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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원교육학회·한국교육사상연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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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년 여름 학술대회 자료집

    디지털 사회와 스마트 교육

    •일시 : 2014년 8월 19일 (화) 10 : 00 ∼ 17 : 00

    •장소 : 동아대학교 부민캠퍼스 BC-0111(1층)

    •주최 : 한국교원교육학회 ·한국교육사상연구회

    한국교원교육학회·한국교육사상연구회

  • 모시는 말씀 ‘디지털 문화’가 일반화되어 있는 현대 사회입니다. 우리 한국교육이 지향하는‘스마트교육’은 과연 바람직한가요?그리고 앞으로 학교 현장에서는 어떻게 교육을 해나가야 할까요?

    디지털 시대, 스마트교육의 목적, 내용, 방법, 그리고 학교경영과 교사의 역할은 어떠해야 할까요? 이번 학술대회는 이러한 교육적 물음에 대하여 함께 고민하고 해답을 찾아보고자 합니다.

    아름다운 바다가 있는 남도 부산에서 열리는 이번 여름 학술대회는 특별히 국악의 향기와 조상의 얼을 음미할 수 있는 시간도 마련하였습니다. 많이 참석하셔서 유익하면서도 즐거운 학문적·인간적 교유(交遊)의 장을 만들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2014년 8월한국교원교육학회장 김성열

    한국교육사상연구회장 강기수

  • 2014년 여름 학술대회 일정표

    디지털 사회와 스마트 교육

    □ 일시 : 2014. 8. 19(화) 10 : 00 ~ 17 : 00 □ 장소 : 동아대학교 부민캠퍼스 BC-0111(1층) □ 주최 : 한국교원교육학회·한국교육사상연구회

    제1부 개회식(10:00 ~ 11:00)

    사회 : 이현민 (교육사상연구회

    총무이사)

    01. 개회사 : 김성열(한국교원교육학회장)․강기수(한국교육사상연구회장)02. 환영사 : 권오창(동아대학교 총장)

    03. 기조강연 : “Homo digitalis와 스마트 교육"

    -스마트 교육의 교육인간학적 전제와 논의점

    발표 : 정영근(상명대학교)

    제2부 학술발표(11:00 ~ 12:20)* 발표 30분, 토론 10분

    사회 : 김회용(부산대)

    01. 디지털 시대의 교육목적 -‘행복’을 중심으로

    발표 : 최관경(부산교대)

    토론 : 박병기(한국교원대학교)

    02. 디지털 교과서와 미래교육

    발표 : 이상수(부산대학교)

    토론 : 변태준(한국교육학술정보원)

    점심식사와 박물관 견학

    가야금 공연(12:20 ∼ 14:00) 공연 : 김은경(동국대학교)외 4명

    제3부 학술발표* 발표 30분, 토론 10분(14:00 ~ 16:00)

    사회: 김희규(신라대)

    01. 스마트교육시대의 교사의 역량

    발표 : 정영식(전주교육대학교)

    토론 : 정기섭(인하대학교)

    02. 반전학습(Flipped Classroom)의 교육적 의미와 수업설계에의 시

    사점 탐색

    발표 : 방진하(서울대학교) · 이지현(중앙대학교)

    토론: 이민경(대구대학교)

    03. 스마트교육시대의 학급경영

    발표 : 박남기(광주교육대학교) · 임수진(광주교육대학교)

    토론 : 최석민(대구교육대학교)

    휴 식(16:00 ∼ 16:20)

    종합토론

    (16:20 ∼ 17:00) 진행 : 강현석(경북대학교)

    폐 회(17:00 ∼ )

  • 目 次

    ■ 제1부 - 개회식01. 개회사: 김성열(한국교원교육학회장)․강기수(한국교육사상연구회장)02. 환영사: 권오창(동아대학교 총장)

    03. 기조강연: “Homo digitalis와 스마트 교육" - 스마트 교육의 교육인간학적 전제와 논의점

    -

    발표 : 정영근(상명대학교) ··································································································· 3

    ■ 제2부 - 학술발표01. 디지털 시대의 교육목적 -‘행복’을 중심으로

    발표 : 최관경(부산교육대학교) ··························································································· 21

    토론 : 박병기(한국교원대학교) ·························································································· 49

    02. 디지털 교과서와 미래교육

    발표 : 이상수(부산대학교) ·································································································· 53

    토론 : 변태준(한국교육학술정보원) ·················································································· 73

    ■ 제3부 - 학술발표01. 스마트교육시대의 교사의 역량

    발표 : 정영식(전주교육대학교) ··························································································· 79

    토론 : 정기섭(인하대학교) ································································································· 97

    02. 반전학습(Flipped Classroom)의 교육적 의미와 수업설계에의 시사점 탐색

    발표 : 방진하(서울대학교)ㆍ이지현(중앙대학교) ······························································ 101

    토론 : 이민경(대구대학교) ······························································································· 115

    03. 스마트교육시대의 학급경영

    발표 : 박남기(광주교육대학교)ㆍ임수진(광주교육대학교) ················································ 117

    토론 : 최석민(대구교육대학교) ························································································ 131

  • 개 회 식제1부

    01. 개 회 사 : 김성열(한국교원교육학회장) ․ 강기수(한국교육사상연구회장)

    02. 환 영 사 : 권오창(동아대 총장)

    03. 기조강연 :“Homo digitalis와 스마트 교육" - 스마트 교육의 교육인간학적 전제와 논의점 -

    발표 : 정영근(상명대학교)

  • - 2 -

    Homo digitalis와 스마트교육

    - 스마트 교육의 교육인간학적 전제와 논의점 -

    정 영 근

    (상명대학교)

    1. 디지털시대의 스마트한 기술문명

    디지털 멀티미디어 기술 혁신에 의해 새롭게 형성된 사회·문화적 생활양식은 이제 단순히

    기술 활용기능을 넘어 우리의 사고방식은 물론 존재 자체까지 새롭게 규정하고 있다. 멀티

    미디어 영상은 인간의 시각적 욕구를 충족시킬 뿐만 아니라 여타의 감각기관들을 동원해 공

    감적 교류를 가능케 하는 효율적 의사소통 매체로 평가되는데, 디지털 정보기술의 혁신과

    매체기술의 괄목할만한 발전에 의해 지식 기반의 정보사회가 다양한 뉴미디어를 통한 크고

    작은 변화를 다방면에서 경험하고 있다. 디지털기술의 발전은 정보기술 분야를 국가산업의

    핵심으로 부상시켰으며 전 세계를 연결하는 네트워크화를 통해 사회 전반에서 직업생활은

    물론 여가활동마저 변화시킨다.

    이러한 현실은 교육에도 영향을 주어 디지털 뉴미디어를 이해하고 다룰 수 있는 능력이 중

    요시되어 각국은 뉴미디어 기술이나 콘텐츠를 활용한 수업방식과 수업환경 구축에 특별한

    관심을 보인다. 그 이유는 디지털 뉴미디어가 정보축적이나 교환 및 이용을 신속하고 대규

    모로 처리할 수 있다는 점에 있다. 또한 디지털 영상이미지는 사용자가 모니터 안의 상황으

    로 몰입하게 함으로써 문자언어 학습상황에 비해 자발적 참여를 유도하기 쉽다는 점 역시

    교육당국의 관심사항이다. 더 나아가 디지털 뉴미디어의 양방향성 의사소통 기능은 수용자

    의 능동적 반응은 물론 송신자와 수신자 사이의 상호작용을 촉진시킨다는 장점을 앞세워 학

    교나 사회교육 상황에서 학습효과를 극대화 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를 갖게 한다. 그에 따

    라 디지털 멀티미디어의 교육적 활용이 급속히 증대하고 있으며 기존의 교육을 근본적으로

    혁신할 수단으로 부상하기에 이르렀다.

    스마트교육 담론 이전에도 네이스빗(J. Naisbitt), 네그로폰테(N. Negroponte) 같은 미래학

    자나 보이드(D. Boyd), 탭스콧(D. Tapscott), 젠킨스(H. Jenkins)처럼 디지털기술 신뢰 학

    자들의 열렬한 디지털기술 예찬담론을 통해 기술 기반의 교육혁명에 대한 논의가 교육학에

    서도 전개되었다. 이 과정에서 디지털 뉴미디어의 교육적 효과가 몇 가지 점에서 제시되었

    는바 첫째, 디지털 미디어의 상호작용은 송신자가 수신자에게 전달하는 일방적 연결이 아니

    라 동등하고 수평적인 양방향성 교류로서 네트워크로 연결된 가상공동체를 통해 사회적 관

    계의 재구성이 가능해진다는 것이다. 둘째, 의사소통과정에서 그 중심이 생산자가 아닌 소

    비자로 이전되어 수용자의 여건과 취향에 맞춰진 내용이 구성된다. 셋째, 디지털 미디어의

    수용자는 언제 어디서든 자신이 원하는 편리한 시간에 원하는 내용을 얻을 수 있어 정보접

    근이 용이할 뿐만 아니라 수용자의 비동시성(asynchronism)을 구현하게 된다는 점이 핵심

    내용이었다. 이밖에도 콘텐츠제작에 직접 개입하고 참여할 수 있고, 전 지구적 가상공동체

  • - 3 -

    를 형성하여 지구인들 간의 열린 의사소통은 물론 글로벌 문화 창조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

    란 점 등도 강조되었다.

    지금은 디지털 모바일기기가 더욱 소형화·고도기능화 되어 인터넷이 고정된 장소에서 주머

    니 속으로 들어와 기술혁신에 민감한 청소년들은 언제고 온라인에 연결되어 지낼 수 있는

    상황이 되었다(Subrahmanyam & Šmahel, 2014: 18).1) 학교교육은 1990년대 중반 데스크

    톱 PC를 사용하여 컴퓨터보조수업(CAI)을 하던 것이 2000년대 초·중반 인터넷 PC를 이용

    한 이-러닝 그리고 노트북이나 PDA를 이용하는 모바일-러닝을 거쳐 스마트기기를 사용하

    는 스마트러닝 시대에 진입하였다. 작금 디지털시대의 인간(homo digitalis)은 컴퓨터와 네

    트워크를 잘 다룰 줄 알며 하루의 적잖은 시간을 연락, 상품구매, 개인의 일상정리 등에 소

    비하면서 가상의 공간을 넘나든다.2) 스마트기기의 발달과 확산은 이러한 생활을 더욱 심화

    시키며 학교는 물론 사회 전역에서 교육의 조건과 방법을 ‘스마트하게’ 변화시키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시대상황과 생활의 이면에서 게임중독, 개인정보 절취 및 악용, 스마트 첨단

    기술을 활용한 각종 범죄가 발생하여 사회·문화적 문제로 부상하는 것도 사실이다. 학교교

    육의 디지털화 역시 매체활용의 기술측면에서 신속·간편함과 효용성을 제공하지만, 교육시

    스템 자체가 기술개발시장에 점점 더 의존하고 교사와 학생 사이의 전인적 상호작용을 제한

    되는 문제점을 보인다.3) 그러므로 디지털 기술문명 자체를 회피할 수 없는 현 상황에서 교

    육학은 학생들이 실제 생활세계와 디지털기술 환경을 오가며 균형 잡힌 인간으로 성장하도

    록 할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 이 글에서는 디지털기술 기반 교육환경의 속성과 교육적 한계

    를 교육인간학적 관점에서 고찰하려 한다.

    2. 한국과 스마트교육

    스마트기술의 발전에 따라 과거의 표준화된 획일적 교육방식을 학습자 중심의 맞춤형 교육으

    로 전환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판단 하에 세계 몇몇 국가들이 미래학교 계획을 추진해왔다.

    한국 또한 2007년 디지털교과서 상용화를 기점으로 스마트교육 구상을 정책화하기에 이르렀

    다. 2011년 6월 “스마트교육 추진전략”에서 ‘디지털교과서 개발 및 적용’, ‘온라인 수업·평가

    활성화’, ‘교육콘텐츠 공공목적 이용환경 조성’, ‘교원 스마트교육 실천역량 강화’, ‘클라우드

    교육서비스 기반조성’을 통한 교실교육 혁신이란 비전이 제시되었다(전략위 & 교과부,

    2011). 같은 해 11월에는 “스마트교육 추진전략 실행계획”을 통해 스마트교육을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성과지표를 관리하겠다는 실행의지가 천명되었는데, 앞에 언급된 다섯 가지 핵심과

    제를 추진하기 위한 모델학교 운영계획 등과 같은 세부 추진과제들이 명시되고 있다(교육과

    학기술부, 2011).

    한국에서 논의되는 스마트교육의 “스마트”는 ‘똑똑한’이나 ‘영리한’이란 의미를 지닌 영어

    단어 “smart”를 연상케 하려는 정책용어로 보인다.4) 이는 ‘스마트 기기와 학습 콘텐츠를 방

    1) 2007년 초 최초의 스마트폰인 아이폰(iPhone)이 출현한 이래 불과 7년 만에 전 세계 60억이 넘는 휴대전화

    가입자(Schmidt & Cohen, 2014: 11) 중 대부분이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을 것이며 스마트 기기가 없는 일

    상을 상상하기 어렵게 되었다.

    2) 스마트 기기를 능숙하게 활용함으로써 자신의 삶을 새롭게 구성해가는 homo digitalis는 다른 한편으로 인터

    넷/전자통신상품을 비롯하여 스마트 환경을 기반으로 하는 다양한 소비활동을 하는(consumo digitalis) 인간

    으로 파악될 수 있다.

    3) 더 나아가 학생들에게 자기 주도적 학습을 촉진시키기 위한 수단인 디지털 디바이스 활용이 단순한 학습도구

    가 아닌 다양한 디지털 상품과 오락을 소비시키는 통로가 되기도 함으로써 장·단점 모두를 보여준다.

  • - 4 -

    법적으로 활용하는 교육’이라는 일상적 의미가 아니라, 미래의 교실수업이 지향해야 할 가

    치를 나타내는 다섯 영어단어의 첫 알파벳글자를 연결한 인위적 합성물로 아직 개념적으로

    불명료한 의미표현이라 할 수 있다. 그럼에도 스마트교육은 앞서간 g-러닝(game based

    learning), m-러닝(mobile learning), u-러닝(ubiquitous learning) 등에 비해 국가·산업적

    관심이 클 뿐만 아니라 교육정책·행정가들로부터 주목을 받고 있다. 그 이유는 아마도 산업

    기술이 주도하는 스마트교육이 학습자들의 욕구를 더 잘 충족시켜 학습효과가 극대화될 수

    있을 것이란 기대 때문일 것이다(임희석, 2012: 15).

    한국의 교육과학기술부가 제시한 ‘SMART’교육의 개념구성을 살펴보면5) 첫째, 자기 주도적

    학습(Self-Directed)으로 학생이 온라인 진단·처방 등을 통해 학습의 수준과 양을 조절하고

    이에 필요한 콘텐츠를 선택하여 스스로 공부하는 주체가 된다. 둘째, 체험 및 문제해결 중

    심의 흥미를 유발하는(Motivated) 교육이며, 셋째, 표준화된 학교교육이 아닌 수준과 적성

    에 맞춰진(Adaptive) 개별화학습 지향의 교육이다. 넷째, 클라우드 컴퓨팅 기반의 교육서비

    스를 통해 공공기관, 민간기업 및 개인이 개발한 풍부한 콘텐츠(Resouce Enriched)를 교육

    에 자유롭게 활용하고 소셜 네트워킹을 통해 협력학습을 확대한다. 다섯째, 정보기술 활용

    (Technology Embeded)을 통해 언제 어디서나 원하는 학습 및 수용자의 학습 선택권을 보

    장하는 교육환경을 구축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개념구성에 근거하는 스마트교육은 궁극적으

    로는 한국을 인재대국으로 이끌게 될 ‘영리한’ 교육 발의(smart education initiative)(Chun,

    2013)라고 평가되고 있다.

    이와 같이 스마트한 교육에서 한국의 학생들은 디지털 교과서를 통해 책가방이 없는 학교생

    활은 물론이거니와 배울 내용을 학교수업 전에 미리 집에서 공부한 뒤 학교에서는 복습을

    하는(flipped learning) ‘거꾸로 교실’을 경험하게 된다. 또 디지털교과서를 활용한 맞춤형

    학습이 가능하고 온라인 수업을 통해 학교 밖의 공간에서 다양한 학습활동을 하게 될 것이

    다. 교사들의 경우 지식전달자에서 벗어나 학습조력자의 역할과 스마트기기를 통한 양질의

    풍부한 교육정보를 활용하는 수업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김영애, 2011: 27 이하). 정부나

    연구기관들 역시 스마트기기를 통해 획득되는 빅데이터가 정책의 수립·조정이나 학술연구

    및 산업발전에 기여할 것이란 점에서 관심을 보인다. 현재 스마트교육 계획안에 따라 디지

    털교과서가 개발되는 중이고 세종시 전역과 각 시도에서 스마트스쿨이 시범적으로 구축되었

    다.

    그러나 스마트교육의 교육학적 타당성이나 적합성에 대한 본질적 논의는 아직까지 없었으

    며, 첨단기술을 활용하는 기능적 역량개발의 효율성에 대한 막연한 기대감이 과장되어 제

    시·홍보되는 것은 아닌지 의문이다. 교육 본질의 원리보다는 기술 활용법칙에 의존하기

    때문에 기업의 논리와 정치적 판단이 우선시된다는 점도 염려스럽다. 그래서 디지털교과서

    4) 해외에서 사용되는 “스마트 러닝(smart learning)”이란 단어 또한 아직 공식화되지 않은 신조어로 교육학에서

    공인되고 있지 않다. 모바일 기기를 기반으로 하는 m-러닝이나 언제 어디서든 학습할 수 있다는 u-러닝과 다

    소 차이가 있는 개념으로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 같은 스마트 기기를 기반으로 교육 콘텐트를 활용한다는 것

    이 가장 쉽고 일반적인 해석일 것이다.

    5)

  • - 5 -

    개발에서도 일선 교육현장의 충분한 논의를 통한 변화의 유도가 아니라, ‘교육의 미래’를 표

    방하면서도 IT 기술과 거대기업의 논리를 추종하는 사업으로 나아갈 경우 기술만능주의의

    완벽한 실패작으로 끝날 수도 있다는 비판(http://www.movdic.com/?p=616)이 나온다. 따

    라서 정부가 홍보하는 디지털기술 기반의 스마트교육이 과연 교실수업을 개혁하고, 공교육

    의 경쟁력과 만족도를 높이며, 궁극적으로는 사교육에 의존해야 하는 입시위주의 교육행태

    를 개선할 것인지는 더 지켜봐야 할 것이다.

    3. 스마트교육의 기술적 속성과 인간

    한국에서 스마트교육에 대한 언급은 거의 대부분 디지털기술 활용에 따른 교육의 효율성 확

    대를 기대하는 것으로(김영애, 2011; 임희석, 2012; Chun, 2013) 이에 대한 비판적 고찰이

    나 취약점을 포괄적 관점에서 교육학적으로 분석한 글은 찾아보기 어렵다. 디지털기기가 성

    장하는 아이들에게 뇌와 정서·행동발달에 주는 부정적 영향이나 디지털기기 중독에 대한 임

    상적 경험에서 나오는 보고가 있을 뿐이다(신의진, 2013). 인터넷이나 여타의 매체를 통해

    개별적으로 스마트교육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는 사람들은 거의 대부분이 현직 교사들로 시

    각미디어 중심의 교육을 통해 사고의 폭과 깊이가 엷어지거나 직접적 대면관계 부족에서 발

    생할 학생의 인성형성 및 사회적 문제를 거론하고 있다. 이는 아마도 대부분의 교육학자들

    이 스마트교육을 거스를 수 없는 대세로 인정하고 있거나, 또는 스마트기술 및 교육의 문제

    는 (교육)공학 전공자의 사안으로 규정하여 별다른 관심을 지니지 않았기 때문일 수 있다.

    그러나 교육학자들과는 달리 문화이론가나 철학영역의 전문가들은 디지털시대로의 전환에

    대해 폭넓고 균형 잡힌 시각에서 논의를 전개해왔다(김열규, 2002; 김용석, 2002; 이어령,

    2006; 한병철, 2012).

    스마트교육이 앞서간 디지털 미디어교육을 훨씬 능가하는 대단한 것처럼 제시되고 있지만

    실상은 둘 사이에서 본질적 차이를 발견하기가 어렵다. 스마트교육의 특징으로 언급되는 자

    기주도 참여학습, 협력학습, 개인학습, 유비쿼터스학습, 상호작용적 학습, 게임학습, 가상세

    계에서의 상황학습, 비형식적 학습(임희석, 2012: 20-39) 등은 모두 우리가 인터넷/디지털

    기반 교육에서 익히 듣고 경험했던 내용이다. 굳이 특별한 점을 찾는다면 막대한 비용이 드

    는 디지털 교과서와 이를 운용하기 위한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 같은 신기술의 활용이 그

    럴 것인데 이 역시 이미 오래 전부터 예견된 기술적 진보에 불과하다. 스마트교육에서 주장

    되는 교육적 효과 또한 예나 다름없이 교육의 시·공간적 확장, 교육콘텐츠 확대, 다양한 교

    수-학습방법과 더불어 그 과학적 근거가 무엇인지 밝히지 않은 채 주장되는 ‘비판적 사고능

    력’이나 ‘창의성’과 ‘혁신성’ 계발 등이다(김영애, 2011: 4-5). 따라서 기술적 활용 가능성에

    초점이 맞춰진 이러한 주장의 타당성이 검토될 필요가 있다.

    독일의 교육학자 Rittelmeyer는 오늘날의 디지털 영상문화가 상업적 속성의 문화산업임을

    직시하면서 기술만능주의에 의존하여 무비판적으로 문화산업에 접근하는 교육계에 문제를

    제기한다. 그는 다양한 분야와 영역에서 연구된 결과에 참고하여 디지털기술 영상기기들이

    성장기 아이들의 뇌 구조를 변형시킨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영상기기를 통해 제공되는

    수많은 정보들이 비록 시각적 인지능력을 높이기는 하지만 분석적 언어 사용능력을 파괴함

    으로써 사고력과 창의력을 저하시킨다는 것이다(Rittelmeyer, 2010: 28, 79). 그보다 심각

    한 문제점은 어린이들이 신속히 변화하는 영상미디어 이미지만 따라가다 보면 상상력이 마

    비되고 수동적으로 된다는 것이다. 미국 스탠포드대학교 임상신경의학과 Wilson교수가 인간

  • - 6 -

    의 정신능력이나 인식능력이 폭넓은 육체활동을 바탕으로 한다는 연구결과를 인용하면서

    (Ibid.: 195) 그는 영상미디어에 의존하려는 기술만능주의 교육관을 비판한다. 오늘날 디지

    털 영상매체는 어린이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기존의 놀이활동과 경쟁하면서 신속한 이미지를

    통해 수용자를 압도하여 아동기를 상업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시각적 자극을 통해 우리의 관심을 사로잡는 인터넷 역시 궁극적으로는 정신을 산만하게 한

    다. 멀티태스킹을 가능케 하는 인터넷이 의식적 사고는 물론 무의식적 사고 모두에 “합선을

    일으켜 창의적 사고를 방해한다.”(Carr, 2011: 179)는 것이다. 우리가 인터넷에서 웹서핑을

    하거나 문서를 읽을 때 책을 읽을 때보다 집중하기 어려운데, 그 이유는 온라인상의 수많은

    순간적 감각자극들을 처리해가며 동시에 링크된 내용들까지 고려하는 과정에서 뇌의 전두엽

    피질의 실행기능이 작동되어 혹사된 뇌를 문서나 다른 정보로부터 분리시키기 때문이다.6)

    이러한 사실은 스마트교육이 디지털화된 풍부한 자료를 활용하여 개개인의 수준과 적성에

    맞는 학습을 가능케 한다는 전망이 지나치게 기술적 속성 위주로 해석되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한다. 정신건강의학자 Small 등의 연구에 의하면 온라인 서핑이나 규칙적인 디지털 기

    기 사용은 “부정적 두뇌(negative brain)나 집중력 장애 및 중독증상 같은 행동상의 영

    향”(Small et. al., 2009: 125)을 가져올 수 있다. 증폭되는 시각적 자료에 인간의 뇌가 반

    응하며 어느 정도 적응하겠지만 그로 인한 부작용은 교육학의 관점에서 무시할 수 있는 수

    준이 아니다.

    디지털시대로 들어서면서 디지털화된 텍스트의 하이퍼링크 기능에 주목하면서 학생에게 다

    양한 관점은 물론 비판적 사고능력을 향상시킬 것이라고 주장되었다.7) 더 나아가 포스트모

    더니즘의 이론적 맥락과 연계하여 하이퍼텍스트의 유동성과 비선형성이 저자의 일방적 권력

    을 독자들에게 이동시켜 문화의 민주화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되었다. 그러나 현재의 스

    마트교육에 이르기까지 이러한 디지털 기능들이 과연 어린이들의 인지·비판능력을 어떻게

    얼마나 향상시키는지에 대한 명확한 근거가 제시되지 않는다. 그래서 이 글의 각주 6)에서

    언급되는 것처럼 디지털 영상이나 텍스트의 하이퍼링크 및 멀티태스킹이 인지부하를 유발해

    주의력이 산만해져 피상적 학습이 조장될 가능성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런 점을 감안

    할 때 스마트교육이 만능인 양 또는 새로운 교육은 스마트기술에 전적으로 의지해야 할 것

    처럼 주장하는 관점은 좀 더 신중해져야 하고 비판적으로 검토를 거쳐야 할 필요가 있다.8)

    6) 스마트기기로부터 쏟아지는 다양한 영상정보는 인간의 정보기억이나 내용이해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사용자

    가 처음에는 집중을 하겠지만 어느 순간 인지부하(cognitve load)가 걸리게 되면 이 정보들을 제대로 수용할

    수 없을뿐더러 이미 장기기억에 저장된 기존의 정보와 연결하여 해석을 할 수 없게 된다. 이는 주의력결핍증

    (ADD)의 상태로 배우는 내용이 피상적 수준의 이해에 머물 수밖에 없다(Carr, 2011: 187).

    7) 하이퍼텍스트에서는 예상을 뛰어넘는 연결과 비약을 통해 드러나는 텍스트 서로 간이나 텍스트와 동영상자료

    사이의 연계성이 우리의 고루한 인식구조에 신선한 충격을 줄 뿐만 아니라 지적 도약을 가능케 한다는 것이

    다. 디지털화된 텍스트에서 우리는 “내용의 상호 연관성을 진지하게 따져 묻는 선형 논리의 틀을 벗어나 열려

    진 인과 관련의 세계에서 물상화하지 않고 일상에 매몰되지 않은 새로운 지각 체험과 인식의 지평을 모색할

    가능성”(백욱인, 1999: 83)을 지니게 된다는 것이다.

    8) 한국의 스마트교육이 ‘영리하고 기발한’ 21세기형 교육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디지털기술과 스마트기기

    의 활용기능에 의존해 도출된 ‘자기 주도성, 흥미, 수준과 적성, 풍부한 자료’ 같은 가치개념에 일방적으로 맞

    춰가는 학교교육을 설계할 것이 아니라, 그러한 기술과 환경의 개발·사용자인 주체로서의 인간의 위치와 역할

    에 대한 교육학적 고찰이 동반되어야 한다. 인간의 교육이란 기술적 외부환경에 의해 그 본질이 변화되거나

    초월될 수 있는 어떤 것이 아니다. 이미 한국은 제도·기능적 교육개혁의 실패를 반복적으로 경험해왔으며, 이

    문제가 역사적으로 이어진 교육문화와 연결된 교육구조 전체에 대한 성찰을 요구한다는 점을 직시해야 한다.

    그러므로 디지털기술에 의한 사회 및 교육의 변화 필연성을 충분히 인지하고 수긍하지만, 교육혁신 정책의 핵

    심이 정보통신기술 환경구축 및 교육수단과 방법의 디지털화에 집중될 뿐 인간, 문화, 윤리적 가치의 문제를

    등한시하는 점은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IT 강국의 위상이 인터넷 보급률로 결정될 수 없듯이 스마트교육의

  • - 7 -

    디지털 기술혁명과 더불어 문화와 교육이 새롭게 자리매김 해야 하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

    지만, 그렇다고 해서 새로운 기술에만 의존해 이전의 교육방식을 포기해야 할 것처럼 과장

    할 일도 아니라는 말이다.

    디지털 이미지 환경 속에 노출되어 있으며 그 기술을 활용하는 교육과 문화소비를 피할 수

    없는 어린이와 청소년들은 디지털 원주민답게 시대적 특성과 경향성을 수용하며 성장해야

    한다. 시대의 기술적 환경특성에 따라 그들의 두뇌는 이미지 인지에 적합하게 발달하고 이

    미지 세계에 친숙한 자아를 형성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교육학은 이러한 변화를 면밀히 주

    시하며 그것이 앞으로 가져올 장점뿐만 아니라 단점과 부정적 효과에 대해 검토해야 한다.

    인간의 교육에 활용되는 매체는 기술조건의 변화와 발전에 따라 다양화될 수 있지만 어떤

    특정 매체가 모든 것을 다 해낼 수 있을 것이란 확신은 무모할 수 있다. 다양한 연구결과에

    의하면 디지털 매체는 깊이 있는 “시각지능(impressive visual intelligence)”을 강화시킬

    수 있겠지만 “내면적 지식(mindful knowledge), 귀납적 분석, 비판적 사고, 상상력과 성찰

    능력 습득”(Greenfield, 2009: 71)의 상실이라는 대가를 요구한다. 그러한 이유에서 비판적

    사고능력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하이퍼텍스트 보다는 “견고한 매체(hard medium)”로 간주

    되어 많은 지적 노력을 요구하는 아날로그 텍스트를 읽는 것이 관건이다(Ibid.).9)

    4. 스마트교육의 교육인간학적 접근

    디지털시대 이미지 중심 문화의 특성은 흔히 ‘그림과 영상의 홍수’라는 비유를 통해 표현되

    고 있다. 오늘날 이미지는 인간 삶을 구성하는 한 영역일 뿐만 아니라 우리의 사회적 상호

    작용과 의사소통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인간에게 이미지(그림)는 결코 새로운 것이 아니

    다. 인류의 기나긴 문명사는 그림으로부터 출발했으며, 말과 문자가 세계를 표현하고 규정

    할 것이란 생각은 극히 최근에 나타났다(Flusser, 2004). 인간과 이미지의 관계가 언어나

    문자 못지않게 본질적이기 때문에 실재에 대한 표상을 재현하고 현실을 구성하는 이미지는

    교육과 배움의 과정에도 영향을 준다. 스마트교육에서 이미지성 하이퍼텍스트와 풍부한 영

    상자료들이 디지털 네트워크를 통해 미래지향의 교육혁신을 담보할 것으로 설계되는 데에도

    이와 같은 새로운 이미지 이해가 자리한다. 문자 중심 아날로그 텍스트의 선형적 사고를 넘

    어서는 디지털 매체기술의 스마트교육이 네트워크에 의해 연결된 하이퍼텍스트와 이미지 콘

    텐츠 활용을 통해 전통적 학교체제를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는 것이다.

    이러한 관점과 전망의 디지털 영상이미지의 역할과 의미는 그러나 교육학의 시점에서 다시

    논의되고 검토될 필요가 있다. 실제로 우리는 태생적으로나 또는 사고에 의해 시력을 상실

    하지 않는 한 항상 무엇인가를 보고 있지만 이를 특별히 의식하지 않는다. 그래서 이미지

    지각에 대한 인간학적 근거나 시각성의 본질에 대한 사유에 오랫동안 소홀하였다. 그렇지만

    디지털기술의 발달에 따라 이미지에 대한 이해도 급속히 바뀌어왔다. 미국의 철학자

    Rorty(1998)에 의해 1967년 천명된 ‘언어적 전환’(linguistic turn)은 불과 25년 뒤

    성공도는 디지털교과서 개발이나 클라우드 컴퓨팅 기반의 교육서비스 비율로 결정되지 않을 것이다. 그러므로

    스마트교육의 정책기관이나 스마트교육 이론가들이 기술적 장점만 앞세우며 그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다양

    한 문제들을 간과하는 점은 지적되어 마땅하다.

    9) “디지털 원주민이든 아니면 디지털 이주민이든 우리 모두가 새로운 기술을 잘 터득하여 그 효용성을 활용해야

    할 것이지만, 그와 동시에 남들과 더불어 소통하며 사는 능력(people skills)과 인간애(humanity)를 보존해야

    할 필요가 있다.”(Small & Vorgan, 2008: 49)는 말이 정신건강의학에서 언급되는 것은 교육학에 의미하는

    바가 있다.

  • - 8 -

    Mitchell(1992)의 ‘The Pictorial Turn’(그림적 전환)에 의해 대체되었고, 독일의 미술사학

    자 Boehm(1994)은 ‘도상적 전환’(iconic turn)이 ‘언어적 전환’의 필연적 다음 단계라고 이

    해하게 되었다. 이미지는 현실을 그대로 반영하는 중립적 매체가 아니라 언어처럼 해독하고

    해석되어야 할 문화적 기호로 파악되었다. 이처럼 이미지에 대한 관심이 새롭게 생겨날 수

    있었던 데에는 상업적 활용이 편리할 뿐만 아니라 이미지를 임의적으로 복사·조작하기 쉬운

    디지털 뉴미디어의 기술적 도움도 컸다.

    디지털 멀티미디어 사용의 확산에 따라 다양한 이미지는 이제 의사소통을 위한 특별한 형식

    이라기보다 일상을 구성하는 한 부분처럼 여겨진다. 대중매체인 인터넷을 통해 디지털 이미지

    와 영상정보는 물론 광고와 오락이 매개됨으로써 사람들은 이미지의 홍수를 피해갈 수 없는

    상황이다. 이러한 변화에서 교육정책당국은 이미지가 인간의 인식 및 존재 전반에 미치는 영

    향을 고민하기보다 그것의 기술·실용적 속성과 효과에 관심을 보이며 기술 활용의 측면에서

    새로운 교육시스템 구축에만 몰두한다는 인상을 준다. 따라서 교육학은 우리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무수한 이미지가 과연 인간의 인식과 삶에 어떠한 기능을 하며, 디지털 이미지를 활용하

    는 교육이 과연 전통적 학교교육의 한계를 뛰어넘는 인간교육을 할 수 있을 것이며, 과연 시

    대가 필요로 하는 지식과 기능을 지닌 인재를 양성해낼 수 있을 것인가 하는 문제를 제기할

    필요가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인간의 의식이 이미지를 매개로 기능하며 인간 각자의 처한 상

    태를 이해하게 해주는 매체가 바로 이미지라는 논의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10)

    미술사학자 Belting은 이미지-인간학(Bild-Anthropologie)에서 언어 중심적으로 파악되는 사유의 틀에서 인간의 의식이 지나치게 합리적으로 이해되어왔음을 비판하면서 이미지를 인

    간학적 관점에서 주시한다. 이미지는 지각의 산물 이상의 그 무엇으로 “개인 또는 집단적

    상징화의 결과”(Belting, 2001: 11)이며 인간의 자기이해를 각인·표현해낸다. 이미지는 내용

    과 매체(Medium)가 통합된 것으로 인간의 ‘신체-정신’이라는 이중적 본성을 반영하는 현상

    의 포괄적 명칭이다. 비록 시대적 제약을 받기는 하겠지만 이미지 속에는 수천 년 동안의

    보편적 핵심주제들이 회기하고 있으며, 그것은 변함없는 인간학적 내용들을 드러내는 것이

    다. Belting은 현실을 가상적으로 대체하기 위한 매체로서, 즉 가혹한 현실세계로부터 벗어

    난 그 어떤 것으로서 이미지를 파악하려는 관점에 반대하면서 우리가 이미지에서 읽어내야

    할 것은 오히려 인간 자신의 세계 연관성이라고 강조한다(Ibid.: 19).11)

    이미지들은 매체를 통해 경험하고 지각하는 인간에게 자신의 자리(Ort)를 돌려준다. 인간학

    적 관점에서 인간은 자신이 만든 이미지의 주인이라기보다 자신의 육체를 차지하고 있는 이

    미지들의 자리임이 드러난다. “이미지를 지배하기 위해 끊임없이 시도할지라도 인간은 자기

    스스로 생산한 이미지에 내맡겨져 있다.”(Ibid.: 12). 이로써 Belting은 인간의 육체가 이미

    지를 지각하고 표상하는 데 핵심적 연결점이자 준거로 파악한다. 육체는 이미지화되는 대상

    일 뿐만 아니라, 우리가 피부에 문신을 새겼을 때처럼, 이미지를 담아 보전하는 곳이다. 이

    제 육체는 세상을 시각적으로 지각하는 것과 비유적으로 표출되는 영혼 사이를 “접합하는

    지점”(Schnittstelle)으로 간주되고 있다(Frank/Lange, 2010: 14). 이런 점에서 그는 이미지

    를 개념적으로 ‘미학적 이미지’와 ‘기술적 이미지’로 분리해서는 안 된다고 보았다. 왜냐하면

    10) 이 단원의 이하 내용 대부분은 정영근(2010)의 글 179-183쪽을 함축적으로 요약하여 제시한 것이다.

    11) “이미지는 지각의 산물 이상의 것이다. 이미지는 개별적이거나 집단적인 상징화의 결과로 생겨난다. 우리의

    시선에 들어오거나 내면의 눈앞에 나타나는 것들은 이러한 상징화를 통해 이미지로 정제되거나 또는 이미지

    로 바뀌게 된다. 그러므로 우리가 이미지 개념을 진지하게 받아들인다면, 그것은 오로지 인간학적 개념(ein

    anthropologischer Begriff)일 수밖에 없다. 우리는 이미지와 더불어 살고 이미지 안에서 세상을 이해한

    다.”(Belting, 2001: 11)

  • - 9 -

    이미지의 장소는 예나 지금이나 인간의 신체이기 때문이다.

    매체이론들은 이제까지 사진이나 영화 같은 특정 매체 자체에만 관심을 지녔기 때문에 이미

    지의 신체 연관성을, 즉 이미지-매체-신체가 서로 연결되어 있음을 고려하지 못했다. 그보

    다는 “기술 장치를 통한 이미지들이 인위·예술적인 것과 공상(Imagination) 사이의 관계에

    서 공상이 유리하도록 하였으며 보는 사람 내심(정신)의 이미지에 경계를 모호하게 함으로

    써 이미지 경험을 변화시켰다.”(Belting, 2001: 62).12) 최신의 디지털 뉴미디어 이미지는

    매체 및 인간 신체의 연결을 모호하게 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소위 말하는 “이미

    지의 위기”가 언급되며 이는 다름 아닌 신체의 위기이다. “우리는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이

    미지들의 포로가 되고 말았다. 그 결과 우리는 이미지 매체의 기술발전에 의해 가속화되는

    이미지의 위기와 신체의 위기를 혼동하게 되는바, 이미지에서 신체를 더 이상 찾아낼 수 없

    거나 또는 더 이상 찾아내려 하지 않는다. 그리고 이로부터 인간의 위기를 추론”(Ibid.:

    109)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13)

    우리가 자신의 모습이 담긴 사진을 보는 것은 외양적 유사함을 지각하는 수준을 훨씬 넘어

    서는 행위이다. 유사성 제시를 넘어 작용한다는 점에서 사진 이미지의 재현은 이미 보는 이

    의 해석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이미지나 영상은 언제나 그것을 보는 사람이 그 이미지

    와 연결하는 경험의 맥락 안에서 존재한다. 우리가 이미지나 영상을 만드는 데에는 의미부

    여 행위뿐만 아니라, 우리 자신의 정체성을 부여하는 행위도 포함된다. 우리가 어떤 대상을

    그 무엇으로 본다는 것은 관계를 형성하는 행위이며 이를 통해 우리는 자기 자신을 경험하

    게 되는데(Sinapius, 2008: 21 f.), 바로 이점에서 이미지의 인간학은 교육인간학과 연결된

    다. 따라서 우리는 Belting의 인간 신체 또는 자기 자신과 이미지의 관계에 대한 논의가 디

    지털시대의 교육구상에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오늘날 영상을 저장하고 발송하는 다양한 장치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생동적 의미에서 이미

    지를 수용하고 해석하게 되는 곳은 오로지 인간 자신뿐이다. “미디어 기기나 미술관 전시실

    의 벽에서 우리의 시선을 기다리고 있는 이미지들과 달리 우리 자신의 이미지는 인격적인

    의미를 우리에게 준다.”(Belting, 2001: 57). 외부세계의 이미지들이 우리에게 교육적 기회

    를 제공하고, 신체 기억 속의 이미지들은 우리가 시․공간에서 만들어낸 삶의 경험과 연결되어 있음을 깨닫게 해준다. 잘 알려져 있는 것처럼 지각은 우리가 시각적 자료와 자극을 받

    아들이는 일종의 분석적 절차로서 그 어떤 “통합의 상태”로 나아가야 비로소 “형

    태”(Gestalt)로서의 이미지가 생성된다. 그렇기 때문에 이미지는 오로지 “인간학적 개념”일

    수만 있으며 또한 미학적이거나 기술적 유형의 개념에 대항하여 자기 권리를 주장해야 한다

    (Ibid.: 58). 인간학적 관점에서 이미지들은 다른 사람들과 관계를 형성케 하고 파악하지 못

    12) 예를 들면 생물학은 유전체연구와 연관해 인간 신체를 지속적으로 젊고 건강하게 살 수 있는 이데올로기적

    이미지로 재구성하였다.

    13) Belting의 이러한 언급은 인간이 스스로 그린 신체에서 자기 자신을 찾아낼 수 없다는 문제를 지적하는 것으

    로 신체를 그린다는 것은 단순한 재현이 아니며 언제고 사회구조 안에서 상징적 힘을 지닌다. 그림이 비록

    신체를 보여주고 있지만, 그것은 결국 인간을 암시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기독교와 철학 그리고 무엇보다 자

    연과학은 인간의 신체를 인간상(Menschenbild)으로부터 떼어내었고 그로 인해 몸-이미지-인간 사이의 관계

    가 뒤죽박죽되었다. H. Jonas는 1962년의 글 “Homo pictor: Von der Freiheit des Bildens”에서 이미지란

    오로지 인간만이 생산해낼 수 있는 인공물(Artefakt)이라는 견해를 제시함으로써 이미지 생산을 가능케 하는

    주관적 전제조건으로 인간학적 의미를 인정하였다. 이미지 생산의 가능성은 의식이 있는 인간을 가능케 하는

    조건과 동일한 것으로 표상(Vorstellung)을 형성하는 인간의 능력이라 할 수 있다. 표상을 지닌 주체만이 이

    미지(비유)적 묘사를 생성해낼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미지를 산출하는 데에는 정신적 구상능력이, 즉

    상상력(Einbildungskraft)이 필요하다(Jonas, 1994: 119 f.).

  • - 10 -

    하는 낯선 것을 경험하게 함으로써 교육에 기여한다.

    스마트교육에서 장점이자 특징으로 제시되는 것이 학습의 시·공간을 확장하고 풍부한 콘텐

    츠를 바탕으로 학습자의 교육역량을 극대화한다는 점이며 이를 지원하는 실체는 시각적 하

    이퍼텍스트와 디지털 이미지자료 및 매체기술이다. 이들 기술적 장치들은 사용자의 내면에

    서 자기 자신과의 연결을 모호하게 하도록 이미지 변형을 유발한다. 그런데 이러한 관점에

    서 디지털 이미지화된 텍스트와 영상콘텐츠가 그것을 활용하는 인간에게 어떠한 영향을 줄

    것인지에 대한 논의는 찾아볼 수 없다. 디지털매체에 의한 청소년들의 발달·행동변화에 대

    한 심리학이나 정신건강의학의 실험·임상연구에 따른 우려스런 결과들이 지속적으로 보고되

    고 있을 뿐이다. 한국의 스마트교육 구상에서도 여러 실증연구를 결과와 상반되는 ‘비판적

    사고, 문제해결력, 창의성’ 등과 같은 역량들이 뚜렷한 근거 없이 제시될 뿐이다. 따라서 우

    리는 디지털·스마트기술의 지원을 받는 교육을 통해 학생에게 형성되는 지식이 어떠한 속성

    을 지니게 될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14)

    5. 스마트교육에 대한 논의점 몇 가지

    인터넷이나 디지털 기기들은 학생들의 학습효과를 증대시키기 위해 교육전문가가 고안해낸

    것이 아니다. 즉 지금 우리가 누리고 있는 기술적 환경은 어린이의 전인적 성장에 필요한

    요건들을 고려하며 개발된 것이 아니며, 오로지 기술발전에 따라 산업·경제적 차원에서 우

    리의 생활 속으로 유입된 문명이다. 인류사에서 새로운 기술문명이 사회·문화적 생활 전반

    에 주는 영향과 변화는 당연한 것이지만, 그럼에도 이러한 변화의 원동력이 인간존재와 교

    육에 주는 영향은 면밀히 검토·논의될 필요가 있다. 기술과학을 일방적으로 불신할 일은 아

    니지만, “발명가들은 특정 문제나 골치 아픈 과학적 기술적 딜레마를 푸는 데에만 집중해

    자신들이 한 일이 가져올 거시적 영향은 보지 못한다.”(Carr, 2011: 75)는 점을 염려하지

    않을 수 없다. 이는 기술의 개발과 활용에 대한 가치 및 윤리적 차원의 사유가 결여되는 데

    에서 나오는 문제로 결코 간과되지 않아야 한다. 개발된 기술이 생활을 더 편하게 하거나

    사고의 범위를 확장시킬 수도 있겠지만, 기술에 대한 일방적 의존이 인간의 본질적 가치와

    개별성을 마비시킬 수 있음을 자각할 필요가 있다.15)

    디지털기술과 미디어기기를 개발하는 과학자와 기업은 아마도 스마트교육의 구상에서 콘텐

    츠 확장이나 수용자 주도적 활용 가능성보다는 그것에 접근하는 방식에 더 골몰할 것이다.

    Google에서 잘 나타나듯 콘텐츠에 어떻게 다가가고 어떤 방식으로 보느냐 하는 점은 결국

    사용자의 사고와 행동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기업의 수익성 차원에서 결코 간과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디지털시대에 사용자는 단순한 소비자가 아니라 ‘프로슈머’(prosumer)의 역

    14) 20여 년 전 디지털문화 및 교육에 대한 논의가 한창일 때에는 미래학자나 기술혁신주의자들의 언급을 빌려서라

    도 매력적 내용의 근거를 제시하려 했지만, 최근의 스마트교육에서는 기기공급을 맡을 대기업이나 정책 입안 및

    홍보인력 또는 (교육)공학자들로 국한된 학술담론이 떠돌 뿐이다.

    15) 교육당국이나 교육학자들이 이러한 기술·문화적 변화가 미래의 직업적 삶이나 국가발전의 차원에 줄 영향을

    분석하여 정책적 대안을 마련할 때 인간의 존재 및 공동체적 삶에 본질적인 요인이나 측면들을 망각한 채

    기술적 도구와 수단을 통한 교육의 효용·효율성 증대만을 고려해선 곤란하다. 그럴싸한 가치개념들을 전면에

    내세우며 교육을 근본적으로 개선할 것처럼 요란스럽게 교육정책을 홍보하고 추진하지만, 막상 막대한 비용

    투자와 기존의 교육체제 변경에 따른 혼란을 제대로 보상할 수 있는 결과를 보여줄 것인지는 매우 의문스럽

    기 때문이다. 국가발전과 국제경쟁력 강화를 우선시하는 행정당국이 기업의 논리와 주장을 수용하는 것을 어

    느 정도 이해할 수 있겠지만, 교육자나 교육관련 전문가들마저 기술개발과 효용성에 대한 기업의 주장을 거

    의 일방적으로 추종하려는 현실은 뭔가 마뜩찮은 구석이 있다.

  • - 11 -

    할을 하게 된다는 그럴듯한 주장의 이면에는 그 기술의 활용방법을 미리 결정짓는 개발자와

    수익에 목마른 영리기업이 존재한다. 사용자가 아무리 창의성을 발휘하여 스마트기기를 다

    룰지라도 그것은 개발자의 의도와 합리적인 수익성 계산의 틀 안에 이미 정해진 방식과 경

    로를 벗어날 수 없다는 말이다. 이는 디지털기술과 기기가 열어 놓은 창을 통해서만 자신과

    세상을 볼 수밖에 없다는 것을 의미하며,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 기술에 명시된 통로

    및 한계 안에서 인식, 사고, 판단하며 살아가게 된다.16) 이 글을 마무리하기 위해 교육인간

    학의 관점에서 스마트교육이 교육학적으로 타당한 전인적 인재양성을 담당하기 위해 전제되

    어야 할 몇 가지 점을 제시·논의하자면 다음과 같다.

    첫째, 디지털기술 환경의 정보 생산 및 소통기술 활용에 치우쳐 설계된 스마트교육이 디지

    털기술의 속성을 어떻게 정의하여 교육에 수용할 것인가 하는 점이다. 스마트교육 기획에서

    는 디지털 기술과 문화의 초기 담론을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여전히 아날로그 텍스트(서

    책교과서) 대 하이퍼텍스트(디지털교과서), 이미지화와 자료 축적·소통기술, 비선형적 사고

    와 양방향성 소통의 특징이 강조되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문명사적 ‘혼합’의 시기에 있고

    이미지 중심의 디지털 멀티미디어가 실제로는 상상력과 창의력의 여지를 그다지 남겨놓지

    않는다는 점(김용석, 2002: 144)에 유의해야 한다. 아날로그 텍스트라고 해서 무조건 선형

    적이거나 권위적이지만 않을뿐더러 이미지화된 하이퍼텍스트 역시 문자로 구성되어 있으며

    하이퍼링크나 네트워킹에 숨어있는 일방성과 강제성을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17)

    둘째, 스마트교육을 통해 학습될 수 있는 지식이 과연 교육학적으로 타당할 수 있는지 질문해

    야 한다. 디지털기술 기반에서 정보를 생산·활용·교류하는 교육은 산업기술의 영향을 받아 기

    기와 시스템 작동에 대한 기능지식과 경제적 요구를 반영하게 된다. 그에 따라 학교에서 배우

    는 지식이 점점 더 기능적 속성의 것으로 변화할 가능성이 크다. 풍부한 콘텐츠와 상호작용적

    네트워킹을 통해 생산된다고 하지만, 스마트기기를 통해 전달·생성되는 것은 일차적으로 정보

    일 수밖에 없다. 따라서 이를 사람됨 및 공동체적 가치와 결합되는 지식으로 승화시키는 작업

    은 기술이 아닌 인간 스스로에게 주어진 과제일 수밖에 없다. 스마트교육은 정보획득으로부

    터 포괄적 속성의 지식형성을 그리고 형성된 지식으로부터 책임 있는 삶의 실천으로 나아가

    게 하는 수업의 방법과 ‘교육적 분위기’(Bollnow, 2013)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

    셋째, 한국의 스마트교육이 지향하는 바가 무엇이며 또 무엇이어야 하는지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 스마트교육이라는 패러다임 전환을 통해 정책당국이 의도하는 바는 디지털 융·복

    합 환경에서 정보기술을 잘 활용해 선진적 학습사회를 구축이고, 그 비전은 교실혁명이며,

    추진과제는 교육의 내용, 방법, 평가 및 기술적 환경구축으로 제시된다. 이러한 교육혁신은

    기능적 측면의 특정 교육개선사업에서 추구될 수 있는 성질의 것으로 세계에서 가장 심각한

    입시위주의 학교교육으로 학생은 물론 국민 모두가 고통을 받는 현실을 감안할 때 시대를

    가름하는 정책으로는 상당히 부족해 보인다. 스마트미디어 시대이니 스마트기기를 활용하자

    는 교육이라면 모를까 진정으로 ‘스마트하게’ 교육체제와 현실을 개혁하려는 시도가 되기에

    16) 스마트교육은 디지털기술의 언어나 알고리즘을 배워 기술적 조건과 한계를 파악하는 것이 아니라, 산업 경제

    적으로 개발된 기술을 수단으로 활용하며 소비하는 과정이란 점을 우리가 명확히 이해할 필요가 있다.

    17) “우리는 하이퍼텍스트를 이해하고 그것을 더욱 발전시켜, 우리의 일상적 삶의 친구가 되도록 하기 위해서,

    과거로부터 지금까지의 텍스트를 세밀하게 관찰하고 연구해야 한다. 특히 아날로그 텍스트들의 이른바 선형

    성, 견고성, 일방성 속에 있던 수많은 작은 반란과 탈주들을 보아야 한다. 그리고 하이퍼텍스트 안에 수많은

    링크들을 구성하고 배치하는 것 이상으로, 텍스트와 하이퍼텍스트의 링크를 찾고 관찰해야 한다. 그리고 그

    것이 링크를 초월하는 ‘창발(創發)’이라면 둘 사이의 이전(移轉)에서 무엇이 ‘창발’했는지 똑바로 보아야 하

    고, 심도 있게 성찰해야 한다.”(김용석, 2002: 145-146).

  • - 12 -

    는 부족하다는 것이다.

    넷째, 교육인간학의 관점에서의 궁극적 관심은 ‘스마트교육에서 제시된 인간이해가 어떠한

    가?’이다. 이 질문은 먼저 논의된 세 가지 사항에 이미 내재하고 있다. 스마트교육의 디지털

    시스템이나 기기는 교육과 학습의 도구이기 때문에 구입되어야 하고 교사와 학생은 도구를

    이용해 제작된 콘텐츠를 활용·소비하는 형식의 수업을 하게 된다. 이때 맞춤형 학습과 개별

    화 교육이 매우 강조되지만 이는 기술적 여건에 따른 결과일 뿐으로 디지털 이미지 위주의

    콘텐츠와 학습방식은 어린학생이 콘텐츠 시장과 기술이 보여주는 것을 그대로 추종케 할 위

    험이 크다. 그러나 우리가 떠올리는 ‘스마트한’ 인간은 이와 완연히 다르다. 그러므로 배우

    고 가르치는 사람이 학습조건 자체나 자기 자신에 대해 비판적으로 사유하는 능력을 배양하

    는 것은 필수적이다. 이는 교육학적·윤리적 차원에서도 매우 중요한 사안이며 디지털원주민

    에게 필요한 교육이 ‘디지털시대의 지혜로운 인간’을 목표로 해야 함을 의미한다.

    일상생활에서 수업과 여가활동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디지털기기와 더불어 지내야 하는 디지

    털문명은 우리 모두가 피할 수 없는 생존의 조건이 되어간다. 스마트기기가 이미지 중심으

    로 생활과 사회적 실천을 유도·지원하는 까닭에 우리는 점점 더 감각에 의존하는 인식 및

    행동방식에 익숙해진다. 그러나 이 기술과 문명이 인간의 합리적 사고에 의해 개발·산출된

    것이란 점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도구적 합리성의 산물인 디지털 기술문명이 감각 이미

    지에 치중케 함으로써 결국에는 사용자 자신이 비판적 합리성을 상실하게 될지도 모를 일이

    다. 디지털화된 생활 및 교육환경이 감각적이라서 즐겁고, 언제 어디서고 연결되어 짜릿하

    며, 손쉽고 편안하게 이용할 수 있다고 해서 분주히 손가락만 움직이며 살아가는 인간

    (homo digitus)으로 전락해선 안 된다. 자신의 상황을 ‘주체적으로 사고·판단을 하는 디지털

    주민’(homo sapiens digitalis)으로 성장하여 새로운 기술문명시대가 조금이라도 더 인간다

    운 삶의 조건을 형성하는 데 기여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므로 디지털기술의 발달에 의한

    문명사적 전환의 시기에도 인간의 교육은 여전히 상상력과 비판능력을 겸비하는 전인적 교

    육을 목표로 하지 않을 수 없다.

  • - 1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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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학 술 발 표제2부

    01. 디지털 시대의 교육목적:‘행복’을 중심으로 발표 : 최관경(부산교육대학교)

    토론 : 박병기(한국교원대학교)

    02. 디지털 교과서와 미래교육 발표 : 이상수(부산대학교)

    토론 : 변태준(한국교육학술정보원)

  • - 18 -

    디지털시대의 교육목적: ‘행복’을 중심으로

    최 관 경

    (부산교육대학교)

    Ⅰ. 머리말

    편의성, 편재성, 즉시성, 경제성, 오락성, 평등성, 소통성, 변화성 등의 강점을 가진 디지털

    문화시대가 시작된 지 반세기가 되었다. 그 동안 디지털 기기와 기술의 끊임없는 개발과 보

    급으로 누구나 쉽게 디지털문화를 누릴 수 있는 시대가 왔다. 가정이나 학교나 회사나 병원

    이나 농촌이나 도시나 사람이 있는 곳엔 어디서나 컴퓨터가 반드시 있을 뿐만 아니라, 스마

    트폰은 이젠 남녀노소 불문하고 누구에게나 필수품이 되었다. 참 좋은 세상이다. 새벽에 일

    어나서 새 글 만들어 문자 보내는 재미, 공짜로 실시간 뉴스와 정보 글 보는 재미, 시도 때

    도 없이 카톡하는 재미, 너무나 정확하고 친절하게 길 안내하는 네비의 고마움, 무료 명강

    의 듣는 재미, 폰뱅킹의 고마움, 그리고 수업을 준비하거나 수업을 할 때, 선행연구 자료를

    검색하고 새 연구 자료를 수집할 때, 그간의 수업자료와 연구 자료를 보관할 때, 각종 특강

    준비를 할 때, 열차표나 야구장 입장권과 같은 각종 표를 사전 예약할 때 등에서 너무나 많

    은 혜택을 보고 있다. 하지만 만 가지가 편하고 편리하며 어디서나 재미가 철철 넘치는 변

    화무쌍한 역동적인 디지털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는 과연 얼마나 감사한 마음으로 얼마

    나 의미 있고 행복한 나날을 창조해 가고 있을까?

    너무나 안타깝게도 OECD 통계에 따르면 한국의 어린이, 청소년들의 공부 시간은 세계 1위

    인 반면 행복지수는 최하위인 것으로 나타났고 해마다 점점 낮은 점수를 기록하고 있다. 가

    장 안타까운 것은 자살률이다. 한국의 자살률은 OECD 회원국 중 1위다. 한국의 많은 사람

    들이 끝없는 업무, 공부의 중압감과 성공의 압력으로 더 이상 감당할 수 없는 지경에 내몰

    리고 있음을 느끼게 해준다(Schnabel, 2010: 5).

    미국의 교육철학자 제임스(James)가 역설한 바와 같이, 어떻게 하면 행복을 얻고, 보존하

    고, 회복하느냐 하는 것이야말로 실은 모든 시대를 망라하여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그들이

    행하는 모든 것, 그리고 그들이 기꺼이 감내하고자 하는 모든 것들의 이면에 있는 숨은 동

    기이다(McMahon, 2008: 7 재인용). 이처럼 행복이란 모든 시대, 모든 곳에서 인간의 궁극

    적 목적이다. 우리는 행복할 수 있고 행복할 것이며 행복해야 한다. 어떤 시대를 불문하고

    행복한 삶을 사는 것은 우리의 권리요 동시에 의무이다.

    주지하는 바와 같이 현 정부의 슬로건이 ‘국민행복시대’일뿐 아니라, 지난 6월 27일과 28일

    이틀 동안 고려대학교에서 개최되었던 2014년도 한국교육학회 학술대회의 주제가 ‘창조사

    회에서의 행복교육’이었음을 감안할 때, 이 시대의 간절한 소망이자 화두는 ‘행복’임에 틀림

    없을 것이다. 따라서 ‘아는 것은 좋아하는 것만 못하고, 좋아하는 것은 즐기는 것만 못하다.’

    공자의 가르침이나, ‘머리 좋은 사람은 부지런한 사람을 당할 수 없고 부지런한 사람은 즐

    기는 사람을 당할 수 없다.’는 현대의 교훈은 21세기의 디지털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에

  • - 19 -

    게 ‘적자생존 차원의 삶보다 한층 더 높은 낙자(樂者)생존 차원의 삶을 살아가라는 정언적

    명령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이런 시대 상황 속에서 인생과 교육의 목적인 ‘행복의 진정한 의미와 가치가 무엇인지’ 그

    리고 ‘학교를 행복공동체로 만들 수 있는 방안이 무엇인지’라는 문제의식 아래 「디지털시

    대의 교육목적: ‘행복’을 중심으로」라는 주제에 접근해 보려고 한다.

    Ⅱ. 디지털시대와 행복

    1. 디지털시대의 도래

    디지털로 눈을 뜨고 디지털로 소통하고 디지털로 공부하고 디지털로 일하면서 살아가는 디

    지털시대(Digital Age)가 도래하였다. 디지털 컴퓨터, 디지털 경제, 디지털 문화, 디지털 사

    회, 디지털 문명, 디지털 세대, 디지털 환경, 디지털 네이티브(native)(Palfrey․Gasser, 2010: 15), 디지털 나이브(naive)(Boyd, 2014: 40), 디지털 카메라, 디지털 피아노, 디지털

    스토리텔링(김중순, 2008: 155), 디지털 멀티미디어, 디지털 스마트폰, 디지털 공개장소

    (Palfrey․Gasser, 2010: 46), 디지털 정체성, 디지털 전쟁, 디지털 사이니지(signage), 디지털 쓰레기(주간조선, 2014: 62), 디지털 로봇(robot) 등 ‘디지털’로 끝도 없이 이어지는 디

    지털 시대를 디지털혁명 시대라고도 한다. 왜냐하면 단순한 변화를 넘어 가상적 연대감과

    감각적 자유로움을 낳는 디지털혁명은 농업혁명 및 산업혁명과 더불어 인류사의 3대혁명이

    라 부르기 때문이다(권영정, 2000: 123). 최초의 디지털기기 완성품이 개발된 지 이제 겨우

    반세기가 지났는데 특히 디지털 컴퓨터와 스마트폰은 전 세계 모든 선진국 사람들의 삶에

    완전히 스며들어서, 말 그대로 이제 우리는 컴퓨터와 스마트폰 없이는 살 수 없게 되어버렸

    다.

    주지하는 바와 같이 디지털 컴퓨터가 처음으로 사용되기 시작한 것은 20세기 중반이었다.

    1960년대까지만 해도 디지털 컴퓨터는 여전히 크고, 육중하고, 느리고, 값이 비쌌다. 인터

    넷이 처음 만들어진 것은 1969년 UCLA의 대학원생인 서프(Cerf)와 크로커(Cracker)가 단

    두 대의 컴퓨터를 연결했던 1969년이었다(김중순, 2008: 199). 진공관 대신 트랜지스터를

    사용한 1960년대의 제2세대 컴퓨터는 오늘날 살아 있는 사람 거의 모두에게 새로운 세계를

    열어준 컴퓨터 혁명을 가져왔다.

    1970년대의 제3세대 컴퓨터는 수천 개의 트랜지스터와 다른 장치를 하나의 칩 안에 결합시

    킨 집적회로를 사용하기 시작했고, 그 덕분에 소형 컴퓨터와 ‘인털리전트’ 터미널이 가능해

    졌다.

    1980년대의 제4세대 컴퓨터는 크기의 눈부신 축소와 칩 밀도의 증가 덕분에 크기가 1제곱

    인치의 4분의 1밖에 되지 않는 ‘초고밀도집적회로(VLSI)’에 수백만 개의 부품을 담을 수 있

    게 되었다. 새로운 기술은 한편으로 값싸면서도 성능이 뛰어난 ‘개인용 컴퓨터(PC)’를 가능

    하게 했으며, 또 한편으로 어마어마하게 강력한 ‘슈퍼컴퓨터’를 가능하게 했다. 후자의 경우

    1990년대 초에 초당 1조 개의 작업을 수행할 수 있었다.

    제5세대 컴퓨터는 이른바 병렬처리, 즉 여러 개의 별도 작업들-기억, 논리, 제어 등등-을

    동시적으로 수행하는 기능을 채택함으로써 인공지능을 향한 주목할 만한 진보를 예시하였다

  • - 20 -

    (Doren, 2010: 763-764).

    제6세대 컴퓨터(sixth generation computer)는 인간의 두뇌에 가까운 차세대 컴퓨터인 인

    공지능 컴퓨터를 말하는데, 여기에는 멀티미디어 컴퓨터, 지식추론형 컴퓨터, 신경망 컴퓨터

    및 동시통역 컴퓨터가 끝없이 개발되고 있다.

    실제로 널리 사용되기 시작한 지 불과 반세기도 되지 않아서 디지털컴퓨터는 계산과 처리

    제어에 관한 오래된 문제 가운데 대부분을 해결했다. 컴퓨터는 전 세계의 통신 산업을 장악

    했다. 컴퓨터는 여러 가지 제조 과정과 작업의 제어를 장악했고, 그 와중에 물건이 만들어

    지는 방식에서뿐만 아니라 만들어지는 물건에 관해서도 중대한 변화를 일으켰다. 오늘날 컴

    퓨터가 전 세계의 금융 네트워크를 제어하고 있음은 굳이 말할 필요도 없다. 심지어 어느

    누구도 바란 적 없었던 상황, 그러나 컴퓨터를 이용한 거래 작업을 하다 보면 불가피한 상

    황인 금융시장의 거대한 요동을 가져온 주범으로 비난을 받기도 한다. 컴퓨터는 사회사업과

    교육, 정치와 학문, 스포츠와 연예의 세계까지도 가속도적으로 침투하고 있다. 지금 이 순간

    에도 전 세계 곳곳의 작업장과 연구실에는 수억 대의 컴퓨터 터미널이 섬뜩한 불빛을 발하

    고 있다. 오래지 않아 사람 수보다 터미널 수가 더 많아질 것이다(Doren, 2010: 826).

    뿐만 아니라, 그 동안 디지털의 발전은 미디어융합(digital convergence)이라는 거대한 트

    렌트를 만들었다. 융합은 크게 ①다양한 기술이 모아지는 기술융합, ②방송과 통신사업이

    융합되는 조직융합, ③뉴스나 정보를 수집하는 저널리즘융합, ④수용자들의 미디어 이용형

    태를 통합하는 이용융합 등 네 가지로 이루어졌다. 더욱이 정보처리 기술, 소프트웨어 기술,

    하드웨어 기술의 획기적인 발달로 꿈의 통신망으로 불리는 초고속 통신망과 위성은 커뮤니

    케이션 환경을 혁명적으로 바꿔놓았다(김중순, 2008: 256). 이런 초고속 발전 속에서 특히

    한국은 첫째 초고속망이 깔려있는 통신 인프라가 갖추어져 있고, 둘째 디지털미디어 기기가

    일반화되어 있으며, 셋째 UCC 사업자들이 다양한 서비스 방식을 제공하고 있고, 넷째 디지

    털 환경에 익숙하고 창조력 넘치는 UCC 사용자들이 많기 때문에, 이젠 UCC 강국으로 떠

    오르고 있다.

    무엇보다도 우리나라에서는 인터넷과 SNS는 등장 후 단시간에 폭발적인 성장을 하였다.

    2000년에 44.7% 이었던 만 3세 이상의 인터넷 이용률은 2012년에 78.4%로 거의 두 배

    가량 증가하였고, 2012년 현재 10-30대의 인터넷 이용률은 99%를 넘어섰고, 3-9세의 인

    터넷 이용률도 88.2%나 된다(한국인터넷진흥원, 2012). 같은 맥락에서 SNS 사용량의 증가

    는 SNS가 젊은 세대들에게 가장 중요한 커뮤니케이션의 수단으로 인식 되고 있음을 나타

    내 주고 있다. 한국의 SNS는 하루 평균 2.5시간이 사용되고 있으며, 일일 평균 3시간 이상

    을 사용되는 경우도 37.3%나 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젊은 층에게 전폭적인 지지를 받

    고 있는 SNS 플랫폼 중 하나인 카카오톡은 2011년 기준 가입자가 1000만에서 2012년

    7000만을 넘어섰고, 1주일에 6.38일을 사용되며, 하루 평균 48분이 사용되고 있고, 일일

    최대 42억 건의 메시지가 오고 가고 있는 실정이다(장훈, 2013: 260).

    가방을 열면 스마트폰부터 태블릿 PC, 디지털카메라까지. 또 친구와 연락을 하기 위해서 통

    화 버튼을 누르기 보다는 문자를 보내거나 네이트온, MSN, 카카오톡, 트위터와 같은 소셜

    네트워크를 통해 연락하며 지내고 있는 것이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다. 뿐만 아니다.

    이제는 운동도 닌텐도 위 같은 게임기를 통해 집 안에서 해결하고 있다. 물론 디지털은 오

    피스에도 적용되면서 와이브로와 3G 등의 통신망을 이용하는 디지털 기기만 있다면 언제

    어디서나 전화와 이메일, 클라우드 컴퓨팅 등으로 업무를 볼 수 있게 되었다.

    이제까지 살펴본 바와 같이 끊임없이 새롭게 개발되는 컴퓨터의 큰 혜택 속에서 우리는 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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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터넷 스마트폰 등 각종 디지털기기 없이는 생존하기 힘든 디지털 시대에 살고 있다. 교육부

    발표에 의하면, 전국 1만 1410개 초․중․고등학교 학생 628만 2775명의 스마트 기기 보유 현황을 전수(전체의 수효) 조사한 결과, 2013년 7월 1일 현재 전체의 69.1%인 434만 734

    명이 스마트폰(태블릿 PC 포함)을 지니고 있다고 한다. 초등학생은 270만 1000명 중 131

    만 8000명(48.8%)이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또 도시에 사는 초등학생의 스

    마트폰 보유 비율은 49.2%로, 농어촌의 46.6%보다 약간 높았다. 중학생은 85.1%, 고등학

    생은 83.7%가 스마트폰을 보유하고 있었다.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에는 경기(53.8%), 대구(53.3%), 인천(53.2%), 강원(52.3%), 부산(51.9%) 등의 보유 비율이 50% 대로 높았다.

    보유 비율이 가장 낮은 곳은 제주(30.2%)였고, 서울(45.3%)은 평균보다 다소 낮았다.

    2. 무슨 재미로 사는가

    디지털시대의 총아인 ‘스마트폰은 손 안의 구세주’라고 한다. 스마트폰이야말로 아이들이 받

    고 싶어 하는 최고의 선물이다. 심지어 배우자는 없어도 살 수 있지만 스마트폰 없이는 단

    하루도 살기어렵다고 한다. 얼마나 신나고 즐거우며 얼마나 편하고 편리한 세상인가. 디지

    털시대를 맞이하여 시간적으로나 경제적으로나 기술적으로 별 어려움 없이, 우리는 거의 공

    짜로 시도 때도 없이 통화하는 재미, 카톡하는 재미, 메일 주고받는 재미, 정보 찾고 아는

    재미, 셀카 찍고 블로그에 올리는 재미, 즉석 채팅하는 재미, 게임하는 재미, 노래듣고 음악

    감상하는 재미, 댓글 다는 재미 등등 재미가 철철 넘치는 삶을 살아가고 있다고 해도 과언

    이 아니다. 십년 전이나 이십년 전에 비하면 너무나 고맙고 너무나 신나고 너무나 편리하고

    살기 좋은 세상이 되었다. 예컨대, 세계 유명대학의 강의를 무료 수강할 수 있는 사이트인

    MOOC(Massive Open Online Course)는 2002년에 처음 개설되었는데, 현재 우리나라에서

    는 서울대 명강의 ‘SNU OTW’를 비롯하여, ‘코세라’, ‘유다시티’, ‘에드엑스’ 등의 사이트에

    서 MOOC의 강의를 무료로 수강할 수 있다. 또한 오늘날 평범한 가족이 디지털기술의 도움

    으로 해결하는 일은 과거 하인 28명이 해내던 일이라고 한다(Schnabel, 2010: 12).

    디지털시대를 살아가는 우리가 일상의 삶에서 실제로 누리는 구체적 혜택은 너무나 다양한

    데 일단 크게 네 가지 범주로 나누어보면(김중순, 2008: 257-258) 다음과 같다. 첫째로는

    이메일이나 간단한 텍스트 메시징과 같은 기존의 기능과 멀티미디어/비디오 메시징이나 비

    디오 전화를 기반으로 하는 커뮤니케이션의 편리함, 둘째로는 뉴스, 교통, 날씨, 부동산 등

    일상생활과 관련된 정보를 비롯하여 위치기반 서비스를 활용한 네비게이션 등의 정보 서비

    스의 고마움, 그리고 아이콘 바탕화면, 벨소리, 음악, 영화 및 비디오 다운로드, 모바일TV,

    게임, 운세, 퀴즈, 겜블링과 같은 오락 중심형 서비스의 즐거움, 셋째로는 상품구매와 전자

    결재를 가능하게 하는 것으로 은행경제나 예금이체, 주식거래, 물품구매, 티케팅, 복권이나

    경매 등 상거래와 관련된 서비스의 편리함, 넷째로는 상품이나 서비스 거래를 촉진하기 위

    한 목적에서 제공되는 것으로서 개별화된 맞춤형 광고, 로열티 형성을 위한 커뮤니티, 팬클

    럽 운영, 상품구매의 촉진을 위한 마케팅 활동 등을 포함하는 서비스의 고마움 등이 있음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세상만사 양지가 있으면 음지가 있듯이 디지털시대에도 상술한 유토피아(utopia)적

    현상만 있는 것이 아니고 디스토피아(dystopia)적 현상도 비일비재하다. 정신없이 바쁜 일

    상은 오늘날 우리 사회를 점령한 독감 바이러스와 같다. 매일 아침 쏟아지는 뉴스의 홍수

    속에서 수백 통의 이메일과 포털사이트를 검색하며 정보를 찾는다. 전화벨은 어쩜 그리 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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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도 않고 울려댈까. 완전히 지쳐 나가떨어진 저녁이면 온 종일 뭘 했나 하는 의문이 자연

    스레 고개를 든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우리는 더욱 성능 좋은 컴퓨터와 스마트폰을 갖지 못

    해 안달이다. 언제 어디서나 접속 가능한 온라인 상태여야 한다는 강박관념, 나 혼자 뒤처

    지지 않을까 하는 불안 때문에 휴식을 갈망하면서도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에 두려움을 느

    낀다. 그나마 유일한 위로가 있다면 그런 사람이 나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이다.

    전술한 바와 같이, 컴퓨터의 등장으로 간소화된 각종 업무 시스템은 굳이 열거하지 않아도

    될 정도다. 그런데도 우리는 늘 시간에 쫓기고 과중한 업무에 시달리고 잠시 쉴 시간조차

    여유롭게 갖지 못한다. 자영업자나 직장인, 경영자, 정치가, 학자 등 직업과 지위를 불문하

    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몰입’을 맛보는 대신, 과중한 업무에 치여 어딘지 모르게 산만하여

    정신은 딴 데 가 있고 남의 손에 놀아나는 것만 같은 하루를 보낸다. 이런 하루가 반복되면

    여유와 집중력만 잃는 게 아니다. 훨씬 더 근본적인 것을 상실하고 만다. 우리의 소중한 인

    생을 크게 허비하고 마는 것이다.

    사실상 날이 갈수록 ‘정보 과부하’를 둘러싼 사회 전반의 불평과 불만은 유례를 찾기 힘들

    정도다. 많은 이들은 글자 그대로 정보의 홍수에 휩쓸려 익사하는 것은 아닌지 두려워한다.

    이메일과 트위터, 페이스북, 블로그의 소용돌이에 휘말려 무기력하게 떠내려가면서도 여가

    시간이라는 섬에서조차 스마트폰이 쏟아내는 정보들에서 눈을 떼지 못한다. 예컨대 미국의

    경우 오늘날 평범한 사무직 근로자들은 전자 포스트를 처리하는 데 15~25% 사이의 근무

    시간을 허비한다. 보통 평균적으로 하루에 100여 통이 넘는 이메일을 취급하는데, 그 가운

    데 대부분은 스팸메일이다(Schnabel, 2010: 57). 이러한 정보 과부하는 최악의 경우 매우

    심각한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심장박동 수 증가, 혈중 콜레스테롤 상승, 편두통, 독해력 저

    하, 주의력 감퇴, 불안감 등 그 증상은 다양하다. 정보가 너무 많을 때 생기는 부정적 영향

    은 이른바 ‘테크노스트레스(technostress)’가 된다. 테크노스트레스는 정신적 영향뿐 아니라

    2차적으로 신체에도 영향을 미친다. 행복감을 떨어뜨리고 식욕 감퇴와 불면증을 유발할 수

    있으며 면역 기능도 약화시킬 수 있다.

    부모들로서는 아이들이 그런 증상에 시달리는 것을 보면 크게 걱정할 수밖에 없다. 그러니

    정보 과부하가 위협적으로 보일 것이다. 미국 텍사스 주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

    서 학생들은 과부하에 시달릴 때 혼란과 짜증 같은 감정을 경험한다고 답했다. 불쾌하거나

    화가 나거나 분노가 치민다는 학생들도 있었다. 실제로 과부하에 대한 문헌들은 스트레스,

    불안, 우울증, 의욕 저하, 그리고 경우에 따라서는 공황 같은 심리적 영향들이 과부하로 인

    해 나타날 수 있는 대표적인 증상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정보 과부하는 학습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정보 과부하가 아이들의 주의력을 떨어뜨리고 짜증을 일으키며 나중에는 의

    욕까지 저하시킨다는 연구 결과들도 여럿 나와 있다(Palfrey․Gasser, 2010: 179-180).안타깝게도 창의적인 생각과 효율적인 업무를 가로막는 것은 처리해야만 하는 정보의 양 하

    나만은 아니다. 이른바 ‘단절의 저주’라는 게 더욱 심각한 문제다. 예컨대 블루칼리에게 언

    제 어디서나 이용할 수 있는 정보 채널은 본래 해야 하는 일에 집중하지 못하게 한다. 근무

    시간은 조각조각 끊어지며, 이로써 우리가 가진 가장 소중한 자원 가운데 하나인 주의력이

    약해진다. 이런 단절이 어떤 파괴력을 갖는가 하는 것은 컴퓨터 과학자 글로리아 마크

    (Gloria Mark)가 꼼꼼하게 입증해냈다(Schnabel, 2010: 57 재인용). 그녀는 스톱워치를 가

    지고 캘리포니아의 하이테크 회사에서 경영자와 프로그래머의 근무일상을 일일이 추적했다.

    며칠에 걸쳐 언제 몇 시간 동안 무슨 일을 하는지 확인하고, 이를 하나도 빠뜨리지 않고 정

    확하게 기록했다. 결과는 놀라웠다. 연구 대상자들이 업무에 온전히 집중하는 시간은 평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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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적으로 하루에 고작 11분에 지나지 않았다. 울리는 전화벨 소리, 휴대전화의 진동, 이메일

    도착을 알리는 신호음 혹은 동료들의 간섭이나 잡담 따위로 업무 시간은 단절의 연속이었던

    것이다.

    고작 11분의 이 짧은 시간 동안 무슨 대단한 일처리가 가능할까? 더욱이 마크의 분석에 따

    르면 현대 사무직 근로자는 매번 업무가 끊길 때마다 원래 과제로 돌아가기 위해 최소한 두

    가지 과제를 처리해야만 했고, 원래 업무로 복귀하는 데에는 평균적으로 25분이 걸렸다. 이

    시간 뒤에 가장 먼저 고개를 드는 물음은 당연히 ‘내가 어디까지 했더라?’하는 것이다. 정신

    노동의 주인공이 다시금 원래 생각의 흐름을 회복하고 완전히 집중하기까지는 8분이라는

    시간이 더 걸렸다. 그래도 어떤 창의적인 착상을 떠올릴 수는 있으련만, 그런 생각을 펼치

    기에 남은 시간은 이제 고작 3분이다. 곧 다음번 단절이 찾아오기 때문이다(Schnabel,

    2010: 58-59).

    이제까지 살펴본 바와 같이 디지털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는 유사 이래로 가장 편리하고 편한

    큰 혜택 속에서 재미가 철철 넘치는 나름대로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하지만 일의 효

    율성뿐만 아니라 장기적인 안목으로 볼 때, 과연 진정한 행복이란 무엇이며 어떻게 사는 것

    이 의미 있고 가치 있는 인생을 사는 건지에 대한 깊은 고민에 빠지게 된다.

    Ⅲ. 교육목적과 행복

    1. 무엇을 위한 교육인가

    만 가지가 편리한 디지털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는 모든 지식과 기술은 무엇 때문에 필요하

    며 어떤 목적을 실현하기위해 교육을 하는가, 즉 무엇을 위한 교육인가라는 물음에 대해 끊

    임없는 성찰을 할 필요가 있다.

    플라톤으로부터 듀이에 이르기까지 교육철학이 변함없이 관심을 가져왔던 유일한 문제는

    ‘교육목적’이라고 한 후크(Hook, 1973: 51)의 말을 새삼 인용하지 않더라도 동서고금을 막

    론하고 교육관계자의 지대한 관심사는 언제나 교육목적에 관련된 문제라고 해도 과언이 아

    니다. 왜냐하면, 교육의 모든 활동은 결국 교육의 제목적을 실현시키는 과정이요 수단일 뿐

    아니라, 교육자가 교육의 목적에 관한 기본적 고찰 없이 교육을 하거나 학습자가 뚜렷한 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