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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농업으로 부식은 자급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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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국민은행에서 발간하는 VIP대상의 잡지 GOLD&WISE 2014년 3월호에 게재됨 - 시니어파트너즈 김형래 상무의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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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1: 도시 농업으로 부식은 자급하자

<GOLD&WISE> 는 ASA(미국대두협회)가 인증한 친환경 콩기름 잉크를 이용해 인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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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LD&WISE> 3월호 표지는 건축 장인의 혼을 엿볼 수 있는 궁

궐 회랑 기둥과 장엄한 소나무의 모습을 담았습니다. 전통 목조건

축물에서 대들보와 아울러 가장 중요한 부재인 기둥에 쏟은 장인의

열정과 항상 변하지 않는 소나무의 품성은 고객님께 변함없이 든든

한 기둥이 되고자 하는 KB국민은행의 마음과도 닮아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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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SUE 104 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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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을 기다리며_나명욱

내가 가장 좋아하는 계절은 봄이다

겨울 내내 움츠렸던 몸과 마음을 풀고

따뜻한 공기와 맑은 햇살을

가슴 아름 품을 수 있는 아름다운 3월

3월의 첫 날에는

창문의 겨울 커튼도 밀어내고

구석구석 쌓여있던 먼지들도 털고

창살마다 하얀 페인트를 다시 칠하리라

베란다의 그동안 버려두었던

파랑 빨강 하얀 화분들도 깨끗이 닦고

베고니아 피튜니아 꽃도 심을 준비를 하리라

3월이면 거리에도 꽃들의 향기로 가득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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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인의 삶, 열정과 조화

contents

GOLDGOLD는 품격 있고 여유로운 삶을 위한 안목을 한층 높여주는 프리미엄 라이프스타일 공간입니다

Travel_길 위의 풍경 눈물이미소가되어돌아오는땅,아프리카.............................................................28

Humanities_인문학 산책 호모노마드의유전자를지닌그대에게.................................................................42

People_리더와의 만남 철학박사박재희/아름다운문양이넘쳐나는인문의시대를위해...................................46

& KB &KB는 고객에게 드리는 KB의 다양한 서비스 정보와 혜택을 담았습니다

Eassy 그림편지...................................................................................................88

KB News 세계로번져가는KB의발자취...........................................................................90

KB Letter KB희망키움교복지원후원금전달.....................................................................91

KB STAR TABLE STARTABLE라운지시행..............................................................................92

KB PB <ForHealing>뮤지컬갈라토크콘서트................................................................93

wiseWISE는 1막보다 더 멋진 인생 제2막의 지혜로운 설계를 위한 유익한 정보를 제공합니다

Senior_골든라이프 도시농업으로부식은자급하자.........................................................................52

Business Tip_성공 에티켓 운동의품격,매너가답이다..............................................................................56

food Essay_미각의 즐거움 통통하게살오른봄의전령사주꾸미의참맛...........................................................60

Health_내 몸 다스리기 공공의적,미세먼지......................................................................................64

Better Life_행복한 삶으로의 초대 공간,컬러를입다.........................................................................................68

Golf_홀인원을 꿈꾸며 이보미의골프레슨/굿샷을위한7가지팁............................................................74Macroeconomics_크게 보는 경제 요동치는이머징마켓,제2의신흥국위기오나?.......................................................78Tax_세금 이야기 주택임대관련개정세법지원내용......................................................................82Real Estate_부동산 노하우 강북부동산도약할수있을까?..........................................................................84financial Product_금융 상품 가이드 신흥국금융불안과현명한자산선택...................................................................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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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인_이건호●발행처_KB국민은행·서울영등포구국제금융로8길26홍보부02-2073-7177·WM사업부02-2073-8520

●발행일_2014년3월1일(통권제104호·등록번호서울중라00098)●기획_KB국민은행홍보부:이승재,윤창하,전인수,이모란

●편집·디자인_SolutionCo.,Ltd.서울시강남구선릉로820(청담동)남한강빌딩3층

VipMarketingDept.02-3443-6923편집_조민진,이은혜디자인_김진림마케팅_엄성근교열_조인영,정혜경

●사진_Antenna02-518-8130●시스템출력_INGProcess●인쇄_서울시인쇄정보산업(협),(주)나무와물고기

<GOLD&WISE>는한국정기간행물윤리위원회도서잡지윤리강령및실천요강을준수하며,잡지에실린글과사진은

KB국민은행의허락없이무단으로사용할수없습니다.<GOLD&WISE>에실린기사는모두필자개인의의견을따른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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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美_명인의 삶

우리 문화의 고유한 기조가 이렇게 오랜 시간 전통성과 예술성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사회 곳곳에서 문화를 지키고자 노력한 우리 선조의 열정과

다른 문화를 수용하더라도 우리 것으로 재창조하는 창의력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신분 고하를 막론하고 자신의 분야에 대한 무한한 애정과 즐거운 몰입,

그리고 평생에 걸친 열정은 다양한 분야에서 우리 역사의 훌륭한 문화유산으로 남아 있습니다.

<GOLD&WISE>는 만물을 소생시키는 봄기운이 넘치는 3월,

조선 시대 명인의 삶에 깃든 지혜로운 가르침으로 시작하겠습니다.

에디터 조민진 캘리그래피 강병인 포토그래퍼 김재이, 안종근(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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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美_명인의 삶 g o l d & w i s e2 0 1 4

M a r c 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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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가장 좋아하는 곳은 배흘림기둥으로 이름난 영주 부석사다. 가장 갖고 싶은 물건은

고려 시대 상감청자다. 하고 싶은 일은 <수월관음도> 같은 빼어난 그림을 그리는 것이다.

남기고 싶은 것은 <홍길동> 같은 이야기다. 모두 그림의 떡이다.

우리 역사에 주인공으로 기록된 사람의 면면을 보면 거의가 정치와 관련된 이들이다.

그런데 역사에 기록된 정치가 모두는 공(功)과 과(過)를 공유한다. 아주 특별하면

공이 과를 덮지만, 대부분은 과에 치여 불명예를 안는다. 분당(分黨), 당쟁, 매관매직,

가렴주구…. 권력이 목적인 정치의 다른 이름을 좇았기 때문이다.

우리 역사는 과연 그런 이들의 손으로 나아져온 것일까?

아니다, 악인은 언제나 조연이지 주인공이 될 수 없다. 정치는 역사를 거꾸로 돌리고,

심지어는 나라를 팔기도 하지 않았는가. 그럼에도 여전히 정치 지향이다.

세상의 주인공이라는 착각 때문이다. 허지만 진짜 주인공은 따로 있다.

내가 원하는 것의 주인 중에 이름을 남긴 이는 허균(許筠) 선생뿐이다.

모두 이름 없는 목수, 도공, 화가다. 팔만대장경을 그처럼 온전히 보존할 수 있게 한 빛과

공기의 흐름, 숯의 기능을 알아낸 것도 이름 없는, 그저 우리의 선조다.

천박하게 속내를 드러내겠다. 명품을 남기는 사람을 명인(名人)이라 일컫는다.

명인의 삶은 고달팠을까? 맞다, 고달팠다. 명인이 되려는 이는 노동의 값진 땀을 흘렸고,

마침내 명인의 반열에 올랐다. 언제나 눈 밝은 이 많은 세상이다. 누구도 할 수 없는,

오직 자신만의 재능이니 원하는 자 줄을 섰다. 배도 부르고 등도 따숩지만,

좋아하는 일이었고 그 완성이니 권력 따위는 눈에 차지도 않는다.

문화라는 말이 지천에 널린 세상이다. 비로소 알게 된다. 우리 역사를 앞으로 끌어온

주인공은 이름 없는 그 선조들이었음을. 신라 땅에서 발굴된 서역의 유물,

고려의 무명씨가 빚은 청자와 금동보살상, 조선에서 만들어진 예술과 문장이 그 문화의

밑천이다. 스토리텔링을 덮어씌우면 대박 예약이다. 더구나 이제는 명인이 되기 전에도

당당히 제 이름을 내놓는다. 내가 세상을 다녀보니 이렇더라,

이걸 하고 있는데 앞으로 이렇게 나아질 거다…. 뻔뻔한 것이 아니라 당당하게

미완(未完)이라 말할 수 있는 세상이고, 용인하고 동참도 한다.

이제 막장이다. ‘펜은 총보다 강하다’는 명구가 있다. 맞다, 펜은 권력이다.

펜대를 잡으려면 하얀 와이셔츠에 넥타이가 제격이다. 햇볕 잘 드는 창가에 반듯한 책상과

회전의자면 금상첨화고. 그러나 펜대는 쉰 살을 넘기기 어려워지고 있다.

빙글빙글 도는 회전의자에 정신 줄 놓았다가 폼 나던 넥타이에 제 목을 죄이는 꼴이다.

뒤늦게 허둥거려야 헛발질에 찬밥 신세나 되기 십상이다. 되도 않는 헛된 욕심에 허송세월

하지 말고 명인의 길을 좇아가야 한다는 소리다. 제 꿈과 소질만 알면 절반은 이룬 거다.

절반을 이루고도 땀 흘리기 싫어 자빠지는 건 팔자소관이고.

변호사를 하다가 셰프가 되고, 권력을 버리고 선생이 되고, 돈방석에서 일어나 그림을

그리고, 멀쩡한 직장 내던지고 목공이 되고, 대장공이 되고…. 남의 이야기를 들으면 고개를

끄덕이고 감동의 눈물을 짜면서도 막상 내가, 생각하면 슬며시 외면한다.

에구, 명인은 아무나 되나! 천생 조연될라!

글 김정현(소설가) 포토그래퍼 안종근

주인공으로

살기

명인

되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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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美_명인의 삶

名人자연, 사람 그리고 문화와 소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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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로는 구멍을 내고, 아니면 쇳조각 두 개를

덧대 무언가를 만든다. 신기하게도 장인의

손길이 닿으면 쓸모없던 쇠붙이가 생명을

얻는다. 이처럼 구리나 주석을 합금한 놋쇠로

장식을 만드는 공예를 두석공예라 한다.

소중한 것을 보호하는 자물쇠, 목가구에

붙여 결합 부분을 보강하는 금속 장식이

모두 이에 속한다. 두석공예는 독립된

공예라기보다는 목가구나 나전 공예의

일부분으로 여기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실상은 한옥 문고리나 경첩 같은 두석은

숙련된 장인의 손끝을 통해서만 탄생할 수

있는 오브제다. 목가구의 비례와 장식의

조화를 꿰뚫어볼 수 있는 두석장인의 혜안

없이는 훌륭한 목가구나 건축물이 나올 수

없다. 그래서 두석장인은 화룡점정을 찍는

화가의 손길에 비유되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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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부터 문방사우의 으뜸으로 여긴 벼루는 돌에

문양이나 글귀를 새겨 감상하는 애장품의 하나로서,

각별한 대우를 받았다. 선비는 품격 높은 벼루를 즐겨

소장했고, 가보로 삼아 대대손손 집안의 숨결을

전했다. 벼루 깎는 장인은 좀체 그 이름을 남기는 법이

없다. 그런데 이 벼루로 자신의 이름을 역사에 남긴

인물이 있다. 바로 조선 시대 사대부였던 석치

정철조다. 유득공이 <기하실장단연가>에서

‘모두들 바람 풍(風) 자 모양의 풍 자식 벼루만 쓸 때

석치는 안동 마간석과 남포의 화초석에 가을 국화와

귀뚜라미 같은 벌레를 아로새겨 높은 품격을

뽐냈다’라는 석치의 벼루에 대해 쓴 대목이 나온다.

홍주의 한 아전이 그의 방법을 배워, 원래의 돌

모양을 살려 조각을 새기는 방식으로 이름을 날렸다.

이렇게 보면, 정석치의 벼루는 특징이 돌의 생김새와

성질을 최대한 그대로 살려 자연스럽게 조각을 얹는

데 있었음을 알 수 있다. 문방사우 중 하나인 한지는

자연과 구분하지 않으려고 한 지장들의 자연관을

엿볼 수 있다. 조선 종이라고 불리는 한지는 닥나무

껍질과 깨끗한 물을 이용해 우리 고유의 기법으로 뜬

종이다. 순백색 그 자체가 땅과 흙, 햇볕으로부터 온

산물이다. 그렇게 완성된 한지는 그저 태어난

그대로의 모습, 자연미를 지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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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화는 초야에 묻혀 고고하게 살아가는 선비의

품성을 닮아 예부터 시와 그림의 단골 소재였다.

매화를 좋아했던 옛 예술가들은 매화의 여러

특징 중 자신이 좋아하는 점을 들어 귀히

여겼다. 어떤 이는 운치를, 또 다른 이는 자태와

품격을 중요시했다. 우리 선조는 매화를 통해

맑고 고고한 정신에 이르고자 한 것이다. 매화에

집중해서 많은 시를 쓴 퇴계 이황, 자신의 그림을

팔아 매화를 샀다는 김홍도뿐 아니라, 문인화가

조희룡도 매화를 즐겨 그렸다. 매화 그림 병풍에

매화 문양을 넣은 먹과 벼루, 매화차로 하루를

보내는 선비의 일상은 매화가 예술로 승화된

가장 좋은 예라 하겠다.

에디터 조민진 포토그래퍼 김재이

어시스턴트 이선우 스타일링 이종국

어시스턴트 최은미, 박진우, 윤현석

참고도서 <조선의 프로페셔널>(이수광

지음, 시아 펴냄)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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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를 꽃피운, 조선의 전문가들 조선 시대는 신분 사회였다. 정해진 틀에 부합하지 않으면 능력이 있어도 펼칠 수 없고 알아도 말할 수 없었다. 그러나 세상을 혁신하고 새로운 틀을 조형하는 결정타는 대부분 기존의 체계 밖에서 나왔다. 스스로의 힘으로 지식과 기술을 쌓아 사회를 변화시킨 사람들, 방대한 영역에서 소리 없이 역량을 축적한 사람들이 새로운 시대를 열었다. 우리는 그들을 전문가라고 한다. 이들이 조선 시대의 문화유산을 꽃피우고 근현대 국가의 기틀을 닦았다.

한국의 美_명인의 삶

김홍도 ‘연광정연회도’(71.2×196.9cm,

조선 시대,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평안감사의 부임을 축하하며 연광정에서

열린 성대한 연회다. 담장을 사이에 두고

사대부들이 잔치를 벌이는 동안, 대동문 앞

시전에서는 상공인들이 저마다 물건을

파느라 여념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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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과 양반이 정치적 주도 세력으로 활동했다면 나머지 사람들은 사회 전

영역에서 자신에게 부과된 일을 하며 살았다. 집을 짓는 일부터 사람의 병을

고치고 하늘의 움직임을 읽는 일까지 조선 사회를 들여다보면 그들의 실생활

한가운데에는 조선의 전문가로 살았던 수많은 사람의 뼈마디 굵은 손길이

있다. 이들 대부분은 신분의 제약에도 자신이 하는 일에서만큼은 최고의

전문가가 되려고 했다. 조선의 사회·문화·경제를 지탱한 전문가의 세계를

들여다본다.

기업 인터뷰를 하다 보면 기업의 얼굴이 되는 사람과 심장이 되는 사람을

동시에 만난다. 독자는 책을 통해 얼굴을 만나고 싶지만, 특정 분야에 대해

구체적인 이야기를 들어야 하는 입장에서는 심장이 더 반갑다. 얼굴은 대의를

위해 큰 그림을 그리고 그 그림에 맞는 색을 칠하는 반면 심장은 모든 색의

특징을 먼저 물색하고 체험하고 선별한다. 심장은 실무자이자 보이지 않는

조선 시대 전문가의

낯설거나 새로운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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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formation

국가 정책의 근간이 된 사람들, 중인 조선의 신분 계층을 양반과 평민으로

양분화한다면 조선의 문화를 제대로

들여다볼 큰 통로를 잃게 된다. 조선

후기, 신기술을 일찍 습득하고

전문적으로 발전시킨 사람은 대부분

중인이었다. 중인은 양반으로

태어나지는 못했으나 스스로 부를

창출해 큰 부자가 되기도 하고 오랜

연구를 통해 전문 지식인이 되었다.

외교 문제에 중책을 맡는

통신사였으며, 구제도를 수호하는

양반과 달리 신문물을 받아들여

새로운 전문직을 창출한 것도

중인이었다. 특히 조선 시대 국가

정책을 수행하는 데는 중인의 학문인

잡학이 중요한 기능을 했다. 과거

시험에서 천대받고 사대부가 관심

갖지 않았던 잡학이 현대 사회에

이르러서는 가장 전문적이고

대접받는 지식이 되었다.

곳에서 일하는 전문가다. 이들은 직급이 낮더라도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얼마나 깊이 있게 자기 분야를 탐구하고 있는지 새삼 깨닫는다. 직업이

세분화되고 기술이 발전하고 삶의 반 이상이 일에 투입되는 현대 사회에서

담당자는 그렇게 일해야 자기 분야에 뿌리를 내릴 수 있다.

그런데 이것이 현대 사회만의 특징은 아니다. 조선 시대에도 그랬다.

그 시대에도 전문직이 존재했고, 그들이 사회의 명암과 온도를 바꾸었다.

대표적인 전문직으로는 한성 중심가에 살던 역관, 의관, 산관, 화원 등이

있다. 이들은 잡과 시험이나 취재를 거쳐 뽑힌 정식 관원으로 오늘날의 의사와

외교관, 번역가, 수학자, 화가로 볼 수 있다. 이 직업 중에는 현재와 달리 천대를

받은 것도, 사회적 위치에 비해 큰 활약을 펼친 것도 있다. 수백 년 전으로

돌아가 지금도 존재하는 직업의 면면을 살펴보면 시대적 변화를 새삼스레

깨닫게 된다. 우선 공통적으로 이들 전문가의 사회적 지위는 양반보다 낮고

대우도 변변치 않았다. 특히 훈장이 그랬다. 휑한 곳을 말할 때 ‘훈장네

마당 같다’는 속담을 쓰는데, 여기에는 재산 꾸리는 데 무능한 훈장의 삶이

드러난다. 훈장은 조선의 양반 관료 사회에서 요직에 오르지 못한 양반이나

하는 한직으로 취급되었고, 조선 후기에는 몰락한 선비가 대거 훈장 자리를

차지하면서 상민이나 천민과 같은 대우를 받게 됐다. 실질적인 밥벌이 없이

명예만으로 영위되던 교육자의 자리가 시대의 역풍을 맞은 것이다.

우리 모두 ‘군사부일체’를 듣고 자라 믿기 힘든 대목이지만, 몰락한 훈장의

지위는 <한국민요집>에 수록된 전래 가사를 봐도 알 수 있다.

서당 강아지 똥강아지

누른밥 딸딸 긁어서

선생 한 그릇 처박드리고

내 한 그릇 잡숫고

- 마산 지방 전래 가사

훈장이 삶의 스승에서 한직으로 전락하는 사이, 실력 있는 중인층 지식인들은

새로운 교육 형태를 만들어냈다. 이들은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전문적인 학관

경영을 시작했다. 당시 도시 상공인을 포함한 하층민이 이룬 경제적 성장은

그들 스스로 교육 시설을 확보하고, 교육 기회의 획득을 요구하는 바탕이

되었다. 전통적으로 운영되는 서당에서 훈장의 보수는 일정한 현금이 아닌

의복이나 양식 등으로 대체됐고, 그 때문에 교사들 대부분이 생계 유지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가르치는 일이 영리적인 계약 관계로 발전한 뒤부터 교직은

체계적·조직적인 제도로 자리 잡았다. 그 덕분에 선생의 사회적 지위도 조금씩

높아졌다.

조선 시대에는 의사의 지위도 지금과 달랐다. 규장각한국학연구원에서 엮은

<조선 전문가의 일생>에는 “조선 중기 관료 사회에서 의관을 비롯한 잡관의

위치는 조선 초에 확립된 큰 원칙, ‘문무관보다 하등’이라는 틀을 벗어나지

못했다. <성종실록>은 ‘의원은 처음부터 잡과를 거쳐 진출한 자이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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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종(祖宗) 때부터 사림의 반열에 들지 못한 지 오래되었습니다’라고” 기록하고

있다. 사림의 반열에 들지 못했음은 곧 의과 출신인 의관이 동반과 서반의 양반

요직으로 나아갈 수 없음을 뜻한다. 오직 의원직만 맡을 수 있었는데, ‘이들은

최고 직책이 당하관 정3품인 내의원의 정(正)이었다’고 나와 있다. 요직으로

나갈 수도 없기에 의사는 양반이 꺼리는 직종 중 하나였다. 큰 병이 생기면

의원에게 가기보다는 무당을 찾아가 굿을 하던 시대였다. 그러나 다행히 의사는

조선 시대 여성도 진출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분야였다. 신분이 높은 여성을

진료할 사람이 필요했기에 의녀 제도가 존재했다. 의녀는 유교 사상이 약하고

남녀부동석의 개념이 적다는 이유로 천민 가운데서 뽑았다. 천민 입장에서는

신분의 굴레에서 벗어날 일생일대의 기회였으니 많은 의녀가 침술과 약으로

환자를 치료하는 전문가로 성장했다. 우리가 잘 아는 ‘대장금’도 그중 하나다.

천민 여성은 궁녀가 되기도 했다. 조선의 궁녀는 주로 공노비의 딸 중에서

선발했다. 열 살 전후의 어린 나이에 입궁하면 평생을 왕가에 예속되어 살게

된다. 비록 연애도, 혼인도 할 수 없지만 이들은 궁에 있는 동안 철저한 교육을

받고 체계적인 절차를 거쳐 점차 전문가로 거듭났다. 궁녀가 없었다면 왕과

왕실 가족의 의식주 생활은 영위될 수 없었을 것이다. 궁녀는 왕실의 법도와

예의를 전문적으로 익혀 왕비의 비서 역할을 했다. 의전에 관한 일은 물론 복식,

지운영 ‘정문입설’(27.2×24cm,

조선 시대, 간송미술관)

‘정씨 집 문 앞에 서서 눈을

맞다’라는 고사성어를 풀이한

그림으로, 스승을 향한 제자들의

존경과 간절히 배움을 구하는

자세를 엿볼 수 있다.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스승은 언제나 존경의

대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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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 접대, 직조, 사법 분야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영역에서 활약했다. 국가의

녹을 받거나 국가 관료 기구의 공식 구성원으로 인정받지는 못했지만, 왕실에

물품을 공급하는 여러 관서로부터 물품을 받았다는 점에서 ‘반공반사의

불안정하고 모호한 위상을 갖고 있었다’고 볼 수 있다.

궁녀만큼 다양한 역할을 수행한 전문직으로 천문역산가도 있다. 천문역산가는

왕의 명을 받아 그를 대신해 천문을 읽는 유일한 직업이었다. 하늘이

왕에게 주는 메시지는 왕만을 위한 것이기에 반드시 왕이 위임을 해야 했다.

천문역산가의 주요 업무는 역서 편찬과 간행, 천변재이의 관측과 보고, 그 외

일월식의 예보 등이었다. 관상감에서 편찬, 간행하는 역서는 요즘의 달력과

같은 기능을 하는 것으로, 1년 동안의 날짜와 길흉을 담은 책, <일과력>이다.

이와 함께 일월오성을 비롯한 천체의 운행 도수 데이터를 담은 <칠정력>도

편찬했다. <일과력>은 백성에게 널리 배포하고 <칠정력>은 왕과 세자에게

바쳤다. 이들은 하늘의 현상을 살피고 태양과 달의 운행을 계산하고,

일식과 월식을 예측했다. 의사만큼이나 공부할 양이 방대했음에도 군자가

해야 할 공부로 취급되지 못했다. 문인 관료는 이 분야를 기피했고, 정부는

문과의 지식을 갖춘 뛰어난 인재가 필요했다. 그래서 사대부 문인들이 천문학

공부를 하면 특혜를 주는 제도를 만들어 권장하기도 했다. 시간이 흐르면서

점차 천문역산가는 스스로 전문성을 입증하며 사회적 지위를 높여갔다.

양반 출신의 과학자들이 관청을 옮겨 다니느라 깊이 있게 과학 연구를 하지

못한 사이 오랜 연구를 통해 쌓은 내공으로 나라에서 진행하는 프로젝트를

훌륭하게 수행한 것이다.

나라 안에서 질서를 잡고 학문을 꽃피운 사람이 있다면 나라 밖 문물을 통해

사회적 위상을 높인 사람도 있다. 주변국과 끊임없이 외교 활동을 펼쳐야 하는

작은 나라에서 이들의 역할은 높이 평가됐다. 대표적인 직업으로 역관이 있다.

주 업무는 외국 사신의 영접, 외국으로 가는 사신단의 수행과 통역이었다.

“중국 사신을 접견하여 잔치할 때에, 사신이 평소 술을 잘 마신다고 소문이

났으므로 임금이 대작하지 못할 것을 염려해 꿀물을 바치게 했다. 사신은

취하고 임금은 취하지 않게 되자 사신이 깨닫고 잡은 잔을 바꾸기를 청하니,

넓은 세상에서 배운 지혜로

나라를 지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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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이 청하여 임금의 잔을 받들고 사신 앞으로 가다 문득 넘어지는 체하고 잔을

엎었다.” <통문관지>에 등장하는 표헌이라는 역관의 일화다.

그는 명나라 사신과 조선 국왕 사이에서 통역을 담당하면서 국제 정세를 잘

파악해 여러 난관을 해결했다. 역관은 이처럼 말이 통하고 문화를 교류할 수

있는 창구였기 때문에 국내보다 해외에서 더 대접을 받았다. 역관 시인으로 불린

홍세태는 통신사의 말단 수행원으로 일본을 방문했지만, 곧 시와 그림으로

조선의 문화를 보여주는 대표 시인이 되었다. 한시를 잘 짓는다는 소문이 나면서

중국과 일본의 사신은 그의 시를 받기 위해 줄을 서기도 했다. 그럼에도 조선

사회에서 통역은 ‘잡기’로 취급되었다. 사대부는 역관을 높은 관직에 등용함에

반대했다. 역관은 이에 대응해 세습과 통혼으로 가문 형성에 공을 들였다. 같은

혼인권을 형성해 재능을 상호 전수하며 전문성을 키운 것이다. 이렇게 형성된

조선 시대 명문 역관 가문으로는 밀양변씨, 전주이씨, 청주한씨 등이 있다.

역관이 우리 문화를 외부에 알리는 데 일조했다면, 외부 문물을 국내에 들여와

문화 발전에 기여한 사람도 있다. 우리 민족이 외부의 문물을 배척하고 먼 길

떠나기를 몹시 주저한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정부에서 파견하는

통신사라든가 해외 문물 수용에 적극적인 지식인, 무역업에 종사하는 상인은

다양한 경로로 해외를 탐방했고 이를 기록으로 남겼으며, 이런 기록과 각종

지도는 세상을 대하는 선조의 시야를 넓혀주었다.

특히 개화기를 전후해 대대적인 외유가 있었다. 고종은 국정 개혁에 필요한

자료를 수집할 목적으로 1881년 일본 국정 시찰단인 조사 시찰단을 파견한다.

시찰단은 약 4개월 동안 일본에 머무르며 근대 시설과 선진 문물을 탐방했고,

조선에 돌아와 국내 개화 여론을 형성하는 데 큰 영향을 미쳤다. 이후 일본이

세력을 확장하려 하자 지식인은 조국의 근대화를 통한 주권 강화에 앞장선다.

대표적 인물이 바로 민영환이다. 1896년 특명전권공사로 임명된 민영환은

윤치호, 김득련 등과 함께 러시아 황제 니콜라이 2세 대관식에 참석한다.

세계일주를 위한 첫발을 뗀 것이다. 일행은 인천에서 러시아 군함을 타고

상하이, 도쿄를 거쳐 캐나다에 도착한다. 여기서 기차로 북미 대륙을 횡단해

뉴욕으로, 다시 상선을 타고 대서양을 건너 런던으로 향한다. 런던에서는

네덜란드, 독일, 폴란드를 거쳐 러시아로 들어갔다. 민영환은 병조판서를 지낸

경험으로 러시아의 근대식 군사 제도를 보고 감명을 받아 고국으로 돌아온 후

군제를 개편한다. 그리고 영국 빅토리아 여왕 즉위 60년 축하식에 참석하라는

어명을 받고 1897년에 두 번째 외유를 떠난다. 당시 대한제국은 양력을

사용한 지 얼마 되지 않았기에 서구와 시공간의 개념부터 달랐다. 중국이

세계의 중심인 줄 알았던 사절단은 이 여행을 통해 세상을 다시 보게 되었다.

그리고 여기서 배운 지식과 지혜로 국가 개혁과 독립을 위한 밑그림을 그렸다.

그는 당시 가장 자주적이고 진보적인 관료로서 정부 내 적극적인 독립협회의

후원자가 되었고, 이런 노력이 쌓여 근대화가 진행됐다.

글 김선미(자유기고가) 자료협조 간송미술관, 국립중앙박물관 참고도서 <조선 전문가의 일생>

(규장각한국학연구원 엮음, 글항아리 펴냄), <세계로 떠난 조선의 지식인들>

(이승원 지음, 휴머니스트 펴냄), <조선의 르네상스인 중인>(허경진 지음, 랜덤하우스 펴냄)

김명국(추정) ‘인조십사년통신사입강호성도’

(30.7×595cm, 조선 시대,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일본에 파견한 외교 사절단인 통신사

일행이 일본 에도성(지금의 도쿄)에

입성하는 행렬도다. 외국과의 관계에서

일차적인 의사소통을 담당하던 계층은

중인 신분의 역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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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美_명인의 삶

서울 인왕산&서촌

내일 향해 꿈꾸는 사람들의 터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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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왕산 자락에 둥지 튼 사람들

서촌은 북촌과 짝을 맞춰 새롭게 붙인 이름이다. 본래 청계천 상류 지역이어서

‘웃대’라고 했다. 경복궁 서문인 영추문 밖으로부터 인왕산 기슭에 이르기까지의

공간으로 지금의 누상동, 누하동, 청운동, 통인동 일대를 가리킨다.

서촌에 가장 먼저 살았던 사람은 누구일까. 조선이 건국되고 경복궁의 배후지 역할을

했기에 당연히 왕족이었다. 그중 대표적 인물이 세종(1397~1450)이다. <세종실록>에

의하면 세종은 “태조 6년 4월 임진일에 한양 준수방 잠저에서 탄생했다”고 한다.

잠저(潛邸)란 왕이 즉위 전에 살던 집을 말한다. 그 밖에 효령대군, 안평대군, 광해군

등이 서촌에 발자취를 남겼다.

왕족이 살던 서촌에 권문세가의 사대부가 들어오기 시작한 것은 성종(1469~1494)

때였다. 그 무렵 큰 흔적을 남긴 사람이 성수침(1493~1564)이다. 그는 특이하게도

산골에 파묻혀 일생을 보낸 게 아니라 조선의 정궁 가장 가까운 곳에 서재를 만들어

두문불출했다. 기묘사화(1519)가 일어나 스승인 조광조와 벗들이 무참하게 죽임을

당하자 입신양명을 단념하고 은둔한 것이다.

성수침과 남곤 등이 머물던 서촌은 17~18세기 초반까지 장동김씨 가문이 거주한다.

장동은 조선 시대 서촌의 장의동을 가리키는 말이다. 대표적인 사람은 병자호란 때

충절의 상징인 김상용(1561〜1637)과 김상헌(1570~1652) 형제다. 장동김씨가 탄탄하게

닦아놓은 서촌은 18세기 중반부터 완숙기를 맞는다. 그 주인공이 겸재 정선 등이다.

지금의 경복고등학교 자리에서 태어난 겸재는 <장동팔경>을 비롯해 그림 여러 점을

남겨 서촌의 옛 모습을 복원하는 데 결정적 기여를 했다.

18세기 영·정조대 ‘조선의 르네상스’를 맞아 서촌의 주인공은 사대부에서 중인으로

바뀐다. 천문학자, 규장각 서리, 화원 등 전문 기술직에 종사한 중인은 사대부처럼 시사

모임을 열었다. 대표적인 것이 서당 훈장 천수경이 좌장으로 장혼, 김낙서 등이 참여한

‘송석원 시사(松石園 詩社)’다. 중인의 지식과 취향은 사대부와 어깨를 나란히 하기에

이르렀고, 거기에 재력도 갖췄다. 그들은 당대 최고 도화서 화원인 이인문과 김홍도에게

그림을 주문했고, 화원들은 기꺼이 그림을 그렸다. 이는 ‘송석원 시사’와 ‘송석원

야연도’로 남아 있다. 조선 르네상스는 일제 강점기를 맞으면서 꺾이고 서촌의 주인

역시 친일파 윤덕영과 이완용으로 바뀐다. 이로써 조선 왕실의 배후지로서, 사대부의

세거지로서, 그리고 중인 문화의 중심지로서 500년간 수행해온 서촌의 역할은 종말을

고한다. 그러나 시인 이상(1910〜1937)과 윤동주(1917~1945), 화가 이쾌대(1913〜?)와

이중섭(1916〜1956) 등 예술가들이 이곳을 찾아 새로운 꿈을 꾸었고, 그 꿈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인왕산 트레킹

발길 멈춘 곳이 전망대, 서울 이렇게 아름다웠나?

인왕산은 작지만 옹골차다. 도심에서 쳐다보면 대수롭지 않게 보이지만, 일단 올라가면

입이 쩍 벌어진다. 기차바위, 치마바위, 부처바위, 삿갓바위, 범바위, 선바위 등

아기자기하고 기이한 화강암 덩어리도 볼만하지만, 발길 멈춘 곳마다 시야에 잡히는

서울 조망이 일품이다. 조선의 수도 한양은 유교와 풍수 지리적 덕목으로 디자인된

계획 도시였다. 개국 당시 정도전, 하륜, 무악대사 등 풍수지리를 겸비한 당대 최고

3

1 인왕산은 도성의 내사산 중 하나로 풍수

지리적으로 우백호에 해당한다. 도성은 인왕산에서

내려와 도시 구간을 지나 남산으로 이어진다.

2 거대한 바위 2개가 스님이 장삼을 입고 서 있는

것처럼 보여 ‘선바위’로 불린다. 3 인왕산의 성곽은

한양 도성에서 보존 상태가 좋은 성곽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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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인왕산에서 본 도심 일출. 600년 역사를 간직한 도성 안쪽은 빌딩 숲으로 둘러싸여 있다.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서울의 모습이다. 2 통인시장의 명물 기름떡볶이. 3 담백한 맛이 일품인

자하손만두의 떡만둣국. 4 경교장에 전시된 김구 선생의 피에 젖은 의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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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자와 승려들의 치열한 논쟁을 거쳐 북악산 아래에 경복궁이 들어섰다. 그 결과

내사산(內四山)으로 주산 북악산, 좌청룡 낙산, 우백호 인왕산, 안산으로 남산을

배치했고, 그곳에 도성을 쌓았다. 즉, 내사산이 한양을 보호하는 성곽이 된 것이다.

멀리서 한양을 수호하는 진산은 북한산, 조산으로 관악산이 자리 잡게 된다. 이 여섯

산 중에 가장 역동적인 서울의 모습을 보여주는 곳이 인왕산이다.

수도 서울을 지키는 호랑이산

인왕산 트레킹은 창의문에서 시작해 경교장으로 내려오는 코스가 일반적이다.

창의문은 북악산과 인왕산의 접점으로 두 산의 들머리가 된다. 창의문에서 길을 건너면

‘윤동주 시인의 언덕’이다. 윤동주 시비 앞에서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서시를

읊조리며 길을 나선다. 인왕산길 옆으로 이어진 오솔길을 200m쯤 따르다 보면 ‘정상

1.01㎞’라 적힌 팻말을 만난다. 여기서 성곽을 따라 이어진 가파른 오르막을 20분쯤

오르면 능선 삼거리에 올라붙는다.

이곳에서 정상은 왼쪽, 기차바위는 오른쪽이다. 30m쯤 가면 널찍한 암반이

나오는데, 사람들이 앉아 조망을 즐기고 있다. 그 옆에 서니 북악산에서 청와대, 다시

경복궁에서 도심으로 이어지는 풍경이 장쾌하다. 이어 봉우리에 올라서면 그곳부터

기차바위가 시작된다. 기차바위는 길이 약 30m의 바위 능선이다. 기차바위의 조망은

상상을 초월한다. 북쪽으로 보현봉〜문수봉〜비봉〜족두리봉이 이어진 북한산

비봉능선이 하늘의 성채처럼 웅장하고, 그 품으로 구기동, 평창동이 젖먹이처럼 안겨

있다. 동쪽으로는 북악산 자락이 미끄러지면서 도심으로 이어지다 남산이 봉곳하고,

서쪽으로는 안산과 홍제동, 그리고 멀리 한강이 넘실거린다. 그 풍경을 물끄러미

바라보노라면 ‘아〜 서울이 이렇게 멋진 곳이었구나!’ 하는 감탄이 절로 튀어나온다.

인왕산 정상으로 가려면 능선 삼거리로 되돌아가야 한다. 삼거리에서 남쪽 능선을

따르면 말끔히 보수된 성곽길이 이어지고 정상으로 올라가는 철계단을 만난다.

탕탕거리며 철계단을 밟고 오르면 앞으로 주름진 바위가 보이는데, 이곳이 치마바위다.

치마바위에는 중종의 첫 번째 왕비인 단경왕후와 관련된 애잔한 전설이 내려온다.

1506년 연산군의 폭정으로 중종반정이 일어났고, 진성대군이 중종으로 등극한다.

당시 부인이었던 신씨의 아버지 신수근은 반정 때 피살된다. 반정을 주도한 박원종

등이 죄인의 딸은 왕비가 될 수 없다고 주장, 결국 신씨는 인왕산 아래 사직골로 쫓겨나

살게 되었다. 중종은 부인을 잊을 수 없어 경회루에 올라 인왕산 기슭을 바라보곤

했고, 신씨는 이 말을 전해 듣고 종을 시켜 자기가 입던 붉은 치마를 경회루가 보이는

이 바위에 걸쳐놓음으로써 자신의 간절한 마음을 표현했다. 정상에는 작은 바위

하나가 도드라져 있다. 삿갓을 벗은 모양이라 해서 삿갓바위다. 인왕산을 찾은 사람은

누구나 높이 약 1.5m의 삿갓바위에 올라 정상 등정의 기쁨을 만끽한다. 하산은 도심을

바라보며 남쪽 능선을 따른다. 급경사 계단을 15분쯤 내려오면 범바위에 올라서고,

호젓한 성곽길이 이어진다.

성곽이 도심으로 들어서면 예쁜 빨간 벽돌집을 만난다. 이곳이 ‘봉선화’의 작곡가

홍난파가 살던 집이다. 홍난파는 이곳에서 주옥같은 동요를 만들었다. 홍난파 가옥을

지나 계속 성곽길을 따르면 공원이 나오고, 곧 경교장에 닿는다. 김구 선생의 자취가

서린 경교장을 둘러보며 트레킹을 마무리한다.

information

맛집

창의문 일대(부암동)

20여 년 전통의 자하손만두

(02-379-2648) 가게는 만두로 일가를

이룬 곳이다. 장은 시골에서 정성껏 띄운

메주와 서해 섬에서 공수한 소금을 쓴다.

담백하고 깔끔한 맛의 서울 스타일로

자극적인 맛이 없다. 만둣국이 대표 메뉴로

녹두전을 곁들일 수 있다.

계열사(02-391-3566)는 대한민국 3대

닭집 중 한 곳으로 꼽힌다. 프라이드치킨

외에도 골뱅이국수가 맛나다. 그 밖에 클럽

에스프레소(02-764-8719)의 커피 맛도

유명하다.

통인시장과 경복궁역 일대(통인동)

통인시장의 도시락카페(02-722-0911)가

명물이다. 시장의 먹거리를 담아 함께 밥을

먹을 수 있다. 시장 구경하는 재미가

어우러져 인기가 좋다. 시장 안에는

기름떡볶이가 명물. 양념한 떡대에 기름을

두르고 살짝 볶는다. 경복궁역 1번 출구

금천교시장의

체부동잔칫집(02-730-5420)을 빼놓을 수

없다. 녹두가 씹히는 녹두전, 담백한

잔치국수 등이 싸고 푸짐하다.

박노수 가옥 일대(누상동)

‘밥이 보약, 내 몸에 밥을 더하자’는 뜻인

밥+(02-725-1253)는 담백한 가정식

식사를 내온다. 강원도 정선에서 먹는 것

같은 곤드레밥, 매생이떡국을 잘한다.

남도분식(02-723-7775)은 상추튀김,

김밥쌈, 오순떡(오징어순대+떡볶이)이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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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봄꽃이 핀 창의문. 도성의 실질적인 북대문 역할을 담당한 문으로 인왕산의 종착점이자 북악산의

시작점이다. 2 작년 가을에 개관한 박노수미술관. 이곳이 중인들의 시 모임인 송석원 시사가 열린

주무대였다. 3 윤동주 시인의 언덕 꼭대기에는 잘생긴 소나무 한 그루가 서 있다. 그 뒤로 도성이

흐르고 북한산 연봉이 병풍처럼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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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촌 걷기

인왕산 품에 서린 꿈과 희망을 찾아서

서촌에 서린 역사와 문화, 그리고 인물을 둘러보는 걷기의 출발점은 통의동 백송터다.

경복궁역 3번 출구 앞의 버스 정류장을 지나 오른쪽 골목으로 들어가면 나온다.

천연기념물이던 서촌의 랜드마크 백송은 1990년 태풍으로 쓰러져 안타깝게

고사했다. 나무는 잘려 나가고 밑동만 남았지만, 그 옆에 백송 4그루가 자라고 있다.

주민과 종로구청 등에서 백송을 기리기 위해 심은 것이다. 백송터 앞 벽에는 추사

김정희(1786~1856)의 액자가 문패처럼 걸려 있다.

백송터는 추사의 집터로 알려졌지만, 이는 잘못이다. 이곳은 어린 영조가 자랐던

잠저 창의궁 자리다. 영조는 백송을 보면서 자랐고, 경복궁역 3번 출구 근처의

‘월서위궁’에서 지낸 추사 역시 백송의 그늘에서 놀았다. 추사가 태어난 1786년은 당시

서촌의 주인공이 된 중인이 ‘송석원 시사’를 결성한 해다. 추사는 송석원 시사가 벌어진

천수경(?~1818) 집 근처 바위에 ‘송석원’이란 각자를 새겼다고 전한다.

‘송석원 시사’가 열리던 박노수미술관 터

백송터에서 골목을 이리저리 휘돌아 나오면 자하문로를 만나고, 길을 건너면

우리은행(효자동지점) 앞이다. 여기서 왼쪽 골목을 따라 들어가면 제비다방을

맞닥뜨린다. 한옥 형태의 이 집은 소설가 이상의 큰아버지 집이다. 이상은 두 살 때

큰아버지 양자로 들어와 스물두 해를 살았다. 이상은 스물여덟의 나이로 요절했으니

이 집은 그의 자의식과 세계관이 형성된 자궁과 같은 곳이었다.

이상의 꿈이 서린 제비다방에서 차 한 잔 마시고 다시 길을 나서면 통인시장이다. 시장

구경을 겸해 도시락 카페와 기름떡볶이로 배를 든든하게 채웠으면, 옥인길 골목으로

접어든다. 10분쯤 걸으면 박노수미술관을 만난다. 평민 서당 훈장이던 천수경이 인왕산

옥류천 위에 초가집 ‘송석원(松石園)’을 짓고 시 모임을 열던 바로 그 장소다. 일제

강점기 친일파 윤덕영(1873~1940)이 이곳을 사들여 1914년 건평 1,983㎡에 달하는

호화 별장(벽수산장)을 지었다. 윤덕영은 자신의 별장 터에 딸을 위해 동서양 건축

기법을 절충한 2층 벽돌 건물을 짓는다. 이곳이 박노수미술관이다. 박노수(1927~2013)

화백이 집을 사들여 살다가, 종로구청에 기증하고 미술관으로 새롭게 태어난 것이다.

미술관에 들어서면 마당에는 박 화백이 수집한 기이한 수석이 가득하다. 개관 기념

전시 <달과 소년>이 열리고 있다. 박 화백은 해방 후 한국화 1세대로 꼽히는 작가로,

고아한 품격과 절제된 운필, 그리고 파격적 구도와 색감 가득한 작품이 전시되고 있다.

미술관을 나오면 인왕산을 바라보며 빌라 건물 사이를 걷는다. 빌라 건물 중 ‘윤동주

하숙집터’ 동판이 붙어 있다. 이 빌라촌 일대에서 윤동주 시인은 연희전문학교 학생

시절 소설가 김송의 집(누상동 9)에서 하숙했다. 김송의 회상에 의하면, 윤동주는

아침 일찍 인왕산을 오르내리며 시심을 닦았다고 한다. 윤동주는 이곳에서 ‘별

헤는 밤’, ‘자화상’ 등의 절창을 남겼다. 구불구불 이어진 길을 따라 20분쯤 가면

‘윤동주문학관’에 이른다. 안에는 윤동주의 육필 원고, 시집, 사진 등이 전시되어 있고,

문학관 옆 작은 계단을 오르면 ‘윤동주 시인의 언덕(청운공원)’에 닿는다. 그의 대표작

‘서시’가 새겨진 비석 뒤로 아스라이 펼쳐진 도심을 바라보며 서촌 걷기를 마무리한다.

글·사진 진우석(여행 칼럼니스트)

information

서촌 걷기 인왕산 트레킹 가이드

서촌은 워낙 방대하기에 코스를 잘 짜서

둘러봐야 한다. 걷기 코스는 경복궁역 3번

출구~ 통의동 백송터~(자하문로 건너

우리은행 왼쪽 골목)~제비다방~통인시장

~수성동계곡~인왕산 자락길~윤동주

시인의 언덕(윤동주 문학관)~창의문으로

이어진다. 인왕산 트레킹은 창의문을

들머리로 하는 코스가 수월하다. 월요일과

공휴일 다음 날에는 입산을 통제한다.

교통

3호선 경복궁역 3번 출구로 나오면 통의동

백송터. 4번 출구는 제비다방(수성동

계곡)으로 갈 수 있다. 3번 출구 버스

정류장에서 1020번 버스를 타면 창의문과

윤동주 시인의 언덕, 3번 마을버스를 타면

박노수미술관과 수성동계곡(종점)으로 갈

수 있다.

Page 15: 도시 농업으로 부식은 자급하자

금강이라는 이름에서 사람은 쉽게 비단(錦)을 떠올린다. 백제의

고도를 적시며 서해로 흘러가는 이 물줄기는 비단결처럼

아름답지만, 금강의 ‘금’은 비단이 아니라 ‘곰(熊)’이다.

공주의 옛 이름은 ‘고마나루’였고, ‘고마’는 곰의 옛말이다.

‘고마나루’를 한자로 옮기면 ‘웅진(熊津)’이 된다. 삼국 시대에

공주성을 웅진성으로 부른 건 그 때문이다.

공주시 서북쪽의 곰나루는 예부터 금강 수운의 중심인 동시에

군사적 요충지였다. 옛 이름 고마나루를 여태 간직하고 있는

이곳엔 곰에 얽힌 슬픈 전설이 전해진다. 아득한 옛날,

강마을 나무꾼과 부부의 연을 맺고 살다 버림받은 암곰이

두 자식을 안고 절벽 아래 급류 속으로 몸을 던졌다.

그날 이후 부쩍 잦아진 풍랑은 곰의 한이요, 나루터 솔숲을

무시로 적시는 빗줄기는 강변에 뿌려진 곰의 눈물이다.

하지만 금강에 흐르는 한은 곰만의 것도, 멸망한 백제인만의

것도 아니다. 여기엔 갑오년에 들고 일어난 농민의 피와 통곡이

고스란히 흐르고 있다. 녹두 장군 전봉준이 금강을 건너

압송되기도 했거니와 농민군의 마지막 항전이 무위로 돌아간 곳도

금강 언저리였던 것. 곰나루 남쪽 봉황산 기슭의 야트막한 고개

우금치가 바로 그곳이다.

“껍데기는 가라. 동학년 곰나루의 그 아우성만 남고 껍데기는

가라….” 금강을 사랑한 신동엽 시인의 일갈이다.

전라도 고부 땅에서 시작해 들불처럼 번져 나간 아우성은

이곳에서 통곡으로 변하고 말았다. 그들이 울리던 개벽고는

곰나루 물속에 가라앉았고, 그들이 부르던 격양가는 우금치

고갯길에서 기어이 막혀버렸던 것이다.

하지만 금강의 물빛은 여전히 짙푸르고 봉황산의 노송도 몸빛만은

여전하다. 산하를 뒤흔들던 갑오년의 푸른 함성은 세월에도

아랑곳없이 그렇게 되살아나고 있는 것이다.

물새들 넘나드는 뱃길을 더듬어 그 옛날의 나루터를 거닐어본다.

다시 돌아온 갑오년의 봄, 곰나루 너른 모랫벌에서 길손들은

무엇을 찾을 수 있을까.

글 박경수(소설가) 사진제공 공주시청

곰나루

gold

Travel_길 위의 풍경

눈물이 미소가 되어 돌아오는 땅, 아프리카 .....................................................................28

Humanities_인문학 산책

호모 노마드의 유전자를 지닌 그대에게 ............................................................................42

People_리더와의 만남

철학박사 박재희 / 아름다운 문양이 넘쳐나는 인문의 시대를 위해 .....................................46

gold& wise

GOLD는 품격 있고 여유로운 삶을 위한 안목을 한층 높여주는 프리미엄 라이프스타일 공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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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_길 위의 풍경

눈물이 미소가 되어 돌아오는 땅, 아프리카

쉽사리 발길을 들일 수 없을 거라 여겼다. 지도 속에서나 어렴풋이 짚어내던 아프리카를 품을 줄은. 얼기설기 짠 모포를 두르고 서걱대는 입김을 몰아쉬는 레소토 사람들의 눈망울엔 고요한 하늘이 걸려 있었다. 노예로 팔려야 했던 쓰라린 역사 속 상처를 어루만지며, 고단한 도시의 삶으로 뛰어드는 세네갈 사람들의 눈빛에 서린 희망을 보고 나서야 알았다. 여행의 끝이라 여겼던 아프리카야말로 여행의 시작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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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아프리카

아프리카의 흑진주, 세네갈 다카르

세상에는 여러 희망이 있다. 이룰 수 없는 꿈도, 반드시 이뤄내는 꿈도 있다. 때로는 꿈을 꾼다는 것, 그 스스로 희망이 되는 것도 있다. 이룰 수 있는 꿈인지 아닌지 재는 것은 사치에 가까운 일일지도 모른다. 그런 희망조차 절실히 필요한 곳이 아프리카다.

아프리카의 파리, 다카르

사하라 사막에서 시작된 뜨겁고 건조한 열풍

하르마탄(Harmattan)이 불어오는 세네갈 수도 다카르.

아프리카에서 잘사는 도시 중 하나라지만 가난과 실업, 질병이

만연한 그곳의 삶은 여전히 고단해 보인다. ‘아프리카의 파리’라는

낯간지러운 찬사가 무색할 정도로 도시는 매연과 오물, 형편없는

도로와 집들로 가득하다. 어쨌거나 세네갈 사람들은 일자리를 찾기

위해 또는 돈을 벌기 위해 다카르로 몰려든다. 시골에 살면 밥은

먹을 수 있지만 돈을 만질 수는 없다. 개발 경제 시대 때 서울이

그랬듯 세네갈 인구의 1/5이 사는 이 도시는 주택난과 실업, 각종

쓰레기와 자동차 매연과 교통 체증으로 열병을 앓고 있다. 대서양

연안의 유럽식 리조트에서 여유로운 시간을 보낼 계획이 아니라면

다카르는 그다지 추천할 만한 여행지는 아니다. 그나마 시내에는

아프리카인의 삶과 역사를 느낄 수 있는 가볼 만한 여행지 몇

곳은 있다. 아프리카 노예 무역이 시작되었다고 알려진 고레 섬과

해변에 자리한 어시장 숨베디운, 시내 중심부 독립 광장이 그곳이다.

다카르 시내의 중심을 이루는 독립 광장은 서울로 따지면 광화문

네거리에 해당한다. 이곳을 중심으로 대통령 관저와 주요 관공서,

금융 기관, 특급 호텔 등이 밀집해 있다. 외국인과 비교적 부유한

사람이 자주 찾는 이곳에도 조악한 기념품을 파는 잡상인과

구두를 닦는 소년들이 손님을 기다린다. 광장 인근에는 고만고만한

점포와 레스토랑이 밀집한 시장도 있다. 시내를 벗어나면 활기

넘치는 재래시장을 만날 수 있다. 대서양에서 잡은 생선을 거래하는

숨베디운 어시장이다.

숨베디운 어시장과 어부 이브

숨베디운(Soumbedioune)의 아침은 피로그(Pirogue: 통나무

속을 파낸 작은 고깃배)를 바다에 띄우는 함성으로 시작된다. 동쪽

바다가 붉게 밝아오면 숨베디운 어부들은 바다에 나갈 채비를

서두른다. 적으면 둘 많으면 네댓이 짝을 이뤄 한 배에 오른다.

숨베디운의 어부 이브와 사촌형 이사는 매일 아침 피로그를 타고

바다로 나간다. 구름이 낮게 깔렸지만 바람은 순하다. 뼈가 굵어질

무렵부터 함께 배를 탄 형제가 어부로 살아온 지도 20년. 다섯

아이를 키우고 작지만 피로그도 한 척 마련했으니 어부로서 그다지

3

1 낡은 트럭이나 폐차 직전의 통학 버스를 개조한 다카르의 대중

교통수단. 2 아프리카 북동부 대서양 해안에 자리한 다카르는

내륙에 비해 기후가 선선한 편이다. 3 굵은 통나무 원목의 속을

파내 만든 세네갈의 전통 목선 피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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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한 삶은 아니다. 고기를 많이 잡을 수 있느냐는 물음에 이브는

하늘을 향해 손바닥을 펼쳐 보인다. “신(알라)의 뜻이지요.”

물결은 신의 축복처럼 고요하다. 구름 사이로 쏟아지는 햇살이

물살을 따라 잘게 부서지고 또 떠밀려 먼바다로 흩어진다.

숨베디운에서 남서쪽으로 2시간 떨어진 난바다까지 배를 몰고

나간다. 이브가 자주 닻을 내리는 곳은 서너 군데다. 사촌형 이사가

배를 모는 동안 이브는 미끼로 쓸 정어리를 손가락 한 마디 정도로

토막 낸다. 아가미와 내장은 따로 모아 밑밥으로 써야 한다.

오전 10시. 구름이 머물던 자리에 하늘의 퍼런 속살이 드러난다.

이사가 엔진을 끄자 이브는 닻을 내린다. 손가락에 테이프를

두껍게 감고 바다에 낚싯줄을 푼다. 이브는 정어리의 내장과 머리를

절구에 넣고 빻은 후 바다에 뿌린다. 낚시 추가 바다 바닥에 닿으면

낚싯줄을 감았다 풀기를 반복한다. 손가락 끝에 느껴지는 미세한

힘의 변화를 느낄 때 줄을 채야 한다. 생각보다 빠르게 입질이

왔다. 제법 묵직한 저항이 이브의 손끝에 전달된다. 검고 주둥이가

뾰족한 물뱀이 낚시 끝에 매달려 나온다. 놈은 성격이 사납고 거칠기

때문에 몽둥이로 머리를 때려 기절시킨 뒤에 배로 들여야 한다. 첫

수확이지만 그다지 달갑지 않은 손님이다. 이사도 곧이어 한 자 정도

되는 돔 한 마리를 낚아 올렸다. 그러나 이후 작은 파도만 이따금

뱃전을 두드릴 뿐 바다는 깊은 침묵 속에 빠져들었다. 아프리카의

뜨거운 태양이 사납게 달려든다. 손바닥만 한 고깃배 안에 몸을

숨길 은신처는 없다. 물 한가운데 있어도 처지는 사막에 있는 것과

같다.

숨베디운 어부들은 해 지기 전에 난전이 열리는 해변으로 돌아온다.

장사치들은 바다에서 돌아오는 어부들을 해변에서 맞이한다.

바다에서 갓 잡은 어물들은 바로 해변에서 거래되거나 어부와

가족이 직접 팔기도 한다. 다금바리와 돔, 장어와 민어, 바라쿠다 등

우리나라에서 귀한 대접을 받는 어종도 수두룩하다.

어시장 근처로 해물 굽는 구수한 냄새가 풍긴다. 이물이 잔뜩 붙은

살집 두둑한 홍합과 새우, 그리고 따로 팔기에는 작은 잡어들을

숯불에 구워 그 자리에서 맛볼 수 있다. 한 입 베어물면 입안에

짭짤한 바다 향이 감돌고 씹는 맛도 그만이다. 숨베디운 어시장은

서민의 억척스러운 삶의 열정과 활기로 가득하다.

고레 섬 이야기

다카르의 베르데(Verde) 곶 남쪽 바다. 육지에서 배로 불과 20분

거리에 작고 아담한 섬이 대서양에 떠 있다. 섬의 이름은 고레(Goree).

불과 150년 전 사람을 사고팔던 어두운 역사의 그림자를 지금은

상상조차 할 수 없다.

고레 섬은 생각보다 작고 조용하다. 선착장에서 섬 중심인 광장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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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네갈 개요

수도는 다카르. 직항 편은 없고 프랑스 파리를 경유해야

한다. 프랑스어와 월로프어를 공용어로 쓰지만,

관광지나 호텔 등에선 영어도 사용한다. 건기인

12~5월이 여행하기에 좋고, 우기인 7~8월에는 열대성

강우가 쏟아지므로 가급적 자제한다. 인구의 95%가

이슬람교도라서 돼지고기를 먹지 않는다. 다른

아프리카 국가에 비해 치안은 비교적 안전한 편이지만,

관광지 외의 외곽 지역, 슬럼, 야간에는 출입을 삼가야

한다. 시장이나 복잡한 거리에서 여행자를 대상으로

소매치기가 빈번히 발생하므로 주의한다.

비자 및 예방 접종

2013년 7월 이후 전자사증제도가 도입되었다. 입국 전

반드시 www.visasenegal.sn을 통해 온라인 신청,

접수 후 비자 발급 비용 50유로를 신용카드로

결제해야 한다. 이메일로 지불확인서(Registration

Receipt)와 사증발급인정서(Approved

Pre-enrolment)를 출력한 후 세네갈 공항 입국 시

제출하고 비자를 받는다. 입국 전 말라리아 예방약을

복용하거나 준비해야 하며, 황열병 예방 접종 후 접종

카드를 챙겨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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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매일 아침 열리는 숨베디운 어시장. 대서양에서 매일 잡은 생선들이 거래된다. 2 어부 이브의 집. 두 칸

남짓한 집에 10여 명의 아이들과 가족이 모여 산다. 3 다카르에서 1시간 거리인 고레 섬 앞바다. 아프리카

노예들이 팔려간 곳으로 악명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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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면 한가운데 아프리카의 상징인 바오밥나무가 우뚝 서 있고,

그 뒤로 프랑스 식민 시절 만들어진 붉고 노란 건물이 오후의 뜨거운

햇살 아래 그림처럼 자리한다. 천천히 걸어도 섬 전체를 둘러보는

데 2시간이면 충분하다. 섬의 사방을 험악한 절벽과 파도가 부서질

때마다 허연 이빨을 드러내는 암초가 둘러싸고 있다. 선착장에서

다시 배를 타고 나가지 않는다면 인간의 힘으로 이 섬을 탈출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섬은 어떤 이에게는 고요한 낙원이었겠지만

다른 이에게는 죽음이 기다리는 지옥이었다. 이 아름답고 평화로운

풍경 속에서 가장 참혹한 비극이 벌어졌다는 사실에 숨이 막히고

가슴이 떨린다. 비극적 아름다움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비극의

당사자에게 그런 감상은 진실을 감추는 수사(修辭)에 지나지

않는다.

섬 중앙 광장에서 언덕으로 이어진 길에 레스토랑과 기념품점이

즐비하다. 현란한 원색을 사용한 아프리카풍 그림을 그리는 거리의

화가들이 언덕길을 오르는 여행자들을 보며 아는 척을 한다. 언덕

위에는 대서양을 겨냥한 거대한 녹슨 포대가 있다. 모래 그림을

만드는 이들이 이 황량한 포대를 아틀리에로 쓴다. 이 해안 반대편에

고레 섬의 참혹한 역사를 증언하는 ‘노예의 집’이 있다.

과거 섬을 점령한 포르투갈, 프랑스, 영국의 노예 상인들은 이 집에서

유럽과 아메리카로 노예를 팔아넘겼다. 19세기 말 네덜란드 노예

상인이 소유하던 이 가옥은 노예 제도가 폐지된 후 현재 박물관으로

쓰이고 있다. 노예의 집 안으로 들어서면 2층으로 올라가는 양

갈래 계단이 첫눈에 들어온다. 1층은 노예를 수용하는 공간이고,

2층은 노예 상인의 거처였다. 빛조차 들지 않는 방에 사냥한 노예를

수백 명씩 가두었다. 너무 비좁은 나머지 그 자리에 선 채로 용변을

보고 잠들어야 했다. 바닥은 오물로 질펀했고 악취와 썩는 냄새가

진동했다. 노예들은 보름에서 길게는 한 달까지 이곳에서 살면서

지옥을 체험했다. 질병과 굶주림으로 죽은 노예들은 섬 앞바다에

버려져 상어 밥이 되었다. 거친 파도와 상어 떼가 에워싼 고레 섬을

빠져나갈 방법은 둘뿐이다. 죽어서 상어 밥이 되거나 노예 선에 실려

팔려 가거나…. 노예 무역을 통해 아메리카로 끌려간 아프리칸의

후예는 법적으로는 비록 노예의 굴레에서 벗어났지만, 비인간적인

삶의 굴레에서는 완전히 벗어나지 못했다.

아프리카에서 인간을 사냥하던 이들의 후예는 21세기에도 여전히

주인으로 군림하고 있다. 고레 섬이 더욱 비극적인 이유는 이 같은

불의의 역사가 자행된 현장이었기 때문이다. 고레 섬의 담장과

언덕에는 피처럼 붉은 부겐빌레아가 철마다 피어난다. 부겐빌레아가

피워낸 화려한 빛의 정체는 꽃이 아니라 잎이다. 진짜 꽃은 잎 속에

숨어 있다. 우리가 보는 세상의 얼굴이 모두 진실이 아닌 것처럼….

글ㆍ사진 박정호(여행 칼럼니스트)

informaTion

세네갈 통화 및 물가

세네갈 화폐 단위는 세파프랑(CFA Franc, XOF)이고,

1세파프랑은 약 2.7원. 유로나 달러를 준비해 현지에서

환전한다. 수도인 다카르나 제2의 도시인 생루이는

물가가 비싸기로 악명 높다. 택시의 경우 가까운 거리는

요금이 보통 1,000세파프랑(약 2,700원), 10분이 넘는

거리는 2,000~2,500세파프랑. 매번 흥정을 해야

하며 외국인에겐 통상 2배의 요금을 요구한다. 그나마

두 도시 외 지역은 택시 자체가 없다. 숙소의 경우

여행자가 이용하는 중급 호텔은 한화로 8만원이

넘지만 시설은 형편없다. 외국인이 이용하는

레스토랑은 한 끼 식사에 최소

2,500~5,000세파프랑(약 6,000~1만4,000원)

수준이다.

음식

주요 음식은 풀레(Poulet)나 야사 풀레(Yassa

Poulet)로, 양념해 구운 양고기 또는 닭고기와 쌀,

샐러드를 한 접시에 담아 내온다. 땅콩을 넣은 스튜,

마페(Mafe)도 즐겨 먹는다. 가정식으로는 다카르의

어부 이사가 만들어준 체부젠(Ceebu Jen). 향신료와

토마토, 당근, 양파 등 각종 야채, 생선을 밥과 함께

버무려 찐 음식이다. 생선 대신 고기를 넣으면

체부얍(Ceebu Yaap)이 된다. 다카르에는 양식과 중식,

한인 음식점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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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다카르의 어부 이브. 매일 새벽 그의 사촌 형인 이사와 함께 인근 해안에 나가 낚시로 고기를 잡아

숨베디운 시장에 판다. 2 고레 섬에 핀 부겐빌레아. 3 해변에서 만난 밝은 표정의 아이들.

4 고레 섬 해안 절벽의 해안 초소. 제2차 세계 대전 당시 연합군이 방어용 진지를 구축한 지역으로 섬

곳곳에서 포대를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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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_길 위의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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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프리카공화국 영토 안에 자리한 산악 국가 레소토는 면적이 고작

3만344㎢로 우리나라 경상도 크기만 하며, 인구는 210만 명밖에

되지 않는다. 예부터 ‘킹덤 인 더 스카이(Kingdom in the Sky)’라는

별칭으로도 불렸다. 이는 하늘에 맞닿은, 아프리카에서 가장 높은

지대에 자리한 나라라는 의미다. 실제로 이 나라의 해발 고도는

가장 낮은 지점도 1,000m나 된다. 그만큼 영토 대부분이 2,000m

이상의 고산 지대다. 레소토는 남반구에 자리해 한겨울이 6~8월에

해당하지만, 5월이나 9월에도 기온이 많이 내려가 해발 2,000m를 넘는

고지대에는 눈이 내리기도 한다.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는 추위에서

생활하는 이곳 사람들의 생활 풍습은 덥고 습한 해안가나 사바나

기후에서 사는 아프리카 사람들과는 확연히 다르다.

레소토는 ‘소토족이 사는 땅’이란 의미다. 레소토의 주요 부족은

바소토(Basotho), 소토(Sotho), 츠와나(Tswana)다. 농경과 함께

목축업을 주로 하는 이들은 추위 탓에 바소토 블랭킷(Basotho

Blanket)이라는 담요 같은 모포를 몸에 두르고 생활한다. 아프리카

어느 곳에서도 이처럼 모포를 두르고 살아가는 사람들은 볼 수 없기에

바소토 블랭킷은 이 나라 고유의 문화적 아이템이 되었다.

드라마틱한 고갯길을 넘다

레소토로 들어가는 관문은 여러 군데가 있지만, 남아공 동부 산악

지역에서 들어가는 길이 가장 인상적이다. 이곳은 유네스코에서 정한

세계 자연유산 드라켄스버그(Drakensberg)의 북부 산악 지대를

둘러보고, 남아프리카 최대 비경길이라는 사니 패스(Sani Pass)를

통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니 패스는 해발 2,873m의 험난한

고지대를 넘는 고갯길이라 일반 차량이 아닌 사륜구동 차량만

운행이 가능하다.

남아공의 드라켄스버그에서 사니 패스까지는 거리가 얼마 되지 않지만

비포장도로라 시간이 좀 걸린다. 울퉁불퉁한 바위와 큰 돌을 피해

협곡 길을 헤쳐가려면 노후된 사륜구동 차량보다는 먼저 노련한

운전사가 숙련된 운전 솜씨를 발휘해야 한다. 고갯길을 오르기

시작할 무렵 멀리 험준한 산자락 사이로 V자형 계곡이 웅장한 모습을

드러낸다. 푸르스름한 모습을 보노라면 스코틀랜드의 낮은 구릉지의

풍광이 떠오른다. 유명세만큼 드라마틱한 드라켄스버그의 비경을

가감 없이 보여주기에 여행자들은 차를 잠시 멈추고 망원경을 꺼내 먼

산을 살펴보거나 카메라 셔터를 누르기에 바쁘다. 건조하고 황량한

남아프리카

하늘에 걸린 땅, 레소토

깎아지른 듯한 절벽을 마주한 해발 2,873m의 비경길을 지나면 아프리카의 티베트라는 레소토 왕국에 들어서게 된다. 영토의 대부분이 산악 지대인 이 나라는 아프리카 고산 지대에 사는 사람들의 독특한 문화와 마치 다른 세상에 온 듯한 몽환적인 산세의 풍광이 아프리카의 다른 곳에서는 만끽할 수 없는 신비한 매력을 발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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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레소토의 고산 지대까지 이어진

드라켄스버그 산악 지대의 비경. 2 해발 2,873m의 고갯길인 사니

패스의 드라마틱한 풍광. 3 사니 패스 인근의 한 마을 움막집에

거주하는 여성이 방문객에게 전통 민예품을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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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추운 고산 지대에서 살아가기에 레소토 사람들은 두꺼운 모포를 걸치고 다닌다. 2 레소토의 수도인

마세루에 자리한 서양식 스타일의 교회 건물과 주변 모습. 3 언덕 위에서 내려다본 마세루의 모습. 작은

변방의 타운에서 점차 근대화된 도시의 모습으로 변모하고 있다. 4 탁 트인 하늘과 거주 지역 사이에 놓인

마세루의 국도 위로 자동차들이 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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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암괴석도 보이고 듬성듬성 자란 키 작은 초목도 눈앞에 어른거린다.

스펙터클한 드라켄스버그의 산세를 바로 밑에서 올려다볼 수 있다는

점이 황홀하기만 하다. 사니 패스의 최정점에 오르면 매서운 찬 바람이

콧등을 휘감는다. 사니 패스라는 안내판이 놓인 곳 주변에는 인적이

없다. 레소토의 출입국 사무소와 여행자 숙박 시설 사니 톱 샬레(Sani

Top Chalet)만 덩그러니 자리하고 있다.

담요를 두른 채 살아가는 사람들

레소토에 입국하자마자 가장 먼저 눈길을 끈 것은 이곳 사람들의

차림새다. 유목민처럼 바소토 블랭킷이라는 담요를 두른 모습이

이채롭기만 한다. 흑갈색 말을 이끌고 어디선가 나타난 청년들의

꾀죄죄한 모습은 보는 이로 하여금 절로 웃음을 머금게 한다.

하지만 눈인사를 하며 타지에서 온 여행자를 맞이하는 이들의 눈빛은

순박하기만 하다.

국경에서 멀지 않은 산악 마을에는 자연석을 쌓아 만든 원추형 가옥이

몇 채 있다. 그 안으로 들어가면 고산 지대 주민의 삶을 엿볼 수 있다.

추운 날씨에 난방도 없는 곳에서 어떻게 겨울을 보낼까 싶은 생각이

가장 먼저 뇌리를 스친다. 전기, 난방은 물론 가스조차 없는 원시적

주거 형태라니, 지구촌이라는 말이 공공연히 쓰이는 글로벌 시대에

이렇게 사는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이 놀라울 따름이다. 담요를 두른

채 머리에 모자를 쓴 한 여인이 앞에 볏짚으로 만든 식기 도구를

잔뜩 늘어놓은 채 어눌한 영어로 부족과 마을, 생활 풍습 등을

알려준다. 그러고는 가축의 배설물로 만든 것 같은 연료로 물을 끓여

차를 대접하고 구운 빵을 내놓는다. 딱딱한 빵 한 덩이와 한기 탓에

informaTion

가는 길

아프리카 최대 항공사이자 스타얼라이언스

멤버인 남아공항공(www.flysaa.com)은 홍콩과

남아공의 요하네스버그를 경유, 레소토의 수도

마세루까지 운항한다(투어 및 항공권 문의:

인터아프리카 여행사 www.interafrica.co.kr,

02-775-6006).

사니 패스 투어

사니 패스를 방문하려면 남아공

더반(Durban)에서 투어를 통해 방문하는 것이

가장 편리하다. 더반의 주요 호텔과 시내 여행사

등지에서 투어를 알선해준다. 1일 투어는 아침

일찍 출발해야 하는데 방문객은 주로 1박 2일

코스로 사니 패스를 다녀온다. 이곳을 방문하려면

반드시 사륜구동형 차량을 대여해야 한다.

여권을 지참, 사니 패스 방문 후 국경 심사를 거쳐

레소토를 방문해 최소 2, 3일 일정으로 레소토의

산악 지대를 여행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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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어버린 차 한 잔이 이들에게는 삶을 지탱하게 해주는 에너지이자 한

끼 식사다.

사니 패스 일대를 떠나 미니버스를 타면 레소토 북동부에서 가장 큰

타운인 모코틀롱(Mokhotlong)에 도착한다. 어찌 보면 이곳에서부터

본격적인 레소토 여행이 시작된다. 남아공에서 레소토로 들어가는

여행자의 기분은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중세로 되돌아가는 듯하다.

시간을 거스르는 여행처럼 여행자의 마음을 들뜨게 하는 게 또 있을까

싶다. 무엇보다 현대식 시설과 발전된 도시 문명을 자랑하는 곳에서

토속적이고 전통적인 곳으로 한발 옮겨갔다는 사실이 마음을 설레게

한다. 사니 패스를 통해 레소토로 들어온 여행자 대부분 모코틀롱에서

하룻밤을 보낸다. 눈여겨볼 만한 관광 명소는 없지만 이 작은 마을은

흡사 개척 시대에 남아 있는 변방의 이미지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말을 타고 오가는 사람들의 모습, 담요를 걸치고 다니는 사람들의

모습에서 레소토 고유의 문화적 숨결이 엿보인다.

레소토의 숨은 비경을 보여주는 모할레 댐

수도 마세루(Maseru)는 위에서 언급한 모코틀롱에서 미니버스로

8시간 거리에 있다. 모코틀롱에서 마세루로 가는 길은 이 나라 북부

산악 지대의 드라마틱한 산세를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깎아지른

듯한 바위산 아래 예배당이 다소곳이 자리한 모습은 지구 상 어디서도

보지 못한 독특한 풍광이다. 말이 이끄는 달구지 위에 앉아 바소토

블랭킷을 걸치고 어디론가 떠나는 현지인, 산 중턱에 홀로 앉아 피리를

부는 목동의 모습에서 이들의 소박한 삶의 일면을 엿볼 수 있다.

마세루는 영국의 지배 당시 식민 행정 당국이 들어섰던 곳으로, 1869년

독립한 뒤 이 나라의 수도가 되었다. 마세루는 온화한 기후 덕분에 이

나라에서 현대 문명의 모든 이기를 엿볼 수 있는 유일한 곳인 한편,

초라한 행정 타운에서 급속히 팽창하는 현대 도시의 단면을 보여주는

곳이기도 하다. 여행자에게는 남아공 최대의 도시 요하네스버그와

연결된 이 나라의 국제적 관문이자 주변 고산 지대로 들어가는

길목이다.

레소토의 그림 같은 풍광을 만끽하려면 마세루에서 운전사와 함께

차량을 대여해 하루 일정으로 숨은 비경을 찾아보는 게 좋다. 추천할

곳은 모할레(Mohale) 댐. 레소토 중부에 자리한 이 댐은 남아공 일부

지방에 부족한 물을 제공하기 위해 지난 2002년 남아공의 기술과

지원으로 세운 댐이다. 센쿠냐네 강의 한쪽을 막아 물 흐름을 차단해

강의 수량이 많아진 곳에서 물을 충분히 쓸 수 있게 건설했다.

댐 주변 산세와 인공 호수 같은 모양의 풍광이 가히 아프리카의 다른

지역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흥취와 풍경을 담고 있기에 하루 일정으로

방문하기 좋은 명소다.

글ㆍ사진 김후영(여행 칼럼니스트)

4

informaTion

비자

대한민국 여권 소지자는 관광 목적으로 비자

없이 레소토와 남아공에서 각각 60일, 30일간

체류할 수 있다.

환율

남아공 화폐 단위는 랜드(Rand)이며, 1랜드는 약

100원이다(2014년 현재). 레소토의 화폐 단위는

레소토 로티(LSL)이며, 랜드와 화폐 가치가

동일하다. 1레소토 로티는 약 100원. 레소토

현지에서는 레소토 로티와 함께 남아공 랜드가

널리 사용된다.

1 남아공 지역에 식수를 제공할 목적으로 세운 모할레 댐 주변의

스펙터클한 장관. 2 레소토의 시골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전통

양식의 움막집. 3 레소토에는 고산 지대에서 목축업을 하며

사는 사람이 많다. 사진은 피리 부는 목동의 모습.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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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2

목동의 노래

나의 기억 속에는 근원을 알 수 없는 노래 한 곡이 저장돼 있다. 그 노래가 언제

발표되고 어떤 경로로 내게 왔고, 어떻게 익혀진 것인지 나는 아는 게 없다. 특별히

노래를 배우려고 한 적도 없고 가사를 암기한 적도 없는데, 아주 어린 시절부터 그것은

내 정서와 감성의 일부인 것처럼 나를 따라다녔다. 그것이 바로 ‘목동의 노래’다.

끝없는 광야, 오늘도 하루 / 소와 말을 동무 삼는 / 나는 외로운 목동 /

흘러 흘러서 가는 곳 어디 / 동서남북 바람 부는 데로 /

그리운 고향에는 언제언제 가보나 / 눈을 붙이고 꿈이나 꾸리 /

부모형제 정든 마을사람 / 그리운 사람과는 언제언제 만나나

문인들이 모이는 술자리에서 나는 가끔 그 노래를 부른다. 그 노래를 부를 때 좌중의

사람들은 뜨악한 표정을 짓지만 나는 그 노래의 정서에 흠뻑 취하고 만다. 광야에서

소와 말을 돌보는 양치기의 정서를 21세기에 들이대는 게 온당한 일인가. 스스로

생각해봐도 어이가 없지만 그 노래에 깃든 정서는 전생의 혈연을 기억해내는 일처럼

내 가슴을 아리게 한다.

피에르 퓌비 드샤반(Pierre Puvis de Chavannes)이 그린 ‘목동의 노래’라는 그림도

있다. 1891년에 그려진 유화인데, 그림에는 광야에서 목동 생활을 하는 인물 네 명이

나온다. 인물들의 모습에서 갈망, 동경, 고뇌가 느껴지는 그림이다. 그림을 들여다보면

또 다른 곳을 동경하는 인물과 현재를 힘들어하는 인물, 그리고 묵묵히 현실에 충실한

인물이 보인다. 하루의 대부분을 광야에서 보내고, 때때로 목초지를 찾아 이동하는

목동의 삶을 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가 이해하기는 어렵겠지만, 그들의 표정과

모습에서 왠지 과거의 우리가 읽히는 건 무슨 까닭일까.

유목하는 인간, 호모 노마드

여러 해 전의 일이지만 프랑스의 지성 자크 아탈리(Jacques Attali)가 쓴 <호모

노마드(L’homme Nomade)>를 만났을 때 나는 벼락을 맞은 것처럼 깊은 충격에

사로잡혔다. 인류의 정체성을 호모 노마드, 즉 ‘유목하는 인간’으로 풀어낸 그의 지성에

깊이 공감해 그것으로부터 내 정체성을 되짚어보지 않을 수 없었다. 지금까지 내가

알아온 모든 지식과 역사가 정착민의 관점에서 잉태되고 분만된 것이었다는 사실도

새삼 깨달을 수 있었다.

태초의 인류는 지구를 떠돌아다니는 여행자들이었다. 인류의 전 역사를 놓고 볼 때

정착의 역사가 고작 6,000년이고 유목의 역사가 600만 년이라 0.1% 대 99.9%이니

호모

노마드의

유전자를

지닌

그대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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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호 비교의 대상이 못 된다. 인류의 역사는 노마드를 통해 발전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몽골의 유목민이나 유럽과 북미 이주민이 세계 경제력의 판도를 바꾸고 광야

생활을 토대로 한 기독교 역사 역시 노마드적이었다고 해야 할 것이다. 그럼에도 0.1%의

정착 역사는 99.9%의 노마드 역사를 야만과 무지의 세월로 가차 없이 폄훼한다.

문화(Culture)라는 말이 경작(Cultivation)에서 온 것이고, 그것이 정착의 바탕이

되었음을 감안한다면 정착민이 방랑과 유랑을 일삼는 유목민을 얼마나 야만스럽고

무지한 존재로 치부했는지 절로 알게 된다.

자크 아탈리는 30억 명 이상의 인류가 일상적으로 비행기를 타고 이동하는 놀라운

미래 사회를 예견한다. 아침은 서울에서 먹고 점심은 베이징에서 먹고 저녁에는

파리에서 와인을 마시는 삶을 상상해보라. 특별한 부자의 삶이 아니라 평범한 사람의

삶이 세계를 일일생활권으로 삼으며 이동한다면 우리의 삶은 상상 이상으로 드넓어질

것이다. 자크 아탈리는 그것이 기술 문명의 진보나 발전 때문이 아니라 600만 년 동안

인류의 유전자 속에 내재돼온 인간의 본성 때문이라고 설파한다. 정착민은 국가를

만들고 세금을 거두고 감옥을 만들고 저축을 권장하고 국익을 위한 전쟁을 하기 위해

총, 대포, 화약을 만들어냈다. 반면 노마드는 불, 사냥, 언어, 농경, 목축, 신발, 옷, 연장,

제식, 예술, 음악, 계산, 바퀴, 법, 시장과 민주주의, 나아가 신(神)까지 만들어냈다.

자동차, 비행기, 인터넷, 텔레비전, 휴대폰, 심지어 인공위성, 우주선, 우주여행,

우주탐사 같은 것도 전적으로 노마드적 기질의 산물이다.

노마드는 불편하지만 자유로운 인생을 추구한다. 한곳에 머물지 않고 자유롭게

떠돈다는 것이 얼마나 많은 어려움을 몰고 오는지 한곳에 눌어붙어 사는 정착민은 잘

알고 있다. 그래서 정착민은 ‘집 나가면 개고생’이라는 말을 좌우명처럼 마음에 품고

산다. 하지만 세상을 떠도는 노마드적 삶은 모험과 고난을 겪으며 창의적인 산물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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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방식을 끝없이 고안한다. 필요는 발명의 어머니가 되고 인생에 필요한 것 대부분을

길 위에서 배우니 세상이 곧 살아 있는 지식과 지혜의 교과서가 된다. 정착민이 노름을

하고 살롱에서 술을 마시며 인생을 탕진하는 동안 노마드는 노래를 만들고 별자리를

보며 시를 짓는다. 창조적인 자유인, 그들이 곧 ‘호모 노마드’인 것이다.

호모 노마드 이후

21세기는 디지털 노마드의 시대다. 기동력, 순발력, 창조력은 현대인이 갖춰야 할 필수

덕목으로 자리 잡은 지 이미 오래다. 그것을 위한 도구로 인터넷과 휴대폰, 노트북이

활용된다. 그것들만 있으면 앉은 자리에서 전 세계를 실시간으로 일별하거나 떠돌 수

있다. 그런 관점에서 우리가 몸담고 살아가는 한국이 디지털 노마드의 신세계임을

부정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잡다한 것 모두 제하고 초고속 광대역 통신 하나만 예로

들어도 기동력, 순발력, 창의력은 한국인의 전매특허인 것처럼 표 나게 두드러진다.

하지만 자크 아탈리가 예견하는 노마드의 미래 전망이 밝기만 한 것은 아니다.

미래의 국가는 노마드 행렬이 지나가는 오아시스가 되고 기업은 제한된 시간에 주어진

역할을 맡은 사람이 모였다 흩어지는 유랑 극단이나 서커스가 될 것이라고 자크

아탈리는 예견한다. 그뿐 아니라 미래의 인류는 부유하게 즐기며 사는 소수의 하이퍼

노마드(Hyper Nomad) 부류, 농민·상인·공무원·의사·교사 등의 정착민 부류,

생존을 위해 떠돌아다니는 노숙자·이주노동자 등의 인프라 노마드(Infra Nomad)

부류로 나뉠 것이라 예견한다. 2050년경 극빈층인 인프라 노마드가 인류의 절반을

차지함으로써 그들은 하이퍼 노마드와 충돌할 것이라는 전망은 노마드적 세계관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운다.

인류의 바람직한 미래로 자크 아탈리는 트랜스휴머니티(Trans-Humanity)를

제안한다. 정착민적이면서도 노마드적인 노마드, 즉 정착민적 가치와 노마드적

가치의 변증법적 가치를 절충형으로 제시하는 것이다. 그렇게 바람직한 신인류가

나타날지 의문이지만, 한국적인 상황에서 우리가 찾아내야 할 새로운 가치는

트랜스휴머니티보다 구체적이고 생산적이어야 할 무엇이다. 그것이 과연 무엇일까.

‘나는 이곳에 정착해 살고 있다. 하지만 나는 늘 어디론가로 떠나고 싶어 한다.’

그 두 가지 상반된 갈등 속에서 우리는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열심히 일한 자,

떠나라!’라는 광고 문구처럼 열심히 일한 뒤에 여행을 떠나지만 모든 여행은 떠난

자리로의 회귀를 전제로 한다. 이와 같은 불화와 반복이 죽는 날까지 되풀이된다.

그것에서 영원히 벗어나는 길이 배낭 하나 걸머지고 세계를 떠돌며 사는 것이라고

조언할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여행도 하지 말고 오직 일만 하며 살라고 조언하는

사람은 더더욱 없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21세기의 진정한 호모 노마드는 인생의

행로를 밖이 아니라 안으로 설정하는 지혜를 갖출 필요가 있다. 드넓은 하드웨어적

유랑은 이미 앞선 인류가 600만 년 동안 되풀이했으니 답습할 필요가 없다.

내면의 노마드는 창조의 길로 이어지고, 창조의 길은 좁은 지구적 삶을 위성 시각으로

내려다보는 우주적 지혜를 심화시킬 것이다. 그런 의식을 지닌 사람이 21세기를

살아가는 멋진 창조인, 호모 크리에이터(Homo Creator)가 될 것이다.

글 박상우 일러스트 홍소희

글쓴이 박상우중앙대학교 문예창작과를

졸업하고, 1988년 <문예중앙>

신인문학상에 중편 <스러지지 않는

빛>이 당선되어 문단에

데뷔했으며, 1999년 <내 마음의

옥탑방>으로 이상문학상을

수상했다. 첫 창작집 <샤갈의

마을에 내리는 눈>이 주목을 받아

1990년대 작가군의 선두 주자로

활동하며 <독산동 천사의 시>,

<호텔 캘리포니아>, <사랑보다

낯선>, <인형의 마을>, <혼자일 때

그곳에 간다>, <작가> 등 많은

작품을 발표했다. 추계예술대학교

문예창작과 겸임교수를 거쳐 현재

소설 창작 커뮤니티

‘소행성B612’에서 강의하며 많은

후배 작가를 배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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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박사 박재희

아름다운 문양이 넘쳐나는인문의 시대를 위해계절이 바뀔 때, 사랑을 할 때, 가족과 행복한 시간을 보낼 때, 술 한잔할 때, 친구를 만날 때 욀 수 있는 가슴에 가장 와 닿는 시 10편. 멜로디 하나하나 깊숙이 이해하고 느끼고 행복할 수 있는 음악 10곡. 좋아하는 인생의 철학이 담겨 있어 두고두고 기억에 남는 고전 10편. 박재희 훈장은 이것만 있으면 세상이 아름다울 수 있다고 한다.

People_리더와의 만남 g o l d & w i s e2 0 1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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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그는 철학박사이자 교수이며

민족문화콘텐츠진흥원의 원장이다. 그러나 대중에게 그는

‘훈장님’이다. KBS <라디오 시사고전>(이하 <시사고전>)을

7년째 진행하면서 자연스럽게 붙은 호칭이다.

“한학자였던 할아버지 아래서 어릴 때부터 고전을 배웠죠.

할아버지가 진로를 앞두고 ‘네가 하고 싶은 걸 해라’라고

하셨는데 다른 걸 생각할 수 없었어요. 그냥 좋았으니까요.

좋아하는 걸 하면 마음이 편안하잖아요. <사자소학>,

<명심보감>으로 시작해 <논어>, <맹자>를 하나하나

알아가는 게 참 재미있었어요. 마침 성균관대학교에 관련된

과가 있다고 해서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공부했죠.

그리고 사람들에게 고전의 재미를 알려주고 싶단 생각을

했어요. <시사고전>을 7년 넘게 진행하다 보니 이제 저더러

다들 훈장님이라고 해요.” 그는 ‘훈장’이라는 호칭이 참

좋다고 했다. “영예로운 호칭이잖아요. 가르치는 어른,

얼마나 좋아요.”

천천히 차를 우리며 지루하고 재미없을 것 같은 고전을

어떻게 시작하게 됐는지 이야기를 주고받다 본격적인

질문을 했다. 이미지 속 훈장님보다 훨씬 싱싱한 젊은

훈장님을 만난 건 묻고 싶은 게 있어서였다. 눈사태로 인한

재해, 동계 올림픽으로 어수선한 와중에 슬며시 봄기운이

공기에 닿았고 아차, 더 늦기 전에 서둘러야지 했던 것이다.

소중하게 주어진 새로운 해를 어떻게 하면 조금 더 행복하게

보낼 수 있을까. 고전 속에 진리가 있다는데, 고전을 오래

공부한 훈장님이라면 알고 있지 않을까 싶어 찾아간

길이었다. 질문을 하자 박재희 교수는 대뜸 이렇게 말했다.

인문학, 내 인생 을 위한 학 문

“패턴을 만드세요.” 패턴이라니? 삼각형, 사각형, 오각형

아니면 직선, 사선으로 이루어진 무늬 말인가? “맞습니다. 그

무늬요. 자기 인생의 문양을 만들어야 해요. 하늘의 문양을

뭐라고 합니까? 천문이라고 하죠. 자, 그렇다면 인간의

문양이 뭐겠어요? 인문입니다. 행복한 인생을 살고 싶다면

인문학을 해야 해요. 글월 문자 인문학이 아니라 문양 문자

인문학 말입니다.”

그는 이어 말했다. 하늘을 보면 온갖 문양이 아름답게

펼쳐지는데, 현재 우리는 입시, 취직, 승진 그리고 자식의

입시, 취직, 승진. 오직 이 세 가지 문양만 만들려고 한다는

것이다. “인생팔미(人生八味)”. 그러니까 문양을 여덟 개

고전에서 답 을 찾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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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들어야 해요. 인생팔미는 중용에 나오는 말인데, 인생을 좀 더 풍요하게 해주는

여덟 가지죠. 그 첫째가 학습의 문양입니다. 배움이라는 것은 인간을 아름답게

해주는 문양이죠. 배움을 통해 성장하고 새로운 생각을 하게 되고, 큰 가치를

이해하게 되니까요. 안타까운 게 지금 학습의 문양이 없어지고 취직과 자격증의

문양만 남았어요. 진짜 배움을 찾아보는 것, 그것이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둘째로 관계의 문양이에요. 이해관계에 따라 만났다가 이익이 없으면 사라지는

관계는 문양을 새길 시간도 여유도 없죠. 부모 자식 간에도 친구 간에도 동료

간에도 아름다운 관계의 문양을 만들어가야 해요. 셋째로 직업의 문양입니다. 도덕

시간에 직업은 나의 꿈을 성취하고 삶의 의미를 느끼는 것이라고 배웠는데, 어디

현실에서도 그럽니까? 연봉, 조건, 다른 사람의 시선에 따라 직업을 선택하니까

일에 대한 성취감이나 자부심이 없죠. 업은 없고 직만 남은 거예요. 넷째는 음식의

문양이에요. 그냥 배를 채우기 위함이 아니라 나를 살게 하는 음식과 공존하는

마음이 있어야죠. 더불어 다섯째로 건강의 문양도 중요하고요. 여섯째 풍류의

문양이 없어요. 여행을 자주 다니지만 진짜 눈과 가슴에 남을 여행이 아니라 어디

다녀왔다고 뻐기기 위한 행위이기 쉽죠. 음악도 마찬가지예요. 피아노를 칠 줄

아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음악을 얼마나 가슴으로 이해하고 즐기느냐가 중요한

겁니다. 풍류의 문양만 잘 살려도 인생의 아름다운 문양을 만들 수 있어요. 그리고

봉사의 문양입니다. 이것도 꼭 필요하지만 잊고 살기 십상이죠. 나만을 위해 사는

게 아니라 남을 위해 나를 어떻게 쓸까 고민하는 삶이 아름다운 삶이지 않습니까?

마지막으로 성찰의 문양이 있어요. 아름다운 삶의 문양을 위해서는 나를 돌아보는

시간을 꼭 가져야 하죠. 이런 문양을 새기면서 사는 게 진짜 아름다운 삶이고, 이

문양으로 이뤄진 학문이 인문학입니다. 그러니 인문학은 지식을 쌓고 그 지식을

뽐내기 위한 공부가 아니라 내 참인생을 위한 학문이에요.”

인문의 시대를 위한 군자 학교

그렇지 않아도 지난해 말인 석 달 전쯤, 그는 아름다운 삶의 문양이 사라짐을

고민하던 중 삶의 문양을 새기는 법을 가르치는 학교를 만들었다. 이름 하여 ‘군자

학교’. 시범적으로 초등부와 청년부 각 20명, 두 개 기수로 8주간 매주 토요일

교육을 했는데, 아이들의 변화가 눈에 보였다.

“삶의 문양을 고민하다 보니 그렇게 사는 사람을 뭐라고 해야 할지 생각해봤어요.

성인은 너무 크고 멀고, 그렇다고 참 진(眞) 자를 써서 진인이라고 하자니 너무

종교적이고요. 그래서 생각한 게 군자(君子)였어요. 조금 낯설고 오래된 말이지만,

풍류를 알고 자신을 알고 끊임없이 학습하면서 남을 배려하고 공존해 아름다운

관계를 만들어가는 사람이 바로 ‘군자’거든요.”

군자에 생각이 미치자 ‘삶의 문양을 만드는 법을 좀 더 나은 사람에게 가르치자,

그래서 군자가 군자를 낳고 또 군자를 만들어온 세상 사람이 자신의 인생을

아름답게 새길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문을 연 군자 학교 1기의 문양

수업이 끝났다.

“음악의 문양, 예절의 문양, 다도의 문양, 고전의 문양. 8주 프로젝트로 이 삶의

문양을 가르쳤어요. 아이들의 변화는 어마어마합니다. 여섯 살 아이들이 예를 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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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릴 줄 알고 나눌 줄 알게 됐죠. 대학생은 철학이 바뀌었어요. 당장 눈앞의 취직

걱정이 아니라 자신이 이 사회에서 어떻게 쓰일지를 고민하게 됐으니까요.”

시범 삼아 문을 열었지만 이제 본격적으로 군자를 양성할 계획이다. 그의 꿈은

전국에 군자 학교 228곳을 세우는 것이다. “228은 우리나라 지방자치단체 수예요.

228개의 지방자치단체에 하나씩, 전국 방방곡곡에 군자 학교를 세우고 싶습니다.

더 나아가 미국, 중국, 유럽 등 세계 곳곳에 군자 학교의 교육을 전하고 싶어요.

이번 1기를 잘 마친 청년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각 분야에서 군자가 되어 당신의

문양을 만들고 나 혼자 끝날 게 아니라 이 세상 다른 사람에게도 문양을 갖고 살

수 있도록 해주길 바란다. 그게 바로 인문의 시대다”라고 말이죠. 진짜 삶의 문양을

배울 수 있는 군자 학교를 통해 인문의 꽃이 피길 바랍니다. 누구나 아름다운

문양을 갖고 사는 세상을 만들면 행복은 자연스럽게 따라올 거라 믿습니다.”

박재희 교수는 다시 한번 강조했다. “고전을 어렵게 생각할 필요 없어요. 다 알지

않아도 되고요. 많이 앎이 중요한 게 아니라 가슴에 새기는 게 중요하니까요.

외우면 행복해지는 시 10편, 음악 10곡, 그림 10점, 문장 여럿만 있으면 충분해요.

지금이라도 그것을 찾아내 자신만의 문양을 만들어보세요.” 그의 말을 들으며

마음이 편안해졌다. 새해의 들썩임이 너무 빨리 사라지고 봄바람이 불어온대도

시절을 느긋하게 즐길 수 있을 것 같았다. 천천히 나와 내 주변을 돌아보고 내가

좋아하는 것을 하나하나 새기는 삶이라면 서두르지 않아도 조금 부족해도 충분히

행복할 수 있을 테니 말이다. 마지막으로 청마해를 맞은 훈장님의 덕담을 전한다.

“젊고 푸른 청마도 좋지만 저는 올해 <한비자(韓非子)> 세림(說林) 상편에 있는

‘노마지지(老馬之智)’라는 말을 떠올렸습니다. 젊은 말은 힘은 좋은데 지혜가 없는

반면 늙은 말은 지혜를 가지고 있습니다. 누구나 저마다의 장기가 있는 법입니다.

늙은 말의 아름다운 지혜가 세상을 바꿀 수 있는 거죠. 군자의 마음으로 자신이

가지고 있는 아름다운 장기를 발휘하는 지혜로운 한 해가 되기를 바랍니다.”

글 이재영(자유기고가, <엄마의 짧은 휴가 긴 여행: 예쁘다고 말해줄걸 그랬어> 저자)

포토그래퍼 최충식 어시스턴트 박혜미

“삶의 문양을 고민하다 보니 그렇게 사는 사람을 뭐라고 해야 할지 생각해봤어요. 성인은 너무 크고 멀고, 그렇다고 참 진(眞) 자를 써서 진인이라고 하자니 너무 종교적이고요. 그래서 생각한 게 군자(君子)였어요. 조금 낯설고 오래된 말이지만, 풍류를 알고 자신을 알고 끊임없이 학습하면서 남을 배려하고 공존해 아름다운 관계를 만들어가는 사람이 바로 ‘군자’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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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루 한 마리가 여러 짐승을 잔치에 초대했는데,

늙은 두꺼비가 상석을 차지했다. 이를 시기한 여우가 천하를

주유한 견문을 뽐낸답시고 사해(四海) 문물이며 천문 지리 따위를

짓궂게 물어댄다. 그러나 두꺼비는 전혀 막힘없이 척척 답변을

해서 오히려 여우만 망신을 당했다고 한다. 조선 후기의 우화

<두껍전>의 줄거리다.

두꺼비는 예부터 겉은 어수룩하되 속은 지혜로운 의뭉스러운

동물로 통했다. 임신부에겐 떡두꺼비 같은 아들 낳으라는 게

최고의 덕담이었고, 두꺼비상(相)은 대기만성의 관상으로 꼽혔다.

집과 재물을 지키는 수호신이기도 해서 한국인치고

‘두껍아 두껍아 헌 집 줄게 새 집 다오’를 안 불러본 사람이 없을

만큼 우리와 친숙하다.

두꺼비는 달에도 산다. 예부터 달을 형용하는 말에는 으레 ‘두꺼비

섬(蟾)’ 자가 들어가곤 했다. 두꺼비와 계수나무가 있다 하여

‘섬계(蟾桂)’, 두꺼비와 옥토끼가 산다는 ‘섬토(蟾兎)’ …. 원래 달

속의 계수나무는 백약의 으뜸이라 했는데, 두꺼비 역시 재생의

상징인 까닭에 월궁(月宮)의 동물로 우러름을 받았던 것이다.

두꺼비는 외적의 침략을 물리치는 영물이기도 했다.

대표적 사례가 섬진강이라는 이름의 유래다. 고려 우왕 때인

14세기 후반, 강 하구에 왜구가 침입하자 두꺼비 수십만

마리가 일제히 울부짖어 왜구들이 결국 바다로 후퇴했다고

한다. 그리하여 ‘모래가람’ 또는 ‘두치강’으로 불리던 이름이

‘섬진강(蟾津江)’으로 바뀌었다는 것이다.

경칩(驚蟄)이 되면 개구리만 깨어나는 게 아니고 두꺼비도 함께

깨어난다. 예전엔 봄이 되면 산란을 위해 산 아래 논으로 수백

마리씩 떼 지어 이동하는 두꺼비를 흔히 볼 수 있었지만, 지금은

생김새조차 가물거릴 만큼 개체 수가 줄었다. 이 봄에 두꺼비가

기다려지는 건 재물이 아쉬워서가 아니라 그들을 품어줄 맑은

산하가 그리워서다. 6일은 갑오년의 경칩이다.

글 임유승(수필가)

두꺼비

wise

Senior_골든라이프 .................................................................................................. 52

Business Tip_성공 에티켓 ...................................................................................... 56

food essay_미각의 즐거움 ..................................................................................... 60

Health_내 몸 다스리기 .............................................................................................. 64

Better Life_행복한 삶으로의 초대 .............................................................................. 68

Golf_ 홀인원을 꿈꾸며 ............................................................................................... 74

Macroeconomics_크게 보는 경제 .......................................................................... 78

Tax_세금 이야기 ...................................................................................................... 82

Real estate_부동산 ............................................................................................... 84

financial Product_금융 상품 가이드 ...................................................................... 86

wisegold &

WISE는 인생 제2막의 지혜로운 설계를 위한 유익한 정보를 제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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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농업으로 부식은 자급하자

Senior_골든라이프 g o l d & w i s e2 0 1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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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미진(65세) 시니어는 지난해 내내 여고 동창에게서 상추, 쑥갓, 고추 등 유기농

푸성귀를 얻어먹었다. 그 동창은 종묘사에서 파는 모종을 사다 집 마당에 심었고,

그렇게 자란 채소는 동창 부부가 먹고도 남을 정도였다. 그러니 가까이 사는

친구에게 신선한 부식을 제공할 수 있었던 것이다. 그 경험을 통해 유 시니어는

베란다에 있는 가장 큰 화분에 토마토를 심었고, 그야말로 주렁주렁 달린 수확의

기쁨을 맛보았다. 그러던 차에 외국 여행 중 영국의 런던 도심에서 도시 농부가

채소를 수확하는 모습을 보고는 올봄에는 자신도 도시 농부가 되기로 결심했다.

그렇게 봄이 오기를 고대하는 이들이 점차 늘고 있다.

도시 농업이 왜 생겨났나?

산업 혁명의 시발국인 영국은 18세기 말 이후 공업국으로 전환했다.

이에 따른 도시의 급격한 팽창으로 런던 교외 지역은 도시 계획과는 무관하게

도심에서 밀려나 땅값이 싼 지역을 찾아 이동한 주민들의 주택이 대거 들어섰다.

도시의 무한 팽창은 토지 이용과 도시 시설을 정비하는 데 많은 문제를 유발했다.

도시는 부와 번영의 상징이 되었고, 도시 내 농업 생산의 필요성은 상실되었으며,

도시 내 작물 재배는 사라졌다.

또 공간 확보와 오물·소음 등의 문제로 도시 내 소규모 축산도 식량을 얻기 위한

형태에서 애완용 가축 기르기로 바뀌었다. 그러나 제1·2차 세계 대전 때 겪은

극심한 식량난으로 도시 농업의 중요성이 다시 부각되었다. 폐허가 된 도시에서

스스로 식량난을 해결하기 위해 도시의 뒷골목과 거리를 이용해 채소를 심거나

돼지와 염소를 기르기 시작한 것이다. 이는 전쟁이 끝난 후에도 계속되었다. 이

당시의 대표 도시 농업으로는 영국의 할당 채원지(Allotment Garden)와 도시

축산 운동, 그리고 독일의 분구원 운동 등이 있다.

영국에서는 제2차 세계 대전 중 채소와 과일 소비량의 10% 정도를 도시 농업으로

해결했고, 이후 농무성 주도하에 닭과 돼지를 키우는 도시 농업이 정착했다. 이

현상은 캐나다와 덴마크 등에까지 확산됐다. 특히 캐나다는 밴쿠버를 중심으로

도시 내 공한지를 싼값에 임대해 1943년 3만1,000톤에 이르는 야채와 과일을

생산했는데, 이는 1979년의 가격으로 2,000만 달러에 해당한다.

현대에 이르러서는 경제적 측면보다는 도시 내 환경과 건강에 대한 관심,

그리고 시니어층의 사회 참여 및 여가 기회 제공이라는 측면에서 도시 농업이

새롭게 조명되고 발전하고 있다. 도시 내 폐열과 폐기물, 길가에 버려지는 낙엽 등을

이용해 토양을 비옥화하는 방법이나 화학 비료의 사용으로 발생하는 문제에 대한

방지책을 각국에서 연구하고 있다. 이뿐 아니라 자연 관찰과 학습 기회가 적은

도시의 청소년과 어린이를 위한 교육적 효과 역시 식량 생산을 통한 경제적 이점을

넘어서는 중요한 사회적 가치로 인식되고 있다.

영국의 도시 농업 형태는 할당 채원지라는 개인 단위의 농업 공간과 공동체

정원을 꼽을 수 있다. 레저 문화의 하나로 자리 잡은 할당 채원지에서 성인 인구의

80%가 여러 방식으로 정원을 가꾸고 있으며, 런던 거주자의 약 14%는 자신의

information

서울시농업기술센터의 도시 농업 전문가 교육 프로그램 서울시농업기술센터에서는 도시 농업

육성과 지원에 따라 2014년 제4기 ‘도시

농업 전문가 양성 교육’ 대상자를 모집한다.

신청 기간 2014년 3월 3일~10일

교육 기간 3월 24일~ 4월 4일

교육 시간 09:00~18:00

(1일 8시간, 총 80시간)

교육비 무료

교육 장소 농업기술센터, 농사체험장,

친환경농업체험교육농장 등

인원 100명

수강 내용 이론 40%+실습 40%+벤치마킹

견학 및 평가 20%로 도시 농업 전문가로서

활동에 필요한 이론과 기술(도시 농업의

이해와 중요성, 토양과 비료, 생리 장해 대책,

병해충 관리, 잡초 관리, 친환경 농자재,

텃밭채소, 가정과수, 옥상농원, 상자텃밭,

잡곡 및 서류 재배, 벼 재배, 강의 기법 등)

신청 자격 서울 시민으로서 농업계 학교

출신자, 농업 관련 자격증 소지자,

영농 경력자(3년), 귀농 교육 등 농업 관련

교육(50시간 이상) 이수자, 서울시 소재 농업

관련 기관 및 단체 근무 경력자

(거주지 제한 없음)

신청 방법 서울시농업기술센터

홈페이지(agro.seoul.go.kr/) 참고.

Page 29: 도시 농업으로 부식은 자급하자

5 4

집 정원에서 과일이나 채소를 기르고 있다. 런던의 자루텃밭은 현재 737곳, 구획

수는 3만6,000개로 3만 명이 도시텃밭을 이용하고 있다. 공공 기관이 운영하는

임대텃밭은 10년 이상을 기다려야 차례가 돌아올 정도로 인기가 높다. 경작지가

부족한 런던에서는 상자나 자루를 이용해 콘크리트나 아스팔트 위에서 농사를

짓는 사례도 늘고 있다. 영국의 할당 채원지, 러시아의 다차(Dacha), 독일의

클라인가르텐(Kleine Garten), 북미의 커뮤니티 가든(Community Garden) 등

도시 농업은 전 세계적으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농업에 대한 도시인의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정부나 지자체에서 그와

관련해 법적 기반을 마련하고 다양한 지원책을 내놓고 있다.

2011년 11월에 도시 농업의 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을 제정했고, 주요 지자체에서는

농업기술센터를 설치하고 도시 농업 체험, 교육, 교류 등을 지원하고 있다.

도시 농업은 취미와 여가 또는 학습과 체험 등의 농사 활동을 말하는 것으로,

이 활동은 초반 가이드가 중요하다. 계절별로 맞는 작물, 물을 주는 시기, 병충해

예방법 등 전문 지식을 갖추고 재배해야 작물을 기르는 흥미나 보람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뿐 아니라 건강한 먹거리 생산과 가꾸는 즐거움, 심신의 건강까지 얻을

수 있다. 지역 공동체를 형성하고, 자연 친화적인 도시 환경 조성을 목적으로 삼은

만큼, 도시텃밭으로 인한 또 다른 환경 오염, 생산물 도난 사고 등 사회적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그에 따른 대책도 염두에 두어야 한다.

도시 농업이 주는 다섯 가지 장점

첫째, 체험의 재미가 있다. - 도시 농업은 생명의 성장을 관찰하면서 조금씩 변화하는

생명의 신비를 눈으로 확인하는 재미를 제공한다.

둘째, 신체적·정신적 건강을 얻을 수 있다. - 몸을 직접 움직여 밭을 일구고 씨를

뿌리고 작물을 수확하는 과정을 통해 자연과 동화함으로써 몸과 마음의 평안과

활력을 얻을 수 있다.

셋째, 안심 먹거리가 주는 안전함이 있다. - 직접 재배한 작물을 먹기 때문에 기를

때부터 몸에 해로운 것을 사용하지 않아 안심하고 먹을 수 있다.

information

차별화된 노후 설계, KB골든라이프 서비스급속하게 높아진 노후에 대한 고객의 니즈에 부응하기 위해 KB국민은행은 2012년 9월부터 차별화된 노후 설계

서비스인 ‘KB골든라이프’ 서비스를 제공해왔다. KB국민은행의 고객이라면 누구나 누릴 수 있는 ‘KB골든라이프’

서비스는 0세부터 100세까지 전 세대에 걸친 맞춤형 노후 준비 진단과 설계 서비스를 제공한다.

고객의 노후 설계를 위한 노후 준비 현황 진단과 설계 시스템인 ‘노후 설계 시스템’은 부족 자금을 진단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재무적인 이슈 외에 사회적 관계, 심리적 안정감, 노후 준비 원칙 등 비재무적 이슈에 대한 공감까지 도출한다.

본 시스템을 활용하면 7개 항목만 입력해도 기본 노후 설계가 가능하다. 이와 함께 고객은 노후 준비 지수 보고서를

통해 노후 설계 시스템으로 분석한 재무 지표와 별도의 비재무 지표를 종합해 현재 노후 준비 현황을 검토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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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째, 직접 수확하는 성취감이 있다. - 수확 경험이 있는 시니어에겐 어릴 적 추억을

떠올리게 하고, 처음 수확을 경험하는 시니어에겐 결실과 실제 생활에 쓰임이 있는

결과를 만나기에 큰 성취감을 제공한다.

다섯째, 주변 사람과 밝은 교류의 기회를 갖게 된다. - 도시 농업은 경험자에게

조언을 받거나 주변 사람과 나눠 먹는 등의 과정에서 많은 사람과 교류하게 되는

장점이 있다.

도시 농업에 필요한 자연환경과 작물은 어떤 것이 좋을까?

자연 농지가 확보되지 않은 도시 농업은 자투리텃밭, 주말농장, 옥상텃밭,

베란다텃밭 그리고 상자텃밭 등 다양한 농지를 활용해 농사가 이루어진다.

작물이 잘 자라는 온도는 각기 다르지만, 몇 가지 공통 특성이 있기에 이를

참고하면 도움이 된다. 우선 배추·무·당근은 4~35℃를 유지하며, 최적 온도는

15~30℃다. 상추·시금치·쑥갓·감자·완두는 0~35℃에, 최적 온도는 15~20℃이다.

고추·토마토·오이는 이보다 높아 작물 환경은 10~35℃에, 최적 온도는 20~30℃가

좋다. 이처럼 작물의 특성에 맞춰 봄에는 배추·무·쑥갓·파를 파종하고,

가을에는 상추·배추·파·총각무를 재배하는 이모작을 할 수 있다. 기본적으로 토양에

석회 비료와 퇴비로 영양을 듬뿍 주고, 땅을 고른 후, 이랑을 만들고, 씨를 뿌리는

순으로 재배를 시작한다. 작물 특성에 따라 재배 시기를 달리해야 하고,

농기구도 작물에 적합한 것을 사용한다.

시니어에게 도시 농업이 주는 의미는 무엇일까?

무엇보다 시니어의 건강한 정서 함양에 도움을 준다. 굳은 땅을 곡괭이로 일구고

씨앗을 심어 키운 모종을 옮겨 심고 잡풀을 뽑고 비료를 주고 물길을 내고 수확하는

과정을 통해 자연이 주는 혜택과 그에 순응하는 생명의 질서를 배우면서 겸허해지고,

그 귀한 결실을 식생활에 활용할 수 있다. 무공해로 기른 푸성귀는 식품으로서

몸에 주는 건강뿐 아니라 노동을 통해서 얻는 신체적 건강, 그리고 농사를 짓는

과정에서 얻는 정신적 건강, 마지막으로는 배우고 익히고 나누면서 이웃과 친화할

수 있는 사회적 건강까지 얻을 수 있는 그야말로 4종 건강 모두를 얻을 수 있는

보약덩어리라고 할 수 있다. 유미진 시니어는 친구의 도움으로 분양받은 6.6㎡ 면적의

‘실버텃밭’에 이랑마다 다른 채소를 기를 예정이다. 신혼인 아들 내외도 돕겠다고

했다며, 소풍을 앞둔 학생처럼 설레는 모습을 보였다.

서울시에서도 친환경 채소를 텃밭에서 내 손으로 직접 가꿀 기회를 시민에게

제공한다. 초보 도시 농부를 위해 도시 농업 전문가의 재배 지도도 제공한다.

서울시농업기술센터는 시니어가 텃밭을 가꾸면서 건강도 챙기고 여가 활동도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자 2008년부터 실버텃밭을 운영하고 있다. 강동구 상일동,

강서구 개화동, 서초구 내곡동 등 텃밭농장 7곳을 4~11월에 운영할 예정이며,

65세 이상 어르신, 다둥이가족, 다문화가족 등 참여자 1,250명이 홈페이지를 통해

신청을 했다(2월 10~17일). 그중에서도 65세 이상 시니어가 개인별로 참여하는

‘실버텃밭’은 65세 이상 어르신 900명에게 분양한다.

글 김형래(시니어 칼럼니스트ㆍ시니어파트너즈 상무, <어느 날 갑자기 포스트부머가 되었다>의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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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의 품격, 매너가 답이다 땀 흘리는 사람은 아름답다. 물론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다는 전제하에서다. 건강을 위해 시작한 운동도 마찬가지다. 여럿이 어울려 운동하다 보면 종종 사소한 에티켓조차 무시되는 상황을 겪는다. 몸과 마음의 품격을 높여줄 운동 매너가 절실히 필요한 시점이다.

Business Tip_성공 에티켓 g o l d & w i s e2 0 1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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좁은 실내 공간에선 배려와 양보

운동을 시작하고자 결심한 이들이 가장 먼저 하는 행동은 가까운 운동 센터에

회원으로 등록하는 일 아닐까. 그만큼 이제 막 운동을 시작한 사람부터 꾸준히

해오던 사람까지, 건강이라는 이유 아래 다양한 사람이 운동 센터를 찾는다.

그런데 좁은 공간에서 많은 사람이 어울려 운동하다 보면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행동 때문에 마음 상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다양한 종류의 운동 기구가

마련된 헬스장에서는 사용한 운동 기구를 제자리에 돌려놓는 매너는 필수다.

사소하지만 아령이나 볼을 사용하고 제자리에 돌려놓지 않는 이들도 적지

않다. 러닝머신이나 운동 기구에 땀이 묻으면 준비한 수건으로 닦아 다음 차례

사람을 배려하고, 실내용과 실외용 운동화를 구분해 신는 태도는 쾌적한

환경에서 운동할 수 있는 첫걸음이다. 이른 아침이나 퇴근 시간대처럼 북적이는

헬스장에서 사용하는 기구 위에서 휴대폰을 만지작거리거나, 물을 마시며

오랫동안 휴식을 취하는 행동도 남에게 피해를 주는 행동이다. 특히 운동 중

물을 마시거나 전화 통화를 하기 위해 러닝머신을 끄지 않고 내려오면, 사람들이

빈 기구로 착각해 무심코 러닝머신에 오르다 넘어지는 사고가 자주 발생한다.

러닝머신에서 내려올 땐 무조건 정지 버튼을 눌러야 한다. 무거운 바벨이나 덤벨

등을 바닥에 던지듯 함부로 다루거나 큰 소리로 대화하는 것, 또는 상대방이

원하지 않는 운동 조언도 예의에 어긋나는 행동이다.

수영장에서는 방향이 중요하다. 수영장 바닥과 벽에는 수영하는 사람의

진로를 나타내는 코스 라인이 그려져 있다. 기본적으로 수영은 코스 라인보다

오른쪽에서 진행하는 게 좋다. 추월할 때나 턴할 때 상대편과 충돌할 위험이

크기 때문이다. 앞서가는 사람을 따라잡아 추월할 경우엔 앞사람의 발을

가볍게 터치하고 안쪽을 통과해 상대방과 부딪치지 않도록 주의한다. 가벼운

접촉이 있을 땐 무시하듯 지나치지 말고 반드시 미안하다는 의사를 전한다.

수영장 안에서 쉴 때는 도착한 벽의 왼쪽을 이용하고, 여러 사람이 한 코스에서

수영할 때엔 앞에서 턴한 사람의 머리가 수면으로 나오면 앞사람의 움직임을

살핀 후 출발한다. 수영복으로 갈아입기 전 샤워는 기본, 수영장 물에 침을 뱉는

비상식적인 행동은 삼간다. 특히 여성은 반지, 목걸이와 같은 액세서리는 충돌 시

상처를 입힐 위험이 높기 때문에 착용하지 않도록 한다. 자신의 수준과 맞지 않게

무리한 코스에서 수영할 때는 다른 사람의 진로 방해는 물론 근육 경련과 같은

응급 사고가 발생할 수 있으니 자신에 맞는 코스를 선택하도록 한다.

승용마와의 교감이 먼저, 클래식한 승마 매너

도심 근교에 잘 정비된 승마 클럽이 문을 열면서 여가를 즐기려는 사람의 발길이

자연스레 늘고 있다. 승마를 즐기려면 가장 먼저 부츠, 승마복, 모자, 장갑 등

안전하고 단정한 복장을 갖춰야 한다. 승마는 우측통행이 기본이므로 다른

승마자의 반대 방향으로 걷지 않도록 한다. 전후좌우 3m 이상 안전거리를

유지해 초보자의 말이 따라서 뛰는 일이 없도록 세심한 주의도 필요하다. 승마는

살아 있는 말과 함께하는 신체 운동이기에 작은 실수 하나가 자칫 자신뿐

아니라 타인도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 승용마와 충분히 교감을 나눌 수 있는

Page 31: 도시 농업으로 부식은 자급하자

5 8

준비 운동과 걷기, 칭찬이 곁들여진 마무리 정리 운동은 승마의 기본 자세라 할

수 있다. 의도대로 되지 않는다고 승용마에게 감정적 위협을 가하거나 스스로

제어하지 못하는 상태로 달리지 않도록 주의한다. 어떤 상황에서도 화를 내거나

큰 소리를 내며 자극적으로 고삐를 당기는 등과 같은 과격한 행동은 자제한다.

승용마는 본능적으로 겁이 많아 처음 보는 물건이나 상황에 크게 놀랄 수 있다.

소음, 비명, 카메라 불빛, 애완동물을 풀어놓는 등 위협적으로 느낄 수 있는

행동을 취하지 않도록 한다. 무엇보다 다른 승마자와 승용마를 배려하는 품위

있는 언행이 중요함을 잊지 말 것. 다른 승마자에게 승마를 함부로 가르치는

태도도 비매너다. 스스로 익혀가는 과정을 존중하는 자세가 중요하다. 야외

승마는 승마 예절은 물론 다양한 돌발 변수에 안전하게 승마할 능력을 갖춘 후

적당한 코스를 선택해야 한다.

등산, 조급증은 내려두고 여유로운 마음으로

산림청에서 실시한 설문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77%가 우리나라 국민의 등산

에티켓 수준을 보통 이하로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완벽한 등산 장비를

갖추는 것처럼 서로가 지켜야 할 매너도 단단히 챙겨야 한다. 일반적으로 산을

오르는 사람이 더 힘들고 지치기 때문에 내려가는 사람이 먼저 양보한다. 좁은

등산로에서도 우측통행은 기본, 잠시 쉬고자 할 때는 중간중간 휴식 장소를

이용하고 부득이하게 등산로에서 쉴 때는 길 가운데가 아닌 옆으로 비켜선다.

특히 앞에서 잘 가고 있는 사람을 무리하게 추월하지 않는다. 피치 못할 경우엔

양해를 구하자. 산에서 만나는 모든 사람과 반드시 인사를 나눌 필요는 없지만,

상황에 따라 가볍게 “고생하십니다” 정도의 인사를 나누는 것도 기분 좋은

산행을 즐기는 일이다. 단체로 산행할 때는 선두에 선 사람이 먼저 인사를 건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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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formaTion

연령별 내 몸에 꼭 맞는 운동 습관일반적으로 운동은 일주일에 3~5회가

적당하다. 고혈압이나 심장병 등 심혈관

질환자는 강도 높은 운동을 피하고 운동

시간을 길게 하되 힘이 덜 드는 운동으로

채워야 한다. 당뇨병 환자는 운동전·후 혈당

검사를 해 운동이 혈당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낮추는지 스스로 체크한다. 운동

시간은 관절, 근육, 아킬레스건 등에 통증이

오지 않는 선에서 하는 것이 안전하다.

선택이 아닌 필수, 40대 성인병이 남의

일만으로 치부 할수 없는 나이로, 여성은

골다공증이 시작되는 시기다. 수영이나 등산,

빨리 걷기 등의 유산소 운동이 도움이 된다.

하루 30분 가볍게, 50대 근력이나 순발력

등이 대체적으로 떨어진 상태기 때문에 체력

소모가 큰 운동은 피한다. 중년 여성은 혈액

순환과 관절염 예방을 위해 자전거, 수영,

에어로빅 등이 좋고 스트레칭도 도움이 된다.

하루 30분 러닝머신을 이용한 가벼운

운동이 좋다.

내 몸 체크가 먼저, 60대 운동이 습관화돼

있지 않은 상태라면, 운동을 시작하기 전

전문의와의 상담은 필수다. 순간 근육의

힘과 지구력을 보는 근력 검사, 심폐 지구력

등 몸 상태를 면밀히 체크한 뒤 산책이나

맨손체조, 자전거 등의 유산소 운동 위주로

한다.

스트레칭 위주로, 70대 한 번에 장시간

운동을 하기보다는 조금씩 자주, 몸의

일부분을 사용하는 것보다는 온몸을 움직일

수 있는 운동이 좋다. 운동 시작 전후 반드시

준비 운동과 정리 운동이 필수며, 걷기나

산책을 위주로 가벼운 스트레칭을 자주

한다.

뒷사람은 가볍게 눈인사 정도를 나누면 된다. 무엇보다 등산은 안전이 중요하다.

산에서 발생하는 사고 중 절반은 음주에 의한 경우라니, 산에서는 절대 술을

마시면 안 된다. 땀을 통해 수분과 전해질이 빠져나가 탈수 증상이 오기 쉬우니,

운동 후 음주는 가급적 삼가고 물과 이온 음료로 수분을 보충한다.

이 외에도 라디오나 휴대폰 음악 소리를 크게 켠 채 산행하는 경우, 과일 껍질과

같은 쓰레기를 버리고 오는 경우, 등산로를 벗어난 산행이나 낙서와 같은

행동도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산에서만큼은 여유를 가지고 행동함이 서로에게

불쾌감을 주지 않는 최선의 방법임을 잊지 말자.

보행자를 우선으로 안전하게 즐기자

제법 따사로운 온기가 밴 바깥바람이 나들이를 부추기는 봄철에는 공원이나

정비된 자전거 도로에서 자전거나 인라인스케이트를 타는 사람을 자주 볼

수 있다. 보행자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헬멧이나 무릎 보호대 같은

보호 장비를 갖추는 것만으로도 매너 있는 자세의 절반은 마친 셈이다.

자전거는 인도에선 자동차와 같다고 여기면 된다. 언제나 보행자가 우선이라는

생각으로 인도에서는 자전거에서 내려 끌고 간다. 자전거 도로에서도 예외

없이 우측통행을 한다. 빠르게 속도를 내며 지나가는 자전거를 염두에 두고

가능한 한 가장자리 오른쪽으로 달리되, 적정한 안전거리는 필수다. 앞선

자전거를 추월할 경우 미리 그 자전거의 왼쪽으로 방향을 알린 후 지나간다.

사람을 추월할 때도 마찬가지다. 함부로 벨을 울리며 경고하기보단 부드럽게

“왼쪽으로 지나가겠습니다”라며 자신의 진행 방향을 말하는 것이 낫다. 속도가

빠른 인라인스케이트를 탈 때도 마찬가지로 추월할 경우 자신의 진행 방향을

상대편에게 알려 사고를 예방한다. 다른 자전거와 부딪치는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선 달리는 도중 갑자기 방향을 바꾸거나 급하게 멈추지 않는다.

천천히 속도를 줄이며 다른 공간으로 안전하게 이동하도록 한다.

두 줄로 나란히 상대방과 이야기하며 달리거나 이어폰으로 음악을 듣거나

전화 통화를 하며 달리는 것도 위험한 행동 중 하나다. 요즘에는 애완견과

함께 달리는 경우가 많은데, 사람들이 몰리는 공원에선 서로에게 불편을 줄 수

있으니 삼가도록 한다. 야간에 자전거를 탈 때는 반드시 라이트를 켜야 하고, 앞

라이트는 아래로 숙여서 반대편에서 오는 사람의 눈이 부시지 않도록 배려한다.

대표적인 유산소 운동 중 하나인 인라인스케이트는 앞, 뒤, 양옆으로 충분한

공간이 필요하다. 속도를 본격적으로 내기 전까진 적당한 공간을 확보해야만

접촉 사고를 예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뒷사람이 추월할 때는 공간을 만들어주며

비켜서거나 속도를 줄이는 것이 좋다. 인라인스케이트는 순간적으로 정지하기

힘든 운동이기 때문에 갑자기 방향을 바꾸거나 급회전과 같은 동작은 피해야

한다. 속도가 빠를수록 사고 위험이 커지기 때문에 사람들이 붐비는 곳에선

속도를 조절해야 한다. 인도에서는 자전거와 마찬가지로, 보행자가 우선이라는

생각으로 보행자에게 자신의 진로 방향을 반드시 알린다.

에디터 이은혜 포토그래퍼 김재이 어시스턴트 이선우 참고도서 <클래식 승마>(김운영 지음, 김영사 펴냄)

소품협찬 카발레리아 토스카나(02-3479-6036, 02-3467-8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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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서울 태생인데, 주꾸미는 사실 어른이 다 되어서 처음 먹었다. 글밥과 인쇄밥

먹고사는 이들이 많은 충무로 언저리의 어느 가게였다. 이 동네의 그런 직업인은 입맛이

까다롭기로 유명해 어지간한 맛으로는 장수하기 어렵다고 알려졌다. 과연, 자그마한

미니 2층을 독채로 쓰는 그 집은 손님들로 미어터졌다. 아래 위층으로 주꾸미 굽는

연기가 자욱해서, 좀 과장해서 말하면 옆 테이블 손님 얼굴이 희미하게 보일 지경이었다.

연탄불을 불땀 좋게 피우고 석쇠에 고추장 양념 묻힌 주꾸미를 구우니 연기가 많이 날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먹고는 지하철을 타면 주위 사람들이 슬금슬금 피했다. 사흘이

지나도 옷에서 사라지지 않던 주꾸미 불구이 냄새! 지금도 그 집은 명소로 영업을 하는

모양이다.

주꾸미를 어려서 먹어보지 못한 데는 다 이유가 있다. 낙지나 문어처럼 생겼지만 별로

대접해주지 않는, 약간 천덕꾸러기랄까 그런 어물이었다. 잘 잡히고 값은 별로 쳐주지

않으니 대개 산지에서나 소비하고 서울까지 나들이를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래서

주꾸미라면 으레 고추장구이로나 먹는 줄 알았던 서울 촌놈이었다. 그러다 인천

여자한테 장가가서 주꾸미의 각별한 맛을 알게 됐다. 봄에 햇살이 곰살맞아지고,

부드러울 때 주꾸미가 인천의 시장에서 선보인다. 그러면 장모는 얼른 한 소쿠리 산다.

우선 싱싱한 놈으로 골라 다리를 툭툭 잘라 횟감으로 내놓는 것이다. 장인은 이 요리를

아주 좋아하신다. 주꾸미 빨판은 거뭇거뭇한 것이 있고, 다리가 짧아 사실 별로 당기는

맛이 아니다. 낙지에 비하면 거의 천대받다시피 한 이유가 가늠된다. 게다가 입에 넣으면

food essay_미각의 즐거움

통통하게 살 오른 봄의 전령사

주꾸미의 참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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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감도 미끄덩하다. 그런데 이게 묘한 맛이 있다. 낙지는 아살아살하게 씹힌달까, 쫄깃한

맛이 있는데 주꾸미는 뭉크렁 질깃하게 씹힌다. 이 표현들이 표준어가 아니라고 뭐라

하지 마시라. 두 어물의 맛을 비교하자면 그렇다는 말이다. 낙지와 달리 다리가 짧고

통통해 입에서 욱신욱신 씹힌다. 이빨이 차진 살점 속으로 박힐 때 느낌이 깊고 뻑뻑한

것이다. 서해안 사람들은 그 맛을 즐기는 모양이다. 장인을 따라 한두 점 먹다 보니 이젠

봄만 기다리는 처지가 됐다. 봄 주꾸미의 다리! 아, 이건 서해가 그대로 오는 것 아닌가.

짭짤하고 은근한 바다 향이 비릿하고 뒤로는 섬세하게 끊어지는 맛이 있는 것이다.

앞서 충무로 불구잇집을 소개했는데, 인천과 서해안 사람들의 고추장 주꾸미구이는

정말 환장할 맛이다. 집에서는 석쇠에 불구이할 형편이 안 되니까 팬에 볶게 되는데,

밥도둑 밥도둑 하는데 이만한 것도 드물다. 아니, 술도둑이다. 물이 좋은 주꾸미일수록

물이 배어나오지 않아 바특하게 볶아진다. 야들야들하달까. 씹을 새도 없이 꿀떡

넘어간다. 주꾸미는 회보다 볶음이 더 낫다는 말이 나오는 배경이다. 우선 밀가루를

뿌리거나 솔로 다리를 잘 문질러 닦는다. 바다 오염 물질이 빨판에 주로 쌓이는

까닭이다. 대가리를 툭툭 자른다. 살아 있는 채로 하면 고통을 많이 주니 뜨거운 물에

재빨리 담가서 죽인 후 하는 게 좋다. 다리만 잘라서 볶는데 고추장보다는 향이 좋은

고춧가루로 볶는 게 더 낫다. 나중에 고추장을 조금 섞거나 물엿으로 달달한 맛을 주면

좋다. 마늘과 파도 과하게 쓸 필요가 없다. 제철 주꾸미는 그저 제물로 이미 맛이 충분히

들어 있기 때문이다. 요리는 팔 할이 재료란 말이 허언이 아닌 셈이니.

이탈리아에서 여러 종의 문어를 요리했다. 낙지, 문어, 주꾸미. 모두 다리가 8개 달린

친척들이다. 주꾸미는 삶아서 샐러드를 하거나(홍합 살과 섞어 레몬즙에 버무리면

아주 맛있다), 통째로 숯불 그릴에 구웠다. 산 주꾸미는 유통되는 걸 못 봤다. 죽었지만

싱싱한 게 식당에 들어온다. 그걸 잘 씻은 후 올리브유와 소금, 파슬리에 재운다. 주문이

들어오면 그릴에 올려 굽는다. 보드랍게 구워지면 레몬즙을 뿌려서 냈다. 매콤하게

하면 더 맛있을 것 같은데, 뜻밖에도 양념 없이 구이로 팔았다. 기본적으로 이탈리아

사람은 문어를 좋아하고, 낙지나 주꾸미는 많이 먹지 않는다. 잡히는 양도 적은 듯하다.

주꾸미는 문어과에 든다. 별로 시답잖은 어물인지 옛 어른도 대우를 별로 안 해준

모양이다. 오래된 신문과 잡지에서도 거의 거론되지 않는다. 그런데 <자산어보>에는

등장한다. 정약전 선생이 위대하다는 말은 이런 걸 두고 하는 이야기다. 시시해 보이는

존재도 꼼꼼히 기록해 그 가치를 존중한 것.

그 기록에 따르면 한자어로 준어( 魚), 속명을 죽금어(竹今魚)라 붙였다. 주꾸미라는

속명을 따서 한자어를 만든 것이다. “크기는 4, 5치(15cm 안쪽)에 지나지 않고 모양은

문어와 비슷하나 다리가 짧고 몸이 겨우 문어의 반 정도다”라고 써 있다. 최대 길이

30cm짜리도 있다고 하나, <자산어보>에 나온 바처럼 4, 5치가 보통이다. 낙지보다는

문어처럼 생겼다. 성질도 아주 기세 있다. 잡아서 도마 위에 올려놓으면 머리를

치켜세우고 성을 낸다. 낙지나 문어처럼 다리 2개가 더 길지 않고 8개의 길이가 비슷하다.

<난호어목지>에는 주꾸미의 중요한 특징을 써놓았다. 봄 주꾸미는 머릿속에 흰 살이

가득 차 있는데 찐 밥과 같다는 것이다. 그래서 일본인이 밥 반 자를 써서 ‘반(飯)초’라고

했다는 내용이다. 이 밥을 즐기려고 주꾸미를 먹는 사람이 많다. 흔히 푹 삶아 머리를

먹게 되는데, 먹물 간이 밴 알집이 아주 맛있다.

HealtH tip

입맛과 건강을 선물하는 주꾸미의 효능 주꾸미는 여름을 제외한 모든 계절에

맛볼 수 있지만, 3~5월의 주꾸미는

살과 알이 통통하게 차올라 더

맛있다. 특유의 쫄깃한 식감은 입맛을

돋우고, 먹물에는 위액 분비를

촉진하는 뮤코다당류가 들어 있어

입맛이 없거나 소화력이 떨어지는

이들이 먹으면 좋다. 특히 주꾸미에는

EPA, DHA가 풍부해 뇌의 활동을

원활하게 하므로 기억력이 감퇴하는

성인에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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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양 만점 주꾸미 요리 1

봄에 노량진에 가면 주꾸미 샤브샤브가 인기다. 샤브샤브란 살랑살랑 흔들거리거나

철벅거린다는 뜻의 일본어다. 한자어로는 보통 ‘쇄양육( 羊肉)’이라고 한다. 쇄란

빨래를 흔들어 헹구는 동작을 말한다. 양고기를 얇게 저며 육수에 넣어 익혀 먹는다는

뜻이다. 주꾸미는 얇은 고기 조각이 아니므로 샤브샤브하거나 ‘쇄’한다고 할 수 없지만

가볍게 데친다는 의미로 그렇게 부른다. 노량진의 횟집에 주꾸미를 사들고 가면 머리는

잘라서 탕에 미리 담가 끓이고, 다리만 잘라 채소와 바지락 국물 삶은 물에 데쳐 먹게

준비해준다. 진달래 필 때 조개가 가장 맛있다고 했으니, 두 어물이 제대로 제철을 만나는

셈이다. 다리는 크기와 두께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5초만 담가두면 된다. 물론 푹 익힌

주꾸미도 제철에는 맛있지만 야들한 맛을 살리려면 슬쩍 담가야 한다. 어떤 양념도 없이

그냥 먹는 게 좋다. 살 속에 즙이 있는 것처럼 씹힘이 좋다. 그렇게 다리를 다 먹는 동안

머리가 익었다. 먹통이 터지고 졸아붙으면서 국물은 검은색 타르처럼 변한다. 머리를

건져서 입에 넣는다. 봄 주꾸미가 품은, 알이 알알이 터지면서 입안을 자극한다. 알이

많으면 좋은 줄 알지만 4월 정도까지 알이 반 남짓 찼을 때가 가장 좋다. 알집이 꽉 차면

몸속의 영양을 알에 모두 내준 꼴이 되어 살맛이 덜린다(줄어든다).

그렇게 다 건져 먹은 국물에 밥을 볶거나 라면을 삶는 게 정석(?) 코스가 된다. 방식은

서해안 산지에서 약식으로 유행한 것이 서울로 전파된 듯 보인다. 이 기사를 쓰고 촬영을

하기 위해 이른 시기인 2월에 시장을 봤다. 살아서 아주 탱탱한 놈이 킬로그램당 2만

5,000원 선이다. 크기도 제법 올라왔다. 요새 중국산도 많이 들어오는데, 모양이 조금씩

다르다고 한다. 국산은 크기가 대체로 작고 회색을 띠는 데 반해, 중국산은 크기가 크고

노란빛을 띤다. 또 국산은 빠릿빠릿하고 먹물이 많지만, 중국산은 그렇지 않다고 한다.

주꾸미는 여름과 가을에는 덜 자라서 어린 개체가 많다. 봄에 확실히 커진다. 주꾸미는

수온이 떨어지면 깊은 바다로 나가서 산다. 봄이 되면 수온도 올라가고 주 먹이인

주꾸미구이와 토마토소스 재료(4인 기준)

주꾸미 1kg, 토마토소스 한 컵,

올리브유·파슬리·후추 약간씩

만드는 법

1 주꾸미는 잘 씻어 끓는 물에 재빨리 데쳐 다리만

자른다. 2 자른 다리를 팬에 굽는데, 오래 굽지 않는다.

3 머리도 푹 삶아서 한 번 더 팬에 구워 같이 내도

좋다. 4 토마토소스를 결들이고 파슬리, 후추를 뿌려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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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양 만점 주꾸미 요리 2

새우가 많이 서식하는 가까운 바다로 붙는다. 어획법은 그물로 잡는 경우도 있지만,

피뿔고둥(소라) 껍데기를 많이 이용한다. 줄에 빈 껍데기를 매달아 바다에 내리면

주꾸미가 그 속에 들어가서 웅크린다. 좁은 틈에 몸을 숨기는 버릇을 이용하는 것이다.

그물보다 소라로 잡는 것이 산 채로 포획하기도 좋다고 한다. 6월이 되면 주꾸미 철이

끝난다. 비가 많이 내려 해수 염도가 낮아지면 연안으로 나간다. 주꾸미는 3, 4월에 주로

포란하고 산란하는데, 교미는 팔완목(다리 8개인 종류)답게 수컷의 다리 하나가 성기가

되어 암컷의 생식기에 접촉한다. 문어나 낙지가 정력에 좋다는 말이 그래서 나온 것이다.

그런데 실제로도 그런 효과가 있다. 타우린 때문이다. 피로 해소에 좋은 아미노산이다.

눈에도 좋다. 제2차 세계 대전 당시 일본군 조종사에게 주꾸미 달인 물을 먹여 시력을

향상시켰다는 기록이 있다. 요즘처럼 첨단 장비가 없는 당시 전투기는 육안으로 목표물을

파악했기 때문에 그랬을 것이다. 주꾸미는 문어의 2배, 오징어의 5배에 달하는 타우린이

함유돼 있다. 옛날 신문을 보니 어떤 의사 선생의 이야기가 실려 있는데, 특이한 대목을

발견했다. 충무김밥에 대한 사연인데 원래 그쪽에서 요즘처럼 오징어가 아니라 주꾸미를

썼다는 것이다. 부둣가 할매김밥집에 가면 어부들이 김밥을 시켜 무침 주꾸미에 소주를

마시고 있더라는 말씀이다. 그만큼 흔하고 싼 재료였다는 뜻도 되겠다. 요즘 물가라면 질

좋은 주꾸미를 충무김밥에 쓰면 1인분에 3만원은 받아야 할 듯하다.

주꾸미가 보물을 건진 일도 있다. 2007년 충남 태안 앞바다에서 고려청자 수천 점을

발견한 것도 주꾸미였다. 어민들이 건져 올린 주꾸미 빨판에 청자가 달라붙어 있었던

것이다. 그나저나 주꾸미는 언제 ‘쭈꾸미’가 될까. 자장면은 짜장면이 되었는데 말이다.

참, 봄에 서해안은 온통 주꾸미 축제다. 해마다 3월이면 충남 서천 서면 마량리 동백정

주변에서는 동백과 주꾸미를 테마로 ‘동백꽃·주꾸미 축제’가 열린다. 이곳 말고도

어지간한 어항에서는 모두 주꾸미 잔치가 열린다. 골라잡아 가시면 되겠다.

글·요리 박찬일(요리연구가, 이탤리언 레스토랑 ‘인스턴트 펑크’ 셰프) 포토그래퍼 최충식 어시스턴트 박혜미

주꾸미 샐러드재료(4인 기준)

주꾸미 1kg, 셀러리 한 줄기, 어린잎 약간, 올리브유

10큰술, 레몬즙(또는 화이트 와인 식초) 5큰술,

소금·후추 약간씩, 바질(프레시)과 홍합 살(선택)

만드는 법

1 주꾸미를 잘 닦아 끓는 물에서 살짝 데친다. 다리만

잘라내고 머리는 다시 푹 삶아서 이용한다.

2 올리브유와 레몬즙에 소금을 조금 넣고 잘 휘저어

소스를 만든다. 3 셀러리와 삶아서 깐 홍합 살(선택),

바질 등을 넣어 잘 버무린다. 어린잎을 곁들여 낸다.

Page 34: 도시 농업으로 부식은 자급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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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의 적, 미세 먼지봄철마다 기승을 부리던 황사보다 강력한 존재가 나타났다. 온갖 유해 물질로 가득한 중국발 미세 먼지가 한반도에 회색 공포를 불러일으키고 있는 것. 더는 외면할 수 없는 공공의 적 미세 먼지로부터 가족의 건강을 지키는 방법을 살펴본다.

Health_내 몸 다스리기 g o l d & w i s e2 0 1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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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듣는 기상 예보에 빠짐없이 등장하는 단어가 있다. 바로 미세 먼지다. 처음엔

‘황사 정도이겠거니’라고 여기던 사람들도 이제는 심각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마음대로 외출할 수도, 창문을 열 수도 없을 정도로 심각한 문제가 된 미세

먼지는 한마디로 눈에 보이지 않는 작고 가는 입자를 말한다. 입자 지름이 10㎛

이하를 미세 먼지(PM10)라 하고, 2.5㎛ 이하면 초미세 먼지(PM2.5)라고 한다. 이때

1㎛는 1,000분의 1㎜를 뜻한다. 상상만으로도 얼마나 미세한지 짐작할 수 있다.

특히 초미세 먼지는 미세 먼지의 4분의 1 수준에 지나지 않는다.

눈에 보이지 않아 더 무서운 미세 먼지

그렇다면 왜 우리의 일상생활에 빨간불이 켜질 만큼 미세 먼지가 위험한 것일까.

황사와 비교해보면 차이를 알기 쉽다. 황사는 중국과 몽골 사막 지대에서

우리나라로 불어온 흙먼지다. 발원지도 사막으로 비교적 한정돼 있다. 그에 반해

미세 먼지는 우리네 일상생활 곳곳에서 발생한다. 자동차 배기가스, 공장의 매연,

각종 산업 현장에서 발생하는 분진과 같은 것이 한데 뒤섞여 있다. 특히 배기가스,

매연에서 나온 탄소, 금속 성분 등의 입자가 공기 중에서 산소나 수증기 등과

화학 반응을 일으켜 2차 오염 물질을 생성해낸다. 납과 카드뮴, 알루미늄처럼

듣기에도 무시무시한 중금속이 공기 중에 떠다니는 것이다. 그리고 미세 먼지

농도가 높은 날은 시야가 한층 흐려 보이는데, 이는 각종 오염 물질을 품은

스모그와 결합해 있기 때문이다. 황사와 미세 먼지의 또 다른 차이점은 우리 몸에

침투하는 방식이다. 공기 중에 섞여 있는 먼지나 바이러스, 세균은 1차 코털에서,

2차로 우리 몸의 코와 목, 기관지 등 숨을 들이쉬고 내쉬는 호흡기의 섬모에서

걸러진다. 황사는 입자가 비교적 크기 때문에 섬모에서 상당 부분 걸러지며, 폐

안으로 들어가더라도 일정 정도 우리 몸 자체적으로 정화할 수 있다. 하지만

미세 먼지는 크기가 너무 작아 섬모에서 걸러지지 않고 그대로 폐까지 들어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폐포까지 침투해 몸속에 차곡차곡 쌓인 중금속은 각종

호흡기 질환은 물론 혈액에까지 녹아들어 심혈관계 질환이나 면역계 이상을

불러온다. 독성 물질이 모세 혈관에 유입되면 혈액의 점도가 높아지고, 혈관을 좁게

수축시키는 결과를 초래한다. 그뿐 아니라 노약자나 호흡기 질환이 있으면 이런

염증은 치명적인 폐렴을 일으킬 수도 있다. 직접적으로 치명적인 질환을 일으키지

않더라도, 코와 기도 점막 등 기관지를 자극해 기능을 떨어뜨려 비염이나 중이염,

천식 같은 염증을 악화시킬 수 있다. 눈병과 같은 알레르기를 유발하거나 피부에

달라붙어 각종 피부 트러블을 일으키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외출 전 예보 체크는 선택, 황사 마스크는 필수

미세 먼지를 완벽히 차단할 수는 없지만 가능한 한 몸으로 유입되는 양을

줄이도록 애써야 한다. 우선 외출 전 미세 먼지 예보를 체크한다. 미세 먼지

농도가 81~120㎍/㎥이면 노약자와 어린이는 가급적 장시간 외출을 하지 않는다.

121~200㎍/㎥는 호흡기나 심 질환자, 노약자는 야외 활동을 자제하고 일반인도

실외 활동에 주의가 필요하다. 201~300㎍/㎥는 미세 먼지 농도가 심한 경우로,

노약자와 어린이는 실외 활동을 제한하고 일반인도 활동을 삼갈 만큼 높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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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의가 요구된다. 마지막으로 301㎍/㎥일 때 노약자는 실내 활동 위주로 생활하고,

일반인도 실외 활동을 자제해야 한다. 예보를 통해 미세 먼지 농도가 짙은 날에는

되도록 바깥 활동을 줄이거나 피하는 것이 좋다. 자동차 배기가스는 오전 6시를

기준으로 서서히 오염 농도가 올라가는데, 아황산가스는 오전 8~10시, 부유

분진은 오전 9~11시, 오존은 오후 2~4시에 하루 중 농도가 가장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외출 시 황사 마스크는 필수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허가한 황사 마스크에는

미세 먼지를 여과할 수 있는 필터가 내장돼 있다. 구입할 때 외부 포장에

‘의약외품’이나 ‘황사 마스크’로 표시된 제품인지 꼼꼼히 살펴본다. 그리고 무엇보다

마스크는 얼굴에 밀착되도록 착용한다. 간혹 손수건이나 휴지를 마스크 안쪽에

넣어 호흡기를 감싼 다음 착용할 때가 있는데, 오히려 밀착력을 떨어트려 효과를

기대하기 힘들다. 모양을 변형시키지 않도록 주의하며, 세탁을 하면 필터가

손상되고 세균 감염 가능성도 높아지기 때문에 일회용으로 쓴다.

미세 먼지는 피부에 잘 달라붙어 피부 질환을 악화시키기도 한다.

미세 먼지 입자가 모공을 막아 피부에 자극을 주기 때문에 아무것도 바르지 않은

민낯은 평소보다 더 위험할 수 있다. 화장품이 일종의 피부 보호막인 셈이다. 기초

화장품은 물론 자외선 차단제까지 꼼꼼하게 바르는 것이 좋다. 외출에서 돌아온

뒤에는 즉시 샤워를 한다. 피부에 쌓인 미세 먼지는 세안 한 번만으론 씻어내기

어렵기 때문에 모공 속까지 클렌징하고 2차 세안을 하도록 한다. 부드럽게 거품이

밀리는 정도의 가벼운 마사지 형태로 문지르되 10번 이상 씻어낸다. 적당히 차가운

물로 마무리해 모공을 조이고 피부를 진정시킬 수 있는 제품으로 민감해진 피부를

달래주는 것이 좋다. 단, 미세 먼지 때문에 세안을 너무 자주 하면 피부가 더 건조해

질 수 있으니 하루 2번 정도가 적당하다.

실내 미세 먼지 제로, 관건은 습도 유지

환기를 위해 창문부터 열고자 한다면 가장 먼저 예보부터 확인하자.

미세 먼지 농도가 높은 날엔 환기는 금물. 미세 먼지의 유입을 최대한 막는 것이

중요하다. 매일 환기를 못하는 만큼 침구 세트는 자주 세탁하고, 침구 청소기를

이용할 때 진드기 제거는 물론 알레르기 케어 시스템이 탑재된 제품을 고르는

것도 방법이다. 봄철 실내 습도는 55% 정도로 유지하고, 가습기나 공기 청정기,

에어워셔를 통해 실내 공기를 정화하고 적정 습도를 유지한다. 가습기는 사람과의

거리를 최소 3m 정도로 두고, 장시간 틀기보다는 몇 시간 작동한 후 조금씩

환기하도록 한다. 정수 처리된 깨끗한 물로 매일 갈아주며, 씻을 때는 세제 대신

베이킹 소다나 식초를 이용하면 도움이 된다. 실내 청소를 할 때도 청소기보다는

물걸레로 청소해야 바닥에 쌓인 먼지가 날리지 않는다. 청소기를 쓸 때는 먼지

방출량이 0%에 가까운 제품을 사용하도록 한다. 틈틈이 가구에 쌓인 먼지를

닦아 실내 미세 먼지 농도를 낮추고, 분무기로 물을 뿌린 후 걸레로 닦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다. 공기 청정기나 가습기 이용이 여의치 않으면 분무기로 물을 자주

뿌려도 된다. 혹은 숯을 깨끗이 씻어 그늘에 말린 뒤 그릇의 3분의 1 정도만 물에

잠기게 담가두면 습도 조절과 동시에 공기 정화 효과까지 누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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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별 맞춤 기능성 식물로 효과 두 배

실내 공기를 정화하는 식물을 키우는 것도 실내 먼지 제거에 유용하다. 실내

공간의 2%를 식물로 채우거나 거실에 1m 이상 되는 화분을 3~4개만 놓아도

미세 먼지 농도가 현저하게 줄어드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현관은 빛이 잘 들지 않으면서 수시로 문을 열고 드나들기 때문에 외부로부터

미세 먼지가 자주 유입되는 공간이다. 벤자민 고무나무, 스파티필름 등 잎이

넓은 식물이 먼지를 제거하는 데 유용하며, 음지에서도 잘 자라고 추위도 잘

견디는 식물이 적당하다.

가족이 모여 대부분의 시간을 공유하는 거실은 특히 실내 먼지가 쌓이기 쉽다.

공기 정화 능력이 뛰어나며 빛이 적어도 잘 자라는 관엽 식물이 적당하다.

아레카야자, 인도 고무나무, 대나무야자 등이 대표적이며, TV 전자파 차단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다. 특히 아레카야자는 미국항공우주국 나사가 선정한

대표적인 공기 정화 식물로 그 효능이 입증되었고, 새집증후군을 없애주는

산세비에리아는 다른 식물에 비해 30배나 높은 음이온을 방출해 어떤 공간에

두어도 제 몫을 톡톡히 해낸다.

베란다는 햇볕이 잘 들고 통풍이 잘돼 식물을 키우기 이상적인 공간이다.

물론 미세 먼지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는 공간인 탓에 식물이 가장 필요한

공간이기도 하다. 고무나무, 크로톤과 같이 키가 큰 식물은 그만큼 광합성

작용이 활발해 많은 양의 산소를 내뿜어 거실 공기까지 맑아지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빛이 있어야 잘 자라는 분화 국화, 시클라인도 적당하다.

주방에는 일산화탄소와 음식 냄새 제거에 효과적인 스킨답서스, 타임세이지,

히아신스, 수선화, 아멜란드라가 좋다. 암모니아 제거는 물론 제습 능력이

뛰어난 관음죽은 욕실과 잘 어울리며, 침실에는 밤에 공기 정화 능력이 뛰어나며

음이온을 방출하는 호접란, 산세비에리아, 스타티스, 나발리 등이 좋다.

식탁 위엔 섬유질이 많은 채소와 과일 위주로

가장 중요한 습관은 물을 자주 마시는 것이다. 수분이 부족하면 코와 기관지가

건조해지고, 섬모 운동에 문제가 생겨 먼지를 거르는 기능이 현저히 떨어진다.

담배 연기 역시 점액 섬모의 기능을 방해한다. 그 때문에 금연은 필수고, 커피

같은 이뇨 작용을 하는 음료보다는 생수나 차를 마시는 것이 좋다.

천식 치료제로 쓰이는 테오필린 성분이 많이 함유된 녹차를 마시거나 기관지에

좋은 과일로 알려진 배와 생강차, 도라지즙에 꿀을 타서 마시는 것도 호흡기

건강에 좋은 방법이다. 수분 섭취와 함께 섬유질이 많은 채소나 과일 섭취도

간과해서는 안 될 사안이다. 섬유질이 풍부한 잡곡밥과 고구마, 감자류는

염증을 낮추는 데 효과가 있고, 장 운동을 활성화해 유해 물질의 배출을 돕기

때문이다. 채소의 녹색 잎에는 엽록소와 카로틴이 풍부해 호흡기의 점막 부분

손상을 막는 데 효과적이다. 과일이나 채소를 구입하면 2분간 물에 담가놓은

뒤 흐르는 물에 30초간 씻은 다음 먹도록 한다.

도움말 심윤수(한림대학교 강남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 에디터 이은혜 포토그래퍼 김재이

어시스턴트 이선우 참고자료 서울특별시 대기환경정보, 국립환경원, 농촌진흥청 원예연구소

information

터치 한 번으로 미세 먼지를 체크하자 미세 먼지 예보는 지난해 12월부터 오염도와

관계없이 하루 두 차례씩 매일 발표된다. 포털

사이트에서 실시간으로 확인하거나 자세한

정보는 기상청 홈페이지(www.kma.go.kr)와

에어코리아(www.airkorea.or.kr)를 이용하면

된다. 에어코리아에선 미세 먼지 예보 등급이

‘약간 나쁨’ 이상일 경우, 홈페이지에 신청하면

예보 내용을 휴대폰 문자로 전송해주는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실시간으로 미세 먼지 농도를

확인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도 인기다.

안드로이드용 앱 중에선 ‘초미세 먼지

예보(PM2.5)’를 통해 동아시아 전체 오염도까지

살펴볼 수 있다. ‘서울시 공공데이터-미세 먼지’는

서울시에서 제공하는 공공 데이터로, 1시간

단위로 업데이트되며 서울 전체 지역의 미세 먼지

농도를 살펴볼 수 있는 ‘미세 먼지-서울’도

유용하다. iOS 버전에선 ‘PM10-미세 먼지

예보’를 쓸 수 있다.

Page 36: 도시 농업으로 부식은 자급하자

6 8

Better Life_행복한 삶으로의 초대

공간,

컬러를

입다

맑게 갠 파란 하늘을 떼어 거실에 들여놓고, 가지 끝에 매달려 움트기 시작한 초록 새싹은 침실로 들여와 싱그러움을 풀어놓는다. 색이 지닌 고유한 에너지로 몸과 마음을 치유하는 컬러테라피.올봄, 힐링 공간으로 다시 태어난 화사한 집 안 공간을 소개한다.

장소협찬 에이스 에비뉴(02-541-1001) 소품협찬 에그형의자&가죽소파&스탠드조명&티테이블&브라운색과 다크블루 카펫&알루미늄 암체어(에이스 에비뉴),

박스 스툴(에이치픽스, 02-3461-0172), 큐브(웰즈, 02-511-7911), 천사 오브제(웍스타일, 070-8773-9999), LED램프(라문 코리아, 1600-1547),

화병(화분 옆, 메종르베이지, 02-749-5667), 티폿 및 커피잔 세트(한국로얄코펜하겐, 02-749-2002), 화병(테이블 위, 선우실업, 031-793-4143), 쿠션(왼쪽)&인디고 색상

(중간, 챕터원, 02-517-8001), 새 프린트 쿠션&러그(이헤베뜨, 070-8804-6495), 쿠션(오른쪽, 에비뉴636, 02-517-7370), 포스터(아티쵸크, 02-3785-0905)

파랑은 실내 분위기를 편안하게 해

심리적 안정을 취해야 하는 공간에

적용하기 좋다. 연한 파란색은

공간을 넓혀서 확 트여 보이게

하며, 커튼이나 카펫, 쿠션, 가구

등을 파랑을 중심으로 명도와

채도가 낮은 것으로 배치하면 된다.

가족의 휴식 공간으로 애용되는

거실을 파란색으로 채우면 긴장된

신경을 이완하고 일상에 지친

마음에 여유를 줄 수 있다.

스트레스를 줄여주는 파랑

Page 37: 도시 농업으로 부식은 자급하자

장소협찬 에이스에비뉴 소품협찬 유리화병&원목 티테이블&침대(에이스 에비뉴), 펜던트 조명(로쇼룸, 02-545-5417), 사람&토끼 오브제(김리아갤러리, 02-517-7713),

화이트&그린 시계, 선인장 스툴(웰즈), 그린 캔들(KLH인터내셔널, 02-517-5218), 이불 커버&베개 커버(메종르베이지), 실크 쿠션&앵무새 프린팅 쿠션(이헤베뜨),

사각 쿠션(스칸, 02-3444-0608), 리넨 소재 쿠션(오른쪽, 챕터원)

7 0

마음을 안정시켜 감정의 균형을

회복하고 몸에도 건강한 활력을

안겨주는 녹색은 자연을 닮았다. 침대

커버나 전체적인 침실 분위기를 녹색

용품으로 꾸미면 신경 및 근육의 긴장

완화를 도와줘 심리적 안정감을 준다.

하루의 근심과 걱정을 내려놓는

공간인 침실에 녹색이나 파란색을

활용하면 불면증을 없애고 숙면을

취할 수 있다.

자연을 담아낸 초록

장소협찬 밀라노 디자인(02-516-1743) 소품협찬 원목 테이블&의자&선반(밀라노디자인), 맥북 에어 노트북(애플, 02-6712-6708), 블랙&화이트 포스터(에이치픽스),

까마귀 오브제(김리아갤러리), 석고상 모형 저금통&필기류(에포카, 02-540-1510), 마트로시카(챕터원), 접이식 수납 박스(코발트샵, 02-3446-1510),

캔들 스탠드(메종드실비, 02-518-2220), 화병&스토리지 박스(에잇컬러스, 070-8654-3637), LED램프(라문 코리아), 펜컵(아라온샵, 02-968-4321),

노트&스템플러(북바인더스디자인, 02-546-9500), 티폿&커피잔(선우실업)

천장을 흰색 계통으로 하면 더

높아 보이는 효과를 낼 수 있다.

그 때문에 어둡고 좁은 방일수록

흰색으로 통일하면 더 넓어 보일

수 있고, 어떤 색깔의 인테리어

소품과도 잘 어울린다. 모든 색이

선명하고 생기 있게 보이며, 특히

서재처럼 집중력이 요구되는

공간에 초록색 식물이나 용품과

함께 배치하면 눈의 피로를 줄이고

청량감을 더할 수 있다.

자연을 담아낸 초록

일상의 조화를 이루는 하양

Page 38: 도시 농업으로 부식은 자급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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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소협찬 두오모&반요(02-3446-3008) 소품협찬 펜던트 조명&의자 스툴(에이치픽스), 오트만 볼&비누&보디 오일(선반 아래, 아로마앤코, 02-423-0289), 셰이빙 브러시&면도기&룸

스프레이(선반 위·아래)&글라스 캔들(KLH인터내셔널), 잠수함 모형 디스펜서(더 패브, 02-571-8060), 유리병&보디오일&배스 에센스(아로마앤코), 오드 투알렛&마사지 매트(스툴 위,

마리컨츄리, 02-514-6879), 화병 옆에 캔들&사람 오브제(챕터원), 배스타월&바닥 매트(메종르베이지), 파우치(마리메꼬, 02-515-4757)

우울증 치료에 효과 있다고 알려진

노란색은 어린아이의 지칠 줄

모르는 에너지와 밝음을 닮았다.

그만큼 활기차고 즐거운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다. 빛이 많이 들어오지

않는 공간에 노란색 용품을

배치하면 밝아 보이는 효과가 있어

모임을 즐기는 사람은 거실 벽지로

이용하기도 한다. 밋밋한 느낌의

욕실에 긍정적인 에너지를 담고

싶다면 노란색을 이용하자.

긍정적인 에너지로 채우는 노랑

장소협찬 허드슨퍼니쳐(02-516-3011) 소품협찬 다이닝 테이블&나무 스툴&빈티지 조명과 의자(허드슨퍼니쳐), 레진 소재 볼&테이블 매트(로쇼룸),

컵&접시&커트러리&밥공기&화병&진공 주전자(선우실업), 사과 모형 오브제(스칸)

에디터 이은혜 포토그래퍼 김재이 어시스턴트 이선우 스타일리스트 고은선 어시스턴트 김미라, 조은정

대화를 부르는 주황

불을 나타내는 자연 그대로의 색인

주황은 원색적이며 열정적이다.

보는 것만으로도 기운을 북돋우며,

사람의 기분을 즐겁고 경쾌하게 해

건강, 활력, 창의력, 자신감 등

긍정적인 효과를 안겨준다.

사람들이 즐겁게 대화하는 공간에

잘 어울리는 주황은 식욕을

자극하기도 한다. 주방용품이나

그릇에 활용하면 한층 화사한 주방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다.

Page 39: 도시 농업으로 부식은 자급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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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lf_홀인원을 꿈꾸며

이보미의 골프 레슨

굿 샷을 위한 7가지 팁드라이브 샷에서 최악의 실수는 슬라이스다. 오른쪽으로 크게

휘어 날아가는 공이 OB 구역이나 산속에 떨어지면 밀려오는

상실감에 다음 플레이까지 영향을 받는다.

일본여자프로골프투어에서 활동하는 이보미 프로가 실수를

줄이고 굿 샷을 날릴 수 있는 방법을 설명한다.

Profile

이보미 프로1988년생

2007년 KLPGA 데뷔

KLPGA 투어 4승

JLPGA 투어 5승

2010년 KLPGA 투어 상금왕, 대상

2012년 JLPGA 투어 상금랭킹 2위

2013년 JLPGA 투어 상금랭킹 7위

스퀘어 그립보다 스트롱 그립그립은 스윙의 출발이다. 그립을 어떻게 잡느냐에 따라 굿 샷과 미스 샷이 결정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실수를 줄이려면 스퀘어 그립보다 스트롱 그립이 효과적이다.

스퀘어 그립을 잡으면 임팩트 때 손을 많이 쓰게 돼 정확성이 떨어지는 반면, 스트롱

그립을 잡으면 손 사용을 억제해 큰 실수를 줄일 수 있다. 특히 아마추어 골퍼의

대부분은 실수했을 때 슬라이스로 연결되기 쉬운데, 스트롱 그립을 잡으면

그와 같은 실수를 줄이는 효과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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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운스윙의 시작은 엉덩이로거리 욕심을 내다 보면 힙(엉덩이)을 사용하지 못하고 손을 더 많이 쓰는 스윙을

하게 된다. 힙을 사용함과 동시에 팔과 손이 함께 따라 회전해야 스윙 스피드를

높여 충분한 거리를 보낼 수 있다. 이와 달리 힙은 회전하지 않은 상태에서 팔과

손만 사용하면 클럽 헤드가 빨리 회전해 공이 왼쪽으로 휘는 미스 샷으로

연결될 수 있다.

팔과 손, 헤드가 하나 된 느낌으로스윙 중 가장 신경 써야 할 부분은 테이크 백이다. 스윙 시작과 함께 몸을 뒤로

회전하거나 손목을 지나치게 많이 쓰면 몸과 팔, 손이 따로 움직이는 비정상적 스윙을

하게 된다. 테이크 백에서는 팔과 손, 클럽의 헤드가 하나 된 듯 움직여야 안정감 있게

스윙할 수 있다. 아마추어 골퍼들 대부분이 어깨 회전이 되지 않아 고민하는데, 이 같은

자세를 유지하면 어깨 회전이 자연스러워져 스윙의 정확성을 높일 수 있다.

백스윙 톱은 귀까지 미스 샷을 하는 불필요한 동작 가운데 하나가 지나치게 큰 백스윙이다. 강하게 치려는

생각이 앞서다 보면 백스윙이 커져 스윙의 밸런스가 무너진다. 백스윙은 몸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진행하는 게 좋다. 일반적으로 가장 이상적인 백스윙 톱의 높이는 손이 귀

부위에서 멈추는 것이다. 그 이상 진행하면 팔이나 손을 더 많이 사용하게 돼 임팩트의

정확성이 떨어지는 역효과가 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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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와 어깨의 간격을 유지하라미스 샷이 많이 나오는 골퍼의 스윙 유형을 보면 머리가 심하게 움직임을 자주 보게 된다.

스윙하는 동안 머리와 왼쪽 어깨 사이의 간격을 그대로 유지하면 심한 슬라이스나 훅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 머리가 좌우로 심하게 움직이지 않도록 간격을 유지하는 연습을 해야 한다.

팔을 끌고 내려와라스윙 스피드를 높일 수 있는 또 하나의 방법은 다운스윙 때

팔을 끌고 내려오는 동작이다. 힙 턴을 이용해 몸을 회전하고

동시에 팔로 클럽을 끌어당기듯 스윙한다. 그다음 손이

오른쪽 허벅지 부근에 이르렀을 때 코킹을 풀어주면 스윙

스피드를 최대로 끌어올릴 수 있다. 짧은 시간에 진행되는

만큼 모든 동작을 하나의 동작처럼 연결해야 한다.

팔꿈치를 붙여라스윙하는 동안 팔이 몸에서 멀리 떨어질수록 미스 샷의 확률이 높아진다.

백스윙이 진행되는 동안, 그리고 다운스윙이 시작되는 단계에서

오른팔이 몸과 멀리 떨어지지 않도록 주의하면 슬라이스와 같은 악성 미스 샷을

크게 줄일 수 있다. 미스 샷이 발생하더라도 오른쪽(슬라이스)보다 왼쪽(훅)으로

치는 실수가 조금 더 안전한 방법이다. 슬라이스는 거리 손해가 큰 반면 훅은

어느 정도 거리를 확보할 수 있어 최악의 상황은 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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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asonal Tip

안전하고 빠른 경기 진행

경기 중 지켜야 할 에티켓은 동반자에 대한 배려다. 먼저 안전을 위협하는 행위는 삼가는 것이 좋다.

지정된 장소가 아닌 아무 곳에서나 클럽을 휘두르는 행동은 상대를 위협하는 좋지 않은 모습이다. 또 티 박스나

페어웨이에서는 주위를 살피는 배려가 필요하다. 앞에서 경기하는 골퍼가 세컨드 샷을 마치기 전에 티 샷을 하거나 안전거리가

확보되지 않은 상태에서 티 샷을 날리는 행동은 자칫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또 앞에서 경기하는 골퍼들이 그린을

빠져나가지 않은 상태에서 그린을 향해 볼을 치는 것도 위험한 행동이다.

‘경기 속도 유지’도 중요한 에티켓이다. 골프장 대부분에서는 9홀, 그리고 18홀 경기에 대한 시간을 정해두고 있다. 반드시

지켜야 할 의무 사항은 아니지만 즐겁고 기분 좋은 라운드를 위해선 서로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경기 진행이 너무 느리면 상대의 리듬을 깰 뿐 아니라 전체 경기 시간이 오버되는 좋지 못한 습관이다. 스윙을 한 번 할 때

시간을 허비하거나 그린 위에서 지나치게 많은 시간을 보내는 일은 자제한다.

산속이나 해저드 부근으로 공이 날아갔을 때는 서둘러 찾아보고 최대 5분 이상을 넘기지 않는 게 좋다. 공을 찾겠다고 무작정

시간을 낭비하는 행동은 전체적인 경기를 지연시키므로 에티켓에 어긋난다.

큰 소리로 떠들거나 고성을 지르는 행동도 에티켓과는 거리가 멀다. 지나치게 큰 소리로 ‘나이스 버디’ ‘굿 샷’이라고 외치면 다른

홀에서 플레이하는 골퍼들의 경기를 방해할 수 있다.

복장은 단정하게

단정하고 깔끔한 의상을 차려입는 것도 골프 에티켓 중 하나다. 종종 낯이 뜨거울 정도로 노출이 심한 의상을 입고 필드에

나오는 골퍼가 있는데 민망하기 짝이 없다. 백스윙을 할 때 옆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민소매 셔츠나 몸을 숙이면 속살이 보일 정도로 깊게 파인

티셔츠, 짧은 하의 착용 등은 자제한다.

남성이라고 다르지 않다. 고무줄을 질끈 매어 입는 반바지에 민소매

셔츠. 트렁크팬티 같은 헐렁한 반바지는 에티켓과 거리가 먼 패션이다.

골프장이 아니더라도 연습장에서 역시 골퍼로서 지켜야 할 매너가 있다.

‘예의’를 기본으로 하는 스포츠인 만큼 골프를 즐기는 데에서 상대방을

조금이나마 배려하는 것은 필수다. 게다가 보기 흉할 정도의 민망한

옷차림으로 연습하는 모습은 타인에겐 오히려 방해될 수 있다. 따라서

타인을 배려하는 어느 정도의 에티켓을 갖춘 옷을 선택해야 한다.

여성 골퍼는 백스윙 때 상의가 올라가고 팔을 들어 올리기 때문에 옆쪽이

파인 옷을 입는 것은 삼가도록 한다. 어드레스를 하면 몸을 숙이게 돼

앞쪽이 파인 옷은 피하는 게 좋다. 남성 골퍼는 속이 훤히 비치는 흰색

티셔츠 등은 되도록 입지 않는다. 반바지나 슬리퍼 차림으로 연습장에

들어서는 것도 보기 좋은 패션은 아니다. 다른 사람이 불쾌감을 느낀다면

그것은 명백한 ‘민폐’다. 특히 비즈니스 골프에서는 옷차림도 에티켓이다.

글ㆍ사진 주영로(스포츠 동아 골프 전문 기자)

여가 비즈니스의 또 다른 얼굴, 골프 에티켓과 매너 골프는 에티켓으로 시작해 매너로 끝난다고 말한다. 친구끼리의 라운드일지라도

동반자에 대한 배려가 중요한 경기다. 하물며 비즈니스 골프라면 더더욱 에티켓과 매너를 지켜야 한다.

골프에서 에티켓이란 함께 경기하는 동반자 모두에게 적용된다. 룰처럼 위반했을 때 벌을 주지는 않지만,

이 역시 반드시 지켜야 할 행동이다. 또 상대를 배려, 존중하는 매너 역시 골퍼가 갖춰야 할 기본이다.

골프에서 꼭 필요한 에티켓과 매너는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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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게 보는 경제

Macroeconomic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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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 Premium Membership Magazine www.kbstar.com

이머징 마켓(신흥국)의 위기가 글로벌 경기 회복세의 ‘복병’으로 등장했다. 연초 이후 신흥국 자금이

선진국으로 썰물처럼 빠지면서 아르헨티나, 브라질, 터키 등 신흥국 주가와 통화 가치가 급락했다.

신흥국 금융 시장의 혼란이 회복세를 타고 있는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 경제에 역풍을 몰고 올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신흥 시장의 혼란이 글로벌 경제의 가장 큰 위협

요인”이라고 거듭 경고하면서 선진국과 신흥국 간의 정책 공조를 주문하고 나섰다. 전문가들은 미국

중앙은행(Fed)의 양적 완화 축소 파장, 중국의 성장 둔화 등 신흥국 위기를 초래한 여러 원인이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고통스러운 시장 혼란이 상당 기간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하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신흥국이 경제의 펀더멘털(기초 체력)에 따라 차별화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Fed는 최근 보고서에서 신흥국 가운데 한국의

경제 기반이 가장 견고하다고 진단했다.

장진모한국경제신문 워싱턴 특파원

[email protected]

요동치는 이머징 마켓, 제2의 신흥국 위기 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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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킬라 효과’에 취한 신흥 시장

지난해 말 장밋빛 전망 일색이던 글로벌 경제에 올

들어 먹구름이 끼고 있다. 우선 신흥국에서 돈이

썰물처럼 빠지고 있다. Fed의 지속적인 양적 완화

축소(테이퍼링·Tapering) 탓이다. Fed가 매달 시장의

채권을 매입하는 방식으로 시중에 푼 돈의 양을 줄이기

시작하자 그동안 고수익을 찾아 신흥국에 몰린 글로벌

자금이 미국으로 유턴하고 있는 것이다. 그 여파로

신흥국의 주가와 통화 가치가 급락했다. 연초 아르헨티나의

페소화 가치 급락이 도화선이었다. 달러화 대비 페소화

가치는 올 들어 1월 말까지 25%나 하락했다. 터키(9%)와

남아프리카공화국(8%)도 예외가 아니었다. 신흥국 통화

약세가 도미노처럼 확산되자 시장 참여자들은 ‘테킬라

효과(Tequila Effect)’를 떠올렸다. 테킬라 효과는 한

국가의 금융 위기가 투자 심리 위축으로 이어져 주변국으로

번지는 전염 효과를 의미한다. 테킬라는 멕시코 특산

식물인 용설란의 수액을 증류시켜 만든 멕시코의 전통

술이다. 1994년에 발생한 멕시코 재정 위기가 이웃 나라인

브라질, 아르헨티나 등으로 확산되자 ‘남미가 테킬라에

취했다’는 이야기가 나오면서 탄생한 말이다. 신흥국은

테킬라 효과를 차단하기 위해 긴급 조치에 나섰다.

중앙은행의 금리 인상이다. 터키는 4.5%인 기준 금리를

10%로 인상했고, 인도(7.75%→8%)와 남아공(5%→5.5%)도

금리를 올렸다. 그러나 자금 이탈을 막기는 역부족이었다.

시장 조사 업체인 EPFR(이머징 포트폴리오 펀드 리서치)에

따르면 올 들어 2월 12일까지 이머징 마켓 주식형 펀드에서

이탈한 자금은 217억 달러였다. 채권형 펀드에서 빠진

자금은 80억 달러로 총 297억 달러가 빠져나갔다. 이는 지난

한 해 동안 전체 유출 자금 292억 달러를 웃도는 규모다.

문제는 신흥국의 금융 시장 불안이 ‘찻잔 속 태풍’이

아니라는 점이다. 투자 심리 불안은 선진국 주식 시장까지

흔들어놓았다. 미국과 유럽, 일본, 영국 등 4대 선진국

증시가 1월에 나란히 하락세로 출발했다. 증시서 이탈한

돈은 미국의 국채와 금 같은 안전 자산으로 이동했다.

1월 중에 엔화(3.92%), 유로화(1.87%), 호주달러(1.80%),

파운드화(0.71%) 등의 가치가 많이 올랐다. 지난해 28%

급락한 국제 금값도 올해 상승 전환했다. 2월 14일 현재

금 4월물 선물 시세는 온스당 1,318.60달러로 3개월 만에

1,300달러를 넘어섰다.

Fed 테이퍼링과 중국 경기 둔화 이중고

신흥국 위기의 배경은 Fed 테이퍼링과 중국의 성장

둔화다. Fed는 작년 말 채권 매입(양적 완화) 규모를 종전

850억 달러에서 750억 달러로 축소했다. 그리고 1월 말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 회의에서 테이퍼링을 한

차례 더 실시했다. 750억 달러를 650억 달러로 줄이기로

한 것이다. 신흥국 금융 시장이 요동치고 있는 상황이었다.

시장에서는 Fed가 테이퍼링 축소를 연기할 수 있다는

관측도 있었지만 예상은 빗나갔다. 신흥국 시장은 또 한

번 출렁거렸다. 원인은 2가지였다. 하나는 Fed가 FOMC

회의 직후 발표한 성명에서 ‘신흥국 위기’에 대한 어떤 언급도

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는 테이퍼링으로 신흥국 금융

시장이 혼란을 겪더라도 Fed는 ‘우리 갈 길을 가겠다’는

뜻이었다. 당시 라구람 라잔 인도 중앙은행 총재는 신흥국

위기를 전혀 고려하지 않은 Fed의 ‘마이 웨이’식 통화 정책에

“국제적인 통화 정책 공조가 붕괴됐다”며 노골적으로

※ 본 칼럼은 필자 개인의 의견으로 KB국민은행의 공식 견해와는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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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만을 표출했다.

다음은 중국의 실물 경제 둔화다. 그에 대한 우려가 다시

고조된 것도 신흥 시장의 불안을 증폭시킨 요인이다. 중국

국가통계국이 발표한 1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50.5였다. 최근 6개월래 최저치로 떨어졌다. HSBC와 시장

조사 업체 마르키트가 공동 집계하는 중국의 2월 제조업

PMI는 48.3을 기록해 또다시 뒷걸음쳤다. 지난 10년간

신흥국 경제는 중국의 고성장으로 원자재 수출이 호황을

보인 데 따른 영향이 컸다. 중국의 성장 둔화로 원자재

수입이 줄면서 신흥국 경제가 타격을 받는 것이다.

Fed의 테이퍼링과 중국의 성장 둔화뿐이 아니다. 지난겨울

미국의 기록적인 ‘한파’도 글로벌 투자자의 투자 심리를

위축시켰다. 한파와 폭설로 소비자의 외출이 줄면서

경제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미국의 소비가 얼어붙었다.

잘나가던 미국의 자동차 판매도 1월에 크게 주춤했다.

미국 경제 회복에 브레이크가 걸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IMF는 2월 말 호주 시드니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 및 중앙은행 총재 회의에서

“신흥 시장의 변동성이 올해 글로벌 경제의 가장 큰 위협

요인”이라고 다시 한번 경고했다. IMF는 보고서에서

“글로벌 경기 회복세는 여전히 미약한 데다 큰 경기 하강

위험까지 도사리고 있다”며 신흥국의 급격한 자본 유출과

금리 인상, 그리고 가파른 통화 가치 하락이 위기의

핵심이라고 지목했다. 그러면서 “올해 우리가 예상한

글로벌 경제 성장률 전망치 3.7%의 달성 여부는 터키에서

브라질에 이르기까지 신흥 시장 변동성에 달렸다”고

언급했다. IMF는 Fed의 지속적인 테이퍼링 여파로 신흥

시장으로부터의 자금 유출은 상당 기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금융 시장의 변동성이 쉽게 가라앉지 않을 수

있다는 얘기다. 이런 내용의 IMF 보고서가 발표되자 바로

뉴욕 증시가 급락하는 등 시장 참여자들이 민감하게

반응했다. IMF는 신흥국 위기를 해소할 수 있는

방안으로 2가지 처방을 제시했다. 우선 인도와 터키 등

재정 건전성이 떨어지는 신흥국은 금리를 더 올리고, 정부

지출을 삭감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구조 개혁을 통해 대외

신뢰도를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다. 또 Fed는 테이퍼링

과정에서 신흥국 금융 당국과 긴밀하게 소통하고 협력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테이퍼링이 신흥 시장에 미치는 파급

효과를 최소화하기 위해 당국 간 정책 공조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신흥국 차별화

요동치는 신흥 시장의 관전 포인트는 위기 확산 여부다.

아르헨티나, 터키 등 일부 신흥국에서 시작된 금융 시장

불안이 ‘찻잔 속 태풍’, 즉 단기 불안에 그칠지, 아니면

1997년 후반의 아시아 외환 위기와 같은 신흥국 금융

위기가 재연될 것인지다. 일부 전문가는 경제의 펀더멘털이

비교적 양호한 헝가리와 폴란드 통화까지 약세를 보이는

만큼 최근 금융 불안이 취약국에서 신흥국 전반으로

확산된 과거 사례와 비슷하다고 분석했다. 인도, 남아공,

터키, 브라질, 인도네시아 등 이른바 ‘프레자일 5(Fragile 5,

큰 충격이 예상되는 5개국)’에 더해 헝가리, 칠레, 폴란드를

포함한 8개국이 벼랑 끝에 내몰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에 반해 영국의 경제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호에서 “1997~1998년과 같은 대규모 자금 이탈로

신흥국 전반이 위기에 빠질 가능성은 낮다”고 진단했다.

<파이낸셜 타임스>의 칼럼니스트 기디언 라크먼은 “낮은

인건비, 생산성 향상 등 신흥국의 고성장을 이끈 요소들은

여전히 유효하다. 1997년 아시아 외환 위기 이후 한국이

얼마나 빨리 회복했는지를 생각한다면 지금 신흥국

위기설은 과장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신흥 시장 진단과

전망에 대한 전문가들의 의견이 엇갈리지만 신흥국이 점차

차별화될 것이라는 점에는 대부분 동의한다. Fed는 2월

초 미 의회에 제출한 통화 정책 보고서에서 신흥국 금융

시장의 안정성을 평가했다. 이에 따르면 한국, 브라질,

남아공 등 14개 주요 신흥국 가운데 한국과 대만의

‘취약성 지수’가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취약성 지수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경상수지 비율 △GDP 대비 국가

부채 비율 △최근 3년간 평균 물가 상승률 △지난 5년간

민간 부문에 대한 금융권 신용 대출 △GDP 대비 외환

보유액 비율 등을 고려해 산정하는데, 수치가 높을수록

외부 변수에 따른 경제 취약성이 높음을 뜻한다. 한국과

대만은 5 이하에 머물렀으며 중국, 말레이시아, 멕시코 등은

5~10에 포함됐다. 인도네시아, 인도, 터키, 브라질 등은 10을

넘어 가장 취약한 것으로 평가됐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

총재는 시드니에서 열린 G20 재무장관 회의에서 “신흥국

간 차별화 현상이 있다. 펀더멘털이 강한 한국은 글로벌

금융 시장의 동요에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이 충분하다”고

평가했다. 미국의 투자 은행 모건스탠리는 브라질, 남아공,

터키, 우크라이나를 ‘서든스톱’(자본의 급격한 유출) 위험이

가장 높은 국가군으로 분류했다. 일러스트 김상인

Page 43: 도시 농업으로 부식은 자급하자

8 2

지난 연말 개정된 세법은 주택 임대와 관련해 여러 세제

혜택을 부여, 중산층 및 서민의 주거 안정을 지원하고자

했다. 임대사업자 측면에서는 보유 중 임대소득에 대한

종합소득세가 있고, 임대주택의 양도 시 양도소득세 부담이

있으며, 임차인은 주거 비용 지불에 대한 소득공제가 있다.

이와 관련된 소득세 과세 내용과 감면, 임대주택 양도 시

양도소득세 과세특례 등의 조세 지원 내용을 살펴보자.

소형 주택 전세보증금 과세 제외 적용 기한 연장

우선 소형 주택 전세보증금 과세 제외 적용 기한을 연장했다.

주택 임대로 인한 소득세는 월세를 기준으로 과세된다.

2주택 이상을 소유한 경우는 월세 소득이 과세 대상이고,

1주택인 경우는 고가 주택(기준시가 9억원 초과) 임대 시

과세된다. 주택을 대여하고 받는 보증금에 대한 과세는

3주택 이상 보유자의 보증금 합계가 3억원을 초과한 경우

보증금의 이자 상당액이 과세 대상 수입 금액이 된다. 다만,

보증금을 받더라도 3주택의 주택 수 계산 시 제외되는

주택이 있다. 전용면적 85㎡ 이하로, 기준시가 3억원 이하인

소형 주택은 주택 수 산정 시 제외된다. 이 규정의 적용

기한이 2013년 12월 31일에서 2016년 12월 31일까지 3년

연장되었다. 따라서 주택 보증금에 대한 임대소득세는

2016년까지 여전히 소형 주택을 제외하고 3주택 이상인

경우에만 과세된다.

소형 주택 임대사업자에 대한 세액 감면 신설

임대사업자 혜택으로 임대소득에 대한 소득세 또는

세금 이야기

Tax

임대사업자 등록이 의무사항은 아니다 보니 주택을 임대하는 경우 세금 신고 부분을 불투명하게 처리하는 일이 많았다. 하지만 최근 과세 자료 제출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확정일자 자료를 국세청에 제출하게 되어 향후 과세의 투명성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세법에 따른 과세 내용과 개정 사항을 잘 알아둘 필요가 있다.

주택 임대 관련 개정 세법 지원 내용

<표1> 주택임대소득 과세 내용

구분 과세 내용

월세 원칙 2주택 이상 소유 상태에서 임대 시 과세

예외 1주택 소유 상태에서 고가 주택

(기준시가 9억원 초과 주택)을 임대하는 경우 과세

보증금

보증금 3주택 이상 보유하고 보증금 합계 3억원 초과인 경우 과세

(다만, 전용면적 85㎡ 이하로서 기준 시가 3억원 이하인 소형 주택은

주택 수 산정 시 제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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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인세 감면을 신설했다. 임대사업자의 세금 부담을

감면해줌으로써 임대료 하락 및 전·월세 주택 공급의

확대를 도모하고 전·월세 수급 불안을 완화하고자 한

것이다. 소득세법에 따른 사업자 등록과 임대주택법에

따른 임대사업자 등록을 한 임대사업자가 국민주택

규모(해당 주택이 다가구 주택일 경우 가구당 전용면적을

기준으로 함) 이하로 임대 개시일 현재 기준 시가 합계액이

3억원 이하의 소형 임대주택(주거용 오피스텔 포함)을

3호 이상 임대하는 경우 2016년 12월 31일 이전에 끝나는

과세연도까지 임대사업에서 발생한 소득에 대해 소득세

또는 법인세의 100분의 20에 상당하는 세액을 감면해준다.

다만, 임대주택을 5년 이상 임대하지 아니한 경우에는

감면받은 세액과 이자 상당액을 추가로 납부해야 한다.

장기임대주택 장기보유특별공제율 추가 적용 신설

장기임대주택을 양도하는 경우 양도소득세 계산 시 일정

혜택을 부여하는 내용도 신설되었다. 장기임대주택에 대한

양도소득세 과세특례 규정으로 거주자 또는 비거주자가

법정의 임대주택법상의 매입 임대주택을 6년 이상 임대한

후 양도하는 경우다. 임대 기간 계산은 소득세법에 따른

사업자 등록과 임대주택법에 따른 임대사업자 등록을

한 후 임대를 개시한 날부터 기산한다. 이 경우 그 주택을

양도함으로써 발생하는 소득에 대해서는 보유 기간에

따른 장기보유특별공제액을 계산할 때 적용하는 일반

장기보유특별공제율(10~30%)에 해당 주택의 임대

기간에 따라 2~10% 추가 공제율을 더한 공제율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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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욱KB국민은행

WM사업부 세무사[email protected]

적용한다. 따라서 10년 이상 보유하는 경우에는 최대

40%(30%+10%)까지 장기보유특별공제가 가능하다.

준공공임대주택 장기보유특별공제율 60% 적용 신설

준공공임대주택은 임대사업자가 임대료 수준을 주변의

시세보다 낮게 하고, 10년간 임대료 인상률도 연 5%

이하로 제한하는 조건을 받아들임으로써 세금 지원과

주택자금 지원 등을 부여받아 임차인에게 임대료 상승과

이사 걱정 없이 안정적으로 주거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양도소득세 과세특례가 적용되는 준공공임대주택의 주요

요건은 임대보증금 또는 임대료 증액 제한 요건과 전용면적,

최초 임대료, 의무 임대 기간 등을 충족해야 한다. 이러한

임대주택법상 준공공임대주택을 10년 이상 계속해 임대한

뒤 양도하는 경우 그 주택을 양도함으로써 발생하는 소득에

대해서는 일반 장기보유특별공제율(30%) 대신 100분의

60의 공제율을 적용한다.

전·월세 소득공제 제도 보완

전·월세 관련 주거비 경감을 지원하는 내용도 보완되었다.

총급여 5,000만원 이하의 근로자(종합소득금액 4,000만원

초과 경우 제외)에 대해 소득공제가 월세 지급액의

60%(종전 50%)로 500만원(종전 300만원)까지 가능하도록

하여 공제율과 한도를 인상했다. 무주택 세대원인 경우에도

세대주가 공제받지 않고 세대원이 요건을 충족하면 공제가

가능하도록 했다. 또 보증금을 지급한 경우 임대차계약서에

확정일자를 받도록 한 것을 삭제함으로써 납세자의 편의를

제고했다. 전세차입금 상환액 소득공제제도는 입주일 또는

전입일 중 빠른 날부터 전후 3개월 이내 차입한 자금이어야

했으나, 전세 계약을 연장하면서 새로 차입하는 경우 계약

연장일을 기준으로 판단하도록 하는 등 전세를 연장하거나

다른 전세주택으로 이주 시에도 소득공제가 가능하도록

개선되었다.

<표2> 추가 공제율

임대 기간 추가 공제율

6년 이상 7년 미만 2%

7년 이상 8년 미만 4%

8년 이상 9년 미만 6%

9년 이상 10년 미만 8%

10년 이상 10%

Page 44: 도시 농업으로 부식은 자급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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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노하우

Real Estate

서울 동북 4구의 발전 초석 마련

서울 동북 4구 발전 전략의 핵심 내용은 크게 4가지다.

노원역과 창동역 인근의 공용 용지 38만 ㎡를 활용,

컨벤션센터, 호텔, 업무 단지, 상업 시설을 대거 유치해 제2의

코엑스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개발 규모는 삼성동 코엑스의

2배 규모. 개발을 위해 창동차량기지는 남양주 진접으로

옮기고 도봉면허시험장도 이전할 계획이다. 내년에 착공해

2019년 완료할 예정이다. 그리고 경전철 동북선(왕십리-

종암동-월곡동-상계동) 신설에 따른 역세권 개발을

촉진하고 수서발 KTX는 창동을 지나 의정부까지 연장할

예정이다. 또 창동은 GTX(지하 50m 이하에서 시속

100km로 달리는 광역급행철도) 정차역으로 유력시되어

많은 발전과 변화가 예상된다. 정체가 심한 동부간선도로는

확장하거나 지하화할 계획이다. 만일, 동북 4구 개발

청사진이 실현되면 노원역 인근은 동북 4구 170만 명과 인근

경기도 지역의 남양주, 동두천, 포천, 구리, 의정부의 150만

명을 포괄하는 업무·상업·경제의 중심지로 변모할 것이다.

그동안의 베드타운에서 벗어나 서울 강북의 새로운 업무

중심지로 도약할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동북 4구의 발전

전략이 계획대로 실현될지는 미지수이고, 이것만으로 서울

한강 이북 부동산이 도약하기에는 부족함이 느껴진다. 과연

서울 강북 부동산은 도약할 수 있을까?

용산 공원 조성, 서울 역세권 개발 등 다양한 호재 있어

서울 강북 지역은 개발이 완료된 강남 지역과 달리 여러

가지 메가톤급 개발 호재가 있다. 가장 큰 호재는 용산공원

조성과 업무 단지 조성이다. 용산 미군이 2016년 평택으로

이전하고, 용산민족공원(243만 ㎡)이 2017년 착공해 2019년

1단계, 2023년 2단계, 2027년 3단계 조성이 완료되면, 서울

강북은 미국 센트럴 파크(341만 ㎡)에 견줄 만한 남산에서

용산까지 연결되는 대규모 녹지 축을 갖게 된다. 이는

강남과 비견되는 장점으로 향후 강북 부동산 발전의 중심

최근 서울시는 서울 동북부 4개구(노원·도봉·강북·성북)를 신경제 중심지로 개발하는 내용을 담은 동북권 청사진을 발표했다. 과거에 발표된 동북권 르네상스와 비슷하지만 2030 서울도시기본계획에서 광역 중심으로 위상이 강화된 창동·상계지역을 광역중심지역으로 한 초석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동북 4구를 포함한 강북의 개발 전략이 서울 강북 부동산의 도약을 가져올 수 있을지 살펴보자.

강북 부동산 도약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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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미국 센트럴 파크는 관광객이

이용하는 미국의 명소로 인근의 주택 가격과 빌딩 가격

상승에 큰 영향을 미쳤다. 또 용산은 한강변에 접해 있고

남향으로 한강을 바라볼 수 있는 천혜의 입지를 갖추고

있다. 한남대교 북단 옛 단국대 부지에 들어선 한남더힐은

최근 아파트에서 분양으로 전환하기 위한 분양가 산정에서

높은 분양가 탓에 홍역을 치르고 있다. 대표적 재개발

사업인 한남뉴타운은 사업 속도에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조합설립인가를 얻은 상태로 7년 후면 입주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상권에도 변화의 조짐이 일고 있다. 용산의 중심 상권은

이태원역에서 한강진역으로 연결되는 대로변이다.

삼성이나 현대그룹, 유명 연예인이 매입하고 있고 가격도

3.3㎡당 1억5,000만원을 호가한다. 이 외에 새롭게 떠오른

곳이 하얏트호텔에서 국군재정경리단으로 연결되는

경리단길이다. 이곳은 2년 전에 비해 부동산 가격이 50%

정도 상승하면서 제2의 가로수길로 떠오르고 있다.

경리단길의 이면에도 상권이 형성되면서 가격이 상승하고

있다. 용산 공원이 이전하면 추가 가격 상승이 예상된다.

그리고 단군 이래 최대의 사업이었던 용산국제업무지구도

무산되었지만 다시 논의될 가능성도 있다.

용산과 함께 주목해야 할 곳이 서울역 일대다. 이곳은

서울시 중구 봉래동2가 122 일대 서울역 북쪽 철도 부지

5만5,000㎡를 호텔, 오피스텔, 컨벤션 및 상업 시설로

개발할 예정이다. 아시아 컨벤션 산업 허브를 목표로 올해

착공해서 2017년 말 준공될 계획이며, 개발 후엔 일자리 8만

4,000개와 연간 5,200억원의 생산 유발 효과가 기대된다.

서울 도심권의 편리한 교통 인프라와 인천국제공항과의

접근성 개선으로 서울역 일대가 회의, 관광, 컨벤션, 전시회

등이 어우러진 MICE 산업의 중심 권역으로 부상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 서울역 국제교류단지가 개발되어 서계동,

청파동, 만리동 등 인근 노후 주택가의 재개발 압력도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이 외에도 2030 서울도시기본계획

7곳의 광역 중심지 중 하나인 왕십리·청량리, 상암·수색

등도 업무 단지와 상업 시설이 들어설 예정이다.

주거 중심축으로 부상할 한강변

우리나라에서 향후 주거 중심지로 떠오를 지역은 어디일까?

필자는 한강변이라고 말하고 싶다. 서울을 동서로

가로지르는 한강은 세계 어느 나라에 견줘도 손색없을

정도로 넓은 폭과 길이를 자랑한다. 한강을 조망할 수

있고 접근성이 좋은 지역은 그렇지 못한 지역보다 가치가

높을 수밖에 없다. 그래서일까? 강남의 부촌이 기존의

압구정, 대치동, 도곡동에서 반포동으로 옮겨갔다. 도곡동

타워팰리스, 삼성동 아이파크로 대표되는 주상복합

아파트의 인기도 시들해지고 있다. 이제는 편리성보다는 산,

강, 공원 등 자연과 접할 수 있는 환경이 주거 가치의 중요한

잣대가 되고 있다. 성수동의 갤러리아포레아파트가 강남을

제치고 최고가 아파트로 등극한 것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강남과 달리 거실에서 남향으로 한강을 바라보고 서울숲을

앞마당처럼 이용하고 조망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가치를

인정받은 것이다. 이처럼 서울 강북은 자연환경 측면에서

강남보다 우수하다. 특히 한강변의 용산과 성수동은 향후

주거의 블루칩으로 도약할 것으로 기대된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2014년 1월 기준 강북 지역 아파트

평균 가격은 3억 8,097만원으로서 강남 지역 아파트 가격

5억 7,038만원의 66.7% 수준에 불과하다. 과거 5년 전에

비하면 가격 차이는 줄어들었지만 여전히 강남 지역 아파트

가격은 강북 지역 아파트보다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하지만 우수한 자연환경을 바탕으로 업무 단지가 조성되고

개발이 진척되면서 시간이 갈수록 강북의 가치는 커질

것으로 기대된다. 개발이 완료된 강남과 달리 개발할 곳이

많은 강북 부동산, 앞으로 대규모 개발이 원만히 추진되어

강남의 아성을 넘어설 날이 올지 지켜볼 일이다.

임채우KB국민은행 WM사업부

부동산 전문위원 [email protected]

Page 45: 도시 농업으로 부식은 자급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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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상품 가이드

Financial Product

비합리적 투자 심리가 자산 가격의 변동성 키워

금융 시장의 불확실성으로 수익률 변동이 확대될 때

위험 자산을 기피하는 것은 투자자에게 매우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미래 자산 소득이 불확실해지면 미래 소비가

축소될 위험이 그만큼 더 커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금융

시장에 충격이 왔을 때 실물경제 기초 여건에 비해 자산

가격이 크게 출렁이는 오버슈팅 현상이 목격되는 까닭은

투자자들의 비합리적 심리 요인에 기인하는 바 크다.

경제 전망과 금융 지식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일반

투자자는 대세를 따를 때 심리적으로 위험을 덜 느끼게

된다. 투자에도 군중심리가 작용하는 것이다. 또, 국내

금융 시장 변동이 글로벌 시장의 불확실성에 기인할 때

해외 정보에 취약한 개인 투자자는 외국인 추종 매매

행태를 보여 과도한 자산 가격 변동을 초래하기도 한다.

실제 지난 설 명절 이후의 주가와 통화 가치는 한국 경제의

기초 체력이 다른 신흥국과 차별화되어 있어 전이 위험이

적을 것이라는 분석을 무색하게 할 정도로 크게 출렁였다.

심리적 요인 외에 근본적인 안전 자산 선호 행태도 영향

국내 금융 시장이 외부 충격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이유는

비합리적 투자 행태에 기인하는 바도 있지만 근본적으로

안전 자산 선호도가 높기 때문이다. 2013년 3분기

기준으로 전체 금융 자산 중 안전 자산인 현금·예금으로

보유하고 있는 비중은 약 45%로 주식·채권의 합보다

10%P 이상 높다. 보수적 투자 성향이 강한 일본과

유사한 구조인데, 특히 고령화가 급속히 진행되면서 안전

자산 선호도는 더 높아지고 있다. 주식&#8729;채권의

보유 비중은 2008년 27.4%에 비해 2%p 이상 줄고 대신

보험·연금의 비중이 증가하는 추세적 변화를 보이고 있다.

이처럼 안전 자산 선호 심리가 강한 이유는 개인의

자산 축적 과정에서 금융 투자를 통해서 부를 쌓은

경험이 절대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지구 반대쪽 아르헨티나에서 시작된 신흥국 금융 불안으로 또 한번 투자 심리가 요동을 쳤다. 미국 양적 완화 축소 이슈는 연중 금융 시장의 변동성 확대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인데 위험 자산의 비중을 줄이고 안전 자산을 선택해야 할까? 과연 이러한 패턴의 자산 재조정은 모두에게 최상의 선택일까?

신흥국 금융 불안과 현명한 자산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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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KB경영연구소의 ‘한국부자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부자들은 주로 사업체 운영(35.3%)이나 부동산

투자(32.3%)를 통해 부를 축적해왔으며, 금융 상품에 대한

직간접 투자에 대한 의존도는 4%가 채 되지 않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금융 투자에 대한 낮은 의존도와 성공 경험은 투자형

금융 상품에 대한 장기 투자를 어렵게 하고 있다. 2012년

한국투자자보호재단의 조사에 의하면 국내 투자자의

펀드 평균 보유 기간은 27개월이며, 적정하다고 판단하는

34개월에 비해서 짧다. 안전 자산을 선호하는 경향 탓에

수익률 변동에 대한 인내력이 부족한 것이다.

또,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반복적인 금융 시장 불안을

경험하면서 자산 수익률의 변동을 기피하는 성향이

추세적으로 높아진 점도 안전 자산 선호를 부추기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실제 주가지수가 전일 대비 30포인트

이상 급등, 급락한 일수가 2010년 각각 9일과 10일

이었던 반면, 2011년에는 33일과 39일로 변동성이 크게

확대되었다. 몇 년째 주가지수가 1,800~2,000pt 사이에서

박스권을 보이고, 주식형 펀드의 수탁고 증가세가 부진한

이유는 위험 기피도의 추세적 상승으로 2,000포인트

주위에서의 차익 실현 환매가 증가하는 패턴을 반복하는

것과 무관치 않다. 실제 개인 투자자의 펀드 판매 잔고는

2008년 182.4조원으로 정점을 보인 후 지속적으로 줄어

2013년 11월 현재 106조원으로 크게 감소했다. 펀드

유형별로도 고위험·고수익 펀드의 설정액 비중은 2007년

41%에서 2013년 26%로 크게 줄어든 반면, 동기간

중위험·중수익 펀드의 비중은 8%p나 증가해 가장 높은

구성비를 보이고 있다 .

자신의 조건과 성향에 맞는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주기적으로 실적 점검해야

다행히 2월 초의 국내 금융 시장 불안은 단기간의 조정을

강경훈 박사

KB국민은행 WM사업부 리스크전략팀

[email protected]

거쳐 안정세로 전환 중이다. 하지만 미국 양적 완화 이슈는

연중 지속적으로 시행될 전망이며, 금융 시장의 불확실성

요인은 아직도 산적한 상황이다. 과연, 안전 자산 선택만이

모두에게 합리적 대안일까?

가격 급락이 유발한 공황 심리로 인해 대세에 따르거나,

무조건 외국인 투자자를 추종하는 전략은 곤란하다.

시장의 단기 변동성에 민감하게 반응해 구매와 환매를

반복할 경우 장기적으로는 복리 수익의 기회를 놓침으로써

총투자 수익률이 크게 낮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각자의 조건과 성향을 고려하지 않고 필요 이상으로 안전

자산의 비중을 지나치게 높게 가져가는 것은 물가상승

등을 감안할 때도 합리적 선택이라 할 수 없다.

각자의 현재 및 미래 근로소득, 연령과 은퇴 준비 정도, 위험

선호 성향에 따라 위험 자산의 비중을 차별화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미래 근로소득이 불확실하고, 은퇴 준비 정도가

부족한 상황이라면 위험 중립적이면서 안정적 수익 창출이

가능한 중위험·중수익 상품을 고려할 만하다.

반대로 노동 공급의 유연성이 높은 청장년층과 고소득

전문직 종사자거나, 은퇴 준비가 어느 정도 갖춰진

투자자라면 변동성이 높은 장에서 오히려 저가 매수 기회를

활용할 필요가 있다. 세계 경제의 회복에 따른 수혜가

예상되는 지역과 종목에 대한 투자를 고려할 만하다.

지역별로는 성장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선진국 시장이

상대적으로 유망해 보이며, 시장 금리가 상승할 것으로

예상한다면 채권보다는 저평가된 경기 민감주가 매력적일

것으로 판단된다. 그리고 자신의 조건과 성향에 맞게

위험 자산에 대한 투자 비중을 조정했다면 당초 설계했던

목표 수익률과 손실 감내율의 범위를 유지하고 있는지

주기적으로 검토하는 것이 변동성 장세에서 성공적 투자에

이르는 현명한 방법이다.

변동성 장세에서 흔들리지 않고 얼마나 인내심을 유지할 수

있을까? 모두의 숙제다.

Page 46: 도시 농업으로 부식은 자급하자

꽃- 글ㆍ그림 이수동(화가) 나는 그대가 노랗고 붉거나 하지 않아도,

진한 향기를 뿜어내지 않아도 그저 좋다.

그대가 그런 화려한 꽃이 아니라는 건 이미 알고 있었다.

그럼에도 내가 이토록 그대를 연모하는 건,

나의 좁은 화분에서도 즐겁게 자라준

고마움 때문일 수도 있고,

파꽃 역시 꽃으로 알고 지내는

그대의 낭만이 안쓰러워서일 수도 있지만,

그보다는 쓰리고 빈속으로도 아무렇지 않은 듯

하얗게 봉오리 피워 올린 그대의 열정 때문이다.

누가 뭐라 하든

아무리 봐도

그대는 천상 꽃이다.

Essay_그림편지

ⓒ ‘꽃’(캔버스에 아크릴릭, 33.4x24.2cm, 2008)

KB News세계로 번져가는 KB의 발자취 ...........................................................................90

KB LetterKB 희망 키움 교복지원 후원금 전달 ....................................................................91

KB STAR TABLESTAR TABLE 라운지 시행 ..............................................................................92

KB PB<For Healing> 뮤지컬 갈라 토크 콘서트 ............................................................93

&KB&KB는 고객에게 드리는 KB의 다양한 서비스 정보와 혜택을 담았습니다

Page 47: 도시 농업으로 부식은 자급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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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 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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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수로 7년째를 맞이하는 KB국민은행과 한국 YMCA전국연맹이 공동 진행하는

대학생 해외봉사단 ‘라온아띠(RaonAtti)’의 11기 발대식이 지난 2월 18일 여의도본점

강당에서 진행됐다. 이날 발대식에는 작년 9월에 파견된 10기 단원의 귀국 보고회도

함께 열렸다. 이건호 은행장과 한국YMCA전국연맹 안재웅 이사장을 비롯한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11기 자원봉사 단원 30명은 5개월간 진행될 자원봉사

활동에 대해 소개받고 자원봉사자로서의 각오를 다졌다. 이들이 봉사를 펼칠 지역은

인도, 방글라데시, 동티모르, 태국, 필리핀, 스리랑카, 캄보디아 총 7개국이다. ‘좋은

친구들’이란 뜻의 순 우리말인 ‘라온아띠’는 KB국민은행 대학생 해외봉사단의

명칭으로, 지난 2007년부터 아시아 각 지역 현장을 누비며 다양한 봉사 활동을 펼치고

있다. 대표적으로 취약 계층 청소년 교육, 도시 빈민촌 영·유아 돌봄 활동, 지역 여성을

위한 프로그램 진행 등을 꼽을 수 있다. 국가별 지역 특성을 고려해 지역 사회 발전에

필요한 활동 위주로 진행해 높은 호응을 이끌어 대학생 봉사 활동의 귀한 사례로

꼽힌다. 라온아띠 7기로 스리랑카 모라투와 지역에 파견되어 활동한 진소영 단원은

라온아띠 프로그램을 통해 “1기에서 8기까지의 단원들이 디고롤라 마을(빈민촌)에서

지속적으로 활동하면서 아이들과 지역 주민이 변화해가는 모습을 볼 때 정말 보람

있었다”고 전했다. 5개월간의 현지 활동을 마치고 귀국한 단원들은 그동안의 경험을

토대로 우리 사회 곳곳에서 지속적으로 봉사 활동을 전개할 것이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노력하는 KB국민은행의 사회공헌 활동은 앞으로도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끊임없이 열성적으로 펼쳐질 것이다.

세계로 번져가는 KB의 발자취

KB국민은행의 대학생 해외봉사단 ‘라온아띠’가 11기 발대식을 갖고 새 출발의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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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 letter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새 출발의 의미를 새롭게 다지는 3월이다. 새 학기가 시작되는

3월을 맞아 KB국민은행이 의미 있는 선물을 준비했다. 직원들이 십시일반 모은

후원금으로 새 학기를 맞은 전국 8개 지역 저소득층 가정의 청소년 771명에게 교복

지원 후원금을 전달한 것이다.

지난 2월 24일 진행된 ‘KB 희망키움 교복 지원’ 후원금 전달식에는 KB국민은행

이건호 행장과 성낙조 노조위원장, 어린이재단 이제훈 회장이 참석해 행사의 의미를

다시금 되새겼다. 이건호 은행장은 “활기찬 새 학기를 맞아 새 교복을 입고 새로운

마음자세로 학교 생활에 잘 적응해 여러분의 꿈과 희망을 키워 우리 사회의 밝고

건강한 구성원으로 성장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번 ‘KB 희망키움 교복 지원’ 후원금 행사로 중·고등학교 진학을 앞둔 저소득층 학생

771명이 교복을 지원받았다. 복지 사각지대에 처한 가구의 경제적 부담을 조금이라도

덜어주는 한편, 어려운 생활 형편에도 좌절하지 않고 학생들이 꿋꿋이 학업에 정진하길

바라는 임직원의 따뜻한 마음이 전달된 뜻깊은 자리였다.

KB 임직원은 ‘KB 희망키움 교복 지원’ 후원금뿐 아니라 주위의 어려운 이웃과

함께하는 활동을 다채롭게 펼치고 있다. ‘사랑의 밑반찬’부터 ‘희망 나눔 연탄보일러’,

‘사랑의 녹색 나눔 걷기’ 등 소외 계층에 실질적 도움을 줄 수 있는 사회공헌 활동에

힘써온 것이다. 임직원이 한마음 한뜻으로 지속적인 사회공헌 활동을 하고 있는

KB국민은행.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금융 그룹으로서의 역할을 다하며, 늘 국민과

함께 나아가는 KB국민은행의 내일이 기대된다.

KB 희망 키움 교복 지원 후원금 전달

KB국민은행은 저소득층 가정의 청소년에게 교복 지원 후원금을 전달하며 활기찬 새 학기를 선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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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 STAR TAB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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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을 위한 KB국민은행의 자산관리 서비스는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은

지난 1월부터 21개 지점에 있는 ‘VIP라운지’를 PB센터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STAR TABLE 라운지’로 격상한 차원 높은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한다.

‘STAR TABLE 라운지’는 기존 VIP라운지에서 제공해온 편의 서비스 외에

PB센터에서만 판매하는 PB 전용 상품도 소개함으로써, 고객에게 한층 폭넓은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안한다.

또 세무, 부동산, 법률, 포트폴리오 등 분야별 전문가의 전담 자문 서비스를 통해 최적의

자산관리 솔루션을 제공하는 한편, 차별화된 고객 라이프 케어(Life Care) 서비스를

통해 고객의 인생 전반을 함께하는 동반자로서의 역할을 강화했다. 특히 이번 2월에

론칭한 종합 부동산 자산관리 서비스를 통해

‘STAR TABLE 라운지’ 고객 중 상업용 부동산이나 토지 보유 고객에게 특화된 부동산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한다.

한편 고객에게 한발 더 다가서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글로벌 향기 마케팅 회사와 함께

고유의 시그너처 향인 ‘The Fragrance of STAR TABLE’을 개발함으로써, STAR

TABLE 라운지를 방문한 고객에게 오리엔탈 화이트 티의 잔향과 히말라야의 들풀

향기, 알프스의 바람 한 줄기가 어우러진 향기로 안정감과 활력을 전한다.

향후 ‘STAR TABLE 라운지’는 운영 성과 등을 검토해 점진적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앞으로도 KB국민은행은 금융 시장을 선도하는 자산관리 전문 은행으로서 국민을

위한 자산관리 서비스 제공을 위해 힘쓸 것이다.

STAR TABLE 라운지 시행

KB국민은행은 STAR TABLE 라운지를 통해 업그레이드된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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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국민은행은 자산관리 전문 브랜드 GOLD&WISE의 PB서비스를 확대 시행하고자

개인영업점 중 일정 규모 이상의 VIP라운지 21개 영업점을 Star Table라운지로

전환하고, PB센터 중 3개 대형 센터(강남스타, 명동스타, 목동PB센터)를 중심으로

인근 30개 영업점과 연계하여 PB서비스를 제공한다. 고객의 자산관리뿐만 아니라

다양한 문화적 욕구 충족 및 힐링을 위한 라이프케어로 이어지는 PB서비스의

일환으로, 영업점 거래 고객을 대상으로 지난 2월 27일, 새 봄을 기다리는 설레이는

맘으로 <For Healing> 뮤지컬 갈라 토크 콘서트를 개최했다. 이번 행사는 영업점 거래

고객을 비롯해 영업점 담당 VM(VIP Manager)도 초대해 고객과 직원이 함께 어울려

즐거운 시간을 나누는 뜻깊은 자리였다. 특히 새 생명의 기운이 움트는 봄을 맞아,

그간 카드 사태로 인해 상심이 큰 고객의 마음과 영업점 직원들의 마음을 위로하고

함께 새롭게 출발하자는 의미를 다지는 계기가 됐다. <For Healing> 뮤지컬 갈라 토크

콘서트는 MC 정선희의 사회로 <레미제라블>, <오페라의 유령>, <맘마미아>, <시카고>

등 당대 최고의 뮤지컬 대표 곡을 감상하는 시간으로 꾸며졌다. 뮤지컬 배우들이

직접 들려주는 무대 위 에피소드나 공연에 얽힌 다양한 사연 역시 관객의 공감을

불러일으키며 높은 호응을 얻었다. 특히 토크 콘서트가 끝난 후 깜짝 선물로 감동의

크기를 더했다. 잔잔하게 마음을 치유하는 작가 요시모토 바나나의 <사우스포인트의

연인>과 영원한 사랑을 상징하는 오색 딱따구리에서 모티브를 얻어 만든 차, 오설록의

러브 컬렉션을 고객에게 선물한 것. KB국민은행은 <For Healing> 뮤지컬 갈라 토크

콘서트 같은 다양한 형식의 문화 행사를 열어 고객의 사랑에 보답할 것이다.

<For Healing> 뮤지컬 갈라 토크 콘서트

삶의 여유까지 제공하는 KB국민은행은 우수고객을 위한 <For Healing> 뮤지컬 갈라 토크 콘서트를 개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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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49: 도시 농업으로 부식은 자급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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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ppy Mailbox

“그날의 커피는 제 인생에서 가장 향긋한 커피였습니다”

000님께

겨울이 이제 끝나려나 봅니다.

오며 가며 인사 전하는 반가운 사이에 이렇게 편지를 전하는 이유는,

감사 인사를 글로 적어 제대로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입니다.

끝날 것 같지 않던 지난 겨울, 이런 저런 일들로 몸도 마음도 겨를 없이 참 바빴습니다.

워낙 가족 같은 지점 식구들이라 휴일에 만나는 게 새삼스럽게 반갑기는 했지만,

그래도 연이은 근무로 조금 힘들기도 했지요.

서로 웃으며 일하자고 업무를 시작했는데,

사실 마음 속엔 평범한 휴일을 보내고 있을 사람들을 아주 조금 부러워하기도 했어요.

그런데 그때 고객님께서 저희를 찾아주셨습니다.

양손 가득 커피를 들고요. 그 순간을 기억합니다.

코끝을 지나는 커피향에 감각이 깨어나고 무심히 고개를 들어보니 고객님께서 활짝 웃으며 서 계셨죠.

“휴일도 없이 너무 고생하시는 것 같아요. 커피 한잔씩 들고 하세요.”

그 한마디 또한 아마 잊지 못할 겁니다.

깜짝 놀라 어쩔 줄 모르는 저희에게 고객님은 이웃간의 정이라고 하셨습니다.

가끔 쓴소리를 듣는 직원들을 보고 안쓰러우셨다는 말과 함께요.

그 말씀을 들으며 그저 지나치면 그만일 텐데 이렇게 일부러 챙겨주는

고객님들이 계시니 우리는 참 행복한 사람들이구나 했습니다.

따뜻한 커피를 마시면서 고단함, 아쉬움 따위 훌훌 날려버리고 다시 힘을 낼 수 있었습니다.

커피와 함께 전해주신 늘 믿고 있다는 힘내라는 한마디는

큰 북소리가 되어 우리 모두의 마음을 두드렸습니다.

커다란 응원가가 되었습니다.

고객님 아니 따뜻한 이웃 사장님, 정말 감사합니다.

저희들 또한 언제라도 고객님의 뒤에서 응원가를 불러드리겠습니다.

따뜻한 햇살이 되겠습니다. 이제 겨울이 다 저문 것 같습니다.

저희 지점 식구들 아니 KB국민은행 모든 직원들은 꽃을 틔우기 위해 한창입니다.

곧 화사한 봄의 모습으로 인사 드리겠습니다.

다시 한번 격려와 응원 감사드립니다.

영등포2가지점 이선미 계장 올림

함께 일하는 동료, 이웃 그리고 고객까지…

지면을 통해 그 따뜻한 마음이 오고 간 사연을 소개합니다.

이번 호의 주인공은 영등포2가지점 이웃이자 한 고객님께

영등포2가지점 이선미 계장의 감사한 마음을 담은 편지를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