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atm1

시사잡지 기사의 이용

건강을 위해 휘트니스센터에서 운동하는 사람들

111 HealthHealthHealth

비만, 효과적인 운동으로 극복해야 청소년기 비만이 성인 비만으로 이어질 가능성 높아

성인 비만 환자 2명 중 1명은 청소년기부

터 비만이 시작된 것으로 나타났다. 비만전

문병원 예지미비만클리닉이 지난 3개월간

강남, 신촌, 노원 3개 직영 병원을 찾은 20

세 이상 성인 비만환자 500명을 분석한 결

과, 이들 중 절반이상인 270명(54%)이 청소

년기부터 비만이 시작된 것으로 조사됐다.

이 같은 결과는 청소년기 비만이 대부분

성인 비만으로 이어질 확률이 높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다. 앞으로 비만으로 인한 당

뇨병, 고혈압, 고지혈증 등 생활습

관성 질병의 발병 시기가 더욱 빨

라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청소

년기 잘못된 식생활이나 운동부족

등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 청소

년기 비만으로 인해 지방세포의

개수가 늘어나면, 성인이 되어 이

들 지방세포의 크기가 커질 때 비

만도도 엄청나지만, 치료 자체가

너무 힘들기 때문이다.

청소년 비만을 예방하기 위해서

는 규칙적인 운동이 필수적이다.

하루에 1시간씩 달리기 줄넘기 수

영 춤 자전거타기 등을 하면 지방

보유량과 허리둘레가 줄어들고 비

만 위험이 줄어든다. 규칙적인 운동으로 열

량을 소비할 뿐 아니라 비만에 관여하는 유

전자의 변이를 막아 비만의 근본 위험 요인

을 차단할 수도 있다.

주부들도 고도비만의 위험에 노출되어 있

는 상황이다. 주부들은 가족의 건강을 챙기

느라 자신의 건강을 돌보지 않는 경향이 있

다. 전문가들은 주부들이 체중감량을 위해

서는 조금 더 일찍 일어나 오전 시간을 효

율적으로 이용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 특히

자정부터 새벽 4시까지의 숙면 시간을 포함

한 8시간의 수면시간을 지킬 것을 강조했

다. 주부들의 체중감량을 위한 주요 관건은

수면의 질과 양 그리고 생활 속 활동량이

다. 하루에 1만 보만 걸어도 20일에 체지방

1㎏이 감량된다. 집안일을 끝내고 운동해야

지 하면 영원히 운동은 시작하지도 못할 수

있다. 만사를 제쳐 놓고 운동부터 하면 집

안일도 다 할 수 있다는 생각의 전환도 필

요하다.

의학자들은 걷기운동이 그 어떤 격한 운

동보다도 다이어트 효과가 있다고 강조한

다. 걷기운동은 부상의 걱정 없이, 체력 여

건에 상관없이,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는 운

동이면서도 다이어트를 하는 데 탁월한 효

과가 있다는 것이다.

격렬한 운동은 체내 지방을 태우는 데는

도움이 되지 않을 수도 있다. 수분과 탄수

화물을 먼저 소비하기 때문에 본격적인 지

방 연소가 시작되기 전에 탈진 현상을 가져

올 수 있다. 이에 비해 걷기운동은 지방을

먼저 태워 효과가 좋다.

또한 걷기운동은 체중 이동이 부드러워

착지할 때 발에 미치는 충격이 적다. 반면

달리기 등 격렬한 운동은 체중의 3배 이상

충격을 받게 된다. 그만큼 걷기는 발목, 무

릎, 허리 등을 보호하면서 즐기기에 좋은

운동이다.

이 밖에도 걷기운동이 건강에 좋은 점은

많다. 산소 섭취량이 증가하기 때문에 폐와

심장의 기능이 좋아진다. 고지혈증 개선 효

과도 있고, 뼈의 밀도가 유지되어 골다공증

예방에도 좋다. 고혈압, 당뇨병

등 성인병 예방에도 좋다는 의

학자들의 소견이 나오고 있다.

걷기운동은 정신건강에도 좋

다. 걷기를 통해 몸과 마음이

조화롭게 화해할 수 있다는 것.

심리학자들은 걷기는 몸으로

호흡하며 오감을 살리기에 더

없이 좋은 운동이라고 입을 모

은다.

걷기운동은 골반주변의 혈액

순환을 원활하게 하고 내장의

움직임을 활성화하여 노폐물을

배출시킬 수 있기 때문에 특히

여성건강에 특히 좋다는 것이

다. 걷기운동 전에는 반드시 준비운동과 마

무리 운동을 해주어야한다. 체온이 올라가

지 않은 상태에서 운동을 하게 되면 근육섬

유가 아직 굳어 있기 때문에, 부상을 입기

쉽다. 준비운동만큼 마무리운동도 중요하다.

마무리운동은 서서히 심장 박동률과 호흡을

늦추며 근육이 유연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근육을 이완시켜 주어야 한다.

황용석기자<yshwang@press.co.kr>

HealthHealthHealth 222

피부건강과 노화방지, 자외선 차단에서부터

과도한 노출, 피부에 각종 부작용 가져올 수도

옛말에 봄볕에는 며느리를 내보내고 가을

볕에는 딸을 내보낸다는 속담이 있다. 자외

선이 강한 봄볕은 그만큼 피부에 안 좋다는

우리 선인들의 지혜가 담겨 있는 속담이다.

황사, 꽃가루와 함께 봄에 있어서 피부의

최대적은 자외선이라 할 수 있다. 자외선이

강한 봄볕에 지속적으로 노출 되면 피부 트

러블은 물론 피부 건조증 등 복합적인 피부

문제의 원인이 된다. 따라서 봄철에는 어느

때 보다 피부를 보호하기 위한 적극적인 피

부 관리가 필수다.

봄볕을 쬐어서 확실히 좋은 것은 비타민

D가 형성된다는 것이다. 비타민 D는 자외선

을 받아 피부에서 합성하여 사용하게 된다.

비타민D는 장에서 칼슘흡수를 증가시킨다.

비타민 D가 부족하면 칼슘섭취를 많이 하

더라도 제대로 흡수가 되지 않아 체내 칼슘

대사를 정상적으로 유지하지 못하게 되고

결국 뼈에서 칼슘을 내다 쓰게 되므로 뼈가

약해지게 된다. 하루 15~20분, 주 3회 이상

의 일광욕만으로도 비타민 D를 충분히 보

충할 수 있다.

하지만 햇볕에 장시간 노출은 과도한 자

외선 노출로 인한 피부노화 촉진, 피부염이

나 두드러기 등의 피부질환, 기미·주근깨

의 발생 등과 같은 부작용을 일으킬 수도

있다. 자외선은 더 심하게 피부암까지 유발

할 수 있다. 자외선은 남녀를 가리지 않는

피부질환의 주범이라 할 수 있다. 여름철로

갈수록 일광욕을 즐기는 사람들이 많은데,

일광욕을 할 때 한 번에 화끈하게 태운다는

생각은 절대 금물이다. 조금씩, 햇볕이 약할

때, 자외선 차단제를 발라서 피부에 가해지

는 충격을 적게 하는 것이 좋다.

일광욕에 좋은 시간은 햇볕이 약한 아침

나절이나 저녁 무렵이 좋다. 햇볕이 직각으

로 내리쬐는 오전 11시부터 오후 2시까지의

시간은 피하는 것이 현명하다. 또 맑은 날

보다는 구름 낀 날이 좋다. 일광욕을 하더

라도 40분을 절대 넘기지 말고, 그 다음에

는 응달진 곳에서 피부에 휴식을 줘야 한

다. 일광욕을 하면서도 자세를 바꿔서 살을

골고루 태우는 것은 상식이다.

자외선 차단제는 일광욕을 하기 전 적어

도 30분 전에 두텁게 발라야 한다. 어깨, 허

벅지, 콧등 등 햇볕을 잘 받는 부위는 자외

선 차단제를 더 듬뿍 발라둬야 한다. 피부

상태가 깨끗해야 일광욕 후에 피부에 얼룩

이 없다. 특히 보디 크림이나 향수 등을 발

랐을 때는 깨끗이 씻어내야 한다. 일광욕이

아니더라도 오랜 시간 야외에 있다면 피부

의 수분이 증발해서 살갗의 윤기를 없애기

십상이다. 자외선 차단제를 2~3시간에 한

번씩 덧바르는 것이 좋다. 차단제를 새로

바를 때는 타월로 피부의 물기를 제거해야

한다.

미국 미네소타대학 암연구소의 연구에 따

르면, 남성에 비해 여성들이 피부암에 걸릴

확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들이 남

성들보다 노출이 심한 옷을 입거나 일광욕

을 더 즐기기 때문이다. 한국인들은 자외선

이 피부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그리 신경을

쓰지 않는다. 성균관대 의대 피부과 이일

수·김원석 교수팀이 한국인과 외국인 각각

천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의 결과에도

그대로 나타나고 있다. 한국인의 25%가 일

광욕이 유익하지 않다고 답한 반면, 외국인

은 75%가 유익하지 않다고 대답했다.

대부분의 남성들은 '피부 좀 그을리는 것

쯤이야'라고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 그러나

자외선 앞에 장사가 없다. 어린이의 경우

면역 기능이 성숙하지 못해 자외선에 피부

가 방어하는 기능이 약하며 민감하므로 전

용 차단제를 발라줘야 한다. 장시간 햇볕에

그을린 피부는 냉타월 등으로 찜질을 해 진

정시켜야 한다. 감자팩, 오이팩, 녹차팩, 알

로에팩도 피부를 쉬게 하는데 좋다. 황토팩

은 피부의 온도를 높여줌으로 피하는 것이

좋다. 지나친 일광욕으로 화상을 입었다면

찬 물수건이나 얼음, 찬 우유로 피부를 진

정시키면 좋다.

김기태 기자<kkt@press.co.kr>

333 Accident & Social IssueAccident & Social IssueAccident & Social Issue

산업재해, 영세중소사업장에서 주로 발생

가정파괴·경제손실 커 대책마련 시급

가장 후진국형 사고 가운데 하나가 산업

재해이다. 산업재해로 인한 피해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지난 10여 년 동안

2만6037명이 산재로 목숨을 잃었다. 이는

매일 7명 이상의 근로자가 산재로 사망하는

것이며, 그 심각성은 교통사고 피해를 넘어

선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지난해 통계를 살펴보면 산업재해로 사

망한 사람이 약 2,500명이었다. 이는 지난해

교통사고로 인한 사망자의 숫자보다 약 2배

정도가 많은 숫자이다. 인구 만 명당 사망

건수는 산업재해가 2.5명이며, 교통사고는

1.3명으로 산재가 훨씬 많음을 알 수 있다.

산재 사망자는 20대에서 50대 초반의 남

성에게서 주로 발생한다. 따라서 산업재해

는 가족을 해체시키고 사회 불안정을 초래

하는 직접적 원인이 되고 있다. 경제적 손

실도 심각하다. 지난해 산재로 인한 경제적

손실은 무려 15조원에 달했다. 이러한 경제

적 손실은 인천국제공항을 2개씩 건설할 수

있는 막대한 규모에 해당하며, 노사분규로

인한 생산차질액의 약 11배에 이르고 있다.

산업재해의 특징을 분류하면 대부분 50

인 미만의 영세중소사업장에 집중돼 있다.

이들 사업장의 산업재해 비중은 지난해

70%를 넘어섰다. 이처럼 영세사업장에서 산

업재해가 많이 발생하는 것은 대체로 이들

사업장이 안전보건 시설이 미흡하고, 전문

가도 없으며, 안전과 보건에 투자할 여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산업재해의 유형은 기계 등에 끼이거나

감기는 협착이나 추락, 충돌 등에 의한 재

해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며, 최근 들어

심혈관계질환 등과 같은 이른바 선진국형

직업병이 증가하고 있다.

산업재해를 당하는 근로자의 경력은 입

사 후 6개월 미만의 신입직원이 47%로 압

도적이어서 관련 기계나 작업장에 익숙하지

않은 상태에서 발생하는 것이 큰 것으로 집

계됐다. 사고발생 요일은 월요일이 가장 높

고, 그 다음으로 금요일에 많이 발생한다.

주초반이나 후반 긴장이 다소 해이해질 수

있는 때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간대별로는 오전 10시~12시 사이가 가장

잦았다.

산업재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확실한 예

방대책이 중요하다. 정부는 산업안전공단

등 관계기관을 중심으로 예방에 주안점을

두고 대책마련에 나서고 있다. 우선 영세사

업장에 대한 재해 예방에 주력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클린(Clean) 사업장’ 조성지원을

통해 영세사업장의 작업환경 개선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를 위해 올해 6월까지 2만 7,800개 사

업장에 3천억 원의 자금이 지원된다. 50인

미만의 종업원을 고용하고 있는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하고 있는 이 사업은 작업환경 개

선을 통해 산재감소와 함께 3D사업장을 기

피하는 청년 취업자의 취업을 통해 중소기

업의 구인난 해소에도 도움을 줄 것으로 예

상되고 있다.

한국산업안전학회가 지난 2009년 12월까

지 클린사업 지원을 받은 사업장을 조사한

결과 35%의 산재감소 효과와 15%의 추가

고용효과, 27%의 매출액 증가 효과 등을 거

둔 것으로 집계됐다.

산업안전공단은 또 고령·여성·외국인

근로자 등 취약계층에 대한 산재예방활동도

강화할 계획이다. 기업의 자율적인 안전관

리체계의 수립에도 적극 나설 예정이다. 지

난해 초 태국근로자 8명이 노말헥산에 중독

돼 피해를 입는 등 화학물질 단속의 필요성

이 높아지고 있다.

박길상 산업안전공단 이사장은 “기업경

영의 목적이 단순히 이윤추구를 넘어 사회

적·윤리적 책임으로 확대되고 있다”며 “안

전보건이 개인이나 기업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와 사회의 공동책임의 문제로 인식을

넓혀야 한다”고 말했다.

백만호 기자<hopebaik@press.co.kr>

Accident & Social IssueAccident & Social IssueAccident & Social Issue 444

엘리베이터사고 증가, 시스템 개선해야 늘어나는 승강기에 검사인력은 태부족

서울의 한 상가건물에서 한 고등학생의

머리가 낀 채로 엘리베이터가 작동해 머리

를 크게 다쳐 중태에 빠지는 사고가 발생하

였다. 이 사고를 계기로 엘리베이터 안전점

검 시스템 전반에 대한 개선의 목소리가 높

아지고 있다.

엘리베이터 사고로 인한 인명피해는

2007년 42명, 2008년 67명, 2009년에는 104

명으로 해마다 증가하고 있는 실정이다. 지

난해 119 구급대의 엘리베이터 구조 출동

건수가 무려 5,500여 건이었다. 이는 전체

출동건수의 2위를 차지할 정도로 엘리베이

터 사고가 만연해 있다.

우리나라의 엘리베이터 대수는 1990년에

10,000여 대에 불과했지만, 아파트와 고층건

물의 급격한 증가로 인해 현재 40만여 대에

이르고 있다. 20년간 무려 40배나 증가한

것이다. 그러나 엘리베이터의 검사를 담당

하고 있는 승강기안전관리원과 승강기안전

센터에는 전문인력이 400여명에 불과하다.

늘어난 엘리베이터 대수에 비해 이를 검사

할 인력이 태부족하다는 것이다. 따라서 정

밀한 안전 검사보다는 형식적인 검사에 그

치고 있다.

이 두 업체에 사후관리에 대한 법적 책

임을 부과하기 않고 있기 때문에 형식적인

검사만 해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 또한 엘

리베이터 사후관리에 대한 감독을 담당하고

있는 지방자치단체의 경우, 보통 담당공무

원이 한 명 정도에 불과해 현실적으로 관리

감독 소홀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대부분의 아파트에서 관리사무소 주체로

사설 A/S 업체에 엘리베이터의 유지·보수

를 위탁하고 있지만, 이들 A/S 업체의 경우

대다수가 영세하다는 점도 문제다. 영세

A/S업체들은 안전은 둘째 치고 덤핑가로 경

쟁해 어떻게든 아파트와 계약하려 한다. 계

약이 성사된 후에는 저가의 중국산 부품을

사용해 이윤을 남기고 있는 실정이다.

한 소비자의식조사에 의하면, 아파트 주

민들은 철저한 안전보다는 저렴한 A/S 비용

만을 생각하는 경향이 강한 것으로 드러났

다. 이러한 주민의식도 엘리베이터 안전 부

실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다.

대다수 입주자들이 상품의 질과 보수업체의

기술력 등을 종합평가해 선정하기보다, 월

보수료가 낮은 업체를 고집한다는 얘기이

다.

현재 승강기안전관리원은 신체 피해가

있었을 경우에만 사고로 여기고 있다. 피해

보상 역시 신체의 피해가 있을 경우에만 보

상을 받을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대부

분의 엘리베이터 사고가 ‘갇히는 사고’인데,

승강기안전관리원은 이 경우 발생하는 공포

감, 극도의 스트레스 등과 같은 정신적 피

해에 대해 모르는 체 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법원의 판례를 보면 신체적

피해뿐만 아니라 엘리베이터 안에 갇히는

사고에 의한 정신적 피해까지도 보상해야한

다. 인천지법 민사 10단독 권태형 판사는

지난 달 19일 혼자서 아파트 엘리베이터를

타고 위층으로 올라가던 중 고장으로 갇혀

있다가 구조된 A(60·여)가 엘리베이터 관

리회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피고는 500만원을 지급하라”며 판결했다.

최근 엘리베이터 제작사와 관련 업계는

엘레베이터내에 부착된 주의사항 스티커의

문구를 ‘기대지 마시오’에서 보다 강력한 표

현을 담은 ‘기대면 추락위험’으로 모두 교체

했다. 엘리베이터에 기대서 발생하는 추락

사고는 100% 피해자 책임이기 때문에 이제

는 이용자 역시 엘리베이터 안전 문제에 신

경을 써야 한다. 하지만 이 같은 조치만으

로는 충분하지 않으며, 가장 시급한 대책

은 전문인력 확충해 안전 검사의 질을 향상

시키는 것이다. 아울러 저렴한 엘리베이터

유지보수비보다는 입주민과 가족의 안전을

우선시하는 아파트 주민들의 의식전환도 함

께 이루어져야 한다.

이상호 기자<shlee@press.co.kr>

555 EducationEducationEducation

동네 놀이터에서 놀고 있는 아이들

어린이놀이터, 안전진단 결과 '빨간불' 151곳 조사결과, 안전성에 낙제점

서울지역 아파트 놀이터의 절반 이상이

안전성 및 위생 상태 점검에서 낙제점을 받

았다. 생활안전협회가 지난달 서울의 아파

트 어린이 놀이터 151곳을 조사한 결과를

발표하고 관계기관에 대책을 촉구했다.

생활안전협회가 어린이 놀이터의 바닥

모래를 채취해 서울대 질병진단센터에 감정

의뢰한 결과, 상당수에서 기생충 일종인 선

충이 발견됐고, 위생 상태에서 ‘불량’ 점수

를 받았다.

놀이터 위생 관리는 아파트 단지에 따라

양극화 양상을 보였다. 서초동 S아파트는

용역업체를 통해 월 1회 놀이터 바닥 및 기

구 소독을 실시하고 있으며 개포동 H아파

트는 분기별로 소독하고 있다.

반면 목동의 한 아파트 단지는 19년 만

에 처음으로 올해 놀이터 모래를 교체하기

로 하였다. 그동안 소독 작업조차도 실시하

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동소문동의 한

아파트도 놀이터 소독 작업을 전혀 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전염병

예방법에 따라 300가

구 이상 아파트는 분

기별로 2∼3회 소독을

하게 돼 있지만, 놀이

터에 대한 규정은 따

로 없어 관리사무소와

입주민들의 자율에 맡

기고 있는 실정이다.

놀이기구의 안전성 실

태조사 결과, 대부분

안전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추락 바닥면

은 안전을 위해 30㎝

이상 두께의 모래바닥 설치해야 함에도 불

구하고, 조사대상 놀이터 83%가 이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다. 모래 바닥이 딱딱하게

굳어져 있는 곳이 많아 충격흡수 역할을 거

의 못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었다.

놀이기구 높이의 적정성(최대 2.5m 이하)

에서는 81.2%가 알맞은 높이인 것으로 조사

됐지만 18.8%는 2.5m 이상으로 나타났다.

38.8%는 어린이의 몸이 놀이기구에 끼이거

나 빠지지 않도록 마련된 규정(23㎝보다 크

거나 9㎝보다 작아야 함)을 지키지 않았다.

또 151곳 놀이터에서 어린이 149명을 상대

로 조사한 결과 60%가 다친 경험이 있다고

답했고, 추락에 의한 부상이 주류를 이루

었다.

관계당국은 전국 어린이 놀이터의 숫자

와 규모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또 놀

이터에 대한 법적 근거가 아동복지법, 주택

법, 영유아보육법 등 여러 법에 산발적으로

규정돼 있는데다 개별 법령에 안전관리 주

체 및 사고 발생 때 책임 소재 등에 대한

명확한 규정도 없는 상태다.

윤선화 생활안전협회 대표는 “2008년 어

린이 놀이기구가 ‘품질경영 및 공산품 안전

관리법’의 검사 품목으로 지정됐지만 놀이

터 시설 대부분이 법 발효 이전에 설치돼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았다”며 “관련 규정을

명확히 통일하고 놀이터 안전모니터링 등을

통해 제3자의 감시활동을 강화시켜야 한다”

고 주장했다.

놀이시설 안전관리의 문제점은 크게 안

전관리를 담당하는 소관부처가 여러 곳으로

나눠져 있는 것과 안전관리를 위한 운영자,

관리자에 대한 명시가 없는 것이다. 놀이시

설 설치에 관한 안전기준 조차 없어 사고를

유발할 수 있다. 법과 제도를 정비해 안전

관리 책임자와 의무조항을 명시해야 한다.

외국의 사례처럼 놀이터 안전 검사자의

육성과 제도를 적극 검토해야한다. 미국은

놀이터 안전검사자를 육성해, 이들이 안전

검사를 실시한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어린

이놀이시설 안전관리에 관한 시스템이 전무

한 실정이다.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겨우내 움츠렸던

많은 어린이들이 집 근처 놀이터로 몰리고

있다. 어린이들의 안전을 위해 노후된 놀이

기구의 정비, 안전장비의 확충이 시급하다.

또한 놀이터에 대한 정기 안전점검과 보수

가 이뤄질 수 있는 시스템 구축과 놀이터

안전 규정에 대한 제도적 미비점을 보완이

시급하다.

정석만 기자<smjung@press.co.kr>

EducationEducationEducation 666

한 번쯤 자살을 생각해본 초·중·고생 많아

무엇보다 부모의 이해와 칭찬, 그리고 인정 필요

한국인의 자살 사망률이 경제협력개발기

구(OECD) 국가 중 가장 높은 ‘오명’을 벗지

못하고 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2009년

기준 한국인 10만 명당 자살 사망자는 24.3

명으로, OECD 30개 회원국 중 가장 높았다.

이로써 한국은 최근 수년간 OECD 회원국

중 자살률 1위라는 부끄러운 기록을 보유해

온 국가가 됐다. 통계청 조사에서 한국의

2009년 자살사망자는 1만2858명으로 하루

평균 35.1명에 달했다.

‘건강사회를 위한 보건교육연구회’와 한

길리서치가 전국 초·중·고교생 2,5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초·중·고교

학생 절반 이상(50.2%)이 한 번쯤 자살을

생각한 적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자살을

떠올린 동기로는 성적을 꼽은 학생들이 가

장 많았는데, 고교생이 27.2%, 중학생이

20.6%였고, 초등학생도 11.4%에 이르렀다.

고등학생의 경우가 공부 부담감이 극심함을

보여줬다.

미국과 유럽의 경우 가정불화가 청소년

자살의 첫 번째 이유로 꼽힌다고 한다. 그

다음 이유는 폭력, 알코올과 마약 복용으로

인한 충동적 심리상태, 우울증 등이다. 이에

반해 일본·한국·홍콩 등 아시아 국가에서

는 과중한 학업부담으로 인한 자살이 큰 비

중을 차지하고 있다. 아이들은 아주 어렸을

때부터 앞으로 뛰어들 경쟁에서 우위를 점

하기 위해 소위 ‘선행학습’에 시달린다. 각

종 학원에 과외에 뛰어놀 시간이 없다. 고

등학교때까지 과중한 대학입시 스트레스에

시달린다.

우리 사회는 흔히 사랑 받고 인정받는

아이가 되는 길을 ‘학업성적’이나 ‘말 잘 듣

고 고분고분한’ 것에서 찾는 경향이 강하다.

때문에 많은 아이들과 청소년들이 성적에

얽매이고 부모의 강압에서 자유롭지 못하

다. 여기서 오는 스트레스가 아이들을 쉽게

좌절감에 빠뜨리고 있고, 입시 위주의 교육

이 아이들의 정신적·신체적 건강을 외면시

하고 있는 것이다.

학교·친구관계·성적문제·가족문제 등

으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에서 더 이

상 발전될 기미가 보이지 않을 경우 학생들

은 쉽게 절망감과 우울감에 빠져들 수 있

다. 학생들은 성인에 비해 인내심·문제해

결능력 등이 떨어지기 때문에 갈등 상황을

스스로 제어할 수 없어 극단적인 선택을 하

는 경우가 증가하고 있다. 반항과 폭력, 술

과 담배에 탐닉하는 행위가 분노의 외적인

표현이라면, 강박증·우울증·정신분열증을

앓거나 자살을 기도하는 경우는 감정을 밖

으로 표출하지 못하고 억눌린 데서 비롯한

결과다.

전문가들은 청소년의 자살이 자신들의

‘분노’를 가장 강력하게 표현하는 수단이라

고 말한다. 청소년기는 신체적 변화와 함께

급격한 감정 변화를 경험하는 시기다. 이

시기에 부모와의 관계가 원만치 못한 아이

는 정상적인 성장이 어렵고, 분노의 가장

강력한 표현수단으로 자살을 선택하는 것이

다. 전문가들은 무엇보다 부모의 이해와 칭

찬, 그리고 인정이 필요하며 이는 자녀들의

정서적 안정과 자살예방에 큰 도움을 준다

고 충고하고 있다.

이수범 기자 <kjlsb@press.co.kr>

777 World FocusWorld FocusWorld Focus

브라질 빈민가, 유혈충돌 일상화

주민들, 경찰 과잉진압에 불만

축구와 삼바의 나라로 유명한 남미의 브

라질. 지구의 마지막 산림자원 보고인 아마

존강과 넓은 국토를 자랑한다. 브라질은 우

리나라 면적의 약 85배에 달하는 넓은 국토

를 가지고 있다. 새로운 수도 브라질리아를

21세기형 도시로 건설하기도 하면서 새로운

국가이미지를 창출시키기 위해 부단한 노력

을 기울여 왔다.

하지만 이러한 노력이 쉽지 않아 보인다.

브라질의 이전 수도 리우데자네이루. 이 도

시는 아직도 브라질 정치와 외교의 실질적

기능을 담당하고 있다. 하지만 리우데자네

이루의 로싱야 지역은 중남미 지역 최대 빈

민가로 각종 총기로 중무장한 마약조직들이

장악하고 있다. 경찰도 함부로 출입하지 못

하며, 치안을 마약조직들이 “담당”하고 있

다. 경찰과 마약조직간의 총격전, 마약조직

간의 총격전이 일상화되어있는 실정이다.

최근 이 지역 마약밀매조직 두목의 연쇄

살해사건 이후 극도의 혼란에 빠져들고 있

다. 일부 주민들은 마약조직간에 총격전이

벌어져 15명 이상의 사망자가 발생했다고

전했다. 경찰은 빈민가 내부에서 간간이 총

성이 들리는 것으로 보아 마약조직간에 충

돌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만 짐작할 뿐 현장

에 접근하거나 정확한 사상자 규모를 파악

하지도 못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지난달 29일 이 지역 최대

마약밀매조직의 두목인 에리스마르 모레다

(29세)가 경찰에 의해 사살된 뒤 조직 내부

에서 분열이 일어난 것 같다며, 로싱야 지

역은 현재 준 전시상태와 다름없다고 한다.

마약밀매조직의 새로운 후계자 오를란도

로드리게스(27세)라는 인물이 추대된 지 이

틀 만에 마약조직원간 격렬한 총격전 끝에

다른 5명과 함께 살해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로드리게스를 추종하던 조직원들

이 대대적인 반격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특히 전화 도청을 통해 마약밀매

조직들이 2개 세력으로 나뉘어 결집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대규모 유혈충돌 사태가 벌어질 것을 우려

하고 있다.

현지 언론은 로싱야 지역의 상가들이 평

소와 다름없이 문을 열고 있으나 수색작전

을 벌이고 있는 경찰 외에는 주민들이 대부

분 외출을 삼가고 있어 팽팽한 긴장감이 흐

르고 있다고 전했다.

로싱야 지역은 현재 경찰 병력에 의해 완

전 포위된 채 출입이 통제되고 있으며, 경

찰을 향해 수시로 총알이 날아드는 바람에

취재진의 접근도 봉쇄되고 있다.

브라질 경찰은 인구 10만여 명의 로싱야

지역이 최근 리우데자네이루 주정부에 의해

도시화 정비 대상에 포함됨에 따라 마약조

직을 뿌리 뽑기 위한 대대적인 소탕작전을

준비하고 있다.

또한 최근 리우데자네이루에서 경찰이 마

약조직원으로 추정되는 5명을 사살한 것과

관련, 주민들이 경찰의 과잉진압을 비난하

며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고 언론이 보도

했다.

현지 언론들은 경찰이 마약조직에 대한

소탕작전을 벌이던 중 이에 저항하는 마약

조직원들과 총격전을 벌여 5명을 사살했다

고 전했다. 사망자 가운데는 11세와 12세

등 어린이 2명도 포함돼 있으며, 경찰은 이

들로부터 상당량의 코카인 및 대마초와 기

관총을 포함한 4정의 총기를 압수했다고 전

했다.

현지 주민 100여명은 그러나 사건 직후

경찰의 과잉진압으로 마약조직원이 아닌 일

반 주민들이 살해당했다면서 피켓을 들고

가두시위에 나섰다.

사망한 11세 어린이의 어머니(28)는 "내

아들은 축구선수가 되겠다는 꿈을 가진 평

범한 초등학교 학생일 뿐 마약조직과 아무

런 관계가 없다"면서 총격을 가한 경찰관들

을 고소하겠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주민은 "경찰에 살해당한 5명은

마약조직과 무관한 무고한 사람들로 잘못이

있다면 빈민가에 살고 있다는 것 뿐"이라며

경찰의 무리한 단속을 강력하게 비난했다.

이에 대해 경찰은 "현재 단속작전에 참가

한 경찰관들을 상대로 자체조사를 하고 있

지만 압수된 증거품으로 보아 숨진 5명은

마약조직과 관련돼 있는 것이 분명하다"고

말했다.

브라질에서는 최근 마약밀매 조직들이 경

찰의 단속 강화에 대항해 어린이들을 '인간

방패'로 내세우거나 마약밀매 활동책으로

이용하는 경우가 크게 늘고 있는 것으로 알

려졌다.

김상식 기자<fidelis21c@press.co.kr>

International NewsInternational NewsInternational News 888

파키스탄 7.6규모 강진 발생, 피해 극심

여진 잇달아 피해 계속 확산될 듯

지난 16일 파키스탄 동북부 카슈미르지역

에서 리히터 규모 7.6의 강진이 발생했다.

지진 발생지역은 인도와 아프카니스탄의

접경부근으로 접근이 쉽지 않은 오지인데다

통신망도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정확한 피

해규모의 파악조차 어려운 지경이다. 지진

의 규모와 낙후된 지역상황으로 볼 때 최대

3만 명 이상의 사망자와 100만 명 이상의

이재민이 발생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구조작업이 지연되면서 ‘건물 잔해더미의

바다'가 된 카슈미르 지역의 피해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이고, 최초 지진 발생 이

후 50여 차례 계속된 여진으로 추가 피해도

우려되고 있다. 매우 높은 산악지대를 끼고

있어 아직도 겨울인 이 지역의 특성상, 이

재민 중 상당수가 동사할 가능성이 있는 것

으로 보인다. 이재민들이 추위를 피할 수

있는 적절한 거처의 제공과 식수 및 위생도

구의 공급 등 긴급지원이 절실한 실정이다.

국제사회의 구호활동이 본격화되고 있다.

피해지역의 기반시설이 완전히 파괴됐기 때

문에 피해자를 수송하고 응급 및 복구 물자

를 공급하기 위한 헬리콥터가 가장 시급히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영국은 파키스탄에

1차 지원금으로 10만 파운드(약 1억8000만

원)에 이어 50만 파운드를 추가로 지급하기

로 했고, 소방대원 60명으로 구성된 수색ㆍ

구조팀을 피해지역으로 급파하였다.

영국에 거주하고 있는 160만 명에 달하는

무슬림들은 조국을 돕기 위해 팔을 걷어붙

이고 나서 하루 만에 영국 전역의 이슬람

사원에서 약 300만 파운드의 성금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영국내 무슬림 인구 160

만 명 가운데 절반이 파키스탄 출신이며,

그 가운데 상당수가 이번 지진으로 최대의

피해를 입은 카슈미르 출신으로 알려졌다.

프랑스, 터키, 그리스, 스위스 등 다른 유

럽 국가들도 속속 구조팀을 파견하고 있고,

지진 피해에 익숙한 일본도 특수인력 50명

으로 구성된 긴급구조팀을 파견했다. 일본

인 2명이 이번 지진으로 무너진 아파트에

매몰되어 숨지기도 하였다. 이 외에도 유럽

연합(EU)이 300만 유로(약 38억 원), 아일랜

드가 100만 유로, 호주가 38만 달러, 미국이

10만 달러의 복구자금을 지원했고, 필요시

추가지원을 약속하고 있다. 유엔 인도주의

업무조정국(OCHA)은 스위스 제네바의 유엔

유럽본부에서 적십자 및 기타 국제 구호단

체들과 함께 회의를 열고 파키스탄 긴급구

호 지원대책을 논의하였다.

이번 지진으로 인한 한국 교민과 여행객들

의 피해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 파키스탄

거주 교민은 총 350여 명 정도이며, 모두

무사한 것으로 파악되었다. 지진발생지역에

서 유엔 평화유지군활동(PKO)을 하고 있는

10명의 우리나라 군인들은 지진 후 신속히

대피한 것으로 파악되었다.

한편 지난해 말 스리랑카를 강타한 쓰나

미 피해 때도 코끼리와 사슴 떼가 지진발생

직전 고지대로 이동해 피해를 입지 않았던

것과 마찬가지로 이번 강진 전에도 새들이

울음소리를 내며 둥지를 떠난 것으로 알려

지면서 동물의 자연재해 예지능력이 또다시

화제가 되고 있다. <로이터> 통신은 이번

강진이 발생하기 전 까마귀들이 집단적으로

비정상적인 울음소리를 내며 날아갔다는 목

격자들의 증언을 보도했다.

황준호 기자 <jhoh@press.co.kr>

999 International NewsInternational NewsInternational News

치열한 외교전에 휩싸인 카자흐스탄 유전

카자흐스탄 유전을 둘러싼 치열한 외교전 미국, 러시아 배제한 새 가스길 추진 공세

‘석유의 바다’ 카스피 해 연안에 위치한

카자흐스탄에서 대형 유전이 속속 발견되면

서, 카자흐스탄이 신흥 석유 부국으로 떠

오르고 있다. 추정 매장량 600억 배럴인 카

샤간 유전은 지난 30년간 발견된 유전 중

세계 최대 규모다.

지난달 말 중앙아시아 카자흐스탄 수도

아스타나 시내에 있는 국영석유회사 카즈무

나이가스 본사에서 어렵게 만난 수석변호사

바티르 알림자노프 씨는 “3년 전만 해도 회

사에 변호사가 4명밖에 없었지만 지금은 밀

려드는 투자 상담으로 40명의 변호사가 밤

낮으로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카자흐스탄에서는 ‘총성 없는 전쟁’이 벌

어지고 있었다. 각국의 에너지 관계자들이

몰려와 유전 개발권을 얻기 위해 총력전을

펼치는 모습이었다. 외국의 장관급 인사가

카즈무나이가스 본사를 방문해도 2, 3개월

전에 약속을 하지 않으면 사장 면담이 어려

울 정도였다.

지구상 최대의 미개발 에너지 보고로 알

려진 카스피해를 둘러싼 미국과 러시아간

‘거대한 게임’의 2막이 올랐다. 지난 5일 조

바이든 미국 부통령이 중앙아시아의 자원부

국 카자흐스탄을 방문해 나자르바예프 대통

령을 만났다. 이날 회담에선 카자흐스탄의

카스피해 천연가스를 아제르바이잔과 터키

를 거쳐 유럽으로 수출하도록 ‘압박’하는 미

국의 계획이 주요 의제가 됐다고 영국의

<파이낸셜 타임즈>가 보도했다. 유럽에 대

한 천연가스 공급을 좌우하는 러시아 국영

에너지회사인 가즈프롬에 타격을 주기 위해

러시아를 배제한 새로운 유럽행 가스관을

확보하려는 것이다.

미국은 러시아의 독점적 지위를 약화시키

기 위해 카자흐스탄의 천연가스 수출경로를

바꾸려고 하고 있는 것이다. 싱크탱크 제임

스타운 파운데이션(Jamestown Foundation)의

글렌 하워드 이사장은 <파이낸셜타임스>기

고문에서 “카자흐와 유럽을 잇는 석유·가

스관이 건설되면 중앙아시아에 미국의 깃발

을 꽂는 셈”이라고 말한바 있다.

오바마 미 대통령이 지난달 부자세습 독

재 등으로 비난받는 아제르바이잔의 알리예

프 대통령을 백악관으로 초대해 환대한 것

도 그 일환이다. 아제르바이잔은 주요 산유

국이자 미국과 유럽이 러시아를 배제하고

진행하는 가스·석유관의 출발점이다. 미·

영 등은 지난해 5월 아제르바이잔-그루지야

-터키를 잇는 송유관을 건설했고, 올해 안

에 나란히 가스관도 완공할 예정이다.

푸틴 러시아 총리의 자원국유화와 에너지

가격 급상승으로 몸집을 불린 가즈프롬은

중앙아시아와 러시아의 천연가스를 확보해

유럽에 비싼 값에 팔아왔다. 중앙아시아 천

연가스를 1000㎥당 55달러에 산 뒤 터키에

는 265달러에 팔아왔다. 유럽 국가들이 러

시아의 영국 가스회사 인수계획을 반대하자

러시아는 가스 공급을 제한할 뜻을 내비치

기도 했다. 미국은 러시아가 유럽을 향해

가스 공급을 제한하겠다고 나선 것은 협박

이라고 맹비난하기도 했다.

러시아에 타격을 가하기 위한 미국의 새

계획이 성공할지는 미지수다. <모스크바 타

임즈>는 카자흐스탄이 시장다변화를 위해

유럽행 가스관 계획에 관심을 보이고는 있

지만, 당분간 미국과 러시아, 중국 사이에서

줄타기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분석가들

은 러시아를 겨냥한 미국의 강경한 에너지

정책이 전세계 천연가스 매장량을 절반을

차지하는 러시아와 이란의 ‘에너지 동맹’을

만들어낼 것이라고 지적한다. 카스피해를

둘러싼 연안국들의 각축전으로 국경선이 뚜

렷하지 않은 것도 미국이 추진하는 카스피

해 관통 가스관 건설에 장애물이다.

최근에는 중국도 가세해, 3파전 양상까지

보인다. 중국은 지난해 카자흐스탄에서 석

유를 생산하는 석유기업 페트로카자흐스탄

을 사들였고, 카자흐-중국 송유관도 완공했

다. 지난달엔 2012년까지 투르크메니스탄-

중국 가스관을 건설해 매년 300억㎥의 천연

가스를 공급받기로 계약도 맺었다.

박민희 기자 <minggu@press.co.kr>

International NewsInternational NewsInternational News 101010

연쇄폭탄테러, 스페인에서 또 발생치밀한 계획으로 대규모 인명피해 노린 듯

지난 6일 오전 7시30분경 스페인의 수도

마드리드의 아토차역 등 주요 기차역 3곳에

서 연쇄 폭탄 테러가 발생하였다고 스페인

보안당국이 밝혔다. 사고 직후 사망자수는

처음 15명 정도로 보도됐으나, 시시각각 불

어나 최소 200여명이 숨지고 1천 200여명이

부상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아토차 역에선 피범벅이 된 사상자들이

곳곳에 쓰러져 있고 구급 요원들이 달려들

어 응급처치를 하는 장면이 목격됐다. 경찰

은 사고 직후 역 주변을 통제하고 부상자들

을 인근 병원으로 긴급 수송했다.

아토차 역에서는 승강장으로 들어오던 열

차에서 갑자기 2차례 폭발이 일어나 객차에

구멍이 뚫리는 등 심하게 파손됐다. 비슷한

시각 통근열차 노선상에 있는 엘 포소, 산

타 에우헤니아 역에서도 폭발이 발생했다.

스페인 최악의 테러로 기록될 이번 테러

사건은 이른 아침 통근자들로 가득 찬 열차

에서 발생했다. 아토차 역은 지하철과 통근

열차, 장거리열차 등이 모두 다니는 마드리

드의 중심축으로, 통근시간대에 인파로 크

게 붐비는 곳이다. 때문에 출근길을 서두르

던 직장인들이 떼죽음을 당했다.

폭발이 일어난 시점은 스페인 총선을 사

흘 앞둔 날이었다. 자신들이 테러를 저질렀

다고 밝힌 단체는 아직 없지만, 스페인 당

국은 사건 초기 바스크분리주의그룹(ETA)의

소행으로 추정하였다. 스페인 정부 대변인

은 이번 사건을 스페인 민주주의에 대한 공

격으로 규정하고, ETA를 살인자들의 범죄집

단이라고 비난했다.

ETA는 스페인 북부와 프랑스 남서부 지

역에 살고 있는 약 200만 명의 바스크민족

의 독립을 추구하는 단체이다. 바스크 지역

은 피레네 산맥과 대서양이 만나는 휴양지

로, 바스크어를 사용하고, 프랑스인들이나

스페인인들과 구별된다.

바스크 민족은 스페인 내전(1936~39) 당

시 독재자 프란시스코 프랑코에 의해 스페

인에 강제 합병되었다. 프랑코 정권 이후

바스크 언어-문화 말살 등 박해를 받았고,

이에 대해 주민들의 분리-독립요구가 거세

지기 시작했다.

그러나 ETA 지도자는 라디오방송 인터뷰

를 통해 이번 테러가 자신들의 소행이 아니

라고 부인했다. ETA는 폭발물을 설치할 때

마다 항상 경고한다며 이번 일은 스페인이

이라크 전쟁에 참전한 데 대한 아랍계 저항

세력의 소행이라고 주장했다.

스페인으로부터 분리 독립을 요구하는

ETA는 1987년 베르셀로나 폭탄 테러로 21

명을 숨지게 하는 등 1968년 이후 모두 680

명을 살해했다. 그동안 스페인 집권당이

ETA에 대해 강경 탄압 정책을 고수하면서

양측 간 긴장이 고조됐으며, 스페인 경찰은

총선을 앞두고 ETA의 테러 가능성을 경고

해왔다.

스페인 내무장관은 이번 폭발 발생전에

사전 경고는 없었다고 말했다. 유럽연합(EU)

은 성명을 통해 폭발물이 터진 시간을 감안

할 때 엄청난 파괴와 인명피해를 치밀하게

노린 것으로, 이는 어떠한 정치적 명분으로

도 정당화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유럽의회는 희생자들을 위해 회의시작 전

1분간 묵념을 갖기도 했다. 교황 베네딕토

16세도 스페인교회들에 보낸 메시지를 통해

이번 사건을 혐오스런 테러행위라고 규탄하

면서 희생자들을 위한 기도를 제안했다.

조사가 진행될수록 이번 테러는 수년 전

발생한 영국 지하철 테러와 비슷하다는 말

들이 수사 관계자들에게서 나오고 있다. 즉

두 사건이 놀라울 정도로 유사하다는 것이

다. 수사당국은 테러가 발생한 3곳에서 타

이머(시한폭탄의 자동기폭장치) 3개를 찾아

내, 첫 단서확보에 성공했다. 테러범들은 출

근시간 대에 폭발시간을 미리 맞춘 폭발물

이 든 소포를 객차 안에 놓고 내리는 수법

을 쓴 것으로 파악됐다.

김민구기자 <roadrunner@pres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