지니는 실천적 행동지향에 더욱 적합하다고 여겼기 때문이다16). 이미 우리는 앞에서 고

    14) 이러한 관점과 용어에 대한 아래 설명에 대하여는 Brookfield, S. D. (1995)의 책( Becoming a Critically Reflective Teacher. California : Jossey-Bass)을 인용하였음 밝혀둔다. 15) 이러한 개념은 Brookfield(1995) 등이 사용한 개념을 참고한 것이기도 하지만, 필자(2001, 2004a, 2004b, 2010) 역시 교사 행동에 대한 “일상적 최적화” 개념을 논의하면서 자주 사용했던 개염이기도 하다.16) 비슷한 견해는 여러 논문에서 발견된다: Helsby, G. (2000). Multiple truths and contested realit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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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통의 시대를 전제로 5가지의 교사상을 제시한 바 있다. 따라서 교직전문성을 좀 더 구체적으로 정의하면, 학습자/리더/피판실천자/문화의 중재자/제도의 이행자로서의 교사상을 추구할 수 있는 행동지식으로서의 “교사 지식(Teacher Knowledge)” 또는 “교직전문성 지식(Professional Knowledge of Teacher)”의 소유라 말할 수 있다. 이러한 교직전문성 지식은 교사를 권능화할 수 있는 지식임은 당연하다. 또한 수업전문성은 이러한 교직 전문성의 교과수업에 관련된 영역이자, 교사의 일에서 수업이 차지하는 비중에 비추어 교직전문성의 핵심이라 할 수 있다.

    더하여 교직전문성은 일반적인 전문직의 속성에 비추어 보면 학생과 학부모에 대하여 계속적인 노력의 과정 속에서 성장해나가는 것으로 생각될 수 있다17). 물론, 이 말 속에는 교사는 학생과 학부모를 자신이 지닌 최상의 전문성 지식으로 대하여야 함을 포함하고 있다. 또한 그 성장과정은 형식적으로 이루어지는 관료적 교사 평가가 아니라 교사 자신이 자기와 동료, 학생 등 관련자들의 도움 속에서 이루어지는 반성적인 평가가 매우 중요하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바 이기도 하다18).

    여기서 교직전문성 지식은 교사 일의 표준과도 관련된 것이지만 여러 유형의 지식을 포괄한다19). 학습내용과 교수학습방법에 대한 지식을 포함함은 당연하고, 더하여, 교실수업과 관련된 학교정책 과 정책결정 체제 및 교사조직에 대한 지식, 자신의 일에 관련된 소통 지식, 그리고 교사 자신의 일을 추구할 때에 함께 가야 할 열정과 권위 및 신뢰 등도 이러한 교직전문성 지식에 넣을 수 있다. 흔히, 교사 일의 표준으로서 교직 지식(professional knowledge), 교직 실천(professional practice), 교직 관여(professional engagement) 등의 측면을 이야기하기도 하며, 그 영역별로 교직공동체 지식(knowledge of professional community), 교육정책 지식(knowledge of education policy), 그리고 교과 지식(pedagogical content knowledge of subject area) 등으로 나누기도 한다. 물론 이러한 분류는 서로 조금씩은 겹칠 것이다. 이는 교직활동의 융합성이나 종합성에 비추어 어쩔 수 없는 일로 여겨진다. 그런데, 이러한 방식으로 교직전문성 지식을 분류하는 것은 교직의 권능화를 논의하고 교직 리더쉽을 논의하기에 유용할 수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이 분류

    The Life and Work of Teachers: international perspectives in changing times, 93-108. 등.17) Darling-Hammond, L. (1990). Teacher professionalism: Why and how. Schools as collaborative

    cultures: Creating the future now, 25-50.18) Danielson, C., Danielson, C., McGreal, T., Toch, T., Rothman, R., Network, T. L., ... & National

    Education Association. (2009). Teacher Evaluation to Enhance Professional Practice.; Darling-Hammond, L. (1990). Teacher professionalism: Why and how. Schools as collaborative cultures: Creating the future now, 25-50.

    19) Lichienstein G., McLaughlin M., and Knudsen J. (1992). Teacher Empowerment and Professional Knowledge(Chapter III), in The Changing Contexts of Teaching, 91st Yearbook of NSSE, University of Chicago Press, Chic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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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는 교과 교사로서의 핵심적인 일인 교과에 관련되면서도 교과의 환경을 이루거나 교직사회의 구성원들과 소통하고 협력하는 장(場)에 관련되어 있어, 교직활동에 직접적으로 연계될 수 있기 때문이다.

    2. 교사의 자기성찰과 교직(수업)전문성 함양의 지향점

    앞에서 논의한 교직전문성을 바라보는 시각은 크게 두 가지의 흐름 속에 있다20). 하나는 흔히 신자유주의로 대표되는 경영적 시장적 관점을 대면하고 다른 하나는 자율적, 민주적 교직전문성의 담론이다. 두 가지의 담론은 그 전제가 다르고 생각의 방식이 다양하다. 예를 들어 경영적 관점은 교직의 집단적 사회과정을 중시하고 전문성 성장을 장려하지만, 민주적 담론은 교사 자신의 실천을 위한 연구를 장려하고 학부모 등 이해당사자와의 협상과 협력을 중시한다.

    그런데 교직전문성에 대한 민주적 담론이 지닌 특이점의 하나는 연구를 위한 협력을 강조하기는 하지만 막상 그 협력은 교사와 학교교육의 이해당사자들 사이에서 활발하게 논의될 뿐 사범(교육)대학과 같은 대학연구자들과의 사이에는 한계를 지닌다는 점이다. 이는 혁신적인 협력을 강조하는 프로젝트(Innovative Links project)에서도 잘 드러난 바 있다21).

    이 글은 기본적으로 교직의 민주적 전문성 담론에 동의한다. 이는 이글의 서론(고통의 시대 한국사회와 교육)에서도 언급한 바와 같이 고통의 시대가 지닌 특성과 협력지성의 필요성을 인정하기 때문이며, 동시에 학교를 사회적 제도로 인정하는 한 학교교육의 이해당사자들과 믿음을 전제로 협상과 협력에 의해 교육을 실천할 수 밖에 없음을 동의하기 때문이다. 이는 사실 학교교육 실천의 한 본질이기도 하다. 더하여 경영적 관점에서 교직전문성을 논의하는 가운데에서 우리는 자칫 표준화된 기술적 지성을 따라 행동하게 됨으로서, 교직의 비판적 지성이 상실될 수 있음22) 역시 필자의 입장에서는 민주적 교직 전문성 담론을 지지하는 이유이다. 사실 교직을 수행하는 교사는 기본적으로 스스로 생각하면서 반성적으로 행동할 수 밖에 없다. 이러한 과정은 자기 생산적(self-generating)이며, 이 과정의 산물을 교사는 직업적 정체성으로 녹혀내면서 심사숙고한 행동 코드로 발전시키게 된다23). 교직

    20) 다음의 글들은 이러한 논의의 대강을 짐작케한다: Sachs, J. (2001). Teacher professional identity: Competing discourses, competing outcomes. Journal of education policy, 16(2), 149-161.; Whitty, G. (2000). Teacher professionalism in new times. Journal of in-service education, 26(2), 281-295.; Dearman, C. C., & Alber, S. R. (2005). The changing face of education: Teachers cope with challenges through collaboration and reflective study. The Reading Teacher, 58(7), 634-640.

    21) Preston, B. (1996). Award restructuring: A catalyst in the evolution of teacher professionalism. Pay, Professionalism and Politics, 156-92.

    22) 다음의 저자 역시 필자와 유사한 견해를 보이고 있다: Whitty, G. (2000). Teacher professionalism in new times. Journal of in-service education, 26(2), 281-2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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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문성에 대한 평가 역시 이러한 관점에서 보면 일면 자기평가적인 성격을 지닐 수 밖에 없다24).

    또한 민주적 담론에 입각하는 한 교사의 미래를 향한 형성적 태도의 함양과 교직전문성의 측면에서 자전적 이야기(self-narrative)의 중요성은 그 전제로 함유된 것이라 여겨진다. 특히 자전적 이야기는 교직전문성을 새롭게 할 수 있는 촉진제의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교직전문성의 성장에 매우 중요하다25).

    여기서 교직전문성의 함양과 관련하여 교사 자신이 자전적인 이야기를 만든다는 것은 두 가지 관점을 지니고 있다. 하나는 앞의 민주적 접근에서도 이야기하였듯이, 자전적 이야기의 생산은 학교교육의 이해당사자 또는 관련자들(학생과 학부모, 동료교사, 지역사회 관계자 등)과 연계하고 협력하며 때로는 협상하는 과정에서 만들어지는 것이며, 이러한 것들에 대한 이야기임은 당연하다. 물론 이 과정에서 교사 자신은 비판적 실천적 연구를 수행할 것이며 자신의 이야기를 보태게 될 것이다. 이러한 관점은 이미 앞에서 논의된 바 있다. 다른 하나는 이러한 모든 노력의 전제로 “교사 자신의 겸허하고 진실된 목소리의 표출”26)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이러한 관점에 서지 않으면 학교교육의 이해당사자들과 공동의 실천연구도, 관계성도, 협력이나 협상도 무의미해질 수 있다.

    이렇게 생각하면 교직전문성, 특히 그 핵심영역으로서의 수업전문성의 함양은 다음과 같은 관점에서 논의될 수 있다27). 물론 이러한 다음의 관점은 주기적으로 계속적인 변증적

    23) Larrivee, B. (2000). Transforming teaching practice: Becoming the critically reflective teacher. Reflective practice, 1(3), 293-307.

    24) Darling-Hammond, L. (1990). Teacher professionalism: Why and how. Schools as collaborative cultures: Creating the future now, 25-50.

    25) Gergen, K. J., & Gergen, M. M. (1988). Narrative and the self as relationship. Advances in experimental social psychology, 21(1), 17-56.; Wenger, E. (1999). Communities of practice: Learning, meaning, and identity. Cambridge university press.

    26) 이는 다양한 사람들이 모인 담론의 장에서 화자가 위험을 무릅쓰고 진실된 목소리로 말하는 파르헤시아(parrhesia)와 유사하다. 푸코는 이를 ‘진실의 용기(parrhesia)’라 하였다. 이와 관련하여서 다음의 글은 참고할 만 하다.; Raaen, F. D. (2011). Autonomy, candour and professional teacher practice: A discussion inspired by the later works of Michel Foucault. Journal of Philosophy of Education, 45(4), 627-641.

    27) 앞의 논의를 바탕으로 다음의 교직전문성 함양에 대한 논의는 아래의 문헌을 참고하고 있다.: Brookfield, S. D., & Brookfield, S. (1995). Becoming a critically reflective teacher.; Larrivee, B. (2000). Transforming teaching practice: Becoming the critically reflective teacher. Reflective practice, 1(3), 293-307.; Jihong, W. (2003). Teacher development through reflective teaching [J]. Foreign Language World, 1, 010.; Hayward, L. M. (2000). Becoming a self-reflective teacher: a meaningful research process. Journal of Physical Therapy Education, 14(1), 21.; Dearman, C. C., & Alber, S. R. (2005). The changing face of education: Teachers cope with challenges through collaboration and reflective study. The Reading Teacher, 58(7), 634-640.; Hargreaves, A. (1994). Changing teachers, changing times: Teachers' work and culture in the postmodern age. Teachers College 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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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정을 거치면서 교직전문성 향상에 기여하게 될 것이다.

    (1) 우선 교사 자신의 “용기 있는 진실의 목소리”를 전제로 스스로 비판적 성찰28)을 통하여 자전적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과정이다. 이는 이미 앞에서 이야기한 바 있다.

    (2) 물론 이러한 자전적 이야기의 완성 과정에서는 학생과 동료 및 학교교육 관련자들과 같은 다른 사람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할 것이다. 이는 교사 자신을 돌아보게 하며, 교사의 일에 대한 통찰력과 더불어 체계적인 접근을 가능하게 할 것이다29).

    여기서 고려해야할 다른 사람은 교사 자신과 학생, 동료교사 그리고 이론(연구 포함)일 것이다. 교사 자신을 통하여 교사는 자신의 수업을 자전적인 반성(autographical reflection)을 통해 바라볼 수 있을 것이며, 학생들의 눈으로 교사는 학생들이 교수학습에서 무엇을 어려워하고, 무엇에 기뻐하는지를 알고 또한 학생의 시각으로 교실 안에 권력관계와 행위와 가정을 깨달을 수 있게 될 것이다. 동료교사와의 비판적인 대화에 참여함으로써, 교사는 자신이 미처 눈치 채지 못한 숨겨진 실행의 일면들을 파악할 수 있으며, 동료교사들은 또 하나의 “비판적인 거울”이 될 수 있다. 이론은 익숙하지만 이해하기 힘든 상황에 대한 다양하고 복합적인 해석을 제공할 수도 있으며, 때에 따라서는 교사 자신의 실패라 여겨졌던 것에 대한 다른 요인을 발견하게 도기도 한다. 여기서 이론은 다른 영역이나 연구자에 의한 것도 있지만 교사 자신의 고군분투를 그린 생생한 경험(lived experiences) 연구도 있다. 이러한 연구를 통해 교사들은 스스로 어떻게 비판적이고 성찰적이 되는지에 대해 스스로와 깊이 대화하게 될 것이다.

    (3) 또한 교사가 자신을 성찰하고 이를 실천에 옮기는 일은 사실상 협력적이고 참여적인 실천 연구의 형태를 띄게 될 것이다. 이미 이믹(emic)의 관점에서 수업에 대한 교사의 연구는 그 자체가 연구일 뿐만 아니라 교수학습에 대한 지식의 중요한 원천이라는 생각은 널리 알려진 바이며, 실제로 실천적 교직전문성의 발달과 교사연구의 틀을 제공하는 데에 커다란 역할을 해왔다30). 이러한 교사의 수업연구는 기본적으로 국지적(local)이며 맥락에 기반한 특이적(idiosyncratic)인 것일 수 밖에 없다. 오늘날 이러한 과정에서 교육연구의 또 다른 주체인 교원양성기관과의 상호 반성적 협력 연구 역시 강조될 수 있을 것이다31). 이

    28) 래리비(Larrivee)의 다음 분석은 비판적 성찰자로서의 교사를 어느 정도 표현하고 있다. 그럼에도 이 글의 이곳에서 말하는 비판적 성찰자는 푸코의 파르헤시아(parrhesia)의 개념이 더해져 있다는 점에서 래리비 류의 개념화는 차이가 있다. 오히려 래리비의 분석은 앞 절에서 언급한 교사상으로서의 비판적 실천연구자에 가깝다.: Larrivee, B. (2000). Transforming teaching practice: Becoming the critically reflective teacher. Reflective practice, 1(3), 293-307.

    29) Valli, L. (1997). Listening to other voices: A description of teacher reflection in the United States. Peabody journal of Education, 72(1), 67-88.

    30) Lytle, S. L., & Cochran-Smith, M. (1992). Teacher research as a way of knowing. Harvard Educational Review, 62(4), 447-475.; Cochran-Smith, M., & Lytle, S. L. (1999). The teacher research movement: A decade later. Educational researcher, 28(7),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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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 대하여서는 다음 절에서 좀 더 자세히 논의될 것이다.

    (4) 더하여 교직의 현장적 실천성과 비판적 지성에 의존하는 성격에 비추어, 교사의 교직전문성의 함양 과정은 자기주도적인 성격을 지닐 수 밖에 없다. 물론 이러한 과정은 앞에서 언급한 실천 연구적 과정과 같이 할 것이다. 의미 있는 실천적 연구를 통하여, 교사는 자기주도적인 교직전문성을 확립하게 된다32). 즉, 교사 스스로 교직전문성과 관련된 중요한 타자와 관계 맺고 협력하고 자신의 일을 분명히 하며 교수학습 모형을 발전시켜 간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방식으로 고통의 시대를 이겨내는 교사상을 지향점으로 교사의 교직전문성을 함양하는 것은 불확실성과 불평등 그리고 부정의의 시대에 학교교육의 하나의 희망으로 작동할 것이다. 언급한 바와 근대적 이론으로 답을 구할 수 없는 시대에 문제해결을 위한 협력지성의 필요성에서도 그러하거니와, 교사의 참여적 주도성 정립은 학교교육의 위기를 벗어나기 위해 노력하는 해결주체의 등장을 의미할 것이기 때문이다.

    IV. 부설학교의 활성화와 한국 공교육의 성장

    1. 부설학교 공동체의 특성과 학교교육

    한국 교육에서 사범(교육)대학 또는 교육대학의 부설학교는 여러 가지 측면에서 교육 실천 연구와 관련된 다음과 같은 공동체적인 특성을 지니고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 물론 이러한 특성이 전적으로 공인된 것은 아니라하더라도 오늘날 교원양성대학과 부설학교의 구성원들에 의해 인정되고 있는 바이기도 하다33).

    우선 부설학교는 실천연구와 학습의 공동체라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대학이라는 학문연구기관에 부속되어 설치되었다는 구조적인 특징 뿐만 아니라, 부설학교의 많은 교사들이 모대학(母大學)으로부터 본격적인 사범교육을 받았다는 측면에서, 교원 양성 대학과 그 부설학교 사이에는 높은 수준의 질적 파트너십이 형성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사범(교육)대학과 교육대학은 사범교육의 장임과 동시에 전문적인 교육연구를 수행하고 있으며, 이에

    31) Sachs, J. (1999). Using teacher research as a basis for professional renewal. Journal of In-service Education, 25(1), 39-53.

    32) Hayward, L. M. (2000). Becoming a self-reflective teacher: a meaningful research process. Journal of Physical Therapy Education, 14(1), 21.; Dinkelman, T. (2003). Self-study in teacher education a means and ends tool for promoting reflective teaching. Journal of Teacher Education, 54(1), 6-18.

    33) 필자의 부설학교 교원 모집 중의 인터뷰 및 대학 연구자 면담자료를 참고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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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해 부설학교는 교육의 실천이라는 교육 본연의 임무를 수행함에 따라, 양자간의 파트너십은 연구와 실천 어느 곳으로도 치우치지 않는, ‘실천연구’의 장을 마련해주고 있다. 흔히 우리가 부설학교의 기능에서 교육연구-시범-실습을 지적하는 것은 이와 무관하지 않다.

    이에 더하여 다행스러운 것의 하나는 이러한 부설학교의 역사적 전통에 의하여 학교와 수업에 대한 대학의 연구지식(research knowledge)과 학교현장의 국지적 현장 지식(local knowledge)이 상호간 작용가능하다는 점이다. 이러한 상호작용은 학교현장의 실천지식과 대학의 연구지식을 서로 검증할 수 있게 할 뿐만 아니라, 교육연구의 공적 활용을 가능하게 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 점은 외국의 경우에 한계로 지적될 수 있는 부분이나34), 한국사회에서는 가능하다는 점에서 한국교육의 공교육 성장을 위해 기능할 수 있는 중요한 활용자원이다.

    또한 부설학교는 전국적 네트워크를 가진 공동체이다. 전국 대부분의 사범(교육)대학 및 교육대학에 설치되어 있는 부설학교는 동일한 목적으로 설치, 운영되고 있다. 비록 형식적으로 동일한 대학에 속해 있지는 않더라도, 그 지향하는 바와 실천되는 양태에서 보면 전국의 부설학교는 하나의 네트워크를 구성하고 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이는 부설학교를 통한 교수학습의 새로운 모형이나 국지적(local) 실천 연구물은 곧 바로 전국적으로 확산될 수 있는 경로가 확보되어 있음을 의미한다. 공교육의 혁신모형의 창출과 이의 대규모 확산을 염두에 두면 이러한 전국적 네트워크는 실로 중요한 장점이 아닐 수 없다.

    더하여 부설학교는 어느 정도 교육의 내재적 가치35)를 지향하고 있는 교육공동체라 할 수 있다. 오늘날 한국사회에서 상당수의 학교들이 구성원들 사이의 생각의 차이와 과도 정치화로부터 교육실천이 자유롭지 못하다고 인식되고 있다36). 어떤 건전한 정책이나 학교변혁의 노력도 어느 순간부터는 과도한 정치적 구도에 갇혀, 소모적인 논쟁으로 점철되고 있다는 비판에 직면하고 있다. 교원양성대학의 부설학교는 그 전통적인 연구, 시범, 실습의 기능 수행으로 인해 이러한 측면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상태에 있다. 이러한 관점은 앞에서 언급한 바의 타자와 협력적이면서도 자기 주도적 실천 연구자로서의 자질 함양을 통한 교직전문성 성장의 패러다임에 부합하는 점이다.

    또한, 부설학교는 지금까지의 학교문화의 전통에 비추어 보건대, 학생에 대한 보살핌과 전문적 노력이라는 교사 본연의 역할기대를 자임하는 ‘긍지의 교직공동체’라고 할 수 있다.

    34) Sachs, J. (1999), ibid.35) 이에 대하여 여러 논의를 할 수 있으나, 여기서는 동양적 수신(修身; 格物致知 正心誠意)과 행동적 예(禮;

    節制)의 성장 및 교학상장의 특질 등을 중심으로 교육의 내재적 가치를 생각하기로 한다. 이는 서구의 에피큐로스적 금욕적 전통과도 맞닿아 있다.

    36) Cho Youngdal (2013). The light and shadow of educational achievement in South Korea with suggestions for leveling up(Chapter 8), in Educational Policy Innovations Edt. by Sing Kong Lee, Wing On Lee, and Ee Ling Low, Springer, New Y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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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따라서 긍지를 지닌 교사에 의해 그 역할기대를 제대로 수행할 수 있는 학교공동체를 그 나마 유지하고 있다는 점은 부설학교와 그 구성원들의 노력을 통하여 한국 공교육의 정상화와 성장의 실마리를 찾아볼 수 있을 것이란 기대를 지니게 한다. 어쩌면 이는 한국사회에 마지막 남은 공교육의 성장동력일 수도 있다.

    2. 교직전문성 성장을 위한 부설학교-교/사대의 실천연구/학습공동체 형성

    1) 부설학교-교/사대의 실천연구/학습공동체 형성의 원칙

    (1) 교육지식 공동생성을 지향하는 연계와 대화적 접근의 원칙

    이론과 실천 사이에서, 또는 이론가와 실천가 사이에서 일반적으로 발견되는 적절성 격차(relavance gap)37)는 사범(교육)대학과 부설학교, 교수와 교사, 교사와 교육실습생의 양자 또는 다자간 관계에서도 쉽게 발견된다. 사범(교육)대학 교육과정과 실제 교육실습 간에 발견되는 이론과 실천의 간극, 사범(교육)대학의 학문적 연구와 부설학교 교사들의 수업전문성 사이의 간극은 그 대표적인 사례에 해당한다. 또한 학교 현장교육에서 일어나는 묵시적 지식의 생성이란 측면에서도 대학의 형식적 이론 지식은 교육실천에서 그 자체로 한계를 지닐 수 있다.

    따라서 예비교사와 교육실습의 개선 및 부속학교 교사의 수업전문성 함양을 위해서는 “공동생성을 지향하는 대화적 접근 (Co-generative Dialogue Approach)”을 중요한 원칙으로 삼아야 한다. 공동생성을 지향하는 대화란 모든 당사자의 의견과 목소리가 동등한 가치를 지니고, 당사자 모두가 협력적으로 결과물을 생산하는 ‘열린 대화’를 의미한다38). 다만 주의할 것은, 여기서 언급되는 ‘대화’는 단순히 실제적 대화를 넘어 학교교육의 이론적 근간으로서 상호협력과 상호생성의 원리를 의미하는 것으로 이해될 필요가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부설학교의 교사와 학생, 사범(교육)대학의 교수와 예비교사들이 실천의 세계에서 직면하게 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협력적으로 노력하고, 동시에 그러한 협력과 문제해결

    37) Starkey, K., and Madan, P. (2001) ‘Bridging the relevance gap: Aligning stakeholders in the future of management research’. British Journal of Management. Special Issue, 12: S3-S26.

    38) Martin, S. (2007). Where practice and theory intersect in the chemistry classroom: Using cogenerative dialogue to identify the critical point in science education. Cultural Studies of Science Education,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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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을 위해 이론의 세계로부터 직관과 통찰을 얻으며, 이러한 공동생성의 과정에서 부설학교와 사범(교육)대학 사이에 긴밀한 연계(liason)가 형성되는 것을 지향해야 한다. 요컨대 “공동생성을 지향하는 대화”와 “사범(교육)대학과 부설학교의 이론적 실천적 연계”는 한국 공교육 성장을 위해 전제되어야 하는 이론적 원칙이자, 학문적 엄밀성과 실천적 가치를 모두 담보할 원칙이라 할 수 있다.

    (2) 실천적 지식의 형성 원칙

    교직전문성에 관한 비판적 이론들은 교사의 실천을 통제할 수 없고, 또한 대학의 연구자는 교사가 무엇을 해야 하며 하지 말아야 하는지에 일방적인 처방할 수 없다는 점을 강조한다39). 다시 말해 교사전문성 함양은 투입-과정-산출이라는 함수관계적 이해보다는, 복합적이고 맥락의존적인 실천적 지식 (practical knowledge)에 초점을 두어야 한다는 것이다.

    교사의 실천적 지식이란, 교사가 교수학습 상황에서 발달시키게 되는 지식, 관념, 신념, 그리고 가치의 통합된 체계로 이해할 수 있다40). 이러한 실천적 지식은 교사의 수업과 교수행위를 이끄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41) (Lantz & Kass, 1987; Brickhouse, 1990), 다음과 같은 특징을 가지고 있다. 즉, 실천적 지식은 (1) 행위 지향적 지식이며, 다른 누군가의 도움 없이 획득된다. (2) 개인적 그리고 맥락적 (personal & contextual) 지식이며, (3) 무의식적이고 암묵적인 지식이다. 또한 실천적 지식은 (4) 과학적, 일상적, 경험적 지식의 총체이다. 요컨대, 교사가 장/단기간에 걸친 교육경험을 통해 축적한 지혜(accumulated wisdom)42); Carter, 1990; Beijaard & Verloop, 1996)에 대한 존중이 철학적 바탕이 되어야 한다. 이러한 교사의 축적된 지혜에 대한 존중과, 교수학습과정이 지니는 복합적-맥락의존적인 특성에 대한 이해에 대한 기반이 마련되어야, 교사의 전문성을 신장시키고 나아가 권능화시킬 수 있을 것이다.

    39) Doyle,W. (1990). Themes in teacher education research. In W.R. Houston (Ed.), Handbook of research on teacher education (pp. 3 - 24). New York: Macmillan.

    40) Schon, D.A. (1983). The reflective practitioner; How professionals think in action. New York: Basic Books

    41) Brickhouse, N.W. (1990). Teachers' beliefs about the nature of science and their relationships to classroom practice. Journal of Teacher Education, 41, 53 – 62.; Lantz, O., & Kass, H. (1987). Chemistry teachers' functional paradigms. Science Education, 71, 117 - 134.

    42) Carter, K. (1990). Teachers' knowledge and learning to teach. In W.R. Houston (Ed.), Handbook of research on teacher education (pp. 291 - 310). New York: Macmillan.; Beijaard, D., & Verloop, N. (1996). Assessing teachers' practical knowledge. Studies in Educational Evaluation, 22, 275 - 2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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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SMART 교육의 원칙

    정보통신기술의 발달은 노동, 무역, 상업과 같은 경제부문은 물론이고 문화, 의사소통에까지 변혁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러한 정보통신기술의 발달과 이에 따른 교육환경의 변화는 오늘날 우리사회가 직면하고 있는 가장 큰 변화의 흐름이자 도전이며, 또한 풀어내야 할 과제 가운데 하나라 할 것이다. 특히 스마트 폰으로 상징되는 각종 스마트 기기, 스마트 매체, 스마트 소프트웨어의 발달에 따른 정보의 획득, 생산, 유통방식의 변화는 교육적 담론과 실천 모두의 변혁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따라 2012년 교육과학기술부는 SMART교육 실행전략43)을 발표하고 각급 학교에 이를 실행해 나가는 중이다. SMART교육은 자기주도적 (Self- directed) 학습, 흥미유발 (Motivated) 학습, 수준과 적성에 맞는 (Adaptive) 학습, 풍부한 자료를 가진 (Resource enriched) 학습, 정보통신기술을 활용하는 (Technology embedded) 학습을 지향한다. 나아가 스마트 교육은 정보통신기술을 효과적으로 활용함으로써, 21세기를 맞이하는 학습자들이 비판적 사고력, 독창성, 의사소통능력 및 협력적 학습능력 등을 신장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러한 SMART교육의 문제의식과 목표는 한국 공교육의 성장에 있어서도 중요한 이론적 원칙을 제공해 준다. 교사의 수업전문성을 함양시키고 나아가 한국 공교육의 문제를 해결해 나가기 위해서는, 전통적인 교수학습 모델이나 과거의 교육담론에 안주하지 않고, 오늘날 우리의 교육환경을 규정하는 흐름이 무엇이며, 그러한 흐름에 어떻게 부합해 나가야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전제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4) 교직전문성 함양의 핵심 거점으로서의 사범(교육)대학과 부설학교의 위치

    마지막으로 살펴볼 원칙은, 사범(교육)대학과 부설학교를 향후 한국사회 전체의 공교육 발전에 있어 핵심적인 거점(Hub)으로서 위치설정 시킬 수 있다는 점이다. 어떠한 이론적, 제도적, 실천적 개선 또는 혁신방안도 그것이 확산되지 못한다면 실질적인 의의를 찾을 수가 없다. 따라서 어떤 모범적인 모형이 확산(diffusion) 되는 것을, “혁신이 전체 사회의 시스템과 구성원들 간에 시간을 두고 특정한 경로를 통해 의사소통되어 지는 과정”으로 이해한다면44) (Rogers, 1995), 사범(교육)대학과 부설학교는 이러한 공교육의 혁신과 발전, 그리고 성장에 있어 핵심적인 네트워크 거점으로 기능할 수 있다.

    43) 2012년 교육과학기술부 발표정책임44) Rogers, E. M. (1995). Diffusion of Innovations: modifications of a model for

    tele-communications. In Die Diffusion von Innovationen in der Telekommunikation (pp. 25-38). Springer Berlin Heidelbe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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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실천연구/학습공동체에서 부설학교-사범(교육)대학의 일

    부설학교가 중심이 되고 사범(교육)대학이 같이 협력하면서 공동으로 학교교육 실천 지식을 만들어내는 실천연구의 장이자 학습의 장인 에서 부설학교와 사범(교육)대학은 다음과 같은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물론 이러한 역할은 앞 장에서 언급한 바와 같은 고통의 시대를 극복할 교사상을 추구하는 교직전문성을 함양하고 근대적 한계를 넘어서는 새로운 학교교육의 패러다임을 구축하는 일에 연관될 것이다.

    이러한 부설학교와 사범(교육)대학의 연구/학습 공동체에서 사범대학은 원래부터 사범대학 제도에서 부여받은 예비교사에 대한 교사교육과 교사교육공동체의 형성 및 연구지식의 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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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이라는 일 외에도 부설학교의 구성원들과 한국의 공교육혁신을 위한 여러 노력을 기울일 수 있다. 부설학교의 구성원들과 공동연구를 통해 수업과 학생들의 학교생활에 대한 학교교육 실천지식의 창출에 노력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부설학교에서 만들어진 현장지식에 대하여 그 유용성과 의미를 서로 협력적으로 검토할 수 있을 것이며, 사범(교육)대학에서 만들어진 연구지식에 대하여서도 마찬가지로 검토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일들은 또 다른 측면에서는 부설학교의 현장지식 뿐만 아니라 대학의 연구지식에 “소통적 타당성(communicative validity)45)”을 부여하게 될 것이다. 또한, 부설학교와 공동으로 만들어낸 교수학습 모형이나 학교교육 모형에 대하여 양자가 같이 실천을 위한 “신중한 선택”의 경로를 밞아, 그 적용 가능성을 높여 한국교육 전반에 확산시키는 지렛대의 역할을 자임할 수 있을 것이다.

    이에 대하여 부설학교는 사범(교육)대학과의 관계에서 그 제도가 부여한 교육실습/시범/연구의 기능에 더하여 기본적으로 실천연구와 학습공동체로 인식되어야 한다. 이는 부설학교의 교육실천에 참여하는 과정에서 현장지식이 창출되며 이것이 적용가능성을 넓히면서 학습되어야 함을 의미한다. 이는 라브와 웬저(Lave and Wenger)46)의 상황학습(situated learning)과 유사한 개념이기도 하다.

    물론 부설학교는 전문학습자 공동체로서 다음과 같은 특성을 띄게 될 것이다(Newmann , etc., 1996).47) 예를 들어, 부설학교 구성원들은 전문학습자 공동체로서의 학교를 위하여 우선시되어야 할 것과 교사, 학부모, 학교행정가들의 역할 및 학생들의 학습력 등에 대하여 공감대를 이루기 위해 서로의 생각을 소통하여야 하며, 학교교육과정, 수업, 학생의 성취를 위해 교사 서로 간에 반성적인 대화가 활성화되어야 한다. 또한, 교사의 교직전문성과 학생의 성취를 위하여 구성원 간에 협력이 우선시되어야 하며, 이러한 노력의 결과들은 서로 간에 공유되고 확산되어야 한다.

    이러한 점들을 전제로 부설학교는 학교교육 실천연구의 장이자 교직전문가 학습공동체로 거듭남으로서 한국공교육 혁신의 지역 거점이자 중추역할을 담당할 수 있을 것이다. 이는 학교교육의 실천연구와 시범 그리고 사범(교육)대학의 연구지식과의 상호검증을 통한 의미있는 현장 지식의 생성과 확산이 부설학교의 중요한 일임을 의미한다. 또한 이러한 과정은 교사의 교직전문성이 그 자신에 의해 성장해나가는 과정이기도 할 것이다. 교사는 자기 자신과 학생 그리고 동료와 이론의 눈으로 자신을 성찰하고 학습하면서 스스로의 전문성을

    45) Kvale, S. (2002). The social construction of validity. In Norman K. Denzin, & Yvonna S Lincoln (Eds.). The qualitative inquiry reader(pp. 299-325). Sage.

    46) Lave, J., & Wenger, E. (1991). Situated learning: Legitimate peripheral participation. Cambridge university press.

    47) Newmann, F. M. (1996). Authentic achievement: Restructuring schools for intellectual quality. Jossey-Ba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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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장시켜나갈 것이다. 이것은 전문학습자 공동체가 지니는 의미의 하나이기도 하다.

    여기서 이러한 부설학교의 역할과 의미는 학교구성원들이 실천연구와 학습공동체로서의 학교에 대하여 “어떤 태도를 취하며 어떤 생각으로 접근하느냐48)”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이렇게 생각하면 학교문화의 호응49)은 실천연구/학습공동체로서의 부설학교의 성공에 절대적으로 중요할 것이다. 물론, 이러한 일 전체의 텍스트가 지니는 의미는 과거의 부설학교가 지녔던 전통과 더불어 현재의 실천연구-학습 공동체를 이루려는 사람들의 기대와 성향과 “편견50)”의 “과거와 현재의 융합51)”으로 부여되겠지만.

    3. 한국 교사리더십 및 상담센터(KTCLC)의 설치

    앞서 언급된 바와 같이, 한국 사회에서 부설학교는 민주적 담론에 입각한 교직전문성 함양을 시현할 수 있는 안성맞춤의 장이다. 부설 학교는 그 자체로 전통적으로 학교교육의 실천연구와 시범의 학습공동체적 특성을 지니고 있다. 또한 사범(교육)대학이나 교육대학의 연구자들과도 협력적 연구가 가능하며 예비교사의 교생실습을 통하여 대학의 연구지식과 학교현장의 실천적 현장지식이 동시에 상호작용할 수 있는 기회를 갖기도 한다. 또한 부설학교는 사범(교육)대학과 교육대학이 전국적으로 분포함에 따라 전국적 네트워크의 구축이 가능하며, 더불어 부설학교의 교사들이 지닌 교사의 일에 대한 열정과 진정성은 한국의 공교육 발전에 중요한 터전일 수 있다.

    만약 이러한 전국의 부설학교들을 중심으로 사범(교육)대학 및 교육대학과 교육실천과 학습공동체를 구성하고 이를 위기의 한국 공교육을 혁신하고 구할 수 있는 핵심 네트워크의 거점으로 삼는다면, 이는 어쩌면 학교교육의 붕괴를 벗어나게 할 수 있는 하나의 중요한 통로로 기능할 수 있을 것이다. 즉, 이는 한국의 공교육을 쇄신하는 새로운 주체의 등장을 의미할 수 있다.

    이러한 거점으로서의 역할을 보다 효과적으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전국의 사범(교육)대학과 교육대학 및 그 부설학교를 중심으로 “한국 교사리더십 및 상담센터(KTCLC; Korean Teaching Consulting and Leadership Center)”와 같은 학교교육의 참여적 실천연구와 확산 및 그 상담을 목표로 하는 핵심적인 거점 센터를 설치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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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십 및 상담 센터(KTCLC)>의 설치는 교직 전문성 신장의 가능화 조건을 형성하는 것인 동시에, 전국의 예비교사-교사-교수의 교육연구 및 실천을 위한 거점 학습 공동체를 구성하는 것으로 이해될 수 있다. 즉, 는 한국교육의 새로운 규준(規準)을 논의-확산하고 새로운 교수학습 패러다임을 구축하고 전파하며, 교육의 갈등과 위기 해결을 위한 협력적이고 지성적인 대화와 신중한 선택을 통하여 한국교육의 정당성과 실천력을 회복케 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이러한 과정은 이미 앞에서 누차 논의한 바와 같은 반성적 성찰의 과정일 것이며, 결과적으로 정의로운 교육에 유의하는 과정일 것이다. 이는 곧 가 한국 공교육 혁신의 핵으로서의 역할하게 됨을 의미한다.

    좀 더 구체적으로 의 역할을 생각해보면 다음과 같은 일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는 이미 구성된 부설학교와 사범대-교대와의 연계와 중재를 더욱 활성화하고, 각 부설학교로부터 생성된 수업 및 교육 프로그램의 혁신을 전국의 학교현장에 확산적으로 시범실시하며, 교육실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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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을 위한 부설학교 학습공동체 모형을 전국의 학교현장으로 확산시켜나가는 역할을 담당하게 될 것이다. 따라서 KTCLC는 전국의 교직 전문성 지식이 소통하고 배분되며 활용되는 촉매의 역할로 기능하게 될 것이며, 이는 한국 교실수업의 위기를 기회로 전환하는 계기를 마련해줄 수 있게 될 것이다.

    또한 장기적으로 “한국 교사리더십 및 상담 센터 (KTCLC)”는 전국의 사범(교육)대학 및 교육대학, 그리고 이에 부속된 부설학교에 대한 교직 전문성 발달의 상담기능을 수행하면서, 동시에 교직 전문성과 관련된 전문적 연구를 수행하기도 하며 실천연구물들을 모니터링하고, 더하여 실천연구를 위한 학교현장의 교육 자료를 축적하고 유통하며, 교직 전문성에 대한 상담과 시범(연수 등의 형태로)기능을 수행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구체적인 노력을 바탕으로 교사 리더십의 성장을 통해 한국사회 전체의 공교육의 정상화와 성장, 그리고 발전에 기여하게 될 것이다.

    V. 결언; 희망의 교육

    지금까지 우리는 오늘날 한국사회가 처해있는 위기의 일상화와 불확실성, 부정의와 불평등 그리고 그것이 초래한 고통의 시대라는 문제의식으로부터 출발하여, 교육문제 해결의 실마리로서 “교직전문성의 함양과 한국 공교육의 혁신” 방안에 대해 논의하여 왔다. 물론, 그 과정에서 사범(교육)대학 부설학교는 실천연구/학습공동체로서 교직전문성 성장을 통한 한국 공교육 혁신의 중추 거점의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었다. 이러한 과정은 또한 우리가 지향해야 할 교사상과 교사의 교직전문성 향상을 위한 성찰적 반성에 대한 논의와 같이하는 것이었다. 교사는 어떤 경우이든 학교교육의 핵심주체이자 최후의 버팀목이다.

    요약하여 사범(교육)대학과 부설학교의 협력과 학교교육을 위한 노력의 장을 “실천연구와 학습의 공동체”로 자리매김하고, 이를 통하여 구성원 스스로의 성찰을 통하여 교직전문성과 학교교육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구축하여 전국의 학교현장과 호흡을 같이하자는 것이 본 연구의 내용이다. 사실 한국교육의 위기 극복을 위한 어떠한 뚜렷한 해결책이나 그 구동축이 존재하지 않는 상황에서 이러한 노력은 일면 고통의 한국교육에 희망의 씨앗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학생 개개인의 잠재력과 가능성이 마음껏 발휘되면서도 정의로운 교육이 바탕을 이루는 미래 한국교육에 대한 희망을, 실천 연구자이자 학습자 리더이며 문화의 중재자인 선생님들에게서 품어본다. 아주 간절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