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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3Vol.2 Dong-A Business Review

    오늘날 전략의 의미는 과거와 상당히 달라졌다.

    과거 25년 동안 전략은 좌뇌를 사용해 해결해야 하

    는 분석적인 문제로 여겨졌다. 이 때문에 경영자들

    이 해당 산업이나 기업의 전략적 우위 선점에 대해

    분석할 때 도움을 주는 전문경영대학원(MBA) 출

    신 인재들과 전략 컨설턴트 등의 전문가 시대가 이

    어져왔다.

    전략에 대한 이런 방식의 접근법에는 상당한 장

    점이 있다. 우리는 시장의 여러 요소가 업종의 수익

    성에 미치는 역할에 대해 훨씬 더 잘 알게 됐고 경

    쟁사와 차별화하는 게 얼마나 중요한 지도 알게 됐

    다. 이는 전략연구에 경제학이 접목되면서 가능했

    다. 경제학이 경영전략에 접목되면서 필수적인 이

    론과 실증적 근거들이 더해졌다.

    하지만 이런 장점은 의도하지 않은 부작용을 낳

    았다. 무엇보다 전략의 범위가 기업의 목표라는 넓

    은 범주에서 벗어나 경쟁적인 게임으로 좁혀졌다.

    전략의 결정자나 관리자로서 CEO의 역할도 약화

    됐다. 지속 가능한 경쟁 우위가 지나치게 강조되면

    서 전략이 기업의 장기적 발전을 이끄는 동력이 돼

    야 한다는 사실 또한 관심 밖으로 밀려났다. 따라서

    이런 문제들을 해소하기 위해 우리는 새로운 관점

    으로 전략을 바라봐야 한다.

    일반적 경영학의 일부로서의 전략

    50년 전 경영대학원에서 전략은 일반적인 경영

    학 커리큘럼의 일부였다. 비즈니스 현장에서뿐만

    아니라 학계에서도 전략은 CEO(기업의 방향을 설

    정하고 과정을 점검해야 하는 최고 경영자)의 주요

    임무로 간주됐다. 이런 CEO의 중요한 역할에는

    전략을 짜는 것은 물론 실행하는 것이 모두 포함돼

    있었다.

    당시 전략은 이처럼 아우르는 범위가 넓었지

    만 정교하지는 못했다. 경영자들은 SWOT모델

    을 적용해 기업의 내부강점(Strength)과 약점

    (Weakness), 기회(Opportunity), 위협(Threat)

    을 평가하는 방법을 알게 됐지만 평가 수단은 특별

    하지 않았다.

    이후 수십 년간 발전을 거듭하면서 평가수단은

    정교해졌고, 전략을 둘러싼 새로운 산업이 형성됐

    다. 기업에 기획부서가 생기면서 전략 분석을 위한

    공식적인 시스템과 기준이 도입됐다. 보스턴컨설

    팅그룹(BCG)의 성장점유 매트릭스, 맥킨지의 7-S

    모델 등과 같이 컨설팅 회사들은 자체 틀을 구축했

    다. 학계도 전략과 경쟁에 대한 경제학적 분석에서

    벗어나 이런 움직임에 가세했다.

    그 결과 전략적 수단은 훨씬 풍부해졌다. 반면 그

    과정에서 잃어버린 것도 발생했다. 깊이를 얻은 반

    면 그 범위나 수준이 낮아졌다. 전략을 실행하는 것

    보다 전략을 구축하는 것에, 장기간 전략을 진행하

    는 것보다 초기에 정확한 아이디어를 구축하는 것

    에 관심이 더 쏠렸던 것이다. 이런 흐름에 따라 경

    쟁우위 경제학에 대해서는 잘 알지만 전략 구축 및

    실행 과정에서 리더의 고유한 역할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전문가들이 톱 비즈니스스쿨의 일반 경영

    학과를 전략 관련 학과로 바꿔버렸다.

    한 비즈니즈스쿨의 전략 학과장은 학과 내 교수

    진들 사이의 공통분모에 대한 질문을 받고 ‘비즈니

    스에 상당한 관심을 갖고 있는 이코노미스트의 집

    단’이라고 답하기도 했다. 이런 일련의 과정에서

    전략은 잃은 것도 있고, 얻은 것도 있다. 분석적, 정

    확성 측면에서는 상당한 이익을 얻었지만, 조직적

    “오늘밤 우리회사가 사라지면 세상은 어떻게 변할까?”

    신시아 A.몽고메리(Cynthia A. Montgomery)는 하버드비즈니스스쿨 경영학과 교수로 전략 분야를 연구하고 있다.A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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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um

    신시아 A. 몽고메리

    전략, 생존의 이유를 얘기해야 한다

  • 104 Dong-A Business Review 2008

    인 부분에서는 잃은 것이 더 많다. 전략이 단지 계

    획이나 아이디어가 아니라 기업의 생존 방식이라

    는 사실을 간과했던 것이다.

    전략은 외부 환경에 둘러싸인 기업의 현재 위치

    를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기업의 미래를 제시하는

    것이다. 항상 전략을 주시한다면 CEO는 경쟁에서

    이길 수 있는 가장 큰 기회를 잡을 뿐만 아니라 기

    업 자체를 구체화할 수 있는 기회를 잡을 수 있다.

    오늘날의 전략

    하버드비즈니스스쿨 강사인 세이무어 틸스

    (Seymour Tilles)는 1963년 하버드비즈니스리뷰

    (HBR)에 ‘기업 전략을 평가하는 법’이라는 기고문

    을 실었다. 틸스는 이 글에서 “당신의 기업이 어떤

    기업이기를 희망합니까?”라는 질문을 CEO가 받

    는 중요한 질문 가운데 하나라고 밝혔다.

    이 질문에 대한 틸스의 설명은 다음과 같다.

    ―당신이 젊은 사람들에게 마흔 살이 될 때까지

    이루고 싶은 것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대답은 두

    종류다. 우선 대다수는 자신들이 무엇을 갖고 싶은

    지에 대해 답할 것이다. 특히 경영대 졸업생들이 이

    런 대답을 많이 할 것이다.

    반면 일부는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에 대해 답

    할 것이다. 이들은 자신의 미래에 대해 분명한 생각

    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다. 기업도 마찬가지다. 상

    당수 기업들은 미래에 대해 얘기할 때 주로 돈에 대

    해서 거론할 것이다. 물론 재무 설계를 하는 일이

    잘못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재무 계획을 짜는 것과

    당신이 바라는 기업의 미래에 대해 생각하는 것은

    엄연히 다른 것이다. 단순히 “40세에 부자가 될 겁

    Ale

    x N

    ab

    aum

  • 105Vol.2 Dong-A Business Review

    니다”라고 답한다면 어떤 방식으로 부자가 될 것인

    지, 무엇을 해서 부자가 될 것인지에 대해서는 전혀

    알 수 없는 것과 같다.―

    전략이 과학적인 지식 체계를 추구하려고 하면서

    이러한 근본적인 부분이 간과되기도 했지만 이제

    는 다시 이에 대해 관심을 기울일 때다.

    1996년 아담 브랜든버거와 배리 네일버프는 저

    서 ‘코피티션(Co-opetition)’에서 비슷한 주장을

    했다. 가치를 ‘요구’하기 위해서는 기업이 먼저 가

    치를 ‘창출’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다

    른 기업들과 차별화되거나 더 나은 제품과 서비스

    를 고객들에게 제공해야 한다.

    이 점을 강조하기 위해 브랜든버거와 네일 버프

    는 경영자들에게 자신의 기업이 존재하는 세계와

    그렇지 않은 세계로 나눠 생각해볼 것을 요구했다.

    자신의 기업이 있다면 차별화는 기업 고유의 부가

    가치가 될 것이다. 하지만 기업이 없어지면 부가가

    치도 없어질 것이다.

    틸스는 이를 기업의 목표, 즉 존재이유(raison d’

    etre)라고 표현했다. 기업이 분명한 목표 의식을

    가져야 한다는 말은 철학적으로 들릴 수도 있지만

    이는 매우 실질적인 문제다. 하버드비즈니스스쿨

    의 오너 및 주요 경영 임원을 위한 프로그램 가운데

    전략 부분에서 부가가치의 개념은 가장 핵심적인

    부분이다. 수업 초기 임원들은 다음과 같은 질문을

    받는다:

    ―당신의 기업이 폐업하면, 누가 이를 중대하게

    받아들이겠습니까? 왜 그럴까요?

    ―당신의 고객 가운데 누가 이를 가장 아쉬워할까

    요? 왜 그렇죠?

    ―다른 기업이 그 공백을 메우는데 얼마나 걸릴

    것으로 보십니까?

    이러한 질문을 주어지면 강의실은 순식간에 조

    용해진다. 질문이 복잡해서가 아니라 기본적이지

    만 답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경영자들은 자신이 몸담고 있는 기업을 해당 업

    종이나 생산 제품으로 설명하는 데 익숙해진 나머

    지 자신의 기업을 진짜로 차별화시키는 요소가 무

    엇인지는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것이다.

    오너경영을 하고 있는 대기업도 마찬가지다. 사

    모투자 회사들이 급속히 늘면서 대기업들은 기업

    의 목표를 세우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일이 됐다. 대

    기업의 회장들은 “우리 회사가 제시할 수 있는 가

    장 중요한 이슈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지며 이

    러한 점을 강조하기도 한다.

    IBM의 샘 팔미사노 CEO 역시 이를 잘 알고 있

    었다. 2003년 그는 72시간 동안 온라인상으로 ‘밸

    류 잼(Values Jam)’을 개최해 32만 명에 이르는

    IBM 직원들에게 다음과 같이 질문했다.

    “우리 회사가 오늘밤 사라진다면 내일 세상은 어

    떻게 달라질까요? 우리 회사만이 이 세상에 기여

    하는 부분이 있습니까?” (HBR 2004년 12월호 ‘사

    업이 잘될 때 변화를 추구하라’ 참조)

    이런 식으로 전략에 대해 생각하는 리더는 많지

    않다.

    전략의 핵심은 목표다. 목표는 기업의 모든 부문

    에 대한 방향을 제시하고, 중요 업무의 성격을 규정

    짓는다. 1997년 존 브라운 당시 브리티시페트롤리

    움(BP) CEO는 HBR과의 인터뷰에서 이에 대해 다

    음과 같이 설명했다.

    “기업은 분명한 목표가 있어야 합니다. 목표가 명

    확하지 않으면 조직 구성원들은 어떤 지식이 중요

    하고 성과를 향상시키기 위해서 어떤 지식을 습득

    해야 하는지 파악하기 힘듭니다. 그렇다면 목표란

    무엇일까요? 우리의 목표는 우리 기업의 현재를

    파악하고, 우리 기업을 차별화시키는 것입니다. 목

    표는 우리 기업이 성취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또 이

    를 달성하기 기꺼이 수용할 수 있는 일인 동시에 수

    용하지 않는 일이기도 합니다.”

    목표가 이해하기 쉽고 기업의 차별성을 제대로

    반영할 경우 중도에 바뀌거나 수정되지 않고 끝까

    지 추진된다. 세계적인 애니메이션 기업인 픽사는

    “자체 기술과 세계 수준의 창의적 재능의 결합을

    통해 기억에 남는 캐릭터와 가슴 따뜻한 이야기로

    꾸며진 컴퓨터 애니메이션 영화를 개발해 모든 세

    대의 관객들에게 감동을 전하기 위해” 존재 한다고

    밝혔다. “디자인뿐만 아니라 기능성도 뛰어난 가

    정용 가구 제품을 누구나 살 수 있는 저렴한 가격에

    전략의 핵심은 목표다. 목표는 기업의 모든 부문에

    대한 방향을 제시하고, 중요 업무의 성격을 규정짓는다.

    목표가 이해하기 쉽고 기업의 차별성을 제대로 반영할 경우

    중도에 바뀌거나 수정되지 않고 끝까지 추진된다

  • 106 Dong-A Business Review 2008

    제공한다”는 것이 이케아(IKEA)의 방침이다.

    목표는 기업 내 각 부서와 조직, 기능들이 똑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도록 할 뿐만 아니라 기업에 큰 방

    향을 제시하기도 한다. 즉 목표는 행동의 제약인 동

    시에 지침이 되는 것이다.

    마이클 포터에 따르면 효과적인 전략은 기업이

    해야 할 것은 물론 하지 말아야 할 것을 동시에 제

    시할 수 있어야 한다. 조직의 목표를 점차 달성해

    나가는 과정은 기업의 자기성찰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과정에서 경영대학원 출신들이 갖고 있

    는 치밀한 분석과 논리적 사고가 필요하다.

    하지만 동시에 우뇌를 필요로 하는 감성적 활동

    역시 중요하다는 사실을 대부분의 경영자들은 잘

    알지 못한다. 분석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문제들

    은 창의력과 통찰력을 통해 제대로 판단할 수 있다

    는 뜻이다.

    목표가 분명히 제시된 전략을 세우는 일은 쉽지

    않다. 회사 내 각 조직과 기능의 균형을 유지하면서

    목표가 설정한 방향대로 기업을 이끌어가는 것은

    힘든 일이다. CEO의 능력과 식견이 뛰어나더라도

    말이다.

    전략과 전략가

    전략이 명확하게 구축된 뒤 실행에 들어갈 준비

    가 끝나면 전략가의 임무도 끝났다고 생각하는 경

    향이 있다. 하지만 다음 단계가 구체화됐더라도 전

    략가의 임무는 여기서 끝난 게 아니다. 이를 반드시

    명심해야 한다.

    전략이 주목을 받거나 명확하게 규정됐다고 하더

    라도 장기적 번영을 추구하는 기업에 충분한 지침

    이 되기는 어렵다. 완벽한 계약서를 작성하기가 어

    려운 것처럼 모든 세부사항을 구체적으로 명시한

    완벽한 전략을 짜는 것 또한 힘들다. 불분명한 선택

    사항이 있을 수도, 예상치 못한 돌발 상황이 발생할

    수도, 의사소통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예측하기 힘든 상황에 대한 판단을 내리

    는 것은 수석 전략가, 즉 CEO의 책임이다. CEO는

    이를 위해 상황을 명확히 파악하거나 조직이 아이

    디어를 실행에 옮길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또 전

    략적 요소들을 다시 배치하고, 사전에 누락된 부분

    을 추가해야 하며, 기업이 실천하기 힘든 책임에 대

    해서도 고려해야 한다.

    이를 전략 실행으로 부르건 전략 재구축으로 부르

    건 이 고된 작업은 리더십의 필수 요소다. 아일랜드

    항공사인 ‘라이언에어’의 사례를 통해서도 이를 알

    수 있다. 라이언에어는 창립 초기 수년 동안 기존

    항공사 항공료의 전반도 안 되는 가격으로 풀 서비

    스를 제공하며 ‘더블린-런던’ 간 운행에 뛰어들었

    다. 당시 라이언에어 경영진은 영국항공이나 에어

    링구스 등 경쟁사들이 이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응

    하리라고 예상하지 못했다. 결국 라이언에어는 항

    공료 경쟁을 감당할 수 없게 됐고, 대대적으로 전략

    을 수정했다. 또 불필요한 요소를 없애고 조직을 저

    비용 구조로 바꿨다. 이를 위해 라이언에어는 비용

    과 항공료, 항로뿐만 아니라 보유 항공기까지 대대

    적으로 변경해야 했다. 1994년부터 이 회사 CEO를

    맡고 있는 마이클 올리어리는 “저가 항공사인 에어

    링구스가 우리를 공격하고 나섰지만 우리는 스스

    로를 (공격에) 노출시켰다”고 밝힌 바 있다.

    이런 대대적인 노력을 통해 라이언에어는 메이저

    항공사로 성장했고, 현재 세계 최고 수준의 수익을

    올리고 있다.

    CEO는 난관에 부닥쳤을 때 문제점을 제기하고

    기회를 검토하는 데 전략이 중요하다는 점을 깨달

    아야 한다. 또 목표를 실행으로 옮기는 과정에서 목

    표 자체가 수정될 수도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

    다. 이러한 과정에서 내리는 판단이 리더와 기업의

    성패를 좌우한다.

    루 거스너는 1993년 침체에 빠진 IBM의 CEO로

    취임했을 때 바로 이러한 상황을 맞이했다. 그는 기

    업을 회생시키기 위해서는 기업 마인드 변화가 시

    급하다고 판단했다. 회사의 각종 사업 및 핵심 역량

    을 대대적이고 현실적으로 평가하고 필요 없는 부

    분은 과감하게 없앴다.

    이러한 평가 과정을 거친 뒤 거스너는 IBM이 기

    술개발에만 치우치지 말고 응용에도 중점을 둬야

    한다고 밝혔다. 그 결과 IBM은 컴퓨터 하드웨어를

    전략가는 기업의 존재 이유를 지속적으로 설정하는

    작업을 해야 한다. 전략가는 한 쪽 눈으로는 현재 어떻게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는지를 봐야 하고

    다른 눈으로는 기업 내부와 외부 변화를 예의주시해야 한다

  • 107Vol.2 Dong-A Business Review

    개발해 통합 정보기술 서비스와 솔루션을 공급하

    는 기업으로 발돋움하게 됐다. 거스너는 “역사적

    으로 진정 위대하고 성공적인 기업들은 기반사업

    을 일관되게 지켜오면서 때때로 힘겨운 자기 개조

    과정을 거친다”고 말했다.

    CEO는 기업 정체성을 결정하는 사람으로 어떤

    기회는 거부하고 또 다른 기회는 활용해야 할 책임

    이 있다. 이런 의미에서 CEO는 조직 목표의 수호

    자로서 조직을 살피고 방향을 제시하며 목표에 관

    심이 모아지도록 지속적으로 유도하는 임무를 맡

    는다.(주) 이런 이유 때문에 전략은 외부 인사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며, 전략가의 임무도 결코 끝나지

    않는 것이다.

    경쟁우위는 전략의 일부

    그렇다면 결국 전략이 달성하고자 하는 것은 무

    엇일까? 지속적이고 장기적인 경쟁 우위라고 답하

    는 사람들이 많겠지만, 내 생각은 다르다. 경쟁 우

    위가 상당히 중요하긴 하지만 궁극적인 목표는 될

    수 없다. 경쟁 우위는 전략에 필수적이다. 하지만

    영화 속 한 장면처럼 전체의 일부에 불과하다.

    완벽한 전략 -훌륭하게 고안되고 신중하게 실행

    되며 지속적으로 보존되는- 은 없다. 다만 완벽에

    가까울 수는 있다. 전략이 완벽에 가깝다면 전략가

    의 역할은 제한될 수도 있고, 리더십과의 연관성이

    약해지기도 쉽다. 또 전략가는 조직이 어떻게 목표

    를 달성하고 그 과정에서 축적한 지식을 어떻게 활

    용할 것인지에 대해 신경 쓸 필요도 없을 것이다.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도요타, 나이키, 제

    너럴일렉트릭(GE) 등 위대한 기업들은 진화하고

    변화했다. 위대한 전략 역시 마찬가지다. 물론 지

    속성은 가치가 있고, 오랜 기간에 걸쳐 자원과 경쟁

    력은 축적된다. 그렇지만 기업 내부와 외부 환경에

    는 가끔 큰 변화가 찾아올 뿐만 아니라 작은 변화가

    빈번히 발생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고대 그리스 신화도 이를 여실히 보여준다. 영웅

    테세우스는 크레타섬에서 괴물 미노타우르를 물리

    친 뒤 아테네로 돌아가면서 배의 썩은 판자를 하나

    씩 교체해 나갔다.

    항해 중 썩은 판자는 모두 교체됐고 결국 배의 모

    든 판자가 새 것으로 바뀌었다. 그렇다면 그 배는

    처음 출발할 때와 같은 배일까? 그렇지 않다면 어

    느 시점부터, 즉 어떤 판자부터 배의 정체성은 바뀐

    것일까?

    이 이야기는 기업의 진화 과정을 잘 설명해준다.

    기업의 정체성은 대대적인 구조조정과 거창한 선

    언뿐 아니라 잇단 결정과 수년의 기간, 여러 명의

    경영자를 거치면서 변화한다.

    전략적 우위를 구성하는 어떤 요소든 결국 변화

    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또 어느 시점에 구축된

    기업의 부가가치를 지키는 것과 기업이 지속적으

    로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것은 별개임을 인식해야

    한다. 한 가지 경쟁 우위나 목표만을 지나치게 고수

    할 경우 이미 오래 전에 의미가 없어진 가치에 지나

    치게 집착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

    1990년대 애플 컴퓨터가 바로 이런 모습이었다.

    애플은 시장 경쟁이 더 치열해지고 있는 데도 불구

    하고 최고급 개인용 컴퓨터(PC)를 생산하는 기존

    전략만을 고수하면서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다고

    확신했다. 결국 1997년 여름 애플의 주가는 10년새

    최저치로 추락했고, 시장 점유율은 3%대로 밀려났

    다. 전문가들은 입을 모아 애플의 붕괴를 경고했다.

    당시 전략으로는 성과를 거의 내기가 힘들었다.

    스티브 잡스가 다시 CEO를 맡게 되면서 애플은

    과거의 명성-기술이 세상을 변화시킨다고 생각하

    는 열정적인 디자인 회사-을 되찾기 시작했다. 디

    지털 오디오 플레이어, 휴대전화, 소매업 등 차별

    화된 제품을 생산하며 새로운 사업에 뛰어들었다.

    그 결과 애플은 충성도 높은 새로운 고객들을 사로

    잡았고 막대한 수익을 올렸다. 애플은 많은 부분은

    그대로 유지하되 판자 하나씩을 바꾸듯이 차근차

    근 기업의 정체성을 바꿔나갔던 것이다.

    전략가는 기업의 존재 이유를 지속적으로 설정하

    는 작업을 해야 한다는 점에서 기업 내 다른 사람

    들과 차별된다. 전략가는 한 쪽 눈으로는 현재 기업

    이 어떻게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는지를 봐야 하

    고, 다른 한 쪽 눈으로는 현재의 위치를 위협하거나

    새로운 기회로 제시할 기업 내부와 외부 변화를 예

    의주시해야 한다. 이처럼 전략이라는 퍼즐을 한번

    에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결코 끝나지 않는 과정을

    이끌고, 실행에 있어 전망과 목표를 분명히 제시하

    는 것이야말로 CEO 의 가장 큰 책임이다.

    (주) 케네스 R. 앤드류스는 저서 ‘기업 전략의 개념(The Concept of Corporate Starategy)’(어윈, 1971)에서 CEO의 역할을 ‘조직 목표의 설계자’라고 표현했다. 하지만 여기서

    는 전략 구축과 실행이라는 개념을 모두 포괄하며, 더 지속적인 책임을 내포한다는 점에서 ‘조직 목표의 수호자’라는 용어로 표현했다.

  • Vol.2 Dong-A Business Review 15

    ‘창의적 아이디어가 존중받는 조직 문

    화를 어떻게 만들 것인가’, ‘혁신적 아이

    디어를 어떻게 성과로 연결시킬 것인가’

    하는 문제는 비즈니스 리더들이 당면한

    과제다. 두 가지 의문에 대한 해답을 찾기

    위해 톡톡 튀는 아이디어로 카드업계에

    돌풍을 일으킨 현대카드와, 사탕수수로

    세제를 만들어 급성장한 중소기업 그린케

    미칼을 분석했다. 현대카드는 한 때 무기

    력한 후발주자였지만 지금은 업계를 선도

    하고 있다. 그린케미칼은 획기적 상상력

    을 실행에 옮겨 세제 시장에서 대기업을

    위협할 정도로 성장하고 있다. 현대캐피

    탈은 관료적 조직을 어떻게 창의적 조직

    으로 탈바꿈할 수 있는지에 대해, 그린케

    미칼은 창의적 아이디어를 어떻게 상품화

    할 수 있는지에 대해 교훈을 준다.

    현대카드>> 창의적 조직 만들기

    2003년 현대카드는 시장점유율 1.8%

    에 적자 규모도 6000억원이 넘는 위기의

    회사였다. 직원들은 선발 카드 회사의 마

    케팅을 따라하며 그저 그런 서비스를 제

    공하고 있었다. 후발주자인데다 돈도 별

    로 없는 조직에서 직원들은 새로운 시도

    를 할 의욕을 상실했다. 2003년 10월 취임

    한 정태영 사장은 이런 분위기를 잘 파악

    하고 있었다. 실제 직원에게 지시를 하면

    “후발주자여서 곤란하다”는 대답이 돌아

    오기 일쑤였다. 정 사장은 패배의식에 젖

    은 직원들에게 “후발주자이기 때문에 유

    리한 점을 5가지씩 정리해서 보고하라”

    고 지시했다. 그는 이어 ‘속도(speed)’와

    ‘끝없는 변화(never-ending change)’,

    ‘전략에 집중(strategic focused)’, ‘혁신

    (innovation)’ 등 4대 경영방침을 발표하

    며 조직 문화의 변혁을 추진했다. 결국 5

    년이 지난 현재 현대카드는 13% 이상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하며 업계를 선도하고

    있다.

    파격적 자율… 신속한 결정창의력을 키운다창조경영 케이스 스터디 一 현대카드, 그린케미칼

    김남국 기자 [email protected]

  • Dong-A Business Review 200816

    Special Report

    정 사장 등 현대카드 경영진은 조직문화

    변화의 첫 단추로 관료주의 타파에 나섰

    다. 하지만 크고 거창한 일이 아니라 아주

    사소해 보이는 변화부터 모색했다.

    사소한 관행부터 바꿔라

    일례로 회의 중에 사장 호출을 받은 직

    원은 사장실이 아니라 자기 사무실로 달

    려가는 경우가 많다. 양복 상의를 챙겨 입

    어야 하기 때문이다. 경영진은 이런 관행

    을 없애라고 지시했다. 또 넥타이 착용도

    자율에 맡겼다. 외부 영업을 할 때에는 어

    쩔 수 없지만 적어도 내부에서는 격식을

    따지지 말자는 것이다.

    회의 고정 좌석도 폐지했다. 사장이 회

    의실 중앙에 앉고 서열대로 임원들이 앉

    는 관료적 문화를 타파하자는 취지에서

    다. 각종 사내 행사에서 사장 입장 시 박

    수를 치던 관행도 없앴다. 시무식 같은 행

    사 때 직원들이 뻣뻣한 자세로 서있을 필

    요도 없어졌다. 지금은 회의나 행사 때 편

    안한 자세로 앉아있거나 걸어 다니는 직

    원들이 자주 눈에 띈다.

    관료주의를 없애기 위해 이처럼 사소한

    관행에 손을 댔지만 이런 변화가 일반화

    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됐다. 일례

    로 사내에서 넥타이 착용이 자율로 정착

    되기까지 오랜 기간이 걸렸다. 또 사장 입

    장 시 박수치지 않는 관행이 정착되기 까

    지 행사 담당 팀장은 경영진으로부터 ‘협

    박’에 가까운 질타를 받아야 했다.

    이런 사소한 변화는 조직문화에 의외로

    큰 영향을 끼친다. 조직 구성원들은 경영

    진의 변화 의지가 매우 강하고 앞으로 일

    관되게 이어질 것이라는 확신을 갖게 된

    다. 또 엄격한 격식에서 자유로워지면서

    직원들의 사고와 행동도 유연해졌다.

    벽없는 조직을 만들어라

    경영진은 작은 행동양식의 변화에 이어

    부서 간 커뮤니케이션 장벽도 허물었다.

    여러 부서가 참여하는 회의에서 다른 부

    서의 업무에 대해 의견을 내는 것은 대단

    히 위험하다. 자칫 상대방을 깎아내리려

    한다는 ‘정치적’ 오해를 살 수도 있다. 또

    지적당한 상대방의 자존심을 건드려 ‘복

    수’를 유발할 수도 있다. 잘해야 본전인

    셈이다. 하지만 “침묵은 회사를 죽인다.”

    (레슬리 펠로우 하버드대 교수)

    현대카드 경영진은 이를 인식하고 부서

    별 업무보고를 중심으로 진행되는 임원회

    의를 아예 없앴다. 정례 업무보고는 매달

    e메일로 대체했다. 대신 회사 전체적으로

    중요한 3∼4개 이슈에 대해 집중 토론하

    는 ‘포커스 미팅’을 매주 진행했다. 회의

    안건을 내야하기 때문에 각 부서는 적어

    도 2∼3개월에 하나 정도는 다른 부서와

    관련한 이슈를 반드시 제기해야 한다. 또

    포커스 미팅에 참석한 간부들은 적극적으

    로 토론에 임해야 한다. “옷벗고 싶으면

    말하지 말라”는 분위기가 형성됐기 때문

    이다. 실제 회의에서 침묵을 지키던 임원

    이 해고되기도 했다. 반강제적이긴 하지

    만 말문이 트이면서 다른 부서 업무와 관

    련해 의견을 내는 게 일반화됐고 ‘계급장

    떼고’ 토론하는 문화도 정착됐다.

    또 팀장급들을 위해서는 매년 ‘리더

    십 미팅’이 열린다. 고급 호텔에서 격조

    있게 진행되는 이 행사에서 좋은 성과

    를 낸 팀장들은 ‘베스트 프랙티스(best

    practice)’를 자세히 공개하고 다른 팀원

    들과 공유한다. 사장도 직원들에게 2∼3

    개월에 한 번씩 업무보고를 한다. 사장은

    보고서를 통해 경영 철학과 비전, 향후 전

    략 등을 알린다. 때로는 사장이 대리나 과

    장급 직원에게 직접 이메일을 보내기도

    하고 실무직원도 사장에게 메일을 보낸

    다. 회의실과 임원실에 대형 통유리를 설

    현대카드의 창의력 극대화하는 조직 만들기 현대카드 실적 추이

    사소한 관행 변화

    빠른 의사결정

    벽없는 조직 만들기

    데이터와 과학 중시

    인사정책

    ▷양복상의 및 넥타이 착용 자율화

    ▷회의 및 행사 자율적 분위기 유도

    ▷사장 입장 시 박수 금지

    ▷부서별로 결재에 걸리는 시간 공개

    ▷창의적 아이디어 신속히 실행

    ▷광고 의사결정 체계 단순화

    ▷포커스 미팅 통해 회사 현안 집중 토론

    ▷리더십 미팅으로 베스트 프랙티스 소개

    ▷임원실, 회의실 등 투명 유리 설치

    ▷마케팅 직원 데이터 분석 교육

    ▷데이터에 근거한 의사결정

    ▷최신 고객 및 시장 분석 기법 도입

    ▷다양한 업종 출신 인재 고용

    ▷동료 평가 방식 도입

    ▷부서 이동시 시장 원리 도입

    4950

    -6273

    5880

    -2184

    7330

    638

    9190(단위: 억 원) 자료: 현대카드

    2810

    2003년 2004년

    영업이익

    당기순이익

    2005년 2006년

    Special Report

  • Vol.2 Dong-A Business Review 17

    치해 밖에서 안이 훤히 들여다보이게 했

    다. 모든 의사결정이 투명하게 이뤄지며

    계층간 장벽도 없어져야 한다는 것을 보

    여주는 상징적 조치다.

    부서 간 장벽을 없앤다는 아이디어를 가

    장 적극적으로 실천한 사람은 잭 웰치 전

    제너럴일렉트릭(GE) 회장이다. 그는 휴

    가지에서 ‘벽없는(boundaryless)’이란

    단어를 떠올린 후 이를 조직 변화의 기폭

    제로 활용했다. 그는 부서별 자유로운 의

    사소통을 가로막는 어떤 장애물도 없애야

    한다는 판단 아래 훌륭한 아이디어를 제

    공한 사람뿐만 아니라 아이디어를 발전시

    킨 사람도 영웅으로 만들었다. 또 벽없는

    행동을 하는 사람에게 과감한 인센티브도

    부여했다. 이런 문화가 확산되면 컨설팅

    회사 같은 외부 조직의 아이디어도 조직

    내에 잘 흡수된다. 실제 현대카드도 벽없

    는 조직을 만들어가면서 컨설팅사들이 꼽

    은 가장 일하기 좋은 파트너가 됐다.

    빠른 의사결정으로 도전을 자극하라

    작은 회사는 큰 회사를 이기기 어렵다.

    하지만 빠른 회사는 느린 회사를 이길 수

    있다. 특히 경영 환경이 급변하고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빠른 의사결정의 중요성은

    더 커지고 있다. 현대카드는 빠른 의사결

    정을 위해 각 부서마다 결재에 걸리는 시

    간을 체크해 사내 전산망에 공개하고 있

    다. 이른바 ‘리드타임(lead time) 제도’

    다. 일반 품의나 결재 서류뿐만 아니라 직

    원들이 사내 전산망에 자유롭게 올린 각

    종 개선 아이디어도 곧바로 실무부서에

    넘겨져 의사결정이 이뤄질 때까지 걸린

    시간이 체크된다. 평균 리드타임은 한 때

    40시간 이상이었지만 최근에는 9.7시간

    으로 단축됐다. 세계적인 스포츠 스타가

    맞대결을 벌이는 ‘슈퍼매치’도 스포츠마

    케팅 업체가 제안한 지 불과 3일 만에 6억

    원의 후원 결정이 이뤄졌다. 이 스포츠마

    케팅 업체는 이미 두 달 전에 다른 업체에

    슈퍼매치 후원을 제안했지만 결과를 통보

    받지 못했었다고 한다. 현대카드의 합작

    파트너인 GE도 의사결정 및 실행 속도에

    대해서는 혀를 내두를 정도다.

    외주 업체와 광고 컨셉트를 확정할 때에

    도 사장부터 실무자까지 함께 참여하는

    단 한번의 회의에서 모든 게 결정된다. 복

    잡한 결재 단계를 거치면서 창의적 아이

    디어가 퇴색되는 것을 막고 부정이 개입

    될 소지를 없앨 뿐만 아니라 신속한 의사

    결정을 내리기 위한 것이다.

    의사결정시 창의적 아이디어를 우대하

    는 관행도 정착됐다. 2003년 회사가 엄청

    난 적자를 기록했지만 기존 제품에 비해

    제조 원가가 10배나 비싼 투명카드를 만

    들자는 실무진의 의견이 전폭 수용된 게

    대표적인 사례다.

    데이터와 과학을 중시하라

    “저희는 특별히 브레인스토밍 같은 것

    은 하지 않습니다.” 단일 카드로 500만 가

    입자를 확보하는 기록을 세운 ‘현대카드

    M’의 마케팅을 담당하는 김병석 팀장은

    ‘브레인스토밍’ 보다 ‘데이터’가 창의적

    아이디어의 더 큰 원천이라고 지적한다.

    실제 이 회사가 선도한 최상위층 대상의

    ‘VVIP(Very Very Important Person)

    마케팅’도 객관적 데이터에서 아이디어

    가 나왔다. 고객들의 카드이용 실적을 분

    석해보니 VVIP로 분류해서 파격적 서비

    스를 해줄 만한 고객들이 늘어나고 있었

    던 것이다. 이런 분석을 기반으로 블랙,

    퍼플 카드 등 상류층 고객을 위한 상품이

    개발됐다. 보통 카드사는 데이터 분석팀

    을 따로 둔다. 하지만 현대카드에는 이런

    전담팀이 없다. 대신 모든 마케팅 직원들

    은 데이터를 능숙하게 다룰 수 있도록 훈

    련을 받는다. 데이터에서 아이디어를 찾

    현대카드 사례에서 보듯 속도는 매우 중요한 비

    즈니스 성공 요소다. 특히 경쟁 격화로 빠른 의사

    결정의 중요성은 더 커지고 있다. 하지만 무작정

    속도만을 강조하다가 자칫 ‘속도의 함정(speed

    trap)’에 빠질 수 있다. 속도의 함정은 다음과 같은

    한 우화가 잘 설명해준다. 사과를 가득 실은 마차

    를 끌고 가던 상인이 농부에게 시장까지 가는데

    얼마나 걸리느냐고 물었다. 농부는 “천천히 가면

    한 시간이면 갈 것입니다”라고 답했다. 이어 농

    부는 “그러나 빨리 가려면 하루 종일 걸릴 것입니

    다”라고 대답했다. 시장까지 가는 길에 요철이 많

    기 때문에 빨리 가려다 사과가 땅에 떨어지면 주

    워 담는데 시간이 걸리고 이로 인해 가던 길을 더

    재촉하면 더 많은 사과가 땅에 떨어져 결국 하루

    종일 걸릴 것이란 게 농부의 설명이다. 속도만 강

    조해 잘못된 의사결정을 내리고 이를 만회하기 위

    해 더 재촉하다가 큰 화를 당할 수 도 있다는 것이

    ‘속도의 함정’이 주는 교훈이다.

    이와 관련, 레슬리 펠로(Leslie Pelow) 하버드대

    교수 등은 한 인터넷 업체의 의사결정 과정을 분

    석하면서 속도의 함정이 왜 나타나는지를 연구했

    다. 연구 대상이 된 기업은 아르바이트 대학생을

    고용해 각 대학의 강의 노트를 유료로 서비스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갖고 있었다. 초기에 선풍적인

    인기를 모으며 대규모 투자금도 유치했지만 시간

    이 지나면서 부실하게 작성된 강의노트가 비판을

    받기도 했고 대학들이 저작권 문제를 내세워 웹사

    이트 사용을 금지하는 조치를 취하기도 했다. 이

    런 시련 속에 실적이 나빠지자 다급해진 회사 경

    영진은 성급한 결정을 내리기 시작했다. 때로는

    속도를 중시하면서 합리적인 반론을 무시하는 경

    향도 나타났다.

    실제로 초기 임원 회의에서 중요한 전략적 의사결

    정을 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206분에 달했지만 후

    기에는 58분으로 크게 줄어들었다. 결국 이 회사

    는 도산했다. 현대카드가 속도를 중시하면서도

    속도의 함정에 빠지지 않았던 이유는 부서의 영역

    을 뛰어넘어 반론을 펼 수 있는 문화를 만들었고,

    과학적 데이터를 중시하는 풍토도 조성했기 때문

    이다. 실제 현대카드는 포커스 미팅 등을 통해 실

    질적인 토론이 이뤄지도록 유도했고, 과학적 데

    이터에 근거를 둔 아이디어도 적극 활용하면서 잘

    못된 의사결정을 할 확률을 줄여나갔다. 따라서

    현대카드의 ‘리드타임제’같이 겉으로 드러나는

    시스템만 복제할 경우 다른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는 점에 주의해야 한다.

    속도만 내세운 성급한 결정은 위험

  • Dong-A Business Review 200818

    Special Report

    는 것이 이들의 일상 업무가 됐다. 현대카

    드는 이를 ‘티파니 박스(보석상자) 안의

    과학’이라고 표현한다. 여기서 ‘티파니 박

    스’는 현대카드의 독특한 디자인을, ‘과

    학’은 데이터 분석을 의미 한다. 순추천고

    객지수 (NPS)(주)등 합작 파트너인 GE의

    시장조사와 관련한 첨단 기법도 적극 활

    용하고 있다.

    창의성을 존중하는 인사를 하라

    현대카드는 금융회사지만 금융권 출신

    은 50% 미만이다. 여행사, 호텔, 교육, 정

    보기술(IT) 등 다양한 업계 출신들로 직

    원이 구성돼 있고 정치권 출신도 있다. 서

    로 다른 배경은 독특한 아이디어의 원천

    이 된다. 다른 부서로 옮기기를 원하는 직

    원이 사내 전산망에 신청하면 실장급 간

    부가 판단해 인사를 내는 ‘커리어 마켓’

    도 성공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부서 이동

    을 시장 원리에 맡긴 것이다. 부서 이동을

    원한다는 글은 실장급 이상만 볼 수 있다.

    이미 30여명 이상이 이 제도를 통해 원하

    는 팀으로 자리를 옮겼다. 원하는 부서로

    옮긴 직원들은 열정이 배가됐고 좋은 성

    과를 내고 있다.

    또 학자들이 논문 심사 때 사용하는 ‘동

    료평가(peer review)’ 방식을 적용해 사

    업부를 평가한다. 동료 사업부장들이 다

    른 사업부를 평가한 내용은 회사에 공개

    되며 사장도 총 5단계 평가 등급 가운데 1

    단계 정도만 조정이 가능하다. 휴게실과

    식당을 최고급으로 꾸며놓는 등 직원을

    중시하는 문화도 정착시켜가고 있다. 대

    신 성희롱과 거래처 접대, 고객정보 유출

    등 기초적인 규범을 어기는 직원은 곧바

    로 해고하는 등 일부 규범에 대해서는 무

    관용 정책도 펴고 있다.

    그린케미칼 >>창의적 아이디어의 상품화

    중소 벤처기업인 그린케미칼은 제철소

    에서 강판 표면을 세척하는데 사용되는

    산업용 탈지(脫脂)제를 만드는 업체였다.

    하지만 사탕수수와 올리브유로 만든 친환

    경 주방 세제인 ‘슈가버블’을 출시하면서

    업계의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전략적 목표 가져라

    사탕수수로 주방용 세제를 만들겠다는

    아이디어는 이 회사 소재춘 사장이나 직

    원이 낸 것이 아니다. 미국 대학에서 연구

    원을 하던 소 사장의 선배가 한국을 방문

    해 우연히 “사탕수수가 잘 하면 세제로 쓰

    일 수 있다”고 말한 게 계기가 됐다. 당시

    많은 사람이 이 말을 들었지만 오직 소 사

    장만 관심을 가졌다. 다음날 소 사장은 선

    배 연구원을 납치하다시피 회사로 데려와

    자료를 받고 설명을 들었다. 언젠가는 소

    비재를 만들겠다는 뚜렷한 전략적 목표를

    갖고 있었기 때문에 이런 행동을 했다. 만

    약 소 사장이 이런 목표를 갖지 않았다면

    다른 사람들처럼 선배 연구원의 말에 거

    의 관심을 가지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

    반대에 굴하지 마라

    소 사장이 사탕수수로 세제를 만들자고

    연구원들에게 제안하자 상당수는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황당한 아이디

    어로 들렸기 때문이다. 창의적 아이디어

    는 이처럼 초기에 반발을 사기 일쑤다. 기

    존 방식과 전혀 다른 접근법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소 사장은 직원들의 반응에 의

    기소침해지기도 했지만 뜻을 굽히지 않았

    고 결국 제품 개발에 성공했다. 많은 사람

    들이 지지하는 아이디어는 그다지 높은

    성과를 내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누구나

    예상할 수 있는 제품과 서비스가 나올 가

    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당장 지지받지 못

    하는 독특한 아이디어가 오히려 과감한

    혁신을 불러올 확률이 높다.

    기술적으로 해결 못하는 문제는 없다

    소 사장은 제품 개발에 돌입했지만 곧바

    로 기술적 문제에 부딪혔다. 사탕수수에

    서 추출한 물질은 좋은 세척력을 갖고 있

    었지만 유독 기름기만은 잘 제거하지 못

    했다. 소 사장은 포스코 연구원 재직 시절

    부터 ‘기술적으로 해결 못하는 문제는 없

    다. 다만 방법을 모를 뿐이다’는 소신을

    갖고 있었다. 광범위하게 문헌을 찾고 다

    른 대체물질을 찾다 올리브유에서 추출한

    성분이 기름때를 제거한다는 사실을 파

    악했다. 결국 친환경성을 유지하면서 세

    정력을 높일 수 있는 대안을 찾을 수 있었

    다. 천연 재료로 세제를 만들었기 때문에

    소 사장은 자신 있게 홈쇼핑에 등장해 신

    제품을 수차례 먹어보기도 했고 눈에 넣

    어보기도 했다.

    고객을 설득하려 하지 마라

    만족할 만한 세척력을 갖춘 상품을 개발

    하는데 성공한 소 사장은 부인에게 신제

    품을 사용해보라고 했다. 기대와 달리 거

    품이 거의 안나온다고 불평했다. 하지만

    거품과 세척력은 아무 상관이 없다. 게다

    가 거품은 수막을 형성해 환경에 그다지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친다. 그러나 소 사장

    은 고객을 설득하기보다 고객의 욕구에

    맞추기로 결심했다. 사탕수수와 올리브

    유 추출 물질의 배합 비율을 달리해가며

    몇 개월을 추가로 연구한 끝에 마침내 거

    품을 만들어냈다. 아무리 창의적이고 혁

    신적인 아이디어라도 고객들이 불신을 가

    지면 성공하기 힘들다. 시간과 비용이 추

    가로 들더라도 고객들이 불안감이나 의구

    심을 갖게 해서는 안 된다.

    (주) NPS는 순추천고객지수(Net Promoter Score)의 줄임말로 컨설팅사인 베인앤컴퍼니가 도입한 고객 반응조사

    방법이다. NPS는 제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고객들의 반응을 조사할 때 “당신은 친구에게 이 제품을 추천하시겠습

    니까”라고 묻고 적극적으로 추천한 고객의 비율을 환산해 수치화한 것이다. 미국 기업들의 평균 NPS는 5∼10%정

    도지만 저가 항공사인 사우스웨스트나 고객들의 충성도가 높은 오토바이 브랜드를 갖고 있는 할리 데이비슨처럼

    혁신적 기업들은 50∼80%의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Special Report

  • Dong-A Business Review 200876

    소비자의 움직이는 길을 잡아라

    가끔 등산을 할 때면 숨이 목까지 차오

    를 때가 있다. 이럴 때 주위를 둘러보면

    아니나 다를까 쉼터가 있고 그 주변 어딘

    가에 음료수를 파는 이들을 만나게 된다.

    사야 할 지를 고민할 틈도 없이 시원한 물

    한 모금을 사서 마시고 있는 나 자신을 발

    견하게 된다. 또 가끔은 여러 갈래 등산로

    앞에서 고민하는 순간 ‘등산로 아님’ 이라

    는 안내 표지가 시원하게 해답을 던져준

    다. 타깃 고객이 머물지 않고 온라인 세상

    에서 계속 움직여 다닌다는 이동성 측면

    에서 인터넷 마케팅도 등산객에게 음료수

    를 파는 것과 유사한 면이 있다. 즉 인터

    넷에서 타깃 고객들이 이동하는 길목에서

    기다렸다가 커뮤니케이션 접점을 찾는 것

    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얘기다.

    또 하나는 인터넷 사용자들의 활동이 매

    우 폭넓다는 점이다. 기업에 인터넷은 소

    비자 커뮤니케이션 미디어 중 하나지만

    소비자들의 인터넷 이용 행태는 놀이, 교

    육, 커뮤니케이션 등 매우 다양하다. 이는

    온라인을 통한 고객 마케팅에서는 전달하

    고자 하는 ‘메시지’만큼이나 ‘전달 방법’

    에 대해 고민하는 것이 효과적인 마케팅

    결과를 가져다준다는 것을 의미한다.

    마지막으로 오프라인 미디어와 달리 인

    터넷상에서 기업과 고객의 관계는 더 이

    상 이분법적 접근이 어렵다. 어디까지가

    정보이고 광고인지, 또 어디까지가 마케

    터이고 소비자인지 구별이 점점 모호해

    지고 있다. 개방성과 공유로 정의되는 웹

    2.0과 위키노믹스(wikinomics)를 굳이

    이해하지 않더라도 커뮤니케이션의 시작

    과 끝을 구별할 수 없는 이런 인터넷 마케

    팅의 특성을 잘 파악하고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소비자가 마케터가 되다

    롯데칠성이 차(茶)시장 공략을 위해 내

    놓은 ‘오늘의 차’ 온라인 마케팅 사례는

    소비자가 어떻게 훌륭한 마케터로 변신할

    수 있는 지를 보여준다. 롯데칠성은 경쟁

    브랜드보다 높은 성장을 달성하기 위해

    다양한 마케팅 계획을 세웠다. 이 회사는

    ‘오늘의 차’ 성장률을 경쟁 브랜드에 비해

    높이기 위해 광고모델을 남성모델로 교체

    하고 오프라인 이벤트, 오프라인 광고와

    함께 온라인에서 새로운 마케팅 활동을

    Strategy+ DBR 마케팅포럼

    길목에서 기다려라 인터넷 고객도 쉬는 곳이 있다

    박보현 마우스닷컴 대표

    ‘국민의 80%가 인터넷을 매일 사용한다’는 조사결과를 쉽게 접할 만큼 인터넷은 더 이상 새

    롭지 않은 일상의 미디어가 됐다. 그만큼 마케터들에게도 인터넷은 매우 중요한 마케팅 도

    구가 되었음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마케팅에서는 흔히 소비자의 수요를 찾고 수요에 맞는

    커뮤니케이션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고 말한다. 인터넷 마케팅은 소비자의 니즈를 찾는 데

    유용한 것 이외에 몇 가지 중요하게 들여다볼 특성이 있다.

  • Vol.3 Dong-A Business Review 77

    기획했다. 오프라인 마케팅 활동의 경우

    광고와 이벤트를 진행할 당시에는 많은

    성과를 낼 수 있다. 하지만 이를 통해 고

    객의 마음을 움직여 브랜드에 대한 인식

    의 변화를 기대하기는 분명 한계가 있다.

    결국 메인타깃인 여대생을 대상으로

    소비자가 마케터가 되어 제품에 대한 관

    여도를 높이고 그들이 지인과 주변인에

    게 마케팅을 하도록 하는 ‘바이럴 마케팅

    (Viral marketing)’이 필요했다.

    우선 자발적 브랜드 선호도를 가진 여대

    생 20명을 선발해 그들이 직접 온라인을

    통한 마케팅 활동을 기획하고 진행하도록

    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그들과의 ‘1

    차 관계설정’이다.

    그들을 소비자가 아닌 기업의 ‘2차 생산

    자’로 포지셔닝을 해야한다. 가끔 이들을

    아르바이트로 여기고 ‘일을 시킨다’는 식

    으로 접근할 경우 그들의 로열티는 기대

    할 수 없다. 이들은 제품에 대해 잘 알고

    있으며 제품에 대한 마니아적 성향을 가

    진 사람들이다. 따라서 마케팅 활동에 있

    어 자발적 주인의식을 갖고 직접 참여한

    다는 의미를 부여해야 한다. 바이럴 마케

    팅은 크게 4가지로 진행되었다.

    첫째, 오프라인 이벤트와의 연계방안으

    로 오프라인 이벤트 참여를 극대화하기

    위해 행사 내용에 대한 현장 동영상과 일

    반인들의 인터뷰 등을 제작해 행사에 대

    한 관심을 극대화했다. 현장 동영상은 동

    영상 전문 사이트를 통해 유포했으며 사

    진이나 동영상 검색결과로 노출을 극대화

    했다.

    둘째, 제품에 대한 직간접 노출을 극대

    화하기 위해 타깃 고객의 관심 분야와 접

    목해 손수제작물(UCC) 제작을 시도했

    다. 타깃 독자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피부

    미용 강의에 ‘오늘의 차’를 코믹하게 접목

    시킨 ‘피부 김선생 시즌’이 대표적인 예

    다. 이 UCC 동영상은 다음미즈넷 베스트

    와 네이버, 다음카페 베스트 UCC로 선정

    되기도 했다.

    세 번째는 다이어트 등 여대생의 관심이

    높은 콘텐츠에 간접적으로 제품 브랜드를

    노출시켰다. 마지막으로 포털 카페나 네

    이버 지식인, 블로그 등 타깃 고객들의 온

    라인 이용 동선을 따라 제품과 관련한 컨

    텐츠 및 제품 정보를 유포하는 바이럴 마

    케팅 활동을 전개했다.

    이런 전방위 활동을 통해 실제 브랜드에

    대한 노출과 제품에 대한 선호도를 높이

    는 데 성공할 수 있었다. 최근 바이럴 마

    케팅은 온라인 커뮤니케이션 특성을 가장

    잘 활용하면서도 고객에 의한 고객으로의

    커뮤니케이션에 강력한 힘을 발휘해 많은

    기업에서 선호하고 있다.

    물론 무리한 마케팅 활동으로 오히려

    부정적 여론을 형성할 수 있는 위험이 있

    긴 하지만 1%의 ‘시티즌 마케터(citizen

    marketer)’를 생성함으로써 파괴력 있

    는 커뮤니케이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시티즌 마케터는 미국의 마케팅 컨설턴

    트인 벤 맥코넬과 재키 후바의 저서 ‘시티

    즌 마케터’에서 처음으로 쓴 용어다. 일반

    시민들이 마케터로서 강력한 파워를 행사

    하고 있다는 의미다. 이 저서에 소개된 한

    사례를 보면 아이팟 마니아인 조지 마스

    터즈는 개인적으로 컴퓨터 그래픽을 이용

    한 아이팟 광고를 제작해 자신의 웹사이

    트에 올렸다. ‘타이니 머신’이라는 이름의

    그 동영상 광고는 업로드된 지 한 달 만에

    인터넷에서 급속도로 퍼져나가 50만 회

    나 상영되었고 조지 마스터즈는 주요 언

    론의 집중 세례를 받았다. 이를 본 한 영

    상 제작회사는 그에게 애니메이션 제작을

    의뢰했고 마스터즈는 이를 수락해 새로운

    인생을 맞이했다.

    온라인으로 소비자 충성심을 잡아라

    온라인의 또 하나의 특성은 고객 커뮤니

    케이션 채널을 지속적으로 유지함으로써

    중장기적인 고객의 충성도를 높여 오프라

    인 매출을 늘릴 수 있다는 것이다. 소비자

    들에게 브랜드의 충성심을 심어주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무엇보다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하지만 일단 충성 고객을 잡는

    다면 온라인에서 이들의 확장성과 파워는

    예상보다 훨씬 클 수 있다.

    최근에는 체험 마케팅을 통해 고객의 로

    열티를 높이는 경우도 많다. 초기 제품평

    가단, 모니터 요원 등의 형태에서 현재 기

    업 인터십 프로그램으로 발전하고 있다.

    참여자들이 기업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

    하게 함으로써 기업과의 공유를 통한 오

    너십을 가지게 한다. 이를 통해 브랜드와

    기업에 대한 로열티를 높이는 것이다.

    타깃마다 차이가 있지만 가장 활발한 활

    동을 보이는 고객층은 역시 대학생이다.

    대학생들의 기업 참여 활동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며 그 결과 또한 긍정적이다.

    KTF가 2003년부터 시작해온 모바일퓨

    처리스트(MF)는 대표적인 대학생 기업

    참여 프로그램이다. 경쟁률이 보통 7대 1

    정도이며, 매년 400명 규모의 전국 대학

    생을 선발해 KTF의 다양한 서비스 및 상

    품 기획에 참여하도록 하고 있다. 또 광고

    평가 및 일반인 대상의 휴대폰 교육 등의

    공익적인 활동까지 그 범위를 넓힘으로써

    브랜드와 기업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있

    다.

    인터넷 마케팅의 공식은 없다. 결국 인

    터넷이라는 무한한 공간에서 다양성이 인

    정되고 상호 관계 속에서 발전하면서 인

    터넷은 새로운 소비형태를 만들어내고 있

    다. 이는 네티즌들도 자연스럽게 변화시

    킬 것이다. 그리고 마케터들이 그들이 갈

    곳에 미리 그물을 던져 커뮤니케이션의

    동선을 커버할 수 있는 길은 무궁무진하

    다.

    필자는 중앙대 사범대를 졸업하고 제일기획 커뮤니케이션 마케터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1998년 인터넷 마케팅 업테인 마우스닷컴을 창업해 인터넷 및 바이럴 마케팅 개념을

    국내에 도입했다. 그동안 20여개 기업의 온라인 광고 마케팅을 대행해왔다.

  • Dong-A Business Review 200866

    전재영 LG전자 MC사업본부 심리상담실장

    Q 자기 밖에 모르는 상사 때문에 너무 힘들어요!참을 때까지 참아 보았습니다. 그래도 이건 아니

    다 싶어 너무도 분하고 답답한 마음에 이렇게 사연

    을 올립니다. 신입일 때는 신입이라서 무조건 상사

    의 말을 따랐지만 시간이 갈수록 상사의 요구수준

    이 점점 더해지고 저 또한 지쳐버렸습니다. 물론 그

    동안 무조건 ‘yes’라고 동의만 했던 저에게도 문제

    가 있습니다. 팀원들에게 ‘수고했다’는 말은 못할

    망정 회식 때는 언제나 훈계와 충고로 시작합니다.

    술기운이 오르면 자기자랑과 자식자랑에 입이 쉴

    날이 없습니다. 더욱 사람을 곤란하게 만드는 것은

    상사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을 때입니다. 상대를 마

    치 ‘죄인’이 된 것 같은 기분이 들게 만든다는 것이

    지요. 예를 들어 자신이 발표할 자료인데도 아랫사

    람에게 “부탁 좀 들어주지 않을래?”라고 물을 때

    가 있습니다. 만일 상대가 딱한 사정 때문에 못하겠

    다고 거절하면 실망한 나머지 상당히 침울한 표정

    을 짓습니다. 심지어 회식자리에서 당시 상황을 다

    른 사람들 앞에서 “잊지 않겠다”거나 “나중에 보

    자”는 식으로 협박을 하곤 합니다. 적어도 조직에

    서 살아남으려면, 그리고 상사에게 잘 보이려면 이

    모든 것을 감수해야 된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렇게

    까지 하면서 과연 조직에 남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

    을까 싶습니다. 그렇다고 처자식 먹여 살려야하는

    이 상황에서 지금 다니는 회사를 그만두자니 막막

    하기만 하구요. ( ID: 고민남)

    A 칭찬의 묘약으로 자존심 지키세요현재 당신의 조직생활은 삶의 성취와 희망의 근

    원지가 아닌 시련과 절망의 동굴이나 다름없군요.

    그래도 이제서나마 암울한 동굴생활을 청산하고

    뭔가 새로운 길을 찾으려고 모색하려는 의지가 가

    상하게 느껴집니다.

    세상에는 다양한 종류의 인간들이 있지요. 현재

    당신의 상사처럼 세상에서 오로지 ‘자신’만이 최고

    인 줄 생각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이런 유형의 사람과 함께 할 때 힘든 것은 어느 누

    구와도 제대로 타협하려 들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괴로운 사람끼리 모여 상사를 욕하거나 서로에게

    Managing Yourself Mind Management

    자기 밖에 모르는상사때문에 힘들어요

  • Vol.3 Dong-A Business Review 67

    위로의 말을 건네는 것으로 위안을 삼을 수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그 위로도 한 순간일 뿐 계속해서

    이런 사람과 마주하다보면 결국 마음속에 불길이

    끓어오르게 되지요. 그러다보면 한 동안 감춰진 자

    신의 본색도 드러납니다. 심리학적으로 얘기하면

    자신의 열등한 기능이 그 순간 불쑥 고개를 내미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 그 순간 ‘이번 기회를 통해 네

    것도 챙기면서 살아라’는 울분이 가슴속에서 솟구

    치게 되는 겁니다. 하지만 그동안 그렇게 살지 못했

    던 사람이 어느 날 갑자기 자기실속 챙기면서 산다

    는 것이 그리 쉽겠습니까.

    상사의 행동을 변화시키고 그와의 관계를 개선하

    기 위해서는 우선 현재 당신이 접하고 있는 상사의

    특성을 제대로 파악해야 합니다. 이후 아래 제시한

    나름의 방법을 터득하시면 앞으로 어떻게 대처할

    지에 대한 ‘요령’이 생기실 겁니다.

    첫째, 지금과 같은 자기중심적인 상사들은 근본

    적으로 자신을 높게 평가하고 주위사람들도 그 생

    각에 당연히 동의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유형의 상사들은 누군가가 자신의 의견에

    반대하는 것을 권위에 도전하는 행위로 여깁니다.

    따라서 자기중심적인 상사들은 주변에 압도당하지

    않기 위해 더욱 아랫사람에게 자신의 권위를 강조

    하지요. 혹시라도 주변을 통제할 수 없다면 그것은

    결국 자신의 권위가 흔들리는 것과 동시에 위엄과

    자기가치, 자존감이 동시에 무너진다고 느낄 수 있

    는 ‘위기의 순간’입니다. 당연히 주변 의견을 경청

    한다는 것이 이런 상사에게는 쉽지 않겠지요. 결국

    이들은 끊임없이 ‘자신은 다른 사람보다 훌륭하다’

    는 자기주문을 외워야만 자신을 지탱할 수 있는 매

    우 불안하고 나약한 유형의 사람인 것입니다. 결국

    ‘자기자랑’이 이들이 생존할 수 있는 유일한 무기

    인 셈이지요.

    이런 상사와 잘 지내려면 이들이 지니고 있는 ‘자

    기 자랑’의 무기를 최대한 인정해 줄 필요가 있습니

    다.일단 칭찬받을 만하다고 여기는 부분에 대해서

    과감하게 상사를 칭찬해주세요.

    아무리 없어도 한두 가지는 분명 있을 것입니다.

    이럴 경우 상사는 아랫사람이 자신의 진가를 제대

    로 파악하고 있다고 느끼게 되죠. 이런 방법을 통해

    자기중심적인 상사들이 점차 아랫사람을 신뢰하다

    보면 그들에게도 어느 순간 변화가 일어날 수 있습

    니다. 바로 주변의 비판이나 충고에도 귀를 기울이

    는 마음의 여유를 갖게 되는 것입니다. 칭찬을 할

    때 마음에도 없는 말을 하라는 것이 아닙니다, 자신

    이 수용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하시면 됩니다.

    둘째, 최대한 깍듯이 대하는 것이 좋습니다. 스스

    로를 중요한 인물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평상시

    예의와 형식을 제대로 갖추고 대하는 것이 중요합

    니다.

    그래도 한번쯤은 자신의 의견을 상사에게 얘기하

    고 싶은 마음이 들 때가 있겠죠. 이렇게 하려면 앞

    서 지적한대로 일단 평소에 그 사람의 강점을 충분

    히 칭찬해 주고 신뢰의 관계를 형성하는 것이 우선

    입니다. 그 다음에 적절한 시점에 구체적인 행동을

    예로 들면서 얘기하는 것이 좋습니다. 무엇보다 잊

    지 말아야 할 것은 이들에게는 칭찬을 되도록 많이

    하고 비판을 적게 하는 편이 좋다는 것입니다.

    셋째, 상사의 요구에는 대체로 동의하되 끊임없

    는 요구의 노예까지 될 필요는 없습니다. 그렇기 위

    해서는 당신이 들어줄 수 있는 요구와 들어줄 수 없

    는 요구를 상사에게 명확하게 알려주는 것이 좋습

    니다.

    그렇지 않으면 상사는 당신을 시험의 지렛대 위

    에 올려놓고 당신을 저울질 할 것입니다. 이런 상사

    들은 스스로 괜찮다고 생각하면 그 이상의 것도 요

    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 이런 상사의 요구에 맞게 당신이 움직일 때 상

    사가 이에 대해 충분히 보상을 해줄 것이라고 기대

    한다면 이것은 오산입니다.

    이런 상사들은 다른 사람이 자신의 요구를 들어

    주는 행동은 당연한 것이라고 여기니까요. 그래도

    혹시 우연히 상사의 덕을 보게 된다면 그저 어느 날

    우연히 주어진 ‘보너스’라고 생각하세요. 그 보너

    스가 계속 유지될 것이라고 기대하면 그 보너스가

    당신을 괴롭히는 족쇄가 될 수도 있습니다.

    지금처럼 자존심이 유일한 무기인 상사에게 역으

    로 자신의 자존심도 알아달라고 요구하는 것은 ‘우

    물가에 가서 숭늉 찾기’나 다름없는 어리석은 노력

    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역으로 상사가 보지 못하는

    다른 면을 찾아 당신이 칭찬의 묘약으로 그에게 돌

    려줄 수 있다면 당신의 자존심도 지켜나갈 수 있는

    기회가 분명히 생기실 겁니다.

  • Dong-A Business Review 200842

    앞선 두 차례의 글에서 통찰력을 키울

    수 있는 방법으로 부족한 것을 찾아 해결

    하는 노력, 문제를 재해석하는 훈련, 두

    가지 개념을 새롭게 결합시키는 훈련 등

    세 가지 방법론을 제시했다.(이전 글을 참

    고하려는 독자는 www.dongabiz.com

    을 방문하면 된다) 이번에는 네 번째 방법

    론으로 모든 것을 둘로 구분해서 접근할

    때 새로운 인사이트(insight)를 얻을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사람은 세상 모든 것을 둘로 구분할 때

    심리적으로 편안함을 느낀다. 왜냐하면

    사람은 복잡한 것을 싫어하고 간단한 것

    을 좋아하기 때문이다.

    필자에게 가장 큰 통찰을 준 역사서 중

    하나인 사기(史記)를 보면 기가 막힌 역사

    적 사건들이 3000년의 흐름 속에 나열되

    어 있다. 사기라는 역사서는 처음부터 끝

    까지 거의 두 명의 영웅이 나와 자웅을 겨

    루고 있다. ‘오자서와 범려’, ‘구천과 부

    차’, ‘관중과 포숙아’, ‘백이와 숙제’ ‘유방

    과 항우’ 가 그 예다. 왜 이렇게 두 명의 주

    인공을 중심으로 역사가 구성됐을까? 정

    말 두 명의 영웅만이 용호상박의 싸움을

    했을까? 추론하건데 그렇지는 않았을 것

    이다. 두 명을 중심으로 싸움을 정리한 이

    유는 이렇게 두 개념으로 구분해야 말하

    기 쉽고, 이해하기 쉽고, 기억하기 쉬웠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이 때문에 시장을 둘

    로 나누는 것은 매우 효과적인 전략이 된

    다. 이것은 세상을 움직이기 매우 훌륭한

    방법이다. 예를 들어보자.

    시장을 둘로 나눠라

    세상에는 두 가지 렌트카가 있다. 1등 렌

    트카와 2등 렌트카다. 대부분의 마케팅은

    자신의 제품이 우수하다는 점을 알리는 것

    을 목표로 한다. 반면 에이비스(AVIS) 렌

    트카는 스스로 1등이 아니라 2등이라는

    점을 알려서 시장지위를 획득한 독특한 사

    례다.

    에이비스는 1952년 회사를 설립한 이

    래 무려 13년 동안 적자에 허덕이고 있었

    다. 1962년에는 적자규모가 125만 달러

    에 달했다. 한마디로 비전이 없는 회사에

    불과했다. 바로 이 시점에 새로운 광고 캠

    페인이 시작된다. 그것이 바로 세계 광고

    사에 빛나는 ‘우리는 2등입니다(We are

    number 2)’ 캠페인이다.

    이 광고 슬로건은 지난 100년의 광고 캠

    페인에서 가장 빛나는 광고 슬로건 중 하

    나로 꼽힌다. 놀라운 점은 1962년 당시 에

    이비스가 2등에 훨씬 못 미치는 시장지위

    를 갖고 있었다는 점이다. 하지만 2등이

    라고 외쳐대니 일반 소비자들도 에이비스

    가 2등 회사인 것으로 생각하게 된 것이

    다. 이 캠페인으로 에이비스는 단박에 2

    등의 지위를 차지했다. 시장을 이원화해

    순식간에 2위를 획득한 통찰력이 빛나는

    사례다.

    시장을 둘로 나누어 대단한 성공을 거둔

    또 하나의 사례는 세븐업(Seven-Up)이

    다. 1968년 세븐업회사는 레몬타입의 청

    량음료를 만들었다. 한국식으로 따지자면

    세븐업은 사이다에 가깝다. 그런데 세븐

    업은 코카콜라를 공격해 소비자 주의를 끌

    고 성장을 도모하기로 했다. 그래서 나온

    제품의 카테고리를 ‘언콜라(uncola)’로

    정했다. 언콜라란 코카콜라를 직접 겨냥

    해 코카콜라보다 더 좋은 제품임을 알리려

    Trend&Insight 통찰의 미학

    신병철 브릿지컨설팅 대표 · 경영학박사

    세상을 둘로 나눠라 통찰력의 씨앗이 된다

  • Vol.3 Dong-A Business Review 43

    고 한 것이다. 구체적인 제품의 장점은 콜

    라에 들어 있는 성분인 카페인을 첨가하지

    않았다는 점을 부각시키는 것이다.

    콜라 대 언콜라의 양대 구조로 소비자

    기억을 구분하려는 세븐업의 시도는 정확

    하게 들어맞아 발매 첫해에 시장을 15%

    나 장악했다. 대단한 성공이다. 이후 ‘언

    콜라’ 캠페인을 벌인 세븐업은 10년 후 필

    립모리스에 5억2000만 달러라는 전대 미

    문의 가격으로 팔렸다.

    이처럼 소비자 기억을 두 개의 카테고리

    로 만드는 것은 힘을 발생시킨다. 그런데

    필립모리스는 세븐업의 장점을 잃어버리

    게 된다. 필립모리스는 세븐업을 인수한

    뒤 새로운 광고 캠페인을 전개한다. 언콜

    라 캠페인을 하기보다는 노래하고 춤추는

    발랄한 세븐업의 광고를 내보낸 것이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세븐업이 갖고

    있던 독립적인 이미지는 희석되었고 과거

    보다 매출이 떨어지게 된다. 왜 이런 효과

    가 발생했을까? 필립모리스는 발랄한 이

    미지를 원했지만 노래하고 춤추는 이미지

    는 코카콜라가 더욱 잘하는 것이었기 때

    문이다. 생각해보자. 세븐업의 존재의 이

    유는 무엇일까? 카페인이 없는 언콜라이

    기 때문이다. 이것이 세븐업의 존재의 이

    유였던 것이다. 재미를 줘도 언콜라의 범

    주에서 했어야 했다. 필립모리스는 이것

    을 잃어버렸던 것이다.

    약점을 강점으로, 강점을 약점으로

    사람은 세상을 간명하게 구분하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에 앞에서 본 것처럼 이분

    법을 잘 사용한다. 무엇보다 약점과 강점

    으로 분류하기 좋아한다. 하지만 세상의

    일은 그렇게 약점과 강점으로만 구분되는

    것이 아니다. 다른 관점으로 보면 약점이

    강점이 되기도 하고, 강점이 약점이 되기

    도 한다. 상황과 맥락에 따라 바뀐다. 이

    것을 만드는 것은 커다란 통찰을 만들어

    내게 된다. 예를 보자.

    그로피우스는 세계적인 건축가다. 그는

    현대조형예술의 산실인 바우하우스학원

    (현 바우하우스대학)을 만들었고 40여 년

    에 걸쳐 위대한 건축물을 만들어낸 사람

    이다. 천재적인 건축가였던 그도 세계의

    대표적인 테마파크인 디즈니랜드의 설계

    와 시공을 진행할 때 고민에 빠진 적이 있

    었다. 다른 구조물은 거의 완성단계에 있

    었지만 디즈니랜드 내부의 각 도로를 어

    떻게 연결해야 할지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았던 것이다.

    그러던 어느 날 그로피우스는 업무 차

    프랑스 남부의 시골을 방문하게 됐다. 그

    곳은 온 동네가 포도농장이라 해도 과언

    이 아닐 정도로 유명한 곳으로 포도를 사

    러 오는 사람들도 많았다. 농부들은 포도

    를 따서 길가에 내놓고 지나가는 차나 행

    인에게 포도를 팔고 있었다. 하지만 호객

    (呼客)하는 농부들에게 포도를 사는 사람

    은 많지 않았다.

    그런데 그로피우스가 마을의 한쪽 끝에

    있는 포도농장에 다다르자 수많은 자동차

    가 줄지어 서 있는 것을 보게 됐다. 그곳은

    아무도 관리하지 않는 포도농장으로 길가

    에 놓여 있는 모금함에 5프랑을 넣으면 얼

    마든지 포도를 따 갈 수 있는 곳이었다. 5

    프랑만으로 원하는 만큼의 포도를 따 갈

    수 있기 때문에 사람들이 몰리는 것은 당

    연했다. 사실 이 농장의 주인은 몸이 불편

    한 노부부로 포도수확을 하기 힘들기 때

    문에 이런 아이디어를 낸 것이다.

    그로피우스는 사람들에게 자유로운 선

    택을 제공한 농장주의 아이디어로부터 영

    감을 얻어 디즈니랜드 내부 도로 연결에

    활용했다. 숙소로 돌아간 그는 시공팀에

    게 “도로로 예정된 지역에 잔디씨를 뿌리

    고 예정보다 일찍 개방하라”고 주문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잔디씨를 뿌렸던 곳은

    파릇파릇한 잔디로 덮였다. 사람들의 발

    길에 의해 잔디로 뒤덮였던 곳은 작은 오

    솔길들이 생겼다. 일정한 모양은 아니었

    지만 넓은 길과 좁은 길이 조화를 이루면

    서 아주 자연스러운 길이 됐다. 그 다음해

    그로피우스는 사람들이 남긴 이 오솔길에

    인도(人道)를 만들었다. 그리고 1971년

    런던 국제조경건축 심포지엄에서 디즈니

    랜드는 내부 도로 설계에서 세계 최고라

    는 평가를 받게 됐다.

    완성되지 않은 잔디밭을 사람들이 먼저

    밟게 하는 것은 상식에 어긋난다. 왜냐하

    면 잔디밭의 완성에 치명적인 약점이기

    때문이다. 이 약점을 그로피우스는 강점

    으로 변모시킨 것이다. ‘먼저 밟게 하라.

    그리고 나서 길을 만들자.’ 그야말로 멋진

    통찰이 아닐 수 없다.

    한국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보졸레 누

    보’도 ‘숙성 정도가 낮은 저급 와인’을 ‘햇

    포도로 만든 신선한 와인’으로 관점을 바

    꾼 케이스다. 보통 2∼6년을 숙성시키는

    것을 감안하면 1년도 안된 와인은 등급이

    낮은 와인이다. 실제로 보졸레 지방을 제

    외한 지역의 프랑스인들은 1년이 안된 와

    인을 저급품으로 취급해 잘 마시지 않으려

    는 경향이 있다. 1년이 안된 와인은 제대

    로 숙성되지 않은 하급품인 것이고 이점은

    숙성이 생명인 와인에게는 상당한 약점이

    된다. 그런데 이 하급품이 세계의 유명포

    도주가 되었다. 바로 보졸레 누보다.

    보졸레 누보는 프랑스 남부의 보졸레에

    서 생산되는 그해에 딴 포도로 만든 햇와

    인을 말한다. 이 포도는 지역적으로 프랑

    스 남부의 보졸레 지방의 ‘가메’라는 품종

    으로 9월초에 수확해 4∼6주의 짧은 시간

    숙성시켜 와인을 만든다. 보졸레 누보는

    일반 와인과 달리 발효 즉시 출시하고 11

    월 셋째주 목요일에 전 세계에서 동시 판

    매돼 마케팅이 진행된다.

    보졸레 누보를 상업적으로 마케팅한 사

    람은 조르주 뒤파프라는 사람이었다. 1년

    이 안되었다는 점을 뒤집어 햇포도로 만

    들었다는 점을 부각한 것이다. 이를 위해

    11월 셋째주 목요일을 디데이로 잡아 축

    제의 의미를 강조한 것도 약점을 강점으

    로 바꾼 유효한 마케팅 전략이었다. 결국

    1년이 안된 와인은 저급품이라는 약점을

    ‘보졸레 누보는 그해 첫 수확한 포도로 만

    들어 맛이 상큼하고 신선하다’는 강점으

    로 바꿔놓은 것이다.

  • Dong-A Business Review 200852

    매우 정교한 고객관계관리(CRM) 기법이 확산되

    면서 많은 기업들은 수익 기여도가 낮은 불량 고객

    을 차별대우하는 관행을 제도화하고 있다. 상당수

    기업들은 충성도가 높고 많은 돈을 쓰는 이른바 ‘고

    가치 고객(high value customers)’들에게 특권

    을 부여하거나 할인 혜택을 주고 있다. 반면 저가치

    고객(low value customers), 즉 서비스나 제품에

    거의 돈을 쓰지 않으면서 전화를 붙잡고 질문과 불

    만만 쏟아내 비용만 높이는 고객은 오히려 기업에

    손해를 끼친다고 판단하고 있다. 따라서 상당수 기

    업들은 이런 불량 고객들을 버리거나, 아니면 고수

    익 고객으로 전환하기 위한 노력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와튼 스쿨 마케팅 학과의 재그모핸 라주

    교수, 존 장 교수 등이 최근 내놓은 연구에 따르면

    저가치 고객들을 버릴 경우 기업의 이윤이 감소할

    수 있으며, 이들의 가치를 높이려는 노력 또한 역효

    과를 가져올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익이 나지 않는 고객들을 버리는 것이 현명한

    조치라는 발상은 고객관계관리(CRM)로 일컬어

    지는 마케팅 기법이 널리 확산되면서 나타났다.

    CRM을 도입한 기업들은 정보기술을 활용해 고객

    개개인의 가치를 정량화한 뒤 높은 가치를 지닌 고

    객들에게는 다양한 혜택을 제공해왔다.

    라주 교수와 장 교수는 이런 CRM의 핵심 요소

    를 설명하기 위해 고객가치기반관리(Customer

    Value-based Management·CVM)라는 새로운

    용어를 만들었다. CVM은 기존 고객만족 조사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만들어진 새로운 고객가치

    관리 모델이다. 종합적인 만족도를 최종 산출 지표

    로 하는 대다수 고객만족 조사와 달리 CVM은 고

    객이 각 평가 항목에 대해 어느 정도 만족하고 있는

    가를 개별적으로 집중 조사한다. 가격 조사의 경우

    단순히 가격에 대한 만족도가 낮기 때문에 이를 개

    선해야 한다는 식의 결론을 내리지 않는다. 어떤 이

    유로 가격에 어느 정도 불만을 느꼈는지를 규명해

    문제 해결에 도움을 준다.

    고객을 이런 방식으로 분석할 경우 수익의 대부분

    을 기여하는 고객은 소수에 불과하다. 나머지 상당

    수 고객들은 수익성이 없는 것으로 나타난다. 특히

    금융기관들은 저가치 고객과 고가치 고객을 뚜렷

    하게 차별화해 관리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피델리

    티 인베스트먼트 콜센터는 수익성이 떨어지는 고

    객들의 전화를 후순위로 받고 있다. 다른 기업들도

    마찬가지다. 컨티넨탈 항공은 비행 시간이 지연될

    불량고객 ‘해고’가 정답 아니다

    Global Perspective Knowledge @ Wharton

  • Vol.3 Dong-A Business Review 53

    경우 고가치 고객들에게만 사과 이메일을 보내고

    보상 마일리지를 제공한다. 카지노 체인 하라스 엔

    터테인먼트는 고객의 가치에 따라 하루 숙박료를

    무료에서 199달러까지 다양하게 책정하고 있다.

    대놓고 수익성이 낮은 고객을 차별하는 기업들도

    있다. 2007년 7월 CNN에 따르면 스프린트는 고객

    서비스 센터에 너무 자주 전화하는 고객 약 1000명

    과의 거래를 중단하기로 했다. 이들의 월별 전화 건

    수는 평균 고객의 40∼50배에 달했다.

    경쟁 심한 업종에서 불량고객 버리면 위험

    ‘고객가치기반관리: 경쟁적 함의’라는 제하의 이

    번 연구에서 연구진들은 CVM을 경쟁적 환경이라

    는 상황 속에서 분석하는 새로운 시도를 했다.

    이들은 불량 고객들을 버리는 전략이 경쟁 강도

    가 매우 약한 업종에서 효과가 있을 수 있다고 분석

    했다. 기업이 모든 고객들에게 동등한 서비스를 제

    공할 경우 수익성이 떨어지는 고객을 끌어들이거

    나 유지하는데 자원이 낭비되기 때문이다. 또 우수

    고객들에 대한 서비스까지 줄어 이들의 불만이 높

    아지거나 이탈할 가능성까지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극심한 경쟁 환경 속에서 영업하는 기업

    의 경우, 저가치 고객을 버리는 것은 역효과를 낼

    수 있다고 연구진은 지적한다. 이유는 다음과 같

    다. 기업이 저가치 고객들과의 관계를 끊거나 저가

    치 고객을 고가치 고객으로 변모시키는 조치를 취

    할 경우 경쟁사들이 이를 기회로 활용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즉, 어떤 기업이 저가치 고객 상당수나 전부를 버

    렸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 경쟁사들은 그 기업의 나

    머지 고객들이 고가치 고객임을 쉽게 파악할 수 있

    고, 이 고가치 고객을 빼앗기 위한 노력에 박차를

    가할 수 있다는 의미다.

    라주 교수는 “기업은 경쟁회사들이 자사 고객들

    에 대해 헷갈리게 하는 방법을 통해서도 수익을 낸

    다”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기업들이 고객 정보에 관심을 기울이

    면 기울일수록 고객 분류 체계가 비슷해지고 업계

    경쟁도 격해진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것도 기

    회로 활용할 수 있다. 기업들은 이제 미래 고객 기

    반의 이질성, 경쟁회사가 특정 시기에 보유한 고객

    들의 양상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고가치 고객을 더 가치있게 만들어야

    일부 기업은 수익성이 낮은 고객을 버리기보다 이

    들을 고가치 고객으로 바꾸기 위해 노력한다. 지출

    을 늘리거나 저비용 창구를 이용하는 등 이들 고객

    의 성향을 바꾸기 위해 유인을 제공하는 것이다. 하

    지만 와튼 연구진들은 이러한 조치 역시 잘못이라

    고 주장한다. 라주 교수는 “저가치 고객들을 가치

    있는 고객으로 만드는 것 역시 역효과를 낼 수 있는

    데, 경쟁회사들이 이들 고객을 가로채기 위해 더 많

    은 노력을 기울일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저가치 고객을 유지하는 동시에 고가치 고객의

    질을 개선하는 것이 더 좋은 접근법”이라고 라주 교

    수는 말한다. 전체 고객의 가치가 늘었다고 해도 이

    는 어떤 고객의 가치가 늘었느냐에 따라 엄청나게

    다른 결과를 낳을 수 있기 때문이다. 저가치 고객으

    로 인한 전체 가치 증가는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낮

    기 때문에 경영자들은 고가치 고객들의 가치를 더

    욱 늘리는 데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도 덧붙였다.

    다만 라주 교수는 기업들이 저가치 고객의 이탈

    을 방지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점

    은 거듭 강조했다. 그는 “적은 비용으로도 할 수 있

    는 저가치 고객관리 방법을 개발해야 한다. 이를테

    면 저가치 고객들이 자동응답 시스템이나 인터넷

    을 사용하도록 하거나 이들에게 할인 등 혜택을 최

    소한만 제공하는 등의 방법이 있다. 경쟁회사들이

    자사의 우량 고객과 불량 고객에 대해 제대로 파악

    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라주 교수는 “기업들은 고객 기반을 갈아 치우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아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