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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21> 1994년 3월 3일 등록(등록번호 서울 다 06596) 1994년 5월 31일 제3종 우편물(가급)인가 한겨레신문사 (우)121-750 서울시 마포구 효창목길 6 전화 1566-9595 종합시사주간지

또 한 번의 프러포즈' 한겨레21 특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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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

레21>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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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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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2: 또 한 번의 프러포즈' 한겨레21 특별판

002

<한겨레21> 편집장 안수찬입니다.

지난 3월9일부터 과분한 일을 맡았습니다. 편집장이 된 뒤, 부족하나마 매체 혁신을 거듭 시도하고 있

습니다.

첫째, 포털·신문·방송 등을 살피지 않더라도 <한겨레21>만으로 충분히 뉴스를 이해할 수 있도록 편집

하고 있습니다. 국내 주·월간지 가운데 처음으로 매체 앞부분에 ‘브리핑’ 섹션을 만들었습니다. <한겨레

21>의 브리핑을 읽는 것만으로도 필요한 뉴스를 충분히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둘째, 주요 이슈에 대한 심층 탐사보도를 강화했습니다. 어느 언론도 그 실체를 밝혀내지 못한 세월호

참사를 연속 보도하고 있습니다. 방대한 사건 관련 자료를 독점 입수해 지금 이 순간에도 분석하고 있

습니다. 아울러 국내 언론 가운데는 처음으로 1년 장기 추적 프로젝트를 시작했습니다. 가난한 이들의

이주 경로를 따라 밟으며 역시 연속 보도를 내놓고 있습니다. 그 밖에 다양한 현안의 탐사보도를 강화

하고 있습니다.

셋째, 읽는 재미에 더해 유용한 정보를 제공하는 문화 콘텐츠를 보강했습니다. 영화, 문학, 출판,음악, 라

이프 등 각 분야별 칼럼과 기사를 ‘레드’ 섹션에 배치했습니다. 앞으로도 계속 장르별·영역별 기사를 보

완하고 덧대겠습니다.

넷째, 좋은 언론 만들기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세상을 바꾸는 게 언론이라면, 언론을 바꾸는

게 이 시대의 가장 중요한 과제 가운데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지면 곳곳에 언론 혁신을 위한 뉴스 콘텐

츠를 전면 배치하고 있습니다.

다섯째, 디지털 시대에 걸맞은 좋은 언론으로 변모하려 합니다. 머지않아 어느 국내 언론도 시도하지 않

았던 새로운 형식의 ‘좋은 디지털 언론’ 모델을 선보이려 합니다.

편집장 취임 이후, 권두언인 ‘만리재에서’를 통해 저희의 각오와 방향을 조금씩 밝히고 있습니다. “차근

차근 그러나 쉼없이 그러다 결정적으로 변신할 것이다” “기꺼이 주머니를 여는 독자들을, 비록 소수라

할지라도, 가장 귀하게 모실 것이다. 그것이 뉴미디어로 향해 가는 우리의 이념이다” “다양한 기사를 갖

추면서도 선택과 집중의 아름다움과 힘을 보여드리겠다” “작지만 아름다운 매체가 되겠다”고 말씀드렸

습니다.

<한겨레21>은 혁신을 꿈꾸는 독자들을 위해 혁신을 두려워하지 않는 기자들이 만드는 매체입니다. 이

매체를 가꾸기 위해서는 여러분의 응원과 도움이 필요합니다. 정기구독 신청을 감히 청합니다. 권력과

타협하지 않고, 오직 진실을 갈구하며, 공정의 잣대로 성찰하는 언론이 되기 위해서는 정기구독자가 꼭

필요합니다. 동전 한 닢 주십시오. 진실 보도로 보답하겠습니다. 독자 여러분 모두의 건강, 건투, 건필을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차근차근 쉼없이 결정적으로

안수찬 편집장

만리재에서

발행인 정영무 편집인 김현대 편집장 안수찬 기획팀 구둘래 팀장 박수진 이정연 김범준 취재1팀 송호진 팀장 정은주 전진식 송채경화 김효실 취재2팀 황예랑 팀장 신윤동욱 이문영 이완 김선식 사진 박승화 부장 김진수 류우종 정용일

사진자료 김윤전 특파원 박현(워싱턴) 성연철(베이징) 길윤형(도쿄) 객원기자 김양균(디지털) 김승미(피플) 곽명동(문화) 박현숙(중국) 코모레비(필명ㆍ일본) 교열 허선주 서윤희 디자인 Design Zoo 장광석 실장 손정란 팀장 최혜란 박민지

부국장 이재원 광고 강대성 부장 정홍근 김혜주 제작 이상용 부국장 마케팅 박용태 부장 김정엽 이병을 이문기 관리 이유경 부장 박지훈 인쇄 (주)성전기획 홈페이지 h21.hani.co.kr 전자우편 [email protected] 트위터 @han21_editor

페이스북 www.facebook.com/hankyoreh21 기사 제보 02-710-0519 (팩스 02-710-0555) 광고 문의 02-710-0578 구독신청 및 문의 1566-9595/ [email protected]/ 인터넷서점(예스24, 인터파크, 알라딘, 반디앤루니스) 등록

1994.03.03 창간 1994.03.16 등록번호 서울 다-06596 발행 한겨레신문(주) 서울특별시 마포구 효창목길 6 (공덕동 116-25) (우) 121-750

<한겨레21>은 한국간행물위원회 윤리강령 및 실천요강을 준수합니다. <한겨레21>에 실린 글, 그림, 사진 등 저작권자가 표시되어 있지 않은 모든 자료는 발행사인 한겨레신문(주)에 저작권이 있으며, 서면 동의 없이는 어떠한 경우에도 사

용할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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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3

혁신을 보고드립니다

칼럼 ‘만리재에서’는 <한겨레21> 편집장이 독자에게 보내는 러브레터다. 시사 문제를 논하지만 실은 편집장

이 ‘무엇을 했다’ ‘무엇을 하겠다’ ‘예쁘게 봐달라’는 사랑 고백과 다름없다. 사랑 고백은 항상 널 언제부터 지

켜봤고, 앞으로 무엇을 해주겠으니 함께 행복하자는 것 아닌가.

독자를 사랑하는 <한겨레21>은 최근 변화를 겪었다. 편집장이 바뀌었고, 뉴저널리즘의 깃발을 들었다. “매

거진이야말로 디지털 미디어 시대의 미래이니, 좋은 기자들에게 동전 한 닢 던져주지 않는 세상일지라도,

대중언론·과학언론·문학언론의 뉴저널리즘을 구현하겠다”고 다짐했다(제1062호 ‘보고드립니다’). 그 다

짐을 담은 ‘만리재에서’의 고갱이를 추렸다. 이 보고는 끝나지 않았다. 현재진행형이다. _편집자

4월2일, 서울 광화문에서 삭발한 세월호 유족들의 외침, “진상 규명이

먼저”라는 절규는 이별의 절차에 대한 것이다. 이 점에 대해선 대통령도

마음 깊이 알고 있으리라 믿는다. 인간이 겪어낼 수 없는 종류의 이별을

대통령은 두 번이나 치렀다. 다만 대통령의 옛 이별에 대해 당시 정부가

모든 자원을 동원해 ‘왜 그런 일이 있었는지’ 명명백백히 밝혀냈다는 것

을 우리 모두 알고 있다. 이별에는 그런 대접이 필요하다.

그런 대접을 준비하지 못한 것은 언론도 마찬가지다. 이별의 실체를 묻

는 세월호 유족들에게 한국 언론은 지난 1년 동안 거의 아무것도 답하

지 못했다. 도대체 왜 그런 일이 일어났는가. 진상 규명은 정부의 책임인

동시에 언론의 책무다. 언론이 정치·예술·과학 등과 구분되는 것은 ‘오

늘 우리의 중요한 사실’을 다루기 때문이다. 애초부터 논평은 모든 이의

권리이므로, 논평만 하는 언론은 논평하는 정치·예술·과학에 비해 우

월하지 않다. 오직 사실과 진실이 언론을 특별하게 만든다. 이마저 놓아

버리면 언론의 생명은 그만 끝나는 것이다.

<한겨레21>은 이번호부터 세월호 관련 기사를 연속으로 내놓는다. 그때

그 순간 누가 무엇을 어떻게 왜 했는지 최대한 규명하겠다. 지난 1년간

그랬던 것처럼 애도와 위로, 슬픔의 공유도 게을리하지 않겠다. 충분히

애도해야 다시 일상을 살아낼 수 있다. 지면의 부족으로 충분히 다루지

못한 기사가 있다. 다음호, 그리고 그 다음호에도 세월호 사건의 실체를

밝히려는 기사를 싣겠다.

지배적 이데올로기에 기초한 합의 영역의 보도는 많은 독자를 끌어들인다. 그래서 언론의 대표상품은 대부분 애국심, 민족주의, 반공주의 등에 바탕한다(종합편성채널의 지속적 ‘반북 보도’를 보라). 반면 일탈 영역에 대한 보도는 오래가지 않는다. 일탈은 안정감을 희구하는 대다수를 불편하게 만든다. ‘냄비식 보도’는 주로 일탈 영역에 대한 것이다. 우르르 보도했다가 화르르 사라진다.

여기 ‘세월호 사건’이 있다. 성완종 사건을 취재하는 저 많은 매체와 기자들이 달려들어 갈가리 찢긴 사실의 파편을 이어붙였다면, 지금쯤 그 진상의 대강을 온 국민이 알게 됐을 것이다. 그러나 세월호 사건은 이례적 비극이라는 ‘일탈’의 심해에 머물러 있다. 1주기를 맞아 각 언론이 기사를 내보냈지만 냄비 보도에 그칠 것이다. 계속 보도하는 것은 ‘시장적 오판’이라 생각할 것이다.

우리는 다른 가능성을 보고 있다. 눈 돌리고 싶은 비극이지만, ‘세월호 사건’은 박애와 정의를 강하게 자극하는 뉴스이기도 하다. 박애·정의는 인류 보편의 이데올로기다. 기왕의 합의 영역에 있는, 그래서 많이 읽어볼 것이 확실한 기사를 향해 모든 언론사가 달려가는 동안, 우리는 일탈 영역에 놓인 기사를 합의 영역으로 상향시키려 한다. ‘합의’와 ‘일탈’의 긴 해자를 메워보겠다. 박애·정의에 호소하는 사실을 팔아보겠다. 이번호에도 단독 기사를 내놓는다.

‘제패하겠다는 욕심으로 큰 나라들에 대항해선 안 된다(중과부적)’고 말한 맹자는 그 해법도 내놓았다. ‘천하의 마음을 얻어라. 강하지만 간악한 나라를 버리고 작지만 아름다운 나라를 따르는 이가 늘어날 것이다.’ 작지만 아름다운 매체가 되겠다.

제1056호●

이별의 절차

제1058호●

중과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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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4: 또 한 번의 프러포즈' 한겨레21 특별판

004

‘브리핑’이라는 꼭지의 꼴을 완성했습니다. 바글바글 10, 이주의

키워드, 월드와이드 Q4, 더 친절한 기자의 뉴스 A/S, 떠난 사람

등을 한 호흡에 읽으면, 지난주의 어지간한 뉴스를 모두 파악할

수 있도록 꾸몄습니다. 이번호부터 ‘레드’ 꼭지도 바꿨습니다. 출

판, 영화, 방송, 음악, 스포츠, 음식 등 여러 문화 영역의 리뷰와

기사들을 매주 싣겠습니다. 기왕의 훌륭한 필진에 더해 몇몇 칼

럼 필자들도 새로 모셨습니다. 원래 저희의 강점이 문화, 교양,

지성에 있습니다. 계속 더 강하게 키우겠습니다.뉴스룸의 구성도 바꿨습니다. 정치·사회·경제·문화팀 등을 통

폐합해 취재1팀, 취재2팀으로 이미 간소화했습니다. 이제 새롭

게 ‘객원기자’도 함께 일합니다. 기성 또는 대안 언론에서 기자

이력을 갖춘 훌륭한 인재를 뉴스룸 외곽에 모시고, 내부 기자들

과 함께 더 좋은 기사를 준비하겠습니다. ‘뉴스 콘텐츠 제휴’도

새로 시작합니다. 디지털 미디어 시대의 선두주자로 떠오르고

있는 <슬로우뉴스>와 좋은 뉴스를 나누고 공동취재도 벌이기로

약속했습니다. 앞으로 객원기자와 콘텐츠 제휴 매체가 계속 늘

어날 것입니다. <한겨레21>은 하나의 매체인 동시에 여러 언론·

언론인의 네트워크입니다.

아빠가 친구들과 함께 만든 이번호는 너와 네 친구들에게 내미

는 작은 손이야. 세상의 모든 기적들에게, 그리고 그 기적 같은

어린이들이 만나게 될 슬픈 세상에게 내미는 손이지. 아빠와 친

구들은 아이에게 함부로 희망을 말하는 어른을 믿지 않아. 그저

괜찮을 거라고 말하는 어른을 믿지 않아. 희망보다 위대한 것은

진실이지. 좋은 어른은 그 진실로 향하는 길을 아이에게 안내하

는 사람이라고 아빠는 생각해. 희진, 작은딸. 이름 그대로 ‘진실

을 갈구하는’ 아이. 네가 어른이 되어 세상의 슬픔에 너무 힘겨

워하지 않도록 더 많은 진실을 알아내볼게. 진실이야말로, 슬픈

세상 버티게 만드는, 너를 닮은 기적이란다.

제1060호●

희진

제1062호●

보고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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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5: 또 한 번의 프러포즈' 한겨레21 특별판

005

<한겨레21>을 보는 것은 “시민민주주의의 기본적

인 것에 닿아 있다”고 김영란(59) 전 대법관은 말

한다. 김영란 전 대법관은 이른바 ‘김영란법’(부정

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을 제

안해 공무원 등이 명절·관례 등을 이유로 거리

낌 없이 금품을 주고받는 행위를 금지해 한국 사

회의 부정부패를 줄이는 데 일조했다는 평을 받

는다. 또 대법원에 재직할 때 여성 등 사회적 약

자와 소수자의 권리를 신장했다는 평가를 받았

다. <한겨레21>이 그동안 추적해온 기사 방향과

일치한다.

 

<한겨레21>을 본 지 어느 정도 되었나.

지난해 봄부터 보기 시작했다. 주간지는 일방의

주장이 아닌 다른 상대방의 주장도 싣는다. 물론

결론은 한쪽에 동조할 수 있지만 대립되는 주장

을 깊이 있게 알도록 해줘 훨씬 더 시민민주주의

의 기본적인 것에 닿아 있다.

 

스마트폰으로 기사를 보는 것보다 종이 매거진을

구독하는 장점은 뭘까.

스마트폰으로 보는 기사는 일단 제목 자체가 관

심이 없거나 흥미를 끌지 않으면 클릭을 하지 않

는다. 종이 매거진은 전체 내용이 한눈에 들어온

다. 흥미가 없더라도 ‘이런 관점이 있네’ 하고 볼

수 있어 자신도 모르게 지평을 넓힐 수 있다. 나

는 아날로그 세대라서 그런지 종이로 보는 게 더

좋다.

 

종이를 넘겨가며 읽는 장점을 사람들이 몰라 우

리도 아쉽다.

일단 <한겨레21>이 오면 죽죽 넘기면서 본다. 그러

다가 눈길 닿는 기사가 있으면 바로 읽는다. 예전

학교 다닐 때 <타임>을 봤는데, 그때도 처음에 안

보면 끝까지 안 읽게 되더라. 책은 쌓아놓으면 안

된다.

 

최근 <한겨레21>을 보다가 눈길을 멈추게 만든 기

사는 뭔가.

‘좋은 기자 프로젝트’가 생각난다. 강연을 나가면

‘판사가 되고 싶다’는 올바른 꿈이 아니라고 말한

다. ‘올바른 판사가 되고 싶다’가 바람직한 꿈이라

고 이야기한다. 그런 관점에서 보면 기자도 마찬

가지다.

 

마지막으로 구독 추천의 한 말씀.

요즘 사람들은 바빠서 신문도 못 읽고 인터넷으

로 눈에 띄는 기사만 얼른 읽어보고 지나치는 경

우가 많다. 재미있는 연예 기사만 읽기도 한다. 하

지만 (주간지를 통해) 심층적으로 사회현상을 다

루는 기사를 보면 사회와 끈을 놓지 않는 효과가

있다. 민주주의가 나아가는 데 좋은 언론의 역할

이 반드시 필요하다.

“시민민주주의의 기본”

김영란 전 대법관 “민주주의가 나아가는 데 좋은 언론의 역할이 반드시 필요해”

이완 기자 [email protected]

자신 있게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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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6: 또 한 번의 프러포즈' 한겨레21 특별판

006

개그맨 김준현은 <한겨레21>의 인터뷰 요청에 흔

쾌히 응했다. 알고 보니 그는 대학 시절 <한겨레

21>을 2년간 정기구독한 ‘올드 멤버’였다. 그리고

최근 다시 <한겨레21>을 가방에 넣고 다니며 보겠

다고 했다. ‘고~뤠? 야, 안 되겠다. 김준현 인터뷰

좀 해야겠다.’(̂ )̂ 한 케이블방송 프로그램을 끝내

고 바쁘게 움직이고 있는 ‘개그 대세’ 김준현을 붙

잡았다.

<한겨레21>을 대학 때 봤다고 들었다.

정기구독을 신청해 과방에서 친구들과 함께 봤

다. (과 비용으로?) 내가 구독해서 봤다. (웃음) <씨

네21>도 보고, <페이퍼>도 재미있게 읽었다. 대학

생 때는 뭐라도 읽어야 할 것 같았다. 사회에 무관

심하면 불평밖에 하지 않는데, 관심을 가져야 투

표도 하고 상황을 바꿀 수 있다. 이 시대 젊은이

들에게 필요한 일이다.

 

동감한다. 젊은이들과 많은 대화가 필요한데 <한

겨레21>이 다가가려면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

<한겨레21>은 시사주간지이지 않나. 신문과 다르

게 깊이 파고들고 심층적인 이야기를 담을 수 있

으니 시원하고 과감한 기사를 실었으면 좋겠다.

요새 몇 년 동안 우울했는데, 많은 의미로 여러 가

지 사건이 생겨서 답답하다. 20대, 30대, 40대가

가슴 뜨거워질 만한 것이 줄어들고 있는데 피가

끓을 수 있는 기사를 보여주면 좋겠다.

기사를 보는 건 개그 아이디어를 얻기 위해서인가.

계속 텍스트를 읽는다는 건 자신의 내공이 생긴

다는 의미일 것이다. 똑같은 기사를 스마트폰으

로 보기보다는 활자로 박혀 있는 것을 보면 이래

저래 생각의 방향이 넓어지는 것 같다. 세상의 흐

름을 알고 있어야 개그 아이디어를 찾을 수 있다.

 

요즘은 어떤 기사가 좋나.

최근엔 좋은 일이 없고 사건·사고가 많아서 훈훈

한 기사가 좋다. 오스트레일리아에서 다친 엄마

코알라가 수술을 받을 때 아기 코알라가 꼭 붙어

있는 사진을 봤다. 가슴이 뭉클했는데 이런 기사

는 의식적으로 찾아보는 편이다.

 

<한겨레21> 구독을 추천하는 한 말씀.

소주 한번 안 먹고 맥주 한잔 덜 먹고, 굳이 시사

에 관심을 가져야겠다는 부담 없이 <한겨레21>을

옆에 두고 보는 것 자체로 이 시대를 살아가는 재

미를 조금 더 느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캬

아~, 그는 수많은 유행어를 만든 개그맨이다.) <한

겨레21>을 옆에 놔두는 것만으로도 폼 나잖아. 어

디 가서 휴대전화 꺼내볼 게 아니라 <한겨레21>을

꺼내면 있어 보인다!

“옆에 놔두는 것만으로 폼 나잖아”

개그맨 김준현 “20대, 30대, 40대 피가 끓을 수 있는 기사를”

이완 기자 [email protected]

자신 있게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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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7

채환 학생의 시험 시간이 남는 이유

‘단박인터뷰’ 독자들의 한마디

단박인터뷰 최예린(31)

“개인적으로 기자 생활을 하던 지난해 8월 세

월호 순례단이 대전에 도착해서 취재를 한 적

이 있다. 그때 정은주 기자를 보았다. 유성성당

에서 음악회가 열렸는데 관객석에 앉은 정 기자

가 눈물을 잠깐 훔치는 걸 보았다. 기사 자체도

좋지만 ‘정은주 기자가 쓴 기사니까’라는 믿음

이 있다.”

강전도(43)

“젊은 세대를 당부한다. 대학가가 보수화되는 것

같고. 그들에게 다가갈 방법을 더 연구하기 바

란다.” 김정옥(40)

“<한겨레21>은 늘 저를 자극하는 무언가가 있어

요. 수업 시간에 아이들에게 이런 주제를 어떻

게 끌어낼 수 있을까 고민하게 합니다. 내가 걸

어가는 이 길이 맞는가, 삶의 방법을 고민하게

하고, 때로는 지지도 얻습니다.”

김재원(26)

“‘노동 OTL’ 기사는 아직도 잊을 수 없다. 그런

시도를 하는 기자들이 존경스러웠다. 그 뒤로

고깃집에 가서 절대 (종업원을) 여러 번 안 부른

다. 기사를 보고 나서는 못 그러겠더라.”

손경철(48)

“폐간되지 않고 살아남길 바라기 때문에 정기구

독을 한다. 후배 하나도 의무감으로 <한겨레21>

을 읽는다. 둘이 만나면 <한겨레21>에서 다뤘던

기사 주제를 갖고 술을 푼다. 기사 쓰기 힘들다

는 거 알지만, <한겨레21> 기자분들은 사명감을

가지셨으면 좋겠다.”

백채환(17)

“친구들한테 사회문제에 대해 말할 수 있어서

좋다. 글이 긴 <한겨레21>을 오랫동안 읽어서

빨리 읽는 습관이 들었다. 수능 모의고사를 봐

도 남들은 시간이 모자란다고 하는데 시간이

남는다.”

허미현(23)

“최근 ‘특집호’가 많이 나오고 있다. 세월호 특집

도 했고 어린이 특집도 했다. 다른 잡지와는 확

실히 차별화된 느낌이다.”

<한겨레21>은 매주 ‘단박인터뷰’를 통해 정기독자의 이야기를 담습니다. <한겨레21> 기자에게 직접 “이 기

사는 왜 이렇게 썼냐”고 투덜댈 수 있는 기회! 한번 느껴보고 싶지 않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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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8: 또 한 번의 프러포즈' 한겨레21 특별판

008

세월호

정은주 기자가 세월호 유가족과 함께한 시간들을

기억하십니까. 그는 세월호 참사로 숨진 단원고 2

학년생 고 김웅기군의 아버지 김학일씨와 고 이

승현군의 아버지 이호진씨, 누나 이아름씨와 함

께 경기도 안산에서 전남 진도 팽목항을 거쳐 대

전까지 800km 길 위를 함께 걸었습니다. 발로 꾹

꾹 되짚은 세월호 참사의 기억을 써내려간 그는

이제 입법·행정·사법부에서 만든 3테라바이트

(TB) 규모의 세월호 관련 문서를 손으로 뒤지고

있습니다. 단독 추적 결과는 <한겨레21>에 계속 연

재됩니다.

 

페이스북 댓글 

Hobeen Seo 참언론, 참언론인 응원합니다.

김인호 <한겨레21>과 한참을 같이 해야 할 이유가 또 생

겼습니다. 정 기자님 감사드립니다.

강지연 기자님 걸으실 때마다 다리 절뚝거리시던데….

마음이 짠했어요.

안석윤 고맙습니다, 저희 대신 같이 걸어주셔서.

장발장은행

전진식 기자는 ‘가난이 죄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장발장은행과 손을 맞췄습니다. 한국 사회엔 벌

금을 내지 않았다는 이유로 몸이 갇히거나 수배

를 당해야 하는 사람들이 한 해 4만명에 이릅니

다. 장발장은행은 무이자·무담보로 벌금을 대출

해줘 새 삶을 응원하는 캠페인입니다. 전진식 기

자는 우리 시대 ‘장발장’의 사연을 발굴하고 온라

인 포털 사이트에 연재해 장발장은행 후원을 모

았습니다. <한겨레21>은 장발장은행 외에 정신대

할머니를 그린 영화 <귀향>을 후원하는 송호진 기

자의 ‘언니야 이제 집에 가자’, 황예랑 기자의 ‘우

리 엄마의 감정노동 이야기’, 이완 기자의 ‘대한민

국 직장인 OTL’ 등 새롭고 참신한 뉴스펀딩 기획

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뉴스펀딩 댓글

앵두초 기사를 읽고 난 후, 머릿속에서 많은 생각이 드

네요. 딸아이를 혼자 키우면서 힘들 때 아주 가끔 ‘차라

리 고아원에 보낼까’라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그 몹쓸 마

음이 들 때마다 어린 딸내미 손을 잡고 한강을 찾아가서

다른 데서는 볼 수 없어요

마음을 주고받은 세월호 동행, 가난의 경로 1년 심층 보도, 가난한 이에게 벌금 대출해주는

장발장은행 후원 프로젝트, 메르스 환자 의무기록 등 단독 보도

<한겨레21>은지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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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시간, 2시간, 유유히 흐르는 강물을 보며 부모로서 갖

는 ‘책임과 의무’를 되새기며 마음을 다잡곤 했고요. 미

혼모로 그렇게 지독한 방황과 눈물로 키운 아이가 벌써

초등학교 6학년입니다. 이 기사를 읽은 뒤 제가 딸아이

손을 놓지 않고 엄마임을 포기하지 않은 게 그저 감사할

뿐입니다.

그대웃어요 장발장은행 흥하길~. 후원자도 많이 생겼

으면 좋겠고, 어려운 사람들에게 힘이 되어주는 좋은 은

행이군요. 저도 미약하나마 동참합니다.

 

 

메르스

<한겨레21>은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감염으

로 숨진 36번째 환자와 82번째 환자 부부의 의무

기록을 단독 입수해 보도했습니다. 기록을 통해

되짚은 이들의 죽음은 왜 한국이 메르스 대응에

실패했는지 적나라하게 보여줍니다. 국가가 보호

하지 못한 죽음 앞에서 이 부부의 자식들은 “국가

의 살인”이라고 참았던 말을 끄집어낼 수밖에 없

었습니다. 이런 안타까운 죽음 앞에서 우린 무엇

을 할 수 있을까요? <한겨레21>은 공공병원을 늘

리고 공공의료를 강화해야 한다는 ‘살아남은 자

들의 과제’도 짚었습니다.

 

<슬로우뉴스> ‘좋은 기사 솎아보기’

메르스 확진 환자가 나온 지 한 달이 지났다. 언론들은

메르스가 한 달 동안 잡히지 못하게 한 한국 사회의 주

범들을 고발하는 기사를 썼다. 그중에서도 <한겨레21>

기사는 단연 돋보인다. <한겨레21>은 세 번째 사망자의

의무기록 615장을 분석했다. 615장의 의무기록에는 그

가 메르스에 걸려 사망하기까지의 과정이 적나라하게

드러나 있다. 더불어 한 사람이 죽어가는 과정에서 정부

는 무엇을 했고, 대통령은 무엇을 했는지 잘 드러나 있

다. 보건 당국은 기저 질환이 없으면 죽지 않는다고 국

민을 안심시키고, 언론은 ‘시민의식’ 운운하며 환자 탓을

했다. <한겨레21>이 보도한 이 기록에는 보건 당국과 언

론의 주장에는 없는 억울한 사망자와 그 가족의 눈물이

담겨 있다. 메르스 대응 요령을 캄보디아, 인도네시아,

네팔, 필리핀, 타이, 우즈베키스탄, 베트남 등 7개국 언어

로 번역한 기사도 눈에 띈다. 정부의 방역망에서 보호받

지 못하는 국내 거주 외국인을 위한 것이다. 메르스 관

련 문제가 생겼을 때 통역을 지원해줄 연락처도 있다.

 

 

가난의 경로

“가난은 어디에나 있지만 어디엔가 모여 있다. 보

편적 가난은 확산되지만 절대적 가난은 집중된

다. 절대적 가난의 경로가 응축된 건물이 있다. 서

울남대문경찰서(서울 중구)에서 북서쪽으로 질

러 오르면 낡은 건물들 사이로 좁은 골목길이 나

온다. 새꿈어린이공원을 마주 보고 지하 1층에 지

상 4층짜리 건물이 있다. ‘동자동 9-20’을 주소

로 쓴다. 현대사의 격랑에 파손되고 산업화의 파

고에 휩쓸린 이들이 한 뼘 방 안으로 모여 이웃을

이루며 산다. 그들 45개 방의 입주민들이 강제퇴

거를 요구받고 있다. 건물주는 보수공사를 이유

로 전원 퇴거를 압박하고 있다. 퇴거가 현실화되

면 9-20으로 자신들을 이끈 길 위에 그들은 다시

부려질 것이다. 가난의 길에서 ‘이탈할 기회’를 한

차례도 얻지 못한 사람들이 과거 거쳐왔던 길을

되풀이해 밟을 것이다.” 이문영 <한겨레21> 기자는

한국 언론 가운데 처음으로 가난한 이들의 생애

경로를 추적하는 1년짜리 심층탐사 프로젝트를

벌이고 있습니다.

 

포털 댓글

hurz**** 가난은 어디에나 있지만 어디엔가 모여 있

다. 보편적 가난은 확산되지만 절대적 가난은 집중된

다. 기사 첫 줄에 가슴이 탁 막히네요. 정말 예리한 표

현입니다.

kkki**** 읽다가 눈물이 나왔습니다. 나는 엄마가 밥 차

려주고 아빠가 일하시면서 돈 벌어다주며 제 뒷바라지

를 해주시는 게 너무 자연스럽고 일상적이어서 감사한

걸 모르고 살았네요. 저렇게 사시는 분들도 있구나. 쪽

방촌, 판자촌이 저렇게 심각하구나.ㅠㅠ

hj_h**** 오랜만에 제대로 된 기사를 다운받아 본 듯해

요. 가볍고 오탈자 많은 연예기사만 판치는 곳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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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이 기자생활이 기자 천성이 기자

취재하러 다니느라 자리에 잘 있지 않고, 사무실 자리 배치와 상관 없지만 ‘옆자리 기자를

소개합니다’

옆기소

긴장과 이완의 변증법

이완 기자를 처음 본 건 2006년 겨울입니다. 저는 한 해 전 입사해 사회부에서

뒹굴고 있던 신참 기자였고, 그는 이제 막 뒹굴 운명에 놓인 가련한 수습기자

였습니다. 그해 겨울은 우리 모두 빈털터리였습니다. 먹을 것 찾아 사회의 뒷골

목을 다니는 동물처럼, 그와 나는 매일 일간지 기자의 고단한 일상을 견뎌내고

있었습니다. 그 시절도 이제 가뭇가뭇한 지금, 그는 긴장과 이완의 변증을 견딜

줄 아는 성실한 기자가 되어 있습니다. 낭중지추는커녕, 때를 못 기다리고 스스로 젠체하는 기자가 넘치

는 요즘, 그의 성실이 더 반짝입니다. 아래 시는 그를 위한 저의 술주정이자 상찬입니다. ‘이완을 위하여’.

말뚝과 목줄 사이 직선의 팽팽함이여/ 원주를 그리며 반복하는 일상의 팍팍함이여/ 쿨럭쿨럭 껑충껑충

뛰어 날 수도 없는 기자의 고단함이여/ 그 긴장의 하루하루여// 보드라운 여인의 두부 같은 살결이여/ 원

주의 한 점을 뚫고 환상의 접선을 만들어내는 물결이여/ 하하 호호 헤헤 빙그레 풍선처럼 웃는 마감의

보람이여/ 그 이완의 하롱하롱이여// 그 긴장 그 이완이 만나는 곳에 성실이 있으니/ 일진과 수습의 팽팽

한 직선에서든/ 동료와 동료의 눅진한 곡선에서든/ 그대를 만나는 나의 긴장은/ 그대를 보면서 성실을

보았으니// 말뚝과 목줄에 매인 직선의 슬픔을 딛고/ 원주와 여인의 곡선에 감기는 상상으로 딛고/ 그대,

날아오르라/ 이완하여/ 이완이여 전진식 기자

일 시키는 맛이 없다

“뭐, 일을 시키는 맛이 있어야지.” 안수찬 편집장이 (아마도) 만면에 (느끼한)

웃음을 머금고 말했을 게다. 보지 않아도 말투에서 웃음기가 배어난다. 모르겠

다. 그도 배시시 웃었는지. 하여튼 대꾸는 없었다. 작금에 편집장 편애를 격하

게 받는 전진식 기자. 메르스 사망자의 유족 인터뷰를 하라는, 들으면 한숨부

터 나왔을, 여의도 광장에서 바늘을 찾으란 미션을, 그는 반나절은커녕 (아마)

한두 시간도 지나지 않아 해낸 참이었다. 한참 뒤 담배를 피우며 비결을 묻지 않을 수 없었다. “어떻게 섭

외한 거야?” “(충청도에) 5년을 있었는데 그 정도는 해야죠.” 쪽팔려 대꾸하지 못한 말이 뇌리에 남았다.

“아니, 기자생활 16년을 하고도 못 찾는 나는 어쩌라고?”

자꾸만 이문영 기자와 그를 묶어서 말하는 동료들 틈에서, 꼭 같은 부류라고 생각하진 않지만, 자극받아

떠오른 하나의 별명, 20세기 소년들. 문학을 애호해왔다고 여겨지는 그들을 요약한 말이다. <한겨레> 충청

도 지역기자 생활 5년을 채우고 막 상경한 전진식 소년은 ‘그분’을 본 날이면 ‘아이스께끼’를 돌렸다. 새벽 출

근길 버스 정류장의 그녀를 본 날에 그랬다. 뒤늦게 출근해 이런 ‘늬우스’를 전해들은 본인은 어찌 반응해야

할지 모르다 마음을 다잡았다. ‘헐… 여전히 그토록 낭만적인… 당신은 승리자….’

‘빈익빈 부익부’, 인류의 지상 과제다. 기자란 모름지기, 글을 잘 쓰면 취재를 어려워하고 취재를 잘하면 글

을 어려워하기 마련인데, 두 가지 축복을 동시에 받은 불평등의 화신, 전진식 기자는 기자다. 신윤동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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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기자의 포스!

1시간 동안 박수진 기자에 대한 소개글을 쓰려 끙끙대다 결국 그의 페이스북

을 두드렸다. 2007년 한겨레신문사에 입사했다는 건 별로 재미없다. (근황을

알아보는 데 역시 소셜네크워크서비스만 한 게 없다.) 페이스북에 올라온 박

기자의 글을 보니, 슬슬 그의 고민이 느껴졌다. (박수진 기자의 페이스북이

궁금하면 일단 <한겨레21> 페이스북 고! 고!)

“원세훈 국정원 대선 개입 사태 선고기일. 자꾸 이것저것 분노했던 많은 것들을 잊고 산다. 까먹지 말

자.” 오, <한겨레21> 기자의 포스! 2014년 9월10일 박수진 기자는 이렇게 기록했다. 그의 타임라인엔 분

노와 고민이 흘렀다. (가끔은 그의 귀여운 딸 사진도 있다.) 국가정보원 대선 개입 사건부터 세월호 참사,

MBC 노조 문제 등등. 박수진 기자는 한국 현대사에 한숨밖에 안 나오는 대목에서 기사를 쓰고 또 썼

다. 눈 밝은 독자는 이미 그의 이름을 알아봤을 것이다. 그러니 그는 잠도 제대로 못 잤다. 어느 날 새벽

1시에는 “발제한다고 이제 잔다”고 페이스북에 쓰기도 했다.

그런 그가 최근 신무기를 장착했다. 미국 필라델피아에서 열린 미국탐사보도기자협회 콘퍼런스를 다녀온

것. 그가 쓴 콘퍼런스 후기 제목은 ‘투견처럼 취재하고 천사처럼 쓰라’다. 투견보다 천사가 상상되는 이미

지이지만, 그가 보고 들은 탐사보도 기법은 곧 <한겨레21> 지면에서 등장할 테니 기대하시길. 이완 기자

빚쟁이랍니다

어쩔 수 없다. 구글링을 했다. 어? 한 번도 본 적 없는 보라색 와이셔츠에 넥타

이를 맨 정장 차림의 신윤동욱 기자가 교육방송 화면에 걸려 있다. TV에도 출

연하셨구나. 옆에서 본 신윤동욱 기자는 TV를 보는 건 좋아하지만 TV에 나오

는 건 싫어하는 캐릭터인데…. 역시 성역 없는 기자다. 요즘은 <프로듀사>를 즐

겨 시청한다. 김수현의 귀여움을 널리 상찬한다. 금요일 마감이 끝난 뒤 사진

팀 텔레비전 앞에 살포시 앉아 김수현의 귀여움을 만끽한다. 12부작이 웬 말이냐며 아쉬워한다. “난 별로

던데”라는 ㄱ기자의 말에 “정말 재밌거든” 발끈한다.

<프로듀사>의 편에 서서 <프로듀사>를 옹호하듯 이 시대 마이너리티들의 편에 서서 1999년부터 기사를 써

왔다. 양심적 병역거부 문제를 최초로 지면에 담았으며 LGBT 문제를 ‘그들의 문제’로 대상화하지 않는다.

전직 카피라이터. 그의 문장들은 그리하여 하나하나 카피다. 인터뷰이나 사건의 행간을 예민한 촉수로 섬

세하게 건드린다. 그는 늘 “기자는 빚지는 직업”이라고 말한다. “변변한 보상도 없이 누군가의 시간을 뺏어

야 하는 죄송한 직업.” 이 땅의 꽤 많은 ‘갑질하는 기자’들과는 반대의 지점에서 “나의 밥벌이는 지독하게

빚지고 있다”고 생각하는 그 마음이, 그를 다름 아닌 ‘신윤동욱’으로 만들어주는 힘일 테다. 박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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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를 화나게 하면 나쁜 사람

저는 참 선배복이 많은 기자이지만 지난 1년만큼 송호진 선배 덕을 많이 본 시절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지난해 3월 정치팀장과 정

치팀원으로 만나 1년 넘게 파트너십을 유지하면서 ‘천사 송호진 선배’의 면모를 낱낱이 지켜볼 수 있었습니다.

그는 후배의 기사를 더욱 빛나게 해주고 격려를 아끼지 않으며 개인적인 상황까지 꼼꼼히 챙겨주는 아버지 같은 존재였습니다. 그

가 <한겨레> 야당 반장을 맡았던 시절에도 그의 인간성은 유명했는데 “송호진 기자를 화나게 만드는 사람은 진짜 나쁜 사람”이라는

얘기가 돌 정도였다고 합니다. 정치 분야를 담당하는 기자로서 취재원과의 친화력, 사안 분석력은 물론이고 재미없는 정치 기사를

술술 읽히게 만드는 글발까지 갖춘 걸 보면 ‘송느님’으로 불려도 손색없을 것 같습니다.

혹시 기자는 날카롭고 끈질기기만 하면 된다고 생각하시나요? 그렇지 않습니다. 기사는 결국 ‘인간’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인간에 대한 애정과 배려가 없이는 좋은

기자가 되기 힘듭니다. 이런 기자가 일하고 있는 <한겨레21>에 신뢰가 마구 생기지 않나요? 앞으로 송호진 기자의 기사를 눈여겨봐주시기 바랍니다. 송채경화 기자

메르스 음성이어서 다행

송채경화 기자와는 2011년 <한겨레> 사회부에서 같이 일했다. 3년 뒤인 2014년 <한겨레21>에서 다시 만났다. 그사이 그는 여러모로

달라져 있었다. 1) 입사 뒤 주로 사회 영역을 취재해온 그는 정치부로 옮겨 유능한 정당 출입기자로 성장해 있었다. <한겨레TV>와 팟

캐스트 <김어준의 파파이스>에 고정 출연하며 많은 팬들도 확보했다. 2) 미혼이었던 그는 유부녀가 돼 나타났다.

포털 사이트에 ‘송채경화’를 치면 ‘연예인급’ 검색 결과가 뜬다. 송채 기자의 ‘나이’ ‘학교’ 등의 연관검색어가 주르륵주르륵 내린다. 특

히 그의 미모를 칭송하는 남성들의 글이 적지 않다. 남성 팬들을 울리는 날벼락 같은 단어도 검색어 사이에 끼어 있다. ‘송채경화 남

편’. 그가 유부녀란 사실을 몰랐던 뭇 남성들의 실망·좌절·분노가 인터넷에 횡행한다.

송채 기자와 기자 몇 명이 2주 전 마감을 하던 날 중국집에서 저녁을 먹었다. 그는 내 옆에 앉아 마파두부밥을 먹었고, 그 다음주 나는 ‘메르스 자가격리자’가

됐다. 하마터면 송채 기자와 남편, 그 가족과 사돈의 팔촌에, 송채 기자의 남성 팬들과, 남편의 여성 팬들에게까지 나는 ‘원쑤’가 될 뻔했다. 내가 ‘메르스 음성’

이어서 가장 다행인 이유 중 하나다. 이문영 기자

독보적 저작권 ‘문영체’

이문영 기자를 좀처럼 만나기 어렵다. 월요일 기획회의 때나 금요일 기사 마감 때 잠시 얼굴을 비출 뿐, 밥도 술도 잘 어울려 먹지

않는다. 가장 구석진 자리에서 낮은 목소리로 취재하는 탓에 그가 있어도 있는 줄 모를 때가 많다.

조용한 그가 빛나는 순간은 ‘문영체’라 불리는 그의 글에서다. 바이라인을 꽁꽁 감춰놓아도 그의 기사는 단박에 알아볼 수 있다. 한

단어도 허투루 쓰지 않는 꽉 짜인 문장, 그 문장이 씨줄과 날줄로 엮인 탄탄한 문단, 그 문단이 기승전결로 화음을 이루고 있으니

까. 그의 기사를 교열기자도, 편집장도 함부로 손대지 못하는 이유다. 한 단어를 고치면 문장이, 문단이 와르륵 무너지고 만다. 그

‘문영체’를 쓰기 위해 그는 목요일 밤을 하얗게 새운다. 썼다 지웠다를 반복하며 한땀 한땀 써내려간다.

‘문영체’는 책 욕심이 맺은 열매라고 나는 생각한다. 그는 혼자 살지만 방 세 칸짜리 집을 고집한다. 대학 때부터 중고서점을 드나들며 모은 희귀한 책들이 그

의 집을 가득 채우고 있다. 그 책들을 읽고 또 읽으며 그는 자연스럽게 자신만의 문체를 만들어냈으리라. 기자로서 최고의 자산을 가진 그가 참 부럽다.

정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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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기자, 훌륭한 모델

황예랑 팀장이 <한겨레21> 제1064호 표지 모델로 등장했을 때 “훌륭한 모델”이었다는 사내·외 반응이 많았다. 그중엔 상의 단추를

목 끝까지 채우는 그의 평소 모습이 사진 속에서 다시 확인됐다고 웃는 이도 있었다. 난 당시 표지 제목 중 “좋은 기자”란 부분이

그와 꽤 어울린다고 생각했다. 지난 2월, 그가 비정규직 기사를 쓰기 위해 비정규직 노동자 1070명을 직접 조사하는 걸 보았다. 그

는 설 연휴에도 회사에 나와 이 일에 매달렸다. 몇 개의 통계 자료와 몇 명을 만난 인터뷰만으로도 기사를 만들 수 있다는 걸, 많은

기자들은 안다. 하지만 그는 비정규직의 진짜 삶에 더 다가가려고 최대한 많은 분들을 만나보고 싶어 했다. 당시 표지이야기는 비

교적 손쉬운 취재 방식을 버렸던 그가 숱한 고민 속에 써내려간 글이었을 것이다. 그의 기사엔 통계에 가려 있던 사람과 숫자가 설명하지 못하는 그들의 삶의 이

야기가 있다. 그 삶이 처한 차가운 현실을 담아낸 그의 기사 속에서 나는 그들의 삶을 진지하게 대하는 따뜻한 기자 한 명을 늘 발견한다. 이미 많은 독자들이

그러하겠지만, 난 그의 기사를 정독하는 애독자다. 덧붙이자면, 6월1일 <한겨레21> 전체 회의에서 메르스 관련 기사가 전혀 잡히지 않았을 때 “메르스를 써야 하

는데”라고 의견을 낸 건 그가 유일했다. 이후 메르스는 우리가 목격한 대로 확산됐다. 흐름을 정확히 읽어내는 그가 우리에게 있는 건 참 다행이다. 송호진 기자

서른 살과 통장 사이

<한겨레21>의 유일한 20대 기자(였다)! 안타깝게도 과거형이다. 김효실 기자가 지난 5월 만 30살이 되면서 <한겨레21>에서 파릇파릇한

20대는 전멸했다. 그래도 젊은 층의 목소리를 지면에 대변할 수 있는 기자는 ‘막내’인 김효실, 김선식 기자뿐(이지만 안타깝게도 둘 다

‘발랄’하지는 않다)! 가장 많은 직함을 달고 있는 기자! 안타깝게도 폼 잡는 자리는 아니다. 안수찬 편집장이 온 뒤 <한겨레21>에는 기자

와 언론을 다루는 기사의 비중이 높아졌다. 대학과 대학원에서 언론학을 전공했고 <한겨레> 미디어 담당 기자였다는 이유로 자연스레

김효실 기자가 할 일이 많아졌다. 최근에는 SNS 등 디지털 담당자로서 <한겨레21>의 미래를 스케치하라는 막중한 임무까지 맡았다.

뭐니뭐니 해도 알짜 직함은 총무! 선배들 술 사주고, 밥 사주는 척하면서 폼 잡으면 좋으련만, 안타깝게도 <한겨레21> 통장 잔고가 넉넉지 않다. 요즘 김효실 기자

가 종종 이맛살을 찌푸리곤 한다. 서른 살이 되어서일까, 통장 잔고가 바닥났기 때문일까? 이렇게 살 수도, 이렇게 죽을 수도 없을 때 서른 살은 온다. 2015년 김

효실은 <한겨레21>에 왔고, 김효실에게 서른 살이 왔다. <한겨레21>의 이상(디지털·저널리즘)과 현실(통장)도 함께 왔다. 김효실 기자가 <한겨레21>의 현재요, 미래

인 까닭이다. 황예랑 기자

일을 탐내는도다

떨립니다. 정은주 기자 소개라니요. 사실 정 선배는 제 바로 옆자리 기자는 아니고요, 제 옆의 옆의 옆자리에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

구하고, 바로 옆에 있는 것처럼 후광이 빛나는 분입니다. 선배는 자유무역협정(FTA)의 그림자, 충남 보령 삼남매 살인 허위 자백, 세

월호 참사 등 숱한 특종 보도를 해왔는데요. 기사로만 선배를 접하던 저는, 지난 3월 말 <한겨레21>로 인사발령을 받고 선배와 한

팀(취재1팀)이 되어 무척 기뻤답니다. 선배를 직접 보니, 이런 특종의 바탕에는 선배의 역사에 대한 사명감, 사람에 대한 뜨거운 애

정, 부지런함이 있었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어떤 꼼수도 없습니다. 믿습니다. 세월호 유가족과 함께 수백㎞를 걷다가 발목

이 망가져도, 수만 쪽에 이르는 수사·조사 기록을 뒤지면서도 선배는 묵묵히 제자리를 지킵니다. 큰 눈으로 맑게 웃으면서 자신의 일이라고 말합니다. “기자

는 대단한 직업이 아니다. 자리가 아니라 일을 탐하라. 하루하루 현장을 기록하고 증언하는 것이 기자의 본질이라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정은주 선배가 <한

겨레21> 제1064호에서 기자 지망생들한테 한 조언의 일부입니다. ‘언행일치’라고 하죠. 정 선배는 이 모두를 실천하는 기자입니다. 기자는 대단한 직업이 아니

더라도, 정은주 기자는 대단합니다. 김효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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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21> 역대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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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별책부록이 찾아온다

인권 OTL 11회 국제앰네스티언론상2008년

돈을 갖고 튀어라-부산저축은행 43회 한국기자상, 29회 관훈언론상

생명OTL-빈곤과 죽음의 이중나선 22회 한국 가톨릭 매스컴상, 14회 국제앰네스티 언론상 2011년

노동 OTL 41회 한국기자상, 20회 민주언론상 특별상2009년

국민과 난민 사이 16회 국제앰네스티언론상2013년

삼성반도체 백혈병의 진실 13회 국제앰네스티언론상

장애인 킨제이 보고서 42회 한국기자상2010년

동아시아 핵발전 현장을 가다 284회 이달의 기자상

눈물의 밥상, 인권밥상 290회 이달의 기자상201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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