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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 Edition G20 SEOUL SUMMIT 2010 G20 2010 20101112금요일 The Leading Newspaper in Korea since 192 0 9 12일 주요 20개국(G20) 정상들이 서 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 모인다.6말 캐나다 토론토에서 열린 제4차 정상 회의 이후 약 4개월 만이다. G20 정상들은 1998년 말 터진 글로벌 금융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그해 11월미 국 워싱턴에서 처음 만났다. 당시만 해 도 경제위기가 끝나면 G20 정상회의 도 끝낼 예정이었다. 하지만 기존 주요 8개국(G8)만으로는 거미줄처럼 얽힌 경제현안을 조율하기 쉽지 않았다. 국 지난해 9월 미국 피츠버그에서 열린 3G20 정상회의에서 G20세계 경제에 대한 최고위 협의체(프리미어 포럼)라고 규정하며 상시적인 협의체 로 가기로 했다. 한국이 G20 정상회의 를 상시적 협의체로 도약시키는 핵심 역할을 맡은 셈이다. 국제사회는 특히 이번 서울 정상회의 를 주목하고 있다. 지금까지 열린 4차례 정상회의가 경제위기 탈출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면 서울 정상회의는 최대 현안인 환율 전쟁을 종식시키면서도 미래를 향한 방향 제시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서울 정상회의를 성공적으 로 끝낸다면 한국은 국격(國格)을한계 단 더 높일 수 있다. 하지만 별 성과 없 이 끝낸다면 신흥국에 맡겨놨더니 역 시 안 되더라라는 인식이 확산될 우려 가 크다. 14차와 다른 서울 정상회의 2008111차 회의(미국 워싱턴) 에서 정상들은 금융위기의 원인을진 단했다. 그해 9월 미국 투자은행인 리 먼브러더스가 파산하면서 전 세계 금융 이 휘청거리자 정상들은 긴급히 모여 무엇이 금융위기의 원인인지 파악한 것 이다. 지난해 4월 영국 런던에서 열린 2회의와 그해 9월 미국 피츠버그에서 열 3차 회의에선 위기의 해법에 대해 논의했다. 글로벌 불균형을 어떻게 조 율할 것인지, 금융위기의 원인인 금융 회사들을 어떻게 규제할지, 국제통화 기금(IMF)의 기능을 어떻게 강화할지 머리를 모았다. 서울 정상회의에서는 그동안 논의했 던 내용들에 대한 해답이 나온다. 특히 1차 회의 때부터 뜨거운 관심사였던 IMF 쿼터 개혁에 대해 최종 결론을 내 린다. 글로벌 불균형을 없애기 위해 각 국이 어떻게 할지 액션플랜도 나온다. 금융위기를 촉발한 금융회사들을 직간 접으로 규제하는 방안도 마련된다. 금까지 준비했던 굵직한 이슈들을 서울 정상회의에서 결론짓게 되는 것이다. 또 서울 정상회의의 의장국이자 주최 국인 한국이 주장한 개발의제와 글로벌 금융안전망에 대해서도 결론을 낸다. 때문에 위기의 원인과 해법을 논의했던 과거 회의와 달리 서울 정상회의는 실질 적인 모범답안을 내놓게 된다. G20 정상회의 준비위원회 관계자는 올해 들어 남유럽발() 재정위기가 터지면서 6월 캐나다에서 열린 4차정 상회의에선 재정건전성 이슈에 대해서 만 합의했다그 때문에 G20 정상 들이 지금까지 논의했던 대부분 의제를 서울 정상회의에서 결론짓게 됐다말했다. 예상치 못했던 변수 환율9월 초까지만 해도 분위기가 매우 좋 았다. 서울 정상회의에서 처리하기로 했던 의제들을 하나둘 준비했다. 풍성 한 성과를 내는 정상회의를 만들 수 있 다는 자신감에 차 있었다.(익명을 요 청한 정부 고위 관계자) 하지만 9월 들어 G20 준비위는 신경 을 바짝 곤두세웠다. 미국과 중국의 환 율전쟁이 벌어졌기 때문이다. 티머시 가이트너 미국 재무장관은 통화가치 가 현저하게 저평가돼 있는 국가들이 통화를 절상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공공연히 주장했다. 이에 대해 원자 바오(溫家寶) 중국 총리는 위안화 환 율을 급속하게 절상할 근거가 전혀 없 . 위안화 환율은 경제 문제로 정치화 해서는 안 된다고 정면 대응했다. 미중 환율전쟁에 한 걸음 물러서 있 던 유럽도 가세했다. 장클로드 융커 유 로그룹(유로존 재무장관회의) 의장은 지난달 초 제8차 아시아유럽정상회의 (ASEM)에서 위안화 환율이 철저하게 저평가돼 있다고 믿고 있다고 밝혔다. 엔화 가치가 연일 치솟는 일본은 외환 시장에 공개적으로 개입하기도 했다. 애초 환율 문제가 G20 정상회의에서 다뤄지면 다른 의제들이 묻힐 수 있다며 환율 문제에 대해선 소극적이던 G20 비위는 어느새 공격적으로 바뀌었다. 명박 대통령이 환율 문제를 포함한 G20 의제들을 직접 챙기기 시작했고,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5개국을 방문하며 물 밑에서 환율 문제를 조율했다. 지난달 말 경북 경주에서 열린 G20 재무장관 회의는 환율 전쟁의 분수령이 었다. 전면전으로 확대될 수도, 확전을 막을 수도 있었다. 한국이 국내총생산 (GDP) 대비 경상수지 흑자 혹은 적자 비율을 조정함으로써 환율 문제를 간접 적으로 해결한다는 아이디어를 내면서 환율 전쟁의 불길이 잡혔다. G20 재무 장관들은 시장결정 환율제도에 대해 합 의했을 뿐 아니라 경상수지 목표제에 대해서도 뜻을 모았다. 서울 정상회의 가 환율 전쟁터로 변할 뻔했던 것을 막 은 셈이다. 더 큰 대한민국으로 도약 기회 12정상들은 재무장관들의 환율 합의를 환영하면서 GDP 대비 경상수 지 흑자 혹은 적자 비율까지 제시하기 위해 머리를 맞댈 예정이다. 이 같은 경상수지 목표제에 대한 가이드라인 을 합의한다면 환율 전쟁은 상당 기간 종식될 가능성이 높다. 아울러 미국의 2차 양적완화에 대한 논란도 불식시킬 수 있다. 한국이 역사적인 합의를 조율 해낸다면 한국의 국격은 크게 높아질 것이 확실시된다. 삼성경제연구소는 보고서를 통해 G20 정상회의를 성공적으로 개최했을 246000억 원의 경제적 효과를 누릴 것으로 예상했다. 무역협회는 직·간접 경제적 효과가 31조 원을 넘어설 것이 라고 분석했다. 사공일 G20 정상회의 준비위원장은 G20 정상회의의 성공 적 개최는 당장 드러나는 가시적인 효 과뿐 아니라 한국의 국격과 브랜드 가 치 상승이라는 눈에 보이지 않는 장기 적인 효과가 더 크다고 말했다. 한국을 바라보는 국제사회의 시선은 이미 달라지고 있다.9월 말 동아일보, 한국개발연구원(KDI), 미국 브루킹스 연구소가 공동 주최한 G20 서울 국제 심포지엄에 참석한 존 커튼 G20 리서 치그룹 공동디렉터는 환율 전쟁이 최 고조에 이른 때 한국이 G20 정상회의 를 개최한 것은 큰 다행이다. 한국의 리 더십을 보여줄 기회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이 선진국과 개도국을 잇는 중재자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박형준 기자 lovesong@donga.com 종전 4차례 회의와 달리 환율 등 구체 미래방향 제시 상시적 협의체 도약 위한 한국의 중재적 역할 주목 G( Group) 로 표현되는 주요 국가들의 모임은 글로벌 경제위기 속에서 탄생하고 성장해 왔다. 요 국가 모임의 원조라고 할 수 있는 G51974세계 경제를 강타한 오일 쇼크로 탄생했다. 석유 소비가 많아 심각한 경제 위기를 경험한 경제 강국인 미국 영국 독일 프랑스 일본이 당 시 조지 슐츠 미국 재무장관의 제안에 따라 오 일 쇼크로 인한 문제 해결을 위해 긴밀히 협력 하기 시작한 것이다. G7에서 G20으로 이 모임은 1975년과 1976년 각각 이탈리아와 캐나다가 참여하면서 G7 체제로 바뀌었다. 지금 선진국 클럽이란 인식이 확실히 박혀 있는 G7이 탄생한 것이다. 이때부터 세계 경제는 물 론이고 국제사회의 주요 사안을 다루는 선진국 모임으로 자리매김한다. 20년 이상 국제사회의 선진국 클럽으로 영향 력을 행사해 온 G71997년 러시아가 가입해 G8 체제로 바뀐다. 그리고 다시 2년 만에 G20 제로 대폭 확대 개편된다. 1990년대 후반 아시아 를 강타한 외환위기로 선진국과 신흥국 간의 협 력이 절실해졌고, 한국 중국 인도 브라질 같은 신 흥 경제 강국들이 세계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 이 급속히 커졌기 때문이다. G8에 이미 속하던 국가들이 처음부터 G20 체제로 변화하는 데 적극적이었던 것은 아니다. 현재도 G8 국가들은 중요한 순간에는 그들만 의 리그에서 논의 및 의사결정을 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G20이 틀을 갖추게 된 과정에는 G8 국가인 캐나다의 폴 마틴 전 총리가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했다. G20의 첫 번째 회의가 1999 년 당시 캐나다 재무장관이었던 마틴 전 총리가 주도해 열렸기 때문이다. 마틴 전 총리는 국제 사회에서 G20의 아버지또는 G20의 서포터로 불린다. 세계 경제의 주요 현안들을 해결하 는데 G20보다 효과적인 조직은 없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그는 G8에는 세계 경제에서 큰 비중을 차지 하는 중국 인도 브라질 한국을 포함해 다른 많은 중요한 나라들이 포함되지 않기 때문에 더는 글 로벌 조정위원회로서 기능할 수 없다고 강조해 왔다. 심지어 마틴 전 총리는 G8 국가들만의 경 험으로는 글로벌 금융안전망 같은 조치도 생각해 내지 못했을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G20의 성과와 미래 마틴 전 총리의 이 같은 주장은 20089미국의 투자은행인 리먼브러더스가 파산하면서 터진 글로벌 금융위기를 계기로 현실이 됐다. 글로벌 금융위기를 계기로 G20은 재무장관 회의에서 정상회의로 격상됐고 주요국 간의 거 시경제 정책 공조를 이끌어내며 세계 경제가 파 국으로 치닫는 것을 방지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 을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G20 정상회의는 당장 터지고 있는 현안들 을 짧은 시간에 집중적으로 논의하고 나름대로 적 절한 합의를 이끌어 낸다는 장점을 지니고 있다. G8보다는 훨씬 다양한 국가들이 참여하고, 유엔보다는 훨씬 현실적인 논의 과정빠른 결정이 가능하다는 게 G20의 큰 장점이다. 일각에서는 여전히 세계 최상위 협의체는 유 엔이라고 주장한다. 전 세계 거의 모든 나라가 회원국이라 개별 국가들의 다양성과 공정함을 유엔만큼 제대로 강조할 수 있는 협의체가 없다 는것. 그러나 유엔의 복잡한 합의 절차와 지나 치게 느린 의사결정 속도는 결정적인 한계이기 도 하다. 현재 한국 정부는 G20의 역할 확대가 필요하 다는 판단 아래 서울 정상회의 때 G20 제도화와 관련된 논의를 시작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할 계 획이다. 또 개발이슈와 글로벌 금융안전망 같은 개도국을 위한 의제를 적극적으로 논의할 계획 이기 때문에 비()G20 국가들에서 G20의 역할 확대에 대한 동의를 받아내는 것도 가능할 것으 로 예상하고 있다. 반면 회의론자들은 G20 체제 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세계 경제가 파국으로 가는 것을 막는 데 크게 기여했지만 글로벌 금융 위기란 공통의 적이 완전히 사라지면 G20 시 급격히 힘을 잃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G20 정상회의 성명서의 구체성이 약해지고 있는 게 G20 틀 내에서 전체적인 합의가 예전만 큼 잘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 은 최근 한 국제 콘퍼런스에서 G20 위기설 이 나오는데 서울 정상회의에서 이를 불식해 야 한다. 글로벌 공조를 위한 진정한 협력체는 G8G192(유엔)도 아닌 G20이란 걸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G5에서 G20까지 1974오일쇼크로 선진클럽G5 탄생 1999신흥경제국 대거 포함 G20 첫발

G20 SEOUL SUMMIT 2010 - donga.com · 2010. 11. 11. · G20 SEOUL SUMMIT 2010 G20 2010 The Leading Newspaper in Korea since 1920 2010년11월12일금요일 9 12일주요20개국(G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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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 EditionG20 SEOUL SUMMIT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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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11월 12일 금요일The Leading Newspaper in Korea since 1920 9

12일 주요 20개국(G20) 정상들이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 모인다. 6월말 캐나다 토론토에서 열린 제4차 정상회의 이후 약 4개월 만이다.G20정상들은 1998년 말 터진 글로벌

금융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그해 11월 미국 워싱턴에서 처음 만났다. 당시만 해도 경제위기가 끝나면 G20 정상회의도 끝낼 예정이었다. 하지만 기존 주요8개국(G8)만으로는 거미줄처럼 얽힌경제현안을 조율하기 쉽지 않았다. 결국 지난해 9월 미국 피츠버그에서 열린제3차 G20 정상회의에서 G20을 ‘세계경제에 대한 최고위 협의체(프리미어포럼)’라고 규정하며 상시적인 협의체로 가기로 했다. 한국이 G20 정상회의를 상시적 협의체로 도약시키는 핵심역할을 맡은 셈이다.

국제사회는 특히 이번 서울 정상회의를 주목하고 있다.지금까지 열린 4차례정상회의가 ‘경제위기 탈출’에 초점이맞춰져 있었다면 서울 정상회의는 최대현안인 환율 전쟁을 종식시키면서도‘미래를 향한 방향 제시’를 해야 하기때문이다. 서울 정상회의를 성공적으로 끝낸다면 한국은 국격(國格)을 한 계단 더 높일 수 있다. 하지만 별 성과 없이 끝낸다면 ‘신흥국에 맡겨놨더니 역시 안 되더라’라는 인식이 확산될 우려가 크다.뀫 1∼4차와 다른 서울 정상회의2008년 11월 1차 회의(미국 워싱턴)

에서 정상들은 금융위기의 ‘원인’을 진단했다. 그해 9월 미국 투자은행인 리먼브러더스가 파산하면서 전 세계 금융이 휘청거리자 정상들은 긴급히 모여무엇이 금융위기의 원인인지 파악한 것이다.

지난해 4월 영국 런던에서 열린 2차회의와 그해 9월 미국 피츠버그에서 열린 3차 회의에선 ‘위기의 해법’에 대해논의했다. 글로벌 불균형을 어떻게 조율할 것인지, 금융위기의 원인인 금융회사들을 어떻게 규제할지, 국제통화기금(IMF)의 기능을 어떻게 강화할지머리를 모았다.

서울 정상회의에서는 그동안 논의했던 내용들에 대한 해답이 나온다. 특히1차 회의 때부터 뜨거운 관심사였던IMF 쿼터 개혁에 대해 최종 결론을 내린다. 글로벌 불균형을 없애기 위해 각국이 어떻게 할지 액션플랜도 나온다.금융위기를 촉발한 금융회사들을 직간접으로 규제하는 방안도 마련된다. 지

금까지 준비했던 굵직한 이슈들을 서울정상회의에서 결론짓게 되는 것이다.

또 서울 정상회의의 의장국이자 주최국인 한국이 주장한 개발의제와 글로벌금융안전망에 대해서도 결론을 낸다.이때문에 위기의 원인과 해법을 논의했던과거 회의와 달리 서울 정상회의는 실질적인 모범답안을 내놓게 된다.G20 정상회의 준비위원회 관계자는

“올해 들어 남유럽발(發) 재정위기가터지면서 6월 캐나다에서 열린 4차 정상회의에선 재정건전성 이슈에 대해서만 합의했다”며 “그 때문에 G20 정상들이 지금까지 논의했던 대부분 의제를서울 정상회의에서 결론짓게 됐다”고말했다.뀫예상치 못했던 변수 ‘환율’“9월 초까지만 해도 분위기가 매우 좋

았다. 서울 정상회의에서 처리하기로했던 의제들을 하나둘 준비했다. 풍성

한 성과를 내는 정상회의를 만들 수 있다는 자신감에 차 있었다.”(익명을 요청한 정부 고위 관계자)

하지만 9월 들어 G20 준비위는 신경을 바짝 곤두세웠다. 미국과 중국의 환율전쟁이 벌어졌기 때문이다. 티머시가이트너 미국 재무장관은 “통화가치가 현저하게 저평가돼 있는 국가들이통화를 절상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공공연히 주장했다. 이에 대해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는 “위안화 환율을 급속하게 절상할 근거가 전혀 없다. 위안화 환율은 경제 문제로 정치화해서는 안 된다”고 정면 대응했다.

미중 환율전쟁에 한 걸음 물러서 있던 유럽도 가세했다. 장클로드 융커 유로그룹(유로존 재무장관회의) 의장은지난달 초 제8차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에서 “위안화 환율이 철저하게저평가돼 있다고 믿고 있다”고 밝혔다.엔화 가치가 연일 치솟는 일본은 외환시장에 공개적으로 개입하기도 했다.

애초 환율 문제가 G20 정상회의에서다뤄지면 다른 의제들이 묻힐 수 있다며

환율 문제에 대해선 소극적이던 G20 준비위는 어느새 공격적으로 바뀌었다. 이명박 대통령이 환율 문제를 포함한 G20의제들을 직접 챙기기 시작했고, 윤증현기획재정부 장관은 5개국을 방문하며 물밑에서 환율문제를 조율했다.

지난달 말 경북 경주에서 열린 G20재무장관 회의는 환율 전쟁의 분수령이었다. 전면전으로 확대될 수도, 확전을막을 수도 있었다. 한국이 국내총생산(GDP) 대비 경상수지 흑자 혹은 적자비율을 조정함으로써 환율 문제를 간접적으로 해결한다는 아이디어를 내면서환율 전쟁의 불길이 잡혔다. G20 재무장관들은 시장결정 환율제도에 대해 합의했을 뿐 아니라 경상수지 목표제에대해서도 뜻을 모았다. 서울 정상회의가 환율 전쟁터로 변할 뻔했던 것을 막은 셈이다.뀫더 큰 대한민국으로 도약 기회12일 정상들은 재무장관들의 환율

합의를 환영하면서 GDP 대비 경상수지 흑자 혹은 적자 비율까지 제시하기위해 머리를 맞댈 예정이다. 이 같은‘경상수지 목표제’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합의한다면 환율 전쟁은 상당 기간종식될 가능성이 높다. 아울러 미국의2차 양적완화에 대한 논란도 불식시킬수 있다. 한국이 역사적인 합의를 조율해낸다면 한국의 국격은 크게 높아질것이 확실시된다.

삼성경제연구소는 보고서를 통해 G20정상회의를 성공적으로 개최했을 때24조6000억 원의 경제적 효과를 누릴것으로 예상했다. 무역협회는 직·간접경제적 효과가 31조 원을 넘어설 것이라고 분석했다. 사공일 G20 정상회의준비위원장은 “G20 정상회의의 성공적 개최는 당장 드러나는 가시적인 효과뿐 아니라 한국의 국격과 브랜드 가치 상승이라는 눈에 보이지 않는 장기적인 효과가 더 크다”고 말했다.

한국을 바라보는 국제사회의 시선은이미 달라지고 있다. 9월 말 동아일보,한국개발연구원(KDI), 미국 브루킹스연구소가 공동 주최한 ‘G20 서울 국제심포지엄’에 참석한 존 커튼 G20 리서치그룹 공동디렉터는 “환율 전쟁이 최고조에 이른 때 한국이 G20 정상회의를 개최한 것은 큰 다행이다. 한국의 리더십을 보여줄 기회다”고 말했다. 그는한국이 선진국과 개도국을 잇는 중재자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박형준 기자 [email protected]

종전 4차례 회의와 달리

환율 등 구체 미래방향 제시

상시적 협의체 도약 위한

한국의 중재적 역할 주목

‘G(Group)’로 표현되는 주요 국가들의 모임은글로벌경제위기속에서탄생하고성장해왔다.주요 국가 모임의 원조라고 할 수 있는 G5는 1974년세계 경제를강타한 ‘오일 쇼크’로 탄생했다.

석유 소비가 많아 심각한 경제 위기를 경험한경제 강국인 미국 영국 독일 프랑스 일본이 당시 조지 슐츠 미국 재무장관의 제안에 따라 오일 쇼크로 인한 문제 해결을 위해 긴 히 협력하기 시작한 것이다.뀫G7에서 G20으로

이 모임은 1975년과 1976년 각각 이탈리아와캐나다가 참여하면서 G7 체제로 바뀌었다. 지금도 ‘선진국 클럽’이란 인식이 확실히 박혀 있는G7이 탄생한 것이다. 이때부터 세계 경제는 물론이고 국제사회의 주요 사안을 다루는 선진국모임으로 자리매김한다.20년 이상 국제사회의 선진국 클럽으로 영향

력을 행사해 온 G7은 1997년 러시아가 가입해G8체제로 바뀐다.그리고 다시 2년 만에 G20체제로 대폭 확대 개편된다. 1990년대 후반 아시아를 강타한 외환위기로 선진국과 신흥국 간의 협력이 절실해졌고,한국 중국 인도 브라질 같은 신흥 경제 강국들이 세계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급속히 커졌기 때문이다.G8에 이미 속하던 국가들이 처음부터 G20

체제로 변화하는 데 적극적이었던 것은 아니다.현재도 G8 국가들은 중요한 순간에는 ‘그들만의 리그’에서 논의 및 의사결정을 하는 모습을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G20이 틀을 갖추게 된 과정에는 G8국가인 캐나다의 폴 마틴 전 총리가 핵심적인역할을 담당했다. G20의 첫 번째 회의가 1999년 당시 캐나다 재무장관이었던 마틴 전 총리가주도해 열렸기 때문이다. 마틴 전 총리는 국제사회에서 ‘G20의 아버지’ 또는 ‘G20의 서포터’로 불린다. 세계 경제의 주요 현안들을 해결하는 데 G20보다 효과적인 조직은 없다는 게 그의지론이다.

그는 “G8에는 세계 경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중국 인도 브라질 한국을 포함해 다른 많은중요한 나라들이 포함되지 않기 때문에 더는 글로벌 조정위원회로서 기능할 수 없다”고 강조해왔다. 심지어 마틴 전 총리는 “G8 국가들만의 경험으로는 글로벌 금융안전망 같은 조치도 생각해

내지 못했을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뀫G20의 성과와 미래마틴 전 총리의 이 같은 주장은 2008년 9월

미국의 투자은행인 리먼브러더스가 파산하면서터진 글로벌 금융위기를 계기로 현실이 됐다.

글로벌 금융위기를 계기로 G20은 재무장관회의에서 정상회의로 격상됐고 주요국 간의 거시경제 정책 공조를 이끌어내며 세계 경제가 파국으로 치닫는 것을 방지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G20정상회의는 당장 터지고 있는 현안들을 짧은 시간에 집중적으로 논의하고 나름대로 적절한합의를 이끌어 낸다는 장점을 지니고 있다.

또 G8보다는 훨씬 다양한 국가들이 참여하고,유엔보다는 훨씬 ‘현실적인 논의 과정’과 ‘빠른결정’이 가능하다는 게 G20의 큰 장점이다.

일각에서는 여전히 세계 최상위 협의체는 유엔이라고 주장한다. 전 세계 거의 모든 나라가회원국이라 개별 국가들의 다양성과 공정함을유엔만큼 제대로 강조할 수 있는 협의체가 없다는 것. 그러나 유엔의 복잡한 합의 절차와 지나치게 느린 의사결정 속도는 결정적인 한계이기도 하다.

현재 한국 정부는 G20의 역할 확대가 필요하다는 판단 아래 서울 정상회의 때 G20 제도화와관련된 논의를 시작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할 계획이다. 또 개발이슈와 글로벌 금융안전망 같은‘개도국을 위한 의제’를 적극적으로 논의할 계획이기 때문에 비(非)G20 국가들에서 G20의 역할확대에 대한 동의를 받아내는 것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반면 회의론자들은 G20 체제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세계 경제가 파국으로가는 것을 막는 데 크게 기여했지만 글로벌 금융위기란 ‘공통의 적’이 완전히 사라지면 G20 역시 급격히 힘을 잃을 것이라고 주장한다.G20 정상회의 성명서의 구체성이 약해지고

있는 게 G20 틀 내에서 전체적인 합의가 예전만큼 잘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는것이다. 이와 관련해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최근 한 국제 콘퍼런스에서 “G20 위기설이 나오는데 서울 정상회의에서 이를 불식해야 한다. 글로벌 공조를 위한 진정한 협력체는G8도 G192(유엔)도 아닌 G20이란 걸 보여줘야한다”고 강조했다. 이세형 기자 [email protected]

G5에서 G20까지1974년 오일쇼크로 ‘선진클럽’ G5 탄생1999년 신흥경제국 대거 포함 G20 첫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