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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회귀와 차이의 철학 — 탈근대적 니힐리즘의 극복 3부 나는 심판을 내리기 위해서가 아니라 사랑하기 위해서 태어났다고 믿는다. — 파블로 네루다, 『내가 살아온 날들에 대한 고백: 추억』 (1974)

니체_영원회기와 차이의 철학_3 탈근대와 니힐리즘의 극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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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1: 니체_영원회기와 차이의 철학_3 탈근대와 니힐리즘의 극복

영원회귀와차이의철학—탈근대적니힐리즘의극복

3부

나는심판을내리기위해서가아니라

사랑하기위해서태어났다고믿는다.

—파블로네루다, 『내가살아온날들에대한고백:추억』(19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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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랭루즈의니체│

우리는니체를잘알고있다. 그는신은죽었다고말한불경한자였으며매

우자존심이강한독일남자였다. 그는아름답고지적인여성루살로메를

두고절친한친구파울레와다투었으며청혼을거절당한후엔그녀를원

숭이같은여자라고심하게욕했다. 이독일남자는자신의중요작품에서

유대교사제와여자에대한혐오증을종종드러냈다. 금발의야수라는표

현을쓰면서게르만적인것에대한자부심을나타냈던적도있다. 그래서

152 니체, 영원회귀와차이의철학

picture prologue

앙리드툴루즈-로트렉, 「물랭루즈에서춤을」(18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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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치주의철학자알프레드보임러와같은이들은니체의철학을통해반

(反)유대주의와나치즘의철학적토대를마련하려고했다. 히틀러가무솔

리니를만났을때니체의책들을선물했다는일화도있다.

이런이야기들을듣고난뒤니체의책을뒤적이다보면게오르그루카치

가그를제국주의사상가이며반동적인비합리주의자라고비난했던것도

그리근거가없게느껴지지는않는다. 또하이데거의주장처럼니체의‘힘

에의의지’사상에서세계지배와같은권력의지를발견할수도있다. 어

떤이들이니체에게독일장교의제복을입히고그의글들에서유태인들에

게아우슈비츠행을명령하는위엄있는목소리를찾으려한다면아무도

그것을막을수는없다. 니체가독일에서히틀러집권시기인 1933년보다

훨씬전인 1900년에사망했다는사실이나그에게절친한유태인친구가

있었다는사실을제시하는것으로이런혐의들을지우기는힘들다.

그러나우리는또한사람의니체를알고있다. 그는어느니체연구가의

재치있는표현에따르면“프랑스적인너무나프랑스적인”니체이다. 이

프랑스적인니체는『이사람을보라』에서이렇게말한다. “언젠가하이네

와내가독일어권의단연최고예술가로불릴것이다. 단지독일어가이루

었던모든것으로부터이루말할수없는먼거리에있기에.”니체가하이

네와자신이공통으로가지고있다고한것, 독일적인것과말할수없이

먼거리에있는정신이란무엇인가?

니체가마치자기영혼의쌍둥이라도되는듯이사랑한독일작가하이네

는『낭만파』(1833)라는책에서프랑스혁명사상을예찬하며독일의낭만

적복고주의와반동적정치학을격렬하게비판하였다. 프랑스에서프랑스

어로쓰여진『낭만파』가독일에서검열을거쳐삭제된채로출판된후하

이네의작품에는금지령이내려지고그는죽을때까지조국독일로돌아갈

3부_영원회귀와차이의철학 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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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없었다. 니체는이불온한유태인예술가와자신을동일시하는데전혀

주저함이없었다. 프랑스인들은단지축제때쓸흥미로운의상을찾기위

해서과거의무덤을들여다보지만, 독일인들은중세의낭만주의적무덤안

에서생명을잃고부패해간다는하이네의통찰에니체는열광했다.

니체는독일철학자들에대한하이네의비판에도진심으로공감했다.

이전의우리철학자들이가난과체념속에서초라한다락방에쪼그리고앉아머

릿속으로체계를짜냈다면, 오늘날우리철학자들은권력의하수인이되어화려

한제복을입고있다. 그들은국가철학자가되었다. 즉그들은자신들을고용한

국가의모든이해관계를철학적으로정당화하려고시도했다. 예를들어신교가

지배한베를린의교수인헤겔이자신의체계에신교의교의전체를수용했다면,

구교가지배한뮌헨의교수셸링은이제그의강의에서로마가톨릭교황청의

가장극단적인교리까지정당화하고있다.

우리는이러한하이네의진단을니체의청년기저술인『반시대적고찰』에

서거의유사한형태로찾아볼수있다.

하이네만큼이나니체가혐오했던“가장독일적인”정신에대항하여반(反)

독일적니체가완성된곳은프랑스였다. 프랑스철학자들은니체의힘에의

의지사상에서권력에대한낭만적매혹과는무관한어떤것을발견했다.

물론니체의철학을국가사회주의로부터분리해내고그를철학자로서명

예회복하게만든공로를전부프랑스사상계에돌리는것은부당할것이

다. 하이데거나야스퍼스, 뢰비트등독일학자들의이론적성과를고려하

지않고오늘날니체의철학을말하기란불가능하기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푸코, 들뢰즈, 데리다와같은프랑스철학자들이가장매력적이

154 니체, 영원회귀와차이의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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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현대적인방식으로니체로부터차이와생성의철학을이끌어내었다는

점을부정하기는어렵다. 그들은나치즘과국가주의의대변자로, 니체자

신의표현을빌리자면“중력의악령”으로변질시킨일련의해석적경향으

로부터니체를구출하여그를반국가적소수정치학의창안자, 또는경쾌한

춤의스텝을아는철학자로부활시켰다. 그들이초대한몽마르트의댄스홀

물랭루즈에들어서며니체는이렇게외쳤을것이다. “나는춤을출줄아

는신만을믿으리라. ……이제나는가볍다. 나는날고있으며나자신을

내려다보고있다. 이제야어떤신이내몸속에서춤을추고있구나”(『차라

투스트라는이렇게말했다』).

3부_영원회귀와차이의철학 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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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_니체철학과탈근대철학

1) 차이에대한두가지접근:승인과생산

하버마스는『현대성의철학적담론』에서하이데거, 아도르노와호르크

하이머, 푸코, 데리다와같은이들이니체를계승하는탈근대철학자들

이라고규정한다. 이들을포함하여탈근대철학자들로분류되는이들

은대부분근대철학이동일자나보편자를사유의전제로삼아중시하

는것에반대하면서차이개념을철학적주제로부각시킨다. 그러나차

이개념에대한다양한접근방식이있는만큼차이에대해이야기한다

고해서모두동일한철학적결론을공유한다고볼수는없다. 니힐리

즘을극복하려고했던니체의문제의식에입각해서차이에대한다양

한사유들을조망해보자면탈근대철학자들의사유는크게두가지경

향으로나눌수있다. 하나는차이를‘승인’의문제로보는경향이고,

다른하나는차이를‘생산’의문제로보는경향이다.

먼저차이의승인을강조하는이들은다양한차이들이동일자의

이름으로희생되어왔다는사실을지적하면서차이들을있는그대로받

156 니체, 영원회귀와차이의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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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여야한다고주장한다. 이러한접근은동일자에의해소외된타자

들의존재를환기시킨다는점에서의의를지닌다. 그러나차이를무조

건승인해야한다는생각은차이자체가고정되고불변된것이라는견

해를전제로한다. 이경우서로다른존재자들간에는아무런관계맺

음도가능하지않다. 즉차이를승인한후에는서로무관심한상태에

머무를수밖에없는것이다. 만일이질적인타자들이서로소통하고자

할때는다시서로가공유하는최소한의동일성을상정해야만하는상

황에놓이게된다. 이때최소한의동일성을상정하는것은동일성의철

학이반복해서제기하는문제지형속으로회귀하는것을의미한다.

예를들어인륜성(Sittlichkeit)과같은개념은동일성사유의전형

인헤겔철학속에서조차이질적인타자들사이의소통과합의에대한

고심이있었음을보여준다. 헤겔은인륜성개념을통해개인을원자적

개체로파악하는홉스적인인간관의문제점을해결하고자했다. 홉스

의주장대로개인들이아무런공통의기반도갖지않는고립된원자적

실체라고가정한다면조화로운사회적삶은불가능하다. 개인들이정

치적·경제적으로완전히상이한입장들을취할뿐상호간의어떤공

동기반도가지지않는다면이들간에는도저히화해할수없는상태,

즉홉스가『리바이어던』에서표현하고있는것처럼“모든사람에대한

모든사람의전쟁”만이있을뿐이다.1)홉스는만인이자신들의권리를

절대권력인국가에양도함으로써, 만인의권리주장에따라필연적으

로발생하게될전쟁상태를예방해야한다고주장했다. 이런주장대로

라면개인은공동체적인삶을사는한위압적권력을지니고폭력을행

사하는국가에대한복종을필연적으로감수해야한다. 따라서헤겔은

3부_영원회귀와차이의철학 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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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들사이에최소한의공동기반을모색함으로써근대철학의원자

론적가정에서발생한정치적·윤리적문제들을극복하고자하였다.

헤겔은개인들을파편화된원자들로보지않고최소한의동일성을

지닌존재들로간주한다. “개별자보다는오히려본성(Natur)상국민이

다. ……개별자(der Einzelne)가별개의자립적존재가아니라면, 그

것은전체와통일체를이루는부분일수밖에없기때문이다.”2)그는개

별자에는본성상국민으로서의성격이존재한다고가정하고이것을인

륜성이라고부른다. 악셀호네트의지적대로원자론적사회론과달리

헤겔은상호주관적공동생활의형태를인간의사회화를위한일종의

자연적토대로가정하는것이다. 이러한헤겔의견해는폴리스에서완

전한실현에도달하는공동체관계가일종의기체(基體;ein Substrat)

처럼인간본성속에놓여있다는아리스토텔레스의생각에서도출되

었다.3)

개인들에게인륜성이공통의본성으로서상정된다음, 헤겔에게

철학적문제로등장한것은역사속에서인륜성이실현되는과정에대

한해명이었다. 자연적초기상태의인륜성은일종의근원적실체이며,

이근원적실체가단계적으로발전하는과정이역사의과정이다. 인륜

성의완전한실현을목적으로인간의역사가전개되기때문에이것은

일종의목적론적인과정이라고할수있다. 역사적과정에서인륜성이

자연적초기단계를넘어서궁극의실현을달성하는계기가되는것은

‘차이의실존’(Existenz von Differenz)이다. 사람들사이에는개별적

차이들이있고이로인해투쟁이발생하고그과정에서차이가지양되

면잠재적인륜성이보편화된다. 이때차이는‘인륜성의생성’(Werden

158 니체, 영원회귀와차이의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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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r Sittlichkeit)을위해극복되어야하는부정적인것또는주관적인것

에불과하다.4)

헤겔의철학에서차이는투쟁과운동의계기로서중요한역할을

하지만, 이는단지부정되고극복되어야할대상이라는의미에서만중

요할따름이다. 차이나는존재자들의관계맺음은결국최소한으로상

정되었던공동기반을점점확장시키기위해차이들을제거하는과정

이다. 따라서차이가사회적·역사적전체화의과정속에서사라지는

것에반대하는탈근대철학자들로서는어떤최소한의공동기반을상

정하여이질적인존재자들의관계맺음이라는문제를해결하기보다는

차라리서로무관하게파편화된차이의상태를유지하려는입장을택

할수밖에없다. 탈근대철학자들이모든관점이나판단의기준이상대

적이라고끊임없는강조하는데에는차이가동일성에포섭되는것에

대한깊은우려가들어있는것이다.

2) 차이의승인에서차이의회피로?

그러나이런철학적태도는뜻밖의효과를낳는다. 모든견해와입장이

상대적이라는주장은차이를철저히긍정하는것처럼보이지만동일성

을가정하지않았을뿐결국차이의소거를가져온다는점에서차이를

동일성에포섭시키는철학과비슷한효과를낸다. 서로상이한존재조

건과관점을지닌개인들의자유를강조하는자유주의적견해는차이

에대한무조건적승인이어떤식으로차이의소거효과를낳는지단적

으로보여준다.

3부_영원회귀와차이의철학 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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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를들어존롤스의정치적자유주의에의하면다양한가치들의

차이를인정하지않고포괄적인해결책을추구할경우새로운가치들

의갈등과전쟁을초래하게된다. 따라서롤스는인종이나민족, 성등

의문제가서로다른정의의원칙들을요하며하나의포괄적인원리를

마련할수없는문제임을인정하는것, 즉철저히상대적인문제임을

받아들이는것이중요하다고주장한다. 그는이를무시하고차이를조

정할수있는어떤최소한의보편적토대를찾으려는입장을비판한다.

그는정치적영역에서이런시도는더이상성공할수없으며자유주의

를위험에빠뜨리는큰오류를범하는것이라고본다. 그의정치적자

유주의는차이를철저히인정하자는주장이다.

그런데이주장이최종적으로의미하는바는차이의문제들이합

의의가능성을찾을수없다면정치적영역에서이런문제들을다루는

것은무의미하다는것이다. 해소할수없는차이의문제를정치적공론

의장으로끌어들이기보다는질서의유지와안정성의확보를위해서

중첩적합의의가능성이큰문제들만을정치적으로다루는것이올바

르다는것이다. 왜냐하면“안정성의문제는정치철학의핵심”이므로안

정성을해치는차이의문제들은정치영역에서‘회피’해야하기때문이

다. 이것을롤스는‘회피의방법’이라고부른다.5)

미국의탈근대철학자리처드로티의견해에서도차이의승인에

대한강조가차이에대한배제와무관심으로이어지는것을볼수있

다. 로티는롤스를주요한‘탈근대적인물’로간주하면서롤스의견해

와유사한입장을펼친다. 그는“사회적이론과사회적규칙(rule)은종

교적물음들뿐만아니라철학적물음들까지도괄호로묶어제외하거나

160 니체, 영원회귀와차이의철학

Page 11: 니체_영원회기와 차이의 철학_3 탈근대와 니힐리즘의 극복

폐기해야한다”고주장한다.6)그에따르면주체성을구성하는것은수

많은차이들, 가령경제적차이, 성적차이, 인종적차이이다. 이런차이

들은각개인의사적인차원의문제들이기때문에공적인정치적영역

에서다루어져서는안된다. 사적인차원의문제를정치적영역에서다

루고차이들간의갈등을조화시키려는태도는성공할수없기때문이

다. 차이들간의갈등을해결하기위해서는차이들을넘어서존재하는

초월적인원리가필요하지만그것은형이상학적열망에불과할뿐가

능하지않다는것이다. 그는이런형이상학적열망을견지하는것은근

대의거시적진리관을재생산하는결과를낳을뿐이라고진단한다.7)

로티는차이를통해자기를창조하는작업, 즉새로운주체화활동

을아이러니스트의활동이라고부르면서이주체화활동은철저히사

적인영역에서이루어져야한다고주장한다

이런로티의견해는니체와하이데거에대한그의입장에서분명

하게드러난다.

니체와하이데거가자신들의개인적규준을찬미하고, 그들에게의미

가있는작은것들을찬미하는데열중할때, 그들은프루스트만큼이나

훌륭하다. 그들은우리들이우리자신의옛자아에관한교양소설을씀

으로써새로운자아를창조하려는시도를할때모범으로삼고소재로

삼을수있는인물들이다. 그러나이들이현대사회에관한관점을제

시하거나유럽의운명, 혹은현대정치에대한관점을제시하자마자,

이들은잘해야김빠진인물이되거나, 최악의경우에는사디스트적인

인물이된다.8)

3부_영원회귀와차이의철학 161

Page 12: 니체_영원회기와 차이의 철학_3 탈근대와 니힐리즘의 극복

아이러니스트로서니체의위대성은‘공적인쓸모’를철저히배제

할때만성립될수있는것이다. 로티는실제로니체와하이데거가아

이러니스트로서자아창조의동경을사적인영역으로제한했다고주장

한다. 그러나로티는두철학자와달리사적인영역으로만족하지않았

다는이유로푸코의입장에는반대한다. 푸코는“우리의자율성이우리

의제도들속에구현되기를요구하는”입장을취하는데이것은“자아창

조적인아이러니스트들이찾고있는자율성은사회제도속에서는영영

구현될수가‘없었던’유의것”이라는사실을망각한처사이다. 로티에

게“자율성이란특정의구체적인인간들이자아창조를통해얻고자희

망하는것이요, 오로지소수만이실제로얻게되는무엇이다”.9)

따라서로티의결론은“자아창조와정치—특히우리가자유주의

자라면—를결합시키려는시도를중단”함으로써니체나푸코의시도

를사적인것으로만들라는것이다.10)그러나로티가주체성을구성하

는차이의예로들고있는경제적차이, 성적차이, 인종적차이는결코

공적차원을떠나존재하는것이아니다. 사실상다른이들과차이나는

자기창조의작업을사적영역에국한하라는견해는차이에대한어떤

현실적고려도배제하겠다는것에다름아니다. 이때문에차이의승인

에대한강조는차이를중시해야한다는철학자자신의주장과는달리

차이철학의중요성에대한강한회의를낳는다. 또한이렇게이해된

니체의철학은정치적·윤리적함축을지니지못한채낭만적인예술적

취향의차원에서차이의문제를해결하려는입장들의원조격으로전락

해버린다. 니체철학에서근대의문제는해결되는것이아니라예술과

미학영역으로의도피를통해은폐되는것으로오해된다.

162 니체, 영원회귀와차이의철학

Page 13: 니체_영원회기와 차이의 철학_3 탈근대와 니힐리즘의 극복

3) 왜모든사람의삶이예술작품이될수없는가?

알렉스캘리니코스의비판은이런오해의전형적인사례이다. 그는푸

코를니체의전통선상에서있는니체주의자로지목하면서“왜모든사

람의삶이예술작품이될수없는가?”라는푸코의반문에강하게반발

한다. 캘리니코스가보기에후기자본주의사회에서“대부분의사람들

은여전히그들의생산적자산에접근할수있는길이막혀”있다. “살

기위해서는자신의노동력을팔아야할필요에의해서대부분사람들

의삶의모습이형성되기때문이다. 버밍햄의어느병원에서일하는짐

꾼, 상파울루의자동자공장노동자, 시카고의사회보장담당사무원이

나, 봄베이의부랑어린이들을초대하여그들의삶을예술작품으로만

들고자한다면그것은그들에게는모욕이될것이다.”11)

캘리니코스가보기에어떤사회적·정치적실천과무관한자아의

예술적창조란특정계급만이누릴수있는특권인것이다. 만일탈근

대철학자들이주목하는니체의문제의식이로티의주장처럼이해될

수밖에없다면이런비판은매우정확하며시의적절하다. 그러나캘리

니코스의비판은푸코가아니라로티에게가해질때만타당한비판이

된다. 푸코가예술작품을만들듯이개인들이자기주체화의방식을마

련해야한다고말한것은사실이지만그는이런자기주체화의방식을

사적인영역으로제한한적이결코없기때문이다.

차이는사적인차원에서만인정될수있는것이라는견해는암암

리에공적영역에서의무관심과무책임을양산한다. “모든차이가상대

적이라는이해방식은결국우리를냉소주의로몰고가인생에대한역

3부_영원회귀와차이의철학 163

Page 14: 니체_영원회기와 차이의 철학_3 탈근대와 니힐리즘의 극복

설적태도를지니게한다. 보편적인것, 견고한것들이각자의접근태

도의문제로해소될때우리는열정을쏟거나헌신할가치가있음을발

견할수없다. 그결과무관심, 싫증, 권태가나타난다.”12)그레고리스

미스가차이의승인을주장하는탈근대철학들의일반적인문제점으로

지적하고있는이부정적정조들은니체가수동적니힐리즘을언급하

면서가장강하게비판했던것들이다.

차이의승인만을강조하는것은이미차이를고정화해서로다른

존재자들간에는어떤관여나상호작용도불가능하다고보는것이다.

이런점에서모든판단의상대성을강조하는철학적입장에는차이를

실체화하는태도가전제되어있다. 이미앞장에서확인했듯이일체의

실체화는수동적인니힐리즘으로귀결된다. 실체화되는대상이동일성

이아니라차이라고할지라도결과는마찬가지이다. 우리가살펴본로

티의견해는차이를실체화하는탈근대적사유가우리의활동성을위

축시키고냉소와허무에빠져들게하는과정을잘보여준다.

니체는신이나이데아와같은형이상학적실체를상정하는니힐리

즘의형식과과학적인과율에기반한근대적니힐리즘의형식을수동

적니힐리즘으로총칭했다. 니체가수동적니힐리즘의한형식으로분

류했던근대과학적사유의니힐리즘을근대적니힐리즘이라고명명할

수있듯, 차이를실체화하는탈근대적인이흐름을‘탈근대적니힐리

즘’이라고이름붙일수있을것이다. 탈근대적니힐리즘이라는용어를

사용하는것은관점의상대성을주장하면서차이의단순한승인에머

무는경향을비판적으로검토하도록도와준다. 우리는니체자신이사

용한적없는‘탈근대적니힐리즘’이라는새로운용어를사용함으로써

164 니체, 영원회귀와차이의철학

Page 15: 니체_영원회기와 차이의 철학_3 탈근대와 니힐리즘의 극복

오히려니체의문제의식에한층가까이갈수있는것이다. 니체는근

대비판을통해수동적니힐리즘의시대적형식에대한비판을수행하

였다. 만일우리가니체가예견한능동적니힐리즘의실현이아직이루

어지지않았다고생각한다면우리역시능동적니힐리즘의실현을방

해하는니힐리즘의시대적형식에대한고찰이필요할것이다. 다양성

을강조하는시대인탈근대의상황속에서여전히수동적니힐리즘으

로작동하는경향성을포착하려는시도는니힐리즘의극복에서니체의

근대비판이차지하는중요성에비견할만한가치를지닌다.

근대적니힐리즘이신학적이고형이상학적인니힐리즘을극복하

는외관을띠었듯이, 탈근대적니힐리즘은근대적니힐리즘을극복하

려는외관을띤다고할수있다. 탈근대적니힐리즘은보편이나전체에

반대하여개인성을옹호하고일자에반대하여다수성을긍정하는듯

보인다. 그러나차이를실체화하는탈근대적니힐리즘은근대적니힐

리즘을진정으로극복하는대안이될수없다. 근대과학의인과론적

사유가신학적니힐리즘의본질을극복하지못하고초월성의논리를

반복한것처럼차이의승인에머무는탈근대의사유는유사한오류를

반복하고있는것이다. 따라서탈근대적니힐리즘에빠지지않기위해

서는근대적사유를비판하는새로운논리가필요하다. 이논리는차이

의철학의또다른경향, 즉차이를생산의문제로보는관점에서찾을

수있다.

푸코와들뢰즈는차이를생산의관점에서파악하는대표적인탈근

대철학자들이다. 들뢰즈는니체철학에의존하여차이의철학을탐색

해간다. 특히그는차이에대한새로운사유를정식화하는데영원회귀

3부_영원회귀와차이의철학 165

Page 16: 니체_영원회기와 차이의 철학_3 탈근대와 니힐리즘의 극복

개념을적극적으로도입하며, 영원회귀사상을통해차이의생산문제

를고찰한다. 이어지는논의에서는영원회귀개념에대한들뢰즈의이

해를기반으로하여탈근대적철학의대표개념인‘차이’를반(反)실체

론적으로이해하는방식을살펴볼것이다. 여러탈근대철학자들중들

뢰즈를선택한이유는두가지이다. 먼저들뢰즈의주요저작들은다른

어떤탈근대철학자들보다도니체철학의개념들을지속적으로사용하

여차이의철학을문제화하고있기때문이다. 둘째는들뢰즈철학이지

닌실천적·윤리적함축의풍부함때문이다. 폴패튼이지적하듯들뢰

즈의철학은“모더니티의이론적·실천적조건들에대한적극적대응을

제공하려는것을주된목적으로하는탈근대적윤리학의성격을지니

고있다. 탈근대철학에서이런윤리학적구성의실천적시도는보기

드문것이다”.13)

166 니체, 영원회귀와차이의철학

Page 17: 니체_영원회기와 차이의 철학_3 탈근대와 니힐리즘의 극복

2_니체의차이개념에대한들뢰즈의이해

1) 변증법비판과영원회귀

니체에대한들뢰즈적독법의특징은니체의철학을변증법의대항사

유로서상정한다는점에있다. 들뢰즈는변증법이차이를동일자에포

섭하여무력화시키는가장효과적인논리라고규정하면서변증법비판

을차이의철학의최우선과제로설정한다. 들뢰즈는변증법의주요특

징을다음과같이규정한다.

첫째, 변증법의논리를통해무한한차이들은두개의대립으로변질된

다.변증법의기본도식은즉자존재인 A가대타존재인-A를정립하여

모순을이룸으로써즉대자적존재인A′으로이행할수있다는것이다.

이행의 과정은‘지양’(Aufhebung)의 과정으로서, 여기에는 보존-폐

기-고양의세계기가들어있다. 그런데변증법의“지양이지닌모든

의미가운데들어올린다는것(고양)보다 더 중요한의미는없”으며14)

이고양의결정적계기는대립이다. 변증법은대립적차이를, 고양의

계기가된다는점에서, 한존재와다른존재사이의가장큰차이이자운

3부_영원회귀와차이의철학 167

Page 18: 니체_영원회기와 차이의 철학_3 탈근대와 니힐리즘의 극복

동을위한가장좋은차이로본다. 변증법에서는대립자가나타나지않

으면운동이불가능하기때문이다. 주체의고양을위해서는가상의대

립자라도만들어부정해야한다. 따라서변증법은대립을찾아내는것

을주된임무로삼는다.

그러나변증법적대립의논리에는단순화의논리가들어있다. 현

실적으로존재하는수많은차이들은고양을위해단두개의차이인대

립으로환원된다. 이두개의차이는무수한차이들사이의현실적차

이를제거한가상의차이다. 즉 a, b, c, d……의차이들은A의가상적

동일성으로환원되고이가상적동일성을거부하는차이들 e, f, g, h

……등은-A라는가상적동일성으로규정된다. 결국차이들이대립으

로가정되는것은“차이가미리설정된어떤동일성안에, 동일자의경

사면위에강제로놓일때이다”.15)다시말해변증법의대립은단순화

를통해만들어지는“차이의환영”16)에불과하다. 따라서우리는다음

과같이결론지을수있다. “차이는대립을전제하지않는다. 대립을전

제하는것이차이가아니라차이를전제하는것이대립이다.”17)

둘째, 변증법의논리는원한(ressentiment)의노예적논리이다.니체에

따르면운동에대한두가지발상이가능하다. 그것은고귀한주인도덕

의발상과비천한노예도덕의발상이다. “고귀한모든도덕이자기자

신을의기양양하게긍정하는것에서생겨나는것이라면, 노예의도덕

은처음부터‘밖에있는것’, ‘다른것’, ‘자기자신이아닌것’을부정

한다. 그리고이러한부정이야말로노예도덕의창조적행위인것이다.

가치를설정하는시선을이렇게전도시키는것(이렇게시선을자기자신

에게되돌리는대신반드시밖을향하게하는것)은것은원한에속한다.

168 니체, 영원회귀와차이의철학

Page 19: 니체_영원회기와 차이의 철학_3 탈근대와 니힐리즘의 극복

노예도덕이발생하기위해서는언제나먼저대립하는어떤세계와외

부세계가필요하다”(『도덕의계보』, 14:367). 들뢰즈가보기에변증법

적운동은대립하는외부를반드시필요로한다는점에서니체가말한

노예적운동의전형이다. 그것은주인의운동과대비된다. 그러나그

양자의대비를, 주인의운동은긍정만있고대립과부정은없으며노예

는대립과부정만있고긍정은없다는식으로이해해서는안된다.

고귀한도덕의삼단논법이“나는선량하다. 너는나의반대이다.

그러므로너는악의가있다”라면, 노예도덕의삼단논법은“너는악의가

있다. 나는너의반대이다. 그러므로나는선량하다”이다. 주인의전제

는자기긍정에서시작된다. 부정적인것은“본질적이지도거의중요하

지도않으며”니체가말하듯“후에만들어진것이며……일종의보색

(補色)”(『도덕의계보』, 14:371)에불과한것, 즉활동의부산물이다.18)

즉어떤창조적욕구의발산이선행하고그것은조건에따라주변환경

과대립이나부정의관계를맺을수있다. 이와달리노예도덕에서부

정적인것은니체의표현대로“근본개념”(『도덕의계보』, 14:368)으로

서의시작이며“부정적인것이본질적인것을구성하고긍정적인것은

부정에의해서만현존한다”.19)

변증법에서부정은일차적이고본질적인계기이다. a, b, c, d……

간의다양한차이들이하나의차이, 사실은하나의동일성으로긍정되

는과정은직접적이지않다. 언제나동일성에의환원은대립자 -A를

상정함으로써만가능하다. 사실상가상적동일성 A는존재하지않는

다. 즉자적으로존재하는것은 a, b, c, d 등의차이들이다. 다시말해

우리가시선을자기자신에게되돌릴때발견하는것은각각의고유한

3부_영원회귀와차이의철학 169

Page 20: 니체_영원회기와 차이의 철학_3 탈근대와 니힐리즘의 극복

차이들이다. 그러나변증법의반정립은시선을외부로돌리는행위이

다. a, b, c, d……는외부에자신들의대립으로서존재하는-A를상정

함으로써자신들을하나의동일성A′으로인식하게된다. 다시말해대

립을통해차이나는개별자들은자신을하나의동일자 A′으로재발견

하게된다. A는대립을통해존재하는A′을운동의과정에서역투사한

것에불과하다. 이처럼 -A를부정함으로써만자기자신을긍정할수

있다는점에서, 즉자기자신으로존재할수있다는점에서이것은원

한의운동이다. 여기서는 a, b, c, d 등등의“본연의차이자체가악이

고또한부정성을띠고있어서, 오로지속죄할때만, 다시말해서부정

된것과부정자체의무게를동시에감당할때만긍정을산출할수있

는것처럼보인다”.20)

변증법적대립개념에대한들뢰즈의분석은우리가변증법적사

회모델의잘못된전제와그전제를고수하게만드는병리학적정조

(Stimmung)를포착하는데도움을준다. 이전제는차이는악한것이

라는것이며그전제의병리학적정조는차이에대한공포(Furcht)이다.

변증법에서모든차이가공포의대상이라는것은분명하다. 변증법에

서‘자기자신이아닌것’(타자)의부정이가장근본적인운동의계기라

는점과그운동을통해서도출되는결과인자기인식이개별자들이스

스로를하나의동일자로발견하는것에다름아니라는점은이것을분

명히드러내준다. 차이는공포스러운것이기때문에내적차이든외적

차이든반드시제거되어야할것으로간주되는것이다. 따라서변증법

은이항대립을사회적제관계의모델로일반화한다. 즉변증법은다양

한대립을이항대립으로단순하게환원할뿐만아니라차이들이나타

170 니체, 영원회귀와차이의철학

Page 21: 니체_영원회기와 차이의 철학_3 탈근대와 니힐리즘의 극복

나는조건을적대나대립의조건으로일반화한다. 차이를지닌타자들

은무조건‘적’으로규정된다. 그것은주체가타자를만나기도전에, 또

한양자가경험적이고구체적인상황속에놓여지기도전에전제되는

만남의도식(Schema)으로작용하는일종의선험적규정이다. 이런선

험적규정은차이에대한공포에서비롯된것이다.

들뢰즈는니체에게서차이에대한전혀다른태도를발견한다. 그

것은차이를부정하는것이아니라긍정하고열망하는태도이다. “유형

의다수성, 자기자신이고자하는의지, 자신을두드러지게하고자하

는의지, 내가거리를두는파토스(Pathos der Distanz)라고부르는것은

모든강한시대의특성이다. 오늘날에는극단적인것들사이의긴장과

간격이점점더줄어들고있다”(『우상의황혼』, 15:176). 거리의파토스

는차이를긍정하려는열정이다. 차이의긍정은차이의생산과창조를

의미한다. 이점은니체가『도덕의계보』에서고귀한사람, 강한사람의

도덕에는거리의파토스가존재한다고말할때더욱분명해진다. “그들

은이러한거리의파토스에서가치를창조하고가치의이름을새기는권리

를비로소가지게되었던것이다”(『도덕의계보』, 14:353~354).

들뢰즈는『니체와철학』에서니체의차이를통해비로소새로운

차이개념이등장했다고주장한다. “니체는부정, 대립, 모순의사변적

요소를긍정의대상이자향유의대상인차이라는실천적요소로대체

한다. ……‘자신이다르다는것을인지하는것의기쁨’, 즉차이의향

유(la jouissance de la différence), ……변증법주의자들이말하는부

정의노동을공격적이며경쾌한새로운개념적요소로대체한다.”21)차

이는변증법에서처럼더이상공포스러운것, 극복되어야할것이아니

3부_영원회귀와차이의철학 171

Page 22: 니체_영원회기와 차이의 철학_3 탈근대와 니힐리즘의 극복

라추구해야할것, 추구할수록좋은것이다. 들뢰즈는『차이와반복』에

서이러한니체의차이개념을“부정없는차이”라고부르며, 이개념들

을통해대립을전제하지않고서도차이를사유할수있다고본다. 들

뢰즈가말하는차이는한사물이다른사물에대한대립이나부정을통

해서자신을규정하는차이가아니다. “부정없는차이”는한사물이미규

정성속에서스스로를자발적으로드러내는차이로서, 대립에대한본질적

의존없이운동, 변화, 생성을포착하려는개념이다.이런차이를통해우리

는물에녹기전설탕과설탕물이된설탕의차이, 어제의나와오늘나

의차이, 우주의이순간과다음순간의차이등을말할수있게된다.

이때자신의한상태에서다른상태로의이행을표시하면서변화의존

재로서스스로를반복한다는점에서이차이개념은부정성없이도성

립되는것이다. 들뢰즈는이러한차이개념을통해비로소다음과같이

말할권리를획득하게된다. “차이의철학이거부하는것이있다. ‘모든

규정은부정’(omnis determinatio negatio)이라는명제이다.”22)

2) 이중긍정과영원회귀

당나귀의피로한긍정과차라투스트라의명랑한긍정

들뢰즈에따르면변증법은모든규정을부정으로간주하고부정을통

해운동과변화를파악하려한다. 따라서차이의철학이부정으로서의

규정을철저히거부하려면긍정적규정에근거한운동을찾아내는것

이필요하다. 들뢰즈는니체의영원회귀개념에서긍정에근거한운동

의양식을발견한다. 영원회귀는“이중의긍정”(긍정의긍정)23)으로서

172 니체, 영원회귀와차이의철학

Page 23: 니체_영원회기와 차이의 철학_3 탈근대와 니힐리즘의 극복

차이를생산하는반복운동이다. 거리의파토스가모순개념을대체하

듯이영원회귀의“이중긍정”은변증법의“이중부정”을대체한다.

변증법적운동은다음과같은의미에서이중부정의운동으로규정

된다. 변증법에서“부정은확실히발동장치(motor)이자역량이다. 긍

정은그것의결과, 말하자면대용품이다”.24)즉A′에대한긍정은항상

A의부정으로-A를반정립하고(첫번째부정), 다시 -A를부정하는(두

번째부정)결과로서만나온다는뜻이다. 이렇듯변증법에도긍정은존

재하지만그것은항상부정의부정이라는이중부정을통해서만가능하

다. 변증법의긍정(Ja)은니체가말한당나귀의피로한긍정(『차라투스

트라는이렇게말했다』)이자노예의긍정(『도덕의계보』)이다.

“니체는당나귀의‘예’와‘아니오’를디오니소스-차라투스트라의

‘예’와‘아니오’에대립시킨다. 이는두가지관점의대립이다. 그것은

‘아니오’로부터긍정의환영을끌어내는노예의관점, 그리고‘예’로부

터부정적이고파괴적인귀결을끌어내는‘주인’의관점”이다.25)디오

니소스-차라투스트라의긍정은영원회귀의긍정이기도하다. 이것은

차이의이중긍정을통해이러한부정의부정을사라지게하는새로운

발상법이다. 이“다른발상법에따른다면긍정이일차적이다. ……긍

정에서따라나오는것이부정(Non)이다. ……부정이라는그림자를후

속으로산출하기위해서는아마두개의긍정이필요할것이다”.26)

영원회귀의핵심은긍정이일차적이고부정은환상또는부대현상

이며이중긍정의효과라는것이다. 그렇다면영원회귀는어떤의미에

서차이의긍정이자이중긍정인가? 이것은니체의유명한‘주사위놀

이’에대한고찰을통해설명될수있다.

3부_영원회귀와차이의철학 173

Page 24: 니체_영원회기와 차이의 철학_3 탈근대와 니힐리즘의 극복

일찍이창조의능력을지닌숨결로부터, 그리고아직도우연이라는것

들을강요하여별의윤무를추도록하는저천상의필연이라는것으로

부터한줄기숨결이내게다가왔더라면,

내일찍이, 행위의긴뇌성이투덜투덜하면서도고분고분뒤따르고있

는, 저창조의능력을지닌번개의웃음을한번터뜨려보았더라면,

내일찍이신들의탁자인이대지에앉아대지가요동치고터져불길을

토하도록신들과주사위놀이를벌여보았더라면,

이대지가신들의도박대이고, 창조의능력을지닌새로운말들과신들

의주사위놀이로인해떨고있기때문이다.

오, 내어찌영원을, 반지가운데서결혼반지인회귀의반지를열망하

지않을수있으리오?(『차라투스트라는이렇게말했다』, 13:385).

영원회귀는우연을강요하는필연의숨결이며신들의창조적능력

이발휘되는주사위놀이이다. 주사위놀이의비유를통해서먼저영원회

귀는차이의반복운동이라는사실이밝혀진다. 우리는여섯개의숫자가

번갈아나오는주사위놀이는아무런차이도없는동일한숫자의반복

놀이라고생각한다. 그결정된반복에서벗어날수없음을주사위눈의

확률(각각 1/6)이증명해주고있다. 그러나놀이의관점에서보면주

사위놀이는단지여섯개의면만으로도무수한차이의생산이가능하

다는것을보여준다. 주사위던지기가도박대앞에서의‘놀이’(spiel)라

면4가두번나온다할지라도그것은반복이아니라차이이다. 처음던

졌을때 4는상대방의앞선숫자인 5와이어질경우패배를의미하지

만, 만일상대방의 2에이어또다시 4가나온다면이때는역전을의미

174 니체, 영원회귀와차이의철학

Page 25: 니체_영원회기와 차이의 철학_3 탈근대와 니힐리즘의 극복

한다. 이경우두개의4는전혀다른숫자이며따라서동일한4가아니

라차이나는 4가반복되는것이다. 주사위놀이의 4는결코차이없이

되돌아올수없다. 그것은차이를산출하는운동의반복이다.

차이를사랑하는자는‘아니오’라고말하기전에‘예’라고말한다

이러한차이의반복운동에서긍정의일차성과긍정의이중적성격이따라

나온다. 긍정의일차성이란부정보다긍정이앞선다는것, 즉운동의

첫번째이자주요한계기는부정이아니라긍정이라는사실을의미한

다. 이때긍정되는것은우연이다. 이때문에니체는영원회귀를우연

을강요하는필연의숨결이라고표현했던것이다. 우연을긍정한다는

것은생성을긍정한다는말에다름이아니다.

또다시주사위놀이의비유를통해이를이해해보면다음과같다.

주사위놀이를시작하기위해우리는주사위를먼저던져야한다. 이때

던져지는“모든사물위에우연이라는하늘, 천진난만이라는하늘, 뜻

밖이라는하늘, 자유분방이라는하늘이펼쳐져있다”(『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말했다』, 13:277). 이것은주사위가던져짐으로서발생하는사

건, 즉모든생성의사건은우연이라는것을의미한다. 이생성에는대

립과부정이없을뿐만아니라어떤목적이나의도, 선(先)전제도없다.

설령주사위를던지는자가특정한목적이나의도를가진다하더라도

던지는사건은우리의의도대로이루어지지않는다.

다양한미세원인들의상호작용속에서발생하는사건은우리의

의도와달리우연속에내맡겨질따름이지만그래도우리는던진다. 우

리가삶의우연속에서공허함으로몸을떠는대신기꺼이우연의사건

3부_영원회귀와차이의철학 175

Page 26: 니체_영원회기와 차이의 철학_3 탈근대와 니힐리즘의 극복

을발생시키는던지기를감행할때, 우리는우연을강요하는필연의한

줄기숨결을깊게들이마셨다고할수있는것이다. 이처럼우리가우

연을긍정할때만생성의사건, 한번의운동이발생한다. 차이의반복

운동이지속되기위해서는무엇보다도긍정의되풀이되는반복운동이

일차적으로필요하다.

그러나우리는또다시질문을던지게된다. 긍정의반복운동이어

떻게우연의반복운동이될수있으며더욱이차이의반복운동이될수

있는가? “사람들이한번던지는주사위들은우연의긍정이고, 그것들

이떨어지면서형성하는조합은필연의긍정이다.”27)만일이것이우연

은발생한순간, 벌써되돌릴수없는필연적사건이되어버린다는점

에서필연의긍정이며필연의반복임을의미한다면우연의긍정, 우연

의반복이란무엇인가?

주사위가던져질때숫자는니체의표현대로우연의광대한하늘

에맡겨지지만떨어져대지에구르는순간주사위의눈은결정된다. 만

일 4가나온다면이것은이제지나가버린과거의사건이며절대로바

뀔수없는하나의필연이되어버린다. 과거는어떤(긍정의)시도로도

결코다른곳으로옮겨놓을수없는거대한산과같다. 어떤힘센의지

로도과거라는산을옮길수없기에난장이는차라투스트라를심하게

비웃는다. “오차라투스트라여, 너지혜의돌이여! ……너위를향해

네몸을높이투척했지. 위로던져진돌은어김없이도로떨어지기마

련이거늘!”(『차라투스트라는이렇게말했다』, 13:261).

그러나우리에겐또한번의긍정이남아있다. 이것은“놀이의두

번째시간”으로서“최초의시간의회귀”, “우연자체의재생산이자재

176 니체, 영원회귀와차이의철학

Page 27: 니체_영원회기와 차이의 철학_3 탈근대와 니힐리즘의 극복

긍정”의시간이다.28)재긍정의시간은난장이의비웃음에대한차라투

스트라의대답속에서표현된다. “그것이생이었던가? 좋다! 그렇다면

다시 한 번!(Noch Ein Mal!)”(『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13:

263). 두번째긍정은덮쳐오는‘필연’의산같은흙더미에우연이묻혀

버리는것을구제하는긍정이다. 들뢰즈는바로이러한긍정을‘이중긍

정’이라고표현한다. 이중긍정은사건의재실행이다. 이재실행이란과

거의사건을그대로남겨두고다시한번긍정을통해과거와무관한

다른사건을실행한다는의미가아니다. 그런의미라면그것은사건의

재실행이아니라실행된사건들의산술적합산에불과할것이다. 이와

달리이중긍정(“다시한번!”)은과거속에묻힌우연을다시태어나게

함으로써차이를되돌아오게하는것으로이해된다.

주사위를또한번던진다는것은과거의사건들을하나의필연으

로서그대로남겨둔채거기에하나의사건을새로운우연으로덧붙이

는것이아니다. 과거의사건들이하나의필연으로그대로남아있다면

필연은긍정의대상이아니라부정과증오의대상이될것이다. 그러나

주사위던지기의사건이다시한번발생하는순간, 과거의낡은사건

들은새로운사건으로서차이를지니고다시태어나며이때문에우연

으로서또다시긍정될수있다. 이점에서“필연은우연이그자체로

긍정되는한에서우연에의해서긍정된다”29)고말할수있다.

가령상대방이첫번째던진주사위에서‘5’가나오고, 그다음에

내가던진주사위에서우연히‘4’가나왔다면, 그건내가뒤지는사태

를형성하는사건이다. 그러나이어서두번째로상대방이‘2’를던지

고, 그다음으로내가‘다시한번’던진주사위에서‘6’이나왔다고하

3부_영원회귀와차이의철학 1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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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이때‘6’이라는우연한사건의실행으로인해과거의사건‘4’는새

로운의미로다시태어난다. ‘패배의사건’에서‘극적인역전의사건’

을구성하는필수적인계기로변모하는것이다. 만일내가앞서던진

주사위에서‘4’가아닌더큰숫자가나왔다면, 뒤의‘6’은극적인역전

의사건이아니라일방적인우세를나타내는사건이되었을것이기때

문이다. 반대로내가두번째던진주사위에서‘6’이아니라‘1’이나왔

다면, 과거의사건‘4’는나의패배를형성하는필수적인계기로다시

태어나게된다. 이렇게매번계속되는우연의긍정이자필연의긍정은

한번의우연의실행이아니라모든과거의우연, 즉필연을새롭게실

행한다는점에서또다른긍정을내포한다. 그리고이점에서긍정은

언제나이중긍정이며이중긍정인이상언제나차이를생산하는차이의

반복운동일수밖에없다.

영원회귀의이중긍정에서부정은환상이며효과이다. 하나의새로

운실행은어떤식으로든이전의상황을바꾼다. 이것은일종의부정이

다. 그런데여기서부정은하나의실체나독자적인행위양식이아니라

이전의긍정을새로이실행하는긍정이생겨날때만들어진다. 이렇게

첫번째긍정에대한두번째긍정의효과로서과거사건이‘부정’된다는

점에서부정은이중긍정의효과이다. “부정은보다심층적인발생적요

소의그림자로서만출현할뿐이다. 부정은, 긍정을분만하고긍정안에

차이를분만하는역량이나의지의그림자”30)이다. 사물이없는곳에그

사물의그림자가없듯이새로운실행이라는긍정에의의지가없는곳

에서는부정이나타나지않는다. 따라서운동의발동장치로서부정과

대립을상정하는것은그림자를마치독립적으로존재할수있는사물

178 니체, 영원회귀와차이의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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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도되는양바라보는변증법주의자의환상이다.

긍정은부정을통한긍정이나부정을위한긍정이아니라언제나

긍정그자체로서실행되는것으로딱한번실행될때조차이중의긍

정이다. 하나의실행이라는점에서하나의긍정이고, 바로그긍정이

그러한실행이전의모든것을차이를지니고서새롭게돌아오게한다

는점에서또하나의긍정인것이다. 이런방식으로들뢰즈는이중긍정

으로서의영원회귀개념을통해변증법의대립과이중부정의운동에

호소함없이생성과운동을사유한다.*

3) 차이의반복과영원회귀

영원회귀는강도적이다

영원회귀에대한들뢰즈의또다른핵심적규정은“영원회귀안의반복

은질적이거나외연적이지않고다만강도적”31)이라는점이다. 이규정

을통해그는니체의영원회귀가동일자의반복이아니라차이의반복

이며생산임을밝히고영원회귀개념을통해차이의존재론을확립하

고자한다. 들뢰즈는“강도의차이라는표현은동어반복”이고“모든강

도는미분적이며차이그자체”32)라고규정한다. 따라서영원회귀가강

3부_영원회귀와차이의철학 179

*그러나흥미로운것은들뢰즈가대립과이중부정의운동을의미하는헤겔변증법을비판

하면서도변증법개념자체를폐기하지는않는다는점이다. 그는‘문제들은언제나변증법

적이다’라고말하면서자신이‘대립적재현들사이의순환’을의미하는헤겔변증법에반

대할뿐임을강조한다. 이에대해서는들뢰즈의『차이와반복』4장 3절의논의를참조하

라. 그리고들뢰즈의변증법에대한논의로는다음을참조하라. 소운서원엮음, 『들뢰즈사

상의분화』, 그린비, 2007, 112~1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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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적이라는말은영원회귀안의반복이차이그자체임을의미한다. 이

러한동어반복을통해들뢰즈는차이의비고정성을강조한다.

들뢰즈의강도(intensité)개념은칸트에게서온것이다. 들뢰즈는

『차이와반복』에서영원회귀개념을니체의텍스트에가두지않고칸트

철학의미묘한자장(磁場)속으로던져넣어그개념이새로운철학적

울림을지니도록한다. 『차이와반복』에서칸트의여러개념들은칸트

철학을벗어나변용되며니체의개념들과접목되어차이의철학의용

어로창조된다. 강도역시그러한개념들중하나로서, 이개념은칸트

가『순수이성비판』에서경험의원칙을설명하며사용했던것이다. 그는

내포량(intensive Größe)을“모든현상은내포량을가진다”는지각의

예견원칙에서사용한다.33)내포량은직관의공리(모든직관은외연량을

가진다)의외연량(extensive Größe)에대립하는개념이다.34)직관의양

화에서는 5개와 10개처럼외연적크기를비교하는양화가이루어진다

면, 지각의양화에서는 5도, 10도의온도처럼서로강도차이를갖는

크기인내포량이양화된다. 칸트의이러한설명에서강도적크기(강도

량; intensive Größe)는기온이나색깔, 소음의정도와같은질적차이

로서가정되고있음을알수있다.

그러나칸트와달리들뢰즈는강도를질적차이와동일시하는것

에반대한다. “선험적원칙에해당하는강도는단순히지각의예견으로

그치는것이아니다. 그것은오히려어떤4중의발생원칙이다. 다시말

해서강도는도식에해당하는외연의원천, 외연적크기에해당하는연

장의원천, 연장을차지하는질료인물리학적질의원천, 대상의지칭

에해당하는감각적질의원천이다.”35)강도는연장과다를뿐아니라

180 니체, 영원회귀와차이의철학

Page 31: 니체_영원회기와 차이의 철학_3 탈근대와 니힐리즘의 극복

질과도다르다. 오히려강도는연장과질을생산하는원천이며, 질적차이

에대한긍정그자체를차이의긍정으로볼수없다는것이강도론의요점이

다.우리가질이라고부른것들사이의차이, 즉질적차이는하나의고

정된상태를표현하며그것은질들간의불연속성을고착화하는경향

이있다. 즉질적실체화를통해차이를소멸시키는효과가생겨난다.

이처럼양과강도의구분, 질과강도의구분을통해서들뢰즈는차이

개념을실체화하거나본질주의화하려는경향을봉쇄하고, 강도개념을

차이의생산성과비고정성을환기시키는데사용한다.

강도는질적차이인가, 비질적차이인가?

들뢰즈는어떤점에서강도는양과다르며질과도다르다고보는가?

강도는“외연량과같이분할가능한것도질처럼분할불가능한것도아

니다”.36)먼저강도는외연량과같이분할가능하지않다는특징을지닌

다. 외연량은우리가일반적으로나눌수도있고합칠수도있다고가

정하는양을뜻한다. 이외연량은세가지에의해규정된다. ㄱ)“어떤

단위의상대적규정을통해”, ㄴ) “단위에의해규정된부분들의등가

성을통해”, ㄷ) “부분들과분할되는전체의동(同)-실체성을통해”.37)

외연량에대한들뢰즈의이해는그가『차이와반복』에서칸트와

더불어중요하게다루고있는철학자중한사람인베르그송의견해를

수용한것이다. 『의식에직접주어진것들에대한시론』의예에서처럼

양 50마리를셀경우우리는먼저‘마리’라는상대적단위를통해먼저

양(羊)을규정해야한다. 한‘마리’, 두‘마리’하고세어나갈때이렇게

규정된양들은등가적인것으로규정된다. 만일이양은뿔이큰놈, 저

3부_영원회귀와차이의철학 1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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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은털이긴놈하는식으로질적차이를부각시키면‘센다는행위’는

불가능해진다. 마지막으로이렇게셈한양 50마리는어떻게나누어묶

든그묶음의합에있어서는동일한것으로규정된다.38)이런규정을고

려한다면외연량개념에는다음과같은전제가들어있음을알수있

다. 외연량에서는“분할이이루어지고계속된다해도분할되는것의본

성에는아무런변화가일어나지않는다”.39)

양(羊)의예에서볼수있듯이질에대한고려는센다는행위자체

를불가능하게하므로양(量)처럼합할수도없을뿐더러분할할수도

없다. 이런점에서내포량인질은“언급되는것보다훨씬더많은안정

성, 부동성, 일반성을지닌다”.40)즉질은다른질과차이나는어떤고정

된상태를의미하는개념이다. 이고정된상태를고수하는한, 질은분

할될수없다. 그러므로들뢰즈는“어떤질적차이가강도의차이를재

생하거나표현하지않는다는것은확실하다”고주장하면서질적차이

자체로는차이의운동을포착할수없음을재차강조한다.

강도는질처럼분할불가능한것이아니라는점을중요한특징으로

갖는다. 강도량은분할된다. 그러나“본성을바꾸지않고서는분할되지

않는다. 그러므로어떤의미에서강도량은분할불가능하지만, 이는어

떠한부분도분할에선재(先在)하지않고또분할되면서똑같은본성을

유지하지않기때문이다”.41)양개념이본성이바뀌지않는나눔의운

동을전제하고질개념이본성의변화때문에나눔의운동을부정하는

것과달리, 강도는나눔의운동은가능하지만언제나본성의변화를동반한

채로만가능함을강조하는개념이다.강도의차원에서한사물을본다는

것은‘분할에따라’무수하게본성이달라지는차이들이이미그사물

182 니체, 영원회귀와차이의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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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체에내재해있는것으로바라본다는것이다.

자기안에내재한차이라는개념에서우리가주목해야할것은분

할하는운동자체이다. 내재적인무한한차이들이이미결정되어안에

들어있다면이것은다시차이의본질주의를반복하는것에불과하다.

들뢰즈는차이를내는분할운동에따라무한히다양한차이들이나타

난다고말하면서그와같은본질주의의함정에서벗어난다. 예를들어

100도라는온도는 50도의온도로변화할수있고 50도와차이를갖지

만, 50도들의합으로구성되어있는것이아니다. 100도는 70도, 10도,

0도등수많은온도들로변화할수있는차이의잠재력을갖지만 100

도안에그차이들이 1도간격이나 0.1도의간격들로이미실체적으로

고정된질서를이룬채들어있다고할수는없다. 속도에대해서도동

일한설명이가능하다.

이러한설명을통해들뢰즈가영원회귀의강도적성격을강조함으

로써의도했던것이분명히드러난다. 차이는결정되어있는것이아니라

생산되는것이다.영원회귀는차이를생산하는‘차이의운동’을존재론

적으로표현한다. 이를통해우리는차이를실체화하는탈근대적니힐

리즘을넘어선차이의철학을사유할수있게된다. 이제고려해야할

것은다음의질문들이다. 대립을넘어선차이개념을사유한다는것은

어떤가치를갖는가? 또한차이의생산운동에주목한다는것은어떤

가치를갖는가? 우리는이어지는장에서차이와대립의실천적의미를

고찰하고차이의생산이라는니체적모티브가차이의철학의현대적

유형속에서어떻게표현되는지살펴볼것이다.

3부_영원회귀와차이의철학 1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