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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laneur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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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MESTIC TOURISM SUPPORTERS; TEAM FLANEUR'S 2015 PROJEC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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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1: Flaneur 2015

알아두면 피가 되고 살이 되는

정성 가득 강릉 핫스팟 분석글

연잎밥과 연잎차 @한옥

남자도 반하는 우드버닝

유니크+장인명품

강릉향 변주이것은 기사가 아니다

SHORTSTORY“엄마는 원래 그런 줄만 알았다.”

2015년호

비매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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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00

강릉향 변주>경포대에서 핀 패션의 꽃 01

강릉향 변주>명주사랑채에서 커피를 향한 사랑이 싹트다 03

SHORTSTORY>엄마의 커피 06

강릉 핫스팟>도배마을 09

강릉 핫스팟>목화열애 10

강릉 핫스팟>강릉 핫스팟>수공예협동조합 12

_Q&A 13

낚시꾼(1883)

조르주 쇠라

트루아 현대 미술관 소장

패널에 유채

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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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향 변주강릉향 변주

패셔니스트

정구지

패션 테라피스트 정구지(23)는 7월 29일 <패션의

공감각적 활용>이라는 강연회를 개최했다. 옷의

무한한 가능성을 설파하면서 장소에 부합하는 코디

방법과, 옷이 선사하는 느낌을 어떻게 활용할지에

대한 강연이었다. 강연은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았고 수강 인원만 34.500명으로 추산된다.

정구지는 여름 휴가철을 맞아 <델리게이트한

해수욕장 패션 초이스>라는 강연을 새로이 준비 해수욕장 패션 초이스>라는 강연을 새로이 준비

중이다.

여름철 해수욕장은 세렌디피티로 설명할 수 있다.

세렌디피티는 완전한 우연으로 중대한 발견을 하는

것을 이르는 것을 뜻하는 외래어다. 동명의

영화(2011)는 우연한 만남에서 싹트는 사랑을

속삭인다. 우리나라의 해수욕장은 새로운 만남과

사랑이 싹트는 장소다. 그래서 세렌디피티인 것이다.

그리고 오직 영화에서만 볼 수 있는 현실성 0%의

사건이기도 하다. 그래서 세렌디피티.사건이기도 하다. 그래서 세렌디피티.

정구지는 현재 수많은 팔로워를 거느린

트렌드세터다. 그러나 그런 그 또한 패션

테러리스트라고 불리는 때가 있었다. 그때의 그는

옷은 껍데기일 뿐이라고 생각하여 양말 신고 샌들을

신는 것을 주저하지 않았다. 그러나 어느날 밤, 강릉

경포대에 앉아있던 그는 문득 껍데기가 단단해야

과실의 속도 익을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패션 테러리스트가 패션 리더로 변모하는 패션 테러리스트가 패션 리더로 변모하는

순간이었다. 변모한 그는 국제적 패션 콩쿠르를

석권했고, 그의 패션은 파리를 강타했다. 전국민의

관심을 받으며 귀국한 정구지는 변화의 시작이었던

경포대를 찾을 때마다 감회가 남다르다고

이야기했다.

정구지는 "제가 경포대를 잊지 못하는 이유는

에메랄드빛 색깔 때문만이 아닙니다. 밤바다

때문이죠. 어둠 속에 묻혀있어도 아름다움이 어렴풋

드러나거든요. 진정 아름다운 것은 빛이 사라진다고

사라지지 않는 법이죠. 전 이 경포대의 모습이

패션과 비슷하다고 생각해요. 진정한 패셔니스타는

스포트라이트를 받지 않을 때에조차

아름다워야해요. 자연스레 존재감을 알리며

떠올라야하죠. 밤마다 조명을 받아 바다 위로 떠올라야하죠. 밤마다 조명을 받아 바다 위로

떠오르는 오리, 십리 바위처럼요."라고 말했다.

낮의 경포대를 찾은 정구지는 사람들의 시선을

집중시켰다. 옷은 평범했으나 숨막히는 존재감이

있었다. 그것이 특별한 브레이슬릿과 목걸이

때문인지, 그의 존재감 때문인지는 알 수 없었다.

그러나 경포대의 모든 사람은 정구지를 주목했다.

낮의 경포대는 에메랄드 색으로 빛난다. 그러나

바다의 영롱함은 한낱 보석에 빗대기 어려울 정도로

아름답다. 오히려 에메랄드를 경포대빛 보석으로

지칭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할 정도다. 이 날,

정구지는 브레이슬릿과 목걸이를 소품으로

준비했다. 초록색과 은색의 장신구는 경포대 빛깔과

어우러져 화려할 정도로 빛났다.

초록색 브레이슬릿의 알 하나하나가 바다 풍경 초록색 브레이슬릿의 알 하나하나가 바다 풍경

속으로 자연스레 녹아든다. 그러나 천이라는 재질이

선사하는 따스함은 자연스러움 속에서도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었다. 이 날 강릉은 35도가 넘는

불볕더위로 가득했다. 그러나 경포대의 바닷물은

시원함을 넘어서 차가움을 느끼게 할 정도다.

피서객들이 추위를 느끼게 할 정도인 것이다.

정구지의 브레이슬릿은 보는 이들에게 따스한 정구지의 브레이슬릿은 보는 이들에게 따스한

느낌을 주었다. 사람들이 점점 정구지 주위로

모여들기 시작했다. 그 모습은 마치 해수욕이 끝난

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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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

정구지는 "사람에게 날개를 달아주는 것은 레드불이 아닙니다. 옷입니다."라고 주장한다.

02

정구지가 사회에서 결코 찾아볼 수 없는 팔찌를 들어 보이고 있다.

정구지는 해수욕장의 만남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사람에 대한 존중임을 강조했다.

후 모닥불에 옹기종기 모여드는 것 같았다. 정구지의 '패션은 모두를 감싸안는 표현이다'라는 말이

떠오르는 순간이었다.

그러자 목에 걸린 영롱한 은빛이 사람들의 눈을 가리기 시작했다. 목걸이의 영롱함을 피하기 위해 그러자 목에 걸린 영롱한 은빛이 사람들의 눈을 가리기 시작했다. 목걸이의 영롱함을 피하기 위해

선글라스가 발명된 것처럼 보였다. 그의 목걸이는 오리 바위나 십리 바위와 비슷했다. 이 바위들은

밤마다 조명을 받아 아름답게 빛나지만, 낮에는 풍경에 자연스레 녹아들어 있다. 그러나 그렇다고 이들

바위의 아름다움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조그마한 목걸이는 풍경의 일부로 녹아들어 있지만 그

아름다움을 흩뿌리며 사람들을 매료시킨다. 과연 경포대에 어울리는 목걸이를 준비했다는 정구지의

말에 거짓은 없었다.

초록빛과 은빛의 아름다움에 사람들은 숨이 턱 막힌 것 같았다. 허리를 턱 조인 그의 벨트는 이러한 초록빛과 은빛의 아름다움에 사람들은 숨이 턱 막힌 것 같았다. 허리를 턱 조인 그의 벨트는 이러한

반응을 상상한 것일까? 범인은 상상조차 못할 그의 심미안에 기자조차 숨이 막히는 것을 느꼈다.

기사를 쓰고 있는 지금 이 순간에도 손이 벌벌 떨려서 타자를 칠 수가 없다. 지금까지 옷을 막입으며

살아온 인생이 후회스러울 정도다. 정구지는 기자의 이런 반응을 예상한 듯 손을 잡아주었다. 그 마음

씀씀이에 너무 감사하여 삼보일배를 하며 신문사로 돌아올 수 밖에 없었다. 3박 4일을 삼보일배 한

탓에 몸이 쑤신다. 퇴근해야겠다. 기사 이렇게 막 써도 데스크는 모르겠지. 흥, 일 좀 해라.

김관광 기자(연예 1)

패션은

모두를

감싸안는

표현이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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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

강릉향 변주강릉향 변주

바리스타

정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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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게 커피콩이 빵처럼 부풀며 풍부한 커피 향을

뿜어내기 시작했다. 신선한 콩을 쓰고 있다는

증거였다. 정수리는 물을 실같이 부어가며 커피를

추출했다. 그 부드러운 손길은 아이의 칫솔질을

대신해주는 어머니의 손길과도 같았다.

“물론 이 커피가 믹스커피와 다를지 몰라요. 하지만 “물론 이 커피가 믹스커피와 다를지 몰라요. 하지만

전 마시는 사람이 좋아하면 그걸로 됐다고 봐요.

저는 군대에서 커피를 탈 때 우유를 조금씩

넣었어요. 식당에서 불취식하고 가져온 아주 신선한

우유를요. 그런데 그 커피를 마신 소대장님이 ‘이건

다방 커피야! 군대에서 이 맛을 만날 줄이야.’하며

감탄하시더라고요. 그 반응이 너무 기뻤어요. 그

이후로 정다방이라고 불리며 대대 최고의 이후로 정다방이라고 불리며 대대 최고의

커피셔틀이 되었지만 후회하진 않아요. 맛있게

마셔주는 모습만 봐도 배가 부르거든요.”

마치 커피를 배 부르려고 마신다는 소리 같았다.

살짝 의심스러움을 느꼈지만 기자는 곧이어

생각하기를 그만뒀다. 다른 체험객들과 함께 기자도

비명을 지르고 말았기 때문이다. 살짝 핏줄이 잡힌

정수리의 손목을 보는 순간 또 한 번 숨이 턱 막히고

말았다.

정수리는 곧 이어 다른 손님이 체험할 싸이폰을

준비했다. 그리고 “생긴 게 과학 실험도구 같죠?

알코올램프도 있고요. 맞아요. 과학자가

만들었거든요.”라는 설명을 곁들였다.

싸이폰은 커피콩을 진공 상태의 용기에 넣고 증기로 싸이폰은 커피콩을 진공 상태의 용기에 넣고 증기로

추출하는 방식이다. 숨을 턱턱 막히게 하는 매력의

정수리가 선택한 기구다웠다. 정수리는 “공대생이

랩실(대학원 연구실)에서 밤낮으로 일하는 거

아시죠? 랩짱(교수 같은 연구실의 책임자)의 말에는

절대복종이고요. 그렇다보니 랩실에서 싸이폰이

발명된 건 필연이겠죠?”라고 말했다. 이해가 가지

않는 기자가 그게 무슨 말이냐고 묻자 정수리는 않는 기자가 그게 무슨 말이냐고 묻자 정수리는

설명을 이어갔다. “간단해요. 밤낮으로 일하느라

커피는 필수인데 카페에 갈 시간은 없죠. 그러니

랩실에 있는 실험 도구로 만들 수밖에요. 게다가

랩실은 군대식 상명하복이 일반적이잖아요. 랩짱이

만족하는 커피가 나올 때까지 개발하다보니 좋은

기구가 나올 수밖에요.” 의구심이 드는 설명이었다.

그러나 그 순간 다른 체험객이 꺄악 하고 환호성을 그러나 그 순간 다른 체험객이 꺄악 하고 환호성을

질렀다. 기자 또한 저도 모르게 소리를 치며

의구심을 지워버렸다.

싸이폰 체험이 끝나자 정수리는 터키쉬 커피를

만드는 이브릭을 꺼내왔다. 터키쉬 커피는 간

커피콩을 물에 넣은 채로 끓여내는 방식이다. 때문에

여과식처럼 커피 찌꺼기를 완벽히 걸러낼 수 없다.

하지만 설탕과 계피를 넣어 깊은 달콤함과 잔향을

느낄 수 있다. 체험객은 설명대로 이브릭을

전기레인지 위로 올렸다.

04

커피는 기호식품이에요.

어떤 것이 우월하고 열등하다고 할 수 없어요.

어떤 커피콩으로 어떻게 만들었다?

절대적인 입맛은 없어요.

중요한 것은 커피 그 자체입니다.

국내 여행지 중 커피로 유명한 도시로는 강릉을 꼽을

수 있다. 강릉에는 무수히 많은 카페와 바리스타가

있지만, 그 수준은 어느 지역에도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높다. 일반 시민들조차 집에서 드립 커피를

즐길 정도로 수준이 상향평준화되어 있기 때문이다.

기자는 강릉의 기획 기사를 위해 명주사랑채의 기자는 강릉의 기획 기사를 위해 명주사랑채의

정수리(29)을 찾았다. 그는 강릉에서도 손꼽히는

바리스타로서 이름을 널리 떨치고 있다.

명주사랑채에 찾아가자 정수리는 은은한 미소로 명주사랑채에 찾아가자 정수리는 은은한 미소로

기자를 맞아주었다. 짧게 ‘오셨군요.하는 목소리에선

일류 바리스타만이 가질 수 있는 여유로움이 배여

있었다. 기자도 그 미소를 목도하는 순간 숨골이

아찔해졌다. 때마침 커피 체험을 하고 있는 사람들

또한 짧게 비명을 질렀다.

명주사랑채는 단돈 3천원에 각종 커피 추출법을 명주사랑채는 단돈 3천원에 각종 커피 추출법을

체험할 수 있다. 가장 기본적인 드립 커피부터

싸이폰, 터키쉬 커피, 프렌치 프레스, 모카포트까지.

커피의 모든 것을 즐길 수 있다. 거기에 정수리

바리스타의 세심한 지도까지. 커피를 마시지 않는

사람도 즐길 수 있는 체험임이 분명했다.

정수리는 어떻게 29살이라는 젊은 나이에 일류 정수리는 어떻게 29살이라는 젊은 나이에 일류

바리스타가 될 수 있었을까. 정수리는 선한 미소와

함께 커피와의 인연을 이야기했다. “저는

행정병으로 군 생활을 했어요. 매일 아침마다 수십

잔 의 커피를 내려야만 했죠. 그게 인연의

시작이었던 것 같아요.”라고 하는 그의 얼굴은

과거를 추억하는 빛이 깃들어 있었다.

정수리는 웃으면서 드립커피를 준비했다. 드립퍼에 정수리는 웃으면서 드립커피를 준비했다. 드립퍼에

넣은 커피 위로 천천히 물을 붓기 시작했다. 그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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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를 거의 다 마시자 정수리는 기자의 커피 잔을 살포시 가져갔다. 그리고 다 마신 커피 잔을

컵받침에 거꾸로 올려놓으며 말했다.

“이게 터키식 커피점이에요. 이렇게 남은 커피를 따라낸 후, 커피 잔에 남은 커피 찌꺼기로 점을 보는

거죠.” 정수리는 부드럽게 커피 잔을 들었다. 커피 잔 속에는 기자의 사랑을 증명하듯 하트가 그려져

있었다. 저도 모르게 정수리를 바라보자, 그는 살포시 미소만 지었다. 심장이 불의 전차, 폭주기관차가

된 듯 두근거렸다.

명주사랑채에선 다양한 종류의 커피 체험을 즐길 수 있다

터키쉬 커피에 사용하는 이브릭.

커피 추출 도구의 하나인 싸이폰

기압차에 의해 물이 상하로 이동하는 싸이폰

05

커피 맛에 감탄하는 중국인 체험객

터키쉬 커피는 커피잔에 남은 찌꺼기의 모양으로 점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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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ORTSTORYSHORTSTORY

엄마의 커피

“네 휴가, 엄마랑 같이 가면 되잖아.”

오빠가 TV 채널을 돌리며 말했다. 그러면서 엄마한테 잘좀하란다.울컥함이 올라오다 가슴에서 멈췄다. 반년 동안 주말까지 반납해가며 일했다. 그 덕에 생긴 휴가다. 그것마저 반납하면 좀 잘하는 걸까.

한 명이나 두 명이나 돈 얼마나 더 쓴다고. 이럴 때 한 명이나 두 명이나 돈 얼마나 더 쓴다고. 이럴 때 효도해. 너만 알면 되냐. 그게 자식 된 도리야? 오늘도 오빠는 오빠답다. 그 효도를 왜 나만 해야 하는지 설명하지 않는다. 오빠답다. 그리고 내 말을 앗아간다. 늘 그래왔던 것처럼. 가슴에 걸려있던 울컥함이 조금 늦게 입까지 올라왔다. 그리고 내 대답이 된다.

“으응.”“으응.”

예약해둔 우등버스의 넓은 한 자리는 좁은 두 자리가 되었다. 옆의 엄마는 두 시간째 말이 없다. 강릉 가는 풍경도 추적추적한 게 영 조용하다. 에어컨 소리뿐이다.

“선애야.”“왜.”“미안해.”“미안해.”

엄마는 죄지은 것처럼 고개를 숙였다.

아냐, 엄마. 엄마 잘못 아냐. 평소라면 그렇게 말했을 난데 아무 말도 나오지 않는다. 엄마가 소심하게 꽃무늬 치마의 앞섬을 쥔다. 구겨지는 치마 천에 내 마음도 구겨지는 느낌이다.혼자만의 시간이란 게 욕심이었을지도 몰라. 과했던 혼자만의 시간이란 게 욕심이었을지도 몰라. 과했던 낭만이었을지도. 딸 된 도리는 그래야 하는 법인걸. 근데 아들 된 도리엔 그런 게 없나봐. 그래서 여유가 없어진 것 같아. 미안, 엄마. 말을 해도 못 받아주겠어. “선애야, 춥니?”“아니.”“아니.” 엄마는 얼마를 더 머뭇거렸다. 그리고는 조심스레 버스 에어컨 뚜껑을 닫는다. 내 눈치를 보면서. 창에 성에가 맺힌다. 여름인데도 버스가 차갑다.

강릉 안목항은 차갑지 않았다. 오히려 더웠다. 강릉 안목항은 차갑지 않았다. 오히려 더웠다. 열기가 부담스러운 엄마는 내 뒤 몇 발자국 떨어져

걷는다. 열풍에 숨이 턱 막히고 가슴이 묵직하다.

죽 걷다가 돌아보니 총총걸음으로 여기저기 기웃거리는 엄마가 보였다. 입을 살짝 벌린 채 해변 옆에 지어진 카페들만 자꾸 올려보았다. 앞은 안보고 옆만 보다가 차에 치일 뻔한 것을 끌어왔다. 엄마는 화들짝 놀라며 말했다.

“미안해.”“미안해.”“뭐가 그렇게 신기해?” 엄마가 고개를 푹 숙인다. 난 입을 닫았다.

반년 전인가. 대리님이 물었다.

‘바다향 커피 마셔봤어?’‘신제품예요? 동서? 남양?’‘…낭만이 없어, 낭만이.’‘…낭만이 없어, 낭만이.’ 바다향 커피. 대리님은 낭만어린 문구의 썰을 풀었다. 그런데 난 그런 낭만과는 먼 삶을 사는걸. 그래서 듣기만 했다. ‘겨울바다 있잖아, 바닷물 촤악 하고 올라오는. ‘겨울바다 있잖아, 바닷물 촤악 하고 올라오는. 부글거리는 하얀 포말에서 짠내도 화악하고 올라오고. 그 때 마시는 아메리카노 한 잔. 뚜껑 열자마자 커피향 나는 김이 모락모락 올라오지. 그 연기 후 불고 살짝 한 모금 하는 거야. 입속엔 커피향이, 콧속엔 바다향이. 둘이 순식간에 뒤섞여. 그리고 그 앞에 펼쳐진 겨울바다. 상상해봐.’ 난 그 순간 바다를 결심했다. 해안도로 따라서 길게 펼쳐진 카페들. 겨울의 찬 공기의 섞여오는 커피 볶는 향. 그 낭만의 풍경에 부합하는 곳이 딱 하나 있다. 강릉 안목항이다. 거기선 상상의 낭만이 현실이 된다. 그러나 현실은 낭만을 밀쳐냈다. 반년 간의 강행군은 그러나 현실은 낭만을 밀쳐냈다. 반년 간의 강행군은 계절을 바꿔놓았다. 혼자 즐기는 겨울바다의 커피는 없다. 엄마와 함께 하는 푹푹 찌는 커피 정도가 있으려나.

전망 좋은 카페로 들어갔다. 그런데 엄마가 머뭇거린다. 3층짜리 카페의 현대적 외관이 못 올려다볼 정도로 부담스러운 탓일까. 나야 모른다. 별로 알고 싶지도 않다. 더운 김에 나야 모른다. 별로 알고 싶지도 않다. 더운 김에 짜증낸다고 문도 거칠게 열었다. 커피를 주문하는 말투에도 가시가 돋아난다. 그때 엄마가 카페로 들어왔다. 자판기 커피를 든

06

Page 9: Flaneur 2015

채로.

“손님. 외부 음식 반입은 좀….” 엄마가 도움을 청하는 눈으로 날 보았다. 한숨이 나온다.

“아메리카노 한 잔 더요.” “예?”“예?”“두 잔 달라고요. 그거면 됐죠?”

직원이 사장 눈치를 살핀다. 사장은 작게 고개를 끄덕인 후에야 직원은 허락을 했다. 엄마는 내 눈치를 살핀다. 움츠러들며 종이컵을 더 엄마는 내 눈치를 살핀다. 움츠러들며 종이컵을 더 품에 끌어안는다. 누가 보면 보물인줄 알겠다. 그 안쓰러운 모습에 더 화가 나서 자리에 앉자마자 따졌다.

“왜 그래 진짜? 여기 카페야. 자판기 커필 왜 사와. 쪽팔리게 왜 이래. 카페 처음 와?”

엄마는 아무 말이 없다. 먹먹한 표정. 그것을 마주한 엄마는 아무 말이 없다. 먹먹한 표정. 그것을 마주한 순간 말이 막혀버렸다.와본 적 없는 거다. 아마도. 아니, 분명하다. 청소기 돌린 후 마시는 커피 반잔이 엄마의 유일한 커피였다. 커피값 아낀다며 반잔밖에 안 마시는, 입안에 텁텁함을 남기는 믹스 커피. 그것이 엄마의 커피였다.

“미안하다. 선애야.”“미안하다. 선애야.” 목이 탄다. 창밖으로 시선을 피하며 커피를 한 모금 삼켰다. 쓰다. 너무 써.

“자판기 보니까 옛날 생각도 나고. 이런 데는 으리으리해서 영 그렇고, 그래서….”“옛날 생각?”

미안해져서 말을 돌렸다. 그런데 티 나는 행동이라 미안해져서 말을 돌렸다. 그런데 티 나는 행동이라 더 무안하다. 아아. 햇볕 때문에 얼굴까지 뜨겁네. 여기 채광이 너무 좋은 것 같아. 선크림을 발랐어야해.

“겨울바다 보러 한번 왔었어.” 엄마는 당신 몫의 아메리카노 대신 직접 뽑아온 엄마는 당신 몫의 아메리카노 대신 직접 뽑아온 종이컵 커피를 쥔 채 얘기 했다.

스무 줄의 남녀가 속삭이는 사랑. 안목항행 버스.

히터의 열풍보다 마주 쥔 연인의 손이 더 따뜻했다. 그 열기를 식히려는 듯 아릿하기까지 했던 바닷바람. 깍지 꼈던 손마저 차갑게 식으면 둘은 커피 자판기를 찾았다.안목항의 자판기 커피. 그곳의 자판기는 도서관 안목항의 자판기 커피. 그곳의 자판기는 도서관 자판기와 달랐다. 설탕과 프림의 비율을 달리한 각자의 황금 레시피가 있었으니까. 어떤 자판기는 콩가루를, 어떤 것은 미숫가루를. 각자 개성어린 자판기들이 지금의 카페들처럼 줄지어 서있었다.

엄마는 먼 옛날을 추억하는 말투였다. 어딘가 엄마는 먼 옛날을 추억하는 말투였다. 어딘가 애잔하고 쓸쓸한, 그러나 따스한. 추억이란 어찌도 이리 쓰고 달달한 것인지. 엄마의 말들이 가슴 어딘가를 꾹 눌러왔다.

“미안해. 내가 주책없이 따라와서. 정말 미안해.”

엄마가 왜 나를 따라왔는지 알 것 같았다. 엄마답지 엄마가 왜 나를 따라왔는지 알 것 같았다. 엄마답지 않게 동행한 이유를 알겠다. 항상 자기만 희생하고, 억누르고, 침묵하고, 꾹꾹 누른 채 ‘난 괜찮아’ 하던 모습이 보이지 않은 이유를.엄마는 그리운 것이다. 향도 없는 믹스커피로 엄마는 그리운 것이다. 향도 없는 믹스커피로 인고하길 어언 삼십 년이다. 청소 후에 마시는 커피 반잔은 겨울 안목항의 커피가 될 수 없다. 턱없이 부족하다. 그런데도 엄마는 참았다. 엄마답게.그러던 와중 딸의 강릉행을 들었다. 마침내 엄마는 그러던 와중 딸의 강릉행을 들었다. 마침내 엄마는 엄마다움을 포기했다. 아니, 잠깐 동안만 포기하기로 했다. 희생과 인내, 턱없이 부족한 추억의 일부를 더듬는 쓸쓸함. 그것들을 전부 포기한 거다. 대신 당신은 죄스러움과 미안함을 얻었다. 동행을 대신 당신은 죄스러움과 미안함을 얻었다. 동행을 뻔뻔하게 요구하지도 못하는 미련함도 새로 얻은 걸까. 아니, 원래 가진 것이다. 엄마는 엄마답지 않으려했지만 여전히 엄마였다.

“됐어.” 다시 아메리카노를 삼켰다. 가슴 언저리에 걸려있던 다시 아메리카노를 삼켰다. 가슴 언저리에 걸려있던 무언가가 커피와 함께 내려간다. “이왕 온 거 이것도 마셔봐. 돈 냈는데 아깝잖아.” 엄마가 자판기 커피와 아메리카노를 번갈아본다. 엄마가 자판기 커피와 아메리카노를 번갈아본다. 에스프레소가 물속에 녹아드는 것을 살펴본다. 신기함과 어색함이 한데 섞인 눈빛이다.재촉하자 엄마는 빨대를 쭉 빨았다. 입을 다시면서 고개를 갸웃한다.

“이게 아메리카노구나.”“어때? 먹을 만해?”

“좀 써. 근데, 응, 희한하네.”

엄마는 오묘한 표정으로 몇 모금을 더 삼켰다. 다행히 싫어하는 눈치는 아니다. 엄마라고 커피에 아예 관심 없는 것도 아니었다. 엄마라고 커피에 아예 관심 없는 것도 아니었다. 라떼가 뭐냐고, 카푸치노는 왜 보글보글 하냐고 물은 적도 있다. 그때 왜 대충 흘려 넘겼을까. 그리고 이건 왜 이제 와서야 생각이 날까.

의자를 약간 뺀다. 등받이에 몸을 기댄다. 그제야 엄마가 눈에 들어오는 것 같았다. 특별한 날에만 꺼내 입는 플레어스커트. 당신이 가진 특별한 날에만 꺼내 입는 플레어스커트. 당신이 가진 유일한 목걸이. 특히 아끼는 챙 모자. 그런 엄마의 모습은 카페의 풍경 속에도 자연스레 녹아들었다. 왜 몰랐을까. 무작정 따라온 게 아니구나. 딸이 부끄럽지 않게 나름 준비한 것이다. 삼십년 만에 다시 찾는 안목항에 설레면서도 주책없다며 자신을 책망하고, 그러면서도 나를 배려하면서.

“이게 얼마야?”“이게 얼마야?”“그건 왜? 이거 마실 월급도 못 받을까봐?”“그게 아니라…엄마는 이걸로도 충분하니까.”

엄마가 자판기 커피를 쥐며 중얼거렸다.

“사백 원 밖에 안하고….”

이상하게 울컥했다. 따져 묻고 싶었다. 추억어린 자판기라도 해도 그렇지, 엄마는 사백 원 추억어린 자판기라도 해도 그렇지, 엄마는 사백 원 짜리 커피로 충분해? 엄마가 사천원 아메리카노보다도 부족한 사람이야? 엄마는 고작 사천 원보다도 못해? 입술을 꾹 깨물었다. 엄마는 내 속도 모른 채 종이컵 주둥이만 만지작거렸다. “엄마.”“엄마.”“응?”“나가자.”“아직 다 마시지도 않았는데….”

엄마의 손을 잡았다. 엄마의 눈이 동그래진다. “그 까짓 거 버려.”

엄마가 사천 원의 값어치도 못해? 고작 사백 원 짜리 엄마가 사천 원의 값어치도 못해? 고작 사백 원 짜리 커피만큼의 가치밖에 없는 건 더더욱 아니잖아?그러니까 버려도 돼. 엄마도 그럴 수 있어.

원래 강릉 목화열애는 내일에나 찾아 갈 예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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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젠 참을 수 없게 되어버렸다. 그래서 택시를 잡아타고 무작정 목화열애로 향했다.

“여기서 뭐하는데? 왜 그래, 선애야.” 엄마가 목공용품으로 가득한 공방을 둘러보며 물었다.

“핸드밀 만들 거야. 통은 준비 됐으니까 무늬만 그려 “핸드밀 만들 거야. 통은 준비 됐으니까 무늬만 그려 넣으면 돼.”“핸드밀?”“커피콩 가는 거. 본 적 있잖아. 커피콩 넣고 이렇게 돌리는 거.”

엄마는 좀처럼 진정하지 못했다. 당연하다. 갑작스레 납치하듯 끌고 와서 뭘 만든다는데.그러는 사이 목화열애 사장님이 준비물을 들고 왔다. 그러는 사이 목화열애 사장님이 준비물을 들고 왔다. 내 쪽에는 준비된 커피보관함을, 그리고 엄마 쪽으로 핸드밀을 내려놓았다. 그러자 엄마가 더욱 당황하며 외쳤다.

“저, 저는 됐어요.”“엄마. 어차피 다 예약한 거야.” “난 됐어. 선애야, 너 해. 난 구경할게.” “안 어려워. 그림만 그려 넣으면 돼.” “안 어려워. 그림만 그려 넣으면 돼.”

전기로 만든 펜을 엄마 쪽으로 밀었다. 엄마가 주춤거리며 물러난다. “괜찮아. 엄마는 안 해도 돼.”“같이 해. 했으면 좋겠어.”

엄마도 해도 돼. 자기만 희생하는 것 그만두고, 하고 엄마도 해도 돼. 자기만 희생하는 것 그만두고, 하고 싶은 것 해도 돼. 이만큼 참았으면 됐잖아.

솔직히 말해서, 확신은 없다. 내가 야근하며 마신 믹스 커피는 엄마에게 다른 맛일까. 난 잠깨려고 마셨을 뿐인데, 엄마는 맛있게 마신 걸까. 안목항의 자판기를 떠올리며 부족한 맛으로 참은 건 아닐까? 아메리카노나 드립커피를 마셔본 적 없어서, 한 평생 아메리카노나 드립커피를 마셔본 적 없어서, 한 평생 몇 백 원짜리 커피로만 참고 살아서, 당신이 뭘 원하는지조차 모르는 것은 아닐까? 엄마는 원래 그런 줄만 알았다. 엄마의 그런 모습을 당연하게만 생각했다. 그래서 난 몰랐다. 엄마를 알려고도 하지 않았다.

“엄마. 같이 해줘.”

“나 이런 거 해본 적 없어.”

“그러니까 해보면 되잖아.”

간단한 문제였다. 모르면 해보면 되는걸.

사천 원짜리 아메리카노? 버려도 돼. 믹스 커피만 사천 원짜리 아메리카노? 버려도 돼. 믹스 커피만

먹어야 하는 것도 아냐. 엄마도 그럴 자격 있잖아.

계속 권한 끝에 엄마가 전기 펜을 잡았다. 회유가

끝난 것을 본 사장님은 사용법을 알려주려 다가왔다.

“펜을 소나무 위에 대고 천천히 움직이면 돼요.

이렇게.”

“아유, 네. 네.”

“이 도안대로 그림이나 문구 넣으세요. 자유롭게 “이 도안대로 그림이나 문구 넣으세요. 자유롭게

하셔도 되고요.”

엄마가 힐끗 내 눈치를 살핀다. 정말 해도 되는

건가? 하는 눈빛이다.

난 아무 말 없이 도안들을 밀어주었다. 엄마는

조금은 안심한 표정으로 도안에 손을 뻗었다.

“엄마 곰 좋아하잖아. 곰. 여기 있네.”

“귀엽다. 응.”“귀엽다. 응.”

“여기 강아지도 있어.”

엄마의 머뭇거림은 잠깐이었다. 엄마는 입까지 살짝

벌릴 정도로 빠져들었다.

엄마의 전기 펜이 핸드밀 위로 지나가며 타는 솔

향이 피어올랐다. 상쾌한 냄새였다.

“엄마 지금 하는 핸드밀 있잖아.”

“응.”“응.”

“쓰면 쓸수록 커피향이 밴대. 어떤 콩 쓰느냐에 따라

향도 달라지고, 핸드밀 재료가 소나무라서 커피 맛도

좋아진대. 솔 향하고 커피향이 합쳐지잖아.”

“그래? 응.”

이젠 대답까지 건성 건성이다. 벌써 푹 빠졌다.

당신도 모르는 사이 입 꼬리까지 올라갔다.

‘그러니까 그건 엄마만의 커피를 위한 거야.’

본래 내가 쓸 생각이었지만, 엄마에게 주는 것이

전혀 아깝지 않았다.

그런데 조금은 걱정이다. 핸드밀을 준다고 엄마가

커피를 내려 마시려나? 여태 그래왔던 것처럼

인스턴트커피만 먹진 않을까. 그러나 금방 결론을

내릴 수 있었다.

그래도 뭐 어때. 그래도 뭐 어때.

이제 엄마의 커피는 인스턴트 하나만 있는 게

아니다. 핸드밀로 만들 커피도 있다. 더 이상

인스턴트커피라는 하나의 선택지를 두고 참을

필요가 없었다.

이제 엄마도 선택할 수 있다. 그 사실을 알아서일까,

만족스러운 기분이 들었다.

“엄마.”“엄마.”

“왜?”

“예전에 안목항 왔다며. 그 때 아빠는 어땠어?”

“그거 네 아빠 아냐.”

“…어?”

엄마가 화들짝 놀라 고개를 들었다.

“어머, 나 뭐래니.”

“정말? 아빠 아녔어?”“정말? 아빠 아녔어?”

“아, 나 미쳤네. 정말 미쳤어. 진짜.”

엄마가 얼굴을 가리며 부끄러워했다.

“너 아빠한테 비밀이야. 말하면 안 돼.”

“왜? 아빠는 뭐 결혼 전에 다른 여자 안 만났나.”

“하긴 그러네.”

엄마는 처녀처럼 웃었다. 같이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엄마는 처녀처럼 웃었다. 같이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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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 핫스팟강릉 핫스팟

도배마을

강원도 강릉시 죽헌로 140-12

연잎차, 연잎밥

1인당 1만 원

1시간 반 ~ 2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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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 핫스팟강릉 핫스팟

목화열애

강원도 강릉시 강릉대로 541

070-8238-5547

09:00~18:00 연중무휴

우드버닝, 셀프 인테리어, DIY 목공 등

1만 원(우드버닝 기준)

1시간 반 ~ 2시간(우드버닝 기준)

http://blog.naver.com/gongkkhttp://blog.naver.com/gongk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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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화열애’의 우드 핸드밀은2015년 제 7회 강릉관광기념품 공모전에서 대상을 차지했고,

또 그럴만 했다.

“”

다섯 살짜리들 같은 평균연령 25.6세 플라뇌르에게 버닝펜 사용법을 친절히 설명해주시는 선생님11다섯 살짜리들 같은 평균연령 25.6세 플라뇌르에게 버닝펜 사용법을 친절히 설명해주시는 선생님

우드 핸드밀(좌) vs 일반 핸드밀(우).

일반 핸드밀과 다르게 우드 핸드밀은 내부 부품도 소나무로 이루어져 있다.

제공하는 도안에 따라 스케치를 먼저 하고

버닝펜으로 따라 그리면 미술에 재능 없는 사람도 문제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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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 핫스팟강릉 핫스팟

수공예협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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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강릉시 죽헌로 140-12

033-642-2210(강릉 예술창작인촌 운영사무실)

체험 시간 상이. 홈페이지 참조

팔찌 등 각종 수공예품 체험

5천 원 ~ 2만 원

1시간 반 ~ 2시간

http://cafe.naver.com/original2010/239http://cafe.naver.com/original2010/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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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강릉 때 날씨가 더웠다고 들었어요.

A. 대신 사람들 옷차림이 시원해서 좋았습니다.

Q. 강릉 피디님은 어떤 사람인가요?

A. 그녀를 만나기 전까지 제 삶은 불완전했습니다.

Q. 이름이 왜 ‘이상한사람’인가요?

A. 오늘은 날씨가 좋네요.

Q. 왜 여친이 없어요?Q. 왜 여친이 없어요?

A. 너 왜 구체적으로 시비냐?

Q. 정구지 이름의 유래가 뭔가요?

A. 뙈지국밥엔 증구지를 많이 넣어야해.

Q. ...왜 이름이 정수리에요?

A. 정수리가 벗겨지고 있어.

Q. 경포대 방문은 처음이었다는데 어땠어요?

A. 래쉬가드 유행시킨 사람을 저주합니다.

Q. 대체 진짜 이름이 뭐에요?Q. 대체 진짜 이름이 뭐에요?

A. 짐의 이름은 정조, 사도세자의 아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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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Q&AQUESTIONS AND ANSW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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