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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갑습니다 해강입니다 어느덧 우리는 2013년의 마지막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제 2013년은 누군가의 다이어리 구석에나 남게 될 것입니다 여러분의 2013년은 어땠습니까?

[Dev rookie]사망유희2013(13.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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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페차쿠차 페차쿠차는 3줄이 적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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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1: [Dev rookie]사망유희2013(13.12.21)

반갑습니다 해강입니다어느덧 우리는 2013년의 마지막을 준비하고 있습니다이제 2013년은 누군가의 다이어리 구석에나 남게 될 것입니다여러분의 2013년은 어땠습니까?

Page 2: [Dev rookie]사망유희2013(13.12.21)

올 한해도 다사다난한 한해였습니다각종 규제와 불황, 정리해고들독일이 낫다, 영국이 낫다 이런 이야기도 심심찮게 하지요사실 이것들은 2014년에도 계속 될 것 같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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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게는 의미 있다면 의미 있는 한해였습니다취업, 5종의 스터디, 2개의 교육프로그램, 13회의 발표, 2개의 팀 프로젝트, etc…성공도 있고, 실패도 있지만-저는 올 한 해를 타인과 만나며 보냈고 오늘은 이 이야기를 할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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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대학 때 소설가가 되려 했습니다미국의 소설가 스티븐킹에 따르면 소설은 지하실에 문을 잠그고 들어가는 일입니다오로지 ‘나’와 작품그리고 간혹 뮤즈의 방문을 기다릴 뿐인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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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프로그래밍도 비슷합니다소설가가 소설을 쓰지 못 한다면 의미가 없듯이프로그래머는 프로그래밍을 제대로 하지 못 하면 의미가 없죠그러나 프로그래머는 디자이너, 아티스트- 타인과 일을 한다는 것이 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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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저희는 스터디를 하기 위해 모였습니다우리는 왜 여기 모이고 있는 걸까요?더 많은 정보, 실력 향상, 타인의 인정, 혹은 술이나 한잔하거나,각자 만족할 수도, 실망할 수도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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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에게 스터디를 다닌다고 이야기를 하면 이 질문이 따라옵니다‚그게 도움이 되냐?‛일본의 인문학자 우치다 타츠루에 따르면 이는 우리가 ‚소비‛의 세대이기 때문입니다‚현 세대는 학습마저 소비하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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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판기에 동전을 넣으면 물건이 나오듯이-내가 시간을 투자한 만큼 결과를 얻기를 바라는 세대라는 이야기입니다선문답 같은 대화를 나누기 보다는 정답을 알려주고 이끌어줄 멘토가 더 친근하죠그런데 개발, 혹은 스터디는 운전면허를 얻듯이 정답이 정해진게 아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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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나’입니다무슨 일이든 자기 자신이 제대로 자리 잡지 못 한다면 별 의미가 없겠죠따라서 어떤 일을 한 뒤에 감정, 이득등으로 속행 여부를 판단하게 됩니다그렇다면 우리는 이 결정을 얼마나 올바르게 하고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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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의 철학자 마르크스는 우리의 사고방식이 계급에 의해서 결정난다고 말했습니다지금 자신이 처한 사회적 포지션에 의해 제한된 사고밖에 할 수 없다는 것이죠이처럼 외부적 요인에 의해서 결정이 판가름 난다면자신의 결정은 온전히 자신의 것이 아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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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기에의 인류학자 레비스트로스는 인류사는 계급 투쟁의 역사라고 평했습니다우리는 어떤 일에 대한 무난한 답을 ‘상식’이라고 말합니다삶이란 자신이 위치한 포지션, 상식을 확장해가는 일이죠이것은 대가를 투입하면 나오는 결과가 아니라 지나보니 알게 되는 일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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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의 철학자 푸코에 따르면 ‘광인’이란 상식에서 벗어난 존재입니다우리의 상식과 벗어난, 특이한 행동을 하는 존재-혹은 이해할 수 없는 것들을 모두 ‘광인’으로 분류하게 됩니다나와 다른- 설명할 수 없는 사람들인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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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의 정신분석학자 라깡에 따르면, 타인은 자신을 비추는 거울일 뿐입니다타인에게 자신의 능력을 확인 받고, 듣고 싶은 대답을 듣고…물론 타인을 무조건 받아들이라는건 아닙니다불량 거울은 버리는게 낫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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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하자면 우리는 자신의 세계를 넓히려 하면서도-이해할 수 없는 것에는 배제를 하곤 합니다오늘도 여러분은 판단의 기로에 있습니다2013년의 스터디를 마감하고, 2014년으로 나아가는 자리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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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은 지금 현대 구조주의 철학 과정을 한번 훑으셨습니다여러분과 다른 타인의 생각을 잠시 엿보신 겁니다유익하고 이해할 수 있는 자리였나요?아니면 뻘짓거리 뿐인 쓸데없는 시간이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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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는 ‘나’와 ‘너’가 있지 않으면 성립되지 않습니다나와 다른 타인의 세계, 타인의 상식을 체험하면서 자신의 상식을 늘려나가는 일-그것은 결과가 바로 나오진 않지만, 놀라운 경험일 것입니다저는 스터디 또한 그런 공간이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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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이곳에 모인 분들은 시간이 지나고도 계속 만나는 분도 있을테고오늘을 마지막으로 다시는 마주치지 않을지도 모르는 일입니다여러분에게 저는 어떤 사람입니까?반대로 당신은 저에게 어떤 사람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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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처음 질문, 여러분은 한해동안 소망하던 것을 모두 이루셨습니까?아니면 2014년에는 무엇인가 다른 것을 이뤄보겠노라 다짐하고 계십니까?계획 안에 ‘나’만 존재하지는 않나요?아니면 다른 누군가와 공유할 수 있는 ‘우리’의 계획이 있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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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대단한 내용을 전해드리거나, 무엇을 가르치고자 하는 것은 아닙니다그저 이 순간에 대해서 한번 생각해보시길 청합니다훗날에도 이런 내가, 이런 포지션으로, 이런 날이 있었다는걸 되돌아볼 수 있다면지금이 더 의미 있는 시간으로 남지 않을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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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요 2013년은 이제 갔는데 뭔 상관입니까내년에는 또 다른 즐거움들을 마주하길 바랍니다모두의 성공과 발전을 기원하며-박수나 한번 치고 마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