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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기 기기기 기기 기기기 기기기 기기 기기 ( 기기기기 기기기기 ) Culture Research By Symbolic Analysis On K-POP IDOLS (Focused On Girl Groups) 이 이이이 이이 이 이이 (Part II) 이 이이이이이 이이 이이이 이이이이 이 3 이이이 이이 이이이이 , 이이 이이이 이이이 이 이이 이이이 이이이 이이이 이이 이이이이 이이 이이이이 . 이 이이이 이이이 이이이 이이 이이이 이이이 이이이이 . 이이이 이이이 이이이이 이이이이 이이이이 이 이이이이 이이이이이이 이이이이 . 이 이이이 이이이이 sodec 이 이이이이 . sodec 2015.12

기호 분석에 의한 케이팝 아이돌 문화 연구 (Symbolic Analysis on K-pop ido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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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1: 기호 분석에 의한 케이팝 아이돌 문화 연구 (Symbolic Analysis on K-pop idol)

기호 분석에 의한 케이팝 아이돌 문화 연구 ( 걸그룹을 중심으로 )Culture Research By Symbolic Analysis On K-POP IDOLS (Focused On Girl Group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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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dec

20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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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Keywords Analysis2. Visual Look & Feel Strategy Analysis 3. Symbolic Strategy Analysis

I. The Girls’ Generation (2007~2014)

II. NOW (2015)

1. Wonder Girls2. Girls’ Generation3. KARA4. 2NE1

Evolution of Love and Network

III. Fut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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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Wonder Girls2. Girls’ Generation3. KARA4. 2NE1

I. The Girls’ Generation (2007~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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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세대 여자 아이돌

2000 년대 초

활동을 중지한 핑클과 SES 이후 10 대후반으로 구성된 여자 아이돌

그룹은 슈가와 밀크 (M.I.L.K) 뿐이었다 .

이들은 당시 큰 반향을 얻지 못했고 대중들은 여자 아이돌의 공백이 계속된 5 년여간 귀여운 여자이이돌 그룹이란 왜색이 들어간 것 , 지나간 시대의 유치한 것이라 생각했다 .

일본에서 성공한 보아는 좀처럼 국내로 돌아오지 않았고 같은 소속사인 천상지희는 늘 일본과 한국의 언저리에서 새로운 앨범출시가 늦어진다는 소문만 양산하더니 소녀시대의 데뷔이후 사실상 해체됐다는 반응을 이끌어 냈다 .

빈 자리를 채운것은 2005 년 데뷔한 쥬얼리였는데 락그룹 출신 박정아 때문인지 이들은 아이돌이라기 보단 성숙한 보컬과 춤으로 승부하는 여성 중창단에 가까왔다 .

그렇게 대형 기획사들은 오랜 기간 새로운 여성아이돌을 준비할 시간이 충분했다 .

하지만 음악적으로 승부수를 띄울 만한 폭은 좁았다 . 핑클과 SES 가 여성 아이돌이 할 수 있는 모든 것의 한 싸이클을 보여준 후 막을 내렸기 때문이었다 . 또한 한동안 가요계엔 음악성과 대중성을 갖춘 새로운 시대를 이끌만한 창작자들이 나타나지 않았다 .

더군다나 음반시장은 더 이상 CD 가 팔리지 않고 온라인 음원 중심으로 굳어져 신인아이돌을 낸다는 것은 점점 모험에 가까운 것이 되어갔다 .

박정아와 서인영이 함께 했던 시절의 쥬얼리는 아이돌 1.5 세대를 이끌었고 2015 스타제국은 공식적인 해체를 발표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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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

원더걸스 , 카라 , 소녀시대의 데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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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더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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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영과 비의 성공시대

박진영은 90 년대 한국 대중음악 스타들의 빛나는 결과물들 속에서 그들과 같은 위치에 서기에는 애매한 위치에서 출발했다 . 그의 초기 노래와 퍼포먼스는 인기가 있었으나 서태지 , 듀스 등에 비해 그리 고급한 느낌을 주진 못했고 진지한 싱어송라이터로 자리매김하진 못했다 . 이후 그가 한 방송에서 그룹 봄여름가을겨울과 인터뷰하며 밝혔듯 그는 이 시기 음악을 하나하나 배워 가며 곡을 쓰기 시작했고 초기 그의 작품은 음악적으로는 심심한 곡이었다 .

물론 박진영은 그런 시선에 상관 없다는 듯 꾸준히 자작곡으로 승부해 성공했고 , 꾸준히 기시감을 일으키는 크리셰들로 가득 찬 곡들로 명성을 누렸다 . 2000 년을 전후해 , 박진영은 ‘지오디(GOD)’ 와 ‘비’를 선보였다 . 그리고 이 즈음 대중이 원할만한 고급스런 들을 거리를 뽑아낼 줄 아는 성공적인 프로듀서가 되었다 .

비의 ‘태양을 피하는 방법’은 도미니크 밀러가 연주하고 스팅이 부른 의 기타리프를 정식으로 샘플링 해 큰 성공을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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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더걸스는 2006 년 말과 2007 년 초에 걸쳐 , Mtv 원더걸스 시즌 1 을 통해 소개됐다 . 원더걸스는 한국 케이블

티비에선 이전에 볼 수 없었던 비쥬얼 스타일과 접근방법으로 눈길을 끌었다 . 그 이전 빅뱅 또한 2006 년 인터넷티비를

통해 대중에게 접근했지만 , 원더걸스는 그 품질을 한단계 높였다 .

처음 , 원더걸스는 본토 R&B 그룹을 모방했다 . 글래머러스한 조명이 금빛의 Wondergirls 를 아로 새기곤 화보에서

튀어 나온 듯 귀여운 10 대 여자아이들의 춤이 시작 될 때 , 이들은 국산 아이돌이란 것의 퀄리티에 새로운 장을 열었다 . 이 비쥬얼 스타일의 충격은 이후 ‘소핫 (So Hot)’ 과 ‘노바디 (No Body)’ 를 거치며 , 티저 이미지를 제시한 후 티저

뮤직비디오를 , 그리고 본편 뮤직 비디오 ( 음원유출 까지 ) 공개한다는 일련의 온라인 마케팅 전략을 형성하며 인터넷을

점령했다 . 이후 소녀시대 , 카라 그리고 2NE1 도 이 ‘새로운 스타일 메이킹’으로써의 신곡 터뜨리기를 모방했다 . 원더걸스는 농도 짙고 , 화려하며 , 고급스런 , ‘현대적 복고’라는 가상세계를 만들었다 . 이후 이 K-Pop 의 비쥬얼 방법과

신곡 퍼뜨리기는 산업적 표준이 되었다 .

비쥬얼 스타일링과 마케팅의 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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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더걸스는 비로소 2007 년 초 ‘ Irony’ 를 활동 곡으로 발표하며

데뷔했다 . Irony 는 박진영이 수 없이 들려 주었던 복고 스타일의

댄스곡과 다르지 않았고 , 데뷔 직전까지 ‘MTV 원더걸스’를 통해 보여

주었던 준비과정 만큼은 신선하지 않았다 . ‘Irony’ 는 박진영의

야심과는 달리 탁월한 대중성은 찾아 볼 수 없는 , 기본에 충실하지만

심드렁한 , ‘텔미’ 이후 가요계의 흐름이 된 반복적인 후크를

전개하기보단 친숙한 구성 위에 적당한 랩을 얹은 무난한 곡이었다 .

“Irony’ 에서 박진영은 다소 낡은 , 정공법적 구성과 톤으로 , 쿨(Cool) 하고 강하며 놀 줄 아는 여자아이들이라는 그림을 그렸다 . 선예 , 예은 , 현아 , 선미 , 소희의 창법 또한 이후 전개될 복고 4부작을 예상할 수 없을 만큼 걸쭉하고 파워풀한 것이었다 . 이들은

의도적으로 미국 R&B 여성 보컬의 톤을 따라잡으려 했는데 , 이후

그들의 보컬 톤이 바뀐 다음 ‘이전엔 박진영의 주문대로 허스키하고

무거운 보컬 톤을 연습했음’을 밝혔다 . 카라가 베이비 힙합에서

큐트로 , 이후 파워 댄스로 장르를 바꿨듯 원더걸스 또한 1집 이후

그들의 컨셉을 대수술하며 성공했다 .

너무 무난한 R&B. 1집의 실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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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 PD, 그리고 삼촌팬의 탄생

‘MTV 원더걸스’에서 , 원더걸스는 처음부터 노력하는

아이돌이었고 , 모범생이었으며 , 어른보다 어른스러운 쿨한

소녀들이었다 . 원더걸스는 이후 소녀시대가 보여줄 아이돌

2.0 시대의 ‘성품과 인성’을 이미 모두 갖추고 있었다 . 이것들이 밖으로 표출되는 것은 대부분 캠코더 뒤의 마크 PD와의 대화를 통해 이루어졌다 .

마크 PD 는 ‘MTV 원더걸스’와 ‘MTV 소녀시대’를 통해

일본의 오타쿠가 여성 아이돌을 바라볼 때의 남성성의 자아를

구성하는 로리콘 콤플렉스로부터 아주 멀리 벗어난 지점에서 , 이후 한국 삼촌팬의 전형이 될 자아를 제시하며 , 일본에선

예상할 수 없었던 전혀 이질적이고 새로운 소녀들의 현재

모습을 이끌어낸 진정한 작가 였다 . 원더걸스와 소녀시대

멤버 모두와 그들의 팬들 또한 마크 PD 를 좋아했다 . 마크

PD 는 자상했으며 ( 때로 엄했고 ), X- 세대인 마크 PD 는 ( 이

새로운 세대의 여자아이들의 내면을 )놀라와 했으며 , 마크

PD 는 꾸준히 이들을 진심으로 걱정하고 지원하고 사랑했다 .

이후 이 삼촌팬의 보살핌과 조카의 성장이라는 방식은

에이핑크 (Apink) 가 이어 받아 에이핑크 뉴스 시리즈로

이어졌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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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를 부탁해 - 한국이라는 중력을 벗어나는 20 대 여자 증후군

별안간 , 조영남은 2007 년 즈음 , 영화 < 고양이를 부탁해

(2001)> 의 미소하고 아름다운 세계를 재발견 했다며

자신의 나이 어린 여자들을 바라보는 시선을 교정했음을

만천하에 알리기 시작했다 . 원더걸스가 출현한 것은 이

무렵이였다 . 원더걸스는 조용한 성격에 조심스럽고

신중하며 프로패셔널한 고양이였다 .

그 무렵 , 젊은 남녀들은 모두 고양이 키우기에 열중했다 . 성숙한 속내를 알려고 너무 다가가지는 말아야 하며 , 우아하고 고고하지만 가끔은 놀아주어야 하는 , 기분이

어떤가 늘 물어보아야 하며 , 너무 예민해 너무 괴롭히면

어디론가 떠나는 고양이 . 그렇게 선미가 팀을 떠났다 . 한국과 가장 먼 곳에서 날아와 고향의 기억이 거의 남아 있지

않은 혜림이 팀에 참여했을 때 비로소 원더걸스는 평범한

소녀들의 세계를 완결 지었다 . 한편 , ‘ 고양이를 부탁해’에서

해외로 훌쩍 떠났던 이요원은 어떻게 되었을까 ?

원더걸스는 이후 해외로 기나긴 음악을 위한 여정을 떠났고 , 리더 선예는 결혼으로 해외에 안착하게 된다 . 원더걸스는

20 대 초반 여성들의 한국이라는 중력 벗어나기를 보여 줬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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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nder Years Trilogy

반복되는 주문을 물면 노래라는 낚시에 걸려든다 . ‘텔미’는

전대미문의 후크송이라는 세계를 창조했다 . 그리고 유투브를 통해

꾸준히 세계로 영향력을 미치며 K-Pop 을 정착시켰다 . 전미 순회

공연을 통해 빌보드 순위에 오른 건 어떻게 생각하든 오랫동안

기록으로 남을 대한민국 음악의 88올림픽적 쾌거다 . 박진영은 한 때 비닐로 만든 의상을 입고 무대에 선 경력이 있다 . 그는 자유스런 분위기의 연세대학교를 나온 것을 자랑으로 여겼고

마광수 교수의 팬이었음을 대중들은 기억했다 . 관련된 몇 가지 길고

긴 논란을 일으킨 후 , 결국 박진영은 섹시라는 ‘태도’의 뇌관을 ‘텔미’

로 건드렸다 . 한국인들은 비로소 섹시해 지기로 결정했다 . 모두들

‘날 사랑한다고 , 날 기다려 왔다고’ 말하며 텔미를 외치고 춤췄다 .1집 The Wonder Years (2007.09)

동명싱글 (2008.06)  The Wonder Years – Trilogy (EP) (200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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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과 자아를 찾는 긴 여정

박진영은 이전부터 전혀 섹시하지 않으면서 섹시를 외치는 뮤즈들을 한 다스쯤 키워

냈다 . ‘난 이제 더이상 소녀가 아니예요’를 외친 후 자신과는 처음부터 맞지 않았다며

홍대 씬으로 간 박지윤 , 효녀가수 별 , 어른스런 소희 , 아티스트 예은 , 엄친딸 선미 , 소녀가장의 의젓함을 전국민에게 보여준 기특한 모범생 선예 까지 . 박진영은 내면이

전혀 섹시하지 않은 여성들로부터 내면의 글래머러스함을 이끌어 냄으로써 국민적인

선풍을 일으켰다 . 그의 이미지와 그에 대한 루머와는 달리 그는 어쨋든 좀 놀 줄아는

모범생을 고수했다 . 현아는 팀을 떠난 후 포미닛과 솔로활동을 통해 ‘수줍은 내면을

갖고 있지만 쇼가 쇼일 뿐이라는 걸 가장 잘 아는 프로패셔널’로 우뚝서며 결국

박진영을 가장 잘 이해한 셈이 되었다 .

2009 년 3월 원더걸스는 미국으로 진출해 조나스 브라더스를 따라 전미를 버스로

순항했다 . 299 년 말 , 원더걸스가 데이브 스튜어트와 함께 작업 중이라는 소식과

함께 데모곡과 사진이 공개 되었다 . 팬들은 드디어 원더걸스가 한국 걸그룹의

구태의연한 큐트 (cute) 를 벗고 세계를 향해 날아오르는 줄 알았다 . 하지만 기대를

접게 하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 원더걸스는’ 2 Different Tears’ 를 들고

급거 귀국 , 예능 프로그램에 나와 자신들은 ‘레트로 전문’이라 말했다 .

2010 년 원더걸스를 향한 가장 큰 의문은 선미의 탈퇴와 혜림의 보강 이후 국민적

싱글을 연타로 히트시킨 원더걸스가 과연 정규 2집에서 과연 어떤 걸 보여 줄 것

인가였다 . 하지만 2010 년 말 박진영은 또 다른 컨셉형 아이돌 ‘Miss-A’ 를 들고

나왔고 원더걸스의 2집 소식은 들려오지 않았다 . 소식은 띄엄띄엄 , 미국에서 , 하와이에서 , 중국에서 건네져 왔다 . 여자 아이돌 시대의 포문을 연 원더걸스 . 숱한

국민가요를 만들어낸 원더걸스 . 폭발적인 스타성을 지닌 멤버들 , 여자 아이돌 중

유일하게 일본에는 노크하지 않는 원더걸스 . 원더걸스의 다음 행보는 무엇이었을까 ?

성인식 – 박지윤 ( 작사 , 작곡 박진영 ). 2000

Bubble Pop – 현아 (2011.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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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nder World (2011.11)Wonder World 는 수년 간 제일 잘 나갔던 2NE1 과 테디를

무색하게 만드는 K-POP 역사의 기념비적인 수작이었다 . 예은은

전격적으로 작곡에 참여 했다 . 박진영은 이 앨범의 디렉팅을 거의

원더걸스에게 맡겼다고 했다 . 또 그가 작곡한 전형적인 박진영식

R&B 발라드 ‘두고두고’를 그녀들에게 ‘빼앗겼다’고 말했다 , 확실히 이 앨범에서 선예와 예은은 박진영을 발가벗기고 갈취하고

있다 .

한 평론가는 인터뷰에서 이 앨범에 대해 ‘저렇게 까지 음악의

질에만 집중해도 되나 할 정도’라 말했다 . 그렇게 원더걸스는 이미

이 앨범에서 셀프 프로듀서로서의 위치를 확고히 했다 . 해외

네티즌들의 평가는 ‘이 앨범이은 뉴욕의 언더그라운드에서나 나올

법한 아방가르드한 괴물’이라는 것 이었다 .

그 무렵 예은은 한 방송에 나와 ‘박진영이 정성껏 준비한 새로운

후크송이 정말 싫다’고 박진영에게 말한 것을 사과한다고 말했다 . 헌데 그 즈음 원더걸스의 능력은 이미 박진영을 초월했다 . 박진영이 예능에 나와 이제 도나 닦아야 겠다고 말하는 것이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

원더걸스는 아이돌이 아티스트로 이행한 가장 모범적인 사례다 . 또한 , 사랑과 성장 , 보살핌 등으로 대변되는 이 걸그룹 시대의

가치 중 많은 것이 원더걸스의 시기로 부터 시작되었다 . 원더걸스는 아이돌의 새로운 표준을 만들었고 현재까지 음악적으로

가장 뛰어난 결과물을 선사해 줬다 . 그게 다 박진영의 계산된 의도

였을까 ? 그건 박진영이 한 예능에서 한 말대로 ‘내가 하는게

아니었을 것’이다 .

Track List

G.N.OMe, inGirls GirlsBe My BabySweet DreamsStop!Dear. Boy두고두고SuperBAct Cool (Feat. San E)Be My Baby (Ra.D Mix)Nu ShoesBe My Baby (Eng. Vers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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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boot; 싸이클의 완성과 열린 미래

이 글은 원더걸스의 2011 년 까지의 성과만 주로 다뤘다 . 2012 년 초 , 대중과 평론 양쪽에서 모두 성공한 ‘ Like This’ 이후 3 년간 , 그들은 나타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

예은은 2014 년 핫펠트 (HA:TFEET) 란 예명으로 자의식 강한

솔로 음반 ‘ME?’ 를 들고 나타났고 , 아티스트로서 , 예상되는

적당히 좋은 평가를 받았다 .

2015 년 , 원더걸스는 선예와 소희와 탈퇴하고 선미가 재

투입된 재정비 (Reboot) 를 이뤘다 . 그들은 그들의 음악적

능력과 ‘레트로’를 섞은 뛰어난 성취를 들고 K-Pop 월드를

순항중이다 . 보컬리스트 선예와 퍼포머인 소희가 탈퇴했으나

전멤버가 작사작곡에 참여한 이 앨범의 질은 Wonder World에 뒤지지 않는다 . 밴드로써 그들의 연주 실력 또한 아이돌

치곤 꽤 좋은 정도 이상의 평가를 받고 있다 .

박진영은 뮤지션으로 , 아이들의 선생님으로 , 프로듀서로

점점 성장한 모습을 보여 주고 있다 .

원더걸스의 팬들은 , 비록 팬덤이 와해됐지만 , 대중과 함께 , 길게 살아남아 원더걸스의 친구가 되었으며 , 길게 기다려온

만큼의 보상을 즐기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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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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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라의 1집 앨범 ‘ The First Bloooooming’ 은 오랜 기다림에 지쳐있던 대중을 만족시키려는 듯 유명 작곡가들이 의욕적으로 참여했다 . 한상원 , YG 엔터테인먼트의 빅뱅과 같은 예명으로 알려진 작곡가 방승철 등이 그들이었다 . 카라는 흔치 않게 힙합과 펑크 스타일의 여성 아이돌 그룹을 표방했다 . 타이틀 곡 ‘ Break It’ 은 당시 메인보컬 김성희의 성량과 파워를 최대한 활용한 곡이었는데 김성희의 쩌렁쩌렁한 목소리 외에는 어떤 것도 흥미 있게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 대중들은 이 안일한 기획의 평범한 곡을 외면했다 .

1집에서 멤버들의 매력이 조화를 이룬 곡은 ‘맘에 들면’ 이었다 . 사랑스럽고 아기자기한 여자 아이돌의 힙합이라는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준 이 곡은 특히 니콜과 한승연의 영어랩이 인상적인데 , 그것이 영어이기 때문에 좀 더 본토의 것처럼 들린다는 장점 외에도 향후 대중이 발견할 카라스러운 귀여움과 앙증맞음의 일부를 라임과 플로우로 들려줬다 . 니콜과 한승연은 이후에도 꾸준히 랩을 만드는데 참여 했다 . 이후 Lupin 의 도입부분에서도 발견되는 니콜의 영어 어휘는 상당히 센스있고 고급스럽다 . ‘맘에 들면’의 훌륭한 영어 랩 가사는 다음과 같다 .

oh, uh huh, yeah, let’s goTime to stop tryna calculate you making me frustrateis time to just trust fate yanno theres nothing to hesitatecall me baby, call me honey, call me sweetie, yo!I’m digging everything I’m sensing from the vibes off youOh is this f’realTake a look at me I am waiting for you waitingfor your leading me to love without clicheboy oh boy don’t you knowChances pass day by day so step up before they fly away

여기서 ‘클리셰’란 단어가 발견된다 . ‘ 클리셰 없이 , 날 사랑해 주길 기다린다’는 니콜의 라임으로 부터 , ‘ 온갖 클리셰들을 끌어 모은 아이돌 음악의 진정성’은 과연 어디에 있는가가 카라의 이야기를 읽는 키다 .

‘맘에 들면’은 이후 2NE1 등 힙합을 본질이라 하는 아이돌이 탄생한 이후에도 쉽게 찾아 볼 수 없는 독특한 힙합 감각이 녹아든 수작이었다 . 하지만 대중의 인기를 얻기엔 다른 곡들은 ‘ Break It’ 과 같이 너무 평이한 클리셰들을 남발한 것들이었고 , ‘맘에 들면’ 처럼 균질하게 실험적이지도 않았다 . 생경한 힙합 소녀들인 카라는 크게 조명 받지 못했다 .

카라 1집 , 넘쳐나는 클리셰의 대실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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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 후 오랫동안 카라는 스케쥴이 많지 않은 시간을 보내야했다 . 이런 와중에 카라의 티비 조차 없는 숙소가 YTN 스타투데이 영상을 통해 공개 되었다 .

1집 활동을 접은 카라가 1 년 가까이 개점휴업인 반면 원더걸스와 소녀시대는 한국을 넘어 아시아를 그들의 세상으로 만들고 있었다 .

이 시기 팬미팅은 주로 길거리 공사장 옆 , 보도 블럭 위에서 이루어졌고 카라의 팬들은 돈을 모아 간식을 사먹었다고 전해진다 . 이 시기 카라는 지하철을 타고 스케쥴을 소화하기도 했다 .

초기 카라의 메인 보컬이던 김성희는 데뷔 1 년만인 2008 년 2월 학업과 부모의 반대로 팀을 떠났다 .

그 이전 부터 쓰러져 가는 팀을 일으키고자 분투하던 한승연은 작지만 충실한 소수의 팬을 가지고 있었다 . 이 팬들은 후일 온라인 공간에 카라의 성공스토리를 만들어 올리며 카라의 성장의 기쁨을 함께 누렸다 .

카라의 팬들은 그녀들이 2007 년 연말 가요 시상식에 초대받지 못했을 때 , 한승연이 차디찬 숙소에서 비빔면 두개를 끓여 먹으며 눈물을 흘렸노라고 밝힌 것을 인터넷 게시판 마다 실어 날랐다 .

카라의 팬들은 한승연이 1 주일에 한번 MC 로 출연한 MBC Game 채널에서 “한승연의 MSL Break” 를 외치는 장면을 착실히 캡쳐해 마르고 닳도록 반복 시청했다 .

그러던 2008 년 4월 한승연 , 니콜 , 박규리 세사람은 직접 오디션 공고 동영상에 출연해 다섯명의 팀으로 거듭날 것임을 예고했으나 관심을 가진 사람은 많지 않았다 .

오디션을 통해 구하라와 강지영이 합류 한 후에도 한승연은 소녀시대 티파니가 빠진 KMTV ‘ 소년소녀 가요백서’에 약간은 비굴한 컨셉으로 출연하기 시작했다 .

이런 힘든 시간들을 통해 서서히 팬덤이 자라났다 .

기나긴 무명시절 , 팬덤 , 트리비아

당시 오디션 참가가 중 싸인 씨디를 준다는 내용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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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2008 년 7월 24 일 한승연의 생일날 . 1집 발매 이후 거의 1년 반만에 1집의 귀여운 힙합 소녀들과는 전혀 다른 컨셉으로 카라는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

첫 미니앨범의 동명 타이틀 곡 ‘ Rock U’ 는 ‘ Rock U Body I Say’ 라는 특이한 후렴을 반복하며 인기를 끌었다 . 하지만 초등학생과 중학생을 제외하곤 대중들은 이 귀여운 생명체들에게 아직 본격적으로 환호하지 않았다 .

그들의 컨셉은 10 년 전의 것인 듯 너무 유치해 보였다 . 카라 자신들도 무대 위에서 구시대의 이미지를 연출해야 하는 걸 약간은 난감해 하는 듯 보였다 .

구하라는 첫 방송 무대에서 실수를 한 후 화장실로 가 울었다고 전해지며 이것이 보도되어 관심을 끌었다 . 이후 가요프로그램의 차트 10 위내에 처음 진입한 뒤 대구의 한 카페를 빌려 열린 카라의 팬미팅 참석 인원은 2 백명을 넘었다 . 카라의 구멤버와 새로운 멤버 사이의 갈등은 없었다 . 카라의 다섯명은 1집의 ‘맘에 들면’을 노래방에서 신나게 부르는 모습을 공개하며 우애를 과시했다 .

뚜렷이 희망의 빛이 보였지만 아직 카라는 갈길이 멀었다 . 소녀시대는 2008 년 1월 뛰어난 1집을 들고 나타나 카라는 안중에도 없다는 듯 이후 원더걸스와 길고 긴 한판 승부를 치렀다 . 한승연은 또다시 MBCevery1 의 ‘가족이 필요해 시즌 2’ 에 ‘유명하지 않은 아이돌 컨셉’으로 울며 겨자 먹기로 출연했다 . 후일 한승연은 SBS ‘강심장’에 출연해 정상의 위치에서 이때를 회상하며 눈물을 보였다 .

카라의 유아스런 안무와 패션 , 의미를 알 수 없는 락큐빠세 (Rock Your Body, I Say) 는 이미 한껏 수준 높은 소녀시대에 매료된 리스너들에겐 귀찮지만 끈질기게 뇌리에 남는 후크였다 . 평론은 참다 참다 카라가 고루하고 유치스럽다며 한마디 했다 . 평론은 물론 대부분의 대중은 아직 카라의 후크가 얼마나 중독적인지 , 한승수와 김재호의 쌓아 올린 전략이 얼마나 견고한 것인지 모르고 있었다 .

큐트 컨셉으로 재정비 - 잠재된 카라표 팝의 시작 Rock 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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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의 간증은 유희열의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이루어졌다 . 이지형과 신재평 (페퍼톤스 ) 은 유희열의 라디오 방송에서 카라의 ‘ Rock U’ 에 대해 거의 광분한 상태로 곡의 구조와 시퀀싱 기법 등 뛰어난 난이도로 만들어 졌다고 높게 평가했다 . 이후에도 유희열은 스케치북에서 카라를 지목했는데 그건 웃고 즐길 신문기사를 제공한 것만은 아니었음에도 아직 대부분의 대중들은 카라를 소녀시대의 90 년대 버전 쯤으로 여겼다 .

시간이 꽤 지난 그해 12월 , 카라는 연말 가요시상식 참가를 겨냥한 듯 두번째 미니앨범을 발표했다 . 카라의 팬들은 카라의 인지도를 높이기 위한 전략으로 순위프로그램에서 단체로 고무장갑을 낀채 응원했고 이를 언론이 기사화되었다 . 김아중이 부른 영화 ‘미녀는 괴로워’의 홍보곡 ‘ I am a beautiful girl’ 를 연상시키는 타이틀 곡 ‘ Pretty Girl’ 은 큰 인기를 끌었다 . 평론은 이전 보다 빠르게 약간은 호의의 여지를 남겨주는 방식으로 거의 즉시 반응했다 .

그런 평론이 있던 크리스마스날에 ‘소년소녀 가요백서’에 출연한 니콜과 구하라는 ‘숙소에 케이블이 안 나온다’란 말을 남겨 팬들을 놀라게 했다 . 간신히 숙소에 티비는 마련되었으나 어느 가정에나 상수도처럼 연결 되어있는 케이블은 그녀들에게 공급되지 않았던 것이다 . ‘Pretty Girl’ 은 가요프로그램에서 2 위까지 올랐다 . 카라의 스케쥴은 급격히 늘기 시작했다 . 각종 행사 , 축제 , 라디오와 케이블 , 공중파에서 카라를 볼 수 있었다 .

2009 년 2월 초 , 카라는 팬들의 요청에 의해 , 미니앨범 ‘ Pretty Girl’ 에 실린 ‘ Honey’ 로 순위 프로그램에 다시 나섰다 . 그리고 소녀시대가 ‘ GEE’ 로 9 주 1 위의 전설을 끝내던 3월 8 일 , 마침내 한승연은 인기가요에서 1 위 트로피를 안고 엉엉 울었다 . 소녀시대도 이런 카라를 옆에서 다독였다 . 이 무렵 카라는 태국의 아시아팝송차트에서 1 위를 차지했다 . 2009 년 3월 서울 광운대 대강당에서는 참가자 2000명이 넘는 카라 팬미팅이 개최 되었다 .

카라는 2009 년 5월 유희열의 스케치북에 윤하의 깜짝 게스트로 출연했다 . 유희열은 인생에서 가장 기쁜 날이라 했고 그건 진심으로 들렸다 . 유희열은 이 시기 부터 감성변태 이미지를 만들어 가기 시작했다 . 마크 PD 와는 좀 다른 삼촌팬의 자아다 . 한편 윤하는 자신의 앨범(1.5집 ) Thanks to 에 한승연을 ‘승연자기’라 부를 정도로 한승연과 절친이라 알려졌고 이 취향을 즐기는 여성팬들은 작게 환호했다 .

평론 혹은 간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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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인기 개그맨 이자 배우 , 작가이기도 한 게키단 히토리 (劇団ひとり ) 는 2009 년 하반기 부터 일본에 카라를 알려왔다 . 그는 DSP 를

직접 방문했고 , 자신의 TV프로에서 고정적으로 카라를 홍보했다 . 소녀시대에 비해 일본 내 인지도가 부족했던 카라는 마치 한편의 잘

짜여진 드라마 처럼 일본에 진출할 수 있었다 . 게키단 히토리는 업계의

음모론 따위는 말도 안되는 것이라 일축하고 이후에도 단순한 팬으로서

열심히 카라를 응원했다 . 그는 한 연예정보 프로그램에 출연해 카라는

멤버 한사람 한사람이 명확한 캐릭터를 갖고 있고 이들의 조합은 흡사

전대물을 보는 것 같다고 말하며 카라는 최고의 아이돌이라며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했다 .

한승연의 분투 이후 아이돌로서의 캐릭터를 만들 수 있는 기회는

니콜에게 먼저 찾아왔다 . 토요일 골든 시간대인 오후 5 시에 방영된 ‘

스타골든벨’에 2008 년 12월부터 방영된 ‘눈높이를 맞춰요 시즌 2’ 에

출연한 니콜은 부족한 한국어 실력으로 단어를 설명하며 재미있는

상상력을 가진 친근한 캐릭터로 자리잡았다 . 십장생이란 단어를

설명하며 ‘열장을 다른말로 하고 태어나는 것’과 같은 식이었다 . 국민들은 열광하며 이후 10개월 이상 니콜과의 주말 시간을 기다렸다 . 시청률 제조기란 별명을 얻은 니콜은 이후 다른 멤버들이 ‘카라베이커리’

에 출연할 당시 ‘니콜의 수의학 개론’에 단독 출연했다 .

퍼스낼러티와 아이돌 캐릭터의 형성

폭발적인 스타성을 보여 준 니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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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하라에게 처음 찾아 온 기회는 2009 년 1월 출연한 설특집’스타격투기쇼’였다 . 당시 주얼리의 김은정과 맞붙은 구하라는 여린 외모와는 달리 정확히 눈을뜨고 펀치를 날렸으며 이를 악무는 모습의 캡쳐로 ‘구슬란 하라예프’ ,‘바다하라’한 별명을 얻는다 . 이 캡쳐는 이후 구하라를 설명할 때 빠지지 않고 등장하게 됐다 .

구하라는 곧바로 찾아온 구설수에 시달렸다 . 구하라가 데뷔전 남자친구와 단둘이 펜션에 놀러 갔다는 소문이 퍼졌는데 DSP 엔터테인먼트는 극구 사실무근임을 밝혔고 리더 박규리는 미니홈피를 통해 구하라에겐 문제가 없다고 항변했다 . 후일 한 연예 전문기자는 구하라와 함께 출연한 방송에서 그녀가 인기아이돌로 부상하는 가운데도 근거 없는 구설수로 오랜 기간 마음고생을 했다고 밝힌 적이 있다 .

구하라에게 두 번째의 기회는 2009 년 10월 초 찾아 온 MBC ‘달콤한 걸‘의 100M 달리기였다 . 초등학교 시절 2 년간 육상부생활 경험이 있던 구하라는 안정된 주법으로 다른 여자 아이돌들 사이를 엄청난 스피드로 치고 나왔고 이에 카라의 팬들은 ’구사인볼트‘란 별명을 붙여 주었다 . 언론들은 이후 2010 년 명절 특집 연예인 게임 프로그램에 구하라가 출연하지 않자 김이 빠졌다고 할 만큼 구사인볼트라는 캐릭터는 굳건히 형성되었다 .

2009 년 10월부터 2010 년 12월 까지 방영된 ‘청춘불패’는 다른 여자아이돌은 물론 구하라와 구하라가 속한 카라를 국민아이돌로 만드는데 크게 기여했다 . 구하라는 이제는 전국민에게 익숙한 하라구란 애칭을 얻었다 . 방송이 시작되고 얼마되지 않아 ‘청춘불패’ 멤버들은 할머니와 전화통화를 할 기회가 생겼는데 이 방송을 통해 구하라는 어린 시절을 광주에서 할머니 품에서 자란 사실이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 . 2011 년 초 카라의 해체 소동의 와중에 구하라는 고모할머니 (외할머니 ) 상을 당했으며 DSP 미디어의 관계자는 구하라가 가족이 많지 않아 더 힘들어 한다고 밝힌바 있다 . 구하라의 가족관계는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 ‘청춘불패’에서 구하라는 밝고 웃음이 많았고 , 소탈하며 순수하고 모습을 보여주었다 . 구하라와 현아의 콤비 개그는 큰 인기를 끌었다 .

구하라 혹은 하라구 . 구사인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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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리는 그리스어 CHARA 로부터 달콤한 멜로디라는 뜻의 KARA 의 팀명을 직접 만들었다 .

박규리의 팬들은 그녀를 여신으로 불렀다 . 박규리도 스스럼 없이 그럼 나는 여신이라며 스스로를 여신으로 불렀다 . 이렇게 어디에도 없는 사상 최고의 희한한 캐릭터가 탄생했다 .

2009 년 12월 , SBS ‘절친노트’엔 당시 DSP 의 가족이었던 SS501 과 카라가 함께 출연했다 . 카라 멤버와 SS501 의 캐릭터 다이나믹스가 돋보이는 흔치 않은 이 자리에서 박규리는 코믹한 자뻑 여신 컨셉으로 좌중을 웃겼다 . S501 의 해체 후 가장 아쉬운 것은 SM 과 JYP 등 다른 기획사의 남매 관계들에 비해 가장 어울리는 하모니를 보여 준 카라와 SS501 을 한자리에서 다시 보지 못한다는 점이다 .

2010 년 1월 3 일 , MBC ‘놀러와’에선 소녀시대와 카라만으로 한시간을 채운 새해 특집 방송이 편성됐다 . 다같이 개그에 소질이 있는 쟁쟁한 아이돌 가운데서 이날의 주역은 단연 박규리였다 . 박규리는 일관된 뻔뻔한 여신 컨셉으로 다른 모든 출연자들을 웃기고 분위기를 이끌었다 .

박규리는 2009 년 중반부터 심심찮게 라디오 1 일 Dj 로 활동했다 . 2010년 5월 박규리는 김신영이 빠진 MBC 표준 FM ‘ 심심타파’에 발탁되어 슈퍼주니어의 신동과 더블 DJ 생활을 시작했고 이후 일본 진출과 뮤지컬 일정이 겹치며 눈물로 마감했다 .

박규리는 2011 년 초 불거진 카라의 해체소동 때 투병중인 DSP Media 의 이호연 사장 옆을 지키며 카라멤버들을 규합할 터전을 마련했고 이후 진행된 상황에서도 멤버들을 모을 수 있는 중심역할을 해 내며 진정한 리더쉽을 갖춘 최고의 아이돌 리더로 발돋움했다 . 이후 너무 많은 스케쥴을 소화하느라 성대 수술을 받기도 했던 그녀는 게키단 히토리의 말을 빌리면 아이돌에는 흔치 않은 지적인 이미지 까지 더해 여신으로서의 품위라는 캐릭터를 스스로 유지하는 데 성공했다 .

전대미문의 아이돌 캐릭터 - 여신 박규리

박규리가 트위터에 올린 플랭카드 인증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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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승연은 그녀의 고군부투로 독햄 (독한 햄스터 ) 라는 별명을 얻은지 오래였

다 . 카라 역사의 일부는 한승연의 성공기라 부를 만큼 그녀는 전투적인 자세로

아이돌 활동에 임했다 . 해외유학 중 연예활동을 위해 귀국한 그녀의 명석한

두뇌와 집념은 팬들 사이에 잘 알려져 있다 .

그녀의 아버지인 정종철은 국내에서 손가락으로 꼽히는 도검장인으로

한승연에게 선사한 백접도가 티비에 소개되었다 .

2010 년 5월 열린 드림 콘서트엔 숱한 아이돌 스타가 출연했는데 다음날

인터넷의 보도사진은 모두 ‘ Lupin’ 을 부르고 있는 한승연의 것이었다 . ‘특별하길 원하니 ? 네 것 이길 바라니 ? 시작해 , 높이 올라가 , 세상을 다

가져봐’라는 lupin 의 가사는 그녀 스스로 이룬 자신의 것이었다 . 한승연은

그렇게 바닥부터 시작해 꿈을 이뤄 정상에 선다는 아이돌 성공시대의 드라마를

증명해 냈다 .

일본에 진출한 이후 아직 일본 대지진이 있기 전 한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에서

한승연은 ‘강지영과 함께 퇴근길의 지하철역 앞으로 일부러 나가자고 해

사람들을 구경했다 . 다들 바빠 보였다’는 종교성과 문학성이 엿보이는 특이한

멘트를 했다 .

카라시아에서 한승연은 솔로곡 ‘ Guilty’ 를 선보였는데 이는 카라의 곡들이

가진 Rock 성향을 잘 나타내 준다 . 한재호 , 김승수로 이루어진 스윗튠은

자신의 팀은 베이스와 드럼 등은 직접 연주한다고 밝혔다 . ‘KARASIA’ 콘서트에선 모든 곡이 더 헤비한 락 성향으로 편곡 되었다 .

독햄 , 엄친딸 한승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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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지영은 데뷔 시절 그녀의 고향인 경기도 파주에서 유명했다는 구설수에 올라야

했는데 파주의 중학교를 졸업하고 서울 무학여고에 입학하며 방송활동 외엔 착하고

성실한 모습을 보인다는 선생님과 친구들의 증언이 이어졌고 강지영 스스로가 ‘

라디오스타’에 출연 해 그런 그룹에 속해 있었던 건 사실이라고 실토하므로써 이 문제는

일단락 되었다 . 박규리를 비롯한 카라의 멤버들은 막내 강지영을 귀여워했고 강지영은

가끔 언니들에게 애교를 떨어 줘야 한다고 밝혔다 . 일본에서 강지영은 일본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에서 ‘현역여고생’임을 내세웠다 . 강지영은 F/X 의 설리와

동갑이자 절친임을 자주 과시했다 . 이 둘은 키는 큰데 아기같이 귀여운 얼굴로 인해

자이언트 베이비라는 별명을 얻었다 . 강지영은 정상의 인기를 얻은 여자 아이돌

중에서도 가장 어린 편에 속해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

걸그룹 막내 캐릭터의 완성 - 자이언트 베이비 강지영

한국적 캐릭터 다이나믹스로 이룩한 치유의 아이돌

일본 대지진 이후 카라는 앨범수익금을 구호기금으로 내놓기도 했으며 구하라는 특별히 성금을 기탁하기도 했다 . 이런 측면은

카라를 지목한 게키단 히토리가 일본의 저명한 작가라는 점과 더불어 카라가 일본인의 의식 속에 치유의 아이돌로서 깊이 각인

되는 절차적 계기를 만들었다 . 2012 년의 첫 단독 콘서트인 ‘ KARASIA’콘서트에서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모여든 일본관객들은

치유의 아이돌이라며 카라를 좋아했다 .

그 치유의 의미란 일본의 아이돌 혹은 아이들에게서는 볼 수 없는 인성 ( 퍼스낼러티 ) 와 스킨쉽으로 드러나는 진짜 친숙함이

담긴 한국적 캐릭터 다이나믹스에서 발견 된다 . 카라 멤버들은 카라사태에도 불구하고 모두 비즈니스 관계를 넘어선

친구사이로 보여졌다 . 이런 점은 일본 아이돌에서는 볼 수 없는 점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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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라는 경쟁자들 중 소녀시대 , 언더걸스와 함께 다수의 정규앨범을 낸 흔치 않은 여자 아이돌 그룹이고 그 음악적 성과의 한 가운데에는 작곡가 그룹 스윗튠 ( 한재호 , 김승수 컴비 ) 가 자리했다 .

최초의 카라사태 때 , 일본은 두 사람을 초청하고 그들의 작업 방법을 보여 줬는데 , 송수운 작사가와 함께 , 인피니트 멤버들과 함께 스튜디오에서 한 팀이 되어 가사를 고치고 멜로디를 다듬는 이 K-Pop 방식은 일본인들에게 충격을 주었다 .

한재호 , 김승수는 2001 년 첫 음반을 내고 해체한 밀크의 1집을 거쳐 다음해 핑클의 3집 이후 슈가 , 서지영 , SS501 등 수많은 아이돌의 앨범에 참여했지만 긴 시간 동안 뚜렷이 기억에 남는 발자취를 남기진 못했다 .

이들은 결국 다시 걸그룹으로 돌아가 당시 막 무너지기 직전의 카라에 참여했고 그것은 전설의 시작 ‘ 1st Mini Album’ – ‘Rock U’ 가 되었다 . 그리고 연이어 발표한 ‘ Pretty Girl : 2nd Mini Album’ 에서 Pretty 3부작이랄 수 있는 -‘Pretty Girl’,’ 하니’를 성공시킨다 .

한재호와 김승수는 많은 장르 중 왜 10 여년 간 아이돌 음악에 매진 했던 걸까 ? 그 대답은 두 사람이 Sweetune 이란 이름으로 참여한 아케이드 뮤직게임 DJMAX TECHMIKA 에서 찾을 수 있다 . 매니아적으로 좋아하는 일이 아니라면 이렇게까지는 할 수 없는 일이란 걸 보여준다 .

‘ 큐트 3 부작’의 유명세를 몰아간 카라는 2009 년 7월 정규 2집 ‘ Revolutuion’ 을 발표하며 비로소 비평의 대상에 오르기 시작했는데 그 비평들은 귀여움에서 섹시로 이행하는 걸그룹의 이미지 변신 외에 주목할만한 음악적 평가를 내리지는 않았다 .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대중의 귀는 들을수록 피곤하게 만드는 길거리 휴대폰 판매점 스피커의 노래들 중에서도 ‘Wanna’ 와 ‘미스터’는 후크와 엉덩이 춤이라는 요소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다른 찰기가 있다는 걸 끈질기게 기억해 냈다 .

아이돌을 아티스트로 만든 프로듀싱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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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Wanna’ 와 ‘미스터’는 음악프로그램에서 내려 온 이후에도 가을과 겨울을 관통하며 다양한 행사와 음원을 통해 살아남았다 . 2010 년 초 카라의 첫 일본 팬 미팅을 앞 두고 일본 방송은 카라는 단순한 아이돌이 아닌 아티스트라 칭했다 . 그리고 재미있는 시점에 인디 밴드 ‘와라써커스’는 ‘미스터’가 정교한 구조 , 견고하고 클래식한 어법을 갖는 명곡의 요소를 두루 갖추고 있음을 확인시켜주었다 .

‘와라써커스’가 공연을 한 날 카라는 제 2집 ‘ Revolution’ 의 시즌이 아직 끝나지 않았음을 상기시키며 세 번째 미니앨범 ‘ Lupin’ 의 티저영상을 공개했다 . ‘Lupin’ 은 마치 핑클의 전성기를 수 놓은 곡들을 되살리는 듯 뮤지컬적 구성 , 현란한 스케일을 보여주었고 ‘Wanna’ 와 ‘미스터’가 우연이 아님을 증명했다 .

일본은 카라가 수많은 명곡을 가지고 있다며 빠르게 반응했다 . 카라의 음악적 표면은 아이돌의 크리셰를 전면에 내세우지만 그 이면에는 빠른 호흡의 유행과 평론적 강박을 떠난 , 오래 들어야 수면으로 올라오는 진중함이 존재한다 . 그건 반복되는 레트로가 불러일으키는 따뿐함과는 구분된다 . 한재호 , 김승수와 카라가 만든 것은 오랜 무명을 거쳐 비로소 K-POP 의 중심에 선 이른바 ’선수’들의 작품이었다 .

시간이 갈수록 ‘ Lupin’ 은 All Time Request 의 장점을 갖는다는 걸 증명하며 2010 년 여름 카라는 아이돌이라는 한계를 넘어 그들 방식의 음악적 진보 (Revolution) 로 선두에 섰다 .

월드컵 방송권과 관련된 여러 논란이 있었지만 평론은 최초로 한재호 , 김승수와 카라를 언급하고 ‘We’re with you’ 의 손을 들어 주며 사실상의 월드컵 응원곡 싸움에서의 승리를 선언했다 . 2010 년 하반기 카라는 일본에 진출해 성공을 거둔 첫 한국 여성 아이돌이 되었다 .

히트곡의 대행렬

2010.02.12 와라써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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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년 초 카라는 ‘미스터’를 일본어로 번안했고 이는 2 년여가 넘는 기간 동안 공전의 대 히트를 기록했다 .

카라는 역시 한재호 , 김승수 컴비와 미니앨범 ‘ Jumping’ 을 한국어와 일본어로 동시 발표했는데 이는 카라의 팬들이 ( 일본 팬을 포함해 ) J-pop 으로의 흡수 ,굴절이나 퇴행을 염려했던 것을 일거에 불식시켰다 . ‘ 미스터’와 ‘ jumping’ 이 실린 일본 정규앨범은 50 만장 이상 판매되며 더블플래티넘을 기록했다 .

발표하는 곡마다 일본을 들썩이게 하는 카라의 음악 특히 스윗튠 음악의 정체는 무엇인가 ? 이 물음에 대해 일본의 한 TV 프로그램에서는 카라사태 진행 동안 스윗튠 두 사람을 초대해 몇가지 질문을 던졌는데 , 일본음악을 좋아하느냐 ? 그렇다며 결국 일본음악이 토대가 아니냐는 유도질문에 두사람이 휘말린 사건이 발생했다 . 스윗튠이 그렇게 일본 특유의 아전인수 , 자존심 세우기에 이용되었으나 트위터를 통해 이는 편집의 잘못이라고 밝혔다 .

카라의 일본에서의 히트곡 행진은 카라사태 동안에도 계속되었다 . 3.11 재난과 카라사태로 어수선한 가운데 발표된 ‘ Jet Coaster Love’ 는 드디어 카라와 만난 아이돌 음악의 神 황성제가 의욕적으로 일본시장을 겨냥해 만든 4월의 공기가 그대로 전해져 오는 명곡으로 발매 첫주에만 12 만장 이상을 판매했다 . 일본인들은 이 곡의 위험하리 만치 뛰어난 베이스 진행에 감탄했다 . 일본방송은 카라가 대중성과 음악성을 두루 갖췄다고 했다 .

여름을 겨냥한 시즌송 ‘ Go Go Summer’ 은 스윗튠 만큼이나 카라와 오랫동안 함께한 한상원 , 김짜르트와 함께 작곡가 이상호가 가세해 만든 곡으로 23 만장 이상을 팔아치우며 일본의 국민가요가 되었다 . 쉽고 경쾌하지만 재즈 ,디스코 , R&B, 락 등 대중음악으로서의 어법과 기본을 갖춘 어반팝은 이들 작곡가가 카라에게 끊임 없이 제공한 것이었다 .

일본을 휩쓴 K-Pop 의 방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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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의 승승장구에도 불구하고 같은 시기 국내팬들은 카라가 일본에 팔려간 현실을 자학하며 괴로워했다 . 자신들의 곡이 아닌 두 개의 일본 빅 히트 송을 바라보며 스윗튠은 아이돌 음악으로 전세계를 호령하고 있는 K-POP 의 본질적 질문에 답할 만할 것을 만들고 있었다 . 동시에 그 곡은 스윗튠의 본질을 드러내야 하는 곡이어야했다 .

공개와 동시에 ‘ STEP’ 은 국내 전차트를 석권했고 이후 일본 벨소리 차트에서도 1 위를 기록했다 . 반응은 미국에서도 날아왔다 . 어메리칸 아이돌의 심사위원이자 저명한 연예 블로거인 Ryan Seacrest 는 자신의 블로그에 ‘ STEP’ 을 소개하며 이 곡이 성공적이지 않을 수 없다고 호평했다 . 아이돌은 이제 아시아를 너머 미국과 유럽으로까지 나아갈 기세였다 . 애초부터 일본팬들도 카라가 일본에 머물 것을 바라지는 않았다 .

‘STEP’ 은 카라의 유투브 비디오 중 약 6,000 만회를 기록하며 전세계로 카라의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 일본에서 ‘ STEP’ 은 먼저 해외앨범으로 1 위에 올랐다 . 일본 팬들은 일본앨범에 정식 발표되지도 않은 ‘ STEP’ 을 항상 목말라했고 시간이 지난 후 ‘ STEP’ 은 일본 정규앨범에 포함되었다 .

‘STEP’ 은 락의 구조에 복고 디스크 어법을 얹고 최신의 다양한 조류의 사운드적 흐름을 반영했다 . ‘Step’ 은 스윗튠과 카라의 정점을 결연히 아로새긴 것 , 오랜 기간 자세히 들을 수록 발견되는 스윗튠식 아이돌 음악의 결정판 , K-Pop 이라는 단어의 특징을 그 당시 가장 확연하게 드러낸 곡이었다 .

카라의 팬들에게 미니앨범 4집이 무엇보다 반가운 점은 1집의 ’맘에 들면’을 떠올릴 수 있는 귀여운 힙합 넘버가 들어가 있다는 사실이었다 . 카라는 힙합으로 시작했고 한승연과 니콜의 능력 역시 힙합에 뿌리를 가지고 있다 . 언젠가는 카라가 2NE1 도 하지 못한 그들만의 힙합 , 진화된 음악을 하길 바랜 팬들의 기다림에 약간의 반응을 보여준 일이 일어났다 . 한승연은 홍대의 숱한 프리티 모던 락그룹의 리드싱어와 그리 다르지 않았다 .

아직 여름의 광풍이 채 식기 전인 그해 가을 카라는 이른 겨울 시즌송 ‘Winter Magic’ 으로 또 다시 일본 차트 정상에 올랐다 . 이후 카라는 소녀시대와 비슷한 방법으로 유럽 작곡가의 곡인 ‘ Speed Up’ 으로 한면을 채우고 또 일본의 국민 아이돌에게나 어울릴 곡 ‘ Girls’ Power’ 를 일본 작곡가에 받아 더블 싱글을 냈다 .

그러나 카라는 앨범에서 늘 알려 지지 않은 , 해외 팬들의 말로는 이지리스닝 , 혹은 80년대 팝의 정수를 2010 년대의 뛰어난 테크놀로지로 계승한 듯한 곡들을 빼곡이 채웠다 . 버릴 곡이 하나도 없는 아이돌의 앨범 . 그것이 바로 카라표 팝을 형성하기 시작했다 .

카라표 팝의 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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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년 봄 한승연이 제목을 붙인 카라시아 (KARASIA) 콘서트가 서울 공연을 시작으로

대장정에 올랐다 . 이 공연의 표를 구하기 위해 한국에서도 일본에서도 팬들 사이에선

대소동이 일어났다 . 공연에서 무엇보다 눈에 띈 건 멤버 다섯명의 솔로곡이었다 .

박규리는 ‘ Lupin’ 과 같이 장대한 느낌의 스케일이 가미된 탱고 곡 ‘백일몽’을 , 니콜은

성숙하면서 세련된 R&B 팝 ‘ LOST’ 를 , 구하라는 그녀의 이미지 처럼 상큼한 댄스곡

‘ Secret Love’ 를 , 한승연은 ‘ Lupin’ 의 이야기를 온전히 개인화 시킨 것 같은 처절한

느낌의 락 넘버 ‘ Guilty’ 를 , 그리고 강지영은 모던락 넘버 ‘Wanna Do’ 를 불렀다 .

팬들은 이 곡들이 하나 하나 당장 차트를 올킬할 만한 곡들이라며 흥분했다 . 확실히

그것들의 질은 높았지만 , 그들 개별 곡들의 음악과 스타일의 지향은 카라라는 하나의

스타일로 묶기에는 너무 달랐다 .

다시 클리셰에 대해 말해보면 카라의 음악은 아이돌 음악이 섭취할 수 있는 어른들의

세련된 클리셰를 모방하여 점차 진심을 전하는데 가 닿게 되었다고 밖에 말 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

카라는 스스로 그룹의 존폐위기로 부터 ‘생계형아이돌’이라는 터널을 거치며 여신이

되었고 그건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에서의 유명세로만 일궈낸 것은 아니었다 . 카라는 얼핏

일본 아이돌이 한 방식과 비슷한 길을 걸어왔지만 그들의 음악은 이미 일본 아이돌이 한

것을 애저녁에 질적으로 초과하고 있다 . 그리고 한국에서의 성공을 넘어선 아시아의

치유의 아이돌로 자리매김했다 . 그건 고스란히 그들 열정의 산물이었다 .

2013 년 1월 카라는 국내 여자 아이도 중 최초로 도쿄돔 콘서트를 열었다 .

너무 강한 솔로의 개성 그리고 KARAS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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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년 초 니콜과 강지영은 카라를 탈퇴했다 .

DSP 는 두 멤버의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 새로운 카라

프로젝트를 시작했고 허영지를 선발해 카라의 새 앨범을

발표했다 .

‘Day & Night’ 에 스윗튠은 온데 간데 없었다 . 그런데

카라는 마치 스윗튠이 작곡한 것 같은 음악들을 들고 나왔

다 . 이제 대중들은 알게 됐다 . 지금까지 우리가 알던 건

스윗튠의 음악이 아니라 카라의 음악이었음을 . 그것이

보컬 밸런스이건 춤이건 카라는 음악과 춤에서 정점의

스타일을 만들어낸 흔치 않은 존재가 되어 버렸다 .

그러나 니콜이라는 탁월한 랩퍼 겸 댄서가 없는 카라는

폭발적인 무대를 보여 주진 못했다 . 니콜은 2014 년 11월 DSP 출신 연예인들의 집합처와 같은 B2M 엔터테인먼트에서 스윗튠의 곡들로 채워진 미니앨범을

내놓았는데 그 곡들은 카라의 기시감을 느끼게 하는

것들이었다 . 니콜과 카라는 그렇게 서로 떨어진 상태에서

카라표 팝을 완성했다 . 그러나 무대와 대중은 그들

모두에게서 어색한 결락을 발견했다 . 허영지는 강지영과

니콜의 빈자리를 채운 것이 아니라 새로운 체제를

만들었지만 음악적으로 그 영향은 크지 않았다 . 이는

제시카가 빠진 소녀시대와 비슷하다 . 그렇더라도 KPOP 의

2 세대 아이돌들은 아티스트가 곧 장르가 되어 버린 위대한

일을 해 냈다 .

탈퇴 , 재건 , 그리고 카라라는 장르의 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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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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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녀시대’ 소녀시대를 열다 . 전 세계적으로 .

“소녀시대란 ‘소녀들이 평정할 시대가 왔다’라는 의미다”라고 소녀들은 방송에서 얘기했다 .

‘소녀시대’라는 작명에서 누군가는 오래된 여성지 ‘여성시대’ 혹은 라디오 프로그램 ‘여성시대’를 떠올리거나 동명의 오래전 폐간된 잡지 ‘소녀시대’를 발견할 수도 있다 .

그런 이유로 , 소녀시대는 그들의 팀 이름에 대해 처음에 당황했었다고 한 방송에서 말했다 . 소녀시대 (少女時代 ) 의 작명 이전에 SM 엔터테인먼트는 이미 동방신기 (東方神起 )라는 이름을 선보였고 동방신기 멤버들 또한 처음에는 자신들의 팀명이 유치하다고 생각한 적이 있음을 일본의 한 예능 방송에서 말했다 . 데뷔 초기부터 , 인터뷰를 통해 , 아시아의 소녀시대가 되고 싶다는 포부를 말하곤 했기에 한자로 네 글자가 되는 이 이름은 기본적으로 중국과 일본 진출을 염두에 둔 SM 의 아시아 진출 전략의 일환이었다 .

2007 년 , K-Pop 가수들의 중국 진출은 잦은 공언처럼 본격적인 것은 아니었다 . 당시 박진영은 인터뷰를 통해 앞으로는 중국어와 영어를 둘다 할 줄아는 가수가 필요하고 원더걸스는 중국어를 배웠으며 중국시장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점을 강조했었다 . SM 또한 소녀시대 멤버 (효연 ) 을 오래 전 부터 중국에 유학시키거나 멤버들이 중국어 수업을 받은 사실을 언론에 알리며 중국 진출에 대한 강한 열망을 내비치곤 했다 .

결과적으로 원더걸스가 중국보다는 미국 위주의 활동을 했고 , 소녀시대 또한 일본시장에 먼저 데뷔하게 되었으므로 중국 시장은 다른 시장에 비해 당장 비교우위의 메리트가 있는 시장은 아닌 것이었다 . 2015 년 현재 , 대한민국의 아이돌들은 중화권과 함께 일본을 , 또한 필리핀과 태국 등 동남아 시장을 주 타겟으로 삼고 전세계의 K-Pop 시장 까지를 넓은 타겟으로 삼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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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영국을 중심으로 한 영어권 팝 시장의 틈새에서 K-Pop 이 발견한 기회는 복고였다 .

첫 싱글 ‘다시 만난 세계’의 표지에선 다른 뮤지션의 앨범 사진이 들어가 있는 걸 발견할 수 있다 . 의상 부터 디자인 요소까지 복고적인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는 가운데 윤아가 들고 있는 깐소네 가수 Marisa Sannia 의 Best Album 으로부터 소녀시대의 근본적인 모방의 지향점을 유추해 볼 수 있다 . 풍성한 지중해의 빛을 받고 있는 하얀집 , 그 안의 소녀들 , 산레모 가요제 , 샹송과 깐쏘네의 향기는 성공적인 1집 이후 ABBA 의 곡을 리메이크 한다는 루머로 떠돌았는데 이는 결국 2009 년 6월 29일 EP 소원을 말해봐 (Genie) 의 발표로 폐기된 계획이거나 뜬소문이 되어 버렸다 . 하지만 한달이 채 안되어 방영된 KBS 열린음악회 800회 특집에서 Dancing Queen 을 매우 능숙하고 성공적으로 불러 루머가 사실이었을 수도 있었을 거라는 분위기를 내비쳤다 . 실제 소녀시대의 댄싱퀸은 7 년이 지난 2014 년에 예전 모습 그대로 발표 되었다 .

그들은 처음부터 오리지낼러티를 추구하기 보다 솔직하게 상업적 아이돌로서 지난 세대를 적극적으로 모방하고 차용하겠다는 의도를 내비쳤다 . 이 ‘의도’란 SM 의 노래를 들으며 –그것이 빼어난 것임에도 - 느껴지는 위화감의 정체다 .

복고를 통해 세계를 지향한 소녀들

참고로 Marisa Sannia 는 소녀시대가 데뷔한 다음해인 2008 년 4월 61 세를 일기로 사망했다 . 그녀는 대한민국의 소녀시대가 데뷔앨범에서 자신의 앨범을 정 가운데에 노출시킨 것을 알고 있었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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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를 규정하는 주체로서의 소녀

소녀시대의 앨범과 홈페이지에 표기된 소녀시대의 정식 영문명은 Girls’ Generation 이다 . 데뷔 초 , 이에 대해 유투브 이용자 일부는 Girls’ Generation 은 소녀시대의 정확한 의역이 아니며 Girls’ Era 라는 표현이 정확하다고 지적했다 . 하지만 소시대는 정확히 ‘시대 (Era)’ 가 아닌 그 시대를 이끄는 주체로서의 ‘세대 (Generation)’ 를 선택했고 ‘소녀들이 평정할 시대가 왔다’ 라는 동세대 인식을 이끌어 냈다 . 응원구호 ‘지금은 소녀시대 ! 앞으로도 소녀시대 ! 영원히 소녀시대 !’ 에서 시대를 규정하는 것은 주체이며 객관의 시간이 아니다 . 소녀시대가 소녀를 주체로 만들고 싶었던 시간 (= 세계 ) 란 무엇이었을까 ?

서현은 한 방송에서 ‘다시 만난 세계’를 가장 좋아 하는 곡이라고 밝혔다 . 또한 소녀시대는 인터뷰에서 ‘다 . 만 . 세’는 작곡가 켄지가 처음으로 작곡한 곡으로 오랜시간을 기다려 비로소 자신들에게 왔고 장기간에 걸쳐 기약없는 데뷔를 기다리며 이 곡의 안무를 수도 없이 연습했다고 말했다 .

‘다 . 만 . 세’가 발표 되었을 때 많은 네티즌들은 마치 일본 애니메이션 주제곡 처럼 들린다거나 초반 건반 진행 부분에서는 특정곡을 베꼈다는 의혹을 비치기도 했다 . 하지만 전반적으로 여러 대중적인 크리세들을 조합해 잘 만들어진 곡임에는 틀림없다 .

< 다 . 만 . 세 > 에 관한 평론 중 하나는 사운드 메이킹의 아쉬움을 얘기한 것이 었고 유투브에서도 ‘ Old School Sound’ 라고 쓰인 댓글을 찾아 볼 수 있다 . < 다 . 만 . 세 > 의 창작방법은 같이 음악적 , 상업적인 여러 측면을 조합한 것이고 그것을 분해해 보면 < 다 . 만 . 세 > 는 여자 아이돌의 전형적인 귀여움을 목표로 하기보다 ‘소녀시대’라는 가치를 담아내기 위해 잘 기획된 의욕적이며 실험적인 시도라 볼 수 있다 .

그 실험이란 무엇일까 ? 소녀시대를 비롯한 이 시대의 아이돌의 춤과 노래는 히틀러 유겐트 (Hitler Jugend) 나 문화혁명의 인민군 집단체조를 연상시킨다 . 뭔가 공통적인 코드가 보이는가 ? 우리는 ‘소녀시대’를 살고 있고 그것을 둘러싼 여러 관점이 존재한다 . 소녀시대가 온몸으로 관통한 그 다양했던 관점들을 살펴 보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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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돌과 인성소녀시대는 또래보다 의젓한 느낌의 어덜키드 (혹은 어덜돌 ) 들로 구성되었다 . 이들은 팬들과 언론으로 부터 ‘반장소녀들’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일찍 자아가 확립되었다는 반응을 이끌어 냈다 . 그들은 한 방송에서 스스로 어려서부터 어른들의 세계에서 일을 해서인지 또래보다 어른스러운 면이 있다는 말을 했다 . 확실히 소녀시대 멤버들은 대부분의 10 대 후반에서 20 대 초반 젊은이들이 입시에 매달릴 때 초중등학생 시절부터 ( 비록 부모와 회사의 권유가 있었을 지라도 ) 대부분 주체적으로 연예인의 길을 선택했다 .

이수만은 소녀시대의 데뷔 직전 2007 년 한 인터뷰 프로그램 - 이 방송에서 연습중인 소녀시대가 카메라에 잡혔는데 이것은 소녀시대가 방송에 모습을 드러낸 최초의 장면이다 - 에 출연해 아이돌을 육성하며 가장 중요한 건 인성이라고 말한 바 있다 . 그는 소녀시대의 데뷔를 앞든 시점에 인성에 대해 어떤 견해를 갖고 있었고 지금은 과연 어떨까 ? 인성교육에서 인성의 정의를 내리는 것은 우리시대 교육에 있어 가장 중요한 주제다 . 인성은 가장 쉽게 굴절될 수 있는 단어이기도 하며 가장 이해되지 못하고 있는 단어이기도 하다 . 근대적인 인성은 자아의 획립 , 유년기에서 성인이 되는 것 , 정치적 주체의 발현 등이 될 수 있지만 현대적인 인성은 성격적 요소가 어떻게 발현되는가 , 내-외부의 다양한 성격과의 다이나믹스를 포함한다 . 제각각의 인성교육은 대부분 ( 신자유주의나 사회민주주의적 ) 정치 -경제 관점을 갖고 있다 .

88 만원세대 vs G 세대G 세대란 네이버 백과사전에 의하면<1988 년 서울올림픽을 전후로 태어나 글로벌 마인드와 미래지향적인 성향을 지니고 있는 세대를 이르는 말> 로 통용된다 . 소녀시대의 데뷔 시점 이후 , 김연아 , 박태환을 선두로 연예인 중에서는 원더걸스 , 그리고 자기개발서를 낸 빅뱅이 G 세대라며 자주 언급되었다 . 세대를 규정 짓는 것은 정치적 의도가 있는 것이고 88 만원세대란 정치적으로 G 세대의 대척점에 위치한 용어다 . 한국은 20 대를 규정하는 것이 정치적으로 유효한 것임에 틀림이 없다는 사실을 2010 년 지방선거 결과로 확인했다 .

소녀시대는 인기를 얻어가며 여러 정치적 성격의 행사에 참여했다 . 그렇다면 소녀시대는 좌파인가 우파인가 ? 이 시대의 인성의 여러 요소에는 그 자체로 낭만적인 성격을 넘어 여러 쓰임새가 있는 부분이 존재한다 . 투표율을 높이는 것이 어떤 의미에서 우리에게 좋은 것인가 ? 비슷한 시기 , 카라 역시 국민아이돌 반열에 오르며 월드컵과 선거에 활용되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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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캘리걸을 수용하는 방식소녀시대의 데뷔 초 . 네티즌들은 ‘살인적인 눈웃음’과 한국에서는 찾아 보기 힘든 외향적인 성격을 가진 티파니에 주목했다 . 팬 게시판에는 ‘티파니가 태어난 건 기적’이라는 꾸준글이 올라오기 시작했으며 한국은 ‘머리 크고 배 나온 기존의 아이돌 상식을 뛰어 넘는 귀여운 생명체’에 열광했다 . 티파니의 성격은 다른 걸그룹에 비해 대체적으로 조증 캐릭터인 소녀시대 안에서도 특별했다 . 티파니의 성격적 특성은 단순히 코메리컨이기 때문에 가능한 건 아니었다 . 티파니는 해외 네티즌들의 의견을 종합하면 전형적인 캘리걸이다 .

캘리걸은 미국 서부 캘리포니아 특히 L.A 의 젊은 여자 이미지와 그 말투와 태도를 가르킨다 . 그 무렵 ‘미녀들의 수다’에 출연한 뉴욕 출신 비앙카는 귀여운 태도를 가진 미국 여자에 대한 얘기를 하며 미국에는 한국 처럼 그런 여자 타입이 드물지만 L.A 여자들이 핑크색 좋아하고 티컵 강아지 같은 걸 들고 다닌다고 했다 . 티파니는 스스로 핑크홀릭이라 할만큼 핑크색을 좋아하고 티컵 강아지를 키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

한편 캘리포니아 샌프란시스코 태생인 제시카는 뮤지컬 금발이 너무해 출연 당시 가장 샘낸 멤버가 누구냐인 질문에 티파니를 지목하며 티파니는 평소 스스로를 ‘엘 우즈’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 제시카가 엘우즈가 된 건 뮤지컬의 주 수요 대상인 20~30 여자들의 취향을 고려 한 것이라 볼 수 있는데 . 한국 ( 여자들 ) 은 자신보다 귀엽고 생기발랄하며 독립적이고 진취적인 ‘엘 우즈’보다는 적당히 세침하며 도도하고 고급스런 예쁜 여자를 ‘제시카의 엘 우즈’에 투영했다 .

제시카는 가족과 한국에 역이민을 온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비록 네이티브 영어 사용자이기는 하지만 스스로 한식을 가장 좋아 한다고 말하는 등 티파니에 비해 더 한국화 되었다 . 티파니는 제시카와 함께 출연한 아리랑티비 에서 원래 더 밝았던 자신의 성격이 한국에 살면서 ( 좀 더 차분하게 ) 변했다고 말했다 .

우리는 또 한명의 캘리걸안 카라를 탈퇴한 니콜을 있다 . 많은 니콜 팬들은 데뷔 초기에 비해 니콜의 문화적 조증이 점차 줄어든 것을 알고 있었다 . 티파니와 마찬가지로 니콜 또한 EBS 스타잉글리시에 출연해 한국에 온 처음보다 한국적인 상황에 맞춰 밝은 성격이 줄어들었다고 말한 바 있다 .

제시카의 탈퇴 직전 까지 미디어와 대중은 제시카의 ‘한국화된 캘리걸’ 이미지를 소비했고 그건 성공적이었다 . 제시카가 자신의 이미지를 소녀시대 안에서 소진 할 수 없는 수준으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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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형 , 시기 , 질투 , 그리고 우정

소녀시대 티파니의 성형 의혹이 2010 년 월드컵과 동시에 온라인을 휩쓸고 지나갔다 . 티파니 성형 논란이 불거진 날 , 태연은 뮤직뱅크에서 불만을 쏟아 낸 수상소감으로 나란히 탑뉴스에 올랐다 . 소녀시대 팬들은 태연과 티파니가 데뷔 전 룸메이트였고 절친사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 티파니는 본인이 밝힌 대로 가족과 떨어져 홀로 미국에서 한국으로 와 연습생 시절부터 숙소생활을 하고 있다 . 태연 또한 SM 의 연습생이 되어 고향 전주를 떠나 서울생활을 시작했다고 알려져 있다 . 방송이 되진 않았지만 티파니는 태연이 숙소에서 데뷔에 대한 중압감을 이기지 못하고 무단 이탈해 집에 돌아가 버렸던 일화를 한 예능프로그램에서 공개하기도 했으며 이는 신문기사화 되었다 . 티파니는 데뷔 초기 방송에서 자주 태연을 ‘집사람’이라고 부를만큼 두 사람의 우애는 소녀시대 아홉명 가운데서도 특별하다고 할 수 있었다 .

동성애 코드로서의 소녀시대

데뷔 때 부터 뛰어난 외모로 안무에서 센터를 차지하던 윤아는 고등학교 ( 서울 대영고 ) 후배로 알려진 서현과 데뷔 전 부터 친했다고 알려졌다 . 윤아와 서현은 고교를 거쳐 대학 ( 동국대 연영과 ) 까지 선후배다 . 윤아는 데뷔초 인터뷰에서 서현과 가장 많은 연습생 시간을 거치며 잘해 주지 못한 것에 대해 미안하다고 눈물을 흘렸다 . 네티즌은 이 둘을 윤현커플이라 불렸다 . 연예정보프로그램의 인터뷰와 <헬로베이비 > 등에서 유리와 윤아는 의도적으로 친근한 모습을 보여줬다 . 동성애의 관점에서 소녀시대를 좋아하는 팬들이 있는가 ? 당연히 많은 수의 언니팬들이 걸그룹의 비공식적인 , 노골적인 연애행위를 즐기고 있고 이들은 소녀시대의 주 고객 중 하나다 .

가장 오래 연습생 생활을 했다는 제시카에게 유리는 한 방송에서 처음에 놀림을 당했다는 얘기를 했다 . 두사람은 데뷔 초 팬들에게 율식커플이라는 별명으로 불릴만큼 친한 모습을 보였다 . 제시카는 자주 유리에게 주도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 써니는 라디오 등을 통해 수영 , 서현 , 태연 , 티파니 , 유리와 코믹한 순간들을 만들어 냈다 . 코믹 코드는 수영과 태연 사이에도 흘렀다 . 소녀시대의 유쾌함은 그들의 큰 자산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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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대와 현대를 잇는 징검다리

써니는 그룹 사운드 활주로의 보컬 이수영의 딸이다 . 또한 SM 엔터테인먼트 이수만의 조카로 잘 알려져 있다 . 써니에 관해서 우리는 특별한 감동의 스토리를 기억하고 있다 . 써니와 더불어 다양한 여자 아이돌들의 캐릭터가 부각된 <청춘불패> 는 이 시대의 귀촌 , 귀향 코드와 어울리는 기획이었다 . 그 중 ‘청춘불패’의 지역성에 어울린 장면을 만들어 낸 것은 써니와 푸름이였다 .

본명인 순규를 별명처럼 사용한 써니는 푸름이가 코뚜레를 뚫는 날 눈물을 흘렸고 이는 한국인의 성장과 치유의 코드를 강하게 건드렸다 . 써니와 푸름이는 ‘워낭소리’의 그것과 유사한 먹먹함을 시청자에게 안겼다 .

써니는 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보여준 최면에서 유관순의 기억을 떠올리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고 . 이순재와는 친구 처럼 지내는 모습을 보여 줬으며 , 해외에서도 장년층으로 부터 인기가 있었다 . 2011 년 개봉한 영화 <써니 > 는 그 무렵 대중적으로 잘 알려진 소녀시대 써니의 이미지 ( 과거와의 연결고리 ) 와 겹쳐지며 흥행에 성공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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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시대라는 문화 생산 조직의 조직론 , 작은 단위

아홉명이나 되는 소녀시대는 가족같이 친하면서도 자주 싸우기도 한다는 것을 여러 차례 방송에서 얘기했다 . 대부분의 그룹은 그들을 묶어 줄 만한 목표가 확실하지 않거나 이미 목표를 달성했을 때 , 인간적인 친밀감을 넘어 해체하게 된다 . 비틀즈가 그러했듯이 . 소녀시대는 데뷔 초기 부터 ‘우린 다 친하다’고 여러 차례 적극적으로 밝혔다 .

가장 먼저 소녀시대 멤버로 발탁되었다는 효연은 후일 태연이 말한대로라면 둘다 성격이 비슷하고 데뷔 초엔 어색한 사이였다고 전해진다 . 효연은 한 방송에서 보여준 대로 소녀시대를 보호하고 싶어한다는 그림치료 결과와 같이 팀의 비공식적인 리더자리를 어느 정도 담당하고 있다고 보여졌다 . 태연과 효연은 색깔이 비슷한 리더의 카리스마를 갖고 있는데 대게의 팀은 공식적 리더와 함께 비공식적 리더를 가지고 있고 공식적 리더와 비공식적 리더가 일치되기도 한다 . 소녀시대에 있어 리더의 자리는 곧 개인의 인기와 직결되기도 한다 . 대중에게 아이돌 그룹의 리더란 곧 팀의 성격을 규정 짓는 이미지 메이킹의 가장 큰 방법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 윤아 역시 리더는 아니지만 ‘센터 자리를 양보하고 싶지 않다’고 밝혔다 .

2010 년 1월 경 , 태연은 계속된 막말 논란으로 리더의 지위가 흔들린 뒤 방송에 나와 ‘멤버들에게 리더를 그만두겠다고 했고 효연이 그러자고 한 것’을 공개하는 방법으로 국민적인 재신임을 받았다 . 태연의 막말 소동은 그 후에도 이어졌고 결국 공개 사과와 더불어 그 이후 라디오 디제이 자리를 내놓게 하기도 했다 . 시간이 흐른 어느 날 부터 SM 은 리더 태연을 전면에 내세우지 않고 있다 . 태연이 구설수에 오르기 때문이기 보단 태연의 캐릭터와 가치가 대부분의 한국인의 정서와는 다르게 SM 의 글로벌 K-POP 전략과 잘 맞지 않기 때문 처럼 보였다 . 태연은 제시카와 달리 ‘가십 걸’의 주인공이 되기에는 너무나 한국적인 캐릭터 였다 .

이후 태연과 티파니의 다툼이 공식적으로 대대적으로 유통된 후 미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제시카는 ‘우린 자주 싸운다’는 것을 실토하며 싸우는 관계도 팀웍의 하나라고 말했다 . 소녀시대가 아홉이나 되는 멤버들로 개발한 캐릭터 다이나믹스는 그러나 공식적으로 그리 많지 않았다 . 제시카는 자기 색을 가진 보컬임에도 불구하고 유닛으로 활동하거나 OST 활동을 하지는 않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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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과 치유의 드라마 – 캐릭터의 탄생

2011 년 하반기 대한민국 종합편성채널의 출범과 함께 방영된 ‘소녀시대와 위험한 소년들’은 심리치료방법의 전시라 부를 만큼 다양한 심리치료 방법들이 총동원 되었다 . JTBC 는 ‘ The Boys’ 로 북미와 유럽 노크하기 시작한 소녀시대의 효과를 보고자 했는데 프로그램 자체의 진정성과는 상관없이 저조한 시청률을 기록했다 .

소녀시대의 멤버들은 소녀시대라는 타이틀 안에서는 다른 걸그룹에 비해 반장소녀의 위치를 점유할 수 밖에 없었다 . 동시에 그것은 잘 준비된 교육 시스템이 견뎌 낼 수 있는 정도를 넘어 설 수 없었다 .

이 프로그램에서 가장 부각된 것은 효연이었는데 효연은 미술치료 중 아버지와의 관계를 드러내며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보여줬고 효연이 상담을 맡은 학생은 자진 하차를 결심했다 . 하차를 자진 결심한 학생은 제작진이 자신들을 시청률을 위해 이용하고 있다고 했으며 해당 프로그램의 전문상담가는 그 학생은 그 학생에 맞는 다른 치유 - 성장 방법이 필요하다고 했다 . 의도와 진정성은 어떠했든 소녀시대라는 방법이 모든 것에 만병통치는 아니었던 것이다 .

이후 효연은 눈썹 화장을 고치며 미모로 인터넷을 시끄럽게 하더니 유럽 , 미국 공연을 통해 가장 부각되는 멤버로 부상했다 . 미국과 유럽의 소녀들은 효연을 좋아했다 . 효연의 외모가 서구적인 면도 있지만 효연의 태도가 짜여지고 훈육된 아시아제 인형들과는 다르게 친근 했기 때문이라는 반응이었다 . 효연은 소녀시대와 소녀시대와 SM 이라는 체계를 외부와 연결 하는 것으로 부터 기존의 소녀시대를 넘어 설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 줬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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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만난 세계가사와 멤버별 파트

• [ 태연 ] 전해주고싶어 ,슬픈 시간이 다 흩어진 후에야 들리지만 .• [ 서현 ]눈을 감고 느껴봐 ,움직이는 마음 , 너를 향한 내 눈빛을

• [ 제시카 ]특별한 기적을 기다리지마 .눈앞에 선 우리의 거친길은

• [ 유리 ] 알수 없는 미래와 벽 , 바꾸지 않아 , 포기할수 없어 .• [티파니 ]변치않을 사랑으로 지켜줘 , 상처입은 내 마음까지 .• [써니 ] 시선속에서 말은 필요없어 . 멈춰져 버린 이 시간 .• [ 모두 ] 사랑해 널 이느낌 이대로 . 그려왔던 헤매임의 끝 . 이세상

속에서 반복되는 슬픔 이젠 안녕 . 수많은 알수없는 길속에 희미한

빛을 난 쫓아가 . 언제까지라도 함께하는거야 , 다시 만난 나의

세계 .• [윤아 ]특별한 기적을 기다리지마 .눈앞에 선 우리의 거친길은

• [ 태연 ] 알수없는 미래와 벽 , 바꾸지 않아 , 포기할수 없어 .• [ 수영 ]변치않을 사랑으로 지켜줘 , 상처입은 내 마음까지 .• [효연 ] 시선속에서 말은 필요없어 . 멈춰져 버린 이 시간 .• [ 모두 ] 사랑해 널 이느낌 이대로 . 그려왔던 헤매임의 끝 . 이세상

속에서 반복되는 슬픔 이젠 안녕 . 수많은 알수없는 길속에 희미한

빛을 난 쫓아가 . 언제까지라도 함께하는거야 , 다시 만난 우리의 .• [ 서현 ] 이렇게 까만밤 홀로 느끼는 –

• [ 제시카 ] 그대의 부드러운 숨결이 –

• [ 태연 ] 이순간 따스하게 감겨오네 . 모든 나의 떨림 전할래 .• [ 모두 ] 사랑해 널 이느낌 이대로 . 그려왔던 헤매임의 끝 . 이세상

속에서 반복되는 슬픔 이젠 안녕 . 수많은 알수없는 길속에 희미한

빛을 난 쫓아가 . 언제까지라도 함께하는거야 , 다시 만난 우리의 .

모든 것은 ‘다시만난세계’에서 시작되었다 . ‘ 다 . 만 .세’의 가사를 쓴 기타리스트 김정배는 켄지 ( 김연정 )과 부부사이다 . 김연정의 켄지라는 작명은 일본 만화

’ 20 세기소년’의 주인공 이름이다 . 만화 속 주인공은

‘음악으로 혁명하고 세상을 바꾼다’며 수많은 관중이

모이는 콘서트 -우드스탁 - 을 재현한다 . 김정배는

1973 년 생으로 연세대 철학과와 버클리 음악대학

연주과를 졸업’하고 2009 년 제 1집 ” Til The End’ 를 발표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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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돌 이념의 성립

소녀시대는 ‘수많은 알 수 없는 길 속에 희미한 빛을 난 쫒아가 , 이 세상 속에서 반복되는 슬픔이젠 안녕 , 언제까지라도 함께하는 거야 다시만난 우리의…’라는 , 땅으로 내려오라는 , 이 치유적이면서도 사뭇 철학적이며 종교적이기까지 한 가사의 의미를 잘 알고 불렀을까 ? 이 물음은 좋으나 싫으나 우리가 향유하고 있는 소녀시대를 관통하는 질문이기도 하다 .

유희열은 2008 년 초 안재욱이 진행하는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다 . 만 . 세’를 듣고 아이돌의 본질적인 것이 완성되었다는 생각을 말했으며 이는 기사화 되기도 했다 . 그간 국내 가요에 대한 평 중 본질이란 단어가 어울릴 만한 건 근대에서 현대로의 비통하리만큼 큰 발걸음을 떼며 산화한 유재하의 것이 유일했다 .

애니메이션 「시간을 달리는 소녀」 (2006) 의 주인공 마코토는 진로 결정을 미루고 있는 고 3 여학생이다 . 우연히 바닥을 데구르 구르면 시간을 되돌리는 것이 가능하다는 걸 알게된 마코토는 노래방의 예약 시간을 늘이거나 학교에 지각하는 순간을 모면하는 것으로 아이에서 어른이 되는 것을 유예한다 . 시간여행이 무엇인지 알고 있는 미술품 큐레이터인 마코토의 이모는 마코토에게 세상이 멸망할 것만 같았던 전란의 시기에 그려진 역설적인 평화로움이 담긴 불화를 설명해 준다 . 마코토는 해질녁의 강둑에서 미래에서 온 남자친구를 다시 미래로 떠나보낸다 . 이 때 세상을 아름답게 물들이는 노을이 의미하는 것은 무엇인가 ? 미래에서 기다릴게라고 말하는 남자친구에게 '금방 갈게 , 달려 갈게 ' 라고 말하는 순간 마코토는 오래된 미래를 현재에 소환하고 공중으로부터 내려와 땅에 발을 붙이고 살아갈 것을 작정한다 . 1967 년 발표된 원작 성장소설의 시대적 배경을 생각하면 그 작정이란 다분히 민중적이기까지 하다 . 「시간을 달리는 소녀」는 한국에서도 ' 미래에서 내 이름을 불러 줘 ' 라는 아이유의 가사가 발견되듯 적지 않은 문화적 영향을 형성했다 . 시간여행을 공공연히 다룬 Science Fic-tion 이면서도 전혀 과학적인 장치가 등장하지 않는 순문학 작품같은 이 영화는 공각기동대를 만든 사이버네틱스의 영향을 받은 세대가 던진 질문인 ' 이 뭣고 ' 를 넘어섰음을 의미한다 . 표현방식과 주제가 비슷한 다른 2000 년대 영화들과 함께 「시간을 달리는 소녀」를 감상하는 것은 우리가 신자유주의 시대의 자장 안에서 현상학적 바닥을 실존주의적으로 체험함을 의미한다 . 우리는 질문의 시대에서 치유와 내면의 성장의 시대로 접어 들었다 . - 칼럼 ‘ ICT 시대 - 시대정신의 전환’ - 나호준 中

소녀시대의 < 다시 만난 세계 > 는 바로 이 현상학적 바닥에 도달한 소녀가 바닥을 딛고 앞으로 나아간다는 아이돌의 이념을 완성시켰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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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붕괴

유투브의 어느 댓글 중 하나가 ‘다 . 만 . 세’의 백미는 노래의

클라이막스에 등장하는 태연의 후렴이라 한걸 기억하자 . 그리고 태연의 보이스가 마치 종소리 같다는 일본 2ch 의

투채널러의 특유의 ‘분석질’은 태연의 이 짧은 샤우트가

한국의 범종에서 울려 퍼지는 잔향과 같은 종류의 원음의

분위기 까지 전달하고 있다는 상상을 불러 일으킨 것도 기억

해 내자 . 이런 것 들은 이미 두 곡의 차트 넘버원 ( 만약에 ,들리나요 ) 를 통해 대중에게 뛰어난 보컬로 인정받고 있는

태연과 그가 리더로서 이끌고 있는 소녀시대의 가장 중요한

지점이었다 . 최초의 팬들이 기억하는 소녀시대라는 세계는 무너졌다 . 그건 제시카의 탈퇴 때문이 아닌 순전한 음악적 한계

때문이었다 . 소녀 시대 1집은 유래를 찾아 볼 수 없이 , 9명이나 되는 멤버들의 보컬 특징을 하나 하나 살려내고

최대한 활용한 Girlish R&B Soul Pop 으로 이미 형식적으로

완성된 것이었다 . 하지만 소녀시대는 Gee 에서 정점을 찍은

후 , ‘ 소원을 말해 봐’에서 곧바로 음악적으로 무너 졌고 그

붕괴의 시간을 몇 개의 킬링 싱글로 최대한 연장 시켰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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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소녀시대는 복고가 아닌 오래된 미래였을까 ? SM 은 이미

동방신기의 2006 년 3집 ‘ O’-正 .反 .合 ( 유영진 작사 . 작곡 ) 을

통해 아이돌에게는 그닥 어울리지 않는 ‘동네철학적’으로 보일 수

있는 진지한 가사를 발표했는데 ‘다 . 만 . 세’의 진지한 가사 또한 ‘O’-正 .反 .合의 연장선에 있다고 볼 수도 있다 . 소녀시대는 자주

인디언 복장으로 ‘다 . 만 . 세’를 불렀다 . 이 때 , 인디언이 한민족의

할아버지 대에 파생된 민족이란 걸 알고 있는 우리가 느끼는 감정은

민족주의이고 쉽게 파시즘으로 굴절 가능한 ‘국뽕 한사발’인 것인가 ? 보아의 < 아틸란티스 소녀 > 까지 , 그들은 이런 ‘한국적 뉴에이지

meme’ 을 생산해 왔다 .

걸그룹으로 이 시대를 사유하기 위해 우리는 어느 지점을 선택하든

정치경제적 의도를 벗어 날 순 없다 . 하지만 , ‘ 다시 만난 세계’

만큼은 모든 소녀시대를 관통하며 우리가 겪은 모든 잡음들을 잡재울

K-Pop 이 최초로 아이돌의 이념과 사상을 획득한 순간으로 기억될

것이다 .

이제 , 슬픔이 없는 세계에서 우리가 다시 만날 (Rendez-vous) 수

있게 , 또 다른 다시만난세계들이 울려 퍼지고 있다 . 소녀시대는

위대한 일을 했다 . 수 없이 많은 시간 순수한 마음으로 매진해

소녀시대를 활짝 연 것만으로 소녀시대는 할 일을 다 했고 , 그

가치는 K-Pop 의 역사에서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

다시 , 울려 퍼지는 다시 만난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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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2NE1 데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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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년 봄 , Gee 에서 Fire 로

소녀시대의 ‘ Gee’ 가 한국음악순위 프로그램 사상 전무했던 9주연속 1 위를 하며 전국을 물들이고 있을 무렵 YG 엔터테인먼트의 양현석은 인터뷰를 통해 기존 걸그룹들과는 전혀 다른 걸그룹을 선보이겠다는 말을 언론에 흘렸다 .

소녀시대의 Gee 의 일렉트릭사운드는 평론까지도 인정하게 만든 실험적인 것이었다 . 대한민국 오버그라운드의 창작자들은 바보가 아니었다 . 대중들은 이 성과가 자랑스러웠다 . 게다가 당시 소녀시대의 가장 생기발랄한 모습을 담아낸 뮤직비디오는 전세계로 퍼져나갔다 . 일본은 소녀시대의 고도화된 안무 , 고급스런 스타일링 , 실험성과 대중성을 모두 갖춘 음악성 , 특히 캐릭터로 표현되는 이른바 ‘인간발달수준’에 도저히 따라 갈 수 없다며 ‘졌다’란 표현을 사용했다 .

3월 말 , 소녀시대가 활동을 접을 무렵 , 2NE1 은 빅뱅과 함께 ‘ lollipop’ 이라는 휴대폰 광고의 CM 송으로 목소리와 얼굴을 알렸다 . 필리핀의 보아 박산다라 (aka. 산다라박 ), 언론을 통해 전설적 춤꾼인 공옥진의 조카손녀라고 알려진 공민지 , 이미 빅뱅 팬들에게는 빅뱅 곡의 피쳐링으로 익숙한 특이한 R&B 보컬 박봄 , 그리고 이들을 이끌 미지의 리더 CL( 이채린 ) 이 그들이었다 .

그 해 늦봄까지도 – Gee 의 인기가 식지 않는 상태에서 – 대중들은 , 소녀시대가 스타성과 (Gee 에서 보여 준 대로 ) 진정한 음악성을 한데 지닌 최고의 걸그룹이 될 거란 기대에 가득 차 있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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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시대와 2NE1 의 세대 교체

소녀시대에 대한 다양한 비젼 혹은 불안이 교차하는

혼란의 와중에 2NE1 은 5월 6 일 디지털싱글 ‘ Fire’ 를

발표했다 . Fire 는 쉽게 꺼지지 않을 대형화재였다 . 사람들은 이제 양현석이 말한 전혀 다르다는 게 뭔지

알게됐다 . 2NE1 은 과연 지구상의 어떤 걸그룹과도

달랐다 .

그런 2NE1 에 대한 , 소녀시대 팬들의 기대 , 아니

전국민의 기대를 차갑게 종식시킨 소녀시대의 화답은

오래 걸리지 않았다 . 그해 6월 25 일 소녀시대는

스웨덴 작곡가들이 만든 레트로 스타일 -낡은 어법과

사운드 - 의 유로피언 –뽕기 가득한 - 댄스곡 ‘소원을

말해봐’ 를 들고 컴백했다 . 티저 앨범 표지에 삽입된

일본 전투기 제로센의 그림이 누리꾼의 도마에 올라 급히

수정해 재발표하는 소동과 함께 , 유투브에 미리

배포되었던 샘플곡이 표절 의문을 불러 일으켰고 – 터키

출신 가수가 무단으로 사용해 발표한 사실이 알려지기도

하며 – 곡의 신선감을 떨어뜨렸다 . 대중은 소녀시대가

갑자기 드러낸 각선미와 이트라이브의 부재 , 그리고 10여년 전 들었을 법한 안이한 곡에 대해 적잖이 피로해

했다 . 소녀시대 편에서 자세히 살펴 보겠지만 , 이

시점은 소녀시대가 음악적으로 몰락하고 비쥬얼

퍼포먼스 그룹으로 선회한 중요한 시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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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엔탈리즘 , 아시아 여자 , CLFire 에서 선보인 CL 의 의상과 메이크업은 2008년 말 일렉트로닉아츠社를 통해 발매된 1 인칭 게임 ‘미러스 엣지 (Mirror’s Edge)’ 를 떠 올리게 했다 . 게임 ‘미러스 엣지’는 건물들 사이를 질주하고 건너뛰는 익스트림 스포츠 야마카시를 게임에 구현한 새로운 영역을 창조했다 . 단조롭고도 세련된 색채의 사용 , 당장 빌보드 차트에 올라도 이상하지 않을 시종일관 귀를 즐겁게 하는 뛰어난 OST 는 알게 모르게 많은 리스너들의 사랑을 받았다 .

미러스 엣지의 주인공 캐릭터는 연약해 보이는 , 눈이 찢어진 , 동양인 소녀였다 . 데뷔 초기 리얼리티 프로그램 ‘ 2NE1 TV’ 에서 CL 은 자신의 작은 눈을 가르키며 “앞트임을 할까 ?” 라고 묻자 다른 멤버들이 이를 극구 만류하는 모습을 보여 줬다 . CL 의 앞트임 , 뒷트임을 하지 않은 몽골리안의 눈이야 말로 서구인들이 생각하는 공포와 신비의 대상으로서의 오리엔탈리즘 , 마녀스런 여자의 처음과 끝이다 . 이는 ‘싸이(Psy)’ 가 뚱뚱하고 작고 볼품 없는 , 몸매의 북한 지도자와 유사한 모습으로 미국 대중문화에서 소비되는 것과 유사한 맥락의 , ‘편견의 이미지를 충족 시키기’ 전략을 CL 의 해외 솔로 활동에 적용시킨다 . 2015 년 말 현재 , 기나긴 소문에도 불구하고 , 아직 CL 의 미국 데뷔는 이뤄지지 않았다 .

‘미러스 엣지’는 세계화 , 양극화에 이어 전세계가 전제화된 빅브라더에 의해 지배되는 미래사회를 그리고 있다 .

(CL) go by the name of CL of 21 It’s been along time comin’ But we’re here now And we bout to set the roof on fire baby You better get yours cuz I’m getting mine Come in come in come in 다른 세상으로 지겹기 만한 고민은 이제 등을 지고 가식없는 나의 콧노래로 다신 널 비웃지 못하도록 (민지 ) Now let’s 춤을 춤을 춤을 춰요 wanna get down? 보다 큰 꿈을 꿔 세상은 내맘대로 다 할 수 있기에 큰 자유를 위해 tonight oh ( 봄 ) 내 눈빛에 빛나는 별들도 내 심장 속을 태우는 저 불빛도 영원하진 않겠지 but 잃을 건 없지 (CL) 난 미치고 싶어 더 빨리 뛰고 싶어 저 높은 빌딩 위로 저 푸른 하늘 위로 크게 소리치고싶어 ( 다라 ) You got that fire 나의 가슴을 쿵쿵쿵 You gotta drop it like its hot 지금 멈추려하지마 Ooooh that fire 네 머리속을 붐붐붐 I gotta drop it Like its hot 멈추려하지마 (CL) Get up get up get up 몇번넘어져도 믿었던 세상이 날 또 다시 배신해도 나나나난 절대 울지않아 바보처럼 엄머머머 내숭 떨지말아 남들처럼 (민지 ) 내가 저 끝까지 데려갈게 Follow Follow me 숨이 차오를 만큼 달려주는 나의 가슴이 왠지 난 싫지만은 않아 재밌죠 겁내지말아 Let it go 보다 더나은 내일로 (CL) 난 미치고 싶어 더 빨리 뛰고 싶어 저 높은 빌딩 위로 저 푸른 하늘 위로 크게 소리 치고 싶어 E ~ 2NE1 E ~You got the ring the alarm E ~We 2NE1 E ~ Hey Hey Hey Hey ( 다라 ) 머리가 찰랑 대도록 엉덩일 살랑 흔들어 머리가 찰랑 대도록 엉덩일 살 랑 흔들어 (CL) 난 미치고 싶어 더빨리 뛰고 싶어 저 높은 빌딩 위로 저 푸른 하늘 위로 크게 소리치고 싶어 언제나 오늘 처럼만 자유롭고 싶어

Page 50: 기호 분석에 의한 케이팝 아이돌 문화 연구 (Symbolic Analysis on K-pop idol)

신자유주의라는 놀이터 위의 2NE1가사를 쓴 테디 (Teddy) 는 ‘저 높은 빌딩 위로 저 푸른 하늘 위로’에서 그것을 표현하는 2NE1 이라는 화자로 하여금 ‘첨단의 현대 도시

속에서 그 정점까지 오르고자 하는 세속적인 욕망을 채우는 것이 나쁘지 않다’고 말하며 동시에 ‘그것을 넘어 푸른 하늘로 녹아 들고 싶다는

초월적 자유 까지도 바란다’고 말하게 하고 있다 . 이는 소녀시대가 휴대폰 광고 CM 송을 ‘Gee’ 미니 앨범에 수록한 ‘힘내’라는 대국민

캠페인 송에서 ‘사람들은 모두 원하지 . 더 빨리 더 많이 , Oh! 난 평범한 소년걸’ 이라 말한 것과 대조를 이뤘다 . 소녀시대의 응원가가

땅으로 내려오라는 슬로우라이프를 연상시키고 대체적 (Alternative) 이며 지속가능한 (Sustainable) 한 삶을 노래했다면 , 2NE1 은 그

반대로 ,  끝없이 하늘 높이 오르는 것을 통해 도 (道 ) 를 이룰 수 있다고 얘기한다 . 2NE1 에게 신자유주의의 뒷골목은 지하의 힙합

전사들마냥 상처입은 자들이 싸워야할 대상이 아니라 쇼 (Show) 가 벌어지는 놀이터이자 ,   그 놀이를 통해 가볍게 만들 수 있는 ( 만들어야

할 ) 대상이다 .

그건 이후 YG Family 에 합류한 싸이가 말하는 바와 같았다 . 싸이는 여러 인터뷰에서 ‘강남 스타일’은 전혀 심각한 내용이 아니며 , 무덥고

세계적인 경제불황에 지친 사람들에게 재미와 위안을 주고 싶었다고 말한 바 있다 . YG 의 콘텐츠 흐름과 싸이의 진심이 만난 결과는 곧 전

세계적인 공감을 이끌어 냈다 . 아무튼 , 이후 2013 년 , 한국은 신자유주의가 종말을 고했음을 - 공식 석상에서 - 밝힌 정권을 얻게

되었다 .

Page 51: 기호 분석에 의한 케이팝 아이돌 문화 연구 (Symbolic Analysis on K-pop idol)

SWAG - 시대를 스타일로 휩쓸고 지나가기

다시 2009 년 , 7월 초 2NE1 TV 가 방영되며 분위기가

조성되더니 여름의 피로을 미리 겪은 대중을 낙원으로 초대할 미니

1집과 ‘ I Don’t Care’ 가 발표되었다 . 대중은 이제 다시 알게됐

다 . 2NE1 이 여자아이돌이란 카테고리를 뛰어넘는다는 것을 . 그들은 음악 , 안무 , 패션 , 스타일링 등에서 이전의 그리고

동시대의 그 어떤 걸그룹 보다 한 차원 높은 수준을 보여 줬다 .

I Don’t Care 의 세련된 어법과 스타일은 2NE1 TV 에서 보여졌

듯 , 그 때까지 CEO 라는 본업에 가려 안알려진 마스터링

엔지니어 양현석이 테디와 함께 수 없이 사운드를 매만진 결과였

다 . 이 걸작은 , 소녀시대의 Gee 와 마찬가지로 , K-pop 아이돌

음악의 수준을 다시는 돌아 올 수 없는 수준으로 높여 버렸다 .

YG 는 유독 한 방송사를 통해 보통의 가요 순위 프로그램이랄 수

없는 공들인 무대들을 선보였다 . 그 무대들의 세트 , 음향 , 패션 , 군무의 완성도는 한편의 뮤지컬을 보는 듯했다 . 전 세계의 팬들은

한국이 비로소 세계에서 가장 핫한 최고의 콘텐츠를 생산해 내고

있다며 백댄서들 마저 그들 인생의 한 때를 즐기는 듯 하다는

반응을 쏟아냈다 .

약 3~4 년간에 걸쳐 2NE1 은 양에서도 풍족한 결과물들을

쏟아냈다 .

I Don’t Care (2009.7)

Go Away (2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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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체제로서의 스타일링 . 북유럽

처음부터 2NE1 은 트렌드세터요 선구자였다 . 그들은 북유럽 -스칸디나비아 반도의 감성이 가득 깃든 패션으로 전에 없던 스타일을

창조했다 . 이들이 입은 옷의 브랜드만 조사하는 블로그가 있을 정도였다 .

그 무렵은 마침 대한민국에서 북유럽의 사민주의가 ‘섹시’한 것으로 논의

되던 때였다 . 테디의 성찰적 가사 마저 생각해 보면 2NE1 은 자아의

백그라운드인 사회 -경제적 맥락을 기민하게 문화로 표현한 스타일링의

신기원을 이룩했다 .

Can’t Nobody  (2010.9)

Ugly  (20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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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 세대 삼촌 팬 테디의 성찰 . 후일담2NE1 은 2010 년과 2011 을 통해 발표한 Up Beat 곡들 외에도 이별의

쓸쓸함을 부른 노래들을 동시에 전면에 내세웠다 . 그건 이미 테디가 2NE1

TV 에서 ‘ I Dont Care’ 는 ‘나만 바라봐’에 대한 화답이라고 밝힌 연장선상에

있던 것이었다 . 빅뱅과 2NE1 의 노래들에서 , 강렬한 가사인 것 처럼 보여도

사실은 낡은 표현이며 , 그 의미를 잘 이해하고 쓴웃음을 지을 수 있기 위해선

아름답게 돌아 볼 지나간 젊은 날들이 필요한 가사가 등장 할 때 , 우리는 30

대 삼촌 테디의 낭만이 투사된 음악을 듣고 있다 . 그 가사들은 한숨 쉰 자의

돌아봄 , 꺽여진 어른의 후일담 , 뒤에 올 세대들을 위해 준비 해 놓은

선물이다 . 테디의 노래는 인디씬에서 우리 시대를 정리해 버릴 만한 후일담인

‘화’로 홍대여왕의 지위에 오른 오지은에 의해 불려져도 자연스러웠다 . 그렇게

‘나만 바라봐’ 와 ‘화’는 공히 회개한 골룸의 주제가가 아니던가 .

나만 바라봐 (BigBang) – 오지은 (2009.5) Monster(BigBang) – (2012.6)

나만 바라봐 (2009.08)

Page 54: 기호 분석에 의한 케이팝 아이돌 문화 연구 (Symbolic Analysis on K-pop idol)

미생 세대의 우울

Loser(BigBang) – (2015.5)

Lonely – (2011.5)

아파 (2010.10)

청춘의 한 가운데서 약간 빗겨난 지점에서 , 지나간 청춘을

반성적으로 돌아봄은 2NE1 이 반복적으로 되풀이하는 주제다 . 2NE1 이 부르는 이별 노래는 이른바 같은 시기 홍대 인디씬이

그러하듯 스스로에 대한 모멸과 반성을 드러냈다 . 그러한 자성적인

태도는 신자유주의가 종료 된 시점에서 길을 찾아야 하는 , 이미

경쟁에 서 한번 낙오한 , 미생 (未生 ) 세대의 것이다 .

Lonely 의 가사는 청춘에서 사랑의 실패란 곧 관계의 실패이며

실수로 가득찬 것이 삶임을 노래한다 . 신자유주의라는 놀이터와

테디라는 X 세대 뮤지션의 내성적 , 성찰적 가치에 화답한 것은

아디다스요 , 제레미스캇이었고 , 킨포크들이었다 .

Page 55: 기호 분석에 의한 케이팝 아이돌 문화 연구 (Symbolic Analysis on K-pop idol)

후기신자유주의와 2NE1공식적으로 신자유주의는 종말을 고했다 . 그러나

대한민국에서 그 후유증은 아직 치유되고 있다 . 특히 그 것이

단순한 자본의 문제가 아닌 조직과 사회의 구조적 문제인

경우는 아프기 마련이다 . 그런 통과의례적인 시기를

후기신자유주의라 부를 수 있을 것인가 ? 후기 신자유주의란

용어는 국내에서 소수의 사회학에서 2000 년대 부터 발견되고

있다 . 걸그룹을 통한 현대 한국의 사유가 필요한 이유는

신자유주의의 장점을 들먹이거나 사민주의의 섹시함을 말하는

것이 아닌 , 한국의 최종적 문화상품으로서의 걸그룹이 세상의

모든 가치의 가장 선두에서 , 지난 시간이 형성한 피로를

무너뜨리고 전혀 새로운 길을 만들어가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 행복하게 .

Happy – (2014.3)

그리워해요– (2013.11)

Comeback Home – (20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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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장에서 보다 많은 걸그룹들을 다루지 못한 아쉬움을 다음에 열거하는 걸그룹들로 대체하고자 한다

2006 년 03월 02 일 데뷔 브라운 아이드 걸스 (Brown Eyed Girls) – 성공한 여러 음악적인 시도로 길게 사랑 받았다

2008 년 01월 08 일 데뷔 다비치 (Davichi) – 대중적 가요를 꾸준히 선사했다

2009 년 01월 17 일 데뷔 애프터스쿨 (After School) – 유닛으로 나뉘기 전 까지 많은 좋은 곡들과 성숙한 스타일의 족적을

남겼다

2009 년 06월 18 일 데뷔 포미닛 (4minute) – 대중에게 많은 좋은 곡들을 선사하고 있다

2009 년 07월 29 일 데뷔 티아라 (T-ARA) – 소녀시대와 같은 시대 활동했으며 복고 스타일에 뚜렷한 족적을 남겼다

2009 년 09월 05 일 데뷔 에프엑스 (f(x)) – 그들의 음악과 스타일은 2015 년 현재 현대예술의 경지에 다다랐다

2009 년 10월 15 일 데뷔 시크릿 (Secret) – 그들의 반 지하 숙소 탈출기는 많은 이들에게 희망을 주었다

2009 년 11월 14 일 데뷔 레인보우 (Rainbow) – 그들의 최신 앨범은 7 년 래 가장 저평가 되었다 , 레인보우는 음악적 완성을

이뤘다

2010 년 06월 03 일 데뷔 씨스타 (SISTAR) – 글래머러스 아이돌로 성공하고 언더그라운드와의 접점을 마련했다

2010 년 07월 01 일 데뷔 미쓰에이 (miss A) – 비주얼의 즐거움 외에도 음악적인 찰기를 쉼 없이 제공하고 있다

2010 년 07월 09 일 데뷔 걸스데이 (Girl's Day) – 장대하게 비주류 기획사의 성공기를 썼다

2010 년 08월 13 일 데뷔 나인뮤지스 (9MUSES) – 무너진 세계에서 새로운 세계를 일으켜 세우고 있다

2011 년 04월 21 일 데뷔 에이핑크 (Apink) – 복고와 순수의 빈자리를 메웠다

2011 년 08월 25 일 데뷔 스텔라 (Stellar) – 아이돌을 뛰어 넘는 극한의 성적 매력을 꾸준히 선사하고 있다

2012 년 02월 08 일 데뷔 스피카 (Spica) – 케이팝 걸그룹도 이렇게 글로벌하게 세련될 수 있다는 걸 증명했다

2012 년 02월 16 일 데뷔 이엑스아이디 (EXID) – 찍덕 ( 공연을 촬영하는 팬 ) 과 함께 차트 역주행의 신화를 썼다

2012 년 08월 09 일 데뷔 에이오에이 (AOA) – 밴드에서 큐트섹시로 이행하며 대중을 즐겁게 했다이외에도 뚜렷이 빛을 보지 못한 그룹들이 있다 .이들을 포함 해 그들 모두 걸그룹 2.0 시대의 주역이다 .2013 년에 데뷔한 그룹 중엔 눈에 띄게 성공한 사례가 없다 .2014 년과 2015 년 데뷔한 그룹들은 새로운 시대를 열어갈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그리고 , 또 하나 ,

데뷔일 목록 출처 :

나무위키

Page 57: 기호 분석에 의한 케이팝 아이돌 문화 연구 (Symbolic Analysis on K-pop idol)

대한민국이 아이유라는 복고를 소비하는 방식

그것들은 토이스러운 곡으로 히트를 하거나 , 80 년대 가요를

리메이크 하거나 , 선배들과 함께 노래하거나 , 서태지의

복고스런 노래를 부르는 것이었다 . 그것들은 많이 혹은 꽤

성공했다 . 윤상이 아이유와 만나 실패한 것은 흥미롭다 . 아이유는 후일 ‘꽃갈피’에서 윤상의 명곡 < 여름밤의 꿈> 을

불렀는데 아이유의 과욕에도 불구하고 이 곡의 커버는 원곡과

윤상의 느낌을 살려내지 못했으며 앨범의 다른 곡들과는 달리

실패라고 부를 만했다 . 한편 아이유는 자작곡을 통해

오버그라운드가 발굴한 홍대 인디씬의 대항마로 떠올랐다 . 그

곡들은 음악적으로는 아이유의 데뷔시기 앞서 이미 지나간 홍대

인디씬의 황금기를 복고하는 것이었다 . 그것들은 팬덤을

기반으로 한 대중의 인기를 얻었으나 리스너들의 귀에는 그다지

깊은 감흥을 주는 것은 아니었다 . 아이유는 2015 년 현재 , 스물셋이지만 , 가장 대중적으로 뜨거운 복고다 . 그리고 , 이제

더 이상 참조 할 것이 없는 아이유 역시 , 가장 빨리 복고를

생산하는 영역 -힙스터에 뛰어 들었다 . 아이유는 , 자고 나면

낡은 것이 돼 버리는 이 빠른 회전의 영역에서 건재할 것인가 ?

음반 제목 발매일 타이틀곡 및 후속곡 연간 차트

미니 1집 Lost And Found '08.09.23 미아 진입 실패

정규 1집 Growing Up '09.04.23 Boo있잖아 (Rock Ver.) 66 위

미니 2집 IU...IM '09.11.12 마쉬멜로우 진입 실패

디지털 싱글 잔소리 (With 2AM 슬옹 ) '10.06.03 잔소리 2 위

미니 3집 Real '10.12.09 좋은 날 8 위

미니 3집 확장팩 Real+ 11.02.17 나만 몰랐던 이야기잔혹동화

진입 실패

정규 2집 Last Fantasy 11.11.29 너랑 나 59 위22 위

디지털 싱글 스무 살의 봄 12.05.11복숭아하루 끝그 애 참 싫다

9 위

정규 3집 Modern Times 13.10.08 분홍신 38 위

정규 3집 리패키지 Modern Times Epi-logue 13.12.20 금요일에 만나요 4 위

디지털 싱글 봄 사랑 벚꽃 말고 14.04.08 봄 사랑 벚꽃 말고 6 위

미니 4집 꽃갈피 14.05.16 나의 옛날이야기너의 의미

28 위9 위

디지털 싱글 소격동 14.10.02 소격동 진입 실패

디지털 싱글 마음 15.05.18 마음 알 수 없음

미니 4집 CHAT-SHIRE 15.10.23 스물셋 알 수 없음

발표곡 목록 출처 :

나무위키

아이유라는 기획은 시의적절하고 뛰어났다 .

아이유의 미니 1집 ‘ Lost And Found’ - 다음 앨범명은 당연히 ‘성장’이 될 것이었다 - 의 수록 곡 < 미아 > 는 켈리 클락슨 곡과 비슷하다는 반응을 받았다 .

그렇게 아이유는 평범한 아이돌로 시작했으나 철저히 가장 최근의 복고를 사용했다 .

Page 58: 기호 분석에 의한 케이팝 아이돌 문화 연구 (Symbolic Analysis on K-pop idol)

1. Keywords Analysis2. Visual Look & Feel Strategy Analysis 3. Symbolic Strategy Analysis

II. NOW

Page 59: 기호 분석에 의한 케이팝 아이돌 문화 연구 (Symbolic Analysis on K-pop idol)

1. Keyword Analysis

경리단길 , 킨포크 , 벌집아이스크림 , 롱보드 ,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 연남동 , 마이보틀 , 대림미술관 , 슬라보예 지젝 , 제주도 - 이효리 , 감자튀김 - 크림생맥주 , 인스타그램 , 밤과음악사이 , 고양이

Banksy ( 선물 가게를 지나야 출구 ),

그래피티 아트

60 년대 팝아트의 전통 ( 다다이즘 , 러다이트 , 반문화 , 포스트모던 , 해체 )

루저 정서 , 신자유주의 몰락 이후 산업화에 대한 질문아마추어가 자고 일어나니 영웅 되기

혁오

빅뱅 , 레드벨벳

원래 비상업적 (Under-ground)

상업적 유통 (Over ground)

반산업주의 ,B 급 정서

H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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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Visual Look & Feel Analysis

물이 빠지거나Destroyed

복고

60 년대

유치하게강렬함

대비가 강한 원색Artificial, Vivid, Con-trast

키치함

Mix & Match고전 & 현대

광적이거나

차분하거나

스프레이로뿌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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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Symbolic Strategy Analysis

혼란 , 불안한 세상표류하는 , 의미 없는 기호의 바다

안전을 보장하는 나의 취향나만 알고 싶은 것

비밀스런 공간으로 입장하는시크릿 코드

빅뱅 - M,A,D,E혁오 - 위잉위잉

레드벨벳 - Dum Dum

대중성을 위해 적당히 맥락을 만들어 주기공감각적 기호화 ( 시각 , 청각 , 촉각 )

+ 불안을 잠재워줄 달콤함 ( 미각 )

Page 62: 기호 분석에 의한 케이팝 아이돌 문화 연구 (Symbolic Analysis on K-pop idol)

칼럼 – 진화하는 사랑

Column - Evolution of Love and Network

III. Fut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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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과 연결 (Network) 을 구현하는 K-Pop 팬덤전통적으로 , 사랑 (Compassion) 이라는 마음은 우리나라에서 –퇴계에 의해 – 경 (敬 ) 으로 연구되었다 . 사랑이란 현대적인 종교에서 지혜 , 자비와 함께 제 3 의 현실적 요소로 실천되고 있다 . 문화적으로 , 현대사회에서 사랑은 특정 종교가 아니더라도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다 . 아무튼 , 그리고 , 그러나 , 현대의 사랑이란 -Emotion 이 몸이라는 Machine 에 체화된 , 그리고 그것이 Social 한 Traits 를 갖는 - Capital로써 작동하며 인간을 착취하고 있다 . 사랑 (Emotion) 과 연합 (Social Network) 에서 사랑은 먹고 사는 것 - 권력과 절망의 연결 강도에

봉사하고 있다 . K-pop 아이돌과 팬덤이란 이 절망의 시대에서 가장 순수한 형태의 사랑 (욕망의 구조가 무너진 , 그러나 Proactively Affec-tionate 한 ) 이 실체적으로 연합하고 진화하는 특이한 증후다 . 2NE1 의 박봄은 한 인터뷰에서 “지난 시간을 돌아 보면 … 그건 , 사랑이었다”

는 알쏭달쏭한 말을 하며 왈칵 눈물을 보인 일이 있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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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시대가 멈춘 곳에서 , 복제하거나 , 힙스터거나

2014 년 , 새로운 여자 아이돌들이 발진했다 . 그 중 레드벨벳은 독자적인 색을 가졌다기 보다

F(X) 의 색을 그대로 가져 온 듯한 힙스터

취향으로 이미 완성된 모습을 보였다 . 2015 년 , f(X) 는 G-Dragon 처럼 , 아예 고급 예술을

대중 예술로 끌어 들였다 .

마마무는 대중이 환호하는 ‘지르는 보컬’이

필요한 방송들에서 빠르게 소비되며 데뷔와

함께 피로해졌다 .

비슷한 시기 이른바 청순 이미지라는

아이돌들이 쏟아졌다 . 그들은 소녀시대를

그대로 복고하거나 , 소녀시대가 멈춘 곳에서

부터 시작하거나 , 소녀시대를 우회하거나 하고

있다 .

여자친구는 넘어져도 다시 일어나는 소녀시대의

이념을 계승하며 성공했다 . 그리고 , 소녀시대를 지나쳐 새로운 장을 열고 있는

이들도 있다 .

Page 65: 기호 분석에 의한 케이팝 아이돌 문화 연구 (Symbolic Analysis on K-pop idol)

이 문서는 주로 여자아이돌이란 기호적 현상을

해석하는데 대부분을 할애했다 . 그러나 , 결국

문제는 콘텐츠다 . 소녀시대는 정확히 Gee 에서

음악적 성장을 멈췄다 . 그리고 일본으로 건너가

일본인들 외엔 아무도 듣지 않는 일본식 일렉트릭

음악을 한 다스 쯤 발표했다 .

러블리즈를 비롯한 이른바 순수파 걸그룹의 취향이

일본 시장에 어울린다는 소문은 파다하다 . 그런데

사실 케이팝의 가장 큰 시장은 중국이 되어가고

있는 동시에 , 영미권은 유료티비의 콘텐츠를 위해

케이팝을 주시하고 있다 .

그래서 일본에 갈 때 가더라도 , 그들은 음악적으로 더 케이팝의 자장 내에서 할 게 많다 . 러블리즈와 윤상의 작업이 더

의미있는 성과를 보인 건 앨범 수록곡이 아닌 <달리기 > 다 . <달리기 > 가사의 의미는 경쟁의 삶의 장면들에서 느끼는

피곤의 위무다 . 러블리즈는 <달리기 > 를 20 여년 만에 온전한 것으로 완성시켰다 . 이건 원래 그랬어야 했던 것 처럼 . 베이비 소울이 직접 썼다는 랩도 원래 가사의 의미 새로운 의미로 잘 살렸다 . 러블리즈는 목소리들은 보통의

아카펠라하는 아이돌들과는 다르게 레이어들이 하나하나 살아 있고 직접 아이디어를 짜내고 만들어서 부른 노력이 배어

있다 . 러블리즈는 다른 팀에서 발견하기 어려운 독특한 음색의 8명의 솔로 보컬과 함께 따뜻한 하모니를 가지고 있다 . 분명 윤상과 러블리즈는 <달리기 > 의 가사의 의미를 잘 살리지 못했던 S.E.S 와 윤상 송북에서 < 라라라 > 를

무책임하게 부른 소녀시대를 넘어섰다 .

진화하는 사랑의 가능성 - 러블리즈(Lovely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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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사는게 힘들지 않냐 . 그러니 우리를 보면서 미소지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 또 우리 역시 많은 분들께 에너지를 드리고

싶다 .”– 한 언론사의 러블리즈 인터뷰 중 유지애

러블리즈는 2015 년 현재 고등학생 나이의 두

명을 빼곤 차례대로 터울을 지닌 성인이다 . 가장 나이 많은 멤버인 리더 ‘베이비 소울’은

소녀시대의 서현과 동갑이다 . 하지만 다른 어떤

그룹보다 어려 보인다 . 그들은 다른 아이돌

처럼 다년간 연습에 매진했다 . 이들은 2015년 현재 대부분 성인이다 .

러블리즈는 데뷔와 함께 서지수의 루머로 1년간 한명이 빠진 채 활동했다 . 완전체라는

것과 데뷔일을 기준으로 하는 것을 포함해

2015 년 가을 사실상의 데뷔를 했다 . 서지수의

복귀로 이제 러블리즈가 얻은 건 다른 팬덤과

비교할 수 없이 단단히 결속된 마니아다 . 마니아들에겐 이제 쉽게 대중들이 이 안 쪽으로

들어오지 못한다는 안정감을 준다 . 이 심리적

장벽을 넘기 위해선 고도화된 순수와 사랑이

필요하다 . 러블리즈는 그 사랑을 이전

아이돌들이 만들어낸 걸 넘어선 새로운

수준으로 만들어내야 한다 .

사는게 힘든 요즘 , 마니악하며 공고한 팬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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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 활동 (덕질 ) 하기 위해 사업하고 돈 번다는 팬들은 많이 있다 . 그들은

아이돌의 모든 행사와 방송을 쫒아다니며 사진을 찍어 공유한다 . 많은

가치가 무너진 이 시대 , 그들은 먹고 사는데 걱정만 없다면 덕질이 연애나

결혼보다 낫다고 한다 . 다만 콘텐츠의 퀄리티 , 정서와 성격 , 세계관의

측면에서 적절한 대상을 만나야 한다는 거의 가능하지 않은 조건을 충족

시켜야 한다 . 러블리즈는 팬들과의 만남을 즐기고 , 팬들의 편지를

소중히 읽으며 시대를 읽어내고 , 팬클럽 이름을 정하기 위해 장시간

고민한다 .

사랑 - 말할 수 없는 것을 소중히 읽어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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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상은 비로소 그의 ‘뮤즈’ 를 만난 듯 세번이나 앨범에 참여

했다 . 러블리즈 곡의 전개는 질을 떨어뜨리지 않는 선에서

충분히 폭발적이다 . 러블리즈가 짜여진 안무 보다

자유분방함을 방출하거나 혹은 더욱 어처구니 없을 정도로

뮤지컬 스럽게 짜여진 귀여움을 보여 줄 걸 상상해 본다 . 마마무나 여자친구가 그렇게 하고 있듯 . 그 이전 , 윤상의

송북에 참여한 소녀시대나 윤상의 곡을 부른 아이유는 정확히

윤상스러움 혹은 강수지를 넘어선 새로운 무엇을 표현해 내진

못했다 . 평론과 팬은 윤상이 러블리즈와 더 해야 할 것이

있다고 믿고 있다 . 러블리즈의 보컬은 이전 여자

이이돌들과는 다른 차원에서 굉장히 정교하며 뛰어나다 . 러블리즈는 이른바 리스너들을 위한 아이돌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일본 2ch 의 한 유저는 리더인 베이비소울을 가르켜 얼굴은

꼬마이지만 살림과 육아의 피로를 풍기는 전에 없던

아이돌이며 앞으로 그 피로의 체득이 궁금하다 했다 . 사진은 밤낮 없이 수많은 방송과 행사에 불려 다니지만 음원

성적과 음악방송 순위는 신통치 않은 최근 러블리즈

멤버들의 비교적 웃음기가 걷힌 모습 . 막내 예인은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앞으로의 목표에 대해 “우리가

신인상을 받고 잘되는 것도 좋지만 지금처럼 사이 좋게

좋아하는 음악하면서 잘 지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 리더

베이비소울도 유희열의 스케치북에서 시간이 지날수록 더

좋아지는 노래를 부르고 싶다고 말했다 .

음악성을 향한 뚜렷한 지향성과 계승되는 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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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들은 뮤직비디오의 색감이 이상하다고 말했다 . 확실히

티저의 색감이 더 러블리즈의 것으로 보인다 . 팬들은 지애와

케이의 브릿지 부분을 지나치게 무섭게 (Creepy) 처리 한

것도 마음에 들어 하지 않아했다 . 러블리즈 멤버들이나

팬들이나 호러를 어떤 멋스런 기호로 즐기지 않는다 . 뮤비를

만든 디지페디는 너무 힙스터스러운 걸 시도했다 . 그 쪽은

레드벨벳이 있다 .

러블리즈는 고급스러움과는 어울리나 그것이 최신 트렌드를

따라 잡아야 한다는 강박과는 어울리지 않는다 . 이에 대한

해답은 SM, YG 처럼 강한 비쥬얼 팀이 있거나 , 프로듀서가

모든 걸 하거나 , 아마추어리즘이거나 , 아무튼 자신만의

고도화다 . 2 세대 아이돌들의 성공한 컨텐츠란 남들을 따라

가는 것이 아닌 자신만의 질적 고도화를 통해 이루어졌다 .

전략과 전시라는 힙스터의 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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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팝을 위한 전무후무한 콘텐츠로써의 러블리즈의 요청

로로스는 2015 년 여름 시점에서 , 수개월 전

한국대중음악상 대상을 수상했다 . 그들은 한국에서 이런

것이 가능한건지 의문이 들 만큼 진보적이었다 . 로로스와

같은 건 세계적으로도 없었다 . 평론 처럼 , 리스너들도

그들이 자랑스러웠다 . 그들의 음악은 , 차라리 ECM 앨범이라 할 만큼 너무나 고급스러웠다 . 그런데 , 그 후 약

6개월이 지나는 동안 혁오는 유희열의 스케치북 , 무한도전 , 아이유 하이그라운드 그리고 힙스터의 이름으로 대한민국을

점령했다 . 여름이 다 가기 전 로로스는 더 이상의 활동을

멈췄다 .

앞으로의 러블리즈의 음악은 , 그들의 소속사

울림엔터테인먼트와 넬 (NELL) 을 생각하면 최초의 포스트

모던락 , 네오포크 , 네오클래식 어법을 구사하는 걸그룹을

생각해도 이상할 게 없다 . 베이비소울의 랩은 세련된

네오소울이지 않은가 ? 걸그룹 2.0 시대의 주역들은

성공했으나 그들은 , 그럼에도 불구하고 , 지난 시기를 복고

했다 . 2015 년 현재 , 거의 유일하게 실력을 갖춘

러블리즈에게 제시된 길은 그것보다 넓다 .

참고로 , 필자는 러블리즈가 로로스 스러운 음악에 ECM스러운 부클릿을 채용한다면 앨범을 여덟 장 살 용의가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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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ank You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