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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 Story 스위스 당신에게만 보여주는 숨은 매력들 8일간 스위스를 여행했다. 눈부신 알프스를 보았고, 바다 같은 호수를 건넜으며, 고풍스런 거리를 거닐었다. 그리고 깨달았다. 스위스는 생각보다 넓고 다양하다는 사실을. 스위스는 융프라우와 취리히, 제네바, 베른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됐다. 그곳을 여행한 후 ‘유럽의 모든 여행지가 스위스에 있다’고 말한 이의 뜻도 이해할 수 있었다. ·사진 임동근 기자, 협찬 스위스 정부 관광청 Veiled Charms of Switzerland Riederalp Zermatt Rigi Montreux St. Moritz Locarno Luzern St. Gallen Bern Lavertezzo Maienfe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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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 Story

스위스당신에게만 보여주는 숨은 매력들

8일간 스위스를 여행했다. 눈부신 알프스를 보았고, 바다 같은 호수를 건넜으며,

고풍스런 거리를 거닐었다. 그리고 깨달았다. 스위스는 생각보다 넓고 다양하다는 사실을.

스위스는 융프라우와 취리히, 제네바, 베른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됐다. 그곳을 여행한 후

‘유럽의 모든 여행지가 스위스에 있다’고 말한 이의 뜻도 이해할 수 있었다.

글·사진 임동근 기자, 협찬 스위스 정부 관광청

Veiled Charms of

Switzerland

Riederalp

Zermatt

Rigi

Montreux

St. Moritz

Locarno

Luzern

St. Gallen

Bern

Lavertezzo

Maienfe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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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레(Valais)주의 알레치(Aletch) 빙하는 길이 23㎞, 면적 120㎢로 알프스 최대이자 유럽에서

가장 긴 빙하이다. 경이로운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6만 년 전쯤 생성된 지질

학적으로 중요한 지형으로 평가받고 있어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돼 있다.

알레치 빙하를 감상하기 위한 좋은 방법으로는 정상인 에기스호른(Eggishorn, 2,869m)이나

베트머호른(Bettmerhorn, 2,647m), 무스플루(Moosfluh, 2,333m)에서 내려다보거나 빙하

를 발아래 두고 해발 3천~4천m급의 산등성이를 따라 걷는 트레킹이 있다. 트레킹은 5~10월

이 적기지만 언제 가도 감동의 깊이는 다르지 않다고 한다.

곤돌라를 타고 에기스호른이나 베트머호른에 도착하면 이내 너비 약 1천m의 야성적이면서도

유려한 곡선이 발아래 펼쳐진다. 빙하가 훑고 지나간 흔적이 거장의 힘찬 붓놀림처럼 남아 있

어 마치 빙하의 강처럼 보이기도 한다. 뒤로는 융프라우(Jungfrau, 4,158m), 아이거(Eiger,

3,970m), 알레치호른(Aletschhorn, 4,193m) 등 30여 개의 준령이 경쟁하듯 둘러서 있다.

본격적인 빙하 트레킹은 대부분 베트머호른에서 시작된

다. 산등성이를 따라 난 길을 걸으면 오른쪽으로 거대한

빙하의 골짜기가 보인다. 따스한 햇살, 시원한 바람과 맑

은 공기를 느끼며 경사가 급하지 않은 길을 편안하게 걸

을 수 있다. 눈앞에는 내내 숨이 막힐 것 같은 수려한 경치

가 파노라마로 펼쳐진다. 3시간 정도 걸어야 하지만 가슴

을 탁 트이게 하는 풍광에 압도돼 힘들지 않고, 오히려 마

음에 평화와 휴식을 가져다 준다.

트레킹 종착지는 리더알프(1,925m)이다. 알레치 빙하와

알레치 숲의 남쪽 끝자락에 자리한, 우리나라로 치면 지

리산 천왕봉(1,915m)쯤에 위치한 마을이다. 아랫마을 뫼

렐(Mörel, 759m)에서 케이블카를 타고 45도가 넘는 급

경사를 10분 정도 오르면 닿는데, 환경오염을 막기 위해

전기자동차만 운행된다.

리더알프는 ‘구름도 쉬어 가는 천상의 마을’이란 수식어가

정말이지 잘 어울리는 곳이다. 아침에 햇살이 창문을 비

집고 들어올 무렵이면 창밖으로 솜이불 같은 구름이 계곡

을 뒤덮은 장관이 펼쳐진다. 알록달록한 집들이 들어선

산간 마을과 하얀 구름, 주변을 두른 설산이 어우러지며

몽환적인 경치를 선사한다.

알레치 빙하를 대면하면 그 압도적인 규모와 아름다운 풍광에 매료돼 정신이

아득해진다. 그리고 자연의 위대함과 신비로움을 새삼스레 깨닫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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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Riederalp Aletsch Glacier Trekking

알프스를 감상하는 세 가지 방법알프스(Alps)산맥은 스위스, 프랑스, 이탈리아, 오스트리아에 걸쳐 있다. 진정한 알프스를 감상하려면 스위스가 단연 최

고다. 리더알프(Riederalp), 체르마트(Zermatt), 리기(Rigi)에서의 알프스 감상법을 안내한다.

리더알프 알레치 빙하 트레킹

1 2

3

1 알레치 빙하 트레킹을 할 때

는 곳곳에 방향과 소요 시간

을 알려주는 팻말이 세워져 있

어 쉽게 정보를 얻을 수 있다.

2 알레치 빙하를 보기 위해서

는 곤돌라를 타고 에기스호른

이나 베트머호른, 무스플루

등에 올라야 한다. 3 여행자들

이 개와 함께 알레치 빙하 트

레킹을 즐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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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 남부 발레주의 끝자락에 있는 체르마트는 여행자들이 마터호른(Matterhorn, 4,478m)의 드라마틱한 모습을 감

상하기 위해 찾아드는 마을이다.

기차역에서 성 마우리티우스(St. Mauritius) 교회까지 이어지는 반호프(Bahnhof) 거리를 따라 숙박시설과 상점들이 즐

비하고, 리더알프에서처럼 깜찍한 전기자동차가 관광객과 짐을 싣고 지나다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교회 뒤편 다리에는

햇살에 빛나는 마터호른을 보기 위해 매일 아침 관광객들이 줄을 잇는다.

체르마트에서 마터호른을 감상하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케이블카를 타고 마터호른 글레이셔 파라다이스와 로트

호른(Rothorn) 파라다이스에 가기도 하고, 산악열차를 이용해 고르너그라트(Gornergrat) 전망대에 오르기도 한다.

그러나 마터호른의 민얼굴은 좀처럼 볼 수 없다. 하늘이 시리도록 맑은 날에도 구름이 산머리를 휘감고 있다. 시시각각

날씨가 변덕을 부리는 탓이다. ‘쉽게 넘보지 말라’는 경고 같기도 하다. 어떤 이는 ‘자연이 허락한 사람만이 마터호른을 제

대로 볼 수 있다’고도 했다.

해가 뜨기 전 교회 뒤편 다리에서도, 해가 뜬 후 고르너그라트(3,089m)로 향하는 열차에서도 하늘은 시리도록 푸르렀

지만 하얀 구름은 계속 산머리를 감싸 안았다. 사진이나 달력에서 그토록 봐 왔던 모습이었지만 그곳에서는 그렇듯 애가

닳았다.

구름이 낄 것이라는 예보가 있었지만 마터호른이 얼굴을 드러내길 고대하며 주황색 ‘고르너그라트 열차’에 오른다. 100

년도 더 된 톱니바퀴식 산악열차는 부드러우면서도 힘차게 비탈을 달린다. 기차가 방향을 꺾을 때마다 창밖으로 마터호

른이 내다보였지만 짙은 음영 속에서 여전히 구름에 휘감겨 있다.

어느 순간, 구름이 증발한 듯 사라지더니 마터호른이 그 웅장하고 신비로운 형체를 드러냈다. 로텐보덴(Rotenboden)

역에서 내려 뛰듯이 언덕을 내려갔다. 언덕 아래 조그만 리펠 호수(Riffelsee)의 살짝 얼어붙은 수면에는 구름 걷힌 마터

호른이 위풍당당한 모습을 드리우고 있었다. 하얀 눈을 머리에 이고 있는 회색의 마터호른은 파란 하늘, 아침 햇살을 받

은 싱그러운 초원과 어우러져 아름답고도 장엄한 풍광을 만들어냈다.

고르너그라트 전망대에 도착하자 마터호른은 어느새 얼굴을 감추었다. 그러나 마터호른을 중심으로 4천m급 봉우리들

과 흘러내린 빙하가 눈앞에 펼쳐지며 장관을 이뤘다. 위대한 자연의 모습 앞에서는 탄성도 흘러나오지 않았다.

<< Zermatt Gornergrat Route

푸른 하늘 아래 모습을 드러낸 마터호른이 리펠 호수의 수면에 반사돼

아름답고도 장엄한 풍광을 선사하고 있다. 마터호른의 민얼굴은 자연이 허락한 최고의 선물이다.

체르마트 고르너그라트 루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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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Rigi Mountain Railway

루체른(Luzern) 호수 주변에는 ‘산들의 여왕’이라 불리는 리기(Rigi, 1,800m), 용과 유령의 전설이 전해지는 ‘악마의 산’ 필라투스

(Pilatus, 2,132m), 스위스 중부에서 가장 높은 티틀리스(Titlis, 3,239m) 등 명봉이 즐비하다.

이 중 리기는 1871년 유럽에서 산악철도가 처음 만들어진 곳으로 스위스 산의 진면목을 볼 수 있다. 16세기부터 사람들이 찾기 시작

했고, 온천인 ‘칼트바트(Kaltbad)’가 유명해지면서 영국 빅토리아 여왕, 미국 작가인 마크 트웨인, 괴테 등이 방문했다.

리기 산악열차 여행은 루체른에서 출항한 배가 40분 만에 리기 산 아래 비츠나우(Vitznau)에 도착하면서 시작된다. 배에서 내리자 스위

스에서 가장 오래된 산악열차가 여행자를 태우고 꼭대기로 가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 지난 140여 년간 그랬듯이 열차는 가파른 산길을

일정한 속도로 천천히 오른다. 사위는 어둠이 내려앉아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5분쯤 올랐을까. 창밖으로는 눈발이 흩날리고, 희미한

불빛 아래 눈이 산과 언덕을 뒤덮고 있다.

밤새 눈이 내렸는지 호텔 창밖은 온통 흰색이었다. 구름도 짙게 끼어 가시거리가 100m도 안 되는 듯했다. 꼭대기인 리기 쿨름(Kulm,

1,750m) 역에서도 짙은 구름에 휩싸여 역시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푸른 호수 뒤로 펼쳐지는, 흰 눈을 이고 있을 산들의 장관을 마주

할 수 없었다. 알프스라고 하지만 10월 초순에 내린 때 이른 눈은 리기 여행의 복병이었다. 그래도 올해 첫눈인지라 여행자들은 하

얀 눈밭을 종종거리며 기념 촬영에 열을 올렸다.

그렇게 한참을 기다려도 결국 하늘은 열리지 않았다. 아쉽지만 발걸음을 돌려 다시 산악열차에 몸을 실어야 했다. 두 칸짜리 산악열

차에서는 모두 똑같을 심정의 여행자들이 우두커니 앉아 커다란 차창 밖에 시선을 던졌다.

리기 쿨름 역을 출발한 열차가 5분 정도 내려갔을 무렵, 구름의 장막이 걷히더니 새하얗게 눈이 덮인 맑은 풍경이 창밖에 펼쳐졌다.

사람들의 입에서는 탄성이 터져 나왔고, 어떤 이는 창문 밖으로 고개를 내밀어 순백의 풍경을 향해 셔터를 눌러 댔다. 정상에서 리기

의 진면목을 보지 못했던 사람들을 위한 ‘여왕’의 마지막 배려였는지도 모른다.

리기 칼트바트에서 열차를 내려 리기 산의 리조트 지역인 베기스(Weggis)로 향하는 케이블카로 갈아탔다. 출발한 지 1분이 조금 지

났을까. 구름을 뚫고 내려온 케이블카 창밖으로 루체른 호수의 비경이 활짝 펼쳐졌다. 조금 전까지 한겨울이었던 풍경은 온데간데

없고 구름 아래 세상은 초록빛과 푸른빛 싱그러운 봄날이었다.

1 리기 산악열차는 빨간색(비츠나우 행)과 파란색(골다우 행)

이 운행된다. 100년이 넘은 베테랑답게 급경사를 안전하고 능

숙하게 오르내린다. 2 산악열차 차창 밖으로 설경이 지나고 있

다. 3 산악열차를 운전하는 승무원이 미소를 짓고 있다.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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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기 산악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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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앗아가는 투명한 호반의 도시들스위스에는 호수가 무려 약 1천500개나 된다. ‘물의 성’이라는 별명이 붙었을 정도다. 그래서 대부분의 도시는 호숫가나

강가에 터를 잡고 있다. 스위스의 호반 도시에 가면 휴식과 즐거움이 저절로 따라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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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treux

프레디 머큐리, 찰리 채플린, 오드리 헵번, 어니스트 헤밍웨이….

이들 역사적인 예술가의 공통점은 모두 스위스 남서부 제네바 호수(일명 ‘레만

(Leman) 호’)에 머물렀다는 사실이다. 평온하고 아름다운 제네바 호수의 풍경

은 이들에게 영감과 휴식, 평화를 주었다. 머큐리는 몽트뢰(Montreux)에서, 채

플린은 브베이(Vevey)에서, 헵번은 모르주(Morges) 근처의 톨로슈나

(Tolochenaz)에서 지내며 마음의 평화를 얻었다고 한다.

특히 그룹 ‘퀸’의 보컬 프레디 머큐리는 고요한 아름다움에 반해 몽트뢰를 자주

방문했다고 한다. 물론 이곳에 당시 유명한 음반 스튜디오인 ‘마운틴 스튜디오’

가 있기 때문이기도 했다. 이 스튜디오에서 녹음한 앨범 중 1995년 발매된 그

의 마지막 앨범 ‘메이드 인 헤븐(Made in Heaven)’의 앨범 재킷은 몽트뢰에서

가장 좋아했던 장터 앞에서 찍은 사진으로 제작되기도 했다. 수록곡 ‘헤븐 포

에브리원(Heaven for Everyone)’은 몽트뢰로 오라는 손짓처럼 들리기도 한

다. 지금 몽트뢰의 호안 산책로에는 오른손을 번쩍 든 앨범 재킷과 똑같은 역

동적인 포즈의 동상이 서 있다. 그의 동상에는 팬들이 매일 찾아와 꽃다발을

놓고 간다. 그는 친구들에게 ‘마음의 평화를 원한다면 몽트뢰로 오라’고 말하

곤 했다고 한다.

몽트뢰는 음악과 예술의 도시이다. 몽트뢰 재즈 페스티벌이 벌써 47회 열려오

고 있고, 낭만적인 호안 산책로에는 설치미술 작품들이 세워져 있다. 몽트뢰는

풍경과 건물, 예술 작품과 음악, 여유롭게 산책을 즐기는 사람 등 모든 것이 그

야말로 예술이다.

채플린이 여생을 보낸 마을 브베이는 몽트뢰 바로 서쪽에 있다. 공산주의자로

낙인이 찍혔던 그는 1952년 미국 정부가 재입국을 허가하지 않자 가족들과 함

께 브베이에 머물며 평온한 말년을 보내다 1977년 사망했다. 브베이는 중세부

터 와인 산업의 중심지였던 작은 도시로 지금은 세계적인 기업 ‘네슬레’의 본사

가 있는 곳으로 유명하다.

브베이 북쪽의 라보(Lavaux)는 드넓은 호수와 알프스 봉우리를 마주하는 언

덕 위로 포도밭이 시원스럽게 펼쳐진 곳이다. 포도밭 사이로 난 길을 따라 한가

롭게 산책을 즐기고, 언던 위 레스토랑에서 주변의 수려한 풍광을 감상하며 포

도주와 음식을 맛볼 수 있다.

시옹 성, 중세가 고스란히 담긴 건축물

몽트뢰 시내에서 동쪽으로 버스나 유람선으로 10분 거리의 호수 암반 위에

세워진 시옹(Chillon) 성은 원래 이탈리아에서 알프스를 넘어오던 상인들에게

통행세를 징수하기 위해 9세기에 세워졌다. 12세기에 성을 사들인 사보이 가

(家)의 임시 거주지와 무기고, 감옥 등으로 사용됐으며, 제네바의 종교 개혁자

프랑소와 보니바르가 갇혔던 곳이기도 하다. 바이런은 이 사건을 모티브로 한

서사시 ‘시옹 성의 죄수’를 짓기도 했다.

직육면체와 원통형의 망루에는 삼각형의 붉은 지붕이 얹혀 있고, 외벽에서는

사보이 가를 상징하는 붉은색 십자가 문양을 볼 수 있다. 시옹 성은 주변 풍

광과 잘 어우러져 아름다움을 전한다. 지난해 영국 일간지 ‘텔레그래프’는 시옹

성을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건축물 중 하나로 꼽기도 했다.

현재 이곳에는 바이런의 서명을 볼 수 있는 지하 감옥, 침대와 탁자 등 고가구

가 있는 방, 화장실, 욕실 등 당시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는 공간들이 있다.

몽트뢰, 선율이 흐르는 휴양지

4 시옹 성은 이탈리아에서 알프스를 넘어오던 상인들에게 통행세를 징수하기

위해 9세기에 세워진 건축물로 몽트뢰의 상징이다. 바이런의 서사시 ‘시옹 성의

죄수’의 모티브가 되기도 했다. 5 와인통이 진열돼 있는 지하 공간.

1 몽트뢰 호안 산책로에 서 있는 그룹 ‘퀸’의 보컬 프

레디 머큐리의 동상 앞에 꽃다발이 놓여 있다. 2, 3 몽트뢰 인근 라보는 포도밭으로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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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at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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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 Moritz관이 세워져 있다. 그곳에선 알프스의 아름다움을 담은 그의 많은 회화를 감상할 수 있다.

스위스 남동부 엔가딘(Engadin) 지역의 해발 1천856m에 위치한 생모리츠는 인구 6천 명의 작은 도시지만 알프스의 아

름다운 풍광과 호수, 쾌적한 기후에 고급 호텔과 명품 숍, 스파와 온천, 박물관과 미술관 등을 갖춰 매년 20만 명 이상이

찾는다.

특히 샴페인처럼 톡 쏘는 온화하고 청명한 날씨로 유명한데, 맑은 날이 연평균 322일이나 된다. 짙은 파란색의 호수 둘레

로는 산책로를 만들어 놓아 아름다운 경치를 즐기며 여유롭게 산책을 즐기기 좋다. 번화가는 호수 북쪽의 생모리츠 도

르프(Dorf) 지역으로 셀라스 거리(Via Serlas)에는 유명 명품 상점이 들어서 있다.

생모리츠와 주변 풍경을 가장 잘 볼 수 있는 곳은 호수 북쪽의 피츠 나르(Piz Nair) 전망대이다. 케이블카와 로프웨이를

이용해 다녀올 수 있는데 전망대에서는 생모리츠 호수와 마을, 골짜기가 알프스와 함께 장관을 연출한다.

호수 서쪽의 생모리츠 바트(Bad)에는 마사지와 온천 치료를 체험할 수 있는 다양한 시설이 들어서 있고, 이곳에서 서쪽

으로 이동하면 호수 옆의 넓은 들판에서 소들이 풀을 뜯고 있는 목가적인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19세기 이탈리아 출신 화가 조반니 세간티니는 ‘알프스의 화가’로 불린다. 한국인에게는 낯선

이름이지만, 유럽과 일본에서는 일찍부터 유명했다.

세간티니는 유년과 청년 시절을 무척 불우하게 보냈다. 집은 가난했고 학교 교육은 제대로 받

지 못했다. 10대 후반의 이른 나이에 결혼을 했지만 남의 집 돼지를 돌보는 수입으로는 입에

풀칠하기도 어려웠다. 더구나 군대에 끌려가게 되자 그는 가족을 먹여 살리기 위해 탈영을 감

행했고 도망자의 삶을 살게 됐다. 그리고 정착한 곳이 바로 스위스였다. 그는 안정된 삶을 제

공한 스위스에서 그림을 그렸고, 그의 그림에는 언제나 알프스가 펼쳐져 있었다.

가장 유명한 ‘생명’, ‘자연’, ‘죽음’이란 제목의 ‘세간티니 3부작’은 인간의 일생을 화폭 3개에 담

은 작품들이다. 그림에는 아름다운 알프스를 배경으로 모성에 대한 그리움, 고단한 일상, 슬

픔 등이 묘사돼 있다.

세간티니가 말년을 보낸 생모리츠(St. Moritz)에는 돌을 이용해 돔 양식으로 지어진 그의 미술

생모리츠는 고급 호텔과 리조트, 스파, 명품 상점이 있는 휴양 도시이다.

1928년과 1948년 동계올림픽을 개최했던 겨울 스포츠의 도시로도 유명하다.

그러나 무엇보다 이곳을 아름답고 평온한 휴양지로 기억하게 하는 것은

고요한 아침 호숫가에서의 산책과 드넓은 초원에서 소가 한가롭게 풀을 뜯는 광경이다.

생모리츠, 알프스를 사랑했던 화가의 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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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이곳은 연간 2천300시간의 일조량을 자랑한다. 스위스의 다른 지

역과는 달리 온난한 기후 덕분에 동백꽃과 목련, 야자나무 등을 곳곳에

서 볼 수 있다.

그란데 광장 서쪽의 비탈길로는 좁은 골목이 이어져 있는데 이탈리아에

나 있을 것 같은 건물들이 들어서 있다. 상점의 간판도 벽면의 낙서도,

들려오는 사람들의 말도 모두 이탈리아어여서 정말이지 이탈리아의 어

디쯤에 있는 것 같은 착각이 들기도 한다.

서울 강남 교보타워 디자인으로 유명한 건축가 마리오 보타가 설계한

케이블 철도를 이용해 해발 1천340m의 카르다다(Cardada)에 오르면

도시 앞쪽으로 푸른 호수와 초록빛 산들이 펼쳐진 아름다운 풍광을 감

상할 수 있다. 12세기에 지어져 현재 고고학 역사박물관으로 이용되고

있는 비스콘티(Visconteo) 성과 15세기에 바위 위에 세워진 수도원인 마

돈나 델 사소(Madonna del Sasso)도 들러볼 만하다.

한편 로카르노에서 남쪽으로 10분 거리에는 아름다운 휴양 마을인 아

스코나(Ascona)가 있다. 영화제가 열리는 때면 세계적인 감독과 영화배

우를 쉽게 볼 수 있는 곳으로, 호반 산책로를 따라 카페와 음식점이 즐

비해 따스한 햇살을 즐기며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기에 좋다.

스위스는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를 모두 볼 수 있는 나라이다. 제네바

호수 지역에서는 프랑스어를, 티치노(Ticino)주에서는 이탈리아어를,

그 이외 지역에서는 독일어를 사용한다. 사용하는 언어의 영향을 받은

탓인지 실제 음식도, 건물도 언어의 느낌을 따라가는 듯하다. 스위스에

가기 얼마 전에야 로카르노(Locarno)가 이탈리아가 아닌 스위스의 도

시란 사실을 깨닫게 된 것도 지명 때문이었을 듯싶다.

로카르노는 스위스에서 고도가 가장 낮은 마조레(Maggiore) 호반에

위치한 휴양 도시다. 우리에게는 배용균 감독의 ‘달마가 동쪽으로 간 까

닭은’과 홍상수 감독의 ‘우리 선희’가 수상한 영화제의 도시로 알려져 있

다. 매년 8월 영화제 기간에는 그란데 광장(Piazza Grande)에 대형 스

크린이 설치돼 축제 손님을 맞는다.

1 로카르노 구시가 건물에 그려진 낙서. 이탈리아어가 이채롭다. 2 로카르노 국

제영화제가 열리는 광장에서 사진을 찍고 있는 관광객. 3 로카르노 인근의 아스

코나는 관광객이 모여드는 호안 마을이다. 4 영화제가 열리는 여름이면 대형 스

크린이 설치되는 그란데 광장.

<<Locarno로카르노, 이탈리아풍의 보석 같은 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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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at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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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체른(Luzern)은 스위스를 찾는 한국인 여행자들이 단골로 찾는 도시

다. 리기, 필라투스, 티틀리스 등 알프스의 명봉을 찾아가는 길목이자 아

름다운 루체른 호수가 펼쳐져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역사와

오래된 향기가 호기심을 자극하기 때문이다.

루체른에서 가장 상징적인 역사 유적은 투명한 로이스(Reuss) 강을 가로

질러 비스듬히 서 있는 카펠(Kapell) 교이다. 14세기에 도시 방어시설의

일부로 세워진 유럽에서 가장 오래된 길이 200m의 목조 다리이다. 물고

기 비늘처럼 기와를 덮은 붉은 지붕과 난간 밖으로 붉은색 꽃을 담아 촘

촘히 놓은 화분이 다리에 우아함과 화사함을 더한다.

카펠 교 안쪽으로 자리를 옮겨 천장을 바라보면 대들보와 지붕 사이의 삼

각형 널빤지마다 그림이 그려져 있다. 17세기 한스 하인리히 베크만이 루

체른에서 일어났던 역사적인 사건과 수호성인들을 르네상스 스타일로 묘

사한 작품들이다. 1993년 화재로 전체 111개 작품 중 81개가 불타 사라

져 버렸지만 수년간의 노력으로 복원됐다.

여행객들은 대부분 빠른 걸음으로 다리를 건너는 데 만족하지만, 일부는

그림이 나타날 때마다 멈춰 서 한참을 골똘히 들여다보곤 한다. 다리 중간

에는 높이 34m의 수탑(Wasserturm)이 서 있다. 지금은 카펠 교의 상징

으로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지만 감옥, 고문실, 보물 창고, 문서 보관소 등

시대에 따라 다양한 용도로 사용됐다.

구시가는 카펠 교와 무제크(Musegg) 성벽 사이에 위치한다. 노천카페가

늘어선 강변을 벗어나 골목으로 들어서면 프레스코 화법으로 채색된 역사

적인 건물이 좁은 골목길과 광장을 가득 채우고 있다. 이탈리아 르네상스

스타일의 옛 시청사(Rathhaus)와 아름답게 채색된 길드 홀이 있는 코른

마르크트(Kornmarkt)를 비롯해 중세의 오두막에서 이름을 딴 히르쉔플

라츠(Hirschenplatz) 등 특색 있는 다양한 양식의 건물과 광장이 있어 쉬

어 가기 좋다.

1 루체른 구시가에는 프레스코 화법으로 채색된 역사적인 건물이 좁은 골목길

과 광장을 가득 채우고 있다. 2 루체른의 상징인 카펠 교를 바라보고 있는 어

린이들. 3 관광객이 카펠 교 안쪽 지붕 아래 그려진 그림을 감상하고 있다.

유구한 역사의 고도(古都)를 주유하다스위스에서 산과 호수만 여행하기에는 좀 아쉽다. 대부분의 도시와 마을에는 역사가 깃들어 있고 시간의 향기가 배어 있기 때문이다.

역사와 문화가 있는 오래된 도시의 거리를 두 발로 거닐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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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uzern루체른, 알프스와 호수가 있는 중세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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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 Gallen장크트갈렌, 유럽 학예가 꽃피운 역사 도시 스위스 동쪽 끝자락에 위치한 장크트갈렌(St. Gallen)은 생소하지만 섬유 산업의

중심지이자 한때는 유럽 학예의 중심에 있었던 도시이다. 612년 아일랜드 출신 수

도사 상트 갈루스가 기반을 세웠고, 8세기에 수도원이 들어서며 학문과 예술이 꽃

을 피우기 시작했다.

학예의 중심이었다는 과거의 영예를 확인하기 위해 꼭 들러야 할 곳은 장크트갈렌

수도원 도서관(Stiftsbibliothek St.Gallen)이다. 도서관 입구에는 희랍어로 ‘영혼

의 약국(ΨΥΧΗΣ ΙΑΤΡΕΙΟΝ)’이란 현판이 붙어 있다. 안으로 들어서면 입이 떡 벌

어진다. 오래된 책들이 들어찬 책장이 2층까지 빼곡하게 배치돼 있고, 고서에서 나

는 냄새가 공기 중에 부유한다. 또 천장은 화려한 프레스코화로 장식돼 있다. 장식

장이나 난간도 네모반듯하지 않고 휘어지고 굽이졌다. 이곳이 세계에서 가장 오래

되고 아름다운 도서관으로 꼽히는 이유를 알 것도 같다.

도서관에는 8~18세기에 발행된 인류 역사의 희귀한 고서들이 보관돼 있는데, 장서

15만 권 가운데 중세 수도사들이 필사한 고서는 약 2천 권에 달한다.

장식대에 펼쳐진 책을 보면 어떻게 손으로 그런 미려한 글씨를 적어

넣었나 싶다. 이곳을 둘러보면 흡사 움베르토 에코의 소설 ‘장미의 이

름’에 등장하는 도서관이 떠오른다. 이 도서관은 1983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됐다. 사진 촬영은 엄격하게 금지돼 있다.

도서관 바로 옆의 수도원 대성당도 볼거리이다. 쌍둥이 탑이 인상적

인 대성당은 18세기 바로크 양식의 걸작으로 꼽히는데 내부에는 화

려한 장식의 프레스코화와 장식이 화려함의 극치를 전한다.

장크트갈렌은 고도(古都)지만 현대 도시처럼 설계가 잘 돼 있다. 수

도원이 있는 구시가를 중심으로 예전에는 북쪽에 부유한 이들의 집

이, 남쪽에는 가난한 이들의 집이 있었다. 또 비교적 넓은 거리 양쪽으

로는 퇴창이나 장식이 인상적인 오래된 건축물이 늘어서 있다.

1 장크트갈렌 수도원 도서관의 화려한 내부. 2 쌍둥이 탑이 인상적인 장크트갈렌

대성당은 18세기 바로크 양식의 걸작으로 꼽힌다. 3 도서관 입구에 비치된 대성

당과 도서관의 구조에 관한 고문서 사본. 4 장식이 화려한 대성당 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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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스위스 정부 관광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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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른을 스위스의 수도로 알고 있는 사람은 별로 없다. 오히려 수도 하면 제네바나 취리히가 떠오른다. 스위스에서 네 번째

로 큰 도시지만 현대적인 제네바나 취리히에 비하면 이렇다 할 고층 건물이 없고 인구도 그렇게 많지 않은 탓이다.

베른은 오히려 오래된 도시로 유명하다. 도심 어디를 가도 거리에는 12~15세기에 지어진 고풍스러운 건물이 즐비하다. 도

심 한가운데로는 U자 형의 푸른 아레(Aare) 강이 흐른다. 강물이 휘돌며 감싼 구시가지의 돌길과 석조 아케이드, 인상적인

조각들로 장식된 분수는 시간을 거꾸로 돌려놓은 듯하다.

구시가의 중심 거리는 서쪽 감옥탑(Käfigturm)부터 시계탑(Zytglogge)까지 이어지는 마르크트 거리(Marktgasse)이다.

거리 양쪽으로 건물 1층에는 회랑형의 석조 아케이드가 이어져 있고 아케이드 안쪽에는 카페와 레스토랑, 고급 상점이 자

리를 잡고 있다. 베른 시내의 아케이드를 합치면 길이가 총 6㎞나 된다고 한다. 비나 눈이 오는 날에도 젖지 않고 편하게

여행을 즐길 수 있는 도시가 바로 베른이다.

시계탑은 베른을 상징하는 가장 유명한 건물이다. 1191년부터 1256년까지 베른의 출구로 이용되었으며, 1530년 화려한 천

문 시계가 설치됐다. 매시 정각 4분 전에는 시계쇼가 펼쳐진다. 어릿광대가 머리 위의 종을 치고 베른을 상징하는 곰 인형들의

공연이 끝나면 탑 꼭대기의 금빛 인형이 망치로 종을 두드려 시각을 알린다.

분수를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눈을 가린 채 한 손에는 저울, 다른 손에는 칼을 들고 있는 정의의 여신, 어린아이를 잡아먹

는 식인 괴물, 깃발을 들고 있는 기사, 악기를 연주하는 사람 등 16세기의 다양하고 화려한 분수가 흥미를 끈다.

마르크트 거리 남쪽에는 스위스 연방 정부와 의회가 있는 연방의사당(Das Bundeshaus)이 자리한다. 이 건물을 짓기 위해

1852년부터 1902년까지 스위스 예술가 38명이 투입됐는데, 웅장한 외관과 곳곳에 비치된 조각상이 인상적이다.

도시 동쪽의 곰 공원에서 언덕을 오르면 장미공원(Rosengarten)으로 이어진다. 그곳에 서면 붉은 지붕이 뒤덮은 시내와 아레

강의 멋진 풍경이 발아래 펼쳐진다. 베른 여행을 마무리하기 좋은 곳이다.

1 코른하우스 켈러(Kornhaus Keller)는 18세기에 세워진 창고 건물을 개조해 분위기 있는 식당으로 변신시킨 베른의 명소이다. 2 베른의 상징인

시계탑 꼭대기에서 내려다본 야경. 3, 4 시계탑 안으로 들어가면 시계를 돌리는 커다란 기계 장치를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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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rn베른, 중세의 향기가 부유하는 스위스의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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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avertezzo

티치노주 일대의 하천은 물길을 따라 형언할 수 없는 아름다

운 풍경을 선사한다. 특히 로카르노 북쪽의 베르차스카

(Verzasca) 계곡은 투명한 초록빛의 계수 주변으로 낭만적이

면서도 아담한 동화 같은 마을을 품고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계곡에는 코리포(Corippo), 라베르테초(Lavertezzo), 메르고

스차(Mergoscia) 등의 작은 마을이 띄엄띄엄 자리를 잡고 있

다. 그중 라베르테초는 18세기에 건축된 교회와 주택들이 주

변 풍경과 어우러져 환상적이다. 레스토랑에서 시원스레 물이

흐르는 계곡 건너의 마을을 보며 이탈리아식 식사를 즐기는

것도 좋다.

마을 위쪽에는 두 개의 아치가 고풍스러운 아름다움을 전하

는, 17세기에 건설된 돌다리 ‘폰테 데이 살티(Ponte dei

Salti)’가 있다. 햇살 따사로운 주말이면 사람들은 계곡의 널

따란 바위에 앉아 휴식을 취하고, 계곡을 따라 거닐거나 다리

를 건넌다. 또 초록빛 물속에 뛰어들어 즐거운 한때를 보내기

도 한다.

라베르테초 아래쪽에는 베르차스카 댐이 있다. ‘007 골든 아

이’에서 제임스 본드가 뛰어내리는 장면을 찍은 곳으로 너비

는 380m, 높이는 220m나 된다. 댐 중앙에서는 번지점프를

체험할 수 있는데, 떨어지는 데 걸리는 시간은 7.5초이다.

스위스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알프스와 하이디다. 만화, 영화, 드라마로 소개된 ‘알프스

소녀 하이디’는 ‘해리 포터’가 나오기 전까지 성경 다음으로 가장 많은 언어로 번역된 책으로 전

세계의 수많은 어린이를 매혹시켰다.

마이엔펠트(Maienfeld)는 바로 하이디가 탄생한 곳이다. 1880년 스위스의 여류 작가 요한나

슈피리는 요양하기 위해 마이엔펠트를 찾았다. 산 아래에는 드넓은 포도밭이 있고, 마을 뒤편

으로는 풀밭이 펼쳐진 그곳은 지쳤던 슈피리의 마음에 평화를 가져다 주었다. 그녀는 이곳에서

지내며 ‘하이디’란 소녀를 창조해냈고, 이듬해 소설을 발표했다.

마이엔펠트에서는 기차역부터 하이디 마을에 이르기까지 온통 하이디 세상이다. 기차역을 빠져

나오면 하이디를 담은 호텔 안내 표지판이 눈에 띈다. 기념품점, 과자점 등 마을 상점의 간판에

도 모두 하이디의 이름이 맨 앞에 박혀 있다.

그리고 하이디 길(Heidiweg)이라는 거리의 팻

말은 하이디 마을까지 안내한다.

하이디 마을로 가는 길은 소설이나 만화에서

처럼 평온하다. 포도밭이 펼쳐져 있고, 초지에

서는 소나 염소가 풀을 뜯는다.

하이디 마을에는 하이디가 할아버지와 살았던

허름한 집, 소설과 만화, 애니메이션 등 하이디

관련 자료와 요한나 슈피리를 소개하는 전시

물이 있는 공간이 있다. 하이디의 집에서는 피

터와 함께 식탁에 앉아 있는 하이디를 만날 수

있다.

라베르테초, 초록빛 물이 흐르는 휴식처

1 초록빛 물이 흐르는 계곡 뒤로 라베르테초의 교회와 주택들이 동화처럼 들어서 있다. 2 관광객들이 아치형 돌다리 ‘폰테 데이 살티’를 건너고 있다. 3 220m 아래의 계곡을 향해 번지점

프를 하며 스릴을 만끽할 수 있는 베르차스카 댐.

<< Maienfeld마이엔펠트, 하이디가 뛰놀던 산속의 전원 마을

4 하이디 마을에서는 도서, 만화, 애니메이션, 드라마 등 하이디와 관련된 다양한 자료를 접할 수 있다. 5 하이디가

할아버지와 함께 살았던 집. 6 하이디의 집 내부를 둘러보는 관광객.

동화 속의 작고평온한 마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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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at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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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 패스편리하고 저렴한 ‘여행의 동반자’ 363유로, 8일 524유로, 15일 635유로, 22일 736유로, 1개월 809유로

(이상 발권 수수료 7유로 별도)이다.

스위스 플랙시 패스(Swiss Flexi Pass)

1개월 내 3일, 4일, 5일, 6일의 기간을 연속 또는 비연속으로 날짜를 선택

해 이용할 수 있는 패스로, 혜택은 스위스 패스와 같다. 패스 개시일부터

종료일 사이의 선택하지 않은 날에도 기차, 버스, 유람선, 산악열차를 이

용할 때 50%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교통수단을 이용하기 전에 패스

에 사용일을 기입해야 한다. 가격은 성인 1등석 기준 3일 347유로, 4일

420유로, 5일 485유로, 6일 552유로(이상 발권 수수료 7유로 별도)이

다.

스위스 카드(Swiss Card)

스위스 공항이나 국경 도시에서 원하는 도시까지 1개월 이내에 한 번 왕

복할 수 있는 티켓이다. 카드 이용 시작일과 종료일 사이의 기간에는 기

차, 버스, 페리, 산악열차 등의 티켓을 구입할 때 50% 할인을 받을 수 있

다. 한 여행지에서 오래 머무를 때 이용하면 좋은 카드이다. 가격은 1등석

230유로, 2등석 163유로(이상 발권 수수료 7유로 별도)이다.

스위스 트랜스퍼 티켓(Swiss Transfer Ticket)

1개월 이내에 한 번 왕복할 수 있는 티켓이지만 스위스 카드와 같은 혜택

은 제공되지 않는다. 가격은 1등석 180유로, 2등석 113유로(이상 발권

수수료 7유로 별도)이다. Y

스위스는 약 2만6천㎞의 기차, 버스, 페리 노선을 갖추고 있다. 이런 국영

교통망의 통합 운영 체계는 ‘스위스 트래블 시스템(Swiss Travel System)’

으로 불린다. 스위스 패스를 구입하면 스위스 내 주요 도시의 공공 교통수

단을 이용할 수 있다. 기차역에서 항공기 탑승 체크인과 다른 기차역으로 수

하물 운송도 가능하다.

빙하 특급, 베르니나 특급 등의 관광열차에 탑승할 수 있으며, 대부분의 산

악 케이블카와 산악열차 이용 시 50% 할인된다. 75개 도시와 마을의 시내

교통을 무료로 이용하고, 전국 400여 개의 박물관도 무료로 입장할 수 있

다. 또 호텔이나 가이드 투어를 이용할 때도 할인된다.

특히 만 16세 미만 자녀 2명까지 스위스 패스와 동일한 혜택이 제공되는 스

위스 패밀리 카드를 발급해 줘 가족이 함께 하면 저렴하게 스위스를 여행할

수 있다. 스위스만 여행한다면 유레일 패스보다 스위스 패스가 여러모로 훨

씬 유용하다.

스위스 패스(Swiss Pass)

4일, 8일, 15일, 22일, 1개월의 기간에 국영 교통망을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는 패스로 연속해 사용해야 한다. 요금 할인율은 어린이 50%, 청소년

25%, 2명 이상이 함께 여행할 경우 15%이다. 대부분의 산악열차와 케이블

카에서 50% 할인 혜택이 제공된다. 패스는 이용 첫날 날짜를 기입한 후 기

차역에서 승인 도장을 받고 사용하면 된다. 가격은 성인 1등석 기준 4일

1, 2 스위스 패스는 기차, 버스, 페리 등 스위스의 국영 교통망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수단이다. 3 페리 선착장. 4 호수를 가르고 있는 페리. 5 스위스 패스로는 75개 도시와 마을의 시내 교통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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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네가 파라다이스(Sunnega Paradise)

체르마트에서 지하의 비탈을 오르는 케이블 철도를 이용해 약 5분이면 도착하는

수네가 파라다이스(2,288m)는 체르마트에서도 햇살이 좋기로 유명하다.

수네가 파라다이스의 발코니에서는 여행자들이 따스한 햇살 아래서 주변 풍광을

감상하며 식사를 즐길 수 있다. 발코니 아래에는 날씨가 좋은 날이면 마터호른이 수

면에 비친다는 라이 호수(Leisee)가 있다. 호

수에는 줄을 당겨 움직이는 뗏목이 있어 즐

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고, 한쪽에는 여행자

들이 식사를 하거나 쉴 수 있도록 탁자가 놓

여 있다.

이곳부터 체르마트까지는 비탈진 들판과 숲

길을 지나며 트레킹을 즐길 수 있다. 1시간

30분 정도 걸리는 만만치 않은 코스지만 눈앞

에는 알프스의 영봉들이 펼쳐진다. 오래된 흑

갈색의 샬레가 들어선 들판에는 조그만 들꽃

이 피어나 발걸음을 한결 가볍게 한다.

Information

시차

한국보다 8시간 느리다. 단 3월 마지막 일요일부터

10월 마지막 일요일까지는 서머 타임이 적용돼 7시

간 차이가 난다.

개요

수도는 베른이다. 연방 민주제이며 영세 중립국이

다. 26개의 칸톤(Canton)으로 구성돼 있으며 인구

는 780만 명이다. 언어는 독일어, 프랑스어, 이탈리

아어, 로망슈어가 사용되지만 유명 관광지에서는

영어로 의사소통이 가능하다.

기후

우리나라와 같이 사계절이 있으며, 북쪽의 냉대성

기후, 남쪽의 지중해성 기후, 서쪽의 대서양 기후,

동쪽의 대륙성 기후 등 다양한 기후대가 나타난다.

산악 마을은 여름에도 선선하지만 최근 이상 고온

현상이 나타나는 경우가 있다. 올해는 눈도 10월

초순에 예년보다 일찍 내렸다. 겨울을 제외하면 각

지를 돌며 사계절을 경험할 수도 있다.

항공편

스위스는 서쪽의 제네바나 북쪽의 취리히로 입국하

는 것이 좋다. 취리히의 경우 대한항공이 직항편을

운항하지만 갈 때나 올 때 한 번은 유럽 도시를 경

유하게 된다. 외국 항공사를 이용하면 오사카, 베이

징, 아부다비 등에서 1~2회 경유할 것은 예상해야

한다.

푸리(Furi)

체르마트에서 8인승 고속 케이블카를

타면 오를 수 있는 산간 마을이다. 마

터호른을 가장 가까이에서 볼 수 있는

마터호른 글레이셔 파라다이스(Matter

horn Glacier Paradise, 3,818m) 전

망대로 가는 길목으로 스키를 즐기기

위해 장비를 가지고 다니는 사람들을

많이 볼 수 있다. 마을에는 작은 식당과 카페가 있고, 초록빛 초원에서 양이 풀을

뜯는 목가적인 풍경을 볼 수 있다.

마터호른 박물관

체르마트 기차역에서 상점과 식당, 호텔

이 즐비한 반호프 거리를 따라 가다 보면

만나는 성 마우리티우스 교회와 거리 하

나를 사이에 두고 있는, 글라스 돔으로 지

어진 산악 박물관이다. 체르마트가 세계

적인 리조트 마을이 되기까지의 역사와

등반에 관련된 전시를 하고 있으며, 알프스에 서식하는 야생동물의 박제와 전통 가

옥 등을 엿볼 수 있다. 영국인 등산가 휨퍼 일행이 마터호른을 첫 등반할 때 썼던

장비와 추락 사고 시 끊어진 자일 등이 볼거리이다.

마돈나 델 사소

로카르노 구시가 언덕 위쪽에 자리한 도시의

상징물이다. 성모마리아의 계시에 의해 15

세기에 지어졌다고 전해지는데 밝은 크림색

외벽과 붉은 지붕의 건물이 마조레 호수, 알

프스와 어우러져 아름다운 풍경을 만들어낸

다. 케이블 철도를 이용해 오를 수 있는데, 사원에 도착하면 로카르노 시내와 주

변 풍경이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몬테 타마로(Monte Tamaro)

로카르노 동쪽 벨린초나(Bellinzona) 인근의 몬테 타마로 산에는 포스트 모더니

즘의 대표적인 건축가인 마리오 보타가 설계

한 멋진 교회가 들어서 있다. 예배당과 종탑을

연결한 아치형의 구조물, 벼랑 끝에 달린 종,

주변 풍광이 언뜻언뜻 보이는 벽면의 구멍 등

예술 작품이 따로 없다. 인근에는 가족 여행객

이 즐길 수 있는 놀이시설이 설치돼 있다.

디미트리 극장(Teatro Dimitri)

로카르노 근교에 위치한 작은 마을 베르치오(Vers

cio)에 자리한 퍼포밍 아트 전문 극장이자 박물관이

다. 스위스 최고의 마임 배우이자 광대인 야콥 디미

트리가 1971년 극장을 세웠고, 1975년에는 학교

를, 2000년에는 박물관을 열었다. 극장 마당에서 티

치노식 저녁식사를 즐긴 뒤 공연을 관람할 수 있는

데, 디미트리의 공연은 매월 두 차례만 마련된다.

로샤흐(Rorschach)

장크트갈렌에서 북동쪽으로 기차로 15분 거

리에 있는 작은 마을로 보덴(Boden) 호수를

바라보고 있다. 호수변으로 아름다운 산책로

가 있어 한가로운 시간을 보내기 좋다. 기차역

건너편에는 현대미술관인 ‘포럼 뷔르스 로샤흐

(Forum Würth Rorschach)’가 자리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세계적인 미술가의 설

치 작품과 피카소, 세간티니 등의 그림을 볼 수 있다.

바트 라가츠(Bad Ragaz)

마이엔펠트 인근에 있는 고급 스파 리조트이

다. 36.5도의 온천수가 근처의 계곡에서 나온

다. ‘알프스 소녀 하이디’에서 클라라가 요양을

위해 머물렀던 곳으로 등장하기도 했다.

리기 칼트바트(Rigi Kaltbad)

리기 산에 있는 온천 호텔로 지난해 건축가

마리오 보타가 디자인한 온천 시설을 개장했

다. 온천탕이 실내외에 마련돼 있으며, 거품

과 수압 마사지, 허브 스팀욕 등을 즐길 수

있다.

빌라 카셀(Villa Cassel)

알레치 빙하 지역의 리더푸르카(Riederfurka)에

있는 저택으로 현재는 알레치 자연보호 센터로 이

용되고 있다. 이 지역의 아름다운 풍경에 매료된

영국인 은행가 에른스트 카셀이 1902년 여름 별

장으로 지었으며, 윈스턴 처칠도 방문했다. 하프

팀버 양식의 외관과 내부 장식 등에서 고풍스러운

저택의 역사를 가늠할 수 있다. 알레치 빙하 트레

킹을 하는 사람들이 하산할 때 잠시 들러 쉬었다

가기 좋다.

동부 지역

티치노주발레주

복장

산악지대를 간다면 여름이라도 긴소매의 점퍼를 준

비하도록 한다. 또 자외선 차단제와 선글라스도 챙

긴다. 산악지대에서 하이킹을 하고 싶다면 운동화보

다는 트레킹화나 등산화를 신도록 한다.

전압

230V에 50㎐로 우리나라 제품을 그대로 쓸 수 있

지만 3핀의 콘센트를 사용하고 있다. 2핀 플러그를

사용해도 되지만 한국보다 굵기가 가늘고 간격도

좁기 때문에 여행용 멀티 플러그를 준비해 가도록

한다.

쇼핑

다목적 칼, 시계, 초콜릿, 과자, 아웃도어 용품이

여행자에게 인기가 많다. 초콜릿은 10스위스프랑

내외면 선물 용으로 구입할 수 있다. 다목적 칼은

가격이 10~100스위스프랑이며, 한국보다 종류가

다양하다. 공항이나 기차역보다는 시내 상점에 종

류가 훨씬 많으므로 되도록 여행 중 잠깐 들러 구

입하도록 한다.

스위스에서 쇼핑을 할 때는 한 상점에서 많이 사는

것이 좋다. 물품을 구입할 때는 7.6%의 부가세가

추가되는데, 한 상점에서 구매 총액이 400스위스

프랑을 초과하면 환급을 해 준다.

영업 시간

상점은 대부분 휴일, 일요일에 영업을 하지 않는다.

또 점심시간에는 문을 닫는다. 그러나 많은 기념품

점, 약국, 식당은 일요일에도 영업을 한다. 유기농

제품으로 유명한 코프(Coop), 술과 담배는 팔지

않는 미그로스(Migros) 등의 소매 체인점은 일요일

에 문을 여는 곳이 많고 상당히 늦게까지 영업을 하

기 때문에 여행자들이 이용하기 편리하다.

환율과 환전

스위스프랑(CHF)이 사용되며, 1CHF는 약 1천

190원(10월 25일 기준)이다. 유럽 다른 국가에서

이동했다면 굳이 스위스프랑으로 바꿀 필요는 없

다. 길거리 소규모 상점을 제외하면 대부분 유로를

받는다. 스위스만 여행한다면 한국에서 환전하거나

현지 현금 인출기에서 뽑아 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