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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피플 25 2014년 8월 6일 수요일 제406호 20세기 최대 공사 주베일港 공사를 수주하라해약당한 초대형 유조선 3척. 절체절명의 위기. 또 한번 정주영의 역발상.“그 배로 직접 사업하자” . 아세아 상선을 설립하고 해운업에 나섰다. 눈을 중동으로 돌렸다. 마침 들려온 사 우디‘주베일 산업항 건설’ . 당시 공사금액이 무려 9억달러. 입찰일을 겨우 7개월 남긴 시점 이었다. 해외건설 얘기가 나오자 아우 인영마저 펄쩍뛰며 반대했다. 인영을 경질하고 본인 이 직접 중동공사 수주를 총 지휘했다. 美·獨·英 세계적 9개 기업은 이미 입찰 초청을 받 았다. 낙타가 바늘구멍을 뚫을까? 파격적 입찰가로 응찰하기로 했다. 투찰실 들어간 담당 상 무는“금액이 너무 싸 더 얹어 쓰고 나왔습니다. 실패하면 걸프만에 빠져 죽겠습니다” . 기가 막힐 노릇이었다.“현대 낙찰”정주영은 귀를 의심했다… 겨우 일어선 현대조선이 쓰러질 수도 있는 위기였다. 그러자 정주영은 다른 위기에서 그랬 듯이 또 다시 역발상을 한다. “그까짓 거 만들어 놓은 배를 가져가 지 않으면, 우리가 그 배로 직접 사업을 하자.” 무수히 시련을 당했던 정주영. 그러나 그때마다 남들이 생각하지 못하는 톡톡 튀는 기발한 생각으로 헤쳐 나오던 그였 다. 정주영은 1976년 3월 골칫거리였던 해약당한 초대형 유조선 3척으로 아세 아상선을 설립해 해운업에 나섰다. 우리나라에 수입해 쓰는 기름을 우리 가 우리 유조선으로 운반하겠다는 생각 이었다. 그동안은 남의 나라 배로 기름을 실어 올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그러나 어떤 사업이든지 그에게 호락 호락한 것은 없었다. 그동안 우리나라에 기름을 실어 날랐 던 외국 선박회사들은 수송권을 넘겨주 는 조건으로 1400만 달러를 달라고 했 다. 그야말로 칼만 안든 강도였다. “그동안 우리나라에 유조선이 없어 자기네 배를 돈 주고 빌려 썼지만 이제 배가 생겼는데 당연히 우리 배로 실어 날 라야 하는 것 아닌가? 이제부턴 우리나 라 배로 우리나라 기름을 운반해 쓸 것이 므로 그에 다른 조건이 있을 수 없다.” 며 거절했다. 버티던 아세아상선은 결국 그들에게 돈 한 푼 건네지 않고 기름을 운송할 수 있었다. 그렇게 출발했던 아세아상선은 지금 현대상선이 되었고, 오일쇼크로 힘들었 던 현대조선은 요즘 세계 최대의 조선회 사가 되었다. 그러나 73년 1차 오일쇼크가 시작되고 2년도 채 안 되는 사이 배럴 당 1달러 75 센트 하던 원유 값이 10달러로 무려 다 섯 배나 뛰었다. 원유를 수입해서 쓰던 우리나라 경제 는 휘청거렸을 뿐만 아니라 심각한 인플 레이션 현상과 외국 빚 상환 독촉으로 부 도직전에 몰렸다. 그러니 당연히 국내 기업들도 허덕일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정주영은 나라밖으로 눈길을 돌렸다. 세계의 돈이 기름을 파는 중동 으로 중동으로만 몰리고 있었다. 그 중동의 돈을 다시 빼내오지 않으면 이 위기를 극복할 수 없다고 생각한 것 이다. 그 때 들려온 정보는 사우디아라비아 가 원유로 굴러오는 돈을‘주베일 산업 항 신항 건설’에 투자하기로 했다는 것 이었다. 주베일은 사우디 동부 유전지대였다. 그곳에 산업항을 건설하여 주베일 지역 에서 나오는 원유를 수송하고 그 지역 산 업시설과 함께 거대한 산업도시를 꿈꾸 는 것이었다. 공사금액이 무려 9억3000만 달러 가 넘는 당시 환율로 따져 우리 돈으로 4600억 원 정도가 되어 그해 우리나라 예산의 거의 반에 해당할 정도였다. 이번 공사는 몇 세기에 한 번 있을까 말 까 한 공사로 20세기 최대의 역사라 했 다. 사우디아라비아 항만청이 발주를 한 이 공사 정보가 정주영의 귀에 들어온 것은 입찰일을 겨우 7달을 남긴 시점이 었다. 그러나 문제는 해외건설 얘기가 나오 자마자 해외건설 담당 부사장이었던 아 우 정인영이 펄쩍펄쩍 뛰었고, 많은 반 대자들이 나왔다. 그들은 공사 규모나 경험과 공법에서 새롭게 보는 한국경제 거목 정주영(1915~2001) 나 현대건설이 도전하는 그 자체가 회사 의 사망선고라면서 반대했다. 하지만 늘 반대 속에서 그를 뚫고 성공 해온 정주영 아니던가? 결국 아우 인영을 새로 차린 중장비회 사에 보내고, 반대하는 사람들을 모두 정리한 뒤 자신이 직접 중동 공사수주를 담당하여 총지휘했다. 입찰 자격도 안 되는 현대건설, 입찰열 차에 동승할 수 있을까? 문제는“7달 만에 입찰에 성공할 수 있 을 것이냐?”였다. 그 당시 현대건설은 그런 엄청난 항만 공사를 해 본 적도 없지만 끼어들 자격조 차도 안 되었다. 당시 선진국의 손꼽히는 건설업체들 은 이미 몇 년 전부터 공사수주를 위해 치열한 작전을 펼치고 있던 상태였다. 그해 12월 공사 주관부처인 사우디체 신청이 윌리엄 할크로 기술용역회사에 공사 입찰에 참가할 10개 회사 선정 작 업을 의뢰했다. 그때 세계적인 명성을 얻고 있던 미국, 영국, 서독 등 9개 기업은 이미 입찰 초 청을 받았다. 일본의 대건설사들도 끼지 못한 대열 에 나머지 한 개를 놓고 인지도가 낮은 현대건설이 바늘구멍 뚫듯 들어가야만 했다. 정주영은 런던지사 음용기 이사에게 마지막 한 장 입찰 승차권을 따오라는 특 명을 내렸다. 음 이사는 영국에 있는 윌리엄 할크로 에게 이런 제안을 했다. “우리는 지난 10월 바레인 아스리 수 리조선소에 1달 만에 첫발을 내딛었다. 우리의 순발력을 얘기하는 것이다. 또 주베일의 해군기지 공사를 하고 있다. 특히 얼마 전 우리는 당신네 영국이 도운 덕분에 단일 조선소로는 세계 으뜸의 울 산조선소를 최단기에 건설해냈다. 그것 이 우리의 능력이 어느 정도인지 분명하 게 말해주고 있지 않은가?” 이런 설득에 조선소 건설 때 인연을 맺 은 애플 도어와 바클레이즈은행의 정보 자료가 더하여 윌리엄 할크로는 사우디 체신청에 현대건설의 입찰자격 제의를 했고, 체신청은 이를 받아들여 드디어 현대건설은 세계 최고의 건설사들과 함 께 입찰 대열에 나란히 설 수 있었다. 그러나 입찰자격이 전부가 아니었다. 막상 입찰하려면 보증이 있어야 했다. 그런데 당시 신용도가 낮은 대한민국 정 부가 보증을 서는 것으로는 안 되었다. 신용도가 높은 국가 보증서가 있거나 세계적인 은행의 보증서를 가져가야 될 까 말까 했다. 그래서 16㎜ 필름에 현대그룹의 시멘 트 공장, 자동차 공장, 조선소 자료를 모 두 찍어서 은행마다 찾아다니며 필름을 돌려서 보여주고 보증서를 끊어 달라고 통사정을 했다. 문제는 입찰정보를 비밀로 해주면서 2000만 달러라는 거액의 보증서를 쉽게 떼어줄 리는 만무했다. 그래서 바레인 아스리 수리조선소 공 사로 거래를 하고 있던 바레인국립은행 에 지원을 요청했다. 이때 선뜻 보증을 서주겠다고 했던 바 레인국립은행은 자본금 1500만 달러를 넘는 보증서는 끊어줄 수가 없었다. 어 찌 쉽게 풀린다 했는데 그게 아니었다. 그래서 바레인 국립은행이 바레인의 후견인 격이었던 사우디의 국립상업은 행에 부탁했다. 사우디의 국립상업은행은 바레인 국 립은행이 미국 은행에 1000만 달러의 보증금을 예치하는 조건으로 겨우 보증 서를 발급해 주었다. 정주영은 어렵게 입찰자격을 딴 이상 입찰에서도 만세를 불러야 했다. 그래서 입찰금액을 12억 달러로 계산 하고 그 금액에서 25%를 깎았다가 그래 도 안심이 안 되자 다시 5%를 더 깎아 8 억7000만 달러에 응찰하기로 결정했다. 중역들이 지나치게 낮은 금액이라 며 말렸지만 정주영은 낙찰 받으려면 10~20%에 매달리면 안 된다고 고집을 부렸다. 그런데 투찰실에 들어갔다 나온 전갑원 상무의 표정이 묘했다. “입찰금액을 잘 못 쓴 거야? 왜 표정 이 그래? 내가 쓰라는 대로 제대로 썼 지?” “그대로 안 썼습니다. 입찰금액이 너 무 싸 6000달러를 더 얹어 쓰고 나왔습 니다. 실패하면 걸프만에 빠져 죽겠습니 다.” 상상할 수 없는 일이 일어났다. 최고경 영자의 지시를 어기고 입찰금액을 쓰다 니 기가 막힐 노릇이었다. 그러나 이미 엎질러진 물이었다. 호흡이 멈춰질 정도로 초조하게 기다 리던 정주영과 중역들은“9억3114만 달러로 현대에 낙찰됐다. 모든 서류는 완벽하다. 특히 우리는 현대가 조건 없 이 공기를 4달이나 단축시키겠다는 제 의에 감명 받았다.”는 말을 들었다. 정주영은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 사실은 있을 수 없는 기적이 일어난 것 인지도 모른다. 인지도도 없는데다가 신용도 낮은 한국의 기업이 세기의 공사를 따내다 니……. 그러나 낙찰을 받고도 쉽게 계약을 할 수 없었다. 입찰에 실패한 기업들 쪽 에이전트들 이 왕족들을 동원해 온갖 훼방을 부리고 다닌 탓이었다. “그 돈으로는 절대 공사를 할 수 없다. 후진국 한국의 현대는 기술·자본·경 험이 모두 수준 이하다. 현대는 해양공 사 경험이 전혀 없다.”라는 재를 뿌리 는 말들이 들려오기 시작했다. 과연 현대는‘주베일 산업항 신항 건 설’을 할 수나 있을 것인가? (계속) 글 김영조 기자 경제계 동정 박익진 전 현대 카드 상무 가 4일 ING생명 마케팅본 부 총괄 책임자(부 사장)에 임명됐다. 2004년부터 씨티은행 소비자금융, 카드사업부문의 전략기획을 총괄한 뒤 2012년부터 현대카드·캐피탈 전략기획 및 지원부문의 임원으로 재직해온 금융전문가로 평가된다. 이흥모 한국은행 전 경영개선태스크 포스 총괄팀장 이 4 일 신임 부총재보 로 승진됐다. 신임 이 부총재보는 조사국 등 주요 팀장 을 거쳐 금융시장국장, 발권국장을 역임, 지난 3월 이주열 총재의 청문 회 태스크포스 총괄팀장을 맡아 일 찍이 승진설이 제기돼왔다. 구본준 LG전자 부회장 이 최근 스마트폰 판매 호조로 이익 을 내며 들떠있는 직원들에 ‘만족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전했다.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구 부회장은 최근 사내 영 상 메시지를 통해 “현재에 안주하지 말고 좀 더 노력해 성 과가 이어질 수 있도록 해 달라”고 당부했다. 구 부회장이 이처럼 직접 메시지를 전달한 것은 ‘G3’ 판매 호조 등으로 고조된 내부 분 위기를 다잡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LG전자는 2분기 휴대전화 사업본부 가 4분기만에 흑자로 전환, 6000억원을 넘는 영업이익을 달성하며 실적 개 선에 따른 성과급 기대 등 들뜬 분위기를 보이고 있다. 한국은행 신임 부총재보 승진 구본준 LG전자 부회장 내부 기강 단속 메시지 전달 마케팅 총괄 책임 부사장 임명 김창권 롯데자산 개발 대표이사 가 4 일 강원도청에서 ‘속초 롯데리조트’ 개발사업 관련 투 자협약식에 참석했다. 김 대표이사 는 이날 2018년 동계올림픽을 앞둔 강원도 내 리조트 개발로 일자리가 창출과 지역 관광 산업발전에 기여 할 것을 약속했다. 김종준 하나은행 이 4일 미얀마 서 민금융지원을 위한 현지법인 ‘Hana Microfinance’ 의 출범식에 참석했다. 김 행장은 “서 민금융 지원에 힘써온 하나은행이 미얀마 지역사회에서도 든든한 동반 자로 함께 성장해가는 노력을 펼치 겠다”고 밝혔다. 동계올림픽 시너지 효과 창출 다짐 미얀마 서민금융지원 법인 출범 그림 이무성 한국화가 차기 유력 대선 후보인 힐러리는 세간의 여론을 의식한 듯 최근 한 토크쇼에 나와 “남편의 대통령 퇴임 이후 빈털털이가 됐다”는 발언이 세련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과 조건식 사장 및 현대아산 임직원들이 4일 금강산 현지에서 원동 연 아태 부위원장 등 북측 관계자 20여명과 함께 고(故) 정몽헌 회장 11주기 추모식을 하 고 있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故 정몽헌 회장 11주기 추모식 억대 강연 논란 힐러리 , 공짜강연으로 몸사리기? 최근 고액 강연료 논란에 휩싸이며 곤욕을 치룬 힐러리 클린턴 전 미국 국무장관이 이번엔 ‘공짜 강연’으로 이미지 회복에 나섰다. 4일(현지시간) 뉴욕타임즈(NYT) 는 클린턴 전 장관이 뉴욕주 치파쿠 아의 7개 고등학교 연합 여름 프로그 램 졸업식에서 이 행사에 참여했던 12학년생을 대상으로 무료 강연을 했다고 전했다. 치파쿠아는 클린턴 전 장관이 지난 2000년 뉴욕주 상원 의원 출마 직전 170만달러짜리 집을 샀던 곳으로 유명한 곳이기도 하다.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일반적으로 회당 20만달러를 강연료를 받는 것 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자신의 사 인회에 참석한 기획자의 프로그램 의도를 전해 듣고 강연 요청을 흔쾌 히 수락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뉴욕타임즈에 따르면 이번 강연에 서 힐러리 전 장관은 학생들에게 대 자연과 접하는 중요성, 시련을 통한 배움의 중요성 등을 강조했다. 수영 배우기의 어려움을 토로한 한 학생에게는 “여러분이 그 깊은 밑바 닥까지 뛰어내리지는 않겠지만 시 도해보는 것을 두려워해서는 안된 다”고 조언하기도 했다. 또 자신이 대학입학 후 부모에게 전화를 걸어 “모든 학생이 나보다 똑 똑해 보인다”고 말했다는 일화 등 자 신의 학창시절에 대한 얘기도 가감 없이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안재민 기자

20세기 최대 공사 주베일港 공사를 수주하라 경제계 동정pdf.g-enews.com/406/40625.pdf · lg전자는 2분기 휴대전화 사업본부 가 4분기만에 흑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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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피플 252014년 8월 6일 수요일제406호

“20세기 최대 공사 주베일港 공사를 수주하라”

해약당한 초대형 유조선 3척. 절체절명의 위기. 또 한번 정주영의 역발상.“그 배로 직접

사업하자”. 아세아 상선을 설립하고 해운업에 나섰다. 눈을 중동으로 돌렸다. 마침 들려온 사

우디‘주베일 산업항 건설’. 당시 공사금액이 무려 9억달러. 입찰일을 겨우 7개월 남긴 시점

이었다. 해외건설 얘기가 나오자 아우 인영마저 펄쩍뛰며 반대했다. 인영을 경질하고 본인

이 직접 중동공사 수주를 총 지휘했다. 美·獨·英 세계적 9개 기업은 이미 입찰 초청을 받

았다. 낙타가 바늘구멍을 뚫을까? 파격적 입찰가로 응찰하기로 했다. 투찰실 들어간 담당 상

무는“금액이 너무 싸 더 얹어 쓰고 나왔습니다. 실패하면 걸프만에 빠져 죽겠습니다”. 기가

막힐 노릇이었다.“현대 낙찰”정주영은 귀를 의심했다…

겨우 일어선 현대조선이 쓰러질 수도

있는 위기였다.

그러자 정주영은 다른 위기에서 그랬

듯이 또 다시 역발상을 한다.

“그까짓 거 만들어 놓은 배를 가져가

지 않으면, 우리가 그 배로 직접 사업을

하자.”

무수히 시련을 당했던 정주영. 그러나

그때마다 남들이 생각하지 못하는 톡톡

튀는 기발한 생각으로 헤쳐 나오던 그였

다.

정주영은 1976년 3월 골칫거리였던

해약당한 초대형 유조선 3척으로 아세

아상선을 설립해 해운업에 나섰다.

우리나라에 수입해 쓰는 기름을 우리

가 우리 유조선으로 운반하겠다는 생각

이었다.

그동안은 남의 나라 배로 기름을 실어

올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그러나 어떤 사업이든지 그에게 호락

호락한 것은 없었다.

그동안 우리나라에 기름을 실어 날랐

던 외국 선박회사들은 수송권을 넘겨주

는 조건으로 1400만 달러를 달라고 했

다.

그야말로 칼만 안든 강도였다.

“그동안 우리나라에 유조선이 없어

자기네 배를 돈 주고 빌려 썼지만 이제

배가 생겼는데 당연히 우리 배로 실어 날

라야 하는 것 아닌가? 이제부턴 우리나

라 배로 우리나라 기름을 운반해 쓸 것이

므로 그에 다른 조건이 있을 수 없다.”

며 거절했다.

버티던 아세아상선은 결국 그들에게

돈 한 푼 건네지 않고 기름을 운송할 수

있었다.

그렇게 출발했던 아세아상선은 지금

현대상선이 되었고, 오일쇼크로 힘들었

던 현대조선은 요즘 세계 최대의 조선회

사가 되었다.

그러나 73년 1차 오일쇼크가 시작되고

2년도 채 안 되는 사이 배럴 당 1달러 75

센트 하던 원유 값이 10달러로 무려 다

섯 배나 뛰었다.

원유를 수입해서 쓰던 우리나라 경제

는 휘청거렸을 뿐만 아니라 심각한 인플

레이션 현상과 외국 빚 상환 독촉으로 부

도직전에 몰렸다.

그러니 당연히 국내 기업들도 허덕일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정주영은 나라밖으로 눈길을

돌렸다. 세계의 돈이 기름을 파는 중동

으로 중동으로만 몰리고 있었다.

그 중동의 돈을 다시 빼내오지 않으면

이 위기를 극복할 수 없다고 생각한 것

이다.

그 때 들려온 정보는 사우디아라비아

가 원유로 굴러오는 돈을‘주베일 산업

항 신항 건설’에 투자하기로 했다는 것

이었다.

주베일은 사우디 동부 유전지대였다.

그곳에 산업항을 건설하여 주베일 지역

에서 나오는 원유를 수송하고 그 지역 산

업시설과 함께 거대한 산업도시를 꿈꾸

는 것이었다.

공사금액이 무려 9억3000만 달러

가 넘는 당시 환율로 따져 우리 돈으로

4600억 원 정도가 되어 그해 우리나라

예산의 거의 반에 해당할 정도였다.

이번 공사는 몇 세기에 한 번 있을까 말

까 한 공사로 20세기 최대의 역사라 했

다.

사우디아라비아 항만청이 발주를 한

이 공사 정보가 정주영의 귀에 들어온

것은 입찰일을 겨우 7달을 남긴 시점이

었다.

그러나 문제는 해외건설 얘기가 나오

자마자 해외건설 담당 부사장이었던 아

우 정인영이 펄쩍펄쩍 뛰었고, 많은 반

대자들이 나왔다.

그들은 공사 규모나 경험과 공법에서

새롭게 보는 한국경제 거목

정주영(1915~2001)

나 현대건설이 도전하는 그 자체가 회사

의 사망선고라면서 반대했다.

하지만 늘 반대 속에서 그를 뚫고 성공

해온 정주영 아니던가?

결국 아우 인영을 새로 차린 중장비회

사에 보내고, 반대하는 사람들을 모두

정리한 뒤 자신이 직접 중동 공사수주를

담당하여 총지휘했다.

입찰 자격도 안 되는 현대건설, 입찰열

차에 동승할 수 있을까?

문제는“7달 만에 입찰에 성공할 수 있

을 것이냐?”였다.

그 당시 현대건설은 그런 엄청난 항만

공사를 해 본 적도 없지만 끼어들 자격조

차도 안 되었다.

당시 선진국의 손꼽히는 건설업체들

은 이미 몇 년 전부터 공사수주를 위해

치열한 작전을 펼치고 있던 상태였다.

그해 12월 공사 주관부처인 사우디체

신청이 윌리엄 할크로 기술용역회사에

공사 입찰에 참가할 10개 회사 선정 작

업을 의뢰했다.

그때 세계적인 명성을 얻고 있던 미국,

영국, 서독 등 9개 기업은 이미 입찰 초

청을 받았다.

일본의 대건설사들도 끼지 못한 대열

에 나머지 한 개를 놓고 인지도가 낮은

현대건설이 바늘구멍 뚫듯 들어가야만

했다.

정주영은 런던지사 음용기 이사에게

마지막 한 장 입찰 승차권을 따오라는 특

명을 내렸다.

음 이사는 영국에 있는 윌리엄 할크로

에게 이런 제안을 했다.

“우리는 지난 10월 바레인 아스리 수

리조선소에 1달 만에 첫발을 내딛었다.

우리의 순발력을 얘기하는 것이다. 또

주베일의 해군기지 공사를 하고 있다.

특히 얼마 전 우리는 당신네 영국이 도운

덕분에 단일 조선소로는 세계 으뜸의 울

산조선소를 최단기에 건설해냈다. 그것

이 우리의 능력이 어느 정도인지 분명하

게 말해주고 있지 않은가?”

이런 설득에 조선소 건설 때 인연을 맺

은 애플 도어와 바클레이즈은행의 정보

자료가 더하여 윌리엄 할크로는 사우디

체신청에 현대건설의 입찰자격 제의를

했고, 체신청은 이를 받아들여 드디어

현대건설은 세계 최고의 건설사들과 함

께 입찰 대열에 나란히 설 수 있었다.

그러나 입찰자격이 전부가 아니었다.

막상 입찰하려면 보증이 있어야 했다.

그런데 당시 신용도가 낮은 대한민국 정

부가 보증을 서는 것으로는 안 되었다.

신용도가 높은 국가 보증서가 있거나

세계적인 은행의 보증서를 가져가야 될

까 말까 했다.

그래서 16㎜ 필름에 현대그룹의 시멘

트 공장, 자동차 공장, 조선소 자료를 모

두 찍어서 은행마다 찾아다니며 필름을

돌려서 보여주고 보증서를 끊어 달라고

통사정을 했다.

문제는 입찰정보를 비밀로 해주면서

2000만 달러라는 거액의 보증서를 쉽게

떼어줄 리는 만무했다.

그래서 바레인 아스리 수리조선소 공

사로 거래를 하고 있던 바레인국립은행

에 지원을 요청했다.

이때 선뜻 보증을 서주겠다고 했던 바

레인국립은행은 자본금 1500만 달러를

넘는 보증서는 끊어줄 수가 없었다. 어

찌 쉽게 풀린다 했는데 그게 아니었다.

그래서 바레인 국립은행이 바레인의

후견인 격이었던 사우디의 국립상업은

행에 부탁했다.

사우디의 국립상업은행은 바레인 국

립은행이 미국 은행에 1000만 달러의

보증금을 예치하는 조건으로 겨우 보증

서를 발급해 주었다.

정주영은 어렵게 입찰자격을 딴 이상

입찰에서도 만세를 불러야 했다.

그래서 입찰금액을 12억 달러로 계산

하고 그 금액에서 25%를 깎았다가 그래

도 안심이 안 되자 다시 5%를 더 깎아 8

억7000만 달러에 응찰하기로 결정했다.

중역들이 지나치게 낮은 금액이라

며 말렸지만 정주영은 낙찰 받으려면

10~20%에 매달리면 안 된다고 고집을

부렸다. 그런데 투찰실에 들어갔다 나온

전갑원 상무의 표정이 묘했다.

“입찰금액을 잘 못 쓴 거야? 왜 표정

이 그래? 내가 쓰라는 대로 제대로 썼

지?”

“그대로 안 썼습니다. 입찰금액이 너

무 싸 6000달러를 더 얹어 쓰고 나왔습

니다. 실패하면 걸프만에 빠져 죽겠습니

다.”

상상할 수 없는 일이 일어났다. 최고경

영자의 지시를 어기고 입찰금액을 쓰다

니 기가 막힐 노릇이었다.

그러나 이미 엎질러진 물이었다.

호흡이 멈춰질 정도로 초조하게 기다

리던 정주영과 중역들은“9억3114만

달러로 현대에 낙찰됐다. 모든 서류는

완벽하다. 특히 우리는 현대가 조건 없

이 공기를 4달이나 단축시키겠다는 제

의에 감명 받았다.”는 말을 들었다.

정주영은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

사실은 있을 수 없는 기적이 일어난 것

인지도 모른다.

인지도도 없는데다가 신용도 낮은

한국의 기업이 세기의 공사를 따내다

니…….

그러나 낙찰을 받고도 쉽게 계약을 할

수 없었다.

입찰에 실패한 기업들 쪽 에이전트들

이 왕족들을 동원해 온갖 훼방을 부리고

다닌 탓이었다.

“그 돈으로는 절대 공사를 할 수 없다.

후진국 한국의 현대는 기술·자본·경

험이 모두 수준 이하다. 현대는 해양공

사 경험이 전혀 없다.”라는 재를 뿌리

는 말들이 들려오기 시작했다.

과연 현대는‘주베일 산업항 신항 건

설’을 할 수나 있을 것인가?(계속) 글 김영조 기자

경제계 동정

박익진 전 현대

카드 상무가 4일

ING생명 마케팅본

부 총괄 책임자(부

사장)에 임명됐다.

2004년부터 씨티은행 소비자금융,

카드사업부문의 전략기획을 총괄한

뒤 2012년부터 현대카드·캐피탈

전략기획 및 지원부문의 임원으로

재직해온 금융전문가로 평가된다.

이흥모 한국은행

전 경영개선태스크

포스 총괄팀장이 4

일 신임 부총재보

로 승진됐다. 신임

이 부총재보는 조사국 등 주요 팀장

을 거쳐 금융시장국장, 발권국장을

역임, 지난 3월 이주열 총재의 청문

회 태스크포스 총괄팀장을 맡아 일

찍이 승진설이 제기돼왔다.

구본준 LG전자 부회장이 최근 스마트폰 판매 호조로 이익

을 내며 들떠있는 직원들에 ‘만족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전했다.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구 부회장은 최근 사내 영

상 메시지를 통해 “현재에 안주하지 말고 좀 더 노력해 성

과가 이어질 수 있도록 해 달라”고 당부했다. 구 부회장이

이처럼 직접 메시지를 전달한 것은 ‘G3’ 판매 호조 등으로 고조된 내부 분

위기를 다잡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LG전자는 2분기 휴대전화 사업본부

가 4분기만에 흑자로 전환, 6000억원을 넘는 영업이익을 달성하며 실적 개

선에 따른 성과급 기대 등 들뜬 분위기를 보이고 있다.

한국은행 신임 부총재보 승진

구본준 LG전자 부회장 ‘내부 기강 단속’ 메시지 전달

마케팅 총괄 책임 부사장 임명

김창권 롯데자산

개발 대표이사가 4

일 강원도청에서

‘속초 롯데리조트’

개발사업 관련 투

자협약식에 참석했다. 김 대표이사

는 이날 2018년 동계올림픽을 앞둔

강원도 내 리조트 개발로 일자리가

창출과 지역 관광 산업발전에 기여

할 것을 약속했다.

김종준 하나은행

장이 4일 미얀마 서

민금융지원을 위한

현지법인 ‘Hana

Microfinance’ 의

출범식에 참석했다. 김 행장은 “서

민금융 지원에 힘써온 하나은행이

미얀마 지역사회에서도 든든한 동반

자로 함께 성장해가는 노력을 펼치

겠다”고 밝혔다.

동계올림픽 시너지 효과 창출 다짐 미얀마 서민금융지원 법인 출범그림 이무성 한국화가

차기 유력 대선 후보인 힐러리는 세간의 여론을 의식한 듯 최근 한 토크쇼에 나와 “남편의

대통령 퇴임 이후 빈털털이가 됐다”는 발언이 세련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과 조건식 사장 및 현대아산 임직원들이 4일 금강산 현지에서 원동

연 아태 부위원장 등 북측 관계자 20여명과 함께 고(故) 정몽헌 회장 11주기 추모식을 하

고 있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故 정몽헌 회장 11주기 추모식

‘억대’ 강연 논란 힐러리, 공짜강연으로 몸사리기?

최근 고액 강연료 논란에 휩싸이며

곤욕을 치룬 힐러리 클린턴 전 미국

국무장관이 이번엔 ‘공짜 강연’으로

이미지 회복에 나섰다.

4일(현지시간) 뉴욕타임즈(NYT)

는 클린턴 전 장관이 뉴욕주 치파쿠

아의 7개 고등학교 연합 여름 프로그

램 졸업식에서 이 행사에 참여했던

12학년생을 대상으로 무료 강연을

했다고 전했다. 치파쿠아는 클린턴

전 장관이 지난 2000년 뉴욕주 상원

의원 출마 직전 170만달러짜리 집을

샀던 곳으로 유명한 곳이기도 하다.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일반적으로

회당 20만달러를 강연료를 받는 것

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자신의 사

인회에 참석한 기획자의 프로그램

의도를 전해 듣고 강연 요청을 흔쾌

히 수락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뉴욕타임즈에 따르면 이번 강연에

서 힐러리 전 장관은 학생들에게 대

자연과 접하는 중요성, 시련을 통한

배움의 중요성 등을 강조했다.

수영 배우기의 어려움을 토로한 한

학생에게는 “여러분이 그 깊은 밑바

닥까지 뛰어내리지는 않겠지만 시

도해보는 것을 두려워해서는 안된

다”고 조언하기도 했다.

또 자신이 대학입학 후 부모에게

전화를 걸어 “모든 학생이 나보다 똑

똑해 보인다”고 말했다는 일화 등 자

신의 학창시절에 대한 얘기도 가감

없이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안재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