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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WLs View 핚국 국제개발협력의 새로운 리더들에게 젂하는 메시지 워치의 목소리 회원들과 함께 꿈꿔보는 2013ODA Watch오늘과 내일(사업갂담회 정기총회) FOCUS OECD-DAC 동료검토의 의미와 핚국 정부 시민사회가 당면하고 있는 과제는 Post 2015앞두고 우리가 지녀야 하는 자세는 무엇인가 해외특파원 일본 게이오 대학의 강우철 특파원이 젂하는 일본청년해외협력대원 인터뷰 발젂을 다시 생각하다 파울로 프레이리를 통해 보는 개발과 교육철학 2. 진정핚 ‘의식화’의 의미란? ODA Watch 이모저모 2감사합니다 1살림살이 지구촌의 작은 정의꿈꾸는 OWL 752013.03.05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75호(2013.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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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유일의 시민들이 만드는 비판적 관점의 국제개발협력 월간지 OWL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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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74호 2013.02.05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OWL’s View

핚국 국제개발협력의 새로운 리더들에게 젂하는 메시지

워치의 목소리

회원들과 함께 꿈꿔보는 2013년 ODA Watch의 오늘과 내일(사업갂담회 및 정기총회)

FOCUS OECD-DAC 동료검토의 의미와 핚국 정부 및 시민사회가 당면하고 있는 과제는

Post 2015를 앞두고 우리가 지녀야 하는 자세는 무엇인가

해외특파원 일본 게이오 대학의 강우철 특파원이 젂하는 일본청년해외협력대원 인터뷰

발젂을 다시 생각하다 파울로 프레이리를 통해 보는 개발과 교육철학 제 2탄. 진정핚 ‘의식화’의 의미란?

ODA Watch 이모저모

2월 감사합니다

1월 살림살이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제 75호 2013.03.05

발행처

ODA Watch

발행인

이태주

편집장

한재광

편집기획

윤지영 조이슬

이번 호에 함께해 주신 분들

글쓴이

강우철(해외특파원) 유성상 윤지영

이재원 조이슬 한재광 한정연

황원규

감수 및 승인

실행위원회 및 사무국

편집위원회

윤지영 조이슬 최은정 한규환

한재광 홍문숙

주소

(121-894) 서울특별시 마포구

서교동 376-2번지 누보빌딩 4층

Tel

02-518-0705

Fax

02-6442-0518

E-mail

[email protected]

발행일

2013.03.05

Copyright ⓒ 2013 ODA Watch

All rights reserved

소통과 참여가 필요핚 시대

지난 주 새로운 정부가 출범했다. 신문과 방송은 연일 인사 청문

회 소식을 보도하고 있다. 청문회 대상들의 갖가지 위법, 탈법

사항은 이제 놀랄만할 일도 아니다. 깨끗한 후보가 도리어 화제

가 되고 있다. 최고 인사권자의 ‘불통스타일’이 인사에도 나타났

다. 2013년 3월 우리가 처한 현실이다.

지난 2월 22일 ODA Watch는 2013년 정기총회를 개최했다. 이

번 총회는 어느 때 보다 회원들과의 소통에 중점을 두며 준비했

다. 평소 회원들의 활발한 참여와 소통이 ‘ODA Watch 스타일’

이라 자부했다. 좀 느리지만, 소통과 참여는 ODA Watch가 발전

하는 과정이자 그 자체가 목표이다.

이번 OWL 75호는 새로운 출발을 하는 한국 국제개발협력의 여

러 리더들에게 진심 어린 충고를 하며 시작한다. 아울러, 현재

한국 국제개발협력계의 화제인 DAC 동료검토와 Post-2015와

관련한 토론회 소식을 전한다. 또, 세간에 화제가 되고 있는 ‘프

레이리’이야기가 본격적인 내용을 드러낸다. OWL의 오랜 일본

특파원인 강우철씨가 일본 국제개발협력의 생생하고도 흥미진진

한 소식도 전한다. 그리고 ODA Watch를 사랑하는 분들은 총회

이야기에 관심을 가져주시기를 부탁 드린다.

지난 호부터 매거진 형태로 새로운 모습을 보인 OWL은 현재 계

속 진화 중이다. 독자들이 더 쉽게 읽을 수 있도록 계속 편집형

태를 수정하고 있다. 새로운 코너도 다음 호에 계속 이어질 것이

다.

ODA Watch 스타일인 ‘참여와 소통’은 OWL에서도 드러날 것이

다. 독자 여러분의 다양한 제언을 부탁 드린다.

OWL편집장 한 재 광 [email protected]

서 교 동 에 서

OWL no. 75 2013.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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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75 호 한국 국제개발협력의 새로운 리더들을 주목한다.

서교동에서

02 편집장의 편지

OWL’s View

04 핚국 국제개발협력의 새로운 리더들을 주목핚다.

워치의 목소리

07 2013년, ODA Watch에게 바라는 활동을 말하다

FOCUS

08 OECD-DAC 동료검토와 핚국 국제개발협력의 과제

12 Post 2015를 대비하는 핚국의 자세

해외특파원

17 아프리카의 희망 NERICA에 대해 말하다

발젂을 다시 생각하다

21 국제개발협력을 의식화하라! (두 번째 이야기) - 문해교육, 의식화, 그리고 사람중심 개발

25 ODA Watch 이모저모

28 2월 감사합니다

30 1월 재정보고

ODA Watch는 한국의 ODA가 지구촌에 진정한 도움이 될 수 있도록

개발을 넘어 발전대안을 찾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여러분의 참여와 지지를 기반으로 이뤄지는 우리의 활동을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우리 단체의 재정이 튼튼해야 합니다.

여러분의 소중한 동참을 부탁 드립니다.

★ 후원관렦문의: 02-518-0705/ [email protected]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DA Watch 를 후원해주세요!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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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WL’s View ●

한국 국제개발협력의

새로운 리더들을 주목한다.

새로운 계절이 시작되는 3월, 한국 국제개발협력의 주

요 주체들은 새로운 출발선에 서있다. 새로운 정권이

들어섰고, 각종 기관들은 총회를 거쳐 새로운 지도부를

출범했다. 한국 국제개발협력의 주요 리더들은 어떠한

환경에서 새로운 시작을 맞이하고 있는가? 또 그들은

무엇을 고려해야 하는가? ODA Watch는 지면을 통해

주요 주체의 리더들이 직면한 상황을 소개하며 성공적

인 출발을 위한 제언을 하고자 한다.

‘새로운 리더의 등장과 근본적 전환의 필요성’은 현재

한국 국제개발협력 사회가 직면한 상황을 함축적으로

말한다. 이를 좀 더 풀어본다면 ‘새롭게 등장한 한국

국제개발협력의 리더들은 그 동안 누적되어온 근본적

전환의 필요성을 어떻게 소화해낼 것인가?’이다. 이를

리더의 변화와 주요 주제 그리고 필수적으로 고려해야

할 상황으로 나누어 보면 다음과 같다.

지난 3개월간 한국 국제개발협력의 주요 여섯 주체들

의 리더가 바뀌었다.

먼저, 2월 25일 박근혜 대통령의 취임과 함께,

한국 국제개발협력 정책의 최고 결정권자가 바뀌었다.

지난 정부에서 국제개발협력이 ‘국격상승’의 주요한 요

소이자 ‘자원외교’의 수단으로 여겨졌다면, 이번 정부의

국제개발협력정책의 대표적, 실질적 명분은 무엇일까?

박대통령은 취임 이틀째인 2월 26일 엘리아슨 유엔 사

무부총장과의 대화에서 이에 대한 힌트를 주었다. 박대

통령은 “한국이 경험했던 농촌개발계획이나 새마을운

동을 공유하면서 개발원조 하는데 일조하겠다”고 말했

다. 지난 정부 말 추진된 ‘한국형ODA’와 더불어 ‘새마

을원조’가 한국 ODA정책의 주요 방향으로 제시될 것

으로 예측된다. 향후 ‘발전경험의 특수성과 보편적 적

용 가능성의 충돌, 내적 동기에 의한 원조의 수출화,

준비부족과 역량 미비’가 주목해야 할 사항들이다.

둘째, 지난 2월 26일 현 한국 국제개발협력 정책의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국제개발협력위원회’의 의장인

국무총리가 새롭게 임명됐다.

지난 2006년 출범 이후 국제개발협력위원회는 그 역할

에 대한 뚜렷한 한계가 꾸준히 지적되어왔다. 책임총리

를 표방하며 임명된 정홍원 국무총리가 국제개발협력

위원회를 ‘책임 있는 실질적 기구’로 기능하게 할지 주

목된다. 올해 8년 차를 맞이한 국제개발협력위원회에

대한 전반적인 평가가 필요한 시점이다. 아울러 국무총

리실이 한국 국제개발협력 정책의 책임감 있고 전문적

인 조정자가 될 것 인지 아니면 하나의 상급기관으로

만 군림하는 것에 그칠지 주목된다. 마지막으로 1월에

발표된 OECD DAC의 동료검토결과가 한국 국제개발

협력정책에 어떻게 반영될지도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

야 할 사항이다.

셋째, 무상원조 전담 부처인 외교부 장관의 임명이다.

윤병세 외교부장관이 개발효과성, Post-MDGs 등 국제

개발협력의 큰 변화를 얼마나 잘 인식하고, 이를 한국

적 상황에서 효과적으로 대응할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

다. 아울러 무상원조전담 부처로서 무상원조의 분절화

를 얼마나 효율적으로 극복해나갈지도 주요 사항이다.

떠나간 통상분야에 대해 아쉬워할 것이 아니라, 국제개

발협력 분야를 내실 있게 발전시키기 위한 역량을 집

결해야 한다.

넷째, 아직 국회 청문회 과정이 남아있지만,

현오석 경제부총리 및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의 등장

은 한국 국제개발협력계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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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부총리직의 신설은 이번 정권에서 유상원조가 이

전보다 더욱 크게 확대될 개연성을 보여준다. 눈 여겨

볼 것은 현부총리 후보자가 그 동안 논란의 여지 속에

서도 지속적으로 큰 폭으로 확대되어온 경제발전경험

공유사업(Knowledge Sharing Program, KSP)사업의 주

무 기관인 KDI(Korea Development Institute)원장 출신

이라는 점이다. 그 동안 제대로 된 평가가 없었던 KSP

가 얼마나 이번 정권에서 확대되는지 주목해야 한다.

아울러 올해 기획재정부가 자체평가로 실행할 예정인

KSP평가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아야 한다.

다섯째, 지난 2월 말 국제개발협력민간협의회

(구 해원협, 이하 KCOC)의 새로운 회장으로

이제훈 어린이재단 회장이 선출됐다.

지난 수년간 KCOC회원인 개발NGO들은 사업규모와

수적 측면에서 크게 성장했다. 또한 기존의 개발사업

수행 중심에서 정책, 국내외 연대 및 전문성강화를 위

한 교육훈련 등 외적 측면에서 놀랄만한 성장을 보였

다. 이제, 내적 측면의 성장이 필요하다. 조직운영과 사

업수행의 투명성 및 책무성의 강화, 사업 전문성의 증

대, 차세대 전문가 양성, 개발철학과 윤리에 대한 시민

사회차원의 논의 확대가 과제라고 판단된다. 아울러 시

민사회에서 거세게 불고 있는 협동조합과 사회적기업

과 같은 사회적 경제, 개발에 대한 인권에 기반한 접근

(Rights Based Approach)을 어떻게 받아들일지 또한

KCOC 및 개별 회원단체들이 풀어야 할 과제이다. 또

한, 인권, 여성, 환경 등 다양한 분야의 시민사회단체들

이 성공적으로 국제개발협력사업을 할 수 있도록 돕는

것도 국제개발협력 시민사회의 맏형인 KCOC의 책무

이다.

여섯째, 작년 12월 국제개발협력학회(KAIDEC)의 신임

회장으로 신상협 경희대 국제대학원 교수가 선출됐다.

국제개발협력학회는 지난 2007년 설립 이후 정부 및

시민사회와 협력적 관계를 가지며 한국 국제개발협력

의 발전에 기여해왔다. 지난 수년간 우리 사회에서 지

속적으로 국제개발학에 대한 수요가 증대되어왔다. 또

한 관련분야의 신진 학자, 연구자 및 전공학생들이 급

증하고 있다. 그리고 국제개발협력 담론 형성 및 전문

정책의 수립과 사업의 실행 및 평가에 있어 고도의 전

문성을 갖춘 학자, 연구자 층의 참여 필요성도 확대됐

다. 국제개발협력학회는 이와 같은 변화를 인지하여

이론적 담론 형성과 전문적 정책생산 과정에 더욱 적

극적으로 기여해야 한다. 아울러 정부, 학계 및 시민사

회와 협력해 쏟아지는 국제개발관련 전공자들의 생산

적 연구와 실천활동 지원을 위한 환경조성에도 힘써야

한다

이상의 여섯 분야의 리더십들이 각 분야의 중요 과제

를 인식하고 실행하기 전에 먼저 고려해야 할 사항들

이 있다. 이들은 한국 국제개발협력분야에서 지속적으

로 제기되어온 다음의 근본적 변화들에 대한 필요성을

인식해야 한다.

첫째, 한국 국제개발협력은 단기적, 기술적, 미시적 사

항을 넘어 근본적 철학과 가치 및 이념 창출을 고심해

야 한다.

정권의 변화에 관계없이 향후 10년 이상 한국 국제개

발협력이 추구해야 할 철학적, 이념적 지향점을 구상해

야 한다. 이를 위해 몇 차례의 토론회가 아닌 장기간의

이론적 작업이 수행돼야 한다. 그 과정에는 다양한 이

해당사자가 참여한 활발한 소통이 필수적이다.

둘째, 정부와 민간의 리더들은 양적 성장 외에도 투명

성과 책무성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외적 규모와 양적 실적에만 집착하는 후진적 태도를

버려야 한다. 모든 사업과 정책의 과정을 투명하게 하

고 관련 이해관계자들에 대한 책무성을 구현하는 태도

는 국제개발협력의 성숙함을 측정하는 수단이다. 아울

러 이는 많은 국내외 시민들과 국제사회의 동료들의

지지를 이끌어낼 것이다.

셋째, 정부부처간 그리고 시민사회, 학계 및 민간영역

을 아우르는 소통의 공간이 필요하다.

현재 한국 국제개발협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충분한 소통이 부재한 가운데

에서의 개별적인 급성장은 난개발을 불러일으킬 것이

다. 개발독재시대의 일방적인 상명하복 방식은 이제 시

효가 만료됐다. 영역간 그리고 영역 내 에서의 기계적

대화를 초월하는 활발한 소통이 필요하다. 이는 한국

국제개발협력의 성숙을 가져올 것이다.

넷째, 젊은 인력 층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다.

해마다 수천 명의 청년들이 각종 해외자원활동을 떠난

다. 해외유학파 개발학 석사들을 만나는 것은 어렵지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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않다. 국제대학원에서 개발학을 공부하는 대학원생들이

넘쳐난다. 수많은 청년들이 ODA인턴을 하며 정규직의

기회를 엿본다. 외적으로는 인적 자원이 풍부한 듯 보

인다. 그러나 내용을 들여다 보면 근심이 앞선다. 수백

명이 넘는 봉사단 귀국자들은 어디서 무엇을 할까?

ODA 인턴들의 정규직 진입은 요원하기만 하다. 해마

다 1,000명이 넘는 인원이 KOICA 신입직원 선발에

도전하나 20~30명만이 선발된다. 개발NGO들은 여러

번 신규인력을 선발하지만, 많은 수가 오래가지 못한

다. 7~8년차 이상의 중견 실무자들은 희귀한 존재가

됐다. 이것이 한국 국제개발협력계가 직면한 젊은 인력

층의 고용 현실이다. 결국 한국 국제개발협력의 미래는

이들이 이끌어갈 것이다. 당장은 어렵지만 중장기적으

로 이들을 위한 양질의 일자리를 준비하는 것이 필요

하다. 그리고 중간 리더십의 성장을 적극 지원해야 한

다. 아울러, 기성세대들은 국제개발협력을 일종의 소명

으로 인식하고 종사하는 청년 그룹들이 성숙하고도 혁

신적인 기상을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ODA Watch는 올 한 해 새롭게 출발하는 주요 리더

및 기관들의 가치와 태도 그리고 구체적 활동들을 주

목할 것이다. 그리고 깨어있는 시민들 및 국내외 시민

사회와 연대하여 이들이 한국 국제개발협력의 성숙에

기여할 수 있도록 요구하고 행동할 것이다.

ODA Watch 실행위원회

OWL no. 75 2013.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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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치인의 목소리 ●

2013 ODA Watch 사업갂담회와

정기총회에서는 어떤 이야기가?

ODA Watch 는 지난 몇 달 갂 2013 년의 활동을 더욱 유의미하고 알차게 꾸려나가기 위해 내외부적으로

의견을 수렴하고 함께 논의하는 시갂을 가져왔는데요. 지난 74 호에서는 후원회원 및 관심 있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ODA Watch 에게 바라는 활동에 관핚 의견을 묻고 이를 지면에 담았다면,

이번에는 2013 년 사업갂담회와 정기총회에서 나눈 활동회원들의 이야기를 실어 보았습니다.

‚지난 4년갂 ODA Watch 활동에 대핚 평가

가 필요핚 시점이다‛

지난 활동에 대한 평가를 통해 우리 스스로를 돌

아보고 이를 소화해내는 과정이 필요하다. 단체

미션과 비전이 유효한지에 대해서도 점검해보고

향후 5년, 10년 뒤의 ODA Watch에 대해 전망해

보는 시간이 매우 주요할 것이라 생각한다.

‚재정 확보를 통핚 운영의 안정화가 필요하

다‛

매년 회원 배가운동을 해왔으나 애드보커시 단체

로서 후원을 유치하는 것이 쉽지 않은 것이 사실.

원활한 운영을 위해서는 더 많은 후원자를 모집

하려는 노력이 반드시 수반되어야 한다.

그래도 우리 단체 회원들의 경우 후원을 장기간

지속하는 편으로 한번 맺은 단체와의 인연이 오

래 유지된다는 점에서는 의미가 있다

‚청년활동이 자생적인 에너지를 기반으로 점

차 활성화되고 있다는 점은 매우 의미 있는

대목이다‛

지난 4년 간의 큰 성과 중 하나라고 생각. 과거에

는 실행위원이 각 팀에 합류하여 수퍼비전을 제

공했다면 이제는 청년활동가들이 중심이 되어 주

체적으로 이끌어나가고 있다.

‚ODA Watch 청년 활동에 대해 적극적으로

알리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청년들의 열정을 잘 어필하는 방법의 일환으로

현재 홈페이지에 마련되어 있는 청년활동가 코너

에 소식을 꾸준히 업데이트 하려는 활동가들의

자발적인 노력도 중요하다.

활동의 결과물을 우리 내부적으로 소화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ODA 토크 등을 통해 대중과 공유하

고 화두를 제기하는 자리를 마련해보는 것도 좋

을 것 같다.

‚핚국 개발원조 투명성과 책무성을 주장함에

있어 우리 내부의 투명성을 제고하려는 노력

이 함께 뒷받침되어야 핛 것‛

현재 OWL 및 홈페이지를 통해 월별 재정보고

자료를 공유하는 것과 같이 ODA Watch도 회원

들에 대한 투명성을 제고하기 위해 계속해서 노

력해나갈 것이다.

‚개발협력 정책 젂반에 대핚 폭 넓은 고민도

함께 이뤄져야 핚다‛

2013년 활동 기조가 한국 개발협력의 투명성과

책무성 제고로 초점이 맞춰진 것은 바람직하지만,

동시에 개발정책 전반에 대한 모니터링과 분석의

노력도 게을리하지 말아야 한다.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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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2010년 OECD DAC(개발원조위원회)에 가

입핚 이래 핚국이 처음으로 받은 동료검토[1] 결과가

2013년 1월 30일에 발표되었습니다. 이에 핚국 시민

사회는 국제개발협력민갂협의회(KCOC)와 국제개발협

력시민사회포럼(KoFID)의 주최로 지난 2월 20일

‚OECD Peer Review 및 핚국 ODA 정책발젂을 위핚

토론회‛를 개최하여 동료검토 결과에 대핚 시민사회의

의견을 공유하고 젂향적인 개선방향을 논의했습니다.

정부측에서도 핚국국제협력단(KOICA)이 개최핚 제18

회 개발협력포럼에서 외교통상부, 핚국국제협력단,

ODA Watch가 패널로 참석하여 이번 동료검토 결과를

중심으로 핚국 개발협력의 향후 과제를 논하는 자리를

가졌습니다.

이번 OWL에서는 황원규 강릉원주대학교 교수가 2월

20일에 열렸던 시민사회 토론회에서 발표핚 원고를 통

해 동료검토의 의미와 핚국 정부와 시민사회가 당면하

고 있는 과제를 살펴봅니다.

2012년 경제개발협력기구(OECD)의 개발원조위원회

(DAC)는 한국에 대한 최초의 동료검토(Peer Review)

를 실시하였다. 이를 통해 한국은 2010년 DAC 회원국

OECD DAC 동료검토와

한국 국제개발협력의 과제

이 된 이래 법적기반(국제개발협력기본법 및 시행령)을

확충하였고, 지속적인 원조액 증액을 통해 국제사회의

개발에 공헌하기 위한 상당한 노력을 기울였다는 긍정

적인 검토를 받았다. 또한 한국은 2011년 부산세계개

발원조총회(HLF-4)를 성공적으로 개최하였고, 이를 기

반으로 중국, 인도, 브라질 등 새로운 공여국들이 참여

하는 Global Partnership의 발족에 중요한 매개체가 됨

으로써 국제개발협력의 새로운 방향성을 확립하는데

큰 기여를 하였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었다.

그러나 한국의 개발협력은 아직도 일천한 역사 속에서

많은 개선의 여지가 있다는 점이 지적되었고, 원조의

구성, 조직, 집행방식, 효과성 등 여러 가지 측면에서

다양한 노력이 기울여져야 한다고 권고 받았다.

한편, OECD-DAC 동료검토 이후 한국에서는 다양한

주체들 간에 검토내용에 대한 해석이 분분하여 상당한

혼란이 야기되고 있다. 즉, 검토를 통해 제기된 문제점

을 겸허하게 수용하고, 이를 통해 한국 국제개발협력을

개선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노력이 기울여져

야 함에도 불구하고 일각에서는 OECD DAC 동료검토

가 한국의 특수성에 정당성을 부여한 것처럼 과장 해

석하고 있다.

FOCUS ●

ⓒ 국제개발협력민간협의회(KCOC)

[1] OECD DAC 동료검토(Peer Review)란 회원국의 개발협력 정책, 이행, 평가 시스템의 질적 향상과 효과성을 다른 회원국이 평가

하고 정책적 권고사항을 제안하는 것이다. OECD DAC의 모든 회원국은 DAC 동료검토를 받아야 하며 동료검토는 4~5년을 주기로

이루어짂다. 한국은 DAC가입을 위해 2008년 특별동료검토(Special Review)와 2009년 가입 심사(Accession Review)를 받았다.

OWL no. 75 2013.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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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OECD-DAC동료검토를 왜곡시키는 의도에

대해 경종을 울리고, 평가를 통해 제기된 문제점을 개

선하기 위한 대안을 제시해 보고자 한다.

1. OECD-DAC 동료검토의 해석에 대핚 유의점

동료검토 보고서에 대한 구체적인 축조해석은 다른 분

들의 발표에 미루기로 하고, 이곳에서는 검토보고서의

해석에 임하는 몇 가지 사항을 제시해 보고자 한다.

첫째, OECD-DAC 동료검토 보고서는 학술적 연구보

고서가 아닌 정책보고서이자 외교적 문서란 점이다.

즉, 현상에 대한 분석은 실증적 방법으로 사실규명(fact

finding)에 노력하였으나, 그 결과를 전달하는 문서는

외교적 수사법으로 포장되어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따라서 ‘행간을 읽는(read between the lines)' 통찰력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둘째, 한국보고서만 읽지 말고, 비슷한 시기에 평가 받

은 다른 나라들(예: 2011년 덴마크에 대한 검토보고서)

에 대한 검토보고서를 비교하여 우리의 부족함을 성찰

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즉, 우리나라의 개선노력에 대

한 정당한 평가에 대해서는 자부심을 가져도 좋으나

세계 일류 공여국들에 대한 국제사회의 평가와 비교해

볼 때 우리의 갈 길이 멀다는 점에 대해서 겸허하게

수용해야 한다는 점이다.

셋째, 외교적 완곡어법으로 모호하게 표현된 문장들을

자기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왜곡하여 해석해서는 안되

고, 이를 널리 홍보하는 유치함을 지양해야 한다. 지적

된 현상은 그대로 겸허하게 받아들여야지 이를 정치적

으로 확대 해석하여 홍보하는 어리석음을 범하지 말

것을 당부 드린다. 곡해, 아전인수, 견강부회, 자화자찬

같은 한자성어들이 생각나게 해서는 곤란하다는 점이

다.

2. 핚국 국제개발협력의 당면 과제

2012년 OECD-DAC 검토보고서는 한국 국제개발협

력이 직면한 여러 과제들을 부드러운 표현으로 정확하

게 지적하고 있다. 보고서에서 제기된 문제점들은 (1)

예산확충이 필요한 과제 등 장기적으로 추진해야 될

과제, (2) 부처간 업무조정 등 제도개혁이 필요한 중기

적 과제, (3) 단기적으로 개선해야 될 과제들로 분류될

수 있을 것이다. 그 중에서도 일부 과제들은 2013년

한국의 정권교체기에 신속히 처리할 수 있거나, 혹은

이 때 처리되지 않으면 향후 개선이 매우 어려운 과제

들도 있다고 생각된다.

이 글에서는 2013년 초 신정권에서 신속히 처리해야만

할 몇 가지 과제를 중심으로 한국 국제개발협력의 당

면과제를 제시하고자 한다.[2]

(1) 핚국 ODA 추진체계 개편

21세기 들어 원조 선진국들은 국제사회에서 새롭게 대

두되는 원조규범을 수용하여 효과적인 원조를 추진하

기 위해 기존의 분절화되어 있던 개발협력정책 및 집

행기관을 통합하는 추세이다.[3]

그러나 현재 한국의 ODA는 국제규범에 맞지 않는 분

절화된 추진체계를 가지고 있다. 즉, 과거 일본처럼 기

획재정부가 관할하는 유상원조와 외교통상부가 관할하

는 무상원조로 이원화되어 있고, 이 뿐 아니라 35개

이상의 정부 부처/기관이 저마다 독자적인 예산을 확

보하고 개발 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혼돈의 장(Field of

Turbulence)'이 펼쳐지고 있다.

2006년부터 이러한 원조의 분절화(fragmentation)를

극복하기 위해 국무총리실 산하에 총괄 및 조정기구인

국제개발협력위원회를 설치운영하고 있으나 실무 부처

간의 이해관계를 조정하기에는 역부족이고, 향후 ODA

의 질적 개선과 양적 확대에 대응하기에 한계가 있다.

이러한 한국 ODA 추진체계(ODA Architecture)가 파

행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보다 근본적인 원인은 기획과

예산에 재정/금융기능까지 통할하는 막강한 힘을 가진

기획재정부가 원조사업을 직접 집행하고 있기 때문이

다. 따라서 한국 ODA 추진체계 선진화의 관건은 “어

떻게 기획재정부가 원조사업을 직접 집행하지 않고 본

연의 국가발전을 위한 기획기능에 매진하게 하느냐?”

하는 국가기능 재조정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4]

[2] 아래 내용은 2013년 초 시민사회의 이름으로 제18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 제출한 <한국 ODA 개혁을 위한 시민사회의 요

구>의 일부 안건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3] 예를 들면 영국의 개발협력부(DFID) 설립, 독일의 경제협력개발부(BMZ) 설립 및 집행기관 통폐합, 일본의 무․유상 통합원조

기관(New JICA) 설립 등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10

중장기적으로 한국 ODA의 예산이 점차 증가하고 국

제사회에서의 역할이 증대되고 있는 만큼 한국의 국제

개발협력 추진체계는 OECD 회원국내에서도 가장 바

람직한 국제개발협력 기구로 평가받고 있는 영국의

DFID (Department for International Development)와

같이 통합적이고 독립적인 부처 신설을 지향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아직은 한국의 현황에 선진적인 영국의 사례를

당장 적용하기에는 여러모로 많은 준비가 필요하기에

가장 시급하게 개선해야 할 과제로 아래와 같은 2가지

의 기구개편을 추진할 것을 제안한다.

이를 통해 현재의 분절화로 인해 초래되는 국고예산

낭비를 막고, 수원국의 개발효과성을 제고할 수 있다고

판단됨.

(2) 국제사회에 약정핚 원조 증액 실천 및 국제규범 준

한국 ODA는 국제사회에 대한 대한민국의 책무이자

동시에 해외시장에 의존하고 있는 개방형 국가의 생존

전략이다. 그러나 바람직한 원조는 공여국의 필요나 주

관적인 판단에 의해서 제공하는 것이 아니고, 수원국

현장에서의 필요와 국제규범에 준거하여 사업이 발굴

되고, 집행되어야 한다.

국제사회는 지난 60년 동안의 시행착오를 통해 원조

효과성을 높이기 위한 각종 규범(예: 2005년 원조효과

성을 위한 파리선언)을 마련하였다. 최근 한국은 국제

개발협력의 새로운 규범제정을 선도하는 역할을 수행

하고 있으나 정작 국내의 개발원조 정책 및 집행 실태

는 여전히 후진성을 면치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이러한 후진성은 3가지 점에서 발견되고 있는데 첫째,

한국의 국민소득 대비 원조비율은 현재 OECD-DAC

회원국 중 가장 낮음에도 불구하고, DAC 가입 당시

국제사회에 약정한 원조금액 증액목표(2015년까지 국

민총소득의 0.25% 제공)를 달성하겠다는 정치적 의지

가 점차 약해지고 있다. 둘째, 한국은 전 세계 원조 공

여국 중에서 원조의 개발공헌도가 매우 낮은 나라 즉,

원조의 질이 매우 낮은 것으로 평가 받고 있다. 셋째,

한국형 개발원조라는 미명 하에 국제규범을 위반하는

것을 당연시하고 있으며, 그 배경에는 부처 이기주의가

잠복되어 있다.

따라서 차기 정부는 임기 내에 아래 제시된 것과 같이

국제규범 준수와 국제사회와의 약속을 적극적으로 이

행해야 할 것이다.

(3) 효과적이고 공정핚 사업심사 및 평가를 위핚 제도

개혁

현재 한국의 국제개발협력 사업은 분절화된 경쟁구조

로 인해 중복적이고 소규모 단발성 행사로 그치는 경

우가 많은 실정이다. 이로 인해 원조예산이 낭비될 뿐

아니라 지나치게 많은 한국의 정부부처 관계자들이 수

원국 부처 및 원조총괄기관들을 직접 접촉하여 수원국

정부의 피로감과 행정부담을 증폭시키고 있다. 따라서

부처 주관 사업들 간의 중복성을 배제하고, 한국 국제

개발협력 사업의 효과성을 제고하기 위한 방안으로 통

합원조기관 내에 민간인 전문가들이 주도하는 독립적

인 사업심사위원회를 설치하여 효과적이고 공정한 사

업심사가 이루어질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예: 덴마크 DANIDA의 사업심사위원회와 국내

규제개혁위원회의 기능 참조)

[4] 국제적으로 기획재정부가 ODA사업 집행에 직접 관여하고 있는 사례는 없음.

(1) 기졲의 무상원조 전담 시행기관인 한국국제협력단

(KOICA)과 유상원조 전담 시행기관인 한국수출입

은행 대외경제협력기금(EDCF)을 통합하여 새로운

무․유상 통합원조 집행기관 (가칭: KorAID) 설립.

(2) 국제개발협력 정책수립 및 조정기능을 강화하기 위

해 현행 국무총리실에 설치되어 있는 국제개발협력

위원회를 대통령 직속 위원회로 격상.

(1) 국제사회에 약속한 대로 2015년까지 국민총소득

(GNI) 대비 0.25%의 ODA 지원을 이행할 것. 아

울러 전 세계 최빈국들의 선망의 대상인 한국의 국

제사회에서의 위상제고를 위해 2015년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ODA 예산을 증액할 것.

(2) 보다 나은 원조를 위해 국제규범에 부합되는 원조

집행방식 (무상원조 비율 확대, 비구속성 원조 확

대, 최빈국 우선 지원, 통합집행 등) 추짂.

OWL no. 75 2013.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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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한국 국제개발협력 사업에 대한 기존의 평가는

자체평가나 용역 형태로 주로 이루어지고 있어 독립적

이고 객관적인 평가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따라서

보다 독립적이고 객관적인 원조효과성 평가를 위한 시

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4) 개발친화적 정책일관성(Policy Coherence for

Development) 추진

한국의 국제개발협력은 아직까지 국내 정책과는 무관

하게 단지 시혜적 측면에서 개발도상국에게 공적자금

을 공여해 주는 단계에 머물고 있다. 이제는 개발도상

국의 발전과 국제빈곤 해소에 실질적으로 기여할 수

있도록 개발친화적인 정책을 범부처에 걸쳐 일관성 있

게 추진하여야 한다.

여기에는 개발도상국들이 우리의 시장으로 진출할 수

있는 특혜적 정책을 제공하고, 개발도상국 투자에 대한

지원, 개발도상국 인력고용에 대한 지원 등 다양한 정

책이 개발되어야 한다. 이울러 이러한 정책 노력이 원

조기관 및 해당 부처에 국한되지 않고 범부처적으로

참여하는 Whole of Government Approach가 적극 모

색되어야 한다.

(5) 핚국형 원조에 대핚 자성

우리나라의 개발협력 계는 지난 반세기의 경제개발 성

과에 대한 지나친 자부심으로 우리나라의 경험과 가치

가 세계 제일이라는 독선이 팽배해 있다. 이로 인해 국

제규범을 무시하고 소위 ‘한국형 원조’라는 논리를 주

장하면서 수원국의 개발목표나 우선순위를 무시한 독

불장군형 원조를 추진하고 있다. 이러한 과정에서 ‘봉

사형 원조’, ‘개발경험전수’ 등의 한국에서만 강조되는

특유한 기술협력사업이 지나치게 부각되고 있고, 국제

사회의 보편적 개념을 한국적 고유사업으로 환원하여

추진(예: 새마을운동)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사업들의 실제 운용에는 많은 개선점이

내재되어 있다는 사실을 직시하고 우리 식 논리가 아

니라 국제규범에 따라 수원국의 시스템(country

system)을 활용하고, 주인의식(ownership)을 고양시켜

주며, 수원국의 개발목표와 일치(alignment)시키고, 국

내는 물론 개발현장에서 다른 공여주체들과 조화롭게

(harmonization) 협력하는 결과중심적 (result based

management)이고, 책임성(accountable)있는 원조를 제

공해야만 한다. 위와 같은 국제규범이 잘 준수되고 있

는 기반 위에 이보다 한걸음 진일보한 개발친화적 개

발협력을 제공할 수 있을 때만 우리는 이를 ‘한국형 원

조’라고 칭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2012년 총리실 주관으로 구축한 ‘한국

형 ODA모델’과 159개의 주요 개발협력 사업목록은

대내적 문서로만 활용하고 대외적 노출은 자제해야 할

것이다. 자칫 국제사회의 웃음거리가 되고, 수원국으로

부터 혐오감을 불러일으킬 소지가 매우 높다고 판단된

다.

(6) 시민사회와의 협력 강화

시민사회와의 긴밀한 협력은 개발효과성을 증대하기

위해서는 물론 국제사회에서 한국의 공공외교의 전략

적 목표 실현을 위해서 필수적이다. 시민사회가 현장사

업 실행단계에서의 협력 또는 지원 대상에 머무는 것

이 아니라 정책 수립의 단계에서부터 사업 심사 및 평

가에 이르기까지 모든 단계에 동등한 파트너로 참여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여 이들의 기여를 증대

시켜야 할 것이다.

<참고>

최근 정부에서는 제15차 국제개발협력위원회에서

(2013.02.15) OECD DAC 동료검토 결과 및 활용 방안을

안건으로 의결하여 동료검토를 핚국 ODA 정책 개선을

위핚 중요핚 이정표로 인식하고 권고에 대핚 이행 방안

을 수립하기 위해 ‘동료검토 후속조치 이행 T/F’를 구성

하기로 했습니다.

회의결과에 따르면 T/F를 중심으로 종합추진방안을 상

반기에 마렦하여 차기 국제개발협력위원회에서 보고핛

예정입니다.

핚국은 2014년 금번 동료검토에 대핚 중갂점검을 통해

권고사항 이행현황에 대핚 정보를 DAC에 제공해야 합

니다. 제2차 동료검토는 4년 후인 2016년에 실시될 예

정입니다.

황원규 작성, 강릉원주대학교 교수 /

[email protected]

윢지영 정리, ODA Watch 정책기획팀장 /

[email protected]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12

시 론

Post 2015를

대비하는

한국의 자세

Post 2015 개발의제 토론회 참관기

FOCUS ●

새천년개발목표(Millennium Development Goals, 이하

MDGs)의 달성 시한인 2015년이 이제 2년밖에 남지

않았다. MDGs는 명확한 목표, 지표, 시한을 설정하고

빈곤퇴치를 위한 세계 각국의 의지를 집결시키는 것이

특징이다. 반면, 설정 과정에 소수의 전문가와 관료만

이 참가하여 시민사회와 주민 당사자의 목소리를 제대

로 반영하지 못한 태생적인 한계를 안고 있기도 하다.

그렇기에 2015년 이후의 새로운 개발의제, 즉 ‘Post

2015’ 과정에는 다양한 주체의 참여를 보장하고 시민

사회의 의견을 반영하겠다는 세계 시민사회의 열망도

그만큼 강력하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한국 시민사회는 Post 2015에 대

해 어떤 입장을 내놓고, 어떤 방식으로 활동해야 할까?

Post 2015 논의가 한국 시민사회의 국제개발 활동에

갖는 의미는 대체 무엇일까? 이러한 고민을 안고 지난

2월 18일, KCOC가 주최한 Post 2015 개발의제 토론

회에 참석했다. 그 전에도 Post 2015 관련 행사에 몇

번 참석했었지만, 이 날은 내가 속한 단체를 대표해 패

널토론자로 참석해야 했기에 고민의 무게가 더 무거웠

다.

Post 2015 개발의제 토론회’는 개발 현장사업을 수행하

는 국제NGO들의 입장을 소개하면서, 한국의 맥락과

현실을 반영해 개도국 현장사업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NGO들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한 취지로 개최됐다. 이

취지를 반영해 먼저 국제NGO들의 Post 2015 개발의

제에 대한 공식입장과 대응 현황을 각 단체에서 발제

한 후, 패널토론으로 참석한 국내 개발NGO들을 포함

한 참가자들이 열린 토론을 진행하였다.

국제NGO들의 Post 2015 관렦 입장

먼저 발제에 나선 조현세 헬프에이지 회장은 현행

MDGs 체계가 인구 고령화 등 인구구조의 변화에 제

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아동이나 생식가능 연령대의 여

성 등 특정 집단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음을 지적했다.

조현세 회장은 Post 2015 개발의제에는 전 생애 연령

대를 포괄하는 접근법을 채택해야 Post 2015의 3대 원

칙인 인권•평등•지속가능성을 보장할 수 있다고 역

설하였다. 그는 Post 2015 개발의제에 노년기를 포함한

생애의 다양한 연령대에 대한 목표, 세부목표, 지표를

설정하고 모든 목표 및 세부목표에 대한 지표를 연령

및 성별로 구분하여 측정할 것을 주장하였다. 또한

Post 2015 개발의제에 포함되어야 할 세부 내용으로는

출생시의 기대수명을 발전 지표로 설정할 것, 전 생애

기간의 소득을 보장하는 사회보장제도를 도입하여 모

든 연령층에 속한 사람들의 인권을 보장할 것을 제시

했다. 그리고 노년층을 포함한 모든 세대에게 적절한

생계유지 기회와 자산에 대한 평등한 접근권을 보장할

것, 재난관리 및 회복 체계에 노인과 취약계층을 핵심

적으로 고려할 것도 제시했다.

이어서 세이브더칠드런 권리옹호부의 김희경 부장이

단체의 입장을 소개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절대빈곤과

기아 퇴치, 아동•산모사망률 감소 등 MDGs로 시작

한 과제를 완수하기 위한 노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

조했다. 동시에 김희경 부장은 세이브더칠드런의 경우

MDGs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Post 2015 개발의제에

는 불평등 감소, 투명성과 책무성 향상, 빈곤퇴치•교

육•보건위생 등등 여러 분야간 시너지를 보장하는 효

과적인 시스템 구축, 양적 접근성만이 아닌 질적 결과

보장(예컨대 취학률만을 향상시키는 것이 아니라 아동

들이 양질의 학교 교육을 정상적으로 완수하는지를 측

정), 환경 지속가능성 보장의 5대 과제가 포함되어야

함을 주장하고 있다고 밝혔다. 세이브더칠드런 측에서

특히 강조한 점은 불평등 심화 문제 해소였다. 사실 전

세계적으로는 아동사망률이 하락한 것은 사실이지만

사하라이남 아프리카에서는 오히려 아동사망률이 상승

했다. 또한 소득 최상위 10%와 최하위 10% 가정에서

자녀에 대한 지출액이 1990년대 27배 차이에서 2000

년대에는 도리어 35배로 확대됐다. 이는 MDGs가 지

역계층성별 등에 따라 불평등이 심화되는 현실을 제

대로 보여주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발생하는 문제이다.

OWL no. 75 2013.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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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브더칠드런의 입장문서인 ‘Ending poverty in our

generation’이 2030년까지 달성하고자 하는 새로운 개

발목표 10개와 이에 대응하는 지표들을 구체적으로 명

시하고 있다는 점은 특기할 만하다. 처음 6개의 목표는

절대빈곤 및 상대빈곤 퇴치, 식량, 교육, 영양, 폭력으

로부터의 보호, 거버넌스 등 영역별 목표이고, 나머지

4개의 목표는 글로벌 파트너십 구축, 재난에 강한 사회

구축, 환경의 지속성 강화와 지속가능한 에너지 확보

등 위의 6가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환경을 구축하기

위해 필요한 목표이다.

세 번째 발제를 맡은 월드비전의 남상은 옹호사업팀장

역시 아직 달성되지 못한 MDGs(특히 아동•산모사망

률 감소) 달성에 최선을 다하고 MDGs의 장점을 계승

하되, MDGs의 한계를 극복한 새로운 개발 프레임워크

를 마련하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 단체의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Post 2015 프레임워크에 대한 월드비전의 기

본 접근 전략은 첫째, 지역‧국가별로 맥락화된

(contextualized) 계획과 목표를 설정하는 것이다. 무력

분쟁을 겪은 국가 등 취약국은 단 1개의 MDG도 달성

할 수 없을 것으로 전망되는데, 이는 MDGs가 처한

상황과 맥락이 다른 국가들에 동일한 목표 달성을 요

구함으로써 결과적으로 가장 가난하고 취약한 국가의

필요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였기 때문이다. 따라서

MDGs의 획일성에서 벗어나 지역‧국가별 필요에 따른

목표를 수립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보았다.

둘째, 가장 가난하고 취약한 아동을 중심으로 한 공정

성(equity)을 보장하는 것이다. 국가간‧국내적 양극화가

심화되는 현실 속에서 불평등의 최대 피해자는 아동이

라고 보고, 새로운 개발목표는 불평등 문제에 적극 대

응하고 가장 취약한 사람들, 특히 아동에게도 개발목표

가 달성될 수 있도록 성과지표를 설정해야 한다고 역

설했다. 월드비전의 경우 불평등과 함께 취약성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가장 핵심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또

한 이번 발제에서는 월드비전이 Post 2015 논의에 참

여하고 있는 방식이 소개되었다. 유엔 주도의 논의 과

정에 아동‧청소년의 참여를 보장하기 위해 각국 사업

장에 있는 아동권리위원회를 토대로 아동‧청소년위원

회를 조직하여 활동을 펼치고 있다는 점이 눈길을 끌

었다.

네 번째 발제를 맡은 한마음한몸운동본부 민경일 이사

는 국제 카톨릭 개발NGO 네트워크의 입장을 전달하

였다. 그는 전세계 카리타스(카톨릭 인도적지원 NGO)

의 네트워크인 CIDSE가 조직되어 있고, CIDSE 회원단

체 중에 정책제언에 특화된 플랫폼인 CAFOD라는 연

대체가 포함되어 있는데, CIDSE와 CAFOD는 둘 다

Post 2015 개발의제에 대한 입장과 전략을 갖고 있다

고 소개하였다. CIDSE의 기본 입장은 MDGs의 긍정적

측면을 Post 2015 프레임워크에 유지하되, MDGs의 부

정적 측면인 모든 인간 존재의 존엄성과 인권 중심 접

근 부족, 목표 달성에 대한 책무성 매커니즘 부족,

▲ Post 2015 토론회에 참석한 발제자와 토론자의 모습 ⓒ한마음한몸운동본부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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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음한몸운동본부

ⓒ한마음한몸운동본부

MDGs 형성 및 이행 전반의 비참여적 방식, 책임성

왜곡, 빈곤의 다양한 원인을 무시하고 획일화되고 정량

적인 목표와 지표를 설정하는 방식을 극복하여야 한다

는 것이다. 따라서 CIDSE는 모든 인간 존재의 존엄성

과 인권을 보장, 정책 일관성, 공통적이고 다양한

(common but differentiated) 책임성과 연대의 원칙, 취

약한 사람들과 소외된 집단에 대한 특별한 주의와 참

여 보장, 책무성을 Post 2015 프레임워크에서 보장하여

야 할 핵심 원칙이라고 보고 있다. 또한 지속가능개발

목표(Sustainable Development Goals, SDGs)를 Post

2015 논의와 연계하고, 이 과정에서 시민사회가 적극

적인 역할을 할 것을 주문했다.

마지막으로 나선 굿네이버스는 발제자 중 유일한 국내

자생 NGO라는 점에서 눈길을 끌었다. 발제자인 굿네

이버스 최미나 팀장은 단체에서 아직 Post 2015에 대

한 공식 입장문서는 만들지 못하였고, “굿네이버스를

비롯한 한국 개발NGO들에게 MDGs는 어떤 의미를

갖고 있는가?”라는 성찰부터 시작하고 있다고 전하였

다. 굿네이버스는 MDGs를 사업 목표에 적극 통합함

으로써 대외적으로 공신력을 확보하고 국제개발에 대

한 대중의 인지를 제고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었지만,

실제 개발사업 현장에서 MDGs가 빈곤의 근본 원인을

해결하는 데에 도움이 되는지 고민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고 하였다. 따라서 Post 2015 프레임워크에 개발목

표를 정하는 것뿐만 아니라 이러한 개발목표를 현장

사업에서 어떻게 이행할 것인지에 대한 문제가 해결되

어야 인권‧평등‧지속가능성 원칙이 현장에서 실제로

담보될 수 있다고 전했다.

중시하는 이슈는 조금씩 달랐지만, 전반적으로 각 단체

의 차이보다는 공통점을 더 많이 발견할 수 있었다.

△불평등 문제 해결이 ‘Post 2015’ 의제에 특히 중요하

다는 인식

△취약국가와 취약집단에 대한 특별한 관심 촉구

△책무성 매커니즘 강화

△MDGs의 긍정적인 측면[1]은 계승하되 부정적인 측

면[2]을 지양하는 새로운 프레임워크를 만들고자 하는

의지

등이 각 단체들의 공통점이자 ‘Post 2015’에 대한 국제

시민사회의 기본 흐름이며 한국 시민사회도 이러한 공

통점을 바탕으로 입장을 만들어나갈 필요가 있다는 것

을 느꼈다.

현장과 담론의 괴리라는 숙제

문제는 이러한 국제 시민사회의 논의를 한국 개발

NGO의 현실과 어떻게 접목시킬 것인가 하는 것이다.

사실 패널토론을 맡았을 때 가장 고민한 부분이 바로

이 지점이었다. Post 2015에서는 끊임없이 참여를 이야

기하지만 정작 실무자들, 특히 개도국 현장 실무자들은

Post 2015 논의를 너무 어렵고 멀게 느끼는 것이 현실

이다. 그리고, Post 2015뿐만이 아니라 개발효과성 논의

와 MDGs 등 국제개발의 거대담론과 실제 사업 수행

의 연결고리를 찾기 어려워하는 문제는 어떻게 해결하

면 좋을까? 지구촌나눔운동의 경우 그동안 사무국 차

원에서 원조‧개발효과성 논의, Post 2015 논의, 시민사

회 연대체를 통한 정책제언활동에 꾸준히 참여해왔다.

그러나 이러한 활동을 해외 현장 실무자들이 자신의

사업과 연결되는 문제라고 여기도록 할 수 있을 것인

지,

[1] ①빈곤퇴치에 대한 공동의 정치적 의지 강화, ②측정 가능한 목표와 지표 설정, ③인간개발 중시 등등

[2] ①단순획일화된 목표, ②아래로부터의 참여 부족, ③인권과 평등 등 빈곤의 근본 원인을 해결하기 위한 중요

한 원칙 누락, ④약한 책무성 매커니즘 등등

OWL no. 75 2013.03.05

15

지 현장의 사업 경험, 애로사항, 의견을 어떻게 Post

2015 논의에 반영시킬 수 있을지가 늘 고민이었다. 그

래서 패널토론 때 Post 2015에 대한 공식입장을 갖고

있는 국제NGO들은 한국에서 이러한 논의에 어떻게

참여하고 있는지를 질문했고, 앞으로 이러한 국제NGO

들이 각자의 Post 2015 전략을 현장 사업과 연계시켜

활동한 사례를 다른 NGO들과 공유하면 좋겠다는 바

람을 피력하였다. 또한 해외 현장의 목소리를 적극적으

로 담아내기 위해 KCOC의 현지 교육, 한국 NGO 현

지 협의회 등의 채널을 통해 Post 2015 논의 상황을

현장 활동가들과 공유하고, 이들이 현장에서 일하면서

겪는 사례와 고충을 바탕으로 한 구체적인 의견을 수

렴할 것을 제안했다.

이어서 어린이재단 이상호 국제협력실 팀장과 팀앤팀

임종진 국제협력팀장이 패널토론을 진행하며 단체의

현장 사업과 Post 2015 논의를 연결시키기 위한 각자

의 고민을 전하였다. 어린이재단은 2002년부터 해외

아동보호 재단들과 함께 Child Fund Alliance라는 연합

체를 조직하여 회원단체로 참여하고 있으며, 국내외에

서 아동보호를 중심으로 Post 2015 관련 활동을 전개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상호 팀장은 발제 내용 중에

서 특히 불평등 이슈에 많이 공감하였다고 하였다. 현

장 실무자들은 사업이 실제로 지역에 어떠한 효과를

가져오는지를 끊임없이 고민할 수밖에 없는데, 실무자

논의에서 지원 사업도 중요하지만 지역사회를 근본적

으로 변화시키기 위한 ‘정신적인 서비스’가 필요하다는

문제제기가 나온 적이 있다고 했다. 구체적인 방식은

잘 모르겠지만, 불평등 이슈를 사업 시행 과정에서 적

극 제기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팀앤팀 임종진 팀장은 수자원 전문 NGO로서 단체의

활동 및 원칙과 MDGs의 틀을 일치시키는 과정에서

겪은 어려움을 단체의 사업 경험을 바탕으로 자세히

풀어내었다. 팀앤팀은 ‘물 인권’을 보장하기 위하여 관

정(우물파기) 사업을 중점적으로 실시하는데, MDGs에

는 물 접근성과 인권을 연결할 프레임워크가 없기 때

문에 사업제안서에 MDGs 관련성을 적어내는 데 어려

움을 겪는다고 했다. 사업 관련 MDGs를 지속가능한

환경개발(7번)이라고 적어내기는 하지만 관정은 환경보

호 측면에서는 반드시 바람직한 방식은 아니고, 보건위

생이라고 하자니 단체에 보건위생 관련 전문성이 부족

한 점이 걸림돌이라 실무 차원에서 어려움이 많다고

밝혔다. 그는 물 인권 문제가 환경이나 보건위생 등

특정 영역만의 문제가 아니라 여러 영역에 걸친 문제

이고, 지역의 물 문제를 해결하더라도 빈곤을 비롯한

다른 문제들이 자동적으로 해결되지는 않는다는 문제

를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임팀장은 Post

2015 논의가 현장에서 의미를 가지려면 지역 주민이

경험하는 문제를 다각적으로 접근하고, 이슈간 연계와

다양한 단체들의 연대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사실 국내 자생 NGO뿐만이 아니라 국제 NGO들도

한국에서 Post 2015를 비롯한 개발논의와 현장 실무를

밀착시키기 쉽지 않아 고민하고 있었다. 단체 내부에서

개발의제 논의가 활성화되지 않고, 사업 수행‧모니터링

‧평가 과정에서도 개발의제 논의를 반영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에 참가자들이 많이 공감하는 모습을 보였다.

단체들이 정책 담당자를 따로 둘 만한 여지가 없는 단

체가 적지 않았고, 국내사업을 병행하는 단체들은 국제

사업의 비중이 단체에서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에 자체

적으로 ‘Post 2015’ 논의에 참가하기 어려운 경우도 있

었다. 그래서 단체들이 각자 입장을 만드는 것보다도

KoFID와 KCOC 등 연대체를 통해 Post 2015 논의에

참여하여 공동의 입장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는 데에

전반적으로 동의하는 분위기였다. 특히 한마음한몸운동

본부 민경일 이사는 국내 개발NGO 고위급이 대부분

사회복지 또는 기업 출신이어서 정책제언 활동의 중요

성을 잘 인지하지 못하는 현실을 지적하면서 단체 고

위층이 Post 2015 관련 연대체 활동에 적극 참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장하였다.

책무성 확보 매커니즘을 만들기 위핚 반짝이는 아

이디어

열린 토론을 통해 국가의 책무성을 강화하기 위한 구

체적이고 아이디어가 나온 것이 이번 토론회에서 특히

흥미로웠다. 청중으로 참가한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의

양은선 간사는 국제앰네스티에서 국가별 MDGs 이행

상황 보고서가 제대로 출간되지 못하는 점을 문제로

지적하면서, 그 대안으로 유엔의 국가별 인권상황 보편

정례검토(UPR)에 MDGs 이행 상황을 포함시키고 모

든 유엔 회원국이 사회권규약 선택의정서를 비준할 것

을 주장한다는 것을 소개해 참가자들의 많은 관심을

받았다. 이미 아동 권리와 관련해 UPR에 참여하고 있

는 세이브더칠드런의 김희경 팀장은 국제앰네스티의

아이디어에 적극 지지를 보내면서, UPR 과정에서 한국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16

개발NGO들이 한국 ODA가 개발의제 이행에 얼마나

기여하였는지를 평가하는 문서를 만들어 유엔에 제출

할 것을 제안했다. 더불어 한국 정부의 원조 대상국

UPR까지 확인하여 한국이 해당 국가의 개발의제 이행

에 얼마나 기여하는지 까지 확인할 수 있다면 더 좋을

것이라고 하였다. 개인적으로 UPR을 책무성 강화 매커

니즘으로 활용하자는 제안이 무척 신선하게 다가왔다.

이번 토론회를 비롯한 ‘Post 2015’ 논의에서 개발과 인

권을 접목해야 할 필요성은 끊임없이 제기되었지만, 이

를 실현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은 잘 제시되지 못했

기 때문이다.

한편 월드비전 남상은 팀장은 한국이 ‘Global North도

South도 아닌 국가’, 즉 DAC 공여국이면서도 국내 빈

곤과 양극화 문제를 심각하게 겪고 있는 국가라는 점

을 지적하면서, 앞으로 한국이 국제적으로 개발목표 달

성에 기여한 정도와 국내적으로 개발목표를 달성한 정

도를 평가하는 2개의 책무성 보고서를 제출하는 시스

템을 만들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Post 2015 개발의제가

개발도상국의 문제만이 아닌 우리 모두의 문제임을 대

중적으로 알려내고, 국제적인 불평등뿐만이 아니라 국

내의 양극화도 심화되는 현실에 대응하는 데 있어 좋

은 아이디어이다.

Post 2015, 우리의 이야기로 만들기

회의에 참가하기 전에 내가 고민했던 문제에 대해 이

번 토론회가 준 답은 무엇인지, 이 글을 쓰면서 다시

곰곰이 생각해보았다. 먼저 Post 2015 논의에 참가하는

단체들의 공통된 문제의식을 확인하여 한국 시민사회

의 입장을 정리하는 토대를 마련한 점, 한국 시민사회

가 연대하여 공동의 Post 2015 입장서를 만들자는 공

감대가 형성된 점, 정부의 책무성을 강화하기 위한 구

체적인 제안이 나온 점이 이번 토론회의 주요한 성과

이다.

그러나 Post 2015 논의와 현장과의 괴리, 단체 차원의

인지제고 필요성에 대해서는 다들 솔직하게 취약성을

인정하고 이를 해결해야 할 필요성이 절실하다고 입을

모은 반면,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은 토론회에서 별

달리 제시되지 못한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MDGs는 외부에서 우리에게 주어진 목표인 반면, Post

2015 프레임워크는 한국 시민사회의 경험과 의견을 반

영하여 ‘우리의 것’으로 만들어낼 가능성이 있는 개발

의제이다. 그렇기에 개발NGO들이 Post 2015 논의에

참가하기 위해서는 각자 단체의 실무 경험을 차분히

성찰하고, 자체적으로 Post 2015 논의를 실무자들과 함

께 토론하는 과정이 꼭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각

단체들이 개발의제 논의와 단체의 가치 및 사업을 연

결시킬 수 있어야 한국 시민사회의 경험을 반영하는

공동의 입장도 만들어질 수 있을 터이다. 이번 토론회

에서 미처 해결되지 못한 ‘현장과 담론의 거리 좁히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이 앞으로 계속될 수 있기

를 기대한다.

※ 참고: 국제NGO의 Post 2015 입장문서

HelpAge International - ‚Mainstreaming ageing into the

post-2015 process‛

Save the Children – ‚Ending poverty in our generation:

Save the Children’s vision for a post-2015 framework‛

World Vision - ‚Reaching the MDGs 2.0: Rethinking the

politics‛ ‚PostPolicy Brief #1:

CIDSE – ‚CIDSE submission to EC Post-2015 framework

consultation‛

CAFOD - ‚Post-2015 policymaking: What is being

planned, what might actually happen, and CAFOD’s

current policy lines‛

핚정연 작성, 지구촌나눔운동 연구원/

[email protected]

OWL no. 75 2013.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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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의 희망

NERICA에 대해 말하다 일본청년해외협력대(JOCV)

사카이 유우키(Sakai Yuuki) 단원과의 인터뷰

해외특파원 ●

ODA Watch는 해외에서 학업을 이어나가는 분들과 개발현장 활동가 분들이 각자의 삶의 현장에서 경험하고

고민하는 개발협력에 대핚 견해를 담아내고자 2013년 해외특파원 연재시리즈를 마렦하게 되었습니다. 이번

호의 해외특파원으로 기고해주싞 강우철씨는 일본 게이오대학 박사과정에서 국제개발협력을 젂공하고 있습니

다. 이번 코너에서는 일본 해외청년협력단 활동을 2년 동안 마치고 돌아온 사카이 유우키씨로부터 아프리카의

네리카(New Rice for Africa, NERICA) 보급 프로젝트 활동에 관해 이야기를 들어보았습니다.

일본청년해외협력대(Japan Overseas Cooperation

Volunteers, 이하 JOCV)는 1965년 발족한 이래, 2012

년 현재 3만6천명의 파견 실적을 보유하고 있는, 일본

국제개발협력의 중요한 사업중의 하나이다. JOVC는

한국의 World Friends Korea와 유사한 취지와 형태로

개발도상국에 자원봉사자를 파견하는 제도이다. 이번

해외 특파원해외특파원 코너에서 는 아프리카 우간다

에서 2년 동안 JOCV활동을 마치고 돌아온 사카이 유

우키(Sakai Yuuki) 씨로부터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갑자기 걸려온 젂화 핚 통으로 결정!

사카이 유우키: 저는 처음부터 JOVC참가 할 계획은

없었어요. 원래는 대학에서 국제개발협력을 전공한 후

에, 대학원에 진학 할 예정이었지요. 가정형편이 그리

넉넉한 편은 아니어서, 대학원 학비를 마련하기 위해 1

년 반 정도 샐러리맨 생활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어머니께서 JOCV의 광고를 보시고, 한번 참

가해 보지 않겠냐고 전화를 주신 것이 결정적인 계기

가 되었어요. 대학에서 국제개발협력을 전공했음에도

불구하고, 개발도상국에 한번도 가본적이 없는 것이 늘

마음에 걸렸는데, 좋은 경험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지

요. 그리고 현지에 체류하는 동안 학비를 마련 할 수

있으니 일석이조였던 셈이에요.

어떤 사람들이 청년해외협력단에 지원하나요?

사카이 유우키: JOVC에 지원 하는 사람들은 기본적으

로 국제개발협력에 대한 이해와 관심이 높은 사람들이

많지만, 지원자들의 경력과 참가동기는 제법 다양합니

다.

첫째, 전직이나 휴직하는 기간을 이용해서 참가하는 사

람들입니다. 직장생활에 회의를 느끼거나 전직하는 사

이에 삶의 자극을 주기 위해 참가하는 경우 입니다. 혹

은 지방자치단체의 공무원이나 교직원들이 휴직하는

기간을 이용해 참가하는 경우도 있어요.

둘째, 대학을 졸업하고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말 그대

로 젊은 청년들이 있습니다. 국제개발협력 분야에 관심

이 있는 사람뿐만 아니라, 초중고 교사를 꿈꾸는 사

람들도 적지 않게 있어요. 일본에서는 JOCV 경험자를

교원으로 채용하는 것을 의무화 하고 있기 때문이죠.

일반채용보다 더 쉬워 보일지도 모르지만, 경우에 따라

오히려 경쟁률이 더 높은 경우도 있어요. 물론 저처럼

국제개발협력 분야의 경력을 쌓기 위해 참가하는 사람

들도 적지 않습니다.

1:6의 경쟁률을 뚫고 합격

사카이 유우키: JOCV는 일년에 두번 모집을 합니다.

파견지역과 활동에 따라서 다양한 분야를 모집하고 있

고요. 그 중에서 저는 지역개발분야에 지원했습니다.

지역개발은 주민이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조사

하고, 프로젝트의 개발, 운영을 담당하는 분야입니다.

활동을 마친 후에 지속적으로 국제개발협력 분야에서

일하고 싶은 사람들이 선호하기 때문인지는 몰라도 가

장 경쟁률이 치열한 분야입니다. 선발에 합격하기 위해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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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한 지식이나 경험보다는 활동하기에 적합한 인성

을 갖추고 있는지가 중요한 판단의 척도라고 합니다.

주위에 몇 번이고 지원하지만 계속 실패하는 경우도

적지 않은데, 저는 운이 좋았었던 것 같아요.

JOVC대원이 되기 위핚 교육

사카이 유우키: 시험과 면접에 합격하면 곧장 현지로

날아갈 것 같지만 그렇지 않아요. 짧게는 6개월 길게는

1년 정도 국내교육을 마친 후에 현지에서 활동을 시작

할 수 있답니다. 분야에 따라 교육내용이 차이가 있지

만, 제가 받은 교육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

다. 먼저 기술보완훈련을 배웠습니다. 쉽게 말해 농촌

체험활동이라고 볼 수 있죠. 3주 동안 현장경험을 통해

농사에 대해 배우고, 도시에서 접하지 못한 마을정서를

체험하고 몸에 익힐 수 있었습니다. 제 경우에는 가고

시마현의 한 시골마을 어르신과 함께 시간을 보내며

아주 소중한 경험을 할 수 있었답니다. 단순히 기술적

인 부분을 학습하는 것뿐만 아니라, 지역 주민들과 함

께 소통하는 방법을 익힐 수 있었어요. 이후에는

JICA본부에서 일주일 간 강의와 워크숍을 통해, 촌락

개발에 관한 교육을 받았습니다. 두 번째는 합숙훈련을

합니다. 돌이켜 보면 이 과정이 가장 힘들었던 것 같

아요. 2개월 동안 JOCV대원들과 함께 합숙생활을 하

면서, 국제개발협력의 학술적인 내용부터 현지생활에

필요한 정보까지 폭넓은 교육을 받았습니다. 학교를 졸

업하고 좀처럼 공동생활을 할 기회가 없어서 그런지

다들 힘들어 했던 것 같아요. 현지체류 기간이 2

년이지만, 교육기간까지 합치면 짧게는 2년 반, 길게는

3년 정도 시간이 필요한 셈이지요.

우갂다 현지 생활에 관해

사카이 유우키: 아프리카라고 하면 굉장히 더울 것 같

지만, 우간다는 연평균 기온이 22도로 일년 내내 지내

기 좋은 기후입니다. 아프리카의 진주로 불릴 만큼 자

연환경이 훌륭합니다. 하지만, 기후가 너무 좋다 보니,

특별히 일하지 않아도 먹고 사는 데는 전혀 지장이 없

어요. 일하지 않아도 주변에 먹을 것이 충분히 있기 때

문이죠. 물론, 교육을 받거나 병원을 가기 위해서는 일

을 해서 돈을 벌어야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가 대부

분 입니다. 현지 사람들과 이야기 하면서, 삶과 일에

관한 가치관이 저희들이 생각하는 것과 매우 다른 것

을 느꼈어요. 그 상태로 계속 있으면, 빈곤의 굴레에서

벗어나기 힘들기 때문에 원조단체의 활동은 새로운 자

극이 된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제가 2년 동안 생활한

숙소는 마을 사람들과 비슷한 집에서 머물렀어요. 수

도, 전기, 화장실도 없어서 처음에는 불편했지만, 마을

사람들과 소통하기 위한 중요한 밑거름이 되었습니다.

네리카(New Rice for Africa)는 무엇이죠?

사카이 유우키: 네리카는 1994년 서부아프리카쌀개발

협회(West Africa Rice Development Association)에서

개발한 새로운 품종의 쌀입니다. 기존 품종보다 수확량

이 높고, 생육기간이 짧으며, 가뭄에 강하고, 병충해에

저항력이 강한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 사카이 유우키 제공

OWL no. 75 2013.03.05

19

쌀농사를 떠올리면 논에서 키우는걸 생각하실지 모르

지만, 네리카는 밭에서도 재배 할 수 있어요. 물이 부

족한 아프리카의 풍토에 맞게 개발되었기 때문이죠. 일

본, 미국, UNDP, FAO등 각국의 원조기관이 개발과 보

급을 지원해 왔습니다. 일본은 1997년부터 연구개발,

보급, 관련시설 확충 등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제가 속

한 프로젝트는 우간다 농촌지역에 네리카를 보급하기

위한 활동이었습니다.

했지요. 그리고, 제가 속한 지역의 풍토를 이해하는데

도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시범구역을 만들고 순회교육

을 시작했습니다. 워크숍형태의 교육뿐만 아니라, 직접

쌀을 나누어주고 재배하는 방법에 대해 꾸준히 지원했

습니다. 일정한 간격으로 씨앗을 심고, 잡초를 제거하

고, 수확에 이르기 까지 꾸준히 돌보지 않으면 좋은 수

확을 기대하기 어렵거든요. 오전에는 시범구역을 관리

하고, 오후에는 지역주민들의 쌀농사를 돌아보는 것이

구체적으로 어떤 활동을 했나요?

사카이 유우키: 제가 했던 활동은 시범구역 개발, 순회

교육, 교육시설 지원 프로젝트로 나눌 수 있어요.

구체적인 활동을 소개하기 앞서, 아프리카 사람들의 식

생활에 관해 말씀 드려야 할 것 같아요. 아주 간단하게

말씀 드리면, 곡물과 소고기, 닭고기, 콩이 들어있는 스

프 두 가지로 나눌 수 있어요. 곡물은 바나나, 옥수수

가루, 감자 등 여러 가지 종류가 있지만, 쌀은 전통적

인 주식에 포함되지 않아요. 그러나, 최근에는 쌀의 수

요와 가격이 매우 높아져서 상품작물로써 주목을 받고

있답니다.

그럼 시범구역 개발에 관해 소개해 볼까요? 위에서 말

씀드린 것처럼 네리카는 좋은 품종이고 상품작물로써

높은 수익을 올릴 수도 있지만, 쌀은 주식이 아니기 때

문에, 재배작물을 바꾸기 위해서는 지역주민을 설득하

고 동의를 얻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저는 사람

들이 많이 다니는 길목에 시범구역을 만들기로 했지요.

네리카가 기존 품종과 어떻게 다른지, 새로운 방식의

쌀농사의 과정과 결과를 보여주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실제로 다른 농가보다 4배의

수확량을 보다 단기간에 얻을 수 있었습니다. 이것이

입소문을 타자 마을 사람들도 점점 관심을 갖기 시작

저의 일과였습니다. 마지막으로, 교육시설 지원 프로젝

트가 있었습니다. 제가 있던 지역에 초등학교가 있었는

데 학교를 유지하기 위한 경비를 네리카 재배를 통해

지속적으로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선생님의 월급만 정

부에서 보조하고, 그 이외의 임대료, 급식, 문구류, 교

육기자재 등을 모두 네리카의 수익으로 충당하게 되었

습니다. 네리카로 개별농가의 소득을 증가시킨 것뿐만

아니라, 학교를 운영 할 수 있는 밑거름을 마련했습니

다.

네리카는 지역주민들에게 효과적인 원조활동이었나?

사카이 유우키: 지금까지 아프리카에 많은 지원을 했

지만, 이러한 원조가 개발도상국 주민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었는지, 과연 지속가능한 개발이 가능한지에

대한 많은 논의가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렇

지만 최소한 제가 활동했던 지역주민들에게는 효과적

인 활동이었다고 자부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먼저,

쌀의 수요량과 가격은 꾸준히 상승하고 있고, 네리카도

지역풍토에 잘 맞기 때문에, 재배농가의 수익은 증대되

었지요. 덕분에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고, 새 집을 짓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제가 활동을 마칠 무렵에 지역주민

들 스스로 네리카를 보급하는 모습을 보면서 큰 보람

을 느꼈습니다.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20

앞으로의 계획과 후배들에게 핚마디

사카이 유우키: 지금은 대학원에서 개발도상국의 공공

정책을 공부하기 위해 유학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JOVC의 활동경험이 앞으로 소중한 자산이 되겠지요.

좀 더 깊이 공부하고 JICA나 NGO에서 활동하려고 합

니다. 현장경험을 살려 퇴직후에 시니어해외봉사단(40

세~69세)에 지원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지난 2

년 반의 활동을 돌이켜 보면, 결과에 얽매이지 않고

사전교육, 효과적인 프로젝트 구성, 활동기간중의 생활

보조금, 귀국 이후 다양한 분야의 경력인정 등의 제도

적인 뒷받침과 사회 분위기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을 것이다. 사카이씨의 이야기를 들으며 ‘소통’이

란 단어가 계속 머리 속을 맴돌았다. 원조효과성을 높

이고 지속가능한 개발이 되기 위해 공여국의 원조기관

과 수원국의 지역주민의 소통은 반듯이 필요하다고 생

각한다. 농촌의 정서를 경험 하는 교육프로그램, 지역

하고 싶은 일을 위해 결단했던 것이 참 좋은 선택이었

다고 생각합니다. 전문지식이나 경험은 없었지만, 도전

정신이 제 자신에게나 지역주민들에게도 무엇보다 큰

자극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사카이씨가 JOVC에 처음 지원 할 때는, 국제개발협력

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와 관심이 있었지만, 개발도상국

의 발전에 기여하겠다는 소위 투철한 ‘봉사정신’만으

로 결정하지는 않았다고 한다. 경쟁이 치열한 현대 사

회를 살아가는 청년들에게 2~3년은 결코 짧지 않은 시

간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모집인원의 6

배에 달하는 많은 청년들이 지원 하는 것일까? 청년들

의 열정뿐만 아니라, 부족한 지식과 경험을 채워주는

주민과 동일한 수준의 거주환경, 눈으로 확인 할 수 있

는 시범구역, 다양한 형태의 순회교육, 지속적인 농가

관리에서 JOVC가 지역주민과 소통하기 위해 노력한

흔적을 찾아 볼 수 있었다. 이러한 노력이 있었기 때문

에, 그가 귀국한 이후에도 지역주민 스스로 네리카 보

급을 계속하는 결과를 얻은 것은 아닐까? 네리카 보급

프로젝트는 우간다 지역주민뿐만 아니라, JOVC활동을

통해 새로운 도약을 꿈꾸고 있는 사카이씨에게도 좋은

밑거름이 되었으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마지막으로, JOVC에 대한 소중한 경험을 들려주신 사

카이씨에게 깊은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강우철 작성, 게이오대학대학원 정책미디어연구과

박사후보 / [email protected]

OWL no. 75 2013.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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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개발협력을

의식화하라!! ② 문해교육, 의식화, 그리고 사람중심 개발

‘발젂을 다시 생각하다’는 2013년 OWL의 매거진화

에 힘입어 새롭게 마렦핚 코너입니다. 이는 국제개발

협력 분야의 젂문가들로부터 발젂(development)의

기저에 내제되어있는 근본 철학에 관핚 견해를 듣고

이를 통해 개발협력에 대해 성찰핛 수 있는 기회를

마렦하고자 기획되었습니다. 이번 코너에 첫 기고의

문을 여는 유성상 핚국외국어대학교 교수는 교육철학

에 대핚 관심을 바탕으로 브라질의 교육학자 파욳로

프레이리(Paulo Freire)를 통해 보는 국제개발협력에

대해 총 3회에 걸쳐 연재핛 예정입니다. 위 글은 두

번째 연재로 프레이리의 관점에서 바라보는 국제개발

협력의 ‘의식화’란 과연 무엇을 의미하는가에 대해 다

루고 있습니다.

의식화? 이런 불숚핚 용어를!!

의식화라는 말은 비판적 의식수준을 높이는 과정을 의

미합니다. 오늘날 마치 파울로 프레이리만의 용어인 것

처럼 이야기되고 있지만, 사실 의식화는 프레이리 이전

의 중남미 민중운동 논의 속에 등장했던 용어였습니다.

프레이리는 서구의 비판적 이론들을 통하여 교육 상황

에서 의식화라는 개념을 구체화하였고, 이를 보다 대중

화시킨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의식화라는 단어가 지니는 본래 의미가 워

낙 오염되어 있어서, 무슨 이야기를 해도 이성적 논의

가 이루어지기 어렵습니다. 1970-80년대의 학생운동

프레임 속에서 ‘의식화’는 소위 ‘친북, 좌파, 빨갱이’들

을 길러내는 도구 정도로 여겨졌지요. 그렇다 보니 문

제제기, 사회비판, 사회평등과 정의를 내세우는 목소리

의 배후에는 늘 ‘의식화’라는 말이 따라 붙었습니다. 요

즘은 이 표현을 많이 사용하지 않지만, 여전히 기성 세

대들의 이념적 잣대에 따라 구분하려는 분들께는 중요

한 용어처럼 여겨질 것입니다. 그렇다면 이렇게 자칫

과격해 보일 수 있는 용어를 사용하여 ‘국제개발협력을

의식화하라’는 말을 꺼내야 하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앞서 간단하게 의식화에 관한 서두를 꺼냈지만, 보다

자세하게 의식화가 과연 무엇인지에 대해 이야기해 보

는 것이 필요할 듯합니다.

의식화라는 개념을 설명하기 위하여 철학적 논쟁을 사

용하지는 않을 것이며, 복잡다단한 비판이론 및 이론가

들의 이름을 다 거명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프레이리가

사용했던 것처럼, 브라질의 가난한 농부들이 글자를 배

우는 시간에 부딪혀야 했던 질문들을 통하여 의식화를

함께 이야기 하고자 합니다. 더불어, 프레이리 사상의

주요 개념들을 끄집어 내고 ‘국제개발협력의 의식화‘로

이어 가보도록 하겠습니다.

프레이리와 가난핚 농민들의 문해교실

프레이리는 브라질 북동부의 가난한 지역에서 태어나

고 자랐습니다. 한창 자라나던 나이에 배고픔이 무엇인

지 알아야 했던 시기를 거쳤습니다. 가정상으로는 아버

지의 실직 때문이었지만, 보다 큰 문제로는 북미와 유

럽에서의 경제 대공황의 여파가 중남미를 비롯한 전세

계 ‘저개발’ 국가들에게 크나큰 고통을 주었기 때문이

었습니다.

결국 문학과 철학 학위를 받고 포르투갈어를 가르치는

교사가 되었지만, 이후 시정부의 요청을 받아 문해교육

프로그램을 시작하게 되면서부터 대중성을 갖게 되었

습니다. 사실 브라질을 포함하여 근대적 개발에 관심을

두었던 국가들이 문해교육에 관심을 두었던 데에는, 교

육적 관심보다는 정치• 경제학적 관심이 컸었습니다.

문해능력이 없는 대중을 다스리는 것이 편했던 기존

권력자들은 문해교육에 관심을 두지 않았던 반면, 새로

운 권력을 가지고 있거나 가지게 된 경우, 기존 질서를

반대하는 역량을 모아내기 위하여 가장 먼저 문해교육

에 관심을 두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즉, 글을 읽고 쓸

수 있으며, 문자의 의미를 파악한다는 것은 국가 권력

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인식되었습니다. 따라

서 1965년 군부 쿠데타로 인하여 혼란스러워진 정국에

서 프레이리는 강제 추방을 당해야 했던 좌파 지식인

중 한 명이 될 수 밖에 없었던 것입니다.

문제는 프레이리가 문해교육 프로그램의 총 책임역할

을 담당하는 자리에 있으면서, 단순히 글자를 읽고 쓸

수 있도록 하는 것에만 사람들의 관심을 묶어 두지 않

았다는데 있습니다.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22

오늘 날에도 아동을 대상으로 한 교육 사업이나 청, 장

년을 대상으로 한 문해교육의 성과를 측정하는 지표들

은 ‘Yes or No' 방식의 결과로 표현되고 있는데요.

1950년대 말 프레이리는 이러한 측정지표들이 갖는 한

계를 제대로 간파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프레이리가 담

당했던 문해교육의 대상자는 아주 가난한 농민들이 대

부분이었고, 그나마 자기 땅을 갖고 있지 않은 소작농

들이 많았습니다. 또한 브라질 남동부의 산업도시들과

는 달리, 아마존 정글에서 조금 떨어진 지역이지만 근

대화의 과정은 더디고 착취와 억압이 지속되는 곳에

살던 사람들이었습니다. 프레이리는 이들에게 글자를

어떻게 읽고 쓸 수 있도록 할 것인가를 고민하는 단계

에서 진화하여, 그들의 존재와 일상적 삶을 성찰하고

문제를 자각할 수 있도록 촉진하는 일이 곧 문해의

ⓒ 프레이리 저서 페다고지(Pedagogy)에서 그림 발췌

니다. 문해교실에 참여한 사람들은 이 그림을 보고 서

로의 모습이 어떻게 다른지, 왜 다른지, 서로 어떤 관

계인지, 이들에 대한 관계가 왜 이렇게 만들어지게 되

었는지, 이에 대한 느낌은 무엇인지, 왜 그렇게 생각하

는지, 소위 ‘전통’과 ‘문화’로 통칭되는 개념들에 우위

가 있는지, 그렇거나 그렇지 않다면 그 이유는 무엇인

지 질문을 받고, 서로 논의하는 시간을 갖습니다. 사실

이러한 이야기들은 이 그림이 아니더라도 충분히 생각

할 여지를 줄 수 있는 다른 사진, 혹은 그림을 통해서

도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다음의 대화는 프레이리가 문해교실에 참여한 사람들

과 어떻게 만나고, 배움의 과정을 갖도록 했는지 일면

을 볼 수 있을 것입니다.

(필자의 표현이 약간 가미되어 있습니다)

과정이고, 곧 교육의

과정임을 깨닫게 되

었던 것이지요. 그러

다 보니 ‘잘 배우게

하는 방법’보다는

‘왜 배워야 하고, 배

운다는 것의 의미가

무엇인지’를 먼저 배

우겠다고 찾아온 사

람들과 고민하는 시

간을 가졌습니다. 다

행인지 불행인지 모

르지만, 이러한 의식

의 성찰과 자각의

과정에서 놀랄 만큼

의 실질적 문해능력

이 길러졌다고 평가되고 있습니다.

그들이 함께 나누었던 문해교실의 모습은 이러하였습

니다. 우선 위 그림을 보여줍니다. 물론 이것은 제시

했던 여러 그림 가운데 하나로, 이후 논의를 위한 배경

이 됩니다. 이 그림은 서로 다른 두 문화의 사람들이

만나는 장면을 묘사한 것으로 그들의 문화행동이 어떠

한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우리에게는 뭐 특별한 것이

있을까 싶지만, 북동부 지역의 가난한 지역민들에게 왼

쪽의 모습이 익숙했다면, 오른쪽의 말쑥하게 차려입은

사람은 남동부 도시지역민 혹은 동일한 지역 출신이라

하더라도 계급적 차이를 보여주는 전형성을 갖고 있습

프레이리: 여러분은

왜 이곳에서 가난하

게 살고 있나요?

참가자: 저희가 뭘

아나요? 당신이 이

야기해 줘야지요.

프레이리: 왜 제가

말씀드려야 하나요?

제가 이야기해야 할

이유가 있나요?

참가자: 당신은 박

사이고 저희는 아무

것도 모르는 일개

촌부이기 때문이죠.

프레이리: 왜 저는 박사이고, 여러분은 그렇지 않은가

요?

참가자: 저희는 가난하고 배운 것이 없기 때문이지요.

프레이리: 왜 여러분들은 가난하고 배운 것이 없지요?

참가자: 그거야 이곳에서 태어났기 때문이고, 이것이

저희의 운명인 것이지요.

프레이리: 왜 다른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데, 여러분들

은 이곳에서 태어나고 그것이 여러분의 운명이 되었나

요?

OWL no. 75 2013.03.05

23

어떤 사람은 그렇지 않은 상황에서 권력관계가 발생합

니다. 마치 경제적 자본재의 유무에 따라 계급이 구분

되듯이 말이지요. 그런데 경제적 자본의 유무는 눈에

보이는 것 때문에 쉽게 인식하지만, 언어나 문자의 경

우는 그다지 잘 인식되는 대상이 아니며, 따라서 그 속

에 담겨 있는 권력의 문제는 항상 숨겨져 있습니다. 우

리나라의 ‘영어’가 갖는 상업성만큼이나 ‘영어 성적’으

로 구분되는 능력의 차이가 사회적으로 어떻게 해석되

고 있는지 보면 알 수 있습니다.

둘째, 배움은 개인의 문제일 뿐만 아니라 사회적 문제

이기도 합니다. 배움의 기회에 차이가 발생하는 것은

개인의 문제이기보다는 사회구조적 문제가 훨씬 많은

영향을 미칩니다. 가난의 문제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

습니다. 따라서 ‘알고’ ‘모르고’의 문제에 대해서 한 개

인이 부담해야 하는 ‘무지의 빚’은 사회가 부담해야 합

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배움’을 개인적인 일이라고 생

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문해교육은 이에 대한 새로운

성찰을 가능하도록 합니다.

셋째, 글자를 알게 되는 과정에서 학습자는 글자가 표

현하거나 암시하고 있는 물건, 현상, 관계에 대한 설명

의 폭을 키워갑니다. 처음 영어를 배우는 한국 사람에

게는 그의 머릿속에 아무리 많은 지식과 명석한 생각

거리가 있더라도 거의 바보와도 같은 느낌을 갖게 되

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점차 영어 독해와 말하기 능

력이 커지면서 비로소 자신의 생각과 느낌을 표현하고

설명하는 폭이 커집니다. 즉, 자신의 모습을 점차 큰

구조 속에서 바라보게 되는 과정으로 진화해 갑니다.

넷째, 개인을 사회구조의 일부분으로 인식하게 하는 과

정에서 학습자는 대체적으로 많은 문제점들을 발견하

게 되며, ‘당연하게 여기던 것들’에 질문을 제기하게 됩

니다. 누구나 ‘그렇다’고 이야기하고 받아들이던 것에

‘왜 그렇지?’하는 질문을 던지게 되는 것입니다. 말을

배우기 시작하는 아이들이 부모에게 ‘왜’라는 질문을

입에 달고 있는 시기를 거치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다섯째, 학습, 의식 확장, 그리고 질문제기는 곧 자신의

삶을 둘러싼 환경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보다 나은 상황을 만들려는 구체적인 행동으로 이어지

게 됩니다. 문자를 매개로 하는 사람과 사람과의 교육

적 만남이 개인의 문제뿐만 아니라 자신을 둘러싼

참가자: 그거야, 제가 알 수 있나요? 다 신의 뜻인 걸

요.

프레이리: 신께서 공정하시고 사랑 많으신 아버지시라

면, 여러분이 이곳에서 가난하게 태어나 아무것도 배우

지 않고 살아가게 내버려 두실까요? 여러분의 아이들

이 여러 명 있는데, 그 중 어떤 자식을 그런 상태에 살

도록 내버려 두시겠습니까?

물론 이렇게 하면 수업시간 내내 사람들과 토론만 하

다가 끝난다고 생각할지 모르겠습니다. 문해교육은 구

체적으로 글자를 가르치고, 익히고, 의미를 알게 하는

과정이므로 글자를 가르치는 시간이 있습니다. 그러나

프레이리는 문자교본에 나온 대로 칠판에 써 놓고, 따

라 쓰게 하는 방법을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그림이든

다른 문제상황이든 교수자와 참여자들의 이야기 속에

서 가장 흔하게 사용되는 개념, 흔하게 표현되는 단어

들을 칠판에 정리하고 그것을 중심으로 쓰고, 읽고, 익

히도록 합니다. 한글과는 달리 라틴 계열의 언어들을

배우도록 하기 위하여 단어를 해체하고 자음과 모음으

로 구분, 재구성하면, 곧 원래의 단어와 유사한 소리,

모양의 새로운 단어들을 학습하게 되는 것이지요. 요즘

말을 배울 때 ‘파닉스’니 ‘통단어학습’이니 하면서 언어

배우는 방법에 대해 긴 쟁론이 이어지고 있습니다만,

1950-60년대 프레이리의 문해교육 프로그램은 대단한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문해교육 그리고 의식화

글자를 배우고 익히고, 그 의미를 알게 하도록 하는 문

해교사가 뭐 대수라고 사회 전복을 기도한다는 사상범

의 딱지를 붙어 쫓아내야 했을까요? 정치적으로 문해

교육이 갖는 힘은 ‘뭐가 대수라고’ 하는 식의 하찮은

것이 절대 아니었습니다. 따라서 프레이리는 이전 정부

의 조력자이기도 했지만, ‘쓸데없이’ 인민을 선동하는

지식인으로 간주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렇다면 문해

교육으로 의식이 높아진다는 말의 의미는 무엇인가요?

첫째, 문자는 의식을 반영하는 것이고, 곧 권력관계를

보여주는 하나의 지표입니다. 언어는 의사소통의 수단

입니다. 그러나 언어가 곧 권력 행사의 도구가 되는 상

황이 벌어집니다. 어떤 사람은 언어를 더 잘 활용하고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24

공동체의 문제를 구체적으로 해결하려는 사회정치적

관계로 변화되는 것이지요. 한가지 분명한 것은 교육을

통한 의식의 확장, 그리고 문제해결을 위한 구체적 행

위로의 변화를 독립적인 개개 요소로 볼 수 없고 하나

의 긴 여정으로 보아야 한다는 점입니다. 곧, 교육은

개인과 사회의 변화를 추동하는 첫 시점으로, 마치 태

풍을 일으키는 맨 처음 움직임을 ‘나비의 날개짓’으로

이야기하는 ‘나비 효과’와도 같습니다.

국제개발, 그리고 사람

의식화는 누군가 누구에게 ‘특정한’ 의식을 이식 혹은

주입하는 것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지난 시기 지식인과

학생들이 주도했던 민주화 운동을 의식화로 이해함으

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라면, 이러한 이식과 주입의 틀

을 벗어나지 못했던 모습 때문일 것입니다. 브라질 북

동부의 가난한 땅, 페르남부쿠(프레이리의 고향)든 아

니면 지난 호에서 언급했던 신생독립국 기니비소든 새

로운 사회공동체의 모습을 그리고, 이를 만들어내고자

하는 과정에서 가장 필요했던 것이 바로 의식화였습니

다. 혹자는 근대화, 개발(발전)을 들어 이야기할 수 있

으나 외형적인 변화 이전에 개개인의 삶과 의식을 전

체 사회와 조우하게 하고 변혁할 수 있도록 하는 과정

을 마련하는 것은 인프라 위주의 개발 사업이 시작되

기 전에 반드시 이루어져야 하는 일이었던 것입니다.

그러나 한 가지 잊어서는 안 되는 것이 있습니다. 교육

은 사람 때문에 시작되는 일이고, 사람이 만들어가는

일이고, 사람이 궁극적인 목적이 되는 일입니다. 수단

이니 목적이니 하는 논쟁을 떠나서 교육은 사람을 가

장 우선으로 두는 활동인 것입니다. 의식화는 교육의

본질적인 목적으로서 사람을 인식하도록 하고 개개인

을 둘러싼 환경과 공동체에서 자신의 삶을 반성적으로

돌아보게 하는 과정입니다. 결국 개인을 사회와 연결하

고 재구성하도록 다리역할을 하는 과정인 것이지요.

오늘날 국제개발을 둘러싼 사업, 자금, 환경 속에서 잊

혀지고 있는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사람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개발을 둘러싼 삶에서 정작 주인으로 당당

하게 살아가야 할 사람들이 빠져 버린 국제사회의 ‘개

발’의 실체를 수도 없이 보게 되니 말입니다. 문자 학

습이 의식의 확장으로, 그리고 구체적인 행동으로 이어

지는 의식화가 국제 개발협력에 필요한 이유가 바로

이것입니다.

(※ 다음 호에서는 분석적인 관점으로 국제개발협력 의

식화를 위한 쟁점을 다루는 글이 기고될 예정입니다.

많은 분들의 관심과 애독 바랍니다.)

유성상 작성, 핚국외대 교수/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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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사롭게 피어날 봄의

희망찬 기운을 기대하며

2012년의 길고 긴 겨울의 터널을 지나, 이제 조금씩 대지에도

따스한 기운이 맴돌기 시작한 것 같습니다. 조금씩 다가오는 봄을

맞이하며 지난 한 달간 OWL 독자 여러분들은 어떻게 지내셨나

요? ODA Watch는 2013년 한해 동안의 활동을 준비하고, 또

앞으로 나아갈 미래의 방향을 꿈꾸며 내부 구성원들이 함께 논의

하고 이야기 나누는 알찬 시간을 가졌답니다. 날씨가 풀리고 따

스한 햇살이 가득 내리쬐면 봄 꽃이 만개하듯, 독자 여러분들의

2013년도 활짝 피어나시길 소망합니다.

회원과의 소통 확산을 위핚 핚걸음, ODA Watch 사

업갂담회 열려

지난 2월 7일(목) 환경재단 레이첼카슨홀에서 정기총회

를 앞두고 ODA Watch 2013년 사업간담회가 열렸습니

다. 사업간담회는 말 그대로 2013년의 활동방향에 대

해 활동회원들과 보다 심도 깊게 논의하고 이것이 워

치 구성원 모두의 계획이 될 수 있도록 공유하는 자리

였는데요. 지난 2012년 총회에서 회원들로부터 직접

제기된 의견을 수렴하여 처음으로 자리를 마련해 본

것이랍니다. 다행히도 성공적으로 마무리되었는데요!

열정이 넘치는 청년활동가들이 함께해서 무궁무진한

아이디어와 날카로운 피드백을 한껏 쏟아내 주셨답니

다. 그 중 한 활동가의 기억에 남는 한마디.

‚청년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핚다고 누가 돈을 주는 것

도 아닌데 이렇게 열정적으로 활동하는 모습이 정말 대

단핚 것 같아요‛

시민단체로서 워치가 항상 자부심 있게 내세울 수 있

는 자랑거리가 하나 있는데요. 바로 우리 단체의 주요

구성원이자 없어서는 안될 귀중한 동력인 청년활동가

들이랍니다. 청년 활동가들의 적극적이고 참여적인 활

동 덕분에 자칫 쓴소리와 허공의 메아리로만 그칠 수

있는 워치의 정책감시 활동이 유쾌하고 발랄하며 생산

적인 에너지로 발전해나갈 수 있지요!

▲ 정기총회에 열중하고 있는 회원들의 모습 한컷! ⓒ박준상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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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DA Watch의 청년활동가들은 매년 상, 하반기에 개

최하는 국제개발협력 집중워크숍 수료자 중 지원자에

한해 모집하고 있는데요. 정책을 감시하고 대안을 모색

하는 우리 단체 활동의 중심에 서서 열정을 불태우며

활동하고 있답니다. OWL 독자 중에서 ODA Watch의

청년활동이 궁금하신 분들은 저희 페이스북과 홈페이

지를 참고해주세요!

* 페이스북: www.facebook.com/odawatch

* 홈페이지: www.odawatch.net

2013년 ODA Watch를 그려보는 정기총회에서는 어떤

이야기가?

지난 2013년 2월 22일(금) 환경재단 레이첼카슨홀에서

대망의 2013년 ODA Watch 정기총회가 열렸습니다.

유난히 매섭게 불어 닥친 한파에도 불구하고 워치에

대한 뜨거운 애정을 안고 많은 회원 분들이 참석해주

셨습니다. 이번 총회는 크게 1) 2009-2012년 4년 간의

워치 활동에 대한 평가를 논하고 2) 2013년 활동의 중

점 기조를 세우는 방향으로 진행됐는데요. 이번 2013

년 ODA Watch는 한국 국제개발협력의 투명성과 책무

성을 중점 기조로 삼아 정책 모니터링 활동을 펼쳐나

갈 예정입니다. 독자 여러분께서도 워치 활동에 많은

지지와 계속적인 관심 부탁드립니다 ^^

아래 표는 지난 4년간의 워치 활동에 대한 평가 내용

입니다. 독자 여러분들께서도 이렇게 생각하시나요?

1. 긍정적 측면

O 애드보커시 단체로서의 확고핚 역핛을 자리매김함

O 시민사회 내부 논의과정에서 이슈형성을 주도

O 대안 논의 형성의 장 마렦

O 청년활동의 활성화

2. 개선 요망 사항

O 정부 감시 기능이 중시되어 딱딱하고 어려욲 내용

O 국제규범과 담론을 수용함에 있어 대중에게 어려움

O 대외적 요구에 따른 계획적인 활동보다는 상시 대응 위

주 활동

O 이벤트성 연대 협력 활동: 실질적인 연대에 소극적

O 불안정핚 재정 기반

총회 특별 소식 하나. 임종진 사진작가와 함께하는 따

뜻핚 특강!

이날 총회에서는 단순히 활동 이야기만 나눈 것이 아

니었답니다. 그 동안 얼굴을 보지 못했던 많은 회원들

이 오랜만에 한 자리에 모이는 의미 깊은 자리인 만큼,

서로의 만남을 더욱 의미 깊게 만들어줄 수 있는 새해

맞이 따뜻한 특강을 준비했는데요. 바로 달팽이사진골

방이라는 1인 NGO의 운영지기인 임종진 사진작가님

의 ‘사진으로 바라보는 타인의 삶’ 강의가 있었답니다.

사진 속에는 찍는 사람의 눈길과 마음길이 모두 드러

남을 확인할 수 있었던 훈훈하고 귀한 강의였다지요~

▲ 임종진 사진작가와 강연에 몰두하는 청년활동가들의 모습 ⓒ박준상

총회 특별 소식 둘. 차라리차, 워치 총회에 떴다?

총회의 생생한 현장을 전달해주는 또 하나의 소식. 워

치의 주요 행사에 빠질 수 없는 ODA Watch 유닛, 차

라리차의 팝업스토어가 이번 정기총회에도 떴습니다.

동남아를 순회하고 돌아온 박준상 활동가가 직접 공수

해온 인도네시아 반둥 커피 아로마와 왈라니 티도 신

메뉴로 함께 포함되어 총회에 참석한 회원들의 한기를

따스히 풀어주는 차를 판매했는데요. 이번 차라리차의

판매 수익은 워치 활동 후원금으로 기부된다고 해서

많은 분들의 호응을 받았답니다 ^^

이에 무려 10만원의 수익금이 ODA Watch 사무국으로

전달되었답니다.

점차 성장해나가는 차라리차의 꿈을 확인하시려면 페

이스북을 확인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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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라리차의 투명한 재정이 돋보이는 장면!

운영자, 차를 구매한 소비자, 그리고 후원금을 수령하는 사무국이 함께하는 정산을 거쳐 탄생한

소중한 10만원의 후원금을 기념하는 사진

ODA Watch-KOICA 원조투명성 갂담회 개최

지난 2월 28일(금) ODA Watch 사무국에서 KOICA

정책총괄팀과 원조투명성에 관한 간담회가 열렸습니다.

바로 워치가 지난 2010년부터 매년 협력 단체로 참여

하여 원조투명성에 관한 서베이를 실시해온 Publish

What You Fund의 2012년 원조투명성지수보고서(Aid

Transparency Index) 결과와 관련하여 한국 원조의 투

명성 및 책무성을 제고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논의하

기 위한 만남이었는데요. ODA Watch는 개발협력에 대

한 대중의 정보 접근성을 높여 원조를 더욱 투명하게

만들어나갈 수 있는 방법에 대한 의견을 전달했답니다.

KOICA를 비롯해 한국 정부가 원조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방안을 고민하는데 우리 단체가 지속적으로 기여

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ODA Watch 사무국 작성

▲ 정기총회에 참석한 회원들의 모습 한컷!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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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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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재정보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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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DA Watch는 2006년 설립 이래로 한국의 국제개발협력 사업 및 정책이 인권 · 평등 · 연대에

기반하여 보다 책임 있게 효과적으로 사용되어 개발도상국의 빈곤퇴치 및 지속가능한 발전에 기

여할 수 있도록 한국 대외원조의 정책을 지속적으로 감시 · 제언하고 대안을 고민하는 참여형 시

민사회단체(Civil Society Organization, CSO)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