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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국제개발협력 시민사회에 관찰되는 몇 가지 변화 - 2013년 한국 무·유상 ODA 예산안을 통해 예측해보는 올 한해 ODA 사업과 정책 방향 - 메콩 강을 통해 25년 간 흘러오는 주민들의 결연한 외침 - 국제 사회의 ODA에 적신호가 켜졌다? 2012년 OECD DAC 통계 분석 - 한국 개발협력 민간단체 사업발굴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보는 새로운 움직임 - ‘미지모’라고 들어보셨나요? 미얀마를 지원하는 단체들이 함께 모여 꿈꾸기 시작합니다. - 로터스월드 민정희 국장님과의 인터뷰! 개발에 공감과 연대가 필요한 이유는?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제 77호, 2013.05.03 OWL’s View 지금 정부는 FOCUS NGO 현장 OWL이 만난 사람 ODA Watch 이모저모 4월 감사합니다 & 3월 살림살이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77호(2013.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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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유일의 시민들이 만드는 비판적 관점의 국제개발협력 월간지 OWL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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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1: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77호(2013.05.03)

- 한국 국제개발협력 시민사회에 관찰되는 몇 가지 변화

- 2013년 한국 무middot유상 ODA 예산안을 통해 예측해보는 올 한해 ODA 사업과 정책 방향

- 메콩 강을 통해 25년 간 흘러오는 주민들의 결연한 외침

- 국제 사회의 ODA에 적신호가 켜졌다 2012년 OECD DAC 통계 분석

- 한국 개발협력 민간단체 사업발굴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보는 새로운 움직임

- lsquo미지모rsquo라고 들어보셨나요

미얀마를 지원하는 단체들이 함께 모여 꿈꾸기 시작합니다

- 로터스월드 민정희 국장님과의 인터뷰 개발에 공감과 연대가 필요한 이유는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제 77호 20130503

OWLrsquos View

지금 정부는

FOCUS

NGO 현장

OWL이 만난 사람

ODA Watch 이모저모

4월 감사합니다 amp 3월 살림살이

서 교 동 에 서 새로움은 변화로 이어져야 한다

지난 4월 24일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안철수씨가 노원병 지역 국회의원으로 당선됐다 작년 연말 대선정국을 뜨겁게 달구었던 인물이 드디어 제도권 정치영역에 들어선 것이다 작년에 많은 이들이 품었던 lsquo새정치rsquo에 대한 열망을 다시금 이어나갈 것으로 보인다 돌이켜보면 뜨거웠던 열망은 특정인물에 보다는 lsquo새로움rsquo 그 자체에 대한 것이었던 것 같다

국제개발협력에 참여하는 한국 시민사회에도 새로운 현상들이 보이고 있다 이전에는 보지 못하던 새로운 유형과 분야의 단체들과 사람들 그리고 다양한 시도와 접근법들이 갈수록 눈에 띄고 있다 정부는 다양한 신규 프로그램으로 시민사회와 협력하려 하고 있다 또한 다양한 주체들이 새로운 역량강화 프로그램들을 제공하고 있다 이러한 새로운 변화들은 한국의 국제개발협력 분야의 시민사회가 점차 발전하는 과정의 단면을 보여준다

이번 OWL 77호는 새롭게 변화하는 한국 국제개발협력 시민사회의 현 모습을 여러 측면에서 소개한다 그 동안 국제개발에 참여하는데 어려움을 겪던 신생단체들에게 좋은 기회를 선사하는 프로그램에 관한 이야기를 전하고 소위 말하는 주류에서 약간 벗어난 관점과 경력을 가진 중견 활동가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또 경쟁과 양적 성장보다 연대와 협력을 추구하는 작은 단체들의 모임을 통해 엿볼 수 있는 연대의 시작을 소개한다 직접적으로 개발사업을 수행하지 않고 개발현장을 감시하는 지역 시민사회의 활동 모습도 생생하게 보여준다 그리고 변화하는 한국 국제개발협력 시민사회의 현재를 진단하고 미래를 위한 제언도 한다

새로움은 그 자체에서 그치면 안 되며 이것이 긍정적인 변화로 이어질 때 비로소 그 가치가 발하게 된다 OWL 77호에서 소개하는 한국 국제개발협력 시민사회의 변화가 이전과 다른 lsquo새로운 현상rsquo만으로 그치지 말기를 바란다 새로움이 많은 이들의 노력을 통해 실질적인 변화 즉 지구촌의 실질적인 발전으로 연결되기를 기대하며 이를 위한 독자 여러분들의 적극적인 관심을 부탁한다

한재광 OWL 편집장odawatchkoreagmailcom

발행처

ODA Watch

발행인

이태주

편집장

한재광

편집 기획

윤지영 조이슬 권아람

이번 호에 함께해 주신 분들

글쓴이

노태훈 장한이 (정감팀)

김대욱 조이슬 (예산분석TF팀)

미지모 박현정 (외부기고)

권아람 이재원 윤지영 한재광

도움을 주신 분들

민정희

감수 및 승인

실행위원회 및 사무국

편집위원회

한재광 김성수 윤지영 조이슬

최은정 한규환 홍문숙

주소서울특별시 마포구 서교동

376-2번지 누보빌딩 4층

(우)121-894

Tel 02-518-0705

Fax 02-6442-0518

E-mail odawatchkorea

gmailcom

발행일20130503

Copyright 2013 ODA

Watch All rights reserved

표지사진

태국 문강에서 고기를 잡는 사람들을

형상화한 작품 윤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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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FOCUS 06 지금 정부는

2013 한국 ODA 예산을 파헤쳐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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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77호 한국 국제개발협력 시민사회는 지속적으로 변화해야 한다

04 OWLrsquos View 판매

1분기

2분기

3분기

4분기

메콩이 들려주는 네버엔딩스토리

20 FOCUS

국제사회 내 한국 ODA의현주소는 어디에

34ODA Watch 이모저모

36 4월 감사합니다 amp 3월 살림살이

26 NGO 현장

미얀마를 지원하는 단체 활동가들의 모임 lsquo미지모rsquo

30 OWL이 만난 사람

개발에 공감과 연대가 필요한 이유 (민정희 국장 인터뷰)

24 FOCUS

한국 개발협력 시민사회에 신선한 바람이 불어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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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WLrsquos View

한국 국제개발협력 시민사회는 지속적으로

변화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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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국제개발협력 시민사회에 변화가 지속되고 있다 시민사회를 둘러싼 환경도 변하고 있다 지난 십 수년간 국제개발협력 시민사회가 성장해온 과정에서 축적되어온 변화에 대한 열망과 필요가 현실화되고 있는 것이다 국제개발협력에서 시민사회의 역할이 국내외적으로 주목 받고 있는 가운데 한국 시민사회의 변화는 다양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 이에 ODA Watch는 변화의 한 가운데 서 있는 한국 국제개발협력 시민사회의 현 모습을 돌아보고 발전을 위한 제안을 하고자 한다

국제사회에서 개발NGO를 중심으로 하는 시민사회에 대한 공여자들의 관심과 개입은 1980년대를 거쳐 1990년대 이후 본격화됐다 1990년대 양bull다자간 공여자들은 시민사회를 자신들의 개발정책에 적극적으로 포함시키며 이른바 lsquo신정책의제(New Policy Agenda)rsquo프로그램을 펼쳤다 이는 신자유주의적 비용 효율성 추구를 위해 정부원조를 NGO를 통해 집행하는 외주화(outsourcing)와 개도국 내 민주주의와 굿거버넌스의 성취를 위해 공여국 NGO을 통해 개도국 시민사회를 지원하는 것을 주요 골자로 한다 1990년대 이후 서구 공여국들이 본격적으로 실행한 이 프로그램의 실행 과정에서 개발NGO들은 많은 원조자금을 정부로부터 지원 받았다 그 과정에서 개발NGO들은 정부의 공공개발서비스 하청업자 원조집행의 기술적 도구 외교적 수단 등으로 불리며 시민사회의 본질적 특성인 대안성을 잃어 버리고 정부의 친밀한 파트너가 되었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현재 서구 공여국의 많은 시민사회단체들이 정부원조를 지원받아 개도국의 인권증진과 주민의 자활을 지원하며 이 과정에서 대안적인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lsquo원조효과성rsquo담론이 주류화되면서 공여국 시민사회가 점차 정부의 원조 정책 틀 안에서 원조 조화의 한 구성요소가 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렇다면 한국 국제개발협력 시민사회의 현실은 어떠한가 여러 측면에서 한국 시민사회의 양적 성장은 놀

랍다 먼저 사업비 규모 면에서 이미 정부원조에 비견할 정도로 큰 규모를 가지고 있다 국제개발협력민간협의회(이하 KCOC)가 발간한 lsquo2011 한국국제개발협력CSO편람rsquo에 따르면 92개 KCOC회원단체 중(2012년 8월 기준) 67개 단체의 국제개발사업 규모는 3163억 원이다 이는 같은 해 KOICA가 집행한 ODA 규모인 4518억 원의 70에 달한다

또한 국제개발협력에 참여하는 시민사회단체도 급증하고 있다 1999년 창립 당시 24개였던 KCOC 회원단체 수가 2013년 4월 현재 97개로 300 이상 성장했다 최근 KCOC 회원단체 이외의 많은 단체가 국제개발협력에 참여하고 있는 것을 고려한다면 그 성장세는 더욱 크다

국제개발협력에 참여하는 단체의 성격도 다양해졌다 기존의 전통적인 활동 주체인 개발NGO외에도 사회복지단체 환경단체 여성단체 공정무역단체 및 다양한 단체들이 국제개발협력에 참여하고 있다 사업 분야도 다양해졌다 여전히 교육과 보건의료 지역개발사업 등 전통적인 개발사업이 주이지만 최근 마이크로크레딧 장애인지원 공정무역 적정기술 등을 시행하는 단체들이 늘고 있다 또한 국제개발협력시민사회포럼(KoFID) 활동과 같이 기존의 공공개발서비스수행(service delivery)의 영역을 넘어 정책옹호와 연대에

참여하는 단체들도 늘고 있다

또 다른 변화는 정부 지원의 규모가 커지고 방식이 다양해진 것이다 1995년부터 시민사회를 지원하던KOICA의 변화가 크다 최근 몇 년간 KOICA의 시민사회협력 예산이 급증했다 2009년 896억 원이었던 예산 규모가 2013년 317억 원으로 크게 확대됐다 아울러 시민사회와 협력하는 프로그램도 다양해지고 있다

이와 같은 국제개발협력에 참여하는 국내 시민사회의양적 성장은 매우 긍정적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이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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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변화를 어떻게 보아야 할까 두 가지 측면에서 그 의미를 해석할 수 있다

첫째로는 lsquo다양성rsquo이 보인다는 것이다 그 동안 한국 국제개발협력 시민사회의 주류였던 개발NGO외에 다양한 시민사회단체들이 참여하고 있다 에너지bull환경단체 여성단체 인권단체 주민운동조직 협동조합 단체 등 그 동안 국내이슈에 집중하던 단체들의 참여가 활발해지고 있다 이들이 가지고 있는 발전에 대한 다양한 관점과 사회운동 경험에 기반한 접근법들은 개도국 주민들의 발전을 지원하는데 있어 더욱 효과적이고 혁신적인 성과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활동 분야와 형태에서도 다양성이 발견되다 아직 충분치는 않지만 주민조직 적정기술 협동조합 등의 방식들을 국제개발사업에 적용하려는 움직임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 이같이 개도국 사회발전을 목적으로 시도되는 혁신적이고 보다 근본적인 접근법들은 개도국 주민들의 자립과 자활을 도우려는 한국 시민사회의 고민과 노력이 깊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많은 시민사회단체들이 2011년 부산 세계개발원조총회를 전후로 국제개발과 관련한 정책옹호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국제시민사회와 연대하고 협력하고 있다 또 본부의 직원을 파견하여 사업을 수행하던 전통적인 모습에서 벗어나 개도국 시민사회단체와 파트너십을 가지고 이들을 직접 지원하는 단체들도 증가하고 있다 같은 지역에서 활동하는 단체들끼리 연대하고 협력하여 공동활동을 하는 모델도 생겨났다 이같이 한국 시민사회는 기존에 보여주던 한국단체 중심 개별단체 중심 그리고 공공개발서비스제공 중심의 활동에서 벗어나 다양한 방법으로 개도국 사회 발전을 지원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아직 가야 할 길이 멀지만 의미 있는 다양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두 번째로 lsquo제도적 변화rsquo가 지속되고 있는 점이다 이는 주로 시민사회와의 협력을 담당하는 KOICA의 프로그램에서 확인할 수 있다 몇 년 전 KOICA의 lsquo민간단체지원사업rsquo이 lsquo시민사회협력사업rsquo으로 그 명칭이 바뀌었다 시민사회가 lsquo지원rsquo에서 lsquo협력의 대상rsquo으로 전환된 것이다 프로그램도 다양해졌다 다양한 국내단체와 특히 개도국 현지 시민사회단체들이 사업에 참여할 제도적 기반이 구축됐다 KOICA가 개도국 시민사회단체를 직접 지원한다는 것은 개도국에 대한 원조정책의 전환을 엿볼 수 있다는 큰 의미를 가진 변화이다 그리고 정부 내 국제개발협력 거버넌스 체계에 시민사회인사의 참여가 제도적으로 보장됐다 중앙정부는 시민사회와의 대화를 정례화하고 있다 내용과 질

적인 측면에서 많이 보완되어야 하지만 시민사회와의 협력이 점차 제도화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다양성과 제도화로 표현되는 변화의 한가운데 서 있는 한국 시민사회는 무엇을 해야 할까 내외부적 환경적 변화를 기뻐하고 그 혜택을 누리기만 해야 할까 ODA Watch는 다음의 세 가지를 제안한다

첫째 한국 시민사회는 자기 정체성을 명확히 해야 한다 정부의 지원금 규모와 비중이 지금과 같은 속도로 증대되면 멀지 않은 미래에 정부는 시민사회를 점차 국가 원조정책의 종속변수로 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 시민사회가 깊은 철학적 성찰에 입각한 자기 정체성을 확실히 정립하지 못하고 분명한 전략을 가지지 못한다면 정부 의존도는 갈수록 심화되는 가운데 결국 정부 원조집행의 lsquo기술적 도구rsquo라 비판 받는 서구 개발NGO의 길을 피하지 못할 것이다

둘째 한국 시민사회는 독립적인 개발주체로서 대안성을 제시해야 한다 그리고 개발대안 및 대안발전 주창자로서 자신의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 시민사회는 발전에 대한 관점 및 기술적인 측면에서 혁신적이고 창의적인 대안제시를 위해 부단히 노력해야 한다 시민사회가 정부원조기관이나 국제개발기구와는 다른 방식과 내용의 대안을 제시할 때 그 본연의 빛을 발함을 잊지 말아야 한다 그리고 시민사회는 전세계 가난한 이들의 옹호자로서의 역할과 국가 기업 및 시민사회 자체의 국제개발협력에 대한 의로운 감시자로서의 임무도 소홀히 하지 말아야 한다

셋째 다양한 모습으로 성장하는 한국 시민사회는 그에 맞는 책무성을 제고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후원자와 개도국 주민들을 대상으로 개발사업에 대한 투명성을 제고해야 하고 이스탄불 선언을 포함한 국제사회의 다양한 개발 협력 규범과 담론을 체계적으로 내재화해야 한다

이러한 노력을 통해 내적으로 보다 성숙한 한국 국제개발협력 시민사회의 도약을 기대한다 바라건대 그 모습은 한국 시민사회의 국제개발협력을 주도해온 선배 개발NGO들과 한국 사회변화의 주역이었던 시민사회단체들 그리고 혁신적이고 창의적인 내용을 가진 다양한 신생단체들이 함께 모여 우리가 지향해야 하는 발전에 대해 머리를 맞대고 더 나은 지구촌의 미래를 위해 손을 잡고 가는 것이다

작성 ODA Watch 실행위원회

2013년 한국 ODA 예산을 파헤쳐 본다

ODA Watch 예산분석 TF팀은 2013년 한국 무middot유상 ODA 예산안에 대해 분석함으로써 올 한해 국제개발협력 정책의 집행 방향을 예측해보려 한다 이에 분석을 위한 기초 자료인 2013년 무middot유상 ODA 예산안을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확보했다

예산이란 숫자로 표현된 정부의 정책이다 즉 일정 기간 동안 국가가 어떠한 정책이나 목적을 위해 얼마만큼 지출하고 이를 위한 재원을 어떻게 조달할 것인가를 금액으로 표시한 것이다[1] 또한 슘페터는 lsquo한해 재정을 이해하고 판독할 수 있는 사람은 국가의 운명을 예측할 수 있다rsquo고 말했다 즉 국가 재정활동은 예산을 기반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그 기초가 되는 예산 내역에 대한 체계적인 모니터링은 매우 중요하다 무엇보다도 2015년 GNI 대비 ODA 비율 025 달성 목표에 따라 매년 ODA 예산이 대폭 증액되고 있으므로 예산 배분 및 집행이 효율적으로 이뤄지고 있는가에 대한 시민사회의 적극적이고 효과적인 감시는 필수적이다 이번 기사를 통해 ODA 예산안을 분석하고 특징을 파악함으로써 단지 올 한해 뿐만 아니라 앞으로 5년 10년 후 한국 개발협력의 미래를 함께 그려볼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고자 한다

올해 2013년 예산안은 해를 넘겨 1월 1일이 되어서야 가까스로 국회를 통과했다 헌정 이래 최초로 예산안 처리가 차기 년도로 넘어감으로 인해 많은 논란이 발생하기도 했다 전체 342조원(국회 통과 기

준 정부 원제출안은 3731조원) 규모의 2013년 예산은 크게 활력 예산 든든 예산 튼튼 예산 알뜰 예산 4가지로 분류된다 ODA는 국격 제고의 일환으로써 든든 예산의 범주 안에 포함되어 있다 예산안에는 rsquo주변국에서 중심국으로rsquo라는 캐치프레이즈 하에 국제사회에 대한 책임강화를 위해 ODA 규모를 점차 증대해나갈 것이라는 목표가 제시되어 있다

2013년 ODA 예산 살펴보기 ① 부처별 지원 규모

2013년 ODA 예산 전체규모는 2012년 12월에 통과된 lt2013년 국제개발협력 종합시행계획gt을 통해서 확인할 수 있다 올해 ODA 규모는 약 2조 411억원(양자 1조 4255억원 다자 6156억원)으로 전체 29개 부처 기관(지자체 제외)이 사업에 참여할 예정이다 양자원조 중 무상원조는 7569억원 유상원조는 6686억원이 배정되었다 다음 장의 lt표 2gt을 보면 ODA 집행에 참여하는 전 부처의 예산 규모를 확인할 수 있다 국토해양부와 경찰청을 제외한 27개 부처가 양자원조에 참여하고 이중 25개 기관이 무상원조를 지원한다 지자체까지 합산하면 무상원조 주관 부처의 수는 훨씬 더 늘어나게 된다 2012년 한국 ODA실적통계[2]자료에 따르면 작년에는 40개 내외 부처 및 지자체가 본 사업에 참여했다 그러나 기획재정부(EDCF 포함)와 외교통상부(KOICA 포함)를 제외하고 예산규모가 100억원이 넘는 곳은 교육과학기술부(5216억원) 농촌진흥청(1389억원) 농림수산식품부(150억원) 보건복지부(126억원) 환경부(101억원) 5개 부처에 지나지 않는다 그 외에는 소규모의 예산을 각 부처가 나누어서 분절적으로 집행하고 있다

2013년 ODA 예산 살펴보기 ② KOICA

KOICA는 2013년부터 예산안을 사업형태 위주에서 지역 국가별 분류 방식으로 변경했다 기존에는 아태지역 아프리카 중남미 중동 및 CIS 등 지역별로 분류했다면 올해부터는 각 국가별로 예산과목을 세분화했다 이는 한국 무상원조

lt표 1gt 2013년 ODA 예산안 규모

1 2009 예산감시 실무매뉴얼 함께하는 시민행동 시민이 만드는 밝은 세상 2 OECD 개발원조위원회(DAC) 2012년 공적개발원조(ODA) 잠정통계 관련 보도자료 부처통합 20130403

지금 정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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를 제공받는 파트너국가 별로 세세한 예산 지원추이를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변화이다

또한 형태별로는 프로젝트형 원조와 개발컨설팅 원조로 분류된다 올해부터 새롭게 도입된 국제개발컨설팅 프로그램(Development Experience Exchange Part-nership 이하 DEEP [3])은 국별 맞춤형 컨설팅 사업으로 명시되어 있으나 분류 상으로는 프로젝트 형태의 사업을 제외한 예산을 전반적으로 포괄하고 있다

올해 KOICA가 집행하는 무상원조 총액은 5413억 원이고 이는 작년에 비해 약 88(438억 원) 증가한 금액 이다 중점협력국 26개국 및 분쟁 후 재건국 3개국(아프가니스탄 이라크 팔레스타인)을 포함한 총 53개국에 KOICA 전체 예산의 51인 2749억 원이 지원될

lt표 2 gt2013년도 부처별 ODA 예산 현황(잠정치)

자료 2013년 국제개발협력 종합시행계획

lt표 3 gtKOICA 2013년 예산 세부내역

자료 2013년 KOICA 대외무상원조 사업계획

3 우리 개발경험의 효과적인 전수를 목적으로 한 개발컨설팅 프로그램 (KOICA 2013년 예산안) 7

예정이다 lt그림 1gt과 같이 지역별로는 아시아 태평양55 아프리카 21 중남미 13 중동 CIS 11의 비중으로 배분되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KOICA가 집행하는 무상원조의 623 가량이 중점협력국에 지원되고 있으며 최빈국 및 저소득국 지원비율은 457이다

지역별 원조 외에는 민관협력 해외봉사단 등의 글로벌프로그램과 홍보 경상운영비 등이 포함되는 협력사업지원 등에 재원이 배분된다 참고로 KOICA의 경우 국제기구 분담금 성격의 예산은 2011년부터 기관 예산에서 제외되었다 또한 동아시아기후파트너십 사업 역시 2008-2012년 간 사업이 종료됨에 따라 주요 사업의 성과평가 및 홍보에 소요되는 5억 원을 제외하고는 예산에서 제외되었다 글로벌녹색성장연구소(GGGI)의 경우에도 작년 10월경 국제기구로 전환됨에 따라 외교부로 예산이 이관되었다

2013년 ODA 예산 살펴보기 ③ EDCF

다음으로 EDCF는 2013년 기관 차원의 총 수입이 7551억원이며 그 중 원금 및 이자 상환에 해당하는 정부내부지출금 162억원과 여유자금 463억원을 제외한 6926억원이 EDCF에서 집행하는 총 예산으로 볼 수 있다 이 중 유상 ODA로 집계되는 금액은 대개도국차관사업에 해당하는 6686억원이다 이는 전년대비 87(535억원) 증가한 것이다 지역별로는 아시아 67 아프리카 20 중남미 7 기타 6로 분류할 수 있다 [4] (승인액기준) 2013년 국제개발협력 시행계획에 따르면 2013년 잠정 승인계획 상 중점협력국에 지원되는 유상원조 비율이 70 내외에 달한다고 명시되어 있으나 실제 ODA Watch가 제공받은 EDCF 기금운용계획서 에서는 이를 확인할 수 없었다 이는 EDCF 예산안이 지역별 단위(동아시아 서아시아 동아프리카 서아프리카 유럽CIS 중남미 중동 태평양 등) 당 전체규모만 명시되어있고 각 지역별 국가 단위에 소요되는 예산으로는 구체화 되어있지 않기 때문이다

차관사업을 제외한 사업비로는 차관사업진행컨설팅(61억원)과 경제협력기반구축(20억원)사업 그리고 ADB 미래탄소펀드출자액(57억원)이 있다 그 외 기금운영비로 102억 원이 책정되었다 양자원조 사업 형태별 예산 심층 분석

다음으로 양자원조의 사업 형태별 예산 추이를 심층적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ODA 예산의 전체 규모 유형

(양자 및 다자 무middot유상 원조) 지역 및 국가별 배분 추이에 대해서는 OWL에서 이미 여러 번 살펴보았다 [5] 2015년까지 ODAGNI 025 달성을 목표로 정부는 ODA 규모를 지속적으로 증가시키고 있으며 금년 예산은 2조 411억 원(GNI대비 016)으로 추산된다 2011년 이후 양자원조와 다자원조 예산 비율은 73이고 양자원조 가운데 무상원조가 유상원조보다 조금 많은(5347) 상황이다 지역별로는 아시아 중점 원조 기조가 유지되고 있고 국가별로는 26개 중점협력국에 예산이 집중되고 있다 이와 같이 ODA유형 지역 국가별 배분 추이에는 큰 변화가 없는 반면 사업 형태별로는 프로젝트 사업의 비중이 줄어들고 있다 대신 초청연수 민관협력 긴급구호 개발컨설팅 사업이 전체 예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lt국제개발협력 기본계획(2011-2015년)gt에도 유상원조 추진계획 가운데 하나로 정부 민간 연계 확대 방안이 제시되었고 무상협력의 경우 해외긴급구호 민관협력 개발컨설팅 사업의 비중을 제고하는 계획이 수립되었다 그렇다면 이와 같은 계획들을 실현하기 위해 이를 뒷받침할 예산 또한 충분히 반영되었을까 lt기본계획gt에 제시된 또 다른 목표인 ODA 평가 강화 ODA에 대한 국민적 지지기반 확대 정책연구 역량 강화를 위한 예산은 충분할까 한편 편성된 예산을 효과적으로 집행할 수 있는 시스템은 갖추어져 있을까 혹시 급속한 예산 증가에 따른 문제점은 없을까 계획 수립 예산 편성 사업 집행 평가 및 피드백 과정으로 이어지는 일련의 ODA 사업 과정에서 예산 편성은 한국 ODA의 실질적인 전략과 우선순위를 보여주는 의의가 있다

lt그림 1gt 무상원조 지역별 중점협력국 소득수준별 지원 비중

4 2013년 국제개발협력 종합시행계획5 (OWL 74호) 2013년 한국의 국제개발협력을 전망한다 등

지금 정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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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t표 4 gt 2013년 EDCF 수입∙ 지출계획 총괄 자료 2013년 EDCF 기금운용계획

6 국회예산정책처 2013 2013년도 예산안 부처별 분석Ⅱ(외통위 국방위)

다음 장에서는 분절화 문제의 해소가 시급한 사업(개발컨설팅 및 초청연수) 장기적 관점의 지원이 필요한 사업(민관협력) 예산을 대폭 늘려야 하는 사업(홍보 평가 연구)으로 나누어 현황과 문제점을 살펴보았다

분절화 문제의 해소가 시급하다 개발컨설팅 및 초

청연수사업

개발컨설팅 사업은 최근 가장 주목 받고 있는 ODA 사업 형태이다 정부에서는 개발컨설팅 사업의 비중을 확대하여 lsquo소프트웨어 중심 원조rsquo를 강화하고 한국형 ODA 모델 및 다른 원조 사업과도 연계하겠다

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2013년에는 KOICA(DEEP) 기재부(KSP) 방통위 고용부 국무조정실 안행부 등 모두 6개 기관이 26개국을 대상으로 58건의 개발컨설팅 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올해 개발컨설팅 사업 예산으로 책정된 607억원 가운데 KOICA(375억원)와 기재부(207억원)가 대부분의 예산을 차지하고 있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부분은 KOICA에서 각종 기술협력 사업에 DEEP(Development Experience Ex-change Partnership) 이라는 이름을 붙이고 개발컨설팅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점이다 외교부와 KOICA는 지난 2월 관련 연구소와 기업들을 아우르는 lsquo개발컨설팅 네트워크rsquo를 출범시키기도 했다 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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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t표 7gt 홍보 평가 연구 관련 예산 추이(2009-2013)

지금 정부는

lt표 5gt 양자원조 예산의 사업 형태별 추이(2010-2013)

부에서 경제발전경험 공유사업(KSP)의 예산 및 사업 규모를 빠른 속도로 확장하고 있는 가운데 개발컨설팅 사업을 둘러싼 부처 간의 주도권 경쟁이 격화될 가능성이 높다 늘어난 개발컨설팅 예산을 효율적이며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대책의 마련이 시급하다

초청연수 사업도 분절화 문제가 발생할 소지가 크다 2013년을 기준으로 15개 기관에서 46개국 310개 과정 9천 여명을 초청하는데 모두 1021억원의 예산이 배정되어 있다 특히 올해에는 KOICA 이외에 각 부처 및 기관들이 별도로 진행하는 초청 연수사업이 증가하였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에 따라 전체 초청연수 사업 예산 가운데 KOICA가 차지하는 비중이 78에서 45로 줄어들었다 부처 및 기관별 예산 규모는 KOICA(465억원) 교육부(406억원) 안행부(40억원) 문광부(40억원) 순이다 lt2013년 국제개발협력 종합시행계획gt에 따르면 외교부에서 올해 내로 초청연수 효율화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초청연수 효율화 방안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해외봉사단 사업의 예산 통합 사례를 면밀히 검토할 필요

가 있다 2009년 정부 각 부처와 기관에 분산되어 있던 해외봉사단사업이 통합되어 lsquoWorld Friends Ko-rearsquo가 만들어졌다 또한 2011년에는 해외봉사단 사업과 관련된 4개 부처의 6개 사업 예산이 KOICA로 통합되었다 그러나 예산만 KOICA에 통합 편성되었을 뿐 실제 사업은 여전히 각 부처에서 개별적으로 수행되고 있기 때문에 여전히 통합의 효과가 미흡하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6] 초청연수사업의 효율화 방안을 마련하는 과정에서도 사업을 전반적으로 조율하는 컨트롤 타워의 구성과 예산의 통합 사업 집행의 통합이 단계적으로 고려될 필요가 있다

장기적 관점의 지원이 필요하다 민관협력사업

민관협력 사업은 정부 NGO 기업 대학의 포괄적 파트너십을 활용하여 이뤄지고 있다 lt국제개발협력 선진화방안gt에 따르면 정부는 민관협력 사업 예산을 2010년 90억원에서 2015년에는 900억원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한편 KOICA에서는 2013년 민관협력 예산으로 전년 대비 51억원 줄어든 317억원을 책정했다 국별 시민사회(CSO)협력 프로그램 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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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 2012년 118억원에서 2013년 154억원으로 증가한 반면 대학과의 파트너십을 통한 개발협력사업은 2012년 184억원에서 2013년 97억원으로 줄어들었다[표 6 참고] 한편 EDCF에서도 민자사업(PPP)을 장려하고 기업의 참여를 활성화하기 위해 EDCF를 활용한 해외 민자사업 진출 설명회를 개최한 바 있다

ODA사업에 대한 민간의 참여를 적극적으로 확대해야 한다는 점에 대한 공감대는 이미 형성되어 있다 문제는 예산 배분의 우선 순위와 원칙이다 무엇보다도 대학과 민간단체들이 기본적인 인프라 및 단체의 역량을 갖추는데 예산을 우선적으로 배분해야 한다 지원 성과에 대한 엄밀한 평가는 중요하지만 단기적인 성과를 예산 지원과 직접적으로 연계시키는 방식은 지양해야 한다 아직 사업 초창기라는 점을 감안하여 대학과 단체들이 충분한 역량을 갖출 수 있도록 장기적인 관점의 지원이 필요하다 또한 기업의 경우에는 국제개발협력 사업의 성격에 대한 이해가 부족할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민관협력 사업의 일환으로 추진되는 글로벌 사회공헌 프로그램이나 민자사업이 기업의 이익 추구를 위한 도구로 변질되어서는 안 된다는 원칙을 지속적으로 강조할 필요가 있다

예산을 대폭 늘려야 한다 홍보 평가 연구 관련

예산

홍보 평가 연구 관련 예산은 비록 파트너국의 발전을 위해 직접적으로 쓰이지는 않지만 한국 ODA의 효율성 및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필수적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아래 lt표 7gt에서 확인할 수 있는 것처럼 KOICA와 EDCF의 홍보 평가 연구 관련 예산은 현상 유지 또는 소폭 증가하는데 그쳤다 예전에 비해 사업 규모가 대폭 증가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ODA예산 배분 과정에서 홍보 평가 연구 사업의 중요성이 전반적으로 강조될 필요가 있다특히 지금과 같이 ODA규모를 대폭 확대해나가는 시기에 적극적인 홍보에 노력을 기울임으로써 국민들에게 ODA에 대해 알리고 이를 통해 국민 지지기반을 확대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KOICA의 홍보예산은 3년째 제자리 걸음 중이다 지구촌 체험관 관리에 소요되는 예산을 제외하면 실질적인 홍보활동에 쓸 수 있는 예산은 오히려 줄어들었다 EDCF의 경우 개발협력 인식증진을 위해 올해 6억원 이상을 쓸 계획이다 ODA에 대한 국민들의 인지 제고를 위해 두 기관 모두 더 많은 예산을 투입할 필요가 있다

lt표 6 gt2013년 KOICA 민관협력 사업 예산 내역 자료 2013년 KOICA 대외무상원조 사업계획

lt표 8 gt2013년 KOICA 홍보 사업 예산 내역 자료 2013년 KOICA 대외무상원조 사업계획

lt표 9 gt 2013년 KOICA 사업평가 사업 예산 내역 자료 2013년 KOICA 대외무상원조 사업계획

lt표 10 gt 2013년 KOICA 연구조사 사업 예산 내역 자료 2013년 KOICA 대외무상원조 사업계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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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ODA사업평가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대책은 이미 마련되어 있다 통합평가지침과 매뉴얼이 만들어졌고 『기본계획』에도 평가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들이 제시되어 있다 그러나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예산은 여전히 충분하지 않다 일부 공여국은 별도의 독립적인 평가 기관을 설립하여 사업 평가의 혁신을 꾀하고 있는데 반해 KOICA는 13억원 가량의 예산으로 모든 사업을 평가해야 한다 또한 프로그램프로젝트 성과평가에 절반 가량의 예산이 배분되기 때문에 평가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쓸 수있는 예산은 많지 않다 한편 EDCF는 사업심사평가연구 항목으로 올해 11억원의 예산을 배정했다 무middot유상 원조모두 평가예산을 대폭 확충하여 개별 사업의 성과를 예산 배분에 적극적으로 반영할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늘어난 원조 규모에 걸맞은 연구기능의 강화가 필수적이다 그러나 2013년 KOICA의 연구 관련 예산은 작년과 동일한 수준이다 한국이 국제원조규범을 따르고 새로운 개발 의제 형성 과정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연구 역량이 확보되어야 한다 ODA 시행 기관의 자체적인 연구 역량을 확대하고 대학 및 관련 연구기관들이 보유하고 있는 전문성을 한국 ODA의 발전을 위해 활용할 수 있도록 연구조사 예산을 시급히 확대해야 할 것이다

ODA 예산 점차 투명해지고 있다

국가의 재정활동은 예산이 정해지고 집행된 후 결산에 이르는 전 과정으로 요약할 수 있다 따라서 ODA Watch는 ODA 예산에 대한 체계적인 모니터링을 위해 지난 2011년부터 매년 정보공개청구(wwwopengokr)를 통해 무middot유상 ODA예산안을 청구해왔다 그러나 2011년에는 기획재정부에 무middot유상 ODA 예산안을 단일 청구한 결과 공개를 거부당했다 당시 사유는 외교관계 관련 사항으로 대외 정책등이 노출되어(중점협력국가 등) 국가의 중대한 이익을 현저히 저해할 우려와 입찰계약 업무 등의 공정한 수행에 현저한 지장을 초래할 우려가 있다는 점이었다 그러나 2012년부터는 중점협력국 26개국 명단도 공개되었고 간략하지만 무middot유상 ODA 예산안과 무상원조의 경우 기초 설명자료도 받아볼 수 있게 되었다

예산안 공개 수준과 방식에 있어서도 큰 변화를 살펴볼 수 있다 올해 KOICA의 경우 예산안 정보뿐만 아

니라 함께 제공하는 설명자료도 상당히 자세해져서 단순히 각 세부항목에 대한 설명뿐만 아니라 예산자료가 함의하는 바에 대한 분석도 함께 제공하기 시작했다 EDCF 역시 2012년에는 각목명세서만을 공개했다면 올해에는 간단하지만 기금운용계획서도 같이 제공함으로써 예산에 대한 기초설명을 함께 제공하고 있다 짧다고도 볼 수 있는 기간이지만 지난 3년 간 예산자료 공개 측면에서 정부의 투명성과 책무성은 많이 향상되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그러나 여전히 갈 길은 멀다 EDCF와 KOICA가 제공하는 무middot유상 예산안 자료를 서로 비교할 경우 공개 및 설명 수준에서 상당한 차이를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가령 KOICA는 중점협력국 별로 세분화 된 예산을 공개하고 있는 반면 EDCF는 여전히 지역 수준 예산까지만 공개하고 있다 또한 KOICA는 구체적인 사업들의 목록을 예산안에 제시한 반면 EDCF에서 제공한 예산자료로는 구체적인 사업 내역 파악이 어려웠다물론 차관사업(유상)과 무상원조 간 사업의 특성이나 집행 방식 등이 다르기 때문에 사용하는 용어나 설명하는 방식 등에 차이가 있을 수는 있지만 ODA라는 공통의 틀 안에서 집행되는 사업인 만큼 서로 비교하며 이해할 수 있도록 정보의 제공 방식과 공개 수준이 서로 일치될 필요가 있다

예산 편성의 전 과정에서 적극적인 국민참여 필요

2015년이면 ODA 예산이 약 4조 3천억원[7](GNI 대비 025)을 상회할 예정이다 그러나 현 ODA예산 편성 및 관리시스템에는 여전히 많은 문제점이 있다 현재 국무조정실 산하 개발협력정책관실이 ODA 사업 전체를 총괄하고 있지만 각 부처와 기관 지자체 별로 자체적으로 ODA 사업의 예산을 확정하고 집행하기 때문에 부처별 분산원조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따라서 통합적인 ODA 예산 편성 및 관리체계를 구축하기 위한 장기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또한 정부를 비롯하여 개발협력에 관련한 모든 이해 관계자들도 ODA예산 편성 및 집행에 관심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개입해야 한다 무엇보다도 예산 편성 시 국회의 참여는 필수적이다 모든 예 결산은 국회 심의와 의결을 거쳐 확정되며 ODA 예산 역시 국회에서 최종적으로 결정된다 현재 국제개발협력기본법[8] 상에 따르면 매년 국제개발협력 관련 정책 및 사

지금 정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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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한국형 ODA 모델 추진방안 제 13차 국제개발협력위원회 의결안건 1호 20120914]

8 제13조 (국제개발협력에 대한 평가) ① 위원회는 국제개발협력 사업의 성과에 대한 국민의 이해와 국제개발협력 사업 시행의 투명성을 제고하기 위하여 국제개발협력 평가지침을 마련하고 관련 정책 및 사업의 추진실적을 평가한다② 위원회는 제1항의 평가결과를 매년 6월 30일까지 국회에 보고하여야 한다③ 제1항과 제2항에 따른 평가의 기준bull방법 국회에의 보고 등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

업의 추진 실적 역시 국회에 보고하도록 되어있다 국회가 예산 편성 과정에서 보다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하고 분절화된 예산의 조정을 이뤄낸다면 현재 원조분절화 등 부처간 이해관계의 대립으로 인해 발생하고 있는 여러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또한 시민사회의 적극적인 관심이 필요하다 예산 감시는 전문성이 요구되는 영역이고 특히 ODA의 경우 예산에 관련된 정보를 얻기가 쉽지 않았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에게 관심의 대상이 되기가 어려웠던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정보공개제도를 통한 ODA 예산 공개가 활성화되면서 관련 정보를 손쉽게 얻을 수 있게 되었다 또한 ODA에 직결되는 것은 아니지만 lsquo좋은 예산센터rsquo를 비롯한 전문 민간 씽크탱크도 ODA 예산 분석 시 주요하게 참고할 수 있는 많은 기초 자료들을 제공하고 있다 앞으로 점차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ODA 자금이 보다 효과적이고 효율적으로 사용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초기 배분을 살펴볼 수 있는 lsquo예산rsquo에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시민들의 세금으로 조성되는 만큼 ODA 예산이 적실한 곳에 올바르게 분배되고 있는지 보다 적극적인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야 할 때이다

예산분석 TF팀 작성

김대욱 ODA Watch 청년활동가 4기

jedu-hanmailnet

조이슬 ODA Watch 간사

eseulangel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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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주) ODA Watch는 2012년 12월에 참여한 lsquoMekong의 미래를 위한

전략회의rsquo 의 후속활동으로 지난 3월 Mekong Watch가 주최한 태국 캄보디

아 현장 조사를 다녀왔습니다 메콩 지역에서 만난 주민들의 이야기와 생각들을

담아 지난 OWL 76호(누구를 위한 개발인가) 부터 연재하고 있는데요

이번 77호 lt태국 이야기 ①편gt에서는 20년 전 태국 우본 지역의 문(Mun) 강

에 지어진 팍문(Pak Mun) 댐이 주민들의 삶에 어떠한 변화를 가져오게 되었는

지 주민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삶은 무엇인지를 들려드립니다 우본 라차타니

(Ubon Rachathani)의 어느 마을에서 지금 이순간에도 25년이 넘게 이어져

오고 있는 주민들의 이야기에 함께 귀 기울여 주세요

다음 호에서는 lt태국 이야기 ②편-시린톤 댐 이야기gt가 이어집니다

lt태국 이야기 ①편gt은 오마이뉴스의 특별기획코너에서도 보실 수 있습니다

메콩이 들려주는 네버엔딩스토리 타이 문강 팍문댐 반대 운동이 던지는 질문

지난 3월 19일 머리 위로 뜨거운 태양을 안고 다시 메콩의 품에 몸을 실었다 꼭 3년만이다 물의 어머니 어머니의 강 메콩은 3년의 시간이 어찌 흘렀는지 무색하게 여전히 그 넓은 품으로 주변의 산과 들 하늘과 바람에 따뜻한 숨을 불어넣고 있다 건기라서 강물의 수위가 그리 높진 않지만 시퍼런 위엄은 그대로이다

메콩의 숨결을 품은 바람과 대지의 온기는 베트남 캄보디아 라오스 버마 중국 태국 6개 나라에 가 닿는다 이들 나라 국민들에게 메콩은 삶의 원천이다 아니 삶 그 자체이다 메콩 지역 주민들은 메콩에서 나는 물고기를 잡아 끼니를 해결하고 메콩의 흐름에

몸을 맡겨 더위를 식히며 메콩의 비옥한 강물로 농사도 짓고 가축도 기른다 아이들에게는 지상 최고의 놀이터이자 삶의 지혜를 배우는 학교이기도 하다 하지만 언제까지나 이들에게 넓은 품을 내

어줄 것만 같던 어머니의 강에도 아픔이 찾아왔다 성장에 대한 욕구가 인간의 삶을 휩쓸기 시작하면서 6개 국가에 불어 닥친 개발의 바람에 메콩이 마음껏 제 힘을 내지 못하고 몸살을 앓고 있다

모든 이야기에는 끝이 있는 법이라 생각했다 모든 일에는 끝이 있으려니 했다 그런데 메콩의 지류인 문강(Mun River)이 흐르는 태국 우본 라차타니(Ubon Ra-chathani)의 어느 마을에 25년이 넘도록 이어져온 언제 끝이 날지 모르는 이야기가 있다 뜨거운 햇살이 내리쬐는 3월의 중천에 졸음이 밀려올 법도 한데 귀를 쫑긋이 세울 수밖에 없는 이야기가 메콩강을 따라 흐른다

만천하에 드러난 거짓 수문을 열라

태국 우본에 흐르고 있는 문(Mun)강 문강은 메콩의 가장 큰 지류이자 태국에서 가장 비옥한 강이다

FOC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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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그랬다 메콩을 따라 문강에 흘러들어온 풍부한 수자원과 물고기로 문강 인근 지역은 그 어느 곳보다 살기 좋은 곳이었다 댐 건설 이전까지만 해도

그러던 어느 날 태국 정부는 전력 생산을 이유로 문강에 대규모 댐을 짓기로 한다 댐의 이름은 팍문 (Pak Mun)댐 세계은행이 건설 자금을 지원하고 태국 전력(EGAT Electricity Generating Authority of Thailand) 이 건설을 맡았다 이들과 태국 정부는 지역의 발전과 주민들의 삶을 향상시키기 위해 댐을 짓는 것이라 말했지만 주민들은 오히려 댐이 자신들의 삶을 파괴했다고 말하고 있다 어떻게 된 일일까

느닷없이 댐 건설 계획이 발표되자 주민들은 댐 건설을 막기 위해 거세게 항의했다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해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도리 없이 댐 건설은 강행된다 1989년 댐 건설이 승인되고 1991년

건설을 시작해 1994년에 완공된다 댐이 지어지는 동안에도 주민들의 시위와 반대 운동은 끊임없이 이어졌지만 태국 정부는 마치 귀머거리인 듯 주민들의 외침에 모르쇠로 일관했다 결국 주민들은 댐 건설 중단을 요구하는 것이 더 이상 받아들여지지 않음을 인정하고 대신 수문을 열어달라는 요구를 하게 된다

ldquo댐이 들어선다고 했을 때 가장 큰 걱정은 더 이상 물고기를 잡지 못하게 되는 것이었어 수십 년 평생 물고기를 잡으며 이웃 간 관계를 맺고 나누며 살아왔는데 댐이 들어서면 메콩을 따라 문강으로 흘러들 물고기들이 줄어들 게 뻔하지 않아 그러면 자연스럽게 생계뿐만 아니라 마을 사람들 간의 관계가 무너질 수밖에 없고 너무도 당연한 이치인데 정부는 도무지 들어먹지를 않아 오히려 댐 건설업자들이랑 이구동성으로 댐이 지어져도 문강의 물고기에는 아무런 영향이 없을 것이니 당신들이 먹고 사는 데에도 아무런

팍문지역 지식센터에서 팍문댐 건설 이전의 삶을 설명하는 주민 윤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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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장이 없을 것이오 하더라고 말이 되야 말이지rdquo

댐 건설 이전부터 이 마을에서 평생을 살아온 분미(Bunmi 63) 할아버지가 당시를 회상하며 분통을 터뜨리신다 함께 모인 다른 주민들도 덧붙인다 당시 정부는 댐에서 생산되는 전력이 주민들의 삶에 생태적으로도 경제적으로도 혜택을 줄 것이라 했다고 한다 심지어 더 많은 종류의 물고기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 했다 하지만 이는 만천하에 거짓으로 드러났다

ldquo팍문(Pak Mun) 댐 건설 이전에 문강에 살던 어종은 265종이었어 마을주민들이 NGO의 도움을 받아서 일일이 조사를 다 했더랬지 하지만 댐이 생겨난 이후 어종은 45종으로 급격히 줄어들고 말았지 물고기들은 강을 따라 흐르며 산란을 하고 넘나들어야 하는데 문강은 더 이상 최적의 삶의 터전을 제공할 수 없게 된 거야 댐 건설로 생겨난 저수지로 강여울과 기슭에서만 서식할 수 있는 식물 수초들도 모두 잠겨버렸고 이게 다 우리가 먹고 사는 주식인데rdquo

결국 댐이 지어져도 문강의 생태계에 어떠한 부정적 영

향이 없을 것이라 말했던 정부의 주장이 거짓으로 드러나자 주민들은 분노했다 이에 자신들의 젖줄인 문강을 지키기 위해 다시 소매를 걷어붙이고 정부를 향해 수문을 열어줄 것을 외쳤다 물고기가 줄어든 것이 댐 건설로 수문이 막혔기 때문인지 아닌지 수문을 열어서 확인해보자는 것이다 주민들의 삶을 건 끈질긴 요구와 투쟁 끝에 정부는 이를 받아들여 2001년 6월 14일부터 2002년 6월까지 약 1년간 수문을 열기로 했다

돌아온 물고기들

수문이 열리자 거짓말처럼 물고기들이 다시 문강으로 돌아왔다 강 상류에 산란을 하기도 했다

ldquo눈앞에 명백히 드러났지 사라졌던 물고기 137종이 메콩에서 문강으로 돌아온거야 2001년 6월부터 2002년 5월 사이에 게다가 사라졌던 여울들도 조금씩 다시 생겨나고 강기슭에 서식하던 식물들도 다시 보이고 말이야 100는 아니지만 마치 댐이 건설되기 이전의 상태로 돌아간 듯 했어rdquo

분미 할아버지 옆에서 조용히 듣기만 하던 우돔(Udom 54)씨가 약 1년간 수문이 열렸던 시간을 떠올리며 흥분된 어조로 말한다 한 조사 보고서에 의하면 수문이 열리고 나서 33종의 물고기가 여울에 25종이 강 깊은 곳에 40종이 훨씬 더 깊은 곳에 22종이 강 가운데 급류 사이의 소용돌이 속에 24종이 동굴에 56종이 때마다 강물이 범람하여 생기는 습지에 알을 낳았다고 밝혀졌다

수문이 열린 기간 동안 국제사회와 지역 자체 조사 지역 대학 등 많은 연구 조사가 이루어졌다 태국 정부와 팍문댐 건설을 맡은 태국전력 당국도 조사를 실시했다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모든 조사의 결과가 일치되는 점이 있다 바로 수문이 열렸던 약 1년 동안 문강의 생태가 예전 수준으로 회복되었으며 이를 통해 지역 주민들의 생활도 회복되었음을 인정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팍문댐이 애초에 목표한 전력 생산에 실패하였으며 태국전력(EGAT)이 주민들 간에 갈등을 조장하고 지역의 가난을 초래했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팍댐 사례는 문강의 생태계 파괴로 인해 태국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정치적 투쟁으로 남아 있다

ldquo우리는 여전히 정부에 수문을 열어줄 것을 요구하

메콩강 댐개발 현황 International Rivers

FOC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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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있어요 우리가 바라는 것은 오직 그거 하나에요 정부가 현금이니 뭐니 보상을 제공했지만 터무니없이 적은 금액이었고 그걸로 먹고 살기는 불가능해요 오히려 보상 때문에 사람들 사이가 나빠지기만 했죠 삶의 질이 떨어진 건 물론이고 수문이 열리지 않는 이상 여기서 제대로 살기는 어려워요rdquo

팍문댐 주민네트워크 활동에 참여하고 있는 사왕(Sa-wang 46)씨는 정부가 댐 건설로 이주한 주민들에게 제공한 보상이 주민들이 원한 형태가 아니었음을 토로하며 보상 때문에 주민들 사이에서 갈등이 생겼다고 했다 자세히 들어보니 보상금을 전액 현금으로 제공한 것이 아니라 가구당 받게 될 금액의 3분의 1만 현금으로 나머지 3분의 2는 조합운영 지원금으로 제공하여 주민들이 돈이 필요하면 조합에서 빌려 쓰게 했다는 것이다 심지어 돈을 빌릴 때는 이자를 내야 한다

결국 댐 반대 운동이 보상 요구 운동으로 바뀌면서 주민들 사이에 입장이 갈리고 상황이 더욱 나빠졌다고 했다 어떤 주민들은 정부가 주는 방식을 받아들여서라도 보상을 받기를 원했고 다른 주민들은 정부의 제안을 거부하고 전액 현금 보상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여 나가고 그러는 중에 정부는 이들 사이에서 이간질을 시키고

문득 궁금해졌다 정부 입장에서는 가구별로 보상금을 전액 현금으로 깔끔하게 주고 주민들이 더 이상 시끄럽게 하지 않게 하는 것이 편

했을 텐데 왜 문제를 더 복잡하게 만들었을까

ldquo일종의 선례를 남기지 않겠다는 것이었죠 팍문댐 사례에서 주민 보상을 주민이 요구하는 대로 주게 되면 다른 댐을 건설할 때 참고 사례가 되니까정부는 잠깐 시끄럽게 되더라도 굽히지 않은 거죠rdquo

10년 이상 이 지역의 주민네트워크 코디네이터로 활동하고 있는 라(Lah)씨의 말이다

ldquo돈은 환상이다rdquo

20년 넘게 싸워온 이들의 삶은 현재 어떤 모습일까 정부가 말한 대로 댐에서 생산되는 전력의 혜택을 받아 윤택하고 풍요로운 생활을 누리고 있을까 1년간 수문이 열리고 나서 정부는 잘못된 주장을 인정하고 이들의 요구를 받아들였을까 보상 문제야 주민들에게 불리하게 이루어졌다고 해도 수문을 열어야 한다는 것은 국제사회와 국내사회가 동시에 지적한 사항이니 어느 정도 협상이 이루어지지 않았을까

은근한 기대를 품은 질문에 돌아온 대답은 뜻밖이었다

ldquo정부는 끝까지 귀를 닫고 있어 수문을 열어서 조사한 결과가 있으니 아예 무시하지는 못하고 자기들이 조사한 걸 가지고 6월부터 9월까지 4개월 동안에만 물고기가 이동을 하니까 1년에 4개월만 문을 열면 된다는

댐 건설 이후 상황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주민들 윤지영17

거야 그런데 다른 조사결과에서는 1년 내내 물고기가 메콩과 문강 사이를 이동하고 알을 낳는다고 밝혀졌지 또 수문을 1년 내내 연다고 해서 팍문댐이 만들어내는 전력 생산량에는 아무런 영향도 없다고 이미 팍문댐은 목표한 전력을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는걸rdquo 분미 할아버지는 더욱 강경한 어조로 지금 주민들은 다시 단결하여 수문을 1년 내내 영원히 열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했다 정부는 들은 척도 안하고 1년에 4개월간만 수문을 여는 것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했다 심지어 작년에는 오로지 2개월만 열었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민들은 협상을 포기할 수 없다고 했다 그 이유는 문강을 떠나 살 수 없기 때문이다

ldquo정부가 그런 식으로 보상을 하고 우리는 어쩔 수 없이 집을 옮겨야 했고 무슨 노력인들 안 해봤겠어 다른 일자리도 구해보고 먹고 살 궁리를 했지 그런데 그게 쉽게 바뀔 수 있냐는 거야 평생을 강에서 살아온 사람들인데 예전엔 문강만 있으면 뭐든 다 가능했어 물고기를 잡아서 끼니를 해결하고 팔아서 다른 필요한 물품을 사고 벼농사를 짓는 사람과 교환해서 나누어 먹고 강 근처 숲에서 나무를 캐와서 장작을 하고 과일도 따먹고 자연으로부터 먹을 것들이 넘쳐나니 돈이 필요 없었지 내 손에 현금이 안 쥐어져도 아무 문제가 없었어 그런데 지금은 그럴 수가 없어 자연이 아니라 이제는 시장에 의존할 수밖에 없게 된 거야 강에서 구하던 물고기를 시장에 가야만 구할 수 있어 이웃들과 나눠 먹던 것들을 이제는 무조건 시장에서 사야만 해 하루에 최소 150바트(Baht 태국 통화 단위)는 필요한데 벌어올 데가 있어야지rdquo

한참을 열띠게 이야기를 나누다 조용히 자리를 지키던 우돔씨의 한마디에 가슴이 몹시도 울렁거렸다

ldquo우리가 말하는 게 있어 lsquo돈은 환상에 불과하다 물고기가 진짜다rsquo라고rdquo

한국 일본 중국 라오스의 시민사회와 언론이 메콩 지역 개발 문제를 조사하기 위해 꾸려진 조사단의 일행으로 이들 주민들을 만나면서 궁금한 것이 묻고 싶은 것이 무수히 많았다 하지만 가끔 이들이 격앙된 목소리를 높이거나 혹은 차근차근 말하다 때때로 깊은 숨을 쉬며 호흡을 고르는 모습을 보며 나도 모르게 목이 메고 더 이상 입을 열수 없는 상태가 되어버린다 돈은 환상에 불과하고 물고기가 진짜라니 이 얼마나

명료하고도 절대적인 진리인가 삶의 지혜인가 감동 인지 아픔인지 모를 감정에 잠시 멍해져 있다가 다시 분미 할아버지의 목소리가 들려와 얼른 정신을 차린다

ldquo팍문댐이 물고기만 사라지게 한 게 아니야 이 마을의 전통이 깨졌지 대대로 내려오던 물고기 잡는 기술을 더 이상 보존할 수 없게 됐고 남자들은 여기서 더 이상 처자식을 먹여 살리기가 어려우니 방콕이든 어디든 도시로 떠나야 했고 떠난 남자들은 도시에서 외롭고 힘드니 새로운 가정을 가지게 되고 남은 처자식들마저 떠돌게 되거나 여기서 입에 풀칠하기가 쉽지 않아졌고 수문이 열리지 않으면 지금보다 더 강물 오염이 심해질 것이고 물고기들은 죄다 죽어버리겠지 그러면 이 마을은 더 이상 보존하기가 힘들어rdquo

분미 할아버지가 잠시 상심으로 말을 잇지 못하는 사 이 라씨가 거들어 설명해준다 현재 문강의 수질 오염이 심각한 상황이고 이로 인해 주민들의 식량 안보가매우 위험한 수준이라고 한다 먹고 살기 위해 수입

댐 건설 이후 수문 개방 요구 시위 운동에 대해 설명하는 주민 윤지영

FOC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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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있어야 하는데 그동안 물고기를 잡는 것 말고는 해본 일이 없으니 다른 일을 찾는 것도 쉽지 않아서 일자리도 구하기가 힘들다고 한다 다른 일을 구할 수 없는 주민들은 결국 한참 떨어져 있는 다른 강에 가서 물고기를 잡아와 여기서 다시 팔아 수입을 만들고 있다고 했다 이 지역의 자산은 문강의 물고기를 잡는 것이고 이로부터 나온 지역 고유의 지혜가 주민들의 삶을 지켜왔는데 이 모든 게 상실되고 있다고 했다

우리는 물고기를 원한다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어느새 해가 뉘엿뉘엿 넘어간다 시계를 살펴보니 어느새 4시간이 훌쩍 흘렀다 이야기에 푹 빠져 시공간을 넘나들다 이들의 삶에 잠시 마음을 맡겼다가 문득 고개를 흔들어본다 20년간의 지난한 투쟁의 역사를 4시간이라는 짧은 시간동안 외부에서 찾아온 낯선 이들에게 전하는 것이 이들에게 어떤 의미가 있을까 행여나 아픔만 들추고 가는 것이 아닐까 도움이 되지

도 못할 텐데 이러고 있는 것이 무책임한 것 아닐까속으로 어쩔 줄 모르고 있는데 이런 내 마음을 읽은 마냥 분미 할아버지가 힘주어 말씀하신다

ldquo우리 이야기가 세상에 널리 널리 퍼져 알려졌으면 좋겠어 이렇게 여러분에게 이야기를 할 수 있어서 기쁘고 우리의 투쟁의 삶을 전할 수 있어서 자랑스러워 우리가 살아온 것은 정부와 권력의 부정의에 대한 저항이었어 이런 일이 여기뿐이겠어 다른 곳에서도 비일비재 할텐데 우리 삶을 공유해서 다른 곳에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도움이 된다면 얼마나 기쁜 일이야 우리가 바라는 건 그저 수문이 열려서 다시 우리가 살던 삶이 회복되는 거야 전통을 되살리고 싶어 우리는 전기를 원하지 않아 물고기를 원하지rdquo

참으로 또렷했다 전기가 아닌 물고기를 원한다는 이들의 눈동자는 더 없이 맑고 또렷했다 수문이 열릴 때까지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이들의 다짐은 더 없이 강건했다 오랜 시간 동안 겪어오면서 지치고 주저앉을 법도 한데 삶의 터전인 문강을 지키겠다는 굳은 결심은 이들 가슴속에 흔들림 없이 뿌리깊이 박힌 듯했다 이토록 강한 힘을 지킬 수 있는 데에는 주민들이 끝까지 목소리를 잃지 않도록 옆에서 지원하고 있는 지역 조직들과 국제단체들의 응원도 한몫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 무엇보다도 개발과 권력에 맞서 갈등과 분열을 겪으며 극복해온 과정에서 주민들 스스로 다져온 공동체의 의미 공동체가 가진 지혜에 대한 믿음이 그 중심에 있는 듯 했다 절대 자신들의 삶의 지혜와 자산을 전력 생산과 맞바꾸지 않을 것이라 했다

이야기가 끝나갈 무렵 라씨가 슬며시 웃으며 말했다

ldquo팍문댐의 잠재 전력 생산량은 136MW에요 현재 팍문댐에서 나는 전력으로 고작 방콕에 있는 백화점 3~4개에 전기를 공급하고 있다고 하네요rdquo

우본으로 오기 전 하룻밤 머물렀던 방콕의 복잡한 거리와 수많은 사람들이 어깨를 스치며 지나다니던 고층 백화점들이 언뜻 눈앞에 잠시 펼쳐진다 수백 년 살아온 수천 명의 삶과 또 다른 수천 명의 소비가 거래되는 순간이다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모르겠는 심정으로 어둑어둑해진 하늘만 무심코 바라본다

윤지영 작성 ODA Watch 정책기획팀장

odawatchnavercom

댐 건설 이후 수문 개방 요구 시위 운동에 대해 설명하는 주민 윤지영19

국제사회 내 한국 ODA의 현주소는 어디에 -2012 OECD DAC ODA 통계 분석-

FOCUS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DAC)는 지난 4월 3일 회원국들의 2012년 공적개발원조(ODA) 잠정통계를 발표했다 이번 발표에는 2012년 DAC 회원국들의 전체 ODA 규모 및 각국별 경제수준에 의거한 개발원조 규모를 보여주는 ODAGNI 비율 전년대비 원조규모 증감 연도별 중점협력지역 등을 분석하는 내용이 담겨있다 2013년부터 회원국이 된 아이슬란드의 통계결과도 제시되어 있으며 DAC 회원국은 아니지만 OECD에 가입한 체코 에스토니아 헝가리 이스라엘 폴란드 슬로바키아 슬로베니아 터키 그리고 아랍 에미레이트 연합 9개국의 자료와 EU DAC-EU G7 Non-G7 Non-DAC의 ODA 규모 및 전년대비 증감률도 확인할 수 있다 다양한 카테고리 별로 정리된 이번 통계를 통해 세계적 ODA의 흐름과 한국 ODA의 현주소 등을 파악해보자

계속되는 세계 경제 위기 ODA에 빨간 불이 켜졌다

2012년 OECD DAC 회원국의 전체 ODA 규모는 총 12559억 불로 전년 대비 평균이 약 40 하락하였다 국가 별 경제수준에 따른 ODA 규모를 파악할 수 있는 수치인ODA 대비 GNI비율은 작년 DAC 회원국 평균인031보다 002 감소한 029로 나타났다 지난 2011년 통계에서 전년도에 비해 27 가량 하락했던 것에 연이어 올해에도 더 큰 폭으로 원조규모가 줄어든 것은 그만큼 세계경제위기가 ODA에 미치는 막대한 영향을 여실히 보여준다 반면 공여국 중 G7의 ODA 규모 총계는 전체 의 701를 차지했고 EU의 경우 전체의 절반 가량인 507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통해 전 세계 ODA에서 두 그룹이 차지하는 비중이 여전히 매우 크다는 점을 알 수 있다

lt표 1gt에 명시되어 있는 OECD DAC회원국의 2012년

ODA실적 통계에 따르면 여전히 미국이 가장 많은 원조를 제공하고 있으며 그 뒤를 이어 영국 독일 프랑스 일본 순으로 상위권을 차지했다 그러나 상위 5개국 모두 적게는 07부터 많게는 28까지 전년대비 ODA 규모가 감소한 것을 알 수 있다 특히 유럽 경제위기가 심화됨에 따라 그리스와 이탈리아는 무려 각각 -170 -347에 달하는 ODA 규모를 축소했다

단연 돋보이는 한국 ODA 증가율 이 청신호를 유

지하기 위해서는

반면 2011-2012년 한국 ODA는 176 가량이 증가하며 DAC 회원국 중에 단연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ODA 규모 역시 24개 회원국 중 16위로 작년보다 한 계단 상승했다 국제사회가 경기침체로 인해 전반적으로 ODA 규모를 점차 감소하는 추세인 것에 반해 한국의 경우 2015년까지 GNI 대비 ODA 비율을 025까지 높이겠다는 목표 이행 차원에서 지난 몇 년간 원조규모를 점차 증가해오고 있어 이와 같은 차이가 더욱 극명하게 보여지는 것이다

그러나 이처럼 우리나라가 높은 증가율을 달성한 것은 한국 ODA가 다른 공여국에 비해 매우 적은 규모라는 점에 기인하기도 한다 실례로 2011-2012년 사이 91가 증가한 호주 ODA의 경우 절대규모 상으로는 457백만불이 늘어난 반면 한국의 경우 무려 176 가량이 상승했으나 이는 226백만불로 호주의 증가량에 비하면 절반 가량에 불과하다 한국 ODA의 성장을 향한 길이 아직은 멀다는 점을 그러므로 더욱 박차를 가해야 함을 보여준다 또한 한국의 ODAGNI 대비 비율은 014로 나타났다 이를 국민 1인당 금액으로 환산하면 34900원 가량에 달한다 즉 한국 국민들은 작년 한해2011년에 비해 약 4천원 정도 증가한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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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을 ODA 자금 조성을 위해 세금으로 납부한 것이다

반면 lt2013년 국제개발협력 종합시행계획gt에 따르면 2013년 ODAGNI 수치는 016에 달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025의 고지를 향한 걸음이 2년 정도 밖에 남지 않은 만큼 현실적으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원조 규모 증대에 관한 근본적이고 체계적인 전략 마련이 필요한 시점이다

국제사회 ODA 아직 갈 길이 멀다

전 세계 공여국들의 GNI 대비 ODA의 비율을 살펴보면 국제사회가 합의한 목표치인 07를 넘어선 국가

는 룩셈부르크(100) 스웨덴(099) 노르웨이(093) 덴마크(084) 네덜란드(071) 5개국이 유일하며 이 국가들의 ODA 규모는 전년 통계에서도 07를 웃돌았다 앞서 ODA의 절대 규모로는 미국을 비롯해 영국 독일 프랑스 등의 서유럽 국가들이 상위권을 차지했다면 국가 별 경제규모 및 수준에 따른 ODA 규모는 북유럽(Nordic+) 국가들이 높은 셈이다 하지만 룩셈부르크를 제외한 북유럽 4개국 역시 모두 작년에 비해 ODA 비율이 감소했다 2011년 통계를 통해 살펴본 상위 5개국의 GNI 대비 ODA 비율은 룩셈부르크(099) 스웨덴(102) 노르웨이(100) 덴마크(086) 네덜란드(075)였다한국의GNI 대비 ODA 비율은 전년에 비해 002 증

lt표 1gt OECD DAC 회원국들의 2011 2012년 ODA 규모 및 증감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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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CUS

가한 014로 나타났으나 여전히 DAC 회원국 평균인 029에는 현저하게 미치지 못하고 있다 DAC 24개 회원국 중국가 부도위기에 직면한 그리스 및 이탈리아 다음으로 최하위인 22위를 기록하고 있다

무상 ODA에 참여하는 주무부처가 41개에 달해

2012년 한국의 양자간 다자간 ODA 규모는 각각 116억 불과 389억 불로 작년과 비슷한 비율인 약 75 25로 나타났다 양자 ODA 중 무상원조와 유상원조 역시 64의 비율을 유지하며 70억 불과 47억 불을 차지했다 주목할만한 부분은 2012년 기준 무상원조 지원을 위해 133개 수원국에 외교부 교육부 재정부 KOICA를 비롯하여 지방자치단체까지 총 41개 기관이 ODA 사업에 참여했다는 것이다 작년 한 해 동안 국내ODA 분절화 문제가 시민사회를 비롯한 여러 이해당사자들에 의해 제기되어왔던 것에 반해 ODA 사업에 참여하는 주무부처의 수는 오히려 늘어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한국 원조의 양적 질적 성장을 위한 끊임없는 노

력 필요

이번 2012년 OECD DAC 실적통계는 지속되는 세계 경제 위기가 ODA에 미치는 영향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지난 2008년 미국 발 경제위기 이후 겨우 다시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던 ODA예산이 2010년을 정점으로 다시 하락세를 타고 있다 GNI 대비 ODA 비율의 07라는 국제사회가 합의한 목표 달성에서 점점 멀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은 각국의 원조 규모 줄이기에 대해 옥스팜 인터네셔널의 제레미 홉스(Jeremy Hobbs) 상임이사는 ldquo원조자금이 국가 예산에서 차지하는 부분은 아주 사소한 티끌에 지나지 않기 때문에 재정적자를 면하기 위해 규모를 줄여도 그 영향을 인식할 수 없을 정도이다 이는 마치 몸무게를 줄이기 위해 머리카락을 자르는 격이다rdquo (ldquoAid is such a tiny part of budgets that cutting it has no discernible impact on deficits --it is like cutting your hair to lose weightrdquo)라고 묘사한 바 있다 원조는 개도국 특히 원조 의존성이 높은 국가(aid dependent countries)들에게는 매우 필수적이고 중요한 자원이다 따라서 아주 적은 규모로 삭감한다고 할지라도 해당 국가들에는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은 자명하다 원조가 전체 국가 예산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매우 작기에 경제위기를 이유로 ODA 규모를 줄이는 것은 적자 개선에 아무런 효용성이 없을뿐더러 오히려 필요한 곳에 제공되는 지원을 가로막는 격이다

이처럼 전 세계 ODA에 적신호가 켜진 상황에서도 ODAGNI 07 달성의 약속을 이행하기 위해 원조 규모를 점차 확장하는 국가도 있다 바로 영국이다 지난 3월 20일 영국 정부는 2013 회계연도를 기준으로 자국의 ODAGNI 비율이 07를 넘어설 것이라고 발표했다 2012년 통계 기준 06에서 일년 만에 01 가량을 훌쩍 높인 것이다 이는 현재 부지런히 규모를 늘려나가고 있는 한국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2015년까지 ODAGNI 비율025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2011년 012 2012년 014 2013년 016(추정) 등 증가 속도가 목표 치에 비해 미미하기 때문이다 한국 정부는 규모 증대를 위한 체계적이고 현실적인 계획을 마련하고 국민들을 향한 끊임없는 설득을 통해 합의와 지지를 이끌어낼 수 있어야 한다 또한 양적 성장에 비례하여 질적 성장도 함께 고민해야 한다 무상원조 예산이 점차 늘어나는 부처 참여

lt그림 1gt DAC 회원국의 2012년 ODA 규모

lt그림 2gt DAC 회원국의 2012 ODAGNI 비율

(출처 OECD Statistics ndash ODA2012)

(출처 OECD Statistics ndash ODA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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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 인해 분절적으로 제공되지 않도록 해야 하며 국제 사회의 권고처럼 비구속성 원조를 강화하고 무상 원조의 비율을 확대함으로써 효과성 제고를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이 모든 것들을 실현하기 위해 정부는 무엇보다도 납세자로서 원조 자금을 조성하는 국민들이 본인의 세금이 개도국의 발전을 위해 어떻게 활용되고 있는가를 직접 확인할 수 있도록 원조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책무성을 담보해야 할 것이다

노태훈 장한이 작성

ODA Watch 청년활동가 11기 정책감시팀

dodream4mehanmailnet

lt표2gt 2012년 우리나라 ODA 부문적 실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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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시도 민단단체 사업발굴지원 프로그램이

민간단체 사업발굴지원 프로그램은 KOICA의 민관협력실에서 주최하는 시민사회협력프로그램 중 하나이며 국제개발협력민간협의회(이하 KCOC)가 2012년부터 2년간 주관해오고 있다 이번 프로그램은 기존 민관협력사업의 사전과정을 지원함으로써 새로이 개발협력사업을 수행하고자 하는 단체들에게 교육 컨설팅 사업발굴(현지 지역조사)의 기회를 제공한다 이를 통해 민관협력사업의 확대를 꾀함과 동시에 단체들의 전문성을 살린 창의적인 사업발굴 등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본 프로그램은 현지 사업수행을 위한 단순 지원에 그치지 않고 사업발굴을 위한 사전 교육 및 컨설팅 단체 간 네트워크 구축 등을 포함하는 포괄적인 역량강화 프로그램이라고 할 수 있다 기존 역량강화 교육프로그램과 차별되는 점은 사전 선정된 30여개 이상의 기관이 7~8개월에 걸친 긴 프로그램을 처음부터 끝까지 함께한다는 점이다 이 과정 중에서 네트워크 형성을 넘어서서 서로의 사업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돌아보는 상호 학습의 시간까지 가질 수 있다는 것이 무엇보다 큰 장점이다

눈에 띄는 변화 개발협력 시민사회의 다양화

참여기관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개발협력 시민사회가 정말 넓어지고 다양해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특징적인 부분을 살펴보면 첫째는 국내에서 장애인 직업교육 등 장애인을 수혜자로 사업을 진행하던 기관들이 대거 참여했다는 점이다 개발협력 사업에 있어 크로스커팅이슈로써 장애인이 수혜대상에

서 소외되지 않도록 하는 이슈에 대해서는 많은 논의가 된 바 있다 하지만 장애인을 직접 수혜자로 전면에 내놓은 사업은 많지 않았다 사업선정 심사에 참여한 한 심사위원은 ldquo이렇게 장애인을 직접 수혜대상으로 한 사업이 많았던 심사는 처음이다 긍정적인 변화로 보인다rdquo라고 이야기하기도 했다 둘째 국내 사회복지 사업 또는 대북사업을 중점적으로 시행하던 기관들이 해외사업에 눈을 돌리고 있다는 것이다 사업 수행 경험은 많지만 국제개발협력사업에 대한 경험이 부족하여 익숙하지 않았던 기관들에게는 낯선 용어와 사업수행 프로세스에 익숙해 질 수 있었던 기회였다 마지막으로 분야의 확장이다 전통적 개발협력사업에서 많이 볼 수 있었던 초등교육에서 한걸음 더 나아간 음악교육 과학교육과 같이 다양화되고 전문화된 사업이 시도되었다는 점이다 또한 에너지 마이크로크레딧과 같은 새로운 분야의 진출이 눈에 띈다

전년도 참가 단체인 정의로운 전환을 위한 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이하 에정연)는 라오스의 태양광 사업을 추진하였다 에정연은 태양광 시스템을 제공하는데 그치지 않고 이를 라오스 현지에서 관리할 수 있 도록 하는 교육 프로그램을 함께 구성하여 2013년 현재 열심히 사업을 수행 중에 있다 물꼬를 튼 것일까올해(2013년) 사업발굴 프로그램에는 환경에너지 분야 사업을 추진하는 기관들이 대거 참여하고있다 환경교육 태양광 에너지 적정기술 혼농임업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기관들이 사업발굴의 의지를 다지고 있다 전년도 사업에 참여했던 선배 단 체인 에정연은 새로운 참가 단체들을 위한 실무자 간담회에 참석해 경험을 공유할 예정이기도 하다 국제개발협력의 지형이 변화하고 있다 경험이 아무리 많아도 시행착오는 있게 마련이며 급변하는 이 시기에 겪어야할 어려움과 시행착오는 예전의 그것과 또 다를

한국 개발협력 시민사회에 신선한 바람이 불어오다

FOC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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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협력에 관한 관심이 날로 높아져가고 있다 높아져가는 관심만큼이나 민관협력사업도 확

대되고 있다 지난 3~4월 KOICA에서 열린 시민사회협력프로그램 및 글로벌 CSR 프로그램 설

명회가 개최된 KOICA 강당은 미리 설치된 의자가 부족할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몰렸다 그만

큼 많은 관심을 반증해준다고 할까 CSO 대학 기업 등 국제개발협력 관련 주체들이 날로 확

장되는 가운데이번에는 NGO의 변화에 주목해보자 이 글에서는 개발협력에서의 비전통적 시

민사회단체의 활약을 확인할 수 있는 lsquo민간단체 사업발굴지원 프로그램rsquo을 소개하고자 한다

것이다 비록 해외사업 경험이 짧은 초보 단체들이 주를 이루고 있는 프로그램이지만 이 기관들이 겪는 어려움을 서로 나누고 대안을 찾아내는 과정까지 초보라고 여겨버릴 것인가 그들이 흘린 땀방울과 의지를 보았다면 감히 그럴 수 없을 것이다 기관들이 보유하고

있는 각 분야의 전문성이 개발협력사업에 잘 녹아난다면 엄청난 시너지효과를 기대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서로에게 배우면서 발전하는 개발협력 NGO에 대

한 기대

사업수행에 대한 사례공유에 목말랐던 이들 기관들은 자신의 경험을 나누고 실패를 나누는데 주저하지 않았다 서로들 부족하다며 겸손을 표하였지만 오히려 사업의 경험을 나누고 기관의 사업계획서를 공개하는 것에도 주저함이 없었다 교육 및 컨설팅에 참여한 기관들도(사업규모가 큰 기존의 개발사업 수행기관) 마음을 다해 주었다 교육을 실시한 강사 중 한 사람(기존 사업수행기관 실무자)은 자신이 작성했던 사업계획서를 그대로 공개하는 과감함을 보여주며 신규단체들에게 힘을 보태어 주었다 뒷얘기를 들어보니 이후 많은 신규단체에서 lsquo감사했다rsquo lsquo큰 도움이 되어 너무 감사하다rsquo 라는 이야기를 전했다고 한다 그러다보니 신규기관들 역시 타 기관과 협력하는 데 주저함이 없다 얼마 전 전년도 참가기관 3곳에 lsquo올해 프로그램에 선정된 단체들을 대상으로 하는 실무자 간담회에 참석하여 전년도 사업경험이나 현재 사업을 진행하며 겪는 어려움을 공유해 주실 수 있겠느냐rsquo는 요청을 했다 망설임 없이 최선을 다해서 준비하겠다고 전화기너머로 들려오는 목소리에 참 마음이 따뜻해졌다 이와 같은 신선한 바람이 개발협력 시민사회 전체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작년 프로그램의 막바지 즈음에 개인적인 감상에 젖어 페이스북 담벼락에 글을 남긴 적이 있다 ldquo이곳도 현장임을 느끼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rdquo라는 것이 글

의 요지였다 작년에 처음 수행되는 프로그램이다 보니 교육도 많이 어려워했고 단체 간에 어느 정도의 경쟁의식도 있었던 것 같다 그런데 오랜 기간을 함께하다보니 조금씩 마음을 열어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비슷한 사업을 기획하고 있거나 같은 국가에서 사업

을 계획 중인 기관들을 스스로 찾아가며 정보도 공유하고 네트워크도 구축했다 처음에는 바빠서 교육에 참가 못하겠다며 앓는 소리를 하던 분이 교육의 필요성과 중요성에 공감하며 아직 부족하니 또 교육에 참가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교육 중에 그렇게 외치던 ldquo현지 주민들과의 lsquo라포형성rsquo이 이런 것이구나ldquo를 느끼며 잠시 감성적이 되었던 기억이 문득 떠오른다

물론 교육 몇 번으로 현지조사 한번으로 창의적인 사업발굴이 되는 것은 아니다 또한 신규 단체의 특성이나 분야 전문성을 고려하지 않은 채 획일적으로 기존의 프레임 안으로 편입시키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있을 수도 있다 그렇지만 개발협력사업에 관심을 가지고 진입하려는 신규기관들에게 또는 어떤 이유로든 교육에 참여할 기회가 없었던 기관들에게 또는 네트워크 기반을 필요로 하고 있던 기관들에게 본 프로그램이 가지는 의미는 분명히 작지 않을 것이다

올해 참가기관 중 한 곳은 이런 말을 했다 ldquo저희는 그동안 저희끼리만 사업을 참 열심히 해왔어요 이렇게 지원 프로그램이 있는 줄도 몰랐고 다른 단체와 협력도 거의 없었던지라 이번 기회를 통해 다른 기관들의 활동도 알고 싶고 어떤 교육과정이 있는지도 궁금합니다 꼭 참여하고 싶어요rdquo

올해도 역시 바람이 분다 새로운 바람이~

박현정 작성

국제개발협력민간협의회 대외협력팀 간사

ODA Watch 청년활동가 8기

rianaprkgmailcom

교육에 참가한 활동가들의 모습 그들의 고민이 느껴진다 마지막 교육을 마치고 함께 찍은 단체 사진 KCO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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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체가 사는 길은 연대이며

활동가가 사는 길은 협력입니다

미얀마를 지원하는 단체 활동가들의 모임lsquo미지모rsquo

간디학교의 교가는 lsquo연대와 협력을 통해 활동을 만들어 가고 싶어 하는 미얀마를 지원하는 단체 활동가들의 모임(이하 미지모)의 꿈rsquo과 맞닿아 있다

미지모는 lsquo미얀마를 지원하는 단체 활동가들의 모임rsquo이다 함께 움직이고 있는 4개 단체(더프라미스 따비에 로터스월드 해외주민운동한국위원회)는 규모가 작다 첫 모임을 누군가 제안하고 선뜻 동의하여 출발한 지 불과 8개월이다 작은 것을 지향하는 활동가들이 만났다 회의시간 보다 뒤풀이 자리가 길고 공식적인 논의보다 비공식적 수다가 즐거운 곳이다 이제껏 우리가 만나왔고 생각해 왔던 (소위 주류라 일컬어지는) 국제개발협력NGO에서 보면 대수롭지 않을 수 있다 각자 생존하기 바쁘고 사업을 위해 경쟁하고 성공과 결과를 향해 질주하는 비즈니스와도 같은 국제개발 영역에서 사람중심의 협력을 통해 일궈가는 소소한 과정들이 얼마나 가치 있게 존중 받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ldquo미지모가 반드시 목표를 정해놓고 가는 것은 아닙니다 그냥 같이 가는 것입니다 뜻이 있는 활동가들이 함께 가는 과정 자체가 의미 있고 중요합니다 그 과정에서 성과가 있다면 좋고어떤 목표나 방식을 규정하지는 않습니다rdquo

미지모의 구성원을 동지로 여긴다는 로터스월드 민정희님의 생각이다

미지모가 정해진 목표를 두고 반드시 가야 하는 길이 없다고 해서 누구 하나 불안해하거나 강요하지 않는다 자칭 자발적 행동과 실천이 미지모의 강점이다 해외

현장에서 주민의 주인화 주민의 주체성 주민의 자발성만을 강조했던 활동가들이 스스로 모여 자발적 선택과 행동을 하는 모습은 흔히 행정에 밀리고 현장관리에 급급하며 프로젝트 실행에 힘겨워하는 국제개발NGO 활동가들에게서 쉽게 발견할 수 있는 모습은 아니다

ldquo크게 뭔가 성과를 내려고 욕심내지 않기 때문에 가능한 것 같습니다 성과가 중요했다면 자기 것을 차지하기 위해 많은 부분을 쟁취하고자 했을 텐데 아예 그런 마음 없이 시작하고 있습니다 그런 마음이 우리 스스로를 움직이게 합니다rdquo

어지간해서는 뭔가 미련 갖지 않고 훌훌 떠날 것 같은 로터스월드의 박영신님이 꾸준히 참여하는 이유이다

혹 우리는 분주하고 여유 없는 사람들이 더 많은 일을 열심히 훌륭히 해내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무엇이 문제인지를 근본적으로 고민하지 않고 어떻게 가고 있는지를 관행적으로만 되돌아보는 누군가에게 미지모는 어쩜 lsquo무(無)지모rsquo일지도 모르겠다

미지모의 첫 활동

미지모는 미얀마 마을에서 주민들을 직접 만나는 미얀마 활동가들의 가능성과 성장에 우선적으로 주목하고 있다 한국 본부에서 주민들의 마음과 생각 힘을 모아내는 일은 우선적 활동이 아닌지 오래 되었다 할 수 없는 것은 할 수 없다고 인정하는 것부터가 시작이다 미지모의 힘은 사실을 사실대로 아는 것이다 모르거나 못하거나 안 되는 것에 변명하거나 합리화 하지 않으

꿈꾸지 않으면 사는 게 아니라고아무도 가지 않는 길 가는 우리들 누구도 꿈꾸지 못한 우리들의

세상 만들어 가네우리 알고 있네 우리 알고 있네 배운다는 건 가르친다는 건 희망을 노래하는 것

NGO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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려고 한다 대신 문제를 대안으로 실천해 보고자 한다

ldquo한국에서 일하는 우리는 중간실무자입니다 현장실무자 특히 현장의 한국실무자들을 만나보면 우리와 같은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문제라고 하는 것 우리가 욕구라고 하는 것들이 해결되지 않아 힘들어 하고 있기도 합니다 서울 본부에서 일하는 우리는 이런 사실을 잘 모릅니다 뭔가 채워지지 않고 문제라고 여기던 것을 풀어가야 하는데 이런 것들을 현지의 활동가들과 하고 싶습니다 한국에서 파견된 실무자들을 생각하면 나랑 크게 다르지 않은데 항상 다르다고 생각하고 있는 건 아닌지 자문을 해봅니다 현지의 활동가들에게 우리가 함께 하면 꿈같던 일들도 실제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며rdquo

박영신님의 바람은 우리 모두의 바람이기도 하다

ldquo주민 현장 늘 어려운 존재입니다 우리가 주민을 또는 현장을 얼마나 아는지 우리가 안다는 그것이 주민의 또는 현장의 무엇을 알고 있는 건지 그런데 모른다고 해서 멈추지 않는다고 하는 것입니다 멈출 수가 없다는 것입니다 그럼 해야 하는데 그걸 하고 있는 사람이 하도록 해야 합니다 그 사람이 바로 미얀마 현지의 활동가들입니다 그 활동가들이 우리의 고민보다 좀 더 얕을지는 모르지만 그들이 할 수 있는 게 우리보다 훨씬 많습니다 아마 알면 더 잘 할 것입니다rdquo

미지모를 제안한 해외주민운동한국위원회의 강인남님의 근본 고민은 미지모 모두의 고민이기도 하다 그것은 미지모의 첫 활동으로 연결되었다

오는 6월 미지모는 2주의 일정으로 미얀마에 간다 미지모를 구성하고 있는 4개 단체 그리고 이 단체와 관계를 맺고 있는 15명의 미얀마 활동가들이 모인다 만나서 고민과 어려움을 함께 나눌 생각이다 미얀마의 과거 현재 미래에 대한 의식(觀)을 통해 미얀마에 대한 진지한 사유를 할 것이다 미얀마의 현재가 세계의 패러다임 속에서 어떤 위치에 있는지 마음의 자유와 평화 인류의 상생과 평등에 대한 진지한 자기 물음을 갖는 과정도 가질 것이다 국제개발의 참 의미 현지 활동가의 정체성과 역할 주민관계와 주민조직화에 대한 워크숍을 통해 자기 길을 스스로 만들어 갈 것이다 그리고 주민중심으로 지역개발이 이루어지고 있는 주민현장을 방문하여 우리 활동의 가능성을 넓혀갈 것이다 이 교육훈련은 미얀마의 젊은이로서 주민현장의 활동가로서 처음 가져보는 공동

의 성장과정이다 미지모는 이 교육훈련을 만들어 내기 위해 미얀마 현지 활동가에게 묻고 피드백하고 교육프로그램을 짜고 미지모의 생각을 보태 다시 묻는 과정을 가져왔다 미지모답게 해보자는 것이었다

이들은 9월에 다시 한국에 온다 미얀마 현지에서 실현 가능한 아이디어를 좀 더 넓게 찾아보자는 것이다 독재국가에서 오래 갇혀 왔던 열정과 신념을 활동으로 연결시키기 위해서이다 직접 눈으로 보고 듣고 느끼고 함께 구상하는 것이다 사회와 세상을 보는 눈 그것은 그들의 힘을 배가시키는 동력이 될 것이라고 미지모는 믿는다 설령 이제와 다를 바가 없다 하더라도 한국의 협동조합과 518기념재단 방문 크고 작은 지역사회 조직을 방문하며 이들이 느끼고 생각했을lsquo그 시간의 울림rsquo에 미지모는 행복할 것이다

미지모를 위하여

미지모는 참 다른 개개인이 모였다 주류가 될 수 없는 소박한 이들이다 김수환추기경님의 말씀대로라면 바보 같은 이들이 모였다 바다가 되기보다는 늘 흐르는 냇물이 되기를 자처하는 이들 자신의 생각을 끝까지 말하지만 공동으로 모아진 결론에 대해서는 흔쾌히 받아들이는 이들 누군가 제안하면 진지하게 실현가능성을 모색하는 이들 미지모는 마음과 뜻이 모인 곳이다 그리고 그 방법을 찾고 있는 중이다

ldquo모든 곳이 그렇지만 국제개발협력분야에도 문제는 있습니다 그런데lsquo사건rsquo이라고 하는 것은 그 문제를 그냥 보고 넘기지 않는 것에서 만들어 지는 것 같습니다 실제 이 모임 안에서도 변화를 꿈꾸는 변화를 시도해 보려는 마음이 간절합니다 그런데 그것은 특별한 사람이 모여서 특별한 일을 만들어서 되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입니다 미지모는 같이 모이면 힘이 납니다 같이 만나서 이야기를 해보면 아무 것을 하지 않아도 만나는 것 자체가 힘이 납니다rdquo

사람들의 lsquo진정성 있는 관계rsquo를 성찰하게 하는 민정희님의 말이다

미지모는 돈이 없다 잃을게 없어서 당당하다 우리가 가진 전부가 있다면 함께 술 마실 돈 정도이다 미지모는 능력 있는 사람이 없다 한 사람이 특별하지 않아서 절로 협동심이 작용한다 우리가 가진 전부가 있다면 자연스럽게 나눠지는 우리 개인의 고민과 세상이야기를 주고 받는 술자리이다 이 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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를 통해 미지모는 서로가 서로를 성장하게 만든다

ldquo미지모를 통해서 사업을 같이 하는 것도 있지만 뭔 가 공감하는 부분이 더 넓어졌습니다 우리는 국제개발이나 미얀마만을 이야기하지 않습니다 그것을 뛰어 넘어서 우리가 지향하는 가치에 대해 같이 공유하고 사례들을 나눕니다 그리고 그것을 한국의 국제개발협력시민사회와 공유하기 위해 미지모속에서도 또 다른 협력을 만들어 냅니다 그래서 한 단체가 하기 힘든 벅찬 일을 함께 만들어 갑니다rdquo

더프라미스와 로터스월드는 또 다른 협력사업을 구상 중이다 미지모는 바람직한 모델이 되기를 희망한다 같은 국가 안에서 같은 활동을 하는 단체들이 모이고 비슷한 생각을 지닌 활동가들이 만나고 작은 단체가 모여 협력하고 누군가에게는 꿈이 되기도 하고 어느 단체에게는 lsquo또 다른 방식의 국제개발이 가능하다rsquo는 발상의 전환을 일으켜 주고 싶기도 하다 그러나 그것이 우리의 목표가 될 수는 없다 lsquo함께 하는 과정을 통해서 어느 지점엔가 도달했더니 그렇게 되어 있더라rsquo라는 결과를 낳고 싶은 절실함이다 미지모는 그 절실함을 다른 국제개발협력 단체들과 소통하고 나누고자 한다

ldquo우리가 처음에 함께 하기로 했던 이유를 잊지 말아야 합니다 어떤 성과나 결과물 보다는 단체도 함께 하고 활동가도 함께 해야 한다는 것을 유지해야 합니다ldquo

미지모의 대표 따비에 정보임님의 말이다 미지모가 절대 잃지 말아야 할 초심이다

미지모의 정기 모임에 따비에의 한 활동가가 왔다lsquo달다rsquo라고 하는 아담하고 정취 있는 이름을 가진 신입활동가이다 미지모 신입활동가의 칭찬에 우리는 모두 웃었지만 우리가 이미 누군가의 꿈이 되고 있다는 사실은 우리가 무엇을 노력해야 하는지를 다시 깨닫게 해주었다 달다님과 같은 꿈이 모이면 미얀마 주민들의 꿈도 그들이 주인이 되는 방식으로 익어갈 것이다

ldquo마웅저대표님과 정보임대표님이 미지모에 다녀오시면 이야기를 해주시는데요 저는 그걸 듣고 놀라웠습니다 다들 서로 각자 영역에서 따로따로 경쟁하듯이 한다고 생각했었고 실제 그런 모습들은 외부에서 봤을 때 선입견을 갖게 하거든요 그런데 안을 들여다보니 lsquo실무자들이 뭔가 다들 열심히 하고 있구나rsquo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늘 와서 느낀 것은 내가 만약 이 활동을 계속 하게 된다면 10년 후 15년 후 선생님들 같은 모습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실제 사무실 안에서 있을 때는 뭔가 그림이 잘 안 그려지기도 하고 지금까지 국제개발은 잘 모르겠다고 말하고 다녔는데 오늘 참가하고 들으면서 그림이 좀 더 그려져서 알 것 같기도 해요 처음 듣는 이야기 처음 듣는 상황도 많아서 많이 듣고 배우게 되었습니다rdquo

OWL 원고 기고를 요청 받고 미지모는 기고의 여부 누가 쓸 것인가 어떻게 쓸 것인가에 대한 의견

회의 중인 미지모의 모습 유보미

NGO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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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 모아갔다 미지모는 출발이다 자랑할 것도 내놓을 것도 검증 받은 것도 인정받거나 비난 받을 것도 없다 미지모는 누군가에게 말을 하고 싶은 것이 아니다 우리 스스로 다짐하며 보여주고 싶다

연대와 협력을 통해 더 많은 것을 일궈갈 수 있다는 것 뜻이 분명하면 방법은 만들어 진다는 것 100개의 사업보다 뜻을 가진 여섯 사람이 더 소중하다는 것 정보임 강인남 달다와 같은 후배들에게 마웅저 민정희 박영신 옥세영 유보미와 같은 선배들이 더프라미스와 로터스월드 같은 선배 단체들이 따비에와 KOCO(해외주민운동 한국위원회)같은 후배 단체들에게 분명 힘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그래서 우리는 서로가 선배이며 서로가 후배이다 서로 가르치며 서로 배우는 것이다 미지모가 만들어 갈 국제개발협력의 혁신을 꿈꾸며 미지모는 꿈꾸는 길로 최선을 다해 갈 것이다

OWL의 원고 작성을 위해 우리가 모이는 날 따비

에 마웅저 대표님은 518기념행사 준비회의에 참석

하시느라 함께하지 못하셨습니다 더프라미스의 유

보미님은 3년 만의 휴가를 만끽하셨고 옥세영님은

건강상의 이유로 참석하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작은

시간들이지만 우리와 함께 출발했던 지구촌나눔운

동의 김민영님도 미지모 안에 있었음을 기억합니다

미지모 작성

babolif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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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에 공감과 연대가 필요한 이유- 로터스월드 민정희 국장과의 인터뷰 -

인터뷰에 열중하고 있는 로터스월드민정희 국장의 모습

OWL 독자들을 위해 간단한 자기소개먼저 부탁 드립니다

안녕하세요 로터스월드 민정희 사무국장입니다

지난주에 큰아들을 군대 보낸 두 아들의 엄마이기도 하

지요 불교신자이기도 하고요 저는 대학 시절에는 불교

학생회에서 시민운동을 경험했고 실제로 졸업 후 몇 년

간은 관련 단체의 간사로도 활동했어요 결혼 후 한국여

성단체연합에서 활동하다 한국불교국제네트워크의 국

제이슈 담당 실무자로 활동했어요돌이켜보면 이때 개

도국 현지에 오가면서 국제개발협력 활동을 알게 되고

서서히 인연을 맺기 시작했던 것 같아요 사실 저는 로

터스월드 창립시절부터 도왔고 2006년 2월부터 함께

하기 시작했어요 중간에 잠시 대학사회봉사단으로 이

직 했다가 다시 복귀한지는 1년 8개월 정도되었습니다

로터스월드에서의 저의 1막과 2막을 비교해보면 확실히

처음 왔을 때는 일종의 문제의식이 크게 없었던 것 같아

요 해외출장을 자주 오가며 현지 주민들과 많이 접촉하

긴 했지만 특히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내가 주민을

어떻게 바라보아야 하는가 등에 대한 생각을 깊게 하지는

못했던 것 같아요 이번에 다시 돌아오면서 스스로 부족

한 부분을 깨닫고 배워야겠다는 생각이 먼저 들더라고요

제 나이가 적지는 않지만 (웃음)더욱 용기를 내서 움직이

고 있죠 최근에는 국제개발협력 관련 교육도 많이 수강하

고 사람들과도 적극적으로 교류하면서 서로의 경험을 나

누고 있어요 개발협력사회의 교류가 주는 긍정적인 면이

많아서 이러한 모임이 점점 늘어나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OWL이 만난 사람

lsquo한국 개발NGOrsquo에 대해 생각해보면 어떤 특징들이 머릿속에 떠오르시나요

주로 국제NGO 대형NGO 개신교도 중년의 남성 실무책임자들을 연상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번 OWL에서 만나본 로터스월드 민정희 사무국장은 불교를 기반으로 한 소규모 단체 활동가이자

사회운동가 출신의 여성 실무책임자로 개발NGO사회 내에서는 흔치 않은 경력의 소유자입∙니다

봄비가 내리던 4월 23일(화) 기존 개발협력 시민사회에 신선한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민정희 사무국장을 만

났습니다 OWL은 이 인터뷰를 통해 한국개발협력 시민사회가 점차 다양해지고 있는 단면을 나누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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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에 기반하는 단체로서 로터스월드가 존중하는 가

치는 무엇인가요 그리고 이러한 가치가 사업방식에

실제로 적용되고 있는지 궁금하네요

저희는 평등 평화 자비 세가지 가치를 중점으로 삼

고 있어요 부처가 살아온 모습 그대로 그가 계급을

부정하고 전쟁을 반대했던 것처럼 평등과 평화를 추

구하고 불교사상에서 가장 기본적인 자비는 공감과

연대의 마음을 지향하지요 그렇지만 저희 역시도 실

제 사업에 이러한 가치들을 녹여내는 것이 아직은 많

이 부족한 것 같아요 현지 주민보다는 사업을 수행

하는 단체 중심으로 진행되고 국내후원자들의 요구

에 따라가는 것들은 저희뿐만 아니라 아마 다른 단

체들도 상황이 비슷하리라 생각됩니다 막상 사업 이

후의 관리는 부족하면서 후원자들에게 성과를 보여

주기 위해서 하는 사업이 너무 많다고 생각해요 막

상 현지 주민들이 필요하다고 요구한 것이 아닌데

도 우리가 일방적으로 사업을 진행하는 등의 문제들

말이죠 작년에 코빌(Covil)[1] 교육을 받으면서 이

러한 문제에 대해 더 생각해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빈곤 구조적인 폭력이 될 수 있음을 인지해야

그렇다면 현장사업에 이러한 가치들이

충분히 반영되지 못하는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요

문제의 원인과 결과를 제대로 보지 못하기 때문인 것

같아요 빈곤의 원인과 결과에 대한 근본적인 인식 즉

빈곤이 어디로부터 비롯되는가에 대한 정확한 인식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빈곤이 구조적인 폭력

이 될 수 있음을 깨닫는 것 말이죠 아직 한국의 국제개

발협력 역사가 짧기 때문에 충분히 실현되지 못하는 것

일 수도 있어요 빈곤문제가 단순히 해외에만 해당하

는 것이냐 하면 아니거든요 가난은 현재 우리 안에도

존재하고 있잖아요 저는 그렇기 때문에 개발협력분

야의 활동가들이 국내문제에도 더욱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생각해요 타인의 문제라고 생각했던 것을 나

의 삶의 문제로 받아들이는 순간 빈곤과 개발에 대한

보다 근본적인 접근이 가능해질 수 있다고 믿습니다

그러면 로터스월드가 중점을 두는 점은 무엇인가요

현재 준비 중이지만 lsquo현지NGO와 협력관계를 만들

자rsquo 라는 방향을 가지고 있어요 최근에 국제불교네트

워크에서 만난 단체들이 지역사회개발단체들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현지에서 활동했던 주민들의 권

한강화를 위한 활동을 하고 있는 단체들이죠 그래서

그분들의 활동경험을 배우고 우리의 사업 속에 녹여보

자는 생각을 가지고 있어요 권리에 기반한 관점 주민

운동적 관점에 대한 이야기들을 말이죠 사실 한국의

개발 NGO보다 현지에 있는 현지 NGO들이 더 그 지

역의 필요에 대해 잘 알고 현지 주민들에게 더 알맞게

일을 할 수 있는데도 현지 NGO를 바로 지원하는 단

체들이 많지 않아요 국제개발협력에서 현지 NGO는

조력자나 이해관계자 중 하나로 생각하기 때문이죠

그렇기 때문에 현지 NGO와 교류하면서 효과적인

사업과 주민권한 강화 등에 대해서 배우고 있어요

주민권한강화(empowerment)와 같은 경우에는 제

한된 자원 내에서 사업을 진행해야 하기 때문에 쉽

지 않지만 계속해서 노력하고 있는 사업 중 하나

에요 작년부터 주거 권에 대한 사업과 인권침해

지역의 주민들을 돕는 사업들을 하고 있고 미얀

마 모니와[2]에 대한 지원 사업도 이어가고 있어요

개발협력은 타인의 삶에 개입해서 변화를 주는 것이니

보다 신중한 접근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그러다 보니 정

말 필요한 것은 개발에 대한 철학과 윤리인 것 같은데요

네 맞아요 정말 공감하는 부분이에요 자기성찰

이 정말 중요하죠 개발NGO를 비롯한 시민사회가

항상 정부에게 문제 제기하는 부분이 바로 한국 개

발원조의 양적 성장인데 그렇다면 과연 우리 안에

는 이러한 문제가 없는지 되돌아봐야 하지 않을까

싶네요 우리 안에도 협력이나 연대하는 분위기보

다는 경쟁하는 모습이 주로 보이는 것 같아요 이러

한 모습이 우리가 무엇을 위해 이런 일을 하고 있는

지 여과없이 드러내고 있죠 이러한 이슈들을 함께

논할 수 있는 공론의장 또한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이제는 민 민협력을 위해 노력해야 할 때

국장님께서는 오랫동안 시민사회운동을 해오셨고 지

금은 개발NGO에 있으신데 서로 다른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1코빌(Covil) 코빌(Covil)은 Community Organizing과 Village의 합성어로lsquo지역과 함께 주민과 함께하는 주민운동rsquo의 방향성을 가진 활동가 조직이다2 미얀마 모니와 이 지역 주민들은 지역정부의 요청에 따라 농지를 3년간 중국구리광산회사에 빌려주고 3년이 지나도록 땅을 돌려받지 못하자 시위와 농성을 벌여왔다그러나 지난 11월말 화염방사기를 동원한 정부의 강제진압으로 100여명의 주민들과 스님들이 심한 화상을 입는 사태가 발생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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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스월드 사무국 앞에서 한재광 총장 민정희 국장 조이슬 간사 권아람 인턴의 모습 (왼쪽부터 차례대로) ODA Watch

먼저 상대적으로 인적자원과 재원이 시민사회에 비

해 풍부한 것 같아요 그리고 다들 정말 공부를 열

심히 하시는 것 같아요 (웃음) 특히 국제개발협력

에 관한 기술적인 방법론에 대한 학습도 많고요 하

지만 전체적으로 시야를 넓힐 수 있는 분야에는 공

부가 부족한 것 같아요 그리고 상대적으로 단체

들 간의 연대 협력은 비교적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

는 것 같아요 국내에서 협력하지 못하면 개발현장

에서 주민들과 협력을 이루기가 더욱 어렵잖아요

다른 단체와 연대 협력하는 모습이 부족한 것은 그만

큼 기존에 교류가 없어서가 아닐까요 국제개발협력

시민사회 내에서의 교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

최근 민관 협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반면 정작

민 민 간의 협력을 위한 노력은 아직 많이 부족한 것 같

아요 민간 단체들끼리 같이 사업을 해보면 서로 많이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예를 들어 환경 분야의 기

후변화 이슈는 매우 중요하고 구조적 변화가 필요함에

도 개발협력 사회에서는 큰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죠

민 민 간의 연대와 교류의 활성화를 통해 이와 같은 이슈

를 같이 대응해나가는 노력도 필요하지 않을까 싶네요

말씀을 들으니 다양한 단체들간의 만남이 중요하다고

생각됩니다 다양한 종교적 배경을 가진 분들이나 사

회운동을 하시는 많은 분들이 개발 NGO 커뮤니티에

합류하셔서 함께 토론할 수 있는 장이 마련되어야 하

지 않을까요

저도 국내에서 운동하시는 분들이 개발협력분야에 함

께 들어와서 같이 서로의 운동을 공유하고 나누는 시

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저희 단체를 비롯한 몇 단

체들이 함께 미얀마에서 개발활동을 수행하는 단체들

의 모임인 미지모[3]를 구상하고 추진하게 된 이유이

기도 하죠 미지모는 단체들이 서로 연대하고 협력해

야 한다는 생각으로 시작하게 되었어요 단체 간 협력

을 준비하며 실무자들끼리 모여보니 모두 코빌 교육

을 함께 받았던 사람들이더라고요(웃음) 모임을 하

면서 함께하는 기쁨을 많이 느끼고 있어요 미지모 사

람들 모두 지향하는 바가 비슷하기 때문에 서로 동지

애도 느끼죠 미지모 같은 모임들이 다른 단체들 사

이에서도 많이 이루어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미

지모에서도ldquo왜 우리 커뮤니티 내에서는 같이 협력하

는 사업이 없나rdquo 라는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어요

사실 단체와 단체가 서로 교류하고 협력하게 되면 서

로 배울 수 있는 점이 아주 많은데도 그런 모임이 많

지 않은 것 같아요 처음에는 힘들겠지만 같이 공동으

로 사업도 해보면 서로가 배울 수 있는 점이 많다고

생각해요 그 시간을 통해 개발협력에 대한 가치와 지

향점에 대한 생각들도 공유될 수 있으리라고 봅니다

ldquo누군가는 관심을 가지고 끊임없이 문제제기를 할

때 변화가 생기죠rdquo

현재 개발협력 시민사회의 구성원과 구조를 보면 실무

자는 여성이 많지만 실제 사업과 정책을 결정하는 위

치는 대부분 남성들로 이뤄져 있는데요 이에 대한 국

장님의 견해는 어떠하신지 궁금합니다

아무래도 남성중심의 사회구조를 그대로 반영한 모습

으로 보이는 것 같아요 젠더 문제에 대해서 관심을 가

지고 변화를 이루어야 하는 거죠 결국은 끊임없는 문

제제기가 필요하지 않나 싶어요 조직 내에서 불합리

한 것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고 여성들이 일을 할 수

OWL이 만난 사람

3 미지모 미얀마를 지원하는 사람들의 모임이란 뜻으로 로터스월드 프라미스 코코 따비에 4단체가 공동으로 만든 모임 이번 77호의 NGO현장 코너에서 개발협력 분야의 새로운 움직임인 lsquo미지모rsquo에 대해 다루고 있습니다 미지모의 활동이 궁금하신 분들께서는 해당 기사를 참고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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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스월드 사무국 앞에서 한재광 총장 민정희 국장 조이슬 간사 권아람 인턴의 모습 (왼쪽부터 차례대로) ODA Watch

있는 사회적인 여건이나 환경에 대해서도 누군가는 이

야기해야 하는 것이죠 이점에서는 저부터 시작해야 한

다고 생각해요 끝으로 활동가의 가장 중요한 자질은

바로 공감하는 능력이라고 생각해요 신문만 봐도 세

상에 너무나 많은 일들이 있어서 곧 잘 무력감에 빠지

기도 하죠 하지만 이러한 일들에 대해 일차적으로 관

심을 가지는 일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우리가 당장

하고 있는 일 이외에는 관심이 없어서는 안 되죠 조금

더 공감능력을 확장해서 세계에서 일어나는 여러 가지

고통에 대해 관심을 갖는 것 자체가 세상을 바꾸는 첫

발자국이라고 생각해요 개인적으로는 단체의 성과로

인정되지 못하는 일에 대해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하

는 게 아쉽지만 꼭 돈을 보내주지 않더라도 관심을 가

지는 자체가 연대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누군가의

고통을 알아주는 자체로도 그 사람에게 위로가 될 수

있기 때문이죠 그래서 사업으로 진행하지 못해도 일

단은 그러한 사실들을 회원들에게 알리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활동가의 역할은 사람들의 관심을 일깨워주고

공감할 수 있도록 운동해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국장님의 20여 년 간의 활동을 압축적으로 살펴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야기를 들으면서 앞으로의 활동

이 더욱 궁금해지는데요

저는 단체보다는 그 안의 사람을 잘 키워내고 싶어

요 이제까지의 저의 경험을 바탕으로 후배들을 잘 키

워서 올바르게 사업할 수 있도록 이끄는 역할을 하고

싶네요 또 출장처럼 짧은 시간이 아니라 현장에 가

서 오랜 시간을 주민들과 함께 보내고 또 사업현장을

구체적으로 보고 경험하는 시간도가지고 싶어요 이

제 아이들이 다 커서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해요 (웃

음) 마지막으로는 제가 가지고 있는 연대와 협력의

경험들을 가지고 현지 지역사회경험들을 한국의 개

발협력 분야에 소개하는 역할을 해나가고 싶습니다

인터뷰 시간 동안개발NGO 활동가로서 올바른 개발

협력의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해 매 순간 끊임없이 성

찰하고 문제제기를 하는 민정희 국장의 모습이 인상

적이었다 기존의 개발협력사회 내에서 교류와 연대

가 더 활발히 이루어져야 한다는 말에도 깊이 공감했

다 파트너 국가 간의 연대와 협력이전에 우리가 먼저

교류하고 연대해야 하지 않겠는가 앞으로 국제개발

커뮤니티 내에서의 활발한 교류와 다양한 연대의 모

습을 기대해본다 이번 인터뷰를 통해 (필자는) 한국

개발협력 사회 특히 개발NGO에 불어오는 새로운 바

람 다양하게 뻗어나가는 물줄기의 흐름을 목격한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민정희 국장의 오랜 경험이 담긴

이야기를 들으니 앞으로의 활동이 더욱 기대가 된다

권아람 작성 ODA Watch 인턴

aramclsrnnavercom

33

청년활동가

(YP)들이 꿈틀꿈

틀 원조투명성

캠페인 TF를

조직하다

방울방울 나무를 수놓는 저 꽃잎처럼

한국외대

청년들의

사무국 방문

반가웠어요

한국외대 학생들과 조이슬 간사의 모습 ODA Watch

ODA Watch 이모저모

마침내 봄이 왔습니다 물러 갈듯 말듯 끝까지 애태우던 추위가 사라지고 햇살이 온 대지를 따스하게 감싸 안아

주고 있네요 길거리 나무들도 화사한 꽃잎으로 몸을 단장하느라 분주해 보입니다 봄이 와서일까요 워치에도

새로운 식구들이 찾아왔답니다 올 봄 모두 함께 꽃을 잘 피워낸다면 가을 무렵에는 풍성한 과실을 기대해볼 수

있지 않을까요

지난 4월 26일(금) ODA Watch가

국제개발협력학회(KAIDEC)에서

매년 공모하는 ODA 학술활동 지

원사업에 선정되었습니다 이로써

KAIDEC으로부터 지난 2011년부

터 연속 3년 동안 지원을 받게 되

었는데요 워치는 공모사업을 통한

1200만원의 지원금으로 올 한해

lsquo한국 개발원조 투명성 제고 방안 정

책 연구사업rsquo을 펼쳐나갈 예정입니

다 OWL 독자 여러분들도 한국 개

발원조의 투명성을 높일 수 있는 방

안을 함께 고민해주시겠어요 더불

어 워치가 꾸려나갈 원조투명성 캠

페인에 대해서도 많은 관심과 참여

부탁 드립니다

지난 4월 29일(월)에는 한국외국어

대학교에서 온 4명의 학생들이 ODA

Watch 사무국을 찾아왔답니다 워치가

도대체 어떤 곳인지 무엇을 하는 단체

인지 궁금해서 오늘 인터뷰를 위해 열심

히 공부했다며 이런 저런 질문들을 쏟아

냈는데요 NGO에 관한 교양수업을 듣

던 중 사례발표를 위해 여러 단체 중 워

치를 선택하게 되었다는 청년들 고민

이 담긴 질문에 답하는 시간도 참 즐거

웠답니다 워치가 어떤 단체인지() 궁

금하신 분들이 있다면 주저 말고 서교동

에 자리한 저희 사무국으로 차 한잔 하

러 오세요~~ ^^

ODA Watch 청년활동가들이 국제

개발협력의 흥미로운 이슈를 lsquo씹고

뜯고 맛보고 즐기기rsquo 위해 뭉쳤습니

다 청년활동가들은 관심 있는 이슈

를 중심으로 모여서 팀을 꾸려 시민

의 목소리를 내는 활동을 해오고 있

는데요 여러 팀들 중에 그 동안 국

내외 개발협력정책과 담론을 중점

적으로 공부해왔던 정책감시팀과

DAC(개발협력체계 비평가)팀이 주

축이 되어 Task Force 팀을 구성해

원조투명성과 책무성에 대해 국제

국내사회가 어떠한 이야기를 해오고

있는지 힘을 합쳐 알아보기로 했답

니다 지난 4월 10일 대망의 첫 모임

을 가졌는데요 매주 수요일마다 모

여서 이슈도 알아가고 무엇보다 서

로를 알아가는 시간을 가지고 있답

니다 앞으로 저희 청년활동가들이

펼쳐나갈 활동 많이 기대해주세요

첫 모임 후 뒷풀이 장소에서 한 컷시작을 기념하는 와인 한잔과 함께 ODA Watch

34

KAIDEC지원

ODA 학술활동

공보사업 선정

환영합니다

이재원 간사님

권아람 인턴님

이재원

간사의

한마디

지난 4월 신입직원 및 인턴채용을 통

해 이재원 간사와 권아람 인턴이 ODA

Watch와 함께하게 되었습니다 이재

원 간사는 지난 2012년 ODA 인턴으

로 이미 한해 동안 사무국의 일원으로

동고동락(同苦同樂 )해왔는데요 앞으

로 두 분과 함께 채워나갈 워치가 더더

욱 기대됩니다 OWL 독자 여러분들

께 전하는 편지도 읽어주세요 ^^

안녕하세요 5월부터 ODA Watch의 새 식

구로 함께하게 될 이재원입니다 워치의 청년

활동가로 시작하여 지난 해 ODA 청년인턴으

로 1년간 사무국에서 일하는 행운을 누렸었

는데 올해는 이렇게 간사로 인연을 맺게 되

어 무척 기쁩니다 앞으로 겸손한 자세로 관

계하는 모든 분들과 함께하며 lsquo해피에너지rsquo를

나acuteshy 수 있는 활동가가 되겠습니다 아름다운

봄날 좋은 소식 나acuteshy 수 있어 행복하네요 여

러분의 많은 응원 부탁드려요 감사합니다

워치의

최연소 기부자

는 누구

감동 어린 소식 하나 ODA Watch의

최연소 기부자를 소개합니다~ ^^ 바

로 세상의 빛을 본지 꼭 한 달이 되어

가는 박시윤 양이 그 주인공인데요 박

욱범님께서 따님의 탄생을 기념하며 너

무나 감사하게도 일시 후원을 통해 그

환희와 행복을 워치와 함께 나주셨답니

다 박욱범님은 OWL에 해외특파원으

로 글을 기고하며 워치와 인연을 맺기

시작했는데요 현재는 영국에서의 석

사과정을 마치고 잠시 한국에 들어와

ODA Watch의 자매 기관인 (사)글로

벌발전연구원 ReDI의 연구원으로도 함

께하고 계시답니다 너무 감사한 마음

에 시윤 양을 위해 작은 선물을 준비한

워치 사무국 후원 담당 간사님과 간략

한 증정식도 가졌답니다~ ^^ 시윤 양

앞으로 건강하게 무럭무럭 자라나길 바

랄게요 ^^

권아람

인턴의

한마디

안녕하세요 ODA Watch OWL 독자 여러

분 ODA Watch에서 인턴으로 함께하게 된

권아람이라고 합니다 저는 인권에 관심이 많

아서 작년 하반기에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

에서 4개월 정도 일을 했었어요 앰네스티에

서는 인권의 관점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연대

운동의 방향성을 배울 수 있었는데요 ODA

Watch에서는 또 어떤 것들을 배우고 생각하

게 될 지 궁금하고 매우 기대가 되요 일한 지

이제 겨우 2주차인데 하루하루 많은 것들을

배우며 비판적인 관점으로 개발협력을 바라

보는 눈도 기르고 있어요 ODA Watch를 알

게 되어서 그리고 함께 일하게 되어 반갑습니

다 앞으로 독자 여러분들을 자주 뵐 수 있길

기대할게요 )

박욱범 님과 이재원 간사 ODA Watch 권아람 인턴과 이재원 간사 ODA Watch35

36

37

3월 재정보고

[ ODA Watch 살림살이 ]

ODA Watch는 투명한 재정운영을 원칙으로 합니다

소중한 후원금으로 운영되는 워치의 살림살이가 어느 곳에 어떻게 쓰여지는지

후원자 여러분과 OWL 독자들께 보고드립니다

워치의 살림살이에 더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38

ODA Watch는 2006년 설립 이래로 한국의 국제개발협력 사업 및 정책이 인권 bull 평등 bull 연대에 기반하여 보다 책임 있게 효과적으로 사용되어 개발도상국의 빈곤퇴치 및 지속가능한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한국 대외원조의 정책을 지속적으로 감시 bull 제언하고 대안을 고민하는 참여형 시민사회단체(Civil Society Organization CSO)입니다

39

Page 2: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77호(2013.05.03)

서 교 동 에 서 새로움은 변화로 이어져야 한다

지난 4월 24일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안철수씨가 노원병 지역 국회의원으로 당선됐다 작년 연말 대선정국을 뜨겁게 달구었던 인물이 드디어 제도권 정치영역에 들어선 것이다 작년에 많은 이들이 품었던 lsquo새정치rsquo에 대한 열망을 다시금 이어나갈 것으로 보인다 돌이켜보면 뜨거웠던 열망은 특정인물에 보다는 lsquo새로움rsquo 그 자체에 대한 것이었던 것 같다

국제개발협력에 참여하는 한국 시민사회에도 새로운 현상들이 보이고 있다 이전에는 보지 못하던 새로운 유형과 분야의 단체들과 사람들 그리고 다양한 시도와 접근법들이 갈수록 눈에 띄고 있다 정부는 다양한 신규 프로그램으로 시민사회와 협력하려 하고 있다 또한 다양한 주체들이 새로운 역량강화 프로그램들을 제공하고 있다 이러한 새로운 변화들은 한국의 국제개발협력 분야의 시민사회가 점차 발전하는 과정의 단면을 보여준다

이번 OWL 77호는 새롭게 변화하는 한국 국제개발협력 시민사회의 현 모습을 여러 측면에서 소개한다 그 동안 국제개발에 참여하는데 어려움을 겪던 신생단체들에게 좋은 기회를 선사하는 프로그램에 관한 이야기를 전하고 소위 말하는 주류에서 약간 벗어난 관점과 경력을 가진 중견 활동가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또 경쟁과 양적 성장보다 연대와 협력을 추구하는 작은 단체들의 모임을 통해 엿볼 수 있는 연대의 시작을 소개한다 직접적으로 개발사업을 수행하지 않고 개발현장을 감시하는 지역 시민사회의 활동 모습도 생생하게 보여준다 그리고 변화하는 한국 국제개발협력 시민사회의 현재를 진단하고 미래를 위한 제언도 한다

새로움은 그 자체에서 그치면 안 되며 이것이 긍정적인 변화로 이어질 때 비로소 그 가치가 발하게 된다 OWL 77호에서 소개하는 한국 국제개발협력 시민사회의 변화가 이전과 다른 lsquo새로운 현상rsquo만으로 그치지 말기를 바란다 새로움이 많은 이들의 노력을 통해 실질적인 변화 즉 지구촌의 실질적인 발전으로 연결되기를 기대하며 이를 위한 독자 여러분들의 적극적인 관심을 부탁한다

한재광 OWL 편집장odawatchkoreagmailcom

발행처

ODA Watch

발행인

이태주

편집장

한재광

편집 기획

윤지영 조이슬 권아람

이번 호에 함께해 주신 분들

글쓴이

노태훈 장한이 (정감팀)

김대욱 조이슬 (예산분석TF팀)

미지모 박현정 (외부기고)

권아람 이재원 윤지영 한재광

도움을 주신 분들

민정희

감수 및 승인

실행위원회 및 사무국

편집위원회

한재광 김성수 윤지영 조이슬

최은정 한규환 홍문숙

주소서울특별시 마포구 서교동

376-2번지 누보빌딩 4층

(우)121-894

Tel 02-518-0705

Fax 02-6442-0518

E-mail odawatchkorea

gmailcom

발행일20130503

Copyright 2013 ODA

Watch All rights reserved

표지사진

태국 문강에서 고기를 잡는 사람들을

형상화한 작품 윤지영

2

14 FOCUS 06 지금 정부는

2013 한국 ODA 예산을 파헤쳐 본다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DA Watch 를 후원해주세요

ODA Watch는 한국의 ODA가 지구촌에 진정한 도움이 될 수 있도록 개발을 넘어 발전대안을 찾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여러분의 참여와 지지를 기반으로 이뤄지는 우리의 활동을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우리 단체의 재정이 튼튼해야 합니다여러분의 소중한 동참을 부탁 드립니다

후원관련문의 02-518-0705 odawatchkoreagmailcom후원계좌 국민은행 924501-01-290929

제 77호 한국 국제개발협력 시민사회는 지속적으로 변화해야 한다

04 OWLrsquos View 판매

1분기

2분기

3분기

4분기

메콩이 들려주는 네버엔딩스토리

20 FOCUS

국제사회 내 한국 ODA의현주소는 어디에

34ODA Watch 이모저모

36 4월 감사합니다 amp 3월 살림살이

26 NGO 현장

미얀마를 지원하는 단체 활동가들의 모임 lsquo미지모rsquo

30 OWL이 만난 사람

개발에 공감과 연대가 필요한 이유 (민정희 국장 인터뷰)

24 FOCUS

한국 개발협력 시민사회에 신선한 바람이 불어오다

3

OWLrsquos View

한국 국제개발협력 시민사회는 지속적으로

변화해야 한다

4

한국 국제개발협력 시민사회에 변화가 지속되고 있다 시민사회를 둘러싼 환경도 변하고 있다 지난 십 수년간 국제개발협력 시민사회가 성장해온 과정에서 축적되어온 변화에 대한 열망과 필요가 현실화되고 있는 것이다 국제개발협력에서 시민사회의 역할이 국내외적으로 주목 받고 있는 가운데 한국 시민사회의 변화는 다양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 이에 ODA Watch는 변화의 한 가운데 서 있는 한국 국제개발협력 시민사회의 현 모습을 돌아보고 발전을 위한 제안을 하고자 한다

국제사회에서 개발NGO를 중심으로 하는 시민사회에 대한 공여자들의 관심과 개입은 1980년대를 거쳐 1990년대 이후 본격화됐다 1990년대 양bull다자간 공여자들은 시민사회를 자신들의 개발정책에 적극적으로 포함시키며 이른바 lsquo신정책의제(New Policy Agenda)rsquo프로그램을 펼쳤다 이는 신자유주의적 비용 효율성 추구를 위해 정부원조를 NGO를 통해 집행하는 외주화(outsourcing)와 개도국 내 민주주의와 굿거버넌스의 성취를 위해 공여국 NGO을 통해 개도국 시민사회를 지원하는 것을 주요 골자로 한다 1990년대 이후 서구 공여국들이 본격적으로 실행한 이 프로그램의 실행 과정에서 개발NGO들은 많은 원조자금을 정부로부터 지원 받았다 그 과정에서 개발NGO들은 정부의 공공개발서비스 하청업자 원조집행의 기술적 도구 외교적 수단 등으로 불리며 시민사회의 본질적 특성인 대안성을 잃어 버리고 정부의 친밀한 파트너가 되었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현재 서구 공여국의 많은 시민사회단체들이 정부원조를 지원받아 개도국의 인권증진과 주민의 자활을 지원하며 이 과정에서 대안적인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lsquo원조효과성rsquo담론이 주류화되면서 공여국 시민사회가 점차 정부의 원조 정책 틀 안에서 원조 조화의 한 구성요소가 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렇다면 한국 국제개발협력 시민사회의 현실은 어떠한가 여러 측면에서 한국 시민사회의 양적 성장은 놀

랍다 먼저 사업비 규모 면에서 이미 정부원조에 비견할 정도로 큰 규모를 가지고 있다 국제개발협력민간협의회(이하 KCOC)가 발간한 lsquo2011 한국국제개발협력CSO편람rsquo에 따르면 92개 KCOC회원단체 중(2012년 8월 기준) 67개 단체의 국제개발사업 규모는 3163억 원이다 이는 같은 해 KOICA가 집행한 ODA 규모인 4518억 원의 70에 달한다

또한 국제개발협력에 참여하는 시민사회단체도 급증하고 있다 1999년 창립 당시 24개였던 KCOC 회원단체 수가 2013년 4월 현재 97개로 300 이상 성장했다 최근 KCOC 회원단체 이외의 많은 단체가 국제개발협력에 참여하고 있는 것을 고려한다면 그 성장세는 더욱 크다

국제개발협력에 참여하는 단체의 성격도 다양해졌다 기존의 전통적인 활동 주체인 개발NGO외에도 사회복지단체 환경단체 여성단체 공정무역단체 및 다양한 단체들이 국제개발협력에 참여하고 있다 사업 분야도 다양해졌다 여전히 교육과 보건의료 지역개발사업 등 전통적인 개발사업이 주이지만 최근 마이크로크레딧 장애인지원 공정무역 적정기술 등을 시행하는 단체들이 늘고 있다 또한 국제개발협력시민사회포럼(KoFID) 활동과 같이 기존의 공공개발서비스수행(service delivery)의 영역을 넘어 정책옹호와 연대에

참여하는 단체들도 늘고 있다

또 다른 변화는 정부 지원의 규모가 커지고 방식이 다양해진 것이다 1995년부터 시민사회를 지원하던KOICA의 변화가 크다 최근 몇 년간 KOICA의 시민사회협력 예산이 급증했다 2009년 896억 원이었던 예산 규모가 2013년 317억 원으로 크게 확대됐다 아울러 시민사회와 협력하는 프로그램도 다양해지고 있다

이와 같은 국제개발협력에 참여하는 국내 시민사회의양적 성장은 매우 긍정적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이러

5

한 변화를 어떻게 보아야 할까 두 가지 측면에서 그 의미를 해석할 수 있다

첫째로는 lsquo다양성rsquo이 보인다는 것이다 그 동안 한국 국제개발협력 시민사회의 주류였던 개발NGO외에 다양한 시민사회단체들이 참여하고 있다 에너지bull환경단체 여성단체 인권단체 주민운동조직 협동조합 단체 등 그 동안 국내이슈에 집중하던 단체들의 참여가 활발해지고 있다 이들이 가지고 있는 발전에 대한 다양한 관점과 사회운동 경험에 기반한 접근법들은 개도국 주민들의 발전을 지원하는데 있어 더욱 효과적이고 혁신적인 성과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활동 분야와 형태에서도 다양성이 발견되다 아직 충분치는 않지만 주민조직 적정기술 협동조합 등의 방식들을 국제개발사업에 적용하려는 움직임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 이같이 개도국 사회발전을 목적으로 시도되는 혁신적이고 보다 근본적인 접근법들은 개도국 주민들의 자립과 자활을 도우려는 한국 시민사회의 고민과 노력이 깊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많은 시민사회단체들이 2011년 부산 세계개발원조총회를 전후로 국제개발과 관련한 정책옹호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국제시민사회와 연대하고 협력하고 있다 또 본부의 직원을 파견하여 사업을 수행하던 전통적인 모습에서 벗어나 개도국 시민사회단체와 파트너십을 가지고 이들을 직접 지원하는 단체들도 증가하고 있다 같은 지역에서 활동하는 단체들끼리 연대하고 협력하여 공동활동을 하는 모델도 생겨났다 이같이 한국 시민사회는 기존에 보여주던 한국단체 중심 개별단체 중심 그리고 공공개발서비스제공 중심의 활동에서 벗어나 다양한 방법으로 개도국 사회 발전을 지원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아직 가야 할 길이 멀지만 의미 있는 다양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두 번째로 lsquo제도적 변화rsquo가 지속되고 있는 점이다 이는 주로 시민사회와의 협력을 담당하는 KOICA의 프로그램에서 확인할 수 있다 몇 년 전 KOICA의 lsquo민간단체지원사업rsquo이 lsquo시민사회협력사업rsquo으로 그 명칭이 바뀌었다 시민사회가 lsquo지원rsquo에서 lsquo협력의 대상rsquo으로 전환된 것이다 프로그램도 다양해졌다 다양한 국내단체와 특히 개도국 현지 시민사회단체들이 사업에 참여할 제도적 기반이 구축됐다 KOICA가 개도국 시민사회단체를 직접 지원한다는 것은 개도국에 대한 원조정책의 전환을 엿볼 수 있다는 큰 의미를 가진 변화이다 그리고 정부 내 국제개발협력 거버넌스 체계에 시민사회인사의 참여가 제도적으로 보장됐다 중앙정부는 시민사회와의 대화를 정례화하고 있다 내용과 질

적인 측면에서 많이 보완되어야 하지만 시민사회와의 협력이 점차 제도화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다양성과 제도화로 표현되는 변화의 한가운데 서 있는 한국 시민사회는 무엇을 해야 할까 내외부적 환경적 변화를 기뻐하고 그 혜택을 누리기만 해야 할까 ODA Watch는 다음의 세 가지를 제안한다

첫째 한국 시민사회는 자기 정체성을 명확히 해야 한다 정부의 지원금 규모와 비중이 지금과 같은 속도로 증대되면 멀지 않은 미래에 정부는 시민사회를 점차 국가 원조정책의 종속변수로 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 시민사회가 깊은 철학적 성찰에 입각한 자기 정체성을 확실히 정립하지 못하고 분명한 전략을 가지지 못한다면 정부 의존도는 갈수록 심화되는 가운데 결국 정부 원조집행의 lsquo기술적 도구rsquo라 비판 받는 서구 개발NGO의 길을 피하지 못할 것이다

둘째 한국 시민사회는 독립적인 개발주체로서 대안성을 제시해야 한다 그리고 개발대안 및 대안발전 주창자로서 자신의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 시민사회는 발전에 대한 관점 및 기술적인 측면에서 혁신적이고 창의적인 대안제시를 위해 부단히 노력해야 한다 시민사회가 정부원조기관이나 국제개발기구와는 다른 방식과 내용의 대안을 제시할 때 그 본연의 빛을 발함을 잊지 말아야 한다 그리고 시민사회는 전세계 가난한 이들의 옹호자로서의 역할과 국가 기업 및 시민사회 자체의 국제개발협력에 대한 의로운 감시자로서의 임무도 소홀히 하지 말아야 한다

셋째 다양한 모습으로 성장하는 한국 시민사회는 그에 맞는 책무성을 제고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후원자와 개도국 주민들을 대상으로 개발사업에 대한 투명성을 제고해야 하고 이스탄불 선언을 포함한 국제사회의 다양한 개발 협력 규범과 담론을 체계적으로 내재화해야 한다

이러한 노력을 통해 내적으로 보다 성숙한 한국 국제개발협력 시민사회의 도약을 기대한다 바라건대 그 모습은 한국 시민사회의 국제개발협력을 주도해온 선배 개발NGO들과 한국 사회변화의 주역이었던 시민사회단체들 그리고 혁신적이고 창의적인 내용을 가진 다양한 신생단체들이 함께 모여 우리가 지향해야 하는 발전에 대해 머리를 맞대고 더 나은 지구촌의 미래를 위해 손을 잡고 가는 것이다

작성 ODA Watch 실행위원회

2013년 한국 ODA 예산을 파헤쳐 본다

ODA Watch 예산분석 TF팀은 2013년 한국 무middot유상 ODA 예산안에 대해 분석함으로써 올 한해 국제개발협력 정책의 집행 방향을 예측해보려 한다 이에 분석을 위한 기초 자료인 2013년 무middot유상 ODA 예산안을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확보했다

예산이란 숫자로 표현된 정부의 정책이다 즉 일정 기간 동안 국가가 어떠한 정책이나 목적을 위해 얼마만큼 지출하고 이를 위한 재원을 어떻게 조달할 것인가를 금액으로 표시한 것이다[1] 또한 슘페터는 lsquo한해 재정을 이해하고 판독할 수 있는 사람은 국가의 운명을 예측할 수 있다rsquo고 말했다 즉 국가 재정활동은 예산을 기반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그 기초가 되는 예산 내역에 대한 체계적인 모니터링은 매우 중요하다 무엇보다도 2015년 GNI 대비 ODA 비율 025 달성 목표에 따라 매년 ODA 예산이 대폭 증액되고 있으므로 예산 배분 및 집행이 효율적으로 이뤄지고 있는가에 대한 시민사회의 적극적이고 효과적인 감시는 필수적이다 이번 기사를 통해 ODA 예산안을 분석하고 특징을 파악함으로써 단지 올 한해 뿐만 아니라 앞으로 5년 10년 후 한국 개발협력의 미래를 함께 그려볼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고자 한다

올해 2013년 예산안은 해를 넘겨 1월 1일이 되어서야 가까스로 국회를 통과했다 헌정 이래 최초로 예산안 처리가 차기 년도로 넘어감으로 인해 많은 논란이 발생하기도 했다 전체 342조원(국회 통과 기

준 정부 원제출안은 3731조원) 규모의 2013년 예산은 크게 활력 예산 든든 예산 튼튼 예산 알뜰 예산 4가지로 분류된다 ODA는 국격 제고의 일환으로써 든든 예산의 범주 안에 포함되어 있다 예산안에는 rsquo주변국에서 중심국으로rsquo라는 캐치프레이즈 하에 국제사회에 대한 책임강화를 위해 ODA 규모를 점차 증대해나갈 것이라는 목표가 제시되어 있다

2013년 ODA 예산 살펴보기 ① 부처별 지원 규모

2013년 ODA 예산 전체규모는 2012년 12월에 통과된 lt2013년 국제개발협력 종합시행계획gt을 통해서 확인할 수 있다 올해 ODA 규모는 약 2조 411억원(양자 1조 4255억원 다자 6156억원)으로 전체 29개 부처 기관(지자체 제외)이 사업에 참여할 예정이다 양자원조 중 무상원조는 7569억원 유상원조는 6686억원이 배정되었다 다음 장의 lt표 2gt을 보면 ODA 집행에 참여하는 전 부처의 예산 규모를 확인할 수 있다 국토해양부와 경찰청을 제외한 27개 부처가 양자원조에 참여하고 이중 25개 기관이 무상원조를 지원한다 지자체까지 합산하면 무상원조 주관 부처의 수는 훨씬 더 늘어나게 된다 2012년 한국 ODA실적통계[2]자료에 따르면 작년에는 40개 내외 부처 및 지자체가 본 사업에 참여했다 그러나 기획재정부(EDCF 포함)와 외교통상부(KOICA 포함)를 제외하고 예산규모가 100억원이 넘는 곳은 교육과학기술부(5216억원) 농촌진흥청(1389억원) 농림수산식품부(150억원) 보건복지부(126억원) 환경부(101억원) 5개 부처에 지나지 않는다 그 외에는 소규모의 예산을 각 부처가 나누어서 분절적으로 집행하고 있다

2013년 ODA 예산 살펴보기 ② KOICA

KOICA는 2013년부터 예산안을 사업형태 위주에서 지역 국가별 분류 방식으로 변경했다 기존에는 아태지역 아프리카 중남미 중동 및 CIS 등 지역별로 분류했다면 올해부터는 각 국가별로 예산과목을 세분화했다 이는 한국 무상원조

lt표 1gt 2013년 ODA 예산안 규모

1 2009 예산감시 실무매뉴얼 함께하는 시민행동 시민이 만드는 밝은 세상 2 OECD 개발원조위원회(DAC) 2012년 공적개발원조(ODA) 잠정통계 관련 보도자료 부처통합 20130403

지금 정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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를 제공받는 파트너국가 별로 세세한 예산 지원추이를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변화이다

또한 형태별로는 프로젝트형 원조와 개발컨설팅 원조로 분류된다 올해부터 새롭게 도입된 국제개발컨설팅 프로그램(Development Experience Exchange Part-nership 이하 DEEP [3])은 국별 맞춤형 컨설팅 사업으로 명시되어 있으나 분류 상으로는 프로젝트 형태의 사업을 제외한 예산을 전반적으로 포괄하고 있다

올해 KOICA가 집행하는 무상원조 총액은 5413억 원이고 이는 작년에 비해 약 88(438억 원) 증가한 금액 이다 중점협력국 26개국 및 분쟁 후 재건국 3개국(아프가니스탄 이라크 팔레스타인)을 포함한 총 53개국에 KOICA 전체 예산의 51인 2749억 원이 지원될

lt표 2 gt2013년도 부처별 ODA 예산 현황(잠정치)

자료 2013년 국제개발협력 종합시행계획

lt표 3 gtKOICA 2013년 예산 세부내역

자료 2013년 KOICA 대외무상원조 사업계획

3 우리 개발경험의 효과적인 전수를 목적으로 한 개발컨설팅 프로그램 (KOICA 2013년 예산안) 7

예정이다 lt그림 1gt과 같이 지역별로는 아시아 태평양55 아프리카 21 중남미 13 중동 CIS 11의 비중으로 배분되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KOICA가 집행하는 무상원조의 623 가량이 중점협력국에 지원되고 있으며 최빈국 및 저소득국 지원비율은 457이다

지역별 원조 외에는 민관협력 해외봉사단 등의 글로벌프로그램과 홍보 경상운영비 등이 포함되는 협력사업지원 등에 재원이 배분된다 참고로 KOICA의 경우 국제기구 분담금 성격의 예산은 2011년부터 기관 예산에서 제외되었다 또한 동아시아기후파트너십 사업 역시 2008-2012년 간 사업이 종료됨에 따라 주요 사업의 성과평가 및 홍보에 소요되는 5억 원을 제외하고는 예산에서 제외되었다 글로벌녹색성장연구소(GGGI)의 경우에도 작년 10월경 국제기구로 전환됨에 따라 외교부로 예산이 이관되었다

2013년 ODA 예산 살펴보기 ③ EDCF

다음으로 EDCF는 2013년 기관 차원의 총 수입이 7551억원이며 그 중 원금 및 이자 상환에 해당하는 정부내부지출금 162억원과 여유자금 463억원을 제외한 6926억원이 EDCF에서 집행하는 총 예산으로 볼 수 있다 이 중 유상 ODA로 집계되는 금액은 대개도국차관사업에 해당하는 6686억원이다 이는 전년대비 87(535억원) 증가한 것이다 지역별로는 아시아 67 아프리카 20 중남미 7 기타 6로 분류할 수 있다 [4] (승인액기준) 2013년 국제개발협력 시행계획에 따르면 2013년 잠정 승인계획 상 중점협력국에 지원되는 유상원조 비율이 70 내외에 달한다고 명시되어 있으나 실제 ODA Watch가 제공받은 EDCF 기금운용계획서 에서는 이를 확인할 수 없었다 이는 EDCF 예산안이 지역별 단위(동아시아 서아시아 동아프리카 서아프리카 유럽CIS 중남미 중동 태평양 등) 당 전체규모만 명시되어있고 각 지역별 국가 단위에 소요되는 예산으로는 구체화 되어있지 않기 때문이다

차관사업을 제외한 사업비로는 차관사업진행컨설팅(61억원)과 경제협력기반구축(20억원)사업 그리고 ADB 미래탄소펀드출자액(57억원)이 있다 그 외 기금운영비로 102억 원이 책정되었다 양자원조 사업 형태별 예산 심층 분석

다음으로 양자원조의 사업 형태별 예산 추이를 심층적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ODA 예산의 전체 규모 유형

(양자 및 다자 무middot유상 원조) 지역 및 국가별 배분 추이에 대해서는 OWL에서 이미 여러 번 살펴보았다 [5] 2015년까지 ODAGNI 025 달성을 목표로 정부는 ODA 규모를 지속적으로 증가시키고 있으며 금년 예산은 2조 411억 원(GNI대비 016)으로 추산된다 2011년 이후 양자원조와 다자원조 예산 비율은 73이고 양자원조 가운데 무상원조가 유상원조보다 조금 많은(5347) 상황이다 지역별로는 아시아 중점 원조 기조가 유지되고 있고 국가별로는 26개 중점협력국에 예산이 집중되고 있다 이와 같이 ODA유형 지역 국가별 배분 추이에는 큰 변화가 없는 반면 사업 형태별로는 프로젝트 사업의 비중이 줄어들고 있다 대신 초청연수 민관협력 긴급구호 개발컨설팅 사업이 전체 예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lt국제개발협력 기본계획(2011-2015년)gt에도 유상원조 추진계획 가운데 하나로 정부 민간 연계 확대 방안이 제시되었고 무상협력의 경우 해외긴급구호 민관협력 개발컨설팅 사업의 비중을 제고하는 계획이 수립되었다 그렇다면 이와 같은 계획들을 실현하기 위해 이를 뒷받침할 예산 또한 충분히 반영되었을까 lt기본계획gt에 제시된 또 다른 목표인 ODA 평가 강화 ODA에 대한 국민적 지지기반 확대 정책연구 역량 강화를 위한 예산은 충분할까 한편 편성된 예산을 효과적으로 집행할 수 있는 시스템은 갖추어져 있을까 혹시 급속한 예산 증가에 따른 문제점은 없을까 계획 수립 예산 편성 사업 집행 평가 및 피드백 과정으로 이어지는 일련의 ODA 사업 과정에서 예산 편성은 한국 ODA의 실질적인 전략과 우선순위를 보여주는 의의가 있다

lt그림 1gt 무상원조 지역별 중점협력국 소득수준별 지원 비중

4 2013년 국제개발협력 종합시행계획5 (OWL 74호) 2013년 한국의 국제개발협력을 전망한다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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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t표 4 gt 2013년 EDCF 수입∙ 지출계획 총괄 자료 2013년 EDCF 기금운용계획

6 국회예산정책처 2013 2013년도 예산안 부처별 분석Ⅱ(외통위 국방위)

다음 장에서는 분절화 문제의 해소가 시급한 사업(개발컨설팅 및 초청연수) 장기적 관점의 지원이 필요한 사업(민관협력) 예산을 대폭 늘려야 하는 사업(홍보 평가 연구)으로 나누어 현황과 문제점을 살펴보았다

분절화 문제의 해소가 시급하다 개발컨설팅 및 초

청연수사업

개발컨설팅 사업은 최근 가장 주목 받고 있는 ODA 사업 형태이다 정부에서는 개발컨설팅 사업의 비중을 확대하여 lsquo소프트웨어 중심 원조rsquo를 강화하고 한국형 ODA 모델 및 다른 원조 사업과도 연계하겠다

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2013년에는 KOICA(DEEP) 기재부(KSP) 방통위 고용부 국무조정실 안행부 등 모두 6개 기관이 26개국을 대상으로 58건의 개발컨설팅 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올해 개발컨설팅 사업 예산으로 책정된 607억원 가운데 KOICA(375억원)와 기재부(207억원)가 대부분의 예산을 차지하고 있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부분은 KOICA에서 각종 기술협력 사업에 DEEP(Development Experience Ex-change Partnership) 이라는 이름을 붙이고 개발컨설팅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점이다 외교부와 KOICA는 지난 2월 관련 연구소와 기업들을 아우르는 lsquo개발컨설팅 네트워크rsquo를 출범시키기도 했다 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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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t표 7gt 홍보 평가 연구 관련 예산 추이(2009-2013)

지금 정부는

lt표 5gt 양자원조 예산의 사업 형태별 추이(2010-2013)

부에서 경제발전경험 공유사업(KSP)의 예산 및 사업 규모를 빠른 속도로 확장하고 있는 가운데 개발컨설팅 사업을 둘러싼 부처 간의 주도권 경쟁이 격화될 가능성이 높다 늘어난 개발컨설팅 예산을 효율적이며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대책의 마련이 시급하다

초청연수 사업도 분절화 문제가 발생할 소지가 크다 2013년을 기준으로 15개 기관에서 46개국 310개 과정 9천 여명을 초청하는데 모두 1021억원의 예산이 배정되어 있다 특히 올해에는 KOICA 이외에 각 부처 및 기관들이 별도로 진행하는 초청 연수사업이 증가하였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에 따라 전체 초청연수 사업 예산 가운데 KOICA가 차지하는 비중이 78에서 45로 줄어들었다 부처 및 기관별 예산 규모는 KOICA(465억원) 교육부(406억원) 안행부(40억원) 문광부(40억원) 순이다 lt2013년 국제개발협력 종합시행계획gt에 따르면 외교부에서 올해 내로 초청연수 효율화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초청연수 효율화 방안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해외봉사단 사업의 예산 통합 사례를 면밀히 검토할 필요

가 있다 2009년 정부 각 부처와 기관에 분산되어 있던 해외봉사단사업이 통합되어 lsquoWorld Friends Ko-rearsquo가 만들어졌다 또한 2011년에는 해외봉사단 사업과 관련된 4개 부처의 6개 사업 예산이 KOICA로 통합되었다 그러나 예산만 KOICA에 통합 편성되었을 뿐 실제 사업은 여전히 각 부처에서 개별적으로 수행되고 있기 때문에 여전히 통합의 효과가 미흡하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6] 초청연수사업의 효율화 방안을 마련하는 과정에서도 사업을 전반적으로 조율하는 컨트롤 타워의 구성과 예산의 통합 사업 집행의 통합이 단계적으로 고려될 필요가 있다

장기적 관점의 지원이 필요하다 민관협력사업

민관협력 사업은 정부 NGO 기업 대학의 포괄적 파트너십을 활용하여 이뤄지고 있다 lt국제개발협력 선진화방안gt에 따르면 정부는 민관협력 사업 예산을 2010년 90억원에서 2015년에는 900억원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한편 KOICA에서는 2013년 민관협력 예산으로 전년 대비 51억원 줄어든 317억원을 책정했다 국별 시민사회(CSO)협력 프로그램 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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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 2012년 118억원에서 2013년 154억원으로 증가한 반면 대학과의 파트너십을 통한 개발협력사업은 2012년 184억원에서 2013년 97억원으로 줄어들었다[표 6 참고] 한편 EDCF에서도 민자사업(PPP)을 장려하고 기업의 참여를 활성화하기 위해 EDCF를 활용한 해외 민자사업 진출 설명회를 개최한 바 있다

ODA사업에 대한 민간의 참여를 적극적으로 확대해야 한다는 점에 대한 공감대는 이미 형성되어 있다 문제는 예산 배분의 우선 순위와 원칙이다 무엇보다도 대학과 민간단체들이 기본적인 인프라 및 단체의 역량을 갖추는데 예산을 우선적으로 배분해야 한다 지원 성과에 대한 엄밀한 평가는 중요하지만 단기적인 성과를 예산 지원과 직접적으로 연계시키는 방식은 지양해야 한다 아직 사업 초창기라는 점을 감안하여 대학과 단체들이 충분한 역량을 갖출 수 있도록 장기적인 관점의 지원이 필요하다 또한 기업의 경우에는 국제개발협력 사업의 성격에 대한 이해가 부족할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민관협력 사업의 일환으로 추진되는 글로벌 사회공헌 프로그램이나 민자사업이 기업의 이익 추구를 위한 도구로 변질되어서는 안 된다는 원칙을 지속적으로 강조할 필요가 있다

예산을 대폭 늘려야 한다 홍보 평가 연구 관련

예산

홍보 평가 연구 관련 예산은 비록 파트너국의 발전을 위해 직접적으로 쓰이지는 않지만 한국 ODA의 효율성 및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필수적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아래 lt표 7gt에서 확인할 수 있는 것처럼 KOICA와 EDCF의 홍보 평가 연구 관련 예산은 현상 유지 또는 소폭 증가하는데 그쳤다 예전에 비해 사업 규모가 대폭 증가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ODA예산 배분 과정에서 홍보 평가 연구 사업의 중요성이 전반적으로 강조될 필요가 있다특히 지금과 같이 ODA규모를 대폭 확대해나가는 시기에 적극적인 홍보에 노력을 기울임으로써 국민들에게 ODA에 대해 알리고 이를 통해 국민 지지기반을 확대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KOICA의 홍보예산은 3년째 제자리 걸음 중이다 지구촌 체험관 관리에 소요되는 예산을 제외하면 실질적인 홍보활동에 쓸 수 있는 예산은 오히려 줄어들었다 EDCF의 경우 개발협력 인식증진을 위해 올해 6억원 이상을 쓸 계획이다 ODA에 대한 국민들의 인지 제고를 위해 두 기관 모두 더 많은 예산을 투입할 필요가 있다

lt표 6 gt2013년 KOICA 민관협력 사업 예산 내역 자료 2013년 KOICA 대외무상원조 사업계획

lt표 8 gt2013년 KOICA 홍보 사업 예산 내역 자료 2013년 KOICA 대외무상원조 사업계획

lt표 9 gt 2013년 KOICA 사업평가 사업 예산 내역 자료 2013년 KOICA 대외무상원조 사업계획

lt표 10 gt 2013년 KOICA 연구조사 사업 예산 내역 자료 2013년 KOICA 대외무상원조 사업계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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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ODA사업평가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대책은 이미 마련되어 있다 통합평가지침과 매뉴얼이 만들어졌고 『기본계획』에도 평가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들이 제시되어 있다 그러나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예산은 여전히 충분하지 않다 일부 공여국은 별도의 독립적인 평가 기관을 설립하여 사업 평가의 혁신을 꾀하고 있는데 반해 KOICA는 13억원 가량의 예산으로 모든 사업을 평가해야 한다 또한 프로그램프로젝트 성과평가에 절반 가량의 예산이 배분되기 때문에 평가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쓸 수있는 예산은 많지 않다 한편 EDCF는 사업심사평가연구 항목으로 올해 11억원의 예산을 배정했다 무middot유상 원조모두 평가예산을 대폭 확충하여 개별 사업의 성과를 예산 배분에 적극적으로 반영할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늘어난 원조 규모에 걸맞은 연구기능의 강화가 필수적이다 그러나 2013년 KOICA의 연구 관련 예산은 작년과 동일한 수준이다 한국이 국제원조규범을 따르고 새로운 개발 의제 형성 과정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연구 역량이 확보되어야 한다 ODA 시행 기관의 자체적인 연구 역량을 확대하고 대학 및 관련 연구기관들이 보유하고 있는 전문성을 한국 ODA의 발전을 위해 활용할 수 있도록 연구조사 예산을 시급히 확대해야 할 것이다

ODA 예산 점차 투명해지고 있다

국가의 재정활동은 예산이 정해지고 집행된 후 결산에 이르는 전 과정으로 요약할 수 있다 따라서 ODA Watch는 ODA 예산에 대한 체계적인 모니터링을 위해 지난 2011년부터 매년 정보공개청구(wwwopengokr)를 통해 무middot유상 ODA예산안을 청구해왔다 그러나 2011년에는 기획재정부에 무middot유상 ODA 예산안을 단일 청구한 결과 공개를 거부당했다 당시 사유는 외교관계 관련 사항으로 대외 정책등이 노출되어(중점협력국가 등) 국가의 중대한 이익을 현저히 저해할 우려와 입찰계약 업무 등의 공정한 수행에 현저한 지장을 초래할 우려가 있다는 점이었다 그러나 2012년부터는 중점협력국 26개국 명단도 공개되었고 간략하지만 무middot유상 ODA 예산안과 무상원조의 경우 기초 설명자료도 받아볼 수 있게 되었다

예산안 공개 수준과 방식에 있어서도 큰 변화를 살펴볼 수 있다 올해 KOICA의 경우 예산안 정보뿐만 아

니라 함께 제공하는 설명자료도 상당히 자세해져서 단순히 각 세부항목에 대한 설명뿐만 아니라 예산자료가 함의하는 바에 대한 분석도 함께 제공하기 시작했다 EDCF 역시 2012년에는 각목명세서만을 공개했다면 올해에는 간단하지만 기금운용계획서도 같이 제공함으로써 예산에 대한 기초설명을 함께 제공하고 있다 짧다고도 볼 수 있는 기간이지만 지난 3년 간 예산자료 공개 측면에서 정부의 투명성과 책무성은 많이 향상되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그러나 여전히 갈 길은 멀다 EDCF와 KOICA가 제공하는 무middot유상 예산안 자료를 서로 비교할 경우 공개 및 설명 수준에서 상당한 차이를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가령 KOICA는 중점협력국 별로 세분화 된 예산을 공개하고 있는 반면 EDCF는 여전히 지역 수준 예산까지만 공개하고 있다 또한 KOICA는 구체적인 사업들의 목록을 예산안에 제시한 반면 EDCF에서 제공한 예산자료로는 구체적인 사업 내역 파악이 어려웠다물론 차관사업(유상)과 무상원조 간 사업의 특성이나 집행 방식 등이 다르기 때문에 사용하는 용어나 설명하는 방식 등에 차이가 있을 수는 있지만 ODA라는 공통의 틀 안에서 집행되는 사업인 만큼 서로 비교하며 이해할 수 있도록 정보의 제공 방식과 공개 수준이 서로 일치될 필요가 있다

예산 편성의 전 과정에서 적극적인 국민참여 필요

2015년이면 ODA 예산이 약 4조 3천억원[7](GNI 대비 025)을 상회할 예정이다 그러나 현 ODA예산 편성 및 관리시스템에는 여전히 많은 문제점이 있다 현재 국무조정실 산하 개발협력정책관실이 ODA 사업 전체를 총괄하고 있지만 각 부처와 기관 지자체 별로 자체적으로 ODA 사업의 예산을 확정하고 집행하기 때문에 부처별 분산원조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따라서 통합적인 ODA 예산 편성 및 관리체계를 구축하기 위한 장기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또한 정부를 비롯하여 개발협력에 관련한 모든 이해 관계자들도 ODA예산 편성 및 집행에 관심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개입해야 한다 무엇보다도 예산 편성 시 국회의 참여는 필수적이다 모든 예 결산은 국회 심의와 의결을 거쳐 확정되며 ODA 예산 역시 국회에서 최종적으로 결정된다 현재 국제개발협력기본법[8] 상에 따르면 매년 국제개발협력 관련 정책 및 사

지금 정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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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한국형 ODA 모델 추진방안 제 13차 국제개발협력위원회 의결안건 1호 20120914]

8 제13조 (국제개발협력에 대한 평가) ① 위원회는 국제개발협력 사업의 성과에 대한 국민의 이해와 국제개발협력 사업 시행의 투명성을 제고하기 위하여 국제개발협력 평가지침을 마련하고 관련 정책 및 사업의 추진실적을 평가한다② 위원회는 제1항의 평가결과를 매년 6월 30일까지 국회에 보고하여야 한다③ 제1항과 제2항에 따른 평가의 기준bull방법 국회에의 보고 등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

업의 추진 실적 역시 국회에 보고하도록 되어있다 국회가 예산 편성 과정에서 보다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하고 분절화된 예산의 조정을 이뤄낸다면 현재 원조분절화 등 부처간 이해관계의 대립으로 인해 발생하고 있는 여러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또한 시민사회의 적극적인 관심이 필요하다 예산 감시는 전문성이 요구되는 영역이고 특히 ODA의 경우 예산에 관련된 정보를 얻기가 쉽지 않았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에게 관심의 대상이 되기가 어려웠던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정보공개제도를 통한 ODA 예산 공개가 활성화되면서 관련 정보를 손쉽게 얻을 수 있게 되었다 또한 ODA에 직결되는 것은 아니지만 lsquo좋은 예산센터rsquo를 비롯한 전문 민간 씽크탱크도 ODA 예산 분석 시 주요하게 참고할 수 있는 많은 기초 자료들을 제공하고 있다 앞으로 점차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ODA 자금이 보다 효과적이고 효율적으로 사용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초기 배분을 살펴볼 수 있는 lsquo예산rsquo에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시민들의 세금으로 조성되는 만큼 ODA 예산이 적실한 곳에 올바르게 분배되고 있는지 보다 적극적인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야 할 때이다

예산분석 TF팀 작성

김대욱 ODA Watch 청년활동가 4기

jedu-hanmailnet

조이슬 ODA Watch 간사

eseulangel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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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주) ODA Watch는 2012년 12월에 참여한 lsquoMekong의 미래를 위한

전략회의rsquo 의 후속활동으로 지난 3월 Mekong Watch가 주최한 태국 캄보디

아 현장 조사를 다녀왔습니다 메콩 지역에서 만난 주민들의 이야기와 생각들을

담아 지난 OWL 76호(누구를 위한 개발인가) 부터 연재하고 있는데요

이번 77호 lt태국 이야기 ①편gt에서는 20년 전 태국 우본 지역의 문(Mun) 강

에 지어진 팍문(Pak Mun) 댐이 주민들의 삶에 어떠한 변화를 가져오게 되었는

지 주민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삶은 무엇인지를 들려드립니다 우본 라차타니

(Ubon Rachathani)의 어느 마을에서 지금 이순간에도 25년이 넘게 이어져

오고 있는 주민들의 이야기에 함께 귀 기울여 주세요

다음 호에서는 lt태국 이야기 ②편-시린톤 댐 이야기gt가 이어집니다

lt태국 이야기 ①편gt은 오마이뉴스의 특별기획코너에서도 보실 수 있습니다

메콩이 들려주는 네버엔딩스토리 타이 문강 팍문댐 반대 운동이 던지는 질문

지난 3월 19일 머리 위로 뜨거운 태양을 안고 다시 메콩의 품에 몸을 실었다 꼭 3년만이다 물의 어머니 어머니의 강 메콩은 3년의 시간이 어찌 흘렀는지 무색하게 여전히 그 넓은 품으로 주변의 산과 들 하늘과 바람에 따뜻한 숨을 불어넣고 있다 건기라서 강물의 수위가 그리 높진 않지만 시퍼런 위엄은 그대로이다

메콩의 숨결을 품은 바람과 대지의 온기는 베트남 캄보디아 라오스 버마 중국 태국 6개 나라에 가 닿는다 이들 나라 국민들에게 메콩은 삶의 원천이다 아니 삶 그 자체이다 메콩 지역 주민들은 메콩에서 나는 물고기를 잡아 끼니를 해결하고 메콩의 흐름에

몸을 맡겨 더위를 식히며 메콩의 비옥한 강물로 농사도 짓고 가축도 기른다 아이들에게는 지상 최고의 놀이터이자 삶의 지혜를 배우는 학교이기도 하다 하지만 언제까지나 이들에게 넓은 품을 내

어줄 것만 같던 어머니의 강에도 아픔이 찾아왔다 성장에 대한 욕구가 인간의 삶을 휩쓸기 시작하면서 6개 국가에 불어 닥친 개발의 바람에 메콩이 마음껏 제 힘을 내지 못하고 몸살을 앓고 있다

모든 이야기에는 끝이 있는 법이라 생각했다 모든 일에는 끝이 있으려니 했다 그런데 메콩의 지류인 문강(Mun River)이 흐르는 태국 우본 라차타니(Ubon Ra-chathani)의 어느 마을에 25년이 넘도록 이어져온 언제 끝이 날지 모르는 이야기가 있다 뜨거운 햇살이 내리쬐는 3월의 중천에 졸음이 밀려올 법도 한데 귀를 쫑긋이 세울 수밖에 없는 이야기가 메콩강을 따라 흐른다

만천하에 드러난 거짓 수문을 열라

태국 우본에 흐르고 있는 문(Mun)강 문강은 메콩의 가장 큰 지류이자 태국에서 가장 비옥한 강이다

FOC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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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그랬다 메콩을 따라 문강에 흘러들어온 풍부한 수자원과 물고기로 문강 인근 지역은 그 어느 곳보다 살기 좋은 곳이었다 댐 건설 이전까지만 해도

그러던 어느 날 태국 정부는 전력 생산을 이유로 문강에 대규모 댐을 짓기로 한다 댐의 이름은 팍문 (Pak Mun)댐 세계은행이 건설 자금을 지원하고 태국 전력(EGAT Electricity Generating Authority of Thailand) 이 건설을 맡았다 이들과 태국 정부는 지역의 발전과 주민들의 삶을 향상시키기 위해 댐을 짓는 것이라 말했지만 주민들은 오히려 댐이 자신들의 삶을 파괴했다고 말하고 있다 어떻게 된 일일까

느닷없이 댐 건설 계획이 발표되자 주민들은 댐 건설을 막기 위해 거세게 항의했다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해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도리 없이 댐 건설은 강행된다 1989년 댐 건설이 승인되고 1991년

건설을 시작해 1994년에 완공된다 댐이 지어지는 동안에도 주민들의 시위와 반대 운동은 끊임없이 이어졌지만 태국 정부는 마치 귀머거리인 듯 주민들의 외침에 모르쇠로 일관했다 결국 주민들은 댐 건설 중단을 요구하는 것이 더 이상 받아들여지지 않음을 인정하고 대신 수문을 열어달라는 요구를 하게 된다

ldquo댐이 들어선다고 했을 때 가장 큰 걱정은 더 이상 물고기를 잡지 못하게 되는 것이었어 수십 년 평생 물고기를 잡으며 이웃 간 관계를 맺고 나누며 살아왔는데 댐이 들어서면 메콩을 따라 문강으로 흘러들 물고기들이 줄어들 게 뻔하지 않아 그러면 자연스럽게 생계뿐만 아니라 마을 사람들 간의 관계가 무너질 수밖에 없고 너무도 당연한 이치인데 정부는 도무지 들어먹지를 않아 오히려 댐 건설업자들이랑 이구동성으로 댐이 지어져도 문강의 물고기에는 아무런 영향이 없을 것이니 당신들이 먹고 사는 데에도 아무런

팍문지역 지식센터에서 팍문댐 건설 이전의 삶을 설명하는 주민 윤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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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장이 없을 것이오 하더라고 말이 되야 말이지rdquo

댐 건설 이전부터 이 마을에서 평생을 살아온 분미(Bunmi 63) 할아버지가 당시를 회상하며 분통을 터뜨리신다 함께 모인 다른 주민들도 덧붙인다 당시 정부는 댐에서 생산되는 전력이 주민들의 삶에 생태적으로도 경제적으로도 혜택을 줄 것이라 했다고 한다 심지어 더 많은 종류의 물고기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 했다 하지만 이는 만천하에 거짓으로 드러났다

ldquo팍문(Pak Mun) 댐 건설 이전에 문강에 살던 어종은 265종이었어 마을주민들이 NGO의 도움을 받아서 일일이 조사를 다 했더랬지 하지만 댐이 생겨난 이후 어종은 45종으로 급격히 줄어들고 말았지 물고기들은 강을 따라 흐르며 산란을 하고 넘나들어야 하는데 문강은 더 이상 최적의 삶의 터전을 제공할 수 없게 된 거야 댐 건설로 생겨난 저수지로 강여울과 기슭에서만 서식할 수 있는 식물 수초들도 모두 잠겨버렸고 이게 다 우리가 먹고 사는 주식인데rdquo

결국 댐이 지어져도 문강의 생태계에 어떠한 부정적 영

향이 없을 것이라 말했던 정부의 주장이 거짓으로 드러나자 주민들은 분노했다 이에 자신들의 젖줄인 문강을 지키기 위해 다시 소매를 걷어붙이고 정부를 향해 수문을 열어줄 것을 외쳤다 물고기가 줄어든 것이 댐 건설로 수문이 막혔기 때문인지 아닌지 수문을 열어서 확인해보자는 것이다 주민들의 삶을 건 끈질긴 요구와 투쟁 끝에 정부는 이를 받아들여 2001년 6월 14일부터 2002년 6월까지 약 1년간 수문을 열기로 했다

돌아온 물고기들

수문이 열리자 거짓말처럼 물고기들이 다시 문강으로 돌아왔다 강 상류에 산란을 하기도 했다

ldquo눈앞에 명백히 드러났지 사라졌던 물고기 137종이 메콩에서 문강으로 돌아온거야 2001년 6월부터 2002년 5월 사이에 게다가 사라졌던 여울들도 조금씩 다시 생겨나고 강기슭에 서식하던 식물들도 다시 보이고 말이야 100는 아니지만 마치 댐이 건설되기 이전의 상태로 돌아간 듯 했어rdquo

분미 할아버지 옆에서 조용히 듣기만 하던 우돔(Udom 54)씨가 약 1년간 수문이 열렸던 시간을 떠올리며 흥분된 어조로 말한다 한 조사 보고서에 의하면 수문이 열리고 나서 33종의 물고기가 여울에 25종이 강 깊은 곳에 40종이 훨씬 더 깊은 곳에 22종이 강 가운데 급류 사이의 소용돌이 속에 24종이 동굴에 56종이 때마다 강물이 범람하여 생기는 습지에 알을 낳았다고 밝혀졌다

수문이 열린 기간 동안 국제사회와 지역 자체 조사 지역 대학 등 많은 연구 조사가 이루어졌다 태국 정부와 팍문댐 건설을 맡은 태국전력 당국도 조사를 실시했다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모든 조사의 결과가 일치되는 점이 있다 바로 수문이 열렸던 약 1년 동안 문강의 생태가 예전 수준으로 회복되었으며 이를 통해 지역 주민들의 생활도 회복되었음을 인정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팍문댐이 애초에 목표한 전력 생산에 실패하였으며 태국전력(EGAT)이 주민들 간에 갈등을 조장하고 지역의 가난을 초래했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팍댐 사례는 문강의 생태계 파괴로 인해 태국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정치적 투쟁으로 남아 있다

ldquo우리는 여전히 정부에 수문을 열어줄 것을 요구하

메콩강 댐개발 현황 International Riv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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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있어요 우리가 바라는 것은 오직 그거 하나에요 정부가 현금이니 뭐니 보상을 제공했지만 터무니없이 적은 금액이었고 그걸로 먹고 살기는 불가능해요 오히려 보상 때문에 사람들 사이가 나빠지기만 했죠 삶의 질이 떨어진 건 물론이고 수문이 열리지 않는 이상 여기서 제대로 살기는 어려워요rdquo

팍문댐 주민네트워크 활동에 참여하고 있는 사왕(Sa-wang 46)씨는 정부가 댐 건설로 이주한 주민들에게 제공한 보상이 주민들이 원한 형태가 아니었음을 토로하며 보상 때문에 주민들 사이에서 갈등이 생겼다고 했다 자세히 들어보니 보상금을 전액 현금으로 제공한 것이 아니라 가구당 받게 될 금액의 3분의 1만 현금으로 나머지 3분의 2는 조합운영 지원금으로 제공하여 주민들이 돈이 필요하면 조합에서 빌려 쓰게 했다는 것이다 심지어 돈을 빌릴 때는 이자를 내야 한다

결국 댐 반대 운동이 보상 요구 운동으로 바뀌면서 주민들 사이에 입장이 갈리고 상황이 더욱 나빠졌다고 했다 어떤 주민들은 정부가 주는 방식을 받아들여서라도 보상을 받기를 원했고 다른 주민들은 정부의 제안을 거부하고 전액 현금 보상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여 나가고 그러는 중에 정부는 이들 사이에서 이간질을 시키고

문득 궁금해졌다 정부 입장에서는 가구별로 보상금을 전액 현금으로 깔끔하게 주고 주민들이 더 이상 시끄럽게 하지 않게 하는 것이 편

했을 텐데 왜 문제를 더 복잡하게 만들었을까

ldquo일종의 선례를 남기지 않겠다는 것이었죠 팍문댐 사례에서 주민 보상을 주민이 요구하는 대로 주게 되면 다른 댐을 건설할 때 참고 사례가 되니까정부는 잠깐 시끄럽게 되더라도 굽히지 않은 거죠rdquo

10년 이상 이 지역의 주민네트워크 코디네이터로 활동하고 있는 라(Lah)씨의 말이다

ldquo돈은 환상이다rdquo

20년 넘게 싸워온 이들의 삶은 현재 어떤 모습일까 정부가 말한 대로 댐에서 생산되는 전력의 혜택을 받아 윤택하고 풍요로운 생활을 누리고 있을까 1년간 수문이 열리고 나서 정부는 잘못된 주장을 인정하고 이들의 요구를 받아들였을까 보상 문제야 주민들에게 불리하게 이루어졌다고 해도 수문을 열어야 한다는 것은 국제사회와 국내사회가 동시에 지적한 사항이니 어느 정도 협상이 이루어지지 않았을까

은근한 기대를 품은 질문에 돌아온 대답은 뜻밖이었다

ldquo정부는 끝까지 귀를 닫고 있어 수문을 열어서 조사한 결과가 있으니 아예 무시하지는 못하고 자기들이 조사한 걸 가지고 6월부터 9월까지 4개월 동안에만 물고기가 이동을 하니까 1년에 4개월만 문을 열면 된다는

댐 건설 이후 상황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주민들 윤지영17

거야 그런데 다른 조사결과에서는 1년 내내 물고기가 메콩과 문강 사이를 이동하고 알을 낳는다고 밝혀졌지 또 수문을 1년 내내 연다고 해서 팍문댐이 만들어내는 전력 생산량에는 아무런 영향도 없다고 이미 팍문댐은 목표한 전력을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는걸rdquo 분미 할아버지는 더욱 강경한 어조로 지금 주민들은 다시 단결하여 수문을 1년 내내 영원히 열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했다 정부는 들은 척도 안하고 1년에 4개월간만 수문을 여는 것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했다 심지어 작년에는 오로지 2개월만 열었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민들은 협상을 포기할 수 없다고 했다 그 이유는 문강을 떠나 살 수 없기 때문이다

ldquo정부가 그런 식으로 보상을 하고 우리는 어쩔 수 없이 집을 옮겨야 했고 무슨 노력인들 안 해봤겠어 다른 일자리도 구해보고 먹고 살 궁리를 했지 그런데 그게 쉽게 바뀔 수 있냐는 거야 평생을 강에서 살아온 사람들인데 예전엔 문강만 있으면 뭐든 다 가능했어 물고기를 잡아서 끼니를 해결하고 팔아서 다른 필요한 물품을 사고 벼농사를 짓는 사람과 교환해서 나누어 먹고 강 근처 숲에서 나무를 캐와서 장작을 하고 과일도 따먹고 자연으로부터 먹을 것들이 넘쳐나니 돈이 필요 없었지 내 손에 현금이 안 쥐어져도 아무 문제가 없었어 그런데 지금은 그럴 수가 없어 자연이 아니라 이제는 시장에 의존할 수밖에 없게 된 거야 강에서 구하던 물고기를 시장에 가야만 구할 수 있어 이웃들과 나눠 먹던 것들을 이제는 무조건 시장에서 사야만 해 하루에 최소 150바트(Baht 태국 통화 단위)는 필요한데 벌어올 데가 있어야지rdquo

한참을 열띠게 이야기를 나누다 조용히 자리를 지키던 우돔씨의 한마디에 가슴이 몹시도 울렁거렸다

ldquo우리가 말하는 게 있어 lsquo돈은 환상에 불과하다 물고기가 진짜다rsquo라고rdquo

한국 일본 중국 라오스의 시민사회와 언론이 메콩 지역 개발 문제를 조사하기 위해 꾸려진 조사단의 일행으로 이들 주민들을 만나면서 궁금한 것이 묻고 싶은 것이 무수히 많았다 하지만 가끔 이들이 격앙된 목소리를 높이거나 혹은 차근차근 말하다 때때로 깊은 숨을 쉬며 호흡을 고르는 모습을 보며 나도 모르게 목이 메고 더 이상 입을 열수 없는 상태가 되어버린다 돈은 환상에 불과하고 물고기가 진짜라니 이 얼마나

명료하고도 절대적인 진리인가 삶의 지혜인가 감동 인지 아픔인지 모를 감정에 잠시 멍해져 있다가 다시 분미 할아버지의 목소리가 들려와 얼른 정신을 차린다

ldquo팍문댐이 물고기만 사라지게 한 게 아니야 이 마을의 전통이 깨졌지 대대로 내려오던 물고기 잡는 기술을 더 이상 보존할 수 없게 됐고 남자들은 여기서 더 이상 처자식을 먹여 살리기가 어려우니 방콕이든 어디든 도시로 떠나야 했고 떠난 남자들은 도시에서 외롭고 힘드니 새로운 가정을 가지게 되고 남은 처자식들마저 떠돌게 되거나 여기서 입에 풀칠하기가 쉽지 않아졌고 수문이 열리지 않으면 지금보다 더 강물 오염이 심해질 것이고 물고기들은 죄다 죽어버리겠지 그러면 이 마을은 더 이상 보존하기가 힘들어rdquo

분미 할아버지가 잠시 상심으로 말을 잇지 못하는 사 이 라씨가 거들어 설명해준다 현재 문강의 수질 오염이 심각한 상황이고 이로 인해 주민들의 식량 안보가매우 위험한 수준이라고 한다 먹고 살기 위해 수입

댐 건설 이후 수문 개방 요구 시위 운동에 대해 설명하는 주민 윤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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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있어야 하는데 그동안 물고기를 잡는 것 말고는 해본 일이 없으니 다른 일을 찾는 것도 쉽지 않아서 일자리도 구하기가 힘들다고 한다 다른 일을 구할 수 없는 주민들은 결국 한참 떨어져 있는 다른 강에 가서 물고기를 잡아와 여기서 다시 팔아 수입을 만들고 있다고 했다 이 지역의 자산은 문강의 물고기를 잡는 것이고 이로부터 나온 지역 고유의 지혜가 주민들의 삶을 지켜왔는데 이 모든 게 상실되고 있다고 했다

우리는 물고기를 원한다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어느새 해가 뉘엿뉘엿 넘어간다 시계를 살펴보니 어느새 4시간이 훌쩍 흘렀다 이야기에 푹 빠져 시공간을 넘나들다 이들의 삶에 잠시 마음을 맡겼다가 문득 고개를 흔들어본다 20년간의 지난한 투쟁의 역사를 4시간이라는 짧은 시간동안 외부에서 찾아온 낯선 이들에게 전하는 것이 이들에게 어떤 의미가 있을까 행여나 아픔만 들추고 가는 것이 아닐까 도움이 되지

도 못할 텐데 이러고 있는 것이 무책임한 것 아닐까속으로 어쩔 줄 모르고 있는데 이런 내 마음을 읽은 마냥 분미 할아버지가 힘주어 말씀하신다

ldquo우리 이야기가 세상에 널리 널리 퍼져 알려졌으면 좋겠어 이렇게 여러분에게 이야기를 할 수 있어서 기쁘고 우리의 투쟁의 삶을 전할 수 있어서 자랑스러워 우리가 살아온 것은 정부와 권력의 부정의에 대한 저항이었어 이런 일이 여기뿐이겠어 다른 곳에서도 비일비재 할텐데 우리 삶을 공유해서 다른 곳에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도움이 된다면 얼마나 기쁜 일이야 우리가 바라는 건 그저 수문이 열려서 다시 우리가 살던 삶이 회복되는 거야 전통을 되살리고 싶어 우리는 전기를 원하지 않아 물고기를 원하지rdquo

참으로 또렷했다 전기가 아닌 물고기를 원한다는 이들의 눈동자는 더 없이 맑고 또렷했다 수문이 열릴 때까지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이들의 다짐은 더 없이 강건했다 오랜 시간 동안 겪어오면서 지치고 주저앉을 법도 한데 삶의 터전인 문강을 지키겠다는 굳은 결심은 이들 가슴속에 흔들림 없이 뿌리깊이 박힌 듯했다 이토록 강한 힘을 지킬 수 있는 데에는 주민들이 끝까지 목소리를 잃지 않도록 옆에서 지원하고 있는 지역 조직들과 국제단체들의 응원도 한몫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 무엇보다도 개발과 권력에 맞서 갈등과 분열을 겪으며 극복해온 과정에서 주민들 스스로 다져온 공동체의 의미 공동체가 가진 지혜에 대한 믿음이 그 중심에 있는 듯 했다 절대 자신들의 삶의 지혜와 자산을 전력 생산과 맞바꾸지 않을 것이라 했다

이야기가 끝나갈 무렵 라씨가 슬며시 웃으며 말했다

ldquo팍문댐의 잠재 전력 생산량은 136MW에요 현재 팍문댐에서 나는 전력으로 고작 방콕에 있는 백화점 3~4개에 전기를 공급하고 있다고 하네요rdquo

우본으로 오기 전 하룻밤 머물렀던 방콕의 복잡한 거리와 수많은 사람들이 어깨를 스치며 지나다니던 고층 백화점들이 언뜻 눈앞에 잠시 펼쳐진다 수백 년 살아온 수천 명의 삶과 또 다른 수천 명의 소비가 거래되는 순간이다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모르겠는 심정으로 어둑어둑해진 하늘만 무심코 바라본다

윤지영 작성 ODA Watch 정책기획팀장

odawatchnavercom

댐 건설 이후 수문 개방 요구 시위 운동에 대해 설명하는 주민 윤지영19

국제사회 내 한국 ODA의 현주소는 어디에 -2012 OECD DAC ODA 통계 분석-

FOCUS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DAC)는 지난 4월 3일 회원국들의 2012년 공적개발원조(ODA) 잠정통계를 발표했다 이번 발표에는 2012년 DAC 회원국들의 전체 ODA 규모 및 각국별 경제수준에 의거한 개발원조 규모를 보여주는 ODAGNI 비율 전년대비 원조규모 증감 연도별 중점협력지역 등을 분석하는 내용이 담겨있다 2013년부터 회원국이 된 아이슬란드의 통계결과도 제시되어 있으며 DAC 회원국은 아니지만 OECD에 가입한 체코 에스토니아 헝가리 이스라엘 폴란드 슬로바키아 슬로베니아 터키 그리고 아랍 에미레이트 연합 9개국의 자료와 EU DAC-EU G7 Non-G7 Non-DAC의 ODA 규모 및 전년대비 증감률도 확인할 수 있다 다양한 카테고리 별로 정리된 이번 통계를 통해 세계적 ODA의 흐름과 한국 ODA의 현주소 등을 파악해보자

계속되는 세계 경제 위기 ODA에 빨간 불이 켜졌다

2012년 OECD DAC 회원국의 전체 ODA 규모는 총 12559억 불로 전년 대비 평균이 약 40 하락하였다 국가 별 경제수준에 따른 ODA 규모를 파악할 수 있는 수치인ODA 대비 GNI비율은 작년 DAC 회원국 평균인031보다 002 감소한 029로 나타났다 지난 2011년 통계에서 전년도에 비해 27 가량 하락했던 것에 연이어 올해에도 더 큰 폭으로 원조규모가 줄어든 것은 그만큼 세계경제위기가 ODA에 미치는 막대한 영향을 여실히 보여준다 반면 공여국 중 G7의 ODA 규모 총계는 전체 의 701를 차지했고 EU의 경우 전체의 절반 가량인 507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통해 전 세계 ODA에서 두 그룹이 차지하는 비중이 여전히 매우 크다는 점을 알 수 있다

lt표 1gt에 명시되어 있는 OECD DAC회원국의 2012년

ODA실적 통계에 따르면 여전히 미국이 가장 많은 원조를 제공하고 있으며 그 뒤를 이어 영국 독일 프랑스 일본 순으로 상위권을 차지했다 그러나 상위 5개국 모두 적게는 07부터 많게는 28까지 전년대비 ODA 규모가 감소한 것을 알 수 있다 특히 유럽 경제위기가 심화됨에 따라 그리스와 이탈리아는 무려 각각 -170 -347에 달하는 ODA 규모를 축소했다

단연 돋보이는 한국 ODA 증가율 이 청신호를 유

지하기 위해서는

반면 2011-2012년 한국 ODA는 176 가량이 증가하며 DAC 회원국 중에 단연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ODA 규모 역시 24개 회원국 중 16위로 작년보다 한 계단 상승했다 국제사회가 경기침체로 인해 전반적으로 ODA 규모를 점차 감소하는 추세인 것에 반해 한국의 경우 2015년까지 GNI 대비 ODA 비율을 025까지 높이겠다는 목표 이행 차원에서 지난 몇 년간 원조규모를 점차 증가해오고 있어 이와 같은 차이가 더욱 극명하게 보여지는 것이다

그러나 이처럼 우리나라가 높은 증가율을 달성한 것은 한국 ODA가 다른 공여국에 비해 매우 적은 규모라는 점에 기인하기도 한다 실례로 2011-2012년 사이 91가 증가한 호주 ODA의 경우 절대규모 상으로는 457백만불이 늘어난 반면 한국의 경우 무려 176 가량이 상승했으나 이는 226백만불로 호주의 증가량에 비하면 절반 가량에 불과하다 한국 ODA의 성장을 향한 길이 아직은 멀다는 점을 그러므로 더욱 박차를 가해야 함을 보여준다 또한 한국의 ODAGNI 대비 비율은 014로 나타났다 이를 국민 1인당 금액으로 환산하면 34900원 가량에 달한다 즉 한국 국민들은 작년 한해2011년에 비해 약 4천원 정도 증가한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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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을 ODA 자금 조성을 위해 세금으로 납부한 것이다

반면 lt2013년 국제개발협력 종합시행계획gt에 따르면 2013년 ODAGNI 수치는 016에 달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025의 고지를 향한 걸음이 2년 정도 밖에 남지 않은 만큼 현실적으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원조 규모 증대에 관한 근본적이고 체계적인 전략 마련이 필요한 시점이다

국제사회 ODA 아직 갈 길이 멀다

전 세계 공여국들의 GNI 대비 ODA의 비율을 살펴보면 국제사회가 합의한 목표치인 07를 넘어선 국가

는 룩셈부르크(100) 스웨덴(099) 노르웨이(093) 덴마크(084) 네덜란드(071) 5개국이 유일하며 이 국가들의 ODA 규모는 전년 통계에서도 07를 웃돌았다 앞서 ODA의 절대 규모로는 미국을 비롯해 영국 독일 프랑스 등의 서유럽 국가들이 상위권을 차지했다면 국가 별 경제규모 및 수준에 따른 ODA 규모는 북유럽(Nordic+) 국가들이 높은 셈이다 하지만 룩셈부르크를 제외한 북유럽 4개국 역시 모두 작년에 비해 ODA 비율이 감소했다 2011년 통계를 통해 살펴본 상위 5개국의 GNI 대비 ODA 비율은 룩셈부르크(099) 스웨덴(102) 노르웨이(100) 덴마크(086) 네덜란드(075)였다한국의GNI 대비 ODA 비율은 전년에 비해 002 증

lt표 1gt OECD DAC 회원국들의 2011 2012년 ODA 규모 및 증감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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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CUS

가한 014로 나타났으나 여전히 DAC 회원국 평균인 029에는 현저하게 미치지 못하고 있다 DAC 24개 회원국 중국가 부도위기에 직면한 그리스 및 이탈리아 다음으로 최하위인 22위를 기록하고 있다

무상 ODA에 참여하는 주무부처가 41개에 달해

2012년 한국의 양자간 다자간 ODA 규모는 각각 116억 불과 389억 불로 작년과 비슷한 비율인 약 75 25로 나타났다 양자 ODA 중 무상원조와 유상원조 역시 64의 비율을 유지하며 70억 불과 47억 불을 차지했다 주목할만한 부분은 2012년 기준 무상원조 지원을 위해 133개 수원국에 외교부 교육부 재정부 KOICA를 비롯하여 지방자치단체까지 총 41개 기관이 ODA 사업에 참여했다는 것이다 작년 한 해 동안 국내ODA 분절화 문제가 시민사회를 비롯한 여러 이해당사자들에 의해 제기되어왔던 것에 반해 ODA 사업에 참여하는 주무부처의 수는 오히려 늘어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한국 원조의 양적 질적 성장을 위한 끊임없는 노

력 필요

이번 2012년 OECD DAC 실적통계는 지속되는 세계 경제 위기가 ODA에 미치는 영향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지난 2008년 미국 발 경제위기 이후 겨우 다시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던 ODA예산이 2010년을 정점으로 다시 하락세를 타고 있다 GNI 대비 ODA 비율의 07라는 국제사회가 합의한 목표 달성에서 점점 멀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은 각국의 원조 규모 줄이기에 대해 옥스팜 인터네셔널의 제레미 홉스(Jeremy Hobbs) 상임이사는 ldquo원조자금이 국가 예산에서 차지하는 부분은 아주 사소한 티끌에 지나지 않기 때문에 재정적자를 면하기 위해 규모를 줄여도 그 영향을 인식할 수 없을 정도이다 이는 마치 몸무게를 줄이기 위해 머리카락을 자르는 격이다rdquo (ldquoAid is such a tiny part of budgets that cutting it has no discernible impact on deficits --it is like cutting your hair to lose weightrdquo)라고 묘사한 바 있다 원조는 개도국 특히 원조 의존성이 높은 국가(aid dependent countries)들에게는 매우 필수적이고 중요한 자원이다 따라서 아주 적은 규모로 삭감한다고 할지라도 해당 국가들에는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은 자명하다 원조가 전체 국가 예산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매우 작기에 경제위기를 이유로 ODA 규모를 줄이는 것은 적자 개선에 아무런 효용성이 없을뿐더러 오히려 필요한 곳에 제공되는 지원을 가로막는 격이다

이처럼 전 세계 ODA에 적신호가 켜진 상황에서도 ODAGNI 07 달성의 약속을 이행하기 위해 원조 규모를 점차 확장하는 국가도 있다 바로 영국이다 지난 3월 20일 영국 정부는 2013 회계연도를 기준으로 자국의 ODAGNI 비율이 07를 넘어설 것이라고 발표했다 2012년 통계 기준 06에서 일년 만에 01 가량을 훌쩍 높인 것이다 이는 현재 부지런히 규모를 늘려나가고 있는 한국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2015년까지 ODAGNI 비율025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2011년 012 2012년 014 2013년 016(추정) 등 증가 속도가 목표 치에 비해 미미하기 때문이다 한국 정부는 규모 증대를 위한 체계적이고 현실적인 계획을 마련하고 국민들을 향한 끊임없는 설득을 통해 합의와 지지를 이끌어낼 수 있어야 한다 또한 양적 성장에 비례하여 질적 성장도 함께 고민해야 한다 무상원조 예산이 점차 늘어나는 부처 참여

lt그림 1gt DAC 회원국의 2012년 ODA 규모

lt그림 2gt DAC 회원국의 2012 ODAGNI 비율

(출처 OECD Statistics ndash ODA2012)

(출처 OECD Statistics ndash ODA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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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 인해 분절적으로 제공되지 않도록 해야 하며 국제 사회의 권고처럼 비구속성 원조를 강화하고 무상 원조의 비율을 확대함으로써 효과성 제고를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이 모든 것들을 실현하기 위해 정부는 무엇보다도 납세자로서 원조 자금을 조성하는 국민들이 본인의 세금이 개도국의 발전을 위해 어떻게 활용되고 있는가를 직접 확인할 수 있도록 원조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책무성을 담보해야 할 것이다

노태훈 장한이 작성

ODA Watch 청년활동가 11기 정책감시팀

dodream4mehanmailnet

lt표2gt 2012년 우리나라 ODA 부문적 실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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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시도 민단단체 사업발굴지원 프로그램이

민간단체 사업발굴지원 프로그램은 KOICA의 민관협력실에서 주최하는 시민사회협력프로그램 중 하나이며 국제개발협력민간협의회(이하 KCOC)가 2012년부터 2년간 주관해오고 있다 이번 프로그램은 기존 민관협력사업의 사전과정을 지원함으로써 새로이 개발협력사업을 수행하고자 하는 단체들에게 교육 컨설팅 사업발굴(현지 지역조사)의 기회를 제공한다 이를 통해 민관협력사업의 확대를 꾀함과 동시에 단체들의 전문성을 살린 창의적인 사업발굴 등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본 프로그램은 현지 사업수행을 위한 단순 지원에 그치지 않고 사업발굴을 위한 사전 교육 및 컨설팅 단체 간 네트워크 구축 등을 포함하는 포괄적인 역량강화 프로그램이라고 할 수 있다 기존 역량강화 교육프로그램과 차별되는 점은 사전 선정된 30여개 이상의 기관이 7~8개월에 걸친 긴 프로그램을 처음부터 끝까지 함께한다는 점이다 이 과정 중에서 네트워크 형성을 넘어서서 서로의 사업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돌아보는 상호 학습의 시간까지 가질 수 있다는 것이 무엇보다 큰 장점이다

눈에 띄는 변화 개발협력 시민사회의 다양화

참여기관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개발협력 시민사회가 정말 넓어지고 다양해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특징적인 부분을 살펴보면 첫째는 국내에서 장애인 직업교육 등 장애인을 수혜자로 사업을 진행하던 기관들이 대거 참여했다는 점이다 개발협력 사업에 있어 크로스커팅이슈로써 장애인이 수혜대상에

서 소외되지 않도록 하는 이슈에 대해서는 많은 논의가 된 바 있다 하지만 장애인을 직접 수혜자로 전면에 내놓은 사업은 많지 않았다 사업선정 심사에 참여한 한 심사위원은 ldquo이렇게 장애인을 직접 수혜대상으로 한 사업이 많았던 심사는 처음이다 긍정적인 변화로 보인다rdquo라고 이야기하기도 했다 둘째 국내 사회복지 사업 또는 대북사업을 중점적으로 시행하던 기관들이 해외사업에 눈을 돌리고 있다는 것이다 사업 수행 경험은 많지만 국제개발협력사업에 대한 경험이 부족하여 익숙하지 않았던 기관들에게는 낯선 용어와 사업수행 프로세스에 익숙해 질 수 있었던 기회였다 마지막으로 분야의 확장이다 전통적 개발협력사업에서 많이 볼 수 있었던 초등교육에서 한걸음 더 나아간 음악교육 과학교육과 같이 다양화되고 전문화된 사업이 시도되었다는 점이다 또한 에너지 마이크로크레딧과 같은 새로운 분야의 진출이 눈에 띈다

전년도 참가 단체인 정의로운 전환을 위한 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이하 에정연)는 라오스의 태양광 사업을 추진하였다 에정연은 태양광 시스템을 제공하는데 그치지 않고 이를 라오스 현지에서 관리할 수 있 도록 하는 교육 프로그램을 함께 구성하여 2013년 현재 열심히 사업을 수행 중에 있다 물꼬를 튼 것일까올해(2013년) 사업발굴 프로그램에는 환경에너지 분야 사업을 추진하는 기관들이 대거 참여하고있다 환경교육 태양광 에너지 적정기술 혼농임업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기관들이 사업발굴의 의지를 다지고 있다 전년도 사업에 참여했던 선배 단 체인 에정연은 새로운 참가 단체들을 위한 실무자 간담회에 참석해 경험을 공유할 예정이기도 하다 국제개발협력의 지형이 변화하고 있다 경험이 아무리 많아도 시행착오는 있게 마련이며 급변하는 이 시기에 겪어야할 어려움과 시행착오는 예전의 그것과 또 다를

한국 개발협력 시민사회에 신선한 바람이 불어오다

FOC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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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협력에 관한 관심이 날로 높아져가고 있다 높아져가는 관심만큼이나 민관협력사업도 확

대되고 있다 지난 3~4월 KOICA에서 열린 시민사회협력프로그램 및 글로벌 CSR 프로그램 설

명회가 개최된 KOICA 강당은 미리 설치된 의자가 부족할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몰렸다 그만

큼 많은 관심을 반증해준다고 할까 CSO 대학 기업 등 국제개발협력 관련 주체들이 날로 확

장되는 가운데이번에는 NGO의 변화에 주목해보자 이 글에서는 개발협력에서의 비전통적 시

민사회단체의 활약을 확인할 수 있는 lsquo민간단체 사업발굴지원 프로그램rsquo을 소개하고자 한다

것이다 비록 해외사업 경험이 짧은 초보 단체들이 주를 이루고 있는 프로그램이지만 이 기관들이 겪는 어려움을 서로 나누고 대안을 찾아내는 과정까지 초보라고 여겨버릴 것인가 그들이 흘린 땀방울과 의지를 보았다면 감히 그럴 수 없을 것이다 기관들이 보유하고

있는 각 분야의 전문성이 개발협력사업에 잘 녹아난다면 엄청난 시너지효과를 기대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서로에게 배우면서 발전하는 개발협력 NGO에 대

한 기대

사업수행에 대한 사례공유에 목말랐던 이들 기관들은 자신의 경험을 나누고 실패를 나누는데 주저하지 않았다 서로들 부족하다며 겸손을 표하였지만 오히려 사업의 경험을 나누고 기관의 사업계획서를 공개하는 것에도 주저함이 없었다 교육 및 컨설팅에 참여한 기관들도(사업규모가 큰 기존의 개발사업 수행기관) 마음을 다해 주었다 교육을 실시한 강사 중 한 사람(기존 사업수행기관 실무자)은 자신이 작성했던 사업계획서를 그대로 공개하는 과감함을 보여주며 신규단체들에게 힘을 보태어 주었다 뒷얘기를 들어보니 이후 많은 신규단체에서 lsquo감사했다rsquo lsquo큰 도움이 되어 너무 감사하다rsquo 라는 이야기를 전했다고 한다 그러다보니 신규기관들 역시 타 기관과 협력하는 데 주저함이 없다 얼마 전 전년도 참가기관 3곳에 lsquo올해 프로그램에 선정된 단체들을 대상으로 하는 실무자 간담회에 참석하여 전년도 사업경험이나 현재 사업을 진행하며 겪는 어려움을 공유해 주실 수 있겠느냐rsquo는 요청을 했다 망설임 없이 최선을 다해서 준비하겠다고 전화기너머로 들려오는 목소리에 참 마음이 따뜻해졌다 이와 같은 신선한 바람이 개발협력 시민사회 전체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작년 프로그램의 막바지 즈음에 개인적인 감상에 젖어 페이스북 담벼락에 글을 남긴 적이 있다 ldquo이곳도 현장임을 느끼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rdquo라는 것이 글

의 요지였다 작년에 처음 수행되는 프로그램이다 보니 교육도 많이 어려워했고 단체 간에 어느 정도의 경쟁의식도 있었던 것 같다 그런데 오랜 기간을 함께하다보니 조금씩 마음을 열어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비슷한 사업을 기획하고 있거나 같은 국가에서 사업

을 계획 중인 기관들을 스스로 찾아가며 정보도 공유하고 네트워크도 구축했다 처음에는 바빠서 교육에 참가 못하겠다며 앓는 소리를 하던 분이 교육의 필요성과 중요성에 공감하며 아직 부족하니 또 교육에 참가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교육 중에 그렇게 외치던 ldquo현지 주민들과의 lsquo라포형성rsquo이 이런 것이구나ldquo를 느끼며 잠시 감성적이 되었던 기억이 문득 떠오른다

물론 교육 몇 번으로 현지조사 한번으로 창의적인 사업발굴이 되는 것은 아니다 또한 신규 단체의 특성이나 분야 전문성을 고려하지 않은 채 획일적으로 기존의 프레임 안으로 편입시키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있을 수도 있다 그렇지만 개발협력사업에 관심을 가지고 진입하려는 신규기관들에게 또는 어떤 이유로든 교육에 참여할 기회가 없었던 기관들에게 또는 네트워크 기반을 필요로 하고 있던 기관들에게 본 프로그램이 가지는 의미는 분명히 작지 않을 것이다

올해 참가기관 중 한 곳은 이런 말을 했다 ldquo저희는 그동안 저희끼리만 사업을 참 열심히 해왔어요 이렇게 지원 프로그램이 있는 줄도 몰랐고 다른 단체와 협력도 거의 없었던지라 이번 기회를 통해 다른 기관들의 활동도 알고 싶고 어떤 교육과정이 있는지도 궁금합니다 꼭 참여하고 싶어요rdquo

올해도 역시 바람이 분다 새로운 바람이~

박현정 작성

국제개발협력민간협의회 대외협력팀 간사

ODA Watch 청년활동가 8기

rianaprkgmailcom

교육에 참가한 활동가들의 모습 그들의 고민이 느껴진다 마지막 교육을 마치고 함께 찍은 단체 사진 KCO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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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체가 사는 길은 연대이며

활동가가 사는 길은 협력입니다

미얀마를 지원하는 단체 활동가들의 모임lsquo미지모rsquo

간디학교의 교가는 lsquo연대와 협력을 통해 활동을 만들어 가고 싶어 하는 미얀마를 지원하는 단체 활동가들의 모임(이하 미지모)의 꿈rsquo과 맞닿아 있다

미지모는 lsquo미얀마를 지원하는 단체 활동가들의 모임rsquo이다 함께 움직이고 있는 4개 단체(더프라미스 따비에 로터스월드 해외주민운동한국위원회)는 규모가 작다 첫 모임을 누군가 제안하고 선뜻 동의하여 출발한 지 불과 8개월이다 작은 것을 지향하는 활동가들이 만났다 회의시간 보다 뒤풀이 자리가 길고 공식적인 논의보다 비공식적 수다가 즐거운 곳이다 이제껏 우리가 만나왔고 생각해 왔던 (소위 주류라 일컬어지는) 국제개발협력NGO에서 보면 대수롭지 않을 수 있다 각자 생존하기 바쁘고 사업을 위해 경쟁하고 성공과 결과를 향해 질주하는 비즈니스와도 같은 국제개발 영역에서 사람중심의 협력을 통해 일궈가는 소소한 과정들이 얼마나 가치 있게 존중 받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ldquo미지모가 반드시 목표를 정해놓고 가는 것은 아닙니다 그냥 같이 가는 것입니다 뜻이 있는 활동가들이 함께 가는 과정 자체가 의미 있고 중요합니다 그 과정에서 성과가 있다면 좋고어떤 목표나 방식을 규정하지는 않습니다rdquo

미지모의 구성원을 동지로 여긴다는 로터스월드 민정희님의 생각이다

미지모가 정해진 목표를 두고 반드시 가야 하는 길이 없다고 해서 누구 하나 불안해하거나 강요하지 않는다 자칭 자발적 행동과 실천이 미지모의 강점이다 해외

현장에서 주민의 주인화 주민의 주체성 주민의 자발성만을 강조했던 활동가들이 스스로 모여 자발적 선택과 행동을 하는 모습은 흔히 행정에 밀리고 현장관리에 급급하며 프로젝트 실행에 힘겨워하는 국제개발NGO 활동가들에게서 쉽게 발견할 수 있는 모습은 아니다

ldquo크게 뭔가 성과를 내려고 욕심내지 않기 때문에 가능한 것 같습니다 성과가 중요했다면 자기 것을 차지하기 위해 많은 부분을 쟁취하고자 했을 텐데 아예 그런 마음 없이 시작하고 있습니다 그런 마음이 우리 스스로를 움직이게 합니다rdquo

어지간해서는 뭔가 미련 갖지 않고 훌훌 떠날 것 같은 로터스월드의 박영신님이 꾸준히 참여하는 이유이다

혹 우리는 분주하고 여유 없는 사람들이 더 많은 일을 열심히 훌륭히 해내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무엇이 문제인지를 근본적으로 고민하지 않고 어떻게 가고 있는지를 관행적으로만 되돌아보는 누군가에게 미지모는 어쩜 lsquo무(無)지모rsquo일지도 모르겠다

미지모의 첫 활동

미지모는 미얀마 마을에서 주민들을 직접 만나는 미얀마 활동가들의 가능성과 성장에 우선적으로 주목하고 있다 한국 본부에서 주민들의 마음과 생각 힘을 모아내는 일은 우선적 활동이 아닌지 오래 되었다 할 수 없는 것은 할 수 없다고 인정하는 것부터가 시작이다 미지모의 힘은 사실을 사실대로 아는 것이다 모르거나 못하거나 안 되는 것에 변명하거나 합리화 하지 않으

꿈꾸지 않으면 사는 게 아니라고아무도 가지 않는 길 가는 우리들 누구도 꿈꾸지 못한 우리들의

세상 만들어 가네우리 알고 있네 우리 알고 있네 배운다는 건 가르친다는 건 희망을 노래하는 것

NGO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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려고 한다 대신 문제를 대안으로 실천해 보고자 한다

ldquo한국에서 일하는 우리는 중간실무자입니다 현장실무자 특히 현장의 한국실무자들을 만나보면 우리와 같은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문제라고 하는 것 우리가 욕구라고 하는 것들이 해결되지 않아 힘들어 하고 있기도 합니다 서울 본부에서 일하는 우리는 이런 사실을 잘 모릅니다 뭔가 채워지지 않고 문제라고 여기던 것을 풀어가야 하는데 이런 것들을 현지의 활동가들과 하고 싶습니다 한국에서 파견된 실무자들을 생각하면 나랑 크게 다르지 않은데 항상 다르다고 생각하고 있는 건 아닌지 자문을 해봅니다 현지의 활동가들에게 우리가 함께 하면 꿈같던 일들도 실제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며rdquo

박영신님의 바람은 우리 모두의 바람이기도 하다

ldquo주민 현장 늘 어려운 존재입니다 우리가 주민을 또는 현장을 얼마나 아는지 우리가 안다는 그것이 주민의 또는 현장의 무엇을 알고 있는 건지 그런데 모른다고 해서 멈추지 않는다고 하는 것입니다 멈출 수가 없다는 것입니다 그럼 해야 하는데 그걸 하고 있는 사람이 하도록 해야 합니다 그 사람이 바로 미얀마 현지의 활동가들입니다 그 활동가들이 우리의 고민보다 좀 더 얕을지는 모르지만 그들이 할 수 있는 게 우리보다 훨씬 많습니다 아마 알면 더 잘 할 것입니다rdquo

미지모를 제안한 해외주민운동한국위원회의 강인남님의 근본 고민은 미지모 모두의 고민이기도 하다 그것은 미지모의 첫 활동으로 연결되었다

오는 6월 미지모는 2주의 일정으로 미얀마에 간다 미지모를 구성하고 있는 4개 단체 그리고 이 단체와 관계를 맺고 있는 15명의 미얀마 활동가들이 모인다 만나서 고민과 어려움을 함께 나눌 생각이다 미얀마의 과거 현재 미래에 대한 의식(觀)을 통해 미얀마에 대한 진지한 사유를 할 것이다 미얀마의 현재가 세계의 패러다임 속에서 어떤 위치에 있는지 마음의 자유와 평화 인류의 상생과 평등에 대한 진지한 자기 물음을 갖는 과정도 가질 것이다 국제개발의 참 의미 현지 활동가의 정체성과 역할 주민관계와 주민조직화에 대한 워크숍을 통해 자기 길을 스스로 만들어 갈 것이다 그리고 주민중심으로 지역개발이 이루어지고 있는 주민현장을 방문하여 우리 활동의 가능성을 넓혀갈 것이다 이 교육훈련은 미얀마의 젊은이로서 주민현장의 활동가로서 처음 가져보는 공동

의 성장과정이다 미지모는 이 교육훈련을 만들어 내기 위해 미얀마 현지 활동가에게 묻고 피드백하고 교육프로그램을 짜고 미지모의 생각을 보태 다시 묻는 과정을 가져왔다 미지모답게 해보자는 것이었다

이들은 9월에 다시 한국에 온다 미얀마 현지에서 실현 가능한 아이디어를 좀 더 넓게 찾아보자는 것이다 독재국가에서 오래 갇혀 왔던 열정과 신념을 활동으로 연결시키기 위해서이다 직접 눈으로 보고 듣고 느끼고 함께 구상하는 것이다 사회와 세상을 보는 눈 그것은 그들의 힘을 배가시키는 동력이 될 것이라고 미지모는 믿는다 설령 이제와 다를 바가 없다 하더라도 한국의 협동조합과 518기념재단 방문 크고 작은 지역사회 조직을 방문하며 이들이 느끼고 생각했을lsquo그 시간의 울림rsquo에 미지모는 행복할 것이다

미지모를 위하여

미지모는 참 다른 개개인이 모였다 주류가 될 수 없는 소박한 이들이다 김수환추기경님의 말씀대로라면 바보 같은 이들이 모였다 바다가 되기보다는 늘 흐르는 냇물이 되기를 자처하는 이들 자신의 생각을 끝까지 말하지만 공동으로 모아진 결론에 대해서는 흔쾌히 받아들이는 이들 누군가 제안하면 진지하게 실현가능성을 모색하는 이들 미지모는 마음과 뜻이 모인 곳이다 그리고 그 방법을 찾고 있는 중이다

ldquo모든 곳이 그렇지만 국제개발협력분야에도 문제는 있습니다 그런데lsquo사건rsquo이라고 하는 것은 그 문제를 그냥 보고 넘기지 않는 것에서 만들어 지는 것 같습니다 실제 이 모임 안에서도 변화를 꿈꾸는 변화를 시도해 보려는 마음이 간절합니다 그런데 그것은 특별한 사람이 모여서 특별한 일을 만들어서 되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입니다 미지모는 같이 모이면 힘이 납니다 같이 만나서 이야기를 해보면 아무 것을 하지 않아도 만나는 것 자체가 힘이 납니다rdquo

사람들의 lsquo진정성 있는 관계rsquo를 성찰하게 하는 민정희님의 말이다

미지모는 돈이 없다 잃을게 없어서 당당하다 우리가 가진 전부가 있다면 함께 술 마실 돈 정도이다 미지모는 능력 있는 사람이 없다 한 사람이 특별하지 않아서 절로 협동심이 작용한다 우리가 가진 전부가 있다면 자연스럽게 나눠지는 우리 개인의 고민과 세상이야기를 주고 받는 술자리이다 이 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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를 통해 미지모는 서로가 서로를 성장하게 만든다

ldquo미지모를 통해서 사업을 같이 하는 것도 있지만 뭔 가 공감하는 부분이 더 넓어졌습니다 우리는 국제개발이나 미얀마만을 이야기하지 않습니다 그것을 뛰어 넘어서 우리가 지향하는 가치에 대해 같이 공유하고 사례들을 나눕니다 그리고 그것을 한국의 국제개발협력시민사회와 공유하기 위해 미지모속에서도 또 다른 협력을 만들어 냅니다 그래서 한 단체가 하기 힘든 벅찬 일을 함께 만들어 갑니다rdquo

더프라미스와 로터스월드는 또 다른 협력사업을 구상 중이다 미지모는 바람직한 모델이 되기를 희망한다 같은 국가 안에서 같은 활동을 하는 단체들이 모이고 비슷한 생각을 지닌 활동가들이 만나고 작은 단체가 모여 협력하고 누군가에게는 꿈이 되기도 하고 어느 단체에게는 lsquo또 다른 방식의 국제개발이 가능하다rsquo는 발상의 전환을 일으켜 주고 싶기도 하다 그러나 그것이 우리의 목표가 될 수는 없다 lsquo함께 하는 과정을 통해서 어느 지점엔가 도달했더니 그렇게 되어 있더라rsquo라는 결과를 낳고 싶은 절실함이다 미지모는 그 절실함을 다른 국제개발협력 단체들과 소통하고 나누고자 한다

ldquo우리가 처음에 함께 하기로 했던 이유를 잊지 말아야 합니다 어떤 성과나 결과물 보다는 단체도 함께 하고 활동가도 함께 해야 한다는 것을 유지해야 합니다ldquo

미지모의 대표 따비에 정보임님의 말이다 미지모가 절대 잃지 말아야 할 초심이다

미지모의 정기 모임에 따비에의 한 활동가가 왔다lsquo달다rsquo라고 하는 아담하고 정취 있는 이름을 가진 신입활동가이다 미지모 신입활동가의 칭찬에 우리는 모두 웃었지만 우리가 이미 누군가의 꿈이 되고 있다는 사실은 우리가 무엇을 노력해야 하는지를 다시 깨닫게 해주었다 달다님과 같은 꿈이 모이면 미얀마 주민들의 꿈도 그들이 주인이 되는 방식으로 익어갈 것이다

ldquo마웅저대표님과 정보임대표님이 미지모에 다녀오시면 이야기를 해주시는데요 저는 그걸 듣고 놀라웠습니다 다들 서로 각자 영역에서 따로따로 경쟁하듯이 한다고 생각했었고 실제 그런 모습들은 외부에서 봤을 때 선입견을 갖게 하거든요 그런데 안을 들여다보니 lsquo실무자들이 뭔가 다들 열심히 하고 있구나rsquo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늘 와서 느낀 것은 내가 만약 이 활동을 계속 하게 된다면 10년 후 15년 후 선생님들 같은 모습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실제 사무실 안에서 있을 때는 뭔가 그림이 잘 안 그려지기도 하고 지금까지 국제개발은 잘 모르겠다고 말하고 다녔는데 오늘 참가하고 들으면서 그림이 좀 더 그려져서 알 것 같기도 해요 처음 듣는 이야기 처음 듣는 상황도 많아서 많이 듣고 배우게 되었습니다rdquo

OWL 원고 기고를 요청 받고 미지모는 기고의 여부 누가 쓸 것인가 어떻게 쓸 것인가에 대한 의견

회의 중인 미지모의 모습 유보미

NGO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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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 모아갔다 미지모는 출발이다 자랑할 것도 내놓을 것도 검증 받은 것도 인정받거나 비난 받을 것도 없다 미지모는 누군가에게 말을 하고 싶은 것이 아니다 우리 스스로 다짐하며 보여주고 싶다

연대와 협력을 통해 더 많은 것을 일궈갈 수 있다는 것 뜻이 분명하면 방법은 만들어 진다는 것 100개의 사업보다 뜻을 가진 여섯 사람이 더 소중하다는 것 정보임 강인남 달다와 같은 후배들에게 마웅저 민정희 박영신 옥세영 유보미와 같은 선배들이 더프라미스와 로터스월드 같은 선배 단체들이 따비에와 KOCO(해외주민운동 한국위원회)같은 후배 단체들에게 분명 힘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그래서 우리는 서로가 선배이며 서로가 후배이다 서로 가르치며 서로 배우는 것이다 미지모가 만들어 갈 국제개발협력의 혁신을 꿈꾸며 미지모는 꿈꾸는 길로 최선을 다해 갈 것이다

OWL의 원고 작성을 위해 우리가 모이는 날 따비

에 마웅저 대표님은 518기념행사 준비회의에 참석

하시느라 함께하지 못하셨습니다 더프라미스의 유

보미님은 3년 만의 휴가를 만끽하셨고 옥세영님은

건강상의 이유로 참석하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작은

시간들이지만 우리와 함께 출발했던 지구촌나눔운

동의 김민영님도 미지모 안에 있었음을 기억합니다

미지모 작성

babolif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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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에 공감과 연대가 필요한 이유- 로터스월드 민정희 국장과의 인터뷰 -

인터뷰에 열중하고 있는 로터스월드민정희 국장의 모습

OWL 독자들을 위해 간단한 자기소개먼저 부탁 드립니다

안녕하세요 로터스월드 민정희 사무국장입니다

지난주에 큰아들을 군대 보낸 두 아들의 엄마이기도 하

지요 불교신자이기도 하고요 저는 대학 시절에는 불교

학생회에서 시민운동을 경험했고 실제로 졸업 후 몇 년

간은 관련 단체의 간사로도 활동했어요 결혼 후 한국여

성단체연합에서 활동하다 한국불교국제네트워크의 국

제이슈 담당 실무자로 활동했어요돌이켜보면 이때 개

도국 현지에 오가면서 국제개발협력 활동을 알게 되고

서서히 인연을 맺기 시작했던 것 같아요 사실 저는 로

터스월드 창립시절부터 도왔고 2006년 2월부터 함께

하기 시작했어요 중간에 잠시 대학사회봉사단으로 이

직 했다가 다시 복귀한지는 1년 8개월 정도되었습니다

로터스월드에서의 저의 1막과 2막을 비교해보면 확실히

처음 왔을 때는 일종의 문제의식이 크게 없었던 것 같아

요 해외출장을 자주 오가며 현지 주민들과 많이 접촉하

긴 했지만 특히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내가 주민을

어떻게 바라보아야 하는가 등에 대한 생각을 깊게 하지는

못했던 것 같아요 이번에 다시 돌아오면서 스스로 부족

한 부분을 깨닫고 배워야겠다는 생각이 먼저 들더라고요

제 나이가 적지는 않지만 (웃음)더욱 용기를 내서 움직이

고 있죠 최근에는 국제개발협력 관련 교육도 많이 수강하

고 사람들과도 적극적으로 교류하면서 서로의 경험을 나

누고 있어요 개발협력사회의 교류가 주는 긍정적인 면이

많아서 이러한 모임이 점점 늘어나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OWL이 만난 사람

lsquo한국 개발NGOrsquo에 대해 생각해보면 어떤 특징들이 머릿속에 떠오르시나요

주로 국제NGO 대형NGO 개신교도 중년의 남성 실무책임자들을 연상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번 OWL에서 만나본 로터스월드 민정희 사무국장은 불교를 기반으로 한 소규모 단체 활동가이자

사회운동가 출신의 여성 실무책임자로 개발NGO사회 내에서는 흔치 않은 경력의 소유자입∙니다

봄비가 내리던 4월 23일(화) 기존 개발협력 시민사회에 신선한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민정희 사무국장을 만

났습니다 OWL은 이 인터뷰를 통해 한국개발협력 시민사회가 점차 다양해지고 있는 단면을 나누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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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에 기반하는 단체로서 로터스월드가 존중하는 가

치는 무엇인가요 그리고 이러한 가치가 사업방식에

실제로 적용되고 있는지 궁금하네요

저희는 평등 평화 자비 세가지 가치를 중점으로 삼

고 있어요 부처가 살아온 모습 그대로 그가 계급을

부정하고 전쟁을 반대했던 것처럼 평등과 평화를 추

구하고 불교사상에서 가장 기본적인 자비는 공감과

연대의 마음을 지향하지요 그렇지만 저희 역시도 실

제 사업에 이러한 가치들을 녹여내는 것이 아직은 많

이 부족한 것 같아요 현지 주민보다는 사업을 수행

하는 단체 중심으로 진행되고 국내후원자들의 요구

에 따라가는 것들은 저희뿐만 아니라 아마 다른 단

체들도 상황이 비슷하리라 생각됩니다 막상 사업 이

후의 관리는 부족하면서 후원자들에게 성과를 보여

주기 위해서 하는 사업이 너무 많다고 생각해요 막

상 현지 주민들이 필요하다고 요구한 것이 아닌데

도 우리가 일방적으로 사업을 진행하는 등의 문제들

말이죠 작년에 코빌(Covil)[1] 교육을 받으면서 이

러한 문제에 대해 더 생각해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빈곤 구조적인 폭력이 될 수 있음을 인지해야

그렇다면 현장사업에 이러한 가치들이

충분히 반영되지 못하는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요

문제의 원인과 결과를 제대로 보지 못하기 때문인 것

같아요 빈곤의 원인과 결과에 대한 근본적인 인식 즉

빈곤이 어디로부터 비롯되는가에 대한 정확한 인식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빈곤이 구조적인 폭력

이 될 수 있음을 깨닫는 것 말이죠 아직 한국의 국제개

발협력 역사가 짧기 때문에 충분히 실현되지 못하는 것

일 수도 있어요 빈곤문제가 단순히 해외에만 해당하

는 것이냐 하면 아니거든요 가난은 현재 우리 안에도

존재하고 있잖아요 저는 그렇기 때문에 개발협력분

야의 활동가들이 국내문제에도 더욱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생각해요 타인의 문제라고 생각했던 것을 나

의 삶의 문제로 받아들이는 순간 빈곤과 개발에 대한

보다 근본적인 접근이 가능해질 수 있다고 믿습니다

그러면 로터스월드가 중점을 두는 점은 무엇인가요

현재 준비 중이지만 lsquo현지NGO와 협력관계를 만들

자rsquo 라는 방향을 가지고 있어요 최근에 국제불교네트

워크에서 만난 단체들이 지역사회개발단체들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현지에서 활동했던 주민들의 권

한강화를 위한 활동을 하고 있는 단체들이죠 그래서

그분들의 활동경험을 배우고 우리의 사업 속에 녹여보

자는 생각을 가지고 있어요 권리에 기반한 관점 주민

운동적 관점에 대한 이야기들을 말이죠 사실 한국의

개발 NGO보다 현지에 있는 현지 NGO들이 더 그 지

역의 필요에 대해 잘 알고 현지 주민들에게 더 알맞게

일을 할 수 있는데도 현지 NGO를 바로 지원하는 단

체들이 많지 않아요 국제개발협력에서 현지 NGO는

조력자나 이해관계자 중 하나로 생각하기 때문이죠

그렇기 때문에 현지 NGO와 교류하면서 효과적인

사업과 주민권한 강화 등에 대해서 배우고 있어요

주민권한강화(empowerment)와 같은 경우에는 제

한된 자원 내에서 사업을 진행해야 하기 때문에 쉽

지 않지만 계속해서 노력하고 있는 사업 중 하나

에요 작년부터 주거 권에 대한 사업과 인권침해

지역의 주민들을 돕는 사업들을 하고 있고 미얀

마 모니와[2]에 대한 지원 사업도 이어가고 있어요

개발협력은 타인의 삶에 개입해서 변화를 주는 것이니

보다 신중한 접근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그러다 보니 정

말 필요한 것은 개발에 대한 철학과 윤리인 것 같은데요

네 맞아요 정말 공감하는 부분이에요 자기성찰

이 정말 중요하죠 개발NGO를 비롯한 시민사회가

항상 정부에게 문제 제기하는 부분이 바로 한국 개

발원조의 양적 성장인데 그렇다면 과연 우리 안에

는 이러한 문제가 없는지 되돌아봐야 하지 않을까

싶네요 우리 안에도 협력이나 연대하는 분위기보

다는 경쟁하는 모습이 주로 보이는 것 같아요 이러

한 모습이 우리가 무엇을 위해 이런 일을 하고 있는

지 여과없이 드러내고 있죠 이러한 이슈들을 함께

논할 수 있는 공론의장 또한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이제는 민 민협력을 위해 노력해야 할 때

국장님께서는 오랫동안 시민사회운동을 해오셨고 지

금은 개발NGO에 있으신데 서로 다른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1코빌(Covil) 코빌(Covil)은 Community Organizing과 Village의 합성어로lsquo지역과 함께 주민과 함께하는 주민운동rsquo의 방향성을 가진 활동가 조직이다2 미얀마 모니와 이 지역 주민들은 지역정부의 요청에 따라 농지를 3년간 중국구리광산회사에 빌려주고 3년이 지나도록 땅을 돌려받지 못하자 시위와 농성을 벌여왔다그러나 지난 11월말 화염방사기를 동원한 정부의 강제진압으로 100여명의 주민들과 스님들이 심한 화상을 입는 사태가 발생하였다

31

로터스월드 사무국 앞에서 한재광 총장 민정희 국장 조이슬 간사 권아람 인턴의 모습 (왼쪽부터 차례대로) ODA Watch

먼저 상대적으로 인적자원과 재원이 시민사회에 비

해 풍부한 것 같아요 그리고 다들 정말 공부를 열

심히 하시는 것 같아요 (웃음) 특히 국제개발협력

에 관한 기술적인 방법론에 대한 학습도 많고요 하

지만 전체적으로 시야를 넓힐 수 있는 분야에는 공

부가 부족한 것 같아요 그리고 상대적으로 단체

들 간의 연대 협력은 비교적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

는 것 같아요 국내에서 협력하지 못하면 개발현장

에서 주민들과 협력을 이루기가 더욱 어렵잖아요

다른 단체와 연대 협력하는 모습이 부족한 것은 그만

큼 기존에 교류가 없어서가 아닐까요 국제개발협력

시민사회 내에서의 교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

최근 민관 협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반면 정작

민 민 간의 협력을 위한 노력은 아직 많이 부족한 것 같

아요 민간 단체들끼리 같이 사업을 해보면 서로 많이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예를 들어 환경 분야의 기

후변화 이슈는 매우 중요하고 구조적 변화가 필요함에

도 개발협력 사회에서는 큰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죠

민 민 간의 연대와 교류의 활성화를 통해 이와 같은 이슈

를 같이 대응해나가는 노력도 필요하지 않을까 싶네요

말씀을 들으니 다양한 단체들간의 만남이 중요하다고

생각됩니다 다양한 종교적 배경을 가진 분들이나 사

회운동을 하시는 많은 분들이 개발 NGO 커뮤니티에

합류하셔서 함께 토론할 수 있는 장이 마련되어야 하

지 않을까요

저도 국내에서 운동하시는 분들이 개발협력분야에 함

께 들어와서 같이 서로의 운동을 공유하고 나누는 시

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저희 단체를 비롯한 몇 단

체들이 함께 미얀마에서 개발활동을 수행하는 단체들

의 모임인 미지모[3]를 구상하고 추진하게 된 이유이

기도 하죠 미지모는 단체들이 서로 연대하고 협력해

야 한다는 생각으로 시작하게 되었어요 단체 간 협력

을 준비하며 실무자들끼리 모여보니 모두 코빌 교육

을 함께 받았던 사람들이더라고요(웃음) 모임을 하

면서 함께하는 기쁨을 많이 느끼고 있어요 미지모 사

람들 모두 지향하는 바가 비슷하기 때문에 서로 동지

애도 느끼죠 미지모 같은 모임들이 다른 단체들 사

이에서도 많이 이루어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미

지모에서도ldquo왜 우리 커뮤니티 내에서는 같이 협력하

는 사업이 없나rdquo 라는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어요

사실 단체와 단체가 서로 교류하고 협력하게 되면 서

로 배울 수 있는 점이 아주 많은데도 그런 모임이 많

지 않은 것 같아요 처음에는 힘들겠지만 같이 공동으

로 사업도 해보면 서로가 배울 수 있는 점이 많다고

생각해요 그 시간을 통해 개발협력에 대한 가치와 지

향점에 대한 생각들도 공유될 수 있으리라고 봅니다

ldquo누군가는 관심을 가지고 끊임없이 문제제기를 할

때 변화가 생기죠rdquo

현재 개발협력 시민사회의 구성원과 구조를 보면 실무

자는 여성이 많지만 실제 사업과 정책을 결정하는 위

치는 대부분 남성들로 이뤄져 있는데요 이에 대한 국

장님의 견해는 어떠하신지 궁금합니다

아무래도 남성중심의 사회구조를 그대로 반영한 모습

으로 보이는 것 같아요 젠더 문제에 대해서 관심을 가

지고 변화를 이루어야 하는 거죠 결국은 끊임없는 문

제제기가 필요하지 않나 싶어요 조직 내에서 불합리

한 것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고 여성들이 일을 할 수

OWL이 만난 사람

3 미지모 미얀마를 지원하는 사람들의 모임이란 뜻으로 로터스월드 프라미스 코코 따비에 4단체가 공동으로 만든 모임 이번 77호의 NGO현장 코너에서 개발협력 분야의 새로운 움직임인 lsquo미지모rsquo에 대해 다루고 있습니다 미지모의 활동이 궁금하신 분들께서는 해당 기사를 참고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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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스월드 사무국 앞에서 한재광 총장 민정희 국장 조이슬 간사 권아람 인턴의 모습 (왼쪽부터 차례대로) ODA Watch

있는 사회적인 여건이나 환경에 대해서도 누군가는 이

야기해야 하는 것이죠 이점에서는 저부터 시작해야 한

다고 생각해요 끝으로 활동가의 가장 중요한 자질은

바로 공감하는 능력이라고 생각해요 신문만 봐도 세

상에 너무나 많은 일들이 있어서 곧 잘 무력감에 빠지

기도 하죠 하지만 이러한 일들에 대해 일차적으로 관

심을 가지는 일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우리가 당장

하고 있는 일 이외에는 관심이 없어서는 안 되죠 조금

더 공감능력을 확장해서 세계에서 일어나는 여러 가지

고통에 대해 관심을 갖는 것 자체가 세상을 바꾸는 첫

발자국이라고 생각해요 개인적으로는 단체의 성과로

인정되지 못하는 일에 대해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하

는 게 아쉽지만 꼭 돈을 보내주지 않더라도 관심을 가

지는 자체가 연대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누군가의

고통을 알아주는 자체로도 그 사람에게 위로가 될 수

있기 때문이죠 그래서 사업으로 진행하지 못해도 일

단은 그러한 사실들을 회원들에게 알리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활동가의 역할은 사람들의 관심을 일깨워주고

공감할 수 있도록 운동해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국장님의 20여 년 간의 활동을 압축적으로 살펴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야기를 들으면서 앞으로의 활동

이 더욱 궁금해지는데요

저는 단체보다는 그 안의 사람을 잘 키워내고 싶어

요 이제까지의 저의 경험을 바탕으로 후배들을 잘 키

워서 올바르게 사업할 수 있도록 이끄는 역할을 하고

싶네요 또 출장처럼 짧은 시간이 아니라 현장에 가

서 오랜 시간을 주민들과 함께 보내고 또 사업현장을

구체적으로 보고 경험하는 시간도가지고 싶어요 이

제 아이들이 다 커서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해요 (웃

음) 마지막으로는 제가 가지고 있는 연대와 협력의

경험들을 가지고 현지 지역사회경험들을 한국의 개

발협력 분야에 소개하는 역할을 해나가고 싶습니다

인터뷰 시간 동안개발NGO 활동가로서 올바른 개발

협력의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해 매 순간 끊임없이 성

찰하고 문제제기를 하는 민정희 국장의 모습이 인상

적이었다 기존의 개발협력사회 내에서 교류와 연대

가 더 활발히 이루어져야 한다는 말에도 깊이 공감했

다 파트너 국가 간의 연대와 협력이전에 우리가 먼저

교류하고 연대해야 하지 않겠는가 앞으로 국제개발

커뮤니티 내에서의 활발한 교류와 다양한 연대의 모

습을 기대해본다 이번 인터뷰를 통해 (필자는) 한국

개발협력 사회 특히 개발NGO에 불어오는 새로운 바

람 다양하게 뻗어나가는 물줄기의 흐름을 목격한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민정희 국장의 오랜 경험이 담긴

이야기를 들으니 앞으로의 활동이 더욱 기대가 된다

권아람 작성 ODA Watch 인턴

aramclsrnnavercom

33

청년활동가

(YP)들이 꿈틀꿈

틀 원조투명성

캠페인 TF를

조직하다

방울방울 나무를 수놓는 저 꽃잎처럼

한국외대

청년들의

사무국 방문

반가웠어요

한국외대 학생들과 조이슬 간사의 모습 ODA Watch

ODA Watch 이모저모

마침내 봄이 왔습니다 물러 갈듯 말듯 끝까지 애태우던 추위가 사라지고 햇살이 온 대지를 따스하게 감싸 안아

주고 있네요 길거리 나무들도 화사한 꽃잎으로 몸을 단장하느라 분주해 보입니다 봄이 와서일까요 워치에도

새로운 식구들이 찾아왔답니다 올 봄 모두 함께 꽃을 잘 피워낸다면 가을 무렵에는 풍성한 과실을 기대해볼 수

있지 않을까요

지난 4월 26일(금) ODA Watch가

국제개발협력학회(KAIDEC)에서

매년 공모하는 ODA 학술활동 지

원사업에 선정되었습니다 이로써

KAIDEC으로부터 지난 2011년부

터 연속 3년 동안 지원을 받게 되

었는데요 워치는 공모사업을 통한

1200만원의 지원금으로 올 한해

lsquo한국 개발원조 투명성 제고 방안 정

책 연구사업rsquo을 펼쳐나갈 예정입니

다 OWL 독자 여러분들도 한국 개

발원조의 투명성을 높일 수 있는 방

안을 함께 고민해주시겠어요 더불

어 워치가 꾸려나갈 원조투명성 캠

페인에 대해서도 많은 관심과 참여

부탁 드립니다

지난 4월 29일(월)에는 한국외국어

대학교에서 온 4명의 학생들이 ODA

Watch 사무국을 찾아왔답니다 워치가

도대체 어떤 곳인지 무엇을 하는 단체

인지 궁금해서 오늘 인터뷰를 위해 열심

히 공부했다며 이런 저런 질문들을 쏟아

냈는데요 NGO에 관한 교양수업을 듣

던 중 사례발표를 위해 여러 단체 중 워

치를 선택하게 되었다는 청년들 고민

이 담긴 질문에 답하는 시간도 참 즐거

웠답니다 워치가 어떤 단체인지() 궁

금하신 분들이 있다면 주저 말고 서교동

에 자리한 저희 사무국으로 차 한잔 하

러 오세요~~ ^^

ODA Watch 청년활동가들이 국제

개발협력의 흥미로운 이슈를 lsquo씹고

뜯고 맛보고 즐기기rsquo 위해 뭉쳤습니

다 청년활동가들은 관심 있는 이슈

를 중심으로 모여서 팀을 꾸려 시민

의 목소리를 내는 활동을 해오고 있

는데요 여러 팀들 중에 그 동안 국

내외 개발협력정책과 담론을 중점

적으로 공부해왔던 정책감시팀과

DAC(개발협력체계 비평가)팀이 주

축이 되어 Task Force 팀을 구성해

원조투명성과 책무성에 대해 국제

국내사회가 어떠한 이야기를 해오고

있는지 힘을 합쳐 알아보기로 했답

니다 지난 4월 10일 대망의 첫 모임

을 가졌는데요 매주 수요일마다 모

여서 이슈도 알아가고 무엇보다 서

로를 알아가는 시간을 가지고 있답

니다 앞으로 저희 청년활동가들이

펼쳐나갈 활동 많이 기대해주세요

첫 모임 후 뒷풀이 장소에서 한 컷시작을 기념하는 와인 한잔과 함께 ODA Wat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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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DEC지원

ODA 학술활동

공보사업 선정

환영합니다

이재원 간사님

권아람 인턴님

이재원

간사의

한마디

지난 4월 신입직원 및 인턴채용을 통

해 이재원 간사와 권아람 인턴이 ODA

Watch와 함께하게 되었습니다 이재

원 간사는 지난 2012년 ODA 인턴으

로 이미 한해 동안 사무국의 일원으로

동고동락(同苦同樂 )해왔는데요 앞으

로 두 분과 함께 채워나갈 워치가 더더

욱 기대됩니다 OWL 독자 여러분들

께 전하는 편지도 읽어주세요 ^^

안녕하세요 5월부터 ODA Watch의 새 식

구로 함께하게 될 이재원입니다 워치의 청년

활동가로 시작하여 지난 해 ODA 청년인턴으

로 1년간 사무국에서 일하는 행운을 누렸었

는데 올해는 이렇게 간사로 인연을 맺게 되

어 무척 기쁩니다 앞으로 겸손한 자세로 관

계하는 모든 분들과 함께하며 lsquo해피에너지rsquo를

나acuteshy 수 있는 활동가가 되겠습니다 아름다운

봄날 좋은 소식 나acuteshy 수 있어 행복하네요 여

러분의 많은 응원 부탁드려요 감사합니다

워치의

최연소 기부자

는 누구

감동 어린 소식 하나 ODA Watch의

최연소 기부자를 소개합니다~ ^^ 바

로 세상의 빛을 본지 꼭 한 달이 되어

가는 박시윤 양이 그 주인공인데요 박

욱범님께서 따님의 탄생을 기념하며 너

무나 감사하게도 일시 후원을 통해 그

환희와 행복을 워치와 함께 나주셨답니

다 박욱범님은 OWL에 해외특파원으

로 글을 기고하며 워치와 인연을 맺기

시작했는데요 현재는 영국에서의 석

사과정을 마치고 잠시 한국에 들어와

ODA Watch의 자매 기관인 (사)글로

벌발전연구원 ReDI의 연구원으로도 함

께하고 계시답니다 너무 감사한 마음

에 시윤 양을 위해 작은 선물을 준비한

워치 사무국 후원 담당 간사님과 간략

한 증정식도 가졌답니다~ ^^ 시윤 양

앞으로 건강하게 무럭무럭 자라나길 바

랄게요 ^^

권아람

인턴의

한마디

안녕하세요 ODA Watch OWL 독자 여러

분 ODA Watch에서 인턴으로 함께하게 된

권아람이라고 합니다 저는 인권에 관심이 많

아서 작년 하반기에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

에서 4개월 정도 일을 했었어요 앰네스티에

서는 인권의 관점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연대

운동의 방향성을 배울 수 있었는데요 ODA

Watch에서는 또 어떤 것들을 배우고 생각하

게 될 지 궁금하고 매우 기대가 되요 일한 지

이제 겨우 2주차인데 하루하루 많은 것들을

배우며 비판적인 관점으로 개발협력을 바라

보는 눈도 기르고 있어요 ODA Watch를 알

게 되어서 그리고 함께 일하게 되어 반갑습니

다 앞으로 독자 여러분들을 자주 뵐 수 있길

기대할게요 )

박욱범 님과 이재원 간사 ODA Watch 권아람 인턴과 이재원 간사 ODA Watch35

36

37

3월 재정보고

[ ODA Watch 살림살이 ]

ODA Watch는 투명한 재정운영을 원칙으로 합니다

소중한 후원금으로 운영되는 워치의 살림살이가 어느 곳에 어떻게 쓰여지는지

후원자 여러분과 OWL 독자들께 보고드립니다

워치의 살림살이에 더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38

ODA Watch는 2006년 설립 이래로 한국의 국제개발협력 사업 및 정책이 인권 bull 평등 bull 연대에 기반하여 보다 책임 있게 효과적으로 사용되어 개발도상국의 빈곤퇴치 및 지속가능한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한국 대외원조의 정책을 지속적으로 감시 bull 제언하고 대안을 고민하는 참여형 시민사회단체(Civil Society Organization CSO)입니다

39

Page 3: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77호(2013.05.03)

14 FOCUS 06 지금 정부는

2013 한국 ODA 예산을 파헤쳐 본다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DA Watch 를 후원해주세요

ODA Watch는 한국의 ODA가 지구촌에 진정한 도움이 될 수 있도록 개발을 넘어 발전대안을 찾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여러분의 참여와 지지를 기반으로 이뤄지는 우리의 활동을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우리 단체의 재정이 튼튼해야 합니다여러분의 소중한 동참을 부탁 드립니다

후원관련문의 02-518-0705 odawatchkoreagmailcom후원계좌 국민은행 924501-01-290929

제 77호 한국 국제개발협력 시민사회는 지속적으로 변화해야 한다

04 OWLrsquos View 판매

1분기

2분기

3분기

4분기

메콩이 들려주는 네버엔딩스토리

20 FOCUS

국제사회 내 한국 ODA의현주소는 어디에

34ODA Watch 이모저모

36 4월 감사합니다 amp 3월 살림살이

26 NGO 현장

미얀마를 지원하는 단체 활동가들의 모임 lsquo미지모rsquo

30 OWL이 만난 사람

개발에 공감과 연대가 필요한 이유 (민정희 국장 인터뷰)

24 FOCUS

한국 개발협력 시민사회에 신선한 바람이 불어오다

3

OWLrsquos View

한국 국제개발협력 시민사회는 지속적으로

변화해야 한다

4

한국 국제개발협력 시민사회에 변화가 지속되고 있다 시민사회를 둘러싼 환경도 변하고 있다 지난 십 수년간 국제개발협력 시민사회가 성장해온 과정에서 축적되어온 변화에 대한 열망과 필요가 현실화되고 있는 것이다 국제개발협력에서 시민사회의 역할이 국내외적으로 주목 받고 있는 가운데 한국 시민사회의 변화는 다양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 이에 ODA Watch는 변화의 한 가운데 서 있는 한국 국제개발협력 시민사회의 현 모습을 돌아보고 발전을 위한 제안을 하고자 한다

국제사회에서 개발NGO를 중심으로 하는 시민사회에 대한 공여자들의 관심과 개입은 1980년대를 거쳐 1990년대 이후 본격화됐다 1990년대 양bull다자간 공여자들은 시민사회를 자신들의 개발정책에 적극적으로 포함시키며 이른바 lsquo신정책의제(New Policy Agenda)rsquo프로그램을 펼쳤다 이는 신자유주의적 비용 효율성 추구를 위해 정부원조를 NGO를 통해 집행하는 외주화(outsourcing)와 개도국 내 민주주의와 굿거버넌스의 성취를 위해 공여국 NGO을 통해 개도국 시민사회를 지원하는 것을 주요 골자로 한다 1990년대 이후 서구 공여국들이 본격적으로 실행한 이 프로그램의 실행 과정에서 개발NGO들은 많은 원조자금을 정부로부터 지원 받았다 그 과정에서 개발NGO들은 정부의 공공개발서비스 하청업자 원조집행의 기술적 도구 외교적 수단 등으로 불리며 시민사회의 본질적 특성인 대안성을 잃어 버리고 정부의 친밀한 파트너가 되었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현재 서구 공여국의 많은 시민사회단체들이 정부원조를 지원받아 개도국의 인권증진과 주민의 자활을 지원하며 이 과정에서 대안적인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lsquo원조효과성rsquo담론이 주류화되면서 공여국 시민사회가 점차 정부의 원조 정책 틀 안에서 원조 조화의 한 구성요소가 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렇다면 한국 국제개발협력 시민사회의 현실은 어떠한가 여러 측면에서 한국 시민사회의 양적 성장은 놀

랍다 먼저 사업비 규모 면에서 이미 정부원조에 비견할 정도로 큰 규모를 가지고 있다 국제개발협력민간협의회(이하 KCOC)가 발간한 lsquo2011 한국국제개발협력CSO편람rsquo에 따르면 92개 KCOC회원단체 중(2012년 8월 기준) 67개 단체의 국제개발사업 규모는 3163억 원이다 이는 같은 해 KOICA가 집행한 ODA 규모인 4518억 원의 70에 달한다

또한 국제개발협력에 참여하는 시민사회단체도 급증하고 있다 1999년 창립 당시 24개였던 KCOC 회원단체 수가 2013년 4월 현재 97개로 300 이상 성장했다 최근 KCOC 회원단체 이외의 많은 단체가 국제개발협력에 참여하고 있는 것을 고려한다면 그 성장세는 더욱 크다

국제개발협력에 참여하는 단체의 성격도 다양해졌다 기존의 전통적인 활동 주체인 개발NGO외에도 사회복지단체 환경단체 여성단체 공정무역단체 및 다양한 단체들이 국제개발협력에 참여하고 있다 사업 분야도 다양해졌다 여전히 교육과 보건의료 지역개발사업 등 전통적인 개발사업이 주이지만 최근 마이크로크레딧 장애인지원 공정무역 적정기술 등을 시행하는 단체들이 늘고 있다 또한 국제개발협력시민사회포럼(KoFID) 활동과 같이 기존의 공공개발서비스수행(service delivery)의 영역을 넘어 정책옹호와 연대에

참여하는 단체들도 늘고 있다

또 다른 변화는 정부 지원의 규모가 커지고 방식이 다양해진 것이다 1995년부터 시민사회를 지원하던KOICA의 변화가 크다 최근 몇 년간 KOICA의 시민사회협력 예산이 급증했다 2009년 896억 원이었던 예산 규모가 2013년 317억 원으로 크게 확대됐다 아울러 시민사회와 협력하는 프로그램도 다양해지고 있다

이와 같은 국제개발협력에 참여하는 국내 시민사회의양적 성장은 매우 긍정적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이러

5

한 변화를 어떻게 보아야 할까 두 가지 측면에서 그 의미를 해석할 수 있다

첫째로는 lsquo다양성rsquo이 보인다는 것이다 그 동안 한국 국제개발협력 시민사회의 주류였던 개발NGO외에 다양한 시민사회단체들이 참여하고 있다 에너지bull환경단체 여성단체 인권단체 주민운동조직 협동조합 단체 등 그 동안 국내이슈에 집중하던 단체들의 참여가 활발해지고 있다 이들이 가지고 있는 발전에 대한 다양한 관점과 사회운동 경험에 기반한 접근법들은 개도국 주민들의 발전을 지원하는데 있어 더욱 효과적이고 혁신적인 성과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활동 분야와 형태에서도 다양성이 발견되다 아직 충분치는 않지만 주민조직 적정기술 협동조합 등의 방식들을 국제개발사업에 적용하려는 움직임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 이같이 개도국 사회발전을 목적으로 시도되는 혁신적이고 보다 근본적인 접근법들은 개도국 주민들의 자립과 자활을 도우려는 한국 시민사회의 고민과 노력이 깊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많은 시민사회단체들이 2011년 부산 세계개발원조총회를 전후로 국제개발과 관련한 정책옹호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국제시민사회와 연대하고 협력하고 있다 또 본부의 직원을 파견하여 사업을 수행하던 전통적인 모습에서 벗어나 개도국 시민사회단체와 파트너십을 가지고 이들을 직접 지원하는 단체들도 증가하고 있다 같은 지역에서 활동하는 단체들끼리 연대하고 협력하여 공동활동을 하는 모델도 생겨났다 이같이 한국 시민사회는 기존에 보여주던 한국단체 중심 개별단체 중심 그리고 공공개발서비스제공 중심의 활동에서 벗어나 다양한 방법으로 개도국 사회 발전을 지원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아직 가야 할 길이 멀지만 의미 있는 다양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두 번째로 lsquo제도적 변화rsquo가 지속되고 있는 점이다 이는 주로 시민사회와의 협력을 담당하는 KOICA의 프로그램에서 확인할 수 있다 몇 년 전 KOICA의 lsquo민간단체지원사업rsquo이 lsquo시민사회협력사업rsquo으로 그 명칭이 바뀌었다 시민사회가 lsquo지원rsquo에서 lsquo협력의 대상rsquo으로 전환된 것이다 프로그램도 다양해졌다 다양한 국내단체와 특히 개도국 현지 시민사회단체들이 사업에 참여할 제도적 기반이 구축됐다 KOICA가 개도국 시민사회단체를 직접 지원한다는 것은 개도국에 대한 원조정책의 전환을 엿볼 수 있다는 큰 의미를 가진 변화이다 그리고 정부 내 국제개발협력 거버넌스 체계에 시민사회인사의 참여가 제도적으로 보장됐다 중앙정부는 시민사회와의 대화를 정례화하고 있다 내용과 질

적인 측면에서 많이 보완되어야 하지만 시민사회와의 협력이 점차 제도화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다양성과 제도화로 표현되는 변화의 한가운데 서 있는 한국 시민사회는 무엇을 해야 할까 내외부적 환경적 변화를 기뻐하고 그 혜택을 누리기만 해야 할까 ODA Watch는 다음의 세 가지를 제안한다

첫째 한국 시민사회는 자기 정체성을 명확히 해야 한다 정부의 지원금 규모와 비중이 지금과 같은 속도로 증대되면 멀지 않은 미래에 정부는 시민사회를 점차 국가 원조정책의 종속변수로 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 시민사회가 깊은 철학적 성찰에 입각한 자기 정체성을 확실히 정립하지 못하고 분명한 전략을 가지지 못한다면 정부 의존도는 갈수록 심화되는 가운데 결국 정부 원조집행의 lsquo기술적 도구rsquo라 비판 받는 서구 개발NGO의 길을 피하지 못할 것이다

둘째 한국 시민사회는 독립적인 개발주체로서 대안성을 제시해야 한다 그리고 개발대안 및 대안발전 주창자로서 자신의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 시민사회는 발전에 대한 관점 및 기술적인 측면에서 혁신적이고 창의적인 대안제시를 위해 부단히 노력해야 한다 시민사회가 정부원조기관이나 국제개발기구와는 다른 방식과 내용의 대안을 제시할 때 그 본연의 빛을 발함을 잊지 말아야 한다 그리고 시민사회는 전세계 가난한 이들의 옹호자로서의 역할과 국가 기업 및 시민사회 자체의 국제개발협력에 대한 의로운 감시자로서의 임무도 소홀히 하지 말아야 한다

셋째 다양한 모습으로 성장하는 한국 시민사회는 그에 맞는 책무성을 제고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후원자와 개도국 주민들을 대상으로 개발사업에 대한 투명성을 제고해야 하고 이스탄불 선언을 포함한 국제사회의 다양한 개발 협력 규범과 담론을 체계적으로 내재화해야 한다

이러한 노력을 통해 내적으로 보다 성숙한 한국 국제개발협력 시민사회의 도약을 기대한다 바라건대 그 모습은 한국 시민사회의 국제개발협력을 주도해온 선배 개발NGO들과 한국 사회변화의 주역이었던 시민사회단체들 그리고 혁신적이고 창의적인 내용을 가진 다양한 신생단체들이 함께 모여 우리가 지향해야 하는 발전에 대해 머리를 맞대고 더 나은 지구촌의 미래를 위해 손을 잡고 가는 것이다

작성 ODA Watch 실행위원회

2013년 한국 ODA 예산을 파헤쳐 본다

ODA Watch 예산분석 TF팀은 2013년 한국 무middot유상 ODA 예산안에 대해 분석함으로써 올 한해 국제개발협력 정책의 집행 방향을 예측해보려 한다 이에 분석을 위한 기초 자료인 2013년 무middot유상 ODA 예산안을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확보했다

예산이란 숫자로 표현된 정부의 정책이다 즉 일정 기간 동안 국가가 어떠한 정책이나 목적을 위해 얼마만큼 지출하고 이를 위한 재원을 어떻게 조달할 것인가를 금액으로 표시한 것이다[1] 또한 슘페터는 lsquo한해 재정을 이해하고 판독할 수 있는 사람은 국가의 운명을 예측할 수 있다rsquo고 말했다 즉 국가 재정활동은 예산을 기반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그 기초가 되는 예산 내역에 대한 체계적인 모니터링은 매우 중요하다 무엇보다도 2015년 GNI 대비 ODA 비율 025 달성 목표에 따라 매년 ODA 예산이 대폭 증액되고 있으므로 예산 배분 및 집행이 효율적으로 이뤄지고 있는가에 대한 시민사회의 적극적이고 효과적인 감시는 필수적이다 이번 기사를 통해 ODA 예산안을 분석하고 특징을 파악함으로써 단지 올 한해 뿐만 아니라 앞으로 5년 10년 후 한국 개발협력의 미래를 함께 그려볼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고자 한다

올해 2013년 예산안은 해를 넘겨 1월 1일이 되어서야 가까스로 국회를 통과했다 헌정 이래 최초로 예산안 처리가 차기 년도로 넘어감으로 인해 많은 논란이 발생하기도 했다 전체 342조원(국회 통과 기

준 정부 원제출안은 3731조원) 규모의 2013년 예산은 크게 활력 예산 든든 예산 튼튼 예산 알뜰 예산 4가지로 분류된다 ODA는 국격 제고의 일환으로써 든든 예산의 범주 안에 포함되어 있다 예산안에는 rsquo주변국에서 중심국으로rsquo라는 캐치프레이즈 하에 국제사회에 대한 책임강화를 위해 ODA 규모를 점차 증대해나갈 것이라는 목표가 제시되어 있다

2013년 ODA 예산 살펴보기 ① 부처별 지원 규모

2013년 ODA 예산 전체규모는 2012년 12월에 통과된 lt2013년 국제개발협력 종합시행계획gt을 통해서 확인할 수 있다 올해 ODA 규모는 약 2조 411억원(양자 1조 4255억원 다자 6156억원)으로 전체 29개 부처 기관(지자체 제외)이 사업에 참여할 예정이다 양자원조 중 무상원조는 7569억원 유상원조는 6686억원이 배정되었다 다음 장의 lt표 2gt을 보면 ODA 집행에 참여하는 전 부처의 예산 규모를 확인할 수 있다 국토해양부와 경찰청을 제외한 27개 부처가 양자원조에 참여하고 이중 25개 기관이 무상원조를 지원한다 지자체까지 합산하면 무상원조 주관 부처의 수는 훨씬 더 늘어나게 된다 2012년 한국 ODA실적통계[2]자료에 따르면 작년에는 40개 내외 부처 및 지자체가 본 사업에 참여했다 그러나 기획재정부(EDCF 포함)와 외교통상부(KOICA 포함)를 제외하고 예산규모가 100억원이 넘는 곳은 교육과학기술부(5216억원) 농촌진흥청(1389억원) 농림수산식품부(150억원) 보건복지부(126억원) 환경부(101억원) 5개 부처에 지나지 않는다 그 외에는 소규모의 예산을 각 부처가 나누어서 분절적으로 집행하고 있다

2013년 ODA 예산 살펴보기 ② KOICA

KOICA는 2013년부터 예산안을 사업형태 위주에서 지역 국가별 분류 방식으로 변경했다 기존에는 아태지역 아프리카 중남미 중동 및 CIS 등 지역별로 분류했다면 올해부터는 각 국가별로 예산과목을 세분화했다 이는 한국 무상원조

lt표 1gt 2013년 ODA 예산안 규모

1 2009 예산감시 실무매뉴얼 함께하는 시민행동 시민이 만드는 밝은 세상 2 OECD 개발원조위원회(DAC) 2012년 공적개발원조(ODA) 잠정통계 관련 보도자료 부처통합 20130403

지금 정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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를 제공받는 파트너국가 별로 세세한 예산 지원추이를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변화이다

또한 형태별로는 프로젝트형 원조와 개발컨설팅 원조로 분류된다 올해부터 새롭게 도입된 국제개발컨설팅 프로그램(Development Experience Exchange Part-nership 이하 DEEP [3])은 국별 맞춤형 컨설팅 사업으로 명시되어 있으나 분류 상으로는 프로젝트 형태의 사업을 제외한 예산을 전반적으로 포괄하고 있다

올해 KOICA가 집행하는 무상원조 총액은 5413억 원이고 이는 작년에 비해 약 88(438억 원) 증가한 금액 이다 중점협력국 26개국 및 분쟁 후 재건국 3개국(아프가니스탄 이라크 팔레스타인)을 포함한 총 53개국에 KOICA 전체 예산의 51인 2749억 원이 지원될

lt표 2 gt2013년도 부처별 ODA 예산 현황(잠정치)

자료 2013년 국제개발협력 종합시행계획

lt표 3 gtKOICA 2013년 예산 세부내역

자료 2013년 KOICA 대외무상원조 사업계획

3 우리 개발경험의 효과적인 전수를 목적으로 한 개발컨설팅 프로그램 (KOICA 2013년 예산안) 7

예정이다 lt그림 1gt과 같이 지역별로는 아시아 태평양55 아프리카 21 중남미 13 중동 CIS 11의 비중으로 배분되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KOICA가 집행하는 무상원조의 623 가량이 중점협력국에 지원되고 있으며 최빈국 및 저소득국 지원비율은 457이다

지역별 원조 외에는 민관협력 해외봉사단 등의 글로벌프로그램과 홍보 경상운영비 등이 포함되는 협력사업지원 등에 재원이 배분된다 참고로 KOICA의 경우 국제기구 분담금 성격의 예산은 2011년부터 기관 예산에서 제외되었다 또한 동아시아기후파트너십 사업 역시 2008-2012년 간 사업이 종료됨에 따라 주요 사업의 성과평가 및 홍보에 소요되는 5억 원을 제외하고는 예산에서 제외되었다 글로벌녹색성장연구소(GGGI)의 경우에도 작년 10월경 국제기구로 전환됨에 따라 외교부로 예산이 이관되었다

2013년 ODA 예산 살펴보기 ③ EDCF

다음으로 EDCF는 2013년 기관 차원의 총 수입이 7551억원이며 그 중 원금 및 이자 상환에 해당하는 정부내부지출금 162억원과 여유자금 463억원을 제외한 6926억원이 EDCF에서 집행하는 총 예산으로 볼 수 있다 이 중 유상 ODA로 집계되는 금액은 대개도국차관사업에 해당하는 6686억원이다 이는 전년대비 87(535억원) 증가한 것이다 지역별로는 아시아 67 아프리카 20 중남미 7 기타 6로 분류할 수 있다 [4] (승인액기준) 2013년 국제개발협력 시행계획에 따르면 2013년 잠정 승인계획 상 중점협력국에 지원되는 유상원조 비율이 70 내외에 달한다고 명시되어 있으나 실제 ODA Watch가 제공받은 EDCF 기금운용계획서 에서는 이를 확인할 수 없었다 이는 EDCF 예산안이 지역별 단위(동아시아 서아시아 동아프리카 서아프리카 유럽CIS 중남미 중동 태평양 등) 당 전체규모만 명시되어있고 각 지역별 국가 단위에 소요되는 예산으로는 구체화 되어있지 않기 때문이다

차관사업을 제외한 사업비로는 차관사업진행컨설팅(61억원)과 경제협력기반구축(20억원)사업 그리고 ADB 미래탄소펀드출자액(57억원)이 있다 그 외 기금운영비로 102억 원이 책정되었다 양자원조 사업 형태별 예산 심층 분석

다음으로 양자원조의 사업 형태별 예산 추이를 심층적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ODA 예산의 전체 규모 유형

(양자 및 다자 무middot유상 원조) 지역 및 국가별 배분 추이에 대해서는 OWL에서 이미 여러 번 살펴보았다 [5] 2015년까지 ODAGNI 025 달성을 목표로 정부는 ODA 규모를 지속적으로 증가시키고 있으며 금년 예산은 2조 411억 원(GNI대비 016)으로 추산된다 2011년 이후 양자원조와 다자원조 예산 비율은 73이고 양자원조 가운데 무상원조가 유상원조보다 조금 많은(5347) 상황이다 지역별로는 아시아 중점 원조 기조가 유지되고 있고 국가별로는 26개 중점협력국에 예산이 집중되고 있다 이와 같이 ODA유형 지역 국가별 배분 추이에는 큰 변화가 없는 반면 사업 형태별로는 프로젝트 사업의 비중이 줄어들고 있다 대신 초청연수 민관협력 긴급구호 개발컨설팅 사업이 전체 예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lt국제개발협력 기본계획(2011-2015년)gt에도 유상원조 추진계획 가운데 하나로 정부 민간 연계 확대 방안이 제시되었고 무상협력의 경우 해외긴급구호 민관협력 개발컨설팅 사업의 비중을 제고하는 계획이 수립되었다 그렇다면 이와 같은 계획들을 실현하기 위해 이를 뒷받침할 예산 또한 충분히 반영되었을까 lt기본계획gt에 제시된 또 다른 목표인 ODA 평가 강화 ODA에 대한 국민적 지지기반 확대 정책연구 역량 강화를 위한 예산은 충분할까 한편 편성된 예산을 효과적으로 집행할 수 있는 시스템은 갖추어져 있을까 혹시 급속한 예산 증가에 따른 문제점은 없을까 계획 수립 예산 편성 사업 집행 평가 및 피드백 과정으로 이어지는 일련의 ODA 사업 과정에서 예산 편성은 한국 ODA의 실질적인 전략과 우선순위를 보여주는 의의가 있다

lt그림 1gt 무상원조 지역별 중점협력국 소득수준별 지원 비중

4 2013년 국제개발협력 종합시행계획5 (OWL 74호) 2013년 한국의 국제개발협력을 전망한다 등

지금 정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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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t표 4 gt 2013년 EDCF 수입∙ 지출계획 총괄 자료 2013년 EDCF 기금운용계획

6 국회예산정책처 2013 2013년도 예산안 부처별 분석Ⅱ(외통위 국방위)

다음 장에서는 분절화 문제의 해소가 시급한 사업(개발컨설팅 및 초청연수) 장기적 관점의 지원이 필요한 사업(민관협력) 예산을 대폭 늘려야 하는 사업(홍보 평가 연구)으로 나누어 현황과 문제점을 살펴보았다

분절화 문제의 해소가 시급하다 개발컨설팅 및 초

청연수사업

개발컨설팅 사업은 최근 가장 주목 받고 있는 ODA 사업 형태이다 정부에서는 개발컨설팅 사업의 비중을 확대하여 lsquo소프트웨어 중심 원조rsquo를 강화하고 한국형 ODA 모델 및 다른 원조 사업과도 연계하겠다

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2013년에는 KOICA(DEEP) 기재부(KSP) 방통위 고용부 국무조정실 안행부 등 모두 6개 기관이 26개국을 대상으로 58건의 개발컨설팅 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올해 개발컨설팅 사업 예산으로 책정된 607억원 가운데 KOICA(375억원)와 기재부(207억원)가 대부분의 예산을 차지하고 있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부분은 KOICA에서 각종 기술협력 사업에 DEEP(Development Experience Ex-change Partnership) 이라는 이름을 붙이고 개발컨설팅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점이다 외교부와 KOICA는 지난 2월 관련 연구소와 기업들을 아우르는 lsquo개발컨설팅 네트워크rsquo를 출범시키기도 했다 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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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t표 7gt 홍보 평가 연구 관련 예산 추이(2009-2013)

지금 정부는

lt표 5gt 양자원조 예산의 사업 형태별 추이(2010-2013)

부에서 경제발전경험 공유사업(KSP)의 예산 및 사업 규모를 빠른 속도로 확장하고 있는 가운데 개발컨설팅 사업을 둘러싼 부처 간의 주도권 경쟁이 격화될 가능성이 높다 늘어난 개발컨설팅 예산을 효율적이며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대책의 마련이 시급하다

초청연수 사업도 분절화 문제가 발생할 소지가 크다 2013년을 기준으로 15개 기관에서 46개국 310개 과정 9천 여명을 초청하는데 모두 1021억원의 예산이 배정되어 있다 특히 올해에는 KOICA 이외에 각 부처 및 기관들이 별도로 진행하는 초청 연수사업이 증가하였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에 따라 전체 초청연수 사업 예산 가운데 KOICA가 차지하는 비중이 78에서 45로 줄어들었다 부처 및 기관별 예산 규모는 KOICA(465억원) 교육부(406억원) 안행부(40억원) 문광부(40억원) 순이다 lt2013년 국제개발협력 종합시행계획gt에 따르면 외교부에서 올해 내로 초청연수 효율화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초청연수 효율화 방안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해외봉사단 사업의 예산 통합 사례를 면밀히 검토할 필요

가 있다 2009년 정부 각 부처와 기관에 분산되어 있던 해외봉사단사업이 통합되어 lsquoWorld Friends Ko-rearsquo가 만들어졌다 또한 2011년에는 해외봉사단 사업과 관련된 4개 부처의 6개 사업 예산이 KOICA로 통합되었다 그러나 예산만 KOICA에 통합 편성되었을 뿐 실제 사업은 여전히 각 부처에서 개별적으로 수행되고 있기 때문에 여전히 통합의 효과가 미흡하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6] 초청연수사업의 효율화 방안을 마련하는 과정에서도 사업을 전반적으로 조율하는 컨트롤 타워의 구성과 예산의 통합 사업 집행의 통합이 단계적으로 고려될 필요가 있다

장기적 관점의 지원이 필요하다 민관협력사업

민관협력 사업은 정부 NGO 기업 대학의 포괄적 파트너십을 활용하여 이뤄지고 있다 lt국제개발협력 선진화방안gt에 따르면 정부는 민관협력 사업 예산을 2010년 90억원에서 2015년에는 900억원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한편 KOICA에서는 2013년 민관협력 예산으로 전년 대비 51억원 줄어든 317억원을 책정했다 국별 시민사회(CSO)협력 프로그램 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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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 2012년 118억원에서 2013년 154억원으로 증가한 반면 대학과의 파트너십을 통한 개발협력사업은 2012년 184억원에서 2013년 97억원으로 줄어들었다[표 6 참고] 한편 EDCF에서도 민자사업(PPP)을 장려하고 기업의 참여를 활성화하기 위해 EDCF를 활용한 해외 민자사업 진출 설명회를 개최한 바 있다

ODA사업에 대한 민간의 참여를 적극적으로 확대해야 한다는 점에 대한 공감대는 이미 형성되어 있다 문제는 예산 배분의 우선 순위와 원칙이다 무엇보다도 대학과 민간단체들이 기본적인 인프라 및 단체의 역량을 갖추는데 예산을 우선적으로 배분해야 한다 지원 성과에 대한 엄밀한 평가는 중요하지만 단기적인 성과를 예산 지원과 직접적으로 연계시키는 방식은 지양해야 한다 아직 사업 초창기라는 점을 감안하여 대학과 단체들이 충분한 역량을 갖출 수 있도록 장기적인 관점의 지원이 필요하다 또한 기업의 경우에는 국제개발협력 사업의 성격에 대한 이해가 부족할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민관협력 사업의 일환으로 추진되는 글로벌 사회공헌 프로그램이나 민자사업이 기업의 이익 추구를 위한 도구로 변질되어서는 안 된다는 원칙을 지속적으로 강조할 필요가 있다

예산을 대폭 늘려야 한다 홍보 평가 연구 관련

예산

홍보 평가 연구 관련 예산은 비록 파트너국의 발전을 위해 직접적으로 쓰이지는 않지만 한국 ODA의 효율성 및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필수적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아래 lt표 7gt에서 확인할 수 있는 것처럼 KOICA와 EDCF의 홍보 평가 연구 관련 예산은 현상 유지 또는 소폭 증가하는데 그쳤다 예전에 비해 사업 규모가 대폭 증가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ODA예산 배분 과정에서 홍보 평가 연구 사업의 중요성이 전반적으로 강조될 필요가 있다특히 지금과 같이 ODA규모를 대폭 확대해나가는 시기에 적극적인 홍보에 노력을 기울임으로써 국민들에게 ODA에 대해 알리고 이를 통해 국민 지지기반을 확대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KOICA의 홍보예산은 3년째 제자리 걸음 중이다 지구촌 체험관 관리에 소요되는 예산을 제외하면 실질적인 홍보활동에 쓸 수 있는 예산은 오히려 줄어들었다 EDCF의 경우 개발협력 인식증진을 위해 올해 6억원 이상을 쓸 계획이다 ODA에 대한 국민들의 인지 제고를 위해 두 기관 모두 더 많은 예산을 투입할 필요가 있다

lt표 6 gt2013년 KOICA 민관협력 사업 예산 내역 자료 2013년 KOICA 대외무상원조 사업계획

lt표 8 gt2013년 KOICA 홍보 사업 예산 내역 자료 2013년 KOICA 대외무상원조 사업계획

lt표 9 gt 2013년 KOICA 사업평가 사업 예산 내역 자료 2013년 KOICA 대외무상원조 사업계획

lt표 10 gt 2013년 KOICA 연구조사 사업 예산 내역 자료 2013년 KOICA 대외무상원조 사업계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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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ODA사업평가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대책은 이미 마련되어 있다 통합평가지침과 매뉴얼이 만들어졌고 『기본계획』에도 평가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들이 제시되어 있다 그러나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예산은 여전히 충분하지 않다 일부 공여국은 별도의 독립적인 평가 기관을 설립하여 사업 평가의 혁신을 꾀하고 있는데 반해 KOICA는 13억원 가량의 예산으로 모든 사업을 평가해야 한다 또한 프로그램프로젝트 성과평가에 절반 가량의 예산이 배분되기 때문에 평가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쓸 수있는 예산은 많지 않다 한편 EDCF는 사업심사평가연구 항목으로 올해 11억원의 예산을 배정했다 무middot유상 원조모두 평가예산을 대폭 확충하여 개별 사업의 성과를 예산 배분에 적극적으로 반영할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늘어난 원조 규모에 걸맞은 연구기능의 강화가 필수적이다 그러나 2013년 KOICA의 연구 관련 예산은 작년과 동일한 수준이다 한국이 국제원조규범을 따르고 새로운 개발 의제 형성 과정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연구 역량이 확보되어야 한다 ODA 시행 기관의 자체적인 연구 역량을 확대하고 대학 및 관련 연구기관들이 보유하고 있는 전문성을 한국 ODA의 발전을 위해 활용할 수 있도록 연구조사 예산을 시급히 확대해야 할 것이다

ODA 예산 점차 투명해지고 있다

국가의 재정활동은 예산이 정해지고 집행된 후 결산에 이르는 전 과정으로 요약할 수 있다 따라서 ODA Watch는 ODA 예산에 대한 체계적인 모니터링을 위해 지난 2011년부터 매년 정보공개청구(wwwopengokr)를 통해 무middot유상 ODA예산안을 청구해왔다 그러나 2011년에는 기획재정부에 무middot유상 ODA 예산안을 단일 청구한 결과 공개를 거부당했다 당시 사유는 외교관계 관련 사항으로 대외 정책등이 노출되어(중점협력국가 등) 국가의 중대한 이익을 현저히 저해할 우려와 입찰계약 업무 등의 공정한 수행에 현저한 지장을 초래할 우려가 있다는 점이었다 그러나 2012년부터는 중점협력국 26개국 명단도 공개되었고 간략하지만 무middot유상 ODA 예산안과 무상원조의 경우 기초 설명자료도 받아볼 수 있게 되었다

예산안 공개 수준과 방식에 있어서도 큰 변화를 살펴볼 수 있다 올해 KOICA의 경우 예산안 정보뿐만 아

니라 함께 제공하는 설명자료도 상당히 자세해져서 단순히 각 세부항목에 대한 설명뿐만 아니라 예산자료가 함의하는 바에 대한 분석도 함께 제공하기 시작했다 EDCF 역시 2012년에는 각목명세서만을 공개했다면 올해에는 간단하지만 기금운용계획서도 같이 제공함으로써 예산에 대한 기초설명을 함께 제공하고 있다 짧다고도 볼 수 있는 기간이지만 지난 3년 간 예산자료 공개 측면에서 정부의 투명성과 책무성은 많이 향상되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그러나 여전히 갈 길은 멀다 EDCF와 KOICA가 제공하는 무middot유상 예산안 자료를 서로 비교할 경우 공개 및 설명 수준에서 상당한 차이를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가령 KOICA는 중점협력국 별로 세분화 된 예산을 공개하고 있는 반면 EDCF는 여전히 지역 수준 예산까지만 공개하고 있다 또한 KOICA는 구체적인 사업들의 목록을 예산안에 제시한 반면 EDCF에서 제공한 예산자료로는 구체적인 사업 내역 파악이 어려웠다물론 차관사업(유상)과 무상원조 간 사업의 특성이나 집행 방식 등이 다르기 때문에 사용하는 용어나 설명하는 방식 등에 차이가 있을 수는 있지만 ODA라는 공통의 틀 안에서 집행되는 사업인 만큼 서로 비교하며 이해할 수 있도록 정보의 제공 방식과 공개 수준이 서로 일치될 필요가 있다

예산 편성의 전 과정에서 적극적인 국민참여 필요

2015년이면 ODA 예산이 약 4조 3천억원[7](GNI 대비 025)을 상회할 예정이다 그러나 현 ODA예산 편성 및 관리시스템에는 여전히 많은 문제점이 있다 현재 국무조정실 산하 개발협력정책관실이 ODA 사업 전체를 총괄하고 있지만 각 부처와 기관 지자체 별로 자체적으로 ODA 사업의 예산을 확정하고 집행하기 때문에 부처별 분산원조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따라서 통합적인 ODA 예산 편성 및 관리체계를 구축하기 위한 장기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또한 정부를 비롯하여 개발협력에 관련한 모든 이해 관계자들도 ODA예산 편성 및 집행에 관심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개입해야 한다 무엇보다도 예산 편성 시 국회의 참여는 필수적이다 모든 예 결산은 국회 심의와 의결을 거쳐 확정되며 ODA 예산 역시 국회에서 최종적으로 결정된다 현재 국제개발협력기본법[8] 상에 따르면 매년 국제개발협력 관련 정책 및 사

지금 정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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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한국형 ODA 모델 추진방안 제 13차 국제개발협력위원회 의결안건 1호 20120914]

8 제13조 (국제개발협력에 대한 평가) ① 위원회는 국제개발협력 사업의 성과에 대한 국민의 이해와 국제개발협력 사업 시행의 투명성을 제고하기 위하여 국제개발협력 평가지침을 마련하고 관련 정책 및 사업의 추진실적을 평가한다② 위원회는 제1항의 평가결과를 매년 6월 30일까지 국회에 보고하여야 한다③ 제1항과 제2항에 따른 평가의 기준bull방법 국회에의 보고 등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

업의 추진 실적 역시 국회에 보고하도록 되어있다 국회가 예산 편성 과정에서 보다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하고 분절화된 예산의 조정을 이뤄낸다면 현재 원조분절화 등 부처간 이해관계의 대립으로 인해 발생하고 있는 여러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또한 시민사회의 적극적인 관심이 필요하다 예산 감시는 전문성이 요구되는 영역이고 특히 ODA의 경우 예산에 관련된 정보를 얻기가 쉽지 않았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에게 관심의 대상이 되기가 어려웠던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정보공개제도를 통한 ODA 예산 공개가 활성화되면서 관련 정보를 손쉽게 얻을 수 있게 되었다 또한 ODA에 직결되는 것은 아니지만 lsquo좋은 예산센터rsquo를 비롯한 전문 민간 씽크탱크도 ODA 예산 분석 시 주요하게 참고할 수 있는 많은 기초 자료들을 제공하고 있다 앞으로 점차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ODA 자금이 보다 효과적이고 효율적으로 사용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초기 배분을 살펴볼 수 있는 lsquo예산rsquo에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시민들의 세금으로 조성되는 만큼 ODA 예산이 적실한 곳에 올바르게 분배되고 있는지 보다 적극적인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야 할 때이다

예산분석 TF팀 작성

김대욱 ODA Watch 청년활동가 4기

jedu-hanmailnet

조이슬 ODA Watch 간사

eseulangel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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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주) ODA Watch는 2012년 12월에 참여한 lsquoMekong의 미래를 위한

전략회의rsquo 의 후속활동으로 지난 3월 Mekong Watch가 주최한 태국 캄보디

아 현장 조사를 다녀왔습니다 메콩 지역에서 만난 주민들의 이야기와 생각들을

담아 지난 OWL 76호(누구를 위한 개발인가) 부터 연재하고 있는데요

이번 77호 lt태국 이야기 ①편gt에서는 20년 전 태국 우본 지역의 문(Mun) 강

에 지어진 팍문(Pak Mun) 댐이 주민들의 삶에 어떠한 변화를 가져오게 되었는

지 주민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삶은 무엇인지를 들려드립니다 우본 라차타니

(Ubon Rachathani)의 어느 마을에서 지금 이순간에도 25년이 넘게 이어져

오고 있는 주민들의 이야기에 함께 귀 기울여 주세요

다음 호에서는 lt태국 이야기 ②편-시린톤 댐 이야기gt가 이어집니다

lt태국 이야기 ①편gt은 오마이뉴스의 특별기획코너에서도 보실 수 있습니다

메콩이 들려주는 네버엔딩스토리 타이 문강 팍문댐 반대 운동이 던지는 질문

지난 3월 19일 머리 위로 뜨거운 태양을 안고 다시 메콩의 품에 몸을 실었다 꼭 3년만이다 물의 어머니 어머니의 강 메콩은 3년의 시간이 어찌 흘렀는지 무색하게 여전히 그 넓은 품으로 주변의 산과 들 하늘과 바람에 따뜻한 숨을 불어넣고 있다 건기라서 강물의 수위가 그리 높진 않지만 시퍼런 위엄은 그대로이다

메콩의 숨결을 품은 바람과 대지의 온기는 베트남 캄보디아 라오스 버마 중국 태국 6개 나라에 가 닿는다 이들 나라 국민들에게 메콩은 삶의 원천이다 아니 삶 그 자체이다 메콩 지역 주민들은 메콩에서 나는 물고기를 잡아 끼니를 해결하고 메콩의 흐름에

몸을 맡겨 더위를 식히며 메콩의 비옥한 강물로 농사도 짓고 가축도 기른다 아이들에게는 지상 최고의 놀이터이자 삶의 지혜를 배우는 학교이기도 하다 하지만 언제까지나 이들에게 넓은 품을 내

어줄 것만 같던 어머니의 강에도 아픔이 찾아왔다 성장에 대한 욕구가 인간의 삶을 휩쓸기 시작하면서 6개 국가에 불어 닥친 개발의 바람에 메콩이 마음껏 제 힘을 내지 못하고 몸살을 앓고 있다

모든 이야기에는 끝이 있는 법이라 생각했다 모든 일에는 끝이 있으려니 했다 그런데 메콩의 지류인 문강(Mun River)이 흐르는 태국 우본 라차타니(Ubon Ra-chathani)의 어느 마을에 25년이 넘도록 이어져온 언제 끝이 날지 모르는 이야기가 있다 뜨거운 햇살이 내리쬐는 3월의 중천에 졸음이 밀려올 법도 한데 귀를 쫑긋이 세울 수밖에 없는 이야기가 메콩강을 따라 흐른다

만천하에 드러난 거짓 수문을 열라

태국 우본에 흐르고 있는 문(Mun)강 문강은 메콩의 가장 큰 지류이자 태국에서 가장 비옥한 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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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그랬다 메콩을 따라 문강에 흘러들어온 풍부한 수자원과 물고기로 문강 인근 지역은 그 어느 곳보다 살기 좋은 곳이었다 댐 건설 이전까지만 해도

그러던 어느 날 태국 정부는 전력 생산을 이유로 문강에 대규모 댐을 짓기로 한다 댐의 이름은 팍문 (Pak Mun)댐 세계은행이 건설 자금을 지원하고 태국 전력(EGAT Electricity Generating Authority of Thailand) 이 건설을 맡았다 이들과 태국 정부는 지역의 발전과 주민들의 삶을 향상시키기 위해 댐을 짓는 것이라 말했지만 주민들은 오히려 댐이 자신들의 삶을 파괴했다고 말하고 있다 어떻게 된 일일까

느닷없이 댐 건설 계획이 발표되자 주민들은 댐 건설을 막기 위해 거세게 항의했다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해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도리 없이 댐 건설은 강행된다 1989년 댐 건설이 승인되고 1991년

건설을 시작해 1994년에 완공된다 댐이 지어지는 동안에도 주민들의 시위와 반대 운동은 끊임없이 이어졌지만 태국 정부는 마치 귀머거리인 듯 주민들의 외침에 모르쇠로 일관했다 결국 주민들은 댐 건설 중단을 요구하는 것이 더 이상 받아들여지지 않음을 인정하고 대신 수문을 열어달라는 요구를 하게 된다

ldquo댐이 들어선다고 했을 때 가장 큰 걱정은 더 이상 물고기를 잡지 못하게 되는 것이었어 수십 년 평생 물고기를 잡으며 이웃 간 관계를 맺고 나누며 살아왔는데 댐이 들어서면 메콩을 따라 문강으로 흘러들 물고기들이 줄어들 게 뻔하지 않아 그러면 자연스럽게 생계뿐만 아니라 마을 사람들 간의 관계가 무너질 수밖에 없고 너무도 당연한 이치인데 정부는 도무지 들어먹지를 않아 오히려 댐 건설업자들이랑 이구동성으로 댐이 지어져도 문강의 물고기에는 아무런 영향이 없을 것이니 당신들이 먹고 사는 데에도 아무런

팍문지역 지식센터에서 팍문댐 건설 이전의 삶을 설명하는 주민 윤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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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장이 없을 것이오 하더라고 말이 되야 말이지rdquo

댐 건설 이전부터 이 마을에서 평생을 살아온 분미(Bunmi 63) 할아버지가 당시를 회상하며 분통을 터뜨리신다 함께 모인 다른 주민들도 덧붙인다 당시 정부는 댐에서 생산되는 전력이 주민들의 삶에 생태적으로도 경제적으로도 혜택을 줄 것이라 했다고 한다 심지어 더 많은 종류의 물고기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 했다 하지만 이는 만천하에 거짓으로 드러났다

ldquo팍문(Pak Mun) 댐 건설 이전에 문강에 살던 어종은 265종이었어 마을주민들이 NGO의 도움을 받아서 일일이 조사를 다 했더랬지 하지만 댐이 생겨난 이후 어종은 45종으로 급격히 줄어들고 말았지 물고기들은 강을 따라 흐르며 산란을 하고 넘나들어야 하는데 문강은 더 이상 최적의 삶의 터전을 제공할 수 없게 된 거야 댐 건설로 생겨난 저수지로 강여울과 기슭에서만 서식할 수 있는 식물 수초들도 모두 잠겨버렸고 이게 다 우리가 먹고 사는 주식인데rdquo

결국 댐이 지어져도 문강의 생태계에 어떠한 부정적 영

향이 없을 것이라 말했던 정부의 주장이 거짓으로 드러나자 주민들은 분노했다 이에 자신들의 젖줄인 문강을 지키기 위해 다시 소매를 걷어붙이고 정부를 향해 수문을 열어줄 것을 외쳤다 물고기가 줄어든 것이 댐 건설로 수문이 막혔기 때문인지 아닌지 수문을 열어서 확인해보자는 것이다 주민들의 삶을 건 끈질긴 요구와 투쟁 끝에 정부는 이를 받아들여 2001년 6월 14일부터 2002년 6월까지 약 1년간 수문을 열기로 했다

돌아온 물고기들

수문이 열리자 거짓말처럼 물고기들이 다시 문강으로 돌아왔다 강 상류에 산란을 하기도 했다

ldquo눈앞에 명백히 드러났지 사라졌던 물고기 137종이 메콩에서 문강으로 돌아온거야 2001년 6월부터 2002년 5월 사이에 게다가 사라졌던 여울들도 조금씩 다시 생겨나고 강기슭에 서식하던 식물들도 다시 보이고 말이야 100는 아니지만 마치 댐이 건설되기 이전의 상태로 돌아간 듯 했어rdquo

분미 할아버지 옆에서 조용히 듣기만 하던 우돔(Udom 54)씨가 약 1년간 수문이 열렸던 시간을 떠올리며 흥분된 어조로 말한다 한 조사 보고서에 의하면 수문이 열리고 나서 33종의 물고기가 여울에 25종이 강 깊은 곳에 40종이 훨씬 더 깊은 곳에 22종이 강 가운데 급류 사이의 소용돌이 속에 24종이 동굴에 56종이 때마다 강물이 범람하여 생기는 습지에 알을 낳았다고 밝혀졌다

수문이 열린 기간 동안 국제사회와 지역 자체 조사 지역 대학 등 많은 연구 조사가 이루어졌다 태국 정부와 팍문댐 건설을 맡은 태국전력 당국도 조사를 실시했다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모든 조사의 결과가 일치되는 점이 있다 바로 수문이 열렸던 약 1년 동안 문강의 생태가 예전 수준으로 회복되었으며 이를 통해 지역 주민들의 생활도 회복되었음을 인정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팍문댐이 애초에 목표한 전력 생산에 실패하였으며 태국전력(EGAT)이 주민들 간에 갈등을 조장하고 지역의 가난을 초래했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팍댐 사례는 문강의 생태계 파괴로 인해 태국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정치적 투쟁으로 남아 있다

ldquo우리는 여전히 정부에 수문을 열어줄 것을 요구하

메콩강 댐개발 현황 International Riv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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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있어요 우리가 바라는 것은 오직 그거 하나에요 정부가 현금이니 뭐니 보상을 제공했지만 터무니없이 적은 금액이었고 그걸로 먹고 살기는 불가능해요 오히려 보상 때문에 사람들 사이가 나빠지기만 했죠 삶의 질이 떨어진 건 물론이고 수문이 열리지 않는 이상 여기서 제대로 살기는 어려워요rdquo

팍문댐 주민네트워크 활동에 참여하고 있는 사왕(Sa-wang 46)씨는 정부가 댐 건설로 이주한 주민들에게 제공한 보상이 주민들이 원한 형태가 아니었음을 토로하며 보상 때문에 주민들 사이에서 갈등이 생겼다고 했다 자세히 들어보니 보상금을 전액 현금으로 제공한 것이 아니라 가구당 받게 될 금액의 3분의 1만 현금으로 나머지 3분의 2는 조합운영 지원금으로 제공하여 주민들이 돈이 필요하면 조합에서 빌려 쓰게 했다는 것이다 심지어 돈을 빌릴 때는 이자를 내야 한다

결국 댐 반대 운동이 보상 요구 운동으로 바뀌면서 주민들 사이에 입장이 갈리고 상황이 더욱 나빠졌다고 했다 어떤 주민들은 정부가 주는 방식을 받아들여서라도 보상을 받기를 원했고 다른 주민들은 정부의 제안을 거부하고 전액 현금 보상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여 나가고 그러는 중에 정부는 이들 사이에서 이간질을 시키고

문득 궁금해졌다 정부 입장에서는 가구별로 보상금을 전액 현금으로 깔끔하게 주고 주민들이 더 이상 시끄럽게 하지 않게 하는 것이 편

했을 텐데 왜 문제를 더 복잡하게 만들었을까

ldquo일종의 선례를 남기지 않겠다는 것이었죠 팍문댐 사례에서 주민 보상을 주민이 요구하는 대로 주게 되면 다른 댐을 건설할 때 참고 사례가 되니까정부는 잠깐 시끄럽게 되더라도 굽히지 않은 거죠rdquo

10년 이상 이 지역의 주민네트워크 코디네이터로 활동하고 있는 라(Lah)씨의 말이다

ldquo돈은 환상이다rdquo

20년 넘게 싸워온 이들의 삶은 현재 어떤 모습일까 정부가 말한 대로 댐에서 생산되는 전력의 혜택을 받아 윤택하고 풍요로운 생활을 누리고 있을까 1년간 수문이 열리고 나서 정부는 잘못된 주장을 인정하고 이들의 요구를 받아들였을까 보상 문제야 주민들에게 불리하게 이루어졌다고 해도 수문을 열어야 한다는 것은 국제사회와 국내사회가 동시에 지적한 사항이니 어느 정도 협상이 이루어지지 않았을까

은근한 기대를 품은 질문에 돌아온 대답은 뜻밖이었다

ldquo정부는 끝까지 귀를 닫고 있어 수문을 열어서 조사한 결과가 있으니 아예 무시하지는 못하고 자기들이 조사한 걸 가지고 6월부터 9월까지 4개월 동안에만 물고기가 이동을 하니까 1년에 4개월만 문을 열면 된다는

댐 건설 이후 상황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주민들 윤지영17

거야 그런데 다른 조사결과에서는 1년 내내 물고기가 메콩과 문강 사이를 이동하고 알을 낳는다고 밝혀졌지 또 수문을 1년 내내 연다고 해서 팍문댐이 만들어내는 전력 생산량에는 아무런 영향도 없다고 이미 팍문댐은 목표한 전력을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는걸rdquo 분미 할아버지는 더욱 강경한 어조로 지금 주민들은 다시 단결하여 수문을 1년 내내 영원히 열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했다 정부는 들은 척도 안하고 1년에 4개월간만 수문을 여는 것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했다 심지어 작년에는 오로지 2개월만 열었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민들은 협상을 포기할 수 없다고 했다 그 이유는 문강을 떠나 살 수 없기 때문이다

ldquo정부가 그런 식으로 보상을 하고 우리는 어쩔 수 없이 집을 옮겨야 했고 무슨 노력인들 안 해봤겠어 다른 일자리도 구해보고 먹고 살 궁리를 했지 그런데 그게 쉽게 바뀔 수 있냐는 거야 평생을 강에서 살아온 사람들인데 예전엔 문강만 있으면 뭐든 다 가능했어 물고기를 잡아서 끼니를 해결하고 팔아서 다른 필요한 물품을 사고 벼농사를 짓는 사람과 교환해서 나누어 먹고 강 근처 숲에서 나무를 캐와서 장작을 하고 과일도 따먹고 자연으로부터 먹을 것들이 넘쳐나니 돈이 필요 없었지 내 손에 현금이 안 쥐어져도 아무 문제가 없었어 그런데 지금은 그럴 수가 없어 자연이 아니라 이제는 시장에 의존할 수밖에 없게 된 거야 강에서 구하던 물고기를 시장에 가야만 구할 수 있어 이웃들과 나눠 먹던 것들을 이제는 무조건 시장에서 사야만 해 하루에 최소 150바트(Baht 태국 통화 단위)는 필요한데 벌어올 데가 있어야지rdquo

한참을 열띠게 이야기를 나누다 조용히 자리를 지키던 우돔씨의 한마디에 가슴이 몹시도 울렁거렸다

ldquo우리가 말하는 게 있어 lsquo돈은 환상에 불과하다 물고기가 진짜다rsquo라고rdquo

한국 일본 중국 라오스의 시민사회와 언론이 메콩 지역 개발 문제를 조사하기 위해 꾸려진 조사단의 일행으로 이들 주민들을 만나면서 궁금한 것이 묻고 싶은 것이 무수히 많았다 하지만 가끔 이들이 격앙된 목소리를 높이거나 혹은 차근차근 말하다 때때로 깊은 숨을 쉬며 호흡을 고르는 모습을 보며 나도 모르게 목이 메고 더 이상 입을 열수 없는 상태가 되어버린다 돈은 환상에 불과하고 물고기가 진짜라니 이 얼마나

명료하고도 절대적인 진리인가 삶의 지혜인가 감동 인지 아픔인지 모를 감정에 잠시 멍해져 있다가 다시 분미 할아버지의 목소리가 들려와 얼른 정신을 차린다

ldquo팍문댐이 물고기만 사라지게 한 게 아니야 이 마을의 전통이 깨졌지 대대로 내려오던 물고기 잡는 기술을 더 이상 보존할 수 없게 됐고 남자들은 여기서 더 이상 처자식을 먹여 살리기가 어려우니 방콕이든 어디든 도시로 떠나야 했고 떠난 남자들은 도시에서 외롭고 힘드니 새로운 가정을 가지게 되고 남은 처자식들마저 떠돌게 되거나 여기서 입에 풀칠하기가 쉽지 않아졌고 수문이 열리지 않으면 지금보다 더 강물 오염이 심해질 것이고 물고기들은 죄다 죽어버리겠지 그러면 이 마을은 더 이상 보존하기가 힘들어rdquo

분미 할아버지가 잠시 상심으로 말을 잇지 못하는 사 이 라씨가 거들어 설명해준다 현재 문강의 수질 오염이 심각한 상황이고 이로 인해 주민들의 식량 안보가매우 위험한 수준이라고 한다 먹고 살기 위해 수입

댐 건설 이후 수문 개방 요구 시위 운동에 대해 설명하는 주민 윤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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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있어야 하는데 그동안 물고기를 잡는 것 말고는 해본 일이 없으니 다른 일을 찾는 것도 쉽지 않아서 일자리도 구하기가 힘들다고 한다 다른 일을 구할 수 없는 주민들은 결국 한참 떨어져 있는 다른 강에 가서 물고기를 잡아와 여기서 다시 팔아 수입을 만들고 있다고 했다 이 지역의 자산은 문강의 물고기를 잡는 것이고 이로부터 나온 지역 고유의 지혜가 주민들의 삶을 지켜왔는데 이 모든 게 상실되고 있다고 했다

우리는 물고기를 원한다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어느새 해가 뉘엿뉘엿 넘어간다 시계를 살펴보니 어느새 4시간이 훌쩍 흘렀다 이야기에 푹 빠져 시공간을 넘나들다 이들의 삶에 잠시 마음을 맡겼다가 문득 고개를 흔들어본다 20년간의 지난한 투쟁의 역사를 4시간이라는 짧은 시간동안 외부에서 찾아온 낯선 이들에게 전하는 것이 이들에게 어떤 의미가 있을까 행여나 아픔만 들추고 가는 것이 아닐까 도움이 되지

도 못할 텐데 이러고 있는 것이 무책임한 것 아닐까속으로 어쩔 줄 모르고 있는데 이런 내 마음을 읽은 마냥 분미 할아버지가 힘주어 말씀하신다

ldquo우리 이야기가 세상에 널리 널리 퍼져 알려졌으면 좋겠어 이렇게 여러분에게 이야기를 할 수 있어서 기쁘고 우리의 투쟁의 삶을 전할 수 있어서 자랑스러워 우리가 살아온 것은 정부와 권력의 부정의에 대한 저항이었어 이런 일이 여기뿐이겠어 다른 곳에서도 비일비재 할텐데 우리 삶을 공유해서 다른 곳에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도움이 된다면 얼마나 기쁜 일이야 우리가 바라는 건 그저 수문이 열려서 다시 우리가 살던 삶이 회복되는 거야 전통을 되살리고 싶어 우리는 전기를 원하지 않아 물고기를 원하지rdquo

참으로 또렷했다 전기가 아닌 물고기를 원한다는 이들의 눈동자는 더 없이 맑고 또렷했다 수문이 열릴 때까지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이들의 다짐은 더 없이 강건했다 오랜 시간 동안 겪어오면서 지치고 주저앉을 법도 한데 삶의 터전인 문강을 지키겠다는 굳은 결심은 이들 가슴속에 흔들림 없이 뿌리깊이 박힌 듯했다 이토록 강한 힘을 지킬 수 있는 데에는 주민들이 끝까지 목소리를 잃지 않도록 옆에서 지원하고 있는 지역 조직들과 국제단체들의 응원도 한몫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 무엇보다도 개발과 권력에 맞서 갈등과 분열을 겪으며 극복해온 과정에서 주민들 스스로 다져온 공동체의 의미 공동체가 가진 지혜에 대한 믿음이 그 중심에 있는 듯 했다 절대 자신들의 삶의 지혜와 자산을 전력 생산과 맞바꾸지 않을 것이라 했다

이야기가 끝나갈 무렵 라씨가 슬며시 웃으며 말했다

ldquo팍문댐의 잠재 전력 생산량은 136MW에요 현재 팍문댐에서 나는 전력으로 고작 방콕에 있는 백화점 3~4개에 전기를 공급하고 있다고 하네요rdquo

우본으로 오기 전 하룻밤 머물렀던 방콕의 복잡한 거리와 수많은 사람들이 어깨를 스치며 지나다니던 고층 백화점들이 언뜻 눈앞에 잠시 펼쳐진다 수백 년 살아온 수천 명의 삶과 또 다른 수천 명의 소비가 거래되는 순간이다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모르겠는 심정으로 어둑어둑해진 하늘만 무심코 바라본다

윤지영 작성 ODA Watch 정책기획팀장

odawatchnavercom

댐 건설 이후 수문 개방 요구 시위 운동에 대해 설명하는 주민 윤지영19

국제사회 내 한국 ODA의 현주소는 어디에 -2012 OECD DAC ODA 통계 분석-

FOCUS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DAC)는 지난 4월 3일 회원국들의 2012년 공적개발원조(ODA) 잠정통계를 발표했다 이번 발표에는 2012년 DAC 회원국들의 전체 ODA 규모 및 각국별 경제수준에 의거한 개발원조 규모를 보여주는 ODAGNI 비율 전년대비 원조규모 증감 연도별 중점협력지역 등을 분석하는 내용이 담겨있다 2013년부터 회원국이 된 아이슬란드의 통계결과도 제시되어 있으며 DAC 회원국은 아니지만 OECD에 가입한 체코 에스토니아 헝가리 이스라엘 폴란드 슬로바키아 슬로베니아 터키 그리고 아랍 에미레이트 연합 9개국의 자료와 EU DAC-EU G7 Non-G7 Non-DAC의 ODA 규모 및 전년대비 증감률도 확인할 수 있다 다양한 카테고리 별로 정리된 이번 통계를 통해 세계적 ODA의 흐름과 한국 ODA의 현주소 등을 파악해보자

계속되는 세계 경제 위기 ODA에 빨간 불이 켜졌다

2012년 OECD DAC 회원국의 전체 ODA 규모는 총 12559억 불로 전년 대비 평균이 약 40 하락하였다 국가 별 경제수준에 따른 ODA 규모를 파악할 수 있는 수치인ODA 대비 GNI비율은 작년 DAC 회원국 평균인031보다 002 감소한 029로 나타났다 지난 2011년 통계에서 전년도에 비해 27 가량 하락했던 것에 연이어 올해에도 더 큰 폭으로 원조규모가 줄어든 것은 그만큼 세계경제위기가 ODA에 미치는 막대한 영향을 여실히 보여준다 반면 공여국 중 G7의 ODA 규모 총계는 전체 의 701를 차지했고 EU의 경우 전체의 절반 가량인 507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통해 전 세계 ODA에서 두 그룹이 차지하는 비중이 여전히 매우 크다는 점을 알 수 있다

lt표 1gt에 명시되어 있는 OECD DAC회원국의 2012년

ODA실적 통계에 따르면 여전히 미국이 가장 많은 원조를 제공하고 있으며 그 뒤를 이어 영국 독일 프랑스 일본 순으로 상위권을 차지했다 그러나 상위 5개국 모두 적게는 07부터 많게는 28까지 전년대비 ODA 규모가 감소한 것을 알 수 있다 특히 유럽 경제위기가 심화됨에 따라 그리스와 이탈리아는 무려 각각 -170 -347에 달하는 ODA 규모를 축소했다

단연 돋보이는 한국 ODA 증가율 이 청신호를 유

지하기 위해서는

반면 2011-2012년 한국 ODA는 176 가량이 증가하며 DAC 회원국 중에 단연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ODA 규모 역시 24개 회원국 중 16위로 작년보다 한 계단 상승했다 국제사회가 경기침체로 인해 전반적으로 ODA 규모를 점차 감소하는 추세인 것에 반해 한국의 경우 2015년까지 GNI 대비 ODA 비율을 025까지 높이겠다는 목표 이행 차원에서 지난 몇 년간 원조규모를 점차 증가해오고 있어 이와 같은 차이가 더욱 극명하게 보여지는 것이다

그러나 이처럼 우리나라가 높은 증가율을 달성한 것은 한국 ODA가 다른 공여국에 비해 매우 적은 규모라는 점에 기인하기도 한다 실례로 2011-2012년 사이 91가 증가한 호주 ODA의 경우 절대규모 상으로는 457백만불이 늘어난 반면 한국의 경우 무려 176 가량이 상승했으나 이는 226백만불로 호주의 증가량에 비하면 절반 가량에 불과하다 한국 ODA의 성장을 향한 길이 아직은 멀다는 점을 그러므로 더욱 박차를 가해야 함을 보여준다 또한 한국의 ODAGNI 대비 비율은 014로 나타났다 이를 국민 1인당 금액으로 환산하면 34900원 가량에 달한다 즉 한국 국민들은 작년 한해2011년에 비해 약 4천원 정도 증가한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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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을 ODA 자금 조성을 위해 세금으로 납부한 것이다

반면 lt2013년 국제개발협력 종합시행계획gt에 따르면 2013년 ODAGNI 수치는 016에 달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025의 고지를 향한 걸음이 2년 정도 밖에 남지 않은 만큼 현실적으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원조 규모 증대에 관한 근본적이고 체계적인 전략 마련이 필요한 시점이다

국제사회 ODA 아직 갈 길이 멀다

전 세계 공여국들의 GNI 대비 ODA의 비율을 살펴보면 국제사회가 합의한 목표치인 07를 넘어선 국가

는 룩셈부르크(100) 스웨덴(099) 노르웨이(093) 덴마크(084) 네덜란드(071) 5개국이 유일하며 이 국가들의 ODA 규모는 전년 통계에서도 07를 웃돌았다 앞서 ODA의 절대 규모로는 미국을 비롯해 영국 독일 프랑스 등의 서유럽 국가들이 상위권을 차지했다면 국가 별 경제규모 및 수준에 따른 ODA 규모는 북유럽(Nordic+) 국가들이 높은 셈이다 하지만 룩셈부르크를 제외한 북유럽 4개국 역시 모두 작년에 비해 ODA 비율이 감소했다 2011년 통계를 통해 살펴본 상위 5개국의 GNI 대비 ODA 비율은 룩셈부르크(099) 스웨덴(102) 노르웨이(100) 덴마크(086) 네덜란드(075)였다한국의GNI 대비 ODA 비율은 전년에 비해 002 증

lt표 1gt OECD DAC 회원국들의 2011 2012년 ODA 규모 및 증감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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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CUS

가한 014로 나타났으나 여전히 DAC 회원국 평균인 029에는 현저하게 미치지 못하고 있다 DAC 24개 회원국 중국가 부도위기에 직면한 그리스 및 이탈리아 다음으로 최하위인 22위를 기록하고 있다

무상 ODA에 참여하는 주무부처가 41개에 달해

2012년 한국의 양자간 다자간 ODA 규모는 각각 116억 불과 389억 불로 작년과 비슷한 비율인 약 75 25로 나타났다 양자 ODA 중 무상원조와 유상원조 역시 64의 비율을 유지하며 70억 불과 47억 불을 차지했다 주목할만한 부분은 2012년 기준 무상원조 지원을 위해 133개 수원국에 외교부 교육부 재정부 KOICA를 비롯하여 지방자치단체까지 총 41개 기관이 ODA 사업에 참여했다는 것이다 작년 한 해 동안 국내ODA 분절화 문제가 시민사회를 비롯한 여러 이해당사자들에 의해 제기되어왔던 것에 반해 ODA 사업에 참여하는 주무부처의 수는 오히려 늘어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한국 원조의 양적 질적 성장을 위한 끊임없는 노

력 필요

이번 2012년 OECD DAC 실적통계는 지속되는 세계 경제 위기가 ODA에 미치는 영향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지난 2008년 미국 발 경제위기 이후 겨우 다시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던 ODA예산이 2010년을 정점으로 다시 하락세를 타고 있다 GNI 대비 ODA 비율의 07라는 국제사회가 합의한 목표 달성에서 점점 멀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은 각국의 원조 규모 줄이기에 대해 옥스팜 인터네셔널의 제레미 홉스(Jeremy Hobbs) 상임이사는 ldquo원조자금이 국가 예산에서 차지하는 부분은 아주 사소한 티끌에 지나지 않기 때문에 재정적자를 면하기 위해 규모를 줄여도 그 영향을 인식할 수 없을 정도이다 이는 마치 몸무게를 줄이기 위해 머리카락을 자르는 격이다rdquo (ldquoAid is such a tiny part of budgets that cutting it has no discernible impact on deficits --it is like cutting your hair to lose weightrdquo)라고 묘사한 바 있다 원조는 개도국 특히 원조 의존성이 높은 국가(aid dependent countries)들에게는 매우 필수적이고 중요한 자원이다 따라서 아주 적은 규모로 삭감한다고 할지라도 해당 국가들에는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은 자명하다 원조가 전체 국가 예산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매우 작기에 경제위기를 이유로 ODA 규모를 줄이는 것은 적자 개선에 아무런 효용성이 없을뿐더러 오히려 필요한 곳에 제공되는 지원을 가로막는 격이다

이처럼 전 세계 ODA에 적신호가 켜진 상황에서도 ODAGNI 07 달성의 약속을 이행하기 위해 원조 규모를 점차 확장하는 국가도 있다 바로 영국이다 지난 3월 20일 영국 정부는 2013 회계연도를 기준으로 자국의 ODAGNI 비율이 07를 넘어설 것이라고 발표했다 2012년 통계 기준 06에서 일년 만에 01 가량을 훌쩍 높인 것이다 이는 현재 부지런히 규모를 늘려나가고 있는 한국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2015년까지 ODAGNI 비율025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2011년 012 2012년 014 2013년 016(추정) 등 증가 속도가 목표 치에 비해 미미하기 때문이다 한국 정부는 규모 증대를 위한 체계적이고 현실적인 계획을 마련하고 국민들을 향한 끊임없는 설득을 통해 합의와 지지를 이끌어낼 수 있어야 한다 또한 양적 성장에 비례하여 질적 성장도 함께 고민해야 한다 무상원조 예산이 점차 늘어나는 부처 참여

lt그림 1gt DAC 회원국의 2012년 ODA 규모

lt그림 2gt DAC 회원국의 2012 ODAGNI 비율

(출처 OECD Statistics ndash ODA2012)

(출처 OECD Statistics ndash ODA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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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 인해 분절적으로 제공되지 않도록 해야 하며 국제 사회의 권고처럼 비구속성 원조를 강화하고 무상 원조의 비율을 확대함으로써 효과성 제고를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이 모든 것들을 실현하기 위해 정부는 무엇보다도 납세자로서 원조 자금을 조성하는 국민들이 본인의 세금이 개도국의 발전을 위해 어떻게 활용되고 있는가를 직접 확인할 수 있도록 원조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책무성을 담보해야 할 것이다

노태훈 장한이 작성

ODA Watch 청년활동가 11기 정책감시팀

dodream4mehanmailnet

lt표2gt 2012년 우리나라 ODA 부문적 실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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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시도 민단단체 사업발굴지원 프로그램이

민간단체 사업발굴지원 프로그램은 KOICA의 민관협력실에서 주최하는 시민사회협력프로그램 중 하나이며 국제개발협력민간협의회(이하 KCOC)가 2012년부터 2년간 주관해오고 있다 이번 프로그램은 기존 민관협력사업의 사전과정을 지원함으로써 새로이 개발협력사업을 수행하고자 하는 단체들에게 교육 컨설팅 사업발굴(현지 지역조사)의 기회를 제공한다 이를 통해 민관협력사업의 확대를 꾀함과 동시에 단체들의 전문성을 살린 창의적인 사업발굴 등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본 프로그램은 현지 사업수행을 위한 단순 지원에 그치지 않고 사업발굴을 위한 사전 교육 및 컨설팅 단체 간 네트워크 구축 등을 포함하는 포괄적인 역량강화 프로그램이라고 할 수 있다 기존 역량강화 교육프로그램과 차별되는 점은 사전 선정된 30여개 이상의 기관이 7~8개월에 걸친 긴 프로그램을 처음부터 끝까지 함께한다는 점이다 이 과정 중에서 네트워크 형성을 넘어서서 서로의 사업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돌아보는 상호 학습의 시간까지 가질 수 있다는 것이 무엇보다 큰 장점이다

눈에 띄는 변화 개발협력 시민사회의 다양화

참여기관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개발협력 시민사회가 정말 넓어지고 다양해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특징적인 부분을 살펴보면 첫째는 국내에서 장애인 직업교육 등 장애인을 수혜자로 사업을 진행하던 기관들이 대거 참여했다는 점이다 개발협력 사업에 있어 크로스커팅이슈로써 장애인이 수혜대상에

서 소외되지 않도록 하는 이슈에 대해서는 많은 논의가 된 바 있다 하지만 장애인을 직접 수혜자로 전면에 내놓은 사업은 많지 않았다 사업선정 심사에 참여한 한 심사위원은 ldquo이렇게 장애인을 직접 수혜대상으로 한 사업이 많았던 심사는 처음이다 긍정적인 변화로 보인다rdquo라고 이야기하기도 했다 둘째 국내 사회복지 사업 또는 대북사업을 중점적으로 시행하던 기관들이 해외사업에 눈을 돌리고 있다는 것이다 사업 수행 경험은 많지만 국제개발협력사업에 대한 경험이 부족하여 익숙하지 않았던 기관들에게는 낯선 용어와 사업수행 프로세스에 익숙해 질 수 있었던 기회였다 마지막으로 분야의 확장이다 전통적 개발협력사업에서 많이 볼 수 있었던 초등교육에서 한걸음 더 나아간 음악교육 과학교육과 같이 다양화되고 전문화된 사업이 시도되었다는 점이다 또한 에너지 마이크로크레딧과 같은 새로운 분야의 진출이 눈에 띈다

전년도 참가 단체인 정의로운 전환을 위한 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이하 에정연)는 라오스의 태양광 사업을 추진하였다 에정연은 태양광 시스템을 제공하는데 그치지 않고 이를 라오스 현지에서 관리할 수 있 도록 하는 교육 프로그램을 함께 구성하여 2013년 현재 열심히 사업을 수행 중에 있다 물꼬를 튼 것일까올해(2013년) 사업발굴 프로그램에는 환경에너지 분야 사업을 추진하는 기관들이 대거 참여하고있다 환경교육 태양광 에너지 적정기술 혼농임업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기관들이 사업발굴의 의지를 다지고 있다 전년도 사업에 참여했던 선배 단 체인 에정연은 새로운 참가 단체들을 위한 실무자 간담회에 참석해 경험을 공유할 예정이기도 하다 국제개발협력의 지형이 변화하고 있다 경험이 아무리 많아도 시행착오는 있게 마련이며 급변하는 이 시기에 겪어야할 어려움과 시행착오는 예전의 그것과 또 다를

한국 개발협력 시민사회에 신선한 바람이 불어오다

FOC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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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협력에 관한 관심이 날로 높아져가고 있다 높아져가는 관심만큼이나 민관협력사업도 확

대되고 있다 지난 3~4월 KOICA에서 열린 시민사회협력프로그램 및 글로벌 CSR 프로그램 설

명회가 개최된 KOICA 강당은 미리 설치된 의자가 부족할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몰렸다 그만

큼 많은 관심을 반증해준다고 할까 CSO 대학 기업 등 국제개발협력 관련 주체들이 날로 확

장되는 가운데이번에는 NGO의 변화에 주목해보자 이 글에서는 개발협력에서의 비전통적 시

민사회단체의 활약을 확인할 수 있는 lsquo민간단체 사업발굴지원 프로그램rsquo을 소개하고자 한다

것이다 비록 해외사업 경험이 짧은 초보 단체들이 주를 이루고 있는 프로그램이지만 이 기관들이 겪는 어려움을 서로 나누고 대안을 찾아내는 과정까지 초보라고 여겨버릴 것인가 그들이 흘린 땀방울과 의지를 보았다면 감히 그럴 수 없을 것이다 기관들이 보유하고

있는 각 분야의 전문성이 개발협력사업에 잘 녹아난다면 엄청난 시너지효과를 기대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서로에게 배우면서 발전하는 개발협력 NGO에 대

한 기대

사업수행에 대한 사례공유에 목말랐던 이들 기관들은 자신의 경험을 나누고 실패를 나누는데 주저하지 않았다 서로들 부족하다며 겸손을 표하였지만 오히려 사업의 경험을 나누고 기관의 사업계획서를 공개하는 것에도 주저함이 없었다 교육 및 컨설팅에 참여한 기관들도(사업규모가 큰 기존의 개발사업 수행기관) 마음을 다해 주었다 교육을 실시한 강사 중 한 사람(기존 사업수행기관 실무자)은 자신이 작성했던 사업계획서를 그대로 공개하는 과감함을 보여주며 신규단체들에게 힘을 보태어 주었다 뒷얘기를 들어보니 이후 많은 신규단체에서 lsquo감사했다rsquo lsquo큰 도움이 되어 너무 감사하다rsquo 라는 이야기를 전했다고 한다 그러다보니 신규기관들 역시 타 기관과 협력하는 데 주저함이 없다 얼마 전 전년도 참가기관 3곳에 lsquo올해 프로그램에 선정된 단체들을 대상으로 하는 실무자 간담회에 참석하여 전년도 사업경험이나 현재 사업을 진행하며 겪는 어려움을 공유해 주실 수 있겠느냐rsquo는 요청을 했다 망설임 없이 최선을 다해서 준비하겠다고 전화기너머로 들려오는 목소리에 참 마음이 따뜻해졌다 이와 같은 신선한 바람이 개발협력 시민사회 전체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작년 프로그램의 막바지 즈음에 개인적인 감상에 젖어 페이스북 담벼락에 글을 남긴 적이 있다 ldquo이곳도 현장임을 느끼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rdquo라는 것이 글

의 요지였다 작년에 처음 수행되는 프로그램이다 보니 교육도 많이 어려워했고 단체 간에 어느 정도의 경쟁의식도 있었던 것 같다 그런데 오랜 기간을 함께하다보니 조금씩 마음을 열어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비슷한 사업을 기획하고 있거나 같은 국가에서 사업

을 계획 중인 기관들을 스스로 찾아가며 정보도 공유하고 네트워크도 구축했다 처음에는 바빠서 교육에 참가 못하겠다며 앓는 소리를 하던 분이 교육의 필요성과 중요성에 공감하며 아직 부족하니 또 교육에 참가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교육 중에 그렇게 외치던 ldquo현지 주민들과의 lsquo라포형성rsquo이 이런 것이구나ldquo를 느끼며 잠시 감성적이 되었던 기억이 문득 떠오른다

물론 교육 몇 번으로 현지조사 한번으로 창의적인 사업발굴이 되는 것은 아니다 또한 신규 단체의 특성이나 분야 전문성을 고려하지 않은 채 획일적으로 기존의 프레임 안으로 편입시키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있을 수도 있다 그렇지만 개발협력사업에 관심을 가지고 진입하려는 신규기관들에게 또는 어떤 이유로든 교육에 참여할 기회가 없었던 기관들에게 또는 네트워크 기반을 필요로 하고 있던 기관들에게 본 프로그램이 가지는 의미는 분명히 작지 않을 것이다

올해 참가기관 중 한 곳은 이런 말을 했다 ldquo저희는 그동안 저희끼리만 사업을 참 열심히 해왔어요 이렇게 지원 프로그램이 있는 줄도 몰랐고 다른 단체와 협력도 거의 없었던지라 이번 기회를 통해 다른 기관들의 활동도 알고 싶고 어떤 교육과정이 있는지도 궁금합니다 꼭 참여하고 싶어요rdquo

올해도 역시 바람이 분다 새로운 바람이~

박현정 작성

국제개발협력민간협의회 대외협력팀 간사

ODA Watch 청년활동가 8기

rianaprkgmailcom

교육에 참가한 활동가들의 모습 그들의 고민이 느껴진다 마지막 교육을 마치고 함께 찍은 단체 사진 KCO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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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체가 사는 길은 연대이며

활동가가 사는 길은 협력입니다

미얀마를 지원하는 단체 활동가들의 모임lsquo미지모rsquo

간디학교의 교가는 lsquo연대와 협력을 통해 활동을 만들어 가고 싶어 하는 미얀마를 지원하는 단체 활동가들의 모임(이하 미지모)의 꿈rsquo과 맞닿아 있다

미지모는 lsquo미얀마를 지원하는 단체 활동가들의 모임rsquo이다 함께 움직이고 있는 4개 단체(더프라미스 따비에 로터스월드 해외주민운동한국위원회)는 규모가 작다 첫 모임을 누군가 제안하고 선뜻 동의하여 출발한 지 불과 8개월이다 작은 것을 지향하는 활동가들이 만났다 회의시간 보다 뒤풀이 자리가 길고 공식적인 논의보다 비공식적 수다가 즐거운 곳이다 이제껏 우리가 만나왔고 생각해 왔던 (소위 주류라 일컬어지는) 국제개발협력NGO에서 보면 대수롭지 않을 수 있다 각자 생존하기 바쁘고 사업을 위해 경쟁하고 성공과 결과를 향해 질주하는 비즈니스와도 같은 국제개발 영역에서 사람중심의 협력을 통해 일궈가는 소소한 과정들이 얼마나 가치 있게 존중 받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ldquo미지모가 반드시 목표를 정해놓고 가는 것은 아닙니다 그냥 같이 가는 것입니다 뜻이 있는 활동가들이 함께 가는 과정 자체가 의미 있고 중요합니다 그 과정에서 성과가 있다면 좋고어떤 목표나 방식을 규정하지는 않습니다rdquo

미지모의 구성원을 동지로 여긴다는 로터스월드 민정희님의 생각이다

미지모가 정해진 목표를 두고 반드시 가야 하는 길이 없다고 해서 누구 하나 불안해하거나 강요하지 않는다 자칭 자발적 행동과 실천이 미지모의 강점이다 해외

현장에서 주민의 주인화 주민의 주체성 주민의 자발성만을 강조했던 활동가들이 스스로 모여 자발적 선택과 행동을 하는 모습은 흔히 행정에 밀리고 현장관리에 급급하며 프로젝트 실행에 힘겨워하는 국제개발NGO 활동가들에게서 쉽게 발견할 수 있는 모습은 아니다

ldquo크게 뭔가 성과를 내려고 욕심내지 않기 때문에 가능한 것 같습니다 성과가 중요했다면 자기 것을 차지하기 위해 많은 부분을 쟁취하고자 했을 텐데 아예 그런 마음 없이 시작하고 있습니다 그런 마음이 우리 스스로를 움직이게 합니다rdquo

어지간해서는 뭔가 미련 갖지 않고 훌훌 떠날 것 같은 로터스월드의 박영신님이 꾸준히 참여하는 이유이다

혹 우리는 분주하고 여유 없는 사람들이 더 많은 일을 열심히 훌륭히 해내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무엇이 문제인지를 근본적으로 고민하지 않고 어떻게 가고 있는지를 관행적으로만 되돌아보는 누군가에게 미지모는 어쩜 lsquo무(無)지모rsquo일지도 모르겠다

미지모의 첫 활동

미지모는 미얀마 마을에서 주민들을 직접 만나는 미얀마 활동가들의 가능성과 성장에 우선적으로 주목하고 있다 한국 본부에서 주민들의 마음과 생각 힘을 모아내는 일은 우선적 활동이 아닌지 오래 되었다 할 수 없는 것은 할 수 없다고 인정하는 것부터가 시작이다 미지모의 힘은 사실을 사실대로 아는 것이다 모르거나 못하거나 안 되는 것에 변명하거나 합리화 하지 않으

꿈꾸지 않으면 사는 게 아니라고아무도 가지 않는 길 가는 우리들 누구도 꿈꾸지 못한 우리들의

세상 만들어 가네우리 알고 있네 우리 알고 있네 배운다는 건 가르친다는 건 희망을 노래하는 것

NGO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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려고 한다 대신 문제를 대안으로 실천해 보고자 한다

ldquo한국에서 일하는 우리는 중간실무자입니다 현장실무자 특히 현장의 한국실무자들을 만나보면 우리와 같은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문제라고 하는 것 우리가 욕구라고 하는 것들이 해결되지 않아 힘들어 하고 있기도 합니다 서울 본부에서 일하는 우리는 이런 사실을 잘 모릅니다 뭔가 채워지지 않고 문제라고 여기던 것을 풀어가야 하는데 이런 것들을 현지의 활동가들과 하고 싶습니다 한국에서 파견된 실무자들을 생각하면 나랑 크게 다르지 않은데 항상 다르다고 생각하고 있는 건 아닌지 자문을 해봅니다 현지의 활동가들에게 우리가 함께 하면 꿈같던 일들도 실제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며rdquo

박영신님의 바람은 우리 모두의 바람이기도 하다

ldquo주민 현장 늘 어려운 존재입니다 우리가 주민을 또는 현장을 얼마나 아는지 우리가 안다는 그것이 주민의 또는 현장의 무엇을 알고 있는 건지 그런데 모른다고 해서 멈추지 않는다고 하는 것입니다 멈출 수가 없다는 것입니다 그럼 해야 하는데 그걸 하고 있는 사람이 하도록 해야 합니다 그 사람이 바로 미얀마 현지의 활동가들입니다 그 활동가들이 우리의 고민보다 좀 더 얕을지는 모르지만 그들이 할 수 있는 게 우리보다 훨씬 많습니다 아마 알면 더 잘 할 것입니다rdquo

미지모를 제안한 해외주민운동한국위원회의 강인남님의 근본 고민은 미지모 모두의 고민이기도 하다 그것은 미지모의 첫 활동으로 연결되었다

오는 6월 미지모는 2주의 일정으로 미얀마에 간다 미지모를 구성하고 있는 4개 단체 그리고 이 단체와 관계를 맺고 있는 15명의 미얀마 활동가들이 모인다 만나서 고민과 어려움을 함께 나눌 생각이다 미얀마의 과거 현재 미래에 대한 의식(觀)을 통해 미얀마에 대한 진지한 사유를 할 것이다 미얀마의 현재가 세계의 패러다임 속에서 어떤 위치에 있는지 마음의 자유와 평화 인류의 상생과 평등에 대한 진지한 자기 물음을 갖는 과정도 가질 것이다 국제개발의 참 의미 현지 활동가의 정체성과 역할 주민관계와 주민조직화에 대한 워크숍을 통해 자기 길을 스스로 만들어 갈 것이다 그리고 주민중심으로 지역개발이 이루어지고 있는 주민현장을 방문하여 우리 활동의 가능성을 넓혀갈 것이다 이 교육훈련은 미얀마의 젊은이로서 주민현장의 활동가로서 처음 가져보는 공동

의 성장과정이다 미지모는 이 교육훈련을 만들어 내기 위해 미얀마 현지 활동가에게 묻고 피드백하고 교육프로그램을 짜고 미지모의 생각을 보태 다시 묻는 과정을 가져왔다 미지모답게 해보자는 것이었다

이들은 9월에 다시 한국에 온다 미얀마 현지에서 실현 가능한 아이디어를 좀 더 넓게 찾아보자는 것이다 독재국가에서 오래 갇혀 왔던 열정과 신념을 활동으로 연결시키기 위해서이다 직접 눈으로 보고 듣고 느끼고 함께 구상하는 것이다 사회와 세상을 보는 눈 그것은 그들의 힘을 배가시키는 동력이 될 것이라고 미지모는 믿는다 설령 이제와 다를 바가 없다 하더라도 한국의 협동조합과 518기념재단 방문 크고 작은 지역사회 조직을 방문하며 이들이 느끼고 생각했을lsquo그 시간의 울림rsquo에 미지모는 행복할 것이다

미지모를 위하여

미지모는 참 다른 개개인이 모였다 주류가 될 수 없는 소박한 이들이다 김수환추기경님의 말씀대로라면 바보 같은 이들이 모였다 바다가 되기보다는 늘 흐르는 냇물이 되기를 자처하는 이들 자신의 생각을 끝까지 말하지만 공동으로 모아진 결론에 대해서는 흔쾌히 받아들이는 이들 누군가 제안하면 진지하게 실현가능성을 모색하는 이들 미지모는 마음과 뜻이 모인 곳이다 그리고 그 방법을 찾고 있는 중이다

ldquo모든 곳이 그렇지만 국제개발협력분야에도 문제는 있습니다 그런데lsquo사건rsquo이라고 하는 것은 그 문제를 그냥 보고 넘기지 않는 것에서 만들어 지는 것 같습니다 실제 이 모임 안에서도 변화를 꿈꾸는 변화를 시도해 보려는 마음이 간절합니다 그런데 그것은 특별한 사람이 모여서 특별한 일을 만들어서 되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입니다 미지모는 같이 모이면 힘이 납니다 같이 만나서 이야기를 해보면 아무 것을 하지 않아도 만나는 것 자체가 힘이 납니다rdquo

사람들의 lsquo진정성 있는 관계rsquo를 성찰하게 하는 민정희님의 말이다

미지모는 돈이 없다 잃을게 없어서 당당하다 우리가 가진 전부가 있다면 함께 술 마실 돈 정도이다 미지모는 능력 있는 사람이 없다 한 사람이 특별하지 않아서 절로 협동심이 작용한다 우리가 가진 전부가 있다면 자연스럽게 나눠지는 우리 개인의 고민과 세상이야기를 주고 받는 술자리이다 이 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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를 통해 미지모는 서로가 서로를 성장하게 만든다

ldquo미지모를 통해서 사업을 같이 하는 것도 있지만 뭔 가 공감하는 부분이 더 넓어졌습니다 우리는 국제개발이나 미얀마만을 이야기하지 않습니다 그것을 뛰어 넘어서 우리가 지향하는 가치에 대해 같이 공유하고 사례들을 나눕니다 그리고 그것을 한국의 국제개발협력시민사회와 공유하기 위해 미지모속에서도 또 다른 협력을 만들어 냅니다 그래서 한 단체가 하기 힘든 벅찬 일을 함께 만들어 갑니다rdquo

더프라미스와 로터스월드는 또 다른 협력사업을 구상 중이다 미지모는 바람직한 모델이 되기를 희망한다 같은 국가 안에서 같은 활동을 하는 단체들이 모이고 비슷한 생각을 지닌 활동가들이 만나고 작은 단체가 모여 협력하고 누군가에게는 꿈이 되기도 하고 어느 단체에게는 lsquo또 다른 방식의 국제개발이 가능하다rsquo는 발상의 전환을 일으켜 주고 싶기도 하다 그러나 그것이 우리의 목표가 될 수는 없다 lsquo함께 하는 과정을 통해서 어느 지점엔가 도달했더니 그렇게 되어 있더라rsquo라는 결과를 낳고 싶은 절실함이다 미지모는 그 절실함을 다른 국제개발협력 단체들과 소통하고 나누고자 한다

ldquo우리가 처음에 함께 하기로 했던 이유를 잊지 말아야 합니다 어떤 성과나 결과물 보다는 단체도 함께 하고 활동가도 함께 해야 한다는 것을 유지해야 합니다ldquo

미지모의 대표 따비에 정보임님의 말이다 미지모가 절대 잃지 말아야 할 초심이다

미지모의 정기 모임에 따비에의 한 활동가가 왔다lsquo달다rsquo라고 하는 아담하고 정취 있는 이름을 가진 신입활동가이다 미지모 신입활동가의 칭찬에 우리는 모두 웃었지만 우리가 이미 누군가의 꿈이 되고 있다는 사실은 우리가 무엇을 노력해야 하는지를 다시 깨닫게 해주었다 달다님과 같은 꿈이 모이면 미얀마 주민들의 꿈도 그들이 주인이 되는 방식으로 익어갈 것이다

ldquo마웅저대표님과 정보임대표님이 미지모에 다녀오시면 이야기를 해주시는데요 저는 그걸 듣고 놀라웠습니다 다들 서로 각자 영역에서 따로따로 경쟁하듯이 한다고 생각했었고 실제 그런 모습들은 외부에서 봤을 때 선입견을 갖게 하거든요 그런데 안을 들여다보니 lsquo실무자들이 뭔가 다들 열심히 하고 있구나rsquo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늘 와서 느낀 것은 내가 만약 이 활동을 계속 하게 된다면 10년 후 15년 후 선생님들 같은 모습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실제 사무실 안에서 있을 때는 뭔가 그림이 잘 안 그려지기도 하고 지금까지 국제개발은 잘 모르겠다고 말하고 다녔는데 오늘 참가하고 들으면서 그림이 좀 더 그려져서 알 것 같기도 해요 처음 듣는 이야기 처음 듣는 상황도 많아서 많이 듣고 배우게 되었습니다rdquo

OWL 원고 기고를 요청 받고 미지모는 기고의 여부 누가 쓸 것인가 어떻게 쓸 것인가에 대한 의견

회의 중인 미지모의 모습 유보미

NGO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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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 모아갔다 미지모는 출발이다 자랑할 것도 내놓을 것도 검증 받은 것도 인정받거나 비난 받을 것도 없다 미지모는 누군가에게 말을 하고 싶은 것이 아니다 우리 스스로 다짐하며 보여주고 싶다

연대와 협력을 통해 더 많은 것을 일궈갈 수 있다는 것 뜻이 분명하면 방법은 만들어 진다는 것 100개의 사업보다 뜻을 가진 여섯 사람이 더 소중하다는 것 정보임 강인남 달다와 같은 후배들에게 마웅저 민정희 박영신 옥세영 유보미와 같은 선배들이 더프라미스와 로터스월드 같은 선배 단체들이 따비에와 KOCO(해외주민운동 한국위원회)같은 후배 단체들에게 분명 힘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그래서 우리는 서로가 선배이며 서로가 후배이다 서로 가르치며 서로 배우는 것이다 미지모가 만들어 갈 국제개발협력의 혁신을 꿈꾸며 미지모는 꿈꾸는 길로 최선을 다해 갈 것이다

OWL의 원고 작성을 위해 우리가 모이는 날 따비

에 마웅저 대표님은 518기념행사 준비회의에 참석

하시느라 함께하지 못하셨습니다 더프라미스의 유

보미님은 3년 만의 휴가를 만끽하셨고 옥세영님은

건강상의 이유로 참석하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작은

시간들이지만 우리와 함께 출발했던 지구촌나눔운

동의 김민영님도 미지모 안에 있었음을 기억합니다

미지모 작성

babolif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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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에 공감과 연대가 필요한 이유- 로터스월드 민정희 국장과의 인터뷰 -

인터뷰에 열중하고 있는 로터스월드민정희 국장의 모습

OWL 독자들을 위해 간단한 자기소개먼저 부탁 드립니다

안녕하세요 로터스월드 민정희 사무국장입니다

지난주에 큰아들을 군대 보낸 두 아들의 엄마이기도 하

지요 불교신자이기도 하고요 저는 대학 시절에는 불교

학생회에서 시민운동을 경험했고 실제로 졸업 후 몇 년

간은 관련 단체의 간사로도 활동했어요 결혼 후 한국여

성단체연합에서 활동하다 한국불교국제네트워크의 국

제이슈 담당 실무자로 활동했어요돌이켜보면 이때 개

도국 현지에 오가면서 국제개발협력 활동을 알게 되고

서서히 인연을 맺기 시작했던 것 같아요 사실 저는 로

터스월드 창립시절부터 도왔고 2006년 2월부터 함께

하기 시작했어요 중간에 잠시 대학사회봉사단으로 이

직 했다가 다시 복귀한지는 1년 8개월 정도되었습니다

로터스월드에서의 저의 1막과 2막을 비교해보면 확실히

처음 왔을 때는 일종의 문제의식이 크게 없었던 것 같아

요 해외출장을 자주 오가며 현지 주민들과 많이 접촉하

긴 했지만 특히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내가 주민을

어떻게 바라보아야 하는가 등에 대한 생각을 깊게 하지는

못했던 것 같아요 이번에 다시 돌아오면서 스스로 부족

한 부분을 깨닫고 배워야겠다는 생각이 먼저 들더라고요

제 나이가 적지는 않지만 (웃음)더욱 용기를 내서 움직이

고 있죠 최근에는 국제개발협력 관련 교육도 많이 수강하

고 사람들과도 적극적으로 교류하면서 서로의 경험을 나

누고 있어요 개발협력사회의 교류가 주는 긍정적인 면이

많아서 이러한 모임이 점점 늘어나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OWL이 만난 사람

lsquo한국 개발NGOrsquo에 대해 생각해보면 어떤 특징들이 머릿속에 떠오르시나요

주로 국제NGO 대형NGO 개신교도 중년의 남성 실무책임자들을 연상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번 OWL에서 만나본 로터스월드 민정희 사무국장은 불교를 기반으로 한 소규모 단체 활동가이자

사회운동가 출신의 여성 실무책임자로 개발NGO사회 내에서는 흔치 않은 경력의 소유자입∙니다

봄비가 내리던 4월 23일(화) 기존 개발협력 시민사회에 신선한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민정희 사무국장을 만

났습니다 OWL은 이 인터뷰를 통해 한국개발협력 시민사회가 점차 다양해지고 있는 단면을 나누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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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에 기반하는 단체로서 로터스월드가 존중하는 가

치는 무엇인가요 그리고 이러한 가치가 사업방식에

실제로 적용되고 있는지 궁금하네요

저희는 평등 평화 자비 세가지 가치를 중점으로 삼

고 있어요 부처가 살아온 모습 그대로 그가 계급을

부정하고 전쟁을 반대했던 것처럼 평등과 평화를 추

구하고 불교사상에서 가장 기본적인 자비는 공감과

연대의 마음을 지향하지요 그렇지만 저희 역시도 실

제 사업에 이러한 가치들을 녹여내는 것이 아직은 많

이 부족한 것 같아요 현지 주민보다는 사업을 수행

하는 단체 중심으로 진행되고 국내후원자들의 요구

에 따라가는 것들은 저희뿐만 아니라 아마 다른 단

체들도 상황이 비슷하리라 생각됩니다 막상 사업 이

후의 관리는 부족하면서 후원자들에게 성과를 보여

주기 위해서 하는 사업이 너무 많다고 생각해요 막

상 현지 주민들이 필요하다고 요구한 것이 아닌데

도 우리가 일방적으로 사업을 진행하는 등의 문제들

말이죠 작년에 코빌(Covil)[1] 교육을 받으면서 이

러한 문제에 대해 더 생각해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빈곤 구조적인 폭력이 될 수 있음을 인지해야

그렇다면 현장사업에 이러한 가치들이

충분히 반영되지 못하는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요

문제의 원인과 결과를 제대로 보지 못하기 때문인 것

같아요 빈곤의 원인과 결과에 대한 근본적인 인식 즉

빈곤이 어디로부터 비롯되는가에 대한 정확한 인식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빈곤이 구조적인 폭력

이 될 수 있음을 깨닫는 것 말이죠 아직 한국의 국제개

발협력 역사가 짧기 때문에 충분히 실현되지 못하는 것

일 수도 있어요 빈곤문제가 단순히 해외에만 해당하

는 것이냐 하면 아니거든요 가난은 현재 우리 안에도

존재하고 있잖아요 저는 그렇기 때문에 개발협력분

야의 활동가들이 국내문제에도 더욱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생각해요 타인의 문제라고 생각했던 것을 나

의 삶의 문제로 받아들이는 순간 빈곤과 개발에 대한

보다 근본적인 접근이 가능해질 수 있다고 믿습니다

그러면 로터스월드가 중점을 두는 점은 무엇인가요

현재 준비 중이지만 lsquo현지NGO와 협력관계를 만들

자rsquo 라는 방향을 가지고 있어요 최근에 국제불교네트

워크에서 만난 단체들이 지역사회개발단체들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현지에서 활동했던 주민들의 권

한강화를 위한 활동을 하고 있는 단체들이죠 그래서

그분들의 활동경험을 배우고 우리의 사업 속에 녹여보

자는 생각을 가지고 있어요 권리에 기반한 관점 주민

운동적 관점에 대한 이야기들을 말이죠 사실 한국의

개발 NGO보다 현지에 있는 현지 NGO들이 더 그 지

역의 필요에 대해 잘 알고 현지 주민들에게 더 알맞게

일을 할 수 있는데도 현지 NGO를 바로 지원하는 단

체들이 많지 않아요 국제개발협력에서 현지 NGO는

조력자나 이해관계자 중 하나로 생각하기 때문이죠

그렇기 때문에 현지 NGO와 교류하면서 효과적인

사업과 주민권한 강화 등에 대해서 배우고 있어요

주민권한강화(empowerment)와 같은 경우에는 제

한된 자원 내에서 사업을 진행해야 하기 때문에 쉽

지 않지만 계속해서 노력하고 있는 사업 중 하나

에요 작년부터 주거 권에 대한 사업과 인권침해

지역의 주민들을 돕는 사업들을 하고 있고 미얀

마 모니와[2]에 대한 지원 사업도 이어가고 있어요

개발협력은 타인의 삶에 개입해서 변화를 주는 것이니

보다 신중한 접근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그러다 보니 정

말 필요한 것은 개발에 대한 철학과 윤리인 것 같은데요

네 맞아요 정말 공감하는 부분이에요 자기성찰

이 정말 중요하죠 개발NGO를 비롯한 시민사회가

항상 정부에게 문제 제기하는 부분이 바로 한국 개

발원조의 양적 성장인데 그렇다면 과연 우리 안에

는 이러한 문제가 없는지 되돌아봐야 하지 않을까

싶네요 우리 안에도 협력이나 연대하는 분위기보

다는 경쟁하는 모습이 주로 보이는 것 같아요 이러

한 모습이 우리가 무엇을 위해 이런 일을 하고 있는

지 여과없이 드러내고 있죠 이러한 이슈들을 함께

논할 수 있는 공론의장 또한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이제는 민 민협력을 위해 노력해야 할 때

국장님께서는 오랫동안 시민사회운동을 해오셨고 지

금은 개발NGO에 있으신데 서로 다른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1코빌(Covil) 코빌(Covil)은 Community Organizing과 Village의 합성어로lsquo지역과 함께 주민과 함께하는 주민운동rsquo의 방향성을 가진 활동가 조직이다2 미얀마 모니와 이 지역 주민들은 지역정부의 요청에 따라 농지를 3년간 중국구리광산회사에 빌려주고 3년이 지나도록 땅을 돌려받지 못하자 시위와 농성을 벌여왔다그러나 지난 11월말 화염방사기를 동원한 정부의 강제진압으로 100여명의 주민들과 스님들이 심한 화상을 입는 사태가 발생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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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스월드 사무국 앞에서 한재광 총장 민정희 국장 조이슬 간사 권아람 인턴의 모습 (왼쪽부터 차례대로) ODA Watch

먼저 상대적으로 인적자원과 재원이 시민사회에 비

해 풍부한 것 같아요 그리고 다들 정말 공부를 열

심히 하시는 것 같아요 (웃음) 특히 국제개발협력

에 관한 기술적인 방법론에 대한 학습도 많고요 하

지만 전체적으로 시야를 넓힐 수 있는 분야에는 공

부가 부족한 것 같아요 그리고 상대적으로 단체

들 간의 연대 협력은 비교적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

는 것 같아요 국내에서 협력하지 못하면 개발현장

에서 주민들과 협력을 이루기가 더욱 어렵잖아요

다른 단체와 연대 협력하는 모습이 부족한 것은 그만

큼 기존에 교류가 없어서가 아닐까요 국제개발협력

시민사회 내에서의 교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

최근 민관 협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반면 정작

민 민 간의 협력을 위한 노력은 아직 많이 부족한 것 같

아요 민간 단체들끼리 같이 사업을 해보면 서로 많이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예를 들어 환경 분야의 기

후변화 이슈는 매우 중요하고 구조적 변화가 필요함에

도 개발협력 사회에서는 큰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죠

민 민 간의 연대와 교류의 활성화를 통해 이와 같은 이슈

를 같이 대응해나가는 노력도 필요하지 않을까 싶네요

말씀을 들으니 다양한 단체들간의 만남이 중요하다고

생각됩니다 다양한 종교적 배경을 가진 분들이나 사

회운동을 하시는 많은 분들이 개발 NGO 커뮤니티에

합류하셔서 함께 토론할 수 있는 장이 마련되어야 하

지 않을까요

저도 국내에서 운동하시는 분들이 개발협력분야에 함

께 들어와서 같이 서로의 운동을 공유하고 나누는 시

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저희 단체를 비롯한 몇 단

체들이 함께 미얀마에서 개발활동을 수행하는 단체들

의 모임인 미지모[3]를 구상하고 추진하게 된 이유이

기도 하죠 미지모는 단체들이 서로 연대하고 협력해

야 한다는 생각으로 시작하게 되었어요 단체 간 협력

을 준비하며 실무자들끼리 모여보니 모두 코빌 교육

을 함께 받았던 사람들이더라고요(웃음) 모임을 하

면서 함께하는 기쁨을 많이 느끼고 있어요 미지모 사

람들 모두 지향하는 바가 비슷하기 때문에 서로 동지

애도 느끼죠 미지모 같은 모임들이 다른 단체들 사

이에서도 많이 이루어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미

지모에서도ldquo왜 우리 커뮤니티 내에서는 같이 협력하

는 사업이 없나rdquo 라는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어요

사실 단체와 단체가 서로 교류하고 협력하게 되면 서

로 배울 수 있는 점이 아주 많은데도 그런 모임이 많

지 않은 것 같아요 처음에는 힘들겠지만 같이 공동으

로 사업도 해보면 서로가 배울 수 있는 점이 많다고

생각해요 그 시간을 통해 개발협력에 대한 가치와 지

향점에 대한 생각들도 공유될 수 있으리라고 봅니다

ldquo누군가는 관심을 가지고 끊임없이 문제제기를 할

때 변화가 생기죠rdquo

현재 개발협력 시민사회의 구성원과 구조를 보면 실무

자는 여성이 많지만 실제 사업과 정책을 결정하는 위

치는 대부분 남성들로 이뤄져 있는데요 이에 대한 국

장님의 견해는 어떠하신지 궁금합니다

아무래도 남성중심의 사회구조를 그대로 반영한 모습

으로 보이는 것 같아요 젠더 문제에 대해서 관심을 가

지고 변화를 이루어야 하는 거죠 결국은 끊임없는 문

제제기가 필요하지 않나 싶어요 조직 내에서 불합리

한 것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고 여성들이 일을 할 수

OWL이 만난 사람

3 미지모 미얀마를 지원하는 사람들의 모임이란 뜻으로 로터스월드 프라미스 코코 따비에 4단체가 공동으로 만든 모임 이번 77호의 NGO현장 코너에서 개발협력 분야의 새로운 움직임인 lsquo미지모rsquo에 대해 다루고 있습니다 미지모의 활동이 궁금하신 분들께서는 해당 기사를 참고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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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스월드 사무국 앞에서 한재광 총장 민정희 국장 조이슬 간사 권아람 인턴의 모습 (왼쪽부터 차례대로) ODA Watch

있는 사회적인 여건이나 환경에 대해서도 누군가는 이

야기해야 하는 것이죠 이점에서는 저부터 시작해야 한

다고 생각해요 끝으로 활동가의 가장 중요한 자질은

바로 공감하는 능력이라고 생각해요 신문만 봐도 세

상에 너무나 많은 일들이 있어서 곧 잘 무력감에 빠지

기도 하죠 하지만 이러한 일들에 대해 일차적으로 관

심을 가지는 일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우리가 당장

하고 있는 일 이외에는 관심이 없어서는 안 되죠 조금

더 공감능력을 확장해서 세계에서 일어나는 여러 가지

고통에 대해 관심을 갖는 것 자체가 세상을 바꾸는 첫

발자국이라고 생각해요 개인적으로는 단체의 성과로

인정되지 못하는 일에 대해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하

는 게 아쉽지만 꼭 돈을 보내주지 않더라도 관심을 가

지는 자체가 연대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누군가의

고통을 알아주는 자체로도 그 사람에게 위로가 될 수

있기 때문이죠 그래서 사업으로 진행하지 못해도 일

단은 그러한 사실들을 회원들에게 알리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활동가의 역할은 사람들의 관심을 일깨워주고

공감할 수 있도록 운동해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국장님의 20여 년 간의 활동을 압축적으로 살펴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야기를 들으면서 앞으로의 활동

이 더욱 궁금해지는데요

저는 단체보다는 그 안의 사람을 잘 키워내고 싶어

요 이제까지의 저의 경험을 바탕으로 후배들을 잘 키

워서 올바르게 사업할 수 있도록 이끄는 역할을 하고

싶네요 또 출장처럼 짧은 시간이 아니라 현장에 가

서 오랜 시간을 주민들과 함께 보내고 또 사업현장을

구체적으로 보고 경험하는 시간도가지고 싶어요 이

제 아이들이 다 커서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해요 (웃

음) 마지막으로는 제가 가지고 있는 연대와 협력의

경험들을 가지고 현지 지역사회경험들을 한국의 개

발협력 분야에 소개하는 역할을 해나가고 싶습니다

인터뷰 시간 동안개발NGO 활동가로서 올바른 개발

협력의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해 매 순간 끊임없이 성

찰하고 문제제기를 하는 민정희 국장의 모습이 인상

적이었다 기존의 개발협력사회 내에서 교류와 연대

가 더 활발히 이루어져야 한다는 말에도 깊이 공감했

다 파트너 국가 간의 연대와 협력이전에 우리가 먼저

교류하고 연대해야 하지 않겠는가 앞으로 국제개발

커뮤니티 내에서의 활발한 교류와 다양한 연대의 모

습을 기대해본다 이번 인터뷰를 통해 (필자는) 한국

개발협력 사회 특히 개발NGO에 불어오는 새로운 바

람 다양하게 뻗어나가는 물줄기의 흐름을 목격한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민정희 국장의 오랜 경험이 담긴

이야기를 들으니 앞으로의 활동이 더욱 기대가 된다

권아람 작성 ODA Watch 인턴

aramclsr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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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활동가

(YP)들이 꿈틀꿈

틀 원조투명성

캠페인 TF를

조직하다

방울방울 나무를 수놓는 저 꽃잎처럼

한국외대

청년들의

사무국 방문

반가웠어요

한국외대 학생들과 조이슬 간사의 모습 ODA Watch

ODA Watch 이모저모

마침내 봄이 왔습니다 물러 갈듯 말듯 끝까지 애태우던 추위가 사라지고 햇살이 온 대지를 따스하게 감싸 안아

주고 있네요 길거리 나무들도 화사한 꽃잎으로 몸을 단장하느라 분주해 보입니다 봄이 와서일까요 워치에도

새로운 식구들이 찾아왔답니다 올 봄 모두 함께 꽃을 잘 피워낸다면 가을 무렵에는 풍성한 과실을 기대해볼 수

있지 않을까요

지난 4월 26일(금) ODA Watch가

국제개발협력학회(KAIDEC)에서

매년 공모하는 ODA 학술활동 지

원사업에 선정되었습니다 이로써

KAIDEC으로부터 지난 2011년부

터 연속 3년 동안 지원을 받게 되

었는데요 워치는 공모사업을 통한

1200만원의 지원금으로 올 한해

lsquo한국 개발원조 투명성 제고 방안 정

책 연구사업rsquo을 펼쳐나갈 예정입니

다 OWL 독자 여러분들도 한국 개

발원조의 투명성을 높일 수 있는 방

안을 함께 고민해주시겠어요 더불

어 워치가 꾸려나갈 원조투명성 캠

페인에 대해서도 많은 관심과 참여

부탁 드립니다

지난 4월 29일(월)에는 한국외국어

대학교에서 온 4명의 학생들이 ODA

Watch 사무국을 찾아왔답니다 워치가

도대체 어떤 곳인지 무엇을 하는 단체

인지 궁금해서 오늘 인터뷰를 위해 열심

히 공부했다며 이런 저런 질문들을 쏟아

냈는데요 NGO에 관한 교양수업을 듣

던 중 사례발표를 위해 여러 단체 중 워

치를 선택하게 되었다는 청년들 고민

이 담긴 질문에 답하는 시간도 참 즐거

웠답니다 워치가 어떤 단체인지() 궁

금하신 분들이 있다면 주저 말고 서교동

에 자리한 저희 사무국으로 차 한잔 하

러 오세요~~ ^^

ODA Watch 청년활동가들이 국제

개발협력의 흥미로운 이슈를 lsquo씹고

뜯고 맛보고 즐기기rsquo 위해 뭉쳤습니

다 청년활동가들은 관심 있는 이슈

를 중심으로 모여서 팀을 꾸려 시민

의 목소리를 내는 활동을 해오고 있

는데요 여러 팀들 중에 그 동안 국

내외 개발협력정책과 담론을 중점

적으로 공부해왔던 정책감시팀과

DAC(개발협력체계 비평가)팀이 주

축이 되어 Task Force 팀을 구성해

원조투명성과 책무성에 대해 국제

국내사회가 어떠한 이야기를 해오고

있는지 힘을 합쳐 알아보기로 했답

니다 지난 4월 10일 대망의 첫 모임

을 가졌는데요 매주 수요일마다 모

여서 이슈도 알아가고 무엇보다 서

로를 알아가는 시간을 가지고 있답

니다 앞으로 저희 청년활동가들이

펼쳐나갈 활동 많이 기대해주세요

첫 모임 후 뒷풀이 장소에서 한 컷시작을 기념하는 와인 한잔과 함께 ODA Wat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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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DEC지원

ODA 학술활동

공보사업 선정

환영합니다

이재원 간사님

권아람 인턴님

이재원

간사의

한마디

지난 4월 신입직원 및 인턴채용을 통

해 이재원 간사와 권아람 인턴이 ODA

Watch와 함께하게 되었습니다 이재

원 간사는 지난 2012년 ODA 인턴으

로 이미 한해 동안 사무국의 일원으로

동고동락(同苦同樂 )해왔는데요 앞으

로 두 분과 함께 채워나갈 워치가 더더

욱 기대됩니다 OWL 독자 여러분들

께 전하는 편지도 읽어주세요 ^^

안녕하세요 5월부터 ODA Watch의 새 식

구로 함께하게 될 이재원입니다 워치의 청년

활동가로 시작하여 지난 해 ODA 청년인턴으

로 1년간 사무국에서 일하는 행운을 누렸었

는데 올해는 이렇게 간사로 인연을 맺게 되

어 무척 기쁩니다 앞으로 겸손한 자세로 관

계하는 모든 분들과 함께하며 lsquo해피에너지rsquo를

나acuteshy 수 있는 활동가가 되겠습니다 아름다운

봄날 좋은 소식 나acuteshy 수 있어 행복하네요 여

러분의 많은 응원 부탁드려요 감사합니다

워치의

최연소 기부자

는 누구

감동 어린 소식 하나 ODA Watch의

최연소 기부자를 소개합니다~ ^^ 바

로 세상의 빛을 본지 꼭 한 달이 되어

가는 박시윤 양이 그 주인공인데요 박

욱범님께서 따님의 탄생을 기념하며 너

무나 감사하게도 일시 후원을 통해 그

환희와 행복을 워치와 함께 나주셨답니

다 박욱범님은 OWL에 해외특파원으

로 글을 기고하며 워치와 인연을 맺기

시작했는데요 현재는 영국에서의 석

사과정을 마치고 잠시 한국에 들어와

ODA Watch의 자매 기관인 (사)글로

벌발전연구원 ReDI의 연구원으로도 함

께하고 계시답니다 너무 감사한 마음

에 시윤 양을 위해 작은 선물을 준비한

워치 사무국 후원 담당 간사님과 간략

한 증정식도 가졌답니다~ ^^ 시윤 양

앞으로 건강하게 무럭무럭 자라나길 바

랄게요 ^^

권아람

인턴의

한마디

안녕하세요 ODA Watch OWL 독자 여러

분 ODA Watch에서 인턴으로 함께하게 된

권아람이라고 합니다 저는 인권에 관심이 많

아서 작년 하반기에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

에서 4개월 정도 일을 했었어요 앰네스티에

서는 인권의 관점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연대

운동의 방향성을 배울 수 있었는데요 ODA

Watch에서는 또 어떤 것들을 배우고 생각하

게 될 지 궁금하고 매우 기대가 되요 일한 지

이제 겨우 2주차인데 하루하루 많은 것들을

배우며 비판적인 관점으로 개발협력을 바라

보는 눈도 기르고 있어요 ODA Watch를 알

게 되어서 그리고 함께 일하게 되어 반갑습니

다 앞으로 독자 여러분들을 자주 뵐 수 있길

기대할게요 )

박욱범 님과 이재원 간사 ODA Watch 권아람 인턴과 이재원 간사 ODA Watch35

36

37

3월 재정보고

[ ODA Watch 살림살이 ]

ODA Watch는 투명한 재정운영을 원칙으로 합니다

소중한 후원금으로 운영되는 워치의 살림살이가 어느 곳에 어떻게 쓰여지는지

후원자 여러분과 OWL 독자들께 보고드립니다

워치의 살림살이에 더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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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DA Watch는 2006년 설립 이래로 한국의 국제개발협력 사업 및 정책이 인권 bull 평등 bull 연대에 기반하여 보다 책임 있게 효과적으로 사용되어 개발도상국의 빈곤퇴치 및 지속가능한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한국 대외원조의 정책을 지속적으로 감시 bull 제언하고 대안을 고민하는 참여형 시민사회단체(Civil Society Organization CSO)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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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4: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77호(2013.05.03)

OWLrsquos View

한국 국제개발협력 시민사회는 지속적으로

변화해야 한다

4

한국 국제개발협력 시민사회에 변화가 지속되고 있다 시민사회를 둘러싼 환경도 변하고 있다 지난 십 수년간 국제개발협력 시민사회가 성장해온 과정에서 축적되어온 변화에 대한 열망과 필요가 현실화되고 있는 것이다 국제개발협력에서 시민사회의 역할이 국내외적으로 주목 받고 있는 가운데 한국 시민사회의 변화는 다양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 이에 ODA Watch는 변화의 한 가운데 서 있는 한국 국제개발협력 시민사회의 현 모습을 돌아보고 발전을 위한 제안을 하고자 한다

국제사회에서 개발NGO를 중심으로 하는 시민사회에 대한 공여자들의 관심과 개입은 1980년대를 거쳐 1990년대 이후 본격화됐다 1990년대 양bull다자간 공여자들은 시민사회를 자신들의 개발정책에 적극적으로 포함시키며 이른바 lsquo신정책의제(New Policy Agenda)rsquo프로그램을 펼쳤다 이는 신자유주의적 비용 효율성 추구를 위해 정부원조를 NGO를 통해 집행하는 외주화(outsourcing)와 개도국 내 민주주의와 굿거버넌스의 성취를 위해 공여국 NGO을 통해 개도국 시민사회를 지원하는 것을 주요 골자로 한다 1990년대 이후 서구 공여국들이 본격적으로 실행한 이 프로그램의 실행 과정에서 개발NGO들은 많은 원조자금을 정부로부터 지원 받았다 그 과정에서 개발NGO들은 정부의 공공개발서비스 하청업자 원조집행의 기술적 도구 외교적 수단 등으로 불리며 시민사회의 본질적 특성인 대안성을 잃어 버리고 정부의 친밀한 파트너가 되었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현재 서구 공여국의 많은 시민사회단체들이 정부원조를 지원받아 개도국의 인권증진과 주민의 자활을 지원하며 이 과정에서 대안적인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lsquo원조효과성rsquo담론이 주류화되면서 공여국 시민사회가 점차 정부의 원조 정책 틀 안에서 원조 조화의 한 구성요소가 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렇다면 한국 국제개발협력 시민사회의 현실은 어떠한가 여러 측면에서 한국 시민사회의 양적 성장은 놀

랍다 먼저 사업비 규모 면에서 이미 정부원조에 비견할 정도로 큰 규모를 가지고 있다 국제개발협력민간협의회(이하 KCOC)가 발간한 lsquo2011 한국국제개발협력CSO편람rsquo에 따르면 92개 KCOC회원단체 중(2012년 8월 기준) 67개 단체의 국제개발사업 규모는 3163억 원이다 이는 같은 해 KOICA가 집행한 ODA 규모인 4518억 원의 70에 달한다

또한 국제개발협력에 참여하는 시민사회단체도 급증하고 있다 1999년 창립 당시 24개였던 KCOC 회원단체 수가 2013년 4월 현재 97개로 300 이상 성장했다 최근 KCOC 회원단체 이외의 많은 단체가 국제개발협력에 참여하고 있는 것을 고려한다면 그 성장세는 더욱 크다

국제개발협력에 참여하는 단체의 성격도 다양해졌다 기존의 전통적인 활동 주체인 개발NGO외에도 사회복지단체 환경단체 여성단체 공정무역단체 및 다양한 단체들이 국제개발협력에 참여하고 있다 사업 분야도 다양해졌다 여전히 교육과 보건의료 지역개발사업 등 전통적인 개발사업이 주이지만 최근 마이크로크레딧 장애인지원 공정무역 적정기술 등을 시행하는 단체들이 늘고 있다 또한 국제개발협력시민사회포럼(KoFID) 활동과 같이 기존의 공공개발서비스수행(service delivery)의 영역을 넘어 정책옹호와 연대에

참여하는 단체들도 늘고 있다

또 다른 변화는 정부 지원의 규모가 커지고 방식이 다양해진 것이다 1995년부터 시민사회를 지원하던KOICA의 변화가 크다 최근 몇 년간 KOICA의 시민사회협력 예산이 급증했다 2009년 896억 원이었던 예산 규모가 2013년 317억 원으로 크게 확대됐다 아울러 시민사회와 협력하는 프로그램도 다양해지고 있다

이와 같은 국제개발협력에 참여하는 국내 시민사회의양적 성장은 매우 긍정적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이러

5

한 변화를 어떻게 보아야 할까 두 가지 측면에서 그 의미를 해석할 수 있다

첫째로는 lsquo다양성rsquo이 보인다는 것이다 그 동안 한국 국제개발협력 시민사회의 주류였던 개발NGO외에 다양한 시민사회단체들이 참여하고 있다 에너지bull환경단체 여성단체 인권단체 주민운동조직 협동조합 단체 등 그 동안 국내이슈에 집중하던 단체들의 참여가 활발해지고 있다 이들이 가지고 있는 발전에 대한 다양한 관점과 사회운동 경험에 기반한 접근법들은 개도국 주민들의 발전을 지원하는데 있어 더욱 효과적이고 혁신적인 성과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활동 분야와 형태에서도 다양성이 발견되다 아직 충분치는 않지만 주민조직 적정기술 협동조합 등의 방식들을 국제개발사업에 적용하려는 움직임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 이같이 개도국 사회발전을 목적으로 시도되는 혁신적이고 보다 근본적인 접근법들은 개도국 주민들의 자립과 자활을 도우려는 한국 시민사회의 고민과 노력이 깊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많은 시민사회단체들이 2011년 부산 세계개발원조총회를 전후로 국제개발과 관련한 정책옹호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국제시민사회와 연대하고 협력하고 있다 또 본부의 직원을 파견하여 사업을 수행하던 전통적인 모습에서 벗어나 개도국 시민사회단체와 파트너십을 가지고 이들을 직접 지원하는 단체들도 증가하고 있다 같은 지역에서 활동하는 단체들끼리 연대하고 협력하여 공동활동을 하는 모델도 생겨났다 이같이 한국 시민사회는 기존에 보여주던 한국단체 중심 개별단체 중심 그리고 공공개발서비스제공 중심의 활동에서 벗어나 다양한 방법으로 개도국 사회 발전을 지원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아직 가야 할 길이 멀지만 의미 있는 다양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두 번째로 lsquo제도적 변화rsquo가 지속되고 있는 점이다 이는 주로 시민사회와의 협력을 담당하는 KOICA의 프로그램에서 확인할 수 있다 몇 년 전 KOICA의 lsquo민간단체지원사업rsquo이 lsquo시민사회협력사업rsquo으로 그 명칭이 바뀌었다 시민사회가 lsquo지원rsquo에서 lsquo협력의 대상rsquo으로 전환된 것이다 프로그램도 다양해졌다 다양한 국내단체와 특히 개도국 현지 시민사회단체들이 사업에 참여할 제도적 기반이 구축됐다 KOICA가 개도국 시민사회단체를 직접 지원한다는 것은 개도국에 대한 원조정책의 전환을 엿볼 수 있다는 큰 의미를 가진 변화이다 그리고 정부 내 국제개발협력 거버넌스 체계에 시민사회인사의 참여가 제도적으로 보장됐다 중앙정부는 시민사회와의 대화를 정례화하고 있다 내용과 질

적인 측면에서 많이 보완되어야 하지만 시민사회와의 협력이 점차 제도화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다양성과 제도화로 표현되는 변화의 한가운데 서 있는 한국 시민사회는 무엇을 해야 할까 내외부적 환경적 변화를 기뻐하고 그 혜택을 누리기만 해야 할까 ODA Watch는 다음의 세 가지를 제안한다

첫째 한국 시민사회는 자기 정체성을 명확히 해야 한다 정부의 지원금 규모와 비중이 지금과 같은 속도로 증대되면 멀지 않은 미래에 정부는 시민사회를 점차 국가 원조정책의 종속변수로 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 시민사회가 깊은 철학적 성찰에 입각한 자기 정체성을 확실히 정립하지 못하고 분명한 전략을 가지지 못한다면 정부 의존도는 갈수록 심화되는 가운데 결국 정부 원조집행의 lsquo기술적 도구rsquo라 비판 받는 서구 개발NGO의 길을 피하지 못할 것이다

둘째 한국 시민사회는 독립적인 개발주체로서 대안성을 제시해야 한다 그리고 개발대안 및 대안발전 주창자로서 자신의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 시민사회는 발전에 대한 관점 및 기술적인 측면에서 혁신적이고 창의적인 대안제시를 위해 부단히 노력해야 한다 시민사회가 정부원조기관이나 국제개발기구와는 다른 방식과 내용의 대안을 제시할 때 그 본연의 빛을 발함을 잊지 말아야 한다 그리고 시민사회는 전세계 가난한 이들의 옹호자로서의 역할과 국가 기업 및 시민사회 자체의 국제개발협력에 대한 의로운 감시자로서의 임무도 소홀히 하지 말아야 한다

셋째 다양한 모습으로 성장하는 한국 시민사회는 그에 맞는 책무성을 제고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후원자와 개도국 주민들을 대상으로 개발사업에 대한 투명성을 제고해야 하고 이스탄불 선언을 포함한 국제사회의 다양한 개발 협력 규범과 담론을 체계적으로 내재화해야 한다

이러한 노력을 통해 내적으로 보다 성숙한 한국 국제개발협력 시민사회의 도약을 기대한다 바라건대 그 모습은 한국 시민사회의 국제개발협력을 주도해온 선배 개발NGO들과 한국 사회변화의 주역이었던 시민사회단체들 그리고 혁신적이고 창의적인 내용을 가진 다양한 신생단체들이 함께 모여 우리가 지향해야 하는 발전에 대해 머리를 맞대고 더 나은 지구촌의 미래를 위해 손을 잡고 가는 것이다

작성 ODA Watch 실행위원회

2013년 한국 ODA 예산을 파헤쳐 본다

ODA Watch 예산분석 TF팀은 2013년 한국 무middot유상 ODA 예산안에 대해 분석함으로써 올 한해 국제개발협력 정책의 집행 방향을 예측해보려 한다 이에 분석을 위한 기초 자료인 2013년 무middot유상 ODA 예산안을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확보했다

예산이란 숫자로 표현된 정부의 정책이다 즉 일정 기간 동안 국가가 어떠한 정책이나 목적을 위해 얼마만큼 지출하고 이를 위한 재원을 어떻게 조달할 것인가를 금액으로 표시한 것이다[1] 또한 슘페터는 lsquo한해 재정을 이해하고 판독할 수 있는 사람은 국가의 운명을 예측할 수 있다rsquo고 말했다 즉 국가 재정활동은 예산을 기반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그 기초가 되는 예산 내역에 대한 체계적인 모니터링은 매우 중요하다 무엇보다도 2015년 GNI 대비 ODA 비율 025 달성 목표에 따라 매년 ODA 예산이 대폭 증액되고 있으므로 예산 배분 및 집행이 효율적으로 이뤄지고 있는가에 대한 시민사회의 적극적이고 효과적인 감시는 필수적이다 이번 기사를 통해 ODA 예산안을 분석하고 특징을 파악함으로써 단지 올 한해 뿐만 아니라 앞으로 5년 10년 후 한국 개발협력의 미래를 함께 그려볼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고자 한다

올해 2013년 예산안은 해를 넘겨 1월 1일이 되어서야 가까스로 국회를 통과했다 헌정 이래 최초로 예산안 처리가 차기 년도로 넘어감으로 인해 많은 논란이 발생하기도 했다 전체 342조원(국회 통과 기

준 정부 원제출안은 3731조원) 규모의 2013년 예산은 크게 활력 예산 든든 예산 튼튼 예산 알뜰 예산 4가지로 분류된다 ODA는 국격 제고의 일환으로써 든든 예산의 범주 안에 포함되어 있다 예산안에는 rsquo주변국에서 중심국으로rsquo라는 캐치프레이즈 하에 국제사회에 대한 책임강화를 위해 ODA 규모를 점차 증대해나갈 것이라는 목표가 제시되어 있다

2013년 ODA 예산 살펴보기 ① 부처별 지원 규모

2013년 ODA 예산 전체규모는 2012년 12월에 통과된 lt2013년 국제개발협력 종합시행계획gt을 통해서 확인할 수 있다 올해 ODA 규모는 약 2조 411억원(양자 1조 4255억원 다자 6156억원)으로 전체 29개 부처 기관(지자체 제외)이 사업에 참여할 예정이다 양자원조 중 무상원조는 7569억원 유상원조는 6686억원이 배정되었다 다음 장의 lt표 2gt을 보면 ODA 집행에 참여하는 전 부처의 예산 규모를 확인할 수 있다 국토해양부와 경찰청을 제외한 27개 부처가 양자원조에 참여하고 이중 25개 기관이 무상원조를 지원한다 지자체까지 합산하면 무상원조 주관 부처의 수는 훨씬 더 늘어나게 된다 2012년 한국 ODA실적통계[2]자료에 따르면 작년에는 40개 내외 부처 및 지자체가 본 사업에 참여했다 그러나 기획재정부(EDCF 포함)와 외교통상부(KOICA 포함)를 제외하고 예산규모가 100억원이 넘는 곳은 교육과학기술부(5216억원) 농촌진흥청(1389억원) 농림수산식품부(150억원) 보건복지부(126억원) 환경부(101억원) 5개 부처에 지나지 않는다 그 외에는 소규모의 예산을 각 부처가 나누어서 분절적으로 집행하고 있다

2013년 ODA 예산 살펴보기 ② KOICA

KOICA는 2013년부터 예산안을 사업형태 위주에서 지역 국가별 분류 방식으로 변경했다 기존에는 아태지역 아프리카 중남미 중동 및 CIS 등 지역별로 분류했다면 올해부터는 각 국가별로 예산과목을 세분화했다 이는 한국 무상원조

lt표 1gt 2013년 ODA 예산안 규모

1 2009 예산감시 실무매뉴얼 함께하는 시민행동 시민이 만드는 밝은 세상 2 OECD 개발원조위원회(DAC) 2012년 공적개발원조(ODA) 잠정통계 관련 보도자료 부처통합 20130403

지금 정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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를 제공받는 파트너국가 별로 세세한 예산 지원추이를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변화이다

또한 형태별로는 프로젝트형 원조와 개발컨설팅 원조로 분류된다 올해부터 새롭게 도입된 국제개발컨설팅 프로그램(Development Experience Exchange Part-nership 이하 DEEP [3])은 국별 맞춤형 컨설팅 사업으로 명시되어 있으나 분류 상으로는 프로젝트 형태의 사업을 제외한 예산을 전반적으로 포괄하고 있다

올해 KOICA가 집행하는 무상원조 총액은 5413억 원이고 이는 작년에 비해 약 88(438억 원) 증가한 금액 이다 중점협력국 26개국 및 분쟁 후 재건국 3개국(아프가니스탄 이라크 팔레스타인)을 포함한 총 53개국에 KOICA 전체 예산의 51인 2749억 원이 지원될

lt표 2 gt2013년도 부처별 ODA 예산 현황(잠정치)

자료 2013년 국제개발협력 종합시행계획

lt표 3 gtKOICA 2013년 예산 세부내역

자료 2013년 KOICA 대외무상원조 사업계획

3 우리 개발경험의 효과적인 전수를 목적으로 한 개발컨설팅 프로그램 (KOICA 2013년 예산안) 7

예정이다 lt그림 1gt과 같이 지역별로는 아시아 태평양55 아프리카 21 중남미 13 중동 CIS 11의 비중으로 배분되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KOICA가 집행하는 무상원조의 623 가량이 중점협력국에 지원되고 있으며 최빈국 및 저소득국 지원비율은 457이다

지역별 원조 외에는 민관협력 해외봉사단 등의 글로벌프로그램과 홍보 경상운영비 등이 포함되는 협력사업지원 등에 재원이 배분된다 참고로 KOICA의 경우 국제기구 분담금 성격의 예산은 2011년부터 기관 예산에서 제외되었다 또한 동아시아기후파트너십 사업 역시 2008-2012년 간 사업이 종료됨에 따라 주요 사업의 성과평가 및 홍보에 소요되는 5억 원을 제외하고는 예산에서 제외되었다 글로벌녹색성장연구소(GGGI)의 경우에도 작년 10월경 국제기구로 전환됨에 따라 외교부로 예산이 이관되었다

2013년 ODA 예산 살펴보기 ③ EDCF

다음으로 EDCF는 2013년 기관 차원의 총 수입이 7551억원이며 그 중 원금 및 이자 상환에 해당하는 정부내부지출금 162억원과 여유자금 463억원을 제외한 6926억원이 EDCF에서 집행하는 총 예산으로 볼 수 있다 이 중 유상 ODA로 집계되는 금액은 대개도국차관사업에 해당하는 6686억원이다 이는 전년대비 87(535억원) 증가한 것이다 지역별로는 아시아 67 아프리카 20 중남미 7 기타 6로 분류할 수 있다 [4] (승인액기준) 2013년 국제개발협력 시행계획에 따르면 2013년 잠정 승인계획 상 중점협력국에 지원되는 유상원조 비율이 70 내외에 달한다고 명시되어 있으나 실제 ODA Watch가 제공받은 EDCF 기금운용계획서 에서는 이를 확인할 수 없었다 이는 EDCF 예산안이 지역별 단위(동아시아 서아시아 동아프리카 서아프리카 유럽CIS 중남미 중동 태평양 등) 당 전체규모만 명시되어있고 각 지역별 국가 단위에 소요되는 예산으로는 구체화 되어있지 않기 때문이다

차관사업을 제외한 사업비로는 차관사업진행컨설팅(61억원)과 경제협력기반구축(20억원)사업 그리고 ADB 미래탄소펀드출자액(57억원)이 있다 그 외 기금운영비로 102억 원이 책정되었다 양자원조 사업 형태별 예산 심층 분석

다음으로 양자원조의 사업 형태별 예산 추이를 심층적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ODA 예산의 전체 규모 유형

(양자 및 다자 무middot유상 원조) 지역 및 국가별 배분 추이에 대해서는 OWL에서 이미 여러 번 살펴보았다 [5] 2015년까지 ODAGNI 025 달성을 목표로 정부는 ODA 규모를 지속적으로 증가시키고 있으며 금년 예산은 2조 411억 원(GNI대비 016)으로 추산된다 2011년 이후 양자원조와 다자원조 예산 비율은 73이고 양자원조 가운데 무상원조가 유상원조보다 조금 많은(5347) 상황이다 지역별로는 아시아 중점 원조 기조가 유지되고 있고 국가별로는 26개 중점협력국에 예산이 집중되고 있다 이와 같이 ODA유형 지역 국가별 배분 추이에는 큰 변화가 없는 반면 사업 형태별로는 프로젝트 사업의 비중이 줄어들고 있다 대신 초청연수 민관협력 긴급구호 개발컨설팅 사업이 전체 예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lt국제개발협력 기본계획(2011-2015년)gt에도 유상원조 추진계획 가운데 하나로 정부 민간 연계 확대 방안이 제시되었고 무상협력의 경우 해외긴급구호 민관협력 개발컨설팅 사업의 비중을 제고하는 계획이 수립되었다 그렇다면 이와 같은 계획들을 실현하기 위해 이를 뒷받침할 예산 또한 충분히 반영되었을까 lt기본계획gt에 제시된 또 다른 목표인 ODA 평가 강화 ODA에 대한 국민적 지지기반 확대 정책연구 역량 강화를 위한 예산은 충분할까 한편 편성된 예산을 효과적으로 집행할 수 있는 시스템은 갖추어져 있을까 혹시 급속한 예산 증가에 따른 문제점은 없을까 계획 수립 예산 편성 사업 집행 평가 및 피드백 과정으로 이어지는 일련의 ODA 사업 과정에서 예산 편성은 한국 ODA의 실질적인 전략과 우선순위를 보여주는 의의가 있다

lt그림 1gt 무상원조 지역별 중점협력국 소득수준별 지원 비중

4 2013년 국제개발협력 종합시행계획5 (OWL 74호) 2013년 한국의 국제개발협력을 전망한다 등

지금 정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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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t표 4 gt 2013년 EDCF 수입∙ 지출계획 총괄 자료 2013년 EDCF 기금운용계획

6 국회예산정책처 2013 2013년도 예산안 부처별 분석Ⅱ(외통위 국방위)

다음 장에서는 분절화 문제의 해소가 시급한 사업(개발컨설팅 및 초청연수) 장기적 관점의 지원이 필요한 사업(민관협력) 예산을 대폭 늘려야 하는 사업(홍보 평가 연구)으로 나누어 현황과 문제점을 살펴보았다

분절화 문제의 해소가 시급하다 개발컨설팅 및 초

청연수사업

개발컨설팅 사업은 최근 가장 주목 받고 있는 ODA 사업 형태이다 정부에서는 개발컨설팅 사업의 비중을 확대하여 lsquo소프트웨어 중심 원조rsquo를 강화하고 한국형 ODA 모델 및 다른 원조 사업과도 연계하겠다

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2013년에는 KOICA(DEEP) 기재부(KSP) 방통위 고용부 국무조정실 안행부 등 모두 6개 기관이 26개국을 대상으로 58건의 개발컨설팅 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올해 개발컨설팅 사업 예산으로 책정된 607억원 가운데 KOICA(375억원)와 기재부(207억원)가 대부분의 예산을 차지하고 있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부분은 KOICA에서 각종 기술협력 사업에 DEEP(Development Experience Ex-change Partnership) 이라는 이름을 붙이고 개발컨설팅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점이다 외교부와 KOICA는 지난 2월 관련 연구소와 기업들을 아우르는 lsquo개발컨설팅 네트워크rsquo를 출범시키기도 했다 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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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t표 7gt 홍보 평가 연구 관련 예산 추이(2009-2013)

지금 정부는

lt표 5gt 양자원조 예산의 사업 형태별 추이(2010-2013)

부에서 경제발전경험 공유사업(KSP)의 예산 및 사업 규모를 빠른 속도로 확장하고 있는 가운데 개발컨설팅 사업을 둘러싼 부처 간의 주도권 경쟁이 격화될 가능성이 높다 늘어난 개발컨설팅 예산을 효율적이며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대책의 마련이 시급하다

초청연수 사업도 분절화 문제가 발생할 소지가 크다 2013년을 기준으로 15개 기관에서 46개국 310개 과정 9천 여명을 초청하는데 모두 1021억원의 예산이 배정되어 있다 특히 올해에는 KOICA 이외에 각 부처 및 기관들이 별도로 진행하는 초청 연수사업이 증가하였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에 따라 전체 초청연수 사업 예산 가운데 KOICA가 차지하는 비중이 78에서 45로 줄어들었다 부처 및 기관별 예산 규모는 KOICA(465억원) 교육부(406억원) 안행부(40억원) 문광부(40억원) 순이다 lt2013년 국제개발협력 종합시행계획gt에 따르면 외교부에서 올해 내로 초청연수 효율화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초청연수 효율화 방안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해외봉사단 사업의 예산 통합 사례를 면밀히 검토할 필요

가 있다 2009년 정부 각 부처와 기관에 분산되어 있던 해외봉사단사업이 통합되어 lsquoWorld Friends Ko-rearsquo가 만들어졌다 또한 2011년에는 해외봉사단 사업과 관련된 4개 부처의 6개 사업 예산이 KOICA로 통합되었다 그러나 예산만 KOICA에 통합 편성되었을 뿐 실제 사업은 여전히 각 부처에서 개별적으로 수행되고 있기 때문에 여전히 통합의 효과가 미흡하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6] 초청연수사업의 효율화 방안을 마련하는 과정에서도 사업을 전반적으로 조율하는 컨트롤 타워의 구성과 예산의 통합 사업 집행의 통합이 단계적으로 고려될 필요가 있다

장기적 관점의 지원이 필요하다 민관협력사업

민관협력 사업은 정부 NGO 기업 대학의 포괄적 파트너십을 활용하여 이뤄지고 있다 lt국제개발협력 선진화방안gt에 따르면 정부는 민관협력 사업 예산을 2010년 90억원에서 2015년에는 900억원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한편 KOICA에서는 2013년 민관협력 예산으로 전년 대비 51억원 줄어든 317억원을 책정했다 국별 시민사회(CSO)협력 프로그램 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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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 2012년 118억원에서 2013년 154억원으로 증가한 반면 대학과의 파트너십을 통한 개발협력사업은 2012년 184억원에서 2013년 97억원으로 줄어들었다[표 6 참고] 한편 EDCF에서도 민자사업(PPP)을 장려하고 기업의 참여를 활성화하기 위해 EDCF를 활용한 해외 민자사업 진출 설명회를 개최한 바 있다

ODA사업에 대한 민간의 참여를 적극적으로 확대해야 한다는 점에 대한 공감대는 이미 형성되어 있다 문제는 예산 배분의 우선 순위와 원칙이다 무엇보다도 대학과 민간단체들이 기본적인 인프라 및 단체의 역량을 갖추는데 예산을 우선적으로 배분해야 한다 지원 성과에 대한 엄밀한 평가는 중요하지만 단기적인 성과를 예산 지원과 직접적으로 연계시키는 방식은 지양해야 한다 아직 사업 초창기라는 점을 감안하여 대학과 단체들이 충분한 역량을 갖출 수 있도록 장기적인 관점의 지원이 필요하다 또한 기업의 경우에는 국제개발협력 사업의 성격에 대한 이해가 부족할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민관협력 사업의 일환으로 추진되는 글로벌 사회공헌 프로그램이나 민자사업이 기업의 이익 추구를 위한 도구로 변질되어서는 안 된다는 원칙을 지속적으로 강조할 필요가 있다

예산을 대폭 늘려야 한다 홍보 평가 연구 관련

예산

홍보 평가 연구 관련 예산은 비록 파트너국의 발전을 위해 직접적으로 쓰이지는 않지만 한국 ODA의 효율성 및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필수적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아래 lt표 7gt에서 확인할 수 있는 것처럼 KOICA와 EDCF의 홍보 평가 연구 관련 예산은 현상 유지 또는 소폭 증가하는데 그쳤다 예전에 비해 사업 규모가 대폭 증가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ODA예산 배분 과정에서 홍보 평가 연구 사업의 중요성이 전반적으로 강조될 필요가 있다특히 지금과 같이 ODA규모를 대폭 확대해나가는 시기에 적극적인 홍보에 노력을 기울임으로써 국민들에게 ODA에 대해 알리고 이를 통해 국민 지지기반을 확대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KOICA의 홍보예산은 3년째 제자리 걸음 중이다 지구촌 체험관 관리에 소요되는 예산을 제외하면 실질적인 홍보활동에 쓸 수 있는 예산은 오히려 줄어들었다 EDCF의 경우 개발협력 인식증진을 위해 올해 6억원 이상을 쓸 계획이다 ODA에 대한 국민들의 인지 제고를 위해 두 기관 모두 더 많은 예산을 투입할 필요가 있다

lt표 6 gt2013년 KOICA 민관협력 사업 예산 내역 자료 2013년 KOICA 대외무상원조 사업계획

lt표 8 gt2013년 KOICA 홍보 사업 예산 내역 자료 2013년 KOICA 대외무상원조 사업계획

lt표 9 gt 2013년 KOICA 사업평가 사업 예산 내역 자료 2013년 KOICA 대외무상원조 사업계획

lt표 10 gt 2013년 KOICA 연구조사 사업 예산 내역 자료 2013년 KOICA 대외무상원조 사업계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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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ODA사업평가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대책은 이미 마련되어 있다 통합평가지침과 매뉴얼이 만들어졌고 『기본계획』에도 평가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들이 제시되어 있다 그러나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예산은 여전히 충분하지 않다 일부 공여국은 별도의 독립적인 평가 기관을 설립하여 사업 평가의 혁신을 꾀하고 있는데 반해 KOICA는 13억원 가량의 예산으로 모든 사업을 평가해야 한다 또한 프로그램프로젝트 성과평가에 절반 가량의 예산이 배분되기 때문에 평가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쓸 수있는 예산은 많지 않다 한편 EDCF는 사업심사평가연구 항목으로 올해 11억원의 예산을 배정했다 무middot유상 원조모두 평가예산을 대폭 확충하여 개별 사업의 성과를 예산 배분에 적극적으로 반영할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늘어난 원조 규모에 걸맞은 연구기능의 강화가 필수적이다 그러나 2013년 KOICA의 연구 관련 예산은 작년과 동일한 수준이다 한국이 국제원조규범을 따르고 새로운 개발 의제 형성 과정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연구 역량이 확보되어야 한다 ODA 시행 기관의 자체적인 연구 역량을 확대하고 대학 및 관련 연구기관들이 보유하고 있는 전문성을 한국 ODA의 발전을 위해 활용할 수 있도록 연구조사 예산을 시급히 확대해야 할 것이다

ODA 예산 점차 투명해지고 있다

국가의 재정활동은 예산이 정해지고 집행된 후 결산에 이르는 전 과정으로 요약할 수 있다 따라서 ODA Watch는 ODA 예산에 대한 체계적인 모니터링을 위해 지난 2011년부터 매년 정보공개청구(wwwopengokr)를 통해 무middot유상 ODA예산안을 청구해왔다 그러나 2011년에는 기획재정부에 무middot유상 ODA 예산안을 단일 청구한 결과 공개를 거부당했다 당시 사유는 외교관계 관련 사항으로 대외 정책등이 노출되어(중점협력국가 등) 국가의 중대한 이익을 현저히 저해할 우려와 입찰계약 업무 등의 공정한 수행에 현저한 지장을 초래할 우려가 있다는 점이었다 그러나 2012년부터는 중점협력국 26개국 명단도 공개되었고 간략하지만 무middot유상 ODA 예산안과 무상원조의 경우 기초 설명자료도 받아볼 수 있게 되었다

예산안 공개 수준과 방식에 있어서도 큰 변화를 살펴볼 수 있다 올해 KOICA의 경우 예산안 정보뿐만 아

니라 함께 제공하는 설명자료도 상당히 자세해져서 단순히 각 세부항목에 대한 설명뿐만 아니라 예산자료가 함의하는 바에 대한 분석도 함께 제공하기 시작했다 EDCF 역시 2012년에는 각목명세서만을 공개했다면 올해에는 간단하지만 기금운용계획서도 같이 제공함으로써 예산에 대한 기초설명을 함께 제공하고 있다 짧다고도 볼 수 있는 기간이지만 지난 3년 간 예산자료 공개 측면에서 정부의 투명성과 책무성은 많이 향상되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그러나 여전히 갈 길은 멀다 EDCF와 KOICA가 제공하는 무middot유상 예산안 자료를 서로 비교할 경우 공개 및 설명 수준에서 상당한 차이를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가령 KOICA는 중점협력국 별로 세분화 된 예산을 공개하고 있는 반면 EDCF는 여전히 지역 수준 예산까지만 공개하고 있다 또한 KOICA는 구체적인 사업들의 목록을 예산안에 제시한 반면 EDCF에서 제공한 예산자료로는 구체적인 사업 내역 파악이 어려웠다물론 차관사업(유상)과 무상원조 간 사업의 특성이나 집행 방식 등이 다르기 때문에 사용하는 용어나 설명하는 방식 등에 차이가 있을 수는 있지만 ODA라는 공통의 틀 안에서 집행되는 사업인 만큼 서로 비교하며 이해할 수 있도록 정보의 제공 방식과 공개 수준이 서로 일치될 필요가 있다

예산 편성의 전 과정에서 적극적인 국민참여 필요

2015년이면 ODA 예산이 약 4조 3천억원[7](GNI 대비 025)을 상회할 예정이다 그러나 현 ODA예산 편성 및 관리시스템에는 여전히 많은 문제점이 있다 현재 국무조정실 산하 개발협력정책관실이 ODA 사업 전체를 총괄하고 있지만 각 부처와 기관 지자체 별로 자체적으로 ODA 사업의 예산을 확정하고 집행하기 때문에 부처별 분산원조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따라서 통합적인 ODA 예산 편성 및 관리체계를 구축하기 위한 장기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또한 정부를 비롯하여 개발협력에 관련한 모든 이해 관계자들도 ODA예산 편성 및 집행에 관심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개입해야 한다 무엇보다도 예산 편성 시 국회의 참여는 필수적이다 모든 예 결산은 국회 심의와 의결을 거쳐 확정되며 ODA 예산 역시 국회에서 최종적으로 결정된다 현재 국제개발협력기본법[8] 상에 따르면 매년 국제개발협력 관련 정책 및 사

지금 정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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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한국형 ODA 모델 추진방안 제 13차 국제개발협력위원회 의결안건 1호 20120914]

8 제13조 (국제개발협력에 대한 평가) ① 위원회는 국제개발협력 사업의 성과에 대한 국민의 이해와 국제개발협력 사업 시행의 투명성을 제고하기 위하여 국제개발협력 평가지침을 마련하고 관련 정책 및 사업의 추진실적을 평가한다② 위원회는 제1항의 평가결과를 매년 6월 30일까지 국회에 보고하여야 한다③ 제1항과 제2항에 따른 평가의 기준bull방법 국회에의 보고 등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

업의 추진 실적 역시 국회에 보고하도록 되어있다 국회가 예산 편성 과정에서 보다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하고 분절화된 예산의 조정을 이뤄낸다면 현재 원조분절화 등 부처간 이해관계의 대립으로 인해 발생하고 있는 여러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또한 시민사회의 적극적인 관심이 필요하다 예산 감시는 전문성이 요구되는 영역이고 특히 ODA의 경우 예산에 관련된 정보를 얻기가 쉽지 않았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에게 관심의 대상이 되기가 어려웠던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정보공개제도를 통한 ODA 예산 공개가 활성화되면서 관련 정보를 손쉽게 얻을 수 있게 되었다 또한 ODA에 직결되는 것은 아니지만 lsquo좋은 예산센터rsquo를 비롯한 전문 민간 씽크탱크도 ODA 예산 분석 시 주요하게 참고할 수 있는 많은 기초 자료들을 제공하고 있다 앞으로 점차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ODA 자금이 보다 효과적이고 효율적으로 사용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초기 배분을 살펴볼 수 있는 lsquo예산rsquo에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시민들의 세금으로 조성되는 만큼 ODA 예산이 적실한 곳에 올바르게 분배되고 있는지 보다 적극적인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야 할 때이다

예산분석 TF팀 작성

김대욱 ODA Watch 청년활동가 4기

jedu-hanmailnet

조이슬 ODA Watch 간사

eseulangel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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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주) ODA Watch는 2012년 12월에 참여한 lsquoMekong의 미래를 위한

전략회의rsquo 의 후속활동으로 지난 3월 Mekong Watch가 주최한 태국 캄보디

아 현장 조사를 다녀왔습니다 메콩 지역에서 만난 주민들의 이야기와 생각들을

담아 지난 OWL 76호(누구를 위한 개발인가) 부터 연재하고 있는데요

이번 77호 lt태국 이야기 ①편gt에서는 20년 전 태국 우본 지역의 문(Mun) 강

에 지어진 팍문(Pak Mun) 댐이 주민들의 삶에 어떠한 변화를 가져오게 되었는

지 주민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삶은 무엇인지를 들려드립니다 우본 라차타니

(Ubon Rachathani)의 어느 마을에서 지금 이순간에도 25년이 넘게 이어져

오고 있는 주민들의 이야기에 함께 귀 기울여 주세요

다음 호에서는 lt태국 이야기 ②편-시린톤 댐 이야기gt가 이어집니다

lt태국 이야기 ①편gt은 오마이뉴스의 특별기획코너에서도 보실 수 있습니다

메콩이 들려주는 네버엔딩스토리 타이 문강 팍문댐 반대 운동이 던지는 질문

지난 3월 19일 머리 위로 뜨거운 태양을 안고 다시 메콩의 품에 몸을 실었다 꼭 3년만이다 물의 어머니 어머니의 강 메콩은 3년의 시간이 어찌 흘렀는지 무색하게 여전히 그 넓은 품으로 주변의 산과 들 하늘과 바람에 따뜻한 숨을 불어넣고 있다 건기라서 강물의 수위가 그리 높진 않지만 시퍼런 위엄은 그대로이다

메콩의 숨결을 품은 바람과 대지의 온기는 베트남 캄보디아 라오스 버마 중국 태국 6개 나라에 가 닿는다 이들 나라 국민들에게 메콩은 삶의 원천이다 아니 삶 그 자체이다 메콩 지역 주민들은 메콩에서 나는 물고기를 잡아 끼니를 해결하고 메콩의 흐름에

몸을 맡겨 더위를 식히며 메콩의 비옥한 강물로 농사도 짓고 가축도 기른다 아이들에게는 지상 최고의 놀이터이자 삶의 지혜를 배우는 학교이기도 하다 하지만 언제까지나 이들에게 넓은 품을 내

어줄 것만 같던 어머니의 강에도 아픔이 찾아왔다 성장에 대한 욕구가 인간의 삶을 휩쓸기 시작하면서 6개 국가에 불어 닥친 개발의 바람에 메콩이 마음껏 제 힘을 내지 못하고 몸살을 앓고 있다

모든 이야기에는 끝이 있는 법이라 생각했다 모든 일에는 끝이 있으려니 했다 그런데 메콩의 지류인 문강(Mun River)이 흐르는 태국 우본 라차타니(Ubon Ra-chathani)의 어느 마을에 25년이 넘도록 이어져온 언제 끝이 날지 모르는 이야기가 있다 뜨거운 햇살이 내리쬐는 3월의 중천에 졸음이 밀려올 법도 한데 귀를 쫑긋이 세울 수밖에 없는 이야기가 메콩강을 따라 흐른다

만천하에 드러난 거짓 수문을 열라

태국 우본에 흐르고 있는 문(Mun)강 문강은 메콩의 가장 큰 지류이자 태국에서 가장 비옥한 강이다

FOC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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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그랬다 메콩을 따라 문강에 흘러들어온 풍부한 수자원과 물고기로 문강 인근 지역은 그 어느 곳보다 살기 좋은 곳이었다 댐 건설 이전까지만 해도

그러던 어느 날 태국 정부는 전력 생산을 이유로 문강에 대규모 댐을 짓기로 한다 댐의 이름은 팍문 (Pak Mun)댐 세계은행이 건설 자금을 지원하고 태국 전력(EGAT Electricity Generating Authority of Thailand) 이 건설을 맡았다 이들과 태국 정부는 지역의 발전과 주민들의 삶을 향상시키기 위해 댐을 짓는 것이라 말했지만 주민들은 오히려 댐이 자신들의 삶을 파괴했다고 말하고 있다 어떻게 된 일일까

느닷없이 댐 건설 계획이 발표되자 주민들은 댐 건설을 막기 위해 거세게 항의했다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해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도리 없이 댐 건설은 강행된다 1989년 댐 건설이 승인되고 1991년

건설을 시작해 1994년에 완공된다 댐이 지어지는 동안에도 주민들의 시위와 반대 운동은 끊임없이 이어졌지만 태국 정부는 마치 귀머거리인 듯 주민들의 외침에 모르쇠로 일관했다 결국 주민들은 댐 건설 중단을 요구하는 것이 더 이상 받아들여지지 않음을 인정하고 대신 수문을 열어달라는 요구를 하게 된다

ldquo댐이 들어선다고 했을 때 가장 큰 걱정은 더 이상 물고기를 잡지 못하게 되는 것이었어 수십 년 평생 물고기를 잡으며 이웃 간 관계를 맺고 나누며 살아왔는데 댐이 들어서면 메콩을 따라 문강으로 흘러들 물고기들이 줄어들 게 뻔하지 않아 그러면 자연스럽게 생계뿐만 아니라 마을 사람들 간의 관계가 무너질 수밖에 없고 너무도 당연한 이치인데 정부는 도무지 들어먹지를 않아 오히려 댐 건설업자들이랑 이구동성으로 댐이 지어져도 문강의 물고기에는 아무런 영향이 없을 것이니 당신들이 먹고 사는 데에도 아무런

팍문지역 지식센터에서 팍문댐 건설 이전의 삶을 설명하는 주민 윤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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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장이 없을 것이오 하더라고 말이 되야 말이지rdquo

댐 건설 이전부터 이 마을에서 평생을 살아온 분미(Bunmi 63) 할아버지가 당시를 회상하며 분통을 터뜨리신다 함께 모인 다른 주민들도 덧붙인다 당시 정부는 댐에서 생산되는 전력이 주민들의 삶에 생태적으로도 경제적으로도 혜택을 줄 것이라 했다고 한다 심지어 더 많은 종류의 물고기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 했다 하지만 이는 만천하에 거짓으로 드러났다

ldquo팍문(Pak Mun) 댐 건설 이전에 문강에 살던 어종은 265종이었어 마을주민들이 NGO의 도움을 받아서 일일이 조사를 다 했더랬지 하지만 댐이 생겨난 이후 어종은 45종으로 급격히 줄어들고 말았지 물고기들은 강을 따라 흐르며 산란을 하고 넘나들어야 하는데 문강은 더 이상 최적의 삶의 터전을 제공할 수 없게 된 거야 댐 건설로 생겨난 저수지로 강여울과 기슭에서만 서식할 수 있는 식물 수초들도 모두 잠겨버렸고 이게 다 우리가 먹고 사는 주식인데rdquo

결국 댐이 지어져도 문강의 생태계에 어떠한 부정적 영

향이 없을 것이라 말했던 정부의 주장이 거짓으로 드러나자 주민들은 분노했다 이에 자신들의 젖줄인 문강을 지키기 위해 다시 소매를 걷어붙이고 정부를 향해 수문을 열어줄 것을 외쳤다 물고기가 줄어든 것이 댐 건설로 수문이 막혔기 때문인지 아닌지 수문을 열어서 확인해보자는 것이다 주민들의 삶을 건 끈질긴 요구와 투쟁 끝에 정부는 이를 받아들여 2001년 6월 14일부터 2002년 6월까지 약 1년간 수문을 열기로 했다

돌아온 물고기들

수문이 열리자 거짓말처럼 물고기들이 다시 문강으로 돌아왔다 강 상류에 산란을 하기도 했다

ldquo눈앞에 명백히 드러났지 사라졌던 물고기 137종이 메콩에서 문강으로 돌아온거야 2001년 6월부터 2002년 5월 사이에 게다가 사라졌던 여울들도 조금씩 다시 생겨나고 강기슭에 서식하던 식물들도 다시 보이고 말이야 100는 아니지만 마치 댐이 건설되기 이전의 상태로 돌아간 듯 했어rdquo

분미 할아버지 옆에서 조용히 듣기만 하던 우돔(Udom 54)씨가 약 1년간 수문이 열렸던 시간을 떠올리며 흥분된 어조로 말한다 한 조사 보고서에 의하면 수문이 열리고 나서 33종의 물고기가 여울에 25종이 강 깊은 곳에 40종이 훨씬 더 깊은 곳에 22종이 강 가운데 급류 사이의 소용돌이 속에 24종이 동굴에 56종이 때마다 강물이 범람하여 생기는 습지에 알을 낳았다고 밝혀졌다

수문이 열린 기간 동안 국제사회와 지역 자체 조사 지역 대학 등 많은 연구 조사가 이루어졌다 태국 정부와 팍문댐 건설을 맡은 태국전력 당국도 조사를 실시했다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모든 조사의 결과가 일치되는 점이 있다 바로 수문이 열렸던 약 1년 동안 문강의 생태가 예전 수준으로 회복되었으며 이를 통해 지역 주민들의 생활도 회복되었음을 인정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팍문댐이 애초에 목표한 전력 생산에 실패하였으며 태국전력(EGAT)이 주민들 간에 갈등을 조장하고 지역의 가난을 초래했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팍댐 사례는 문강의 생태계 파괴로 인해 태국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정치적 투쟁으로 남아 있다

ldquo우리는 여전히 정부에 수문을 열어줄 것을 요구하

메콩강 댐개발 현황 International Rivers

FOC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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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있어요 우리가 바라는 것은 오직 그거 하나에요 정부가 현금이니 뭐니 보상을 제공했지만 터무니없이 적은 금액이었고 그걸로 먹고 살기는 불가능해요 오히려 보상 때문에 사람들 사이가 나빠지기만 했죠 삶의 질이 떨어진 건 물론이고 수문이 열리지 않는 이상 여기서 제대로 살기는 어려워요rdquo

팍문댐 주민네트워크 활동에 참여하고 있는 사왕(Sa-wang 46)씨는 정부가 댐 건설로 이주한 주민들에게 제공한 보상이 주민들이 원한 형태가 아니었음을 토로하며 보상 때문에 주민들 사이에서 갈등이 생겼다고 했다 자세히 들어보니 보상금을 전액 현금으로 제공한 것이 아니라 가구당 받게 될 금액의 3분의 1만 현금으로 나머지 3분의 2는 조합운영 지원금으로 제공하여 주민들이 돈이 필요하면 조합에서 빌려 쓰게 했다는 것이다 심지어 돈을 빌릴 때는 이자를 내야 한다

결국 댐 반대 운동이 보상 요구 운동으로 바뀌면서 주민들 사이에 입장이 갈리고 상황이 더욱 나빠졌다고 했다 어떤 주민들은 정부가 주는 방식을 받아들여서라도 보상을 받기를 원했고 다른 주민들은 정부의 제안을 거부하고 전액 현금 보상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여 나가고 그러는 중에 정부는 이들 사이에서 이간질을 시키고

문득 궁금해졌다 정부 입장에서는 가구별로 보상금을 전액 현금으로 깔끔하게 주고 주민들이 더 이상 시끄럽게 하지 않게 하는 것이 편

했을 텐데 왜 문제를 더 복잡하게 만들었을까

ldquo일종의 선례를 남기지 않겠다는 것이었죠 팍문댐 사례에서 주민 보상을 주민이 요구하는 대로 주게 되면 다른 댐을 건설할 때 참고 사례가 되니까정부는 잠깐 시끄럽게 되더라도 굽히지 않은 거죠rdquo

10년 이상 이 지역의 주민네트워크 코디네이터로 활동하고 있는 라(Lah)씨의 말이다

ldquo돈은 환상이다rdquo

20년 넘게 싸워온 이들의 삶은 현재 어떤 모습일까 정부가 말한 대로 댐에서 생산되는 전력의 혜택을 받아 윤택하고 풍요로운 생활을 누리고 있을까 1년간 수문이 열리고 나서 정부는 잘못된 주장을 인정하고 이들의 요구를 받아들였을까 보상 문제야 주민들에게 불리하게 이루어졌다고 해도 수문을 열어야 한다는 것은 국제사회와 국내사회가 동시에 지적한 사항이니 어느 정도 협상이 이루어지지 않았을까

은근한 기대를 품은 질문에 돌아온 대답은 뜻밖이었다

ldquo정부는 끝까지 귀를 닫고 있어 수문을 열어서 조사한 결과가 있으니 아예 무시하지는 못하고 자기들이 조사한 걸 가지고 6월부터 9월까지 4개월 동안에만 물고기가 이동을 하니까 1년에 4개월만 문을 열면 된다는

댐 건설 이후 상황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주민들 윤지영17

거야 그런데 다른 조사결과에서는 1년 내내 물고기가 메콩과 문강 사이를 이동하고 알을 낳는다고 밝혀졌지 또 수문을 1년 내내 연다고 해서 팍문댐이 만들어내는 전력 생산량에는 아무런 영향도 없다고 이미 팍문댐은 목표한 전력을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는걸rdquo 분미 할아버지는 더욱 강경한 어조로 지금 주민들은 다시 단결하여 수문을 1년 내내 영원히 열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했다 정부는 들은 척도 안하고 1년에 4개월간만 수문을 여는 것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했다 심지어 작년에는 오로지 2개월만 열었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민들은 협상을 포기할 수 없다고 했다 그 이유는 문강을 떠나 살 수 없기 때문이다

ldquo정부가 그런 식으로 보상을 하고 우리는 어쩔 수 없이 집을 옮겨야 했고 무슨 노력인들 안 해봤겠어 다른 일자리도 구해보고 먹고 살 궁리를 했지 그런데 그게 쉽게 바뀔 수 있냐는 거야 평생을 강에서 살아온 사람들인데 예전엔 문강만 있으면 뭐든 다 가능했어 물고기를 잡아서 끼니를 해결하고 팔아서 다른 필요한 물품을 사고 벼농사를 짓는 사람과 교환해서 나누어 먹고 강 근처 숲에서 나무를 캐와서 장작을 하고 과일도 따먹고 자연으로부터 먹을 것들이 넘쳐나니 돈이 필요 없었지 내 손에 현금이 안 쥐어져도 아무 문제가 없었어 그런데 지금은 그럴 수가 없어 자연이 아니라 이제는 시장에 의존할 수밖에 없게 된 거야 강에서 구하던 물고기를 시장에 가야만 구할 수 있어 이웃들과 나눠 먹던 것들을 이제는 무조건 시장에서 사야만 해 하루에 최소 150바트(Baht 태국 통화 단위)는 필요한데 벌어올 데가 있어야지rdquo

한참을 열띠게 이야기를 나누다 조용히 자리를 지키던 우돔씨의 한마디에 가슴이 몹시도 울렁거렸다

ldquo우리가 말하는 게 있어 lsquo돈은 환상에 불과하다 물고기가 진짜다rsquo라고rdquo

한국 일본 중국 라오스의 시민사회와 언론이 메콩 지역 개발 문제를 조사하기 위해 꾸려진 조사단의 일행으로 이들 주민들을 만나면서 궁금한 것이 묻고 싶은 것이 무수히 많았다 하지만 가끔 이들이 격앙된 목소리를 높이거나 혹은 차근차근 말하다 때때로 깊은 숨을 쉬며 호흡을 고르는 모습을 보며 나도 모르게 목이 메고 더 이상 입을 열수 없는 상태가 되어버린다 돈은 환상에 불과하고 물고기가 진짜라니 이 얼마나

명료하고도 절대적인 진리인가 삶의 지혜인가 감동 인지 아픔인지 모를 감정에 잠시 멍해져 있다가 다시 분미 할아버지의 목소리가 들려와 얼른 정신을 차린다

ldquo팍문댐이 물고기만 사라지게 한 게 아니야 이 마을의 전통이 깨졌지 대대로 내려오던 물고기 잡는 기술을 더 이상 보존할 수 없게 됐고 남자들은 여기서 더 이상 처자식을 먹여 살리기가 어려우니 방콕이든 어디든 도시로 떠나야 했고 떠난 남자들은 도시에서 외롭고 힘드니 새로운 가정을 가지게 되고 남은 처자식들마저 떠돌게 되거나 여기서 입에 풀칠하기가 쉽지 않아졌고 수문이 열리지 않으면 지금보다 더 강물 오염이 심해질 것이고 물고기들은 죄다 죽어버리겠지 그러면 이 마을은 더 이상 보존하기가 힘들어rdquo

분미 할아버지가 잠시 상심으로 말을 잇지 못하는 사 이 라씨가 거들어 설명해준다 현재 문강의 수질 오염이 심각한 상황이고 이로 인해 주민들의 식량 안보가매우 위험한 수준이라고 한다 먹고 살기 위해 수입

댐 건설 이후 수문 개방 요구 시위 운동에 대해 설명하는 주민 윤지영

FOC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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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있어야 하는데 그동안 물고기를 잡는 것 말고는 해본 일이 없으니 다른 일을 찾는 것도 쉽지 않아서 일자리도 구하기가 힘들다고 한다 다른 일을 구할 수 없는 주민들은 결국 한참 떨어져 있는 다른 강에 가서 물고기를 잡아와 여기서 다시 팔아 수입을 만들고 있다고 했다 이 지역의 자산은 문강의 물고기를 잡는 것이고 이로부터 나온 지역 고유의 지혜가 주민들의 삶을 지켜왔는데 이 모든 게 상실되고 있다고 했다

우리는 물고기를 원한다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어느새 해가 뉘엿뉘엿 넘어간다 시계를 살펴보니 어느새 4시간이 훌쩍 흘렀다 이야기에 푹 빠져 시공간을 넘나들다 이들의 삶에 잠시 마음을 맡겼다가 문득 고개를 흔들어본다 20년간의 지난한 투쟁의 역사를 4시간이라는 짧은 시간동안 외부에서 찾아온 낯선 이들에게 전하는 것이 이들에게 어떤 의미가 있을까 행여나 아픔만 들추고 가는 것이 아닐까 도움이 되지

도 못할 텐데 이러고 있는 것이 무책임한 것 아닐까속으로 어쩔 줄 모르고 있는데 이런 내 마음을 읽은 마냥 분미 할아버지가 힘주어 말씀하신다

ldquo우리 이야기가 세상에 널리 널리 퍼져 알려졌으면 좋겠어 이렇게 여러분에게 이야기를 할 수 있어서 기쁘고 우리의 투쟁의 삶을 전할 수 있어서 자랑스러워 우리가 살아온 것은 정부와 권력의 부정의에 대한 저항이었어 이런 일이 여기뿐이겠어 다른 곳에서도 비일비재 할텐데 우리 삶을 공유해서 다른 곳에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도움이 된다면 얼마나 기쁜 일이야 우리가 바라는 건 그저 수문이 열려서 다시 우리가 살던 삶이 회복되는 거야 전통을 되살리고 싶어 우리는 전기를 원하지 않아 물고기를 원하지rdquo

참으로 또렷했다 전기가 아닌 물고기를 원한다는 이들의 눈동자는 더 없이 맑고 또렷했다 수문이 열릴 때까지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이들의 다짐은 더 없이 강건했다 오랜 시간 동안 겪어오면서 지치고 주저앉을 법도 한데 삶의 터전인 문강을 지키겠다는 굳은 결심은 이들 가슴속에 흔들림 없이 뿌리깊이 박힌 듯했다 이토록 강한 힘을 지킬 수 있는 데에는 주민들이 끝까지 목소리를 잃지 않도록 옆에서 지원하고 있는 지역 조직들과 국제단체들의 응원도 한몫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 무엇보다도 개발과 권력에 맞서 갈등과 분열을 겪으며 극복해온 과정에서 주민들 스스로 다져온 공동체의 의미 공동체가 가진 지혜에 대한 믿음이 그 중심에 있는 듯 했다 절대 자신들의 삶의 지혜와 자산을 전력 생산과 맞바꾸지 않을 것이라 했다

이야기가 끝나갈 무렵 라씨가 슬며시 웃으며 말했다

ldquo팍문댐의 잠재 전력 생산량은 136MW에요 현재 팍문댐에서 나는 전력으로 고작 방콕에 있는 백화점 3~4개에 전기를 공급하고 있다고 하네요rdquo

우본으로 오기 전 하룻밤 머물렀던 방콕의 복잡한 거리와 수많은 사람들이 어깨를 스치며 지나다니던 고층 백화점들이 언뜻 눈앞에 잠시 펼쳐진다 수백 년 살아온 수천 명의 삶과 또 다른 수천 명의 소비가 거래되는 순간이다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모르겠는 심정으로 어둑어둑해진 하늘만 무심코 바라본다

윤지영 작성 ODA Watch 정책기획팀장

odawatchnavercom

댐 건설 이후 수문 개방 요구 시위 운동에 대해 설명하는 주민 윤지영19

국제사회 내 한국 ODA의 현주소는 어디에 -2012 OECD DAC ODA 통계 분석-

FOCUS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DAC)는 지난 4월 3일 회원국들의 2012년 공적개발원조(ODA) 잠정통계를 발표했다 이번 발표에는 2012년 DAC 회원국들의 전체 ODA 규모 및 각국별 경제수준에 의거한 개발원조 규모를 보여주는 ODAGNI 비율 전년대비 원조규모 증감 연도별 중점협력지역 등을 분석하는 내용이 담겨있다 2013년부터 회원국이 된 아이슬란드의 통계결과도 제시되어 있으며 DAC 회원국은 아니지만 OECD에 가입한 체코 에스토니아 헝가리 이스라엘 폴란드 슬로바키아 슬로베니아 터키 그리고 아랍 에미레이트 연합 9개국의 자료와 EU DAC-EU G7 Non-G7 Non-DAC의 ODA 규모 및 전년대비 증감률도 확인할 수 있다 다양한 카테고리 별로 정리된 이번 통계를 통해 세계적 ODA의 흐름과 한국 ODA의 현주소 등을 파악해보자

계속되는 세계 경제 위기 ODA에 빨간 불이 켜졌다

2012년 OECD DAC 회원국의 전체 ODA 규모는 총 12559억 불로 전년 대비 평균이 약 40 하락하였다 국가 별 경제수준에 따른 ODA 규모를 파악할 수 있는 수치인ODA 대비 GNI비율은 작년 DAC 회원국 평균인031보다 002 감소한 029로 나타났다 지난 2011년 통계에서 전년도에 비해 27 가량 하락했던 것에 연이어 올해에도 더 큰 폭으로 원조규모가 줄어든 것은 그만큼 세계경제위기가 ODA에 미치는 막대한 영향을 여실히 보여준다 반면 공여국 중 G7의 ODA 규모 총계는 전체 의 701를 차지했고 EU의 경우 전체의 절반 가량인 507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통해 전 세계 ODA에서 두 그룹이 차지하는 비중이 여전히 매우 크다는 점을 알 수 있다

lt표 1gt에 명시되어 있는 OECD DAC회원국의 2012년

ODA실적 통계에 따르면 여전히 미국이 가장 많은 원조를 제공하고 있으며 그 뒤를 이어 영국 독일 프랑스 일본 순으로 상위권을 차지했다 그러나 상위 5개국 모두 적게는 07부터 많게는 28까지 전년대비 ODA 규모가 감소한 것을 알 수 있다 특히 유럽 경제위기가 심화됨에 따라 그리스와 이탈리아는 무려 각각 -170 -347에 달하는 ODA 규모를 축소했다

단연 돋보이는 한국 ODA 증가율 이 청신호를 유

지하기 위해서는

반면 2011-2012년 한국 ODA는 176 가량이 증가하며 DAC 회원국 중에 단연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ODA 규모 역시 24개 회원국 중 16위로 작년보다 한 계단 상승했다 국제사회가 경기침체로 인해 전반적으로 ODA 규모를 점차 감소하는 추세인 것에 반해 한국의 경우 2015년까지 GNI 대비 ODA 비율을 025까지 높이겠다는 목표 이행 차원에서 지난 몇 년간 원조규모를 점차 증가해오고 있어 이와 같은 차이가 더욱 극명하게 보여지는 것이다

그러나 이처럼 우리나라가 높은 증가율을 달성한 것은 한국 ODA가 다른 공여국에 비해 매우 적은 규모라는 점에 기인하기도 한다 실례로 2011-2012년 사이 91가 증가한 호주 ODA의 경우 절대규모 상으로는 457백만불이 늘어난 반면 한국의 경우 무려 176 가량이 상승했으나 이는 226백만불로 호주의 증가량에 비하면 절반 가량에 불과하다 한국 ODA의 성장을 향한 길이 아직은 멀다는 점을 그러므로 더욱 박차를 가해야 함을 보여준다 또한 한국의 ODAGNI 대비 비율은 014로 나타났다 이를 국민 1인당 금액으로 환산하면 34900원 가량에 달한다 즉 한국 국민들은 작년 한해2011년에 비해 약 4천원 정도 증가한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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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을 ODA 자금 조성을 위해 세금으로 납부한 것이다

반면 lt2013년 국제개발협력 종합시행계획gt에 따르면 2013년 ODAGNI 수치는 016에 달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025의 고지를 향한 걸음이 2년 정도 밖에 남지 않은 만큼 현실적으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원조 규모 증대에 관한 근본적이고 체계적인 전략 마련이 필요한 시점이다

국제사회 ODA 아직 갈 길이 멀다

전 세계 공여국들의 GNI 대비 ODA의 비율을 살펴보면 국제사회가 합의한 목표치인 07를 넘어선 국가

는 룩셈부르크(100) 스웨덴(099) 노르웨이(093) 덴마크(084) 네덜란드(071) 5개국이 유일하며 이 국가들의 ODA 규모는 전년 통계에서도 07를 웃돌았다 앞서 ODA의 절대 규모로는 미국을 비롯해 영국 독일 프랑스 등의 서유럽 국가들이 상위권을 차지했다면 국가 별 경제규모 및 수준에 따른 ODA 규모는 북유럽(Nordic+) 국가들이 높은 셈이다 하지만 룩셈부르크를 제외한 북유럽 4개국 역시 모두 작년에 비해 ODA 비율이 감소했다 2011년 통계를 통해 살펴본 상위 5개국의 GNI 대비 ODA 비율은 룩셈부르크(099) 스웨덴(102) 노르웨이(100) 덴마크(086) 네덜란드(075)였다한국의GNI 대비 ODA 비율은 전년에 비해 002 증

lt표 1gt OECD DAC 회원국들의 2011 2012년 ODA 규모 및 증감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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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CUS

가한 014로 나타났으나 여전히 DAC 회원국 평균인 029에는 현저하게 미치지 못하고 있다 DAC 24개 회원국 중국가 부도위기에 직면한 그리스 및 이탈리아 다음으로 최하위인 22위를 기록하고 있다

무상 ODA에 참여하는 주무부처가 41개에 달해

2012년 한국의 양자간 다자간 ODA 규모는 각각 116억 불과 389억 불로 작년과 비슷한 비율인 약 75 25로 나타났다 양자 ODA 중 무상원조와 유상원조 역시 64의 비율을 유지하며 70억 불과 47억 불을 차지했다 주목할만한 부분은 2012년 기준 무상원조 지원을 위해 133개 수원국에 외교부 교육부 재정부 KOICA를 비롯하여 지방자치단체까지 총 41개 기관이 ODA 사업에 참여했다는 것이다 작년 한 해 동안 국내ODA 분절화 문제가 시민사회를 비롯한 여러 이해당사자들에 의해 제기되어왔던 것에 반해 ODA 사업에 참여하는 주무부처의 수는 오히려 늘어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한국 원조의 양적 질적 성장을 위한 끊임없는 노

력 필요

이번 2012년 OECD DAC 실적통계는 지속되는 세계 경제 위기가 ODA에 미치는 영향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지난 2008년 미국 발 경제위기 이후 겨우 다시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던 ODA예산이 2010년을 정점으로 다시 하락세를 타고 있다 GNI 대비 ODA 비율의 07라는 국제사회가 합의한 목표 달성에서 점점 멀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은 각국의 원조 규모 줄이기에 대해 옥스팜 인터네셔널의 제레미 홉스(Jeremy Hobbs) 상임이사는 ldquo원조자금이 국가 예산에서 차지하는 부분은 아주 사소한 티끌에 지나지 않기 때문에 재정적자를 면하기 위해 규모를 줄여도 그 영향을 인식할 수 없을 정도이다 이는 마치 몸무게를 줄이기 위해 머리카락을 자르는 격이다rdquo (ldquoAid is such a tiny part of budgets that cutting it has no discernible impact on deficits --it is like cutting your hair to lose weightrdquo)라고 묘사한 바 있다 원조는 개도국 특히 원조 의존성이 높은 국가(aid dependent countries)들에게는 매우 필수적이고 중요한 자원이다 따라서 아주 적은 규모로 삭감한다고 할지라도 해당 국가들에는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은 자명하다 원조가 전체 국가 예산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매우 작기에 경제위기를 이유로 ODA 규모를 줄이는 것은 적자 개선에 아무런 효용성이 없을뿐더러 오히려 필요한 곳에 제공되는 지원을 가로막는 격이다

이처럼 전 세계 ODA에 적신호가 켜진 상황에서도 ODAGNI 07 달성의 약속을 이행하기 위해 원조 규모를 점차 확장하는 국가도 있다 바로 영국이다 지난 3월 20일 영국 정부는 2013 회계연도를 기준으로 자국의 ODAGNI 비율이 07를 넘어설 것이라고 발표했다 2012년 통계 기준 06에서 일년 만에 01 가량을 훌쩍 높인 것이다 이는 현재 부지런히 규모를 늘려나가고 있는 한국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2015년까지 ODAGNI 비율025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2011년 012 2012년 014 2013년 016(추정) 등 증가 속도가 목표 치에 비해 미미하기 때문이다 한국 정부는 규모 증대를 위한 체계적이고 현실적인 계획을 마련하고 국민들을 향한 끊임없는 설득을 통해 합의와 지지를 이끌어낼 수 있어야 한다 또한 양적 성장에 비례하여 질적 성장도 함께 고민해야 한다 무상원조 예산이 점차 늘어나는 부처 참여

lt그림 1gt DAC 회원국의 2012년 ODA 규모

lt그림 2gt DAC 회원국의 2012 ODAGNI 비율

(출처 OECD Statistics ndash ODA2012)

(출처 OECD Statistics ndash ODA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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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 인해 분절적으로 제공되지 않도록 해야 하며 국제 사회의 권고처럼 비구속성 원조를 강화하고 무상 원조의 비율을 확대함으로써 효과성 제고를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이 모든 것들을 실현하기 위해 정부는 무엇보다도 납세자로서 원조 자금을 조성하는 국민들이 본인의 세금이 개도국의 발전을 위해 어떻게 활용되고 있는가를 직접 확인할 수 있도록 원조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책무성을 담보해야 할 것이다

노태훈 장한이 작성

ODA Watch 청년활동가 11기 정책감시팀

dodream4mehanmailnet

lt표2gt 2012년 우리나라 ODA 부문적 실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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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시도 민단단체 사업발굴지원 프로그램이

민간단체 사업발굴지원 프로그램은 KOICA의 민관협력실에서 주최하는 시민사회협력프로그램 중 하나이며 국제개발협력민간협의회(이하 KCOC)가 2012년부터 2년간 주관해오고 있다 이번 프로그램은 기존 민관협력사업의 사전과정을 지원함으로써 새로이 개발협력사업을 수행하고자 하는 단체들에게 교육 컨설팅 사업발굴(현지 지역조사)의 기회를 제공한다 이를 통해 민관협력사업의 확대를 꾀함과 동시에 단체들의 전문성을 살린 창의적인 사업발굴 등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본 프로그램은 현지 사업수행을 위한 단순 지원에 그치지 않고 사업발굴을 위한 사전 교육 및 컨설팅 단체 간 네트워크 구축 등을 포함하는 포괄적인 역량강화 프로그램이라고 할 수 있다 기존 역량강화 교육프로그램과 차별되는 점은 사전 선정된 30여개 이상의 기관이 7~8개월에 걸친 긴 프로그램을 처음부터 끝까지 함께한다는 점이다 이 과정 중에서 네트워크 형성을 넘어서서 서로의 사업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돌아보는 상호 학습의 시간까지 가질 수 있다는 것이 무엇보다 큰 장점이다

눈에 띄는 변화 개발협력 시민사회의 다양화

참여기관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개발협력 시민사회가 정말 넓어지고 다양해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특징적인 부분을 살펴보면 첫째는 국내에서 장애인 직업교육 등 장애인을 수혜자로 사업을 진행하던 기관들이 대거 참여했다는 점이다 개발협력 사업에 있어 크로스커팅이슈로써 장애인이 수혜대상에

서 소외되지 않도록 하는 이슈에 대해서는 많은 논의가 된 바 있다 하지만 장애인을 직접 수혜자로 전면에 내놓은 사업은 많지 않았다 사업선정 심사에 참여한 한 심사위원은 ldquo이렇게 장애인을 직접 수혜대상으로 한 사업이 많았던 심사는 처음이다 긍정적인 변화로 보인다rdquo라고 이야기하기도 했다 둘째 국내 사회복지 사업 또는 대북사업을 중점적으로 시행하던 기관들이 해외사업에 눈을 돌리고 있다는 것이다 사업 수행 경험은 많지만 국제개발협력사업에 대한 경험이 부족하여 익숙하지 않았던 기관들에게는 낯선 용어와 사업수행 프로세스에 익숙해 질 수 있었던 기회였다 마지막으로 분야의 확장이다 전통적 개발협력사업에서 많이 볼 수 있었던 초등교육에서 한걸음 더 나아간 음악교육 과학교육과 같이 다양화되고 전문화된 사업이 시도되었다는 점이다 또한 에너지 마이크로크레딧과 같은 새로운 분야의 진출이 눈에 띈다

전년도 참가 단체인 정의로운 전환을 위한 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이하 에정연)는 라오스의 태양광 사업을 추진하였다 에정연은 태양광 시스템을 제공하는데 그치지 않고 이를 라오스 현지에서 관리할 수 있 도록 하는 교육 프로그램을 함께 구성하여 2013년 현재 열심히 사업을 수행 중에 있다 물꼬를 튼 것일까올해(2013년) 사업발굴 프로그램에는 환경에너지 분야 사업을 추진하는 기관들이 대거 참여하고있다 환경교육 태양광 에너지 적정기술 혼농임업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기관들이 사업발굴의 의지를 다지고 있다 전년도 사업에 참여했던 선배 단 체인 에정연은 새로운 참가 단체들을 위한 실무자 간담회에 참석해 경험을 공유할 예정이기도 하다 국제개발협력의 지형이 변화하고 있다 경험이 아무리 많아도 시행착오는 있게 마련이며 급변하는 이 시기에 겪어야할 어려움과 시행착오는 예전의 그것과 또 다를

한국 개발협력 시민사회에 신선한 바람이 불어오다

FOC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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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협력에 관한 관심이 날로 높아져가고 있다 높아져가는 관심만큼이나 민관협력사업도 확

대되고 있다 지난 3~4월 KOICA에서 열린 시민사회협력프로그램 및 글로벌 CSR 프로그램 설

명회가 개최된 KOICA 강당은 미리 설치된 의자가 부족할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몰렸다 그만

큼 많은 관심을 반증해준다고 할까 CSO 대학 기업 등 국제개발협력 관련 주체들이 날로 확

장되는 가운데이번에는 NGO의 변화에 주목해보자 이 글에서는 개발협력에서의 비전통적 시

민사회단체의 활약을 확인할 수 있는 lsquo민간단체 사업발굴지원 프로그램rsquo을 소개하고자 한다

것이다 비록 해외사업 경험이 짧은 초보 단체들이 주를 이루고 있는 프로그램이지만 이 기관들이 겪는 어려움을 서로 나누고 대안을 찾아내는 과정까지 초보라고 여겨버릴 것인가 그들이 흘린 땀방울과 의지를 보았다면 감히 그럴 수 없을 것이다 기관들이 보유하고

있는 각 분야의 전문성이 개발협력사업에 잘 녹아난다면 엄청난 시너지효과를 기대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서로에게 배우면서 발전하는 개발협력 NGO에 대

한 기대

사업수행에 대한 사례공유에 목말랐던 이들 기관들은 자신의 경험을 나누고 실패를 나누는데 주저하지 않았다 서로들 부족하다며 겸손을 표하였지만 오히려 사업의 경험을 나누고 기관의 사업계획서를 공개하는 것에도 주저함이 없었다 교육 및 컨설팅에 참여한 기관들도(사업규모가 큰 기존의 개발사업 수행기관) 마음을 다해 주었다 교육을 실시한 강사 중 한 사람(기존 사업수행기관 실무자)은 자신이 작성했던 사업계획서를 그대로 공개하는 과감함을 보여주며 신규단체들에게 힘을 보태어 주었다 뒷얘기를 들어보니 이후 많은 신규단체에서 lsquo감사했다rsquo lsquo큰 도움이 되어 너무 감사하다rsquo 라는 이야기를 전했다고 한다 그러다보니 신규기관들 역시 타 기관과 협력하는 데 주저함이 없다 얼마 전 전년도 참가기관 3곳에 lsquo올해 프로그램에 선정된 단체들을 대상으로 하는 실무자 간담회에 참석하여 전년도 사업경험이나 현재 사업을 진행하며 겪는 어려움을 공유해 주실 수 있겠느냐rsquo는 요청을 했다 망설임 없이 최선을 다해서 준비하겠다고 전화기너머로 들려오는 목소리에 참 마음이 따뜻해졌다 이와 같은 신선한 바람이 개발협력 시민사회 전체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작년 프로그램의 막바지 즈음에 개인적인 감상에 젖어 페이스북 담벼락에 글을 남긴 적이 있다 ldquo이곳도 현장임을 느끼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rdquo라는 것이 글

의 요지였다 작년에 처음 수행되는 프로그램이다 보니 교육도 많이 어려워했고 단체 간에 어느 정도의 경쟁의식도 있었던 것 같다 그런데 오랜 기간을 함께하다보니 조금씩 마음을 열어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비슷한 사업을 기획하고 있거나 같은 국가에서 사업

을 계획 중인 기관들을 스스로 찾아가며 정보도 공유하고 네트워크도 구축했다 처음에는 바빠서 교육에 참가 못하겠다며 앓는 소리를 하던 분이 교육의 필요성과 중요성에 공감하며 아직 부족하니 또 교육에 참가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교육 중에 그렇게 외치던 ldquo현지 주민들과의 lsquo라포형성rsquo이 이런 것이구나ldquo를 느끼며 잠시 감성적이 되었던 기억이 문득 떠오른다

물론 교육 몇 번으로 현지조사 한번으로 창의적인 사업발굴이 되는 것은 아니다 또한 신규 단체의 특성이나 분야 전문성을 고려하지 않은 채 획일적으로 기존의 프레임 안으로 편입시키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있을 수도 있다 그렇지만 개발협력사업에 관심을 가지고 진입하려는 신규기관들에게 또는 어떤 이유로든 교육에 참여할 기회가 없었던 기관들에게 또는 네트워크 기반을 필요로 하고 있던 기관들에게 본 프로그램이 가지는 의미는 분명히 작지 않을 것이다

올해 참가기관 중 한 곳은 이런 말을 했다 ldquo저희는 그동안 저희끼리만 사업을 참 열심히 해왔어요 이렇게 지원 프로그램이 있는 줄도 몰랐고 다른 단체와 협력도 거의 없었던지라 이번 기회를 통해 다른 기관들의 활동도 알고 싶고 어떤 교육과정이 있는지도 궁금합니다 꼭 참여하고 싶어요rdquo

올해도 역시 바람이 분다 새로운 바람이~

박현정 작성

국제개발협력민간협의회 대외협력팀 간사

ODA Watch 청년활동가 8기

rianaprkgmailcom

교육에 참가한 활동가들의 모습 그들의 고민이 느껴진다 마지막 교육을 마치고 함께 찍은 단체 사진 KCO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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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체가 사는 길은 연대이며

활동가가 사는 길은 협력입니다

미얀마를 지원하는 단체 활동가들의 모임lsquo미지모rsquo

간디학교의 교가는 lsquo연대와 협력을 통해 활동을 만들어 가고 싶어 하는 미얀마를 지원하는 단체 활동가들의 모임(이하 미지모)의 꿈rsquo과 맞닿아 있다

미지모는 lsquo미얀마를 지원하는 단체 활동가들의 모임rsquo이다 함께 움직이고 있는 4개 단체(더프라미스 따비에 로터스월드 해외주민운동한국위원회)는 규모가 작다 첫 모임을 누군가 제안하고 선뜻 동의하여 출발한 지 불과 8개월이다 작은 것을 지향하는 활동가들이 만났다 회의시간 보다 뒤풀이 자리가 길고 공식적인 논의보다 비공식적 수다가 즐거운 곳이다 이제껏 우리가 만나왔고 생각해 왔던 (소위 주류라 일컬어지는) 국제개발협력NGO에서 보면 대수롭지 않을 수 있다 각자 생존하기 바쁘고 사업을 위해 경쟁하고 성공과 결과를 향해 질주하는 비즈니스와도 같은 국제개발 영역에서 사람중심의 협력을 통해 일궈가는 소소한 과정들이 얼마나 가치 있게 존중 받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ldquo미지모가 반드시 목표를 정해놓고 가는 것은 아닙니다 그냥 같이 가는 것입니다 뜻이 있는 활동가들이 함께 가는 과정 자체가 의미 있고 중요합니다 그 과정에서 성과가 있다면 좋고어떤 목표나 방식을 규정하지는 않습니다rdquo

미지모의 구성원을 동지로 여긴다는 로터스월드 민정희님의 생각이다

미지모가 정해진 목표를 두고 반드시 가야 하는 길이 없다고 해서 누구 하나 불안해하거나 강요하지 않는다 자칭 자발적 행동과 실천이 미지모의 강점이다 해외

현장에서 주민의 주인화 주민의 주체성 주민의 자발성만을 강조했던 활동가들이 스스로 모여 자발적 선택과 행동을 하는 모습은 흔히 행정에 밀리고 현장관리에 급급하며 프로젝트 실행에 힘겨워하는 국제개발NGO 활동가들에게서 쉽게 발견할 수 있는 모습은 아니다

ldquo크게 뭔가 성과를 내려고 욕심내지 않기 때문에 가능한 것 같습니다 성과가 중요했다면 자기 것을 차지하기 위해 많은 부분을 쟁취하고자 했을 텐데 아예 그런 마음 없이 시작하고 있습니다 그런 마음이 우리 스스로를 움직이게 합니다rdquo

어지간해서는 뭔가 미련 갖지 않고 훌훌 떠날 것 같은 로터스월드의 박영신님이 꾸준히 참여하는 이유이다

혹 우리는 분주하고 여유 없는 사람들이 더 많은 일을 열심히 훌륭히 해내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무엇이 문제인지를 근본적으로 고민하지 않고 어떻게 가고 있는지를 관행적으로만 되돌아보는 누군가에게 미지모는 어쩜 lsquo무(無)지모rsquo일지도 모르겠다

미지모의 첫 활동

미지모는 미얀마 마을에서 주민들을 직접 만나는 미얀마 활동가들의 가능성과 성장에 우선적으로 주목하고 있다 한국 본부에서 주민들의 마음과 생각 힘을 모아내는 일은 우선적 활동이 아닌지 오래 되었다 할 수 없는 것은 할 수 없다고 인정하는 것부터가 시작이다 미지모의 힘은 사실을 사실대로 아는 것이다 모르거나 못하거나 안 되는 것에 변명하거나 합리화 하지 않으

꿈꾸지 않으면 사는 게 아니라고아무도 가지 않는 길 가는 우리들 누구도 꿈꾸지 못한 우리들의

세상 만들어 가네우리 알고 있네 우리 알고 있네 배운다는 건 가르친다는 건 희망을 노래하는 것

NGO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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려고 한다 대신 문제를 대안으로 실천해 보고자 한다

ldquo한국에서 일하는 우리는 중간실무자입니다 현장실무자 특히 현장의 한국실무자들을 만나보면 우리와 같은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문제라고 하는 것 우리가 욕구라고 하는 것들이 해결되지 않아 힘들어 하고 있기도 합니다 서울 본부에서 일하는 우리는 이런 사실을 잘 모릅니다 뭔가 채워지지 않고 문제라고 여기던 것을 풀어가야 하는데 이런 것들을 현지의 활동가들과 하고 싶습니다 한국에서 파견된 실무자들을 생각하면 나랑 크게 다르지 않은데 항상 다르다고 생각하고 있는 건 아닌지 자문을 해봅니다 현지의 활동가들에게 우리가 함께 하면 꿈같던 일들도 실제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며rdquo

박영신님의 바람은 우리 모두의 바람이기도 하다

ldquo주민 현장 늘 어려운 존재입니다 우리가 주민을 또는 현장을 얼마나 아는지 우리가 안다는 그것이 주민의 또는 현장의 무엇을 알고 있는 건지 그런데 모른다고 해서 멈추지 않는다고 하는 것입니다 멈출 수가 없다는 것입니다 그럼 해야 하는데 그걸 하고 있는 사람이 하도록 해야 합니다 그 사람이 바로 미얀마 현지의 활동가들입니다 그 활동가들이 우리의 고민보다 좀 더 얕을지는 모르지만 그들이 할 수 있는 게 우리보다 훨씬 많습니다 아마 알면 더 잘 할 것입니다rdquo

미지모를 제안한 해외주민운동한국위원회의 강인남님의 근본 고민은 미지모 모두의 고민이기도 하다 그것은 미지모의 첫 활동으로 연결되었다

오는 6월 미지모는 2주의 일정으로 미얀마에 간다 미지모를 구성하고 있는 4개 단체 그리고 이 단체와 관계를 맺고 있는 15명의 미얀마 활동가들이 모인다 만나서 고민과 어려움을 함께 나눌 생각이다 미얀마의 과거 현재 미래에 대한 의식(觀)을 통해 미얀마에 대한 진지한 사유를 할 것이다 미얀마의 현재가 세계의 패러다임 속에서 어떤 위치에 있는지 마음의 자유와 평화 인류의 상생과 평등에 대한 진지한 자기 물음을 갖는 과정도 가질 것이다 국제개발의 참 의미 현지 활동가의 정체성과 역할 주민관계와 주민조직화에 대한 워크숍을 통해 자기 길을 스스로 만들어 갈 것이다 그리고 주민중심으로 지역개발이 이루어지고 있는 주민현장을 방문하여 우리 활동의 가능성을 넓혀갈 것이다 이 교육훈련은 미얀마의 젊은이로서 주민현장의 활동가로서 처음 가져보는 공동

의 성장과정이다 미지모는 이 교육훈련을 만들어 내기 위해 미얀마 현지 활동가에게 묻고 피드백하고 교육프로그램을 짜고 미지모의 생각을 보태 다시 묻는 과정을 가져왔다 미지모답게 해보자는 것이었다

이들은 9월에 다시 한국에 온다 미얀마 현지에서 실현 가능한 아이디어를 좀 더 넓게 찾아보자는 것이다 독재국가에서 오래 갇혀 왔던 열정과 신념을 활동으로 연결시키기 위해서이다 직접 눈으로 보고 듣고 느끼고 함께 구상하는 것이다 사회와 세상을 보는 눈 그것은 그들의 힘을 배가시키는 동력이 될 것이라고 미지모는 믿는다 설령 이제와 다를 바가 없다 하더라도 한국의 협동조합과 518기념재단 방문 크고 작은 지역사회 조직을 방문하며 이들이 느끼고 생각했을lsquo그 시간의 울림rsquo에 미지모는 행복할 것이다

미지모를 위하여

미지모는 참 다른 개개인이 모였다 주류가 될 수 없는 소박한 이들이다 김수환추기경님의 말씀대로라면 바보 같은 이들이 모였다 바다가 되기보다는 늘 흐르는 냇물이 되기를 자처하는 이들 자신의 생각을 끝까지 말하지만 공동으로 모아진 결론에 대해서는 흔쾌히 받아들이는 이들 누군가 제안하면 진지하게 실현가능성을 모색하는 이들 미지모는 마음과 뜻이 모인 곳이다 그리고 그 방법을 찾고 있는 중이다

ldquo모든 곳이 그렇지만 국제개발협력분야에도 문제는 있습니다 그런데lsquo사건rsquo이라고 하는 것은 그 문제를 그냥 보고 넘기지 않는 것에서 만들어 지는 것 같습니다 실제 이 모임 안에서도 변화를 꿈꾸는 변화를 시도해 보려는 마음이 간절합니다 그런데 그것은 특별한 사람이 모여서 특별한 일을 만들어서 되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입니다 미지모는 같이 모이면 힘이 납니다 같이 만나서 이야기를 해보면 아무 것을 하지 않아도 만나는 것 자체가 힘이 납니다rdquo

사람들의 lsquo진정성 있는 관계rsquo를 성찰하게 하는 민정희님의 말이다

미지모는 돈이 없다 잃을게 없어서 당당하다 우리가 가진 전부가 있다면 함께 술 마실 돈 정도이다 미지모는 능력 있는 사람이 없다 한 사람이 특별하지 않아서 절로 협동심이 작용한다 우리가 가진 전부가 있다면 자연스럽게 나눠지는 우리 개인의 고민과 세상이야기를 주고 받는 술자리이다 이 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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를 통해 미지모는 서로가 서로를 성장하게 만든다

ldquo미지모를 통해서 사업을 같이 하는 것도 있지만 뭔 가 공감하는 부분이 더 넓어졌습니다 우리는 국제개발이나 미얀마만을 이야기하지 않습니다 그것을 뛰어 넘어서 우리가 지향하는 가치에 대해 같이 공유하고 사례들을 나눕니다 그리고 그것을 한국의 국제개발협력시민사회와 공유하기 위해 미지모속에서도 또 다른 협력을 만들어 냅니다 그래서 한 단체가 하기 힘든 벅찬 일을 함께 만들어 갑니다rdquo

더프라미스와 로터스월드는 또 다른 협력사업을 구상 중이다 미지모는 바람직한 모델이 되기를 희망한다 같은 국가 안에서 같은 활동을 하는 단체들이 모이고 비슷한 생각을 지닌 활동가들이 만나고 작은 단체가 모여 협력하고 누군가에게는 꿈이 되기도 하고 어느 단체에게는 lsquo또 다른 방식의 국제개발이 가능하다rsquo는 발상의 전환을 일으켜 주고 싶기도 하다 그러나 그것이 우리의 목표가 될 수는 없다 lsquo함께 하는 과정을 통해서 어느 지점엔가 도달했더니 그렇게 되어 있더라rsquo라는 결과를 낳고 싶은 절실함이다 미지모는 그 절실함을 다른 국제개발협력 단체들과 소통하고 나누고자 한다

ldquo우리가 처음에 함께 하기로 했던 이유를 잊지 말아야 합니다 어떤 성과나 결과물 보다는 단체도 함께 하고 활동가도 함께 해야 한다는 것을 유지해야 합니다ldquo

미지모의 대표 따비에 정보임님의 말이다 미지모가 절대 잃지 말아야 할 초심이다

미지모의 정기 모임에 따비에의 한 활동가가 왔다lsquo달다rsquo라고 하는 아담하고 정취 있는 이름을 가진 신입활동가이다 미지모 신입활동가의 칭찬에 우리는 모두 웃었지만 우리가 이미 누군가의 꿈이 되고 있다는 사실은 우리가 무엇을 노력해야 하는지를 다시 깨닫게 해주었다 달다님과 같은 꿈이 모이면 미얀마 주민들의 꿈도 그들이 주인이 되는 방식으로 익어갈 것이다

ldquo마웅저대표님과 정보임대표님이 미지모에 다녀오시면 이야기를 해주시는데요 저는 그걸 듣고 놀라웠습니다 다들 서로 각자 영역에서 따로따로 경쟁하듯이 한다고 생각했었고 실제 그런 모습들은 외부에서 봤을 때 선입견을 갖게 하거든요 그런데 안을 들여다보니 lsquo실무자들이 뭔가 다들 열심히 하고 있구나rsquo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늘 와서 느낀 것은 내가 만약 이 활동을 계속 하게 된다면 10년 후 15년 후 선생님들 같은 모습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실제 사무실 안에서 있을 때는 뭔가 그림이 잘 안 그려지기도 하고 지금까지 국제개발은 잘 모르겠다고 말하고 다녔는데 오늘 참가하고 들으면서 그림이 좀 더 그려져서 알 것 같기도 해요 처음 듣는 이야기 처음 듣는 상황도 많아서 많이 듣고 배우게 되었습니다rdquo

OWL 원고 기고를 요청 받고 미지모는 기고의 여부 누가 쓸 것인가 어떻게 쓸 것인가에 대한 의견

회의 중인 미지모의 모습 유보미

NGO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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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 모아갔다 미지모는 출발이다 자랑할 것도 내놓을 것도 검증 받은 것도 인정받거나 비난 받을 것도 없다 미지모는 누군가에게 말을 하고 싶은 것이 아니다 우리 스스로 다짐하며 보여주고 싶다

연대와 협력을 통해 더 많은 것을 일궈갈 수 있다는 것 뜻이 분명하면 방법은 만들어 진다는 것 100개의 사업보다 뜻을 가진 여섯 사람이 더 소중하다는 것 정보임 강인남 달다와 같은 후배들에게 마웅저 민정희 박영신 옥세영 유보미와 같은 선배들이 더프라미스와 로터스월드 같은 선배 단체들이 따비에와 KOCO(해외주민운동 한국위원회)같은 후배 단체들에게 분명 힘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그래서 우리는 서로가 선배이며 서로가 후배이다 서로 가르치며 서로 배우는 것이다 미지모가 만들어 갈 국제개발협력의 혁신을 꿈꾸며 미지모는 꿈꾸는 길로 최선을 다해 갈 것이다

OWL의 원고 작성을 위해 우리가 모이는 날 따비

에 마웅저 대표님은 518기념행사 준비회의에 참석

하시느라 함께하지 못하셨습니다 더프라미스의 유

보미님은 3년 만의 휴가를 만끽하셨고 옥세영님은

건강상의 이유로 참석하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작은

시간들이지만 우리와 함께 출발했던 지구촌나눔운

동의 김민영님도 미지모 안에 있었음을 기억합니다

미지모 작성

babolif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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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에 공감과 연대가 필요한 이유- 로터스월드 민정희 국장과의 인터뷰 -

인터뷰에 열중하고 있는 로터스월드민정희 국장의 모습

OWL 독자들을 위해 간단한 자기소개먼저 부탁 드립니다

안녕하세요 로터스월드 민정희 사무국장입니다

지난주에 큰아들을 군대 보낸 두 아들의 엄마이기도 하

지요 불교신자이기도 하고요 저는 대학 시절에는 불교

학생회에서 시민운동을 경험했고 실제로 졸업 후 몇 년

간은 관련 단체의 간사로도 활동했어요 결혼 후 한국여

성단체연합에서 활동하다 한국불교국제네트워크의 국

제이슈 담당 실무자로 활동했어요돌이켜보면 이때 개

도국 현지에 오가면서 국제개발협력 활동을 알게 되고

서서히 인연을 맺기 시작했던 것 같아요 사실 저는 로

터스월드 창립시절부터 도왔고 2006년 2월부터 함께

하기 시작했어요 중간에 잠시 대학사회봉사단으로 이

직 했다가 다시 복귀한지는 1년 8개월 정도되었습니다

로터스월드에서의 저의 1막과 2막을 비교해보면 확실히

처음 왔을 때는 일종의 문제의식이 크게 없었던 것 같아

요 해외출장을 자주 오가며 현지 주민들과 많이 접촉하

긴 했지만 특히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내가 주민을

어떻게 바라보아야 하는가 등에 대한 생각을 깊게 하지는

못했던 것 같아요 이번에 다시 돌아오면서 스스로 부족

한 부분을 깨닫고 배워야겠다는 생각이 먼저 들더라고요

제 나이가 적지는 않지만 (웃음)더욱 용기를 내서 움직이

고 있죠 최근에는 국제개발협력 관련 교육도 많이 수강하

고 사람들과도 적극적으로 교류하면서 서로의 경험을 나

누고 있어요 개발협력사회의 교류가 주는 긍정적인 면이

많아서 이러한 모임이 점점 늘어나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OWL이 만난 사람

lsquo한국 개발NGOrsquo에 대해 생각해보면 어떤 특징들이 머릿속에 떠오르시나요

주로 국제NGO 대형NGO 개신교도 중년의 남성 실무책임자들을 연상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번 OWL에서 만나본 로터스월드 민정희 사무국장은 불교를 기반으로 한 소규모 단체 활동가이자

사회운동가 출신의 여성 실무책임자로 개발NGO사회 내에서는 흔치 않은 경력의 소유자입∙니다

봄비가 내리던 4월 23일(화) 기존 개발협력 시민사회에 신선한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민정희 사무국장을 만

났습니다 OWL은 이 인터뷰를 통해 한국개발협력 시민사회가 점차 다양해지고 있는 단면을 나누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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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에 기반하는 단체로서 로터스월드가 존중하는 가

치는 무엇인가요 그리고 이러한 가치가 사업방식에

실제로 적용되고 있는지 궁금하네요

저희는 평등 평화 자비 세가지 가치를 중점으로 삼

고 있어요 부처가 살아온 모습 그대로 그가 계급을

부정하고 전쟁을 반대했던 것처럼 평등과 평화를 추

구하고 불교사상에서 가장 기본적인 자비는 공감과

연대의 마음을 지향하지요 그렇지만 저희 역시도 실

제 사업에 이러한 가치들을 녹여내는 것이 아직은 많

이 부족한 것 같아요 현지 주민보다는 사업을 수행

하는 단체 중심으로 진행되고 국내후원자들의 요구

에 따라가는 것들은 저희뿐만 아니라 아마 다른 단

체들도 상황이 비슷하리라 생각됩니다 막상 사업 이

후의 관리는 부족하면서 후원자들에게 성과를 보여

주기 위해서 하는 사업이 너무 많다고 생각해요 막

상 현지 주민들이 필요하다고 요구한 것이 아닌데

도 우리가 일방적으로 사업을 진행하는 등의 문제들

말이죠 작년에 코빌(Covil)[1] 교육을 받으면서 이

러한 문제에 대해 더 생각해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빈곤 구조적인 폭력이 될 수 있음을 인지해야

그렇다면 현장사업에 이러한 가치들이

충분히 반영되지 못하는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요

문제의 원인과 결과를 제대로 보지 못하기 때문인 것

같아요 빈곤의 원인과 결과에 대한 근본적인 인식 즉

빈곤이 어디로부터 비롯되는가에 대한 정확한 인식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빈곤이 구조적인 폭력

이 될 수 있음을 깨닫는 것 말이죠 아직 한국의 국제개

발협력 역사가 짧기 때문에 충분히 실현되지 못하는 것

일 수도 있어요 빈곤문제가 단순히 해외에만 해당하

는 것이냐 하면 아니거든요 가난은 현재 우리 안에도

존재하고 있잖아요 저는 그렇기 때문에 개발협력분

야의 활동가들이 국내문제에도 더욱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생각해요 타인의 문제라고 생각했던 것을 나

의 삶의 문제로 받아들이는 순간 빈곤과 개발에 대한

보다 근본적인 접근이 가능해질 수 있다고 믿습니다

그러면 로터스월드가 중점을 두는 점은 무엇인가요

현재 준비 중이지만 lsquo현지NGO와 협력관계를 만들

자rsquo 라는 방향을 가지고 있어요 최근에 국제불교네트

워크에서 만난 단체들이 지역사회개발단체들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현지에서 활동했던 주민들의 권

한강화를 위한 활동을 하고 있는 단체들이죠 그래서

그분들의 활동경험을 배우고 우리의 사업 속에 녹여보

자는 생각을 가지고 있어요 권리에 기반한 관점 주민

운동적 관점에 대한 이야기들을 말이죠 사실 한국의

개발 NGO보다 현지에 있는 현지 NGO들이 더 그 지

역의 필요에 대해 잘 알고 현지 주민들에게 더 알맞게

일을 할 수 있는데도 현지 NGO를 바로 지원하는 단

체들이 많지 않아요 국제개발협력에서 현지 NGO는

조력자나 이해관계자 중 하나로 생각하기 때문이죠

그렇기 때문에 현지 NGO와 교류하면서 효과적인

사업과 주민권한 강화 등에 대해서 배우고 있어요

주민권한강화(empowerment)와 같은 경우에는 제

한된 자원 내에서 사업을 진행해야 하기 때문에 쉽

지 않지만 계속해서 노력하고 있는 사업 중 하나

에요 작년부터 주거 권에 대한 사업과 인권침해

지역의 주민들을 돕는 사업들을 하고 있고 미얀

마 모니와[2]에 대한 지원 사업도 이어가고 있어요

개발협력은 타인의 삶에 개입해서 변화를 주는 것이니

보다 신중한 접근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그러다 보니 정

말 필요한 것은 개발에 대한 철학과 윤리인 것 같은데요

네 맞아요 정말 공감하는 부분이에요 자기성찰

이 정말 중요하죠 개발NGO를 비롯한 시민사회가

항상 정부에게 문제 제기하는 부분이 바로 한국 개

발원조의 양적 성장인데 그렇다면 과연 우리 안에

는 이러한 문제가 없는지 되돌아봐야 하지 않을까

싶네요 우리 안에도 협력이나 연대하는 분위기보

다는 경쟁하는 모습이 주로 보이는 것 같아요 이러

한 모습이 우리가 무엇을 위해 이런 일을 하고 있는

지 여과없이 드러내고 있죠 이러한 이슈들을 함께

논할 수 있는 공론의장 또한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이제는 민 민협력을 위해 노력해야 할 때

국장님께서는 오랫동안 시민사회운동을 해오셨고 지

금은 개발NGO에 있으신데 서로 다른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1코빌(Covil) 코빌(Covil)은 Community Organizing과 Village의 합성어로lsquo지역과 함께 주민과 함께하는 주민운동rsquo의 방향성을 가진 활동가 조직이다2 미얀마 모니와 이 지역 주민들은 지역정부의 요청에 따라 농지를 3년간 중국구리광산회사에 빌려주고 3년이 지나도록 땅을 돌려받지 못하자 시위와 농성을 벌여왔다그러나 지난 11월말 화염방사기를 동원한 정부의 강제진압으로 100여명의 주민들과 스님들이 심한 화상을 입는 사태가 발생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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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스월드 사무국 앞에서 한재광 총장 민정희 국장 조이슬 간사 권아람 인턴의 모습 (왼쪽부터 차례대로) ODA Watch

먼저 상대적으로 인적자원과 재원이 시민사회에 비

해 풍부한 것 같아요 그리고 다들 정말 공부를 열

심히 하시는 것 같아요 (웃음) 특히 국제개발협력

에 관한 기술적인 방법론에 대한 학습도 많고요 하

지만 전체적으로 시야를 넓힐 수 있는 분야에는 공

부가 부족한 것 같아요 그리고 상대적으로 단체

들 간의 연대 협력은 비교적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

는 것 같아요 국내에서 협력하지 못하면 개발현장

에서 주민들과 협력을 이루기가 더욱 어렵잖아요

다른 단체와 연대 협력하는 모습이 부족한 것은 그만

큼 기존에 교류가 없어서가 아닐까요 국제개발협력

시민사회 내에서의 교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

최근 민관 협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반면 정작

민 민 간의 협력을 위한 노력은 아직 많이 부족한 것 같

아요 민간 단체들끼리 같이 사업을 해보면 서로 많이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예를 들어 환경 분야의 기

후변화 이슈는 매우 중요하고 구조적 변화가 필요함에

도 개발협력 사회에서는 큰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죠

민 민 간의 연대와 교류의 활성화를 통해 이와 같은 이슈

를 같이 대응해나가는 노력도 필요하지 않을까 싶네요

말씀을 들으니 다양한 단체들간의 만남이 중요하다고

생각됩니다 다양한 종교적 배경을 가진 분들이나 사

회운동을 하시는 많은 분들이 개발 NGO 커뮤니티에

합류하셔서 함께 토론할 수 있는 장이 마련되어야 하

지 않을까요

저도 국내에서 운동하시는 분들이 개발협력분야에 함

께 들어와서 같이 서로의 운동을 공유하고 나누는 시

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저희 단체를 비롯한 몇 단

체들이 함께 미얀마에서 개발활동을 수행하는 단체들

의 모임인 미지모[3]를 구상하고 추진하게 된 이유이

기도 하죠 미지모는 단체들이 서로 연대하고 협력해

야 한다는 생각으로 시작하게 되었어요 단체 간 협력

을 준비하며 실무자들끼리 모여보니 모두 코빌 교육

을 함께 받았던 사람들이더라고요(웃음) 모임을 하

면서 함께하는 기쁨을 많이 느끼고 있어요 미지모 사

람들 모두 지향하는 바가 비슷하기 때문에 서로 동지

애도 느끼죠 미지모 같은 모임들이 다른 단체들 사

이에서도 많이 이루어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미

지모에서도ldquo왜 우리 커뮤니티 내에서는 같이 협력하

는 사업이 없나rdquo 라는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어요

사실 단체와 단체가 서로 교류하고 협력하게 되면 서

로 배울 수 있는 점이 아주 많은데도 그런 모임이 많

지 않은 것 같아요 처음에는 힘들겠지만 같이 공동으

로 사업도 해보면 서로가 배울 수 있는 점이 많다고

생각해요 그 시간을 통해 개발협력에 대한 가치와 지

향점에 대한 생각들도 공유될 수 있으리라고 봅니다

ldquo누군가는 관심을 가지고 끊임없이 문제제기를 할

때 변화가 생기죠rdquo

현재 개발협력 시민사회의 구성원과 구조를 보면 실무

자는 여성이 많지만 실제 사업과 정책을 결정하는 위

치는 대부분 남성들로 이뤄져 있는데요 이에 대한 국

장님의 견해는 어떠하신지 궁금합니다

아무래도 남성중심의 사회구조를 그대로 반영한 모습

으로 보이는 것 같아요 젠더 문제에 대해서 관심을 가

지고 변화를 이루어야 하는 거죠 결국은 끊임없는 문

제제기가 필요하지 않나 싶어요 조직 내에서 불합리

한 것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고 여성들이 일을 할 수

OWL이 만난 사람

3 미지모 미얀마를 지원하는 사람들의 모임이란 뜻으로 로터스월드 프라미스 코코 따비에 4단체가 공동으로 만든 모임 이번 77호의 NGO현장 코너에서 개발협력 분야의 새로운 움직임인 lsquo미지모rsquo에 대해 다루고 있습니다 미지모의 활동이 궁금하신 분들께서는 해당 기사를 참고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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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스월드 사무국 앞에서 한재광 총장 민정희 국장 조이슬 간사 권아람 인턴의 모습 (왼쪽부터 차례대로) ODA Watch

있는 사회적인 여건이나 환경에 대해서도 누군가는 이

야기해야 하는 것이죠 이점에서는 저부터 시작해야 한

다고 생각해요 끝으로 활동가의 가장 중요한 자질은

바로 공감하는 능력이라고 생각해요 신문만 봐도 세

상에 너무나 많은 일들이 있어서 곧 잘 무력감에 빠지

기도 하죠 하지만 이러한 일들에 대해 일차적으로 관

심을 가지는 일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우리가 당장

하고 있는 일 이외에는 관심이 없어서는 안 되죠 조금

더 공감능력을 확장해서 세계에서 일어나는 여러 가지

고통에 대해 관심을 갖는 것 자체가 세상을 바꾸는 첫

발자국이라고 생각해요 개인적으로는 단체의 성과로

인정되지 못하는 일에 대해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하

는 게 아쉽지만 꼭 돈을 보내주지 않더라도 관심을 가

지는 자체가 연대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누군가의

고통을 알아주는 자체로도 그 사람에게 위로가 될 수

있기 때문이죠 그래서 사업으로 진행하지 못해도 일

단은 그러한 사실들을 회원들에게 알리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활동가의 역할은 사람들의 관심을 일깨워주고

공감할 수 있도록 운동해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국장님의 20여 년 간의 활동을 압축적으로 살펴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야기를 들으면서 앞으로의 활동

이 더욱 궁금해지는데요

저는 단체보다는 그 안의 사람을 잘 키워내고 싶어

요 이제까지의 저의 경험을 바탕으로 후배들을 잘 키

워서 올바르게 사업할 수 있도록 이끄는 역할을 하고

싶네요 또 출장처럼 짧은 시간이 아니라 현장에 가

서 오랜 시간을 주민들과 함께 보내고 또 사업현장을

구체적으로 보고 경험하는 시간도가지고 싶어요 이

제 아이들이 다 커서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해요 (웃

음) 마지막으로는 제가 가지고 있는 연대와 협력의

경험들을 가지고 현지 지역사회경험들을 한국의 개

발협력 분야에 소개하는 역할을 해나가고 싶습니다

인터뷰 시간 동안개발NGO 활동가로서 올바른 개발

협력의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해 매 순간 끊임없이 성

찰하고 문제제기를 하는 민정희 국장의 모습이 인상

적이었다 기존의 개발협력사회 내에서 교류와 연대

가 더 활발히 이루어져야 한다는 말에도 깊이 공감했

다 파트너 국가 간의 연대와 협력이전에 우리가 먼저

교류하고 연대해야 하지 않겠는가 앞으로 국제개발

커뮤니티 내에서의 활발한 교류와 다양한 연대의 모

습을 기대해본다 이번 인터뷰를 통해 (필자는) 한국

개발협력 사회 특히 개발NGO에 불어오는 새로운 바

람 다양하게 뻗어나가는 물줄기의 흐름을 목격한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민정희 국장의 오랜 경험이 담긴

이야기를 들으니 앞으로의 활동이 더욱 기대가 된다

권아람 작성 ODA Watch 인턴

aramclsr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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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활동가

(YP)들이 꿈틀꿈

틀 원조투명성

캠페인 TF를

조직하다

방울방울 나무를 수놓는 저 꽃잎처럼

한국외대

청년들의

사무국 방문

반가웠어요

한국외대 학생들과 조이슬 간사의 모습 ODA Watch

ODA Watch 이모저모

마침내 봄이 왔습니다 물러 갈듯 말듯 끝까지 애태우던 추위가 사라지고 햇살이 온 대지를 따스하게 감싸 안아

주고 있네요 길거리 나무들도 화사한 꽃잎으로 몸을 단장하느라 분주해 보입니다 봄이 와서일까요 워치에도

새로운 식구들이 찾아왔답니다 올 봄 모두 함께 꽃을 잘 피워낸다면 가을 무렵에는 풍성한 과실을 기대해볼 수

있지 않을까요

지난 4월 26일(금) ODA Watch가

국제개발협력학회(KAIDEC)에서

매년 공모하는 ODA 학술활동 지

원사업에 선정되었습니다 이로써

KAIDEC으로부터 지난 2011년부

터 연속 3년 동안 지원을 받게 되

었는데요 워치는 공모사업을 통한

1200만원의 지원금으로 올 한해

lsquo한국 개발원조 투명성 제고 방안 정

책 연구사업rsquo을 펼쳐나갈 예정입니

다 OWL 독자 여러분들도 한국 개

발원조의 투명성을 높일 수 있는 방

안을 함께 고민해주시겠어요 더불

어 워치가 꾸려나갈 원조투명성 캠

페인에 대해서도 많은 관심과 참여

부탁 드립니다

지난 4월 29일(월)에는 한국외국어

대학교에서 온 4명의 학생들이 ODA

Watch 사무국을 찾아왔답니다 워치가

도대체 어떤 곳인지 무엇을 하는 단체

인지 궁금해서 오늘 인터뷰를 위해 열심

히 공부했다며 이런 저런 질문들을 쏟아

냈는데요 NGO에 관한 교양수업을 듣

던 중 사례발표를 위해 여러 단체 중 워

치를 선택하게 되었다는 청년들 고민

이 담긴 질문에 답하는 시간도 참 즐거

웠답니다 워치가 어떤 단체인지() 궁

금하신 분들이 있다면 주저 말고 서교동

에 자리한 저희 사무국으로 차 한잔 하

러 오세요~~ ^^

ODA Watch 청년활동가들이 국제

개발협력의 흥미로운 이슈를 lsquo씹고

뜯고 맛보고 즐기기rsquo 위해 뭉쳤습니

다 청년활동가들은 관심 있는 이슈

를 중심으로 모여서 팀을 꾸려 시민

의 목소리를 내는 활동을 해오고 있

는데요 여러 팀들 중에 그 동안 국

내외 개발협력정책과 담론을 중점

적으로 공부해왔던 정책감시팀과

DAC(개발협력체계 비평가)팀이 주

축이 되어 Task Force 팀을 구성해

원조투명성과 책무성에 대해 국제

국내사회가 어떠한 이야기를 해오고

있는지 힘을 합쳐 알아보기로 했답

니다 지난 4월 10일 대망의 첫 모임

을 가졌는데요 매주 수요일마다 모

여서 이슈도 알아가고 무엇보다 서

로를 알아가는 시간을 가지고 있답

니다 앞으로 저희 청년활동가들이

펼쳐나갈 활동 많이 기대해주세요

첫 모임 후 뒷풀이 장소에서 한 컷시작을 기념하는 와인 한잔과 함께 ODA Wat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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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DEC지원

ODA 학술활동

공보사업 선정

환영합니다

이재원 간사님

권아람 인턴님

이재원

간사의

한마디

지난 4월 신입직원 및 인턴채용을 통

해 이재원 간사와 권아람 인턴이 ODA

Watch와 함께하게 되었습니다 이재

원 간사는 지난 2012년 ODA 인턴으

로 이미 한해 동안 사무국의 일원으로

동고동락(同苦同樂 )해왔는데요 앞으

로 두 분과 함께 채워나갈 워치가 더더

욱 기대됩니다 OWL 독자 여러분들

께 전하는 편지도 읽어주세요 ^^

안녕하세요 5월부터 ODA Watch의 새 식

구로 함께하게 될 이재원입니다 워치의 청년

활동가로 시작하여 지난 해 ODA 청년인턴으

로 1년간 사무국에서 일하는 행운을 누렸었

는데 올해는 이렇게 간사로 인연을 맺게 되

어 무척 기쁩니다 앞으로 겸손한 자세로 관

계하는 모든 분들과 함께하며 lsquo해피에너지rsquo를

나acuteshy 수 있는 활동가가 되겠습니다 아름다운

봄날 좋은 소식 나acuteshy 수 있어 행복하네요 여

러분의 많은 응원 부탁드려요 감사합니다

워치의

최연소 기부자

는 누구

감동 어린 소식 하나 ODA Watch의

최연소 기부자를 소개합니다~ ^^ 바

로 세상의 빛을 본지 꼭 한 달이 되어

가는 박시윤 양이 그 주인공인데요 박

욱범님께서 따님의 탄생을 기념하며 너

무나 감사하게도 일시 후원을 통해 그

환희와 행복을 워치와 함께 나주셨답니

다 박욱범님은 OWL에 해외특파원으

로 글을 기고하며 워치와 인연을 맺기

시작했는데요 현재는 영국에서의 석

사과정을 마치고 잠시 한국에 들어와

ODA Watch의 자매 기관인 (사)글로

벌발전연구원 ReDI의 연구원으로도 함

께하고 계시답니다 너무 감사한 마음

에 시윤 양을 위해 작은 선물을 준비한

워치 사무국 후원 담당 간사님과 간략

한 증정식도 가졌답니다~ ^^ 시윤 양

앞으로 건강하게 무럭무럭 자라나길 바

랄게요 ^^

권아람

인턴의

한마디

안녕하세요 ODA Watch OWL 독자 여러

분 ODA Watch에서 인턴으로 함께하게 된

권아람이라고 합니다 저는 인권에 관심이 많

아서 작년 하반기에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

에서 4개월 정도 일을 했었어요 앰네스티에

서는 인권의 관점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연대

운동의 방향성을 배울 수 있었는데요 ODA

Watch에서는 또 어떤 것들을 배우고 생각하

게 될 지 궁금하고 매우 기대가 되요 일한 지

이제 겨우 2주차인데 하루하루 많은 것들을

배우며 비판적인 관점으로 개발협력을 바라

보는 눈도 기르고 있어요 ODA Watch를 알

게 되어서 그리고 함께 일하게 되어 반갑습니

다 앞으로 독자 여러분들을 자주 뵐 수 있길

기대할게요 )

박욱범 님과 이재원 간사 ODA Watch 권아람 인턴과 이재원 간사 ODA Watch35

36

37

3월 재정보고

[ ODA Watch 살림살이 ]

ODA Watch는 투명한 재정운영을 원칙으로 합니다

소중한 후원금으로 운영되는 워치의 살림살이가 어느 곳에 어떻게 쓰여지는지

후원자 여러분과 OWL 독자들께 보고드립니다

워치의 살림살이에 더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38

ODA Watch는 2006년 설립 이래로 한국의 국제개발협력 사업 및 정책이 인권 bull 평등 bull 연대에 기반하여 보다 책임 있게 효과적으로 사용되어 개발도상국의 빈곤퇴치 및 지속가능한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한국 대외원조의 정책을 지속적으로 감시 bull 제언하고 대안을 고민하는 참여형 시민사회단체(Civil Society Organization CSO)입니다

39

Page 5: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77호(2013.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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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변화를 어떻게 보아야 할까 두 가지 측면에서 그 의미를 해석할 수 있다

첫째로는 lsquo다양성rsquo이 보인다는 것이다 그 동안 한국 국제개발협력 시민사회의 주류였던 개발NGO외에 다양한 시민사회단체들이 참여하고 있다 에너지bull환경단체 여성단체 인권단체 주민운동조직 협동조합 단체 등 그 동안 국내이슈에 집중하던 단체들의 참여가 활발해지고 있다 이들이 가지고 있는 발전에 대한 다양한 관점과 사회운동 경험에 기반한 접근법들은 개도국 주민들의 발전을 지원하는데 있어 더욱 효과적이고 혁신적인 성과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활동 분야와 형태에서도 다양성이 발견되다 아직 충분치는 않지만 주민조직 적정기술 협동조합 등의 방식들을 국제개발사업에 적용하려는 움직임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 이같이 개도국 사회발전을 목적으로 시도되는 혁신적이고 보다 근본적인 접근법들은 개도국 주민들의 자립과 자활을 도우려는 한국 시민사회의 고민과 노력이 깊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많은 시민사회단체들이 2011년 부산 세계개발원조총회를 전후로 국제개발과 관련한 정책옹호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국제시민사회와 연대하고 협력하고 있다 또 본부의 직원을 파견하여 사업을 수행하던 전통적인 모습에서 벗어나 개도국 시민사회단체와 파트너십을 가지고 이들을 직접 지원하는 단체들도 증가하고 있다 같은 지역에서 활동하는 단체들끼리 연대하고 협력하여 공동활동을 하는 모델도 생겨났다 이같이 한국 시민사회는 기존에 보여주던 한국단체 중심 개별단체 중심 그리고 공공개발서비스제공 중심의 활동에서 벗어나 다양한 방법으로 개도국 사회 발전을 지원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아직 가야 할 길이 멀지만 의미 있는 다양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두 번째로 lsquo제도적 변화rsquo가 지속되고 있는 점이다 이는 주로 시민사회와의 협력을 담당하는 KOICA의 프로그램에서 확인할 수 있다 몇 년 전 KOICA의 lsquo민간단체지원사업rsquo이 lsquo시민사회협력사업rsquo으로 그 명칭이 바뀌었다 시민사회가 lsquo지원rsquo에서 lsquo협력의 대상rsquo으로 전환된 것이다 프로그램도 다양해졌다 다양한 국내단체와 특히 개도국 현지 시민사회단체들이 사업에 참여할 제도적 기반이 구축됐다 KOICA가 개도국 시민사회단체를 직접 지원한다는 것은 개도국에 대한 원조정책의 전환을 엿볼 수 있다는 큰 의미를 가진 변화이다 그리고 정부 내 국제개발협력 거버넌스 체계에 시민사회인사의 참여가 제도적으로 보장됐다 중앙정부는 시민사회와의 대화를 정례화하고 있다 내용과 질

적인 측면에서 많이 보완되어야 하지만 시민사회와의 협력이 점차 제도화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다양성과 제도화로 표현되는 변화의 한가운데 서 있는 한국 시민사회는 무엇을 해야 할까 내외부적 환경적 변화를 기뻐하고 그 혜택을 누리기만 해야 할까 ODA Watch는 다음의 세 가지를 제안한다

첫째 한국 시민사회는 자기 정체성을 명확히 해야 한다 정부의 지원금 규모와 비중이 지금과 같은 속도로 증대되면 멀지 않은 미래에 정부는 시민사회를 점차 국가 원조정책의 종속변수로 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 시민사회가 깊은 철학적 성찰에 입각한 자기 정체성을 확실히 정립하지 못하고 분명한 전략을 가지지 못한다면 정부 의존도는 갈수록 심화되는 가운데 결국 정부 원조집행의 lsquo기술적 도구rsquo라 비판 받는 서구 개발NGO의 길을 피하지 못할 것이다

둘째 한국 시민사회는 독립적인 개발주체로서 대안성을 제시해야 한다 그리고 개발대안 및 대안발전 주창자로서 자신의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 시민사회는 발전에 대한 관점 및 기술적인 측면에서 혁신적이고 창의적인 대안제시를 위해 부단히 노력해야 한다 시민사회가 정부원조기관이나 국제개발기구와는 다른 방식과 내용의 대안을 제시할 때 그 본연의 빛을 발함을 잊지 말아야 한다 그리고 시민사회는 전세계 가난한 이들의 옹호자로서의 역할과 국가 기업 및 시민사회 자체의 국제개발협력에 대한 의로운 감시자로서의 임무도 소홀히 하지 말아야 한다

셋째 다양한 모습으로 성장하는 한국 시민사회는 그에 맞는 책무성을 제고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후원자와 개도국 주민들을 대상으로 개발사업에 대한 투명성을 제고해야 하고 이스탄불 선언을 포함한 국제사회의 다양한 개발 협력 규범과 담론을 체계적으로 내재화해야 한다

이러한 노력을 통해 내적으로 보다 성숙한 한국 국제개발협력 시민사회의 도약을 기대한다 바라건대 그 모습은 한국 시민사회의 국제개발협력을 주도해온 선배 개발NGO들과 한국 사회변화의 주역이었던 시민사회단체들 그리고 혁신적이고 창의적인 내용을 가진 다양한 신생단체들이 함께 모여 우리가 지향해야 하는 발전에 대해 머리를 맞대고 더 나은 지구촌의 미래를 위해 손을 잡고 가는 것이다

작성 ODA Watch 실행위원회

2013년 한국 ODA 예산을 파헤쳐 본다

ODA Watch 예산분석 TF팀은 2013년 한국 무middot유상 ODA 예산안에 대해 분석함으로써 올 한해 국제개발협력 정책의 집행 방향을 예측해보려 한다 이에 분석을 위한 기초 자료인 2013년 무middot유상 ODA 예산안을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확보했다

예산이란 숫자로 표현된 정부의 정책이다 즉 일정 기간 동안 국가가 어떠한 정책이나 목적을 위해 얼마만큼 지출하고 이를 위한 재원을 어떻게 조달할 것인가를 금액으로 표시한 것이다[1] 또한 슘페터는 lsquo한해 재정을 이해하고 판독할 수 있는 사람은 국가의 운명을 예측할 수 있다rsquo고 말했다 즉 국가 재정활동은 예산을 기반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그 기초가 되는 예산 내역에 대한 체계적인 모니터링은 매우 중요하다 무엇보다도 2015년 GNI 대비 ODA 비율 025 달성 목표에 따라 매년 ODA 예산이 대폭 증액되고 있으므로 예산 배분 및 집행이 효율적으로 이뤄지고 있는가에 대한 시민사회의 적극적이고 효과적인 감시는 필수적이다 이번 기사를 통해 ODA 예산안을 분석하고 특징을 파악함으로써 단지 올 한해 뿐만 아니라 앞으로 5년 10년 후 한국 개발협력의 미래를 함께 그려볼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고자 한다

올해 2013년 예산안은 해를 넘겨 1월 1일이 되어서야 가까스로 국회를 통과했다 헌정 이래 최초로 예산안 처리가 차기 년도로 넘어감으로 인해 많은 논란이 발생하기도 했다 전체 342조원(국회 통과 기

준 정부 원제출안은 3731조원) 규모의 2013년 예산은 크게 활력 예산 든든 예산 튼튼 예산 알뜰 예산 4가지로 분류된다 ODA는 국격 제고의 일환으로써 든든 예산의 범주 안에 포함되어 있다 예산안에는 rsquo주변국에서 중심국으로rsquo라는 캐치프레이즈 하에 국제사회에 대한 책임강화를 위해 ODA 규모를 점차 증대해나갈 것이라는 목표가 제시되어 있다

2013년 ODA 예산 살펴보기 ① 부처별 지원 규모

2013년 ODA 예산 전체규모는 2012년 12월에 통과된 lt2013년 국제개발협력 종합시행계획gt을 통해서 확인할 수 있다 올해 ODA 규모는 약 2조 411억원(양자 1조 4255억원 다자 6156억원)으로 전체 29개 부처 기관(지자체 제외)이 사업에 참여할 예정이다 양자원조 중 무상원조는 7569억원 유상원조는 6686억원이 배정되었다 다음 장의 lt표 2gt을 보면 ODA 집행에 참여하는 전 부처의 예산 규모를 확인할 수 있다 국토해양부와 경찰청을 제외한 27개 부처가 양자원조에 참여하고 이중 25개 기관이 무상원조를 지원한다 지자체까지 합산하면 무상원조 주관 부처의 수는 훨씬 더 늘어나게 된다 2012년 한국 ODA실적통계[2]자료에 따르면 작년에는 40개 내외 부처 및 지자체가 본 사업에 참여했다 그러나 기획재정부(EDCF 포함)와 외교통상부(KOICA 포함)를 제외하고 예산규모가 100억원이 넘는 곳은 교육과학기술부(5216억원) 농촌진흥청(1389억원) 농림수산식품부(150억원) 보건복지부(126억원) 환경부(101억원) 5개 부처에 지나지 않는다 그 외에는 소규모의 예산을 각 부처가 나누어서 분절적으로 집행하고 있다

2013년 ODA 예산 살펴보기 ② KOICA

KOICA는 2013년부터 예산안을 사업형태 위주에서 지역 국가별 분류 방식으로 변경했다 기존에는 아태지역 아프리카 중남미 중동 및 CIS 등 지역별로 분류했다면 올해부터는 각 국가별로 예산과목을 세분화했다 이는 한국 무상원조

lt표 1gt 2013년 ODA 예산안 규모

1 2009 예산감시 실무매뉴얼 함께하는 시민행동 시민이 만드는 밝은 세상 2 OECD 개발원조위원회(DAC) 2012년 공적개발원조(ODA) 잠정통계 관련 보도자료 부처통합 20130403

지금 정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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를 제공받는 파트너국가 별로 세세한 예산 지원추이를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변화이다

또한 형태별로는 프로젝트형 원조와 개발컨설팅 원조로 분류된다 올해부터 새롭게 도입된 국제개발컨설팅 프로그램(Development Experience Exchange Part-nership 이하 DEEP [3])은 국별 맞춤형 컨설팅 사업으로 명시되어 있으나 분류 상으로는 프로젝트 형태의 사업을 제외한 예산을 전반적으로 포괄하고 있다

올해 KOICA가 집행하는 무상원조 총액은 5413억 원이고 이는 작년에 비해 약 88(438억 원) 증가한 금액 이다 중점협력국 26개국 및 분쟁 후 재건국 3개국(아프가니스탄 이라크 팔레스타인)을 포함한 총 53개국에 KOICA 전체 예산의 51인 2749억 원이 지원될

lt표 2 gt2013년도 부처별 ODA 예산 현황(잠정치)

자료 2013년 국제개발협력 종합시행계획

lt표 3 gtKOICA 2013년 예산 세부내역

자료 2013년 KOICA 대외무상원조 사업계획

3 우리 개발경험의 효과적인 전수를 목적으로 한 개발컨설팅 프로그램 (KOICA 2013년 예산안) 7

예정이다 lt그림 1gt과 같이 지역별로는 아시아 태평양55 아프리카 21 중남미 13 중동 CIS 11의 비중으로 배분되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KOICA가 집행하는 무상원조의 623 가량이 중점협력국에 지원되고 있으며 최빈국 및 저소득국 지원비율은 457이다

지역별 원조 외에는 민관협력 해외봉사단 등의 글로벌프로그램과 홍보 경상운영비 등이 포함되는 협력사업지원 등에 재원이 배분된다 참고로 KOICA의 경우 국제기구 분담금 성격의 예산은 2011년부터 기관 예산에서 제외되었다 또한 동아시아기후파트너십 사업 역시 2008-2012년 간 사업이 종료됨에 따라 주요 사업의 성과평가 및 홍보에 소요되는 5억 원을 제외하고는 예산에서 제외되었다 글로벌녹색성장연구소(GGGI)의 경우에도 작년 10월경 국제기구로 전환됨에 따라 외교부로 예산이 이관되었다

2013년 ODA 예산 살펴보기 ③ EDCF

다음으로 EDCF는 2013년 기관 차원의 총 수입이 7551억원이며 그 중 원금 및 이자 상환에 해당하는 정부내부지출금 162억원과 여유자금 463억원을 제외한 6926억원이 EDCF에서 집행하는 총 예산으로 볼 수 있다 이 중 유상 ODA로 집계되는 금액은 대개도국차관사업에 해당하는 6686억원이다 이는 전년대비 87(535억원) 증가한 것이다 지역별로는 아시아 67 아프리카 20 중남미 7 기타 6로 분류할 수 있다 [4] (승인액기준) 2013년 국제개발협력 시행계획에 따르면 2013년 잠정 승인계획 상 중점협력국에 지원되는 유상원조 비율이 70 내외에 달한다고 명시되어 있으나 실제 ODA Watch가 제공받은 EDCF 기금운용계획서 에서는 이를 확인할 수 없었다 이는 EDCF 예산안이 지역별 단위(동아시아 서아시아 동아프리카 서아프리카 유럽CIS 중남미 중동 태평양 등) 당 전체규모만 명시되어있고 각 지역별 국가 단위에 소요되는 예산으로는 구체화 되어있지 않기 때문이다

차관사업을 제외한 사업비로는 차관사업진행컨설팅(61억원)과 경제협력기반구축(20억원)사업 그리고 ADB 미래탄소펀드출자액(57억원)이 있다 그 외 기금운영비로 102억 원이 책정되었다 양자원조 사업 형태별 예산 심층 분석

다음으로 양자원조의 사업 형태별 예산 추이를 심층적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ODA 예산의 전체 규모 유형

(양자 및 다자 무middot유상 원조) 지역 및 국가별 배분 추이에 대해서는 OWL에서 이미 여러 번 살펴보았다 [5] 2015년까지 ODAGNI 025 달성을 목표로 정부는 ODA 규모를 지속적으로 증가시키고 있으며 금년 예산은 2조 411억 원(GNI대비 016)으로 추산된다 2011년 이후 양자원조와 다자원조 예산 비율은 73이고 양자원조 가운데 무상원조가 유상원조보다 조금 많은(5347) 상황이다 지역별로는 아시아 중점 원조 기조가 유지되고 있고 국가별로는 26개 중점협력국에 예산이 집중되고 있다 이와 같이 ODA유형 지역 국가별 배분 추이에는 큰 변화가 없는 반면 사업 형태별로는 프로젝트 사업의 비중이 줄어들고 있다 대신 초청연수 민관협력 긴급구호 개발컨설팅 사업이 전체 예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lt국제개발협력 기본계획(2011-2015년)gt에도 유상원조 추진계획 가운데 하나로 정부 민간 연계 확대 방안이 제시되었고 무상협력의 경우 해외긴급구호 민관협력 개발컨설팅 사업의 비중을 제고하는 계획이 수립되었다 그렇다면 이와 같은 계획들을 실현하기 위해 이를 뒷받침할 예산 또한 충분히 반영되었을까 lt기본계획gt에 제시된 또 다른 목표인 ODA 평가 강화 ODA에 대한 국민적 지지기반 확대 정책연구 역량 강화를 위한 예산은 충분할까 한편 편성된 예산을 효과적으로 집행할 수 있는 시스템은 갖추어져 있을까 혹시 급속한 예산 증가에 따른 문제점은 없을까 계획 수립 예산 편성 사업 집행 평가 및 피드백 과정으로 이어지는 일련의 ODA 사업 과정에서 예산 편성은 한국 ODA의 실질적인 전략과 우선순위를 보여주는 의의가 있다

lt그림 1gt 무상원조 지역별 중점협력국 소득수준별 지원 비중

4 2013년 국제개발협력 종합시행계획5 (OWL 74호) 2013년 한국의 국제개발협력을 전망한다 등

지금 정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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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t표 4 gt 2013년 EDCF 수입∙ 지출계획 총괄 자료 2013년 EDCF 기금운용계획

6 국회예산정책처 2013 2013년도 예산안 부처별 분석Ⅱ(외통위 국방위)

다음 장에서는 분절화 문제의 해소가 시급한 사업(개발컨설팅 및 초청연수) 장기적 관점의 지원이 필요한 사업(민관협력) 예산을 대폭 늘려야 하는 사업(홍보 평가 연구)으로 나누어 현황과 문제점을 살펴보았다

분절화 문제의 해소가 시급하다 개발컨설팅 및 초

청연수사업

개발컨설팅 사업은 최근 가장 주목 받고 있는 ODA 사업 형태이다 정부에서는 개발컨설팅 사업의 비중을 확대하여 lsquo소프트웨어 중심 원조rsquo를 강화하고 한국형 ODA 모델 및 다른 원조 사업과도 연계하겠다

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2013년에는 KOICA(DEEP) 기재부(KSP) 방통위 고용부 국무조정실 안행부 등 모두 6개 기관이 26개국을 대상으로 58건의 개발컨설팅 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올해 개발컨설팅 사업 예산으로 책정된 607억원 가운데 KOICA(375억원)와 기재부(207억원)가 대부분의 예산을 차지하고 있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부분은 KOICA에서 각종 기술협력 사업에 DEEP(Development Experience Ex-change Partnership) 이라는 이름을 붙이고 개발컨설팅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점이다 외교부와 KOICA는 지난 2월 관련 연구소와 기업들을 아우르는 lsquo개발컨설팅 네트워크rsquo를 출범시키기도 했다 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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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t표 7gt 홍보 평가 연구 관련 예산 추이(2009-2013)

지금 정부는

lt표 5gt 양자원조 예산의 사업 형태별 추이(2010-2013)

부에서 경제발전경험 공유사업(KSP)의 예산 및 사업 규모를 빠른 속도로 확장하고 있는 가운데 개발컨설팅 사업을 둘러싼 부처 간의 주도권 경쟁이 격화될 가능성이 높다 늘어난 개발컨설팅 예산을 효율적이며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대책의 마련이 시급하다

초청연수 사업도 분절화 문제가 발생할 소지가 크다 2013년을 기준으로 15개 기관에서 46개국 310개 과정 9천 여명을 초청하는데 모두 1021억원의 예산이 배정되어 있다 특히 올해에는 KOICA 이외에 각 부처 및 기관들이 별도로 진행하는 초청 연수사업이 증가하였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에 따라 전체 초청연수 사업 예산 가운데 KOICA가 차지하는 비중이 78에서 45로 줄어들었다 부처 및 기관별 예산 규모는 KOICA(465억원) 교육부(406억원) 안행부(40억원) 문광부(40억원) 순이다 lt2013년 국제개발협력 종합시행계획gt에 따르면 외교부에서 올해 내로 초청연수 효율화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초청연수 효율화 방안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해외봉사단 사업의 예산 통합 사례를 면밀히 검토할 필요

가 있다 2009년 정부 각 부처와 기관에 분산되어 있던 해외봉사단사업이 통합되어 lsquoWorld Friends Ko-rearsquo가 만들어졌다 또한 2011년에는 해외봉사단 사업과 관련된 4개 부처의 6개 사업 예산이 KOICA로 통합되었다 그러나 예산만 KOICA에 통합 편성되었을 뿐 실제 사업은 여전히 각 부처에서 개별적으로 수행되고 있기 때문에 여전히 통합의 효과가 미흡하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6] 초청연수사업의 효율화 방안을 마련하는 과정에서도 사업을 전반적으로 조율하는 컨트롤 타워의 구성과 예산의 통합 사업 집행의 통합이 단계적으로 고려될 필요가 있다

장기적 관점의 지원이 필요하다 민관협력사업

민관협력 사업은 정부 NGO 기업 대학의 포괄적 파트너십을 활용하여 이뤄지고 있다 lt국제개발협력 선진화방안gt에 따르면 정부는 민관협력 사업 예산을 2010년 90억원에서 2015년에는 900억원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한편 KOICA에서는 2013년 민관협력 예산으로 전년 대비 51억원 줄어든 317억원을 책정했다 국별 시민사회(CSO)협력 프로그램 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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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 2012년 118억원에서 2013년 154억원으로 증가한 반면 대학과의 파트너십을 통한 개발협력사업은 2012년 184억원에서 2013년 97억원으로 줄어들었다[표 6 참고] 한편 EDCF에서도 민자사업(PPP)을 장려하고 기업의 참여를 활성화하기 위해 EDCF를 활용한 해외 민자사업 진출 설명회를 개최한 바 있다

ODA사업에 대한 민간의 참여를 적극적으로 확대해야 한다는 점에 대한 공감대는 이미 형성되어 있다 문제는 예산 배분의 우선 순위와 원칙이다 무엇보다도 대학과 민간단체들이 기본적인 인프라 및 단체의 역량을 갖추는데 예산을 우선적으로 배분해야 한다 지원 성과에 대한 엄밀한 평가는 중요하지만 단기적인 성과를 예산 지원과 직접적으로 연계시키는 방식은 지양해야 한다 아직 사업 초창기라는 점을 감안하여 대학과 단체들이 충분한 역량을 갖출 수 있도록 장기적인 관점의 지원이 필요하다 또한 기업의 경우에는 국제개발협력 사업의 성격에 대한 이해가 부족할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민관협력 사업의 일환으로 추진되는 글로벌 사회공헌 프로그램이나 민자사업이 기업의 이익 추구를 위한 도구로 변질되어서는 안 된다는 원칙을 지속적으로 강조할 필요가 있다

예산을 대폭 늘려야 한다 홍보 평가 연구 관련

예산

홍보 평가 연구 관련 예산은 비록 파트너국의 발전을 위해 직접적으로 쓰이지는 않지만 한국 ODA의 효율성 및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필수적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아래 lt표 7gt에서 확인할 수 있는 것처럼 KOICA와 EDCF의 홍보 평가 연구 관련 예산은 현상 유지 또는 소폭 증가하는데 그쳤다 예전에 비해 사업 규모가 대폭 증가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ODA예산 배분 과정에서 홍보 평가 연구 사업의 중요성이 전반적으로 강조될 필요가 있다특히 지금과 같이 ODA규모를 대폭 확대해나가는 시기에 적극적인 홍보에 노력을 기울임으로써 국민들에게 ODA에 대해 알리고 이를 통해 국민 지지기반을 확대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KOICA의 홍보예산은 3년째 제자리 걸음 중이다 지구촌 체험관 관리에 소요되는 예산을 제외하면 실질적인 홍보활동에 쓸 수 있는 예산은 오히려 줄어들었다 EDCF의 경우 개발협력 인식증진을 위해 올해 6억원 이상을 쓸 계획이다 ODA에 대한 국민들의 인지 제고를 위해 두 기관 모두 더 많은 예산을 투입할 필요가 있다

lt표 6 gt2013년 KOICA 민관협력 사업 예산 내역 자료 2013년 KOICA 대외무상원조 사업계획

lt표 8 gt2013년 KOICA 홍보 사업 예산 내역 자료 2013년 KOICA 대외무상원조 사업계획

lt표 9 gt 2013년 KOICA 사업평가 사업 예산 내역 자료 2013년 KOICA 대외무상원조 사업계획

lt표 10 gt 2013년 KOICA 연구조사 사업 예산 내역 자료 2013년 KOICA 대외무상원조 사업계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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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ODA사업평가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대책은 이미 마련되어 있다 통합평가지침과 매뉴얼이 만들어졌고 『기본계획』에도 평가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들이 제시되어 있다 그러나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예산은 여전히 충분하지 않다 일부 공여국은 별도의 독립적인 평가 기관을 설립하여 사업 평가의 혁신을 꾀하고 있는데 반해 KOICA는 13억원 가량의 예산으로 모든 사업을 평가해야 한다 또한 프로그램프로젝트 성과평가에 절반 가량의 예산이 배분되기 때문에 평가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쓸 수있는 예산은 많지 않다 한편 EDCF는 사업심사평가연구 항목으로 올해 11억원의 예산을 배정했다 무middot유상 원조모두 평가예산을 대폭 확충하여 개별 사업의 성과를 예산 배분에 적극적으로 반영할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늘어난 원조 규모에 걸맞은 연구기능의 강화가 필수적이다 그러나 2013년 KOICA의 연구 관련 예산은 작년과 동일한 수준이다 한국이 국제원조규범을 따르고 새로운 개발 의제 형성 과정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연구 역량이 확보되어야 한다 ODA 시행 기관의 자체적인 연구 역량을 확대하고 대학 및 관련 연구기관들이 보유하고 있는 전문성을 한국 ODA의 발전을 위해 활용할 수 있도록 연구조사 예산을 시급히 확대해야 할 것이다

ODA 예산 점차 투명해지고 있다

국가의 재정활동은 예산이 정해지고 집행된 후 결산에 이르는 전 과정으로 요약할 수 있다 따라서 ODA Watch는 ODA 예산에 대한 체계적인 모니터링을 위해 지난 2011년부터 매년 정보공개청구(wwwopengokr)를 통해 무middot유상 ODA예산안을 청구해왔다 그러나 2011년에는 기획재정부에 무middot유상 ODA 예산안을 단일 청구한 결과 공개를 거부당했다 당시 사유는 외교관계 관련 사항으로 대외 정책등이 노출되어(중점협력국가 등) 국가의 중대한 이익을 현저히 저해할 우려와 입찰계약 업무 등의 공정한 수행에 현저한 지장을 초래할 우려가 있다는 점이었다 그러나 2012년부터는 중점협력국 26개국 명단도 공개되었고 간략하지만 무middot유상 ODA 예산안과 무상원조의 경우 기초 설명자료도 받아볼 수 있게 되었다

예산안 공개 수준과 방식에 있어서도 큰 변화를 살펴볼 수 있다 올해 KOICA의 경우 예산안 정보뿐만 아

니라 함께 제공하는 설명자료도 상당히 자세해져서 단순히 각 세부항목에 대한 설명뿐만 아니라 예산자료가 함의하는 바에 대한 분석도 함께 제공하기 시작했다 EDCF 역시 2012년에는 각목명세서만을 공개했다면 올해에는 간단하지만 기금운용계획서도 같이 제공함으로써 예산에 대한 기초설명을 함께 제공하고 있다 짧다고도 볼 수 있는 기간이지만 지난 3년 간 예산자료 공개 측면에서 정부의 투명성과 책무성은 많이 향상되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그러나 여전히 갈 길은 멀다 EDCF와 KOICA가 제공하는 무middot유상 예산안 자료를 서로 비교할 경우 공개 및 설명 수준에서 상당한 차이를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가령 KOICA는 중점협력국 별로 세분화 된 예산을 공개하고 있는 반면 EDCF는 여전히 지역 수준 예산까지만 공개하고 있다 또한 KOICA는 구체적인 사업들의 목록을 예산안에 제시한 반면 EDCF에서 제공한 예산자료로는 구체적인 사업 내역 파악이 어려웠다물론 차관사업(유상)과 무상원조 간 사업의 특성이나 집행 방식 등이 다르기 때문에 사용하는 용어나 설명하는 방식 등에 차이가 있을 수는 있지만 ODA라는 공통의 틀 안에서 집행되는 사업인 만큼 서로 비교하며 이해할 수 있도록 정보의 제공 방식과 공개 수준이 서로 일치될 필요가 있다

예산 편성의 전 과정에서 적극적인 국민참여 필요

2015년이면 ODA 예산이 약 4조 3천억원[7](GNI 대비 025)을 상회할 예정이다 그러나 현 ODA예산 편성 및 관리시스템에는 여전히 많은 문제점이 있다 현재 국무조정실 산하 개발협력정책관실이 ODA 사업 전체를 총괄하고 있지만 각 부처와 기관 지자체 별로 자체적으로 ODA 사업의 예산을 확정하고 집행하기 때문에 부처별 분산원조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따라서 통합적인 ODA 예산 편성 및 관리체계를 구축하기 위한 장기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또한 정부를 비롯하여 개발협력에 관련한 모든 이해 관계자들도 ODA예산 편성 및 집행에 관심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개입해야 한다 무엇보다도 예산 편성 시 국회의 참여는 필수적이다 모든 예 결산은 국회 심의와 의결을 거쳐 확정되며 ODA 예산 역시 국회에서 최종적으로 결정된다 현재 국제개발협력기본법[8] 상에 따르면 매년 국제개발협력 관련 정책 및 사

지금 정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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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한국형 ODA 모델 추진방안 제 13차 국제개발협력위원회 의결안건 1호 20120914]

8 제13조 (국제개발협력에 대한 평가) ① 위원회는 국제개발협력 사업의 성과에 대한 국민의 이해와 국제개발협력 사업 시행의 투명성을 제고하기 위하여 국제개발협력 평가지침을 마련하고 관련 정책 및 사업의 추진실적을 평가한다② 위원회는 제1항의 평가결과를 매년 6월 30일까지 국회에 보고하여야 한다③ 제1항과 제2항에 따른 평가의 기준bull방법 국회에의 보고 등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

업의 추진 실적 역시 국회에 보고하도록 되어있다 국회가 예산 편성 과정에서 보다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하고 분절화된 예산의 조정을 이뤄낸다면 현재 원조분절화 등 부처간 이해관계의 대립으로 인해 발생하고 있는 여러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또한 시민사회의 적극적인 관심이 필요하다 예산 감시는 전문성이 요구되는 영역이고 특히 ODA의 경우 예산에 관련된 정보를 얻기가 쉽지 않았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에게 관심의 대상이 되기가 어려웠던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정보공개제도를 통한 ODA 예산 공개가 활성화되면서 관련 정보를 손쉽게 얻을 수 있게 되었다 또한 ODA에 직결되는 것은 아니지만 lsquo좋은 예산센터rsquo를 비롯한 전문 민간 씽크탱크도 ODA 예산 분석 시 주요하게 참고할 수 있는 많은 기초 자료들을 제공하고 있다 앞으로 점차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ODA 자금이 보다 효과적이고 효율적으로 사용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초기 배분을 살펴볼 수 있는 lsquo예산rsquo에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시민들의 세금으로 조성되는 만큼 ODA 예산이 적실한 곳에 올바르게 분배되고 있는지 보다 적극적인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야 할 때이다

예산분석 TF팀 작성

김대욱 ODA Watch 청년활동가 4기

jedu-hanmailnet

조이슬 ODA Watch 간사

eseulangel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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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주) ODA Watch는 2012년 12월에 참여한 lsquoMekong의 미래를 위한

전략회의rsquo 의 후속활동으로 지난 3월 Mekong Watch가 주최한 태국 캄보디

아 현장 조사를 다녀왔습니다 메콩 지역에서 만난 주민들의 이야기와 생각들을

담아 지난 OWL 76호(누구를 위한 개발인가) 부터 연재하고 있는데요

이번 77호 lt태국 이야기 ①편gt에서는 20년 전 태국 우본 지역의 문(Mun) 강

에 지어진 팍문(Pak Mun) 댐이 주민들의 삶에 어떠한 변화를 가져오게 되었는

지 주민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삶은 무엇인지를 들려드립니다 우본 라차타니

(Ubon Rachathani)의 어느 마을에서 지금 이순간에도 25년이 넘게 이어져

오고 있는 주민들의 이야기에 함께 귀 기울여 주세요

다음 호에서는 lt태국 이야기 ②편-시린톤 댐 이야기gt가 이어집니다

lt태국 이야기 ①편gt은 오마이뉴스의 특별기획코너에서도 보실 수 있습니다

메콩이 들려주는 네버엔딩스토리 타이 문강 팍문댐 반대 운동이 던지는 질문

지난 3월 19일 머리 위로 뜨거운 태양을 안고 다시 메콩의 품에 몸을 실었다 꼭 3년만이다 물의 어머니 어머니의 강 메콩은 3년의 시간이 어찌 흘렀는지 무색하게 여전히 그 넓은 품으로 주변의 산과 들 하늘과 바람에 따뜻한 숨을 불어넣고 있다 건기라서 강물의 수위가 그리 높진 않지만 시퍼런 위엄은 그대로이다

메콩의 숨결을 품은 바람과 대지의 온기는 베트남 캄보디아 라오스 버마 중국 태국 6개 나라에 가 닿는다 이들 나라 국민들에게 메콩은 삶의 원천이다 아니 삶 그 자체이다 메콩 지역 주민들은 메콩에서 나는 물고기를 잡아 끼니를 해결하고 메콩의 흐름에

몸을 맡겨 더위를 식히며 메콩의 비옥한 강물로 농사도 짓고 가축도 기른다 아이들에게는 지상 최고의 놀이터이자 삶의 지혜를 배우는 학교이기도 하다 하지만 언제까지나 이들에게 넓은 품을 내

어줄 것만 같던 어머니의 강에도 아픔이 찾아왔다 성장에 대한 욕구가 인간의 삶을 휩쓸기 시작하면서 6개 국가에 불어 닥친 개발의 바람에 메콩이 마음껏 제 힘을 내지 못하고 몸살을 앓고 있다

모든 이야기에는 끝이 있는 법이라 생각했다 모든 일에는 끝이 있으려니 했다 그런데 메콩의 지류인 문강(Mun River)이 흐르는 태국 우본 라차타니(Ubon Ra-chathani)의 어느 마을에 25년이 넘도록 이어져온 언제 끝이 날지 모르는 이야기가 있다 뜨거운 햇살이 내리쬐는 3월의 중천에 졸음이 밀려올 법도 한데 귀를 쫑긋이 세울 수밖에 없는 이야기가 메콩강을 따라 흐른다

만천하에 드러난 거짓 수문을 열라

태국 우본에 흐르고 있는 문(Mun)강 문강은 메콩의 가장 큰 지류이자 태국에서 가장 비옥한 강이다

FOC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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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그랬다 메콩을 따라 문강에 흘러들어온 풍부한 수자원과 물고기로 문강 인근 지역은 그 어느 곳보다 살기 좋은 곳이었다 댐 건설 이전까지만 해도

그러던 어느 날 태국 정부는 전력 생산을 이유로 문강에 대규모 댐을 짓기로 한다 댐의 이름은 팍문 (Pak Mun)댐 세계은행이 건설 자금을 지원하고 태국 전력(EGAT Electricity Generating Authority of Thailand) 이 건설을 맡았다 이들과 태국 정부는 지역의 발전과 주민들의 삶을 향상시키기 위해 댐을 짓는 것이라 말했지만 주민들은 오히려 댐이 자신들의 삶을 파괴했다고 말하고 있다 어떻게 된 일일까

느닷없이 댐 건설 계획이 발표되자 주민들은 댐 건설을 막기 위해 거세게 항의했다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해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도리 없이 댐 건설은 강행된다 1989년 댐 건설이 승인되고 1991년

건설을 시작해 1994년에 완공된다 댐이 지어지는 동안에도 주민들의 시위와 반대 운동은 끊임없이 이어졌지만 태국 정부는 마치 귀머거리인 듯 주민들의 외침에 모르쇠로 일관했다 결국 주민들은 댐 건설 중단을 요구하는 것이 더 이상 받아들여지지 않음을 인정하고 대신 수문을 열어달라는 요구를 하게 된다

ldquo댐이 들어선다고 했을 때 가장 큰 걱정은 더 이상 물고기를 잡지 못하게 되는 것이었어 수십 년 평생 물고기를 잡으며 이웃 간 관계를 맺고 나누며 살아왔는데 댐이 들어서면 메콩을 따라 문강으로 흘러들 물고기들이 줄어들 게 뻔하지 않아 그러면 자연스럽게 생계뿐만 아니라 마을 사람들 간의 관계가 무너질 수밖에 없고 너무도 당연한 이치인데 정부는 도무지 들어먹지를 않아 오히려 댐 건설업자들이랑 이구동성으로 댐이 지어져도 문강의 물고기에는 아무런 영향이 없을 것이니 당신들이 먹고 사는 데에도 아무런

팍문지역 지식센터에서 팍문댐 건설 이전의 삶을 설명하는 주민 윤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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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장이 없을 것이오 하더라고 말이 되야 말이지rdquo

댐 건설 이전부터 이 마을에서 평생을 살아온 분미(Bunmi 63) 할아버지가 당시를 회상하며 분통을 터뜨리신다 함께 모인 다른 주민들도 덧붙인다 당시 정부는 댐에서 생산되는 전력이 주민들의 삶에 생태적으로도 경제적으로도 혜택을 줄 것이라 했다고 한다 심지어 더 많은 종류의 물고기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 했다 하지만 이는 만천하에 거짓으로 드러났다

ldquo팍문(Pak Mun) 댐 건설 이전에 문강에 살던 어종은 265종이었어 마을주민들이 NGO의 도움을 받아서 일일이 조사를 다 했더랬지 하지만 댐이 생겨난 이후 어종은 45종으로 급격히 줄어들고 말았지 물고기들은 강을 따라 흐르며 산란을 하고 넘나들어야 하는데 문강은 더 이상 최적의 삶의 터전을 제공할 수 없게 된 거야 댐 건설로 생겨난 저수지로 강여울과 기슭에서만 서식할 수 있는 식물 수초들도 모두 잠겨버렸고 이게 다 우리가 먹고 사는 주식인데rdquo

결국 댐이 지어져도 문강의 생태계에 어떠한 부정적 영

향이 없을 것이라 말했던 정부의 주장이 거짓으로 드러나자 주민들은 분노했다 이에 자신들의 젖줄인 문강을 지키기 위해 다시 소매를 걷어붙이고 정부를 향해 수문을 열어줄 것을 외쳤다 물고기가 줄어든 것이 댐 건설로 수문이 막혔기 때문인지 아닌지 수문을 열어서 확인해보자는 것이다 주민들의 삶을 건 끈질긴 요구와 투쟁 끝에 정부는 이를 받아들여 2001년 6월 14일부터 2002년 6월까지 약 1년간 수문을 열기로 했다

돌아온 물고기들

수문이 열리자 거짓말처럼 물고기들이 다시 문강으로 돌아왔다 강 상류에 산란을 하기도 했다

ldquo눈앞에 명백히 드러났지 사라졌던 물고기 137종이 메콩에서 문강으로 돌아온거야 2001년 6월부터 2002년 5월 사이에 게다가 사라졌던 여울들도 조금씩 다시 생겨나고 강기슭에 서식하던 식물들도 다시 보이고 말이야 100는 아니지만 마치 댐이 건설되기 이전의 상태로 돌아간 듯 했어rdquo

분미 할아버지 옆에서 조용히 듣기만 하던 우돔(Udom 54)씨가 약 1년간 수문이 열렸던 시간을 떠올리며 흥분된 어조로 말한다 한 조사 보고서에 의하면 수문이 열리고 나서 33종의 물고기가 여울에 25종이 강 깊은 곳에 40종이 훨씬 더 깊은 곳에 22종이 강 가운데 급류 사이의 소용돌이 속에 24종이 동굴에 56종이 때마다 강물이 범람하여 생기는 습지에 알을 낳았다고 밝혀졌다

수문이 열린 기간 동안 국제사회와 지역 자체 조사 지역 대학 등 많은 연구 조사가 이루어졌다 태국 정부와 팍문댐 건설을 맡은 태국전력 당국도 조사를 실시했다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모든 조사의 결과가 일치되는 점이 있다 바로 수문이 열렸던 약 1년 동안 문강의 생태가 예전 수준으로 회복되었으며 이를 통해 지역 주민들의 생활도 회복되었음을 인정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팍문댐이 애초에 목표한 전력 생산에 실패하였으며 태국전력(EGAT)이 주민들 간에 갈등을 조장하고 지역의 가난을 초래했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팍댐 사례는 문강의 생태계 파괴로 인해 태국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정치적 투쟁으로 남아 있다

ldquo우리는 여전히 정부에 수문을 열어줄 것을 요구하

메콩강 댐개발 현황 International Rivers

FOC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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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있어요 우리가 바라는 것은 오직 그거 하나에요 정부가 현금이니 뭐니 보상을 제공했지만 터무니없이 적은 금액이었고 그걸로 먹고 살기는 불가능해요 오히려 보상 때문에 사람들 사이가 나빠지기만 했죠 삶의 질이 떨어진 건 물론이고 수문이 열리지 않는 이상 여기서 제대로 살기는 어려워요rdquo

팍문댐 주민네트워크 활동에 참여하고 있는 사왕(Sa-wang 46)씨는 정부가 댐 건설로 이주한 주민들에게 제공한 보상이 주민들이 원한 형태가 아니었음을 토로하며 보상 때문에 주민들 사이에서 갈등이 생겼다고 했다 자세히 들어보니 보상금을 전액 현금으로 제공한 것이 아니라 가구당 받게 될 금액의 3분의 1만 현금으로 나머지 3분의 2는 조합운영 지원금으로 제공하여 주민들이 돈이 필요하면 조합에서 빌려 쓰게 했다는 것이다 심지어 돈을 빌릴 때는 이자를 내야 한다

결국 댐 반대 운동이 보상 요구 운동으로 바뀌면서 주민들 사이에 입장이 갈리고 상황이 더욱 나빠졌다고 했다 어떤 주민들은 정부가 주는 방식을 받아들여서라도 보상을 받기를 원했고 다른 주민들은 정부의 제안을 거부하고 전액 현금 보상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여 나가고 그러는 중에 정부는 이들 사이에서 이간질을 시키고

문득 궁금해졌다 정부 입장에서는 가구별로 보상금을 전액 현금으로 깔끔하게 주고 주민들이 더 이상 시끄럽게 하지 않게 하는 것이 편

했을 텐데 왜 문제를 더 복잡하게 만들었을까

ldquo일종의 선례를 남기지 않겠다는 것이었죠 팍문댐 사례에서 주민 보상을 주민이 요구하는 대로 주게 되면 다른 댐을 건설할 때 참고 사례가 되니까정부는 잠깐 시끄럽게 되더라도 굽히지 않은 거죠rdquo

10년 이상 이 지역의 주민네트워크 코디네이터로 활동하고 있는 라(Lah)씨의 말이다

ldquo돈은 환상이다rdquo

20년 넘게 싸워온 이들의 삶은 현재 어떤 모습일까 정부가 말한 대로 댐에서 생산되는 전력의 혜택을 받아 윤택하고 풍요로운 생활을 누리고 있을까 1년간 수문이 열리고 나서 정부는 잘못된 주장을 인정하고 이들의 요구를 받아들였을까 보상 문제야 주민들에게 불리하게 이루어졌다고 해도 수문을 열어야 한다는 것은 국제사회와 국내사회가 동시에 지적한 사항이니 어느 정도 협상이 이루어지지 않았을까

은근한 기대를 품은 질문에 돌아온 대답은 뜻밖이었다

ldquo정부는 끝까지 귀를 닫고 있어 수문을 열어서 조사한 결과가 있으니 아예 무시하지는 못하고 자기들이 조사한 걸 가지고 6월부터 9월까지 4개월 동안에만 물고기가 이동을 하니까 1년에 4개월만 문을 열면 된다는

댐 건설 이후 상황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주민들 윤지영17

거야 그런데 다른 조사결과에서는 1년 내내 물고기가 메콩과 문강 사이를 이동하고 알을 낳는다고 밝혀졌지 또 수문을 1년 내내 연다고 해서 팍문댐이 만들어내는 전력 생산량에는 아무런 영향도 없다고 이미 팍문댐은 목표한 전력을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는걸rdquo 분미 할아버지는 더욱 강경한 어조로 지금 주민들은 다시 단결하여 수문을 1년 내내 영원히 열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했다 정부는 들은 척도 안하고 1년에 4개월간만 수문을 여는 것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했다 심지어 작년에는 오로지 2개월만 열었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민들은 협상을 포기할 수 없다고 했다 그 이유는 문강을 떠나 살 수 없기 때문이다

ldquo정부가 그런 식으로 보상을 하고 우리는 어쩔 수 없이 집을 옮겨야 했고 무슨 노력인들 안 해봤겠어 다른 일자리도 구해보고 먹고 살 궁리를 했지 그런데 그게 쉽게 바뀔 수 있냐는 거야 평생을 강에서 살아온 사람들인데 예전엔 문강만 있으면 뭐든 다 가능했어 물고기를 잡아서 끼니를 해결하고 팔아서 다른 필요한 물품을 사고 벼농사를 짓는 사람과 교환해서 나누어 먹고 강 근처 숲에서 나무를 캐와서 장작을 하고 과일도 따먹고 자연으로부터 먹을 것들이 넘쳐나니 돈이 필요 없었지 내 손에 현금이 안 쥐어져도 아무 문제가 없었어 그런데 지금은 그럴 수가 없어 자연이 아니라 이제는 시장에 의존할 수밖에 없게 된 거야 강에서 구하던 물고기를 시장에 가야만 구할 수 있어 이웃들과 나눠 먹던 것들을 이제는 무조건 시장에서 사야만 해 하루에 최소 150바트(Baht 태국 통화 단위)는 필요한데 벌어올 데가 있어야지rdquo

한참을 열띠게 이야기를 나누다 조용히 자리를 지키던 우돔씨의 한마디에 가슴이 몹시도 울렁거렸다

ldquo우리가 말하는 게 있어 lsquo돈은 환상에 불과하다 물고기가 진짜다rsquo라고rdquo

한국 일본 중국 라오스의 시민사회와 언론이 메콩 지역 개발 문제를 조사하기 위해 꾸려진 조사단의 일행으로 이들 주민들을 만나면서 궁금한 것이 묻고 싶은 것이 무수히 많았다 하지만 가끔 이들이 격앙된 목소리를 높이거나 혹은 차근차근 말하다 때때로 깊은 숨을 쉬며 호흡을 고르는 모습을 보며 나도 모르게 목이 메고 더 이상 입을 열수 없는 상태가 되어버린다 돈은 환상에 불과하고 물고기가 진짜라니 이 얼마나

명료하고도 절대적인 진리인가 삶의 지혜인가 감동 인지 아픔인지 모를 감정에 잠시 멍해져 있다가 다시 분미 할아버지의 목소리가 들려와 얼른 정신을 차린다

ldquo팍문댐이 물고기만 사라지게 한 게 아니야 이 마을의 전통이 깨졌지 대대로 내려오던 물고기 잡는 기술을 더 이상 보존할 수 없게 됐고 남자들은 여기서 더 이상 처자식을 먹여 살리기가 어려우니 방콕이든 어디든 도시로 떠나야 했고 떠난 남자들은 도시에서 외롭고 힘드니 새로운 가정을 가지게 되고 남은 처자식들마저 떠돌게 되거나 여기서 입에 풀칠하기가 쉽지 않아졌고 수문이 열리지 않으면 지금보다 더 강물 오염이 심해질 것이고 물고기들은 죄다 죽어버리겠지 그러면 이 마을은 더 이상 보존하기가 힘들어rdquo

분미 할아버지가 잠시 상심으로 말을 잇지 못하는 사 이 라씨가 거들어 설명해준다 현재 문강의 수질 오염이 심각한 상황이고 이로 인해 주민들의 식량 안보가매우 위험한 수준이라고 한다 먹고 살기 위해 수입

댐 건설 이후 수문 개방 요구 시위 운동에 대해 설명하는 주민 윤지영

FOC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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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있어야 하는데 그동안 물고기를 잡는 것 말고는 해본 일이 없으니 다른 일을 찾는 것도 쉽지 않아서 일자리도 구하기가 힘들다고 한다 다른 일을 구할 수 없는 주민들은 결국 한참 떨어져 있는 다른 강에 가서 물고기를 잡아와 여기서 다시 팔아 수입을 만들고 있다고 했다 이 지역의 자산은 문강의 물고기를 잡는 것이고 이로부터 나온 지역 고유의 지혜가 주민들의 삶을 지켜왔는데 이 모든 게 상실되고 있다고 했다

우리는 물고기를 원한다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어느새 해가 뉘엿뉘엿 넘어간다 시계를 살펴보니 어느새 4시간이 훌쩍 흘렀다 이야기에 푹 빠져 시공간을 넘나들다 이들의 삶에 잠시 마음을 맡겼다가 문득 고개를 흔들어본다 20년간의 지난한 투쟁의 역사를 4시간이라는 짧은 시간동안 외부에서 찾아온 낯선 이들에게 전하는 것이 이들에게 어떤 의미가 있을까 행여나 아픔만 들추고 가는 것이 아닐까 도움이 되지

도 못할 텐데 이러고 있는 것이 무책임한 것 아닐까속으로 어쩔 줄 모르고 있는데 이런 내 마음을 읽은 마냥 분미 할아버지가 힘주어 말씀하신다

ldquo우리 이야기가 세상에 널리 널리 퍼져 알려졌으면 좋겠어 이렇게 여러분에게 이야기를 할 수 있어서 기쁘고 우리의 투쟁의 삶을 전할 수 있어서 자랑스러워 우리가 살아온 것은 정부와 권력의 부정의에 대한 저항이었어 이런 일이 여기뿐이겠어 다른 곳에서도 비일비재 할텐데 우리 삶을 공유해서 다른 곳에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도움이 된다면 얼마나 기쁜 일이야 우리가 바라는 건 그저 수문이 열려서 다시 우리가 살던 삶이 회복되는 거야 전통을 되살리고 싶어 우리는 전기를 원하지 않아 물고기를 원하지rdquo

참으로 또렷했다 전기가 아닌 물고기를 원한다는 이들의 눈동자는 더 없이 맑고 또렷했다 수문이 열릴 때까지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이들의 다짐은 더 없이 강건했다 오랜 시간 동안 겪어오면서 지치고 주저앉을 법도 한데 삶의 터전인 문강을 지키겠다는 굳은 결심은 이들 가슴속에 흔들림 없이 뿌리깊이 박힌 듯했다 이토록 강한 힘을 지킬 수 있는 데에는 주민들이 끝까지 목소리를 잃지 않도록 옆에서 지원하고 있는 지역 조직들과 국제단체들의 응원도 한몫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 무엇보다도 개발과 권력에 맞서 갈등과 분열을 겪으며 극복해온 과정에서 주민들 스스로 다져온 공동체의 의미 공동체가 가진 지혜에 대한 믿음이 그 중심에 있는 듯 했다 절대 자신들의 삶의 지혜와 자산을 전력 생산과 맞바꾸지 않을 것이라 했다

이야기가 끝나갈 무렵 라씨가 슬며시 웃으며 말했다

ldquo팍문댐의 잠재 전력 생산량은 136MW에요 현재 팍문댐에서 나는 전력으로 고작 방콕에 있는 백화점 3~4개에 전기를 공급하고 있다고 하네요rdquo

우본으로 오기 전 하룻밤 머물렀던 방콕의 복잡한 거리와 수많은 사람들이 어깨를 스치며 지나다니던 고층 백화점들이 언뜻 눈앞에 잠시 펼쳐진다 수백 년 살아온 수천 명의 삶과 또 다른 수천 명의 소비가 거래되는 순간이다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모르겠는 심정으로 어둑어둑해진 하늘만 무심코 바라본다

윤지영 작성 ODA Watch 정책기획팀장

odawatchnavercom

댐 건설 이후 수문 개방 요구 시위 운동에 대해 설명하는 주민 윤지영19

국제사회 내 한국 ODA의 현주소는 어디에 -2012 OECD DAC ODA 통계 분석-

FOCUS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DAC)는 지난 4월 3일 회원국들의 2012년 공적개발원조(ODA) 잠정통계를 발표했다 이번 발표에는 2012년 DAC 회원국들의 전체 ODA 규모 및 각국별 경제수준에 의거한 개발원조 규모를 보여주는 ODAGNI 비율 전년대비 원조규모 증감 연도별 중점협력지역 등을 분석하는 내용이 담겨있다 2013년부터 회원국이 된 아이슬란드의 통계결과도 제시되어 있으며 DAC 회원국은 아니지만 OECD에 가입한 체코 에스토니아 헝가리 이스라엘 폴란드 슬로바키아 슬로베니아 터키 그리고 아랍 에미레이트 연합 9개국의 자료와 EU DAC-EU G7 Non-G7 Non-DAC의 ODA 규모 및 전년대비 증감률도 확인할 수 있다 다양한 카테고리 별로 정리된 이번 통계를 통해 세계적 ODA의 흐름과 한국 ODA의 현주소 등을 파악해보자

계속되는 세계 경제 위기 ODA에 빨간 불이 켜졌다

2012년 OECD DAC 회원국의 전체 ODA 규모는 총 12559억 불로 전년 대비 평균이 약 40 하락하였다 국가 별 경제수준에 따른 ODA 규모를 파악할 수 있는 수치인ODA 대비 GNI비율은 작년 DAC 회원국 평균인031보다 002 감소한 029로 나타났다 지난 2011년 통계에서 전년도에 비해 27 가량 하락했던 것에 연이어 올해에도 더 큰 폭으로 원조규모가 줄어든 것은 그만큼 세계경제위기가 ODA에 미치는 막대한 영향을 여실히 보여준다 반면 공여국 중 G7의 ODA 규모 총계는 전체 의 701를 차지했고 EU의 경우 전체의 절반 가량인 507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통해 전 세계 ODA에서 두 그룹이 차지하는 비중이 여전히 매우 크다는 점을 알 수 있다

lt표 1gt에 명시되어 있는 OECD DAC회원국의 2012년

ODA실적 통계에 따르면 여전히 미국이 가장 많은 원조를 제공하고 있으며 그 뒤를 이어 영국 독일 프랑스 일본 순으로 상위권을 차지했다 그러나 상위 5개국 모두 적게는 07부터 많게는 28까지 전년대비 ODA 규모가 감소한 것을 알 수 있다 특히 유럽 경제위기가 심화됨에 따라 그리스와 이탈리아는 무려 각각 -170 -347에 달하는 ODA 규모를 축소했다

단연 돋보이는 한국 ODA 증가율 이 청신호를 유

지하기 위해서는

반면 2011-2012년 한국 ODA는 176 가량이 증가하며 DAC 회원국 중에 단연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ODA 규모 역시 24개 회원국 중 16위로 작년보다 한 계단 상승했다 국제사회가 경기침체로 인해 전반적으로 ODA 규모를 점차 감소하는 추세인 것에 반해 한국의 경우 2015년까지 GNI 대비 ODA 비율을 025까지 높이겠다는 목표 이행 차원에서 지난 몇 년간 원조규모를 점차 증가해오고 있어 이와 같은 차이가 더욱 극명하게 보여지는 것이다

그러나 이처럼 우리나라가 높은 증가율을 달성한 것은 한국 ODA가 다른 공여국에 비해 매우 적은 규모라는 점에 기인하기도 한다 실례로 2011-2012년 사이 91가 증가한 호주 ODA의 경우 절대규모 상으로는 457백만불이 늘어난 반면 한국의 경우 무려 176 가량이 상승했으나 이는 226백만불로 호주의 증가량에 비하면 절반 가량에 불과하다 한국 ODA의 성장을 향한 길이 아직은 멀다는 점을 그러므로 더욱 박차를 가해야 함을 보여준다 또한 한국의 ODAGNI 대비 비율은 014로 나타났다 이를 국민 1인당 금액으로 환산하면 34900원 가량에 달한다 즉 한국 국민들은 작년 한해2011년에 비해 약 4천원 정도 증가한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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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을 ODA 자금 조성을 위해 세금으로 납부한 것이다

반면 lt2013년 국제개발협력 종합시행계획gt에 따르면 2013년 ODAGNI 수치는 016에 달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025의 고지를 향한 걸음이 2년 정도 밖에 남지 않은 만큼 현실적으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원조 규모 증대에 관한 근본적이고 체계적인 전략 마련이 필요한 시점이다

국제사회 ODA 아직 갈 길이 멀다

전 세계 공여국들의 GNI 대비 ODA의 비율을 살펴보면 국제사회가 합의한 목표치인 07를 넘어선 국가

는 룩셈부르크(100) 스웨덴(099) 노르웨이(093) 덴마크(084) 네덜란드(071) 5개국이 유일하며 이 국가들의 ODA 규모는 전년 통계에서도 07를 웃돌았다 앞서 ODA의 절대 규모로는 미국을 비롯해 영국 독일 프랑스 등의 서유럽 국가들이 상위권을 차지했다면 국가 별 경제규모 및 수준에 따른 ODA 규모는 북유럽(Nordic+) 국가들이 높은 셈이다 하지만 룩셈부르크를 제외한 북유럽 4개국 역시 모두 작년에 비해 ODA 비율이 감소했다 2011년 통계를 통해 살펴본 상위 5개국의 GNI 대비 ODA 비율은 룩셈부르크(099) 스웨덴(102) 노르웨이(100) 덴마크(086) 네덜란드(075)였다한국의GNI 대비 ODA 비율은 전년에 비해 002 증

lt표 1gt OECD DAC 회원국들의 2011 2012년 ODA 규모 및 증감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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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CUS

가한 014로 나타났으나 여전히 DAC 회원국 평균인 029에는 현저하게 미치지 못하고 있다 DAC 24개 회원국 중국가 부도위기에 직면한 그리스 및 이탈리아 다음으로 최하위인 22위를 기록하고 있다

무상 ODA에 참여하는 주무부처가 41개에 달해

2012년 한국의 양자간 다자간 ODA 규모는 각각 116억 불과 389억 불로 작년과 비슷한 비율인 약 75 25로 나타났다 양자 ODA 중 무상원조와 유상원조 역시 64의 비율을 유지하며 70억 불과 47억 불을 차지했다 주목할만한 부분은 2012년 기준 무상원조 지원을 위해 133개 수원국에 외교부 교육부 재정부 KOICA를 비롯하여 지방자치단체까지 총 41개 기관이 ODA 사업에 참여했다는 것이다 작년 한 해 동안 국내ODA 분절화 문제가 시민사회를 비롯한 여러 이해당사자들에 의해 제기되어왔던 것에 반해 ODA 사업에 참여하는 주무부처의 수는 오히려 늘어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한국 원조의 양적 질적 성장을 위한 끊임없는 노

력 필요

이번 2012년 OECD DAC 실적통계는 지속되는 세계 경제 위기가 ODA에 미치는 영향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지난 2008년 미국 발 경제위기 이후 겨우 다시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던 ODA예산이 2010년을 정점으로 다시 하락세를 타고 있다 GNI 대비 ODA 비율의 07라는 국제사회가 합의한 목표 달성에서 점점 멀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은 각국의 원조 규모 줄이기에 대해 옥스팜 인터네셔널의 제레미 홉스(Jeremy Hobbs) 상임이사는 ldquo원조자금이 국가 예산에서 차지하는 부분은 아주 사소한 티끌에 지나지 않기 때문에 재정적자를 면하기 위해 규모를 줄여도 그 영향을 인식할 수 없을 정도이다 이는 마치 몸무게를 줄이기 위해 머리카락을 자르는 격이다rdquo (ldquoAid is such a tiny part of budgets that cutting it has no discernible impact on deficits --it is like cutting your hair to lose weightrdquo)라고 묘사한 바 있다 원조는 개도국 특히 원조 의존성이 높은 국가(aid dependent countries)들에게는 매우 필수적이고 중요한 자원이다 따라서 아주 적은 규모로 삭감한다고 할지라도 해당 국가들에는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은 자명하다 원조가 전체 국가 예산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매우 작기에 경제위기를 이유로 ODA 규모를 줄이는 것은 적자 개선에 아무런 효용성이 없을뿐더러 오히려 필요한 곳에 제공되는 지원을 가로막는 격이다

이처럼 전 세계 ODA에 적신호가 켜진 상황에서도 ODAGNI 07 달성의 약속을 이행하기 위해 원조 규모를 점차 확장하는 국가도 있다 바로 영국이다 지난 3월 20일 영국 정부는 2013 회계연도를 기준으로 자국의 ODAGNI 비율이 07를 넘어설 것이라고 발표했다 2012년 통계 기준 06에서 일년 만에 01 가량을 훌쩍 높인 것이다 이는 현재 부지런히 규모를 늘려나가고 있는 한국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2015년까지 ODAGNI 비율025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2011년 012 2012년 014 2013년 016(추정) 등 증가 속도가 목표 치에 비해 미미하기 때문이다 한국 정부는 규모 증대를 위한 체계적이고 현실적인 계획을 마련하고 국민들을 향한 끊임없는 설득을 통해 합의와 지지를 이끌어낼 수 있어야 한다 또한 양적 성장에 비례하여 질적 성장도 함께 고민해야 한다 무상원조 예산이 점차 늘어나는 부처 참여

lt그림 1gt DAC 회원국의 2012년 ODA 규모

lt그림 2gt DAC 회원국의 2012 ODAGNI 비율

(출처 OECD Statistics ndash ODA2012)

(출처 OECD Statistics ndash ODA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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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 인해 분절적으로 제공되지 않도록 해야 하며 국제 사회의 권고처럼 비구속성 원조를 강화하고 무상 원조의 비율을 확대함으로써 효과성 제고를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이 모든 것들을 실현하기 위해 정부는 무엇보다도 납세자로서 원조 자금을 조성하는 국민들이 본인의 세금이 개도국의 발전을 위해 어떻게 활용되고 있는가를 직접 확인할 수 있도록 원조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책무성을 담보해야 할 것이다

노태훈 장한이 작성

ODA Watch 청년활동가 11기 정책감시팀

dodream4mehanmailnet

lt표2gt 2012년 우리나라 ODA 부문적 실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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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시도 민단단체 사업발굴지원 프로그램이

민간단체 사업발굴지원 프로그램은 KOICA의 민관협력실에서 주최하는 시민사회협력프로그램 중 하나이며 국제개발협력민간협의회(이하 KCOC)가 2012년부터 2년간 주관해오고 있다 이번 프로그램은 기존 민관협력사업의 사전과정을 지원함으로써 새로이 개발협력사업을 수행하고자 하는 단체들에게 교육 컨설팅 사업발굴(현지 지역조사)의 기회를 제공한다 이를 통해 민관협력사업의 확대를 꾀함과 동시에 단체들의 전문성을 살린 창의적인 사업발굴 등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본 프로그램은 현지 사업수행을 위한 단순 지원에 그치지 않고 사업발굴을 위한 사전 교육 및 컨설팅 단체 간 네트워크 구축 등을 포함하는 포괄적인 역량강화 프로그램이라고 할 수 있다 기존 역량강화 교육프로그램과 차별되는 점은 사전 선정된 30여개 이상의 기관이 7~8개월에 걸친 긴 프로그램을 처음부터 끝까지 함께한다는 점이다 이 과정 중에서 네트워크 형성을 넘어서서 서로의 사업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돌아보는 상호 학습의 시간까지 가질 수 있다는 것이 무엇보다 큰 장점이다

눈에 띄는 변화 개발협력 시민사회의 다양화

참여기관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개발협력 시민사회가 정말 넓어지고 다양해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특징적인 부분을 살펴보면 첫째는 국내에서 장애인 직업교육 등 장애인을 수혜자로 사업을 진행하던 기관들이 대거 참여했다는 점이다 개발협력 사업에 있어 크로스커팅이슈로써 장애인이 수혜대상에

서 소외되지 않도록 하는 이슈에 대해서는 많은 논의가 된 바 있다 하지만 장애인을 직접 수혜자로 전면에 내놓은 사업은 많지 않았다 사업선정 심사에 참여한 한 심사위원은 ldquo이렇게 장애인을 직접 수혜대상으로 한 사업이 많았던 심사는 처음이다 긍정적인 변화로 보인다rdquo라고 이야기하기도 했다 둘째 국내 사회복지 사업 또는 대북사업을 중점적으로 시행하던 기관들이 해외사업에 눈을 돌리고 있다는 것이다 사업 수행 경험은 많지만 국제개발협력사업에 대한 경험이 부족하여 익숙하지 않았던 기관들에게는 낯선 용어와 사업수행 프로세스에 익숙해 질 수 있었던 기회였다 마지막으로 분야의 확장이다 전통적 개발협력사업에서 많이 볼 수 있었던 초등교육에서 한걸음 더 나아간 음악교육 과학교육과 같이 다양화되고 전문화된 사업이 시도되었다는 점이다 또한 에너지 마이크로크레딧과 같은 새로운 분야의 진출이 눈에 띈다

전년도 참가 단체인 정의로운 전환을 위한 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이하 에정연)는 라오스의 태양광 사업을 추진하였다 에정연은 태양광 시스템을 제공하는데 그치지 않고 이를 라오스 현지에서 관리할 수 있 도록 하는 교육 프로그램을 함께 구성하여 2013년 현재 열심히 사업을 수행 중에 있다 물꼬를 튼 것일까올해(2013년) 사업발굴 프로그램에는 환경에너지 분야 사업을 추진하는 기관들이 대거 참여하고있다 환경교육 태양광 에너지 적정기술 혼농임업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기관들이 사업발굴의 의지를 다지고 있다 전년도 사업에 참여했던 선배 단 체인 에정연은 새로운 참가 단체들을 위한 실무자 간담회에 참석해 경험을 공유할 예정이기도 하다 국제개발협력의 지형이 변화하고 있다 경험이 아무리 많아도 시행착오는 있게 마련이며 급변하는 이 시기에 겪어야할 어려움과 시행착오는 예전의 그것과 또 다를

한국 개발협력 시민사회에 신선한 바람이 불어오다

FOC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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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협력에 관한 관심이 날로 높아져가고 있다 높아져가는 관심만큼이나 민관협력사업도 확

대되고 있다 지난 3~4월 KOICA에서 열린 시민사회협력프로그램 및 글로벌 CSR 프로그램 설

명회가 개최된 KOICA 강당은 미리 설치된 의자가 부족할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몰렸다 그만

큼 많은 관심을 반증해준다고 할까 CSO 대학 기업 등 국제개발협력 관련 주체들이 날로 확

장되는 가운데이번에는 NGO의 변화에 주목해보자 이 글에서는 개발협력에서의 비전통적 시

민사회단체의 활약을 확인할 수 있는 lsquo민간단체 사업발굴지원 프로그램rsquo을 소개하고자 한다

것이다 비록 해외사업 경험이 짧은 초보 단체들이 주를 이루고 있는 프로그램이지만 이 기관들이 겪는 어려움을 서로 나누고 대안을 찾아내는 과정까지 초보라고 여겨버릴 것인가 그들이 흘린 땀방울과 의지를 보았다면 감히 그럴 수 없을 것이다 기관들이 보유하고

있는 각 분야의 전문성이 개발협력사업에 잘 녹아난다면 엄청난 시너지효과를 기대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서로에게 배우면서 발전하는 개발협력 NGO에 대

한 기대

사업수행에 대한 사례공유에 목말랐던 이들 기관들은 자신의 경험을 나누고 실패를 나누는데 주저하지 않았다 서로들 부족하다며 겸손을 표하였지만 오히려 사업의 경험을 나누고 기관의 사업계획서를 공개하는 것에도 주저함이 없었다 교육 및 컨설팅에 참여한 기관들도(사업규모가 큰 기존의 개발사업 수행기관) 마음을 다해 주었다 교육을 실시한 강사 중 한 사람(기존 사업수행기관 실무자)은 자신이 작성했던 사업계획서를 그대로 공개하는 과감함을 보여주며 신규단체들에게 힘을 보태어 주었다 뒷얘기를 들어보니 이후 많은 신규단체에서 lsquo감사했다rsquo lsquo큰 도움이 되어 너무 감사하다rsquo 라는 이야기를 전했다고 한다 그러다보니 신규기관들 역시 타 기관과 협력하는 데 주저함이 없다 얼마 전 전년도 참가기관 3곳에 lsquo올해 프로그램에 선정된 단체들을 대상으로 하는 실무자 간담회에 참석하여 전년도 사업경험이나 현재 사업을 진행하며 겪는 어려움을 공유해 주실 수 있겠느냐rsquo는 요청을 했다 망설임 없이 최선을 다해서 준비하겠다고 전화기너머로 들려오는 목소리에 참 마음이 따뜻해졌다 이와 같은 신선한 바람이 개발협력 시민사회 전체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작년 프로그램의 막바지 즈음에 개인적인 감상에 젖어 페이스북 담벼락에 글을 남긴 적이 있다 ldquo이곳도 현장임을 느끼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rdquo라는 것이 글

의 요지였다 작년에 처음 수행되는 프로그램이다 보니 교육도 많이 어려워했고 단체 간에 어느 정도의 경쟁의식도 있었던 것 같다 그런데 오랜 기간을 함께하다보니 조금씩 마음을 열어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비슷한 사업을 기획하고 있거나 같은 국가에서 사업

을 계획 중인 기관들을 스스로 찾아가며 정보도 공유하고 네트워크도 구축했다 처음에는 바빠서 교육에 참가 못하겠다며 앓는 소리를 하던 분이 교육의 필요성과 중요성에 공감하며 아직 부족하니 또 교육에 참가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교육 중에 그렇게 외치던 ldquo현지 주민들과의 lsquo라포형성rsquo이 이런 것이구나ldquo를 느끼며 잠시 감성적이 되었던 기억이 문득 떠오른다

물론 교육 몇 번으로 현지조사 한번으로 창의적인 사업발굴이 되는 것은 아니다 또한 신규 단체의 특성이나 분야 전문성을 고려하지 않은 채 획일적으로 기존의 프레임 안으로 편입시키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있을 수도 있다 그렇지만 개발협력사업에 관심을 가지고 진입하려는 신규기관들에게 또는 어떤 이유로든 교육에 참여할 기회가 없었던 기관들에게 또는 네트워크 기반을 필요로 하고 있던 기관들에게 본 프로그램이 가지는 의미는 분명히 작지 않을 것이다

올해 참가기관 중 한 곳은 이런 말을 했다 ldquo저희는 그동안 저희끼리만 사업을 참 열심히 해왔어요 이렇게 지원 프로그램이 있는 줄도 몰랐고 다른 단체와 협력도 거의 없었던지라 이번 기회를 통해 다른 기관들의 활동도 알고 싶고 어떤 교육과정이 있는지도 궁금합니다 꼭 참여하고 싶어요rdquo

올해도 역시 바람이 분다 새로운 바람이~

박현정 작성

국제개발협력민간협의회 대외협력팀 간사

ODA Watch 청년활동가 8기

rianaprkgmailcom

교육에 참가한 활동가들의 모습 그들의 고민이 느껴진다 마지막 교육을 마치고 함께 찍은 단체 사진 KCO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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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체가 사는 길은 연대이며

활동가가 사는 길은 협력입니다

미얀마를 지원하는 단체 활동가들의 모임lsquo미지모rsquo

간디학교의 교가는 lsquo연대와 협력을 통해 활동을 만들어 가고 싶어 하는 미얀마를 지원하는 단체 활동가들의 모임(이하 미지모)의 꿈rsquo과 맞닿아 있다

미지모는 lsquo미얀마를 지원하는 단체 활동가들의 모임rsquo이다 함께 움직이고 있는 4개 단체(더프라미스 따비에 로터스월드 해외주민운동한국위원회)는 규모가 작다 첫 모임을 누군가 제안하고 선뜻 동의하여 출발한 지 불과 8개월이다 작은 것을 지향하는 활동가들이 만났다 회의시간 보다 뒤풀이 자리가 길고 공식적인 논의보다 비공식적 수다가 즐거운 곳이다 이제껏 우리가 만나왔고 생각해 왔던 (소위 주류라 일컬어지는) 국제개발협력NGO에서 보면 대수롭지 않을 수 있다 각자 생존하기 바쁘고 사업을 위해 경쟁하고 성공과 결과를 향해 질주하는 비즈니스와도 같은 국제개발 영역에서 사람중심의 협력을 통해 일궈가는 소소한 과정들이 얼마나 가치 있게 존중 받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ldquo미지모가 반드시 목표를 정해놓고 가는 것은 아닙니다 그냥 같이 가는 것입니다 뜻이 있는 활동가들이 함께 가는 과정 자체가 의미 있고 중요합니다 그 과정에서 성과가 있다면 좋고어떤 목표나 방식을 규정하지는 않습니다rdquo

미지모의 구성원을 동지로 여긴다는 로터스월드 민정희님의 생각이다

미지모가 정해진 목표를 두고 반드시 가야 하는 길이 없다고 해서 누구 하나 불안해하거나 강요하지 않는다 자칭 자발적 행동과 실천이 미지모의 강점이다 해외

현장에서 주민의 주인화 주민의 주체성 주민의 자발성만을 강조했던 활동가들이 스스로 모여 자발적 선택과 행동을 하는 모습은 흔히 행정에 밀리고 현장관리에 급급하며 프로젝트 실행에 힘겨워하는 국제개발NGO 활동가들에게서 쉽게 발견할 수 있는 모습은 아니다

ldquo크게 뭔가 성과를 내려고 욕심내지 않기 때문에 가능한 것 같습니다 성과가 중요했다면 자기 것을 차지하기 위해 많은 부분을 쟁취하고자 했을 텐데 아예 그런 마음 없이 시작하고 있습니다 그런 마음이 우리 스스로를 움직이게 합니다rdquo

어지간해서는 뭔가 미련 갖지 않고 훌훌 떠날 것 같은 로터스월드의 박영신님이 꾸준히 참여하는 이유이다

혹 우리는 분주하고 여유 없는 사람들이 더 많은 일을 열심히 훌륭히 해내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무엇이 문제인지를 근본적으로 고민하지 않고 어떻게 가고 있는지를 관행적으로만 되돌아보는 누군가에게 미지모는 어쩜 lsquo무(無)지모rsquo일지도 모르겠다

미지모의 첫 활동

미지모는 미얀마 마을에서 주민들을 직접 만나는 미얀마 활동가들의 가능성과 성장에 우선적으로 주목하고 있다 한국 본부에서 주민들의 마음과 생각 힘을 모아내는 일은 우선적 활동이 아닌지 오래 되었다 할 수 없는 것은 할 수 없다고 인정하는 것부터가 시작이다 미지모의 힘은 사실을 사실대로 아는 것이다 모르거나 못하거나 안 되는 것에 변명하거나 합리화 하지 않으

꿈꾸지 않으면 사는 게 아니라고아무도 가지 않는 길 가는 우리들 누구도 꿈꾸지 못한 우리들의

세상 만들어 가네우리 알고 있네 우리 알고 있네 배운다는 건 가르친다는 건 희망을 노래하는 것

NGO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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려고 한다 대신 문제를 대안으로 실천해 보고자 한다

ldquo한국에서 일하는 우리는 중간실무자입니다 현장실무자 특히 현장의 한국실무자들을 만나보면 우리와 같은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문제라고 하는 것 우리가 욕구라고 하는 것들이 해결되지 않아 힘들어 하고 있기도 합니다 서울 본부에서 일하는 우리는 이런 사실을 잘 모릅니다 뭔가 채워지지 않고 문제라고 여기던 것을 풀어가야 하는데 이런 것들을 현지의 활동가들과 하고 싶습니다 한국에서 파견된 실무자들을 생각하면 나랑 크게 다르지 않은데 항상 다르다고 생각하고 있는 건 아닌지 자문을 해봅니다 현지의 활동가들에게 우리가 함께 하면 꿈같던 일들도 실제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며rdquo

박영신님의 바람은 우리 모두의 바람이기도 하다

ldquo주민 현장 늘 어려운 존재입니다 우리가 주민을 또는 현장을 얼마나 아는지 우리가 안다는 그것이 주민의 또는 현장의 무엇을 알고 있는 건지 그런데 모른다고 해서 멈추지 않는다고 하는 것입니다 멈출 수가 없다는 것입니다 그럼 해야 하는데 그걸 하고 있는 사람이 하도록 해야 합니다 그 사람이 바로 미얀마 현지의 활동가들입니다 그 활동가들이 우리의 고민보다 좀 더 얕을지는 모르지만 그들이 할 수 있는 게 우리보다 훨씬 많습니다 아마 알면 더 잘 할 것입니다rdquo

미지모를 제안한 해외주민운동한국위원회의 강인남님의 근본 고민은 미지모 모두의 고민이기도 하다 그것은 미지모의 첫 활동으로 연결되었다

오는 6월 미지모는 2주의 일정으로 미얀마에 간다 미지모를 구성하고 있는 4개 단체 그리고 이 단체와 관계를 맺고 있는 15명의 미얀마 활동가들이 모인다 만나서 고민과 어려움을 함께 나눌 생각이다 미얀마의 과거 현재 미래에 대한 의식(觀)을 통해 미얀마에 대한 진지한 사유를 할 것이다 미얀마의 현재가 세계의 패러다임 속에서 어떤 위치에 있는지 마음의 자유와 평화 인류의 상생과 평등에 대한 진지한 자기 물음을 갖는 과정도 가질 것이다 국제개발의 참 의미 현지 활동가의 정체성과 역할 주민관계와 주민조직화에 대한 워크숍을 통해 자기 길을 스스로 만들어 갈 것이다 그리고 주민중심으로 지역개발이 이루어지고 있는 주민현장을 방문하여 우리 활동의 가능성을 넓혀갈 것이다 이 교육훈련은 미얀마의 젊은이로서 주민현장의 활동가로서 처음 가져보는 공동

의 성장과정이다 미지모는 이 교육훈련을 만들어 내기 위해 미얀마 현지 활동가에게 묻고 피드백하고 교육프로그램을 짜고 미지모의 생각을 보태 다시 묻는 과정을 가져왔다 미지모답게 해보자는 것이었다

이들은 9월에 다시 한국에 온다 미얀마 현지에서 실현 가능한 아이디어를 좀 더 넓게 찾아보자는 것이다 독재국가에서 오래 갇혀 왔던 열정과 신념을 활동으로 연결시키기 위해서이다 직접 눈으로 보고 듣고 느끼고 함께 구상하는 것이다 사회와 세상을 보는 눈 그것은 그들의 힘을 배가시키는 동력이 될 것이라고 미지모는 믿는다 설령 이제와 다를 바가 없다 하더라도 한국의 협동조합과 518기념재단 방문 크고 작은 지역사회 조직을 방문하며 이들이 느끼고 생각했을lsquo그 시간의 울림rsquo에 미지모는 행복할 것이다

미지모를 위하여

미지모는 참 다른 개개인이 모였다 주류가 될 수 없는 소박한 이들이다 김수환추기경님의 말씀대로라면 바보 같은 이들이 모였다 바다가 되기보다는 늘 흐르는 냇물이 되기를 자처하는 이들 자신의 생각을 끝까지 말하지만 공동으로 모아진 결론에 대해서는 흔쾌히 받아들이는 이들 누군가 제안하면 진지하게 실현가능성을 모색하는 이들 미지모는 마음과 뜻이 모인 곳이다 그리고 그 방법을 찾고 있는 중이다

ldquo모든 곳이 그렇지만 국제개발협력분야에도 문제는 있습니다 그런데lsquo사건rsquo이라고 하는 것은 그 문제를 그냥 보고 넘기지 않는 것에서 만들어 지는 것 같습니다 실제 이 모임 안에서도 변화를 꿈꾸는 변화를 시도해 보려는 마음이 간절합니다 그런데 그것은 특별한 사람이 모여서 특별한 일을 만들어서 되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입니다 미지모는 같이 모이면 힘이 납니다 같이 만나서 이야기를 해보면 아무 것을 하지 않아도 만나는 것 자체가 힘이 납니다rdquo

사람들의 lsquo진정성 있는 관계rsquo를 성찰하게 하는 민정희님의 말이다

미지모는 돈이 없다 잃을게 없어서 당당하다 우리가 가진 전부가 있다면 함께 술 마실 돈 정도이다 미지모는 능력 있는 사람이 없다 한 사람이 특별하지 않아서 절로 협동심이 작용한다 우리가 가진 전부가 있다면 자연스럽게 나눠지는 우리 개인의 고민과 세상이야기를 주고 받는 술자리이다 이 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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를 통해 미지모는 서로가 서로를 성장하게 만든다

ldquo미지모를 통해서 사업을 같이 하는 것도 있지만 뭔 가 공감하는 부분이 더 넓어졌습니다 우리는 국제개발이나 미얀마만을 이야기하지 않습니다 그것을 뛰어 넘어서 우리가 지향하는 가치에 대해 같이 공유하고 사례들을 나눕니다 그리고 그것을 한국의 국제개발협력시민사회와 공유하기 위해 미지모속에서도 또 다른 협력을 만들어 냅니다 그래서 한 단체가 하기 힘든 벅찬 일을 함께 만들어 갑니다rdquo

더프라미스와 로터스월드는 또 다른 협력사업을 구상 중이다 미지모는 바람직한 모델이 되기를 희망한다 같은 국가 안에서 같은 활동을 하는 단체들이 모이고 비슷한 생각을 지닌 활동가들이 만나고 작은 단체가 모여 협력하고 누군가에게는 꿈이 되기도 하고 어느 단체에게는 lsquo또 다른 방식의 국제개발이 가능하다rsquo는 발상의 전환을 일으켜 주고 싶기도 하다 그러나 그것이 우리의 목표가 될 수는 없다 lsquo함께 하는 과정을 통해서 어느 지점엔가 도달했더니 그렇게 되어 있더라rsquo라는 결과를 낳고 싶은 절실함이다 미지모는 그 절실함을 다른 국제개발협력 단체들과 소통하고 나누고자 한다

ldquo우리가 처음에 함께 하기로 했던 이유를 잊지 말아야 합니다 어떤 성과나 결과물 보다는 단체도 함께 하고 활동가도 함께 해야 한다는 것을 유지해야 합니다ldquo

미지모의 대표 따비에 정보임님의 말이다 미지모가 절대 잃지 말아야 할 초심이다

미지모의 정기 모임에 따비에의 한 활동가가 왔다lsquo달다rsquo라고 하는 아담하고 정취 있는 이름을 가진 신입활동가이다 미지모 신입활동가의 칭찬에 우리는 모두 웃었지만 우리가 이미 누군가의 꿈이 되고 있다는 사실은 우리가 무엇을 노력해야 하는지를 다시 깨닫게 해주었다 달다님과 같은 꿈이 모이면 미얀마 주민들의 꿈도 그들이 주인이 되는 방식으로 익어갈 것이다

ldquo마웅저대표님과 정보임대표님이 미지모에 다녀오시면 이야기를 해주시는데요 저는 그걸 듣고 놀라웠습니다 다들 서로 각자 영역에서 따로따로 경쟁하듯이 한다고 생각했었고 실제 그런 모습들은 외부에서 봤을 때 선입견을 갖게 하거든요 그런데 안을 들여다보니 lsquo실무자들이 뭔가 다들 열심히 하고 있구나rsquo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늘 와서 느낀 것은 내가 만약 이 활동을 계속 하게 된다면 10년 후 15년 후 선생님들 같은 모습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실제 사무실 안에서 있을 때는 뭔가 그림이 잘 안 그려지기도 하고 지금까지 국제개발은 잘 모르겠다고 말하고 다녔는데 오늘 참가하고 들으면서 그림이 좀 더 그려져서 알 것 같기도 해요 처음 듣는 이야기 처음 듣는 상황도 많아서 많이 듣고 배우게 되었습니다rdquo

OWL 원고 기고를 요청 받고 미지모는 기고의 여부 누가 쓸 것인가 어떻게 쓸 것인가에 대한 의견

회의 중인 미지모의 모습 유보미

NGO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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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 모아갔다 미지모는 출발이다 자랑할 것도 내놓을 것도 검증 받은 것도 인정받거나 비난 받을 것도 없다 미지모는 누군가에게 말을 하고 싶은 것이 아니다 우리 스스로 다짐하며 보여주고 싶다

연대와 협력을 통해 더 많은 것을 일궈갈 수 있다는 것 뜻이 분명하면 방법은 만들어 진다는 것 100개의 사업보다 뜻을 가진 여섯 사람이 더 소중하다는 것 정보임 강인남 달다와 같은 후배들에게 마웅저 민정희 박영신 옥세영 유보미와 같은 선배들이 더프라미스와 로터스월드 같은 선배 단체들이 따비에와 KOCO(해외주민운동 한국위원회)같은 후배 단체들에게 분명 힘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그래서 우리는 서로가 선배이며 서로가 후배이다 서로 가르치며 서로 배우는 것이다 미지모가 만들어 갈 국제개발협력의 혁신을 꿈꾸며 미지모는 꿈꾸는 길로 최선을 다해 갈 것이다

OWL의 원고 작성을 위해 우리가 모이는 날 따비

에 마웅저 대표님은 518기념행사 준비회의에 참석

하시느라 함께하지 못하셨습니다 더프라미스의 유

보미님은 3년 만의 휴가를 만끽하셨고 옥세영님은

건강상의 이유로 참석하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작은

시간들이지만 우리와 함께 출발했던 지구촌나눔운

동의 김민영님도 미지모 안에 있었음을 기억합니다

미지모 작성

babolif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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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에 공감과 연대가 필요한 이유- 로터스월드 민정희 국장과의 인터뷰 -

인터뷰에 열중하고 있는 로터스월드민정희 국장의 모습

OWL 독자들을 위해 간단한 자기소개먼저 부탁 드립니다

안녕하세요 로터스월드 민정희 사무국장입니다

지난주에 큰아들을 군대 보낸 두 아들의 엄마이기도 하

지요 불교신자이기도 하고요 저는 대학 시절에는 불교

학생회에서 시민운동을 경험했고 실제로 졸업 후 몇 년

간은 관련 단체의 간사로도 활동했어요 결혼 후 한국여

성단체연합에서 활동하다 한국불교국제네트워크의 국

제이슈 담당 실무자로 활동했어요돌이켜보면 이때 개

도국 현지에 오가면서 국제개발협력 활동을 알게 되고

서서히 인연을 맺기 시작했던 것 같아요 사실 저는 로

터스월드 창립시절부터 도왔고 2006년 2월부터 함께

하기 시작했어요 중간에 잠시 대학사회봉사단으로 이

직 했다가 다시 복귀한지는 1년 8개월 정도되었습니다

로터스월드에서의 저의 1막과 2막을 비교해보면 확실히

처음 왔을 때는 일종의 문제의식이 크게 없었던 것 같아

요 해외출장을 자주 오가며 현지 주민들과 많이 접촉하

긴 했지만 특히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내가 주민을

어떻게 바라보아야 하는가 등에 대한 생각을 깊게 하지는

못했던 것 같아요 이번에 다시 돌아오면서 스스로 부족

한 부분을 깨닫고 배워야겠다는 생각이 먼저 들더라고요

제 나이가 적지는 않지만 (웃음)더욱 용기를 내서 움직이

고 있죠 최근에는 국제개발협력 관련 교육도 많이 수강하

고 사람들과도 적극적으로 교류하면서 서로의 경험을 나

누고 있어요 개발협력사회의 교류가 주는 긍정적인 면이

많아서 이러한 모임이 점점 늘어나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OWL이 만난 사람

lsquo한국 개발NGOrsquo에 대해 생각해보면 어떤 특징들이 머릿속에 떠오르시나요

주로 국제NGO 대형NGO 개신교도 중년의 남성 실무책임자들을 연상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번 OWL에서 만나본 로터스월드 민정희 사무국장은 불교를 기반으로 한 소규모 단체 활동가이자

사회운동가 출신의 여성 실무책임자로 개발NGO사회 내에서는 흔치 않은 경력의 소유자입∙니다

봄비가 내리던 4월 23일(화) 기존 개발협력 시민사회에 신선한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민정희 사무국장을 만

났습니다 OWL은 이 인터뷰를 통해 한국개발협력 시민사회가 점차 다양해지고 있는 단면을 나누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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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에 기반하는 단체로서 로터스월드가 존중하는 가

치는 무엇인가요 그리고 이러한 가치가 사업방식에

실제로 적용되고 있는지 궁금하네요

저희는 평등 평화 자비 세가지 가치를 중점으로 삼

고 있어요 부처가 살아온 모습 그대로 그가 계급을

부정하고 전쟁을 반대했던 것처럼 평등과 평화를 추

구하고 불교사상에서 가장 기본적인 자비는 공감과

연대의 마음을 지향하지요 그렇지만 저희 역시도 실

제 사업에 이러한 가치들을 녹여내는 것이 아직은 많

이 부족한 것 같아요 현지 주민보다는 사업을 수행

하는 단체 중심으로 진행되고 국내후원자들의 요구

에 따라가는 것들은 저희뿐만 아니라 아마 다른 단

체들도 상황이 비슷하리라 생각됩니다 막상 사업 이

후의 관리는 부족하면서 후원자들에게 성과를 보여

주기 위해서 하는 사업이 너무 많다고 생각해요 막

상 현지 주민들이 필요하다고 요구한 것이 아닌데

도 우리가 일방적으로 사업을 진행하는 등의 문제들

말이죠 작년에 코빌(Covil)[1] 교육을 받으면서 이

러한 문제에 대해 더 생각해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빈곤 구조적인 폭력이 될 수 있음을 인지해야

그렇다면 현장사업에 이러한 가치들이

충분히 반영되지 못하는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요

문제의 원인과 결과를 제대로 보지 못하기 때문인 것

같아요 빈곤의 원인과 결과에 대한 근본적인 인식 즉

빈곤이 어디로부터 비롯되는가에 대한 정확한 인식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빈곤이 구조적인 폭력

이 될 수 있음을 깨닫는 것 말이죠 아직 한국의 국제개

발협력 역사가 짧기 때문에 충분히 실현되지 못하는 것

일 수도 있어요 빈곤문제가 단순히 해외에만 해당하

는 것이냐 하면 아니거든요 가난은 현재 우리 안에도

존재하고 있잖아요 저는 그렇기 때문에 개발협력분

야의 활동가들이 국내문제에도 더욱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생각해요 타인의 문제라고 생각했던 것을 나

의 삶의 문제로 받아들이는 순간 빈곤과 개발에 대한

보다 근본적인 접근이 가능해질 수 있다고 믿습니다

그러면 로터스월드가 중점을 두는 점은 무엇인가요

현재 준비 중이지만 lsquo현지NGO와 협력관계를 만들

자rsquo 라는 방향을 가지고 있어요 최근에 국제불교네트

워크에서 만난 단체들이 지역사회개발단체들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현지에서 활동했던 주민들의 권

한강화를 위한 활동을 하고 있는 단체들이죠 그래서

그분들의 활동경험을 배우고 우리의 사업 속에 녹여보

자는 생각을 가지고 있어요 권리에 기반한 관점 주민

운동적 관점에 대한 이야기들을 말이죠 사실 한국의

개발 NGO보다 현지에 있는 현지 NGO들이 더 그 지

역의 필요에 대해 잘 알고 현지 주민들에게 더 알맞게

일을 할 수 있는데도 현지 NGO를 바로 지원하는 단

체들이 많지 않아요 국제개발협력에서 현지 NGO는

조력자나 이해관계자 중 하나로 생각하기 때문이죠

그렇기 때문에 현지 NGO와 교류하면서 효과적인

사업과 주민권한 강화 등에 대해서 배우고 있어요

주민권한강화(empowerment)와 같은 경우에는 제

한된 자원 내에서 사업을 진행해야 하기 때문에 쉽

지 않지만 계속해서 노력하고 있는 사업 중 하나

에요 작년부터 주거 권에 대한 사업과 인권침해

지역의 주민들을 돕는 사업들을 하고 있고 미얀

마 모니와[2]에 대한 지원 사업도 이어가고 있어요

개발협력은 타인의 삶에 개입해서 변화를 주는 것이니

보다 신중한 접근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그러다 보니 정

말 필요한 것은 개발에 대한 철학과 윤리인 것 같은데요

네 맞아요 정말 공감하는 부분이에요 자기성찰

이 정말 중요하죠 개발NGO를 비롯한 시민사회가

항상 정부에게 문제 제기하는 부분이 바로 한국 개

발원조의 양적 성장인데 그렇다면 과연 우리 안에

는 이러한 문제가 없는지 되돌아봐야 하지 않을까

싶네요 우리 안에도 협력이나 연대하는 분위기보

다는 경쟁하는 모습이 주로 보이는 것 같아요 이러

한 모습이 우리가 무엇을 위해 이런 일을 하고 있는

지 여과없이 드러내고 있죠 이러한 이슈들을 함께

논할 수 있는 공론의장 또한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이제는 민 민협력을 위해 노력해야 할 때

국장님께서는 오랫동안 시민사회운동을 해오셨고 지

금은 개발NGO에 있으신데 서로 다른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1코빌(Covil) 코빌(Covil)은 Community Organizing과 Village의 합성어로lsquo지역과 함께 주민과 함께하는 주민운동rsquo의 방향성을 가진 활동가 조직이다2 미얀마 모니와 이 지역 주민들은 지역정부의 요청에 따라 농지를 3년간 중국구리광산회사에 빌려주고 3년이 지나도록 땅을 돌려받지 못하자 시위와 농성을 벌여왔다그러나 지난 11월말 화염방사기를 동원한 정부의 강제진압으로 100여명의 주민들과 스님들이 심한 화상을 입는 사태가 발생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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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스월드 사무국 앞에서 한재광 총장 민정희 국장 조이슬 간사 권아람 인턴의 모습 (왼쪽부터 차례대로) ODA Watch

먼저 상대적으로 인적자원과 재원이 시민사회에 비

해 풍부한 것 같아요 그리고 다들 정말 공부를 열

심히 하시는 것 같아요 (웃음) 특히 국제개발협력

에 관한 기술적인 방법론에 대한 학습도 많고요 하

지만 전체적으로 시야를 넓힐 수 있는 분야에는 공

부가 부족한 것 같아요 그리고 상대적으로 단체

들 간의 연대 협력은 비교적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

는 것 같아요 국내에서 협력하지 못하면 개발현장

에서 주민들과 협력을 이루기가 더욱 어렵잖아요

다른 단체와 연대 협력하는 모습이 부족한 것은 그만

큼 기존에 교류가 없어서가 아닐까요 국제개발협력

시민사회 내에서의 교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

최근 민관 협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반면 정작

민 민 간의 협력을 위한 노력은 아직 많이 부족한 것 같

아요 민간 단체들끼리 같이 사업을 해보면 서로 많이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예를 들어 환경 분야의 기

후변화 이슈는 매우 중요하고 구조적 변화가 필요함에

도 개발협력 사회에서는 큰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죠

민 민 간의 연대와 교류의 활성화를 통해 이와 같은 이슈

를 같이 대응해나가는 노력도 필요하지 않을까 싶네요

말씀을 들으니 다양한 단체들간의 만남이 중요하다고

생각됩니다 다양한 종교적 배경을 가진 분들이나 사

회운동을 하시는 많은 분들이 개발 NGO 커뮤니티에

합류하셔서 함께 토론할 수 있는 장이 마련되어야 하

지 않을까요

저도 국내에서 운동하시는 분들이 개발협력분야에 함

께 들어와서 같이 서로의 운동을 공유하고 나누는 시

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저희 단체를 비롯한 몇 단

체들이 함께 미얀마에서 개발활동을 수행하는 단체들

의 모임인 미지모[3]를 구상하고 추진하게 된 이유이

기도 하죠 미지모는 단체들이 서로 연대하고 협력해

야 한다는 생각으로 시작하게 되었어요 단체 간 협력

을 준비하며 실무자들끼리 모여보니 모두 코빌 교육

을 함께 받았던 사람들이더라고요(웃음) 모임을 하

면서 함께하는 기쁨을 많이 느끼고 있어요 미지모 사

람들 모두 지향하는 바가 비슷하기 때문에 서로 동지

애도 느끼죠 미지모 같은 모임들이 다른 단체들 사

이에서도 많이 이루어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미

지모에서도ldquo왜 우리 커뮤니티 내에서는 같이 협력하

는 사업이 없나rdquo 라는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어요

사실 단체와 단체가 서로 교류하고 협력하게 되면 서

로 배울 수 있는 점이 아주 많은데도 그런 모임이 많

지 않은 것 같아요 처음에는 힘들겠지만 같이 공동으

로 사업도 해보면 서로가 배울 수 있는 점이 많다고

생각해요 그 시간을 통해 개발협력에 대한 가치와 지

향점에 대한 생각들도 공유될 수 있으리라고 봅니다

ldquo누군가는 관심을 가지고 끊임없이 문제제기를 할

때 변화가 생기죠rdquo

현재 개발협력 시민사회의 구성원과 구조를 보면 실무

자는 여성이 많지만 실제 사업과 정책을 결정하는 위

치는 대부분 남성들로 이뤄져 있는데요 이에 대한 국

장님의 견해는 어떠하신지 궁금합니다

아무래도 남성중심의 사회구조를 그대로 반영한 모습

으로 보이는 것 같아요 젠더 문제에 대해서 관심을 가

지고 변화를 이루어야 하는 거죠 결국은 끊임없는 문

제제기가 필요하지 않나 싶어요 조직 내에서 불합리

한 것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고 여성들이 일을 할 수

OWL이 만난 사람

3 미지모 미얀마를 지원하는 사람들의 모임이란 뜻으로 로터스월드 프라미스 코코 따비에 4단체가 공동으로 만든 모임 이번 77호의 NGO현장 코너에서 개발협력 분야의 새로운 움직임인 lsquo미지모rsquo에 대해 다루고 있습니다 미지모의 활동이 궁금하신 분들께서는 해당 기사를 참고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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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스월드 사무국 앞에서 한재광 총장 민정희 국장 조이슬 간사 권아람 인턴의 모습 (왼쪽부터 차례대로) ODA Watch

있는 사회적인 여건이나 환경에 대해서도 누군가는 이

야기해야 하는 것이죠 이점에서는 저부터 시작해야 한

다고 생각해요 끝으로 활동가의 가장 중요한 자질은

바로 공감하는 능력이라고 생각해요 신문만 봐도 세

상에 너무나 많은 일들이 있어서 곧 잘 무력감에 빠지

기도 하죠 하지만 이러한 일들에 대해 일차적으로 관

심을 가지는 일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우리가 당장

하고 있는 일 이외에는 관심이 없어서는 안 되죠 조금

더 공감능력을 확장해서 세계에서 일어나는 여러 가지

고통에 대해 관심을 갖는 것 자체가 세상을 바꾸는 첫

발자국이라고 생각해요 개인적으로는 단체의 성과로

인정되지 못하는 일에 대해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하

는 게 아쉽지만 꼭 돈을 보내주지 않더라도 관심을 가

지는 자체가 연대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누군가의

고통을 알아주는 자체로도 그 사람에게 위로가 될 수

있기 때문이죠 그래서 사업으로 진행하지 못해도 일

단은 그러한 사실들을 회원들에게 알리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활동가의 역할은 사람들의 관심을 일깨워주고

공감할 수 있도록 운동해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국장님의 20여 년 간의 활동을 압축적으로 살펴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야기를 들으면서 앞으로의 활동

이 더욱 궁금해지는데요

저는 단체보다는 그 안의 사람을 잘 키워내고 싶어

요 이제까지의 저의 경험을 바탕으로 후배들을 잘 키

워서 올바르게 사업할 수 있도록 이끄는 역할을 하고

싶네요 또 출장처럼 짧은 시간이 아니라 현장에 가

서 오랜 시간을 주민들과 함께 보내고 또 사업현장을

구체적으로 보고 경험하는 시간도가지고 싶어요 이

제 아이들이 다 커서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해요 (웃

음) 마지막으로는 제가 가지고 있는 연대와 협력의

경험들을 가지고 현지 지역사회경험들을 한국의 개

발협력 분야에 소개하는 역할을 해나가고 싶습니다

인터뷰 시간 동안개발NGO 활동가로서 올바른 개발

협력의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해 매 순간 끊임없이 성

찰하고 문제제기를 하는 민정희 국장의 모습이 인상

적이었다 기존의 개발협력사회 내에서 교류와 연대

가 더 활발히 이루어져야 한다는 말에도 깊이 공감했

다 파트너 국가 간의 연대와 협력이전에 우리가 먼저

교류하고 연대해야 하지 않겠는가 앞으로 국제개발

커뮤니티 내에서의 활발한 교류와 다양한 연대의 모

습을 기대해본다 이번 인터뷰를 통해 (필자는) 한국

개발협력 사회 특히 개발NGO에 불어오는 새로운 바

람 다양하게 뻗어나가는 물줄기의 흐름을 목격한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민정희 국장의 오랜 경험이 담긴

이야기를 들으니 앞으로의 활동이 더욱 기대가 된다

권아람 작성 ODA Watch 인턴

aramclsr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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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활동가

(YP)들이 꿈틀꿈

틀 원조투명성

캠페인 TF를

조직하다

방울방울 나무를 수놓는 저 꽃잎처럼

한국외대

청년들의

사무국 방문

반가웠어요

한국외대 학생들과 조이슬 간사의 모습 ODA Watch

ODA Watch 이모저모

마침내 봄이 왔습니다 물러 갈듯 말듯 끝까지 애태우던 추위가 사라지고 햇살이 온 대지를 따스하게 감싸 안아

주고 있네요 길거리 나무들도 화사한 꽃잎으로 몸을 단장하느라 분주해 보입니다 봄이 와서일까요 워치에도

새로운 식구들이 찾아왔답니다 올 봄 모두 함께 꽃을 잘 피워낸다면 가을 무렵에는 풍성한 과실을 기대해볼 수

있지 않을까요

지난 4월 26일(금) ODA Watch가

국제개발협력학회(KAIDEC)에서

매년 공모하는 ODA 학술활동 지

원사업에 선정되었습니다 이로써

KAIDEC으로부터 지난 2011년부

터 연속 3년 동안 지원을 받게 되

었는데요 워치는 공모사업을 통한

1200만원의 지원금으로 올 한해

lsquo한국 개발원조 투명성 제고 방안 정

책 연구사업rsquo을 펼쳐나갈 예정입니

다 OWL 독자 여러분들도 한국 개

발원조의 투명성을 높일 수 있는 방

안을 함께 고민해주시겠어요 더불

어 워치가 꾸려나갈 원조투명성 캠

페인에 대해서도 많은 관심과 참여

부탁 드립니다

지난 4월 29일(월)에는 한국외국어

대학교에서 온 4명의 학생들이 ODA

Watch 사무국을 찾아왔답니다 워치가

도대체 어떤 곳인지 무엇을 하는 단체

인지 궁금해서 오늘 인터뷰를 위해 열심

히 공부했다며 이런 저런 질문들을 쏟아

냈는데요 NGO에 관한 교양수업을 듣

던 중 사례발표를 위해 여러 단체 중 워

치를 선택하게 되었다는 청년들 고민

이 담긴 질문에 답하는 시간도 참 즐거

웠답니다 워치가 어떤 단체인지() 궁

금하신 분들이 있다면 주저 말고 서교동

에 자리한 저희 사무국으로 차 한잔 하

러 오세요~~ ^^

ODA Watch 청년활동가들이 국제

개발협력의 흥미로운 이슈를 lsquo씹고

뜯고 맛보고 즐기기rsquo 위해 뭉쳤습니

다 청년활동가들은 관심 있는 이슈

를 중심으로 모여서 팀을 꾸려 시민

의 목소리를 내는 활동을 해오고 있

는데요 여러 팀들 중에 그 동안 국

내외 개발협력정책과 담론을 중점

적으로 공부해왔던 정책감시팀과

DAC(개발협력체계 비평가)팀이 주

축이 되어 Task Force 팀을 구성해

원조투명성과 책무성에 대해 국제

국내사회가 어떠한 이야기를 해오고

있는지 힘을 합쳐 알아보기로 했답

니다 지난 4월 10일 대망의 첫 모임

을 가졌는데요 매주 수요일마다 모

여서 이슈도 알아가고 무엇보다 서

로를 알아가는 시간을 가지고 있답

니다 앞으로 저희 청년활동가들이

펼쳐나갈 활동 많이 기대해주세요

첫 모임 후 뒷풀이 장소에서 한 컷시작을 기념하는 와인 한잔과 함께 ODA Wat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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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DEC지원

ODA 학술활동

공보사업 선정

환영합니다

이재원 간사님

권아람 인턴님

이재원

간사의

한마디

지난 4월 신입직원 및 인턴채용을 통

해 이재원 간사와 권아람 인턴이 ODA

Watch와 함께하게 되었습니다 이재

원 간사는 지난 2012년 ODA 인턴으

로 이미 한해 동안 사무국의 일원으로

동고동락(同苦同樂 )해왔는데요 앞으

로 두 분과 함께 채워나갈 워치가 더더

욱 기대됩니다 OWL 독자 여러분들

께 전하는 편지도 읽어주세요 ^^

안녕하세요 5월부터 ODA Watch의 새 식

구로 함께하게 될 이재원입니다 워치의 청년

활동가로 시작하여 지난 해 ODA 청년인턴으

로 1년간 사무국에서 일하는 행운을 누렸었

는데 올해는 이렇게 간사로 인연을 맺게 되

어 무척 기쁩니다 앞으로 겸손한 자세로 관

계하는 모든 분들과 함께하며 lsquo해피에너지rsquo를

나acuteshy 수 있는 활동가가 되겠습니다 아름다운

봄날 좋은 소식 나acuteshy 수 있어 행복하네요 여

러분의 많은 응원 부탁드려요 감사합니다

워치의

최연소 기부자

는 누구

감동 어린 소식 하나 ODA Watch의

최연소 기부자를 소개합니다~ ^^ 바

로 세상의 빛을 본지 꼭 한 달이 되어

가는 박시윤 양이 그 주인공인데요 박

욱범님께서 따님의 탄생을 기념하며 너

무나 감사하게도 일시 후원을 통해 그

환희와 행복을 워치와 함께 나주셨답니

다 박욱범님은 OWL에 해외특파원으

로 글을 기고하며 워치와 인연을 맺기

시작했는데요 현재는 영국에서의 석

사과정을 마치고 잠시 한국에 들어와

ODA Watch의 자매 기관인 (사)글로

벌발전연구원 ReDI의 연구원으로도 함

께하고 계시답니다 너무 감사한 마음

에 시윤 양을 위해 작은 선물을 준비한

워치 사무국 후원 담당 간사님과 간략

한 증정식도 가졌답니다~ ^^ 시윤 양

앞으로 건강하게 무럭무럭 자라나길 바

랄게요 ^^

권아람

인턴의

한마디

안녕하세요 ODA Watch OWL 독자 여러

분 ODA Watch에서 인턴으로 함께하게 된

권아람이라고 합니다 저는 인권에 관심이 많

아서 작년 하반기에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

에서 4개월 정도 일을 했었어요 앰네스티에

서는 인권의 관점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연대

운동의 방향성을 배울 수 있었는데요 ODA

Watch에서는 또 어떤 것들을 배우고 생각하

게 될 지 궁금하고 매우 기대가 되요 일한 지

이제 겨우 2주차인데 하루하루 많은 것들을

배우며 비판적인 관점으로 개발협력을 바라

보는 눈도 기르고 있어요 ODA Watch를 알

게 되어서 그리고 함께 일하게 되어 반갑습니

다 앞으로 독자 여러분들을 자주 뵐 수 있길

기대할게요 )

박욱범 님과 이재원 간사 ODA Watch 권아람 인턴과 이재원 간사 ODA Watch35

36

37

3월 재정보고

[ ODA Watch 살림살이 ]

ODA Watch는 투명한 재정운영을 원칙으로 합니다

소중한 후원금으로 운영되는 워치의 살림살이가 어느 곳에 어떻게 쓰여지는지

후원자 여러분과 OWL 독자들께 보고드립니다

워치의 살림살이에 더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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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DA Watch는 2006년 설립 이래로 한국의 국제개발협력 사업 및 정책이 인권 bull 평등 bull 연대에 기반하여 보다 책임 있게 효과적으로 사용되어 개발도상국의 빈곤퇴치 및 지속가능한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한국 대외원조의 정책을 지속적으로 감시 bull 제언하고 대안을 고민하는 참여형 시민사회단체(Civil Society Organization CSO)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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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6: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77호(2013.05.03)

2013년 한국 ODA 예산을 파헤쳐 본다

ODA Watch 예산분석 TF팀은 2013년 한국 무middot유상 ODA 예산안에 대해 분석함으로써 올 한해 국제개발협력 정책의 집행 방향을 예측해보려 한다 이에 분석을 위한 기초 자료인 2013년 무middot유상 ODA 예산안을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확보했다

예산이란 숫자로 표현된 정부의 정책이다 즉 일정 기간 동안 국가가 어떠한 정책이나 목적을 위해 얼마만큼 지출하고 이를 위한 재원을 어떻게 조달할 것인가를 금액으로 표시한 것이다[1] 또한 슘페터는 lsquo한해 재정을 이해하고 판독할 수 있는 사람은 국가의 운명을 예측할 수 있다rsquo고 말했다 즉 국가 재정활동은 예산을 기반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그 기초가 되는 예산 내역에 대한 체계적인 모니터링은 매우 중요하다 무엇보다도 2015년 GNI 대비 ODA 비율 025 달성 목표에 따라 매년 ODA 예산이 대폭 증액되고 있으므로 예산 배분 및 집행이 효율적으로 이뤄지고 있는가에 대한 시민사회의 적극적이고 효과적인 감시는 필수적이다 이번 기사를 통해 ODA 예산안을 분석하고 특징을 파악함으로써 단지 올 한해 뿐만 아니라 앞으로 5년 10년 후 한국 개발협력의 미래를 함께 그려볼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고자 한다

올해 2013년 예산안은 해를 넘겨 1월 1일이 되어서야 가까스로 국회를 통과했다 헌정 이래 최초로 예산안 처리가 차기 년도로 넘어감으로 인해 많은 논란이 발생하기도 했다 전체 342조원(국회 통과 기

준 정부 원제출안은 3731조원) 규모의 2013년 예산은 크게 활력 예산 든든 예산 튼튼 예산 알뜰 예산 4가지로 분류된다 ODA는 국격 제고의 일환으로써 든든 예산의 범주 안에 포함되어 있다 예산안에는 rsquo주변국에서 중심국으로rsquo라는 캐치프레이즈 하에 국제사회에 대한 책임강화를 위해 ODA 규모를 점차 증대해나갈 것이라는 목표가 제시되어 있다

2013년 ODA 예산 살펴보기 ① 부처별 지원 규모

2013년 ODA 예산 전체규모는 2012년 12월에 통과된 lt2013년 국제개발협력 종합시행계획gt을 통해서 확인할 수 있다 올해 ODA 규모는 약 2조 411억원(양자 1조 4255억원 다자 6156억원)으로 전체 29개 부처 기관(지자체 제외)이 사업에 참여할 예정이다 양자원조 중 무상원조는 7569억원 유상원조는 6686억원이 배정되었다 다음 장의 lt표 2gt을 보면 ODA 집행에 참여하는 전 부처의 예산 규모를 확인할 수 있다 국토해양부와 경찰청을 제외한 27개 부처가 양자원조에 참여하고 이중 25개 기관이 무상원조를 지원한다 지자체까지 합산하면 무상원조 주관 부처의 수는 훨씬 더 늘어나게 된다 2012년 한국 ODA실적통계[2]자료에 따르면 작년에는 40개 내외 부처 및 지자체가 본 사업에 참여했다 그러나 기획재정부(EDCF 포함)와 외교통상부(KOICA 포함)를 제외하고 예산규모가 100억원이 넘는 곳은 교육과학기술부(5216억원) 농촌진흥청(1389억원) 농림수산식품부(150억원) 보건복지부(126억원) 환경부(101억원) 5개 부처에 지나지 않는다 그 외에는 소규모의 예산을 각 부처가 나누어서 분절적으로 집행하고 있다

2013년 ODA 예산 살펴보기 ② KOICA

KOICA는 2013년부터 예산안을 사업형태 위주에서 지역 국가별 분류 방식으로 변경했다 기존에는 아태지역 아프리카 중남미 중동 및 CIS 등 지역별로 분류했다면 올해부터는 각 국가별로 예산과목을 세분화했다 이는 한국 무상원조

lt표 1gt 2013년 ODA 예산안 규모

1 2009 예산감시 실무매뉴얼 함께하는 시민행동 시민이 만드는 밝은 세상 2 OECD 개발원조위원회(DAC) 2012년 공적개발원조(ODA) 잠정통계 관련 보도자료 부처통합 2013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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를 제공받는 파트너국가 별로 세세한 예산 지원추이를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변화이다

또한 형태별로는 프로젝트형 원조와 개발컨설팅 원조로 분류된다 올해부터 새롭게 도입된 국제개발컨설팅 프로그램(Development Experience Exchange Part-nership 이하 DEEP [3])은 국별 맞춤형 컨설팅 사업으로 명시되어 있으나 분류 상으로는 프로젝트 형태의 사업을 제외한 예산을 전반적으로 포괄하고 있다

올해 KOICA가 집행하는 무상원조 총액은 5413억 원이고 이는 작년에 비해 약 88(438억 원) 증가한 금액 이다 중점협력국 26개국 및 분쟁 후 재건국 3개국(아프가니스탄 이라크 팔레스타인)을 포함한 총 53개국에 KOICA 전체 예산의 51인 2749억 원이 지원될

lt표 2 gt2013년도 부처별 ODA 예산 현황(잠정치)

자료 2013년 국제개발협력 종합시행계획

lt표 3 gtKOICA 2013년 예산 세부내역

자료 2013년 KOICA 대외무상원조 사업계획

3 우리 개발경험의 효과적인 전수를 목적으로 한 개발컨설팅 프로그램 (KOICA 2013년 예산안) 7

예정이다 lt그림 1gt과 같이 지역별로는 아시아 태평양55 아프리카 21 중남미 13 중동 CIS 11의 비중으로 배분되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KOICA가 집행하는 무상원조의 623 가량이 중점협력국에 지원되고 있으며 최빈국 및 저소득국 지원비율은 457이다

지역별 원조 외에는 민관협력 해외봉사단 등의 글로벌프로그램과 홍보 경상운영비 등이 포함되는 협력사업지원 등에 재원이 배분된다 참고로 KOICA의 경우 국제기구 분담금 성격의 예산은 2011년부터 기관 예산에서 제외되었다 또한 동아시아기후파트너십 사업 역시 2008-2012년 간 사업이 종료됨에 따라 주요 사업의 성과평가 및 홍보에 소요되는 5억 원을 제외하고는 예산에서 제외되었다 글로벌녹색성장연구소(GGGI)의 경우에도 작년 10월경 국제기구로 전환됨에 따라 외교부로 예산이 이관되었다

2013년 ODA 예산 살펴보기 ③ EDCF

다음으로 EDCF는 2013년 기관 차원의 총 수입이 7551억원이며 그 중 원금 및 이자 상환에 해당하는 정부내부지출금 162억원과 여유자금 463억원을 제외한 6926억원이 EDCF에서 집행하는 총 예산으로 볼 수 있다 이 중 유상 ODA로 집계되는 금액은 대개도국차관사업에 해당하는 6686억원이다 이는 전년대비 87(535억원) 증가한 것이다 지역별로는 아시아 67 아프리카 20 중남미 7 기타 6로 분류할 수 있다 [4] (승인액기준) 2013년 국제개발협력 시행계획에 따르면 2013년 잠정 승인계획 상 중점협력국에 지원되는 유상원조 비율이 70 내외에 달한다고 명시되어 있으나 실제 ODA Watch가 제공받은 EDCF 기금운용계획서 에서는 이를 확인할 수 없었다 이는 EDCF 예산안이 지역별 단위(동아시아 서아시아 동아프리카 서아프리카 유럽CIS 중남미 중동 태평양 등) 당 전체규모만 명시되어있고 각 지역별 국가 단위에 소요되는 예산으로는 구체화 되어있지 않기 때문이다

차관사업을 제외한 사업비로는 차관사업진행컨설팅(61억원)과 경제협력기반구축(20억원)사업 그리고 ADB 미래탄소펀드출자액(57억원)이 있다 그 외 기금운영비로 102억 원이 책정되었다 양자원조 사업 형태별 예산 심층 분석

다음으로 양자원조의 사업 형태별 예산 추이를 심층적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ODA 예산의 전체 규모 유형

(양자 및 다자 무middot유상 원조) 지역 및 국가별 배분 추이에 대해서는 OWL에서 이미 여러 번 살펴보았다 [5] 2015년까지 ODAGNI 025 달성을 목표로 정부는 ODA 규모를 지속적으로 증가시키고 있으며 금년 예산은 2조 411억 원(GNI대비 016)으로 추산된다 2011년 이후 양자원조와 다자원조 예산 비율은 73이고 양자원조 가운데 무상원조가 유상원조보다 조금 많은(5347) 상황이다 지역별로는 아시아 중점 원조 기조가 유지되고 있고 국가별로는 26개 중점협력국에 예산이 집중되고 있다 이와 같이 ODA유형 지역 국가별 배분 추이에는 큰 변화가 없는 반면 사업 형태별로는 프로젝트 사업의 비중이 줄어들고 있다 대신 초청연수 민관협력 긴급구호 개발컨설팅 사업이 전체 예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lt국제개발협력 기본계획(2011-2015년)gt에도 유상원조 추진계획 가운데 하나로 정부 민간 연계 확대 방안이 제시되었고 무상협력의 경우 해외긴급구호 민관협력 개발컨설팅 사업의 비중을 제고하는 계획이 수립되었다 그렇다면 이와 같은 계획들을 실현하기 위해 이를 뒷받침할 예산 또한 충분히 반영되었을까 lt기본계획gt에 제시된 또 다른 목표인 ODA 평가 강화 ODA에 대한 국민적 지지기반 확대 정책연구 역량 강화를 위한 예산은 충분할까 한편 편성된 예산을 효과적으로 집행할 수 있는 시스템은 갖추어져 있을까 혹시 급속한 예산 증가에 따른 문제점은 없을까 계획 수립 예산 편성 사업 집행 평가 및 피드백 과정으로 이어지는 일련의 ODA 사업 과정에서 예산 편성은 한국 ODA의 실질적인 전략과 우선순위를 보여주는 의의가 있다

lt그림 1gt 무상원조 지역별 중점협력국 소득수준별 지원 비중

4 2013년 국제개발협력 종합시행계획5 (OWL 74호) 2013년 한국의 국제개발협력을 전망한다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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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t표 4 gt 2013년 EDCF 수입∙ 지출계획 총괄 자료 2013년 EDCF 기금운용계획

6 국회예산정책처 2013 2013년도 예산안 부처별 분석Ⅱ(외통위 국방위)

다음 장에서는 분절화 문제의 해소가 시급한 사업(개발컨설팅 및 초청연수) 장기적 관점의 지원이 필요한 사업(민관협력) 예산을 대폭 늘려야 하는 사업(홍보 평가 연구)으로 나누어 현황과 문제점을 살펴보았다

분절화 문제의 해소가 시급하다 개발컨설팅 및 초

청연수사업

개발컨설팅 사업은 최근 가장 주목 받고 있는 ODA 사업 형태이다 정부에서는 개발컨설팅 사업의 비중을 확대하여 lsquo소프트웨어 중심 원조rsquo를 강화하고 한국형 ODA 모델 및 다른 원조 사업과도 연계하겠다

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2013년에는 KOICA(DEEP) 기재부(KSP) 방통위 고용부 국무조정실 안행부 등 모두 6개 기관이 26개국을 대상으로 58건의 개발컨설팅 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올해 개발컨설팅 사업 예산으로 책정된 607억원 가운데 KOICA(375억원)와 기재부(207억원)가 대부분의 예산을 차지하고 있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부분은 KOICA에서 각종 기술협력 사업에 DEEP(Development Experience Ex-change Partnership) 이라는 이름을 붙이고 개발컨설팅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점이다 외교부와 KOICA는 지난 2월 관련 연구소와 기업들을 아우르는 lsquo개발컨설팅 네트워크rsquo를 출범시키기도 했다 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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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t표 7gt 홍보 평가 연구 관련 예산 추이(2009-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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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t표 5gt 양자원조 예산의 사업 형태별 추이(2010-2013)

부에서 경제발전경험 공유사업(KSP)의 예산 및 사업 규모를 빠른 속도로 확장하고 있는 가운데 개발컨설팅 사업을 둘러싼 부처 간의 주도권 경쟁이 격화될 가능성이 높다 늘어난 개발컨설팅 예산을 효율적이며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대책의 마련이 시급하다

초청연수 사업도 분절화 문제가 발생할 소지가 크다 2013년을 기준으로 15개 기관에서 46개국 310개 과정 9천 여명을 초청하는데 모두 1021억원의 예산이 배정되어 있다 특히 올해에는 KOICA 이외에 각 부처 및 기관들이 별도로 진행하는 초청 연수사업이 증가하였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에 따라 전체 초청연수 사업 예산 가운데 KOICA가 차지하는 비중이 78에서 45로 줄어들었다 부처 및 기관별 예산 규모는 KOICA(465억원) 교육부(406억원) 안행부(40억원) 문광부(40억원) 순이다 lt2013년 국제개발협력 종합시행계획gt에 따르면 외교부에서 올해 내로 초청연수 효율화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초청연수 효율화 방안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해외봉사단 사업의 예산 통합 사례를 면밀히 검토할 필요

가 있다 2009년 정부 각 부처와 기관에 분산되어 있던 해외봉사단사업이 통합되어 lsquoWorld Friends Ko-rearsquo가 만들어졌다 또한 2011년에는 해외봉사단 사업과 관련된 4개 부처의 6개 사업 예산이 KOICA로 통합되었다 그러나 예산만 KOICA에 통합 편성되었을 뿐 실제 사업은 여전히 각 부처에서 개별적으로 수행되고 있기 때문에 여전히 통합의 효과가 미흡하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6] 초청연수사업의 효율화 방안을 마련하는 과정에서도 사업을 전반적으로 조율하는 컨트롤 타워의 구성과 예산의 통합 사업 집행의 통합이 단계적으로 고려될 필요가 있다

장기적 관점의 지원이 필요하다 민관협력사업

민관협력 사업은 정부 NGO 기업 대학의 포괄적 파트너십을 활용하여 이뤄지고 있다 lt국제개발협력 선진화방안gt에 따르면 정부는 민관협력 사업 예산을 2010년 90억원에서 2015년에는 900억원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한편 KOICA에서는 2013년 민관협력 예산으로 전년 대비 51억원 줄어든 317억원을 책정했다 국별 시민사회(CSO)협력 프로그램 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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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 2012년 118억원에서 2013년 154억원으로 증가한 반면 대학과의 파트너십을 통한 개발협력사업은 2012년 184억원에서 2013년 97억원으로 줄어들었다[표 6 참고] 한편 EDCF에서도 민자사업(PPP)을 장려하고 기업의 참여를 활성화하기 위해 EDCF를 활용한 해외 민자사업 진출 설명회를 개최한 바 있다

ODA사업에 대한 민간의 참여를 적극적으로 확대해야 한다는 점에 대한 공감대는 이미 형성되어 있다 문제는 예산 배분의 우선 순위와 원칙이다 무엇보다도 대학과 민간단체들이 기본적인 인프라 및 단체의 역량을 갖추는데 예산을 우선적으로 배분해야 한다 지원 성과에 대한 엄밀한 평가는 중요하지만 단기적인 성과를 예산 지원과 직접적으로 연계시키는 방식은 지양해야 한다 아직 사업 초창기라는 점을 감안하여 대학과 단체들이 충분한 역량을 갖출 수 있도록 장기적인 관점의 지원이 필요하다 또한 기업의 경우에는 국제개발협력 사업의 성격에 대한 이해가 부족할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민관협력 사업의 일환으로 추진되는 글로벌 사회공헌 프로그램이나 민자사업이 기업의 이익 추구를 위한 도구로 변질되어서는 안 된다는 원칙을 지속적으로 강조할 필요가 있다

예산을 대폭 늘려야 한다 홍보 평가 연구 관련

예산

홍보 평가 연구 관련 예산은 비록 파트너국의 발전을 위해 직접적으로 쓰이지는 않지만 한국 ODA의 효율성 및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필수적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아래 lt표 7gt에서 확인할 수 있는 것처럼 KOICA와 EDCF의 홍보 평가 연구 관련 예산은 현상 유지 또는 소폭 증가하는데 그쳤다 예전에 비해 사업 규모가 대폭 증가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ODA예산 배분 과정에서 홍보 평가 연구 사업의 중요성이 전반적으로 강조될 필요가 있다특히 지금과 같이 ODA규모를 대폭 확대해나가는 시기에 적극적인 홍보에 노력을 기울임으로써 국민들에게 ODA에 대해 알리고 이를 통해 국민 지지기반을 확대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KOICA의 홍보예산은 3년째 제자리 걸음 중이다 지구촌 체험관 관리에 소요되는 예산을 제외하면 실질적인 홍보활동에 쓸 수 있는 예산은 오히려 줄어들었다 EDCF의 경우 개발협력 인식증진을 위해 올해 6억원 이상을 쓸 계획이다 ODA에 대한 국민들의 인지 제고를 위해 두 기관 모두 더 많은 예산을 투입할 필요가 있다

lt표 6 gt2013년 KOICA 민관협력 사업 예산 내역 자료 2013년 KOICA 대외무상원조 사업계획

lt표 8 gt2013년 KOICA 홍보 사업 예산 내역 자료 2013년 KOICA 대외무상원조 사업계획

lt표 9 gt 2013년 KOICA 사업평가 사업 예산 내역 자료 2013년 KOICA 대외무상원조 사업계획

lt표 10 gt 2013년 KOICA 연구조사 사업 예산 내역 자료 2013년 KOICA 대외무상원조 사업계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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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ODA사업평가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대책은 이미 마련되어 있다 통합평가지침과 매뉴얼이 만들어졌고 『기본계획』에도 평가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들이 제시되어 있다 그러나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예산은 여전히 충분하지 않다 일부 공여국은 별도의 독립적인 평가 기관을 설립하여 사업 평가의 혁신을 꾀하고 있는데 반해 KOICA는 13억원 가량의 예산으로 모든 사업을 평가해야 한다 또한 프로그램프로젝트 성과평가에 절반 가량의 예산이 배분되기 때문에 평가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쓸 수있는 예산은 많지 않다 한편 EDCF는 사업심사평가연구 항목으로 올해 11억원의 예산을 배정했다 무middot유상 원조모두 평가예산을 대폭 확충하여 개별 사업의 성과를 예산 배분에 적극적으로 반영할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늘어난 원조 규모에 걸맞은 연구기능의 강화가 필수적이다 그러나 2013년 KOICA의 연구 관련 예산은 작년과 동일한 수준이다 한국이 국제원조규범을 따르고 새로운 개발 의제 형성 과정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연구 역량이 확보되어야 한다 ODA 시행 기관의 자체적인 연구 역량을 확대하고 대학 및 관련 연구기관들이 보유하고 있는 전문성을 한국 ODA의 발전을 위해 활용할 수 있도록 연구조사 예산을 시급히 확대해야 할 것이다

ODA 예산 점차 투명해지고 있다

국가의 재정활동은 예산이 정해지고 집행된 후 결산에 이르는 전 과정으로 요약할 수 있다 따라서 ODA Watch는 ODA 예산에 대한 체계적인 모니터링을 위해 지난 2011년부터 매년 정보공개청구(wwwopengokr)를 통해 무middot유상 ODA예산안을 청구해왔다 그러나 2011년에는 기획재정부에 무middot유상 ODA 예산안을 단일 청구한 결과 공개를 거부당했다 당시 사유는 외교관계 관련 사항으로 대외 정책등이 노출되어(중점협력국가 등) 국가의 중대한 이익을 현저히 저해할 우려와 입찰계약 업무 등의 공정한 수행에 현저한 지장을 초래할 우려가 있다는 점이었다 그러나 2012년부터는 중점협력국 26개국 명단도 공개되었고 간략하지만 무middot유상 ODA 예산안과 무상원조의 경우 기초 설명자료도 받아볼 수 있게 되었다

예산안 공개 수준과 방식에 있어서도 큰 변화를 살펴볼 수 있다 올해 KOICA의 경우 예산안 정보뿐만 아

니라 함께 제공하는 설명자료도 상당히 자세해져서 단순히 각 세부항목에 대한 설명뿐만 아니라 예산자료가 함의하는 바에 대한 분석도 함께 제공하기 시작했다 EDCF 역시 2012년에는 각목명세서만을 공개했다면 올해에는 간단하지만 기금운용계획서도 같이 제공함으로써 예산에 대한 기초설명을 함께 제공하고 있다 짧다고도 볼 수 있는 기간이지만 지난 3년 간 예산자료 공개 측면에서 정부의 투명성과 책무성은 많이 향상되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그러나 여전히 갈 길은 멀다 EDCF와 KOICA가 제공하는 무middot유상 예산안 자료를 서로 비교할 경우 공개 및 설명 수준에서 상당한 차이를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가령 KOICA는 중점협력국 별로 세분화 된 예산을 공개하고 있는 반면 EDCF는 여전히 지역 수준 예산까지만 공개하고 있다 또한 KOICA는 구체적인 사업들의 목록을 예산안에 제시한 반면 EDCF에서 제공한 예산자료로는 구체적인 사업 내역 파악이 어려웠다물론 차관사업(유상)과 무상원조 간 사업의 특성이나 집행 방식 등이 다르기 때문에 사용하는 용어나 설명하는 방식 등에 차이가 있을 수는 있지만 ODA라는 공통의 틀 안에서 집행되는 사업인 만큼 서로 비교하며 이해할 수 있도록 정보의 제공 방식과 공개 수준이 서로 일치될 필요가 있다

예산 편성의 전 과정에서 적극적인 국민참여 필요

2015년이면 ODA 예산이 약 4조 3천억원[7](GNI 대비 025)을 상회할 예정이다 그러나 현 ODA예산 편성 및 관리시스템에는 여전히 많은 문제점이 있다 현재 국무조정실 산하 개발협력정책관실이 ODA 사업 전체를 총괄하고 있지만 각 부처와 기관 지자체 별로 자체적으로 ODA 사업의 예산을 확정하고 집행하기 때문에 부처별 분산원조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따라서 통합적인 ODA 예산 편성 및 관리체계를 구축하기 위한 장기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또한 정부를 비롯하여 개발협력에 관련한 모든 이해 관계자들도 ODA예산 편성 및 집행에 관심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개입해야 한다 무엇보다도 예산 편성 시 국회의 참여는 필수적이다 모든 예 결산은 국회 심의와 의결을 거쳐 확정되며 ODA 예산 역시 국회에서 최종적으로 결정된다 현재 국제개발협력기본법[8] 상에 따르면 매년 국제개발협력 관련 정책 및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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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한국형 ODA 모델 추진방안 제 13차 국제개발협력위원회 의결안건 1호 20120914]

8 제13조 (국제개발협력에 대한 평가) ① 위원회는 국제개발협력 사업의 성과에 대한 국민의 이해와 국제개발협력 사업 시행의 투명성을 제고하기 위하여 국제개발협력 평가지침을 마련하고 관련 정책 및 사업의 추진실적을 평가한다② 위원회는 제1항의 평가결과를 매년 6월 30일까지 국회에 보고하여야 한다③ 제1항과 제2항에 따른 평가의 기준bull방법 국회에의 보고 등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

업의 추진 실적 역시 국회에 보고하도록 되어있다 국회가 예산 편성 과정에서 보다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하고 분절화된 예산의 조정을 이뤄낸다면 현재 원조분절화 등 부처간 이해관계의 대립으로 인해 발생하고 있는 여러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또한 시민사회의 적극적인 관심이 필요하다 예산 감시는 전문성이 요구되는 영역이고 특히 ODA의 경우 예산에 관련된 정보를 얻기가 쉽지 않았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에게 관심의 대상이 되기가 어려웠던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정보공개제도를 통한 ODA 예산 공개가 활성화되면서 관련 정보를 손쉽게 얻을 수 있게 되었다 또한 ODA에 직결되는 것은 아니지만 lsquo좋은 예산센터rsquo를 비롯한 전문 민간 씽크탱크도 ODA 예산 분석 시 주요하게 참고할 수 있는 많은 기초 자료들을 제공하고 있다 앞으로 점차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ODA 자금이 보다 효과적이고 효율적으로 사용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초기 배분을 살펴볼 수 있는 lsquo예산rsquo에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시민들의 세금으로 조성되는 만큼 ODA 예산이 적실한 곳에 올바르게 분배되고 있는지 보다 적극적인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야 할 때이다

예산분석 TF팀 작성

김대욱 ODA Watch 청년활동가 4기

jedu-hanmailnet

조이슬 ODA Watch 간사

eseulangel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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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주) ODA Watch는 2012년 12월에 참여한 lsquoMekong의 미래를 위한

전략회의rsquo 의 후속활동으로 지난 3월 Mekong Watch가 주최한 태국 캄보디

아 현장 조사를 다녀왔습니다 메콩 지역에서 만난 주민들의 이야기와 생각들을

담아 지난 OWL 76호(누구를 위한 개발인가) 부터 연재하고 있는데요

이번 77호 lt태국 이야기 ①편gt에서는 20년 전 태국 우본 지역의 문(Mun) 강

에 지어진 팍문(Pak Mun) 댐이 주민들의 삶에 어떠한 변화를 가져오게 되었는

지 주민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삶은 무엇인지를 들려드립니다 우본 라차타니

(Ubon Rachathani)의 어느 마을에서 지금 이순간에도 25년이 넘게 이어져

오고 있는 주민들의 이야기에 함께 귀 기울여 주세요

다음 호에서는 lt태국 이야기 ②편-시린톤 댐 이야기gt가 이어집니다

lt태국 이야기 ①편gt은 오마이뉴스의 특별기획코너에서도 보실 수 있습니다

메콩이 들려주는 네버엔딩스토리 타이 문강 팍문댐 반대 운동이 던지는 질문

지난 3월 19일 머리 위로 뜨거운 태양을 안고 다시 메콩의 품에 몸을 실었다 꼭 3년만이다 물의 어머니 어머니의 강 메콩은 3년의 시간이 어찌 흘렀는지 무색하게 여전히 그 넓은 품으로 주변의 산과 들 하늘과 바람에 따뜻한 숨을 불어넣고 있다 건기라서 강물의 수위가 그리 높진 않지만 시퍼런 위엄은 그대로이다

메콩의 숨결을 품은 바람과 대지의 온기는 베트남 캄보디아 라오스 버마 중국 태국 6개 나라에 가 닿는다 이들 나라 국민들에게 메콩은 삶의 원천이다 아니 삶 그 자체이다 메콩 지역 주민들은 메콩에서 나는 물고기를 잡아 끼니를 해결하고 메콩의 흐름에

몸을 맡겨 더위를 식히며 메콩의 비옥한 강물로 농사도 짓고 가축도 기른다 아이들에게는 지상 최고의 놀이터이자 삶의 지혜를 배우는 학교이기도 하다 하지만 언제까지나 이들에게 넓은 품을 내

어줄 것만 같던 어머니의 강에도 아픔이 찾아왔다 성장에 대한 욕구가 인간의 삶을 휩쓸기 시작하면서 6개 국가에 불어 닥친 개발의 바람에 메콩이 마음껏 제 힘을 내지 못하고 몸살을 앓고 있다

모든 이야기에는 끝이 있는 법이라 생각했다 모든 일에는 끝이 있으려니 했다 그런데 메콩의 지류인 문강(Mun River)이 흐르는 태국 우본 라차타니(Ubon Ra-chathani)의 어느 마을에 25년이 넘도록 이어져온 언제 끝이 날지 모르는 이야기가 있다 뜨거운 햇살이 내리쬐는 3월의 중천에 졸음이 밀려올 법도 한데 귀를 쫑긋이 세울 수밖에 없는 이야기가 메콩강을 따라 흐른다

만천하에 드러난 거짓 수문을 열라

태국 우본에 흐르고 있는 문(Mun)강 문강은 메콩의 가장 큰 지류이자 태국에서 가장 비옥한 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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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그랬다 메콩을 따라 문강에 흘러들어온 풍부한 수자원과 물고기로 문강 인근 지역은 그 어느 곳보다 살기 좋은 곳이었다 댐 건설 이전까지만 해도

그러던 어느 날 태국 정부는 전력 생산을 이유로 문강에 대규모 댐을 짓기로 한다 댐의 이름은 팍문 (Pak Mun)댐 세계은행이 건설 자금을 지원하고 태국 전력(EGAT Electricity Generating Authority of Thailand) 이 건설을 맡았다 이들과 태국 정부는 지역의 발전과 주민들의 삶을 향상시키기 위해 댐을 짓는 것이라 말했지만 주민들은 오히려 댐이 자신들의 삶을 파괴했다고 말하고 있다 어떻게 된 일일까

느닷없이 댐 건설 계획이 발표되자 주민들은 댐 건설을 막기 위해 거세게 항의했다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해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도리 없이 댐 건설은 강행된다 1989년 댐 건설이 승인되고 1991년

건설을 시작해 1994년에 완공된다 댐이 지어지는 동안에도 주민들의 시위와 반대 운동은 끊임없이 이어졌지만 태국 정부는 마치 귀머거리인 듯 주민들의 외침에 모르쇠로 일관했다 결국 주민들은 댐 건설 중단을 요구하는 것이 더 이상 받아들여지지 않음을 인정하고 대신 수문을 열어달라는 요구를 하게 된다

ldquo댐이 들어선다고 했을 때 가장 큰 걱정은 더 이상 물고기를 잡지 못하게 되는 것이었어 수십 년 평생 물고기를 잡으며 이웃 간 관계를 맺고 나누며 살아왔는데 댐이 들어서면 메콩을 따라 문강으로 흘러들 물고기들이 줄어들 게 뻔하지 않아 그러면 자연스럽게 생계뿐만 아니라 마을 사람들 간의 관계가 무너질 수밖에 없고 너무도 당연한 이치인데 정부는 도무지 들어먹지를 않아 오히려 댐 건설업자들이랑 이구동성으로 댐이 지어져도 문강의 물고기에는 아무런 영향이 없을 것이니 당신들이 먹고 사는 데에도 아무런

팍문지역 지식센터에서 팍문댐 건설 이전의 삶을 설명하는 주민 윤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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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장이 없을 것이오 하더라고 말이 되야 말이지rdquo

댐 건설 이전부터 이 마을에서 평생을 살아온 분미(Bunmi 63) 할아버지가 당시를 회상하며 분통을 터뜨리신다 함께 모인 다른 주민들도 덧붙인다 당시 정부는 댐에서 생산되는 전력이 주민들의 삶에 생태적으로도 경제적으로도 혜택을 줄 것이라 했다고 한다 심지어 더 많은 종류의 물고기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 했다 하지만 이는 만천하에 거짓으로 드러났다

ldquo팍문(Pak Mun) 댐 건설 이전에 문강에 살던 어종은 265종이었어 마을주민들이 NGO의 도움을 받아서 일일이 조사를 다 했더랬지 하지만 댐이 생겨난 이후 어종은 45종으로 급격히 줄어들고 말았지 물고기들은 강을 따라 흐르며 산란을 하고 넘나들어야 하는데 문강은 더 이상 최적의 삶의 터전을 제공할 수 없게 된 거야 댐 건설로 생겨난 저수지로 강여울과 기슭에서만 서식할 수 있는 식물 수초들도 모두 잠겨버렸고 이게 다 우리가 먹고 사는 주식인데rdquo

결국 댐이 지어져도 문강의 생태계에 어떠한 부정적 영

향이 없을 것이라 말했던 정부의 주장이 거짓으로 드러나자 주민들은 분노했다 이에 자신들의 젖줄인 문강을 지키기 위해 다시 소매를 걷어붙이고 정부를 향해 수문을 열어줄 것을 외쳤다 물고기가 줄어든 것이 댐 건설로 수문이 막혔기 때문인지 아닌지 수문을 열어서 확인해보자는 것이다 주민들의 삶을 건 끈질긴 요구와 투쟁 끝에 정부는 이를 받아들여 2001년 6월 14일부터 2002년 6월까지 약 1년간 수문을 열기로 했다

돌아온 물고기들

수문이 열리자 거짓말처럼 물고기들이 다시 문강으로 돌아왔다 강 상류에 산란을 하기도 했다

ldquo눈앞에 명백히 드러났지 사라졌던 물고기 137종이 메콩에서 문강으로 돌아온거야 2001년 6월부터 2002년 5월 사이에 게다가 사라졌던 여울들도 조금씩 다시 생겨나고 강기슭에 서식하던 식물들도 다시 보이고 말이야 100는 아니지만 마치 댐이 건설되기 이전의 상태로 돌아간 듯 했어rdquo

분미 할아버지 옆에서 조용히 듣기만 하던 우돔(Udom 54)씨가 약 1년간 수문이 열렸던 시간을 떠올리며 흥분된 어조로 말한다 한 조사 보고서에 의하면 수문이 열리고 나서 33종의 물고기가 여울에 25종이 강 깊은 곳에 40종이 훨씬 더 깊은 곳에 22종이 강 가운데 급류 사이의 소용돌이 속에 24종이 동굴에 56종이 때마다 강물이 범람하여 생기는 습지에 알을 낳았다고 밝혀졌다

수문이 열린 기간 동안 국제사회와 지역 자체 조사 지역 대학 등 많은 연구 조사가 이루어졌다 태국 정부와 팍문댐 건설을 맡은 태국전력 당국도 조사를 실시했다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모든 조사의 결과가 일치되는 점이 있다 바로 수문이 열렸던 약 1년 동안 문강의 생태가 예전 수준으로 회복되었으며 이를 통해 지역 주민들의 생활도 회복되었음을 인정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팍문댐이 애초에 목표한 전력 생산에 실패하였으며 태국전력(EGAT)이 주민들 간에 갈등을 조장하고 지역의 가난을 초래했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팍댐 사례는 문강의 생태계 파괴로 인해 태국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정치적 투쟁으로 남아 있다

ldquo우리는 여전히 정부에 수문을 열어줄 것을 요구하

메콩강 댐개발 현황 International Riv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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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있어요 우리가 바라는 것은 오직 그거 하나에요 정부가 현금이니 뭐니 보상을 제공했지만 터무니없이 적은 금액이었고 그걸로 먹고 살기는 불가능해요 오히려 보상 때문에 사람들 사이가 나빠지기만 했죠 삶의 질이 떨어진 건 물론이고 수문이 열리지 않는 이상 여기서 제대로 살기는 어려워요rdquo

팍문댐 주민네트워크 활동에 참여하고 있는 사왕(Sa-wang 46)씨는 정부가 댐 건설로 이주한 주민들에게 제공한 보상이 주민들이 원한 형태가 아니었음을 토로하며 보상 때문에 주민들 사이에서 갈등이 생겼다고 했다 자세히 들어보니 보상금을 전액 현금으로 제공한 것이 아니라 가구당 받게 될 금액의 3분의 1만 현금으로 나머지 3분의 2는 조합운영 지원금으로 제공하여 주민들이 돈이 필요하면 조합에서 빌려 쓰게 했다는 것이다 심지어 돈을 빌릴 때는 이자를 내야 한다

결국 댐 반대 운동이 보상 요구 운동으로 바뀌면서 주민들 사이에 입장이 갈리고 상황이 더욱 나빠졌다고 했다 어떤 주민들은 정부가 주는 방식을 받아들여서라도 보상을 받기를 원했고 다른 주민들은 정부의 제안을 거부하고 전액 현금 보상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여 나가고 그러는 중에 정부는 이들 사이에서 이간질을 시키고

문득 궁금해졌다 정부 입장에서는 가구별로 보상금을 전액 현금으로 깔끔하게 주고 주민들이 더 이상 시끄럽게 하지 않게 하는 것이 편

했을 텐데 왜 문제를 더 복잡하게 만들었을까

ldquo일종의 선례를 남기지 않겠다는 것이었죠 팍문댐 사례에서 주민 보상을 주민이 요구하는 대로 주게 되면 다른 댐을 건설할 때 참고 사례가 되니까정부는 잠깐 시끄럽게 되더라도 굽히지 않은 거죠rdquo

10년 이상 이 지역의 주민네트워크 코디네이터로 활동하고 있는 라(Lah)씨의 말이다

ldquo돈은 환상이다rdquo

20년 넘게 싸워온 이들의 삶은 현재 어떤 모습일까 정부가 말한 대로 댐에서 생산되는 전력의 혜택을 받아 윤택하고 풍요로운 생활을 누리고 있을까 1년간 수문이 열리고 나서 정부는 잘못된 주장을 인정하고 이들의 요구를 받아들였을까 보상 문제야 주민들에게 불리하게 이루어졌다고 해도 수문을 열어야 한다는 것은 국제사회와 국내사회가 동시에 지적한 사항이니 어느 정도 협상이 이루어지지 않았을까

은근한 기대를 품은 질문에 돌아온 대답은 뜻밖이었다

ldquo정부는 끝까지 귀를 닫고 있어 수문을 열어서 조사한 결과가 있으니 아예 무시하지는 못하고 자기들이 조사한 걸 가지고 6월부터 9월까지 4개월 동안에만 물고기가 이동을 하니까 1년에 4개월만 문을 열면 된다는

댐 건설 이후 상황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주민들 윤지영17

거야 그런데 다른 조사결과에서는 1년 내내 물고기가 메콩과 문강 사이를 이동하고 알을 낳는다고 밝혀졌지 또 수문을 1년 내내 연다고 해서 팍문댐이 만들어내는 전력 생산량에는 아무런 영향도 없다고 이미 팍문댐은 목표한 전력을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는걸rdquo 분미 할아버지는 더욱 강경한 어조로 지금 주민들은 다시 단결하여 수문을 1년 내내 영원히 열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했다 정부는 들은 척도 안하고 1년에 4개월간만 수문을 여는 것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했다 심지어 작년에는 오로지 2개월만 열었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민들은 협상을 포기할 수 없다고 했다 그 이유는 문강을 떠나 살 수 없기 때문이다

ldquo정부가 그런 식으로 보상을 하고 우리는 어쩔 수 없이 집을 옮겨야 했고 무슨 노력인들 안 해봤겠어 다른 일자리도 구해보고 먹고 살 궁리를 했지 그런데 그게 쉽게 바뀔 수 있냐는 거야 평생을 강에서 살아온 사람들인데 예전엔 문강만 있으면 뭐든 다 가능했어 물고기를 잡아서 끼니를 해결하고 팔아서 다른 필요한 물품을 사고 벼농사를 짓는 사람과 교환해서 나누어 먹고 강 근처 숲에서 나무를 캐와서 장작을 하고 과일도 따먹고 자연으로부터 먹을 것들이 넘쳐나니 돈이 필요 없었지 내 손에 현금이 안 쥐어져도 아무 문제가 없었어 그런데 지금은 그럴 수가 없어 자연이 아니라 이제는 시장에 의존할 수밖에 없게 된 거야 강에서 구하던 물고기를 시장에 가야만 구할 수 있어 이웃들과 나눠 먹던 것들을 이제는 무조건 시장에서 사야만 해 하루에 최소 150바트(Baht 태국 통화 단위)는 필요한데 벌어올 데가 있어야지rdquo

한참을 열띠게 이야기를 나누다 조용히 자리를 지키던 우돔씨의 한마디에 가슴이 몹시도 울렁거렸다

ldquo우리가 말하는 게 있어 lsquo돈은 환상에 불과하다 물고기가 진짜다rsquo라고rdquo

한국 일본 중국 라오스의 시민사회와 언론이 메콩 지역 개발 문제를 조사하기 위해 꾸려진 조사단의 일행으로 이들 주민들을 만나면서 궁금한 것이 묻고 싶은 것이 무수히 많았다 하지만 가끔 이들이 격앙된 목소리를 높이거나 혹은 차근차근 말하다 때때로 깊은 숨을 쉬며 호흡을 고르는 모습을 보며 나도 모르게 목이 메고 더 이상 입을 열수 없는 상태가 되어버린다 돈은 환상에 불과하고 물고기가 진짜라니 이 얼마나

명료하고도 절대적인 진리인가 삶의 지혜인가 감동 인지 아픔인지 모를 감정에 잠시 멍해져 있다가 다시 분미 할아버지의 목소리가 들려와 얼른 정신을 차린다

ldquo팍문댐이 물고기만 사라지게 한 게 아니야 이 마을의 전통이 깨졌지 대대로 내려오던 물고기 잡는 기술을 더 이상 보존할 수 없게 됐고 남자들은 여기서 더 이상 처자식을 먹여 살리기가 어려우니 방콕이든 어디든 도시로 떠나야 했고 떠난 남자들은 도시에서 외롭고 힘드니 새로운 가정을 가지게 되고 남은 처자식들마저 떠돌게 되거나 여기서 입에 풀칠하기가 쉽지 않아졌고 수문이 열리지 않으면 지금보다 더 강물 오염이 심해질 것이고 물고기들은 죄다 죽어버리겠지 그러면 이 마을은 더 이상 보존하기가 힘들어rdquo

분미 할아버지가 잠시 상심으로 말을 잇지 못하는 사 이 라씨가 거들어 설명해준다 현재 문강의 수질 오염이 심각한 상황이고 이로 인해 주민들의 식량 안보가매우 위험한 수준이라고 한다 먹고 살기 위해 수입

댐 건설 이후 수문 개방 요구 시위 운동에 대해 설명하는 주민 윤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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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있어야 하는데 그동안 물고기를 잡는 것 말고는 해본 일이 없으니 다른 일을 찾는 것도 쉽지 않아서 일자리도 구하기가 힘들다고 한다 다른 일을 구할 수 없는 주민들은 결국 한참 떨어져 있는 다른 강에 가서 물고기를 잡아와 여기서 다시 팔아 수입을 만들고 있다고 했다 이 지역의 자산은 문강의 물고기를 잡는 것이고 이로부터 나온 지역 고유의 지혜가 주민들의 삶을 지켜왔는데 이 모든 게 상실되고 있다고 했다

우리는 물고기를 원한다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어느새 해가 뉘엿뉘엿 넘어간다 시계를 살펴보니 어느새 4시간이 훌쩍 흘렀다 이야기에 푹 빠져 시공간을 넘나들다 이들의 삶에 잠시 마음을 맡겼다가 문득 고개를 흔들어본다 20년간의 지난한 투쟁의 역사를 4시간이라는 짧은 시간동안 외부에서 찾아온 낯선 이들에게 전하는 것이 이들에게 어떤 의미가 있을까 행여나 아픔만 들추고 가는 것이 아닐까 도움이 되지

도 못할 텐데 이러고 있는 것이 무책임한 것 아닐까속으로 어쩔 줄 모르고 있는데 이런 내 마음을 읽은 마냥 분미 할아버지가 힘주어 말씀하신다

ldquo우리 이야기가 세상에 널리 널리 퍼져 알려졌으면 좋겠어 이렇게 여러분에게 이야기를 할 수 있어서 기쁘고 우리의 투쟁의 삶을 전할 수 있어서 자랑스러워 우리가 살아온 것은 정부와 권력의 부정의에 대한 저항이었어 이런 일이 여기뿐이겠어 다른 곳에서도 비일비재 할텐데 우리 삶을 공유해서 다른 곳에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도움이 된다면 얼마나 기쁜 일이야 우리가 바라는 건 그저 수문이 열려서 다시 우리가 살던 삶이 회복되는 거야 전통을 되살리고 싶어 우리는 전기를 원하지 않아 물고기를 원하지rdquo

참으로 또렷했다 전기가 아닌 물고기를 원한다는 이들의 눈동자는 더 없이 맑고 또렷했다 수문이 열릴 때까지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이들의 다짐은 더 없이 강건했다 오랜 시간 동안 겪어오면서 지치고 주저앉을 법도 한데 삶의 터전인 문강을 지키겠다는 굳은 결심은 이들 가슴속에 흔들림 없이 뿌리깊이 박힌 듯했다 이토록 강한 힘을 지킬 수 있는 데에는 주민들이 끝까지 목소리를 잃지 않도록 옆에서 지원하고 있는 지역 조직들과 국제단체들의 응원도 한몫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 무엇보다도 개발과 권력에 맞서 갈등과 분열을 겪으며 극복해온 과정에서 주민들 스스로 다져온 공동체의 의미 공동체가 가진 지혜에 대한 믿음이 그 중심에 있는 듯 했다 절대 자신들의 삶의 지혜와 자산을 전력 생산과 맞바꾸지 않을 것이라 했다

이야기가 끝나갈 무렵 라씨가 슬며시 웃으며 말했다

ldquo팍문댐의 잠재 전력 생산량은 136MW에요 현재 팍문댐에서 나는 전력으로 고작 방콕에 있는 백화점 3~4개에 전기를 공급하고 있다고 하네요rdquo

우본으로 오기 전 하룻밤 머물렀던 방콕의 복잡한 거리와 수많은 사람들이 어깨를 스치며 지나다니던 고층 백화점들이 언뜻 눈앞에 잠시 펼쳐진다 수백 년 살아온 수천 명의 삶과 또 다른 수천 명의 소비가 거래되는 순간이다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모르겠는 심정으로 어둑어둑해진 하늘만 무심코 바라본다

윤지영 작성 ODA Watch 정책기획팀장

odawatchnavercom

댐 건설 이후 수문 개방 요구 시위 운동에 대해 설명하는 주민 윤지영19

국제사회 내 한국 ODA의 현주소는 어디에 -2012 OECD DAC ODA 통계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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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협력개발기구(OECD DAC)는 지난 4월 3일 회원국들의 2012년 공적개발원조(ODA) 잠정통계를 발표했다 이번 발표에는 2012년 DAC 회원국들의 전체 ODA 규모 및 각국별 경제수준에 의거한 개발원조 규모를 보여주는 ODAGNI 비율 전년대비 원조규모 증감 연도별 중점협력지역 등을 분석하는 내용이 담겨있다 2013년부터 회원국이 된 아이슬란드의 통계결과도 제시되어 있으며 DAC 회원국은 아니지만 OECD에 가입한 체코 에스토니아 헝가리 이스라엘 폴란드 슬로바키아 슬로베니아 터키 그리고 아랍 에미레이트 연합 9개국의 자료와 EU DAC-EU G7 Non-G7 Non-DAC의 ODA 규모 및 전년대비 증감률도 확인할 수 있다 다양한 카테고리 별로 정리된 이번 통계를 통해 세계적 ODA의 흐름과 한국 ODA의 현주소 등을 파악해보자

계속되는 세계 경제 위기 ODA에 빨간 불이 켜졌다

2012년 OECD DAC 회원국의 전체 ODA 규모는 총 12559억 불로 전년 대비 평균이 약 40 하락하였다 국가 별 경제수준에 따른 ODA 규모를 파악할 수 있는 수치인ODA 대비 GNI비율은 작년 DAC 회원국 평균인031보다 002 감소한 029로 나타났다 지난 2011년 통계에서 전년도에 비해 27 가량 하락했던 것에 연이어 올해에도 더 큰 폭으로 원조규모가 줄어든 것은 그만큼 세계경제위기가 ODA에 미치는 막대한 영향을 여실히 보여준다 반면 공여국 중 G7의 ODA 규모 총계는 전체 의 701를 차지했고 EU의 경우 전체의 절반 가량인 507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통해 전 세계 ODA에서 두 그룹이 차지하는 비중이 여전히 매우 크다는 점을 알 수 있다

lt표 1gt에 명시되어 있는 OECD DAC회원국의 2012년

ODA실적 통계에 따르면 여전히 미국이 가장 많은 원조를 제공하고 있으며 그 뒤를 이어 영국 독일 프랑스 일본 순으로 상위권을 차지했다 그러나 상위 5개국 모두 적게는 07부터 많게는 28까지 전년대비 ODA 규모가 감소한 것을 알 수 있다 특히 유럽 경제위기가 심화됨에 따라 그리스와 이탈리아는 무려 각각 -170 -347에 달하는 ODA 규모를 축소했다

단연 돋보이는 한국 ODA 증가율 이 청신호를 유

지하기 위해서는

반면 2011-2012년 한국 ODA는 176 가량이 증가하며 DAC 회원국 중에 단연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ODA 규모 역시 24개 회원국 중 16위로 작년보다 한 계단 상승했다 국제사회가 경기침체로 인해 전반적으로 ODA 규모를 점차 감소하는 추세인 것에 반해 한국의 경우 2015년까지 GNI 대비 ODA 비율을 025까지 높이겠다는 목표 이행 차원에서 지난 몇 년간 원조규모를 점차 증가해오고 있어 이와 같은 차이가 더욱 극명하게 보여지는 것이다

그러나 이처럼 우리나라가 높은 증가율을 달성한 것은 한국 ODA가 다른 공여국에 비해 매우 적은 규모라는 점에 기인하기도 한다 실례로 2011-2012년 사이 91가 증가한 호주 ODA의 경우 절대규모 상으로는 457백만불이 늘어난 반면 한국의 경우 무려 176 가량이 상승했으나 이는 226백만불로 호주의 증가량에 비하면 절반 가량에 불과하다 한국 ODA의 성장을 향한 길이 아직은 멀다는 점을 그러므로 더욱 박차를 가해야 함을 보여준다 또한 한국의 ODAGNI 대비 비율은 014로 나타났다 이를 국민 1인당 금액으로 환산하면 34900원 가량에 달한다 즉 한국 국민들은 작년 한해2011년에 비해 약 4천원 정도 증가한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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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을 ODA 자금 조성을 위해 세금으로 납부한 것이다

반면 lt2013년 국제개발협력 종합시행계획gt에 따르면 2013년 ODAGNI 수치는 016에 달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025의 고지를 향한 걸음이 2년 정도 밖에 남지 않은 만큼 현실적으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원조 규모 증대에 관한 근본적이고 체계적인 전략 마련이 필요한 시점이다

국제사회 ODA 아직 갈 길이 멀다

전 세계 공여국들의 GNI 대비 ODA의 비율을 살펴보면 국제사회가 합의한 목표치인 07를 넘어선 국가

는 룩셈부르크(100) 스웨덴(099) 노르웨이(093) 덴마크(084) 네덜란드(071) 5개국이 유일하며 이 국가들의 ODA 규모는 전년 통계에서도 07를 웃돌았다 앞서 ODA의 절대 규모로는 미국을 비롯해 영국 독일 프랑스 등의 서유럽 국가들이 상위권을 차지했다면 국가 별 경제규모 및 수준에 따른 ODA 규모는 북유럽(Nordic+) 국가들이 높은 셈이다 하지만 룩셈부르크를 제외한 북유럽 4개국 역시 모두 작년에 비해 ODA 비율이 감소했다 2011년 통계를 통해 살펴본 상위 5개국의 GNI 대비 ODA 비율은 룩셈부르크(099) 스웨덴(102) 노르웨이(100) 덴마크(086) 네덜란드(075)였다한국의GNI 대비 ODA 비율은 전년에 비해 002 증

lt표 1gt OECD DAC 회원국들의 2011 2012년 ODA 규모 및 증감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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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한 014로 나타났으나 여전히 DAC 회원국 평균인 029에는 현저하게 미치지 못하고 있다 DAC 24개 회원국 중국가 부도위기에 직면한 그리스 및 이탈리아 다음으로 최하위인 22위를 기록하고 있다

무상 ODA에 참여하는 주무부처가 41개에 달해

2012년 한국의 양자간 다자간 ODA 규모는 각각 116억 불과 389억 불로 작년과 비슷한 비율인 약 75 25로 나타났다 양자 ODA 중 무상원조와 유상원조 역시 64의 비율을 유지하며 70억 불과 47억 불을 차지했다 주목할만한 부분은 2012년 기준 무상원조 지원을 위해 133개 수원국에 외교부 교육부 재정부 KOICA를 비롯하여 지방자치단체까지 총 41개 기관이 ODA 사업에 참여했다는 것이다 작년 한 해 동안 국내ODA 분절화 문제가 시민사회를 비롯한 여러 이해당사자들에 의해 제기되어왔던 것에 반해 ODA 사업에 참여하는 주무부처의 수는 오히려 늘어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한국 원조의 양적 질적 성장을 위한 끊임없는 노

력 필요

이번 2012년 OECD DAC 실적통계는 지속되는 세계 경제 위기가 ODA에 미치는 영향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지난 2008년 미국 발 경제위기 이후 겨우 다시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던 ODA예산이 2010년을 정점으로 다시 하락세를 타고 있다 GNI 대비 ODA 비율의 07라는 국제사회가 합의한 목표 달성에서 점점 멀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은 각국의 원조 규모 줄이기에 대해 옥스팜 인터네셔널의 제레미 홉스(Jeremy Hobbs) 상임이사는 ldquo원조자금이 국가 예산에서 차지하는 부분은 아주 사소한 티끌에 지나지 않기 때문에 재정적자를 면하기 위해 규모를 줄여도 그 영향을 인식할 수 없을 정도이다 이는 마치 몸무게를 줄이기 위해 머리카락을 자르는 격이다rdquo (ldquoAid is such a tiny part of budgets that cutting it has no discernible impact on deficits --it is like cutting your hair to lose weightrdquo)라고 묘사한 바 있다 원조는 개도국 특히 원조 의존성이 높은 국가(aid dependent countries)들에게는 매우 필수적이고 중요한 자원이다 따라서 아주 적은 규모로 삭감한다고 할지라도 해당 국가들에는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은 자명하다 원조가 전체 국가 예산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매우 작기에 경제위기를 이유로 ODA 규모를 줄이는 것은 적자 개선에 아무런 효용성이 없을뿐더러 오히려 필요한 곳에 제공되는 지원을 가로막는 격이다

이처럼 전 세계 ODA에 적신호가 켜진 상황에서도 ODAGNI 07 달성의 약속을 이행하기 위해 원조 규모를 점차 확장하는 국가도 있다 바로 영국이다 지난 3월 20일 영국 정부는 2013 회계연도를 기준으로 자국의 ODAGNI 비율이 07를 넘어설 것이라고 발표했다 2012년 통계 기준 06에서 일년 만에 01 가량을 훌쩍 높인 것이다 이는 현재 부지런히 규모를 늘려나가고 있는 한국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2015년까지 ODAGNI 비율025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2011년 012 2012년 014 2013년 016(추정) 등 증가 속도가 목표 치에 비해 미미하기 때문이다 한국 정부는 규모 증대를 위한 체계적이고 현실적인 계획을 마련하고 국민들을 향한 끊임없는 설득을 통해 합의와 지지를 이끌어낼 수 있어야 한다 또한 양적 성장에 비례하여 질적 성장도 함께 고민해야 한다 무상원조 예산이 점차 늘어나는 부처 참여

lt그림 1gt DAC 회원국의 2012년 ODA 규모

lt그림 2gt DAC 회원국의 2012 ODAGNI 비율

(출처 OECD Statistics ndash ODA2012)

(출처 OECD Statistics ndash ODA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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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 인해 분절적으로 제공되지 않도록 해야 하며 국제 사회의 권고처럼 비구속성 원조를 강화하고 무상 원조의 비율을 확대함으로써 효과성 제고를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이 모든 것들을 실현하기 위해 정부는 무엇보다도 납세자로서 원조 자금을 조성하는 국민들이 본인의 세금이 개도국의 발전을 위해 어떻게 활용되고 있는가를 직접 확인할 수 있도록 원조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책무성을 담보해야 할 것이다

노태훈 장한이 작성

ODA Watch 청년활동가 11기 정책감시팀

dodream4mehanmailnet

lt표2gt 2012년 우리나라 ODA 부문적 실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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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시도 민단단체 사업발굴지원 프로그램이

민간단체 사업발굴지원 프로그램은 KOICA의 민관협력실에서 주최하는 시민사회협력프로그램 중 하나이며 국제개발협력민간협의회(이하 KCOC)가 2012년부터 2년간 주관해오고 있다 이번 프로그램은 기존 민관협력사업의 사전과정을 지원함으로써 새로이 개발협력사업을 수행하고자 하는 단체들에게 교육 컨설팅 사업발굴(현지 지역조사)의 기회를 제공한다 이를 통해 민관협력사업의 확대를 꾀함과 동시에 단체들의 전문성을 살린 창의적인 사업발굴 등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본 프로그램은 현지 사업수행을 위한 단순 지원에 그치지 않고 사업발굴을 위한 사전 교육 및 컨설팅 단체 간 네트워크 구축 등을 포함하는 포괄적인 역량강화 프로그램이라고 할 수 있다 기존 역량강화 교육프로그램과 차별되는 점은 사전 선정된 30여개 이상의 기관이 7~8개월에 걸친 긴 프로그램을 처음부터 끝까지 함께한다는 점이다 이 과정 중에서 네트워크 형성을 넘어서서 서로의 사업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돌아보는 상호 학습의 시간까지 가질 수 있다는 것이 무엇보다 큰 장점이다

눈에 띄는 변화 개발협력 시민사회의 다양화

참여기관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개발협력 시민사회가 정말 넓어지고 다양해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특징적인 부분을 살펴보면 첫째는 국내에서 장애인 직업교육 등 장애인을 수혜자로 사업을 진행하던 기관들이 대거 참여했다는 점이다 개발협력 사업에 있어 크로스커팅이슈로써 장애인이 수혜대상에

서 소외되지 않도록 하는 이슈에 대해서는 많은 논의가 된 바 있다 하지만 장애인을 직접 수혜자로 전면에 내놓은 사업은 많지 않았다 사업선정 심사에 참여한 한 심사위원은 ldquo이렇게 장애인을 직접 수혜대상으로 한 사업이 많았던 심사는 처음이다 긍정적인 변화로 보인다rdquo라고 이야기하기도 했다 둘째 국내 사회복지 사업 또는 대북사업을 중점적으로 시행하던 기관들이 해외사업에 눈을 돌리고 있다는 것이다 사업 수행 경험은 많지만 국제개발협력사업에 대한 경험이 부족하여 익숙하지 않았던 기관들에게는 낯선 용어와 사업수행 프로세스에 익숙해 질 수 있었던 기회였다 마지막으로 분야의 확장이다 전통적 개발협력사업에서 많이 볼 수 있었던 초등교육에서 한걸음 더 나아간 음악교육 과학교육과 같이 다양화되고 전문화된 사업이 시도되었다는 점이다 또한 에너지 마이크로크레딧과 같은 새로운 분야의 진출이 눈에 띈다

전년도 참가 단체인 정의로운 전환을 위한 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이하 에정연)는 라오스의 태양광 사업을 추진하였다 에정연은 태양광 시스템을 제공하는데 그치지 않고 이를 라오스 현지에서 관리할 수 있 도록 하는 교육 프로그램을 함께 구성하여 2013년 현재 열심히 사업을 수행 중에 있다 물꼬를 튼 것일까올해(2013년) 사업발굴 프로그램에는 환경에너지 분야 사업을 추진하는 기관들이 대거 참여하고있다 환경교육 태양광 에너지 적정기술 혼농임업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기관들이 사업발굴의 의지를 다지고 있다 전년도 사업에 참여했던 선배 단 체인 에정연은 새로운 참가 단체들을 위한 실무자 간담회에 참석해 경험을 공유할 예정이기도 하다 국제개발협력의 지형이 변화하고 있다 경험이 아무리 많아도 시행착오는 있게 마련이며 급변하는 이 시기에 겪어야할 어려움과 시행착오는 예전의 그것과 또 다를

한국 개발협력 시민사회에 신선한 바람이 불어오다

FOC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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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협력에 관한 관심이 날로 높아져가고 있다 높아져가는 관심만큼이나 민관협력사업도 확

대되고 있다 지난 3~4월 KOICA에서 열린 시민사회협력프로그램 및 글로벌 CSR 프로그램 설

명회가 개최된 KOICA 강당은 미리 설치된 의자가 부족할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몰렸다 그만

큼 많은 관심을 반증해준다고 할까 CSO 대학 기업 등 국제개발협력 관련 주체들이 날로 확

장되는 가운데이번에는 NGO의 변화에 주목해보자 이 글에서는 개발협력에서의 비전통적 시

민사회단체의 활약을 확인할 수 있는 lsquo민간단체 사업발굴지원 프로그램rsquo을 소개하고자 한다

것이다 비록 해외사업 경험이 짧은 초보 단체들이 주를 이루고 있는 프로그램이지만 이 기관들이 겪는 어려움을 서로 나누고 대안을 찾아내는 과정까지 초보라고 여겨버릴 것인가 그들이 흘린 땀방울과 의지를 보았다면 감히 그럴 수 없을 것이다 기관들이 보유하고

있는 각 분야의 전문성이 개발협력사업에 잘 녹아난다면 엄청난 시너지효과를 기대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서로에게 배우면서 발전하는 개발협력 NGO에 대

한 기대

사업수행에 대한 사례공유에 목말랐던 이들 기관들은 자신의 경험을 나누고 실패를 나누는데 주저하지 않았다 서로들 부족하다며 겸손을 표하였지만 오히려 사업의 경험을 나누고 기관의 사업계획서를 공개하는 것에도 주저함이 없었다 교육 및 컨설팅에 참여한 기관들도(사업규모가 큰 기존의 개발사업 수행기관) 마음을 다해 주었다 교육을 실시한 강사 중 한 사람(기존 사업수행기관 실무자)은 자신이 작성했던 사업계획서를 그대로 공개하는 과감함을 보여주며 신규단체들에게 힘을 보태어 주었다 뒷얘기를 들어보니 이후 많은 신규단체에서 lsquo감사했다rsquo lsquo큰 도움이 되어 너무 감사하다rsquo 라는 이야기를 전했다고 한다 그러다보니 신규기관들 역시 타 기관과 협력하는 데 주저함이 없다 얼마 전 전년도 참가기관 3곳에 lsquo올해 프로그램에 선정된 단체들을 대상으로 하는 실무자 간담회에 참석하여 전년도 사업경험이나 현재 사업을 진행하며 겪는 어려움을 공유해 주실 수 있겠느냐rsquo는 요청을 했다 망설임 없이 최선을 다해서 준비하겠다고 전화기너머로 들려오는 목소리에 참 마음이 따뜻해졌다 이와 같은 신선한 바람이 개발협력 시민사회 전체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작년 프로그램의 막바지 즈음에 개인적인 감상에 젖어 페이스북 담벼락에 글을 남긴 적이 있다 ldquo이곳도 현장임을 느끼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rdquo라는 것이 글

의 요지였다 작년에 처음 수행되는 프로그램이다 보니 교육도 많이 어려워했고 단체 간에 어느 정도의 경쟁의식도 있었던 것 같다 그런데 오랜 기간을 함께하다보니 조금씩 마음을 열어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비슷한 사업을 기획하고 있거나 같은 국가에서 사업

을 계획 중인 기관들을 스스로 찾아가며 정보도 공유하고 네트워크도 구축했다 처음에는 바빠서 교육에 참가 못하겠다며 앓는 소리를 하던 분이 교육의 필요성과 중요성에 공감하며 아직 부족하니 또 교육에 참가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교육 중에 그렇게 외치던 ldquo현지 주민들과의 lsquo라포형성rsquo이 이런 것이구나ldquo를 느끼며 잠시 감성적이 되었던 기억이 문득 떠오른다

물론 교육 몇 번으로 현지조사 한번으로 창의적인 사업발굴이 되는 것은 아니다 또한 신규 단체의 특성이나 분야 전문성을 고려하지 않은 채 획일적으로 기존의 프레임 안으로 편입시키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있을 수도 있다 그렇지만 개발협력사업에 관심을 가지고 진입하려는 신규기관들에게 또는 어떤 이유로든 교육에 참여할 기회가 없었던 기관들에게 또는 네트워크 기반을 필요로 하고 있던 기관들에게 본 프로그램이 가지는 의미는 분명히 작지 않을 것이다

올해 참가기관 중 한 곳은 이런 말을 했다 ldquo저희는 그동안 저희끼리만 사업을 참 열심히 해왔어요 이렇게 지원 프로그램이 있는 줄도 몰랐고 다른 단체와 협력도 거의 없었던지라 이번 기회를 통해 다른 기관들의 활동도 알고 싶고 어떤 교육과정이 있는지도 궁금합니다 꼭 참여하고 싶어요rdquo

올해도 역시 바람이 분다 새로운 바람이~

박현정 작성

국제개발협력민간협의회 대외협력팀 간사

ODA Watch 청년활동가 8기

rianaprkgmailcom

교육에 참가한 활동가들의 모습 그들의 고민이 느껴진다 마지막 교육을 마치고 함께 찍은 단체 사진 KCO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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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체가 사는 길은 연대이며

활동가가 사는 길은 협력입니다

미얀마를 지원하는 단체 활동가들의 모임lsquo미지모rsquo

간디학교의 교가는 lsquo연대와 협력을 통해 활동을 만들어 가고 싶어 하는 미얀마를 지원하는 단체 활동가들의 모임(이하 미지모)의 꿈rsquo과 맞닿아 있다

미지모는 lsquo미얀마를 지원하는 단체 활동가들의 모임rsquo이다 함께 움직이고 있는 4개 단체(더프라미스 따비에 로터스월드 해외주민운동한국위원회)는 규모가 작다 첫 모임을 누군가 제안하고 선뜻 동의하여 출발한 지 불과 8개월이다 작은 것을 지향하는 활동가들이 만났다 회의시간 보다 뒤풀이 자리가 길고 공식적인 논의보다 비공식적 수다가 즐거운 곳이다 이제껏 우리가 만나왔고 생각해 왔던 (소위 주류라 일컬어지는) 국제개발협력NGO에서 보면 대수롭지 않을 수 있다 각자 생존하기 바쁘고 사업을 위해 경쟁하고 성공과 결과를 향해 질주하는 비즈니스와도 같은 국제개발 영역에서 사람중심의 협력을 통해 일궈가는 소소한 과정들이 얼마나 가치 있게 존중 받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ldquo미지모가 반드시 목표를 정해놓고 가는 것은 아닙니다 그냥 같이 가는 것입니다 뜻이 있는 활동가들이 함께 가는 과정 자체가 의미 있고 중요합니다 그 과정에서 성과가 있다면 좋고어떤 목표나 방식을 규정하지는 않습니다rdquo

미지모의 구성원을 동지로 여긴다는 로터스월드 민정희님의 생각이다

미지모가 정해진 목표를 두고 반드시 가야 하는 길이 없다고 해서 누구 하나 불안해하거나 강요하지 않는다 자칭 자발적 행동과 실천이 미지모의 강점이다 해외

현장에서 주민의 주인화 주민의 주체성 주민의 자발성만을 강조했던 활동가들이 스스로 모여 자발적 선택과 행동을 하는 모습은 흔히 행정에 밀리고 현장관리에 급급하며 프로젝트 실행에 힘겨워하는 국제개발NGO 활동가들에게서 쉽게 발견할 수 있는 모습은 아니다

ldquo크게 뭔가 성과를 내려고 욕심내지 않기 때문에 가능한 것 같습니다 성과가 중요했다면 자기 것을 차지하기 위해 많은 부분을 쟁취하고자 했을 텐데 아예 그런 마음 없이 시작하고 있습니다 그런 마음이 우리 스스로를 움직이게 합니다rdquo

어지간해서는 뭔가 미련 갖지 않고 훌훌 떠날 것 같은 로터스월드의 박영신님이 꾸준히 참여하는 이유이다

혹 우리는 분주하고 여유 없는 사람들이 더 많은 일을 열심히 훌륭히 해내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무엇이 문제인지를 근본적으로 고민하지 않고 어떻게 가고 있는지를 관행적으로만 되돌아보는 누군가에게 미지모는 어쩜 lsquo무(無)지모rsquo일지도 모르겠다

미지모의 첫 활동

미지모는 미얀마 마을에서 주민들을 직접 만나는 미얀마 활동가들의 가능성과 성장에 우선적으로 주목하고 있다 한국 본부에서 주민들의 마음과 생각 힘을 모아내는 일은 우선적 활동이 아닌지 오래 되었다 할 수 없는 것은 할 수 없다고 인정하는 것부터가 시작이다 미지모의 힘은 사실을 사실대로 아는 것이다 모르거나 못하거나 안 되는 것에 변명하거나 합리화 하지 않으

꿈꾸지 않으면 사는 게 아니라고아무도 가지 않는 길 가는 우리들 누구도 꿈꾸지 못한 우리들의

세상 만들어 가네우리 알고 있네 우리 알고 있네 배운다는 건 가르친다는 건 희망을 노래하는 것

NGO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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려고 한다 대신 문제를 대안으로 실천해 보고자 한다

ldquo한국에서 일하는 우리는 중간실무자입니다 현장실무자 특히 현장의 한국실무자들을 만나보면 우리와 같은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문제라고 하는 것 우리가 욕구라고 하는 것들이 해결되지 않아 힘들어 하고 있기도 합니다 서울 본부에서 일하는 우리는 이런 사실을 잘 모릅니다 뭔가 채워지지 않고 문제라고 여기던 것을 풀어가야 하는데 이런 것들을 현지의 활동가들과 하고 싶습니다 한국에서 파견된 실무자들을 생각하면 나랑 크게 다르지 않은데 항상 다르다고 생각하고 있는 건 아닌지 자문을 해봅니다 현지의 활동가들에게 우리가 함께 하면 꿈같던 일들도 실제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며rdquo

박영신님의 바람은 우리 모두의 바람이기도 하다

ldquo주민 현장 늘 어려운 존재입니다 우리가 주민을 또는 현장을 얼마나 아는지 우리가 안다는 그것이 주민의 또는 현장의 무엇을 알고 있는 건지 그런데 모른다고 해서 멈추지 않는다고 하는 것입니다 멈출 수가 없다는 것입니다 그럼 해야 하는데 그걸 하고 있는 사람이 하도록 해야 합니다 그 사람이 바로 미얀마 현지의 활동가들입니다 그 활동가들이 우리의 고민보다 좀 더 얕을지는 모르지만 그들이 할 수 있는 게 우리보다 훨씬 많습니다 아마 알면 더 잘 할 것입니다rdquo

미지모를 제안한 해외주민운동한국위원회의 강인남님의 근본 고민은 미지모 모두의 고민이기도 하다 그것은 미지모의 첫 활동으로 연결되었다

오는 6월 미지모는 2주의 일정으로 미얀마에 간다 미지모를 구성하고 있는 4개 단체 그리고 이 단체와 관계를 맺고 있는 15명의 미얀마 활동가들이 모인다 만나서 고민과 어려움을 함께 나눌 생각이다 미얀마의 과거 현재 미래에 대한 의식(觀)을 통해 미얀마에 대한 진지한 사유를 할 것이다 미얀마의 현재가 세계의 패러다임 속에서 어떤 위치에 있는지 마음의 자유와 평화 인류의 상생과 평등에 대한 진지한 자기 물음을 갖는 과정도 가질 것이다 국제개발의 참 의미 현지 활동가의 정체성과 역할 주민관계와 주민조직화에 대한 워크숍을 통해 자기 길을 스스로 만들어 갈 것이다 그리고 주민중심으로 지역개발이 이루어지고 있는 주민현장을 방문하여 우리 활동의 가능성을 넓혀갈 것이다 이 교육훈련은 미얀마의 젊은이로서 주민현장의 활동가로서 처음 가져보는 공동

의 성장과정이다 미지모는 이 교육훈련을 만들어 내기 위해 미얀마 현지 활동가에게 묻고 피드백하고 교육프로그램을 짜고 미지모의 생각을 보태 다시 묻는 과정을 가져왔다 미지모답게 해보자는 것이었다

이들은 9월에 다시 한국에 온다 미얀마 현지에서 실현 가능한 아이디어를 좀 더 넓게 찾아보자는 것이다 독재국가에서 오래 갇혀 왔던 열정과 신념을 활동으로 연결시키기 위해서이다 직접 눈으로 보고 듣고 느끼고 함께 구상하는 것이다 사회와 세상을 보는 눈 그것은 그들의 힘을 배가시키는 동력이 될 것이라고 미지모는 믿는다 설령 이제와 다를 바가 없다 하더라도 한국의 협동조합과 518기념재단 방문 크고 작은 지역사회 조직을 방문하며 이들이 느끼고 생각했을lsquo그 시간의 울림rsquo에 미지모는 행복할 것이다

미지모를 위하여

미지모는 참 다른 개개인이 모였다 주류가 될 수 없는 소박한 이들이다 김수환추기경님의 말씀대로라면 바보 같은 이들이 모였다 바다가 되기보다는 늘 흐르는 냇물이 되기를 자처하는 이들 자신의 생각을 끝까지 말하지만 공동으로 모아진 결론에 대해서는 흔쾌히 받아들이는 이들 누군가 제안하면 진지하게 실현가능성을 모색하는 이들 미지모는 마음과 뜻이 모인 곳이다 그리고 그 방법을 찾고 있는 중이다

ldquo모든 곳이 그렇지만 국제개발협력분야에도 문제는 있습니다 그런데lsquo사건rsquo이라고 하는 것은 그 문제를 그냥 보고 넘기지 않는 것에서 만들어 지는 것 같습니다 실제 이 모임 안에서도 변화를 꿈꾸는 변화를 시도해 보려는 마음이 간절합니다 그런데 그것은 특별한 사람이 모여서 특별한 일을 만들어서 되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입니다 미지모는 같이 모이면 힘이 납니다 같이 만나서 이야기를 해보면 아무 것을 하지 않아도 만나는 것 자체가 힘이 납니다rdquo

사람들의 lsquo진정성 있는 관계rsquo를 성찰하게 하는 민정희님의 말이다

미지모는 돈이 없다 잃을게 없어서 당당하다 우리가 가진 전부가 있다면 함께 술 마실 돈 정도이다 미지모는 능력 있는 사람이 없다 한 사람이 특별하지 않아서 절로 협동심이 작용한다 우리가 가진 전부가 있다면 자연스럽게 나눠지는 우리 개인의 고민과 세상이야기를 주고 받는 술자리이다 이 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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를 통해 미지모는 서로가 서로를 성장하게 만든다

ldquo미지모를 통해서 사업을 같이 하는 것도 있지만 뭔 가 공감하는 부분이 더 넓어졌습니다 우리는 국제개발이나 미얀마만을 이야기하지 않습니다 그것을 뛰어 넘어서 우리가 지향하는 가치에 대해 같이 공유하고 사례들을 나눕니다 그리고 그것을 한국의 국제개발협력시민사회와 공유하기 위해 미지모속에서도 또 다른 협력을 만들어 냅니다 그래서 한 단체가 하기 힘든 벅찬 일을 함께 만들어 갑니다rdquo

더프라미스와 로터스월드는 또 다른 협력사업을 구상 중이다 미지모는 바람직한 모델이 되기를 희망한다 같은 국가 안에서 같은 활동을 하는 단체들이 모이고 비슷한 생각을 지닌 활동가들이 만나고 작은 단체가 모여 협력하고 누군가에게는 꿈이 되기도 하고 어느 단체에게는 lsquo또 다른 방식의 국제개발이 가능하다rsquo는 발상의 전환을 일으켜 주고 싶기도 하다 그러나 그것이 우리의 목표가 될 수는 없다 lsquo함께 하는 과정을 통해서 어느 지점엔가 도달했더니 그렇게 되어 있더라rsquo라는 결과를 낳고 싶은 절실함이다 미지모는 그 절실함을 다른 국제개발협력 단체들과 소통하고 나누고자 한다

ldquo우리가 처음에 함께 하기로 했던 이유를 잊지 말아야 합니다 어떤 성과나 결과물 보다는 단체도 함께 하고 활동가도 함께 해야 한다는 것을 유지해야 합니다ldquo

미지모의 대표 따비에 정보임님의 말이다 미지모가 절대 잃지 말아야 할 초심이다

미지모의 정기 모임에 따비에의 한 활동가가 왔다lsquo달다rsquo라고 하는 아담하고 정취 있는 이름을 가진 신입활동가이다 미지모 신입활동가의 칭찬에 우리는 모두 웃었지만 우리가 이미 누군가의 꿈이 되고 있다는 사실은 우리가 무엇을 노력해야 하는지를 다시 깨닫게 해주었다 달다님과 같은 꿈이 모이면 미얀마 주민들의 꿈도 그들이 주인이 되는 방식으로 익어갈 것이다

ldquo마웅저대표님과 정보임대표님이 미지모에 다녀오시면 이야기를 해주시는데요 저는 그걸 듣고 놀라웠습니다 다들 서로 각자 영역에서 따로따로 경쟁하듯이 한다고 생각했었고 실제 그런 모습들은 외부에서 봤을 때 선입견을 갖게 하거든요 그런데 안을 들여다보니 lsquo실무자들이 뭔가 다들 열심히 하고 있구나rsquo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늘 와서 느낀 것은 내가 만약 이 활동을 계속 하게 된다면 10년 후 15년 후 선생님들 같은 모습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실제 사무실 안에서 있을 때는 뭔가 그림이 잘 안 그려지기도 하고 지금까지 국제개발은 잘 모르겠다고 말하고 다녔는데 오늘 참가하고 들으면서 그림이 좀 더 그려져서 알 것 같기도 해요 처음 듣는 이야기 처음 듣는 상황도 많아서 많이 듣고 배우게 되었습니다rdquo

OWL 원고 기고를 요청 받고 미지모는 기고의 여부 누가 쓸 것인가 어떻게 쓸 것인가에 대한 의견

회의 중인 미지모의 모습 유보미

NGO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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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 모아갔다 미지모는 출발이다 자랑할 것도 내놓을 것도 검증 받은 것도 인정받거나 비난 받을 것도 없다 미지모는 누군가에게 말을 하고 싶은 것이 아니다 우리 스스로 다짐하며 보여주고 싶다

연대와 협력을 통해 더 많은 것을 일궈갈 수 있다는 것 뜻이 분명하면 방법은 만들어 진다는 것 100개의 사업보다 뜻을 가진 여섯 사람이 더 소중하다는 것 정보임 강인남 달다와 같은 후배들에게 마웅저 민정희 박영신 옥세영 유보미와 같은 선배들이 더프라미스와 로터스월드 같은 선배 단체들이 따비에와 KOCO(해외주민운동 한국위원회)같은 후배 단체들에게 분명 힘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그래서 우리는 서로가 선배이며 서로가 후배이다 서로 가르치며 서로 배우는 것이다 미지모가 만들어 갈 국제개발협력의 혁신을 꿈꾸며 미지모는 꿈꾸는 길로 최선을 다해 갈 것이다

OWL의 원고 작성을 위해 우리가 모이는 날 따비

에 마웅저 대표님은 518기념행사 준비회의에 참석

하시느라 함께하지 못하셨습니다 더프라미스의 유

보미님은 3년 만의 휴가를 만끽하셨고 옥세영님은

건강상의 이유로 참석하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작은

시간들이지만 우리와 함께 출발했던 지구촌나눔운

동의 김민영님도 미지모 안에 있었음을 기억합니다

미지모 작성

babolif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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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에 공감과 연대가 필요한 이유- 로터스월드 민정희 국장과의 인터뷰 -

인터뷰에 열중하고 있는 로터스월드민정희 국장의 모습

OWL 독자들을 위해 간단한 자기소개먼저 부탁 드립니다

안녕하세요 로터스월드 민정희 사무국장입니다

지난주에 큰아들을 군대 보낸 두 아들의 엄마이기도 하

지요 불교신자이기도 하고요 저는 대학 시절에는 불교

학생회에서 시민운동을 경험했고 실제로 졸업 후 몇 년

간은 관련 단체의 간사로도 활동했어요 결혼 후 한국여

성단체연합에서 활동하다 한국불교국제네트워크의 국

제이슈 담당 실무자로 활동했어요돌이켜보면 이때 개

도국 현지에 오가면서 국제개발협력 활동을 알게 되고

서서히 인연을 맺기 시작했던 것 같아요 사실 저는 로

터스월드 창립시절부터 도왔고 2006년 2월부터 함께

하기 시작했어요 중간에 잠시 대학사회봉사단으로 이

직 했다가 다시 복귀한지는 1년 8개월 정도되었습니다

로터스월드에서의 저의 1막과 2막을 비교해보면 확실히

처음 왔을 때는 일종의 문제의식이 크게 없었던 것 같아

요 해외출장을 자주 오가며 현지 주민들과 많이 접촉하

긴 했지만 특히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내가 주민을

어떻게 바라보아야 하는가 등에 대한 생각을 깊게 하지는

못했던 것 같아요 이번에 다시 돌아오면서 스스로 부족

한 부분을 깨닫고 배워야겠다는 생각이 먼저 들더라고요

제 나이가 적지는 않지만 (웃음)더욱 용기를 내서 움직이

고 있죠 최근에는 국제개발협력 관련 교육도 많이 수강하

고 사람들과도 적극적으로 교류하면서 서로의 경험을 나

누고 있어요 개발협력사회의 교류가 주는 긍정적인 면이

많아서 이러한 모임이 점점 늘어나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OWL이 만난 사람

lsquo한국 개발NGOrsquo에 대해 생각해보면 어떤 특징들이 머릿속에 떠오르시나요

주로 국제NGO 대형NGO 개신교도 중년의 남성 실무책임자들을 연상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번 OWL에서 만나본 로터스월드 민정희 사무국장은 불교를 기반으로 한 소규모 단체 활동가이자

사회운동가 출신의 여성 실무책임자로 개발NGO사회 내에서는 흔치 않은 경력의 소유자입∙니다

봄비가 내리던 4월 23일(화) 기존 개발협력 시민사회에 신선한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민정희 사무국장을 만

났습니다 OWL은 이 인터뷰를 통해 한국개발협력 시민사회가 점차 다양해지고 있는 단면을 나누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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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에 기반하는 단체로서 로터스월드가 존중하는 가

치는 무엇인가요 그리고 이러한 가치가 사업방식에

실제로 적용되고 있는지 궁금하네요

저희는 평등 평화 자비 세가지 가치를 중점으로 삼

고 있어요 부처가 살아온 모습 그대로 그가 계급을

부정하고 전쟁을 반대했던 것처럼 평등과 평화를 추

구하고 불교사상에서 가장 기본적인 자비는 공감과

연대의 마음을 지향하지요 그렇지만 저희 역시도 실

제 사업에 이러한 가치들을 녹여내는 것이 아직은 많

이 부족한 것 같아요 현지 주민보다는 사업을 수행

하는 단체 중심으로 진행되고 국내후원자들의 요구

에 따라가는 것들은 저희뿐만 아니라 아마 다른 단

체들도 상황이 비슷하리라 생각됩니다 막상 사업 이

후의 관리는 부족하면서 후원자들에게 성과를 보여

주기 위해서 하는 사업이 너무 많다고 생각해요 막

상 현지 주민들이 필요하다고 요구한 것이 아닌데

도 우리가 일방적으로 사업을 진행하는 등의 문제들

말이죠 작년에 코빌(Covil)[1] 교육을 받으면서 이

러한 문제에 대해 더 생각해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빈곤 구조적인 폭력이 될 수 있음을 인지해야

그렇다면 현장사업에 이러한 가치들이

충분히 반영되지 못하는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요

문제의 원인과 결과를 제대로 보지 못하기 때문인 것

같아요 빈곤의 원인과 결과에 대한 근본적인 인식 즉

빈곤이 어디로부터 비롯되는가에 대한 정확한 인식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빈곤이 구조적인 폭력

이 될 수 있음을 깨닫는 것 말이죠 아직 한국의 국제개

발협력 역사가 짧기 때문에 충분히 실현되지 못하는 것

일 수도 있어요 빈곤문제가 단순히 해외에만 해당하

는 것이냐 하면 아니거든요 가난은 현재 우리 안에도

존재하고 있잖아요 저는 그렇기 때문에 개발협력분

야의 활동가들이 국내문제에도 더욱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생각해요 타인의 문제라고 생각했던 것을 나

의 삶의 문제로 받아들이는 순간 빈곤과 개발에 대한

보다 근본적인 접근이 가능해질 수 있다고 믿습니다

그러면 로터스월드가 중점을 두는 점은 무엇인가요

현재 준비 중이지만 lsquo현지NGO와 협력관계를 만들

자rsquo 라는 방향을 가지고 있어요 최근에 국제불교네트

워크에서 만난 단체들이 지역사회개발단체들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현지에서 활동했던 주민들의 권

한강화를 위한 활동을 하고 있는 단체들이죠 그래서

그분들의 활동경험을 배우고 우리의 사업 속에 녹여보

자는 생각을 가지고 있어요 권리에 기반한 관점 주민

운동적 관점에 대한 이야기들을 말이죠 사실 한국의

개발 NGO보다 현지에 있는 현지 NGO들이 더 그 지

역의 필요에 대해 잘 알고 현지 주민들에게 더 알맞게

일을 할 수 있는데도 현지 NGO를 바로 지원하는 단

체들이 많지 않아요 국제개발협력에서 현지 NGO는

조력자나 이해관계자 중 하나로 생각하기 때문이죠

그렇기 때문에 현지 NGO와 교류하면서 효과적인

사업과 주민권한 강화 등에 대해서 배우고 있어요

주민권한강화(empowerment)와 같은 경우에는 제

한된 자원 내에서 사업을 진행해야 하기 때문에 쉽

지 않지만 계속해서 노력하고 있는 사업 중 하나

에요 작년부터 주거 권에 대한 사업과 인권침해

지역의 주민들을 돕는 사업들을 하고 있고 미얀

마 모니와[2]에 대한 지원 사업도 이어가고 있어요

개발협력은 타인의 삶에 개입해서 변화를 주는 것이니

보다 신중한 접근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그러다 보니 정

말 필요한 것은 개발에 대한 철학과 윤리인 것 같은데요

네 맞아요 정말 공감하는 부분이에요 자기성찰

이 정말 중요하죠 개발NGO를 비롯한 시민사회가

항상 정부에게 문제 제기하는 부분이 바로 한국 개

발원조의 양적 성장인데 그렇다면 과연 우리 안에

는 이러한 문제가 없는지 되돌아봐야 하지 않을까

싶네요 우리 안에도 협력이나 연대하는 분위기보

다는 경쟁하는 모습이 주로 보이는 것 같아요 이러

한 모습이 우리가 무엇을 위해 이런 일을 하고 있는

지 여과없이 드러내고 있죠 이러한 이슈들을 함께

논할 수 있는 공론의장 또한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이제는 민 민협력을 위해 노력해야 할 때

국장님께서는 오랫동안 시민사회운동을 해오셨고 지

금은 개발NGO에 있으신데 서로 다른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1코빌(Covil) 코빌(Covil)은 Community Organizing과 Village의 합성어로lsquo지역과 함께 주민과 함께하는 주민운동rsquo의 방향성을 가진 활동가 조직이다2 미얀마 모니와 이 지역 주민들은 지역정부의 요청에 따라 농지를 3년간 중국구리광산회사에 빌려주고 3년이 지나도록 땅을 돌려받지 못하자 시위와 농성을 벌여왔다그러나 지난 11월말 화염방사기를 동원한 정부의 강제진압으로 100여명의 주민들과 스님들이 심한 화상을 입는 사태가 발생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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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스월드 사무국 앞에서 한재광 총장 민정희 국장 조이슬 간사 권아람 인턴의 모습 (왼쪽부터 차례대로) ODA Watch

먼저 상대적으로 인적자원과 재원이 시민사회에 비

해 풍부한 것 같아요 그리고 다들 정말 공부를 열

심히 하시는 것 같아요 (웃음) 특히 국제개발협력

에 관한 기술적인 방법론에 대한 학습도 많고요 하

지만 전체적으로 시야를 넓힐 수 있는 분야에는 공

부가 부족한 것 같아요 그리고 상대적으로 단체

들 간의 연대 협력은 비교적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

는 것 같아요 국내에서 협력하지 못하면 개발현장

에서 주민들과 협력을 이루기가 더욱 어렵잖아요

다른 단체와 연대 협력하는 모습이 부족한 것은 그만

큼 기존에 교류가 없어서가 아닐까요 국제개발협력

시민사회 내에서의 교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

최근 민관 협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반면 정작

민 민 간의 협력을 위한 노력은 아직 많이 부족한 것 같

아요 민간 단체들끼리 같이 사업을 해보면 서로 많이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예를 들어 환경 분야의 기

후변화 이슈는 매우 중요하고 구조적 변화가 필요함에

도 개발협력 사회에서는 큰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죠

민 민 간의 연대와 교류의 활성화를 통해 이와 같은 이슈

를 같이 대응해나가는 노력도 필요하지 않을까 싶네요

말씀을 들으니 다양한 단체들간의 만남이 중요하다고

생각됩니다 다양한 종교적 배경을 가진 분들이나 사

회운동을 하시는 많은 분들이 개발 NGO 커뮤니티에

합류하셔서 함께 토론할 수 있는 장이 마련되어야 하

지 않을까요

저도 국내에서 운동하시는 분들이 개발협력분야에 함

께 들어와서 같이 서로의 운동을 공유하고 나누는 시

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저희 단체를 비롯한 몇 단

체들이 함께 미얀마에서 개발활동을 수행하는 단체들

의 모임인 미지모[3]를 구상하고 추진하게 된 이유이

기도 하죠 미지모는 단체들이 서로 연대하고 협력해

야 한다는 생각으로 시작하게 되었어요 단체 간 협력

을 준비하며 실무자들끼리 모여보니 모두 코빌 교육

을 함께 받았던 사람들이더라고요(웃음) 모임을 하

면서 함께하는 기쁨을 많이 느끼고 있어요 미지모 사

람들 모두 지향하는 바가 비슷하기 때문에 서로 동지

애도 느끼죠 미지모 같은 모임들이 다른 단체들 사

이에서도 많이 이루어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미

지모에서도ldquo왜 우리 커뮤니티 내에서는 같이 협력하

는 사업이 없나rdquo 라는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어요

사실 단체와 단체가 서로 교류하고 협력하게 되면 서

로 배울 수 있는 점이 아주 많은데도 그런 모임이 많

지 않은 것 같아요 처음에는 힘들겠지만 같이 공동으

로 사업도 해보면 서로가 배울 수 있는 점이 많다고

생각해요 그 시간을 통해 개발협력에 대한 가치와 지

향점에 대한 생각들도 공유될 수 있으리라고 봅니다

ldquo누군가는 관심을 가지고 끊임없이 문제제기를 할

때 변화가 생기죠rdquo

현재 개발협력 시민사회의 구성원과 구조를 보면 실무

자는 여성이 많지만 실제 사업과 정책을 결정하는 위

치는 대부분 남성들로 이뤄져 있는데요 이에 대한 국

장님의 견해는 어떠하신지 궁금합니다

아무래도 남성중심의 사회구조를 그대로 반영한 모습

으로 보이는 것 같아요 젠더 문제에 대해서 관심을 가

지고 변화를 이루어야 하는 거죠 결국은 끊임없는 문

제제기가 필요하지 않나 싶어요 조직 내에서 불합리

한 것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고 여성들이 일을 할 수

OWL이 만난 사람

3 미지모 미얀마를 지원하는 사람들의 모임이란 뜻으로 로터스월드 프라미스 코코 따비에 4단체가 공동으로 만든 모임 이번 77호의 NGO현장 코너에서 개발협력 분야의 새로운 움직임인 lsquo미지모rsquo에 대해 다루고 있습니다 미지모의 활동이 궁금하신 분들께서는 해당 기사를 참고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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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스월드 사무국 앞에서 한재광 총장 민정희 국장 조이슬 간사 권아람 인턴의 모습 (왼쪽부터 차례대로) ODA Watch

있는 사회적인 여건이나 환경에 대해서도 누군가는 이

야기해야 하는 것이죠 이점에서는 저부터 시작해야 한

다고 생각해요 끝으로 활동가의 가장 중요한 자질은

바로 공감하는 능력이라고 생각해요 신문만 봐도 세

상에 너무나 많은 일들이 있어서 곧 잘 무력감에 빠지

기도 하죠 하지만 이러한 일들에 대해 일차적으로 관

심을 가지는 일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우리가 당장

하고 있는 일 이외에는 관심이 없어서는 안 되죠 조금

더 공감능력을 확장해서 세계에서 일어나는 여러 가지

고통에 대해 관심을 갖는 것 자체가 세상을 바꾸는 첫

발자국이라고 생각해요 개인적으로는 단체의 성과로

인정되지 못하는 일에 대해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하

는 게 아쉽지만 꼭 돈을 보내주지 않더라도 관심을 가

지는 자체가 연대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누군가의

고통을 알아주는 자체로도 그 사람에게 위로가 될 수

있기 때문이죠 그래서 사업으로 진행하지 못해도 일

단은 그러한 사실들을 회원들에게 알리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활동가의 역할은 사람들의 관심을 일깨워주고

공감할 수 있도록 운동해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국장님의 20여 년 간의 활동을 압축적으로 살펴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야기를 들으면서 앞으로의 활동

이 더욱 궁금해지는데요

저는 단체보다는 그 안의 사람을 잘 키워내고 싶어

요 이제까지의 저의 경험을 바탕으로 후배들을 잘 키

워서 올바르게 사업할 수 있도록 이끄는 역할을 하고

싶네요 또 출장처럼 짧은 시간이 아니라 현장에 가

서 오랜 시간을 주민들과 함께 보내고 또 사업현장을

구체적으로 보고 경험하는 시간도가지고 싶어요 이

제 아이들이 다 커서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해요 (웃

음) 마지막으로는 제가 가지고 있는 연대와 협력의

경험들을 가지고 현지 지역사회경험들을 한국의 개

발협력 분야에 소개하는 역할을 해나가고 싶습니다

인터뷰 시간 동안개발NGO 활동가로서 올바른 개발

협력의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해 매 순간 끊임없이 성

찰하고 문제제기를 하는 민정희 국장의 모습이 인상

적이었다 기존의 개발협력사회 내에서 교류와 연대

가 더 활발히 이루어져야 한다는 말에도 깊이 공감했

다 파트너 국가 간의 연대와 협력이전에 우리가 먼저

교류하고 연대해야 하지 않겠는가 앞으로 국제개발

커뮤니티 내에서의 활발한 교류와 다양한 연대의 모

습을 기대해본다 이번 인터뷰를 통해 (필자는) 한국

개발협력 사회 특히 개발NGO에 불어오는 새로운 바

람 다양하게 뻗어나가는 물줄기의 흐름을 목격한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민정희 국장의 오랜 경험이 담긴

이야기를 들으니 앞으로의 활동이 더욱 기대가 된다

권아람 작성 ODA Watch 인턴

aramclsr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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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활동가

(YP)들이 꿈틀꿈

틀 원조투명성

캠페인 TF를

조직하다

방울방울 나무를 수놓는 저 꽃잎처럼

한국외대

청년들의

사무국 방문

반가웠어요

한국외대 학생들과 조이슬 간사의 모습 ODA Watch

ODA Watch 이모저모

마침내 봄이 왔습니다 물러 갈듯 말듯 끝까지 애태우던 추위가 사라지고 햇살이 온 대지를 따스하게 감싸 안아

주고 있네요 길거리 나무들도 화사한 꽃잎으로 몸을 단장하느라 분주해 보입니다 봄이 와서일까요 워치에도

새로운 식구들이 찾아왔답니다 올 봄 모두 함께 꽃을 잘 피워낸다면 가을 무렵에는 풍성한 과실을 기대해볼 수

있지 않을까요

지난 4월 26일(금) ODA Watch가

국제개발협력학회(KAIDEC)에서

매년 공모하는 ODA 학술활동 지

원사업에 선정되었습니다 이로써

KAIDEC으로부터 지난 2011년부

터 연속 3년 동안 지원을 받게 되

었는데요 워치는 공모사업을 통한

1200만원의 지원금으로 올 한해

lsquo한국 개발원조 투명성 제고 방안 정

책 연구사업rsquo을 펼쳐나갈 예정입니

다 OWL 독자 여러분들도 한국 개

발원조의 투명성을 높일 수 있는 방

안을 함께 고민해주시겠어요 더불

어 워치가 꾸려나갈 원조투명성 캠

페인에 대해서도 많은 관심과 참여

부탁 드립니다

지난 4월 29일(월)에는 한국외국어

대학교에서 온 4명의 학생들이 ODA

Watch 사무국을 찾아왔답니다 워치가

도대체 어떤 곳인지 무엇을 하는 단체

인지 궁금해서 오늘 인터뷰를 위해 열심

히 공부했다며 이런 저런 질문들을 쏟아

냈는데요 NGO에 관한 교양수업을 듣

던 중 사례발표를 위해 여러 단체 중 워

치를 선택하게 되었다는 청년들 고민

이 담긴 질문에 답하는 시간도 참 즐거

웠답니다 워치가 어떤 단체인지() 궁

금하신 분들이 있다면 주저 말고 서교동

에 자리한 저희 사무국으로 차 한잔 하

러 오세요~~ ^^

ODA Watch 청년활동가들이 국제

개발협력의 흥미로운 이슈를 lsquo씹고

뜯고 맛보고 즐기기rsquo 위해 뭉쳤습니

다 청년활동가들은 관심 있는 이슈

를 중심으로 모여서 팀을 꾸려 시민

의 목소리를 내는 활동을 해오고 있

는데요 여러 팀들 중에 그 동안 국

내외 개발협력정책과 담론을 중점

적으로 공부해왔던 정책감시팀과

DAC(개발협력체계 비평가)팀이 주

축이 되어 Task Force 팀을 구성해

원조투명성과 책무성에 대해 국제

국내사회가 어떠한 이야기를 해오고

있는지 힘을 합쳐 알아보기로 했답

니다 지난 4월 10일 대망의 첫 모임

을 가졌는데요 매주 수요일마다 모

여서 이슈도 알아가고 무엇보다 서

로를 알아가는 시간을 가지고 있답

니다 앞으로 저희 청년활동가들이

펼쳐나갈 활동 많이 기대해주세요

첫 모임 후 뒷풀이 장소에서 한 컷시작을 기념하는 와인 한잔과 함께 ODA Wat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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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DEC지원

ODA 학술활동

공보사업 선정

환영합니다

이재원 간사님

권아람 인턴님

이재원

간사의

한마디

지난 4월 신입직원 및 인턴채용을 통

해 이재원 간사와 권아람 인턴이 ODA

Watch와 함께하게 되었습니다 이재

원 간사는 지난 2012년 ODA 인턴으

로 이미 한해 동안 사무국의 일원으로

동고동락(同苦同樂 )해왔는데요 앞으

로 두 분과 함께 채워나갈 워치가 더더

욱 기대됩니다 OWL 독자 여러분들

께 전하는 편지도 읽어주세요 ^^

안녕하세요 5월부터 ODA Watch의 새 식

구로 함께하게 될 이재원입니다 워치의 청년

활동가로 시작하여 지난 해 ODA 청년인턴으

로 1년간 사무국에서 일하는 행운을 누렸었

는데 올해는 이렇게 간사로 인연을 맺게 되

어 무척 기쁩니다 앞으로 겸손한 자세로 관

계하는 모든 분들과 함께하며 lsquo해피에너지rsquo를

나acuteshy 수 있는 활동가가 되겠습니다 아름다운

봄날 좋은 소식 나acuteshy 수 있어 행복하네요 여

러분의 많은 응원 부탁드려요 감사합니다

워치의

최연소 기부자

는 누구

감동 어린 소식 하나 ODA Watch의

최연소 기부자를 소개합니다~ ^^ 바

로 세상의 빛을 본지 꼭 한 달이 되어

가는 박시윤 양이 그 주인공인데요 박

욱범님께서 따님의 탄생을 기념하며 너

무나 감사하게도 일시 후원을 통해 그

환희와 행복을 워치와 함께 나주셨답니

다 박욱범님은 OWL에 해외특파원으

로 글을 기고하며 워치와 인연을 맺기

시작했는데요 현재는 영국에서의 석

사과정을 마치고 잠시 한국에 들어와

ODA Watch의 자매 기관인 (사)글로

벌발전연구원 ReDI의 연구원으로도 함

께하고 계시답니다 너무 감사한 마음

에 시윤 양을 위해 작은 선물을 준비한

워치 사무국 후원 담당 간사님과 간략

한 증정식도 가졌답니다~ ^^ 시윤 양

앞으로 건강하게 무럭무럭 자라나길 바

랄게요 ^^

권아람

인턴의

한마디

안녕하세요 ODA Watch OWL 독자 여러

분 ODA Watch에서 인턴으로 함께하게 된

권아람이라고 합니다 저는 인권에 관심이 많

아서 작년 하반기에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

에서 4개월 정도 일을 했었어요 앰네스티에

서는 인권의 관점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연대

운동의 방향성을 배울 수 있었는데요 ODA

Watch에서는 또 어떤 것들을 배우고 생각하

게 될 지 궁금하고 매우 기대가 되요 일한 지

이제 겨우 2주차인데 하루하루 많은 것들을

배우며 비판적인 관점으로 개발협력을 바라

보는 눈도 기르고 있어요 ODA Watch를 알

게 되어서 그리고 함께 일하게 되어 반갑습니

다 앞으로 독자 여러분들을 자주 뵐 수 있길

기대할게요 )

박욱범 님과 이재원 간사 ODA Watch 권아람 인턴과 이재원 간사 ODA Watch35

36

37

3월 재정보고

[ ODA Watch 살림살이 ]

ODA Watch는 투명한 재정운영을 원칙으로 합니다

소중한 후원금으로 운영되는 워치의 살림살이가 어느 곳에 어떻게 쓰여지는지

후원자 여러분과 OWL 독자들께 보고드립니다

워치의 살림살이에 더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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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DA Watch는 2006년 설립 이래로 한국의 국제개발협력 사업 및 정책이 인권 bull 평등 bull 연대에 기반하여 보다 책임 있게 효과적으로 사용되어 개발도상국의 빈곤퇴치 및 지속가능한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한국 대외원조의 정책을 지속적으로 감시 bull 제언하고 대안을 고민하는 참여형 시민사회단체(Civil Society Organization CSO)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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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7: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77호(2013.05.03)

를 제공받는 파트너국가 별로 세세한 예산 지원추이를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변화이다

또한 형태별로는 프로젝트형 원조와 개발컨설팅 원조로 분류된다 올해부터 새롭게 도입된 국제개발컨설팅 프로그램(Development Experience Exchange Part-nership 이하 DEEP [3])은 국별 맞춤형 컨설팅 사업으로 명시되어 있으나 분류 상으로는 프로젝트 형태의 사업을 제외한 예산을 전반적으로 포괄하고 있다

올해 KOICA가 집행하는 무상원조 총액은 5413억 원이고 이는 작년에 비해 약 88(438억 원) 증가한 금액 이다 중점협력국 26개국 및 분쟁 후 재건국 3개국(아프가니스탄 이라크 팔레스타인)을 포함한 총 53개국에 KOICA 전체 예산의 51인 2749억 원이 지원될

lt표 2 gt2013년도 부처별 ODA 예산 현황(잠정치)

자료 2013년 국제개발협력 종합시행계획

lt표 3 gtKOICA 2013년 예산 세부내역

자료 2013년 KOICA 대외무상원조 사업계획

3 우리 개발경험의 효과적인 전수를 목적으로 한 개발컨설팅 프로그램 (KOICA 2013년 예산안) 7

예정이다 lt그림 1gt과 같이 지역별로는 아시아 태평양55 아프리카 21 중남미 13 중동 CIS 11의 비중으로 배분되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KOICA가 집행하는 무상원조의 623 가량이 중점협력국에 지원되고 있으며 최빈국 및 저소득국 지원비율은 457이다

지역별 원조 외에는 민관협력 해외봉사단 등의 글로벌프로그램과 홍보 경상운영비 등이 포함되는 협력사업지원 등에 재원이 배분된다 참고로 KOICA의 경우 국제기구 분담금 성격의 예산은 2011년부터 기관 예산에서 제외되었다 또한 동아시아기후파트너십 사업 역시 2008-2012년 간 사업이 종료됨에 따라 주요 사업의 성과평가 및 홍보에 소요되는 5억 원을 제외하고는 예산에서 제외되었다 글로벌녹색성장연구소(GGGI)의 경우에도 작년 10월경 국제기구로 전환됨에 따라 외교부로 예산이 이관되었다

2013년 ODA 예산 살펴보기 ③ EDCF

다음으로 EDCF는 2013년 기관 차원의 총 수입이 7551억원이며 그 중 원금 및 이자 상환에 해당하는 정부내부지출금 162억원과 여유자금 463억원을 제외한 6926억원이 EDCF에서 집행하는 총 예산으로 볼 수 있다 이 중 유상 ODA로 집계되는 금액은 대개도국차관사업에 해당하는 6686억원이다 이는 전년대비 87(535억원) 증가한 것이다 지역별로는 아시아 67 아프리카 20 중남미 7 기타 6로 분류할 수 있다 [4] (승인액기준) 2013년 국제개발협력 시행계획에 따르면 2013년 잠정 승인계획 상 중점협력국에 지원되는 유상원조 비율이 70 내외에 달한다고 명시되어 있으나 실제 ODA Watch가 제공받은 EDCF 기금운용계획서 에서는 이를 확인할 수 없었다 이는 EDCF 예산안이 지역별 단위(동아시아 서아시아 동아프리카 서아프리카 유럽CIS 중남미 중동 태평양 등) 당 전체규모만 명시되어있고 각 지역별 국가 단위에 소요되는 예산으로는 구체화 되어있지 않기 때문이다

차관사업을 제외한 사업비로는 차관사업진행컨설팅(61억원)과 경제협력기반구축(20억원)사업 그리고 ADB 미래탄소펀드출자액(57억원)이 있다 그 외 기금운영비로 102억 원이 책정되었다 양자원조 사업 형태별 예산 심층 분석

다음으로 양자원조의 사업 형태별 예산 추이를 심층적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ODA 예산의 전체 규모 유형

(양자 및 다자 무middot유상 원조) 지역 및 국가별 배분 추이에 대해서는 OWL에서 이미 여러 번 살펴보았다 [5] 2015년까지 ODAGNI 025 달성을 목표로 정부는 ODA 규모를 지속적으로 증가시키고 있으며 금년 예산은 2조 411억 원(GNI대비 016)으로 추산된다 2011년 이후 양자원조와 다자원조 예산 비율은 73이고 양자원조 가운데 무상원조가 유상원조보다 조금 많은(5347) 상황이다 지역별로는 아시아 중점 원조 기조가 유지되고 있고 국가별로는 26개 중점협력국에 예산이 집중되고 있다 이와 같이 ODA유형 지역 국가별 배분 추이에는 큰 변화가 없는 반면 사업 형태별로는 프로젝트 사업의 비중이 줄어들고 있다 대신 초청연수 민관협력 긴급구호 개발컨설팅 사업이 전체 예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lt국제개발협력 기본계획(2011-2015년)gt에도 유상원조 추진계획 가운데 하나로 정부 민간 연계 확대 방안이 제시되었고 무상협력의 경우 해외긴급구호 민관협력 개발컨설팅 사업의 비중을 제고하는 계획이 수립되었다 그렇다면 이와 같은 계획들을 실현하기 위해 이를 뒷받침할 예산 또한 충분히 반영되었을까 lt기본계획gt에 제시된 또 다른 목표인 ODA 평가 강화 ODA에 대한 국민적 지지기반 확대 정책연구 역량 강화를 위한 예산은 충분할까 한편 편성된 예산을 효과적으로 집행할 수 있는 시스템은 갖추어져 있을까 혹시 급속한 예산 증가에 따른 문제점은 없을까 계획 수립 예산 편성 사업 집행 평가 및 피드백 과정으로 이어지는 일련의 ODA 사업 과정에서 예산 편성은 한국 ODA의 실질적인 전략과 우선순위를 보여주는 의의가 있다

lt그림 1gt 무상원조 지역별 중점협력국 소득수준별 지원 비중

4 2013년 국제개발협력 종합시행계획5 (OWL 74호) 2013년 한국의 국제개발협력을 전망한다 등

지금 정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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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t표 4 gt 2013년 EDCF 수입∙ 지출계획 총괄 자료 2013년 EDCF 기금운용계획

6 국회예산정책처 2013 2013년도 예산안 부처별 분석Ⅱ(외통위 국방위)

다음 장에서는 분절화 문제의 해소가 시급한 사업(개발컨설팅 및 초청연수) 장기적 관점의 지원이 필요한 사업(민관협력) 예산을 대폭 늘려야 하는 사업(홍보 평가 연구)으로 나누어 현황과 문제점을 살펴보았다

분절화 문제의 해소가 시급하다 개발컨설팅 및 초

청연수사업

개발컨설팅 사업은 최근 가장 주목 받고 있는 ODA 사업 형태이다 정부에서는 개발컨설팅 사업의 비중을 확대하여 lsquo소프트웨어 중심 원조rsquo를 강화하고 한국형 ODA 모델 및 다른 원조 사업과도 연계하겠다

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2013년에는 KOICA(DEEP) 기재부(KSP) 방통위 고용부 국무조정실 안행부 등 모두 6개 기관이 26개국을 대상으로 58건의 개발컨설팅 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올해 개발컨설팅 사업 예산으로 책정된 607억원 가운데 KOICA(375억원)와 기재부(207억원)가 대부분의 예산을 차지하고 있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부분은 KOICA에서 각종 기술협력 사업에 DEEP(Development Experience Ex-change Partnership) 이라는 이름을 붙이고 개발컨설팅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점이다 외교부와 KOICA는 지난 2월 관련 연구소와 기업들을 아우르는 lsquo개발컨설팅 네트워크rsquo를 출범시키기도 했다 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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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t표 7gt 홍보 평가 연구 관련 예산 추이(2009-2013)

지금 정부는

lt표 5gt 양자원조 예산의 사업 형태별 추이(2010-2013)

부에서 경제발전경험 공유사업(KSP)의 예산 및 사업 규모를 빠른 속도로 확장하고 있는 가운데 개발컨설팅 사업을 둘러싼 부처 간의 주도권 경쟁이 격화될 가능성이 높다 늘어난 개발컨설팅 예산을 효율적이며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대책의 마련이 시급하다

초청연수 사업도 분절화 문제가 발생할 소지가 크다 2013년을 기준으로 15개 기관에서 46개국 310개 과정 9천 여명을 초청하는데 모두 1021억원의 예산이 배정되어 있다 특히 올해에는 KOICA 이외에 각 부처 및 기관들이 별도로 진행하는 초청 연수사업이 증가하였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에 따라 전체 초청연수 사업 예산 가운데 KOICA가 차지하는 비중이 78에서 45로 줄어들었다 부처 및 기관별 예산 규모는 KOICA(465억원) 교육부(406억원) 안행부(40억원) 문광부(40억원) 순이다 lt2013년 국제개발협력 종합시행계획gt에 따르면 외교부에서 올해 내로 초청연수 효율화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초청연수 효율화 방안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해외봉사단 사업의 예산 통합 사례를 면밀히 검토할 필요

가 있다 2009년 정부 각 부처와 기관에 분산되어 있던 해외봉사단사업이 통합되어 lsquoWorld Friends Ko-rearsquo가 만들어졌다 또한 2011년에는 해외봉사단 사업과 관련된 4개 부처의 6개 사업 예산이 KOICA로 통합되었다 그러나 예산만 KOICA에 통합 편성되었을 뿐 실제 사업은 여전히 각 부처에서 개별적으로 수행되고 있기 때문에 여전히 통합의 효과가 미흡하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6] 초청연수사업의 효율화 방안을 마련하는 과정에서도 사업을 전반적으로 조율하는 컨트롤 타워의 구성과 예산의 통합 사업 집행의 통합이 단계적으로 고려될 필요가 있다

장기적 관점의 지원이 필요하다 민관협력사업

민관협력 사업은 정부 NGO 기업 대학의 포괄적 파트너십을 활용하여 이뤄지고 있다 lt국제개발협력 선진화방안gt에 따르면 정부는 민관협력 사업 예산을 2010년 90억원에서 2015년에는 900억원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한편 KOICA에서는 2013년 민관협력 예산으로 전년 대비 51억원 줄어든 317억원을 책정했다 국별 시민사회(CSO)협력 프로그램 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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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 2012년 118억원에서 2013년 154억원으로 증가한 반면 대학과의 파트너십을 통한 개발협력사업은 2012년 184억원에서 2013년 97억원으로 줄어들었다[표 6 참고] 한편 EDCF에서도 민자사업(PPP)을 장려하고 기업의 참여를 활성화하기 위해 EDCF를 활용한 해외 민자사업 진출 설명회를 개최한 바 있다

ODA사업에 대한 민간의 참여를 적극적으로 확대해야 한다는 점에 대한 공감대는 이미 형성되어 있다 문제는 예산 배분의 우선 순위와 원칙이다 무엇보다도 대학과 민간단체들이 기본적인 인프라 및 단체의 역량을 갖추는데 예산을 우선적으로 배분해야 한다 지원 성과에 대한 엄밀한 평가는 중요하지만 단기적인 성과를 예산 지원과 직접적으로 연계시키는 방식은 지양해야 한다 아직 사업 초창기라는 점을 감안하여 대학과 단체들이 충분한 역량을 갖출 수 있도록 장기적인 관점의 지원이 필요하다 또한 기업의 경우에는 국제개발협력 사업의 성격에 대한 이해가 부족할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민관협력 사업의 일환으로 추진되는 글로벌 사회공헌 프로그램이나 민자사업이 기업의 이익 추구를 위한 도구로 변질되어서는 안 된다는 원칙을 지속적으로 강조할 필요가 있다

예산을 대폭 늘려야 한다 홍보 평가 연구 관련

예산

홍보 평가 연구 관련 예산은 비록 파트너국의 발전을 위해 직접적으로 쓰이지는 않지만 한국 ODA의 효율성 및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필수적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아래 lt표 7gt에서 확인할 수 있는 것처럼 KOICA와 EDCF의 홍보 평가 연구 관련 예산은 현상 유지 또는 소폭 증가하는데 그쳤다 예전에 비해 사업 규모가 대폭 증가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ODA예산 배분 과정에서 홍보 평가 연구 사업의 중요성이 전반적으로 강조될 필요가 있다특히 지금과 같이 ODA규모를 대폭 확대해나가는 시기에 적극적인 홍보에 노력을 기울임으로써 국민들에게 ODA에 대해 알리고 이를 통해 국민 지지기반을 확대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KOICA의 홍보예산은 3년째 제자리 걸음 중이다 지구촌 체험관 관리에 소요되는 예산을 제외하면 실질적인 홍보활동에 쓸 수 있는 예산은 오히려 줄어들었다 EDCF의 경우 개발협력 인식증진을 위해 올해 6억원 이상을 쓸 계획이다 ODA에 대한 국민들의 인지 제고를 위해 두 기관 모두 더 많은 예산을 투입할 필요가 있다

lt표 6 gt2013년 KOICA 민관협력 사업 예산 내역 자료 2013년 KOICA 대외무상원조 사업계획

lt표 8 gt2013년 KOICA 홍보 사업 예산 내역 자료 2013년 KOICA 대외무상원조 사업계획

lt표 9 gt 2013년 KOICA 사업평가 사업 예산 내역 자료 2013년 KOICA 대외무상원조 사업계획

lt표 10 gt 2013년 KOICA 연구조사 사업 예산 내역 자료 2013년 KOICA 대외무상원조 사업계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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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ODA사업평가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대책은 이미 마련되어 있다 통합평가지침과 매뉴얼이 만들어졌고 『기본계획』에도 평가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들이 제시되어 있다 그러나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예산은 여전히 충분하지 않다 일부 공여국은 별도의 독립적인 평가 기관을 설립하여 사업 평가의 혁신을 꾀하고 있는데 반해 KOICA는 13억원 가량의 예산으로 모든 사업을 평가해야 한다 또한 프로그램프로젝트 성과평가에 절반 가량의 예산이 배분되기 때문에 평가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쓸 수있는 예산은 많지 않다 한편 EDCF는 사업심사평가연구 항목으로 올해 11억원의 예산을 배정했다 무middot유상 원조모두 평가예산을 대폭 확충하여 개별 사업의 성과를 예산 배분에 적극적으로 반영할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늘어난 원조 규모에 걸맞은 연구기능의 강화가 필수적이다 그러나 2013년 KOICA의 연구 관련 예산은 작년과 동일한 수준이다 한국이 국제원조규범을 따르고 새로운 개발 의제 형성 과정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연구 역량이 확보되어야 한다 ODA 시행 기관의 자체적인 연구 역량을 확대하고 대학 및 관련 연구기관들이 보유하고 있는 전문성을 한국 ODA의 발전을 위해 활용할 수 있도록 연구조사 예산을 시급히 확대해야 할 것이다

ODA 예산 점차 투명해지고 있다

국가의 재정활동은 예산이 정해지고 집행된 후 결산에 이르는 전 과정으로 요약할 수 있다 따라서 ODA Watch는 ODA 예산에 대한 체계적인 모니터링을 위해 지난 2011년부터 매년 정보공개청구(wwwopengokr)를 통해 무middot유상 ODA예산안을 청구해왔다 그러나 2011년에는 기획재정부에 무middot유상 ODA 예산안을 단일 청구한 결과 공개를 거부당했다 당시 사유는 외교관계 관련 사항으로 대외 정책등이 노출되어(중점협력국가 등) 국가의 중대한 이익을 현저히 저해할 우려와 입찰계약 업무 등의 공정한 수행에 현저한 지장을 초래할 우려가 있다는 점이었다 그러나 2012년부터는 중점협력국 26개국 명단도 공개되었고 간략하지만 무middot유상 ODA 예산안과 무상원조의 경우 기초 설명자료도 받아볼 수 있게 되었다

예산안 공개 수준과 방식에 있어서도 큰 변화를 살펴볼 수 있다 올해 KOICA의 경우 예산안 정보뿐만 아

니라 함께 제공하는 설명자료도 상당히 자세해져서 단순히 각 세부항목에 대한 설명뿐만 아니라 예산자료가 함의하는 바에 대한 분석도 함께 제공하기 시작했다 EDCF 역시 2012년에는 각목명세서만을 공개했다면 올해에는 간단하지만 기금운용계획서도 같이 제공함으로써 예산에 대한 기초설명을 함께 제공하고 있다 짧다고도 볼 수 있는 기간이지만 지난 3년 간 예산자료 공개 측면에서 정부의 투명성과 책무성은 많이 향상되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그러나 여전히 갈 길은 멀다 EDCF와 KOICA가 제공하는 무middot유상 예산안 자료를 서로 비교할 경우 공개 및 설명 수준에서 상당한 차이를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가령 KOICA는 중점협력국 별로 세분화 된 예산을 공개하고 있는 반면 EDCF는 여전히 지역 수준 예산까지만 공개하고 있다 또한 KOICA는 구체적인 사업들의 목록을 예산안에 제시한 반면 EDCF에서 제공한 예산자료로는 구체적인 사업 내역 파악이 어려웠다물론 차관사업(유상)과 무상원조 간 사업의 특성이나 집행 방식 등이 다르기 때문에 사용하는 용어나 설명하는 방식 등에 차이가 있을 수는 있지만 ODA라는 공통의 틀 안에서 집행되는 사업인 만큼 서로 비교하며 이해할 수 있도록 정보의 제공 방식과 공개 수준이 서로 일치될 필요가 있다

예산 편성의 전 과정에서 적극적인 국민참여 필요

2015년이면 ODA 예산이 약 4조 3천억원[7](GNI 대비 025)을 상회할 예정이다 그러나 현 ODA예산 편성 및 관리시스템에는 여전히 많은 문제점이 있다 현재 국무조정실 산하 개발협력정책관실이 ODA 사업 전체를 총괄하고 있지만 각 부처와 기관 지자체 별로 자체적으로 ODA 사업의 예산을 확정하고 집행하기 때문에 부처별 분산원조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따라서 통합적인 ODA 예산 편성 및 관리체계를 구축하기 위한 장기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또한 정부를 비롯하여 개발협력에 관련한 모든 이해 관계자들도 ODA예산 편성 및 집행에 관심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개입해야 한다 무엇보다도 예산 편성 시 국회의 참여는 필수적이다 모든 예 결산은 국회 심의와 의결을 거쳐 확정되며 ODA 예산 역시 국회에서 최종적으로 결정된다 현재 국제개발협력기본법[8] 상에 따르면 매년 국제개발협력 관련 정책 및 사

지금 정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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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한국형 ODA 모델 추진방안 제 13차 국제개발협력위원회 의결안건 1호 20120914]

8 제13조 (국제개발협력에 대한 평가) ① 위원회는 국제개발협력 사업의 성과에 대한 국민의 이해와 국제개발협력 사업 시행의 투명성을 제고하기 위하여 국제개발협력 평가지침을 마련하고 관련 정책 및 사업의 추진실적을 평가한다② 위원회는 제1항의 평가결과를 매년 6월 30일까지 국회에 보고하여야 한다③ 제1항과 제2항에 따른 평가의 기준bull방법 국회에의 보고 등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

업의 추진 실적 역시 국회에 보고하도록 되어있다 국회가 예산 편성 과정에서 보다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하고 분절화된 예산의 조정을 이뤄낸다면 현재 원조분절화 등 부처간 이해관계의 대립으로 인해 발생하고 있는 여러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또한 시민사회의 적극적인 관심이 필요하다 예산 감시는 전문성이 요구되는 영역이고 특히 ODA의 경우 예산에 관련된 정보를 얻기가 쉽지 않았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에게 관심의 대상이 되기가 어려웠던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정보공개제도를 통한 ODA 예산 공개가 활성화되면서 관련 정보를 손쉽게 얻을 수 있게 되었다 또한 ODA에 직결되는 것은 아니지만 lsquo좋은 예산센터rsquo를 비롯한 전문 민간 씽크탱크도 ODA 예산 분석 시 주요하게 참고할 수 있는 많은 기초 자료들을 제공하고 있다 앞으로 점차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ODA 자금이 보다 효과적이고 효율적으로 사용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초기 배분을 살펴볼 수 있는 lsquo예산rsquo에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시민들의 세금으로 조성되는 만큼 ODA 예산이 적실한 곳에 올바르게 분배되고 있는지 보다 적극적인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야 할 때이다

예산분석 TF팀 작성

김대욱 ODA Watch 청년활동가 4기

jedu-hanmailnet

조이슬 ODA Watch 간사

eseulangel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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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주) ODA Watch는 2012년 12월에 참여한 lsquoMekong의 미래를 위한

전략회의rsquo 의 후속활동으로 지난 3월 Mekong Watch가 주최한 태국 캄보디

아 현장 조사를 다녀왔습니다 메콩 지역에서 만난 주민들의 이야기와 생각들을

담아 지난 OWL 76호(누구를 위한 개발인가) 부터 연재하고 있는데요

이번 77호 lt태국 이야기 ①편gt에서는 20년 전 태국 우본 지역의 문(Mun) 강

에 지어진 팍문(Pak Mun) 댐이 주민들의 삶에 어떠한 변화를 가져오게 되었는

지 주민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삶은 무엇인지를 들려드립니다 우본 라차타니

(Ubon Rachathani)의 어느 마을에서 지금 이순간에도 25년이 넘게 이어져

오고 있는 주민들의 이야기에 함께 귀 기울여 주세요

다음 호에서는 lt태국 이야기 ②편-시린톤 댐 이야기gt가 이어집니다

lt태국 이야기 ①편gt은 오마이뉴스의 특별기획코너에서도 보실 수 있습니다

메콩이 들려주는 네버엔딩스토리 타이 문강 팍문댐 반대 운동이 던지는 질문

지난 3월 19일 머리 위로 뜨거운 태양을 안고 다시 메콩의 품에 몸을 실었다 꼭 3년만이다 물의 어머니 어머니의 강 메콩은 3년의 시간이 어찌 흘렀는지 무색하게 여전히 그 넓은 품으로 주변의 산과 들 하늘과 바람에 따뜻한 숨을 불어넣고 있다 건기라서 강물의 수위가 그리 높진 않지만 시퍼런 위엄은 그대로이다

메콩의 숨결을 품은 바람과 대지의 온기는 베트남 캄보디아 라오스 버마 중국 태국 6개 나라에 가 닿는다 이들 나라 국민들에게 메콩은 삶의 원천이다 아니 삶 그 자체이다 메콩 지역 주민들은 메콩에서 나는 물고기를 잡아 끼니를 해결하고 메콩의 흐름에

몸을 맡겨 더위를 식히며 메콩의 비옥한 강물로 농사도 짓고 가축도 기른다 아이들에게는 지상 최고의 놀이터이자 삶의 지혜를 배우는 학교이기도 하다 하지만 언제까지나 이들에게 넓은 품을 내

어줄 것만 같던 어머니의 강에도 아픔이 찾아왔다 성장에 대한 욕구가 인간의 삶을 휩쓸기 시작하면서 6개 국가에 불어 닥친 개발의 바람에 메콩이 마음껏 제 힘을 내지 못하고 몸살을 앓고 있다

모든 이야기에는 끝이 있는 법이라 생각했다 모든 일에는 끝이 있으려니 했다 그런데 메콩의 지류인 문강(Mun River)이 흐르는 태국 우본 라차타니(Ubon Ra-chathani)의 어느 마을에 25년이 넘도록 이어져온 언제 끝이 날지 모르는 이야기가 있다 뜨거운 햇살이 내리쬐는 3월의 중천에 졸음이 밀려올 법도 한데 귀를 쫑긋이 세울 수밖에 없는 이야기가 메콩강을 따라 흐른다

만천하에 드러난 거짓 수문을 열라

태국 우본에 흐르고 있는 문(Mun)강 문강은 메콩의 가장 큰 지류이자 태국에서 가장 비옥한 강이다

FOC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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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그랬다 메콩을 따라 문강에 흘러들어온 풍부한 수자원과 물고기로 문강 인근 지역은 그 어느 곳보다 살기 좋은 곳이었다 댐 건설 이전까지만 해도

그러던 어느 날 태국 정부는 전력 생산을 이유로 문강에 대규모 댐을 짓기로 한다 댐의 이름은 팍문 (Pak Mun)댐 세계은행이 건설 자금을 지원하고 태국 전력(EGAT Electricity Generating Authority of Thailand) 이 건설을 맡았다 이들과 태국 정부는 지역의 발전과 주민들의 삶을 향상시키기 위해 댐을 짓는 것이라 말했지만 주민들은 오히려 댐이 자신들의 삶을 파괴했다고 말하고 있다 어떻게 된 일일까

느닷없이 댐 건설 계획이 발표되자 주민들은 댐 건설을 막기 위해 거세게 항의했다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해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도리 없이 댐 건설은 강행된다 1989년 댐 건설이 승인되고 1991년

건설을 시작해 1994년에 완공된다 댐이 지어지는 동안에도 주민들의 시위와 반대 운동은 끊임없이 이어졌지만 태국 정부는 마치 귀머거리인 듯 주민들의 외침에 모르쇠로 일관했다 결국 주민들은 댐 건설 중단을 요구하는 것이 더 이상 받아들여지지 않음을 인정하고 대신 수문을 열어달라는 요구를 하게 된다

ldquo댐이 들어선다고 했을 때 가장 큰 걱정은 더 이상 물고기를 잡지 못하게 되는 것이었어 수십 년 평생 물고기를 잡으며 이웃 간 관계를 맺고 나누며 살아왔는데 댐이 들어서면 메콩을 따라 문강으로 흘러들 물고기들이 줄어들 게 뻔하지 않아 그러면 자연스럽게 생계뿐만 아니라 마을 사람들 간의 관계가 무너질 수밖에 없고 너무도 당연한 이치인데 정부는 도무지 들어먹지를 않아 오히려 댐 건설업자들이랑 이구동성으로 댐이 지어져도 문강의 물고기에는 아무런 영향이 없을 것이니 당신들이 먹고 사는 데에도 아무런

팍문지역 지식센터에서 팍문댐 건설 이전의 삶을 설명하는 주민 윤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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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장이 없을 것이오 하더라고 말이 되야 말이지rdquo

댐 건설 이전부터 이 마을에서 평생을 살아온 분미(Bunmi 63) 할아버지가 당시를 회상하며 분통을 터뜨리신다 함께 모인 다른 주민들도 덧붙인다 당시 정부는 댐에서 생산되는 전력이 주민들의 삶에 생태적으로도 경제적으로도 혜택을 줄 것이라 했다고 한다 심지어 더 많은 종류의 물고기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 했다 하지만 이는 만천하에 거짓으로 드러났다

ldquo팍문(Pak Mun) 댐 건설 이전에 문강에 살던 어종은 265종이었어 마을주민들이 NGO의 도움을 받아서 일일이 조사를 다 했더랬지 하지만 댐이 생겨난 이후 어종은 45종으로 급격히 줄어들고 말았지 물고기들은 강을 따라 흐르며 산란을 하고 넘나들어야 하는데 문강은 더 이상 최적의 삶의 터전을 제공할 수 없게 된 거야 댐 건설로 생겨난 저수지로 강여울과 기슭에서만 서식할 수 있는 식물 수초들도 모두 잠겨버렸고 이게 다 우리가 먹고 사는 주식인데rdquo

결국 댐이 지어져도 문강의 생태계에 어떠한 부정적 영

향이 없을 것이라 말했던 정부의 주장이 거짓으로 드러나자 주민들은 분노했다 이에 자신들의 젖줄인 문강을 지키기 위해 다시 소매를 걷어붙이고 정부를 향해 수문을 열어줄 것을 외쳤다 물고기가 줄어든 것이 댐 건설로 수문이 막혔기 때문인지 아닌지 수문을 열어서 확인해보자는 것이다 주민들의 삶을 건 끈질긴 요구와 투쟁 끝에 정부는 이를 받아들여 2001년 6월 14일부터 2002년 6월까지 약 1년간 수문을 열기로 했다

돌아온 물고기들

수문이 열리자 거짓말처럼 물고기들이 다시 문강으로 돌아왔다 강 상류에 산란을 하기도 했다

ldquo눈앞에 명백히 드러났지 사라졌던 물고기 137종이 메콩에서 문강으로 돌아온거야 2001년 6월부터 2002년 5월 사이에 게다가 사라졌던 여울들도 조금씩 다시 생겨나고 강기슭에 서식하던 식물들도 다시 보이고 말이야 100는 아니지만 마치 댐이 건설되기 이전의 상태로 돌아간 듯 했어rdquo

분미 할아버지 옆에서 조용히 듣기만 하던 우돔(Udom 54)씨가 약 1년간 수문이 열렸던 시간을 떠올리며 흥분된 어조로 말한다 한 조사 보고서에 의하면 수문이 열리고 나서 33종의 물고기가 여울에 25종이 강 깊은 곳에 40종이 훨씬 더 깊은 곳에 22종이 강 가운데 급류 사이의 소용돌이 속에 24종이 동굴에 56종이 때마다 강물이 범람하여 생기는 습지에 알을 낳았다고 밝혀졌다

수문이 열린 기간 동안 국제사회와 지역 자체 조사 지역 대학 등 많은 연구 조사가 이루어졌다 태국 정부와 팍문댐 건설을 맡은 태국전력 당국도 조사를 실시했다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모든 조사의 결과가 일치되는 점이 있다 바로 수문이 열렸던 약 1년 동안 문강의 생태가 예전 수준으로 회복되었으며 이를 통해 지역 주민들의 생활도 회복되었음을 인정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팍문댐이 애초에 목표한 전력 생산에 실패하였으며 태국전력(EGAT)이 주민들 간에 갈등을 조장하고 지역의 가난을 초래했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팍댐 사례는 문강의 생태계 파괴로 인해 태국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정치적 투쟁으로 남아 있다

ldquo우리는 여전히 정부에 수문을 열어줄 것을 요구하

메콩강 댐개발 현황 International Rivers

FOC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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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있어요 우리가 바라는 것은 오직 그거 하나에요 정부가 현금이니 뭐니 보상을 제공했지만 터무니없이 적은 금액이었고 그걸로 먹고 살기는 불가능해요 오히려 보상 때문에 사람들 사이가 나빠지기만 했죠 삶의 질이 떨어진 건 물론이고 수문이 열리지 않는 이상 여기서 제대로 살기는 어려워요rdquo

팍문댐 주민네트워크 활동에 참여하고 있는 사왕(Sa-wang 46)씨는 정부가 댐 건설로 이주한 주민들에게 제공한 보상이 주민들이 원한 형태가 아니었음을 토로하며 보상 때문에 주민들 사이에서 갈등이 생겼다고 했다 자세히 들어보니 보상금을 전액 현금으로 제공한 것이 아니라 가구당 받게 될 금액의 3분의 1만 현금으로 나머지 3분의 2는 조합운영 지원금으로 제공하여 주민들이 돈이 필요하면 조합에서 빌려 쓰게 했다는 것이다 심지어 돈을 빌릴 때는 이자를 내야 한다

결국 댐 반대 운동이 보상 요구 운동으로 바뀌면서 주민들 사이에 입장이 갈리고 상황이 더욱 나빠졌다고 했다 어떤 주민들은 정부가 주는 방식을 받아들여서라도 보상을 받기를 원했고 다른 주민들은 정부의 제안을 거부하고 전액 현금 보상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여 나가고 그러는 중에 정부는 이들 사이에서 이간질을 시키고

문득 궁금해졌다 정부 입장에서는 가구별로 보상금을 전액 현금으로 깔끔하게 주고 주민들이 더 이상 시끄럽게 하지 않게 하는 것이 편

했을 텐데 왜 문제를 더 복잡하게 만들었을까

ldquo일종의 선례를 남기지 않겠다는 것이었죠 팍문댐 사례에서 주민 보상을 주민이 요구하는 대로 주게 되면 다른 댐을 건설할 때 참고 사례가 되니까정부는 잠깐 시끄럽게 되더라도 굽히지 않은 거죠rdquo

10년 이상 이 지역의 주민네트워크 코디네이터로 활동하고 있는 라(Lah)씨의 말이다

ldquo돈은 환상이다rdquo

20년 넘게 싸워온 이들의 삶은 현재 어떤 모습일까 정부가 말한 대로 댐에서 생산되는 전력의 혜택을 받아 윤택하고 풍요로운 생활을 누리고 있을까 1년간 수문이 열리고 나서 정부는 잘못된 주장을 인정하고 이들의 요구를 받아들였을까 보상 문제야 주민들에게 불리하게 이루어졌다고 해도 수문을 열어야 한다는 것은 국제사회와 국내사회가 동시에 지적한 사항이니 어느 정도 협상이 이루어지지 않았을까

은근한 기대를 품은 질문에 돌아온 대답은 뜻밖이었다

ldquo정부는 끝까지 귀를 닫고 있어 수문을 열어서 조사한 결과가 있으니 아예 무시하지는 못하고 자기들이 조사한 걸 가지고 6월부터 9월까지 4개월 동안에만 물고기가 이동을 하니까 1년에 4개월만 문을 열면 된다는

댐 건설 이후 상황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주민들 윤지영17

거야 그런데 다른 조사결과에서는 1년 내내 물고기가 메콩과 문강 사이를 이동하고 알을 낳는다고 밝혀졌지 또 수문을 1년 내내 연다고 해서 팍문댐이 만들어내는 전력 생산량에는 아무런 영향도 없다고 이미 팍문댐은 목표한 전력을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는걸rdquo 분미 할아버지는 더욱 강경한 어조로 지금 주민들은 다시 단결하여 수문을 1년 내내 영원히 열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했다 정부는 들은 척도 안하고 1년에 4개월간만 수문을 여는 것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했다 심지어 작년에는 오로지 2개월만 열었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민들은 협상을 포기할 수 없다고 했다 그 이유는 문강을 떠나 살 수 없기 때문이다

ldquo정부가 그런 식으로 보상을 하고 우리는 어쩔 수 없이 집을 옮겨야 했고 무슨 노력인들 안 해봤겠어 다른 일자리도 구해보고 먹고 살 궁리를 했지 그런데 그게 쉽게 바뀔 수 있냐는 거야 평생을 강에서 살아온 사람들인데 예전엔 문강만 있으면 뭐든 다 가능했어 물고기를 잡아서 끼니를 해결하고 팔아서 다른 필요한 물품을 사고 벼농사를 짓는 사람과 교환해서 나누어 먹고 강 근처 숲에서 나무를 캐와서 장작을 하고 과일도 따먹고 자연으로부터 먹을 것들이 넘쳐나니 돈이 필요 없었지 내 손에 현금이 안 쥐어져도 아무 문제가 없었어 그런데 지금은 그럴 수가 없어 자연이 아니라 이제는 시장에 의존할 수밖에 없게 된 거야 강에서 구하던 물고기를 시장에 가야만 구할 수 있어 이웃들과 나눠 먹던 것들을 이제는 무조건 시장에서 사야만 해 하루에 최소 150바트(Baht 태국 통화 단위)는 필요한데 벌어올 데가 있어야지rdquo

한참을 열띠게 이야기를 나누다 조용히 자리를 지키던 우돔씨의 한마디에 가슴이 몹시도 울렁거렸다

ldquo우리가 말하는 게 있어 lsquo돈은 환상에 불과하다 물고기가 진짜다rsquo라고rdquo

한국 일본 중국 라오스의 시민사회와 언론이 메콩 지역 개발 문제를 조사하기 위해 꾸려진 조사단의 일행으로 이들 주민들을 만나면서 궁금한 것이 묻고 싶은 것이 무수히 많았다 하지만 가끔 이들이 격앙된 목소리를 높이거나 혹은 차근차근 말하다 때때로 깊은 숨을 쉬며 호흡을 고르는 모습을 보며 나도 모르게 목이 메고 더 이상 입을 열수 없는 상태가 되어버린다 돈은 환상에 불과하고 물고기가 진짜라니 이 얼마나

명료하고도 절대적인 진리인가 삶의 지혜인가 감동 인지 아픔인지 모를 감정에 잠시 멍해져 있다가 다시 분미 할아버지의 목소리가 들려와 얼른 정신을 차린다

ldquo팍문댐이 물고기만 사라지게 한 게 아니야 이 마을의 전통이 깨졌지 대대로 내려오던 물고기 잡는 기술을 더 이상 보존할 수 없게 됐고 남자들은 여기서 더 이상 처자식을 먹여 살리기가 어려우니 방콕이든 어디든 도시로 떠나야 했고 떠난 남자들은 도시에서 외롭고 힘드니 새로운 가정을 가지게 되고 남은 처자식들마저 떠돌게 되거나 여기서 입에 풀칠하기가 쉽지 않아졌고 수문이 열리지 않으면 지금보다 더 강물 오염이 심해질 것이고 물고기들은 죄다 죽어버리겠지 그러면 이 마을은 더 이상 보존하기가 힘들어rdquo

분미 할아버지가 잠시 상심으로 말을 잇지 못하는 사 이 라씨가 거들어 설명해준다 현재 문강의 수질 오염이 심각한 상황이고 이로 인해 주민들의 식량 안보가매우 위험한 수준이라고 한다 먹고 살기 위해 수입

댐 건설 이후 수문 개방 요구 시위 운동에 대해 설명하는 주민 윤지영

FOC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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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있어야 하는데 그동안 물고기를 잡는 것 말고는 해본 일이 없으니 다른 일을 찾는 것도 쉽지 않아서 일자리도 구하기가 힘들다고 한다 다른 일을 구할 수 없는 주민들은 결국 한참 떨어져 있는 다른 강에 가서 물고기를 잡아와 여기서 다시 팔아 수입을 만들고 있다고 했다 이 지역의 자산은 문강의 물고기를 잡는 것이고 이로부터 나온 지역 고유의 지혜가 주민들의 삶을 지켜왔는데 이 모든 게 상실되고 있다고 했다

우리는 물고기를 원한다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어느새 해가 뉘엿뉘엿 넘어간다 시계를 살펴보니 어느새 4시간이 훌쩍 흘렀다 이야기에 푹 빠져 시공간을 넘나들다 이들의 삶에 잠시 마음을 맡겼다가 문득 고개를 흔들어본다 20년간의 지난한 투쟁의 역사를 4시간이라는 짧은 시간동안 외부에서 찾아온 낯선 이들에게 전하는 것이 이들에게 어떤 의미가 있을까 행여나 아픔만 들추고 가는 것이 아닐까 도움이 되지

도 못할 텐데 이러고 있는 것이 무책임한 것 아닐까속으로 어쩔 줄 모르고 있는데 이런 내 마음을 읽은 마냥 분미 할아버지가 힘주어 말씀하신다

ldquo우리 이야기가 세상에 널리 널리 퍼져 알려졌으면 좋겠어 이렇게 여러분에게 이야기를 할 수 있어서 기쁘고 우리의 투쟁의 삶을 전할 수 있어서 자랑스러워 우리가 살아온 것은 정부와 권력의 부정의에 대한 저항이었어 이런 일이 여기뿐이겠어 다른 곳에서도 비일비재 할텐데 우리 삶을 공유해서 다른 곳에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도움이 된다면 얼마나 기쁜 일이야 우리가 바라는 건 그저 수문이 열려서 다시 우리가 살던 삶이 회복되는 거야 전통을 되살리고 싶어 우리는 전기를 원하지 않아 물고기를 원하지rdquo

참으로 또렷했다 전기가 아닌 물고기를 원한다는 이들의 눈동자는 더 없이 맑고 또렷했다 수문이 열릴 때까지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이들의 다짐은 더 없이 강건했다 오랜 시간 동안 겪어오면서 지치고 주저앉을 법도 한데 삶의 터전인 문강을 지키겠다는 굳은 결심은 이들 가슴속에 흔들림 없이 뿌리깊이 박힌 듯했다 이토록 강한 힘을 지킬 수 있는 데에는 주민들이 끝까지 목소리를 잃지 않도록 옆에서 지원하고 있는 지역 조직들과 국제단체들의 응원도 한몫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 무엇보다도 개발과 권력에 맞서 갈등과 분열을 겪으며 극복해온 과정에서 주민들 스스로 다져온 공동체의 의미 공동체가 가진 지혜에 대한 믿음이 그 중심에 있는 듯 했다 절대 자신들의 삶의 지혜와 자산을 전력 생산과 맞바꾸지 않을 것이라 했다

이야기가 끝나갈 무렵 라씨가 슬며시 웃으며 말했다

ldquo팍문댐의 잠재 전력 생산량은 136MW에요 현재 팍문댐에서 나는 전력으로 고작 방콕에 있는 백화점 3~4개에 전기를 공급하고 있다고 하네요rdquo

우본으로 오기 전 하룻밤 머물렀던 방콕의 복잡한 거리와 수많은 사람들이 어깨를 스치며 지나다니던 고층 백화점들이 언뜻 눈앞에 잠시 펼쳐진다 수백 년 살아온 수천 명의 삶과 또 다른 수천 명의 소비가 거래되는 순간이다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모르겠는 심정으로 어둑어둑해진 하늘만 무심코 바라본다

윤지영 작성 ODA Watch 정책기획팀장

odawatchnavercom

댐 건설 이후 수문 개방 요구 시위 운동에 대해 설명하는 주민 윤지영19

국제사회 내 한국 ODA의 현주소는 어디에 -2012 OECD DAC ODA 통계 분석-

FOCUS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DAC)는 지난 4월 3일 회원국들의 2012년 공적개발원조(ODA) 잠정통계를 발표했다 이번 발표에는 2012년 DAC 회원국들의 전체 ODA 규모 및 각국별 경제수준에 의거한 개발원조 규모를 보여주는 ODAGNI 비율 전년대비 원조규모 증감 연도별 중점협력지역 등을 분석하는 내용이 담겨있다 2013년부터 회원국이 된 아이슬란드의 통계결과도 제시되어 있으며 DAC 회원국은 아니지만 OECD에 가입한 체코 에스토니아 헝가리 이스라엘 폴란드 슬로바키아 슬로베니아 터키 그리고 아랍 에미레이트 연합 9개국의 자료와 EU DAC-EU G7 Non-G7 Non-DAC의 ODA 규모 및 전년대비 증감률도 확인할 수 있다 다양한 카테고리 별로 정리된 이번 통계를 통해 세계적 ODA의 흐름과 한국 ODA의 현주소 등을 파악해보자

계속되는 세계 경제 위기 ODA에 빨간 불이 켜졌다

2012년 OECD DAC 회원국의 전체 ODA 규모는 총 12559억 불로 전년 대비 평균이 약 40 하락하였다 국가 별 경제수준에 따른 ODA 규모를 파악할 수 있는 수치인ODA 대비 GNI비율은 작년 DAC 회원국 평균인031보다 002 감소한 029로 나타났다 지난 2011년 통계에서 전년도에 비해 27 가량 하락했던 것에 연이어 올해에도 더 큰 폭으로 원조규모가 줄어든 것은 그만큼 세계경제위기가 ODA에 미치는 막대한 영향을 여실히 보여준다 반면 공여국 중 G7의 ODA 규모 총계는 전체 의 701를 차지했고 EU의 경우 전체의 절반 가량인 507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통해 전 세계 ODA에서 두 그룹이 차지하는 비중이 여전히 매우 크다는 점을 알 수 있다

lt표 1gt에 명시되어 있는 OECD DAC회원국의 2012년

ODA실적 통계에 따르면 여전히 미국이 가장 많은 원조를 제공하고 있으며 그 뒤를 이어 영국 독일 프랑스 일본 순으로 상위권을 차지했다 그러나 상위 5개국 모두 적게는 07부터 많게는 28까지 전년대비 ODA 규모가 감소한 것을 알 수 있다 특히 유럽 경제위기가 심화됨에 따라 그리스와 이탈리아는 무려 각각 -170 -347에 달하는 ODA 규모를 축소했다

단연 돋보이는 한국 ODA 증가율 이 청신호를 유

지하기 위해서는

반면 2011-2012년 한국 ODA는 176 가량이 증가하며 DAC 회원국 중에 단연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ODA 규모 역시 24개 회원국 중 16위로 작년보다 한 계단 상승했다 국제사회가 경기침체로 인해 전반적으로 ODA 규모를 점차 감소하는 추세인 것에 반해 한국의 경우 2015년까지 GNI 대비 ODA 비율을 025까지 높이겠다는 목표 이행 차원에서 지난 몇 년간 원조규모를 점차 증가해오고 있어 이와 같은 차이가 더욱 극명하게 보여지는 것이다

그러나 이처럼 우리나라가 높은 증가율을 달성한 것은 한국 ODA가 다른 공여국에 비해 매우 적은 규모라는 점에 기인하기도 한다 실례로 2011-2012년 사이 91가 증가한 호주 ODA의 경우 절대규모 상으로는 457백만불이 늘어난 반면 한국의 경우 무려 176 가량이 상승했으나 이는 226백만불로 호주의 증가량에 비하면 절반 가량에 불과하다 한국 ODA의 성장을 향한 길이 아직은 멀다는 점을 그러므로 더욱 박차를 가해야 함을 보여준다 또한 한국의 ODAGNI 대비 비율은 014로 나타났다 이를 국민 1인당 금액으로 환산하면 34900원 가량에 달한다 즉 한국 국민들은 작년 한해2011년에 비해 약 4천원 정도 증가한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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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을 ODA 자금 조성을 위해 세금으로 납부한 것이다

반면 lt2013년 국제개발협력 종합시행계획gt에 따르면 2013년 ODAGNI 수치는 016에 달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025의 고지를 향한 걸음이 2년 정도 밖에 남지 않은 만큼 현실적으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원조 규모 증대에 관한 근본적이고 체계적인 전략 마련이 필요한 시점이다

국제사회 ODA 아직 갈 길이 멀다

전 세계 공여국들의 GNI 대비 ODA의 비율을 살펴보면 국제사회가 합의한 목표치인 07를 넘어선 국가

는 룩셈부르크(100) 스웨덴(099) 노르웨이(093) 덴마크(084) 네덜란드(071) 5개국이 유일하며 이 국가들의 ODA 규모는 전년 통계에서도 07를 웃돌았다 앞서 ODA의 절대 규모로는 미국을 비롯해 영국 독일 프랑스 등의 서유럽 국가들이 상위권을 차지했다면 국가 별 경제규모 및 수준에 따른 ODA 규모는 북유럽(Nordic+) 국가들이 높은 셈이다 하지만 룩셈부르크를 제외한 북유럽 4개국 역시 모두 작년에 비해 ODA 비율이 감소했다 2011년 통계를 통해 살펴본 상위 5개국의 GNI 대비 ODA 비율은 룩셈부르크(099) 스웨덴(102) 노르웨이(100) 덴마크(086) 네덜란드(075)였다한국의GNI 대비 ODA 비율은 전년에 비해 002 증

lt표 1gt OECD DAC 회원국들의 2011 2012년 ODA 규모 및 증감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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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CUS

가한 014로 나타났으나 여전히 DAC 회원국 평균인 029에는 현저하게 미치지 못하고 있다 DAC 24개 회원국 중국가 부도위기에 직면한 그리스 및 이탈리아 다음으로 최하위인 22위를 기록하고 있다

무상 ODA에 참여하는 주무부처가 41개에 달해

2012년 한국의 양자간 다자간 ODA 규모는 각각 116억 불과 389억 불로 작년과 비슷한 비율인 약 75 25로 나타났다 양자 ODA 중 무상원조와 유상원조 역시 64의 비율을 유지하며 70억 불과 47억 불을 차지했다 주목할만한 부분은 2012년 기준 무상원조 지원을 위해 133개 수원국에 외교부 교육부 재정부 KOICA를 비롯하여 지방자치단체까지 총 41개 기관이 ODA 사업에 참여했다는 것이다 작년 한 해 동안 국내ODA 분절화 문제가 시민사회를 비롯한 여러 이해당사자들에 의해 제기되어왔던 것에 반해 ODA 사업에 참여하는 주무부처의 수는 오히려 늘어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한국 원조의 양적 질적 성장을 위한 끊임없는 노

력 필요

이번 2012년 OECD DAC 실적통계는 지속되는 세계 경제 위기가 ODA에 미치는 영향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지난 2008년 미국 발 경제위기 이후 겨우 다시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던 ODA예산이 2010년을 정점으로 다시 하락세를 타고 있다 GNI 대비 ODA 비율의 07라는 국제사회가 합의한 목표 달성에서 점점 멀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은 각국의 원조 규모 줄이기에 대해 옥스팜 인터네셔널의 제레미 홉스(Jeremy Hobbs) 상임이사는 ldquo원조자금이 국가 예산에서 차지하는 부분은 아주 사소한 티끌에 지나지 않기 때문에 재정적자를 면하기 위해 규모를 줄여도 그 영향을 인식할 수 없을 정도이다 이는 마치 몸무게를 줄이기 위해 머리카락을 자르는 격이다rdquo (ldquoAid is such a tiny part of budgets that cutting it has no discernible impact on deficits --it is like cutting your hair to lose weightrdquo)라고 묘사한 바 있다 원조는 개도국 특히 원조 의존성이 높은 국가(aid dependent countries)들에게는 매우 필수적이고 중요한 자원이다 따라서 아주 적은 규모로 삭감한다고 할지라도 해당 국가들에는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은 자명하다 원조가 전체 국가 예산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매우 작기에 경제위기를 이유로 ODA 규모를 줄이는 것은 적자 개선에 아무런 효용성이 없을뿐더러 오히려 필요한 곳에 제공되는 지원을 가로막는 격이다

이처럼 전 세계 ODA에 적신호가 켜진 상황에서도 ODAGNI 07 달성의 약속을 이행하기 위해 원조 규모를 점차 확장하는 국가도 있다 바로 영국이다 지난 3월 20일 영국 정부는 2013 회계연도를 기준으로 자국의 ODAGNI 비율이 07를 넘어설 것이라고 발표했다 2012년 통계 기준 06에서 일년 만에 01 가량을 훌쩍 높인 것이다 이는 현재 부지런히 규모를 늘려나가고 있는 한국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2015년까지 ODAGNI 비율025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2011년 012 2012년 014 2013년 016(추정) 등 증가 속도가 목표 치에 비해 미미하기 때문이다 한국 정부는 규모 증대를 위한 체계적이고 현실적인 계획을 마련하고 국민들을 향한 끊임없는 설득을 통해 합의와 지지를 이끌어낼 수 있어야 한다 또한 양적 성장에 비례하여 질적 성장도 함께 고민해야 한다 무상원조 예산이 점차 늘어나는 부처 참여

lt그림 1gt DAC 회원국의 2012년 ODA 규모

lt그림 2gt DAC 회원국의 2012 ODAGNI 비율

(출처 OECD Statistics ndash ODA2012)

(출처 OECD Statistics ndash ODA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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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 인해 분절적으로 제공되지 않도록 해야 하며 국제 사회의 권고처럼 비구속성 원조를 강화하고 무상 원조의 비율을 확대함으로써 효과성 제고를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이 모든 것들을 실현하기 위해 정부는 무엇보다도 납세자로서 원조 자금을 조성하는 국민들이 본인의 세금이 개도국의 발전을 위해 어떻게 활용되고 있는가를 직접 확인할 수 있도록 원조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책무성을 담보해야 할 것이다

노태훈 장한이 작성

ODA Watch 청년활동가 11기 정책감시팀

dodream4mehanmailnet

lt표2gt 2012년 우리나라 ODA 부문적 실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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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시도 민단단체 사업발굴지원 프로그램이

민간단체 사업발굴지원 프로그램은 KOICA의 민관협력실에서 주최하는 시민사회협력프로그램 중 하나이며 국제개발협력민간협의회(이하 KCOC)가 2012년부터 2년간 주관해오고 있다 이번 프로그램은 기존 민관협력사업의 사전과정을 지원함으로써 새로이 개발협력사업을 수행하고자 하는 단체들에게 교육 컨설팅 사업발굴(현지 지역조사)의 기회를 제공한다 이를 통해 민관협력사업의 확대를 꾀함과 동시에 단체들의 전문성을 살린 창의적인 사업발굴 등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본 프로그램은 현지 사업수행을 위한 단순 지원에 그치지 않고 사업발굴을 위한 사전 교육 및 컨설팅 단체 간 네트워크 구축 등을 포함하는 포괄적인 역량강화 프로그램이라고 할 수 있다 기존 역량강화 교육프로그램과 차별되는 점은 사전 선정된 30여개 이상의 기관이 7~8개월에 걸친 긴 프로그램을 처음부터 끝까지 함께한다는 점이다 이 과정 중에서 네트워크 형성을 넘어서서 서로의 사업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돌아보는 상호 학습의 시간까지 가질 수 있다는 것이 무엇보다 큰 장점이다

눈에 띄는 변화 개발협력 시민사회의 다양화

참여기관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개발협력 시민사회가 정말 넓어지고 다양해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특징적인 부분을 살펴보면 첫째는 국내에서 장애인 직업교육 등 장애인을 수혜자로 사업을 진행하던 기관들이 대거 참여했다는 점이다 개발협력 사업에 있어 크로스커팅이슈로써 장애인이 수혜대상에

서 소외되지 않도록 하는 이슈에 대해서는 많은 논의가 된 바 있다 하지만 장애인을 직접 수혜자로 전면에 내놓은 사업은 많지 않았다 사업선정 심사에 참여한 한 심사위원은 ldquo이렇게 장애인을 직접 수혜대상으로 한 사업이 많았던 심사는 처음이다 긍정적인 변화로 보인다rdquo라고 이야기하기도 했다 둘째 국내 사회복지 사업 또는 대북사업을 중점적으로 시행하던 기관들이 해외사업에 눈을 돌리고 있다는 것이다 사업 수행 경험은 많지만 국제개발협력사업에 대한 경험이 부족하여 익숙하지 않았던 기관들에게는 낯선 용어와 사업수행 프로세스에 익숙해 질 수 있었던 기회였다 마지막으로 분야의 확장이다 전통적 개발협력사업에서 많이 볼 수 있었던 초등교육에서 한걸음 더 나아간 음악교육 과학교육과 같이 다양화되고 전문화된 사업이 시도되었다는 점이다 또한 에너지 마이크로크레딧과 같은 새로운 분야의 진출이 눈에 띈다

전년도 참가 단체인 정의로운 전환을 위한 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이하 에정연)는 라오스의 태양광 사업을 추진하였다 에정연은 태양광 시스템을 제공하는데 그치지 않고 이를 라오스 현지에서 관리할 수 있 도록 하는 교육 프로그램을 함께 구성하여 2013년 현재 열심히 사업을 수행 중에 있다 물꼬를 튼 것일까올해(2013년) 사업발굴 프로그램에는 환경에너지 분야 사업을 추진하는 기관들이 대거 참여하고있다 환경교육 태양광 에너지 적정기술 혼농임업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기관들이 사업발굴의 의지를 다지고 있다 전년도 사업에 참여했던 선배 단 체인 에정연은 새로운 참가 단체들을 위한 실무자 간담회에 참석해 경험을 공유할 예정이기도 하다 국제개발협력의 지형이 변화하고 있다 경험이 아무리 많아도 시행착오는 있게 마련이며 급변하는 이 시기에 겪어야할 어려움과 시행착오는 예전의 그것과 또 다를

한국 개발협력 시민사회에 신선한 바람이 불어오다

FOC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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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협력에 관한 관심이 날로 높아져가고 있다 높아져가는 관심만큼이나 민관협력사업도 확

대되고 있다 지난 3~4월 KOICA에서 열린 시민사회협력프로그램 및 글로벌 CSR 프로그램 설

명회가 개최된 KOICA 강당은 미리 설치된 의자가 부족할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몰렸다 그만

큼 많은 관심을 반증해준다고 할까 CSO 대학 기업 등 국제개발협력 관련 주체들이 날로 확

장되는 가운데이번에는 NGO의 변화에 주목해보자 이 글에서는 개발협력에서의 비전통적 시

민사회단체의 활약을 확인할 수 있는 lsquo민간단체 사업발굴지원 프로그램rsquo을 소개하고자 한다

것이다 비록 해외사업 경험이 짧은 초보 단체들이 주를 이루고 있는 프로그램이지만 이 기관들이 겪는 어려움을 서로 나누고 대안을 찾아내는 과정까지 초보라고 여겨버릴 것인가 그들이 흘린 땀방울과 의지를 보았다면 감히 그럴 수 없을 것이다 기관들이 보유하고

있는 각 분야의 전문성이 개발협력사업에 잘 녹아난다면 엄청난 시너지효과를 기대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서로에게 배우면서 발전하는 개발협력 NGO에 대

한 기대

사업수행에 대한 사례공유에 목말랐던 이들 기관들은 자신의 경험을 나누고 실패를 나누는데 주저하지 않았다 서로들 부족하다며 겸손을 표하였지만 오히려 사업의 경험을 나누고 기관의 사업계획서를 공개하는 것에도 주저함이 없었다 교육 및 컨설팅에 참여한 기관들도(사업규모가 큰 기존의 개발사업 수행기관) 마음을 다해 주었다 교육을 실시한 강사 중 한 사람(기존 사업수행기관 실무자)은 자신이 작성했던 사업계획서를 그대로 공개하는 과감함을 보여주며 신규단체들에게 힘을 보태어 주었다 뒷얘기를 들어보니 이후 많은 신규단체에서 lsquo감사했다rsquo lsquo큰 도움이 되어 너무 감사하다rsquo 라는 이야기를 전했다고 한다 그러다보니 신규기관들 역시 타 기관과 협력하는 데 주저함이 없다 얼마 전 전년도 참가기관 3곳에 lsquo올해 프로그램에 선정된 단체들을 대상으로 하는 실무자 간담회에 참석하여 전년도 사업경험이나 현재 사업을 진행하며 겪는 어려움을 공유해 주실 수 있겠느냐rsquo는 요청을 했다 망설임 없이 최선을 다해서 준비하겠다고 전화기너머로 들려오는 목소리에 참 마음이 따뜻해졌다 이와 같은 신선한 바람이 개발협력 시민사회 전체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작년 프로그램의 막바지 즈음에 개인적인 감상에 젖어 페이스북 담벼락에 글을 남긴 적이 있다 ldquo이곳도 현장임을 느끼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rdquo라는 것이 글

의 요지였다 작년에 처음 수행되는 프로그램이다 보니 교육도 많이 어려워했고 단체 간에 어느 정도의 경쟁의식도 있었던 것 같다 그런데 오랜 기간을 함께하다보니 조금씩 마음을 열어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비슷한 사업을 기획하고 있거나 같은 국가에서 사업

을 계획 중인 기관들을 스스로 찾아가며 정보도 공유하고 네트워크도 구축했다 처음에는 바빠서 교육에 참가 못하겠다며 앓는 소리를 하던 분이 교육의 필요성과 중요성에 공감하며 아직 부족하니 또 교육에 참가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교육 중에 그렇게 외치던 ldquo현지 주민들과의 lsquo라포형성rsquo이 이런 것이구나ldquo를 느끼며 잠시 감성적이 되었던 기억이 문득 떠오른다

물론 교육 몇 번으로 현지조사 한번으로 창의적인 사업발굴이 되는 것은 아니다 또한 신규 단체의 특성이나 분야 전문성을 고려하지 않은 채 획일적으로 기존의 프레임 안으로 편입시키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있을 수도 있다 그렇지만 개발협력사업에 관심을 가지고 진입하려는 신규기관들에게 또는 어떤 이유로든 교육에 참여할 기회가 없었던 기관들에게 또는 네트워크 기반을 필요로 하고 있던 기관들에게 본 프로그램이 가지는 의미는 분명히 작지 않을 것이다

올해 참가기관 중 한 곳은 이런 말을 했다 ldquo저희는 그동안 저희끼리만 사업을 참 열심히 해왔어요 이렇게 지원 프로그램이 있는 줄도 몰랐고 다른 단체와 협력도 거의 없었던지라 이번 기회를 통해 다른 기관들의 활동도 알고 싶고 어떤 교육과정이 있는지도 궁금합니다 꼭 참여하고 싶어요rdquo

올해도 역시 바람이 분다 새로운 바람이~

박현정 작성

국제개발협력민간협의회 대외협력팀 간사

ODA Watch 청년활동가 8기

rianaprkgmailcom

교육에 참가한 활동가들의 모습 그들의 고민이 느껴진다 마지막 교육을 마치고 함께 찍은 단체 사진 KCO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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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체가 사는 길은 연대이며

활동가가 사는 길은 협력입니다

미얀마를 지원하는 단체 활동가들의 모임lsquo미지모rsquo

간디학교의 교가는 lsquo연대와 협력을 통해 활동을 만들어 가고 싶어 하는 미얀마를 지원하는 단체 활동가들의 모임(이하 미지모)의 꿈rsquo과 맞닿아 있다

미지모는 lsquo미얀마를 지원하는 단체 활동가들의 모임rsquo이다 함께 움직이고 있는 4개 단체(더프라미스 따비에 로터스월드 해외주민운동한국위원회)는 규모가 작다 첫 모임을 누군가 제안하고 선뜻 동의하여 출발한 지 불과 8개월이다 작은 것을 지향하는 활동가들이 만났다 회의시간 보다 뒤풀이 자리가 길고 공식적인 논의보다 비공식적 수다가 즐거운 곳이다 이제껏 우리가 만나왔고 생각해 왔던 (소위 주류라 일컬어지는) 국제개발협력NGO에서 보면 대수롭지 않을 수 있다 각자 생존하기 바쁘고 사업을 위해 경쟁하고 성공과 결과를 향해 질주하는 비즈니스와도 같은 국제개발 영역에서 사람중심의 협력을 통해 일궈가는 소소한 과정들이 얼마나 가치 있게 존중 받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ldquo미지모가 반드시 목표를 정해놓고 가는 것은 아닙니다 그냥 같이 가는 것입니다 뜻이 있는 활동가들이 함께 가는 과정 자체가 의미 있고 중요합니다 그 과정에서 성과가 있다면 좋고어떤 목표나 방식을 규정하지는 않습니다rdquo

미지모의 구성원을 동지로 여긴다는 로터스월드 민정희님의 생각이다

미지모가 정해진 목표를 두고 반드시 가야 하는 길이 없다고 해서 누구 하나 불안해하거나 강요하지 않는다 자칭 자발적 행동과 실천이 미지모의 강점이다 해외

현장에서 주민의 주인화 주민의 주체성 주민의 자발성만을 강조했던 활동가들이 스스로 모여 자발적 선택과 행동을 하는 모습은 흔히 행정에 밀리고 현장관리에 급급하며 프로젝트 실행에 힘겨워하는 국제개발NGO 활동가들에게서 쉽게 발견할 수 있는 모습은 아니다

ldquo크게 뭔가 성과를 내려고 욕심내지 않기 때문에 가능한 것 같습니다 성과가 중요했다면 자기 것을 차지하기 위해 많은 부분을 쟁취하고자 했을 텐데 아예 그런 마음 없이 시작하고 있습니다 그런 마음이 우리 스스로를 움직이게 합니다rdquo

어지간해서는 뭔가 미련 갖지 않고 훌훌 떠날 것 같은 로터스월드의 박영신님이 꾸준히 참여하는 이유이다

혹 우리는 분주하고 여유 없는 사람들이 더 많은 일을 열심히 훌륭히 해내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무엇이 문제인지를 근본적으로 고민하지 않고 어떻게 가고 있는지를 관행적으로만 되돌아보는 누군가에게 미지모는 어쩜 lsquo무(無)지모rsquo일지도 모르겠다

미지모의 첫 활동

미지모는 미얀마 마을에서 주민들을 직접 만나는 미얀마 활동가들의 가능성과 성장에 우선적으로 주목하고 있다 한국 본부에서 주민들의 마음과 생각 힘을 모아내는 일은 우선적 활동이 아닌지 오래 되었다 할 수 없는 것은 할 수 없다고 인정하는 것부터가 시작이다 미지모의 힘은 사실을 사실대로 아는 것이다 모르거나 못하거나 안 되는 것에 변명하거나 합리화 하지 않으

꿈꾸지 않으면 사는 게 아니라고아무도 가지 않는 길 가는 우리들 누구도 꿈꾸지 못한 우리들의

세상 만들어 가네우리 알고 있네 우리 알고 있네 배운다는 건 가르친다는 건 희망을 노래하는 것

NGO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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려고 한다 대신 문제를 대안으로 실천해 보고자 한다

ldquo한국에서 일하는 우리는 중간실무자입니다 현장실무자 특히 현장의 한국실무자들을 만나보면 우리와 같은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문제라고 하는 것 우리가 욕구라고 하는 것들이 해결되지 않아 힘들어 하고 있기도 합니다 서울 본부에서 일하는 우리는 이런 사실을 잘 모릅니다 뭔가 채워지지 않고 문제라고 여기던 것을 풀어가야 하는데 이런 것들을 현지의 활동가들과 하고 싶습니다 한국에서 파견된 실무자들을 생각하면 나랑 크게 다르지 않은데 항상 다르다고 생각하고 있는 건 아닌지 자문을 해봅니다 현지의 활동가들에게 우리가 함께 하면 꿈같던 일들도 실제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며rdquo

박영신님의 바람은 우리 모두의 바람이기도 하다

ldquo주민 현장 늘 어려운 존재입니다 우리가 주민을 또는 현장을 얼마나 아는지 우리가 안다는 그것이 주민의 또는 현장의 무엇을 알고 있는 건지 그런데 모른다고 해서 멈추지 않는다고 하는 것입니다 멈출 수가 없다는 것입니다 그럼 해야 하는데 그걸 하고 있는 사람이 하도록 해야 합니다 그 사람이 바로 미얀마 현지의 활동가들입니다 그 활동가들이 우리의 고민보다 좀 더 얕을지는 모르지만 그들이 할 수 있는 게 우리보다 훨씬 많습니다 아마 알면 더 잘 할 것입니다rdquo

미지모를 제안한 해외주민운동한국위원회의 강인남님의 근본 고민은 미지모 모두의 고민이기도 하다 그것은 미지모의 첫 활동으로 연결되었다

오는 6월 미지모는 2주의 일정으로 미얀마에 간다 미지모를 구성하고 있는 4개 단체 그리고 이 단체와 관계를 맺고 있는 15명의 미얀마 활동가들이 모인다 만나서 고민과 어려움을 함께 나눌 생각이다 미얀마의 과거 현재 미래에 대한 의식(觀)을 통해 미얀마에 대한 진지한 사유를 할 것이다 미얀마의 현재가 세계의 패러다임 속에서 어떤 위치에 있는지 마음의 자유와 평화 인류의 상생과 평등에 대한 진지한 자기 물음을 갖는 과정도 가질 것이다 국제개발의 참 의미 현지 활동가의 정체성과 역할 주민관계와 주민조직화에 대한 워크숍을 통해 자기 길을 스스로 만들어 갈 것이다 그리고 주민중심으로 지역개발이 이루어지고 있는 주민현장을 방문하여 우리 활동의 가능성을 넓혀갈 것이다 이 교육훈련은 미얀마의 젊은이로서 주민현장의 활동가로서 처음 가져보는 공동

의 성장과정이다 미지모는 이 교육훈련을 만들어 내기 위해 미얀마 현지 활동가에게 묻고 피드백하고 교육프로그램을 짜고 미지모의 생각을 보태 다시 묻는 과정을 가져왔다 미지모답게 해보자는 것이었다

이들은 9월에 다시 한국에 온다 미얀마 현지에서 실현 가능한 아이디어를 좀 더 넓게 찾아보자는 것이다 독재국가에서 오래 갇혀 왔던 열정과 신념을 활동으로 연결시키기 위해서이다 직접 눈으로 보고 듣고 느끼고 함께 구상하는 것이다 사회와 세상을 보는 눈 그것은 그들의 힘을 배가시키는 동력이 될 것이라고 미지모는 믿는다 설령 이제와 다를 바가 없다 하더라도 한국의 협동조합과 518기념재단 방문 크고 작은 지역사회 조직을 방문하며 이들이 느끼고 생각했을lsquo그 시간의 울림rsquo에 미지모는 행복할 것이다

미지모를 위하여

미지모는 참 다른 개개인이 모였다 주류가 될 수 없는 소박한 이들이다 김수환추기경님의 말씀대로라면 바보 같은 이들이 모였다 바다가 되기보다는 늘 흐르는 냇물이 되기를 자처하는 이들 자신의 생각을 끝까지 말하지만 공동으로 모아진 결론에 대해서는 흔쾌히 받아들이는 이들 누군가 제안하면 진지하게 실현가능성을 모색하는 이들 미지모는 마음과 뜻이 모인 곳이다 그리고 그 방법을 찾고 있는 중이다

ldquo모든 곳이 그렇지만 국제개발협력분야에도 문제는 있습니다 그런데lsquo사건rsquo이라고 하는 것은 그 문제를 그냥 보고 넘기지 않는 것에서 만들어 지는 것 같습니다 실제 이 모임 안에서도 변화를 꿈꾸는 변화를 시도해 보려는 마음이 간절합니다 그런데 그것은 특별한 사람이 모여서 특별한 일을 만들어서 되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입니다 미지모는 같이 모이면 힘이 납니다 같이 만나서 이야기를 해보면 아무 것을 하지 않아도 만나는 것 자체가 힘이 납니다rdquo

사람들의 lsquo진정성 있는 관계rsquo를 성찰하게 하는 민정희님의 말이다

미지모는 돈이 없다 잃을게 없어서 당당하다 우리가 가진 전부가 있다면 함께 술 마실 돈 정도이다 미지모는 능력 있는 사람이 없다 한 사람이 특별하지 않아서 절로 협동심이 작용한다 우리가 가진 전부가 있다면 자연스럽게 나눠지는 우리 개인의 고민과 세상이야기를 주고 받는 술자리이다 이 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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를 통해 미지모는 서로가 서로를 성장하게 만든다

ldquo미지모를 통해서 사업을 같이 하는 것도 있지만 뭔 가 공감하는 부분이 더 넓어졌습니다 우리는 국제개발이나 미얀마만을 이야기하지 않습니다 그것을 뛰어 넘어서 우리가 지향하는 가치에 대해 같이 공유하고 사례들을 나눕니다 그리고 그것을 한국의 국제개발협력시민사회와 공유하기 위해 미지모속에서도 또 다른 협력을 만들어 냅니다 그래서 한 단체가 하기 힘든 벅찬 일을 함께 만들어 갑니다rdquo

더프라미스와 로터스월드는 또 다른 협력사업을 구상 중이다 미지모는 바람직한 모델이 되기를 희망한다 같은 국가 안에서 같은 활동을 하는 단체들이 모이고 비슷한 생각을 지닌 활동가들이 만나고 작은 단체가 모여 협력하고 누군가에게는 꿈이 되기도 하고 어느 단체에게는 lsquo또 다른 방식의 국제개발이 가능하다rsquo는 발상의 전환을 일으켜 주고 싶기도 하다 그러나 그것이 우리의 목표가 될 수는 없다 lsquo함께 하는 과정을 통해서 어느 지점엔가 도달했더니 그렇게 되어 있더라rsquo라는 결과를 낳고 싶은 절실함이다 미지모는 그 절실함을 다른 국제개발협력 단체들과 소통하고 나누고자 한다

ldquo우리가 처음에 함께 하기로 했던 이유를 잊지 말아야 합니다 어떤 성과나 결과물 보다는 단체도 함께 하고 활동가도 함께 해야 한다는 것을 유지해야 합니다ldquo

미지모의 대표 따비에 정보임님의 말이다 미지모가 절대 잃지 말아야 할 초심이다

미지모의 정기 모임에 따비에의 한 활동가가 왔다lsquo달다rsquo라고 하는 아담하고 정취 있는 이름을 가진 신입활동가이다 미지모 신입활동가의 칭찬에 우리는 모두 웃었지만 우리가 이미 누군가의 꿈이 되고 있다는 사실은 우리가 무엇을 노력해야 하는지를 다시 깨닫게 해주었다 달다님과 같은 꿈이 모이면 미얀마 주민들의 꿈도 그들이 주인이 되는 방식으로 익어갈 것이다

ldquo마웅저대표님과 정보임대표님이 미지모에 다녀오시면 이야기를 해주시는데요 저는 그걸 듣고 놀라웠습니다 다들 서로 각자 영역에서 따로따로 경쟁하듯이 한다고 생각했었고 실제 그런 모습들은 외부에서 봤을 때 선입견을 갖게 하거든요 그런데 안을 들여다보니 lsquo실무자들이 뭔가 다들 열심히 하고 있구나rsquo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늘 와서 느낀 것은 내가 만약 이 활동을 계속 하게 된다면 10년 후 15년 후 선생님들 같은 모습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실제 사무실 안에서 있을 때는 뭔가 그림이 잘 안 그려지기도 하고 지금까지 국제개발은 잘 모르겠다고 말하고 다녔는데 오늘 참가하고 들으면서 그림이 좀 더 그려져서 알 것 같기도 해요 처음 듣는 이야기 처음 듣는 상황도 많아서 많이 듣고 배우게 되었습니다rdquo

OWL 원고 기고를 요청 받고 미지모는 기고의 여부 누가 쓸 것인가 어떻게 쓸 것인가에 대한 의견

회의 중인 미지모의 모습 유보미

NGO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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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 모아갔다 미지모는 출발이다 자랑할 것도 내놓을 것도 검증 받은 것도 인정받거나 비난 받을 것도 없다 미지모는 누군가에게 말을 하고 싶은 것이 아니다 우리 스스로 다짐하며 보여주고 싶다

연대와 협력을 통해 더 많은 것을 일궈갈 수 있다는 것 뜻이 분명하면 방법은 만들어 진다는 것 100개의 사업보다 뜻을 가진 여섯 사람이 더 소중하다는 것 정보임 강인남 달다와 같은 후배들에게 마웅저 민정희 박영신 옥세영 유보미와 같은 선배들이 더프라미스와 로터스월드 같은 선배 단체들이 따비에와 KOCO(해외주민운동 한국위원회)같은 후배 단체들에게 분명 힘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그래서 우리는 서로가 선배이며 서로가 후배이다 서로 가르치며 서로 배우는 것이다 미지모가 만들어 갈 국제개발협력의 혁신을 꿈꾸며 미지모는 꿈꾸는 길로 최선을 다해 갈 것이다

OWL의 원고 작성을 위해 우리가 모이는 날 따비

에 마웅저 대표님은 518기념행사 준비회의에 참석

하시느라 함께하지 못하셨습니다 더프라미스의 유

보미님은 3년 만의 휴가를 만끽하셨고 옥세영님은

건강상의 이유로 참석하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작은

시간들이지만 우리와 함께 출발했던 지구촌나눔운

동의 김민영님도 미지모 안에 있었음을 기억합니다

미지모 작성

babolif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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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에 공감과 연대가 필요한 이유- 로터스월드 민정희 국장과의 인터뷰 -

인터뷰에 열중하고 있는 로터스월드민정희 국장의 모습

OWL 독자들을 위해 간단한 자기소개먼저 부탁 드립니다

안녕하세요 로터스월드 민정희 사무국장입니다

지난주에 큰아들을 군대 보낸 두 아들의 엄마이기도 하

지요 불교신자이기도 하고요 저는 대학 시절에는 불교

학생회에서 시민운동을 경험했고 실제로 졸업 후 몇 년

간은 관련 단체의 간사로도 활동했어요 결혼 후 한국여

성단체연합에서 활동하다 한국불교국제네트워크의 국

제이슈 담당 실무자로 활동했어요돌이켜보면 이때 개

도국 현지에 오가면서 국제개발협력 활동을 알게 되고

서서히 인연을 맺기 시작했던 것 같아요 사실 저는 로

터스월드 창립시절부터 도왔고 2006년 2월부터 함께

하기 시작했어요 중간에 잠시 대학사회봉사단으로 이

직 했다가 다시 복귀한지는 1년 8개월 정도되었습니다

로터스월드에서의 저의 1막과 2막을 비교해보면 확실히

처음 왔을 때는 일종의 문제의식이 크게 없었던 것 같아

요 해외출장을 자주 오가며 현지 주민들과 많이 접촉하

긴 했지만 특히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내가 주민을

어떻게 바라보아야 하는가 등에 대한 생각을 깊게 하지는

못했던 것 같아요 이번에 다시 돌아오면서 스스로 부족

한 부분을 깨닫고 배워야겠다는 생각이 먼저 들더라고요

제 나이가 적지는 않지만 (웃음)더욱 용기를 내서 움직이

고 있죠 최근에는 국제개발협력 관련 교육도 많이 수강하

고 사람들과도 적극적으로 교류하면서 서로의 경험을 나

누고 있어요 개발협력사회의 교류가 주는 긍정적인 면이

많아서 이러한 모임이 점점 늘어나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OWL이 만난 사람

lsquo한국 개발NGOrsquo에 대해 생각해보면 어떤 특징들이 머릿속에 떠오르시나요

주로 국제NGO 대형NGO 개신교도 중년의 남성 실무책임자들을 연상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번 OWL에서 만나본 로터스월드 민정희 사무국장은 불교를 기반으로 한 소규모 단체 활동가이자

사회운동가 출신의 여성 실무책임자로 개발NGO사회 내에서는 흔치 않은 경력의 소유자입∙니다

봄비가 내리던 4월 23일(화) 기존 개발협력 시민사회에 신선한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민정희 사무국장을 만

났습니다 OWL은 이 인터뷰를 통해 한국개발협력 시민사회가 점차 다양해지고 있는 단면을 나누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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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에 기반하는 단체로서 로터스월드가 존중하는 가

치는 무엇인가요 그리고 이러한 가치가 사업방식에

실제로 적용되고 있는지 궁금하네요

저희는 평등 평화 자비 세가지 가치를 중점으로 삼

고 있어요 부처가 살아온 모습 그대로 그가 계급을

부정하고 전쟁을 반대했던 것처럼 평등과 평화를 추

구하고 불교사상에서 가장 기본적인 자비는 공감과

연대의 마음을 지향하지요 그렇지만 저희 역시도 실

제 사업에 이러한 가치들을 녹여내는 것이 아직은 많

이 부족한 것 같아요 현지 주민보다는 사업을 수행

하는 단체 중심으로 진행되고 국내후원자들의 요구

에 따라가는 것들은 저희뿐만 아니라 아마 다른 단

체들도 상황이 비슷하리라 생각됩니다 막상 사업 이

후의 관리는 부족하면서 후원자들에게 성과를 보여

주기 위해서 하는 사업이 너무 많다고 생각해요 막

상 현지 주민들이 필요하다고 요구한 것이 아닌데

도 우리가 일방적으로 사업을 진행하는 등의 문제들

말이죠 작년에 코빌(Covil)[1] 교육을 받으면서 이

러한 문제에 대해 더 생각해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빈곤 구조적인 폭력이 될 수 있음을 인지해야

그렇다면 현장사업에 이러한 가치들이

충분히 반영되지 못하는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요

문제의 원인과 결과를 제대로 보지 못하기 때문인 것

같아요 빈곤의 원인과 결과에 대한 근본적인 인식 즉

빈곤이 어디로부터 비롯되는가에 대한 정확한 인식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빈곤이 구조적인 폭력

이 될 수 있음을 깨닫는 것 말이죠 아직 한국의 국제개

발협력 역사가 짧기 때문에 충분히 실현되지 못하는 것

일 수도 있어요 빈곤문제가 단순히 해외에만 해당하

는 것이냐 하면 아니거든요 가난은 현재 우리 안에도

존재하고 있잖아요 저는 그렇기 때문에 개발협력분

야의 활동가들이 국내문제에도 더욱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생각해요 타인의 문제라고 생각했던 것을 나

의 삶의 문제로 받아들이는 순간 빈곤과 개발에 대한

보다 근본적인 접근이 가능해질 수 있다고 믿습니다

그러면 로터스월드가 중점을 두는 점은 무엇인가요

현재 준비 중이지만 lsquo현지NGO와 협력관계를 만들

자rsquo 라는 방향을 가지고 있어요 최근에 국제불교네트

워크에서 만난 단체들이 지역사회개발단체들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현지에서 활동했던 주민들의 권

한강화를 위한 활동을 하고 있는 단체들이죠 그래서

그분들의 활동경험을 배우고 우리의 사업 속에 녹여보

자는 생각을 가지고 있어요 권리에 기반한 관점 주민

운동적 관점에 대한 이야기들을 말이죠 사실 한국의

개발 NGO보다 현지에 있는 현지 NGO들이 더 그 지

역의 필요에 대해 잘 알고 현지 주민들에게 더 알맞게

일을 할 수 있는데도 현지 NGO를 바로 지원하는 단

체들이 많지 않아요 국제개발협력에서 현지 NGO는

조력자나 이해관계자 중 하나로 생각하기 때문이죠

그렇기 때문에 현지 NGO와 교류하면서 효과적인

사업과 주민권한 강화 등에 대해서 배우고 있어요

주민권한강화(empowerment)와 같은 경우에는 제

한된 자원 내에서 사업을 진행해야 하기 때문에 쉽

지 않지만 계속해서 노력하고 있는 사업 중 하나

에요 작년부터 주거 권에 대한 사업과 인권침해

지역의 주민들을 돕는 사업들을 하고 있고 미얀

마 모니와[2]에 대한 지원 사업도 이어가고 있어요

개발협력은 타인의 삶에 개입해서 변화를 주는 것이니

보다 신중한 접근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그러다 보니 정

말 필요한 것은 개발에 대한 철학과 윤리인 것 같은데요

네 맞아요 정말 공감하는 부분이에요 자기성찰

이 정말 중요하죠 개발NGO를 비롯한 시민사회가

항상 정부에게 문제 제기하는 부분이 바로 한국 개

발원조의 양적 성장인데 그렇다면 과연 우리 안에

는 이러한 문제가 없는지 되돌아봐야 하지 않을까

싶네요 우리 안에도 협력이나 연대하는 분위기보

다는 경쟁하는 모습이 주로 보이는 것 같아요 이러

한 모습이 우리가 무엇을 위해 이런 일을 하고 있는

지 여과없이 드러내고 있죠 이러한 이슈들을 함께

논할 수 있는 공론의장 또한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이제는 민 민협력을 위해 노력해야 할 때

국장님께서는 오랫동안 시민사회운동을 해오셨고 지

금은 개발NGO에 있으신데 서로 다른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1코빌(Covil) 코빌(Covil)은 Community Organizing과 Village의 합성어로lsquo지역과 함께 주민과 함께하는 주민운동rsquo의 방향성을 가진 활동가 조직이다2 미얀마 모니와 이 지역 주민들은 지역정부의 요청에 따라 농지를 3년간 중국구리광산회사에 빌려주고 3년이 지나도록 땅을 돌려받지 못하자 시위와 농성을 벌여왔다그러나 지난 11월말 화염방사기를 동원한 정부의 강제진압으로 100여명의 주민들과 스님들이 심한 화상을 입는 사태가 발생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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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스월드 사무국 앞에서 한재광 총장 민정희 국장 조이슬 간사 권아람 인턴의 모습 (왼쪽부터 차례대로) ODA Watch

먼저 상대적으로 인적자원과 재원이 시민사회에 비

해 풍부한 것 같아요 그리고 다들 정말 공부를 열

심히 하시는 것 같아요 (웃음) 특히 국제개발협력

에 관한 기술적인 방법론에 대한 학습도 많고요 하

지만 전체적으로 시야를 넓힐 수 있는 분야에는 공

부가 부족한 것 같아요 그리고 상대적으로 단체

들 간의 연대 협력은 비교적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

는 것 같아요 국내에서 협력하지 못하면 개발현장

에서 주민들과 협력을 이루기가 더욱 어렵잖아요

다른 단체와 연대 협력하는 모습이 부족한 것은 그만

큼 기존에 교류가 없어서가 아닐까요 국제개발협력

시민사회 내에서의 교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

최근 민관 협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반면 정작

민 민 간의 협력을 위한 노력은 아직 많이 부족한 것 같

아요 민간 단체들끼리 같이 사업을 해보면 서로 많이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예를 들어 환경 분야의 기

후변화 이슈는 매우 중요하고 구조적 변화가 필요함에

도 개발협력 사회에서는 큰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죠

민 민 간의 연대와 교류의 활성화를 통해 이와 같은 이슈

를 같이 대응해나가는 노력도 필요하지 않을까 싶네요

말씀을 들으니 다양한 단체들간의 만남이 중요하다고

생각됩니다 다양한 종교적 배경을 가진 분들이나 사

회운동을 하시는 많은 분들이 개발 NGO 커뮤니티에

합류하셔서 함께 토론할 수 있는 장이 마련되어야 하

지 않을까요

저도 국내에서 운동하시는 분들이 개발협력분야에 함

께 들어와서 같이 서로의 운동을 공유하고 나누는 시

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저희 단체를 비롯한 몇 단

체들이 함께 미얀마에서 개발활동을 수행하는 단체들

의 모임인 미지모[3]를 구상하고 추진하게 된 이유이

기도 하죠 미지모는 단체들이 서로 연대하고 협력해

야 한다는 생각으로 시작하게 되었어요 단체 간 협력

을 준비하며 실무자들끼리 모여보니 모두 코빌 교육

을 함께 받았던 사람들이더라고요(웃음) 모임을 하

면서 함께하는 기쁨을 많이 느끼고 있어요 미지모 사

람들 모두 지향하는 바가 비슷하기 때문에 서로 동지

애도 느끼죠 미지모 같은 모임들이 다른 단체들 사

이에서도 많이 이루어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미

지모에서도ldquo왜 우리 커뮤니티 내에서는 같이 협력하

는 사업이 없나rdquo 라는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어요

사실 단체와 단체가 서로 교류하고 협력하게 되면 서

로 배울 수 있는 점이 아주 많은데도 그런 모임이 많

지 않은 것 같아요 처음에는 힘들겠지만 같이 공동으

로 사업도 해보면 서로가 배울 수 있는 점이 많다고

생각해요 그 시간을 통해 개발협력에 대한 가치와 지

향점에 대한 생각들도 공유될 수 있으리라고 봅니다

ldquo누군가는 관심을 가지고 끊임없이 문제제기를 할

때 변화가 생기죠rdquo

현재 개발협력 시민사회의 구성원과 구조를 보면 실무

자는 여성이 많지만 실제 사업과 정책을 결정하는 위

치는 대부분 남성들로 이뤄져 있는데요 이에 대한 국

장님의 견해는 어떠하신지 궁금합니다

아무래도 남성중심의 사회구조를 그대로 반영한 모습

으로 보이는 것 같아요 젠더 문제에 대해서 관심을 가

지고 변화를 이루어야 하는 거죠 결국은 끊임없는 문

제제기가 필요하지 않나 싶어요 조직 내에서 불합리

한 것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고 여성들이 일을 할 수

OWL이 만난 사람

3 미지모 미얀마를 지원하는 사람들의 모임이란 뜻으로 로터스월드 프라미스 코코 따비에 4단체가 공동으로 만든 모임 이번 77호의 NGO현장 코너에서 개발협력 분야의 새로운 움직임인 lsquo미지모rsquo에 대해 다루고 있습니다 미지모의 활동이 궁금하신 분들께서는 해당 기사를 참고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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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스월드 사무국 앞에서 한재광 총장 민정희 국장 조이슬 간사 권아람 인턴의 모습 (왼쪽부터 차례대로) ODA Watch

있는 사회적인 여건이나 환경에 대해서도 누군가는 이

야기해야 하는 것이죠 이점에서는 저부터 시작해야 한

다고 생각해요 끝으로 활동가의 가장 중요한 자질은

바로 공감하는 능력이라고 생각해요 신문만 봐도 세

상에 너무나 많은 일들이 있어서 곧 잘 무력감에 빠지

기도 하죠 하지만 이러한 일들에 대해 일차적으로 관

심을 가지는 일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우리가 당장

하고 있는 일 이외에는 관심이 없어서는 안 되죠 조금

더 공감능력을 확장해서 세계에서 일어나는 여러 가지

고통에 대해 관심을 갖는 것 자체가 세상을 바꾸는 첫

발자국이라고 생각해요 개인적으로는 단체의 성과로

인정되지 못하는 일에 대해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하

는 게 아쉽지만 꼭 돈을 보내주지 않더라도 관심을 가

지는 자체가 연대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누군가의

고통을 알아주는 자체로도 그 사람에게 위로가 될 수

있기 때문이죠 그래서 사업으로 진행하지 못해도 일

단은 그러한 사실들을 회원들에게 알리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활동가의 역할은 사람들의 관심을 일깨워주고

공감할 수 있도록 운동해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국장님의 20여 년 간의 활동을 압축적으로 살펴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야기를 들으면서 앞으로의 활동

이 더욱 궁금해지는데요

저는 단체보다는 그 안의 사람을 잘 키워내고 싶어

요 이제까지의 저의 경험을 바탕으로 후배들을 잘 키

워서 올바르게 사업할 수 있도록 이끄는 역할을 하고

싶네요 또 출장처럼 짧은 시간이 아니라 현장에 가

서 오랜 시간을 주민들과 함께 보내고 또 사업현장을

구체적으로 보고 경험하는 시간도가지고 싶어요 이

제 아이들이 다 커서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해요 (웃

음) 마지막으로는 제가 가지고 있는 연대와 협력의

경험들을 가지고 현지 지역사회경험들을 한국의 개

발협력 분야에 소개하는 역할을 해나가고 싶습니다

인터뷰 시간 동안개발NGO 활동가로서 올바른 개발

협력의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해 매 순간 끊임없이 성

찰하고 문제제기를 하는 민정희 국장의 모습이 인상

적이었다 기존의 개발협력사회 내에서 교류와 연대

가 더 활발히 이루어져야 한다는 말에도 깊이 공감했

다 파트너 국가 간의 연대와 협력이전에 우리가 먼저

교류하고 연대해야 하지 않겠는가 앞으로 국제개발

커뮤니티 내에서의 활발한 교류와 다양한 연대의 모

습을 기대해본다 이번 인터뷰를 통해 (필자는) 한국

개발협력 사회 특히 개발NGO에 불어오는 새로운 바

람 다양하게 뻗어나가는 물줄기의 흐름을 목격한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민정희 국장의 오랜 경험이 담긴

이야기를 들으니 앞으로의 활동이 더욱 기대가 된다

권아람 작성 ODA Watch 인턴

aramclsrnnavercom

33

청년활동가

(YP)들이 꿈틀꿈

틀 원조투명성

캠페인 TF를

조직하다

방울방울 나무를 수놓는 저 꽃잎처럼

한국외대

청년들의

사무국 방문

반가웠어요

한국외대 학생들과 조이슬 간사의 모습 ODA Watch

ODA Watch 이모저모

마침내 봄이 왔습니다 물러 갈듯 말듯 끝까지 애태우던 추위가 사라지고 햇살이 온 대지를 따스하게 감싸 안아

주고 있네요 길거리 나무들도 화사한 꽃잎으로 몸을 단장하느라 분주해 보입니다 봄이 와서일까요 워치에도

새로운 식구들이 찾아왔답니다 올 봄 모두 함께 꽃을 잘 피워낸다면 가을 무렵에는 풍성한 과실을 기대해볼 수

있지 않을까요

지난 4월 26일(금) ODA Watch가

국제개발협력학회(KAIDEC)에서

매년 공모하는 ODA 학술활동 지

원사업에 선정되었습니다 이로써

KAIDEC으로부터 지난 2011년부

터 연속 3년 동안 지원을 받게 되

었는데요 워치는 공모사업을 통한

1200만원의 지원금으로 올 한해

lsquo한국 개발원조 투명성 제고 방안 정

책 연구사업rsquo을 펼쳐나갈 예정입니

다 OWL 독자 여러분들도 한국 개

발원조의 투명성을 높일 수 있는 방

안을 함께 고민해주시겠어요 더불

어 워치가 꾸려나갈 원조투명성 캠

페인에 대해서도 많은 관심과 참여

부탁 드립니다

지난 4월 29일(월)에는 한국외국어

대학교에서 온 4명의 학생들이 ODA

Watch 사무국을 찾아왔답니다 워치가

도대체 어떤 곳인지 무엇을 하는 단체

인지 궁금해서 오늘 인터뷰를 위해 열심

히 공부했다며 이런 저런 질문들을 쏟아

냈는데요 NGO에 관한 교양수업을 듣

던 중 사례발표를 위해 여러 단체 중 워

치를 선택하게 되었다는 청년들 고민

이 담긴 질문에 답하는 시간도 참 즐거

웠답니다 워치가 어떤 단체인지() 궁

금하신 분들이 있다면 주저 말고 서교동

에 자리한 저희 사무국으로 차 한잔 하

러 오세요~~ ^^

ODA Watch 청년활동가들이 국제

개발협력의 흥미로운 이슈를 lsquo씹고

뜯고 맛보고 즐기기rsquo 위해 뭉쳤습니

다 청년활동가들은 관심 있는 이슈

를 중심으로 모여서 팀을 꾸려 시민

의 목소리를 내는 활동을 해오고 있

는데요 여러 팀들 중에 그 동안 국

내외 개발협력정책과 담론을 중점

적으로 공부해왔던 정책감시팀과

DAC(개발협력체계 비평가)팀이 주

축이 되어 Task Force 팀을 구성해

원조투명성과 책무성에 대해 국제

국내사회가 어떠한 이야기를 해오고

있는지 힘을 합쳐 알아보기로 했답

니다 지난 4월 10일 대망의 첫 모임

을 가졌는데요 매주 수요일마다 모

여서 이슈도 알아가고 무엇보다 서

로를 알아가는 시간을 가지고 있답

니다 앞으로 저희 청년활동가들이

펼쳐나갈 활동 많이 기대해주세요

첫 모임 후 뒷풀이 장소에서 한 컷시작을 기념하는 와인 한잔과 함께 ODA Wat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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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DEC지원

ODA 학술활동

공보사업 선정

환영합니다

이재원 간사님

권아람 인턴님

이재원

간사의

한마디

지난 4월 신입직원 및 인턴채용을 통

해 이재원 간사와 권아람 인턴이 ODA

Watch와 함께하게 되었습니다 이재

원 간사는 지난 2012년 ODA 인턴으

로 이미 한해 동안 사무국의 일원으로

동고동락(同苦同樂 )해왔는데요 앞으

로 두 분과 함께 채워나갈 워치가 더더

욱 기대됩니다 OWL 독자 여러분들

께 전하는 편지도 읽어주세요 ^^

안녕하세요 5월부터 ODA Watch의 새 식

구로 함께하게 될 이재원입니다 워치의 청년

활동가로 시작하여 지난 해 ODA 청년인턴으

로 1년간 사무국에서 일하는 행운을 누렸었

는데 올해는 이렇게 간사로 인연을 맺게 되

어 무척 기쁩니다 앞으로 겸손한 자세로 관

계하는 모든 분들과 함께하며 lsquo해피에너지rsquo를

나acuteshy 수 있는 활동가가 되겠습니다 아름다운

봄날 좋은 소식 나acuteshy 수 있어 행복하네요 여

러분의 많은 응원 부탁드려요 감사합니다

워치의

최연소 기부자

는 누구

감동 어린 소식 하나 ODA Watch의

최연소 기부자를 소개합니다~ ^^ 바

로 세상의 빛을 본지 꼭 한 달이 되어

가는 박시윤 양이 그 주인공인데요 박

욱범님께서 따님의 탄생을 기념하며 너

무나 감사하게도 일시 후원을 통해 그

환희와 행복을 워치와 함께 나주셨답니

다 박욱범님은 OWL에 해외특파원으

로 글을 기고하며 워치와 인연을 맺기

시작했는데요 현재는 영국에서의 석

사과정을 마치고 잠시 한국에 들어와

ODA Watch의 자매 기관인 (사)글로

벌발전연구원 ReDI의 연구원으로도 함

께하고 계시답니다 너무 감사한 마음

에 시윤 양을 위해 작은 선물을 준비한

워치 사무국 후원 담당 간사님과 간략

한 증정식도 가졌답니다~ ^^ 시윤 양

앞으로 건강하게 무럭무럭 자라나길 바

랄게요 ^^

권아람

인턴의

한마디

안녕하세요 ODA Watch OWL 독자 여러

분 ODA Watch에서 인턴으로 함께하게 된

권아람이라고 합니다 저는 인권에 관심이 많

아서 작년 하반기에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

에서 4개월 정도 일을 했었어요 앰네스티에

서는 인권의 관점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연대

운동의 방향성을 배울 수 있었는데요 ODA

Watch에서는 또 어떤 것들을 배우고 생각하

게 될 지 궁금하고 매우 기대가 되요 일한 지

이제 겨우 2주차인데 하루하루 많은 것들을

배우며 비판적인 관점으로 개발협력을 바라

보는 눈도 기르고 있어요 ODA Watch를 알

게 되어서 그리고 함께 일하게 되어 반갑습니

다 앞으로 독자 여러분들을 자주 뵐 수 있길

기대할게요 )

박욱범 님과 이재원 간사 ODA Watch 권아람 인턴과 이재원 간사 ODA Watch35

36

37

3월 재정보고

[ ODA Watch 살림살이 ]

ODA Watch는 투명한 재정운영을 원칙으로 합니다

소중한 후원금으로 운영되는 워치의 살림살이가 어느 곳에 어떻게 쓰여지는지

후원자 여러분과 OWL 독자들께 보고드립니다

워치의 살림살이에 더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38

ODA Watch는 2006년 설립 이래로 한국의 국제개발협력 사업 및 정책이 인권 bull 평등 bull 연대에 기반하여 보다 책임 있게 효과적으로 사용되어 개발도상국의 빈곤퇴치 및 지속가능한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한국 대외원조의 정책을 지속적으로 감시 bull 제언하고 대안을 고민하는 참여형 시민사회단체(Civil Society Organization CSO)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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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8: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77호(2013.05.03)

예정이다 lt그림 1gt과 같이 지역별로는 아시아 태평양55 아프리카 21 중남미 13 중동 CIS 11의 비중으로 배분되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KOICA가 집행하는 무상원조의 623 가량이 중점협력국에 지원되고 있으며 최빈국 및 저소득국 지원비율은 457이다

지역별 원조 외에는 민관협력 해외봉사단 등의 글로벌프로그램과 홍보 경상운영비 등이 포함되는 협력사업지원 등에 재원이 배분된다 참고로 KOICA의 경우 국제기구 분담금 성격의 예산은 2011년부터 기관 예산에서 제외되었다 또한 동아시아기후파트너십 사업 역시 2008-2012년 간 사업이 종료됨에 따라 주요 사업의 성과평가 및 홍보에 소요되는 5억 원을 제외하고는 예산에서 제외되었다 글로벌녹색성장연구소(GGGI)의 경우에도 작년 10월경 국제기구로 전환됨에 따라 외교부로 예산이 이관되었다

2013년 ODA 예산 살펴보기 ③ EDCF

다음으로 EDCF는 2013년 기관 차원의 총 수입이 7551억원이며 그 중 원금 및 이자 상환에 해당하는 정부내부지출금 162억원과 여유자금 463억원을 제외한 6926억원이 EDCF에서 집행하는 총 예산으로 볼 수 있다 이 중 유상 ODA로 집계되는 금액은 대개도국차관사업에 해당하는 6686억원이다 이는 전년대비 87(535억원) 증가한 것이다 지역별로는 아시아 67 아프리카 20 중남미 7 기타 6로 분류할 수 있다 [4] (승인액기준) 2013년 국제개발협력 시행계획에 따르면 2013년 잠정 승인계획 상 중점협력국에 지원되는 유상원조 비율이 70 내외에 달한다고 명시되어 있으나 실제 ODA Watch가 제공받은 EDCF 기금운용계획서 에서는 이를 확인할 수 없었다 이는 EDCF 예산안이 지역별 단위(동아시아 서아시아 동아프리카 서아프리카 유럽CIS 중남미 중동 태평양 등) 당 전체규모만 명시되어있고 각 지역별 국가 단위에 소요되는 예산으로는 구체화 되어있지 않기 때문이다

차관사업을 제외한 사업비로는 차관사업진행컨설팅(61억원)과 경제협력기반구축(20억원)사업 그리고 ADB 미래탄소펀드출자액(57억원)이 있다 그 외 기금운영비로 102억 원이 책정되었다 양자원조 사업 형태별 예산 심층 분석

다음으로 양자원조의 사업 형태별 예산 추이를 심층적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ODA 예산의 전체 규모 유형

(양자 및 다자 무middot유상 원조) 지역 및 국가별 배분 추이에 대해서는 OWL에서 이미 여러 번 살펴보았다 [5] 2015년까지 ODAGNI 025 달성을 목표로 정부는 ODA 규모를 지속적으로 증가시키고 있으며 금년 예산은 2조 411억 원(GNI대비 016)으로 추산된다 2011년 이후 양자원조와 다자원조 예산 비율은 73이고 양자원조 가운데 무상원조가 유상원조보다 조금 많은(5347) 상황이다 지역별로는 아시아 중점 원조 기조가 유지되고 있고 국가별로는 26개 중점협력국에 예산이 집중되고 있다 이와 같이 ODA유형 지역 국가별 배분 추이에는 큰 변화가 없는 반면 사업 형태별로는 프로젝트 사업의 비중이 줄어들고 있다 대신 초청연수 민관협력 긴급구호 개발컨설팅 사업이 전체 예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lt국제개발협력 기본계획(2011-2015년)gt에도 유상원조 추진계획 가운데 하나로 정부 민간 연계 확대 방안이 제시되었고 무상협력의 경우 해외긴급구호 민관협력 개발컨설팅 사업의 비중을 제고하는 계획이 수립되었다 그렇다면 이와 같은 계획들을 실현하기 위해 이를 뒷받침할 예산 또한 충분히 반영되었을까 lt기본계획gt에 제시된 또 다른 목표인 ODA 평가 강화 ODA에 대한 국민적 지지기반 확대 정책연구 역량 강화를 위한 예산은 충분할까 한편 편성된 예산을 효과적으로 집행할 수 있는 시스템은 갖추어져 있을까 혹시 급속한 예산 증가에 따른 문제점은 없을까 계획 수립 예산 편성 사업 집행 평가 및 피드백 과정으로 이어지는 일련의 ODA 사업 과정에서 예산 편성은 한국 ODA의 실질적인 전략과 우선순위를 보여주는 의의가 있다

lt그림 1gt 무상원조 지역별 중점협력국 소득수준별 지원 비중

4 2013년 국제개발협력 종합시행계획5 (OWL 74호) 2013년 한국의 국제개발협력을 전망한다 등

지금 정부는

8

lt표 4 gt 2013년 EDCF 수입∙ 지출계획 총괄 자료 2013년 EDCF 기금운용계획

6 국회예산정책처 2013 2013년도 예산안 부처별 분석Ⅱ(외통위 국방위)

다음 장에서는 분절화 문제의 해소가 시급한 사업(개발컨설팅 및 초청연수) 장기적 관점의 지원이 필요한 사업(민관협력) 예산을 대폭 늘려야 하는 사업(홍보 평가 연구)으로 나누어 현황과 문제점을 살펴보았다

분절화 문제의 해소가 시급하다 개발컨설팅 및 초

청연수사업

개발컨설팅 사업은 최근 가장 주목 받고 있는 ODA 사업 형태이다 정부에서는 개발컨설팅 사업의 비중을 확대하여 lsquo소프트웨어 중심 원조rsquo를 강화하고 한국형 ODA 모델 및 다른 원조 사업과도 연계하겠다

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2013년에는 KOICA(DEEP) 기재부(KSP) 방통위 고용부 국무조정실 안행부 등 모두 6개 기관이 26개국을 대상으로 58건의 개발컨설팅 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올해 개발컨설팅 사업 예산으로 책정된 607억원 가운데 KOICA(375억원)와 기재부(207억원)가 대부분의 예산을 차지하고 있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부분은 KOICA에서 각종 기술협력 사업에 DEEP(Development Experience Ex-change Partnership) 이라는 이름을 붙이고 개발컨설팅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점이다 외교부와 KOICA는 지난 2월 관련 연구소와 기업들을 아우르는 lsquo개발컨설팅 네트워크rsquo를 출범시키기도 했다 기재

9

lt표 7gt 홍보 평가 연구 관련 예산 추이(2009-2013)

지금 정부는

lt표 5gt 양자원조 예산의 사업 형태별 추이(2010-2013)

부에서 경제발전경험 공유사업(KSP)의 예산 및 사업 규모를 빠른 속도로 확장하고 있는 가운데 개발컨설팅 사업을 둘러싼 부처 간의 주도권 경쟁이 격화될 가능성이 높다 늘어난 개발컨설팅 예산을 효율적이며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대책의 마련이 시급하다

초청연수 사업도 분절화 문제가 발생할 소지가 크다 2013년을 기준으로 15개 기관에서 46개국 310개 과정 9천 여명을 초청하는데 모두 1021억원의 예산이 배정되어 있다 특히 올해에는 KOICA 이외에 각 부처 및 기관들이 별도로 진행하는 초청 연수사업이 증가하였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에 따라 전체 초청연수 사업 예산 가운데 KOICA가 차지하는 비중이 78에서 45로 줄어들었다 부처 및 기관별 예산 규모는 KOICA(465억원) 교육부(406억원) 안행부(40억원) 문광부(40억원) 순이다 lt2013년 국제개발협력 종합시행계획gt에 따르면 외교부에서 올해 내로 초청연수 효율화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초청연수 효율화 방안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해외봉사단 사업의 예산 통합 사례를 면밀히 검토할 필요

가 있다 2009년 정부 각 부처와 기관에 분산되어 있던 해외봉사단사업이 통합되어 lsquoWorld Friends Ko-rearsquo가 만들어졌다 또한 2011년에는 해외봉사단 사업과 관련된 4개 부처의 6개 사업 예산이 KOICA로 통합되었다 그러나 예산만 KOICA에 통합 편성되었을 뿐 실제 사업은 여전히 각 부처에서 개별적으로 수행되고 있기 때문에 여전히 통합의 효과가 미흡하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6] 초청연수사업의 효율화 방안을 마련하는 과정에서도 사업을 전반적으로 조율하는 컨트롤 타워의 구성과 예산의 통합 사업 집행의 통합이 단계적으로 고려될 필요가 있다

장기적 관점의 지원이 필요하다 민관협력사업

민관협력 사업은 정부 NGO 기업 대학의 포괄적 파트너십을 활용하여 이뤄지고 있다 lt국제개발협력 선진화방안gt에 따르면 정부는 민관협력 사업 예산을 2010년 90억원에서 2015년에는 900억원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한편 KOICA에서는 2013년 민관협력 예산으로 전년 대비 51억원 줄어든 317억원을 책정했다 국별 시민사회(CSO)협력 프로그램 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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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 2012년 118억원에서 2013년 154억원으로 증가한 반면 대학과의 파트너십을 통한 개발협력사업은 2012년 184억원에서 2013년 97억원으로 줄어들었다[표 6 참고] 한편 EDCF에서도 민자사업(PPP)을 장려하고 기업의 참여를 활성화하기 위해 EDCF를 활용한 해외 민자사업 진출 설명회를 개최한 바 있다

ODA사업에 대한 민간의 참여를 적극적으로 확대해야 한다는 점에 대한 공감대는 이미 형성되어 있다 문제는 예산 배분의 우선 순위와 원칙이다 무엇보다도 대학과 민간단체들이 기본적인 인프라 및 단체의 역량을 갖추는데 예산을 우선적으로 배분해야 한다 지원 성과에 대한 엄밀한 평가는 중요하지만 단기적인 성과를 예산 지원과 직접적으로 연계시키는 방식은 지양해야 한다 아직 사업 초창기라는 점을 감안하여 대학과 단체들이 충분한 역량을 갖출 수 있도록 장기적인 관점의 지원이 필요하다 또한 기업의 경우에는 국제개발협력 사업의 성격에 대한 이해가 부족할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민관협력 사업의 일환으로 추진되는 글로벌 사회공헌 프로그램이나 민자사업이 기업의 이익 추구를 위한 도구로 변질되어서는 안 된다는 원칙을 지속적으로 강조할 필요가 있다

예산을 대폭 늘려야 한다 홍보 평가 연구 관련

예산

홍보 평가 연구 관련 예산은 비록 파트너국의 발전을 위해 직접적으로 쓰이지는 않지만 한국 ODA의 효율성 및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필수적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아래 lt표 7gt에서 확인할 수 있는 것처럼 KOICA와 EDCF의 홍보 평가 연구 관련 예산은 현상 유지 또는 소폭 증가하는데 그쳤다 예전에 비해 사업 규모가 대폭 증가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ODA예산 배분 과정에서 홍보 평가 연구 사업의 중요성이 전반적으로 강조될 필요가 있다특히 지금과 같이 ODA규모를 대폭 확대해나가는 시기에 적극적인 홍보에 노력을 기울임으로써 국민들에게 ODA에 대해 알리고 이를 통해 국민 지지기반을 확대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KOICA의 홍보예산은 3년째 제자리 걸음 중이다 지구촌 체험관 관리에 소요되는 예산을 제외하면 실질적인 홍보활동에 쓸 수 있는 예산은 오히려 줄어들었다 EDCF의 경우 개발협력 인식증진을 위해 올해 6억원 이상을 쓸 계획이다 ODA에 대한 국민들의 인지 제고를 위해 두 기관 모두 더 많은 예산을 투입할 필요가 있다

lt표 6 gt2013년 KOICA 민관협력 사업 예산 내역 자료 2013년 KOICA 대외무상원조 사업계획

lt표 8 gt2013년 KOICA 홍보 사업 예산 내역 자료 2013년 KOICA 대외무상원조 사업계획

lt표 9 gt 2013년 KOICA 사업평가 사업 예산 내역 자료 2013년 KOICA 대외무상원조 사업계획

lt표 10 gt 2013년 KOICA 연구조사 사업 예산 내역 자료 2013년 KOICA 대외무상원조 사업계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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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ODA사업평가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대책은 이미 마련되어 있다 통합평가지침과 매뉴얼이 만들어졌고 『기본계획』에도 평가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들이 제시되어 있다 그러나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예산은 여전히 충분하지 않다 일부 공여국은 별도의 독립적인 평가 기관을 설립하여 사업 평가의 혁신을 꾀하고 있는데 반해 KOICA는 13억원 가량의 예산으로 모든 사업을 평가해야 한다 또한 프로그램프로젝트 성과평가에 절반 가량의 예산이 배분되기 때문에 평가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쓸 수있는 예산은 많지 않다 한편 EDCF는 사업심사평가연구 항목으로 올해 11억원의 예산을 배정했다 무middot유상 원조모두 평가예산을 대폭 확충하여 개별 사업의 성과를 예산 배분에 적극적으로 반영할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늘어난 원조 규모에 걸맞은 연구기능의 강화가 필수적이다 그러나 2013년 KOICA의 연구 관련 예산은 작년과 동일한 수준이다 한국이 국제원조규범을 따르고 새로운 개발 의제 형성 과정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연구 역량이 확보되어야 한다 ODA 시행 기관의 자체적인 연구 역량을 확대하고 대학 및 관련 연구기관들이 보유하고 있는 전문성을 한국 ODA의 발전을 위해 활용할 수 있도록 연구조사 예산을 시급히 확대해야 할 것이다

ODA 예산 점차 투명해지고 있다

국가의 재정활동은 예산이 정해지고 집행된 후 결산에 이르는 전 과정으로 요약할 수 있다 따라서 ODA Watch는 ODA 예산에 대한 체계적인 모니터링을 위해 지난 2011년부터 매년 정보공개청구(wwwopengokr)를 통해 무middot유상 ODA예산안을 청구해왔다 그러나 2011년에는 기획재정부에 무middot유상 ODA 예산안을 단일 청구한 결과 공개를 거부당했다 당시 사유는 외교관계 관련 사항으로 대외 정책등이 노출되어(중점협력국가 등) 국가의 중대한 이익을 현저히 저해할 우려와 입찰계약 업무 등의 공정한 수행에 현저한 지장을 초래할 우려가 있다는 점이었다 그러나 2012년부터는 중점협력국 26개국 명단도 공개되었고 간략하지만 무middot유상 ODA 예산안과 무상원조의 경우 기초 설명자료도 받아볼 수 있게 되었다

예산안 공개 수준과 방식에 있어서도 큰 변화를 살펴볼 수 있다 올해 KOICA의 경우 예산안 정보뿐만 아

니라 함께 제공하는 설명자료도 상당히 자세해져서 단순히 각 세부항목에 대한 설명뿐만 아니라 예산자료가 함의하는 바에 대한 분석도 함께 제공하기 시작했다 EDCF 역시 2012년에는 각목명세서만을 공개했다면 올해에는 간단하지만 기금운용계획서도 같이 제공함으로써 예산에 대한 기초설명을 함께 제공하고 있다 짧다고도 볼 수 있는 기간이지만 지난 3년 간 예산자료 공개 측면에서 정부의 투명성과 책무성은 많이 향상되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그러나 여전히 갈 길은 멀다 EDCF와 KOICA가 제공하는 무middot유상 예산안 자료를 서로 비교할 경우 공개 및 설명 수준에서 상당한 차이를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가령 KOICA는 중점협력국 별로 세분화 된 예산을 공개하고 있는 반면 EDCF는 여전히 지역 수준 예산까지만 공개하고 있다 또한 KOICA는 구체적인 사업들의 목록을 예산안에 제시한 반면 EDCF에서 제공한 예산자료로는 구체적인 사업 내역 파악이 어려웠다물론 차관사업(유상)과 무상원조 간 사업의 특성이나 집행 방식 등이 다르기 때문에 사용하는 용어나 설명하는 방식 등에 차이가 있을 수는 있지만 ODA라는 공통의 틀 안에서 집행되는 사업인 만큼 서로 비교하며 이해할 수 있도록 정보의 제공 방식과 공개 수준이 서로 일치될 필요가 있다

예산 편성의 전 과정에서 적극적인 국민참여 필요

2015년이면 ODA 예산이 약 4조 3천억원[7](GNI 대비 025)을 상회할 예정이다 그러나 현 ODA예산 편성 및 관리시스템에는 여전히 많은 문제점이 있다 현재 국무조정실 산하 개발협력정책관실이 ODA 사업 전체를 총괄하고 있지만 각 부처와 기관 지자체 별로 자체적으로 ODA 사업의 예산을 확정하고 집행하기 때문에 부처별 분산원조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따라서 통합적인 ODA 예산 편성 및 관리체계를 구축하기 위한 장기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또한 정부를 비롯하여 개발협력에 관련한 모든 이해 관계자들도 ODA예산 편성 및 집행에 관심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개입해야 한다 무엇보다도 예산 편성 시 국회의 참여는 필수적이다 모든 예 결산은 국회 심의와 의결을 거쳐 확정되며 ODA 예산 역시 국회에서 최종적으로 결정된다 현재 국제개발협력기본법[8] 상에 따르면 매년 국제개발협력 관련 정책 및 사

지금 정부는

12

7 [한국형 ODA 모델 추진방안 제 13차 국제개발협력위원회 의결안건 1호 20120914]

8 제13조 (국제개발협력에 대한 평가) ① 위원회는 국제개발협력 사업의 성과에 대한 국민의 이해와 국제개발협력 사업 시행의 투명성을 제고하기 위하여 국제개발협력 평가지침을 마련하고 관련 정책 및 사업의 추진실적을 평가한다② 위원회는 제1항의 평가결과를 매년 6월 30일까지 국회에 보고하여야 한다③ 제1항과 제2항에 따른 평가의 기준bull방법 국회에의 보고 등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

업의 추진 실적 역시 국회에 보고하도록 되어있다 국회가 예산 편성 과정에서 보다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하고 분절화된 예산의 조정을 이뤄낸다면 현재 원조분절화 등 부처간 이해관계의 대립으로 인해 발생하고 있는 여러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또한 시민사회의 적극적인 관심이 필요하다 예산 감시는 전문성이 요구되는 영역이고 특히 ODA의 경우 예산에 관련된 정보를 얻기가 쉽지 않았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에게 관심의 대상이 되기가 어려웠던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정보공개제도를 통한 ODA 예산 공개가 활성화되면서 관련 정보를 손쉽게 얻을 수 있게 되었다 또한 ODA에 직결되는 것은 아니지만 lsquo좋은 예산센터rsquo를 비롯한 전문 민간 씽크탱크도 ODA 예산 분석 시 주요하게 참고할 수 있는 많은 기초 자료들을 제공하고 있다 앞으로 점차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ODA 자금이 보다 효과적이고 효율적으로 사용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초기 배분을 살펴볼 수 있는 lsquo예산rsquo에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시민들의 세금으로 조성되는 만큼 ODA 예산이 적실한 곳에 올바르게 분배되고 있는지 보다 적극적인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야 할 때이다

예산분석 TF팀 작성

김대욱 ODA Watch 청년활동가 4기

jedu-hanmailnet

조이슬 ODA Watch 간사

eseulangel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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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주) ODA Watch는 2012년 12월에 참여한 lsquoMekong의 미래를 위한

전략회의rsquo 의 후속활동으로 지난 3월 Mekong Watch가 주최한 태국 캄보디

아 현장 조사를 다녀왔습니다 메콩 지역에서 만난 주민들의 이야기와 생각들을

담아 지난 OWL 76호(누구를 위한 개발인가) 부터 연재하고 있는데요

이번 77호 lt태국 이야기 ①편gt에서는 20년 전 태국 우본 지역의 문(Mun) 강

에 지어진 팍문(Pak Mun) 댐이 주민들의 삶에 어떠한 변화를 가져오게 되었는

지 주민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삶은 무엇인지를 들려드립니다 우본 라차타니

(Ubon Rachathani)의 어느 마을에서 지금 이순간에도 25년이 넘게 이어져

오고 있는 주민들의 이야기에 함께 귀 기울여 주세요

다음 호에서는 lt태국 이야기 ②편-시린톤 댐 이야기gt가 이어집니다

lt태국 이야기 ①편gt은 오마이뉴스의 특별기획코너에서도 보실 수 있습니다

메콩이 들려주는 네버엔딩스토리 타이 문강 팍문댐 반대 운동이 던지는 질문

지난 3월 19일 머리 위로 뜨거운 태양을 안고 다시 메콩의 품에 몸을 실었다 꼭 3년만이다 물의 어머니 어머니의 강 메콩은 3년의 시간이 어찌 흘렀는지 무색하게 여전히 그 넓은 품으로 주변의 산과 들 하늘과 바람에 따뜻한 숨을 불어넣고 있다 건기라서 강물의 수위가 그리 높진 않지만 시퍼런 위엄은 그대로이다

메콩의 숨결을 품은 바람과 대지의 온기는 베트남 캄보디아 라오스 버마 중국 태국 6개 나라에 가 닿는다 이들 나라 국민들에게 메콩은 삶의 원천이다 아니 삶 그 자체이다 메콩 지역 주민들은 메콩에서 나는 물고기를 잡아 끼니를 해결하고 메콩의 흐름에

몸을 맡겨 더위를 식히며 메콩의 비옥한 강물로 농사도 짓고 가축도 기른다 아이들에게는 지상 최고의 놀이터이자 삶의 지혜를 배우는 학교이기도 하다 하지만 언제까지나 이들에게 넓은 품을 내

어줄 것만 같던 어머니의 강에도 아픔이 찾아왔다 성장에 대한 욕구가 인간의 삶을 휩쓸기 시작하면서 6개 국가에 불어 닥친 개발의 바람에 메콩이 마음껏 제 힘을 내지 못하고 몸살을 앓고 있다

모든 이야기에는 끝이 있는 법이라 생각했다 모든 일에는 끝이 있으려니 했다 그런데 메콩의 지류인 문강(Mun River)이 흐르는 태국 우본 라차타니(Ubon Ra-chathani)의 어느 마을에 25년이 넘도록 이어져온 언제 끝이 날지 모르는 이야기가 있다 뜨거운 햇살이 내리쬐는 3월의 중천에 졸음이 밀려올 법도 한데 귀를 쫑긋이 세울 수밖에 없는 이야기가 메콩강을 따라 흐른다

만천하에 드러난 거짓 수문을 열라

태국 우본에 흐르고 있는 문(Mun)강 문강은 메콩의 가장 큰 지류이자 태국에서 가장 비옥한 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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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그랬다 메콩을 따라 문강에 흘러들어온 풍부한 수자원과 물고기로 문강 인근 지역은 그 어느 곳보다 살기 좋은 곳이었다 댐 건설 이전까지만 해도

그러던 어느 날 태국 정부는 전력 생산을 이유로 문강에 대규모 댐을 짓기로 한다 댐의 이름은 팍문 (Pak Mun)댐 세계은행이 건설 자금을 지원하고 태국 전력(EGAT Electricity Generating Authority of Thailand) 이 건설을 맡았다 이들과 태국 정부는 지역의 발전과 주민들의 삶을 향상시키기 위해 댐을 짓는 것이라 말했지만 주민들은 오히려 댐이 자신들의 삶을 파괴했다고 말하고 있다 어떻게 된 일일까

느닷없이 댐 건설 계획이 발표되자 주민들은 댐 건설을 막기 위해 거세게 항의했다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해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도리 없이 댐 건설은 강행된다 1989년 댐 건설이 승인되고 1991년

건설을 시작해 1994년에 완공된다 댐이 지어지는 동안에도 주민들의 시위와 반대 운동은 끊임없이 이어졌지만 태국 정부는 마치 귀머거리인 듯 주민들의 외침에 모르쇠로 일관했다 결국 주민들은 댐 건설 중단을 요구하는 것이 더 이상 받아들여지지 않음을 인정하고 대신 수문을 열어달라는 요구를 하게 된다

ldquo댐이 들어선다고 했을 때 가장 큰 걱정은 더 이상 물고기를 잡지 못하게 되는 것이었어 수십 년 평생 물고기를 잡으며 이웃 간 관계를 맺고 나누며 살아왔는데 댐이 들어서면 메콩을 따라 문강으로 흘러들 물고기들이 줄어들 게 뻔하지 않아 그러면 자연스럽게 생계뿐만 아니라 마을 사람들 간의 관계가 무너질 수밖에 없고 너무도 당연한 이치인데 정부는 도무지 들어먹지를 않아 오히려 댐 건설업자들이랑 이구동성으로 댐이 지어져도 문강의 물고기에는 아무런 영향이 없을 것이니 당신들이 먹고 사는 데에도 아무런

팍문지역 지식센터에서 팍문댐 건설 이전의 삶을 설명하는 주민 윤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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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장이 없을 것이오 하더라고 말이 되야 말이지rdquo

댐 건설 이전부터 이 마을에서 평생을 살아온 분미(Bunmi 63) 할아버지가 당시를 회상하며 분통을 터뜨리신다 함께 모인 다른 주민들도 덧붙인다 당시 정부는 댐에서 생산되는 전력이 주민들의 삶에 생태적으로도 경제적으로도 혜택을 줄 것이라 했다고 한다 심지어 더 많은 종류의 물고기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 했다 하지만 이는 만천하에 거짓으로 드러났다

ldquo팍문(Pak Mun) 댐 건설 이전에 문강에 살던 어종은 265종이었어 마을주민들이 NGO의 도움을 받아서 일일이 조사를 다 했더랬지 하지만 댐이 생겨난 이후 어종은 45종으로 급격히 줄어들고 말았지 물고기들은 강을 따라 흐르며 산란을 하고 넘나들어야 하는데 문강은 더 이상 최적의 삶의 터전을 제공할 수 없게 된 거야 댐 건설로 생겨난 저수지로 강여울과 기슭에서만 서식할 수 있는 식물 수초들도 모두 잠겨버렸고 이게 다 우리가 먹고 사는 주식인데rdquo

결국 댐이 지어져도 문강의 생태계에 어떠한 부정적 영

향이 없을 것이라 말했던 정부의 주장이 거짓으로 드러나자 주민들은 분노했다 이에 자신들의 젖줄인 문강을 지키기 위해 다시 소매를 걷어붙이고 정부를 향해 수문을 열어줄 것을 외쳤다 물고기가 줄어든 것이 댐 건설로 수문이 막혔기 때문인지 아닌지 수문을 열어서 확인해보자는 것이다 주민들의 삶을 건 끈질긴 요구와 투쟁 끝에 정부는 이를 받아들여 2001년 6월 14일부터 2002년 6월까지 약 1년간 수문을 열기로 했다

돌아온 물고기들

수문이 열리자 거짓말처럼 물고기들이 다시 문강으로 돌아왔다 강 상류에 산란을 하기도 했다

ldquo눈앞에 명백히 드러났지 사라졌던 물고기 137종이 메콩에서 문강으로 돌아온거야 2001년 6월부터 2002년 5월 사이에 게다가 사라졌던 여울들도 조금씩 다시 생겨나고 강기슭에 서식하던 식물들도 다시 보이고 말이야 100는 아니지만 마치 댐이 건설되기 이전의 상태로 돌아간 듯 했어rdquo

분미 할아버지 옆에서 조용히 듣기만 하던 우돔(Udom 54)씨가 약 1년간 수문이 열렸던 시간을 떠올리며 흥분된 어조로 말한다 한 조사 보고서에 의하면 수문이 열리고 나서 33종의 물고기가 여울에 25종이 강 깊은 곳에 40종이 훨씬 더 깊은 곳에 22종이 강 가운데 급류 사이의 소용돌이 속에 24종이 동굴에 56종이 때마다 강물이 범람하여 생기는 습지에 알을 낳았다고 밝혀졌다

수문이 열린 기간 동안 국제사회와 지역 자체 조사 지역 대학 등 많은 연구 조사가 이루어졌다 태국 정부와 팍문댐 건설을 맡은 태국전력 당국도 조사를 실시했다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모든 조사의 결과가 일치되는 점이 있다 바로 수문이 열렸던 약 1년 동안 문강의 생태가 예전 수준으로 회복되었으며 이를 통해 지역 주민들의 생활도 회복되었음을 인정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팍문댐이 애초에 목표한 전력 생산에 실패하였으며 태국전력(EGAT)이 주민들 간에 갈등을 조장하고 지역의 가난을 초래했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팍댐 사례는 문강의 생태계 파괴로 인해 태국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정치적 투쟁으로 남아 있다

ldquo우리는 여전히 정부에 수문을 열어줄 것을 요구하

메콩강 댐개발 현황 International Riv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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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있어요 우리가 바라는 것은 오직 그거 하나에요 정부가 현금이니 뭐니 보상을 제공했지만 터무니없이 적은 금액이었고 그걸로 먹고 살기는 불가능해요 오히려 보상 때문에 사람들 사이가 나빠지기만 했죠 삶의 질이 떨어진 건 물론이고 수문이 열리지 않는 이상 여기서 제대로 살기는 어려워요rdquo

팍문댐 주민네트워크 활동에 참여하고 있는 사왕(Sa-wang 46)씨는 정부가 댐 건설로 이주한 주민들에게 제공한 보상이 주민들이 원한 형태가 아니었음을 토로하며 보상 때문에 주민들 사이에서 갈등이 생겼다고 했다 자세히 들어보니 보상금을 전액 현금으로 제공한 것이 아니라 가구당 받게 될 금액의 3분의 1만 현금으로 나머지 3분의 2는 조합운영 지원금으로 제공하여 주민들이 돈이 필요하면 조합에서 빌려 쓰게 했다는 것이다 심지어 돈을 빌릴 때는 이자를 내야 한다

결국 댐 반대 운동이 보상 요구 운동으로 바뀌면서 주민들 사이에 입장이 갈리고 상황이 더욱 나빠졌다고 했다 어떤 주민들은 정부가 주는 방식을 받아들여서라도 보상을 받기를 원했고 다른 주민들은 정부의 제안을 거부하고 전액 현금 보상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여 나가고 그러는 중에 정부는 이들 사이에서 이간질을 시키고

문득 궁금해졌다 정부 입장에서는 가구별로 보상금을 전액 현금으로 깔끔하게 주고 주민들이 더 이상 시끄럽게 하지 않게 하는 것이 편

했을 텐데 왜 문제를 더 복잡하게 만들었을까

ldquo일종의 선례를 남기지 않겠다는 것이었죠 팍문댐 사례에서 주민 보상을 주민이 요구하는 대로 주게 되면 다른 댐을 건설할 때 참고 사례가 되니까정부는 잠깐 시끄럽게 되더라도 굽히지 않은 거죠rdquo

10년 이상 이 지역의 주민네트워크 코디네이터로 활동하고 있는 라(Lah)씨의 말이다

ldquo돈은 환상이다rdquo

20년 넘게 싸워온 이들의 삶은 현재 어떤 모습일까 정부가 말한 대로 댐에서 생산되는 전력의 혜택을 받아 윤택하고 풍요로운 생활을 누리고 있을까 1년간 수문이 열리고 나서 정부는 잘못된 주장을 인정하고 이들의 요구를 받아들였을까 보상 문제야 주민들에게 불리하게 이루어졌다고 해도 수문을 열어야 한다는 것은 국제사회와 국내사회가 동시에 지적한 사항이니 어느 정도 협상이 이루어지지 않았을까

은근한 기대를 품은 질문에 돌아온 대답은 뜻밖이었다

ldquo정부는 끝까지 귀를 닫고 있어 수문을 열어서 조사한 결과가 있으니 아예 무시하지는 못하고 자기들이 조사한 걸 가지고 6월부터 9월까지 4개월 동안에만 물고기가 이동을 하니까 1년에 4개월만 문을 열면 된다는

댐 건설 이후 상황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주민들 윤지영17

거야 그런데 다른 조사결과에서는 1년 내내 물고기가 메콩과 문강 사이를 이동하고 알을 낳는다고 밝혀졌지 또 수문을 1년 내내 연다고 해서 팍문댐이 만들어내는 전력 생산량에는 아무런 영향도 없다고 이미 팍문댐은 목표한 전력을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는걸rdquo 분미 할아버지는 더욱 강경한 어조로 지금 주민들은 다시 단결하여 수문을 1년 내내 영원히 열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했다 정부는 들은 척도 안하고 1년에 4개월간만 수문을 여는 것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했다 심지어 작년에는 오로지 2개월만 열었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민들은 협상을 포기할 수 없다고 했다 그 이유는 문강을 떠나 살 수 없기 때문이다

ldquo정부가 그런 식으로 보상을 하고 우리는 어쩔 수 없이 집을 옮겨야 했고 무슨 노력인들 안 해봤겠어 다른 일자리도 구해보고 먹고 살 궁리를 했지 그런데 그게 쉽게 바뀔 수 있냐는 거야 평생을 강에서 살아온 사람들인데 예전엔 문강만 있으면 뭐든 다 가능했어 물고기를 잡아서 끼니를 해결하고 팔아서 다른 필요한 물품을 사고 벼농사를 짓는 사람과 교환해서 나누어 먹고 강 근처 숲에서 나무를 캐와서 장작을 하고 과일도 따먹고 자연으로부터 먹을 것들이 넘쳐나니 돈이 필요 없었지 내 손에 현금이 안 쥐어져도 아무 문제가 없었어 그런데 지금은 그럴 수가 없어 자연이 아니라 이제는 시장에 의존할 수밖에 없게 된 거야 강에서 구하던 물고기를 시장에 가야만 구할 수 있어 이웃들과 나눠 먹던 것들을 이제는 무조건 시장에서 사야만 해 하루에 최소 150바트(Baht 태국 통화 단위)는 필요한데 벌어올 데가 있어야지rdquo

한참을 열띠게 이야기를 나누다 조용히 자리를 지키던 우돔씨의 한마디에 가슴이 몹시도 울렁거렸다

ldquo우리가 말하는 게 있어 lsquo돈은 환상에 불과하다 물고기가 진짜다rsquo라고rdquo

한국 일본 중국 라오스의 시민사회와 언론이 메콩 지역 개발 문제를 조사하기 위해 꾸려진 조사단의 일행으로 이들 주민들을 만나면서 궁금한 것이 묻고 싶은 것이 무수히 많았다 하지만 가끔 이들이 격앙된 목소리를 높이거나 혹은 차근차근 말하다 때때로 깊은 숨을 쉬며 호흡을 고르는 모습을 보며 나도 모르게 목이 메고 더 이상 입을 열수 없는 상태가 되어버린다 돈은 환상에 불과하고 물고기가 진짜라니 이 얼마나

명료하고도 절대적인 진리인가 삶의 지혜인가 감동 인지 아픔인지 모를 감정에 잠시 멍해져 있다가 다시 분미 할아버지의 목소리가 들려와 얼른 정신을 차린다

ldquo팍문댐이 물고기만 사라지게 한 게 아니야 이 마을의 전통이 깨졌지 대대로 내려오던 물고기 잡는 기술을 더 이상 보존할 수 없게 됐고 남자들은 여기서 더 이상 처자식을 먹여 살리기가 어려우니 방콕이든 어디든 도시로 떠나야 했고 떠난 남자들은 도시에서 외롭고 힘드니 새로운 가정을 가지게 되고 남은 처자식들마저 떠돌게 되거나 여기서 입에 풀칠하기가 쉽지 않아졌고 수문이 열리지 않으면 지금보다 더 강물 오염이 심해질 것이고 물고기들은 죄다 죽어버리겠지 그러면 이 마을은 더 이상 보존하기가 힘들어rdquo

분미 할아버지가 잠시 상심으로 말을 잇지 못하는 사 이 라씨가 거들어 설명해준다 현재 문강의 수질 오염이 심각한 상황이고 이로 인해 주민들의 식량 안보가매우 위험한 수준이라고 한다 먹고 살기 위해 수입

댐 건설 이후 수문 개방 요구 시위 운동에 대해 설명하는 주민 윤지영

FOC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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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있어야 하는데 그동안 물고기를 잡는 것 말고는 해본 일이 없으니 다른 일을 찾는 것도 쉽지 않아서 일자리도 구하기가 힘들다고 한다 다른 일을 구할 수 없는 주민들은 결국 한참 떨어져 있는 다른 강에 가서 물고기를 잡아와 여기서 다시 팔아 수입을 만들고 있다고 했다 이 지역의 자산은 문강의 물고기를 잡는 것이고 이로부터 나온 지역 고유의 지혜가 주민들의 삶을 지켜왔는데 이 모든 게 상실되고 있다고 했다

우리는 물고기를 원한다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어느새 해가 뉘엿뉘엿 넘어간다 시계를 살펴보니 어느새 4시간이 훌쩍 흘렀다 이야기에 푹 빠져 시공간을 넘나들다 이들의 삶에 잠시 마음을 맡겼다가 문득 고개를 흔들어본다 20년간의 지난한 투쟁의 역사를 4시간이라는 짧은 시간동안 외부에서 찾아온 낯선 이들에게 전하는 것이 이들에게 어떤 의미가 있을까 행여나 아픔만 들추고 가는 것이 아닐까 도움이 되지

도 못할 텐데 이러고 있는 것이 무책임한 것 아닐까속으로 어쩔 줄 모르고 있는데 이런 내 마음을 읽은 마냥 분미 할아버지가 힘주어 말씀하신다

ldquo우리 이야기가 세상에 널리 널리 퍼져 알려졌으면 좋겠어 이렇게 여러분에게 이야기를 할 수 있어서 기쁘고 우리의 투쟁의 삶을 전할 수 있어서 자랑스러워 우리가 살아온 것은 정부와 권력의 부정의에 대한 저항이었어 이런 일이 여기뿐이겠어 다른 곳에서도 비일비재 할텐데 우리 삶을 공유해서 다른 곳에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도움이 된다면 얼마나 기쁜 일이야 우리가 바라는 건 그저 수문이 열려서 다시 우리가 살던 삶이 회복되는 거야 전통을 되살리고 싶어 우리는 전기를 원하지 않아 물고기를 원하지rdquo

참으로 또렷했다 전기가 아닌 물고기를 원한다는 이들의 눈동자는 더 없이 맑고 또렷했다 수문이 열릴 때까지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이들의 다짐은 더 없이 강건했다 오랜 시간 동안 겪어오면서 지치고 주저앉을 법도 한데 삶의 터전인 문강을 지키겠다는 굳은 결심은 이들 가슴속에 흔들림 없이 뿌리깊이 박힌 듯했다 이토록 강한 힘을 지킬 수 있는 데에는 주민들이 끝까지 목소리를 잃지 않도록 옆에서 지원하고 있는 지역 조직들과 국제단체들의 응원도 한몫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 무엇보다도 개발과 권력에 맞서 갈등과 분열을 겪으며 극복해온 과정에서 주민들 스스로 다져온 공동체의 의미 공동체가 가진 지혜에 대한 믿음이 그 중심에 있는 듯 했다 절대 자신들의 삶의 지혜와 자산을 전력 생산과 맞바꾸지 않을 것이라 했다

이야기가 끝나갈 무렵 라씨가 슬며시 웃으며 말했다

ldquo팍문댐의 잠재 전력 생산량은 136MW에요 현재 팍문댐에서 나는 전력으로 고작 방콕에 있는 백화점 3~4개에 전기를 공급하고 있다고 하네요rdquo

우본으로 오기 전 하룻밤 머물렀던 방콕의 복잡한 거리와 수많은 사람들이 어깨를 스치며 지나다니던 고층 백화점들이 언뜻 눈앞에 잠시 펼쳐진다 수백 년 살아온 수천 명의 삶과 또 다른 수천 명의 소비가 거래되는 순간이다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모르겠는 심정으로 어둑어둑해진 하늘만 무심코 바라본다

윤지영 작성 ODA Watch 정책기획팀장

odawatchnavercom

댐 건설 이후 수문 개방 요구 시위 운동에 대해 설명하는 주민 윤지영19

국제사회 내 한국 ODA의 현주소는 어디에 -2012 OECD DAC ODA 통계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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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협력개발기구(OECD DAC)는 지난 4월 3일 회원국들의 2012년 공적개발원조(ODA) 잠정통계를 발표했다 이번 발표에는 2012년 DAC 회원국들의 전체 ODA 규모 및 각국별 경제수준에 의거한 개발원조 규모를 보여주는 ODAGNI 비율 전년대비 원조규모 증감 연도별 중점협력지역 등을 분석하는 내용이 담겨있다 2013년부터 회원국이 된 아이슬란드의 통계결과도 제시되어 있으며 DAC 회원국은 아니지만 OECD에 가입한 체코 에스토니아 헝가리 이스라엘 폴란드 슬로바키아 슬로베니아 터키 그리고 아랍 에미레이트 연합 9개국의 자료와 EU DAC-EU G7 Non-G7 Non-DAC의 ODA 규모 및 전년대비 증감률도 확인할 수 있다 다양한 카테고리 별로 정리된 이번 통계를 통해 세계적 ODA의 흐름과 한국 ODA의 현주소 등을 파악해보자

계속되는 세계 경제 위기 ODA에 빨간 불이 켜졌다

2012년 OECD DAC 회원국의 전체 ODA 규모는 총 12559억 불로 전년 대비 평균이 약 40 하락하였다 국가 별 경제수준에 따른 ODA 규모를 파악할 수 있는 수치인ODA 대비 GNI비율은 작년 DAC 회원국 평균인031보다 002 감소한 029로 나타났다 지난 2011년 통계에서 전년도에 비해 27 가량 하락했던 것에 연이어 올해에도 더 큰 폭으로 원조규모가 줄어든 것은 그만큼 세계경제위기가 ODA에 미치는 막대한 영향을 여실히 보여준다 반면 공여국 중 G7의 ODA 규모 총계는 전체 의 701를 차지했고 EU의 경우 전체의 절반 가량인 507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통해 전 세계 ODA에서 두 그룹이 차지하는 비중이 여전히 매우 크다는 점을 알 수 있다

lt표 1gt에 명시되어 있는 OECD DAC회원국의 2012년

ODA실적 통계에 따르면 여전히 미국이 가장 많은 원조를 제공하고 있으며 그 뒤를 이어 영국 독일 프랑스 일본 순으로 상위권을 차지했다 그러나 상위 5개국 모두 적게는 07부터 많게는 28까지 전년대비 ODA 규모가 감소한 것을 알 수 있다 특히 유럽 경제위기가 심화됨에 따라 그리스와 이탈리아는 무려 각각 -170 -347에 달하는 ODA 규모를 축소했다

단연 돋보이는 한국 ODA 증가율 이 청신호를 유

지하기 위해서는

반면 2011-2012년 한국 ODA는 176 가량이 증가하며 DAC 회원국 중에 단연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ODA 규모 역시 24개 회원국 중 16위로 작년보다 한 계단 상승했다 국제사회가 경기침체로 인해 전반적으로 ODA 규모를 점차 감소하는 추세인 것에 반해 한국의 경우 2015년까지 GNI 대비 ODA 비율을 025까지 높이겠다는 목표 이행 차원에서 지난 몇 년간 원조규모를 점차 증가해오고 있어 이와 같은 차이가 더욱 극명하게 보여지는 것이다

그러나 이처럼 우리나라가 높은 증가율을 달성한 것은 한국 ODA가 다른 공여국에 비해 매우 적은 규모라는 점에 기인하기도 한다 실례로 2011-2012년 사이 91가 증가한 호주 ODA의 경우 절대규모 상으로는 457백만불이 늘어난 반면 한국의 경우 무려 176 가량이 상승했으나 이는 226백만불로 호주의 증가량에 비하면 절반 가량에 불과하다 한국 ODA의 성장을 향한 길이 아직은 멀다는 점을 그러므로 더욱 박차를 가해야 함을 보여준다 또한 한국의 ODAGNI 대비 비율은 014로 나타났다 이를 국민 1인당 금액으로 환산하면 34900원 가량에 달한다 즉 한국 국민들은 작년 한해2011년에 비해 약 4천원 정도 증가한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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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을 ODA 자금 조성을 위해 세금으로 납부한 것이다

반면 lt2013년 국제개발협력 종합시행계획gt에 따르면 2013년 ODAGNI 수치는 016에 달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025의 고지를 향한 걸음이 2년 정도 밖에 남지 않은 만큼 현실적으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원조 규모 증대에 관한 근본적이고 체계적인 전략 마련이 필요한 시점이다

국제사회 ODA 아직 갈 길이 멀다

전 세계 공여국들의 GNI 대비 ODA의 비율을 살펴보면 국제사회가 합의한 목표치인 07를 넘어선 국가

는 룩셈부르크(100) 스웨덴(099) 노르웨이(093) 덴마크(084) 네덜란드(071) 5개국이 유일하며 이 국가들의 ODA 규모는 전년 통계에서도 07를 웃돌았다 앞서 ODA의 절대 규모로는 미국을 비롯해 영국 독일 프랑스 등의 서유럽 국가들이 상위권을 차지했다면 국가 별 경제규모 및 수준에 따른 ODA 규모는 북유럽(Nordic+) 국가들이 높은 셈이다 하지만 룩셈부르크를 제외한 북유럽 4개국 역시 모두 작년에 비해 ODA 비율이 감소했다 2011년 통계를 통해 살펴본 상위 5개국의 GNI 대비 ODA 비율은 룩셈부르크(099) 스웨덴(102) 노르웨이(100) 덴마크(086) 네덜란드(075)였다한국의GNI 대비 ODA 비율은 전년에 비해 002 증

lt표 1gt OECD DAC 회원국들의 2011 2012년 ODA 규모 및 증감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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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CUS

가한 014로 나타났으나 여전히 DAC 회원국 평균인 029에는 현저하게 미치지 못하고 있다 DAC 24개 회원국 중국가 부도위기에 직면한 그리스 및 이탈리아 다음으로 최하위인 22위를 기록하고 있다

무상 ODA에 참여하는 주무부처가 41개에 달해

2012년 한국의 양자간 다자간 ODA 규모는 각각 116억 불과 389억 불로 작년과 비슷한 비율인 약 75 25로 나타났다 양자 ODA 중 무상원조와 유상원조 역시 64의 비율을 유지하며 70억 불과 47억 불을 차지했다 주목할만한 부분은 2012년 기준 무상원조 지원을 위해 133개 수원국에 외교부 교육부 재정부 KOICA를 비롯하여 지방자치단체까지 총 41개 기관이 ODA 사업에 참여했다는 것이다 작년 한 해 동안 국내ODA 분절화 문제가 시민사회를 비롯한 여러 이해당사자들에 의해 제기되어왔던 것에 반해 ODA 사업에 참여하는 주무부처의 수는 오히려 늘어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한국 원조의 양적 질적 성장을 위한 끊임없는 노

력 필요

이번 2012년 OECD DAC 실적통계는 지속되는 세계 경제 위기가 ODA에 미치는 영향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지난 2008년 미국 발 경제위기 이후 겨우 다시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던 ODA예산이 2010년을 정점으로 다시 하락세를 타고 있다 GNI 대비 ODA 비율의 07라는 국제사회가 합의한 목표 달성에서 점점 멀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은 각국의 원조 규모 줄이기에 대해 옥스팜 인터네셔널의 제레미 홉스(Jeremy Hobbs) 상임이사는 ldquo원조자금이 국가 예산에서 차지하는 부분은 아주 사소한 티끌에 지나지 않기 때문에 재정적자를 면하기 위해 규모를 줄여도 그 영향을 인식할 수 없을 정도이다 이는 마치 몸무게를 줄이기 위해 머리카락을 자르는 격이다rdquo (ldquoAid is such a tiny part of budgets that cutting it has no discernible impact on deficits --it is like cutting your hair to lose weightrdquo)라고 묘사한 바 있다 원조는 개도국 특히 원조 의존성이 높은 국가(aid dependent countries)들에게는 매우 필수적이고 중요한 자원이다 따라서 아주 적은 규모로 삭감한다고 할지라도 해당 국가들에는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은 자명하다 원조가 전체 국가 예산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매우 작기에 경제위기를 이유로 ODA 규모를 줄이는 것은 적자 개선에 아무런 효용성이 없을뿐더러 오히려 필요한 곳에 제공되는 지원을 가로막는 격이다

이처럼 전 세계 ODA에 적신호가 켜진 상황에서도 ODAGNI 07 달성의 약속을 이행하기 위해 원조 규모를 점차 확장하는 국가도 있다 바로 영국이다 지난 3월 20일 영국 정부는 2013 회계연도를 기준으로 자국의 ODAGNI 비율이 07를 넘어설 것이라고 발표했다 2012년 통계 기준 06에서 일년 만에 01 가량을 훌쩍 높인 것이다 이는 현재 부지런히 규모를 늘려나가고 있는 한국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2015년까지 ODAGNI 비율025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2011년 012 2012년 014 2013년 016(추정) 등 증가 속도가 목표 치에 비해 미미하기 때문이다 한국 정부는 규모 증대를 위한 체계적이고 현실적인 계획을 마련하고 국민들을 향한 끊임없는 설득을 통해 합의와 지지를 이끌어낼 수 있어야 한다 또한 양적 성장에 비례하여 질적 성장도 함께 고민해야 한다 무상원조 예산이 점차 늘어나는 부처 참여

lt그림 1gt DAC 회원국의 2012년 ODA 규모

lt그림 2gt DAC 회원국의 2012 ODAGNI 비율

(출처 OECD Statistics ndash ODA2012)

(출처 OECD Statistics ndash ODA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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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 인해 분절적으로 제공되지 않도록 해야 하며 국제 사회의 권고처럼 비구속성 원조를 강화하고 무상 원조의 비율을 확대함으로써 효과성 제고를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이 모든 것들을 실현하기 위해 정부는 무엇보다도 납세자로서 원조 자금을 조성하는 국민들이 본인의 세금이 개도국의 발전을 위해 어떻게 활용되고 있는가를 직접 확인할 수 있도록 원조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책무성을 담보해야 할 것이다

노태훈 장한이 작성

ODA Watch 청년활동가 11기 정책감시팀

dodream4mehanmailnet

lt표2gt 2012년 우리나라 ODA 부문적 실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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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시도 민단단체 사업발굴지원 프로그램이

민간단체 사업발굴지원 프로그램은 KOICA의 민관협력실에서 주최하는 시민사회협력프로그램 중 하나이며 국제개발협력민간협의회(이하 KCOC)가 2012년부터 2년간 주관해오고 있다 이번 프로그램은 기존 민관협력사업의 사전과정을 지원함으로써 새로이 개발협력사업을 수행하고자 하는 단체들에게 교육 컨설팅 사업발굴(현지 지역조사)의 기회를 제공한다 이를 통해 민관협력사업의 확대를 꾀함과 동시에 단체들의 전문성을 살린 창의적인 사업발굴 등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본 프로그램은 현지 사업수행을 위한 단순 지원에 그치지 않고 사업발굴을 위한 사전 교육 및 컨설팅 단체 간 네트워크 구축 등을 포함하는 포괄적인 역량강화 프로그램이라고 할 수 있다 기존 역량강화 교육프로그램과 차별되는 점은 사전 선정된 30여개 이상의 기관이 7~8개월에 걸친 긴 프로그램을 처음부터 끝까지 함께한다는 점이다 이 과정 중에서 네트워크 형성을 넘어서서 서로의 사업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돌아보는 상호 학습의 시간까지 가질 수 있다는 것이 무엇보다 큰 장점이다

눈에 띄는 변화 개발협력 시민사회의 다양화

참여기관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개발협력 시민사회가 정말 넓어지고 다양해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특징적인 부분을 살펴보면 첫째는 국내에서 장애인 직업교육 등 장애인을 수혜자로 사업을 진행하던 기관들이 대거 참여했다는 점이다 개발협력 사업에 있어 크로스커팅이슈로써 장애인이 수혜대상에

서 소외되지 않도록 하는 이슈에 대해서는 많은 논의가 된 바 있다 하지만 장애인을 직접 수혜자로 전면에 내놓은 사업은 많지 않았다 사업선정 심사에 참여한 한 심사위원은 ldquo이렇게 장애인을 직접 수혜대상으로 한 사업이 많았던 심사는 처음이다 긍정적인 변화로 보인다rdquo라고 이야기하기도 했다 둘째 국내 사회복지 사업 또는 대북사업을 중점적으로 시행하던 기관들이 해외사업에 눈을 돌리고 있다는 것이다 사업 수행 경험은 많지만 국제개발협력사업에 대한 경험이 부족하여 익숙하지 않았던 기관들에게는 낯선 용어와 사업수행 프로세스에 익숙해 질 수 있었던 기회였다 마지막으로 분야의 확장이다 전통적 개발협력사업에서 많이 볼 수 있었던 초등교육에서 한걸음 더 나아간 음악교육 과학교육과 같이 다양화되고 전문화된 사업이 시도되었다는 점이다 또한 에너지 마이크로크레딧과 같은 새로운 분야의 진출이 눈에 띈다

전년도 참가 단체인 정의로운 전환을 위한 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이하 에정연)는 라오스의 태양광 사업을 추진하였다 에정연은 태양광 시스템을 제공하는데 그치지 않고 이를 라오스 현지에서 관리할 수 있 도록 하는 교육 프로그램을 함께 구성하여 2013년 현재 열심히 사업을 수행 중에 있다 물꼬를 튼 것일까올해(2013년) 사업발굴 프로그램에는 환경에너지 분야 사업을 추진하는 기관들이 대거 참여하고있다 환경교육 태양광 에너지 적정기술 혼농임업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기관들이 사업발굴의 의지를 다지고 있다 전년도 사업에 참여했던 선배 단 체인 에정연은 새로운 참가 단체들을 위한 실무자 간담회에 참석해 경험을 공유할 예정이기도 하다 국제개발협력의 지형이 변화하고 있다 경험이 아무리 많아도 시행착오는 있게 마련이며 급변하는 이 시기에 겪어야할 어려움과 시행착오는 예전의 그것과 또 다를

한국 개발협력 시민사회에 신선한 바람이 불어오다

FOC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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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협력에 관한 관심이 날로 높아져가고 있다 높아져가는 관심만큼이나 민관협력사업도 확

대되고 있다 지난 3~4월 KOICA에서 열린 시민사회협력프로그램 및 글로벌 CSR 프로그램 설

명회가 개최된 KOICA 강당은 미리 설치된 의자가 부족할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몰렸다 그만

큼 많은 관심을 반증해준다고 할까 CSO 대학 기업 등 국제개발협력 관련 주체들이 날로 확

장되는 가운데이번에는 NGO의 변화에 주목해보자 이 글에서는 개발협력에서의 비전통적 시

민사회단체의 활약을 확인할 수 있는 lsquo민간단체 사업발굴지원 프로그램rsquo을 소개하고자 한다

것이다 비록 해외사업 경험이 짧은 초보 단체들이 주를 이루고 있는 프로그램이지만 이 기관들이 겪는 어려움을 서로 나누고 대안을 찾아내는 과정까지 초보라고 여겨버릴 것인가 그들이 흘린 땀방울과 의지를 보았다면 감히 그럴 수 없을 것이다 기관들이 보유하고

있는 각 분야의 전문성이 개발협력사업에 잘 녹아난다면 엄청난 시너지효과를 기대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서로에게 배우면서 발전하는 개발협력 NGO에 대

한 기대

사업수행에 대한 사례공유에 목말랐던 이들 기관들은 자신의 경험을 나누고 실패를 나누는데 주저하지 않았다 서로들 부족하다며 겸손을 표하였지만 오히려 사업의 경험을 나누고 기관의 사업계획서를 공개하는 것에도 주저함이 없었다 교육 및 컨설팅에 참여한 기관들도(사업규모가 큰 기존의 개발사업 수행기관) 마음을 다해 주었다 교육을 실시한 강사 중 한 사람(기존 사업수행기관 실무자)은 자신이 작성했던 사업계획서를 그대로 공개하는 과감함을 보여주며 신규단체들에게 힘을 보태어 주었다 뒷얘기를 들어보니 이후 많은 신규단체에서 lsquo감사했다rsquo lsquo큰 도움이 되어 너무 감사하다rsquo 라는 이야기를 전했다고 한다 그러다보니 신규기관들 역시 타 기관과 협력하는 데 주저함이 없다 얼마 전 전년도 참가기관 3곳에 lsquo올해 프로그램에 선정된 단체들을 대상으로 하는 실무자 간담회에 참석하여 전년도 사업경험이나 현재 사업을 진행하며 겪는 어려움을 공유해 주실 수 있겠느냐rsquo는 요청을 했다 망설임 없이 최선을 다해서 준비하겠다고 전화기너머로 들려오는 목소리에 참 마음이 따뜻해졌다 이와 같은 신선한 바람이 개발협력 시민사회 전체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작년 프로그램의 막바지 즈음에 개인적인 감상에 젖어 페이스북 담벼락에 글을 남긴 적이 있다 ldquo이곳도 현장임을 느끼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rdquo라는 것이 글

의 요지였다 작년에 처음 수행되는 프로그램이다 보니 교육도 많이 어려워했고 단체 간에 어느 정도의 경쟁의식도 있었던 것 같다 그런데 오랜 기간을 함께하다보니 조금씩 마음을 열어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비슷한 사업을 기획하고 있거나 같은 국가에서 사업

을 계획 중인 기관들을 스스로 찾아가며 정보도 공유하고 네트워크도 구축했다 처음에는 바빠서 교육에 참가 못하겠다며 앓는 소리를 하던 분이 교육의 필요성과 중요성에 공감하며 아직 부족하니 또 교육에 참가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교육 중에 그렇게 외치던 ldquo현지 주민들과의 lsquo라포형성rsquo이 이런 것이구나ldquo를 느끼며 잠시 감성적이 되었던 기억이 문득 떠오른다

물론 교육 몇 번으로 현지조사 한번으로 창의적인 사업발굴이 되는 것은 아니다 또한 신규 단체의 특성이나 분야 전문성을 고려하지 않은 채 획일적으로 기존의 프레임 안으로 편입시키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있을 수도 있다 그렇지만 개발협력사업에 관심을 가지고 진입하려는 신규기관들에게 또는 어떤 이유로든 교육에 참여할 기회가 없었던 기관들에게 또는 네트워크 기반을 필요로 하고 있던 기관들에게 본 프로그램이 가지는 의미는 분명히 작지 않을 것이다

올해 참가기관 중 한 곳은 이런 말을 했다 ldquo저희는 그동안 저희끼리만 사업을 참 열심히 해왔어요 이렇게 지원 프로그램이 있는 줄도 몰랐고 다른 단체와 협력도 거의 없었던지라 이번 기회를 통해 다른 기관들의 활동도 알고 싶고 어떤 교육과정이 있는지도 궁금합니다 꼭 참여하고 싶어요rdquo

올해도 역시 바람이 분다 새로운 바람이~

박현정 작성

국제개발협력민간협의회 대외협력팀 간사

ODA Watch 청년활동가 8기

rianaprkgmailcom

교육에 참가한 활동가들의 모습 그들의 고민이 느껴진다 마지막 교육을 마치고 함께 찍은 단체 사진 KCO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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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체가 사는 길은 연대이며

활동가가 사는 길은 협력입니다

미얀마를 지원하는 단체 활동가들의 모임lsquo미지모rsquo

간디학교의 교가는 lsquo연대와 협력을 통해 활동을 만들어 가고 싶어 하는 미얀마를 지원하는 단체 활동가들의 모임(이하 미지모)의 꿈rsquo과 맞닿아 있다

미지모는 lsquo미얀마를 지원하는 단체 활동가들의 모임rsquo이다 함께 움직이고 있는 4개 단체(더프라미스 따비에 로터스월드 해외주민운동한국위원회)는 규모가 작다 첫 모임을 누군가 제안하고 선뜻 동의하여 출발한 지 불과 8개월이다 작은 것을 지향하는 활동가들이 만났다 회의시간 보다 뒤풀이 자리가 길고 공식적인 논의보다 비공식적 수다가 즐거운 곳이다 이제껏 우리가 만나왔고 생각해 왔던 (소위 주류라 일컬어지는) 국제개발협력NGO에서 보면 대수롭지 않을 수 있다 각자 생존하기 바쁘고 사업을 위해 경쟁하고 성공과 결과를 향해 질주하는 비즈니스와도 같은 국제개발 영역에서 사람중심의 협력을 통해 일궈가는 소소한 과정들이 얼마나 가치 있게 존중 받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ldquo미지모가 반드시 목표를 정해놓고 가는 것은 아닙니다 그냥 같이 가는 것입니다 뜻이 있는 활동가들이 함께 가는 과정 자체가 의미 있고 중요합니다 그 과정에서 성과가 있다면 좋고어떤 목표나 방식을 규정하지는 않습니다rdquo

미지모의 구성원을 동지로 여긴다는 로터스월드 민정희님의 생각이다

미지모가 정해진 목표를 두고 반드시 가야 하는 길이 없다고 해서 누구 하나 불안해하거나 강요하지 않는다 자칭 자발적 행동과 실천이 미지모의 강점이다 해외

현장에서 주민의 주인화 주민의 주체성 주민의 자발성만을 강조했던 활동가들이 스스로 모여 자발적 선택과 행동을 하는 모습은 흔히 행정에 밀리고 현장관리에 급급하며 프로젝트 실행에 힘겨워하는 국제개발NGO 활동가들에게서 쉽게 발견할 수 있는 모습은 아니다

ldquo크게 뭔가 성과를 내려고 욕심내지 않기 때문에 가능한 것 같습니다 성과가 중요했다면 자기 것을 차지하기 위해 많은 부분을 쟁취하고자 했을 텐데 아예 그런 마음 없이 시작하고 있습니다 그런 마음이 우리 스스로를 움직이게 합니다rdquo

어지간해서는 뭔가 미련 갖지 않고 훌훌 떠날 것 같은 로터스월드의 박영신님이 꾸준히 참여하는 이유이다

혹 우리는 분주하고 여유 없는 사람들이 더 많은 일을 열심히 훌륭히 해내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무엇이 문제인지를 근본적으로 고민하지 않고 어떻게 가고 있는지를 관행적으로만 되돌아보는 누군가에게 미지모는 어쩜 lsquo무(無)지모rsquo일지도 모르겠다

미지모의 첫 활동

미지모는 미얀마 마을에서 주민들을 직접 만나는 미얀마 활동가들의 가능성과 성장에 우선적으로 주목하고 있다 한국 본부에서 주민들의 마음과 생각 힘을 모아내는 일은 우선적 활동이 아닌지 오래 되었다 할 수 없는 것은 할 수 없다고 인정하는 것부터가 시작이다 미지모의 힘은 사실을 사실대로 아는 것이다 모르거나 못하거나 안 되는 것에 변명하거나 합리화 하지 않으

꿈꾸지 않으면 사는 게 아니라고아무도 가지 않는 길 가는 우리들 누구도 꿈꾸지 못한 우리들의

세상 만들어 가네우리 알고 있네 우리 알고 있네 배운다는 건 가르친다는 건 희망을 노래하는 것

NGO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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려고 한다 대신 문제를 대안으로 실천해 보고자 한다

ldquo한국에서 일하는 우리는 중간실무자입니다 현장실무자 특히 현장의 한국실무자들을 만나보면 우리와 같은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문제라고 하는 것 우리가 욕구라고 하는 것들이 해결되지 않아 힘들어 하고 있기도 합니다 서울 본부에서 일하는 우리는 이런 사실을 잘 모릅니다 뭔가 채워지지 않고 문제라고 여기던 것을 풀어가야 하는데 이런 것들을 현지의 활동가들과 하고 싶습니다 한국에서 파견된 실무자들을 생각하면 나랑 크게 다르지 않은데 항상 다르다고 생각하고 있는 건 아닌지 자문을 해봅니다 현지의 활동가들에게 우리가 함께 하면 꿈같던 일들도 실제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며rdquo

박영신님의 바람은 우리 모두의 바람이기도 하다

ldquo주민 현장 늘 어려운 존재입니다 우리가 주민을 또는 현장을 얼마나 아는지 우리가 안다는 그것이 주민의 또는 현장의 무엇을 알고 있는 건지 그런데 모른다고 해서 멈추지 않는다고 하는 것입니다 멈출 수가 없다는 것입니다 그럼 해야 하는데 그걸 하고 있는 사람이 하도록 해야 합니다 그 사람이 바로 미얀마 현지의 활동가들입니다 그 활동가들이 우리의 고민보다 좀 더 얕을지는 모르지만 그들이 할 수 있는 게 우리보다 훨씬 많습니다 아마 알면 더 잘 할 것입니다rdquo

미지모를 제안한 해외주민운동한국위원회의 강인남님의 근본 고민은 미지모 모두의 고민이기도 하다 그것은 미지모의 첫 활동으로 연결되었다

오는 6월 미지모는 2주의 일정으로 미얀마에 간다 미지모를 구성하고 있는 4개 단체 그리고 이 단체와 관계를 맺고 있는 15명의 미얀마 활동가들이 모인다 만나서 고민과 어려움을 함께 나눌 생각이다 미얀마의 과거 현재 미래에 대한 의식(觀)을 통해 미얀마에 대한 진지한 사유를 할 것이다 미얀마의 현재가 세계의 패러다임 속에서 어떤 위치에 있는지 마음의 자유와 평화 인류의 상생과 평등에 대한 진지한 자기 물음을 갖는 과정도 가질 것이다 국제개발의 참 의미 현지 활동가의 정체성과 역할 주민관계와 주민조직화에 대한 워크숍을 통해 자기 길을 스스로 만들어 갈 것이다 그리고 주민중심으로 지역개발이 이루어지고 있는 주민현장을 방문하여 우리 활동의 가능성을 넓혀갈 것이다 이 교육훈련은 미얀마의 젊은이로서 주민현장의 활동가로서 처음 가져보는 공동

의 성장과정이다 미지모는 이 교육훈련을 만들어 내기 위해 미얀마 현지 활동가에게 묻고 피드백하고 교육프로그램을 짜고 미지모의 생각을 보태 다시 묻는 과정을 가져왔다 미지모답게 해보자는 것이었다

이들은 9월에 다시 한국에 온다 미얀마 현지에서 실현 가능한 아이디어를 좀 더 넓게 찾아보자는 것이다 독재국가에서 오래 갇혀 왔던 열정과 신념을 활동으로 연결시키기 위해서이다 직접 눈으로 보고 듣고 느끼고 함께 구상하는 것이다 사회와 세상을 보는 눈 그것은 그들의 힘을 배가시키는 동력이 될 것이라고 미지모는 믿는다 설령 이제와 다를 바가 없다 하더라도 한국의 협동조합과 518기념재단 방문 크고 작은 지역사회 조직을 방문하며 이들이 느끼고 생각했을lsquo그 시간의 울림rsquo에 미지모는 행복할 것이다

미지모를 위하여

미지모는 참 다른 개개인이 모였다 주류가 될 수 없는 소박한 이들이다 김수환추기경님의 말씀대로라면 바보 같은 이들이 모였다 바다가 되기보다는 늘 흐르는 냇물이 되기를 자처하는 이들 자신의 생각을 끝까지 말하지만 공동으로 모아진 결론에 대해서는 흔쾌히 받아들이는 이들 누군가 제안하면 진지하게 실현가능성을 모색하는 이들 미지모는 마음과 뜻이 모인 곳이다 그리고 그 방법을 찾고 있는 중이다

ldquo모든 곳이 그렇지만 국제개발협력분야에도 문제는 있습니다 그런데lsquo사건rsquo이라고 하는 것은 그 문제를 그냥 보고 넘기지 않는 것에서 만들어 지는 것 같습니다 실제 이 모임 안에서도 변화를 꿈꾸는 변화를 시도해 보려는 마음이 간절합니다 그런데 그것은 특별한 사람이 모여서 특별한 일을 만들어서 되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입니다 미지모는 같이 모이면 힘이 납니다 같이 만나서 이야기를 해보면 아무 것을 하지 않아도 만나는 것 자체가 힘이 납니다rdquo

사람들의 lsquo진정성 있는 관계rsquo를 성찰하게 하는 민정희님의 말이다

미지모는 돈이 없다 잃을게 없어서 당당하다 우리가 가진 전부가 있다면 함께 술 마실 돈 정도이다 미지모는 능력 있는 사람이 없다 한 사람이 특별하지 않아서 절로 협동심이 작용한다 우리가 가진 전부가 있다면 자연스럽게 나눠지는 우리 개인의 고민과 세상이야기를 주고 받는 술자리이다 이 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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를 통해 미지모는 서로가 서로를 성장하게 만든다

ldquo미지모를 통해서 사업을 같이 하는 것도 있지만 뭔 가 공감하는 부분이 더 넓어졌습니다 우리는 국제개발이나 미얀마만을 이야기하지 않습니다 그것을 뛰어 넘어서 우리가 지향하는 가치에 대해 같이 공유하고 사례들을 나눕니다 그리고 그것을 한국의 국제개발협력시민사회와 공유하기 위해 미지모속에서도 또 다른 협력을 만들어 냅니다 그래서 한 단체가 하기 힘든 벅찬 일을 함께 만들어 갑니다rdquo

더프라미스와 로터스월드는 또 다른 협력사업을 구상 중이다 미지모는 바람직한 모델이 되기를 희망한다 같은 국가 안에서 같은 활동을 하는 단체들이 모이고 비슷한 생각을 지닌 활동가들이 만나고 작은 단체가 모여 협력하고 누군가에게는 꿈이 되기도 하고 어느 단체에게는 lsquo또 다른 방식의 국제개발이 가능하다rsquo는 발상의 전환을 일으켜 주고 싶기도 하다 그러나 그것이 우리의 목표가 될 수는 없다 lsquo함께 하는 과정을 통해서 어느 지점엔가 도달했더니 그렇게 되어 있더라rsquo라는 결과를 낳고 싶은 절실함이다 미지모는 그 절실함을 다른 국제개발협력 단체들과 소통하고 나누고자 한다

ldquo우리가 처음에 함께 하기로 했던 이유를 잊지 말아야 합니다 어떤 성과나 결과물 보다는 단체도 함께 하고 활동가도 함께 해야 한다는 것을 유지해야 합니다ldquo

미지모의 대표 따비에 정보임님의 말이다 미지모가 절대 잃지 말아야 할 초심이다

미지모의 정기 모임에 따비에의 한 활동가가 왔다lsquo달다rsquo라고 하는 아담하고 정취 있는 이름을 가진 신입활동가이다 미지모 신입활동가의 칭찬에 우리는 모두 웃었지만 우리가 이미 누군가의 꿈이 되고 있다는 사실은 우리가 무엇을 노력해야 하는지를 다시 깨닫게 해주었다 달다님과 같은 꿈이 모이면 미얀마 주민들의 꿈도 그들이 주인이 되는 방식으로 익어갈 것이다

ldquo마웅저대표님과 정보임대표님이 미지모에 다녀오시면 이야기를 해주시는데요 저는 그걸 듣고 놀라웠습니다 다들 서로 각자 영역에서 따로따로 경쟁하듯이 한다고 생각했었고 실제 그런 모습들은 외부에서 봤을 때 선입견을 갖게 하거든요 그런데 안을 들여다보니 lsquo실무자들이 뭔가 다들 열심히 하고 있구나rsquo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늘 와서 느낀 것은 내가 만약 이 활동을 계속 하게 된다면 10년 후 15년 후 선생님들 같은 모습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실제 사무실 안에서 있을 때는 뭔가 그림이 잘 안 그려지기도 하고 지금까지 국제개발은 잘 모르겠다고 말하고 다녔는데 오늘 참가하고 들으면서 그림이 좀 더 그려져서 알 것 같기도 해요 처음 듣는 이야기 처음 듣는 상황도 많아서 많이 듣고 배우게 되었습니다rdquo

OWL 원고 기고를 요청 받고 미지모는 기고의 여부 누가 쓸 것인가 어떻게 쓸 것인가에 대한 의견

회의 중인 미지모의 모습 유보미

NGO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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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 모아갔다 미지모는 출발이다 자랑할 것도 내놓을 것도 검증 받은 것도 인정받거나 비난 받을 것도 없다 미지모는 누군가에게 말을 하고 싶은 것이 아니다 우리 스스로 다짐하며 보여주고 싶다

연대와 협력을 통해 더 많은 것을 일궈갈 수 있다는 것 뜻이 분명하면 방법은 만들어 진다는 것 100개의 사업보다 뜻을 가진 여섯 사람이 더 소중하다는 것 정보임 강인남 달다와 같은 후배들에게 마웅저 민정희 박영신 옥세영 유보미와 같은 선배들이 더프라미스와 로터스월드 같은 선배 단체들이 따비에와 KOCO(해외주민운동 한국위원회)같은 후배 단체들에게 분명 힘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그래서 우리는 서로가 선배이며 서로가 후배이다 서로 가르치며 서로 배우는 것이다 미지모가 만들어 갈 국제개발협력의 혁신을 꿈꾸며 미지모는 꿈꾸는 길로 최선을 다해 갈 것이다

OWL의 원고 작성을 위해 우리가 모이는 날 따비

에 마웅저 대표님은 518기념행사 준비회의에 참석

하시느라 함께하지 못하셨습니다 더프라미스의 유

보미님은 3년 만의 휴가를 만끽하셨고 옥세영님은

건강상의 이유로 참석하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작은

시간들이지만 우리와 함께 출발했던 지구촌나눔운

동의 김민영님도 미지모 안에 있었음을 기억합니다

미지모 작성

babolif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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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에 공감과 연대가 필요한 이유- 로터스월드 민정희 국장과의 인터뷰 -

인터뷰에 열중하고 있는 로터스월드민정희 국장의 모습

OWL 독자들을 위해 간단한 자기소개먼저 부탁 드립니다

안녕하세요 로터스월드 민정희 사무국장입니다

지난주에 큰아들을 군대 보낸 두 아들의 엄마이기도 하

지요 불교신자이기도 하고요 저는 대학 시절에는 불교

학생회에서 시민운동을 경험했고 실제로 졸업 후 몇 년

간은 관련 단체의 간사로도 활동했어요 결혼 후 한국여

성단체연합에서 활동하다 한국불교국제네트워크의 국

제이슈 담당 실무자로 활동했어요돌이켜보면 이때 개

도국 현지에 오가면서 국제개발협력 활동을 알게 되고

서서히 인연을 맺기 시작했던 것 같아요 사실 저는 로

터스월드 창립시절부터 도왔고 2006년 2월부터 함께

하기 시작했어요 중간에 잠시 대학사회봉사단으로 이

직 했다가 다시 복귀한지는 1년 8개월 정도되었습니다

로터스월드에서의 저의 1막과 2막을 비교해보면 확실히

처음 왔을 때는 일종의 문제의식이 크게 없었던 것 같아

요 해외출장을 자주 오가며 현지 주민들과 많이 접촉하

긴 했지만 특히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내가 주민을

어떻게 바라보아야 하는가 등에 대한 생각을 깊게 하지는

못했던 것 같아요 이번에 다시 돌아오면서 스스로 부족

한 부분을 깨닫고 배워야겠다는 생각이 먼저 들더라고요

제 나이가 적지는 않지만 (웃음)더욱 용기를 내서 움직이

고 있죠 최근에는 국제개발협력 관련 교육도 많이 수강하

고 사람들과도 적극적으로 교류하면서 서로의 경험을 나

누고 있어요 개발협력사회의 교류가 주는 긍정적인 면이

많아서 이러한 모임이 점점 늘어나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OWL이 만난 사람

lsquo한국 개발NGOrsquo에 대해 생각해보면 어떤 특징들이 머릿속에 떠오르시나요

주로 국제NGO 대형NGO 개신교도 중년의 남성 실무책임자들을 연상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번 OWL에서 만나본 로터스월드 민정희 사무국장은 불교를 기반으로 한 소규모 단체 활동가이자

사회운동가 출신의 여성 실무책임자로 개발NGO사회 내에서는 흔치 않은 경력의 소유자입∙니다

봄비가 내리던 4월 23일(화) 기존 개발협력 시민사회에 신선한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민정희 사무국장을 만

났습니다 OWL은 이 인터뷰를 통해 한국개발협력 시민사회가 점차 다양해지고 있는 단면을 나누고자 합니다

30

불교에 기반하는 단체로서 로터스월드가 존중하는 가

치는 무엇인가요 그리고 이러한 가치가 사업방식에

실제로 적용되고 있는지 궁금하네요

저희는 평등 평화 자비 세가지 가치를 중점으로 삼

고 있어요 부처가 살아온 모습 그대로 그가 계급을

부정하고 전쟁을 반대했던 것처럼 평등과 평화를 추

구하고 불교사상에서 가장 기본적인 자비는 공감과

연대의 마음을 지향하지요 그렇지만 저희 역시도 실

제 사업에 이러한 가치들을 녹여내는 것이 아직은 많

이 부족한 것 같아요 현지 주민보다는 사업을 수행

하는 단체 중심으로 진행되고 국내후원자들의 요구

에 따라가는 것들은 저희뿐만 아니라 아마 다른 단

체들도 상황이 비슷하리라 생각됩니다 막상 사업 이

후의 관리는 부족하면서 후원자들에게 성과를 보여

주기 위해서 하는 사업이 너무 많다고 생각해요 막

상 현지 주민들이 필요하다고 요구한 것이 아닌데

도 우리가 일방적으로 사업을 진행하는 등의 문제들

말이죠 작년에 코빌(Covil)[1] 교육을 받으면서 이

러한 문제에 대해 더 생각해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빈곤 구조적인 폭력이 될 수 있음을 인지해야

그렇다면 현장사업에 이러한 가치들이

충분히 반영되지 못하는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요

문제의 원인과 결과를 제대로 보지 못하기 때문인 것

같아요 빈곤의 원인과 결과에 대한 근본적인 인식 즉

빈곤이 어디로부터 비롯되는가에 대한 정확한 인식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빈곤이 구조적인 폭력

이 될 수 있음을 깨닫는 것 말이죠 아직 한국의 국제개

발협력 역사가 짧기 때문에 충분히 실현되지 못하는 것

일 수도 있어요 빈곤문제가 단순히 해외에만 해당하

는 것이냐 하면 아니거든요 가난은 현재 우리 안에도

존재하고 있잖아요 저는 그렇기 때문에 개발협력분

야의 활동가들이 국내문제에도 더욱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생각해요 타인의 문제라고 생각했던 것을 나

의 삶의 문제로 받아들이는 순간 빈곤과 개발에 대한

보다 근본적인 접근이 가능해질 수 있다고 믿습니다

그러면 로터스월드가 중점을 두는 점은 무엇인가요

현재 준비 중이지만 lsquo현지NGO와 협력관계를 만들

자rsquo 라는 방향을 가지고 있어요 최근에 국제불교네트

워크에서 만난 단체들이 지역사회개발단체들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현지에서 활동했던 주민들의 권

한강화를 위한 활동을 하고 있는 단체들이죠 그래서

그분들의 활동경험을 배우고 우리의 사업 속에 녹여보

자는 생각을 가지고 있어요 권리에 기반한 관점 주민

운동적 관점에 대한 이야기들을 말이죠 사실 한국의

개발 NGO보다 현지에 있는 현지 NGO들이 더 그 지

역의 필요에 대해 잘 알고 현지 주민들에게 더 알맞게

일을 할 수 있는데도 현지 NGO를 바로 지원하는 단

체들이 많지 않아요 국제개발협력에서 현지 NGO는

조력자나 이해관계자 중 하나로 생각하기 때문이죠

그렇기 때문에 현지 NGO와 교류하면서 효과적인

사업과 주민권한 강화 등에 대해서 배우고 있어요

주민권한강화(empowerment)와 같은 경우에는 제

한된 자원 내에서 사업을 진행해야 하기 때문에 쉽

지 않지만 계속해서 노력하고 있는 사업 중 하나

에요 작년부터 주거 권에 대한 사업과 인권침해

지역의 주민들을 돕는 사업들을 하고 있고 미얀

마 모니와[2]에 대한 지원 사업도 이어가고 있어요

개발협력은 타인의 삶에 개입해서 변화를 주는 것이니

보다 신중한 접근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그러다 보니 정

말 필요한 것은 개발에 대한 철학과 윤리인 것 같은데요

네 맞아요 정말 공감하는 부분이에요 자기성찰

이 정말 중요하죠 개발NGO를 비롯한 시민사회가

항상 정부에게 문제 제기하는 부분이 바로 한국 개

발원조의 양적 성장인데 그렇다면 과연 우리 안에

는 이러한 문제가 없는지 되돌아봐야 하지 않을까

싶네요 우리 안에도 협력이나 연대하는 분위기보

다는 경쟁하는 모습이 주로 보이는 것 같아요 이러

한 모습이 우리가 무엇을 위해 이런 일을 하고 있는

지 여과없이 드러내고 있죠 이러한 이슈들을 함께

논할 수 있는 공론의장 또한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이제는 민 민협력을 위해 노력해야 할 때

국장님께서는 오랫동안 시민사회운동을 해오셨고 지

금은 개발NGO에 있으신데 서로 다른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1코빌(Covil) 코빌(Covil)은 Community Organizing과 Village의 합성어로lsquo지역과 함께 주민과 함께하는 주민운동rsquo의 방향성을 가진 활동가 조직이다2 미얀마 모니와 이 지역 주민들은 지역정부의 요청에 따라 농지를 3년간 중국구리광산회사에 빌려주고 3년이 지나도록 땅을 돌려받지 못하자 시위와 농성을 벌여왔다그러나 지난 11월말 화염방사기를 동원한 정부의 강제진압으로 100여명의 주민들과 스님들이 심한 화상을 입는 사태가 발생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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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스월드 사무국 앞에서 한재광 총장 민정희 국장 조이슬 간사 권아람 인턴의 모습 (왼쪽부터 차례대로) ODA Watch

먼저 상대적으로 인적자원과 재원이 시민사회에 비

해 풍부한 것 같아요 그리고 다들 정말 공부를 열

심히 하시는 것 같아요 (웃음) 특히 국제개발협력

에 관한 기술적인 방법론에 대한 학습도 많고요 하

지만 전체적으로 시야를 넓힐 수 있는 분야에는 공

부가 부족한 것 같아요 그리고 상대적으로 단체

들 간의 연대 협력은 비교적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

는 것 같아요 국내에서 협력하지 못하면 개발현장

에서 주민들과 협력을 이루기가 더욱 어렵잖아요

다른 단체와 연대 협력하는 모습이 부족한 것은 그만

큼 기존에 교류가 없어서가 아닐까요 국제개발협력

시민사회 내에서의 교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

최근 민관 협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반면 정작

민 민 간의 협력을 위한 노력은 아직 많이 부족한 것 같

아요 민간 단체들끼리 같이 사업을 해보면 서로 많이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예를 들어 환경 분야의 기

후변화 이슈는 매우 중요하고 구조적 변화가 필요함에

도 개발협력 사회에서는 큰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죠

민 민 간의 연대와 교류의 활성화를 통해 이와 같은 이슈

를 같이 대응해나가는 노력도 필요하지 않을까 싶네요

말씀을 들으니 다양한 단체들간의 만남이 중요하다고

생각됩니다 다양한 종교적 배경을 가진 분들이나 사

회운동을 하시는 많은 분들이 개발 NGO 커뮤니티에

합류하셔서 함께 토론할 수 있는 장이 마련되어야 하

지 않을까요

저도 국내에서 운동하시는 분들이 개발협력분야에 함

께 들어와서 같이 서로의 운동을 공유하고 나누는 시

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저희 단체를 비롯한 몇 단

체들이 함께 미얀마에서 개발활동을 수행하는 단체들

의 모임인 미지모[3]를 구상하고 추진하게 된 이유이

기도 하죠 미지모는 단체들이 서로 연대하고 협력해

야 한다는 생각으로 시작하게 되었어요 단체 간 협력

을 준비하며 실무자들끼리 모여보니 모두 코빌 교육

을 함께 받았던 사람들이더라고요(웃음) 모임을 하

면서 함께하는 기쁨을 많이 느끼고 있어요 미지모 사

람들 모두 지향하는 바가 비슷하기 때문에 서로 동지

애도 느끼죠 미지모 같은 모임들이 다른 단체들 사

이에서도 많이 이루어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미

지모에서도ldquo왜 우리 커뮤니티 내에서는 같이 협력하

는 사업이 없나rdquo 라는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어요

사실 단체와 단체가 서로 교류하고 협력하게 되면 서

로 배울 수 있는 점이 아주 많은데도 그런 모임이 많

지 않은 것 같아요 처음에는 힘들겠지만 같이 공동으

로 사업도 해보면 서로가 배울 수 있는 점이 많다고

생각해요 그 시간을 통해 개발협력에 대한 가치와 지

향점에 대한 생각들도 공유될 수 있으리라고 봅니다

ldquo누군가는 관심을 가지고 끊임없이 문제제기를 할

때 변화가 생기죠rdquo

현재 개발협력 시민사회의 구성원과 구조를 보면 실무

자는 여성이 많지만 실제 사업과 정책을 결정하는 위

치는 대부분 남성들로 이뤄져 있는데요 이에 대한 국

장님의 견해는 어떠하신지 궁금합니다

아무래도 남성중심의 사회구조를 그대로 반영한 모습

으로 보이는 것 같아요 젠더 문제에 대해서 관심을 가

지고 변화를 이루어야 하는 거죠 결국은 끊임없는 문

제제기가 필요하지 않나 싶어요 조직 내에서 불합리

한 것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고 여성들이 일을 할 수

OWL이 만난 사람

3 미지모 미얀마를 지원하는 사람들의 모임이란 뜻으로 로터스월드 프라미스 코코 따비에 4단체가 공동으로 만든 모임 이번 77호의 NGO현장 코너에서 개발협력 분야의 새로운 움직임인 lsquo미지모rsquo에 대해 다루고 있습니다 미지모의 활동이 궁금하신 분들께서는 해당 기사를 참고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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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스월드 사무국 앞에서 한재광 총장 민정희 국장 조이슬 간사 권아람 인턴의 모습 (왼쪽부터 차례대로) ODA Watch

있는 사회적인 여건이나 환경에 대해서도 누군가는 이

야기해야 하는 것이죠 이점에서는 저부터 시작해야 한

다고 생각해요 끝으로 활동가의 가장 중요한 자질은

바로 공감하는 능력이라고 생각해요 신문만 봐도 세

상에 너무나 많은 일들이 있어서 곧 잘 무력감에 빠지

기도 하죠 하지만 이러한 일들에 대해 일차적으로 관

심을 가지는 일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우리가 당장

하고 있는 일 이외에는 관심이 없어서는 안 되죠 조금

더 공감능력을 확장해서 세계에서 일어나는 여러 가지

고통에 대해 관심을 갖는 것 자체가 세상을 바꾸는 첫

발자국이라고 생각해요 개인적으로는 단체의 성과로

인정되지 못하는 일에 대해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하

는 게 아쉽지만 꼭 돈을 보내주지 않더라도 관심을 가

지는 자체가 연대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누군가의

고통을 알아주는 자체로도 그 사람에게 위로가 될 수

있기 때문이죠 그래서 사업으로 진행하지 못해도 일

단은 그러한 사실들을 회원들에게 알리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활동가의 역할은 사람들의 관심을 일깨워주고

공감할 수 있도록 운동해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국장님의 20여 년 간의 활동을 압축적으로 살펴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야기를 들으면서 앞으로의 활동

이 더욱 궁금해지는데요

저는 단체보다는 그 안의 사람을 잘 키워내고 싶어

요 이제까지의 저의 경험을 바탕으로 후배들을 잘 키

워서 올바르게 사업할 수 있도록 이끄는 역할을 하고

싶네요 또 출장처럼 짧은 시간이 아니라 현장에 가

서 오랜 시간을 주민들과 함께 보내고 또 사업현장을

구체적으로 보고 경험하는 시간도가지고 싶어요 이

제 아이들이 다 커서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해요 (웃

음) 마지막으로는 제가 가지고 있는 연대와 협력의

경험들을 가지고 현지 지역사회경험들을 한국의 개

발협력 분야에 소개하는 역할을 해나가고 싶습니다

인터뷰 시간 동안개발NGO 활동가로서 올바른 개발

협력의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해 매 순간 끊임없이 성

찰하고 문제제기를 하는 민정희 국장의 모습이 인상

적이었다 기존의 개발협력사회 내에서 교류와 연대

가 더 활발히 이루어져야 한다는 말에도 깊이 공감했

다 파트너 국가 간의 연대와 협력이전에 우리가 먼저

교류하고 연대해야 하지 않겠는가 앞으로 국제개발

커뮤니티 내에서의 활발한 교류와 다양한 연대의 모

습을 기대해본다 이번 인터뷰를 통해 (필자는) 한국

개발협력 사회 특히 개발NGO에 불어오는 새로운 바

람 다양하게 뻗어나가는 물줄기의 흐름을 목격한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민정희 국장의 오랜 경험이 담긴

이야기를 들으니 앞으로의 활동이 더욱 기대가 된다

권아람 작성 ODA Watch 인턴

aramclsr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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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활동가

(YP)들이 꿈틀꿈

틀 원조투명성

캠페인 TF를

조직하다

방울방울 나무를 수놓는 저 꽃잎처럼

한국외대

청년들의

사무국 방문

반가웠어요

한국외대 학생들과 조이슬 간사의 모습 ODA Watch

ODA Watch 이모저모

마침내 봄이 왔습니다 물러 갈듯 말듯 끝까지 애태우던 추위가 사라지고 햇살이 온 대지를 따스하게 감싸 안아

주고 있네요 길거리 나무들도 화사한 꽃잎으로 몸을 단장하느라 분주해 보입니다 봄이 와서일까요 워치에도

새로운 식구들이 찾아왔답니다 올 봄 모두 함께 꽃을 잘 피워낸다면 가을 무렵에는 풍성한 과실을 기대해볼 수

있지 않을까요

지난 4월 26일(금) ODA Watch가

국제개발협력학회(KAIDEC)에서

매년 공모하는 ODA 학술활동 지

원사업에 선정되었습니다 이로써

KAIDEC으로부터 지난 2011년부

터 연속 3년 동안 지원을 받게 되

었는데요 워치는 공모사업을 통한

1200만원의 지원금으로 올 한해

lsquo한국 개발원조 투명성 제고 방안 정

책 연구사업rsquo을 펼쳐나갈 예정입니

다 OWL 독자 여러분들도 한국 개

발원조의 투명성을 높일 수 있는 방

안을 함께 고민해주시겠어요 더불

어 워치가 꾸려나갈 원조투명성 캠

페인에 대해서도 많은 관심과 참여

부탁 드립니다

지난 4월 29일(월)에는 한국외국어

대학교에서 온 4명의 학생들이 ODA

Watch 사무국을 찾아왔답니다 워치가

도대체 어떤 곳인지 무엇을 하는 단체

인지 궁금해서 오늘 인터뷰를 위해 열심

히 공부했다며 이런 저런 질문들을 쏟아

냈는데요 NGO에 관한 교양수업을 듣

던 중 사례발표를 위해 여러 단체 중 워

치를 선택하게 되었다는 청년들 고민

이 담긴 질문에 답하는 시간도 참 즐거

웠답니다 워치가 어떤 단체인지() 궁

금하신 분들이 있다면 주저 말고 서교동

에 자리한 저희 사무국으로 차 한잔 하

러 오세요~~ ^^

ODA Watch 청년활동가들이 국제

개발협력의 흥미로운 이슈를 lsquo씹고

뜯고 맛보고 즐기기rsquo 위해 뭉쳤습니

다 청년활동가들은 관심 있는 이슈

를 중심으로 모여서 팀을 꾸려 시민

의 목소리를 내는 활동을 해오고 있

는데요 여러 팀들 중에 그 동안 국

내외 개발협력정책과 담론을 중점

적으로 공부해왔던 정책감시팀과

DAC(개발협력체계 비평가)팀이 주

축이 되어 Task Force 팀을 구성해

원조투명성과 책무성에 대해 국제

국내사회가 어떠한 이야기를 해오고

있는지 힘을 합쳐 알아보기로 했답

니다 지난 4월 10일 대망의 첫 모임

을 가졌는데요 매주 수요일마다 모

여서 이슈도 알아가고 무엇보다 서

로를 알아가는 시간을 가지고 있답

니다 앞으로 저희 청년활동가들이

펼쳐나갈 활동 많이 기대해주세요

첫 모임 후 뒷풀이 장소에서 한 컷시작을 기념하는 와인 한잔과 함께 ODA Wat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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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DEC지원

ODA 학술활동

공보사업 선정

환영합니다

이재원 간사님

권아람 인턴님

이재원

간사의

한마디

지난 4월 신입직원 및 인턴채용을 통

해 이재원 간사와 권아람 인턴이 ODA

Watch와 함께하게 되었습니다 이재

원 간사는 지난 2012년 ODA 인턴으

로 이미 한해 동안 사무국의 일원으로

동고동락(同苦同樂 )해왔는데요 앞으

로 두 분과 함께 채워나갈 워치가 더더

욱 기대됩니다 OWL 독자 여러분들

께 전하는 편지도 읽어주세요 ^^

안녕하세요 5월부터 ODA Watch의 새 식

구로 함께하게 될 이재원입니다 워치의 청년

활동가로 시작하여 지난 해 ODA 청년인턴으

로 1년간 사무국에서 일하는 행운을 누렸었

는데 올해는 이렇게 간사로 인연을 맺게 되

어 무척 기쁩니다 앞으로 겸손한 자세로 관

계하는 모든 분들과 함께하며 lsquo해피에너지rsquo를

나acuteshy 수 있는 활동가가 되겠습니다 아름다운

봄날 좋은 소식 나acuteshy 수 있어 행복하네요 여

러분의 많은 응원 부탁드려요 감사합니다

워치의

최연소 기부자

는 누구

감동 어린 소식 하나 ODA Watch의

최연소 기부자를 소개합니다~ ^^ 바

로 세상의 빛을 본지 꼭 한 달이 되어

가는 박시윤 양이 그 주인공인데요 박

욱범님께서 따님의 탄생을 기념하며 너

무나 감사하게도 일시 후원을 통해 그

환희와 행복을 워치와 함께 나주셨답니

다 박욱범님은 OWL에 해외특파원으

로 글을 기고하며 워치와 인연을 맺기

시작했는데요 현재는 영국에서의 석

사과정을 마치고 잠시 한국에 들어와

ODA Watch의 자매 기관인 (사)글로

벌발전연구원 ReDI의 연구원으로도 함

께하고 계시답니다 너무 감사한 마음

에 시윤 양을 위해 작은 선물을 준비한

워치 사무국 후원 담당 간사님과 간략

한 증정식도 가졌답니다~ ^^ 시윤 양

앞으로 건강하게 무럭무럭 자라나길 바

랄게요 ^^

권아람

인턴의

한마디

안녕하세요 ODA Watch OWL 독자 여러

분 ODA Watch에서 인턴으로 함께하게 된

권아람이라고 합니다 저는 인권에 관심이 많

아서 작년 하반기에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

에서 4개월 정도 일을 했었어요 앰네스티에

서는 인권의 관점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연대

운동의 방향성을 배울 수 있었는데요 ODA

Watch에서는 또 어떤 것들을 배우고 생각하

게 될 지 궁금하고 매우 기대가 되요 일한 지

이제 겨우 2주차인데 하루하루 많은 것들을

배우며 비판적인 관점으로 개발협력을 바라

보는 눈도 기르고 있어요 ODA Watch를 알

게 되어서 그리고 함께 일하게 되어 반갑습니

다 앞으로 독자 여러분들을 자주 뵐 수 있길

기대할게요 )

박욱범 님과 이재원 간사 ODA Watch 권아람 인턴과 이재원 간사 ODA Watch35

36

37

3월 재정보고

[ ODA Watch 살림살이 ]

ODA Watch는 투명한 재정운영을 원칙으로 합니다

소중한 후원금으로 운영되는 워치의 살림살이가 어느 곳에 어떻게 쓰여지는지

후원자 여러분과 OWL 독자들께 보고드립니다

워치의 살림살이에 더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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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DA Watch는 2006년 설립 이래로 한국의 국제개발협력 사업 및 정책이 인권 bull 평등 bull 연대에 기반하여 보다 책임 있게 효과적으로 사용되어 개발도상국의 빈곤퇴치 및 지속가능한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한국 대외원조의 정책을 지속적으로 감시 bull 제언하고 대안을 고민하는 참여형 시민사회단체(Civil Society Organization CSO)입니다

39

Page 9: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77호(2013.05.03)

lt표 4 gt 2013년 EDCF 수입∙ 지출계획 총괄 자료 2013년 EDCF 기금운용계획

6 국회예산정책처 2013 2013년도 예산안 부처별 분석Ⅱ(외통위 국방위)

다음 장에서는 분절화 문제의 해소가 시급한 사업(개발컨설팅 및 초청연수) 장기적 관점의 지원이 필요한 사업(민관협력) 예산을 대폭 늘려야 하는 사업(홍보 평가 연구)으로 나누어 현황과 문제점을 살펴보았다

분절화 문제의 해소가 시급하다 개발컨설팅 및 초

청연수사업

개발컨설팅 사업은 최근 가장 주목 받고 있는 ODA 사업 형태이다 정부에서는 개발컨설팅 사업의 비중을 확대하여 lsquo소프트웨어 중심 원조rsquo를 강화하고 한국형 ODA 모델 및 다른 원조 사업과도 연계하겠다

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2013년에는 KOICA(DEEP) 기재부(KSP) 방통위 고용부 국무조정실 안행부 등 모두 6개 기관이 26개국을 대상으로 58건의 개발컨설팅 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올해 개발컨설팅 사업 예산으로 책정된 607억원 가운데 KOICA(375억원)와 기재부(207억원)가 대부분의 예산을 차지하고 있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부분은 KOICA에서 각종 기술협력 사업에 DEEP(Development Experience Ex-change Partnership) 이라는 이름을 붙이고 개발컨설팅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점이다 외교부와 KOICA는 지난 2월 관련 연구소와 기업들을 아우르는 lsquo개발컨설팅 네트워크rsquo를 출범시키기도 했다 기재

9

lt표 7gt 홍보 평가 연구 관련 예산 추이(2009-2013)

지금 정부는

lt표 5gt 양자원조 예산의 사업 형태별 추이(2010-2013)

부에서 경제발전경험 공유사업(KSP)의 예산 및 사업 규모를 빠른 속도로 확장하고 있는 가운데 개발컨설팅 사업을 둘러싼 부처 간의 주도권 경쟁이 격화될 가능성이 높다 늘어난 개발컨설팅 예산을 효율적이며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대책의 마련이 시급하다

초청연수 사업도 분절화 문제가 발생할 소지가 크다 2013년을 기준으로 15개 기관에서 46개국 310개 과정 9천 여명을 초청하는데 모두 1021억원의 예산이 배정되어 있다 특히 올해에는 KOICA 이외에 각 부처 및 기관들이 별도로 진행하는 초청 연수사업이 증가하였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에 따라 전체 초청연수 사업 예산 가운데 KOICA가 차지하는 비중이 78에서 45로 줄어들었다 부처 및 기관별 예산 규모는 KOICA(465억원) 교육부(406억원) 안행부(40억원) 문광부(40억원) 순이다 lt2013년 국제개발협력 종합시행계획gt에 따르면 외교부에서 올해 내로 초청연수 효율화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초청연수 효율화 방안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해외봉사단 사업의 예산 통합 사례를 면밀히 검토할 필요

가 있다 2009년 정부 각 부처와 기관에 분산되어 있던 해외봉사단사업이 통합되어 lsquoWorld Friends Ko-rearsquo가 만들어졌다 또한 2011년에는 해외봉사단 사업과 관련된 4개 부처의 6개 사업 예산이 KOICA로 통합되었다 그러나 예산만 KOICA에 통합 편성되었을 뿐 실제 사업은 여전히 각 부처에서 개별적으로 수행되고 있기 때문에 여전히 통합의 효과가 미흡하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6] 초청연수사업의 효율화 방안을 마련하는 과정에서도 사업을 전반적으로 조율하는 컨트롤 타워의 구성과 예산의 통합 사업 집행의 통합이 단계적으로 고려될 필요가 있다

장기적 관점의 지원이 필요하다 민관협력사업

민관협력 사업은 정부 NGO 기업 대학의 포괄적 파트너십을 활용하여 이뤄지고 있다 lt국제개발협력 선진화방안gt에 따르면 정부는 민관협력 사업 예산을 2010년 90억원에서 2015년에는 900억원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한편 KOICA에서는 2013년 민관협력 예산으로 전년 대비 51억원 줄어든 317억원을 책정했다 국별 시민사회(CSO)협력 프로그램 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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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 2012년 118억원에서 2013년 154억원으로 증가한 반면 대학과의 파트너십을 통한 개발협력사업은 2012년 184억원에서 2013년 97억원으로 줄어들었다[표 6 참고] 한편 EDCF에서도 민자사업(PPP)을 장려하고 기업의 참여를 활성화하기 위해 EDCF를 활용한 해외 민자사업 진출 설명회를 개최한 바 있다

ODA사업에 대한 민간의 참여를 적극적으로 확대해야 한다는 점에 대한 공감대는 이미 형성되어 있다 문제는 예산 배분의 우선 순위와 원칙이다 무엇보다도 대학과 민간단체들이 기본적인 인프라 및 단체의 역량을 갖추는데 예산을 우선적으로 배분해야 한다 지원 성과에 대한 엄밀한 평가는 중요하지만 단기적인 성과를 예산 지원과 직접적으로 연계시키는 방식은 지양해야 한다 아직 사업 초창기라는 점을 감안하여 대학과 단체들이 충분한 역량을 갖출 수 있도록 장기적인 관점의 지원이 필요하다 또한 기업의 경우에는 국제개발협력 사업의 성격에 대한 이해가 부족할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민관협력 사업의 일환으로 추진되는 글로벌 사회공헌 프로그램이나 민자사업이 기업의 이익 추구를 위한 도구로 변질되어서는 안 된다는 원칙을 지속적으로 강조할 필요가 있다

예산을 대폭 늘려야 한다 홍보 평가 연구 관련

예산

홍보 평가 연구 관련 예산은 비록 파트너국의 발전을 위해 직접적으로 쓰이지는 않지만 한국 ODA의 효율성 및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필수적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아래 lt표 7gt에서 확인할 수 있는 것처럼 KOICA와 EDCF의 홍보 평가 연구 관련 예산은 현상 유지 또는 소폭 증가하는데 그쳤다 예전에 비해 사업 규모가 대폭 증가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ODA예산 배분 과정에서 홍보 평가 연구 사업의 중요성이 전반적으로 강조될 필요가 있다특히 지금과 같이 ODA규모를 대폭 확대해나가는 시기에 적극적인 홍보에 노력을 기울임으로써 국민들에게 ODA에 대해 알리고 이를 통해 국민 지지기반을 확대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KOICA의 홍보예산은 3년째 제자리 걸음 중이다 지구촌 체험관 관리에 소요되는 예산을 제외하면 실질적인 홍보활동에 쓸 수 있는 예산은 오히려 줄어들었다 EDCF의 경우 개발협력 인식증진을 위해 올해 6억원 이상을 쓸 계획이다 ODA에 대한 국민들의 인지 제고를 위해 두 기관 모두 더 많은 예산을 투입할 필요가 있다

lt표 6 gt2013년 KOICA 민관협력 사업 예산 내역 자료 2013년 KOICA 대외무상원조 사업계획

lt표 8 gt2013년 KOICA 홍보 사업 예산 내역 자료 2013년 KOICA 대외무상원조 사업계획

lt표 9 gt 2013년 KOICA 사업평가 사업 예산 내역 자료 2013년 KOICA 대외무상원조 사업계획

lt표 10 gt 2013년 KOICA 연구조사 사업 예산 내역 자료 2013년 KOICA 대외무상원조 사업계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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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ODA사업평가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대책은 이미 마련되어 있다 통합평가지침과 매뉴얼이 만들어졌고 『기본계획』에도 평가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들이 제시되어 있다 그러나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예산은 여전히 충분하지 않다 일부 공여국은 별도의 독립적인 평가 기관을 설립하여 사업 평가의 혁신을 꾀하고 있는데 반해 KOICA는 13억원 가량의 예산으로 모든 사업을 평가해야 한다 또한 프로그램프로젝트 성과평가에 절반 가량의 예산이 배분되기 때문에 평가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쓸 수있는 예산은 많지 않다 한편 EDCF는 사업심사평가연구 항목으로 올해 11억원의 예산을 배정했다 무middot유상 원조모두 평가예산을 대폭 확충하여 개별 사업의 성과를 예산 배분에 적극적으로 반영할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늘어난 원조 규모에 걸맞은 연구기능의 강화가 필수적이다 그러나 2013년 KOICA의 연구 관련 예산은 작년과 동일한 수준이다 한국이 국제원조규범을 따르고 새로운 개발 의제 형성 과정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연구 역량이 확보되어야 한다 ODA 시행 기관의 자체적인 연구 역량을 확대하고 대학 및 관련 연구기관들이 보유하고 있는 전문성을 한국 ODA의 발전을 위해 활용할 수 있도록 연구조사 예산을 시급히 확대해야 할 것이다

ODA 예산 점차 투명해지고 있다

국가의 재정활동은 예산이 정해지고 집행된 후 결산에 이르는 전 과정으로 요약할 수 있다 따라서 ODA Watch는 ODA 예산에 대한 체계적인 모니터링을 위해 지난 2011년부터 매년 정보공개청구(wwwopengokr)를 통해 무middot유상 ODA예산안을 청구해왔다 그러나 2011년에는 기획재정부에 무middot유상 ODA 예산안을 단일 청구한 결과 공개를 거부당했다 당시 사유는 외교관계 관련 사항으로 대외 정책등이 노출되어(중점협력국가 등) 국가의 중대한 이익을 현저히 저해할 우려와 입찰계약 업무 등의 공정한 수행에 현저한 지장을 초래할 우려가 있다는 점이었다 그러나 2012년부터는 중점협력국 26개국 명단도 공개되었고 간략하지만 무middot유상 ODA 예산안과 무상원조의 경우 기초 설명자료도 받아볼 수 있게 되었다

예산안 공개 수준과 방식에 있어서도 큰 변화를 살펴볼 수 있다 올해 KOICA의 경우 예산안 정보뿐만 아

니라 함께 제공하는 설명자료도 상당히 자세해져서 단순히 각 세부항목에 대한 설명뿐만 아니라 예산자료가 함의하는 바에 대한 분석도 함께 제공하기 시작했다 EDCF 역시 2012년에는 각목명세서만을 공개했다면 올해에는 간단하지만 기금운용계획서도 같이 제공함으로써 예산에 대한 기초설명을 함께 제공하고 있다 짧다고도 볼 수 있는 기간이지만 지난 3년 간 예산자료 공개 측면에서 정부의 투명성과 책무성은 많이 향상되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그러나 여전히 갈 길은 멀다 EDCF와 KOICA가 제공하는 무middot유상 예산안 자료를 서로 비교할 경우 공개 및 설명 수준에서 상당한 차이를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가령 KOICA는 중점협력국 별로 세분화 된 예산을 공개하고 있는 반면 EDCF는 여전히 지역 수준 예산까지만 공개하고 있다 또한 KOICA는 구체적인 사업들의 목록을 예산안에 제시한 반면 EDCF에서 제공한 예산자료로는 구체적인 사업 내역 파악이 어려웠다물론 차관사업(유상)과 무상원조 간 사업의 특성이나 집행 방식 등이 다르기 때문에 사용하는 용어나 설명하는 방식 등에 차이가 있을 수는 있지만 ODA라는 공통의 틀 안에서 집행되는 사업인 만큼 서로 비교하며 이해할 수 있도록 정보의 제공 방식과 공개 수준이 서로 일치될 필요가 있다

예산 편성의 전 과정에서 적극적인 국민참여 필요

2015년이면 ODA 예산이 약 4조 3천억원[7](GNI 대비 025)을 상회할 예정이다 그러나 현 ODA예산 편성 및 관리시스템에는 여전히 많은 문제점이 있다 현재 국무조정실 산하 개발협력정책관실이 ODA 사업 전체를 총괄하고 있지만 각 부처와 기관 지자체 별로 자체적으로 ODA 사업의 예산을 확정하고 집행하기 때문에 부처별 분산원조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따라서 통합적인 ODA 예산 편성 및 관리체계를 구축하기 위한 장기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또한 정부를 비롯하여 개발협력에 관련한 모든 이해 관계자들도 ODA예산 편성 및 집행에 관심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개입해야 한다 무엇보다도 예산 편성 시 국회의 참여는 필수적이다 모든 예 결산은 국회 심의와 의결을 거쳐 확정되며 ODA 예산 역시 국회에서 최종적으로 결정된다 현재 국제개발협력기본법[8] 상에 따르면 매년 국제개발협력 관련 정책 및 사

지금 정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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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한국형 ODA 모델 추진방안 제 13차 국제개발협력위원회 의결안건 1호 20120914]

8 제13조 (국제개발협력에 대한 평가) ① 위원회는 국제개발협력 사업의 성과에 대한 국민의 이해와 국제개발협력 사업 시행의 투명성을 제고하기 위하여 국제개발협력 평가지침을 마련하고 관련 정책 및 사업의 추진실적을 평가한다② 위원회는 제1항의 평가결과를 매년 6월 30일까지 국회에 보고하여야 한다③ 제1항과 제2항에 따른 평가의 기준bull방법 국회에의 보고 등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

업의 추진 실적 역시 국회에 보고하도록 되어있다 국회가 예산 편성 과정에서 보다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하고 분절화된 예산의 조정을 이뤄낸다면 현재 원조분절화 등 부처간 이해관계의 대립으로 인해 발생하고 있는 여러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또한 시민사회의 적극적인 관심이 필요하다 예산 감시는 전문성이 요구되는 영역이고 특히 ODA의 경우 예산에 관련된 정보를 얻기가 쉽지 않았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에게 관심의 대상이 되기가 어려웠던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정보공개제도를 통한 ODA 예산 공개가 활성화되면서 관련 정보를 손쉽게 얻을 수 있게 되었다 또한 ODA에 직결되는 것은 아니지만 lsquo좋은 예산센터rsquo를 비롯한 전문 민간 씽크탱크도 ODA 예산 분석 시 주요하게 참고할 수 있는 많은 기초 자료들을 제공하고 있다 앞으로 점차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ODA 자금이 보다 효과적이고 효율적으로 사용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초기 배분을 살펴볼 수 있는 lsquo예산rsquo에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시민들의 세금으로 조성되는 만큼 ODA 예산이 적실한 곳에 올바르게 분배되고 있는지 보다 적극적인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야 할 때이다

예산분석 TF팀 작성

김대욱 ODA Watch 청년활동가 4기

jedu-hanmailnet

조이슬 ODA Watch 간사

eseulangel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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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주) ODA Watch는 2012년 12월에 참여한 lsquoMekong의 미래를 위한

전략회의rsquo 의 후속활동으로 지난 3월 Mekong Watch가 주최한 태국 캄보디

아 현장 조사를 다녀왔습니다 메콩 지역에서 만난 주민들의 이야기와 생각들을

담아 지난 OWL 76호(누구를 위한 개발인가) 부터 연재하고 있는데요

이번 77호 lt태국 이야기 ①편gt에서는 20년 전 태국 우본 지역의 문(Mun) 강

에 지어진 팍문(Pak Mun) 댐이 주민들의 삶에 어떠한 변화를 가져오게 되었는

지 주민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삶은 무엇인지를 들려드립니다 우본 라차타니

(Ubon Rachathani)의 어느 마을에서 지금 이순간에도 25년이 넘게 이어져

오고 있는 주민들의 이야기에 함께 귀 기울여 주세요

다음 호에서는 lt태국 이야기 ②편-시린톤 댐 이야기gt가 이어집니다

lt태국 이야기 ①편gt은 오마이뉴스의 특별기획코너에서도 보실 수 있습니다

메콩이 들려주는 네버엔딩스토리 타이 문강 팍문댐 반대 운동이 던지는 질문

지난 3월 19일 머리 위로 뜨거운 태양을 안고 다시 메콩의 품에 몸을 실었다 꼭 3년만이다 물의 어머니 어머니의 강 메콩은 3년의 시간이 어찌 흘렀는지 무색하게 여전히 그 넓은 품으로 주변의 산과 들 하늘과 바람에 따뜻한 숨을 불어넣고 있다 건기라서 강물의 수위가 그리 높진 않지만 시퍼런 위엄은 그대로이다

메콩의 숨결을 품은 바람과 대지의 온기는 베트남 캄보디아 라오스 버마 중국 태국 6개 나라에 가 닿는다 이들 나라 국민들에게 메콩은 삶의 원천이다 아니 삶 그 자체이다 메콩 지역 주민들은 메콩에서 나는 물고기를 잡아 끼니를 해결하고 메콩의 흐름에

몸을 맡겨 더위를 식히며 메콩의 비옥한 강물로 농사도 짓고 가축도 기른다 아이들에게는 지상 최고의 놀이터이자 삶의 지혜를 배우는 학교이기도 하다 하지만 언제까지나 이들에게 넓은 품을 내

어줄 것만 같던 어머니의 강에도 아픔이 찾아왔다 성장에 대한 욕구가 인간의 삶을 휩쓸기 시작하면서 6개 국가에 불어 닥친 개발의 바람에 메콩이 마음껏 제 힘을 내지 못하고 몸살을 앓고 있다

모든 이야기에는 끝이 있는 법이라 생각했다 모든 일에는 끝이 있으려니 했다 그런데 메콩의 지류인 문강(Mun River)이 흐르는 태국 우본 라차타니(Ubon Ra-chathani)의 어느 마을에 25년이 넘도록 이어져온 언제 끝이 날지 모르는 이야기가 있다 뜨거운 햇살이 내리쬐는 3월의 중천에 졸음이 밀려올 법도 한데 귀를 쫑긋이 세울 수밖에 없는 이야기가 메콩강을 따라 흐른다

만천하에 드러난 거짓 수문을 열라

태국 우본에 흐르고 있는 문(Mun)강 문강은 메콩의 가장 큰 지류이자 태국에서 가장 비옥한 강이다

FOC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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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그랬다 메콩을 따라 문강에 흘러들어온 풍부한 수자원과 물고기로 문강 인근 지역은 그 어느 곳보다 살기 좋은 곳이었다 댐 건설 이전까지만 해도

그러던 어느 날 태국 정부는 전력 생산을 이유로 문강에 대규모 댐을 짓기로 한다 댐의 이름은 팍문 (Pak Mun)댐 세계은행이 건설 자금을 지원하고 태국 전력(EGAT Electricity Generating Authority of Thailand) 이 건설을 맡았다 이들과 태국 정부는 지역의 발전과 주민들의 삶을 향상시키기 위해 댐을 짓는 것이라 말했지만 주민들은 오히려 댐이 자신들의 삶을 파괴했다고 말하고 있다 어떻게 된 일일까

느닷없이 댐 건설 계획이 발표되자 주민들은 댐 건설을 막기 위해 거세게 항의했다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해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도리 없이 댐 건설은 강행된다 1989년 댐 건설이 승인되고 1991년

건설을 시작해 1994년에 완공된다 댐이 지어지는 동안에도 주민들의 시위와 반대 운동은 끊임없이 이어졌지만 태국 정부는 마치 귀머거리인 듯 주민들의 외침에 모르쇠로 일관했다 결국 주민들은 댐 건설 중단을 요구하는 것이 더 이상 받아들여지지 않음을 인정하고 대신 수문을 열어달라는 요구를 하게 된다

ldquo댐이 들어선다고 했을 때 가장 큰 걱정은 더 이상 물고기를 잡지 못하게 되는 것이었어 수십 년 평생 물고기를 잡으며 이웃 간 관계를 맺고 나누며 살아왔는데 댐이 들어서면 메콩을 따라 문강으로 흘러들 물고기들이 줄어들 게 뻔하지 않아 그러면 자연스럽게 생계뿐만 아니라 마을 사람들 간의 관계가 무너질 수밖에 없고 너무도 당연한 이치인데 정부는 도무지 들어먹지를 않아 오히려 댐 건설업자들이랑 이구동성으로 댐이 지어져도 문강의 물고기에는 아무런 영향이 없을 것이니 당신들이 먹고 사는 데에도 아무런

팍문지역 지식센터에서 팍문댐 건설 이전의 삶을 설명하는 주민 윤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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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장이 없을 것이오 하더라고 말이 되야 말이지rdquo

댐 건설 이전부터 이 마을에서 평생을 살아온 분미(Bunmi 63) 할아버지가 당시를 회상하며 분통을 터뜨리신다 함께 모인 다른 주민들도 덧붙인다 당시 정부는 댐에서 생산되는 전력이 주민들의 삶에 생태적으로도 경제적으로도 혜택을 줄 것이라 했다고 한다 심지어 더 많은 종류의 물고기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 했다 하지만 이는 만천하에 거짓으로 드러났다

ldquo팍문(Pak Mun) 댐 건설 이전에 문강에 살던 어종은 265종이었어 마을주민들이 NGO의 도움을 받아서 일일이 조사를 다 했더랬지 하지만 댐이 생겨난 이후 어종은 45종으로 급격히 줄어들고 말았지 물고기들은 강을 따라 흐르며 산란을 하고 넘나들어야 하는데 문강은 더 이상 최적의 삶의 터전을 제공할 수 없게 된 거야 댐 건설로 생겨난 저수지로 강여울과 기슭에서만 서식할 수 있는 식물 수초들도 모두 잠겨버렸고 이게 다 우리가 먹고 사는 주식인데rdquo

결국 댐이 지어져도 문강의 생태계에 어떠한 부정적 영

향이 없을 것이라 말했던 정부의 주장이 거짓으로 드러나자 주민들은 분노했다 이에 자신들의 젖줄인 문강을 지키기 위해 다시 소매를 걷어붙이고 정부를 향해 수문을 열어줄 것을 외쳤다 물고기가 줄어든 것이 댐 건설로 수문이 막혔기 때문인지 아닌지 수문을 열어서 확인해보자는 것이다 주민들의 삶을 건 끈질긴 요구와 투쟁 끝에 정부는 이를 받아들여 2001년 6월 14일부터 2002년 6월까지 약 1년간 수문을 열기로 했다

돌아온 물고기들

수문이 열리자 거짓말처럼 물고기들이 다시 문강으로 돌아왔다 강 상류에 산란을 하기도 했다

ldquo눈앞에 명백히 드러났지 사라졌던 물고기 137종이 메콩에서 문강으로 돌아온거야 2001년 6월부터 2002년 5월 사이에 게다가 사라졌던 여울들도 조금씩 다시 생겨나고 강기슭에 서식하던 식물들도 다시 보이고 말이야 100는 아니지만 마치 댐이 건설되기 이전의 상태로 돌아간 듯 했어rdquo

분미 할아버지 옆에서 조용히 듣기만 하던 우돔(Udom 54)씨가 약 1년간 수문이 열렸던 시간을 떠올리며 흥분된 어조로 말한다 한 조사 보고서에 의하면 수문이 열리고 나서 33종의 물고기가 여울에 25종이 강 깊은 곳에 40종이 훨씬 더 깊은 곳에 22종이 강 가운데 급류 사이의 소용돌이 속에 24종이 동굴에 56종이 때마다 강물이 범람하여 생기는 습지에 알을 낳았다고 밝혀졌다

수문이 열린 기간 동안 국제사회와 지역 자체 조사 지역 대학 등 많은 연구 조사가 이루어졌다 태국 정부와 팍문댐 건설을 맡은 태국전력 당국도 조사를 실시했다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모든 조사의 결과가 일치되는 점이 있다 바로 수문이 열렸던 약 1년 동안 문강의 생태가 예전 수준으로 회복되었으며 이를 통해 지역 주민들의 생활도 회복되었음을 인정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팍문댐이 애초에 목표한 전력 생산에 실패하였으며 태국전력(EGAT)이 주민들 간에 갈등을 조장하고 지역의 가난을 초래했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팍댐 사례는 문강의 생태계 파괴로 인해 태국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정치적 투쟁으로 남아 있다

ldquo우리는 여전히 정부에 수문을 열어줄 것을 요구하

메콩강 댐개발 현황 International Riv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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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있어요 우리가 바라는 것은 오직 그거 하나에요 정부가 현금이니 뭐니 보상을 제공했지만 터무니없이 적은 금액이었고 그걸로 먹고 살기는 불가능해요 오히려 보상 때문에 사람들 사이가 나빠지기만 했죠 삶의 질이 떨어진 건 물론이고 수문이 열리지 않는 이상 여기서 제대로 살기는 어려워요rdquo

팍문댐 주민네트워크 활동에 참여하고 있는 사왕(Sa-wang 46)씨는 정부가 댐 건설로 이주한 주민들에게 제공한 보상이 주민들이 원한 형태가 아니었음을 토로하며 보상 때문에 주민들 사이에서 갈등이 생겼다고 했다 자세히 들어보니 보상금을 전액 현금으로 제공한 것이 아니라 가구당 받게 될 금액의 3분의 1만 현금으로 나머지 3분의 2는 조합운영 지원금으로 제공하여 주민들이 돈이 필요하면 조합에서 빌려 쓰게 했다는 것이다 심지어 돈을 빌릴 때는 이자를 내야 한다

결국 댐 반대 운동이 보상 요구 운동으로 바뀌면서 주민들 사이에 입장이 갈리고 상황이 더욱 나빠졌다고 했다 어떤 주민들은 정부가 주는 방식을 받아들여서라도 보상을 받기를 원했고 다른 주민들은 정부의 제안을 거부하고 전액 현금 보상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여 나가고 그러는 중에 정부는 이들 사이에서 이간질을 시키고

문득 궁금해졌다 정부 입장에서는 가구별로 보상금을 전액 현금으로 깔끔하게 주고 주민들이 더 이상 시끄럽게 하지 않게 하는 것이 편

했을 텐데 왜 문제를 더 복잡하게 만들었을까

ldquo일종의 선례를 남기지 않겠다는 것이었죠 팍문댐 사례에서 주민 보상을 주민이 요구하는 대로 주게 되면 다른 댐을 건설할 때 참고 사례가 되니까정부는 잠깐 시끄럽게 되더라도 굽히지 않은 거죠rdquo

10년 이상 이 지역의 주민네트워크 코디네이터로 활동하고 있는 라(Lah)씨의 말이다

ldquo돈은 환상이다rdquo

20년 넘게 싸워온 이들의 삶은 현재 어떤 모습일까 정부가 말한 대로 댐에서 생산되는 전력의 혜택을 받아 윤택하고 풍요로운 생활을 누리고 있을까 1년간 수문이 열리고 나서 정부는 잘못된 주장을 인정하고 이들의 요구를 받아들였을까 보상 문제야 주민들에게 불리하게 이루어졌다고 해도 수문을 열어야 한다는 것은 국제사회와 국내사회가 동시에 지적한 사항이니 어느 정도 협상이 이루어지지 않았을까

은근한 기대를 품은 질문에 돌아온 대답은 뜻밖이었다

ldquo정부는 끝까지 귀를 닫고 있어 수문을 열어서 조사한 결과가 있으니 아예 무시하지는 못하고 자기들이 조사한 걸 가지고 6월부터 9월까지 4개월 동안에만 물고기가 이동을 하니까 1년에 4개월만 문을 열면 된다는

댐 건설 이후 상황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주민들 윤지영17

거야 그런데 다른 조사결과에서는 1년 내내 물고기가 메콩과 문강 사이를 이동하고 알을 낳는다고 밝혀졌지 또 수문을 1년 내내 연다고 해서 팍문댐이 만들어내는 전력 생산량에는 아무런 영향도 없다고 이미 팍문댐은 목표한 전력을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는걸rdquo 분미 할아버지는 더욱 강경한 어조로 지금 주민들은 다시 단결하여 수문을 1년 내내 영원히 열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했다 정부는 들은 척도 안하고 1년에 4개월간만 수문을 여는 것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했다 심지어 작년에는 오로지 2개월만 열었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민들은 협상을 포기할 수 없다고 했다 그 이유는 문강을 떠나 살 수 없기 때문이다

ldquo정부가 그런 식으로 보상을 하고 우리는 어쩔 수 없이 집을 옮겨야 했고 무슨 노력인들 안 해봤겠어 다른 일자리도 구해보고 먹고 살 궁리를 했지 그런데 그게 쉽게 바뀔 수 있냐는 거야 평생을 강에서 살아온 사람들인데 예전엔 문강만 있으면 뭐든 다 가능했어 물고기를 잡아서 끼니를 해결하고 팔아서 다른 필요한 물품을 사고 벼농사를 짓는 사람과 교환해서 나누어 먹고 강 근처 숲에서 나무를 캐와서 장작을 하고 과일도 따먹고 자연으로부터 먹을 것들이 넘쳐나니 돈이 필요 없었지 내 손에 현금이 안 쥐어져도 아무 문제가 없었어 그런데 지금은 그럴 수가 없어 자연이 아니라 이제는 시장에 의존할 수밖에 없게 된 거야 강에서 구하던 물고기를 시장에 가야만 구할 수 있어 이웃들과 나눠 먹던 것들을 이제는 무조건 시장에서 사야만 해 하루에 최소 150바트(Baht 태국 통화 단위)는 필요한데 벌어올 데가 있어야지rdquo

한참을 열띠게 이야기를 나누다 조용히 자리를 지키던 우돔씨의 한마디에 가슴이 몹시도 울렁거렸다

ldquo우리가 말하는 게 있어 lsquo돈은 환상에 불과하다 물고기가 진짜다rsquo라고rdquo

한국 일본 중국 라오스의 시민사회와 언론이 메콩 지역 개발 문제를 조사하기 위해 꾸려진 조사단의 일행으로 이들 주민들을 만나면서 궁금한 것이 묻고 싶은 것이 무수히 많았다 하지만 가끔 이들이 격앙된 목소리를 높이거나 혹은 차근차근 말하다 때때로 깊은 숨을 쉬며 호흡을 고르는 모습을 보며 나도 모르게 목이 메고 더 이상 입을 열수 없는 상태가 되어버린다 돈은 환상에 불과하고 물고기가 진짜라니 이 얼마나

명료하고도 절대적인 진리인가 삶의 지혜인가 감동 인지 아픔인지 모를 감정에 잠시 멍해져 있다가 다시 분미 할아버지의 목소리가 들려와 얼른 정신을 차린다

ldquo팍문댐이 물고기만 사라지게 한 게 아니야 이 마을의 전통이 깨졌지 대대로 내려오던 물고기 잡는 기술을 더 이상 보존할 수 없게 됐고 남자들은 여기서 더 이상 처자식을 먹여 살리기가 어려우니 방콕이든 어디든 도시로 떠나야 했고 떠난 남자들은 도시에서 외롭고 힘드니 새로운 가정을 가지게 되고 남은 처자식들마저 떠돌게 되거나 여기서 입에 풀칠하기가 쉽지 않아졌고 수문이 열리지 않으면 지금보다 더 강물 오염이 심해질 것이고 물고기들은 죄다 죽어버리겠지 그러면 이 마을은 더 이상 보존하기가 힘들어rdquo

분미 할아버지가 잠시 상심으로 말을 잇지 못하는 사 이 라씨가 거들어 설명해준다 현재 문강의 수질 오염이 심각한 상황이고 이로 인해 주민들의 식량 안보가매우 위험한 수준이라고 한다 먹고 살기 위해 수입

댐 건설 이후 수문 개방 요구 시위 운동에 대해 설명하는 주민 윤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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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있어야 하는데 그동안 물고기를 잡는 것 말고는 해본 일이 없으니 다른 일을 찾는 것도 쉽지 않아서 일자리도 구하기가 힘들다고 한다 다른 일을 구할 수 없는 주민들은 결국 한참 떨어져 있는 다른 강에 가서 물고기를 잡아와 여기서 다시 팔아 수입을 만들고 있다고 했다 이 지역의 자산은 문강의 물고기를 잡는 것이고 이로부터 나온 지역 고유의 지혜가 주민들의 삶을 지켜왔는데 이 모든 게 상실되고 있다고 했다

우리는 물고기를 원한다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어느새 해가 뉘엿뉘엿 넘어간다 시계를 살펴보니 어느새 4시간이 훌쩍 흘렀다 이야기에 푹 빠져 시공간을 넘나들다 이들의 삶에 잠시 마음을 맡겼다가 문득 고개를 흔들어본다 20년간의 지난한 투쟁의 역사를 4시간이라는 짧은 시간동안 외부에서 찾아온 낯선 이들에게 전하는 것이 이들에게 어떤 의미가 있을까 행여나 아픔만 들추고 가는 것이 아닐까 도움이 되지

도 못할 텐데 이러고 있는 것이 무책임한 것 아닐까속으로 어쩔 줄 모르고 있는데 이런 내 마음을 읽은 마냥 분미 할아버지가 힘주어 말씀하신다

ldquo우리 이야기가 세상에 널리 널리 퍼져 알려졌으면 좋겠어 이렇게 여러분에게 이야기를 할 수 있어서 기쁘고 우리의 투쟁의 삶을 전할 수 있어서 자랑스러워 우리가 살아온 것은 정부와 권력의 부정의에 대한 저항이었어 이런 일이 여기뿐이겠어 다른 곳에서도 비일비재 할텐데 우리 삶을 공유해서 다른 곳에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도움이 된다면 얼마나 기쁜 일이야 우리가 바라는 건 그저 수문이 열려서 다시 우리가 살던 삶이 회복되는 거야 전통을 되살리고 싶어 우리는 전기를 원하지 않아 물고기를 원하지rdquo

참으로 또렷했다 전기가 아닌 물고기를 원한다는 이들의 눈동자는 더 없이 맑고 또렷했다 수문이 열릴 때까지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이들의 다짐은 더 없이 강건했다 오랜 시간 동안 겪어오면서 지치고 주저앉을 법도 한데 삶의 터전인 문강을 지키겠다는 굳은 결심은 이들 가슴속에 흔들림 없이 뿌리깊이 박힌 듯했다 이토록 강한 힘을 지킬 수 있는 데에는 주민들이 끝까지 목소리를 잃지 않도록 옆에서 지원하고 있는 지역 조직들과 국제단체들의 응원도 한몫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 무엇보다도 개발과 권력에 맞서 갈등과 분열을 겪으며 극복해온 과정에서 주민들 스스로 다져온 공동체의 의미 공동체가 가진 지혜에 대한 믿음이 그 중심에 있는 듯 했다 절대 자신들의 삶의 지혜와 자산을 전력 생산과 맞바꾸지 않을 것이라 했다

이야기가 끝나갈 무렵 라씨가 슬며시 웃으며 말했다

ldquo팍문댐의 잠재 전력 생산량은 136MW에요 현재 팍문댐에서 나는 전력으로 고작 방콕에 있는 백화점 3~4개에 전기를 공급하고 있다고 하네요rdquo

우본으로 오기 전 하룻밤 머물렀던 방콕의 복잡한 거리와 수많은 사람들이 어깨를 스치며 지나다니던 고층 백화점들이 언뜻 눈앞에 잠시 펼쳐진다 수백 년 살아온 수천 명의 삶과 또 다른 수천 명의 소비가 거래되는 순간이다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모르겠는 심정으로 어둑어둑해진 하늘만 무심코 바라본다

윤지영 작성 ODA Watch 정책기획팀장

odawatchnavercom

댐 건설 이후 수문 개방 요구 시위 운동에 대해 설명하는 주민 윤지영19

국제사회 내 한국 ODA의 현주소는 어디에 -2012 OECD DAC ODA 통계 분석-

FOCUS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DAC)는 지난 4월 3일 회원국들의 2012년 공적개발원조(ODA) 잠정통계를 발표했다 이번 발표에는 2012년 DAC 회원국들의 전체 ODA 규모 및 각국별 경제수준에 의거한 개발원조 규모를 보여주는 ODAGNI 비율 전년대비 원조규모 증감 연도별 중점협력지역 등을 분석하는 내용이 담겨있다 2013년부터 회원국이 된 아이슬란드의 통계결과도 제시되어 있으며 DAC 회원국은 아니지만 OECD에 가입한 체코 에스토니아 헝가리 이스라엘 폴란드 슬로바키아 슬로베니아 터키 그리고 아랍 에미레이트 연합 9개국의 자료와 EU DAC-EU G7 Non-G7 Non-DAC의 ODA 규모 및 전년대비 증감률도 확인할 수 있다 다양한 카테고리 별로 정리된 이번 통계를 통해 세계적 ODA의 흐름과 한국 ODA의 현주소 등을 파악해보자

계속되는 세계 경제 위기 ODA에 빨간 불이 켜졌다

2012년 OECD DAC 회원국의 전체 ODA 규모는 총 12559억 불로 전년 대비 평균이 약 40 하락하였다 국가 별 경제수준에 따른 ODA 규모를 파악할 수 있는 수치인ODA 대비 GNI비율은 작년 DAC 회원국 평균인031보다 002 감소한 029로 나타났다 지난 2011년 통계에서 전년도에 비해 27 가량 하락했던 것에 연이어 올해에도 더 큰 폭으로 원조규모가 줄어든 것은 그만큼 세계경제위기가 ODA에 미치는 막대한 영향을 여실히 보여준다 반면 공여국 중 G7의 ODA 규모 총계는 전체 의 701를 차지했고 EU의 경우 전체의 절반 가량인 507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통해 전 세계 ODA에서 두 그룹이 차지하는 비중이 여전히 매우 크다는 점을 알 수 있다

lt표 1gt에 명시되어 있는 OECD DAC회원국의 2012년

ODA실적 통계에 따르면 여전히 미국이 가장 많은 원조를 제공하고 있으며 그 뒤를 이어 영국 독일 프랑스 일본 순으로 상위권을 차지했다 그러나 상위 5개국 모두 적게는 07부터 많게는 28까지 전년대비 ODA 규모가 감소한 것을 알 수 있다 특히 유럽 경제위기가 심화됨에 따라 그리스와 이탈리아는 무려 각각 -170 -347에 달하는 ODA 규모를 축소했다

단연 돋보이는 한국 ODA 증가율 이 청신호를 유

지하기 위해서는

반면 2011-2012년 한국 ODA는 176 가량이 증가하며 DAC 회원국 중에 단연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ODA 규모 역시 24개 회원국 중 16위로 작년보다 한 계단 상승했다 국제사회가 경기침체로 인해 전반적으로 ODA 규모를 점차 감소하는 추세인 것에 반해 한국의 경우 2015년까지 GNI 대비 ODA 비율을 025까지 높이겠다는 목표 이행 차원에서 지난 몇 년간 원조규모를 점차 증가해오고 있어 이와 같은 차이가 더욱 극명하게 보여지는 것이다

그러나 이처럼 우리나라가 높은 증가율을 달성한 것은 한국 ODA가 다른 공여국에 비해 매우 적은 규모라는 점에 기인하기도 한다 실례로 2011-2012년 사이 91가 증가한 호주 ODA의 경우 절대규모 상으로는 457백만불이 늘어난 반면 한국의 경우 무려 176 가량이 상승했으나 이는 226백만불로 호주의 증가량에 비하면 절반 가량에 불과하다 한국 ODA의 성장을 향한 길이 아직은 멀다는 점을 그러므로 더욱 박차를 가해야 함을 보여준다 또한 한국의 ODAGNI 대비 비율은 014로 나타났다 이를 국민 1인당 금액으로 환산하면 34900원 가량에 달한다 즉 한국 국민들은 작년 한해2011년에 비해 약 4천원 정도 증가한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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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을 ODA 자금 조성을 위해 세금으로 납부한 것이다

반면 lt2013년 국제개발협력 종합시행계획gt에 따르면 2013년 ODAGNI 수치는 016에 달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025의 고지를 향한 걸음이 2년 정도 밖에 남지 않은 만큼 현실적으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원조 규모 증대에 관한 근본적이고 체계적인 전략 마련이 필요한 시점이다

국제사회 ODA 아직 갈 길이 멀다

전 세계 공여국들의 GNI 대비 ODA의 비율을 살펴보면 국제사회가 합의한 목표치인 07를 넘어선 국가

는 룩셈부르크(100) 스웨덴(099) 노르웨이(093) 덴마크(084) 네덜란드(071) 5개국이 유일하며 이 국가들의 ODA 규모는 전년 통계에서도 07를 웃돌았다 앞서 ODA의 절대 규모로는 미국을 비롯해 영국 독일 프랑스 등의 서유럽 국가들이 상위권을 차지했다면 국가 별 경제규모 및 수준에 따른 ODA 규모는 북유럽(Nordic+) 국가들이 높은 셈이다 하지만 룩셈부르크를 제외한 북유럽 4개국 역시 모두 작년에 비해 ODA 비율이 감소했다 2011년 통계를 통해 살펴본 상위 5개국의 GNI 대비 ODA 비율은 룩셈부르크(099) 스웨덴(102) 노르웨이(100) 덴마크(086) 네덜란드(075)였다한국의GNI 대비 ODA 비율은 전년에 비해 002 증

lt표 1gt OECD DAC 회원국들의 2011 2012년 ODA 규모 및 증감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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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CUS

가한 014로 나타났으나 여전히 DAC 회원국 평균인 029에는 현저하게 미치지 못하고 있다 DAC 24개 회원국 중국가 부도위기에 직면한 그리스 및 이탈리아 다음으로 최하위인 22위를 기록하고 있다

무상 ODA에 참여하는 주무부처가 41개에 달해

2012년 한국의 양자간 다자간 ODA 규모는 각각 116억 불과 389억 불로 작년과 비슷한 비율인 약 75 25로 나타났다 양자 ODA 중 무상원조와 유상원조 역시 64의 비율을 유지하며 70억 불과 47억 불을 차지했다 주목할만한 부분은 2012년 기준 무상원조 지원을 위해 133개 수원국에 외교부 교육부 재정부 KOICA를 비롯하여 지방자치단체까지 총 41개 기관이 ODA 사업에 참여했다는 것이다 작년 한 해 동안 국내ODA 분절화 문제가 시민사회를 비롯한 여러 이해당사자들에 의해 제기되어왔던 것에 반해 ODA 사업에 참여하는 주무부처의 수는 오히려 늘어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한국 원조의 양적 질적 성장을 위한 끊임없는 노

력 필요

이번 2012년 OECD DAC 실적통계는 지속되는 세계 경제 위기가 ODA에 미치는 영향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지난 2008년 미국 발 경제위기 이후 겨우 다시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던 ODA예산이 2010년을 정점으로 다시 하락세를 타고 있다 GNI 대비 ODA 비율의 07라는 국제사회가 합의한 목표 달성에서 점점 멀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은 각국의 원조 규모 줄이기에 대해 옥스팜 인터네셔널의 제레미 홉스(Jeremy Hobbs) 상임이사는 ldquo원조자금이 국가 예산에서 차지하는 부분은 아주 사소한 티끌에 지나지 않기 때문에 재정적자를 면하기 위해 규모를 줄여도 그 영향을 인식할 수 없을 정도이다 이는 마치 몸무게를 줄이기 위해 머리카락을 자르는 격이다rdquo (ldquoAid is such a tiny part of budgets that cutting it has no discernible impact on deficits --it is like cutting your hair to lose weightrdquo)라고 묘사한 바 있다 원조는 개도국 특히 원조 의존성이 높은 국가(aid dependent countries)들에게는 매우 필수적이고 중요한 자원이다 따라서 아주 적은 규모로 삭감한다고 할지라도 해당 국가들에는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은 자명하다 원조가 전체 국가 예산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매우 작기에 경제위기를 이유로 ODA 규모를 줄이는 것은 적자 개선에 아무런 효용성이 없을뿐더러 오히려 필요한 곳에 제공되는 지원을 가로막는 격이다

이처럼 전 세계 ODA에 적신호가 켜진 상황에서도 ODAGNI 07 달성의 약속을 이행하기 위해 원조 규모를 점차 확장하는 국가도 있다 바로 영국이다 지난 3월 20일 영국 정부는 2013 회계연도를 기준으로 자국의 ODAGNI 비율이 07를 넘어설 것이라고 발표했다 2012년 통계 기준 06에서 일년 만에 01 가량을 훌쩍 높인 것이다 이는 현재 부지런히 규모를 늘려나가고 있는 한국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2015년까지 ODAGNI 비율025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2011년 012 2012년 014 2013년 016(추정) 등 증가 속도가 목표 치에 비해 미미하기 때문이다 한국 정부는 규모 증대를 위한 체계적이고 현실적인 계획을 마련하고 국민들을 향한 끊임없는 설득을 통해 합의와 지지를 이끌어낼 수 있어야 한다 또한 양적 성장에 비례하여 질적 성장도 함께 고민해야 한다 무상원조 예산이 점차 늘어나는 부처 참여

lt그림 1gt DAC 회원국의 2012년 ODA 규모

lt그림 2gt DAC 회원국의 2012 ODAGNI 비율

(출처 OECD Statistics ndash ODA2012)

(출처 OECD Statistics ndash ODA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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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 인해 분절적으로 제공되지 않도록 해야 하며 국제 사회의 권고처럼 비구속성 원조를 강화하고 무상 원조의 비율을 확대함으로써 효과성 제고를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이 모든 것들을 실현하기 위해 정부는 무엇보다도 납세자로서 원조 자금을 조성하는 국민들이 본인의 세금이 개도국의 발전을 위해 어떻게 활용되고 있는가를 직접 확인할 수 있도록 원조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책무성을 담보해야 할 것이다

노태훈 장한이 작성

ODA Watch 청년활동가 11기 정책감시팀

dodream4mehanmailnet

lt표2gt 2012년 우리나라 ODA 부문적 실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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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시도 민단단체 사업발굴지원 프로그램이

민간단체 사업발굴지원 프로그램은 KOICA의 민관협력실에서 주최하는 시민사회협력프로그램 중 하나이며 국제개발협력민간협의회(이하 KCOC)가 2012년부터 2년간 주관해오고 있다 이번 프로그램은 기존 민관협력사업의 사전과정을 지원함으로써 새로이 개발협력사업을 수행하고자 하는 단체들에게 교육 컨설팅 사업발굴(현지 지역조사)의 기회를 제공한다 이를 통해 민관협력사업의 확대를 꾀함과 동시에 단체들의 전문성을 살린 창의적인 사업발굴 등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본 프로그램은 현지 사업수행을 위한 단순 지원에 그치지 않고 사업발굴을 위한 사전 교육 및 컨설팅 단체 간 네트워크 구축 등을 포함하는 포괄적인 역량강화 프로그램이라고 할 수 있다 기존 역량강화 교육프로그램과 차별되는 점은 사전 선정된 30여개 이상의 기관이 7~8개월에 걸친 긴 프로그램을 처음부터 끝까지 함께한다는 점이다 이 과정 중에서 네트워크 형성을 넘어서서 서로의 사업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돌아보는 상호 학습의 시간까지 가질 수 있다는 것이 무엇보다 큰 장점이다

눈에 띄는 변화 개발협력 시민사회의 다양화

참여기관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개발협력 시민사회가 정말 넓어지고 다양해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특징적인 부분을 살펴보면 첫째는 국내에서 장애인 직업교육 등 장애인을 수혜자로 사업을 진행하던 기관들이 대거 참여했다는 점이다 개발협력 사업에 있어 크로스커팅이슈로써 장애인이 수혜대상에

서 소외되지 않도록 하는 이슈에 대해서는 많은 논의가 된 바 있다 하지만 장애인을 직접 수혜자로 전면에 내놓은 사업은 많지 않았다 사업선정 심사에 참여한 한 심사위원은 ldquo이렇게 장애인을 직접 수혜대상으로 한 사업이 많았던 심사는 처음이다 긍정적인 변화로 보인다rdquo라고 이야기하기도 했다 둘째 국내 사회복지 사업 또는 대북사업을 중점적으로 시행하던 기관들이 해외사업에 눈을 돌리고 있다는 것이다 사업 수행 경험은 많지만 국제개발협력사업에 대한 경험이 부족하여 익숙하지 않았던 기관들에게는 낯선 용어와 사업수행 프로세스에 익숙해 질 수 있었던 기회였다 마지막으로 분야의 확장이다 전통적 개발협력사업에서 많이 볼 수 있었던 초등교육에서 한걸음 더 나아간 음악교육 과학교육과 같이 다양화되고 전문화된 사업이 시도되었다는 점이다 또한 에너지 마이크로크레딧과 같은 새로운 분야의 진출이 눈에 띈다

전년도 참가 단체인 정의로운 전환을 위한 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이하 에정연)는 라오스의 태양광 사업을 추진하였다 에정연은 태양광 시스템을 제공하는데 그치지 않고 이를 라오스 현지에서 관리할 수 있 도록 하는 교육 프로그램을 함께 구성하여 2013년 현재 열심히 사업을 수행 중에 있다 물꼬를 튼 것일까올해(2013년) 사업발굴 프로그램에는 환경에너지 분야 사업을 추진하는 기관들이 대거 참여하고있다 환경교육 태양광 에너지 적정기술 혼농임업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기관들이 사업발굴의 의지를 다지고 있다 전년도 사업에 참여했던 선배 단 체인 에정연은 새로운 참가 단체들을 위한 실무자 간담회에 참석해 경험을 공유할 예정이기도 하다 국제개발협력의 지형이 변화하고 있다 경험이 아무리 많아도 시행착오는 있게 마련이며 급변하는 이 시기에 겪어야할 어려움과 시행착오는 예전의 그것과 또 다를

한국 개발협력 시민사회에 신선한 바람이 불어오다

FOC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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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협력에 관한 관심이 날로 높아져가고 있다 높아져가는 관심만큼이나 민관협력사업도 확

대되고 있다 지난 3~4월 KOICA에서 열린 시민사회협력프로그램 및 글로벌 CSR 프로그램 설

명회가 개최된 KOICA 강당은 미리 설치된 의자가 부족할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몰렸다 그만

큼 많은 관심을 반증해준다고 할까 CSO 대학 기업 등 국제개발협력 관련 주체들이 날로 확

장되는 가운데이번에는 NGO의 변화에 주목해보자 이 글에서는 개발협력에서의 비전통적 시

민사회단체의 활약을 확인할 수 있는 lsquo민간단체 사업발굴지원 프로그램rsquo을 소개하고자 한다

것이다 비록 해외사업 경험이 짧은 초보 단체들이 주를 이루고 있는 프로그램이지만 이 기관들이 겪는 어려움을 서로 나누고 대안을 찾아내는 과정까지 초보라고 여겨버릴 것인가 그들이 흘린 땀방울과 의지를 보았다면 감히 그럴 수 없을 것이다 기관들이 보유하고

있는 각 분야의 전문성이 개발협력사업에 잘 녹아난다면 엄청난 시너지효과를 기대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서로에게 배우면서 발전하는 개발협력 NGO에 대

한 기대

사업수행에 대한 사례공유에 목말랐던 이들 기관들은 자신의 경험을 나누고 실패를 나누는데 주저하지 않았다 서로들 부족하다며 겸손을 표하였지만 오히려 사업의 경험을 나누고 기관의 사업계획서를 공개하는 것에도 주저함이 없었다 교육 및 컨설팅에 참여한 기관들도(사업규모가 큰 기존의 개발사업 수행기관) 마음을 다해 주었다 교육을 실시한 강사 중 한 사람(기존 사업수행기관 실무자)은 자신이 작성했던 사업계획서를 그대로 공개하는 과감함을 보여주며 신규단체들에게 힘을 보태어 주었다 뒷얘기를 들어보니 이후 많은 신규단체에서 lsquo감사했다rsquo lsquo큰 도움이 되어 너무 감사하다rsquo 라는 이야기를 전했다고 한다 그러다보니 신규기관들 역시 타 기관과 협력하는 데 주저함이 없다 얼마 전 전년도 참가기관 3곳에 lsquo올해 프로그램에 선정된 단체들을 대상으로 하는 실무자 간담회에 참석하여 전년도 사업경험이나 현재 사업을 진행하며 겪는 어려움을 공유해 주실 수 있겠느냐rsquo는 요청을 했다 망설임 없이 최선을 다해서 준비하겠다고 전화기너머로 들려오는 목소리에 참 마음이 따뜻해졌다 이와 같은 신선한 바람이 개발협력 시민사회 전체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작년 프로그램의 막바지 즈음에 개인적인 감상에 젖어 페이스북 담벼락에 글을 남긴 적이 있다 ldquo이곳도 현장임을 느끼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rdquo라는 것이 글

의 요지였다 작년에 처음 수행되는 프로그램이다 보니 교육도 많이 어려워했고 단체 간에 어느 정도의 경쟁의식도 있었던 것 같다 그런데 오랜 기간을 함께하다보니 조금씩 마음을 열어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비슷한 사업을 기획하고 있거나 같은 국가에서 사업

을 계획 중인 기관들을 스스로 찾아가며 정보도 공유하고 네트워크도 구축했다 처음에는 바빠서 교육에 참가 못하겠다며 앓는 소리를 하던 분이 교육의 필요성과 중요성에 공감하며 아직 부족하니 또 교육에 참가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교육 중에 그렇게 외치던 ldquo현지 주민들과의 lsquo라포형성rsquo이 이런 것이구나ldquo를 느끼며 잠시 감성적이 되었던 기억이 문득 떠오른다

물론 교육 몇 번으로 현지조사 한번으로 창의적인 사업발굴이 되는 것은 아니다 또한 신규 단체의 특성이나 분야 전문성을 고려하지 않은 채 획일적으로 기존의 프레임 안으로 편입시키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있을 수도 있다 그렇지만 개발협력사업에 관심을 가지고 진입하려는 신규기관들에게 또는 어떤 이유로든 교육에 참여할 기회가 없었던 기관들에게 또는 네트워크 기반을 필요로 하고 있던 기관들에게 본 프로그램이 가지는 의미는 분명히 작지 않을 것이다

올해 참가기관 중 한 곳은 이런 말을 했다 ldquo저희는 그동안 저희끼리만 사업을 참 열심히 해왔어요 이렇게 지원 프로그램이 있는 줄도 몰랐고 다른 단체와 협력도 거의 없었던지라 이번 기회를 통해 다른 기관들의 활동도 알고 싶고 어떤 교육과정이 있는지도 궁금합니다 꼭 참여하고 싶어요rdquo

올해도 역시 바람이 분다 새로운 바람이~

박현정 작성

국제개발협력민간협의회 대외협력팀 간사

ODA Watch 청년활동가 8기

rianaprkgmailcom

교육에 참가한 활동가들의 모습 그들의 고민이 느껴진다 마지막 교육을 마치고 함께 찍은 단체 사진 KCO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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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체가 사는 길은 연대이며

활동가가 사는 길은 협력입니다

미얀마를 지원하는 단체 활동가들의 모임lsquo미지모rsquo

간디학교의 교가는 lsquo연대와 협력을 통해 활동을 만들어 가고 싶어 하는 미얀마를 지원하는 단체 활동가들의 모임(이하 미지모)의 꿈rsquo과 맞닿아 있다

미지모는 lsquo미얀마를 지원하는 단체 활동가들의 모임rsquo이다 함께 움직이고 있는 4개 단체(더프라미스 따비에 로터스월드 해외주민운동한국위원회)는 규모가 작다 첫 모임을 누군가 제안하고 선뜻 동의하여 출발한 지 불과 8개월이다 작은 것을 지향하는 활동가들이 만났다 회의시간 보다 뒤풀이 자리가 길고 공식적인 논의보다 비공식적 수다가 즐거운 곳이다 이제껏 우리가 만나왔고 생각해 왔던 (소위 주류라 일컬어지는) 국제개발협력NGO에서 보면 대수롭지 않을 수 있다 각자 생존하기 바쁘고 사업을 위해 경쟁하고 성공과 결과를 향해 질주하는 비즈니스와도 같은 국제개발 영역에서 사람중심의 협력을 통해 일궈가는 소소한 과정들이 얼마나 가치 있게 존중 받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ldquo미지모가 반드시 목표를 정해놓고 가는 것은 아닙니다 그냥 같이 가는 것입니다 뜻이 있는 활동가들이 함께 가는 과정 자체가 의미 있고 중요합니다 그 과정에서 성과가 있다면 좋고어떤 목표나 방식을 규정하지는 않습니다rdquo

미지모의 구성원을 동지로 여긴다는 로터스월드 민정희님의 생각이다

미지모가 정해진 목표를 두고 반드시 가야 하는 길이 없다고 해서 누구 하나 불안해하거나 강요하지 않는다 자칭 자발적 행동과 실천이 미지모의 강점이다 해외

현장에서 주민의 주인화 주민의 주체성 주민의 자발성만을 강조했던 활동가들이 스스로 모여 자발적 선택과 행동을 하는 모습은 흔히 행정에 밀리고 현장관리에 급급하며 프로젝트 실행에 힘겨워하는 국제개발NGO 활동가들에게서 쉽게 발견할 수 있는 모습은 아니다

ldquo크게 뭔가 성과를 내려고 욕심내지 않기 때문에 가능한 것 같습니다 성과가 중요했다면 자기 것을 차지하기 위해 많은 부분을 쟁취하고자 했을 텐데 아예 그런 마음 없이 시작하고 있습니다 그런 마음이 우리 스스로를 움직이게 합니다rdquo

어지간해서는 뭔가 미련 갖지 않고 훌훌 떠날 것 같은 로터스월드의 박영신님이 꾸준히 참여하는 이유이다

혹 우리는 분주하고 여유 없는 사람들이 더 많은 일을 열심히 훌륭히 해내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무엇이 문제인지를 근본적으로 고민하지 않고 어떻게 가고 있는지를 관행적으로만 되돌아보는 누군가에게 미지모는 어쩜 lsquo무(無)지모rsquo일지도 모르겠다

미지모의 첫 활동

미지모는 미얀마 마을에서 주민들을 직접 만나는 미얀마 활동가들의 가능성과 성장에 우선적으로 주목하고 있다 한국 본부에서 주민들의 마음과 생각 힘을 모아내는 일은 우선적 활동이 아닌지 오래 되었다 할 수 없는 것은 할 수 없다고 인정하는 것부터가 시작이다 미지모의 힘은 사실을 사실대로 아는 것이다 모르거나 못하거나 안 되는 것에 변명하거나 합리화 하지 않으

꿈꾸지 않으면 사는 게 아니라고아무도 가지 않는 길 가는 우리들 누구도 꿈꾸지 못한 우리들의

세상 만들어 가네우리 알고 있네 우리 알고 있네 배운다는 건 가르친다는 건 희망을 노래하는 것

NGO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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려고 한다 대신 문제를 대안으로 실천해 보고자 한다

ldquo한국에서 일하는 우리는 중간실무자입니다 현장실무자 특히 현장의 한국실무자들을 만나보면 우리와 같은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문제라고 하는 것 우리가 욕구라고 하는 것들이 해결되지 않아 힘들어 하고 있기도 합니다 서울 본부에서 일하는 우리는 이런 사실을 잘 모릅니다 뭔가 채워지지 않고 문제라고 여기던 것을 풀어가야 하는데 이런 것들을 현지의 활동가들과 하고 싶습니다 한국에서 파견된 실무자들을 생각하면 나랑 크게 다르지 않은데 항상 다르다고 생각하고 있는 건 아닌지 자문을 해봅니다 현지의 활동가들에게 우리가 함께 하면 꿈같던 일들도 실제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며rdquo

박영신님의 바람은 우리 모두의 바람이기도 하다

ldquo주민 현장 늘 어려운 존재입니다 우리가 주민을 또는 현장을 얼마나 아는지 우리가 안다는 그것이 주민의 또는 현장의 무엇을 알고 있는 건지 그런데 모른다고 해서 멈추지 않는다고 하는 것입니다 멈출 수가 없다는 것입니다 그럼 해야 하는데 그걸 하고 있는 사람이 하도록 해야 합니다 그 사람이 바로 미얀마 현지의 활동가들입니다 그 활동가들이 우리의 고민보다 좀 더 얕을지는 모르지만 그들이 할 수 있는 게 우리보다 훨씬 많습니다 아마 알면 더 잘 할 것입니다rdquo

미지모를 제안한 해외주민운동한국위원회의 강인남님의 근본 고민은 미지모 모두의 고민이기도 하다 그것은 미지모의 첫 활동으로 연결되었다

오는 6월 미지모는 2주의 일정으로 미얀마에 간다 미지모를 구성하고 있는 4개 단체 그리고 이 단체와 관계를 맺고 있는 15명의 미얀마 활동가들이 모인다 만나서 고민과 어려움을 함께 나눌 생각이다 미얀마의 과거 현재 미래에 대한 의식(觀)을 통해 미얀마에 대한 진지한 사유를 할 것이다 미얀마의 현재가 세계의 패러다임 속에서 어떤 위치에 있는지 마음의 자유와 평화 인류의 상생과 평등에 대한 진지한 자기 물음을 갖는 과정도 가질 것이다 국제개발의 참 의미 현지 활동가의 정체성과 역할 주민관계와 주민조직화에 대한 워크숍을 통해 자기 길을 스스로 만들어 갈 것이다 그리고 주민중심으로 지역개발이 이루어지고 있는 주민현장을 방문하여 우리 활동의 가능성을 넓혀갈 것이다 이 교육훈련은 미얀마의 젊은이로서 주민현장의 활동가로서 처음 가져보는 공동

의 성장과정이다 미지모는 이 교육훈련을 만들어 내기 위해 미얀마 현지 활동가에게 묻고 피드백하고 교육프로그램을 짜고 미지모의 생각을 보태 다시 묻는 과정을 가져왔다 미지모답게 해보자는 것이었다

이들은 9월에 다시 한국에 온다 미얀마 현지에서 실현 가능한 아이디어를 좀 더 넓게 찾아보자는 것이다 독재국가에서 오래 갇혀 왔던 열정과 신념을 활동으로 연결시키기 위해서이다 직접 눈으로 보고 듣고 느끼고 함께 구상하는 것이다 사회와 세상을 보는 눈 그것은 그들의 힘을 배가시키는 동력이 될 것이라고 미지모는 믿는다 설령 이제와 다를 바가 없다 하더라도 한국의 협동조합과 518기념재단 방문 크고 작은 지역사회 조직을 방문하며 이들이 느끼고 생각했을lsquo그 시간의 울림rsquo에 미지모는 행복할 것이다

미지모를 위하여

미지모는 참 다른 개개인이 모였다 주류가 될 수 없는 소박한 이들이다 김수환추기경님의 말씀대로라면 바보 같은 이들이 모였다 바다가 되기보다는 늘 흐르는 냇물이 되기를 자처하는 이들 자신의 생각을 끝까지 말하지만 공동으로 모아진 결론에 대해서는 흔쾌히 받아들이는 이들 누군가 제안하면 진지하게 실현가능성을 모색하는 이들 미지모는 마음과 뜻이 모인 곳이다 그리고 그 방법을 찾고 있는 중이다

ldquo모든 곳이 그렇지만 국제개발협력분야에도 문제는 있습니다 그런데lsquo사건rsquo이라고 하는 것은 그 문제를 그냥 보고 넘기지 않는 것에서 만들어 지는 것 같습니다 실제 이 모임 안에서도 변화를 꿈꾸는 변화를 시도해 보려는 마음이 간절합니다 그런데 그것은 특별한 사람이 모여서 특별한 일을 만들어서 되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입니다 미지모는 같이 모이면 힘이 납니다 같이 만나서 이야기를 해보면 아무 것을 하지 않아도 만나는 것 자체가 힘이 납니다rdquo

사람들의 lsquo진정성 있는 관계rsquo를 성찰하게 하는 민정희님의 말이다

미지모는 돈이 없다 잃을게 없어서 당당하다 우리가 가진 전부가 있다면 함께 술 마실 돈 정도이다 미지모는 능력 있는 사람이 없다 한 사람이 특별하지 않아서 절로 협동심이 작용한다 우리가 가진 전부가 있다면 자연스럽게 나눠지는 우리 개인의 고민과 세상이야기를 주고 받는 술자리이다 이 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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를 통해 미지모는 서로가 서로를 성장하게 만든다

ldquo미지모를 통해서 사업을 같이 하는 것도 있지만 뭔 가 공감하는 부분이 더 넓어졌습니다 우리는 국제개발이나 미얀마만을 이야기하지 않습니다 그것을 뛰어 넘어서 우리가 지향하는 가치에 대해 같이 공유하고 사례들을 나눕니다 그리고 그것을 한국의 국제개발협력시민사회와 공유하기 위해 미지모속에서도 또 다른 협력을 만들어 냅니다 그래서 한 단체가 하기 힘든 벅찬 일을 함께 만들어 갑니다rdquo

더프라미스와 로터스월드는 또 다른 협력사업을 구상 중이다 미지모는 바람직한 모델이 되기를 희망한다 같은 국가 안에서 같은 활동을 하는 단체들이 모이고 비슷한 생각을 지닌 활동가들이 만나고 작은 단체가 모여 협력하고 누군가에게는 꿈이 되기도 하고 어느 단체에게는 lsquo또 다른 방식의 국제개발이 가능하다rsquo는 발상의 전환을 일으켜 주고 싶기도 하다 그러나 그것이 우리의 목표가 될 수는 없다 lsquo함께 하는 과정을 통해서 어느 지점엔가 도달했더니 그렇게 되어 있더라rsquo라는 결과를 낳고 싶은 절실함이다 미지모는 그 절실함을 다른 국제개발협력 단체들과 소통하고 나누고자 한다

ldquo우리가 처음에 함께 하기로 했던 이유를 잊지 말아야 합니다 어떤 성과나 결과물 보다는 단체도 함께 하고 활동가도 함께 해야 한다는 것을 유지해야 합니다ldquo

미지모의 대표 따비에 정보임님의 말이다 미지모가 절대 잃지 말아야 할 초심이다

미지모의 정기 모임에 따비에의 한 활동가가 왔다lsquo달다rsquo라고 하는 아담하고 정취 있는 이름을 가진 신입활동가이다 미지모 신입활동가의 칭찬에 우리는 모두 웃었지만 우리가 이미 누군가의 꿈이 되고 있다는 사실은 우리가 무엇을 노력해야 하는지를 다시 깨닫게 해주었다 달다님과 같은 꿈이 모이면 미얀마 주민들의 꿈도 그들이 주인이 되는 방식으로 익어갈 것이다

ldquo마웅저대표님과 정보임대표님이 미지모에 다녀오시면 이야기를 해주시는데요 저는 그걸 듣고 놀라웠습니다 다들 서로 각자 영역에서 따로따로 경쟁하듯이 한다고 생각했었고 실제 그런 모습들은 외부에서 봤을 때 선입견을 갖게 하거든요 그런데 안을 들여다보니 lsquo실무자들이 뭔가 다들 열심히 하고 있구나rsquo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늘 와서 느낀 것은 내가 만약 이 활동을 계속 하게 된다면 10년 후 15년 후 선생님들 같은 모습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실제 사무실 안에서 있을 때는 뭔가 그림이 잘 안 그려지기도 하고 지금까지 국제개발은 잘 모르겠다고 말하고 다녔는데 오늘 참가하고 들으면서 그림이 좀 더 그려져서 알 것 같기도 해요 처음 듣는 이야기 처음 듣는 상황도 많아서 많이 듣고 배우게 되었습니다rdquo

OWL 원고 기고를 요청 받고 미지모는 기고의 여부 누가 쓸 것인가 어떻게 쓸 것인가에 대한 의견

회의 중인 미지모의 모습 유보미

NGO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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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 모아갔다 미지모는 출발이다 자랑할 것도 내놓을 것도 검증 받은 것도 인정받거나 비난 받을 것도 없다 미지모는 누군가에게 말을 하고 싶은 것이 아니다 우리 스스로 다짐하며 보여주고 싶다

연대와 협력을 통해 더 많은 것을 일궈갈 수 있다는 것 뜻이 분명하면 방법은 만들어 진다는 것 100개의 사업보다 뜻을 가진 여섯 사람이 더 소중하다는 것 정보임 강인남 달다와 같은 후배들에게 마웅저 민정희 박영신 옥세영 유보미와 같은 선배들이 더프라미스와 로터스월드 같은 선배 단체들이 따비에와 KOCO(해외주민운동 한국위원회)같은 후배 단체들에게 분명 힘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그래서 우리는 서로가 선배이며 서로가 후배이다 서로 가르치며 서로 배우는 것이다 미지모가 만들어 갈 국제개발협력의 혁신을 꿈꾸며 미지모는 꿈꾸는 길로 최선을 다해 갈 것이다

OWL의 원고 작성을 위해 우리가 모이는 날 따비

에 마웅저 대표님은 518기념행사 준비회의에 참석

하시느라 함께하지 못하셨습니다 더프라미스의 유

보미님은 3년 만의 휴가를 만끽하셨고 옥세영님은

건강상의 이유로 참석하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작은

시간들이지만 우리와 함께 출발했던 지구촌나눔운

동의 김민영님도 미지모 안에 있었음을 기억합니다

미지모 작성

babolif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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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에 공감과 연대가 필요한 이유- 로터스월드 민정희 국장과의 인터뷰 -

인터뷰에 열중하고 있는 로터스월드민정희 국장의 모습

OWL 독자들을 위해 간단한 자기소개먼저 부탁 드립니다

안녕하세요 로터스월드 민정희 사무국장입니다

지난주에 큰아들을 군대 보낸 두 아들의 엄마이기도 하

지요 불교신자이기도 하고요 저는 대학 시절에는 불교

학생회에서 시민운동을 경험했고 실제로 졸업 후 몇 년

간은 관련 단체의 간사로도 활동했어요 결혼 후 한국여

성단체연합에서 활동하다 한국불교국제네트워크의 국

제이슈 담당 실무자로 활동했어요돌이켜보면 이때 개

도국 현지에 오가면서 국제개발협력 활동을 알게 되고

서서히 인연을 맺기 시작했던 것 같아요 사실 저는 로

터스월드 창립시절부터 도왔고 2006년 2월부터 함께

하기 시작했어요 중간에 잠시 대학사회봉사단으로 이

직 했다가 다시 복귀한지는 1년 8개월 정도되었습니다

로터스월드에서의 저의 1막과 2막을 비교해보면 확실히

처음 왔을 때는 일종의 문제의식이 크게 없었던 것 같아

요 해외출장을 자주 오가며 현지 주민들과 많이 접촉하

긴 했지만 특히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내가 주민을

어떻게 바라보아야 하는가 등에 대한 생각을 깊게 하지는

못했던 것 같아요 이번에 다시 돌아오면서 스스로 부족

한 부분을 깨닫고 배워야겠다는 생각이 먼저 들더라고요

제 나이가 적지는 않지만 (웃음)더욱 용기를 내서 움직이

고 있죠 최근에는 국제개발협력 관련 교육도 많이 수강하

고 사람들과도 적극적으로 교류하면서 서로의 경험을 나

누고 있어요 개발협력사회의 교류가 주는 긍정적인 면이

많아서 이러한 모임이 점점 늘어나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OWL이 만난 사람

lsquo한국 개발NGOrsquo에 대해 생각해보면 어떤 특징들이 머릿속에 떠오르시나요

주로 국제NGO 대형NGO 개신교도 중년의 남성 실무책임자들을 연상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번 OWL에서 만나본 로터스월드 민정희 사무국장은 불교를 기반으로 한 소규모 단체 활동가이자

사회운동가 출신의 여성 실무책임자로 개발NGO사회 내에서는 흔치 않은 경력의 소유자입∙니다

봄비가 내리던 4월 23일(화) 기존 개발협력 시민사회에 신선한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민정희 사무국장을 만

났습니다 OWL은 이 인터뷰를 통해 한국개발협력 시민사회가 점차 다양해지고 있는 단면을 나누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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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에 기반하는 단체로서 로터스월드가 존중하는 가

치는 무엇인가요 그리고 이러한 가치가 사업방식에

실제로 적용되고 있는지 궁금하네요

저희는 평등 평화 자비 세가지 가치를 중점으로 삼

고 있어요 부처가 살아온 모습 그대로 그가 계급을

부정하고 전쟁을 반대했던 것처럼 평등과 평화를 추

구하고 불교사상에서 가장 기본적인 자비는 공감과

연대의 마음을 지향하지요 그렇지만 저희 역시도 실

제 사업에 이러한 가치들을 녹여내는 것이 아직은 많

이 부족한 것 같아요 현지 주민보다는 사업을 수행

하는 단체 중심으로 진행되고 국내후원자들의 요구

에 따라가는 것들은 저희뿐만 아니라 아마 다른 단

체들도 상황이 비슷하리라 생각됩니다 막상 사업 이

후의 관리는 부족하면서 후원자들에게 성과를 보여

주기 위해서 하는 사업이 너무 많다고 생각해요 막

상 현지 주민들이 필요하다고 요구한 것이 아닌데

도 우리가 일방적으로 사업을 진행하는 등의 문제들

말이죠 작년에 코빌(Covil)[1] 교육을 받으면서 이

러한 문제에 대해 더 생각해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빈곤 구조적인 폭력이 될 수 있음을 인지해야

그렇다면 현장사업에 이러한 가치들이

충분히 반영되지 못하는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요

문제의 원인과 결과를 제대로 보지 못하기 때문인 것

같아요 빈곤의 원인과 결과에 대한 근본적인 인식 즉

빈곤이 어디로부터 비롯되는가에 대한 정확한 인식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빈곤이 구조적인 폭력

이 될 수 있음을 깨닫는 것 말이죠 아직 한국의 국제개

발협력 역사가 짧기 때문에 충분히 실현되지 못하는 것

일 수도 있어요 빈곤문제가 단순히 해외에만 해당하

는 것이냐 하면 아니거든요 가난은 현재 우리 안에도

존재하고 있잖아요 저는 그렇기 때문에 개발협력분

야의 활동가들이 국내문제에도 더욱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생각해요 타인의 문제라고 생각했던 것을 나

의 삶의 문제로 받아들이는 순간 빈곤과 개발에 대한

보다 근본적인 접근이 가능해질 수 있다고 믿습니다

그러면 로터스월드가 중점을 두는 점은 무엇인가요

현재 준비 중이지만 lsquo현지NGO와 협력관계를 만들

자rsquo 라는 방향을 가지고 있어요 최근에 국제불교네트

워크에서 만난 단체들이 지역사회개발단체들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현지에서 활동했던 주민들의 권

한강화를 위한 활동을 하고 있는 단체들이죠 그래서

그분들의 활동경험을 배우고 우리의 사업 속에 녹여보

자는 생각을 가지고 있어요 권리에 기반한 관점 주민

운동적 관점에 대한 이야기들을 말이죠 사실 한국의

개발 NGO보다 현지에 있는 현지 NGO들이 더 그 지

역의 필요에 대해 잘 알고 현지 주민들에게 더 알맞게

일을 할 수 있는데도 현지 NGO를 바로 지원하는 단

체들이 많지 않아요 국제개발협력에서 현지 NGO는

조력자나 이해관계자 중 하나로 생각하기 때문이죠

그렇기 때문에 현지 NGO와 교류하면서 효과적인

사업과 주민권한 강화 등에 대해서 배우고 있어요

주민권한강화(empowerment)와 같은 경우에는 제

한된 자원 내에서 사업을 진행해야 하기 때문에 쉽

지 않지만 계속해서 노력하고 있는 사업 중 하나

에요 작년부터 주거 권에 대한 사업과 인권침해

지역의 주민들을 돕는 사업들을 하고 있고 미얀

마 모니와[2]에 대한 지원 사업도 이어가고 있어요

개발협력은 타인의 삶에 개입해서 변화를 주는 것이니

보다 신중한 접근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그러다 보니 정

말 필요한 것은 개발에 대한 철학과 윤리인 것 같은데요

네 맞아요 정말 공감하는 부분이에요 자기성찰

이 정말 중요하죠 개발NGO를 비롯한 시민사회가

항상 정부에게 문제 제기하는 부분이 바로 한국 개

발원조의 양적 성장인데 그렇다면 과연 우리 안에

는 이러한 문제가 없는지 되돌아봐야 하지 않을까

싶네요 우리 안에도 협력이나 연대하는 분위기보

다는 경쟁하는 모습이 주로 보이는 것 같아요 이러

한 모습이 우리가 무엇을 위해 이런 일을 하고 있는

지 여과없이 드러내고 있죠 이러한 이슈들을 함께

논할 수 있는 공론의장 또한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이제는 민 민협력을 위해 노력해야 할 때

국장님께서는 오랫동안 시민사회운동을 해오셨고 지

금은 개발NGO에 있으신데 서로 다른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1코빌(Covil) 코빌(Covil)은 Community Organizing과 Village의 합성어로lsquo지역과 함께 주민과 함께하는 주민운동rsquo의 방향성을 가진 활동가 조직이다2 미얀마 모니와 이 지역 주민들은 지역정부의 요청에 따라 농지를 3년간 중국구리광산회사에 빌려주고 3년이 지나도록 땅을 돌려받지 못하자 시위와 농성을 벌여왔다그러나 지난 11월말 화염방사기를 동원한 정부의 강제진압으로 100여명의 주민들과 스님들이 심한 화상을 입는 사태가 발생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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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스월드 사무국 앞에서 한재광 총장 민정희 국장 조이슬 간사 권아람 인턴의 모습 (왼쪽부터 차례대로) ODA Watch

먼저 상대적으로 인적자원과 재원이 시민사회에 비

해 풍부한 것 같아요 그리고 다들 정말 공부를 열

심히 하시는 것 같아요 (웃음) 특히 국제개발협력

에 관한 기술적인 방법론에 대한 학습도 많고요 하

지만 전체적으로 시야를 넓힐 수 있는 분야에는 공

부가 부족한 것 같아요 그리고 상대적으로 단체

들 간의 연대 협력은 비교적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

는 것 같아요 국내에서 협력하지 못하면 개발현장

에서 주민들과 협력을 이루기가 더욱 어렵잖아요

다른 단체와 연대 협력하는 모습이 부족한 것은 그만

큼 기존에 교류가 없어서가 아닐까요 국제개발협력

시민사회 내에서의 교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

최근 민관 협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반면 정작

민 민 간의 협력을 위한 노력은 아직 많이 부족한 것 같

아요 민간 단체들끼리 같이 사업을 해보면 서로 많이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예를 들어 환경 분야의 기

후변화 이슈는 매우 중요하고 구조적 변화가 필요함에

도 개발협력 사회에서는 큰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죠

민 민 간의 연대와 교류의 활성화를 통해 이와 같은 이슈

를 같이 대응해나가는 노력도 필요하지 않을까 싶네요

말씀을 들으니 다양한 단체들간의 만남이 중요하다고

생각됩니다 다양한 종교적 배경을 가진 분들이나 사

회운동을 하시는 많은 분들이 개발 NGO 커뮤니티에

합류하셔서 함께 토론할 수 있는 장이 마련되어야 하

지 않을까요

저도 국내에서 운동하시는 분들이 개발협력분야에 함

께 들어와서 같이 서로의 운동을 공유하고 나누는 시

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저희 단체를 비롯한 몇 단

체들이 함께 미얀마에서 개발활동을 수행하는 단체들

의 모임인 미지모[3]를 구상하고 추진하게 된 이유이

기도 하죠 미지모는 단체들이 서로 연대하고 협력해

야 한다는 생각으로 시작하게 되었어요 단체 간 협력

을 준비하며 실무자들끼리 모여보니 모두 코빌 교육

을 함께 받았던 사람들이더라고요(웃음) 모임을 하

면서 함께하는 기쁨을 많이 느끼고 있어요 미지모 사

람들 모두 지향하는 바가 비슷하기 때문에 서로 동지

애도 느끼죠 미지모 같은 모임들이 다른 단체들 사

이에서도 많이 이루어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미

지모에서도ldquo왜 우리 커뮤니티 내에서는 같이 협력하

는 사업이 없나rdquo 라는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어요

사실 단체와 단체가 서로 교류하고 협력하게 되면 서

로 배울 수 있는 점이 아주 많은데도 그런 모임이 많

지 않은 것 같아요 처음에는 힘들겠지만 같이 공동으

로 사업도 해보면 서로가 배울 수 있는 점이 많다고

생각해요 그 시간을 통해 개발협력에 대한 가치와 지

향점에 대한 생각들도 공유될 수 있으리라고 봅니다

ldquo누군가는 관심을 가지고 끊임없이 문제제기를 할

때 변화가 생기죠rdquo

현재 개발협력 시민사회의 구성원과 구조를 보면 실무

자는 여성이 많지만 실제 사업과 정책을 결정하는 위

치는 대부분 남성들로 이뤄져 있는데요 이에 대한 국

장님의 견해는 어떠하신지 궁금합니다

아무래도 남성중심의 사회구조를 그대로 반영한 모습

으로 보이는 것 같아요 젠더 문제에 대해서 관심을 가

지고 변화를 이루어야 하는 거죠 결국은 끊임없는 문

제제기가 필요하지 않나 싶어요 조직 내에서 불합리

한 것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고 여성들이 일을 할 수

OWL이 만난 사람

3 미지모 미얀마를 지원하는 사람들의 모임이란 뜻으로 로터스월드 프라미스 코코 따비에 4단체가 공동으로 만든 모임 이번 77호의 NGO현장 코너에서 개발협력 분야의 새로운 움직임인 lsquo미지모rsquo에 대해 다루고 있습니다 미지모의 활동이 궁금하신 분들께서는 해당 기사를 참고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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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스월드 사무국 앞에서 한재광 총장 민정희 국장 조이슬 간사 권아람 인턴의 모습 (왼쪽부터 차례대로) ODA Watch

있는 사회적인 여건이나 환경에 대해서도 누군가는 이

야기해야 하는 것이죠 이점에서는 저부터 시작해야 한

다고 생각해요 끝으로 활동가의 가장 중요한 자질은

바로 공감하는 능력이라고 생각해요 신문만 봐도 세

상에 너무나 많은 일들이 있어서 곧 잘 무력감에 빠지

기도 하죠 하지만 이러한 일들에 대해 일차적으로 관

심을 가지는 일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우리가 당장

하고 있는 일 이외에는 관심이 없어서는 안 되죠 조금

더 공감능력을 확장해서 세계에서 일어나는 여러 가지

고통에 대해 관심을 갖는 것 자체가 세상을 바꾸는 첫

발자국이라고 생각해요 개인적으로는 단체의 성과로

인정되지 못하는 일에 대해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하

는 게 아쉽지만 꼭 돈을 보내주지 않더라도 관심을 가

지는 자체가 연대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누군가의

고통을 알아주는 자체로도 그 사람에게 위로가 될 수

있기 때문이죠 그래서 사업으로 진행하지 못해도 일

단은 그러한 사실들을 회원들에게 알리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활동가의 역할은 사람들의 관심을 일깨워주고

공감할 수 있도록 운동해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국장님의 20여 년 간의 활동을 압축적으로 살펴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야기를 들으면서 앞으로의 활동

이 더욱 궁금해지는데요

저는 단체보다는 그 안의 사람을 잘 키워내고 싶어

요 이제까지의 저의 경험을 바탕으로 후배들을 잘 키

워서 올바르게 사업할 수 있도록 이끄는 역할을 하고

싶네요 또 출장처럼 짧은 시간이 아니라 현장에 가

서 오랜 시간을 주민들과 함께 보내고 또 사업현장을

구체적으로 보고 경험하는 시간도가지고 싶어요 이

제 아이들이 다 커서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해요 (웃

음) 마지막으로는 제가 가지고 있는 연대와 협력의

경험들을 가지고 현지 지역사회경험들을 한국의 개

발협력 분야에 소개하는 역할을 해나가고 싶습니다

인터뷰 시간 동안개발NGO 활동가로서 올바른 개발

협력의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해 매 순간 끊임없이 성

찰하고 문제제기를 하는 민정희 국장의 모습이 인상

적이었다 기존의 개발협력사회 내에서 교류와 연대

가 더 활발히 이루어져야 한다는 말에도 깊이 공감했

다 파트너 국가 간의 연대와 협력이전에 우리가 먼저

교류하고 연대해야 하지 않겠는가 앞으로 국제개발

커뮤니티 내에서의 활발한 교류와 다양한 연대의 모

습을 기대해본다 이번 인터뷰를 통해 (필자는) 한국

개발협력 사회 특히 개발NGO에 불어오는 새로운 바

람 다양하게 뻗어나가는 물줄기의 흐름을 목격한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민정희 국장의 오랜 경험이 담긴

이야기를 들으니 앞으로의 활동이 더욱 기대가 된다

권아람 작성 ODA Watch 인턴

aramclsr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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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활동가

(YP)들이 꿈틀꿈

틀 원조투명성

캠페인 TF를

조직하다

방울방울 나무를 수놓는 저 꽃잎처럼

한국외대

청년들의

사무국 방문

반가웠어요

한국외대 학생들과 조이슬 간사의 모습 ODA Watch

ODA Watch 이모저모

마침내 봄이 왔습니다 물러 갈듯 말듯 끝까지 애태우던 추위가 사라지고 햇살이 온 대지를 따스하게 감싸 안아

주고 있네요 길거리 나무들도 화사한 꽃잎으로 몸을 단장하느라 분주해 보입니다 봄이 와서일까요 워치에도

새로운 식구들이 찾아왔답니다 올 봄 모두 함께 꽃을 잘 피워낸다면 가을 무렵에는 풍성한 과실을 기대해볼 수

있지 않을까요

지난 4월 26일(금) ODA Watch가

국제개발협력학회(KAIDEC)에서

매년 공모하는 ODA 학술활동 지

원사업에 선정되었습니다 이로써

KAIDEC으로부터 지난 2011년부

터 연속 3년 동안 지원을 받게 되

었는데요 워치는 공모사업을 통한

1200만원의 지원금으로 올 한해

lsquo한국 개발원조 투명성 제고 방안 정

책 연구사업rsquo을 펼쳐나갈 예정입니

다 OWL 독자 여러분들도 한국 개

발원조의 투명성을 높일 수 있는 방

안을 함께 고민해주시겠어요 더불

어 워치가 꾸려나갈 원조투명성 캠

페인에 대해서도 많은 관심과 참여

부탁 드립니다

지난 4월 29일(월)에는 한국외국어

대학교에서 온 4명의 학생들이 ODA

Watch 사무국을 찾아왔답니다 워치가

도대체 어떤 곳인지 무엇을 하는 단체

인지 궁금해서 오늘 인터뷰를 위해 열심

히 공부했다며 이런 저런 질문들을 쏟아

냈는데요 NGO에 관한 교양수업을 듣

던 중 사례발표를 위해 여러 단체 중 워

치를 선택하게 되었다는 청년들 고민

이 담긴 질문에 답하는 시간도 참 즐거

웠답니다 워치가 어떤 단체인지() 궁

금하신 분들이 있다면 주저 말고 서교동

에 자리한 저희 사무국으로 차 한잔 하

러 오세요~~ ^^

ODA Watch 청년활동가들이 국제

개발협력의 흥미로운 이슈를 lsquo씹고

뜯고 맛보고 즐기기rsquo 위해 뭉쳤습니

다 청년활동가들은 관심 있는 이슈

를 중심으로 모여서 팀을 꾸려 시민

의 목소리를 내는 활동을 해오고 있

는데요 여러 팀들 중에 그 동안 국

내외 개발협력정책과 담론을 중점

적으로 공부해왔던 정책감시팀과

DAC(개발협력체계 비평가)팀이 주

축이 되어 Task Force 팀을 구성해

원조투명성과 책무성에 대해 국제

국내사회가 어떠한 이야기를 해오고

있는지 힘을 합쳐 알아보기로 했답

니다 지난 4월 10일 대망의 첫 모임

을 가졌는데요 매주 수요일마다 모

여서 이슈도 알아가고 무엇보다 서

로를 알아가는 시간을 가지고 있답

니다 앞으로 저희 청년활동가들이

펼쳐나갈 활동 많이 기대해주세요

첫 모임 후 뒷풀이 장소에서 한 컷시작을 기념하는 와인 한잔과 함께 ODA Wat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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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DEC지원

ODA 학술활동

공보사업 선정

환영합니다

이재원 간사님

권아람 인턴님

이재원

간사의

한마디

지난 4월 신입직원 및 인턴채용을 통

해 이재원 간사와 권아람 인턴이 ODA

Watch와 함께하게 되었습니다 이재

원 간사는 지난 2012년 ODA 인턴으

로 이미 한해 동안 사무국의 일원으로

동고동락(同苦同樂 )해왔는데요 앞으

로 두 분과 함께 채워나갈 워치가 더더

욱 기대됩니다 OWL 독자 여러분들

께 전하는 편지도 읽어주세요 ^^

안녕하세요 5월부터 ODA Watch의 새 식

구로 함께하게 될 이재원입니다 워치의 청년

활동가로 시작하여 지난 해 ODA 청년인턴으

로 1년간 사무국에서 일하는 행운을 누렸었

는데 올해는 이렇게 간사로 인연을 맺게 되

어 무척 기쁩니다 앞으로 겸손한 자세로 관

계하는 모든 분들과 함께하며 lsquo해피에너지rsquo를

나acuteshy 수 있는 활동가가 되겠습니다 아름다운

봄날 좋은 소식 나acuteshy 수 있어 행복하네요 여

러분의 많은 응원 부탁드려요 감사합니다

워치의

최연소 기부자

는 누구

감동 어린 소식 하나 ODA Watch의

최연소 기부자를 소개합니다~ ^^ 바

로 세상의 빛을 본지 꼭 한 달이 되어

가는 박시윤 양이 그 주인공인데요 박

욱범님께서 따님의 탄생을 기념하며 너

무나 감사하게도 일시 후원을 통해 그

환희와 행복을 워치와 함께 나주셨답니

다 박욱범님은 OWL에 해외특파원으

로 글을 기고하며 워치와 인연을 맺기

시작했는데요 현재는 영국에서의 석

사과정을 마치고 잠시 한국에 들어와

ODA Watch의 자매 기관인 (사)글로

벌발전연구원 ReDI의 연구원으로도 함

께하고 계시답니다 너무 감사한 마음

에 시윤 양을 위해 작은 선물을 준비한

워치 사무국 후원 담당 간사님과 간략

한 증정식도 가졌답니다~ ^^ 시윤 양

앞으로 건강하게 무럭무럭 자라나길 바

랄게요 ^^

권아람

인턴의

한마디

안녕하세요 ODA Watch OWL 독자 여러

분 ODA Watch에서 인턴으로 함께하게 된

권아람이라고 합니다 저는 인권에 관심이 많

아서 작년 하반기에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

에서 4개월 정도 일을 했었어요 앰네스티에

서는 인권의 관점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연대

운동의 방향성을 배울 수 있었는데요 ODA

Watch에서는 또 어떤 것들을 배우고 생각하

게 될 지 궁금하고 매우 기대가 되요 일한 지

이제 겨우 2주차인데 하루하루 많은 것들을

배우며 비판적인 관점으로 개발협력을 바라

보는 눈도 기르고 있어요 ODA Watch를 알

게 되어서 그리고 함께 일하게 되어 반갑습니

다 앞으로 독자 여러분들을 자주 뵐 수 있길

기대할게요 )

박욱범 님과 이재원 간사 ODA Watch 권아람 인턴과 이재원 간사 ODA Watch35

36

37

3월 재정보고

[ ODA Watch 살림살이 ]

ODA Watch는 투명한 재정운영을 원칙으로 합니다

소중한 후원금으로 운영되는 워치의 살림살이가 어느 곳에 어떻게 쓰여지는지

후원자 여러분과 OWL 독자들께 보고드립니다

워치의 살림살이에 더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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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DA Watch는 2006년 설립 이래로 한국의 국제개발협력 사업 및 정책이 인권 bull 평등 bull 연대에 기반하여 보다 책임 있게 효과적으로 사용되어 개발도상국의 빈곤퇴치 및 지속가능한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한국 대외원조의 정책을 지속적으로 감시 bull 제언하고 대안을 고민하는 참여형 시민사회단체(Civil Society Organization CSO)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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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10: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77호(2013.05.03)

lt표 7gt 홍보 평가 연구 관련 예산 추이(2009-2013)

지금 정부는

lt표 5gt 양자원조 예산의 사업 형태별 추이(2010-2013)

부에서 경제발전경험 공유사업(KSP)의 예산 및 사업 규모를 빠른 속도로 확장하고 있는 가운데 개발컨설팅 사업을 둘러싼 부처 간의 주도권 경쟁이 격화될 가능성이 높다 늘어난 개발컨설팅 예산을 효율적이며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대책의 마련이 시급하다

초청연수 사업도 분절화 문제가 발생할 소지가 크다 2013년을 기준으로 15개 기관에서 46개국 310개 과정 9천 여명을 초청하는데 모두 1021억원의 예산이 배정되어 있다 특히 올해에는 KOICA 이외에 각 부처 및 기관들이 별도로 진행하는 초청 연수사업이 증가하였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에 따라 전체 초청연수 사업 예산 가운데 KOICA가 차지하는 비중이 78에서 45로 줄어들었다 부처 및 기관별 예산 규모는 KOICA(465억원) 교육부(406억원) 안행부(40억원) 문광부(40억원) 순이다 lt2013년 국제개발협력 종합시행계획gt에 따르면 외교부에서 올해 내로 초청연수 효율화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초청연수 효율화 방안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해외봉사단 사업의 예산 통합 사례를 면밀히 검토할 필요

가 있다 2009년 정부 각 부처와 기관에 분산되어 있던 해외봉사단사업이 통합되어 lsquoWorld Friends Ko-rearsquo가 만들어졌다 또한 2011년에는 해외봉사단 사업과 관련된 4개 부처의 6개 사업 예산이 KOICA로 통합되었다 그러나 예산만 KOICA에 통합 편성되었을 뿐 실제 사업은 여전히 각 부처에서 개별적으로 수행되고 있기 때문에 여전히 통합의 효과가 미흡하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6] 초청연수사업의 효율화 방안을 마련하는 과정에서도 사업을 전반적으로 조율하는 컨트롤 타워의 구성과 예산의 통합 사업 집행의 통합이 단계적으로 고려될 필요가 있다

장기적 관점의 지원이 필요하다 민관협력사업

민관협력 사업은 정부 NGO 기업 대학의 포괄적 파트너십을 활용하여 이뤄지고 있다 lt국제개발협력 선진화방안gt에 따르면 정부는 민관협력 사업 예산을 2010년 90억원에서 2015년에는 900억원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한편 KOICA에서는 2013년 민관협력 예산으로 전년 대비 51억원 줄어든 317억원을 책정했다 국별 시민사회(CSO)협력 프로그램 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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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 2012년 118억원에서 2013년 154억원으로 증가한 반면 대학과의 파트너십을 통한 개발협력사업은 2012년 184억원에서 2013년 97억원으로 줄어들었다[표 6 참고] 한편 EDCF에서도 민자사업(PPP)을 장려하고 기업의 참여를 활성화하기 위해 EDCF를 활용한 해외 민자사업 진출 설명회를 개최한 바 있다

ODA사업에 대한 민간의 참여를 적극적으로 확대해야 한다는 점에 대한 공감대는 이미 형성되어 있다 문제는 예산 배분의 우선 순위와 원칙이다 무엇보다도 대학과 민간단체들이 기본적인 인프라 및 단체의 역량을 갖추는데 예산을 우선적으로 배분해야 한다 지원 성과에 대한 엄밀한 평가는 중요하지만 단기적인 성과를 예산 지원과 직접적으로 연계시키는 방식은 지양해야 한다 아직 사업 초창기라는 점을 감안하여 대학과 단체들이 충분한 역량을 갖출 수 있도록 장기적인 관점의 지원이 필요하다 또한 기업의 경우에는 국제개발협력 사업의 성격에 대한 이해가 부족할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민관협력 사업의 일환으로 추진되는 글로벌 사회공헌 프로그램이나 민자사업이 기업의 이익 추구를 위한 도구로 변질되어서는 안 된다는 원칙을 지속적으로 강조할 필요가 있다

예산을 대폭 늘려야 한다 홍보 평가 연구 관련

예산

홍보 평가 연구 관련 예산은 비록 파트너국의 발전을 위해 직접적으로 쓰이지는 않지만 한국 ODA의 효율성 및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필수적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아래 lt표 7gt에서 확인할 수 있는 것처럼 KOICA와 EDCF의 홍보 평가 연구 관련 예산은 현상 유지 또는 소폭 증가하는데 그쳤다 예전에 비해 사업 규모가 대폭 증가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ODA예산 배분 과정에서 홍보 평가 연구 사업의 중요성이 전반적으로 강조될 필요가 있다특히 지금과 같이 ODA규모를 대폭 확대해나가는 시기에 적극적인 홍보에 노력을 기울임으로써 국민들에게 ODA에 대해 알리고 이를 통해 국민 지지기반을 확대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KOICA의 홍보예산은 3년째 제자리 걸음 중이다 지구촌 체험관 관리에 소요되는 예산을 제외하면 실질적인 홍보활동에 쓸 수 있는 예산은 오히려 줄어들었다 EDCF의 경우 개발협력 인식증진을 위해 올해 6억원 이상을 쓸 계획이다 ODA에 대한 국민들의 인지 제고를 위해 두 기관 모두 더 많은 예산을 투입할 필요가 있다

lt표 6 gt2013년 KOICA 민관협력 사업 예산 내역 자료 2013년 KOICA 대외무상원조 사업계획

lt표 8 gt2013년 KOICA 홍보 사업 예산 내역 자료 2013년 KOICA 대외무상원조 사업계획

lt표 9 gt 2013년 KOICA 사업평가 사업 예산 내역 자료 2013년 KOICA 대외무상원조 사업계획

lt표 10 gt 2013년 KOICA 연구조사 사업 예산 내역 자료 2013년 KOICA 대외무상원조 사업계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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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ODA사업평가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대책은 이미 마련되어 있다 통합평가지침과 매뉴얼이 만들어졌고 『기본계획』에도 평가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들이 제시되어 있다 그러나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예산은 여전히 충분하지 않다 일부 공여국은 별도의 독립적인 평가 기관을 설립하여 사업 평가의 혁신을 꾀하고 있는데 반해 KOICA는 13억원 가량의 예산으로 모든 사업을 평가해야 한다 또한 프로그램프로젝트 성과평가에 절반 가량의 예산이 배분되기 때문에 평가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쓸 수있는 예산은 많지 않다 한편 EDCF는 사업심사평가연구 항목으로 올해 11억원의 예산을 배정했다 무middot유상 원조모두 평가예산을 대폭 확충하여 개별 사업의 성과를 예산 배분에 적극적으로 반영할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늘어난 원조 규모에 걸맞은 연구기능의 강화가 필수적이다 그러나 2013년 KOICA의 연구 관련 예산은 작년과 동일한 수준이다 한국이 국제원조규범을 따르고 새로운 개발 의제 형성 과정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연구 역량이 확보되어야 한다 ODA 시행 기관의 자체적인 연구 역량을 확대하고 대학 및 관련 연구기관들이 보유하고 있는 전문성을 한국 ODA의 발전을 위해 활용할 수 있도록 연구조사 예산을 시급히 확대해야 할 것이다

ODA 예산 점차 투명해지고 있다

국가의 재정활동은 예산이 정해지고 집행된 후 결산에 이르는 전 과정으로 요약할 수 있다 따라서 ODA Watch는 ODA 예산에 대한 체계적인 모니터링을 위해 지난 2011년부터 매년 정보공개청구(wwwopengokr)를 통해 무middot유상 ODA예산안을 청구해왔다 그러나 2011년에는 기획재정부에 무middot유상 ODA 예산안을 단일 청구한 결과 공개를 거부당했다 당시 사유는 외교관계 관련 사항으로 대외 정책등이 노출되어(중점협력국가 등) 국가의 중대한 이익을 현저히 저해할 우려와 입찰계약 업무 등의 공정한 수행에 현저한 지장을 초래할 우려가 있다는 점이었다 그러나 2012년부터는 중점협력국 26개국 명단도 공개되었고 간략하지만 무middot유상 ODA 예산안과 무상원조의 경우 기초 설명자료도 받아볼 수 있게 되었다

예산안 공개 수준과 방식에 있어서도 큰 변화를 살펴볼 수 있다 올해 KOICA의 경우 예산안 정보뿐만 아

니라 함께 제공하는 설명자료도 상당히 자세해져서 단순히 각 세부항목에 대한 설명뿐만 아니라 예산자료가 함의하는 바에 대한 분석도 함께 제공하기 시작했다 EDCF 역시 2012년에는 각목명세서만을 공개했다면 올해에는 간단하지만 기금운용계획서도 같이 제공함으로써 예산에 대한 기초설명을 함께 제공하고 있다 짧다고도 볼 수 있는 기간이지만 지난 3년 간 예산자료 공개 측면에서 정부의 투명성과 책무성은 많이 향상되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그러나 여전히 갈 길은 멀다 EDCF와 KOICA가 제공하는 무middot유상 예산안 자료를 서로 비교할 경우 공개 및 설명 수준에서 상당한 차이를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가령 KOICA는 중점협력국 별로 세분화 된 예산을 공개하고 있는 반면 EDCF는 여전히 지역 수준 예산까지만 공개하고 있다 또한 KOICA는 구체적인 사업들의 목록을 예산안에 제시한 반면 EDCF에서 제공한 예산자료로는 구체적인 사업 내역 파악이 어려웠다물론 차관사업(유상)과 무상원조 간 사업의 특성이나 집행 방식 등이 다르기 때문에 사용하는 용어나 설명하는 방식 등에 차이가 있을 수는 있지만 ODA라는 공통의 틀 안에서 집행되는 사업인 만큼 서로 비교하며 이해할 수 있도록 정보의 제공 방식과 공개 수준이 서로 일치될 필요가 있다

예산 편성의 전 과정에서 적극적인 국민참여 필요

2015년이면 ODA 예산이 약 4조 3천억원[7](GNI 대비 025)을 상회할 예정이다 그러나 현 ODA예산 편성 및 관리시스템에는 여전히 많은 문제점이 있다 현재 국무조정실 산하 개발협력정책관실이 ODA 사업 전체를 총괄하고 있지만 각 부처와 기관 지자체 별로 자체적으로 ODA 사업의 예산을 확정하고 집행하기 때문에 부처별 분산원조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따라서 통합적인 ODA 예산 편성 및 관리체계를 구축하기 위한 장기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또한 정부를 비롯하여 개발협력에 관련한 모든 이해 관계자들도 ODA예산 편성 및 집행에 관심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개입해야 한다 무엇보다도 예산 편성 시 국회의 참여는 필수적이다 모든 예 결산은 국회 심의와 의결을 거쳐 확정되며 ODA 예산 역시 국회에서 최종적으로 결정된다 현재 국제개발협력기본법[8] 상에 따르면 매년 국제개발협력 관련 정책 및 사

지금 정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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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한국형 ODA 모델 추진방안 제 13차 국제개발협력위원회 의결안건 1호 20120914]

8 제13조 (국제개발협력에 대한 평가) ① 위원회는 국제개발협력 사업의 성과에 대한 국민의 이해와 국제개발협력 사업 시행의 투명성을 제고하기 위하여 국제개발협력 평가지침을 마련하고 관련 정책 및 사업의 추진실적을 평가한다② 위원회는 제1항의 평가결과를 매년 6월 30일까지 국회에 보고하여야 한다③ 제1항과 제2항에 따른 평가의 기준bull방법 국회에의 보고 등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

업의 추진 실적 역시 국회에 보고하도록 되어있다 국회가 예산 편성 과정에서 보다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하고 분절화된 예산의 조정을 이뤄낸다면 현재 원조분절화 등 부처간 이해관계의 대립으로 인해 발생하고 있는 여러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또한 시민사회의 적극적인 관심이 필요하다 예산 감시는 전문성이 요구되는 영역이고 특히 ODA의 경우 예산에 관련된 정보를 얻기가 쉽지 않았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에게 관심의 대상이 되기가 어려웠던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정보공개제도를 통한 ODA 예산 공개가 활성화되면서 관련 정보를 손쉽게 얻을 수 있게 되었다 또한 ODA에 직결되는 것은 아니지만 lsquo좋은 예산센터rsquo를 비롯한 전문 민간 씽크탱크도 ODA 예산 분석 시 주요하게 참고할 수 있는 많은 기초 자료들을 제공하고 있다 앞으로 점차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ODA 자금이 보다 효과적이고 효율적으로 사용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초기 배분을 살펴볼 수 있는 lsquo예산rsquo에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시민들의 세금으로 조성되는 만큼 ODA 예산이 적실한 곳에 올바르게 분배되고 있는지 보다 적극적인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야 할 때이다

예산분석 TF팀 작성

김대욱 ODA Watch 청년활동가 4기

jedu-hanmailnet

조이슬 ODA Watch 간사

eseulangel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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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주) ODA Watch는 2012년 12월에 참여한 lsquoMekong의 미래를 위한

전략회의rsquo 의 후속활동으로 지난 3월 Mekong Watch가 주최한 태국 캄보디

아 현장 조사를 다녀왔습니다 메콩 지역에서 만난 주민들의 이야기와 생각들을

담아 지난 OWL 76호(누구를 위한 개발인가) 부터 연재하고 있는데요

이번 77호 lt태국 이야기 ①편gt에서는 20년 전 태국 우본 지역의 문(Mun) 강

에 지어진 팍문(Pak Mun) 댐이 주민들의 삶에 어떠한 변화를 가져오게 되었는

지 주민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삶은 무엇인지를 들려드립니다 우본 라차타니

(Ubon Rachathani)의 어느 마을에서 지금 이순간에도 25년이 넘게 이어져

오고 있는 주민들의 이야기에 함께 귀 기울여 주세요

다음 호에서는 lt태국 이야기 ②편-시린톤 댐 이야기gt가 이어집니다

lt태국 이야기 ①편gt은 오마이뉴스의 특별기획코너에서도 보실 수 있습니다

메콩이 들려주는 네버엔딩스토리 타이 문강 팍문댐 반대 운동이 던지는 질문

지난 3월 19일 머리 위로 뜨거운 태양을 안고 다시 메콩의 품에 몸을 실었다 꼭 3년만이다 물의 어머니 어머니의 강 메콩은 3년의 시간이 어찌 흘렀는지 무색하게 여전히 그 넓은 품으로 주변의 산과 들 하늘과 바람에 따뜻한 숨을 불어넣고 있다 건기라서 강물의 수위가 그리 높진 않지만 시퍼런 위엄은 그대로이다

메콩의 숨결을 품은 바람과 대지의 온기는 베트남 캄보디아 라오스 버마 중국 태국 6개 나라에 가 닿는다 이들 나라 국민들에게 메콩은 삶의 원천이다 아니 삶 그 자체이다 메콩 지역 주민들은 메콩에서 나는 물고기를 잡아 끼니를 해결하고 메콩의 흐름에

몸을 맡겨 더위를 식히며 메콩의 비옥한 강물로 농사도 짓고 가축도 기른다 아이들에게는 지상 최고의 놀이터이자 삶의 지혜를 배우는 학교이기도 하다 하지만 언제까지나 이들에게 넓은 품을 내

어줄 것만 같던 어머니의 강에도 아픔이 찾아왔다 성장에 대한 욕구가 인간의 삶을 휩쓸기 시작하면서 6개 국가에 불어 닥친 개발의 바람에 메콩이 마음껏 제 힘을 내지 못하고 몸살을 앓고 있다

모든 이야기에는 끝이 있는 법이라 생각했다 모든 일에는 끝이 있으려니 했다 그런데 메콩의 지류인 문강(Mun River)이 흐르는 태국 우본 라차타니(Ubon Ra-chathani)의 어느 마을에 25년이 넘도록 이어져온 언제 끝이 날지 모르는 이야기가 있다 뜨거운 햇살이 내리쬐는 3월의 중천에 졸음이 밀려올 법도 한데 귀를 쫑긋이 세울 수밖에 없는 이야기가 메콩강을 따라 흐른다

만천하에 드러난 거짓 수문을 열라

태국 우본에 흐르고 있는 문(Mun)강 문강은 메콩의 가장 큰 지류이자 태국에서 가장 비옥한 강이다

FOC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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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그랬다 메콩을 따라 문강에 흘러들어온 풍부한 수자원과 물고기로 문강 인근 지역은 그 어느 곳보다 살기 좋은 곳이었다 댐 건설 이전까지만 해도

그러던 어느 날 태국 정부는 전력 생산을 이유로 문강에 대규모 댐을 짓기로 한다 댐의 이름은 팍문 (Pak Mun)댐 세계은행이 건설 자금을 지원하고 태국 전력(EGAT Electricity Generating Authority of Thailand) 이 건설을 맡았다 이들과 태국 정부는 지역의 발전과 주민들의 삶을 향상시키기 위해 댐을 짓는 것이라 말했지만 주민들은 오히려 댐이 자신들의 삶을 파괴했다고 말하고 있다 어떻게 된 일일까

느닷없이 댐 건설 계획이 발표되자 주민들은 댐 건설을 막기 위해 거세게 항의했다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해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도리 없이 댐 건설은 강행된다 1989년 댐 건설이 승인되고 1991년

건설을 시작해 1994년에 완공된다 댐이 지어지는 동안에도 주민들의 시위와 반대 운동은 끊임없이 이어졌지만 태국 정부는 마치 귀머거리인 듯 주민들의 외침에 모르쇠로 일관했다 결국 주민들은 댐 건설 중단을 요구하는 것이 더 이상 받아들여지지 않음을 인정하고 대신 수문을 열어달라는 요구를 하게 된다

ldquo댐이 들어선다고 했을 때 가장 큰 걱정은 더 이상 물고기를 잡지 못하게 되는 것이었어 수십 년 평생 물고기를 잡으며 이웃 간 관계를 맺고 나누며 살아왔는데 댐이 들어서면 메콩을 따라 문강으로 흘러들 물고기들이 줄어들 게 뻔하지 않아 그러면 자연스럽게 생계뿐만 아니라 마을 사람들 간의 관계가 무너질 수밖에 없고 너무도 당연한 이치인데 정부는 도무지 들어먹지를 않아 오히려 댐 건설업자들이랑 이구동성으로 댐이 지어져도 문강의 물고기에는 아무런 영향이 없을 것이니 당신들이 먹고 사는 데에도 아무런

팍문지역 지식센터에서 팍문댐 건설 이전의 삶을 설명하는 주민 윤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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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장이 없을 것이오 하더라고 말이 되야 말이지rdquo

댐 건설 이전부터 이 마을에서 평생을 살아온 분미(Bunmi 63) 할아버지가 당시를 회상하며 분통을 터뜨리신다 함께 모인 다른 주민들도 덧붙인다 당시 정부는 댐에서 생산되는 전력이 주민들의 삶에 생태적으로도 경제적으로도 혜택을 줄 것이라 했다고 한다 심지어 더 많은 종류의 물고기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 했다 하지만 이는 만천하에 거짓으로 드러났다

ldquo팍문(Pak Mun) 댐 건설 이전에 문강에 살던 어종은 265종이었어 마을주민들이 NGO의 도움을 받아서 일일이 조사를 다 했더랬지 하지만 댐이 생겨난 이후 어종은 45종으로 급격히 줄어들고 말았지 물고기들은 강을 따라 흐르며 산란을 하고 넘나들어야 하는데 문강은 더 이상 최적의 삶의 터전을 제공할 수 없게 된 거야 댐 건설로 생겨난 저수지로 강여울과 기슭에서만 서식할 수 있는 식물 수초들도 모두 잠겨버렸고 이게 다 우리가 먹고 사는 주식인데rdquo

결국 댐이 지어져도 문강의 생태계에 어떠한 부정적 영

향이 없을 것이라 말했던 정부의 주장이 거짓으로 드러나자 주민들은 분노했다 이에 자신들의 젖줄인 문강을 지키기 위해 다시 소매를 걷어붙이고 정부를 향해 수문을 열어줄 것을 외쳤다 물고기가 줄어든 것이 댐 건설로 수문이 막혔기 때문인지 아닌지 수문을 열어서 확인해보자는 것이다 주민들의 삶을 건 끈질긴 요구와 투쟁 끝에 정부는 이를 받아들여 2001년 6월 14일부터 2002년 6월까지 약 1년간 수문을 열기로 했다

돌아온 물고기들

수문이 열리자 거짓말처럼 물고기들이 다시 문강으로 돌아왔다 강 상류에 산란을 하기도 했다

ldquo눈앞에 명백히 드러났지 사라졌던 물고기 137종이 메콩에서 문강으로 돌아온거야 2001년 6월부터 2002년 5월 사이에 게다가 사라졌던 여울들도 조금씩 다시 생겨나고 강기슭에 서식하던 식물들도 다시 보이고 말이야 100는 아니지만 마치 댐이 건설되기 이전의 상태로 돌아간 듯 했어rdquo

분미 할아버지 옆에서 조용히 듣기만 하던 우돔(Udom 54)씨가 약 1년간 수문이 열렸던 시간을 떠올리며 흥분된 어조로 말한다 한 조사 보고서에 의하면 수문이 열리고 나서 33종의 물고기가 여울에 25종이 강 깊은 곳에 40종이 훨씬 더 깊은 곳에 22종이 강 가운데 급류 사이의 소용돌이 속에 24종이 동굴에 56종이 때마다 강물이 범람하여 생기는 습지에 알을 낳았다고 밝혀졌다

수문이 열린 기간 동안 국제사회와 지역 자체 조사 지역 대학 등 많은 연구 조사가 이루어졌다 태국 정부와 팍문댐 건설을 맡은 태국전력 당국도 조사를 실시했다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모든 조사의 결과가 일치되는 점이 있다 바로 수문이 열렸던 약 1년 동안 문강의 생태가 예전 수준으로 회복되었으며 이를 통해 지역 주민들의 생활도 회복되었음을 인정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팍문댐이 애초에 목표한 전력 생산에 실패하였으며 태국전력(EGAT)이 주민들 간에 갈등을 조장하고 지역의 가난을 초래했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팍댐 사례는 문강의 생태계 파괴로 인해 태국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정치적 투쟁으로 남아 있다

ldquo우리는 여전히 정부에 수문을 열어줄 것을 요구하

메콩강 댐개발 현황 International Rivers

FOC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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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있어요 우리가 바라는 것은 오직 그거 하나에요 정부가 현금이니 뭐니 보상을 제공했지만 터무니없이 적은 금액이었고 그걸로 먹고 살기는 불가능해요 오히려 보상 때문에 사람들 사이가 나빠지기만 했죠 삶의 질이 떨어진 건 물론이고 수문이 열리지 않는 이상 여기서 제대로 살기는 어려워요rdquo

팍문댐 주민네트워크 활동에 참여하고 있는 사왕(Sa-wang 46)씨는 정부가 댐 건설로 이주한 주민들에게 제공한 보상이 주민들이 원한 형태가 아니었음을 토로하며 보상 때문에 주민들 사이에서 갈등이 생겼다고 했다 자세히 들어보니 보상금을 전액 현금으로 제공한 것이 아니라 가구당 받게 될 금액의 3분의 1만 현금으로 나머지 3분의 2는 조합운영 지원금으로 제공하여 주민들이 돈이 필요하면 조합에서 빌려 쓰게 했다는 것이다 심지어 돈을 빌릴 때는 이자를 내야 한다

결국 댐 반대 운동이 보상 요구 운동으로 바뀌면서 주민들 사이에 입장이 갈리고 상황이 더욱 나빠졌다고 했다 어떤 주민들은 정부가 주는 방식을 받아들여서라도 보상을 받기를 원했고 다른 주민들은 정부의 제안을 거부하고 전액 현금 보상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여 나가고 그러는 중에 정부는 이들 사이에서 이간질을 시키고

문득 궁금해졌다 정부 입장에서는 가구별로 보상금을 전액 현금으로 깔끔하게 주고 주민들이 더 이상 시끄럽게 하지 않게 하는 것이 편

했을 텐데 왜 문제를 더 복잡하게 만들었을까

ldquo일종의 선례를 남기지 않겠다는 것이었죠 팍문댐 사례에서 주민 보상을 주민이 요구하는 대로 주게 되면 다른 댐을 건설할 때 참고 사례가 되니까정부는 잠깐 시끄럽게 되더라도 굽히지 않은 거죠rdquo

10년 이상 이 지역의 주민네트워크 코디네이터로 활동하고 있는 라(Lah)씨의 말이다

ldquo돈은 환상이다rdquo

20년 넘게 싸워온 이들의 삶은 현재 어떤 모습일까 정부가 말한 대로 댐에서 생산되는 전력의 혜택을 받아 윤택하고 풍요로운 생활을 누리고 있을까 1년간 수문이 열리고 나서 정부는 잘못된 주장을 인정하고 이들의 요구를 받아들였을까 보상 문제야 주민들에게 불리하게 이루어졌다고 해도 수문을 열어야 한다는 것은 국제사회와 국내사회가 동시에 지적한 사항이니 어느 정도 협상이 이루어지지 않았을까

은근한 기대를 품은 질문에 돌아온 대답은 뜻밖이었다

ldquo정부는 끝까지 귀를 닫고 있어 수문을 열어서 조사한 결과가 있으니 아예 무시하지는 못하고 자기들이 조사한 걸 가지고 6월부터 9월까지 4개월 동안에만 물고기가 이동을 하니까 1년에 4개월만 문을 열면 된다는

댐 건설 이후 상황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주민들 윤지영17

거야 그런데 다른 조사결과에서는 1년 내내 물고기가 메콩과 문강 사이를 이동하고 알을 낳는다고 밝혀졌지 또 수문을 1년 내내 연다고 해서 팍문댐이 만들어내는 전력 생산량에는 아무런 영향도 없다고 이미 팍문댐은 목표한 전력을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는걸rdquo 분미 할아버지는 더욱 강경한 어조로 지금 주민들은 다시 단결하여 수문을 1년 내내 영원히 열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했다 정부는 들은 척도 안하고 1년에 4개월간만 수문을 여는 것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했다 심지어 작년에는 오로지 2개월만 열었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민들은 협상을 포기할 수 없다고 했다 그 이유는 문강을 떠나 살 수 없기 때문이다

ldquo정부가 그런 식으로 보상을 하고 우리는 어쩔 수 없이 집을 옮겨야 했고 무슨 노력인들 안 해봤겠어 다른 일자리도 구해보고 먹고 살 궁리를 했지 그런데 그게 쉽게 바뀔 수 있냐는 거야 평생을 강에서 살아온 사람들인데 예전엔 문강만 있으면 뭐든 다 가능했어 물고기를 잡아서 끼니를 해결하고 팔아서 다른 필요한 물품을 사고 벼농사를 짓는 사람과 교환해서 나누어 먹고 강 근처 숲에서 나무를 캐와서 장작을 하고 과일도 따먹고 자연으로부터 먹을 것들이 넘쳐나니 돈이 필요 없었지 내 손에 현금이 안 쥐어져도 아무 문제가 없었어 그런데 지금은 그럴 수가 없어 자연이 아니라 이제는 시장에 의존할 수밖에 없게 된 거야 강에서 구하던 물고기를 시장에 가야만 구할 수 있어 이웃들과 나눠 먹던 것들을 이제는 무조건 시장에서 사야만 해 하루에 최소 150바트(Baht 태국 통화 단위)는 필요한데 벌어올 데가 있어야지rdquo

한참을 열띠게 이야기를 나누다 조용히 자리를 지키던 우돔씨의 한마디에 가슴이 몹시도 울렁거렸다

ldquo우리가 말하는 게 있어 lsquo돈은 환상에 불과하다 물고기가 진짜다rsquo라고rdquo

한국 일본 중국 라오스의 시민사회와 언론이 메콩 지역 개발 문제를 조사하기 위해 꾸려진 조사단의 일행으로 이들 주민들을 만나면서 궁금한 것이 묻고 싶은 것이 무수히 많았다 하지만 가끔 이들이 격앙된 목소리를 높이거나 혹은 차근차근 말하다 때때로 깊은 숨을 쉬며 호흡을 고르는 모습을 보며 나도 모르게 목이 메고 더 이상 입을 열수 없는 상태가 되어버린다 돈은 환상에 불과하고 물고기가 진짜라니 이 얼마나

명료하고도 절대적인 진리인가 삶의 지혜인가 감동 인지 아픔인지 모를 감정에 잠시 멍해져 있다가 다시 분미 할아버지의 목소리가 들려와 얼른 정신을 차린다

ldquo팍문댐이 물고기만 사라지게 한 게 아니야 이 마을의 전통이 깨졌지 대대로 내려오던 물고기 잡는 기술을 더 이상 보존할 수 없게 됐고 남자들은 여기서 더 이상 처자식을 먹여 살리기가 어려우니 방콕이든 어디든 도시로 떠나야 했고 떠난 남자들은 도시에서 외롭고 힘드니 새로운 가정을 가지게 되고 남은 처자식들마저 떠돌게 되거나 여기서 입에 풀칠하기가 쉽지 않아졌고 수문이 열리지 않으면 지금보다 더 강물 오염이 심해질 것이고 물고기들은 죄다 죽어버리겠지 그러면 이 마을은 더 이상 보존하기가 힘들어rdquo

분미 할아버지가 잠시 상심으로 말을 잇지 못하는 사 이 라씨가 거들어 설명해준다 현재 문강의 수질 오염이 심각한 상황이고 이로 인해 주민들의 식량 안보가매우 위험한 수준이라고 한다 먹고 살기 위해 수입

댐 건설 이후 수문 개방 요구 시위 운동에 대해 설명하는 주민 윤지영

FOC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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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있어야 하는데 그동안 물고기를 잡는 것 말고는 해본 일이 없으니 다른 일을 찾는 것도 쉽지 않아서 일자리도 구하기가 힘들다고 한다 다른 일을 구할 수 없는 주민들은 결국 한참 떨어져 있는 다른 강에 가서 물고기를 잡아와 여기서 다시 팔아 수입을 만들고 있다고 했다 이 지역의 자산은 문강의 물고기를 잡는 것이고 이로부터 나온 지역 고유의 지혜가 주민들의 삶을 지켜왔는데 이 모든 게 상실되고 있다고 했다

우리는 물고기를 원한다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어느새 해가 뉘엿뉘엿 넘어간다 시계를 살펴보니 어느새 4시간이 훌쩍 흘렀다 이야기에 푹 빠져 시공간을 넘나들다 이들의 삶에 잠시 마음을 맡겼다가 문득 고개를 흔들어본다 20년간의 지난한 투쟁의 역사를 4시간이라는 짧은 시간동안 외부에서 찾아온 낯선 이들에게 전하는 것이 이들에게 어떤 의미가 있을까 행여나 아픔만 들추고 가는 것이 아닐까 도움이 되지

도 못할 텐데 이러고 있는 것이 무책임한 것 아닐까속으로 어쩔 줄 모르고 있는데 이런 내 마음을 읽은 마냥 분미 할아버지가 힘주어 말씀하신다

ldquo우리 이야기가 세상에 널리 널리 퍼져 알려졌으면 좋겠어 이렇게 여러분에게 이야기를 할 수 있어서 기쁘고 우리의 투쟁의 삶을 전할 수 있어서 자랑스러워 우리가 살아온 것은 정부와 권력의 부정의에 대한 저항이었어 이런 일이 여기뿐이겠어 다른 곳에서도 비일비재 할텐데 우리 삶을 공유해서 다른 곳에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도움이 된다면 얼마나 기쁜 일이야 우리가 바라는 건 그저 수문이 열려서 다시 우리가 살던 삶이 회복되는 거야 전통을 되살리고 싶어 우리는 전기를 원하지 않아 물고기를 원하지rdquo

참으로 또렷했다 전기가 아닌 물고기를 원한다는 이들의 눈동자는 더 없이 맑고 또렷했다 수문이 열릴 때까지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이들의 다짐은 더 없이 강건했다 오랜 시간 동안 겪어오면서 지치고 주저앉을 법도 한데 삶의 터전인 문강을 지키겠다는 굳은 결심은 이들 가슴속에 흔들림 없이 뿌리깊이 박힌 듯했다 이토록 강한 힘을 지킬 수 있는 데에는 주민들이 끝까지 목소리를 잃지 않도록 옆에서 지원하고 있는 지역 조직들과 국제단체들의 응원도 한몫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 무엇보다도 개발과 권력에 맞서 갈등과 분열을 겪으며 극복해온 과정에서 주민들 스스로 다져온 공동체의 의미 공동체가 가진 지혜에 대한 믿음이 그 중심에 있는 듯 했다 절대 자신들의 삶의 지혜와 자산을 전력 생산과 맞바꾸지 않을 것이라 했다

이야기가 끝나갈 무렵 라씨가 슬며시 웃으며 말했다

ldquo팍문댐의 잠재 전력 생산량은 136MW에요 현재 팍문댐에서 나는 전력으로 고작 방콕에 있는 백화점 3~4개에 전기를 공급하고 있다고 하네요rdquo

우본으로 오기 전 하룻밤 머물렀던 방콕의 복잡한 거리와 수많은 사람들이 어깨를 스치며 지나다니던 고층 백화점들이 언뜻 눈앞에 잠시 펼쳐진다 수백 년 살아온 수천 명의 삶과 또 다른 수천 명의 소비가 거래되는 순간이다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모르겠는 심정으로 어둑어둑해진 하늘만 무심코 바라본다

윤지영 작성 ODA Watch 정책기획팀장

odawatchnavercom

댐 건설 이후 수문 개방 요구 시위 운동에 대해 설명하는 주민 윤지영19

국제사회 내 한국 ODA의 현주소는 어디에 -2012 OECD DAC ODA 통계 분석-

FOCUS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DAC)는 지난 4월 3일 회원국들의 2012년 공적개발원조(ODA) 잠정통계를 발표했다 이번 발표에는 2012년 DAC 회원국들의 전체 ODA 규모 및 각국별 경제수준에 의거한 개발원조 규모를 보여주는 ODAGNI 비율 전년대비 원조규모 증감 연도별 중점협력지역 등을 분석하는 내용이 담겨있다 2013년부터 회원국이 된 아이슬란드의 통계결과도 제시되어 있으며 DAC 회원국은 아니지만 OECD에 가입한 체코 에스토니아 헝가리 이스라엘 폴란드 슬로바키아 슬로베니아 터키 그리고 아랍 에미레이트 연합 9개국의 자료와 EU DAC-EU G7 Non-G7 Non-DAC의 ODA 규모 및 전년대비 증감률도 확인할 수 있다 다양한 카테고리 별로 정리된 이번 통계를 통해 세계적 ODA의 흐름과 한국 ODA의 현주소 등을 파악해보자

계속되는 세계 경제 위기 ODA에 빨간 불이 켜졌다

2012년 OECD DAC 회원국의 전체 ODA 규모는 총 12559억 불로 전년 대비 평균이 약 40 하락하였다 국가 별 경제수준에 따른 ODA 규모를 파악할 수 있는 수치인ODA 대비 GNI비율은 작년 DAC 회원국 평균인031보다 002 감소한 029로 나타났다 지난 2011년 통계에서 전년도에 비해 27 가량 하락했던 것에 연이어 올해에도 더 큰 폭으로 원조규모가 줄어든 것은 그만큼 세계경제위기가 ODA에 미치는 막대한 영향을 여실히 보여준다 반면 공여국 중 G7의 ODA 규모 총계는 전체 의 701를 차지했고 EU의 경우 전체의 절반 가량인 507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통해 전 세계 ODA에서 두 그룹이 차지하는 비중이 여전히 매우 크다는 점을 알 수 있다

lt표 1gt에 명시되어 있는 OECD DAC회원국의 2012년

ODA실적 통계에 따르면 여전히 미국이 가장 많은 원조를 제공하고 있으며 그 뒤를 이어 영국 독일 프랑스 일본 순으로 상위권을 차지했다 그러나 상위 5개국 모두 적게는 07부터 많게는 28까지 전년대비 ODA 규모가 감소한 것을 알 수 있다 특히 유럽 경제위기가 심화됨에 따라 그리스와 이탈리아는 무려 각각 -170 -347에 달하는 ODA 규모를 축소했다

단연 돋보이는 한국 ODA 증가율 이 청신호를 유

지하기 위해서는

반면 2011-2012년 한국 ODA는 176 가량이 증가하며 DAC 회원국 중에 단연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ODA 규모 역시 24개 회원국 중 16위로 작년보다 한 계단 상승했다 국제사회가 경기침체로 인해 전반적으로 ODA 규모를 점차 감소하는 추세인 것에 반해 한국의 경우 2015년까지 GNI 대비 ODA 비율을 025까지 높이겠다는 목표 이행 차원에서 지난 몇 년간 원조규모를 점차 증가해오고 있어 이와 같은 차이가 더욱 극명하게 보여지는 것이다

그러나 이처럼 우리나라가 높은 증가율을 달성한 것은 한국 ODA가 다른 공여국에 비해 매우 적은 규모라는 점에 기인하기도 한다 실례로 2011-2012년 사이 91가 증가한 호주 ODA의 경우 절대규모 상으로는 457백만불이 늘어난 반면 한국의 경우 무려 176 가량이 상승했으나 이는 226백만불로 호주의 증가량에 비하면 절반 가량에 불과하다 한국 ODA의 성장을 향한 길이 아직은 멀다는 점을 그러므로 더욱 박차를 가해야 함을 보여준다 또한 한국의 ODAGNI 대비 비율은 014로 나타났다 이를 국민 1인당 금액으로 환산하면 34900원 가량에 달한다 즉 한국 국민들은 작년 한해2011년에 비해 약 4천원 정도 증가한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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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을 ODA 자금 조성을 위해 세금으로 납부한 것이다

반면 lt2013년 국제개발협력 종합시행계획gt에 따르면 2013년 ODAGNI 수치는 016에 달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025의 고지를 향한 걸음이 2년 정도 밖에 남지 않은 만큼 현실적으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원조 규모 증대에 관한 근본적이고 체계적인 전략 마련이 필요한 시점이다

국제사회 ODA 아직 갈 길이 멀다

전 세계 공여국들의 GNI 대비 ODA의 비율을 살펴보면 국제사회가 합의한 목표치인 07를 넘어선 국가

는 룩셈부르크(100) 스웨덴(099) 노르웨이(093) 덴마크(084) 네덜란드(071) 5개국이 유일하며 이 국가들의 ODA 규모는 전년 통계에서도 07를 웃돌았다 앞서 ODA의 절대 규모로는 미국을 비롯해 영국 독일 프랑스 등의 서유럽 국가들이 상위권을 차지했다면 국가 별 경제규모 및 수준에 따른 ODA 규모는 북유럽(Nordic+) 국가들이 높은 셈이다 하지만 룩셈부르크를 제외한 북유럽 4개국 역시 모두 작년에 비해 ODA 비율이 감소했다 2011년 통계를 통해 살펴본 상위 5개국의 GNI 대비 ODA 비율은 룩셈부르크(099) 스웨덴(102) 노르웨이(100) 덴마크(086) 네덜란드(075)였다한국의GNI 대비 ODA 비율은 전년에 비해 002 증

lt표 1gt OECD DAC 회원국들의 2011 2012년 ODA 규모 및 증감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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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CUS

가한 014로 나타났으나 여전히 DAC 회원국 평균인 029에는 현저하게 미치지 못하고 있다 DAC 24개 회원국 중국가 부도위기에 직면한 그리스 및 이탈리아 다음으로 최하위인 22위를 기록하고 있다

무상 ODA에 참여하는 주무부처가 41개에 달해

2012년 한국의 양자간 다자간 ODA 규모는 각각 116억 불과 389억 불로 작년과 비슷한 비율인 약 75 25로 나타났다 양자 ODA 중 무상원조와 유상원조 역시 64의 비율을 유지하며 70억 불과 47억 불을 차지했다 주목할만한 부분은 2012년 기준 무상원조 지원을 위해 133개 수원국에 외교부 교육부 재정부 KOICA를 비롯하여 지방자치단체까지 총 41개 기관이 ODA 사업에 참여했다는 것이다 작년 한 해 동안 국내ODA 분절화 문제가 시민사회를 비롯한 여러 이해당사자들에 의해 제기되어왔던 것에 반해 ODA 사업에 참여하는 주무부처의 수는 오히려 늘어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한국 원조의 양적 질적 성장을 위한 끊임없는 노

력 필요

이번 2012년 OECD DAC 실적통계는 지속되는 세계 경제 위기가 ODA에 미치는 영향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지난 2008년 미국 발 경제위기 이후 겨우 다시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던 ODA예산이 2010년을 정점으로 다시 하락세를 타고 있다 GNI 대비 ODA 비율의 07라는 국제사회가 합의한 목표 달성에서 점점 멀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은 각국의 원조 규모 줄이기에 대해 옥스팜 인터네셔널의 제레미 홉스(Jeremy Hobbs) 상임이사는 ldquo원조자금이 국가 예산에서 차지하는 부분은 아주 사소한 티끌에 지나지 않기 때문에 재정적자를 면하기 위해 규모를 줄여도 그 영향을 인식할 수 없을 정도이다 이는 마치 몸무게를 줄이기 위해 머리카락을 자르는 격이다rdquo (ldquoAid is such a tiny part of budgets that cutting it has no discernible impact on deficits --it is like cutting your hair to lose weightrdquo)라고 묘사한 바 있다 원조는 개도국 특히 원조 의존성이 높은 국가(aid dependent countries)들에게는 매우 필수적이고 중요한 자원이다 따라서 아주 적은 규모로 삭감한다고 할지라도 해당 국가들에는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은 자명하다 원조가 전체 국가 예산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매우 작기에 경제위기를 이유로 ODA 규모를 줄이는 것은 적자 개선에 아무런 효용성이 없을뿐더러 오히려 필요한 곳에 제공되는 지원을 가로막는 격이다

이처럼 전 세계 ODA에 적신호가 켜진 상황에서도 ODAGNI 07 달성의 약속을 이행하기 위해 원조 규모를 점차 확장하는 국가도 있다 바로 영국이다 지난 3월 20일 영국 정부는 2013 회계연도를 기준으로 자국의 ODAGNI 비율이 07를 넘어설 것이라고 발표했다 2012년 통계 기준 06에서 일년 만에 01 가량을 훌쩍 높인 것이다 이는 현재 부지런히 규모를 늘려나가고 있는 한국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2015년까지 ODAGNI 비율025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2011년 012 2012년 014 2013년 016(추정) 등 증가 속도가 목표 치에 비해 미미하기 때문이다 한국 정부는 규모 증대를 위한 체계적이고 현실적인 계획을 마련하고 국민들을 향한 끊임없는 설득을 통해 합의와 지지를 이끌어낼 수 있어야 한다 또한 양적 성장에 비례하여 질적 성장도 함께 고민해야 한다 무상원조 예산이 점차 늘어나는 부처 참여

lt그림 1gt DAC 회원국의 2012년 ODA 규모

lt그림 2gt DAC 회원국의 2012 ODAGNI 비율

(출처 OECD Statistics ndash ODA2012)

(출처 OECD Statistics ndash ODA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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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 인해 분절적으로 제공되지 않도록 해야 하며 국제 사회의 권고처럼 비구속성 원조를 강화하고 무상 원조의 비율을 확대함으로써 효과성 제고를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이 모든 것들을 실현하기 위해 정부는 무엇보다도 납세자로서 원조 자금을 조성하는 국민들이 본인의 세금이 개도국의 발전을 위해 어떻게 활용되고 있는가를 직접 확인할 수 있도록 원조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책무성을 담보해야 할 것이다

노태훈 장한이 작성

ODA Watch 청년활동가 11기 정책감시팀

dodream4mehanmailnet

lt표2gt 2012년 우리나라 ODA 부문적 실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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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시도 민단단체 사업발굴지원 프로그램이

민간단체 사업발굴지원 프로그램은 KOICA의 민관협력실에서 주최하는 시민사회협력프로그램 중 하나이며 국제개발협력민간협의회(이하 KCOC)가 2012년부터 2년간 주관해오고 있다 이번 프로그램은 기존 민관협력사업의 사전과정을 지원함으로써 새로이 개발협력사업을 수행하고자 하는 단체들에게 교육 컨설팅 사업발굴(현지 지역조사)의 기회를 제공한다 이를 통해 민관협력사업의 확대를 꾀함과 동시에 단체들의 전문성을 살린 창의적인 사업발굴 등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본 프로그램은 현지 사업수행을 위한 단순 지원에 그치지 않고 사업발굴을 위한 사전 교육 및 컨설팅 단체 간 네트워크 구축 등을 포함하는 포괄적인 역량강화 프로그램이라고 할 수 있다 기존 역량강화 교육프로그램과 차별되는 점은 사전 선정된 30여개 이상의 기관이 7~8개월에 걸친 긴 프로그램을 처음부터 끝까지 함께한다는 점이다 이 과정 중에서 네트워크 형성을 넘어서서 서로의 사업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돌아보는 상호 학습의 시간까지 가질 수 있다는 것이 무엇보다 큰 장점이다

눈에 띄는 변화 개발협력 시민사회의 다양화

참여기관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개발협력 시민사회가 정말 넓어지고 다양해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특징적인 부분을 살펴보면 첫째는 국내에서 장애인 직업교육 등 장애인을 수혜자로 사업을 진행하던 기관들이 대거 참여했다는 점이다 개발협력 사업에 있어 크로스커팅이슈로써 장애인이 수혜대상에

서 소외되지 않도록 하는 이슈에 대해서는 많은 논의가 된 바 있다 하지만 장애인을 직접 수혜자로 전면에 내놓은 사업은 많지 않았다 사업선정 심사에 참여한 한 심사위원은 ldquo이렇게 장애인을 직접 수혜대상으로 한 사업이 많았던 심사는 처음이다 긍정적인 변화로 보인다rdquo라고 이야기하기도 했다 둘째 국내 사회복지 사업 또는 대북사업을 중점적으로 시행하던 기관들이 해외사업에 눈을 돌리고 있다는 것이다 사업 수행 경험은 많지만 국제개발협력사업에 대한 경험이 부족하여 익숙하지 않았던 기관들에게는 낯선 용어와 사업수행 프로세스에 익숙해 질 수 있었던 기회였다 마지막으로 분야의 확장이다 전통적 개발협력사업에서 많이 볼 수 있었던 초등교육에서 한걸음 더 나아간 음악교육 과학교육과 같이 다양화되고 전문화된 사업이 시도되었다는 점이다 또한 에너지 마이크로크레딧과 같은 새로운 분야의 진출이 눈에 띈다

전년도 참가 단체인 정의로운 전환을 위한 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이하 에정연)는 라오스의 태양광 사업을 추진하였다 에정연은 태양광 시스템을 제공하는데 그치지 않고 이를 라오스 현지에서 관리할 수 있 도록 하는 교육 프로그램을 함께 구성하여 2013년 현재 열심히 사업을 수행 중에 있다 물꼬를 튼 것일까올해(2013년) 사업발굴 프로그램에는 환경에너지 분야 사업을 추진하는 기관들이 대거 참여하고있다 환경교육 태양광 에너지 적정기술 혼농임업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기관들이 사업발굴의 의지를 다지고 있다 전년도 사업에 참여했던 선배 단 체인 에정연은 새로운 참가 단체들을 위한 실무자 간담회에 참석해 경험을 공유할 예정이기도 하다 국제개발협력의 지형이 변화하고 있다 경험이 아무리 많아도 시행착오는 있게 마련이며 급변하는 이 시기에 겪어야할 어려움과 시행착오는 예전의 그것과 또 다를

한국 개발협력 시민사회에 신선한 바람이 불어오다

FOC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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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협력에 관한 관심이 날로 높아져가고 있다 높아져가는 관심만큼이나 민관협력사업도 확

대되고 있다 지난 3~4월 KOICA에서 열린 시민사회협력프로그램 및 글로벌 CSR 프로그램 설

명회가 개최된 KOICA 강당은 미리 설치된 의자가 부족할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몰렸다 그만

큼 많은 관심을 반증해준다고 할까 CSO 대학 기업 등 국제개발협력 관련 주체들이 날로 확

장되는 가운데이번에는 NGO의 변화에 주목해보자 이 글에서는 개발협력에서의 비전통적 시

민사회단체의 활약을 확인할 수 있는 lsquo민간단체 사업발굴지원 프로그램rsquo을 소개하고자 한다

것이다 비록 해외사업 경험이 짧은 초보 단체들이 주를 이루고 있는 프로그램이지만 이 기관들이 겪는 어려움을 서로 나누고 대안을 찾아내는 과정까지 초보라고 여겨버릴 것인가 그들이 흘린 땀방울과 의지를 보았다면 감히 그럴 수 없을 것이다 기관들이 보유하고

있는 각 분야의 전문성이 개발협력사업에 잘 녹아난다면 엄청난 시너지효과를 기대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서로에게 배우면서 발전하는 개발협력 NGO에 대

한 기대

사업수행에 대한 사례공유에 목말랐던 이들 기관들은 자신의 경험을 나누고 실패를 나누는데 주저하지 않았다 서로들 부족하다며 겸손을 표하였지만 오히려 사업의 경험을 나누고 기관의 사업계획서를 공개하는 것에도 주저함이 없었다 교육 및 컨설팅에 참여한 기관들도(사업규모가 큰 기존의 개발사업 수행기관) 마음을 다해 주었다 교육을 실시한 강사 중 한 사람(기존 사업수행기관 실무자)은 자신이 작성했던 사업계획서를 그대로 공개하는 과감함을 보여주며 신규단체들에게 힘을 보태어 주었다 뒷얘기를 들어보니 이후 많은 신규단체에서 lsquo감사했다rsquo lsquo큰 도움이 되어 너무 감사하다rsquo 라는 이야기를 전했다고 한다 그러다보니 신규기관들 역시 타 기관과 협력하는 데 주저함이 없다 얼마 전 전년도 참가기관 3곳에 lsquo올해 프로그램에 선정된 단체들을 대상으로 하는 실무자 간담회에 참석하여 전년도 사업경험이나 현재 사업을 진행하며 겪는 어려움을 공유해 주실 수 있겠느냐rsquo는 요청을 했다 망설임 없이 최선을 다해서 준비하겠다고 전화기너머로 들려오는 목소리에 참 마음이 따뜻해졌다 이와 같은 신선한 바람이 개발협력 시민사회 전체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작년 프로그램의 막바지 즈음에 개인적인 감상에 젖어 페이스북 담벼락에 글을 남긴 적이 있다 ldquo이곳도 현장임을 느끼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rdquo라는 것이 글

의 요지였다 작년에 처음 수행되는 프로그램이다 보니 교육도 많이 어려워했고 단체 간에 어느 정도의 경쟁의식도 있었던 것 같다 그런데 오랜 기간을 함께하다보니 조금씩 마음을 열어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비슷한 사업을 기획하고 있거나 같은 국가에서 사업

을 계획 중인 기관들을 스스로 찾아가며 정보도 공유하고 네트워크도 구축했다 처음에는 바빠서 교육에 참가 못하겠다며 앓는 소리를 하던 분이 교육의 필요성과 중요성에 공감하며 아직 부족하니 또 교육에 참가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교육 중에 그렇게 외치던 ldquo현지 주민들과의 lsquo라포형성rsquo이 이런 것이구나ldquo를 느끼며 잠시 감성적이 되었던 기억이 문득 떠오른다

물론 교육 몇 번으로 현지조사 한번으로 창의적인 사업발굴이 되는 것은 아니다 또한 신규 단체의 특성이나 분야 전문성을 고려하지 않은 채 획일적으로 기존의 프레임 안으로 편입시키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있을 수도 있다 그렇지만 개발협력사업에 관심을 가지고 진입하려는 신규기관들에게 또는 어떤 이유로든 교육에 참여할 기회가 없었던 기관들에게 또는 네트워크 기반을 필요로 하고 있던 기관들에게 본 프로그램이 가지는 의미는 분명히 작지 않을 것이다

올해 참가기관 중 한 곳은 이런 말을 했다 ldquo저희는 그동안 저희끼리만 사업을 참 열심히 해왔어요 이렇게 지원 프로그램이 있는 줄도 몰랐고 다른 단체와 협력도 거의 없었던지라 이번 기회를 통해 다른 기관들의 활동도 알고 싶고 어떤 교육과정이 있는지도 궁금합니다 꼭 참여하고 싶어요rdquo

올해도 역시 바람이 분다 새로운 바람이~

박현정 작성

국제개발협력민간협의회 대외협력팀 간사

ODA Watch 청년활동가 8기

rianaprkgmailcom

교육에 참가한 활동가들의 모습 그들의 고민이 느껴진다 마지막 교육을 마치고 함께 찍은 단체 사진 KCO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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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체가 사는 길은 연대이며

활동가가 사는 길은 협력입니다

미얀마를 지원하는 단체 활동가들의 모임lsquo미지모rsquo

간디학교의 교가는 lsquo연대와 협력을 통해 활동을 만들어 가고 싶어 하는 미얀마를 지원하는 단체 활동가들의 모임(이하 미지모)의 꿈rsquo과 맞닿아 있다

미지모는 lsquo미얀마를 지원하는 단체 활동가들의 모임rsquo이다 함께 움직이고 있는 4개 단체(더프라미스 따비에 로터스월드 해외주민운동한국위원회)는 규모가 작다 첫 모임을 누군가 제안하고 선뜻 동의하여 출발한 지 불과 8개월이다 작은 것을 지향하는 활동가들이 만났다 회의시간 보다 뒤풀이 자리가 길고 공식적인 논의보다 비공식적 수다가 즐거운 곳이다 이제껏 우리가 만나왔고 생각해 왔던 (소위 주류라 일컬어지는) 국제개발협력NGO에서 보면 대수롭지 않을 수 있다 각자 생존하기 바쁘고 사업을 위해 경쟁하고 성공과 결과를 향해 질주하는 비즈니스와도 같은 국제개발 영역에서 사람중심의 협력을 통해 일궈가는 소소한 과정들이 얼마나 가치 있게 존중 받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ldquo미지모가 반드시 목표를 정해놓고 가는 것은 아닙니다 그냥 같이 가는 것입니다 뜻이 있는 활동가들이 함께 가는 과정 자체가 의미 있고 중요합니다 그 과정에서 성과가 있다면 좋고어떤 목표나 방식을 규정하지는 않습니다rdquo

미지모의 구성원을 동지로 여긴다는 로터스월드 민정희님의 생각이다

미지모가 정해진 목표를 두고 반드시 가야 하는 길이 없다고 해서 누구 하나 불안해하거나 강요하지 않는다 자칭 자발적 행동과 실천이 미지모의 강점이다 해외

현장에서 주민의 주인화 주민의 주체성 주민의 자발성만을 강조했던 활동가들이 스스로 모여 자발적 선택과 행동을 하는 모습은 흔히 행정에 밀리고 현장관리에 급급하며 프로젝트 실행에 힘겨워하는 국제개발NGO 활동가들에게서 쉽게 발견할 수 있는 모습은 아니다

ldquo크게 뭔가 성과를 내려고 욕심내지 않기 때문에 가능한 것 같습니다 성과가 중요했다면 자기 것을 차지하기 위해 많은 부분을 쟁취하고자 했을 텐데 아예 그런 마음 없이 시작하고 있습니다 그런 마음이 우리 스스로를 움직이게 합니다rdquo

어지간해서는 뭔가 미련 갖지 않고 훌훌 떠날 것 같은 로터스월드의 박영신님이 꾸준히 참여하는 이유이다

혹 우리는 분주하고 여유 없는 사람들이 더 많은 일을 열심히 훌륭히 해내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무엇이 문제인지를 근본적으로 고민하지 않고 어떻게 가고 있는지를 관행적으로만 되돌아보는 누군가에게 미지모는 어쩜 lsquo무(無)지모rsquo일지도 모르겠다

미지모의 첫 활동

미지모는 미얀마 마을에서 주민들을 직접 만나는 미얀마 활동가들의 가능성과 성장에 우선적으로 주목하고 있다 한국 본부에서 주민들의 마음과 생각 힘을 모아내는 일은 우선적 활동이 아닌지 오래 되었다 할 수 없는 것은 할 수 없다고 인정하는 것부터가 시작이다 미지모의 힘은 사실을 사실대로 아는 것이다 모르거나 못하거나 안 되는 것에 변명하거나 합리화 하지 않으

꿈꾸지 않으면 사는 게 아니라고아무도 가지 않는 길 가는 우리들 누구도 꿈꾸지 못한 우리들의

세상 만들어 가네우리 알고 있네 우리 알고 있네 배운다는 건 가르친다는 건 희망을 노래하는 것

NGO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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려고 한다 대신 문제를 대안으로 실천해 보고자 한다

ldquo한국에서 일하는 우리는 중간실무자입니다 현장실무자 특히 현장의 한국실무자들을 만나보면 우리와 같은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문제라고 하는 것 우리가 욕구라고 하는 것들이 해결되지 않아 힘들어 하고 있기도 합니다 서울 본부에서 일하는 우리는 이런 사실을 잘 모릅니다 뭔가 채워지지 않고 문제라고 여기던 것을 풀어가야 하는데 이런 것들을 현지의 활동가들과 하고 싶습니다 한국에서 파견된 실무자들을 생각하면 나랑 크게 다르지 않은데 항상 다르다고 생각하고 있는 건 아닌지 자문을 해봅니다 현지의 활동가들에게 우리가 함께 하면 꿈같던 일들도 실제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며rdquo

박영신님의 바람은 우리 모두의 바람이기도 하다

ldquo주민 현장 늘 어려운 존재입니다 우리가 주민을 또는 현장을 얼마나 아는지 우리가 안다는 그것이 주민의 또는 현장의 무엇을 알고 있는 건지 그런데 모른다고 해서 멈추지 않는다고 하는 것입니다 멈출 수가 없다는 것입니다 그럼 해야 하는데 그걸 하고 있는 사람이 하도록 해야 합니다 그 사람이 바로 미얀마 현지의 활동가들입니다 그 활동가들이 우리의 고민보다 좀 더 얕을지는 모르지만 그들이 할 수 있는 게 우리보다 훨씬 많습니다 아마 알면 더 잘 할 것입니다rdquo

미지모를 제안한 해외주민운동한국위원회의 강인남님의 근본 고민은 미지모 모두의 고민이기도 하다 그것은 미지모의 첫 활동으로 연결되었다

오는 6월 미지모는 2주의 일정으로 미얀마에 간다 미지모를 구성하고 있는 4개 단체 그리고 이 단체와 관계를 맺고 있는 15명의 미얀마 활동가들이 모인다 만나서 고민과 어려움을 함께 나눌 생각이다 미얀마의 과거 현재 미래에 대한 의식(觀)을 통해 미얀마에 대한 진지한 사유를 할 것이다 미얀마의 현재가 세계의 패러다임 속에서 어떤 위치에 있는지 마음의 자유와 평화 인류의 상생과 평등에 대한 진지한 자기 물음을 갖는 과정도 가질 것이다 국제개발의 참 의미 현지 활동가의 정체성과 역할 주민관계와 주민조직화에 대한 워크숍을 통해 자기 길을 스스로 만들어 갈 것이다 그리고 주민중심으로 지역개발이 이루어지고 있는 주민현장을 방문하여 우리 활동의 가능성을 넓혀갈 것이다 이 교육훈련은 미얀마의 젊은이로서 주민현장의 활동가로서 처음 가져보는 공동

의 성장과정이다 미지모는 이 교육훈련을 만들어 내기 위해 미얀마 현지 활동가에게 묻고 피드백하고 교육프로그램을 짜고 미지모의 생각을 보태 다시 묻는 과정을 가져왔다 미지모답게 해보자는 것이었다

이들은 9월에 다시 한국에 온다 미얀마 현지에서 실현 가능한 아이디어를 좀 더 넓게 찾아보자는 것이다 독재국가에서 오래 갇혀 왔던 열정과 신념을 활동으로 연결시키기 위해서이다 직접 눈으로 보고 듣고 느끼고 함께 구상하는 것이다 사회와 세상을 보는 눈 그것은 그들의 힘을 배가시키는 동력이 될 것이라고 미지모는 믿는다 설령 이제와 다를 바가 없다 하더라도 한국의 협동조합과 518기념재단 방문 크고 작은 지역사회 조직을 방문하며 이들이 느끼고 생각했을lsquo그 시간의 울림rsquo에 미지모는 행복할 것이다

미지모를 위하여

미지모는 참 다른 개개인이 모였다 주류가 될 수 없는 소박한 이들이다 김수환추기경님의 말씀대로라면 바보 같은 이들이 모였다 바다가 되기보다는 늘 흐르는 냇물이 되기를 자처하는 이들 자신의 생각을 끝까지 말하지만 공동으로 모아진 결론에 대해서는 흔쾌히 받아들이는 이들 누군가 제안하면 진지하게 실현가능성을 모색하는 이들 미지모는 마음과 뜻이 모인 곳이다 그리고 그 방법을 찾고 있는 중이다

ldquo모든 곳이 그렇지만 국제개발협력분야에도 문제는 있습니다 그런데lsquo사건rsquo이라고 하는 것은 그 문제를 그냥 보고 넘기지 않는 것에서 만들어 지는 것 같습니다 실제 이 모임 안에서도 변화를 꿈꾸는 변화를 시도해 보려는 마음이 간절합니다 그런데 그것은 특별한 사람이 모여서 특별한 일을 만들어서 되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입니다 미지모는 같이 모이면 힘이 납니다 같이 만나서 이야기를 해보면 아무 것을 하지 않아도 만나는 것 자체가 힘이 납니다rdquo

사람들의 lsquo진정성 있는 관계rsquo를 성찰하게 하는 민정희님의 말이다

미지모는 돈이 없다 잃을게 없어서 당당하다 우리가 가진 전부가 있다면 함께 술 마실 돈 정도이다 미지모는 능력 있는 사람이 없다 한 사람이 특별하지 않아서 절로 협동심이 작용한다 우리가 가진 전부가 있다면 자연스럽게 나눠지는 우리 개인의 고민과 세상이야기를 주고 받는 술자리이다 이 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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를 통해 미지모는 서로가 서로를 성장하게 만든다

ldquo미지모를 통해서 사업을 같이 하는 것도 있지만 뭔 가 공감하는 부분이 더 넓어졌습니다 우리는 국제개발이나 미얀마만을 이야기하지 않습니다 그것을 뛰어 넘어서 우리가 지향하는 가치에 대해 같이 공유하고 사례들을 나눕니다 그리고 그것을 한국의 국제개발협력시민사회와 공유하기 위해 미지모속에서도 또 다른 협력을 만들어 냅니다 그래서 한 단체가 하기 힘든 벅찬 일을 함께 만들어 갑니다rdquo

더프라미스와 로터스월드는 또 다른 협력사업을 구상 중이다 미지모는 바람직한 모델이 되기를 희망한다 같은 국가 안에서 같은 활동을 하는 단체들이 모이고 비슷한 생각을 지닌 활동가들이 만나고 작은 단체가 모여 협력하고 누군가에게는 꿈이 되기도 하고 어느 단체에게는 lsquo또 다른 방식의 국제개발이 가능하다rsquo는 발상의 전환을 일으켜 주고 싶기도 하다 그러나 그것이 우리의 목표가 될 수는 없다 lsquo함께 하는 과정을 통해서 어느 지점엔가 도달했더니 그렇게 되어 있더라rsquo라는 결과를 낳고 싶은 절실함이다 미지모는 그 절실함을 다른 국제개발협력 단체들과 소통하고 나누고자 한다

ldquo우리가 처음에 함께 하기로 했던 이유를 잊지 말아야 합니다 어떤 성과나 결과물 보다는 단체도 함께 하고 활동가도 함께 해야 한다는 것을 유지해야 합니다ldquo

미지모의 대표 따비에 정보임님의 말이다 미지모가 절대 잃지 말아야 할 초심이다

미지모의 정기 모임에 따비에의 한 활동가가 왔다lsquo달다rsquo라고 하는 아담하고 정취 있는 이름을 가진 신입활동가이다 미지모 신입활동가의 칭찬에 우리는 모두 웃었지만 우리가 이미 누군가의 꿈이 되고 있다는 사실은 우리가 무엇을 노력해야 하는지를 다시 깨닫게 해주었다 달다님과 같은 꿈이 모이면 미얀마 주민들의 꿈도 그들이 주인이 되는 방식으로 익어갈 것이다

ldquo마웅저대표님과 정보임대표님이 미지모에 다녀오시면 이야기를 해주시는데요 저는 그걸 듣고 놀라웠습니다 다들 서로 각자 영역에서 따로따로 경쟁하듯이 한다고 생각했었고 실제 그런 모습들은 외부에서 봤을 때 선입견을 갖게 하거든요 그런데 안을 들여다보니 lsquo실무자들이 뭔가 다들 열심히 하고 있구나rsquo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늘 와서 느낀 것은 내가 만약 이 활동을 계속 하게 된다면 10년 후 15년 후 선생님들 같은 모습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실제 사무실 안에서 있을 때는 뭔가 그림이 잘 안 그려지기도 하고 지금까지 국제개발은 잘 모르겠다고 말하고 다녔는데 오늘 참가하고 들으면서 그림이 좀 더 그려져서 알 것 같기도 해요 처음 듣는 이야기 처음 듣는 상황도 많아서 많이 듣고 배우게 되었습니다rdquo

OWL 원고 기고를 요청 받고 미지모는 기고의 여부 누가 쓸 것인가 어떻게 쓸 것인가에 대한 의견

회의 중인 미지모의 모습 유보미

NGO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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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 모아갔다 미지모는 출발이다 자랑할 것도 내놓을 것도 검증 받은 것도 인정받거나 비난 받을 것도 없다 미지모는 누군가에게 말을 하고 싶은 것이 아니다 우리 스스로 다짐하며 보여주고 싶다

연대와 협력을 통해 더 많은 것을 일궈갈 수 있다는 것 뜻이 분명하면 방법은 만들어 진다는 것 100개의 사업보다 뜻을 가진 여섯 사람이 더 소중하다는 것 정보임 강인남 달다와 같은 후배들에게 마웅저 민정희 박영신 옥세영 유보미와 같은 선배들이 더프라미스와 로터스월드 같은 선배 단체들이 따비에와 KOCO(해외주민운동 한국위원회)같은 후배 단체들에게 분명 힘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그래서 우리는 서로가 선배이며 서로가 후배이다 서로 가르치며 서로 배우는 것이다 미지모가 만들어 갈 국제개발협력의 혁신을 꿈꾸며 미지모는 꿈꾸는 길로 최선을 다해 갈 것이다

OWL의 원고 작성을 위해 우리가 모이는 날 따비

에 마웅저 대표님은 518기념행사 준비회의에 참석

하시느라 함께하지 못하셨습니다 더프라미스의 유

보미님은 3년 만의 휴가를 만끽하셨고 옥세영님은

건강상의 이유로 참석하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작은

시간들이지만 우리와 함께 출발했던 지구촌나눔운

동의 김민영님도 미지모 안에 있었음을 기억합니다

미지모 작성

babolif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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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에 공감과 연대가 필요한 이유- 로터스월드 민정희 국장과의 인터뷰 -

인터뷰에 열중하고 있는 로터스월드민정희 국장의 모습

OWL 독자들을 위해 간단한 자기소개먼저 부탁 드립니다

안녕하세요 로터스월드 민정희 사무국장입니다

지난주에 큰아들을 군대 보낸 두 아들의 엄마이기도 하

지요 불교신자이기도 하고요 저는 대학 시절에는 불교

학생회에서 시민운동을 경험했고 실제로 졸업 후 몇 년

간은 관련 단체의 간사로도 활동했어요 결혼 후 한국여

성단체연합에서 활동하다 한국불교국제네트워크의 국

제이슈 담당 실무자로 활동했어요돌이켜보면 이때 개

도국 현지에 오가면서 국제개발협력 활동을 알게 되고

서서히 인연을 맺기 시작했던 것 같아요 사실 저는 로

터스월드 창립시절부터 도왔고 2006년 2월부터 함께

하기 시작했어요 중간에 잠시 대학사회봉사단으로 이

직 했다가 다시 복귀한지는 1년 8개월 정도되었습니다

로터스월드에서의 저의 1막과 2막을 비교해보면 확실히

처음 왔을 때는 일종의 문제의식이 크게 없었던 것 같아

요 해외출장을 자주 오가며 현지 주민들과 많이 접촉하

긴 했지만 특히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내가 주민을

어떻게 바라보아야 하는가 등에 대한 생각을 깊게 하지는

못했던 것 같아요 이번에 다시 돌아오면서 스스로 부족

한 부분을 깨닫고 배워야겠다는 생각이 먼저 들더라고요

제 나이가 적지는 않지만 (웃음)더욱 용기를 내서 움직이

고 있죠 최근에는 국제개발협력 관련 교육도 많이 수강하

고 사람들과도 적극적으로 교류하면서 서로의 경험을 나

누고 있어요 개발협력사회의 교류가 주는 긍정적인 면이

많아서 이러한 모임이 점점 늘어나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OWL이 만난 사람

lsquo한국 개발NGOrsquo에 대해 생각해보면 어떤 특징들이 머릿속에 떠오르시나요

주로 국제NGO 대형NGO 개신교도 중년의 남성 실무책임자들을 연상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번 OWL에서 만나본 로터스월드 민정희 사무국장은 불교를 기반으로 한 소규모 단체 활동가이자

사회운동가 출신의 여성 실무책임자로 개발NGO사회 내에서는 흔치 않은 경력의 소유자입∙니다

봄비가 내리던 4월 23일(화) 기존 개발협력 시민사회에 신선한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민정희 사무국장을 만

났습니다 OWL은 이 인터뷰를 통해 한국개발협력 시민사회가 점차 다양해지고 있는 단면을 나누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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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에 기반하는 단체로서 로터스월드가 존중하는 가

치는 무엇인가요 그리고 이러한 가치가 사업방식에

실제로 적용되고 있는지 궁금하네요

저희는 평등 평화 자비 세가지 가치를 중점으로 삼

고 있어요 부처가 살아온 모습 그대로 그가 계급을

부정하고 전쟁을 반대했던 것처럼 평등과 평화를 추

구하고 불교사상에서 가장 기본적인 자비는 공감과

연대의 마음을 지향하지요 그렇지만 저희 역시도 실

제 사업에 이러한 가치들을 녹여내는 것이 아직은 많

이 부족한 것 같아요 현지 주민보다는 사업을 수행

하는 단체 중심으로 진행되고 국내후원자들의 요구

에 따라가는 것들은 저희뿐만 아니라 아마 다른 단

체들도 상황이 비슷하리라 생각됩니다 막상 사업 이

후의 관리는 부족하면서 후원자들에게 성과를 보여

주기 위해서 하는 사업이 너무 많다고 생각해요 막

상 현지 주민들이 필요하다고 요구한 것이 아닌데

도 우리가 일방적으로 사업을 진행하는 등의 문제들

말이죠 작년에 코빌(Covil)[1] 교육을 받으면서 이

러한 문제에 대해 더 생각해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빈곤 구조적인 폭력이 될 수 있음을 인지해야

그렇다면 현장사업에 이러한 가치들이

충분히 반영되지 못하는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요

문제의 원인과 결과를 제대로 보지 못하기 때문인 것

같아요 빈곤의 원인과 결과에 대한 근본적인 인식 즉

빈곤이 어디로부터 비롯되는가에 대한 정확한 인식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빈곤이 구조적인 폭력

이 될 수 있음을 깨닫는 것 말이죠 아직 한국의 국제개

발협력 역사가 짧기 때문에 충분히 실현되지 못하는 것

일 수도 있어요 빈곤문제가 단순히 해외에만 해당하

는 것이냐 하면 아니거든요 가난은 현재 우리 안에도

존재하고 있잖아요 저는 그렇기 때문에 개발협력분

야의 활동가들이 국내문제에도 더욱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생각해요 타인의 문제라고 생각했던 것을 나

의 삶의 문제로 받아들이는 순간 빈곤과 개발에 대한

보다 근본적인 접근이 가능해질 수 있다고 믿습니다

그러면 로터스월드가 중점을 두는 점은 무엇인가요

현재 준비 중이지만 lsquo현지NGO와 협력관계를 만들

자rsquo 라는 방향을 가지고 있어요 최근에 국제불교네트

워크에서 만난 단체들이 지역사회개발단체들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현지에서 활동했던 주민들의 권

한강화를 위한 활동을 하고 있는 단체들이죠 그래서

그분들의 활동경험을 배우고 우리의 사업 속에 녹여보

자는 생각을 가지고 있어요 권리에 기반한 관점 주민

운동적 관점에 대한 이야기들을 말이죠 사실 한국의

개발 NGO보다 현지에 있는 현지 NGO들이 더 그 지

역의 필요에 대해 잘 알고 현지 주민들에게 더 알맞게

일을 할 수 있는데도 현지 NGO를 바로 지원하는 단

체들이 많지 않아요 국제개발협력에서 현지 NGO는

조력자나 이해관계자 중 하나로 생각하기 때문이죠

그렇기 때문에 현지 NGO와 교류하면서 효과적인

사업과 주민권한 강화 등에 대해서 배우고 있어요

주민권한강화(empowerment)와 같은 경우에는 제

한된 자원 내에서 사업을 진행해야 하기 때문에 쉽

지 않지만 계속해서 노력하고 있는 사업 중 하나

에요 작년부터 주거 권에 대한 사업과 인권침해

지역의 주민들을 돕는 사업들을 하고 있고 미얀

마 모니와[2]에 대한 지원 사업도 이어가고 있어요

개발협력은 타인의 삶에 개입해서 변화를 주는 것이니

보다 신중한 접근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그러다 보니 정

말 필요한 것은 개발에 대한 철학과 윤리인 것 같은데요

네 맞아요 정말 공감하는 부분이에요 자기성찰

이 정말 중요하죠 개발NGO를 비롯한 시민사회가

항상 정부에게 문제 제기하는 부분이 바로 한국 개

발원조의 양적 성장인데 그렇다면 과연 우리 안에

는 이러한 문제가 없는지 되돌아봐야 하지 않을까

싶네요 우리 안에도 협력이나 연대하는 분위기보

다는 경쟁하는 모습이 주로 보이는 것 같아요 이러

한 모습이 우리가 무엇을 위해 이런 일을 하고 있는

지 여과없이 드러내고 있죠 이러한 이슈들을 함께

논할 수 있는 공론의장 또한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이제는 민 민협력을 위해 노력해야 할 때

국장님께서는 오랫동안 시민사회운동을 해오셨고 지

금은 개발NGO에 있으신데 서로 다른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1코빌(Covil) 코빌(Covil)은 Community Organizing과 Village의 합성어로lsquo지역과 함께 주민과 함께하는 주민운동rsquo의 방향성을 가진 활동가 조직이다2 미얀마 모니와 이 지역 주민들은 지역정부의 요청에 따라 농지를 3년간 중국구리광산회사에 빌려주고 3년이 지나도록 땅을 돌려받지 못하자 시위와 농성을 벌여왔다그러나 지난 11월말 화염방사기를 동원한 정부의 강제진압으로 100여명의 주민들과 스님들이 심한 화상을 입는 사태가 발생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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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스월드 사무국 앞에서 한재광 총장 민정희 국장 조이슬 간사 권아람 인턴의 모습 (왼쪽부터 차례대로) ODA Watch

먼저 상대적으로 인적자원과 재원이 시민사회에 비

해 풍부한 것 같아요 그리고 다들 정말 공부를 열

심히 하시는 것 같아요 (웃음) 특히 국제개발협력

에 관한 기술적인 방법론에 대한 학습도 많고요 하

지만 전체적으로 시야를 넓힐 수 있는 분야에는 공

부가 부족한 것 같아요 그리고 상대적으로 단체

들 간의 연대 협력은 비교적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

는 것 같아요 국내에서 협력하지 못하면 개발현장

에서 주민들과 협력을 이루기가 더욱 어렵잖아요

다른 단체와 연대 협력하는 모습이 부족한 것은 그만

큼 기존에 교류가 없어서가 아닐까요 국제개발협력

시민사회 내에서의 교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

최근 민관 협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반면 정작

민 민 간의 협력을 위한 노력은 아직 많이 부족한 것 같

아요 민간 단체들끼리 같이 사업을 해보면 서로 많이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예를 들어 환경 분야의 기

후변화 이슈는 매우 중요하고 구조적 변화가 필요함에

도 개발협력 사회에서는 큰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죠

민 민 간의 연대와 교류의 활성화를 통해 이와 같은 이슈

를 같이 대응해나가는 노력도 필요하지 않을까 싶네요

말씀을 들으니 다양한 단체들간의 만남이 중요하다고

생각됩니다 다양한 종교적 배경을 가진 분들이나 사

회운동을 하시는 많은 분들이 개발 NGO 커뮤니티에

합류하셔서 함께 토론할 수 있는 장이 마련되어야 하

지 않을까요

저도 국내에서 운동하시는 분들이 개발협력분야에 함

께 들어와서 같이 서로의 운동을 공유하고 나누는 시

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저희 단체를 비롯한 몇 단

체들이 함께 미얀마에서 개발활동을 수행하는 단체들

의 모임인 미지모[3]를 구상하고 추진하게 된 이유이

기도 하죠 미지모는 단체들이 서로 연대하고 협력해

야 한다는 생각으로 시작하게 되었어요 단체 간 협력

을 준비하며 실무자들끼리 모여보니 모두 코빌 교육

을 함께 받았던 사람들이더라고요(웃음) 모임을 하

면서 함께하는 기쁨을 많이 느끼고 있어요 미지모 사

람들 모두 지향하는 바가 비슷하기 때문에 서로 동지

애도 느끼죠 미지모 같은 모임들이 다른 단체들 사

이에서도 많이 이루어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미

지모에서도ldquo왜 우리 커뮤니티 내에서는 같이 협력하

는 사업이 없나rdquo 라는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어요

사실 단체와 단체가 서로 교류하고 협력하게 되면 서

로 배울 수 있는 점이 아주 많은데도 그런 모임이 많

지 않은 것 같아요 처음에는 힘들겠지만 같이 공동으

로 사업도 해보면 서로가 배울 수 있는 점이 많다고

생각해요 그 시간을 통해 개발협력에 대한 가치와 지

향점에 대한 생각들도 공유될 수 있으리라고 봅니다

ldquo누군가는 관심을 가지고 끊임없이 문제제기를 할

때 변화가 생기죠rdquo

현재 개발협력 시민사회의 구성원과 구조를 보면 실무

자는 여성이 많지만 실제 사업과 정책을 결정하는 위

치는 대부분 남성들로 이뤄져 있는데요 이에 대한 국

장님의 견해는 어떠하신지 궁금합니다

아무래도 남성중심의 사회구조를 그대로 반영한 모습

으로 보이는 것 같아요 젠더 문제에 대해서 관심을 가

지고 변화를 이루어야 하는 거죠 결국은 끊임없는 문

제제기가 필요하지 않나 싶어요 조직 내에서 불합리

한 것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고 여성들이 일을 할 수

OWL이 만난 사람

3 미지모 미얀마를 지원하는 사람들의 모임이란 뜻으로 로터스월드 프라미스 코코 따비에 4단체가 공동으로 만든 모임 이번 77호의 NGO현장 코너에서 개발협력 분야의 새로운 움직임인 lsquo미지모rsquo에 대해 다루고 있습니다 미지모의 활동이 궁금하신 분들께서는 해당 기사를 참고해주세요

32

로터스월드 사무국 앞에서 한재광 총장 민정희 국장 조이슬 간사 권아람 인턴의 모습 (왼쪽부터 차례대로) ODA Watch

있는 사회적인 여건이나 환경에 대해서도 누군가는 이

야기해야 하는 것이죠 이점에서는 저부터 시작해야 한

다고 생각해요 끝으로 활동가의 가장 중요한 자질은

바로 공감하는 능력이라고 생각해요 신문만 봐도 세

상에 너무나 많은 일들이 있어서 곧 잘 무력감에 빠지

기도 하죠 하지만 이러한 일들에 대해 일차적으로 관

심을 가지는 일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우리가 당장

하고 있는 일 이외에는 관심이 없어서는 안 되죠 조금

더 공감능력을 확장해서 세계에서 일어나는 여러 가지

고통에 대해 관심을 갖는 것 자체가 세상을 바꾸는 첫

발자국이라고 생각해요 개인적으로는 단체의 성과로

인정되지 못하는 일에 대해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하

는 게 아쉽지만 꼭 돈을 보내주지 않더라도 관심을 가

지는 자체가 연대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누군가의

고통을 알아주는 자체로도 그 사람에게 위로가 될 수

있기 때문이죠 그래서 사업으로 진행하지 못해도 일

단은 그러한 사실들을 회원들에게 알리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활동가의 역할은 사람들의 관심을 일깨워주고

공감할 수 있도록 운동해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국장님의 20여 년 간의 활동을 압축적으로 살펴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야기를 들으면서 앞으로의 활동

이 더욱 궁금해지는데요

저는 단체보다는 그 안의 사람을 잘 키워내고 싶어

요 이제까지의 저의 경험을 바탕으로 후배들을 잘 키

워서 올바르게 사업할 수 있도록 이끄는 역할을 하고

싶네요 또 출장처럼 짧은 시간이 아니라 현장에 가

서 오랜 시간을 주민들과 함께 보내고 또 사업현장을

구체적으로 보고 경험하는 시간도가지고 싶어요 이

제 아이들이 다 커서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해요 (웃

음) 마지막으로는 제가 가지고 있는 연대와 협력의

경험들을 가지고 현지 지역사회경험들을 한국의 개

발협력 분야에 소개하는 역할을 해나가고 싶습니다

인터뷰 시간 동안개발NGO 활동가로서 올바른 개발

협력의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해 매 순간 끊임없이 성

찰하고 문제제기를 하는 민정희 국장의 모습이 인상

적이었다 기존의 개발협력사회 내에서 교류와 연대

가 더 활발히 이루어져야 한다는 말에도 깊이 공감했

다 파트너 국가 간의 연대와 협력이전에 우리가 먼저

교류하고 연대해야 하지 않겠는가 앞으로 국제개발

커뮤니티 내에서의 활발한 교류와 다양한 연대의 모

습을 기대해본다 이번 인터뷰를 통해 (필자는) 한국

개발협력 사회 특히 개발NGO에 불어오는 새로운 바

람 다양하게 뻗어나가는 물줄기의 흐름을 목격한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민정희 국장의 오랜 경험이 담긴

이야기를 들으니 앞으로의 활동이 더욱 기대가 된다

권아람 작성 ODA Watch 인턴

aramclsrnnavercom

33

청년활동가

(YP)들이 꿈틀꿈

틀 원조투명성

캠페인 TF를

조직하다

방울방울 나무를 수놓는 저 꽃잎처럼

한국외대

청년들의

사무국 방문

반가웠어요

한국외대 학생들과 조이슬 간사의 모습 ODA Watch

ODA Watch 이모저모

마침내 봄이 왔습니다 물러 갈듯 말듯 끝까지 애태우던 추위가 사라지고 햇살이 온 대지를 따스하게 감싸 안아

주고 있네요 길거리 나무들도 화사한 꽃잎으로 몸을 단장하느라 분주해 보입니다 봄이 와서일까요 워치에도

새로운 식구들이 찾아왔답니다 올 봄 모두 함께 꽃을 잘 피워낸다면 가을 무렵에는 풍성한 과실을 기대해볼 수

있지 않을까요

지난 4월 26일(금) ODA Watch가

국제개발협력학회(KAIDEC)에서

매년 공모하는 ODA 학술활동 지

원사업에 선정되었습니다 이로써

KAIDEC으로부터 지난 2011년부

터 연속 3년 동안 지원을 받게 되

었는데요 워치는 공모사업을 통한

1200만원의 지원금으로 올 한해

lsquo한국 개발원조 투명성 제고 방안 정

책 연구사업rsquo을 펼쳐나갈 예정입니

다 OWL 독자 여러분들도 한국 개

발원조의 투명성을 높일 수 있는 방

안을 함께 고민해주시겠어요 더불

어 워치가 꾸려나갈 원조투명성 캠

페인에 대해서도 많은 관심과 참여

부탁 드립니다

지난 4월 29일(월)에는 한국외국어

대학교에서 온 4명의 학생들이 ODA

Watch 사무국을 찾아왔답니다 워치가

도대체 어떤 곳인지 무엇을 하는 단체

인지 궁금해서 오늘 인터뷰를 위해 열심

히 공부했다며 이런 저런 질문들을 쏟아

냈는데요 NGO에 관한 교양수업을 듣

던 중 사례발표를 위해 여러 단체 중 워

치를 선택하게 되었다는 청년들 고민

이 담긴 질문에 답하는 시간도 참 즐거

웠답니다 워치가 어떤 단체인지() 궁

금하신 분들이 있다면 주저 말고 서교동

에 자리한 저희 사무국으로 차 한잔 하

러 오세요~~ ^^

ODA Watch 청년활동가들이 국제

개발협력의 흥미로운 이슈를 lsquo씹고

뜯고 맛보고 즐기기rsquo 위해 뭉쳤습니

다 청년활동가들은 관심 있는 이슈

를 중심으로 모여서 팀을 꾸려 시민

의 목소리를 내는 활동을 해오고 있

는데요 여러 팀들 중에 그 동안 국

내외 개발협력정책과 담론을 중점

적으로 공부해왔던 정책감시팀과

DAC(개발협력체계 비평가)팀이 주

축이 되어 Task Force 팀을 구성해

원조투명성과 책무성에 대해 국제

국내사회가 어떠한 이야기를 해오고

있는지 힘을 합쳐 알아보기로 했답

니다 지난 4월 10일 대망의 첫 모임

을 가졌는데요 매주 수요일마다 모

여서 이슈도 알아가고 무엇보다 서

로를 알아가는 시간을 가지고 있답

니다 앞으로 저희 청년활동가들이

펼쳐나갈 활동 많이 기대해주세요

첫 모임 후 뒷풀이 장소에서 한 컷시작을 기념하는 와인 한잔과 함께 ODA Wat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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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DEC지원

ODA 학술활동

공보사업 선정

환영합니다

이재원 간사님

권아람 인턴님

이재원

간사의

한마디

지난 4월 신입직원 및 인턴채용을 통

해 이재원 간사와 권아람 인턴이 ODA

Watch와 함께하게 되었습니다 이재

원 간사는 지난 2012년 ODA 인턴으

로 이미 한해 동안 사무국의 일원으로

동고동락(同苦同樂 )해왔는데요 앞으

로 두 분과 함께 채워나갈 워치가 더더

욱 기대됩니다 OWL 독자 여러분들

께 전하는 편지도 읽어주세요 ^^

안녕하세요 5월부터 ODA Watch의 새 식

구로 함께하게 될 이재원입니다 워치의 청년

활동가로 시작하여 지난 해 ODA 청년인턴으

로 1년간 사무국에서 일하는 행운을 누렸었

는데 올해는 이렇게 간사로 인연을 맺게 되

어 무척 기쁩니다 앞으로 겸손한 자세로 관

계하는 모든 분들과 함께하며 lsquo해피에너지rsquo를

나acuteshy 수 있는 활동가가 되겠습니다 아름다운

봄날 좋은 소식 나acuteshy 수 있어 행복하네요 여

러분의 많은 응원 부탁드려요 감사합니다

워치의

최연소 기부자

는 누구

감동 어린 소식 하나 ODA Watch의

최연소 기부자를 소개합니다~ ^^ 바

로 세상의 빛을 본지 꼭 한 달이 되어

가는 박시윤 양이 그 주인공인데요 박

욱범님께서 따님의 탄생을 기념하며 너

무나 감사하게도 일시 후원을 통해 그

환희와 행복을 워치와 함께 나주셨답니

다 박욱범님은 OWL에 해외특파원으

로 글을 기고하며 워치와 인연을 맺기

시작했는데요 현재는 영국에서의 석

사과정을 마치고 잠시 한국에 들어와

ODA Watch의 자매 기관인 (사)글로

벌발전연구원 ReDI의 연구원으로도 함

께하고 계시답니다 너무 감사한 마음

에 시윤 양을 위해 작은 선물을 준비한

워치 사무국 후원 담당 간사님과 간략

한 증정식도 가졌답니다~ ^^ 시윤 양

앞으로 건강하게 무럭무럭 자라나길 바

랄게요 ^^

권아람

인턴의

한마디

안녕하세요 ODA Watch OWL 독자 여러

분 ODA Watch에서 인턴으로 함께하게 된

권아람이라고 합니다 저는 인권에 관심이 많

아서 작년 하반기에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

에서 4개월 정도 일을 했었어요 앰네스티에

서는 인권의 관점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연대

운동의 방향성을 배울 수 있었는데요 ODA

Watch에서는 또 어떤 것들을 배우고 생각하

게 될 지 궁금하고 매우 기대가 되요 일한 지

이제 겨우 2주차인데 하루하루 많은 것들을

배우며 비판적인 관점으로 개발협력을 바라

보는 눈도 기르고 있어요 ODA Watch를 알

게 되어서 그리고 함께 일하게 되어 반갑습니

다 앞으로 독자 여러분들을 자주 뵐 수 있길

기대할게요 )

박욱범 님과 이재원 간사 ODA Watch 권아람 인턴과 이재원 간사 ODA Watch35

36

37

3월 재정보고

[ ODA Watch 살림살이 ]

ODA Watch는 투명한 재정운영을 원칙으로 합니다

소중한 후원금으로 운영되는 워치의 살림살이가 어느 곳에 어떻게 쓰여지는지

후원자 여러분과 OWL 독자들께 보고드립니다

워치의 살림살이에 더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38

ODA Watch는 2006년 설립 이래로 한국의 국제개발협력 사업 및 정책이 인권 bull 평등 bull 연대에 기반하여 보다 책임 있게 효과적으로 사용되어 개발도상국의 빈곤퇴치 및 지속가능한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한국 대외원조의 정책을 지속적으로 감시 bull 제언하고 대안을 고민하는 참여형 시민사회단체(Civil Society Organization CSO)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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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11: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77호(2013.05.03)

산은 2012년 118억원에서 2013년 154억원으로 증가한 반면 대학과의 파트너십을 통한 개발협력사업은 2012년 184억원에서 2013년 97억원으로 줄어들었다[표 6 참고] 한편 EDCF에서도 민자사업(PPP)을 장려하고 기업의 참여를 활성화하기 위해 EDCF를 활용한 해외 민자사업 진출 설명회를 개최한 바 있다

ODA사업에 대한 민간의 참여를 적극적으로 확대해야 한다는 점에 대한 공감대는 이미 형성되어 있다 문제는 예산 배분의 우선 순위와 원칙이다 무엇보다도 대학과 민간단체들이 기본적인 인프라 및 단체의 역량을 갖추는데 예산을 우선적으로 배분해야 한다 지원 성과에 대한 엄밀한 평가는 중요하지만 단기적인 성과를 예산 지원과 직접적으로 연계시키는 방식은 지양해야 한다 아직 사업 초창기라는 점을 감안하여 대학과 단체들이 충분한 역량을 갖출 수 있도록 장기적인 관점의 지원이 필요하다 또한 기업의 경우에는 국제개발협력 사업의 성격에 대한 이해가 부족할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민관협력 사업의 일환으로 추진되는 글로벌 사회공헌 프로그램이나 민자사업이 기업의 이익 추구를 위한 도구로 변질되어서는 안 된다는 원칙을 지속적으로 강조할 필요가 있다

예산을 대폭 늘려야 한다 홍보 평가 연구 관련

예산

홍보 평가 연구 관련 예산은 비록 파트너국의 발전을 위해 직접적으로 쓰이지는 않지만 한국 ODA의 효율성 및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필수적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아래 lt표 7gt에서 확인할 수 있는 것처럼 KOICA와 EDCF의 홍보 평가 연구 관련 예산은 현상 유지 또는 소폭 증가하는데 그쳤다 예전에 비해 사업 규모가 대폭 증가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ODA예산 배분 과정에서 홍보 평가 연구 사업의 중요성이 전반적으로 강조될 필요가 있다특히 지금과 같이 ODA규모를 대폭 확대해나가는 시기에 적극적인 홍보에 노력을 기울임으로써 국민들에게 ODA에 대해 알리고 이를 통해 국민 지지기반을 확대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KOICA의 홍보예산은 3년째 제자리 걸음 중이다 지구촌 체험관 관리에 소요되는 예산을 제외하면 실질적인 홍보활동에 쓸 수 있는 예산은 오히려 줄어들었다 EDCF의 경우 개발협력 인식증진을 위해 올해 6억원 이상을 쓸 계획이다 ODA에 대한 국민들의 인지 제고를 위해 두 기관 모두 더 많은 예산을 투입할 필요가 있다

lt표 6 gt2013년 KOICA 민관협력 사업 예산 내역 자료 2013년 KOICA 대외무상원조 사업계획

lt표 8 gt2013년 KOICA 홍보 사업 예산 내역 자료 2013년 KOICA 대외무상원조 사업계획

lt표 9 gt 2013년 KOICA 사업평가 사업 예산 내역 자료 2013년 KOICA 대외무상원조 사업계획

lt표 10 gt 2013년 KOICA 연구조사 사업 예산 내역 자료 2013년 KOICA 대외무상원조 사업계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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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ODA사업평가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대책은 이미 마련되어 있다 통합평가지침과 매뉴얼이 만들어졌고 『기본계획』에도 평가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들이 제시되어 있다 그러나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예산은 여전히 충분하지 않다 일부 공여국은 별도의 독립적인 평가 기관을 설립하여 사업 평가의 혁신을 꾀하고 있는데 반해 KOICA는 13억원 가량의 예산으로 모든 사업을 평가해야 한다 또한 프로그램프로젝트 성과평가에 절반 가량의 예산이 배분되기 때문에 평가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쓸 수있는 예산은 많지 않다 한편 EDCF는 사업심사평가연구 항목으로 올해 11억원의 예산을 배정했다 무middot유상 원조모두 평가예산을 대폭 확충하여 개별 사업의 성과를 예산 배분에 적극적으로 반영할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늘어난 원조 규모에 걸맞은 연구기능의 강화가 필수적이다 그러나 2013년 KOICA의 연구 관련 예산은 작년과 동일한 수준이다 한국이 국제원조규범을 따르고 새로운 개발 의제 형성 과정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연구 역량이 확보되어야 한다 ODA 시행 기관의 자체적인 연구 역량을 확대하고 대학 및 관련 연구기관들이 보유하고 있는 전문성을 한국 ODA의 발전을 위해 활용할 수 있도록 연구조사 예산을 시급히 확대해야 할 것이다

ODA 예산 점차 투명해지고 있다

국가의 재정활동은 예산이 정해지고 집행된 후 결산에 이르는 전 과정으로 요약할 수 있다 따라서 ODA Watch는 ODA 예산에 대한 체계적인 모니터링을 위해 지난 2011년부터 매년 정보공개청구(wwwopengokr)를 통해 무middot유상 ODA예산안을 청구해왔다 그러나 2011년에는 기획재정부에 무middot유상 ODA 예산안을 단일 청구한 결과 공개를 거부당했다 당시 사유는 외교관계 관련 사항으로 대외 정책등이 노출되어(중점협력국가 등) 국가의 중대한 이익을 현저히 저해할 우려와 입찰계약 업무 등의 공정한 수행에 현저한 지장을 초래할 우려가 있다는 점이었다 그러나 2012년부터는 중점협력국 26개국 명단도 공개되었고 간략하지만 무middot유상 ODA 예산안과 무상원조의 경우 기초 설명자료도 받아볼 수 있게 되었다

예산안 공개 수준과 방식에 있어서도 큰 변화를 살펴볼 수 있다 올해 KOICA의 경우 예산안 정보뿐만 아

니라 함께 제공하는 설명자료도 상당히 자세해져서 단순히 각 세부항목에 대한 설명뿐만 아니라 예산자료가 함의하는 바에 대한 분석도 함께 제공하기 시작했다 EDCF 역시 2012년에는 각목명세서만을 공개했다면 올해에는 간단하지만 기금운용계획서도 같이 제공함으로써 예산에 대한 기초설명을 함께 제공하고 있다 짧다고도 볼 수 있는 기간이지만 지난 3년 간 예산자료 공개 측면에서 정부의 투명성과 책무성은 많이 향상되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그러나 여전히 갈 길은 멀다 EDCF와 KOICA가 제공하는 무middot유상 예산안 자료를 서로 비교할 경우 공개 및 설명 수준에서 상당한 차이를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가령 KOICA는 중점협력국 별로 세분화 된 예산을 공개하고 있는 반면 EDCF는 여전히 지역 수준 예산까지만 공개하고 있다 또한 KOICA는 구체적인 사업들의 목록을 예산안에 제시한 반면 EDCF에서 제공한 예산자료로는 구체적인 사업 내역 파악이 어려웠다물론 차관사업(유상)과 무상원조 간 사업의 특성이나 집행 방식 등이 다르기 때문에 사용하는 용어나 설명하는 방식 등에 차이가 있을 수는 있지만 ODA라는 공통의 틀 안에서 집행되는 사업인 만큼 서로 비교하며 이해할 수 있도록 정보의 제공 방식과 공개 수준이 서로 일치될 필요가 있다

예산 편성의 전 과정에서 적극적인 국민참여 필요

2015년이면 ODA 예산이 약 4조 3천억원[7](GNI 대비 025)을 상회할 예정이다 그러나 현 ODA예산 편성 및 관리시스템에는 여전히 많은 문제점이 있다 현재 국무조정실 산하 개발협력정책관실이 ODA 사업 전체를 총괄하고 있지만 각 부처와 기관 지자체 별로 자체적으로 ODA 사업의 예산을 확정하고 집행하기 때문에 부처별 분산원조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따라서 통합적인 ODA 예산 편성 및 관리체계를 구축하기 위한 장기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또한 정부를 비롯하여 개발협력에 관련한 모든 이해 관계자들도 ODA예산 편성 및 집행에 관심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개입해야 한다 무엇보다도 예산 편성 시 국회의 참여는 필수적이다 모든 예 결산은 국회 심의와 의결을 거쳐 확정되며 ODA 예산 역시 국회에서 최종적으로 결정된다 현재 국제개발협력기본법[8] 상에 따르면 매년 국제개발협력 관련 정책 및 사

지금 정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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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한국형 ODA 모델 추진방안 제 13차 국제개발협력위원회 의결안건 1호 20120914]

8 제13조 (국제개발협력에 대한 평가) ① 위원회는 국제개발협력 사업의 성과에 대한 국민의 이해와 국제개발협력 사업 시행의 투명성을 제고하기 위하여 국제개발협력 평가지침을 마련하고 관련 정책 및 사업의 추진실적을 평가한다② 위원회는 제1항의 평가결과를 매년 6월 30일까지 국회에 보고하여야 한다③ 제1항과 제2항에 따른 평가의 기준bull방법 국회에의 보고 등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

업의 추진 실적 역시 국회에 보고하도록 되어있다 국회가 예산 편성 과정에서 보다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하고 분절화된 예산의 조정을 이뤄낸다면 현재 원조분절화 등 부처간 이해관계의 대립으로 인해 발생하고 있는 여러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또한 시민사회의 적극적인 관심이 필요하다 예산 감시는 전문성이 요구되는 영역이고 특히 ODA의 경우 예산에 관련된 정보를 얻기가 쉽지 않았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에게 관심의 대상이 되기가 어려웠던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정보공개제도를 통한 ODA 예산 공개가 활성화되면서 관련 정보를 손쉽게 얻을 수 있게 되었다 또한 ODA에 직결되는 것은 아니지만 lsquo좋은 예산센터rsquo를 비롯한 전문 민간 씽크탱크도 ODA 예산 분석 시 주요하게 참고할 수 있는 많은 기초 자료들을 제공하고 있다 앞으로 점차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ODA 자금이 보다 효과적이고 효율적으로 사용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초기 배분을 살펴볼 수 있는 lsquo예산rsquo에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시민들의 세금으로 조성되는 만큼 ODA 예산이 적실한 곳에 올바르게 분배되고 있는지 보다 적극적인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야 할 때이다

예산분석 TF팀 작성

김대욱 ODA Watch 청년활동가 4기

jedu-hanmailnet

조이슬 ODA Watch 간사

eseulangel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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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주) ODA Watch는 2012년 12월에 참여한 lsquoMekong의 미래를 위한

전략회의rsquo 의 후속활동으로 지난 3월 Mekong Watch가 주최한 태국 캄보디

아 현장 조사를 다녀왔습니다 메콩 지역에서 만난 주민들의 이야기와 생각들을

담아 지난 OWL 76호(누구를 위한 개발인가) 부터 연재하고 있는데요

이번 77호 lt태국 이야기 ①편gt에서는 20년 전 태국 우본 지역의 문(Mun) 강

에 지어진 팍문(Pak Mun) 댐이 주민들의 삶에 어떠한 변화를 가져오게 되었는

지 주민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삶은 무엇인지를 들려드립니다 우본 라차타니

(Ubon Rachathani)의 어느 마을에서 지금 이순간에도 25년이 넘게 이어져

오고 있는 주민들의 이야기에 함께 귀 기울여 주세요

다음 호에서는 lt태국 이야기 ②편-시린톤 댐 이야기gt가 이어집니다

lt태국 이야기 ①편gt은 오마이뉴스의 특별기획코너에서도 보실 수 있습니다

메콩이 들려주는 네버엔딩스토리 타이 문강 팍문댐 반대 운동이 던지는 질문

지난 3월 19일 머리 위로 뜨거운 태양을 안고 다시 메콩의 품에 몸을 실었다 꼭 3년만이다 물의 어머니 어머니의 강 메콩은 3년의 시간이 어찌 흘렀는지 무색하게 여전히 그 넓은 품으로 주변의 산과 들 하늘과 바람에 따뜻한 숨을 불어넣고 있다 건기라서 강물의 수위가 그리 높진 않지만 시퍼런 위엄은 그대로이다

메콩의 숨결을 품은 바람과 대지의 온기는 베트남 캄보디아 라오스 버마 중국 태국 6개 나라에 가 닿는다 이들 나라 국민들에게 메콩은 삶의 원천이다 아니 삶 그 자체이다 메콩 지역 주민들은 메콩에서 나는 물고기를 잡아 끼니를 해결하고 메콩의 흐름에

몸을 맡겨 더위를 식히며 메콩의 비옥한 강물로 농사도 짓고 가축도 기른다 아이들에게는 지상 최고의 놀이터이자 삶의 지혜를 배우는 학교이기도 하다 하지만 언제까지나 이들에게 넓은 품을 내

어줄 것만 같던 어머니의 강에도 아픔이 찾아왔다 성장에 대한 욕구가 인간의 삶을 휩쓸기 시작하면서 6개 국가에 불어 닥친 개발의 바람에 메콩이 마음껏 제 힘을 내지 못하고 몸살을 앓고 있다

모든 이야기에는 끝이 있는 법이라 생각했다 모든 일에는 끝이 있으려니 했다 그런데 메콩의 지류인 문강(Mun River)이 흐르는 태국 우본 라차타니(Ubon Ra-chathani)의 어느 마을에 25년이 넘도록 이어져온 언제 끝이 날지 모르는 이야기가 있다 뜨거운 햇살이 내리쬐는 3월의 중천에 졸음이 밀려올 법도 한데 귀를 쫑긋이 세울 수밖에 없는 이야기가 메콩강을 따라 흐른다

만천하에 드러난 거짓 수문을 열라

태국 우본에 흐르고 있는 문(Mun)강 문강은 메콩의 가장 큰 지류이자 태국에서 가장 비옥한 강이다

FOC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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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그랬다 메콩을 따라 문강에 흘러들어온 풍부한 수자원과 물고기로 문강 인근 지역은 그 어느 곳보다 살기 좋은 곳이었다 댐 건설 이전까지만 해도

그러던 어느 날 태국 정부는 전력 생산을 이유로 문강에 대규모 댐을 짓기로 한다 댐의 이름은 팍문 (Pak Mun)댐 세계은행이 건설 자금을 지원하고 태국 전력(EGAT Electricity Generating Authority of Thailand) 이 건설을 맡았다 이들과 태국 정부는 지역의 발전과 주민들의 삶을 향상시키기 위해 댐을 짓는 것이라 말했지만 주민들은 오히려 댐이 자신들의 삶을 파괴했다고 말하고 있다 어떻게 된 일일까

느닷없이 댐 건설 계획이 발표되자 주민들은 댐 건설을 막기 위해 거세게 항의했다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해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도리 없이 댐 건설은 강행된다 1989년 댐 건설이 승인되고 1991년

건설을 시작해 1994년에 완공된다 댐이 지어지는 동안에도 주민들의 시위와 반대 운동은 끊임없이 이어졌지만 태국 정부는 마치 귀머거리인 듯 주민들의 외침에 모르쇠로 일관했다 결국 주민들은 댐 건설 중단을 요구하는 것이 더 이상 받아들여지지 않음을 인정하고 대신 수문을 열어달라는 요구를 하게 된다

ldquo댐이 들어선다고 했을 때 가장 큰 걱정은 더 이상 물고기를 잡지 못하게 되는 것이었어 수십 년 평생 물고기를 잡으며 이웃 간 관계를 맺고 나누며 살아왔는데 댐이 들어서면 메콩을 따라 문강으로 흘러들 물고기들이 줄어들 게 뻔하지 않아 그러면 자연스럽게 생계뿐만 아니라 마을 사람들 간의 관계가 무너질 수밖에 없고 너무도 당연한 이치인데 정부는 도무지 들어먹지를 않아 오히려 댐 건설업자들이랑 이구동성으로 댐이 지어져도 문강의 물고기에는 아무런 영향이 없을 것이니 당신들이 먹고 사는 데에도 아무런

팍문지역 지식센터에서 팍문댐 건설 이전의 삶을 설명하는 주민 윤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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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장이 없을 것이오 하더라고 말이 되야 말이지rdquo

댐 건설 이전부터 이 마을에서 평생을 살아온 분미(Bunmi 63) 할아버지가 당시를 회상하며 분통을 터뜨리신다 함께 모인 다른 주민들도 덧붙인다 당시 정부는 댐에서 생산되는 전력이 주민들의 삶에 생태적으로도 경제적으로도 혜택을 줄 것이라 했다고 한다 심지어 더 많은 종류의 물고기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 했다 하지만 이는 만천하에 거짓으로 드러났다

ldquo팍문(Pak Mun) 댐 건설 이전에 문강에 살던 어종은 265종이었어 마을주민들이 NGO의 도움을 받아서 일일이 조사를 다 했더랬지 하지만 댐이 생겨난 이후 어종은 45종으로 급격히 줄어들고 말았지 물고기들은 강을 따라 흐르며 산란을 하고 넘나들어야 하는데 문강은 더 이상 최적의 삶의 터전을 제공할 수 없게 된 거야 댐 건설로 생겨난 저수지로 강여울과 기슭에서만 서식할 수 있는 식물 수초들도 모두 잠겨버렸고 이게 다 우리가 먹고 사는 주식인데rdquo

결국 댐이 지어져도 문강의 생태계에 어떠한 부정적 영

향이 없을 것이라 말했던 정부의 주장이 거짓으로 드러나자 주민들은 분노했다 이에 자신들의 젖줄인 문강을 지키기 위해 다시 소매를 걷어붙이고 정부를 향해 수문을 열어줄 것을 외쳤다 물고기가 줄어든 것이 댐 건설로 수문이 막혔기 때문인지 아닌지 수문을 열어서 확인해보자는 것이다 주민들의 삶을 건 끈질긴 요구와 투쟁 끝에 정부는 이를 받아들여 2001년 6월 14일부터 2002년 6월까지 약 1년간 수문을 열기로 했다

돌아온 물고기들

수문이 열리자 거짓말처럼 물고기들이 다시 문강으로 돌아왔다 강 상류에 산란을 하기도 했다

ldquo눈앞에 명백히 드러났지 사라졌던 물고기 137종이 메콩에서 문강으로 돌아온거야 2001년 6월부터 2002년 5월 사이에 게다가 사라졌던 여울들도 조금씩 다시 생겨나고 강기슭에 서식하던 식물들도 다시 보이고 말이야 100는 아니지만 마치 댐이 건설되기 이전의 상태로 돌아간 듯 했어rdquo

분미 할아버지 옆에서 조용히 듣기만 하던 우돔(Udom 54)씨가 약 1년간 수문이 열렸던 시간을 떠올리며 흥분된 어조로 말한다 한 조사 보고서에 의하면 수문이 열리고 나서 33종의 물고기가 여울에 25종이 강 깊은 곳에 40종이 훨씬 더 깊은 곳에 22종이 강 가운데 급류 사이의 소용돌이 속에 24종이 동굴에 56종이 때마다 강물이 범람하여 생기는 습지에 알을 낳았다고 밝혀졌다

수문이 열린 기간 동안 국제사회와 지역 자체 조사 지역 대학 등 많은 연구 조사가 이루어졌다 태국 정부와 팍문댐 건설을 맡은 태국전력 당국도 조사를 실시했다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모든 조사의 결과가 일치되는 점이 있다 바로 수문이 열렸던 약 1년 동안 문강의 생태가 예전 수준으로 회복되었으며 이를 통해 지역 주민들의 생활도 회복되었음을 인정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팍문댐이 애초에 목표한 전력 생산에 실패하였으며 태국전력(EGAT)이 주민들 간에 갈등을 조장하고 지역의 가난을 초래했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팍댐 사례는 문강의 생태계 파괴로 인해 태국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정치적 투쟁으로 남아 있다

ldquo우리는 여전히 정부에 수문을 열어줄 것을 요구하

메콩강 댐개발 현황 International Riv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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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있어요 우리가 바라는 것은 오직 그거 하나에요 정부가 현금이니 뭐니 보상을 제공했지만 터무니없이 적은 금액이었고 그걸로 먹고 살기는 불가능해요 오히려 보상 때문에 사람들 사이가 나빠지기만 했죠 삶의 질이 떨어진 건 물론이고 수문이 열리지 않는 이상 여기서 제대로 살기는 어려워요rdquo

팍문댐 주민네트워크 활동에 참여하고 있는 사왕(Sa-wang 46)씨는 정부가 댐 건설로 이주한 주민들에게 제공한 보상이 주민들이 원한 형태가 아니었음을 토로하며 보상 때문에 주민들 사이에서 갈등이 생겼다고 했다 자세히 들어보니 보상금을 전액 현금으로 제공한 것이 아니라 가구당 받게 될 금액의 3분의 1만 현금으로 나머지 3분의 2는 조합운영 지원금으로 제공하여 주민들이 돈이 필요하면 조합에서 빌려 쓰게 했다는 것이다 심지어 돈을 빌릴 때는 이자를 내야 한다

결국 댐 반대 운동이 보상 요구 운동으로 바뀌면서 주민들 사이에 입장이 갈리고 상황이 더욱 나빠졌다고 했다 어떤 주민들은 정부가 주는 방식을 받아들여서라도 보상을 받기를 원했고 다른 주민들은 정부의 제안을 거부하고 전액 현금 보상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여 나가고 그러는 중에 정부는 이들 사이에서 이간질을 시키고

문득 궁금해졌다 정부 입장에서는 가구별로 보상금을 전액 현금으로 깔끔하게 주고 주민들이 더 이상 시끄럽게 하지 않게 하는 것이 편

했을 텐데 왜 문제를 더 복잡하게 만들었을까

ldquo일종의 선례를 남기지 않겠다는 것이었죠 팍문댐 사례에서 주민 보상을 주민이 요구하는 대로 주게 되면 다른 댐을 건설할 때 참고 사례가 되니까정부는 잠깐 시끄럽게 되더라도 굽히지 않은 거죠rdquo

10년 이상 이 지역의 주민네트워크 코디네이터로 활동하고 있는 라(Lah)씨의 말이다

ldquo돈은 환상이다rdquo

20년 넘게 싸워온 이들의 삶은 현재 어떤 모습일까 정부가 말한 대로 댐에서 생산되는 전력의 혜택을 받아 윤택하고 풍요로운 생활을 누리고 있을까 1년간 수문이 열리고 나서 정부는 잘못된 주장을 인정하고 이들의 요구를 받아들였을까 보상 문제야 주민들에게 불리하게 이루어졌다고 해도 수문을 열어야 한다는 것은 국제사회와 국내사회가 동시에 지적한 사항이니 어느 정도 협상이 이루어지지 않았을까

은근한 기대를 품은 질문에 돌아온 대답은 뜻밖이었다

ldquo정부는 끝까지 귀를 닫고 있어 수문을 열어서 조사한 결과가 있으니 아예 무시하지는 못하고 자기들이 조사한 걸 가지고 6월부터 9월까지 4개월 동안에만 물고기가 이동을 하니까 1년에 4개월만 문을 열면 된다는

댐 건설 이후 상황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주민들 윤지영17

거야 그런데 다른 조사결과에서는 1년 내내 물고기가 메콩과 문강 사이를 이동하고 알을 낳는다고 밝혀졌지 또 수문을 1년 내내 연다고 해서 팍문댐이 만들어내는 전력 생산량에는 아무런 영향도 없다고 이미 팍문댐은 목표한 전력을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는걸rdquo 분미 할아버지는 더욱 강경한 어조로 지금 주민들은 다시 단결하여 수문을 1년 내내 영원히 열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했다 정부는 들은 척도 안하고 1년에 4개월간만 수문을 여는 것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했다 심지어 작년에는 오로지 2개월만 열었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민들은 협상을 포기할 수 없다고 했다 그 이유는 문강을 떠나 살 수 없기 때문이다

ldquo정부가 그런 식으로 보상을 하고 우리는 어쩔 수 없이 집을 옮겨야 했고 무슨 노력인들 안 해봤겠어 다른 일자리도 구해보고 먹고 살 궁리를 했지 그런데 그게 쉽게 바뀔 수 있냐는 거야 평생을 강에서 살아온 사람들인데 예전엔 문강만 있으면 뭐든 다 가능했어 물고기를 잡아서 끼니를 해결하고 팔아서 다른 필요한 물품을 사고 벼농사를 짓는 사람과 교환해서 나누어 먹고 강 근처 숲에서 나무를 캐와서 장작을 하고 과일도 따먹고 자연으로부터 먹을 것들이 넘쳐나니 돈이 필요 없었지 내 손에 현금이 안 쥐어져도 아무 문제가 없었어 그런데 지금은 그럴 수가 없어 자연이 아니라 이제는 시장에 의존할 수밖에 없게 된 거야 강에서 구하던 물고기를 시장에 가야만 구할 수 있어 이웃들과 나눠 먹던 것들을 이제는 무조건 시장에서 사야만 해 하루에 최소 150바트(Baht 태국 통화 단위)는 필요한데 벌어올 데가 있어야지rdquo

한참을 열띠게 이야기를 나누다 조용히 자리를 지키던 우돔씨의 한마디에 가슴이 몹시도 울렁거렸다

ldquo우리가 말하는 게 있어 lsquo돈은 환상에 불과하다 물고기가 진짜다rsquo라고rdquo

한국 일본 중국 라오스의 시민사회와 언론이 메콩 지역 개발 문제를 조사하기 위해 꾸려진 조사단의 일행으로 이들 주민들을 만나면서 궁금한 것이 묻고 싶은 것이 무수히 많았다 하지만 가끔 이들이 격앙된 목소리를 높이거나 혹은 차근차근 말하다 때때로 깊은 숨을 쉬며 호흡을 고르는 모습을 보며 나도 모르게 목이 메고 더 이상 입을 열수 없는 상태가 되어버린다 돈은 환상에 불과하고 물고기가 진짜라니 이 얼마나

명료하고도 절대적인 진리인가 삶의 지혜인가 감동 인지 아픔인지 모를 감정에 잠시 멍해져 있다가 다시 분미 할아버지의 목소리가 들려와 얼른 정신을 차린다

ldquo팍문댐이 물고기만 사라지게 한 게 아니야 이 마을의 전통이 깨졌지 대대로 내려오던 물고기 잡는 기술을 더 이상 보존할 수 없게 됐고 남자들은 여기서 더 이상 처자식을 먹여 살리기가 어려우니 방콕이든 어디든 도시로 떠나야 했고 떠난 남자들은 도시에서 외롭고 힘드니 새로운 가정을 가지게 되고 남은 처자식들마저 떠돌게 되거나 여기서 입에 풀칠하기가 쉽지 않아졌고 수문이 열리지 않으면 지금보다 더 강물 오염이 심해질 것이고 물고기들은 죄다 죽어버리겠지 그러면 이 마을은 더 이상 보존하기가 힘들어rdquo

분미 할아버지가 잠시 상심으로 말을 잇지 못하는 사 이 라씨가 거들어 설명해준다 현재 문강의 수질 오염이 심각한 상황이고 이로 인해 주민들의 식량 안보가매우 위험한 수준이라고 한다 먹고 살기 위해 수입

댐 건설 이후 수문 개방 요구 시위 운동에 대해 설명하는 주민 윤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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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있어야 하는데 그동안 물고기를 잡는 것 말고는 해본 일이 없으니 다른 일을 찾는 것도 쉽지 않아서 일자리도 구하기가 힘들다고 한다 다른 일을 구할 수 없는 주민들은 결국 한참 떨어져 있는 다른 강에 가서 물고기를 잡아와 여기서 다시 팔아 수입을 만들고 있다고 했다 이 지역의 자산은 문강의 물고기를 잡는 것이고 이로부터 나온 지역 고유의 지혜가 주민들의 삶을 지켜왔는데 이 모든 게 상실되고 있다고 했다

우리는 물고기를 원한다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어느새 해가 뉘엿뉘엿 넘어간다 시계를 살펴보니 어느새 4시간이 훌쩍 흘렀다 이야기에 푹 빠져 시공간을 넘나들다 이들의 삶에 잠시 마음을 맡겼다가 문득 고개를 흔들어본다 20년간의 지난한 투쟁의 역사를 4시간이라는 짧은 시간동안 외부에서 찾아온 낯선 이들에게 전하는 것이 이들에게 어떤 의미가 있을까 행여나 아픔만 들추고 가는 것이 아닐까 도움이 되지

도 못할 텐데 이러고 있는 것이 무책임한 것 아닐까속으로 어쩔 줄 모르고 있는데 이런 내 마음을 읽은 마냥 분미 할아버지가 힘주어 말씀하신다

ldquo우리 이야기가 세상에 널리 널리 퍼져 알려졌으면 좋겠어 이렇게 여러분에게 이야기를 할 수 있어서 기쁘고 우리의 투쟁의 삶을 전할 수 있어서 자랑스러워 우리가 살아온 것은 정부와 권력의 부정의에 대한 저항이었어 이런 일이 여기뿐이겠어 다른 곳에서도 비일비재 할텐데 우리 삶을 공유해서 다른 곳에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도움이 된다면 얼마나 기쁜 일이야 우리가 바라는 건 그저 수문이 열려서 다시 우리가 살던 삶이 회복되는 거야 전통을 되살리고 싶어 우리는 전기를 원하지 않아 물고기를 원하지rdquo

참으로 또렷했다 전기가 아닌 물고기를 원한다는 이들의 눈동자는 더 없이 맑고 또렷했다 수문이 열릴 때까지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이들의 다짐은 더 없이 강건했다 오랜 시간 동안 겪어오면서 지치고 주저앉을 법도 한데 삶의 터전인 문강을 지키겠다는 굳은 결심은 이들 가슴속에 흔들림 없이 뿌리깊이 박힌 듯했다 이토록 강한 힘을 지킬 수 있는 데에는 주민들이 끝까지 목소리를 잃지 않도록 옆에서 지원하고 있는 지역 조직들과 국제단체들의 응원도 한몫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 무엇보다도 개발과 권력에 맞서 갈등과 분열을 겪으며 극복해온 과정에서 주민들 스스로 다져온 공동체의 의미 공동체가 가진 지혜에 대한 믿음이 그 중심에 있는 듯 했다 절대 자신들의 삶의 지혜와 자산을 전력 생산과 맞바꾸지 않을 것이라 했다

이야기가 끝나갈 무렵 라씨가 슬며시 웃으며 말했다

ldquo팍문댐의 잠재 전력 생산량은 136MW에요 현재 팍문댐에서 나는 전력으로 고작 방콕에 있는 백화점 3~4개에 전기를 공급하고 있다고 하네요rdquo

우본으로 오기 전 하룻밤 머물렀던 방콕의 복잡한 거리와 수많은 사람들이 어깨를 스치며 지나다니던 고층 백화점들이 언뜻 눈앞에 잠시 펼쳐진다 수백 년 살아온 수천 명의 삶과 또 다른 수천 명의 소비가 거래되는 순간이다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모르겠는 심정으로 어둑어둑해진 하늘만 무심코 바라본다

윤지영 작성 ODA Watch 정책기획팀장

odawatchnavercom

댐 건설 이후 수문 개방 요구 시위 운동에 대해 설명하는 주민 윤지영19

국제사회 내 한국 ODA의 현주소는 어디에 -2012 OECD DAC ODA 통계 분석-

FOCUS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DAC)는 지난 4월 3일 회원국들의 2012년 공적개발원조(ODA) 잠정통계를 발표했다 이번 발표에는 2012년 DAC 회원국들의 전체 ODA 규모 및 각국별 경제수준에 의거한 개발원조 규모를 보여주는 ODAGNI 비율 전년대비 원조규모 증감 연도별 중점협력지역 등을 분석하는 내용이 담겨있다 2013년부터 회원국이 된 아이슬란드의 통계결과도 제시되어 있으며 DAC 회원국은 아니지만 OECD에 가입한 체코 에스토니아 헝가리 이스라엘 폴란드 슬로바키아 슬로베니아 터키 그리고 아랍 에미레이트 연합 9개국의 자료와 EU DAC-EU G7 Non-G7 Non-DAC의 ODA 규모 및 전년대비 증감률도 확인할 수 있다 다양한 카테고리 별로 정리된 이번 통계를 통해 세계적 ODA의 흐름과 한국 ODA의 현주소 등을 파악해보자

계속되는 세계 경제 위기 ODA에 빨간 불이 켜졌다

2012년 OECD DAC 회원국의 전체 ODA 규모는 총 12559억 불로 전년 대비 평균이 약 40 하락하였다 국가 별 경제수준에 따른 ODA 규모를 파악할 수 있는 수치인ODA 대비 GNI비율은 작년 DAC 회원국 평균인031보다 002 감소한 029로 나타났다 지난 2011년 통계에서 전년도에 비해 27 가량 하락했던 것에 연이어 올해에도 더 큰 폭으로 원조규모가 줄어든 것은 그만큼 세계경제위기가 ODA에 미치는 막대한 영향을 여실히 보여준다 반면 공여국 중 G7의 ODA 규모 총계는 전체 의 701를 차지했고 EU의 경우 전체의 절반 가량인 507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통해 전 세계 ODA에서 두 그룹이 차지하는 비중이 여전히 매우 크다는 점을 알 수 있다

lt표 1gt에 명시되어 있는 OECD DAC회원국의 2012년

ODA실적 통계에 따르면 여전히 미국이 가장 많은 원조를 제공하고 있으며 그 뒤를 이어 영국 독일 프랑스 일본 순으로 상위권을 차지했다 그러나 상위 5개국 모두 적게는 07부터 많게는 28까지 전년대비 ODA 규모가 감소한 것을 알 수 있다 특히 유럽 경제위기가 심화됨에 따라 그리스와 이탈리아는 무려 각각 -170 -347에 달하는 ODA 규모를 축소했다

단연 돋보이는 한국 ODA 증가율 이 청신호를 유

지하기 위해서는

반면 2011-2012년 한국 ODA는 176 가량이 증가하며 DAC 회원국 중에 단연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ODA 규모 역시 24개 회원국 중 16위로 작년보다 한 계단 상승했다 국제사회가 경기침체로 인해 전반적으로 ODA 규모를 점차 감소하는 추세인 것에 반해 한국의 경우 2015년까지 GNI 대비 ODA 비율을 025까지 높이겠다는 목표 이행 차원에서 지난 몇 년간 원조규모를 점차 증가해오고 있어 이와 같은 차이가 더욱 극명하게 보여지는 것이다

그러나 이처럼 우리나라가 높은 증가율을 달성한 것은 한국 ODA가 다른 공여국에 비해 매우 적은 규모라는 점에 기인하기도 한다 실례로 2011-2012년 사이 91가 증가한 호주 ODA의 경우 절대규모 상으로는 457백만불이 늘어난 반면 한국의 경우 무려 176 가량이 상승했으나 이는 226백만불로 호주의 증가량에 비하면 절반 가량에 불과하다 한국 ODA의 성장을 향한 길이 아직은 멀다는 점을 그러므로 더욱 박차를 가해야 함을 보여준다 또한 한국의 ODAGNI 대비 비율은 014로 나타났다 이를 국민 1인당 금액으로 환산하면 34900원 가량에 달한다 즉 한국 국민들은 작년 한해2011년에 비해 약 4천원 정도 증가한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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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을 ODA 자금 조성을 위해 세금으로 납부한 것이다

반면 lt2013년 국제개발협력 종합시행계획gt에 따르면 2013년 ODAGNI 수치는 016에 달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025의 고지를 향한 걸음이 2년 정도 밖에 남지 않은 만큼 현실적으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원조 규모 증대에 관한 근본적이고 체계적인 전략 마련이 필요한 시점이다

국제사회 ODA 아직 갈 길이 멀다

전 세계 공여국들의 GNI 대비 ODA의 비율을 살펴보면 국제사회가 합의한 목표치인 07를 넘어선 국가

는 룩셈부르크(100) 스웨덴(099) 노르웨이(093) 덴마크(084) 네덜란드(071) 5개국이 유일하며 이 국가들의 ODA 규모는 전년 통계에서도 07를 웃돌았다 앞서 ODA의 절대 규모로는 미국을 비롯해 영국 독일 프랑스 등의 서유럽 국가들이 상위권을 차지했다면 국가 별 경제규모 및 수준에 따른 ODA 규모는 북유럽(Nordic+) 국가들이 높은 셈이다 하지만 룩셈부르크를 제외한 북유럽 4개국 역시 모두 작년에 비해 ODA 비율이 감소했다 2011년 통계를 통해 살펴본 상위 5개국의 GNI 대비 ODA 비율은 룩셈부르크(099) 스웨덴(102) 노르웨이(100) 덴마크(086) 네덜란드(075)였다한국의GNI 대비 ODA 비율은 전년에 비해 002 증

lt표 1gt OECD DAC 회원국들의 2011 2012년 ODA 규모 및 증감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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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CUS

가한 014로 나타났으나 여전히 DAC 회원국 평균인 029에는 현저하게 미치지 못하고 있다 DAC 24개 회원국 중국가 부도위기에 직면한 그리스 및 이탈리아 다음으로 최하위인 22위를 기록하고 있다

무상 ODA에 참여하는 주무부처가 41개에 달해

2012년 한국의 양자간 다자간 ODA 규모는 각각 116억 불과 389억 불로 작년과 비슷한 비율인 약 75 25로 나타났다 양자 ODA 중 무상원조와 유상원조 역시 64의 비율을 유지하며 70억 불과 47억 불을 차지했다 주목할만한 부분은 2012년 기준 무상원조 지원을 위해 133개 수원국에 외교부 교육부 재정부 KOICA를 비롯하여 지방자치단체까지 총 41개 기관이 ODA 사업에 참여했다는 것이다 작년 한 해 동안 국내ODA 분절화 문제가 시민사회를 비롯한 여러 이해당사자들에 의해 제기되어왔던 것에 반해 ODA 사업에 참여하는 주무부처의 수는 오히려 늘어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한국 원조의 양적 질적 성장을 위한 끊임없는 노

력 필요

이번 2012년 OECD DAC 실적통계는 지속되는 세계 경제 위기가 ODA에 미치는 영향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지난 2008년 미국 발 경제위기 이후 겨우 다시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던 ODA예산이 2010년을 정점으로 다시 하락세를 타고 있다 GNI 대비 ODA 비율의 07라는 국제사회가 합의한 목표 달성에서 점점 멀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은 각국의 원조 규모 줄이기에 대해 옥스팜 인터네셔널의 제레미 홉스(Jeremy Hobbs) 상임이사는 ldquo원조자금이 국가 예산에서 차지하는 부분은 아주 사소한 티끌에 지나지 않기 때문에 재정적자를 면하기 위해 규모를 줄여도 그 영향을 인식할 수 없을 정도이다 이는 마치 몸무게를 줄이기 위해 머리카락을 자르는 격이다rdquo (ldquoAid is such a tiny part of budgets that cutting it has no discernible impact on deficits --it is like cutting your hair to lose weightrdquo)라고 묘사한 바 있다 원조는 개도국 특히 원조 의존성이 높은 국가(aid dependent countries)들에게는 매우 필수적이고 중요한 자원이다 따라서 아주 적은 규모로 삭감한다고 할지라도 해당 국가들에는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은 자명하다 원조가 전체 국가 예산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매우 작기에 경제위기를 이유로 ODA 규모를 줄이는 것은 적자 개선에 아무런 효용성이 없을뿐더러 오히려 필요한 곳에 제공되는 지원을 가로막는 격이다

이처럼 전 세계 ODA에 적신호가 켜진 상황에서도 ODAGNI 07 달성의 약속을 이행하기 위해 원조 규모를 점차 확장하는 국가도 있다 바로 영국이다 지난 3월 20일 영국 정부는 2013 회계연도를 기준으로 자국의 ODAGNI 비율이 07를 넘어설 것이라고 발표했다 2012년 통계 기준 06에서 일년 만에 01 가량을 훌쩍 높인 것이다 이는 현재 부지런히 규모를 늘려나가고 있는 한국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2015년까지 ODAGNI 비율025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2011년 012 2012년 014 2013년 016(추정) 등 증가 속도가 목표 치에 비해 미미하기 때문이다 한국 정부는 규모 증대를 위한 체계적이고 현실적인 계획을 마련하고 국민들을 향한 끊임없는 설득을 통해 합의와 지지를 이끌어낼 수 있어야 한다 또한 양적 성장에 비례하여 질적 성장도 함께 고민해야 한다 무상원조 예산이 점차 늘어나는 부처 참여

lt그림 1gt DAC 회원국의 2012년 ODA 규모

lt그림 2gt DAC 회원국의 2012 ODAGNI 비율

(출처 OECD Statistics ndash ODA2012)

(출처 OECD Statistics ndash ODA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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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 인해 분절적으로 제공되지 않도록 해야 하며 국제 사회의 권고처럼 비구속성 원조를 강화하고 무상 원조의 비율을 확대함으로써 효과성 제고를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이 모든 것들을 실현하기 위해 정부는 무엇보다도 납세자로서 원조 자금을 조성하는 국민들이 본인의 세금이 개도국의 발전을 위해 어떻게 활용되고 있는가를 직접 확인할 수 있도록 원조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책무성을 담보해야 할 것이다

노태훈 장한이 작성

ODA Watch 청년활동가 11기 정책감시팀

dodream4mehanmailnet

lt표2gt 2012년 우리나라 ODA 부문적 실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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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시도 민단단체 사업발굴지원 프로그램이

민간단체 사업발굴지원 프로그램은 KOICA의 민관협력실에서 주최하는 시민사회협력프로그램 중 하나이며 국제개발협력민간협의회(이하 KCOC)가 2012년부터 2년간 주관해오고 있다 이번 프로그램은 기존 민관협력사업의 사전과정을 지원함으로써 새로이 개발협력사업을 수행하고자 하는 단체들에게 교육 컨설팅 사업발굴(현지 지역조사)의 기회를 제공한다 이를 통해 민관협력사업의 확대를 꾀함과 동시에 단체들의 전문성을 살린 창의적인 사업발굴 등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본 프로그램은 현지 사업수행을 위한 단순 지원에 그치지 않고 사업발굴을 위한 사전 교육 및 컨설팅 단체 간 네트워크 구축 등을 포함하는 포괄적인 역량강화 프로그램이라고 할 수 있다 기존 역량강화 교육프로그램과 차별되는 점은 사전 선정된 30여개 이상의 기관이 7~8개월에 걸친 긴 프로그램을 처음부터 끝까지 함께한다는 점이다 이 과정 중에서 네트워크 형성을 넘어서서 서로의 사업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돌아보는 상호 학습의 시간까지 가질 수 있다는 것이 무엇보다 큰 장점이다

눈에 띄는 변화 개발협력 시민사회의 다양화

참여기관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개발협력 시민사회가 정말 넓어지고 다양해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특징적인 부분을 살펴보면 첫째는 국내에서 장애인 직업교육 등 장애인을 수혜자로 사업을 진행하던 기관들이 대거 참여했다는 점이다 개발협력 사업에 있어 크로스커팅이슈로써 장애인이 수혜대상에

서 소외되지 않도록 하는 이슈에 대해서는 많은 논의가 된 바 있다 하지만 장애인을 직접 수혜자로 전면에 내놓은 사업은 많지 않았다 사업선정 심사에 참여한 한 심사위원은 ldquo이렇게 장애인을 직접 수혜대상으로 한 사업이 많았던 심사는 처음이다 긍정적인 변화로 보인다rdquo라고 이야기하기도 했다 둘째 국내 사회복지 사업 또는 대북사업을 중점적으로 시행하던 기관들이 해외사업에 눈을 돌리고 있다는 것이다 사업 수행 경험은 많지만 국제개발협력사업에 대한 경험이 부족하여 익숙하지 않았던 기관들에게는 낯선 용어와 사업수행 프로세스에 익숙해 질 수 있었던 기회였다 마지막으로 분야의 확장이다 전통적 개발협력사업에서 많이 볼 수 있었던 초등교육에서 한걸음 더 나아간 음악교육 과학교육과 같이 다양화되고 전문화된 사업이 시도되었다는 점이다 또한 에너지 마이크로크레딧과 같은 새로운 분야의 진출이 눈에 띈다

전년도 참가 단체인 정의로운 전환을 위한 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이하 에정연)는 라오스의 태양광 사업을 추진하였다 에정연은 태양광 시스템을 제공하는데 그치지 않고 이를 라오스 현지에서 관리할 수 있 도록 하는 교육 프로그램을 함께 구성하여 2013년 현재 열심히 사업을 수행 중에 있다 물꼬를 튼 것일까올해(2013년) 사업발굴 프로그램에는 환경에너지 분야 사업을 추진하는 기관들이 대거 참여하고있다 환경교육 태양광 에너지 적정기술 혼농임업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기관들이 사업발굴의 의지를 다지고 있다 전년도 사업에 참여했던 선배 단 체인 에정연은 새로운 참가 단체들을 위한 실무자 간담회에 참석해 경험을 공유할 예정이기도 하다 국제개발협력의 지형이 변화하고 있다 경험이 아무리 많아도 시행착오는 있게 마련이며 급변하는 이 시기에 겪어야할 어려움과 시행착오는 예전의 그것과 또 다를

한국 개발협력 시민사회에 신선한 바람이 불어오다

FOC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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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협력에 관한 관심이 날로 높아져가고 있다 높아져가는 관심만큼이나 민관협력사업도 확

대되고 있다 지난 3~4월 KOICA에서 열린 시민사회협력프로그램 및 글로벌 CSR 프로그램 설

명회가 개최된 KOICA 강당은 미리 설치된 의자가 부족할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몰렸다 그만

큼 많은 관심을 반증해준다고 할까 CSO 대학 기업 등 국제개발협력 관련 주체들이 날로 확

장되는 가운데이번에는 NGO의 변화에 주목해보자 이 글에서는 개발협력에서의 비전통적 시

민사회단체의 활약을 확인할 수 있는 lsquo민간단체 사업발굴지원 프로그램rsquo을 소개하고자 한다

것이다 비록 해외사업 경험이 짧은 초보 단체들이 주를 이루고 있는 프로그램이지만 이 기관들이 겪는 어려움을 서로 나누고 대안을 찾아내는 과정까지 초보라고 여겨버릴 것인가 그들이 흘린 땀방울과 의지를 보았다면 감히 그럴 수 없을 것이다 기관들이 보유하고

있는 각 분야의 전문성이 개발협력사업에 잘 녹아난다면 엄청난 시너지효과를 기대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서로에게 배우면서 발전하는 개발협력 NGO에 대

한 기대

사업수행에 대한 사례공유에 목말랐던 이들 기관들은 자신의 경험을 나누고 실패를 나누는데 주저하지 않았다 서로들 부족하다며 겸손을 표하였지만 오히려 사업의 경험을 나누고 기관의 사업계획서를 공개하는 것에도 주저함이 없었다 교육 및 컨설팅에 참여한 기관들도(사업규모가 큰 기존의 개발사업 수행기관) 마음을 다해 주었다 교육을 실시한 강사 중 한 사람(기존 사업수행기관 실무자)은 자신이 작성했던 사업계획서를 그대로 공개하는 과감함을 보여주며 신규단체들에게 힘을 보태어 주었다 뒷얘기를 들어보니 이후 많은 신규단체에서 lsquo감사했다rsquo lsquo큰 도움이 되어 너무 감사하다rsquo 라는 이야기를 전했다고 한다 그러다보니 신규기관들 역시 타 기관과 협력하는 데 주저함이 없다 얼마 전 전년도 참가기관 3곳에 lsquo올해 프로그램에 선정된 단체들을 대상으로 하는 실무자 간담회에 참석하여 전년도 사업경험이나 현재 사업을 진행하며 겪는 어려움을 공유해 주실 수 있겠느냐rsquo는 요청을 했다 망설임 없이 최선을 다해서 준비하겠다고 전화기너머로 들려오는 목소리에 참 마음이 따뜻해졌다 이와 같은 신선한 바람이 개발협력 시민사회 전체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작년 프로그램의 막바지 즈음에 개인적인 감상에 젖어 페이스북 담벼락에 글을 남긴 적이 있다 ldquo이곳도 현장임을 느끼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rdquo라는 것이 글

의 요지였다 작년에 처음 수행되는 프로그램이다 보니 교육도 많이 어려워했고 단체 간에 어느 정도의 경쟁의식도 있었던 것 같다 그런데 오랜 기간을 함께하다보니 조금씩 마음을 열어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비슷한 사업을 기획하고 있거나 같은 국가에서 사업

을 계획 중인 기관들을 스스로 찾아가며 정보도 공유하고 네트워크도 구축했다 처음에는 바빠서 교육에 참가 못하겠다며 앓는 소리를 하던 분이 교육의 필요성과 중요성에 공감하며 아직 부족하니 또 교육에 참가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교육 중에 그렇게 외치던 ldquo현지 주민들과의 lsquo라포형성rsquo이 이런 것이구나ldquo를 느끼며 잠시 감성적이 되었던 기억이 문득 떠오른다

물론 교육 몇 번으로 현지조사 한번으로 창의적인 사업발굴이 되는 것은 아니다 또한 신규 단체의 특성이나 분야 전문성을 고려하지 않은 채 획일적으로 기존의 프레임 안으로 편입시키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있을 수도 있다 그렇지만 개발협력사업에 관심을 가지고 진입하려는 신규기관들에게 또는 어떤 이유로든 교육에 참여할 기회가 없었던 기관들에게 또는 네트워크 기반을 필요로 하고 있던 기관들에게 본 프로그램이 가지는 의미는 분명히 작지 않을 것이다

올해 참가기관 중 한 곳은 이런 말을 했다 ldquo저희는 그동안 저희끼리만 사업을 참 열심히 해왔어요 이렇게 지원 프로그램이 있는 줄도 몰랐고 다른 단체와 협력도 거의 없었던지라 이번 기회를 통해 다른 기관들의 활동도 알고 싶고 어떤 교육과정이 있는지도 궁금합니다 꼭 참여하고 싶어요rdquo

올해도 역시 바람이 분다 새로운 바람이~

박현정 작성

국제개발협력민간협의회 대외협력팀 간사

ODA Watch 청년활동가 8기

rianaprkgmailcom

교육에 참가한 활동가들의 모습 그들의 고민이 느껴진다 마지막 교육을 마치고 함께 찍은 단체 사진 KCO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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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체가 사는 길은 연대이며

활동가가 사는 길은 협력입니다

미얀마를 지원하는 단체 활동가들의 모임lsquo미지모rsquo

간디학교의 교가는 lsquo연대와 협력을 통해 활동을 만들어 가고 싶어 하는 미얀마를 지원하는 단체 활동가들의 모임(이하 미지모)의 꿈rsquo과 맞닿아 있다

미지모는 lsquo미얀마를 지원하는 단체 활동가들의 모임rsquo이다 함께 움직이고 있는 4개 단체(더프라미스 따비에 로터스월드 해외주민운동한국위원회)는 규모가 작다 첫 모임을 누군가 제안하고 선뜻 동의하여 출발한 지 불과 8개월이다 작은 것을 지향하는 활동가들이 만났다 회의시간 보다 뒤풀이 자리가 길고 공식적인 논의보다 비공식적 수다가 즐거운 곳이다 이제껏 우리가 만나왔고 생각해 왔던 (소위 주류라 일컬어지는) 국제개발협력NGO에서 보면 대수롭지 않을 수 있다 각자 생존하기 바쁘고 사업을 위해 경쟁하고 성공과 결과를 향해 질주하는 비즈니스와도 같은 국제개발 영역에서 사람중심의 협력을 통해 일궈가는 소소한 과정들이 얼마나 가치 있게 존중 받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ldquo미지모가 반드시 목표를 정해놓고 가는 것은 아닙니다 그냥 같이 가는 것입니다 뜻이 있는 활동가들이 함께 가는 과정 자체가 의미 있고 중요합니다 그 과정에서 성과가 있다면 좋고어떤 목표나 방식을 규정하지는 않습니다rdquo

미지모의 구성원을 동지로 여긴다는 로터스월드 민정희님의 생각이다

미지모가 정해진 목표를 두고 반드시 가야 하는 길이 없다고 해서 누구 하나 불안해하거나 강요하지 않는다 자칭 자발적 행동과 실천이 미지모의 강점이다 해외

현장에서 주민의 주인화 주민의 주체성 주민의 자발성만을 강조했던 활동가들이 스스로 모여 자발적 선택과 행동을 하는 모습은 흔히 행정에 밀리고 현장관리에 급급하며 프로젝트 실행에 힘겨워하는 국제개발NGO 활동가들에게서 쉽게 발견할 수 있는 모습은 아니다

ldquo크게 뭔가 성과를 내려고 욕심내지 않기 때문에 가능한 것 같습니다 성과가 중요했다면 자기 것을 차지하기 위해 많은 부분을 쟁취하고자 했을 텐데 아예 그런 마음 없이 시작하고 있습니다 그런 마음이 우리 스스로를 움직이게 합니다rdquo

어지간해서는 뭔가 미련 갖지 않고 훌훌 떠날 것 같은 로터스월드의 박영신님이 꾸준히 참여하는 이유이다

혹 우리는 분주하고 여유 없는 사람들이 더 많은 일을 열심히 훌륭히 해내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무엇이 문제인지를 근본적으로 고민하지 않고 어떻게 가고 있는지를 관행적으로만 되돌아보는 누군가에게 미지모는 어쩜 lsquo무(無)지모rsquo일지도 모르겠다

미지모의 첫 활동

미지모는 미얀마 마을에서 주민들을 직접 만나는 미얀마 활동가들의 가능성과 성장에 우선적으로 주목하고 있다 한국 본부에서 주민들의 마음과 생각 힘을 모아내는 일은 우선적 활동이 아닌지 오래 되었다 할 수 없는 것은 할 수 없다고 인정하는 것부터가 시작이다 미지모의 힘은 사실을 사실대로 아는 것이다 모르거나 못하거나 안 되는 것에 변명하거나 합리화 하지 않으

꿈꾸지 않으면 사는 게 아니라고아무도 가지 않는 길 가는 우리들 누구도 꿈꾸지 못한 우리들의

세상 만들어 가네우리 알고 있네 우리 알고 있네 배운다는 건 가르친다는 건 희망을 노래하는 것

NGO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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려고 한다 대신 문제를 대안으로 실천해 보고자 한다

ldquo한국에서 일하는 우리는 중간실무자입니다 현장실무자 특히 현장의 한국실무자들을 만나보면 우리와 같은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문제라고 하는 것 우리가 욕구라고 하는 것들이 해결되지 않아 힘들어 하고 있기도 합니다 서울 본부에서 일하는 우리는 이런 사실을 잘 모릅니다 뭔가 채워지지 않고 문제라고 여기던 것을 풀어가야 하는데 이런 것들을 현지의 활동가들과 하고 싶습니다 한국에서 파견된 실무자들을 생각하면 나랑 크게 다르지 않은데 항상 다르다고 생각하고 있는 건 아닌지 자문을 해봅니다 현지의 활동가들에게 우리가 함께 하면 꿈같던 일들도 실제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며rdquo

박영신님의 바람은 우리 모두의 바람이기도 하다

ldquo주민 현장 늘 어려운 존재입니다 우리가 주민을 또는 현장을 얼마나 아는지 우리가 안다는 그것이 주민의 또는 현장의 무엇을 알고 있는 건지 그런데 모른다고 해서 멈추지 않는다고 하는 것입니다 멈출 수가 없다는 것입니다 그럼 해야 하는데 그걸 하고 있는 사람이 하도록 해야 합니다 그 사람이 바로 미얀마 현지의 활동가들입니다 그 활동가들이 우리의 고민보다 좀 더 얕을지는 모르지만 그들이 할 수 있는 게 우리보다 훨씬 많습니다 아마 알면 더 잘 할 것입니다rdquo

미지모를 제안한 해외주민운동한국위원회의 강인남님의 근본 고민은 미지모 모두의 고민이기도 하다 그것은 미지모의 첫 활동으로 연결되었다

오는 6월 미지모는 2주의 일정으로 미얀마에 간다 미지모를 구성하고 있는 4개 단체 그리고 이 단체와 관계를 맺고 있는 15명의 미얀마 활동가들이 모인다 만나서 고민과 어려움을 함께 나눌 생각이다 미얀마의 과거 현재 미래에 대한 의식(觀)을 통해 미얀마에 대한 진지한 사유를 할 것이다 미얀마의 현재가 세계의 패러다임 속에서 어떤 위치에 있는지 마음의 자유와 평화 인류의 상생과 평등에 대한 진지한 자기 물음을 갖는 과정도 가질 것이다 국제개발의 참 의미 현지 활동가의 정체성과 역할 주민관계와 주민조직화에 대한 워크숍을 통해 자기 길을 스스로 만들어 갈 것이다 그리고 주민중심으로 지역개발이 이루어지고 있는 주민현장을 방문하여 우리 활동의 가능성을 넓혀갈 것이다 이 교육훈련은 미얀마의 젊은이로서 주민현장의 활동가로서 처음 가져보는 공동

의 성장과정이다 미지모는 이 교육훈련을 만들어 내기 위해 미얀마 현지 활동가에게 묻고 피드백하고 교육프로그램을 짜고 미지모의 생각을 보태 다시 묻는 과정을 가져왔다 미지모답게 해보자는 것이었다

이들은 9월에 다시 한국에 온다 미얀마 현지에서 실현 가능한 아이디어를 좀 더 넓게 찾아보자는 것이다 독재국가에서 오래 갇혀 왔던 열정과 신념을 활동으로 연결시키기 위해서이다 직접 눈으로 보고 듣고 느끼고 함께 구상하는 것이다 사회와 세상을 보는 눈 그것은 그들의 힘을 배가시키는 동력이 될 것이라고 미지모는 믿는다 설령 이제와 다를 바가 없다 하더라도 한국의 협동조합과 518기념재단 방문 크고 작은 지역사회 조직을 방문하며 이들이 느끼고 생각했을lsquo그 시간의 울림rsquo에 미지모는 행복할 것이다

미지모를 위하여

미지모는 참 다른 개개인이 모였다 주류가 될 수 없는 소박한 이들이다 김수환추기경님의 말씀대로라면 바보 같은 이들이 모였다 바다가 되기보다는 늘 흐르는 냇물이 되기를 자처하는 이들 자신의 생각을 끝까지 말하지만 공동으로 모아진 결론에 대해서는 흔쾌히 받아들이는 이들 누군가 제안하면 진지하게 실현가능성을 모색하는 이들 미지모는 마음과 뜻이 모인 곳이다 그리고 그 방법을 찾고 있는 중이다

ldquo모든 곳이 그렇지만 국제개발협력분야에도 문제는 있습니다 그런데lsquo사건rsquo이라고 하는 것은 그 문제를 그냥 보고 넘기지 않는 것에서 만들어 지는 것 같습니다 실제 이 모임 안에서도 변화를 꿈꾸는 변화를 시도해 보려는 마음이 간절합니다 그런데 그것은 특별한 사람이 모여서 특별한 일을 만들어서 되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입니다 미지모는 같이 모이면 힘이 납니다 같이 만나서 이야기를 해보면 아무 것을 하지 않아도 만나는 것 자체가 힘이 납니다rdquo

사람들의 lsquo진정성 있는 관계rsquo를 성찰하게 하는 민정희님의 말이다

미지모는 돈이 없다 잃을게 없어서 당당하다 우리가 가진 전부가 있다면 함께 술 마실 돈 정도이다 미지모는 능력 있는 사람이 없다 한 사람이 특별하지 않아서 절로 협동심이 작용한다 우리가 가진 전부가 있다면 자연스럽게 나눠지는 우리 개인의 고민과 세상이야기를 주고 받는 술자리이다 이 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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를 통해 미지모는 서로가 서로를 성장하게 만든다

ldquo미지모를 통해서 사업을 같이 하는 것도 있지만 뭔 가 공감하는 부분이 더 넓어졌습니다 우리는 국제개발이나 미얀마만을 이야기하지 않습니다 그것을 뛰어 넘어서 우리가 지향하는 가치에 대해 같이 공유하고 사례들을 나눕니다 그리고 그것을 한국의 국제개발협력시민사회와 공유하기 위해 미지모속에서도 또 다른 협력을 만들어 냅니다 그래서 한 단체가 하기 힘든 벅찬 일을 함께 만들어 갑니다rdquo

더프라미스와 로터스월드는 또 다른 협력사업을 구상 중이다 미지모는 바람직한 모델이 되기를 희망한다 같은 국가 안에서 같은 활동을 하는 단체들이 모이고 비슷한 생각을 지닌 활동가들이 만나고 작은 단체가 모여 협력하고 누군가에게는 꿈이 되기도 하고 어느 단체에게는 lsquo또 다른 방식의 국제개발이 가능하다rsquo는 발상의 전환을 일으켜 주고 싶기도 하다 그러나 그것이 우리의 목표가 될 수는 없다 lsquo함께 하는 과정을 통해서 어느 지점엔가 도달했더니 그렇게 되어 있더라rsquo라는 결과를 낳고 싶은 절실함이다 미지모는 그 절실함을 다른 국제개발협력 단체들과 소통하고 나누고자 한다

ldquo우리가 처음에 함께 하기로 했던 이유를 잊지 말아야 합니다 어떤 성과나 결과물 보다는 단체도 함께 하고 활동가도 함께 해야 한다는 것을 유지해야 합니다ldquo

미지모의 대표 따비에 정보임님의 말이다 미지모가 절대 잃지 말아야 할 초심이다

미지모의 정기 모임에 따비에의 한 활동가가 왔다lsquo달다rsquo라고 하는 아담하고 정취 있는 이름을 가진 신입활동가이다 미지모 신입활동가의 칭찬에 우리는 모두 웃었지만 우리가 이미 누군가의 꿈이 되고 있다는 사실은 우리가 무엇을 노력해야 하는지를 다시 깨닫게 해주었다 달다님과 같은 꿈이 모이면 미얀마 주민들의 꿈도 그들이 주인이 되는 방식으로 익어갈 것이다

ldquo마웅저대표님과 정보임대표님이 미지모에 다녀오시면 이야기를 해주시는데요 저는 그걸 듣고 놀라웠습니다 다들 서로 각자 영역에서 따로따로 경쟁하듯이 한다고 생각했었고 실제 그런 모습들은 외부에서 봤을 때 선입견을 갖게 하거든요 그런데 안을 들여다보니 lsquo실무자들이 뭔가 다들 열심히 하고 있구나rsquo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늘 와서 느낀 것은 내가 만약 이 활동을 계속 하게 된다면 10년 후 15년 후 선생님들 같은 모습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실제 사무실 안에서 있을 때는 뭔가 그림이 잘 안 그려지기도 하고 지금까지 국제개발은 잘 모르겠다고 말하고 다녔는데 오늘 참가하고 들으면서 그림이 좀 더 그려져서 알 것 같기도 해요 처음 듣는 이야기 처음 듣는 상황도 많아서 많이 듣고 배우게 되었습니다rdquo

OWL 원고 기고를 요청 받고 미지모는 기고의 여부 누가 쓸 것인가 어떻게 쓸 것인가에 대한 의견

회의 중인 미지모의 모습 유보미

NGO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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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 모아갔다 미지모는 출발이다 자랑할 것도 내놓을 것도 검증 받은 것도 인정받거나 비난 받을 것도 없다 미지모는 누군가에게 말을 하고 싶은 것이 아니다 우리 스스로 다짐하며 보여주고 싶다

연대와 협력을 통해 더 많은 것을 일궈갈 수 있다는 것 뜻이 분명하면 방법은 만들어 진다는 것 100개의 사업보다 뜻을 가진 여섯 사람이 더 소중하다는 것 정보임 강인남 달다와 같은 후배들에게 마웅저 민정희 박영신 옥세영 유보미와 같은 선배들이 더프라미스와 로터스월드 같은 선배 단체들이 따비에와 KOCO(해외주민운동 한국위원회)같은 후배 단체들에게 분명 힘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그래서 우리는 서로가 선배이며 서로가 후배이다 서로 가르치며 서로 배우는 것이다 미지모가 만들어 갈 국제개발협력의 혁신을 꿈꾸며 미지모는 꿈꾸는 길로 최선을 다해 갈 것이다

OWL의 원고 작성을 위해 우리가 모이는 날 따비

에 마웅저 대표님은 518기념행사 준비회의에 참석

하시느라 함께하지 못하셨습니다 더프라미스의 유

보미님은 3년 만의 휴가를 만끽하셨고 옥세영님은

건강상의 이유로 참석하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작은

시간들이지만 우리와 함께 출발했던 지구촌나눔운

동의 김민영님도 미지모 안에 있었음을 기억합니다

미지모 작성

babolif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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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에 공감과 연대가 필요한 이유- 로터스월드 민정희 국장과의 인터뷰 -

인터뷰에 열중하고 있는 로터스월드민정희 국장의 모습

OWL 독자들을 위해 간단한 자기소개먼저 부탁 드립니다

안녕하세요 로터스월드 민정희 사무국장입니다

지난주에 큰아들을 군대 보낸 두 아들의 엄마이기도 하

지요 불교신자이기도 하고요 저는 대학 시절에는 불교

학생회에서 시민운동을 경험했고 실제로 졸업 후 몇 년

간은 관련 단체의 간사로도 활동했어요 결혼 후 한국여

성단체연합에서 활동하다 한국불교국제네트워크의 국

제이슈 담당 실무자로 활동했어요돌이켜보면 이때 개

도국 현지에 오가면서 국제개발협력 활동을 알게 되고

서서히 인연을 맺기 시작했던 것 같아요 사실 저는 로

터스월드 창립시절부터 도왔고 2006년 2월부터 함께

하기 시작했어요 중간에 잠시 대학사회봉사단으로 이

직 했다가 다시 복귀한지는 1년 8개월 정도되었습니다

로터스월드에서의 저의 1막과 2막을 비교해보면 확실히

처음 왔을 때는 일종의 문제의식이 크게 없었던 것 같아

요 해외출장을 자주 오가며 현지 주민들과 많이 접촉하

긴 했지만 특히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내가 주민을

어떻게 바라보아야 하는가 등에 대한 생각을 깊게 하지는

못했던 것 같아요 이번에 다시 돌아오면서 스스로 부족

한 부분을 깨닫고 배워야겠다는 생각이 먼저 들더라고요

제 나이가 적지는 않지만 (웃음)더욱 용기를 내서 움직이

고 있죠 최근에는 국제개발협력 관련 교육도 많이 수강하

고 사람들과도 적극적으로 교류하면서 서로의 경험을 나

누고 있어요 개발협력사회의 교류가 주는 긍정적인 면이

많아서 이러한 모임이 점점 늘어나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OWL이 만난 사람

lsquo한국 개발NGOrsquo에 대해 생각해보면 어떤 특징들이 머릿속에 떠오르시나요

주로 국제NGO 대형NGO 개신교도 중년의 남성 실무책임자들을 연상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번 OWL에서 만나본 로터스월드 민정희 사무국장은 불교를 기반으로 한 소규모 단체 활동가이자

사회운동가 출신의 여성 실무책임자로 개발NGO사회 내에서는 흔치 않은 경력의 소유자입∙니다

봄비가 내리던 4월 23일(화) 기존 개발협력 시민사회에 신선한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민정희 사무국장을 만

났습니다 OWL은 이 인터뷰를 통해 한국개발협력 시민사회가 점차 다양해지고 있는 단면을 나누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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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에 기반하는 단체로서 로터스월드가 존중하는 가

치는 무엇인가요 그리고 이러한 가치가 사업방식에

실제로 적용되고 있는지 궁금하네요

저희는 평등 평화 자비 세가지 가치를 중점으로 삼

고 있어요 부처가 살아온 모습 그대로 그가 계급을

부정하고 전쟁을 반대했던 것처럼 평등과 평화를 추

구하고 불교사상에서 가장 기본적인 자비는 공감과

연대의 마음을 지향하지요 그렇지만 저희 역시도 실

제 사업에 이러한 가치들을 녹여내는 것이 아직은 많

이 부족한 것 같아요 현지 주민보다는 사업을 수행

하는 단체 중심으로 진행되고 국내후원자들의 요구

에 따라가는 것들은 저희뿐만 아니라 아마 다른 단

체들도 상황이 비슷하리라 생각됩니다 막상 사업 이

후의 관리는 부족하면서 후원자들에게 성과를 보여

주기 위해서 하는 사업이 너무 많다고 생각해요 막

상 현지 주민들이 필요하다고 요구한 것이 아닌데

도 우리가 일방적으로 사업을 진행하는 등의 문제들

말이죠 작년에 코빌(Covil)[1] 교육을 받으면서 이

러한 문제에 대해 더 생각해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빈곤 구조적인 폭력이 될 수 있음을 인지해야

그렇다면 현장사업에 이러한 가치들이

충분히 반영되지 못하는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요

문제의 원인과 결과를 제대로 보지 못하기 때문인 것

같아요 빈곤의 원인과 결과에 대한 근본적인 인식 즉

빈곤이 어디로부터 비롯되는가에 대한 정확한 인식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빈곤이 구조적인 폭력

이 될 수 있음을 깨닫는 것 말이죠 아직 한국의 국제개

발협력 역사가 짧기 때문에 충분히 실현되지 못하는 것

일 수도 있어요 빈곤문제가 단순히 해외에만 해당하

는 것이냐 하면 아니거든요 가난은 현재 우리 안에도

존재하고 있잖아요 저는 그렇기 때문에 개발협력분

야의 활동가들이 국내문제에도 더욱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생각해요 타인의 문제라고 생각했던 것을 나

의 삶의 문제로 받아들이는 순간 빈곤과 개발에 대한

보다 근본적인 접근이 가능해질 수 있다고 믿습니다

그러면 로터스월드가 중점을 두는 점은 무엇인가요

현재 준비 중이지만 lsquo현지NGO와 협력관계를 만들

자rsquo 라는 방향을 가지고 있어요 최근에 국제불교네트

워크에서 만난 단체들이 지역사회개발단체들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현지에서 활동했던 주민들의 권

한강화를 위한 활동을 하고 있는 단체들이죠 그래서

그분들의 활동경험을 배우고 우리의 사업 속에 녹여보

자는 생각을 가지고 있어요 권리에 기반한 관점 주민

운동적 관점에 대한 이야기들을 말이죠 사실 한국의

개발 NGO보다 현지에 있는 현지 NGO들이 더 그 지

역의 필요에 대해 잘 알고 현지 주민들에게 더 알맞게

일을 할 수 있는데도 현지 NGO를 바로 지원하는 단

체들이 많지 않아요 국제개발협력에서 현지 NGO는

조력자나 이해관계자 중 하나로 생각하기 때문이죠

그렇기 때문에 현지 NGO와 교류하면서 효과적인

사업과 주민권한 강화 등에 대해서 배우고 있어요

주민권한강화(empowerment)와 같은 경우에는 제

한된 자원 내에서 사업을 진행해야 하기 때문에 쉽

지 않지만 계속해서 노력하고 있는 사업 중 하나

에요 작년부터 주거 권에 대한 사업과 인권침해

지역의 주민들을 돕는 사업들을 하고 있고 미얀

마 모니와[2]에 대한 지원 사업도 이어가고 있어요

개발협력은 타인의 삶에 개입해서 변화를 주는 것이니

보다 신중한 접근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그러다 보니 정

말 필요한 것은 개발에 대한 철학과 윤리인 것 같은데요

네 맞아요 정말 공감하는 부분이에요 자기성찰

이 정말 중요하죠 개발NGO를 비롯한 시민사회가

항상 정부에게 문제 제기하는 부분이 바로 한국 개

발원조의 양적 성장인데 그렇다면 과연 우리 안에

는 이러한 문제가 없는지 되돌아봐야 하지 않을까

싶네요 우리 안에도 협력이나 연대하는 분위기보

다는 경쟁하는 모습이 주로 보이는 것 같아요 이러

한 모습이 우리가 무엇을 위해 이런 일을 하고 있는

지 여과없이 드러내고 있죠 이러한 이슈들을 함께

논할 수 있는 공론의장 또한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이제는 민 민협력을 위해 노력해야 할 때

국장님께서는 오랫동안 시민사회운동을 해오셨고 지

금은 개발NGO에 있으신데 서로 다른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1코빌(Covil) 코빌(Covil)은 Community Organizing과 Village의 합성어로lsquo지역과 함께 주민과 함께하는 주민운동rsquo의 방향성을 가진 활동가 조직이다2 미얀마 모니와 이 지역 주민들은 지역정부의 요청에 따라 농지를 3년간 중국구리광산회사에 빌려주고 3년이 지나도록 땅을 돌려받지 못하자 시위와 농성을 벌여왔다그러나 지난 11월말 화염방사기를 동원한 정부의 강제진압으로 100여명의 주민들과 스님들이 심한 화상을 입는 사태가 발생하였다

31

로터스월드 사무국 앞에서 한재광 총장 민정희 국장 조이슬 간사 권아람 인턴의 모습 (왼쪽부터 차례대로) ODA Watch

먼저 상대적으로 인적자원과 재원이 시민사회에 비

해 풍부한 것 같아요 그리고 다들 정말 공부를 열

심히 하시는 것 같아요 (웃음) 특히 국제개발협력

에 관한 기술적인 방법론에 대한 학습도 많고요 하

지만 전체적으로 시야를 넓힐 수 있는 분야에는 공

부가 부족한 것 같아요 그리고 상대적으로 단체

들 간의 연대 협력은 비교적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

는 것 같아요 국내에서 협력하지 못하면 개발현장

에서 주민들과 협력을 이루기가 더욱 어렵잖아요

다른 단체와 연대 협력하는 모습이 부족한 것은 그만

큼 기존에 교류가 없어서가 아닐까요 국제개발협력

시민사회 내에서의 교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

최근 민관 협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반면 정작

민 민 간의 협력을 위한 노력은 아직 많이 부족한 것 같

아요 민간 단체들끼리 같이 사업을 해보면 서로 많이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예를 들어 환경 분야의 기

후변화 이슈는 매우 중요하고 구조적 변화가 필요함에

도 개발협력 사회에서는 큰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죠

민 민 간의 연대와 교류의 활성화를 통해 이와 같은 이슈

를 같이 대응해나가는 노력도 필요하지 않을까 싶네요

말씀을 들으니 다양한 단체들간의 만남이 중요하다고

생각됩니다 다양한 종교적 배경을 가진 분들이나 사

회운동을 하시는 많은 분들이 개발 NGO 커뮤니티에

합류하셔서 함께 토론할 수 있는 장이 마련되어야 하

지 않을까요

저도 국내에서 운동하시는 분들이 개발협력분야에 함

께 들어와서 같이 서로의 운동을 공유하고 나누는 시

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저희 단체를 비롯한 몇 단

체들이 함께 미얀마에서 개발활동을 수행하는 단체들

의 모임인 미지모[3]를 구상하고 추진하게 된 이유이

기도 하죠 미지모는 단체들이 서로 연대하고 협력해

야 한다는 생각으로 시작하게 되었어요 단체 간 협력

을 준비하며 실무자들끼리 모여보니 모두 코빌 교육

을 함께 받았던 사람들이더라고요(웃음) 모임을 하

면서 함께하는 기쁨을 많이 느끼고 있어요 미지모 사

람들 모두 지향하는 바가 비슷하기 때문에 서로 동지

애도 느끼죠 미지모 같은 모임들이 다른 단체들 사

이에서도 많이 이루어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미

지모에서도ldquo왜 우리 커뮤니티 내에서는 같이 협력하

는 사업이 없나rdquo 라는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어요

사실 단체와 단체가 서로 교류하고 협력하게 되면 서

로 배울 수 있는 점이 아주 많은데도 그런 모임이 많

지 않은 것 같아요 처음에는 힘들겠지만 같이 공동으

로 사업도 해보면 서로가 배울 수 있는 점이 많다고

생각해요 그 시간을 통해 개발협력에 대한 가치와 지

향점에 대한 생각들도 공유될 수 있으리라고 봅니다

ldquo누군가는 관심을 가지고 끊임없이 문제제기를 할

때 변화가 생기죠rdquo

현재 개발협력 시민사회의 구성원과 구조를 보면 실무

자는 여성이 많지만 실제 사업과 정책을 결정하는 위

치는 대부분 남성들로 이뤄져 있는데요 이에 대한 국

장님의 견해는 어떠하신지 궁금합니다

아무래도 남성중심의 사회구조를 그대로 반영한 모습

으로 보이는 것 같아요 젠더 문제에 대해서 관심을 가

지고 변화를 이루어야 하는 거죠 결국은 끊임없는 문

제제기가 필요하지 않나 싶어요 조직 내에서 불합리

한 것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고 여성들이 일을 할 수

OWL이 만난 사람

3 미지모 미얀마를 지원하는 사람들의 모임이란 뜻으로 로터스월드 프라미스 코코 따비에 4단체가 공동으로 만든 모임 이번 77호의 NGO현장 코너에서 개발협력 분야의 새로운 움직임인 lsquo미지모rsquo에 대해 다루고 있습니다 미지모의 활동이 궁금하신 분들께서는 해당 기사를 참고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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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스월드 사무국 앞에서 한재광 총장 민정희 국장 조이슬 간사 권아람 인턴의 모습 (왼쪽부터 차례대로) ODA Watch

있는 사회적인 여건이나 환경에 대해서도 누군가는 이

야기해야 하는 것이죠 이점에서는 저부터 시작해야 한

다고 생각해요 끝으로 활동가의 가장 중요한 자질은

바로 공감하는 능력이라고 생각해요 신문만 봐도 세

상에 너무나 많은 일들이 있어서 곧 잘 무력감에 빠지

기도 하죠 하지만 이러한 일들에 대해 일차적으로 관

심을 가지는 일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우리가 당장

하고 있는 일 이외에는 관심이 없어서는 안 되죠 조금

더 공감능력을 확장해서 세계에서 일어나는 여러 가지

고통에 대해 관심을 갖는 것 자체가 세상을 바꾸는 첫

발자국이라고 생각해요 개인적으로는 단체의 성과로

인정되지 못하는 일에 대해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하

는 게 아쉽지만 꼭 돈을 보내주지 않더라도 관심을 가

지는 자체가 연대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누군가의

고통을 알아주는 자체로도 그 사람에게 위로가 될 수

있기 때문이죠 그래서 사업으로 진행하지 못해도 일

단은 그러한 사실들을 회원들에게 알리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활동가의 역할은 사람들의 관심을 일깨워주고

공감할 수 있도록 운동해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국장님의 20여 년 간의 활동을 압축적으로 살펴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야기를 들으면서 앞으로의 활동

이 더욱 궁금해지는데요

저는 단체보다는 그 안의 사람을 잘 키워내고 싶어

요 이제까지의 저의 경험을 바탕으로 후배들을 잘 키

워서 올바르게 사업할 수 있도록 이끄는 역할을 하고

싶네요 또 출장처럼 짧은 시간이 아니라 현장에 가

서 오랜 시간을 주민들과 함께 보내고 또 사업현장을

구체적으로 보고 경험하는 시간도가지고 싶어요 이

제 아이들이 다 커서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해요 (웃

음) 마지막으로는 제가 가지고 있는 연대와 협력의

경험들을 가지고 현지 지역사회경험들을 한국의 개

발협력 분야에 소개하는 역할을 해나가고 싶습니다

인터뷰 시간 동안개발NGO 활동가로서 올바른 개발

협력의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해 매 순간 끊임없이 성

찰하고 문제제기를 하는 민정희 국장의 모습이 인상

적이었다 기존의 개발협력사회 내에서 교류와 연대

가 더 활발히 이루어져야 한다는 말에도 깊이 공감했

다 파트너 국가 간의 연대와 협력이전에 우리가 먼저

교류하고 연대해야 하지 않겠는가 앞으로 국제개발

커뮤니티 내에서의 활발한 교류와 다양한 연대의 모

습을 기대해본다 이번 인터뷰를 통해 (필자는) 한국

개발협력 사회 특히 개발NGO에 불어오는 새로운 바

람 다양하게 뻗어나가는 물줄기의 흐름을 목격한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민정희 국장의 오랜 경험이 담긴

이야기를 들으니 앞으로의 활동이 더욱 기대가 된다

권아람 작성 ODA Watch 인턴

aramclsr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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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활동가

(YP)들이 꿈틀꿈

틀 원조투명성

캠페인 TF를

조직하다

방울방울 나무를 수놓는 저 꽃잎처럼

한국외대

청년들의

사무국 방문

반가웠어요

한국외대 학생들과 조이슬 간사의 모습 ODA Watch

ODA Watch 이모저모

마침내 봄이 왔습니다 물러 갈듯 말듯 끝까지 애태우던 추위가 사라지고 햇살이 온 대지를 따스하게 감싸 안아

주고 있네요 길거리 나무들도 화사한 꽃잎으로 몸을 단장하느라 분주해 보입니다 봄이 와서일까요 워치에도

새로운 식구들이 찾아왔답니다 올 봄 모두 함께 꽃을 잘 피워낸다면 가을 무렵에는 풍성한 과실을 기대해볼 수

있지 않을까요

지난 4월 26일(금) ODA Watch가

국제개발협력학회(KAIDEC)에서

매년 공모하는 ODA 학술활동 지

원사업에 선정되었습니다 이로써

KAIDEC으로부터 지난 2011년부

터 연속 3년 동안 지원을 받게 되

었는데요 워치는 공모사업을 통한

1200만원의 지원금으로 올 한해

lsquo한국 개발원조 투명성 제고 방안 정

책 연구사업rsquo을 펼쳐나갈 예정입니

다 OWL 독자 여러분들도 한국 개

발원조의 투명성을 높일 수 있는 방

안을 함께 고민해주시겠어요 더불

어 워치가 꾸려나갈 원조투명성 캠

페인에 대해서도 많은 관심과 참여

부탁 드립니다

지난 4월 29일(월)에는 한국외국어

대학교에서 온 4명의 학생들이 ODA

Watch 사무국을 찾아왔답니다 워치가

도대체 어떤 곳인지 무엇을 하는 단체

인지 궁금해서 오늘 인터뷰를 위해 열심

히 공부했다며 이런 저런 질문들을 쏟아

냈는데요 NGO에 관한 교양수업을 듣

던 중 사례발표를 위해 여러 단체 중 워

치를 선택하게 되었다는 청년들 고민

이 담긴 질문에 답하는 시간도 참 즐거

웠답니다 워치가 어떤 단체인지() 궁

금하신 분들이 있다면 주저 말고 서교동

에 자리한 저희 사무국으로 차 한잔 하

러 오세요~~ ^^

ODA Watch 청년활동가들이 국제

개발협력의 흥미로운 이슈를 lsquo씹고

뜯고 맛보고 즐기기rsquo 위해 뭉쳤습니

다 청년활동가들은 관심 있는 이슈

를 중심으로 모여서 팀을 꾸려 시민

의 목소리를 내는 활동을 해오고 있

는데요 여러 팀들 중에 그 동안 국

내외 개발협력정책과 담론을 중점

적으로 공부해왔던 정책감시팀과

DAC(개발협력체계 비평가)팀이 주

축이 되어 Task Force 팀을 구성해

원조투명성과 책무성에 대해 국제

국내사회가 어떠한 이야기를 해오고

있는지 힘을 합쳐 알아보기로 했답

니다 지난 4월 10일 대망의 첫 모임

을 가졌는데요 매주 수요일마다 모

여서 이슈도 알아가고 무엇보다 서

로를 알아가는 시간을 가지고 있답

니다 앞으로 저희 청년활동가들이

펼쳐나갈 활동 많이 기대해주세요

첫 모임 후 뒷풀이 장소에서 한 컷시작을 기념하는 와인 한잔과 함께 ODA Wat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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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DEC지원

ODA 학술활동

공보사업 선정

환영합니다

이재원 간사님

권아람 인턴님

이재원

간사의

한마디

지난 4월 신입직원 및 인턴채용을 통

해 이재원 간사와 권아람 인턴이 ODA

Watch와 함께하게 되었습니다 이재

원 간사는 지난 2012년 ODA 인턴으

로 이미 한해 동안 사무국의 일원으로

동고동락(同苦同樂 )해왔는데요 앞으

로 두 분과 함께 채워나갈 워치가 더더

욱 기대됩니다 OWL 독자 여러분들

께 전하는 편지도 읽어주세요 ^^

안녕하세요 5월부터 ODA Watch의 새 식

구로 함께하게 될 이재원입니다 워치의 청년

활동가로 시작하여 지난 해 ODA 청년인턴으

로 1년간 사무국에서 일하는 행운을 누렸었

는데 올해는 이렇게 간사로 인연을 맺게 되

어 무척 기쁩니다 앞으로 겸손한 자세로 관

계하는 모든 분들과 함께하며 lsquo해피에너지rsquo를

나acuteshy 수 있는 활동가가 되겠습니다 아름다운

봄날 좋은 소식 나acuteshy 수 있어 행복하네요 여

러분의 많은 응원 부탁드려요 감사합니다

워치의

최연소 기부자

는 누구

감동 어린 소식 하나 ODA Watch의

최연소 기부자를 소개합니다~ ^^ 바

로 세상의 빛을 본지 꼭 한 달이 되어

가는 박시윤 양이 그 주인공인데요 박

욱범님께서 따님의 탄생을 기념하며 너

무나 감사하게도 일시 후원을 통해 그

환희와 행복을 워치와 함께 나주셨답니

다 박욱범님은 OWL에 해외특파원으

로 글을 기고하며 워치와 인연을 맺기

시작했는데요 현재는 영국에서의 석

사과정을 마치고 잠시 한국에 들어와

ODA Watch의 자매 기관인 (사)글로

벌발전연구원 ReDI의 연구원으로도 함

께하고 계시답니다 너무 감사한 마음

에 시윤 양을 위해 작은 선물을 준비한

워치 사무국 후원 담당 간사님과 간략

한 증정식도 가졌답니다~ ^^ 시윤 양

앞으로 건강하게 무럭무럭 자라나길 바

랄게요 ^^

권아람

인턴의

한마디

안녕하세요 ODA Watch OWL 독자 여러

분 ODA Watch에서 인턴으로 함께하게 된

권아람이라고 합니다 저는 인권에 관심이 많

아서 작년 하반기에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

에서 4개월 정도 일을 했었어요 앰네스티에

서는 인권의 관점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연대

운동의 방향성을 배울 수 있었는데요 ODA

Watch에서는 또 어떤 것들을 배우고 생각하

게 될 지 궁금하고 매우 기대가 되요 일한 지

이제 겨우 2주차인데 하루하루 많은 것들을

배우며 비판적인 관점으로 개발협력을 바라

보는 눈도 기르고 있어요 ODA Watch를 알

게 되어서 그리고 함께 일하게 되어 반갑습니

다 앞으로 독자 여러분들을 자주 뵐 수 있길

기대할게요 )

박욱범 님과 이재원 간사 ODA Watch 권아람 인턴과 이재원 간사 ODA Watch35

36

37

3월 재정보고

[ ODA Watch 살림살이 ]

ODA Watch는 투명한 재정운영을 원칙으로 합니다

소중한 후원금으로 운영되는 워치의 살림살이가 어느 곳에 어떻게 쓰여지는지

후원자 여러분과 OWL 독자들께 보고드립니다

워치의 살림살이에 더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38

ODA Watch는 2006년 설립 이래로 한국의 국제개발협력 사업 및 정책이 인권 bull 평등 bull 연대에 기반하여 보다 책임 있게 효과적으로 사용되어 개발도상국의 빈곤퇴치 및 지속가능한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한국 대외원조의 정책을 지속적으로 감시 bull 제언하고 대안을 고민하는 참여형 시민사회단체(Civil Society Organization CSO)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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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12: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77호(2013.05.03)

한편 ODA사업평가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대책은 이미 마련되어 있다 통합평가지침과 매뉴얼이 만들어졌고 『기본계획』에도 평가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들이 제시되어 있다 그러나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예산은 여전히 충분하지 않다 일부 공여국은 별도의 독립적인 평가 기관을 설립하여 사업 평가의 혁신을 꾀하고 있는데 반해 KOICA는 13억원 가량의 예산으로 모든 사업을 평가해야 한다 또한 프로그램프로젝트 성과평가에 절반 가량의 예산이 배분되기 때문에 평가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쓸 수있는 예산은 많지 않다 한편 EDCF는 사업심사평가연구 항목으로 올해 11억원의 예산을 배정했다 무middot유상 원조모두 평가예산을 대폭 확충하여 개별 사업의 성과를 예산 배분에 적극적으로 반영할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늘어난 원조 규모에 걸맞은 연구기능의 강화가 필수적이다 그러나 2013년 KOICA의 연구 관련 예산은 작년과 동일한 수준이다 한국이 국제원조규범을 따르고 새로운 개발 의제 형성 과정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연구 역량이 확보되어야 한다 ODA 시행 기관의 자체적인 연구 역량을 확대하고 대학 및 관련 연구기관들이 보유하고 있는 전문성을 한국 ODA의 발전을 위해 활용할 수 있도록 연구조사 예산을 시급히 확대해야 할 것이다

ODA 예산 점차 투명해지고 있다

국가의 재정활동은 예산이 정해지고 집행된 후 결산에 이르는 전 과정으로 요약할 수 있다 따라서 ODA Watch는 ODA 예산에 대한 체계적인 모니터링을 위해 지난 2011년부터 매년 정보공개청구(wwwopengokr)를 통해 무middot유상 ODA예산안을 청구해왔다 그러나 2011년에는 기획재정부에 무middot유상 ODA 예산안을 단일 청구한 결과 공개를 거부당했다 당시 사유는 외교관계 관련 사항으로 대외 정책등이 노출되어(중점협력국가 등) 국가의 중대한 이익을 현저히 저해할 우려와 입찰계약 업무 등의 공정한 수행에 현저한 지장을 초래할 우려가 있다는 점이었다 그러나 2012년부터는 중점협력국 26개국 명단도 공개되었고 간략하지만 무middot유상 ODA 예산안과 무상원조의 경우 기초 설명자료도 받아볼 수 있게 되었다

예산안 공개 수준과 방식에 있어서도 큰 변화를 살펴볼 수 있다 올해 KOICA의 경우 예산안 정보뿐만 아

니라 함께 제공하는 설명자료도 상당히 자세해져서 단순히 각 세부항목에 대한 설명뿐만 아니라 예산자료가 함의하는 바에 대한 분석도 함께 제공하기 시작했다 EDCF 역시 2012년에는 각목명세서만을 공개했다면 올해에는 간단하지만 기금운용계획서도 같이 제공함으로써 예산에 대한 기초설명을 함께 제공하고 있다 짧다고도 볼 수 있는 기간이지만 지난 3년 간 예산자료 공개 측면에서 정부의 투명성과 책무성은 많이 향상되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그러나 여전히 갈 길은 멀다 EDCF와 KOICA가 제공하는 무middot유상 예산안 자료를 서로 비교할 경우 공개 및 설명 수준에서 상당한 차이를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가령 KOICA는 중점협력국 별로 세분화 된 예산을 공개하고 있는 반면 EDCF는 여전히 지역 수준 예산까지만 공개하고 있다 또한 KOICA는 구체적인 사업들의 목록을 예산안에 제시한 반면 EDCF에서 제공한 예산자료로는 구체적인 사업 내역 파악이 어려웠다물론 차관사업(유상)과 무상원조 간 사업의 특성이나 집행 방식 등이 다르기 때문에 사용하는 용어나 설명하는 방식 등에 차이가 있을 수는 있지만 ODA라는 공통의 틀 안에서 집행되는 사업인 만큼 서로 비교하며 이해할 수 있도록 정보의 제공 방식과 공개 수준이 서로 일치될 필요가 있다

예산 편성의 전 과정에서 적극적인 국민참여 필요

2015년이면 ODA 예산이 약 4조 3천억원[7](GNI 대비 025)을 상회할 예정이다 그러나 현 ODA예산 편성 및 관리시스템에는 여전히 많은 문제점이 있다 현재 국무조정실 산하 개발협력정책관실이 ODA 사업 전체를 총괄하고 있지만 각 부처와 기관 지자체 별로 자체적으로 ODA 사업의 예산을 확정하고 집행하기 때문에 부처별 분산원조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따라서 통합적인 ODA 예산 편성 및 관리체계를 구축하기 위한 장기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또한 정부를 비롯하여 개발협력에 관련한 모든 이해 관계자들도 ODA예산 편성 및 집행에 관심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개입해야 한다 무엇보다도 예산 편성 시 국회의 참여는 필수적이다 모든 예 결산은 국회 심의와 의결을 거쳐 확정되며 ODA 예산 역시 국회에서 최종적으로 결정된다 현재 국제개발협력기본법[8] 상에 따르면 매년 국제개발협력 관련 정책 및 사

지금 정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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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한국형 ODA 모델 추진방안 제 13차 국제개발협력위원회 의결안건 1호 20120914]

8 제13조 (국제개발협력에 대한 평가) ① 위원회는 국제개발협력 사업의 성과에 대한 국민의 이해와 국제개발협력 사업 시행의 투명성을 제고하기 위하여 국제개발협력 평가지침을 마련하고 관련 정책 및 사업의 추진실적을 평가한다② 위원회는 제1항의 평가결과를 매년 6월 30일까지 국회에 보고하여야 한다③ 제1항과 제2항에 따른 평가의 기준bull방법 국회에의 보고 등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

업의 추진 실적 역시 국회에 보고하도록 되어있다 국회가 예산 편성 과정에서 보다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하고 분절화된 예산의 조정을 이뤄낸다면 현재 원조분절화 등 부처간 이해관계의 대립으로 인해 발생하고 있는 여러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또한 시민사회의 적극적인 관심이 필요하다 예산 감시는 전문성이 요구되는 영역이고 특히 ODA의 경우 예산에 관련된 정보를 얻기가 쉽지 않았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에게 관심의 대상이 되기가 어려웠던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정보공개제도를 통한 ODA 예산 공개가 활성화되면서 관련 정보를 손쉽게 얻을 수 있게 되었다 또한 ODA에 직결되는 것은 아니지만 lsquo좋은 예산센터rsquo를 비롯한 전문 민간 씽크탱크도 ODA 예산 분석 시 주요하게 참고할 수 있는 많은 기초 자료들을 제공하고 있다 앞으로 점차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ODA 자금이 보다 효과적이고 효율적으로 사용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초기 배분을 살펴볼 수 있는 lsquo예산rsquo에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시민들의 세금으로 조성되는 만큼 ODA 예산이 적실한 곳에 올바르게 분배되고 있는지 보다 적극적인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야 할 때이다

예산분석 TF팀 작성

김대욱 ODA Watch 청년활동가 4기

jedu-hanmailnet

조이슬 ODA Watch 간사

eseulangel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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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주) ODA Watch는 2012년 12월에 참여한 lsquoMekong의 미래를 위한

전략회의rsquo 의 후속활동으로 지난 3월 Mekong Watch가 주최한 태국 캄보디

아 현장 조사를 다녀왔습니다 메콩 지역에서 만난 주민들의 이야기와 생각들을

담아 지난 OWL 76호(누구를 위한 개발인가) 부터 연재하고 있는데요

이번 77호 lt태국 이야기 ①편gt에서는 20년 전 태국 우본 지역의 문(Mun) 강

에 지어진 팍문(Pak Mun) 댐이 주민들의 삶에 어떠한 변화를 가져오게 되었는

지 주민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삶은 무엇인지를 들려드립니다 우본 라차타니

(Ubon Rachathani)의 어느 마을에서 지금 이순간에도 25년이 넘게 이어져

오고 있는 주민들의 이야기에 함께 귀 기울여 주세요

다음 호에서는 lt태국 이야기 ②편-시린톤 댐 이야기gt가 이어집니다

lt태국 이야기 ①편gt은 오마이뉴스의 특별기획코너에서도 보실 수 있습니다

메콩이 들려주는 네버엔딩스토리 타이 문강 팍문댐 반대 운동이 던지는 질문

지난 3월 19일 머리 위로 뜨거운 태양을 안고 다시 메콩의 품에 몸을 실었다 꼭 3년만이다 물의 어머니 어머니의 강 메콩은 3년의 시간이 어찌 흘렀는지 무색하게 여전히 그 넓은 품으로 주변의 산과 들 하늘과 바람에 따뜻한 숨을 불어넣고 있다 건기라서 강물의 수위가 그리 높진 않지만 시퍼런 위엄은 그대로이다

메콩의 숨결을 품은 바람과 대지의 온기는 베트남 캄보디아 라오스 버마 중국 태국 6개 나라에 가 닿는다 이들 나라 국민들에게 메콩은 삶의 원천이다 아니 삶 그 자체이다 메콩 지역 주민들은 메콩에서 나는 물고기를 잡아 끼니를 해결하고 메콩의 흐름에

몸을 맡겨 더위를 식히며 메콩의 비옥한 강물로 농사도 짓고 가축도 기른다 아이들에게는 지상 최고의 놀이터이자 삶의 지혜를 배우는 학교이기도 하다 하지만 언제까지나 이들에게 넓은 품을 내

어줄 것만 같던 어머니의 강에도 아픔이 찾아왔다 성장에 대한 욕구가 인간의 삶을 휩쓸기 시작하면서 6개 국가에 불어 닥친 개발의 바람에 메콩이 마음껏 제 힘을 내지 못하고 몸살을 앓고 있다

모든 이야기에는 끝이 있는 법이라 생각했다 모든 일에는 끝이 있으려니 했다 그런데 메콩의 지류인 문강(Mun River)이 흐르는 태국 우본 라차타니(Ubon Ra-chathani)의 어느 마을에 25년이 넘도록 이어져온 언제 끝이 날지 모르는 이야기가 있다 뜨거운 햇살이 내리쬐는 3월의 중천에 졸음이 밀려올 법도 한데 귀를 쫑긋이 세울 수밖에 없는 이야기가 메콩강을 따라 흐른다

만천하에 드러난 거짓 수문을 열라

태국 우본에 흐르고 있는 문(Mun)강 문강은 메콩의 가장 큰 지류이자 태국에서 가장 비옥한 강이다

FOC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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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그랬다 메콩을 따라 문강에 흘러들어온 풍부한 수자원과 물고기로 문강 인근 지역은 그 어느 곳보다 살기 좋은 곳이었다 댐 건설 이전까지만 해도

그러던 어느 날 태국 정부는 전력 생산을 이유로 문강에 대규모 댐을 짓기로 한다 댐의 이름은 팍문 (Pak Mun)댐 세계은행이 건설 자금을 지원하고 태국 전력(EGAT Electricity Generating Authority of Thailand) 이 건설을 맡았다 이들과 태국 정부는 지역의 발전과 주민들의 삶을 향상시키기 위해 댐을 짓는 것이라 말했지만 주민들은 오히려 댐이 자신들의 삶을 파괴했다고 말하고 있다 어떻게 된 일일까

느닷없이 댐 건설 계획이 발표되자 주민들은 댐 건설을 막기 위해 거세게 항의했다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해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도리 없이 댐 건설은 강행된다 1989년 댐 건설이 승인되고 1991년

건설을 시작해 1994년에 완공된다 댐이 지어지는 동안에도 주민들의 시위와 반대 운동은 끊임없이 이어졌지만 태국 정부는 마치 귀머거리인 듯 주민들의 외침에 모르쇠로 일관했다 결국 주민들은 댐 건설 중단을 요구하는 것이 더 이상 받아들여지지 않음을 인정하고 대신 수문을 열어달라는 요구를 하게 된다

ldquo댐이 들어선다고 했을 때 가장 큰 걱정은 더 이상 물고기를 잡지 못하게 되는 것이었어 수십 년 평생 물고기를 잡으며 이웃 간 관계를 맺고 나누며 살아왔는데 댐이 들어서면 메콩을 따라 문강으로 흘러들 물고기들이 줄어들 게 뻔하지 않아 그러면 자연스럽게 생계뿐만 아니라 마을 사람들 간의 관계가 무너질 수밖에 없고 너무도 당연한 이치인데 정부는 도무지 들어먹지를 않아 오히려 댐 건설업자들이랑 이구동성으로 댐이 지어져도 문강의 물고기에는 아무런 영향이 없을 것이니 당신들이 먹고 사는 데에도 아무런

팍문지역 지식센터에서 팍문댐 건설 이전의 삶을 설명하는 주민 윤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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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장이 없을 것이오 하더라고 말이 되야 말이지rdquo

댐 건설 이전부터 이 마을에서 평생을 살아온 분미(Bunmi 63) 할아버지가 당시를 회상하며 분통을 터뜨리신다 함께 모인 다른 주민들도 덧붙인다 당시 정부는 댐에서 생산되는 전력이 주민들의 삶에 생태적으로도 경제적으로도 혜택을 줄 것이라 했다고 한다 심지어 더 많은 종류의 물고기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 했다 하지만 이는 만천하에 거짓으로 드러났다

ldquo팍문(Pak Mun) 댐 건설 이전에 문강에 살던 어종은 265종이었어 마을주민들이 NGO의 도움을 받아서 일일이 조사를 다 했더랬지 하지만 댐이 생겨난 이후 어종은 45종으로 급격히 줄어들고 말았지 물고기들은 강을 따라 흐르며 산란을 하고 넘나들어야 하는데 문강은 더 이상 최적의 삶의 터전을 제공할 수 없게 된 거야 댐 건설로 생겨난 저수지로 강여울과 기슭에서만 서식할 수 있는 식물 수초들도 모두 잠겨버렸고 이게 다 우리가 먹고 사는 주식인데rdquo

결국 댐이 지어져도 문강의 생태계에 어떠한 부정적 영

향이 없을 것이라 말했던 정부의 주장이 거짓으로 드러나자 주민들은 분노했다 이에 자신들의 젖줄인 문강을 지키기 위해 다시 소매를 걷어붙이고 정부를 향해 수문을 열어줄 것을 외쳤다 물고기가 줄어든 것이 댐 건설로 수문이 막혔기 때문인지 아닌지 수문을 열어서 확인해보자는 것이다 주민들의 삶을 건 끈질긴 요구와 투쟁 끝에 정부는 이를 받아들여 2001년 6월 14일부터 2002년 6월까지 약 1년간 수문을 열기로 했다

돌아온 물고기들

수문이 열리자 거짓말처럼 물고기들이 다시 문강으로 돌아왔다 강 상류에 산란을 하기도 했다

ldquo눈앞에 명백히 드러났지 사라졌던 물고기 137종이 메콩에서 문강으로 돌아온거야 2001년 6월부터 2002년 5월 사이에 게다가 사라졌던 여울들도 조금씩 다시 생겨나고 강기슭에 서식하던 식물들도 다시 보이고 말이야 100는 아니지만 마치 댐이 건설되기 이전의 상태로 돌아간 듯 했어rdquo

분미 할아버지 옆에서 조용히 듣기만 하던 우돔(Udom 54)씨가 약 1년간 수문이 열렸던 시간을 떠올리며 흥분된 어조로 말한다 한 조사 보고서에 의하면 수문이 열리고 나서 33종의 물고기가 여울에 25종이 강 깊은 곳에 40종이 훨씬 더 깊은 곳에 22종이 강 가운데 급류 사이의 소용돌이 속에 24종이 동굴에 56종이 때마다 강물이 범람하여 생기는 습지에 알을 낳았다고 밝혀졌다

수문이 열린 기간 동안 국제사회와 지역 자체 조사 지역 대학 등 많은 연구 조사가 이루어졌다 태국 정부와 팍문댐 건설을 맡은 태국전력 당국도 조사를 실시했다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모든 조사의 결과가 일치되는 점이 있다 바로 수문이 열렸던 약 1년 동안 문강의 생태가 예전 수준으로 회복되었으며 이를 통해 지역 주민들의 생활도 회복되었음을 인정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팍문댐이 애초에 목표한 전력 생산에 실패하였으며 태국전력(EGAT)이 주민들 간에 갈등을 조장하고 지역의 가난을 초래했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팍댐 사례는 문강의 생태계 파괴로 인해 태국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정치적 투쟁으로 남아 있다

ldquo우리는 여전히 정부에 수문을 열어줄 것을 요구하

메콩강 댐개발 현황 International Riv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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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있어요 우리가 바라는 것은 오직 그거 하나에요 정부가 현금이니 뭐니 보상을 제공했지만 터무니없이 적은 금액이었고 그걸로 먹고 살기는 불가능해요 오히려 보상 때문에 사람들 사이가 나빠지기만 했죠 삶의 질이 떨어진 건 물론이고 수문이 열리지 않는 이상 여기서 제대로 살기는 어려워요rdquo

팍문댐 주민네트워크 활동에 참여하고 있는 사왕(Sa-wang 46)씨는 정부가 댐 건설로 이주한 주민들에게 제공한 보상이 주민들이 원한 형태가 아니었음을 토로하며 보상 때문에 주민들 사이에서 갈등이 생겼다고 했다 자세히 들어보니 보상금을 전액 현금으로 제공한 것이 아니라 가구당 받게 될 금액의 3분의 1만 현금으로 나머지 3분의 2는 조합운영 지원금으로 제공하여 주민들이 돈이 필요하면 조합에서 빌려 쓰게 했다는 것이다 심지어 돈을 빌릴 때는 이자를 내야 한다

결국 댐 반대 운동이 보상 요구 운동으로 바뀌면서 주민들 사이에 입장이 갈리고 상황이 더욱 나빠졌다고 했다 어떤 주민들은 정부가 주는 방식을 받아들여서라도 보상을 받기를 원했고 다른 주민들은 정부의 제안을 거부하고 전액 현금 보상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여 나가고 그러는 중에 정부는 이들 사이에서 이간질을 시키고

문득 궁금해졌다 정부 입장에서는 가구별로 보상금을 전액 현금으로 깔끔하게 주고 주민들이 더 이상 시끄럽게 하지 않게 하는 것이 편

했을 텐데 왜 문제를 더 복잡하게 만들었을까

ldquo일종의 선례를 남기지 않겠다는 것이었죠 팍문댐 사례에서 주민 보상을 주민이 요구하는 대로 주게 되면 다른 댐을 건설할 때 참고 사례가 되니까정부는 잠깐 시끄럽게 되더라도 굽히지 않은 거죠rdquo

10년 이상 이 지역의 주민네트워크 코디네이터로 활동하고 있는 라(Lah)씨의 말이다

ldquo돈은 환상이다rdquo

20년 넘게 싸워온 이들의 삶은 현재 어떤 모습일까 정부가 말한 대로 댐에서 생산되는 전력의 혜택을 받아 윤택하고 풍요로운 생활을 누리고 있을까 1년간 수문이 열리고 나서 정부는 잘못된 주장을 인정하고 이들의 요구를 받아들였을까 보상 문제야 주민들에게 불리하게 이루어졌다고 해도 수문을 열어야 한다는 것은 국제사회와 국내사회가 동시에 지적한 사항이니 어느 정도 협상이 이루어지지 않았을까

은근한 기대를 품은 질문에 돌아온 대답은 뜻밖이었다

ldquo정부는 끝까지 귀를 닫고 있어 수문을 열어서 조사한 결과가 있으니 아예 무시하지는 못하고 자기들이 조사한 걸 가지고 6월부터 9월까지 4개월 동안에만 물고기가 이동을 하니까 1년에 4개월만 문을 열면 된다는

댐 건설 이후 상황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주민들 윤지영17

거야 그런데 다른 조사결과에서는 1년 내내 물고기가 메콩과 문강 사이를 이동하고 알을 낳는다고 밝혀졌지 또 수문을 1년 내내 연다고 해서 팍문댐이 만들어내는 전력 생산량에는 아무런 영향도 없다고 이미 팍문댐은 목표한 전력을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는걸rdquo 분미 할아버지는 더욱 강경한 어조로 지금 주민들은 다시 단결하여 수문을 1년 내내 영원히 열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했다 정부는 들은 척도 안하고 1년에 4개월간만 수문을 여는 것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했다 심지어 작년에는 오로지 2개월만 열었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민들은 협상을 포기할 수 없다고 했다 그 이유는 문강을 떠나 살 수 없기 때문이다

ldquo정부가 그런 식으로 보상을 하고 우리는 어쩔 수 없이 집을 옮겨야 했고 무슨 노력인들 안 해봤겠어 다른 일자리도 구해보고 먹고 살 궁리를 했지 그런데 그게 쉽게 바뀔 수 있냐는 거야 평생을 강에서 살아온 사람들인데 예전엔 문강만 있으면 뭐든 다 가능했어 물고기를 잡아서 끼니를 해결하고 팔아서 다른 필요한 물품을 사고 벼농사를 짓는 사람과 교환해서 나누어 먹고 강 근처 숲에서 나무를 캐와서 장작을 하고 과일도 따먹고 자연으로부터 먹을 것들이 넘쳐나니 돈이 필요 없었지 내 손에 현금이 안 쥐어져도 아무 문제가 없었어 그런데 지금은 그럴 수가 없어 자연이 아니라 이제는 시장에 의존할 수밖에 없게 된 거야 강에서 구하던 물고기를 시장에 가야만 구할 수 있어 이웃들과 나눠 먹던 것들을 이제는 무조건 시장에서 사야만 해 하루에 최소 150바트(Baht 태국 통화 단위)는 필요한데 벌어올 데가 있어야지rdquo

한참을 열띠게 이야기를 나누다 조용히 자리를 지키던 우돔씨의 한마디에 가슴이 몹시도 울렁거렸다

ldquo우리가 말하는 게 있어 lsquo돈은 환상에 불과하다 물고기가 진짜다rsquo라고rdquo

한국 일본 중국 라오스의 시민사회와 언론이 메콩 지역 개발 문제를 조사하기 위해 꾸려진 조사단의 일행으로 이들 주민들을 만나면서 궁금한 것이 묻고 싶은 것이 무수히 많았다 하지만 가끔 이들이 격앙된 목소리를 높이거나 혹은 차근차근 말하다 때때로 깊은 숨을 쉬며 호흡을 고르는 모습을 보며 나도 모르게 목이 메고 더 이상 입을 열수 없는 상태가 되어버린다 돈은 환상에 불과하고 물고기가 진짜라니 이 얼마나

명료하고도 절대적인 진리인가 삶의 지혜인가 감동 인지 아픔인지 모를 감정에 잠시 멍해져 있다가 다시 분미 할아버지의 목소리가 들려와 얼른 정신을 차린다

ldquo팍문댐이 물고기만 사라지게 한 게 아니야 이 마을의 전통이 깨졌지 대대로 내려오던 물고기 잡는 기술을 더 이상 보존할 수 없게 됐고 남자들은 여기서 더 이상 처자식을 먹여 살리기가 어려우니 방콕이든 어디든 도시로 떠나야 했고 떠난 남자들은 도시에서 외롭고 힘드니 새로운 가정을 가지게 되고 남은 처자식들마저 떠돌게 되거나 여기서 입에 풀칠하기가 쉽지 않아졌고 수문이 열리지 않으면 지금보다 더 강물 오염이 심해질 것이고 물고기들은 죄다 죽어버리겠지 그러면 이 마을은 더 이상 보존하기가 힘들어rdquo

분미 할아버지가 잠시 상심으로 말을 잇지 못하는 사 이 라씨가 거들어 설명해준다 현재 문강의 수질 오염이 심각한 상황이고 이로 인해 주민들의 식량 안보가매우 위험한 수준이라고 한다 먹고 살기 위해 수입

댐 건설 이후 수문 개방 요구 시위 운동에 대해 설명하는 주민 윤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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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있어야 하는데 그동안 물고기를 잡는 것 말고는 해본 일이 없으니 다른 일을 찾는 것도 쉽지 않아서 일자리도 구하기가 힘들다고 한다 다른 일을 구할 수 없는 주민들은 결국 한참 떨어져 있는 다른 강에 가서 물고기를 잡아와 여기서 다시 팔아 수입을 만들고 있다고 했다 이 지역의 자산은 문강의 물고기를 잡는 것이고 이로부터 나온 지역 고유의 지혜가 주민들의 삶을 지켜왔는데 이 모든 게 상실되고 있다고 했다

우리는 물고기를 원한다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어느새 해가 뉘엿뉘엿 넘어간다 시계를 살펴보니 어느새 4시간이 훌쩍 흘렀다 이야기에 푹 빠져 시공간을 넘나들다 이들의 삶에 잠시 마음을 맡겼다가 문득 고개를 흔들어본다 20년간의 지난한 투쟁의 역사를 4시간이라는 짧은 시간동안 외부에서 찾아온 낯선 이들에게 전하는 것이 이들에게 어떤 의미가 있을까 행여나 아픔만 들추고 가는 것이 아닐까 도움이 되지

도 못할 텐데 이러고 있는 것이 무책임한 것 아닐까속으로 어쩔 줄 모르고 있는데 이런 내 마음을 읽은 마냥 분미 할아버지가 힘주어 말씀하신다

ldquo우리 이야기가 세상에 널리 널리 퍼져 알려졌으면 좋겠어 이렇게 여러분에게 이야기를 할 수 있어서 기쁘고 우리의 투쟁의 삶을 전할 수 있어서 자랑스러워 우리가 살아온 것은 정부와 권력의 부정의에 대한 저항이었어 이런 일이 여기뿐이겠어 다른 곳에서도 비일비재 할텐데 우리 삶을 공유해서 다른 곳에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도움이 된다면 얼마나 기쁜 일이야 우리가 바라는 건 그저 수문이 열려서 다시 우리가 살던 삶이 회복되는 거야 전통을 되살리고 싶어 우리는 전기를 원하지 않아 물고기를 원하지rdquo

참으로 또렷했다 전기가 아닌 물고기를 원한다는 이들의 눈동자는 더 없이 맑고 또렷했다 수문이 열릴 때까지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이들의 다짐은 더 없이 강건했다 오랜 시간 동안 겪어오면서 지치고 주저앉을 법도 한데 삶의 터전인 문강을 지키겠다는 굳은 결심은 이들 가슴속에 흔들림 없이 뿌리깊이 박힌 듯했다 이토록 강한 힘을 지킬 수 있는 데에는 주민들이 끝까지 목소리를 잃지 않도록 옆에서 지원하고 있는 지역 조직들과 국제단체들의 응원도 한몫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 무엇보다도 개발과 권력에 맞서 갈등과 분열을 겪으며 극복해온 과정에서 주민들 스스로 다져온 공동체의 의미 공동체가 가진 지혜에 대한 믿음이 그 중심에 있는 듯 했다 절대 자신들의 삶의 지혜와 자산을 전력 생산과 맞바꾸지 않을 것이라 했다

이야기가 끝나갈 무렵 라씨가 슬며시 웃으며 말했다

ldquo팍문댐의 잠재 전력 생산량은 136MW에요 현재 팍문댐에서 나는 전력으로 고작 방콕에 있는 백화점 3~4개에 전기를 공급하고 있다고 하네요rdquo

우본으로 오기 전 하룻밤 머물렀던 방콕의 복잡한 거리와 수많은 사람들이 어깨를 스치며 지나다니던 고층 백화점들이 언뜻 눈앞에 잠시 펼쳐진다 수백 년 살아온 수천 명의 삶과 또 다른 수천 명의 소비가 거래되는 순간이다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모르겠는 심정으로 어둑어둑해진 하늘만 무심코 바라본다

윤지영 작성 ODA Watch 정책기획팀장

odawatchnavercom

댐 건설 이후 수문 개방 요구 시위 운동에 대해 설명하는 주민 윤지영19

국제사회 내 한국 ODA의 현주소는 어디에 -2012 OECD DAC ODA 통계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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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협력개발기구(OECD DAC)는 지난 4월 3일 회원국들의 2012년 공적개발원조(ODA) 잠정통계를 발표했다 이번 발표에는 2012년 DAC 회원국들의 전체 ODA 규모 및 각국별 경제수준에 의거한 개발원조 규모를 보여주는 ODAGNI 비율 전년대비 원조규모 증감 연도별 중점협력지역 등을 분석하는 내용이 담겨있다 2013년부터 회원국이 된 아이슬란드의 통계결과도 제시되어 있으며 DAC 회원국은 아니지만 OECD에 가입한 체코 에스토니아 헝가리 이스라엘 폴란드 슬로바키아 슬로베니아 터키 그리고 아랍 에미레이트 연합 9개국의 자료와 EU DAC-EU G7 Non-G7 Non-DAC의 ODA 규모 및 전년대비 증감률도 확인할 수 있다 다양한 카테고리 별로 정리된 이번 통계를 통해 세계적 ODA의 흐름과 한국 ODA의 현주소 등을 파악해보자

계속되는 세계 경제 위기 ODA에 빨간 불이 켜졌다

2012년 OECD DAC 회원국의 전체 ODA 규모는 총 12559억 불로 전년 대비 평균이 약 40 하락하였다 국가 별 경제수준에 따른 ODA 규모를 파악할 수 있는 수치인ODA 대비 GNI비율은 작년 DAC 회원국 평균인031보다 002 감소한 029로 나타났다 지난 2011년 통계에서 전년도에 비해 27 가량 하락했던 것에 연이어 올해에도 더 큰 폭으로 원조규모가 줄어든 것은 그만큼 세계경제위기가 ODA에 미치는 막대한 영향을 여실히 보여준다 반면 공여국 중 G7의 ODA 규모 총계는 전체 의 701를 차지했고 EU의 경우 전체의 절반 가량인 507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통해 전 세계 ODA에서 두 그룹이 차지하는 비중이 여전히 매우 크다는 점을 알 수 있다

lt표 1gt에 명시되어 있는 OECD DAC회원국의 2012년

ODA실적 통계에 따르면 여전히 미국이 가장 많은 원조를 제공하고 있으며 그 뒤를 이어 영국 독일 프랑스 일본 순으로 상위권을 차지했다 그러나 상위 5개국 모두 적게는 07부터 많게는 28까지 전년대비 ODA 규모가 감소한 것을 알 수 있다 특히 유럽 경제위기가 심화됨에 따라 그리스와 이탈리아는 무려 각각 -170 -347에 달하는 ODA 규모를 축소했다

단연 돋보이는 한국 ODA 증가율 이 청신호를 유

지하기 위해서는

반면 2011-2012년 한국 ODA는 176 가량이 증가하며 DAC 회원국 중에 단연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ODA 규모 역시 24개 회원국 중 16위로 작년보다 한 계단 상승했다 국제사회가 경기침체로 인해 전반적으로 ODA 규모를 점차 감소하는 추세인 것에 반해 한국의 경우 2015년까지 GNI 대비 ODA 비율을 025까지 높이겠다는 목표 이행 차원에서 지난 몇 년간 원조규모를 점차 증가해오고 있어 이와 같은 차이가 더욱 극명하게 보여지는 것이다

그러나 이처럼 우리나라가 높은 증가율을 달성한 것은 한국 ODA가 다른 공여국에 비해 매우 적은 규모라는 점에 기인하기도 한다 실례로 2011-2012년 사이 91가 증가한 호주 ODA의 경우 절대규모 상으로는 457백만불이 늘어난 반면 한국의 경우 무려 176 가량이 상승했으나 이는 226백만불로 호주의 증가량에 비하면 절반 가량에 불과하다 한국 ODA의 성장을 향한 길이 아직은 멀다는 점을 그러므로 더욱 박차를 가해야 함을 보여준다 또한 한국의 ODAGNI 대비 비율은 014로 나타났다 이를 국민 1인당 금액으로 환산하면 34900원 가량에 달한다 즉 한국 국민들은 작년 한해2011년에 비해 약 4천원 정도 증가한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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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을 ODA 자금 조성을 위해 세금으로 납부한 것이다

반면 lt2013년 국제개발협력 종합시행계획gt에 따르면 2013년 ODAGNI 수치는 016에 달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025의 고지를 향한 걸음이 2년 정도 밖에 남지 않은 만큼 현실적으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원조 규모 증대에 관한 근본적이고 체계적인 전략 마련이 필요한 시점이다

국제사회 ODA 아직 갈 길이 멀다

전 세계 공여국들의 GNI 대비 ODA의 비율을 살펴보면 국제사회가 합의한 목표치인 07를 넘어선 국가

는 룩셈부르크(100) 스웨덴(099) 노르웨이(093) 덴마크(084) 네덜란드(071) 5개국이 유일하며 이 국가들의 ODA 규모는 전년 통계에서도 07를 웃돌았다 앞서 ODA의 절대 규모로는 미국을 비롯해 영국 독일 프랑스 등의 서유럽 국가들이 상위권을 차지했다면 국가 별 경제규모 및 수준에 따른 ODA 규모는 북유럽(Nordic+) 국가들이 높은 셈이다 하지만 룩셈부르크를 제외한 북유럽 4개국 역시 모두 작년에 비해 ODA 비율이 감소했다 2011년 통계를 통해 살펴본 상위 5개국의 GNI 대비 ODA 비율은 룩셈부르크(099) 스웨덴(102) 노르웨이(100) 덴마크(086) 네덜란드(075)였다한국의GNI 대비 ODA 비율은 전년에 비해 002 증

lt표 1gt OECD DAC 회원국들의 2011 2012년 ODA 규모 및 증감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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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한 014로 나타났으나 여전히 DAC 회원국 평균인 029에는 현저하게 미치지 못하고 있다 DAC 24개 회원국 중국가 부도위기에 직면한 그리스 및 이탈리아 다음으로 최하위인 22위를 기록하고 있다

무상 ODA에 참여하는 주무부처가 41개에 달해

2012년 한국의 양자간 다자간 ODA 규모는 각각 116억 불과 389억 불로 작년과 비슷한 비율인 약 75 25로 나타났다 양자 ODA 중 무상원조와 유상원조 역시 64의 비율을 유지하며 70억 불과 47억 불을 차지했다 주목할만한 부분은 2012년 기준 무상원조 지원을 위해 133개 수원국에 외교부 교육부 재정부 KOICA를 비롯하여 지방자치단체까지 총 41개 기관이 ODA 사업에 참여했다는 것이다 작년 한 해 동안 국내ODA 분절화 문제가 시민사회를 비롯한 여러 이해당사자들에 의해 제기되어왔던 것에 반해 ODA 사업에 참여하는 주무부처의 수는 오히려 늘어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한국 원조의 양적 질적 성장을 위한 끊임없는 노

력 필요

이번 2012년 OECD DAC 실적통계는 지속되는 세계 경제 위기가 ODA에 미치는 영향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지난 2008년 미국 발 경제위기 이후 겨우 다시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던 ODA예산이 2010년을 정점으로 다시 하락세를 타고 있다 GNI 대비 ODA 비율의 07라는 국제사회가 합의한 목표 달성에서 점점 멀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은 각국의 원조 규모 줄이기에 대해 옥스팜 인터네셔널의 제레미 홉스(Jeremy Hobbs) 상임이사는 ldquo원조자금이 국가 예산에서 차지하는 부분은 아주 사소한 티끌에 지나지 않기 때문에 재정적자를 면하기 위해 규모를 줄여도 그 영향을 인식할 수 없을 정도이다 이는 마치 몸무게를 줄이기 위해 머리카락을 자르는 격이다rdquo (ldquoAid is such a tiny part of budgets that cutting it has no discernible impact on deficits --it is like cutting your hair to lose weightrdquo)라고 묘사한 바 있다 원조는 개도국 특히 원조 의존성이 높은 국가(aid dependent countries)들에게는 매우 필수적이고 중요한 자원이다 따라서 아주 적은 규모로 삭감한다고 할지라도 해당 국가들에는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은 자명하다 원조가 전체 국가 예산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매우 작기에 경제위기를 이유로 ODA 규모를 줄이는 것은 적자 개선에 아무런 효용성이 없을뿐더러 오히려 필요한 곳에 제공되는 지원을 가로막는 격이다

이처럼 전 세계 ODA에 적신호가 켜진 상황에서도 ODAGNI 07 달성의 약속을 이행하기 위해 원조 규모를 점차 확장하는 국가도 있다 바로 영국이다 지난 3월 20일 영국 정부는 2013 회계연도를 기준으로 자국의 ODAGNI 비율이 07를 넘어설 것이라고 발표했다 2012년 통계 기준 06에서 일년 만에 01 가량을 훌쩍 높인 것이다 이는 현재 부지런히 규모를 늘려나가고 있는 한국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2015년까지 ODAGNI 비율025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2011년 012 2012년 014 2013년 016(추정) 등 증가 속도가 목표 치에 비해 미미하기 때문이다 한국 정부는 규모 증대를 위한 체계적이고 현실적인 계획을 마련하고 국민들을 향한 끊임없는 설득을 통해 합의와 지지를 이끌어낼 수 있어야 한다 또한 양적 성장에 비례하여 질적 성장도 함께 고민해야 한다 무상원조 예산이 점차 늘어나는 부처 참여

lt그림 1gt DAC 회원국의 2012년 ODA 규모

lt그림 2gt DAC 회원국의 2012 ODAGNI 비율

(출처 OECD Statistics ndash ODA2012)

(출처 OECD Statistics ndash ODA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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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 인해 분절적으로 제공되지 않도록 해야 하며 국제 사회의 권고처럼 비구속성 원조를 강화하고 무상 원조의 비율을 확대함으로써 효과성 제고를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이 모든 것들을 실현하기 위해 정부는 무엇보다도 납세자로서 원조 자금을 조성하는 국민들이 본인의 세금이 개도국의 발전을 위해 어떻게 활용되고 있는가를 직접 확인할 수 있도록 원조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책무성을 담보해야 할 것이다

노태훈 장한이 작성

ODA Watch 청년활동가 11기 정책감시팀

dodream4mehanmailnet

lt표2gt 2012년 우리나라 ODA 부문적 실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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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시도 민단단체 사업발굴지원 프로그램이

민간단체 사업발굴지원 프로그램은 KOICA의 민관협력실에서 주최하는 시민사회협력프로그램 중 하나이며 국제개발협력민간협의회(이하 KCOC)가 2012년부터 2년간 주관해오고 있다 이번 프로그램은 기존 민관협력사업의 사전과정을 지원함으로써 새로이 개발협력사업을 수행하고자 하는 단체들에게 교육 컨설팅 사업발굴(현지 지역조사)의 기회를 제공한다 이를 통해 민관협력사업의 확대를 꾀함과 동시에 단체들의 전문성을 살린 창의적인 사업발굴 등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본 프로그램은 현지 사업수행을 위한 단순 지원에 그치지 않고 사업발굴을 위한 사전 교육 및 컨설팅 단체 간 네트워크 구축 등을 포함하는 포괄적인 역량강화 프로그램이라고 할 수 있다 기존 역량강화 교육프로그램과 차별되는 점은 사전 선정된 30여개 이상의 기관이 7~8개월에 걸친 긴 프로그램을 처음부터 끝까지 함께한다는 점이다 이 과정 중에서 네트워크 형성을 넘어서서 서로의 사업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돌아보는 상호 학습의 시간까지 가질 수 있다는 것이 무엇보다 큰 장점이다

눈에 띄는 변화 개발협력 시민사회의 다양화

참여기관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개발협력 시민사회가 정말 넓어지고 다양해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특징적인 부분을 살펴보면 첫째는 국내에서 장애인 직업교육 등 장애인을 수혜자로 사업을 진행하던 기관들이 대거 참여했다는 점이다 개발협력 사업에 있어 크로스커팅이슈로써 장애인이 수혜대상에

서 소외되지 않도록 하는 이슈에 대해서는 많은 논의가 된 바 있다 하지만 장애인을 직접 수혜자로 전면에 내놓은 사업은 많지 않았다 사업선정 심사에 참여한 한 심사위원은 ldquo이렇게 장애인을 직접 수혜대상으로 한 사업이 많았던 심사는 처음이다 긍정적인 변화로 보인다rdquo라고 이야기하기도 했다 둘째 국내 사회복지 사업 또는 대북사업을 중점적으로 시행하던 기관들이 해외사업에 눈을 돌리고 있다는 것이다 사업 수행 경험은 많지만 국제개발협력사업에 대한 경험이 부족하여 익숙하지 않았던 기관들에게는 낯선 용어와 사업수행 프로세스에 익숙해 질 수 있었던 기회였다 마지막으로 분야의 확장이다 전통적 개발협력사업에서 많이 볼 수 있었던 초등교육에서 한걸음 더 나아간 음악교육 과학교육과 같이 다양화되고 전문화된 사업이 시도되었다는 점이다 또한 에너지 마이크로크레딧과 같은 새로운 분야의 진출이 눈에 띈다

전년도 참가 단체인 정의로운 전환을 위한 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이하 에정연)는 라오스의 태양광 사업을 추진하였다 에정연은 태양광 시스템을 제공하는데 그치지 않고 이를 라오스 현지에서 관리할 수 있 도록 하는 교육 프로그램을 함께 구성하여 2013년 현재 열심히 사업을 수행 중에 있다 물꼬를 튼 것일까올해(2013년) 사업발굴 프로그램에는 환경에너지 분야 사업을 추진하는 기관들이 대거 참여하고있다 환경교육 태양광 에너지 적정기술 혼농임업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기관들이 사업발굴의 의지를 다지고 있다 전년도 사업에 참여했던 선배 단 체인 에정연은 새로운 참가 단체들을 위한 실무자 간담회에 참석해 경험을 공유할 예정이기도 하다 국제개발협력의 지형이 변화하고 있다 경험이 아무리 많아도 시행착오는 있게 마련이며 급변하는 이 시기에 겪어야할 어려움과 시행착오는 예전의 그것과 또 다를

한국 개발협력 시민사회에 신선한 바람이 불어오다

FOC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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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협력에 관한 관심이 날로 높아져가고 있다 높아져가는 관심만큼이나 민관협력사업도 확

대되고 있다 지난 3~4월 KOICA에서 열린 시민사회협력프로그램 및 글로벌 CSR 프로그램 설

명회가 개최된 KOICA 강당은 미리 설치된 의자가 부족할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몰렸다 그만

큼 많은 관심을 반증해준다고 할까 CSO 대학 기업 등 국제개발협력 관련 주체들이 날로 확

장되는 가운데이번에는 NGO의 변화에 주목해보자 이 글에서는 개발협력에서의 비전통적 시

민사회단체의 활약을 확인할 수 있는 lsquo민간단체 사업발굴지원 프로그램rsquo을 소개하고자 한다

것이다 비록 해외사업 경험이 짧은 초보 단체들이 주를 이루고 있는 프로그램이지만 이 기관들이 겪는 어려움을 서로 나누고 대안을 찾아내는 과정까지 초보라고 여겨버릴 것인가 그들이 흘린 땀방울과 의지를 보았다면 감히 그럴 수 없을 것이다 기관들이 보유하고

있는 각 분야의 전문성이 개발협력사업에 잘 녹아난다면 엄청난 시너지효과를 기대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서로에게 배우면서 발전하는 개발협력 NGO에 대

한 기대

사업수행에 대한 사례공유에 목말랐던 이들 기관들은 자신의 경험을 나누고 실패를 나누는데 주저하지 않았다 서로들 부족하다며 겸손을 표하였지만 오히려 사업의 경험을 나누고 기관의 사업계획서를 공개하는 것에도 주저함이 없었다 교육 및 컨설팅에 참여한 기관들도(사업규모가 큰 기존의 개발사업 수행기관) 마음을 다해 주었다 교육을 실시한 강사 중 한 사람(기존 사업수행기관 실무자)은 자신이 작성했던 사업계획서를 그대로 공개하는 과감함을 보여주며 신규단체들에게 힘을 보태어 주었다 뒷얘기를 들어보니 이후 많은 신규단체에서 lsquo감사했다rsquo lsquo큰 도움이 되어 너무 감사하다rsquo 라는 이야기를 전했다고 한다 그러다보니 신규기관들 역시 타 기관과 협력하는 데 주저함이 없다 얼마 전 전년도 참가기관 3곳에 lsquo올해 프로그램에 선정된 단체들을 대상으로 하는 실무자 간담회에 참석하여 전년도 사업경험이나 현재 사업을 진행하며 겪는 어려움을 공유해 주실 수 있겠느냐rsquo는 요청을 했다 망설임 없이 최선을 다해서 준비하겠다고 전화기너머로 들려오는 목소리에 참 마음이 따뜻해졌다 이와 같은 신선한 바람이 개발협력 시민사회 전체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작년 프로그램의 막바지 즈음에 개인적인 감상에 젖어 페이스북 담벼락에 글을 남긴 적이 있다 ldquo이곳도 현장임을 느끼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rdquo라는 것이 글

의 요지였다 작년에 처음 수행되는 프로그램이다 보니 교육도 많이 어려워했고 단체 간에 어느 정도의 경쟁의식도 있었던 것 같다 그런데 오랜 기간을 함께하다보니 조금씩 마음을 열어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비슷한 사업을 기획하고 있거나 같은 국가에서 사업

을 계획 중인 기관들을 스스로 찾아가며 정보도 공유하고 네트워크도 구축했다 처음에는 바빠서 교육에 참가 못하겠다며 앓는 소리를 하던 분이 교육의 필요성과 중요성에 공감하며 아직 부족하니 또 교육에 참가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교육 중에 그렇게 외치던 ldquo현지 주민들과의 lsquo라포형성rsquo이 이런 것이구나ldquo를 느끼며 잠시 감성적이 되었던 기억이 문득 떠오른다

물론 교육 몇 번으로 현지조사 한번으로 창의적인 사업발굴이 되는 것은 아니다 또한 신규 단체의 특성이나 분야 전문성을 고려하지 않은 채 획일적으로 기존의 프레임 안으로 편입시키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있을 수도 있다 그렇지만 개발협력사업에 관심을 가지고 진입하려는 신규기관들에게 또는 어떤 이유로든 교육에 참여할 기회가 없었던 기관들에게 또는 네트워크 기반을 필요로 하고 있던 기관들에게 본 프로그램이 가지는 의미는 분명히 작지 않을 것이다

올해 참가기관 중 한 곳은 이런 말을 했다 ldquo저희는 그동안 저희끼리만 사업을 참 열심히 해왔어요 이렇게 지원 프로그램이 있는 줄도 몰랐고 다른 단체와 협력도 거의 없었던지라 이번 기회를 통해 다른 기관들의 활동도 알고 싶고 어떤 교육과정이 있는지도 궁금합니다 꼭 참여하고 싶어요rdquo

올해도 역시 바람이 분다 새로운 바람이~

박현정 작성

국제개발협력민간협의회 대외협력팀 간사

ODA Watch 청년활동가 8기

rianaprkgmailcom

교육에 참가한 활동가들의 모습 그들의 고민이 느껴진다 마지막 교육을 마치고 함께 찍은 단체 사진 KCO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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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체가 사는 길은 연대이며

활동가가 사는 길은 협력입니다

미얀마를 지원하는 단체 활동가들의 모임lsquo미지모rsquo

간디학교의 교가는 lsquo연대와 협력을 통해 활동을 만들어 가고 싶어 하는 미얀마를 지원하는 단체 활동가들의 모임(이하 미지모)의 꿈rsquo과 맞닿아 있다

미지모는 lsquo미얀마를 지원하는 단체 활동가들의 모임rsquo이다 함께 움직이고 있는 4개 단체(더프라미스 따비에 로터스월드 해외주민운동한국위원회)는 규모가 작다 첫 모임을 누군가 제안하고 선뜻 동의하여 출발한 지 불과 8개월이다 작은 것을 지향하는 활동가들이 만났다 회의시간 보다 뒤풀이 자리가 길고 공식적인 논의보다 비공식적 수다가 즐거운 곳이다 이제껏 우리가 만나왔고 생각해 왔던 (소위 주류라 일컬어지는) 국제개발협력NGO에서 보면 대수롭지 않을 수 있다 각자 생존하기 바쁘고 사업을 위해 경쟁하고 성공과 결과를 향해 질주하는 비즈니스와도 같은 국제개발 영역에서 사람중심의 협력을 통해 일궈가는 소소한 과정들이 얼마나 가치 있게 존중 받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ldquo미지모가 반드시 목표를 정해놓고 가는 것은 아닙니다 그냥 같이 가는 것입니다 뜻이 있는 활동가들이 함께 가는 과정 자체가 의미 있고 중요합니다 그 과정에서 성과가 있다면 좋고어떤 목표나 방식을 규정하지는 않습니다rdquo

미지모의 구성원을 동지로 여긴다는 로터스월드 민정희님의 생각이다

미지모가 정해진 목표를 두고 반드시 가야 하는 길이 없다고 해서 누구 하나 불안해하거나 강요하지 않는다 자칭 자발적 행동과 실천이 미지모의 강점이다 해외

현장에서 주민의 주인화 주민의 주체성 주민의 자발성만을 강조했던 활동가들이 스스로 모여 자발적 선택과 행동을 하는 모습은 흔히 행정에 밀리고 현장관리에 급급하며 프로젝트 실행에 힘겨워하는 국제개발NGO 활동가들에게서 쉽게 발견할 수 있는 모습은 아니다

ldquo크게 뭔가 성과를 내려고 욕심내지 않기 때문에 가능한 것 같습니다 성과가 중요했다면 자기 것을 차지하기 위해 많은 부분을 쟁취하고자 했을 텐데 아예 그런 마음 없이 시작하고 있습니다 그런 마음이 우리 스스로를 움직이게 합니다rdquo

어지간해서는 뭔가 미련 갖지 않고 훌훌 떠날 것 같은 로터스월드의 박영신님이 꾸준히 참여하는 이유이다

혹 우리는 분주하고 여유 없는 사람들이 더 많은 일을 열심히 훌륭히 해내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무엇이 문제인지를 근본적으로 고민하지 않고 어떻게 가고 있는지를 관행적으로만 되돌아보는 누군가에게 미지모는 어쩜 lsquo무(無)지모rsquo일지도 모르겠다

미지모의 첫 활동

미지모는 미얀마 마을에서 주민들을 직접 만나는 미얀마 활동가들의 가능성과 성장에 우선적으로 주목하고 있다 한국 본부에서 주민들의 마음과 생각 힘을 모아내는 일은 우선적 활동이 아닌지 오래 되었다 할 수 없는 것은 할 수 없다고 인정하는 것부터가 시작이다 미지모의 힘은 사실을 사실대로 아는 것이다 모르거나 못하거나 안 되는 것에 변명하거나 합리화 하지 않으

꿈꾸지 않으면 사는 게 아니라고아무도 가지 않는 길 가는 우리들 누구도 꿈꾸지 못한 우리들의

세상 만들어 가네우리 알고 있네 우리 알고 있네 배운다는 건 가르친다는 건 희망을 노래하는 것

NGO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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려고 한다 대신 문제를 대안으로 실천해 보고자 한다

ldquo한국에서 일하는 우리는 중간실무자입니다 현장실무자 특히 현장의 한국실무자들을 만나보면 우리와 같은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문제라고 하는 것 우리가 욕구라고 하는 것들이 해결되지 않아 힘들어 하고 있기도 합니다 서울 본부에서 일하는 우리는 이런 사실을 잘 모릅니다 뭔가 채워지지 않고 문제라고 여기던 것을 풀어가야 하는데 이런 것들을 현지의 활동가들과 하고 싶습니다 한국에서 파견된 실무자들을 생각하면 나랑 크게 다르지 않은데 항상 다르다고 생각하고 있는 건 아닌지 자문을 해봅니다 현지의 활동가들에게 우리가 함께 하면 꿈같던 일들도 실제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며rdquo

박영신님의 바람은 우리 모두의 바람이기도 하다

ldquo주민 현장 늘 어려운 존재입니다 우리가 주민을 또는 현장을 얼마나 아는지 우리가 안다는 그것이 주민의 또는 현장의 무엇을 알고 있는 건지 그런데 모른다고 해서 멈추지 않는다고 하는 것입니다 멈출 수가 없다는 것입니다 그럼 해야 하는데 그걸 하고 있는 사람이 하도록 해야 합니다 그 사람이 바로 미얀마 현지의 활동가들입니다 그 활동가들이 우리의 고민보다 좀 더 얕을지는 모르지만 그들이 할 수 있는 게 우리보다 훨씬 많습니다 아마 알면 더 잘 할 것입니다rdquo

미지모를 제안한 해외주민운동한국위원회의 강인남님의 근본 고민은 미지모 모두의 고민이기도 하다 그것은 미지모의 첫 활동으로 연결되었다

오는 6월 미지모는 2주의 일정으로 미얀마에 간다 미지모를 구성하고 있는 4개 단체 그리고 이 단체와 관계를 맺고 있는 15명의 미얀마 활동가들이 모인다 만나서 고민과 어려움을 함께 나눌 생각이다 미얀마의 과거 현재 미래에 대한 의식(觀)을 통해 미얀마에 대한 진지한 사유를 할 것이다 미얀마의 현재가 세계의 패러다임 속에서 어떤 위치에 있는지 마음의 자유와 평화 인류의 상생과 평등에 대한 진지한 자기 물음을 갖는 과정도 가질 것이다 국제개발의 참 의미 현지 활동가의 정체성과 역할 주민관계와 주민조직화에 대한 워크숍을 통해 자기 길을 스스로 만들어 갈 것이다 그리고 주민중심으로 지역개발이 이루어지고 있는 주민현장을 방문하여 우리 활동의 가능성을 넓혀갈 것이다 이 교육훈련은 미얀마의 젊은이로서 주민현장의 활동가로서 처음 가져보는 공동

의 성장과정이다 미지모는 이 교육훈련을 만들어 내기 위해 미얀마 현지 활동가에게 묻고 피드백하고 교육프로그램을 짜고 미지모의 생각을 보태 다시 묻는 과정을 가져왔다 미지모답게 해보자는 것이었다

이들은 9월에 다시 한국에 온다 미얀마 현지에서 실현 가능한 아이디어를 좀 더 넓게 찾아보자는 것이다 독재국가에서 오래 갇혀 왔던 열정과 신념을 활동으로 연결시키기 위해서이다 직접 눈으로 보고 듣고 느끼고 함께 구상하는 것이다 사회와 세상을 보는 눈 그것은 그들의 힘을 배가시키는 동력이 될 것이라고 미지모는 믿는다 설령 이제와 다를 바가 없다 하더라도 한국의 협동조합과 518기념재단 방문 크고 작은 지역사회 조직을 방문하며 이들이 느끼고 생각했을lsquo그 시간의 울림rsquo에 미지모는 행복할 것이다

미지모를 위하여

미지모는 참 다른 개개인이 모였다 주류가 될 수 없는 소박한 이들이다 김수환추기경님의 말씀대로라면 바보 같은 이들이 모였다 바다가 되기보다는 늘 흐르는 냇물이 되기를 자처하는 이들 자신의 생각을 끝까지 말하지만 공동으로 모아진 결론에 대해서는 흔쾌히 받아들이는 이들 누군가 제안하면 진지하게 실현가능성을 모색하는 이들 미지모는 마음과 뜻이 모인 곳이다 그리고 그 방법을 찾고 있는 중이다

ldquo모든 곳이 그렇지만 국제개발협력분야에도 문제는 있습니다 그런데lsquo사건rsquo이라고 하는 것은 그 문제를 그냥 보고 넘기지 않는 것에서 만들어 지는 것 같습니다 실제 이 모임 안에서도 변화를 꿈꾸는 변화를 시도해 보려는 마음이 간절합니다 그런데 그것은 특별한 사람이 모여서 특별한 일을 만들어서 되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입니다 미지모는 같이 모이면 힘이 납니다 같이 만나서 이야기를 해보면 아무 것을 하지 않아도 만나는 것 자체가 힘이 납니다rdquo

사람들의 lsquo진정성 있는 관계rsquo를 성찰하게 하는 민정희님의 말이다

미지모는 돈이 없다 잃을게 없어서 당당하다 우리가 가진 전부가 있다면 함께 술 마실 돈 정도이다 미지모는 능력 있는 사람이 없다 한 사람이 특별하지 않아서 절로 협동심이 작용한다 우리가 가진 전부가 있다면 자연스럽게 나눠지는 우리 개인의 고민과 세상이야기를 주고 받는 술자리이다 이 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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를 통해 미지모는 서로가 서로를 성장하게 만든다

ldquo미지모를 통해서 사업을 같이 하는 것도 있지만 뭔 가 공감하는 부분이 더 넓어졌습니다 우리는 국제개발이나 미얀마만을 이야기하지 않습니다 그것을 뛰어 넘어서 우리가 지향하는 가치에 대해 같이 공유하고 사례들을 나눕니다 그리고 그것을 한국의 국제개발협력시민사회와 공유하기 위해 미지모속에서도 또 다른 협력을 만들어 냅니다 그래서 한 단체가 하기 힘든 벅찬 일을 함께 만들어 갑니다rdquo

더프라미스와 로터스월드는 또 다른 협력사업을 구상 중이다 미지모는 바람직한 모델이 되기를 희망한다 같은 국가 안에서 같은 활동을 하는 단체들이 모이고 비슷한 생각을 지닌 활동가들이 만나고 작은 단체가 모여 협력하고 누군가에게는 꿈이 되기도 하고 어느 단체에게는 lsquo또 다른 방식의 국제개발이 가능하다rsquo는 발상의 전환을 일으켜 주고 싶기도 하다 그러나 그것이 우리의 목표가 될 수는 없다 lsquo함께 하는 과정을 통해서 어느 지점엔가 도달했더니 그렇게 되어 있더라rsquo라는 결과를 낳고 싶은 절실함이다 미지모는 그 절실함을 다른 국제개발협력 단체들과 소통하고 나누고자 한다

ldquo우리가 처음에 함께 하기로 했던 이유를 잊지 말아야 합니다 어떤 성과나 결과물 보다는 단체도 함께 하고 활동가도 함께 해야 한다는 것을 유지해야 합니다ldquo

미지모의 대표 따비에 정보임님의 말이다 미지모가 절대 잃지 말아야 할 초심이다

미지모의 정기 모임에 따비에의 한 활동가가 왔다lsquo달다rsquo라고 하는 아담하고 정취 있는 이름을 가진 신입활동가이다 미지모 신입활동가의 칭찬에 우리는 모두 웃었지만 우리가 이미 누군가의 꿈이 되고 있다는 사실은 우리가 무엇을 노력해야 하는지를 다시 깨닫게 해주었다 달다님과 같은 꿈이 모이면 미얀마 주민들의 꿈도 그들이 주인이 되는 방식으로 익어갈 것이다

ldquo마웅저대표님과 정보임대표님이 미지모에 다녀오시면 이야기를 해주시는데요 저는 그걸 듣고 놀라웠습니다 다들 서로 각자 영역에서 따로따로 경쟁하듯이 한다고 생각했었고 실제 그런 모습들은 외부에서 봤을 때 선입견을 갖게 하거든요 그런데 안을 들여다보니 lsquo실무자들이 뭔가 다들 열심히 하고 있구나rsquo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늘 와서 느낀 것은 내가 만약 이 활동을 계속 하게 된다면 10년 후 15년 후 선생님들 같은 모습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실제 사무실 안에서 있을 때는 뭔가 그림이 잘 안 그려지기도 하고 지금까지 국제개발은 잘 모르겠다고 말하고 다녔는데 오늘 참가하고 들으면서 그림이 좀 더 그려져서 알 것 같기도 해요 처음 듣는 이야기 처음 듣는 상황도 많아서 많이 듣고 배우게 되었습니다rdquo

OWL 원고 기고를 요청 받고 미지모는 기고의 여부 누가 쓸 것인가 어떻게 쓸 것인가에 대한 의견

회의 중인 미지모의 모습 유보미

NGO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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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 모아갔다 미지모는 출발이다 자랑할 것도 내놓을 것도 검증 받은 것도 인정받거나 비난 받을 것도 없다 미지모는 누군가에게 말을 하고 싶은 것이 아니다 우리 스스로 다짐하며 보여주고 싶다

연대와 협력을 통해 더 많은 것을 일궈갈 수 있다는 것 뜻이 분명하면 방법은 만들어 진다는 것 100개의 사업보다 뜻을 가진 여섯 사람이 더 소중하다는 것 정보임 강인남 달다와 같은 후배들에게 마웅저 민정희 박영신 옥세영 유보미와 같은 선배들이 더프라미스와 로터스월드 같은 선배 단체들이 따비에와 KOCO(해외주민운동 한국위원회)같은 후배 단체들에게 분명 힘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그래서 우리는 서로가 선배이며 서로가 후배이다 서로 가르치며 서로 배우는 것이다 미지모가 만들어 갈 국제개발협력의 혁신을 꿈꾸며 미지모는 꿈꾸는 길로 최선을 다해 갈 것이다

OWL의 원고 작성을 위해 우리가 모이는 날 따비

에 마웅저 대표님은 518기념행사 준비회의에 참석

하시느라 함께하지 못하셨습니다 더프라미스의 유

보미님은 3년 만의 휴가를 만끽하셨고 옥세영님은

건강상의 이유로 참석하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작은

시간들이지만 우리와 함께 출발했던 지구촌나눔운

동의 김민영님도 미지모 안에 있었음을 기억합니다

미지모 작성

babolif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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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에 공감과 연대가 필요한 이유- 로터스월드 민정희 국장과의 인터뷰 -

인터뷰에 열중하고 있는 로터스월드민정희 국장의 모습

OWL 독자들을 위해 간단한 자기소개먼저 부탁 드립니다

안녕하세요 로터스월드 민정희 사무국장입니다

지난주에 큰아들을 군대 보낸 두 아들의 엄마이기도 하

지요 불교신자이기도 하고요 저는 대학 시절에는 불교

학생회에서 시민운동을 경험했고 실제로 졸업 후 몇 년

간은 관련 단체의 간사로도 활동했어요 결혼 후 한국여

성단체연합에서 활동하다 한국불교국제네트워크의 국

제이슈 담당 실무자로 활동했어요돌이켜보면 이때 개

도국 현지에 오가면서 국제개발협력 활동을 알게 되고

서서히 인연을 맺기 시작했던 것 같아요 사실 저는 로

터스월드 창립시절부터 도왔고 2006년 2월부터 함께

하기 시작했어요 중간에 잠시 대학사회봉사단으로 이

직 했다가 다시 복귀한지는 1년 8개월 정도되었습니다

로터스월드에서의 저의 1막과 2막을 비교해보면 확실히

처음 왔을 때는 일종의 문제의식이 크게 없었던 것 같아

요 해외출장을 자주 오가며 현지 주민들과 많이 접촉하

긴 했지만 특히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내가 주민을

어떻게 바라보아야 하는가 등에 대한 생각을 깊게 하지는

못했던 것 같아요 이번에 다시 돌아오면서 스스로 부족

한 부분을 깨닫고 배워야겠다는 생각이 먼저 들더라고요

제 나이가 적지는 않지만 (웃음)더욱 용기를 내서 움직이

고 있죠 최근에는 국제개발협력 관련 교육도 많이 수강하

고 사람들과도 적극적으로 교류하면서 서로의 경험을 나

누고 있어요 개발협력사회의 교류가 주는 긍정적인 면이

많아서 이러한 모임이 점점 늘어나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OWL이 만난 사람

lsquo한국 개발NGOrsquo에 대해 생각해보면 어떤 특징들이 머릿속에 떠오르시나요

주로 국제NGO 대형NGO 개신교도 중년의 남성 실무책임자들을 연상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번 OWL에서 만나본 로터스월드 민정희 사무국장은 불교를 기반으로 한 소규모 단체 활동가이자

사회운동가 출신의 여성 실무책임자로 개발NGO사회 내에서는 흔치 않은 경력의 소유자입∙니다

봄비가 내리던 4월 23일(화) 기존 개발협력 시민사회에 신선한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민정희 사무국장을 만

났습니다 OWL은 이 인터뷰를 통해 한국개발협력 시민사회가 점차 다양해지고 있는 단면을 나누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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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에 기반하는 단체로서 로터스월드가 존중하는 가

치는 무엇인가요 그리고 이러한 가치가 사업방식에

실제로 적용되고 있는지 궁금하네요

저희는 평등 평화 자비 세가지 가치를 중점으로 삼

고 있어요 부처가 살아온 모습 그대로 그가 계급을

부정하고 전쟁을 반대했던 것처럼 평등과 평화를 추

구하고 불교사상에서 가장 기본적인 자비는 공감과

연대의 마음을 지향하지요 그렇지만 저희 역시도 실

제 사업에 이러한 가치들을 녹여내는 것이 아직은 많

이 부족한 것 같아요 현지 주민보다는 사업을 수행

하는 단체 중심으로 진행되고 국내후원자들의 요구

에 따라가는 것들은 저희뿐만 아니라 아마 다른 단

체들도 상황이 비슷하리라 생각됩니다 막상 사업 이

후의 관리는 부족하면서 후원자들에게 성과를 보여

주기 위해서 하는 사업이 너무 많다고 생각해요 막

상 현지 주민들이 필요하다고 요구한 것이 아닌데

도 우리가 일방적으로 사업을 진행하는 등의 문제들

말이죠 작년에 코빌(Covil)[1] 교육을 받으면서 이

러한 문제에 대해 더 생각해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빈곤 구조적인 폭력이 될 수 있음을 인지해야

그렇다면 현장사업에 이러한 가치들이

충분히 반영되지 못하는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요

문제의 원인과 결과를 제대로 보지 못하기 때문인 것

같아요 빈곤의 원인과 결과에 대한 근본적인 인식 즉

빈곤이 어디로부터 비롯되는가에 대한 정확한 인식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빈곤이 구조적인 폭력

이 될 수 있음을 깨닫는 것 말이죠 아직 한국의 국제개

발협력 역사가 짧기 때문에 충분히 실현되지 못하는 것

일 수도 있어요 빈곤문제가 단순히 해외에만 해당하

는 것이냐 하면 아니거든요 가난은 현재 우리 안에도

존재하고 있잖아요 저는 그렇기 때문에 개발협력분

야의 활동가들이 국내문제에도 더욱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생각해요 타인의 문제라고 생각했던 것을 나

의 삶의 문제로 받아들이는 순간 빈곤과 개발에 대한

보다 근본적인 접근이 가능해질 수 있다고 믿습니다

그러면 로터스월드가 중점을 두는 점은 무엇인가요

현재 준비 중이지만 lsquo현지NGO와 협력관계를 만들

자rsquo 라는 방향을 가지고 있어요 최근에 국제불교네트

워크에서 만난 단체들이 지역사회개발단체들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현지에서 활동했던 주민들의 권

한강화를 위한 활동을 하고 있는 단체들이죠 그래서

그분들의 활동경험을 배우고 우리의 사업 속에 녹여보

자는 생각을 가지고 있어요 권리에 기반한 관점 주민

운동적 관점에 대한 이야기들을 말이죠 사실 한국의

개발 NGO보다 현지에 있는 현지 NGO들이 더 그 지

역의 필요에 대해 잘 알고 현지 주민들에게 더 알맞게

일을 할 수 있는데도 현지 NGO를 바로 지원하는 단

체들이 많지 않아요 국제개발협력에서 현지 NGO는

조력자나 이해관계자 중 하나로 생각하기 때문이죠

그렇기 때문에 현지 NGO와 교류하면서 효과적인

사업과 주민권한 강화 등에 대해서 배우고 있어요

주민권한강화(empowerment)와 같은 경우에는 제

한된 자원 내에서 사업을 진행해야 하기 때문에 쉽

지 않지만 계속해서 노력하고 있는 사업 중 하나

에요 작년부터 주거 권에 대한 사업과 인권침해

지역의 주민들을 돕는 사업들을 하고 있고 미얀

마 모니와[2]에 대한 지원 사업도 이어가고 있어요

개발협력은 타인의 삶에 개입해서 변화를 주는 것이니

보다 신중한 접근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그러다 보니 정

말 필요한 것은 개발에 대한 철학과 윤리인 것 같은데요

네 맞아요 정말 공감하는 부분이에요 자기성찰

이 정말 중요하죠 개발NGO를 비롯한 시민사회가

항상 정부에게 문제 제기하는 부분이 바로 한국 개

발원조의 양적 성장인데 그렇다면 과연 우리 안에

는 이러한 문제가 없는지 되돌아봐야 하지 않을까

싶네요 우리 안에도 협력이나 연대하는 분위기보

다는 경쟁하는 모습이 주로 보이는 것 같아요 이러

한 모습이 우리가 무엇을 위해 이런 일을 하고 있는

지 여과없이 드러내고 있죠 이러한 이슈들을 함께

논할 수 있는 공론의장 또한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이제는 민 민협력을 위해 노력해야 할 때

국장님께서는 오랫동안 시민사회운동을 해오셨고 지

금은 개발NGO에 있으신데 서로 다른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1코빌(Covil) 코빌(Covil)은 Community Organizing과 Village의 합성어로lsquo지역과 함께 주민과 함께하는 주민운동rsquo의 방향성을 가진 활동가 조직이다2 미얀마 모니와 이 지역 주민들은 지역정부의 요청에 따라 농지를 3년간 중국구리광산회사에 빌려주고 3년이 지나도록 땅을 돌려받지 못하자 시위와 농성을 벌여왔다그러나 지난 11월말 화염방사기를 동원한 정부의 강제진압으로 100여명의 주민들과 스님들이 심한 화상을 입는 사태가 발생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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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스월드 사무국 앞에서 한재광 총장 민정희 국장 조이슬 간사 권아람 인턴의 모습 (왼쪽부터 차례대로) ODA Watch

먼저 상대적으로 인적자원과 재원이 시민사회에 비

해 풍부한 것 같아요 그리고 다들 정말 공부를 열

심히 하시는 것 같아요 (웃음) 특히 국제개발협력

에 관한 기술적인 방법론에 대한 학습도 많고요 하

지만 전체적으로 시야를 넓힐 수 있는 분야에는 공

부가 부족한 것 같아요 그리고 상대적으로 단체

들 간의 연대 협력은 비교적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

는 것 같아요 국내에서 협력하지 못하면 개발현장

에서 주민들과 협력을 이루기가 더욱 어렵잖아요

다른 단체와 연대 협력하는 모습이 부족한 것은 그만

큼 기존에 교류가 없어서가 아닐까요 국제개발협력

시민사회 내에서의 교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

최근 민관 협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반면 정작

민 민 간의 협력을 위한 노력은 아직 많이 부족한 것 같

아요 민간 단체들끼리 같이 사업을 해보면 서로 많이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예를 들어 환경 분야의 기

후변화 이슈는 매우 중요하고 구조적 변화가 필요함에

도 개발협력 사회에서는 큰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죠

민 민 간의 연대와 교류의 활성화를 통해 이와 같은 이슈

를 같이 대응해나가는 노력도 필요하지 않을까 싶네요

말씀을 들으니 다양한 단체들간의 만남이 중요하다고

생각됩니다 다양한 종교적 배경을 가진 분들이나 사

회운동을 하시는 많은 분들이 개발 NGO 커뮤니티에

합류하셔서 함께 토론할 수 있는 장이 마련되어야 하

지 않을까요

저도 국내에서 운동하시는 분들이 개발협력분야에 함

께 들어와서 같이 서로의 운동을 공유하고 나누는 시

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저희 단체를 비롯한 몇 단

체들이 함께 미얀마에서 개발활동을 수행하는 단체들

의 모임인 미지모[3]를 구상하고 추진하게 된 이유이

기도 하죠 미지모는 단체들이 서로 연대하고 협력해

야 한다는 생각으로 시작하게 되었어요 단체 간 협력

을 준비하며 실무자들끼리 모여보니 모두 코빌 교육

을 함께 받았던 사람들이더라고요(웃음) 모임을 하

면서 함께하는 기쁨을 많이 느끼고 있어요 미지모 사

람들 모두 지향하는 바가 비슷하기 때문에 서로 동지

애도 느끼죠 미지모 같은 모임들이 다른 단체들 사

이에서도 많이 이루어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미

지모에서도ldquo왜 우리 커뮤니티 내에서는 같이 협력하

는 사업이 없나rdquo 라는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어요

사실 단체와 단체가 서로 교류하고 협력하게 되면 서

로 배울 수 있는 점이 아주 많은데도 그런 모임이 많

지 않은 것 같아요 처음에는 힘들겠지만 같이 공동으

로 사업도 해보면 서로가 배울 수 있는 점이 많다고

생각해요 그 시간을 통해 개발협력에 대한 가치와 지

향점에 대한 생각들도 공유될 수 있으리라고 봅니다

ldquo누군가는 관심을 가지고 끊임없이 문제제기를 할

때 변화가 생기죠rdquo

현재 개발협력 시민사회의 구성원과 구조를 보면 실무

자는 여성이 많지만 실제 사업과 정책을 결정하는 위

치는 대부분 남성들로 이뤄져 있는데요 이에 대한 국

장님의 견해는 어떠하신지 궁금합니다

아무래도 남성중심의 사회구조를 그대로 반영한 모습

으로 보이는 것 같아요 젠더 문제에 대해서 관심을 가

지고 변화를 이루어야 하는 거죠 결국은 끊임없는 문

제제기가 필요하지 않나 싶어요 조직 내에서 불합리

한 것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고 여성들이 일을 할 수

OWL이 만난 사람

3 미지모 미얀마를 지원하는 사람들의 모임이란 뜻으로 로터스월드 프라미스 코코 따비에 4단체가 공동으로 만든 모임 이번 77호의 NGO현장 코너에서 개발협력 분야의 새로운 움직임인 lsquo미지모rsquo에 대해 다루고 있습니다 미지모의 활동이 궁금하신 분들께서는 해당 기사를 참고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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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스월드 사무국 앞에서 한재광 총장 민정희 국장 조이슬 간사 권아람 인턴의 모습 (왼쪽부터 차례대로) ODA Watch

있는 사회적인 여건이나 환경에 대해서도 누군가는 이

야기해야 하는 것이죠 이점에서는 저부터 시작해야 한

다고 생각해요 끝으로 활동가의 가장 중요한 자질은

바로 공감하는 능력이라고 생각해요 신문만 봐도 세

상에 너무나 많은 일들이 있어서 곧 잘 무력감에 빠지

기도 하죠 하지만 이러한 일들에 대해 일차적으로 관

심을 가지는 일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우리가 당장

하고 있는 일 이외에는 관심이 없어서는 안 되죠 조금

더 공감능력을 확장해서 세계에서 일어나는 여러 가지

고통에 대해 관심을 갖는 것 자체가 세상을 바꾸는 첫

발자국이라고 생각해요 개인적으로는 단체의 성과로

인정되지 못하는 일에 대해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하

는 게 아쉽지만 꼭 돈을 보내주지 않더라도 관심을 가

지는 자체가 연대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누군가의

고통을 알아주는 자체로도 그 사람에게 위로가 될 수

있기 때문이죠 그래서 사업으로 진행하지 못해도 일

단은 그러한 사실들을 회원들에게 알리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활동가의 역할은 사람들의 관심을 일깨워주고

공감할 수 있도록 운동해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국장님의 20여 년 간의 활동을 압축적으로 살펴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야기를 들으면서 앞으로의 활동

이 더욱 궁금해지는데요

저는 단체보다는 그 안의 사람을 잘 키워내고 싶어

요 이제까지의 저의 경험을 바탕으로 후배들을 잘 키

워서 올바르게 사업할 수 있도록 이끄는 역할을 하고

싶네요 또 출장처럼 짧은 시간이 아니라 현장에 가

서 오랜 시간을 주민들과 함께 보내고 또 사업현장을

구체적으로 보고 경험하는 시간도가지고 싶어요 이

제 아이들이 다 커서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해요 (웃

음) 마지막으로는 제가 가지고 있는 연대와 협력의

경험들을 가지고 현지 지역사회경험들을 한국의 개

발협력 분야에 소개하는 역할을 해나가고 싶습니다

인터뷰 시간 동안개발NGO 활동가로서 올바른 개발

협력의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해 매 순간 끊임없이 성

찰하고 문제제기를 하는 민정희 국장의 모습이 인상

적이었다 기존의 개발협력사회 내에서 교류와 연대

가 더 활발히 이루어져야 한다는 말에도 깊이 공감했

다 파트너 국가 간의 연대와 협력이전에 우리가 먼저

교류하고 연대해야 하지 않겠는가 앞으로 국제개발

커뮤니티 내에서의 활발한 교류와 다양한 연대의 모

습을 기대해본다 이번 인터뷰를 통해 (필자는) 한국

개발협력 사회 특히 개발NGO에 불어오는 새로운 바

람 다양하게 뻗어나가는 물줄기의 흐름을 목격한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민정희 국장의 오랜 경험이 담긴

이야기를 들으니 앞으로의 활동이 더욱 기대가 된다

권아람 작성 ODA Watch 인턴

aramclsr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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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활동가

(YP)들이 꿈틀꿈

틀 원조투명성

캠페인 TF를

조직하다

방울방울 나무를 수놓는 저 꽃잎처럼

한국외대

청년들의

사무국 방문

반가웠어요

한국외대 학생들과 조이슬 간사의 모습 ODA Watch

ODA Watch 이모저모

마침내 봄이 왔습니다 물러 갈듯 말듯 끝까지 애태우던 추위가 사라지고 햇살이 온 대지를 따스하게 감싸 안아

주고 있네요 길거리 나무들도 화사한 꽃잎으로 몸을 단장하느라 분주해 보입니다 봄이 와서일까요 워치에도

새로운 식구들이 찾아왔답니다 올 봄 모두 함께 꽃을 잘 피워낸다면 가을 무렵에는 풍성한 과실을 기대해볼 수

있지 않을까요

지난 4월 26일(금) ODA Watch가

국제개발협력학회(KAIDEC)에서

매년 공모하는 ODA 학술활동 지

원사업에 선정되었습니다 이로써

KAIDEC으로부터 지난 2011년부

터 연속 3년 동안 지원을 받게 되

었는데요 워치는 공모사업을 통한

1200만원의 지원금으로 올 한해

lsquo한국 개발원조 투명성 제고 방안 정

책 연구사업rsquo을 펼쳐나갈 예정입니

다 OWL 독자 여러분들도 한국 개

발원조의 투명성을 높일 수 있는 방

안을 함께 고민해주시겠어요 더불

어 워치가 꾸려나갈 원조투명성 캠

페인에 대해서도 많은 관심과 참여

부탁 드립니다

지난 4월 29일(월)에는 한국외국어

대학교에서 온 4명의 학생들이 ODA

Watch 사무국을 찾아왔답니다 워치가

도대체 어떤 곳인지 무엇을 하는 단체

인지 궁금해서 오늘 인터뷰를 위해 열심

히 공부했다며 이런 저런 질문들을 쏟아

냈는데요 NGO에 관한 교양수업을 듣

던 중 사례발표를 위해 여러 단체 중 워

치를 선택하게 되었다는 청년들 고민

이 담긴 질문에 답하는 시간도 참 즐거

웠답니다 워치가 어떤 단체인지() 궁

금하신 분들이 있다면 주저 말고 서교동

에 자리한 저희 사무국으로 차 한잔 하

러 오세요~~ ^^

ODA Watch 청년활동가들이 국제

개발협력의 흥미로운 이슈를 lsquo씹고

뜯고 맛보고 즐기기rsquo 위해 뭉쳤습니

다 청년활동가들은 관심 있는 이슈

를 중심으로 모여서 팀을 꾸려 시민

의 목소리를 내는 활동을 해오고 있

는데요 여러 팀들 중에 그 동안 국

내외 개발협력정책과 담론을 중점

적으로 공부해왔던 정책감시팀과

DAC(개발협력체계 비평가)팀이 주

축이 되어 Task Force 팀을 구성해

원조투명성과 책무성에 대해 국제

국내사회가 어떠한 이야기를 해오고

있는지 힘을 합쳐 알아보기로 했답

니다 지난 4월 10일 대망의 첫 모임

을 가졌는데요 매주 수요일마다 모

여서 이슈도 알아가고 무엇보다 서

로를 알아가는 시간을 가지고 있답

니다 앞으로 저희 청년활동가들이

펼쳐나갈 활동 많이 기대해주세요

첫 모임 후 뒷풀이 장소에서 한 컷시작을 기념하는 와인 한잔과 함께 ODA Wat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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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DEC지원

ODA 학술활동

공보사업 선정

환영합니다

이재원 간사님

권아람 인턴님

이재원

간사의

한마디

지난 4월 신입직원 및 인턴채용을 통

해 이재원 간사와 권아람 인턴이 ODA

Watch와 함께하게 되었습니다 이재

원 간사는 지난 2012년 ODA 인턴으

로 이미 한해 동안 사무국의 일원으로

동고동락(同苦同樂 )해왔는데요 앞으

로 두 분과 함께 채워나갈 워치가 더더

욱 기대됩니다 OWL 독자 여러분들

께 전하는 편지도 읽어주세요 ^^

안녕하세요 5월부터 ODA Watch의 새 식

구로 함께하게 될 이재원입니다 워치의 청년

활동가로 시작하여 지난 해 ODA 청년인턴으

로 1년간 사무국에서 일하는 행운을 누렸었

는데 올해는 이렇게 간사로 인연을 맺게 되

어 무척 기쁩니다 앞으로 겸손한 자세로 관

계하는 모든 분들과 함께하며 lsquo해피에너지rsquo를

나acuteshy 수 있는 활동가가 되겠습니다 아름다운

봄날 좋은 소식 나acuteshy 수 있어 행복하네요 여

러분의 많은 응원 부탁드려요 감사합니다

워치의

최연소 기부자

는 누구

감동 어린 소식 하나 ODA Watch의

최연소 기부자를 소개합니다~ ^^ 바

로 세상의 빛을 본지 꼭 한 달이 되어

가는 박시윤 양이 그 주인공인데요 박

욱범님께서 따님의 탄생을 기념하며 너

무나 감사하게도 일시 후원을 통해 그

환희와 행복을 워치와 함께 나주셨답니

다 박욱범님은 OWL에 해외특파원으

로 글을 기고하며 워치와 인연을 맺기

시작했는데요 현재는 영국에서의 석

사과정을 마치고 잠시 한국에 들어와

ODA Watch의 자매 기관인 (사)글로

벌발전연구원 ReDI의 연구원으로도 함

께하고 계시답니다 너무 감사한 마음

에 시윤 양을 위해 작은 선물을 준비한

워치 사무국 후원 담당 간사님과 간략

한 증정식도 가졌답니다~ ^^ 시윤 양

앞으로 건강하게 무럭무럭 자라나길 바

랄게요 ^^

권아람

인턴의

한마디

안녕하세요 ODA Watch OWL 독자 여러

분 ODA Watch에서 인턴으로 함께하게 된

권아람이라고 합니다 저는 인권에 관심이 많

아서 작년 하반기에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

에서 4개월 정도 일을 했었어요 앰네스티에

서는 인권의 관점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연대

운동의 방향성을 배울 수 있었는데요 ODA

Watch에서는 또 어떤 것들을 배우고 생각하

게 될 지 궁금하고 매우 기대가 되요 일한 지

이제 겨우 2주차인데 하루하루 많은 것들을

배우며 비판적인 관점으로 개발협력을 바라

보는 눈도 기르고 있어요 ODA Watch를 알

게 되어서 그리고 함께 일하게 되어 반갑습니

다 앞으로 독자 여러분들을 자주 뵐 수 있길

기대할게요 )

박욱범 님과 이재원 간사 ODA Watch 권아람 인턴과 이재원 간사 ODA Watch35

36

37

3월 재정보고

[ ODA Watch 살림살이 ]

ODA Watch는 투명한 재정운영을 원칙으로 합니다

소중한 후원금으로 운영되는 워치의 살림살이가 어느 곳에 어떻게 쓰여지는지

후원자 여러분과 OWL 독자들께 보고드립니다

워치의 살림살이에 더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38

ODA Watch는 2006년 설립 이래로 한국의 국제개발협력 사업 및 정책이 인권 bull 평등 bull 연대에 기반하여 보다 책임 있게 효과적으로 사용되어 개발도상국의 빈곤퇴치 및 지속가능한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한국 대외원조의 정책을 지속적으로 감시 bull 제언하고 대안을 고민하는 참여형 시민사회단체(Civil Society Organization CSO)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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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13: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77호(2013.05.03)

8 제13조 (국제개발협력에 대한 평가) ① 위원회는 국제개발협력 사업의 성과에 대한 국민의 이해와 국제개발협력 사업 시행의 투명성을 제고하기 위하여 국제개발협력 평가지침을 마련하고 관련 정책 및 사업의 추진실적을 평가한다② 위원회는 제1항의 평가결과를 매년 6월 30일까지 국회에 보고하여야 한다③ 제1항과 제2항에 따른 평가의 기준bull방법 국회에의 보고 등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

업의 추진 실적 역시 국회에 보고하도록 되어있다 국회가 예산 편성 과정에서 보다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하고 분절화된 예산의 조정을 이뤄낸다면 현재 원조분절화 등 부처간 이해관계의 대립으로 인해 발생하고 있는 여러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또한 시민사회의 적극적인 관심이 필요하다 예산 감시는 전문성이 요구되는 영역이고 특히 ODA의 경우 예산에 관련된 정보를 얻기가 쉽지 않았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에게 관심의 대상이 되기가 어려웠던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정보공개제도를 통한 ODA 예산 공개가 활성화되면서 관련 정보를 손쉽게 얻을 수 있게 되었다 또한 ODA에 직결되는 것은 아니지만 lsquo좋은 예산센터rsquo를 비롯한 전문 민간 씽크탱크도 ODA 예산 분석 시 주요하게 참고할 수 있는 많은 기초 자료들을 제공하고 있다 앞으로 점차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ODA 자금이 보다 효과적이고 효율적으로 사용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초기 배분을 살펴볼 수 있는 lsquo예산rsquo에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시민들의 세금으로 조성되는 만큼 ODA 예산이 적실한 곳에 올바르게 분배되고 있는지 보다 적극적인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야 할 때이다

예산분석 TF팀 작성

김대욱 ODA Watch 청년활동가 4기

jedu-hanmailnet

조이슬 ODA Watch 간사

eseulangel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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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주) ODA Watch는 2012년 12월에 참여한 lsquoMekong의 미래를 위한

전략회의rsquo 의 후속활동으로 지난 3월 Mekong Watch가 주최한 태국 캄보디

아 현장 조사를 다녀왔습니다 메콩 지역에서 만난 주민들의 이야기와 생각들을

담아 지난 OWL 76호(누구를 위한 개발인가) 부터 연재하고 있는데요

이번 77호 lt태국 이야기 ①편gt에서는 20년 전 태국 우본 지역의 문(Mun) 강

에 지어진 팍문(Pak Mun) 댐이 주민들의 삶에 어떠한 변화를 가져오게 되었는

지 주민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삶은 무엇인지를 들려드립니다 우본 라차타니

(Ubon Rachathani)의 어느 마을에서 지금 이순간에도 25년이 넘게 이어져

오고 있는 주민들의 이야기에 함께 귀 기울여 주세요

다음 호에서는 lt태국 이야기 ②편-시린톤 댐 이야기gt가 이어집니다

lt태국 이야기 ①편gt은 오마이뉴스의 특별기획코너에서도 보실 수 있습니다

메콩이 들려주는 네버엔딩스토리 타이 문강 팍문댐 반대 운동이 던지는 질문

지난 3월 19일 머리 위로 뜨거운 태양을 안고 다시 메콩의 품에 몸을 실었다 꼭 3년만이다 물의 어머니 어머니의 강 메콩은 3년의 시간이 어찌 흘렀는지 무색하게 여전히 그 넓은 품으로 주변의 산과 들 하늘과 바람에 따뜻한 숨을 불어넣고 있다 건기라서 강물의 수위가 그리 높진 않지만 시퍼런 위엄은 그대로이다

메콩의 숨결을 품은 바람과 대지의 온기는 베트남 캄보디아 라오스 버마 중국 태국 6개 나라에 가 닿는다 이들 나라 국민들에게 메콩은 삶의 원천이다 아니 삶 그 자체이다 메콩 지역 주민들은 메콩에서 나는 물고기를 잡아 끼니를 해결하고 메콩의 흐름에

몸을 맡겨 더위를 식히며 메콩의 비옥한 강물로 농사도 짓고 가축도 기른다 아이들에게는 지상 최고의 놀이터이자 삶의 지혜를 배우는 학교이기도 하다 하지만 언제까지나 이들에게 넓은 품을 내

어줄 것만 같던 어머니의 강에도 아픔이 찾아왔다 성장에 대한 욕구가 인간의 삶을 휩쓸기 시작하면서 6개 국가에 불어 닥친 개발의 바람에 메콩이 마음껏 제 힘을 내지 못하고 몸살을 앓고 있다

모든 이야기에는 끝이 있는 법이라 생각했다 모든 일에는 끝이 있으려니 했다 그런데 메콩의 지류인 문강(Mun River)이 흐르는 태국 우본 라차타니(Ubon Ra-chathani)의 어느 마을에 25년이 넘도록 이어져온 언제 끝이 날지 모르는 이야기가 있다 뜨거운 햇살이 내리쬐는 3월의 중천에 졸음이 밀려올 법도 한데 귀를 쫑긋이 세울 수밖에 없는 이야기가 메콩강을 따라 흐른다

만천하에 드러난 거짓 수문을 열라

태국 우본에 흐르고 있는 문(Mun)강 문강은 메콩의 가장 큰 지류이자 태국에서 가장 비옥한 강이다

FOC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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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그랬다 메콩을 따라 문강에 흘러들어온 풍부한 수자원과 물고기로 문강 인근 지역은 그 어느 곳보다 살기 좋은 곳이었다 댐 건설 이전까지만 해도

그러던 어느 날 태국 정부는 전력 생산을 이유로 문강에 대규모 댐을 짓기로 한다 댐의 이름은 팍문 (Pak Mun)댐 세계은행이 건설 자금을 지원하고 태국 전력(EGAT Electricity Generating Authority of Thailand) 이 건설을 맡았다 이들과 태국 정부는 지역의 발전과 주민들의 삶을 향상시키기 위해 댐을 짓는 것이라 말했지만 주민들은 오히려 댐이 자신들의 삶을 파괴했다고 말하고 있다 어떻게 된 일일까

느닷없이 댐 건설 계획이 발표되자 주민들은 댐 건설을 막기 위해 거세게 항의했다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해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도리 없이 댐 건설은 강행된다 1989년 댐 건설이 승인되고 1991년

건설을 시작해 1994년에 완공된다 댐이 지어지는 동안에도 주민들의 시위와 반대 운동은 끊임없이 이어졌지만 태국 정부는 마치 귀머거리인 듯 주민들의 외침에 모르쇠로 일관했다 결국 주민들은 댐 건설 중단을 요구하는 것이 더 이상 받아들여지지 않음을 인정하고 대신 수문을 열어달라는 요구를 하게 된다

ldquo댐이 들어선다고 했을 때 가장 큰 걱정은 더 이상 물고기를 잡지 못하게 되는 것이었어 수십 년 평생 물고기를 잡으며 이웃 간 관계를 맺고 나누며 살아왔는데 댐이 들어서면 메콩을 따라 문강으로 흘러들 물고기들이 줄어들 게 뻔하지 않아 그러면 자연스럽게 생계뿐만 아니라 마을 사람들 간의 관계가 무너질 수밖에 없고 너무도 당연한 이치인데 정부는 도무지 들어먹지를 않아 오히려 댐 건설업자들이랑 이구동성으로 댐이 지어져도 문강의 물고기에는 아무런 영향이 없을 것이니 당신들이 먹고 사는 데에도 아무런

팍문지역 지식센터에서 팍문댐 건설 이전의 삶을 설명하는 주민 윤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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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장이 없을 것이오 하더라고 말이 되야 말이지rdquo

댐 건설 이전부터 이 마을에서 평생을 살아온 분미(Bunmi 63) 할아버지가 당시를 회상하며 분통을 터뜨리신다 함께 모인 다른 주민들도 덧붙인다 당시 정부는 댐에서 생산되는 전력이 주민들의 삶에 생태적으로도 경제적으로도 혜택을 줄 것이라 했다고 한다 심지어 더 많은 종류의 물고기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 했다 하지만 이는 만천하에 거짓으로 드러났다

ldquo팍문(Pak Mun) 댐 건설 이전에 문강에 살던 어종은 265종이었어 마을주민들이 NGO의 도움을 받아서 일일이 조사를 다 했더랬지 하지만 댐이 생겨난 이후 어종은 45종으로 급격히 줄어들고 말았지 물고기들은 강을 따라 흐르며 산란을 하고 넘나들어야 하는데 문강은 더 이상 최적의 삶의 터전을 제공할 수 없게 된 거야 댐 건설로 생겨난 저수지로 강여울과 기슭에서만 서식할 수 있는 식물 수초들도 모두 잠겨버렸고 이게 다 우리가 먹고 사는 주식인데rdquo

결국 댐이 지어져도 문강의 생태계에 어떠한 부정적 영

향이 없을 것이라 말했던 정부의 주장이 거짓으로 드러나자 주민들은 분노했다 이에 자신들의 젖줄인 문강을 지키기 위해 다시 소매를 걷어붙이고 정부를 향해 수문을 열어줄 것을 외쳤다 물고기가 줄어든 것이 댐 건설로 수문이 막혔기 때문인지 아닌지 수문을 열어서 확인해보자는 것이다 주민들의 삶을 건 끈질긴 요구와 투쟁 끝에 정부는 이를 받아들여 2001년 6월 14일부터 2002년 6월까지 약 1년간 수문을 열기로 했다

돌아온 물고기들

수문이 열리자 거짓말처럼 물고기들이 다시 문강으로 돌아왔다 강 상류에 산란을 하기도 했다

ldquo눈앞에 명백히 드러났지 사라졌던 물고기 137종이 메콩에서 문강으로 돌아온거야 2001년 6월부터 2002년 5월 사이에 게다가 사라졌던 여울들도 조금씩 다시 생겨나고 강기슭에 서식하던 식물들도 다시 보이고 말이야 100는 아니지만 마치 댐이 건설되기 이전의 상태로 돌아간 듯 했어rdquo

분미 할아버지 옆에서 조용히 듣기만 하던 우돔(Udom 54)씨가 약 1년간 수문이 열렸던 시간을 떠올리며 흥분된 어조로 말한다 한 조사 보고서에 의하면 수문이 열리고 나서 33종의 물고기가 여울에 25종이 강 깊은 곳에 40종이 훨씬 더 깊은 곳에 22종이 강 가운데 급류 사이의 소용돌이 속에 24종이 동굴에 56종이 때마다 강물이 범람하여 생기는 습지에 알을 낳았다고 밝혀졌다

수문이 열린 기간 동안 국제사회와 지역 자체 조사 지역 대학 등 많은 연구 조사가 이루어졌다 태국 정부와 팍문댐 건설을 맡은 태국전력 당국도 조사를 실시했다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모든 조사의 결과가 일치되는 점이 있다 바로 수문이 열렸던 약 1년 동안 문강의 생태가 예전 수준으로 회복되었으며 이를 통해 지역 주민들의 생활도 회복되었음을 인정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팍문댐이 애초에 목표한 전력 생산에 실패하였으며 태국전력(EGAT)이 주민들 간에 갈등을 조장하고 지역의 가난을 초래했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팍댐 사례는 문강의 생태계 파괴로 인해 태국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정치적 투쟁으로 남아 있다

ldquo우리는 여전히 정부에 수문을 열어줄 것을 요구하

메콩강 댐개발 현황 International Riv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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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있어요 우리가 바라는 것은 오직 그거 하나에요 정부가 현금이니 뭐니 보상을 제공했지만 터무니없이 적은 금액이었고 그걸로 먹고 살기는 불가능해요 오히려 보상 때문에 사람들 사이가 나빠지기만 했죠 삶의 질이 떨어진 건 물론이고 수문이 열리지 않는 이상 여기서 제대로 살기는 어려워요rdquo

팍문댐 주민네트워크 활동에 참여하고 있는 사왕(Sa-wang 46)씨는 정부가 댐 건설로 이주한 주민들에게 제공한 보상이 주민들이 원한 형태가 아니었음을 토로하며 보상 때문에 주민들 사이에서 갈등이 생겼다고 했다 자세히 들어보니 보상금을 전액 현금으로 제공한 것이 아니라 가구당 받게 될 금액의 3분의 1만 현금으로 나머지 3분의 2는 조합운영 지원금으로 제공하여 주민들이 돈이 필요하면 조합에서 빌려 쓰게 했다는 것이다 심지어 돈을 빌릴 때는 이자를 내야 한다

결국 댐 반대 운동이 보상 요구 운동으로 바뀌면서 주민들 사이에 입장이 갈리고 상황이 더욱 나빠졌다고 했다 어떤 주민들은 정부가 주는 방식을 받아들여서라도 보상을 받기를 원했고 다른 주민들은 정부의 제안을 거부하고 전액 현금 보상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여 나가고 그러는 중에 정부는 이들 사이에서 이간질을 시키고

문득 궁금해졌다 정부 입장에서는 가구별로 보상금을 전액 현금으로 깔끔하게 주고 주민들이 더 이상 시끄럽게 하지 않게 하는 것이 편

했을 텐데 왜 문제를 더 복잡하게 만들었을까

ldquo일종의 선례를 남기지 않겠다는 것이었죠 팍문댐 사례에서 주민 보상을 주민이 요구하는 대로 주게 되면 다른 댐을 건설할 때 참고 사례가 되니까정부는 잠깐 시끄럽게 되더라도 굽히지 않은 거죠rdquo

10년 이상 이 지역의 주민네트워크 코디네이터로 활동하고 있는 라(Lah)씨의 말이다

ldquo돈은 환상이다rdquo

20년 넘게 싸워온 이들의 삶은 현재 어떤 모습일까 정부가 말한 대로 댐에서 생산되는 전력의 혜택을 받아 윤택하고 풍요로운 생활을 누리고 있을까 1년간 수문이 열리고 나서 정부는 잘못된 주장을 인정하고 이들의 요구를 받아들였을까 보상 문제야 주민들에게 불리하게 이루어졌다고 해도 수문을 열어야 한다는 것은 국제사회와 국내사회가 동시에 지적한 사항이니 어느 정도 협상이 이루어지지 않았을까

은근한 기대를 품은 질문에 돌아온 대답은 뜻밖이었다

ldquo정부는 끝까지 귀를 닫고 있어 수문을 열어서 조사한 결과가 있으니 아예 무시하지는 못하고 자기들이 조사한 걸 가지고 6월부터 9월까지 4개월 동안에만 물고기가 이동을 하니까 1년에 4개월만 문을 열면 된다는

댐 건설 이후 상황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주민들 윤지영17

거야 그런데 다른 조사결과에서는 1년 내내 물고기가 메콩과 문강 사이를 이동하고 알을 낳는다고 밝혀졌지 또 수문을 1년 내내 연다고 해서 팍문댐이 만들어내는 전력 생산량에는 아무런 영향도 없다고 이미 팍문댐은 목표한 전력을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는걸rdquo 분미 할아버지는 더욱 강경한 어조로 지금 주민들은 다시 단결하여 수문을 1년 내내 영원히 열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했다 정부는 들은 척도 안하고 1년에 4개월간만 수문을 여는 것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했다 심지어 작년에는 오로지 2개월만 열었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민들은 협상을 포기할 수 없다고 했다 그 이유는 문강을 떠나 살 수 없기 때문이다

ldquo정부가 그런 식으로 보상을 하고 우리는 어쩔 수 없이 집을 옮겨야 했고 무슨 노력인들 안 해봤겠어 다른 일자리도 구해보고 먹고 살 궁리를 했지 그런데 그게 쉽게 바뀔 수 있냐는 거야 평생을 강에서 살아온 사람들인데 예전엔 문강만 있으면 뭐든 다 가능했어 물고기를 잡아서 끼니를 해결하고 팔아서 다른 필요한 물품을 사고 벼농사를 짓는 사람과 교환해서 나누어 먹고 강 근처 숲에서 나무를 캐와서 장작을 하고 과일도 따먹고 자연으로부터 먹을 것들이 넘쳐나니 돈이 필요 없었지 내 손에 현금이 안 쥐어져도 아무 문제가 없었어 그런데 지금은 그럴 수가 없어 자연이 아니라 이제는 시장에 의존할 수밖에 없게 된 거야 강에서 구하던 물고기를 시장에 가야만 구할 수 있어 이웃들과 나눠 먹던 것들을 이제는 무조건 시장에서 사야만 해 하루에 최소 150바트(Baht 태국 통화 단위)는 필요한데 벌어올 데가 있어야지rdquo

한참을 열띠게 이야기를 나누다 조용히 자리를 지키던 우돔씨의 한마디에 가슴이 몹시도 울렁거렸다

ldquo우리가 말하는 게 있어 lsquo돈은 환상에 불과하다 물고기가 진짜다rsquo라고rdquo

한국 일본 중국 라오스의 시민사회와 언론이 메콩 지역 개발 문제를 조사하기 위해 꾸려진 조사단의 일행으로 이들 주민들을 만나면서 궁금한 것이 묻고 싶은 것이 무수히 많았다 하지만 가끔 이들이 격앙된 목소리를 높이거나 혹은 차근차근 말하다 때때로 깊은 숨을 쉬며 호흡을 고르는 모습을 보며 나도 모르게 목이 메고 더 이상 입을 열수 없는 상태가 되어버린다 돈은 환상에 불과하고 물고기가 진짜라니 이 얼마나

명료하고도 절대적인 진리인가 삶의 지혜인가 감동 인지 아픔인지 모를 감정에 잠시 멍해져 있다가 다시 분미 할아버지의 목소리가 들려와 얼른 정신을 차린다

ldquo팍문댐이 물고기만 사라지게 한 게 아니야 이 마을의 전통이 깨졌지 대대로 내려오던 물고기 잡는 기술을 더 이상 보존할 수 없게 됐고 남자들은 여기서 더 이상 처자식을 먹여 살리기가 어려우니 방콕이든 어디든 도시로 떠나야 했고 떠난 남자들은 도시에서 외롭고 힘드니 새로운 가정을 가지게 되고 남은 처자식들마저 떠돌게 되거나 여기서 입에 풀칠하기가 쉽지 않아졌고 수문이 열리지 않으면 지금보다 더 강물 오염이 심해질 것이고 물고기들은 죄다 죽어버리겠지 그러면 이 마을은 더 이상 보존하기가 힘들어rdquo

분미 할아버지가 잠시 상심으로 말을 잇지 못하는 사 이 라씨가 거들어 설명해준다 현재 문강의 수질 오염이 심각한 상황이고 이로 인해 주민들의 식량 안보가매우 위험한 수준이라고 한다 먹고 살기 위해 수입

댐 건설 이후 수문 개방 요구 시위 운동에 대해 설명하는 주민 윤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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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있어야 하는데 그동안 물고기를 잡는 것 말고는 해본 일이 없으니 다른 일을 찾는 것도 쉽지 않아서 일자리도 구하기가 힘들다고 한다 다른 일을 구할 수 없는 주민들은 결국 한참 떨어져 있는 다른 강에 가서 물고기를 잡아와 여기서 다시 팔아 수입을 만들고 있다고 했다 이 지역의 자산은 문강의 물고기를 잡는 것이고 이로부터 나온 지역 고유의 지혜가 주민들의 삶을 지켜왔는데 이 모든 게 상실되고 있다고 했다

우리는 물고기를 원한다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어느새 해가 뉘엿뉘엿 넘어간다 시계를 살펴보니 어느새 4시간이 훌쩍 흘렀다 이야기에 푹 빠져 시공간을 넘나들다 이들의 삶에 잠시 마음을 맡겼다가 문득 고개를 흔들어본다 20년간의 지난한 투쟁의 역사를 4시간이라는 짧은 시간동안 외부에서 찾아온 낯선 이들에게 전하는 것이 이들에게 어떤 의미가 있을까 행여나 아픔만 들추고 가는 것이 아닐까 도움이 되지

도 못할 텐데 이러고 있는 것이 무책임한 것 아닐까속으로 어쩔 줄 모르고 있는데 이런 내 마음을 읽은 마냥 분미 할아버지가 힘주어 말씀하신다

ldquo우리 이야기가 세상에 널리 널리 퍼져 알려졌으면 좋겠어 이렇게 여러분에게 이야기를 할 수 있어서 기쁘고 우리의 투쟁의 삶을 전할 수 있어서 자랑스러워 우리가 살아온 것은 정부와 권력의 부정의에 대한 저항이었어 이런 일이 여기뿐이겠어 다른 곳에서도 비일비재 할텐데 우리 삶을 공유해서 다른 곳에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도움이 된다면 얼마나 기쁜 일이야 우리가 바라는 건 그저 수문이 열려서 다시 우리가 살던 삶이 회복되는 거야 전통을 되살리고 싶어 우리는 전기를 원하지 않아 물고기를 원하지rdquo

참으로 또렷했다 전기가 아닌 물고기를 원한다는 이들의 눈동자는 더 없이 맑고 또렷했다 수문이 열릴 때까지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이들의 다짐은 더 없이 강건했다 오랜 시간 동안 겪어오면서 지치고 주저앉을 법도 한데 삶의 터전인 문강을 지키겠다는 굳은 결심은 이들 가슴속에 흔들림 없이 뿌리깊이 박힌 듯했다 이토록 강한 힘을 지킬 수 있는 데에는 주민들이 끝까지 목소리를 잃지 않도록 옆에서 지원하고 있는 지역 조직들과 국제단체들의 응원도 한몫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 무엇보다도 개발과 권력에 맞서 갈등과 분열을 겪으며 극복해온 과정에서 주민들 스스로 다져온 공동체의 의미 공동체가 가진 지혜에 대한 믿음이 그 중심에 있는 듯 했다 절대 자신들의 삶의 지혜와 자산을 전력 생산과 맞바꾸지 않을 것이라 했다

이야기가 끝나갈 무렵 라씨가 슬며시 웃으며 말했다

ldquo팍문댐의 잠재 전력 생산량은 136MW에요 현재 팍문댐에서 나는 전력으로 고작 방콕에 있는 백화점 3~4개에 전기를 공급하고 있다고 하네요rdquo

우본으로 오기 전 하룻밤 머물렀던 방콕의 복잡한 거리와 수많은 사람들이 어깨를 스치며 지나다니던 고층 백화점들이 언뜻 눈앞에 잠시 펼쳐진다 수백 년 살아온 수천 명의 삶과 또 다른 수천 명의 소비가 거래되는 순간이다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모르겠는 심정으로 어둑어둑해진 하늘만 무심코 바라본다

윤지영 작성 ODA Watch 정책기획팀장

odawatchnavercom

댐 건설 이후 수문 개방 요구 시위 운동에 대해 설명하는 주민 윤지영19

국제사회 내 한국 ODA의 현주소는 어디에 -2012 OECD DAC ODA 통계 분석-

FOCUS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DAC)는 지난 4월 3일 회원국들의 2012년 공적개발원조(ODA) 잠정통계를 발표했다 이번 발표에는 2012년 DAC 회원국들의 전체 ODA 규모 및 각국별 경제수준에 의거한 개발원조 규모를 보여주는 ODAGNI 비율 전년대비 원조규모 증감 연도별 중점협력지역 등을 분석하는 내용이 담겨있다 2013년부터 회원국이 된 아이슬란드의 통계결과도 제시되어 있으며 DAC 회원국은 아니지만 OECD에 가입한 체코 에스토니아 헝가리 이스라엘 폴란드 슬로바키아 슬로베니아 터키 그리고 아랍 에미레이트 연합 9개국의 자료와 EU DAC-EU G7 Non-G7 Non-DAC의 ODA 규모 및 전년대비 증감률도 확인할 수 있다 다양한 카테고리 별로 정리된 이번 통계를 통해 세계적 ODA의 흐름과 한국 ODA의 현주소 등을 파악해보자

계속되는 세계 경제 위기 ODA에 빨간 불이 켜졌다

2012년 OECD DAC 회원국의 전체 ODA 규모는 총 12559억 불로 전년 대비 평균이 약 40 하락하였다 국가 별 경제수준에 따른 ODA 규모를 파악할 수 있는 수치인ODA 대비 GNI비율은 작년 DAC 회원국 평균인031보다 002 감소한 029로 나타났다 지난 2011년 통계에서 전년도에 비해 27 가량 하락했던 것에 연이어 올해에도 더 큰 폭으로 원조규모가 줄어든 것은 그만큼 세계경제위기가 ODA에 미치는 막대한 영향을 여실히 보여준다 반면 공여국 중 G7의 ODA 규모 총계는 전체 의 701를 차지했고 EU의 경우 전체의 절반 가량인 507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통해 전 세계 ODA에서 두 그룹이 차지하는 비중이 여전히 매우 크다는 점을 알 수 있다

lt표 1gt에 명시되어 있는 OECD DAC회원국의 2012년

ODA실적 통계에 따르면 여전히 미국이 가장 많은 원조를 제공하고 있으며 그 뒤를 이어 영국 독일 프랑스 일본 순으로 상위권을 차지했다 그러나 상위 5개국 모두 적게는 07부터 많게는 28까지 전년대비 ODA 규모가 감소한 것을 알 수 있다 특히 유럽 경제위기가 심화됨에 따라 그리스와 이탈리아는 무려 각각 -170 -347에 달하는 ODA 규모를 축소했다

단연 돋보이는 한국 ODA 증가율 이 청신호를 유

지하기 위해서는

반면 2011-2012년 한국 ODA는 176 가량이 증가하며 DAC 회원국 중에 단연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ODA 규모 역시 24개 회원국 중 16위로 작년보다 한 계단 상승했다 국제사회가 경기침체로 인해 전반적으로 ODA 규모를 점차 감소하는 추세인 것에 반해 한국의 경우 2015년까지 GNI 대비 ODA 비율을 025까지 높이겠다는 목표 이행 차원에서 지난 몇 년간 원조규모를 점차 증가해오고 있어 이와 같은 차이가 더욱 극명하게 보여지는 것이다

그러나 이처럼 우리나라가 높은 증가율을 달성한 것은 한국 ODA가 다른 공여국에 비해 매우 적은 규모라는 점에 기인하기도 한다 실례로 2011-2012년 사이 91가 증가한 호주 ODA의 경우 절대규모 상으로는 457백만불이 늘어난 반면 한국의 경우 무려 176 가량이 상승했으나 이는 226백만불로 호주의 증가량에 비하면 절반 가량에 불과하다 한국 ODA의 성장을 향한 길이 아직은 멀다는 점을 그러므로 더욱 박차를 가해야 함을 보여준다 또한 한국의 ODAGNI 대비 비율은 014로 나타났다 이를 국민 1인당 금액으로 환산하면 34900원 가량에 달한다 즉 한국 국민들은 작년 한해2011년에 비해 약 4천원 정도 증가한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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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을 ODA 자금 조성을 위해 세금으로 납부한 것이다

반면 lt2013년 국제개발협력 종합시행계획gt에 따르면 2013년 ODAGNI 수치는 016에 달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025의 고지를 향한 걸음이 2년 정도 밖에 남지 않은 만큼 현실적으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원조 규모 증대에 관한 근본적이고 체계적인 전략 마련이 필요한 시점이다

국제사회 ODA 아직 갈 길이 멀다

전 세계 공여국들의 GNI 대비 ODA의 비율을 살펴보면 국제사회가 합의한 목표치인 07를 넘어선 국가

는 룩셈부르크(100) 스웨덴(099) 노르웨이(093) 덴마크(084) 네덜란드(071) 5개국이 유일하며 이 국가들의 ODA 규모는 전년 통계에서도 07를 웃돌았다 앞서 ODA의 절대 규모로는 미국을 비롯해 영국 독일 프랑스 등의 서유럽 국가들이 상위권을 차지했다면 국가 별 경제규모 및 수준에 따른 ODA 규모는 북유럽(Nordic+) 국가들이 높은 셈이다 하지만 룩셈부르크를 제외한 북유럽 4개국 역시 모두 작년에 비해 ODA 비율이 감소했다 2011년 통계를 통해 살펴본 상위 5개국의 GNI 대비 ODA 비율은 룩셈부르크(099) 스웨덴(102) 노르웨이(100) 덴마크(086) 네덜란드(075)였다한국의GNI 대비 ODA 비율은 전년에 비해 002 증

lt표 1gt OECD DAC 회원국들의 2011 2012년 ODA 규모 및 증감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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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CUS

가한 014로 나타났으나 여전히 DAC 회원국 평균인 029에는 현저하게 미치지 못하고 있다 DAC 24개 회원국 중국가 부도위기에 직면한 그리스 및 이탈리아 다음으로 최하위인 22위를 기록하고 있다

무상 ODA에 참여하는 주무부처가 41개에 달해

2012년 한국의 양자간 다자간 ODA 규모는 각각 116억 불과 389억 불로 작년과 비슷한 비율인 약 75 25로 나타났다 양자 ODA 중 무상원조와 유상원조 역시 64의 비율을 유지하며 70억 불과 47억 불을 차지했다 주목할만한 부분은 2012년 기준 무상원조 지원을 위해 133개 수원국에 외교부 교육부 재정부 KOICA를 비롯하여 지방자치단체까지 총 41개 기관이 ODA 사업에 참여했다는 것이다 작년 한 해 동안 국내ODA 분절화 문제가 시민사회를 비롯한 여러 이해당사자들에 의해 제기되어왔던 것에 반해 ODA 사업에 참여하는 주무부처의 수는 오히려 늘어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한국 원조의 양적 질적 성장을 위한 끊임없는 노

력 필요

이번 2012년 OECD DAC 실적통계는 지속되는 세계 경제 위기가 ODA에 미치는 영향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지난 2008년 미국 발 경제위기 이후 겨우 다시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던 ODA예산이 2010년을 정점으로 다시 하락세를 타고 있다 GNI 대비 ODA 비율의 07라는 국제사회가 합의한 목표 달성에서 점점 멀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은 각국의 원조 규모 줄이기에 대해 옥스팜 인터네셔널의 제레미 홉스(Jeremy Hobbs) 상임이사는 ldquo원조자금이 국가 예산에서 차지하는 부분은 아주 사소한 티끌에 지나지 않기 때문에 재정적자를 면하기 위해 규모를 줄여도 그 영향을 인식할 수 없을 정도이다 이는 마치 몸무게를 줄이기 위해 머리카락을 자르는 격이다rdquo (ldquoAid is such a tiny part of budgets that cutting it has no discernible impact on deficits --it is like cutting your hair to lose weightrdquo)라고 묘사한 바 있다 원조는 개도국 특히 원조 의존성이 높은 국가(aid dependent countries)들에게는 매우 필수적이고 중요한 자원이다 따라서 아주 적은 규모로 삭감한다고 할지라도 해당 국가들에는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은 자명하다 원조가 전체 국가 예산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매우 작기에 경제위기를 이유로 ODA 규모를 줄이는 것은 적자 개선에 아무런 효용성이 없을뿐더러 오히려 필요한 곳에 제공되는 지원을 가로막는 격이다

이처럼 전 세계 ODA에 적신호가 켜진 상황에서도 ODAGNI 07 달성의 약속을 이행하기 위해 원조 규모를 점차 확장하는 국가도 있다 바로 영국이다 지난 3월 20일 영국 정부는 2013 회계연도를 기준으로 자국의 ODAGNI 비율이 07를 넘어설 것이라고 발표했다 2012년 통계 기준 06에서 일년 만에 01 가량을 훌쩍 높인 것이다 이는 현재 부지런히 규모를 늘려나가고 있는 한국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2015년까지 ODAGNI 비율025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2011년 012 2012년 014 2013년 016(추정) 등 증가 속도가 목표 치에 비해 미미하기 때문이다 한국 정부는 규모 증대를 위한 체계적이고 현실적인 계획을 마련하고 국민들을 향한 끊임없는 설득을 통해 합의와 지지를 이끌어낼 수 있어야 한다 또한 양적 성장에 비례하여 질적 성장도 함께 고민해야 한다 무상원조 예산이 점차 늘어나는 부처 참여

lt그림 1gt DAC 회원국의 2012년 ODA 규모

lt그림 2gt DAC 회원국의 2012 ODAGNI 비율

(출처 OECD Statistics ndash ODA2012)

(출처 OECD Statistics ndash ODA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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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 인해 분절적으로 제공되지 않도록 해야 하며 국제 사회의 권고처럼 비구속성 원조를 강화하고 무상 원조의 비율을 확대함으로써 효과성 제고를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이 모든 것들을 실현하기 위해 정부는 무엇보다도 납세자로서 원조 자금을 조성하는 국민들이 본인의 세금이 개도국의 발전을 위해 어떻게 활용되고 있는가를 직접 확인할 수 있도록 원조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책무성을 담보해야 할 것이다

노태훈 장한이 작성

ODA Watch 청년활동가 11기 정책감시팀

dodream4mehanmailnet

lt표2gt 2012년 우리나라 ODA 부문적 실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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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시도 민단단체 사업발굴지원 프로그램이

민간단체 사업발굴지원 프로그램은 KOICA의 민관협력실에서 주최하는 시민사회협력프로그램 중 하나이며 국제개발협력민간협의회(이하 KCOC)가 2012년부터 2년간 주관해오고 있다 이번 프로그램은 기존 민관협력사업의 사전과정을 지원함으로써 새로이 개발협력사업을 수행하고자 하는 단체들에게 교육 컨설팅 사업발굴(현지 지역조사)의 기회를 제공한다 이를 통해 민관협력사업의 확대를 꾀함과 동시에 단체들의 전문성을 살린 창의적인 사업발굴 등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본 프로그램은 현지 사업수행을 위한 단순 지원에 그치지 않고 사업발굴을 위한 사전 교육 및 컨설팅 단체 간 네트워크 구축 등을 포함하는 포괄적인 역량강화 프로그램이라고 할 수 있다 기존 역량강화 교육프로그램과 차별되는 점은 사전 선정된 30여개 이상의 기관이 7~8개월에 걸친 긴 프로그램을 처음부터 끝까지 함께한다는 점이다 이 과정 중에서 네트워크 형성을 넘어서서 서로의 사업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돌아보는 상호 학습의 시간까지 가질 수 있다는 것이 무엇보다 큰 장점이다

눈에 띄는 변화 개발협력 시민사회의 다양화

참여기관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개발협력 시민사회가 정말 넓어지고 다양해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특징적인 부분을 살펴보면 첫째는 국내에서 장애인 직업교육 등 장애인을 수혜자로 사업을 진행하던 기관들이 대거 참여했다는 점이다 개발협력 사업에 있어 크로스커팅이슈로써 장애인이 수혜대상에

서 소외되지 않도록 하는 이슈에 대해서는 많은 논의가 된 바 있다 하지만 장애인을 직접 수혜자로 전면에 내놓은 사업은 많지 않았다 사업선정 심사에 참여한 한 심사위원은 ldquo이렇게 장애인을 직접 수혜대상으로 한 사업이 많았던 심사는 처음이다 긍정적인 변화로 보인다rdquo라고 이야기하기도 했다 둘째 국내 사회복지 사업 또는 대북사업을 중점적으로 시행하던 기관들이 해외사업에 눈을 돌리고 있다는 것이다 사업 수행 경험은 많지만 국제개발협력사업에 대한 경험이 부족하여 익숙하지 않았던 기관들에게는 낯선 용어와 사업수행 프로세스에 익숙해 질 수 있었던 기회였다 마지막으로 분야의 확장이다 전통적 개발협력사업에서 많이 볼 수 있었던 초등교육에서 한걸음 더 나아간 음악교육 과학교육과 같이 다양화되고 전문화된 사업이 시도되었다는 점이다 또한 에너지 마이크로크레딧과 같은 새로운 분야의 진출이 눈에 띈다

전년도 참가 단체인 정의로운 전환을 위한 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이하 에정연)는 라오스의 태양광 사업을 추진하였다 에정연은 태양광 시스템을 제공하는데 그치지 않고 이를 라오스 현지에서 관리할 수 있 도록 하는 교육 프로그램을 함께 구성하여 2013년 현재 열심히 사업을 수행 중에 있다 물꼬를 튼 것일까올해(2013년) 사업발굴 프로그램에는 환경에너지 분야 사업을 추진하는 기관들이 대거 참여하고있다 환경교육 태양광 에너지 적정기술 혼농임업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기관들이 사업발굴의 의지를 다지고 있다 전년도 사업에 참여했던 선배 단 체인 에정연은 새로운 참가 단체들을 위한 실무자 간담회에 참석해 경험을 공유할 예정이기도 하다 국제개발협력의 지형이 변화하고 있다 경험이 아무리 많아도 시행착오는 있게 마련이며 급변하는 이 시기에 겪어야할 어려움과 시행착오는 예전의 그것과 또 다를

한국 개발협력 시민사회에 신선한 바람이 불어오다

FOC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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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협력에 관한 관심이 날로 높아져가고 있다 높아져가는 관심만큼이나 민관협력사업도 확

대되고 있다 지난 3~4월 KOICA에서 열린 시민사회협력프로그램 및 글로벌 CSR 프로그램 설

명회가 개최된 KOICA 강당은 미리 설치된 의자가 부족할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몰렸다 그만

큼 많은 관심을 반증해준다고 할까 CSO 대학 기업 등 국제개발협력 관련 주체들이 날로 확

장되는 가운데이번에는 NGO의 변화에 주목해보자 이 글에서는 개발협력에서의 비전통적 시

민사회단체의 활약을 확인할 수 있는 lsquo민간단체 사업발굴지원 프로그램rsquo을 소개하고자 한다

것이다 비록 해외사업 경험이 짧은 초보 단체들이 주를 이루고 있는 프로그램이지만 이 기관들이 겪는 어려움을 서로 나누고 대안을 찾아내는 과정까지 초보라고 여겨버릴 것인가 그들이 흘린 땀방울과 의지를 보았다면 감히 그럴 수 없을 것이다 기관들이 보유하고

있는 각 분야의 전문성이 개발협력사업에 잘 녹아난다면 엄청난 시너지효과를 기대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서로에게 배우면서 발전하는 개발협력 NGO에 대

한 기대

사업수행에 대한 사례공유에 목말랐던 이들 기관들은 자신의 경험을 나누고 실패를 나누는데 주저하지 않았다 서로들 부족하다며 겸손을 표하였지만 오히려 사업의 경험을 나누고 기관의 사업계획서를 공개하는 것에도 주저함이 없었다 교육 및 컨설팅에 참여한 기관들도(사업규모가 큰 기존의 개발사업 수행기관) 마음을 다해 주었다 교육을 실시한 강사 중 한 사람(기존 사업수행기관 실무자)은 자신이 작성했던 사업계획서를 그대로 공개하는 과감함을 보여주며 신규단체들에게 힘을 보태어 주었다 뒷얘기를 들어보니 이후 많은 신규단체에서 lsquo감사했다rsquo lsquo큰 도움이 되어 너무 감사하다rsquo 라는 이야기를 전했다고 한다 그러다보니 신규기관들 역시 타 기관과 협력하는 데 주저함이 없다 얼마 전 전년도 참가기관 3곳에 lsquo올해 프로그램에 선정된 단체들을 대상으로 하는 실무자 간담회에 참석하여 전년도 사업경험이나 현재 사업을 진행하며 겪는 어려움을 공유해 주실 수 있겠느냐rsquo는 요청을 했다 망설임 없이 최선을 다해서 준비하겠다고 전화기너머로 들려오는 목소리에 참 마음이 따뜻해졌다 이와 같은 신선한 바람이 개발협력 시민사회 전체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작년 프로그램의 막바지 즈음에 개인적인 감상에 젖어 페이스북 담벼락에 글을 남긴 적이 있다 ldquo이곳도 현장임을 느끼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rdquo라는 것이 글

의 요지였다 작년에 처음 수행되는 프로그램이다 보니 교육도 많이 어려워했고 단체 간에 어느 정도의 경쟁의식도 있었던 것 같다 그런데 오랜 기간을 함께하다보니 조금씩 마음을 열어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비슷한 사업을 기획하고 있거나 같은 국가에서 사업

을 계획 중인 기관들을 스스로 찾아가며 정보도 공유하고 네트워크도 구축했다 처음에는 바빠서 교육에 참가 못하겠다며 앓는 소리를 하던 분이 교육의 필요성과 중요성에 공감하며 아직 부족하니 또 교육에 참가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교육 중에 그렇게 외치던 ldquo현지 주민들과의 lsquo라포형성rsquo이 이런 것이구나ldquo를 느끼며 잠시 감성적이 되었던 기억이 문득 떠오른다

물론 교육 몇 번으로 현지조사 한번으로 창의적인 사업발굴이 되는 것은 아니다 또한 신규 단체의 특성이나 분야 전문성을 고려하지 않은 채 획일적으로 기존의 프레임 안으로 편입시키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있을 수도 있다 그렇지만 개발협력사업에 관심을 가지고 진입하려는 신규기관들에게 또는 어떤 이유로든 교육에 참여할 기회가 없었던 기관들에게 또는 네트워크 기반을 필요로 하고 있던 기관들에게 본 프로그램이 가지는 의미는 분명히 작지 않을 것이다

올해 참가기관 중 한 곳은 이런 말을 했다 ldquo저희는 그동안 저희끼리만 사업을 참 열심히 해왔어요 이렇게 지원 프로그램이 있는 줄도 몰랐고 다른 단체와 협력도 거의 없었던지라 이번 기회를 통해 다른 기관들의 활동도 알고 싶고 어떤 교육과정이 있는지도 궁금합니다 꼭 참여하고 싶어요rdquo

올해도 역시 바람이 분다 새로운 바람이~

박현정 작성

국제개발협력민간협의회 대외협력팀 간사

ODA Watch 청년활동가 8기

rianaprkgmailcom

교육에 참가한 활동가들의 모습 그들의 고민이 느껴진다 마지막 교육을 마치고 함께 찍은 단체 사진 KCO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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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체가 사는 길은 연대이며

활동가가 사는 길은 협력입니다

미얀마를 지원하는 단체 활동가들의 모임lsquo미지모rsquo

간디학교의 교가는 lsquo연대와 협력을 통해 활동을 만들어 가고 싶어 하는 미얀마를 지원하는 단체 활동가들의 모임(이하 미지모)의 꿈rsquo과 맞닿아 있다

미지모는 lsquo미얀마를 지원하는 단체 활동가들의 모임rsquo이다 함께 움직이고 있는 4개 단체(더프라미스 따비에 로터스월드 해외주민운동한국위원회)는 규모가 작다 첫 모임을 누군가 제안하고 선뜻 동의하여 출발한 지 불과 8개월이다 작은 것을 지향하는 활동가들이 만났다 회의시간 보다 뒤풀이 자리가 길고 공식적인 논의보다 비공식적 수다가 즐거운 곳이다 이제껏 우리가 만나왔고 생각해 왔던 (소위 주류라 일컬어지는) 국제개발협력NGO에서 보면 대수롭지 않을 수 있다 각자 생존하기 바쁘고 사업을 위해 경쟁하고 성공과 결과를 향해 질주하는 비즈니스와도 같은 국제개발 영역에서 사람중심의 협력을 통해 일궈가는 소소한 과정들이 얼마나 가치 있게 존중 받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ldquo미지모가 반드시 목표를 정해놓고 가는 것은 아닙니다 그냥 같이 가는 것입니다 뜻이 있는 활동가들이 함께 가는 과정 자체가 의미 있고 중요합니다 그 과정에서 성과가 있다면 좋고어떤 목표나 방식을 규정하지는 않습니다rdquo

미지모의 구성원을 동지로 여긴다는 로터스월드 민정희님의 생각이다

미지모가 정해진 목표를 두고 반드시 가야 하는 길이 없다고 해서 누구 하나 불안해하거나 강요하지 않는다 자칭 자발적 행동과 실천이 미지모의 강점이다 해외

현장에서 주민의 주인화 주민의 주체성 주민의 자발성만을 강조했던 활동가들이 스스로 모여 자발적 선택과 행동을 하는 모습은 흔히 행정에 밀리고 현장관리에 급급하며 프로젝트 실행에 힘겨워하는 국제개발NGO 활동가들에게서 쉽게 발견할 수 있는 모습은 아니다

ldquo크게 뭔가 성과를 내려고 욕심내지 않기 때문에 가능한 것 같습니다 성과가 중요했다면 자기 것을 차지하기 위해 많은 부분을 쟁취하고자 했을 텐데 아예 그런 마음 없이 시작하고 있습니다 그런 마음이 우리 스스로를 움직이게 합니다rdquo

어지간해서는 뭔가 미련 갖지 않고 훌훌 떠날 것 같은 로터스월드의 박영신님이 꾸준히 참여하는 이유이다

혹 우리는 분주하고 여유 없는 사람들이 더 많은 일을 열심히 훌륭히 해내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무엇이 문제인지를 근본적으로 고민하지 않고 어떻게 가고 있는지를 관행적으로만 되돌아보는 누군가에게 미지모는 어쩜 lsquo무(無)지모rsquo일지도 모르겠다

미지모의 첫 활동

미지모는 미얀마 마을에서 주민들을 직접 만나는 미얀마 활동가들의 가능성과 성장에 우선적으로 주목하고 있다 한국 본부에서 주민들의 마음과 생각 힘을 모아내는 일은 우선적 활동이 아닌지 오래 되었다 할 수 없는 것은 할 수 없다고 인정하는 것부터가 시작이다 미지모의 힘은 사실을 사실대로 아는 것이다 모르거나 못하거나 안 되는 것에 변명하거나 합리화 하지 않으

꿈꾸지 않으면 사는 게 아니라고아무도 가지 않는 길 가는 우리들 누구도 꿈꾸지 못한 우리들의

세상 만들어 가네우리 알고 있네 우리 알고 있네 배운다는 건 가르친다는 건 희망을 노래하는 것

NGO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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려고 한다 대신 문제를 대안으로 실천해 보고자 한다

ldquo한국에서 일하는 우리는 중간실무자입니다 현장실무자 특히 현장의 한국실무자들을 만나보면 우리와 같은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문제라고 하는 것 우리가 욕구라고 하는 것들이 해결되지 않아 힘들어 하고 있기도 합니다 서울 본부에서 일하는 우리는 이런 사실을 잘 모릅니다 뭔가 채워지지 않고 문제라고 여기던 것을 풀어가야 하는데 이런 것들을 현지의 활동가들과 하고 싶습니다 한국에서 파견된 실무자들을 생각하면 나랑 크게 다르지 않은데 항상 다르다고 생각하고 있는 건 아닌지 자문을 해봅니다 현지의 활동가들에게 우리가 함께 하면 꿈같던 일들도 실제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며rdquo

박영신님의 바람은 우리 모두의 바람이기도 하다

ldquo주민 현장 늘 어려운 존재입니다 우리가 주민을 또는 현장을 얼마나 아는지 우리가 안다는 그것이 주민의 또는 현장의 무엇을 알고 있는 건지 그런데 모른다고 해서 멈추지 않는다고 하는 것입니다 멈출 수가 없다는 것입니다 그럼 해야 하는데 그걸 하고 있는 사람이 하도록 해야 합니다 그 사람이 바로 미얀마 현지의 활동가들입니다 그 활동가들이 우리의 고민보다 좀 더 얕을지는 모르지만 그들이 할 수 있는 게 우리보다 훨씬 많습니다 아마 알면 더 잘 할 것입니다rdquo

미지모를 제안한 해외주민운동한국위원회의 강인남님의 근본 고민은 미지모 모두의 고민이기도 하다 그것은 미지모의 첫 활동으로 연결되었다

오는 6월 미지모는 2주의 일정으로 미얀마에 간다 미지모를 구성하고 있는 4개 단체 그리고 이 단체와 관계를 맺고 있는 15명의 미얀마 활동가들이 모인다 만나서 고민과 어려움을 함께 나눌 생각이다 미얀마의 과거 현재 미래에 대한 의식(觀)을 통해 미얀마에 대한 진지한 사유를 할 것이다 미얀마의 현재가 세계의 패러다임 속에서 어떤 위치에 있는지 마음의 자유와 평화 인류의 상생과 평등에 대한 진지한 자기 물음을 갖는 과정도 가질 것이다 국제개발의 참 의미 현지 활동가의 정체성과 역할 주민관계와 주민조직화에 대한 워크숍을 통해 자기 길을 스스로 만들어 갈 것이다 그리고 주민중심으로 지역개발이 이루어지고 있는 주민현장을 방문하여 우리 활동의 가능성을 넓혀갈 것이다 이 교육훈련은 미얀마의 젊은이로서 주민현장의 활동가로서 처음 가져보는 공동

의 성장과정이다 미지모는 이 교육훈련을 만들어 내기 위해 미얀마 현지 활동가에게 묻고 피드백하고 교육프로그램을 짜고 미지모의 생각을 보태 다시 묻는 과정을 가져왔다 미지모답게 해보자는 것이었다

이들은 9월에 다시 한국에 온다 미얀마 현지에서 실현 가능한 아이디어를 좀 더 넓게 찾아보자는 것이다 독재국가에서 오래 갇혀 왔던 열정과 신념을 활동으로 연결시키기 위해서이다 직접 눈으로 보고 듣고 느끼고 함께 구상하는 것이다 사회와 세상을 보는 눈 그것은 그들의 힘을 배가시키는 동력이 될 것이라고 미지모는 믿는다 설령 이제와 다를 바가 없다 하더라도 한국의 협동조합과 518기념재단 방문 크고 작은 지역사회 조직을 방문하며 이들이 느끼고 생각했을lsquo그 시간의 울림rsquo에 미지모는 행복할 것이다

미지모를 위하여

미지모는 참 다른 개개인이 모였다 주류가 될 수 없는 소박한 이들이다 김수환추기경님의 말씀대로라면 바보 같은 이들이 모였다 바다가 되기보다는 늘 흐르는 냇물이 되기를 자처하는 이들 자신의 생각을 끝까지 말하지만 공동으로 모아진 결론에 대해서는 흔쾌히 받아들이는 이들 누군가 제안하면 진지하게 실현가능성을 모색하는 이들 미지모는 마음과 뜻이 모인 곳이다 그리고 그 방법을 찾고 있는 중이다

ldquo모든 곳이 그렇지만 국제개발협력분야에도 문제는 있습니다 그런데lsquo사건rsquo이라고 하는 것은 그 문제를 그냥 보고 넘기지 않는 것에서 만들어 지는 것 같습니다 실제 이 모임 안에서도 변화를 꿈꾸는 변화를 시도해 보려는 마음이 간절합니다 그런데 그것은 특별한 사람이 모여서 특별한 일을 만들어서 되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입니다 미지모는 같이 모이면 힘이 납니다 같이 만나서 이야기를 해보면 아무 것을 하지 않아도 만나는 것 자체가 힘이 납니다rdquo

사람들의 lsquo진정성 있는 관계rsquo를 성찰하게 하는 민정희님의 말이다

미지모는 돈이 없다 잃을게 없어서 당당하다 우리가 가진 전부가 있다면 함께 술 마실 돈 정도이다 미지모는 능력 있는 사람이 없다 한 사람이 특별하지 않아서 절로 협동심이 작용한다 우리가 가진 전부가 있다면 자연스럽게 나눠지는 우리 개인의 고민과 세상이야기를 주고 받는 술자리이다 이 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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를 통해 미지모는 서로가 서로를 성장하게 만든다

ldquo미지모를 통해서 사업을 같이 하는 것도 있지만 뭔 가 공감하는 부분이 더 넓어졌습니다 우리는 국제개발이나 미얀마만을 이야기하지 않습니다 그것을 뛰어 넘어서 우리가 지향하는 가치에 대해 같이 공유하고 사례들을 나눕니다 그리고 그것을 한국의 국제개발협력시민사회와 공유하기 위해 미지모속에서도 또 다른 협력을 만들어 냅니다 그래서 한 단체가 하기 힘든 벅찬 일을 함께 만들어 갑니다rdquo

더프라미스와 로터스월드는 또 다른 협력사업을 구상 중이다 미지모는 바람직한 모델이 되기를 희망한다 같은 국가 안에서 같은 활동을 하는 단체들이 모이고 비슷한 생각을 지닌 활동가들이 만나고 작은 단체가 모여 협력하고 누군가에게는 꿈이 되기도 하고 어느 단체에게는 lsquo또 다른 방식의 국제개발이 가능하다rsquo는 발상의 전환을 일으켜 주고 싶기도 하다 그러나 그것이 우리의 목표가 될 수는 없다 lsquo함께 하는 과정을 통해서 어느 지점엔가 도달했더니 그렇게 되어 있더라rsquo라는 결과를 낳고 싶은 절실함이다 미지모는 그 절실함을 다른 국제개발협력 단체들과 소통하고 나누고자 한다

ldquo우리가 처음에 함께 하기로 했던 이유를 잊지 말아야 합니다 어떤 성과나 결과물 보다는 단체도 함께 하고 활동가도 함께 해야 한다는 것을 유지해야 합니다ldquo

미지모의 대표 따비에 정보임님의 말이다 미지모가 절대 잃지 말아야 할 초심이다

미지모의 정기 모임에 따비에의 한 활동가가 왔다lsquo달다rsquo라고 하는 아담하고 정취 있는 이름을 가진 신입활동가이다 미지모 신입활동가의 칭찬에 우리는 모두 웃었지만 우리가 이미 누군가의 꿈이 되고 있다는 사실은 우리가 무엇을 노력해야 하는지를 다시 깨닫게 해주었다 달다님과 같은 꿈이 모이면 미얀마 주민들의 꿈도 그들이 주인이 되는 방식으로 익어갈 것이다

ldquo마웅저대표님과 정보임대표님이 미지모에 다녀오시면 이야기를 해주시는데요 저는 그걸 듣고 놀라웠습니다 다들 서로 각자 영역에서 따로따로 경쟁하듯이 한다고 생각했었고 실제 그런 모습들은 외부에서 봤을 때 선입견을 갖게 하거든요 그런데 안을 들여다보니 lsquo실무자들이 뭔가 다들 열심히 하고 있구나rsquo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늘 와서 느낀 것은 내가 만약 이 활동을 계속 하게 된다면 10년 후 15년 후 선생님들 같은 모습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실제 사무실 안에서 있을 때는 뭔가 그림이 잘 안 그려지기도 하고 지금까지 국제개발은 잘 모르겠다고 말하고 다녔는데 오늘 참가하고 들으면서 그림이 좀 더 그려져서 알 것 같기도 해요 처음 듣는 이야기 처음 듣는 상황도 많아서 많이 듣고 배우게 되었습니다rdquo

OWL 원고 기고를 요청 받고 미지모는 기고의 여부 누가 쓸 것인가 어떻게 쓸 것인가에 대한 의견

회의 중인 미지모의 모습 유보미

NGO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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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 모아갔다 미지모는 출발이다 자랑할 것도 내놓을 것도 검증 받은 것도 인정받거나 비난 받을 것도 없다 미지모는 누군가에게 말을 하고 싶은 것이 아니다 우리 스스로 다짐하며 보여주고 싶다

연대와 협력을 통해 더 많은 것을 일궈갈 수 있다는 것 뜻이 분명하면 방법은 만들어 진다는 것 100개의 사업보다 뜻을 가진 여섯 사람이 더 소중하다는 것 정보임 강인남 달다와 같은 후배들에게 마웅저 민정희 박영신 옥세영 유보미와 같은 선배들이 더프라미스와 로터스월드 같은 선배 단체들이 따비에와 KOCO(해외주민운동 한국위원회)같은 후배 단체들에게 분명 힘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그래서 우리는 서로가 선배이며 서로가 후배이다 서로 가르치며 서로 배우는 것이다 미지모가 만들어 갈 국제개발협력의 혁신을 꿈꾸며 미지모는 꿈꾸는 길로 최선을 다해 갈 것이다

OWL의 원고 작성을 위해 우리가 모이는 날 따비

에 마웅저 대표님은 518기념행사 준비회의에 참석

하시느라 함께하지 못하셨습니다 더프라미스의 유

보미님은 3년 만의 휴가를 만끽하셨고 옥세영님은

건강상의 이유로 참석하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작은

시간들이지만 우리와 함께 출발했던 지구촌나눔운

동의 김민영님도 미지모 안에 있었음을 기억합니다

미지모 작성

babolif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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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에 공감과 연대가 필요한 이유- 로터스월드 민정희 국장과의 인터뷰 -

인터뷰에 열중하고 있는 로터스월드민정희 국장의 모습

OWL 독자들을 위해 간단한 자기소개먼저 부탁 드립니다

안녕하세요 로터스월드 민정희 사무국장입니다

지난주에 큰아들을 군대 보낸 두 아들의 엄마이기도 하

지요 불교신자이기도 하고요 저는 대학 시절에는 불교

학생회에서 시민운동을 경험했고 실제로 졸업 후 몇 년

간은 관련 단체의 간사로도 활동했어요 결혼 후 한국여

성단체연합에서 활동하다 한국불교국제네트워크의 국

제이슈 담당 실무자로 활동했어요돌이켜보면 이때 개

도국 현지에 오가면서 국제개발협력 활동을 알게 되고

서서히 인연을 맺기 시작했던 것 같아요 사실 저는 로

터스월드 창립시절부터 도왔고 2006년 2월부터 함께

하기 시작했어요 중간에 잠시 대학사회봉사단으로 이

직 했다가 다시 복귀한지는 1년 8개월 정도되었습니다

로터스월드에서의 저의 1막과 2막을 비교해보면 확실히

처음 왔을 때는 일종의 문제의식이 크게 없었던 것 같아

요 해외출장을 자주 오가며 현지 주민들과 많이 접촉하

긴 했지만 특히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내가 주민을

어떻게 바라보아야 하는가 등에 대한 생각을 깊게 하지는

못했던 것 같아요 이번에 다시 돌아오면서 스스로 부족

한 부분을 깨닫고 배워야겠다는 생각이 먼저 들더라고요

제 나이가 적지는 않지만 (웃음)더욱 용기를 내서 움직이

고 있죠 최근에는 국제개발협력 관련 교육도 많이 수강하

고 사람들과도 적극적으로 교류하면서 서로의 경험을 나

누고 있어요 개발협력사회의 교류가 주는 긍정적인 면이

많아서 이러한 모임이 점점 늘어나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OWL이 만난 사람

lsquo한국 개발NGOrsquo에 대해 생각해보면 어떤 특징들이 머릿속에 떠오르시나요

주로 국제NGO 대형NGO 개신교도 중년의 남성 실무책임자들을 연상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번 OWL에서 만나본 로터스월드 민정희 사무국장은 불교를 기반으로 한 소규모 단체 활동가이자

사회운동가 출신의 여성 실무책임자로 개발NGO사회 내에서는 흔치 않은 경력의 소유자입∙니다

봄비가 내리던 4월 23일(화) 기존 개발협력 시민사회에 신선한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민정희 사무국장을 만

났습니다 OWL은 이 인터뷰를 통해 한국개발협력 시민사회가 점차 다양해지고 있는 단면을 나누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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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에 기반하는 단체로서 로터스월드가 존중하는 가

치는 무엇인가요 그리고 이러한 가치가 사업방식에

실제로 적용되고 있는지 궁금하네요

저희는 평등 평화 자비 세가지 가치를 중점으로 삼

고 있어요 부처가 살아온 모습 그대로 그가 계급을

부정하고 전쟁을 반대했던 것처럼 평등과 평화를 추

구하고 불교사상에서 가장 기본적인 자비는 공감과

연대의 마음을 지향하지요 그렇지만 저희 역시도 실

제 사업에 이러한 가치들을 녹여내는 것이 아직은 많

이 부족한 것 같아요 현지 주민보다는 사업을 수행

하는 단체 중심으로 진행되고 국내후원자들의 요구

에 따라가는 것들은 저희뿐만 아니라 아마 다른 단

체들도 상황이 비슷하리라 생각됩니다 막상 사업 이

후의 관리는 부족하면서 후원자들에게 성과를 보여

주기 위해서 하는 사업이 너무 많다고 생각해요 막

상 현지 주민들이 필요하다고 요구한 것이 아닌데

도 우리가 일방적으로 사업을 진행하는 등의 문제들

말이죠 작년에 코빌(Covil)[1] 교육을 받으면서 이

러한 문제에 대해 더 생각해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빈곤 구조적인 폭력이 될 수 있음을 인지해야

그렇다면 현장사업에 이러한 가치들이

충분히 반영되지 못하는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요

문제의 원인과 결과를 제대로 보지 못하기 때문인 것

같아요 빈곤의 원인과 결과에 대한 근본적인 인식 즉

빈곤이 어디로부터 비롯되는가에 대한 정확한 인식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빈곤이 구조적인 폭력

이 될 수 있음을 깨닫는 것 말이죠 아직 한국의 국제개

발협력 역사가 짧기 때문에 충분히 실현되지 못하는 것

일 수도 있어요 빈곤문제가 단순히 해외에만 해당하

는 것이냐 하면 아니거든요 가난은 현재 우리 안에도

존재하고 있잖아요 저는 그렇기 때문에 개발협력분

야의 활동가들이 국내문제에도 더욱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생각해요 타인의 문제라고 생각했던 것을 나

의 삶의 문제로 받아들이는 순간 빈곤과 개발에 대한

보다 근본적인 접근이 가능해질 수 있다고 믿습니다

그러면 로터스월드가 중점을 두는 점은 무엇인가요

현재 준비 중이지만 lsquo현지NGO와 협력관계를 만들

자rsquo 라는 방향을 가지고 있어요 최근에 국제불교네트

워크에서 만난 단체들이 지역사회개발단체들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현지에서 활동했던 주민들의 권

한강화를 위한 활동을 하고 있는 단체들이죠 그래서

그분들의 활동경험을 배우고 우리의 사업 속에 녹여보

자는 생각을 가지고 있어요 권리에 기반한 관점 주민

운동적 관점에 대한 이야기들을 말이죠 사실 한국의

개발 NGO보다 현지에 있는 현지 NGO들이 더 그 지

역의 필요에 대해 잘 알고 현지 주민들에게 더 알맞게

일을 할 수 있는데도 현지 NGO를 바로 지원하는 단

체들이 많지 않아요 국제개발협력에서 현지 NGO는

조력자나 이해관계자 중 하나로 생각하기 때문이죠

그렇기 때문에 현지 NGO와 교류하면서 효과적인

사업과 주민권한 강화 등에 대해서 배우고 있어요

주민권한강화(empowerment)와 같은 경우에는 제

한된 자원 내에서 사업을 진행해야 하기 때문에 쉽

지 않지만 계속해서 노력하고 있는 사업 중 하나

에요 작년부터 주거 권에 대한 사업과 인권침해

지역의 주민들을 돕는 사업들을 하고 있고 미얀

마 모니와[2]에 대한 지원 사업도 이어가고 있어요

개발협력은 타인의 삶에 개입해서 변화를 주는 것이니

보다 신중한 접근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그러다 보니 정

말 필요한 것은 개발에 대한 철학과 윤리인 것 같은데요

네 맞아요 정말 공감하는 부분이에요 자기성찰

이 정말 중요하죠 개발NGO를 비롯한 시민사회가

항상 정부에게 문제 제기하는 부분이 바로 한국 개

발원조의 양적 성장인데 그렇다면 과연 우리 안에

는 이러한 문제가 없는지 되돌아봐야 하지 않을까

싶네요 우리 안에도 협력이나 연대하는 분위기보

다는 경쟁하는 모습이 주로 보이는 것 같아요 이러

한 모습이 우리가 무엇을 위해 이런 일을 하고 있는

지 여과없이 드러내고 있죠 이러한 이슈들을 함께

논할 수 있는 공론의장 또한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이제는 민 민협력을 위해 노력해야 할 때

국장님께서는 오랫동안 시민사회운동을 해오셨고 지

금은 개발NGO에 있으신데 서로 다른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1코빌(Covil) 코빌(Covil)은 Community Organizing과 Village의 합성어로lsquo지역과 함께 주민과 함께하는 주민운동rsquo의 방향성을 가진 활동가 조직이다2 미얀마 모니와 이 지역 주민들은 지역정부의 요청에 따라 농지를 3년간 중국구리광산회사에 빌려주고 3년이 지나도록 땅을 돌려받지 못하자 시위와 농성을 벌여왔다그러나 지난 11월말 화염방사기를 동원한 정부의 강제진압으로 100여명의 주민들과 스님들이 심한 화상을 입는 사태가 발생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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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스월드 사무국 앞에서 한재광 총장 민정희 국장 조이슬 간사 권아람 인턴의 모습 (왼쪽부터 차례대로) ODA Watch

먼저 상대적으로 인적자원과 재원이 시민사회에 비

해 풍부한 것 같아요 그리고 다들 정말 공부를 열

심히 하시는 것 같아요 (웃음) 특히 국제개발협력

에 관한 기술적인 방법론에 대한 학습도 많고요 하

지만 전체적으로 시야를 넓힐 수 있는 분야에는 공

부가 부족한 것 같아요 그리고 상대적으로 단체

들 간의 연대 협력은 비교적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

는 것 같아요 국내에서 협력하지 못하면 개발현장

에서 주민들과 협력을 이루기가 더욱 어렵잖아요

다른 단체와 연대 협력하는 모습이 부족한 것은 그만

큼 기존에 교류가 없어서가 아닐까요 국제개발협력

시민사회 내에서의 교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

최근 민관 협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반면 정작

민 민 간의 협력을 위한 노력은 아직 많이 부족한 것 같

아요 민간 단체들끼리 같이 사업을 해보면 서로 많이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예를 들어 환경 분야의 기

후변화 이슈는 매우 중요하고 구조적 변화가 필요함에

도 개발협력 사회에서는 큰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죠

민 민 간의 연대와 교류의 활성화를 통해 이와 같은 이슈

를 같이 대응해나가는 노력도 필요하지 않을까 싶네요

말씀을 들으니 다양한 단체들간의 만남이 중요하다고

생각됩니다 다양한 종교적 배경을 가진 분들이나 사

회운동을 하시는 많은 분들이 개발 NGO 커뮤니티에

합류하셔서 함께 토론할 수 있는 장이 마련되어야 하

지 않을까요

저도 국내에서 운동하시는 분들이 개발협력분야에 함

께 들어와서 같이 서로의 운동을 공유하고 나누는 시

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저희 단체를 비롯한 몇 단

체들이 함께 미얀마에서 개발활동을 수행하는 단체들

의 모임인 미지모[3]를 구상하고 추진하게 된 이유이

기도 하죠 미지모는 단체들이 서로 연대하고 협력해

야 한다는 생각으로 시작하게 되었어요 단체 간 협력

을 준비하며 실무자들끼리 모여보니 모두 코빌 교육

을 함께 받았던 사람들이더라고요(웃음) 모임을 하

면서 함께하는 기쁨을 많이 느끼고 있어요 미지모 사

람들 모두 지향하는 바가 비슷하기 때문에 서로 동지

애도 느끼죠 미지모 같은 모임들이 다른 단체들 사

이에서도 많이 이루어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미

지모에서도ldquo왜 우리 커뮤니티 내에서는 같이 협력하

는 사업이 없나rdquo 라는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어요

사실 단체와 단체가 서로 교류하고 협력하게 되면 서

로 배울 수 있는 점이 아주 많은데도 그런 모임이 많

지 않은 것 같아요 처음에는 힘들겠지만 같이 공동으

로 사업도 해보면 서로가 배울 수 있는 점이 많다고

생각해요 그 시간을 통해 개발협력에 대한 가치와 지

향점에 대한 생각들도 공유될 수 있으리라고 봅니다

ldquo누군가는 관심을 가지고 끊임없이 문제제기를 할

때 변화가 생기죠rdquo

현재 개발협력 시민사회의 구성원과 구조를 보면 실무

자는 여성이 많지만 실제 사업과 정책을 결정하는 위

치는 대부분 남성들로 이뤄져 있는데요 이에 대한 국

장님의 견해는 어떠하신지 궁금합니다

아무래도 남성중심의 사회구조를 그대로 반영한 모습

으로 보이는 것 같아요 젠더 문제에 대해서 관심을 가

지고 변화를 이루어야 하는 거죠 결국은 끊임없는 문

제제기가 필요하지 않나 싶어요 조직 내에서 불합리

한 것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고 여성들이 일을 할 수

OWL이 만난 사람

3 미지모 미얀마를 지원하는 사람들의 모임이란 뜻으로 로터스월드 프라미스 코코 따비에 4단체가 공동으로 만든 모임 이번 77호의 NGO현장 코너에서 개발협력 분야의 새로운 움직임인 lsquo미지모rsquo에 대해 다루고 있습니다 미지모의 활동이 궁금하신 분들께서는 해당 기사를 참고해주세요

32

로터스월드 사무국 앞에서 한재광 총장 민정희 국장 조이슬 간사 권아람 인턴의 모습 (왼쪽부터 차례대로) ODA Watch

있는 사회적인 여건이나 환경에 대해서도 누군가는 이

야기해야 하는 것이죠 이점에서는 저부터 시작해야 한

다고 생각해요 끝으로 활동가의 가장 중요한 자질은

바로 공감하는 능력이라고 생각해요 신문만 봐도 세

상에 너무나 많은 일들이 있어서 곧 잘 무력감에 빠지

기도 하죠 하지만 이러한 일들에 대해 일차적으로 관

심을 가지는 일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우리가 당장

하고 있는 일 이외에는 관심이 없어서는 안 되죠 조금

더 공감능력을 확장해서 세계에서 일어나는 여러 가지

고통에 대해 관심을 갖는 것 자체가 세상을 바꾸는 첫

발자국이라고 생각해요 개인적으로는 단체의 성과로

인정되지 못하는 일에 대해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하

는 게 아쉽지만 꼭 돈을 보내주지 않더라도 관심을 가

지는 자체가 연대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누군가의

고통을 알아주는 자체로도 그 사람에게 위로가 될 수

있기 때문이죠 그래서 사업으로 진행하지 못해도 일

단은 그러한 사실들을 회원들에게 알리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활동가의 역할은 사람들의 관심을 일깨워주고

공감할 수 있도록 운동해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국장님의 20여 년 간의 활동을 압축적으로 살펴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야기를 들으면서 앞으로의 활동

이 더욱 궁금해지는데요

저는 단체보다는 그 안의 사람을 잘 키워내고 싶어

요 이제까지의 저의 경험을 바탕으로 후배들을 잘 키

워서 올바르게 사업할 수 있도록 이끄는 역할을 하고

싶네요 또 출장처럼 짧은 시간이 아니라 현장에 가

서 오랜 시간을 주민들과 함께 보내고 또 사업현장을

구체적으로 보고 경험하는 시간도가지고 싶어요 이

제 아이들이 다 커서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해요 (웃

음) 마지막으로는 제가 가지고 있는 연대와 협력의

경험들을 가지고 현지 지역사회경험들을 한국의 개

발협력 분야에 소개하는 역할을 해나가고 싶습니다

인터뷰 시간 동안개발NGO 활동가로서 올바른 개발

협력의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해 매 순간 끊임없이 성

찰하고 문제제기를 하는 민정희 국장의 모습이 인상

적이었다 기존의 개발협력사회 내에서 교류와 연대

가 더 활발히 이루어져야 한다는 말에도 깊이 공감했

다 파트너 국가 간의 연대와 협력이전에 우리가 먼저

교류하고 연대해야 하지 않겠는가 앞으로 국제개발

커뮤니티 내에서의 활발한 교류와 다양한 연대의 모

습을 기대해본다 이번 인터뷰를 통해 (필자는) 한국

개발협력 사회 특히 개발NGO에 불어오는 새로운 바

람 다양하게 뻗어나가는 물줄기의 흐름을 목격한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민정희 국장의 오랜 경험이 담긴

이야기를 들으니 앞으로의 활동이 더욱 기대가 된다

권아람 작성 ODA Watch 인턴

aramclsrnnavercom

33

청년활동가

(YP)들이 꿈틀꿈

틀 원조투명성

캠페인 TF를

조직하다

방울방울 나무를 수놓는 저 꽃잎처럼

한국외대

청년들의

사무국 방문

반가웠어요

한국외대 학생들과 조이슬 간사의 모습 ODA Watch

ODA Watch 이모저모

마침내 봄이 왔습니다 물러 갈듯 말듯 끝까지 애태우던 추위가 사라지고 햇살이 온 대지를 따스하게 감싸 안아

주고 있네요 길거리 나무들도 화사한 꽃잎으로 몸을 단장하느라 분주해 보입니다 봄이 와서일까요 워치에도

새로운 식구들이 찾아왔답니다 올 봄 모두 함께 꽃을 잘 피워낸다면 가을 무렵에는 풍성한 과실을 기대해볼 수

있지 않을까요

지난 4월 26일(금) ODA Watch가

국제개발협력학회(KAIDEC)에서

매년 공모하는 ODA 학술활동 지

원사업에 선정되었습니다 이로써

KAIDEC으로부터 지난 2011년부

터 연속 3년 동안 지원을 받게 되

었는데요 워치는 공모사업을 통한

1200만원의 지원금으로 올 한해

lsquo한국 개발원조 투명성 제고 방안 정

책 연구사업rsquo을 펼쳐나갈 예정입니

다 OWL 독자 여러분들도 한국 개

발원조의 투명성을 높일 수 있는 방

안을 함께 고민해주시겠어요 더불

어 워치가 꾸려나갈 원조투명성 캠

페인에 대해서도 많은 관심과 참여

부탁 드립니다

지난 4월 29일(월)에는 한국외국어

대학교에서 온 4명의 학생들이 ODA

Watch 사무국을 찾아왔답니다 워치가

도대체 어떤 곳인지 무엇을 하는 단체

인지 궁금해서 오늘 인터뷰를 위해 열심

히 공부했다며 이런 저런 질문들을 쏟아

냈는데요 NGO에 관한 교양수업을 듣

던 중 사례발표를 위해 여러 단체 중 워

치를 선택하게 되었다는 청년들 고민

이 담긴 질문에 답하는 시간도 참 즐거

웠답니다 워치가 어떤 단체인지() 궁

금하신 분들이 있다면 주저 말고 서교동

에 자리한 저희 사무국으로 차 한잔 하

러 오세요~~ ^^

ODA Watch 청년활동가들이 국제

개발협력의 흥미로운 이슈를 lsquo씹고

뜯고 맛보고 즐기기rsquo 위해 뭉쳤습니

다 청년활동가들은 관심 있는 이슈

를 중심으로 모여서 팀을 꾸려 시민

의 목소리를 내는 활동을 해오고 있

는데요 여러 팀들 중에 그 동안 국

내외 개발협력정책과 담론을 중점

적으로 공부해왔던 정책감시팀과

DAC(개발협력체계 비평가)팀이 주

축이 되어 Task Force 팀을 구성해

원조투명성과 책무성에 대해 국제

국내사회가 어떠한 이야기를 해오고

있는지 힘을 합쳐 알아보기로 했답

니다 지난 4월 10일 대망의 첫 모임

을 가졌는데요 매주 수요일마다 모

여서 이슈도 알아가고 무엇보다 서

로를 알아가는 시간을 가지고 있답

니다 앞으로 저희 청년활동가들이

펼쳐나갈 활동 많이 기대해주세요

첫 모임 후 뒷풀이 장소에서 한 컷시작을 기념하는 와인 한잔과 함께 ODA Watch

34

KAIDEC지원

ODA 학술활동

공보사업 선정

환영합니다

이재원 간사님

권아람 인턴님

이재원

간사의

한마디

지난 4월 신입직원 및 인턴채용을 통

해 이재원 간사와 권아람 인턴이 ODA

Watch와 함께하게 되었습니다 이재

원 간사는 지난 2012년 ODA 인턴으

로 이미 한해 동안 사무국의 일원으로

동고동락(同苦同樂 )해왔는데요 앞으

로 두 분과 함께 채워나갈 워치가 더더

욱 기대됩니다 OWL 독자 여러분들

께 전하는 편지도 읽어주세요 ^^

안녕하세요 5월부터 ODA Watch의 새 식

구로 함께하게 될 이재원입니다 워치의 청년

활동가로 시작하여 지난 해 ODA 청년인턴으

로 1년간 사무국에서 일하는 행운을 누렸었

는데 올해는 이렇게 간사로 인연을 맺게 되

어 무척 기쁩니다 앞으로 겸손한 자세로 관

계하는 모든 분들과 함께하며 lsquo해피에너지rsquo를

나acuteshy 수 있는 활동가가 되겠습니다 아름다운

봄날 좋은 소식 나acuteshy 수 있어 행복하네요 여

러분의 많은 응원 부탁드려요 감사합니다

워치의

최연소 기부자

는 누구

감동 어린 소식 하나 ODA Watch의

최연소 기부자를 소개합니다~ ^^ 바

로 세상의 빛을 본지 꼭 한 달이 되어

가는 박시윤 양이 그 주인공인데요 박

욱범님께서 따님의 탄생을 기념하며 너

무나 감사하게도 일시 후원을 통해 그

환희와 행복을 워치와 함께 나주셨답니

다 박욱범님은 OWL에 해외특파원으

로 글을 기고하며 워치와 인연을 맺기

시작했는데요 현재는 영국에서의 석

사과정을 마치고 잠시 한국에 들어와

ODA Watch의 자매 기관인 (사)글로

벌발전연구원 ReDI의 연구원으로도 함

께하고 계시답니다 너무 감사한 마음

에 시윤 양을 위해 작은 선물을 준비한

워치 사무국 후원 담당 간사님과 간략

한 증정식도 가졌답니다~ ^^ 시윤 양

앞으로 건강하게 무럭무럭 자라나길 바

랄게요 ^^

권아람

인턴의

한마디

안녕하세요 ODA Watch OWL 독자 여러

분 ODA Watch에서 인턴으로 함께하게 된

권아람이라고 합니다 저는 인권에 관심이 많

아서 작년 하반기에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

에서 4개월 정도 일을 했었어요 앰네스티에

서는 인권의 관점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연대

운동의 방향성을 배울 수 있었는데요 ODA

Watch에서는 또 어떤 것들을 배우고 생각하

게 될 지 궁금하고 매우 기대가 되요 일한 지

이제 겨우 2주차인데 하루하루 많은 것들을

배우며 비판적인 관점으로 개발협력을 바라

보는 눈도 기르고 있어요 ODA Watch를 알

게 되어서 그리고 함께 일하게 되어 반갑습니

다 앞으로 독자 여러분들을 자주 뵐 수 있길

기대할게요 )

박욱범 님과 이재원 간사 ODA Watch 권아람 인턴과 이재원 간사 ODA Watch35

36

37

3월 재정보고

[ ODA Watch 살림살이 ]

ODA Watch는 투명한 재정운영을 원칙으로 합니다

소중한 후원금으로 운영되는 워치의 살림살이가 어느 곳에 어떻게 쓰여지는지

후원자 여러분과 OWL 독자들께 보고드립니다

워치의 살림살이에 더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38

ODA Watch는 2006년 설립 이래로 한국의 국제개발협력 사업 및 정책이 인권 bull 평등 bull 연대에 기반하여 보다 책임 있게 효과적으로 사용되어 개발도상국의 빈곤퇴치 및 지속가능한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한국 대외원조의 정책을 지속적으로 감시 bull 제언하고 대안을 고민하는 참여형 시민사회단체(Civil Society Organization CSO)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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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14: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77호(2013.05.03)

(편집자 주) ODA Watch는 2012년 12월에 참여한 lsquoMekong의 미래를 위한

전략회의rsquo 의 후속활동으로 지난 3월 Mekong Watch가 주최한 태국 캄보디

아 현장 조사를 다녀왔습니다 메콩 지역에서 만난 주민들의 이야기와 생각들을

담아 지난 OWL 76호(누구를 위한 개발인가) 부터 연재하고 있는데요

이번 77호 lt태국 이야기 ①편gt에서는 20년 전 태국 우본 지역의 문(Mun) 강

에 지어진 팍문(Pak Mun) 댐이 주민들의 삶에 어떠한 변화를 가져오게 되었는

지 주민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삶은 무엇인지를 들려드립니다 우본 라차타니

(Ubon Rachathani)의 어느 마을에서 지금 이순간에도 25년이 넘게 이어져

오고 있는 주민들의 이야기에 함께 귀 기울여 주세요

다음 호에서는 lt태국 이야기 ②편-시린톤 댐 이야기gt가 이어집니다

lt태국 이야기 ①편gt은 오마이뉴스의 특별기획코너에서도 보실 수 있습니다

메콩이 들려주는 네버엔딩스토리 타이 문강 팍문댐 반대 운동이 던지는 질문

지난 3월 19일 머리 위로 뜨거운 태양을 안고 다시 메콩의 품에 몸을 실었다 꼭 3년만이다 물의 어머니 어머니의 강 메콩은 3년의 시간이 어찌 흘렀는지 무색하게 여전히 그 넓은 품으로 주변의 산과 들 하늘과 바람에 따뜻한 숨을 불어넣고 있다 건기라서 강물의 수위가 그리 높진 않지만 시퍼런 위엄은 그대로이다

메콩의 숨결을 품은 바람과 대지의 온기는 베트남 캄보디아 라오스 버마 중국 태국 6개 나라에 가 닿는다 이들 나라 국민들에게 메콩은 삶의 원천이다 아니 삶 그 자체이다 메콩 지역 주민들은 메콩에서 나는 물고기를 잡아 끼니를 해결하고 메콩의 흐름에

몸을 맡겨 더위를 식히며 메콩의 비옥한 강물로 농사도 짓고 가축도 기른다 아이들에게는 지상 최고의 놀이터이자 삶의 지혜를 배우는 학교이기도 하다 하지만 언제까지나 이들에게 넓은 품을 내

어줄 것만 같던 어머니의 강에도 아픔이 찾아왔다 성장에 대한 욕구가 인간의 삶을 휩쓸기 시작하면서 6개 국가에 불어 닥친 개발의 바람에 메콩이 마음껏 제 힘을 내지 못하고 몸살을 앓고 있다

모든 이야기에는 끝이 있는 법이라 생각했다 모든 일에는 끝이 있으려니 했다 그런데 메콩의 지류인 문강(Mun River)이 흐르는 태국 우본 라차타니(Ubon Ra-chathani)의 어느 마을에 25년이 넘도록 이어져온 언제 끝이 날지 모르는 이야기가 있다 뜨거운 햇살이 내리쬐는 3월의 중천에 졸음이 밀려올 법도 한데 귀를 쫑긋이 세울 수밖에 없는 이야기가 메콩강을 따라 흐른다

만천하에 드러난 거짓 수문을 열라

태국 우본에 흐르고 있는 문(Mun)강 문강은 메콩의 가장 큰 지류이자 태국에서 가장 비옥한 강이다

FOCUS

14

아니 그랬다 메콩을 따라 문강에 흘러들어온 풍부한 수자원과 물고기로 문강 인근 지역은 그 어느 곳보다 살기 좋은 곳이었다 댐 건설 이전까지만 해도

그러던 어느 날 태국 정부는 전력 생산을 이유로 문강에 대규모 댐을 짓기로 한다 댐의 이름은 팍문 (Pak Mun)댐 세계은행이 건설 자금을 지원하고 태국 전력(EGAT Electricity Generating Authority of Thailand) 이 건설을 맡았다 이들과 태국 정부는 지역의 발전과 주민들의 삶을 향상시키기 위해 댐을 짓는 것이라 말했지만 주민들은 오히려 댐이 자신들의 삶을 파괴했다고 말하고 있다 어떻게 된 일일까

느닷없이 댐 건설 계획이 발표되자 주민들은 댐 건설을 막기 위해 거세게 항의했다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해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도리 없이 댐 건설은 강행된다 1989년 댐 건설이 승인되고 1991년

건설을 시작해 1994년에 완공된다 댐이 지어지는 동안에도 주민들의 시위와 반대 운동은 끊임없이 이어졌지만 태국 정부는 마치 귀머거리인 듯 주민들의 외침에 모르쇠로 일관했다 결국 주민들은 댐 건설 중단을 요구하는 것이 더 이상 받아들여지지 않음을 인정하고 대신 수문을 열어달라는 요구를 하게 된다

ldquo댐이 들어선다고 했을 때 가장 큰 걱정은 더 이상 물고기를 잡지 못하게 되는 것이었어 수십 년 평생 물고기를 잡으며 이웃 간 관계를 맺고 나누며 살아왔는데 댐이 들어서면 메콩을 따라 문강으로 흘러들 물고기들이 줄어들 게 뻔하지 않아 그러면 자연스럽게 생계뿐만 아니라 마을 사람들 간의 관계가 무너질 수밖에 없고 너무도 당연한 이치인데 정부는 도무지 들어먹지를 않아 오히려 댐 건설업자들이랑 이구동성으로 댐이 지어져도 문강의 물고기에는 아무런 영향이 없을 것이니 당신들이 먹고 사는 데에도 아무런

팍문지역 지식센터에서 팍문댐 건설 이전의 삶을 설명하는 주민 윤지영

15

지장이 없을 것이오 하더라고 말이 되야 말이지rdquo

댐 건설 이전부터 이 마을에서 평생을 살아온 분미(Bunmi 63) 할아버지가 당시를 회상하며 분통을 터뜨리신다 함께 모인 다른 주민들도 덧붙인다 당시 정부는 댐에서 생산되는 전력이 주민들의 삶에 생태적으로도 경제적으로도 혜택을 줄 것이라 했다고 한다 심지어 더 많은 종류의 물고기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 했다 하지만 이는 만천하에 거짓으로 드러났다

ldquo팍문(Pak Mun) 댐 건설 이전에 문강에 살던 어종은 265종이었어 마을주민들이 NGO의 도움을 받아서 일일이 조사를 다 했더랬지 하지만 댐이 생겨난 이후 어종은 45종으로 급격히 줄어들고 말았지 물고기들은 강을 따라 흐르며 산란을 하고 넘나들어야 하는데 문강은 더 이상 최적의 삶의 터전을 제공할 수 없게 된 거야 댐 건설로 생겨난 저수지로 강여울과 기슭에서만 서식할 수 있는 식물 수초들도 모두 잠겨버렸고 이게 다 우리가 먹고 사는 주식인데rdquo

결국 댐이 지어져도 문강의 생태계에 어떠한 부정적 영

향이 없을 것이라 말했던 정부의 주장이 거짓으로 드러나자 주민들은 분노했다 이에 자신들의 젖줄인 문강을 지키기 위해 다시 소매를 걷어붙이고 정부를 향해 수문을 열어줄 것을 외쳤다 물고기가 줄어든 것이 댐 건설로 수문이 막혔기 때문인지 아닌지 수문을 열어서 확인해보자는 것이다 주민들의 삶을 건 끈질긴 요구와 투쟁 끝에 정부는 이를 받아들여 2001년 6월 14일부터 2002년 6월까지 약 1년간 수문을 열기로 했다

돌아온 물고기들

수문이 열리자 거짓말처럼 물고기들이 다시 문강으로 돌아왔다 강 상류에 산란을 하기도 했다

ldquo눈앞에 명백히 드러났지 사라졌던 물고기 137종이 메콩에서 문강으로 돌아온거야 2001년 6월부터 2002년 5월 사이에 게다가 사라졌던 여울들도 조금씩 다시 생겨나고 강기슭에 서식하던 식물들도 다시 보이고 말이야 100는 아니지만 마치 댐이 건설되기 이전의 상태로 돌아간 듯 했어rdquo

분미 할아버지 옆에서 조용히 듣기만 하던 우돔(Udom 54)씨가 약 1년간 수문이 열렸던 시간을 떠올리며 흥분된 어조로 말한다 한 조사 보고서에 의하면 수문이 열리고 나서 33종의 물고기가 여울에 25종이 강 깊은 곳에 40종이 훨씬 더 깊은 곳에 22종이 강 가운데 급류 사이의 소용돌이 속에 24종이 동굴에 56종이 때마다 강물이 범람하여 생기는 습지에 알을 낳았다고 밝혀졌다

수문이 열린 기간 동안 국제사회와 지역 자체 조사 지역 대학 등 많은 연구 조사가 이루어졌다 태국 정부와 팍문댐 건설을 맡은 태국전력 당국도 조사를 실시했다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모든 조사의 결과가 일치되는 점이 있다 바로 수문이 열렸던 약 1년 동안 문강의 생태가 예전 수준으로 회복되었으며 이를 통해 지역 주민들의 생활도 회복되었음을 인정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팍문댐이 애초에 목표한 전력 생산에 실패하였으며 태국전력(EGAT)이 주민들 간에 갈등을 조장하고 지역의 가난을 초래했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팍댐 사례는 문강의 생태계 파괴로 인해 태국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정치적 투쟁으로 남아 있다

ldquo우리는 여전히 정부에 수문을 열어줄 것을 요구하

메콩강 댐개발 현황 International Rivers

FOCUS

16

고 있어요 우리가 바라는 것은 오직 그거 하나에요 정부가 현금이니 뭐니 보상을 제공했지만 터무니없이 적은 금액이었고 그걸로 먹고 살기는 불가능해요 오히려 보상 때문에 사람들 사이가 나빠지기만 했죠 삶의 질이 떨어진 건 물론이고 수문이 열리지 않는 이상 여기서 제대로 살기는 어려워요rdquo

팍문댐 주민네트워크 활동에 참여하고 있는 사왕(Sa-wang 46)씨는 정부가 댐 건설로 이주한 주민들에게 제공한 보상이 주민들이 원한 형태가 아니었음을 토로하며 보상 때문에 주민들 사이에서 갈등이 생겼다고 했다 자세히 들어보니 보상금을 전액 현금으로 제공한 것이 아니라 가구당 받게 될 금액의 3분의 1만 현금으로 나머지 3분의 2는 조합운영 지원금으로 제공하여 주민들이 돈이 필요하면 조합에서 빌려 쓰게 했다는 것이다 심지어 돈을 빌릴 때는 이자를 내야 한다

결국 댐 반대 운동이 보상 요구 운동으로 바뀌면서 주민들 사이에 입장이 갈리고 상황이 더욱 나빠졌다고 했다 어떤 주민들은 정부가 주는 방식을 받아들여서라도 보상을 받기를 원했고 다른 주민들은 정부의 제안을 거부하고 전액 현금 보상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여 나가고 그러는 중에 정부는 이들 사이에서 이간질을 시키고

문득 궁금해졌다 정부 입장에서는 가구별로 보상금을 전액 현금으로 깔끔하게 주고 주민들이 더 이상 시끄럽게 하지 않게 하는 것이 편

했을 텐데 왜 문제를 더 복잡하게 만들었을까

ldquo일종의 선례를 남기지 않겠다는 것이었죠 팍문댐 사례에서 주민 보상을 주민이 요구하는 대로 주게 되면 다른 댐을 건설할 때 참고 사례가 되니까정부는 잠깐 시끄럽게 되더라도 굽히지 않은 거죠rdquo

10년 이상 이 지역의 주민네트워크 코디네이터로 활동하고 있는 라(Lah)씨의 말이다

ldquo돈은 환상이다rdquo

20년 넘게 싸워온 이들의 삶은 현재 어떤 모습일까 정부가 말한 대로 댐에서 생산되는 전력의 혜택을 받아 윤택하고 풍요로운 생활을 누리고 있을까 1년간 수문이 열리고 나서 정부는 잘못된 주장을 인정하고 이들의 요구를 받아들였을까 보상 문제야 주민들에게 불리하게 이루어졌다고 해도 수문을 열어야 한다는 것은 국제사회와 국내사회가 동시에 지적한 사항이니 어느 정도 협상이 이루어지지 않았을까

은근한 기대를 품은 질문에 돌아온 대답은 뜻밖이었다

ldquo정부는 끝까지 귀를 닫고 있어 수문을 열어서 조사한 결과가 있으니 아예 무시하지는 못하고 자기들이 조사한 걸 가지고 6월부터 9월까지 4개월 동안에만 물고기가 이동을 하니까 1년에 4개월만 문을 열면 된다는

댐 건설 이후 상황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주민들 윤지영17

거야 그런데 다른 조사결과에서는 1년 내내 물고기가 메콩과 문강 사이를 이동하고 알을 낳는다고 밝혀졌지 또 수문을 1년 내내 연다고 해서 팍문댐이 만들어내는 전력 생산량에는 아무런 영향도 없다고 이미 팍문댐은 목표한 전력을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는걸rdquo 분미 할아버지는 더욱 강경한 어조로 지금 주민들은 다시 단결하여 수문을 1년 내내 영원히 열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했다 정부는 들은 척도 안하고 1년에 4개월간만 수문을 여는 것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했다 심지어 작년에는 오로지 2개월만 열었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민들은 협상을 포기할 수 없다고 했다 그 이유는 문강을 떠나 살 수 없기 때문이다

ldquo정부가 그런 식으로 보상을 하고 우리는 어쩔 수 없이 집을 옮겨야 했고 무슨 노력인들 안 해봤겠어 다른 일자리도 구해보고 먹고 살 궁리를 했지 그런데 그게 쉽게 바뀔 수 있냐는 거야 평생을 강에서 살아온 사람들인데 예전엔 문강만 있으면 뭐든 다 가능했어 물고기를 잡아서 끼니를 해결하고 팔아서 다른 필요한 물품을 사고 벼농사를 짓는 사람과 교환해서 나누어 먹고 강 근처 숲에서 나무를 캐와서 장작을 하고 과일도 따먹고 자연으로부터 먹을 것들이 넘쳐나니 돈이 필요 없었지 내 손에 현금이 안 쥐어져도 아무 문제가 없었어 그런데 지금은 그럴 수가 없어 자연이 아니라 이제는 시장에 의존할 수밖에 없게 된 거야 강에서 구하던 물고기를 시장에 가야만 구할 수 있어 이웃들과 나눠 먹던 것들을 이제는 무조건 시장에서 사야만 해 하루에 최소 150바트(Baht 태국 통화 단위)는 필요한데 벌어올 데가 있어야지rdquo

한참을 열띠게 이야기를 나누다 조용히 자리를 지키던 우돔씨의 한마디에 가슴이 몹시도 울렁거렸다

ldquo우리가 말하는 게 있어 lsquo돈은 환상에 불과하다 물고기가 진짜다rsquo라고rdquo

한국 일본 중국 라오스의 시민사회와 언론이 메콩 지역 개발 문제를 조사하기 위해 꾸려진 조사단의 일행으로 이들 주민들을 만나면서 궁금한 것이 묻고 싶은 것이 무수히 많았다 하지만 가끔 이들이 격앙된 목소리를 높이거나 혹은 차근차근 말하다 때때로 깊은 숨을 쉬며 호흡을 고르는 모습을 보며 나도 모르게 목이 메고 더 이상 입을 열수 없는 상태가 되어버린다 돈은 환상에 불과하고 물고기가 진짜라니 이 얼마나

명료하고도 절대적인 진리인가 삶의 지혜인가 감동 인지 아픔인지 모를 감정에 잠시 멍해져 있다가 다시 분미 할아버지의 목소리가 들려와 얼른 정신을 차린다

ldquo팍문댐이 물고기만 사라지게 한 게 아니야 이 마을의 전통이 깨졌지 대대로 내려오던 물고기 잡는 기술을 더 이상 보존할 수 없게 됐고 남자들은 여기서 더 이상 처자식을 먹여 살리기가 어려우니 방콕이든 어디든 도시로 떠나야 했고 떠난 남자들은 도시에서 외롭고 힘드니 새로운 가정을 가지게 되고 남은 처자식들마저 떠돌게 되거나 여기서 입에 풀칠하기가 쉽지 않아졌고 수문이 열리지 않으면 지금보다 더 강물 오염이 심해질 것이고 물고기들은 죄다 죽어버리겠지 그러면 이 마을은 더 이상 보존하기가 힘들어rdquo

분미 할아버지가 잠시 상심으로 말을 잇지 못하는 사 이 라씨가 거들어 설명해준다 현재 문강의 수질 오염이 심각한 상황이고 이로 인해 주민들의 식량 안보가매우 위험한 수준이라고 한다 먹고 살기 위해 수입

댐 건설 이후 수문 개방 요구 시위 운동에 대해 설명하는 주민 윤지영

FOC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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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있어야 하는데 그동안 물고기를 잡는 것 말고는 해본 일이 없으니 다른 일을 찾는 것도 쉽지 않아서 일자리도 구하기가 힘들다고 한다 다른 일을 구할 수 없는 주민들은 결국 한참 떨어져 있는 다른 강에 가서 물고기를 잡아와 여기서 다시 팔아 수입을 만들고 있다고 했다 이 지역의 자산은 문강의 물고기를 잡는 것이고 이로부터 나온 지역 고유의 지혜가 주민들의 삶을 지켜왔는데 이 모든 게 상실되고 있다고 했다

우리는 물고기를 원한다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어느새 해가 뉘엿뉘엿 넘어간다 시계를 살펴보니 어느새 4시간이 훌쩍 흘렀다 이야기에 푹 빠져 시공간을 넘나들다 이들의 삶에 잠시 마음을 맡겼다가 문득 고개를 흔들어본다 20년간의 지난한 투쟁의 역사를 4시간이라는 짧은 시간동안 외부에서 찾아온 낯선 이들에게 전하는 것이 이들에게 어떤 의미가 있을까 행여나 아픔만 들추고 가는 것이 아닐까 도움이 되지

도 못할 텐데 이러고 있는 것이 무책임한 것 아닐까속으로 어쩔 줄 모르고 있는데 이런 내 마음을 읽은 마냥 분미 할아버지가 힘주어 말씀하신다

ldquo우리 이야기가 세상에 널리 널리 퍼져 알려졌으면 좋겠어 이렇게 여러분에게 이야기를 할 수 있어서 기쁘고 우리의 투쟁의 삶을 전할 수 있어서 자랑스러워 우리가 살아온 것은 정부와 권력의 부정의에 대한 저항이었어 이런 일이 여기뿐이겠어 다른 곳에서도 비일비재 할텐데 우리 삶을 공유해서 다른 곳에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도움이 된다면 얼마나 기쁜 일이야 우리가 바라는 건 그저 수문이 열려서 다시 우리가 살던 삶이 회복되는 거야 전통을 되살리고 싶어 우리는 전기를 원하지 않아 물고기를 원하지rdquo

참으로 또렷했다 전기가 아닌 물고기를 원한다는 이들의 눈동자는 더 없이 맑고 또렷했다 수문이 열릴 때까지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이들의 다짐은 더 없이 강건했다 오랜 시간 동안 겪어오면서 지치고 주저앉을 법도 한데 삶의 터전인 문강을 지키겠다는 굳은 결심은 이들 가슴속에 흔들림 없이 뿌리깊이 박힌 듯했다 이토록 강한 힘을 지킬 수 있는 데에는 주민들이 끝까지 목소리를 잃지 않도록 옆에서 지원하고 있는 지역 조직들과 국제단체들의 응원도 한몫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 무엇보다도 개발과 권력에 맞서 갈등과 분열을 겪으며 극복해온 과정에서 주민들 스스로 다져온 공동체의 의미 공동체가 가진 지혜에 대한 믿음이 그 중심에 있는 듯 했다 절대 자신들의 삶의 지혜와 자산을 전력 생산과 맞바꾸지 않을 것이라 했다

이야기가 끝나갈 무렵 라씨가 슬며시 웃으며 말했다

ldquo팍문댐의 잠재 전력 생산량은 136MW에요 현재 팍문댐에서 나는 전력으로 고작 방콕에 있는 백화점 3~4개에 전기를 공급하고 있다고 하네요rdquo

우본으로 오기 전 하룻밤 머물렀던 방콕의 복잡한 거리와 수많은 사람들이 어깨를 스치며 지나다니던 고층 백화점들이 언뜻 눈앞에 잠시 펼쳐진다 수백 년 살아온 수천 명의 삶과 또 다른 수천 명의 소비가 거래되는 순간이다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모르겠는 심정으로 어둑어둑해진 하늘만 무심코 바라본다

윤지영 작성 ODA Watch 정책기획팀장

odawatchnavercom

댐 건설 이후 수문 개방 요구 시위 운동에 대해 설명하는 주민 윤지영19

국제사회 내 한국 ODA의 현주소는 어디에 -2012 OECD DAC ODA 통계 분석-

FOCUS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DAC)는 지난 4월 3일 회원국들의 2012년 공적개발원조(ODA) 잠정통계를 발표했다 이번 발표에는 2012년 DAC 회원국들의 전체 ODA 규모 및 각국별 경제수준에 의거한 개발원조 규모를 보여주는 ODAGNI 비율 전년대비 원조규모 증감 연도별 중점협력지역 등을 분석하는 내용이 담겨있다 2013년부터 회원국이 된 아이슬란드의 통계결과도 제시되어 있으며 DAC 회원국은 아니지만 OECD에 가입한 체코 에스토니아 헝가리 이스라엘 폴란드 슬로바키아 슬로베니아 터키 그리고 아랍 에미레이트 연합 9개국의 자료와 EU DAC-EU G7 Non-G7 Non-DAC의 ODA 규모 및 전년대비 증감률도 확인할 수 있다 다양한 카테고리 별로 정리된 이번 통계를 통해 세계적 ODA의 흐름과 한국 ODA의 현주소 등을 파악해보자

계속되는 세계 경제 위기 ODA에 빨간 불이 켜졌다

2012년 OECD DAC 회원국의 전체 ODA 규모는 총 12559억 불로 전년 대비 평균이 약 40 하락하였다 국가 별 경제수준에 따른 ODA 규모를 파악할 수 있는 수치인ODA 대비 GNI비율은 작년 DAC 회원국 평균인031보다 002 감소한 029로 나타났다 지난 2011년 통계에서 전년도에 비해 27 가량 하락했던 것에 연이어 올해에도 더 큰 폭으로 원조규모가 줄어든 것은 그만큼 세계경제위기가 ODA에 미치는 막대한 영향을 여실히 보여준다 반면 공여국 중 G7의 ODA 규모 총계는 전체 의 701를 차지했고 EU의 경우 전체의 절반 가량인 507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통해 전 세계 ODA에서 두 그룹이 차지하는 비중이 여전히 매우 크다는 점을 알 수 있다

lt표 1gt에 명시되어 있는 OECD DAC회원국의 2012년

ODA실적 통계에 따르면 여전히 미국이 가장 많은 원조를 제공하고 있으며 그 뒤를 이어 영국 독일 프랑스 일본 순으로 상위권을 차지했다 그러나 상위 5개국 모두 적게는 07부터 많게는 28까지 전년대비 ODA 규모가 감소한 것을 알 수 있다 특히 유럽 경제위기가 심화됨에 따라 그리스와 이탈리아는 무려 각각 -170 -347에 달하는 ODA 규모를 축소했다

단연 돋보이는 한국 ODA 증가율 이 청신호를 유

지하기 위해서는

반면 2011-2012년 한국 ODA는 176 가량이 증가하며 DAC 회원국 중에 단연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ODA 규모 역시 24개 회원국 중 16위로 작년보다 한 계단 상승했다 국제사회가 경기침체로 인해 전반적으로 ODA 규모를 점차 감소하는 추세인 것에 반해 한국의 경우 2015년까지 GNI 대비 ODA 비율을 025까지 높이겠다는 목표 이행 차원에서 지난 몇 년간 원조규모를 점차 증가해오고 있어 이와 같은 차이가 더욱 극명하게 보여지는 것이다

그러나 이처럼 우리나라가 높은 증가율을 달성한 것은 한국 ODA가 다른 공여국에 비해 매우 적은 규모라는 점에 기인하기도 한다 실례로 2011-2012년 사이 91가 증가한 호주 ODA의 경우 절대규모 상으로는 457백만불이 늘어난 반면 한국의 경우 무려 176 가량이 상승했으나 이는 226백만불로 호주의 증가량에 비하면 절반 가량에 불과하다 한국 ODA의 성장을 향한 길이 아직은 멀다는 점을 그러므로 더욱 박차를 가해야 함을 보여준다 또한 한국의 ODAGNI 대비 비율은 014로 나타났다 이를 국민 1인당 금액으로 환산하면 34900원 가량에 달한다 즉 한국 국민들은 작년 한해2011년에 비해 약 4천원 정도 증가한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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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을 ODA 자금 조성을 위해 세금으로 납부한 것이다

반면 lt2013년 국제개발협력 종합시행계획gt에 따르면 2013년 ODAGNI 수치는 016에 달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025의 고지를 향한 걸음이 2년 정도 밖에 남지 않은 만큼 현실적으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원조 규모 증대에 관한 근본적이고 체계적인 전략 마련이 필요한 시점이다

국제사회 ODA 아직 갈 길이 멀다

전 세계 공여국들의 GNI 대비 ODA의 비율을 살펴보면 국제사회가 합의한 목표치인 07를 넘어선 국가

는 룩셈부르크(100) 스웨덴(099) 노르웨이(093) 덴마크(084) 네덜란드(071) 5개국이 유일하며 이 국가들의 ODA 규모는 전년 통계에서도 07를 웃돌았다 앞서 ODA의 절대 규모로는 미국을 비롯해 영국 독일 프랑스 등의 서유럽 국가들이 상위권을 차지했다면 국가 별 경제규모 및 수준에 따른 ODA 규모는 북유럽(Nordic+) 국가들이 높은 셈이다 하지만 룩셈부르크를 제외한 북유럽 4개국 역시 모두 작년에 비해 ODA 비율이 감소했다 2011년 통계를 통해 살펴본 상위 5개국의 GNI 대비 ODA 비율은 룩셈부르크(099) 스웨덴(102) 노르웨이(100) 덴마크(086) 네덜란드(075)였다한국의GNI 대비 ODA 비율은 전년에 비해 002 증

lt표 1gt OECD DAC 회원국들의 2011 2012년 ODA 규모 및 증감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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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CUS

가한 014로 나타났으나 여전히 DAC 회원국 평균인 029에는 현저하게 미치지 못하고 있다 DAC 24개 회원국 중국가 부도위기에 직면한 그리스 및 이탈리아 다음으로 최하위인 22위를 기록하고 있다

무상 ODA에 참여하는 주무부처가 41개에 달해

2012년 한국의 양자간 다자간 ODA 규모는 각각 116억 불과 389억 불로 작년과 비슷한 비율인 약 75 25로 나타났다 양자 ODA 중 무상원조와 유상원조 역시 64의 비율을 유지하며 70억 불과 47억 불을 차지했다 주목할만한 부분은 2012년 기준 무상원조 지원을 위해 133개 수원국에 외교부 교육부 재정부 KOICA를 비롯하여 지방자치단체까지 총 41개 기관이 ODA 사업에 참여했다는 것이다 작년 한 해 동안 국내ODA 분절화 문제가 시민사회를 비롯한 여러 이해당사자들에 의해 제기되어왔던 것에 반해 ODA 사업에 참여하는 주무부처의 수는 오히려 늘어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한국 원조의 양적 질적 성장을 위한 끊임없는 노

력 필요

이번 2012년 OECD DAC 실적통계는 지속되는 세계 경제 위기가 ODA에 미치는 영향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지난 2008년 미국 발 경제위기 이후 겨우 다시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던 ODA예산이 2010년을 정점으로 다시 하락세를 타고 있다 GNI 대비 ODA 비율의 07라는 국제사회가 합의한 목표 달성에서 점점 멀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은 각국의 원조 규모 줄이기에 대해 옥스팜 인터네셔널의 제레미 홉스(Jeremy Hobbs) 상임이사는 ldquo원조자금이 국가 예산에서 차지하는 부분은 아주 사소한 티끌에 지나지 않기 때문에 재정적자를 면하기 위해 규모를 줄여도 그 영향을 인식할 수 없을 정도이다 이는 마치 몸무게를 줄이기 위해 머리카락을 자르는 격이다rdquo (ldquoAid is such a tiny part of budgets that cutting it has no discernible impact on deficits --it is like cutting your hair to lose weightrdquo)라고 묘사한 바 있다 원조는 개도국 특히 원조 의존성이 높은 국가(aid dependent countries)들에게는 매우 필수적이고 중요한 자원이다 따라서 아주 적은 규모로 삭감한다고 할지라도 해당 국가들에는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은 자명하다 원조가 전체 국가 예산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매우 작기에 경제위기를 이유로 ODA 규모를 줄이는 것은 적자 개선에 아무런 효용성이 없을뿐더러 오히려 필요한 곳에 제공되는 지원을 가로막는 격이다

이처럼 전 세계 ODA에 적신호가 켜진 상황에서도 ODAGNI 07 달성의 약속을 이행하기 위해 원조 규모를 점차 확장하는 국가도 있다 바로 영국이다 지난 3월 20일 영국 정부는 2013 회계연도를 기준으로 자국의 ODAGNI 비율이 07를 넘어설 것이라고 발표했다 2012년 통계 기준 06에서 일년 만에 01 가량을 훌쩍 높인 것이다 이는 현재 부지런히 규모를 늘려나가고 있는 한국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2015년까지 ODAGNI 비율025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2011년 012 2012년 014 2013년 016(추정) 등 증가 속도가 목표 치에 비해 미미하기 때문이다 한국 정부는 규모 증대를 위한 체계적이고 현실적인 계획을 마련하고 국민들을 향한 끊임없는 설득을 통해 합의와 지지를 이끌어낼 수 있어야 한다 또한 양적 성장에 비례하여 질적 성장도 함께 고민해야 한다 무상원조 예산이 점차 늘어나는 부처 참여

lt그림 1gt DAC 회원국의 2012년 ODA 규모

lt그림 2gt DAC 회원국의 2012 ODAGNI 비율

(출처 OECD Statistics ndash ODA2012)

(출처 OECD Statistics ndash ODA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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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 인해 분절적으로 제공되지 않도록 해야 하며 국제 사회의 권고처럼 비구속성 원조를 강화하고 무상 원조의 비율을 확대함으로써 효과성 제고를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이 모든 것들을 실현하기 위해 정부는 무엇보다도 납세자로서 원조 자금을 조성하는 국민들이 본인의 세금이 개도국의 발전을 위해 어떻게 활용되고 있는가를 직접 확인할 수 있도록 원조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책무성을 담보해야 할 것이다

노태훈 장한이 작성

ODA Watch 청년활동가 11기 정책감시팀

dodream4mehanmailnet

lt표2gt 2012년 우리나라 ODA 부문적 실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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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시도 민단단체 사업발굴지원 프로그램이

민간단체 사업발굴지원 프로그램은 KOICA의 민관협력실에서 주최하는 시민사회협력프로그램 중 하나이며 국제개발협력민간협의회(이하 KCOC)가 2012년부터 2년간 주관해오고 있다 이번 프로그램은 기존 민관협력사업의 사전과정을 지원함으로써 새로이 개발협력사업을 수행하고자 하는 단체들에게 교육 컨설팅 사업발굴(현지 지역조사)의 기회를 제공한다 이를 통해 민관협력사업의 확대를 꾀함과 동시에 단체들의 전문성을 살린 창의적인 사업발굴 등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본 프로그램은 현지 사업수행을 위한 단순 지원에 그치지 않고 사업발굴을 위한 사전 교육 및 컨설팅 단체 간 네트워크 구축 등을 포함하는 포괄적인 역량강화 프로그램이라고 할 수 있다 기존 역량강화 교육프로그램과 차별되는 점은 사전 선정된 30여개 이상의 기관이 7~8개월에 걸친 긴 프로그램을 처음부터 끝까지 함께한다는 점이다 이 과정 중에서 네트워크 형성을 넘어서서 서로의 사업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돌아보는 상호 학습의 시간까지 가질 수 있다는 것이 무엇보다 큰 장점이다

눈에 띄는 변화 개발협력 시민사회의 다양화

참여기관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개발협력 시민사회가 정말 넓어지고 다양해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특징적인 부분을 살펴보면 첫째는 국내에서 장애인 직업교육 등 장애인을 수혜자로 사업을 진행하던 기관들이 대거 참여했다는 점이다 개발협력 사업에 있어 크로스커팅이슈로써 장애인이 수혜대상에

서 소외되지 않도록 하는 이슈에 대해서는 많은 논의가 된 바 있다 하지만 장애인을 직접 수혜자로 전면에 내놓은 사업은 많지 않았다 사업선정 심사에 참여한 한 심사위원은 ldquo이렇게 장애인을 직접 수혜대상으로 한 사업이 많았던 심사는 처음이다 긍정적인 변화로 보인다rdquo라고 이야기하기도 했다 둘째 국내 사회복지 사업 또는 대북사업을 중점적으로 시행하던 기관들이 해외사업에 눈을 돌리고 있다는 것이다 사업 수행 경험은 많지만 국제개발협력사업에 대한 경험이 부족하여 익숙하지 않았던 기관들에게는 낯선 용어와 사업수행 프로세스에 익숙해 질 수 있었던 기회였다 마지막으로 분야의 확장이다 전통적 개발협력사업에서 많이 볼 수 있었던 초등교육에서 한걸음 더 나아간 음악교육 과학교육과 같이 다양화되고 전문화된 사업이 시도되었다는 점이다 또한 에너지 마이크로크레딧과 같은 새로운 분야의 진출이 눈에 띈다

전년도 참가 단체인 정의로운 전환을 위한 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이하 에정연)는 라오스의 태양광 사업을 추진하였다 에정연은 태양광 시스템을 제공하는데 그치지 않고 이를 라오스 현지에서 관리할 수 있 도록 하는 교육 프로그램을 함께 구성하여 2013년 현재 열심히 사업을 수행 중에 있다 물꼬를 튼 것일까올해(2013년) 사업발굴 프로그램에는 환경에너지 분야 사업을 추진하는 기관들이 대거 참여하고있다 환경교육 태양광 에너지 적정기술 혼농임업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기관들이 사업발굴의 의지를 다지고 있다 전년도 사업에 참여했던 선배 단 체인 에정연은 새로운 참가 단체들을 위한 실무자 간담회에 참석해 경험을 공유할 예정이기도 하다 국제개발협력의 지형이 변화하고 있다 경험이 아무리 많아도 시행착오는 있게 마련이며 급변하는 이 시기에 겪어야할 어려움과 시행착오는 예전의 그것과 또 다를

한국 개발협력 시민사회에 신선한 바람이 불어오다

FOC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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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협력에 관한 관심이 날로 높아져가고 있다 높아져가는 관심만큼이나 민관협력사업도 확

대되고 있다 지난 3~4월 KOICA에서 열린 시민사회협력프로그램 및 글로벌 CSR 프로그램 설

명회가 개최된 KOICA 강당은 미리 설치된 의자가 부족할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몰렸다 그만

큼 많은 관심을 반증해준다고 할까 CSO 대학 기업 등 국제개발협력 관련 주체들이 날로 확

장되는 가운데이번에는 NGO의 변화에 주목해보자 이 글에서는 개발협력에서의 비전통적 시

민사회단체의 활약을 확인할 수 있는 lsquo민간단체 사업발굴지원 프로그램rsquo을 소개하고자 한다

것이다 비록 해외사업 경험이 짧은 초보 단체들이 주를 이루고 있는 프로그램이지만 이 기관들이 겪는 어려움을 서로 나누고 대안을 찾아내는 과정까지 초보라고 여겨버릴 것인가 그들이 흘린 땀방울과 의지를 보았다면 감히 그럴 수 없을 것이다 기관들이 보유하고

있는 각 분야의 전문성이 개발협력사업에 잘 녹아난다면 엄청난 시너지효과를 기대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서로에게 배우면서 발전하는 개발협력 NGO에 대

한 기대

사업수행에 대한 사례공유에 목말랐던 이들 기관들은 자신의 경험을 나누고 실패를 나누는데 주저하지 않았다 서로들 부족하다며 겸손을 표하였지만 오히려 사업의 경험을 나누고 기관의 사업계획서를 공개하는 것에도 주저함이 없었다 교육 및 컨설팅에 참여한 기관들도(사업규모가 큰 기존의 개발사업 수행기관) 마음을 다해 주었다 교육을 실시한 강사 중 한 사람(기존 사업수행기관 실무자)은 자신이 작성했던 사업계획서를 그대로 공개하는 과감함을 보여주며 신규단체들에게 힘을 보태어 주었다 뒷얘기를 들어보니 이후 많은 신규단체에서 lsquo감사했다rsquo lsquo큰 도움이 되어 너무 감사하다rsquo 라는 이야기를 전했다고 한다 그러다보니 신규기관들 역시 타 기관과 협력하는 데 주저함이 없다 얼마 전 전년도 참가기관 3곳에 lsquo올해 프로그램에 선정된 단체들을 대상으로 하는 실무자 간담회에 참석하여 전년도 사업경험이나 현재 사업을 진행하며 겪는 어려움을 공유해 주실 수 있겠느냐rsquo는 요청을 했다 망설임 없이 최선을 다해서 준비하겠다고 전화기너머로 들려오는 목소리에 참 마음이 따뜻해졌다 이와 같은 신선한 바람이 개발협력 시민사회 전체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작년 프로그램의 막바지 즈음에 개인적인 감상에 젖어 페이스북 담벼락에 글을 남긴 적이 있다 ldquo이곳도 현장임을 느끼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rdquo라는 것이 글

의 요지였다 작년에 처음 수행되는 프로그램이다 보니 교육도 많이 어려워했고 단체 간에 어느 정도의 경쟁의식도 있었던 것 같다 그런데 오랜 기간을 함께하다보니 조금씩 마음을 열어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비슷한 사업을 기획하고 있거나 같은 국가에서 사업

을 계획 중인 기관들을 스스로 찾아가며 정보도 공유하고 네트워크도 구축했다 처음에는 바빠서 교육에 참가 못하겠다며 앓는 소리를 하던 분이 교육의 필요성과 중요성에 공감하며 아직 부족하니 또 교육에 참가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교육 중에 그렇게 외치던 ldquo현지 주민들과의 lsquo라포형성rsquo이 이런 것이구나ldquo를 느끼며 잠시 감성적이 되었던 기억이 문득 떠오른다

물론 교육 몇 번으로 현지조사 한번으로 창의적인 사업발굴이 되는 것은 아니다 또한 신규 단체의 특성이나 분야 전문성을 고려하지 않은 채 획일적으로 기존의 프레임 안으로 편입시키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있을 수도 있다 그렇지만 개발협력사업에 관심을 가지고 진입하려는 신규기관들에게 또는 어떤 이유로든 교육에 참여할 기회가 없었던 기관들에게 또는 네트워크 기반을 필요로 하고 있던 기관들에게 본 프로그램이 가지는 의미는 분명히 작지 않을 것이다

올해 참가기관 중 한 곳은 이런 말을 했다 ldquo저희는 그동안 저희끼리만 사업을 참 열심히 해왔어요 이렇게 지원 프로그램이 있는 줄도 몰랐고 다른 단체와 협력도 거의 없었던지라 이번 기회를 통해 다른 기관들의 활동도 알고 싶고 어떤 교육과정이 있는지도 궁금합니다 꼭 참여하고 싶어요rdquo

올해도 역시 바람이 분다 새로운 바람이~

박현정 작성

국제개발협력민간협의회 대외협력팀 간사

ODA Watch 청년활동가 8기

rianaprkgmailcom

교육에 참가한 활동가들의 모습 그들의 고민이 느껴진다 마지막 교육을 마치고 함께 찍은 단체 사진 KCO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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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체가 사는 길은 연대이며

활동가가 사는 길은 협력입니다

미얀마를 지원하는 단체 활동가들의 모임lsquo미지모rsquo

간디학교의 교가는 lsquo연대와 협력을 통해 활동을 만들어 가고 싶어 하는 미얀마를 지원하는 단체 활동가들의 모임(이하 미지모)의 꿈rsquo과 맞닿아 있다

미지모는 lsquo미얀마를 지원하는 단체 활동가들의 모임rsquo이다 함께 움직이고 있는 4개 단체(더프라미스 따비에 로터스월드 해외주민운동한국위원회)는 규모가 작다 첫 모임을 누군가 제안하고 선뜻 동의하여 출발한 지 불과 8개월이다 작은 것을 지향하는 활동가들이 만났다 회의시간 보다 뒤풀이 자리가 길고 공식적인 논의보다 비공식적 수다가 즐거운 곳이다 이제껏 우리가 만나왔고 생각해 왔던 (소위 주류라 일컬어지는) 국제개발협력NGO에서 보면 대수롭지 않을 수 있다 각자 생존하기 바쁘고 사업을 위해 경쟁하고 성공과 결과를 향해 질주하는 비즈니스와도 같은 국제개발 영역에서 사람중심의 협력을 통해 일궈가는 소소한 과정들이 얼마나 가치 있게 존중 받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ldquo미지모가 반드시 목표를 정해놓고 가는 것은 아닙니다 그냥 같이 가는 것입니다 뜻이 있는 활동가들이 함께 가는 과정 자체가 의미 있고 중요합니다 그 과정에서 성과가 있다면 좋고어떤 목표나 방식을 규정하지는 않습니다rdquo

미지모의 구성원을 동지로 여긴다는 로터스월드 민정희님의 생각이다

미지모가 정해진 목표를 두고 반드시 가야 하는 길이 없다고 해서 누구 하나 불안해하거나 강요하지 않는다 자칭 자발적 행동과 실천이 미지모의 강점이다 해외

현장에서 주민의 주인화 주민의 주체성 주민의 자발성만을 강조했던 활동가들이 스스로 모여 자발적 선택과 행동을 하는 모습은 흔히 행정에 밀리고 현장관리에 급급하며 프로젝트 실행에 힘겨워하는 국제개발NGO 활동가들에게서 쉽게 발견할 수 있는 모습은 아니다

ldquo크게 뭔가 성과를 내려고 욕심내지 않기 때문에 가능한 것 같습니다 성과가 중요했다면 자기 것을 차지하기 위해 많은 부분을 쟁취하고자 했을 텐데 아예 그런 마음 없이 시작하고 있습니다 그런 마음이 우리 스스로를 움직이게 합니다rdquo

어지간해서는 뭔가 미련 갖지 않고 훌훌 떠날 것 같은 로터스월드의 박영신님이 꾸준히 참여하는 이유이다

혹 우리는 분주하고 여유 없는 사람들이 더 많은 일을 열심히 훌륭히 해내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무엇이 문제인지를 근본적으로 고민하지 않고 어떻게 가고 있는지를 관행적으로만 되돌아보는 누군가에게 미지모는 어쩜 lsquo무(無)지모rsquo일지도 모르겠다

미지모의 첫 활동

미지모는 미얀마 마을에서 주민들을 직접 만나는 미얀마 활동가들의 가능성과 성장에 우선적으로 주목하고 있다 한국 본부에서 주민들의 마음과 생각 힘을 모아내는 일은 우선적 활동이 아닌지 오래 되었다 할 수 없는 것은 할 수 없다고 인정하는 것부터가 시작이다 미지모의 힘은 사실을 사실대로 아는 것이다 모르거나 못하거나 안 되는 것에 변명하거나 합리화 하지 않으

꿈꾸지 않으면 사는 게 아니라고아무도 가지 않는 길 가는 우리들 누구도 꿈꾸지 못한 우리들의

세상 만들어 가네우리 알고 있네 우리 알고 있네 배운다는 건 가르친다는 건 희망을 노래하는 것

NGO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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려고 한다 대신 문제를 대안으로 실천해 보고자 한다

ldquo한국에서 일하는 우리는 중간실무자입니다 현장실무자 특히 현장의 한국실무자들을 만나보면 우리와 같은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문제라고 하는 것 우리가 욕구라고 하는 것들이 해결되지 않아 힘들어 하고 있기도 합니다 서울 본부에서 일하는 우리는 이런 사실을 잘 모릅니다 뭔가 채워지지 않고 문제라고 여기던 것을 풀어가야 하는데 이런 것들을 현지의 활동가들과 하고 싶습니다 한국에서 파견된 실무자들을 생각하면 나랑 크게 다르지 않은데 항상 다르다고 생각하고 있는 건 아닌지 자문을 해봅니다 현지의 활동가들에게 우리가 함께 하면 꿈같던 일들도 실제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며rdquo

박영신님의 바람은 우리 모두의 바람이기도 하다

ldquo주민 현장 늘 어려운 존재입니다 우리가 주민을 또는 현장을 얼마나 아는지 우리가 안다는 그것이 주민의 또는 현장의 무엇을 알고 있는 건지 그런데 모른다고 해서 멈추지 않는다고 하는 것입니다 멈출 수가 없다는 것입니다 그럼 해야 하는데 그걸 하고 있는 사람이 하도록 해야 합니다 그 사람이 바로 미얀마 현지의 활동가들입니다 그 활동가들이 우리의 고민보다 좀 더 얕을지는 모르지만 그들이 할 수 있는 게 우리보다 훨씬 많습니다 아마 알면 더 잘 할 것입니다rdquo

미지모를 제안한 해외주민운동한국위원회의 강인남님의 근본 고민은 미지모 모두의 고민이기도 하다 그것은 미지모의 첫 활동으로 연결되었다

오는 6월 미지모는 2주의 일정으로 미얀마에 간다 미지모를 구성하고 있는 4개 단체 그리고 이 단체와 관계를 맺고 있는 15명의 미얀마 활동가들이 모인다 만나서 고민과 어려움을 함께 나눌 생각이다 미얀마의 과거 현재 미래에 대한 의식(觀)을 통해 미얀마에 대한 진지한 사유를 할 것이다 미얀마의 현재가 세계의 패러다임 속에서 어떤 위치에 있는지 마음의 자유와 평화 인류의 상생과 평등에 대한 진지한 자기 물음을 갖는 과정도 가질 것이다 국제개발의 참 의미 현지 활동가의 정체성과 역할 주민관계와 주민조직화에 대한 워크숍을 통해 자기 길을 스스로 만들어 갈 것이다 그리고 주민중심으로 지역개발이 이루어지고 있는 주민현장을 방문하여 우리 활동의 가능성을 넓혀갈 것이다 이 교육훈련은 미얀마의 젊은이로서 주민현장의 활동가로서 처음 가져보는 공동

의 성장과정이다 미지모는 이 교육훈련을 만들어 내기 위해 미얀마 현지 활동가에게 묻고 피드백하고 교육프로그램을 짜고 미지모의 생각을 보태 다시 묻는 과정을 가져왔다 미지모답게 해보자는 것이었다

이들은 9월에 다시 한국에 온다 미얀마 현지에서 실현 가능한 아이디어를 좀 더 넓게 찾아보자는 것이다 독재국가에서 오래 갇혀 왔던 열정과 신념을 활동으로 연결시키기 위해서이다 직접 눈으로 보고 듣고 느끼고 함께 구상하는 것이다 사회와 세상을 보는 눈 그것은 그들의 힘을 배가시키는 동력이 될 것이라고 미지모는 믿는다 설령 이제와 다를 바가 없다 하더라도 한국의 협동조합과 518기념재단 방문 크고 작은 지역사회 조직을 방문하며 이들이 느끼고 생각했을lsquo그 시간의 울림rsquo에 미지모는 행복할 것이다

미지모를 위하여

미지모는 참 다른 개개인이 모였다 주류가 될 수 없는 소박한 이들이다 김수환추기경님의 말씀대로라면 바보 같은 이들이 모였다 바다가 되기보다는 늘 흐르는 냇물이 되기를 자처하는 이들 자신의 생각을 끝까지 말하지만 공동으로 모아진 결론에 대해서는 흔쾌히 받아들이는 이들 누군가 제안하면 진지하게 실현가능성을 모색하는 이들 미지모는 마음과 뜻이 모인 곳이다 그리고 그 방법을 찾고 있는 중이다

ldquo모든 곳이 그렇지만 국제개발협력분야에도 문제는 있습니다 그런데lsquo사건rsquo이라고 하는 것은 그 문제를 그냥 보고 넘기지 않는 것에서 만들어 지는 것 같습니다 실제 이 모임 안에서도 변화를 꿈꾸는 변화를 시도해 보려는 마음이 간절합니다 그런데 그것은 특별한 사람이 모여서 특별한 일을 만들어서 되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입니다 미지모는 같이 모이면 힘이 납니다 같이 만나서 이야기를 해보면 아무 것을 하지 않아도 만나는 것 자체가 힘이 납니다rdquo

사람들의 lsquo진정성 있는 관계rsquo를 성찰하게 하는 민정희님의 말이다

미지모는 돈이 없다 잃을게 없어서 당당하다 우리가 가진 전부가 있다면 함께 술 마실 돈 정도이다 미지모는 능력 있는 사람이 없다 한 사람이 특별하지 않아서 절로 협동심이 작용한다 우리가 가진 전부가 있다면 자연스럽게 나눠지는 우리 개인의 고민과 세상이야기를 주고 받는 술자리이다 이 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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를 통해 미지모는 서로가 서로를 성장하게 만든다

ldquo미지모를 통해서 사업을 같이 하는 것도 있지만 뭔 가 공감하는 부분이 더 넓어졌습니다 우리는 국제개발이나 미얀마만을 이야기하지 않습니다 그것을 뛰어 넘어서 우리가 지향하는 가치에 대해 같이 공유하고 사례들을 나눕니다 그리고 그것을 한국의 국제개발협력시민사회와 공유하기 위해 미지모속에서도 또 다른 협력을 만들어 냅니다 그래서 한 단체가 하기 힘든 벅찬 일을 함께 만들어 갑니다rdquo

더프라미스와 로터스월드는 또 다른 협력사업을 구상 중이다 미지모는 바람직한 모델이 되기를 희망한다 같은 국가 안에서 같은 활동을 하는 단체들이 모이고 비슷한 생각을 지닌 활동가들이 만나고 작은 단체가 모여 협력하고 누군가에게는 꿈이 되기도 하고 어느 단체에게는 lsquo또 다른 방식의 국제개발이 가능하다rsquo는 발상의 전환을 일으켜 주고 싶기도 하다 그러나 그것이 우리의 목표가 될 수는 없다 lsquo함께 하는 과정을 통해서 어느 지점엔가 도달했더니 그렇게 되어 있더라rsquo라는 결과를 낳고 싶은 절실함이다 미지모는 그 절실함을 다른 국제개발협력 단체들과 소통하고 나누고자 한다

ldquo우리가 처음에 함께 하기로 했던 이유를 잊지 말아야 합니다 어떤 성과나 결과물 보다는 단체도 함께 하고 활동가도 함께 해야 한다는 것을 유지해야 합니다ldquo

미지모의 대표 따비에 정보임님의 말이다 미지모가 절대 잃지 말아야 할 초심이다

미지모의 정기 모임에 따비에의 한 활동가가 왔다lsquo달다rsquo라고 하는 아담하고 정취 있는 이름을 가진 신입활동가이다 미지모 신입활동가의 칭찬에 우리는 모두 웃었지만 우리가 이미 누군가의 꿈이 되고 있다는 사실은 우리가 무엇을 노력해야 하는지를 다시 깨닫게 해주었다 달다님과 같은 꿈이 모이면 미얀마 주민들의 꿈도 그들이 주인이 되는 방식으로 익어갈 것이다

ldquo마웅저대표님과 정보임대표님이 미지모에 다녀오시면 이야기를 해주시는데요 저는 그걸 듣고 놀라웠습니다 다들 서로 각자 영역에서 따로따로 경쟁하듯이 한다고 생각했었고 실제 그런 모습들은 외부에서 봤을 때 선입견을 갖게 하거든요 그런데 안을 들여다보니 lsquo실무자들이 뭔가 다들 열심히 하고 있구나rsquo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늘 와서 느낀 것은 내가 만약 이 활동을 계속 하게 된다면 10년 후 15년 후 선생님들 같은 모습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실제 사무실 안에서 있을 때는 뭔가 그림이 잘 안 그려지기도 하고 지금까지 국제개발은 잘 모르겠다고 말하고 다녔는데 오늘 참가하고 들으면서 그림이 좀 더 그려져서 알 것 같기도 해요 처음 듣는 이야기 처음 듣는 상황도 많아서 많이 듣고 배우게 되었습니다rdquo

OWL 원고 기고를 요청 받고 미지모는 기고의 여부 누가 쓸 것인가 어떻게 쓸 것인가에 대한 의견

회의 중인 미지모의 모습 유보미

NGO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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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 모아갔다 미지모는 출발이다 자랑할 것도 내놓을 것도 검증 받은 것도 인정받거나 비난 받을 것도 없다 미지모는 누군가에게 말을 하고 싶은 것이 아니다 우리 스스로 다짐하며 보여주고 싶다

연대와 협력을 통해 더 많은 것을 일궈갈 수 있다는 것 뜻이 분명하면 방법은 만들어 진다는 것 100개의 사업보다 뜻을 가진 여섯 사람이 더 소중하다는 것 정보임 강인남 달다와 같은 후배들에게 마웅저 민정희 박영신 옥세영 유보미와 같은 선배들이 더프라미스와 로터스월드 같은 선배 단체들이 따비에와 KOCO(해외주민운동 한국위원회)같은 후배 단체들에게 분명 힘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그래서 우리는 서로가 선배이며 서로가 후배이다 서로 가르치며 서로 배우는 것이다 미지모가 만들어 갈 국제개발협력의 혁신을 꿈꾸며 미지모는 꿈꾸는 길로 최선을 다해 갈 것이다

OWL의 원고 작성을 위해 우리가 모이는 날 따비

에 마웅저 대표님은 518기념행사 준비회의에 참석

하시느라 함께하지 못하셨습니다 더프라미스의 유

보미님은 3년 만의 휴가를 만끽하셨고 옥세영님은

건강상의 이유로 참석하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작은

시간들이지만 우리와 함께 출발했던 지구촌나눔운

동의 김민영님도 미지모 안에 있었음을 기억합니다

미지모 작성

babolif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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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에 공감과 연대가 필요한 이유- 로터스월드 민정희 국장과의 인터뷰 -

인터뷰에 열중하고 있는 로터스월드민정희 국장의 모습

OWL 독자들을 위해 간단한 자기소개먼저 부탁 드립니다

안녕하세요 로터스월드 민정희 사무국장입니다

지난주에 큰아들을 군대 보낸 두 아들의 엄마이기도 하

지요 불교신자이기도 하고요 저는 대학 시절에는 불교

학생회에서 시민운동을 경험했고 실제로 졸업 후 몇 년

간은 관련 단체의 간사로도 활동했어요 결혼 후 한국여

성단체연합에서 활동하다 한국불교국제네트워크의 국

제이슈 담당 실무자로 활동했어요돌이켜보면 이때 개

도국 현지에 오가면서 국제개발협력 활동을 알게 되고

서서히 인연을 맺기 시작했던 것 같아요 사실 저는 로

터스월드 창립시절부터 도왔고 2006년 2월부터 함께

하기 시작했어요 중간에 잠시 대학사회봉사단으로 이

직 했다가 다시 복귀한지는 1년 8개월 정도되었습니다

로터스월드에서의 저의 1막과 2막을 비교해보면 확실히

처음 왔을 때는 일종의 문제의식이 크게 없었던 것 같아

요 해외출장을 자주 오가며 현지 주민들과 많이 접촉하

긴 했지만 특히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내가 주민을

어떻게 바라보아야 하는가 등에 대한 생각을 깊게 하지는

못했던 것 같아요 이번에 다시 돌아오면서 스스로 부족

한 부분을 깨닫고 배워야겠다는 생각이 먼저 들더라고요

제 나이가 적지는 않지만 (웃음)더욱 용기를 내서 움직이

고 있죠 최근에는 국제개발협력 관련 교육도 많이 수강하

고 사람들과도 적극적으로 교류하면서 서로의 경험을 나

누고 있어요 개발협력사회의 교류가 주는 긍정적인 면이

많아서 이러한 모임이 점점 늘어나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OWL이 만난 사람

lsquo한국 개발NGOrsquo에 대해 생각해보면 어떤 특징들이 머릿속에 떠오르시나요

주로 국제NGO 대형NGO 개신교도 중년의 남성 실무책임자들을 연상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번 OWL에서 만나본 로터스월드 민정희 사무국장은 불교를 기반으로 한 소규모 단체 활동가이자

사회운동가 출신의 여성 실무책임자로 개발NGO사회 내에서는 흔치 않은 경력의 소유자입∙니다

봄비가 내리던 4월 23일(화) 기존 개발협력 시민사회에 신선한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민정희 사무국장을 만

났습니다 OWL은 이 인터뷰를 통해 한국개발협력 시민사회가 점차 다양해지고 있는 단면을 나누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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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에 기반하는 단체로서 로터스월드가 존중하는 가

치는 무엇인가요 그리고 이러한 가치가 사업방식에

실제로 적용되고 있는지 궁금하네요

저희는 평등 평화 자비 세가지 가치를 중점으로 삼

고 있어요 부처가 살아온 모습 그대로 그가 계급을

부정하고 전쟁을 반대했던 것처럼 평등과 평화를 추

구하고 불교사상에서 가장 기본적인 자비는 공감과

연대의 마음을 지향하지요 그렇지만 저희 역시도 실

제 사업에 이러한 가치들을 녹여내는 것이 아직은 많

이 부족한 것 같아요 현지 주민보다는 사업을 수행

하는 단체 중심으로 진행되고 국내후원자들의 요구

에 따라가는 것들은 저희뿐만 아니라 아마 다른 단

체들도 상황이 비슷하리라 생각됩니다 막상 사업 이

후의 관리는 부족하면서 후원자들에게 성과를 보여

주기 위해서 하는 사업이 너무 많다고 생각해요 막

상 현지 주민들이 필요하다고 요구한 것이 아닌데

도 우리가 일방적으로 사업을 진행하는 등의 문제들

말이죠 작년에 코빌(Covil)[1] 교육을 받으면서 이

러한 문제에 대해 더 생각해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빈곤 구조적인 폭력이 될 수 있음을 인지해야

그렇다면 현장사업에 이러한 가치들이

충분히 반영되지 못하는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요

문제의 원인과 결과를 제대로 보지 못하기 때문인 것

같아요 빈곤의 원인과 결과에 대한 근본적인 인식 즉

빈곤이 어디로부터 비롯되는가에 대한 정확한 인식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빈곤이 구조적인 폭력

이 될 수 있음을 깨닫는 것 말이죠 아직 한국의 국제개

발협력 역사가 짧기 때문에 충분히 실현되지 못하는 것

일 수도 있어요 빈곤문제가 단순히 해외에만 해당하

는 것이냐 하면 아니거든요 가난은 현재 우리 안에도

존재하고 있잖아요 저는 그렇기 때문에 개발협력분

야의 활동가들이 국내문제에도 더욱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생각해요 타인의 문제라고 생각했던 것을 나

의 삶의 문제로 받아들이는 순간 빈곤과 개발에 대한

보다 근본적인 접근이 가능해질 수 있다고 믿습니다

그러면 로터스월드가 중점을 두는 점은 무엇인가요

현재 준비 중이지만 lsquo현지NGO와 협력관계를 만들

자rsquo 라는 방향을 가지고 있어요 최근에 국제불교네트

워크에서 만난 단체들이 지역사회개발단체들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현지에서 활동했던 주민들의 권

한강화를 위한 활동을 하고 있는 단체들이죠 그래서

그분들의 활동경험을 배우고 우리의 사업 속에 녹여보

자는 생각을 가지고 있어요 권리에 기반한 관점 주민

운동적 관점에 대한 이야기들을 말이죠 사실 한국의

개발 NGO보다 현지에 있는 현지 NGO들이 더 그 지

역의 필요에 대해 잘 알고 현지 주민들에게 더 알맞게

일을 할 수 있는데도 현지 NGO를 바로 지원하는 단

체들이 많지 않아요 국제개발협력에서 현지 NGO는

조력자나 이해관계자 중 하나로 생각하기 때문이죠

그렇기 때문에 현지 NGO와 교류하면서 효과적인

사업과 주민권한 강화 등에 대해서 배우고 있어요

주민권한강화(empowerment)와 같은 경우에는 제

한된 자원 내에서 사업을 진행해야 하기 때문에 쉽

지 않지만 계속해서 노력하고 있는 사업 중 하나

에요 작년부터 주거 권에 대한 사업과 인권침해

지역의 주민들을 돕는 사업들을 하고 있고 미얀

마 모니와[2]에 대한 지원 사업도 이어가고 있어요

개발협력은 타인의 삶에 개입해서 변화를 주는 것이니

보다 신중한 접근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그러다 보니 정

말 필요한 것은 개발에 대한 철학과 윤리인 것 같은데요

네 맞아요 정말 공감하는 부분이에요 자기성찰

이 정말 중요하죠 개발NGO를 비롯한 시민사회가

항상 정부에게 문제 제기하는 부분이 바로 한국 개

발원조의 양적 성장인데 그렇다면 과연 우리 안에

는 이러한 문제가 없는지 되돌아봐야 하지 않을까

싶네요 우리 안에도 협력이나 연대하는 분위기보

다는 경쟁하는 모습이 주로 보이는 것 같아요 이러

한 모습이 우리가 무엇을 위해 이런 일을 하고 있는

지 여과없이 드러내고 있죠 이러한 이슈들을 함께

논할 수 있는 공론의장 또한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이제는 민 민협력을 위해 노력해야 할 때

국장님께서는 오랫동안 시민사회운동을 해오셨고 지

금은 개발NGO에 있으신데 서로 다른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1코빌(Covil) 코빌(Covil)은 Community Organizing과 Village의 합성어로lsquo지역과 함께 주민과 함께하는 주민운동rsquo의 방향성을 가진 활동가 조직이다2 미얀마 모니와 이 지역 주민들은 지역정부의 요청에 따라 농지를 3년간 중국구리광산회사에 빌려주고 3년이 지나도록 땅을 돌려받지 못하자 시위와 농성을 벌여왔다그러나 지난 11월말 화염방사기를 동원한 정부의 강제진압으로 100여명의 주민들과 스님들이 심한 화상을 입는 사태가 발생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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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스월드 사무국 앞에서 한재광 총장 민정희 국장 조이슬 간사 권아람 인턴의 모습 (왼쪽부터 차례대로) ODA Watch

먼저 상대적으로 인적자원과 재원이 시민사회에 비

해 풍부한 것 같아요 그리고 다들 정말 공부를 열

심히 하시는 것 같아요 (웃음) 특히 국제개발협력

에 관한 기술적인 방법론에 대한 학습도 많고요 하

지만 전체적으로 시야를 넓힐 수 있는 분야에는 공

부가 부족한 것 같아요 그리고 상대적으로 단체

들 간의 연대 협력은 비교적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

는 것 같아요 국내에서 협력하지 못하면 개발현장

에서 주민들과 협력을 이루기가 더욱 어렵잖아요

다른 단체와 연대 협력하는 모습이 부족한 것은 그만

큼 기존에 교류가 없어서가 아닐까요 국제개발협력

시민사회 내에서의 교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

최근 민관 협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반면 정작

민 민 간의 협력을 위한 노력은 아직 많이 부족한 것 같

아요 민간 단체들끼리 같이 사업을 해보면 서로 많이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예를 들어 환경 분야의 기

후변화 이슈는 매우 중요하고 구조적 변화가 필요함에

도 개발협력 사회에서는 큰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죠

민 민 간의 연대와 교류의 활성화를 통해 이와 같은 이슈

를 같이 대응해나가는 노력도 필요하지 않을까 싶네요

말씀을 들으니 다양한 단체들간의 만남이 중요하다고

생각됩니다 다양한 종교적 배경을 가진 분들이나 사

회운동을 하시는 많은 분들이 개발 NGO 커뮤니티에

합류하셔서 함께 토론할 수 있는 장이 마련되어야 하

지 않을까요

저도 국내에서 운동하시는 분들이 개발협력분야에 함

께 들어와서 같이 서로의 운동을 공유하고 나누는 시

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저희 단체를 비롯한 몇 단

체들이 함께 미얀마에서 개발활동을 수행하는 단체들

의 모임인 미지모[3]를 구상하고 추진하게 된 이유이

기도 하죠 미지모는 단체들이 서로 연대하고 협력해

야 한다는 생각으로 시작하게 되었어요 단체 간 협력

을 준비하며 실무자들끼리 모여보니 모두 코빌 교육

을 함께 받았던 사람들이더라고요(웃음) 모임을 하

면서 함께하는 기쁨을 많이 느끼고 있어요 미지모 사

람들 모두 지향하는 바가 비슷하기 때문에 서로 동지

애도 느끼죠 미지모 같은 모임들이 다른 단체들 사

이에서도 많이 이루어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미

지모에서도ldquo왜 우리 커뮤니티 내에서는 같이 협력하

는 사업이 없나rdquo 라는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어요

사실 단체와 단체가 서로 교류하고 협력하게 되면 서

로 배울 수 있는 점이 아주 많은데도 그런 모임이 많

지 않은 것 같아요 처음에는 힘들겠지만 같이 공동으

로 사업도 해보면 서로가 배울 수 있는 점이 많다고

생각해요 그 시간을 통해 개발협력에 대한 가치와 지

향점에 대한 생각들도 공유될 수 있으리라고 봅니다

ldquo누군가는 관심을 가지고 끊임없이 문제제기를 할

때 변화가 생기죠rdquo

현재 개발협력 시민사회의 구성원과 구조를 보면 실무

자는 여성이 많지만 실제 사업과 정책을 결정하는 위

치는 대부분 남성들로 이뤄져 있는데요 이에 대한 국

장님의 견해는 어떠하신지 궁금합니다

아무래도 남성중심의 사회구조를 그대로 반영한 모습

으로 보이는 것 같아요 젠더 문제에 대해서 관심을 가

지고 변화를 이루어야 하는 거죠 결국은 끊임없는 문

제제기가 필요하지 않나 싶어요 조직 내에서 불합리

한 것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고 여성들이 일을 할 수

OWL이 만난 사람

3 미지모 미얀마를 지원하는 사람들의 모임이란 뜻으로 로터스월드 프라미스 코코 따비에 4단체가 공동으로 만든 모임 이번 77호의 NGO현장 코너에서 개발협력 분야의 새로운 움직임인 lsquo미지모rsquo에 대해 다루고 있습니다 미지모의 활동이 궁금하신 분들께서는 해당 기사를 참고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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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스월드 사무국 앞에서 한재광 총장 민정희 국장 조이슬 간사 권아람 인턴의 모습 (왼쪽부터 차례대로) ODA Watch

있는 사회적인 여건이나 환경에 대해서도 누군가는 이

야기해야 하는 것이죠 이점에서는 저부터 시작해야 한

다고 생각해요 끝으로 활동가의 가장 중요한 자질은

바로 공감하는 능력이라고 생각해요 신문만 봐도 세

상에 너무나 많은 일들이 있어서 곧 잘 무력감에 빠지

기도 하죠 하지만 이러한 일들에 대해 일차적으로 관

심을 가지는 일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우리가 당장

하고 있는 일 이외에는 관심이 없어서는 안 되죠 조금

더 공감능력을 확장해서 세계에서 일어나는 여러 가지

고통에 대해 관심을 갖는 것 자체가 세상을 바꾸는 첫

발자국이라고 생각해요 개인적으로는 단체의 성과로

인정되지 못하는 일에 대해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하

는 게 아쉽지만 꼭 돈을 보내주지 않더라도 관심을 가

지는 자체가 연대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누군가의

고통을 알아주는 자체로도 그 사람에게 위로가 될 수

있기 때문이죠 그래서 사업으로 진행하지 못해도 일

단은 그러한 사실들을 회원들에게 알리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활동가의 역할은 사람들의 관심을 일깨워주고

공감할 수 있도록 운동해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국장님의 20여 년 간의 활동을 압축적으로 살펴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야기를 들으면서 앞으로의 활동

이 더욱 궁금해지는데요

저는 단체보다는 그 안의 사람을 잘 키워내고 싶어

요 이제까지의 저의 경험을 바탕으로 후배들을 잘 키

워서 올바르게 사업할 수 있도록 이끄는 역할을 하고

싶네요 또 출장처럼 짧은 시간이 아니라 현장에 가

서 오랜 시간을 주민들과 함께 보내고 또 사업현장을

구체적으로 보고 경험하는 시간도가지고 싶어요 이

제 아이들이 다 커서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해요 (웃

음) 마지막으로는 제가 가지고 있는 연대와 협력의

경험들을 가지고 현지 지역사회경험들을 한국의 개

발협력 분야에 소개하는 역할을 해나가고 싶습니다

인터뷰 시간 동안개발NGO 활동가로서 올바른 개발

협력의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해 매 순간 끊임없이 성

찰하고 문제제기를 하는 민정희 국장의 모습이 인상

적이었다 기존의 개발협력사회 내에서 교류와 연대

가 더 활발히 이루어져야 한다는 말에도 깊이 공감했

다 파트너 국가 간의 연대와 협력이전에 우리가 먼저

교류하고 연대해야 하지 않겠는가 앞으로 국제개발

커뮤니티 내에서의 활발한 교류와 다양한 연대의 모

습을 기대해본다 이번 인터뷰를 통해 (필자는) 한국

개발협력 사회 특히 개발NGO에 불어오는 새로운 바

람 다양하게 뻗어나가는 물줄기의 흐름을 목격한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민정희 국장의 오랜 경험이 담긴

이야기를 들으니 앞으로의 활동이 더욱 기대가 된다

권아람 작성 ODA Watch 인턴

aramclsrnnavercom

33

청년활동가

(YP)들이 꿈틀꿈

틀 원조투명성

캠페인 TF를

조직하다

방울방울 나무를 수놓는 저 꽃잎처럼

한국외대

청년들의

사무국 방문

반가웠어요

한국외대 학생들과 조이슬 간사의 모습 ODA Watch

ODA Watch 이모저모

마침내 봄이 왔습니다 물러 갈듯 말듯 끝까지 애태우던 추위가 사라지고 햇살이 온 대지를 따스하게 감싸 안아

주고 있네요 길거리 나무들도 화사한 꽃잎으로 몸을 단장하느라 분주해 보입니다 봄이 와서일까요 워치에도

새로운 식구들이 찾아왔답니다 올 봄 모두 함께 꽃을 잘 피워낸다면 가을 무렵에는 풍성한 과실을 기대해볼 수

있지 않을까요

지난 4월 26일(금) ODA Watch가

국제개발협력학회(KAIDEC)에서

매년 공모하는 ODA 학술활동 지

원사업에 선정되었습니다 이로써

KAIDEC으로부터 지난 2011년부

터 연속 3년 동안 지원을 받게 되

었는데요 워치는 공모사업을 통한

1200만원의 지원금으로 올 한해

lsquo한국 개발원조 투명성 제고 방안 정

책 연구사업rsquo을 펼쳐나갈 예정입니

다 OWL 독자 여러분들도 한국 개

발원조의 투명성을 높일 수 있는 방

안을 함께 고민해주시겠어요 더불

어 워치가 꾸려나갈 원조투명성 캠

페인에 대해서도 많은 관심과 참여

부탁 드립니다

지난 4월 29일(월)에는 한국외국어

대학교에서 온 4명의 학생들이 ODA

Watch 사무국을 찾아왔답니다 워치가

도대체 어떤 곳인지 무엇을 하는 단체

인지 궁금해서 오늘 인터뷰를 위해 열심

히 공부했다며 이런 저런 질문들을 쏟아

냈는데요 NGO에 관한 교양수업을 듣

던 중 사례발표를 위해 여러 단체 중 워

치를 선택하게 되었다는 청년들 고민

이 담긴 질문에 답하는 시간도 참 즐거

웠답니다 워치가 어떤 단체인지() 궁

금하신 분들이 있다면 주저 말고 서교동

에 자리한 저희 사무국으로 차 한잔 하

러 오세요~~ ^^

ODA Watch 청년활동가들이 국제

개발협력의 흥미로운 이슈를 lsquo씹고

뜯고 맛보고 즐기기rsquo 위해 뭉쳤습니

다 청년활동가들은 관심 있는 이슈

를 중심으로 모여서 팀을 꾸려 시민

의 목소리를 내는 활동을 해오고 있

는데요 여러 팀들 중에 그 동안 국

내외 개발협력정책과 담론을 중점

적으로 공부해왔던 정책감시팀과

DAC(개발협력체계 비평가)팀이 주

축이 되어 Task Force 팀을 구성해

원조투명성과 책무성에 대해 국제

국내사회가 어떠한 이야기를 해오고

있는지 힘을 합쳐 알아보기로 했답

니다 지난 4월 10일 대망의 첫 모임

을 가졌는데요 매주 수요일마다 모

여서 이슈도 알아가고 무엇보다 서

로를 알아가는 시간을 가지고 있답

니다 앞으로 저희 청년활동가들이

펼쳐나갈 활동 많이 기대해주세요

첫 모임 후 뒷풀이 장소에서 한 컷시작을 기념하는 와인 한잔과 함께 ODA Watch

34

KAIDEC지원

ODA 학술활동

공보사업 선정

환영합니다

이재원 간사님

권아람 인턴님

이재원

간사의

한마디

지난 4월 신입직원 및 인턴채용을 통

해 이재원 간사와 권아람 인턴이 ODA

Watch와 함께하게 되었습니다 이재

원 간사는 지난 2012년 ODA 인턴으

로 이미 한해 동안 사무국의 일원으로

동고동락(同苦同樂 )해왔는데요 앞으

로 두 분과 함께 채워나갈 워치가 더더

욱 기대됩니다 OWL 독자 여러분들

께 전하는 편지도 읽어주세요 ^^

안녕하세요 5월부터 ODA Watch의 새 식

구로 함께하게 될 이재원입니다 워치의 청년

활동가로 시작하여 지난 해 ODA 청년인턴으

로 1년간 사무국에서 일하는 행운을 누렸었

는데 올해는 이렇게 간사로 인연을 맺게 되

어 무척 기쁩니다 앞으로 겸손한 자세로 관

계하는 모든 분들과 함께하며 lsquo해피에너지rsquo를

나acuteshy 수 있는 활동가가 되겠습니다 아름다운

봄날 좋은 소식 나acuteshy 수 있어 행복하네요 여

러분의 많은 응원 부탁드려요 감사합니다

워치의

최연소 기부자

는 누구

감동 어린 소식 하나 ODA Watch의

최연소 기부자를 소개합니다~ ^^ 바

로 세상의 빛을 본지 꼭 한 달이 되어

가는 박시윤 양이 그 주인공인데요 박

욱범님께서 따님의 탄생을 기념하며 너

무나 감사하게도 일시 후원을 통해 그

환희와 행복을 워치와 함께 나주셨답니

다 박욱범님은 OWL에 해외특파원으

로 글을 기고하며 워치와 인연을 맺기

시작했는데요 현재는 영국에서의 석

사과정을 마치고 잠시 한국에 들어와

ODA Watch의 자매 기관인 (사)글로

벌발전연구원 ReDI의 연구원으로도 함

께하고 계시답니다 너무 감사한 마음

에 시윤 양을 위해 작은 선물을 준비한

워치 사무국 후원 담당 간사님과 간략

한 증정식도 가졌답니다~ ^^ 시윤 양

앞으로 건강하게 무럭무럭 자라나길 바

랄게요 ^^

권아람

인턴의

한마디

안녕하세요 ODA Watch OWL 독자 여러

분 ODA Watch에서 인턴으로 함께하게 된

권아람이라고 합니다 저는 인권에 관심이 많

아서 작년 하반기에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

에서 4개월 정도 일을 했었어요 앰네스티에

서는 인권의 관점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연대

운동의 방향성을 배울 수 있었는데요 ODA

Watch에서는 또 어떤 것들을 배우고 생각하

게 될 지 궁금하고 매우 기대가 되요 일한 지

이제 겨우 2주차인데 하루하루 많은 것들을

배우며 비판적인 관점으로 개발협력을 바라

보는 눈도 기르고 있어요 ODA Watch를 알

게 되어서 그리고 함께 일하게 되어 반갑습니

다 앞으로 독자 여러분들을 자주 뵐 수 있길

기대할게요 )

박욱범 님과 이재원 간사 ODA Watch 권아람 인턴과 이재원 간사 ODA Watch35

36

37

3월 재정보고

[ ODA Watch 살림살이 ]

ODA Watch는 투명한 재정운영을 원칙으로 합니다

소중한 후원금으로 운영되는 워치의 살림살이가 어느 곳에 어떻게 쓰여지는지

후원자 여러분과 OWL 독자들께 보고드립니다

워치의 살림살이에 더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38

ODA Watch는 2006년 설립 이래로 한국의 국제개발협력 사업 및 정책이 인권 bull 평등 bull 연대에 기반하여 보다 책임 있게 효과적으로 사용되어 개발도상국의 빈곤퇴치 및 지속가능한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한국 대외원조의 정책을 지속적으로 감시 bull 제언하고 대안을 고민하는 참여형 시민사회단체(Civil Society Organization CSO)입니다

39

Page 15: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77호(2013.05.03)

아니 그랬다 메콩을 따라 문강에 흘러들어온 풍부한 수자원과 물고기로 문강 인근 지역은 그 어느 곳보다 살기 좋은 곳이었다 댐 건설 이전까지만 해도

그러던 어느 날 태국 정부는 전력 생산을 이유로 문강에 대규모 댐을 짓기로 한다 댐의 이름은 팍문 (Pak Mun)댐 세계은행이 건설 자금을 지원하고 태국 전력(EGAT Electricity Generating Authority of Thailand) 이 건설을 맡았다 이들과 태국 정부는 지역의 발전과 주민들의 삶을 향상시키기 위해 댐을 짓는 것이라 말했지만 주민들은 오히려 댐이 자신들의 삶을 파괴했다고 말하고 있다 어떻게 된 일일까

느닷없이 댐 건설 계획이 발표되자 주민들은 댐 건설을 막기 위해 거세게 항의했다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해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도리 없이 댐 건설은 강행된다 1989년 댐 건설이 승인되고 1991년

건설을 시작해 1994년에 완공된다 댐이 지어지는 동안에도 주민들의 시위와 반대 운동은 끊임없이 이어졌지만 태국 정부는 마치 귀머거리인 듯 주민들의 외침에 모르쇠로 일관했다 결국 주민들은 댐 건설 중단을 요구하는 것이 더 이상 받아들여지지 않음을 인정하고 대신 수문을 열어달라는 요구를 하게 된다

ldquo댐이 들어선다고 했을 때 가장 큰 걱정은 더 이상 물고기를 잡지 못하게 되는 것이었어 수십 년 평생 물고기를 잡으며 이웃 간 관계를 맺고 나누며 살아왔는데 댐이 들어서면 메콩을 따라 문강으로 흘러들 물고기들이 줄어들 게 뻔하지 않아 그러면 자연스럽게 생계뿐만 아니라 마을 사람들 간의 관계가 무너질 수밖에 없고 너무도 당연한 이치인데 정부는 도무지 들어먹지를 않아 오히려 댐 건설업자들이랑 이구동성으로 댐이 지어져도 문강의 물고기에는 아무런 영향이 없을 것이니 당신들이 먹고 사는 데에도 아무런

팍문지역 지식센터에서 팍문댐 건설 이전의 삶을 설명하는 주민 윤지영

15

지장이 없을 것이오 하더라고 말이 되야 말이지rdquo

댐 건설 이전부터 이 마을에서 평생을 살아온 분미(Bunmi 63) 할아버지가 당시를 회상하며 분통을 터뜨리신다 함께 모인 다른 주민들도 덧붙인다 당시 정부는 댐에서 생산되는 전력이 주민들의 삶에 생태적으로도 경제적으로도 혜택을 줄 것이라 했다고 한다 심지어 더 많은 종류의 물고기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 했다 하지만 이는 만천하에 거짓으로 드러났다

ldquo팍문(Pak Mun) 댐 건설 이전에 문강에 살던 어종은 265종이었어 마을주민들이 NGO의 도움을 받아서 일일이 조사를 다 했더랬지 하지만 댐이 생겨난 이후 어종은 45종으로 급격히 줄어들고 말았지 물고기들은 강을 따라 흐르며 산란을 하고 넘나들어야 하는데 문강은 더 이상 최적의 삶의 터전을 제공할 수 없게 된 거야 댐 건설로 생겨난 저수지로 강여울과 기슭에서만 서식할 수 있는 식물 수초들도 모두 잠겨버렸고 이게 다 우리가 먹고 사는 주식인데rdquo

결국 댐이 지어져도 문강의 생태계에 어떠한 부정적 영

향이 없을 것이라 말했던 정부의 주장이 거짓으로 드러나자 주민들은 분노했다 이에 자신들의 젖줄인 문강을 지키기 위해 다시 소매를 걷어붙이고 정부를 향해 수문을 열어줄 것을 외쳤다 물고기가 줄어든 것이 댐 건설로 수문이 막혔기 때문인지 아닌지 수문을 열어서 확인해보자는 것이다 주민들의 삶을 건 끈질긴 요구와 투쟁 끝에 정부는 이를 받아들여 2001년 6월 14일부터 2002년 6월까지 약 1년간 수문을 열기로 했다

돌아온 물고기들

수문이 열리자 거짓말처럼 물고기들이 다시 문강으로 돌아왔다 강 상류에 산란을 하기도 했다

ldquo눈앞에 명백히 드러났지 사라졌던 물고기 137종이 메콩에서 문강으로 돌아온거야 2001년 6월부터 2002년 5월 사이에 게다가 사라졌던 여울들도 조금씩 다시 생겨나고 강기슭에 서식하던 식물들도 다시 보이고 말이야 100는 아니지만 마치 댐이 건설되기 이전의 상태로 돌아간 듯 했어rdquo

분미 할아버지 옆에서 조용히 듣기만 하던 우돔(Udom 54)씨가 약 1년간 수문이 열렸던 시간을 떠올리며 흥분된 어조로 말한다 한 조사 보고서에 의하면 수문이 열리고 나서 33종의 물고기가 여울에 25종이 강 깊은 곳에 40종이 훨씬 더 깊은 곳에 22종이 강 가운데 급류 사이의 소용돌이 속에 24종이 동굴에 56종이 때마다 강물이 범람하여 생기는 습지에 알을 낳았다고 밝혀졌다

수문이 열린 기간 동안 국제사회와 지역 자체 조사 지역 대학 등 많은 연구 조사가 이루어졌다 태국 정부와 팍문댐 건설을 맡은 태국전력 당국도 조사를 실시했다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모든 조사의 결과가 일치되는 점이 있다 바로 수문이 열렸던 약 1년 동안 문강의 생태가 예전 수준으로 회복되었으며 이를 통해 지역 주민들의 생활도 회복되었음을 인정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팍문댐이 애초에 목표한 전력 생산에 실패하였으며 태국전력(EGAT)이 주민들 간에 갈등을 조장하고 지역의 가난을 초래했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팍댐 사례는 문강의 생태계 파괴로 인해 태국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정치적 투쟁으로 남아 있다

ldquo우리는 여전히 정부에 수문을 열어줄 것을 요구하

메콩강 댐개발 현황 International Rivers

FOCUS

16

고 있어요 우리가 바라는 것은 오직 그거 하나에요 정부가 현금이니 뭐니 보상을 제공했지만 터무니없이 적은 금액이었고 그걸로 먹고 살기는 불가능해요 오히려 보상 때문에 사람들 사이가 나빠지기만 했죠 삶의 질이 떨어진 건 물론이고 수문이 열리지 않는 이상 여기서 제대로 살기는 어려워요rdquo

팍문댐 주민네트워크 활동에 참여하고 있는 사왕(Sa-wang 46)씨는 정부가 댐 건설로 이주한 주민들에게 제공한 보상이 주민들이 원한 형태가 아니었음을 토로하며 보상 때문에 주민들 사이에서 갈등이 생겼다고 했다 자세히 들어보니 보상금을 전액 현금으로 제공한 것이 아니라 가구당 받게 될 금액의 3분의 1만 현금으로 나머지 3분의 2는 조합운영 지원금으로 제공하여 주민들이 돈이 필요하면 조합에서 빌려 쓰게 했다는 것이다 심지어 돈을 빌릴 때는 이자를 내야 한다

결국 댐 반대 운동이 보상 요구 운동으로 바뀌면서 주민들 사이에 입장이 갈리고 상황이 더욱 나빠졌다고 했다 어떤 주민들은 정부가 주는 방식을 받아들여서라도 보상을 받기를 원했고 다른 주민들은 정부의 제안을 거부하고 전액 현금 보상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여 나가고 그러는 중에 정부는 이들 사이에서 이간질을 시키고

문득 궁금해졌다 정부 입장에서는 가구별로 보상금을 전액 현금으로 깔끔하게 주고 주민들이 더 이상 시끄럽게 하지 않게 하는 것이 편

했을 텐데 왜 문제를 더 복잡하게 만들었을까

ldquo일종의 선례를 남기지 않겠다는 것이었죠 팍문댐 사례에서 주민 보상을 주민이 요구하는 대로 주게 되면 다른 댐을 건설할 때 참고 사례가 되니까정부는 잠깐 시끄럽게 되더라도 굽히지 않은 거죠rdquo

10년 이상 이 지역의 주민네트워크 코디네이터로 활동하고 있는 라(Lah)씨의 말이다

ldquo돈은 환상이다rdquo

20년 넘게 싸워온 이들의 삶은 현재 어떤 모습일까 정부가 말한 대로 댐에서 생산되는 전력의 혜택을 받아 윤택하고 풍요로운 생활을 누리고 있을까 1년간 수문이 열리고 나서 정부는 잘못된 주장을 인정하고 이들의 요구를 받아들였을까 보상 문제야 주민들에게 불리하게 이루어졌다고 해도 수문을 열어야 한다는 것은 국제사회와 국내사회가 동시에 지적한 사항이니 어느 정도 협상이 이루어지지 않았을까

은근한 기대를 품은 질문에 돌아온 대답은 뜻밖이었다

ldquo정부는 끝까지 귀를 닫고 있어 수문을 열어서 조사한 결과가 있으니 아예 무시하지는 못하고 자기들이 조사한 걸 가지고 6월부터 9월까지 4개월 동안에만 물고기가 이동을 하니까 1년에 4개월만 문을 열면 된다는

댐 건설 이후 상황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주민들 윤지영17

거야 그런데 다른 조사결과에서는 1년 내내 물고기가 메콩과 문강 사이를 이동하고 알을 낳는다고 밝혀졌지 또 수문을 1년 내내 연다고 해서 팍문댐이 만들어내는 전력 생산량에는 아무런 영향도 없다고 이미 팍문댐은 목표한 전력을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는걸rdquo 분미 할아버지는 더욱 강경한 어조로 지금 주민들은 다시 단결하여 수문을 1년 내내 영원히 열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했다 정부는 들은 척도 안하고 1년에 4개월간만 수문을 여는 것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했다 심지어 작년에는 오로지 2개월만 열었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민들은 협상을 포기할 수 없다고 했다 그 이유는 문강을 떠나 살 수 없기 때문이다

ldquo정부가 그런 식으로 보상을 하고 우리는 어쩔 수 없이 집을 옮겨야 했고 무슨 노력인들 안 해봤겠어 다른 일자리도 구해보고 먹고 살 궁리를 했지 그런데 그게 쉽게 바뀔 수 있냐는 거야 평생을 강에서 살아온 사람들인데 예전엔 문강만 있으면 뭐든 다 가능했어 물고기를 잡아서 끼니를 해결하고 팔아서 다른 필요한 물품을 사고 벼농사를 짓는 사람과 교환해서 나누어 먹고 강 근처 숲에서 나무를 캐와서 장작을 하고 과일도 따먹고 자연으로부터 먹을 것들이 넘쳐나니 돈이 필요 없었지 내 손에 현금이 안 쥐어져도 아무 문제가 없었어 그런데 지금은 그럴 수가 없어 자연이 아니라 이제는 시장에 의존할 수밖에 없게 된 거야 강에서 구하던 물고기를 시장에 가야만 구할 수 있어 이웃들과 나눠 먹던 것들을 이제는 무조건 시장에서 사야만 해 하루에 최소 150바트(Baht 태국 통화 단위)는 필요한데 벌어올 데가 있어야지rdquo

한참을 열띠게 이야기를 나누다 조용히 자리를 지키던 우돔씨의 한마디에 가슴이 몹시도 울렁거렸다

ldquo우리가 말하는 게 있어 lsquo돈은 환상에 불과하다 물고기가 진짜다rsquo라고rdquo

한국 일본 중국 라오스의 시민사회와 언론이 메콩 지역 개발 문제를 조사하기 위해 꾸려진 조사단의 일행으로 이들 주민들을 만나면서 궁금한 것이 묻고 싶은 것이 무수히 많았다 하지만 가끔 이들이 격앙된 목소리를 높이거나 혹은 차근차근 말하다 때때로 깊은 숨을 쉬며 호흡을 고르는 모습을 보며 나도 모르게 목이 메고 더 이상 입을 열수 없는 상태가 되어버린다 돈은 환상에 불과하고 물고기가 진짜라니 이 얼마나

명료하고도 절대적인 진리인가 삶의 지혜인가 감동 인지 아픔인지 모를 감정에 잠시 멍해져 있다가 다시 분미 할아버지의 목소리가 들려와 얼른 정신을 차린다

ldquo팍문댐이 물고기만 사라지게 한 게 아니야 이 마을의 전통이 깨졌지 대대로 내려오던 물고기 잡는 기술을 더 이상 보존할 수 없게 됐고 남자들은 여기서 더 이상 처자식을 먹여 살리기가 어려우니 방콕이든 어디든 도시로 떠나야 했고 떠난 남자들은 도시에서 외롭고 힘드니 새로운 가정을 가지게 되고 남은 처자식들마저 떠돌게 되거나 여기서 입에 풀칠하기가 쉽지 않아졌고 수문이 열리지 않으면 지금보다 더 강물 오염이 심해질 것이고 물고기들은 죄다 죽어버리겠지 그러면 이 마을은 더 이상 보존하기가 힘들어rdquo

분미 할아버지가 잠시 상심으로 말을 잇지 못하는 사 이 라씨가 거들어 설명해준다 현재 문강의 수질 오염이 심각한 상황이고 이로 인해 주민들의 식량 안보가매우 위험한 수준이라고 한다 먹고 살기 위해 수입

댐 건설 이후 수문 개방 요구 시위 운동에 대해 설명하는 주민 윤지영

FOCUS

18

이 있어야 하는데 그동안 물고기를 잡는 것 말고는 해본 일이 없으니 다른 일을 찾는 것도 쉽지 않아서 일자리도 구하기가 힘들다고 한다 다른 일을 구할 수 없는 주민들은 결국 한참 떨어져 있는 다른 강에 가서 물고기를 잡아와 여기서 다시 팔아 수입을 만들고 있다고 했다 이 지역의 자산은 문강의 물고기를 잡는 것이고 이로부터 나온 지역 고유의 지혜가 주민들의 삶을 지켜왔는데 이 모든 게 상실되고 있다고 했다

우리는 물고기를 원한다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어느새 해가 뉘엿뉘엿 넘어간다 시계를 살펴보니 어느새 4시간이 훌쩍 흘렀다 이야기에 푹 빠져 시공간을 넘나들다 이들의 삶에 잠시 마음을 맡겼다가 문득 고개를 흔들어본다 20년간의 지난한 투쟁의 역사를 4시간이라는 짧은 시간동안 외부에서 찾아온 낯선 이들에게 전하는 것이 이들에게 어떤 의미가 있을까 행여나 아픔만 들추고 가는 것이 아닐까 도움이 되지

도 못할 텐데 이러고 있는 것이 무책임한 것 아닐까속으로 어쩔 줄 모르고 있는데 이런 내 마음을 읽은 마냥 분미 할아버지가 힘주어 말씀하신다

ldquo우리 이야기가 세상에 널리 널리 퍼져 알려졌으면 좋겠어 이렇게 여러분에게 이야기를 할 수 있어서 기쁘고 우리의 투쟁의 삶을 전할 수 있어서 자랑스러워 우리가 살아온 것은 정부와 권력의 부정의에 대한 저항이었어 이런 일이 여기뿐이겠어 다른 곳에서도 비일비재 할텐데 우리 삶을 공유해서 다른 곳에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도움이 된다면 얼마나 기쁜 일이야 우리가 바라는 건 그저 수문이 열려서 다시 우리가 살던 삶이 회복되는 거야 전통을 되살리고 싶어 우리는 전기를 원하지 않아 물고기를 원하지rdquo

참으로 또렷했다 전기가 아닌 물고기를 원한다는 이들의 눈동자는 더 없이 맑고 또렷했다 수문이 열릴 때까지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이들의 다짐은 더 없이 강건했다 오랜 시간 동안 겪어오면서 지치고 주저앉을 법도 한데 삶의 터전인 문강을 지키겠다는 굳은 결심은 이들 가슴속에 흔들림 없이 뿌리깊이 박힌 듯했다 이토록 강한 힘을 지킬 수 있는 데에는 주민들이 끝까지 목소리를 잃지 않도록 옆에서 지원하고 있는 지역 조직들과 국제단체들의 응원도 한몫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 무엇보다도 개발과 권력에 맞서 갈등과 분열을 겪으며 극복해온 과정에서 주민들 스스로 다져온 공동체의 의미 공동체가 가진 지혜에 대한 믿음이 그 중심에 있는 듯 했다 절대 자신들의 삶의 지혜와 자산을 전력 생산과 맞바꾸지 않을 것이라 했다

이야기가 끝나갈 무렵 라씨가 슬며시 웃으며 말했다

ldquo팍문댐의 잠재 전력 생산량은 136MW에요 현재 팍문댐에서 나는 전력으로 고작 방콕에 있는 백화점 3~4개에 전기를 공급하고 있다고 하네요rdquo

우본으로 오기 전 하룻밤 머물렀던 방콕의 복잡한 거리와 수많은 사람들이 어깨를 스치며 지나다니던 고층 백화점들이 언뜻 눈앞에 잠시 펼쳐진다 수백 년 살아온 수천 명의 삶과 또 다른 수천 명의 소비가 거래되는 순간이다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모르겠는 심정으로 어둑어둑해진 하늘만 무심코 바라본다

윤지영 작성 ODA Watch 정책기획팀장

odawatchnavercom

댐 건설 이후 수문 개방 요구 시위 운동에 대해 설명하는 주민 윤지영19

국제사회 내 한국 ODA의 현주소는 어디에 -2012 OECD DAC ODA 통계 분석-

FOCUS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DAC)는 지난 4월 3일 회원국들의 2012년 공적개발원조(ODA) 잠정통계를 발표했다 이번 발표에는 2012년 DAC 회원국들의 전체 ODA 규모 및 각국별 경제수준에 의거한 개발원조 규모를 보여주는 ODAGNI 비율 전년대비 원조규모 증감 연도별 중점협력지역 등을 분석하는 내용이 담겨있다 2013년부터 회원국이 된 아이슬란드의 통계결과도 제시되어 있으며 DAC 회원국은 아니지만 OECD에 가입한 체코 에스토니아 헝가리 이스라엘 폴란드 슬로바키아 슬로베니아 터키 그리고 아랍 에미레이트 연합 9개국의 자료와 EU DAC-EU G7 Non-G7 Non-DAC의 ODA 규모 및 전년대비 증감률도 확인할 수 있다 다양한 카테고리 별로 정리된 이번 통계를 통해 세계적 ODA의 흐름과 한국 ODA의 현주소 등을 파악해보자

계속되는 세계 경제 위기 ODA에 빨간 불이 켜졌다

2012년 OECD DAC 회원국의 전체 ODA 규모는 총 12559억 불로 전년 대비 평균이 약 40 하락하였다 국가 별 경제수준에 따른 ODA 규모를 파악할 수 있는 수치인ODA 대비 GNI비율은 작년 DAC 회원국 평균인031보다 002 감소한 029로 나타났다 지난 2011년 통계에서 전년도에 비해 27 가량 하락했던 것에 연이어 올해에도 더 큰 폭으로 원조규모가 줄어든 것은 그만큼 세계경제위기가 ODA에 미치는 막대한 영향을 여실히 보여준다 반면 공여국 중 G7의 ODA 규모 총계는 전체 의 701를 차지했고 EU의 경우 전체의 절반 가량인 507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통해 전 세계 ODA에서 두 그룹이 차지하는 비중이 여전히 매우 크다는 점을 알 수 있다

lt표 1gt에 명시되어 있는 OECD DAC회원국의 2012년

ODA실적 통계에 따르면 여전히 미국이 가장 많은 원조를 제공하고 있으며 그 뒤를 이어 영국 독일 프랑스 일본 순으로 상위권을 차지했다 그러나 상위 5개국 모두 적게는 07부터 많게는 28까지 전년대비 ODA 규모가 감소한 것을 알 수 있다 특히 유럽 경제위기가 심화됨에 따라 그리스와 이탈리아는 무려 각각 -170 -347에 달하는 ODA 규모를 축소했다

단연 돋보이는 한국 ODA 증가율 이 청신호를 유

지하기 위해서는

반면 2011-2012년 한국 ODA는 176 가량이 증가하며 DAC 회원국 중에 단연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ODA 규모 역시 24개 회원국 중 16위로 작년보다 한 계단 상승했다 국제사회가 경기침체로 인해 전반적으로 ODA 규모를 점차 감소하는 추세인 것에 반해 한국의 경우 2015년까지 GNI 대비 ODA 비율을 025까지 높이겠다는 목표 이행 차원에서 지난 몇 년간 원조규모를 점차 증가해오고 있어 이와 같은 차이가 더욱 극명하게 보여지는 것이다

그러나 이처럼 우리나라가 높은 증가율을 달성한 것은 한국 ODA가 다른 공여국에 비해 매우 적은 규모라는 점에 기인하기도 한다 실례로 2011-2012년 사이 91가 증가한 호주 ODA의 경우 절대규모 상으로는 457백만불이 늘어난 반면 한국의 경우 무려 176 가량이 상승했으나 이는 226백만불로 호주의 증가량에 비하면 절반 가량에 불과하다 한국 ODA의 성장을 향한 길이 아직은 멀다는 점을 그러므로 더욱 박차를 가해야 함을 보여준다 또한 한국의 ODAGNI 대비 비율은 014로 나타났다 이를 국민 1인당 금액으로 환산하면 34900원 가량에 달한다 즉 한국 국민들은 작년 한해2011년에 비해 약 4천원 정도 증가한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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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을 ODA 자금 조성을 위해 세금으로 납부한 것이다

반면 lt2013년 국제개발협력 종합시행계획gt에 따르면 2013년 ODAGNI 수치는 016에 달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025의 고지를 향한 걸음이 2년 정도 밖에 남지 않은 만큼 현실적으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원조 규모 증대에 관한 근본적이고 체계적인 전략 마련이 필요한 시점이다

국제사회 ODA 아직 갈 길이 멀다

전 세계 공여국들의 GNI 대비 ODA의 비율을 살펴보면 국제사회가 합의한 목표치인 07를 넘어선 국가

는 룩셈부르크(100) 스웨덴(099) 노르웨이(093) 덴마크(084) 네덜란드(071) 5개국이 유일하며 이 국가들의 ODA 규모는 전년 통계에서도 07를 웃돌았다 앞서 ODA의 절대 규모로는 미국을 비롯해 영국 독일 프랑스 등의 서유럽 국가들이 상위권을 차지했다면 국가 별 경제규모 및 수준에 따른 ODA 규모는 북유럽(Nordic+) 국가들이 높은 셈이다 하지만 룩셈부르크를 제외한 북유럽 4개국 역시 모두 작년에 비해 ODA 비율이 감소했다 2011년 통계를 통해 살펴본 상위 5개국의 GNI 대비 ODA 비율은 룩셈부르크(099) 스웨덴(102) 노르웨이(100) 덴마크(086) 네덜란드(075)였다한국의GNI 대비 ODA 비율은 전년에 비해 002 증

lt표 1gt OECD DAC 회원국들의 2011 2012년 ODA 규모 및 증감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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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CUS

가한 014로 나타났으나 여전히 DAC 회원국 평균인 029에는 현저하게 미치지 못하고 있다 DAC 24개 회원국 중국가 부도위기에 직면한 그리스 및 이탈리아 다음으로 최하위인 22위를 기록하고 있다

무상 ODA에 참여하는 주무부처가 41개에 달해

2012년 한국의 양자간 다자간 ODA 규모는 각각 116억 불과 389억 불로 작년과 비슷한 비율인 약 75 25로 나타났다 양자 ODA 중 무상원조와 유상원조 역시 64의 비율을 유지하며 70억 불과 47억 불을 차지했다 주목할만한 부분은 2012년 기준 무상원조 지원을 위해 133개 수원국에 외교부 교육부 재정부 KOICA를 비롯하여 지방자치단체까지 총 41개 기관이 ODA 사업에 참여했다는 것이다 작년 한 해 동안 국내ODA 분절화 문제가 시민사회를 비롯한 여러 이해당사자들에 의해 제기되어왔던 것에 반해 ODA 사업에 참여하는 주무부처의 수는 오히려 늘어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한국 원조의 양적 질적 성장을 위한 끊임없는 노

력 필요

이번 2012년 OECD DAC 실적통계는 지속되는 세계 경제 위기가 ODA에 미치는 영향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지난 2008년 미국 발 경제위기 이후 겨우 다시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던 ODA예산이 2010년을 정점으로 다시 하락세를 타고 있다 GNI 대비 ODA 비율의 07라는 국제사회가 합의한 목표 달성에서 점점 멀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은 각국의 원조 규모 줄이기에 대해 옥스팜 인터네셔널의 제레미 홉스(Jeremy Hobbs) 상임이사는 ldquo원조자금이 국가 예산에서 차지하는 부분은 아주 사소한 티끌에 지나지 않기 때문에 재정적자를 면하기 위해 규모를 줄여도 그 영향을 인식할 수 없을 정도이다 이는 마치 몸무게를 줄이기 위해 머리카락을 자르는 격이다rdquo (ldquoAid is such a tiny part of budgets that cutting it has no discernible impact on deficits --it is like cutting your hair to lose weightrdquo)라고 묘사한 바 있다 원조는 개도국 특히 원조 의존성이 높은 국가(aid dependent countries)들에게는 매우 필수적이고 중요한 자원이다 따라서 아주 적은 규모로 삭감한다고 할지라도 해당 국가들에는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은 자명하다 원조가 전체 국가 예산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매우 작기에 경제위기를 이유로 ODA 규모를 줄이는 것은 적자 개선에 아무런 효용성이 없을뿐더러 오히려 필요한 곳에 제공되는 지원을 가로막는 격이다

이처럼 전 세계 ODA에 적신호가 켜진 상황에서도 ODAGNI 07 달성의 약속을 이행하기 위해 원조 규모를 점차 확장하는 국가도 있다 바로 영국이다 지난 3월 20일 영국 정부는 2013 회계연도를 기준으로 자국의 ODAGNI 비율이 07를 넘어설 것이라고 발표했다 2012년 통계 기준 06에서 일년 만에 01 가량을 훌쩍 높인 것이다 이는 현재 부지런히 규모를 늘려나가고 있는 한국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2015년까지 ODAGNI 비율025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2011년 012 2012년 014 2013년 016(추정) 등 증가 속도가 목표 치에 비해 미미하기 때문이다 한국 정부는 규모 증대를 위한 체계적이고 현실적인 계획을 마련하고 국민들을 향한 끊임없는 설득을 통해 합의와 지지를 이끌어낼 수 있어야 한다 또한 양적 성장에 비례하여 질적 성장도 함께 고민해야 한다 무상원조 예산이 점차 늘어나는 부처 참여

lt그림 1gt DAC 회원국의 2012년 ODA 규모

lt그림 2gt DAC 회원국의 2012 ODAGNI 비율

(출처 OECD Statistics ndash ODA2012)

(출처 OECD Statistics ndash ODA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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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 인해 분절적으로 제공되지 않도록 해야 하며 국제 사회의 권고처럼 비구속성 원조를 강화하고 무상 원조의 비율을 확대함으로써 효과성 제고를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이 모든 것들을 실현하기 위해 정부는 무엇보다도 납세자로서 원조 자금을 조성하는 국민들이 본인의 세금이 개도국의 발전을 위해 어떻게 활용되고 있는가를 직접 확인할 수 있도록 원조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책무성을 담보해야 할 것이다

노태훈 장한이 작성

ODA Watch 청년활동가 11기 정책감시팀

dodream4mehanmailnet

lt표2gt 2012년 우리나라 ODA 부문적 실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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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시도 민단단체 사업발굴지원 프로그램이

민간단체 사업발굴지원 프로그램은 KOICA의 민관협력실에서 주최하는 시민사회협력프로그램 중 하나이며 국제개발협력민간협의회(이하 KCOC)가 2012년부터 2년간 주관해오고 있다 이번 프로그램은 기존 민관협력사업의 사전과정을 지원함으로써 새로이 개발협력사업을 수행하고자 하는 단체들에게 교육 컨설팅 사업발굴(현지 지역조사)의 기회를 제공한다 이를 통해 민관협력사업의 확대를 꾀함과 동시에 단체들의 전문성을 살린 창의적인 사업발굴 등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본 프로그램은 현지 사업수행을 위한 단순 지원에 그치지 않고 사업발굴을 위한 사전 교육 및 컨설팅 단체 간 네트워크 구축 등을 포함하는 포괄적인 역량강화 프로그램이라고 할 수 있다 기존 역량강화 교육프로그램과 차별되는 점은 사전 선정된 30여개 이상의 기관이 7~8개월에 걸친 긴 프로그램을 처음부터 끝까지 함께한다는 점이다 이 과정 중에서 네트워크 형성을 넘어서서 서로의 사업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돌아보는 상호 학습의 시간까지 가질 수 있다는 것이 무엇보다 큰 장점이다

눈에 띄는 변화 개발협력 시민사회의 다양화

참여기관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개발협력 시민사회가 정말 넓어지고 다양해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특징적인 부분을 살펴보면 첫째는 국내에서 장애인 직업교육 등 장애인을 수혜자로 사업을 진행하던 기관들이 대거 참여했다는 점이다 개발협력 사업에 있어 크로스커팅이슈로써 장애인이 수혜대상에

서 소외되지 않도록 하는 이슈에 대해서는 많은 논의가 된 바 있다 하지만 장애인을 직접 수혜자로 전면에 내놓은 사업은 많지 않았다 사업선정 심사에 참여한 한 심사위원은 ldquo이렇게 장애인을 직접 수혜대상으로 한 사업이 많았던 심사는 처음이다 긍정적인 변화로 보인다rdquo라고 이야기하기도 했다 둘째 국내 사회복지 사업 또는 대북사업을 중점적으로 시행하던 기관들이 해외사업에 눈을 돌리고 있다는 것이다 사업 수행 경험은 많지만 국제개발협력사업에 대한 경험이 부족하여 익숙하지 않았던 기관들에게는 낯선 용어와 사업수행 프로세스에 익숙해 질 수 있었던 기회였다 마지막으로 분야의 확장이다 전통적 개발협력사업에서 많이 볼 수 있었던 초등교육에서 한걸음 더 나아간 음악교육 과학교육과 같이 다양화되고 전문화된 사업이 시도되었다는 점이다 또한 에너지 마이크로크레딧과 같은 새로운 분야의 진출이 눈에 띈다

전년도 참가 단체인 정의로운 전환을 위한 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이하 에정연)는 라오스의 태양광 사업을 추진하였다 에정연은 태양광 시스템을 제공하는데 그치지 않고 이를 라오스 현지에서 관리할 수 있 도록 하는 교육 프로그램을 함께 구성하여 2013년 현재 열심히 사업을 수행 중에 있다 물꼬를 튼 것일까올해(2013년) 사업발굴 프로그램에는 환경에너지 분야 사업을 추진하는 기관들이 대거 참여하고있다 환경교육 태양광 에너지 적정기술 혼농임업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기관들이 사업발굴의 의지를 다지고 있다 전년도 사업에 참여했던 선배 단 체인 에정연은 새로운 참가 단체들을 위한 실무자 간담회에 참석해 경험을 공유할 예정이기도 하다 국제개발협력의 지형이 변화하고 있다 경험이 아무리 많아도 시행착오는 있게 마련이며 급변하는 이 시기에 겪어야할 어려움과 시행착오는 예전의 그것과 또 다를

한국 개발협력 시민사회에 신선한 바람이 불어오다

FOC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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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협력에 관한 관심이 날로 높아져가고 있다 높아져가는 관심만큼이나 민관협력사업도 확

대되고 있다 지난 3~4월 KOICA에서 열린 시민사회협력프로그램 및 글로벌 CSR 프로그램 설

명회가 개최된 KOICA 강당은 미리 설치된 의자가 부족할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몰렸다 그만

큼 많은 관심을 반증해준다고 할까 CSO 대학 기업 등 국제개발협력 관련 주체들이 날로 확

장되는 가운데이번에는 NGO의 변화에 주목해보자 이 글에서는 개발협력에서의 비전통적 시

민사회단체의 활약을 확인할 수 있는 lsquo민간단체 사업발굴지원 프로그램rsquo을 소개하고자 한다

것이다 비록 해외사업 경험이 짧은 초보 단체들이 주를 이루고 있는 프로그램이지만 이 기관들이 겪는 어려움을 서로 나누고 대안을 찾아내는 과정까지 초보라고 여겨버릴 것인가 그들이 흘린 땀방울과 의지를 보았다면 감히 그럴 수 없을 것이다 기관들이 보유하고

있는 각 분야의 전문성이 개발협력사업에 잘 녹아난다면 엄청난 시너지효과를 기대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서로에게 배우면서 발전하는 개발협력 NGO에 대

한 기대

사업수행에 대한 사례공유에 목말랐던 이들 기관들은 자신의 경험을 나누고 실패를 나누는데 주저하지 않았다 서로들 부족하다며 겸손을 표하였지만 오히려 사업의 경험을 나누고 기관의 사업계획서를 공개하는 것에도 주저함이 없었다 교육 및 컨설팅에 참여한 기관들도(사업규모가 큰 기존의 개발사업 수행기관) 마음을 다해 주었다 교육을 실시한 강사 중 한 사람(기존 사업수행기관 실무자)은 자신이 작성했던 사업계획서를 그대로 공개하는 과감함을 보여주며 신규단체들에게 힘을 보태어 주었다 뒷얘기를 들어보니 이후 많은 신규단체에서 lsquo감사했다rsquo lsquo큰 도움이 되어 너무 감사하다rsquo 라는 이야기를 전했다고 한다 그러다보니 신규기관들 역시 타 기관과 협력하는 데 주저함이 없다 얼마 전 전년도 참가기관 3곳에 lsquo올해 프로그램에 선정된 단체들을 대상으로 하는 실무자 간담회에 참석하여 전년도 사업경험이나 현재 사업을 진행하며 겪는 어려움을 공유해 주실 수 있겠느냐rsquo는 요청을 했다 망설임 없이 최선을 다해서 준비하겠다고 전화기너머로 들려오는 목소리에 참 마음이 따뜻해졌다 이와 같은 신선한 바람이 개발협력 시민사회 전체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작년 프로그램의 막바지 즈음에 개인적인 감상에 젖어 페이스북 담벼락에 글을 남긴 적이 있다 ldquo이곳도 현장임을 느끼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rdquo라는 것이 글

의 요지였다 작년에 처음 수행되는 프로그램이다 보니 교육도 많이 어려워했고 단체 간에 어느 정도의 경쟁의식도 있었던 것 같다 그런데 오랜 기간을 함께하다보니 조금씩 마음을 열어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비슷한 사업을 기획하고 있거나 같은 국가에서 사업

을 계획 중인 기관들을 스스로 찾아가며 정보도 공유하고 네트워크도 구축했다 처음에는 바빠서 교육에 참가 못하겠다며 앓는 소리를 하던 분이 교육의 필요성과 중요성에 공감하며 아직 부족하니 또 교육에 참가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교육 중에 그렇게 외치던 ldquo현지 주민들과의 lsquo라포형성rsquo이 이런 것이구나ldquo를 느끼며 잠시 감성적이 되었던 기억이 문득 떠오른다

물론 교육 몇 번으로 현지조사 한번으로 창의적인 사업발굴이 되는 것은 아니다 또한 신규 단체의 특성이나 분야 전문성을 고려하지 않은 채 획일적으로 기존의 프레임 안으로 편입시키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있을 수도 있다 그렇지만 개발협력사업에 관심을 가지고 진입하려는 신규기관들에게 또는 어떤 이유로든 교육에 참여할 기회가 없었던 기관들에게 또는 네트워크 기반을 필요로 하고 있던 기관들에게 본 프로그램이 가지는 의미는 분명히 작지 않을 것이다

올해 참가기관 중 한 곳은 이런 말을 했다 ldquo저희는 그동안 저희끼리만 사업을 참 열심히 해왔어요 이렇게 지원 프로그램이 있는 줄도 몰랐고 다른 단체와 협력도 거의 없었던지라 이번 기회를 통해 다른 기관들의 활동도 알고 싶고 어떤 교육과정이 있는지도 궁금합니다 꼭 참여하고 싶어요rdquo

올해도 역시 바람이 분다 새로운 바람이~

박현정 작성

국제개발협력민간협의회 대외협력팀 간사

ODA Watch 청년활동가 8기

rianaprkgmailcom

교육에 참가한 활동가들의 모습 그들의 고민이 느껴진다 마지막 교육을 마치고 함께 찍은 단체 사진 KCO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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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체가 사는 길은 연대이며

활동가가 사는 길은 협력입니다

미얀마를 지원하는 단체 활동가들의 모임lsquo미지모rsquo

간디학교의 교가는 lsquo연대와 협력을 통해 활동을 만들어 가고 싶어 하는 미얀마를 지원하는 단체 활동가들의 모임(이하 미지모)의 꿈rsquo과 맞닿아 있다

미지모는 lsquo미얀마를 지원하는 단체 활동가들의 모임rsquo이다 함께 움직이고 있는 4개 단체(더프라미스 따비에 로터스월드 해외주민운동한국위원회)는 규모가 작다 첫 모임을 누군가 제안하고 선뜻 동의하여 출발한 지 불과 8개월이다 작은 것을 지향하는 활동가들이 만났다 회의시간 보다 뒤풀이 자리가 길고 공식적인 논의보다 비공식적 수다가 즐거운 곳이다 이제껏 우리가 만나왔고 생각해 왔던 (소위 주류라 일컬어지는) 국제개발협력NGO에서 보면 대수롭지 않을 수 있다 각자 생존하기 바쁘고 사업을 위해 경쟁하고 성공과 결과를 향해 질주하는 비즈니스와도 같은 국제개발 영역에서 사람중심의 협력을 통해 일궈가는 소소한 과정들이 얼마나 가치 있게 존중 받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ldquo미지모가 반드시 목표를 정해놓고 가는 것은 아닙니다 그냥 같이 가는 것입니다 뜻이 있는 활동가들이 함께 가는 과정 자체가 의미 있고 중요합니다 그 과정에서 성과가 있다면 좋고어떤 목표나 방식을 규정하지는 않습니다rdquo

미지모의 구성원을 동지로 여긴다는 로터스월드 민정희님의 생각이다

미지모가 정해진 목표를 두고 반드시 가야 하는 길이 없다고 해서 누구 하나 불안해하거나 강요하지 않는다 자칭 자발적 행동과 실천이 미지모의 강점이다 해외

현장에서 주민의 주인화 주민의 주체성 주민의 자발성만을 강조했던 활동가들이 스스로 모여 자발적 선택과 행동을 하는 모습은 흔히 행정에 밀리고 현장관리에 급급하며 프로젝트 실행에 힘겨워하는 국제개발NGO 활동가들에게서 쉽게 발견할 수 있는 모습은 아니다

ldquo크게 뭔가 성과를 내려고 욕심내지 않기 때문에 가능한 것 같습니다 성과가 중요했다면 자기 것을 차지하기 위해 많은 부분을 쟁취하고자 했을 텐데 아예 그런 마음 없이 시작하고 있습니다 그런 마음이 우리 스스로를 움직이게 합니다rdquo

어지간해서는 뭔가 미련 갖지 않고 훌훌 떠날 것 같은 로터스월드의 박영신님이 꾸준히 참여하는 이유이다

혹 우리는 분주하고 여유 없는 사람들이 더 많은 일을 열심히 훌륭히 해내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무엇이 문제인지를 근본적으로 고민하지 않고 어떻게 가고 있는지를 관행적으로만 되돌아보는 누군가에게 미지모는 어쩜 lsquo무(無)지모rsquo일지도 모르겠다

미지모의 첫 활동

미지모는 미얀마 마을에서 주민들을 직접 만나는 미얀마 활동가들의 가능성과 성장에 우선적으로 주목하고 있다 한국 본부에서 주민들의 마음과 생각 힘을 모아내는 일은 우선적 활동이 아닌지 오래 되었다 할 수 없는 것은 할 수 없다고 인정하는 것부터가 시작이다 미지모의 힘은 사실을 사실대로 아는 것이다 모르거나 못하거나 안 되는 것에 변명하거나 합리화 하지 않으

꿈꾸지 않으면 사는 게 아니라고아무도 가지 않는 길 가는 우리들 누구도 꿈꾸지 못한 우리들의

세상 만들어 가네우리 알고 있네 우리 알고 있네 배운다는 건 가르친다는 건 희망을 노래하는 것

NGO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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려고 한다 대신 문제를 대안으로 실천해 보고자 한다

ldquo한국에서 일하는 우리는 중간실무자입니다 현장실무자 특히 현장의 한국실무자들을 만나보면 우리와 같은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문제라고 하는 것 우리가 욕구라고 하는 것들이 해결되지 않아 힘들어 하고 있기도 합니다 서울 본부에서 일하는 우리는 이런 사실을 잘 모릅니다 뭔가 채워지지 않고 문제라고 여기던 것을 풀어가야 하는데 이런 것들을 현지의 활동가들과 하고 싶습니다 한국에서 파견된 실무자들을 생각하면 나랑 크게 다르지 않은데 항상 다르다고 생각하고 있는 건 아닌지 자문을 해봅니다 현지의 활동가들에게 우리가 함께 하면 꿈같던 일들도 실제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며rdquo

박영신님의 바람은 우리 모두의 바람이기도 하다

ldquo주민 현장 늘 어려운 존재입니다 우리가 주민을 또는 현장을 얼마나 아는지 우리가 안다는 그것이 주민의 또는 현장의 무엇을 알고 있는 건지 그런데 모른다고 해서 멈추지 않는다고 하는 것입니다 멈출 수가 없다는 것입니다 그럼 해야 하는데 그걸 하고 있는 사람이 하도록 해야 합니다 그 사람이 바로 미얀마 현지의 활동가들입니다 그 활동가들이 우리의 고민보다 좀 더 얕을지는 모르지만 그들이 할 수 있는 게 우리보다 훨씬 많습니다 아마 알면 더 잘 할 것입니다rdquo

미지모를 제안한 해외주민운동한국위원회의 강인남님의 근본 고민은 미지모 모두의 고민이기도 하다 그것은 미지모의 첫 활동으로 연결되었다

오는 6월 미지모는 2주의 일정으로 미얀마에 간다 미지모를 구성하고 있는 4개 단체 그리고 이 단체와 관계를 맺고 있는 15명의 미얀마 활동가들이 모인다 만나서 고민과 어려움을 함께 나눌 생각이다 미얀마의 과거 현재 미래에 대한 의식(觀)을 통해 미얀마에 대한 진지한 사유를 할 것이다 미얀마의 현재가 세계의 패러다임 속에서 어떤 위치에 있는지 마음의 자유와 평화 인류의 상생과 평등에 대한 진지한 자기 물음을 갖는 과정도 가질 것이다 국제개발의 참 의미 현지 활동가의 정체성과 역할 주민관계와 주민조직화에 대한 워크숍을 통해 자기 길을 스스로 만들어 갈 것이다 그리고 주민중심으로 지역개발이 이루어지고 있는 주민현장을 방문하여 우리 활동의 가능성을 넓혀갈 것이다 이 교육훈련은 미얀마의 젊은이로서 주민현장의 활동가로서 처음 가져보는 공동

의 성장과정이다 미지모는 이 교육훈련을 만들어 내기 위해 미얀마 현지 활동가에게 묻고 피드백하고 교육프로그램을 짜고 미지모의 생각을 보태 다시 묻는 과정을 가져왔다 미지모답게 해보자는 것이었다

이들은 9월에 다시 한국에 온다 미얀마 현지에서 실현 가능한 아이디어를 좀 더 넓게 찾아보자는 것이다 독재국가에서 오래 갇혀 왔던 열정과 신념을 활동으로 연결시키기 위해서이다 직접 눈으로 보고 듣고 느끼고 함께 구상하는 것이다 사회와 세상을 보는 눈 그것은 그들의 힘을 배가시키는 동력이 될 것이라고 미지모는 믿는다 설령 이제와 다를 바가 없다 하더라도 한국의 협동조합과 518기념재단 방문 크고 작은 지역사회 조직을 방문하며 이들이 느끼고 생각했을lsquo그 시간의 울림rsquo에 미지모는 행복할 것이다

미지모를 위하여

미지모는 참 다른 개개인이 모였다 주류가 될 수 없는 소박한 이들이다 김수환추기경님의 말씀대로라면 바보 같은 이들이 모였다 바다가 되기보다는 늘 흐르는 냇물이 되기를 자처하는 이들 자신의 생각을 끝까지 말하지만 공동으로 모아진 결론에 대해서는 흔쾌히 받아들이는 이들 누군가 제안하면 진지하게 실현가능성을 모색하는 이들 미지모는 마음과 뜻이 모인 곳이다 그리고 그 방법을 찾고 있는 중이다

ldquo모든 곳이 그렇지만 국제개발협력분야에도 문제는 있습니다 그런데lsquo사건rsquo이라고 하는 것은 그 문제를 그냥 보고 넘기지 않는 것에서 만들어 지는 것 같습니다 실제 이 모임 안에서도 변화를 꿈꾸는 변화를 시도해 보려는 마음이 간절합니다 그런데 그것은 특별한 사람이 모여서 특별한 일을 만들어서 되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입니다 미지모는 같이 모이면 힘이 납니다 같이 만나서 이야기를 해보면 아무 것을 하지 않아도 만나는 것 자체가 힘이 납니다rdquo

사람들의 lsquo진정성 있는 관계rsquo를 성찰하게 하는 민정희님의 말이다

미지모는 돈이 없다 잃을게 없어서 당당하다 우리가 가진 전부가 있다면 함께 술 마실 돈 정도이다 미지모는 능력 있는 사람이 없다 한 사람이 특별하지 않아서 절로 협동심이 작용한다 우리가 가진 전부가 있다면 자연스럽게 나눠지는 우리 개인의 고민과 세상이야기를 주고 받는 술자리이다 이 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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를 통해 미지모는 서로가 서로를 성장하게 만든다

ldquo미지모를 통해서 사업을 같이 하는 것도 있지만 뭔 가 공감하는 부분이 더 넓어졌습니다 우리는 국제개발이나 미얀마만을 이야기하지 않습니다 그것을 뛰어 넘어서 우리가 지향하는 가치에 대해 같이 공유하고 사례들을 나눕니다 그리고 그것을 한국의 국제개발협력시민사회와 공유하기 위해 미지모속에서도 또 다른 협력을 만들어 냅니다 그래서 한 단체가 하기 힘든 벅찬 일을 함께 만들어 갑니다rdquo

더프라미스와 로터스월드는 또 다른 협력사업을 구상 중이다 미지모는 바람직한 모델이 되기를 희망한다 같은 국가 안에서 같은 활동을 하는 단체들이 모이고 비슷한 생각을 지닌 활동가들이 만나고 작은 단체가 모여 협력하고 누군가에게는 꿈이 되기도 하고 어느 단체에게는 lsquo또 다른 방식의 국제개발이 가능하다rsquo는 발상의 전환을 일으켜 주고 싶기도 하다 그러나 그것이 우리의 목표가 될 수는 없다 lsquo함께 하는 과정을 통해서 어느 지점엔가 도달했더니 그렇게 되어 있더라rsquo라는 결과를 낳고 싶은 절실함이다 미지모는 그 절실함을 다른 국제개발협력 단체들과 소통하고 나누고자 한다

ldquo우리가 처음에 함께 하기로 했던 이유를 잊지 말아야 합니다 어떤 성과나 결과물 보다는 단체도 함께 하고 활동가도 함께 해야 한다는 것을 유지해야 합니다ldquo

미지모의 대표 따비에 정보임님의 말이다 미지모가 절대 잃지 말아야 할 초심이다

미지모의 정기 모임에 따비에의 한 활동가가 왔다lsquo달다rsquo라고 하는 아담하고 정취 있는 이름을 가진 신입활동가이다 미지모 신입활동가의 칭찬에 우리는 모두 웃었지만 우리가 이미 누군가의 꿈이 되고 있다는 사실은 우리가 무엇을 노력해야 하는지를 다시 깨닫게 해주었다 달다님과 같은 꿈이 모이면 미얀마 주민들의 꿈도 그들이 주인이 되는 방식으로 익어갈 것이다

ldquo마웅저대표님과 정보임대표님이 미지모에 다녀오시면 이야기를 해주시는데요 저는 그걸 듣고 놀라웠습니다 다들 서로 각자 영역에서 따로따로 경쟁하듯이 한다고 생각했었고 실제 그런 모습들은 외부에서 봤을 때 선입견을 갖게 하거든요 그런데 안을 들여다보니 lsquo실무자들이 뭔가 다들 열심히 하고 있구나rsquo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늘 와서 느낀 것은 내가 만약 이 활동을 계속 하게 된다면 10년 후 15년 후 선생님들 같은 모습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실제 사무실 안에서 있을 때는 뭔가 그림이 잘 안 그려지기도 하고 지금까지 국제개발은 잘 모르겠다고 말하고 다녔는데 오늘 참가하고 들으면서 그림이 좀 더 그려져서 알 것 같기도 해요 처음 듣는 이야기 처음 듣는 상황도 많아서 많이 듣고 배우게 되었습니다rdquo

OWL 원고 기고를 요청 받고 미지모는 기고의 여부 누가 쓸 것인가 어떻게 쓸 것인가에 대한 의견

회의 중인 미지모의 모습 유보미

NGO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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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 모아갔다 미지모는 출발이다 자랑할 것도 내놓을 것도 검증 받은 것도 인정받거나 비난 받을 것도 없다 미지모는 누군가에게 말을 하고 싶은 것이 아니다 우리 스스로 다짐하며 보여주고 싶다

연대와 협력을 통해 더 많은 것을 일궈갈 수 있다는 것 뜻이 분명하면 방법은 만들어 진다는 것 100개의 사업보다 뜻을 가진 여섯 사람이 더 소중하다는 것 정보임 강인남 달다와 같은 후배들에게 마웅저 민정희 박영신 옥세영 유보미와 같은 선배들이 더프라미스와 로터스월드 같은 선배 단체들이 따비에와 KOCO(해외주민운동 한국위원회)같은 후배 단체들에게 분명 힘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그래서 우리는 서로가 선배이며 서로가 후배이다 서로 가르치며 서로 배우는 것이다 미지모가 만들어 갈 국제개발협력의 혁신을 꿈꾸며 미지모는 꿈꾸는 길로 최선을 다해 갈 것이다

OWL의 원고 작성을 위해 우리가 모이는 날 따비

에 마웅저 대표님은 518기념행사 준비회의에 참석

하시느라 함께하지 못하셨습니다 더프라미스의 유

보미님은 3년 만의 휴가를 만끽하셨고 옥세영님은

건강상의 이유로 참석하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작은

시간들이지만 우리와 함께 출발했던 지구촌나눔운

동의 김민영님도 미지모 안에 있었음을 기억합니다

미지모 작성

babolif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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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에 공감과 연대가 필요한 이유- 로터스월드 민정희 국장과의 인터뷰 -

인터뷰에 열중하고 있는 로터스월드민정희 국장의 모습

OWL 독자들을 위해 간단한 자기소개먼저 부탁 드립니다

안녕하세요 로터스월드 민정희 사무국장입니다

지난주에 큰아들을 군대 보낸 두 아들의 엄마이기도 하

지요 불교신자이기도 하고요 저는 대학 시절에는 불교

학생회에서 시민운동을 경험했고 실제로 졸업 후 몇 년

간은 관련 단체의 간사로도 활동했어요 결혼 후 한국여

성단체연합에서 활동하다 한국불교국제네트워크의 국

제이슈 담당 실무자로 활동했어요돌이켜보면 이때 개

도국 현지에 오가면서 국제개발협력 활동을 알게 되고

서서히 인연을 맺기 시작했던 것 같아요 사실 저는 로

터스월드 창립시절부터 도왔고 2006년 2월부터 함께

하기 시작했어요 중간에 잠시 대학사회봉사단으로 이

직 했다가 다시 복귀한지는 1년 8개월 정도되었습니다

로터스월드에서의 저의 1막과 2막을 비교해보면 확실히

처음 왔을 때는 일종의 문제의식이 크게 없었던 것 같아

요 해외출장을 자주 오가며 현지 주민들과 많이 접촉하

긴 했지만 특히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내가 주민을

어떻게 바라보아야 하는가 등에 대한 생각을 깊게 하지는

못했던 것 같아요 이번에 다시 돌아오면서 스스로 부족

한 부분을 깨닫고 배워야겠다는 생각이 먼저 들더라고요

제 나이가 적지는 않지만 (웃음)더욱 용기를 내서 움직이

고 있죠 최근에는 국제개발협력 관련 교육도 많이 수강하

고 사람들과도 적극적으로 교류하면서 서로의 경험을 나

누고 있어요 개발협력사회의 교류가 주는 긍정적인 면이

많아서 이러한 모임이 점점 늘어나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OWL이 만난 사람

lsquo한국 개발NGOrsquo에 대해 생각해보면 어떤 특징들이 머릿속에 떠오르시나요

주로 국제NGO 대형NGO 개신교도 중년의 남성 실무책임자들을 연상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번 OWL에서 만나본 로터스월드 민정희 사무국장은 불교를 기반으로 한 소규모 단체 활동가이자

사회운동가 출신의 여성 실무책임자로 개발NGO사회 내에서는 흔치 않은 경력의 소유자입∙니다

봄비가 내리던 4월 23일(화) 기존 개발협력 시민사회에 신선한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민정희 사무국장을 만

났습니다 OWL은 이 인터뷰를 통해 한국개발협력 시민사회가 점차 다양해지고 있는 단면을 나누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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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에 기반하는 단체로서 로터스월드가 존중하는 가

치는 무엇인가요 그리고 이러한 가치가 사업방식에

실제로 적용되고 있는지 궁금하네요

저희는 평등 평화 자비 세가지 가치를 중점으로 삼

고 있어요 부처가 살아온 모습 그대로 그가 계급을

부정하고 전쟁을 반대했던 것처럼 평등과 평화를 추

구하고 불교사상에서 가장 기본적인 자비는 공감과

연대의 마음을 지향하지요 그렇지만 저희 역시도 실

제 사업에 이러한 가치들을 녹여내는 것이 아직은 많

이 부족한 것 같아요 현지 주민보다는 사업을 수행

하는 단체 중심으로 진행되고 국내후원자들의 요구

에 따라가는 것들은 저희뿐만 아니라 아마 다른 단

체들도 상황이 비슷하리라 생각됩니다 막상 사업 이

후의 관리는 부족하면서 후원자들에게 성과를 보여

주기 위해서 하는 사업이 너무 많다고 생각해요 막

상 현지 주민들이 필요하다고 요구한 것이 아닌데

도 우리가 일방적으로 사업을 진행하는 등의 문제들

말이죠 작년에 코빌(Covil)[1] 교육을 받으면서 이

러한 문제에 대해 더 생각해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빈곤 구조적인 폭력이 될 수 있음을 인지해야

그렇다면 현장사업에 이러한 가치들이

충분히 반영되지 못하는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요

문제의 원인과 결과를 제대로 보지 못하기 때문인 것

같아요 빈곤의 원인과 결과에 대한 근본적인 인식 즉

빈곤이 어디로부터 비롯되는가에 대한 정확한 인식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빈곤이 구조적인 폭력

이 될 수 있음을 깨닫는 것 말이죠 아직 한국의 국제개

발협력 역사가 짧기 때문에 충분히 실현되지 못하는 것

일 수도 있어요 빈곤문제가 단순히 해외에만 해당하

는 것이냐 하면 아니거든요 가난은 현재 우리 안에도

존재하고 있잖아요 저는 그렇기 때문에 개발협력분

야의 활동가들이 국내문제에도 더욱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생각해요 타인의 문제라고 생각했던 것을 나

의 삶의 문제로 받아들이는 순간 빈곤과 개발에 대한

보다 근본적인 접근이 가능해질 수 있다고 믿습니다

그러면 로터스월드가 중점을 두는 점은 무엇인가요

현재 준비 중이지만 lsquo현지NGO와 협력관계를 만들

자rsquo 라는 방향을 가지고 있어요 최근에 국제불교네트

워크에서 만난 단체들이 지역사회개발단체들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현지에서 활동했던 주민들의 권

한강화를 위한 활동을 하고 있는 단체들이죠 그래서

그분들의 활동경험을 배우고 우리의 사업 속에 녹여보

자는 생각을 가지고 있어요 권리에 기반한 관점 주민

운동적 관점에 대한 이야기들을 말이죠 사실 한국의

개발 NGO보다 현지에 있는 현지 NGO들이 더 그 지

역의 필요에 대해 잘 알고 현지 주민들에게 더 알맞게

일을 할 수 있는데도 현지 NGO를 바로 지원하는 단

체들이 많지 않아요 국제개발협력에서 현지 NGO는

조력자나 이해관계자 중 하나로 생각하기 때문이죠

그렇기 때문에 현지 NGO와 교류하면서 효과적인

사업과 주민권한 강화 등에 대해서 배우고 있어요

주민권한강화(empowerment)와 같은 경우에는 제

한된 자원 내에서 사업을 진행해야 하기 때문에 쉽

지 않지만 계속해서 노력하고 있는 사업 중 하나

에요 작년부터 주거 권에 대한 사업과 인권침해

지역의 주민들을 돕는 사업들을 하고 있고 미얀

마 모니와[2]에 대한 지원 사업도 이어가고 있어요

개발협력은 타인의 삶에 개입해서 변화를 주는 것이니

보다 신중한 접근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그러다 보니 정

말 필요한 것은 개발에 대한 철학과 윤리인 것 같은데요

네 맞아요 정말 공감하는 부분이에요 자기성찰

이 정말 중요하죠 개발NGO를 비롯한 시민사회가

항상 정부에게 문제 제기하는 부분이 바로 한국 개

발원조의 양적 성장인데 그렇다면 과연 우리 안에

는 이러한 문제가 없는지 되돌아봐야 하지 않을까

싶네요 우리 안에도 협력이나 연대하는 분위기보

다는 경쟁하는 모습이 주로 보이는 것 같아요 이러

한 모습이 우리가 무엇을 위해 이런 일을 하고 있는

지 여과없이 드러내고 있죠 이러한 이슈들을 함께

논할 수 있는 공론의장 또한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이제는 민 민협력을 위해 노력해야 할 때

국장님께서는 오랫동안 시민사회운동을 해오셨고 지

금은 개발NGO에 있으신데 서로 다른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1코빌(Covil) 코빌(Covil)은 Community Organizing과 Village의 합성어로lsquo지역과 함께 주민과 함께하는 주민운동rsquo의 방향성을 가진 활동가 조직이다2 미얀마 모니와 이 지역 주민들은 지역정부의 요청에 따라 농지를 3년간 중국구리광산회사에 빌려주고 3년이 지나도록 땅을 돌려받지 못하자 시위와 농성을 벌여왔다그러나 지난 11월말 화염방사기를 동원한 정부의 강제진압으로 100여명의 주민들과 스님들이 심한 화상을 입는 사태가 발생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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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스월드 사무국 앞에서 한재광 총장 민정희 국장 조이슬 간사 권아람 인턴의 모습 (왼쪽부터 차례대로) ODA Watch

먼저 상대적으로 인적자원과 재원이 시민사회에 비

해 풍부한 것 같아요 그리고 다들 정말 공부를 열

심히 하시는 것 같아요 (웃음) 특히 국제개발협력

에 관한 기술적인 방법론에 대한 학습도 많고요 하

지만 전체적으로 시야를 넓힐 수 있는 분야에는 공

부가 부족한 것 같아요 그리고 상대적으로 단체

들 간의 연대 협력은 비교적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

는 것 같아요 국내에서 협력하지 못하면 개발현장

에서 주민들과 협력을 이루기가 더욱 어렵잖아요

다른 단체와 연대 협력하는 모습이 부족한 것은 그만

큼 기존에 교류가 없어서가 아닐까요 국제개발협력

시민사회 내에서의 교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

최근 민관 협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반면 정작

민 민 간의 협력을 위한 노력은 아직 많이 부족한 것 같

아요 민간 단체들끼리 같이 사업을 해보면 서로 많이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예를 들어 환경 분야의 기

후변화 이슈는 매우 중요하고 구조적 변화가 필요함에

도 개발협력 사회에서는 큰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죠

민 민 간의 연대와 교류의 활성화를 통해 이와 같은 이슈

를 같이 대응해나가는 노력도 필요하지 않을까 싶네요

말씀을 들으니 다양한 단체들간의 만남이 중요하다고

생각됩니다 다양한 종교적 배경을 가진 분들이나 사

회운동을 하시는 많은 분들이 개발 NGO 커뮤니티에

합류하셔서 함께 토론할 수 있는 장이 마련되어야 하

지 않을까요

저도 국내에서 운동하시는 분들이 개발협력분야에 함

께 들어와서 같이 서로의 운동을 공유하고 나누는 시

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저희 단체를 비롯한 몇 단

체들이 함께 미얀마에서 개발활동을 수행하는 단체들

의 모임인 미지모[3]를 구상하고 추진하게 된 이유이

기도 하죠 미지모는 단체들이 서로 연대하고 협력해

야 한다는 생각으로 시작하게 되었어요 단체 간 협력

을 준비하며 실무자들끼리 모여보니 모두 코빌 교육

을 함께 받았던 사람들이더라고요(웃음) 모임을 하

면서 함께하는 기쁨을 많이 느끼고 있어요 미지모 사

람들 모두 지향하는 바가 비슷하기 때문에 서로 동지

애도 느끼죠 미지모 같은 모임들이 다른 단체들 사

이에서도 많이 이루어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미

지모에서도ldquo왜 우리 커뮤니티 내에서는 같이 협력하

는 사업이 없나rdquo 라는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어요

사실 단체와 단체가 서로 교류하고 협력하게 되면 서

로 배울 수 있는 점이 아주 많은데도 그런 모임이 많

지 않은 것 같아요 처음에는 힘들겠지만 같이 공동으

로 사업도 해보면 서로가 배울 수 있는 점이 많다고

생각해요 그 시간을 통해 개발협력에 대한 가치와 지

향점에 대한 생각들도 공유될 수 있으리라고 봅니다

ldquo누군가는 관심을 가지고 끊임없이 문제제기를 할

때 변화가 생기죠rdquo

현재 개발협력 시민사회의 구성원과 구조를 보면 실무

자는 여성이 많지만 실제 사업과 정책을 결정하는 위

치는 대부분 남성들로 이뤄져 있는데요 이에 대한 국

장님의 견해는 어떠하신지 궁금합니다

아무래도 남성중심의 사회구조를 그대로 반영한 모습

으로 보이는 것 같아요 젠더 문제에 대해서 관심을 가

지고 변화를 이루어야 하는 거죠 결국은 끊임없는 문

제제기가 필요하지 않나 싶어요 조직 내에서 불합리

한 것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고 여성들이 일을 할 수

OWL이 만난 사람

3 미지모 미얀마를 지원하는 사람들의 모임이란 뜻으로 로터스월드 프라미스 코코 따비에 4단체가 공동으로 만든 모임 이번 77호의 NGO현장 코너에서 개발협력 분야의 새로운 움직임인 lsquo미지모rsquo에 대해 다루고 있습니다 미지모의 활동이 궁금하신 분들께서는 해당 기사를 참고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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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스월드 사무국 앞에서 한재광 총장 민정희 국장 조이슬 간사 권아람 인턴의 모습 (왼쪽부터 차례대로) ODA Watch

있는 사회적인 여건이나 환경에 대해서도 누군가는 이

야기해야 하는 것이죠 이점에서는 저부터 시작해야 한

다고 생각해요 끝으로 활동가의 가장 중요한 자질은

바로 공감하는 능력이라고 생각해요 신문만 봐도 세

상에 너무나 많은 일들이 있어서 곧 잘 무력감에 빠지

기도 하죠 하지만 이러한 일들에 대해 일차적으로 관

심을 가지는 일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우리가 당장

하고 있는 일 이외에는 관심이 없어서는 안 되죠 조금

더 공감능력을 확장해서 세계에서 일어나는 여러 가지

고통에 대해 관심을 갖는 것 자체가 세상을 바꾸는 첫

발자국이라고 생각해요 개인적으로는 단체의 성과로

인정되지 못하는 일에 대해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하

는 게 아쉽지만 꼭 돈을 보내주지 않더라도 관심을 가

지는 자체가 연대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누군가의

고통을 알아주는 자체로도 그 사람에게 위로가 될 수

있기 때문이죠 그래서 사업으로 진행하지 못해도 일

단은 그러한 사실들을 회원들에게 알리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활동가의 역할은 사람들의 관심을 일깨워주고

공감할 수 있도록 운동해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국장님의 20여 년 간의 활동을 압축적으로 살펴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야기를 들으면서 앞으로의 활동

이 더욱 궁금해지는데요

저는 단체보다는 그 안의 사람을 잘 키워내고 싶어

요 이제까지의 저의 경험을 바탕으로 후배들을 잘 키

워서 올바르게 사업할 수 있도록 이끄는 역할을 하고

싶네요 또 출장처럼 짧은 시간이 아니라 현장에 가

서 오랜 시간을 주민들과 함께 보내고 또 사업현장을

구체적으로 보고 경험하는 시간도가지고 싶어요 이

제 아이들이 다 커서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해요 (웃

음) 마지막으로는 제가 가지고 있는 연대와 협력의

경험들을 가지고 현지 지역사회경험들을 한국의 개

발협력 분야에 소개하는 역할을 해나가고 싶습니다

인터뷰 시간 동안개발NGO 활동가로서 올바른 개발

협력의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해 매 순간 끊임없이 성

찰하고 문제제기를 하는 민정희 국장의 모습이 인상

적이었다 기존의 개발협력사회 내에서 교류와 연대

가 더 활발히 이루어져야 한다는 말에도 깊이 공감했

다 파트너 국가 간의 연대와 협력이전에 우리가 먼저

교류하고 연대해야 하지 않겠는가 앞으로 국제개발

커뮤니티 내에서의 활발한 교류와 다양한 연대의 모

습을 기대해본다 이번 인터뷰를 통해 (필자는) 한국

개발협력 사회 특히 개발NGO에 불어오는 새로운 바

람 다양하게 뻗어나가는 물줄기의 흐름을 목격한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민정희 국장의 오랜 경험이 담긴

이야기를 들으니 앞으로의 활동이 더욱 기대가 된다

권아람 작성 ODA Watch 인턴

aramclsr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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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활동가

(YP)들이 꿈틀꿈

틀 원조투명성

캠페인 TF를

조직하다

방울방울 나무를 수놓는 저 꽃잎처럼

한국외대

청년들의

사무국 방문

반가웠어요

한국외대 학생들과 조이슬 간사의 모습 ODA Watch

ODA Watch 이모저모

마침내 봄이 왔습니다 물러 갈듯 말듯 끝까지 애태우던 추위가 사라지고 햇살이 온 대지를 따스하게 감싸 안아

주고 있네요 길거리 나무들도 화사한 꽃잎으로 몸을 단장하느라 분주해 보입니다 봄이 와서일까요 워치에도

새로운 식구들이 찾아왔답니다 올 봄 모두 함께 꽃을 잘 피워낸다면 가을 무렵에는 풍성한 과실을 기대해볼 수

있지 않을까요

지난 4월 26일(금) ODA Watch가

국제개발협력학회(KAIDEC)에서

매년 공모하는 ODA 학술활동 지

원사업에 선정되었습니다 이로써

KAIDEC으로부터 지난 2011년부

터 연속 3년 동안 지원을 받게 되

었는데요 워치는 공모사업을 통한

1200만원의 지원금으로 올 한해

lsquo한국 개발원조 투명성 제고 방안 정

책 연구사업rsquo을 펼쳐나갈 예정입니

다 OWL 독자 여러분들도 한국 개

발원조의 투명성을 높일 수 있는 방

안을 함께 고민해주시겠어요 더불

어 워치가 꾸려나갈 원조투명성 캠

페인에 대해서도 많은 관심과 참여

부탁 드립니다

지난 4월 29일(월)에는 한국외국어

대학교에서 온 4명의 학생들이 ODA

Watch 사무국을 찾아왔답니다 워치가

도대체 어떤 곳인지 무엇을 하는 단체

인지 궁금해서 오늘 인터뷰를 위해 열심

히 공부했다며 이런 저런 질문들을 쏟아

냈는데요 NGO에 관한 교양수업을 듣

던 중 사례발표를 위해 여러 단체 중 워

치를 선택하게 되었다는 청년들 고민

이 담긴 질문에 답하는 시간도 참 즐거

웠답니다 워치가 어떤 단체인지() 궁

금하신 분들이 있다면 주저 말고 서교동

에 자리한 저희 사무국으로 차 한잔 하

러 오세요~~ ^^

ODA Watch 청년활동가들이 국제

개발협력의 흥미로운 이슈를 lsquo씹고

뜯고 맛보고 즐기기rsquo 위해 뭉쳤습니

다 청년활동가들은 관심 있는 이슈

를 중심으로 모여서 팀을 꾸려 시민

의 목소리를 내는 활동을 해오고 있

는데요 여러 팀들 중에 그 동안 국

내외 개발협력정책과 담론을 중점

적으로 공부해왔던 정책감시팀과

DAC(개발협력체계 비평가)팀이 주

축이 되어 Task Force 팀을 구성해

원조투명성과 책무성에 대해 국제

국내사회가 어떠한 이야기를 해오고

있는지 힘을 합쳐 알아보기로 했답

니다 지난 4월 10일 대망의 첫 모임

을 가졌는데요 매주 수요일마다 모

여서 이슈도 알아가고 무엇보다 서

로를 알아가는 시간을 가지고 있답

니다 앞으로 저희 청년활동가들이

펼쳐나갈 활동 많이 기대해주세요

첫 모임 후 뒷풀이 장소에서 한 컷시작을 기념하는 와인 한잔과 함께 ODA Wat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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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DEC지원

ODA 학술활동

공보사업 선정

환영합니다

이재원 간사님

권아람 인턴님

이재원

간사의

한마디

지난 4월 신입직원 및 인턴채용을 통

해 이재원 간사와 권아람 인턴이 ODA

Watch와 함께하게 되었습니다 이재

원 간사는 지난 2012년 ODA 인턴으

로 이미 한해 동안 사무국의 일원으로

동고동락(同苦同樂 )해왔는데요 앞으

로 두 분과 함께 채워나갈 워치가 더더

욱 기대됩니다 OWL 독자 여러분들

께 전하는 편지도 읽어주세요 ^^

안녕하세요 5월부터 ODA Watch의 새 식

구로 함께하게 될 이재원입니다 워치의 청년

활동가로 시작하여 지난 해 ODA 청년인턴으

로 1년간 사무국에서 일하는 행운을 누렸었

는데 올해는 이렇게 간사로 인연을 맺게 되

어 무척 기쁩니다 앞으로 겸손한 자세로 관

계하는 모든 분들과 함께하며 lsquo해피에너지rsquo를

나acuteshy 수 있는 활동가가 되겠습니다 아름다운

봄날 좋은 소식 나acuteshy 수 있어 행복하네요 여

러분의 많은 응원 부탁드려요 감사합니다

워치의

최연소 기부자

는 누구

감동 어린 소식 하나 ODA Watch의

최연소 기부자를 소개합니다~ ^^ 바

로 세상의 빛을 본지 꼭 한 달이 되어

가는 박시윤 양이 그 주인공인데요 박

욱범님께서 따님의 탄생을 기념하며 너

무나 감사하게도 일시 후원을 통해 그

환희와 행복을 워치와 함께 나주셨답니

다 박욱범님은 OWL에 해외특파원으

로 글을 기고하며 워치와 인연을 맺기

시작했는데요 현재는 영국에서의 석

사과정을 마치고 잠시 한국에 들어와

ODA Watch의 자매 기관인 (사)글로

벌발전연구원 ReDI의 연구원으로도 함

께하고 계시답니다 너무 감사한 마음

에 시윤 양을 위해 작은 선물을 준비한

워치 사무국 후원 담당 간사님과 간략

한 증정식도 가졌답니다~ ^^ 시윤 양

앞으로 건강하게 무럭무럭 자라나길 바

랄게요 ^^

권아람

인턴의

한마디

안녕하세요 ODA Watch OWL 독자 여러

분 ODA Watch에서 인턴으로 함께하게 된

권아람이라고 합니다 저는 인권에 관심이 많

아서 작년 하반기에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

에서 4개월 정도 일을 했었어요 앰네스티에

서는 인권의 관점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연대

운동의 방향성을 배울 수 있었는데요 ODA

Watch에서는 또 어떤 것들을 배우고 생각하

게 될 지 궁금하고 매우 기대가 되요 일한 지

이제 겨우 2주차인데 하루하루 많은 것들을

배우며 비판적인 관점으로 개발협력을 바라

보는 눈도 기르고 있어요 ODA Watch를 알

게 되어서 그리고 함께 일하게 되어 반갑습니

다 앞으로 독자 여러분들을 자주 뵐 수 있길

기대할게요 )

박욱범 님과 이재원 간사 ODA Watch 권아람 인턴과 이재원 간사 ODA Watch35

36

37

3월 재정보고

[ ODA Watch 살림살이 ]

ODA Watch는 투명한 재정운영을 원칙으로 합니다

소중한 후원금으로 운영되는 워치의 살림살이가 어느 곳에 어떻게 쓰여지는지

후원자 여러분과 OWL 독자들께 보고드립니다

워치의 살림살이에 더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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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DA Watch는 2006년 설립 이래로 한국의 국제개발협력 사업 및 정책이 인권 bull 평등 bull 연대에 기반하여 보다 책임 있게 효과적으로 사용되어 개발도상국의 빈곤퇴치 및 지속가능한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한국 대외원조의 정책을 지속적으로 감시 bull 제언하고 대안을 고민하는 참여형 시민사회단체(Civil Society Organization CSO)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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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16: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77호(2013.05.03)

지장이 없을 것이오 하더라고 말이 되야 말이지rdquo

댐 건설 이전부터 이 마을에서 평생을 살아온 분미(Bunmi 63) 할아버지가 당시를 회상하며 분통을 터뜨리신다 함께 모인 다른 주민들도 덧붙인다 당시 정부는 댐에서 생산되는 전력이 주민들의 삶에 생태적으로도 경제적으로도 혜택을 줄 것이라 했다고 한다 심지어 더 많은 종류의 물고기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 했다 하지만 이는 만천하에 거짓으로 드러났다

ldquo팍문(Pak Mun) 댐 건설 이전에 문강에 살던 어종은 265종이었어 마을주민들이 NGO의 도움을 받아서 일일이 조사를 다 했더랬지 하지만 댐이 생겨난 이후 어종은 45종으로 급격히 줄어들고 말았지 물고기들은 강을 따라 흐르며 산란을 하고 넘나들어야 하는데 문강은 더 이상 최적의 삶의 터전을 제공할 수 없게 된 거야 댐 건설로 생겨난 저수지로 강여울과 기슭에서만 서식할 수 있는 식물 수초들도 모두 잠겨버렸고 이게 다 우리가 먹고 사는 주식인데rdquo

결국 댐이 지어져도 문강의 생태계에 어떠한 부정적 영

향이 없을 것이라 말했던 정부의 주장이 거짓으로 드러나자 주민들은 분노했다 이에 자신들의 젖줄인 문강을 지키기 위해 다시 소매를 걷어붙이고 정부를 향해 수문을 열어줄 것을 외쳤다 물고기가 줄어든 것이 댐 건설로 수문이 막혔기 때문인지 아닌지 수문을 열어서 확인해보자는 것이다 주민들의 삶을 건 끈질긴 요구와 투쟁 끝에 정부는 이를 받아들여 2001년 6월 14일부터 2002년 6월까지 약 1년간 수문을 열기로 했다

돌아온 물고기들

수문이 열리자 거짓말처럼 물고기들이 다시 문강으로 돌아왔다 강 상류에 산란을 하기도 했다

ldquo눈앞에 명백히 드러났지 사라졌던 물고기 137종이 메콩에서 문강으로 돌아온거야 2001년 6월부터 2002년 5월 사이에 게다가 사라졌던 여울들도 조금씩 다시 생겨나고 강기슭에 서식하던 식물들도 다시 보이고 말이야 100는 아니지만 마치 댐이 건설되기 이전의 상태로 돌아간 듯 했어rdquo

분미 할아버지 옆에서 조용히 듣기만 하던 우돔(Udom 54)씨가 약 1년간 수문이 열렸던 시간을 떠올리며 흥분된 어조로 말한다 한 조사 보고서에 의하면 수문이 열리고 나서 33종의 물고기가 여울에 25종이 강 깊은 곳에 40종이 훨씬 더 깊은 곳에 22종이 강 가운데 급류 사이의 소용돌이 속에 24종이 동굴에 56종이 때마다 강물이 범람하여 생기는 습지에 알을 낳았다고 밝혀졌다

수문이 열린 기간 동안 국제사회와 지역 자체 조사 지역 대학 등 많은 연구 조사가 이루어졌다 태국 정부와 팍문댐 건설을 맡은 태국전력 당국도 조사를 실시했다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모든 조사의 결과가 일치되는 점이 있다 바로 수문이 열렸던 약 1년 동안 문강의 생태가 예전 수준으로 회복되었으며 이를 통해 지역 주민들의 생활도 회복되었음을 인정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팍문댐이 애초에 목표한 전력 생산에 실패하였으며 태국전력(EGAT)이 주민들 간에 갈등을 조장하고 지역의 가난을 초래했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팍댐 사례는 문강의 생태계 파괴로 인해 태국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정치적 투쟁으로 남아 있다

ldquo우리는 여전히 정부에 수문을 열어줄 것을 요구하

메콩강 댐개발 현황 International Rivers

FOC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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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있어요 우리가 바라는 것은 오직 그거 하나에요 정부가 현금이니 뭐니 보상을 제공했지만 터무니없이 적은 금액이었고 그걸로 먹고 살기는 불가능해요 오히려 보상 때문에 사람들 사이가 나빠지기만 했죠 삶의 질이 떨어진 건 물론이고 수문이 열리지 않는 이상 여기서 제대로 살기는 어려워요rdquo

팍문댐 주민네트워크 활동에 참여하고 있는 사왕(Sa-wang 46)씨는 정부가 댐 건설로 이주한 주민들에게 제공한 보상이 주민들이 원한 형태가 아니었음을 토로하며 보상 때문에 주민들 사이에서 갈등이 생겼다고 했다 자세히 들어보니 보상금을 전액 현금으로 제공한 것이 아니라 가구당 받게 될 금액의 3분의 1만 현금으로 나머지 3분의 2는 조합운영 지원금으로 제공하여 주민들이 돈이 필요하면 조합에서 빌려 쓰게 했다는 것이다 심지어 돈을 빌릴 때는 이자를 내야 한다

결국 댐 반대 운동이 보상 요구 운동으로 바뀌면서 주민들 사이에 입장이 갈리고 상황이 더욱 나빠졌다고 했다 어떤 주민들은 정부가 주는 방식을 받아들여서라도 보상을 받기를 원했고 다른 주민들은 정부의 제안을 거부하고 전액 현금 보상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여 나가고 그러는 중에 정부는 이들 사이에서 이간질을 시키고

문득 궁금해졌다 정부 입장에서는 가구별로 보상금을 전액 현금으로 깔끔하게 주고 주민들이 더 이상 시끄럽게 하지 않게 하는 것이 편

했을 텐데 왜 문제를 더 복잡하게 만들었을까

ldquo일종의 선례를 남기지 않겠다는 것이었죠 팍문댐 사례에서 주민 보상을 주민이 요구하는 대로 주게 되면 다른 댐을 건설할 때 참고 사례가 되니까정부는 잠깐 시끄럽게 되더라도 굽히지 않은 거죠rdquo

10년 이상 이 지역의 주민네트워크 코디네이터로 활동하고 있는 라(Lah)씨의 말이다

ldquo돈은 환상이다rdquo

20년 넘게 싸워온 이들의 삶은 현재 어떤 모습일까 정부가 말한 대로 댐에서 생산되는 전력의 혜택을 받아 윤택하고 풍요로운 생활을 누리고 있을까 1년간 수문이 열리고 나서 정부는 잘못된 주장을 인정하고 이들의 요구를 받아들였을까 보상 문제야 주민들에게 불리하게 이루어졌다고 해도 수문을 열어야 한다는 것은 국제사회와 국내사회가 동시에 지적한 사항이니 어느 정도 협상이 이루어지지 않았을까

은근한 기대를 품은 질문에 돌아온 대답은 뜻밖이었다

ldquo정부는 끝까지 귀를 닫고 있어 수문을 열어서 조사한 결과가 있으니 아예 무시하지는 못하고 자기들이 조사한 걸 가지고 6월부터 9월까지 4개월 동안에만 물고기가 이동을 하니까 1년에 4개월만 문을 열면 된다는

댐 건설 이후 상황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주민들 윤지영17

거야 그런데 다른 조사결과에서는 1년 내내 물고기가 메콩과 문강 사이를 이동하고 알을 낳는다고 밝혀졌지 또 수문을 1년 내내 연다고 해서 팍문댐이 만들어내는 전력 생산량에는 아무런 영향도 없다고 이미 팍문댐은 목표한 전력을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는걸rdquo 분미 할아버지는 더욱 강경한 어조로 지금 주민들은 다시 단결하여 수문을 1년 내내 영원히 열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했다 정부는 들은 척도 안하고 1년에 4개월간만 수문을 여는 것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했다 심지어 작년에는 오로지 2개월만 열었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민들은 협상을 포기할 수 없다고 했다 그 이유는 문강을 떠나 살 수 없기 때문이다

ldquo정부가 그런 식으로 보상을 하고 우리는 어쩔 수 없이 집을 옮겨야 했고 무슨 노력인들 안 해봤겠어 다른 일자리도 구해보고 먹고 살 궁리를 했지 그런데 그게 쉽게 바뀔 수 있냐는 거야 평생을 강에서 살아온 사람들인데 예전엔 문강만 있으면 뭐든 다 가능했어 물고기를 잡아서 끼니를 해결하고 팔아서 다른 필요한 물품을 사고 벼농사를 짓는 사람과 교환해서 나누어 먹고 강 근처 숲에서 나무를 캐와서 장작을 하고 과일도 따먹고 자연으로부터 먹을 것들이 넘쳐나니 돈이 필요 없었지 내 손에 현금이 안 쥐어져도 아무 문제가 없었어 그런데 지금은 그럴 수가 없어 자연이 아니라 이제는 시장에 의존할 수밖에 없게 된 거야 강에서 구하던 물고기를 시장에 가야만 구할 수 있어 이웃들과 나눠 먹던 것들을 이제는 무조건 시장에서 사야만 해 하루에 최소 150바트(Baht 태국 통화 단위)는 필요한데 벌어올 데가 있어야지rdquo

한참을 열띠게 이야기를 나누다 조용히 자리를 지키던 우돔씨의 한마디에 가슴이 몹시도 울렁거렸다

ldquo우리가 말하는 게 있어 lsquo돈은 환상에 불과하다 물고기가 진짜다rsquo라고rdquo

한국 일본 중국 라오스의 시민사회와 언론이 메콩 지역 개발 문제를 조사하기 위해 꾸려진 조사단의 일행으로 이들 주민들을 만나면서 궁금한 것이 묻고 싶은 것이 무수히 많았다 하지만 가끔 이들이 격앙된 목소리를 높이거나 혹은 차근차근 말하다 때때로 깊은 숨을 쉬며 호흡을 고르는 모습을 보며 나도 모르게 목이 메고 더 이상 입을 열수 없는 상태가 되어버린다 돈은 환상에 불과하고 물고기가 진짜라니 이 얼마나

명료하고도 절대적인 진리인가 삶의 지혜인가 감동 인지 아픔인지 모를 감정에 잠시 멍해져 있다가 다시 분미 할아버지의 목소리가 들려와 얼른 정신을 차린다

ldquo팍문댐이 물고기만 사라지게 한 게 아니야 이 마을의 전통이 깨졌지 대대로 내려오던 물고기 잡는 기술을 더 이상 보존할 수 없게 됐고 남자들은 여기서 더 이상 처자식을 먹여 살리기가 어려우니 방콕이든 어디든 도시로 떠나야 했고 떠난 남자들은 도시에서 외롭고 힘드니 새로운 가정을 가지게 되고 남은 처자식들마저 떠돌게 되거나 여기서 입에 풀칠하기가 쉽지 않아졌고 수문이 열리지 않으면 지금보다 더 강물 오염이 심해질 것이고 물고기들은 죄다 죽어버리겠지 그러면 이 마을은 더 이상 보존하기가 힘들어rdquo

분미 할아버지가 잠시 상심으로 말을 잇지 못하는 사 이 라씨가 거들어 설명해준다 현재 문강의 수질 오염이 심각한 상황이고 이로 인해 주민들의 식량 안보가매우 위험한 수준이라고 한다 먹고 살기 위해 수입

댐 건설 이후 수문 개방 요구 시위 운동에 대해 설명하는 주민 윤지영

FOC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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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있어야 하는데 그동안 물고기를 잡는 것 말고는 해본 일이 없으니 다른 일을 찾는 것도 쉽지 않아서 일자리도 구하기가 힘들다고 한다 다른 일을 구할 수 없는 주민들은 결국 한참 떨어져 있는 다른 강에 가서 물고기를 잡아와 여기서 다시 팔아 수입을 만들고 있다고 했다 이 지역의 자산은 문강의 물고기를 잡는 것이고 이로부터 나온 지역 고유의 지혜가 주민들의 삶을 지켜왔는데 이 모든 게 상실되고 있다고 했다

우리는 물고기를 원한다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어느새 해가 뉘엿뉘엿 넘어간다 시계를 살펴보니 어느새 4시간이 훌쩍 흘렀다 이야기에 푹 빠져 시공간을 넘나들다 이들의 삶에 잠시 마음을 맡겼다가 문득 고개를 흔들어본다 20년간의 지난한 투쟁의 역사를 4시간이라는 짧은 시간동안 외부에서 찾아온 낯선 이들에게 전하는 것이 이들에게 어떤 의미가 있을까 행여나 아픔만 들추고 가는 것이 아닐까 도움이 되지

도 못할 텐데 이러고 있는 것이 무책임한 것 아닐까속으로 어쩔 줄 모르고 있는데 이런 내 마음을 읽은 마냥 분미 할아버지가 힘주어 말씀하신다

ldquo우리 이야기가 세상에 널리 널리 퍼져 알려졌으면 좋겠어 이렇게 여러분에게 이야기를 할 수 있어서 기쁘고 우리의 투쟁의 삶을 전할 수 있어서 자랑스러워 우리가 살아온 것은 정부와 권력의 부정의에 대한 저항이었어 이런 일이 여기뿐이겠어 다른 곳에서도 비일비재 할텐데 우리 삶을 공유해서 다른 곳에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도움이 된다면 얼마나 기쁜 일이야 우리가 바라는 건 그저 수문이 열려서 다시 우리가 살던 삶이 회복되는 거야 전통을 되살리고 싶어 우리는 전기를 원하지 않아 물고기를 원하지rdquo

참으로 또렷했다 전기가 아닌 물고기를 원한다는 이들의 눈동자는 더 없이 맑고 또렷했다 수문이 열릴 때까지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이들의 다짐은 더 없이 강건했다 오랜 시간 동안 겪어오면서 지치고 주저앉을 법도 한데 삶의 터전인 문강을 지키겠다는 굳은 결심은 이들 가슴속에 흔들림 없이 뿌리깊이 박힌 듯했다 이토록 강한 힘을 지킬 수 있는 데에는 주민들이 끝까지 목소리를 잃지 않도록 옆에서 지원하고 있는 지역 조직들과 국제단체들의 응원도 한몫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 무엇보다도 개발과 권력에 맞서 갈등과 분열을 겪으며 극복해온 과정에서 주민들 스스로 다져온 공동체의 의미 공동체가 가진 지혜에 대한 믿음이 그 중심에 있는 듯 했다 절대 자신들의 삶의 지혜와 자산을 전력 생산과 맞바꾸지 않을 것이라 했다

이야기가 끝나갈 무렵 라씨가 슬며시 웃으며 말했다

ldquo팍문댐의 잠재 전력 생산량은 136MW에요 현재 팍문댐에서 나는 전력으로 고작 방콕에 있는 백화점 3~4개에 전기를 공급하고 있다고 하네요rdquo

우본으로 오기 전 하룻밤 머물렀던 방콕의 복잡한 거리와 수많은 사람들이 어깨를 스치며 지나다니던 고층 백화점들이 언뜻 눈앞에 잠시 펼쳐진다 수백 년 살아온 수천 명의 삶과 또 다른 수천 명의 소비가 거래되는 순간이다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모르겠는 심정으로 어둑어둑해진 하늘만 무심코 바라본다

윤지영 작성 ODA Watch 정책기획팀장

odawatchnavercom

댐 건설 이후 수문 개방 요구 시위 운동에 대해 설명하는 주민 윤지영19

국제사회 내 한국 ODA의 현주소는 어디에 -2012 OECD DAC ODA 통계 분석-

FOCUS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DAC)는 지난 4월 3일 회원국들의 2012년 공적개발원조(ODA) 잠정통계를 발표했다 이번 발표에는 2012년 DAC 회원국들의 전체 ODA 규모 및 각국별 경제수준에 의거한 개발원조 규모를 보여주는 ODAGNI 비율 전년대비 원조규모 증감 연도별 중점협력지역 등을 분석하는 내용이 담겨있다 2013년부터 회원국이 된 아이슬란드의 통계결과도 제시되어 있으며 DAC 회원국은 아니지만 OECD에 가입한 체코 에스토니아 헝가리 이스라엘 폴란드 슬로바키아 슬로베니아 터키 그리고 아랍 에미레이트 연합 9개국의 자료와 EU DAC-EU G7 Non-G7 Non-DAC의 ODA 규모 및 전년대비 증감률도 확인할 수 있다 다양한 카테고리 별로 정리된 이번 통계를 통해 세계적 ODA의 흐름과 한국 ODA의 현주소 등을 파악해보자

계속되는 세계 경제 위기 ODA에 빨간 불이 켜졌다

2012년 OECD DAC 회원국의 전체 ODA 규모는 총 12559억 불로 전년 대비 평균이 약 40 하락하였다 국가 별 경제수준에 따른 ODA 규모를 파악할 수 있는 수치인ODA 대비 GNI비율은 작년 DAC 회원국 평균인031보다 002 감소한 029로 나타났다 지난 2011년 통계에서 전년도에 비해 27 가량 하락했던 것에 연이어 올해에도 더 큰 폭으로 원조규모가 줄어든 것은 그만큼 세계경제위기가 ODA에 미치는 막대한 영향을 여실히 보여준다 반면 공여국 중 G7의 ODA 규모 총계는 전체 의 701를 차지했고 EU의 경우 전체의 절반 가량인 507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통해 전 세계 ODA에서 두 그룹이 차지하는 비중이 여전히 매우 크다는 점을 알 수 있다

lt표 1gt에 명시되어 있는 OECD DAC회원국의 2012년

ODA실적 통계에 따르면 여전히 미국이 가장 많은 원조를 제공하고 있으며 그 뒤를 이어 영국 독일 프랑스 일본 순으로 상위권을 차지했다 그러나 상위 5개국 모두 적게는 07부터 많게는 28까지 전년대비 ODA 규모가 감소한 것을 알 수 있다 특히 유럽 경제위기가 심화됨에 따라 그리스와 이탈리아는 무려 각각 -170 -347에 달하는 ODA 규모를 축소했다

단연 돋보이는 한국 ODA 증가율 이 청신호를 유

지하기 위해서는

반면 2011-2012년 한국 ODA는 176 가량이 증가하며 DAC 회원국 중에 단연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ODA 규모 역시 24개 회원국 중 16위로 작년보다 한 계단 상승했다 국제사회가 경기침체로 인해 전반적으로 ODA 규모를 점차 감소하는 추세인 것에 반해 한국의 경우 2015년까지 GNI 대비 ODA 비율을 025까지 높이겠다는 목표 이행 차원에서 지난 몇 년간 원조규모를 점차 증가해오고 있어 이와 같은 차이가 더욱 극명하게 보여지는 것이다

그러나 이처럼 우리나라가 높은 증가율을 달성한 것은 한국 ODA가 다른 공여국에 비해 매우 적은 규모라는 점에 기인하기도 한다 실례로 2011-2012년 사이 91가 증가한 호주 ODA의 경우 절대규모 상으로는 457백만불이 늘어난 반면 한국의 경우 무려 176 가량이 상승했으나 이는 226백만불로 호주의 증가량에 비하면 절반 가량에 불과하다 한국 ODA의 성장을 향한 길이 아직은 멀다는 점을 그러므로 더욱 박차를 가해야 함을 보여준다 또한 한국의 ODAGNI 대비 비율은 014로 나타났다 이를 국민 1인당 금액으로 환산하면 34900원 가량에 달한다 즉 한국 국민들은 작년 한해2011년에 비해 약 4천원 정도 증가한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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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을 ODA 자금 조성을 위해 세금으로 납부한 것이다

반면 lt2013년 국제개발협력 종합시행계획gt에 따르면 2013년 ODAGNI 수치는 016에 달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025의 고지를 향한 걸음이 2년 정도 밖에 남지 않은 만큼 현실적으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원조 규모 증대에 관한 근본적이고 체계적인 전략 마련이 필요한 시점이다

국제사회 ODA 아직 갈 길이 멀다

전 세계 공여국들의 GNI 대비 ODA의 비율을 살펴보면 국제사회가 합의한 목표치인 07를 넘어선 국가

는 룩셈부르크(100) 스웨덴(099) 노르웨이(093) 덴마크(084) 네덜란드(071) 5개국이 유일하며 이 국가들의 ODA 규모는 전년 통계에서도 07를 웃돌았다 앞서 ODA의 절대 규모로는 미국을 비롯해 영국 독일 프랑스 등의 서유럽 국가들이 상위권을 차지했다면 국가 별 경제규모 및 수준에 따른 ODA 규모는 북유럽(Nordic+) 국가들이 높은 셈이다 하지만 룩셈부르크를 제외한 북유럽 4개국 역시 모두 작년에 비해 ODA 비율이 감소했다 2011년 통계를 통해 살펴본 상위 5개국의 GNI 대비 ODA 비율은 룩셈부르크(099) 스웨덴(102) 노르웨이(100) 덴마크(086) 네덜란드(075)였다한국의GNI 대비 ODA 비율은 전년에 비해 002 증

lt표 1gt OECD DAC 회원국들의 2011 2012년 ODA 규모 및 증감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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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CUS

가한 014로 나타났으나 여전히 DAC 회원국 평균인 029에는 현저하게 미치지 못하고 있다 DAC 24개 회원국 중국가 부도위기에 직면한 그리스 및 이탈리아 다음으로 최하위인 22위를 기록하고 있다

무상 ODA에 참여하는 주무부처가 41개에 달해

2012년 한국의 양자간 다자간 ODA 규모는 각각 116억 불과 389억 불로 작년과 비슷한 비율인 약 75 25로 나타났다 양자 ODA 중 무상원조와 유상원조 역시 64의 비율을 유지하며 70억 불과 47억 불을 차지했다 주목할만한 부분은 2012년 기준 무상원조 지원을 위해 133개 수원국에 외교부 교육부 재정부 KOICA를 비롯하여 지방자치단체까지 총 41개 기관이 ODA 사업에 참여했다는 것이다 작년 한 해 동안 국내ODA 분절화 문제가 시민사회를 비롯한 여러 이해당사자들에 의해 제기되어왔던 것에 반해 ODA 사업에 참여하는 주무부처의 수는 오히려 늘어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한국 원조의 양적 질적 성장을 위한 끊임없는 노

력 필요

이번 2012년 OECD DAC 실적통계는 지속되는 세계 경제 위기가 ODA에 미치는 영향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지난 2008년 미국 발 경제위기 이후 겨우 다시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던 ODA예산이 2010년을 정점으로 다시 하락세를 타고 있다 GNI 대비 ODA 비율의 07라는 국제사회가 합의한 목표 달성에서 점점 멀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은 각국의 원조 규모 줄이기에 대해 옥스팜 인터네셔널의 제레미 홉스(Jeremy Hobbs) 상임이사는 ldquo원조자금이 국가 예산에서 차지하는 부분은 아주 사소한 티끌에 지나지 않기 때문에 재정적자를 면하기 위해 규모를 줄여도 그 영향을 인식할 수 없을 정도이다 이는 마치 몸무게를 줄이기 위해 머리카락을 자르는 격이다rdquo (ldquoAid is such a tiny part of budgets that cutting it has no discernible impact on deficits --it is like cutting your hair to lose weightrdquo)라고 묘사한 바 있다 원조는 개도국 특히 원조 의존성이 높은 국가(aid dependent countries)들에게는 매우 필수적이고 중요한 자원이다 따라서 아주 적은 규모로 삭감한다고 할지라도 해당 국가들에는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은 자명하다 원조가 전체 국가 예산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매우 작기에 경제위기를 이유로 ODA 규모를 줄이는 것은 적자 개선에 아무런 효용성이 없을뿐더러 오히려 필요한 곳에 제공되는 지원을 가로막는 격이다

이처럼 전 세계 ODA에 적신호가 켜진 상황에서도 ODAGNI 07 달성의 약속을 이행하기 위해 원조 규모를 점차 확장하는 국가도 있다 바로 영국이다 지난 3월 20일 영국 정부는 2013 회계연도를 기준으로 자국의 ODAGNI 비율이 07를 넘어설 것이라고 발표했다 2012년 통계 기준 06에서 일년 만에 01 가량을 훌쩍 높인 것이다 이는 현재 부지런히 규모를 늘려나가고 있는 한국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2015년까지 ODAGNI 비율025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2011년 012 2012년 014 2013년 016(추정) 등 증가 속도가 목표 치에 비해 미미하기 때문이다 한국 정부는 규모 증대를 위한 체계적이고 현실적인 계획을 마련하고 국민들을 향한 끊임없는 설득을 통해 합의와 지지를 이끌어낼 수 있어야 한다 또한 양적 성장에 비례하여 질적 성장도 함께 고민해야 한다 무상원조 예산이 점차 늘어나는 부처 참여

lt그림 1gt DAC 회원국의 2012년 ODA 규모

lt그림 2gt DAC 회원국의 2012 ODAGNI 비율

(출처 OECD Statistics ndash ODA2012)

(출처 OECD Statistics ndash ODA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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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 인해 분절적으로 제공되지 않도록 해야 하며 국제 사회의 권고처럼 비구속성 원조를 강화하고 무상 원조의 비율을 확대함으로써 효과성 제고를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이 모든 것들을 실현하기 위해 정부는 무엇보다도 납세자로서 원조 자금을 조성하는 국민들이 본인의 세금이 개도국의 발전을 위해 어떻게 활용되고 있는가를 직접 확인할 수 있도록 원조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책무성을 담보해야 할 것이다

노태훈 장한이 작성

ODA Watch 청년활동가 11기 정책감시팀

dodream4mehanmailnet

lt표2gt 2012년 우리나라 ODA 부문적 실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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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시도 민단단체 사업발굴지원 프로그램이

민간단체 사업발굴지원 프로그램은 KOICA의 민관협력실에서 주최하는 시민사회협력프로그램 중 하나이며 국제개발협력민간협의회(이하 KCOC)가 2012년부터 2년간 주관해오고 있다 이번 프로그램은 기존 민관협력사업의 사전과정을 지원함으로써 새로이 개발협력사업을 수행하고자 하는 단체들에게 교육 컨설팅 사업발굴(현지 지역조사)의 기회를 제공한다 이를 통해 민관협력사업의 확대를 꾀함과 동시에 단체들의 전문성을 살린 창의적인 사업발굴 등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본 프로그램은 현지 사업수행을 위한 단순 지원에 그치지 않고 사업발굴을 위한 사전 교육 및 컨설팅 단체 간 네트워크 구축 등을 포함하는 포괄적인 역량강화 프로그램이라고 할 수 있다 기존 역량강화 교육프로그램과 차별되는 점은 사전 선정된 30여개 이상의 기관이 7~8개월에 걸친 긴 프로그램을 처음부터 끝까지 함께한다는 점이다 이 과정 중에서 네트워크 형성을 넘어서서 서로의 사업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돌아보는 상호 학습의 시간까지 가질 수 있다는 것이 무엇보다 큰 장점이다

눈에 띄는 변화 개발협력 시민사회의 다양화

참여기관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개발협력 시민사회가 정말 넓어지고 다양해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특징적인 부분을 살펴보면 첫째는 국내에서 장애인 직업교육 등 장애인을 수혜자로 사업을 진행하던 기관들이 대거 참여했다는 점이다 개발협력 사업에 있어 크로스커팅이슈로써 장애인이 수혜대상에

서 소외되지 않도록 하는 이슈에 대해서는 많은 논의가 된 바 있다 하지만 장애인을 직접 수혜자로 전면에 내놓은 사업은 많지 않았다 사업선정 심사에 참여한 한 심사위원은 ldquo이렇게 장애인을 직접 수혜대상으로 한 사업이 많았던 심사는 처음이다 긍정적인 변화로 보인다rdquo라고 이야기하기도 했다 둘째 국내 사회복지 사업 또는 대북사업을 중점적으로 시행하던 기관들이 해외사업에 눈을 돌리고 있다는 것이다 사업 수행 경험은 많지만 국제개발협력사업에 대한 경험이 부족하여 익숙하지 않았던 기관들에게는 낯선 용어와 사업수행 프로세스에 익숙해 질 수 있었던 기회였다 마지막으로 분야의 확장이다 전통적 개발협력사업에서 많이 볼 수 있었던 초등교육에서 한걸음 더 나아간 음악교육 과학교육과 같이 다양화되고 전문화된 사업이 시도되었다는 점이다 또한 에너지 마이크로크레딧과 같은 새로운 분야의 진출이 눈에 띈다

전년도 참가 단체인 정의로운 전환을 위한 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이하 에정연)는 라오스의 태양광 사업을 추진하였다 에정연은 태양광 시스템을 제공하는데 그치지 않고 이를 라오스 현지에서 관리할 수 있 도록 하는 교육 프로그램을 함께 구성하여 2013년 현재 열심히 사업을 수행 중에 있다 물꼬를 튼 것일까올해(2013년) 사업발굴 프로그램에는 환경에너지 분야 사업을 추진하는 기관들이 대거 참여하고있다 환경교육 태양광 에너지 적정기술 혼농임업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기관들이 사업발굴의 의지를 다지고 있다 전년도 사업에 참여했던 선배 단 체인 에정연은 새로운 참가 단체들을 위한 실무자 간담회에 참석해 경험을 공유할 예정이기도 하다 국제개발협력의 지형이 변화하고 있다 경험이 아무리 많아도 시행착오는 있게 마련이며 급변하는 이 시기에 겪어야할 어려움과 시행착오는 예전의 그것과 또 다를

한국 개발협력 시민사회에 신선한 바람이 불어오다

FOC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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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협력에 관한 관심이 날로 높아져가고 있다 높아져가는 관심만큼이나 민관협력사업도 확

대되고 있다 지난 3~4월 KOICA에서 열린 시민사회협력프로그램 및 글로벌 CSR 프로그램 설

명회가 개최된 KOICA 강당은 미리 설치된 의자가 부족할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몰렸다 그만

큼 많은 관심을 반증해준다고 할까 CSO 대학 기업 등 국제개발협력 관련 주체들이 날로 확

장되는 가운데이번에는 NGO의 변화에 주목해보자 이 글에서는 개발협력에서의 비전통적 시

민사회단체의 활약을 확인할 수 있는 lsquo민간단체 사업발굴지원 프로그램rsquo을 소개하고자 한다

것이다 비록 해외사업 경험이 짧은 초보 단체들이 주를 이루고 있는 프로그램이지만 이 기관들이 겪는 어려움을 서로 나누고 대안을 찾아내는 과정까지 초보라고 여겨버릴 것인가 그들이 흘린 땀방울과 의지를 보았다면 감히 그럴 수 없을 것이다 기관들이 보유하고

있는 각 분야의 전문성이 개발협력사업에 잘 녹아난다면 엄청난 시너지효과를 기대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서로에게 배우면서 발전하는 개발협력 NGO에 대

한 기대

사업수행에 대한 사례공유에 목말랐던 이들 기관들은 자신의 경험을 나누고 실패를 나누는데 주저하지 않았다 서로들 부족하다며 겸손을 표하였지만 오히려 사업의 경험을 나누고 기관의 사업계획서를 공개하는 것에도 주저함이 없었다 교육 및 컨설팅에 참여한 기관들도(사업규모가 큰 기존의 개발사업 수행기관) 마음을 다해 주었다 교육을 실시한 강사 중 한 사람(기존 사업수행기관 실무자)은 자신이 작성했던 사업계획서를 그대로 공개하는 과감함을 보여주며 신규단체들에게 힘을 보태어 주었다 뒷얘기를 들어보니 이후 많은 신규단체에서 lsquo감사했다rsquo lsquo큰 도움이 되어 너무 감사하다rsquo 라는 이야기를 전했다고 한다 그러다보니 신규기관들 역시 타 기관과 협력하는 데 주저함이 없다 얼마 전 전년도 참가기관 3곳에 lsquo올해 프로그램에 선정된 단체들을 대상으로 하는 실무자 간담회에 참석하여 전년도 사업경험이나 현재 사업을 진행하며 겪는 어려움을 공유해 주실 수 있겠느냐rsquo는 요청을 했다 망설임 없이 최선을 다해서 준비하겠다고 전화기너머로 들려오는 목소리에 참 마음이 따뜻해졌다 이와 같은 신선한 바람이 개발협력 시민사회 전체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작년 프로그램의 막바지 즈음에 개인적인 감상에 젖어 페이스북 담벼락에 글을 남긴 적이 있다 ldquo이곳도 현장임을 느끼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rdquo라는 것이 글

의 요지였다 작년에 처음 수행되는 프로그램이다 보니 교육도 많이 어려워했고 단체 간에 어느 정도의 경쟁의식도 있었던 것 같다 그런데 오랜 기간을 함께하다보니 조금씩 마음을 열어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비슷한 사업을 기획하고 있거나 같은 국가에서 사업

을 계획 중인 기관들을 스스로 찾아가며 정보도 공유하고 네트워크도 구축했다 처음에는 바빠서 교육에 참가 못하겠다며 앓는 소리를 하던 분이 교육의 필요성과 중요성에 공감하며 아직 부족하니 또 교육에 참가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교육 중에 그렇게 외치던 ldquo현지 주민들과의 lsquo라포형성rsquo이 이런 것이구나ldquo를 느끼며 잠시 감성적이 되었던 기억이 문득 떠오른다

물론 교육 몇 번으로 현지조사 한번으로 창의적인 사업발굴이 되는 것은 아니다 또한 신규 단체의 특성이나 분야 전문성을 고려하지 않은 채 획일적으로 기존의 프레임 안으로 편입시키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있을 수도 있다 그렇지만 개발협력사업에 관심을 가지고 진입하려는 신규기관들에게 또는 어떤 이유로든 교육에 참여할 기회가 없었던 기관들에게 또는 네트워크 기반을 필요로 하고 있던 기관들에게 본 프로그램이 가지는 의미는 분명히 작지 않을 것이다

올해 참가기관 중 한 곳은 이런 말을 했다 ldquo저희는 그동안 저희끼리만 사업을 참 열심히 해왔어요 이렇게 지원 프로그램이 있는 줄도 몰랐고 다른 단체와 협력도 거의 없었던지라 이번 기회를 통해 다른 기관들의 활동도 알고 싶고 어떤 교육과정이 있는지도 궁금합니다 꼭 참여하고 싶어요rdquo

올해도 역시 바람이 분다 새로운 바람이~

박현정 작성

국제개발협력민간협의회 대외협력팀 간사

ODA Watch 청년활동가 8기

rianaprkgmailcom

교육에 참가한 활동가들의 모습 그들의 고민이 느껴진다 마지막 교육을 마치고 함께 찍은 단체 사진 KCO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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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체가 사는 길은 연대이며

활동가가 사는 길은 협력입니다

미얀마를 지원하는 단체 활동가들의 모임lsquo미지모rsquo

간디학교의 교가는 lsquo연대와 협력을 통해 활동을 만들어 가고 싶어 하는 미얀마를 지원하는 단체 활동가들의 모임(이하 미지모)의 꿈rsquo과 맞닿아 있다

미지모는 lsquo미얀마를 지원하는 단체 활동가들의 모임rsquo이다 함께 움직이고 있는 4개 단체(더프라미스 따비에 로터스월드 해외주민운동한국위원회)는 규모가 작다 첫 모임을 누군가 제안하고 선뜻 동의하여 출발한 지 불과 8개월이다 작은 것을 지향하는 활동가들이 만났다 회의시간 보다 뒤풀이 자리가 길고 공식적인 논의보다 비공식적 수다가 즐거운 곳이다 이제껏 우리가 만나왔고 생각해 왔던 (소위 주류라 일컬어지는) 국제개발협력NGO에서 보면 대수롭지 않을 수 있다 각자 생존하기 바쁘고 사업을 위해 경쟁하고 성공과 결과를 향해 질주하는 비즈니스와도 같은 국제개발 영역에서 사람중심의 협력을 통해 일궈가는 소소한 과정들이 얼마나 가치 있게 존중 받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ldquo미지모가 반드시 목표를 정해놓고 가는 것은 아닙니다 그냥 같이 가는 것입니다 뜻이 있는 활동가들이 함께 가는 과정 자체가 의미 있고 중요합니다 그 과정에서 성과가 있다면 좋고어떤 목표나 방식을 규정하지는 않습니다rdquo

미지모의 구성원을 동지로 여긴다는 로터스월드 민정희님의 생각이다

미지모가 정해진 목표를 두고 반드시 가야 하는 길이 없다고 해서 누구 하나 불안해하거나 강요하지 않는다 자칭 자발적 행동과 실천이 미지모의 강점이다 해외

현장에서 주민의 주인화 주민의 주체성 주민의 자발성만을 강조했던 활동가들이 스스로 모여 자발적 선택과 행동을 하는 모습은 흔히 행정에 밀리고 현장관리에 급급하며 프로젝트 실행에 힘겨워하는 국제개발NGO 활동가들에게서 쉽게 발견할 수 있는 모습은 아니다

ldquo크게 뭔가 성과를 내려고 욕심내지 않기 때문에 가능한 것 같습니다 성과가 중요했다면 자기 것을 차지하기 위해 많은 부분을 쟁취하고자 했을 텐데 아예 그런 마음 없이 시작하고 있습니다 그런 마음이 우리 스스로를 움직이게 합니다rdquo

어지간해서는 뭔가 미련 갖지 않고 훌훌 떠날 것 같은 로터스월드의 박영신님이 꾸준히 참여하는 이유이다

혹 우리는 분주하고 여유 없는 사람들이 더 많은 일을 열심히 훌륭히 해내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무엇이 문제인지를 근본적으로 고민하지 않고 어떻게 가고 있는지를 관행적으로만 되돌아보는 누군가에게 미지모는 어쩜 lsquo무(無)지모rsquo일지도 모르겠다

미지모의 첫 활동

미지모는 미얀마 마을에서 주민들을 직접 만나는 미얀마 활동가들의 가능성과 성장에 우선적으로 주목하고 있다 한국 본부에서 주민들의 마음과 생각 힘을 모아내는 일은 우선적 활동이 아닌지 오래 되었다 할 수 없는 것은 할 수 없다고 인정하는 것부터가 시작이다 미지모의 힘은 사실을 사실대로 아는 것이다 모르거나 못하거나 안 되는 것에 변명하거나 합리화 하지 않으

꿈꾸지 않으면 사는 게 아니라고아무도 가지 않는 길 가는 우리들 누구도 꿈꾸지 못한 우리들의

세상 만들어 가네우리 알고 있네 우리 알고 있네 배운다는 건 가르친다는 건 희망을 노래하는 것

NGO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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려고 한다 대신 문제를 대안으로 실천해 보고자 한다

ldquo한국에서 일하는 우리는 중간실무자입니다 현장실무자 특히 현장의 한국실무자들을 만나보면 우리와 같은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문제라고 하는 것 우리가 욕구라고 하는 것들이 해결되지 않아 힘들어 하고 있기도 합니다 서울 본부에서 일하는 우리는 이런 사실을 잘 모릅니다 뭔가 채워지지 않고 문제라고 여기던 것을 풀어가야 하는데 이런 것들을 현지의 활동가들과 하고 싶습니다 한국에서 파견된 실무자들을 생각하면 나랑 크게 다르지 않은데 항상 다르다고 생각하고 있는 건 아닌지 자문을 해봅니다 현지의 활동가들에게 우리가 함께 하면 꿈같던 일들도 실제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며rdquo

박영신님의 바람은 우리 모두의 바람이기도 하다

ldquo주민 현장 늘 어려운 존재입니다 우리가 주민을 또는 현장을 얼마나 아는지 우리가 안다는 그것이 주민의 또는 현장의 무엇을 알고 있는 건지 그런데 모른다고 해서 멈추지 않는다고 하는 것입니다 멈출 수가 없다는 것입니다 그럼 해야 하는데 그걸 하고 있는 사람이 하도록 해야 합니다 그 사람이 바로 미얀마 현지의 활동가들입니다 그 활동가들이 우리의 고민보다 좀 더 얕을지는 모르지만 그들이 할 수 있는 게 우리보다 훨씬 많습니다 아마 알면 더 잘 할 것입니다rdquo

미지모를 제안한 해외주민운동한국위원회의 강인남님의 근본 고민은 미지모 모두의 고민이기도 하다 그것은 미지모의 첫 활동으로 연결되었다

오는 6월 미지모는 2주의 일정으로 미얀마에 간다 미지모를 구성하고 있는 4개 단체 그리고 이 단체와 관계를 맺고 있는 15명의 미얀마 활동가들이 모인다 만나서 고민과 어려움을 함께 나눌 생각이다 미얀마의 과거 현재 미래에 대한 의식(觀)을 통해 미얀마에 대한 진지한 사유를 할 것이다 미얀마의 현재가 세계의 패러다임 속에서 어떤 위치에 있는지 마음의 자유와 평화 인류의 상생과 평등에 대한 진지한 자기 물음을 갖는 과정도 가질 것이다 국제개발의 참 의미 현지 활동가의 정체성과 역할 주민관계와 주민조직화에 대한 워크숍을 통해 자기 길을 스스로 만들어 갈 것이다 그리고 주민중심으로 지역개발이 이루어지고 있는 주민현장을 방문하여 우리 활동의 가능성을 넓혀갈 것이다 이 교육훈련은 미얀마의 젊은이로서 주민현장의 활동가로서 처음 가져보는 공동

의 성장과정이다 미지모는 이 교육훈련을 만들어 내기 위해 미얀마 현지 활동가에게 묻고 피드백하고 교육프로그램을 짜고 미지모의 생각을 보태 다시 묻는 과정을 가져왔다 미지모답게 해보자는 것이었다

이들은 9월에 다시 한국에 온다 미얀마 현지에서 실현 가능한 아이디어를 좀 더 넓게 찾아보자는 것이다 독재국가에서 오래 갇혀 왔던 열정과 신념을 활동으로 연결시키기 위해서이다 직접 눈으로 보고 듣고 느끼고 함께 구상하는 것이다 사회와 세상을 보는 눈 그것은 그들의 힘을 배가시키는 동력이 될 것이라고 미지모는 믿는다 설령 이제와 다를 바가 없다 하더라도 한국의 협동조합과 518기념재단 방문 크고 작은 지역사회 조직을 방문하며 이들이 느끼고 생각했을lsquo그 시간의 울림rsquo에 미지모는 행복할 것이다

미지모를 위하여

미지모는 참 다른 개개인이 모였다 주류가 될 수 없는 소박한 이들이다 김수환추기경님의 말씀대로라면 바보 같은 이들이 모였다 바다가 되기보다는 늘 흐르는 냇물이 되기를 자처하는 이들 자신의 생각을 끝까지 말하지만 공동으로 모아진 결론에 대해서는 흔쾌히 받아들이는 이들 누군가 제안하면 진지하게 실현가능성을 모색하는 이들 미지모는 마음과 뜻이 모인 곳이다 그리고 그 방법을 찾고 있는 중이다

ldquo모든 곳이 그렇지만 국제개발협력분야에도 문제는 있습니다 그런데lsquo사건rsquo이라고 하는 것은 그 문제를 그냥 보고 넘기지 않는 것에서 만들어 지는 것 같습니다 실제 이 모임 안에서도 변화를 꿈꾸는 변화를 시도해 보려는 마음이 간절합니다 그런데 그것은 특별한 사람이 모여서 특별한 일을 만들어서 되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입니다 미지모는 같이 모이면 힘이 납니다 같이 만나서 이야기를 해보면 아무 것을 하지 않아도 만나는 것 자체가 힘이 납니다rdquo

사람들의 lsquo진정성 있는 관계rsquo를 성찰하게 하는 민정희님의 말이다

미지모는 돈이 없다 잃을게 없어서 당당하다 우리가 가진 전부가 있다면 함께 술 마실 돈 정도이다 미지모는 능력 있는 사람이 없다 한 사람이 특별하지 않아서 절로 협동심이 작용한다 우리가 가진 전부가 있다면 자연스럽게 나눠지는 우리 개인의 고민과 세상이야기를 주고 받는 술자리이다 이 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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를 통해 미지모는 서로가 서로를 성장하게 만든다

ldquo미지모를 통해서 사업을 같이 하는 것도 있지만 뭔 가 공감하는 부분이 더 넓어졌습니다 우리는 국제개발이나 미얀마만을 이야기하지 않습니다 그것을 뛰어 넘어서 우리가 지향하는 가치에 대해 같이 공유하고 사례들을 나눕니다 그리고 그것을 한국의 국제개발협력시민사회와 공유하기 위해 미지모속에서도 또 다른 협력을 만들어 냅니다 그래서 한 단체가 하기 힘든 벅찬 일을 함께 만들어 갑니다rdquo

더프라미스와 로터스월드는 또 다른 협력사업을 구상 중이다 미지모는 바람직한 모델이 되기를 희망한다 같은 국가 안에서 같은 활동을 하는 단체들이 모이고 비슷한 생각을 지닌 활동가들이 만나고 작은 단체가 모여 협력하고 누군가에게는 꿈이 되기도 하고 어느 단체에게는 lsquo또 다른 방식의 국제개발이 가능하다rsquo는 발상의 전환을 일으켜 주고 싶기도 하다 그러나 그것이 우리의 목표가 될 수는 없다 lsquo함께 하는 과정을 통해서 어느 지점엔가 도달했더니 그렇게 되어 있더라rsquo라는 결과를 낳고 싶은 절실함이다 미지모는 그 절실함을 다른 국제개발협력 단체들과 소통하고 나누고자 한다

ldquo우리가 처음에 함께 하기로 했던 이유를 잊지 말아야 합니다 어떤 성과나 결과물 보다는 단체도 함께 하고 활동가도 함께 해야 한다는 것을 유지해야 합니다ldquo

미지모의 대표 따비에 정보임님의 말이다 미지모가 절대 잃지 말아야 할 초심이다

미지모의 정기 모임에 따비에의 한 활동가가 왔다lsquo달다rsquo라고 하는 아담하고 정취 있는 이름을 가진 신입활동가이다 미지모 신입활동가의 칭찬에 우리는 모두 웃었지만 우리가 이미 누군가의 꿈이 되고 있다는 사실은 우리가 무엇을 노력해야 하는지를 다시 깨닫게 해주었다 달다님과 같은 꿈이 모이면 미얀마 주민들의 꿈도 그들이 주인이 되는 방식으로 익어갈 것이다

ldquo마웅저대표님과 정보임대표님이 미지모에 다녀오시면 이야기를 해주시는데요 저는 그걸 듣고 놀라웠습니다 다들 서로 각자 영역에서 따로따로 경쟁하듯이 한다고 생각했었고 실제 그런 모습들은 외부에서 봤을 때 선입견을 갖게 하거든요 그런데 안을 들여다보니 lsquo실무자들이 뭔가 다들 열심히 하고 있구나rsquo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늘 와서 느낀 것은 내가 만약 이 활동을 계속 하게 된다면 10년 후 15년 후 선생님들 같은 모습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실제 사무실 안에서 있을 때는 뭔가 그림이 잘 안 그려지기도 하고 지금까지 국제개발은 잘 모르겠다고 말하고 다녔는데 오늘 참가하고 들으면서 그림이 좀 더 그려져서 알 것 같기도 해요 처음 듣는 이야기 처음 듣는 상황도 많아서 많이 듣고 배우게 되었습니다rdquo

OWL 원고 기고를 요청 받고 미지모는 기고의 여부 누가 쓸 것인가 어떻게 쓸 것인가에 대한 의견

회의 중인 미지모의 모습 유보미

NGO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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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 모아갔다 미지모는 출발이다 자랑할 것도 내놓을 것도 검증 받은 것도 인정받거나 비난 받을 것도 없다 미지모는 누군가에게 말을 하고 싶은 것이 아니다 우리 스스로 다짐하며 보여주고 싶다

연대와 협력을 통해 더 많은 것을 일궈갈 수 있다는 것 뜻이 분명하면 방법은 만들어 진다는 것 100개의 사업보다 뜻을 가진 여섯 사람이 더 소중하다는 것 정보임 강인남 달다와 같은 후배들에게 마웅저 민정희 박영신 옥세영 유보미와 같은 선배들이 더프라미스와 로터스월드 같은 선배 단체들이 따비에와 KOCO(해외주민운동 한국위원회)같은 후배 단체들에게 분명 힘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그래서 우리는 서로가 선배이며 서로가 후배이다 서로 가르치며 서로 배우는 것이다 미지모가 만들어 갈 국제개발협력의 혁신을 꿈꾸며 미지모는 꿈꾸는 길로 최선을 다해 갈 것이다

OWL의 원고 작성을 위해 우리가 모이는 날 따비

에 마웅저 대표님은 518기념행사 준비회의에 참석

하시느라 함께하지 못하셨습니다 더프라미스의 유

보미님은 3년 만의 휴가를 만끽하셨고 옥세영님은

건강상의 이유로 참석하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작은

시간들이지만 우리와 함께 출발했던 지구촌나눔운

동의 김민영님도 미지모 안에 있었음을 기억합니다

미지모 작성

babolif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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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에 공감과 연대가 필요한 이유- 로터스월드 민정희 국장과의 인터뷰 -

인터뷰에 열중하고 있는 로터스월드민정희 국장의 모습

OWL 독자들을 위해 간단한 자기소개먼저 부탁 드립니다

안녕하세요 로터스월드 민정희 사무국장입니다

지난주에 큰아들을 군대 보낸 두 아들의 엄마이기도 하

지요 불교신자이기도 하고요 저는 대학 시절에는 불교

학생회에서 시민운동을 경험했고 실제로 졸업 후 몇 년

간은 관련 단체의 간사로도 활동했어요 결혼 후 한국여

성단체연합에서 활동하다 한국불교국제네트워크의 국

제이슈 담당 실무자로 활동했어요돌이켜보면 이때 개

도국 현지에 오가면서 국제개발협력 활동을 알게 되고

서서히 인연을 맺기 시작했던 것 같아요 사실 저는 로

터스월드 창립시절부터 도왔고 2006년 2월부터 함께

하기 시작했어요 중간에 잠시 대학사회봉사단으로 이

직 했다가 다시 복귀한지는 1년 8개월 정도되었습니다

로터스월드에서의 저의 1막과 2막을 비교해보면 확실히

처음 왔을 때는 일종의 문제의식이 크게 없었던 것 같아

요 해외출장을 자주 오가며 현지 주민들과 많이 접촉하

긴 했지만 특히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내가 주민을

어떻게 바라보아야 하는가 등에 대한 생각을 깊게 하지는

못했던 것 같아요 이번에 다시 돌아오면서 스스로 부족

한 부분을 깨닫고 배워야겠다는 생각이 먼저 들더라고요

제 나이가 적지는 않지만 (웃음)더욱 용기를 내서 움직이

고 있죠 최근에는 국제개발협력 관련 교육도 많이 수강하

고 사람들과도 적극적으로 교류하면서 서로의 경험을 나

누고 있어요 개발협력사회의 교류가 주는 긍정적인 면이

많아서 이러한 모임이 점점 늘어나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OWL이 만난 사람

lsquo한국 개발NGOrsquo에 대해 생각해보면 어떤 특징들이 머릿속에 떠오르시나요

주로 국제NGO 대형NGO 개신교도 중년의 남성 실무책임자들을 연상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번 OWL에서 만나본 로터스월드 민정희 사무국장은 불교를 기반으로 한 소규모 단체 활동가이자

사회운동가 출신의 여성 실무책임자로 개발NGO사회 내에서는 흔치 않은 경력의 소유자입∙니다

봄비가 내리던 4월 23일(화) 기존 개발협력 시민사회에 신선한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민정희 사무국장을 만

났습니다 OWL은 이 인터뷰를 통해 한국개발협력 시민사회가 점차 다양해지고 있는 단면을 나누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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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에 기반하는 단체로서 로터스월드가 존중하는 가

치는 무엇인가요 그리고 이러한 가치가 사업방식에

실제로 적용되고 있는지 궁금하네요

저희는 평등 평화 자비 세가지 가치를 중점으로 삼

고 있어요 부처가 살아온 모습 그대로 그가 계급을

부정하고 전쟁을 반대했던 것처럼 평등과 평화를 추

구하고 불교사상에서 가장 기본적인 자비는 공감과

연대의 마음을 지향하지요 그렇지만 저희 역시도 실

제 사업에 이러한 가치들을 녹여내는 것이 아직은 많

이 부족한 것 같아요 현지 주민보다는 사업을 수행

하는 단체 중심으로 진행되고 국내후원자들의 요구

에 따라가는 것들은 저희뿐만 아니라 아마 다른 단

체들도 상황이 비슷하리라 생각됩니다 막상 사업 이

후의 관리는 부족하면서 후원자들에게 성과를 보여

주기 위해서 하는 사업이 너무 많다고 생각해요 막

상 현지 주민들이 필요하다고 요구한 것이 아닌데

도 우리가 일방적으로 사업을 진행하는 등의 문제들

말이죠 작년에 코빌(Covil)[1] 교육을 받으면서 이

러한 문제에 대해 더 생각해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빈곤 구조적인 폭력이 될 수 있음을 인지해야

그렇다면 현장사업에 이러한 가치들이

충분히 반영되지 못하는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요

문제의 원인과 결과를 제대로 보지 못하기 때문인 것

같아요 빈곤의 원인과 결과에 대한 근본적인 인식 즉

빈곤이 어디로부터 비롯되는가에 대한 정확한 인식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빈곤이 구조적인 폭력

이 될 수 있음을 깨닫는 것 말이죠 아직 한국의 국제개

발협력 역사가 짧기 때문에 충분히 실현되지 못하는 것

일 수도 있어요 빈곤문제가 단순히 해외에만 해당하

는 것이냐 하면 아니거든요 가난은 현재 우리 안에도

존재하고 있잖아요 저는 그렇기 때문에 개발협력분

야의 활동가들이 국내문제에도 더욱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생각해요 타인의 문제라고 생각했던 것을 나

의 삶의 문제로 받아들이는 순간 빈곤과 개발에 대한

보다 근본적인 접근이 가능해질 수 있다고 믿습니다

그러면 로터스월드가 중점을 두는 점은 무엇인가요

현재 준비 중이지만 lsquo현지NGO와 협력관계를 만들

자rsquo 라는 방향을 가지고 있어요 최근에 국제불교네트

워크에서 만난 단체들이 지역사회개발단체들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현지에서 활동했던 주민들의 권

한강화를 위한 활동을 하고 있는 단체들이죠 그래서

그분들의 활동경험을 배우고 우리의 사업 속에 녹여보

자는 생각을 가지고 있어요 권리에 기반한 관점 주민

운동적 관점에 대한 이야기들을 말이죠 사실 한국의

개발 NGO보다 현지에 있는 현지 NGO들이 더 그 지

역의 필요에 대해 잘 알고 현지 주민들에게 더 알맞게

일을 할 수 있는데도 현지 NGO를 바로 지원하는 단

체들이 많지 않아요 국제개발협력에서 현지 NGO는

조력자나 이해관계자 중 하나로 생각하기 때문이죠

그렇기 때문에 현지 NGO와 교류하면서 효과적인

사업과 주민권한 강화 등에 대해서 배우고 있어요

주민권한강화(empowerment)와 같은 경우에는 제

한된 자원 내에서 사업을 진행해야 하기 때문에 쉽

지 않지만 계속해서 노력하고 있는 사업 중 하나

에요 작년부터 주거 권에 대한 사업과 인권침해

지역의 주민들을 돕는 사업들을 하고 있고 미얀

마 모니와[2]에 대한 지원 사업도 이어가고 있어요

개발협력은 타인의 삶에 개입해서 변화를 주는 것이니

보다 신중한 접근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그러다 보니 정

말 필요한 것은 개발에 대한 철학과 윤리인 것 같은데요

네 맞아요 정말 공감하는 부분이에요 자기성찰

이 정말 중요하죠 개발NGO를 비롯한 시민사회가

항상 정부에게 문제 제기하는 부분이 바로 한국 개

발원조의 양적 성장인데 그렇다면 과연 우리 안에

는 이러한 문제가 없는지 되돌아봐야 하지 않을까

싶네요 우리 안에도 협력이나 연대하는 분위기보

다는 경쟁하는 모습이 주로 보이는 것 같아요 이러

한 모습이 우리가 무엇을 위해 이런 일을 하고 있는

지 여과없이 드러내고 있죠 이러한 이슈들을 함께

논할 수 있는 공론의장 또한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이제는 민 민협력을 위해 노력해야 할 때

국장님께서는 오랫동안 시민사회운동을 해오셨고 지

금은 개발NGO에 있으신데 서로 다른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1코빌(Covil) 코빌(Covil)은 Community Organizing과 Village의 합성어로lsquo지역과 함께 주민과 함께하는 주민운동rsquo의 방향성을 가진 활동가 조직이다2 미얀마 모니와 이 지역 주민들은 지역정부의 요청에 따라 농지를 3년간 중국구리광산회사에 빌려주고 3년이 지나도록 땅을 돌려받지 못하자 시위와 농성을 벌여왔다그러나 지난 11월말 화염방사기를 동원한 정부의 강제진압으로 100여명의 주민들과 스님들이 심한 화상을 입는 사태가 발생하였다

31

로터스월드 사무국 앞에서 한재광 총장 민정희 국장 조이슬 간사 권아람 인턴의 모습 (왼쪽부터 차례대로) ODA Watch

먼저 상대적으로 인적자원과 재원이 시민사회에 비

해 풍부한 것 같아요 그리고 다들 정말 공부를 열

심히 하시는 것 같아요 (웃음) 특히 국제개발협력

에 관한 기술적인 방법론에 대한 학습도 많고요 하

지만 전체적으로 시야를 넓힐 수 있는 분야에는 공

부가 부족한 것 같아요 그리고 상대적으로 단체

들 간의 연대 협력은 비교적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

는 것 같아요 국내에서 협력하지 못하면 개발현장

에서 주민들과 협력을 이루기가 더욱 어렵잖아요

다른 단체와 연대 협력하는 모습이 부족한 것은 그만

큼 기존에 교류가 없어서가 아닐까요 국제개발협력

시민사회 내에서의 교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

최근 민관 협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반면 정작

민 민 간의 협력을 위한 노력은 아직 많이 부족한 것 같

아요 민간 단체들끼리 같이 사업을 해보면 서로 많이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예를 들어 환경 분야의 기

후변화 이슈는 매우 중요하고 구조적 변화가 필요함에

도 개발협력 사회에서는 큰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죠

민 민 간의 연대와 교류의 활성화를 통해 이와 같은 이슈

를 같이 대응해나가는 노력도 필요하지 않을까 싶네요

말씀을 들으니 다양한 단체들간의 만남이 중요하다고

생각됩니다 다양한 종교적 배경을 가진 분들이나 사

회운동을 하시는 많은 분들이 개발 NGO 커뮤니티에

합류하셔서 함께 토론할 수 있는 장이 마련되어야 하

지 않을까요

저도 국내에서 운동하시는 분들이 개발협력분야에 함

께 들어와서 같이 서로의 운동을 공유하고 나누는 시

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저희 단체를 비롯한 몇 단

체들이 함께 미얀마에서 개발활동을 수행하는 단체들

의 모임인 미지모[3]를 구상하고 추진하게 된 이유이

기도 하죠 미지모는 단체들이 서로 연대하고 협력해

야 한다는 생각으로 시작하게 되었어요 단체 간 협력

을 준비하며 실무자들끼리 모여보니 모두 코빌 교육

을 함께 받았던 사람들이더라고요(웃음) 모임을 하

면서 함께하는 기쁨을 많이 느끼고 있어요 미지모 사

람들 모두 지향하는 바가 비슷하기 때문에 서로 동지

애도 느끼죠 미지모 같은 모임들이 다른 단체들 사

이에서도 많이 이루어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미

지모에서도ldquo왜 우리 커뮤니티 내에서는 같이 협력하

는 사업이 없나rdquo 라는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어요

사실 단체와 단체가 서로 교류하고 협력하게 되면 서

로 배울 수 있는 점이 아주 많은데도 그런 모임이 많

지 않은 것 같아요 처음에는 힘들겠지만 같이 공동으

로 사업도 해보면 서로가 배울 수 있는 점이 많다고

생각해요 그 시간을 통해 개발협력에 대한 가치와 지

향점에 대한 생각들도 공유될 수 있으리라고 봅니다

ldquo누군가는 관심을 가지고 끊임없이 문제제기를 할

때 변화가 생기죠rdquo

현재 개발협력 시민사회의 구성원과 구조를 보면 실무

자는 여성이 많지만 실제 사업과 정책을 결정하는 위

치는 대부분 남성들로 이뤄져 있는데요 이에 대한 국

장님의 견해는 어떠하신지 궁금합니다

아무래도 남성중심의 사회구조를 그대로 반영한 모습

으로 보이는 것 같아요 젠더 문제에 대해서 관심을 가

지고 변화를 이루어야 하는 거죠 결국은 끊임없는 문

제제기가 필요하지 않나 싶어요 조직 내에서 불합리

한 것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고 여성들이 일을 할 수

OWL이 만난 사람

3 미지모 미얀마를 지원하는 사람들의 모임이란 뜻으로 로터스월드 프라미스 코코 따비에 4단체가 공동으로 만든 모임 이번 77호의 NGO현장 코너에서 개발협력 분야의 새로운 움직임인 lsquo미지모rsquo에 대해 다루고 있습니다 미지모의 활동이 궁금하신 분들께서는 해당 기사를 참고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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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스월드 사무국 앞에서 한재광 총장 민정희 국장 조이슬 간사 권아람 인턴의 모습 (왼쪽부터 차례대로) ODA Watch

있는 사회적인 여건이나 환경에 대해서도 누군가는 이

야기해야 하는 것이죠 이점에서는 저부터 시작해야 한

다고 생각해요 끝으로 활동가의 가장 중요한 자질은

바로 공감하는 능력이라고 생각해요 신문만 봐도 세

상에 너무나 많은 일들이 있어서 곧 잘 무력감에 빠지

기도 하죠 하지만 이러한 일들에 대해 일차적으로 관

심을 가지는 일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우리가 당장

하고 있는 일 이외에는 관심이 없어서는 안 되죠 조금

더 공감능력을 확장해서 세계에서 일어나는 여러 가지

고통에 대해 관심을 갖는 것 자체가 세상을 바꾸는 첫

발자국이라고 생각해요 개인적으로는 단체의 성과로

인정되지 못하는 일에 대해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하

는 게 아쉽지만 꼭 돈을 보내주지 않더라도 관심을 가

지는 자체가 연대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누군가의

고통을 알아주는 자체로도 그 사람에게 위로가 될 수

있기 때문이죠 그래서 사업으로 진행하지 못해도 일

단은 그러한 사실들을 회원들에게 알리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활동가의 역할은 사람들의 관심을 일깨워주고

공감할 수 있도록 운동해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국장님의 20여 년 간의 활동을 압축적으로 살펴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야기를 들으면서 앞으로의 활동

이 더욱 궁금해지는데요

저는 단체보다는 그 안의 사람을 잘 키워내고 싶어

요 이제까지의 저의 경험을 바탕으로 후배들을 잘 키

워서 올바르게 사업할 수 있도록 이끄는 역할을 하고

싶네요 또 출장처럼 짧은 시간이 아니라 현장에 가

서 오랜 시간을 주민들과 함께 보내고 또 사업현장을

구체적으로 보고 경험하는 시간도가지고 싶어요 이

제 아이들이 다 커서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해요 (웃

음) 마지막으로는 제가 가지고 있는 연대와 협력의

경험들을 가지고 현지 지역사회경험들을 한국의 개

발협력 분야에 소개하는 역할을 해나가고 싶습니다

인터뷰 시간 동안개발NGO 활동가로서 올바른 개발

협력의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해 매 순간 끊임없이 성

찰하고 문제제기를 하는 민정희 국장의 모습이 인상

적이었다 기존의 개발협력사회 내에서 교류와 연대

가 더 활발히 이루어져야 한다는 말에도 깊이 공감했

다 파트너 국가 간의 연대와 협력이전에 우리가 먼저

교류하고 연대해야 하지 않겠는가 앞으로 국제개발

커뮤니티 내에서의 활발한 교류와 다양한 연대의 모

습을 기대해본다 이번 인터뷰를 통해 (필자는) 한국

개발협력 사회 특히 개발NGO에 불어오는 새로운 바

람 다양하게 뻗어나가는 물줄기의 흐름을 목격한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민정희 국장의 오랜 경험이 담긴

이야기를 들으니 앞으로의 활동이 더욱 기대가 된다

권아람 작성 ODA Watch 인턴

aramclsrnnavercom

33

청년활동가

(YP)들이 꿈틀꿈

틀 원조투명성

캠페인 TF를

조직하다

방울방울 나무를 수놓는 저 꽃잎처럼

한국외대

청년들의

사무국 방문

반가웠어요

한국외대 학생들과 조이슬 간사의 모습 ODA Watch

ODA Watch 이모저모

마침내 봄이 왔습니다 물러 갈듯 말듯 끝까지 애태우던 추위가 사라지고 햇살이 온 대지를 따스하게 감싸 안아

주고 있네요 길거리 나무들도 화사한 꽃잎으로 몸을 단장하느라 분주해 보입니다 봄이 와서일까요 워치에도

새로운 식구들이 찾아왔답니다 올 봄 모두 함께 꽃을 잘 피워낸다면 가을 무렵에는 풍성한 과실을 기대해볼 수

있지 않을까요

지난 4월 26일(금) ODA Watch가

국제개발협력학회(KAIDEC)에서

매년 공모하는 ODA 학술활동 지

원사업에 선정되었습니다 이로써

KAIDEC으로부터 지난 2011년부

터 연속 3년 동안 지원을 받게 되

었는데요 워치는 공모사업을 통한

1200만원의 지원금으로 올 한해

lsquo한국 개발원조 투명성 제고 방안 정

책 연구사업rsquo을 펼쳐나갈 예정입니

다 OWL 독자 여러분들도 한국 개

발원조의 투명성을 높일 수 있는 방

안을 함께 고민해주시겠어요 더불

어 워치가 꾸려나갈 원조투명성 캠

페인에 대해서도 많은 관심과 참여

부탁 드립니다

지난 4월 29일(월)에는 한국외국어

대학교에서 온 4명의 학생들이 ODA

Watch 사무국을 찾아왔답니다 워치가

도대체 어떤 곳인지 무엇을 하는 단체

인지 궁금해서 오늘 인터뷰를 위해 열심

히 공부했다며 이런 저런 질문들을 쏟아

냈는데요 NGO에 관한 교양수업을 듣

던 중 사례발표를 위해 여러 단체 중 워

치를 선택하게 되었다는 청년들 고민

이 담긴 질문에 답하는 시간도 참 즐거

웠답니다 워치가 어떤 단체인지() 궁

금하신 분들이 있다면 주저 말고 서교동

에 자리한 저희 사무국으로 차 한잔 하

러 오세요~~ ^^

ODA Watch 청년활동가들이 국제

개발협력의 흥미로운 이슈를 lsquo씹고

뜯고 맛보고 즐기기rsquo 위해 뭉쳤습니

다 청년활동가들은 관심 있는 이슈

를 중심으로 모여서 팀을 꾸려 시민

의 목소리를 내는 활동을 해오고 있

는데요 여러 팀들 중에 그 동안 국

내외 개발협력정책과 담론을 중점

적으로 공부해왔던 정책감시팀과

DAC(개발협력체계 비평가)팀이 주

축이 되어 Task Force 팀을 구성해

원조투명성과 책무성에 대해 국제

국내사회가 어떠한 이야기를 해오고

있는지 힘을 합쳐 알아보기로 했답

니다 지난 4월 10일 대망의 첫 모임

을 가졌는데요 매주 수요일마다 모

여서 이슈도 알아가고 무엇보다 서

로를 알아가는 시간을 가지고 있답

니다 앞으로 저희 청년활동가들이

펼쳐나갈 활동 많이 기대해주세요

첫 모임 후 뒷풀이 장소에서 한 컷시작을 기념하는 와인 한잔과 함께 ODA Wat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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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DEC지원

ODA 학술활동

공보사업 선정

환영합니다

이재원 간사님

권아람 인턴님

이재원

간사의

한마디

지난 4월 신입직원 및 인턴채용을 통

해 이재원 간사와 권아람 인턴이 ODA

Watch와 함께하게 되었습니다 이재

원 간사는 지난 2012년 ODA 인턴으

로 이미 한해 동안 사무국의 일원으로

동고동락(同苦同樂 )해왔는데요 앞으

로 두 분과 함께 채워나갈 워치가 더더

욱 기대됩니다 OWL 독자 여러분들

께 전하는 편지도 읽어주세요 ^^

안녕하세요 5월부터 ODA Watch의 새 식

구로 함께하게 될 이재원입니다 워치의 청년

활동가로 시작하여 지난 해 ODA 청년인턴으

로 1년간 사무국에서 일하는 행운을 누렸었

는데 올해는 이렇게 간사로 인연을 맺게 되

어 무척 기쁩니다 앞으로 겸손한 자세로 관

계하는 모든 분들과 함께하며 lsquo해피에너지rsquo를

나acuteshy 수 있는 활동가가 되겠습니다 아름다운

봄날 좋은 소식 나acuteshy 수 있어 행복하네요 여

러분의 많은 응원 부탁드려요 감사합니다

워치의

최연소 기부자

는 누구

감동 어린 소식 하나 ODA Watch의

최연소 기부자를 소개합니다~ ^^ 바

로 세상의 빛을 본지 꼭 한 달이 되어

가는 박시윤 양이 그 주인공인데요 박

욱범님께서 따님의 탄생을 기념하며 너

무나 감사하게도 일시 후원을 통해 그

환희와 행복을 워치와 함께 나주셨답니

다 박욱범님은 OWL에 해외특파원으

로 글을 기고하며 워치와 인연을 맺기

시작했는데요 현재는 영국에서의 석

사과정을 마치고 잠시 한국에 들어와

ODA Watch의 자매 기관인 (사)글로

벌발전연구원 ReDI의 연구원으로도 함

께하고 계시답니다 너무 감사한 마음

에 시윤 양을 위해 작은 선물을 준비한

워치 사무국 후원 담당 간사님과 간략

한 증정식도 가졌답니다~ ^^ 시윤 양

앞으로 건강하게 무럭무럭 자라나길 바

랄게요 ^^

권아람

인턴의

한마디

안녕하세요 ODA Watch OWL 독자 여러

분 ODA Watch에서 인턴으로 함께하게 된

권아람이라고 합니다 저는 인권에 관심이 많

아서 작년 하반기에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

에서 4개월 정도 일을 했었어요 앰네스티에

서는 인권의 관점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연대

운동의 방향성을 배울 수 있었는데요 ODA

Watch에서는 또 어떤 것들을 배우고 생각하

게 될 지 궁금하고 매우 기대가 되요 일한 지

이제 겨우 2주차인데 하루하루 많은 것들을

배우며 비판적인 관점으로 개발협력을 바라

보는 눈도 기르고 있어요 ODA Watch를 알

게 되어서 그리고 함께 일하게 되어 반갑습니

다 앞으로 독자 여러분들을 자주 뵐 수 있길

기대할게요 )

박욱범 님과 이재원 간사 ODA Watch 권아람 인턴과 이재원 간사 ODA Watch35

36

37

3월 재정보고

[ ODA Watch 살림살이 ]

ODA Watch는 투명한 재정운영을 원칙으로 합니다

소중한 후원금으로 운영되는 워치의 살림살이가 어느 곳에 어떻게 쓰여지는지

후원자 여러분과 OWL 독자들께 보고드립니다

워치의 살림살이에 더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38

ODA Watch는 2006년 설립 이래로 한국의 국제개발협력 사업 및 정책이 인권 bull 평등 bull 연대에 기반하여 보다 책임 있게 효과적으로 사용되어 개발도상국의 빈곤퇴치 및 지속가능한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한국 대외원조의 정책을 지속적으로 감시 bull 제언하고 대안을 고민하는 참여형 시민사회단체(Civil Society Organization CSO)입니다

39

Page 17: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77호(2013.05.03)

고 있어요 우리가 바라는 것은 오직 그거 하나에요 정부가 현금이니 뭐니 보상을 제공했지만 터무니없이 적은 금액이었고 그걸로 먹고 살기는 불가능해요 오히려 보상 때문에 사람들 사이가 나빠지기만 했죠 삶의 질이 떨어진 건 물론이고 수문이 열리지 않는 이상 여기서 제대로 살기는 어려워요rdquo

팍문댐 주민네트워크 활동에 참여하고 있는 사왕(Sa-wang 46)씨는 정부가 댐 건설로 이주한 주민들에게 제공한 보상이 주민들이 원한 형태가 아니었음을 토로하며 보상 때문에 주민들 사이에서 갈등이 생겼다고 했다 자세히 들어보니 보상금을 전액 현금으로 제공한 것이 아니라 가구당 받게 될 금액의 3분의 1만 현금으로 나머지 3분의 2는 조합운영 지원금으로 제공하여 주민들이 돈이 필요하면 조합에서 빌려 쓰게 했다는 것이다 심지어 돈을 빌릴 때는 이자를 내야 한다

결국 댐 반대 운동이 보상 요구 운동으로 바뀌면서 주민들 사이에 입장이 갈리고 상황이 더욱 나빠졌다고 했다 어떤 주민들은 정부가 주는 방식을 받아들여서라도 보상을 받기를 원했고 다른 주민들은 정부의 제안을 거부하고 전액 현금 보상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여 나가고 그러는 중에 정부는 이들 사이에서 이간질을 시키고

문득 궁금해졌다 정부 입장에서는 가구별로 보상금을 전액 현금으로 깔끔하게 주고 주민들이 더 이상 시끄럽게 하지 않게 하는 것이 편

했을 텐데 왜 문제를 더 복잡하게 만들었을까

ldquo일종의 선례를 남기지 않겠다는 것이었죠 팍문댐 사례에서 주민 보상을 주민이 요구하는 대로 주게 되면 다른 댐을 건설할 때 참고 사례가 되니까정부는 잠깐 시끄럽게 되더라도 굽히지 않은 거죠rdquo

10년 이상 이 지역의 주민네트워크 코디네이터로 활동하고 있는 라(Lah)씨의 말이다

ldquo돈은 환상이다rdquo

20년 넘게 싸워온 이들의 삶은 현재 어떤 모습일까 정부가 말한 대로 댐에서 생산되는 전력의 혜택을 받아 윤택하고 풍요로운 생활을 누리고 있을까 1년간 수문이 열리고 나서 정부는 잘못된 주장을 인정하고 이들의 요구를 받아들였을까 보상 문제야 주민들에게 불리하게 이루어졌다고 해도 수문을 열어야 한다는 것은 국제사회와 국내사회가 동시에 지적한 사항이니 어느 정도 협상이 이루어지지 않았을까

은근한 기대를 품은 질문에 돌아온 대답은 뜻밖이었다

ldquo정부는 끝까지 귀를 닫고 있어 수문을 열어서 조사한 결과가 있으니 아예 무시하지는 못하고 자기들이 조사한 걸 가지고 6월부터 9월까지 4개월 동안에만 물고기가 이동을 하니까 1년에 4개월만 문을 열면 된다는

댐 건설 이후 상황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주민들 윤지영17

거야 그런데 다른 조사결과에서는 1년 내내 물고기가 메콩과 문강 사이를 이동하고 알을 낳는다고 밝혀졌지 또 수문을 1년 내내 연다고 해서 팍문댐이 만들어내는 전력 생산량에는 아무런 영향도 없다고 이미 팍문댐은 목표한 전력을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는걸rdquo 분미 할아버지는 더욱 강경한 어조로 지금 주민들은 다시 단결하여 수문을 1년 내내 영원히 열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했다 정부는 들은 척도 안하고 1년에 4개월간만 수문을 여는 것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했다 심지어 작년에는 오로지 2개월만 열었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민들은 협상을 포기할 수 없다고 했다 그 이유는 문강을 떠나 살 수 없기 때문이다

ldquo정부가 그런 식으로 보상을 하고 우리는 어쩔 수 없이 집을 옮겨야 했고 무슨 노력인들 안 해봤겠어 다른 일자리도 구해보고 먹고 살 궁리를 했지 그런데 그게 쉽게 바뀔 수 있냐는 거야 평생을 강에서 살아온 사람들인데 예전엔 문강만 있으면 뭐든 다 가능했어 물고기를 잡아서 끼니를 해결하고 팔아서 다른 필요한 물품을 사고 벼농사를 짓는 사람과 교환해서 나누어 먹고 강 근처 숲에서 나무를 캐와서 장작을 하고 과일도 따먹고 자연으로부터 먹을 것들이 넘쳐나니 돈이 필요 없었지 내 손에 현금이 안 쥐어져도 아무 문제가 없었어 그런데 지금은 그럴 수가 없어 자연이 아니라 이제는 시장에 의존할 수밖에 없게 된 거야 강에서 구하던 물고기를 시장에 가야만 구할 수 있어 이웃들과 나눠 먹던 것들을 이제는 무조건 시장에서 사야만 해 하루에 최소 150바트(Baht 태국 통화 단위)는 필요한데 벌어올 데가 있어야지rdquo

한참을 열띠게 이야기를 나누다 조용히 자리를 지키던 우돔씨의 한마디에 가슴이 몹시도 울렁거렸다

ldquo우리가 말하는 게 있어 lsquo돈은 환상에 불과하다 물고기가 진짜다rsquo라고rdquo

한국 일본 중국 라오스의 시민사회와 언론이 메콩 지역 개발 문제를 조사하기 위해 꾸려진 조사단의 일행으로 이들 주민들을 만나면서 궁금한 것이 묻고 싶은 것이 무수히 많았다 하지만 가끔 이들이 격앙된 목소리를 높이거나 혹은 차근차근 말하다 때때로 깊은 숨을 쉬며 호흡을 고르는 모습을 보며 나도 모르게 목이 메고 더 이상 입을 열수 없는 상태가 되어버린다 돈은 환상에 불과하고 물고기가 진짜라니 이 얼마나

명료하고도 절대적인 진리인가 삶의 지혜인가 감동 인지 아픔인지 모를 감정에 잠시 멍해져 있다가 다시 분미 할아버지의 목소리가 들려와 얼른 정신을 차린다

ldquo팍문댐이 물고기만 사라지게 한 게 아니야 이 마을의 전통이 깨졌지 대대로 내려오던 물고기 잡는 기술을 더 이상 보존할 수 없게 됐고 남자들은 여기서 더 이상 처자식을 먹여 살리기가 어려우니 방콕이든 어디든 도시로 떠나야 했고 떠난 남자들은 도시에서 외롭고 힘드니 새로운 가정을 가지게 되고 남은 처자식들마저 떠돌게 되거나 여기서 입에 풀칠하기가 쉽지 않아졌고 수문이 열리지 않으면 지금보다 더 강물 오염이 심해질 것이고 물고기들은 죄다 죽어버리겠지 그러면 이 마을은 더 이상 보존하기가 힘들어rdquo

분미 할아버지가 잠시 상심으로 말을 잇지 못하는 사 이 라씨가 거들어 설명해준다 현재 문강의 수질 오염이 심각한 상황이고 이로 인해 주민들의 식량 안보가매우 위험한 수준이라고 한다 먹고 살기 위해 수입

댐 건설 이후 수문 개방 요구 시위 운동에 대해 설명하는 주민 윤지영

FOCUS

18

이 있어야 하는데 그동안 물고기를 잡는 것 말고는 해본 일이 없으니 다른 일을 찾는 것도 쉽지 않아서 일자리도 구하기가 힘들다고 한다 다른 일을 구할 수 없는 주민들은 결국 한참 떨어져 있는 다른 강에 가서 물고기를 잡아와 여기서 다시 팔아 수입을 만들고 있다고 했다 이 지역의 자산은 문강의 물고기를 잡는 것이고 이로부터 나온 지역 고유의 지혜가 주민들의 삶을 지켜왔는데 이 모든 게 상실되고 있다고 했다

우리는 물고기를 원한다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어느새 해가 뉘엿뉘엿 넘어간다 시계를 살펴보니 어느새 4시간이 훌쩍 흘렀다 이야기에 푹 빠져 시공간을 넘나들다 이들의 삶에 잠시 마음을 맡겼다가 문득 고개를 흔들어본다 20년간의 지난한 투쟁의 역사를 4시간이라는 짧은 시간동안 외부에서 찾아온 낯선 이들에게 전하는 것이 이들에게 어떤 의미가 있을까 행여나 아픔만 들추고 가는 것이 아닐까 도움이 되지

도 못할 텐데 이러고 있는 것이 무책임한 것 아닐까속으로 어쩔 줄 모르고 있는데 이런 내 마음을 읽은 마냥 분미 할아버지가 힘주어 말씀하신다

ldquo우리 이야기가 세상에 널리 널리 퍼져 알려졌으면 좋겠어 이렇게 여러분에게 이야기를 할 수 있어서 기쁘고 우리의 투쟁의 삶을 전할 수 있어서 자랑스러워 우리가 살아온 것은 정부와 권력의 부정의에 대한 저항이었어 이런 일이 여기뿐이겠어 다른 곳에서도 비일비재 할텐데 우리 삶을 공유해서 다른 곳에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도움이 된다면 얼마나 기쁜 일이야 우리가 바라는 건 그저 수문이 열려서 다시 우리가 살던 삶이 회복되는 거야 전통을 되살리고 싶어 우리는 전기를 원하지 않아 물고기를 원하지rdquo

참으로 또렷했다 전기가 아닌 물고기를 원한다는 이들의 눈동자는 더 없이 맑고 또렷했다 수문이 열릴 때까지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이들의 다짐은 더 없이 강건했다 오랜 시간 동안 겪어오면서 지치고 주저앉을 법도 한데 삶의 터전인 문강을 지키겠다는 굳은 결심은 이들 가슴속에 흔들림 없이 뿌리깊이 박힌 듯했다 이토록 강한 힘을 지킬 수 있는 데에는 주민들이 끝까지 목소리를 잃지 않도록 옆에서 지원하고 있는 지역 조직들과 국제단체들의 응원도 한몫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 무엇보다도 개발과 권력에 맞서 갈등과 분열을 겪으며 극복해온 과정에서 주민들 스스로 다져온 공동체의 의미 공동체가 가진 지혜에 대한 믿음이 그 중심에 있는 듯 했다 절대 자신들의 삶의 지혜와 자산을 전력 생산과 맞바꾸지 않을 것이라 했다

이야기가 끝나갈 무렵 라씨가 슬며시 웃으며 말했다

ldquo팍문댐의 잠재 전력 생산량은 136MW에요 현재 팍문댐에서 나는 전력으로 고작 방콕에 있는 백화점 3~4개에 전기를 공급하고 있다고 하네요rdquo

우본으로 오기 전 하룻밤 머물렀던 방콕의 복잡한 거리와 수많은 사람들이 어깨를 스치며 지나다니던 고층 백화점들이 언뜻 눈앞에 잠시 펼쳐진다 수백 년 살아온 수천 명의 삶과 또 다른 수천 명의 소비가 거래되는 순간이다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모르겠는 심정으로 어둑어둑해진 하늘만 무심코 바라본다

윤지영 작성 ODA Watch 정책기획팀장

odawatchnavercom

댐 건설 이후 수문 개방 요구 시위 운동에 대해 설명하는 주민 윤지영19

국제사회 내 한국 ODA의 현주소는 어디에 -2012 OECD DAC ODA 통계 분석-

FOCUS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DAC)는 지난 4월 3일 회원국들의 2012년 공적개발원조(ODA) 잠정통계를 발표했다 이번 발표에는 2012년 DAC 회원국들의 전체 ODA 규모 및 각국별 경제수준에 의거한 개발원조 규모를 보여주는 ODAGNI 비율 전년대비 원조규모 증감 연도별 중점협력지역 등을 분석하는 내용이 담겨있다 2013년부터 회원국이 된 아이슬란드의 통계결과도 제시되어 있으며 DAC 회원국은 아니지만 OECD에 가입한 체코 에스토니아 헝가리 이스라엘 폴란드 슬로바키아 슬로베니아 터키 그리고 아랍 에미레이트 연합 9개국의 자료와 EU DAC-EU G7 Non-G7 Non-DAC의 ODA 규모 및 전년대비 증감률도 확인할 수 있다 다양한 카테고리 별로 정리된 이번 통계를 통해 세계적 ODA의 흐름과 한국 ODA의 현주소 등을 파악해보자

계속되는 세계 경제 위기 ODA에 빨간 불이 켜졌다

2012년 OECD DAC 회원국의 전체 ODA 규모는 총 12559억 불로 전년 대비 평균이 약 40 하락하였다 국가 별 경제수준에 따른 ODA 규모를 파악할 수 있는 수치인ODA 대비 GNI비율은 작년 DAC 회원국 평균인031보다 002 감소한 029로 나타났다 지난 2011년 통계에서 전년도에 비해 27 가량 하락했던 것에 연이어 올해에도 더 큰 폭으로 원조규모가 줄어든 것은 그만큼 세계경제위기가 ODA에 미치는 막대한 영향을 여실히 보여준다 반면 공여국 중 G7의 ODA 규모 총계는 전체 의 701를 차지했고 EU의 경우 전체의 절반 가량인 507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통해 전 세계 ODA에서 두 그룹이 차지하는 비중이 여전히 매우 크다는 점을 알 수 있다

lt표 1gt에 명시되어 있는 OECD DAC회원국의 2012년

ODA실적 통계에 따르면 여전히 미국이 가장 많은 원조를 제공하고 있으며 그 뒤를 이어 영국 독일 프랑스 일본 순으로 상위권을 차지했다 그러나 상위 5개국 모두 적게는 07부터 많게는 28까지 전년대비 ODA 규모가 감소한 것을 알 수 있다 특히 유럽 경제위기가 심화됨에 따라 그리스와 이탈리아는 무려 각각 -170 -347에 달하는 ODA 규모를 축소했다

단연 돋보이는 한국 ODA 증가율 이 청신호를 유

지하기 위해서는

반면 2011-2012년 한국 ODA는 176 가량이 증가하며 DAC 회원국 중에 단연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ODA 규모 역시 24개 회원국 중 16위로 작년보다 한 계단 상승했다 국제사회가 경기침체로 인해 전반적으로 ODA 규모를 점차 감소하는 추세인 것에 반해 한국의 경우 2015년까지 GNI 대비 ODA 비율을 025까지 높이겠다는 목표 이행 차원에서 지난 몇 년간 원조규모를 점차 증가해오고 있어 이와 같은 차이가 더욱 극명하게 보여지는 것이다

그러나 이처럼 우리나라가 높은 증가율을 달성한 것은 한국 ODA가 다른 공여국에 비해 매우 적은 규모라는 점에 기인하기도 한다 실례로 2011-2012년 사이 91가 증가한 호주 ODA의 경우 절대규모 상으로는 457백만불이 늘어난 반면 한국의 경우 무려 176 가량이 상승했으나 이는 226백만불로 호주의 증가량에 비하면 절반 가량에 불과하다 한국 ODA의 성장을 향한 길이 아직은 멀다는 점을 그러므로 더욱 박차를 가해야 함을 보여준다 또한 한국의 ODAGNI 대비 비율은 014로 나타났다 이를 국민 1인당 금액으로 환산하면 34900원 가량에 달한다 즉 한국 국민들은 작년 한해2011년에 비해 약 4천원 정도 증가한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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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을 ODA 자금 조성을 위해 세금으로 납부한 것이다

반면 lt2013년 국제개발협력 종합시행계획gt에 따르면 2013년 ODAGNI 수치는 016에 달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025의 고지를 향한 걸음이 2년 정도 밖에 남지 않은 만큼 현실적으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원조 규모 증대에 관한 근본적이고 체계적인 전략 마련이 필요한 시점이다

국제사회 ODA 아직 갈 길이 멀다

전 세계 공여국들의 GNI 대비 ODA의 비율을 살펴보면 국제사회가 합의한 목표치인 07를 넘어선 국가

는 룩셈부르크(100) 스웨덴(099) 노르웨이(093) 덴마크(084) 네덜란드(071) 5개국이 유일하며 이 국가들의 ODA 규모는 전년 통계에서도 07를 웃돌았다 앞서 ODA의 절대 규모로는 미국을 비롯해 영국 독일 프랑스 등의 서유럽 국가들이 상위권을 차지했다면 국가 별 경제규모 및 수준에 따른 ODA 규모는 북유럽(Nordic+) 국가들이 높은 셈이다 하지만 룩셈부르크를 제외한 북유럽 4개국 역시 모두 작년에 비해 ODA 비율이 감소했다 2011년 통계를 통해 살펴본 상위 5개국의 GNI 대비 ODA 비율은 룩셈부르크(099) 스웨덴(102) 노르웨이(100) 덴마크(086) 네덜란드(075)였다한국의GNI 대비 ODA 비율은 전년에 비해 002 증

lt표 1gt OECD DAC 회원국들의 2011 2012년 ODA 규모 및 증감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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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CUS

가한 014로 나타났으나 여전히 DAC 회원국 평균인 029에는 현저하게 미치지 못하고 있다 DAC 24개 회원국 중국가 부도위기에 직면한 그리스 및 이탈리아 다음으로 최하위인 22위를 기록하고 있다

무상 ODA에 참여하는 주무부처가 41개에 달해

2012년 한국의 양자간 다자간 ODA 규모는 각각 116억 불과 389억 불로 작년과 비슷한 비율인 약 75 25로 나타났다 양자 ODA 중 무상원조와 유상원조 역시 64의 비율을 유지하며 70억 불과 47억 불을 차지했다 주목할만한 부분은 2012년 기준 무상원조 지원을 위해 133개 수원국에 외교부 교육부 재정부 KOICA를 비롯하여 지방자치단체까지 총 41개 기관이 ODA 사업에 참여했다는 것이다 작년 한 해 동안 국내ODA 분절화 문제가 시민사회를 비롯한 여러 이해당사자들에 의해 제기되어왔던 것에 반해 ODA 사업에 참여하는 주무부처의 수는 오히려 늘어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한국 원조의 양적 질적 성장을 위한 끊임없는 노

력 필요

이번 2012년 OECD DAC 실적통계는 지속되는 세계 경제 위기가 ODA에 미치는 영향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지난 2008년 미국 발 경제위기 이후 겨우 다시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던 ODA예산이 2010년을 정점으로 다시 하락세를 타고 있다 GNI 대비 ODA 비율의 07라는 국제사회가 합의한 목표 달성에서 점점 멀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은 각국의 원조 규모 줄이기에 대해 옥스팜 인터네셔널의 제레미 홉스(Jeremy Hobbs) 상임이사는 ldquo원조자금이 국가 예산에서 차지하는 부분은 아주 사소한 티끌에 지나지 않기 때문에 재정적자를 면하기 위해 규모를 줄여도 그 영향을 인식할 수 없을 정도이다 이는 마치 몸무게를 줄이기 위해 머리카락을 자르는 격이다rdquo (ldquoAid is such a tiny part of budgets that cutting it has no discernible impact on deficits --it is like cutting your hair to lose weightrdquo)라고 묘사한 바 있다 원조는 개도국 특히 원조 의존성이 높은 국가(aid dependent countries)들에게는 매우 필수적이고 중요한 자원이다 따라서 아주 적은 규모로 삭감한다고 할지라도 해당 국가들에는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은 자명하다 원조가 전체 국가 예산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매우 작기에 경제위기를 이유로 ODA 규모를 줄이는 것은 적자 개선에 아무런 효용성이 없을뿐더러 오히려 필요한 곳에 제공되는 지원을 가로막는 격이다

이처럼 전 세계 ODA에 적신호가 켜진 상황에서도 ODAGNI 07 달성의 약속을 이행하기 위해 원조 규모를 점차 확장하는 국가도 있다 바로 영국이다 지난 3월 20일 영국 정부는 2013 회계연도를 기준으로 자국의 ODAGNI 비율이 07를 넘어설 것이라고 발표했다 2012년 통계 기준 06에서 일년 만에 01 가량을 훌쩍 높인 것이다 이는 현재 부지런히 규모를 늘려나가고 있는 한국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2015년까지 ODAGNI 비율025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2011년 012 2012년 014 2013년 016(추정) 등 증가 속도가 목표 치에 비해 미미하기 때문이다 한국 정부는 규모 증대를 위한 체계적이고 현실적인 계획을 마련하고 국민들을 향한 끊임없는 설득을 통해 합의와 지지를 이끌어낼 수 있어야 한다 또한 양적 성장에 비례하여 질적 성장도 함께 고민해야 한다 무상원조 예산이 점차 늘어나는 부처 참여

lt그림 1gt DAC 회원국의 2012년 ODA 규모

lt그림 2gt DAC 회원국의 2012 ODAGNI 비율

(출처 OECD Statistics ndash ODA2012)

(출처 OECD Statistics ndash ODA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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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 인해 분절적으로 제공되지 않도록 해야 하며 국제 사회의 권고처럼 비구속성 원조를 강화하고 무상 원조의 비율을 확대함으로써 효과성 제고를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이 모든 것들을 실현하기 위해 정부는 무엇보다도 납세자로서 원조 자금을 조성하는 국민들이 본인의 세금이 개도국의 발전을 위해 어떻게 활용되고 있는가를 직접 확인할 수 있도록 원조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책무성을 담보해야 할 것이다

노태훈 장한이 작성

ODA Watch 청년활동가 11기 정책감시팀

dodream4mehanmailnet

lt표2gt 2012년 우리나라 ODA 부문적 실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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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시도 민단단체 사업발굴지원 프로그램이

민간단체 사업발굴지원 프로그램은 KOICA의 민관협력실에서 주최하는 시민사회협력프로그램 중 하나이며 국제개발협력민간협의회(이하 KCOC)가 2012년부터 2년간 주관해오고 있다 이번 프로그램은 기존 민관협력사업의 사전과정을 지원함으로써 새로이 개발협력사업을 수행하고자 하는 단체들에게 교육 컨설팅 사업발굴(현지 지역조사)의 기회를 제공한다 이를 통해 민관협력사업의 확대를 꾀함과 동시에 단체들의 전문성을 살린 창의적인 사업발굴 등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본 프로그램은 현지 사업수행을 위한 단순 지원에 그치지 않고 사업발굴을 위한 사전 교육 및 컨설팅 단체 간 네트워크 구축 등을 포함하는 포괄적인 역량강화 프로그램이라고 할 수 있다 기존 역량강화 교육프로그램과 차별되는 점은 사전 선정된 30여개 이상의 기관이 7~8개월에 걸친 긴 프로그램을 처음부터 끝까지 함께한다는 점이다 이 과정 중에서 네트워크 형성을 넘어서서 서로의 사업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돌아보는 상호 학습의 시간까지 가질 수 있다는 것이 무엇보다 큰 장점이다

눈에 띄는 변화 개발협력 시민사회의 다양화

참여기관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개발협력 시민사회가 정말 넓어지고 다양해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특징적인 부분을 살펴보면 첫째는 국내에서 장애인 직업교육 등 장애인을 수혜자로 사업을 진행하던 기관들이 대거 참여했다는 점이다 개발협력 사업에 있어 크로스커팅이슈로써 장애인이 수혜대상에

서 소외되지 않도록 하는 이슈에 대해서는 많은 논의가 된 바 있다 하지만 장애인을 직접 수혜자로 전면에 내놓은 사업은 많지 않았다 사업선정 심사에 참여한 한 심사위원은 ldquo이렇게 장애인을 직접 수혜대상으로 한 사업이 많았던 심사는 처음이다 긍정적인 변화로 보인다rdquo라고 이야기하기도 했다 둘째 국내 사회복지 사업 또는 대북사업을 중점적으로 시행하던 기관들이 해외사업에 눈을 돌리고 있다는 것이다 사업 수행 경험은 많지만 국제개발협력사업에 대한 경험이 부족하여 익숙하지 않았던 기관들에게는 낯선 용어와 사업수행 프로세스에 익숙해 질 수 있었던 기회였다 마지막으로 분야의 확장이다 전통적 개발협력사업에서 많이 볼 수 있었던 초등교육에서 한걸음 더 나아간 음악교육 과학교육과 같이 다양화되고 전문화된 사업이 시도되었다는 점이다 또한 에너지 마이크로크레딧과 같은 새로운 분야의 진출이 눈에 띈다

전년도 참가 단체인 정의로운 전환을 위한 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이하 에정연)는 라오스의 태양광 사업을 추진하였다 에정연은 태양광 시스템을 제공하는데 그치지 않고 이를 라오스 현지에서 관리할 수 있 도록 하는 교육 프로그램을 함께 구성하여 2013년 현재 열심히 사업을 수행 중에 있다 물꼬를 튼 것일까올해(2013년) 사업발굴 프로그램에는 환경에너지 분야 사업을 추진하는 기관들이 대거 참여하고있다 환경교육 태양광 에너지 적정기술 혼농임업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기관들이 사업발굴의 의지를 다지고 있다 전년도 사업에 참여했던 선배 단 체인 에정연은 새로운 참가 단체들을 위한 실무자 간담회에 참석해 경험을 공유할 예정이기도 하다 국제개발협력의 지형이 변화하고 있다 경험이 아무리 많아도 시행착오는 있게 마련이며 급변하는 이 시기에 겪어야할 어려움과 시행착오는 예전의 그것과 또 다를

한국 개발협력 시민사회에 신선한 바람이 불어오다

FOC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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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협력에 관한 관심이 날로 높아져가고 있다 높아져가는 관심만큼이나 민관협력사업도 확

대되고 있다 지난 3~4월 KOICA에서 열린 시민사회협력프로그램 및 글로벌 CSR 프로그램 설

명회가 개최된 KOICA 강당은 미리 설치된 의자가 부족할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몰렸다 그만

큼 많은 관심을 반증해준다고 할까 CSO 대학 기업 등 국제개발협력 관련 주체들이 날로 확

장되는 가운데이번에는 NGO의 변화에 주목해보자 이 글에서는 개발협력에서의 비전통적 시

민사회단체의 활약을 확인할 수 있는 lsquo민간단체 사업발굴지원 프로그램rsquo을 소개하고자 한다

것이다 비록 해외사업 경험이 짧은 초보 단체들이 주를 이루고 있는 프로그램이지만 이 기관들이 겪는 어려움을 서로 나누고 대안을 찾아내는 과정까지 초보라고 여겨버릴 것인가 그들이 흘린 땀방울과 의지를 보았다면 감히 그럴 수 없을 것이다 기관들이 보유하고

있는 각 분야의 전문성이 개발협력사업에 잘 녹아난다면 엄청난 시너지효과를 기대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서로에게 배우면서 발전하는 개발협력 NGO에 대

한 기대

사업수행에 대한 사례공유에 목말랐던 이들 기관들은 자신의 경험을 나누고 실패를 나누는데 주저하지 않았다 서로들 부족하다며 겸손을 표하였지만 오히려 사업의 경험을 나누고 기관의 사업계획서를 공개하는 것에도 주저함이 없었다 교육 및 컨설팅에 참여한 기관들도(사업규모가 큰 기존의 개발사업 수행기관) 마음을 다해 주었다 교육을 실시한 강사 중 한 사람(기존 사업수행기관 실무자)은 자신이 작성했던 사업계획서를 그대로 공개하는 과감함을 보여주며 신규단체들에게 힘을 보태어 주었다 뒷얘기를 들어보니 이후 많은 신규단체에서 lsquo감사했다rsquo lsquo큰 도움이 되어 너무 감사하다rsquo 라는 이야기를 전했다고 한다 그러다보니 신규기관들 역시 타 기관과 협력하는 데 주저함이 없다 얼마 전 전년도 참가기관 3곳에 lsquo올해 프로그램에 선정된 단체들을 대상으로 하는 실무자 간담회에 참석하여 전년도 사업경험이나 현재 사업을 진행하며 겪는 어려움을 공유해 주실 수 있겠느냐rsquo는 요청을 했다 망설임 없이 최선을 다해서 준비하겠다고 전화기너머로 들려오는 목소리에 참 마음이 따뜻해졌다 이와 같은 신선한 바람이 개발협력 시민사회 전체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작년 프로그램의 막바지 즈음에 개인적인 감상에 젖어 페이스북 담벼락에 글을 남긴 적이 있다 ldquo이곳도 현장임을 느끼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rdquo라는 것이 글

의 요지였다 작년에 처음 수행되는 프로그램이다 보니 교육도 많이 어려워했고 단체 간에 어느 정도의 경쟁의식도 있었던 것 같다 그런데 오랜 기간을 함께하다보니 조금씩 마음을 열어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비슷한 사업을 기획하고 있거나 같은 국가에서 사업

을 계획 중인 기관들을 스스로 찾아가며 정보도 공유하고 네트워크도 구축했다 처음에는 바빠서 교육에 참가 못하겠다며 앓는 소리를 하던 분이 교육의 필요성과 중요성에 공감하며 아직 부족하니 또 교육에 참가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교육 중에 그렇게 외치던 ldquo현지 주민들과의 lsquo라포형성rsquo이 이런 것이구나ldquo를 느끼며 잠시 감성적이 되었던 기억이 문득 떠오른다

물론 교육 몇 번으로 현지조사 한번으로 창의적인 사업발굴이 되는 것은 아니다 또한 신규 단체의 특성이나 분야 전문성을 고려하지 않은 채 획일적으로 기존의 프레임 안으로 편입시키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있을 수도 있다 그렇지만 개발협력사업에 관심을 가지고 진입하려는 신규기관들에게 또는 어떤 이유로든 교육에 참여할 기회가 없었던 기관들에게 또는 네트워크 기반을 필요로 하고 있던 기관들에게 본 프로그램이 가지는 의미는 분명히 작지 않을 것이다

올해 참가기관 중 한 곳은 이런 말을 했다 ldquo저희는 그동안 저희끼리만 사업을 참 열심히 해왔어요 이렇게 지원 프로그램이 있는 줄도 몰랐고 다른 단체와 협력도 거의 없었던지라 이번 기회를 통해 다른 기관들의 활동도 알고 싶고 어떤 교육과정이 있는지도 궁금합니다 꼭 참여하고 싶어요rdquo

올해도 역시 바람이 분다 새로운 바람이~

박현정 작성

국제개발협력민간협의회 대외협력팀 간사

ODA Watch 청년활동가 8기

rianaprkgmailcom

교육에 참가한 활동가들의 모습 그들의 고민이 느껴진다 마지막 교육을 마치고 함께 찍은 단체 사진 KCO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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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체가 사는 길은 연대이며

활동가가 사는 길은 협력입니다

미얀마를 지원하는 단체 활동가들의 모임lsquo미지모rsquo

간디학교의 교가는 lsquo연대와 협력을 통해 활동을 만들어 가고 싶어 하는 미얀마를 지원하는 단체 활동가들의 모임(이하 미지모)의 꿈rsquo과 맞닿아 있다

미지모는 lsquo미얀마를 지원하는 단체 활동가들의 모임rsquo이다 함께 움직이고 있는 4개 단체(더프라미스 따비에 로터스월드 해외주민운동한국위원회)는 규모가 작다 첫 모임을 누군가 제안하고 선뜻 동의하여 출발한 지 불과 8개월이다 작은 것을 지향하는 활동가들이 만났다 회의시간 보다 뒤풀이 자리가 길고 공식적인 논의보다 비공식적 수다가 즐거운 곳이다 이제껏 우리가 만나왔고 생각해 왔던 (소위 주류라 일컬어지는) 국제개발협력NGO에서 보면 대수롭지 않을 수 있다 각자 생존하기 바쁘고 사업을 위해 경쟁하고 성공과 결과를 향해 질주하는 비즈니스와도 같은 국제개발 영역에서 사람중심의 협력을 통해 일궈가는 소소한 과정들이 얼마나 가치 있게 존중 받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ldquo미지모가 반드시 목표를 정해놓고 가는 것은 아닙니다 그냥 같이 가는 것입니다 뜻이 있는 활동가들이 함께 가는 과정 자체가 의미 있고 중요합니다 그 과정에서 성과가 있다면 좋고어떤 목표나 방식을 규정하지는 않습니다rdquo

미지모의 구성원을 동지로 여긴다는 로터스월드 민정희님의 생각이다

미지모가 정해진 목표를 두고 반드시 가야 하는 길이 없다고 해서 누구 하나 불안해하거나 강요하지 않는다 자칭 자발적 행동과 실천이 미지모의 강점이다 해외

현장에서 주민의 주인화 주민의 주체성 주민의 자발성만을 강조했던 활동가들이 스스로 모여 자발적 선택과 행동을 하는 모습은 흔히 행정에 밀리고 현장관리에 급급하며 프로젝트 실행에 힘겨워하는 국제개발NGO 활동가들에게서 쉽게 발견할 수 있는 모습은 아니다

ldquo크게 뭔가 성과를 내려고 욕심내지 않기 때문에 가능한 것 같습니다 성과가 중요했다면 자기 것을 차지하기 위해 많은 부분을 쟁취하고자 했을 텐데 아예 그런 마음 없이 시작하고 있습니다 그런 마음이 우리 스스로를 움직이게 합니다rdquo

어지간해서는 뭔가 미련 갖지 않고 훌훌 떠날 것 같은 로터스월드의 박영신님이 꾸준히 참여하는 이유이다

혹 우리는 분주하고 여유 없는 사람들이 더 많은 일을 열심히 훌륭히 해내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무엇이 문제인지를 근본적으로 고민하지 않고 어떻게 가고 있는지를 관행적으로만 되돌아보는 누군가에게 미지모는 어쩜 lsquo무(無)지모rsquo일지도 모르겠다

미지모의 첫 활동

미지모는 미얀마 마을에서 주민들을 직접 만나는 미얀마 활동가들의 가능성과 성장에 우선적으로 주목하고 있다 한국 본부에서 주민들의 마음과 생각 힘을 모아내는 일은 우선적 활동이 아닌지 오래 되었다 할 수 없는 것은 할 수 없다고 인정하는 것부터가 시작이다 미지모의 힘은 사실을 사실대로 아는 것이다 모르거나 못하거나 안 되는 것에 변명하거나 합리화 하지 않으

꿈꾸지 않으면 사는 게 아니라고아무도 가지 않는 길 가는 우리들 누구도 꿈꾸지 못한 우리들의

세상 만들어 가네우리 알고 있네 우리 알고 있네 배운다는 건 가르친다는 건 희망을 노래하는 것

NGO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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려고 한다 대신 문제를 대안으로 실천해 보고자 한다

ldquo한국에서 일하는 우리는 중간실무자입니다 현장실무자 특히 현장의 한국실무자들을 만나보면 우리와 같은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문제라고 하는 것 우리가 욕구라고 하는 것들이 해결되지 않아 힘들어 하고 있기도 합니다 서울 본부에서 일하는 우리는 이런 사실을 잘 모릅니다 뭔가 채워지지 않고 문제라고 여기던 것을 풀어가야 하는데 이런 것들을 현지의 활동가들과 하고 싶습니다 한국에서 파견된 실무자들을 생각하면 나랑 크게 다르지 않은데 항상 다르다고 생각하고 있는 건 아닌지 자문을 해봅니다 현지의 활동가들에게 우리가 함께 하면 꿈같던 일들도 실제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며rdquo

박영신님의 바람은 우리 모두의 바람이기도 하다

ldquo주민 현장 늘 어려운 존재입니다 우리가 주민을 또는 현장을 얼마나 아는지 우리가 안다는 그것이 주민의 또는 현장의 무엇을 알고 있는 건지 그런데 모른다고 해서 멈추지 않는다고 하는 것입니다 멈출 수가 없다는 것입니다 그럼 해야 하는데 그걸 하고 있는 사람이 하도록 해야 합니다 그 사람이 바로 미얀마 현지의 활동가들입니다 그 활동가들이 우리의 고민보다 좀 더 얕을지는 모르지만 그들이 할 수 있는 게 우리보다 훨씬 많습니다 아마 알면 더 잘 할 것입니다rdquo

미지모를 제안한 해외주민운동한국위원회의 강인남님의 근본 고민은 미지모 모두의 고민이기도 하다 그것은 미지모의 첫 활동으로 연결되었다

오는 6월 미지모는 2주의 일정으로 미얀마에 간다 미지모를 구성하고 있는 4개 단체 그리고 이 단체와 관계를 맺고 있는 15명의 미얀마 활동가들이 모인다 만나서 고민과 어려움을 함께 나눌 생각이다 미얀마의 과거 현재 미래에 대한 의식(觀)을 통해 미얀마에 대한 진지한 사유를 할 것이다 미얀마의 현재가 세계의 패러다임 속에서 어떤 위치에 있는지 마음의 자유와 평화 인류의 상생과 평등에 대한 진지한 자기 물음을 갖는 과정도 가질 것이다 국제개발의 참 의미 현지 활동가의 정체성과 역할 주민관계와 주민조직화에 대한 워크숍을 통해 자기 길을 스스로 만들어 갈 것이다 그리고 주민중심으로 지역개발이 이루어지고 있는 주민현장을 방문하여 우리 활동의 가능성을 넓혀갈 것이다 이 교육훈련은 미얀마의 젊은이로서 주민현장의 활동가로서 처음 가져보는 공동

의 성장과정이다 미지모는 이 교육훈련을 만들어 내기 위해 미얀마 현지 활동가에게 묻고 피드백하고 교육프로그램을 짜고 미지모의 생각을 보태 다시 묻는 과정을 가져왔다 미지모답게 해보자는 것이었다

이들은 9월에 다시 한국에 온다 미얀마 현지에서 실현 가능한 아이디어를 좀 더 넓게 찾아보자는 것이다 독재국가에서 오래 갇혀 왔던 열정과 신념을 활동으로 연결시키기 위해서이다 직접 눈으로 보고 듣고 느끼고 함께 구상하는 것이다 사회와 세상을 보는 눈 그것은 그들의 힘을 배가시키는 동력이 될 것이라고 미지모는 믿는다 설령 이제와 다를 바가 없다 하더라도 한국의 협동조합과 518기념재단 방문 크고 작은 지역사회 조직을 방문하며 이들이 느끼고 생각했을lsquo그 시간의 울림rsquo에 미지모는 행복할 것이다

미지모를 위하여

미지모는 참 다른 개개인이 모였다 주류가 될 수 없는 소박한 이들이다 김수환추기경님의 말씀대로라면 바보 같은 이들이 모였다 바다가 되기보다는 늘 흐르는 냇물이 되기를 자처하는 이들 자신의 생각을 끝까지 말하지만 공동으로 모아진 결론에 대해서는 흔쾌히 받아들이는 이들 누군가 제안하면 진지하게 실현가능성을 모색하는 이들 미지모는 마음과 뜻이 모인 곳이다 그리고 그 방법을 찾고 있는 중이다

ldquo모든 곳이 그렇지만 국제개발협력분야에도 문제는 있습니다 그런데lsquo사건rsquo이라고 하는 것은 그 문제를 그냥 보고 넘기지 않는 것에서 만들어 지는 것 같습니다 실제 이 모임 안에서도 변화를 꿈꾸는 변화를 시도해 보려는 마음이 간절합니다 그런데 그것은 특별한 사람이 모여서 특별한 일을 만들어서 되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입니다 미지모는 같이 모이면 힘이 납니다 같이 만나서 이야기를 해보면 아무 것을 하지 않아도 만나는 것 자체가 힘이 납니다rdquo

사람들의 lsquo진정성 있는 관계rsquo를 성찰하게 하는 민정희님의 말이다

미지모는 돈이 없다 잃을게 없어서 당당하다 우리가 가진 전부가 있다면 함께 술 마실 돈 정도이다 미지모는 능력 있는 사람이 없다 한 사람이 특별하지 않아서 절로 협동심이 작용한다 우리가 가진 전부가 있다면 자연스럽게 나눠지는 우리 개인의 고민과 세상이야기를 주고 받는 술자리이다 이 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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를 통해 미지모는 서로가 서로를 성장하게 만든다

ldquo미지모를 통해서 사업을 같이 하는 것도 있지만 뭔 가 공감하는 부분이 더 넓어졌습니다 우리는 국제개발이나 미얀마만을 이야기하지 않습니다 그것을 뛰어 넘어서 우리가 지향하는 가치에 대해 같이 공유하고 사례들을 나눕니다 그리고 그것을 한국의 국제개발협력시민사회와 공유하기 위해 미지모속에서도 또 다른 협력을 만들어 냅니다 그래서 한 단체가 하기 힘든 벅찬 일을 함께 만들어 갑니다rdquo

더프라미스와 로터스월드는 또 다른 협력사업을 구상 중이다 미지모는 바람직한 모델이 되기를 희망한다 같은 국가 안에서 같은 활동을 하는 단체들이 모이고 비슷한 생각을 지닌 활동가들이 만나고 작은 단체가 모여 협력하고 누군가에게는 꿈이 되기도 하고 어느 단체에게는 lsquo또 다른 방식의 국제개발이 가능하다rsquo는 발상의 전환을 일으켜 주고 싶기도 하다 그러나 그것이 우리의 목표가 될 수는 없다 lsquo함께 하는 과정을 통해서 어느 지점엔가 도달했더니 그렇게 되어 있더라rsquo라는 결과를 낳고 싶은 절실함이다 미지모는 그 절실함을 다른 국제개발협력 단체들과 소통하고 나누고자 한다

ldquo우리가 처음에 함께 하기로 했던 이유를 잊지 말아야 합니다 어떤 성과나 결과물 보다는 단체도 함께 하고 활동가도 함께 해야 한다는 것을 유지해야 합니다ldquo

미지모의 대표 따비에 정보임님의 말이다 미지모가 절대 잃지 말아야 할 초심이다

미지모의 정기 모임에 따비에의 한 활동가가 왔다lsquo달다rsquo라고 하는 아담하고 정취 있는 이름을 가진 신입활동가이다 미지모 신입활동가의 칭찬에 우리는 모두 웃었지만 우리가 이미 누군가의 꿈이 되고 있다는 사실은 우리가 무엇을 노력해야 하는지를 다시 깨닫게 해주었다 달다님과 같은 꿈이 모이면 미얀마 주민들의 꿈도 그들이 주인이 되는 방식으로 익어갈 것이다

ldquo마웅저대표님과 정보임대표님이 미지모에 다녀오시면 이야기를 해주시는데요 저는 그걸 듣고 놀라웠습니다 다들 서로 각자 영역에서 따로따로 경쟁하듯이 한다고 생각했었고 실제 그런 모습들은 외부에서 봤을 때 선입견을 갖게 하거든요 그런데 안을 들여다보니 lsquo실무자들이 뭔가 다들 열심히 하고 있구나rsquo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늘 와서 느낀 것은 내가 만약 이 활동을 계속 하게 된다면 10년 후 15년 후 선생님들 같은 모습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실제 사무실 안에서 있을 때는 뭔가 그림이 잘 안 그려지기도 하고 지금까지 국제개발은 잘 모르겠다고 말하고 다녔는데 오늘 참가하고 들으면서 그림이 좀 더 그려져서 알 것 같기도 해요 처음 듣는 이야기 처음 듣는 상황도 많아서 많이 듣고 배우게 되었습니다rdquo

OWL 원고 기고를 요청 받고 미지모는 기고의 여부 누가 쓸 것인가 어떻게 쓸 것인가에 대한 의견

회의 중인 미지모의 모습 유보미

NGO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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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 모아갔다 미지모는 출발이다 자랑할 것도 내놓을 것도 검증 받은 것도 인정받거나 비난 받을 것도 없다 미지모는 누군가에게 말을 하고 싶은 것이 아니다 우리 스스로 다짐하며 보여주고 싶다

연대와 협력을 통해 더 많은 것을 일궈갈 수 있다는 것 뜻이 분명하면 방법은 만들어 진다는 것 100개의 사업보다 뜻을 가진 여섯 사람이 더 소중하다는 것 정보임 강인남 달다와 같은 후배들에게 마웅저 민정희 박영신 옥세영 유보미와 같은 선배들이 더프라미스와 로터스월드 같은 선배 단체들이 따비에와 KOCO(해외주민운동 한국위원회)같은 후배 단체들에게 분명 힘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그래서 우리는 서로가 선배이며 서로가 후배이다 서로 가르치며 서로 배우는 것이다 미지모가 만들어 갈 국제개발협력의 혁신을 꿈꾸며 미지모는 꿈꾸는 길로 최선을 다해 갈 것이다

OWL의 원고 작성을 위해 우리가 모이는 날 따비

에 마웅저 대표님은 518기념행사 준비회의에 참석

하시느라 함께하지 못하셨습니다 더프라미스의 유

보미님은 3년 만의 휴가를 만끽하셨고 옥세영님은

건강상의 이유로 참석하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작은

시간들이지만 우리와 함께 출발했던 지구촌나눔운

동의 김민영님도 미지모 안에 있었음을 기억합니다

미지모 작성

babolif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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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에 공감과 연대가 필요한 이유- 로터스월드 민정희 국장과의 인터뷰 -

인터뷰에 열중하고 있는 로터스월드민정희 국장의 모습

OWL 독자들을 위해 간단한 자기소개먼저 부탁 드립니다

안녕하세요 로터스월드 민정희 사무국장입니다

지난주에 큰아들을 군대 보낸 두 아들의 엄마이기도 하

지요 불교신자이기도 하고요 저는 대학 시절에는 불교

학생회에서 시민운동을 경험했고 실제로 졸업 후 몇 년

간은 관련 단체의 간사로도 활동했어요 결혼 후 한국여

성단체연합에서 활동하다 한국불교국제네트워크의 국

제이슈 담당 실무자로 활동했어요돌이켜보면 이때 개

도국 현지에 오가면서 국제개발협력 활동을 알게 되고

서서히 인연을 맺기 시작했던 것 같아요 사실 저는 로

터스월드 창립시절부터 도왔고 2006년 2월부터 함께

하기 시작했어요 중간에 잠시 대학사회봉사단으로 이

직 했다가 다시 복귀한지는 1년 8개월 정도되었습니다

로터스월드에서의 저의 1막과 2막을 비교해보면 확실히

처음 왔을 때는 일종의 문제의식이 크게 없었던 것 같아

요 해외출장을 자주 오가며 현지 주민들과 많이 접촉하

긴 했지만 특히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내가 주민을

어떻게 바라보아야 하는가 등에 대한 생각을 깊게 하지는

못했던 것 같아요 이번에 다시 돌아오면서 스스로 부족

한 부분을 깨닫고 배워야겠다는 생각이 먼저 들더라고요

제 나이가 적지는 않지만 (웃음)더욱 용기를 내서 움직이

고 있죠 최근에는 국제개발협력 관련 교육도 많이 수강하

고 사람들과도 적극적으로 교류하면서 서로의 경험을 나

누고 있어요 개발협력사회의 교류가 주는 긍정적인 면이

많아서 이러한 모임이 점점 늘어나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OWL이 만난 사람

lsquo한국 개발NGOrsquo에 대해 생각해보면 어떤 특징들이 머릿속에 떠오르시나요

주로 국제NGO 대형NGO 개신교도 중년의 남성 실무책임자들을 연상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번 OWL에서 만나본 로터스월드 민정희 사무국장은 불교를 기반으로 한 소규모 단체 활동가이자

사회운동가 출신의 여성 실무책임자로 개발NGO사회 내에서는 흔치 않은 경력의 소유자입∙니다

봄비가 내리던 4월 23일(화) 기존 개발협력 시민사회에 신선한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민정희 사무국장을 만

났습니다 OWL은 이 인터뷰를 통해 한국개발협력 시민사회가 점차 다양해지고 있는 단면을 나누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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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에 기반하는 단체로서 로터스월드가 존중하는 가

치는 무엇인가요 그리고 이러한 가치가 사업방식에

실제로 적용되고 있는지 궁금하네요

저희는 평등 평화 자비 세가지 가치를 중점으로 삼

고 있어요 부처가 살아온 모습 그대로 그가 계급을

부정하고 전쟁을 반대했던 것처럼 평등과 평화를 추

구하고 불교사상에서 가장 기본적인 자비는 공감과

연대의 마음을 지향하지요 그렇지만 저희 역시도 실

제 사업에 이러한 가치들을 녹여내는 것이 아직은 많

이 부족한 것 같아요 현지 주민보다는 사업을 수행

하는 단체 중심으로 진행되고 국내후원자들의 요구

에 따라가는 것들은 저희뿐만 아니라 아마 다른 단

체들도 상황이 비슷하리라 생각됩니다 막상 사업 이

후의 관리는 부족하면서 후원자들에게 성과를 보여

주기 위해서 하는 사업이 너무 많다고 생각해요 막

상 현지 주민들이 필요하다고 요구한 것이 아닌데

도 우리가 일방적으로 사업을 진행하는 등의 문제들

말이죠 작년에 코빌(Covil)[1] 교육을 받으면서 이

러한 문제에 대해 더 생각해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빈곤 구조적인 폭력이 될 수 있음을 인지해야

그렇다면 현장사업에 이러한 가치들이

충분히 반영되지 못하는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요

문제의 원인과 결과를 제대로 보지 못하기 때문인 것

같아요 빈곤의 원인과 결과에 대한 근본적인 인식 즉

빈곤이 어디로부터 비롯되는가에 대한 정확한 인식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빈곤이 구조적인 폭력

이 될 수 있음을 깨닫는 것 말이죠 아직 한국의 국제개

발협력 역사가 짧기 때문에 충분히 실현되지 못하는 것

일 수도 있어요 빈곤문제가 단순히 해외에만 해당하

는 것이냐 하면 아니거든요 가난은 현재 우리 안에도

존재하고 있잖아요 저는 그렇기 때문에 개발협력분

야의 활동가들이 국내문제에도 더욱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생각해요 타인의 문제라고 생각했던 것을 나

의 삶의 문제로 받아들이는 순간 빈곤과 개발에 대한

보다 근본적인 접근이 가능해질 수 있다고 믿습니다

그러면 로터스월드가 중점을 두는 점은 무엇인가요

현재 준비 중이지만 lsquo현지NGO와 협력관계를 만들

자rsquo 라는 방향을 가지고 있어요 최근에 국제불교네트

워크에서 만난 단체들이 지역사회개발단체들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현지에서 활동했던 주민들의 권

한강화를 위한 활동을 하고 있는 단체들이죠 그래서

그분들의 활동경험을 배우고 우리의 사업 속에 녹여보

자는 생각을 가지고 있어요 권리에 기반한 관점 주민

운동적 관점에 대한 이야기들을 말이죠 사실 한국의

개발 NGO보다 현지에 있는 현지 NGO들이 더 그 지

역의 필요에 대해 잘 알고 현지 주민들에게 더 알맞게

일을 할 수 있는데도 현지 NGO를 바로 지원하는 단

체들이 많지 않아요 국제개발협력에서 현지 NGO는

조력자나 이해관계자 중 하나로 생각하기 때문이죠

그렇기 때문에 현지 NGO와 교류하면서 효과적인

사업과 주민권한 강화 등에 대해서 배우고 있어요

주민권한강화(empowerment)와 같은 경우에는 제

한된 자원 내에서 사업을 진행해야 하기 때문에 쉽

지 않지만 계속해서 노력하고 있는 사업 중 하나

에요 작년부터 주거 권에 대한 사업과 인권침해

지역의 주민들을 돕는 사업들을 하고 있고 미얀

마 모니와[2]에 대한 지원 사업도 이어가고 있어요

개발협력은 타인의 삶에 개입해서 변화를 주는 것이니

보다 신중한 접근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그러다 보니 정

말 필요한 것은 개발에 대한 철학과 윤리인 것 같은데요

네 맞아요 정말 공감하는 부분이에요 자기성찰

이 정말 중요하죠 개발NGO를 비롯한 시민사회가

항상 정부에게 문제 제기하는 부분이 바로 한국 개

발원조의 양적 성장인데 그렇다면 과연 우리 안에

는 이러한 문제가 없는지 되돌아봐야 하지 않을까

싶네요 우리 안에도 협력이나 연대하는 분위기보

다는 경쟁하는 모습이 주로 보이는 것 같아요 이러

한 모습이 우리가 무엇을 위해 이런 일을 하고 있는

지 여과없이 드러내고 있죠 이러한 이슈들을 함께

논할 수 있는 공론의장 또한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이제는 민 민협력을 위해 노력해야 할 때

국장님께서는 오랫동안 시민사회운동을 해오셨고 지

금은 개발NGO에 있으신데 서로 다른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1코빌(Covil) 코빌(Covil)은 Community Organizing과 Village의 합성어로lsquo지역과 함께 주민과 함께하는 주민운동rsquo의 방향성을 가진 활동가 조직이다2 미얀마 모니와 이 지역 주민들은 지역정부의 요청에 따라 농지를 3년간 중국구리광산회사에 빌려주고 3년이 지나도록 땅을 돌려받지 못하자 시위와 농성을 벌여왔다그러나 지난 11월말 화염방사기를 동원한 정부의 강제진압으로 100여명의 주민들과 스님들이 심한 화상을 입는 사태가 발생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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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스월드 사무국 앞에서 한재광 총장 민정희 국장 조이슬 간사 권아람 인턴의 모습 (왼쪽부터 차례대로) ODA Watch

먼저 상대적으로 인적자원과 재원이 시민사회에 비

해 풍부한 것 같아요 그리고 다들 정말 공부를 열

심히 하시는 것 같아요 (웃음) 특히 국제개발협력

에 관한 기술적인 방법론에 대한 학습도 많고요 하

지만 전체적으로 시야를 넓힐 수 있는 분야에는 공

부가 부족한 것 같아요 그리고 상대적으로 단체

들 간의 연대 협력은 비교적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

는 것 같아요 국내에서 협력하지 못하면 개발현장

에서 주민들과 협력을 이루기가 더욱 어렵잖아요

다른 단체와 연대 협력하는 모습이 부족한 것은 그만

큼 기존에 교류가 없어서가 아닐까요 국제개발협력

시민사회 내에서의 교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

최근 민관 협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반면 정작

민 민 간의 협력을 위한 노력은 아직 많이 부족한 것 같

아요 민간 단체들끼리 같이 사업을 해보면 서로 많이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예를 들어 환경 분야의 기

후변화 이슈는 매우 중요하고 구조적 변화가 필요함에

도 개발협력 사회에서는 큰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죠

민 민 간의 연대와 교류의 활성화를 통해 이와 같은 이슈

를 같이 대응해나가는 노력도 필요하지 않을까 싶네요

말씀을 들으니 다양한 단체들간의 만남이 중요하다고

생각됩니다 다양한 종교적 배경을 가진 분들이나 사

회운동을 하시는 많은 분들이 개발 NGO 커뮤니티에

합류하셔서 함께 토론할 수 있는 장이 마련되어야 하

지 않을까요

저도 국내에서 운동하시는 분들이 개발협력분야에 함

께 들어와서 같이 서로의 운동을 공유하고 나누는 시

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저희 단체를 비롯한 몇 단

체들이 함께 미얀마에서 개발활동을 수행하는 단체들

의 모임인 미지모[3]를 구상하고 추진하게 된 이유이

기도 하죠 미지모는 단체들이 서로 연대하고 협력해

야 한다는 생각으로 시작하게 되었어요 단체 간 협력

을 준비하며 실무자들끼리 모여보니 모두 코빌 교육

을 함께 받았던 사람들이더라고요(웃음) 모임을 하

면서 함께하는 기쁨을 많이 느끼고 있어요 미지모 사

람들 모두 지향하는 바가 비슷하기 때문에 서로 동지

애도 느끼죠 미지모 같은 모임들이 다른 단체들 사

이에서도 많이 이루어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미

지모에서도ldquo왜 우리 커뮤니티 내에서는 같이 협력하

는 사업이 없나rdquo 라는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어요

사실 단체와 단체가 서로 교류하고 협력하게 되면 서

로 배울 수 있는 점이 아주 많은데도 그런 모임이 많

지 않은 것 같아요 처음에는 힘들겠지만 같이 공동으

로 사업도 해보면 서로가 배울 수 있는 점이 많다고

생각해요 그 시간을 통해 개발협력에 대한 가치와 지

향점에 대한 생각들도 공유될 수 있으리라고 봅니다

ldquo누군가는 관심을 가지고 끊임없이 문제제기를 할

때 변화가 생기죠rdquo

현재 개발협력 시민사회의 구성원과 구조를 보면 실무

자는 여성이 많지만 실제 사업과 정책을 결정하는 위

치는 대부분 남성들로 이뤄져 있는데요 이에 대한 국

장님의 견해는 어떠하신지 궁금합니다

아무래도 남성중심의 사회구조를 그대로 반영한 모습

으로 보이는 것 같아요 젠더 문제에 대해서 관심을 가

지고 변화를 이루어야 하는 거죠 결국은 끊임없는 문

제제기가 필요하지 않나 싶어요 조직 내에서 불합리

한 것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고 여성들이 일을 할 수

OWL이 만난 사람

3 미지모 미얀마를 지원하는 사람들의 모임이란 뜻으로 로터스월드 프라미스 코코 따비에 4단체가 공동으로 만든 모임 이번 77호의 NGO현장 코너에서 개발협력 분야의 새로운 움직임인 lsquo미지모rsquo에 대해 다루고 있습니다 미지모의 활동이 궁금하신 분들께서는 해당 기사를 참고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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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스월드 사무국 앞에서 한재광 총장 민정희 국장 조이슬 간사 권아람 인턴의 모습 (왼쪽부터 차례대로) ODA Watch

있는 사회적인 여건이나 환경에 대해서도 누군가는 이

야기해야 하는 것이죠 이점에서는 저부터 시작해야 한

다고 생각해요 끝으로 활동가의 가장 중요한 자질은

바로 공감하는 능력이라고 생각해요 신문만 봐도 세

상에 너무나 많은 일들이 있어서 곧 잘 무력감에 빠지

기도 하죠 하지만 이러한 일들에 대해 일차적으로 관

심을 가지는 일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우리가 당장

하고 있는 일 이외에는 관심이 없어서는 안 되죠 조금

더 공감능력을 확장해서 세계에서 일어나는 여러 가지

고통에 대해 관심을 갖는 것 자체가 세상을 바꾸는 첫

발자국이라고 생각해요 개인적으로는 단체의 성과로

인정되지 못하는 일에 대해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하

는 게 아쉽지만 꼭 돈을 보내주지 않더라도 관심을 가

지는 자체가 연대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누군가의

고통을 알아주는 자체로도 그 사람에게 위로가 될 수

있기 때문이죠 그래서 사업으로 진행하지 못해도 일

단은 그러한 사실들을 회원들에게 알리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활동가의 역할은 사람들의 관심을 일깨워주고

공감할 수 있도록 운동해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국장님의 20여 년 간의 활동을 압축적으로 살펴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야기를 들으면서 앞으로의 활동

이 더욱 궁금해지는데요

저는 단체보다는 그 안의 사람을 잘 키워내고 싶어

요 이제까지의 저의 경험을 바탕으로 후배들을 잘 키

워서 올바르게 사업할 수 있도록 이끄는 역할을 하고

싶네요 또 출장처럼 짧은 시간이 아니라 현장에 가

서 오랜 시간을 주민들과 함께 보내고 또 사업현장을

구체적으로 보고 경험하는 시간도가지고 싶어요 이

제 아이들이 다 커서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해요 (웃

음) 마지막으로는 제가 가지고 있는 연대와 협력의

경험들을 가지고 현지 지역사회경험들을 한국의 개

발협력 분야에 소개하는 역할을 해나가고 싶습니다

인터뷰 시간 동안개발NGO 활동가로서 올바른 개발

협력의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해 매 순간 끊임없이 성

찰하고 문제제기를 하는 민정희 국장의 모습이 인상

적이었다 기존의 개발협력사회 내에서 교류와 연대

가 더 활발히 이루어져야 한다는 말에도 깊이 공감했

다 파트너 국가 간의 연대와 협력이전에 우리가 먼저

교류하고 연대해야 하지 않겠는가 앞으로 국제개발

커뮤니티 내에서의 활발한 교류와 다양한 연대의 모

습을 기대해본다 이번 인터뷰를 통해 (필자는) 한국

개발협력 사회 특히 개발NGO에 불어오는 새로운 바

람 다양하게 뻗어나가는 물줄기의 흐름을 목격한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민정희 국장의 오랜 경험이 담긴

이야기를 들으니 앞으로의 활동이 더욱 기대가 된다

권아람 작성 ODA Watch 인턴

aramclsr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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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활동가

(YP)들이 꿈틀꿈

틀 원조투명성

캠페인 TF를

조직하다

방울방울 나무를 수놓는 저 꽃잎처럼

한국외대

청년들의

사무국 방문

반가웠어요

한국외대 학생들과 조이슬 간사의 모습 ODA Watch

ODA Watch 이모저모

마침내 봄이 왔습니다 물러 갈듯 말듯 끝까지 애태우던 추위가 사라지고 햇살이 온 대지를 따스하게 감싸 안아

주고 있네요 길거리 나무들도 화사한 꽃잎으로 몸을 단장하느라 분주해 보입니다 봄이 와서일까요 워치에도

새로운 식구들이 찾아왔답니다 올 봄 모두 함께 꽃을 잘 피워낸다면 가을 무렵에는 풍성한 과실을 기대해볼 수

있지 않을까요

지난 4월 26일(금) ODA Watch가

국제개발협력학회(KAIDEC)에서

매년 공모하는 ODA 학술활동 지

원사업에 선정되었습니다 이로써

KAIDEC으로부터 지난 2011년부

터 연속 3년 동안 지원을 받게 되

었는데요 워치는 공모사업을 통한

1200만원의 지원금으로 올 한해

lsquo한국 개발원조 투명성 제고 방안 정

책 연구사업rsquo을 펼쳐나갈 예정입니

다 OWL 독자 여러분들도 한국 개

발원조의 투명성을 높일 수 있는 방

안을 함께 고민해주시겠어요 더불

어 워치가 꾸려나갈 원조투명성 캠

페인에 대해서도 많은 관심과 참여

부탁 드립니다

지난 4월 29일(월)에는 한국외국어

대학교에서 온 4명의 학생들이 ODA

Watch 사무국을 찾아왔답니다 워치가

도대체 어떤 곳인지 무엇을 하는 단체

인지 궁금해서 오늘 인터뷰를 위해 열심

히 공부했다며 이런 저런 질문들을 쏟아

냈는데요 NGO에 관한 교양수업을 듣

던 중 사례발표를 위해 여러 단체 중 워

치를 선택하게 되었다는 청년들 고민

이 담긴 질문에 답하는 시간도 참 즐거

웠답니다 워치가 어떤 단체인지() 궁

금하신 분들이 있다면 주저 말고 서교동

에 자리한 저희 사무국으로 차 한잔 하

러 오세요~~ ^^

ODA Watch 청년활동가들이 국제

개발협력의 흥미로운 이슈를 lsquo씹고

뜯고 맛보고 즐기기rsquo 위해 뭉쳤습니

다 청년활동가들은 관심 있는 이슈

를 중심으로 모여서 팀을 꾸려 시민

의 목소리를 내는 활동을 해오고 있

는데요 여러 팀들 중에 그 동안 국

내외 개발협력정책과 담론을 중점

적으로 공부해왔던 정책감시팀과

DAC(개발협력체계 비평가)팀이 주

축이 되어 Task Force 팀을 구성해

원조투명성과 책무성에 대해 국제

국내사회가 어떠한 이야기를 해오고

있는지 힘을 합쳐 알아보기로 했답

니다 지난 4월 10일 대망의 첫 모임

을 가졌는데요 매주 수요일마다 모

여서 이슈도 알아가고 무엇보다 서

로를 알아가는 시간을 가지고 있답

니다 앞으로 저희 청년활동가들이

펼쳐나갈 활동 많이 기대해주세요

첫 모임 후 뒷풀이 장소에서 한 컷시작을 기념하는 와인 한잔과 함께 ODA Wat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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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DEC지원

ODA 학술활동

공보사업 선정

환영합니다

이재원 간사님

권아람 인턴님

이재원

간사의

한마디

지난 4월 신입직원 및 인턴채용을 통

해 이재원 간사와 권아람 인턴이 ODA

Watch와 함께하게 되었습니다 이재

원 간사는 지난 2012년 ODA 인턴으

로 이미 한해 동안 사무국의 일원으로

동고동락(同苦同樂 )해왔는데요 앞으

로 두 분과 함께 채워나갈 워치가 더더

욱 기대됩니다 OWL 독자 여러분들

께 전하는 편지도 읽어주세요 ^^

안녕하세요 5월부터 ODA Watch의 새 식

구로 함께하게 될 이재원입니다 워치의 청년

활동가로 시작하여 지난 해 ODA 청년인턴으

로 1년간 사무국에서 일하는 행운을 누렸었

는데 올해는 이렇게 간사로 인연을 맺게 되

어 무척 기쁩니다 앞으로 겸손한 자세로 관

계하는 모든 분들과 함께하며 lsquo해피에너지rsquo를

나acuteshy 수 있는 활동가가 되겠습니다 아름다운

봄날 좋은 소식 나acuteshy 수 있어 행복하네요 여

러분의 많은 응원 부탁드려요 감사합니다

워치의

최연소 기부자

는 누구

감동 어린 소식 하나 ODA Watch의

최연소 기부자를 소개합니다~ ^^ 바

로 세상의 빛을 본지 꼭 한 달이 되어

가는 박시윤 양이 그 주인공인데요 박

욱범님께서 따님의 탄생을 기념하며 너

무나 감사하게도 일시 후원을 통해 그

환희와 행복을 워치와 함께 나주셨답니

다 박욱범님은 OWL에 해외특파원으

로 글을 기고하며 워치와 인연을 맺기

시작했는데요 현재는 영국에서의 석

사과정을 마치고 잠시 한국에 들어와

ODA Watch의 자매 기관인 (사)글로

벌발전연구원 ReDI의 연구원으로도 함

께하고 계시답니다 너무 감사한 마음

에 시윤 양을 위해 작은 선물을 준비한

워치 사무국 후원 담당 간사님과 간략

한 증정식도 가졌답니다~ ^^ 시윤 양

앞으로 건강하게 무럭무럭 자라나길 바

랄게요 ^^

권아람

인턴의

한마디

안녕하세요 ODA Watch OWL 독자 여러

분 ODA Watch에서 인턴으로 함께하게 된

권아람이라고 합니다 저는 인권에 관심이 많

아서 작년 하반기에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

에서 4개월 정도 일을 했었어요 앰네스티에

서는 인권의 관점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연대

운동의 방향성을 배울 수 있었는데요 ODA

Watch에서는 또 어떤 것들을 배우고 생각하

게 될 지 궁금하고 매우 기대가 되요 일한 지

이제 겨우 2주차인데 하루하루 많은 것들을

배우며 비판적인 관점으로 개발협력을 바라

보는 눈도 기르고 있어요 ODA Watch를 알

게 되어서 그리고 함께 일하게 되어 반갑습니

다 앞으로 독자 여러분들을 자주 뵐 수 있길

기대할게요 )

박욱범 님과 이재원 간사 ODA Watch 권아람 인턴과 이재원 간사 ODA Watch35

36

37

3월 재정보고

[ ODA Watch 살림살이 ]

ODA Watch는 투명한 재정운영을 원칙으로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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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원자 여러분과 OWL 독자들께 보고드립니다

워치의 살림살이에 더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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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DA Watch는 2006년 설립 이래로 한국의 국제개발협력 사업 및 정책이 인권 bull 평등 bull 연대에 기반하여 보다 책임 있게 효과적으로 사용되어 개발도상국의 빈곤퇴치 및 지속가능한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한국 대외원조의 정책을 지속적으로 감시 bull 제언하고 대안을 고민하는 참여형 시민사회단체(Civil Society Organization CSO)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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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18: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77호(2013.05.03)

거야 그런데 다른 조사결과에서는 1년 내내 물고기가 메콩과 문강 사이를 이동하고 알을 낳는다고 밝혀졌지 또 수문을 1년 내내 연다고 해서 팍문댐이 만들어내는 전력 생산량에는 아무런 영향도 없다고 이미 팍문댐은 목표한 전력을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는걸rdquo 분미 할아버지는 더욱 강경한 어조로 지금 주민들은 다시 단결하여 수문을 1년 내내 영원히 열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했다 정부는 들은 척도 안하고 1년에 4개월간만 수문을 여는 것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했다 심지어 작년에는 오로지 2개월만 열었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민들은 협상을 포기할 수 없다고 했다 그 이유는 문강을 떠나 살 수 없기 때문이다

ldquo정부가 그런 식으로 보상을 하고 우리는 어쩔 수 없이 집을 옮겨야 했고 무슨 노력인들 안 해봤겠어 다른 일자리도 구해보고 먹고 살 궁리를 했지 그런데 그게 쉽게 바뀔 수 있냐는 거야 평생을 강에서 살아온 사람들인데 예전엔 문강만 있으면 뭐든 다 가능했어 물고기를 잡아서 끼니를 해결하고 팔아서 다른 필요한 물품을 사고 벼농사를 짓는 사람과 교환해서 나누어 먹고 강 근처 숲에서 나무를 캐와서 장작을 하고 과일도 따먹고 자연으로부터 먹을 것들이 넘쳐나니 돈이 필요 없었지 내 손에 현금이 안 쥐어져도 아무 문제가 없었어 그런데 지금은 그럴 수가 없어 자연이 아니라 이제는 시장에 의존할 수밖에 없게 된 거야 강에서 구하던 물고기를 시장에 가야만 구할 수 있어 이웃들과 나눠 먹던 것들을 이제는 무조건 시장에서 사야만 해 하루에 최소 150바트(Baht 태국 통화 단위)는 필요한데 벌어올 데가 있어야지rdquo

한참을 열띠게 이야기를 나누다 조용히 자리를 지키던 우돔씨의 한마디에 가슴이 몹시도 울렁거렸다

ldquo우리가 말하는 게 있어 lsquo돈은 환상에 불과하다 물고기가 진짜다rsquo라고rdquo

한국 일본 중국 라오스의 시민사회와 언론이 메콩 지역 개발 문제를 조사하기 위해 꾸려진 조사단의 일행으로 이들 주민들을 만나면서 궁금한 것이 묻고 싶은 것이 무수히 많았다 하지만 가끔 이들이 격앙된 목소리를 높이거나 혹은 차근차근 말하다 때때로 깊은 숨을 쉬며 호흡을 고르는 모습을 보며 나도 모르게 목이 메고 더 이상 입을 열수 없는 상태가 되어버린다 돈은 환상에 불과하고 물고기가 진짜라니 이 얼마나

명료하고도 절대적인 진리인가 삶의 지혜인가 감동 인지 아픔인지 모를 감정에 잠시 멍해져 있다가 다시 분미 할아버지의 목소리가 들려와 얼른 정신을 차린다

ldquo팍문댐이 물고기만 사라지게 한 게 아니야 이 마을의 전통이 깨졌지 대대로 내려오던 물고기 잡는 기술을 더 이상 보존할 수 없게 됐고 남자들은 여기서 더 이상 처자식을 먹여 살리기가 어려우니 방콕이든 어디든 도시로 떠나야 했고 떠난 남자들은 도시에서 외롭고 힘드니 새로운 가정을 가지게 되고 남은 처자식들마저 떠돌게 되거나 여기서 입에 풀칠하기가 쉽지 않아졌고 수문이 열리지 않으면 지금보다 더 강물 오염이 심해질 것이고 물고기들은 죄다 죽어버리겠지 그러면 이 마을은 더 이상 보존하기가 힘들어rdquo

분미 할아버지가 잠시 상심으로 말을 잇지 못하는 사 이 라씨가 거들어 설명해준다 현재 문강의 수질 오염이 심각한 상황이고 이로 인해 주민들의 식량 안보가매우 위험한 수준이라고 한다 먹고 살기 위해 수입

댐 건설 이후 수문 개방 요구 시위 운동에 대해 설명하는 주민 윤지영

FOC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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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있어야 하는데 그동안 물고기를 잡는 것 말고는 해본 일이 없으니 다른 일을 찾는 것도 쉽지 않아서 일자리도 구하기가 힘들다고 한다 다른 일을 구할 수 없는 주민들은 결국 한참 떨어져 있는 다른 강에 가서 물고기를 잡아와 여기서 다시 팔아 수입을 만들고 있다고 했다 이 지역의 자산은 문강의 물고기를 잡는 것이고 이로부터 나온 지역 고유의 지혜가 주민들의 삶을 지켜왔는데 이 모든 게 상실되고 있다고 했다

우리는 물고기를 원한다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어느새 해가 뉘엿뉘엿 넘어간다 시계를 살펴보니 어느새 4시간이 훌쩍 흘렀다 이야기에 푹 빠져 시공간을 넘나들다 이들의 삶에 잠시 마음을 맡겼다가 문득 고개를 흔들어본다 20년간의 지난한 투쟁의 역사를 4시간이라는 짧은 시간동안 외부에서 찾아온 낯선 이들에게 전하는 것이 이들에게 어떤 의미가 있을까 행여나 아픔만 들추고 가는 것이 아닐까 도움이 되지

도 못할 텐데 이러고 있는 것이 무책임한 것 아닐까속으로 어쩔 줄 모르고 있는데 이런 내 마음을 읽은 마냥 분미 할아버지가 힘주어 말씀하신다

ldquo우리 이야기가 세상에 널리 널리 퍼져 알려졌으면 좋겠어 이렇게 여러분에게 이야기를 할 수 있어서 기쁘고 우리의 투쟁의 삶을 전할 수 있어서 자랑스러워 우리가 살아온 것은 정부와 권력의 부정의에 대한 저항이었어 이런 일이 여기뿐이겠어 다른 곳에서도 비일비재 할텐데 우리 삶을 공유해서 다른 곳에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도움이 된다면 얼마나 기쁜 일이야 우리가 바라는 건 그저 수문이 열려서 다시 우리가 살던 삶이 회복되는 거야 전통을 되살리고 싶어 우리는 전기를 원하지 않아 물고기를 원하지rdquo

참으로 또렷했다 전기가 아닌 물고기를 원한다는 이들의 눈동자는 더 없이 맑고 또렷했다 수문이 열릴 때까지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이들의 다짐은 더 없이 강건했다 오랜 시간 동안 겪어오면서 지치고 주저앉을 법도 한데 삶의 터전인 문강을 지키겠다는 굳은 결심은 이들 가슴속에 흔들림 없이 뿌리깊이 박힌 듯했다 이토록 강한 힘을 지킬 수 있는 데에는 주민들이 끝까지 목소리를 잃지 않도록 옆에서 지원하고 있는 지역 조직들과 국제단체들의 응원도 한몫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 무엇보다도 개발과 권력에 맞서 갈등과 분열을 겪으며 극복해온 과정에서 주민들 스스로 다져온 공동체의 의미 공동체가 가진 지혜에 대한 믿음이 그 중심에 있는 듯 했다 절대 자신들의 삶의 지혜와 자산을 전력 생산과 맞바꾸지 않을 것이라 했다

이야기가 끝나갈 무렵 라씨가 슬며시 웃으며 말했다

ldquo팍문댐의 잠재 전력 생산량은 136MW에요 현재 팍문댐에서 나는 전력으로 고작 방콕에 있는 백화점 3~4개에 전기를 공급하고 있다고 하네요rdquo

우본으로 오기 전 하룻밤 머물렀던 방콕의 복잡한 거리와 수많은 사람들이 어깨를 스치며 지나다니던 고층 백화점들이 언뜻 눈앞에 잠시 펼쳐진다 수백 년 살아온 수천 명의 삶과 또 다른 수천 명의 소비가 거래되는 순간이다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모르겠는 심정으로 어둑어둑해진 하늘만 무심코 바라본다

윤지영 작성 ODA Watch 정책기획팀장

odawatchnavercom

댐 건설 이후 수문 개방 요구 시위 운동에 대해 설명하는 주민 윤지영19

국제사회 내 한국 ODA의 현주소는 어디에 -2012 OECD DAC ODA 통계 분석-

FOCUS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DAC)는 지난 4월 3일 회원국들의 2012년 공적개발원조(ODA) 잠정통계를 발표했다 이번 발표에는 2012년 DAC 회원국들의 전체 ODA 규모 및 각국별 경제수준에 의거한 개발원조 규모를 보여주는 ODAGNI 비율 전년대비 원조규모 증감 연도별 중점협력지역 등을 분석하는 내용이 담겨있다 2013년부터 회원국이 된 아이슬란드의 통계결과도 제시되어 있으며 DAC 회원국은 아니지만 OECD에 가입한 체코 에스토니아 헝가리 이스라엘 폴란드 슬로바키아 슬로베니아 터키 그리고 아랍 에미레이트 연합 9개국의 자료와 EU DAC-EU G7 Non-G7 Non-DAC의 ODA 규모 및 전년대비 증감률도 확인할 수 있다 다양한 카테고리 별로 정리된 이번 통계를 통해 세계적 ODA의 흐름과 한국 ODA의 현주소 등을 파악해보자

계속되는 세계 경제 위기 ODA에 빨간 불이 켜졌다

2012년 OECD DAC 회원국의 전체 ODA 규모는 총 12559억 불로 전년 대비 평균이 약 40 하락하였다 국가 별 경제수준에 따른 ODA 규모를 파악할 수 있는 수치인ODA 대비 GNI비율은 작년 DAC 회원국 평균인031보다 002 감소한 029로 나타났다 지난 2011년 통계에서 전년도에 비해 27 가량 하락했던 것에 연이어 올해에도 더 큰 폭으로 원조규모가 줄어든 것은 그만큼 세계경제위기가 ODA에 미치는 막대한 영향을 여실히 보여준다 반면 공여국 중 G7의 ODA 규모 총계는 전체 의 701를 차지했고 EU의 경우 전체의 절반 가량인 507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통해 전 세계 ODA에서 두 그룹이 차지하는 비중이 여전히 매우 크다는 점을 알 수 있다

lt표 1gt에 명시되어 있는 OECD DAC회원국의 2012년

ODA실적 통계에 따르면 여전히 미국이 가장 많은 원조를 제공하고 있으며 그 뒤를 이어 영국 독일 프랑스 일본 순으로 상위권을 차지했다 그러나 상위 5개국 모두 적게는 07부터 많게는 28까지 전년대비 ODA 규모가 감소한 것을 알 수 있다 특히 유럽 경제위기가 심화됨에 따라 그리스와 이탈리아는 무려 각각 -170 -347에 달하는 ODA 규모를 축소했다

단연 돋보이는 한국 ODA 증가율 이 청신호를 유

지하기 위해서는

반면 2011-2012년 한국 ODA는 176 가량이 증가하며 DAC 회원국 중에 단연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ODA 규모 역시 24개 회원국 중 16위로 작년보다 한 계단 상승했다 국제사회가 경기침체로 인해 전반적으로 ODA 규모를 점차 감소하는 추세인 것에 반해 한국의 경우 2015년까지 GNI 대비 ODA 비율을 025까지 높이겠다는 목표 이행 차원에서 지난 몇 년간 원조규모를 점차 증가해오고 있어 이와 같은 차이가 더욱 극명하게 보여지는 것이다

그러나 이처럼 우리나라가 높은 증가율을 달성한 것은 한국 ODA가 다른 공여국에 비해 매우 적은 규모라는 점에 기인하기도 한다 실례로 2011-2012년 사이 91가 증가한 호주 ODA의 경우 절대규모 상으로는 457백만불이 늘어난 반면 한국의 경우 무려 176 가량이 상승했으나 이는 226백만불로 호주의 증가량에 비하면 절반 가량에 불과하다 한국 ODA의 성장을 향한 길이 아직은 멀다는 점을 그러므로 더욱 박차를 가해야 함을 보여준다 또한 한국의 ODAGNI 대비 비율은 014로 나타났다 이를 국민 1인당 금액으로 환산하면 34900원 가량에 달한다 즉 한국 국민들은 작년 한해2011년에 비해 약 4천원 정도 증가한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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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을 ODA 자금 조성을 위해 세금으로 납부한 것이다

반면 lt2013년 국제개발협력 종합시행계획gt에 따르면 2013년 ODAGNI 수치는 016에 달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025의 고지를 향한 걸음이 2년 정도 밖에 남지 않은 만큼 현실적으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원조 규모 증대에 관한 근본적이고 체계적인 전략 마련이 필요한 시점이다

국제사회 ODA 아직 갈 길이 멀다

전 세계 공여국들의 GNI 대비 ODA의 비율을 살펴보면 국제사회가 합의한 목표치인 07를 넘어선 국가

는 룩셈부르크(100) 스웨덴(099) 노르웨이(093) 덴마크(084) 네덜란드(071) 5개국이 유일하며 이 국가들의 ODA 규모는 전년 통계에서도 07를 웃돌았다 앞서 ODA의 절대 규모로는 미국을 비롯해 영국 독일 프랑스 등의 서유럽 국가들이 상위권을 차지했다면 국가 별 경제규모 및 수준에 따른 ODA 규모는 북유럽(Nordic+) 국가들이 높은 셈이다 하지만 룩셈부르크를 제외한 북유럽 4개국 역시 모두 작년에 비해 ODA 비율이 감소했다 2011년 통계를 통해 살펴본 상위 5개국의 GNI 대비 ODA 비율은 룩셈부르크(099) 스웨덴(102) 노르웨이(100) 덴마크(086) 네덜란드(075)였다한국의GNI 대비 ODA 비율은 전년에 비해 002 증

lt표 1gt OECD DAC 회원국들의 2011 2012년 ODA 규모 및 증감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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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CUS

가한 014로 나타났으나 여전히 DAC 회원국 평균인 029에는 현저하게 미치지 못하고 있다 DAC 24개 회원국 중국가 부도위기에 직면한 그리스 및 이탈리아 다음으로 최하위인 22위를 기록하고 있다

무상 ODA에 참여하는 주무부처가 41개에 달해

2012년 한국의 양자간 다자간 ODA 규모는 각각 116억 불과 389억 불로 작년과 비슷한 비율인 약 75 25로 나타났다 양자 ODA 중 무상원조와 유상원조 역시 64의 비율을 유지하며 70억 불과 47억 불을 차지했다 주목할만한 부분은 2012년 기준 무상원조 지원을 위해 133개 수원국에 외교부 교육부 재정부 KOICA를 비롯하여 지방자치단체까지 총 41개 기관이 ODA 사업에 참여했다는 것이다 작년 한 해 동안 국내ODA 분절화 문제가 시민사회를 비롯한 여러 이해당사자들에 의해 제기되어왔던 것에 반해 ODA 사업에 참여하는 주무부처의 수는 오히려 늘어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한국 원조의 양적 질적 성장을 위한 끊임없는 노

력 필요

이번 2012년 OECD DAC 실적통계는 지속되는 세계 경제 위기가 ODA에 미치는 영향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지난 2008년 미국 발 경제위기 이후 겨우 다시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던 ODA예산이 2010년을 정점으로 다시 하락세를 타고 있다 GNI 대비 ODA 비율의 07라는 국제사회가 합의한 목표 달성에서 점점 멀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은 각국의 원조 규모 줄이기에 대해 옥스팜 인터네셔널의 제레미 홉스(Jeremy Hobbs) 상임이사는 ldquo원조자금이 국가 예산에서 차지하는 부분은 아주 사소한 티끌에 지나지 않기 때문에 재정적자를 면하기 위해 규모를 줄여도 그 영향을 인식할 수 없을 정도이다 이는 마치 몸무게를 줄이기 위해 머리카락을 자르는 격이다rdquo (ldquoAid is such a tiny part of budgets that cutting it has no discernible impact on deficits --it is like cutting your hair to lose weightrdquo)라고 묘사한 바 있다 원조는 개도국 특히 원조 의존성이 높은 국가(aid dependent countries)들에게는 매우 필수적이고 중요한 자원이다 따라서 아주 적은 규모로 삭감한다고 할지라도 해당 국가들에는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은 자명하다 원조가 전체 국가 예산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매우 작기에 경제위기를 이유로 ODA 규모를 줄이는 것은 적자 개선에 아무런 효용성이 없을뿐더러 오히려 필요한 곳에 제공되는 지원을 가로막는 격이다

이처럼 전 세계 ODA에 적신호가 켜진 상황에서도 ODAGNI 07 달성의 약속을 이행하기 위해 원조 규모를 점차 확장하는 국가도 있다 바로 영국이다 지난 3월 20일 영국 정부는 2013 회계연도를 기준으로 자국의 ODAGNI 비율이 07를 넘어설 것이라고 발표했다 2012년 통계 기준 06에서 일년 만에 01 가량을 훌쩍 높인 것이다 이는 현재 부지런히 규모를 늘려나가고 있는 한국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2015년까지 ODAGNI 비율025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2011년 012 2012년 014 2013년 016(추정) 등 증가 속도가 목표 치에 비해 미미하기 때문이다 한국 정부는 규모 증대를 위한 체계적이고 현실적인 계획을 마련하고 국민들을 향한 끊임없는 설득을 통해 합의와 지지를 이끌어낼 수 있어야 한다 또한 양적 성장에 비례하여 질적 성장도 함께 고민해야 한다 무상원조 예산이 점차 늘어나는 부처 참여

lt그림 1gt DAC 회원국의 2012년 ODA 규모

lt그림 2gt DAC 회원국의 2012 ODAGNI 비율

(출처 OECD Statistics ndash ODA2012)

(출처 OECD Statistics ndash ODA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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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 인해 분절적으로 제공되지 않도록 해야 하며 국제 사회의 권고처럼 비구속성 원조를 강화하고 무상 원조의 비율을 확대함으로써 효과성 제고를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이 모든 것들을 실현하기 위해 정부는 무엇보다도 납세자로서 원조 자금을 조성하는 국민들이 본인의 세금이 개도국의 발전을 위해 어떻게 활용되고 있는가를 직접 확인할 수 있도록 원조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책무성을 담보해야 할 것이다

노태훈 장한이 작성

ODA Watch 청년활동가 11기 정책감시팀

dodream4mehanmailnet

lt표2gt 2012년 우리나라 ODA 부문적 실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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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시도 민단단체 사업발굴지원 프로그램이

민간단체 사업발굴지원 프로그램은 KOICA의 민관협력실에서 주최하는 시민사회협력프로그램 중 하나이며 국제개발협력민간협의회(이하 KCOC)가 2012년부터 2년간 주관해오고 있다 이번 프로그램은 기존 민관협력사업의 사전과정을 지원함으로써 새로이 개발협력사업을 수행하고자 하는 단체들에게 교육 컨설팅 사업발굴(현지 지역조사)의 기회를 제공한다 이를 통해 민관협력사업의 확대를 꾀함과 동시에 단체들의 전문성을 살린 창의적인 사업발굴 등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본 프로그램은 현지 사업수행을 위한 단순 지원에 그치지 않고 사업발굴을 위한 사전 교육 및 컨설팅 단체 간 네트워크 구축 등을 포함하는 포괄적인 역량강화 프로그램이라고 할 수 있다 기존 역량강화 교육프로그램과 차별되는 점은 사전 선정된 30여개 이상의 기관이 7~8개월에 걸친 긴 프로그램을 처음부터 끝까지 함께한다는 점이다 이 과정 중에서 네트워크 형성을 넘어서서 서로의 사업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돌아보는 상호 학습의 시간까지 가질 수 있다는 것이 무엇보다 큰 장점이다

눈에 띄는 변화 개발협력 시민사회의 다양화

참여기관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개발협력 시민사회가 정말 넓어지고 다양해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특징적인 부분을 살펴보면 첫째는 국내에서 장애인 직업교육 등 장애인을 수혜자로 사업을 진행하던 기관들이 대거 참여했다는 점이다 개발협력 사업에 있어 크로스커팅이슈로써 장애인이 수혜대상에

서 소외되지 않도록 하는 이슈에 대해서는 많은 논의가 된 바 있다 하지만 장애인을 직접 수혜자로 전면에 내놓은 사업은 많지 않았다 사업선정 심사에 참여한 한 심사위원은 ldquo이렇게 장애인을 직접 수혜대상으로 한 사업이 많았던 심사는 처음이다 긍정적인 변화로 보인다rdquo라고 이야기하기도 했다 둘째 국내 사회복지 사업 또는 대북사업을 중점적으로 시행하던 기관들이 해외사업에 눈을 돌리고 있다는 것이다 사업 수행 경험은 많지만 국제개발협력사업에 대한 경험이 부족하여 익숙하지 않았던 기관들에게는 낯선 용어와 사업수행 프로세스에 익숙해 질 수 있었던 기회였다 마지막으로 분야의 확장이다 전통적 개발협력사업에서 많이 볼 수 있었던 초등교육에서 한걸음 더 나아간 음악교육 과학교육과 같이 다양화되고 전문화된 사업이 시도되었다는 점이다 또한 에너지 마이크로크레딧과 같은 새로운 분야의 진출이 눈에 띈다

전년도 참가 단체인 정의로운 전환을 위한 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이하 에정연)는 라오스의 태양광 사업을 추진하였다 에정연은 태양광 시스템을 제공하는데 그치지 않고 이를 라오스 현지에서 관리할 수 있 도록 하는 교육 프로그램을 함께 구성하여 2013년 현재 열심히 사업을 수행 중에 있다 물꼬를 튼 것일까올해(2013년) 사업발굴 프로그램에는 환경에너지 분야 사업을 추진하는 기관들이 대거 참여하고있다 환경교육 태양광 에너지 적정기술 혼농임업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기관들이 사업발굴의 의지를 다지고 있다 전년도 사업에 참여했던 선배 단 체인 에정연은 새로운 참가 단체들을 위한 실무자 간담회에 참석해 경험을 공유할 예정이기도 하다 국제개발협력의 지형이 변화하고 있다 경험이 아무리 많아도 시행착오는 있게 마련이며 급변하는 이 시기에 겪어야할 어려움과 시행착오는 예전의 그것과 또 다를

한국 개발협력 시민사회에 신선한 바람이 불어오다

FOC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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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협력에 관한 관심이 날로 높아져가고 있다 높아져가는 관심만큼이나 민관협력사업도 확

대되고 있다 지난 3~4월 KOICA에서 열린 시민사회협력프로그램 및 글로벌 CSR 프로그램 설

명회가 개최된 KOICA 강당은 미리 설치된 의자가 부족할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몰렸다 그만

큼 많은 관심을 반증해준다고 할까 CSO 대학 기업 등 국제개발협력 관련 주체들이 날로 확

장되는 가운데이번에는 NGO의 변화에 주목해보자 이 글에서는 개발협력에서의 비전통적 시

민사회단체의 활약을 확인할 수 있는 lsquo민간단체 사업발굴지원 프로그램rsquo을 소개하고자 한다

것이다 비록 해외사업 경험이 짧은 초보 단체들이 주를 이루고 있는 프로그램이지만 이 기관들이 겪는 어려움을 서로 나누고 대안을 찾아내는 과정까지 초보라고 여겨버릴 것인가 그들이 흘린 땀방울과 의지를 보았다면 감히 그럴 수 없을 것이다 기관들이 보유하고

있는 각 분야의 전문성이 개발협력사업에 잘 녹아난다면 엄청난 시너지효과를 기대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서로에게 배우면서 발전하는 개발협력 NGO에 대

한 기대

사업수행에 대한 사례공유에 목말랐던 이들 기관들은 자신의 경험을 나누고 실패를 나누는데 주저하지 않았다 서로들 부족하다며 겸손을 표하였지만 오히려 사업의 경험을 나누고 기관의 사업계획서를 공개하는 것에도 주저함이 없었다 교육 및 컨설팅에 참여한 기관들도(사업규모가 큰 기존의 개발사업 수행기관) 마음을 다해 주었다 교육을 실시한 강사 중 한 사람(기존 사업수행기관 실무자)은 자신이 작성했던 사업계획서를 그대로 공개하는 과감함을 보여주며 신규단체들에게 힘을 보태어 주었다 뒷얘기를 들어보니 이후 많은 신규단체에서 lsquo감사했다rsquo lsquo큰 도움이 되어 너무 감사하다rsquo 라는 이야기를 전했다고 한다 그러다보니 신규기관들 역시 타 기관과 협력하는 데 주저함이 없다 얼마 전 전년도 참가기관 3곳에 lsquo올해 프로그램에 선정된 단체들을 대상으로 하는 실무자 간담회에 참석하여 전년도 사업경험이나 현재 사업을 진행하며 겪는 어려움을 공유해 주실 수 있겠느냐rsquo는 요청을 했다 망설임 없이 최선을 다해서 준비하겠다고 전화기너머로 들려오는 목소리에 참 마음이 따뜻해졌다 이와 같은 신선한 바람이 개발협력 시민사회 전체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작년 프로그램의 막바지 즈음에 개인적인 감상에 젖어 페이스북 담벼락에 글을 남긴 적이 있다 ldquo이곳도 현장임을 느끼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rdquo라는 것이 글

의 요지였다 작년에 처음 수행되는 프로그램이다 보니 교육도 많이 어려워했고 단체 간에 어느 정도의 경쟁의식도 있었던 것 같다 그런데 오랜 기간을 함께하다보니 조금씩 마음을 열어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비슷한 사업을 기획하고 있거나 같은 국가에서 사업

을 계획 중인 기관들을 스스로 찾아가며 정보도 공유하고 네트워크도 구축했다 처음에는 바빠서 교육에 참가 못하겠다며 앓는 소리를 하던 분이 교육의 필요성과 중요성에 공감하며 아직 부족하니 또 교육에 참가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교육 중에 그렇게 외치던 ldquo현지 주민들과의 lsquo라포형성rsquo이 이런 것이구나ldquo를 느끼며 잠시 감성적이 되었던 기억이 문득 떠오른다

물론 교육 몇 번으로 현지조사 한번으로 창의적인 사업발굴이 되는 것은 아니다 또한 신규 단체의 특성이나 분야 전문성을 고려하지 않은 채 획일적으로 기존의 프레임 안으로 편입시키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있을 수도 있다 그렇지만 개발협력사업에 관심을 가지고 진입하려는 신규기관들에게 또는 어떤 이유로든 교육에 참여할 기회가 없었던 기관들에게 또는 네트워크 기반을 필요로 하고 있던 기관들에게 본 프로그램이 가지는 의미는 분명히 작지 않을 것이다

올해 참가기관 중 한 곳은 이런 말을 했다 ldquo저희는 그동안 저희끼리만 사업을 참 열심히 해왔어요 이렇게 지원 프로그램이 있는 줄도 몰랐고 다른 단체와 협력도 거의 없었던지라 이번 기회를 통해 다른 기관들의 활동도 알고 싶고 어떤 교육과정이 있는지도 궁금합니다 꼭 참여하고 싶어요rdquo

올해도 역시 바람이 분다 새로운 바람이~

박현정 작성

국제개발협력민간협의회 대외협력팀 간사

ODA Watch 청년활동가 8기

rianaprkgmailcom

교육에 참가한 활동가들의 모습 그들의 고민이 느껴진다 마지막 교육을 마치고 함께 찍은 단체 사진 KCO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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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체가 사는 길은 연대이며

활동가가 사는 길은 협력입니다

미얀마를 지원하는 단체 활동가들의 모임lsquo미지모rsquo

간디학교의 교가는 lsquo연대와 협력을 통해 활동을 만들어 가고 싶어 하는 미얀마를 지원하는 단체 활동가들의 모임(이하 미지모)의 꿈rsquo과 맞닿아 있다

미지모는 lsquo미얀마를 지원하는 단체 활동가들의 모임rsquo이다 함께 움직이고 있는 4개 단체(더프라미스 따비에 로터스월드 해외주민운동한국위원회)는 규모가 작다 첫 모임을 누군가 제안하고 선뜻 동의하여 출발한 지 불과 8개월이다 작은 것을 지향하는 활동가들이 만났다 회의시간 보다 뒤풀이 자리가 길고 공식적인 논의보다 비공식적 수다가 즐거운 곳이다 이제껏 우리가 만나왔고 생각해 왔던 (소위 주류라 일컬어지는) 국제개발협력NGO에서 보면 대수롭지 않을 수 있다 각자 생존하기 바쁘고 사업을 위해 경쟁하고 성공과 결과를 향해 질주하는 비즈니스와도 같은 국제개발 영역에서 사람중심의 협력을 통해 일궈가는 소소한 과정들이 얼마나 가치 있게 존중 받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ldquo미지모가 반드시 목표를 정해놓고 가는 것은 아닙니다 그냥 같이 가는 것입니다 뜻이 있는 활동가들이 함께 가는 과정 자체가 의미 있고 중요합니다 그 과정에서 성과가 있다면 좋고어떤 목표나 방식을 규정하지는 않습니다rdquo

미지모의 구성원을 동지로 여긴다는 로터스월드 민정희님의 생각이다

미지모가 정해진 목표를 두고 반드시 가야 하는 길이 없다고 해서 누구 하나 불안해하거나 강요하지 않는다 자칭 자발적 행동과 실천이 미지모의 강점이다 해외

현장에서 주민의 주인화 주민의 주체성 주민의 자발성만을 강조했던 활동가들이 스스로 모여 자발적 선택과 행동을 하는 모습은 흔히 행정에 밀리고 현장관리에 급급하며 프로젝트 실행에 힘겨워하는 국제개발NGO 활동가들에게서 쉽게 발견할 수 있는 모습은 아니다

ldquo크게 뭔가 성과를 내려고 욕심내지 않기 때문에 가능한 것 같습니다 성과가 중요했다면 자기 것을 차지하기 위해 많은 부분을 쟁취하고자 했을 텐데 아예 그런 마음 없이 시작하고 있습니다 그런 마음이 우리 스스로를 움직이게 합니다rdquo

어지간해서는 뭔가 미련 갖지 않고 훌훌 떠날 것 같은 로터스월드의 박영신님이 꾸준히 참여하는 이유이다

혹 우리는 분주하고 여유 없는 사람들이 더 많은 일을 열심히 훌륭히 해내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무엇이 문제인지를 근본적으로 고민하지 않고 어떻게 가고 있는지를 관행적으로만 되돌아보는 누군가에게 미지모는 어쩜 lsquo무(無)지모rsquo일지도 모르겠다

미지모의 첫 활동

미지모는 미얀마 마을에서 주민들을 직접 만나는 미얀마 활동가들의 가능성과 성장에 우선적으로 주목하고 있다 한국 본부에서 주민들의 마음과 생각 힘을 모아내는 일은 우선적 활동이 아닌지 오래 되었다 할 수 없는 것은 할 수 없다고 인정하는 것부터가 시작이다 미지모의 힘은 사실을 사실대로 아는 것이다 모르거나 못하거나 안 되는 것에 변명하거나 합리화 하지 않으

꿈꾸지 않으면 사는 게 아니라고아무도 가지 않는 길 가는 우리들 누구도 꿈꾸지 못한 우리들의

세상 만들어 가네우리 알고 있네 우리 알고 있네 배운다는 건 가르친다는 건 희망을 노래하는 것

NGO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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려고 한다 대신 문제를 대안으로 실천해 보고자 한다

ldquo한국에서 일하는 우리는 중간실무자입니다 현장실무자 특히 현장의 한국실무자들을 만나보면 우리와 같은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문제라고 하는 것 우리가 욕구라고 하는 것들이 해결되지 않아 힘들어 하고 있기도 합니다 서울 본부에서 일하는 우리는 이런 사실을 잘 모릅니다 뭔가 채워지지 않고 문제라고 여기던 것을 풀어가야 하는데 이런 것들을 현지의 활동가들과 하고 싶습니다 한국에서 파견된 실무자들을 생각하면 나랑 크게 다르지 않은데 항상 다르다고 생각하고 있는 건 아닌지 자문을 해봅니다 현지의 활동가들에게 우리가 함께 하면 꿈같던 일들도 실제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며rdquo

박영신님의 바람은 우리 모두의 바람이기도 하다

ldquo주민 현장 늘 어려운 존재입니다 우리가 주민을 또는 현장을 얼마나 아는지 우리가 안다는 그것이 주민의 또는 현장의 무엇을 알고 있는 건지 그런데 모른다고 해서 멈추지 않는다고 하는 것입니다 멈출 수가 없다는 것입니다 그럼 해야 하는데 그걸 하고 있는 사람이 하도록 해야 합니다 그 사람이 바로 미얀마 현지의 활동가들입니다 그 활동가들이 우리의 고민보다 좀 더 얕을지는 모르지만 그들이 할 수 있는 게 우리보다 훨씬 많습니다 아마 알면 더 잘 할 것입니다rdquo

미지모를 제안한 해외주민운동한국위원회의 강인남님의 근본 고민은 미지모 모두의 고민이기도 하다 그것은 미지모의 첫 활동으로 연결되었다

오는 6월 미지모는 2주의 일정으로 미얀마에 간다 미지모를 구성하고 있는 4개 단체 그리고 이 단체와 관계를 맺고 있는 15명의 미얀마 활동가들이 모인다 만나서 고민과 어려움을 함께 나눌 생각이다 미얀마의 과거 현재 미래에 대한 의식(觀)을 통해 미얀마에 대한 진지한 사유를 할 것이다 미얀마의 현재가 세계의 패러다임 속에서 어떤 위치에 있는지 마음의 자유와 평화 인류의 상생과 평등에 대한 진지한 자기 물음을 갖는 과정도 가질 것이다 국제개발의 참 의미 현지 활동가의 정체성과 역할 주민관계와 주민조직화에 대한 워크숍을 통해 자기 길을 스스로 만들어 갈 것이다 그리고 주민중심으로 지역개발이 이루어지고 있는 주민현장을 방문하여 우리 활동의 가능성을 넓혀갈 것이다 이 교육훈련은 미얀마의 젊은이로서 주민현장의 활동가로서 처음 가져보는 공동

의 성장과정이다 미지모는 이 교육훈련을 만들어 내기 위해 미얀마 현지 활동가에게 묻고 피드백하고 교육프로그램을 짜고 미지모의 생각을 보태 다시 묻는 과정을 가져왔다 미지모답게 해보자는 것이었다

이들은 9월에 다시 한국에 온다 미얀마 현지에서 실현 가능한 아이디어를 좀 더 넓게 찾아보자는 것이다 독재국가에서 오래 갇혀 왔던 열정과 신념을 활동으로 연결시키기 위해서이다 직접 눈으로 보고 듣고 느끼고 함께 구상하는 것이다 사회와 세상을 보는 눈 그것은 그들의 힘을 배가시키는 동력이 될 것이라고 미지모는 믿는다 설령 이제와 다를 바가 없다 하더라도 한국의 협동조합과 518기념재단 방문 크고 작은 지역사회 조직을 방문하며 이들이 느끼고 생각했을lsquo그 시간의 울림rsquo에 미지모는 행복할 것이다

미지모를 위하여

미지모는 참 다른 개개인이 모였다 주류가 될 수 없는 소박한 이들이다 김수환추기경님의 말씀대로라면 바보 같은 이들이 모였다 바다가 되기보다는 늘 흐르는 냇물이 되기를 자처하는 이들 자신의 생각을 끝까지 말하지만 공동으로 모아진 결론에 대해서는 흔쾌히 받아들이는 이들 누군가 제안하면 진지하게 실현가능성을 모색하는 이들 미지모는 마음과 뜻이 모인 곳이다 그리고 그 방법을 찾고 있는 중이다

ldquo모든 곳이 그렇지만 국제개발협력분야에도 문제는 있습니다 그런데lsquo사건rsquo이라고 하는 것은 그 문제를 그냥 보고 넘기지 않는 것에서 만들어 지는 것 같습니다 실제 이 모임 안에서도 변화를 꿈꾸는 변화를 시도해 보려는 마음이 간절합니다 그런데 그것은 특별한 사람이 모여서 특별한 일을 만들어서 되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입니다 미지모는 같이 모이면 힘이 납니다 같이 만나서 이야기를 해보면 아무 것을 하지 않아도 만나는 것 자체가 힘이 납니다rdquo

사람들의 lsquo진정성 있는 관계rsquo를 성찰하게 하는 민정희님의 말이다

미지모는 돈이 없다 잃을게 없어서 당당하다 우리가 가진 전부가 있다면 함께 술 마실 돈 정도이다 미지모는 능력 있는 사람이 없다 한 사람이 특별하지 않아서 절로 협동심이 작용한다 우리가 가진 전부가 있다면 자연스럽게 나눠지는 우리 개인의 고민과 세상이야기를 주고 받는 술자리이다 이 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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를 통해 미지모는 서로가 서로를 성장하게 만든다

ldquo미지모를 통해서 사업을 같이 하는 것도 있지만 뭔 가 공감하는 부분이 더 넓어졌습니다 우리는 국제개발이나 미얀마만을 이야기하지 않습니다 그것을 뛰어 넘어서 우리가 지향하는 가치에 대해 같이 공유하고 사례들을 나눕니다 그리고 그것을 한국의 국제개발협력시민사회와 공유하기 위해 미지모속에서도 또 다른 협력을 만들어 냅니다 그래서 한 단체가 하기 힘든 벅찬 일을 함께 만들어 갑니다rdquo

더프라미스와 로터스월드는 또 다른 협력사업을 구상 중이다 미지모는 바람직한 모델이 되기를 희망한다 같은 국가 안에서 같은 활동을 하는 단체들이 모이고 비슷한 생각을 지닌 활동가들이 만나고 작은 단체가 모여 협력하고 누군가에게는 꿈이 되기도 하고 어느 단체에게는 lsquo또 다른 방식의 국제개발이 가능하다rsquo는 발상의 전환을 일으켜 주고 싶기도 하다 그러나 그것이 우리의 목표가 될 수는 없다 lsquo함께 하는 과정을 통해서 어느 지점엔가 도달했더니 그렇게 되어 있더라rsquo라는 결과를 낳고 싶은 절실함이다 미지모는 그 절실함을 다른 국제개발협력 단체들과 소통하고 나누고자 한다

ldquo우리가 처음에 함께 하기로 했던 이유를 잊지 말아야 합니다 어떤 성과나 결과물 보다는 단체도 함께 하고 활동가도 함께 해야 한다는 것을 유지해야 합니다ldquo

미지모의 대표 따비에 정보임님의 말이다 미지모가 절대 잃지 말아야 할 초심이다

미지모의 정기 모임에 따비에의 한 활동가가 왔다lsquo달다rsquo라고 하는 아담하고 정취 있는 이름을 가진 신입활동가이다 미지모 신입활동가의 칭찬에 우리는 모두 웃었지만 우리가 이미 누군가의 꿈이 되고 있다는 사실은 우리가 무엇을 노력해야 하는지를 다시 깨닫게 해주었다 달다님과 같은 꿈이 모이면 미얀마 주민들의 꿈도 그들이 주인이 되는 방식으로 익어갈 것이다

ldquo마웅저대표님과 정보임대표님이 미지모에 다녀오시면 이야기를 해주시는데요 저는 그걸 듣고 놀라웠습니다 다들 서로 각자 영역에서 따로따로 경쟁하듯이 한다고 생각했었고 실제 그런 모습들은 외부에서 봤을 때 선입견을 갖게 하거든요 그런데 안을 들여다보니 lsquo실무자들이 뭔가 다들 열심히 하고 있구나rsquo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늘 와서 느낀 것은 내가 만약 이 활동을 계속 하게 된다면 10년 후 15년 후 선생님들 같은 모습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실제 사무실 안에서 있을 때는 뭔가 그림이 잘 안 그려지기도 하고 지금까지 국제개발은 잘 모르겠다고 말하고 다녔는데 오늘 참가하고 들으면서 그림이 좀 더 그려져서 알 것 같기도 해요 처음 듣는 이야기 처음 듣는 상황도 많아서 많이 듣고 배우게 되었습니다rdquo

OWL 원고 기고를 요청 받고 미지모는 기고의 여부 누가 쓸 것인가 어떻게 쓸 것인가에 대한 의견

회의 중인 미지모의 모습 유보미

NGO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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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 모아갔다 미지모는 출발이다 자랑할 것도 내놓을 것도 검증 받은 것도 인정받거나 비난 받을 것도 없다 미지모는 누군가에게 말을 하고 싶은 것이 아니다 우리 스스로 다짐하며 보여주고 싶다

연대와 협력을 통해 더 많은 것을 일궈갈 수 있다는 것 뜻이 분명하면 방법은 만들어 진다는 것 100개의 사업보다 뜻을 가진 여섯 사람이 더 소중하다는 것 정보임 강인남 달다와 같은 후배들에게 마웅저 민정희 박영신 옥세영 유보미와 같은 선배들이 더프라미스와 로터스월드 같은 선배 단체들이 따비에와 KOCO(해외주민운동 한국위원회)같은 후배 단체들에게 분명 힘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그래서 우리는 서로가 선배이며 서로가 후배이다 서로 가르치며 서로 배우는 것이다 미지모가 만들어 갈 국제개발협력의 혁신을 꿈꾸며 미지모는 꿈꾸는 길로 최선을 다해 갈 것이다

OWL의 원고 작성을 위해 우리가 모이는 날 따비

에 마웅저 대표님은 518기념행사 준비회의에 참석

하시느라 함께하지 못하셨습니다 더프라미스의 유

보미님은 3년 만의 휴가를 만끽하셨고 옥세영님은

건강상의 이유로 참석하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작은

시간들이지만 우리와 함께 출발했던 지구촌나눔운

동의 김민영님도 미지모 안에 있었음을 기억합니다

미지모 작성

babolif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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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에 공감과 연대가 필요한 이유- 로터스월드 민정희 국장과의 인터뷰 -

인터뷰에 열중하고 있는 로터스월드민정희 국장의 모습

OWL 독자들을 위해 간단한 자기소개먼저 부탁 드립니다

안녕하세요 로터스월드 민정희 사무국장입니다

지난주에 큰아들을 군대 보낸 두 아들의 엄마이기도 하

지요 불교신자이기도 하고요 저는 대학 시절에는 불교

학생회에서 시민운동을 경험했고 실제로 졸업 후 몇 년

간은 관련 단체의 간사로도 활동했어요 결혼 후 한국여

성단체연합에서 활동하다 한국불교국제네트워크의 국

제이슈 담당 실무자로 활동했어요돌이켜보면 이때 개

도국 현지에 오가면서 국제개발협력 활동을 알게 되고

서서히 인연을 맺기 시작했던 것 같아요 사실 저는 로

터스월드 창립시절부터 도왔고 2006년 2월부터 함께

하기 시작했어요 중간에 잠시 대학사회봉사단으로 이

직 했다가 다시 복귀한지는 1년 8개월 정도되었습니다

로터스월드에서의 저의 1막과 2막을 비교해보면 확실히

처음 왔을 때는 일종의 문제의식이 크게 없었던 것 같아

요 해외출장을 자주 오가며 현지 주민들과 많이 접촉하

긴 했지만 특히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내가 주민을

어떻게 바라보아야 하는가 등에 대한 생각을 깊게 하지는

못했던 것 같아요 이번에 다시 돌아오면서 스스로 부족

한 부분을 깨닫고 배워야겠다는 생각이 먼저 들더라고요

제 나이가 적지는 않지만 (웃음)더욱 용기를 내서 움직이

고 있죠 최근에는 국제개발협력 관련 교육도 많이 수강하

고 사람들과도 적극적으로 교류하면서 서로의 경험을 나

누고 있어요 개발협력사회의 교류가 주는 긍정적인 면이

많아서 이러한 모임이 점점 늘어나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OWL이 만난 사람

lsquo한국 개발NGOrsquo에 대해 생각해보면 어떤 특징들이 머릿속에 떠오르시나요

주로 국제NGO 대형NGO 개신교도 중년의 남성 실무책임자들을 연상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번 OWL에서 만나본 로터스월드 민정희 사무국장은 불교를 기반으로 한 소규모 단체 활동가이자

사회운동가 출신의 여성 실무책임자로 개발NGO사회 내에서는 흔치 않은 경력의 소유자입∙니다

봄비가 내리던 4월 23일(화) 기존 개발협력 시민사회에 신선한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민정희 사무국장을 만

났습니다 OWL은 이 인터뷰를 통해 한국개발협력 시민사회가 점차 다양해지고 있는 단면을 나누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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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에 기반하는 단체로서 로터스월드가 존중하는 가

치는 무엇인가요 그리고 이러한 가치가 사업방식에

실제로 적용되고 있는지 궁금하네요

저희는 평등 평화 자비 세가지 가치를 중점으로 삼

고 있어요 부처가 살아온 모습 그대로 그가 계급을

부정하고 전쟁을 반대했던 것처럼 평등과 평화를 추

구하고 불교사상에서 가장 기본적인 자비는 공감과

연대의 마음을 지향하지요 그렇지만 저희 역시도 실

제 사업에 이러한 가치들을 녹여내는 것이 아직은 많

이 부족한 것 같아요 현지 주민보다는 사업을 수행

하는 단체 중심으로 진행되고 국내후원자들의 요구

에 따라가는 것들은 저희뿐만 아니라 아마 다른 단

체들도 상황이 비슷하리라 생각됩니다 막상 사업 이

후의 관리는 부족하면서 후원자들에게 성과를 보여

주기 위해서 하는 사업이 너무 많다고 생각해요 막

상 현지 주민들이 필요하다고 요구한 것이 아닌데

도 우리가 일방적으로 사업을 진행하는 등의 문제들

말이죠 작년에 코빌(Covil)[1] 교육을 받으면서 이

러한 문제에 대해 더 생각해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빈곤 구조적인 폭력이 될 수 있음을 인지해야

그렇다면 현장사업에 이러한 가치들이

충분히 반영되지 못하는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요

문제의 원인과 결과를 제대로 보지 못하기 때문인 것

같아요 빈곤의 원인과 결과에 대한 근본적인 인식 즉

빈곤이 어디로부터 비롯되는가에 대한 정확한 인식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빈곤이 구조적인 폭력

이 될 수 있음을 깨닫는 것 말이죠 아직 한국의 국제개

발협력 역사가 짧기 때문에 충분히 실현되지 못하는 것

일 수도 있어요 빈곤문제가 단순히 해외에만 해당하

는 것이냐 하면 아니거든요 가난은 현재 우리 안에도

존재하고 있잖아요 저는 그렇기 때문에 개발협력분

야의 활동가들이 국내문제에도 더욱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생각해요 타인의 문제라고 생각했던 것을 나

의 삶의 문제로 받아들이는 순간 빈곤과 개발에 대한

보다 근본적인 접근이 가능해질 수 있다고 믿습니다

그러면 로터스월드가 중점을 두는 점은 무엇인가요

현재 준비 중이지만 lsquo현지NGO와 협력관계를 만들

자rsquo 라는 방향을 가지고 있어요 최근에 국제불교네트

워크에서 만난 단체들이 지역사회개발단체들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현지에서 활동했던 주민들의 권

한강화를 위한 활동을 하고 있는 단체들이죠 그래서

그분들의 활동경험을 배우고 우리의 사업 속에 녹여보

자는 생각을 가지고 있어요 권리에 기반한 관점 주민

운동적 관점에 대한 이야기들을 말이죠 사실 한국의

개발 NGO보다 현지에 있는 현지 NGO들이 더 그 지

역의 필요에 대해 잘 알고 현지 주민들에게 더 알맞게

일을 할 수 있는데도 현지 NGO를 바로 지원하는 단

체들이 많지 않아요 국제개발협력에서 현지 NGO는

조력자나 이해관계자 중 하나로 생각하기 때문이죠

그렇기 때문에 현지 NGO와 교류하면서 효과적인

사업과 주민권한 강화 등에 대해서 배우고 있어요

주민권한강화(empowerment)와 같은 경우에는 제

한된 자원 내에서 사업을 진행해야 하기 때문에 쉽

지 않지만 계속해서 노력하고 있는 사업 중 하나

에요 작년부터 주거 권에 대한 사업과 인권침해

지역의 주민들을 돕는 사업들을 하고 있고 미얀

마 모니와[2]에 대한 지원 사업도 이어가고 있어요

개발협력은 타인의 삶에 개입해서 변화를 주는 것이니

보다 신중한 접근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그러다 보니 정

말 필요한 것은 개발에 대한 철학과 윤리인 것 같은데요

네 맞아요 정말 공감하는 부분이에요 자기성찰

이 정말 중요하죠 개발NGO를 비롯한 시민사회가

항상 정부에게 문제 제기하는 부분이 바로 한국 개

발원조의 양적 성장인데 그렇다면 과연 우리 안에

는 이러한 문제가 없는지 되돌아봐야 하지 않을까

싶네요 우리 안에도 협력이나 연대하는 분위기보

다는 경쟁하는 모습이 주로 보이는 것 같아요 이러

한 모습이 우리가 무엇을 위해 이런 일을 하고 있는

지 여과없이 드러내고 있죠 이러한 이슈들을 함께

논할 수 있는 공론의장 또한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이제는 민 민협력을 위해 노력해야 할 때

국장님께서는 오랫동안 시민사회운동을 해오셨고 지

금은 개발NGO에 있으신데 서로 다른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1코빌(Covil) 코빌(Covil)은 Community Organizing과 Village의 합성어로lsquo지역과 함께 주민과 함께하는 주민운동rsquo의 방향성을 가진 활동가 조직이다2 미얀마 모니와 이 지역 주민들은 지역정부의 요청에 따라 농지를 3년간 중국구리광산회사에 빌려주고 3년이 지나도록 땅을 돌려받지 못하자 시위와 농성을 벌여왔다그러나 지난 11월말 화염방사기를 동원한 정부의 강제진압으로 100여명의 주민들과 스님들이 심한 화상을 입는 사태가 발생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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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스월드 사무국 앞에서 한재광 총장 민정희 국장 조이슬 간사 권아람 인턴의 모습 (왼쪽부터 차례대로) ODA Watch

먼저 상대적으로 인적자원과 재원이 시민사회에 비

해 풍부한 것 같아요 그리고 다들 정말 공부를 열

심히 하시는 것 같아요 (웃음) 특히 국제개발협력

에 관한 기술적인 방법론에 대한 학습도 많고요 하

지만 전체적으로 시야를 넓힐 수 있는 분야에는 공

부가 부족한 것 같아요 그리고 상대적으로 단체

들 간의 연대 협력은 비교적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

는 것 같아요 국내에서 협력하지 못하면 개발현장

에서 주민들과 협력을 이루기가 더욱 어렵잖아요

다른 단체와 연대 협력하는 모습이 부족한 것은 그만

큼 기존에 교류가 없어서가 아닐까요 국제개발협력

시민사회 내에서의 교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

최근 민관 협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반면 정작

민 민 간의 협력을 위한 노력은 아직 많이 부족한 것 같

아요 민간 단체들끼리 같이 사업을 해보면 서로 많이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예를 들어 환경 분야의 기

후변화 이슈는 매우 중요하고 구조적 변화가 필요함에

도 개발협력 사회에서는 큰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죠

민 민 간의 연대와 교류의 활성화를 통해 이와 같은 이슈

를 같이 대응해나가는 노력도 필요하지 않을까 싶네요

말씀을 들으니 다양한 단체들간의 만남이 중요하다고

생각됩니다 다양한 종교적 배경을 가진 분들이나 사

회운동을 하시는 많은 분들이 개발 NGO 커뮤니티에

합류하셔서 함께 토론할 수 있는 장이 마련되어야 하

지 않을까요

저도 국내에서 운동하시는 분들이 개발협력분야에 함

께 들어와서 같이 서로의 운동을 공유하고 나누는 시

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저희 단체를 비롯한 몇 단

체들이 함께 미얀마에서 개발활동을 수행하는 단체들

의 모임인 미지모[3]를 구상하고 추진하게 된 이유이

기도 하죠 미지모는 단체들이 서로 연대하고 협력해

야 한다는 생각으로 시작하게 되었어요 단체 간 협력

을 준비하며 실무자들끼리 모여보니 모두 코빌 교육

을 함께 받았던 사람들이더라고요(웃음) 모임을 하

면서 함께하는 기쁨을 많이 느끼고 있어요 미지모 사

람들 모두 지향하는 바가 비슷하기 때문에 서로 동지

애도 느끼죠 미지모 같은 모임들이 다른 단체들 사

이에서도 많이 이루어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미

지모에서도ldquo왜 우리 커뮤니티 내에서는 같이 협력하

는 사업이 없나rdquo 라는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어요

사실 단체와 단체가 서로 교류하고 협력하게 되면 서

로 배울 수 있는 점이 아주 많은데도 그런 모임이 많

지 않은 것 같아요 처음에는 힘들겠지만 같이 공동으

로 사업도 해보면 서로가 배울 수 있는 점이 많다고

생각해요 그 시간을 통해 개발협력에 대한 가치와 지

향점에 대한 생각들도 공유될 수 있으리라고 봅니다

ldquo누군가는 관심을 가지고 끊임없이 문제제기를 할

때 변화가 생기죠rdquo

현재 개발협력 시민사회의 구성원과 구조를 보면 실무

자는 여성이 많지만 실제 사업과 정책을 결정하는 위

치는 대부분 남성들로 이뤄져 있는데요 이에 대한 국

장님의 견해는 어떠하신지 궁금합니다

아무래도 남성중심의 사회구조를 그대로 반영한 모습

으로 보이는 것 같아요 젠더 문제에 대해서 관심을 가

지고 변화를 이루어야 하는 거죠 결국은 끊임없는 문

제제기가 필요하지 않나 싶어요 조직 내에서 불합리

한 것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고 여성들이 일을 할 수

OWL이 만난 사람

3 미지모 미얀마를 지원하는 사람들의 모임이란 뜻으로 로터스월드 프라미스 코코 따비에 4단체가 공동으로 만든 모임 이번 77호의 NGO현장 코너에서 개발협력 분야의 새로운 움직임인 lsquo미지모rsquo에 대해 다루고 있습니다 미지모의 활동이 궁금하신 분들께서는 해당 기사를 참고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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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스월드 사무국 앞에서 한재광 총장 민정희 국장 조이슬 간사 권아람 인턴의 모습 (왼쪽부터 차례대로) ODA Watch

있는 사회적인 여건이나 환경에 대해서도 누군가는 이

야기해야 하는 것이죠 이점에서는 저부터 시작해야 한

다고 생각해요 끝으로 활동가의 가장 중요한 자질은

바로 공감하는 능력이라고 생각해요 신문만 봐도 세

상에 너무나 많은 일들이 있어서 곧 잘 무력감에 빠지

기도 하죠 하지만 이러한 일들에 대해 일차적으로 관

심을 가지는 일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우리가 당장

하고 있는 일 이외에는 관심이 없어서는 안 되죠 조금

더 공감능력을 확장해서 세계에서 일어나는 여러 가지

고통에 대해 관심을 갖는 것 자체가 세상을 바꾸는 첫

발자국이라고 생각해요 개인적으로는 단체의 성과로

인정되지 못하는 일에 대해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하

는 게 아쉽지만 꼭 돈을 보내주지 않더라도 관심을 가

지는 자체가 연대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누군가의

고통을 알아주는 자체로도 그 사람에게 위로가 될 수

있기 때문이죠 그래서 사업으로 진행하지 못해도 일

단은 그러한 사실들을 회원들에게 알리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활동가의 역할은 사람들의 관심을 일깨워주고

공감할 수 있도록 운동해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국장님의 20여 년 간의 활동을 압축적으로 살펴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야기를 들으면서 앞으로의 활동

이 더욱 궁금해지는데요

저는 단체보다는 그 안의 사람을 잘 키워내고 싶어

요 이제까지의 저의 경험을 바탕으로 후배들을 잘 키

워서 올바르게 사업할 수 있도록 이끄는 역할을 하고

싶네요 또 출장처럼 짧은 시간이 아니라 현장에 가

서 오랜 시간을 주민들과 함께 보내고 또 사업현장을

구체적으로 보고 경험하는 시간도가지고 싶어요 이

제 아이들이 다 커서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해요 (웃

음) 마지막으로는 제가 가지고 있는 연대와 협력의

경험들을 가지고 현지 지역사회경험들을 한국의 개

발협력 분야에 소개하는 역할을 해나가고 싶습니다

인터뷰 시간 동안개발NGO 활동가로서 올바른 개발

협력의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해 매 순간 끊임없이 성

찰하고 문제제기를 하는 민정희 국장의 모습이 인상

적이었다 기존의 개발협력사회 내에서 교류와 연대

가 더 활발히 이루어져야 한다는 말에도 깊이 공감했

다 파트너 국가 간의 연대와 협력이전에 우리가 먼저

교류하고 연대해야 하지 않겠는가 앞으로 국제개발

커뮤니티 내에서의 활발한 교류와 다양한 연대의 모

습을 기대해본다 이번 인터뷰를 통해 (필자는) 한국

개발협력 사회 특히 개발NGO에 불어오는 새로운 바

람 다양하게 뻗어나가는 물줄기의 흐름을 목격한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민정희 국장의 오랜 경험이 담긴

이야기를 들으니 앞으로의 활동이 더욱 기대가 된다

권아람 작성 ODA Watch 인턴

aramclsrnnavercom

33

청년활동가

(YP)들이 꿈틀꿈

틀 원조투명성

캠페인 TF를

조직하다

방울방울 나무를 수놓는 저 꽃잎처럼

한국외대

청년들의

사무국 방문

반가웠어요

한국외대 학생들과 조이슬 간사의 모습 ODA Watch

ODA Watch 이모저모

마침내 봄이 왔습니다 물러 갈듯 말듯 끝까지 애태우던 추위가 사라지고 햇살이 온 대지를 따스하게 감싸 안아

주고 있네요 길거리 나무들도 화사한 꽃잎으로 몸을 단장하느라 분주해 보입니다 봄이 와서일까요 워치에도

새로운 식구들이 찾아왔답니다 올 봄 모두 함께 꽃을 잘 피워낸다면 가을 무렵에는 풍성한 과실을 기대해볼 수

있지 않을까요

지난 4월 26일(금) ODA Watch가

국제개발협력학회(KAIDEC)에서

매년 공모하는 ODA 학술활동 지

원사업에 선정되었습니다 이로써

KAIDEC으로부터 지난 2011년부

터 연속 3년 동안 지원을 받게 되

었는데요 워치는 공모사업을 통한

1200만원의 지원금으로 올 한해

lsquo한국 개발원조 투명성 제고 방안 정

책 연구사업rsquo을 펼쳐나갈 예정입니

다 OWL 독자 여러분들도 한국 개

발원조의 투명성을 높일 수 있는 방

안을 함께 고민해주시겠어요 더불

어 워치가 꾸려나갈 원조투명성 캠

페인에 대해서도 많은 관심과 참여

부탁 드립니다

지난 4월 29일(월)에는 한국외국어

대학교에서 온 4명의 학생들이 ODA

Watch 사무국을 찾아왔답니다 워치가

도대체 어떤 곳인지 무엇을 하는 단체

인지 궁금해서 오늘 인터뷰를 위해 열심

히 공부했다며 이런 저런 질문들을 쏟아

냈는데요 NGO에 관한 교양수업을 듣

던 중 사례발표를 위해 여러 단체 중 워

치를 선택하게 되었다는 청년들 고민

이 담긴 질문에 답하는 시간도 참 즐거

웠답니다 워치가 어떤 단체인지() 궁

금하신 분들이 있다면 주저 말고 서교동

에 자리한 저희 사무국으로 차 한잔 하

러 오세요~~ ^^

ODA Watch 청년활동가들이 국제

개발협력의 흥미로운 이슈를 lsquo씹고

뜯고 맛보고 즐기기rsquo 위해 뭉쳤습니

다 청년활동가들은 관심 있는 이슈

를 중심으로 모여서 팀을 꾸려 시민

의 목소리를 내는 활동을 해오고 있

는데요 여러 팀들 중에 그 동안 국

내외 개발협력정책과 담론을 중점

적으로 공부해왔던 정책감시팀과

DAC(개발협력체계 비평가)팀이 주

축이 되어 Task Force 팀을 구성해

원조투명성과 책무성에 대해 국제

국내사회가 어떠한 이야기를 해오고

있는지 힘을 합쳐 알아보기로 했답

니다 지난 4월 10일 대망의 첫 모임

을 가졌는데요 매주 수요일마다 모

여서 이슈도 알아가고 무엇보다 서

로를 알아가는 시간을 가지고 있답

니다 앞으로 저희 청년활동가들이

펼쳐나갈 활동 많이 기대해주세요

첫 모임 후 뒷풀이 장소에서 한 컷시작을 기념하는 와인 한잔과 함께 ODA Watch

34

KAIDEC지원

ODA 학술활동

공보사업 선정

환영합니다

이재원 간사님

권아람 인턴님

이재원

간사의

한마디

지난 4월 신입직원 및 인턴채용을 통

해 이재원 간사와 권아람 인턴이 ODA

Watch와 함께하게 되었습니다 이재

원 간사는 지난 2012년 ODA 인턴으

로 이미 한해 동안 사무국의 일원으로

동고동락(同苦同樂 )해왔는데요 앞으

로 두 분과 함께 채워나갈 워치가 더더

욱 기대됩니다 OWL 독자 여러분들

께 전하는 편지도 읽어주세요 ^^

안녕하세요 5월부터 ODA Watch의 새 식

구로 함께하게 될 이재원입니다 워치의 청년

활동가로 시작하여 지난 해 ODA 청년인턴으

로 1년간 사무국에서 일하는 행운을 누렸었

는데 올해는 이렇게 간사로 인연을 맺게 되

어 무척 기쁩니다 앞으로 겸손한 자세로 관

계하는 모든 분들과 함께하며 lsquo해피에너지rsquo를

나acuteshy 수 있는 활동가가 되겠습니다 아름다운

봄날 좋은 소식 나acuteshy 수 있어 행복하네요 여

러분의 많은 응원 부탁드려요 감사합니다

워치의

최연소 기부자

는 누구

감동 어린 소식 하나 ODA Watch의

최연소 기부자를 소개합니다~ ^^ 바

로 세상의 빛을 본지 꼭 한 달이 되어

가는 박시윤 양이 그 주인공인데요 박

욱범님께서 따님의 탄생을 기념하며 너

무나 감사하게도 일시 후원을 통해 그

환희와 행복을 워치와 함께 나주셨답니

다 박욱범님은 OWL에 해외특파원으

로 글을 기고하며 워치와 인연을 맺기

시작했는데요 현재는 영국에서의 석

사과정을 마치고 잠시 한국에 들어와

ODA Watch의 자매 기관인 (사)글로

벌발전연구원 ReDI의 연구원으로도 함

께하고 계시답니다 너무 감사한 마음

에 시윤 양을 위해 작은 선물을 준비한

워치 사무국 후원 담당 간사님과 간략

한 증정식도 가졌답니다~ ^^ 시윤 양

앞으로 건강하게 무럭무럭 자라나길 바

랄게요 ^^

권아람

인턴의

한마디

안녕하세요 ODA Watch OWL 독자 여러

분 ODA Watch에서 인턴으로 함께하게 된

권아람이라고 합니다 저는 인권에 관심이 많

아서 작년 하반기에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

에서 4개월 정도 일을 했었어요 앰네스티에

서는 인권의 관점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연대

운동의 방향성을 배울 수 있었는데요 ODA

Watch에서는 또 어떤 것들을 배우고 생각하

게 될 지 궁금하고 매우 기대가 되요 일한 지

이제 겨우 2주차인데 하루하루 많은 것들을

배우며 비판적인 관점으로 개발협력을 바라

보는 눈도 기르고 있어요 ODA Watch를 알

게 되어서 그리고 함께 일하게 되어 반갑습니

다 앞으로 독자 여러분들을 자주 뵐 수 있길

기대할게요 )

박욱범 님과 이재원 간사 ODA Watch 권아람 인턴과 이재원 간사 ODA Watch35

36

37

3월 재정보고

[ ODA Watch 살림살이 ]

ODA Watch는 투명한 재정운영을 원칙으로 합니다

소중한 후원금으로 운영되는 워치의 살림살이가 어느 곳에 어떻게 쓰여지는지

후원자 여러분과 OWL 독자들께 보고드립니다

워치의 살림살이에 더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38

ODA Watch는 2006년 설립 이래로 한국의 국제개발협력 사업 및 정책이 인권 bull 평등 bull 연대에 기반하여 보다 책임 있게 효과적으로 사용되어 개발도상국의 빈곤퇴치 및 지속가능한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한국 대외원조의 정책을 지속적으로 감시 bull 제언하고 대안을 고민하는 참여형 시민사회단체(Civil Society Organization CSO)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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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19: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77호(2013.05.03)

이 있어야 하는데 그동안 물고기를 잡는 것 말고는 해본 일이 없으니 다른 일을 찾는 것도 쉽지 않아서 일자리도 구하기가 힘들다고 한다 다른 일을 구할 수 없는 주민들은 결국 한참 떨어져 있는 다른 강에 가서 물고기를 잡아와 여기서 다시 팔아 수입을 만들고 있다고 했다 이 지역의 자산은 문강의 물고기를 잡는 것이고 이로부터 나온 지역 고유의 지혜가 주민들의 삶을 지켜왔는데 이 모든 게 상실되고 있다고 했다

우리는 물고기를 원한다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어느새 해가 뉘엿뉘엿 넘어간다 시계를 살펴보니 어느새 4시간이 훌쩍 흘렀다 이야기에 푹 빠져 시공간을 넘나들다 이들의 삶에 잠시 마음을 맡겼다가 문득 고개를 흔들어본다 20년간의 지난한 투쟁의 역사를 4시간이라는 짧은 시간동안 외부에서 찾아온 낯선 이들에게 전하는 것이 이들에게 어떤 의미가 있을까 행여나 아픔만 들추고 가는 것이 아닐까 도움이 되지

도 못할 텐데 이러고 있는 것이 무책임한 것 아닐까속으로 어쩔 줄 모르고 있는데 이런 내 마음을 읽은 마냥 분미 할아버지가 힘주어 말씀하신다

ldquo우리 이야기가 세상에 널리 널리 퍼져 알려졌으면 좋겠어 이렇게 여러분에게 이야기를 할 수 있어서 기쁘고 우리의 투쟁의 삶을 전할 수 있어서 자랑스러워 우리가 살아온 것은 정부와 권력의 부정의에 대한 저항이었어 이런 일이 여기뿐이겠어 다른 곳에서도 비일비재 할텐데 우리 삶을 공유해서 다른 곳에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도움이 된다면 얼마나 기쁜 일이야 우리가 바라는 건 그저 수문이 열려서 다시 우리가 살던 삶이 회복되는 거야 전통을 되살리고 싶어 우리는 전기를 원하지 않아 물고기를 원하지rdquo

참으로 또렷했다 전기가 아닌 물고기를 원한다는 이들의 눈동자는 더 없이 맑고 또렷했다 수문이 열릴 때까지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이들의 다짐은 더 없이 강건했다 오랜 시간 동안 겪어오면서 지치고 주저앉을 법도 한데 삶의 터전인 문강을 지키겠다는 굳은 결심은 이들 가슴속에 흔들림 없이 뿌리깊이 박힌 듯했다 이토록 강한 힘을 지킬 수 있는 데에는 주민들이 끝까지 목소리를 잃지 않도록 옆에서 지원하고 있는 지역 조직들과 국제단체들의 응원도 한몫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 무엇보다도 개발과 권력에 맞서 갈등과 분열을 겪으며 극복해온 과정에서 주민들 스스로 다져온 공동체의 의미 공동체가 가진 지혜에 대한 믿음이 그 중심에 있는 듯 했다 절대 자신들의 삶의 지혜와 자산을 전력 생산과 맞바꾸지 않을 것이라 했다

이야기가 끝나갈 무렵 라씨가 슬며시 웃으며 말했다

ldquo팍문댐의 잠재 전력 생산량은 136MW에요 현재 팍문댐에서 나는 전력으로 고작 방콕에 있는 백화점 3~4개에 전기를 공급하고 있다고 하네요rdquo

우본으로 오기 전 하룻밤 머물렀던 방콕의 복잡한 거리와 수많은 사람들이 어깨를 스치며 지나다니던 고층 백화점들이 언뜻 눈앞에 잠시 펼쳐진다 수백 년 살아온 수천 명의 삶과 또 다른 수천 명의 소비가 거래되는 순간이다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모르겠는 심정으로 어둑어둑해진 하늘만 무심코 바라본다

윤지영 작성 ODA Watch 정책기획팀장

odawatchnavercom

댐 건설 이후 수문 개방 요구 시위 운동에 대해 설명하는 주민 윤지영19

국제사회 내 한국 ODA의 현주소는 어디에 -2012 OECD DAC ODA 통계 분석-

FOCUS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DAC)는 지난 4월 3일 회원국들의 2012년 공적개발원조(ODA) 잠정통계를 발표했다 이번 발표에는 2012년 DAC 회원국들의 전체 ODA 규모 및 각국별 경제수준에 의거한 개발원조 규모를 보여주는 ODAGNI 비율 전년대비 원조규모 증감 연도별 중점협력지역 등을 분석하는 내용이 담겨있다 2013년부터 회원국이 된 아이슬란드의 통계결과도 제시되어 있으며 DAC 회원국은 아니지만 OECD에 가입한 체코 에스토니아 헝가리 이스라엘 폴란드 슬로바키아 슬로베니아 터키 그리고 아랍 에미레이트 연합 9개국의 자료와 EU DAC-EU G7 Non-G7 Non-DAC의 ODA 규모 및 전년대비 증감률도 확인할 수 있다 다양한 카테고리 별로 정리된 이번 통계를 통해 세계적 ODA의 흐름과 한국 ODA의 현주소 등을 파악해보자

계속되는 세계 경제 위기 ODA에 빨간 불이 켜졌다

2012년 OECD DAC 회원국의 전체 ODA 규모는 총 12559억 불로 전년 대비 평균이 약 40 하락하였다 국가 별 경제수준에 따른 ODA 규모를 파악할 수 있는 수치인ODA 대비 GNI비율은 작년 DAC 회원국 평균인031보다 002 감소한 029로 나타났다 지난 2011년 통계에서 전년도에 비해 27 가량 하락했던 것에 연이어 올해에도 더 큰 폭으로 원조규모가 줄어든 것은 그만큼 세계경제위기가 ODA에 미치는 막대한 영향을 여실히 보여준다 반면 공여국 중 G7의 ODA 규모 총계는 전체 의 701를 차지했고 EU의 경우 전체의 절반 가량인 507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통해 전 세계 ODA에서 두 그룹이 차지하는 비중이 여전히 매우 크다는 점을 알 수 있다

lt표 1gt에 명시되어 있는 OECD DAC회원국의 2012년

ODA실적 통계에 따르면 여전히 미국이 가장 많은 원조를 제공하고 있으며 그 뒤를 이어 영국 독일 프랑스 일본 순으로 상위권을 차지했다 그러나 상위 5개국 모두 적게는 07부터 많게는 28까지 전년대비 ODA 규모가 감소한 것을 알 수 있다 특히 유럽 경제위기가 심화됨에 따라 그리스와 이탈리아는 무려 각각 -170 -347에 달하는 ODA 규모를 축소했다

단연 돋보이는 한국 ODA 증가율 이 청신호를 유

지하기 위해서는

반면 2011-2012년 한국 ODA는 176 가량이 증가하며 DAC 회원국 중에 단연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ODA 규모 역시 24개 회원국 중 16위로 작년보다 한 계단 상승했다 국제사회가 경기침체로 인해 전반적으로 ODA 규모를 점차 감소하는 추세인 것에 반해 한국의 경우 2015년까지 GNI 대비 ODA 비율을 025까지 높이겠다는 목표 이행 차원에서 지난 몇 년간 원조규모를 점차 증가해오고 있어 이와 같은 차이가 더욱 극명하게 보여지는 것이다

그러나 이처럼 우리나라가 높은 증가율을 달성한 것은 한국 ODA가 다른 공여국에 비해 매우 적은 규모라는 점에 기인하기도 한다 실례로 2011-2012년 사이 91가 증가한 호주 ODA의 경우 절대규모 상으로는 457백만불이 늘어난 반면 한국의 경우 무려 176 가량이 상승했으나 이는 226백만불로 호주의 증가량에 비하면 절반 가량에 불과하다 한국 ODA의 성장을 향한 길이 아직은 멀다는 점을 그러므로 더욱 박차를 가해야 함을 보여준다 또한 한국의 ODAGNI 대비 비율은 014로 나타났다 이를 국민 1인당 금액으로 환산하면 34900원 가량에 달한다 즉 한국 국민들은 작년 한해2011년에 비해 약 4천원 정도 증가한 금

20

액을 ODA 자금 조성을 위해 세금으로 납부한 것이다

반면 lt2013년 국제개발협력 종합시행계획gt에 따르면 2013년 ODAGNI 수치는 016에 달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025의 고지를 향한 걸음이 2년 정도 밖에 남지 않은 만큼 현실적으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원조 규모 증대에 관한 근본적이고 체계적인 전략 마련이 필요한 시점이다

국제사회 ODA 아직 갈 길이 멀다

전 세계 공여국들의 GNI 대비 ODA의 비율을 살펴보면 국제사회가 합의한 목표치인 07를 넘어선 국가

는 룩셈부르크(100) 스웨덴(099) 노르웨이(093) 덴마크(084) 네덜란드(071) 5개국이 유일하며 이 국가들의 ODA 규모는 전년 통계에서도 07를 웃돌았다 앞서 ODA의 절대 규모로는 미국을 비롯해 영국 독일 프랑스 등의 서유럽 국가들이 상위권을 차지했다면 국가 별 경제규모 및 수준에 따른 ODA 규모는 북유럽(Nordic+) 국가들이 높은 셈이다 하지만 룩셈부르크를 제외한 북유럽 4개국 역시 모두 작년에 비해 ODA 비율이 감소했다 2011년 통계를 통해 살펴본 상위 5개국의 GNI 대비 ODA 비율은 룩셈부르크(099) 스웨덴(102) 노르웨이(100) 덴마크(086) 네덜란드(075)였다한국의GNI 대비 ODA 비율은 전년에 비해 002 증

lt표 1gt OECD DAC 회원국들의 2011 2012년 ODA 규모 및 증감추이

21

FOCUS

가한 014로 나타났으나 여전히 DAC 회원국 평균인 029에는 현저하게 미치지 못하고 있다 DAC 24개 회원국 중국가 부도위기에 직면한 그리스 및 이탈리아 다음으로 최하위인 22위를 기록하고 있다

무상 ODA에 참여하는 주무부처가 41개에 달해

2012년 한국의 양자간 다자간 ODA 규모는 각각 116억 불과 389억 불로 작년과 비슷한 비율인 약 75 25로 나타났다 양자 ODA 중 무상원조와 유상원조 역시 64의 비율을 유지하며 70억 불과 47억 불을 차지했다 주목할만한 부분은 2012년 기준 무상원조 지원을 위해 133개 수원국에 외교부 교육부 재정부 KOICA를 비롯하여 지방자치단체까지 총 41개 기관이 ODA 사업에 참여했다는 것이다 작년 한 해 동안 국내ODA 분절화 문제가 시민사회를 비롯한 여러 이해당사자들에 의해 제기되어왔던 것에 반해 ODA 사업에 참여하는 주무부처의 수는 오히려 늘어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한국 원조의 양적 질적 성장을 위한 끊임없는 노

력 필요

이번 2012년 OECD DAC 실적통계는 지속되는 세계 경제 위기가 ODA에 미치는 영향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지난 2008년 미국 발 경제위기 이후 겨우 다시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던 ODA예산이 2010년을 정점으로 다시 하락세를 타고 있다 GNI 대비 ODA 비율의 07라는 국제사회가 합의한 목표 달성에서 점점 멀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은 각국의 원조 규모 줄이기에 대해 옥스팜 인터네셔널의 제레미 홉스(Jeremy Hobbs) 상임이사는 ldquo원조자금이 국가 예산에서 차지하는 부분은 아주 사소한 티끌에 지나지 않기 때문에 재정적자를 면하기 위해 규모를 줄여도 그 영향을 인식할 수 없을 정도이다 이는 마치 몸무게를 줄이기 위해 머리카락을 자르는 격이다rdquo (ldquoAid is such a tiny part of budgets that cutting it has no discernible impact on deficits --it is like cutting your hair to lose weightrdquo)라고 묘사한 바 있다 원조는 개도국 특히 원조 의존성이 높은 국가(aid dependent countries)들에게는 매우 필수적이고 중요한 자원이다 따라서 아주 적은 규모로 삭감한다고 할지라도 해당 국가들에는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은 자명하다 원조가 전체 국가 예산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매우 작기에 경제위기를 이유로 ODA 규모를 줄이는 것은 적자 개선에 아무런 효용성이 없을뿐더러 오히려 필요한 곳에 제공되는 지원을 가로막는 격이다

이처럼 전 세계 ODA에 적신호가 켜진 상황에서도 ODAGNI 07 달성의 약속을 이행하기 위해 원조 규모를 점차 확장하는 국가도 있다 바로 영국이다 지난 3월 20일 영국 정부는 2013 회계연도를 기준으로 자국의 ODAGNI 비율이 07를 넘어설 것이라고 발표했다 2012년 통계 기준 06에서 일년 만에 01 가량을 훌쩍 높인 것이다 이는 현재 부지런히 규모를 늘려나가고 있는 한국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2015년까지 ODAGNI 비율025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2011년 012 2012년 014 2013년 016(추정) 등 증가 속도가 목표 치에 비해 미미하기 때문이다 한국 정부는 규모 증대를 위한 체계적이고 현실적인 계획을 마련하고 국민들을 향한 끊임없는 설득을 통해 합의와 지지를 이끌어낼 수 있어야 한다 또한 양적 성장에 비례하여 질적 성장도 함께 고민해야 한다 무상원조 예산이 점차 늘어나는 부처 참여

lt그림 1gt DAC 회원국의 2012년 ODA 규모

lt그림 2gt DAC 회원국의 2012 ODAGNI 비율

(출처 OECD Statistics ndash ODA2012)

(출처 OECD Statistics ndash ODA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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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 인해 분절적으로 제공되지 않도록 해야 하며 국제 사회의 권고처럼 비구속성 원조를 강화하고 무상 원조의 비율을 확대함으로써 효과성 제고를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이 모든 것들을 실현하기 위해 정부는 무엇보다도 납세자로서 원조 자금을 조성하는 국민들이 본인의 세금이 개도국의 발전을 위해 어떻게 활용되고 있는가를 직접 확인할 수 있도록 원조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책무성을 담보해야 할 것이다

노태훈 장한이 작성

ODA Watch 청년활동가 11기 정책감시팀

dodream4mehanmailnet

lt표2gt 2012년 우리나라 ODA 부문적 실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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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시도 민단단체 사업발굴지원 프로그램이

민간단체 사업발굴지원 프로그램은 KOICA의 민관협력실에서 주최하는 시민사회협력프로그램 중 하나이며 국제개발협력민간협의회(이하 KCOC)가 2012년부터 2년간 주관해오고 있다 이번 프로그램은 기존 민관협력사업의 사전과정을 지원함으로써 새로이 개발협력사업을 수행하고자 하는 단체들에게 교육 컨설팅 사업발굴(현지 지역조사)의 기회를 제공한다 이를 통해 민관협력사업의 확대를 꾀함과 동시에 단체들의 전문성을 살린 창의적인 사업발굴 등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본 프로그램은 현지 사업수행을 위한 단순 지원에 그치지 않고 사업발굴을 위한 사전 교육 및 컨설팅 단체 간 네트워크 구축 등을 포함하는 포괄적인 역량강화 프로그램이라고 할 수 있다 기존 역량강화 교육프로그램과 차별되는 점은 사전 선정된 30여개 이상의 기관이 7~8개월에 걸친 긴 프로그램을 처음부터 끝까지 함께한다는 점이다 이 과정 중에서 네트워크 형성을 넘어서서 서로의 사업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돌아보는 상호 학습의 시간까지 가질 수 있다는 것이 무엇보다 큰 장점이다

눈에 띄는 변화 개발협력 시민사회의 다양화

참여기관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개발협력 시민사회가 정말 넓어지고 다양해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특징적인 부분을 살펴보면 첫째는 국내에서 장애인 직업교육 등 장애인을 수혜자로 사업을 진행하던 기관들이 대거 참여했다는 점이다 개발협력 사업에 있어 크로스커팅이슈로써 장애인이 수혜대상에

서 소외되지 않도록 하는 이슈에 대해서는 많은 논의가 된 바 있다 하지만 장애인을 직접 수혜자로 전면에 내놓은 사업은 많지 않았다 사업선정 심사에 참여한 한 심사위원은 ldquo이렇게 장애인을 직접 수혜대상으로 한 사업이 많았던 심사는 처음이다 긍정적인 변화로 보인다rdquo라고 이야기하기도 했다 둘째 국내 사회복지 사업 또는 대북사업을 중점적으로 시행하던 기관들이 해외사업에 눈을 돌리고 있다는 것이다 사업 수행 경험은 많지만 국제개발협력사업에 대한 경험이 부족하여 익숙하지 않았던 기관들에게는 낯선 용어와 사업수행 프로세스에 익숙해 질 수 있었던 기회였다 마지막으로 분야의 확장이다 전통적 개발협력사업에서 많이 볼 수 있었던 초등교육에서 한걸음 더 나아간 음악교육 과학교육과 같이 다양화되고 전문화된 사업이 시도되었다는 점이다 또한 에너지 마이크로크레딧과 같은 새로운 분야의 진출이 눈에 띈다

전년도 참가 단체인 정의로운 전환을 위한 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이하 에정연)는 라오스의 태양광 사업을 추진하였다 에정연은 태양광 시스템을 제공하는데 그치지 않고 이를 라오스 현지에서 관리할 수 있 도록 하는 교육 프로그램을 함께 구성하여 2013년 현재 열심히 사업을 수행 중에 있다 물꼬를 튼 것일까올해(2013년) 사업발굴 프로그램에는 환경에너지 분야 사업을 추진하는 기관들이 대거 참여하고있다 환경교육 태양광 에너지 적정기술 혼농임업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기관들이 사업발굴의 의지를 다지고 있다 전년도 사업에 참여했던 선배 단 체인 에정연은 새로운 참가 단체들을 위한 실무자 간담회에 참석해 경험을 공유할 예정이기도 하다 국제개발협력의 지형이 변화하고 있다 경험이 아무리 많아도 시행착오는 있게 마련이며 급변하는 이 시기에 겪어야할 어려움과 시행착오는 예전의 그것과 또 다를

한국 개발협력 시민사회에 신선한 바람이 불어오다

FOC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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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협력에 관한 관심이 날로 높아져가고 있다 높아져가는 관심만큼이나 민관협력사업도 확

대되고 있다 지난 3~4월 KOICA에서 열린 시민사회협력프로그램 및 글로벌 CSR 프로그램 설

명회가 개최된 KOICA 강당은 미리 설치된 의자가 부족할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몰렸다 그만

큼 많은 관심을 반증해준다고 할까 CSO 대학 기업 등 국제개발협력 관련 주체들이 날로 확

장되는 가운데이번에는 NGO의 변화에 주목해보자 이 글에서는 개발협력에서의 비전통적 시

민사회단체의 활약을 확인할 수 있는 lsquo민간단체 사업발굴지원 프로그램rsquo을 소개하고자 한다

것이다 비록 해외사업 경험이 짧은 초보 단체들이 주를 이루고 있는 프로그램이지만 이 기관들이 겪는 어려움을 서로 나누고 대안을 찾아내는 과정까지 초보라고 여겨버릴 것인가 그들이 흘린 땀방울과 의지를 보았다면 감히 그럴 수 없을 것이다 기관들이 보유하고

있는 각 분야의 전문성이 개발협력사업에 잘 녹아난다면 엄청난 시너지효과를 기대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서로에게 배우면서 발전하는 개발협력 NGO에 대

한 기대

사업수행에 대한 사례공유에 목말랐던 이들 기관들은 자신의 경험을 나누고 실패를 나누는데 주저하지 않았다 서로들 부족하다며 겸손을 표하였지만 오히려 사업의 경험을 나누고 기관의 사업계획서를 공개하는 것에도 주저함이 없었다 교육 및 컨설팅에 참여한 기관들도(사업규모가 큰 기존의 개발사업 수행기관) 마음을 다해 주었다 교육을 실시한 강사 중 한 사람(기존 사업수행기관 실무자)은 자신이 작성했던 사업계획서를 그대로 공개하는 과감함을 보여주며 신규단체들에게 힘을 보태어 주었다 뒷얘기를 들어보니 이후 많은 신규단체에서 lsquo감사했다rsquo lsquo큰 도움이 되어 너무 감사하다rsquo 라는 이야기를 전했다고 한다 그러다보니 신규기관들 역시 타 기관과 협력하는 데 주저함이 없다 얼마 전 전년도 참가기관 3곳에 lsquo올해 프로그램에 선정된 단체들을 대상으로 하는 실무자 간담회에 참석하여 전년도 사업경험이나 현재 사업을 진행하며 겪는 어려움을 공유해 주실 수 있겠느냐rsquo는 요청을 했다 망설임 없이 최선을 다해서 준비하겠다고 전화기너머로 들려오는 목소리에 참 마음이 따뜻해졌다 이와 같은 신선한 바람이 개발협력 시민사회 전체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작년 프로그램의 막바지 즈음에 개인적인 감상에 젖어 페이스북 담벼락에 글을 남긴 적이 있다 ldquo이곳도 현장임을 느끼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rdquo라는 것이 글

의 요지였다 작년에 처음 수행되는 프로그램이다 보니 교육도 많이 어려워했고 단체 간에 어느 정도의 경쟁의식도 있었던 것 같다 그런데 오랜 기간을 함께하다보니 조금씩 마음을 열어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비슷한 사업을 기획하고 있거나 같은 국가에서 사업

을 계획 중인 기관들을 스스로 찾아가며 정보도 공유하고 네트워크도 구축했다 처음에는 바빠서 교육에 참가 못하겠다며 앓는 소리를 하던 분이 교육의 필요성과 중요성에 공감하며 아직 부족하니 또 교육에 참가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교육 중에 그렇게 외치던 ldquo현지 주민들과의 lsquo라포형성rsquo이 이런 것이구나ldquo를 느끼며 잠시 감성적이 되었던 기억이 문득 떠오른다

물론 교육 몇 번으로 현지조사 한번으로 창의적인 사업발굴이 되는 것은 아니다 또한 신규 단체의 특성이나 분야 전문성을 고려하지 않은 채 획일적으로 기존의 프레임 안으로 편입시키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있을 수도 있다 그렇지만 개발협력사업에 관심을 가지고 진입하려는 신규기관들에게 또는 어떤 이유로든 교육에 참여할 기회가 없었던 기관들에게 또는 네트워크 기반을 필요로 하고 있던 기관들에게 본 프로그램이 가지는 의미는 분명히 작지 않을 것이다

올해 참가기관 중 한 곳은 이런 말을 했다 ldquo저희는 그동안 저희끼리만 사업을 참 열심히 해왔어요 이렇게 지원 프로그램이 있는 줄도 몰랐고 다른 단체와 협력도 거의 없었던지라 이번 기회를 통해 다른 기관들의 활동도 알고 싶고 어떤 교육과정이 있는지도 궁금합니다 꼭 참여하고 싶어요rdquo

올해도 역시 바람이 분다 새로운 바람이~

박현정 작성

국제개발협력민간협의회 대외협력팀 간사

ODA Watch 청년활동가 8기

rianaprkgmailcom

교육에 참가한 활동가들의 모습 그들의 고민이 느껴진다 마지막 교육을 마치고 함께 찍은 단체 사진 KCO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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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체가 사는 길은 연대이며

활동가가 사는 길은 협력입니다

미얀마를 지원하는 단체 활동가들의 모임lsquo미지모rsquo

간디학교의 교가는 lsquo연대와 협력을 통해 활동을 만들어 가고 싶어 하는 미얀마를 지원하는 단체 활동가들의 모임(이하 미지모)의 꿈rsquo과 맞닿아 있다

미지모는 lsquo미얀마를 지원하는 단체 활동가들의 모임rsquo이다 함께 움직이고 있는 4개 단체(더프라미스 따비에 로터스월드 해외주민운동한국위원회)는 규모가 작다 첫 모임을 누군가 제안하고 선뜻 동의하여 출발한 지 불과 8개월이다 작은 것을 지향하는 활동가들이 만났다 회의시간 보다 뒤풀이 자리가 길고 공식적인 논의보다 비공식적 수다가 즐거운 곳이다 이제껏 우리가 만나왔고 생각해 왔던 (소위 주류라 일컬어지는) 국제개발협력NGO에서 보면 대수롭지 않을 수 있다 각자 생존하기 바쁘고 사업을 위해 경쟁하고 성공과 결과를 향해 질주하는 비즈니스와도 같은 국제개발 영역에서 사람중심의 협력을 통해 일궈가는 소소한 과정들이 얼마나 가치 있게 존중 받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ldquo미지모가 반드시 목표를 정해놓고 가는 것은 아닙니다 그냥 같이 가는 것입니다 뜻이 있는 활동가들이 함께 가는 과정 자체가 의미 있고 중요합니다 그 과정에서 성과가 있다면 좋고어떤 목표나 방식을 규정하지는 않습니다rdquo

미지모의 구성원을 동지로 여긴다는 로터스월드 민정희님의 생각이다

미지모가 정해진 목표를 두고 반드시 가야 하는 길이 없다고 해서 누구 하나 불안해하거나 강요하지 않는다 자칭 자발적 행동과 실천이 미지모의 강점이다 해외

현장에서 주민의 주인화 주민의 주체성 주민의 자발성만을 강조했던 활동가들이 스스로 모여 자발적 선택과 행동을 하는 모습은 흔히 행정에 밀리고 현장관리에 급급하며 프로젝트 실행에 힘겨워하는 국제개발NGO 활동가들에게서 쉽게 발견할 수 있는 모습은 아니다

ldquo크게 뭔가 성과를 내려고 욕심내지 않기 때문에 가능한 것 같습니다 성과가 중요했다면 자기 것을 차지하기 위해 많은 부분을 쟁취하고자 했을 텐데 아예 그런 마음 없이 시작하고 있습니다 그런 마음이 우리 스스로를 움직이게 합니다rdquo

어지간해서는 뭔가 미련 갖지 않고 훌훌 떠날 것 같은 로터스월드의 박영신님이 꾸준히 참여하는 이유이다

혹 우리는 분주하고 여유 없는 사람들이 더 많은 일을 열심히 훌륭히 해내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무엇이 문제인지를 근본적으로 고민하지 않고 어떻게 가고 있는지를 관행적으로만 되돌아보는 누군가에게 미지모는 어쩜 lsquo무(無)지모rsquo일지도 모르겠다

미지모의 첫 활동

미지모는 미얀마 마을에서 주민들을 직접 만나는 미얀마 활동가들의 가능성과 성장에 우선적으로 주목하고 있다 한국 본부에서 주민들의 마음과 생각 힘을 모아내는 일은 우선적 활동이 아닌지 오래 되었다 할 수 없는 것은 할 수 없다고 인정하는 것부터가 시작이다 미지모의 힘은 사실을 사실대로 아는 것이다 모르거나 못하거나 안 되는 것에 변명하거나 합리화 하지 않으

꿈꾸지 않으면 사는 게 아니라고아무도 가지 않는 길 가는 우리들 누구도 꿈꾸지 못한 우리들의

세상 만들어 가네우리 알고 있네 우리 알고 있네 배운다는 건 가르친다는 건 희망을 노래하는 것

NGO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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려고 한다 대신 문제를 대안으로 실천해 보고자 한다

ldquo한국에서 일하는 우리는 중간실무자입니다 현장실무자 특히 현장의 한국실무자들을 만나보면 우리와 같은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문제라고 하는 것 우리가 욕구라고 하는 것들이 해결되지 않아 힘들어 하고 있기도 합니다 서울 본부에서 일하는 우리는 이런 사실을 잘 모릅니다 뭔가 채워지지 않고 문제라고 여기던 것을 풀어가야 하는데 이런 것들을 현지의 활동가들과 하고 싶습니다 한국에서 파견된 실무자들을 생각하면 나랑 크게 다르지 않은데 항상 다르다고 생각하고 있는 건 아닌지 자문을 해봅니다 현지의 활동가들에게 우리가 함께 하면 꿈같던 일들도 실제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며rdquo

박영신님의 바람은 우리 모두의 바람이기도 하다

ldquo주민 현장 늘 어려운 존재입니다 우리가 주민을 또는 현장을 얼마나 아는지 우리가 안다는 그것이 주민의 또는 현장의 무엇을 알고 있는 건지 그런데 모른다고 해서 멈추지 않는다고 하는 것입니다 멈출 수가 없다는 것입니다 그럼 해야 하는데 그걸 하고 있는 사람이 하도록 해야 합니다 그 사람이 바로 미얀마 현지의 활동가들입니다 그 활동가들이 우리의 고민보다 좀 더 얕을지는 모르지만 그들이 할 수 있는 게 우리보다 훨씬 많습니다 아마 알면 더 잘 할 것입니다rdquo

미지모를 제안한 해외주민운동한국위원회의 강인남님의 근본 고민은 미지모 모두의 고민이기도 하다 그것은 미지모의 첫 활동으로 연결되었다

오는 6월 미지모는 2주의 일정으로 미얀마에 간다 미지모를 구성하고 있는 4개 단체 그리고 이 단체와 관계를 맺고 있는 15명의 미얀마 활동가들이 모인다 만나서 고민과 어려움을 함께 나눌 생각이다 미얀마의 과거 현재 미래에 대한 의식(觀)을 통해 미얀마에 대한 진지한 사유를 할 것이다 미얀마의 현재가 세계의 패러다임 속에서 어떤 위치에 있는지 마음의 자유와 평화 인류의 상생과 평등에 대한 진지한 자기 물음을 갖는 과정도 가질 것이다 국제개발의 참 의미 현지 활동가의 정체성과 역할 주민관계와 주민조직화에 대한 워크숍을 통해 자기 길을 스스로 만들어 갈 것이다 그리고 주민중심으로 지역개발이 이루어지고 있는 주민현장을 방문하여 우리 활동의 가능성을 넓혀갈 것이다 이 교육훈련은 미얀마의 젊은이로서 주민현장의 활동가로서 처음 가져보는 공동

의 성장과정이다 미지모는 이 교육훈련을 만들어 내기 위해 미얀마 현지 활동가에게 묻고 피드백하고 교육프로그램을 짜고 미지모의 생각을 보태 다시 묻는 과정을 가져왔다 미지모답게 해보자는 것이었다

이들은 9월에 다시 한국에 온다 미얀마 현지에서 실현 가능한 아이디어를 좀 더 넓게 찾아보자는 것이다 독재국가에서 오래 갇혀 왔던 열정과 신념을 활동으로 연결시키기 위해서이다 직접 눈으로 보고 듣고 느끼고 함께 구상하는 것이다 사회와 세상을 보는 눈 그것은 그들의 힘을 배가시키는 동력이 될 것이라고 미지모는 믿는다 설령 이제와 다를 바가 없다 하더라도 한국의 협동조합과 518기념재단 방문 크고 작은 지역사회 조직을 방문하며 이들이 느끼고 생각했을lsquo그 시간의 울림rsquo에 미지모는 행복할 것이다

미지모를 위하여

미지모는 참 다른 개개인이 모였다 주류가 될 수 없는 소박한 이들이다 김수환추기경님의 말씀대로라면 바보 같은 이들이 모였다 바다가 되기보다는 늘 흐르는 냇물이 되기를 자처하는 이들 자신의 생각을 끝까지 말하지만 공동으로 모아진 결론에 대해서는 흔쾌히 받아들이는 이들 누군가 제안하면 진지하게 실현가능성을 모색하는 이들 미지모는 마음과 뜻이 모인 곳이다 그리고 그 방법을 찾고 있는 중이다

ldquo모든 곳이 그렇지만 국제개발협력분야에도 문제는 있습니다 그런데lsquo사건rsquo이라고 하는 것은 그 문제를 그냥 보고 넘기지 않는 것에서 만들어 지는 것 같습니다 실제 이 모임 안에서도 변화를 꿈꾸는 변화를 시도해 보려는 마음이 간절합니다 그런데 그것은 특별한 사람이 모여서 특별한 일을 만들어서 되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입니다 미지모는 같이 모이면 힘이 납니다 같이 만나서 이야기를 해보면 아무 것을 하지 않아도 만나는 것 자체가 힘이 납니다rdquo

사람들의 lsquo진정성 있는 관계rsquo를 성찰하게 하는 민정희님의 말이다

미지모는 돈이 없다 잃을게 없어서 당당하다 우리가 가진 전부가 있다면 함께 술 마실 돈 정도이다 미지모는 능력 있는 사람이 없다 한 사람이 특별하지 않아서 절로 협동심이 작용한다 우리가 가진 전부가 있다면 자연스럽게 나눠지는 우리 개인의 고민과 세상이야기를 주고 받는 술자리이다 이 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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를 통해 미지모는 서로가 서로를 성장하게 만든다

ldquo미지모를 통해서 사업을 같이 하는 것도 있지만 뭔 가 공감하는 부분이 더 넓어졌습니다 우리는 국제개발이나 미얀마만을 이야기하지 않습니다 그것을 뛰어 넘어서 우리가 지향하는 가치에 대해 같이 공유하고 사례들을 나눕니다 그리고 그것을 한국의 국제개발협력시민사회와 공유하기 위해 미지모속에서도 또 다른 협력을 만들어 냅니다 그래서 한 단체가 하기 힘든 벅찬 일을 함께 만들어 갑니다rdquo

더프라미스와 로터스월드는 또 다른 협력사업을 구상 중이다 미지모는 바람직한 모델이 되기를 희망한다 같은 국가 안에서 같은 활동을 하는 단체들이 모이고 비슷한 생각을 지닌 활동가들이 만나고 작은 단체가 모여 협력하고 누군가에게는 꿈이 되기도 하고 어느 단체에게는 lsquo또 다른 방식의 국제개발이 가능하다rsquo는 발상의 전환을 일으켜 주고 싶기도 하다 그러나 그것이 우리의 목표가 될 수는 없다 lsquo함께 하는 과정을 통해서 어느 지점엔가 도달했더니 그렇게 되어 있더라rsquo라는 결과를 낳고 싶은 절실함이다 미지모는 그 절실함을 다른 국제개발협력 단체들과 소통하고 나누고자 한다

ldquo우리가 처음에 함께 하기로 했던 이유를 잊지 말아야 합니다 어떤 성과나 결과물 보다는 단체도 함께 하고 활동가도 함께 해야 한다는 것을 유지해야 합니다ldquo

미지모의 대표 따비에 정보임님의 말이다 미지모가 절대 잃지 말아야 할 초심이다

미지모의 정기 모임에 따비에의 한 활동가가 왔다lsquo달다rsquo라고 하는 아담하고 정취 있는 이름을 가진 신입활동가이다 미지모 신입활동가의 칭찬에 우리는 모두 웃었지만 우리가 이미 누군가의 꿈이 되고 있다는 사실은 우리가 무엇을 노력해야 하는지를 다시 깨닫게 해주었다 달다님과 같은 꿈이 모이면 미얀마 주민들의 꿈도 그들이 주인이 되는 방식으로 익어갈 것이다

ldquo마웅저대표님과 정보임대표님이 미지모에 다녀오시면 이야기를 해주시는데요 저는 그걸 듣고 놀라웠습니다 다들 서로 각자 영역에서 따로따로 경쟁하듯이 한다고 생각했었고 실제 그런 모습들은 외부에서 봤을 때 선입견을 갖게 하거든요 그런데 안을 들여다보니 lsquo실무자들이 뭔가 다들 열심히 하고 있구나rsquo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늘 와서 느낀 것은 내가 만약 이 활동을 계속 하게 된다면 10년 후 15년 후 선생님들 같은 모습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실제 사무실 안에서 있을 때는 뭔가 그림이 잘 안 그려지기도 하고 지금까지 국제개발은 잘 모르겠다고 말하고 다녔는데 오늘 참가하고 들으면서 그림이 좀 더 그려져서 알 것 같기도 해요 처음 듣는 이야기 처음 듣는 상황도 많아서 많이 듣고 배우게 되었습니다rdquo

OWL 원고 기고를 요청 받고 미지모는 기고의 여부 누가 쓸 것인가 어떻게 쓸 것인가에 대한 의견

회의 중인 미지모의 모습 유보미

NGO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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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 모아갔다 미지모는 출발이다 자랑할 것도 내놓을 것도 검증 받은 것도 인정받거나 비난 받을 것도 없다 미지모는 누군가에게 말을 하고 싶은 것이 아니다 우리 스스로 다짐하며 보여주고 싶다

연대와 협력을 통해 더 많은 것을 일궈갈 수 있다는 것 뜻이 분명하면 방법은 만들어 진다는 것 100개의 사업보다 뜻을 가진 여섯 사람이 더 소중하다는 것 정보임 강인남 달다와 같은 후배들에게 마웅저 민정희 박영신 옥세영 유보미와 같은 선배들이 더프라미스와 로터스월드 같은 선배 단체들이 따비에와 KOCO(해외주민운동 한국위원회)같은 후배 단체들에게 분명 힘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그래서 우리는 서로가 선배이며 서로가 후배이다 서로 가르치며 서로 배우는 것이다 미지모가 만들어 갈 국제개발협력의 혁신을 꿈꾸며 미지모는 꿈꾸는 길로 최선을 다해 갈 것이다

OWL의 원고 작성을 위해 우리가 모이는 날 따비

에 마웅저 대표님은 518기념행사 준비회의에 참석

하시느라 함께하지 못하셨습니다 더프라미스의 유

보미님은 3년 만의 휴가를 만끽하셨고 옥세영님은

건강상의 이유로 참석하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작은

시간들이지만 우리와 함께 출발했던 지구촌나눔운

동의 김민영님도 미지모 안에 있었음을 기억합니다

미지모 작성

babolif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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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에 공감과 연대가 필요한 이유- 로터스월드 민정희 국장과의 인터뷰 -

인터뷰에 열중하고 있는 로터스월드민정희 국장의 모습

OWL 독자들을 위해 간단한 자기소개먼저 부탁 드립니다

안녕하세요 로터스월드 민정희 사무국장입니다

지난주에 큰아들을 군대 보낸 두 아들의 엄마이기도 하

지요 불교신자이기도 하고요 저는 대학 시절에는 불교

학생회에서 시민운동을 경험했고 실제로 졸업 후 몇 년

간은 관련 단체의 간사로도 활동했어요 결혼 후 한국여

성단체연합에서 활동하다 한국불교국제네트워크의 국

제이슈 담당 실무자로 활동했어요돌이켜보면 이때 개

도국 현지에 오가면서 국제개발협력 활동을 알게 되고

서서히 인연을 맺기 시작했던 것 같아요 사실 저는 로

터스월드 창립시절부터 도왔고 2006년 2월부터 함께

하기 시작했어요 중간에 잠시 대학사회봉사단으로 이

직 했다가 다시 복귀한지는 1년 8개월 정도되었습니다

로터스월드에서의 저의 1막과 2막을 비교해보면 확실히

처음 왔을 때는 일종의 문제의식이 크게 없었던 것 같아

요 해외출장을 자주 오가며 현지 주민들과 많이 접촉하

긴 했지만 특히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내가 주민을

어떻게 바라보아야 하는가 등에 대한 생각을 깊게 하지는

못했던 것 같아요 이번에 다시 돌아오면서 스스로 부족

한 부분을 깨닫고 배워야겠다는 생각이 먼저 들더라고요

제 나이가 적지는 않지만 (웃음)더욱 용기를 내서 움직이

고 있죠 최근에는 국제개발협력 관련 교육도 많이 수강하

고 사람들과도 적극적으로 교류하면서 서로의 경험을 나

누고 있어요 개발협력사회의 교류가 주는 긍정적인 면이

많아서 이러한 모임이 점점 늘어나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OWL이 만난 사람

lsquo한국 개발NGOrsquo에 대해 생각해보면 어떤 특징들이 머릿속에 떠오르시나요

주로 국제NGO 대형NGO 개신교도 중년의 남성 실무책임자들을 연상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번 OWL에서 만나본 로터스월드 민정희 사무국장은 불교를 기반으로 한 소규모 단체 활동가이자

사회운동가 출신의 여성 실무책임자로 개발NGO사회 내에서는 흔치 않은 경력의 소유자입∙니다

봄비가 내리던 4월 23일(화) 기존 개발협력 시민사회에 신선한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민정희 사무국장을 만

났습니다 OWL은 이 인터뷰를 통해 한국개발협력 시민사회가 점차 다양해지고 있는 단면을 나누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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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에 기반하는 단체로서 로터스월드가 존중하는 가

치는 무엇인가요 그리고 이러한 가치가 사업방식에

실제로 적용되고 있는지 궁금하네요

저희는 평등 평화 자비 세가지 가치를 중점으로 삼

고 있어요 부처가 살아온 모습 그대로 그가 계급을

부정하고 전쟁을 반대했던 것처럼 평등과 평화를 추

구하고 불교사상에서 가장 기본적인 자비는 공감과

연대의 마음을 지향하지요 그렇지만 저희 역시도 실

제 사업에 이러한 가치들을 녹여내는 것이 아직은 많

이 부족한 것 같아요 현지 주민보다는 사업을 수행

하는 단체 중심으로 진행되고 국내후원자들의 요구

에 따라가는 것들은 저희뿐만 아니라 아마 다른 단

체들도 상황이 비슷하리라 생각됩니다 막상 사업 이

후의 관리는 부족하면서 후원자들에게 성과를 보여

주기 위해서 하는 사업이 너무 많다고 생각해요 막

상 현지 주민들이 필요하다고 요구한 것이 아닌데

도 우리가 일방적으로 사업을 진행하는 등의 문제들

말이죠 작년에 코빌(Covil)[1] 교육을 받으면서 이

러한 문제에 대해 더 생각해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빈곤 구조적인 폭력이 될 수 있음을 인지해야

그렇다면 현장사업에 이러한 가치들이

충분히 반영되지 못하는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요

문제의 원인과 결과를 제대로 보지 못하기 때문인 것

같아요 빈곤의 원인과 결과에 대한 근본적인 인식 즉

빈곤이 어디로부터 비롯되는가에 대한 정확한 인식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빈곤이 구조적인 폭력

이 될 수 있음을 깨닫는 것 말이죠 아직 한국의 국제개

발협력 역사가 짧기 때문에 충분히 실현되지 못하는 것

일 수도 있어요 빈곤문제가 단순히 해외에만 해당하

는 것이냐 하면 아니거든요 가난은 현재 우리 안에도

존재하고 있잖아요 저는 그렇기 때문에 개발협력분

야의 활동가들이 국내문제에도 더욱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생각해요 타인의 문제라고 생각했던 것을 나

의 삶의 문제로 받아들이는 순간 빈곤과 개발에 대한

보다 근본적인 접근이 가능해질 수 있다고 믿습니다

그러면 로터스월드가 중점을 두는 점은 무엇인가요

현재 준비 중이지만 lsquo현지NGO와 협력관계를 만들

자rsquo 라는 방향을 가지고 있어요 최근에 국제불교네트

워크에서 만난 단체들이 지역사회개발단체들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현지에서 활동했던 주민들의 권

한강화를 위한 활동을 하고 있는 단체들이죠 그래서

그분들의 활동경험을 배우고 우리의 사업 속에 녹여보

자는 생각을 가지고 있어요 권리에 기반한 관점 주민

운동적 관점에 대한 이야기들을 말이죠 사실 한국의

개발 NGO보다 현지에 있는 현지 NGO들이 더 그 지

역의 필요에 대해 잘 알고 현지 주민들에게 더 알맞게

일을 할 수 있는데도 현지 NGO를 바로 지원하는 단

체들이 많지 않아요 국제개발협력에서 현지 NGO는

조력자나 이해관계자 중 하나로 생각하기 때문이죠

그렇기 때문에 현지 NGO와 교류하면서 효과적인

사업과 주민권한 강화 등에 대해서 배우고 있어요

주민권한강화(empowerment)와 같은 경우에는 제

한된 자원 내에서 사업을 진행해야 하기 때문에 쉽

지 않지만 계속해서 노력하고 있는 사업 중 하나

에요 작년부터 주거 권에 대한 사업과 인권침해

지역의 주민들을 돕는 사업들을 하고 있고 미얀

마 모니와[2]에 대한 지원 사업도 이어가고 있어요

개발협력은 타인의 삶에 개입해서 변화를 주는 것이니

보다 신중한 접근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그러다 보니 정

말 필요한 것은 개발에 대한 철학과 윤리인 것 같은데요

네 맞아요 정말 공감하는 부분이에요 자기성찰

이 정말 중요하죠 개발NGO를 비롯한 시민사회가

항상 정부에게 문제 제기하는 부분이 바로 한국 개

발원조의 양적 성장인데 그렇다면 과연 우리 안에

는 이러한 문제가 없는지 되돌아봐야 하지 않을까

싶네요 우리 안에도 협력이나 연대하는 분위기보

다는 경쟁하는 모습이 주로 보이는 것 같아요 이러

한 모습이 우리가 무엇을 위해 이런 일을 하고 있는

지 여과없이 드러내고 있죠 이러한 이슈들을 함께

논할 수 있는 공론의장 또한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이제는 민 민협력을 위해 노력해야 할 때

국장님께서는 오랫동안 시민사회운동을 해오셨고 지

금은 개발NGO에 있으신데 서로 다른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1코빌(Covil) 코빌(Covil)은 Community Organizing과 Village의 합성어로lsquo지역과 함께 주민과 함께하는 주민운동rsquo의 방향성을 가진 활동가 조직이다2 미얀마 모니와 이 지역 주민들은 지역정부의 요청에 따라 농지를 3년간 중국구리광산회사에 빌려주고 3년이 지나도록 땅을 돌려받지 못하자 시위와 농성을 벌여왔다그러나 지난 11월말 화염방사기를 동원한 정부의 강제진압으로 100여명의 주민들과 스님들이 심한 화상을 입는 사태가 발생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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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스월드 사무국 앞에서 한재광 총장 민정희 국장 조이슬 간사 권아람 인턴의 모습 (왼쪽부터 차례대로) ODA Watch

먼저 상대적으로 인적자원과 재원이 시민사회에 비

해 풍부한 것 같아요 그리고 다들 정말 공부를 열

심히 하시는 것 같아요 (웃음) 특히 국제개발협력

에 관한 기술적인 방법론에 대한 학습도 많고요 하

지만 전체적으로 시야를 넓힐 수 있는 분야에는 공

부가 부족한 것 같아요 그리고 상대적으로 단체

들 간의 연대 협력은 비교적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

는 것 같아요 국내에서 협력하지 못하면 개발현장

에서 주민들과 협력을 이루기가 더욱 어렵잖아요

다른 단체와 연대 협력하는 모습이 부족한 것은 그만

큼 기존에 교류가 없어서가 아닐까요 국제개발협력

시민사회 내에서의 교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

최근 민관 협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반면 정작

민 민 간의 협력을 위한 노력은 아직 많이 부족한 것 같

아요 민간 단체들끼리 같이 사업을 해보면 서로 많이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예를 들어 환경 분야의 기

후변화 이슈는 매우 중요하고 구조적 변화가 필요함에

도 개발협력 사회에서는 큰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죠

민 민 간의 연대와 교류의 활성화를 통해 이와 같은 이슈

를 같이 대응해나가는 노력도 필요하지 않을까 싶네요

말씀을 들으니 다양한 단체들간의 만남이 중요하다고

생각됩니다 다양한 종교적 배경을 가진 분들이나 사

회운동을 하시는 많은 분들이 개발 NGO 커뮤니티에

합류하셔서 함께 토론할 수 있는 장이 마련되어야 하

지 않을까요

저도 국내에서 운동하시는 분들이 개발협력분야에 함

께 들어와서 같이 서로의 운동을 공유하고 나누는 시

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저희 단체를 비롯한 몇 단

체들이 함께 미얀마에서 개발활동을 수행하는 단체들

의 모임인 미지모[3]를 구상하고 추진하게 된 이유이

기도 하죠 미지모는 단체들이 서로 연대하고 협력해

야 한다는 생각으로 시작하게 되었어요 단체 간 협력

을 준비하며 실무자들끼리 모여보니 모두 코빌 교육

을 함께 받았던 사람들이더라고요(웃음) 모임을 하

면서 함께하는 기쁨을 많이 느끼고 있어요 미지모 사

람들 모두 지향하는 바가 비슷하기 때문에 서로 동지

애도 느끼죠 미지모 같은 모임들이 다른 단체들 사

이에서도 많이 이루어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미

지모에서도ldquo왜 우리 커뮤니티 내에서는 같이 협력하

는 사업이 없나rdquo 라는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어요

사실 단체와 단체가 서로 교류하고 협력하게 되면 서

로 배울 수 있는 점이 아주 많은데도 그런 모임이 많

지 않은 것 같아요 처음에는 힘들겠지만 같이 공동으

로 사업도 해보면 서로가 배울 수 있는 점이 많다고

생각해요 그 시간을 통해 개발협력에 대한 가치와 지

향점에 대한 생각들도 공유될 수 있으리라고 봅니다

ldquo누군가는 관심을 가지고 끊임없이 문제제기를 할

때 변화가 생기죠rdquo

현재 개발협력 시민사회의 구성원과 구조를 보면 실무

자는 여성이 많지만 실제 사업과 정책을 결정하는 위

치는 대부분 남성들로 이뤄져 있는데요 이에 대한 국

장님의 견해는 어떠하신지 궁금합니다

아무래도 남성중심의 사회구조를 그대로 반영한 모습

으로 보이는 것 같아요 젠더 문제에 대해서 관심을 가

지고 변화를 이루어야 하는 거죠 결국은 끊임없는 문

제제기가 필요하지 않나 싶어요 조직 내에서 불합리

한 것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고 여성들이 일을 할 수

OWL이 만난 사람

3 미지모 미얀마를 지원하는 사람들의 모임이란 뜻으로 로터스월드 프라미스 코코 따비에 4단체가 공동으로 만든 모임 이번 77호의 NGO현장 코너에서 개발협력 분야의 새로운 움직임인 lsquo미지모rsquo에 대해 다루고 있습니다 미지모의 활동이 궁금하신 분들께서는 해당 기사를 참고해주세요

32

로터스월드 사무국 앞에서 한재광 총장 민정희 국장 조이슬 간사 권아람 인턴의 모습 (왼쪽부터 차례대로) ODA Watch

있는 사회적인 여건이나 환경에 대해서도 누군가는 이

야기해야 하는 것이죠 이점에서는 저부터 시작해야 한

다고 생각해요 끝으로 활동가의 가장 중요한 자질은

바로 공감하는 능력이라고 생각해요 신문만 봐도 세

상에 너무나 많은 일들이 있어서 곧 잘 무력감에 빠지

기도 하죠 하지만 이러한 일들에 대해 일차적으로 관

심을 가지는 일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우리가 당장

하고 있는 일 이외에는 관심이 없어서는 안 되죠 조금

더 공감능력을 확장해서 세계에서 일어나는 여러 가지

고통에 대해 관심을 갖는 것 자체가 세상을 바꾸는 첫

발자국이라고 생각해요 개인적으로는 단체의 성과로

인정되지 못하는 일에 대해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하

는 게 아쉽지만 꼭 돈을 보내주지 않더라도 관심을 가

지는 자체가 연대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누군가의

고통을 알아주는 자체로도 그 사람에게 위로가 될 수

있기 때문이죠 그래서 사업으로 진행하지 못해도 일

단은 그러한 사실들을 회원들에게 알리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활동가의 역할은 사람들의 관심을 일깨워주고

공감할 수 있도록 운동해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국장님의 20여 년 간의 활동을 압축적으로 살펴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야기를 들으면서 앞으로의 활동

이 더욱 궁금해지는데요

저는 단체보다는 그 안의 사람을 잘 키워내고 싶어

요 이제까지의 저의 경험을 바탕으로 후배들을 잘 키

워서 올바르게 사업할 수 있도록 이끄는 역할을 하고

싶네요 또 출장처럼 짧은 시간이 아니라 현장에 가

서 오랜 시간을 주민들과 함께 보내고 또 사업현장을

구체적으로 보고 경험하는 시간도가지고 싶어요 이

제 아이들이 다 커서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해요 (웃

음) 마지막으로는 제가 가지고 있는 연대와 협력의

경험들을 가지고 현지 지역사회경험들을 한국의 개

발협력 분야에 소개하는 역할을 해나가고 싶습니다

인터뷰 시간 동안개발NGO 활동가로서 올바른 개발

협력의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해 매 순간 끊임없이 성

찰하고 문제제기를 하는 민정희 국장의 모습이 인상

적이었다 기존의 개발협력사회 내에서 교류와 연대

가 더 활발히 이루어져야 한다는 말에도 깊이 공감했

다 파트너 국가 간의 연대와 협력이전에 우리가 먼저

교류하고 연대해야 하지 않겠는가 앞으로 국제개발

커뮤니티 내에서의 활발한 교류와 다양한 연대의 모

습을 기대해본다 이번 인터뷰를 통해 (필자는) 한국

개발협력 사회 특히 개발NGO에 불어오는 새로운 바

람 다양하게 뻗어나가는 물줄기의 흐름을 목격한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민정희 국장의 오랜 경험이 담긴

이야기를 들으니 앞으로의 활동이 더욱 기대가 된다

권아람 작성 ODA Watch 인턴

aramclsrnnavercom

33

청년활동가

(YP)들이 꿈틀꿈

틀 원조투명성

캠페인 TF를

조직하다

방울방울 나무를 수놓는 저 꽃잎처럼

한국외대

청년들의

사무국 방문

반가웠어요

한국외대 학생들과 조이슬 간사의 모습 ODA Watch

ODA Watch 이모저모

마침내 봄이 왔습니다 물러 갈듯 말듯 끝까지 애태우던 추위가 사라지고 햇살이 온 대지를 따스하게 감싸 안아

주고 있네요 길거리 나무들도 화사한 꽃잎으로 몸을 단장하느라 분주해 보입니다 봄이 와서일까요 워치에도

새로운 식구들이 찾아왔답니다 올 봄 모두 함께 꽃을 잘 피워낸다면 가을 무렵에는 풍성한 과실을 기대해볼 수

있지 않을까요

지난 4월 26일(금) ODA Watch가

국제개발협력학회(KAIDEC)에서

매년 공모하는 ODA 학술활동 지

원사업에 선정되었습니다 이로써

KAIDEC으로부터 지난 2011년부

터 연속 3년 동안 지원을 받게 되

었는데요 워치는 공모사업을 통한

1200만원의 지원금으로 올 한해

lsquo한국 개발원조 투명성 제고 방안 정

책 연구사업rsquo을 펼쳐나갈 예정입니

다 OWL 독자 여러분들도 한국 개

발원조의 투명성을 높일 수 있는 방

안을 함께 고민해주시겠어요 더불

어 워치가 꾸려나갈 원조투명성 캠

페인에 대해서도 많은 관심과 참여

부탁 드립니다

지난 4월 29일(월)에는 한국외국어

대학교에서 온 4명의 학생들이 ODA

Watch 사무국을 찾아왔답니다 워치가

도대체 어떤 곳인지 무엇을 하는 단체

인지 궁금해서 오늘 인터뷰를 위해 열심

히 공부했다며 이런 저런 질문들을 쏟아

냈는데요 NGO에 관한 교양수업을 듣

던 중 사례발표를 위해 여러 단체 중 워

치를 선택하게 되었다는 청년들 고민

이 담긴 질문에 답하는 시간도 참 즐거

웠답니다 워치가 어떤 단체인지() 궁

금하신 분들이 있다면 주저 말고 서교동

에 자리한 저희 사무국으로 차 한잔 하

러 오세요~~ ^^

ODA Watch 청년활동가들이 국제

개발협력의 흥미로운 이슈를 lsquo씹고

뜯고 맛보고 즐기기rsquo 위해 뭉쳤습니

다 청년활동가들은 관심 있는 이슈

를 중심으로 모여서 팀을 꾸려 시민

의 목소리를 내는 활동을 해오고 있

는데요 여러 팀들 중에 그 동안 국

내외 개발협력정책과 담론을 중점

적으로 공부해왔던 정책감시팀과

DAC(개발협력체계 비평가)팀이 주

축이 되어 Task Force 팀을 구성해

원조투명성과 책무성에 대해 국제

국내사회가 어떠한 이야기를 해오고

있는지 힘을 합쳐 알아보기로 했답

니다 지난 4월 10일 대망의 첫 모임

을 가졌는데요 매주 수요일마다 모

여서 이슈도 알아가고 무엇보다 서

로를 알아가는 시간을 가지고 있답

니다 앞으로 저희 청년활동가들이

펼쳐나갈 활동 많이 기대해주세요

첫 모임 후 뒷풀이 장소에서 한 컷시작을 기념하는 와인 한잔과 함께 ODA Watch

34

KAIDEC지원

ODA 학술활동

공보사업 선정

환영합니다

이재원 간사님

권아람 인턴님

이재원

간사의

한마디

지난 4월 신입직원 및 인턴채용을 통

해 이재원 간사와 권아람 인턴이 ODA

Watch와 함께하게 되었습니다 이재

원 간사는 지난 2012년 ODA 인턴으

로 이미 한해 동안 사무국의 일원으로

동고동락(同苦同樂 )해왔는데요 앞으

로 두 분과 함께 채워나갈 워치가 더더

욱 기대됩니다 OWL 독자 여러분들

께 전하는 편지도 읽어주세요 ^^

안녕하세요 5월부터 ODA Watch의 새 식

구로 함께하게 될 이재원입니다 워치의 청년

활동가로 시작하여 지난 해 ODA 청년인턴으

로 1년간 사무국에서 일하는 행운을 누렸었

는데 올해는 이렇게 간사로 인연을 맺게 되

어 무척 기쁩니다 앞으로 겸손한 자세로 관

계하는 모든 분들과 함께하며 lsquo해피에너지rsquo를

나acuteshy 수 있는 활동가가 되겠습니다 아름다운

봄날 좋은 소식 나acuteshy 수 있어 행복하네요 여

러분의 많은 응원 부탁드려요 감사합니다

워치의

최연소 기부자

는 누구

감동 어린 소식 하나 ODA Watch의

최연소 기부자를 소개합니다~ ^^ 바

로 세상의 빛을 본지 꼭 한 달이 되어

가는 박시윤 양이 그 주인공인데요 박

욱범님께서 따님의 탄생을 기념하며 너

무나 감사하게도 일시 후원을 통해 그

환희와 행복을 워치와 함께 나주셨답니

다 박욱범님은 OWL에 해외특파원으

로 글을 기고하며 워치와 인연을 맺기

시작했는데요 현재는 영국에서의 석

사과정을 마치고 잠시 한국에 들어와

ODA Watch의 자매 기관인 (사)글로

벌발전연구원 ReDI의 연구원으로도 함

께하고 계시답니다 너무 감사한 마음

에 시윤 양을 위해 작은 선물을 준비한

워치 사무국 후원 담당 간사님과 간략

한 증정식도 가졌답니다~ ^^ 시윤 양

앞으로 건강하게 무럭무럭 자라나길 바

랄게요 ^^

권아람

인턴의

한마디

안녕하세요 ODA Watch OWL 독자 여러

분 ODA Watch에서 인턴으로 함께하게 된

권아람이라고 합니다 저는 인권에 관심이 많

아서 작년 하반기에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

에서 4개월 정도 일을 했었어요 앰네스티에

서는 인권의 관점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연대

운동의 방향성을 배울 수 있었는데요 ODA

Watch에서는 또 어떤 것들을 배우고 생각하

게 될 지 궁금하고 매우 기대가 되요 일한 지

이제 겨우 2주차인데 하루하루 많은 것들을

배우며 비판적인 관점으로 개발협력을 바라

보는 눈도 기르고 있어요 ODA Watch를 알

게 되어서 그리고 함께 일하게 되어 반갑습니

다 앞으로 독자 여러분들을 자주 뵐 수 있길

기대할게요 )

박욱범 님과 이재원 간사 ODA Watch 권아람 인턴과 이재원 간사 ODA Watch35

36

37

3월 재정보고

[ ODA Watch 살림살이 ]

ODA Watch는 투명한 재정운영을 원칙으로 합니다

소중한 후원금으로 운영되는 워치의 살림살이가 어느 곳에 어떻게 쓰여지는지

후원자 여러분과 OWL 독자들께 보고드립니다

워치의 살림살이에 더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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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DA Watch는 2006년 설립 이래로 한국의 국제개발협력 사업 및 정책이 인권 bull 평등 bull 연대에 기반하여 보다 책임 있게 효과적으로 사용되어 개발도상국의 빈곤퇴치 및 지속가능한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한국 대외원조의 정책을 지속적으로 감시 bull 제언하고 대안을 고민하는 참여형 시민사회단체(Civil Society Organization CSO)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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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20: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77호(2013.05.03)

국제사회 내 한국 ODA의 현주소는 어디에 -2012 OECD DAC ODA 통계 분석-

FOCUS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DAC)는 지난 4월 3일 회원국들의 2012년 공적개발원조(ODA) 잠정통계를 발표했다 이번 발표에는 2012년 DAC 회원국들의 전체 ODA 규모 및 각국별 경제수준에 의거한 개발원조 규모를 보여주는 ODAGNI 비율 전년대비 원조규모 증감 연도별 중점협력지역 등을 분석하는 내용이 담겨있다 2013년부터 회원국이 된 아이슬란드의 통계결과도 제시되어 있으며 DAC 회원국은 아니지만 OECD에 가입한 체코 에스토니아 헝가리 이스라엘 폴란드 슬로바키아 슬로베니아 터키 그리고 아랍 에미레이트 연합 9개국의 자료와 EU DAC-EU G7 Non-G7 Non-DAC의 ODA 규모 및 전년대비 증감률도 확인할 수 있다 다양한 카테고리 별로 정리된 이번 통계를 통해 세계적 ODA의 흐름과 한국 ODA의 현주소 등을 파악해보자

계속되는 세계 경제 위기 ODA에 빨간 불이 켜졌다

2012년 OECD DAC 회원국의 전체 ODA 규모는 총 12559억 불로 전년 대비 평균이 약 40 하락하였다 국가 별 경제수준에 따른 ODA 규모를 파악할 수 있는 수치인ODA 대비 GNI비율은 작년 DAC 회원국 평균인031보다 002 감소한 029로 나타났다 지난 2011년 통계에서 전년도에 비해 27 가량 하락했던 것에 연이어 올해에도 더 큰 폭으로 원조규모가 줄어든 것은 그만큼 세계경제위기가 ODA에 미치는 막대한 영향을 여실히 보여준다 반면 공여국 중 G7의 ODA 규모 총계는 전체 의 701를 차지했고 EU의 경우 전체의 절반 가량인 507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통해 전 세계 ODA에서 두 그룹이 차지하는 비중이 여전히 매우 크다는 점을 알 수 있다

lt표 1gt에 명시되어 있는 OECD DAC회원국의 2012년

ODA실적 통계에 따르면 여전히 미국이 가장 많은 원조를 제공하고 있으며 그 뒤를 이어 영국 독일 프랑스 일본 순으로 상위권을 차지했다 그러나 상위 5개국 모두 적게는 07부터 많게는 28까지 전년대비 ODA 규모가 감소한 것을 알 수 있다 특히 유럽 경제위기가 심화됨에 따라 그리스와 이탈리아는 무려 각각 -170 -347에 달하는 ODA 규모를 축소했다

단연 돋보이는 한국 ODA 증가율 이 청신호를 유

지하기 위해서는

반면 2011-2012년 한국 ODA는 176 가량이 증가하며 DAC 회원국 중에 단연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ODA 규모 역시 24개 회원국 중 16위로 작년보다 한 계단 상승했다 국제사회가 경기침체로 인해 전반적으로 ODA 규모를 점차 감소하는 추세인 것에 반해 한국의 경우 2015년까지 GNI 대비 ODA 비율을 025까지 높이겠다는 목표 이행 차원에서 지난 몇 년간 원조규모를 점차 증가해오고 있어 이와 같은 차이가 더욱 극명하게 보여지는 것이다

그러나 이처럼 우리나라가 높은 증가율을 달성한 것은 한국 ODA가 다른 공여국에 비해 매우 적은 규모라는 점에 기인하기도 한다 실례로 2011-2012년 사이 91가 증가한 호주 ODA의 경우 절대규모 상으로는 457백만불이 늘어난 반면 한국의 경우 무려 176 가량이 상승했으나 이는 226백만불로 호주의 증가량에 비하면 절반 가량에 불과하다 한국 ODA의 성장을 향한 길이 아직은 멀다는 점을 그러므로 더욱 박차를 가해야 함을 보여준다 또한 한국의 ODAGNI 대비 비율은 014로 나타났다 이를 국민 1인당 금액으로 환산하면 34900원 가량에 달한다 즉 한국 국민들은 작년 한해2011년에 비해 약 4천원 정도 증가한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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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을 ODA 자금 조성을 위해 세금으로 납부한 것이다

반면 lt2013년 국제개발협력 종합시행계획gt에 따르면 2013년 ODAGNI 수치는 016에 달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025의 고지를 향한 걸음이 2년 정도 밖에 남지 않은 만큼 현실적으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원조 규모 증대에 관한 근본적이고 체계적인 전략 마련이 필요한 시점이다

국제사회 ODA 아직 갈 길이 멀다

전 세계 공여국들의 GNI 대비 ODA의 비율을 살펴보면 국제사회가 합의한 목표치인 07를 넘어선 국가

는 룩셈부르크(100) 스웨덴(099) 노르웨이(093) 덴마크(084) 네덜란드(071) 5개국이 유일하며 이 국가들의 ODA 규모는 전년 통계에서도 07를 웃돌았다 앞서 ODA의 절대 규모로는 미국을 비롯해 영국 독일 프랑스 등의 서유럽 국가들이 상위권을 차지했다면 국가 별 경제규모 및 수준에 따른 ODA 규모는 북유럽(Nordic+) 국가들이 높은 셈이다 하지만 룩셈부르크를 제외한 북유럽 4개국 역시 모두 작년에 비해 ODA 비율이 감소했다 2011년 통계를 통해 살펴본 상위 5개국의 GNI 대비 ODA 비율은 룩셈부르크(099) 스웨덴(102) 노르웨이(100) 덴마크(086) 네덜란드(075)였다한국의GNI 대비 ODA 비율은 전년에 비해 002 증

lt표 1gt OECD DAC 회원국들의 2011 2012년 ODA 규모 및 증감추이

21

FOCUS

가한 014로 나타났으나 여전히 DAC 회원국 평균인 029에는 현저하게 미치지 못하고 있다 DAC 24개 회원국 중국가 부도위기에 직면한 그리스 및 이탈리아 다음으로 최하위인 22위를 기록하고 있다

무상 ODA에 참여하는 주무부처가 41개에 달해

2012년 한국의 양자간 다자간 ODA 규모는 각각 116억 불과 389억 불로 작년과 비슷한 비율인 약 75 25로 나타났다 양자 ODA 중 무상원조와 유상원조 역시 64의 비율을 유지하며 70억 불과 47억 불을 차지했다 주목할만한 부분은 2012년 기준 무상원조 지원을 위해 133개 수원국에 외교부 교육부 재정부 KOICA를 비롯하여 지방자치단체까지 총 41개 기관이 ODA 사업에 참여했다는 것이다 작년 한 해 동안 국내ODA 분절화 문제가 시민사회를 비롯한 여러 이해당사자들에 의해 제기되어왔던 것에 반해 ODA 사업에 참여하는 주무부처의 수는 오히려 늘어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한국 원조의 양적 질적 성장을 위한 끊임없는 노

력 필요

이번 2012년 OECD DAC 실적통계는 지속되는 세계 경제 위기가 ODA에 미치는 영향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지난 2008년 미국 발 경제위기 이후 겨우 다시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던 ODA예산이 2010년을 정점으로 다시 하락세를 타고 있다 GNI 대비 ODA 비율의 07라는 국제사회가 합의한 목표 달성에서 점점 멀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은 각국의 원조 규모 줄이기에 대해 옥스팜 인터네셔널의 제레미 홉스(Jeremy Hobbs) 상임이사는 ldquo원조자금이 국가 예산에서 차지하는 부분은 아주 사소한 티끌에 지나지 않기 때문에 재정적자를 면하기 위해 규모를 줄여도 그 영향을 인식할 수 없을 정도이다 이는 마치 몸무게를 줄이기 위해 머리카락을 자르는 격이다rdquo (ldquoAid is such a tiny part of budgets that cutting it has no discernible impact on deficits --it is like cutting your hair to lose weightrdquo)라고 묘사한 바 있다 원조는 개도국 특히 원조 의존성이 높은 국가(aid dependent countries)들에게는 매우 필수적이고 중요한 자원이다 따라서 아주 적은 규모로 삭감한다고 할지라도 해당 국가들에는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은 자명하다 원조가 전체 국가 예산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매우 작기에 경제위기를 이유로 ODA 규모를 줄이는 것은 적자 개선에 아무런 효용성이 없을뿐더러 오히려 필요한 곳에 제공되는 지원을 가로막는 격이다

이처럼 전 세계 ODA에 적신호가 켜진 상황에서도 ODAGNI 07 달성의 약속을 이행하기 위해 원조 규모를 점차 확장하는 국가도 있다 바로 영국이다 지난 3월 20일 영국 정부는 2013 회계연도를 기준으로 자국의 ODAGNI 비율이 07를 넘어설 것이라고 발표했다 2012년 통계 기준 06에서 일년 만에 01 가량을 훌쩍 높인 것이다 이는 현재 부지런히 규모를 늘려나가고 있는 한국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2015년까지 ODAGNI 비율025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2011년 012 2012년 014 2013년 016(추정) 등 증가 속도가 목표 치에 비해 미미하기 때문이다 한국 정부는 규모 증대를 위한 체계적이고 현실적인 계획을 마련하고 국민들을 향한 끊임없는 설득을 통해 합의와 지지를 이끌어낼 수 있어야 한다 또한 양적 성장에 비례하여 질적 성장도 함께 고민해야 한다 무상원조 예산이 점차 늘어나는 부처 참여

lt그림 1gt DAC 회원국의 2012년 ODA 규모

lt그림 2gt DAC 회원국의 2012 ODAGNI 비율

(출처 OECD Statistics ndash ODA2012)

(출처 OECD Statistics ndash ODA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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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 인해 분절적으로 제공되지 않도록 해야 하며 국제 사회의 권고처럼 비구속성 원조를 강화하고 무상 원조의 비율을 확대함으로써 효과성 제고를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이 모든 것들을 실현하기 위해 정부는 무엇보다도 납세자로서 원조 자금을 조성하는 국민들이 본인의 세금이 개도국의 발전을 위해 어떻게 활용되고 있는가를 직접 확인할 수 있도록 원조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책무성을 담보해야 할 것이다

노태훈 장한이 작성

ODA Watch 청년활동가 11기 정책감시팀

dodream4mehanmailnet

lt표2gt 2012년 우리나라 ODA 부문적 실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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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시도 민단단체 사업발굴지원 프로그램이

민간단체 사업발굴지원 프로그램은 KOICA의 민관협력실에서 주최하는 시민사회협력프로그램 중 하나이며 국제개발협력민간협의회(이하 KCOC)가 2012년부터 2년간 주관해오고 있다 이번 프로그램은 기존 민관협력사업의 사전과정을 지원함으로써 새로이 개발협력사업을 수행하고자 하는 단체들에게 교육 컨설팅 사업발굴(현지 지역조사)의 기회를 제공한다 이를 통해 민관협력사업의 확대를 꾀함과 동시에 단체들의 전문성을 살린 창의적인 사업발굴 등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본 프로그램은 현지 사업수행을 위한 단순 지원에 그치지 않고 사업발굴을 위한 사전 교육 및 컨설팅 단체 간 네트워크 구축 등을 포함하는 포괄적인 역량강화 프로그램이라고 할 수 있다 기존 역량강화 교육프로그램과 차별되는 점은 사전 선정된 30여개 이상의 기관이 7~8개월에 걸친 긴 프로그램을 처음부터 끝까지 함께한다는 점이다 이 과정 중에서 네트워크 형성을 넘어서서 서로의 사업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돌아보는 상호 학습의 시간까지 가질 수 있다는 것이 무엇보다 큰 장점이다

눈에 띄는 변화 개발협력 시민사회의 다양화

참여기관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개발협력 시민사회가 정말 넓어지고 다양해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특징적인 부분을 살펴보면 첫째는 국내에서 장애인 직업교육 등 장애인을 수혜자로 사업을 진행하던 기관들이 대거 참여했다는 점이다 개발협력 사업에 있어 크로스커팅이슈로써 장애인이 수혜대상에

서 소외되지 않도록 하는 이슈에 대해서는 많은 논의가 된 바 있다 하지만 장애인을 직접 수혜자로 전면에 내놓은 사업은 많지 않았다 사업선정 심사에 참여한 한 심사위원은 ldquo이렇게 장애인을 직접 수혜대상으로 한 사업이 많았던 심사는 처음이다 긍정적인 변화로 보인다rdquo라고 이야기하기도 했다 둘째 국내 사회복지 사업 또는 대북사업을 중점적으로 시행하던 기관들이 해외사업에 눈을 돌리고 있다는 것이다 사업 수행 경험은 많지만 국제개발협력사업에 대한 경험이 부족하여 익숙하지 않았던 기관들에게는 낯선 용어와 사업수행 프로세스에 익숙해 질 수 있었던 기회였다 마지막으로 분야의 확장이다 전통적 개발협력사업에서 많이 볼 수 있었던 초등교육에서 한걸음 더 나아간 음악교육 과학교육과 같이 다양화되고 전문화된 사업이 시도되었다는 점이다 또한 에너지 마이크로크레딧과 같은 새로운 분야의 진출이 눈에 띈다

전년도 참가 단체인 정의로운 전환을 위한 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이하 에정연)는 라오스의 태양광 사업을 추진하였다 에정연은 태양광 시스템을 제공하는데 그치지 않고 이를 라오스 현지에서 관리할 수 있 도록 하는 교육 프로그램을 함께 구성하여 2013년 현재 열심히 사업을 수행 중에 있다 물꼬를 튼 것일까올해(2013년) 사업발굴 프로그램에는 환경에너지 분야 사업을 추진하는 기관들이 대거 참여하고있다 환경교육 태양광 에너지 적정기술 혼농임업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기관들이 사업발굴의 의지를 다지고 있다 전년도 사업에 참여했던 선배 단 체인 에정연은 새로운 참가 단체들을 위한 실무자 간담회에 참석해 경험을 공유할 예정이기도 하다 국제개발협력의 지형이 변화하고 있다 경험이 아무리 많아도 시행착오는 있게 마련이며 급변하는 이 시기에 겪어야할 어려움과 시행착오는 예전의 그것과 또 다를

한국 개발협력 시민사회에 신선한 바람이 불어오다

FOC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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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협력에 관한 관심이 날로 높아져가고 있다 높아져가는 관심만큼이나 민관협력사업도 확

대되고 있다 지난 3~4월 KOICA에서 열린 시민사회협력프로그램 및 글로벌 CSR 프로그램 설

명회가 개최된 KOICA 강당은 미리 설치된 의자가 부족할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몰렸다 그만

큼 많은 관심을 반증해준다고 할까 CSO 대학 기업 등 국제개발협력 관련 주체들이 날로 확

장되는 가운데이번에는 NGO의 변화에 주목해보자 이 글에서는 개발협력에서의 비전통적 시

민사회단체의 활약을 확인할 수 있는 lsquo민간단체 사업발굴지원 프로그램rsquo을 소개하고자 한다

것이다 비록 해외사업 경험이 짧은 초보 단체들이 주를 이루고 있는 프로그램이지만 이 기관들이 겪는 어려움을 서로 나누고 대안을 찾아내는 과정까지 초보라고 여겨버릴 것인가 그들이 흘린 땀방울과 의지를 보았다면 감히 그럴 수 없을 것이다 기관들이 보유하고

있는 각 분야의 전문성이 개발협력사업에 잘 녹아난다면 엄청난 시너지효과를 기대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서로에게 배우면서 발전하는 개발협력 NGO에 대

한 기대

사업수행에 대한 사례공유에 목말랐던 이들 기관들은 자신의 경험을 나누고 실패를 나누는데 주저하지 않았다 서로들 부족하다며 겸손을 표하였지만 오히려 사업의 경험을 나누고 기관의 사업계획서를 공개하는 것에도 주저함이 없었다 교육 및 컨설팅에 참여한 기관들도(사업규모가 큰 기존의 개발사업 수행기관) 마음을 다해 주었다 교육을 실시한 강사 중 한 사람(기존 사업수행기관 실무자)은 자신이 작성했던 사업계획서를 그대로 공개하는 과감함을 보여주며 신규단체들에게 힘을 보태어 주었다 뒷얘기를 들어보니 이후 많은 신규단체에서 lsquo감사했다rsquo lsquo큰 도움이 되어 너무 감사하다rsquo 라는 이야기를 전했다고 한다 그러다보니 신규기관들 역시 타 기관과 협력하는 데 주저함이 없다 얼마 전 전년도 참가기관 3곳에 lsquo올해 프로그램에 선정된 단체들을 대상으로 하는 실무자 간담회에 참석하여 전년도 사업경험이나 현재 사업을 진행하며 겪는 어려움을 공유해 주실 수 있겠느냐rsquo는 요청을 했다 망설임 없이 최선을 다해서 준비하겠다고 전화기너머로 들려오는 목소리에 참 마음이 따뜻해졌다 이와 같은 신선한 바람이 개발협력 시민사회 전체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작년 프로그램의 막바지 즈음에 개인적인 감상에 젖어 페이스북 담벼락에 글을 남긴 적이 있다 ldquo이곳도 현장임을 느끼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rdquo라는 것이 글

의 요지였다 작년에 처음 수행되는 프로그램이다 보니 교육도 많이 어려워했고 단체 간에 어느 정도의 경쟁의식도 있었던 것 같다 그런데 오랜 기간을 함께하다보니 조금씩 마음을 열어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비슷한 사업을 기획하고 있거나 같은 국가에서 사업

을 계획 중인 기관들을 스스로 찾아가며 정보도 공유하고 네트워크도 구축했다 처음에는 바빠서 교육에 참가 못하겠다며 앓는 소리를 하던 분이 교육의 필요성과 중요성에 공감하며 아직 부족하니 또 교육에 참가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교육 중에 그렇게 외치던 ldquo현지 주민들과의 lsquo라포형성rsquo이 이런 것이구나ldquo를 느끼며 잠시 감성적이 되었던 기억이 문득 떠오른다

물론 교육 몇 번으로 현지조사 한번으로 창의적인 사업발굴이 되는 것은 아니다 또한 신규 단체의 특성이나 분야 전문성을 고려하지 않은 채 획일적으로 기존의 프레임 안으로 편입시키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있을 수도 있다 그렇지만 개발협력사업에 관심을 가지고 진입하려는 신규기관들에게 또는 어떤 이유로든 교육에 참여할 기회가 없었던 기관들에게 또는 네트워크 기반을 필요로 하고 있던 기관들에게 본 프로그램이 가지는 의미는 분명히 작지 않을 것이다

올해 참가기관 중 한 곳은 이런 말을 했다 ldquo저희는 그동안 저희끼리만 사업을 참 열심히 해왔어요 이렇게 지원 프로그램이 있는 줄도 몰랐고 다른 단체와 협력도 거의 없었던지라 이번 기회를 통해 다른 기관들의 활동도 알고 싶고 어떤 교육과정이 있는지도 궁금합니다 꼭 참여하고 싶어요rdquo

올해도 역시 바람이 분다 새로운 바람이~

박현정 작성

국제개발협력민간협의회 대외협력팀 간사

ODA Watch 청년활동가 8기

rianaprkgmailcom

교육에 참가한 활동가들의 모습 그들의 고민이 느껴진다 마지막 교육을 마치고 함께 찍은 단체 사진 KCO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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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체가 사는 길은 연대이며

활동가가 사는 길은 협력입니다

미얀마를 지원하는 단체 활동가들의 모임lsquo미지모rsquo

간디학교의 교가는 lsquo연대와 협력을 통해 활동을 만들어 가고 싶어 하는 미얀마를 지원하는 단체 활동가들의 모임(이하 미지모)의 꿈rsquo과 맞닿아 있다

미지모는 lsquo미얀마를 지원하는 단체 활동가들의 모임rsquo이다 함께 움직이고 있는 4개 단체(더프라미스 따비에 로터스월드 해외주민운동한국위원회)는 규모가 작다 첫 모임을 누군가 제안하고 선뜻 동의하여 출발한 지 불과 8개월이다 작은 것을 지향하는 활동가들이 만났다 회의시간 보다 뒤풀이 자리가 길고 공식적인 논의보다 비공식적 수다가 즐거운 곳이다 이제껏 우리가 만나왔고 생각해 왔던 (소위 주류라 일컬어지는) 국제개발협력NGO에서 보면 대수롭지 않을 수 있다 각자 생존하기 바쁘고 사업을 위해 경쟁하고 성공과 결과를 향해 질주하는 비즈니스와도 같은 국제개발 영역에서 사람중심의 협력을 통해 일궈가는 소소한 과정들이 얼마나 가치 있게 존중 받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ldquo미지모가 반드시 목표를 정해놓고 가는 것은 아닙니다 그냥 같이 가는 것입니다 뜻이 있는 활동가들이 함께 가는 과정 자체가 의미 있고 중요합니다 그 과정에서 성과가 있다면 좋고어떤 목표나 방식을 규정하지는 않습니다rdquo

미지모의 구성원을 동지로 여긴다는 로터스월드 민정희님의 생각이다

미지모가 정해진 목표를 두고 반드시 가야 하는 길이 없다고 해서 누구 하나 불안해하거나 강요하지 않는다 자칭 자발적 행동과 실천이 미지모의 강점이다 해외

현장에서 주민의 주인화 주민의 주체성 주민의 자발성만을 강조했던 활동가들이 스스로 모여 자발적 선택과 행동을 하는 모습은 흔히 행정에 밀리고 현장관리에 급급하며 프로젝트 실행에 힘겨워하는 국제개발NGO 활동가들에게서 쉽게 발견할 수 있는 모습은 아니다

ldquo크게 뭔가 성과를 내려고 욕심내지 않기 때문에 가능한 것 같습니다 성과가 중요했다면 자기 것을 차지하기 위해 많은 부분을 쟁취하고자 했을 텐데 아예 그런 마음 없이 시작하고 있습니다 그런 마음이 우리 스스로를 움직이게 합니다rdquo

어지간해서는 뭔가 미련 갖지 않고 훌훌 떠날 것 같은 로터스월드의 박영신님이 꾸준히 참여하는 이유이다

혹 우리는 분주하고 여유 없는 사람들이 더 많은 일을 열심히 훌륭히 해내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무엇이 문제인지를 근본적으로 고민하지 않고 어떻게 가고 있는지를 관행적으로만 되돌아보는 누군가에게 미지모는 어쩜 lsquo무(無)지모rsquo일지도 모르겠다

미지모의 첫 활동

미지모는 미얀마 마을에서 주민들을 직접 만나는 미얀마 활동가들의 가능성과 성장에 우선적으로 주목하고 있다 한국 본부에서 주민들의 마음과 생각 힘을 모아내는 일은 우선적 활동이 아닌지 오래 되었다 할 수 없는 것은 할 수 없다고 인정하는 것부터가 시작이다 미지모의 힘은 사실을 사실대로 아는 것이다 모르거나 못하거나 안 되는 것에 변명하거나 합리화 하지 않으

꿈꾸지 않으면 사는 게 아니라고아무도 가지 않는 길 가는 우리들 누구도 꿈꾸지 못한 우리들의

세상 만들어 가네우리 알고 있네 우리 알고 있네 배운다는 건 가르친다는 건 희망을 노래하는 것

NGO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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려고 한다 대신 문제를 대안으로 실천해 보고자 한다

ldquo한국에서 일하는 우리는 중간실무자입니다 현장실무자 특히 현장의 한국실무자들을 만나보면 우리와 같은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문제라고 하는 것 우리가 욕구라고 하는 것들이 해결되지 않아 힘들어 하고 있기도 합니다 서울 본부에서 일하는 우리는 이런 사실을 잘 모릅니다 뭔가 채워지지 않고 문제라고 여기던 것을 풀어가야 하는데 이런 것들을 현지의 활동가들과 하고 싶습니다 한국에서 파견된 실무자들을 생각하면 나랑 크게 다르지 않은데 항상 다르다고 생각하고 있는 건 아닌지 자문을 해봅니다 현지의 활동가들에게 우리가 함께 하면 꿈같던 일들도 실제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며rdquo

박영신님의 바람은 우리 모두의 바람이기도 하다

ldquo주민 현장 늘 어려운 존재입니다 우리가 주민을 또는 현장을 얼마나 아는지 우리가 안다는 그것이 주민의 또는 현장의 무엇을 알고 있는 건지 그런데 모른다고 해서 멈추지 않는다고 하는 것입니다 멈출 수가 없다는 것입니다 그럼 해야 하는데 그걸 하고 있는 사람이 하도록 해야 합니다 그 사람이 바로 미얀마 현지의 활동가들입니다 그 활동가들이 우리의 고민보다 좀 더 얕을지는 모르지만 그들이 할 수 있는 게 우리보다 훨씬 많습니다 아마 알면 더 잘 할 것입니다rdquo

미지모를 제안한 해외주민운동한국위원회의 강인남님의 근본 고민은 미지모 모두의 고민이기도 하다 그것은 미지모의 첫 활동으로 연결되었다

오는 6월 미지모는 2주의 일정으로 미얀마에 간다 미지모를 구성하고 있는 4개 단체 그리고 이 단체와 관계를 맺고 있는 15명의 미얀마 활동가들이 모인다 만나서 고민과 어려움을 함께 나눌 생각이다 미얀마의 과거 현재 미래에 대한 의식(觀)을 통해 미얀마에 대한 진지한 사유를 할 것이다 미얀마의 현재가 세계의 패러다임 속에서 어떤 위치에 있는지 마음의 자유와 평화 인류의 상생과 평등에 대한 진지한 자기 물음을 갖는 과정도 가질 것이다 국제개발의 참 의미 현지 활동가의 정체성과 역할 주민관계와 주민조직화에 대한 워크숍을 통해 자기 길을 스스로 만들어 갈 것이다 그리고 주민중심으로 지역개발이 이루어지고 있는 주민현장을 방문하여 우리 활동의 가능성을 넓혀갈 것이다 이 교육훈련은 미얀마의 젊은이로서 주민현장의 활동가로서 처음 가져보는 공동

의 성장과정이다 미지모는 이 교육훈련을 만들어 내기 위해 미얀마 현지 활동가에게 묻고 피드백하고 교육프로그램을 짜고 미지모의 생각을 보태 다시 묻는 과정을 가져왔다 미지모답게 해보자는 것이었다

이들은 9월에 다시 한국에 온다 미얀마 현지에서 실현 가능한 아이디어를 좀 더 넓게 찾아보자는 것이다 독재국가에서 오래 갇혀 왔던 열정과 신념을 활동으로 연결시키기 위해서이다 직접 눈으로 보고 듣고 느끼고 함께 구상하는 것이다 사회와 세상을 보는 눈 그것은 그들의 힘을 배가시키는 동력이 될 것이라고 미지모는 믿는다 설령 이제와 다를 바가 없다 하더라도 한국의 협동조합과 518기념재단 방문 크고 작은 지역사회 조직을 방문하며 이들이 느끼고 생각했을lsquo그 시간의 울림rsquo에 미지모는 행복할 것이다

미지모를 위하여

미지모는 참 다른 개개인이 모였다 주류가 될 수 없는 소박한 이들이다 김수환추기경님의 말씀대로라면 바보 같은 이들이 모였다 바다가 되기보다는 늘 흐르는 냇물이 되기를 자처하는 이들 자신의 생각을 끝까지 말하지만 공동으로 모아진 결론에 대해서는 흔쾌히 받아들이는 이들 누군가 제안하면 진지하게 실현가능성을 모색하는 이들 미지모는 마음과 뜻이 모인 곳이다 그리고 그 방법을 찾고 있는 중이다

ldquo모든 곳이 그렇지만 국제개발협력분야에도 문제는 있습니다 그런데lsquo사건rsquo이라고 하는 것은 그 문제를 그냥 보고 넘기지 않는 것에서 만들어 지는 것 같습니다 실제 이 모임 안에서도 변화를 꿈꾸는 변화를 시도해 보려는 마음이 간절합니다 그런데 그것은 특별한 사람이 모여서 특별한 일을 만들어서 되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입니다 미지모는 같이 모이면 힘이 납니다 같이 만나서 이야기를 해보면 아무 것을 하지 않아도 만나는 것 자체가 힘이 납니다rdquo

사람들의 lsquo진정성 있는 관계rsquo를 성찰하게 하는 민정희님의 말이다

미지모는 돈이 없다 잃을게 없어서 당당하다 우리가 가진 전부가 있다면 함께 술 마실 돈 정도이다 미지모는 능력 있는 사람이 없다 한 사람이 특별하지 않아서 절로 협동심이 작용한다 우리가 가진 전부가 있다면 자연스럽게 나눠지는 우리 개인의 고민과 세상이야기를 주고 받는 술자리이다 이 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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를 통해 미지모는 서로가 서로를 성장하게 만든다

ldquo미지모를 통해서 사업을 같이 하는 것도 있지만 뭔 가 공감하는 부분이 더 넓어졌습니다 우리는 국제개발이나 미얀마만을 이야기하지 않습니다 그것을 뛰어 넘어서 우리가 지향하는 가치에 대해 같이 공유하고 사례들을 나눕니다 그리고 그것을 한국의 국제개발협력시민사회와 공유하기 위해 미지모속에서도 또 다른 협력을 만들어 냅니다 그래서 한 단체가 하기 힘든 벅찬 일을 함께 만들어 갑니다rdquo

더프라미스와 로터스월드는 또 다른 협력사업을 구상 중이다 미지모는 바람직한 모델이 되기를 희망한다 같은 국가 안에서 같은 활동을 하는 단체들이 모이고 비슷한 생각을 지닌 활동가들이 만나고 작은 단체가 모여 협력하고 누군가에게는 꿈이 되기도 하고 어느 단체에게는 lsquo또 다른 방식의 국제개발이 가능하다rsquo는 발상의 전환을 일으켜 주고 싶기도 하다 그러나 그것이 우리의 목표가 될 수는 없다 lsquo함께 하는 과정을 통해서 어느 지점엔가 도달했더니 그렇게 되어 있더라rsquo라는 결과를 낳고 싶은 절실함이다 미지모는 그 절실함을 다른 국제개발협력 단체들과 소통하고 나누고자 한다

ldquo우리가 처음에 함께 하기로 했던 이유를 잊지 말아야 합니다 어떤 성과나 결과물 보다는 단체도 함께 하고 활동가도 함께 해야 한다는 것을 유지해야 합니다ldquo

미지모의 대표 따비에 정보임님의 말이다 미지모가 절대 잃지 말아야 할 초심이다

미지모의 정기 모임에 따비에의 한 활동가가 왔다lsquo달다rsquo라고 하는 아담하고 정취 있는 이름을 가진 신입활동가이다 미지모 신입활동가의 칭찬에 우리는 모두 웃었지만 우리가 이미 누군가의 꿈이 되고 있다는 사실은 우리가 무엇을 노력해야 하는지를 다시 깨닫게 해주었다 달다님과 같은 꿈이 모이면 미얀마 주민들의 꿈도 그들이 주인이 되는 방식으로 익어갈 것이다

ldquo마웅저대표님과 정보임대표님이 미지모에 다녀오시면 이야기를 해주시는데요 저는 그걸 듣고 놀라웠습니다 다들 서로 각자 영역에서 따로따로 경쟁하듯이 한다고 생각했었고 실제 그런 모습들은 외부에서 봤을 때 선입견을 갖게 하거든요 그런데 안을 들여다보니 lsquo실무자들이 뭔가 다들 열심히 하고 있구나rsquo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늘 와서 느낀 것은 내가 만약 이 활동을 계속 하게 된다면 10년 후 15년 후 선생님들 같은 모습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실제 사무실 안에서 있을 때는 뭔가 그림이 잘 안 그려지기도 하고 지금까지 국제개발은 잘 모르겠다고 말하고 다녔는데 오늘 참가하고 들으면서 그림이 좀 더 그려져서 알 것 같기도 해요 처음 듣는 이야기 처음 듣는 상황도 많아서 많이 듣고 배우게 되었습니다rdquo

OWL 원고 기고를 요청 받고 미지모는 기고의 여부 누가 쓸 것인가 어떻게 쓸 것인가에 대한 의견

회의 중인 미지모의 모습 유보미

NGO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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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 모아갔다 미지모는 출발이다 자랑할 것도 내놓을 것도 검증 받은 것도 인정받거나 비난 받을 것도 없다 미지모는 누군가에게 말을 하고 싶은 것이 아니다 우리 스스로 다짐하며 보여주고 싶다

연대와 협력을 통해 더 많은 것을 일궈갈 수 있다는 것 뜻이 분명하면 방법은 만들어 진다는 것 100개의 사업보다 뜻을 가진 여섯 사람이 더 소중하다는 것 정보임 강인남 달다와 같은 후배들에게 마웅저 민정희 박영신 옥세영 유보미와 같은 선배들이 더프라미스와 로터스월드 같은 선배 단체들이 따비에와 KOCO(해외주민운동 한국위원회)같은 후배 단체들에게 분명 힘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그래서 우리는 서로가 선배이며 서로가 후배이다 서로 가르치며 서로 배우는 것이다 미지모가 만들어 갈 국제개발협력의 혁신을 꿈꾸며 미지모는 꿈꾸는 길로 최선을 다해 갈 것이다

OWL의 원고 작성을 위해 우리가 모이는 날 따비

에 마웅저 대표님은 518기념행사 준비회의에 참석

하시느라 함께하지 못하셨습니다 더프라미스의 유

보미님은 3년 만의 휴가를 만끽하셨고 옥세영님은

건강상의 이유로 참석하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작은

시간들이지만 우리와 함께 출발했던 지구촌나눔운

동의 김민영님도 미지모 안에 있었음을 기억합니다

미지모 작성

babolif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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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에 공감과 연대가 필요한 이유- 로터스월드 민정희 국장과의 인터뷰 -

인터뷰에 열중하고 있는 로터스월드민정희 국장의 모습

OWL 독자들을 위해 간단한 자기소개먼저 부탁 드립니다

안녕하세요 로터스월드 민정희 사무국장입니다

지난주에 큰아들을 군대 보낸 두 아들의 엄마이기도 하

지요 불교신자이기도 하고요 저는 대학 시절에는 불교

학생회에서 시민운동을 경험했고 실제로 졸업 후 몇 년

간은 관련 단체의 간사로도 활동했어요 결혼 후 한국여

성단체연합에서 활동하다 한국불교국제네트워크의 국

제이슈 담당 실무자로 활동했어요돌이켜보면 이때 개

도국 현지에 오가면서 국제개발협력 활동을 알게 되고

서서히 인연을 맺기 시작했던 것 같아요 사실 저는 로

터스월드 창립시절부터 도왔고 2006년 2월부터 함께

하기 시작했어요 중간에 잠시 대학사회봉사단으로 이

직 했다가 다시 복귀한지는 1년 8개월 정도되었습니다

로터스월드에서의 저의 1막과 2막을 비교해보면 확실히

처음 왔을 때는 일종의 문제의식이 크게 없었던 것 같아

요 해외출장을 자주 오가며 현지 주민들과 많이 접촉하

긴 했지만 특히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내가 주민을

어떻게 바라보아야 하는가 등에 대한 생각을 깊게 하지는

못했던 것 같아요 이번에 다시 돌아오면서 스스로 부족

한 부분을 깨닫고 배워야겠다는 생각이 먼저 들더라고요

제 나이가 적지는 않지만 (웃음)더욱 용기를 내서 움직이

고 있죠 최근에는 국제개발협력 관련 교육도 많이 수강하

고 사람들과도 적극적으로 교류하면서 서로의 경험을 나

누고 있어요 개발협력사회의 교류가 주는 긍정적인 면이

많아서 이러한 모임이 점점 늘어나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OWL이 만난 사람

lsquo한국 개발NGOrsquo에 대해 생각해보면 어떤 특징들이 머릿속에 떠오르시나요

주로 국제NGO 대형NGO 개신교도 중년의 남성 실무책임자들을 연상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번 OWL에서 만나본 로터스월드 민정희 사무국장은 불교를 기반으로 한 소규모 단체 활동가이자

사회운동가 출신의 여성 실무책임자로 개발NGO사회 내에서는 흔치 않은 경력의 소유자입∙니다

봄비가 내리던 4월 23일(화) 기존 개발협력 시민사회에 신선한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민정희 사무국장을 만

났습니다 OWL은 이 인터뷰를 통해 한국개발협력 시민사회가 점차 다양해지고 있는 단면을 나누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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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에 기반하는 단체로서 로터스월드가 존중하는 가

치는 무엇인가요 그리고 이러한 가치가 사업방식에

실제로 적용되고 있는지 궁금하네요

저희는 평등 평화 자비 세가지 가치를 중점으로 삼

고 있어요 부처가 살아온 모습 그대로 그가 계급을

부정하고 전쟁을 반대했던 것처럼 평등과 평화를 추

구하고 불교사상에서 가장 기본적인 자비는 공감과

연대의 마음을 지향하지요 그렇지만 저희 역시도 실

제 사업에 이러한 가치들을 녹여내는 것이 아직은 많

이 부족한 것 같아요 현지 주민보다는 사업을 수행

하는 단체 중심으로 진행되고 국내후원자들의 요구

에 따라가는 것들은 저희뿐만 아니라 아마 다른 단

체들도 상황이 비슷하리라 생각됩니다 막상 사업 이

후의 관리는 부족하면서 후원자들에게 성과를 보여

주기 위해서 하는 사업이 너무 많다고 생각해요 막

상 현지 주민들이 필요하다고 요구한 것이 아닌데

도 우리가 일방적으로 사업을 진행하는 등의 문제들

말이죠 작년에 코빌(Covil)[1] 교육을 받으면서 이

러한 문제에 대해 더 생각해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빈곤 구조적인 폭력이 될 수 있음을 인지해야

그렇다면 현장사업에 이러한 가치들이

충분히 반영되지 못하는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요

문제의 원인과 결과를 제대로 보지 못하기 때문인 것

같아요 빈곤의 원인과 결과에 대한 근본적인 인식 즉

빈곤이 어디로부터 비롯되는가에 대한 정확한 인식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빈곤이 구조적인 폭력

이 될 수 있음을 깨닫는 것 말이죠 아직 한국의 국제개

발협력 역사가 짧기 때문에 충분히 실현되지 못하는 것

일 수도 있어요 빈곤문제가 단순히 해외에만 해당하

는 것이냐 하면 아니거든요 가난은 현재 우리 안에도

존재하고 있잖아요 저는 그렇기 때문에 개발협력분

야의 활동가들이 국내문제에도 더욱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생각해요 타인의 문제라고 생각했던 것을 나

의 삶의 문제로 받아들이는 순간 빈곤과 개발에 대한

보다 근본적인 접근이 가능해질 수 있다고 믿습니다

그러면 로터스월드가 중점을 두는 점은 무엇인가요

현재 준비 중이지만 lsquo현지NGO와 협력관계를 만들

자rsquo 라는 방향을 가지고 있어요 최근에 국제불교네트

워크에서 만난 단체들이 지역사회개발단체들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현지에서 활동했던 주민들의 권

한강화를 위한 활동을 하고 있는 단체들이죠 그래서

그분들의 활동경험을 배우고 우리의 사업 속에 녹여보

자는 생각을 가지고 있어요 권리에 기반한 관점 주민

운동적 관점에 대한 이야기들을 말이죠 사실 한국의

개발 NGO보다 현지에 있는 현지 NGO들이 더 그 지

역의 필요에 대해 잘 알고 현지 주민들에게 더 알맞게

일을 할 수 있는데도 현지 NGO를 바로 지원하는 단

체들이 많지 않아요 국제개발협력에서 현지 NGO는

조력자나 이해관계자 중 하나로 생각하기 때문이죠

그렇기 때문에 현지 NGO와 교류하면서 효과적인

사업과 주민권한 강화 등에 대해서 배우고 있어요

주민권한강화(empowerment)와 같은 경우에는 제

한된 자원 내에서 사업을 진행해야 하기 때문에 쉽

지 않지만 계속해서 노력하고 있는 사업 중 하나

에요 작년부터 주거 권에 대한 사업과 인권침해

지역의 주민들을 돕는 사업들을 하고 있고 미얀

마 모니와[2]에 대한 지원 사업도 이어가고 있어요

개발협력은 타인의 삶에 개입해서 변화를 주는 것이니

보다 신중한 접근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그러다 보니 정

말 필요한 것은 개발에 대한 철학과 윤리인 것 같은데요

네 맞아요 정말 공감하는 부분이에요 자기성찰

이 정말 중요하죠 개발NGO를 비롯한 시민사회가

항상 정부에게 문제 제기하는 부분이 바로 한국 개

발원조의 양적 성장인데 그렇다면 과연 우리 안에

는 이러한 문제가 없는지 되돌아봐야 하지 않을까

싶네요 우리 안에도 협력이나 연대하는 분위기보

다는 경쟁하는 모습이 주로 보이는 것 같아요 이러

한 모습이 우리가 무엇을 위해 이런 일을 하고 있는

지 여과없이 드러내고 있죠 이러한 이슈들을 함께

논할 수 있는 공론의장 또한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이제는 민 민협력을 위해 노력해야 할 때

국장님께서는 오랫동안 시민사회운동을 해오셨고 지

금은 개발NGO에 있으신데 서로 다른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1코빌(Covil) 코빌(Covil)은 Community Organizing과 Village의 합성어로lsquo지역과 함께 주민과 함께하는 주민운동rsquo의 방향성을 가진 활동가 조직이다2 미얀마 모니와 이 지역 주민들은 지역정부의 요청에 따라 농지를 3년간 중국구리광산회사에 빌려주고 3년이 지나도록 땅을 돌려받지 못하자 시위와 농성을 벌여왔다그러나 지난 11월말 화염방사기를 동원한 정부의 강제진압으로 100여명의 주민들과 스님들이 심한 화상을 입는 사태가 발생하였다

31

로터스월드 사무국 앞에서 한재광 총장 민정희 국장 조이슬 간사 권아람 인턴의 모습 (왼쪽부터 차례대로) ODA Watch

먼저 상대적으로 인적자원과 재원이 시민사회에 비

해 풍부한 것 같아요 그리고 다들 정말 공부를 열

심히 하시는 것 같아요 (웃음) 특히 국제개발협력

에 관한 기술적인 방법론에 대한 학습도 많고요 하

지만 전체적으로 시야를 넓힐 수 있는 분야에는 공

부가 부족한 것 같아요 그리고 상대적으로 단체

들 간의 연대 협력은 비교적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

는 것 같아요 국내에서 협력하지 못하면 개발현장

에서 주민들과 협력을 이루기가 더욱 어렵잖아요

다른 단체와 연대 협력하는 모습이 부족한 것은 그만

큼 기존에 교류가 없어서가 아닐까요 국제개발협력

시민사회 내에서의 교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

최근 민관 협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반면 정작

민 민 간의 협력을 위한 노력은 아직 많이 부족한 것 같

아요 민간 단체들끼리 같이 사업을 해보면 서로 많이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예를 들어 환경 분야의 기

후변화 이슈는 매우 중요하고 구조적 변화가 필요함에

도 개발협력 사회에서는 큰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죠

민 민 간의 연대와 교류의 활성화를 통해 이와 같은 이슈

를 같이 대응해나가는 노력도 필요하지 않을까 싶네요

말씀을 들으니 다양한 단체들간의 만남이 중요하다고

생각됩니다 다양한 종교적 배경을 가진 분들이나 사

회운동을 하시는 많은 분들이 개발 NGO 커뮤니티에

합류하셔서 함께 토론할 수 있는 장이 마련되어야 하

지 않을까요

저도 국내에서 운동하시는 분들이 개발협력분야에 함

께 들어와서 같이 서로의 운동을 공유하고 나누는 시

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저희 단체를 비롯한 몇 단

체들이 함께 미얀마에서 개발활동을 수행하는 단체들

의 모임인 미지모[3]를 구상하고 추진하게 된 이유이

기도 하죠 미지모는 단체들이 서로 연대하고 협력해

야 한다는 생각으로 시작하게 되었어요 단체 간 협력

을 준비하며 실무자들끼리 모여보니 모두 코빌 교육

을 함께 받았던 사람들이더라고요(웃음) 모임을 하

면서 함께하는 기쁨을 많이 느끼고 있어요 미지모 사

람들 모두 지향하는 바가 비슷하기 때문에 서로 동지

애도 느끼죠 미지모 같은 모임들이 다른 단체들 사

이에서도 많이 이루어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미

지모에서도ldquo왜 우리 커뮤니티 내에서는 같이 협력하

는 사업이 없나rdquo 라는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어요

사실 단체와 단체가 서로 교류하고 협력하게 되면 서

로 배울 수 있는 점이 아주 많은데도 그런 모임이 많

지 않은 것 같아요 처음에는 힘들겠지만 같이 공동으

로 사업도 해보면 서로가 배울 수 있는 점이 많다고

생각해요 그 시간을 통해 개발협력에 대한 가치와 지

향점에 대한 생각들도 공유될 수 있으리라고 봅니다

ldquo누군가는 관심을 가지고 끊임없이 문제제기를 할

때 변화가 생기죠rdquo

현재 개발협력 시민사회의 구성원과 구조를 보면 실무

자는 여성이 많지만 실제 사업과 정책을 결정하는 위

치는 대부분 남성들로 이뤄져 있는데요 이에 대한 국

장님의 견해는 어떠하신지 궁금합니다

아무래도 남성중심의 사회구조를 그대로 반영한 모습

으로 보이는 것 같아요 젠더 문제에 대해서 관심을 가

지고 변화를 이루어야 하는 거죠 결국은 끊임없는 문

제제기가 필요하지 않나 싶어요 조직 내에서 불합리

한 것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고 여성들이 일을 할 수

OWL이 만난 사람

3 미지모 미얀마를 지원하는 사람들의 모임이란 뜻으로 로터스월드 프라미스 코코 따비에 4단체가 공동으로 만든 모임 이번 77호의 NGO현장 코너에서 개발협력 분야의 새로운 움직임인 lsquo미지모rsquo에 대해 다루고 있습니다 미지모의 활동이 궁금하신 분들께서는 해당 기사를 참고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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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스월드 사무국 앞에서 한재광 총장 민정희 국장 조이슬 간사 권아람 인턴의 모습 (왼쪽부터 차례대로) ODA Watch

있는 사회적인 여건이나 환경에 대해서도 누군가는 이

야기해야 하는 것이죠 이점에서는 저부터 시작해야 한

다고 생각해요 끝으로 활동가의 가장 중요한 자질은

바로 공감하는 능력이라고 생각해요 신문만 봐도 세

상에 너무나 많은 일들이 있어서 곧 잘 무력감에 빠지

기도 하죠 하지만 이러한 일들에 대해 일차적으로 관

심을 가지는 일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우리가 당장

하고 있는 일 이외에는 관심이 없어서는 안 되죠 조금

더 공감능력을 확장해서 세계에서 일어나는 여러 가지

고통에 대해 관심을 갖는 것 자체가 세상을 바꾸는 첫

발자국이라고 생각해요 개인적으로는 단체의 성과로

인정되지 못하는 일에 대해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하

는 게 아쉽지만 꼭 돈을 보내주지 않더라도 관심을 가

지는 자체가 연대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누군가의

고통을 알아주는 자체로도 그 사람에게 위로가 될 수

있기 때문이죠 그래서 사업으로 진행하지 못해도 일

단은 그러한 사실들을 회원들에게 알리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활동가의 역할은 사람들의 관심을 일깨워주고

공감할 수 있도록 운동해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국장님의 20여 년 간의 활동을 압축적으로 살펴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야기를 들으면서 앞으로의 활동

이 더욱 궁금해지는데요

저는 단체보다는 그 안의 사람을 잘 키워내고 싶어

요 이제까지의 저의 경험을 바탕으로 후배들을 잘 키

워서 올바르게 사업할 수 있도록 이끄는 역할을 하고

싶네요 또 출장처럼 짧은 시간이 아니라 현장에 가

서 오랜 시간을 주민들과 함께 보내고 또 사업현장을

구체적으로 보고 경험하는 시간도가지고 싶어요 이

제 아이들이 다 커서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해요 (웃

음) 마지막으로는 제가 가지고 있는 연대와 협력의

경험들을 가지고 현지 지역사회경험들을 한국의 개

발협력 분야에 소개하는 역할을 해나가고 싶습니다

인터뷰 시간 동안개발NGO 활동가로서 올바른 개발

협력의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해 매 순간 끊임없이 성

찰하고 문제제기를 하는 민정희 국장의 모습이 인상

적이었다 기존의 개발협력사회 내에서 교류와 연대

가 더 활발히 이루어져야 한다는 말에도 깊이 공감했

다 파트너 국가 간의 연대와 협력이전에 우리가 먼저

교류하고 연대해야 하지 않겠는가 앞으로 국제개발

커뮤니티 내에서의 활발한 교류와 다양한 연대의 모

습을 기대해본다 이번 인터뷰를 통해 (필자는) 한국

개발협력 사회 특히 개발NGO에 불어오는 새로운 바

람 다양하게 뻗어나가는 물줄기의 흐름을 목격한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민정희 국장의 오랜 경험이 담긴

이야기를 들으니 앞으로의 활동이 더욱 기대가 된다

권아람 작성 ODA Watch 인턴

aramclsrnnavercom

33

청년활동가

(YP)들이 꿈틀꿈

틀 원조투명성

캠페인 TF를

조직하다

방울방울 나무를 수놓는 저 꽃잎처럼

한국외대

청년들의

사무국 방문

반가웠어요

한국외대 학생들과 조이슬 간사의 모습 ODA Watch

ODA Watch 이모저모

마침내 봄이 왔습니다 물러 갈듯 말듯 끝까지 애태우던 추위가 사라지고 햇살이 온 대지를 따스하게 감싸 안아

주고 있네요 길거리 나무들도 화사한 꽃잎으로 몸을 단장하느라 분주해 보입니다 봄이 와서일까요 워치에도

새로운 식구들이 찾아왔답니다 올 봄 모두 함께 꽃을 잘 피워낸다면 가을 무렵에는 풍성한 과실을 기대해볼 수

있지 않을까요

지난 4월 26일(금) ODA Watch가

국제개발협력학회(KAIDEC)에서

매년 공모하는 ODA 학술활동 지

원사업에 선정되었습니다 이로써

KAIDEC으로부터 지난 2011년부

터 연속 3년 동안 지원을 받게 되

었는데요 워치는 공모사업을 통한

1200만원의 지원금으로 올 한해

lsquo한국 개발원조 투명성 제고 방안 정

책 연구사업rsquo을 펼쳐나갈 예정입니

다 OWL 독자 여러분들도 한국 개

발원조의 투명성을 높일 수 있는 방

안을 함께 고민해주시겠어요 더불

어 워치가 꾸려나갈 원조투명성 캠

페인에 대해서도 많은 관심과 참여

부탁 드립니다

지난 4월 29일(월)에는 한국외국어

대학교에서 온 4명의 학생들이 ODA

Watch 사무국을 찾아왔답니다 워치가

도대체 어떤 곳인지 무엇을 하는 단체

인지 궁금해서 오늘 인터뷰를 위해 열심

히 공부했다며 이런 저런 질문들을 쏟아

냈는데요 NGO에 관한 교양수업을 듣

던 중 사례발표를 위해 여러 단체 중 워

치를 선택하게 되었다는 청년들 고민

이 담긴 질문에 답하는 시간도 참 즐거

웠답니다 워치가 어떤 단체인지() 궁

금하신 분들이 있다면 주저 말고 서교동

에 자리한 저희 사무국으로 차 한잔 하

러 오세요~~ ^^

ODA Watch 청년활동가들이 국제

개발협력의 흥미로운 이슈를 lsquo씹고

뜯고 맛보고 즐기기rsquo 위해 뭉쳤습니

다 청년활동가들은 관심 있는 이슈

를 중심으로 모여서 팀을 꾸려 시민

의 목소리를 내는 활동을 해오고 있

는데요 여러 팀들 중에 그 동안 국

내외 개발협력정책과 담론을 중점

적으로 공부해왔던 정책감시팀과

DAC(개발협력체계 비평가)팀이 주

축이 되어 Task Force 팀을 구성해

원조투명성과 책무성에 대해 국제

국내사회가 어떠한 이야기를 해오고

있는지 힘을 합쳐 알아보기로 했답

니다 지난 4월 10일 대망의 첫 모임

을 가졌는데요 매주 수요일마다 모

여서 이슈도 알아가고 무엇보다 서

로를 알아가는 시간을 가지고 있답

니다 앞으로 저희 청년활동가들이

펼쳐나갈 활동 많이 기대해주세요

첫 모임 후 뒷풀이 장소에서 한 컷시작을 기념하는 와인 한잔과 함께 ODA Wat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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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DEC지원

ODA 학술활동

공보사업 선정

환영합니다

이재원 간사님

권아람 인턴님

이재원

간사의

한마디

지난 4월 신입직원 및 인턴채용을 통

해 이재원 간사와 권아람 인턴이 ODA

Watch와 함께하게 되었습니다 이재

원 간사는 지난 2012년 ODA 인턴으

로 이미 한해 동안 사무국의 일원으로

동고동락(同苦同樂 )해왔는데요 앞으

로 두 분과 함께 채워나갈 워치가 더더

욱 기대됩니다 OWL 독자 여러분들

께 전하는 편지도 읽어주세요 ^^

안녕하세요 5월부터 ODA Watch의 새 식

구로 함께하게 될 이재원입니다 워치의 청년

활동가로 시작하여 지난 해 ODA 청년인턴으

로 1년간 사무국에서 일하는 행운을 누렸었

는데 올해는 이렇게 간사로 인연을 맺게 되

어 무척 기쁩니다 앞으로 겸손한 자세로 관

계하는 모든 분들과 함께하며 lsquo해피에너지rsquo를

나acuteshy 수 있는 활동가가 되겠습니다 아름다운

봄날 좋은 소식 나acuteshy 수 있어 행복하네요 여

러분의 많은 응원 부탁드려요 감사합니다

워치의

최연소 기부자

는 누구

감동 어린 소식 하나 ODA Watch의

최연소 기부자를 소개합니다~ ^^ 바

로 세상의 빛을 본지 꼭 한 달이 되어

가는 박시윤 양이 그 주인공인데요 박

욱범님께서 따님의 탄생을 기념하며 너

무나 감사하게도 일시 후원을 통해 그

환희와 행복을 워치와 함께 나주셨답니

다 박욱범님은 OWL에 해외특파원으

로 글을 기고하며 워치와 인연을 맺기

시작했는데요 현재는 영국에서의 석

사과정을 마치고 잠시 한국에 들어와

ODA Watch의 자매 기관인 (사)글로

벌발전연구원 ReDI의 연구원으로도 함

께하고 계시답니다 너무 감사한 마음

에 시윤 양을 위해 작은 선물을 준비한

워치 사무국 후원 담당 간사님과 간략

한 증정식도 가졌답니다~ ^^ 시윤 양

앞으로 건강하게 무럭무럭 자라나길 바

랄게요 ^^

권아람

인턴의

한마디

안녕하세요 ODA Watch OWL 독자 여러

분 ODA Watch에서 인턴으로 함께하게 된

권아람이라고 합니다 저는 인권에 관심이 많

아서 작년 하반기에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

에서 4개월 정도 일을 했었어요 앰네스티에

서는 인권의 관점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연대

운동의 방향성을 배울 수 있었는데요 ODA

Watch에서는 또 어떤 것들을 배우고 생각하

게 될 지 궁금하고 매우 기대가 되요 일한 지

이제 겨우 2주차인데 하루하루 많은 것들을

배우며 비판적인 관점으로 개발협력을 바라

보는 눈도 기르고 있어요 ODA Watch를 알

게 되어서 그리고 함께 일하게 되어 반갑습니

다 앞으로 독자 여러분들을 자주 뵐 수 있길

기대할게요 )

박욱범 님과 이재원 간사 ODA Watch 권아람 인턴과 이재원 간사 ODA Watch35

36

37

3월 재정보고

[ ODA Watch 살림살이 ]

ODA Watch는 투명한 재정운영을 원칙으로 합니다

소중한 후원금으로 운영되는 워치의 살림살이가 어느 곳에 어떻게 쓰여지는지

후원자 여러분과 OWL 독자들께 보고드립니다

워치의 살림살이에 더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38

ODA Watch는 2006년 설립 이래로 한국의 국제개발협력 사업 및 정책이 인권 bull 평등 bull 연대에 기반하여 보다 책임 있게 효과적으로 사용되어 개발도상국의 빈곤퇴치 및 지속가능한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한국 대외원조의 정책을 지속적으로 감시 bull 제언하고 대안을 고민하는 참여형 시민사회단체(Civil Society Organization CSO)입니다

39

Page 21: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77호(2013.05.03)

액을 ODA 자금 조성을 위해 세금으로 납부한 것이다

반면 lt2013년 국제개발협력 종합시행계획gt에 따르면 2013년 ODAGNI 수치는 016에 달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025의 고지를 향한 걸음이 2년 정도 밖에 남지 않은 만큼 현실적으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원조 규모 증대에 관한 근본적이고 체계적인 전략 마련이 필요한 시점이다

국제사회 ODA 아직 갈 길이 멀다

전 세계 공여국들의 GNI 대비 ODA의 비율을 살펴보면 국제사회가 합의한 목표치인 07를 넘어선 국가

는 룩셈부르크(100) 스웨덴(099) 노르웨이(093) 덴마크(084) 네덜란드(071) 5개국이 유일하며 이 국가들의 ODA 규모는 전년 통계에서도 07를 웃돌았다 앞서 ODA의 절대 규모로는 미국을 비롯해 영국 독일 프랑스 등의 서유럽 국가들이 상위권을 차지했다면 국가 별 경제규모 및 수준에 따른 ODA 규모는 북유럽(Nordic+) 국가들이 높은 셈이다 하지만 룩셈부르크를 제외한 북유럽 4개국 역시 모두 작년에 비해 ODA 비율이 감소했다 2011년 통계를 통해 살펴본 상위 5개국의 GNI 대비 ODA 비율은 룩셈부르크(099) 스웨덴(102) 노르웨이(100) 덴마크(086) 네덜란드(075)였다한국의GNI 대비 ODA 비율은 전년에 비해 002 증

lt표 1gt OECD DAC 회원국들의 2011 2012년 ODA 규모 및 증감추이

21

FOCUS

가한 014로 나타났으나 여전히 DAC 회원국 평균인 029에는 현저하게 미치지 못하고 있다 DAC 24개 회원국 중국가 부도위기에 직면한 그리스 및 이탈리아 다음으로 최하위인 22위를 기록하고 있다

무상 ODA에 참여하는 주무부처가 41개에 달해

2012년 한국의 양자간 다자간 ODA 규모는 각각 116억 불과 389억 불로 작년과 비슷한 비율인 약 75 25로 나타났다 양자 ODA 중 무상원조와 유상원조 역시 64의 비율을 유지하며 70억 불과 47억 불을 차지했다 주목할만한 부분은 2012년 기준 무상원조 지원을 위해 133개 수원국에 외교부 교육부 재정부 KOICA를 비롯하여 지방자치단체까지 총 41개 기관이 ODA 사업에 참여했다는 것이다 작년 한 해 동안 국내ODA 분절화 문제가 시민사회를 비롯한 여러 이해당사자들에 의해 제기되어왔던 것에 반해 ODA 사업에 참여하는 주무부처의 수는 오히려 늘어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한국 원조의 양적 질적 성장을 위한 끊임없는 노

력 필요

이번 2012년 OECD DAC 실적통계는 지속되는 세계 경제 위기가 ODA에 미치는 영향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지난 2008년 미국 발 경제위기 이후 겨우 다시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던 ODA예산이 2010년을 정점으로 다시 하락세를 타고 있다 GNI 대비 ODA 비율의 07라는 국제사회가 합의한 목표 달성에서 점점 멀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은 각국의 원조 규모 줄이기에 대해 옥스팜 인터네셔널의 제레미 홉스(Jeremy Hobbs) 상임이사는 ldquo원조자금이 국가 예산에서 차지하는 부분은 아주 사소한 티끌에 지나지 않기 때문에 재정적자를 면하기 위해 규모를 줄여도 그 영향을 인식할 수 없을 정도이다 이는 마치 몸무게를 줄이기 위해 머리카락을 자르는 격이다rdquo (ldquoAid is such a tiny part of budgets that cutting it has no discernible impact on deficits --it is like cutting your hair to lose weightrdquo)라고 묘사한 바 있다 원조는 개도국 특히 원조 의존성이 높은 국가(aid dependent countries)들에게는 매우 필수적이고 중요한 자원이다 따라서 아주 적은 규모로 삭감한다고 할지라도 해당 국가들에는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은 자명하다 원조가 전체 국가 예산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매우 작기에 경제위기를 이유로 ODA 규모를 줄이는 것은 적자 개선에 아무런 효용성이 없을뿐더러 오히려 필요한 곳에 제공되는 지원을 가로막는 격이다

이처럼 전 세계 ODA에 적신호가 켜진 상황에서도 ODAGNI 07 달성의 약속을 이행하기 위해 원조 규모를 점차 확장하는 국가도 있다 바로 영국이다 지난 3월 20일 영국 정부는 2013 회계연도를 기준으로 자국의 ODAGNI 비율이 07를 넘어설 것이라고 발표했다 2012년 통계 기준 06에서 일년 만에 01 가량을 훌쩍 높인 것이다 이는 현재 부지런히 규모를 늘려나가고 있는 한국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2015년까지 ODAGNI 비율025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2011년 012 2012년 014 2013년 016(추정) 등 증가 속도가 목표 치에 비해 미미하기 때문이다 한국 정부는 규모 증대를 위한 체계적이고 현실적인 계획을 마련하고 국민들을 향한 끊임없는 설득을 통해 합의와 지지를 이끌어낼 수 있어야 한다 또한 양적 성장에 비례하여 질적 성장도 함께 고민해야 한다 무상원조 예산이 점차 늘어나는 부처 참여

lt그림 1gt DAC 회원국의 2012년 ODA 규모

lt그림 2gt DAC 회원국의 2012 ODAGNI 비율

(출처 OECD Statistics ndash ODA2012)

(출처 OECD Statistics ndash ODA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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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 인해 분절적으로 제공되지 않도록 해야 하며 국제 사회의 권고처럼 비구속성 원조를 강화하고 무상 원조의 비율을 확대함으로써 효과성 제고를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이 모든 것들을 실현하기 위해 정부는 무엇보다도 납세자로서 원조 자금을 조성하는 국민들이 본인의 세금이 개도국의 발전을 위해 어떻게 활용되고 있는가를 직접 확인할 수 있도록 원조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책무성을 담보해야 할 것이다

노태훈 장한이 작성

ODA Watch 청년활동가 11기 정책감시팀

dodream4mehanmailnet

lt표2gt 2012년 우리나라 ODA 부문적 실적

23

새로운 시도 민단단체 사업발굴지원 프로그램이

민간단체 사업발굴지원 프로그램은 KOICA의 민관협력실에서 주최하는 시민사회협력프로그램 중 하나이며 국제개발협력민간협의회(이하 KCOC)가 2012년부터 2년간 주관해오고 있다 이번 프로그램은 기존 민관협력사업의 사전과정을 지원함으로써 새로이 개발협력사업을 수행하고자 하는 단체들에게 교육 컨설팅 사업발굴(현지 지역조사)의 기회를 제공한다 이를 통해 민관협력사업의 확대를 꾀함과 동시에 단체들의 전문성을 살린 창의적인 사업발굴 등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본 프로그램은 현지 사업수행을 위한 단순 지원에 그치지 않고 사업발굴을 위한 사전 교육 및 컨설팅 단체 간 네트워크 구축 등을 포함하는 포괄적인 역량강화 프로그램이라고 할 수 있다 기존 역량강화 교육프로그램과 차별되는 점은 사전 선정된 30여개 이상의 기관이 7~8개월에 걸친 긴 프로그램을 처음부터 끝까지 함께한다는 점이다 이 과정 중에서 네트워크 형성을 넘어서서 서로의 사업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돌아보는 상호 학습의 시간까지 가질 수 있다는 것이 무엇보다 큰 장점이다

눈에 띄는 변화 개발협력 시민사회의 다양화

참여기관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개발협력 시민사회가 정말 넓어지고 다양해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특징적인 부분을 살펴보면 첫째는 국내에서 장애인 직업교육 등 장애인을 수혜자로 사업을 진행하던 기관들이 대거 참여했다는 점이다 개발협력 사업에 있어 크로스커팅이슈로써 장애인이 수혜대상에

서 소외되지 않도록 하는 이슈에 대해서는 많은 논의가 된 바 있다 하지만 장애인을 직접 수혜자로 전면에 내놓은 사업은 많지 않았다 사업선정 심사에 참여한 한 심사위원은 ldquo이렇게 장애인을 직접 수혜대상으로 한 사업이 많았던 심사는 처음이다 긍정적인 변화로 보인다rdquo라고 이야기하기도 했다 둘째 국내 사회복지 사업 또는 대북사업을 중점적으로 시행하던 기관들이 해외사업에 눈을 돌리고 있다는 것이다 사업 수행 경험은 많지만 국제개발협력사업에 대한 경험이 부족하여 익숙하지 않았던 기관들에게는 낯선 용어와 사업수행 프로세스에 익숙해 질 수 있었던 기회였다 마지막으로 분야의 확장이다 전통적 개발협력사업에서 많이 볼 수 있었던 초등교육에서 한걸음 더 나아간 음악교육 과학교육과 같이 다양화되고 전문화된 사업이 시도되었다는 점이다 또한 에너지 마이크로크레딧과 같은 새로운 분야의 진출이 눈에 띈다

전년도 참가 단체인 정의로운 전환을 위한 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이하 에정연)는 라오스의 태양광 사업을 추진하였다 에정연은 태양광 시스템을 제공하는데 그치지 않고 이를 라오스 현지에서 관리할 수 있 도록 하는 교육 프로그램을 함께 구성하여 2013년 현재 열심히 사업을 수행 중에 있다 물꼬를 튼 것일까올해(2013년) 사업발굴 프로그램에는 환경에너지 분야 사업을 추진하는 기관들이 대거 참여하고있다 환경교육 태양광 에너지 적정기술 혼농임업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기관들이 사업발굴의 의지를 다지고 있다 전년도 사업에 참여했던 선배 단 체인 에정연은 새로운 참가 단체들을 위한 실무자 간담회에 참석해 경험을 공유할 예정이기도 하다 국제개발협력의 지형이 변화하고 있다 경험이 아무리 많아도 시행착오는 있게 마련이며 급변하는 이 시기에 겪어야할 어려움과 시행착오는 예전의 그것과 또 다를

한국 개발협력 시민사회에 신선한 바람이 불어오다

FOCUS

24

개발협력에 관한 관심이 날로 높아져가고 있다 높아져가는 관심만큼이나 민관협력사업도 확

대되고 있다 지난 3~4월 KOICA에서 열린 시민사회협력프로그램 및 글로벌 CSR 프로그램 설

명회가 개최된 KOICA 강당은 미리 설치된 의자가 부족할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몰렸다 그만

큼 많은 관심을 반증해준다고 할까 CSO 대학 기업 등 국제개발협력 관련 주체들이 날로 확

장되는 가운데이번에는 NGO의 변화에 주목해보자 이 글에서는 개발협력에서의 비전통적 시

민사회단체의 활약을 확인할 수 있는 lsquo민간단체 사업발굴지원 프로그램rsquo을 소개하고자 한다

것이다 비록 해외사업 경험이 짧은 초보 단체들이 주를 이루고 있는 프로그램이지만 이 기관들이 겪는 어려움을 서로 나누고 대안을 찾아내는 과정까지 초보라고 여겨버릴 것인가 그들이 흘린 땀방울과 의지를 보았다면 감히 그럴 수 없을 것이다 기관들이 보유하고

있는 각 분야의 전문성이 개발협력사업에 잘 녹아난다면 엄청난 시너지효과를 기대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서로에게 배우면서 발전하는 개발협력 NGO에 대

한 기대

사업수행에 대한 사례공유에 목말랐던 이들 기관들은 자신의 경험을 나누고 실패를 나누는데 주저하지 않았다 서로들 부족하다며 겸손을 표하였지만 오히려 사업의 경험을 나누고 기관의 사업계획서를 공개하는 것에도 주저함이 없었다 교육 및 컨설팅에 참여한 기관들도(사업규모가 큰 기존의 개발사업 수행기관) 마음을 다해 주었다 교육을 실시한 강사 중 한 사람(기존 사업수행기관 실무자)은 자신이 작성했던 사업계획서를 그대로 공개하는 과감함을 보여주며 신규단체들에게 힘을 보태어 주었다 뒷얘기를 들어보니 이후 많은 신규단체에서 lsquo감사했다rsquo lsquo큰 도움이 되어 너무 감사하다rsquo 라는 이야기를 전했다고 한다 그러다보니 신규기관들 역시 타 기관과 협력하는 데 주저함이 없다 얼마 전 전년도 참가기관 3곳에 lsquo올해 프로그램에 선정된 단체들을 대상으로 하는 실무자 간담회에 참석하여 전년도 사업경험이나 현재 사업을 진행하며 겪는 어려움을 공유해 주실 수 있겠느냐rsquo는 요청을 했다 망설임 없이 최선을 다해서 준비하겠다고 전화기너머로 들려오는 목소리에 참 마음이 따뜻해졌다 이와 같은 신선한 바람이 개발협력 시민사회 전체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작년 프로그램의 막바지 즈음에 개인적인 감상에 젖어 페이스북 담벼락에 글을 남긴 적이 있다 ldquo이곳도 현장임을 느끼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rdquo라는 것이 글

의 요지였다 작년에 처음 수행되는 프로그램이다 보니 교육도 많이 어려워했고 단체 간에 어느 정도의 경쟁의식도 있었던 것 같다 그런데 오랜 기간을 함께하다보니 조금씩 마음을 열어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비슷한 사업을 기획하고 있거나 같은 국가에서 사업

을 계획 중인 기관들을 스스로 찾아가며 정보도 공유하고 네트워크도 구축했다 처음에는 바빠서 교육에 참가 못하겠다며 앓는 소리를 하던 분이 교육의 필요성과 중요성에 공감하며 아직 부족하니 또 교육에 참가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교육 중에 그렇게 외치던 ldquo현지 주민들과의 lsquo라포형성rsquo이 이런 것이구나ldquo를 느끼며 잠시 감성적이 되었던 기억이 문득 떠오른다

물론 교육 몇 번으로 현지조사 한번으로 창의적인 사업발굴이 되는 것은 아니다 또한 신규 단체의 특성이나 분야 전문성을 고려하지 않은 채 획일적으로 기존의 프레임 안으로 편입시키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있을 수도 있다 그렇지만 개발협력사업에 관심을 가지고 진입하려는 신규기관들에게 또는 어떤 이유로든 교육에 참여할 기회가 없었던 기관들에게 또는 네트워크 기반을 필요로 하고 있던 기관들에게 본 프로그램이 가지는 의미는 분명히 작지 않을 것이다

올해 참가기관 중 한 곳은 이런 말을 했다 ldquo저희는 그동안 저희끼리만 사업을 참 열심히 해왔어요 이렇게 지원 프로그램이 있는 줄도 몰랐고 다른 단체와 협력도 거의 없었던지라 이번 기회를 통해 다른 기관들의 활동도 알고 싶고 어떤 교육과정이 있는지도 궁금합니다 꼭 참여하고 싶어요rdquo

올해도 역시 바람이 분다 새로운 바람이~

박현정 작성

국제개발협력민간협의회 대외협력팀 간사

ODA Watch 청년활동가 8기

rianaprkgmailcom

교육에 참가한 활동가들의 모습 그들의 고민이 느껴진다 마지막 교육을 마치고 함께 찍은 단체 사진 KCO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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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체가 사는 길은 연대이며

활동가가 사는 길은 협력입니다

미얀마를 지원하는 단체 활동가들의 모임lsquo미지모rsquo

간디학교의 교가는 lsquo연대와 협력을 통해 활동을 만들어 가고 싶어 하는 미얀마를 지원하는 단체 활동가들의 모임(이하 미지모)의 꿈rsquo과 맞닿아 있다

미지모는 lsquo미얀마를 지원하는 단체 활동가들의 모임rsquo이다 함께 움직이고 있는 4개 단체(더프라미스 따비에 로터스월드 해외주민운동한국위원회)는 규모가 작다 첫 모임을 누군가 제안하고 선뜻 동의하여 출발한 지 불과 8개월이다 작은 것을 지향하는 활동가들이 만났다 회의시간 보다 뒤풀이 자리가 길고 공식적인 논의보다 비공식적 수다가 즐거운 곳이다 이제껏 우리가 만나왔고 생각해 왔던 (소위 주류라 일컬어지는) 국제개발협력NGO에서 보면 대수롭지 않을 수 있다 각자 생존하기 바쁘고 사업을 위해 경쟁하고 성공과 결과를 향해 질주하는 비즈니스와도 같은 국제개발 영역에서 사람중심의 협력을 통해 일궈가는 소소한 과정들이 얼마나 가치 있게 존중 받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ldquo미지모가 반드시 목표를 정해놓고 가는 것은 아닙니다 그냥 같이 가는 것입니다 뜻이 있는 활동가들이 함께 가는 과정 자체가 의미 있고 중요합니다 그 과정에서 성과가 있다면 좋고어떤 목표나 방식을 규정하지는 않습니다rdquo

미지모의 구성원을 동지로 여긴다는 로터스월드 민정희님의 생각이다

미지모가 정해진 목표를 두고 반드시 가야 하는 길이 없다고 해서 누구 하나 불안해하거나 강요하지 않는다 자칭 자발적 행동과 실천이 미지모의 강점이다 해외

현장에서 주민의 주인화 주민의 주체성 주민의 자발성만을 강조했던 활동가들이 스스로 모여 자발적 선택과 행동을 하는 모습은 흔히 행정에 밀리고 현장관리에 급급하며 프로젝트 실행에 힘겨워하는 국제개발NGO 활동가들에게서 쉽게 발견할 수 있는 모습은 아니다

ldquo크게 뭔가 성과를 내려고 욕심내지 않기 때문에 가능한 것 같습니다 성과가 중요했다면 자기 것을 차지하기 위해 많은 부분을 쟁취하고자 했을 텐데 아예 그런 마음 없이 시작하고 있습니다 그런 마음이 우리 스스로를 움직이게 합니다rdquo

어지간해서는 뭔가 미련 갖지 않고 훌훌 떠날 것 같은 로터스월드의 박영신님이 꾸준히 참여하는 이유이다

혹 우리는 분주하고 여유 없는 사람들이 더 많은 일을 열심히 훌륭히 해내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무엇이 문제인지를 근본적으로 고민하지 않고 어떻게 가고 있는지를 관행적으로만 되돌아보는 누군가에게 미지모는 어쩜 lsquo무(無)지모rsquo일지도 모르겠다

미지모의 첫 활동

미지모는 미얀마 마을에서 주민들을 직접 만나는 미얀마 활동가들의 가능성과 성장에 우선적으로 주목하고 있다 한국 본부에서 주민들의 마음과 생각 힘을 모아내는 일은 우선적 활동이 아닌지 오래 되었다 할 수 없는 것은 할 수 없다고 인정하는 것부터가 시작이다 미지모의 힘은 사실을 사실대로 아는 것이다 모르거나 못하거나 안 되는 것에 변명하거나 합리화 하지 않으

꿈꾸지 않으면 사는 게 아니라고아무도 가지 않는 길 가는 우리들 누구도 꿈꾸지 못한 우리들의

세상 만들어 가네우리 알고 있네 우리 알고 있네 배운다는 건 가르친다는 건 희망을 노래하는 것

NGO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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려고 한다 대신 문제를 대안으로 실천해 보고자 한다

ldquo한국에서 일하는 우리는 중간실무자입니다 현장실무자 특히 현장의 한국실무자들을 만나보면 우리와 같은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문제라고 하는 것 우리가 욕구라고 하는 것들이 해결되지 않아 힘들어 하고 있기도 합니다 서울 본부에서 일하는 우리는 이런 사실을 잘 모릅니다 뭔가 채워지지 않고 문제라고 여기던 것을 풀어가야 하는데 이런 것들을 현지의 활동가들과 하고 싶습니다 한국에서 파견된 실무자들을 생각하면 나랑 크게 다르지 않은데 항상 다르다고 생각하고 있는 건 아닌지 자문을 해봅니다 현지의 활동가들에게 우리가 함께 하면 꿈같던 일들도 실제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며rdquo

박영신님의 바람은 우리 모두의 바람이기도 하다

ldquo주민 현장 늘 어려운 존재입니다 우리가 주민을 또는 현장을 얼마나 아는지 우리가 안다는 그것이 주민의 또는 현장의 무엇을 알고 있는 건지 그런데 모른다고 해서 멈추지 않는다고 하는 것입니다 멈출 수가 없다는 것입니다 그럼 해야 하는데 그걸 하고 있는 사람이 하도록 해야 합니다 그 사람이 바로 미얀마 현지의 활동가들입니다 그 활동가들이 우리의 고민보다 좀 더 얕을지는 모르지만 그들이 할 수 있는 게 우리보다 훨씬 많습니다 아마 알면 더 잘 할 것입니다rdquo

미지모를 제안한 해외주민운동한국위원회의 강인남님의 근본 고민은 미지모 모두의 고민이기도 하다 그것은 미지모의 첫 활동으로 연결되었다

오는 6월 미지모는 2주의 일정으로 미얀마에 간다 미지모를 구성하고 있는 4개 단체 그리고 이 단체와 관계를 맺고 있는 15명의 미얀마 활동가들이 모인다 만나서 고민과 어려움을 함께 나눌 생각이다 미얀마의 과거 현재 미래에 대한 의식(觀)을 통해 미얀마에 대한 진지한 사유를 할 것이다 미얀마의 현재가 세계의 패러다임 속에서 어떤 위치에 있는지 마음의 자유와 평화 인류의 상생과 평등에 대한 진지한 자기 물음을 갖는 과정도 가질 것이다 국제개발의 참 의미 현지 활동가의 정체성과 역할 주민관계와 주민조직화에 대한 워크숍을 통해 자기 길을 스스로 만들어 갈 것이다 그리고 주민중심으로 지역개발이 이루어지고 있는 주민현장을 방문하여 우리 활동의 가능성을 넓혀갈 것이다 이 교육훈련은 미얀마의 젊은이로서 주민현장의 활동가로서 처음 가져보는 공동

의 성장과정이다 미지모는 이 교육훈련을 만들어 내기 위해 미얀마 현지 활동가에게 묻고 피드백하고 교육프로그램을 짜고 미지모의 생각을 보태 다시 묻는 과정을 가져왔다 미지모답게 해보자는 것이었다

이들은 9월에 다시 한국에 온다 미얀마 현지에서 실현 가능한 아이디어를 좀 더 넓게 찾아보자는 것이다 독재국가에서 오래 갇혀 왔던 열정과 신념을 활동으로 연결시키기 위해서이다 직접 눈으로 보고 듣고 느끼고 함께 구상하는 것이다 사회와 세상을 보는 눈 그것은 그들의 힘을 배가시키는 동력이 될 것이라고 미지모는 믿는다 설령 이제와 다를 바가 없다 하더라도 한국의 협동조합과 518기념재단 방문 크고 작은 지역사회 조직을 방문하며 이들이 느끼고 생각했을lsquo그 시간의 울림rsquo에 미지모는 행복할 것이다

미지모를 위하여

미지모는 참 다른 개개인이 모였다 주류가 될 수 없는 소박한 이들이다 김수환추기경님의 말씀대로라면 바보 같은 이들이 모였다 바다가 되기보다는 늘 흐르는 냇물이 되기를 자처하는 이들 자신의 생각을 끝까지 말하지만 공동으로 모아진 결론에 대해서는 흔쾌히 받아들이는 이들 누군가 제안하면 진지하게 실현가능성을 모색하는 이들 미지모는 마음과 뜻이 모인 곳이다 그리고 그 방법을 찾고 있는 중이다

ldquo모든 곳이 그렇지만 국제개발협력분야에도 문제는 있습니다 그런데lsquo사건rsquo이라고 하는 것은 그 문제를 그냥 보고 넘기지 않는 것에서 만들어 지는 것 같습니다 실제 이 모임 안에서도 변화를 꿈꾸는 변화를 시도해 보려는 마음이 간절합니다 그런데 그것은 특별한 사람이 모여서 특별한 일을 만들어서 되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입니다 미지모는 같이 모이면 힘이 납니다 같이 만나서 이야기를 해보면 아무 것을 하지 않아도 만나는 것 자체가 힘이 납니다rdquo

사람들의 lsquo진정성 있는 관계rsquo를 성찰하게 하는 민정희님의 말이다

미지모는 돈이 없다 잃을게 없어서 당당하다 우리가 가진 전부가 있다면 함께 술 마실 돈 정도이다 미지모는 능력 있는 사람이 없다 한 사람이 특별하지 않아서 절로 협동심이 작용한다 우리가 가진 전부가 있다면 자연스럽게 나눠지는 우리 개인의 고민과 세상이야기를 주고 받는 술자리이다 이 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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를 통해 미지모는 서로가 서로를 성장하게 만든다

ldquo미지모를 통해서 사업을 같이 하는 것도 있지만 뭔 가 공감하는 부분이 더 넓어졌습니다 우리는 국제개발이나 미얀마만을 이야기하지 않습니다 그것을 뛰어 넘어서 우리가 지향하는 가치에 대해 같이 공유하고 사례들을 나눕니다 그리고 그것을 한국의 국제개발협력시민사회와 공유하기 위해 미지모속에서도 또 다른 협력을 만들어 냅니다 그래서 한 단체가 하기 힘든 벅찬 일을 함께 만들어 갑니다rdquo

더프라미스와 로터스월드는 또 다른 협력사업을 구상 중이다 미지모는 바람직한 모델이 되기를 희망한다 같은 국가 안에서 같은 활동을 하는 단체들이 모이고 비슷한 생각을 지닌 활동가들이 만나고 작은 단체가 모여 협력하고 누군가에게는 꿈이 되기도 하고 어느 단체에게는 lsquo또 다른 방식의 국제개발이 가능하다rsquo는 발상의 전환을 일으켜 주고 싶기도 하다 그러나 그것이 우리의 목표가 될 수는 없다 lsquo함께 하는 과정을 통해서 어느 지점엔가 도달했더니 그렇게 되어 있더라rsquo라는 결과를 낳고 싶은 절실함이다 미지모는 그 절실함을 다른 국제개발협력 단체들과 소통하고 나누고자 한다

ldquo우리가 처음에 함께 하기로 했던 이유를 잊지 말아야 합니다 어떤 성과나 결과물 보다는 단체도 함께 하고 활동가도 함께 해야 한다는 것을 유지해야 합니다ldquo

미지모의 대표 따비에 정보임님의 말이다 미지모가 절대 잃지 말아야 할 초심이다

미지모의 정기 모임에 따비에의 한 활동가가 왔다lsquo달다rsquo라고 하는 아담하고 정취 있는 이름을 가진 신입활동가이다 미지모 신입활동가의 칭찬에 우리는 모두 웃었지만 우리가 이미 누군가의 꿈이 되고 있다는 사실은 우리가 무엇을 노력해야 하는지를 다시 깨닫게 해주었다 달다님과 같은 꿈이 모이면 미얀마 주민들의 꿈도 그들이 주인이 되는 방식으로 익어갈 것이다

ldquo마웅저대표님과 정보임대표님이 미지모에 다녀오시면 이야기를 해주시는데요 저는 그걸 듣고 놀라웠습니다 다들 서로 각자 영역에서 따로따로 경쟁하듯이 한다고 생각했었고 실제 그런 모습들은 외부에서 봤을 때 선입견을 갖게 하거든요 그런데 안을 들여다보니 lsquo실무자들이 뭔가 다들 열심히 하고 있구나rsquo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늘 와서 느낀 것은 내가 만약 이 활동을 계속 하게 된다면 10년 후 15년 후 선생님들 같은 모습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실제 사무실 안에서 있을 때는 뭔가 그림이 잘 안 그려지기도 하고 지금까지 국제개발은 잘 모르겠다고 말하고 다녔는데 오늘 참가하고 들으면서 그림이 좀 더 그려져서 알 것 같기도 해요 처음 듣는 이야기 처음 듣는 상황도 많아서 많이 듣고 배우게 되었습니다rdquo

OWL 원고 기고를 요청 받고 미지모는 기고의 여부 누가 쓸 것인가 어떻게 쓸 것인가에 대한 의견

회의 중인 미지모의 모습 유보미

NGO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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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 모아갔다 미지모는 출발이다 자랑할 것도 내놓을 것도 검증 받은 것도 인정받거나 비난 받을 것도 없다 미지모는 누군가에게 말을 하고 싶은 것이 아니다 우리 스스로 다짐하며 보여주고 싶다

연대와 협력을 통해 더 많은 것을 일궈갈 수 있다는 것 뜻이 분명하면 방법은 만들어 진다는 것 100개의 사업보다 뜻을 가진 여섯 사람이 더 소중하다는 것 정보임 강인남 달다와 같은 후배들에게 마웅저 민정희 박영신 옥세영 유보미와 같은 선배들이 더프라미스와 로터스월드 같은 선배 단체들이 따비에와 KOCO(해외주민운동 한국위원회)같은 후배 단체들에게 분명 힘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그래서 우리는 서로가 선배이며 서로가 후배이다 서로 가르치며 서로 배우는 것이다 미지모가 만들어 갈 국제개발협력의 혁신을 꿈꾸며 미지모는 꿈꾸는 길로 최선을 다해 갈 것이다

OWL의 원고 작성을 위해 우리가 모이는 날 따비

에 마웅저 대표님은 518기념행사 준비회의에 참석

하시느라 함께하지 못하셨습니다 더프라미스의 유

보미님은 3년 만의 휴가를 만끽하셨고 옥세영님은

건강상의 이유로 참석하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작은

시간들이지만 우리와 함께 출발했던 지구촌나눔운

동의 김민영님도 미지모 안에 있었음을 기억합니다

미지모 작성

babolif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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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에 공감과 연대가 필요한 이유- 로터스월드 민정희 국장과의 인터뷰 -

인터뷰에 열중하고 있는 로터스월드민정희 국장의 모습

OWL 독자들을 위해 간단한 자기소개먼저 부탁 드립니다

안녕하세요 로터스월드 민정희 사무국장입니다

지난주에 큰아들을 군대 보낸 두 아들의 엄마이기도 하

지요 불교신자이기도 하고요 저는 대학 시절에는 불교

학생회에서 시민운동을 경험했고 실제로 졸업 후 몇 년

간은 관련 단체의 간사로도 활동했어요 결혼 후 한국여

성단체연합에서 활동하다 한국불교국제네트워크의 국

제이슈 담당 실무자로 활동했어요돌이켜보면 이때 개

도국 현지에 오가면서 국제개발협력 활동을 알게 되고

서서히 인연을 맺기 시작했던 것 같아요 사실 저는 로

터스월드 창립시절부터 도왔고 2006년 2월부터 함께

하기 시작했어요 중간에 잠시 대학사회봉사단으로 이

직 했다가 다시 복귀한지는 1년 8개월 정도되었습니다

로터스월드에서의 저의 1막과 2막을 비교해보면 확실히

처음 왔을 때는 일종의 문제의식이 크게 없었던 것 같아

요 해외출장을 자주 오가며 현지 주민들과 많이 접촉하

긴 했지만 특히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내가 주민을

어떻게 바라보아야 하는가 등에 대한 생각을 깊게 하지는

못했던 것 같아요 이번에 다시 돌아오면서 스스로 부족

한 부분을 깨닫고 배워야겠다는 생각이 먼저 들더라고요

제 나이가 적지는 않지만 (웃음)더욱 용기를 내서 움직이

고 있죠 최근에는 국제개발협력 관련 교육도 많이 수강하

고 사람들과도 적극적으로 교류하면서 서로의 경험을 나

누고 있어요 개발협력사회의 교류가 주는 긍정적인 면이

많아서 이러한 모임이 점점 늘어나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OWL이 만난 사람

lsquo한국 개발NGOrsquo에 대해 생각해보면 어떤 특징들이 머릿속에 떠오르시나요

주로 국제NGO 대형NGO 개신교도 중년의 남성 실무책임자들을 연상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번 OWL에서 만나본 로터스월드 민정희 사무국장은 불교를 기반으로 한 소규모 단체 활동가이자

사회운동가 출신의 여성 실무책임자로 개발NGO사회 내에서는 흔치 않은 경력의 소유자입∙니다

봄비가 내리던 4월 23일(화) 기존 개발협력 시민사회에 신선한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민정희 사무국장을 만

났습니다 OWL은 이 인터뷰를 통해 한국개발협력 시민사회가 점차 다양해지고 있는 단면을 나누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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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에 기반하는 단체로서 로터스월드가 존중하는 가

치는 무엇인가요 그리고 이러한 가치가 사업방식에

실제로 적용되고 있는지 궁금하네요

저희는 평등 평화 자비 세가지 가치를 중점으로 삼

고 있어요 부처가 살아온 모습 그대로 그가 계급을

부정하고 전쟁을 반대했던 것처럼 평등과 평화를 추

구하고 불교사상에서 가장 기본적인 자비는 공감과

연대의 마음을 지향하지요 그렇지만 저희 역시도 실

제 사업에 이러한 가치들을 녹여내는 것이 아직은 많

이 부족한 것 같아요 현지 주민보다는 사업을 수행

하는 단체 중심으로 진행되고 국내후원자들의 요구

에 따라가는 것들은 저희뿐만 아니라 아마 다른 단

체들도 상황이 비슷하리라 생각됩니다 막상 사업 이

후의 관리는 부족하면서 후원자들에게 성과를 보여

주기 위해서 하는 사업이 너무 많다고 생각해요 막

상 현지 주민들이 필요하다고 요구한 것이 아닌데

도 우리가 일방적으로 사업을 진행하는 등의 문제들

말이죠 작년에 코빌(Covil)[1] 교육을 받으면서 이

러한 문제에 대해 더 생각해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빈곤 구조적인 폭력이 될 수 있음을 인지해야

그렇다면 현장사업에 이러한 가치들이

충분히 반영되지 못하는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요

문제의 원인과 결과를 제대로 보지 못하기 때문인 것

같아요 빈곤의 원인과 결과에 대한 근본적인 인식 즉

빈곤이 어디로부터 비롯되는가에 대한 정확한 인식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빈곤이 구조적인 폭력

이 될 수 있음을 깨닫는 것 말이죠 아직 한국의 국제개

발협력 역사가 짧기 때문에 충분히 실현되지 못하는 것

일 수도 있어요 빈곤문제가 단순히 해외에만 해당하

는 것이냐 하면 아니거든요 가난은 현재 우리 안에도

존재하고 있잖아요 저는 그렇기 때문에 개발협력분

야의 활동가들이 국내문제에도 더욱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생각해요 타인의 문제라고 생각했던 것을 나

의 삶의 문제로 받아들이는 순간 빈곤과 개발에 대한

보다 근본적인 접근이 가능해질 수 있다고 믿습니다

그러면 로터스월드가 중점을 두는 점은 무엇인가요

현재 준비 중이지만 lsquo현지NGO와 협력관계를 만들

자rsquo 라는 방향을 가지고 있어요 최근에 국제불교네트

워크에서 만난 단체들이 지역사회개발단체들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현지에서 활동했던 주민들의 권

한강화를 위한 활동을 하고 있는 단체들이죠 그래서

그분들의 활동경험을 배우고 우리의 사업 속에 녹여보

자는 생각을 가지고 있어요 권리에 기반한 관점 주민

운동적 관점에 대한 이야기들을 말이죠 사실 한국의

개발 NGO보다 현지에 있는 현지 NGO들이 더 그 지

역의 필요에 대해 잘 알고 현지 주민들에게 더 알맞게

일을 할 수 있는데도 현지 NGO를 바로 지원하는 단

체들이 많지 않아요 국제개발협력에서 현지 NGO는

조력자나 이해관계자 중 하나로 생각하기 때문이죠

그렇기 때문에 현지 NGO와 교류하면서 효과적인

사업과 주민권한 강화 등에 대해서 배우고 있어요

주민권한강화(empowerment)와 같은 경우에는 제

한된 자원 내에서 사업을 진행해야 하기 때문에 쉽

지 않지만 계속해서 노력하고 있는 사업 중 하나

에요 작년부터 주거 권에 대한 사업과 인권침해

지역의 주민들을 돕는 사업들을 하고 있고 미얀

마 모니와[2]에 대한 지원 사업도 이어가고 있어요

개발협력은 타인의 삶에 개입해서 변화를 주는 것이니

보다 신중한 접근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그러다 보니 정

말 필요한 것은 개발에 대한 철학과 윤리인 것 같은데요

네 맞아요 정말 공감하는 부분이에요 자기성찰

이 정말 중요하죠 개발NGO를 비롯한 시민사회가

항상 정부에게 문제 제기하는 부분이 바로 한국 개

발원조의 양적 성장인데 그렇다면 과연 우리 안에

는 이러한 문제가 없는지 되돌아봐야 하지 않을까

싶네요 우리 안에도 협력이나 연대하는 분위기보

다는 경쟁하는 모습이 주로 보이는 것 같아요 이러

한 모습이 우리가 무엇을 위해 이런 일을 하고 있는

지 여과없이 드러내고 있죠 이러한 이슈들을 함께

논할 수 있는 공론의장 또한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이제는 민 민협력을 위해 노력해야 할 때

국장님께서는 오랫동안 시민사회운동을 해오셨고 지

금은 개발NGO에 있으신데 서로 다른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1코빌(Covil) 코빌(Covil)은 Community Organizing과 Village의 합성어로lsquo지역과 함께 주민과 함께하는 주민운동rsquo의 방향성을 가진 활동가 조직이다2 미얀마 모니와 이 지역 주민들은 지역정부의 요청에 따라 농지를 3년간 중국구리광산회사에 빌려주고 3년이 지나도록 땅을 돌려받지 못하자 시위와 농성을 벌여왔다그러나 지난 11월말 화염방사기를 동원한 정부의 강제진압으로 100여명의 주민들과 스님들이 심한 화상을 입는 사태가 발생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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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스월드 사무국 앞에서 한재광 총장 민정희 국장 조이슬 간사 권아람 인턴의 모습 (왼쪽부터 차례대로) ODA Watch

먼저 상대적으로 인적자원과 재원이 시민사회에 비

해 풍부한 것 같아요 그리고 다들 정말 공부를 열

심히 하시는 것 같아요 (웃음) 특히 국제개발협력

에 관한 기술적인 방법론에 대한 학습도 많고요 하

지만 전체적으로 시야를 넓힐 수 있는 분야에는 공

부가 부족한 것 같아요 그리고 상대적으로 단체

들 간의 연대 협력은 비교적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

는 것 같아요 국내에서 협력하지 못하면 개발현장

에서 주민들과 협력을 이루기가 더욱 어렵잖아요

다른 단체와 연대 협력하는 모습이 부족한 것은 그만

큼 기존에 교류가 없어서가 아닐까요 국제개발협력

시민사회 내에서의 교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

최근 민관 협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반면 정작

민 민 간의 협력을 위한 노력은 아직 많이 부족한 것 같

아요 민간 단체들끼리 같이 사업을 해보면 서로 많이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예를 들어 환경 분야의 기

후변화 이슈는 매우 중요하고 구조적 변화가 필요함에

도 개발협력 사회에서는 큰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죠

민 민 간의 연대와 교류의 활성화를 통해 이와 같은 이슈

를 같이 대응해나가는 노력도 필요하지 않을까 싶네요

말씀을 들으니 다양한 단체들간의 만남이 중요하다고

생각됩니다 다양한 종교적 배경을 가진 분들이나 사

회운동을 하시는 많은 분들이 개발 NGO 커뮤니티에

합류하셔서 함께 토론할 수 있는 장이 마련되어야 하

지 않을까요

저도 국내에서 운동하시는 분들이 개발협력분야에 함

께 들어와서 같이 서로의 운동을 공유하고 나누는 시

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저희 단체를 비롯한 몇 단

체들이 함께 미얀마에서 개발활동을 수행하는 단체들

의 모임인 미지모[3]를 구상하고 추진하게 된 이유이

기도 하죠 미지모는 단체들이 서로 연대하고 협력해

야 한다는 생각으로 시작하게 되었어요 단체 간 협력

을 준비하며 실무자들끼리 모여보니 모두 코빌 교육

을 함께 받았던 사람들이더라고요(웃음) 모임을 하

면서 함께하는 기쁨을 많이 느끼고 있어요 미지모 사

람들 모두 지향하는 바가 비슷하기 때문에 서로 동지

애도 느끼죠 미지모 같은 모임들이 다른 단체들 사

이에서도 많이 이루어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미

지모에서도ldquo왜 우리 커뮤니티 내에서는 같이 협력하

는 사업이 없나rdquo 라는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어요

사실 단체와 단체가 서로 교류하고 협력하게 되면 서

로 배울 수 있는 점이 아주 많은데도 그런 모임이 많

지 않은 것 같아요 처음에는 힘들겠지만 같이 공동으

로 사업도 해보면 서로가 배울 수 있는 점이 많다고

생각해요 그 시간을 통해 개발협력에 대한 가치와 지

향점에 대한 생각들도 공유될 수 있으리라고 봅니다

ldquo누군가는 관심을 가지고 끊임없이 문제제기를 할

때 변화가 생기죠rdquo

현재 개발협력 시민사회의 구성원과 구조를 보면 실무

자는 여성이 많지만 실제 사업과 정책을 결정하는 위

치는 대부분 남성들로 이뤄져 있는데요 이에 대한 국

장님의 견해는 어떠하신지 궁금합니다

아무래도 남성중심의 사회구조를 그대로 반영한 모습

으로 보이는 것 같아요 젠더 문제에 대해서 관심을 가

지고 변화를 이루어야 하는 거죠 결국은 끊임없는 문

제제기가 필요하지 않나 싶어요 조직 내에서 불합리

한 것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고 여성들이 일을 할 수

OWL이 만난 사람

3 미지모 미얀마를 지원하는 사람들의 모임이란 뜻으로 로터스월드 프라미스 코코 따비에 4단체가 공동으로 만든 모임 이번 77호의 NGO현장 코너에서 개발협력 분야의 새로운 움직임인 lsquo미지모rsquo에 대해 다루고 있습니다 미지모의 활동이 궁금하신 분들께서는 해당 기사를 참고해주세요

32

로터스월드 사무국 앞에서 한재광 총장 민정희 국장 조이슬 간사 권아람 인턴의 모습 (왼쪽부터 차례대로) ODA Watch

있는 사회적인 여건이나 환경에 대해서도 누군가는 이

야기해야 하는 것이죠 이점에서는 저부터 시작해야 한

다고 생각해요 끝으로 활동가의 가장 중요한 자질은

바로 공감하는 능력이라고 생각해요 신문만 봐도 세

상에 너무나 많은 일들이 있어서 곧 잘 무력감에 빠지

기도 하죠 하지만 이러한 일들에 대해 일차적으로 관

심을 가지는 일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우리가 당장

하고 있는 일 이외에는 관심이 없어서는 안 되죠 조금

더 공감능력을 확장해서 세계에서 일어나는 여러 가지

고통에 대해 관심을 갖는 것 자체가 세상을 바꾸는 첫

발자국이라고 생각해요 개인적으로는 단체의 성과로

인정되지 못하는 일에 대해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하

는 게 아쉽지만 꼭 돈을 보내주지 않더라도 관심을 가

지는 자체가 연대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누군가의

고통을 알아주는 자체로도 그 사람에게 위로가 될 수

있기 때문이죠 그래서 사업으로 진행하지 못해도 일

단은 그러한 사실들을 회원들에게 알리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활동가의 역할은 사람들의 관심을 일깨워주고

공감할 수 있도록 운동해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국장님의 20여 년 간의 활동을 압축적으로 살펴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야기를 들으면서 앞으로의 활동

이 더욱 궁금해지는데요

저는 단체보다는 그 안의 사람을 잘 키워내고 싶어

요 이제까지의 저의 경험을 바탕으로 후배들을 잘 키

워서 올바르게 사업할 수 있도록 이끄는 역할을 하고

싶네요 또 출장처럼 짧은 시간이 아니라 현장에 가

서 오랜 시간을 주민들과 함께 보내고 또 사업현장을

구체적으로 보고 경험하는 시간도가지고 싶어요 이

제 아이들이 다 커서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해요 (웃

음) 마지막으로는 제가 가지고 있는 연대와 협력의

경험들을 가지고 현지 지역사회경험들을 한국의 개

발협력 분야에 소개하는 역할을 해나가고 싶습니다

인터뷰 시간 동안개발NGO 활동가로서 올바른 개발

협력의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해 매 순간 끊임없이 성

찰하고 문제제기를 하는 민정희 국장의 모습이 인상

적이었다 기존의 개발협력사회 내에서 교류와 연대

가 더 활발히 이루어져야 한다는 말에도 깊이 공감했

다 파트너 국가 간의 연대와 협력이전에 우리가 먼저

교류하고 연대해야 하지 않겠는가 앞으로 국제개발

커뮤니티 내에서의 활발한 교류와 다양한 연대의 모

습을 기대해본다 이번 인터뷰를 통해 (필자는) 한국

개발협력 사회 특히 개발NGO에 불어오는 새로운 바

람 다양하게 뻗어나가는 물줄기의 흐름을 목격한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민정희 국장의 오랜 경험이 담긴

이야기를 들으니 앞으로의 활동이 더욱 기대가 된다

권아람 작성 ODA Watch 인턴

aramclsrnnavercom

33

청년활동가

(YP)들이 꿈틀꿈

틀 원조투명성

캠페인 TF를

조직하다

방울방울 나무를 수놓는 저 꽃잎처럼

한국외대

청년들의

사무국 방문

반가웠어요

한국외대 학생들과 조이슬 간사의 모습 ODA Watch

ODA Watch 이모저모

마침내 봄이 왔습니다 물러 갈듯 말듯 끝까지 애태우던 추위가 사라지고 햇살이 온 대지를 따스하게 감싸 안아

주고 있네요 길거리 나무들도 화사한 꽃잎으로 몸을 단장하느라 분주해 보입니다 봄이 와서일까요 워치에도

새로운 식구들이 찾아왔답니다 올 봄 모두 함께 꽃을 잘 피워낸다면 가을 무렵에는 풍성한 과실을 기대해볼 수

있지 않을까요

지난 4월 26일(금) ODA Watch가

국제개발협력학회(KAIDEC)에서

매년 공모하는 ODA 학술활동 지

원사업에 선정되었습니다 이로써

KAIDEC으로부터 지난 2011년부

터 연속 3년 동안 지원을 받게 되

었는데요 워치는 공모사업을 통한

1200만원의 지원금으로 올 한해

lsquo한국 개발원조 투명성 제고 방안 정

책 연구사업rsquo을 펼쳐나갈 예정입니

다 OWL 독자 여러분들도 한국 개

발원조의 투명성을 높일 수 있는 방

안을 함께 고민해주시겠어요 더불

어 워치가 꾸려나갈 원조투명성 캠

페인에 대해서도 많은 관심과 참여

부탁 드립니다

지난 4월 29일(월)에는 한국외국어

대학교에서 온 4명의 학생들이 ODA

Watch 사무국을 찾아왔답니다 워치가

도대체 어떤 곳인지 무엇을 하는 단체

인지 궁금해서 오늘 인터뷰를 위해 열심

히 공부했다며 이런 저런 질문들을 쏟아

냈는데요 NGO에 관한 교양수업을 듣

던 중 사례발표를 위해 여러 단체 중 워

치를 선택하게 되었다는 청년들 고민

이 담긴 질문에 답하는 시간도 참 즐거

웠답니다 워치가 어떤 단체인지() 궁

금하신 분들이 있다면 주저 말고 서교동

에 자리한 저희 사무국으로 차 한잔 하

러 오세요~~ ^^

ODA Watch 청년활동가들이 국제

개발협력의 흥미로운 이슈를 lsquo씹고

뜯고 맛보고 즐기기rsquo 위해 뭉쳤습니

다 청년활동가들은 관심 있는 이슈

를 중심으로 모여서 팀을 꾸려 시민

의 목소리를 내는 활동을 해오고 있

는데요 여러 팀들 중에 그 동안 국

내외 개발협력정책과 담론을 중점

적으로 공부해왔던 정책감시팀과

DAC(개발협력체계 비평가)팀이 주

축이 되어 Task Force 팀을 구성해

원조투명성과 책무성에 대해 국제

국내사회가 어떠한 이야기를 해오고

있는지 힘을 합쳐 알아보기로 했답

니다 지난 4월 10일 대망의 첫 모임

을 가졌는데요 매주 수요일마다 모

여서 이슈도 알아가고 무엇보다 서

로를 알아가는 시간을 가지고 있답

니다 앞으로 저희 청년활동가들이

펼쳐나갈 활동 많이 기대해주세요

첫 모임 후 뒷풀이 장소에서 한 컷시작을 기념하는 와인 한잔과 함께 ODA Watch

34

KAIDEC지원

ODA 학술활동

공보사업 선정

환영합니다

이재원 간사님

권아람 인턴님

이재원

간사의

한마디

지난 4월 신입직원 및 인턴채용을 통

해 이재원 간사와 권아람 인턴이 ODA

Watch와 함께하게 되었습니다 이재

원 간사는 지난 2012년 ODA 인턴으

로 이미 한해 동안 사무국의 일원으로

동고동락(同苦同樂 )해왔는데요 앞으

로 두 분과 함께 채워나갈 워치가 더더

욱 기대됩니다 OWL 독자 여러분들

께 전하는 편지도 읽어주세요 ^^

안녕하세요 5월부터 ODA Watch의 새 식

구로 함께하게 될 이재원입니다 워치의 청년

활동가로 시작하여 지난 해 ODA 청년인턴으

로 1년간 사무국에서 일하는 행운을 누렸었

는데 올해는 이렇게 간사로 인연을 맺게 되

어 무척 기쁩니다 앞으로 겸손한 자세로 관

계하는 모든 분들과 함께하며 lsquo해피에너지rsquo를

나acuteshy 수 있는 활동가가 되겠습니다 아름다운

봄날 좋은 소식 나acuteshy 수 있어 행복하네요 여

러분의 많은 응원 부탁드려요 감사합니다

워치의

최연소 기부자

는 누구

감동 어린 소식 하나 ODA Watch의

최연소 기부자를 소개합니다~ ^^ 바

로 세상의 빛을 본지 꼭 한 달이 되어

가는 박시윤 양이 그 주인공인데요 박

욱범님께서 따님의 탄생을 기념하며 너

무나 감사하게도 일시 후원을 통해 그

환희와 행복을 워치와 함께 나주셨답니

다 박욱범님은 OWL에 해외특파원으

로 글을 기고하며 워치와 인연을 맺기

시작했는데요 현재는 영국에서의 석

사과정을 마치고 잠시 한국에 들어와

ODA Watch의 자매 기관인 (사)글로

벌발전연구원 ReDI의 연구원으로도 함

께하고 계시답니다 너무 감사한 마음

에 시윤 양을 위해 작은 선물을 준비한

워치 사무국 후원 담당 간사님과 간략

한 증정식도 가졌답니다~ ^^ 시윤 양

앞으로 건강하게 무럭무럭 자라나길 바

랄게요 ^^

권아람

인턴의

한마디

안녕하세요 ODA Watch OWL 독자 여러

분 ODA Watch에서 인턴으로 함께하게 된

권아람이라고 합니다 저는 인권에 관심이 많

아서 작년 하반기에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

에서 4개월 정도 일을 했었어요 앰네스티에

서는 인권의 관점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연대

운동의 방향성을 배울 수 있었는데요 ODA

Watch에서는 또 어떤 것들을 배우고 생각하

게 될 지 궁금하고 매우 기대가 되요 일한 지

이제 겨우 2주차인데 하루하루 많은 것들을

배우며 비판적인 관점으로 개발협력을 바라

보는 눈도 기르고 있어요 ODA Watch를 알

게 되어서 그리고 함께 일하게 되어 반갑습니

다 앞으로 독자 여러분들을 자주 뵐 수 있길

기대할게요 )

박욱범 님과 이재원 간사 ODA Watch 권아람 인턴과 이재원 간사 ODA Watch35

36

37

3월 재정보고

[ ODA Watch 살림살이 ]

ODA Watch는 투명한 재정운영을 원칙으로 합니다

소중한 후원금으로 운영되는 워치의 살림살이가 어느 곳에 어떻게 쓰여지는지

후원자 여러분과 OWL 독자들께 보고드립니다

워치의 살림살이에 더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38

ODA Watch는 2006년 설립 이래로 한국의 국제개발협력 사업 및 정책이 인권 bull 평등 bull 연대에 기반하여 보다 책임 있게 효과적으로 사용되어 개발도상국의 빈곤퇴치 및 지속가능한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한국 대외원조의 정책을 지속적으로 감시 bull 제언하고 대안을 고민하는 참여형 시민사회단체(Civil Society Organization CSO)입니다

39

Page 22: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77호(2013.05.03)

FOCUS

가한 014로 나타났으나 여전히 DAC 회원국 평균인 029에는 현저하게 미치지 못하고 있다 DAC 24개 회원국 중국가 부도위기에 직면한 그리스 및 이탈리아 다음으로 최하위인 22위를 기록하고 있다

무상 ODA에 참여하는 주무부처가 41개에 달해

2012년 한국의 양자간 다자간 ODA 규모는 각각 116억 불과 389억 불로 작년과 비슷한 비율인 약 75 25로 나타났다 양자 ODA 중 무상원조와 유상원조 역시 64의 비율을 유지하며 70억 불과 47억 불을 차지했다 주목할만한 부분은 2012년 기준 무상원조 지원을 위해 133개 수원국에 외교부 교육부 재정부 KOICA를 비롯하여 지방자치단체까지 총 41개 기관이 ODA 사업에 참여했다는 것이다 작년 한 해 동안 국내ODA 분절화 문제가 시민사회를 비롯한 여러 이해당사자들에 의해 제기되어왔던 것에 반해 ODA 사업에 참여하는 주무부처의 수는 오히려 늘어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한국 원조의 양적 질적 성장을 위한 끊임없는 노

력 필요

이번 2012년 OECD DAC 실적통계는 지속되는 세계 경제 위기가 ODA에 미치는 영향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지난 2008년 미국 발 경제위기 이후 겨우 다시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던 ODA예산이 2010년을 정점으로 다시 하락세를 타고 있다 GNI 대비 ODA 비율의 07라는 국제사회가 합의한 목표 달성에서 점점 멀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은 각국의 원조 규모 줄이기에 대해 옥스팜 인터네셔널의 제레미 홉스(Jeremy Hobbs) 상임이사는 ldquo원조자금이 국가 예산에서 차지하는 부분은 아주 사소한 티끌에 지나지 않기 때문에 재정적자를 면하기 위해 규모를 줄여도 그 영향을 인식할 수 없을 정도이다 이는 마치 몸무게를 줄이기 위해 머리카락을 자르는 격이다rdquo (ldquoAid is such a tiny part of budgets that cutting it has no discernible impact on deficits --it is like cutting your hair to lose weightrdquo)라고 묘사한 바 있다 원조는 개도국 특히 원조 의존성이 높은 국가(aid dependent countries)들에게는 매우 필수적이고 중요한 자원이다 따라서 아주 적은 규모로 삭감한다고 할지라도 해당 국가들에는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은 자명하다 원조가 전체 국가 예산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매우 작기에 경제위기를 이유로 ODA 규모를 줄이는 것은 적자 개선에 아무런 효용성이 없을뿐더러 오히려 필요한 곳에 제공되는 지원을 가로막는 격이다

이처럼 전 세계 ODA에 적신호가 켜진 상황에서도 ODAGNI 07 달성의 약속을 이행하기 위해 원조 규모를 점차 확장하는 국가도 있다 바로 영국이다 지난 3월 20일 영국 정부는 2013 회계연도를 기준으로 자국의 ODAGNI 비율이 07를 넘어설 것이라고 발표했다 2012년 통계 기준 06에서 일년 만에 01 가량을 훌쩍 높인 것이다 이는 현재 부지런히 규모를 늘려나가고 있는 한국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2015년까지 ODAGNI 비율025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2011년 012 2012년 014 2013년 016(추정) 등 증가 속도가 목표 치에 비해 미미하기 때문이다 한국 정부는 규모 증대를 위한 체계적이고 현실적인 계획을 마련하고 국민들을 향한 끊임없는 설득을 통해 합의와 지지를 이끌어낼 수 있어야 한다 또한 양적 성장에 비례하여 질적 성장도 함께 고민해야 한다 무상원조 예산이 점차 늘어나는 부처 참여

lt그림 1gt DAC 회원국의 2012년 ODA 규모

lt그림 2gt DAC 회원국의 2012 ODAGNI 비율

(출처 OECD Statistics ndash ODA2012)

(출처 OECD Statistics ndash ODA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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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 인해 분절적으로 제공되지 않도록 해야 하며 국제 사회의 권고처럼 비구속성 원조를 강화하고 무상 원조의 비율을 확대함으로써 효과성 제고를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이 모든 것들을 실현하기 위해 정부는 무엇보다도 납세자로서 원조 자금을 조성하는 국민들이 본인의 세금이 개도국의 발전을 위해 어떻게 활용되고 있는가를 직접 확인할 수 있도록 원조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책무성을 담보해야 할 것이다

노태훈 장한이 작성

ODA Watch 청년활동가 11기 정책감시팀

dodream4mehanmailnet

lt표2gt 2012년 우리나라 ODA 부문적 실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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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시도 민단단체 사업발굴지원 프로그램이

민간단체 사업발굴지원 프로그램은 KOICA의 민관협력실에서 주최하는 시민사회협력프로그램 중 하나이며 국제개발협력민간협의회(이하 KCOC)가 2012년부터 2년간 주관해오고 있다 이번 프로그램은 기존 민관협력사업의 사전과정을 지원함으로써 새로이 개발협력사업을 수행하고자 하는 단체들에게 교육 컨설팅 사업발굴(현지 지역조사)의 기회를 제공한다 이를 통해 민관협력사업의 확대를 꾀함과 동시에 단체들의 전문성을 살린 창의적인 사업발굴 등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본 프로그램은 현지 사업수행을 위한 단순 지원에 그치지 않고 사업발굴을 위한 사전 교육 및 컨설팅 단체 간 네트워크 구축 등을 포함하는 포괄적인 역량강화 프로그램이라고 할 수 있다 기존 역량강화 교육프로그램과 차별되는 점은 사전 선정된 30여개 이상의 기관이 7~8개월에 걸친 긴 프로그램을 처음부터 끝까지 함께한다는 점이다 이 과정 중에서 네트워크 형성을 넘어서서 서로의 사업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돌아보는 상호 학습의 시간까지 가질 수 있다는 것이 무엇보다 큰 장점이다

눈에 띄는 변화 개발협력 시민사회의 다양화

참여기관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개발협력 시민사회가 정말 넓어지고 다양해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특징적인 부분을 살펴보면 첫째는 국내에서 장애인 직업교육 등 장애인을 수혜자로 사업을 진행하던 기관들이 대거 참여했다는 점이다 개발협력 사업에 있어 크로스커팅이슈로써 장애인이 수혜대상에

서 소외되지 않도록 하는 이슈에 대해서는 많은 논의가 된 바 있다 하지만 장애인을 직접 수혜자로 전면에 내놓은 사업은 많지 않았다 사업선정 심사에 참여한 한 심사위원은 ldquo이렇게 장애인을 직접 수혜대상으로 한 사업이 많았던 심사는 처음이다 긍정적인 변화로 보인다rdquo라고 이야기하기도 했다 둘째 국내 사회복지 사업 또는 대북사업을 중점적으로 시행하던 기관들이 해외사업에 눈을 돌리고 있다는 것이다 사업 수행 경험은 많지만 국제개발협력사업에 대한 경험이 부족하여 익숙하지 않았던 기관들에게는 낯선 용어와 사업수행 프로세스에 익숙해 질 수 있었던 기회였다 마지막으로 분야의 확장이다 전통적 개발협력사업에서 많이 볼 수 있었던 초등교육에서 한걸음 더 나아간 음악교육 과학교육과 같이 다양화되고 전문화된 사업이 시도되었다는 점이다 또한 에너지 마이크로크레딧과 같은 새로운 분야의 진출이 눈에 띈다

전년도 참가 단체인 정의로운 전환을 위한 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이하 에정연)는 라오스의 태양광 사업을 추진하였다 에정연은 태양광 시스템을 제공하는데 그치지 않고 이를 라오스 현지에서 관리할 수 있 도록 하는 교육 프로그램을 함께 구성하여 2013년 현재 열심히 사업을 수행 중에 있다 물꼬를 튼 것일까올해(2013년) 사업발굴 프로그램에는 환경에너지 분야 사업을 추진하는 기관들이 대거 참여하고있다 환경교육 태양광 에너지 적정기술 혼농임업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기관들이 사업발굴의 의지를 다지고 있다 전년도 사업에 참여했던 선배 단 체인 에정연은 새로운 참가 단체들을 위한 실무자 간담회에 참석해 경험을 공유할 예정이기도 하다 국제개발협력의 지형이 변화하고 있다 경험이 아무리 많아도 시행착오는 있게 마련이며 급변하는 이 시기에 겪어야할 어려움과 시행착오는 예전의 그것과 또 다를

한국 개발협력 시민사회에 신선한 바람이 불어오다

FOCUS

24

개발협력에 관한 관심이 날로 높아져가고 있다 높아져가는 관심만큼이나 민관협력사업도 확

대되고 있다 지난 3~4월 KOICA에서 열린 시민사회협력프로그램 및 글로벌 CSR 프로그램 설

명회가 개최된 KOICA 강당은 미리 설치된 의자가 부족할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몰렸다 그만

큼 많은 관심을 반증해준다고 할까 CSO 대학 기업 등 국제개발협력 관련 주체들이 날로 확

장되는 가운데이번에는 NGO의 변화에 주목해보자 이 글에서는 개발협력에서의 비전통적 시

민사회단체의 활약을 확인할 수 있는 lsquo민간단체 사업발굴지원 프로그램rsquo을 소개하고자 한다

것이다 비록 해외사업 경험이 짧은 초보 단체들이 주를 이루고 있는 프로그램이지만 이 기관들이 겪는 어려움을 서로 나누고 대안을 찾아내는 과정까지 초보라고 여겨버릴 것인가 그들이 흘린 땀방울과 의지를 보았다면 감히 그럴 수 없을 것이다 기관들이 보유하고

있는 각 분야의 전문성이 개발협력사업에 잘 녹아난다면 엄청난 시너지효과를 기대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서로에게 배우면서 발전하는 개발협력 NGO에 대

한 기대

사업수행에 대한 사례공유에 목말랐던 이들 기관들은 자신의 경험을 나누고 실패를 나누는데 주저하지 않았다 서로들 부족하다며 겸손을 표하였지만 오히려 사업의 경험을 나누고 기관의 사업계획서를 공개하는 것에도 주저함이 없었다 교육 및 컨설팅에 참여한 기관들도(사업규모가 큰 기존의 개발사업 수행기관) 마음을 다해 주었다 교육을 실시한 강사 중 한 사람(기존 사업수행기관 실무자)은 자신이 작성했던 사업계획서를 그대로 공개하는 과감함을 보여주며 신규단체들에게 힘을 보태어 주었다 뒷얘기를 들어보니 이후 많은 신규단체에서 lsquo감사했다rsquo lsquo큰 도움이 되어 너무 감사하다rsquo 라는 이야기를 전했다고 한다 그러다보니 신규기관들 역시 타 기관과 협력하는 데 주저함이 없다 얼마 전 전년도 참가기관 3곳에 lsquo올해 프로그램에 선정된 단체들을 대상으로 하는 실무자 간담회에 참석하여 전년도 사업경험이나 현재 사업을 진행하며 겪는 어려움을 공유해 주실 수 있겠느냐rsquo는 요청을 했다 망설임 없이 최선을 다해서 준비하겠다고 전화기너머로 들려오는 목소리에 참 마음이 따뜻해졌다 이와 같은 신선한 바람이 개발협력 시민사회 전체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작년 프로그램의 막바지 즈음에 개인적인 감상에 젖어 페이스북 담벼락에 글을 남긴 적이 있다 ldquo이곳도 현장임을 느끼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rdquo라는 것이 글

의 요지였다 작년에 처음 수행되는 프로그램이다 보니 교육도 많이 어려워했고 단체 간에 어느 정도의 경쟁의식도 있었던 것 같다 그런데 오랜 기간을 함께하다보니 조금씩 마음을 열어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비슷한 사업을 기획하고 있거나 같은 국가에서 사업

을 계획 중인 기관들을 스스로 찾아가며 정보도 공유하고 네트워크도 구축했다 처음에는 바빠서 교육에 참가 못하겠다며 앓는 소리를 하던 분이 교육의 필요성과 중요성에 공감하며 아직 부족하니 또 교육에 참가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교육 중에 그렇게 외치던 ldquo현지 주민들과의 lsquo라포형성rsquo이 이런 것이구나ldquo를 느끼며 잠시 감성적이 되었던 기억이 문득 떠오른다

물론 교육 몇 번으로 현지조사 한번으로 창의적인 사업발굴이 되는 것은 아니다 또한 신규 단체의 특성이나 분야 전문성을 고려하지 않은 채 획일적으로 기존의 프레임 안으로 편입시키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있을 수도 있다 그렇지만 개발협력사업에 관심을 가지고 진입하려는 신규기관들에게 또는 어떤 이유로든 교육에 참여할 기회가 없었던 기관들에게 또는 네트워크 기반을 필요로 하고 있던 기관들에게 본 프로그램이 가지는 의미는 분명히 작지 않을 것이다

올해 참가기관 중 한 곳은 이런 말을 했다 ldquo저희는 그동안 저희끼리만 사업을 참 열심히 해왔어요 이렇게 지원 프로그램이 있는 줄도 몰랐고 다른 단체와 협력도 거의 없었던지라 이번 기회를 통해 다른 기관들의 활동도 알고 싶고 어떤 교육과정이 있는지도 궁금합니다 꼭 참여하고 싶어요rdquo

올해도 역시 바람이 분다 새로운 바람이~

박현정 작성

국제개발협력민간협의회 대외협력팀 간사

ODA Watch 청년활동가 8기

rianaprkgmailcom

교육에 참가한 활동가들의 모습 그들의 고민이 느껴진다 마지막 교육을 마치고 함께 찍은 단체 사진 KCOC

25

단체가 사는 길은 연대이며

활동가가 사는 길은 협력입니다

미얀마를 지원하는 단체 활동가들의 모임lsquo미지모rsquo

간디학교의 교가는 lsquo연대와 협력을 통해 활동을 만들어 가고 싶어 하는 미얀마를 지원하는 단체 활동가들의 모임(이하 미지모)의 꿈rsquo과 맞닿아 있다

미지모는 lsquo미얀마를 지원하는 단체 활동가들의 모임rsquo이다 함께 움직이고 있는 4개 단체(더프라미스 따비에 로터스월드 해외주민운동한국위원회)는 규모가 작다 첫 모임을 누군가 제안하고 선뜻 동의하여 출발한 지 불과 8개월이다 작은 것을 지향하는 활동가들이 만났다 회의시간 보다 뒤풀이 자리가 길고 공식적인 논의보다 비공식적 수다가 즐거운 곳이다 이제껏 우리가 만나왔고 생각해 왔던 (소위 주류라 일컬어지는) 국제개발협력NGO에서 보면 대수롭지 않을 수 있다 각자 생존하기 바쁘고 사업을 위해 경쟁하고 성공과 결과를 향해 질주하는 비즈니스와도 같은 국제개발 영역에서 사람중심의 협력을 통해 일궈가는 소소한 과정들이 얼마나 가치 있게 존중 받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ldquo미지모가 반드시 목표를 정해놓고 가는 것은 아닙니다 그냥 같이 가는 것입니다 뜻이 있는 활동가들이 함께 가는 과정 자체가 의미 있고 중요합니다 그 과정에서 성과가 있다면 좋고어떤 목표나 방식을 규정하지는 않습니다rdquo

미지모의 구성원을 동지로 여긴다는 로터스월드 민정희님의 생각이다

미지모가 정해진 목표를 두고 반드시 가야 하는 길이 없다고 해서 누구 하나 불안해하거나 강요하지 않는다 자칭 자발적 행동과 실천이 미지모의 강점이다 해외

현장에서 주민의 주인화 주민의 주체성 주민의 자발성만을 강조했던 활동가들이 스스로 모여 자발적 선택과 행동을 하는 모습은 흔히 행정에 밀리고 현장관리에 급급하며 프로젝트 실행에 힘겨워하는 국제개발NGO 활동가들에게서 쉽게 발견할 수 있는 모습은 아니다

ldquo크게 뭔가 성과를 내려고 욕심내지 않기 때문에 가능한 것 같습니다 성과가 중요했다면 자기 것을 차지하기 위해 많은 부분을 쟁취하고자 했을 텐데 아예 그런 마음 없이 시작하고 있습니다 그런 마음이 우리 스스로를 움직이게 합니다rdquo

어지간해서는 뭔가 미련 갖지 않고 훌훌 떠날 것 같은 로터스월드의 박영신님이 꾸준히 참여하는 이유이다

혹 우리는 분주하고 여유 없는 사람들이 더 많은 일을 열심히 훌륭히 해내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무엇이 문제인지를 근본적으로 고민하지 않고 어떻게 가고 있는지를 관행적으로만 되돌아보는 누군가에게 미지모는 어쩜 lsquo무(無)지모rsquo일지도 모르겠다

미지모의 첫 활동

미지모는 미얀마 마을에서 주민들을 직접 만나는 미얀마 활동가들의 가능성과 성장에 우선적으로 주목하고 있다 한국 본부에서 주민들의 마음과 생각 힘을 모아내는 일은 우선적 활동이 아닌지 오래 되었다 할 수 없는 것은 할 수 없다고 인정하는 것부터가 시작이다 미지모의 힘은 사실을 사실대로 아는 것이다 모르거나 못하거나 안 되는 것에 변명하거나 합리화 하지 않으

꿈꾸지 않으면 사는 게 아니라고아무도 가지 않는 길 가는 우리들 누구도 꿈꾸지 못한 우리들의

세상 만들어 가네우리 알고 있네 우리 알고 있네 배운다는 건 가르친다는 건 희망을 노래하는 것

NGO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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려고 한다 대신 문제를 대안으로 실천해 보고자 한다

ldquo한국에서 일하는 우리는 중간실무자입니다 현장실무자 특히 현장의 한국실무자들을 만나보면 우리와 같은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문제라고 하는 것 우리가 욕구라고 하는 것들이 해결되지 않아 힘들어 하고 있기도 합니다 서울 본부에서 일하는 우리는 이런 사실을 잘 모릅니다 뭔가 채워지지 않고 문제라고 여기던 것을 풀어가야 하는데 이런 것들을 현지의 활동가들과 하고 싶습니다 한국에서 파견된 실무자들을 생각하면 나랑 크게 다르지 않은데 항상 다르다고 생각하고 있는 건 아닌지 자문을 해봅니다 현지의 활동가들에게 우리가 함께 하면 꿈같던 일들도 실제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며rdquo

박영신님의 바람은 우리 모두의 바람이기도 하다

ldquo주민 현장 늘 어려운 존재입니다 우리가 주민을 또는 현장을 얼마나 아는지 우리가 안다는 그것이 주민의 또는 현장의 무엇을 알고 있는 건지 그런데 모른다고 해서 멈추지 않는다고 하는 것입니다 멈출 수가 없다는 것입니다 그럼 해야 하는데 그걸 하고 있는 사람이 하도록 해야 합니다 그 사람이 바로 미얀마 현지의 활동가들입니다 그 활동가들이 우리의 고민보다 좀 더 얕을지는 모르지만 그들이 할 수 있는 게 우리보다 훨씬 많습니다 아마 알면 더 잘 할 것입니다rdquo

미지모를 제안한 해외주민운동한국위원회의 강인남님의 근본 고민은 미지모 모두의 고민이기도 하다 그것은 미지모의 첫 활동으로 연결되었다

오는 6월 미지모는 2주의 일정으로 미얀마에 간다 미지모를 구성하고 있는 4개 단체 그리고 이 단체와 관계를 맺고 있는 15명의 미얀마 활동가들이 모인다 만나서 고민과 어려움을 함께 나눌 생각이다 미얀마의 과거 현재 미래에 대한 의식(觀)을 통해 미얀마에 대한 진지한 사유를 할 것이다 미얀마의 현재가 세계의 패러다임 속에서 어떤 위치에 있는지 마음의 자유와 평화 인류의 상생과 평등에 대한 진지한 자기 물음을 갖는 과정도 가질 것이다 국제개발의 참 의미 현지 활동가의 정체성과 역할 주민관계와 주민조직화에 대한 워크숍을 통해 자기 길을 스스로 만들어 갈 것이다 그리고 주민중심으로 지역개발이 이루어지고 있는 주민현장을 방문하여 우리 활동의 가능성을 넓혀갈 것이다 이 교육훈련은 미얀마의 젊은이로서 주민현장의 활동가로서 처음 가져보는 공동

의 성장과정이다 미지모는 이 교육훈련을 만들어 내기 위해 미얀마 현지 활동가에게 묻고 피드백하고 교육프로그램을 짜고 미지모의 생각을 보태 다시 묻는 과정을 가져왔다 미지모답게 해보자는 것이었다

이들은 9월에 다시 한국에 온다 미얀마 현지에서 실현 가능한 아이디어를 좀 더 넓게 찾아보자는 것이다 독재국가에서 오래 갇혀 왔던 열정과 신념을 활동으로 연결시키기 위해서이다 직접 눈으로 보고 듣고 느끼고 함께 구상하는 것이다 사회와 세상을 보는 눈 그것은 그들의 힘을 배가시키는 동력이 될 것이라고 미지모는 믿는다 설령 이제와 다를 바가 없다 하더라도 한국의 협동조합과 518기념재단 방문 크고 작은 지역사회 조직을 방문하며 이들이 느끼고 생각했을lsquo그 시간의 울림rsquo에 미지모는 행복할 것이다

미지모를 위하여

미지모는 참 다른 개개인이 모였다 주류가 될 수 없는 소박한 이들이다 김수환추기경님의 말씀대로라면 바보 같은 이들이 모였다 바다가 되기보다는 늘 흐르는 냇물이 되기를 자처하는 이들 자신의 생각을 끝까지 말하지만 공동으로 모아진 결론에 대해서는 흔쾌히 받아들이는 이들 누군가 제안하면 진지하게 실현가능성을 모색하는 이들 미지모는 마음과 뜻이 모인 곳이다 그리고 그 방법을 찾고 있는 중이다

ldquo모든 곳이 그렇지만 국제개발협력분야에도 문제는 있습니다 그런데lsquo사건rsquo이라고 하는 것은 그 문제를 그냥 보고 넘기지 않는 것에서 만들어 지는 것 같습니다 실제 이 모임 안에서도 변화를 꿈꾸는 변화를 시도해 보려는 마음이 간절합니다 그런데 그것은 특별한 사람이 모여서 특별한 일을 만들어서 되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입니다 미지모는 같이 모이면 힘이 납니다 같이 만나서 이야기를 해보면 아무 것을 하지 않아도 만나는 것 자체가 힘이 납니다rdquo

사람들의 lsquo진정성 있는 관계rsquo를 성찰하게 하는 민정희님의 말이다

미지모는 돈이 없다 잃을게 없어서 당당하다 우리가 가진 전부가 있다면 함께 술 마실 돈 정도이다 미지모는 능력 있는 사람이 없다 한 사람이 특별하지 않아서 절로 협동심이 작용한다 우리가 가진 전부가 있다면 자연스럽게 나눠지는 우리 개인의 고민과 세상이야기를 주고 받는 술자리이다 이 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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를 통해 미지모는 서로가 서로를 성장하게 만든다

ldquo미지모를 통해서 사업을 같이 하는 것도 있지만 뭔 가 공감하는 부분이 더 넓어졌습니다 우리는 국제개발이나 미얀마만을 이야기하지 않습니다 그것을 뛰어 넘어서 우리가 지향하는 가치에 대해 같이 공유하고 사례들을 나눕니다 그리고 그것을 한국의 국제개발협력시민사회와 공유하기 위해 미지모속에서도 또 다른 협력을 만들어 냅니다 그래서 한 단체가 하기 힘든 벅찬 일을 함께 만들어 갑니다rdquo

더프라미스와 로터스월드는 또 다른 협력사업을 구상 중이다 미지모는 바람직한 모델이 되기를 희망한다 같은 국가 안에서 같은 활동을 하는 단체들이 모이고 비슷한 생각을 지닌 활동가들이 만나고 작은 단체가 모여 협력하고 누군가에게는 꿈이 되기도 하고 어느 단체에게는 lsquo또 다른 방식의 국제개발이 가능하다rsquo는 발상의 전환을 일으켜 주고 싶기도 하다 그러나 그것이 우리의 목표가 될 수는 없다 lsquo함께 하는 과정을 통해서 어느 지점엔가 도달했더니 그렇게 되어 있더라rsquo라는 결과를 낳고 싶은 절실함이다 미지모는 그 절실함을 다른 국제개발협력 단체들과 소통하고 나누고자 한다

ldquo우리가 처음에 함께 하기로 했던 이유를 잊지 말아야 합니다 어떤 성과나 결과물 보다는 단체도 함께 하고 활동가도 함께 해야 한다는 것을 유지해야 합니다ldquo

미지모의 대표 따비에 정보임님의 말이다 미지모가 절대 잃지 말아야 할 초심이다

미지모의 정기 모임에 따비에의 한 활동가가 왔다lsquo달다rsquo라고 하는 아담하고 정취 있는 이름을 가진 신입활동가이다 미지모 신입활동가의 칭찬에 우리는 모두 웃었지만 우리가 이미 누군가의 꿈이 되고 있다는 사실은 우리가 무엇을 노력해야 하는지를 다시 깨닫게 해주었다 달다님과 같은 꿈이 모이면 미얀마 주민들의 꿈도 그들이 주인이 되는 방식으로 익어갈 것이다

ldquo마웅저대표님과 정보임대표님이 미지모에 다녀오시면 이야기를 해주시는데요 저는 그걸 듣고 놀라웠습니다 다들 서로 각자 영역에서 따로따로 경쟁하듯이 한다고 생각했었고 실제 그런 모습들은 외부에서 봤을 때 선입견을 갖게 하거든요 그런데 안을 들여다보니 lsquo실무자들이 뭔가 다들 열심히 하고 있구나rsquo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늘 와서 느낀 것은 내가 만약 이 활동을 계속 하게 된다면 10년 후 15년 후 선생님들 같은 모습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실제 사무실 안에서 있을 때는 뭔가 그림이 잘 안 그려지기도 하고 지금까지 국제개발은 잘 모르겠다고 말하고 다녔는데 오늘 참가하고 들으면서 그림이 좀 더 그려져서 알 것 같기도 해요 처음 듣는 이야기 처음 듣는 상황도 많아서 많이 듣고 배우게 되었습니다rdquo

OWL 원고 기고를 요청 받고 미지모는 기고의 여부 누가 쓸 것인가 어떻게 쓸 것인가에 대한 의견

회의 중인 미지모의 모습 유보미

NGO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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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 모아갔다 미지모는 출발이다 자랑할 것도 내놓을 것도 검증 받은 것도 인정받거나 비난 받을 것도 없다 미지모는 누군가에게 말을 하고 싶은 것이 아니다 우리 스스로 다짐하며 보여주고 싶다

연대와 협력을 통해 더 많은 것을 일궈갈 수 있다는 것 뜻이 분명하면 방법은 만들어 진다는 것 100개의 사업보다 뜻을 가진 여섯 사람이 더 소중하다는 것 정보임 강인남 달다와 같은 후배들에게 마웅저 민정희 박영신 옥세영 유보미와 같은 선배들이 더프라미스와 로터스월드 같은 선배 단체들이 따비에와 KOCO(해외주민운동 한국위원회)같은 후배 단체들에게 분명 힘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그래서 우리는 서로가 선배이며 서로가 후배이다 서로 가르치며 서로 배우는 것이다 미지모가 만들어 갈 국제개발협력의 혁신을 꿈꾸며 미지모는 꿈꾸는 길로 최선을 다해 갈 것이다

OWL의 원고 작성을 위해 우리가 모이는 날 따비

에 마웅저 대표님은 518기념행사 준비회의에 참석

하시느라 함께하지 못하셨습니다 더프라미스의 유

보미님은 3년 만의 휴가를 만끽하셨고 옥세영님은

건강상의 이유로 참석하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작은

시간들이지만 우리와 함께 출발했던 지구촌나눔운

동의 김민영님도 미지모 안에 있었음을 기억합니다

미지모 작성

babolif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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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에 공감과 연대가 필요한 이유- 로터스월드 민정희 국장과의 인터뷰 -

인터뷰에 열중하고 있는 로터스월드민정희 국장의 모습

OWL 독자들을 위해 간단한 자기소개먼저 부탁 드립니다

안녕하세요 로터스월드 민정희 사무국장입니다

지난주에 큰아들을 군대 보낸 두 아들의 엄마이기도 하

지요 불교신자이기도 하고요 저는 대학 시절에는 불교

학생회에서 시민운동을 경험했고 실제로 졸업 후 몇 년

간은 관련 단체의 간사로도 활동했어요 결혼 후 한국여

성단체연합에서 활동하다 한국불교국제네트워크의 국

제이슈 담당 실무자로 활동했어요돌이켜보면 이때 개

도국 현지에 오가면서 국제개발협력 활동을 알게 되고

서서히 인연을 맺기 시작했던 것 같아요 사실 저는 로

터스월드 창립시절부터 도왔고 2006년 2월부터 함께

하기 시작했어요 중간에 잠시 대학사회봉사단으로 이

직 했다가 다시 복귀한지는 1년 8개월 정도되었습니다

로터스월드에서의 저의 1막과 2막을 비교해보면 확실히

처음 왔을 때는 일종의 문제의식이 크게 없었던 것 같아

요 해외출장을 자주 오가며 현지 주민들과 많이 접촉하

긴 했지만 특히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내가 주민을

어떻게 바라보아야 하는가 등에 대한 생각을 깊게 하지는

못했던 것 같아요 이번에 다시 돌아오면서 스스로 부족

한 부분을 깨닫고 배워야겠다는 생각이 먼저 들더라고요

제 나이가 적지는 않지만 (웃음)더욱 용기를 내서 움직이

고 있죠 최근에는 국제개발협력 관련 교육도 많이 수강하

고 사람들과도 적극적으로 교류하면서 서로의 경험을 나

누고 있어요 개발협력사회의 교류가 주는 긍정적인 면이

많아서 이러한 모임이 점점 늘어나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OWL이 만난 사람

lsquo한국 개발NGOrsquo에 대해 생각해보면 어떤 특징들이 머릿속에 떠오르시나요

주로 국제NGO 대형NGO 개신교도 중년의 남성 실무책임자들을 연상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번 OWL에서 만나본 로터스월드 민정희 사무국장은 불교를 기반으로 한 소규모 단체 활동가이자

사회운동가 출신의 여성 실무책임자로 개발NGO사회 내에서는 흔치 않은 경력의 소유자입∙니다

봄비가 내리던 4월 23일(화) 기존 개발협력 시민사회에 신선한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민정희 사무국장을 만

났습니다 OWL은 이 인터뷰를 통해 한국개발협력 시민사회가 점차 다양해지고 있는 단면을 나누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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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에 기반하는 단체로서 로터스월드가 존중하는 가

치는 무엇인가요 그리고 이러한 가치가 사업방식에

실제로 적용되고 있는지 궁금하네요

저희는 평등 평화 자비 세가지 가치를 중점으로 삼

고 있어요 부처가 살아온 모습 그대로 그가 계급을

부정하고 전쟁을 반대했던 것처럼 평등과 평화를 추

구하고 불교사상에서 가장 기본적인 자비는 공감과

연대의 마음을 지향하지요 그렇지만 저희 역시도 실

제 사업에 이러한 가치들을 녹여내는 것이 아직은 많

이 부족한 것 같아요 현지 주민보다는 사업을 수행

하는 단체 중심으로 진행되고 국내후원자들의 요구

에 따라가는 것들은 저희뿐만 아니라 아마 다른 단

체들도 상황이 비슷하리라 생각됩니다 막상 사업 이

후의 관리는 부족하면서 후원자들에게 성과를 보여

주기 위해서 하는 사업이 너무 많다고 생각해요 막

상 현지 주민들이 필요하다고 요구한 것이 아닌데

도 우리가 일방적으로 사업을 진행하는 등의 문제들

말이죠 작년에 코빌(Covil)[1] 교육을 받으면서 이

러한 문제에 대해 더 생각해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빈곤 구조적인 폭력이 될 수 있음을 인지해야

그렇다면 현장사업에 이러한 가치들이

충분히 반영되지 못하는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요

문제의 원인과 결과를 제대로 보지 못하기 때문인 것

같아요 빈곤의 원인과 결과에 대한 근본적인 인식 즉

빈곤이 어디로부터 비롯되는가에 대한 정확한 인식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빈곤이 구조적인 폭력

이 될 수 있음을 깨닫는 것 말이죠 아직 한국의 국제개

발협력 역사가 짧기 때문에 충분히 실현되지 못하는 것

일 수도 있어요 빈곤문제가 단순히 해외에만 해당하

는 것이냐 하면 아니거든요 가난은 현재 우리 안에도

존재하고 있잖아요 저는 그렇기 때문에 개발협력분

야의 활동가들이 국내문제에도 더욱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생각해요 타인의 문제라고 생각했던 것을 나

의 삶의 문제로 받아들이는 순간 빈곤과 개발에 대한

보다 근본적인 접근이 가능해질 수 있다고 믿습니다

그러면 로터스월드가 중점을 두는 점은 무엇인가요

현재 준비 중이지만 lsquo현지NGO와 협력관계를 만들

자rsquo 라는 방향을 가지고 있어요 최근에 국제불교네트

워크에서 만난 단체들이 지역사회개발단체들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현지에서 활동했던 주민들의 권

한강화를 위한 활동을 하고 있는 단체들이죠 그래서

그분들의 활동경험을 배우고 우리의 사업 속에 녹여보

자는 생각을 가지고 있어요 권리에 기반한 관점 주민

운동적 관점에 대한 이야기들을 말이죠 사실 한국의

개발 NGO보다 현지에 있는 현지 NGO들이 더 그 지

역의 필요에 대해 잘 알고 현지 주민들에게 더 알맞게

일을 할 수 있는데도 현지 NGO를 바로 지원하는 단

체들이 많지 않아요 국제개발협력에서 현지 NGO는

조력자나 이해관계자 중 하나로 생각하기 때문이죠

그렇기 때문에 현지 NGO와 교류하면서 효과적인

사업과 주민권한 강화 등에 대해서 배우고 있어요

주민권한강화(empowerment)와 같은 경우에는 제

한된 자원 내에서 사업을 진행해야 하기 때문에 쉽

지 않지만 계속해서 노력하고 있는 사업 중 하나

에요 작년부터 주거 권에 대한 사업과 인권침해

지역의 주민들을 돕는 사업들을 하고 있고 미얀

마 모니와[2]에 대한 지원 사업도 이어가고 있어요

개발협력은 타인의 삶에 개입해서 변화를 주는 것이니

보다 신중한 접근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그러다 보니 정

말 필요한 것은 개발에 대한 철학과 윤리인 것 같은데요

네 맞아요 정말 공감하는 부분이에요 자기성찰

이 정말 중요하죠 개발NGO를 비롯한 시민사회가

항상 정부에게 문제 제기하는 부분이 바로 한국 개

발원조의 양적 성장인데 그렇다면 과연 우리 안에

는 이러한 문제가 없는지 되돌아봐야 하지 않을까

싶네요 우리 안에도 협력이나 연대하는 분위기보

다는 경쟁하는 모습이 주로 보이는 것 같아요 이러

한 모습이 우리가 무엇을 위해 이런 일을 하고 있는

지 여과없이 드러내고 있죠 이러한 이슈들을 함께

논할 수 있는 공론의장 또한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이제는 민 민협력을 위해 노력해야 할 때

국장님께서는 오랫동안 시민사회운동을 해오셨고 지

금은 개발NGO에 있으신데 서로 다른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1코빌(Covil) 코빌(Covil)은 Community Organizing과 Village의 합성어로lsquo지역과 함께 주민과 함께하는 주민운동rsquo의 방향성을 가진 활동가 조직이다2 미얀마 모니와 이 지역 주민들은 지역정부의 요청에 따라 농지를 3년간 중국구리광산회사에 빌려주고 3년이 지나도록 땅을 돌려받지 못하자 시위와 농성을 벌여왔다그러나 지난 11월말 화염방사기를 동원한 정부의 강제진압으로 100여명의 주민들과 스님들이 심한 화상을 입는 사태가 발생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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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스월드 사무국 앞에서 한재광 총장 민정희 국장 조이슬 간사 권아람 인턴의 모습 (왼쪽부터 차례대로) ODA Watch

먼저 상대적으로 인적자원과 재원이 시민사회에 비

해 풍부한 것 같아요 그리고 다들 정말 공부를 열

심히 하시는 것 같아요 (웃음) 특히 국제개발협력

에 관한 기술적인 방법론에 대한 학습도 많고요 하

지만 전체적으로 시야를 넓힐 수 있는 분야에는 공

부가 부족한 것 같아요 그리고 상대적으로 단체

들 간의 연대 협력은 비교적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

는 것 같아요 국내에서 협력하지 못하면 개발현장

에서 주민들과 협력을 이루기가 더욱 어렵잖아요

다른 단체와 연대 협력하는 모습이 부족한 것은 그만

큼 기존에 교류가 없어서가 아닐까요 국제개발협력

시민사회 내에서의 교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

최근 민관 협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반면 정작

민 민 간의 협력을 위한 노력은 아직 많이 부족한 것 같

아요 민간 단체들끼리 같이 사업을 해보면 서로 많이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예를 들어 환경 분야의 기

후변화 이슈는 매우 중요하고 구조적 변화가 필요함에

도 개발협력 사회에서는 큰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죠

민 민 간의 연대와 교류의 활성화를 통해 이와 같은 이슈

를 같이 대응해나가는 노력도 필요하지 않을까 싶네요

말씀을 들으니 다양한 단체들간의 만남이 중요하다고

생각됩니다 다양한 종교적 배경을 가진 분들이나 사

회운동을 하시는 많은 분들이 개발 NGO 커뮤니티에

합류하셔서 함께 토론할 수 있는 장이 마련되어야 하

지 않을까요

저도 국내에서 운동하시는 분들이 개발협력분야에 함

께 들어와서 같이 서로의 운동을 공유하고 나누는 시

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저희 단체를 비롯한 몇 단

체들이 함께 미얀마에서 개발활동을 수행하는 단체들

의 모임인 미지모[3]를 구상하고 추진하게 된 이유이

기도 하죠 미지모는 단체들이 서로 연대하고 협력해

야 한다는 생각으로 시작하게 되었어요 단체 간 협력

을 준비하며 실무자들끼리 모여보니 모두 코빌 교육

을 함께 받았던 사람들이더라고요(웃음) 모임을 하

면서 함께하는 기쁨을 많이 느끼고 있어요 미지모 사

람들 모두 지향하는 바가 비슷하기 때문에 서로 동지

애도 느끼죠 미지모 같은 모임들이 다른 단체들 사

이에서도 많이 이루어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미

지모에서도ldquo왜 우리 커뮤니티 내에서는 같이 협력하

는 사업이 없나rdquo 라는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어요

사실 단체와 단체가 서로 교류하고 협력하게 되면 서

로 배울 수 있는 점이 아주 많은데도 그런 모임이 많

지 않은 것 같아요 처음에는 힘들겠지만 같이 공동으

로 사업도 해보면 서로가 배울 수 있는 점이 많다고

생각해요 그 시간을 통해 개발협력에 대한 가치와 지

향점에 대한 생각들도 공유될 수 있으리라고 봅니다

ldquo누군가는 관심을 가지고 끊임없이 문제제기를 할

때 변화가 생기죠rdquo

현재 개발협력 시민사회의 구성원과 구조를 보면 실무

자는 여성이 많지만 실제 사업과 정책을 결정하는 위

치는 대부분 남성들로 이뤄져 있는데요 이에 대한 국

장님의 견해는 어떠하신지 궁금합니다

아무래도 남성중심의 사회구조를 그대로 반영한 모습

으로 보이는 것 같아요 젠더 문제에 대해서 관심을 가

지고 변화를 이루어야 하는 거죠 결국은 끊임없는 문

제제기가 필요하지 않나 싶어요 조직 내에서 불합리

한 것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고 여성들이 일을 할 수

OWL이 만난 사람

3 미지모 미얀마를 지원하는 사람들의 모임이란 뜻으로 로터스월드 프라미스 코코 따비에 4단체가 공동으로 만든 모임 이번 77호의 NGO현장 코너에서 개발협력 분야의 새로운 움직임인 lsquo미지모rsquo에 대해 다루고 있습니다 미지모의 활동이 궁금하신 분들께서는 해당 기사를 참고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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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스월드 사무국 앞에서 한재광 총장 민정희 국장 조이슬 간사 권아람 인턴의 모습 (왼쪽부터 차례대로) ODA Watch

있는 사회적인 여건이나 환경에 대해서도 누군가는 이

야기해야 하는 것이죠 이점에서는 저부터 시작해야 한

다고 생각해요 끝으로 활동가의 가장 중요한 자질은

바로 공감하는 능력이라고 생각해요 신문만 봐도 세

상에 너무나 많은 일들이 있어서 곧 잘 무력감에 빠지

기도 하죠 하지만 이러한 일들에 대해 일차적으로 관

심을 가지는 일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우리가 당장

하고 있는 일 이외에는 관심이 없어서는 안 되죠 조금

더 공감능력을 확장해서 세계에서 일어나는 여러 가지

고통에 대해 관심을 갖는 것 자체가 세상을 바꾸는 첫

발자국이라고 생각해요 개인적으로는 단체의 성과로

인정되지 못하는 일에 대해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하

는 게 아쉽지만 꼭 돈을 보내주지 않더라도 관심을 가

지는 자체가 연대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누군가의

고통을 알아주는 자체로도 그 사람에게 위로가 될 수

있기 때문이죠 그래서 사업으로 진행하지 못해도 일

단은 그러한 사실들을 회원들에게 알리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활동가의 역할은 사람들의 관심을 일깨워주고

공감할 수 있도록 운동해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국장님의 20여 년 간의 활동을 압축적으로 살펴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야기를 들으면서 앞으로의 활동

이 더욱 궁금해지는데요

저는 단체보다는 그 안의 사람을 잘 키워내고 싶어

요 이제까지의 저의 경험을 바탕으로 후배들을 잘 키

워서 올바르게 사업할 수 있도록 이끄는 역할을 하고

싶네요 또 출장처럼 짧은 시간이 아니라 현장에 가

서 오랜 시간을 주민들과 함께 보내고 또 사업현장을

구체적으로 보고 경험하는 시간도가지고 싶어요 이

제 아이들이 다 커서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해요 (웃

음) 마지막으로는 제가 가지고 있는 연대와 협력의

경험들을 가지고 현지 지역사회경험들을 한국의 개

발협력 분야에 소개하는 역할을 해나가고 싶습니다

인터뷰 시간 동안개발NGO 활동가로서 올바른 개발

협력의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해 매 순간 끊임없이 성

찰하고 문제제기를 하는 민정희 국장의 모습이 인상

적이었다 기존의 개발협력사회 내에서 교류와 연대

가 더 활발히 이루어져야 한다는 말에도 깊이 공감했

다 파트너 국가 간의 연대와 협력이전에 우리가 먼저

교류하고 연대해야 하지 않겠는가 앞으로 국제개발

커뮤니티 내에서의 활발한 교류와 다양한 연대의 모

습을 기대해본다 이번 인터뷰를 통해 (필자는) 한국

개발협력 사회 특히 개발NGO에 불어오는 새로운 바

람 다양하게 뻗어나가는 물줄기의 흐름을 목격한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민정희 국장의 오랜 경험이 담긴

이야기를 들으니 앞으로의 활동이 더욱 기대가 된다

권아람 작성 ODA Watch 인턴

aramclsrnnavercom

33

청년활동가

(YP)들이 꿈틀꿈

틀 원조투명성

캠페인 TF를

조직하다

방울방울 나무를 수놓는 저 꽃잎처럼

한국외대

청년들의

사무국 방문

반가웠어요

한국외대 학생들과 조이슬 간사의 모습 ODA Watch

ODA Watch 이모저모

마침내 봄이 왔습니다 물러 갈듯 말듯 끝까지 애태우던 추위가 사라지고 햇살이 온 대지를 따스하게 감싸 안아

주고 있네요 길거리 나무들도 화사한 꽃잎으로 몸을 단장하느라 분주해 보입니다 봄이 와서일까요 워치에도

새로운 식구들이 찾아왔답니다 올 봄 모두 함께 꽃을 잘 피워낸다면 가을 무렵에는 풍성한 과실을 기대해볼 수

있지 않을까요

지난 4월 26일(금) ODA Watch가

국제개발협력학회(KAIDEC)에서

매년 공모하는 ODA 학술활동 지

원사업에 선정되었습니다 이로써

KAIDEC으로부터 지난 2011년부

터 연속 3년 동안 지원을 받게 되

었는데요 워치는 공모사업을 통한

1200만원의 지원금으로 올 한해

lsquo한국 개발원조 투명성 제고 방안 정

책 연구사업rsquo을 펼쳐나갈 예정입니

다 OWL 독자 여러분들도 한국 개

발원조의 투명성을 높일 수 있는 방

안을 함께 고민해주시겠어요 더불

어 워치가 꾸려나갈 원조투명성 캠

페인에 대해서도 많은 관심과 참여

부탁 드립니다

지난 4월 29일(월)에는 한국외국어

대학교에서 온 4명의 학생들이 ODA

Watch 사무국을 찾아왔답니다 워치가

도대체 어떤 곳인지 무엇을 하는 단체

인지 궁금해서 오늘 인터뷰를 위해 열심

히 공부했다며 이런 저런 질문들을 쏟아

냈는데요 NGO에 관한 교양수업을 듣

던 중 사례발표를 위해 여러 단체 중 워

치를 선택하게 되었다는 청년들 고민

이 담긴 질문에 답하는 시간도 참 즐거

웠답니다 워치가 어떤 단체인지() 궁

금하신 분들이 있다면 주저 말고 서교동

에 자리한 저희 사무국으로 차 한잔 하

러 오세요~~ ^^

ODA Watch 청년활동가들이 국제

개발협력의 흥미로운 이슈를 lsquo씹고

뜯고 맛보고 즐기기rsquo 위해 뭉쳤습니

다 청년활동가들은 관심 있는 이슈

를 중심으로 모여서 팀을 꾸려 시민

의 목소리를 내는 활동을 해오고 있

는데요 여러 팀들 중에 그 동안 국

내외 개발협력정책과 담론을 중점

적으로 공부해왔던 정책감시팀과

DAC(개발협력체계 비평가)팀이 주

축이 되어 Task Force 팀을 구성해

원조투명성과 책무성에 대해 국제

국내사회가 어떠한 이야기를 해오고

있는지 힘을 합쳐 알아보기로 했답

니다 지난 4월 10일 대망의 첫 모임

을 가졌는데요 매주 수요일마다 모

여서 이슈도 알아가고 무엇보다 서

로를 알아가는 시간을 가지고 있답

니다 앞으로 저희 청년활동가들이

펼쳐나갈 활동 많이 기대해주세요

첫 모임 후 뒷풀이 장소에서 한 컷시작을 기념하는 와인 한잔과 함께 ODA Watch

34

KAIDEC지원

ODA 학술활동

공보사업 선정

환영합니다

이재원 간사님

권아람 인턴님

이재원

간사의

한마디

지난 4월 신입직원 및 인턴채용을 통

해 이재원 간사와 권아람 인턴이 ODA

Watch와 함께하게 되었습니다 이재

원 간사는 지난 2012년 ODA 인턴으

로 이미 한해 동안 사무국의 일원으로

동고동락(同苦同樂 )해왔는데요 앞으

로 두 분과 함께 채워나갈 워치가 더더

욱 기대됩니다 OWL 독자 여러분들

께 전하는 편지도 읽어주세요 ^^

안녕하세요 5월부터 ODA Watch의 새 식

구로 함께하게 될 이재원입니다 워치의 청년

활동가로 시작하여 지난 해 ODA 청년인턴으

로 1년간 사무국에서 일하는 행운을 누렸었

는데 올해는 이렇게 간사로 인연을 맺게 되

어 무척 기쁩니다 앞으로 겸손한 자세로 관

계하는 모든 분들과 함께하며 lsquo해피에너지rsquo를

나acuteshy 수 있는 활동가가 되겠습니다 아름다운

봄날 좋은 소식 나acuteshy 수 있어 행복하네요 여

러분의 많은 응원 부탁드려요 감사합니다

워치의

최연소 기부자

는 누구

감동 어린 소식 하나 ODA Watch의

최연소 기부자를 소개합니다~ ^^ 바

로 세상의 빛을 본지 꼭 한 달이 되어

가는 박시윤 양이 그 주인공인데요 박

욱범님께서 따님의 탄생을 기념하며 너

무나 감사하게도 일시 후원을 통해 그

환희와 행복을 워치와 함께 나주셨답니

다 박욱범님은 OWL에 해외특파원으

로 글을 기고하며 워치와 인연을 맺기

시작했는데요 현재는 영국에서의 석

사과정을 마치고 잠시 한국에 들어와

ODA Watch의 자매 기관인 (사)글로

벌발전연구원 ReDI의 연구원으로도 함

께하고 계시답니다 너무 감사한 마음

에 시윤 양을 위해 작은 선물을 준비한

워치 사무국 후원 담당 간사님과 간략

한 증정식도 가졌답니다~ ^^ 시윤 양

앞으로 건강하게 무럭무럭 자라나길 바

랄게요 ^^

권아람

인턴의

한마디

안녕하세요 ODA Watch OWL 독자 여러

분 ODA Watch에서 인턴으로 함께하게 된

권아람이라고 합니다 저는 인권에 관심이 많

아서 작년 하반기에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

에서 4개월 정도 일을 했었어요 앰네스티에

서는 인권의 관점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연대

운동의 방향성을 배울 수 있었는데요 ODA

Watch에서는 또 어떤 것들을 배우고 생각하

게 될 지 궁금하고 매우 기대가 되요 일한 지

이제 겨우 2주차인데 하루하루 많은 것들을

배우며 비판적인 관점으로 개발협력을 바라

보는 눈도 기르고 있어요 ODA Watch를 알

게 되어서 그리고 함께 일하게 되어 반갑습니

다 앞으로 독자 여러분들을 자주 뵐 수 있길

기대할게요 )

박욱범 님과 이재원 간사 ODA Watch 권아람 인턴과 이재원 간사 ODA Watch35

36

37

3월 재정보고

[ ODA Watch 살림살이 ]

ODA Watch는 투명한 재정운영을 원칙으로 합니다

소중한 후원금으로 운영되는 워치의 살림살이가 어느 곳에 어떻게 쓰여지는지

후원자 여러분과 OWL 독자들께 보고드립니다

워치의 살림살이에 더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38

ODA Watch는 2006년 설립 이래로 한국의 국제개발협력 사업 및 정책이 인권 bull 평등 bull 연대에 기반하여 보다 책임 있게 효과적으로 사용되어 개발도상국의 빈곤퇴치 및 지속가능한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한국 대외원조의 정책을 지속적으로 감시 bull 제언하고 대안을 고민하는 참여형 시민사회단체(Civil Society Organization CSO)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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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23: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77호(2013.05.03)

로 인해 분절적으로 제공되지 않도록 해야 하며 국제 사회의 권고처럼 비구속성 원조를 강화하고 무상 원조의 비율을 확대함으로써 효과성 제고를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이 모든 것들을 실현하기 위해 정부는 무엇보다도 납세자로서 원조 자금을 조성하는 국민들이 본인의 세금이 개도국의 발전을 위해 어떻게 활용되고 있는가를 직접 확인할 수 있도록 원조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책무성을 담보해야 할 것이다

노태훈 장한이 작성

ODA Watch 청년활동가 11기 정책감시팀

dodream4mehanmailnet

lt표2gt 2012년 우리나라 ODA 부문적 실적

23

새로운 시도 민단단체 사업발굴지원 프로그램이

민간단체 사업발굴지원 프로그램은 KOICA의 민관협력실에서 주최하는 시민사회협력프로그램 중 하나이며 국제개발협력민간협의회(이하 KCOC)가 2012년부터 2년간 주관해오고 있다 이번 프로그램은 기존 민관협력사업의 사전과정을 지원함으로써 새로이 개발협력사업을 수행하고자 하는 단체들에게 교육 컨설팅 사업발굴(현지 지역조사)의 기회를 제공한다 이를 통해 민관협력사업의 확대를 꾀함과 동시에 단체들의 전문성을 살린 창의적인 사업발굴 등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본 프로그램은 현지 사업수행을 위한 단순 지원에 그치지 않고 사업발굴을 위한 사전 교육 및 컨설팅 단체 간 네트워크 구축 등을 포함하는 포괄적인 역량강화 프로그램이라고 할 수 있다 기존 역량강화 교육프로그램과 차별되는 점은 사전 선정된 30여개 이상의 기관이 7~8개월에 걸친 긴 프로그램을 처음부터 끝까지 함께한다는 점이다 이 과정 중에서 네트워크 형성을 넘어서서 서로의 사업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돌아보는 상호 학습의 시간까지 가질 수 있다는 것이 무엇보다 큰 장점이다

눈에 띄는 변화 개발협력 시민사회의 다양화

참여기관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개발협력 시민사회가 정말 넓어지고 다양해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특징적인 부분을 살펴보면 첫째는 국내에서 장애인 직업교육 등 장애인을 수혜자로 사업을 진행하던 기관들이 대거 참여했다는 점이다 개발협력 사업에 있어 크로스커팅이슈로써 장애인이 수혜대상에

서 소외되지 않도록 하는 이슈에 대해서는 많은 논의가 된 바 있다 하지만 장애인을 직접 수혜자로 전면에 내놓은 사업은 많지 않았다 사업선정 심사에 참여한 한 심사위원은 ldquo이렇게 장애인을 직접 수혜대상으로 한 사업이 많았던 심사는 처음이다 긍정적인 변화로 보인다rdquo라고 이야기하기도 했다 둘째 국내 사회복지 사업 또는 대북사업을 중점적으로 시행하던 기관들이 해외사업에 눈을 돌리고 있다는 것이다 사업 수행 경험은 많지만 국제개발협력사업에 대한 경험이 부족하여 익숙하지 않았던 기관들에게는 낯선 용어와 사업수행 프로세스에 익숙해 질 수 있었던 기회였다 마지막으로 분야의 확장이다 전통적 개발협력사업에서 많이 볼 수 있었던 초등교육에서 한걸음 더 나아간 음악교육 과학교육과 같이 다양화되고 전문화된 사업이 시도되었다는 점이다 또한 에너지 마이크로크레딧과 같은 새로운 분야의 진출이 눈에 띈다

전년도 참가 단체인 정의로운 전환을 위한 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이하 에정연)는 라오스의 태양광 사업을 추진하였다 에정연은 태양광 시스템을 제공하는데 그치지 않고 이를 라오스 현지에서 관리할 수 있 도록 하는 교육 프로그램을 함께 구성하여 2013년 현재 열심히 사업을 수행 중에 있다 물꼬를 튼 것일까올해(2013년) 사업발굴 프로그램에는 환경에너지 분야 사업을 추진하는 기관들이 대거 참여하고있다 환경교육 태양광 에너지 적정기술 혼농임업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기관들이 사업발굴의 의지를 다지고 있다 전년도 사업에 참여했던 선배 단 체인 에정연은 새로운 참가 단체들을 위한 실무자 간담회에 참석해 경험을 공유할 예정이기도 하다 국제개발협력의 지형이 변화하고 있다 경험이 아무리 많아도 시행착오는 있게 마련이며 급변하는 이 시기에 겪어야할 어려움과 시행착오는 예전의 그것과 또 다를

한국 개발협력 시민사회에 신선한 바람이 불어오다

FOCUS

24

개발협력에 관한 관심이 날로 높아져가고 있다 높아져가는 관심만큼이나 민관협력사업도 확

대되고 있다 지난 3~4월 KOICA에서 열린 시민사회협력프로그램 및 글로벌 CSR 프로그램 설

명회가 개최된 KOICA 강당은 미리 설치된 의자가 부족할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몰렸다 그만

큼 많은 관심을 반증해준다고 할까 CSO 대학 기업 등 국제개발협력 관련 주체들이 날로 확

장되는 가운데이번에는 NGO의 변화에 주목해보자 이 글에서는 개발협력에서의 비전통적 시

민사회단체의 활약을 확인할 수 있는 lsquo민간단체 사업발굴지원 프로그램rsquo을 소개하고자 한다

것이다 비록 해외사업 경험이 짧은 초보 단체들이 주를 이루고 있는 프로그램이지만 이 기관들이 겪는 어려움을 서로 나누고 대안을 찾아내는 과정까지 초보라고 여겨버릴 것인가 그들이 흘린 땀방울과 의지를 보았다면 감히 그럴 수 없을 것이다 기관들이 보유하고

있는 각 분야의 전문성이 개발협력사업에 잘 녹아난다면 엄청난 시너지효과를 기대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서로에게 배우면서 발전하는 개발협력 NGO에 대

한 기대

사업수행에 대한 사례공유에 목말랐던 이들 기관들은 자신의 경험을 나누고 실패를 나누는데 주저하지 않았다 서로들 부족하다며 겸손을 표하였지만 오히려 사업의 경험을 나누고 기관의 사업계획서를 공개하는 것에도 주저함이 없었다 교육 및 컨설팅에 참여한 기관들도(사업규모가 큰 기존의 개발사업 수행기관) 마음을 다해 주었다 교육을 실시한 강사 중 한 사람(기존 사업수행기관 실무자)은 자신이 작성했던 사업계획서를 그대로 공개하는 과감함을 보여주며 신규단체들에게 힘을 보태어 주었다 뒷얘기를 들어보니 이후 많은 신규단체에서 lsquo감사했다rsquo lsquo큰 도움이 되어 너무 감사하다rsquo 라는 이야기를 전했다고 한다 그러다보니 신규기관들 역시 타 기관과 협력하는 데 주저함이 없다 얼마 전 전년도 참가기관 3곳에 lsquo올해 프로그램에 선정된 단체들을 대상으로 하는 실무자 간담회에 참석하여 전년도 사업경험이나 현재 사업을 진행하며 겪는 어려움을 공유해 주실 수 있겠느냐rsquo는 요청을 했다 망설임 없이 최선을 다해서 준비하겠다고 전화기너머로 들려오는 목소리에 참 마음이 따뜻해졌다 이와 같은 신선한 바람이 개발협력 시민사회 전체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작년 프로그램의 막바지 즈음에 개인적인 감상에 젖어 페이스북 담벼락에 글을 남긴 적이 있다 ldquo이곳도 현장임을 느끼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rdquo라는 것이 글

의 요지였다 작년에 처음 수행되는 프로그램이다 보니 교육도 많이 어려워했고 단체 간에 어느 정도의 경쟁의식도 있었던 것 같다 그런데 오랜 기간을 함께하다보니 조금씩 마음을 열어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비슷한 사업을 기획하고 있거나 같은 국가에서 사업

을 계획 중인 기관들을 스스로 찾아가며 정보도 공유하고 네트워크도 구축했다 처음에는 바빠서 교육에 참가 못하겠다며 앓는 소리를 하던 분이 교육의 필요성과 중요성에 공감하며 아직 부족하니 또 교육에 참가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교육 중에 그렇게 외치던 ldquo현지 주민들과의 lsquo라포형성rsquo이 이런 것이구나ldquo를 느끼며 잠시 감성적이 되었던 기억이 문득 떠오른다

물론 교육 몇 번으로 현지조사 한번으로 창의적인 사업발굴이 되는 것은 아니다 또한 신규 단체의 특성이나 분야 전문성을 고려하지 않은 채 획일적으로 기존의 프레임 안으로 편입시키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있을 수도 있다 그렇지만 개발협력사업에 관심을 가지고 진입하려는 신규기관들에게 또는 어떤 이유로든 교육에 참여할 기회가 없었던 기관들에게 또는 네트워크 기반을 필요로 하고 있던 기관들에게 본 프로그램이 가지는 의미는 분명히 작지 않을 것이다

올해 참가기관 중 한 곳은 이런 말을 했다 ldquo저희는 그동안 저희끼리만 사업을 참 열심히 해왔어요 이렇게 지원 프로그램이 있는 줄도 몰랐고 다른 단체와 협력도 거의 없었던지라 이번 기회를 통해 다른 기관들의 활동도 알고 싶고 어떤 교육과정이 있는지도 궁금합니다 꼭 참여하고 싶어요rdquo

올해도 역시 바람이 분다 새로운 바람이~

박현정 작성

국제개발협력민간협의회 대외협력팀 간사

ODA Watch 청년활동가 8기

rianaprkgmailcom

교육에 참가한 활동가들의 모습 그들의 고민이 느껴진다 마지막 교육을 마치고 함께 찍은 단체 사진 KCO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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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체가 사는 길은 연대이며

활동가가 사는 길은 협력입니다

미얀마를 지원하는 단체 활동가들의 모임lsquo미지모rsquo

간디학교의 교가는 lsquo연대와 협력을 통해 활동을 만들어 가고 싶어 하는 미얀마를 지원하는 단체 활동가들의 모임(이하 미지모)의 꿈rsquo과 맞닿아 있다

미지모는 lsquo미얀마를 지원하는 단체 활동가들의 모임rsquo이다 함께 움직이고 있는 4개 단체(더프라미스 따비에 로터스월드 해외주민운동한국위원회)는 규모가 작다 첫 모임을 누군가 제안하고 선뜻 동의하여 출발한 지 불과 8개월이다 작은 것을 지향하는 활동가들이 만났다 회의시간 보다 뒤풀이 자리가 길고 공식적인 논의보다 비공식적 수다가 즐거운 곳이다 이제껏 우리가 만나왔고 생각해 왔던 (소위 주류라 일컬어지는) 국제개발협력NGO에서 보면 대수롭지 않을 수 있다 각자 생존하기 바쁘고 사업을 위해 경쟁하고 성공과 결과를 향해 질주하는 비즈니스와도 같은 국제개발 영역에서 사람중심의 협력을 통해 일궈가는 소소한 과정들이 얼마나 가치 있게 존중 받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ldquo미지모가 반드시 목표를 정해놓고 가는 것은 아닙니다 그냥 같이 가는 것입니다 뜻이 있는 활동가들이 함께 가는 과정 자체가 의미 있고 중요합니다 그 과정에서 성과가 있다면 좋고어떤 목표나 방식을 규정하지는 않습니다rdquo

미지모의 구성원을 동지로 여긴다는 로터스월드 민정희님의 생각이다

미지모가 정해진 목표를 두고 반드시 가야 하는 길이 없다고 해서 누구 하나 불안해하거나 강요하지 않는다 자칭 자발적 행동과 실천이 미지모의 강점이다 해외

현장에서 주민의 주인화 주민의 주체성 주민의 자발성만을 강조했던 활동가들이 스스로 모여 자발적 선택과 행동을 하는 모습은 흔히 행정에 밀리고 현장관리에 급급하며 프로젝트 실행에 힘겨워하는 국제개발NGO 활동가들에게서 쉽게 발견할 수 있는 모습은 아니다

ldquo크게 뭔가 성과를 내려고 욕심내지 않기 때문에 가능한 것 같습니다 성과가 중요했다면 자기 것을 차지하기 위해 많은 부분을 쟁취하고자 했을 텐데 아예 그런 마음 없이 시작하고 있습니다 그런 마음이 우리 스스로를 움직이게 합니다rdquo

어지간해서는 뭔가 미련 갖지 않고 훌훌 떠날 것 같은 로터스월드의 박영신님이 꾸준히 참여하는 이유이다

혹 우리는 분주하고 여유 없는 사람들이 더 많은 일을 열심히 훌륭히 해내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무엇이 문제인지를 근본적으로 고민하지 않고 어떻게 가고 있는지를 관행적으로만 되돌아보는 누군가에게 미지모는 어쩜 lsquo무(無)지모rsquo일지도 모르겠다

미지모의 첫 활동

미지모는 미얀마 마을에서 주민들을 직접 만나는 미얀마 활동가들의 가능성과 성장에 우선적으로 주목하고 있다 한국 본부에서 주민들의 마음과 생각 힘을 모아내는 일은 우선적 활동이 아닌지 오래 되었다 할 수 없는 것은 할 수 없다고 인정하는 것부터가 시작이다 미지모의 힘은 사실을 사실대로 아는 것이다 모르거나 못하거나 안 되는 것에 변명하거나 합리화 하지 않으

꿈꾸지 않으면 사는 게 아니라고아무도 가지 않는 길 가는 우리들 누구도 꿈꾸지 못한 우리들의

세상 만들어 가네우리 알고 있네 우리 알고 있네 배운다는 건 가르친다는 건 희망을 노래하는 것

NGO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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려고 한다 대신 문제를 대안으로 실천해 보고자 한다

ldquo한국에서 일하는 우리는 중간실무자입니다 현장실무자 특히 현장의 한국실무자들을 만나보면 우리와 같은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문제라고 하는 것 우리가 욕구라고 하는 것들이 해결되지 않아 힘들어 하고 있기도 합니다 서울 본부에서 일하는 우리는 이런 사실을 잘 모릅니다 뭔가 채워지지 않고 문제라고 여기던 것을 풀어가야 하는데 이런 것들을 현지의 활동가들과 하고 싶습니다 한국에서 파견된 실무자들을 생각하면 나랑 크게 다르지 않은데 항상 다르다고 생각하고 있는 건 아닌지 자문을 해봅니다 현지의 활동가들에게 우리가 함께 하면 꿈같던 일들도 실제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며rdquo

박영신님의 바람은 우리 모두의 바람이기도 하다

ldquo주민 현장 늘 어려운 존재입니다 우리가 주민을 또는 현장을 얼마나 아는지 우리가 안다는 그것이 주민의 또는 현장의 무엇을 알고 있는 건지 그런데 모른다고 해서 멈추지 않는다고 하는 것입니다 멈출 수가 없다는 것입니다 그럼 해야 하는데 그걸 하고 있는 사람이 하도록 해야 합니다 그 사람이 바로 미얀마 현지의 활동가들입니다 그 활동가들이 우리의 고민보다 좀 더 얕을지는 모르지만 그들이 할 수 있는 게 우리보다 훨씬 많습니다 아마 알면 더 잘 할 것입니다rdquo

미지모를 제안한 해외주민운동한국위원회의 강인남님의 근본 고민은 미지모 모두의 고민이기도 하다 그것은 미지모의 첫 활동으로 연결되었다

오는 6월 미지모는 2주의 일정으로 미얀마에 간다 미지모를 구성하고 있는 4개 단체 그리고 이 단체와 관계를 맺고 있는 15명의 미얀마 활동가들이 모인다 만나서 고민과 어려움을 함께 나눌 생각이다 미얀마의 과거 현재 미래에 대한 의식(觀)을 통해 미얀마에 대한 진지한 사유를 할 것이다 미얀마의 현재가 세계의 패러다임 속에서 어떤 위치에 있는지 마음의 자유와 평화 인류의 상생과 평등에 대한 진지한 자기 물음을 갖는 과정도 가질 것이다 국제개발의 참 의미 현지 활동가의 정체성과 역할 주민관계와 주민조직화에 대한 워크숍을 통해 자기 길을 스스로 만들어 갈 것이다 그리고 주민중심으로 지역개발이 이루어지고 있는 주민현장을 방문하여 우리 활동의 가능성을 넓혀갈 것이다 이 교육훈련은 미얀마의 젊은이로서 주민현장의 활동가로서 처음 가져보는 공동

의 성장과정이다 미지모는 이 교육훈련을 만들어 내기 위해 미얀마 현지 활동가에게 묻고 피드백하고 교육프로그램을 짜고 미지모의 생각을 보태 다시 묻는 과정을 가져왔다 미지모답게 해보자는 것이었다

이들은 9월에 다시 한국에 온다 미얀마 현지에서 실현 가능한 아이디어를 좀 더 넓게 찾아보자는 것이다 독재국가에서 오래 갇혀 왔던 열정과 신념을 활동으로 연결시키기 위해서이다 직접 눈으로 보고 듣고 느끼고 함께 구상하는 것이다 사회와 세상을 보는 눈 그것은 그들의 힘을 배가시키는 동력이 될 것이라고 미지모는 믿는다 설령 이제와 다를 바가 없다 하더라도 한국의 협동조합과 518기념재단 방문 크고 작은 지역사회 조직을 방문하며 이들이 느끼고 생각했을lsquo그 시간의 울림rsquo에 미지모는 행복할 것이다

미지모를 위하여

미지모는 참 다른 개개인이 모였다 주류가 될 수 없는 소박한 이들이다 김수환추기경님의 말씀대로라면 바보 같은 이들이 모였다 바다가 되기보다는 늘 흐르는 냇물이 되기를 자처하는 이들 자신의 생각을 끝까지 말하지만 공동으로 모아진 결론에 대해서는 흔쾌히 받아들이는 이들 누군가 제안하면 진지하게 실현가능성을 모색하는 이들 미지모는 마음과 뜻이 모인 곳이다 그리고 그 방법을 찾고 있는 중이다

ldquo모든 곳이 그렇지만 국제개발협력분야에도 문제는 있습니다 그런데lsquo사건rsquo이라고 하는 것은 그 문제를 그냥 보고 넘기지 않는 것에서 만들어 지는 것 같습니다 실제 이 모임 안에서도 변화를 꿈꾸는 변화를 시도해 보려는 마음이 간절합니다 그런데 그것은 특별한 사람이 모여서 특별한 일을 만들어서 되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입니다 미지모는 같이 모이면 힘이 납니다 같이 만나서 이야기를 해보면 아무 것을 하지 않아도 만나는 것 자체가 힘이 납니다rdquo

사람들의 lsquo진정성 있는 관계rsquo를 성찰하게 하는 민정희님의 말이다

미지모는 돈이 없다 잃을게 없어서 당당하다 우리가 가진 전부가 있다면 함께 술 마실 돈 정도이다 미지모는 능력 있는 사람이 없다 한 사람이 특별하지 않아서 절로 협동심이 작용한다 우리가 가진 전부가 있다면 자연스럽게 나눠지는 우리 개인의 고민과 세상이야기를 주고 받는 술자리이다 이 자리

27

를 통해 미지모는 서로가 서로를 성장하게 만든다

ldquo미지모를 통해서 사업을 같이 하는 것도 있지만 뭔 가 공감하는 부분이 더 넓어졌습니다 우리는 국제개발이나 미얀마만을 이야기하지 않습니다 그것을 뛰어 넘어서 우리가 지향하는 가치에 대해 같이 공유하고 사례들을 나눕니다 그리고 그것을 한국의 국제개발협력시민사회와 공유하기 위해 미지모속에서도 또 다른 협력을 만들어 냅니다 그래서 한 단체가 하기 힘든 벅찬 일을 함께 만들어 갑니다rdquo

더프라미스와 로터스월드는 또 다른 협력사업을 구상 중이다 미지모는 바람직한 모델이 되기를 희망한다 같은 국가 안에서 같은 활동을 하는 단체들이 모이고 비슷한 생각을 지닌 활동가들이 만나고 작은 단체가 모여 협력하고 누군가에게는 꿈이 되기도 하고 어느 단체에게는 lsquo또 다른 방식의 국제개발이 가능하다rsquo는 발상의 전환을 일으켜 주고 싶기도 하다 그러나 그것이 우리의 목표가 될 수는 없다 lsquo함께 하는 과정을 통해서 어느 지점엔가 도달했더니 그렇게 되어 있더라rsquo라는 결과를 낳고 싶은 절실함이다 미지모는 그 절실함을 다른 국제개발협력 단체들과 소통하고 나누고자 한다

ldquo우리가 처음에 함께 하기로 했던 이유를 잊지 말아야 합니다 어떤 성과나 결과물 보다는 단체도 함께 하고 활동가도 함께 해야 한다는 것을 유지해야 합니다ldquo

미지모의 대표 따비에 정보임님의 말이다 미지모가 절대 잃지 말아야 할 초심이다

미지모의 정기 모임에 따비에의 한 활동가가 왔다lsquo달다rsquo라고 하는 아담하고 정취 있는 이름을 가진 신입활동가이다 미지모 신입활동가의 칭찬에 우리는 모두 웃었지만 우리가 이미 누군가의 꿈이 되고 있다는 사실은 우리가 무엇을 노력해야 하는지를 다시 깨닫게 해주었다 달다님과 같은 꿈이 모이면 미얀마 주민들의 꿈도 그들이 주인이 되는 방식으로 익어갈 것이다

ldquo마웅저대표님과 정보임대표님이 미지모에 다녀오시면 이야기를 해주시는데요 저는 그걸 듣고 놀라웠습니다 다들 서로 각자 영역에서 따로따로 경쟁하듯이 한다고 생각했었고 실제 그런 모습들은 외부에서 봤을 때 선입견을 갖게 하거든요 그런데 안을 들여다보니 lsquo실무자들이 뭔가 다들 열심히 하고 있구나rsquo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늘 와서 느낀 것은 내가 만약 이 활동을 계속 하게 된다면 10년 후 15년 후 선생님들 같은 모습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실제 사무실 안에서 있을 때는 뭔가 그림이 잘 안 그려지기도 하고 지금까지 국제개발은 잘 모르겠다고 말하고 다녔는데 오늘 참가하고 들으면서 그림이 좀 더 그려져서 알 것 같기도 해요 처음 듣는 이야기 처음 듣는 상황도 많아서 많이 듣고 배우게 되었습니다rdquo

OWL 원고 기고를 요청 받고 미지모는 기고의 여부 누가 쓸 것인가 어떻게 쓸 것인가에 대한 의견

회의 중인 미지모의 모습 유보미

NGO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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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 모아갔다 미지모는 출발이다 자랑할 것도 내놓을 것도 검증 받은 것도 인정받거나 비난 받을 것도 없다 미지모는 누군가에게 말을 하고 싶은 것이 아니다 우리 스스로 다짐하며 보여주고 싶다

연대와 협력을 통해 더 많은 것을 일궈갈 수 있다는 것 뜻이 분명하면 방법은 만들어 진다는 것 100개의 사업보다 뜻을 가진 여섯 사람이 더 소중하다는 것 정보임 강인남 달다와 같은 후배들에게 마웅저 민정희 박영신 옥세영 유보미와 같은 선배들이 더프라미스와 로터스월드 같은 선배 단체들이 따비에와 KOCO(해외주민운동 한국위원회)같은 후배 단체들에게 분명 힘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그래서 우리는 서로가 선배이며 서로가 후배이다 서로 가르치며 서로 배우는 것이다 미지모가 만들어 갈 국제개발협력의 혁신을 꿈꾸며 미지모는 꿈꾸는 길로 최선을 다해 갈 것이다

OWL의 원고 작성을 위해 우리가 모이는 날 따비

에 마웅저 대표님은 518기념행사 준비회의에 참석

하시느라 함께하지 못하셨습니다 더프라미스의 유

보미님은 3년 만의 휴가를 만끽하셨고 옥세영님은

건강상의 이유로 참석하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작은

시간들이지만 우리와 함께 출발했던 지구촌나눔운

동의 김민영님도 미지모 안에 있었음을 기억합니다

미지모 작성

babolifehanmailnet

29

개발에 공감과 연대가 필요한 이유- 로터스월드 민정희 국장과의 인터뷰 -

인터뷰에 열중하고 있는 로터스월드민정희 국장의 모습

OWL 독자들을 위해 간단한 자기소개먼저 부탁 드립니다

안녕하세요 로터스월드 민정희 사무국장입니다

지난주에 큰아들을 군대 보낸 두 아들의 엄마이기도 하

지요 불교신자이기도 하고요 저는 대학 시절에는 불교

학생회에서 시민운동을 경험했고 실제로 졸업 후 몇 년

간은 관련 단체의 간사로도 활동했어요 결혼 후 한국여

성단체연합에서 활동하다 한국불교국제네트워크의 국

제이슈 담당 실무자로 활동했어요돌이켜보면 이때 개

도국 현지에 오가면서 국제개발협력 활동을 알게 되고

서서히 인연을 맺기 시작했던 것 같아요 사실 저는 로

터스월드 창립시절부터 도왔고 2006년 2월부터 함께

하기 시작했어요 중간에 잠시 대학사회봉사단으로 이

직 했다가 다시 복귀한지는 1년 8개월 정도되었습니다

로터스월드에서의 저의 1막과 2막을 비교해보면 확실히

처음 왔을 때는 일종의 문제의식이 크게 없었던 것 같아

요 해외출장을 자주 오가며 현지 주민들과 많이 접촉하

긴 했지만 특히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내가 주민을

어떻게 바라보아야 하는가 등에 대한 생각을 깊게 하지는

못했던 것 같아요 이번에 다시 돌아오면서 스스로 부족

한 부분을 깨닫고 배워야겠다는 생각이 먼저 들더라고요

제 나이가 적지는 않지만 (웃음)더욱 용기를 내서 움직이

고 있죠 최근에는 국제개발협력 관련 교육도 많이 수강하

고 사람들과도 적극적으로 교류하면서 서로의 경험을 나

누고 있어요 개발협력사회의 교류가 주는 긍정적인 면이

많아서 이러한 모임이 점점 늘어나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OWL이 만난 사람

lsquo한국 개발NGOrsquo에 대해 생각해보면 어떤 특징들이 머릿속에 떠오르시나요

주로 국제NGO 대형NGO 개신교도 중년의 남성 실무책임자들을 연상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번 OWL에서 만나본 로터스월드 민정희 사무국장은 불교를 기반으로 한 소규모 단체 활동가이자

사회운동가 출신의 여성 실무책임자로 개발NGO사회 내에서는 흔치 않은 경력의 소유자입∙니다

봄비가 내리던 4월 23일(화) 기존 개발협력 시민사회에 신선한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민정희 사무국장을 만

났습니다 OWL은 이 인터뷰를 통해 한국개발협력 시민사회가 점차 다양해지고 있는 단면을 나누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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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에 기반하는 단체로서 로터스월드가 존중하는 가

치는 무엇인가요 그리고 이러한 가치가 사업방식에

실제로 적용되고 있는지 궁금하네요

저희는 평등 평화 자비 세가지 가치를 중점으로 삼

고 있어요 부처가 살아온 모습 그대로 그가 계급을

부정하고 전쟁을 반대했던 것처럼 평등과 평화를 추

구하고 불교사상에서 가장 기본적인 자비는 공감과

연대의 마음을 지향하지요 그렇지만 저희 역시도 실

제 사업에 이러한 가치들을 녹여내는 것이 아직은 많

이 부족한 것 같아요 현지 주민보다는 사업을 수행

하는 단체 중심으로 진행되고 국내후원자들의 요구

에 따라가는 것들은 저희뿐만 아니라 아마 다른 단

체들도 상황이 비슷하리라 생각됩니다 막상 사업 이

후의 관리는 부족하면서 후원자들에게 성과를 보여

주기 위해서 하는 사업이 너무 많다고 생각해요 막

상 현지 주민들이 필요하다고 요구한 것이 아닌데

도 우리가 일방적으로 사업을 진행하는 등의 문제들

말이죠 작년에 코빌(Covil)[1] 교육을 받으면서 이

러한 문제에 대해 더 생각해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빈곤 구조적인 폭력이 될 수 있음을 인지해야

그렇다면 현장사업에 이러한 가치들이

충분히 반영되지 못하는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요

문제의 원인과 결과를 제대로 보지 못하기 때문인 것

같아요 빈곤의 원인과 결과에 대한 근본적인 인식 즉

빈곤이 어디로부터 비롯되는가에 대한 정확한 인식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빈곤이 구조적인 폭력

이 될 수 있음을 깨닫는 것 말이죠 아직 한국의 국제개

발협력 역사가 짧기 때문에 충분히 실현되지 못하는 것

일 수도 있어요 빈곤문제가 단순히 해외에만 해당하

는 것이냐 하면 아니거든요 가난은 현재 우리 안에도

존재하고 있잖아요 저는 그렇기 때문에 개발협력분

야의 활동가들이 국내문제에도 더욱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생각해요 타인의 문제라고 생각했던 것을 나

의 삶의 문제로 받아들이는 순간 빈곤과 개발에 대한

보다 근본적인 접근이 가능해질 수 있다고 믿습니다

그러면 로터스월드가 중점을 두는 점은 무엇인가요

현재 준비 중이지만 lsquo현지NGO와 협력관계를 만들

자rsquo 라는 방향을 가지고 있어요 최근에 국제불교네트

워크에서 만난 단체들이 지역사회개발단체들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현지에서 활동했던 주민들의 권

한강화를 위한 활동을 하고 있는 단체들이죠 그래서

그분들의 활동경험을 배우고 우리의 사업 속에 녹여보

자는 생각을 가지고 있어요 권리에 기반한 관점 주민

운동적 관점에 대한 이야기들을 말이죠 사실 한국의

개발 NGO보다 현지에 있는 현지 NGO들이 더 그 지

역의 필요에 대해 잘 알고 현지 주민들에게 더 알맞게

일을 할 수 있는데도 현지 NGO를 바로 지원하는 단

체들이 많지 않아요 국제개발협력에서 현지 NGO는

조력자나 이해관계자 중 하나로 생각하기 때문이죠

그렇기 때문에 현지 NGO와 교류하면서 효과적인

사업과 주민권한 강화 등에 대해서 배우고 있어요

주민권한강화(empowerment)와 같은 경우에는 제

한된 자원 내에서 사업을 진행해야 하기 때문에 쉽

지 않지만 계속해서 노력하고 있는 사업 중 하나

에요 작년부터 주거 권에 대한 사업과 인권침해

지역의 주민들을 돕는 사업들을 하고 있고 미얀

마 모니와[2]에 대한 지원 사업도 이어가고 있어요

개발협력은 타인의 삶에 개입해서 변화를 주는 것이니

보다 신중한 접근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그러다 보니 정

말 필요한 것은 개발에 대한 철학과 윤리인 것 같은데요

네 맞아요 정말 공감하는 부분이에요 자기성찰

이 정말 중요하죠 개발NGO를 비롯한 시민사회가

항상 정부에게 문제 제기하는 부분이 바로 한국 개

발원조의 양적 성장인데 그렇다면 과연 우리 안에

는 이러한 문제가 없는지 되돌아봐야 하지 않을까

싶네요 우리 안에도 협력이나 연대하는 분위기보

다는 경쟁하는 모습이 주로 보이는 것 같아요 이러

한 모습이 우리가 무엇을 위해 이런 일을 하고 있는

지 여과없이 드러내고 있죠 이러한 이슈들을 함께

논할 수 있는 공론의장 또한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이제는 민 민협력을 위해 노력해야 할 때

국장님께서는 오랫동안 시민사회운동을 해오셨고 지

금은 개발NGO에 있으신데 서로 다른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1코빌(Covil) 코빌(Covil)은 Community Organizing과 Village의 합성어로lsquo지역과 함께 주민과 함께하는 주민운동rsquo의 방향성을 가진 활동가 조직이다2 미얀마 모니와 이 지역 주민들은 지역정부의 요청에 따라 농지를 3년간 중국구리광산회사에 빌려주고 3년이 지나도록 땅을 돌려받지 못하자 시위와 농성을 벌여왔다그러나 지난 11월말 화염방사기를 동원한 정부의 강제진압으로 100여명의 주민들과 스님들이 심한 화상을 입는 사태가 발생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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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스월드 사무국 앞에서 한재광 총장 민정희 국장 조이슬 간사 권아람 인턴의 모습 (왼쪽부터 차례대로) ODA Watch

먼저 상대적으로 인적자원과 재원이 시민사회에 비

해 풍부한 것 같아요 그리고 다들 정말 공부를 열

심히 하시는 것 같아요 (웃음) 특히 국제개발협력

에 관한 기술적인 방법론에 대한 학습도 많고요 하

지만 전체적으로 시야를 넓힐 수 있는 분야에는 공

부가 부족한 것 같아요 그리고 상대적으로 단체

들 간의 연대 협력은 비교적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

는 것 같아요 국내에서 협력하지 못하면 개발현장

에서 주민들과 협력을 이루기가 더욱 어렵잖아요

다른 단체와 연대 협력하는 모습이 부족한 것은 그만

큼 기존에 교류가 없어서가 아닐까요 국제개발협력

시민사회 내에서의 교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

최근 민관 협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반면 정작

민 민 간의 협력을 위한 노력은 아직 많이 부족한 것 같

아요 민간 단체들끼리 같이 사업을 해보면 서로 많이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예를 들어 환경 분야의 기

후변화 이슈는 매우 중요하고 구조적 변화가 필요함에

도 개발협력 사회에서는 큰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죠

민 민 간의 연대와 교류의 활성화를 통해 이와 같은 이슈

를 같이 대응해나가는 노력도 필요하지 않을까 싶네요

말씀을 들으니 다양한 단체들간의 만남이 중요하다고

생각됩니다 다양한 종교적 배경을 가진 분들이나 사

회운동을 하시는 많은 분들이 개발 NGO 커뮤니티에

합류하셔서 함께 토론할 수 있는 장이 마련되어야 하

지 않을까요

저도 국내에서 운동하시는 분들이 개발협력분야에 함

께 들어와서 같이 서로의 운동을 공유하고 나누는 시

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저희 단체를 비롯한 몇 단

체들이 함께 미얀마에서 개발활동을 수행하는 단체들

의 모임인 미지모[3]를 구상하고 추진하게 된 이유이

기도 하죠 미지모는 단체들이 서로 연대하고 협력해

야 한다는 생각으로 시작하게 되었어요 단체 간 협력

을 준비하며 실무자들끼리 모여보니 모두 코빌 교육

을 함께 받았던 사람들이더라고요(웃음) 모임을 하

면서 함께하는 기쁨을 많이 느끼고 있어요 미지모 사

람들 모두 지향하는 바가 비슷하기 때문에 서로 동지

애도 느끼죠 미지모 같은 모임들이 다른 단체들 사

이에서도 많이 이루어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미

지모에서도ldquo왜 우리 커뮤니티 내에서는 같이 협력하

는 사업이 없나rdquo 라는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어요

사실 단체와 단체가 서로 교류하고 협력하게 되면 서

로 배울 수 있는 점이 아주 많은데도 그런 모임이 많

지 않은 것 같아요 처음에는 힘들겠지만 같이 공동으

로 사업도 해보면 서로가 배울 수 있는 점이 많다고

생각해요 그 시간을 통해 개발협력에 대한 가치와 지

향점에 대한 생각들도 공유될 수 있으리라고 봅니다

ldquo누군가는 관심을 가지고 끊임없이 문제제기를 할

때 변화가 생기죠rdquo

현재 개발협력 시민사회의 구성원과 구조를 보면 실무

자는 여성이 많지만 실제 사업과 정책을 결정하는 위

치는 대부분 남성들로 이뤄져 있는데요 이에 대한 국

장님의 견해는 어떠하신지 궁금합니다

아무래도 남성중심의 사회구조를 그대로 반영한 모습

으로 보이는 것 같아요 젠더 문제에 대해서 관심을 가

지고 변화를 이루어야 하는 거죠 결국은 끊임없는 문

제제기가 필요하지 않나 싶어요 조직 내에서 불합리

한 것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고 여성들이 일을 할 수

OWL이 만난 사람

3 미지모 미얀마를 지원하는 사람들의 모임이란 뜻으로 로터스월드 프라미스 코코 따비에 4단체가 공동으로 만든 모임 이번 77호의 NGO현장 코너에서 개발협력 분야의 새로운 움직임인 lsquo미지모rsquo에 대해 다루고 있습니다 미지모의 활동이 궁금하신 분들께서는 해당 기사를 참고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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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스월드 사무국 앞에서 한재광 총장 민정희 국장 조이슬 간사 권아람 인턴의 모습 (왼쪽부터 차례대로) ODA Watch

있는 사회적인 여건이나 환경에 대해서도 누군가는 이

야기해야 하는 것이죠 이점에서는 저부터 시작해야 한

다고 생각해요 끝으로 활동가의 가장 중요한 자질은

바로 공감하는 능력이라고 생각해요 신문만 봐도 세

상에 너무나 많은 일들이 있어서 곧 잘 무력감에 빠지

기도 하죠 하지만 이러한 일들에 대해 일차적으로 관

심을 가지는 일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우리가 당장

하고 있는 일 이외에는 관심이 없어서는 안 되죠 조금

더 공감능력을 확장해서 세계에서 일어나는 여러 가지

고통에 대해 관심을 갖는 것 자체가 세상을 바꾸는 첫

발자국이라고 생각해요 개인적으로는 단체의 성과로

인정되지 못하는 일에 대해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하

는 게 아쉽지만 꼭 돈을 보내주지 않더라도 관심을 가

지는 자체가 연대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누군가의

고통을 알아주는 자체로도 그 사람에게 위로가 될 수

있기 때문이죠 그래서 사업으로 진행하지 못해도 일

단은 그러한 사실들을 회원들에게 알리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활동가의 역할은 사람들의 관심을 일깨워주고

공감할 수 있도록 운동해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국장님의 20여 년 간의 활동을 압축적으로 살펴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야기를 들으면서 앞으로의 활동

이 더욱 궁금해지는데요

저는 단체보다는 그 안의 사람을 잘 키워내고 싶어

요 이제까지의 저의 경험을 바탕으로 후배들을 잘 키

워서 올바르게 사업할 수 있도록 이끄는 역할을 하고

싶네요 또 출장처럼 짧은 시간이 아니라 현장에 가

서 오랜 시간을 주민들과 함께 보내고 또 사업현장을

구체적으로 보고 경험하는 시간도가지고 싶어요 이

제 아이들이 다 커서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해요 (웃

음) 마지막으로는 제가 가지고 있는 연대와 협력의

경험들을 가지고 현지 지역사회경험들을 한국의 개

발협력 분야에 소개하는 역할을 해나가고 싶습니다

인터뷰 시간 동안개발NGO 활동가로서 올바른 개발

협력의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해 매 순간 끊임없이 성

찰하고 문제제기를 하는 민정희 국장의 모습이 인상

적이었다 기존의 개발협력사회 내에서 교류와 연대

가 더 활발히 이루어져야 한다는 말에도 깊이 공감했

다 파트너 국가 간의 연대와 협력이전에 우리가 먼저

교류하고 연대해야 하지 않겠는가 앞으로 국제개발

커뮤니티 내에서의 활발한 교류와 다양한 연대의 모

습을 기대해본다 이번 인터뷰를 통해 (필자는) 한국

개발협력 사회 특히 개발NGO에 불어오는 새로운 바

람 다양하게 뻗어나가는 물줄기의 흐름을 목격한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민정희 국장의 오랜 경험이 담긴

이야기를 들으니 앞으로의 활동이 더욱 기대가 된다

권아람 작성 ODA Watch 인턴

aramclsr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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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활동가

(YP)들이 꿈틀꿈

틀 원조투명성

캠페인 TF를

조직하다

방울방울 나무를 수놓는 저 꽃잎처럼

한국외대

청년들의

사무국 방문

반가웠어요

한국외대 학생들과 조이슬 간사의 모습 ODA Watch

ODA Watch 이모저모

마침내 봄이 왔습니다 물러 갈듯 말듯 끝까지 애태우던 추위가 사라지고 햇살이 온 대지를 따스하게 감싸 안아

주고 있네요 길거리 나무들도 화사한 꽃잎으로 몸을 단장하느라 분주해 보입니다 봄이 와서일까요 워치에도

새로운 식구들이 찾아왔답니다 올 봄 모두 함께 꽃을 잘 피워낸다면 가을 무렵에는 풍성한 과실을 기대해볼 수

있지 않을까요

지난 4월 26일(금) ODA Watch가

국제개발협력학회(KAIDEC)에서

매년 공모하는 ODA 학술활동 지

원사업에 선정되었습니다 이로써

KAIDEC으로부터 지난 2011년부

터 연속 3년 동안 지원을 받게 되

었는데요 워치는 공모사업을 통한

1200만원의 지원금으로 올 한해

lsquo한국 개발원조 투명성 제고 방안 정

책 연구사업rsquo을 펼쳐나갈 예정입니

다 OWL 독자 여러분들도 한국 개

발원조의 투명성을 높일 수 있는 방

안을 함께 고민해주시겠어요 더불

어 워치가 꾸려나갈 원조투명성 캠

페인에 대해서도 많은 관심과 참여

부탁 드립니다

지난 4월 29일(월)에는 한국외국어

대학교에서 온 4명의 학생들이 ODA

Watch 사무국을 찾아왔답니다 워치가

도대체 어떤 곳인지 무엇을 하는 단체

인지 궁금해서 오늘 인터뷰를 위해 열심

히 공부했다며 이런 저런 질문들을 쏟아

냈는데요 NGO에 관한 교양수업을 듣

던 중 사례발표를 위해 여러 단체 중 워

치를 선택하게 되었다는 청년들 고민

이 담긴 질문에 답하는 시간도 참 즐거

웠답니다 워치가 어떤 단체인지() 궁

금하신 분들이 있다면 주저 말고 서교동

에 자리한 저희 사무국으로 차 한잔 하

러 오세요~~ ^^

ODA Watch 청년활동가들이 국제

개발협력의 흥미로운 이슈를 lsquo씹고

뜯고 맛보고 즐기기rsquo 위해 뭉쳤습니

다 청년활동가들은 관심 있는 이슈

를 중심으로 모여서 팀을 꾸려 시민

의 목소리를 내는 활동을 해오고 있

는데요 여러 팀들 중에 그 동안 국

내외 개발협력정책과 담론을 중점

적으로 공부해왔던 정책감시팀과

DAC(개발협력체계 비평가)팀이 주

축이 되어 Task Force 팀을 구성해

원조투명성과 책무성에 대해 국제

국내사회가 어떠한 이야기를 해오고

있는지 힘을 합쳐 알아보기로 했답

니다 지난 4월 10일 대망의 첫 모임

을 가졌는데요 매주 수요일마다 모

여서 이슈도 알아가고 무엇보다 서

로를 알아가는 시간을 가지고 있답

니다 앞으로 저희 청년활동가들이

펼쳐나갈 활동 많이 기대해주세요

첫 모임 후 뒷풀이 장소에서 한 컷시작을 기념하는 와인 한잔과 함께 ODA Wat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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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DEC지원

ODA 학술활동

공보사업 선정

환영합니다

이재원 간사님

권아람 인턴님

이재원

간사의

한마디

지난 4월 신입직원 및 인턴채용을 통

해 이재원 간사와 권아람 인턴이 ODA

Watch와 함께하게 되었습니다 이재

원 간사는 지난 2012년 ODA 인턴으

로 이미 한해 동안 사무국의 일원으로

동고동락(同苦同樂 )해왔는데요 앞으

로 두 분과 함께 채워나갈 워치가 더더

욱 기대됩니다 OWL 독자 여러분들

께 전하는 편지도 읽어주세요 ^^

안녕하세요 5월부터 ODA Watch의 새 식

구로 함께하게 될 이재원입니다 워치의 청년

활동가로 시작하여 지난 해 ODA 청년인턴으

로 1년간 사무국에서 일하는 행운을 누렸었

는데 올해는 이렇게 간사로 인연을 맺게 되

어 무척 기쁩니다 앞으로 겸손한 자세로 관

계하는 모든 분들과 함께하며 lsquo해피에너지rsquo를

나acuteshy 수 있는 활동가가 되겠습니다 아름다운

봄날 좋은 소식 나acuteshy 수 있어 행복하네요 여

러분의 많은 응원 부탁드려요 감사합니다

워치의

최연소 기부자

는 누구

감동 어린 소식 하나 ODA Watch의

최연소 기부자를 소개합니다~ ^^ 바

로 세상의 빛을 본지 꼭 한 달이 되어

가는 박시윤 양이 그 주인공인데요 박

욱범님께서 따님의 탄생을 기념하며 너

무나 감사하게도 일시 후원을 통해 그

환희와 행복을 워치와 함께 나주셨답니

다 박욱범님은 OWL에 해외특파원으

로 글을 기고하며 워치와 인연을 맺기

시작했는데요 현재는 영국에서의 석

사과정을 마치고 잠시 한국에 들어와

ODA Watch의 자매 기관인 (사)글로

벌발전연구원 ReDI의 연구원으로도 함

께하고 계시답니다 너무 감사한 마음

에 시윤 양을 위해 작은 선물을 준비한

워치 사무국 후원 담당 간사님과 간략

한 증정식도 가졌답니다~ ^^ 시윤 양

앞으로 건강하게 무럭무럭 자라나길 바

랄게요 ^^

권아람

인턴의

한마디

안녕하세요 ODA Watch OWL 독자 여러

분 ODA Watch에서 인턴으로 함께하게 된

권아람이라고 합니다 저는 인권에 관심이 많

아서 작년 하반기에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

에서 4개월 정도 일을 했었어요 앰네스티에

서는 인권의 관점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연대

운동의 방향성을 배울 수 있었는데요 ODA

Watch에서는 또 어떤 것들을 배우고 생각하

게 될 지 궁금하고 매우 기대가 되요 일한 지

이제 겨우 2주차인데 하루하루 많은 것들을

배우며 비판적인 관점으로 개발협력을 바라

보는 눈도 기르고 있어요 ODA Watch를 알

게 되어서 그리고 함께 일하게 되어 반갑습니

다 앞으로 독자 여러분들을 자주 뵐 수 있길

기대할게요 )

박욱범 님과 이재원 간사 ODA Watch 권아람 인턴과 이재원 간사 ODA Watch35

36

37

3월 재정보고

[ ODA Watch 살림살이 ]

ODA Watch는 투명한 재정운영을 원칙으로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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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원자 여러분과 OWL 독자들께 보고드립니다

워치의 살림살이에 더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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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DA Watch는 2006년 설립 이래로 한국의 국제개발협력 사업 및 정책이 인권 bull 평등 bull 연대에 기반하여 보다 책임 있게 효과적으로 사용되어 개발도상국의 빈곤퇴치 및 지속가능한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한국 대외원조의 정책을 지속적으로 감시 bull 제언하고 대안을 고민하는 참여형 시민사회단체(Civil Society Organization CSO)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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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24: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77호(2013.05.03)

새로운 시도 민단단체 사업발굴지원 프로그램이

민간단체 사업발굴지원 프로그램은 KOICA의 민관협력실에서 주최하는 시민사회협력프로그램 중 하나이며 국제개발협력민간협의회(이하 KCOC)가 2012년부터 2년간 주관해오고 있다 이번 프로그램은 기존 민관협력사업의 사전과정을 지원함으로써 새로이 개발협력사업을 수행하고자 하는 단체들에게 교육 컨설팅 사업발굴(현지 지역조사)의 기회를 제공한다 이를 통해 민관협력사업의 확대를 꾀함과 동시에 단체들의 전문성을 살린 창의적인 사업발굴 등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본 프로그램은 현지 사업수행을 위한 단순 지원에 그치지 않고 사업발굴을 위한 사전 교육 및 컨설팅 단체 간 네트워크 구축 등을 포함하는 포괄적인 역량강화 프로그램이라고 할 수 있다 기존 역량강화 교육프로그램과 차별되는 점은 사전 선정된 30여개 이상의 기관이 7~8개월에 걸친 긴 프로그램을 처음부터 끝까지 함께한다는 점이다 이 과정 중에서 네트워크 형성을 넘어서서 서로의 사업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돌아보는 상호 학습의 시간까지 가질 수 있다는 것이 무엇보다 큰 장점이다

눈에 띄는 변화 개발협력 시민사회의 다양화

참여기관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개발협력 시민사회가 정말 넓어지고 다양해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특징적인 부분을 살펴보면 첫째는 국내에서 장애인 직업교육 등 장애인을 수혜자로 사업을 진행하던 기관들이 대거 참여했다는 점이다 개발협력 사업에 있어 크로스커팅이슈로써 장애인이 수혜대상에

서 소외되지 않도록 하는 이슈에 대해서는 많은 논의가 된 바 있다 하지만 장애인을 직접 수혜자로 전면에 내놓은 사업은 많지 않았다 사업선정 심사에 참여한 한 심사위원은 ldquo이렇게 장애인을 직접 수혜대상으로 한 사업이 많았던 심사는 처음이다 긍정적인 변화로 보인다rdquo라고 이야기하기도 했다 둘째 국내 사회복지 사업 또는 대북사업을 중점적으로 시행하던 기관들이 해외사업에 눈을 돌리고 있다는 것이다 사업 수행 경험은 많지만 국제개발협력사업에 대한 경험이 부족하여 익숙하지 않았던 기관들에게는 낯선 용어와 사업수행 프로세스에 익숙해 질 수 있었던 기회였다 마지막으로 분야의 확장이다 전통적 개발협력사업에서 많이 볼 수 있었던 초등교육에서 한걸음 더 나아간 음악교육 과학교육과 같이 다양화되고 전문화된 사업이 시도되었다는 점이다 또한 에너지 마이크로크레딧과 같은 새로운 분야의 진출이 눈에 띈다

전년도 참가 단체인 정의로운 전환을 위한 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이하 에정연)는 라오스의 태양광 사업을 추진하였다 에정연은 태양광 시스템을 제공하는데 그치지 않고 이를 라오스 현지에서 관리할 수 있 도록 하는 교육 프로그램을 함께 구성하여 2013년 현재 열심히 사업을 수행 중에 있다 물꼬를 튼 것일까올해(2013년) 사업발굴 프로그램에는 환경에너지 분야 사업을 추진하는 기관들이 대거 참여하고있다 환경교육 태양광 에너지 적정기술 혼농임업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기관들이 사업발굴의 의지를 다지고 있다 전년도 사업에 참여했던 선배 단 체인 에정연은 새로운 참가 단체들을 위한 실무자 간담회에 참석해 경험을 공유할 예정이기도 하다 국제개발협력의 지형이 변화하고 있다 경험이 아무리 많아도 시행착오는 있게 마련이며 급변하는 이 시기에 겪어야할 어려움과 시행착오는 예전의 그것과 또 다를

한국 개발협력 시민사회에 신선한 바람이 불어오다

FOC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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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협력에 관한 관심이 날로 높아져가고 있다 높아져가는 관심만큼이나 민관협력사업도 확

대되고 있다 지난 3~4월 KOICA에서 열린 시민사회협력프로그램 및 글로벌 CSR 프로그램 설

명회가 개최된 KOICA 강당은 미리 설치된 의자가 부족할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몰렸다 그만

큼 많은 관심을 반증해준다고 할까 CSO 대학 기업 등 국제개발협력 관련 주체들이 날로 확

장되는 가운데이번에는 NGO의 변화에 주목해보자 이 글에서는 개발협력에서의 비전통적 시

민사회단체의 활약을 확인할 수 있는 lsquo민간단체 사업발굴지원 프로그램rsquo을 소개하고자 한다

것이다 비록 해외사업 경험이 짧은 초보 단체들이 주를 이루고 있는 프로그램이지만 이 기관들이 겪는 어려움을 서로 나누고 대안을 찾아내는 과정까지 초보라고 여겨버릴 것인가 그들이 흘린 땀방울과 의지를 보았다면 감히 그럴 수 없을 것이다 기관들이 보유하고

있는 각 분야의 전문성이 개발협력사업에 잘 녹아난다면 엄청난 시너지효과를 기대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서로에게 배우면서 발전하는 개발협력 NGO에 대

한 기대

사업수행에 대한 사례공유에 목말랐던 이들 기관들은 자신의 경험을 나누고 실패를 나누는데 주저하지 않았다 서로들 부족하다며 겸손을 표하였지만 오히려 사업의 경험을 나누고 기관의 사업계획서를 공개하는 것에도 주저함이 없었다 교육 및 컨설팅에 참여한 기관들도(사업규모가 큰 기존의 개발사업 수행기관) 마음을 다해 주었다 교육을 실시한 강사 중 한 사람(기존 사업수행기관 실무자)은 자신이 작성했던 사업계획서를 그대로 공개하는 과감함을 보여주며 신규단체들에게 힘을 보태어 주었다 뒷얘기를 들어보니 이후 많은 신규단체에서 lsquo감사했다rsquo lsquo큰 도움이 되어 너무 감사하다rsquo 라는 이야기를 전했다고 한다 그러다보니 신규기관들 역시 타 기관과 협력하는 데 주저함이 없다 얼마 전 전년도 참가기관 3곳에 lsquo올해 프로그램에 선정된 단체들을 대상으로 하는 실무자 간담회에 참석하여 전년도 사업경험이나 현재 사업을 진행하며 겪는 어려움을 공유해 주실 수 있겠느냐rsquo는 요청을 했다 망설임 없이 최선을 다해서 준비하겠다고 전화기너머로 들려오는 목소리에 참 마음이 따뜻해졌다 이와 같은 신선한 바람이 개발협력 시민사회 전체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작년 프로그램의 막바지 즈음에 개인적인 감상에 젖어 페이스북 담벼락에 글을 남긴 적이 있다 ldquo이곳도 현장임을 느끼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rdquo라는 것이 글

의 요지였다 작년에 처음 수행되는 프로그램이다 보니 교육도 많이 어려워했고 단체 간에 어느 정도의 경쟁의식도 있었던 것 같다 그런데 오랜 기간을 함께하다보니 조금씩 마음을 열어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비슷한 사업을 기획하고 있거나 같은 국가에서 사업

을 계획 중인 기관들을 스스로 찾아가며 정보도 공유하고 네트워크도 구축했다 처음에는 바빠서 교육에 참가 못하겠다며 앓는 소리를 하던 분이 교육의 필요성과 중요성에 공감하며 아직 부족하니 또 교육에 참가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교육 중에 그렇게 외치던 ldquo현지 주민들과의 lsquo라포형성rsquo이 이런 것이구나ldquo를 느끼며 잠시 감성적이 되었던 기억이 문득 떠오른다

물론 교육 몇 번으로 현지조사 한번으로 창의적인 사업발굴이 되는 것은 아니다 또한 신규 단체의 특성이나 분야 전문성을 고려하지 않은 채 획일적으로 기존의 프레임 안으로 편입시키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있을 수도 있다 그렇지만 개발협력사업에 관심을 가지고 진입하려는 신규기관들에게 또는 어떤 이유로든 교육에 참여할 기회가 없었던 기관들에게 또는 네트워크 기반을 필요로 하고 있던 기관들에게 본 프로그램이 가지는 의미는 분명히 작지 않을 것이다

올해 참가기관 중 한 곳은 이런 말을 했다 ldquo저희는 그동안 저희끼리만 사업을 참 열심히 해왔어요 이렇게 지원 프로그램이 있는 줄도 몰랐고 다른 단체와 협력도 거의 없었던지라 이번 기회를 통해 다른 기관들의 활동도 알고 싶고 어떤 교육과정이 있는지도 궁금합니다 꼭 참여하고 싶어요rdquo

올해도 역시 바람이 분다 새로운 바람이~

박현정 작성

국제개발협력민간협의회 대외협력팀 간사

ODA Watch 청년활동가 8기

rianaprkgmailcom

교육에 참가한 활동가들의 모습 그들의 고민이 느껴진다 마지막 교육을 마치고 함께 찍은 단체 사진 KCO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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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체가 사는 길은 연대이며

활동가가 사는 길은 협력입니다

미얀마를 지원하는 단체 활동가들의 모임lsquo미지모rsquo

간디학교의 교가는 lsquo연대와 협력을 통해 활동을 만들어 가고 싶어 하는 미얀마를 지원하는 단체 활동가들의 모임(이하 미지모)의 꿈rsquo과 맞닿아 있다

미지모는 lsquo미얀마를 지원하는 단체 활동가들의 모임rsquo이다 함께 움직이고 있는 4개 단체(더프라미스 따비에 로터스월드 해외주민운동한국위원회)는 규모가 작다 첫 모임을 누군가 제안하고 선뜻 동의하여 출발한 지 불과 8개월이다 작은 것을 지향하는 활동가들이 만났다 회의시간 보다 뒤풀이 자리가 길고 공식적인 논의보다 비공식적 수다가 즐거운 곳이다 이제껏 우리가 만나왔고 생각해 왔던 (소위 주류라 일컬어지는) 국제개발협력NGO에서 보면 대수롭지 않을 수 있다 각자 생존하기 바쁘고 사업을 위해 경쟁하고 성공과 결과를 향해 질주하는 비즈니스와도 같은 국제개발 영역에서 사람중심의 협력을 통해 일궈가는 소소한 과정들이 얼마나 가치 있게 존중 받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ldquo미지모가 반드시 목표를 정해놓고 가는 것은 아닙니다 그냥 같이 가는 것입니다 뜻이 있는 활동가들이 함께 가는 과정 자체가 의미 있고 중요합니다 그 과정에서 성과가 있다면 좋고어떤 목표나 방식을 규정하지는 않습니다rdquo

미지모의 구성원을 동지로 여긴다는 로터스월드 민정희님의 생각이다

미지모가 정해진 목표를 두고 반드시 가야 하는 길이 없다고 해서 누구 하나 불안해하거나 강요하지 않는다 자칭 자발적 행동과 실천이 미지모의 강점이다 해외

현장에서 주민의 주인화 주민의 주체성 주민의 자발성만을 강조했던 활동가들이 스스로 모여 자발적 선택과 행동을 하는 모습은 흔히 행정에 밀리고 현장관리에 급급하며 프로젝트 실행에 힘겨워하는 국제개발NGO 활동가들에게서 쉽게 발견할 수 있는 모습은 아니다

ldquo크게 뭔가 성과를 내려고 욕심내지 않기 때문에 가능한 것 같습니다 성과가 중요했다면 자기 것을 차지하기 위해 많은 부분을 쟁취하고자 했을 텐데 아예 그런 마음 없이 시작하고 있습니다 그런 마음이 우리 스스로를 움직이게 합니다rdquo

어지간해서는 뭔가 미련 갖지 않고 훌훌 떠날 것 같은 로터스월드의 박영신님이 꾸준히 참여하는 이유이다

혹 우리는 분주하고 여유 없는 사람들이 더 많은 일을 열심히 훌륭히 해내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무엇이 문제인지를 근본적으로 고민하지 않고 어떻게 가고 있는지를 관행적으로만 되돌아보는 누군가에게 미지모는 어쩜 lsquo무(無)지모rsquo일지도 모르겠다

미지모의 첫 활동

미지모는 미얀마 마을에서 주민들을 직접 만나는 미얀마 활동가들의 가능성과 성장에 우선적으로 주목하고 있다 한국 본부에서 주민들의 마음과 생각 힘을 모아내는 일은 우선적 활동이 아닌지 오래 되었다 할 수 없는 것은 할 수 없다고 인정하는 것부터가 시작이다 미지모의 힘은 사실을 사실대로 아는 것이다 모르거나 못하거나 안 되는 것에 변명하거나 합리화 하지 않으

꿈꾸지 않으면 사는 게 아니라고아무도 가지 않는 길 가는 우리들 누구도 꿈꾸지 못한 우리들의

세상 만들어 가네우리 알고 있네 우리 알고 있네 배운다는 건 가르친다는 건 희망을 노래하는 것

NGO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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려고 한다 대신 문제를 대안으로 실천해 보고자 한다

ldquo한국에서 일하는 우리는 중간실무자입니다 현장실무자 특히 현장의 한국실무자들을 만나보면 우리와 같은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문제라고 하는 것 우리가 욕구라고 하는 것들이 해결되지 않아 힘들어 하고 있기도 합니다 서울 본부에서 일하는 우리는 이런 사실을 잘 모릅니다 뭔가 채워지지 않고 문제라고 여기던 것을 풀어가야 하는데 이런 것들을 현지의 활동가들과 하고 싶습니다 한국에서 파견된 실무자들을 생각하면 나랑 크게 다르지 않은데 항상 다르다고 생각하고 있는 건 아닌지 자문을 해봅니다 현지의 활동가들에게 우리가 함께 하면 꿈같던 일들도 실제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며rdquo

박영신님의 바람은 우리 모두의 바람이기도 하다

ldquo주민 현장 늘 어려운 존재입니다 우리가 주민을 또는 현장을 얼마나 아는지 우리가 안다는 그것이 주민의 또는 현장의 무엇을 알고 있는 건지 그런데 모른다고 해서 멈추지 않는다고 하는 것입니다 멈출 수가 없다는 것입니다 그럼 해야 하는데 그걸 하고 있는 사람이 하도록 해야 합니다 그 사람이 바로 미얀마 현지의 활동가들입니다 그 활동가들이 우리의 고민보다 좀 더 얕을지는 모르지만 그들이 할 수 있는 게 우리보다 훨씬 많습니다 아마 알면 더 잘 할 것입니다rdquo

미지모를 제안한 해외주민운동한국위원회의 강인남님의 근본 고민은 미지모 모두의 고민이기도 하다 그것은 미지모의 첫 활동으로 연결되었다

오는 6월 미지모는 2주의 일정으로 미얀마에 간다 미지모를 구성하고 있는 4개 단체 그리고 이 단체와 관계를 맺고 있는 15명의 미얀마 활동가들이 모인다 만나서 고민과 어려움을 함께 나눌 생각이다 미얀마의 과거 현재 미래에 대한 의식(觀)을 통해 미얀마에 대한 진지한 사유를 할 것이다 미얀마의 현재가 세계의 패러다임 속에서 어떤 위치에 있는지 마음의 자유와 평화 인류의 상생과 평등에 대한 진지한 자기 물음을 갖는 과정도 가질 것이다 국제개발의 참 의미 현지 활동가의 정체성과 역할 주민관계와 주민조직화에 대한 워크숍을 통해 자기 길을 스스로 만들어 갈 것이다 그리고 주민중심으로 지역개발이 이루어지고 있는 주민현장을 방문하여 우리 활동의 가능성을 넓혀갈 것이다 이 교육훈련은 미얀마의 젊은이로서 주민현장의 활동가로서 처음 가져보는 공동

의 성장과정이다 미지모는 이 교육훈련을 만들어 내기 위해 미얀마 현지 활동가에게 묻고 피드백하고 교육프로그램을 짜고 미지모의 생각을 보태 다시 묻는 과정을 가져왔다 미지모답게 해보자는 것이었다

이들은 9월에 다시 한국에 온다 미얀마 현지에서 실현 가능한 아이디어를 좀 더 넓게 찾아보자는 것이다 독재국가에서 오래 갇혀 왔던 열정과 신념을 활동으로 연결시키기 위해서이다 직접 눈으로 보고 듣고 느끼고 함께 구상하는 것이다 사회와 세상을 보는 눈 그것은 그들의 힘을 배가시키는 동력이 될 것이라고 미지모는 믿는다 설령 이제와 다를 바가 없다 하더라도 한국의 협동조합과 518기념재단 방문 크고 작은 지역사회 조직을 방문하며 이들이 느끼고 생각했을lsquo그 시간의 울림rsquo에 미지모는 행복할 것이다

미지모를 위하여

미지모는 참 다른 개개인이 모였다 주류가 될 수 없는 소박한 이들이다 김수환추기경님의 말씀대로라면 바보 같은 이들이 모였다 바다가 되기보다는 늘 흐르는 냇물이 되기를 자처하는 이들 자신의 생각을 끝까지 말하지만 공동으로 모아진 결론에 대해서는 흔쾌히 받아들이는 이들 누군가 제안하면 진지하게 실현가능성을 모색하는 이들 미지모는 마음과 뜻이 모인 곳이다 그리고 그 방법을 찾고 있는 중이다

ldquo모든 곳이 그렇지만 국제개발협력분야에도 문제는 있습니다 그런데lsquo사건rsquo이라고 하는 것은 그 문제를 그냥 보고 넘기지 않는 것에서 만들어 지는 것 같습니다 실제 이 모임 안에서도 변화를 꿈꾸는 변화를 시도해 보려는 마음이 간절합니다 그런데 그것은 특별한 사람이 모여서 특별한 일을 만들어서 되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입니다 미지모는 같이 모이면 힘이 납니다 같이 만나서 이야기를 해보면 아무 것을 하지 않아도 만나는 것 자체가 힘이 납니다rdquo

사람들의 lsquo진정성 있는 관계rsquo를 성찰하게 하는 민정희님의 말이다

미지모는 돈이 없다 잃을게 없어서 당당하다 우리가 가진 전부가 있다면 함께 술 마실 돈 정도이다 미지모는 능력 있는 사람이 없다 한 사람이 특별하지 않아서 절로 협동심이 작용한다 우리가 가진 전부가 있다면 자연스럽게 나눠지는 우리 개인의 고민과 세상이야기를 주고 받는 술자리이다 이 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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를 통해 미지모는 서로가 서로를 성장하게 만든다

ldquo미지모를 통해서 사업을 같이 하는 것도 있지만 뭔 가 공감하는 부분이 더 넓어졌습니다 우리는 국제개발이나 미얀마만을 이야기하지 않습니다 그것을 뛰어 넘어서 우리가 지향하는 가치에 대해 같이 공유하고 사례들을 나눕니다 그리고 그것을 한국의 국제개발협력시민사회와 공유하기 위해 미지모속에서도 또 다른 협력을 만들어 냅니다 그래서 한 단체가 하기 힘든 벅찬 일을 함께 만들어 갑니다rdquo

더프라미스와 로터스월드는 또 다른 협력사업을 구상 중이다 미지모는 바람직한 모델이 되기를 희망한다 같은 국가 안에서 같은 활동을 하는 단체들이 모이고 비슷한 생각을 지닌 활동가들이 만나고 작은 단체가 모여 협력하고 누군가에게는 꿈이 되기도 하고 어느 단체에게는 lsquo또 다른 방식의 국제개발이 가능하다rsquo는 발상의 전환을 일으켜 주고 싶기도 하다 그러나 그것이 우리의 목표가 될 수는 없다 lsquo함께 하는 과정을 통해서 어느 지점엔가 도달했더니 그렇게 되어 있더라rsquo라는 결과를 낳고 싶은 절실함이다 미지모는 그 절실함을 다른 국제개발협력 단체들과 소통하고 나누고자 한다

ldquo우리가 처음에 함께 하기로 했던 이유를 잊지 말아야 합니다 어떤 성과나 결과물 보다는 단체도 함께 하고 활동가도 함께 해야 한다는 것을 유지해야 합니다ldquo

미지모의 대표 따비에 정보임님의 말이다 미지모가 절대 잃지 말아야 할 초심이다

미지모의 정기 모임에 따비에의 한 활동가가 왔다lsquo달다rsquo라고 하는 아담하고 정취 있는 이름을 가진 신입활동가이다 미지모 신입활동가의 칭찬에 우리는 모두 웃었지만 우리가 이미 누군가의 꿈이 되고 있다는 사실은 우리가 무엇을 노력해야 하는지를 다시 깨닫게 해주었다 달다님과 같은 꿈이 모이면 미얀마 주민들의 꿈도 그들이 주인이 되는 방식으로 익어갈 것이다

ldquo마웅저대표님과 정보임대표님이 미지모에 다녀오시면 이야기를 해주시는데요 저는 그걸 듣고 놀라웠습니다 다들 서로 각자 영역에서 따로따로 경쟁하듯이 한다고 생각했었고 실제 그런 모습들은 외부에서 봤을 때 선입견을 갖게 하거든요 그런데 안을 들여다보니 lsquo실무자들이 뭔가 다들 열심히 하고 있구나rsquo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늘 와서 느낀 것은 내가 만약 이 활동을 계속 하게 된다면 10년 후 15년 후 선생님들 같은 모습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실제 사무실 안에서 있을 때는 뭔가 그림이 잘 안 그려지기도 하고 지금까지 국제개발은 잘 모르겠다고 말하고 다녔는데 오늘 참가하고 들으면서 그림이 좀 더 그려져서 알 것 같기도 해요 처음 듣는 이야기 처음 듣는 상황도 많아서 많이 듣고 배우게 되었습니다rdquo

OWL 원고 기고를 요청 받고 미지모는 기고의 여부 누가 쓸 것인가 어떻게 쓸 것인가에 대한 의견

회의 중인 미지모의 모습 유보미

NGO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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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 모아갔다 미지모는 출발이다 자랑할 것도 내놓을 것도 검증 받은 것도 인정받거나 비난 받을 것도 없다 미지모는 누군가에게 말을 하고 싶은 것이 아니다 우리 스스로 다짐하며 보여주고 싶다

연대와 협력을 통해 더 많은 것을 일궈갈 수 있다는 것 뜻이 분명하면 방법은 만들어 진다는 것 100개의 사업보다 뜻을 가진 여섯 사람이 더 소중하다는 것 정보임 강인남 달다와 같은 후배들에게 마웅저 민정희 박영신 옥세영 유보미와 같은 선배들이 더프라미스와 로터스월드 같은 선배 단체들이 따비에와 KOCO(해외주민운동 한국위원회)같은 후배 단체들에게 분명 힘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그래서 우리는 서로가 선배이며 서로가 후배이다 서로 가르치며 서로 배우는 것이다 미지모가 만들어 갈 국제개발협력의 혁신을 꿈꾸며 미지모는 꿈꾸는 길로 최선을 다해 갈 것이다

OWL의 원고 작성을 위해 우리가 모이는 날 따비

에 마웅저 대표님은 518기념행사 준비회의에 참석

하시느라 함께하지 못하셨습니다 더프라미스의 유

보미님은 3년 만의 휴가를 만끽하셨고 옥세영님은

건강상의 이유로 참석하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작은

시간들이지만 우리와 함께 출발했던 지구촌나눔운

동의 김민영님도 미지모 안에 있었음을 기억합니다

미지모 작성

babolif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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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에 공감과 연대가 필요한 이유- 로터스월드 민정희 국장과의 인터뷰 -

인터뷰에 열중하고 있는 로터스월드민정희 국장의 모습

OWL 독자들을 위해 간단한 자기소개먼저 부탁 드립니다

안녕하세요 로터스월드 민정희 사무국장입니다

지난주에 큰아들을 군대 보낸 두 아들의 엄마이기도 하

지요 불교신자이기도 하고요 저는 대학 시절에는 불교

학생회에서 시민운동을 경험했고 실제로 졸업 후 몇 년

간은 관련 단체의 간사로도 활동했어요 결혼 후 한국여

성단체연합에서 활동하다 한국불교국제네트워크의 국

제이슈 담당 실무자로 활동했어요돌이켜보면 이때 개

도국 현지에 오가면서 국제개발협력 활동을 알게 되고

서서히 인연을 맺기 시작했던 것 같아요 사실 저는 로

터스월드 창립시절부터 도왔고 2006년 2월부터 함께

하기 시작했어요 중간에 잠시 대학사회봉사단으로 이

직 했다가 다시 복귀한지는 1년 8개월 정도되었습니다

로터스월드에서의 저의 1막과 2막을 비교해보면 확실히

처음 왔을 때는 일종의 문제의식이 크게 없었던 것 같아

요 해외출장을 자주 오가며 현지 주민들과 많이 접촉하

긴 했지만 특히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내가 주민을

어떻게 바라보아야 하는가 등에 대한 생각을 깊게 하지는

못했던 것 같아요 이번에 다시 돌아오면서 스스로 부족

한 부분을 깨닫고 배워야겠다는 생각이 먼저 들더라고요

제 나이가 적지는 않지만 (웃음)더욱 용기를 내서 움직이

고 있죠 최근에는 국제개발협력 관련 교육도 많이 수강하

고 사람들과도 적극적으로 교류하면서 서로의 경험을 나

누고 있어요 개발협력사회의 교류가 주는 긍정적인 면이

많아서 이러한 모임이 점점 늘어나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OWL이 만난 사람

lsquo한국 개발NGOrsquo에 대해 생각해보면 어떤 특징들이 머릿속에 떠오르시나요

주로 국제NGO 대형NGO 개신교도 중년의 남성 실무책임자들을 연상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번 OWL에서 만나본 로터스월드 민정희 사무국장은 불교를 기반으로 한 소규모 단체 활동가이자

사회운동가 출신의 여성 실무책임자로 개발NGO사회 내에서는 흔치 않은 경력의 소유자입∙니다

봄비가 내리던 4월 23일(화) 기존 개발협력 시민사회에 신선한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민정희 사무국장을 만

났습니다 OWL은 이 인터뷰를 통해 한국개발협력 시민사회가 점차 다양해지고 있는 단면을 나누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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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에 기반하는 단체로서 로터스월드가 존중하는 가

치는 무엇인가요 그리고 이러한 가치가 사업방식에

실제로 적용되고 있는지 궁금하네요

저희는 평등 평화 자비 세가지 가치를 중점으로 삼

고 있어요 부처가 살아온 모습 그대로 그가 계급을

부정하고 전쟁을 반대했던 것처럼 평등과 평화를 추

구하고 불교사상에서 가장 기본적인 자비는 공감과

연대의 마음을 지향하지요 그렇지만 저희 역시도 실

제 사업에 이러한 가치들을 녹여내는 것이 아직은 많

이 부족한 것 같아요 현지 주민보다는 사업을 수행

하는 단체 중심으로 진행되고 국내후원자들의 요구

에 따라가는 것들은 저희뿐만 아니라 아마 다른 단

체들도 상황이 비슷하리라 생각됩니다 막상 사업 이

후의 관리는 부족하면서 후원자들에게 성과를 보여

주기 위해서 하는 사업이 너무 많다고 생각해요 막

상 현지 주민들이 필요하다고 요구한 것이 아닌데

도 우리가 일방적으로 사업을 진행하는 등의 문제들

말이죠 작년에 코빌(Covil)[1] 교육을 받으면서 이

러한 문제에 대해 더 생각해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빈곤 구조적인 폭력이 될 수 있음을 인지해야

그렇다면 현장사업에 이러한 가치들이

충분히 반영되지 못하는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요

문제의 원인과 결과를 제대로 보지 못하기 때문인 것

같아요 빈곤의 원인과 결과에 대한 근본적인 인식 즉

빈곤이 어디로부터 비롯되는가에 대한 정확한 인식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빈곤이 구조적인 폭력

이 될 수 있음을 깨닫는 것 말이죠 아직 한국의 국제개

발협력 역사가 짧기 때문에 충분히 실현되지 못하는 것

일 수도 있어요 빈곤문제가 단순히 해외에만 해당하

는 것이냐 하면 아니거든요 가난은 현재 우리 안에도

존재하고 있잖아요 저는 그렇기 때문에 개발협력분

야의 활동가들이 국내문제에도 더욱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생각해요 타인의 문제라고 생각했던 것을 나

의 삶의 문제로 받아들이는 순간 빈곤과 개발에 대한

보다 근본적인 접근이 가능해질 수 있다고 믿습니다

그러면 로터스월드가 중점을 두는 점은 무엇인가요

현재 준비 중이지만 lsquo현지NGO와 협력관계를 만들

자rsquo 라는 방향을 가지고 있어요 최근에 국제불교네트

워크에서 만난 단체들이 지역사회개발단체들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현지에서 활동했던 주민들의 권

한강화를 위한 활동을 하고 있는 단체들이죠 그래서

그분들의 활동경험을 배우고 우리의 사업 속에 녹여보

자는 생각을 가지고 있어요 권리에 기반한 관점 주민

운동적 관점에 대한 이야기들을 말이죠 사실 한국의

개발 NGO보다 현지에 있는 현지 NGO들이 더 그 지

역의 필요에 대해 잘 알고 현지 주민들에게 더 알맞게

일을 할 수 있는데도 현지 NGO를 바로 지원하는 단

체들이 많지 않아요 국제개발협력에서 현지 NGO는

조력자나 이해관계자 중 하나로 생각하기 때문이죠

그렇기 때문에 현지 NGO와 교류하면서 효과적인

사업과 주민권한 강화 등에 대해서 배우고 있어요

주민권한강화(empowerment)와 같은 경우에는 제

한된 자원 내에서 사업을 진행해야 하기 때문에 쉽

지 않지만 계속해서 노력하고 있는 사업 중 하나

에요 작년부터 주거 권에 대한 사업과 인권침해

지역의 주민들을 돕는 사업들을 하고 있고 미얀

마 모니와[2]에 대한 지원 사업도 이어가고 있어요

개발협력은 타인의 삶에 개입해서 변화를 주는 것이니

보다 신중한 접근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그러다 보니 정

말 필요한 것은 개발에 대한 철학과 윤리인 것 같은데요

네 맞아요 정말 공감하는 부분이에요 자기성찰

이 정말 중요하죠 개발NGO를 비롯한 시민사회가

항상 정부에게 문제 제기하는 부분이 바로 한국 개

발원조의 양적 성장인데 그렇다면 과연 우리 안에

는 이러한 문제가 없는지 되돌아봐야 하지 않을까

싶네요 우리 안에도 협력이나 연대하는 분위기보

다는 경쟁하는 모습이 주로 보이는 것 같아요 이러

한 모습이 우리가 무엇을 위해 이런 일을 하고 있는

지 여과없이 드러내고 있죠 이러한 이슈들을 함께

논할 수 있는 공론의장 또한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이제는 민 민협력을 위해 노력해야 할 때

국장님께서는 오랫동안 시민사회운동을 해오셨고 지

금은 개발NGO에 있으신데 서로 다른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1코빌(Covil) 코빌(Covil)은 Community Organizing과 Village의 합성어로lsquo지역과 함께 주민과 함께하는 주민운동rsquo의 방향성을 가진 활동가 조직이다2 미얀마 모니와 이 지역 주민들은 지역정부의 요청에 따라 농지를 3년간 중국구리광산회사에 빌려주고 3년이 지나도록 땅을 돌려받지 못하자 시위와 농성을 벌여왔다그러나 지난 11월말 화염방사기를 동원한 정부의 강제진압으로 100여명의 주민들과 스님들이 심한 화상을 입는 사태가 발생하였다

31

로터스월드 사무국 앞에서 한재광 총장 민정희 국장 조이슬 간사 권아람 인턴의 모습 (왼쪽부터 차례대로) ODA Watch

먼저 상대적으로 인적자원과 재원이 시민사회에 비

해 풍부한 것 같아요 그리고 다들 정말 공부를 열

심히 하시는 것 같아요 (웃음) 특히 국제개발협력

에 관한 기술적인 방법론에 대한 학습도 많고요 하

지만 전체적으로 시야를 넓힐 수 있는 분야에는 공

부가 부족한 것 같아요 그리고 상대적으로 단체

들 간의 연대 협력은 비교적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

는 것 같아요 국내에서 협력하지 못하면 개발현장

에서 주민들과 협력을 이루기가 더욱 어렵잖아요

다른 단체와 연대 협력하는 모습이 부족한 것은 그만

큼 기존에 교류가 없어서가 아닐까요 국제개발협력

시민사회 내에서의 교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

최근 민관 협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반면 정작

민 민 간의 협력을 위한 노력은 아직 많이 부족한 것 같

아요 민간 단체들끼리 같이 사업을 해보면 서로 많이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예를 들어 환경 분야의 기

후변화 이슈는 매우 중요하고 구조적 변화가 필요함에

도 개발협력 사회에서는 큰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죠

민 민 간의 연대와 교류의 활성화를 통해 이와 같은 이슈

를 같이 대응해나가는 노력도 필요하지 않을까 싶네요

말씀을 들으니 다양한 단체들간의 만남이 중요하다고

생각됩니다 다양한 종교적 배경을 가진 분들이나 사

회운동을 하시는 많은 분들이 개발 NGO 커뮤니티에

합류하셔서 함께 토론할 수 있는 장이 마련되어야 하

지 않을까요

저도 국내에서 운동하시는 분들이 개발협력분야에 함

께 들어와서 같이 서로의 운동을 공유하고 나누는 시

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저희 단체를 비롯한 몇 단

체들이 함께 미얀마에서 개발활동을 수행하는 단체들

의 모임인 미지모[3]를 구상하고 추진하게 된 이유이

기도 하죠 미지모는 단체들이 서로 연대하고 협력해

야 한다는 생각으로 시작하게 되었어요 단체 간 협력

을 준비하며 실무자들끼리 모여보니 모두 코빌 교육

을 함께 받았던 사람들이더라고요(웃음) 모임을 하

면서 함께하는 기쁨을 많이 느끼고 있어요 미지모 사

람들 모두 지향하는 바가 비슷하기 때문에 서로 동지

애도 느끼죠 미지모 같은 모임들이 다른 단체들 사

이에서도 많이 이루어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미

지모에서도ldquo왜 우리 커뮤니티 내에서는 같이 협력하

는 사업이 없나rdquo 라는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어요

사실 단체와 단체가 서로 교류하고 협력하게 되면 서

로 배울 수 있는 점이 아주 많은데도 그런 모임이 많

지 않은 것 같아요 처음에는 힘들겠지만 같이 공동으

로 사업도 해보면 서로가 배울 수 있는 점이 많다고

생각해요 그 시간을 통해 개발협력에 대한 가치와 지

향점에 대한 생각들도 공유될 수 있으리라고 봅니다

ldquo누군가는 관심을 가지고 끊임없이 문제제기를 할

때 변화가 생기죠rdquo

현재 개발협력 시민사회의 구성원과 구조를 보면 실무

자는 여성이 많지만 실제 사업과 정책을 결정하는 위

치는 대부분 남성들로 이뤄져 있는데요 이에 대한 국

장님의 견해는 어떠하신지 궁금합니다

아무래도 남성중심의 사회구조를 그대로 반영한 모습

으로 보이는 것 같아요 젠더 문제에 대해서 관심을 가

지고 변화를 이루어야 하는 거죠 결국은 끊임없는 문

제제기가 필요하지 않나 싶어요 조직 내에서 불합리

한 것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고 여성들이 일을 할 수

OWL이 만난 사람

3 미지모 미얀마를 지원하는 사람들의 모임이란 뜻으로 로터스월드 프라미스 코코 따비에 4단체가 공동으로 만든 모임 이번 77호의 NGO현장 코너에서 개발협력 분야의 새로운 움직임인 lsquo미지모rsquo에 대해 다루고 있습니다 미지모의 활동이 궁금하신 분들께서는 해당 기사를 참고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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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스월드 사무국 앞에서 한재광 총장 민정희 국장 조이슬 간사 권아람 인턴의 모습 (왼쪽부터 차례대로) ODA Watch

있는 사회적인 여건이나 환경에 대해서도 누군가는 이

야기해야 하는 것이죠 이점에서는 저부터 시작해야 한

다고 생각해요 끝으로 활동가의 가장 중요한 자질은

바로 공감하는 능력이라고 생각해요 신문만 봐도 세

상에 너무나 많은 일들이 있어서 곧 잘 무력감에 빠지

기도 하죠 하지만 이러한 일들에 대해 일차적으로 관

심을 가지는 일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우리가 당장

하고 있는 일 이외에는 관심이 없어서는 안 되죠 조금

더 공감능력을 확장해서 세계에서 일어나는 여러 가지

고통에 대해 관심을 갖는 것 자체가 세상을 바꾸는 첫

발자국이라고 생각해요 개인적으로는 단체의 성과로

인정되지 못하는 일에 대해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하

는 게 아쉽지만 꼭 돈을 보내주지 않더라도 관심을 가

지는 자체가 연대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누군가의

고통을 알아주는 자체로도 그 사람에게 위로가 될 수

있기 때문이죠 그래서 사업으로 진행하지 못해도 일

단은 그러한 사실들을 회원들에게 알리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활동가의 역할은 사람들의 관심을 일깨워주고

공감할 수 있도록 운동해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국장님의 20여 년 간의 활동을 압축적으로 살펴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야기를 들으면서 앞으로의 활동

이 더욱 궁금해지는데요

저는 단체보다는 그 안의 사람을 잘 키워내고 싶어

요 이제까지의 저의 경험을 바탕으로 후배들을 잘 키

워서 올바르게 사업할 수 있도록 이끄는 역할을 하고

싶네요 또 출장처럼 짧은 시간이 아니라 현장에 가

서 오랜 시간을 주민들과 함께 보내고 또 사업현장을

구체적으로 보고 경험하는 시간도가지고 싶어요 이

제 아이들이 다 커서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해요 (웃

음) 마지막으로는 제가 가지고 있는 연대와 협력의

경험들을 가지고 현지 지역사회경험들을 한국의 개

발협력 분야에 소개하는 역할을 해나가고 싶습니다

인터뷰 시간 동안개발NGO 활동가로서 올바른 개발

협력의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해 매 순간 끊임없이 성

찰하고 문제제기를 하는 민정희 국장의 모습이 인상

적이었다 기존의 개발협력사회 내에서 교류와 연대

가 더 활발히 이루어져야 한다는 말에도 깊이 공감했

다 파트너 국가 간의 연대와 협력이전에 우리가 먼저

교류하고 연대해야 하지 않겠는가 앞으로 국제개발

커뮤니티 내에서의 활발한 교류와 다양한 연대의 모

습을 기대해본다 이번 인터뷰를 통해 (필자는) 한국

개발협력 사회 특히 개발NGO에 불어오는 새로운 바

람 다양하게 뻗어나가는 물줄기의 흐름을 목격한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민정희 국장의 오랜 경험이 담긴

이야기를 들으니 앞으로의 활동이 더욱 기대가 된다

권아람 작성 ODA Watch 인턴

aramclsrnnavercom

33

청년활동가

(YP)들이 꿈틀꿈

틀 원조투명성

캠페인 TF를

조직하다

방울방울 나무를 수놓는 저 꽃잎처럼

한국외대

청년들의

사무국 방문

반가웠어요

한국외대 학생들과 조이슬 간사의 모습 ODA Watch

ODA Watch 이모저모

마침내 봄이 왔습니다 물러 갈듯 말듯 끝까지 애태우던 추위가 사라지고 햇살이 온 대지를 따스하게 감싸 안아

주고 있네요 길거리 나무들도 화사한 꽃잎으로 몸을 단장하느라 분주해 보입니다 봄이 와서일까요 워치에도

새로운 식구들이 찾아왔답니다 올 봄 모두 함께 꽃을 잘 피워낸다면 가을 무렵에는 풍성한 과실을 기대해볼 수

있지 않을까요

지난 4월 26일(금) ODA Watch가

국제개발협력학회(KAIDEC)에서

매년 공모하는 ODA 학술활동 지

원사업에 선정되었습니다 이로써

KAIDEC으로부터 지난 2011년부

터 연속 3년 동안 지원을 받게 되

었는데요 워치는 공모사업을 통한

1200만원의 지원금으로 올 한해

lsquo한국 개발원조 투명성 제고 방안 정

책 연구사업rsquo을 펼쳐나갈 예정입니

다 OWL 독자 여러분들도 한국 개

발원조의 투명성을 높일 수 있는 방

안을 함께 고민해주시겠어요 더불

어 워치가 꾸려나갈 원조투명성 캠

페인에 대해서도 많은 관심과 참여

부탁 드립니다

지난 4월 29일(월)에는 한국외국어

대학교에서 온 4명의 학생들이 ODA

Watch 사무국을 찾아왔답니다 워치가

도대체 어떤 곳인지 무엇을 하는 단체

인지 궁금해서 오늘 인터뷰를 위해 열심

히 공부했다며 이런 저런 질문들을 쏟아

냈는데요 NGO에 관한 교양수업을 듣

던 중 사례발표를 위해 여러 단체 중 워

치를 선택하게 되었다는 청년들 고민

이 담긴 질문에 답하는 시간도 참 즐거

웠답니다 워치가 어떤 단체인지() 궁

금하신 분들이 있다면 주저 말고 서교동

에 자리한 저희 사무국으로 차 한잔 하

러 오세요~~ ^^

ODA Watch 청년활동가들이 국제

개발협력의 흥미로운 이슈를 lsquo씹고

뜯고 맛보고 즐기기rsquo 위해 뭉쳤습니

다 청년활동가들은 관심 있는 이슈

를 중심으로 모여서 팀을 꾸려 시민

의 목소리를 내는 활동을 해오고 있

는데요 여러 팀들 중에 그 동안 국

내외 개발협력정책과 담론을 중점

적으로 공부해왔던 정책감시팀과

DAC(개발협력체계 비평가)팀이 주

축이 되어 Task Force 팀을 구성해

원조투명성과 책무성에 대해 국제

국내사회가 어떠한 이야기를 해오고

있는지 힘을 합쳐 알아보기로 했답

니다 지난 4월 10일 대망의 첫 모임

을 가졌는데요 매주 수요일마다 모

여서 이슈도 알아가고 무엇보다 서

로를 알아가는 시간을 가지고 있답

니다 앞으로 저희 청년활동가들이

펼쳐나갈 활동 많이 기대해주세요

첫 모임 후 뒷풀이 장소에서 한 컷시작을 기념하는 와인 한잔과 함께 ODA Watch

34

KAIDEC지원

ODA 학술활동

공보사업 선정

환영합니다

이재원 간사님

권아람 인턴님

이재원

간사의

한마디

지난 4월 신입직원 및 인턴채용을 통

해 이재원 간사와 권아람 인턴이 ODA

Watch와 함께하게 되었습니다 이재

원 간사는 지난 2012년 ODA 인턴으

로 이미 한해 동안 사무국의 일원으로

동고동락(同苦同樂 )해왔는데요 앞으

로 두 분과 함께 채워나갈 워치가 더더

욱 기대됩니다 OWL 독자 여러분들

께 전하는 편지도 읽어주세요 ^^

안녕하세요 5월부터 ODA Watch의 새 식

구로 함께하게 될 이재원입니다 워치의 청년

활동가로 시작하여 지난 해 ODA 청년인턴으

로 1년간 사무국에서 일하는 행운을 누렸었

는데 올해는 이렇게 간사로 인연을 맺게 되

어 무척 기쁩니다 앞으로 겸손한 자세로 관

계하는 모든 분들과 함께하며 lsquo해피에너지rsquo를

나acuteshy 수 있는 활동가가 되겠습니다 아름다운

봄날 좋은 소식 나acuteshy 수 있어 행복하네요 여

러분의 많은 응원 부탁드려요 감사합니다

워치의

최연소 기부자

는 누구

감동 어린 소식 하나 ODA Watch의

최연소 기부자를 소개합니다~ ^^ 바

로 세상의 빛을 본지 꼭 한 달이 되어

가는 박시윤 양이 그 주인공인데요 박

욱범님께서 따님의 탄생을 기념하며 너

무나 감사하게도 일시 후원을 통해 그

환희와 행복을 워치와 함께 나주셨답니

다 박욱범님은 OWL에 해외특파원으

로 글을 기고하며 워치와 인연을 맺기

시작했는데요 현재는 영국에서의 석

사과정을 마치고 잠시 한국에 들어와

ODA Watch의 자매 기관인 (사)글로

벌발전연구원 ReDI의 연구원으로도 함

께하고 계시답니다 너무 감사한 마음

에 시윤 양을 위해 작은 선물을 준비한

워치 사무국 후원 담당 간사님과 간략

한 증정식도 가졌답니다~ ^^ 시윤 양

앞으로 건강하게 무럭무럭 자라나길 바

랄게요 ^^

권아람

인턴의

한마디

안녕하세요 ODA Watch OWL 독자 여러

분 ODA Watch에서 인턴으로 함께하게 된

권아람이라고 합니다 저는 인권에 관심이 많

아서 작년 하반기에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

에서 4개월 정도 일을 했었어요 앰네스티에

서는 인권의 관점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연대

운동의 방향성을 배울 수 있었는데요 ODA

Watch에서는 또 어떤 것들을 배우고 생각하

게 될 지 궁금하고 매우 기대가 되요 일한 지

이제 겨우 2주차인데 하루하루 많은 것들을

배우며 비판적인 관점으로 개발협력을 바라

보는 눈도 기르고 있어요 ODA Watch를 알

게 되어서 그리고 함께 일하게 되어 반갑습니

다 앞으로 독자 여러분들을 자주 뵐 수 있길

기대할게요 )

박욱범 님과 이재원 간사 ODA Watch 권아람 인턴과 이재원 간사 ODA Watch35

36

37

3월 재정보고

[ ODA Watch 살림살이 ]

ODA Watch는 투명한 재정운영을 원칙으로 합니다

소중한 후원금으로 운영되는 워치의 살림살이가 어느 곳에 어떻게 쓰여지는지

후원자 여러분과 OWL 독자들께 보고드립니다

워치의 살림살이에 더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38

ODA Watch는 2006년 설립 이래로 한국의 국제개발협력 사업 및 정책이 인권 bull 평등 bull 연대에 기반하여 보다 책임 있게 효과적으로 사용되어 개발도상국의 빈곤퇴치 및 지속가능한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한국 대외원조의 정책을 지속적으로 감시 bull 제언하고 대안을 고민하는 참여형 시민사회단체(Civil Society Organization CSO)입니다

39

Page 25: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77호(2013.05.03)

것이다 비록 해외사업 경험이 짧은 초보 단체들이 주를 이루고 있는 프로그램이지만 이 기관들이 겪는 어려움을 서로 나누고 대안을 찾아내는 과정까지 초보라고 여겨버릴 것인가 그들이 흘린 땀방울과 의지를 보았다면 감히 그럴 수 없을 것이다 기관들이 보유하고

있는 각 분야의 전문성이 개발협력사업에 잘 녹아난다면 엄청난 시너지효과를 기대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서로에게 배우면서 발전하는 개발협력 NGO에 대

한 기대

사업수행에 대한 사례공유에 목말랐던 이들 기관들은 자신의 경험을 나누고 실패를 나누는데 주저하지 않았다 서로들 부족하다며 겸손을 표하였지만 오히려 사업의 경험을 나누고 기관의 사업계획서를 공개하는 것에도 주저함이 없었다 교육 및 컨설팅에 참여한 기관들도(사업규모가 큰 기존의 개발사업 수행기관) 마음을 다해 주었다 교육을 실시한 강사 중 한 사람(기존 사업수행기관 실무자)은 자신이 작성했던 사업계획서를 그대로 공개하는 과감함을 보여주며 신규단체들에게 힘을 보태어 주었다 뒷얘기를 들어보니 이후 많은 신규단체에서 lsquo감사했다rsquo lsquo큰 도움이 되어 너무 감사하다rsquo 라는 이야기를 전했다고 한다 그러다보니 신규기관들 역시 타 기관과 협력하는 데 주저함이 없다 얼마 전 전년도 참가기관 3곳에 lsquo올해 프로그램에 선정된 단체들을 대상으로 하는 실무자 간담회에 참석하여 전년도 사업경험이나 현재 사업을 진행하며 겪는 어려움을 공유해 주실 수 있겠느냐rsquo는 요청을 했다 망설임 없이 최선을 다해서 준비하겠다고 전화기너머로 들려오는 목소리에 참 마음이 따뜻해졌다 이와 같은 신선한 바람이 개발협력 시민사회 전체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작년 프로그램의 막바지 즈음에 개인적인 감상에 젖어 페이스북 담벼락에 글을 남긴 적이 있다 ldquo이곳도 현장임을 느끼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rdquo라는 것이 글

의 요지였다 작년에 처음 수행되는 프로그램이다 보니 교육도 많이 어려워했고 단체 간에 어느 정도의 경쟁의식도 있었던 것 같다 그런데 오랜 기간을 함께하다보니 조금씩 마음을 열어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비슷한 사업을 기획하고 있거나 같은 국가에서 사업

을 계획 중인 기관들을 스스로 찾아가며 정보도 공유하고 네트워크도 구축했다 처음에는 바빠서 교육에 참가 못하겠다며 앓는 소리를 하던 분이 교육의 필요성과 중요성에 공감하며 아직 부족하니 또 교육에 참가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교육 중에 그렇게 외치던 ldquo현지 주민들과의 lsquo라포형성rsquo이 이런 것이구나ldquo를 느끼며 잠시 감성적이 되었던 기억이 문득 떠오른다

물론 교육 몇 번으로 현지조사 한번으로 창의적인 사업발굴이 되는 것은 아니다 또한 신규 단체의 특성이나 분야 전문성을 고려하지 않은 채 획일적으로 기존의 프레임 안으로 편입시키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있을 수도 있다 그렇지만 개발협력사업에 관심을 가지고 진입하려는 신규기관들에게 또는 어떤 이유로든 교육에 참여할 기회가 없었던 기관들에게 또는 네트워크 기반을 필요로 하고 있던 기관들에게 본 프로그램이 가지는 의미는 분명히 작지 않을 것이다

올해 참가기관 중 한 곳은 이런 말을 했다 ldquo저희는 그동안 저희끼리만 사업을 참 열심히 해왔어요 이렇게 지원 프로그램이 있는 줄도 몰랐고 다른 단체와 협력도 거의 없었던지라 이번 기회를 통해 다른 기관들의 활동도 알고 싶고 어떤 교육과정이 있는지도 궁금합니다 꼭 참여하고 싶어요rdquo

올해도 역시 바람이 분다 새로운 바람이~

박현정 작성

국제개발협력민간협의회 대외협력팀 간사

ODA Watch 청년활동가 8기

rianaprkgmailcom

교육에 참가한 활동가들의 모습 그들의 고민이 느껴진다 마지막 교육을 마치고 함께 찍은 단체 사진 KCO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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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체가 사는 길은 연대이며

활동가가 사는 길은 협력입니다

미얀마를 지원하는 단체 활동가들의 모임lsquo미지모rsquo

간디학교의 교가는 lsquo연대와 협력을 통해 활동을 만들어 가고 싶어 하는 미얀마를 지원하는 단체 활동가들의 모임(이하 미지모)의 꿈rsquo과 맞닿아 있다

미지모는 lsquo미얀마를 지원하는 단체 활동가들의 모임rsquo이다 함께 움직이고 있는 4개 단체(더프라미스 따비에 로터스월드 해외주민운동한국위원회)는 규모가 작다 첫 모임을 누군가 제안하고 선뜻 동의하여 출발한 지 불과 8개월이다 작은 것을 지향하는 활동가들이 만났다 회의시간 보다 뒤풀이 자리가 길고 공식적인 논의보다 비공식적 수다가 즐거운 곳이다 이제껏 우리가 만나왔고 생각해 왔던 (소위 주류라 일컬어지는) 국제개발협력NGO에서 보면 대수롭지 않을 수 있다 각자 생존하기 바쁘고 사업을 위해 경쟁하고 성공과 결과를 향해 질주하는 비즈니스와도 같은 국제개발 영역에서 사람중심의 협력을 통해 일궈가는 소소한 과정들이 얼마나 가치 있게 존중 받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ldquo미지모가 반드시 목표를 정해놓고 가는 것은 아닙니다 그냥 같이 가는 것입니다 뜻이 있는 활동가들이 함께 가는 과정 자체가 의미 있고 중요합니다 그 과정에서 성과가 있다면 좋고어떤 목표나 방식을 규정하지는 않습니다rdquo

미지모의 구성원을 동지로 여긴다는 로터스월드 민정희님의 생각이다

미지모가 정해진 목표를 두고 반드시 가야 하는 길이 없다고 해서 누구 하나 불안해하거나 강요하지 않는다 자칭 자발적 행동과 실천이 미지모의 강점이다 해외

현장에서 주민의 주인화 주민의 주체성 주민의 자발성만을 강조했던 활동가들이 스스로 모여 자발적 선택과 행동을 하는 모습은 흔히 행정에 밀리고 현장관리에 급급하며 프로젝트 실행에 힘겨워하는 국제개발NGO 활동가들에게서 쉽게 발견할 수 있는 모습은 아니다

ldquo크게 뭔가 성과를 내려고 욕심내지 않기 때문에 가능한 것 같습니다 성과가 중요했다면 자기 것을 차지하기 위해 많은 부분을 쟁취하고자 했을 텐데 아예 그런 마음 없이 시작하고 있습니다 그런 마음이 우리 스스로를 움직이게 합니다rdquo

어지간해서는 뭔가 미련 갖지 않고 훌훌 떠날 것 같은 로터스월드의 박영신님이 꾸준히 참여하는 이유이다

혹 우리는 분주하고 여유 없는 사람들이 더 많은 일을 열심히 훌륭히 해내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무엇이 문제인지를 근본적으로 고민하지 않고 어떻게 가고 있는지를 관행적으로만 되돌아보는 누군가에게 미지모는 어쩜 lsquo무(無)지모rsquo일지도 모르겠다

미지모의 첫 활동

미지모는 미얀마 마을에서 주민들을 직접 만나는 미얀마 활동가들의 가능성과 성장에 우선적으로 주목하고 있다 한국 본부에서 주민들의 마음과 생각 힘을 모아내는 일은 우선적 활동이 아닌지 오래 되었다 할 수 없는 것은 할 수 없다고 인정하는 것부터가 시작이다 미지모의 힘은 사실을 사실대로 아는 것이다 모르거나 못하거나 안 되는 것에 변명하거나 합리화 하지 않으

꿈꾸지 않으면 사는 게 아니라고아무도 가지 않는 길 가는 우리들 누구도 꿈꾸지 못한 우리들의

세상 만들어 가네우리 알고 있네 우리 알고 있네 배운다는 건 가르친다는 건 희망을 노래하는 것

NGO 현장

26

려고 한다 대신 문제를 대안으로 실천해 보고자 한다

ldquo한국에서 일하는 우리는 중간실무자입니다 현장실무자 특히 현장의 한국실무자들을 만나보면 우리와 같은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문제라고 하는 것 우리가 욕구라고 하는 것들이 해결되지 않아 힘들어 하고 있기도 합니다 서울 본부에서 일하는 우리는 이런 사실을 잘 모릅니다 뭔가 채워지지 않고 문제라고 여기던 것을 풀어가야 하는데 이런 것들을 현지의 활동가들과 하고 싶습니다 한국에서 파견된 실무자들을 생각하면 나랑 크게 다르지 않은데 항상 다르다고 생각하고 있는 건 아닌지 자문을 해봅니다 현지의 활동가들에게 우리가 함께 하면 꿈같던 일들도 실제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며rdquo

박영신님의 바람은 우리 모두의 바람이기도 하다

ldquo주민 현장 늘 어려운 존재입니다 우리가 주민을 또는 현장을 얼마나 아는지 우리가 안다는 그것이 주민의 또는 현장의 무엇을 알고 있는 건지 그런데 모른다고 해서 멈추지 않는다고 하는 것입니다 멈출 수가 없다는 것입니다 그럼 해야 하는데 그걸 하고 있는 사람이 하도록 해야 합니다 그 사람이 바로 미얀마 현지의 활동가들입니다 그 활동가들이 우리의 고민보다 좀 더 얕을지는 모르지만 그들이 할 수 있는 게 우리보다 훨씬 많습니다 아마 알면 더 잘 할 것입니다rdquo

미지모를 제안한 해외주민운동한국위원회의 강인남님의 근본 고민은 미지모 모두의 고민이기도 하다 그것은 미지모의 첫 활동으로 연결되었다

오는 6월 미지모는 2주의 일정으로 미얀마에 간다 미지모를 구성하고 있는 4개 단체 그리고 이 단체와 관계를 맺고 있는 15명의 미얀마 활동가들이 모인다 만나서 고민과 어려움을 함께 나눌 생각이다 미얀마의 과거 현재 미래에 대한 의식(觀)을 통해 미얀마에 대한 진지한 사유를 할 것이다 미얀마의 현재가 세계의 패러다임 속에서 어떤 위치에 있는지 마음의 자유와 평화 인류의 상생과 평등에 대한 진지한 자기 물음을 갖는 과정도 가질 것이다 국제개발의 참 의미 현지 활동가의 정체성과 역할 주민관계와 주민조직화에 대한 워크숍을 통해 자기 길을 스스로 만들어 갈 것이다 그리고 주민중심으로 지역개발이 이루어지고 있는 주민현장을 방문하여 우리 활동의 가능성을 넓혀갈 것이다 이 교육훈련은 미얀마의 젊은이로서 주민현장의 활동가로서 처음 가져보는 공동

의 성장과정이다 미지모는 이 교육훈련을 만들어 내기 위해 미얀마 현지 활동가에게 묻고 피드백하고 교육프로그램을 짜고 미지모의 생각을 보태 다시 묻는 과정을 가져왔다 미지모답게 해보자는 것이었다

이들은 9월에 다시 한국에 온다 미얀마 현지에서 실현 가능한 아이디어를 좀 더 넓게 찾아보자는 것이다 독재국가에서 오래 갇혀 왔던 열정과 신념을 활동으로 연결시키기 위해서이다 직접 눈으로 보고 듣고 느끼고 함께 구상하는 것이다 사회와 세상을 보는 눈 그것은 그들의 힘을 배가시키는 동력이 될 것이라고 미지모는 믿는다 설령 이제와 다를 바가 없다 하더라도 한국의 협동조합과 518기념재단 방문 크고 작은 지역사회 조직을 방문하며 이들이 느끼고 생각했을lsquo그 시간의 울림rsquo에 미지모는 행복할 것이다

미지모를 위하여

미지모는 참 다른 개개인이 모였다 주류가 될 수 없는 소박한 이들이다 김수환추기경님의 말씀대로라면 바보 같은 이들이 모였다 바다가 되기보다는 늘 흐르는 냇물이 되기를 자처하는 이들 자신의 생각을 끝까지 말하지만 공동으로 모아진 결론에 대해서는 흔쾌히 받아들이는 이들 누군가 제안하면 진지하게 실현가능성을 모색하는 이들 미지모는 마음과 뜻이 모인 곳이다 그리고 그 방법을 찾고 있는 중이다

ldquo모든 곳이 그렇지만 국제개발협력분야에도 문제는 있습니다 그런데lsquo사건rsquo이라고 하는 것은 그 문제를 그냥 보고 넘기지 않는 것에서 만들어 지는 것 같습니다 실제 이 모임 안에서도 변화를 꿈꾸는 변화를 시도해 보려는 마음이 간절합니다 그런데 그것은 특별한 사람이 모여서 특별한 일을 만들어서 되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입니다 미지모는 같이 모이면 힘이 납니다 같이 만나서 이야기를 해보면 아무 것을 하지 않아도 만나는 것 자체가 힘이 납니다rdquo

사람들의 lsquo진정성 있는 관계rsquo를 성찰하게 하는 민정희님의 말이다

미지모는 돈이 없다 잃을게 없어서 당당하다 우리가 가진 전부가 있다면 함께 술 마실 돈 정도이다 미지모는 능력 있는 사람이 없다 한 사람이 특별하지 않아서 절로 협동심이 작용한다 우리가 가진 전부가 있다면 자연스럽게 나눠지는 우리 개인의 고민과 세상이야기를 주고 받는 술자리이다 이 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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를 통해 미지모는 서로가 서로를 성장하게 만든다

ldquo미지모를 통해서 사업을 같이 하는 것도 있지만 뭔 가 공감하는 부분이 더 넓어졌습니다 우리는 국제개발이나 미얀마만을 이야기하지 않습니다 그것을 뛰어 넘어서 우리가 지향하는 가치에 대해 같이 공유하고 사례들을 나눕니다 그리고 그것을 한국의 국제개발협력시민사회와 공유하기 위해 미지모속에서도 또 다른 협력을 만들어 냅니다 그래서 한 단체가 하기 힘든 벅찬 일을 함께 만들어 갑니다rdquo

더프라미스와 로터스월드는 또 다른 협력사업을 구상 중이다 미지모는 바람직한 모델이 되기를 희망한다 같은 국가 안에서 같은 활동을 하는 단체들이 모이고 비슷한 생각을 지닌 활동가들이 만나고 작은 단체가 모여 협력하고 누군가에게는 꿈이 되기도 하고 어느 단체에게는 lsquo또 다른 방식의 국제개발이 가능하다rsquo는 발상의 전환을 일으켜 주고 싶기도 하다 그러나 그것이 우리의 목표가 될 수는 없다 lsquo함께 하는 과정을 통해서 어느 지점엔가 도달했더니 그렇게 되어 있더라rsquo라는 결과를 낳고 싶은 절실함이다 미지모는 그 절실함을 다른 국제개발협력 단체들과 소통하고 나누고자 한다

ldquo우리가 처음에 함께 하기로 했던 이유를 잊지 말아야 합니다 어떤 성과나 결과물 보다는 단체도 함께 하고 활동가도 함께 해야 한다는 것을 유지해야 합니다ldquo

미지모의 대표 따비에 정보임님의 말이다 미지모가 절대 잃지 말아야 할 초심이다

미지모의 정기 모임에 따비에의 한 활동가가 왔다lsquo달다rsquo라고 하는 아담하고 정취 있는 이름을 가진 신입활동가이다 미지모 신입활동가의 칭찬에 우리는 모두 웃었지만 우리가 이미 누군가의 꿈이 되고 있다는 사실은 우리가 무엇을 노력해야 하는지를 다시 깨닫게 해주었다 달다님과 같은 꿈이 모이면 미얀마 주민들의 꿈도 그들이 주인이 되는 방식으로 익어갈 것이다

ldquo마웅저대표님과 정보임대표님이 미지모에 다녀오시면 이야기를 해주시는데요 저는 그걸 듣고 놀라웠습니다 다들 서로 각자 영역에서 따로따로 경쟁하듯이 한다고 생각했었고 실제 그런 모습들은 외부에서 봤을 때 선입견을 갖게 하거든요 그런데 안을 들여다보니 lsquo실무자들이 뭔가 다들 열심히 하고 있구나rsquo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늘 와서 느낀 것은 내가 만약 이 활동을 계속 하게 된다면 10년 후 15년 후 선생님들 같은 모습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실제 사무실 안에서 있을 때는 뭔가 그림이 잘 안 그려지기도 하고 지금까지 국제개발은 잘 모르겠다고 말하고 다녔는데 오늘 참가하고 들으면서 그림이 좀 더 그려져서 알 것 같기도 해요 처음 듣는 이야기 처음 듣는 상황도 많아서 많이 듣고 배우게 되었습니다rdquo

OWL 원고 기고를 요청 받고 미지모는 기고의 여부 누가 쓸 것인가 어떻게 쓸 것인가에 대한 의견

회의 중인 미지모의 모습 유보미

NGO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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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 모아갔다 미지모는 출발이다 자랑할 것도 내놓을 것도 검증 받은 것도 인정받거나 비난 받을 것도 없다 미지모는 누군가에게 말을 하고 싶은 것이 아니다 우리 스스로 다짐하며 보여주고 싶다

연대와 협력을 통해 더 많은 것을 일궈갈 수 있다는 것 뜻이 분명하면 방법은 만들어 진다는 것 100개의 사업보다 뜻을 가진 여섯 사람이 더 소중하다는 것 정보임 강인남 달다와 같은 후배들에게 마웅저 민정희 박영신 옥세영 유보미와 같은 선배들이 더프라미스와 로터스월드 같은 선배 단체들이 따비에와 KOCO(해외주민운동 한국위원회)같은 후배 단체들에게 분명 힘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그래서 우리는 서로가 선배이며 서로가 후배이다 서로 가르치며 서로 배우는 것이다 미지모가 만들어 갈 국제개발협력의 혁신을 꿈꾸며 미지모는 꿈꾸는 길로 최선을 다해 갈 것이다

OWL의 원고 작성을 위해 우리가 모이는 날 따비

에 마웅저 대표님은 518기념행사 준비회의에 참석

하시느라 함께하지 못하셨습니다 더프라미스의 유

보미님은 3년 만의 휴가를 만끽하셨고 옥세영님은

건강상의 이유로 참석하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작은

시간들이지만 우리와 함께 출발했던 지구촌나눔운

동의 김민영님도 미지모 안에 있었음을 기억합니다

미지모 작성

babolif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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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에 공감과 연대가 필요한 이유- 로터스월드 민정희 국장과의 인터뷰 -

인터뷰에 열중하고 있는 로터스월드민정희 국장의 모습

OWL 독자들을 위해 간단한 자기소개먼저 부탁 드립니다

안녕하세요 로터스월드 민정희 사무국장입니다

지난주에 큰아들을 군대 보낸 두 아들의 엄마이기도 하

지요 불교신자이기도 하고요 저는 대학 시절에는 불교

학생회에서 시민운동을 경험했고 실제로 졸업 후 몇 년

간은 관련 단체의 간사로도 활동했어요 결혼 후 한국여

성단체연합에서 활동하다 한국불교국제네트워크의 국

제이슈 담당 실무자로 활동했어요돌이켜보면 이때 개

도국 현지에 오가면서 국제개발협력 활동을 알게 되고

서서히 인연을 맺기 시작했던 것 같아요 사실 저는 로

터스월드 창립시절부터 도왔고 2006년 2월부터 함께

하기 시작했어요 중간에 잠시 대학사회봉사단으로 이

직 했다가 다시 복귀한지는 1년 8개월 정도되었습니다

로터스월드에서의 저의 1막과 2막을 비교해보면 확실히

처음 왔을 때는 일종의 문제의식이 크게 없었던 것 같아

요 해외출장을 자주 오가며 현지 주민들과 많이 접촉하

긴 했지만 특히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내가 주민을

어떻게 바라보아야 하는가 등에 대한 생각을 깊게 하지는

못했던 것 같아요 이번에 다시 돌아오면서 스스로 부족

한 부분을 깨닫고 배워야겠다는 생각이 먼저 들더라고요

제 나이가 적지는 않지만 (웃음)더욱 용기를 내서 움직이

고 있죠 최근에는 국제개발협력 관련 교육도 많이 수강하

고 사람들과도 적극적으로 교류하면서 서로의 경험을 나

누고 있어요 개발협력사회의 교류가 주는 긍정적인 면이

많아서 이러한 모임이 점점 늘어나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OWL이 만난 사람

lsquo한국 개발NGOrsquo에 대해 생각해보면 어떤 특징들이 머릿속에 떠오르시나요

주로 국제NGO 대형NGO 개신교도 중년의 남성 실무책임자들을 연상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번 OWL에서 만나본 로터스월드 민정희 사무국장은 불교를 기반으로 한 소규모 단체 활동가이자

사회운동가 출신의 여성 실무책임자로 개발NGO사회 내에서는 흔치 않은 경력의 소유자입∙니다

봄비가 내리던 4월 23일(화) 기존 개발협력 시민사회에 신선한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민정희 사무국장을 만

났습니다 OWL은 이 인터뷰를 통해 한국개발협력 시민사회가 점차 다양해지고 있는 단면을 나누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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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에 기반하는 단체로서 로터스월드가 존중하는 가

치는 무엇인가요 그리고 이러한 가치가 사업방식에

실제로 적용되고 있는지 궁금하네요

저희는 평등 평화 자비 세가지 가치를 중점으로 삼

고 있어요 부처가 살아온 모습 그대로 그가 계급을

부정하고 전쟁을 반대했던 것처럼 평등과 평화를 추

구하고 불교사상에서 가장 기본적인 자비는 공감과

연대의 마음을 지향하지요 그렇지만 저희 역시도 실

제 사업에 이러한 가치들을 녹여내는 것이 아직은 많

이 부족한 것 같아요 현지 주민보다는 사업을 수행

하는 단체 중심으로 진행되고 국내후원자들의 요구

에 따라가는 것들은 저희뿐만 아니라 아마 다른 단

체들도 상황이 비슷하리라 생각됩니다 막상 사업 이

후의 관리는 부족하면서 후원자들에게 성과를 보여

주기 위해서 하는 사업이 너무 많다고 생각해요 막

상 현지 주민들이 필요하다고 요구한 것이 아닌데

도 우리가 일방적으로 사업을 진행하는 등의 문제들

말이죠 작년에 코빌(Covil)[1] 교육을 받으면서 이

러한 문제에 대해 더 생각해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빈곤 구조적인 폭력이 될 수 있음을 인지해야

그렇다면 현장사업에 이러한 가치들이

충분히 반영되지 못하는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요

문제의 원인과 결과를 제대로 보지 못하기 때문인 것

같아요 빈곤의 원인과 결과에 대한 근본적인 인식 즉

빈곤이 어디로부터 비롯되는가에 대한 정확한 인식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빈곤이 구조적인 폭력

이 될 수 있음을 깨닫는 것 말이죠 아직 한국의 국제개

발협력 역사가 짧기 때문에 충분히 실현되지 못하는 것

일 수도 있어요 빈곤문제가 단순히 해외에만 해당하

는 것이냐 하면 아니거든요 가난은 현재 우리 안에도

존재하고 있잖아요 저는 그렇기 때문에 개발협력분

야의 활동가들이 국내문제에도 더욱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생각해요 타인의 문제라고 생각했던 것을 나

의 삶의 문제로 받아들이는 순간 빈곤과 개발에 대한

보다 근본적인 접근이 가능해질 수 있다고 믿습니다

그러면 로터스월드가 중점을 두는 점은 무엇인가요

현재 준비 중이지만 lsquo현지NGO와 협력관계를 만들

자rsquo 라는 방향을 가지고 있어요 최근에 국제불교네트

워크에서 만난 단체들이 지역사회개발단체들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현지에서 활동했던 주민들의 권

한강화를 위한 활동을 하고 있는 단체들이죠 그래서

그분들의 활동경험을 배우고 우리의 사업 속에 녹여보

자는 생각을 가지고 있어요 권리에 기반한 관점 주민

운동적 관점에 대한 이야기들을 말이죠 사실 한국의

개발 NGO보다 현지에 있는 현지 NGO들이 더 그 지

역의 필요에 대해 잘 알고 현지 주민들에게 더 알맞게

일을 할 수 있는데도 현지 NGO를 바로 지원하는 단

체들이 많지 않아요 국제개발협력에서 현지 NGO는

조력자나 이해관계자 중 하나로 생각하기 때문이죠

그렇기 때문에 현지 NGO와 교류하면서 효과적인

사업과 주민권한 강화 등에 대해서 배우고 있어요

주민권한강화(empowerment)와 같은 경우에는 제

한된 자원 내에서 사업을 진행해야 하기 때문에 쉽

지 않지만 계속해서 노력하고 있는 사업 중 하나

에요 작년부터 주거 권에 대한 사업과 인권침해

지역의 주민들을 돕는 사업들을 하고 있고 미얀

마 모니와[2]에 대한 지원 사업도 이어가고 있어요

개발협력은 타인의 삶에 개입해서 변화를 주는 것이니

보다 신중한 접근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그러다 보니 정

말 필요한 것은 개발에 대한 철학과 윤리인 것 같은데요

네 맞아요 정말 공감하는 부분이에요 자기성찰

이 정말 중요하죠 개발NGO를 비롯한 시민사회가

항상 정부에게 문제 제기하는 부분이 바로 한국 개

발원조의 양적 성장인데 그렇다면 과연 우리 안에

는 이러한 문제가 없는지 되돌아봐야 하지 않을까

싶네요 우리 안에도 협력이나 연대하는 분위기보

다는 경쟁하는 모습이 주로 보이는 것 같아요 이러

한 모습이 우리가 무엇을 위해 이런 일을 하고 있는

지 여과없이 드러내고 있죠 이러한 이슈들을 함께

논할 수 있는 공론의장 또한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이제는 민 민협력을 위해 노력해야 할 때

국장님께서는 오랫동안 시민사회운동을 해오셨고 지

금은 개발NGO에 있으신데 서로 다른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1코빌(Covil) 코빌(Covil)은 Community Organizing과 Village의 합성어로lsquo지역과 함께 주민과 함께하는 주민운동rsquo의 방향성을 가진 활동가 조직이다2 미얀마 모니와 이 지역 주민들은 지역정부의 요청에 따라 농지를 3년간 중국구리광산회사에 빌려주고 3년이 지나도록 땅을 돌려받지 못하자 시위와 농성을 벌여왔다그러나 지난 11월말 화염방사기를 동원한 정부의 강제진압으로 100여명의 주민들과 스님들이 심한 화상을 입는 사태가 발생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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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스월드 사무국 앞에서 한재광 총장 민정희 국장 조이슬 간사 권아람 인턴의 모습 (왼쪽부터 차례대로) ODA Watch

먼저 상대적으로 인적자원과 재원이 시민사회에 비

해 풍부한 것 같아요 그리고 다들 정말 공부를 열

심히 하시는 것 같아요 (웃음) 특히 국제개발협력

에 관한 기술적인 방법론에 대한 학습도 많고요 하

지만 전체적으로 시야를 넓힐 수 있는 분야에는 공

부가 부족한 것 같아요 그리고 상대적으로 단체

들 간의 연대 협력은 비교적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

는 것 같아요 국내에서 협력하지 못하면 개발현장

에서 주민들과 협력을 이루기가 더욱 어렵잖아요

다른 단체와 연대 협력하는 모습이 부족한 것은 그만

큼 기존에 교류가 없어서가 아닐까요 국제개발협력

시민사회 내에서의 교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

최근 민관 협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반면 정작

민 민 간의 협력을 위한 노력은 아직 많이 부족한 것 같

아요 민간 단체들끼리 같이 사업을 해보면 서로 많이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예를 들어 환경 분야의 기

후변화 이슈는 매우 중요하고 구조적 변화가 필요함에

도 개발협력 사회에서는 큰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죠

민 민 간의 연대와 교류의 활성화를 통해 이와 같은 이슈

를 같이 대응해나가는 노력도 필요하지 않을까 싶네요

말씀을 들으니 다양한 단체들간의 만남이 중요하다고

생각됩니다 다양한 종교적 배경을 가진 분들이나 사

회운동을 하시는 많은 분들이 개발 NGO 커뮤니티에

합류하셔서 함께 토론할 수 있는 장이 마련되어야 하

지 않을까요

저도 국내에서 운동하시는 분들이 개발협력분야에 함

께 들어와서 같이 서로의 운동을 공유하고 나누는 시

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저희 단체를 비롯한 몇 단

체들이 함께 미얀마에서 개발활동을 수행하는 단체들

의 모임인 미지모[3]를 구상하고 추진하게 된 이유이

기도 하죠 미지모는 단체들이 서로 연대하고 협력해

야 한다는 생각으로 시작하게 되었어요 단체 간 협력

을 준비하며 실무자들끼리 모여보니 모두 코빌 교육

을 함께 받았던 사람들이더라고요(웃음) 모임을 하

면서 함께하는 기쁨을 많이 느끼고 있어요 미지모 사

람들 모두 지향하는 바가 비슷하기 때문에 서로 동지

애도 느끼죠 미지모 같은 모임들이 다른 단체들 사

이에서도 많이 이루어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미

지모에서도ldquo왜 우리 커뮤니티 내에서는 같이 협력하

는 사업이 없나rdquo 라는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어요

사실 단체와 단체가 서로 교류하고 협력하게 되면 서

로 배울 수 있는 점이 아주 많은데도 그런 모임이 많

지 않은 것 같아요 처음에는 힘들겠지만 같이 공동으

로 사업도 해보면 서로가 배울 수 있는 점이 많다고

생각해요 그 시간을 통해 개발협력에 대한 가치와 지

향점에 대한 생각들도 공유될 수 있으리라고 봅니다

ldquo누군가는 관심을 가지고 끊임없이 문제제기를 할

때 변화가 생기죠rdquo

현재 개발협력 시민사회의 구성원과 구조를 보면 실무

자는 여성이 많지만 실제 사업과 정책을 결정하는 위

치는 대부분 남성들로 이뤄져 있는데요 이에 대한 국

장님의 견해는 어떠하신지 궁금합니다

아무래도 남성중심의 사회구조를 그대로 반영한 모습

으로 보이는 것 같아요 젠더 문제에 대해서 관심을 가

지고 변화를 이루어야 하는 거죠 결국은 끊임없는 문

제제기가 필요하지 않나 싶어요 조직 내에서 불합리

한 것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고 여성들이 일을 할 수

OWL이 만난 사람

3 미지모 미얀마를 지원하는 사람들의 모임이란 뜻으로 로터스월드 프라미스 코코 따비에 4단체가 공동으로 만든 모임 이번 77호의 NGO현장 코너에서 개발협력 분야의 새로운 움직임인 lsquo미지모rsquo에 대해 다루고 있습니다 미지모의 활동이 궁금하신 분들께서는 해당 기사를 참고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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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스월드 사무국 앞에서 한재광 총장 민정희 국장 조이슬 간사 권아람 인턴의 모습 (왼쪽부터 차례대로) ODA Watch

있는 사회적인 여건이나 환경에 대해서도 누군가는 이

야기해야 하는 것이죠 이점에서는 저부터 시작해야 한

다고 생각해요 끝으로 활동가의 가장 중요한 자질은

바로 공감하는 능력이라고 생각해요 신문만 봐도 세

상에 너무나 많은 일들이 있어서 곧 잘 무력감에 빠지

기도 하죠 하지만 이러한 일들에 대해 일차적으로 관

심을 가지는 일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우리가 당장

하고 있는 일 이외에는 관심이 없어서는 안 되죠 조금

더 공감능력을 확장해서 세계에서 일어나는 여러 가지

고통에 대해 관심을 갖는 것 자체가 세상을 바꾸는 첫

발자국이라고 생각해요 개인적으로는 단체의 성과로

인정되지 못하는 일에 대해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하

는 게 아쉽지만 꼭 돈을 보내주지 않더라도 관심을 가

지는 자체가 연대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누군가의

고통을 알아주는 자체로도 그 사람에게 위로가 될 수

있기 때문이죠 그래서 사업으로 진행하지 못해도 일

단은 그러한 사실들을 회원들에게 알리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활동가의 역할은 사람들의 관심을 일깨워주고

공감할 수 있도록 운동해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국장님의 20여 년 간의 활동을 압축적으로 살펴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야기를 들으면서 앞으로의 활동

이 더욱 궁금해지는데요

저는 단체보다는 그 안의 사람을 잘 키워내고 싶어

요 이제까지의 저의 경험을 바탕으로 후배들을 잘 키

워서 올바르게 사업할 수 있도록 이끄는 역할을 하고

싶네요 또 출장처럼 짧은 시간이 아니라 현장에 가

서 오랜 시간을 주민들과 함께 보내고 또 사업현장을

구체적으로 보고 경험하는 시간도가지고 싶어요 이

제 아이들이 다 커서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해요 (웃

음) 마지막으로는 제가 가지고 있는 연대와 협력의

경험들을 가지고 현지 지역사회경험들을 한국의 개

발협력 분야에 소개하는 역할을 해나가고 싶습니다

인터뷰 시간 동안개발NGO 활동가로서 올바른 개발

협력의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해 매 순간 끊임없이 성

찰하고 문제제기를 하는 민정희 국장의 모습이 인상

적이었다 기존의 개발협력사회 내에서 교류와 연대

가 더 활발히 이루어져야 한다는 말에도 깊이 공감했

다 파트너 국가 간의 연대와 협력이전에 우리가 먼저

교류하고 연대해야 하지 않겠는가 앞으로 국제개발

커뮤니티 내에서의 활발한 교류와 다양한 연대의 모

습을 기대해본다 이번 인터뷰를 통해 (필자는) 한국

개발협력 사회 특히 개발NGO에 불어오는 새로운 바

람 다양하게 뻗어나가는 물줄기의 흐름을 목격한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민정희 국장의 오랜 경험이 담긴

이야기를 들으니 앞으로의 활동이 더욱 기대가 된다

권아람 작성 ODA Watch 인턴

aramclsr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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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활동가

(YP)들이 꿈틀꿈

틀 원조투명성

캠페인 TF를

조직하다

방울방울 나무를 수놓는 저 꽃잎처럼

한국외대

청년들의

사무국 방문

반가웠어요

한국외대 학생들과 조이슬 간사의 모습 ODA Watch

ODA Watch 이모저모

마침내 봄이 왔습니다 물러 갈듯 말듯 끝까지 애태우던 추위가 사라지고 햇살이 온 대지를 따스하게 감싸 안아

주고 있네요 길거리 나무들도 화사한 꽃잎으로 몸을 단장하느라 분주해 보입니다 봄이 와서일까요 워치에도

새로운 식구들이 찾아왔답니다 올 봄 모두 함께 꽃을 잘 피워낸다면 가을 무렵에는 풍성한 과실을 기대해볼 수

있지 않을까요

지난 4월 26일(금) ODA Watch가

국제개발협력학회(KAIDEC)에서

매년 공모하는 ODA 학술활동 지

원사업에 선정되었습니다 이로써

KAIDEC으로부터 지난 2011년부

터 연속 3년 동안 지원을 받게 되

었는데요 워치는 공모사업을 통한

1200만원의 지원금으로 올 한해

lsquo한국 개발원조 투명성 제고 방안 정

책 연구사업rsquo을 펼쳐나갈 예정입니

다 OWL 독자 여러분들도 한국 개

발원조의 투명성을 높일 수 있는 방

안을 함께 고민해주시겠어요 더불

어 워치가 꾸려나갈 원조투명성 캠

페인에 대해서도 많은 관심과 참여

부탁 드립니다

지난 4월 29일(월)에는 한국외국어

대학교에서 온 4명의 학생들이 ODA

Watch 사무국을 찾아왔답니다 워치가

도대체 어떤 곳인지 무엇을 하는 단체

인지 궁금해서 오늘 인터뷰를 위해 열심

히 공부했다며 이런 저런 질문들을 쏟아

냈는데요 NGO에 관한 교양수업을 듣

던 중 사례발표를 위해 여러 단체 중 워

치를 선택하게 되었다는 청년들 고민

이 담긴 질문에 답하는 시간도 참 즐거

웠답니다 워치가 어떤 단체인지() 궁

금하신 분들이 있다면 주저 말고 서교동

에 자리한 저희 사무국으로 차 한잔 하

러 오세요~~ ^^

ODA Watch 청년활동가들이 국제

개발협력의 흥미로운 이슈를 lsquo씹고

뜯고 맛보고 즐기기rsquo 위해 뭉쳤습니

다 청년활동가들은 관심 있는 이슈

를 중심으로 모여서 팀을 꾸려 시민

의 목소리를 내는 활동을 해오고 있

는데요 여러 팀들 중에 그 동안 국

내외 개발협력정책과 담론을 중점

적으로 공부해왔던 정책감시팀과

DAC(개발협력체계 비평가)팀이 주

축이 되어 Task Force 팀을 구성해

원조투명성과 책무성에 대해 국제

국내사회가 어떠한 이야기를 해오고

있는지 힘을 합쳐 알아보기로 했답

니다 지난 4월 10일 대망의 첫 모임

을 가졌는데요 매주 수요일마다 모

여서 이슈도 알아가고 무엇보다 서

로를 알아가는 시간을 가지고 있답

니다 앞으로 저희 청년활동가들이

펼쳐나갈 활동 많이 기대해주세요

첫 모임 후 뒷풀이 장소에서 한 컷시작을 기념하는 와인 한잔과 함께 ODA Wat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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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DEC지원

ODA 학술활동

공보사업 선정

환영합니다

이재원 간사님

권아람 인턴님

이재원

간사의

한마디

지난 4월 신입직원 및 인턴채용을 통

해 이재원 간사와 권아람 인턴이 ODA

Watch와 함께하게 되었습니다 이재

원 간사는 지난 2012년 ODA 인턴으

로 이미 한해 동안 사무국의 일원으로

동고동락(同苦同樂 )해왔는데요 앞으

로 두 분과 함께 채워나갈 워치가 더더

욱 기대됩니다 OWL 독자 여러분들

께 전하는 편지도 읽어주세요 ^^

안녕하세요 5월부터 ODA Watch의 새 식

구로 함께하게 될 이재원입니다 워치의 청년

활동가로 시작하여 지난 해 ODA 청년인턴으

로 1년간 사무국에서 일하는 행운을 누렸었

는데 올해는 이렇게 간사로 인연을 맺게 되

어 무척 기쁩니다 앞으로 겸손한 자세로 관

계하는 모든 분들과 함께하며 lsquo해피에너지rsquo를

나acuteshy 수 있는 활동가가 되겠습니다 아름다운

봄날 좋은 소식 나acuteshy 수 있어 행복하네요 여

러분의 많은 응원 부탁드려요 감사합니다

워치의

최연소 기부자

는 누구

감동 어린 소식 하나 ODA Watch의

최연소 기부자를 소개합니다~ ^^ 바

로 세상의 빛을 본지 꼭 한 달이 되어

가는 박시윤 양이 그 주인공인데요 박

욱범님께서 따님의 탄생을 기념하며 너

무나 감사하게도 일시 후원을 통해 그

환희와 행복을 워치와 함께 나주셨답니

다 박욱범님은 OWL에 해외특파원으

로 글을 기고하며 워치와 인연을 맺기

시작했는데요 현재는 영국에서의 석

사과정을 마치고 잠시 한국에 들어와

ODA Watch의 자매 기관인 (사)글로

벌발전연구원 ReDI의 연구원으로도 함

께하고 계시답니다 너무 감사한 마음

에 시윤 양을 위해 작은 선물을 준비한

워치 사무국 후원 담당 간사님과 간략

한 증정식도 가졌답니다~ ^^ 시윤 양

앞으로 건강하게 무럭무럭 자라나길 바

랄게요 ^^

권아람

인턴의

한마디

안녕하세요 ODA Watch OWL 독자 여러

분 ODA Watch에서 인턴으로 함께하게 된

권아람이라고 합니다 저는 인권에 관심이 많

아서 작년 하반기에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

에서 4개월 정도 일을 했었어요 앰네스티에

서는 인권의 관점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연대

운동의 방향성을 배울 수 있었는데요 ODA

Watch에서는 또 어떤 것들을 배우고 생각하

게 될 지 궁금하고 매우 기대가 되요 일한 지

이제 겨우 2주차인데 하루하루 많은 것들을

배우며 비판적인 관점으로 개발협력을 바라

보는 눈도 기르고 있어요 ODA Watch를 알

게 되어서 그리고 함께 일하게 되어 반갑습니

다 앞으로 독자 여러분들을 자주 뵐 수 있길

기대할게요 )

박욱범 님과 이재원 간사 ODA Watch 권아람 인턴과 이재원 간사 ODA Watch35

36

37

3월 재정보고

[ ODA Watch 살림살이 ]

ODA Watch는 투명한 재정운영을 원칙으로 합니다

소중한 후원금으로 운영되는 워치의 살림살이가 어느 곳에 어떻게 쓰여지는지

후원자 여러분과 OWL 독자들께 보고드립니다

워치의 살림살이에 더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38

ODA Watch는 2006년 설립 이래로 한국의 국제개발협력 사업 및 정책이 인권 bull 평등 bull 연대에 기반하여 보다 책임 있게 효과적으로 사용되어 개발도상국의 빈곤퇴치 및 지속가능한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한국 대외원조의 정책을 지속적으로 감시 bull 제언하고 대안을 고민하는 참여형 시민사회단체(Civil Society Organization CSO)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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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26: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77호(2013.05.03)

단체가 사는 길은 연대이며

활동가가 사는 길은 협력입니다

미얀마를 지원하는 단체 활동가들의 모임lsquo미지모rsquo

간디학교의 교가는 lsquo연대와 협력을 통해 활동을 만들어 가고 싶어 하는 미얀마를 지원하는 단체 활동가들의 모임(이하 미지모)의 꿈rsquo과 맞닿아 있다

미지모는 lsquo미얀마를 지원하는 단체 활동가들의 모임rsquo이다 함께 움직이고 있는 4개 단체(더프라미스 따비에 로터스월드 해외주민운동한국위원회)는 규모가 작다 첫 모임을 누군가 제안하고 선뜻 동의하여 출발한 지 불과 8개월이다 작은 것을 지향하는 활동가들이 만났다 회의시간 보다 뒤풀이 자리가 길고 공식적인 논의보다 비공식적 수다가 즐거운 곳이다 이제껏 우리가 만나왔고 생각해 왔던 (소위 주류라 일컬어지는) 국제개발협력NGO에서 보면 대수롭지 않을 수 있다 각자 생존하기 바쁘고 사업을 위해 경쟁하고 성공과 결과를 향해 질주하는 비즈니스와도 같은 국제개발 영역에서 사람중심의 협력을 통해 일궈가는 소소한 과정들이 얼마나 가치 있게 존중 받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ldquo미지모가 반드시 목표를 정해놓고 가는 것은 아닙니다 그냥 같이 가는 것입니다 뜻이 있는 활동가들이 함께 가는 과정 자체가 의미 있고 중요합니다 그 과정에서 성과가 있다면 좋고어떤 목표나 방식을 규정하지는 않습니다rdquo

미지모의 구성원을 동지로 여긴다는 로터스월드 민정희님의 생각이다

미지모가 정해진 목표를 두고 반드시 가야 하는 길이 없다고 해서 누구 하나 불안해하거나 강요하지 않는다 자칭 자발적 행동과 실천이 미지모의 강점이다 해외

현장에서 주민의 주인화 주민의 주체성 주민의 자발성만을 강조했던 활동가들이 스스로 모여 자발적 선택과 행동을 하는 모습은 흔히 행정에 밀리고 현장관리에 급급하며 프로젝트 실행에 힘겨워하는 국제개발NGO 활동가들에게서 쉽게 발견할 수 있는 모습은 아니다

ldquo크게 뭔가 성과를 내려고 욕심내지 않기 때문에 가능한 것 같습니다 성과가 중요했다면 자기 것을 차지하기 위해 많은 부분을 쟁취하고자 했을 텐데 아예 그런 마음 없이 시작하고 있습니다 그런 마음이 우리 스스로를 움직이게 합니다rdquo

어지간해서는 뭔가 미련 갖지 않고 훌훌 떠날 것 같은 로터스월드의 박영신님이 꾸준히 참여하는 이유이다

혹 우리는 분주하고 여유 없는 사람들이 더 많은 일을 열심히 훌륭히 해내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무엇이 문제인지를 근본적으로 고민하지 않고 어떻게 가고 있는지를 관행적으로만 되돌아보는 누군가에게 미지모는 어쩜 lsquo무(無)지모rsquo일지도 모르겠다

미지모의 첫 활동

미지모는 미얀마 마을에서 주민들을 직접 만나는 미얀마 활동가들의 가능성과 성장에 우선적으로 주목하고 있다 한국 본부에서 주민들의 마음과 생각 힘을 모아내는 일은 우선적 활동이 아닌지 오래 되었다 할 수 없는 것은 할 수 없다고 인정하는 것부터가 시작이다 미지모의 힘은 사실을 사실대로 아는 것이다 모르거나 못하거나 안 되는 것에 변명하거나 합리화 하지 않으

꿈꾸지 않으면 사는 게 아니라고아무도 가지 않는 길 가는 우리들 누구도 꿈꾸지 못한 우리들의

세상 만들어 가네우리 알고 있네 우리 알고 있네 배운다는 건 가르친다는 건 희망을 노래하는 것

NGO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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려고 한다 대신 문제를 대안으로 실천해 보고자 한다

ldquo한국에서 일하는 우리는 중간실무자입니다 현장실무자 특히 현장의 한국실무자들을 만나보면 우리와 같은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문제라고 하는 것 우리가 욕구라고 하는 것들이 해결되지 않아 힘들어 하고 있기도 합니다 서울 본부에서 일하는 우리는 이런 사실을 잘 모릅니다 뭔가 채워지지 않고 문제라고 여기던 것을 풀어가야 하는데 이런 것들을 현지의 활동가들과 하고 싶습니다 한국에서 파견된 실무자들을 생각하면 나랑 크게 다르지 않은데 항상 다르다고 생각하고 있는 건 아닌지 자문을 해봅니다 현지의 활동가들에게 우리가 함께 하면 꿈같던 일들도 실제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며rdquo

박영신님의 바람은 우리 모두의 바람이기도 하다

ldquo주민 현장 늘 어려운 존재입니다 우리가 주민을 또는 현장을 얼마나 아는지 우리가 안다는 그것이 주민의 또는 현장의 무엇을 알고 있는 건지 그런데 모른다고 해서 멈추지 않는다고 하는 것입니다 멈출 수가 없다는 것입니다 그럼 해야 하는데 그걸 하고 있는 사람이 하도록 해야 합니다 그 사람이 바로 미얀마 현지의 활동가들입니다 그 활동가들이 우리의 고민보다 좀 더 얕을지는 모르지만 그들이 할 수 있는 게 우리보다 훨씬 많습니다 아마 알면 더 잘 할 것입니다rdquo

미지모를 제안한 해외주민운동한국위원회의 강인남님의 근본 고민은 미지모 모두의 고민이기도 하다 그것은 미지모의 첫 활동으로 연결되었다

오는 6월 미지모는 2주의 일정으로 미얀마에 간다 미지모를 구성하고 있는 4개 단체 그리고 이 단체와 관계를 맺고 있는 15명의 미얀마 활동가들이 모인다 만나서 고민과 어려움을 함께 나눌 생각이다 미얀마의 과거 현재 미래에 대한 의식(觀)을 통해 미얀마에 대한 진지한 사유를 할 것이다 미얀마의 현재가 세계의 패러다임 속에서 어떤 위치에 있는지 마음의 자유와 평화 인류의 상생과 평등에 대한 진지한 자기 물음을 갖는 과정도 가질 것이다 국제개발의 참 의미 현지 활동가의 정체성과 역할 주민관계와 주민조직화에 대한 워크숍을 통해 자기 길을 스스로 만들어 갈 것이다 그리고 주민중심으로 지역개발이 이루어지고 있는 주민현장을 방문하여 우리 활동의 가능성을 넓혀갈 것이다 이 교육훈련은 미얀마의 젊은이로서 주민현장의 활동가로서 처음 가져보는 공동

의 성장과정이다 미지모는 이 교육훈련을 만들어 내기 위해 미얀마 현지 활동가에게 묻고 피드백하고 교육프로그램을 짜고 미지모의 생각을 보태 다시 묻는 과정을 가져왔다 미지모답게 해보자는 것이었다

이들은 9월에 다시 한국에 온다 미얀마 현지에서 실현 가능한 아이디어를 좀 더 넓게 찾아보자는 것이다 독재국가에서 오래 갇혀 왔던 열정과 신념을 활동으로 연결시키기 위해서이다 직접 눈으로 보고 듣고 느끼고 함께 구상하는 것이다 사회와 세상을 보는 눈 그것은 그들의 힘을 배가시키는 동력이 될 것이라고 미지모는 믿는다 설령 이제와 다를 바가 없다 하더라도 한국의 협동조합과 518기념재단 방문 크고 작은 지역사회 조직을 방문하며 이들이 느끼고 생각했을lsquo그 시간의 울림rsquo에 미지모는 행복할 것이다

미지모를 위하여

미지모는 참 다른 개개인이 모였다 주류가 될 수 없는 소박한 이들이다 김수환추기경님의 말씀대로라면 바보 같은 이들이 모였다 바다가 되기보다는 늘 흐르는 냇물이 되기를 자처하는 이들 자신의 생각을 끝까지 말하지만 공동으로 모아진 결론에 대해서는 흔쾌히 받아들이는 이들 누군가 제안하면 진지하게 실현가능성을 모색하는 이들 미지모는 마음과 뜻이 모인 곳이다 그리고 그 방법을 찾고 있는 중이다

ldquo모든 곳이 그렇지만 국제개발협력분야에도 문제는 있습니다 그런데lsquo사건rsquo이라고 하는 것은 그 문제를 그냥 보고 넘기지 않는 것에서 만들어 지는 것 같습니다 실제 이 모임 안에서도 변화를 꿈꾸는 변화를 시도해 보려는 마음이 간절합니다 그런데 그것은 특별한 사람이 모여서 특별한 일을 만들어서 되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입니다 미지모는 같이 모이면 힘이 납니다 같이 만나서 이야기를 해보면 아무 것을 하지 않아도 만나는 것 자체가 힘이 납니다rdquo

사람들의 lsquo진정성 있는 관계rsquo를 성찰하게 하는 민정희님의 말이다

미지모는 돈이 없다 잃을게 없어서 당당하다 우리가 가진 전부가 있다면 함께 술 마실 돈 정도이다 미지모는 능력 있는 사람이 없다 한 사람이 특별하지 않아서 절로 협동심이 작용한다 우리가 가진 전부가 있다면 자연스럽게 나눠지는 우리 개인의 고민과 세상이야기를 주고 받는 술자리이다 이 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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를 통해 미지모는 서로가 서로를 성장하게 만든다

ldquo미지모를 통해서 사업을 같이 하는 것도 있지만 뭔 가 공감하는 부분이 더 넓어졌습니다 우리는 국제개발이나 미얀마만을 이야기하지 않습니다 그것을 뛰어 넘어서 우리가 지향하는 가치에 대해 같이 공유하고 사례들을 나눕니다 그리고 그것을 한국의 국제개발협력시민사회와 공유하기 위해 미지모속에서도 또 다른 협력을 만들어 냅니다 그래서 한 단체가 하기 힘든 벅찬 일을 함께 만들어 갑니다rdquo

더프라미스와 로터스월드는 또 다른 협력사업을 구상 중이다 미지모는 바람직한 모델이 되기를 희망한다 같은 국가 안에서 같은 활동을 하는 단체들이 모이고 비슷한 생각을 지닌 활동가들이 만나고 작은 단체가 모여 협력하고 누군가에게는 꿈이 되기도 하고 어느 단체에게는 lsquo또 다른 방식의 국제개발이 가능하다rsquo는 발상의 전환을 일으켜 주고 싶기도 하다 그러나 그것이 우리의 목표가 될 수는 없다 lsquo함께 하는 과정을 통해서 어느 지점엔가 도달했더니 그렇게 되어 있더라rsquo라는 결과를 낳고 싶은 절실함이다 미지모는 그 절실함을 다른 국제개발협력 단체들과 소통하고 나누고자 한다

ldquo우리가 처음에 함께 하기로 했던 이유를 잊지 말아야 합니다 어떤 성과나 결과물 보다는 단체도 함께 하고 활동가도 함께 해야 한다는 것을 유지해야 합니다ldquo

미지모의 대표 따비에 정보임님의 말이다 미지모가 절대 잃지 말아야 할 초심이다

미지모의 정기 모임에 따비에의 한 활동가가 왔다lsquo달다rsquo라고 하는 아담하고 정취 있는 이름을 가진 신입활동가이다 미지모 신입활동가의 칭찬에 우리는 모두 웃었지만 우리가 이미 누군가의 꿈이 되고 있다는 사실은 우리가 무엇을 노력해야 하는지를 다시 깨닫게 해주었다 달다님과 같은 꿈이 모이면 미얀마 주민들의 꿈도 그들이 주인이 되는 방식으로 익어갈 것이다

ldquo마웅저대표님과 정보임대표님이 미지모에 다녀오시면 이야기를 해주시는데요 저는 그걸 듣고 놀라웠습니다 다들 서로 각자 영역에서 따로따로 경쟁하듯이 한다고 생각했었고 실제 그런 모습들은 외부에서 봤을 때 선입견을 갖게 하거든요 그런데 안을 들여다보니 lsquo실무자들이 뭔가 다들 열심히 하고 있구나rsquo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늘 와서 느낀 것은 내가 만약 이 활동을 계속 하게 된다면 10년 후 15년 후 선생님들 같은 모습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실제 사무실 안에서 있을 때는 뭔가 그림이 잘 안 그려지기도 하고 지금까지 국제개발은 잘 모르겠다고 말하고 다녔는데 오늘 참가하고 들으면서 그림이 좀 더 그려져서 알 것 같기도 해요 처음 듣는 이야기 처음 듣는 상황도 많아서 많이 듣고 배우게 되었습니다rdquo

OWL 원고 기고를 요청 받고 미지모는 기고의 여부 누가 쓸 것인가 어떻게 쓸 것인가에 대한 의견

회의 중인 미지모의 모습 유보미

NGO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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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 모아갔다 미지모는 출발이다 자랑할 것도 내놓을 것도 검증 받은 것도 인정받거나 비난 받을 것도 없다 미지모는 누군가에게 말을 하고 싶은 것이 아니다 우리 스스로 다짐하며 보여주고 싶다

연대와 협력을 통해 더 많은 것을 일궈갈 수 있다는 것 뜻이 분명하면 방법은 만들어 진다는 것 100개의 사업보다 뜻을 가진 여섯 사람이 더 소중하다는 것 정보임 강인남 달다와 같은 후배들에게 마웅저 민정희 박영신 옥세영 유보미와 같은 선배들이 더프라미스와 로터스월드 같은 선배 단체들이 따비에와 KOCO(해외주민운동 한국위원회)같은 후배 단체들에게 분명 힘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그래서 우리는 서로가 선배이며 서로가 후배이다 서로 가르치며 서로 배우는 것이다 미지모가 만들어 갈 국제개발협력의 혁신을 꿈꾸며 미지모는 꿈꾸는 길로 최선을 다해 갈 것이다

OWL의 원고 작성을 위해 우리가 모이는 날 따비

에 마웅저 대표님은 518기념행사 준비회의에 참석

하시느라 함께하지 못하셨습니다 더프라미스의 유

보미님은 3년 만의 휴가를 만끽하셨고 옥세영님은

건강상의 이유로 참석하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작은

시간들이지만 우리와 함께 출발했던 지구촌나눔운

동의 김민영님도 미지모 안에 있었음을 기억합니다

미지모 작성

babolif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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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에 공감과 연대가 필요한 이유- 로터스월드 민정희 국장과의 인터뷰 -

인터뷰에 열중하고 있는 로터스월드민정희 국장의 모습

OWL 독자들을 위해 간단한 자기소개먼저 부탁 드립니다

안녕하세요 로터스월드 민정희 사무국장입니다

지난주에 큰아들을 군대 보낸 두 아들의 엄마이기도 하

지요 불교신자이기도 하고요 저는 대학 시절에는 불교

학생회에서 시민운동을 경험했고 실제로 졸업 후 몇 년

간은 관련 단체의 간사로도 활동했어요 결혼 후 한국여

성단체연합에서 활동하다 한국불교국제네트워크의 국

제이슈 담당 실무자로 활동했어요돌이켜보면 이때 개

도국 현지에 오가면서 국제개발협력 활동을 알게 되고

서서히 인연을 맺기 시작했던 것 같아요 사실 저는 로

터스월드 창립시절부터 도왔고 2006년 2월부터 함께

하기 시작했어요 중간에 잠시 대학사회봉사단으로 이

직 했다가 다시 복귀한지는 1년 8개월 정도되었습니다

로터스월드에서의 저의 1막과 2막을 비교해보면 확실히

처음 왔을 때는 일종의 문제의식이 크게 없었던 것 같아

요 해외출장을 자주 오가며 현지 주민들과 많이 접촉하

긴 했지만 특히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내가 주민을

어떻게 바라보아야 하는가 등에 대한 생각을 깊게 하지는

못했던 것 같아요 이번에 다시 돌아오면서 스스로 부족

한 부분을 깨닫고 배워야겠다는 생각이 먼저 들더라고요

제 나이가 적지는 않지만 (웃음)더욱 용기를 내서 움직이

고 있죠 최근에는 국제개발협력 관련 교육도 많이 수강하

고 사람들과도 적극적으로 교류하면서 서로의 경험을 나

누고 있어요 개발협력사회의 교류가 주는 긍정적인 면이

많아서 이러한 모임이 점점 늘어나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OWL이 만난 사람

lsquo한국 개발NGOrsquo에 대해 생각해보면 어떤 특징들이 머릿속에 떠오르시나요

주로 국제NGO 대형NGO 개신교도 중년의 남성 실무책임자들을 연상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번 OWL에서 만나본 로터스월드 민정희 사무국장은 불교를 기반으로 한 소규모 단체 활동가이자

사회운동가 출신의 여성 실무책임자로 개발NGO사회 내에서는 흔치 않은 경력의 소유자입∙니다

봄비가 내리던 4월 23일(화) 기존 개발협력 시민사회에 신선한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민정희 사무국장을 만

났습니다 OWL은 이 인터뷰를 통해 한국개발협력 시민사회가 점차 다양해지고 있는 단면을 나누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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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에 기반하는 단체로서 로터스월드가 존중하는 가

치는 무엇인가요 그리고 이러한 가치가 사업방식에

실제로 적용되고 있는지 궁금하네요

저희는 평등 평화 자비 세가지 가치를 중점으로 삼

고 있어요 부처가 살아온 모습 그대로 그가 계급을

부정하고 전쟁을 반대했던 것처럼 평등과 평화를 추

구하고 불교사상에서 가장 기본적인 자비는 공감과

연대의 마음을 지향하지요 그렇지만 저희 역시도 실

제 사업에 이러한 가치들을 녹여내는 것이 아직은 많

이 부족한 것 같아요 현지 주민보다는 사업을 수행

하는 단체 중심으로 진행되고 국내후원자들의 요구

에 따라가는 것들은 저희뿐만 아니라 아마 다른 단

체들도 상황이 비슷하리라 생각됩니다 막상 사업 이

후의 관리는 부족하면서 후원자들에게 성과를 보여

주기 위해서 하는 사업이 너무 많다고 생각해요 막

상 현지 주민들이 필요하다고 요구한 것이 아닌데

도 우리가 일방적으로 사업을 진행하는 등의 문제들

말이죠 작년에 코빌(Covil)[1] 교육을 받으면서 이

러한 문제에 대해 더 생각해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빈곤 구조적인 폭력이 될 수 있음을 인지해야

그렇다면 현장사업에 이러한 가치들이

충분히 반영되지 못하는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요

문제의 원인과 결과를 제대로 보지 못하기 때문인 것

같아요 빈곤의 원인과 결과에 대한 근본적인 인식 즉

빈곤이 어디로부터 비롯되는가에 대한 정확한 인식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빈곤이 구조적인 폭력

이 될 수 있음을 깨닫는 것 말이죠 아직 한국의 국제개

발협력 역사가 짧기 때문에 충분히 실현되지 못하는 것

일 수도 있어요 빈곤문제가 단순히 해외에만 해당하

는 것이냐 하면 아니거든요 가난은 현재 우리 안에도

존재하고 있잖아요 저는 그렇기 때문에 개발협력분

야의 활동가들이 국내문제에도 더욱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생각해요 타인의 문제라고 생각했던 것을 나

의 삶의 문제로 받아들이는 순간 빈곤과 개발에 대한

보다 근본적인 접근이 가능해질 수 있다고 믿습니다

그러면 로터스월드가 중점을 두는 점은 무엇인가요

현재 준비 중이지만 lsquo현지NGO와 협력관계를 만들

자rsquo 라는 방향을 가지고 있어요 최근에 국제불교네트

워크에서 만난 단체들이 지역사회개발단체들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현지에서 활동했던 주민들의 권

한강화를 위한 활동을 하고 있는 단체들이죠 그래서

그분들의 활동경험을 배우고 우리의 사업 속에 녹여보

자는 생각을 가지고 있어요 권리에 기반한 관점 주민

운동적 관점에 대한 이야기들을 말이죠 사실 한국의

개발 NGO보다 현지에 있는 현지 NGO들이 더 그 지

역의 필요에 대해 잘 알고 현지 주민들에게 더 알맞게

일을 할 수 있는데도 현지 NGO를 바로 지원하는 단

체들이 많지 않아요 국제개발협력에서 현지 NGO는

조력자나 이해관계자 중 하나로 생각하기 때문이죠

그렇기 때문에 현지 NGO와 교류하면서 효과적인

사업과 주민권한 강화 등에 대해서 배우고 있어요

주민권한강화(empowerment)와 같은 경우에는 제

한된 자원 내에서 사업을 진행해야 하기 때문에 쉽

지 않지만 계속해서 노력하고 있는 사업 중 하나

에요 작년부터 주거 권에 대한 사업과 인권침해

지역의 주민들을 돕는 사업들을 하고 있고 미얀

마 모니와[2]에 대한 지원 사업도 이어가고 있어요

개발협력은 타인의 삶에 개입해서 변화를 주는 것이니

보다 신중한 접근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그러다 보니 정

말 필요한 것은 개발에 대한 철학과 윤리인 것 같은데요

네 맞아요 정말 공감하는 부분이에요 자기성찰

이 정말 중요하죠 개발NGO를 비롯한 시민사회가

항상 정부에게 문제 제기하는 부분이 바로 한국 개

발원조의 양적 성장인데 그렇다면 과연 우리 안에

는 이러한 문제가 없는지 되돌아봐야 하지 않을까

싶네요 우리 안에도 협력이나 연대하는 분위기보

다는 경쟁하는 모습이 주로 보이는 것 같아요 이러

한 모습이 우리가 무엇을 위해 이런 일을 하고 있는

지 여과없이 드러내고 있죠 이러한 이슈들을 함께

논할 수 있는 공론의장 또한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이제는 민 민협력을 위해 노력해야 할 때

국장님께서는 오랫동안 시민사회운동을 해오셨고 지

금은 개발NGO에 있으신데 서로 다른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1코빌(Covil) 코빌(Covil)은 Community Organizing과 Village의 합성어로lsquo지역과 함께 주민과 함께하는 주민운동rsquo의 방향성을 가진 활동가 조직이다2 미얀마 모니와 이 지역 주민들은 지역정부의 요청에 따라 농지를 3년간 중국구리광산회사에 빌려주고 3년이 지나도록 땅을 돌려받지 못하자 시위와 농성을 벌여왔다그러나 지난 11월말 화염방사기를 동원한 정부의 강제진압으로 100여명의 주민들과 스님들이 심한 화상을 입는 사태가 발생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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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스월드 사무국 앞에서 한재광 총장 민정희 국장 조이슬 간사 권아람 인턴의 모습 (왼쪽부터 차례대로) ODA Watch

먼저 상대적으로 인적자원과 재원이 시민사회에 비

해 풍부한 것 같아요 그리고 다들 정말 공부를 열

심히 하시는 것 같아요 (웃음) 특히 국제개발협력

에 관한 기술적인 방법론에 대한 학습도 많고요 하

지만 전체적으로 시야를 넓힐 수 있는 분야에는 공

부가 부족한 것 같아요 그리고 상대적으로 단체

들 간의 연대 협력은 비교적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

는 것 같아요 국내에서 협력하지 못하면 개발현장

에서 주민들과 협력을 이루기가 더욱 어렵잖아요

다른 단체와 연대 협력하는 모습이 부족한 것은 그만

큼 기존에 교류가 없어서가 아닐까요 국제개발협력

시민사회 내에서의 교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

최근 민관 협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반면 정작

민 민 간의 협력을 위한 노력은 아직 많이 부족한 것 같

아요 민간 단체들끼리 같이 사업을 해보면 서로 많이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예를 들어 환경 분야의 기

후변화 이슈는 매우 중요하고 구조적 변화가 필요함에

도 개발협력 사회에서는 큰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죠

민 민 간의 연대와 교류의 활성화를 통해 이와 같은 이슈

를 같이 대응해나가는 노력도 필요하지 않을까 싶네요

말씀을 들으니 다양한 단체들간의 만남이 중요하다고

생각됩니다 다양한 종교적 배경을 가진 분들이나 사

회운동을 하시는 많은 분들이 개발 NGO 커뮤니티에

합류하셔서 함께 토론할 수 있는 장이 마련되어야 하

지 않을까요

저도 국내에서 운동하시는 분들이 개발협력분야에 함

께 들어와서 같이 서로의 운동을 공유하고 나누는 시

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저희 단체를 비롯한 몇 단

체들이 함께 미얀마에서 개발활동을 수행하는 단체들

의 모임인 미지모[3]를 구상하고 추진하게 된 이유이

기도 하죠 미지모는 단체들이 서로 연대하고 협력해

야 한다는 생각으로 시작하게 되었어요 단체 간 협력

을 준비하며 실무자들끼리 모여보니 모두 코빌 교육

을 함께 받았던 사람들이더라고요(웃음) 모임을 하

면서 함께하는 기쁨을 많이 느끼고 있어요 미지모 사

람들 모두 지향하는 바가 비슷하기 때문에 서로 동지

애도 느끼죠 미지모 같은 모임들이 다른 단체들 사

이에서도 많이 이루어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미

지모에서도ldquo왜 우리 커뮤니티 내에서는 같이 협력하

는 사업이 없나rdquo 라는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어요

사실 단체와 단체가 서로 교류하고 협력하게 되면 서

로 배울 수 있는 점이 아주 많은데도 그런 모임이 많

지 않은 것 같아요 처음에는 힘들겠지만 같이 공동으

로 사업도 해보면 서로가 배울 수 있는 점이 많다고

생각해요 그 시간을 통해 개발협력에 대한 가치와 지

향점에 대한 생각들도 공유될 수 있으리라고 봅니다

ldquo누군가는 관심을 가지고 끊임없이 문제제기를 할

때 변화가 생기죠rdquo

현재 개발협력 시민사회의 구성원과 구조를 보면 실무

자는 여성이 많지만 실제 사업과 정책을 결정하는 위

치는 대부분 남성들로 이뤄져 있는데요 이에 대한 국

장님의 견해는 어떠하신지 궁금합니다

아무래도 남성중심의 사회구조를 그대로 반영한 모습

으로 보이는 것 같아요 젠더 문제에 대해서 관심을 가

지고 변화를 이루어야 하는 거죠 결국은 끊임없는 문

제제기가 필요하지 않나 싶어요 조직 내에서 불합리

한 것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고 여성들이 일을 할 수

OWL이 만난 사람

3 미지모 미얀마를 지원하는 사람들의 모임이란 뜻으로 로터스월드 프라미스 코코 따비에 4단체가 공동으로 만든 모임 이번 77호의 NGO현장 코너에서 개발협력 분야의 새로운 움직임인 lsquo미지모rsquo에 대해 다루고 있습니다 미지모의 활동이 궁금하신 분들께서는 해당 기사를 참고해주세요

32

로터스월드 사무국 앞에서 한재광 총장 민정희 국장 조이슬 간사 권아람 인턴의 모습 (왼쪽부터 차례대로) ODA Watch

있는 사회적인 여건이나 환경에 대해서도 누군가는 이

야기해야 하는 것이죠 이점에서는 저부터 시작해야 한

다고 생각해요 끝으로 활동가의 가장 중요한 자질은

바로 공감하는 능력이라고 생각해요 신문만 봐도 세

상에 너무나 많은 일들이 있어서 곧 잘 무력감에 빠지

기도 하죠 하지만 이러한 일들에 대해 일차적으로 관

심을 가지는 일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우리가 당장

하고 있는 일 이외에는 관심이 없어서는 안 되죠 조금

더 공감능력을 확장해서 세계에서 일어나는 여러 가지

고통에 대해 관심을 갖는 것 자체가 세상을 바꾸는 첫

발자국이라고 생각해요 개인적으로는 단체의 성과로

인정되지 못하는 일에 대해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하

는 게 아쉽지만 꼭 돈을 보내주지 않더라도 관심을 가

지는 자체가 연대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누군가의

고통을 알아주는 자체로도 그 사람에게 위로가 될 수

있기 때문이죠 그래서 사업으로 진행하지 못해도 일

단은 그러한 사실들을 회원들에게 알리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활동가의 역할은 사람들의 관심을 일깨워주고

공감할 수 있도록 운동해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국장님의 20여 년 간의 활동을 압축적으로 살펴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야기를 들으면서 앞으로의 활동

이 더욱 궁금해지는데요

저는 단체보다는 그 안의 사람을 잘 키워내고 싶어

요 이제까지의 저의 경험을 바탕으로 후배들을 잘 키

워서 올바르게 사업할 수 있도록 이끄는 역할을 하고

싶네요 또 출장처럼 짧은 시간이 아니라 현장에 가

서 오랜 시간을 주민들과 함께 보내고 또 사업현장을

구체적으로 보고 경험하는 시간도가지고 싶어요 이

제 아이들이 다 커서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해요 (웃

음) 마지막으로는 제가 가지고 있는 연대와 협력의

경험들을 가지고 현지 지역사회경험들을 한국의 개

발협력 분야에 소개하는 역할을 해나가고 싶습니다

인터뷰 시간 동안개발NGO 활동가로서 올바른 개발

협력의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해 매 순간 끊임없이 성

찰하고 문제제기를 하는 민정희 국장의 모습이 인상

적이었다 기존의 개발협력사회 내에서 교류와 연대

가 더 활발히 이루어져야 한다는 말에도 깊이 공감했

다 파트너 국가 간의 연대와 협력이전에 우리가 먼저

교류하고 연대해야 하지 않겠는가 앞으로 국제개발

커뮤니티 내에서의 활발한 교류와 다양한 연대의 모

습을 기대해본다 이번 인터뷰를 통해 (필자는) 한국

개발협력 사회 특히 개발NGO에 불어오는 새로운 바

람 다양하게 뻗어나가는 물줄기의 흐름을 목격한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민정희 국장의 오랜 경험이 담긴

이야기를 들으니 앞으로의 활동이 더욱 기대가 된다

권아람 작성 ODA Watch 인턴

aramclsrnnavercom

33

청년활동가

(YP)들이 꿈틀꿈

틀 원조투명성

캠페인 TF를

조직하다

방울방울 나무를 수놓는 저 꽃잎처럼

한국외대

청년들의

사무국 방문

반가웠어요

한국외대 학생들과 조이슬 간사의 모습 ODA Watch

ODA Watch 이모저모

마침내 봄이 왔습니다 물러 갈듯 말듯 끝까지 애태우던 추위가 사라지고 햇살이 온 대지를 따스하게 감싸 안아

주고 있네요 길거리 나무들도 화사한 꽃잎으로 몸을 단장하느라 분주해 보입니다 봄이 와서일까요 워치에도

새로운 식구들이 찾아왔답니다 올 봄 모두 함께 꽃을 잘 피워낸다면 가을 무렵에는 풍성한 과실을 기대해볼 수

있지 않을까요

지난 4월 26일(금) ODA Watch가

국제개발협력학회(KAIDEC)에서

매년 공모하는 ODA 학술활동 지

원사업에 선정되었습니다 이로써

KAIDEC으로부터 지난 2011년부

터 연속 3년 동안 지원을 받게 되

었는데요 워치는 공모사업을 통한

1200만원의 지원금으로 올 한해

lsquo한국 개발원조 투명성 제고 방안 정

책 연구사업rsquo을 펼쳐나갈 예정입니

다 OWL 독자 여러분들도 한국 개

발원조의 투명성을 높일 수 있는 방

안을 함께 고민해주시겠어요 더불

어 워치가 꾸려나갈 원조투명성 캠

페인에 대해서도 많은 관심과 참여

부탁 드립니다

지난 4월 29일(월)에는 한국외국어

대학교에서 온 4명의 학생들이 ODA

Watch 사무국을 찾아왔답니다 워치가

도대체 어떤 곳인지 무엇을 하는 단체

인지 궁금해서 오늘 인터뷰를 위해 열심

히 공부했다며 이런 저런 질문들을 쏟아

냈는데요 NGO에 관한 교양수업을 듣

던 중 사례발표를 위해 여러 단체 중 워

치를 선택하게 되었다는 청년들 고민

이 담긴 질문에 답하는 시간도 참 즐거

웠답니다 워치가 어떤 단체인지() 궁

금하신 분들이 있다면 주저 말고 서교동

에 자리한 저희 사무국으로 차 한잔 하

러 오세요~~ ^^

ODA Watch 청년활동가들이 국제

개발협력의 흥미로운 이슈를 lsquo씹고

뜯고 맛보고 즐기기rsquo 위해 뭉쳤습니

다 청년활동가들은 관심 있는 이슈

를 중심으로 모여서 팀을 꾸려 시민

의 목소리를 내는 활동을 해오고 있

는데요 여러 팀들 중에 그 동안 국

내외 개발협력정책과 담론을 중점

적으로 공부해왔던 정책감시팀과

DAC(개발협력체계 비평가)팀이 주

축이 되어 Task Force 팀을 구성해

원조투명성과 책무성에 대해 국제

국내사회가 어떠한 이야기를 해오고

있는지 힘을 합쳐 알아보기로 했답

니다 지난 4월 10일 대망의 첫 모임

을 가졌는데요 매주 수요일마다 모

여서 이슈도 알아가고 무엇보다 서

로를 알아가는 시간을 가지고 있답

니다 앞으로 저희 청년활동가들이

펼쳐나갈 활동 많이 기대해주세요

첫 모임 후 뒷풀이 장소에서 한 컷시작을 기념하는 와인 한잔과 함께 ODA Watch

34

KAIDEC지원

ODA 학술활동

공보사업 선정

환영합니다

이재원 간사님

권아람 인턴님

이재원

간사의

한마디

지난 4월 신입직원 및 인턴채용을 통

해 이재원 간사와 권아람 인턴이 ODA

Watch와 함께하게 되었습니다 이재

원 간사는 지난 2012년 ODA 인턴으

로 이미 한해 동안 사무국의 일원으로

동고동락(同苦同樂 )해왔는데요 앞으

로 두 분과 함께 채워나갈 워치가 더더

욱 기대됩니다 OWL 독자 여러분들

께 전하는 편지도 읽어주세요 ^^

안녕하세요 5월부터 ODA Watch의 새 식

구로 함께하게 될 이재원입니다 워치의 청년

활동가로 시작하여 지난 해 ODA 청년인턴으

로 1년간 사무국에서 일하는 행운을 누렸었

는데 올해는 이렇게 간사로 인연을 맺게 되

어 무척 기쁩니다 앞으로 겸손한 자세로 관

계하는 모든 분들과 함께하며 lsquo해피에너지rsquo를

나acuteshy 수 있는 활동가가 되겠습니다 아름다운

봄날 좋은 소식 나acuteshy 수 있어 행복하네요 여

러분의 많은 응원 부탁드려요 감사합니다

워치의

최연소 기부자

는 누구

감동 어린 소식 하나 ODA Watch의

최연소 기부자를 소개합니다~ ^^ 바

로 세상의 빛을 본지 꼭 한 달이 되어

가는 박시윤 양이 그 주인공인데요 박

욱범님께서 따님의 탄생을 기념하며 너

무나 감사하게도 일시 후원을 통해 그

환희와 행복을 워치와 함께 나주셨답니

다 박욱범님은 OWL에 해외특파원으

로 글을 기고하며 워치와 인연을 맺기

시작했는데요 현재는 영국에서의 석

사과정을 마치고 잠시 한국에 들어와

ODA Watch의 자매 기관인 (사)글로

벌발전연구원 ReDI의 연구원으로도 함

께하고 계시답니다 너무 감사한 마음

에 시윤 양을 위해 작은 선물을 준비한

워치 사무국 후원 담당 간사님과 간략

한 증정식도 가졌답니다~ ^^ 시윤 양

앞으로 건강하게 무럭무럭 자라나길 바

랄게요 ^^

권아람

인턴의

한마디

안녕하세요 ODA Watch OWL 독자 여러

분 ODA Watch에서 인턴으로 함께하게 된

권아람이라고 합니다 저는 인권에 관심이 많

아서 작년 하반기에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

에서 4개월 정도 일을 했었어요 앰네스티에

서는 인권의 관점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연대

운동의 방향성을 배울 수 있었는데요 ODA

Watch에서는 또 어떤 것들을 배우고 생각하

게 될 지 궁금하고 매우 기대가 되요 일한 지

이제 겨우 2주차인데 하루하루 많은 것들을

배우며 비판적인 관점으로 개발협력을 바라

보는 눈도 기르고 있어요 ODA Watch를 알

게 되어서 그리고 함께 일하게 되어 반갑습니

다 앞으로 독자 여러분들을 자주 뵐 수 있길

기대할게요 )

박욱범 님과 이재원 간사 ODA Watch 권아람 인턴과 이재원 간사 ODA Watch35

36

37

3월 재정보고

[ ODA Watch 살림살이 ]

ODA Watch는 투명한 재정운영을 원칙으로 합니다

소중한 후원금으로 운영되는 워치의 살림살이가 어느 곳에 어떻게 쓰여지는지

후원자 여러분과 OWL 독자들께 보고드립니다

워치의 살림살이에 더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38

ODA Watch는 2006년 설립 이래로 한국의 국제개발협력 사업 및 정책이 인권 bull 평등 bull 연대에 기반하여 보다 책임 있게 효과적으로 사용되어 개발도상국의 빈곤퇴치 및 지속가능한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한국 대외원조의 정책을 지속적으로 감시 bull 제언하고 대안을 고민하는 참여형 시민사회단체(Civil Society Organization CSO)입니다

39

Page 27: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77호(2013.05.03)

려고 한다 대신 문제를 대안으로 실천해 보고자 한다

ldquo한국에서 일하는 우리는 중간실무자입니다 현장실무자 특히 현장의 한국실무자들을 만나보면 우리와 같은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문제라고 하는 것 우리가 욕구라고 하는 것들이 해결되지 않아 힘들어 하고 있기도 합니다 서울 본부에서 일하는 우리는 이런 사실을 잘 모릅니다 뭔가 채워지지 않고 문제라고 여기던 것을 풀어가야 하는데 이런 것들을 현지의 활동가들과 하고 싶습니다 한국에서 파견된 실무자들을 생각하면 나랑 크게 다르지 않은데 항상 다르다고 생각하고 있는 건 아닌지 자문을 해봅니다 현지의 활동가들에게 우리가 함께 하면 꿈같던 일들도 실제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며rdquo

박영신님의 바람은 우리 모두의 바람이기도 하다

ldquo주민 현장 늘 어려운 존재입니다 우리가 주민을 또는 현장을 얼마나 아는지 우리가 안다는 그것이 주민의 또는 현장의 무엇을 알고 있는 건지 그런데 모른다고 해서 멈추지 않는다고 하는 것입니다 멈출 수가 없다는 것입니다 그럼 해야 하는데 그걸 하고 있는 사람이 하도록 해야 합니다 그 사람이 바로 미얀마 현지의 활동가들입니다 그 활동가들이 우리의 고민보다 좀 더 얕을지는 모르지만 그들이 할 수 있는 게 우리보다 훨씬 많습니다 아마 알면 더 잘 할 것입니다rdquo

미지모를 제안한 해외주민운동한국위원회의 강인남님의 근본 고민은 미지모 모두의 고민이기도 하다 그것은 미지모의 첫 활동으로 연결되었다

오는 6월 미지모는 2주의 일정으로 미얀마에 간다 미지모를 구성하고 있는 4개 단체 그리고 이 단체와 관계를 맺고 있는 15명의 미얀마 활동가들이 모인다 만나서 고민과 어려움을 함께 나눌 생각이다 미얀마의 과거 현재 미래에 대한 의식(觀)을 통해 미얀마에 대한 진지한 사유를 할 것이다 미얀마의 현재가 세계의 패러다임 속에서 어떤 위치에 있는지 마음의 자유와 평화 인류의 상생과 평등에 대한 진지한 자기 물음을 갖는 과정도 가질 것이다 국제개발의 참 의미 현지 활동가의 정체성과 역할 주민관계와 주민조직화에 대한 워크숍을 통해 자기 길을 스스로 만들어 갈 것이다 그리고 주민중심으로 지역개발이 이루어지고 있는 주민현장을 방문하여 우리 활동의 가능성을 넓혀갈 것이다 이 교육훈련은 미얀마의 젊은이로서 주민현장의 활동가로서 처음 가져보는 공동

의 성장과정이다 미지모는 이 교육훈련을 만들어 내기 위해 미얀마 현지 활동가에게 묻고 피드백하고 교육프로그램을 짜고 미지모의 생각을 보태 다시 묻는 과정을 가져왔다 미지모답게 해보자는 것이었다

이들은 9월에 다시 한국에 온다 미얀마 현지에서 실현 가능한 아이디어를 좀 더 넓게 찾아보자는 것이다 독재국가에서 오래 갇혀 왔던 열정과 신념을 활동으로 연결시키기 위해서이다 직접 눈으로 보고 듣고 느끼고 함께 구상하는 것이다 사회와 세상을 보는 눈 그것은 그들의 힘을 배가시키는 동력이 될 것이라고 미지모는 믿는다 설령 이제와 다를 바가 없다 하더라도 한국의 협동조합과 518기념재단 방문 크고 작은 지역사회 조직을 방문하며 이들이 느끼고 생각했을lsquo그 시간의 울림rsquo에 미지모는 행복할 것이다

미지모를 위하여

미지모는 참 다른 개개인이 모였다 주류가 될 수 없는 소박한 이들이다 김수환추기경님의 말씀대로라면 바보 같은 이들이 모였다 바다가 되기보다는 늘 흐르는 냇물이 되기를 자처하는 이들 자신의 생각을 끝까지 말하지만 공동으로 모아진 결론에 대해서는 흔쾌히 받아들이는 이들 누군가 제안하면 진지하게 실현가능성을 모색하는 이들 미지모는 마음과 뜻이 모인 곳이다 그리고 그 방법을 찾고 있는 중이다

ldquo모든 곳이 그렇지만 국제개발협력분야에도 문제는 있습니다 그런데lsquo사건rsquo이라고 하는 것은 그 문제를 그냥 보고 넘기지 않는 것에서 만들어 지는 것 같습니다 실제 이 모임 안에서도 변화를 꿈꾸는 변화를 시도해 보려는 마음이 간절합니다 그런데 그것은 특별한 사람이 모여서 특별한 일을 만들어서 되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입니다 미지모는 같이 모이면 힘이 납니다 같이 만나서 이야기를 해보면 아무 것을 하지 않아도 만나는 것 자체가 힘이 납니다rdquo

사람들의 lsquo진정성 있는 관계rsquo를 성찰하게 하는 민정희님의 말이다

미지모는 돈이 없다 잃을게 없어서 당당하다 우리가 가진 전부가 있다면 함께 술 마실 돈 정도이다 미지모는 능력 있는 사람이 없다 한 사람이 특별하지 않아서 절로 협동심이 작용한다 우리가 가진 전부가 있다면 자연스럽게 나눠지는 우리 개인의 고민과 세상이야기를 주고 받는 술자리이다 이 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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를 통해 미지모는 서로가 서로를 성장하게 만든다

ldquo미지모를 통해서 사업을 같이 하는 것도 있지만 뭔 가 공감하는 부분이 더 넓어졌습니다 우리는 국제개발이나 미얀마만을 이야기하지 않습니다 그것을 뛰어 넘어서 우리가 지향하는 가치에 대해 같이 공유하고 사례들을 나눕니다 그리고 그것을 한국의 국제개발협력시민사회와 공유하기 위해 미지모속에서도 또 다른 협력을 만들어 냅니다 그래서 한 단체가 하기 힘든 벅찬 일을 함께 만들어 갑니다rdquo

더프라미스와 로터스월드는 또 다른 협력사업을 구상 중이다 미지모는 바람직한 모델이 되기를 희망한다 같은 국가 안에서 같은 활동을 하는 단체들이 모이고 비슷한 생각을 지닌 활동가들이 만나고 작은 단체가 모여 협력하고 누군가에게는 꿈이 되기도 하고 어느 단체에게는 lsquo또 다른 방식의 국제개발이 가능하다rsquo는 발상의 전환을 일으켜 주고 싶기도 하다 그러나 그것이 우리의 목표가 될 수는 없다 lsquo함께 하는 과정을 통해서 어느 지점엔가 도달했더니 그렇게 되어 있더라rsquo라는 결과를 낳고 싶은 절실함이다 미지모는 그 절실함을 다른 국제개발협력 단체들과 소통하고 나누고자 한다

ldquo우리가 처음에 함께 하기로 했던 이유를 잊지 말아야 합니다 어떤 성과나 결과물 보다는 단체도 함께 하고 활동가도 함께 해야 한다는 것을 유지해야 합니다ldquo

미지모의 대표 따비에 정보임님의 말이다 미지모가 절대 잃지 말아야 할 초심이다

미지모의 정기 모임에 따비에의 한 활동가가 왔다lsquo달다rsquo라고 하는 아담하고 정취 있는 이름을 가진 신입활동가이다 미지모 신입활동가의 칭찬에 우리는 모두 웃었지만 우리가 이미 누군가의 꿈이 되고 있다는 사실은 우리가 무엇을 노력해야 하는지를 다시 깨닫게 해주었다 달다님과 같은 꿈이 모이면 미얀마 주민들의 꿈도 그들이 주인이 되는 방식으로 익어갈 것이다

ldquo마웅저대표님과 정보임대표님이 미지모에 다녀오시면 이야기를 해주시는데요 저는 그걸 듣고 놀라웠습니다 다들 서로 각자 영역에서 따로따로 경쟁하듯이 한다고 생각했었고 실제 그런 모습들은 외부에서 봤을 때 선입견을 갖게 하거든요 그런데 안을 들여다보니 lsquo실무자들이 뭔가 다들 열심히 하고 있구나rsquo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늘 와서 느낀 것은 내가 만약 이 활동을 계속 하게 된다면 10년 후 15년 후 선생님들 같은 모습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실제 사무실 안에서 있을 때는 뭔가 그림이 잘 안 그려지기도 하고 지금까지 국제개발은 잘 모르겠다고 말하고 다녔는데 오늘 참가하고 들으면서 그림이 좀 더 그려져서 알 것 같기도 해요 처음 듣는 이야기 처음 듣는 상황도 많아서 많이 듣고 배우게 되었습니다rdquo

OWL 원고 기고를 요청 받고 미지모는 기고의 여부 누가 쓸 것인가 어떻게 쓸 것인가에 대한 의견

회의 중인 미지모의 모습 유보미

NGO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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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 모아갔다 미지모는 출발이다 자랑할 것도 내놓을 것도 검증 받은 것도 인정받거나 비난 받을 것도 없다 미지모는 누군가에게 말을 하고 싶은 것이 아니다 우리 스스로 다짐하며 보여주고 싶다

연대와 협력을 통해 더 많은 것을 일궈갈 수 있다는 것 뜻이 분명하면 방법은 만들어 진다는 것 100개의 사업보다 뜻을 가진 여섯 사람이 더 소중하다는 것 정보임 강인남 달다와 같은 후배들에게 마웅저 민정희 박영신 옥세영 유보미와 같은 선배들이 더프라미스와 로터스월드 같은 선배 단체들이 따비에와 KOCO(해외주민운동 한국위원회)같은 후배 단체들에게 분명 힘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그래서 우리는 서로가 선배이며 서로가 후배이다 서로 가르치며 서로 배우는 것이다 미지모가 만들어 갈 국제개발협력의 혁신을 꿈꾸며 미지모는 꿈꾸는 길로 최선을 다해 갈 것이다

OWL의 원고 작성을 위해 우리가 모이는 날 따비

에 마웅저 대표님은 518기념행사 준비회의에 참석

하시느라 함께하지 못하셨습니다 더프라미스의 유

보미님은 3년 만의 휴가를 만끽하셨고 옥세영님은

건강상의 이유로 참석하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작은

시간들이지만 우리와 함께 출발했던 지구촌나눔운

동의 김민영님도 미지모 안에 있었음을 기억합니다

미지모 작성

babolifehanmailnet

29

개발에 공감과 연대가 필요한 이유- 로터스월드 민정희 국장과의 인터뷰 -

인터뷰에 열중하고 있는 로터스월드민정희 국장의 모습

OWL 독자들을 위해 간단한 자기소개먼저 부탁 드립니다

안녕하세요 로터스월드 민정희 사무국장입니다

지난주에 큰아들을 군대 보낸 두 아들의 엄마이기도 하

지요 불교신자이기도 하고요 저는 대학 시절에는 불교

학생회에서 시민운동을 경험했고 실제로 졸업 후 몇 년

간은 관련 단체의 간사로도 활동했어요 결혼 후 한국여

성단체연합에서 활동하다 한국불교국제네트워크의 국

제이슈 담당 실무자로 활동했어요돌이켜보면 이때 개

도국 현지에 오가면서 국제개발협력 활동을 알게 되고

서서히 인연을 맺기 시작했던 것 같아요 사실 저는 로

터스월드 창립시절부터 도왔고 2006년 2월부터 함께

하기 시작했어요 중간에 잠시 대학사회봉사단으로 이

직 했다가 다시 복귀한지는 1년 8개월 정도되었습니다

로터스월드에서의 저의 1막과 2막을 비교해보면 확실히

처음 왔을 때는 일종의 문제의식이 크게 없었던 것 같아

요 해외출장을 자주 오가며 현지 주민들과 많이 접촉하

긴 했지만 특히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내가 주민을

어떻게 바라보아야 하는가 등에 대한 생각을 깊게 하지는

못했던 것 같아요 이번에 다시 돌아오면서 스스로 부족

한 부분을 깨닫고 배워야겠다는 생각이 먼저 들더라고요

제 나이가 적지는 않지만 (웃음)더욱 용기를 내서 움직이

고 있죠 최근에는 국제개발협력 관련 교육도 많이 수강하

고 사람들과도 적극적으로 교류하면서 서로의 경험을 나

누고 있어요 개발협력사회의 교류가 주는 긍정적인 면이

많아서 이러한 모임이 점점 늘어나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OWL이 만난 사람

lsquo한국 개발NGOrsquo에 대해 생각해보면 어떤 특징들이 머릿속에 떠오르시나요

주로 국제NGO 대형NGO 개신교도 중년의 남성 실무책임자들을 연상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번 OWL에서 만나본 로터스월드 민정희 사무국장은 불교를 기반으로 한 소규모 단체 활동가이자

사회운동가 출신의 여성 실무책임자로 개발NGO사회 내에서는 흔치 않은 경력의 소유자입∙니다

봄비가 내리던 4월 23일(화) 기존 개발협력 시민사회에 신선한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민정희 사무국장을 만

났습니다 OWL은 이 인터뷰를 통해 한국개발협력 시민사회가 점차 다양해지고 있는 단면을 나누고자 합니다

30

불교에 기반하는 단체로서 로터스월드가 존중하는 가

치는 무엇인가요 그리고 이러한 가치가 사업방식에

실제로 적용되고 있는지 궁금하네요

저희는 평등 평화 자비 세가지 가치를 중점으로 삼

고 있어요 부처가 살아온 모습 그대로 그가 계급을

부정하고 전쟁을 반대했던 것처럼 평등과 평화를 추

구하고 불교사상에서 가장 기본적인 자비는 공감과

연대의 마음을 지향하지요 그렇지만 저희 역시도 실

제 사업에 이러한 가치들을 녹여내는 것이 아직은 많

이 부족한 것 같아요 현지 주민보다는 사업을 수행

하는 단체 중심으로 진행되고 국내후원자들의 요구

에 따라가는 것들은 저희뿐만 아니라 아마 다른 단

체들도 상황이 비슷하리라 생각됩니다 막상 사업 이

후의 관리는 부족하면서 후원자들에게 성과를 보여

주기 위해서 하는 사업이 너무 많다고 생각해요 막

상 현지 주민들이 필요하다고 요구한 것이 아닌데

도 우리가 일방적으로 사업을 진행하는 등의 문제들

말이죠 작년에 코빌(Covil)[1] 교육을 받으면서 이

러한 문제에 대해 더 생각해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빈곤 구조적인 폭력이 될 수 있음을 인지해야

그렇다면 현장사업에 이러한 가치들이

충분히 반영되지 못하는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요

문제의 원인과 결과를 제대로 보지 못하기 때문인 것

같아요 빈곤의 원인과 결과에 대한 근본적인 인식 즉

빈곤이 어디로부터 비롯되는가에 대한 정확한 인식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빈곤이 구조적인 폭력

이 될 수 있음을 깨닫는 것 말이죠 아직 한국의 국제개

발협력 역사가 짧기 때문에 충분히 실현되지 못하는 것

일 수도 있어요 빈곤문제가 단순히 해외에만 해당하

는 것이냐 하면 아니거든요 가난은 현재 우리 안에도

존재하고 있잖아요 저는 그렇기 때문에 개발협력분

야의 활동가들이 국내문제에도 더욱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생각해요 타인의 문제라고 생각했던 것을 나

의 삶의 문제로 받아들이는 순간 빈곤과 개발에 대한

보다 근본적인 접근이 가능해질 수 있다고 믿습니다

그러면 로터스월드가 중점을 두는 점은 무엇인가요

현재 준비 중이지만 lsquo현지NGO와 협력관계를 만들

자rsquo 라는 방향을 가지고 있어요 최근에 국제불교네트

워크에서 만난 단체들이 지역사회개발단체들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현지에서 활동했던 주민들의 권

한강화를 위한 활동을 하고 있는 단체들이죠 그래서

그분들의 활동경험을 배우고 우리의 사업 속에 녹여보

자는 생각을 가지고 있어요 권리에 기반한 관점 주민

운동적 관점에 대한 이야기들을 말이죠 사실 한국의

개발 NGO보다 현지에 있는 현지 NGO들이 더 그 지

역의 필요에 대해 잘 알고 현지 주민들에게 더 알맞게

일을 할 수 있는데도 현지 NGO를 바로 지원하는 단

체들이 많지 않아요 국제개발협력에서 현지 NGO는

조력자나 이해관계자 중 하나로 생각하기 때문이죠

그렇기 때문에 현지 NGO와 교류하면서 효과적인

사업과 주민권한 강화 등에 대해서 배우고 있어요

주민권한강화(empowerment)와 같은 경우에는 제

한된 자원 내에서 사업을 진행해야 하기 때문에 쉽

지 않지만 계속해서 노력하고 있는 사업 중 하나

에요 작년부터 주거 권에 대한 사업과 인권침해

지역의 주민들을 돕는 사업들을 하고 있고 미얀

마 모니와[2]에 대한 지원 사업도 이어가고 있어요

개발협력은 타인의 삶에 개입해서 변화를 주는 것이니

보다 신중한 접근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그러다 보니 정

말 필요한 것은 개발에 대한 철학과 윤리인 것 같은데요

네 맞아요 정말 공감하는 부분이에요 자기성찰

이 정말 중요하죠 개발NGO를 비롯한 시민사회가

항상 정부에게 문제 제기하는 부분이 바로 한국 개

발원조의 양적 성장인데 그렇다면 과연 우리 안에

는 이러한 문제가 없는지 되돌아봐야 하지 않을까

싶네요 우리 안에도 협력이나 연대하는 분위기보

다는 경쟁하는 모습이 주로 보이는 것 같아요 이러

한 모습이 우리가 무엇을 위해 이런 일을 하고 있는

지 여과없이 드러내고 있죠 이러한 이슈들을 함께

논할 수 있는 공론의장 또한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이제는 민 민협력을 위해 노력해야 할 때

국장님께서는 오랫동안 시민사회운동을 해오셨고 지

금은 개발NGO에 있으신데 서로 다른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1코빌(Covil) 코빌(Covil)은 Community Organizing과 Village의 합성어로lsquo지역과 함께 주민과 함께하는 주민운동rsquo의 방향성을 가진 활동가 조직이다2 미얀마 모니와 이 지역 주민들은 지역정부의 요청에 따라 농지를 3년간 중국구리광산회사에 빌려주고 3년이 지나도록 땅을 돌려받지 못하자 시위와 농성을 벌여왔다그러나 지난 11월말 화염방사기를 동원한 정부의 강제진압으로 100여명의 주민들과 스님들이 심한 화상을 입는 사태가 발생하였다

31

로터스월드 사무국 앞에서 한재광 총장 민정희 국장 조이슬 간사 권아람 인턴의 모습 (왼쪽부터 차례대로) ODA Watch

먼저 상대적으로 인적자원과 재원이 시민사회에 비

해 풍부한 것 같아요 그리고 다들 정말 공부를 열

심히 하시는 것 같아요 (웃음) 특히 국제개발협력

에 관한 기술적인 방법론에 대한 학습도 많고요 하

지만 전체적으로 시야를 넓힐 수 있는 분야에는 공

부가 부족한 것 같아요 그리고 상대적으로 단체

들 간의 연대 협력은 비교적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

는 것 같아요 국내에서 협력하지 못하면 개발현장

에서 주민들과 협력을 이루기가 더욱 어렵잖아요

다른 단체와 연대 협력하는 모습이 부족한 것은 그만

큼 기존에 교류가 없어서가 아닐까요 국제개발협력

시민사회 내에서의 교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

최근 민관 협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반면 정작

민 민 간의 협력을 위한 노력은 아직 많이 부족한 것 같

아요 민간 단체들끼리 같이 사업을 해보면 서로 많이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예를 들어 환경 분야의 기

후변화 이슈는 매우 중요하고 구조적 변화가 필요함에

도 개발협력 사회에서는 큰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죠

민 민 간의 연대와 교류의 활성화를 통해 이와 같은 이슈

를 같이 대응해나가는 노력도 필요하지 않을까 싶네요

말씀을 들으니 다양한 단체들간의 만남이 중요하다고

생각됩니다 다양한 종교적 배경을 가진 분들이나 사

회운동을 하시는 많은 분들이 개발 NGO 커뮤니티에

합류하셔서 함께 토론할 수 있는 장이 마련되어야 하

지 않을까요

저도 국내에서 운동하시는 분들이 개발협력분야에 함

께 들어와서 같이 서로의 운동을 공유하고 나누는 시

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저희 단체를 비롯한 몇 단

체들이 함께 미얀마에서 개발활동을 수행하는 단체들

의 모임인 미지모[3]를 구상하고 추진하게 된 이유이

기도 하죠 미지모는 단체들이 서로 연대하고 협력해

야 한다는 생각으로 시작하게 되었어요 단체 간 협력

을 준비하며 실무자들끼리 모여보니 모두 코빌 교육

을 함께 받았던 사람들이더라고요(웃음) 모임을 하

면서 함께하는 기쁨을 많이 느끼고 있어요 미지모 사

람들 모두 지향하는 바가 비슷하기 때문에 서로 동지

애도 느끼죠 미지모 같은 모임들이 다른 단체들 사

이에서도 많이 이루어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미

지모에서도ldquo왜 우리 커뮤니티 내에서는 같이 협력하

는 사업이 없나rdquo 라는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어요

사실 단체와 단체가 서로 교류하고 협력하게 되면 서

로 배울 수 있는 점이 아주 많은데도 그런 모임이 많

지 않은 것 같아요 처음에는 힘들겠지만 같이 공동으

로 사업도 해보면 서로가 배울 수 있는 점이 많다고

생각해요 그 시간을 통해 개발협력에 대한 가치와 지

향점에 대한 생각들도 공유될 수 있으리라고 봅니다

ldquo누군가는 관심을 가지고 끊임없이 문제제기를 할

때 변화가 생기죠rdquo

현재 개발협력 시민사회의 구성원과 구조를 보면 실무

자는 여성이 많지만 실제 사업과 정책을 결정하는 위

치는 대부분 남성들로 이뤄져 있는데요 이에 대한 국

장님의 견해는 어떠하신지 궁금합니다

아무래도 남성중심의 사회구조를 그대로 반영한 모습

으로 보이는 것 같아요 젠더 문제에 대해서 관심을 가

지고 변화를 이루어야 하는 거죠 결국은 끊임없는 문

제제기가 필요하지 않나 싶어요 조직 내에서 불합리

한 것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고 여성들이 일을 할 수

OWL이 만난 사람

3 미지모 미얀마를 지원하는 사람들의 모임이란 뜻으로 로터스월드 프라미스 코코 따비에 4단체가 공동으로 만든 모임 이번 77호의 NGO현장 코너에서 개발협력 분야의 새로운 움직임인 lsquo미지모rsquo에 대해 다루고 있습니다 미지모의 활동이 궁금하신 분들께서는 해당 기사를 참고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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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스월드 사무국 앞에서 한재광 총장 민정희 국장 조이슬 간사 권아람 인턴의 모습 (왼쪽부터 차례대로) ODA Watch

있는 사회적인 여건이나 환경에 대해서도 누군가는 이

야기해야 하는 것이죠 이점에서는 저부터 시작해야 한

다고 생각해요 끝으로 활동가의 가장 중요한 자질은

바로 공감하는 능력이라고 생각해요 신문만 봐도 세

상에 너무나 많은 일들이 있어서 곧 잘 무력감에 빠지

기도 하죠 하지만 이러한 일들에 대해 일차적으로 관

심을 가지는 일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우리가 당장

하고 있는 일 이외에는 관심이 없어서는 안 되죠 조금

더 공감능력을 확장해서 세계에서 일어나는 여러 가지

고통에 대해 관심을 갖는 것 자체가 세상을 바꾸는 첫

발자국이라고 생각해요 개인적으로는 단체의 성과로

인정되지 못하는 일에 대해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하

는 게 아쉽지만 꼭 돈을 보내주지 않더라도 관심을 가

지는 자체가 연대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누군가의

고통을 알아주는 자체로도 그 사람에게 위로가 될 수

있기 때문이죠 그래서 사업으로 진행하지 못해도 일

단은 그러한 사실들을 회원들에게 알리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활동가의 역할은 사람들의 관심을 일깨워주고

공감할 수 있도록 운동해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국장님의 20여 년 간의 활동을 압축적으로 살펴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야기를 들으면서 앞으로의 활동

이 더욱 궁금해지는데요

저는 단체보다는 그 안의 사람을 잘 키워내고 싶어

요 이제까지의 저의 경험을 바탕으로 후배들을 잘 키

워서 올바르게 사업할 수 있도록 이끄는 역할을 하고

싶네요 또 출장처럼 짧은 시간이 아니라 현장에 가

서 오랜 시간을 주민들과 함께 보내고 또 사업현장을

구체적으로 보고 경험하는 시간도가지고 싶어요 이

제 아이들이 다 커서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해요 (웃

음) 마지막으로는 제가 가지고 있는 연대와 협력의

경험들을 가지고 현지 지역사회경험들을 한국의 개

발협력 분야에 소개하는 역할을 해나가고 싶습니다

인터뷰 시간 동안개발NGO 활동가로서 올바른 개발

협력의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해 매 순간 끊임없이 성

찰하고 문제제기를 하는 민정희 국장의 모습이 인상

적이었다 기존의 개발협력사회 내에서 교류와 연대

가 더 활발히 이루어져야 한다는 말에도 깊이 공감했

다 파트너 국가 간의 연대와 협력이전에 우리가 먼저

교류하고 연대해야 하지 않겠는가 앞으로 국제개발

커뮤니티 내에서의 활발한 교류와 다양한 연대의 모

습을 기대해본다 이번 인터뷰를 통해 (필자는) 한국

개발협력 사회 특히 개발NGO에 불어오는 새로운 바

람 다양하게 뻗어나가는 물줄기의 흐름을 목격한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민정희 국장의 오랜 경험이 담긴

이야기를 들으니 앞으로의 활동이 더욱 기대가 된다

권아람 작성 ODA Watch 인턴

aramclsr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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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활동가

(YP)들이 꿈틀꿈

틀 원조투명성

캠페인 TF를

조직하다

방울방울 나무를 수놓는 저 꽃잎처럼

한국외대

청년들의

사무국 방문

반가웠어요

한국외대 학생들과 조이슬 간사의 모습 ODA Watch

ODA Watch 이모저모

마침내 봄이 왔습니다 물러 갈듯 말듯 끝까지 애태우던 추위가 사라지고 햇살이 온 대지를 따스하게 감싸 안아

주고 있네요 길거리 나무들도 화사한 꽃잎으로 몸을 단장하느라 분주해 보입니다 봄이 와서일까요 워치에도

새로운 식구들이 찾아왔답니다 올 봄 모두 함께 꽃을 잘 피워낸다면 가을 무렵에는 풍성한 과실을 기대해볼 수

있지 않을까요

지난 4월 26일(금) ODA Watch가

국제개발협력학회(KAIDEC)에서

매년 공모하는 ODA 학술활동 지

원사업에 선정되었습니다 이로써

KAIDEC으로부터 지난 2011년부

터 연속 3년 동안 지원을 받게 되

었는데요 워치는 공모사업을 통한

1200만원의 지원금으로 올 한해

lsquo한국 개발원조 투명성 제고 방안 정

책 연구사업rsquo을 펼쳐나갈 예정입니

다 OWL 독자 여러분들도 한국 개

발원조의 투명성을 높일 수 있는 방

안을 함께 고민해주시겠어요 더불

어 워치가 꾸려나갈 원조투명성 캠

페인에 대해서도 많은 관심과 참여

부탁 드립니다

지난 4월 29일(월)에는 한국외국어

대학교에서 온 4명의 학생들이 ODA

Watch 사무국을 찾아왔답니다 워치가

도대체 어떤 곳인지 무엇을 하는 단체

인지 궁금해서 오늘 인터뷰를 위해 열심

히 공부했다며 이런 저런 질문들을 쏟아

냈는데요 NGO에 관한 교양수업을 듣

던 중 사례발표를 위해 여러 단체 중 워

치를 선택하게 되었다는 청년들 고민

이 담긴 질문에 답하는 시간도 참 즐거

웠답니다 워치가 어떤 단체인지() 궁

금하신 분들이 있다면 주저 말고 서교동

에 자리한 저희 사무국으로 차 한잔 하

러 오세요~~ ^^

ODA Watch 청년활동가들이 국제

개발협력의 흥미로운 이슈를 lsquo씹고

뜯고 맛보고 즐기기rsquo 위해 뭉쳤습니

다 청년활동가들은 관심 있는 이슈

를 중심으로 모여서 팀을 꾸려 시민

의 목소리를 내는 활동을 해오고 있

는데요 여러 팀들 중에 그 동안 국

내외 개발협력정책과 담론을 중점

적으로 공부해왔던 정책감시팀과

DAC(개발협력체계 비평가)팀이 주

축이 되어 Task Force 팀을 구성해

원조투명성과 책무성에 대해 국제

국내사회가 어떠한 이야기를 해오고

있는지 힘을 합쳐 알아보기로 했답

니다 지난 4월 10일 대망의 첫 모임

을 가졌는데요 매주 수요일마다 모

여서 이슈도 알아가고 무엇보다 서

로를 알아가는 시간을 가지고 있답

니다 앞으로 저희 청년활동가들이

펼쳐나갈 활동 많이 기대해주세요

첫 모임 후 뒷풀이 장소에서 한 컷시작을 기념하는 와인 한잔과 함께 ODA Wat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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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DEC지원

ODA 학술활동

공보사업 선정

환영합니다

이재원 간사님

권아람 인턴님

이재원

간사의

한마디

지난 4월 신입직원 및 인턴채용을 통

해 이재원 간사와 권아람 인턴이 ODA

Watch와 함께하게 되었습니다 이재

원 간사는 지난 2012년 ODA 인턴으

로 이미 한해 동안 사무국의 일원으로

동고동락(同苦同樂 )해왔는데요 앞으

로 두 분과 함께 채워나갈 워치가 더더

욱 기대됩니다 OWL 독자 여러분들

께 전하는 편지도 읽어주세요 ^^

안녕하세요 5월부터 ODA Watch의 새 식

구로 함께하게 될 이재원입니다 워치의 청년

활동가로 시작하여 지난 해 ODA 청년인턴으

로 1년간 사무국에서 일하는 행운을 누렸었

는데 올해는 이렇게 간사로 인연을 맺게 되

어 무척 기쁩니다 앞으로 겸손한 자세로 관

계하는 모든 분들과 함께하며 lsquo해피에너지rsquo를

나acuteshy 수 있는 활동가가 되겠습니다 아름다운

봄날 좋은 소식 나acuteshy 수 있어 행복하네요 여

러분의 많은 응원 부탁드려요 감사합니다

워치의

최연소 기부자

는 누구

감동 어린 소식 하나 ODA Watch의

최연소 기부자를 소개합니다~ ^^ 바

로 세상의 빛을 본지 꼭 한 달이 되어

가는 박시윤 양이 그 주인공인데요 박

욱범님께서 따님의 탄생을 기념하며 너

무나 감사하게도 일시 후원을 통해 그

환희와 행복을 워치와 함께 나주셨답니

다 박욱범님은 OWL에 해외특파원으

로 글을 기고하며 워치와 인연을 맺기

시작했는데요 현재는 영국에서의 석

사과정을 마치고 잠시 한국에 들어와

ODA Watch의 자매 기관인 (사)글로

벌발전연구원 ReDI의 연구원으로도 함

께하고 계시답니다 너무 감사한 마음

에 시윤 양을 위해 작은 선물을 준비한

워치 사무국 후원 담당 간사님과 간략

한 증정식도 가졌답니다~ ^^ 시윤 양

앞으로 건강하게 무럭무럭 자라나길 바

랄게요 ^^

권아람

인턴의

한마디

안녕하세요 ODA Watch OWL 독자 여러

분 ODA Watch에서 인턴으로 함께하게 된

권아람이라고 합니다 저는 인권에 관심이 많

아서 작년 하반기에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

에서 4개월 정도 일을 했었어요 앰네스티에

서는 인권의 관점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연대

운동의 방향성을 배울 수 있었는데요 ODA

Watch에서는 또 어떤 것들을 배우고 생각하

게 될 지 궁금하고 매우 기대가 되요 일한 지

이제 겨우 2주차인데 하루하루 많은 것들을

배우며 비판적인 관점으로 개발협력을 바라

보는 눈도 기르고 있어요 ODA Watch를 알

게 되어서 그리고 함께 일하게 되어 반갑습니

다 앞으로 독자 여러분들을 자주 뵐 수 있길

기대할게요 )

박욱범 님과 이재원 간사 ODA Watch 권아람 인턴과 이재원 간사 ODA Watch35

36

37

3월 재정보고

[ ODA Watch 살림살이 ]

ODA Watch는 투명한 재정운영을 원칙으로 합니다

소중한 후원금으로 운영되는 워치의 살림살이가 어느 곳에 어떻게 쓰여지는지

후원자 여러분과 OWL 독자들께 보고드립니다

워치의 살림살이에 더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38

ODA Watch는 2006년 설립 이래로 한국의 국제개발협력 사업 및 정책이 인권 bull 평등 bull 연대에 기반하여 보다 책임 있게 효과적으로 사용되어 개발도상국의 빈곤퇴치 및 지속가능한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한국 대외원조의 정책을 지속적으로 감시 bull 제언하고 대안을 고민하는 참여형 시민사회단체(Civil Society Organization CSO)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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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28: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77호(2013.05.03)

를 통해 미지모는 서로가 서로를 성장하게 만든다

ldquo미지모를 통해서 사업을 같이 하는 것도 있지만 뭔 가 공감하는 부분이 더 넓어졌습니다 우리는 국제개발이나 미얀마만을 이야기하지 않습니다 그것을 뛰어 넘어서 우리가 지향하는 가치에 대해 같이 공유하고 사례들을 나눕니다 그리고 그것을 한국의 국제개발협력시민사회와 공유하기 위해 미지모속에서도 또 다른 협력을 만들어 냅니다 그래서 한 단체가 하기 힘든 벅찬 일을 함께 만들어 갑니다rdquo

더프라미스와 로터스월드는 또 다른 협력사업을 구상 중이다 미지모는 바람직한 모델이 되기를 희망한다 같은 국가 안에서 같은 활동을 하는 단체들이 모이고 비슷한 생각을 지닌 활동가들이 만나고 작은 단체가 모여 협력하고 누군가에게는 꿈이 되기도 하고 어느 단체에게는 lsquo또 다른 방식의 국제개발이 가능하다rsquo는 발상의 전환을 일으켜 주고 싶기도 하다 그러나 그것이 우리의 목표가 될 수는 없다 lsquo함께 하는 과정을 통해서 어느 지점엔가 도달했더니 그렇게 되어 있더라rsquo라는 결과를 낳고 싶은 절실함이다 미지모는 그 절실함을 다른 국제개발협력 단체들과 소통하고 나누고자 한다

ldquo우리가 처음에 함께 하기로 했던 이유를 잊지 말아야 합니다 어떤 성과나 결과물 보다는 단체도 함께 하고 활동가도 함께 해야 한다는 것을 유지해야 합니다ldquo

미지모의 대표 따비에 정보임님의 말이다 미지모가 절대 잃지 말아야 할 초심이다

미지모의 정기 모임에 따비에의 한 활동가가 왔다lsquo달다rsquo라고 하는 아담하고 정취 있는 이름을 가진 신입활동가이다 미지모 신입활동가의 칭찬에 우리는 모두 웃었지만 우리가 이미 누군가의 꿈이 되고 있다는 사실은 우리가 무엇을 노력해야 하는지를 다시 깨닫게 해주었다 달다님과 같은 꿈이 모이면 미얀마 주민들의 꿈도 그들이 주인이 되는 방식으로 익어갈 것이다

ldquo마웅저대표님과 정보임대표님이 미지모에 다녀오시면 이야기를 해주시는데요 저는 그걸 듣고 놀라웠습니다 다들 서로 각자 영역에서 따로따로 경쟁하듯이 한다고 생각했었고 실제 그런 모습들은 외부에서 봤을 때 선입견을 갖게 하거든요 그런데 안을 들여다보니 lsquo실무자들이 뭔가 다들 열심히 하고 있구나rsquo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늘 와서 느낀 것은 내가 만약 이 활동을 계속 하게 된다면 10년 후 15년 후 선생님들 같은 모습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실제 사무실 안에서 있을 때는 뭔가 그림이 잘 안 그려지기도 하고 지금까지 국제개발은 잘 모르겠다고 말하고 다녔는데 오늘 참가하고 들으면서 그림이 좀 더 그려져서 알 것 같기도 해요 처음 듣는 이야기 처음 듣는 상황도 많아서 많이 듣고 배우게 되었습니다rdquo

OWL 원고 기고를 요청 받고 미지모는 기고의 여부 누가 쓸 것인가 어떻게 쓸 것인가에 대한 의견

회의 중인 미지모의 모습 유보미

NGO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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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 모아갔다 미지모는 출발이다 자랑할 것도 내놓을 것도 검증 받은 것도 인정받거나 비난 받을 것도 없다 미지모는 누군가에게 말을 하고 싶은 것이 아니다 우리 스스로 다짐하며 보여주고 싶다

연대와 협력을 통해 더 많은 것을 일궈갈 수 있다는 것 뜻이 분명하면 방법은 만들어 진다는 것 100개의 사업보다 뜻을 가진 여섯 사람이 더 소중하다는 것 정보임 강인남 달다와 같은 후배들에게 마웅저 민정희 박영신 옥세영 유보미와 같은 선배들이 더프라미스와 로터스월드 같은 선배 단체들이 따비에와 KOCO(해외주민운동 한국위원회)같은 후배 단체들에게 분명 힘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그래서 우리는 서로가 선배이며 서로가 후배이다 서로 가르치며 서로 배우는 것이다 미지모가 만들어 갈 국제개발협력의 혁신을 꿈꾸며 미지모는 꿈꾸는 길로 최선을 다해 갈 것이다

OWL의 원고 작성을 위해 우리가 모이는 날 따비

에 마웅저 대표님은 518기념행사 준비회의에 참석

하시느라 함께하지 못하셨습니다 더프라미스의 유

보미님은 3년 만의 휴가를 만끽하셨고 옥세영님은

건강상의 이유로 참석하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작은

시간들이지만 우리와 함께 출발했던 지구촌나눔운

동의 김민영님도 미지모 안에 있었음을 기억합니다

미지모 작성

babolif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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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에 공감과 연대가 필요한 이유- 로터스월드 민정희 국장과의 인터뷰 -

인터뷰에 열중하고 있는 로터스월드민정희 국장의 모습

OWL 독자들을 위해 간단한 자기소개먼저 부탁 드립니다

안녕하세요 로터스월드 민정희 사무국장입니다

지난주에 큰아들을 군대 보낸 두 아들의 엄마이기도 하

지요 불교신자이기도 하고요 저는 대학 시절에는 불교

학생회에서 시민운동을 경험했고 실제로 졸업 후 몇 년

간은 관련 단체의 간사로도 활동했어요 결혼 후 한국여

성단체연합에서 활동하다 한국불교국제네트워크의 국

제이슈 담당 실무자로 활동했어요돌이켜보면 이때 개

도국 현지에 오가면서 국제개발협력 활동을 알게 되고

서서히 인연을 맺기 시작했던 것 같아요 사실 저는 로

터스월드 창립시절부터 도왔고 2006년 2월부터 함께

하기 시작했어요 중간에 잠시 대학사회봉사단으로 이

직 했다가 다시 복귀한지는 1년 8개월 정도되었습니다

로터스월드에서의 저의 1막과 2막을 비교해보면 확실히

처음 왔을 때는 일종의 문제의식이 크게 없었던 것 같아

요 해외출장을 자주 오가며 현지 주민들과 많이 접촉하

긴 했지만 특히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내가 주민을

어떻게 바라보아야 하는가 등에 대한 생각을 깊게 하지는

못했던 것 같아요 이번에 다시 돌아오면서 스스로 부족

한 부분을 깨닫고 배워야겠다는 생각이 먼저 들더라고요

제 나이가 적지는 않지만 (웃음)더욱 용기를 내서 움직이

고 있죠 최근에는 국제개발협력 관련 교육도 많이 수강하

고 사람들과도 적극적으로 교류하면서 서로의 경험을 나

누고 있어요 개발협력사회의 교류가 주는 긍정적인 면이

많아서 이러한 모임이 점점 늘어나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OWL이 만난 사람

lsquo한국 개발NGOrsquo에 대해 생각해보면 어떤 특징들이 머릿속에 떠오르시나요

주로 국제NGO 대형NGO 개신교도 중년의 남성 실무책임자들을 연상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번 OWL에서 만나본 로터스월드 민정희 사무국장은 불교를 기반으로 한 소규모 단체 활동가이자

사회운동가 출신의 여성 실무책임자로 개발NGO사회 내에서는 흔치 않은 경력의 소유자입∙니다

봄비가 내리던 4월 23일(화) 기존 개발협력 시민사회에 신선한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민정희 사무국장을 만

났습니다 OWL은 이 인터뷰를 통해 한국개발협력 시민사회가 점차 다양해지고 있는 단면을 나누고자 합니다

30

불교에 기반하는 단체로서 로터스월드가 존중하는 가

치는 무엇인가요 그리고 이러한 가치가 사업방식에

실제로 적용되고 있는지 궁금하네요

저희는 평등 평화 자비 세가지 가치를 중점으로 삼

고 있어요 부처가 살아온 모습 그대로 그가 계급을

부정하고 전쟁을 반대했던 것처럼 평등과 평화를 추

구하고 불교사상에서 가장 기본적인 자비는 공감과

연대의 마음을 지향하지요 그렇지만 저희 역시도 실

제 사업에 이러한 가치들을 녹여내는 것이 아직은 많

이 부족한 것 같아요 현지 주민보다는 사업을 수행

하는 단체 중심으로 진행되고 국내후원자들의 요구

에 따라가는 것들은 저희뿐만 아니라 아마 다른 단

체들도 상황이 비슷하리라 생각됩니다 막상 사업 이

후의 관리는 부족하면서 후원자들에게 성과를 보여

주기 위해서 하는 사업이 너무 많다고 생각해요 막

상 현지 주민들이 필요하다고 요구한 것이 아닌데

도 우리가 일방적으로 사업을 진행하는 등의 문제들

말이죠 작년에 코빌(Covil)[1] 교육을 받으면서 이

러한 문제에 대해 더 생각해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빈곤 구조적인 폭력이 될 수 있음을 인지해야

그렇다면 현장사업에 이러한 가치들이

충분히 반영되지 못하는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요

문제의 원인과 결과를 제대로 보지 못하기 때문인 것

같아요 빈곤의 원인과 결과에 대한 근본적인 인식 즉

빈곤이 어디로부터 비롯되는가에 대한 정확한 인식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빈곤이 구조적인 폭력

이 될 수 있음을 깨닫는 것 말이죠 아직 한국의 국제개

발협력 역사가 짧기 때문에 충분히 실현되지 못하는 것

일 수도 있어요 빈곤문제가 단순히 해외에만 해당하

는 것이냐 하면 아니거든요 가난은 현재 우리 안에도

존재하고 있잖아요 저는 그렇기 때문에 개발협력분

야의 활동가들이 국내문제에도 더욱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생각해요 타인의 문제라고 생각했던 것을 나

의 삶의 문제로 받아들이는 순간 빈곤과 개발에 대한

보다 근본적인 접근이 가능해질 수 있다고 믿습니다

그러면 로터스월드가 중점을 두는 점은 무엇인가요

현재 준비 중이지만 lsquo현지NGO와 협력관계를 만들

자rsquo 라는 방향을 가지고 있어요 최근에 국제불교네트

워크에서 만난 단체들이 지역사회개발단체들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현지에서 활동했던 주민들의 권

한강화를 위한 활동을 하고 있는 단체들이죠 그래서

그분들의 활동경험을 배우고 우리의 사업 속에 녹여보

자는 생각을 가지고 있어요 권리에 기반한 관점 주민

운동적 관점에 대한 이야기들을 말이죠 사실 한국의

개발 NGO보다 현지에 있는 현지 NGO들이 더 그 지

역의 필요에 대해 잘 알고 현지 주민들에게 더 알맞게

일을 할 수 있는데도 현지 NGO를 바로 지원하는 단

체들이 많지 않아요 국제개발협력에서 현지 NGO는

조력자나 이해관계자 중 하나로 생각하기 때문이죠

그렇기 때문에 현지 NGO와 교류하면서 효과적인

사업과 주민권한 강화 등에 대해서 배우고 있어요

주민권한강화(empowerment)와 같은 경우에는 제

한된 자원 내에서 사업을 진행해야 하기 때문에 쉽

지 않지만 계속해서 노력하고 있는 사업 중 하나

에요 작년부터 주거 권에 대한 사업과 인권침해

지역의 주민들을 돕는 사업들을 하고 있고 미얀

마 모니와[2]에 대한 지원 사업도 이어가고 있어요

개발협력은 타인의 삶에 개입해서 변화를 주는 것이니

보다 신중한 접근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그러다 보니 정

말 필요한 것은 개발에 대한 철학과 윤리인 것 같은데요

네 맞아요 정말 공감하는 부분이에요 자기성찰

이 정말 중요하죠 개발NGO를 비롯한 시민사회가

항상 정부에게 문제 제기하는 부분이 바로 한국 개

발원조의 양적 성장인데 그렇다면 과연 우리 안에

는 이러한 문제가 없는지 되돌아봐야 하지 않을까

싶네요 우리 안에도 협력이나 연대하는 분위기보

다는 경쟁하는 모습이 주로 보이는 것 같아요 이러

한 모습이 우리가 무엇을 위해 이런 일을 하고 있는

지 여과없이 드러내고 있죠 이러한 이슈들을 함께

논할 수 있는 공론의장 또한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이제는 민 민협력을 위해 노력해야 할 때

국장님께서는 오랫동안 시민사회운동을 해오셨고 지

금은 개발NGO에 있으신데 서로 다른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1코빌(Covil) 코빌(Covil)은 Community Organizing과 Village의 합성어로lsquo지역과 함께 주민과 함께하는 주민운동rsquo의 방향성을 가진 활동가 조직이다2 미얀마 모니와 이 지역 주민들은 지역정부의 요청에 따라 농지를 3년간 중국구리광산회사에 빌려주고 3년이 지나도록 땅을 돌려받지 못하자 시위와 농성을 벌여왔다그러나 지난 11월말 화염방사기를 동원한 정부의 강제진압으로 100여명의 주민들과 스님들이 심한 화상을 입는 사태가 발생하였다

31

로터스월드 사무국 앞에서 한재광 총장 민정희 국장 조이슬 간사 권아람 인턴의 모습 (왼쪽부터 차례대로) ODA Watch

먼저 상대적으로 인적자원과 재원이 시민사회에 비

해 풍부한 것 같아요 그리고 다들 정말 공부를 열

심히 하시는 것 같아요 (웃음) 특히 국제개발협력

에 관한 기술적인 방법론에 대한 학습도 많고요 하

지만 전체적으로 시야를 넓힐 수 있는 분야에는 공

부가 부족한 것 같아요 그리고 상대적으로 단체

들 간의 연대 협력은 비교적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

는 것 같아요 국내에서 협력하지 못하면 개발현장

에서 주민들과 협력을 이루기가 더욱 어렵잖아요

다른 단체와 연대 협력하는 모습이 부족한 것은 그만

큼 기존에 교류가 없어서가 아닐까요 국제개발협력

시민사회 내에서의 교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

최근 민관 협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반면 정작

민 민 간의 협력을 위한 노력은 아직 많이 부족한 것 같

아요 민간 단체들끼리 같이 사업을 해보면 서로 많이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예를 들어 환경 분야의 기

후변화 이슈는 매우 중요하고 구조적 변화가 필요함에

도 개발협력 사회에서는 큰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죠

민 민 간의 연대와 교류의 활성화를 통해 이와 같은 이슈

를 같이 대응해나가는 노력도 필요하지 않을까 싶네요

말씀을 들으니 다양한 단체들간의 만남이 중요하다고

생각됩니다 다양한 종교적 배경을 가진 분들이나 사

회운동을 하시는 많은 분들이 개발 NGO 커뮤니티에

합류하셔서 함께 토론할 수 있는 장이 마련되어야 하

지 않을까요

저도 국내에서 운동하시는 분들이 개발협력분야에 함

께 들어와서 같이 서로의 운동을 공유하고 나누는 시

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저희 단체를 비롯한 몇 단

체들이 함께 미얀마에서 개발활동을 수행하는 단체들

의 모임인 미지모[3]를 구상하고 추진하게 된 이유이

기도 하죠 미지모는 단체들이 서로 연대하고 협력해

야 한다는 생각으로 시작하게 되었어요 단체 간 협력

을 준비하며 실무자들끼리 모여보니 모두 코빌 교육

을 함께 받았던 사람들이더라고요(웃음) 모임을 하

면서 함께하는 기쁨을 많이 느끼고 있어요 미지모 사

람들 모두 지향하는 바가 비슷하기 때문에 서로 동지

애도 느끼죠 미지모 같은 모임들이 다른 단체들 사

이에서도 많이 이루어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미

지모에서도ldquo왜 우리 커뮤니티 내에서는 같이 협력하

는 사업이 없나rdquo 라는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어요

사실 단체와 단체가 서로 교류하고 협력하게 되면 서

로 배울 수 있는 점이 아주 많은데도 그런 모임이 많

지 않은 것 같아요 처음에는 힘들겠지만 같이 공동으

로 사업도 해보면 서로가 배울 수 있는 점이 많다고

생각해요 그 시간을 통해 개발협력에 대한 가치와 지

향점에 대한 생각들도 공유될 수 있으리라고 봅니다

ldquo누군가는 관심을 가지고 끊임없이 문제제기를 할

때 변화가 생기죠rdquo

현재 개발협력 시민사회의 구성원과 구조를 보면 실무

자는 여성이 많지만 실제 사업과 정책을 결정하는 위

치는 대부분 남성들로 이뤄져 있는데요 이에 대한 국

장님의 견해는 어떠하신지 궁금합니다

아무래도 남성중심의 사회구조를 그대로 반영한 모습

으로 보이는 것 같아요 젠더 문제에 대해서 관심을 가

지고 변화를 이루어야 하는 거죠 결국은 끊임없는 문

제제기가 필요하지 않나 싶어요 조직 내에서 불합리

한 것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고 여성들이 일을 할 수

OWL이 만난 사람

3 미지모 미얀마를 지원하는 사람들의 모임이란 뜻으로 로터스월드 프라미스 코코 따비에 4단체가 공동으로 만든 모임 이번 77호의 NGO현장 코너에서 개발협력 분야의 새로운 움직임인 lsquo미지모rsquo에 대해 다루고 있습니다 미지모의 활동이 궁금하신 분들께서는 해당 기사를 참고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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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스월드 사무국 앞에서 한재광 총장 민정희 국장 조이슬 간사 권아람 인턴의 모습 (왼쪽부터 차례대로) ODA Watch

있는 사회적인 여건이나 환경에 대해서도 누군가는 이

야기해야 하는 것이죠 이점에서는 저부터 시작해야 한

다고 생각해요 끝으로 활동가의 가장 중요한 자질은

바로 공감하는 능력이라고 생각해요 신문만 봐도 세

상에 너무나 많은 일들이 있어서 곧 잘 무력감에 빠지

기도 하죠 하지만 이러한 일들에 대해 일차적으로 관

심을 가지는 일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우리가 당장

하고 있는 일 이외에는 관심이 없어서는 안 되죠 조금

더 공감능력을 확장해서 세계에서 일어나는 여러 가지

고통에 대해 관심을 갖는 것 자체가 세상을 바꾸는 첫

발자국이라고 생각해요 개인적으로는 단체의 성과로

인정되지 못하는 일에 대해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하

는 게 아쉽지만 꼭 돈을 보내주지 않더라도 관심을 가

지는 자체가 연대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누군가의

고통을 알아주는 자체로도 그 사람에게 위로가 될 수

있기 때문이죠 그래서 사업으로 진행하지 못해도 일

단은 그러한 사실들을 회원들에게 알리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활동가의 역할은 사람들의 관심을 일깨워주고

공감할 수 있도록 운동해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국장님의 20여 년 간의 활동을 압축적으로 살펴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야기를 들으면서 앞으로의 활동

이 더욱 궁금해지는데요

저는 단체보다는 그 안의 사람을 잘 키워내고 싶어

요 이제까지의 저의 경험을 바탕으로 후배들을 잘 키

워서 올바르게 사업할 수 있도록 이끄는 역할을 하고

싶네요 또 출장처럼 짧은 시간이 아니라 현장에 가

서 오랜 시간을 주민들과 함께 보내고 또 사업현장을

구체적으로 보고 경험하는 시간도가지고 싶어요 이

제 아이들이 다 커서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해요 (웃

음) 마지막으로는 제가 가지고 있는 연대와 협력의

경험들을 가지고 현지 지역사회경험들을 한국의 개

발협력 분야에 소개하는 역할을 해나가고 싶습니다

인터뷰 시간 동안개발NGO 활동가로서 올바른 개발

협력의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해 매 순간 끊임없이 성

찰하고 문제제기를 하는 민정희 국장의 모습이 인상

적이었다 기존의 개발협력사회 내에서 교류와 연대

가 더 활발히 이루어져야 한다는 말에도 깊이 공감했

다 파트너 국가 간의 연대와 협력이전에 우리가 먼저

교류하고 연대해야 하지 않겠는가 앞으로 국제개발

커뮤니티 내에서의 활발한 교류와 다양한 연대의 모

습을 기대해본다 이번 인터뷰를 통해 (필자는) 한국

개발협력 사회 특히 개발NGO에 불어오는 새로운 바

람 다양하게 뻗어나가는 물줄기의 흐름을 목격한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민정희 국장의 오랜 경험이 담긴

이야기를 들으니 앞으로의 활동이 더욱 기대가 된다

권아람 작성 ODA Watch 인턴

aramclsrnnavercom

33

청년활동가

(YP)들이 꿈틀꿈

틀 원조투명성

캠페인 TF를

조직하다

방울방울 나무를 수놓는 저 꽃잎처럼

한국외대

청년들의

사무국 방문

반가웠어요

한국외대 학생들과 조이슬 간사의 모습 ODA Watch

ODA Watch 이모저모

마침내 봄이 왔습니다 물러 갈듯 말듯 끝까지 애태우던 추위가 사라지고 햇살이 온 대지를 따스하게 감싸 안아

주고 있네요 길거리 나무들도 화사한 꽃잎으로 몸을 단장하느라 분주해 보입니다 봄이 와서일까요 워치에도

새로운 식구들이 찾아왔답니다 올 봄 모두 함께 꽃을 잘 피워낸다면 가을 무렵에는 풍성한 과실을 기대해볼 수

있지 않을까요

지난 4월 26일(금) ODA Watch가

국제개발협력학회(KAIDEC)에서

매년 공모하는 ODA 학술활동 지

원사업에 선정되었습니다 이로써

KAIDEC으로부터 지난 2011년부

터 연속 3년 동안 지원을 받게 되

었는데요 워치는 공모사업을 통한

1200만원의 지원금으로 올 한해

lsquo한국 개발원조 투명성 제고 방안 정

책 연구사업rsquo을 펼쳐나갈 예정입니

다 OWL 독자 여러분들도 한국 개

발원조의 투명성을 높일 수 있는 방

안을 함께 고민해주시겠어요 더불

어 워치가 꾸려나갈 원조투명성 캠

페인에 대해서도 많은 관심과 참여

부탁 드립니다

지난 4월 29일(월)에는 한국외국어

대학교에서 온 4명의 학생들이 ODA

Watch 사무국을 찾아왔답니다 워치가

도대체 어떤 곳인지 무엇을 하는 단체

인지 궁금해서 오늘 인터뷰를 위해 열심

히 공부했다며 이런 저런 질문들을 쏟아

냈는데요 NGO에 관한 교양수업을 듣

던 중 사례발표를 위해 여러 단체 중 워

치를 선택하게 되었다는 청년들 고민

이 담긴 질문에 답하는 시간도 참 즐거

웠답니다 워치가 어떤 단체인지() 궁

금하신 분들이 있다면 주저 말고 서교동

에 자리한 저희 사무국으로 차 한잔 하

러 오세요~~ ^^

ODA Watch 청년활동가들이 국제

개발협력의 흥미로운 이슈를 lsquo씹고

뜯고 맛보고 즐기기rsquo 위해 뭉쳤습니

다 청년활동가들은 관심 있는 이슈

를 중심으로 모여서 팀을 꾸려 시민

의 목소리를 내는 활동을 해오고 있

는데요 여러 팀들 중에 그 동안 국

내외 개발협력정책과 담론을 중점

적으로 공부해왔던 정책감시팀과

DAC(개발협력체계 비평가)팀이 주

축이 되어 Task Force 팀을 구성해

원조투명성과 책무성에 대해 국제

국내사회가 어떠한 이야기를 해오고

있는지 힘을 합쳐 알아보기로 했답

니다 지난 4월 10일 대망의 첫 모임

을 가졌는데요 매주 수요일마다 모

여서 이슈도 알아가고 무엇보다 서

로를 알아가는 시간을 가지고 있답

니다 앞으로 저희 청년활동가들이

펼쳐나갈 활동 많이 기대해주세요

첫 모임 후 뒷풀이 장소에서 한 컷시작을 기념하는 와인 한잔과 함께 ODA Watch

34

KAIDEC지원

ODA 학술활동

공보사업 선정

환영합니다

이재원 간사님

권아람 인턴님

이재원

간사의

한마디

지난 4월 신입직원 및 인턴채용을 통

해 이재원 간사와 권아람 인턴이 ODA

Watch와 함께하게 되었습니다 이재

원 간사는 지난 2012년 ODA 인턴으

로 이미 한해 동안 사무국의 일원으로

동고동락(同苦同樂 )해왔는데요 앞으

로 두 분과 함께 채워나갈 워치가 더더

욱 기대됩니다 OWL 독자 여러분들

께 전하는 편지도 읽어주세요 ^^

안녕하세요 5월부터 ODA Watch의 새 식

구로 함께하게 될 이재원입니다 워치의 청년

활동가로 시작하여 지난 해 ODA 청년인턴으

로 1년간 사무국에서 일하는 행운을 누렸었

는데 올해는 이렇게 간사로 인연을 맺게 되

어 무척 기쁩니다 앞으로 겸손한 자세로 관

계하는 모든 분들과 함께하며 lsquo해피에너지rsquo를

나acuteshy 수 있는 활동가가 되겠습니다 아름다운

봄날 좋은 소식 나acuteshy 수 있어 행복하네요 여

러분의 많은 응원 부탁드려요 감사합니다

워치의

최연소 기부자

는 누구

감동 어린 소식 하나 ODA Watch의

최연소 기부자를 소개합니다~ ^^ 바

로 세상의 빛을 본지 꼭 한 달이 되어

가는 박시윤 양이 그 주인공인데요 박

욱범님께서 따님의 탄생을 기념하며 너

무나 감사하게도 일시 후원을 통해 그

환희와 행복을 워치와 함께 나주셨답니

다 박욱범님은 OWL에 해외특파원으

로 글을 기고하며 워치와 인연을 맺기

시작했는데요 현재는 영국에서의 석

사과정을 마치고 잠시 한국에 들어와

ODA Watch의 자매 기관인 (사)글로

벌발전연구원 ReDI의 연구원으로도 함

께하고 계시답니다 너무 감사한 마음

에 시윤 양을 위해 작은 선물을 준비한

워치 사무국 후원 담당 간사님과 간략

한 증정식도 가졌답니다~ ^^ 시윤 양

앞으로 건강하게 무럭무럭 자라나길 바

랄게요 ^^

권아람

인턴의

한마디

안녕하세요 ODA Watch OWL 독자 여러

분 ODA Watch에서 인턴으로 함께하게 된

권아람이라고 합니다 저는 인권에 관심이 많

아서 작년 하반기에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

에서 4개월 정도 일을 했었어요 앰네스티에

서는 인권의 관점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연대

운동의 방향성을 배울 수 있었는데요 ODA

Watch에서는 또 어떤 것들을 배우고 생각하

게 될 지 궁금하고 매우 기대가 되요 일한 지

이제 겨우 2주차인데 하루하루 많은 것들을

배우며 비판적인 관점으로 개발협력을 바라

보는 눈도 기르고 있어요 ODA Watch를 알

게 되어서 그리고 함께 일하게 되어 반갑습니

다 앞으로 독자 여러분들을 자주 뵐 수 있길

기대할게요 )

박욱범 님과 이재원 간사 ODA Watch 권아람 인턴과 이재원 간사 ODA Watch35

36

37

3월 재정보고

[ ODA Watch 살림살이 ]

ODA Watch는 투명한 재정운영을 원칙으로 합니다

소중한 후원금으로 운영되는 워치의 살림살이가 어느 곳에 어떻게 쓰여지는지

후원자 여러분과 OWL 독자들께 보고드립니다

워치의 살림살이에 더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38

ODA Watch는 2006년 설립 이래로 한국의 국제개발협력 사업 및 정책이 인권 bull 평등 bull 연대에 기반하여 보다 책임 있게 효과적으로 사용되어 개발도상국의 빈곤퇴치 및 지속가능한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한국 대외원조의 정책을 지속적으로 감시 bull 제언하고 대안을 고민하는 참여형 시민사회단체(Civil Society Organization CSO)입니다

39

Page 29: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77호(2013.05.03)

을 모아갔다 미지모는 출발이다 자랑할 것도 내놓을 것도 검증 받은 것도 인정받거나 비난 받을 것도 없다 미지모는 누군가에게 말을 하고 싶은 것이 아니다 우리 스스로 다짐하며 보여주고 싶다

연대와 협력을 통해 더 많은 것을 일궈갈 수 있다는 것 뜻이 분명하면 방법은 만들어 진다는 것 100개의 사업보다 뜻을 가진 여섯 사람이 더 소중하다는 것 정보임 강인남 달다와 같은 후배들에게 마웅저 민정희 박영신 옥세영 유보미와 같은 선배들이 더프라미스와 로터스월드 같은 선배 단체들이 따비에와 KOCO(해외주민운동 한국위원회)같은 후배 단체들에게 분명 힘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그래서 우리는 서로가 선배이며 서로가 후배이다 서로 가르치며 서로 배우는 것이다 미지모가 만들어 갈 국제개발협력의 혁신을 꿈꾸며 미지모는 꿈꾸는 길로 최선을 다해 갈 것이다

OWL의 원고 작성을 위해 우리가 모이는 날 따비

에 마웅저 대표님은 518기념행사 준비회의에 참석

하시느라 함께하지 못하셨습니다 더프라미스의 유

보미님은 3년 만의 휴가를 만끽하셨고 옥세영님은

건강상의 이유로 참석하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작은

시간들이지만 우리와 함께 출발했던 지구촌나눔운

동의 김민영님도 미지모 안에 있었음을 기억합니다

미지모 작성

babolif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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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에 공감과 연대가 필요한 이유- 로터스월드 민정희 국장과의 인터뷰 -

인터뷰에 열중하고 있는 로터스월드민정희 국장의 모습

OWL 독자들을 위해 간단한 자기소개먼저 부탁 드립니다

안녕하세요 로터스월드 민정희 사무국장입니다

지난주에 큰아들을 군대 보낸 두 아들의 엄마이기도 하

지요 불교신자이기도 하고요 저는 대학 시절에는 불교

학생회에서 시민운동을 경험했고 실제로 졸업 후 몇 년

간은 관련 단체의 간사로도 활동했어요 결혼 후 한국여

성단체연합에서 활동하다 한국불교국제네트워크의 국

제이슈 담당 실무자로 활동했어요돌이켜보면 이때 개

도국 현지에 오가면서 국제개발협력 활동을 알게 되고

서서히 인연을 맺기 시작했던 것 같아요 사실 저는 로

터스월드 창립시절부터 도왔고 2006년 2월부터 함께

하기 시작했어요 중간에 잠시 대학사회봉사단으로 이

직 했다가 다시 복귀한지는 1년 8개월 정도되었습니다

로터스월드에서의 저의 1막과 2막을 비교해보면 확실히

처음 왔을 때는 일종의 문제의식이 크게 없었던 것 같아

요 해외출장을 자주 오가며 현지 주민들과 많이 접촉하

긴 했지만 특히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내가 주민을

어떻게 바라보아야 하는가 등에 대한 생각을 깊게 하지는

못했던 것 같아요 이번에 다시 돌아오면서 스스로 부족

한 부분을 깨닫고 배워야겠다는 생각이 먼저 들더라고요

제 나이가 적지는 않지만 (웃음)더욱 용기를 내서 움직이

고 있죠 최근에는 국제개발협력 관련 교육도 많이 수강하

고 사람들과도 적극적으로 교류하면서 서로의 경험을 나

누고 있어요 개발협력사회의 교류가 주는 긍정적인 면이

많아서 이러한 모임이 점점 늘어나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OWL이 만난 사람

lsquo한국 개발NGOrsquo에 대해 생각해보면 어떤 특징들이 머릿속에 떠오르시나요

주로 국제NGO 대형NGO 개신교도 중년의 남성 실무책임자들을 연상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번 OWL에서 만나본 로터스월드 민정희 사무국장은 불교를 기반으로 한 소규모 단체 활동가이자

사회운동가 출신의 여성 실무책임자로 개발NGO사회 내에서는 흔치 않은 경력의 소유자입∙니다

봄비가 내리던 4월 23일(화) 기존 개발협력 시민사회에 신선한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민정희 사무국장을 만

났습니다 OWL은 이 인터뷰를 통해 한국개발협력 시민사회가 점차 다양해지고 있는 단면을 나누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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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에 기반하는 단체로서 로터스월드가 존중하는 가

치는 무엇인가요 그리고 이러한 가치가 사업방식에

실제로 적용되고 있는지 궁금하네요

저희는 평등 평화 자비 세가지 가치를 중점으로 삼

고 있어요 부처가 살아온 모습 그대로 그가 계급을

부정하고 전쟁을 반대했던 것처럼 평등과 평화를 추

구하고 불교사상에서 가장 기본적인 자비는 공감과

연대의 마음을 지향하지요 그렇지만 저희 역시도 실

제 사업에 이러한 가치들을 녹여내는 것이 아직은 많

이 부족한 것 같아요 현지 주민보다는 사업을 수행

하는 단체 중심으로 진행되고 국내후원자들의 요구

에 따라가는 것들은 저희뿐만 아니라 아마 다른 단

체들도 상황이 비슷하리라 생각됩니다 막상 사업 이

후의 관리는 부족하면서 후원자들에게 성과를 보여

주기 위해서 하는 사업이 너무 많다고 생각해요 막

상 현지 주민들이 필요하다고 요구한 것이 아닌데

도 우리가 일방적으로 사업을 진행하는 등의 문제들

말이죠 작년에 코빌(Covil)[1] 교육을 받으면서 이

러한 문제에 대해 더 생각해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빈곤 구조적인 폭력이 될 수 있음을 인지해야

그렇다면 현장사업에 이러한 가치들이

충분히 반영되지 못하는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요

문제의 원인과 결과를 제대로 보지 못하기 때문인 것

같아요 빈곤의 원인과 결과에 대한 근본적인 인식 즉

빈곤이 어디로부터 비롯되는가에 대한 정확한 인식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빈곤이 구조적인 폭력

이 될 수 있음을 깨닫는 것 말이죠 아직 한국의 국제개

발협력 역사가 짧기 때문에 충분히 실현되지 못하는 것

일 수도 있어요 빈곤문제가 단순히 해외에만 해당하

는 것이냐 하면 아니거든요 가난은 현재 우리 안에도

존재하고 있잖아요 저는 그렇기 때문에 개발협력분

야의 활동가들이 국내문제에도 더욱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생각해요 타인의 문제라고 생각했던 것을 나

의 삶의 문제로 받아들이는 순간 빈곤과 개발에 대한

보다 근본적인 접근이 가능해질 수 있다고 믿습니다

그러면 로터스월드가 중점을 두는 점은 무엇인가요

현재 준비 중이지만 lsquo현지NGO와 협력관계를 만들

자rsquo 라는 방향을 가지고 있어요 최근에 국제불교네트

워크에서 만난 단체들이 지역사회개발단체들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현지에서 활동했던 주민들의 권

한강화를 위한 활동을 하고 있는 단체들이죠 그래서

그분들의 활동경험을 배우고 우리의 사업 속에 녹여보

자는 생각을 가지고 있어요 권리에 기반한 관점 주민

운동적 관점에 대한 이야기들을 말이죠 사실 한국의

개발 NGO보다 현지에 있는 현지 NGO들이 더 그 지

역의 필요에 대해 잘 알고 현지 주민들에게 더 알맞게

일을 할 수 있는데도 현지 NGO를 바로 지원하는 단

체들이 많지 않아요 국제개발협력에서 현지 NGO는

조력자나 이해관계자 중 하나로 생각하기 때문이죠

그렇기 때문에 현지 NGO와 교류하면서 효과적인

사업과 주민권한 강화 등에 대해서 배우고 있어요

주민권한강화(empowerment)와 같은 경우에는 제

한된 자원 내에서 사업을 진행해야 하기 때문에 쉽

지 않지만 계속해서 노력하고 있는 사업 중 하나

에요 작년부터 주거 권에 대한 사업과 인권침해

지역의 주민들을 돕는 사업들을 하고 있고 미얀

마 모니와[2]에 대한 지원 사업도 이어가고 있어요

개발협력은 타인의 삶에 개입해서 변화를 주는 것이니

보다 신중한 접근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그러다 보니 정

말 필요한 것은 개발에 대한 철학과 윤리인 것 같은데요

네 맞아요 정말 공감하는 부분이에요 자기성찰

이 정말 중요하죠 개발NGO를 비롯한 시민사회가

항상 정부에게 문제 제기하는 부분이 바로 한국 개

발원조의 양적 성장인데 그렇다면 과연 우리 안에

는 이러한 문제가 없는지 되돌아봐야 하지 않을까

싶네요 우리 안에도 협력이나 연대하는 분위기보

다는 경쟁하는 모습이 주로 보이는 것 같아요 이러

한 모습이 우리가 무엇을 위해 이런 일을 하고 있는

지 여과없이 드러내고 있죠 이러한 이슈들을 함께

논할 수 있는 공론의장 또한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이제는 민 민협력을 위해 노력해야 할 때

국장님께서는 오랫동안 시민사회운동을 해오셨고 지

금은 개발NGO에 있으신데 서로 다른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1코빌(Covil) 코빌(Covil)은 Community Organizing과 Village의 합성어로lsquo지역과 함께 주민과 함께하는 주민운동rsquo의 방향성을 가진 활동가 조직이다2 미얀마 모니와 이 지역 주민들은 지역정부의 요청에 따라 농지를 3년간 중국구리광산회사에 빌려주고 3년이 지나도록 땅을 돌려받지 못하자 시위와 농성을 벌여왔다그러나 지난 11월말 화염방사기를 동원한 정부의 강제진압으로 100여명의 주민들과 스님들이 심한 화상을 입는 사태가 발생하였다

31

로터스월드 사무국 앞에서 한재광 총장 민정희 국장 조이슬 간사 권아람 인턴의 모습 (왼쪽부터 차례대로) ODA Watch

먼저 상대적으로 인적자원과 재원이 시민사회에 비

해 풍부한 것 같아요 그리고 다들 정말 공부를 열

심히 하시는 것 같아요 (웃음) 특히 국제개발협력

에 관한 기술적인 방법론에 대한 학습도 많고요 하

지만 전체적으로 시야를 넓힐 수 있는 분야에는 공

부가 부족한 것 같아요 그리고 상대적으로 단체

들 간의 연대 협력은 비교적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

는 것 같아요 국내에서 협력하지 못하면 개발현장

에서 주민들과 협력을 이루기가 더욱 어렵잖아요

다른 단체와 연대 협력하는 모습이 부족한 것은 그만

큼 기존에 교류가 없어서가 아닐까요 국제개발협력

시민사회 내에서의 교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

최근 민관 협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반면 정작

민 민 간의 협력을 위한 노력은 아직 많이 부족한 것 같

아요 민간 단체들끼리 같이 사업을 해보면 서로 많이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예를 들어 환경 분야의 기

후변화 이슈는 매우 중요하고 구조적 변화가 필요함에

도 개발협력 사회에서는 큰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죠

민 민 간의 연대와 교류의 활성화를 통해 이와 같은 이슈

를 같이 대응해나가는 노력도 필요하지 않을까 싶네요

말씀을 들으니 다양한 단체들간의 만남이 중요하다고

생각됩니다 다양한 종교적 배경을 가진 분들이나 사

회운동을 하시는 많은 분들이 개발 NGO 커뮤니티에

합류하셔서 함께 토론할 수 있는 장이 마련되어야 하

지 않을까요

저도 국내에서 운동하시는 분들이 개발협력분야에 함

께 들어와서 같이 서로의 운동을 공유하고 나누는 시

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저희 단체를 비롯한 몇 단

체들이 함께 미얀마에서 개발활동을 수행하는 단체들

의 모임인 미지모[3]를 구상하고 추진하게 된 이유이

기도 하죠 미지모는 단체들이 서로 연대하고 협력해

야 한다는 생각으로 시작하게 되었어요 단체 간 협력

을 준비하며 실무자들끼리 모여보니 모두 코빌 교육

을 함께 받았던 사람들이더라고요(웃음) 모임을 하

면서 함께하는 기쁨을 많이 느끼고 있어요 미지모 사

람들 모두 지향하는 바가 비슷하기 때문에 서로 동지

애도 느끼죠 미지모 같은 모임들이 다른 단체들 사

이에서도 많이 이루어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미

지모에서도ldquo왜 우리 커뮤니티 내에서는 같이 협력하

는 사업이 없나rdquo 라는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어요

사실 단체와 단체가 서로 교류하고 협력하게 되면 서

로 배울 수 있는 점이 아주 많은데도 그런 모임이 많

지 않은 것 같아요 처음에는 힘들겠지만 같이 공동으

로 사업도 해보면 서로가 배울 수 있는 점이 많다고

생각해요 그 시간을 통해 개발협력에 대한 가치와 지

향점에 대한 생각들도 공유될 수 있으리라고 봅니다

ldquo누군가는 관심을 가지고 끊임없이 문제제기를 할

때 변화가 생기죠rdquo

현재 개발협력 시민사회의 구성원과 구조를 보면 실무

자는 여성이 많지만 실제 사업과 정책을 결정하는 위

치는 대부분 남성들로 이뤄져 있는데요 이에 대한 국

장님의 견해는 어떠하신지 궁금합니다

아무래도 남성중심의 사회구조를 그대로 반영한 모습

으로 보이는 것 같아요 젠더 문제에 대해서 관심을 가

지고 변화를 이루어야 하는 거죠 결국은 끊임없는 문

제제기가 필요하지 않나 싶어요 조직 내에서 불합리

한 것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고 여성들이 일을 할 수

OWL이 만난 사람

3 미지모 미얀마를 지원하는 사람들의 모임이란 뜻으로 로터스월드 프라미스 코코 따비에 4단체가 공동으로 만든 모임 이번 77호의 NGO현장 코너에서 개발협력 분야의 새로운 움직임인 lsquo미지모rsquo에 대해 다루고 있습니다 미지모의 활동이 궁금하신 분들께서는 해당 기사를 참고해주세요

32

로터스월드 사무국 앞에서 한재광 총장 민정희 국장 조이슬 간사 권아람 인턴의 모습 (왼쪽부터 차례대로) ODA Watch

있는 사회적인 여건이나 환경에 대해서도 누군가는 이

야기해야 하는 것이죠 이점에서는 저부터 시작해야 한

다고 생각해요 끝으로 활동가의 가장 중요한 자질은

바로 공감하는 능력이라고 생각해요 신문만 봐도 세

상에 너무나 많은 일들이 있어서 곧 잘 무력감에 빠지

기도 하죠 하지만 이러한 일들에 대해 일차적으로 관

심을 가지는 일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우리가 당장

하고 있는 일 이외에는 관심이 없어서는 안 되죠 조금

더 공감능력을 확장해서 세계에서 일어나는 여러 가지

고통에 대해 관심을 갖는 것 자체가 세상을 바꾸는 첫

발자국이라고 생각해요 개인적으로는 단체의 성과로

인정되지 못하는 일에 대해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하

는 게 아쉽지만 꼭 돈을 보내주지 않더라도 관심을 가

지는 자체가 연대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누군가의

고통을 알아주는 자체로도 그 사람에게 위로가 될 수

있기 때문이죠 그래서 사업으로 진행하지 못해도 일

단은 그러한 사실들을 회원들에게 알리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활동가의 역할은 사람들의 관심을 일깨워주고

공감할 수 있도록 운동해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국장님의 20여 년 간의 활동을 압축적으로 살펴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야기를 들으면서 앞으로의 활동

이 더욱 궁금해지는데요

저는 단체보다는 그 안의 사람을 잘 키워내고 싶어

요 이제까지의 저의 경험을 바탕으로 후배들을 잘 키

워서 올바르게 사업할 수 있도록 이끄는 역할을 하고

싶네요 또 출장처럼 짧은 시간이 아니라 현장에 가

서 오랜 시간을 주민들과 함께 보내고 또 사업현장을

구체적으로 보고 경험하는 시간도가지고 싶어요 이

제 아이들이 다 커서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해요 (웃

음) 마지막으로는 제가 가지고 있는 연대와 협력의

경험들을 가지고 현지 지역사회경험들을 한국의 개

발협력 분야에 소개하는 역할을 해나가고 싶습니다

인터뷰 시간 동안개발NGO 활동가로서 올바른 개발

협력의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해 매 순간 끊임없이 성

찰하고 문제제기를 하는 민정희 국장의 모습이 인상

적이었다 기존의 개발협력사회 내에서 교류와 연대

가 더 활발히 이루어져야 한다는 말에도 깊이 공감했

다 파트너 국가 간의 연대와 협력이전에 우리가 먼저

교류하고 연대해야 하지 않겠는가 앞으로 국제개발

커뮤니티 내에서의 활발한 교류와 다양한 연대의 모

습을 기대해본다 이번 인터뷰를 통해 (필자는) 한국

개발협력 사회 특히 개발NGO에 불어오는 새로운 바

람 다양하게 뻗어나가는 물줄기의 흐름을 목격한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민정희 국장의 오랜 경험이 담긴

이야기를 들으니 앞으로의 활동이 더욱 기대가 된다

권아람 작성 ODA Watch 인턴

aramclsrnnavercom

33

청년활동가

(YP)들이 꿈틀꿈

틀 원조투명성

캠페인 TF를

조직하다

방울방울 나무를 수놓는 저 꽃잎처럼

한국외대

청년들의

사무국 방문

반가웠어요

한국외대 학생들과 조이슬 간사의 모습 ODA Watch

ODA Watch 이모저모

마침내 봄이 왔습니다 물러 갈듯 말듯 끝까지 애태우던 추위가 사라지고 햇살이 온 대지를 따스하게 감싸 안아

주고 있네요 길거리 나무들도 화사한 꽃잎으로 몸을 단장하느라 분주해 보입니다 봄이 와서일까요 워치에도

새로운 식구들이 찾아왔답니다 올 봄 모두 함께 꽃을 잘 피워낸다면 가을 무렵에는 풍성한 과실을 기대해볼 수

있지 않을까요

지난 4월 26일(금) ODA Watch가

국제개발협력학회(KAIDEC)에서

매년 공모하는 ODA 학술활동 지

원사업에 선정되었습니다 이로써

KAIDEC으로부터 지난 2011년부

터 연속 3년 동안 지원을 받게 되

었는데요 워치는 공모사업을 통한

1200만원의 지원금으로 올 한해

lsquo한국 개발원조 투명성 제고 방안 정

책 연구사업rsquo을 펼쳐나갈 예정입니

다 OWL 독자 여러분들도 한국 개

발원조의 투명성을 높일 수 있는 방

안을 함께 고민해주시겠어요 더불

어 워치가 꾸려나갈 원조투명성 캠

페인에 대해서도 많은 관심과 참여

부탁 드립니다

지난 4월 29일(월)에는 한국외국어

대학교에서 온 4명의 학생들이 ODA

Watch 사무국을 찾아왔답니다 워치가

도대체 어떤 곳인지 무엇을 하는 단체

인지 궁금해서 오늘 인터뷰를 위해 열심

히 공부했다며 이런 저런 질문들을 쏟아

냈는데요 NGO에 관한 교양수업을 듣

던 중 사례발표를 위해 여러 단체 중 워

치를 선택하게 되었다는 청년들 고민

이 담긴 질문에 답하는 시간도 참 즐거

웠답니다 워치가 어떤 단체인지() 궁

금하신 분들이 있다면 주저 말고 서교동

에 자리한 저희 사무국으로 차 한잔 하

러 오세요~~ ^^

ODA Watch 청년활동가들이 국제

개발협력의 흥미로운 이슈를 lsquo씹고

뜯고 맛보고 즐기기rsquo 위해 뭉쳤습니

다 청년활동가들은 관심 있는 이슈

를 중심으로 모여서 팀을 꾸려 시민

의 목소리를 내는 활동을 해오고 있

는데요 여러 팀들 중에 그 동안 국

내외 개발협력정책과 담론을 중점

적으로 공부해왔던 정책감시팀과

DAC(개발협력체계 비평가)팀이 주

축이 되어 Task Force 팀을 구성해

원조투명성과 책무성에 대해 국제

국내사회가 어떠한 이야기를 해오고

있는지 힘을 합쳐 알아보기로 했답

니다 지난 4월 10일 대망의 첫 모임

을 가졌는데요 매주 수요일마다 모

여서 이슈도 알아가고 무엇보다 서

로를 알아가는 시간을 가지고 있답

니다 앞으로 저희 청년활동가들이

펼쳐나갈 활동 많이 기대해주세요

첫 모임 후 뒷풀이 장소에서 한 컷시작을 기념하는 와인 한잔과 함께 ODA Watch

34

KAIDEC지원

ODA 학술활동

공보사업 선정

환영합니다

이재원 간사님

권아람 인턴님

이재원

간사의

한마디

지난 4월 신입직원 및 인턴채용을 통

해 이재원 간사와 권아람 인턴이 ODA

Watch와 함께하게 되었습니다 이재

원 간사는 지난 2012년 ODA 인턴으

로 이미 한해 동안 사무국의 일원으로

동고동락(同苦同樂 )해왔는데요 앞으

로 두 분과 함께 채워나갈 워치가 더더

욱 기대됩니다 OWL 독자 여러분들

께 전하는 편지도 읽어주세요 ^^

안녕하세요 5월부터 ODA Watch의 새 식

구로 함께하게 될 이재원입니다 워치의 청년

활동가로 시작하여 지난 해 ODA 청년인턴으

로 1년간 사무국에서 일하는 행운을 누렸었

는데 올해는 이렇게 간사로 인연을 맺게 되

어 무척 기쁩니다 앞으로 겸손한 자세로 관

계하는 모든 분들과 함께하며 lsquo해피에너지rsquo를

나acuteshy 수 있는 활동가가 되겠습니다 아름다운

봄날 좋은 소식 나acuteshy 수 있어 행복하네요 여

러분의 많은 응원 부탁드려요 감사합니다

워치의

최연소 기부자

는 누구

감동 어린 소식 하나 ODA Watch의

최연소 기부자를 소개합니다~ ^^ 바

로 세상의 빛을 본지 꼭 한 달이 되어

가는 박시윤 양이 그 주인공인데요 박

욱범님께서 따님의 탄생을 기념하며 너

무나 감사하게도 일시 후원을 통해 그

환희와 행복을 워치와 함께 나주셨답니

다 박욱범님은 OWL에 해외특파원으

로 글을 기고하며 워치와 인연을 맺기

시작했는데요 현재는 영국에서의 석

사과정을 마치고 잠시 한국에 들어와

ODA Watch의 자매 기관인 (사)글로

벌발전연구원 ReDI의 연구원으로도 함

께하고 계시답니다 너무 감사한 마음

에 시윤 양을 위해 작은 선물을 준비한

워치 사무국 후원 담당 간사님과 간략

한 증정식도 가졌답니다~ ^^ 시윤 양

앞으로 건강하게 무럭무럭 자라나길 바

랄게요 ^^

권아람

인턴의

한마디

안녕하세요 ODA Watch OWL 독자 여러

분 ODA Watch에서 인턴으로 함께하게 된

권아람이라고 합니다 저는 인권에 관심이 많

아서 작년 하반기에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

에서 4개월 정도 일을 했었어요 앰네스티에

서는 인권의 관점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연대

운동의 방향성을 배울 수 있었는데요 ODA

Watch에서는 또 어떤 것들을 배우고 생각하

게 될 지 궁금하고 매우 기대가 되요 일한 지

이제 겨우 2주차인데 하루하루 많은 것들을

배우며 비판적인 관점으로 개발협력을 바라

보는 눈도 기르고 있어요 ODA Watch를 알

게 되어서 그리고 함께 일하게 되어 반갑습니

다 앞으로 독자 여러분들을 자주 뵐 수 있길

기대할게요 )

박욱범 님과 이재원 간사 ODA Watch 권아람 인턴과 이재원 간사 ODA Watch35

36

37

3월 재정보고

[ ODA Watch 살림살이 ]

ODA Watch는 투명한 재정운영을 원칙으로 합니다

소중한 후원금으로 운영되는 워치의 살림살이가 어느 곳에 어떻게 쓰여지는지

후원자 여러분과 OWL 독자들께 보고드립니다

워치의 살림살이에 더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38

ODA Watch는 2006년 설립 이래로 한국의 국제개발협력 사업 및 정책이 인권 bull 평등 bull 연대에 기반하여 보다 책임 있게 효과적으로 사용되어 개발도상국의 빈곤퇴치 및 지속가능한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한국 대외원조의 정책을 지속적으로 감시 bull 제언하고 대안을 고민하는 참여형 시민사회단체(Civil Society Organization CSO)입니다

39

Page 30: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77호(2013.05.03)

개발에 공감과 연대가 필요한 이유- 로터스월드 민정희 국장과의 인터뷰 -

인터뷰에 열중하고 있는 로터스월드민정희 국장의 모습

OWL 독자들을 위해 간단한 자기소개먼저 부탁 드립니다

안녕하세요 로터스월드 민정희 사무국장입니다

지난주에 큰아들을 군대 보낸 두 아들의 엄마이기도 하

지요 불교신자이기도 하고요 저는 대학 시절에는 불교

학생회에서 시민운동을 경험했고 실제로 졸업 후 몇 년

간은 관련 단체의 간사로도 활동했어요 결혼 후 한국여

성단체연합에서 활동하다 한국불교국제네트워크의 국

제이슈 담당 실무자로 활동했어요돌이켜보면 이때 개

도국 현지에 오가면서 국제개발협력 활동을 알게 되고

서서히 인연을 맺기 시작했던 것 같아요 사실 저는 로

터스월드 창립시절부터 도왔고 2006년 2월부터 함께

하기 시작했어요 중간에 잠시 대학사회봉사단으로 이

직 했다가 다시 복귀한지는 1년 8개월 정도되었습니다

로터스월드에서의 저의 1막과 2막을 비교해보면 확실히

처음 왔을 때는 일종의 문제의식이 크게 없었던 것 같아

요 해외출장을 자주 오가며 현지 주민들과 많이 접촉하

긴 했지만 특히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내가 주민을

어떻게 바라보아야 하는가 등에 대한 생각을 깊게 하지는

못했던 것 같아요 이번에 다시 돌아오면서 스스로 부족

한 부분을 깨닫고 배워야겠다는 생각이 먼저 들더라고요

제 나이가 적지는 않지만 (웃음)더욱 용기를 내서 움직이

고 있죠 최근에는 국제개발협력 관련 교육도 많이 수강하

고 사람들과도 적극적으로 교류하면서 서로의 경험을 나

누고 있어요 개발협력사회의 교류가 주는 긍정적인 면이

많아서 이러한 모임이 점점 늘어나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OWL이 만난 사람

lsquo한국 개발NGOrsquo에 대해 생각해보면 어떤 특징들이 머릿속에 떠오르시나요

주로 국제NGO 대형NGO 개신교도 중년의 남성 실무책임자들을 연상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번 OWL에서 만나본 로터스월드 민정희 사무국장은 불교를 기반으로 한 소규모 단체 활동가이자

사회운동가 출신의 여성 실무책임자로 개발NGO사회 내에서는 흔치 않은 경력의 소유자입∙니다

봄비가 내리던 4월 23일(화) 기존 개발협력 시민사회에 신선한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민정희 사무국장을 만

났습니다 OWL은 이 인터뷰를 통해 한국개발협력 시민사회가 점차 다양해지고 있는 단면을 나누고자 합니다

30

불교에 기반하는 단체로서 로터스월드가 존중하는 가

치는 무엇인가요 그리고 이러한 가치가 사업방식에

실제로 적용되고 있는지 궁금하네요

저희는 평등 평화 자비 세가지 가치를 중점으로 삼

고 있어요 부처가 살아온 모습 그대로 그가 계급을

부정하고 전쟁을 반대했던 것처럼 평등과 평화를 추

구하고 불교사상에서 가장 기본적인 자비는 공감과

연대의 마음을 지향하지요 그렇지만 저희 역시도 실

제 사업에 이러한 가치들을 녹여내는 것이 아직은 많

이 부족한 것 같아요 현지 주민보다는 사업을 수행

하는 단체 중심으로 진행되고 국내후원자들의 요구

에 따라가는 것들은 저희뿐만 아니라 아마 다른 단

체들도 상황이 비슷하리라 생각됩니다 막상 사업 이

후의 관리는 부족하면서 후원자들에게 성과를 보여

주기 위해서 하는 사업이 너무 많다고 생각해요 막

상 현지 주민들이 필요하다고 요구한 것이 아닌데

도 우리가 일방적으로 사업을 진행하는 등의 문제들

말이죠 작년에 코빌(Covil)[1] 교육을 받으면서 이

러한 문제에 대해 더 생각해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빈곤 구조적인 폭력이 될 수 있음을 인지해야

그렇다면 현장사업에 이러한 가치들이

충분히 반영되지 못하는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요

문제의 원인과 결과를 제대로 보지 못하기 때문인 것

같아요 빈곤의 원인과 결과에 대한 근본적인 인식 즉

빈곤이 어디로부터 비롯되는가에 대한 정확한 인식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빈곤이 구조적인 폭력

이 될 수 있음을 깨닫는 것 말이죠 아직 한국의 국제개

발협력 역사가 짧기 때문에 충분히 실현되지 못하는 것

일 수도 있어요 빈곤문제가 단순히 해외에만 해당하

는 것이냐 하면 아니거든요 가난은 현재 우리 안에도

존재하고 있잖아요 저는 그렇기 때문에 개발협력분

야의 활동가들이 국내문제에도 더욱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생각해요 타인의 문제라고 생각했던 것을 나

의 삶의 문제로 받아들이는 순간 빈곤과 개발에 대한

보다 근본적인 접근이 가능해질 수 있다고 믿습니다

그러면 로터스월드가 중점을 두는 점은 무엇인가요

현재 준비 중이지만 lsquo현지NGO와 협력관계를 만들

자rsquo 라는 방향을 가지고 있어요 최근에 국제불교네트

워크에서 만난 단체들이 지역사회개발단체들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현지에서 활동했던 주민들의 권

한강화를 위한 활동을 하고 있는 단체들이죠 그래서

그분들의 활동경험을 배우고 우리의 사업 속에 녹여보

자는 생각을 가지고 있어요 권리에 기반한 관점 주민

운동적 관점에 대한 이야기들을 말이죠 사실 한국의

개발 NGO보다 현지에 있는 현지 NGO들이 더 그 지

역의 필요에 대해 잘 알고 현지 주민들에게 더 알맞게

일을 할 수 있는데도 현지 NGO를 바로 지원하는 단

체들이 많지 않아요 국제개발협력에서 현지 NGO는

조력자나 이해관계자 중 하나로 생각하기 때문이죠

그렇기 때문에 현지 NGO와 교류하면서 효과적인

사업과 주민권한 강화 등에 대해서 배우고 있어요

주민권한강화(empowerment)와 같은 경우에는 제

한된 자원 내에서 사업을 진행해야 하기 때문에 쉽

지 않지만 계속해서 노력하고 있는 사업 중 하나

에요 작년부터 주거 권에 대한 사업과 인권침해

지역의 주민들을 돕는 사업들을 하고 있고 미얀

마 모니와[2]에 대한 지원 사업도 이어가고 있어요

개발협력은 타인의 삶에 개입해서 변화를 주는 것이니

보다 신중한 접근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그러다 보니 정

말 필요한 것은 개발에 대한 철학과 윤리인 것 같은데요

네 맞아요 정말 공감하는 부분이에요 자기성찰

이 정말 중요하죠 개발NGO를 비롯한 시민사회가

항상 정부에게 문제 제기하는 부분이 바로 한국 개

발원조의 양적 성장인데 그렇다면 과연 우리 안에

는 이러한 문제가 없는지 되돌아봐야 하지 않을까

싶네요 우리 안에도 협력이나 연대하는 분위기보

다는 경쟁하는 모습이 주로 보이는 것 같아요 이러

한 모습이 우리가 무엇을 위해 이런 일을 하고 있는

지 여과없이 드러내고 있죠 이러한 이슈들을 함께

논할 수 있는 공론의장 또한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이제는 민 민협력을 위해 노력해야 할 때

국장님께서는 오랫동안 시민사회운동을 해오셨고 지

금은 개발NGO에 있으신데 서로 다른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1코빌(Covil) 코빌(Covil)은 Community Organizing과 Village의 합성어로lsquo지역과 함께 주민과 함께하는 주민운동rsquo의 방향성을 가진 활동가 조직이다2 미얀마 모니와 이 지역 주민들은 지역정부의 요청에 따라 농지를 3년간 중국구리광산회사에 빌려주고 3년이 지나도록 땅을 돌려받지 못하자 시위와 농성을 벌여왔다그러나 지난 11월말 화염방사기를 동원한 정부의 강제진압으로 100여명의 주민들과 스님들이 심한 화상을 입는 사태가 발생하였다

31

로터스월드 사무국 앞에서 한재광 총장 민정희 국장 조이슬 간사 권아람 인턴의 모습 (왼쪽부터 차례대로) ODA Watch

먼저 상대적으로 인적자원과 재원이 시민사회에 비

해 풍부한 것 같아요 그리고 다들 정말 공부를 열

심히 하시는 것 같아요 (웃음) 특히 국제개발협력

에 관한 기술적인 방법론에 대한 학습도 많고요 하

지만 전체적으로 시야를 넓힐 수 있는 분야에는 공

부가 부족한 것 같아요 그리고 상대적으로 단체

들 간의 연대 협력은 비교적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

는 것 같아요 국내에서 협력하지 못하면 개발현장

에서 주민들과 협력을 이루기가 더욱 어렵잖아요

다른 단체와 연대 협력하는 모습이 부족한 것은 그만

큼 기존에 교류가 없어서가 아닐까요 국제개발협력

시민사회 내에서의 교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

최근 민관 협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반면 정작

민 민 간의 협력을 위한 노력은 아직 많이 부족한 것 같

아요 민간 단체들끼리 같이 사업을 해보면 서로 많이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예를 들어 환경 분야의 기

후변화 이슈는 매우 중요하고 구조적 변화가 필요함에

도 개발협력 사회에서는 큰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죠

민 민 간의 연대와 교류의 활성화를 통해 이와 같은 이슈

를 같이 대응해나가는 노력도 필요하지 않을까 싶네요

말씀을 들으니 다양한 단체들간의 만남이 중요하다고

생각됩니다 다양한 종교적 배경을 가진 분들이나 사

회운동을 하시는 많은 분들이 개발 NGO 커뮤니티에

합류하셔서 함께 토론할 수 있는 장이 마련되어야 하

지 않을까요

저도 국내에서 운동하시는 분들이 개발협력분야에 함

께 들어와서 같이 서로의 운동을 공유하고 나누는 시

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저희 단체를 비롯한 몇 단

체들이 함께 미얀마에서 개발활동을 수행하는 단체들

의 모임인 미지모[3]를 구상하고 추진하게 된 이유이

기도 하죠 미지모는 단체들이 서로 연대하고 협력해

야 한다는 생각으로 시작하게 되었어요 단체 간 협력

을 준비하며 실무자들끼리 모여보니 모두 코빌 교육

을 함께 받았던 사람들이더라고요(웃음) 모임을 하

면서 함께하는 기쁨을 많이 느끼고 있어요 미지모 사

람들 모두 지향하는 바가 비슷하기 때문에 서로 동지

애도 느끼죠 미지모 같은 모임들이 다른 단체들 사

이에서도 많이 이루어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미

지모에서도ldquo왜 우리 커뮤니티 내에서는 같이 협력하

는 사업이 없나rdquo 라는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어요

사실 단체와 단체가 서로 교류하고 협력하게 되면 서

로 배울 수 있는 점이 아주 많은데도 그런 모임이 많

지 않은 것 같아요 처음에는 힘들겠지만 같이 공동으

로 사업도 해보면 서로가 배울 수 있는 점이 많다고

생각해요 그 시간을 통해 개발협력에 대한 가치와 지

향점에 대한 생각들도 공유될 수 있으리라고 봅니다

ldquo누군가는 관심을 가지고 끊임없이 문제제기를 할

때 변화가 생기죠rdquo

현재 개발협력 시민사회의 구성원과 구조를 보면 실무

자는 여성이 많지만 실제 사업과 정책을 결정하는 위

치는 대부분 남성들로 이뤄져 있는데요 이에 대한 국

장님의 견해는 어떠하신지 궁금합니다

아무래도 남성중심의 사회구조를 그대로 반영한 모습

으로 보이는 것 같아요 젠더 문제에 대해서 관심을 가

지고 변화를 이루어야 하는 거죠 결국은 끊임없는 문

제제기가 필요하지 않나 싶어요 조직 내에서 불합리

한 것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고 여성들이 일을 할 수

OWL이 만난 사람

3 미지모 미얀마를 지원하는 사람들의 모임이란 뜻으로 로터스월드 프라미스 코코 따비에 4단체가 공동으로 만든 모임 이번 77호의 NGO현장 코너에서 개발협력 분야의 새로운 움직임인 lsquo미지모rsquo에 대해 다루고 있습니다 미지모의 활동이 궁금하신 분들께서는 해당 기사를 참고해주세요

32

로터스월드 사무국 앞에서 한재광 총장 민정희 국장 조이슬 간사 권아람 인턴의 모습 (왼쪽부터 차례대로) ODA Watch

있는 사회적인 여건이나 환경에 대해서도 누군가는 이

야기해야 하는 것이죠 이점에서는 저부터 시작해야 한

다고 생각해요 끝으로 활동가의 가장 중요한 자질은

바로 공감하는 능력이라고 생각해요 신문만 봐도 세

상에 너무나 많은 일들이 있어서 곧 잘 무력감에 빠지

기도 하죠 하지만 이러한 일들에 대해 일차적으로 관

심을 가지는 일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우리가 당장

하고 있는 일 이외에는 관심이 없어서는 안 되죠 조금

더 공감능력을 확장해서 세계에서 일어나는 여러 가지

고통에 대해 관심을 갖는 것 자체가 세상을 바꾸는 첫

발자국이라고 생각해요 개인적으로는 단체의 성과로

인정되지 못하는 일에 대해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하

는 게 아쉽지만 꼭 돈을 보내주지 않더라도 관심을 가

지는 자체가 연대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누군가의

고통을 알아주는 자체로도 그 사람에게 위로가 될 수

있기 때문이죠 그래서 사업으로 진행하지 못해도 일

단은 그러한 사실들을 회원들에게 알리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활동가의 역할은 사람들의 관심을 일깨워주고

공감할 수 있도록 운동해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국장님의 20여 년 간의 활동을 압축적으로 살펴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야기를 들으면서 앞으로의 활동

이 더욱 궁금해지는데요

저는 단체보다는 그 안의 사람을 잘 키워내고 싶어

요 이제까지의 저의 경험을 바탕으로 후배들을 잘 키

워서 올바르게 사업할 수 있도록 이끄는 역할을 하고

싶네요 또 출장처럼 짧은 시간이 아니라 현장에 가

서 오랜 시간을 주민들과 함께 보내고 또 사업현장을

구체적으로 보고 경험하는 시간도가지고 싶어요 이

제 아이들이 다 커서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해요 (웃

음) 마지막으로는 제가 가지고 있는 연대와 협력의

경험들을 가지고 현지 지역사회경험들을 한국의 개

발협력 분야에 소개하는 역할을 해나가고 싶습니다

인터뷰 시간 동안개발NGO 활동가로서 올바른 개발

협력의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해 매 순간 끊임없이 성

찰하고 문제제기를 하는 민정희 국장의 모습이 인상

적이었다 기존의 개발협력사회 내에서 교류와 연대

가 더 활발히 이루어져야 한다는 말에도 깊이 공감했

다 파트너 국가 간의 연대와 협력이전에 우리가 먼저

교류하고 연대해야 하지 않겠는가 앞으로 국제개발

커뮤니티 내에서의 활발한 교류와 다양한 연대의 모

습을 기대해본다 이번 인터뷰를 통해 (필자는) 한국

개발협력 사회 특히 개발NGO에 불어오는 새로운 바

람 다양하게 뻗어나가는 물줄기의 흐름을 목격한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민정희 국장의 오랜 경험이 담긴

이야기를 들으니 앞으로의 활동이 더욱 기대가 된다

권아람 작성 ODA Watch 인턴

aramclsrnnavercom

33

청년활동가

(YP)들이 꿈틀꿈

틀 원조투명성

캠페인 TF를

조직하다

방울방울 나무를 수놓는 저 꽃잎처럼

한국외대

청년들의

사무국 방문

반가웠어요

한국외대 학생들과 조이슬 간사의 모습 ODA Watch

ODA Watch 이모저모

마침내 봄이 왔습니다 물러 갈듯 말듯 끝까지 애태우던 추위가 사라지고 햇살이 온 대지를 따스하게 감싸 안아

주고 있네요 길거리 나무들도 화사한 꽃잎으로 몸을 단장하느라 분주해 보입니다 봄이 와서일까요 워치에도

새로운 식구들이 찾아왔답니다 올 봄 모두 함께 꽃을 잘 피워낸다면 가을 무렵에는 풍성한 과실을 기대해볼 수

있지 않을까요

지난 4월 26일(금) ODA Watch가

국제개발협력학회(KAIDEC)에서

매년 공모하는 ODA 학술활동 지

원사업에 선정되었습니다 이로써

KAIDEC으로부터 지난 2011년부

터 연속 3년 동안 지원을 받게 되

었는데요 워치는 공모사업을 통한

1200만원의 지원금으로 올 한해

lsquo한국 개발원조 투명성 제고 방안 정

책 연구사업rsquo을 펼쳐나갈 예정입니

다 OWL 독자 여러분들도 한국 개

발원조의 투명성을 높일 수 있는 방

안을 함께 고민해주시겠어요 더불

어 워치가 꾸려나갈 원조투명성 캠

페인에 대해서도 많은 관심과 참여

부탁 드립니다

지난 4월 29일(월)에는 한국외국어

대학교에서 온 4명의 학생들이 ODA

Watch 사무국을 찾아왔답니다 워치가

도대체 어떤 곳인지 무엇을 하는 단체

인지 궁금해서 오늘 인터뷰를 위해 열심

히 공부했다며 이런 저런 질문들을 쏟아

냈는데요 NGO에 관한 교양수업을 듣

던 중 사례발표를 위해 여러 단체 중 워

치를 선택하게 되었다는 청년들 고민

이 담긴 질문에 답하는 시간도 참 즐거

웠답니다 워치가 어떤 단체인지() 궁

금하신 분들이 있다면 주저 말고 서교동

에 자리한 저희 사무국으로 차 한잔 하

러 오세요~~ ^^

ODA Watch 청년활동가들이 국제

개발협력의 흥미로운 이슈를 lsquo씹고

뜯고 맛보고 즐기기rsquo 위해 뭉쳤습니

다 청년활동가들은 관심 있는 이슈

를 중심으로 모여서 팀을 꾸려 시민

의 목소리를 내는 활동을 해오고 있

는데요 여러 팀들 중에 그 동안 국

내외 개발협력정책과 담론을 중점

적으로 공부해왔던 정책감시팀과

DAC(개발협력체계 비평가)팀이 주

축이 되어 Task Force 팀을 구성해

원조투명성과 책무성에 대해 국제

국내사회가 어떠한 이야기를 해오고

있는지 힘을 합쳐 알아보기로 했답

니다 지난 4월 10일 대망의 첫 모임

을 가졌는데요 매주 수요일마다 모

여서 이슈도 알아가고 무엇보다 서

로를 알아가는 시간을 가지고 있답

니다 앞으로 저희 청년활동가들이

펼쳐나갈 활동 많이 기대해주세요

첫 모임 후 뒷풀이 장소에서 한 컷시작을 기념하는 와인 한잔과 함께 ODA Watch

34

KAIDEC지원

ODA 학술활동

공보사업 선정

환영합니다

이재원 간사님

권아람 인턴님

이재원

간사의

한마디

지난 4월 신입직원 및 인턴채용을 통

해 이재원 간사와 권아람 인턴이 ODA

Watch와 함께하게 되었습니다 이재

원 간사는 지난 2012년 ODA 인턴으

로 이미 한해 동안 사무국의 일원으로

동고동락(同苦同樂 )해왔는데요 앞으

로 두 분과 함께 채워나갈 워치가 더더

욱 기대됩니다 OWL 독자 여러분들

께 전하는 편지도 읽어주세요 ^^

안녕하세요 5월부터 ODA Watch의 새 식

구로 함께하게 될 이재원입니다 워치의 청년

활동가로 시작하여 지난 해 ODA 청년인턴으

로 1년간 사무국에서 일하는 행운을 누렸었

는데 올해는 이렇게 간사로 인연을 맺게 되

어 무척 기쁩니다 앞으로 겸손한 자세로 관

계하는 모든 분들과 함께하며 lsquo해피에너지rsquo를

나acuteshy 수 있는 활동가가 되겠습니다 아름다운

봄날 좋은 소식 나acuteshy 수 있어 행복하네요 여

러분의 많은 응원 부탁드려요 감사합니다

워치의

최연소 기부자

는 누구

감동 어린 소식 하나 ODA Watch의

최연소 기부자를 소개합니다~ ^^ 바

로 세상의 빛을 본지 꼭 한 달이 되어

가는 박시윤 양이 그 주인공인데요 박

욱범님께서 따님의 탄생을 기념하며 너

무나 감사하게도 일시 후원을 통해 그

환희와 행복을 워치와 함께 나주셨답니

다 박욱범님은 OWL에 해외특파원으

로 글을 기고하며 워치와 인연을 맺기

시작했는데요 현재는 영국에서의 석

사과정을 마치고 잠시 한국에 들어와

ODA Watch의 자매 기관인 (사)글로

벌발전연구원 ReDI의 연구원으로도 함

께하고 계시답니다 너무 감사한 마음

에 시윤 양을 위해 작은 선물을 준비한

워치 사무국 후원 담당 간사님과 간략

한 증정식도 가졌답니다~ ^^ 시윤 양

앞으로 건강하게 무럭무럭 자라나길 바

랄게요 ^^

권아람

인턴의

한마디

안녕하세요 ODA Watch OWL 독자 여러

분 ODA Watch에서 인턴으로 함께하게 된

권아람이라고 합니다 저는 인권에 관심이 많

아서 작년 하반기에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

에서 4개월 정도 일을 했었어요 앰네스티에

서는 인권의 관점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연대

운동의 방향성을 배울 수 있었는데요 ODA

Watch에서는 또 어떤 것들을 배우고 생각하

게 될 지 궁금하고 매우 기대가 되요 일한 지

이제 겨우 2주차인데 하루하루 많은 것들을

배우며 비판적인 관점으로 개발협력을 바라

보는 눈도 기르고 있어요 ODA Watch를 알

게 되어서 그리고 함께 일하게 되어 반갑습니

다 앞으로 독자 여러분들을 자주 뵐 수 있길

기대할게요 )

박욱범 님과 이재원 간사 ODA Watch 권아람 인턴과 이재원 간사 ODA Watch35

36

37

3월 재정보고

[ ODA Watch 살림살이 ]

ODA Watch는 투명한 재정운영을 원칙으로 합니다

소중한 후원금으로 운영되는 워치의 살림살이가 어느 곳에 어떻게 쓰여지는지

후원자 여러분과 OWL 독자들께 보고드립니다

워치의 살림살이에 더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38

ODA Watch는 2006년 설립 이래로 한국의 국제개발협력 사업 및 정책이 인권 bull 평등 bull 연대에 기반하여 보다 책임 있게 효과적으로 사용되어 개발도상국의 빈곤퇴치 및 지속가능한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한국 대외원조의 정책을 지속적으로 감시 bull 제언하고 대안을 고민하는 참여형 시민사회단체(Civil Society Organization CSO)입니다

39

Page 31: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77호(2013.05.03)

불교에 기반하는 단체로서 로터스월드가 존중하는 가

치는 무엇인가요 그리고 이러한 가치가 사업방식에

실제로 적용되고 있는지 궁금하네요

저희는 평등 평화 자비 세가지 가치를 중점으로 삼

고 있어요 부처가 살아온 모습 그대로 그가 계급을

부정하고 전쟁을 반대했던 것처럼 평등과 평화를 추

구하고 불교사상에서 가장 기본적인 자비는 공감과

연대의 마음을 지향하지요 그렇지만 저희 역시도 실

제 사업에 이러한 가치들을 녹여내는 것이 아직은 많

이 부족한 것 같아요 현지 주민보다는 사업을 수행

하는 단체 중심으로 진행되고 국내후원자들의 요구

에 따라가는 것들은 저희뿐만 아니라 아마 다른 단

체들도 상황이 비슷하리라 생각됩니다 막상 사업 이

후의 관리는 부족하면서 후원자들에게 성과를 보여

주기 위해서 하는 사업이 너무 많다고 생각해요 막

상 현지 주민들이 필요하다고 요구한 것이 아닌데

도 우리가 일방적으로 사업을 진행하는 등의 문제들

말이죠 작년에 코빌(Covil)[1] 교육을 받으면서 이

러한 문제에 대해 더 생각해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빈곤 구조적인 폭력이 될 수 있음을 인지해야

그렇다면 현장사업에 이러한 가치들이

충분히 반영되지 못하는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요

문제의 원인과 결과를 제대로 보지 못하기 때문인 것

같아요 빈곤의 원인과 결과에 대한 근본적인 인식 즉

빈곤이 어디로부터 비롯되는가에 대한 정확한 인식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빈곤이 구조적인 폭력

이 될 수 있음을 깨닫는 것 말이죠 아직 한국의 국제개

발협력 역사가 짧기 때문에 충분히 실현되지 못하는 것

일 수도 있어요 빈곤문제가 단순히 해외에만 해당하

는 것이냐 하면 아니거든요 가난은 현재 우리 안에도

존재하고 있잖아요 저는 그렇기 때문에 개발협력분

야의 활동가들이 국내문제에도 더욱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생각해요 타인의 문제라고 생각했던 것을 나

의 삶의 문제로 받아들이는 순간 빈곤과 개발에 대한

보다 근본적인 접근이 가능해질 수 있다고 믿습니다

그러면 로터스월드가 중점을 두는 점은 무엇인가요

현재 준비 중이지만 lsquo현지NGO와 협력관계를 만들

자rsquo 라는 방향을 가지고 있어요 최근에 국제불교네트

워크에서 만난 단체들이 지역사회개발단체들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현지에서 활동했던 주민들의 권

한강화를 위한 활동을 하고 있는 단체들이죠 그래서

그분들의 활동경험을 배우고 우리의 사업 속에 녹여보

자는 생각을 가지고 있어요 권리에 기반한 관점 주민

운동적 관점에 대한 이야기들을 말이죠 사실 한국의

개발 NGO보다 현지에 있는 현지 NGO들이 더 그 지

역의 필요에 대해 잘 알고 현지 주민들에게 더 알맞게

일을 할 수 있는데도 현지 NGO를 바로 지원하는 단

체들이 많지 않아요 국제개발협력에서 현지 NGO는

조력자나 이해관계자 중 하나로 생각하기 때문이죠

그렇기 때문에 현지 NGO와 교류하면서 효과적인

사업과 주민권한 강화 등에 대해서 배우고 있어요

주민권한강화(empowerment)와 같은 경우에는 제

한된 자원 내에서 사업을 진행해야 하기 때문에 쉽

지 않지만 계속해서 노력하고 있는 사업 중 하나

에요 작년부터 주거 권에 대한 사업과 인권침해

지역의 주민들을 돕는 사업들을 하고 있고 미얀

마 모니와[2]에 대한 지원 사업도 이어가고 있어요

개발협력은 타인의 삶에 개입해서 변화를 주는 것이니

보다 신중한 접근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그러다 보니 정

말 필요한 것은 개발에 대한 철학과 윤리인 것 같은데요

네 맞아요 정말 공감하는 부분이에요 자기성찰

이 정말 중요하죠 개발NGO를 비롯한 시민사회가

항상 정부에게 문제 제기하는 부분이 바로 한국 개

발원조의 양적 성장인데 그렇다면 과연 우리 안에

는 이러한 문제가 없는지 되돌아봐야 하지 않을까

싶네요 우리 안에도 협력이나 연대하는 분위기보

다는 경쟁하는 모습이 주로 보이는 것 같아요 이러

한 모습이 우리가 무엇을 위해 이런 일을 하고 있는

지 여과없이 드러내고 있죠 이러한 이슈들을 함께

논할 수 있는 공론의장 또한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이제는 민 민협력을 위해 노력해야 할 때

국장님께서는 오랫동안 시민사회운동을 해오셨고 지

금은 개발NGO에 있으신데 서로 다른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1코빌(Covil) 코빌(Covil)은 Community Organizing과 Village의 합성어로lsquo지역과 함께 주민과 함께하는 주민운동rsquo의 방향성을 가진 활동가 조직이다2 미얀마 모니와 이 지역 주민들은 지역정부의 요청에 따라 농지를 3년간 중국구리광산회사에 빌려주고 3년이 지나도록 땅을 돌려받지 못하자 시위와 농성을 벌여왔다그러나 지난 11월말 화염방사기를 동원한 정부의 강제진압으로 100여명의 주민들과 스님들이 심한 화상을 입는 사태가 발생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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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스월드 사무국 앞에서 한재광 총장 민정희 국장 조이슬 간사 권아람 인턴의 모습 (왼쪽부터 차례대로) ODA Watch

먼저 상대적으로 인적자원과 재원이 시민사회에 비

해 풍부한 것 같아요 그리고 다들 정말 공부를 열

심히 하시는 것 같아요 (웃음) 특히 국제개발협력

에 관한 기술적인 방법론에 대한 학습도 많고요 하

지만 전체적으로 시야를 넓힐 수 있는 분야에는 공

부가 부족한 것 같아요 그리고 상대적으로 단체

들 간의 연대 협력은 비교적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

는 것 같아요 국내에서 협력하지 못하면 개발현장

에서 주민들과 협력을 이루기가 더욱 어렵잖아요

다른 단체와 연대 협력하는 모습이 부족한 것은 그만

큼 기존에 교류가 없어서가 아닐까요 국제개발협력

시민사회 내에서의 교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

최근 민관 협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반면 정작

민 민 간의 협력을 위한 노력은 아직 많이 부족한 것 같

아요 민간 단체들끼리 같이 사업을 해보면 서로 많이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예를 들어 환경 분야의 기

후변화 이슈는 매우 중요하고 구조적 변화가 필요함에

도 개발협력 사회에서는 큰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죠

민 민 간의 연대와 교류의 활성화를 통해 이와 같은 이슈

를 같이 대응해나가는 노력도 필요하지 않을까 싶네요

말씀을 들으니 다양한 단체들간의 만남이 중요하다고

생각됩니다 다양한 종교적 배경을 가진 분들이나 사

회운동을 하시는 많은 분들이 개발 NGO 커뮤니티에

합류하셔서 함께 토론할 수 있는 장이 마련되어야 하

지 않을까요

저도 국내에서 운동하시는 분들이 개발협력분야에 함

께 들어와서 같이 서로의 운동을 공유하고 나누는 시

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저희 단체를 비롯한 몇 단

체들이 함께 미얀마에서 개발활동을 수행하는 단체들

의 모임인 미지모[3]를 구상하고 추진하게 된 이유이

기도 하죠 미지모는 단체들이 서로 연대하고 협력해

야 한다는 생각으로 시작하게 되었어요 단체 간 협력

을 준비하며 실무자들끼리 모여보니 모두 코빌 교육

을 함께 받았던 사람들이더라고요(웃음) 모임을 하

면서 함께하는 기쁨을 많이 느끼고 있어요 미지모 사

람들 모두 지향하는 바가 비슷하기 때문에 서로 동지

애도 느끼죠 미지모 같은 모임들이 다른 단체들 사

이에서도 많이 이루어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미

지모에서도ldquo왜 우리 커뮤니티 내에서는 같이 협력하

는 사업이 없나rdquo 라는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어요

사실 단체와 단체가 서로 교류하고 협력하게 되면 서

로 배울 수 있는 점이 아주 많은데도 그런 모임이 많

지 않은 것 같아요 처음에는 힘들겠지만 같이 공동으

로 사업도 해보면 서로가 배울 수 있는 점이 많다고

생각해요 그 시간을 통해 개발협력에 대한 가치와 지

향점에 대한 생각들도 공유될 수 있으리라고 봅니다

ldquo누군가는 관심을 가지고 끊임없이 문제제기를 할

때 변화가 생기죠rdquo

현재 개발협력 시민사회의 구성원과 구조를 보면 실무

자는 여성이 많지만 실제 사업과 정책을 결정하는 위

치는 대부분 남성들로 이뤄져 있는데요 이에 대한 국

장님의 견해는 어떠하신지 궁금합니다

아무래도 남성중심의 사회구조를 그대로 반영한 모습

으로 보이는 것 같아요 젠더 문제에 대해서 관심을 가

지고 변화를 이루어야 하는 거죠 결국은 끊임없는 문

제제기가 필요하지 않나 싶어요 조직 내에서 불합리

한 것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고 여성들이 일을 할 수

OWL이 만난 사람

3 미지모 미얀마를 지원하는 사람들의 모임이란 뜻으로 로터스월드 프라미스 코코 따비에 4단체가 공동으로 만든 모임 이번 77호의 NGO현장 코너에서 개발협력 분야의 새로운 움직임인 lsquo미지모rsquo에 대해 다루고 있습니다 미지모의 활동이 궁금하신 분들께서는 해당 기사를 참고해주세요

32

로터스월드 사무국 앞에서 한재광 총장 민정희 국장 조이슬 간사 권아람 인턴의 모습 (왼쪽부터 차례대로) ODA Watch

있는 사회적인 여건이나 환경에 대해서도 누군가는 이

야기해야 하는 것이죠 이점에서는 저부터 시작해야 한

다고 생각해요 끝으로 활동가의 가장 중요한 자질은

바로 공감하는 능력이라고 생각해요 신문만 봐도 세

상에 너무나 많은 일들이 있어서 곧 잘 무력감에 빠지

기도 하죠 하지만 이러한 일들에 대해 일차적으로 관

심을 가지는 일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우리가 당장

하고 있는 일 이외에는 관심이 없어서는 안 되죠 조금

더 공감능력을 확장해서 세계에서 일어나는 여러 가지

고통에 대해 관심을 갖는 것 자체가 세상을 바꾸는 첫

발자국이라고 생각해요 개인적으로는 단체의 성과로

인정되지 못하는 일에 대해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하

는 게 아쉽지만 꼭 돈을 보내주지 않더라도 관심을 가

지는 자체가 연대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누군가의

고통을 알아주는 자체로도 그 사람에게 위로가 될 수

있기 때문이죠 그래서 사업으로 진행하지 못해도 일

단은 그러한 사실들을 회원들에게 알리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활동가의 역할은 사람들의 관심을 일깨워주고

공감할 수 있도록 운동해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국장님의 20여 년 간의 활동을 압축적으로 살펴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야기를 들으면서 앞으로의 활동

이 더욱 궁금해지는데요

저는 단체보다는 그 안의 사람을 잘 키워내고 싶어

요 이제까지의 저의 경험을 바탕으로 후배들을 잘 키

워서 올바르게 사업할 수 있도록 이끄는 역할을 하고

싶네요 또 출장처럼 짧은 시간이 아니라 현장에 가

서 오랜 시간을 주민들과 함께 보내고 또 사업현장을

구체적으로 보고 경험하는 시간도가지고 싶어요 이

제 아이들이 다 커서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해요 (웃

음) 마지막으로는 제가 가지고 있는 연대와 협력의

경험들을 가지고 현지 지역사회경험들을 한국의 개

발협력 분야에 소개하는 역할을 해나가고 싶습니다

인터뷰 시간 동안개발NGO 활동가로서 올바른 개발

협력의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해 매 순간 끊임없이 성

찰하고 문제제기를 하는 민정희 국장의 모습이 인상

적이었다 기존의 개발협력사회 내에서 교류와 연대

가 더 활발히 이루어져야 한다는 말에도 깊이 공감했

다 파트너 국가 간의 연대와 협력이전에 우리가 먼저

교류하고 연대해야 하지 않겠는가 앞으로 국제개발

커뮤니티 내에서의 활발한 교류와 다양한 연대의 모

습을 기대해본다 이번 인터뷰를 통해 (필자는) 한국

개발협력 사회 특히 개발NGO에 불어오는 새로운 바

람 다양하게 뻗어나가는 물줄기의 흐름을 목격한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민정희 국장의 오랜 경험이 담긴

이야기를 들으니 앞으로의 활동이 더욱 기대가 된다

권아람 작성 ODA Watch 인턴

aramclsrnnavercom

33

청년활동가

(YP)들이 꿈틀꿈

틀 원조투명성

캠페인 TF를

조직하다

방울방울 나무를 수놓는 저 꽃잎처럼

한국외대

청년들의

사무국 방문

반가웠어요

한국외대 학생들과 조이슬 간사의 모습 ODA Watch

ODA Watch 이모저모

마침내 봄이 왔습니다 물러 갈듯 말듯 끝까지 애태우던 추위가 사라지고 햇살이 온 대지를 따스하게 감싸 안아

주고 있네요 길거리 나무들도 화사한 꽃잎으로 몸을 단장하느라 분주해 보입니다 봄이 와서일까요 워치에도

새로운 식구들이 찾아왔답니다 올 봄 모두 함께 꽃을 잘 피워낸다면 가을 무렵에는 풍성한 과실을 기대해볼 수

있지 않을까요

지난 4월 26일(금) ODA Watch가

국제개발협력학회(KAIDEC)에서

매년 공모하는 ODA 학술활동 지

원사업에 선정되었습니다 이로써

KAIDEC으로부터 지난 2011년부

터 연속 3년 동안 지원을 받게 되

었는데요 워치는 공모사업을 통한

1200만원의 지원금으로 올 한해

lsquo한국 개발원조 투명성 제고 방안 정

책 연구사업rsquo을 펼쳐나갈 예정입니

다 OWL 독자 여러분들도 한국 개

발원조의 투명성을 높일 수 있는 방

안을 함께 고민해주시겠어요 더불

어 워치가 꾸려나갈 원조투명성 캠

페인에 대해서도 많은 관심과 참여

부탁 드립니다

지난 4월 29일(월)에는 한국외국어

대학교에서 온 4명의 학생들이 ODA

Watch 사무국을 찾아왔답니다 워치가

도대체 어떤 곳인지 무엇을 하는 단체

인지 궁금해서 오늘 인터뷰를 위해 열심

히 공부했다며 이런 저런 질문들을 쏟아

냈는데요 NGO에 관한 교양수업을 듣

던 중 사례발표를 위해 여러 단체 중 워

치를 선택하게 되었다는 청년들 고민

이 담긴 질문에 답하는 시간도 참 즐거

웠답니다 워치가 어떤 단체인지() 궁

금하신 분들이 있다면 주저 말고 서교동

에 자리한 저희 사무국으로 차 한잔 하

러 오세요~~ ^^

ODA Watch 청년활동가들이 국제

개발협력의 흥미로운 이슈를 lsquo씹고

뜯고 맛보고 즐기기rsquo 위해 뭉쳤습니

다 청년활동가들은 관심 있는 이슈

를 중심으로 모여서 팀을 꾸려 시민

의 목소리를 내는 활동을 해오고 있

는데요 여러 팀들 중에 그 동안 국

내외 개발협력정책과 담론을 중점

적으로 공부해왔던 정책감시팀과

DAC(개발협력체계 비평가)팀이 주

축이 되어 Task Force 팀을 구성해

원조투명성과 책무성에 대해 국제

국내사회가 어떠한 이야기를 해오고

있는지 힘을 합쳐 알아보기로 했답

니다 지난 4월 10일 대망의 첫 모임

을 가졌는데요 매주 수요일마다 모

여서 이슈도 알아가고 무엇보다 서

로를 알아가는 시간을 가지고 있답

니다 앞으로 저희 청년활동가들이

펼쳐나갈 활동 많이 기대해주세요

첫 모임 후 뒷풀이 장소에서 한 컷시작을 기념하는 와인 한잔과 함께 ODA Watch

34

KAIDEC지원

ODA 학술활동

공보사업 선정

환영합니다

이재원 간사님

권아람 인턴님

이재원

간사의

한마디

지난 4월 신입직원 및 인턴채용을 통

해 이재원 간사와 권아람 인턴이 ODA

Watch와 함께하게 되었습니다 이재

원 간사는 지난 2012년 ODA 인턴으

로 이미 한해 동안 사무국의 일원으로

동고동락(同苦同樂 )해왔는데요 앞으

로 두 분과 함께 채워나갈 워치가 더더

욱 기대됩니다 OWL 독자 여러분들

께 전하는 편지도 읽어주세요 ^^

안녕하세요 5월부터 ODA Watch의 새 식

구로 함께하게 될 이재원입니다 워치의 청년

활동가로 시작하여 지난 해 ODA 청년인턴으

로 1년간 사무국에서 일하는 행운을 누렸었

는데 올해는 이렇게 간사로 인연을 맺게 되

어 무척 기쁩니다 앞으로 겸손한 자세로 관

계하는 모든 분들과 함께하며 lsquo해피에너지rsquo를

나acuteshy 수 있는 활동가가 되겠습니다 아름다운

봄날 좋은 소식 나acuteshy 수 있어 행복하네요 여

러분의 많은 응원 부탁드려요 감사합니다

워치의

최연소 기부자

는 누구

감동 어린 소식 하나 ODA Watch의

최연소 기부자를 소개합니다~ ^^ 바

로 세상의 빛을 본지 꼭 한 달이 되어

가는 박시윤 양이 그 주인공인데요 박

욱범님께서 따님의 탄생을 기념하며 너

무나 감사하게도 일시 후원을 통해 그

환희와 행복을 워치와 함께 나주셨답니

다 박욱범님은 OWL에 해외특파원으

로 글을 기고하며 워치와 인연을 맺기

시작했는데요 현재는 영국에서의 석

사과정을 마치고 잠시 한국에 들어와

ODA Watch의 자매 기관인 (사)글로

벌발전연구원 ReDI의 연구원으로도 함

께하고 계시답니다 너무 감사한 마음

에 시윤 양을 위해 작은 선물을 준비한

워치 사무국 후원 담당 간사님과 간략

한 증정식도 가졌답니다~ ^^ 시윤 양

앞으로 건강하게 무럭무럭 자라나길 바

랄게요 ^^

권아람

인턴의

한마디

안녕하세요 ODA Watch OWL 독자 여러

분 ODA Watch에서 인턴으로 함께하게 된

권아람이라고 합니다 저는 인권에 관심이 많

아서 작년 하반기에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

에서 4개월 정도 일을 했었어요 앰네스티에

서는 인권의 관점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연대

운동의 방향성을 배울 수 있었는데요 ODA

Watch에서는 또 어떤 것들을 배우고 생각하

게 될 지 궁금하고 매우 기대가 되요 일한 지

이제 겨우 2주차인데 하루하루 많은 것들을

배우며 비판적인 관점으로 개발협력을 바라

보는 눈도 기르고 있어요 ODA Watch를 알

게 되어서 그리고 함께 일하게 되어 반갑습니

다 앞으로 독자 여러분들을 자주 뵐 수 있길

기대할게요 )

박욱범 님과 이재원 간사 ODA Watch 권아람 인턴과 이재원 간사 ODA Watch35

36

37

3월 재정보고

[ ODA Watch 살림살이 ]

ODA Watch는 투명한 재정운영을 원칙으로 합니다

소중한 후원금으로 운영되는 워치의 살림살이가 어느 곳에 어떻게 쓰여지는지

후원자 여러분과 OWL 독자들께 보고드립니다

워치의 살림살이에 더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38

ODA Watch는 2006년 설립 이래로 한국의 국제개발협력 사업 및 정책이 인권 bull 평등 bull 연대에 기반하여 보다 책임 있게 효과적으로 사용되어 개발도상국의 빈곤퇴치 및 지속가능한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한국 대외원조의 정책을 지속적으로 감시 bull 제언하고 대안을 고민하는 참여형 시민사회단체(Civil Society Organization CSO)입니다

39

Page 32: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77호(2013.05.03)

로터스월드 사무국 앞에서 한재광 총장 민정희 국장 조이슬 간사 권아람 인턴의 모습 (왼쪽부터 차례대로) ODA Watch

먼저 상대적으로 인적자원과 재원이 시민사회에 비

해 풍부한 것 같아요 그리고 다들 정말 공부를 열

심히 하시는 것 같아요 (웃음) 특히 국제개발협력

에 관한 기술적인 방법론에 대한 학습도 많고요 하

지만 전체적으로 시야를 넓힐 수 있는 분야에는 공

부가 부족한 것 같아요 그리고 상대적으로 단체

들 간의 연대 협력은 비교적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

는 것 같아요 국내에서 협력하지 못하면 개발현장

에서 주민들과 협력을 이루기가 더욱 어렵잖아요

다른 단체와 연대 협력하는 모습이 부족한 것은 그만

큼 기존에 교류가 없어서가 아닐까요 국제개발협력

시민사회 내에서의 교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

최근 민관 협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반면 정작

민 민 간의 협력을 위한 노력은 아직 많이 부족한 것 같

아요 민간 단체들끼리 같이 사업을 해보면 서로 많이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예를 들어 환경 분야의 기

후변화 이슈는 매우 중요하고 구조적 변화가 필요함에

도 개발협력 사회에서는 큰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죠

민 민 간의 연대와 교류의 활성화를 통해 이와 같은 이슈

를 같이 대응해나가는 노력도 필요하지 않을까 싶네요

말씀을 들으니 다양한 단체들간의 만남이 중요하다고

생각됩니다 다양한 종교적 배경을 가진 분들이나 사

회운동을 하시는 많은 분들이 개발 NGO 커뮤니티에

합류하셔서 함께 토론할 수 있는 장이 마련되어야 하

지 않을까요

저도 국내에서 운동하시는 분들이 개발협력분야에 함

께 들어와서 같이 서로의 운동을 공유하고 나누는 시

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저희 단체를 비롯한 몇 단

체들이 함께 미얀마에서 개발활동을 수행하는 단체들

의 모임인 미지모[3]를 구상하고 추진하게 된 이유이

기도 하죠 미지모는 단체들이 서로 연대하고 협력해

야 한다는 생각으로 시작하게 되었어요 단체 간 협력

을 준비하며 실무자들끼리 모여보니 모두 코빌 교육

을 함께 받았던 사람들이더라고요(웃음) 모임을 하

면서 함께하는 기쁨을 많이 느끼고 있어요 미지모 사

람들 모두 지향하는 바가 비슷하기 때문에 서로 동지

애도 느끼죠 미지모 같은 모임들이 다른 단체들 사

이에서도 많이 이루어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미

지모에서도ldquo왜 우리 커뮤니티 내에서는 같이 협력하

는 사업이 없나rdquo 라는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어요

사실 단체와 단체가 서로 교류하고 협력하게 되면 서

로 배울 수 있는 점이 아주 많은데도 그런 모임이 많

지 않은 것 같아요 처음에는 힘들겠지만 같이 공동으

로 사업도 해보면 서로가 배울 수 있는 점이 많다고

생각해요 그 시간을 통해 개발협력에 대한 가치와 지

향점에 대한 생각들도 공유될 수 있으리라고 봅니다

ldquo누군가는 관심을 가지고 끊임없이 문제제기를 할

때 변화가 생기죠rdquo

현재 개발협력 시민사회의 구성원과 구조를 보면 실무

자는 여성이 많지만 실제 사업과 정책을 결정하는 위

치는 대부분 남성들로 이뤄져 있는데요 이에 대한 국

장님의 견해는 어떠하신지 궁금합니다

아무래도 남성중심의 사회구조를 그대로 반영한 모습

으로 보이는 것 같아요 젠더 문제에 대해서 관심을 가

지고 변화를 이루어야 하는 거죠 결국은 끊임없는 문

제제기가 필요하지 않나 싶어요 조직 내에서 불합리

한 것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고 여성들이 일을 할 수

OWL이 만난 사람

3 미지모 미얀마를 지원하는 사람들의 모임이란 뜻으로 로터스월드 프라미스 코코 따비에 4단체가 공동으로 만든 모임 이번 77호의 NGO현장 코너에서 개발협력 분야의 새로운 움직임인 lsquo미지모rsquo에 대해 다루고 있습니다 미지모의 활동이 궁금하신 분들께서는 해당 기사를 참고해주세요

32

로터스월드 사무국 앞에서 한재광 총장 민정희 국장 조이슬 간사 권아람 인턴의 모습 (왼쪽부터 차례대로) ODA Watch

있는 사회적인 여건이나 환경에 대해서도 누군가는 이

야기해야 하는 것이죠 이점에서는 저부터 시작해야 한

다고 생각해요 끝으로 활동가의 가장 중요한 자질은

바로 공감하는 능력이라고 생각해요 신문만 봐도 세

상에 너무나 많은 일들이 있어서 곧 잘 무력감에 빠지

기도 하죠 하지만 이러한 일들에 대해 일차적으로 관

심을 가지는 일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우리가 당장

하고 있는 일 이외에는 관심이 없어서는 안 되죠 조금

더 공감능력을 확장해서 세계에서 일어나는 여러 가지

고통에 대해 관심을 갖는 것 자체가 세상을 바꾸는 첫

발자국이라고 생각해요 개인적으로는 단체의 성과로

인정되지 못하는 일에 대해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하

는 게 아쉽지만 꼭 돈을 보내주지 않더라도 관심을 가

지는 자체가 연대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누군가의

고통을 알아주는 자체로도 그 사람에게 위로가 될 수

있기 때문이죠 그래서 사업으로 진행하지 못해도 일

단은 그러한 사실들을 회원들에게 알리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활동가의 역할은 사람들의 관심을 일깨워주고

공감할 수 있도록 운동해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국장님의 20여 년 간의 활동을 압축적으로 살펴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야기를 들으면서 앞으로의 활동

이 더욱 궁금해지는데요

저는 단체보다는 그 안의 사람을 잘 키워내고 싶어

요 이제까지의 저의 경험을 바탕으로 후배들을 잘 키

워서 올바르게 사업할 수 있도록 이끄는 역할을 하고

싶네요 또 출장처럼 짧은 시간이 아니라 현장에 가

서 오랜 시간을 주민들과 함께 보내고 또 사업현장을

구체적으로 보고 경험하는 시간도가지고 싶어요 이

제 아이들이 다 커서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해요 (웃

음) 마지막으로는 제가 가지고 있는 연대와 협력의

경험들을 가지고 현지 지역사회경험들을 한국의 개

발협력 분야에 소개하는 역할을 해나가고 싶습니다

인터뷰 시간 동안개발NGO 활동가로서 올바른 개발

협력의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해 매 순간 끊임없이 성

찰하고 문제제기를 하는 민정희 국장의 모습이 인상

적이었다 기존의 개발협력사회 내에서 교류와 연대

가 더 활발히 이루어져야 한다는 말에도 깊이 공감했

다 파트너 국가 간의 연대와 협력이전에 우리가 먼저

교류하고 연대해야 하지 않겠는가 앞으로 국제개발

커뮤니티 내에서의 활발한 교류와 다양한 연대의 모

습을 기대해본다 이번 인터뷰를 통해 (필자는) 한국

개발협력 사회 특히 개발NGO에 불어오는 새로운 바

람 다양하게 뻗어나가는 물줄기의 흐름을 목격한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민정희 국장의 오랜 경험이 담긴

이야기를 들으니 앞으로의 활동이 더욱 기대가 된다

권아람 작성 ODA Watch 인턴

aramclsrnnavercom

33

청년활동가

(YP)들이 꿈틀꿈

틀 원조투명성

캠페인 TF를

조직하다

방울방울 나무를 수놓는 저 꽃잎처럼

한국외대

청년들의

사무국 방문

반가웠어요

한국외대 학생들과 조이슬 간사의 모습 ODA Watch

ODA Watch 이모저모

마침내 봄이 왔습니다 물러 갈듯 말듯 끝까지 애태우던 추위가 사라지고 햇살이 온 대지를 따스하게 감싸 안아

주고 있네요 길거리 나무들도 화사한 꽃잎으로 몸을 단장하느라 분주해 보입니다 봄이 와서일까요 워치에도

새로운 식구들이 찾아왔답니다 올 봄 모두 함께 꽃을 잘 피워낸다면 가을 무렵에는 풍성한 과실을 기대해볼 수

있지 않을까요

지난 4월 26일(금) ODA Watch가

국제개발협력학회(KAIDEC)에서

매년 공모하는 ODA 학술활동 지

원사업에 선정되었습니다 이로써

KAIDEC으로부터 지난 2011년부

터 연속 3년 동안 지원을 받게 되

었는데요 워치는 공모사업을 통한

1200만원의 지원금으로 올 한해

lsquo한국 개발원조 투명성 제고 방안 정

책 연구사업rsquo을 펼쳐나갈 예정입니

다 OWL 독자 여러분들도 한국 개

발원조의 투명성을 높일 수 있는 방

안을 함께 고민해주시겠어요 더불

어 워치가 꾸려나갈 원조투명성 캠

페인에 대해서도 많은 관심과 참여

부탁 드립니다

지난 4월 29일(월)에는 한국외국어

대학교에서 온 4명의 학생들이 ODA

Watch 사무국을 찾아왔답니다 워치가

도대체 어떤 곳인지 무엇을 하는 단체

인지 궁금해서 오늘 인터뷰를 위해 열심

히 공부했다며 이런 저런 질문들을 쏟아

냈는데요 NGO에 관한 교양수업을 듣

던 중 사례발표를 위해 여러 단체 중 워

치를 선택하게 되었다는 청년들 고민

이 담긴 질문에 답하는 시간도 참 즐거

웠답니다 워치가 어떤 단체인지() 궁

금하신 분들이 있다면 주저 말고 서교동

에 자리한 저희 사무국으로 차 한잔 하

러 오세요~~ ^^

ODA Watch 청년활동가들이 국제

개발협력의 흥미로운 이슈를 lsquo씹고

뜯고 맛보고 즐기기rsquo 위해 뭉쳤습니

다 청년활동가들은 관심 있는 이슈

를 중심으로 모여서 팀을 꾸려 시민

의 목소리를 내는 활동을 해오고 있

는데요 여러 팀들 중에 그 동안 국

내외 개발협력정책과 담론을 중점

적으로 공부해왔던 정책감시팀과

DAC(개발협력체계 비평가)팀이 주

축이 되어 Task Force 팀을 구성해

원조투명성과 책무성에 대해 국제

국내사회가 어떠한 이야기를 해오고

있는지 힘을 합쳐 알아보기로 했답

니다 지난 4월 10일 대망의 첫 모임

을 가졌는데요 매주 수요일마다 모

여서 이슈도 알아가고 무엇보다 서

로를 알아가는 시간을 가지고 있답

니다 앞으로 저희 청년활동가들이

펼쳐나갈 활동 많이 기대해주세요

첫 모임 후 뒷풀이 장소에서 한 컷시작을 기념하는 와인 한잔과 함께 ODA Wat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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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DEC지원

ODA 학술활동

공보사업 선정

환영합니다

이재원 간사님

권아람 인턴님

이재원

간사의

한마디

지난 4월 신입직원 및 인턴채용을 통

해 이재원 간사와 권아람 인턴이 ODA

Watch와 함께하게 되었습니다 이재

원 간사는 지난 2012년 ODA 인턴으

로 이미 한해 동안 사무국의 일원으로

동고동락(同苦同樂 )해왔는데요 앞으

로 두 분과 함께 채워나갈 워치가 더더

욱 기대됩니다 OWL 독자 여러분들

께 전하는 편지도 읽어주세요 ^^

안녕하세요 5월부터 ODA Watch의 새 식

구로 함께하게 될 이재원입니다 워치의 청년

활동가로 시작하여 지난 해 ODA 청년인턴으

로 1년간 사무국에서 일하는 행운을 누렸었

는데 올해는 이렇게 간사로 인연을 맺게 되

어 무척 기쁩니다 앞으로 겸손한 자세로 관

계하는 모든 분들과 함께하며 lsquo해피에너지rsquo를

나acuteshy 수 있는 활동가가 되겠습니다 아름다운

봄날 좋은 소식 나acuteshy 수 있어 행복하네요 여

러분의 많은 응원 부탁드려요 감사합니다

워치의

최연소 기부자

는 누구

감동 어린 소식 하나 ODA Watch의

최연소 기부자를 소개합니다~ ^^ 바

로 세상의 빛을 본지 꼭 한 달이 되어

가는 박시윤 양이 그 주인공인데요 박

욱범님께서 따님의 탄생을 기념하며 너

무나 감사하게도 일시 후원을 통해 그

환희와 행복을 워치와 함께 나주셨답니

다 박욱범님은 OWL에 해외특파원으

로 글을 기고하며 워치와 인연을 맺기

시작했는데요 현재는 영국에서의 석

사과정을 마치고 잠시 한국에 들어와

ODA Watch의 자매 기관인 (사)글로

벌발전연구원 ReDI의 연구원으로도 함

께하고 계시답니다 너무 감사한 마음

에 시윤 양을 위해 작은 선물을 준비한

워치 사무국 후원 담당 간사님과 간략

한 증정식도 가졌답니다~ ^^ 시윤 양

앞으로 건강하게 무럭무럭 자라나길 바

랄게요 ^^

권아람

인턴의

한마디

안녕하세요 ODA Watch OWL 독자 여러

분 ODA Watch에서 인턴으로 함께하게 된

권아람이라고 합니다 저는 인권에 관심이 많

아서 작년 하반기에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

에서 4개월 정도 일을 했었어요 앰네스티에

서는 인권의 관점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연대

운동의 방향성을 배울 수 있었는데요 ODA

Watch에서는 또 어떤 것들을 배우고 생각하

게 될 지 궁금하고 매우 기대가 되요 일한 지

이제 겨우 2주차인데 하루하루 많은 것들을

배우며 비판적인 관점으로 개발협력을 바라

보는 눈도 기르고 있어요 ODA Watch를 알

게 되어서 그리고 함께 일하게 되어 반갑습니

다 앞으로 독자 여러분들을 자주 뵐 수 있길

기대할게요 )

박욱범 님과 이재원 간사 ODA Watch 권아람 인턴과 이재원 간사 ODA Watch35

36

37

3월 재정보고

[ ODA Watch 살림살이 ]

ODA Watch는 투명한 재정운영을 원칙으로 합니다

소중한 후원금으로 운영되는 워치의 살림살이가 어느 곳에 어떻게 쓰여지는지

후원자 여러분과 OWL 독자들께 보고드립니다

워치의 살림살이에 더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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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DA Watch는 2006년 설립 이래로 한국의 국제개발협력 사업 및 정책이 인권 bull 평등 bull 연대에 기반하여 보다 책임 있게 효과적으로 사용되어 개발도상국의 빈곤퇴치 및 지속가능한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한국 대외원조의 정책을 지속적으로 감시 bull 제언하고 대안을 고민하는 참여형 시민사회단체(Civil Society Organization CSO)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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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33: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77호(2013.05.03)

로터스월드 사무국 앞에서 한재광 총장 민정희 국장 조이슬 간사 권아람 인턴의 모습 (왼쪽부터 차례대로) ODA Watch

있는 사회적인 여건이나 환경에 대해서도 누군가는 이

야기해야 하는 것이죠 이점에서는 저부터 시작해야 한

다고 생각해요 끝으로 활동가의 가장 중요한 자질은

바로 공감하는 능력이라고 생각해요 신문만 봐도 세

상에 너무나 많은 일들이 있어서 곧 잘 무력감에 빠지

기도 하죠 하지만 이러한 일들에 대해 일차적으로 관

심을 가지는 일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우리가 당장

하고 있는 일 이외에는 관심이 없어서는 안 되죠 조금

더 공감능력을 확장해서 세계에서 일어나는 여러 가지

고통에 대해 관심을 갖는 것 자체가 세상을 바꾸는 첫

발자국이라고 생각해요 개인적으로는 단체의 성과로

인정되지 못하는 일에 대해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하

는 게 아쉽지만 꼭 돈을 보내주지 않더라도 관심을 가

지는 자체가 연대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누군가의

고통을 알아주는 자체로도 그 사람에게 위로가 될 수

있기 때문이죠 그래서 사업으로 진행하지 못해도 일

단은 그러한 사실들을 회원들에게 알리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활동가의 역할은 사람들의 관심을 일깨워주고

공감할 수 있도록 운동해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국장님의 20여 년 간의 활동을 압축적으로 살펴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야기를 들으면서 앞으로의 활동

이 더욱 궁금해지는데요

저는 단체보다는 그 안의 사람을 잘 키워내고 싶어

요 이제까지의 저의 경험을 바탕으로 후배들을 잘 키

워서 올바르게 사업할 수 있도록 이끄는 역할을 하고

싶네요 또 출장처럼 짧은 시간이 아니라 현장에 가

서 오랜 시간을 주민들과 함께 보내고 또 사업현장을

구체적으로 보고 경험하는 시간도가지고 싶어요 이

제 아이들이 다 커서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해요 (웃

음) 마지막으로는 제가 가지고 있는 연대와 협력의

경험들을 가지고 현지 지역사회경험들을 한국의 개

발협력 분야에 소개하는 역할을 해나가고 싶습니다

인터뷰 시간 동안개발NGO 활동가로서 올바른 개발

협력의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해 매 순간 끊임없이 성

찰하고 문제제기를 하는 민정희 국장의 모습이 인상

적이었다 기존의 개발협력사회 내에서 교류와 연대

가 더 활발히 이루어져야 한다는 말에도 깊이 공감했

다 파트너 국가 간의 연대와 협력이전에 우리가 먼저

교류하고 연대해야 하지 않겠는가 앞으로 국제개발

커뮤니티 내에서의 활발한 교류와 다양한 연대의 모

습을 기대해본다 이번 인터뷰를 통해 (필자는) 한국

개발협력 사회 특히 개발NGO에 불어오는 새로운 바

람 다양하게 뻗어나가는 물줄기의 흐름을 목격한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민정희 국장의 오랜 경험이 담긴

이야기를 들으니 앞으로의 활동이 더욱 기대가 된다

권아람 작성 ODA Watch 인턴

aramclsrnnavercom

33

청년활동가

(YP)들이 꿈틀꿈

틀 원조투명성

캠페인 TF를

조직하다

방울방울 나무를 수놓는 저 꽃잎처럼

한국외대

청년들의

사무국 방문

반가웠어요

한국외대 학생들과 조이슬 간사의 모습 ODA Watch

ODA Watch 이모저모

마침내 봄이 왔습니다 물러 갈듯 말듯 끝까지 애태우던 추위가 사라지고 햇살이 온 대지를 따스하게 감싸 안아

주고 있네요 길거리 나무들도 화사한 꽃잎으로 몸을 단장하느라 분주해 보입니다 봄이 와서일까요 워치에도

새로운 식구들이 찾아왔답니다 올 봄 모두 함께 꽃을 잘 피워낸다면 가을 무렵에는 풍성한 과실을 기대해볼 수

있지 않을까요

지난 4월 26일(금) ODA Watch가

국제개발협력학회(KAIDEC)에서

매년 공모하는 ODA 학술활동 지

원사업에 선정되었습니다 이로써

KAIDEC으로부터 지난 2011년부

터 연속 3년 동안 지원을 받게 되

었는데요 워치는 공모사업을 통한

1200만원의 지원금으로 올 한해

lsquo한국 개발원조 투명성 제고 방안 정

책 연구사업rsquo을 펼쳐나갈 예정입니

다 OWL 독자 여러분들도 한국 개

발원조의 투명성을 높일 수 있는 방

안을 함께 고민해주시겠어요 더불

어 워치가 꾸려나갈 원조투명성 캠

페인에 대해서도 많은 관심과 참여

부탁 드립니다

지난 4월 29일(월)에는 한국외국어

대학교에서 온 4명의 학생들이 ODA

Watch 사무국을 찾아왔답니다 워치가

도대체 어떤 곳인지 무엇을 하는 단체

인지 궁금해서 오늘 인터뷰를 위해 열심

히 공부했다며 이런 저런 질문들을 쏟아

냈는데요 NGO에 관한 교양수업을 듣

던 중 사례발표를 위해 여러 단체 중 워

치를 선택하게 되었다는 청년들 고민

이 담긴 질문에 답하는 시간도 참 즐거

웠답니다 워치가 어떤 단체인지() 궁

금하신 분들이 있다면 주저 말고 서교동

에 자리한 저희 사무국으로 차 한잔 하

러 오세요~~ ^^

ODA Watch 청년활동가들이 국제

개발협력의 흥미로운 이슈를 lsquo씹고

뜯고 맛보고 즐기기rsquo 위해 뭉쳤습니

다 청년활동가들은 관심 있는 이슈

를 중심으로 모여서 팀을 꾸려 시민

의 목소리를 내는 활동을 해오고 있

는데요 여러 팀들 중에 그 동안 국

내외 개발협력정책과 담론을 중점

적으로 공부해왔던 정책감시팀과

DAC(개발협력체계 비평가)팀이 주

축이 되어 Task Force 팀을 구성해

원조투명성과 책무성에 대해 국제

국내사회가 어떠한 이야기를 해오고

있는지 힘을 합쳐 알아보기로 했답

니다 지난 4월 10일 대망의 첫 모임

을 가졌는데요 매주 수요일마다 모

여서 이슈도 알아가고 무엇보다 서

로를 알아가는 시간을 가지고 있답

니다 앞으로 저희 청년활동가들이

펼쳐나갈 활동 많이 기대해주세요

첫 모임 후 뒷풀이 장소에서 한 컷시작을 기념하는 와인 한잔과 함께 ODA Watch

34

KAIDEC지원

ODA 학술활동

공보사업 선정

환영합니다

이재원 간사님

권아람 인턴님

이재원

간사의

한마디

지난 4월 신입직원 및 인턴채용을 통

해 이재원 간사와 권아람 인턴이 ODA

Watch와 함께하게 되었습니다 이재

원 간사는 지난 2012년 ODA 인턴으

로 이미 한해 동안 사무국의 일원으로

동고동락(同苦同樂 )해왔는데요 앞으

로 두 분과 함께 채워나갈 워치가 더더

욱 기대됩니다 OWL 독자 여러분들

께 전하는 편지도 읽어주세요 ^^

안녕하세요 5월부터 ODA Watch의 새 식

구로 함께하게 될 이재원입니다 워치의 청년

활동가로 시작하여 지난 해 ODA 청년인턴으

로 1년간 사무국에서 일하는 행운을 누렸었

는데 올해는 이렇게 간사로 인연을 맺게 되

어 무척 기쁩니다 앞으로 겸손한 자세로 관

계하는 모든 분들과 함께하며 lsquo해피에너지rsquo를

나acuteshy 수 있는 활동가가 되겠습니다 아름다운

봄날 좋은 소식 나acuteshy 수 있어 행복하네요 여

러분의 많은 응원 부탁드려요 감사합니다

워치의

최연소 기부자

는 누구

감동 어린 소식 하나 ODA Watch의

최연소 기부자를 소개합니다~ ^^ 바

로 세상의 빛을 본지 꼭 한 달이 되어

가는 박시윤 양이 그 주인공인데요 박

욱범님께서 따님의 탄생을 기념하며 너

무나 감사하게도 일시 후원을 통해 그

환희와 행복을 워치와 함께 나주셨답니

다 박욱범님은 OWL에 해외특파원으

로 글을 기고하며 워치와 인연을 맺기

시작했는데요 현재는 영국에서의 석

사과정을 마치고 잠시 한국에 들어와

ODA Watch의 자매 기관인 (사)글로

벌발전연구원 ReDI의 연구원으로도 함

께하고 계시답니다 너무 감사한 마음

에 시윤 양을 위해 작은 선물을 준비한

워치 사무국 후원 담당 간사님과 간략

한 증정식도 가졌답니다~ ^^ 시윤 양

앞으로 건강하게 무럭무럭 자라나길 바

랄게요 ^^

권아람

인턴의

한마디

안녕하세요 ODA Watch OWL 독자 여러

분 ODA Watch에서 인턴으로 함께하게 된

권아람이라고 합니다 저는 인권에 관심이 많

아서 작년 하반기에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

에서 4개월 정도 일을 했었어요 앰네스티에

서는 인권의 관점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연대

운동의 방향성을 배울 수 있었는데요 ODA

Watch에서는 또 어떤 것들을 배우고 생각하

게 될 지 궁금하고 매우 기대가 되요 일한 지

이제 겨우 2주차인데 하루하루 많은 것들을

배우며 비판적인 관점으로 개발협력을 바라

보는 눈도 기르고 있어요 ODA Watch를 알

게 되어서 그리고 함께 일하게 되어 반갑습니

다 앞으로 독자 여러분들을 자주 뵐 수 있길

기대할게요 )

박욱범 님과 이재원 간사 ODA Watch 권아람 인턴과 이재원 간사 ODA Watch35

36

37

3월 재정보고

[ ODA Watch 살림살이 ]

ODA Watch는 투명한 재정운영을 원칙으로 합니다

소중한 후원금으로 운영되는 워치의 살림살이가 어느 곳에 어떻게 쓰여지는지

후원자 여러분과 OWL 독자들께 보고드립니다

워치의 살림살이에 더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38

ODA Watch는 2006년 설립 이래로 한국의 국제개발협력 사업 및 정책이 인권 bull 평등 bull 연대에 기반하여 보다 책임 있게 효과적으로 사용되어 개발도상국의 빈곤퇴치 및 지속가능한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한국 대외원조의 정책을 지속적으로 감시 bull 제언하고 대안을 고민하는 참여형 시민사회단체(Civil Society Organization CSO)입니다

39

Page 34: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77호(2013.05.03)

청년활동가

(YP)들이 꿈틀꿈

틀 원조투명성

캠페인 TF를

조직하다

방울방울 나무를 수놓는 저 꽃잎처럼

한국외대

청년들의

사무국 방문

반가웠어요

한국외대 학생들과 조이슬 간사의 모습 ODA Watch

ODA Watch 이모저모

마침내 봄이 왔습니다 물러 갈듯 말듯 끝까지 애태우던 추위가 사라지고 햇살이 온 대지를 따스하게 감싸 안아

주고 있네요 길거리 나무들도 화사한 꽃잎으로 몸을 단장하느라 분주해 보입니다 봄이 와서일까요 워치에도

새로운 식구들이 찾아왔답니다 올 봄 모두 함께 꽃을 잘 피워낸다면 가을 무렵에는 풍성한 과실을 기대해볼 수

있지 않을까요

지난 4월 26일(금) ODA Watch가

국제개발협력학회(KAIDEC)에서

매년 공모하는 ODA 학술활동 지

원사업에 선정되었습니다 이로써

KAIDEC으로부터 지난 2011년부

터 연속 3년 동안 지원을 받게 되

었는데요 워치는 공모사업을 통한

1200만원의 지원금으로 올 한해

lsquo한국 개발원조 투명성 제고 방안 정

책 연구사업rsquo을 펼쳐나갈 예정입니

다 OWL 독자 여러분들도 한국 개

발원조의 투명성을 높일 수 있는 방

안을 함께 고민해주시겠어요 더불

어 워치가 꾸려나갈 원조투명성 캠

페인에 대해서도 많은 관심과 참여

부탁 드립니다

지난 4월 29일(월)에는 한국외국어

대학교에서 온 4명의 학생들이 ODA

Watch 사무국을 찾아왔답니다 워치가

도대체 어떤 곳인지 무엇을 하는 단체

인지 궁금해서 오늘 인터뷰를 위해 열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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냈는데요 NGO에 관한 교양수업을 듣

던 중 사례발표를 위해 여러 단체 중 워

치를 선택하게 되었다는 청년들 고민

이 담긴 질문에 답하는 시간도 참 즐거

웠답니다 워치가 어떤 단체인지() 궁

금하신 분들이 있다면 주저 말고 서교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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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오세요~~ ^^

ODA Watch 청년활동가들이 국제

개발협력의 흥미로운 이슈를 lsquo씹고

뜯고 맛보고 즐기기rsquo 위해 뭉쳤습니

다 청년활동가들은 관심 있는 이슈

를 중심으로 모여서 팀을 꾸려 시민

의 목소리를 내는 활동을 해오고 있

는데요 여러 팀들 중에 그 동안 국

내외 개발협력정책과 담론을 중점

적으로 공부해왔던 정책감시팀과

DAC(개발협력체계 비평가)팀이 주

축이 되어 Task Force 팀을 구성해

원조투명성과 책무성에 대해 국제

국내사회가 어떠한 이야기를 해오고

있는지 힘을 합쳐 알아보기로 했답

니다 지난 4월 10일 대망의 첫 모임

을 가졌는데요 매주 수요일마다 모

여서 이슈도 알아가고 무엇보다 서

로를 알아가는 시간을 가지고 있답

니다 앞으로 저희 청년활동가들이

펼쳐나갈 활동 많이 기대해주세요

첫 모임 후 뒷풀이 장소에서 한 컷시작을 기념하는 와인 한잔과 함께 ODA Watch

34

KAIDEC지원

ODA 학술활동

공보사업 선정

환영합니다

이재원 간사님

권아람 인턴님

이재원

간사의

한마디

지난 4월 신입직원 및 인턴채용을 통

해 이재원 간사와 권아람 인턴이 ODA

Watch와 함께하게 되었습니다 이재

원 간사는 지난 2012년 ODA 인턴으

로 이미 한해 동안 사무국의 일원으로

동고동락(同苦同樂 )해왔는데요 앞으

로 두 분과 함께 채워나갈 워치가 더더

욱 기대됩니다 OWL 독자 여러분들

께 전하는 편지도 읽어주세요 ^^

안녕하세요 5월부터 ODA Watch의 새 식

구로 함께하게 될 이재원입니다 워치의 청년

활동가로 시작하여 지난 해 ODA 청년인턴으

로 1년간 사무국에서 일하는 행운을 누렸었

는데 올해는 이렇게 간사로 인연을 맺게 되

어 무척 기쁩니다 앞으로 겸손한 자세로 관

계하는 모든 분들과 함께하며 lsquo해피에너지rsquo를

나acuteshy 수 있는 활동가가 되겠습니다 아름다운

봄날 좋은 소식 나acuteshy 수 있어 행복하네요 여

러분의 많은 응원 부탁드려요 감사합니다

워치의

최연소 기부자

는 누구

감동 어린 소식 하나 ODA Watch의

최연소 기부자를 소개합니다~ ^^ 바

로 세상의 빛을 본지 꼭 한 달이 되어

가는 박시윤 양이 그 주인공인데요 박

욱범님께서 따님의 탄생을 기념하며 너

무나 감사하게도 일시 후원을 통해 그

환희와 행복을 워치와 함께 나주셨답니

다 박욱범님은 OWL에 해외특파원으

로 글을 기고하며 워치와 인연을 맺기

시작했는데요 현재는 영국에서의 석

사과정을 마치고 잠시 한국에 들어와

ODA Watch의 자매 기관인 (사)글로

벌발전연구원 ReDI의 연구원으로도 함

께하고 계시답니다 너무 감사한 마음

에 시윤 양을 위해 작은 선물을 준비한

워치 사무국 후원 담당 간사님과 간략

한 증정식도 가졌답니다~ ^^ 시윤 양

앞으로 건강하게 무럭무럭 자라나길 바

랄게요 ^^

권아람

인턴의

한마디

안녕하세요 ODA Watch OWL 독자 여러

분 ODA Watch에서 인턴으로 함께하게 된

권아람이라고 합니다 저는 인권에 관심이 많

아서 작년 하반기에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

에서 4개월 정도 일을 했었어요 앰네스티에

서는 인권의 관점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연대

운동의 방향성을 배울 수 있었는데요 ODA

Watch에서는 또 어떤 것들을 배우고 생각하

게 될 지 궁금하고 매우 기대가 되요 일한 지

이제 겨우 2주차인데 하루하루 많은 것들을

배우며 비판적인 관점으로 개발협력을 바라

보는 눈도 기르고 있어요 ODA Watch를 알

게 되어서 그리고 함께 일하게 되어 반갑습니

다 앞으로 독자 여러분들을 자주 뵐 수 있길

기대할게요 )

박욱범 님과 이재원 간사 ODA Watch 권아람 인턴과 이재원 간사 ODA Watch35

36

37

3월 재정보고

[ ODA Watch 살림살이 ]

ODA Watch는 투명한 재정운영을 원칙으로 합니다

소중한 후원금으로 운영되는 워치의 살림살이가 어느 곳에 어떻게 쓰여지는지

후원자 여러분과 OWL 독자들께 보고드립니다

워치의 살림살이에 더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38

ODA Watch는 2006년 설립 이래로 한국의 국제개발협력 사업 및 정책이 인권 bull 평등 bull 연대에 기반하여 보다 책임 있게 효과적으로 사용되어 개발도상국의 빈곤퇴치 및 지속가능한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한국 대외원조의 정책을 지속적으로 감시 bull 제언하고 대안을 고민하는 참여형 시민사회단체(Civil Society Organization CSO)입니다

39

Page 35: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77호(2013.05.03)

환영합니다

이재원 간사님

권아람 인턴님

이재원

간사의

한마디

지난 4월 신입직원 및 인턴채용을 통

해 이재원 간사와 권아람 인턴이 ODA

Watch와 함께하게 되었습니다 이재

원 간사는 지난 2012년 ODA 인턴으

로 이미 한해 동안 사무국의 일원으로

동고동락(同苦同樂 )해왔는데요 앞으

로 두 분과 함께 채워나갈 워치가 더더

욱 기대됩니다 OWL 독자 여러분들

께 전하는 편지도 읽어주세요 ^^

안녕하세요 5월부터 ODA Watch의 새 식

구로 함께하게 될 이재원입니다 워치의 청년

활동가로 시작하여 지난 해 ODA 청년인턴으

로 1년간 사무국에서 일하는 행운을 누렸었

는데 올해는 이렇게 간사로 인연을 맺게 되

어 무척 기쁩니다 앞으로 겸손한 자세로 관

계하는 모든 분들과 함께하며 lsquo해피에너지rsquo를

나acuteshy 수 있는 활동가가 되겠습니다 아름다운

봄날 좋은 소식 나acuteshy 수 있어 행복하네요 여

러분의 많은 응원 부탁드려요 감사합니다

워치의

최연소 기부자

는 누구

감동 어린 소식 하나 ODA Watch의

최연소 기부자를 소개합니다~ ^^ 바

로 세상의 빛을 본지 꼭 한 달이 되어

가는 박시윤 양이 그 주인공인데요 박

욱범님께서 따님의 탄생을 기념하며 너

무나 감사하게도 일시 후원을 통해 그

환희와 행복을 워치와 함께 나주셨답니

다 박욱범님은 OWL에 해외특파원으

로 글을 기고하며 워치와 인연을 맺기

시작했는데요 현재는 영국에서의 석

사과정을 마치고 잠시 한국에 들어와

ODA Watch의 자매 기관인 (사)글로

벌발전연구원 ReDI의 연구원으로도 함

께하고 계시답니다 너무 감사한 마음

에 시윤 양을 위해 작은 선물을 준비한

워치 사무국 후원 담당 간사님과 간략

한 증정식도 가졌답니다~ ^^ 시윤 양

앞으로 건강하게 무럭무럭 자라나길 바

랄게요 ^^

권아람

인턴의

한마디

안녕하세요 ODA Watch OWL 독자 여러

분 ODA Watch에서 인턴으로 함께하게 된

권아람이라고 합니다 저는 인권에 관심이 많

아서 작년 하반기에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

에서 4개월 정도 일을 했었어요 앰네스티에

서는 인권의 관점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연대

운동의 방향성을 배울 수 있었는데요 ODA

Watch에서는 또 어떤 것들을 배우고 생각하

게 될 지 궁금하고 매우 기대가 되요 일한 지

이제 겨우 2주차인데 하루하루 많은 것들을

배우며 비판적인 관점으로 개발협력을 바라

보는 눈도 기르고 있어요 ODA Watch를 알

게 되어서 그리고 함께 일하게 되어 반갑습니

다 앞으로 독자 여러분들을 자주 뵐 수 있길

기대할게요 )

박욱범 님과 이재원 간사 ODA Watch 권아람 인턴과 이재원 간사 ODA Watch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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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재정보고

[ ODA Watch 살림살이 ]

ODA Watch는 투명한 재정운영을 원칙으로 합니다

소중한 후원금으로 운영되는 워치의 살림살이가 어느 곳에 어떻게 쓰여지는지

후원자 여러분과 OWL 독자들께 보고드립니다

워치의 살림살이에 더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38

ODA Watch는 2006년 설립 이래로 한국의 국제개발협력 사업 및 정책이 인권 bull 평등 bull 연대에 기반하여 보다 책임 있게 효과적으로 사용되어 개발도상국의 빈곤퇴치 및 지속가능한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한국 대외원조의 정책을 지속적으로 감시 bull 제언하고 대안을 고민하는 참여형 시민사회단체(Civil Society Organization CSO)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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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36: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77호(2013.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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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재정보고

[ ODA Watch 살림살이 ]

ODA Watch는 투명한 재정운영을 원칙으로 합니다

소중한 후원금으로 운영되는 워치의 살림살이가 어느 곳에 어떻게 쓰여지는지

후원자 여러분과 OWL 독자들께 보고드립니다

워치의 살림살이에 더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38

ODA Watch는 2006년 설립 이래로 한국의 국제개발협력 사업 및 정책이 인권 bull 평등 bull 연대에 기반하여 보다 책임 있게 효과적으로 사용되어 개발도상국의 빈곤퇴치 및 지속가능한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한국 대외원조의 정책을 지속적으로 감시 bull 제언하고 대안을 고민하는 참여형 시민사회단체(Civil Society Organization CSO)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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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37: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77호(2013.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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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재정보고

[ ODA Watch 살림살이 ]

ODA Watch는 투명한 재정운영을 원칙으로 합니다

소중한 후원금으로 운영되는 워치의 살림살이가 어느 곳에 어떻게 쓰여지는지

후원자 여러분과 OWL 독자들께 보고드립니다

워치의 살림살이에 더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38

ODA Watch는 2006년 설립 이래로 한국의 국제개발협력 사업 및 정책이 인권 bull 평등 bull 연대에 기반하여 보다 책임 있게 효과적으로 사용되어 개발도상국의 빈곤퇴치 및 지속가능한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한국 대외원조의 정책을 지속적으로 감시 bull 제언하고 대안을 고민하는 참여형 시민사회단체(Civil Society Organization CSO)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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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38: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77호(2013.05.03)

3월 재정보고

[ ODA Watch 살림살이 ]

ODA Watch는 투명한 재정운영을 원칙으로 합니다

소중한 후원금으로 운영되는 워치의 살림살이가 어느 곳에 어떻게 쓰여지는지

후원자 여러분과 OWL 독자들께 보고드립니다

워치의 살림살이에 더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38

ODA Watch는 2006년 설립 이래로 한국의 국제개발협력 사업 및 정책이 인권 bull 평등 bull 연대에 기반하여 보다 책임 있게 효과적으로 사용되어 개발도상국의 빈곤퇴치 및 지속가능한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한국 대외원조의 정책을 지속적으로 감시 bull 제언하고 대안을 고민하는 참여형 시민사회단체(Civil Society Organization CSO)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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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39: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77호(2013.05.03)

ODA Watch는 2006년 설립 이래로 한국의 국제개발협력 사업 및 정책이 인권 bull 평등 bull 연대에 기반하여 보다 책임 있게 효과적으로 사용되어 개발도상국의 빈곤퇴치 및 지속가능한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한국 대외원조의 정책을 지속적으로 감시 bull 제언하고 대안을 고민하는 참여형 시민사회단체(Civil Society Organization CSO)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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