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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문화재단 문래예술공장 문래창작촌 지원사업 서울문화재단 문래예술공장문래창작촌 지원사업 결과자료집 MULLAE EMERGING & E NERGE- TIC 결과자료집 MEET 2017 07363 서울시 영등포구 경인로885- 4 | T. 02- 2676- 4300

MEET 2017office.sfac.or.kr/UIPage/BizPublicationBook/Upload/meet...1990년대 들어 철공산업이 하향세로 접어든 뒤 홍대, 대학 로 등지에서 예술가들이 알음알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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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문화재단 문래예술공장 문래창작촌 지원사업

서울

문화

재단

문래

예술

공장

문래

창작

촌 지

원사

결과자료집

MULLAE EMERGING & ENERGE-TIC

결과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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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E

T 2

01

7

07363 서울시 영등포구 경인로88길 5-4 | T.02-2676-4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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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문화재단 문래예술공장 문래창작촌 지원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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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Publication 재미공작소 <『이고 뮤직 북』 출간 프로젝트>

12 Performance 이정훈과 노갈 <푸른요정>

14 Exhibition 박지나 <부록 : 낱장의 형태>

18 Exhibition 위영일 <공간 속에서 컴포지션을 하다>

20 Exhibition 최무규 <실종예고 - 바리케이드>

24 Exhibition 김서량 <Sounds of the City in Mullae>

26 Performance 고헌 <25ㅅㅣ間 : 시간거래>

30 Exhibition·Performance

이미지사운드베이커리 <‘하이퍼 비트 Space’ 프로젝트>

34 Exhibition 김지원 <죽은 시간 산 노동>

66 Exhibition 뮤온예술공간 <문래 서유기 전>

68 Research 노정주 <‘창작자의 사회적 참여를 기반으로 한 창업’에 관한 연구>

70 Performance 이산 <마이펜라이 프로젝트 2017>

72 Exhibition 조병희 <Digital Outsider KOREA edition>

74 인덱스

76 판권

04MEET

소개

08MEET_창작

64MEET_국제교류

74APPENDIX

Mullae, Emerging & EnergeTic

38 Exhibition 흑표범 <선영, 미영, 미영>

40 Exhibition 추유선 <명랑사회를 위한 표준오락>

42 Exhibition·Cultural Education

문래당 <하이브리드 터치 in 문래>

44 Exhibition 스페이스 엑스엑스 <Standing under the stairs>

48 Exhibition 김진 <사물이야기>

50 Exhibition 치명타 <Make up Dash>

56 Exhibition 송기연 <Light Mullae>

58 Exhibition 손현선과 최병석 <흔들리는 그림자>

62 Movie 정호윤 <사랑실격>

02 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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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ET is a Mullae Arts Village support project that has been designed

to support Mullae-dong-based artists in their efforts to engage in

diverse creative activities and ultimately shape the area into a cultural

community through the participation of various groups of people,

including artists, exhibition coordinators, art venue owners, and

ironworkers.

MEET 2017 focused on changing the structure of the project by

incorporating various projects into one integrated whole. Accordingly,

the regional art support projects, international exchange projects, and

public environment improvement projects were all combined into one to

expand MEET and enhance its value as a brand.

Specifically, under the categories of “creative activity” and “international

exchange,” MEET 2017 selected 22 projects of various types, including

exhibition, performance, book publication, indie film production/

screening, and art education, workshop, and research projects, all of

which will be included in this book. Over 100 artists held various events

at eight venues in the Mullae-dong area, including Seoul Arts Space

Mullae, attracting over 3,000 citizens from June to December. Going

forward, MEET will continue making contributions to the development

of Mullae Arts Village as a cultural hub.

MEET 소개

INTRODUCING THE MEET

문래창작촌 지원사업 ‘MEET’는 문래동 지역 예술가 및 단체들

의 작품 창작·발표 및 기획활동 지원을 통해 지역의 자생적인

문화예술 활동을 활성화하는 프로젝트로서, 지역 작가와 문화기

획자 및 활동가, 문화예술공간 운영자, 철공소 엔지니어 등 다양

한 주체들의 참여를 통해 지역 내 문화 공동체 확산과 예술생태

계 발전을 꾀하고 있다.

특히 2017년 사업은 기존의 흩어진 사업체계를 한층 더 견고히

구성하는데 중점을 두고 추진되었다. 기존에 문래창작촌을 대

상으로 진행된 지역문화예술 지원사업, 국제교류사업, 공공환경

프로젝트 등을 통합적으로 기획/운영함으로써, 사업의 파급력을

제고하고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계기를 마련하였다.

그 중에서도 본 자료집에서 소개될 창작 부문 및 국제교류 부문에

서는 전시, 공연, 도서 출판, 독립영화 제작/상영, 예술교육 및 워크

숍/리서치 등 다양한 장르의 프로젝트 22건이 선정되어, 100여

명의 예술가들이 문래예술공장을 비롯한 문래동 일대의 8개 장소

에서 6월부터 12월까지 다양한 방식과 장르의 프로그램을 통해

총 3,000명이 넘는 시민들과 만났다. 앞으로도 MEET는 문래창

작촌 지역의 문화예술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04 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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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래역

3

42

567

1

문래예술공장 소개

문래창작촌 소개

상상과 열정을 담금질하는 창작공간

2010년에 문을 연 서울문화재단 문래예술공장은 문래창작

촌과 국내외 다양한 예술가를 위한 전문창작지원센터이다.

공동작업실, 다목적 발표장을 비롯해 녹음실, 영상편집실,

세미나실 등 다양한 지원시설을 갖추고 있으며, 다양한 층위

의 예술지원 사업을 지속적으로 기획/운영함으로써 작품 제

작과 발표에서부터 예술가 교류와 성장에 이르는 전방위적

인 예술가들의 창작 활동을 지원해오고 있다.

철공소 장인의 에너지와

예술가의 창작 열정이 공존하는

도심 속 이색 마을

문래창작촌은 중소 철공소들이 모여 있는 문래동 3가를 중

심으로 2000년대 초부터 형성된 자생적 예술가마을이다.

1990년대 들어 철공산업이 하향세로 접어든 뒤 홍대, 대학

로 등지에서 예술가들이 알음알음 찾아와 비어있는 철공소

공간에 작업실을 만들면서 자연스럽게 형성되었다. 현재 문

래창작촌에서는 100여 곳의 작업 공간에서 회화, 설치, 조

각, 디자인, 일러스트, 사진, 영상, 영화, 애니메이션 등의 시

각예술 장르를 비롯해 춤, 연극, 마임, 거리 퍼포먼스, 전통

예술, 음악 등 공연예술 및 문화기획, 비평, 문학, 커뮤니티

아트 등 다양한 분야의 예술가와 문화활동가 약 300여 명이

활발하게 활동 중이다.

SEOUL ARTS SPACE MULLAE

A SPACE FOR IMAGINATION AND PASSION

Opened in 2010, Seoul Arts Space Mullae was

built by the Seoul Foundation for Arts and Culture

to support the various activities of artists affiliated

with Mullae Arts Village both at home and abroad.

Equipped with a shared workshop, multipurpose

performance hall, recording studio, and seminar

room, the facility plans and operates various

projects designed to support artists at all levels

and promote the diversification of their artistic

endeavors.

MULLAE ARTS VILLAGE

A UNIQUE PLACE FILLED WITH

THE ENERGY AND PASSION OF

IRON MASTERS AND ARTISTS

As its name indicates, Mullae Arts Village is

a self-sufficient “arts village” that was formed

naturally in the early 2000s in the Mullae-dong

3-ga area, where small and large ironworks were

concentrated. In the 1990s, when the ironwork

industry began to decline, artists began flocking

here from the Hongik University and Daehangno

areas to use the former ironworks as their art

studios. Currently, over 300 artists working

in diverse visual genres, including painting,

installation art, sculpture, design, illustration,

photography, f i lm, and animation, and the

performing arts, including music, dance, mime,

and theater, are working together and offering a

wide range of art programs in over 100 studios.

MEET 소개

INTRODUCING THE MEET

3월 4월 5월

3. 30.

통합 사업계획 수립

3. 30.-4

. 13.

창작·

국제교류 부

문 공모 접수

4. 18.

MEET 창작 부

문 서류심사

4. 20.

MEET 국제교류 부

문 서류심사

4. 24.

MEET 국제교류 부

인터뷰·

프레젠테이션 심사

4. 25.

MEET 창작 부

인터뷰·

프레젠테이션 심사

4. 28.

창작·

국제교류 부

공모 선정자 발표

6.24. -

12.17

창작·

국제교류 부

선정 프

로젝트 진행

6월

06 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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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래창작촌 지원사업 MEET 창작 부문은 문래창작촌 작가들의 다양한 창작활동을 지원하고, 이를 통해 문래창작촌의

예술생태계와 아이덴티티를 강화하는 작가 중심 지원사업이다. 일률적인 기준에 맞추기보단 작업의 성격에 맞는

다각적 지원을 진행하고, 주요 장르 외에도 장르 구분이 어려워 사각지대에 놓인 지역 예술을 장려함으로써 지역

문화예술의 가치 향상을 도모하고자 하였다. 지금부터 2017 문래창작촌 지원사업 MEET의 창작 부문에 선정된

18건의 프로그램을 소개한다.

MEET_창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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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공작소에서 뮤지션 퓨어킴이 진행한 자작곡 만들기 워크숍의 수업 과정을 담은 『이고 뮤직 북』을 출간하는

프로젝트이다. 자작곡 만들기 워크숍은 참가자들이 8주 동안 자신을 주제로 한 노래 가사를 쓰고 곡을 만드는 과정이었다.

책은 이 워크숍과 관련된 스토리텔링이 있는 아트북이자, 일종의 가이드북이다. 퓨어킴의 글, 일러스트레이터 신모래의

그림이 함께 담겨 더욱 풍부해진 예술적 자극을 전달하며, 자작곡을 만들고 싶은 이들에게, 그리고 자신을 다른 방식으로

알리고 싶은 이들에게 신선한 대안을 보여준다.

재미공작소 프로필

재미공작소는 2011년부터 오프라인 공간을 기반으로

자체 기획 전시, 공연, 창작 워크숍, 문학 관련 행사 등

‘재미있는 일’을 벌이고 있는 문화예술공간이다.

출판사로도 등록되어 1년에 1~2종의 도서를 출간하고 있다.

사업일정

2017. 6. 16. (출간)

6. 24. (전시 및 작가 사인회)

June 16 (publication date)

June 24 (exhibition)

사업장소

재미공작소

STUDIO ZEMI

도서출판

PUBLICATION

studio zemi

<『이고 뮤직 북』 출간 프로젝트>

<‘Ego Music Book’ Publication Project>

10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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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희생자를 추모하는 마음으로 제작된 마임 공연이다.

소설 『피노키오』에서 죽은 피노키오를 살리는 역할인

‘푸른요정’에서 모티브를 얻었다. ‘푸른요정’이 되어 세월호를

건져 올리고 희생자들에게 생명을 불어넣고 싶은 꿈을

표현했다. 전율, 환호, 광기가 녹아 있는 연기로 몰입도를

높이고 압도적인 형태의 퍼포먼스와 음악으로 관객을

매료시켰으며, 공연을 통해 배우와 관객은 서로의 감정을

나누고 마음을 공유할 수 있었다.

이정훈과 노갈 프로필

이정훈과 노갈은

개성파 마임이스트 이정훈과

락밴드 나비맛의 리더 노갈,

그리고 현대음악 작곡가 정강현

세명으로 구성된 단체이다.

공연

PERFORMANCE

Lee Junghoon and Nogal

공연일정

2017. 7. 14. - 7. 15.

공연장소

문래예술공장 박스씨어터

BOX THEATER,

SEOUL ART SPACE MULLAE

<푸른요정>

<Blue Ang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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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기간

2017. 7. 17. - 7. 25.

전시장소

문래예술공장 박스씨어터

BOX THEATER,

SEOUL ART SPACE MULLAE

우리는 눈을 뜨자마자 잠들기 전까지 실시간으로 뉴스(새로운 정보)를 접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기사들은 금방 읽히고

사라진다. <부록; 낱장의 형태> 전은 이처럼 현대에 빠르게 사라지는 파편적이고, 반짝이는 것들에 대한 질문에서 출발한다.

그리고 그 속에서 불현듯 찾아온 ‘붙들어 놓고 싶은 것’에 주목한다. 의미화 과정에서 배제된 것임에도 불구하고, 개별적인

조각이 전체 이상으로 존재할 수 있다는 것을 드러내 보여준다. 작가는 이번 전시를 통해 언어 탐구를 통한 쓰기와

말하기(사운드) 작업을 조형화시키는 것에 집중했다.

작품은 낱장의 형태다. 종잇조각에 쓰는 말 역시 파편-조각이다. 움직임, 속도, 간격, 무게가 서로 다른 이 낱장 작업들은

그 사이로 거니는 관객들에게 전체 틀에서 벗어난 것들에 대한 질문을 던졌고, 그들은 이를 통해 문화·역사 속에서 굳어진

가치와 일방적 이해관계에서 벗어난 새로운 시선을 경험할 수 있었다.

박지나 프로필

박지나는 홍익대학교 조소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했으며,

브룩스 인스티튜드(Brooks Institute of Photography)에서

디지털 이매지닝(Digital Imaging)을 전공했다.

2014년 SPACE22에서 첫 개인전 <스스로 움직이는 것들>을

열었으며, 지금까지 총 2회의 개인전을 개최했다.

전시

EXHIBITION

Park Jina

<부록; 낱장의 형태>

<Supplement; Formation of a Leaf>

14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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옅고 얇게 흩어지는 몽상은 허공을 넘긴다황정인

프로젝트 스페이스

사루비아다방 큐레이터

사락…, 사락사락…, 사라락…, 사락…. 백색 소음 사이로

낱장의 종이는 지칠 줄 모르고 흔들린다. 사각의 작은

백색 공간. 그 안에는 서로 다른 감정, 단상, 기억의 무게를

담은 검고 작은 활자들이 묻어있다. 잉크의 흔적을 따라

미끄러지듯 이어지다가 어느새 하나의 이야기에 도달하길

간절히 원했을 시선들은 쉴 새 없이 팔랑이는 표면에 의해

보기 좋게 외면한다. 그렇게 하얀 공간은 그 안에 품은 검은

자취들의 정체를 쉬이 알려주지 않는다.

박지나는 주변의 대상들이 맺고 있는 관계의 여러 형태들,

그에 대한 단상을 시적 상상을 바탕으로 한 시각적 은유의

연쇄로 보여준다. 그것은 하나의 시로, 수필로, 캔버스 위를

채워나간 연필의 자취로, 종이의 흩날림으로, 묵직한 조각의

형태로 모습을 달리하며 눈 앞에 놓인다. 무언가를 명확하게

지시하거나 강한 인상을 전달하지 않으면서도 그것은

저마다의 방식으로 하염없이 맴돌고, 어딘가를 향해 있으며,

작은 떨림과 움직임으로 공기 중에, 머릿속에, 기억 속에

잔잔한 파동을 일으키면서 마음 한켠에 옅은 여운을 남긴다.

몽상이 묻은 낱장의 표면

2인전 <습도조절장치(Humidity Controller)>(2012)에서

선보인 ‘터진 허공, 못 끝에서 벌어지다’(2012)는 벽에

박혀 있는 하나의 작은 못이 공간과 맺고 있는 관계에 대한

의문에서 시작한다. 단단한 벽에 박혀 제 기능을 다해야

할 것이, 허공에 박히는 상황. 허공을 향한 뾰족한 못 끝은

공간을 찢고, 공기를 찢으며 또 하나의 공간으로 이어진다.

여기서 허공은 ‘단지 비어있는 공간이나 배경이 아니고

실체가 없는 공간도 아니다. 개별적으로 기능할 수 있고,

능동적으로 움직이는, 시작과 끝을 연결해 주는 공간’이라고

언급한 작가의 말처럼, 그의 시적인 사유와 몽상이 멈추지

‘낱장의 형태.

그것은 흰 산을 떠올린다.

눈이 내린 것도 아닌데 흰 산이었다.

나무가 없는 산이었다.’

박지나의 작업노트 중에서

않고 흘러갈 방향을 무한히 열어주는 가능성의 공간이다.

또한 뾰족한 못의 끝. 그것은 마치 파열음의 파동처럼

허공의 공기를 가른다. 이렇게 몽상이 음을 입어 허공을

가로지르다 ‘흰 산’ 같은 여백을 지닌 사각의 얇고 납작한

공간을 만나면, 활자처럼 내려앉아 글이 되고 시가 된다.

흥미롭게도 박지나의 작업은 늘 공간과의 관계 안에서

놓여있는데, 여기서 일종의 타자이기도 한 공간은 몽상을

통해 사물이 되기도 하고, ‘그’가 되기도 하고, ‘그것’이

되기도 하면서 그의 작업에 중요한 줄기를 이루며

끝없는 관계의 연쇄를 형성한다. ‘그’와 ‘그것’은 작가의

작업에서 항상 관찰의 대상이 되는 것들로 작가의 감성을

희미하지만 분명하게 인지할 수 있는 단서를 제공한다.

‘부록’, ‘아주 작은 구멍’, ‘접시 위의 빵부스러기’, ‘별

것도 아닌 것’, ‘사라진 것들’, ‘부르르 떨고 있는 것들’,

‘사라져서 부르르 떨고 있는 것들’, ‘사라지지 못하고

부르르 떨고 있는 것들’, ‘빛이 투과될 만큼 얇았던 물

속과 물 위 사이’, ‘나보다 가벼운 것들’, ‘그것보다 가벼운

나’, ‘전혀 기억나지 않는 것들’, ‘얼굴이 없는 것’, ‘같이

떨어져 나오는 것’, ‘금방 닳는 것’, ‘뭉그러지는 것’, ‘삼십

각뿔의 연필심’, ‘위아래 어금니들 사이의 공간’, ‘쏟아지는

것들’, ‘허공을 넘기는 것’, ‘끝나본 적도 시작된 적도

없는 것’, ‘흙냄새에 달라붙은 수분’, ‘소리를 내는 것들’,

‘소리를 듣는 다른 것들’, ‘낱장 위에 놓인 낱장들의 무게’,

‘무겁지도 가볍지도 않은 것’, ‘꾹꾹 눌러도 어디에도

담기지 않고, 꾹꾹 눌러도 단단해지지 않는 것’, ‘밑줄 위에

놓인 것들’, ‘컵 안쪽에 말라붙은 커피 얼룩’, ‘찢어진 살갗

위로 얇게 말라붙은 피’, ‘완벽하지 못한 그것’, ‘그것인

적이 없는 그것’, ‘분간할 수 없는 것’, ‘생생했지만 실제로

본 적이 없는 그것’, ‘붙어있지만 겉도는 것’, ‘앞으로 갈

때마다 뒤로 밀어내는 것’, ‘보풀’, 그리고 ‘낱장’….

비평

CRITIC

작가가 직접 적어 내려간 글에서 건져 올린 이 낱개의

단어들과 문구는 작고, 여리고, 옅고, 얇은 몽상의

자취가 담겨있다. 그리고 이렇게 허공이 지닌 의미의

틈새를 자유롭게 가르는 몽상은 시가 되어 또 다른 허공,

여백을 품은 낱장의 표면에 묻는다. 박지나의 작업에

대한 이전의 비평적 관점들, 이를테면 ‘물질의 내밀성에

대한 몽상들이 구체화된 작품(최연하)’, ‘허공은 현실에

난 작은 구멍과 같다. 그곳은 텅 비어 있지 않고 오히려

역동적인 사유의 교환이 이루어지는 장소다. 거기서 그는

개별 사물들이 일으키는 새롭고 낯선 사건들을 놓치지

않고 기록한다. 그것은 때로는 철학적이고, 때로는 매우

시적이다(안소연)’라는 언급 또한 그의 시적 상상의

대상들이 물질로서 존재하는 과정, 조형작업과 그것의

근간이 되는 시적 상상의 영역, 그리고 실제로 오랜 기간

이어져 오고 있는 작가의 시작(詩作)에 관한 부분을 짚고

있다. 그렇게 시적 상상의 대상이 되는 타자로서의 주변은

이웃한 것들과 몽상을 통해 밀접한 관계를 맺으면서

미약하게나마 생생하고 분명하게 저마다의 존재를 서서히

입증해나간다.

전시의 제목이기도 한 ‘부록; 낱장의 형태’는 박지나의

생각, 그의 시선이 머무는 것들, 그것을 사유하는 작가

자신이 세상과 관계를 맺는 하나의 방식이자 삶의 태도를

반영한다. 스스로 여분의 부록임을 자처하지만, 분명

존재함으로써 그 의미를 찾아가는 존재. 가볍게 흩날리는

낱장의 형태를 취하지만, 또 다른 낱장과 함께 나란히

놓이거나 유연하게 이어지고, 때론 단단하게 엮이면서

새로운 맥락과 갈래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잠재적인 존재.

공기를 휘젓는 이 낱장의 형태들, 움직임들, 의미를 실어

나르는 소리들은 옅은 몽상을 입은 자유로운 시가 되어 한

장, 두 장 허공을 넘긴다.

박지나 <부록; 낱장의 형태> -

16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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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는 프레임이 아닌 실제 공간과 관계맺는 회화의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하고, 이를 통해 과거의 비재현적 추상이나

환원주의적 형식주의를 넘고자 전시에서 과거 모더니즘에서 지켜야 할 규칙으로 여겼던 매체 특정성을 노골적으로

위반하고 건축적·조각적인 요소를 적극적으로 활용한 작품들을 소개하였다. 과거 추상미술에 대한 반성적인 태도를 통해

평면과 프레임 속 물감으로 그려진 환영주의가 해체되고, 실제 물질이 공간으로 확장되는 작업으로, 낯설지만 보다 생생하게

공간 속의 회화를 느낄 수 있는 기회를 마련했다.

위영일 프로필

위영일은 홍익대학교에서 학사와 석사과정을 마치고 현재는

박사과정 중이다. 2005년 중앙미술대전을 시작으로 2008년

<젊은모색> 전 등 67회의 단체전과 9회의 개인전을 열었다.

전시

EXHIBITION

Wee Youngil

전시기간

2017. 7. 31. - 8. 6.

전시장소

스페이스 엑스엑스

SPACE XX

<공간 속에서 컴포지션을 하다>

<Do composition in spa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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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기간

2017. 8. 8. - 8. 15.

전시장소

문래예술공장 박스씨어터

BOX THEATER,

SEOUL ART SPACE MULLAE

도시는 건축의 집합으로 구성되어 있다. 건축물의 생성과 소멸이 반복되면서 도시는 지속력을 갖는다. 오늘날까지 쉼 없이

압축적으로 달려온 도시개발의 역사에 비추어 볼 때 문래동은 당연하게 재개발이 필요한 곳으로 여겨졌다.

문래동에서 3년여의 시간을 보내며 작가가 깨달은 점은 ‘재개발은 공멸’이라는 것이다. 이번 전시에서 그는 이곳에서 삶을

영위하는 작가, 주민들이 겪는 불안에 대응해 이 도시가 지속 가능한 장소임을 선언하고, 이로써 도시재생에 관한 담론을

만들어 이 시대에 공공재로서의 미술의 역할과 의미를 말하고자 하였다.

최무규 프로필

최무규는 문래동을 거점으로 건축의 영역에서 기술과 예술의

융합을 고민하며, 다양한 도시의 현상을 미술 영역에서

이야기하는 건축가이다.

전시

EXHIBITION

Choi Moogyu

<실종예고-바리케이드>

<Disappearance Notice-Barricade>

20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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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유하는 시간과 기억들박성진

월간 「SPACE(공간)」 편집장

바리케이드는 사회적·정치적 맥락에 따라서 하나의

도구와 수단으로 등장한다. 혹자에게는 자기방어와 저항의

기표로서, 그 반대에서는 탈주의 통제구조로서 동원된다.

그런데 작가 최무규는 여기 문래동에서 바리케이드의

실종을 예고한다. 순응과 자포의 제스처인가? 그것은

누가 세운 것이고, 등장과 실종은 어떤 사건들을

동반한 것일까? ‘예고’가 함의하는 미제의 시간 속에서

바리케이드를 사이에 둔 자들은 누구인가? 그것도 이

남루한 도시의 한편에 자리 잡은 문래동에서….

문래동의 도시적 생태계는 쇠락하는 도심산업과 이를

밀어내는 자본, 그리고 그 공간적 시차를 비집고 들어간

게릴라성 예술로 뒤엉켜 있다. 도시가 확장되고 이를

자본이 잠식해 가면서 을지로나 문래동처럼 공간효율이

떨어지는 도심산업들은 계속 주변으로 밀려날 수밖에

없다. 하지만 밀고 버티는 이 힘겨루기 속에 생긴 작은

틈바구니로 예술이 흘러 들어왔고, 이들이 지역과 연대를

이루며 자본에 저항하고 있다. 보통 이런 상황에서

작가들이 붙잡는 저항의 기반은 그 지역에 싹튼 장소와

삶에 관한 고유한 기억들이다. 최무규 작가도 그렇다.

아니, 예술가인 동시에 건축가이기도 한 그는 더욱

절절하다. 문래동에서 4년을 보냈다는 작가는 재개발에

대한 경험적 사상적 거부감으로 바리케이드를 구축했다.

그리고 다른 무엇보다도 그 ‘건축가’라는 직능의 윤리로서

재개발에 저항한다.

비평

CRITIC

관계에서도 그렇다. 물리적 실체였던 바리케이드는 작은

문장으로 대체되었다. 그런데 조금 전 불안하고 위태롭던

구조의 언어와는 달리 문맥이 지워진 이곳의 문장에서

불안은 엿보이지 않는다. 이 규정명제에는 혼란을 일으키는

굴곡과 틈이 없다. 이렇게 탈문맥적 구조와 언어 사이에는

재개발에 대한 작가의 미묘한 혼란이 섞여 있다. 문래동에서

바리케이드의 형식과 내용은 이처럼 탈착의 반복 속에서

끊임없이 구축-해체-재구축된다. 이것이 작가 최무규가

풀어낸 전시장의 내면적 풍경이자 그가 마주한 도시적

현실이다.

최무규의 작품은 구조와 언어로 드러난다. 언어에서도

그 기표와 기의 사이에 임의성이 있듯 작가에게 이

문래동이라는 형식과 내용 사이에도 미끄러짐의 틈이

존재한다. 알고 있는 현실과 부정할 수 없는 미래에 대한

자조적 책망. 여기에는 건축가의 직능적 자아와 반동적

예술가로서의 자아가 충돌한다. 낮에는 건축가로서 이곳의

사업성 검토를 응대하고, 밤에는 재개발은 공멸이라며 다시

자아를 부정한다. 최무규의 입장은 이 문래동의 회색빛

하늘과 미래처럼 분명하지 않다. 하지만 그가 외치는 말이

무엇이고, 지키려는 것이 무엇인지는 분명하다.

이 거대한 도시의 구조 속에서 기억의 누적과 갱생, 그리고

소멸은 늘 일어나고 있다. 바깥의 소음과 소란에서 닫힌

극장 안으로 들어왔건만 이곳의 구조와 언어는 전시장을

소리 없는 아우성으로 채우고 있었다. 그것은 순종도,

자포도, 발악도 아닌 이 도시 속 자신을 향한 끊임없는

되새김질 같은 것이다.

시각에 따라 제각각 다르게 보이는 모듈들. 그리고 이들을

구축하면서 발생하는 공간들과 관통하고 머무는 빛”이라는

작가의 설명에서 구조 자체의 공간과 미에 의식적으로

빠져드는 그의 태도를 엿볼 수 있다. 작가가 건축가라는

사실이 개입되면 이 모습은 건폐율이 높은 도심상업지역을

채운 삭막한 빌딩 숲 사이의 풍경으로 읽혀진다.

바리케이드는 필연적으로 안과 밖을 나눈다. 혹은 좌우를

가르고, 탈주와 통제라는 두 가지 힘이 충돌한다. 그런데

어둠으로 가득 찬 문래예술공장 박스씨어터에서는 이 모든

문맥과 구분이 지워져 있다. 문맥을 지움으로써 얻어지는

탈색적 상황에서 우리는 이 구조를 처음 마주한다. 당연히

어둠에 익숙하지 않은 우리의 지각은 이 구조의 윤곽과

형체를 파악할 능력과 겨를도 없다. 어둠에 적응하는 동안

우리는 형체 없이 어둠을 부유하는 이 구조를 불안하게

받아들인다. 불안한 지각 속에서 기의를 잃고 부유하는

이 구조의 언어는 위태롭기만 하다. 이런 불안을 틈새를

파고드는 낯선 사운드는 바리케이드라는 견고한 형식에서

저항, 방어라는 내용을 점점 더 옅게 만든다. 수단과

도구로서의 정치는 사라지고, 순수한 구조로 환원되었다.

이렇게 이 구조는 바리케이드라는 기표와 기의 사이를

미끄러지듯 오간다.

위층으로 올라가면 어둠이 아닌 밝은 빛이 단 하나의

문장으로 이루어진 언어를 밝히고 있다. ‘재개발은

공멸이다.’ 조금 전 구조의 언어로 말하던 작가는 이제

언어의 구조로 메시지를 전한다. 언어는 필연적으로

구조적이다. 문장 내부의 의미소에서도 그렇고, 문장 사이의

이번 전시에서 ‘바리케이드’는 마치 그 언어가 기표와

기의를 갖는 것처럼 임의의 형식과 내용으로 두

전시공간에 따로 부유하고 있다. 그러면서 작가는 이

지역과 불가역적인 미래에 대한 자기표현으로 ‘구조의

언어’와 ‘언어의 구조’ 사이를 불안하게 오가고 있다. 마치

극장에서 일어나는 암전의 순간처럼 점멸하는 조명 속에서

자조와 자의지가 초조하게 교차한다.

그가 만든 바리케이드는 정직한 구조이기보다 건축적

미적 행위의 결과라고 볼 수 있다. 철판을 절삭해 구부려

일정한 유닛을 만들고 이를 일정한 높이 혹은 특정 모듈로

늘어놓고 쌓는 것은 건축가들의 습성이다. 다만 여기서

최무규는 배열의 임의성과 즉흥성을 더해 건축이라는

논리와 구축의 형식을 빗겨 미술의 개념적 틈새로

진입한다. 이는 목적성 구조라기보다 어느 순간 그 자체로

하나의 조각이 된다. 철판의 굴곡들 사이로 빛은 침투하고

굴절되며 이채로운 깊이와 입체를 만들어낸다. ‘실종예고’

시리즈의 전작 ‘지워지는 도시’에 대한 “세 가지 모양의

서로 비슷한 형태를 가졌지만 쌓는 방식과 바라보는

최무규 <실종예고-바리케이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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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기간

2017. 9. 1. - 9. 14.

전시장소

예술공간 세이

ARTSPACE SAY

문래동은 공단에서 나오는 소음에 일상적으로 노출되어 있다. 지금까지 여러 도시의 소리를 채집해 온 작가는 문래동

기술자의 손과 기계가 만들어 내는 소음에 주목했고, 무심코 지나치는 소음을 수집하여 새로운 창작물을 만들었다. 즉, 이

소리들은 다양한 실험적 매체(드로잉, 영상, 사진, 설치 등)와 만나 문래동의 여러 단면을 보여준다. 다양한 매체와 소리의

융합은 특징을 입체적으로 전달하는 시도이다.

김서량 프로필

김서량은 독일에서 마이스터슐러(Meisterschüler) 최고 과정을

마쳤으며, 자브뤼켄 국립조형예술대학교(Hochschule der

Bildende Kunste Saar) 소리 시각 예술학과(Audiovisuelle

Kunst)를 졸업했다.

전시

EXHIBITION

Kim Seoryang

<Sounds of the City in Mulla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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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ㅅㅣ間 : 시간거래>는 대안적 세계시간, 25시간을 경험하는 프로젝트로, 국제사회가 사용하는 과학적 시간의 표준에

균열을 가하고자 기획된 프로젝트이다. 이를 위해 먼저 시간체계가 25시간으로 구성된 가상의 시계를 설정하고 그

안에서 살아가는 세계 각국 퍼포머들의 일상을 기록해 가상공간을 만들었다. 관객은 이 가상공간을 마주하면서 현대인의

시간관념에 질문을 던지며 기능주의적인 현대인의 신체에서 벗어나 감각을 통해 교차하는 시간을 경험할 수 있었다.

프로필

고헌, 신은경, 정한나, 강준상 등으로 구성된 단체 ‘진동젤리’는

2009년 외부의 압력에 유연하게 대처하며 사회 곳곳에서

발생하는 작은 진동들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공명하자는

취지로 시작됐다.

공연

PERFORMANCE

공연일정

2017. 9. 7. - 9. 10.

공연장소

인디아트홀 공

INDIE ART-HALL GONG

고헌Ko Hun

<25ㅅㅣ間 : 시간거래>

<25OURS: TIME-DE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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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을 나누며 구성하는 임시 공동체

김민관

연극평론가

섬은 거의 하루의 시차가 발생하게 됐다).

각기 다른 장소들에 거주하는 퍼포머들은 온라인상의

화상 채팅(스카이프)을 통해 현장의 관객들과 만나게

된다. 결과적으로 관객은 티타임, 산책, 저녁 식사, 낭독회,

‘석별의 정’ 부르기, 이렇게 5개 과제를 차례대로 수행해야

한다. 장소는 얇은 경계 막으로 구분되어 있고, 공연은

여러 관문을 그때그때 통과해야만 다음 장소로 이동할

수 있다. 인트로 전시 공간(첫 번째 방), 식탁 테이블이

놓인 공간(두 번째 방), 체험형 전시 공간(세 번째 방),

이렇게 3개 구획에 상응하는 시간/절차가 상정돼 있다.

퍼포먼스의 시간과 장소는 상응하고, 시간에 따라 장소는

한정되고 통제된다(가령, 첫 번째 방에서 첫 번째 시간을,

이어 두 번째 방에서 두 번째 시간을 쓰게 된다). 24시간의

체계 속에서 사는 관객이, 25시간의 체계를 사는 이들과

시간 교류를 하는 것이 애초의 콘셉트였는데, 결과적으로

관객은 시간을 공유한다는 명목 아래 여러 물리적 체험을

한다. 한 명의 퍼포머에게 하루가 주어지고, 그날(10일

관람 시에는 ‘라반의 날’이었다)에 특별히 초대된

손님이 되는 관객에게는, 인트로 공간을 통과한 이후

퍼포머의 해당 국가 레시피를 가지고 만든 차와 음식이

제공된다(=티타임/저녁식사).

이후, 6명 퍼포머의 물건들, 사진 아카이브가 설치된 세

번째 공간에는, 사적인 기억과 체취가 묻은 사물들이 있는

한편, 마치 그곳이 일상과는 다른 세계라는 식으로, 우리는

퍼포머에 의해 손과 숨, 온몸으로 공간과 사물을 느끼도록

요구받으며 이동하여 사물들의 자리와 동선을 체크한

후, 눈을 감고 앞쪽에 있는 사람과 짝을 지어 한 사람은

눈을 감고 곁을 맡긴 채 더디게 다시 한번 이동, 이어 다시

두 사람이 차례를 바꿔 같은 과정을 한 번 더 진행하게

된다(=산책). 곧 사물들은 이동하고 촉각적으로 반응하는

몸의 지리를 통해, 텅 빈 세계의 가운데서 예민하게

인식되어야 하는 특별한 몸의 감각들로 용해될 것을

요구한다. 시각의 차단을 통해 사물들은 사라지고 개인의

체험만이 남는다. 이에 조응하듯 사진들은 의도적으로

뒤집어 보아야만 볼 수 있고, 사람들의 이름으로 구분되어

각자의 횡렬로 이어진다.

‘시간은 고정된 상수인가.’ 이 같은 질문을 일관되게

던지는 <25ㅅㅣ間 : 시간거래>는 영국 그리니치

표준시(GMT)에서부터 지금의 협정세계시(UTC)에까지

이어져 온 24시간의 국제 기준이 아닌, 25시간의 리듬

체계를 공유한다. 이는 상투적이고 일반적인 기준에

대한 파기나 저항의 성격보다는, 지배적인 시간의 질서를

빠져나가 삶의 연속적 리듬에 횡단선을 그으려는 대안적

실험에 가깝다. 이로써 세계를 물리적으로 바꾸기보다는

세계를 향한 인식 틀 자체를 변화시키고자 한다. 세계를

지금까지와는 다른 (방)식으로 인식할 수 있다. 하지만

이는 다시 삶의 일상적 토대를 시간 단위로 재편하는

노력으로 가능해진다.

이 공연은 처음에 느슨하고 분산된 네트워크, 그러나

하나의 신념을 공유하며 끈끈한 교류를 추구해 가는

국제 네트워크의 한 프로젝트로부터 시작됐다.

‘4개국의 6명의 퍼포머가 모여 같은 시간 단위(하루

25시간)를 쓰며 24일을 살고, 온라인상에 하루하루를

기록한다.’는 콘셉트가 그것이다. 거기에 모티프가 된

사모아(서사모아)는 주요 교역국인 호주, 뉴질랜드,

아시아와 시간대를 맞추기 위해 2011년 12월 29일,

다음 날을 건너뛰고 바로 마지막 날을 맞는다. 미국과 더

교역량이 많던 1892년, 미국 시간대를 따랐던 사모아는,

2011년 이후부터 가장 늦게 해가 지는 나라에서 가장

이른 시간에 아침을 맞는 나라가 된다(참고로 통상 미국령

사모아로 불리는 동사모아는 미국 시간대를 고수하여, 두

관객들은 또한 세 번째 방 안에서 원을 이루고 공간

중앙을 가르는 6권의 책들에서 추출한 번호를 매긴

문장들을 하나씩 차례로 읊으며 임시적 공동체를

이룬다(=낭독회). 관계를 관찰하는 개인(관객은 처음에

심미적 가치만으로는 판별될 수 없는 타인의 일상들을

살피길 요구받는다)으로, 다시 관계 맺는 내밀한 개인(두

사람이 짝을 지어 이동하지만, 결국 상대방의 존재를

인식하기보다 시각에 의존치 않을 때 예민해지는 자신의

감각을 극대화시킨다)으로 변하는 과정은, 이윽고 이러한

체험의 수여로 변화하며, 마치 감각의 재편으로써 세계를

변화시킬 수 있다는 식으로 귀결되는 듯 보인다.

애초에 관객은 공연 초대 문자와 함께 “당신 인생의 마지막

25시간이 거래됩니다. 거래할 용의가 있으신가요?”라는

문자에 “네”라고 답했어야 한다. 공연장 입구에서는

“당신은 사모아 섬에 가 본 적 있나요?”라는 문자에 답을

하는 것으로 입구를 지나친 후, 길게 한 줄로 늘어뜨린

글자들을 문장으로 확인하며, 첫 번째 방의 투어를

시작하는데, 얇은 커튼이 쳐진 식탁 테이블로 가기

위해서는 화상채팅으로 연결한 다른 장소에서 보내오는

준비운동을 즉석에서 따라 해야 한다.

두 번째 방의 식탁 테이블에 앉고 나서는 24시간씩 25일을

사는 우리와 25시간씩 24일을 사는 자신들을 비교하며,

후자의 하루는 어디로 갔을까라는 난센스 질문을 받고(두

삶의 시간은 산수로는 정확히 같다), 음식을 공유하고,

화상채팅으로 그날의 퍼포머를 만나는 가운데, 관객은

해야 할 일 3가지(이번 달, 이번 주, 오늘)를 문자로 보낼

것을 요청받게 된다. 식탁을 공유하는 식사-공동체(두

번째 방)로서의 삶은, 다음 전시장(세 번째 방)으로

옮겨가며 이동하고 만지고 호흡하는 움직임들로 대체된다.

공연이 끝난 후에는 원래의 자리로 돌아와 다시 이야기가

이어지는데 이탈자는 거의 없었다. 이는 일시적 공동체가

생각보다 단단함을 가지기보다, 공연으로서 특별한 완성의

지점이 과정 안에 주어지지 않음에 따른 결과로 보인다.

퍼포먼스는 무엇을 보기보다 어떤 것들을 하나씩

수행해보며 스스로 주체가 될 것을 요청한다. 그리고

현재 시간과 먼 미래의 시간이 동시에 가정되는 가운데,

비평

CRITIC

죽음의 순간, 그리고 지금의 삶에 대한 성찰이 요구된다.

하지만 개인의 현재에 타자(먼 이국의 퍼포머)의

시간과 타자적 시간(먼 미래)을 침투시키려는 노력은,

정형화된 시간관념을 탈피하려던 처음의 시도와는 다소

다른 측면인데, 이는 함께 대등하게 시간을 상정하고

서로의 시간을 공유해 갔던 단단한 공동체를, 처음으로

프로젝트의 전제된 가치를 수용하고 시간을 쓰며 일련의

사건을 겪는 관객에게 체현시키기에는 무리가 있기

때문이다.

시간 공동체의 연장이 아닌, 관객에게 낯선 시간을

삽입하여 관객 각자의 해석과 처리에 맡기고, 나아가

개인의 현존 자체를 반추하게끔 하는 것으로 작업은

도약한다. 일종의 인트로로서, 가독성이 낮은 글자들을

헤집어서 세계 표준시를 이해하기에는, 또 이들 공동체에

대한 이해를 충족시키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또한 뭔가

교정해야 할 현재, 충분히 체험하지 못하고 있는 자아를

상정하지만, 어떤 현실에 대한 문제를 비판적으로

검토하고 있는지는 작업에서 거의 드러나지 않는다.

막연한 이상적 공동체, 동시에 낯선 타자들에 다가서며

우리를 타자화하는 가운데 관객은 아마 그 둘에 대한

정확한 판단이 불가능해지는 상태에 이른다. 그리고 그런

지점이 우리가 대부분 가보지 못한 25시간 체제의 삶을

최초로 선언한 섬이 아닌, 단지 현실의 성취될 수 없는

이상향으로서의 ‘사모아 섬’(바로 우리가 처음 휴대폰

문자를 받으며 마주친 단어)을 가리킬 것이다.

필요한 것은 공동체의 나눔과 다른 시간의 사용일 것.

결과적으로 다른 시간대의 삶을 공유하는 체험, 공동체를

임시로 만드는 <25ㅅㅣ間 : 시간거래>는, 현재의 진행

단계에서는, 시간대를 임의로 변경시켜 먼 미래로, 먼

지역으로 떠나고자 하는 스스로의 욕망 자체를 분명하게

진단하지는 않는다. 따라서 그것이 어떻게 관객의

욕망(나아가 시대적 열망)과 맞물리는지 역시 알기

어렵다. 다만 이를 현재로서는 소위 출구가 없는 팍팍한

삶의 세대로부터, 현재의 시간 바깥을 상정하는 무의식적

욕망이 공연으로 드러난 것으로서, 하나의 가설을 상정해

볼 수 있을 것이다.

고헌 <25ㅅㅣ間 : 시간거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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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퍼 비트 Space’는 ‘소리풍경지도 프로젝트’의 세 번째 공간 이야기로, ‘감각기관의 확장을 통한 그루브(Groove)한

풍경읽기’에 관한 내용이 담긴 전시와 공연이 결합된 멀티미디어 공간을 제시하는 프로젝트이다. 진동, 결정 입자, 빛의

입자 등의 구성요소들이 이미지·오디오·비디오가 결합된 멀티미디어를 매개로 기존의 실재적 풍경(바라보는 풍경)이

상쇄된 ‘미디어적 장치풍경(읽는 풍경)’을 만들어 내고, 그곳으로부터 끊임없이 생산되는 ‘Groove’의 연속성으로 감각의

확장과 공간의 모듈화를 꾀한 본 프로젝트는 이를 통해 관객에게 ‘풍경’을 하나의 ‘텍스트’로써 읽게 되는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였다.

프로필

이미지사운드베이커리는 사운드, 영상,

설치, 퍼포먼스 등의 다양한 매체들 간의

결합을 통해 공감각적인 소리 이미지를

생산하는 프로젝트 그룹이다.

전시·공연

EXHIBITION · PERFORMANCE

이미지사운드베이커리 Imagesoundbakery

전시기간

2017. 9. 9. - 9. 17.

공연일정

2017. 9. 9. / 9. 15. / 9. 16.

사업장소

문래예술공장 스튜디오 M30

STUDIO M30,

SEOUL ART SPACE MULLAE

<‘하이퍼 비트 Space’ 프로젝트>

<‘Hyper Beat Space’ Projec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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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량섭의 ‘하이퍼 비트 Space’ 프로젝트홍경한

미술평론가

풍경에서 읽는 풍경으로 전환되는 중요한 지점을 말한다.

가시적 풍경이 기호화되고 매뉴얼화 된 세계로 이동. 여기서

우리는 풍경을 하나의 텍스트로써 읽게 된다. 미디어적

장치풍경을 통해 우리는 세상을 읽는다.”

‘감각기관의 확장을 통한 ‘Groove’한 풍경읽기’라든가,

‘결정입자’, ‘빛의 입자’, ‘가시적 풍경이 기호화되고 매뉴얼화

된 세계’ 등의 난해한 용어들이 다수 등장하지만 한마디로

정리하면 소리를 위시한 여러 예술적 장치들을 통해 감각을

확장하는 방법이다. 여기서 풍경은 실재의 풍경이 아니라

작가에 의해 직조된 감각의 풍경이다.

그는 오래전부터 사운드맵을 통한 지도그리기에 관심을

기울여 왔으며, 물리적 지도 없는 이미지와 감각적인 소리를

작품의 주 무대에 주인공으로 등장시킨 이력을 갖고 있다.

따라서 ‘감각기관의 확장을 통한 ‘Groove’한 풍경읽기’는

전혀 어색하지 않은 예술론이다.

실제로 신량섭의 작품을 접한 이들은 알겠지만 ‘하이퍼 비트

Space’ 프로젝트는 이미지와 감각들을 새로운 형태로

재구성하면서 색깔 다른 공간의 경험을 선사한다. 작가에

의해 중첩된 소리가 일으키는 새로운 감각성은 타자들의

감정에 묘한 결을 일으키고, ‘가시적 풍경이 기호화되고

매뉴얼화 된 세계’라는 표현에서 알 수 있듯 그의 다양한

미적 채널은 자연물과 인공적인 소리가 양자 간 분리되는

것이 아니라 호흡한다는 점에서 ‘사운드 스컬프처(sound

sculpture)’의 전형을 감지토록 한다.

일반적으로 사운드아트는 시각미술과 퍼포먼스 형식이

결합된다는 측면에서 작가의 작업은 다분히 조소(彫塑)적인

성격을 띤다. 실제로 이번 전시에서도 작가는 오브제,

공간설치, 퍼포먼스 세 가지 형식의 작업을 하나로 응축한

작품을 내보였다. 일반적으로 소리와 연계된 여타의 작업들이

루이지 루솔로(Luigi Russolo)가 미래주의 선언문

『소음의 미술(The Art of Noises)』(1913)을 통해

현대미술에서의 소리를 언급하기 시작한 이후 ‘소리’는

세상에 ‘반응’하는 예술가의 또 다른 표현방식으로, 3차원

공간 내에서 반사와 흡수, 진동을 일으키며 새로운 시각적

파동을 선사하는 특별한 수단으로 존재해왔다.

19세기의 낭만파 이래 소리를 예술 축으로 하는

이들의 작업은 기본적으로 기존 음계에 의해 구축된

음악을 해체하거나 탈 범주화하는 것이었고, 예술적

도그마(dogma)로부터 이탈한 학제 간, 장르 간 교종이라는

깊고 긴 터널에 위치하는 것이었다. 더구나 20세기 초중반

이후 자연발생적인 소리마저 하나의 예술재료-음악적

요소로 삼는 과감한 시도 등은 청각적 환희와 대각선상에

놓인 그 어떤 것까지 건드리곤 했다.1

소리, 확장하여 ‘다중예술’을 말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작가

중에는 신량섭이 있다. 작가 신량섭은 최근 문래예술공장에서

‘하이퍼 비트 Space’ 프로젝트를 선보였는데, 이와 관련한

전시자료에는 다음과 같이 기술되어 있다.

“‘하이퍼 비트 Space’ 프로젝트는 ‘소리풍경지도

프로젝트’의 세 번째 공간 이야기이며, ‘감각기관의 확장을

통한 ‘Groove’ 한 풍경읽기’에 관한 내용이다. 물리적이고

음향학적 작용인 ‘진동’, 물질을 구성하는 하나의 요소인

‘결정입자’, 전자기파의 일종이며, 회절과 간섭의 파동성을

지닌 빛의 입자. 이러한 구성요소들은 이미지, 오디오,

비디오가 결합된 멀티미디어를 매개로 한 풍경을 만든다.

풍경은 실재의 풍경을 미디어적 장치풍경으로 위장한다.

그곳으로부터 끊임없이 생산되는 ‘Groove’의 연속성은

감각을 확장시키며, 공간을 ‘모듈화’ 한다. 미디어적

장치풍경은 기존의 실재적 풍경을 상쇄시키며, 바라보는

비평

CRITIC

어떤 물체에 에너지를 가했을 때 발생하는 파동을 직접

다룬다면, 신량섭은 예술적 도구로서의 음악적 요소가 어떤

식으로 인지될 수 있는지에 멈추지 않고 좀 더 공간과의 융합에

근접했다는 것이 눈에 띈다.2

그것은 바로 시청각적 여운을 넘어선 시 지각적 재구성에

의한 타자의 발견이며, 공간까지 아우르는 변화무쌍한

상상력을 덧댄 미적 공명이다.(필자가 그의 전시가 열리던

문래예술공장에 처음 들어섰을 때 느낄 수 있었던 무언가

모호하면서도 여러 갈래의 상상이 솟구치던 당시의 상황도

미적 공명과 유사했을 것이다. 자연음도 기계음도 아닌 소리는

듣는 이의 감각을 자극했고, 평온함도 불편함도 아닌 소리들은

전시장을 또 다른 감각의 공간으로 변형시켰기 때문이다.)

이번 전시에서 필자의 시선을 사로잡은 건 전시장 전체를

휘감듯 매달린 오브제였다. 이 오브제는 공간에 들어선 순간

시각화-지각화 되면서 일견 ‘관찰하는 풍경’이자 ‘보기의

소리’, ‘물질과 공간을 잇는 묵언과 다언’ 사이에 머물게

만든다. 어찌 보면 청각으로부터의 은유가 시각의 결에 맞닿는

숙시(熟視)이기도 하다. 한편으론 공간예술로서 퍼포먼스부터

시작한 존 케이지(John Cage)처럼 미술은 본래 오브제적인

것임을 가리키기도 한다.3

이어서 선보인 작가의 퍼포먼스는 일종의 우연성을 토대로 한

작곡 4으로, 풍경의 실체를 보여주는 핵심이다. 이 퍼포먼스는

그리 활동적이거나 극적이진 않으나 하나의 기호화 된 공간에

가하는 불확정적이고 즉각적인 분할이라는 특징을 지닌다.

특히 소리를 공간 속에서 더욱 진화시킨 작업의 시작이라는

점은 눈길을 끌기에 충분하다.

그러나 ‘하이퍼 비트 Space’ 프로젝트는 무엇보다 관객에

의해 반응되는 공간이 ‘상황’으로 치환된 것이라는 데 방점이

있다. 그건 기본적으로 청각의 영역이 ‘이미지’로 옮겨진

서술이며, 조형(造形)이라는 궁극을 향해 시공을 포박한

비물질성이 물리적 주변 환경과 어떻게 조우할 수 있는지에

대한 질문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신량섭이 선보인 근작에서 마주할 수 있는 또 하나는 소리가

공간과 더불어 ‘공소(空所)’의 미(美)라는 원리, 시간성을

함께한다는 점이다. 동시에 내부에 들어선 관객들에겐 각자

고유의 시간성을 살아가는 현재의 시간으로 파편화된다는

사실이다. 왜냐하면 이번 전시에서 공간은 크게 실제의

공간과 기호의 공간으로 구분되고, 실제의 공간과 기호의

공간은 모두 시간을 축으로 한 소리로 측정되는 공통점이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파편화를 담보하는 것은 그의

손에 의해 선택된 퍼포먼스와 협업 된 작품, 그가 만들어낸

풍경들이다.

이러한 구성은 어쩌면 공간과 일상의 복제 장치이지만

시공의 변주와 맞물려 끊임없이 수다스러운 소리-잡담-소음

속에선 절대 들리지 않을 침묵의 언어(카오스적 언어)를 애써

찾아내려는 것만큼이나 아이러니함을 내재한다. 그러면서

매일 듣게 되는 소리(그게 무엇이든)처럼 일상에 침투한

미술의 일상성을 의미하는 신량섭 만의 언어로 귀납된다. 우린

그 속에서 이미지를 마주한다.

신량섭의 작품들은 이처럼 소리와 시각, 퍼포먼스를 연계한,

체계적이나 즉흥적이고 임시적 공간을 통해 공감각적 상황을

연출하고 있다. 신체를 위시한 열린 감각의 가능성을 탐구하며

일상 속 예술의 심리성을 탐색한다. 이는 어쩌면 관객들의

인지와 사고, 개념에 혼란을 초래하는 작업들일 수 있음에도

그것을 통해 새로운 미적 가치를 일깨우기 위한 시도라는

점에서 눈여겨볼 만하다.

특히 그의 주요 조형요소인 소리와 시각, 행위 등이 하나의

공간 속에서 병렬-중첩되면서 기존 시청각적 체계는 무너지고

새로운 영역이 만들어진다는 점은 인상적이다. 여기엔 얽기

설기 엮은 구조물에 의한 구분, 제지, 차단이라는 규칙적

용도의 의미까지 포함된다. 따라서 관객은 양립불가능성에

관한 가능성의 이미지를 훑으며, 특정 범주 내부로 스스로

귀속시켜온 각자의 소리-풍경-관념을 해체함과 더불어 새로운

질서를 맛보게 된다. 그건 바로 우리네 삶에서 익히 마주하는

상치되고 대립하며 조화로운 성격을 지닌 자웅동체와 같은

의미론적 시스템과 결이 같다.

신량섭 <‘하이퍼 비트 Space’ 프로젝트 > -

1. 가시적이지 않은 세계를 시각화한다는 매력은 물론 작화적 관점에서의

기호성을 나타내는데도 소리는 꽤 유효했기에 그만큼 많은 작가들이

개념미술의 일부로 또는 미니멀리즘, 사운드아트, 다원주의의 한 경향으로

소리를 시각예술로 편입시켜 왔다

2. 이를 다른 각도에서 해석하면 그의 작품들은 개념적으로 존재의

언어이면서 직감의 언어 아래 놓인다. 이때 소리와 침묵(발성으로부터 혹은

내적으로부터 모두 포괄하는)은 나란히 공존한다. 다만 주위 환경의 소리에

주의를 집중시키는 무음곡(無音曲)이 역사적 내러티브를 대리한다면

이요나는 소리를 되레 확장하는 초음곡(超音曲)이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3. 그가 선보인 퍼포먼스는 다양한 조작으로 연출되는 연주(?)와 인공적-

즉흥적으로 생성하는 샘플링을 전자적 믹싱방식으로 풀어낸 작업이다.

문래예술공장에서의 이 행위는 풍경으로부터 전이된 예술가의 영감이

소리로, 조소로, 음악적 형태의 사운드로 변곡되고 있음을 나타낸다

4. 그의 작품에선 음악적이거나 공간적-시각적인 ‘작곡’이 일상을 무대로

포획되고 전개되고, 일상 속에서 시각예술로 다시 소환-연주된다는 것을 또

다른 흥미로움으로 꼽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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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기간

2017. 9. 14. - 10. 1.

전시장소

유니온

UNION

<죽은 시간 산 노동>

<Dead Time Living Labor>

작가는 하나의 노동을 포착해 미술 언어로 소개한다. 한 벌의

옷이 만들어지기까지의 과정을 추적한 흔적을 보여주거나

점심시간 벨 소리, 작업 시작 벨 소리, 학교 수업시간 종소리

등 일상에 녹아 있는 시간 규제의 소리를 들려준다. 이러한

시도는 개인의 일로만 치부되는 사건들을 하나의 사회적

패턴으로 보여주며 단순한 경제적 현상이라 여겨지는

사건들을 정치적 현장으로 탐색하게 만든다. 당연하게

넘어가거나, 무기력하게 대응하거나, 은폐하고 마는 노동

이야기에 다양한 질문을 던지며 이에 대한 새로운 태도를

자극한다. 전시와 더불어 한 기업의 야근수당 시스템을

풍자하는 <야근수당 주세요> 퍼포먼스도 함께 진행되었다.

김지원 프로필

김지원은 현대 노동의 변이를 추적하는 중이다.

전시

EXHIBITION

Kim Ji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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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솔지

홍우주 문화예술 협동조합 이사

15분에 6,000원이라는 근로조건은 비현실적이고, 30분에

6,000원이 우리 사회가 지향하는 시급이라면, 가장 마지막

단계 180분에 6,000원은 내 친구의 현실이다. 김지원 작가는

<야근수당 주세요>로 야근수당 규정을 뒤틀어버림으로써

현실의 노동 조건과 그 조건에서 파생되는 현상을 강조한다.

어떠한 생산도 이루어지지 않는 노동은 퍼포먼스 참여자, 즉

노동자에게는 ‘죽은 시간’이 되고, 작가는 이 무용한 노동의

주문자로서 계약서 작성과 비용 지불이라는 과정을 운영함으로써

자신의 작업을 수행한다. <죽은 시간 산 노동>이다.

탐색은 조금 더 멀리 나아간다. 김지원은 의류공장 노동

환경에 관심을 갖는다. 설치작업 <셔츠와 셔츠>는 SPA 브랜드

유니클로(UNIQLO)에서 셔츠 한 장을 사면서 시작된다.

작가는 구입한 유니클로 셔츠 —무한히 복제됐지만, 모방을

시도하는 순간 원본의 지위에 오른— 와 가장 닮은 원단을

구입하고, 전문가에게 패턴 뜨기를 맡긴다. 그리고 베트남의

어느 의류공장으로 가서 그 공장의 노동자에게 모방 셔츠

제작을 아웃소싱하면서 노동자가 공장에서 받는 월급의

이틀 임금으로 값을 치른다. <셔츠와 셔츠>의 두 셔츠는

제목에서 어떠한 구분도 없는 것처럼, 닮았다. 눈으로 셔츠를

비교해본다고 해도 구분하기는 쉽지 않다. 제작 과정, 그 과정에

담긴 노동은 다를지라도, 결과물을 얻는 우리에게 절차에서

발생한 무수한 차이는 드러나지 않는다. 작가는 이러한 닮음

안에 차이를 담는다. 동시에, 작가 자신이 접근할 수 있는

방식이었을지라도, 거대 기업의 의류 제작 과정을 재현했다는

점에서 그 차이를 약화시킨다.

여기서 언뜻 떠오르는 의류산업의 노동환경과 노동자들의

인권문제는 하루 이틀의 일이 아니다. 근대의 시작부터 맞닿는

우리의 역사이자, 현재 진행형인 노동의 역사다. 1970년대

구로공단의 여공들은 잠 안 오는 약으로 버티며 12시간 이상

열악한 환경에서 강도 높은 노동을 했다. 2013년 방글라데시의

무허가건물 라나 플라자(Rana Plaza)는 무너졌고, 비상구

없이 작은 창문마저 쇠창살로 가려진 의류공장에서 노동자들은

빠져나오지 못했다. 우리가 입는 많은 옷, 우리 삶에 연루된 많은

일은 이러한 구조 속에서 생산되고 소비된다. 작가 역시 이러한

환경에 거주하는 개인으로서, 그 환경에 부임하는 존재로서

노동자들의 작업 환경을 탐색하고자 했다.

그는 자신의 사회적, 경제적 기반을 이용하여 베트남의 노동

전시장소인 유니온을 찾아가는 길은 꽤나 거칠다. 유니온이

위치한 문래창작촌이 철강소가 즐비한 골목에 있어서다.

가끔은 접하여 알고 있으나 결코 익숙하지 않은 철강소의

환경을 지나치며 전시장으로 올라선다. 설치, 사운드,

퍼포먼스 작업은 저마다 정해진 공간에 배열돼 있다. 각각의

작업은 넓지 않은 전시 공간 안에서 단독적으로 놓이기보다

몸이 향하는 각도에 따라 함께 비춰진다. 조금만 몸을 돌리면

시야에 한 작품이 추가돼 들어오고, 다른 작업은 벗어난다.

설치된 작업은 ‘노동’ 개념을 공통으로 포함하고 있다.

노동을 매개로 세상을 바라보는 김지원 작가의 관점이

전시장에 놓인 작품들로 재현된 것이다. 각각의 작품은

현실이지만 아직 존재하지 않는 가상의 이미지를 만들어내며

서로 관계를 맺는다. 형식과 내용은 모두 다른 채로 전시장

내에 하나의 ‘패턴(pattern)’을 그려낸다.

탐색·수행

6시 퇴근시간 이후 2시간 30분을 남아 야근을 했다.

야근수당은 6시부터 9시까지, 3시간을 채워야 나온다.

9시까지는 30분이 남았고, 회사를 나서기 망설여진다. 그렇게

30분을 더 머물고 받는 야근수당은 6,000원이다. <야근수당

주세요>는 김지원 작가가 주변의 노동 환경을 퍼포먼스로

재프로그램 한 작업이다. 퍼포먼스에 참여한 관객에게는

실제의 노동 조건에서 변조된 규칙이 주어진다. ‘아무것도

안 하기’ 15분에 6,000원, 이 1단계를 통과하면 2단계는

30분에 6,000원이 지급된다. 최대 12단계 180분까지

무익한 노동에 참여해 돈을 벌 수 있다. 야근 180분에 수당

6,000원이라는 현실의 공식은 마지막 12단계에 있다.

환경을 들여다보고, 그 과정에서 레디메이드 셔츠의 모방품을

단계별로 아웃소싱함으로써 유니클로 셔츠를, 그 노동을

재현한 것이다. 그렇지만 작가는 그 과정을 낱낱이 제시하지도,

그 과정에서 자신이 느낀 충격, 또는 익숙함을 작업에서

표현하지도 않는다. 오히려 그는 작업 중에 자신을 둘러싼

환경을 바라보고, 그 환경에서 자신이 서 있는 곳은 어디인지,

그 실제적 위치와 인식 상의 위치를 일치시키는 시도들을

만들어낸다. 따라서 김지원에게 노동은 ‘나’를 종합적으로

인식하는 매개이고, 그 전에 작업의 시작을 지시하는 기호이다.

수행은 계속된다. <496,875원>, <517,083원>,

<456,250원>은 알바비로 교환된 타자화 된 ‘나의 노동’을

작가로서 ‘나의 작업’에 그대로 들여온 작품이다. 작가로서

나의 노동을 돌아본 결과로서, 수행한 노동의 반복, 그 고백의

수행이다. 어시스턴트로서 그리기는 임금보상을 위한 노동에서

작가로서 나의 작업을 위한 노동으로 역전(reverse)된다.

노동으로 그리는 패턴

김지원은 노동을 매개로 자신이 속한 세계에서 자신을

세운다. 이때 ‘노동’은 작업 내용의 핵심 개념이라기보다,

작업을 시작하도록 지시하는 기호(sign)로 보인다. <만능

알람>의 각기 다른 6개의 작업량 확인 알람이 이를 일깨운다.

제너럴 모터스사(General Motors Corporation, GM)의

생산라인에서 6분마다 울리는 작업량 확인 알람은 다른

생산라인에서 이용하는 알람, 알람 제도를 익숙하게 만드는

학교의 종소리, 그 알람의 기원인 교회 종소리와 교차되며

괴이한 사운드를 발생시킨다. 김지원은 여러 매체를 이용하여

하나의 상을 그려내고 그 앞에 선다. 거기 펼쳐진 것은 노동으로

그리는 패턴이다. 다시 언급하자면, 그가 전시를 준비하며 거쳐

온 절차를 떠올려보면 설치, 사운드, 퍼포먼스 작업 각각은

과정적이거나 표현적이지 않은 특성을 지닌다. 각각의 작업은 그

작업을 촉발시켰던 노동을 매개로 드러나며, 저마다의 자리에서

각각의 작업이 지닌 노동의 요소들을 내비칠 뿐이다. 그 과정에서

비평

CRITIC

작업자 김지원의 좌표가 생성된다.

이번 전시에 놓인 각각의 작업이 그려내는 하나의 모습은

김지원이 노동을 매개로 바라본 우리 삶의 모습이기도

하다. 세상은 눈에 비치고, 늘 드러나 있지만 그 모습이

실제로 어떻게 구성(construction)되어 있는지 알기

위해서 예술가는 작업을 한다. 그는 분명 노동 환경 개선을

외치거나, 기업의 엉터리 컴플라이언스(compliance)를

고발하지 않는다. 고도 자본주의의 생산에 들어가는 온갖

비윤리를 밝히지 않는다. 하지만, 그가 원단을 구매하는

사소한 행위에서도 그는 이미 시스템 내 존재이고, 그

시스템을 작동시키는 주체다. (물론 작동되는 시스템의

노동자이기도 하다.) 그의 행위 속에 자연스럽게 비윤리가

포함되고, 그 과정을 통해 노동자는 월급을 받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끊임없이 착취당한다. 그렇게 사회는

불균형적으로 순환한다.

여전히 나 그리고 너, 가깝고 먼 주변의 노동에는 긍정적

요소보다는 부정적 요소가 다소 부가돼 있다. 그렇지만

대부분은 ‘노동자들의 죽음’이라 불리는 필리핀 수빅

조선소(Subic shipyard) 같은 하청 공장의 노동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노동의 긍정적 요소가 갖춰져 있다.

이 모두 현실이지만, 각각의 노동 현실은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로 다른 차원에 놓여있다. 모든 먹고 사는 일을

‘노동’으로 부르는 것을 차치하더라도, 노동이라는 사회

내 생산과정의 일상적 참여와, 이로 인한 소비는 참으로

불균형적으로 이루어지는 중이다. 또한 이 불균형의

파생상품들이 달갑지 않는 경우가 많아서 우리는 노동환경

양 극단 사이의 거리감을 좁히자는 요구를 하기도 한다.

이러한 요구, 주장, 더 나아간다면 운동은 내가 누군가를

구제한다거나 그에게 선행을 베푼다는 차원은 결코 아니다.

세계에서 내가 찍고 있는 좌표를 확인하는 일에서 그

불균형은 지양된다. 작가에게 내가 누구인지를 아는 일은

둘러싼 환경을 기반으로 하여, 나에게는 일반적이지만 다른

이에게는 나의 환경과 멀어질수록 특수하게 다가갈 삶의

경험을 표현하는 일로 완성된다.

김지원 <죽은 시간 산 노동> -

Double Pattern 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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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기간

2017. 9. 16. - 10. 2.

전시장소

스페이스 엑스엑스

SPACE XX

<선영, 미영, 미영>

<Sungyoung, Miyoung, Miyoung>

<선영, 미영, 미영> 전은 선영, 미영과 같이

평범한 이름을 가진 여성을 찾아 그들의 꿈

이야기를 수집하고 고대 신화 속에 등장하는

여성적 괴물로 드로잉하는 작업을 보여준다.

에키드나, 히드라, 케르베로스 같이 여성성이

강한 괴물에 평범한 현대 여성의 얼굴을 입혀

냈는데 이로써 가부장제의 오랜 역사 속에

덧씌워진 여성혐오의 이미지를 비틀어보고

본래의 긍정적인 여성적 가치를 드러내고자

했다. 묘한 쾌의 감각을 전하는 이번 전시에는

꿈 워크숍도 함께 열려 여성의 무의식을

통해 페미니즘 이슈를 이야기하는 시간도

진행됐다.

흑표범 프로필

흑표범은 서울에서 거주하며 퍼포먼스 및 드로잉 등의 작업을

하고 있다. 2014년부터 공간 해방을 운영했지만, 현재는

장소가 사라진 상태다.

전시

EXHIBITION

Black Jagu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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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기간

2017. 10. 12. - 10. 15.

전시장소

문래예술공장 박스씨어터

BOX THEATER, SEOUL ART SPACE MULLAE

작가는 놀이를 통해 예술에 관한 질문을 던진다. 인간의 유희정신에 포함된 즐거움과 변칙성이 예술에도 내포되어

있다고 보고, 전시를 통해 1969년도 YMCA에서 시행했던 ‘표준오락 32종’을 모티브로 2017년의 ‘표준오락’을 소개했다.

관객은 전시장에서 놀이를 직접 수행함으로서 ‘놀이’와 ‘예술’의 여러 본질적인 특성에 질문을 던지고 각자의 해답을

찾아나가는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

추유선 프로필

추유선은 드로잉, 소리, 영상, 설치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관계성을 표현하고 있다. <명랑사회를 위한 표준오락> 전에는

오선영 기획자와 함께 참여했다.

전시

EXHIBITION

Choo Yoosun

<명랑사회를 위한 표준오락>

<Standard Entertainment for Cheerful Socie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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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브리드 터치 in 문래> 전은 문래당이 기획한 이소노미아 교육문화사업의 첫 프로젝트로, 문래동 철공소 주변에 살고

있는 아이들을 대상으로 열린 워크숍이다. 인간과 로봇의 관계를 생각해보는 시간으로, 아이들과 로봇에 관한 인문학적인

질문을 나누며 상상력을 키우고자 했다. 주요 프로그램으로 ‘로봇의 움직임이 갖는 미학’을 말하는 자유토론, 언플러그드

코딩교육 워크숍이 열렸다.

프로필

문래당은 2015년 문래동을 기반으로 창립된

인문예술공유지 문화단체이다. 인문과학,

도시공학, 예술 분야 전반에 걸쳐 활동하는 다양한

전문가가 모여 연구·작업공간을 공유하며 수많은

이벤트를 진행한다.

전시·문화교육

EXHIBITION · CULTURAL EDUCATION

사업기간

2017. 10. 16. - 10. 22.

사업장소

문래예술공장 포켓갤러리 외

POCKET GALLERY,

SEOUL ART SPACE MULLAE

문래당Moonraedang

<하이브리드 터치 in 문래>

<Hybrid Touch in Mulla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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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기간

2017. 11. 3. - 11. 19.

전시장소

스페이스 엑스엑스

space xx

김덕영과 홍명길의 2인전 <Standing under the stairs>는 마이크와 제이크라는 등장인물의 에피소드를 담은 글에서

시작된다. 글에서는 특정한 사건들이 발생되는데, 사건의 요소들은 이미지나 텍스트, 오브제와 같은 방식으로 구현되어

관람자는 전시장 내에서 ‘감각적 플레이’를 경험하게 된다.

김덕영은 무언가를 쓰고 지우는 과정에서 생기는 이미지를 보여줌으로써 ‘전체’라는 완벽한 도큐멘트를 시도하는 신작

‘This ain’t mouth sound’ 시리즈를 선보였고, 홍명길은 텍스트가 적극적으로 사용된 페인팅이나 단색 페인팅 오브제,

이미지나 텍스트가 인쇄된 스티커를 사용하는 설치물과 월 페인팅을 소개했다.

스페이스 엑스엑스 프로필

스페이스 엑스엑스는 아티스트 런 스페이스로 작가들이 함께

만들어 가는 공간이다. 현대미술의 실험적 태도를 기저로

순수예술 분야를 연구하며 다양한 교류와 연대, 협업을

지향하고 있다.

전시

EXHIBITION

space xx

<Standing under the stairs>

-

김덕영 & 홍명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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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평

CRITIC

김덕영과 홍명길

<Standing under the stairs> -

번역과 해석 위에 만들어진 하나의 장면김성우

전시기획, 아마도예술공간 책임큐레이터

<Standing under the Stairs>는 2인전의 형태를

취하고 있다. 2인전은 일반적인 전시적 관점에서

치밀한 개념과 구조를 바탕으로 다층의 서사 구조를

만들기보다는 하나의 키워드 아래 어떠한 형식이나

개념을 공유하는 두 명의 작가를 선택하여 선보이는

방식을 취했었다. 그렇기에 큐레이터와 보다 밀접한

거리에서 전시의 과정 내/외부로 끊임없는 질문을

주고받고, 또 내부 비평의 과정을 거쳐야 하는

개인전보다는 다소 느슨하거나 단순한 구조를 띠기

쉽기도 하다. 또한, 큐레이터가 제시하는 전제와 날 선

개념 안에서 다수의 작가가 그것을 미세하게 절개하여

다채로운 관점으로 해석, 제시함으로써 그 개념의 깊이와

범위의 확장을 시도하는 단체전에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단출해 보이는 경우도 있다. 참여하는 작가의 수에

따라 각자가 전시 안에서 차지하게 되는 비중의 문제,

그중에서도 2인이라는 구성은 작가의 상대적 구도를

오히려 더욱 분명하게 만들곤 한다. 결국, 각 작가의

관점과 논조는 자칫하면 너무 절충되어 희석되거나,

반대로 단순히 형식적 또는 개념적 일면만을 강제적으로

엮어 그럴싸하게 보여주는 형국이 되기 쉽다(물론

그런 그럴싸함이 표피적 차원이 아닌 실제로 깊이 있는

하나의 의미망을 형성하며 주요한 얘기를 생산하는

경우도 더러 있다). 여하튼 쉽게 말해 주인공이 두 명인

2인전은 단체전보다 해석의 풍성함이나 다채로움이

얕아지기 쉽기도 하며, 개인전보다 각자의 비중이 작지

않으므로 서로의 목소리가 충돌하여 2인전만이 갖는

어떤 갈등의 지점을 독특하게 형성하기도 한다. 이런

맥락에서 하나의 시공간, 즉 전시장에서 맞부딪히는 두

작가의 상대성은 개인전에 덜하지 않은 논조로 각자의

목소리를 치켜세우고 있기에 그들의 충돌과 갈등,

조화와 해소의 지점이 어디이며 그것이 전시에서 어떻게

작동하고 있는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참여 작가의

구성과 연결하여 전시의 성격을 거칠게 언급했지만, 앞서

말한 것과 같이 2인전은 두 명의 작가가 비교적 동일한

비율의 물리적 공간을 차지하며 각자의 역할을 분명히

하기에, 그것이 하나의 공간 안에서 어떠한 지점으로

묶일 수 있는지 아주 섬세한 조율을 필요로 하며, 관객

역시 조율된 감각의 사이에 자신을 위치함으로써 전시에

능동적인 개입과 유희가 가능해진다.

주어진 전시장에서 마주하는 김덕영과 홍명길의 전시는

두 명의 작가로 구성된 전시라고 하기엔 시각적 경계나

형식적 분류가 쉽지 않은, 마치 모종의 이야기가 부유하며

이 공간을 배경으로 뭔가가 일어나도 이상할 것 같지

않은 세트와 같은 현장이 펼쳐져 있다. 전형적인 전시의

구성 방식을 따라 관객에게 친절하게 다가가는 구성을

취하지도 않거니와 전시를 구성하는 작품도 여타의

다른 작품을 구성하는 일반적 재료를 사용하고 있지

않다. 전시장의 중간을 가로지르며 넓게 펼쳐져 관객을

맞이하는 바닥의 프린팅 작품, 벽의 중간중간 높이와

각도를 달리하며 위치한 철제 프레임이나 투명한 비닐

위에 그려진 이미지, 공간의 벽을 타고 유영하듯 그려진

곡선, 심지어 공간 안 작품 사이 무심히 놓인 드럼통과

그 위에 붙은 ‘취급 주의’ 따위의 경고 스티커는 오브제와

평면, 설치, 실재와 환영의 어떤 형식적, 감각적 구분을

무색하게 하고 있다. 이렇게 지금, 여기, 눈 앞에 펼쳐진

상황은 이 공간을 채우고 있는 잡히지 않는 어떤 것을

계속해서 찾아 해매게 한다. 하지만, 끝끝내 한쪽 벽

구석에서 계속해서 ‘로딩(loading)’의 표식을 보여주지만

어떤 결론 – 정지된 화면으로 넘어가지 않는 영상

작품처럼 유보와 지연의 전략으로 손아귀에 잡히지 않고

미끄러져 나간다.

분명한 발언을 유보한 채 덩그러니 놓여있는 이 전시는

홍명길 작가가 써 내려간 모종의 서사를 바탕으로 한다.

그것은 개인의 기억과 경험을 바탕으로 허구와 실재가

적절히 섞인, 개인의 일상과 삶을 닮아있는 하나의

에세이다. 하지만, 앞서 이미지의 충동 속에서 길을

잃은 관객에 대한 일말의 동정 없이, 전시의 배경이

되었다는 이 에세이는 그 어떤 흔적을 남기지 않은 채

그저 이 전시를 만든 이들만이 알고 있는, 일종의 전시를

성립하게 하는 구조적 전제일 뿐이다. 결국, 전시의

기능적 텍스트나 언어적 기술, 명시적이고 구체적인

어떠한 단서도 주지 않기에 관객이 각 작가의 독자적

언어를, 그리고 전시의 개념을 이성적으로 분석하고 또

논리적으로 받아들이기는 더욱 어려워진다. 그렇다면

김덕영, 홍명길, 두 명의 작가를 필두로 기획된 이

전시에서 관객은 무엇을 단서로 어떻게 개입할 수

있는가? 그리고 최초의 전시 개념 위로 또 무엇을

스스로 덧입히고 만들어낼 수 있는가? 적어도 그것은

2인전이라는 구조 속에서 각 작가가 어떻게 서로의

언어와 방식에 개입하는지 (할 수밖에 없는지) 즉, 이 둘이

만들어낸 충돌과 갈등, 그리고 조화의 궤적을 눈 앞에

펼쳐진 이미지 속에서 더듬어가며, 결국 명료하게 하나로

묶이지 않기에 존재하는 간극의 중심에서 각자가 가진

감각을 능동적으로 확장하며 작가의 의도를 자신만의

방식으로 헤아리는 과정에서 그 의미를 찾아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어차피 어떠한 형식을 취하든 2인전이라는 형태의

전시에서 내재적으로 구축한 작가 각자의 논리와 규칙,

체계는 필연적으로 서로의 영역을 침범하며 하나의

시공간을 점유하게 된다. 하지만 본 전시는 물리적으로

동등한 면적, 시각적으로 명확한 분리를 거부함으로써

조금 다른 방식으로 서로에게 개입하고 있다.

기존의 작업에서 말과 표상, 기호와 내용, 소리와

언어적 변주, 이미지와 텍스트의 관계 등 다양한 개념의

관계성을 탐구하고, 또 형식적 전환과 번역의 과정을 통해

우리의 고정된 관념을 파헤치는 김덕영 작가는 홍명길

작가의 에세이에서 발췌한 언어적 요소들을 분쇄하고

뒤틀어 번역한다. 가상과 꿈, 일상의 사건과 특별할 것

없는 순간이 비범한 형태로 현실에 등장하고, 에세이에

등장하는 캐릭터들의 대화와 몇 가지의 객체는 서로

하이퍼링크되어 넘나들며, 또 각자가 각자에게 코멘트를

달듯이 시각적 언어로 형상화되어 교합하고 압축되어

하나의 연쇄적 이미지로 시공간을 점령한다.

그 과정에서 서사를 견인하는 구조인 인과율은

삭제되거나 고도로 압축되어 은유와 상징, 또는 의미가

없기에 모든 것이 가능해질 수 있는 어떤 문구로 변환되어

주어진 시공 – 전시장에 하나의 장면을 만들고, 삭제된

인과의 구조는 번역의 과정에서 소실된 어떤 감각들로

다시금 채워지게 된다. 만약 명시적인 구분의 형태를

취하는 것이 각 작가의 언어를 수평적으로 펼쳐내어

확인하는 길이라면, 본 전시는 작가의 언어 위에 다시

다른 작가의 언어를 더하는 수직적 태도를 취한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삭제와 왜곡, 변형과 과장의 방식을

거듭하며, 언어와 이미지의 번역 과정에 존재하는 누락된

감각의 회복을 보장하게 된다.

각자의 언어를 더 드러내려 하지 않고 오히려 존중하며,

상대의 규칙에 스스럼없이 자신의 언어를 함몰시키기도

하는 두 작가의 이와 같은 서로에 대한 개입 방식은

하나의 흐름과 조화를 생성하며, 그렇게 번역된 눈앞의

시공은 관객에게 하나의 생동하는 장면으로 전이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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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기간

2017. 11. 8. - 11. 18.

전시장소

유니온

UNION

<사물이야기>

<The Story of Object>

<사물이야기>는 작가 김진과 다큐멘터리 감독 남경순이

문래동 주민과 나눈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펼쳐 보여준다.

자신이 아끼는 사물을 매개로 주민의 삶과 문래동의 이야기를

알아가고, 이 같은 활동에서 얻은 영감을 소재로 한 개인 창작

활동도 선보인다.

전시는 세 분야로 구성됐다. 대상자들의 사물을 시각 언어로

재탄생시켜 창작한 김진의 설치 미술 오브제 6점과 사물과

대상자들의 이야기로 제작한 남경순의 단편 다큐멘터리 영상

1편, 그리고 <사물이야기> 대상자들이 손수 쓴 글과 사물

사진이 그것이다. 아카이빙의 형식을 띤 사물 사진과 손 글씨,

예술 작품인 미술과 다큐멘터리가 함께 소개되는 과정을 통해

관객들에게 각 사물과 그에 얽힌 이야기를 다양한 층위에서

느낄 수 있게 했다.

김진 프로필

김진은 경기도 광명에 거주하면서 문래동에서 작업하고 있다.

매 순간 일상 속에서 작품 소재를 발견하는 이 취미 덕분에

이번 <사물이야기> 전까지 기획하고 실행하게 되었다.

전시

EXHIBITION

Kim J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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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기간

2017. 11. 17. - 11. 28.

전시장소

문래예술공장 스튜디오 M30

STUDIO M30, SEOUL ART SPACE MULLAE

<메이크업 대쉬>는 사회가 강요하는 ‘아름다운 여성’의

틀을 깨고 ‘해방된 꾸밈’ 방식을 제안한다. 그리고 여성의

화장법을 통해 우리 사회에 만연한 여성 혐오와 차별을

들여다본다. 작가는 ‘뷰티 유튜버’들의 방송을 모티브로 매주

한 가지 주제를 담은 메이크업을 하고 이를 촬영, 편집해

영상으로 남겼고, 영상은 실시간으로 유튜브(YouTube)

업로드 및 문래예술공장 스튜디오M30에서의 전시로

소개되었다. 전시는 여성의 권리를 말하면서 동시에

성소수자와 사회 각층의 소외된 사람들도 언급해 사회적

약자에 대한 우리의 고정된 시선을 환기시킨다. 21일, 28일

이틀 간 ‘Make-up Dash, 실시간 YouTube 라이브 방송’

퍼포먼스도 진행됐다.

치명타 프로필

치명타는 사회라는 구조물 속에 수장된 다양한 의문과 반응들

중에서 단서가 되는 이미지를 채집하여 드로잉과 회화, 영상으로

구현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전시

EXHIBITION

Critical Hit

<메이크업 대쉬>

<Make up D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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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은영

작가

비평

CRITIC

유튜브의 ‘돌격(dash)’

언젠가 친구의 9살 아들에게 장래희망을 물은 적이 있다.

아이는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유튜버’가 되고 싶다고 했다.

‘유튜버’라는 단어가 그리 낯설지 않았지만 ‘장래희망’에

대한 답으로서는 예상치 못한 것이었기에 자못 당황했다.

아이는 자기가 존경하는 유튜버의 채널을 소개하며

행복해했고, 아이패드의 영상촬영 기능과 아이무비 앱을

이용해 스스로 만든 수십 편의 놀라운 작업들을 보여주며

나의 피드백을 요구했다.

어느 날엔 한 대학의 강의 중 학생에게 이런 얘기도 들었다.

“친구가 약속시간에 늦는다고 카톡을 보내도 크게 짜증나지

않는다. 유튜브를 보고 있으면 되니까. 이 채널 저 채널을

옮겨 다니다 보면 그게 너무 재미있어서 친구가 영원히 오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할 때가 잦다.” 카카오톡으로 시작된

시간의 지연은 유튜브를 통해 의미를 갖게 되고, 애초에

소통의 도구였던 카카오톡은 소통 부재를 조장한다는

역설이 매우 흥미로웠지만, 솔직히 조금 혼란스러웠다. 그

학생은 자신의 작업 대부분에 유튜브에서 받은 클립들을

삽입해 편집하는 것을 즐겼고 ‘발견된 푸티지(found

footage)’를 재구조화하는 흥미진진한 수작들을 학기 내내

보여주었다.

적극적인 사용자는 아니지만 나 역시 종종 화제에 오른

먹방이나 게임방송 등을 보려고 유튜브에 자주 머무른다.

다종의 분석할 만한 ‘민족지’와 ‘텍스트’를 살피기 위해, 혹은

연구 자료나 작업용 소스를 찾기 위해서도, 또 가끔은 때를

놓친 방송 프로그램을 보거나 관심있는 작가들의 현황이

궁금할 때도. 이렇게 유튜브를 이용하다 보면, 현재 접근한

콘텐츠와 관련된 다른 콘텐츠가 어떤 알고리즘에 의해

추천된다. 이 알고리즘에 포획되어 무수한 콘텐츠들을 타고

한바탕 ‘인터넷의 바다’를 헤매고 나면 어느새 수시간이 지나

있기 일쑤다.

사용자가 자신의 목적에 따라 ‘검색’을 시작한다면, 동시에

이 알고리즘은 사용자가 원하는/ 원할 것이라 추측되는 관심

영역의 콘텐츠를 줄줄이 찾아내 대기시킨다. 조금 더 적절한

정보에 도달하고자 할 때, 우리에게 다다른 또다른 무수한

정보들은 멈출 수 없는 ‘클릭질’로 우리를 이끈다. 이런 식의

‘연결망Net’은 이미 물리적 세계를 가상, 혹은 사이버상으로

확대했고 이 공간은 이제 우리 삶의 주요한 근거지가 되었다.

또한 이러한 인터넷 환경의 속성은 우리가 가진 관습적인

감각, 사유, 행동패턴 등을 매우 다른 방식으로 작동하게

만드는 등의 다른 확장을 유도해 왔을 뿐만 아니라 중요한

전환적 패러다임의 시대를 공표했다.

수 많은 유튜버/유튜브 크리에이터들은 각자의 컨셉을

가지고, 각각의 정보를 제공하며, 특정 즐거움과 특정

콘텐츠를 유통하는 기획자이자 창작자, 혹은 엔터테이너이자

CEO로서, 이전에 호명된 적 없는 그 무엇이고 광활한 넷상의

알고리즘의 무수한 확률을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이용하는

이들이다. 치명타의 새 프로젝트 <메이크업 대쉬>(2017)

역시 우리 시대의 실천이 매우 자연스럽게 생산되고 머무르고

또 이동하는 유튜브라는 가장 대표적인 인터넷 플랫폼을

의도적으로 전유한다. 그리고 이 프로젝트는 어느 날 또다른

인터넷 플랫폼인 페이스북을 통해 스스로 내 앞에 당도했고

당연한 관심을 끌었다. 의도치 않게 ‘제공된’ 이 콘텐츠는

따라서, 내 입맛에 맞는 어떤 정보들을 ‘값’으로 받아들여

연산한 알고리즘이 만들어낸 하나의 관계적 조합 속에서 내게

가시화된 것이다. 재현, 미술, 미디어, 인터넷, 여성, 젠더,

페미니즘, 현장, 사회, 정치 따위의 의미망 속을 질주하면서.

인터넷이라는 광장, 혹은 현장

치명타라는 작가의 존재를 처음 알게 된 것도 페이스북

‘뉴스피드’를 통해서였다. 2016년 여름, 소위 ‘페친’이라

명명되는 몇몇 작가들이 ‘공간해방’에서 열린 그의 개인전을

포스팅했고, 이 정보는 ‘뉴스피드’를 통해 노출되었다. 그의

개인전 제목 또한 공교롭게도 <뉴스피드>(2016)라고 했다.

레지던시 프로그램을 위해 잠시 타 지역에 체류하던 작가는

그간 연대하던 점거 현장에 방문하기 어려워지자, 현재적

관계와 사건에 대한 정보를 페이스북 ‘뉴스피드’를 통해

수집하는 것으로 물리적 거리의 한계를 극복하고자 했고

그것을 드로잉으로 양식화한 작업들로 이루어진 전시가

바로 <뉴스피드>였다. 작가의 행보나 각 드로잉 이미지의

디테일, 그리고 전시장에서 이루어진 어떤 움직임과

목소리의 울림마저도 생생하게 현재화 되고 실재화 된

구체적인 정보들이 자주 내게 도착했다. 직접 방문하고

싶었던 전시였지만 사정상 그러지 못했음에도, 페이스북의

‘뉴스피드’는 통상 전시장에 가야만 얻을 수 있다고 여기는

정보와 감각을 거의 고스란히 전시장 바깥으로 실어 날랐다.

그의 드로잉들은 형식적으로는 비교적 전통적인 미술

양식을 답습하는 듯 보이지만, 인터넷 환경과의 연쇄적

태도를 견지함으로써 그 관습으로부터 조금 빗겨나 있다.

불가능성을 일종의 불가결성으로 바꾸어 내기 위한

인터넷 환경에서의 능동성은 동시대 시/공간적 사유와

감각의 근거지를 넓히는 데에도 한 몫 한다. 나아가 실제

광장이었다면 더 큰 목소리에 눌려 어쩌면 들리지 않았을

다종의 목소리를 대리하기도 하는 페이스북 뉴스피드의

민주적 지평 위에 공간의 물리적 거리를 개념적으로 좁혀

겹쳐낸다. 시각적 재현으로 세심하게 번역된 작가의 이러한

감각과 태도는 현장에 연대하는 소위 ‘현장 예술가’로서의

소임을 포기하지 않기 위해 고안된 것이다. 인터넷 환경은

그의 작업에서 내용적 근거를 지지할 뿐 아니라, 거리에

대한 물리적 감각을 수정하기도 하며, 재현과 윤리의 상호적

동역학을 작동시키기도 한다.

세월호 진상규명과 정권교체의 요구를 개진하던 지난

수년간, 광장을 뒤덮었던 들끓는 목소리는 실제로

정권교체를 이끌어냈고, 그 실천의 방식은 일부 ‘운동권’이라

불리던 소수 집단의 것에서 매우 보편적인 양태로 이해 받게

된 듯하다. 특정 공간을 점유해 이른바 ‘투쟁의 현장’을

만들어 존재를 드러내는 운동의 양식은 이제 진보와 보수

모두에게 전환을 위한 방법론으로 이용된다. 광장의 힘에

부여된 권위와 정치적 목표 역시 양쪽 모두에게 중요한

의미가 되었고, 가끔은 현장을 유지하는 철학과 그곳에서

들려오는 구호의 언어마저 유사해졌다.

한편, 이 물리적 공간으로서의 현장을 수호하는 지지세력

결집을 효율적으로 이루기 위해 유튜브나 카카오톡,

페이스북, 트위터 같은 디지털 미디어의 매체성과 접근성을

이용하게 된 점도 두 세력 모두에게 동일하다. 인터넷

공간이란 이미 물리적 광장의 넓이와 부피를 완전히

초과하는 가장 뜨거운 정치투쟁의 격전장이자 동시에

예리한 무기가 되었음은 거의 기정 사실이라봐도 무방할 것

같다. 이런 맥락에서 유튜브라는 플랫폼 역시 치명타에게

하나의 사회적 현장이며, 연대의 물리적 공간인 광장에 다름

아니다.

그러나 그는 단지 이 공간에 무리없이 녹아 드는 소극적

이용자/관찰자로서가 아니라, 이 현장/광장이 작동하는

관습을 익히고 그것의 한계를 넘거나 그 규칙을 거스르는

방식을 선택함으로써 매우 적극적인 ‘크리에이터’가 된다.

<여의도-로잉>(2016-2017)이라는 프로젝트에 성실하게

참여하면서 익히고 구현해왔던 ‘현장-미술’에 대한 그의

사유와 이해는 <뉴스피드>로 이어져 매우 숙련된 형식 안에

자리잡았고, <메이크업 대쉬>에 와서는 유튜브라는 플랫폼

자체를 ‘현장화’ 시키고 ‘미술매체화’ 시킴으로써 작업의

근거지를 넓히는 한편, 현장성을 다시 개념화 하고 미술

양식의 관습에서도 한발 넘어서기를 시도하는 것이다.

물론 동시대 미술 현장의 무한히 확장적인 개념들 안에서

유튜브라는 매체적 특징을 이용하는 것을 두고 새로운

형식적 도전이라 마냥 상찬할 수 만은 없다. 더욱이

유튜브를 포함한 다양한 플랫폼의 미술적 도입이나 융해는

현대미술에서 매우 잦은 사례로 꼽힌다. 그럼에도 치명타가

사용하는 유튜브 플랫폼이 보다 특별하게 의미화될 수 있는

이유는 작가가 이 플랫폼과 관계하는 수많은 정치사회적

동역학을 문제 삼으며 그것으로부터 감각한 ‘현장’, 그리고

‘현장-미술’의 다른 미학적 양태를 기대할 수 있게 해주기

때문이다. 말하자면 소위 ‘민중미술’의 ‘포스트인터넷’

세대적 해석이라 해도 무리한 비약은 아닐 것이다.

치명타 <메이크업 대쉬> -

지금 여기 ‘현장/광장’의 미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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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하는 페미니즘?

따라서 치명타의 작업은 언제나 현장의 동학 속에서 미술의

존재 이유를 진지하게 묻고, 그 질문에 답을 구하는 예술적

참여와 실천의 노력으로 보인다. 지속되는 그의 실천은

미술이, 혹은 자신과 같은 미술가가 존재할 수 있도록 하는

숙려의 동력이기도 했다. ‘현장 드로잉’이라는 방법론이

‘뉴스피드’에서 수집된 현장성을 기록/재현하는 것으로

연장되고, 또한 온갖 당대적 ‘현장성’이 살아 숨쉬는

아카이브인 유튜브로 움직일 때, 작가는 그가 집요하게

질문하고 있는 사회적 이슈와 작업의 핵심적 관점을 또한

조금씩 이동시킨다.

유튜브를 기반으로 한 <메이크업 대쉬>는 그러므로,

근 몇년간 인터넷이라는 현장을 가장 들끓게 했던

‘젠더전(gender戰)’이라 호명될 법한 성별이 근거가 되는

‘혐오’라는 특수한 현재적 정동에 닿아있다. 여기서 그의

관심은 ‘유튜브 메이크업 방송’이라는 ‘여초’ 콘텐츠가 어째서

동시에 가장 젠더 규범에 충실한 콘텐츠가 되었는가 이다.

작가는 이 질문을 다시 심화하고, 이에 답하기 위한 페미니스트

관점을 꼼꼼히 공부한다. 물론, 기존의 유튜브 크리에이터들이

제공하는 수많은 정보와 그 정보가 제공되는 관습적

메커니즘을 충실히 학습하는 것 또한 게을리하지 않는다.

그리고 당연하게도 메이크업이라는 문화 코드에 깊게 새겨진

젠더 이분법과 고정관념, 그리고 그것을 부단히 재생산하는

억압의 기제들을 반복적으로 확인하고, 이에 대항하는

페미니스트 콘텐츠를 고안하는 데에 충실한 시간을 쓴다.

따라서 <메이크업 대쉬>는 메이크업 유튜브 방송의 규칙을

충실히 학습하지만, 또한 그것으로부터 멀리 달아날 수

있다. 규칙을 수행하는 듯 하지만 그것을 이용해 천연덕스레

그 규칙을 깰 뿐 아니라 그것을 낙후시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여성 메이크업 유튜버의 단골 콘텐츠인 ‘남자친구가

해주는 메이크업’을 그대로 실천하는 척 하면서 남자친구와

느닷없이 한국사회에서의 여혐 문화에 관해 토론하거나,

‘남자친구가 더빙한 메이크업’ 방송을 ‘메알못’인 ‘여자친구가

더빙한 메이크업’ 방송으로 패러디해 메이크업 정보라는

콘텐츠의 이면에 숨겨진 요지부동의 성별 규범과 역할을

문제화 하고 교란하는 식이다.

메이크업 유튜브 크리에이터가 양산하는 콘텐츠는 대부분

젠더 억압의 기제들을 딛고 존재한다. 여성의 화장은

언제나 남성을 의식하는 것이 당연하고 그들의 여성성을 더

여성적으로 만들 것이라는 환상이 마치 여성들 스스로 구성한

자율적이며 자발적 욕망으로부터 기인한 것임을 의심할

수 없게 한다. 나아가 여성에게 화장이란 그들의 특권이자

훈련되어야만 하는 기능임을 맹신하게 한다. 또한 이러한 젠더

규범의 강요는 화장을 모르는/하지않는 여성들을 교묘하게

꾸짖고, 간혹 등장해 인기를 끄는 남성 메이크업 유튜버에

대한 조롱과 혐오를 조장하고 정당화하는 데에도 이용된다.

치명타는 그의 채널을 구성하는데 있어 기존 메이크업

유튜버에 대한 비판과 공격을 목표로 그 반대항에 위치하는

손쉬운 전략을 구사할 수도 있었음에도 그렇게 하지 않는다.

대신 그는 유튜브 플랫폼 생태계의 역동성을 존중하면서 그

내부에 독자적인 위치를 마련하고자 매우 정직하게 차곡차곡

자신의 콘텐츠를 제작해내는 보다 사려 깊고 지혜로우며

미련하도록 성실한 방식을 선택했다. 여기에서 페미니스트

인식론의 개입은 필수적이다.

그의 유튜브 콘텐츠는 2017년 3월 18일 프로젝트의 시작을

알리는 7분 57초짜리 인트로 방송을 시작으로 전시를

마감한 11월 28일까지 무려 25회의 방송과 2회의 라이브

방송으로 제작됐다. 짧게는 3분여에서 길게는 20여분에

달하는 각 방송들은 매 회 여성주의적 관점으로 자신과 사회를

사유하려는 노력이 깃들어 있다. 각 회차를 미술적 관습에

따라 한 점의 ‘단채널 비디오'라 칭할 수 있다면 그 작업의

내용과 양, 나아가 그 노출도는 ‘전시장’이라는 공간에서

벌어지는 통상적인 수준과는 비교할 바가 아니다.

흔히 알려진 바에 의하면, 유튜브 크리에이터로서의 생존은

상상을 초월하는 혹독한 경쟁 속에서 극단의 노동과 비용,

노력을 요구한다. 따라서 그들의 콘텐츠는 철저하게

구독자들의 구미를 따를 뿐 아니라, 보다 많은 노출을 위해,

보다 선정적이고 보다 기이한 소재에 탐닉하게 된다. 치명타의

유튜브 채널은 이 극단적 커뮤니케이션 자본으로부터도

거리를 두고 자신의 미술적 전략과 현장 참여의 소임을 매순간

밝히고 있기도 하다. 특히, 전시장에서 최초로 공개한 두 점의

공들인 작업은, 일정기간 유튜브 플랫폼에 머무르며 성실하게

학습하고 단련한 노하우에 기존의 메이크업 유튜버들이

지향하지 않는 비규범적 콘텐츠를 담아내어 더욱 빛난다.

한 편은 동료 작가 김화용과 흑표범이 협력한 드랙킹

메이크업이고, 다른 하나는 나이듦을 화장으로 구현한

작업이다. 이 콘텐츠 자체가 전에 없던 새로움이라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구성하는 언어와 대화, 그리고 매우

정치적인 관점을 화장의 미학과 교차시키는 섬세한 텍스트를

만들어냈다는 점에서 차별성을 갖는다고 보는 것이다. 더

아름다워 지기 위한, 더 젊어 보이기 위한, 더 여성스러워지기

위한 반복적 행위, 이것을 더 잘 수행했을 때 비로서 얻어지는

‘여성’이란 젠더는 누구의 이름인가? 왜 우리는 이 젠더의

수행을 늘 생득적이며 변할 수 없는 단단한 본질이라고

생각하는가? 치명타는 자신의 여성 경험이 확장하고 연대하는

더 많은 신체의 표현들을 재현하면서 작가 스스로에게도,

관객에게도 성별에 관한 더 많은 질문과 성찰을 이끌어낸다.

‘느린’ 그림의 용기

치명타는 아마도 <메이크업 대쉬>라 명명한 이 유튜브

프로젝트를 곧 마무리 지으려는 것 같다. 애초에 단기적

실험으로서의 제한적 목표를 가진 프로젝트였기도 했을

테지만, 전시장에서 만난 작가는 이제 다시 ‘물리적 운동의

공간’으로서의 현장/광장이 그리워진 눈치였다. 유튜브라는

‘사이버 현장’에서의 숨가쁜 경험과 실천은 오히려 그의

작가적 근거를 다져왔던 현장에서의 실천을 더 깊게

고민하도록 만든 것 같았다. 그리고 머지않아 나는 그의

블로그에서 다음과 같은 글을 발견했다.

“ [...] 왜 현장일까. 작업은 흔히 어떠한 사건이 벌어진 후에

이루어진다. 동시에 존재한다기 보다 이미 지나간 것들을 추후에

작가가 해석하고 묘사함에 따라 작업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그런데

나는 왜 사건과 동시에-현장에서 이루어지는 작업을 하길 원하는

걸까? 그건 정말 동시에 이루어지는 작업일까? [...] 그림은 너무

느린 도구다. [...]”

그림의 ‘사후적’ 재현이라는 그 불변의 속성이 ‘너무 느린’

것으로 평가되는 것은 과연 정당할까? 오히려 조금 느리게

뒤따르는 이 시간의 지연 안에서 우리는 그림의/작업의

가능성을 찾아야 하는 것은 아닐까?

‘현장성’이 즉 ‘동시성’이여야 할 합당한 이유는 없을 것이다.

동시적이라는 감각은 특정 맥락에서가 아니라면, 그 자체로

어떤 힘센 의미가 되지는 않는다. 동시적 순간에서는 결코

발견되거나 사유되지 않는 것들이 시간의 지연 속에서 차츰

시각언어로서 의미의 두께를 찾아갈 때, 우리는 그 과정을

이르러 예술적/미학적 사유라 칭한다. 그 과정을 거쳐

도달한 재현이 굳이 ‘동시적’ 시간성과의 관계에서만 논의될

필요는 없을 것이다. 과거에도, 현재에도 그림 작업은 문제적

순간/사건과 얼마간의 시차속에서도 충분히 시의적이며,

가끔은 어떤 행위보다도 신속하게 사건의 의미망을 열어

제치고 확장해 왔다.

물론 작가는 매순간 한계를 넘어서기 위해 질문하는

이들이다. 치명타 역시 언제나 자기 한계를 질문하고 그것을

극복하는 실천을 수행함으로써 꾸준히 작업 경력의 축적물을

쌓아왔다. 묵묵히 타인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던 작가가

돌연 유튜브 채널을 만들고 자신의 목소리를 시끄럽도록

전달하는 작업으로 전회하는 용기를 내는 것, 끝내

전달되어야만 할 메세지를 외면하지 않도록 어떻게든 방법을

찾는 것, 현장에서의 작업을 추동하는 그 현장의 정의와

정치들을 선명하게 인지하는 것, 그리고 무엇보다 연대의

마음을 잃지않는 것, 이와 같은 그의 일련의 작업을 향한

신중하고 힘찬 실천의 움직임은 아마도 쉬이 멈추지 않을 것

같다. 이 단단한 마음을 가진 ‘현장 미술가’의 남은 행보가

여전히 궁금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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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기간

2017. 11. 17. - 11. 30.

전시장소

대안예술공간 이포

ALTERNATIVE ARTSPACE IPO

도시를 구성하는 재료를 제공하는 문래동의 상인들은

아이러니하게도 자신들 삶의 터전이 도시화, 거대화 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 본 전시는 언젠가는 사라져갈 문래동 철강단지의

모습을 사진으로 기록하고자 했다. 작가는 2014년부터

문래동1~4가의 골목, 공장, 주민을 기록해왔다. 이번 전시에서

그는 라이트박스로 만든 액자에 그 사진들을 넣어 문래창작촌에

남아있는 과거의 흔적을, 오늘을 되새기려 하였다. 먼지와

빛바램으로 잊혀진 과거의 화려함은 조명과 더해져 관객에게

지나간 것들의 소중함을 일깨운다.

송기연 프로필

송기연은 사진작가이자 스냅사진 출판사, 사진 문화공간 아지트

대표이다. 2014년부터 현재까지 문래동을 사진으로 기록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전시

EXHIBITION

Song Kiyeon

<Light Mulla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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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기간

2017. 11. 30. - 12. 13.

전시장소

인터랙션 서울

INTERACTION SEOUL

<흔들리는 그림자>

<Waving Shadow>

두 작가는 자연 현상인 ‘바람’을 각자의 어휘로 해석한

작업으로 선보인다. 손현선은 바람의 본질에 대한 호기심으로

작업을 시작했고, 최병석은 바람을 작업 도구로 삼았다.

이들은 이번 전시에서 공통된 주제를 서로 다른 방식으로

풀어나갔는데, 손현선은 회화 작업, 최병석은 조각·설치

작업으로 이를 나타냈다.

손현선과 최병석 프로필

손현선과 최병석은 각각 평면과 입체 작업을 하는 두 작가가 만나

뭉친 프로젝트 작가 유닛으로, 서로의 손과 뇌가 되어 하나의

바람을 이루고자 한다.

전시

EXHIBITION

Son Hyunseon and Choi Byoengse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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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평

CRITIC

손현선과 최병석 <흔들리는 그림자> -

김성우

전시기획, 아마도예술공간 책임큐레이터

한눈에 다 들어올 만한 그리 넓지 않은 전시장에는 두

개의 서로 다른 형식이 충돌하고 있다. 손현선과 최병석은

기존의 방법론을 고수한 채 하나의 감각을 향해 서로 다른

방향에서 서로 다른 경로를 통해 하나의 지점을 향해

나아간다. 서로 다른 인식 체계와 손에 익은 방법론이

만들어낸 결과물은 하나의 동일한 대상을 전재하고도 서로

다른 궤적을 그린 탓인지 그 시각적 결과물은 너무나도

다른 방향을 가리키고 있다. 예술의 재현은 대상이 가진

본질을 얼마나 담아낼 수 있는가? 예술은 대상이 언어로

기술되기 이전, 대상이 가진 본질 그 자체와 닮고자 하기

마련인데, 왜 이 동일한 시공에서 하나의 대상은 이렇게도

나뉘는가?

우선 전시를 구성하고 있는 작품들을 면밀히 살펴보자.

좁은 입구를 통해 들어오면 정면의 벽을 가득 메운 회화가

있다. 이것은 손현선의 회화이다. 일견 하나의 통일된

이미지를 구성하기 위해 배열된 열두 조각의 회화로

읽힐 수도 있는 이것은 전체를 위해 기능하는 각자로만

보기에는 각 프레임 안에서 일정한 규칙과 논리에 따라

개별적인 완성도를 지니고 있다. 열두 개의 회화에게

주어진 프레임을 넘나드는 선은 분명 하나-전체를 위한

각자의 기능을 암시하는 듯하지만, 정작 개별로 때어놓는다

해도 개별의 이미지가 담고 있는 그것은 전체의 그것에서

뒤처지지 않는다. 오히려 전체가 합해진 하나는 각각의

개별 이미지와 등가를 이루며 통일된 감각과 파편화된

감각 안에서, 해체와 조합의 논리 안에서 분명히 하나의

두개의 실천이 만나는 하나의 감각

감각만을 드러내고 있다. 균일하게 얇게 발린 물감과

한가지 톤의 구성, 분명한 형체를 파악할 수는 없지만, 어떤

운동감을 드러내며 눈앞에서 흔들리는 검은 물체의 모습.

이들은 분명 구체적인 언어로 쉽게 규정하기 어렵지만,

통일된 하나의 감각을 드러내는 동시에 다시 흐트러져

각자가 동일한 감각을 향하는 개별의 이미지가 된다.

이번에는 그 건너편을 살펴보자. 최병석 작가의 조각

작품이 놓여있다. 그런데 이것은 조금 전 벽의 전면을 메운

회화와는 쉽사리 연결점을 찾기 어려운 너무나도 기능적인

형태의 카메라라는 일상에서 기능하는 도구이다.

더 정확히는 특정한 상황이 담긴 풍경을 찍기 위해 잘

고안된 목재 구조와 그 가운데 단단하게 자리 잡은

카메라라고 할 수 있겠다. 그리고 이 카메라의 렌즈는

정방형 전시 공간의 한구석을 향해있다. 그 구석에

특별하다고 할만한 피사체나 어떤 시각적 특이점이 있지는

않기에 작가가 담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 분명하지

않다. 그래도 그것의 사용자, 혹은 장치의 제작자, 아니면

예술가로서 그것을 창작한 최병석 작가가 눈여겨보고자

했던 어떤 시공, 그리고 거기에 존재했던 어떤 대상, 그것을

향해있음에는 분명하다. 허공을 바라본다는 것, 빈 공간을

바라본다는 것은 카메라의 렌즈 뒤에 선 관객에게 그만큼

많은 그림을 그릴 수 있게 해주는 백지의 배경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그렇게 장치를 둘러싼 환경은 덩그러니

오브제로 존재하게 된 조각적 기능물 – 카메라의

시선으로부터 새롭게 보이기 시작한다.

위의 두 작업 사이의 벽에 놓인 또 하나의 작품. 이 작품은

평면과 입체의 사이, 그리고 정지와 움직임의 사이에서

독특한 형식을 취하고 있다. 마치 앞서 언급한 두 작품의

차이를 하나의 형태로 엮어 놓은 듯이 배경이 되는 평면의

이미지와 그 위에 장착된 기계장치의 의도된 이질감이

우선적으로 도드라진다. 이 작품은 손현선과 최병석의

협업 작업이다. 배경이 되는 평면의 이미지는 회화적

제스쳐를 통해 어떤 흐름이나 파동을 하나의 순간으로

정지시켜 묶어놓은 듯하다. 그리고 그 위의 기계장치는

끊임없는 피스톤 운동을 통해 배경의 정적인 순간에

균열을 가하거나, 기계의 움직임에서 발생하는 소음을

통해 전혀 다른 파장을 만들어낸다. 하지만 이러한 첫눈의

이질감은 곧 또 다른 감각으로 생동하게 된다. 기계장치의

규칙적인 움직임은 배경의 정지된 이미지에 새로운 흐름을

만들어 내거나 정지된 순간에 하나의 감각으로 속박되길

거부하는 몸짓으로 감각의 표출을 돕는다. 정지와 움직임,

긴장과 이완, 갈등과 조화의 사이를 오가는 두 형식의

충돌은 곧 다시 하나의 조화를 이루며 둘에서 시작한

하나의 감각을 향해 나아간다.

기존에 천정의 선풍기 등을 통해 기능적 대상의 외관,

그리고 그것의 움직임으로부터 어떤 회화적 상상력을

담아내고자 했던 손현선, 그리고 ‘만들기’라는 조각가의

본질적 방법론으로부터 대상을 추적하는 최병석의

방법론이 갖는 이질성의 충돌과 조화의 틈새에서 하나의

실체를 절묘하게 조금씩 드러내기 시작한다. 그리고

주변의 맥락으로부터 떨어져 나온 이미지와 오브제의

조우는 이미지적 정보/ 기능적 형태로부터 포착하기

불가능한 상상과 감각의 영역을 열어주는 포문이 된다.

그렇게 이 글에서 실체를 드러내지 않는 그것, 그 감각이란

무엇인가? 전시의 전후로 나누었던 대화에서 바람의

이미지를 담아내고 싶(었)다는 이 두 작가의 의미심장한

미션은 전시의 제목 <흔들리는 그림자>를 통해 드러난다.

바람을 표현하고 싶지만, 표피적 재현에 머무르고 싶지

않다는 태도. 비가시적인 공기의 흐름, 그 바람을 인지하게

되는 그 순간 자체를 담아내는 것. 아주 명료하고 뻔한

매개를 통해 바람을 담아내고 싶지 않다는 이들의 목표는

‘흔들리는 그림자’라는 언어로 매개된다. 그것은 그들이

바라보는 감각을 수식하는 언어적 수사이자, 그들이 지금

이 시공에 위치해서 서로 얽히고 설키는 방식, 그리고

그들의 차이와 동일성 사이에서 흔들리며 살며시 고개를

드는 언어와 이미지의 단편으로 포착하기 힘든 감각의

그림자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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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는 <사랑실격>을 통해 정통적 연극문법과 사실주의적 영상문법의 경계를

뛰어넘고자 했다. 영화는 반복되는 일상에 감금된 우리의 자유의지, 그리고 그것과

상반되는 종속성에 관한 이야기를 꺼낸다. 또한, 문래동의 골목들과 밤풍경을 오브제로

끌어 들여 특정장소가 지닌 기운들이 어떻게 스토리를 팽창시키고 전개해 나가는지

그 과정을 관찰한다. 현실에서 우연히 발견된 소재를 차곡차곡 쌓아 올려 직조한

<사랑실격>은 우리에게 사랑에 관한 질문을 던진다.

정호윤 프로필

정호윤은 2010년부터 지금까지 문래동을 배경으로

다큐멘터리 및 독립영화를 제작하고 있다. 또한, 한대수, 비부영,

유로피안 재즈 트리오 등의 뮤직비디오 감독으로 활동했다.

영화

MOVIE

Jung Ho Yoon

<사랑실격>

<Love disqualification>

상영일정

2017. 12. 16. - 12. 17.

상영장소

문래예술공장 박스씨어터

BOX THEATER,

SEOUL ART SPACE MULLA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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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래창작촌 지원사업 MEET 국제교류 부문은 문래창작촌의 국제적 역량 강화 및 국제 네트워크

확장을 위해 문래창작촌 내 예술가 및 예술공간이 진행하는 국제교류 사업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해외 무대와 교류하는 전시·공연, 국제행사, 공동제작 워크숍, 리서치 등 다양한 분야의 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2017년에는 동아시아, 네덜란드, 방콕, 일본을 오가는 총 4개의 사업이 선정됐다.MEET_국제교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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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기간

2017. 10. 13. - 10. 21.

전시장소

문래예술공장 스튜디오 M30

STUDIO M30,

SEOUL ART SPACE MULLAE

참여작가

이한수, CUI XIANJI, REN SIHONG,

MIWA KUTSUNA, DO TAESAM,

SATADRU SOVAN BANDURI,

김재남, 강문숙, 이승희, 선무 등

<문래 서유기 전>는 아시아의 현대미술 에너지를 보여주는 전시로 한국·중국·일본·인도 순회전 형식으로 진행됐다.

동쪽으로 향하는, 혹은 동쪽이라는 관념 속에 오리엔탈리즘부터 탈식민주의에 이르는 담론이 재생산되고 있지만,

한·중·일의 고전이며 지금도 재해석되는 『서유기』 라는 모티브를 통해 인도와 한·중·일 미술에 대한 네트워크를 강화하고

작가들의 작업 세계를 탐색하고자 하였다. 이번 전시에서 주목한 것은 『서유기』가 우리에게 준 상상력처럼 우리의 일상과

다른 질서가 통용되거나 보편적인 현실적 질서로는 도저히 포용할 수 없는 ‘또 다른 세계’에 대한 작가들의 해석이다.

뮤온 예술공간 프로필

뮤온 예술공간은 전시, 워크숍을 기획·운영하는 공간이자,

신진작가들에게 전시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전시

EXHIBITION

ART-space MUON

<문래 서유기 전>

<Mullae Journey to the We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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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미나 및 워크숍 일정

2017.10.26.

세미나 및 워크숍 장소

서울 영등포구 도림로 131길 18

18, Dorim-ro 131-gil, Yeongdeungpo-gu, Seoul

참여작가

노정주, 이정주, 김보배, 김훈예

<‘창작자의 사회적 참여를 기반으로 한 창업’에 관한 연구>

<Research on Start-ups, with the bases of social engagement of artists>

본 연구는 네덜란드의 다원예술 스튜디오 ‘브론 반 둔’이 아이트호벤 지역에서 기획·진행한 예술 프로젝트 사례를

조사·연구하였다. 작가는 그 중 문래동에 대입할 수 있는 가장 적합한 사례를 골라 두 지역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조사한 뒤

현장에 적용 가능한 프로젝트를 최종 선정했다. ‘브론 반 둔’ 관계자와 지역 활동가, 참여 예술가가 모여 원 모델을 문래동

환경에 적합하게 바꾸고 그 효과에 대해 논하는 세미나도 열렸다. 최종적으로 도출된 프로젝트의 세부 내용과 방향성을

토대로 프로토타입 워크숍도 진행됐다.

노정주 프로필

노정주는 ‘모르스 부호’를 소재로 소통의 불가능성을

퍼포먼스, 설치 등으로 전개해 나가고 있다.

리서치

RESEARCH

Ro JungJ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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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일정

<Shade Borders>

2017. 10. 27. - 10. 28.

공연장소

문래예술공장 박스씨어터

BOX THEATER,

SEOUL ART SPACE MULLAE

참여작가

이산, 김시연, 김준영,

Crescent Moon Theatre

✽ <Maipenrai Project in Bangkok> was

opened on Dec. 3-4, 2017 at Bangkok.

태국의 현대미술가 피나리 산피탁(Pinaree Sanpitak)의 작품에서 영감을 받아 크레센트문 씨어터가 창작한 신체극이다.

연출가와 배우, 제작진이 기획 단계부터 작품을 공동으로 고안하고 발전시키는 디바이징 씨어터(Devising Theater)

방식으로 창작되었으며, 출연하는 배우들이 여성으로서의 몸의 경험과 기억을 스스로 되돌아보며 얻은 이미지와 움직임이

과감하면서도 서로 조화를 이루는 매혹적인 작품이다. 본 공연은 이를 통해 관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 한편, 여성의 몸에

대한 사회적 인식 변화 필요성의 공감대를 형성하는 계기를 마련하였다.

이산 프로필

이산은 마임이스트다. 2013년 스튜디오QDA에서 열린

옴니버스공연 <철공소에 핀 극장>에 참여하면서

마임을 시작하여 옴니버스 솔로 <구름텃밭>을 발표했다.

2015년부터 본 <마이펜라이 프로젝트>에 참여중이다.

공연

PERFORMANCE

Lee San

서울-방콕 공연예술국제교류프로그램 <마이펜라이 프로젝트 2017>

Seoul-Bangkok Performing Art Exchange Program <Maipenrai Project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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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기간

2017. 12. 08. - 12. 17.

전시장소

인디아트홀 공

INDIE ART-HALL GONG

참여작가

JOE BYUNG-HEE, LEE EUN-JUNG, HINOTANI KEY,

JUNG GOYONA, YI DONG-HOON, NAGANEO,

TAKEUCHI SATORU, SAITO MASAHIRO, KINUKAWA DAI

‘Digital Outsider’는 과정 중심 프로젝트이다.

디지털 페인팅의 특징은 쉽고 빠른 변형이 가능하며 다양한

화면을 단시간에 만들어 보여주는 데 있다. 본 프로젝트는

그 과정에서 생성되는 모든 것들을 데이터화해 기록하고,

최종 작품의 화면에 기록된 데이터 전체를 하나의

작품으로 다시 기록하였다. 이는 결과물보다 한 작품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중시하려는 의도이다. 화상 교환 및

페인팅(크로스페인트)에 의한 개인 작품과 콜라보레이션

작품을 이러한 방식으로 디지털화하여 기록해 나갔고,

여기에 더 나아가 양국의 작가들이 함께 라이브페이팅을

진행했고 그 과정과 열기 자체를 상호교환 작품으로 다시

기록하고 작품화 했다.

조병희 프로필

비영리 문화예술 공간인 인디아트홀 공의 대표이자 전시기획자

및 사운드아티스트로서 빠르게 흘러가는 현대 예술의 흐름의 한

편에서 살아있는 예술을 선보이고 있다.

전시

EXHIBITION

Joe Byung-hee

<Digital Outsider KOREA edi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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ㄱ 26 고헌 <25ㅅㅣ間 : 시간거래>

24 김서량 <Sounds of the City in Mullae>

34 김지원 <죽은 시간 산 노동>

48 김진 <사물이야기>

ㄴ 68 노정주 <‘창작자의 사회적 참여를 기반으로 한 창업’에 관한 연구>

ㅁ 42 문래당 <하이브리드 터치 in 문래>

66 뮤온예술공간 <문래 서유기 전>

ㅂ 14 박지나 <부록 : 낱장의 형태>

ㅅ 58 손현선과 최병석 <흔들리는 그림자>

56 송기연 <Light Mullae>

44 스페이스 엑스엑스 <Standing under the stairs>

ㅇ 18 위영일 <공간 속에서 컴포지션을 하다>

30 이미지사운드베이커리 <‘하이퍼 비트 Space’ 프로젝트>

70 이산 <마이펜라이 프로젝트 2017>

12 이정훈과 노갈 <푸른요정>

ㅈ 10 재미공작소 <『이고 뮤직 북』 출간 프로젝트>

62 정호윤 <사랑실격>

72 조병희 <Digital Outsider KOREA edition>

ㅊ 20 최무규 <실종예고 - 바리케이드>

40 추유선 <명랑사회를 위한 표준오락>

50 치명타 <Make up Dash>

ㅎ 38 흑표범 <선영, 미영, 미영>

✽ 작가명 가나다순

A 66 ART-space MUON <Mullae Journey to the West>

B 38 Black Jaguar <Sungyoung, Miyoung, Miyoung>

C 20 Choi Moogyu <Disappearance Notice-Barricade>

40 Choo Yoosun <Standard Entertainment for Cheerful Society>

50 Critical Hit <Make up Dash>

I 30 Imagesoundbakery <‘Hyper Beat Space’ Project>

J 72 Joe Byung-hee <Digital Outsider KOREA edition>

62 Jung Ho Yoon <Love disqualification>

K 48 Kim Jin <The Story of Object>

34 Kim Jiwon <Dead Time Living Labor>

24 Kim Seoryang <Sounds of the City in Mullae>

26 Ko Hun <25OURS: TIME-DEAL>

L 12 Lee Junghoon and Nogal <Blue Angel>

70 Lee San

Seoul-Bangkok Performing Art Exchange Program <Maipenrai Project 2017>

M 42 Moonraedang <Hybrid Touch in Mullae>

P 14 Park Jina <Supplement; Formation of a Leaf>

R 68 Ro JungJoo

<Research on Start-ups, with the bases of social engagement of artists>

S 56 Song Kiyeon <Light Mullae>

58 Son Hyunseon and Choi Byoengseok <Waving Shadow>

44 space xx <Standing under the stairs>

10 studio zemi <‘Ego Music Book’ Publication Project>

W 18 Wee Youngil <Do composition in space>

✽ 작가명 알파벳순

Inde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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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인 주철환

발행일 2017년 12월

발행처 (재)서울문화재단

기획/운영 문래예술공장

총괄 한정희

사업운영 선걸·박수진

운영보조 강지현

디자인 디자인컴퍼니

본 결과자료집의 무단전재를 금하며,

내용의 일부를 인용할 때에는 반드시 출처를 밝혀 주시기 바랍니다.

문래예술공장

Seoul Art Space Mullaewww.sfac.or.kr

cafe.naver.com/mullaeartspace

www.facebook.com/mullaeartspace

www.instagram.com/mullaeartspace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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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문화재단 문래예술공장 문래창작촌 지원사업 MEET 2017 결과자료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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