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6. Chindia Journal 21

최근 인도 경제가 급성장하면서 도시화 속도도 빨라지는 추세다. 현재 인도 전체의 도시

화 비중은 30%를 조금 웃도는 수준이다. 그러나 빠르게 진행되는 도시화 속에서 지역간,

계층간 불균형이 심각하다. 도시화에 따른 당뇨 및 고혈압 등 성인병 문제도 심각하다.

도시화가 빨리 진행되기는 하나 인프라는 아직도 열악하기 짝이 없다. 2009년도 아카데

미 시상식을 휩쓴 영화 에 나타난 뭄바이 빈민가의 모습 그대로 처참

한 실정이다.

도시화를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는 인도 정부로서도 열악한 도시 인프라와 심각한 환경오

염 문제, 날로 늘어나는 도시 빈민인구를 단기간에 해결하기에는 힘겨워 보인다. 그러나

인도 정부가 지속적으로 개선하고자 정책을 수립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 기업들은 많은

사업 기회를 찾을 수 있다.

가속화되는인도 도시화의 명암

22 Chindia Journal 2012. 6.

Cover Story

기원전 3천년 경에 발흥한 인더스 문명은 질서정연하게 계획된 도시 문명이었다. 인도 선조들

은 지금부터 5천 년 전, 찬란한 도

시 문명을 이룩했었다. 하지만 오늘

날의 인도는 5천 년 전 계획 도시에

살았던 선조들의 후손들이라고는

믿기 어려울 정도로 도시화 비율이

낮고 도시 인프라도 열악하다.

그렇지만 아직도 인도의 많은 농

촌 사람들은 도시를 동경하며 살고

있다. 정체된 농업부문 성장률로 농

촌에서 생계를 이어가기가 쉽지 않

기 때문이다. 대도시에서 작은 직장

이라도 다니고 있는 자식을 둔 농

촌 부모들은“우리 자식이 대도시에서 일하고 있다.”며

어깨를 으쓱거리며 자랑하곤 한다. 마치 우리의 과거

농촌 모습을 보는 듯하다.

인도 서부와 남부 중심으로 도시화 발달

최근 인도 경제가 빠르게 성장하면서 도시화 속도도

빨라지고 있다. 현재 인도 전체의 도시화 비중은 30%를

조금 웃도는 수준이다. 2010년 맥킨지 보고서에 따르면,

2030년경 인도의 도시화 비중은 40% 정도로 높아질 전

망이다. 이를 각 주별, 도시별로 살펴보면, 인도 28개 주

중에서 타밀나두, 구자라트, 마하라슈트라, 카르나타카,

펀자브 주의 인구 50% 이상이 도시에서 생활할 것으로

전망된다. 인구 1백만 명 이상의 도시가 68개로 확대되

고, 이중 4백만 명 이상의 인구를 가진 도시는 13개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2030년이 되면 4대 초대형 도

시(뭄바이, 델리, 콜카타, 첸나이) 이외에 방갈로르와 푸

네가 1천만 명 이상의 대도시로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도시화 비율 상위권 지역을 보면, 대부분 서부

와 남부 지역에 위치해 있음을 알 수 있다. 2008년 기

준으로 웨스트벵갈과 마드야프라데시 주를 제외하곤

빠른 도시화로 인도 지역간, 계층간 격차 가중카스트 차별은 약화 반면, 종교 갈등은 커질수도

타밀나두

구자라트

마하라슈트라

카르나타카

펀자브

하리아나

웨스트벵갈

케랄라

안드라프라데시

마드야프라데시

자르칸드

라자스탄

차티스가르

우타르프라데시

오리샤

히마찰프라데시

비하르

35.4

25.2

47.9

21.6

10.0

7.5

25.8

9.7

23.4

17.2

7.6

15.5

5.8

39.2

7.0

0.8

8.9

53

44

44

37

36

31

29

28

28

25

25

24

24

21

18

12

9

67

66

58

57

52

45

40

41

46

32

31

33

40

26

24

20

17

53.4

48.0

78.1

39.6

19.0

15.2

41.5

15.8

45.5

29.9

12.0

29.5

11.7

68.9

11.0

1.8

21.3

도시화 비율, 2008%, 전체인구

도시화 비율, 2030%, 전체인구

도시인구백만 명

도시인구백만 명

인도의 주별 도시화 비율 및 순위

자료: Mckinsey Global Institute, India Urbanization economic Model

2012. 6. Chindia Journal 23

가속화되는인도도시화의명암

상위 10위권에 든 지역은 모두 서부와 남부 지역에 속

해 있다. 서부 지역 라자스탄 주의 도시화 비중이 아직

낮지만 인도 정부가 일본의 지원을 받아 추진하고 있

는‘델리-뭄바이 간 산업 벨트 프로젝트(Delhi-Mumbai

Industrial Corridor Project, DMIC)’가 본격 추진되면 도시

화가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되면 앞으

로도 인도의 핵심 상권은 계속해서 서부와 남부 지역

에 집중될 가능성이 크다.

인도 도시화로‘산업 벨트’와‘붉은 벨트’로 양분

서부와 동부 지역의 도시화 수준이 고착화되는 상황

이 지속되면 인도의 도시화는 지역간 불균형을 야기해

국가와 사회 통합에 장애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아직까

지는 낙후 지역민의 대부분이 낙후 원인을 해당 지역

의 정치인과 공무원들의 무능 때문이라고 인식하지만,

교육 수준 향상과 방송매체의 발달로 점차 선진 지역

과의 비교를 통해 강한 불만을 표출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러한 불만은 특히 인도 정부가 추진한 경

제개혁으로 혜택을 거의 보지 못한 동부와 동북부 지

역에서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동부지역은 현재 1인

당 소득이 가장 낮다. 이들 지역의 소득은 인도에서 1

인당 소득이 가장 높은 서부지역과 비교하면 거의 3배

나 낮은 수치다. 동부지역 다음으로 인도에서 소득이

낮은 지역은 동북부 지역이다. 따라서 인도가 추진해온

지난 21년간의 경제개혁은 서부지역과 동부지역으로

지역 간 불균형을 심화시켰다고 할 수 있다.

현재 차티스가르, 자르칸드, 웨스트벵갈 주 등 인도

동부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급진 좌파 마오이스트

(Maoist)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인도 정부가 빠르게 진

행되는 도시화 속에서 지역간 불균형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인도는 산업 벨트(Industrial Belt)와 마오이스트와

같은 급진 좌파운동이 활개를 치는 붉은 벨트(Red Belt)

로 양분될 가능성이 있다.

도시화로 카스트 차별은 약화 반면 종교 갈등은 심화

인도의 도시화 비중이 높아지면서 카스트제도와 같

은 전통 사회제도는 크게 약화될 것으로 보인다. 물론

혼사에 있어서는 대도시 사람들도 아직까지 카스트의

굴레로부터 자유롭지 못하지만 농촌과는 달리 공개적

으로 하층 카스트를 차별하는 관습은 대부분 사라진

상태다. 공공장소나 산업체에서의 하층 카스트에 대한

차별은 거의 사라졌다. 인도 사회가 도시화되는 만큼

카스트제도의 차별도 점차 사라지는 것이다.

그러나 도시화로 인해 종교 갈등은 오히려 심화될

가능성이 있다. 인도에서 일어난 힌두와 무슬림 간의

종교폭력 충돌이나 힌두와 기독교, 힌두와 시크 간의

충돌 모두 대도시에서 발생했다. 도시에서 대규모 폭력

충돌이 발생한 가장 큰 이유는 직업이나 상권 등 제한

된 경제 자원을 경쟁적으로 차지하려는 과정을 일부

정치인들과 종교집단들이 정치적 목적으로 이용하기

때문이다. 1993년 뭄바이에서 발생한 힌두-무슬림 간의

대규모 폭력 충돌이 대표적인 사례다. 뭄바이 상권을

놓고 양 집단이 경쟁한 것이 종교 갈등을 계기로 폭발

했다. 또 2002년 구자라트에서 발생한 대규모 폭력 충

돌도 도시에서 집중적으로 발생했다. 이처럼 인도 사회

가 도시화, 서구화 될수록 종교폭력 충돌의 발생 가능

성은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델리-뭄바이 간 산업 벨트(DMIC) 조성계획

24 Chindia Journal 2012. 6.

Cover Story

도시화에 따른 부작용으로 성인병 문제 심각

현재도 벌어져 있는 도시와 농촌 간 소득수준 격차

가 2030년이 되면 더 심화될 전망이다. 2030년 인도 전

체의 1인당 평균 소득은 13만 6천 루피(약 360만원)로

증가하고, 도시인구의 1인당 평균 소득은 지금보다 약

4배 증가한 23만 9천 루피(약 640만원)가 될 것으로 예

상된다.

그러나 높아진 소득수준과 개선된 생활 여건에 반해

성인병 문제라는 부작용도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2006년 인도의 한 방

송국(CNN-IBN) 조사에 따르면, 인도

인의 31%가 채식주의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즉 우리의 고정관념과는

달리 인도에는 채식주의자보다 비

채식주의자 비율이 더 많다. 더욱이

소득수준이 높아져 소비하는 음식

량이 많아지고 있을 뿐 아니라 동물

성 단백질 섭취가 늘고 있다. 이로 인한 당뇨나 고혈압

과 같은 성인병이 늘어 사회적인 문제가 되고 있을 정

도이다. 인도 당뇨병 환자 및 사망자 수 현황을 살펴보

면, 2010년 기준으로 20세에서 79세 환자 수가 무려 5천

만 명이나 된다. 당뇨로 인한 사망자 수는 1백만 명이

넘고 있다.

이러한 성인병 증가는 기본적으로 인도인들이 먹는

음식 종류와 식습관에 기인하지만, 도시인의 생활패턴

변화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중산층 이상의 도

시인들의 경우, 주로 승용차를 이용해 육체 노동에 종사

하는 농촌 사람들에 비해 걷는 시간이 매우 적다. 또한

인도에서는 매우 더운 날씨로 인해 보통 저녁 8~9시가

넘어 저녁식사를 하는데, 특히 도시인들의 경우 직장에

서 퇴근하고 난 후 모든 식구가 둘러앉아 저녁을 먹을

수 있는 시간은 더 늦어지게 된다. 여기에 높아진 소득

수준으로 단백질이나 지방이 많은 음식을 배불리 먹고,

특히 엄청나게 단 디저트까지 즐기고 난 후 바로 취침

에 이른다. 최근에는 비만의 위험성을 인식하고 운동하

는 인도 중산층이 늘고는 있지만, 중산층 비중이 증가하

면서 성인병 문제는 앞으로 더 심각해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러한 성인병 증가 문제는 일부 기업들에게는 좋

은 사업 기회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인도 도시화에 따른 한국 기업의 사업 기회와 리스크

일반적으로 도시화는 생산과 수요 측면에서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 따라서 우리 기업은

인도의 도시화 추이에 맞춰 진출 전

략을 수립해 효율적으로 사업을 성

장시켜야 한다. 특히 도시화 속도가

빠른 서부와 남부 지역을 기반으로

진출하는 것이 유리해 보인다.

반면 인도 사회가 점차 도시화,

서구화 되면 여러 측면에서 갈등 관

계도 불거질 가능성이 있다. 과거

경험으로 볼 때, 특히 도시지역에서는 종교폭력 충돌의

잠재성이 남아 있다. 따라서 인도에 진출하는 한국 기업

은 종교적인 갈등 문제에 휩싸이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

다. 또한 산업화 및 도시화가 가속화되면서 활동 본거지

가 위협을 받게 되면 동부지역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마

오이스트 저항이 커질 가능성이 크다. 현재 이들은 인도

기업이나 외국 기업을 가리지 않고 부족민을 포함한 하

층민의 권익에 반하는 산업개발에 강하게 반대하고 있

다. 따라서 동부지역에서 철광석이나 석탄과 같은 천연

자원을 채굴하고자 하는 기업이나 빈농들이 주로 거주

하는 지역의 토지를 매입해 산업 프로젝트를 개발하려

는 기업들은 이런 리스크에 대한 인식과 함께 대응책을

미리 강구해야 한다.

김 찬 완한국외국어대학교 국제지역대학원 교수

서부와 동부 지역의 도시화가 고착화

되는 상황이 지속되면 인도의 도시화

는 지역간 불균형으로 인해 국가와 사

회통합에장애가될것으로보인다.

“

”

2012. 6. Chindia Journal 25

가속화되는인도도시화의명암

009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과 감독상을 포

함해 8개 부문을 휩쓴 영화 는 우리나라에서도 인기를 모

았다. 당시 이 영화를 본 사람들은 하나같이 영화 내용

보다 뭄바이 빈민가의 처참한 모습이 가장‘인상적’이

었다며, ‘실상’은 어떠냐고 물어왔다. 불행히도 영화

속 모습은 현재 650만 명 이상의 뭄바이 빈민들이 살아

가는 현실이다. 이 영화는 현실성을 살리기 위해 현지

빈민가에서 직접 촬영을 했고, 등장하는 아이들도 실제

‘현실 속의’아이들이었다.

불행히도 인도 경제 수도인 뭄바

이 인구의 50% 이상이 빈민가에 살

고 있다. 더구나 빈민가는 시내 한

복판에 밀집해 있는데, 대형 빨래터

나 중소형 공장, 점포 등 고용장이

시내에 있어 주변에 몰려 살기 때문

이다. 흥미롭게도 뭄바이에서는 도

비(빨래가 천직인 천민 지칭)들이 일

하는 빨래터가 외국인에게 주요 관

광지가 되고 있다. 또한 아시아 최대

빈민가로 알려진 다라비(Dharavi) 현

지 체험이 투어 프로그램에 포함돼

있기도 하다. 그런데 다라비에는 뭄

바이 남중앙 선거구의 150만 명 유

권자 중 약 30%가 거주하고 있는 것

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다라비에

사는 주민의 투표가 선거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선거 때마다 표심을 잡기 위한 정치인들의 발

걸음이 끊이지 않는다.

정말 열악한 도시 인프라 현황

매년 몬순 때마다 발생하는 도심 내 홍수는 인도 대

도시의 열악한 인프라를 그대로 보여준다. 하수설비가

제대로 설치돼 있지 않아 단시간 내 폭우가 쏟아지면

순식간에 도로가 물에 잠긴다. 뭄바이, 델리, 콜카타는

인도, 재정 부족으로 도시 인프라 개선 난망인도의 열악한 도시 인프라 상황은 곧 사업 기회

2

항 목 단 위 현재 상태(A)기본 서비스

A/B수준(B)

물 공급 품질 일일 인당 리터 105 150 70%

수도 공급 비중 인구 대비 % 74 100 74%

하수/오수정화조 설치 % 63 100 63%

하수 처리 발생하수 대비 % 30 100 30%

고형쓰레기 수집 발생량 대비 % 72 100 72%

태풍 빗물 배수 도로 커버 비중 % 20 100 20%

대중교통 비중 대중교통 비중 % 30 50 60%

차량 체증 1km 차선당 최대차량 170 112 152%

보건 천 명당 병원 침상 수 2 4 50%

슬럼 인구 인구 대비 % 24 0 -

공원/공개공간 인당 제곱미터 2.7 9.0 30%

교육초등학교 학생/교사

48 30 160%비율

인도의 도시 인프라 실태

자료: McKinsey Global Institute, India's urban awakening(2010.4)

26 Chindia Journal 2012. 6.

Cover Story

물론 방갈로르, 자이푸르 같은 도시에서의 교통 체증과

매연, 소음도 심각할 정도다. 이외에 전기, 식수, 쓰레

기 처리, 보건 등의 도시 공공 서비스와 인프라가 전반

적으로 열악하다.

컨설팅 전문업체 맥킨지는 지난 2010년 인도의 도시

인프라 실태를 인간이 살기에 적합한‘기본 서비스 수

준’과 비교해 제시한 바 있다. 그 결과, 태풍 빗물 배

수시설 비중은 20%, 하수처리 비중은 30%, 수도 공급

비중은 74%로 인간이 살기에 적합한 기본 서비스 수준

보다 매우 낮게 평가됐다. 대중교통 비중도 매우 낮은

데, 교통 체증 문제는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보건

과 교육 부문에서도 취약한 상태

를 보였다.

도시의 열악한 인프라의 배경으

로는 첫째, 도시 인구의 급증을 들

수 있다. 인도 도시인구는 1991년

에 2억 2천만 명에서 2001년 2억 9

천만 명으로 그리고 2008년에 3억

4천만 명으로 증가했다. 이에 따

라 도시거주 인구 비중인 도시화

율도 1991년 26%에서 2001년에는

28%로, 2008년에는 30%로 증가했

고, 2011년에는 35%로 더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

인도 에너지자원연구소(TERI, The Energy and

Resources Institute)의 최근 연구에 따르면, 도시개발 입

안자가 예상한 것보다 빠른 속도로 도시들이 성장했

다. 지난 3년간 델리, 뭄바이, 첸나이와 같은 초대형 도

시에 비해 자이푸르, 칸푸르, 러크나우 등 중규모 도시

의 도시화가 급진전된 것으로 나타났다. 주로 농촌지

역 인구가 이주하면서 도시지역 인구가 증가하고 있는

데, 이는 농업부문 성장률이 둔화되면서 농촌에서의

생계 유지가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또한 교육 수준의

향상으로 도시에서 일자리를 찾으려는 젊은이들도 증

가했다.

둘째, 지방자치단체의 심각한 인력난과 재원난을 들

수 있다. 도시의 열악한 인프라를 개선하고 책임져야

하지만 제대로 기능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초대

형 도시에 비해 중규모 도시의 지방자치단체가 더 큰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인도 정부, 의욕적인 도시 인프라 개선 계획(JNNURM) 수립

인도 연방정부 도시개발부는 도시 인프라 문제를 본

격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2005년에 자와할랄 네루 초대

총리의 이름을 붙여‘자와할랄네루 국가도시재개발미

션(JNNURM, Jawaharlal Nehru National Urban Renewal Mis-

sion)’이라는 의욕적인 계획을 수

립, 실행을 개시했다. 그동안 주로

농촌지역의 발전, 특히 저개발 지

역에 정책 주안점을 둔 인도 정부

는 도시화의 급진전으로 도심 내

나타나는 많은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도시 재개발을 위한 정책을

세운 것이다.

JNNURM의 목표는‘경제적으로

생산적이고 효율적이며, 공평한

도시를 만드는 것’이다. 이를 위

해 도시의 사회∙경제적 인프라 개선, 도시 빈민에 기

초 서비스 공급, 지방자치단체의 역량 강화를 위한 광

범위한 개혁 등을 추진한다는 방침으로 7년간 6,600억

루피(약 132억 달러)의 예산을 책정했다.

JNNURM은 목표 달성을 위해 전국 63개 도시를 미션

도시로 지정해 인프라를 집중 개선하고자 했다. 미션도

시에는 인구 4백만 명 이상 도시 7개, 1~4백만 명 도시

28개, 1백만 명 이하 도시 중 선정된 28개 도시가 포함

되었다. 미션도시로 선정된 도시에서는 수도, 위생, 빈

민가 재개발, 도로, 국도, 고속도로, 지하철 등 도시교

통, 쓰레기 처리 등의 프로젝트를 실행했다.

문제는 현 통일진보연맹(UPA) 정권의 대표 정책 계

인도 도시화가 예측보다 매우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때문에 도시

인프라 상황은 인도 전체의 인프라

부문과 마찬가지로 수요 증가에 비

해 공급이 계속 뒤쳐지는 양상이 될

전망이다.

“

”

2012. 6. Chindia Journal 27

가속화되는인도도시화의명암

획인 JNNURM의 성과가 매우 낮다는 사실이다. 이에

지난 4월말 연방정부 기획위원회 산하 패널회의에서

JNNURM은‘실패’했다고 밝혔다. 추진 프로젝트 중

단 10%만이 완료됐는데, 이는 자금 사용에 대한 제한

적 능력, 엄청난 지연과 비용 초과 등 때문이다. 또

무계획적인 접근으로 정책을 수립했다는 비판도 일고

있다.

한편 현재 인도 21개 도시지방자치단체의 신용평가

를 실행하고 있는 국제신용평가사 피치(Fitch)사도 21

개 자치단체의 120개 승인 사업 중 22개(18.3% 비중)

프로젝트만 완료됐다고 발표했다(2011년 12월말 기

준). 프로젝트 지연 배경으로는 느린 보조금 승인 프

로세스, 인력 부족, 건전한 정부 감독기능 부재를 들

고 있다. 일부 프로젝트는 느린 부지 인수절차 때문에

지연되기도 하지만 가장 중요한 이유는 자치단체에

인력자원이 부족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또한 자치단체의 취약한 통치(governance) 역량 때문에

도시 변혁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즉 필

요한 대규모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자치단체가

개혁할 수 있어야 하고,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재

원을 창출할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

이러한 비판이 쏟아지고 있는 가운데 지난 4월말 도

시개발부 카말 나쓰 장관도 JNNURM 1단계의 사업이

자치단체의 계획 이행 능력 부족 때문에 지연됐음을

인정했다. 나쓰 장관은“JNNURM 1단계에서는 1백만

명 이상의 도시에 초점을 맞추었지만, 수 개월 후 개

시될 2단계에서는 50만 명 이상의 도시까지 포함할 계

획이다. 이는 중소형 도시의 인프라 개선 없이는 초대

형 도시로의 농촌주민 이주를 억제할 수 없기 때문이

다. 또한 2백만 명 이상이 거주하는 도시에서는 현대

식 전철(메트로) 건설을 고려하고 있으며, 이미 타당성

조사를 발주했다.”고 밝혔다. 그리고 JNNURM 1단계가

도시지방자치단체의 능력 부족으로 자금을 적절히 사

용하지 못해 실패한 것으로 보고, 2단계에서는 주정부

에 계획 이행 책임을 둘 것이라고 언급했다.

도시 인프라 사업은 우리 기업에 많은 기회 제공

연방정부 기획위원회는 향후 도시지역에서 인프라

수요 증대에 부응하기 위해서는 1조 6,000억 루피(약

320억 달러) 이상의 투자가 필요하다고 추산했다.

JNNURM 1단계의 6,600억 루피보다 2.4배나 많은 금액

으로 2012년 4월부터 개시되는 12차 5개년 계획에서 실

행해야 할 큰 도전과제 중 하나이기도 하다.

최근 세계은행 자료에 따르면, 12차 5개년 계획이 종

료되는 시점인 2017년 3월말 인도의 도시 인구는 5억

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2010년 맥킨지가 도

시화율 40%를 기준으로 2030년 인도 도시 인구를 5억

8,800만 명으로 예측했던 것에 비하면 매우 빠른 속도

로 도시화가 진행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따라서 도시

인프라 상황은 인도 전체의 인프라 부문과 마찬가지로

수요 증가에 비해 공급이 계속 뒤쳐지는 양상이 될 전

망이다. 인도 정부와 도시지방자치단체가 민관합동 프

로젝트(PPP) 방식 등으로 개선하고자 노력하겠지만, 관

료주의와 부정부패, 재원과 인력 부족, 특유의 정치∙

사회적인 특성으로 급격한 개선은 어려워 보인다.

그러나 우리 기업에게 인도의 열악한 도시 인프라

상황은 곧 사업 기회를 제공한다. 도심 빈민가를 재개

발해 들어서는 초고층 빌딩 건설은 물론 주택 및 부동

산 개발 부문에도 참여를 모색해 볼 수 있다. 또한 발

전소, 상하수도 건설, 쓰레기 소각장, 정수시설, 메트

로, 대중교통 시스템 등에서도 사업 참여 방안을 강구

할 필요가 있다. 또한 직접적인 건설 및 시공이 아니

더라도 건설 기자재 공급이나 전산 자동화 시스템 구

축 등에도 참여 여지가 있어 보인다.

임 정 성포스코경영연구소 수석연구위원 jsimm@posri.re.kr

28 Chindia Journal 2012. 6.

Cover Story

인도의 높은 경제 성장률 달성은 보다 더 나은 일자리를 찾기 위해 농촌지역 사람들을 도시로 이주시키는 등의 도시화 현상을 가속화 시켰다. 도시 규

모도 빠르게 확대됐다. 델리, 뭄바이, 방갈로르 등과 같

은 도시에는 고층 건물과 쇼핑몰들이 속속 들어섰고,

세계 유명 자동차들이 도로를 가득 메웠다. 그러나 이

러한 도시화 현상으로 인해 대기 및 수질 오염 문제가

악화되면서 국민의 건강을 위협하는 등 여러 부작용을

낳고 있다.

주민 건강 위협하는 대기 및 수질 오염 문제 심각

2011년 세계보건기구(WHO)의 대기오염 심각도 조사

에 따르면, 조사 대상 91개 국가 중 인도는 13위로 대

기오염이 매우 심각한 편이다. 도시별 분석 자료에 따

르면, 인도에서 가장 대기오염이 심각한 곳은 펀자브

주의 루디아나와 우타르프라데시 주의 칸푸르이며, 다

음으로 델리, 러크나우, 인도르다. 인도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로 2008년부터는

러시아를 4위로 밀어내고 중국, 미국 다음으로 이산화

탄소 배출량이 많은 국가로 기록됐다. 도시화로 인한

자동차와 전력 사용의 급증이 주요 원인 중 하나라 할

수 있다.

특히 인도의 경제 규모가 커지면서 승용차, 버스, 상

용차, 3륜차, 2륜차 등의 차량 등록 숫자가 빠르게 증

가했다. 2009년 3월 기준으로 델리 630만대, 방갈로르

300만대, 첸나이 290만대, 하이데라바드 270 만대의 차

량이 등록됐다. 인도 전체의 등록대수를 보면, 2000년

5,500만 대에 비해 2009년에는 2배 이상 증가한 1억

1,500만대가 등록됐는데, 이는 연료 사용의 급증과 대

기오염으로 이어졌다. 또 대기오염은 천식, 호흡기 질

환 등 건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실제로 인도에

는 천식 환자가 많다. 최근 언론 발표에 따르면, 델리

의 경우 연간 3,000명 정도의 사람들이 대기오염으로

인도도시화에따른환경오염문제해결이급선무인도 정부의 적극적인 노력에도 여전히 부진

순위 주별 차량 등록대수 도시별 차량 등록대수

1 마하라슈트라 14.5 델리 6.3

2 타밀나두 12.9 방갈로르 3.0

3 구자라트 11.0 첸나이 2.9

4 우타르프라데시 10.8 하이데라바드 2.7

5 안드라프라데시 8.1 아메다바드 1.7

6 카르나타카 6.9 뭄바이 1.7

7 라자스탄 6.5 자이푸르 1.4

8 마드야프라데시 6.0 푸네 1.2

9 케랄라 4.9 수라트 1.0

10 펀자브 4.8 러크나우 1.0

인도의 주별/ 도시별 차량 등록대수(2009년 3월 기준)

주: 차량은 2륜차, 3륜차, 버스, 상용차, 승용차를 모두 포함한 것임

자료: 인도 정부

(단위: 백만 대)

2012. 6. Chindia Journal 29

가속화되는인도도시화의명암

인한 질병으로 사망한다.

도시화로 인해 도시 곳곳에 고층 빌딩도 속속 들어

서고 있다. 사무용 빌딩들은 에어컨, 컴퓨터, 복사기 등

의 사용으로 인해 일반 가정보다 에너지 사용량이 훨

씬 많다. 특히 빌딩 외관의 수려함을 위해 통유리로 전

면을 감싼 빌딩들은 에어컨 사용 증가의 주범이다. 전

체 전력 발전의 50%를 석탄을 기반으로 한 화력 발전

에 의존하는 인도에서는 이런 전력 사용 증가가 곧 대

기오염 악화로 이어진다.

또한 인도는 수질 상태도 심각해 생수를 구입해 마셔

야 할 정도다. 수도관은 24시간 내내 물이 공급이 될 때

위생과 안정성이 확보된다. 하지만

인도의 평균 수도 공급 시간은 하루

1~6시간 밖에 되지 않는다. 델리, 콜

카타 등 주요 대도시에서도 단수가

자주 발생한다. 때문에 대부분의 가

정에서는 물이 공급되는 시간 동안

물탱크에 물을 받아 저장해두고 사

용한다.

갠지스강 유역에는 매일 82억 5천

톤의 쓰레기를 배출하는 223개의 도

시와 마을이 있다. 이중 25억 톤의

쓰레기는 미처리된 채로 갠지스강 유역으로 버려지고,

42억 5천 톤은 하천으로 버려진다. 문제는 도시화가 진

행될수록 쓰레기 배출량이 더 빠르게 증가한다는 것이

다. 과거 뭄바이 인구가 1981년 820만 명에서 1991년

1,230만 명으로 49% 증가했을 때, 쓰레기 배출량은 1981

년 하루 3,200톤에서 1991년 5,355톤으로 67% 증가했다.

도시인구 수의 증가보다 쓰레기 배출량이 더 빠르게

증가했음을 알 수 있다. 설상가상으로 하수 처리 시설

마저 제대로 운영되지 않아 현재 인도 전역에서 약

21% 정도만 하수 처리가 가능한 상황이다.

수질오염이 심각해 질수록 설사병, 콜레라, 말라리아

등 수인성 전염병 발병률이 높아진다. 수인성 질병은

인도 전체 전염병의 20%를 차지하며, 신생아 사망의 주

요 원인으로 손꼽힌다. 또한 수질오염은 건강을 위협할

뿐만 아니라 약값 및 병원비 지출 등과 같은 경제적인

손실도 발생시킨다. 세계은행 연구에 따르면, 인도의

위생시설 부족으로 인한 경제적인 손실은 1인당 48달

러로, 베트남의 9.3달러, 필리핀의 16.8달러, 캄보디아의

32.4달러를 훨씬 뛰어넘는 수준이다.

도시환경 문제 규제 나선 인도 정부

도시화로 인한 환경오염 문제가 심각해지자 인도

정부는 다양한 정책을 제시하며 규제에 나섰다. 2003

년 국가자동차연료정책(National

Auto Fuel Policy)을 제정해 2륜, 3

륜, 4륜 차량, 경차, 트럭 및 버스

엔진, 건설 관련 장비 및 발전기의

배기가스 배출을 강제로 규제하기

시작했다.

2000년부터 인도 정부는 유럽 배

기가스 규제(Euro, European emis-

sion standards) 기준을 적용해 배기

가스 규제를 단계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이 정책은 현재 도시지역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는데, 정부 규제 요건에 미충족

시 차량의 판매가 금지되는 엄격한 규제다. 한편 델리

정부는 대기오염 문제의 주범인 시내버스와 오토릭샤

의 배기가스를 규제하기 위해 2004년부터 압축천연가

스(CNG) 사용을 의무화하기 시작했다. 이로 인해 델리

시내의 대기오염이 크게 개선됐다. 그러나 여전히 다

른 도시에서는 오토릭샤 운전사들의 반대로 CNG 도입

을 의무화하지 못하고 있어 대기오염이 쉽게 개선되기

는 어려운 상황이다.

한편 인도 정부는 에너지 사용량이 많은 빌딩에 대

한 규제로 그린빌딩 건설을 적극 장려하고 있다. 그린

빌딩은 대기 및 수질 오염의 감소를 위해 에너지 저감

인도 정부 역시 화력 발전에 따

른 공해 문제 해결을 위해 적극

적인 만큼 우리 기업들은 신재생

에너지와 같은 에너지 분야에서

사업 기회를 찾아 투자할 수 있

을 것이다.

“

”

30 Chindia Journal 2012. 6.

Cover Story

장치, 절수 및 정화시설, 재활용 중수도 시스템 등을 설

치하고 친환경 건축 자재를 이용하는 건물을 말한다.

현재 인도 정부는 미국의 그린빌딩협회나 인도 신재생

에너지부의 인증을 취득한 빌딩에 한해 부동산세와 대

출 이자율 인하 등의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또한 화력

발전의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태양열과 같은 신재생에

너지 사용 확대를 위한 정책 역시 추진 중이다. 그동안

농촌지역을 중심으로 보급해 온 태양열에너지를 도시

와 상업 및 산업 지구로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태양

광 온수 난방 시스템과 태양광 발전 시스템 등을 설치

해 태양열 사용을 확대하고, 동시에 태양광 도시 건설

을 한다는 계획이다.

나아가 수질오염 개선을 위해 낙후된 상하수도 시설

개선 작업을 20여 개 도시에서 70여 개의 프로젝트로

진행 중이다. 델리에서는 올해 378억 루피의 예산을 책

정해 하수처리 시설 확충과 수도 공급량을 하루

65MGD(million gallons per day)에서 900MGD로 증대하는

프로젝트를 실행하고 있다.

또한 인도 정부는 오염 상태가 심각한

갠지스강과 야무나강의 수질 회복을 위

한 프로젝트도 시작했다. 1985년부터 갠

지스실천계획(Ganga Action Plan)을 실행

중인데, 1단계 프로젝트는 거의 실패로

끝났으며, 현재 2단계가 진행 중이다.

1993년부터 시작된 야무나실천계획

(Yamuna Action Plan)은 일본국제협력은행

(JBIC)의 지원을 받아 진행 중인데, 이 역

시 실적이 부진한 편이다. 야무나강은

히말라야에서 시작해 델리를 관통해 우

타르프라데시까지 이어지는 강으로 인도

북부지역 주민들의 식수를 공급하는 중

요한 수원이다.

주민들의 환경에 대한 의식 개선이 급선무

도시환경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관련 인프라 시

설 설치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주민들의 환경문제에

대한 의식 개선이 급선무다. 인도 길거리에서는 아직도

쓰레기를 무단 투기하고, 공공 장소에 오물을 방치하는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다. 청결과 환경보호에 대한 의

식이 부족하기 때문에 생기는 문제로 관련 교육이 절

실하다.

이에 우리나라 정부와 기업 등은 인도 정부와의 협

력을 통해 해당 교육 프로그램을 계획, 운영하고 이를

통해 새로운 진출 기회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또

한 인도 정부 역시 화력 발전에 따른 공해 문제 해결

을 위해 적극적인 만큼 우리 기업들은 신재생에너지

와 같은 에너지 분야에서 사업 기회를 찾아 투자할 수

있을 것이다.

김 미 수포스코경영연구소 책임연구원 mskim9@posri.re.kr

규제 기준 시행일자 지역

India 2000 Euro 1# 2000년 전지역

2001년수도권, 뭄바이,

콜카타, 첸나이Bharat Stage II Euro 2

2003년 4월 수도권, 13개 도시*

2005년 4월 전지역

Bharat Stage III Euro 3 2005년 4월 수도권, 13개 도시

2010년 4월 전지역

Bharat Stage IV Euro 4 2010년 수도권, 13개 도시

인도 배기가스 규제 기준 변화 (4륜차 기준)

주: * 13개 도시는 뭄바이, 콜카타, 첸나이, 방갈로르, 하이데라바드, 아메다바드, 푸네, 수라트, 칸푸르, 러크나우, 쇼라푸르, 자메드푸르, 아그라를 포함

주: # 유럽 배기가스 규제 수준, 숫자가 높을수록 규제가 엄격해짐

자료: 인도 정부

2012. 6. Chindia Journal 31

지난 2010년 10월 영연방 국가들이 4년마다 개최하는 종합 경기 대회인 제19회 영연방 경기 대회(Commonwealth Games, CWG)가 인도 델리에서 개최됐다.

당시 인도는 잘 발달된 도시 이미지를 보여주기 위해 델

리와 구르가온 지역의 미등록 노동이주민들에게 10월

한 달 간 추방 명령을 내렸다. 이 기간에 강제로 추방당

한 노동이주민이 구르가온에만 15만 명에 이른다.

인도에서는 현재 매달 3만 명에 이르는 노동이주민이

대도시로 이주하고 있는데, 이들로 인한 델리 주변의 빈

민화는 도시화에 매우 심각한 문제로 부각되고 있다.

농촌이주민, 도시 노동자 신세로 빈민 지역 거주

현재 인도 농촌은 고용 기회와 산업 기반 시설의 부

족으로 사람들을 점점 더 도시로 몰려가게 하고 있다.

그러나 정작 도시로 간 사람들의 생활은 빈곤을 면할

길이 없는 데다가 열악한 환경으로 건강상의 위협까지

받고 있다. 인도 도시인구의 40% 정도가 빈민 지역에서

생활하며, 빈민 거주민 대부분이 도시로 이주한 노동이

주민이다. 경제개혁 이후 농촌인구의 도시 이주 증대에

따른 도시 빈민화 가속은 인도의 도시화 조성에 큰 걸

림돌이 되고 있다.

현재 인도 도시인구 증가에서 이주민이 차지하는 비

율은 20% 정도다. 지난 10년간 도시 출생인구는 14% 감

소한 데 비해 도시로 이주해 온 노동이주민은 21%가

증가했다. 1960년대 농업혁명 이후 본격화된 도시로의

이주는 1990년대 초반까지 남성이 주를 이루다가 1990

년대 이후부터는 여성도 합류하게 됐다. 도시의 중산층

가정에서 가사노동자 고용을 확대했기 때문이다. 주로

비하르, 자르칸드, 웨스트벵갈과 같은 가난한 주의 농

촌, 부족민, 하층 카스트 출신 여성이 대부분이다. 이들

이 도시 주변 지역에 빈민가를 형성하면서 델리의 빈

민인구는 1991년 3,224명에서 2010년 200만 명을 넘어섰

다. 2011년 델리 인구 약 1,675만 명 가운데 약 300만 명

정도는 빈민가에 사는 노동이주민이다. 2020년까지 인

도의 도시 빈민인구는 미국 인구 전체를 초과할 것으

로 예상된다.

도시로 이주한 대부분의 노동이주민은 인력거를 끄

는 릭샤왈라나 건물 청소부, 건설현장 인부, 운전사, 가

사노동자와 같은 비공식 부문(unorganised sector) 노동자

다. 이들의 임금은 월 3,000루피에서 최대 1만 루피 정

도다. 노동이주민 가운데 남성은 주로 릭샤왈라로 일한

다. 현재 인도 전체에 약 5백만 명의 릭샤왈라들이 있

는데, 이들 중 95%는 농촌 출신이다. 이들은 이주노동

자 신분이기 때문에 은행의 신용 대출을 받을 수 없다.

때문에 1만 루피 이상하는 릭샤를 구매하는 대신 하루

에 25루피씩 지불하고 릭샤를 대여해 돈을 번다. 벌이

의 10% 정도를 매일 떼야 하는 부담은 있지만, 특별한

기술이 없는 노동이주민에게 대여 릭샤는 가장 보편적

인 생계 수단이다.

인도 북부 우타르프라데시주 바라나시에서는 면허가

가속화되는인도도시화의명암

인도정부도시화정책, 빈민인구증가에가속도붙이다귀향과 정착의 딜레마에 빠진 노동이주민

32 Chindia Journal 2012. 6.

Cover Story

있는 릭샤 수가 2009년 1만 6,062대에서 2011~2012년 사

이 1만 1,709대로 줄었다고 보도됐지만 실제 도로에는

릭샤들이 더 증가됐다. 델리 역시 면허 없는 릭샤 수가

약 15만 대 정도 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델리 주정

부가 인정하는 릭샤 면허를 소지한 사람은 5만 명뿐이

다. 이는 결국 면허가 없는 릭샤들은 미등록 노동이주

민과 관련된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한편 교통 혼잡의 주범으로 릭샤가 지적됨에 따라

2010년 델리 고등법원은 델리의 일부 간선도로에 릭샤

전용차선을 실시했으며, 범칙금을

1,000루피 부과했다. 하지만 릭샤 전

용차선은 차선 내에 큰 나무와 같

은 장애물로 인해 양방향 통행이

어렵고, 전용차선 위반으로 압수된

릭샤에 대한 뇌물수수 및 금품 요

구와 같은 폐단이 지적되면서 2012

년 4월 20일 폐지됐다. 그러나 여전

히 도시화 조성 과정의 주 단속 대

상인, 도시 노동이주민의 중요한 생계 수단 릭샤는 늘

위협받고 있다.

교육 문제 현상도 빈곤층 따로 부유층 따로

인도 비정부기구(NGO) 인도도시민개발연맹(AICAPD)

은 노동이주민 자녀를 대상으로 이동 학교를 실시하고

있다. 이 학교는 중고버스를 교실로 개조해 공교육 시스

템이 존재하지 않는 소외 지역에 직접 찾아가 교육을

하는 이동교실이다. 한편 는 2011

년 4월 14일자 기사에 이동 학교를 소개하며, 교육 기회

의 제공인 동시에 교육 정책의 대상에서 제외된 노동이

주민 자녀가 사회문제가 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도시 노동이주민 가정은 자녀들이 10세가 되면 대부

분 딸은 붙박이 가사노동자로, 아들은 야채가게나 식당

노동자로 보낸다. 델리와 같은 대도시의 경우, 1인당 소

비지출이 월 2,300루피 선으로 높은 편이기 때문에 가족

구성원 모두 노동자가 될 수밖에 없다. 월세가 2,000루

피, 평균 식비가 5,000루피 정도로 최소한 7,000루피 이

상을 벌어야 생계가 유지된다. 특히 남성이 부재한 이

주가정인 경우 생활이 좀 더 어렵다. 남성에 비해 여성

의 임금이 낮게 측정될 뿐만 아니라 여성 노동이주민들

이 주로 종사하고 있는 가사노동자의 임금은 비공식 부

문 노동자 가운데서도 가장 낮기 때문이다.

높은 소비지출과 낮은 임금 등은 무엇보다 이주민

자녀들의 교육문제를 야기시킨다. 델리 빈민 지역 이주

가정 자녀의 45%만이 학교에 다니

며, 고등학교 졸업생 비율 역시

10%에 불과하다. 이마저도 등록 노

동이주민에 대해서만 교육의 기회

가 있을 뿐이다. 미등록 노동이주

민 자녀인 경우 고향으로 돌아가면

무상교육을 받을 수 있지만, 방언

을 배우기 때문에 영어와 힌디가

요구되는 도시에서 고용의 기회를

잡을 수 없다. 따라서 대부분은 교육을 포기한 채 생계

를 위한 비공식 부문 노동자로 투입된다.

현재 인도의 식자율은 74.04%이고, 델리와 같은 대도

시에서는 80% 이상이 글을 읽고 쓸 수 있다. 2010년 4

월 1일부로 초등교육을 의무화함에 따라 6~14세 아동

을 대상으로 무상교육이 실시되고 있고, 국공립, 사립

학교에서는 정원의 25%를 저소득층 자녀를 선발하도

록 했다. 또한 교육 격차를 줄이기 위해 입학금 제도를

폐지해 극빈층 부모가 자녀를 학교에 보낼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인도정부는 향후 5년간 교육 부문에 1조

7,200억 루피를 투입할 예정이다.

또한 인도 정부는 소외계층의 고등 교육 기회 확대

방안으로 인도공과대학(IIT) 등 국공립 대학교의 입학을

위해 지정 카스트(SC)와 지정 부족민(ST)에게 각각 15%,

7.5%의 입학 정원 할당제를 시행했다. 하지만 지정 좌

석제 실시에도 불구하고 실제 SC, ST의 인도공과대학

도시로의 이주는 새로운 고용 창

출의 기회이기도 하지만 실제로는

농촌 빈민이 도시 빈민으로 이어

지는 것에 불과하다.

“

”

2012. 6. Chindia Journal 33

가속화되는인도도시화의명암

진학률은 7%, 3.5%에 불과하다.

반면 지난 4월, 16세의 한 중학생이 시험기간 중 살충

제를 먹고 자살했다. 인도에서도 입시 스트레스로 자살

하는 학생의 수가 매년 증가하고 있다. 인도 학생들은

인도공과대학에 입학하기 위해 매우 치열하게 경쟁한

다. 인도공과대학에 입학하면 성공적인 미래가 보장될

뿐 아니라 카스트의 굴레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길이

열리기 때문이다.

그런데 인도공과대학의 연간 학비는 약 40만 루피로

1인당 국민소득의 15배에 달한다. 입학생의 대부분은

명문 사립고등학교 출신이다.

한편 구르가온의 한 영어유치원에 입학하기 위한

기부금만 최소 10만 루피라고 한다. 또 유명 사립초등

학교의 연회비는 2009년에 6만 루피에 달했다. 2010년

10학년 수학능력시험이 폐지되고 자율적인 학습평가

제가 도입되면서 좋은 대학에 가기 위한 고액 과외는

필수가 됐으며, 인도공과대학 입학을 위해서는 최소 3

년 이상 입시학원에 다녀야 하는 실정이다. 초, 중, 고

사립학교의 학비만 해도 8만~12만 루피다. 따라서 교

육의 혜택과 고용의 기회를 전 국민들에게 공정하게

주어 경제 발전을 이루겠다는 인도 정부의 정책은 대

다수가 빈민층인 인도인들의 소득을 감안할 때 불가

능해 보인다.

턱없이 부족한 노동이주민 정책

도시로의 이주는 새로운 고용 창출의 기회이기도 하

지만 실제로는 농촌 빈민이 도시 빈민으로 이어지는

것에 불과하다. 도시에서의 삶은 끊임없는 경쟁과 도전

에 직면하기 때문에 스트레스가 많고 범죄에도 쉽게

노출된다. 도시의 일용직 노동자 가운데에는 어린 10대

소년을 포함한 마약환자가 많다. 일이 고되고 임금이

낮아 비싼 술 대신 저렴한 밀주로 힘든 도시생활을 달

래는데, 이 과정에서 목숨을 잃기도 한다.

이렇듯 빠른 도시화는 정책적으로도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다. 도시민의 약 75%는 소득상 하층 계층에 해

당하며, 이들은 하루에 평균 100루피 정도를 벌고 있는

데, 아파트 평당 분양가는 8만 루피가 넘는다.

한편 인도에서 2005~2010년 동안 임시노동자의 수는

2,190만 명 증가했다. 그런데 올해 2월 인도 노동자회의에

서 발표한 만모한 싱 총리의 2022년까지 5억 명 숙련노동

자 양성 선언이나, 지난해 11월 국가제조업 정책으로 발

표한 제조업 14% 성장과 1억 개 직업 추가 창출은 델리의

20만 릭샤왈라와, 30만 행상인, 구르가온의 80만 명 비공

식 부문 노동이주민과는 무관한 고용정책으로 보인다.

대부분 지정 카스트(SC)와 무슬림으로 이루어진 노동

이주민 자녀의 초등학교 입학률은 각각 19.72%와

10.49%에 불과하다. 또한 미등록 노동이주민에게는 공

식 부문의 고용기회나 무상교육의 혜택도 없다. 이러한

현실은 도시 노동이주민들의 도시생활에 대한 환상에

서 깨어나게 한다. 물론 마하라슈트라주의 이주 가사노

동자에 대한 사회보장제도와 아삼주의 릭샤은행을 통

한 릭샤왈라의 자영업자 전환과 같은 정책도 실행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정책 역시 현재 인도 도시생활의

간극을 좁히기에 턱없이 부족해 보인다.

이 기 연전남대학교 인류학과 박사과정 수료

ⓒ연합뉴스

강제 철거 중인 델리 빈민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