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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BLIGE CLUB MAGAZINE 미래에셋대우 VIP고객의 평안한 노후를 위한 Life Style Curation Magazine 2019. SUMMER VOL. 54

OBLIGE CLUB - miraeassetdaewoo.com · 세계를 움직이는 사람들의 비밀 전 세계 유대인은 약 1700만 명이며, 세계 인구의 0.2%에 해당한다. 소수민족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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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OBLIGE CLUB MAGAZINE

    미래에셋대우 VIP고객의 평안한 노후를 위한 Life Style Curation Magazine

    2019. SUMMER

    VOL. 54

  • ‘오블리제 클럽’은

    고객의 성공적인 자산 운용과

    평안한 노후를 위한

    미래에셋의 VIP 서비스 브랜드입니다.

    가족의 가치

    ——

    고객님 안녕하세요.

    오블리제 클럽 매거진 여름호 주제는 ‘가족의 가치’ 입니다.

    풍요로운 삶을 이야기할 때 항상 그 배경에는 우리 가족이 있습니다.

    가족이 함께 서로 마주 보며 웃고 행복한 미래를 이야기합니다.

    세상이 아무리 변해도 나의 근원이 되는 가족의 가치는 유일합니다.

    이번 여름호는 가족에 대해 이야기해보고자 합니다. 시대에 따라 변하는

    가족의 형태, 그에 대한 생각, 다양한 시선을 공유합니다. 또한, 세대 간 갈등이

    심화되는 요즘 공감대 형성에 도움이 되는 트렌디한 정보도 담았습니다.

    하루하루 바쁘게 지내다 보면, 한 주, 한 달 그리고 일 년이 금세 지나갑니다.

    올 여름은 특별히 기억에 남을 수 있도록 ‘하루 한 시간씩 가족과 무엇이든

    해보기’ 어떨까요? 배우자와 함께 산책을 해도 좋고, 자녀와 같이 힙한(유행

    하는) 곳에서 차 한 잔 마시는 것도 좋겠습니다. 차곡차곡 꾸준히 하는 것만

    큼 강한 것은 없습니다.

    *2019년 오블리제 클럽 매거진은

    ‘고객의 평안한 노후를 위한 Life Style Curation Magazine’으로 리뉴얼 되었습니다.

    단순한 투자 정보 매거진에서 벗어나 고객님의 삶의 가치를 높일 수 있는 하나의 주제를 선정하여,

    심도있고 풍성한 이야기를 엮어 인사드립니다.

    2019 SUMMER THEME

  • CONTENTSOBLIGE CLUB Magazine

    2019. SUMMER

    06환장할 우리 가족‘나’와 ‘너’의 새로운 가족관을 말하다

    28장수 기업의 경쟁력, 가족세월을 넘어서는 글로벌 장수 기업의 비결

    10자녀 교육, 미래를 이야기하다가족과 국가가 함께 키우는 인재

    34명화 속에 깃든 가족 사랑가족을 그린 화가들

    40반려동물과 함께하는 행복동물을 가족으로 받아들인 ‘펫팸족’

    18금융 명문가 로스차일드 가문 스토리 가족의 결속력이 만든 부의 역사

    22어머니 어머니를 생각하는 이야기 넷

    은 미래에셋대우 홈페이지에서도 만나실 수 있습니다.www.miraeassetdaewoo.com > 회사 소개 > 홍보 > 오블리제 클럽 매거진

    발행처 미래에셋대우 발행처 주소 서울 중구 을지로5길 26(수하동, 미래에셋센터원빌딩) 발행일 2019년 6월 7일(Vol. 54)

    총괄 진행 미래에셋대우 WM컨설팅본부(02-3774-6066) 디자인·인쇄 한국경제매거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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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6 — 69 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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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별책

    미래에셋대우

    글로벌 자산 배분

    모델 포트폴리오

    COVER STORY 강원도 홍천 블루마운틴C.C

    여럿이 팀을 이루어 하는 골프는 가족과 함께 하기 좋은 스포츠입니다. 최근에는 조부모부터

    손자, 손녀까지 3대가 골프를 즐기는 골프 패밀리도 늘어나고 있다고 합니다. 깨끗한 자연이

    그대로 담겨 있는 블루마운틴 C.C, 하늘과 산으로 둘러싸인 자연 그대로의 골프장에서 가족과

    함께 청정 라운드를 즐겨보시는 건 어떨까요? 곧게 뻗은 나무 뒤로 푸르른 하늘이 눈에 들어오는

    이 곳에서 사랑하는 가족과 함께 한다면 즐거움은 배가 될 것입니다.

    465G가 변화시킬 우리 가족의 하루 5G 시대에 달라질 일상

    70 ‘인싸’로 거듭나는 SNS 활용법 SNS와 유튜브로 가족 소통 지수 높이기

    74 클라우드가 모든 것을 삼킨다 IT 산업의 핵심, 클라우드 컴퓨팅

    81 자유 작품 공모전 당선작 갤러리 사랑하는 가족에게 쓰는 편지

    88 자유 작품 공모전 안내 미래에셋대우와의 소중한 추억을 보내주세요

    52오래돼서 더 새롭다, ‘NEWTRO’온 가족이 공감하는 문화 트렌드, 뉴트로

    58가족을 위한 선물에 트렌드 더하기트렌디한 가족 선물 아이템

    91 오블리제 클럽 매거진 여름호 만족도 조사

    92 노블리스 오블리제

    93 뮤지컬 공연 관람 문자 이벤트

    64함께 여유롭게, 더 즐겁게은퇴 후 더 행복한 가족을 위한 가이드

  • 2019 SUMMER THEME

    가족의 가치

    ——

    THINK 시대, 교육 등 여러 관점에서

    가족의 의미를 생각해봅니다.

    ——

    ENJOY 우리 삶에 다양한 영감을 주는

    가족에 대해 이야기 해봅니다.

    ——

    GO ON기술과 더불어 변화할 가족의 미래를 그려보고

    함께 할 수 있는 의미있는 활동을 소개합니다.

    가족이 주는 무한한 힘,

    그 가치를 알 때 비로소

    행복이 가까이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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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행복한 가정은

    미리 누리는 천국이다. ” _ 로버트 브라우닝(영국 시인)

    06 환장할 우리 가족 ‘나’와 ‘너’의 새로운 가족관을 말하다

    10 자녀 교육, 미래를 이야기하다 가족과 국가가 함께 키우는 인재

    18 국제 금융 명문가 로스차일드 가문 스토리 가족의 결속력이 만든 부의 역사

    22 어머니 어머니를 생각하는 이야기 넷

    그림. 이

    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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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환장할 우리 가족

    참고도서. (홍주현 지음, 문예출판사)

    ‘우리’라는 집단으로서의 가족이 아닌 ‘나’와 ‘너’의 새로운 가족관을 말하다

    한국은 개인을 그가 속한 집단과 동일시하는 경향이 있다.

    전근대의 ‘집단’에 지나지 않는 그런 가족이 해체돼야 지금 시대에 맞는

    새로운 가족을 형성할 수 있다. 개인이 연대한 공동체로서

    가족을 새롭게 만들기 위해 사회적으로 필요한 일과 방향은 무엇일까.

    가족에게 힘이 되려면 ‘너’와 ‘나’로 분리하는 것부터

    결혼하고 만 2년이 되지 않았을 때 남편이 말기 암 선고를 받았다. 처음엔 잘 와닿지 않

    았다. 그러나 그 무게는 천천히 조금씩 나를 짓눌렀고, 투병하는 남편 곁에서 나는 평소

    잘 인지하지 못한 가족과 자신에 대한 생각이 무게를 더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특히

    남편의 암 투병으로 가장 두려웠던 건 주위의 시선이 우리를 ‘비정상’ 가족으로 낙인찍

    지 않을까 하는 불안이었다.

    남편의 투병을 도운 5년은 ‘우리’ 가족이란 울타리에서 벗어나 ‘나’라는 개인으로 다

    시 태어나는 시간이었다. 복지처럼 사회제도적인 부분은 나 혼자 힘으로 어떻게 할 수

    없지만, 가족과 나 자신을 동일시하는 가족관은 내가 바꿀 수 있는 부분이었기 때문이

    다. 가족으로 인해 생긴 불안과 두려움, 걱정와 염려를 스스로 다루는 건 가족과 동일시

    하는 생각에서 벗어나는 분리 작업이라고도 할 수 있다.

    물에 빠진 사람을 구하고 싶으면 물 밖으로 나와야 한다. 거리를 둬야 한다는 의미

    다. 구조할 때는 안전 요원조차 튜브를 가지고 들어간다. 하물며 사랑하는 사람이 물에

    빠졌다고 다짜고짜 물에 뛰어들면, 구하기는커녕 둘 다 빠져 죽을 가능성이 크다. 설사

    물속에 같이 있었다고 해도 먼저 물 밖으로 나와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그와 분

    리되어야 한다.

    아이, 부모의 ‘소유’가 아닌 또 다른 삶의 주체로 인정하기

    한국을 가족주의 국가라고도 한다. 집단으로서의 가족을 개인 가족 구성원보다 중요시

    하고 가족의 행복을 최상의 목표로 여기고 있다. ‘가화만사성家和萬事成’이 많은 가정의 가

    훈인 이유이기도 하다. 특히 부부보다 부모와 자식의 관계를 중요시하며, 개인보다 집

    안을 우선하는 가부장적 가족으로 인식된다.

    몇 해 전, 관찰 예능 프로그램 에 출연한 강주은(영화배우 최민수

    아내)이 아들과 대화하는 모습이 화제였다. 캐나다 명문대에 다니는 큰아들이 갑자기

    말했다. “여름방학 끝나도 다시 학교로 안 가.” 휴학을 했다는 것이다. 눈이 휘둥그레진

    엄마는 놀란 마음을 감추고 침착하게 물었다. “언제부터 생각한 일이야? 혹시 이미 결

    정이 끝난 일을 알려주는 건 아니니?” 목소리는 차분했지만, 엄마는 아들의 결정에 선

    뜻 동의하지 못하고 머뭇거렸다.

    속마음을 털어놓는 인터뷰에서 왜 머뭇거렸는지 묻자 그녀가 대답했다. “저와 상의

    하지 않고 혼자 결정한 것에 놀랐어요.” 그녀가 놀란 건 아들이 학교에 다니지 않겠다

    고 해서가 아니라 그런 중요한 결정을 혼자, 엄마와 상의하지 않고 해서다. 그녀는 엄

    마에게도 생각할 시간이 필요하다며 아이를 방에 들여보냈다. 아이가 사라지자 그녀는

    소파에 엎드려서 아이 의견에 동의할지 말지를 고민한 게 아니라, 중요한 일을 혼자 결

    정한 아들의 모습을 받아들이려고 한 것 같다. “품 안의 자식이라는 말이 있잖아요.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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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 이가 갑자기 (학업 문제를 어떻게 할지) 이미 결정했다고 했을 때 ‘내 품 안에서 나갔다’

    는 허전함… (아들이) 성인이 돼가는 과정이구나. 내 아기가 아니라 한 사회의 인격체가

    되고 있구나. 이제 성인이 됐구나….”

    그녀는 엄마가 동의하지 않으면 결정을 번복하겠느냐고 물었고, 아들이 당연하다고

    대답하자 크게 안도했다. 아들에게 여전히 자기 존재 가치(필요성)를 인정받고 있다는

    걸 확인했기 때문이다. 강주은•·최민수 부부는 이제 아이의 일을 결정하는 리더가 아니

    라, 아이에게 그저 조언해주는 응원자로 바뀌었다. 이처럼 담담하게 아들의 결정을 존

    중하고 자기 품을 떠나는 아들을 받아들일 수 있는 것은 자기 소유로 여기지 않고, 부모

    와 별개인 또 다른 삶의 주체로 보았기 때문은 아닐까.

    자식을 부모의 소유로 보느냐 아니냐는 사회적으로 전근대와 근대를 구분하는 중

    요한 기준이다. 이것은 비단 한국인만의 특징은 아니다. 그러나 한국 부모들이 여전히

    갈등 요인이 되는 아이의 반발이나 이의 제기를 무시하거나 억압하는 식으로 대응하는

    게 사실이다.

    혹시 아이가 야기하는 갈등이 부모에게는 가족이라는 공동체의 존엄을 훼손하려는

    시도, 즉 가족 집단을 위협하는 것으로 생각하기 때문은 아닐까. 내가 낳아 키운 아이,

    그래서 내 분신 같은 아이가 내 의도와 생각과 다르다는 의지를 적극적으로 드러내는

    모습을 견고한 ‘우리’에 균열이 일어나는 신호로 받아들이는 것이 아닐까. 부모는 가족

    안에서 일어나는 갈등이나 다툼에 죄책감을 갖거나, 부모 자격이 부족하다며 자기 비

    하도 한다. 반성을 넘어 강박적으로 자신을 책망하는 것이다.

    혈육이라는 서로 같은 존재라는 생각을 바탕에 두고 가족 질서를 유지하려는 시도

    는 생물학적 차이뿐만 아니라 성격, 취향, 생각, 욕망 같은 개인적 차이마저 무시하게

    만든다. 가족 집단과 다른 자신의 특징을 이해받지 못하고 부정당하면 그 구성원은 자

    존감과 만족감을 갖기 어렵다. ‘우리’ 가족을 화목하고 행복하게 지키려는 선한 의도가

    오히려 갈등을 회피하거나 억압함으로써 환장할 가족을 만들 수 있다는 건 참 아이러

    니한 일이다.

    정상 가족 판타지에서 벗어나 ‘나’와 ‘너’의 가족을 위해

    한국의 사회체제는 ‘개인’을 기본 단위로 하지만, 한국인의 의식 속 기본 단위는 ‘가족’

    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즉 개인을 그가 속한 집단과 동일시하는 경향이 있다. 더욱

    이 한국에서는 복지의 주체가 가족이다 보니 가족 구성원에게 문제(사고, 실직, 건강,

    이혼, 장애, 폭력 등)가 발생하면 가족 전체가 위험해진다. 가족의 나머지 구성원이 그

    부담을 떠안아야 한다.

    이런 현실이 ‘우리’ 가족, 즉 ‘가족은 마지막 보루’라는 믿음과 개인을 가족 집단과

    동일시하는 현상을 강화했다. 그리고 그런 믿음은 마지막 보루가 가족 구성원 개인을

    위해 존재하는 게 아니라 도리어 개인이 마지막 보루를 위해 존재하는 것과 같은 본말

    이 전도되는 상황을 야기한다.

    각박한 세상에서 따스한 위안을 얻을 곳은 가족뿐이라는 믿음이 강할수록, 가족을

    배타적으로 성스러운 것으로 만들수록 ‘우리’ 가족 밖 세상은 점점 더 위험하고 고역스

    러운 곳이 된다. 무엇보다 사회 구성원이 가족을 배타적으로 특별하게 여길수록 가족

    안에서 문제가 생기면 그 구성원 모두 절망 속으로 추락하는 것을 피할 수 없다. 화목한

    가족이라는 환상이 클수록 그 가족은 서로에게 ‘환장할 가족’이 될 수밖에 없지 않을까.

    가족의 해체를 말할 때 걱정스러운 시선을 가득 보낸다. 그러나 나는 가족의 해체가 반

    갑다. 그 가족은 전근대의 ‘집단’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 가족이 해체돼야 지금

    시대에 맞는 새로운 가족을 형성할 수 있다. 새로운 가족은 가족을 지키기 위해 구성원

    개인이 희생해야 하는 애처로운 가족이 아니라, 각자가 온전한 자기 자신이 되기 위해

    함께하는 밝고 건설적인 가족이어야 하지 않을까. 그런 가족으로 거듭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새로운 도덕도 만들어질 것이다.

    가족에 대한 진짜 사랑은 절절한 ‘우리’로 똘똘 뭉치는 게 아니라, 각자 자기의 날개

    를 가진 온전한 ‘너’로서 자유롭게 날아다니도록 서로 지켜보고 응원하는 것이기 때문

    이다.

    , 홍주현 지음 , 문예출판사

    한국 사회의 ‘가족’이 갖는 배타적이고 억압적인 모습에 답답함을 느낀 사람들을 위한 책이

    다. 국회 입법 및 정책 보좌관으로 일한 저자는 남편의 암 선고라는 경험을 통해 가족의 의미

    를 새롭게 돌아보고, 우리 사회의 편견에 맞서 정신적으로 자립한 포용적이고 개방적인 공동

    체로서 가족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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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녀 교육, 미래를 이야기하다

    교육은 곧 국가의 미래다. 세대와 문화를 초월하는 이스라엘의 교육,

    독립적인 아이로 키우는 프랑스의 유아교육 등 세계의 다양한 교육법과 함께

    기업의 장학 제도와 교육적 기여 사례를 살펴본다.

    가족과 국가가 함께 키우는 인재 이스라엘

    세계를 움직이는 사람들의 비밀

    전 세계 유대인은 약 1700만 명이며, 세계 인구의 0.2%에 해당한다. 소수민족인 유대

    인의 파워는 대단하다. 1901년부터 2015년까지 노벨상을 받은 유대인은 194명이다.

    이는 전체 노벨상의 25%에 해당한다. 즉 노벨상 수상자 4명 중 1명은 유대인이라는 얘

    기다. 또한 아이비리그 학생의 4분의 1, 미국 억만장자의 40%가 유대인이다.

    유대인은 어떻게 성공할 수 있었을까? 이스라엘의 영재교육 전문가 헤츠키 아리엘

    리는 유대인의 성공 요소 세 가지를 이야기한다. 첫째는 결핍이다. 유대인은 이집트 탈

    출 후 방랑 생활을 시작했다. 40년간 광야에서 생활을 하며 결핍과 가난을 사무치게 경

    험했다. 이러한 아픈 역사가 창조와 발전의 밑거름이 됐다. 둘째는 배움이다. 결핍의 역

    사 속에서 유대인은 살아남기 위해 배움에 매진했다. 마지막으로 책이다. 와

    성경을 읽으며 조상의 지혜를 전수傳受하고 교훈으로 삼아 새로운 것을 창조한 것이다.

    유대인의 저녁 식사는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 주제로 이야기꽃이 만발한다. 식사 장

    소에는 시계도, 휴대폰도, TV도 없다. 가장 좋은 대화의 소재는 역시 다. 부모

    는 스토리텔링으로 아이에게 질문하고, 아이들은 자신의 생각을 자유롭게 늘어놓는다.

    아이가 말을 잘할 수 있는 비결은 바로 부모의 적극적인 경청이다. 부모가 경청하고 존

    중하면 아이는 이야기하는 것을 재미있어 하게 된다. 또 이야기하면서 자신의 생각과

    주장이 정리되는 인지적 정교화 과정을 경험하게 된다. 매일 저녁 유대인의 밥상에서

    경청하는 부모의 자세는 가랑비에 옷이 젖듯 아이의 성장에 양분이 되는 것이다.

    유대인은 음악·미술·시 교육에 특별히 관심을 둔다. 음악은 다른 사람의 말을 조용

    히 듣는 법을 배우기 위함이며, 미술은 주변 사람과 사물을 주의 깊게 관찰하기 위함이

    다. 그리고 시는 다른 사람의 감정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 위함이다. “유대인이 100

    명 있다면 100개의 정답이 있다”는 말이 있다. 이처럼 다양성을 존중하는 태도가 창의

    적 생각의 원천이 아닐까.

    독일

    현실에서 ‘나’로 잘 살기 위해

    독일은 지식과 지식 활용 능력을 동시에 배양하는 전체적 교육Ganzheitliche Bildung, 즉 전인교

    육을 지향한다. 초등학교부터 고등까지 무상교육이지만, 유치원은 부모가 소득과 자녀

    수에 따라 비용을 내야 한다. 독일 유치원에는 글자 읽고 쓰기, 셈하기 등 학습 프로그

    램이 전혀 없다. 하고 싶은 놀이를 하면서 계속 논다. 그런데 그 속에 우리가 살아가면

    서 필요한 모든 게 녹아 있다.

    체육을 강조하는 것도 독일 교육의 특징이다. 독일은 세 사람만 모여도 스포츠 클럽

    참고도서. (류선정·나승빈·김봉선 외 6명 지음, 이마)

    유대인은 조상의 지혜가 담긴 와 성경을 읽으며 삶의 교훈을 얻어 새로운 것을 창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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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 을 만든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생활체육이 활성화된 나라다. 독일의 모든 학교는 의무

    적으로 체육관을 가지고 있고, 고 3인 오베르슈투페 졸업 학년까지 최소 주당 3시간 체

    육 수업을 한다.

    독일에는 홈 스쿨링이 전혀 허용되지 않으며 검정고시 제도도 없다. 학교 졸업장도,

    대학 입학 자격시험인 아비투어도 학교를 다녀야만 딸 수 있다. 독일은 초•·중•·고등 교

    육 90% 이상이 공립으로 교육에 대한 국가의 영향력이 크다. 학교 형태가 같으며 수준

    이 평준화되어 있고, 이는 대학도 마찬가지다.

    독일이 지향하는 ‘나로 잘 살기 위한 교육’은 우리 교육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고려해볼 부분이 많다. 하지만 독일 교육을 받아들일 때 반드시 인지해야 할 것이 있다.

    독일은 견고한 중소기업을 토대로 직업 교육이 활성화되어 있고, 직업교육만 받아도

    ‘사람답게’ 살 수 있는 기본적인 ‘복지국가 시스템’이 구축되어 있다는 것이다. 사회의

    근간이 바뀌지 않으면 교육만 바뀐다고 해결되는 것은 없다.

    스웨덴

    모두가 행복해지는 길

    스웨덴 사람들은 타인의 눈보다 내면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행복을 찾아 살아간다.

    진정한 행복은 내 안에 있고, 삶의 주도권과 결정권도 바로 자기 자신에게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스웨덴 부모는 아이가 어렸을 때 좋은 습관을 가질 수 있도록 정성을 기울인다. 특

    히 아무리 바쁘고 피곤해도 아이가 잠들기 전 꼭 책을 읽어준다. 그렇게 성장한 아이에

    게 책은 친구이자 추억이고 보물이 된다. 이렇게 부모의 노력을 통해 아이의 독서 습관

    이 자연스레 형성되는데, 이것이 바로 스웨덴 가정의 중요한 교육 방법 중 하나다.

    일찍이 스웨덴은 1797년 세계 최초로 아동 체벌을 금지했다. 가장 큰 이유는 신체

    적 체벌을 통해 느끼는 모욕감과 굴욕적인 환경에서 아이를 보호하는 것이었다. 체벌

    한 부모를 처벌하는 데 초점을 두기보다는 체벌에 대한 인식과 태도를 바꾸는 데 목표

    를 뒀다. 아이의 인권을 존중하고 정신적으로 불안감과 두려움을 느끼지 않도록 보호

    하려는 정부의 노력은 전 국민의 참여를 이끌어냈다.

    스웨덴 학생은 부모의 소득과 상관없이 정부 지원을 받는다. 학용품, 교과서, 수업

    시간에 필요한 준비물 모두 학교에서 제공하며, 집이 먼 학생에게는 교통카드도 제공

    한다. 교과서가 있지만 학교별, 반별로 선생님이 준비한 다양한 자료로 수업을 하고, 모

    든 초·중등학교Grundskola 수업 시간은 자유롭게 운영된다. 고등학교Gymnasieskola에서는 대학

    을 위한 입시 프로그램과 직업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을 선택할 수 있다. 학생의 절반가

    량이 직업 교육을 선택하며 대학에 가지 않는다. 이처럼 실용주의 교육을 통해 스웨덴

    학생들은 진정한 행복을 찾는다.

    “답이 있는 교육은 아이들의 상상력을 묶어두고, 답이 없는 교육은 아이들의 상상력

    을 키워낸다”는 말이 있다. 모두가 평등하다고 외치는 스웨덴 사람에게도 ‘경쟁’ 대신

    ‘함께’가 가슴속에 들어오기까지는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그러나 ‘적어도 이것만은 지

    키자’라는 신념으로 개인의 능력에 맞는 교육을 찾으려 한 결과, 서로가 서로를 존중하

    는 ‘평등’이란 단어가 스웨덴을 대표하는 교육 방식이자 사회 문화가 되었다.

    프랑스

    따뜻하지만 엄격하게, 자유로움 속에서도 규칙 있게

    “아이를 불행하게 만드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아이가 원하는 것을 언제든 들어주고, 무

    엇이든 가질 수 있게 해주는 것이다.” 의 저자 장 자크 루소의 명언으로, 프랑스

    얀테의 법칙(Law of Jante)

    소설 에 등장한 ‘보통사람의 법칙’. 스칸디나비아에서 자

    녀를 양육할 때 가르치는 규범이다.

    1. 당신이 특별한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마라.

    2. 당신이 다른 사람처럼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마라.

    3. 당신이 다른 사람보다 똑똑하다고 생각하지 마라.

    4. 당신이 다른 사람보다 더 낫다고 확신하지 마라.

    5. 당신이 다른 사람보다 더 많이 안다고 생각하지 마라.

    6. 당신이 다른 사람보다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마라.

    7. 당신이 모든 것을 잘한다고 생각하지 마라.

    8. 다른 사람을 비웃지 마라.

    9. 다른 사람들이 당신을 신경 쓴다고 생각하지 마라.

    10. 다른 사람을 가르칠 수 있다고 생각하지 마라.

    1 독일에서는 초등학교

    4학년부터 자전거

    교육을 실시한다. 교통

    체계를 이해시키고,

    자전거를 안전하게 탈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며,

    교육과정을 이수하면

    자전거 운전면허증을

    발부한다.

    2 아이들은 유치원에서 다른

    사람과 함께 즐기는 놀이와

    자연속에서 교육을 통해

    사고력을 키우고 이해하며

    자기 결정 능력을 키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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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 자녀 교육의 기본이 되는 말이다. 우리나라 부모의 양육 방식을 ‘헌신적인 사랑’, ‘헬리

    콥터 육아’라고 표현한다면, 프랑스 부모의 양육 방식은 ‘엄격한 틀이 있는 양육’, ‘원칙

    이 뚜렷한 사랑’으로 표현할 수 있다.

    프랑스 자녀 교육의 첫 번째 원칙은 지켜야 할 예절과 규칙을 엄격히 교육시킨다는 것

    이다. EBS 에서 프랑스 가정의 모습을 소개한 적이 있다. 대여

    섯 살쯤 된 아이가 장난감을 한참 가지고 놀았다. 엄마가 아이에게 장난감을 정리하라

    고 요구했으나 아이는 건성으로 대답하고는 치우지 않았다. 급기야 아빠가 나서서 이

    야기한다. “재미있게 놀았으면 정리 정돈을 하는 것이 너의 임무야.” 5분이면 부모가

    충분히 정리하겠지만, 부모는 아이를 도와주지 않았다. 이처럼 프랑스 부모는 아이가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일, 스스로 해야 하는 일은 일체 돕지 않는다는 원칙을 고수한

    다. 결국 아이는 스스로 방을 치우게 된다. 그리고 ‘나도 깨끗이 치울 수 있구나’ 하는

    성취감과 함께 책임감, 자립심을 느꼈을 것이다.

    두 번째 원칙은 부모도 아이만큼 행복해야 하는 존재라는 것이다. 프랑스 엄마들은

    육아 스트레스를 덜 받는다. 아이 스스로 바로 설 수 있도록 어릴 때부터 일관되게 지도

    해왔기 때문이다. “국가가 자녀의 교육을 책임진다”는 프랑스의 정책과 자녀 수당 지급

    등의 복지 정책, 프랑스식 양육 방식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2015년 유럽 최고의 출

    산율(2.1명)로 나타난 게 아닐까. 2015년 우리나라 출산율(1.2명)의 두 배에 가깝다.

    세 번째 원칙은 아이에게 규칙을 가르쳐야 할 때가 아니면 다정하고 친절하게 대한

    다는 것이다. 부모가 원칙 없이 감정적으로 아이를 대한다면, 아이는 부모가 언제 화를

    낼지 몰라 늘 두렵고 무서울 것이다. 그러나 프랑스 아이는 부모가 자신의 행동에 어떻

    게 반응할지 예측 가능하기에 두려운 존재로 여기지 않는다. 부모가 정한 울타리에서

    벗어나지 않는다면, 아이는 그 울타리 안에서 자유롭게 행복과 안정감을 누린다.

    미국

    초강대국을 떠받치는 교육의 힘

    세인트존스 대학교는 미국에서도 전문가들이 꼽은 가장 지성적인 학교다. 다른 대학과

    다른 점은 대학 4년간의 교육과정이 ‘인문고전 100권 읽기’라는 것이다. 대학에서 선

    정한 인문고전 100권 중 하루 평균 300~400쪽을 읽고, 최고 전문가인 교수들과 함께

    토론하며 자신의 생각을 말과 글로 표현하는 능력을 기른다. 세인트존스 대학교가 추구

    하는 바는 지식의 습득이 아니다. 생각하는 힘을 기르는 것, 즉 사고력 신장이 핵심 교

    육 목표다. 그래서 다른 유수한 대학의 교육과정을 참고하지 않는다. 이미 저명한 대학

    원의 장학생이나 로즈 장학생 등의 배출 비율이 아이비리그 대학보다 높기 때문이다.

    미국은 전 세계에서 가장 훌륭한 대학이 즐비한 곳이다. 이름만 들어도 누구나 알고 있

    는 하버드, 예일, 스탠퍼드, MIT 등 세계 최고의 교수진과 학생이 모두 미국에서 연구

    하고 공부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미국의 초•·중•·고등학생의 학업 성취도

    가 바닥을 기어 자성의 목소리가 높은데, 어떻게 대학 교육만은 세계 선두권을 차지하

    고 있을까? 정답은 바로 전 세계에서 몰려오는 뛰어난 유학생들의 집합이다. 미국은 태

    생적으로 이민자들이 세운 나라이므로 국가에 도움이 되는 뛰어난 인재라면 인종이나

    국적을 가리지 않고 이민자가 정착하는 데 큰 문제가 없다. 또 인재 수용과 정착 지원에

    아낌없이 투자하는 나라다. 이것이 미국을 세계 초일류 국가로 유지하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라고 볼 수 있다.

    세계에서 가장 유능한 인재들이 미국의, 대학 교육을 받기 위해 몰려들고 미국은 뛰

    어난 인재들에게 장학금, 생활비 등을 주어 그들이 능력을 최대치로 끌어 올릴 수 있도

    록 아낌없이 지원한다. 실제로 이렇게 길러진 다수의 세계적인 인재들이 연구 조건이

    나 생활환경 등을 두고 귀국을 고민하다가 미국에 눌러앉아 살게 된다. 이렇게 세계의

    인재들을 두 팔 벌려 환영하고 그들에게 합당한 대우를 함으로써 미국의 대학이 나날

    이 발전하는 선순환 구조를 가지게 되는 것이다.

    대학 과정 4년간 인문 고전

    100권을 읽으며 인문교양

    교육에 치중하는 세인트존스

    대학교는 미국에서 가장

    지성적인 대학으로 꼽힌다.

    류선정·나승빈·김봉선·정수정·김성현·김은혜·최세용·문보현·김숙이 지음, 이마

    부제는 ‘핀란드, 덴마크, 스웨덴, 독일, 프랑스, 호주, 미국, 이스라엘, 일본, 대만 등 세계 아이들이 행복하게 자라는’이다. 사

    회 문화적 환경이 다른 각국에서 아이를 대하고 가르치는 방법을 현지의 교육 전문가들이 자세하고 깊이 있게 소개한다. 10

    개국의 교육제도와 전망, 한계를 보며 우리 사회에 맞는 교육은 무엇인지 생각해볼 수 있다.

    3 프랑스는 아빠의 가사

    시간이 유럽에서 가장

    높다. 프랑스에서는 육아에

    열심인 아빠를 흔히 볼 수

    있다.

    4 프랑스는 유럽 최고의

    출산율을 기록 중이며,

    한국 부모에 비해 프랑스

    부모의 육아 스트레스는

    현저히 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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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래에셋 창업 3년 만인 2000년, 박현주 회장은 75억원을 출연해 사회복지법인 미래

    에셋박현주재단을 설립했다. 재단 설립 후 지난 19년간 27만여명(2019년 4월 말 기준

    274만434명)이 인재 육성 프로그램을 통해 혜택을 받았다. 이는 ‘열린 마음으로 미래

    를 내다보고 인재를 중시하자’는 미래에셋의 경영이념에도 잘 나타난다.

    박현주 회장은 창업 초기부터 자원이 없는 한국 시장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이

    라고 강조했다. 2003년 국내 최초로 해외 펀드 시장에 진출해 고군분투하며, 한국 청

    년들이 보다 일찍 세계를 경험하고 곳곳에서 열심히 활동한다면 훗날 그들이 글로벌

    시장에 뛰어들 때 우리보다 수월하게 꿈을 펼칠 수 있겠다라는 생각을 했다. 대한민국

    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먼저 한국 청년들이 세계 무대로 나가 훌륭한 인재로 성장해야

    ‘복지와 사회 안전망이 잘 갖춰진 나라’, ‘행복 지수와 성 평등 지수가

    높은 나라’로 불리는 스웨덴은 경제학과 사회학을 전공하고 있는 제게

    항상 궁금한 곳이었습니다. 룬드 대학교에서 한 학기를 보내면서, 책으

    로 본 모습뿐만 아니라 실제 사람들이 살아가는 스웨덴을 함께 만날 수

    있었습니다.

    사회정책 수업 시간에 세계 여러 나라 친구들과 노동 •교육 복지 정책에

    대해 자유롭게 생각을 나누고, 일본에서 온 친구와 저출산 정책을 비교

    해 프레젠테이션을 한 시간은 새롭고 값진 경험이었습니다.

    세계에서 물가가 가장 비싸다는 북유럽에서 이 멋진 경험을 만끽할 수

    있었던 것은 미래에셋박현주재단의 도움 덕분이었습니다. 지원서에 썼

    던 것처럼 저뿐만 아니라 ‘함께’ 행복해질 수 있는 꿈을 이루기 위해 노

    력하겠습니다.

    ◎ 미래에셋 글로벌 문화체험단

    2007년부터 진행 중인

    대표적인 인재 육성

    프로그램 중 하나로,

    금융 선진 도시 중국 상하이

    탐방을 통해 청소년들이

    변화하는 세계경제와 문화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데

    도움을 주고 있다.

    한다고 믿었다. 2010년 임직원에게 쓴 편지를 통해 이 땅의 청년들을 위해 배당금을

    쓰겠다고 약속하고, 현재까지 9년째 개인 배당금 전액을 재단에 기부하고 있다. 금액만

    총 232억원에 이른다.

    미래에셋박현주재단은 국내 장학생 선발을 시작으로 2006년 ‘글로벌 투자 전문가

    장학생’, 2007년 ‘해외 교환 장학생’ 등 현재까지 총 8645명의 장학생을 선발, 지원했

    다. 이 중 해외 교환 장학생은 국내 최대 규모의 교환학생을 위한 장학 사업이자, 미래

    에셋의 대표적인 사회 공헌 활동으로 지금까지 50개국에 5117명의 학생을 파견했다.

    국내 대학에서 교환학생으로 선발된 학생 중 교환학생 과정을 통해 이루고자 하는 목

    표가 뚜렷한 학생을 대상으로 까다로운 면접 절차 없이 오직 자기소개서에 담긴 열정

    과 가능성을 보고 한 학기 동안 해외에서 수학할 수 있도록 장학금을 지원한다. 연 2회

    봄·가을 학기 장학생을 선발하며, 해외 경험에 대한 대학생들의 높은 니즈를 반영해 점

    진적으로 선발 인원을 확대해 올해에는 연간 650명에게 해외에서 수학할 수 있는 장학

    금을 지원할 계획이다.

    이와 더불어 아동, 청소년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아이들이 꿈의 씨앗을 품

    고 보고 듣고 경험한 모든 것을 자양분 삼아 단단한 인재로 성장하도록 지원하고 있다.

    선진화된 해외 탐방을 통해 사회적·문화적 견문을 넓힐 수 있는 ‘글로벌 문화체험단’,

    창의적 사고와 문제 해결 능력을 키우는 ‘비전프로젝트’, 올바른 경제관과 금융 습관을

    형성하는 ‘체험형 금융교육’ 등 지적 성장은 물론 경험 자산을 쌓을 수 있도록 광범위하

    면서도 세심한 지원을 펼치고 있다. 미래에셋박현주재단을 비롯해 미래에셋 각 계열사

    는 우리 사회의 미래 꿈나무인 청소년을 위한 프로그램에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현

    재까지 프로그램에 참여한 청소년은 26만5000여명에 이른다.

    미래에셋이 응원하는 글로벌 인재는 능력만이 우선은 아니다. 미래에셋은 꿈을 좇

    아 도전하는 과정과 열정을 존중하고 응원한다. 미래에셋의 사회 공헌은 세계를 무대

    로 꿈꾸는 젊은 인재에게 집중하고 있으며, 그들이 그 기회를 발판 삼아 사회에 꼭 필요

    한 자원이 되리라 확신한다.

    최연재 해외 교환 장학생 21기(스웨덴)

    미래에셋, 젊은이의 희망이 되겠습니다청년들이 지닌 가능성은 기업과 국가의 마르지 않는 희망이다.

    미래에셋은 ‘인재에게 투자하는 것이 미래에셋이 고객과 사회로부터

    얻은 것을 환원하는 길’이라 강조하며 미래 세대 글로벌 인재 육성에

    초점을 둔 다양한 사회 공헌 프로그램을 전개해오고 있다.

    자녀 교육, 미래를 이야기 하다

    글. 미래에셋박현주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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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제 금융 명문가 로스차일드 가문 스토리 가족의 결속력이 만든 부의 역사

    세계 금융시장의 숨은 권력, 로스차일드 가문의 명성은 250년 이상

    이어지고 있다. 이들은 막대한 부와 권력을 손에 쥔 것은 물론

    오랫동안 이를 유지해왔다. 로스차일드 가문이 걸어온 부의 역사에는

    어떤 비결이 있을까?

    로스차일드 가문은 세계경제를 쥐락펴락하는 세력으로 알려져 있다. JP모건, 골드먼삭

    스 대주주로 알려져 있으며, 세계 금융시장의 숨은 권력자로 군림하는 가문이다. 이들

    의 영향력이 과연 어느 정도인지는 아직까지도 베일에 싸여 있다. 주요 사업인 금융업

    뿐만 아니라 광산업에도 광범위하게 발을 뻗고 있으며, 다이아몬드를 생산하는 남아프

    리카 드비어스 그룹의 지분도 소유하고 있다. 프랑스 최고급 와이너리인 무통과 라피

    트도 로스차일드 가문의 소유. ‘샤토 무통 로트칠드’라는 이름과 와인 라벨의 방패 문양

    에 가문의 흔적을 엿볼 수 있다. 이들은 어떻게 이처럼 막대한 부와 권력을 쌓고 지금까

    지 유지할 수 있었을까?

    로스차일드 가문의 시작

    시작은 로스차일드 가문의 시조인 메이어 암셸 로스차일드가 태어난 1744년으로 거슬

    러 올라간다. 유대인 격리 지역에서 태어난 마이어는 한 유대인 은행가 밑에서 일하며

    은행의 운영 원리와 고화폐에 관한 지식을 쌓는다. 그는 골동품점을 열고, 고화폐 지식

    을 이용해 당시 헤센의 제후였던 빌헬름의 신임을 얻는다. 시간이 흘러 메이어는 빌헬

    름 왕실의 재정관리를 맡았고, 1800년 무렵에는 은행을 설립해 재산을 급격히 늘렸다.

    그는 유럽 각지에 사람을 파견해 정보를 수집했고, 런던에는 셋째 아들 네이선을 보내

    은행을 설립했다.

    네이선은 NM 로스차일드 부자은행을 설립해 런던 금융가를 장악했고, 나폴레옹 혁

    명을 계기로 또다시 큰돈을 벌어들였다. 영국 정부는 전쟁에 쓸 자금을 로스차일드 가

    문에서 끌어다 썼다. 그들은 유럽 각지의 전쟁터로 자금을 송금하기 위해 로스차일드

    가문의 네트워크에 의존해야만 했다. 여기에서 발생한 이자와 수수료는 날이 갈수록

    쌓여갔다.

    로스차일드 가문은 이 시기에 한발 앞선 정보력으로 더 많은 부를 쌓았다. 1815년

    워털루에서 반프랑스 동맹이 승전했다는 소식을 정부보다 하루 먼저 입수한 네이선 로

    스차일드는 영국 국채를 헐값에 팔아치워 시장의 대량 매각을 유도한 후 대리인을 통

    해 이를 다시 사들였다. 다음 날 영국의 승전보가 전해졌을 때 국채는 폭등했고, 차익은

    고스란히 로스차일드 가문으로 흘러들어갔다.

    글. 이준관 에디터

    1 영국 버킹엄셔주에 위치한 워데스던 저택. 1874~1889년에 걸쳐 로스차일드 가문의 주말 별장으로 건축한 곳이다.

    1957년 마지막 소유자가 내셔널 트러스트에 유증해 현재는 로스차일드 자선 신탁에서 저택을 관리하며 관람객을

    맞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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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 가문의 정보력이 부의 원천

    이후 로스차일드 가문의 다섯 아들은 유럽 각지로 흩어져 은행을 설립한다. 큰아들 암

    셸은 프랑크푸르트 사업을 물려받았고, 둘째 살로먼은 오스트리아 빈, 넷째 칼은 이탈

    리아 나폴리로 가서 사업을 벌였다. 막내 제임스는 프랑스 파리로 갔다. 이처럼 유럽의

    5대 도시에 자리를 잡은 형제들은 서로 정보를 교환하며 한 몸처럼 움직였고, 탄탄한

    금융 네트워크를 형성했다.

    로스차일드 가문은 이때부터 세계 금융계의 절대 강자로 군림하며 역사의 주요 사

    건에 깊숙이 개입하기 시작했다. 1875년에는 영국 디즈레일리 정부가 수에즈운하 지

    분을 사들일 수 있도록 400만 파운드를 융자했다. 제1차 세계대전 직후에는 영국이 팔

    레스타인 땅을 유대인에게 양도하기로 한 1917년의 밸푸어선언을 이끌어 내기도 했

    다. 실제 로스차일드 가문은 이스라엘 건국에 막대한 자금을 지원했다고 전한다. 하지

    만 이 가문에도 우여곡절은 있었다. 두 차례 세계대전을 겪는 동안 많은 재산을 잃었다.

    1938년에는 빈 은행이 나치에 몰수됐다. 1981년에는 프랑스 은행이 사회당의 집권과

    함께 국유화되기도 했다. 가문의 위세는 잠시 주춤하는 듯했지만 프랑스의 로스차일드

    가문은 오를레앙을 설립했고, 영국의 로스차일드 은행을 합병한 후 ‘로스차일드 앤드

    코’가 되었다. 이들은 M&A 자문은 물론 개인 자산관리, 사모펀드 투자 등에서 광범위

    하게 활약하고 있다.

    지난해 4월, 블룸버그와 로이터통신은 ‘로스차일드 앤드 코’가 7대 세습을 발표했다

    고 전했다. 가문의 7대손인 알렉산드르 드 로스차일드가 은행 회장직을 승계한다는 것.

    이로써 로스차일드는 7대째 가족 경영을 이어가게 됐다.

    부러지지 않는 다섯 개의 화살

    로스차일드 가문이 18세기부터 250년 넘게 세계 금융의 큰손으로 군림할 수 있었던

    한 저력은 ‘가문의 결속력’이다. 를 쓴 하버드 대학교

    니얼 퍼거슨 교수는 “로스차일드 가문의 성공 비결은 가족 구성원 간의 흔들림 없는 단

    합”이라고 평가한 바 있다.

    가문의 시조인 메이어 암셸 로스차일드는 가문을 지켜내기 위한 다섯 가지 유언을

    남겼다. 그는 가족에게만 중요 임무를 맡기고, 재산의 외부 유출을 막아야 하며, 재산

    상황을 비밀로 해야 한다고 했다. 또 상속 시 변호사의 개입을 금지하고, 집안의 장자

    가 가업을 승계하라고 당부했다. 집안의 질서를 바로세우고 서로 힘을 합치라는 유언

    이다. 이를 나타내듯 로스차일드를 상징하는 문장에는 빨간 방패를 중심으로 5개의 화

    살을 손에 쥔 팔이 새겨져 있다. 하나의 화살은 쉽게 부러뜨릴 수 있지만, 5개의 화살

    은 부러뜨리기 힘들다는 교훈을 뜻한다. 문장에 라틴어로 새겨진 ‘협조Concordia’, ‘완전Integritas’, ‘근면Industria’이라는 세 단어가 가문의 철학을 보여준다.

    3 로스차일드 가문의 문장.

    협조, 완전, 근면이라는

    라틴어가 씌어 있다.

    2 로스차일드 가문의 시조

    메이어 암셸 로스차일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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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머니

    가족 중의 으뜸은 어머니다. 세상 사람들 중 99.9%는 이 말에 동의할 것이다.

    결혼을 하고, 자식을 낳고 살아가느라 어머니에게 으뜸 대접을 하지는

    못하지만, 마음속 어머니가 자리한 순위는 변할 수 없다. 어머니는 이런

    사람이기 때문이다.

    어머니를 생각하는 이야기 넷

    글/사진. 김지영 고객 미래에셋대우 LA현지법인

    Ⅰ. 아들아, 오늘 하루만 더

    “메아리는 왜 생기지?” 오래전 엄마가 아들에게 물었다.

    “ 소리라는 게 끝났다고 툭 끊어버리고 사라질 수 없지. 그 끈질김이 메아리로 남아

    서성거리지.” 그게 엄마가 아들에게 가르쳐준 정답이었다.

    “메아리는 언제 들을 수 있어?” 아들이 물었다.

    “조용하고 다른 모든 소리가 흡수된 후에야 들리지.” 엄마의 대답.

    찰리 베네토라는 사내가 있다. 한때 월드 시리즈에 나갈 만큼 잘나가던 프로 야구 선수.

    그러나 그의 인생은 바닥까지 떨어졌다. 술로 망가지고 후회로 일그러진 인생. 직업도

    잃고, 그는 가족에게서도 떠나버린다. 하나뿐인 딸마저 아빠에게 결혼식을 알리지도

    않았다. 나중에야 그 사실을 안 아빠는 더 이상 살아갈 기력을 잃었다. 그래서 그는 한

    밤중에 고향 마을을 찾아간다. 죽기 위해서.

    그는 고향 마을 저수 탱크에 올라간다. 미국 시골 마을에서는 저수 탱크가 가장 높

    은 곳이다. 그리고 뛰어내린다. 그의 몸은 만신창이가 된다. 그러나 죽지는 않는다. 이

    승과 저승의 경계에서 눈을 뜬 그에게 엄마가 손을 내민다. 그는 엄마를 따라 어릴 때

    살던 집으로 간다. 엄마는 우선 아들의 상처를 닦아주고 아침을 해준다. 그리고 말한다.

    “아들아, 오늘 하루 엄마와 보낼 수 있겠니?”

    그리고 만 하루를 엄마와 함께 보낸다. 엄마와 함께 그동안 밀린 이야기를 하고, 호

    숫가에 가서 산책도 한다. 오후에는 명이 다한 동네 할머니 집에도 같이 간다. 미용사인

    엄마는 아무도 돌보지 않는 이 할머니를 새색시처럼 꾸며준다.

    찰리 베네토의 어머니는 이미 8년 전에 돌아가신 분이다. 상처투성이 아들에 대한

    지극정성으로 하루만 이승으로 돌아온 것이다.

    엄마의 존재는 메아리 같은 것. 엄마의 목숨은 다했지만

    이승에 남은 아들이 안타까워 메아리처럼 끈질기게 남아 있는 존재.

    〈For One More Day〉라는 미치 앨봄Mitch Albom의 소설에 나오는 이야기다.

    어른이 되고 난 후에 하루라도 온전히 엄마와 보낸 적이 있습니까?

    Ⅱ. 아들아, 이런 편지라도

    보Bo는 캘리포니아 남쪽 오렌지카운티에서 자란 중국인 3세다. 그는 한 번도 자신의 모

    국이 중국이라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다. 어려서는 젓가락질이 비능률적이라고 생각해

    포크로만 밥을 먹던, 철저히 미국인답게 살고 싶어 하던 중국계 미국인이었다.

    그런데 운명인지 청년이 되어서는 홍콩으로 떠난다. 그리고 그곳에서 만나 같이 살

    던 연인이 죽는다. 그 후로는 오렌지카운티 집과도 거의 연락을 끊는다.

    김지영 고객의 작품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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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4 이제 할머니가 된 엄마 에스터Esther는 막내아들 소식이 궁금하고 걱정되어 안달이 났

    다. 그래서 아직도 멀쩡한 자신이 죽어간다고 편지도 해보지만, 아들은 마지못해 가끔

    씩 연락을 할 뿐이다.

    그래도 엄마는 아들에게 편지를 쓴다. 이런 편지를.

    엄마는 한 달에 한 번씩 꼬박꼬박 이런 편지를 보낸다. 그리고 아들은 ‘예’, ‘아니요’

    를 표시해서 엄마에게 보낸다. 엄마는 그나마 이렇게라도 연락하는 것을 고마워한다.

    엄마는 아들이 더 자주 편지를 써주기 바라지만 잔소리해서 아들을 화나게 하고 싶지는

    않다. 아들의 프라이버시는 존중하지만 아들이 어떻게 지내는지 소식은 듣고 싶다.

    그래서 엄마는 이런 양식의 편지를 만들어 우표를 붙이고 돌아올 주소까지 적은 봉

    투를 넣어서 편지를 보낸다. 아들은 편지 쓸 필요도 없고 따로 우표를 살 필요도 없다.

    그냥 해당 칸에 표시만 하면 된다.

    엄마와 아들은 그렇게 8년 동안 편지 아닌 편지를 주고받는다. 그리고 아들은 사라

    진다. 엄마에게 그 편지마저 보내지 않는다. 엄마는 편지의 마지막 라인을 생각하고 걱

    정을 한다. 평생 걱정을 한다.

    엄마에게 최소한 ‘빈 칸 채우기’ 편지라도 보내는 자식의 게으른 효도만으로도 엄마

    는 감지덕지한다. 막내아들에게서 엄마가 받을 수 있는 것이 X 표시뿐이라면, 그것만

    이라도 받아들이겠다는 것이 엄마의 마음이다. ‘아들의 잉크’, 그것이 엄마 마음속에는

    진주가 녹은 눈물같이 귀하다.

    〈A Long Stay in a Distant Land〉에 나오는 이야기다.

    이 소설은 츠어츠엉Chieh Chieng의 데뷔작이다.

    어머니에게 이런 편지라도 써보셨나요?

    Ⅲ. 엄마도 한 여자로서 엄마 아닌 인생이 있다

    딸 니키Nikki는 생각한다. ‘엄마는 아버지가 없는 빈집에서 홀로 용감하게 살고 있는 것

    처럼 보인다. 무도회에는 아직 음악이 흐르는데, 댄스 파트너가 혼자 놔두고 가버려 홀

    로 남겨진 안쓰러운 무희처럼.’ 4년 전 아버지가 갑자기 돌아가신 후 아버지가 없는 집

    에서 이 사람 저 사람 불러들여 왁자지껄 파티 하기를 좋아하는 엄마.

    어머니의 날 엄마는 니키와 언니 클레어까지 불러서 맛있는 요리를 해 먹인다. 그게 마

    지막이다. 이틀 뒤 엄마가 집에서 참혹하게 죽음을 당한다.

    “엄마, 엄마는 내가 아냐. 나도 엄마가 아냐. 내가 엄마가 아닌 게 얼마나 다행인데. 하

    나님에게 감사해야지.” 엄마가 살아생전 니키가 마지막으로 한 말이다. 마지막 말, 두고두

    고 가슴 아픈 말. 마지막 만남, 마지막인 줄 모르고 지나간다. 그게 마지막 만남이었던 것

    을 깨달을 때는 이미 늦었다.

    “저는 그렇게 어머니를 잃었습니다(This is my story of missing my mom.) 사연은 조

    금씩 다르겠지만, 어느 날 나의 이야기가 당신의 이야기가 될 수도 있지요.”

    니키는 돌아가신 엄마의 집과 짐을 정리하며 엄마가 아닌 그웬 이턴Gwen Eaton이라는 한

    여인의 인생 역정을 발견한다. 엄마의 학창 시절, 엄마가 결혼까지 약속했던 남자 이야기,

    아버지와의 불화•••. 평범한 인간이 다 겪는 일이다. 그래도 엄마가 그런 인생을 살았다는 것

    이 신기하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아직 철이 들지 않았던 자신의 인생을 발견한다. 엄마의

    엄마로서의 생활이 아니고, 한 여인으로서 엄마의 삶에서 니키는 자신이 나아갈 길을 발견

    한다.

    조이스 캐럴 오츠Joyce Carol Oats의 〈Missing Mom〉이라는 소설에 나오는 이야기다.

    엄마를 ‘엄마’가 아닌 한 인간으로 생각해본 적이 있는가?

    Ⅳ. 엄마, 엄마, 우리 엄마

    “커다란 황금빛 노루가 집 안으로 뛰어들었지. 그 노루 배 속에서 붓과 책이 나왔어. 너무

    귀한 것들이라서 골방 장롱 속에 넣어두었지.” 엄마는 이런 꿈을 꾸고 나를 잉태하셨단다.

    이제 아흔 가까이 된 엄마는 나에게 미안해하신다. 그때 그 꿈속에서 붓과 책을 골방에 놓

    아두어서, 내가 이승에서 더 크게 출세하지 못했다고. “그때 내가 그 붓과 책을 탁 트인 마

    루로 가지고 나왔어야 했는데•••”라며 엄마는 아직도 아쉬워하신다. 마치 당신 꿈 탓에 아들

    인생의 무대가 좁아지기라도 한 것처럼.

    “엄마,이제 걱정 놓으세요. 아들은 즐거운 인생을 살고 있습니다.”

    이 세상에 엄마 말고 내가 태어나기도 전에 나를 안아준 사람은 없다. 이 생에서 인연이 다

    할 때까지 나를 가장 많이 생각해주는 사람도 엄마다.

    우리는 엄마 생각을 얼마나 하나요?

    김지영 변호사이자 수필가. 서울대학교 사범대학 영어과 졸업. 캘리포니아 주립 헤이스팅스 법과 대학 법학 박사. 캘리포니아 대학교,

    버클리에서 경영대학 박사 과정 수료. 〈더 코리아 타임스(The Korea Times)〉 기자. 현재 로스앤젤레스에서 KYM & KANG 법률

    사무소 개업. 저서로 〈그는 나의 아버지였다, 이다〉, 〈신나게 웃고 생생하게 배우는 영어〉, 〈시민과 대통령〉이 있다.

    Dear Son(아들아) Yes(예) No(아니오)

    1) Are you sick?(아픈 데는 없니?)

    2) Are you sleeping at least seven hours a night?

    (하루에 최소 7시간씩 잠은 자니?)

    3) Do you have a job?(직장은 있니?)

    4) Do you have a place to live?(거처는 있고?)

    5) Should I send money?(엄마가 돈 보내줄까?)

    6) Do you always plan on waking up the next day?

    (잠들기 전에 내일 깨어날 생각은 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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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랑은 가장 가까운 사람,

    가족을 돌보는 것에서 시작된다. ” _ 마더 테레사(카톨릭 성직자)

    28 장수 기업의 경쟁력은 가족에서 나온다 세월을 넘어서는 글로벌 장수 기업의 비결

    34 명화 속에 깃든 가족 사랑 가족을 그린 화가들

    40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행복 동물을 가족으로 받아들인 ‘펫팸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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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수 기업의 경쟁력은 가족에서 나온다

    부는 대물림하기 어렵다. 기업 경영의 영역에서라면 더욱 그러하다.

    그러나 수백 년 동안 가족의 힘으로 승계해온 세계적인 가족 경영 기업도 많다.

    그들의 남다른 경영 수업 방식과 시대를 넘어서는 경쟁력의 비결을 알아본다.

    세월을 넘어서는 글로벌 장수기업의 비결

    미국에는 “셔츠 바람에서 시작해 셔츠 바람으로Shirtsleeves to Shirtsleeves”라는 속담이 있다. 노동

    자로 시작해 부자가 되고 다시 노동자로 돌아간다는 의미로, 우리나라의 “부자는 3대를 못

    간다”는 속담과 같다. 이와 같이 표현은 다르지만 의미는 동일한 속담이 전 세계 모든 언어

    권에 있다고 한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 연구에 따르면 기업이 대를 이어 생존하는 확률은

    2대까지 30%, 3대까지 14%, 4대까지 4%로 나타난다. 전 세계적으로 3대를 넘어 부를 유

    지하는 비율이 4%밖에 안 되니 이러한 속담이 과장이 아니란 것이 증명된 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계적으로 수백 년 동안 살아남아 여전히 번영을 누리며 여러

    세대에 걸쳐 경영권을 이어가는 회사도 많다. 이들은 거의 대부분 가족 경영 기업이다.

    세계적 명품 회사인 에르메스·에스티로더, 독일의 종합화학 및 제약 회사 머크, 그리고

    미쉐린··포드 등과 같은 글로벌 기업부터 중소·중견 기업까지 다양하게

    존재한다. 유럽에는 최소 200년의 역사를 가진 가족기업 경영자들의 친목 모임 ‘에노

    키안 협회’가 있는데, 영국· 프랑스·이탈리아·일본 등 8개국 40여 개 기업이 회원으로

    있다. 기업이 4대까지 생존하는 비율이 약 4%인 것을 감안하면 그들의 장수는 우연으

    로 볼 수만은 없다. 몇 세대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수백 년 동안 기업을 존속시키는 그

    들만의 특별함은 무엇일까? 장수 기업이 수대에 걸쳐 승계를 성공적으로 이루어낼 수

    있었던 비결이 무엇인지 살펴보자.

    는 아돌프

    오크스가 타임스를 사들인

    1896년 이래 5대 째

    가족기업으로 운영되고 있다.

    뉴욕 최고의 명소인 타임스

    스퀘어는 예전에 뉴욕 타임스

    사옥에서 이름을 따온 것이다.

    사진은 인근으로 신축해 이전한

    현재 뉴욕 타임스 빌딩.

    글. 김선화 가족기업 컨설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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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0 강력한 가족 자산Family Asset

    장수 기업의 공통점은 강력한 가족 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것이다. 가족 자산이란 가족

    의 이름이나 평판, 역사, 문화, 전통, 가치 등 가족이 보유하고 있는 무형의 자산을 의미

    한다. 이는 기업의 가치를 창출하는 가족의 중요한 자원으로, 이들 자산은 대를 이어 강

    화되고 기업 성공의 핵심 요소로 작용한다. 특히 가족의 고유한 가치Values와 이념이 기

    업 경영의 토대가 되어 대를 이어 계승되었기 때문에 이들은 왜 가족기업으로 이어가

    야 하는지, 그리고 가족으로서 기업에 어떻게 기여해야 하는지에 대해 잘 알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가족기업은 일본의 전통 여관 ‘호시료칸’이다. 지금도 해마다

    4만 명이 찾을 만큼 이름난 곳이다. 이 기업의 역사는 무려 130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

    간다. 호시가家 사람들에게는 창업 초기부터 내려오는 사회행동 준칙이 있다. 이것은 수

    세기에 걸쳐 호시료칸의 사명 선언문 역할을 해왔으며, 호시가 사람들은 지금도 이 원

    칙을 꾸준히 지키고 있다.

    브라이언트 대학교의 윌리엄 오하라 교수는 “호시가가 오랜 세월 기업을 유지해온

    비결은 과업 하나하나마다 단순한 원칙을 지켰고, 핵심적 가치관을 지니고 있었으며,

    여기에 더해 가문에 전해 내려오는 가풍이 있었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스튜어드십의 계승

    해외 장수 기업은 ‘에르메스’, ‘포드’, ‘머크’, ‘호시료칸’, ‘ 발렌베리’ 등과 같이 창업자

    의 성姓을 따 회사 이름을 지은 경우가 많다. 가문의 대를 이어 기업을 지켜가는 것은 가

    족의 중요한 과업이기 때문에 이들은 후손에게 선대로부터 물려받은 기업을 건강하고

    가치 있는 기업으로 성장시켜 다음 세대에 성공적으로 물려주어야 한다는 책임 의식을

    가르친다. 이러한 관리자로서의 책임 의식을 스튜어드십Stewardship이라고 하는데, 장수

    가족기업은 각 세대가 의식적으로 스튜어드십을 계승하기 위해 노력한다. 그들은 자신

    들이 설립했거나 상속받은 것보다 더 나은 기업을 후손에게 물려주는 것을 목표로 삼

    는다. 그러려면 그 에 걸맞은 가족문화와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이는 ‘자녀를 어떻게

    양육할 것인가? 가족과 기업의 궁극적인 목표와 비전은 무엇인가?’와 같은 질문에서

    시작되어야 한다.

    스웨덴의 대표 기업 발렌베리는 세계적으로 가장 존경받는 가족기업이다. 이들의

    자녀 양육 프로그램 또한 세계적으로 유명하다. 발렌베리가의 후계자들은 일찌감치 자

    신이 ‘왕국의 미래’를 이끌어가야 한다는 책임감을 의식하며 자란다. 이들에게 가장 훌

    륭한 선생님은 할아버지와 아버지다. 부모는 매주 월요일 아침 아이들과 함께 숲을 거

    닐면서 선조의 위대한 업적에 대해 들려준다. 그리고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사업적 감

    각을 체득할 수 있도록 모든 배려를 아끼지 않는다. 이들은 ‘검소함’을 중시하는데, 가

    령 여름에는 정원의 잡초를 뽑고 가을이면 갈퀴질을 하는 등 집안일을 거들게 한다. 또

    호시가(家)의 행동준칙

    ● 다른 사람에게 예의를 지켜라.

    ● 결정은 공정하게 하라.

    ● 권선징악의 원칙에 따라 살라.

    ● 개인의 의무와 공공의 의무를 함께 지켜라.

    ● 신뢰는 인생의 근본이다.

    ● 사람들의 뜻을 파악하고 일하라.

    ● 다른 사람에게 영향을 미치는 의사결정은 한 사람의 판단에 따르지 말고 먼저 관계자들과 상의하여 결정하라.

    독일 다름슈타트에 있는 머크 이노베이션센터는 창의성을 촉진하고 협업을 유도하기 위해 건물 한가운데가 뚫려 있는 구조다.

    머크는 13대를 이어온 독일 대표 가족기업이자 세계적 제약·화학기업이다.

    호시료칸은 1300년의 전통을

    자랑하는 일본의 전통 여관이다.

    호시료칸 전경을 담은 옛 자료

    사진.

    © 한

    국경제DB

    © Lichtbildatelier, 한

    국경제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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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3형이나 언니의 옷을 대부분 물려 입고, 용돈을 받으면 상당 부분은 저축하게 한다.

    이처럼 대부분의 장수 기업은 자녀에게 기업을 물려받으라고 강요하기보다는 어려

    서부터 최대한 자연스럽게 생활 속에서 관심을 유도한다. 그리고 그런 분위기에서 성

    장한 자녀들은 성인이 되면 부모의 강요에 의해서가 아니라 스스로 책임감과 사명감을

    갖고 기업에 참여한다.

    가족 내에서 소유권 유지하기

    창업 초기에는 창업자가 지배적인 소유권을 가지고 있지만, 세대를 넘어가면서 소유권

    이 가족들에게 분산되기 마련이다. 주식을 소유한 가족이 많아지면 소유권 문제를 상

    호 합의해야 한다. 만일 가족기업을 유지하기로 했다면 소유권을 어떻게 배분할 것이

    며, 가족들이 기업에 대한 통제권을 어떻게 유지할지 기준을 정해야 한다. 가족기업에

    서 발생하는 갈등은 거의 대부분이 소유권과 관련된 것이다. 세대를 넘어가면서 가족

    기업으로서의 영속성이 불투명해지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미국이나 유럽의 장수

    가족기업이 수대에 걸쳐 이어져올 수 있었던 것은 초기부터 가족 공동의 꿈을 수립하

    고 이에 따른 소유권 규정을 명확히 했기 때문이다.

    세계적 명품 기업 에르메스는 1870년 설립한 이래 지금까지 창업자의 경영 철학을

    유지하며 지속적으로 성장 발전하고 있다. 이들의 장수 비결은 기업 소유권을 가족 내

    에서 지속적으로 통제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기 때문이다. 에르메스는 전체 지분의

    20%는 상장하고 80%는 56명의 가족이 보유하고 있는데, 주식공개 후 주식을 보유한

    가족 주주 모두가 합의서를 작성했다. 주요 내용은 만일 주식을 매도하려는 가족이 있

    을 경우 반드시 가족에게만 매매하도록 한 것이다. 그리고 의결권이 있는 주식은 가족

    김선화 가족기업 전문가 김선화 박사는 가업 승계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고, 현재 (주)에프비솔루션즈의 대표 컨설턴트로

    활동하고 있다. 저서는 , 등이 있다.

    들만 소유할 수 있으며, 외부인이나 이혼으로 인해 가족관계가 끝난 사람은 의결권 있

    는 주식을 보유할 수 없게 되어 있다. 또한 회사의 주요 정책을 결정하거나 CEO를 교

    체하려면 가족 주주 75% 이상의 지지를 얻어야 한다. 이것은 법적 효력을 갖는 주주협

    의서로 작성되어 가족 헌장에 포함되었다. 에르메스의 주주협의서는 가족 내에서 기업

    을 이어가겠다는 공동의 꿈을 합의하고, 가족 간 분쟁을 예방하려는 의지가 발휘된 결

    과물이다.

    이 밖에도 장수 가족기업은 대부분 이와 같은 주주협의서나 가족 주주의 책임과 권

    한 등에 관한 규정을 가지고 있다. 이는 주주의 권리를 보호하는 것뿐 아니라 가족 내에

    서 통제권을 유지하고 가족간 갈등을 예방하는 데 있다.

    세계적인 장수 기업들은 지속 가능한 기업으로 생존하는 데 가족 문제가 얼마나 중요한

    지 잘 알고 있다. 그래서 가족관계나 승계 문제를 아주 진지하게 생각하고, 여기에 엄청

    난 시간과 노력을 투입한다. 그들은 바쁜 일정을 쪼개 다른 기업을 방문하는 등 성공한

    기업들로부터 배우려고 노력한다. 또한 가족기업으로서 영속하기 위해 항상 주의를 기

    울이며, 건강한 가족관계와 강력한 기업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

    단순히 비즈니스 감각이 뛰어나거나 운이 좋은 것만으로는 장수 기업이 될 수 없다.

    1870년에 설립한 이탈리아의

    명품 기업 에르메스는 가족 주주

    제도로 소유권을 유지하고 있다.

    스웨덴의 발렌베리 가문은 모범적인 후계자 교육과 정도 경영으로 세계적으로 존경받는 가족기업이다. 사진은 1924년에 촬영한

    발렌베리 일가의 모습.

    © Shuttersto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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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빛의 색채로 완성한 부모님의 초상

    영국 현대미술을 대표하는 데이비드 호크니는 부모님을 모델로 세운 걸작을 그린 작가

    로 유명하다. ‘작품 1’에 등장한 두 인물은 호크니의 부모님이고, 배경은 그의 작업실이

    다. 그림을 관찰하면 흥미로운 점을 발견하게 된다. 옷을 잘 차려입은 노부부는 똑같은

    모양의 의자에 앉아 있지만 자세도, 방향도 각각 다르다. 아버지는 45도 방향으로 돌린

    의자에 편안한 자세로 앉아 고개를 숙이고 열심히 미술책을 읽고 있다. 그런데 아버지

    의 구두 뒤축이 살짝 들렸다. 아마도 아버지의 키에 비해 의자가 너무 높은 것 같다. 어

    머니는 정면 방향으로 배치된 의자에 두 손과 두 발을 모은 반듯한 자세로 앉아 앞을 똑

    바로 바라보고 있다.

    이 그림에는 등장하지 않지만 자신과 남편을 바라보며 초상화를 그리는 아들을 애

    정이 가득 담긴 눈으로 바라보는 것이다. 빛은 왼쪽 창문을 통해 실내로 쏟아져 들어온

    다. 어머니의 드레스, 화병, 아버지의 양복을 자세히 보라. 밝게 빛나는 부분이 있는데,

    이것들이 광원의 위치를 알려준다. 바퀴 달린 초록색 탁자의 긴 그림자는 빛이 왼쪽에

    서 실내로 들어오고 있다는 사실을 보다 확실하게 보여준다. 관찰력이 뛰어난 사람이

    라면 어머니의 드레스는 탁자 위 튤립이 꽂힌 화병과 아버지의 양복은 거울의 틀과 같

    은 색조라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글. 이명옥 사비나미술관 관장

    예술가들은 개인의 삶에 절대적 영향을 미치는 가족을 작품에 어떻게

    표현했을까? 가족이 주제인 미술 작품을 감상하면서

    이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본다.

    1 데이비드 호크니, ‘나의 부모님’, 1977,

    캔버스에 유채, 182.9 x182.9cm

    David Hockney, ‘My Parents’, 1977,

    Oil on Canvas, 182.9ⅹ182.9cm

    © David Hockney, Collection Tate, U.K. © Tate, London 2019

    1

    명화 속에 깃든 가족 사랑 가족을 그린 화가들

    이명옥 현재 사비나미술관

    관장이며, 국민대학교 미술학부

    겸임교수다. 미술관을 운영하며

    다양한 연령층을 위한 미술

    서적을 집필하거나 칼럼을

    기고하고 있다. 주요 저서로는

    2006년 대한민국과학문화상

    도서 부문을 수상한 , ,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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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6 그리고 탁자 아래 선반에 세로로 꽂혀 있는

    파란색 표지의 책 여섯 권과 가로로 놓인 18세

    기 프랑스 화가 장 바티스트 시메옹 샤르댕의 화

    집 한 권이 수직과 수평의 조화를 이루고 있다.

    화려한 튤립은 화면에 생동감을 안겨주는 역

    할과 가족 간의 사랑을 상징하는 의미로 활용되

    었다. 부모와 자식 간의 사랑이 듬뿍 담긴 이 아

    름다운 그림은 2014년 영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그림 1위에 선정되었다. 미술 전문가들로부터

    현존하는 가장 영향력 있는 미술가로 인정받은

    호크니가 그린 부모님 초상화이기 때문이다. 호

    크니는 영국을 빛낸 국민 화가로, 그의 1972년

    작 ‘예술가의 자화상, 두 사람이 있는 수영장’은

    2018년 11월, 뉴욕 크리스티 경매에서 9031만

    여 달러(약 1019억원)에 낙찰되며 현존 작가 중

    최고 작품가를 기록했다.

    예술가의 탐구 정신을 담은 검은 옷의 어머니

    19세기 미국의 화가 제임스 휘슬러도 어머니가

    등장하는 명화를 남겼다. ‘작품 2’의 검정 드레

    스를 입고 의자에 앉아있는 옆모습의 노부인은

    휘슬러의 어머니다. 휘슬러는 어머니의 외모나

    심리 상태를 표현하려고 이 초상화를 그리지 않

    았다. 검은색과 회색을 어떤 방식으로 배치하면

    그림이 아름답고 조화롭게 보일 것인지 실험하

    려고 검정 드레스를 입은 어머니를 초상화의 모

    델로 세웠다.

    휘슬러는 인물을 똑같이 그리는 것보다 색의

    효과를 탐구하는 것을 더 중요하게 생각했다. 검

    정은 어둠, 죽음, 공포, 불행, 절망 등을 상징하

    는 색이지만 권위와 부유함, 현대적인 아름다움

    을 나타내는 색으로도 사용되고 있다. 색채의 배

    열과 구성을 열정적으로 탐구한 휘슬러에게 검

    정은 색의 효과를 탐구하는 도구였다. 그 증거로

    그림을 관찰하면 다양한 검은색과 회색을 발견

    하게 된다. 노부인의 검정 드레스와 두건, 벽지,

    2 제임스 애벗 맥닐 휘슬러, ‘회색과 검정색의 조화’, 제1번, 1834년

    3 칼 라르손, ‘큰 나무 아래에서의 아침 식사’, 1895년

    2

    3

    판화, 커튼에서 여러 종류의 검은색과 회색을 찾

    아볼 수 있는데 이는 우연이 아니다. 검은색과

    회색의 효과를 치밀하게 계산해 연출한 결과다.

    재미있게도 예술적 탐구에 몰두한 화가의 의

    도와는 다르게 관람객은 이 그림에서 자식에게

    모든 것을 바친 헌신적인 어머니상을 발견한다.

    이 초상화는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어머니 초상

    화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그 자체로 따뜻한 대가족의 일상 풍경

    스웨덴의 국민 화가로 불리는 칼 라르손은 가족

    이 주제인 그림을 가장 많이 그린 예술가다. 정원

    의 커다란 나무 아래에서 라르손의 가족이 평화

    롭게 아침식사를 하고 있다. 그림에 라르손의 모

    습은 보이지 않는다. 화가는 지금 가족이 식사하

    는 장면을 열심히 그리고 있기 때문이다. 한눈에

    행복한 가족임을 느낄 수 있다. 반려견도 함께 식

    탁 의자에 앉아 즐겁게 아침 식사를 하고 있다.

    그림에 나오는 소박하지만 아름다운 집은 스

    웨덴 중부 달라르나Dalarna 지방의 순드보른에서

    라르손이 실제로 살았던 집이다. 라르손은 평범

    한 목조 전원주택의 외관과 실내장식을 아내와

    함께 직접 디자인하고 아름답게 고쳤다. 7명의

    아이들이 아늑하고 편안한 공간에서 자유롭게

    뛰어놀면서 자랄 수 있도록 말이다. 그런 다음

    아름다운 집과 실내장식, 행복한 가족의 일상생

    활을 그림에 담아 이라는 제목의 책

    을 펴냈다. 가족의 소중함을 느끼게 하는 이 그

    림책은 당시 얼마나 인기가 높았던지 제1차 세

    계대전에 참가한 군인들이 성경과 함께 간직했

    다는 일화가 전해진다. 지금도 세계 각국에서 많

    은 관광객이 ‘라르손 양식’이라고 부르는 스칸디

    나비아식 전통 목조주택, 가구, 실내장식을 보기

    위해 라르손의 집을 방문하고 있다. 가족이 사랑

    의 공동체라는 것을 이보다 더 잘 드러낸 그림은

    찾아보기 어려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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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족과 함께하는 꿈

    한국의 국민 화가 이중섭도 가족을 주제로 한 여러 점의 그림

    을 그렸다. ‘작품 4’를 보면 한 가족이 소달구지를 타고 따뜻

    한 남쪽 나라로 이사를 간다. 아버지는 콧노래를 부르며 소를

    몰고, 어머니와 큰아이는 소달구지에 탄 채 꽃을 뿌리고, 작

    은아이는 비둘기를 날리며 즐거워한다. 행복을 찾아 먼 길을

    떠나는 가족이건만 소달구지에서 살림살이는 찾아볼 수 없

    다. 가난한 가족의 재산이라고는 오직 아름다운 꽃뿐이기 때

    문이다. 이중섭은 이 그림을 그릴 때의 심정을 일본에 있는

    가족에게 보낸 편지에 이렇게 적었다.

    “아버지는 어머니와 태성이, 태현이를 소달구지에 태우고

    4 이중섭, ‘길 떠나는 가족 2’, 종이에 유채

    5 이중섭, ‘가족 그림’, 종이에 잉크

    4

    5

    황소를 끌면서 따뜻한 남쪽 나라로 함께 가는 그

    림을 그렸다.”

    이중섭의 가족 사랑은 ‘작품 5’에서도 전해

    진다. 이중섭이 팬티만 입은 채 화실에서 그림

    을 그리고 있다. 화폭에 담긴 네 사람은 그의 가

    족이다. 이중섭이 일본에 있는 가족에게 보낸 편

    지에 실린 그림은 그가 아내와 두 아들을 얼마나

    그리워했는지 잘 보여주고 있다. 이중섭은 1952

    년 사랑하는 가족을 아내 마사코(한국식 이름은

    이남덕)의 고향인 일본으로 떠나보냈다. 1950년

    한국전쟁이 일어나 가족을 데리고 피란을 가던

    때라 생활비를 벌 수 없었기 때문이다. 이중섭이

    제주도 서귀포에서 1년 정도 피란살이를 할 때

    그의 아내는 보리 이삭을 줍고 그는 바닷가에서

    게를 잡았을 정도로 가난했다는 일화가 전해진

    다. 전쟁과 가난으로 고난의 세월을 보내던 이중

    섭은 1956년 41세로 서울적십자병원에서 홀로

    눈을 감았다. 가족이 주제인 이중섭의 그림들은

    사랑하는 가족을 만날 수 있다는 희망이 그의 예

    술혼을 불태운 강력한 동기였다는 사실을 알려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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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0 가족이 함께 살더라도 각자의 일 때문에 일상의 시간을 같이 보내는

    것은 쉽지 않다. 1인 가구, 자녀의 결혼, 은퇴 등 가족 수와 일상의

    변화 단계에서 반려동물을 새로운 가족으로 받아들이는 ‘펫팸족’이

    늘고 있다. 이들에게 반려동물은 하루의 많은 시간을 함께하는

    또 다른 가족이다. 반려동물을 통해 마음의 안정을 얻고,

    가족 간 사랑을 더 돈독하게 만들 수 있다.

    동물을 가족으로 받아들인 ‘펫팸족’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행복

    글. 강지혜 작가

    사람은 혼자서 살아갈 수 없는 존재다. 누군가와 끊임없이 소통하고 싶어 한다. 그러니

    까 사람에게 반려伴侶, 짝이 되는 친구가 없다는 것은 외로운 일이자 괴로운 일이다.

    요즘에는 대부분 스마트폰이나 인터넷을 통해 가족 또는 친구의 안부를 물으며 관

    계를 이어나간다. 하지만 이로 인한 피로감이나 단절감이 점점 커지고 있다. 사람은 반

    려가 꼭 필요한 동물이다. 때로는 같은 공간에서 함께 호흡하며 체온을 느낄 수 있는 누

    군가가 절실하다.

    세계 최고로 행복한 가족의 등장

    미래에는 AIArtificial Intelligence, 인공지능 로봇이 사람과 함께 살며 생활의 많은 부분을 도와

    줄 거라고 전망한다. 과연 외로운 사람들에게 로봇이 친구나 동료, 가족의 역할을 대신

    할 수 있을까?

    굳이 먼 미래까지 갈 필요도 없다. 요즘 다른 생명과 ‘반려’하면서 높은 행복감을 느

    끼며 사는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다. 바로 펫팸족이다. 펫팸족은 반려동물을 뜻하는

    ‘Pet’과 가족을 뜻하는 ‘Family’의 합성어로, 반려동물을 가족처럼 사랑하며 함께 살아

    가는 사람들을 일컫는다.

    펫팸족에게 행복을 주는 가치 순위를 조사한 결과, 1위는 반려동물이라고 한다. 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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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2 과 가족, 취미 생활보다 높은 순위다. 이처럼 어느 정

    도 사회적 안정을 이루고 은퇴한 세대에게 반려동물은

    새로운 행복의 대안이 될 수 있다. 특히 65세 이상 가

    족의 경우 반려동물 덕분에 외로움이 줄어들면서 정서

    적 안정을 느낀다고 한다. 또한 운동량이 늘어나고, 부

    부간의 대화도 훨씬 많아졌다는 조사 결과도 의미가

    있다.

    ‘과학적’으로 찾아보는 나에게 맞는 반려동물

    현재 우리나라에는 1000만이 넘는 사람이 반려동물을

    키우고 있다. 이들을 반려인이라고 부른다. 이러한 반

    려인과 관련 산업도 빠르게 늘어나는 추세다.

    우리나라 반려인에게 가장 사랑받는 반려동물은 단

    연 개다. 다음으로 고양이, 물고기, 새, 파충류, 햄스터,

    고슴도치, 곤충 등 다양한 반려동물을 찾아볼 수 있다.

    그렇다면 과연 나에게 맞는 반려동물은 무엇일까?

    사람마다 성격, 생활환경 등이 다르듯 나와 맞는 반려

    동물도 각기 다를 것이다. 반려동물 역시 그렇다. 종에

    따라 습성이 다르고, 같은 종이라고 해도 개체마다 성

    격이 또 다르다. 그렇기 때문에 반려동물을 입양하기

    전에 ‘과학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먼저 입양을 고려하는 반려동물의 생활 습성이나

    먹이, 질병, 번식과 중성화에 대한 공부를 하는 게 좋

    다. 왜냐하면 반려동물은 반려인의 보살핌에 전적으

    로 의지해 살아가기 때문이다. 반려인이 먹이를 챙겨

    주고, 배변을 치우고, 목욕을 시켜주어야 한다. 필요한

    예방접종이나 구충제가 있는지도 살펴야 한다. 그리고

    반려동물이 아프면 동물병원에서 진료를 받을 수 있

    도록 해야 한다. 또 출장이나 여행으로 집을 비우게 될

    때 반려동물을 대신 돌봐 줄 가족이나 친구가 있는지

    도 중요하다. 만약 털 알레르기가 있는 가족이 있다면

    털이 있는 개나 고양이의 입양에 신중해야 한다.

    개의 경우 매일 산책을 시키는 것이 좋다. 고양이는

    자주 빗질해주어야 하며, 물고기는 산소공급기·여과기

    등으로 수질을 관리해야 한다.(모든 동물이 그렇겠지

    만) 앵무새는 혼자 오래 두면 깃털을 뽑으며 자해할 수

    도 있다. 파충류는 따뜻한 온도를 유지해주는 램프가

    필요하다. 햄스터는 쉽게 번식하기 때문에 신경 써야

    한다. 고슴도치는 겨울잠을 자면 죽을 수 있으니 겨울

    에는 따뜻하게 해줘야 한다. 이렇게 반려동물의 습성

    을 미리 살피고 이해하는 것이 아주 중요하다.

    ‘감성적’으로 찾아보는 나에게 맞는 반려동물

    반려동물은 인형이나 장난감이 아니다. 살아 있는 생

    명으로 존중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애완동물보다는

    반려동물이라는 단어가 적합하다. 반려인은 주인이 아

    닌, 함께 살아갈 가족으로 반려동물의 입양을 준비해

    야 한다. 만일 다른 가족구성원이 있다면 충분히 함께

    상의하는 게 바람직하다.

    누구나 반려동물과 행복하게 살고 싶어 입양을 준

    비한다. 하지만 막상 반려동물을 데려오면 서로 적응

    하는 기간이 필요하다. 생각과 달리 반려동물이 말썽

    을 피우거나 말을 듣지 않을 수도 있다. 개나 고양이의

    경우 전문 훈련사에게 행동 교정을 받을 수도 있다. 하

    지만 대부분의 문제는 반려동물이 아닌 반려인의 태도

    43나 생활 습관에 있다고 한다.

    일반적으로 동물의 수명은 물고기의 경우 1년, 고

    슴도치는 5년, 개나 고양이는 10년 정도다. 도마뱀이

    나 거북의 경우는 수십 년을 살기도 한다. 가족으로 맞

    이한 반려동물이 행복하고 건강하게 살다가 생명을 다

    하는 날까지 함께하겠다는 마음으로 입양을 결정하도

    록 하자.

    ‘한 가족’으로 행복하게 살기

    반려동물을 입양하는 경로는 다양하다. 개인이나 관련

    사업체 또는 보호 단체를 통해 가능하다. 얼마 전 강아

    지 공장이 사회적 문제로 떠올랐다. 되도록이면 반려

    동물의 건강과 복지를 위해 안전하고 확실한 곳에서

    입양하는 게 좋다. 또 국내에 반입이 불가능한 희귀 동

    물을 입양하면 불법이므로 주의하도록 한다.

    입양한 반려동물은 반려동물 등록제에 따라 관청에

    등록하도록 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포유류·파충류·조

    류·어류 등이 그 대상이며, 전국 시•·군·•구청에서 등록

    할 수 있다. 반려동물을 등록하는 이유는 동물보호법

    을 통해 해당 동물을 보호하고, 잃어버렸을 때 쉽게 찾

    기 위해서다.

    반려동물과 살아가려면 사료와 필요한 용품, 미용,

    병원비 등으로 매달 지출이 발생한다. 요즘에는 반려

    견이나 반려묘를 위한 펫 보험 상품이 펫팸족의 눈길

    을 끌고 있다. 또한 반려동물을 위한 신탁이나 적금,

    카드 상품도 찾아볼 수 있다.

    만일 반려동물을 새로 맞이했다면 펫티켓Petiquette을

    지키는 반려인이 되도록 하자. 주변 이웃에게 동물의

    털이 날리거나 짖음으로 피해가 가지 않도록 배려해야

    한다. 또 반려견과 외출할 때는 인식표와 목줄을 착용

    시키고, 맹견의 경우 입마개를 씌우도록 한다. 특히 배

    변 봉투를 꼭 챙겨 가서 배설물을 바로 처리한다. 이를

    어길 경우 과태료가 부과되니 성숙한 반려동물 문화를

    위해 꼭 지키도록 하자.

    펫팸족으로 살아간다면 단 하나는 확실하다. 전적

    으로 나를 바라봐주고 사랑하는 생명이 하나 늘었다는

    것이다. 비록 종과 언어는 다르지만 한 가족이 되는 순

    간 큰 행복을 느끼게 될 것이다.

    반려동물을 키운 후 가족의 변화

    ① ‘생명의 소중함을 느꼈다’(72.9%)

    매우: 22.2%, 그런 편: 50.7%

    ② ‘외로움이 감소했다’(68.8%)

    ③ ‘관대함’(64.4%)

    ④ ‘대화 증가’(56.9%)

    ① ‘외로움이 감소했다’(78.2%)

    매우: 35.3%, 그런 편: 42.9%

    ② ‘정서가 안정되었다’(72.2%)

    ③ ‘스트레스감소’(63.2%)

    ④ ‘운동량 증가’(54.9%)

    ① ‘스트레스가 감소했다’(55.1%)

    매우: 13.2%, 그런 편: 41.9%

    ② ‘대화가 증가했다’(55.0%)

    ③ ‘함께하는 시간 증가’(44.5%)

    반려동물과 함께 한 후 가족들의 마음에는 어떤

    변화가 생겼을까? 자녀, 부부, 부모님의 반려동물

    양육 전후의 심리에 대해 설문조사를 통해 알아봤다.

    ※ 출처 문화체육관광부, 농촌 진흥청이 발표한 ‘2018 반려동물

    보유 현황 및 국민 인식 조사 보고서’

    16세 미만 자녀

    65세 이상 가족

    부부

  • 46 — 69 G

    O O

    N

    “ 왕이든 농부든

    가정에서 평화를 찾는 이가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이다.” _ 요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