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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VR 킬러 콘텐츠란 무엇일까? VR은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것 VR은 단순한 엔터테인먼트에 머물지 않는다. 마음을 치료하고 사람과 사람을 연결할 수 있는 VR은 결국 통신이고 네트워크다. VR 킬러 콘텐츠 역시 그런 맥락에서 고민해야 한다. 사람의 마음을 어루만지는 콘텐츠, 그것이 진정한 VR의 킬러 콘텐츠가 될 것이다. 임재경 와이드비주얼 대표 몇 년 전에 <아바타> 촬영감독인 마우로 피오레가 이끄는 세 미나에 간 적이 있다. 그는 <아바타>가 처음부터 끝까지 3D로 촬영한 영화는 아니라고 했다. <아바타>는 3D 영화의 붐을 일 으킨 작품이고, 그만큼 뛰어난 기술을 선보였지만, 관객을 고 려해서 그런 선택을 했던 것이다. 3D는 일상을 벗어나는 경험 이기에 오래 지속되면 어지럼증이나 멀미를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VR(VirtualReality,가상현실)콘텐츠도마찬가지다.보 는 사람이 재미없거나 지루한 것도 문제지만 그들이 콘텐츠 를 체감하는 환경 또한 중요하다. 갑자기 앞이나 뒤에서 사람 이 튀어나온다면 만드는 사람은 재미있을 수 있다. 하지만 보 는 사람이 어지러워서 볼 수 없다면 그게 무슨 소용이 있겠는 VR 영화와 영상 콘텐츠라고 다를 수는 없다. VR에 맞는 스토리가 따로 있는 건 아니다. 일반적으로 3D 영화는 <그래 비티>처럼 공간의 깊이가 중요하거나 <아바타>처럼 스펙터클 이중요한영화인경우가많지만,VR은그렇지않다.2D나3D 영상에비해VR만이가지고있는장점이너무많기때문에VR 영화는작품마다서로다른스케일과특징을가질수있다. 예를 들어보자. 전에 가수 남영주의 뮤직비디오 <누구 나>를 제작하면서 2D와 VR, 3D 입체 등 여러 버전을 만들었 다. 그렇게 함으로써 남자친구를 향한 마음을 담은 그 노래 가 사에 어울리도록 남영주가 나만을 바라보며 말을 거는 듯한 느낌을 주고 싶었다. HMD(Head Mounted Displayer)를 쓰 고 보는 VR은 혼자 보는 미디어, 나만을 위한 미디어로 기능 가. 이처럼 VR은 이전과 다른 시나리오와 공간 연출을 고민해 야 할 뿐만 아니라, 여러 새로운 요소를 고려해야만 한다. 기 술이 준비되었다고 해서 곧바로 VR이 가능하지 않은 건 이 때 문이다. 그릇이 달라지면 내용도 달라진다 얼마 전에 <하드코어 헨리>라는 1인칭 영화가 개봉했다. 이 영화는 1인칭 슈팅 게임처럼 진행되다가도 이따금 1인칭에 서 빠져나오곤 한다. 1인칭 시점으로만 보면 관객이 피로해지 기 쉽고,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건지 이해하지 못하는 대목 이 생길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처럼 내러티브의 구조와 스 토리텔링의흐름은형식에따라변화해야만한다. 3D영화붐을일으킨<아바타> 3D기법이효과적으로사용된영화<그래비티> 46 47 2016 05 06 Issue Insight Creative 2

VR은 사람과 - sitehomebos.kocca.krsitehomebos.kocca.kr/k_content/vol19/vol19_11.pdf · vr의 미래는 밝지만은 않다. 신체적인 문제에서부터 중독이라는 정신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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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VR 킬러 콘텐츠란 무엇일까?

VR은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것VR은 단순한 엔터테인먼트에 머물지 않는다.

마음을 치료하고 사람과 사람을 연결할 수 있는 VR은

결국 통신이고 네트워크다. VR 킬러 콘텐츠 역시

그런 맥락에서 고민해야 한다. 사람의 마음을 어루만지는

콘텐츠, 그것이 진정한 VR의 킬러 콘텐츠가 될 것이다.

글임재경와이드비주얼대표

몇년전에<아바타>촬영감독인마우로피오레가이끄는세

미나에간적이있다.그는<아바타>가처음부터끝까지3D로

촬영한영화는아니라고했다.<아바타>는3D영화의붐을일

으킨작품이고,그만큼뛰어난기술을선보였지만,관객을고

려해서그런선택을했던것이다.3D는일상을벗어나는경험

이기에오래지속되면어지럼증이나멀미를유발할수있기

때문이다.

VR(VirtualReality,가상현실)콘텐츠도마찬가지다.보

는사람이재미없거나지루한것도문제지만그들이콘텐츠

를체감하는환경또한중요하다.갑자기앞이나뒤에서사람

이튀어나온다면만드는사람은재미있을수있다.하지만보

는사람이어지러워서볼수없다면그게무슨소용이있겠는

VR영화와영상콘텐츠라고다를수는없다.VR에맞는

스토리가따로있는건아니다.일반적으로3D영화는<그래

비티>처럼공간의깊이가중요하거나<아바타>처럼스펙터클

이중요한영화인경우가많지만,VR은그렇지않다.2D나3D

영상에비해VR만이가지고있는장점이너무많기때문에VR

영화는작품마다서로다른스케일과특징을가질수있다.

예를들어보자.전에가수남영주의뮤직비디오<누구

나>를제작하면서2D와VR,3D입체등여러버전을만들었

다.그렇게함으로써남자친구를향한마음을담은그노래가

사에어울리도록남영주가나만을바라보며말을거는듯한

느낌을주고싶었다.HMD(HeadMountedDisplayer)를쓰

고보는VR은혼자보는미디어,나만을위한미디어로기능

가.이처럼VR은이전과다른시나리오와공간연출을고민해

야할뿐만아니라,여러새로운요소를고려해야만한다.기

술이준비되었다고해서곧바로VR이가능하지않은건이때

문이다.

그릇이 달라지면 내용도 달라진다

얼마전에<하드코어헨리>라는1인칭영화가개봉했다.이

영화는1인칭슈팅게임처럼진행되다가도이따금1인칭에

서빠져나오곤한다.1인칭시점으로만보면관객이피로해지

기쉽고,무슨일이일어나고있는건지이해하지못하는대목

이생길수밖에없기때문이다.이처럼내러티브의구조와스

토리텔링의흐름은형식에따라변화해야만한다.

3D영화붐을일으킨<아바타> 3D기법이효과적으로사용된영화<그래비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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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05 06Issue Insight Creative 2

할수있기때문이다.

그러므로어떤콘티가VR로만들어지는지보다중요한

것은그콘티를어떻게VR로만들것인가하는문제이다.<누

구나>같은러브스토리도좋고,스릴러나탐정영화여도좋다.

와이드비주얼이제작한VR드라마<쓰리바이쓰리>는스무

살재수생과취업난에시달리는대학졸업반학생,실연으로

상처받은젊은여자가등장하는이야기다.흔히VR로제작될

거라생각하는것과는전혀다른스토리인셈이다.

착상을바꾸는것도필요하다.와이드비주얼이제작한

최근콘텐츠중에SK브로드밴드의모바일동영상플랫폼옥

수수에서서비스되는‘최현우매직VR’이있다.세계최초로

마술과VR을접목한콘텐츠다.마술은트릭을감추어야하기

때문에무대전면만을보여주는2D로소화하기도힘든분야

이다.그걸360°로활짝열린공간에서찍으려니우려가많았

지만오히려그렇기때문에마술이더욱마술답게보일수있

었다.스포츠카가마술사최현우를치고지나간다,공간은열

려있다,그공간에서스포츠카가감쪽같이사라진다.진짜마

술인것이다.VR이담는공간과콘텐츠에대한이해,그리고

카메라와조명등의쓰임새만잘알고있다면불가능한일도

아니다.

재미있는점은,제대로잘만들었기만하다면대부분관

객이VR영화를한번이상본다는사실이다.VR영화는볼때

마다달라진다.한번에모든것을파악하기엔담고있는정보

가너무많기때문에내가무얼놓쳤을까궁금해하면서반복

관람하게된다는뜻이다.그과정에서관객은다른영화보다

능동적으로VR에반응하게된다.이는광고,특히PPL을위

한플랫폼으로서도매우중요한요소가될수있다.VR의여

러요소에능동적으로반응하는관객은광고를접하면서도

마찬가지로행동할가능성이크다.

하지만이때도잊지말아야할사실은관객이편안하게

볼수있는가의문제이다.아무리혁신적인기술과내용을담

은콘텐츠라하더라도관객이볼수없다면무용지물이다.기

술적인문제로실시간모니터링이어렵기는하지만(가능하

기는하다)나는언제나콘티를그리면서이것이VR로어떻

게옮겨질지,관객은어떻게반응할지미리체크하는편이다.

투자가 있어야 수익이 있다

잘만든VR콘텐츠는곧바로수익과연결될수도있다.지난

해미국의더밀(TheMill)이라는회사가VR영화<헬프>를

만들었다.<헬프>는구글이모바일전용으로제작한영화를

선보이는어플리케이션구글스포트라이트스토리(Google

SpotlightStories)의첫번째실사영화로,도시를휩쓰는정

체불명의괴물을담고있다.

더밀은이5분짜리영화를만들기위해13개월간81명

의인력을투입했고1,300만프레임이넘는영상을촬영했

다.그자료를근거로하여동료들과장난처럼<헬프>의인건

비를계산해봤다.미국은한국보다인건비가비싸니까한사

람월급을천만원이라고치면,13개월동안인건비로만

10억5,300만원이나간셈이었다.

그런투자는헛된것이아니었다.그들이사용한하드웨

어-소프트웨어툴중의하나는회사이름을딴‘밀스티치(Mill

Stitch)’였다.현장에서찍은영상을실시간으로스티칭할수

있는이툴을홍보하는데<헬프>보다좋은수단이있었을까

싶다.더밀의투자는작지만장래성있는회사로성장하는밑

거름이되었고,결국5천억원가량에회사를넘길수있었다.

이는현재한국대기업과VR시장에시사하는바가크

다.기업이수익을창출하려는것은당연하다.그런데어떻게

하면돈을벌수있는지를알아야한다.플랫폼만열어놓고콘

텐츠를채우지않으면그게돈이될까?HMD만출시해놓고

그걸로볼만한콘텐츠를공급하지않으면그비싼HMD를팔

수있을까?

1남영주의VR뮤직비디오<누구나>

2더밀의VR영상3밀스티치의적용사례

4VR영화<헬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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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05 06Issue Insight Creative 2

VR의 미래는 밝지만은 않다.

신체적인 문제에서부터 중독이라는 정신적 질환까지,

VR을 둘러싼 우려와 그 해결 방법을 진단한다.

소문만 들었지 직접 VR을 경험해본 적은 없는 이들을 위한

VR 체험 공간들을 소개한다.

Critic보다결점없는세상을향해

World View2.86억명의거대한시장이깨어난다

풍문으로만들었던VR,제가한번체험해보겠습니다

아직확실하지않은시장에먼저나서서마케팅비용을

소비하고싶지않다는뜻일수도있다.하지만현재해외에선

새로운플랫폼을열면서대부분콘텐츠제작과서비스계획

을함께발표한다.중국의동영상플랫폼아이치이가VR플랫

폼‘iVR+’을열면서기존영상물10편과게임100편을VR버

전으로제작하겠다고발표한것이그예다.

마음으로 다가가는 VR

IT산업의강국이자선도자였던한국이유독VR에만보수적

인이유는3D의실패때문일것이다.삼성과LG가야심에차

서내놓은3DTV는거의한국만만든상품이었지만결국실패

하고말았다.지금VR을걱정하는사람들은VR콘텐츠를3D

의그것과비교하는경향이있다.하지만둘은전혀다르다.

VR영상은3D영상과비교할수없을정도로다양한영

역에서활용될수있다.일단VR은카메라가다르다.지금은

건물구석구석에CCTV를달아야하지만360°촬영이가능한

VR카메라가있다면한대만으로사무실전체를볼수있다.

하지만이것은VR이가지는가능성의10%도되지않는,아

주사소한장점일뿐이다.

사실플랫폼이그렇게중요한건아니다.플랫폼이없어

서VR을못만들겠다는사람은없다.유튜브와페이스북이

360°영상지원을시작했기때문에마음만먹으면누구든VR

영상을인터넷에올리고공유할수있는시대가되었다.문제

는한국에서는VR이엔터테인먼트로만인식되는탓에그무

궁무진한가능성을제대로인정받지못하고있다는사실이다.

혼자방안에앉아현실을경험할수있는VR은치료용

으로쓰일수도있다.대인기피증과고소공포증,광장공포증

처럼단순한상담만으로는치료하기어려웠던증상들이그

대상이다.버스타는법을알려주는VR도있다.심신에장애

가있는아이들과직접거리에나가버스에타는법을배우기

란무척어려운일이지만,VR을이용하면타야할버스를알

아보는법부터버스카드사용법,버스에타고내리는법까지

모든과정을안전하고마음편하게연습할수있는것이다.

하지만이보다중요한기능이있다.여기어느할머니가

있다.그녀는외국에살고있는손녀를무척아끼고그리워하

지만,장거리여행이힘든고령이어서손녀의결혼식에참석

할수없다.하지만홀로그램과결합된VR결혼식을올릴수

만있다면할머니는곁에서보는것처럼손녀의결혼식을지

켜보고하객들과어울리며대화할수있을것이다.

그래서나는VR의끝은통신이고네트워크라고말하곤

한다.VR은결국사람과사람을연결하는것이다.우리는VR

을이용해움직일수없는친구를몰디브의푸른바다로데려

갈수있고,다시만나지못할먼곳에있는친구와반갑게해

후할수있다.사람의마음을어루만지는콘텐츠,그것이진정

한VR의킬러콘텐츠가될것이다.

5VR드라마<쓰리바이쓰리>

6평창동계올림픽VR홍보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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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sue Insight Creative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