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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소리에 대한 유아와 유아교사의 인식에 관한 연구 임홍남 * · 김은주 ** 본 연구는 잔소리에 대한 유아와 유아교사의 인식에 대해 살펴보기 위해 만 세 유아 년생 과 유아교사 명을 대상으로 심층 면담을 실시하였다 그 결과 유아가 인식하는 잔소 리는 첫째 화는 안 내는데 왠지 화내는 것 같은 말 둘째 말 안 해도 내가 하려고 하는데 먼저 하라고 하는 듣기 싫은 말 셋째 우리가 잘 되라는 마음에 어른들이 하는 말로 나타났다 그리고 유아교사가 인식하는 잔소리는 첫째 설명 없이 제재만 하는 말 둘째 유아의 즉각적인 행동변화 를 바라는 감정이 앞서는 말 셋째 안 하는 게 맞지만 하게 되는 말로 나타났다 이러한 연구 결 과는 본 연구가 유아교육현장에서 무의식적으로 자주 사용되는 잔소리에 대해 재고해봄으로써 유아의 본성을 이해하고 자율성을 인정해주는 바람직한 유아교육의 방향에 대해 모색해보았다 는 점에서 가치가 있다고 사료된다 주제어 잔소리 자율성 유아교사 유아 논문접수 수정본 접수 게재승인 부산대학교 유아교육학과 플러스 연구원 부산대학교 유아교육과 교수 교신저자

잔소리에 대한 유아와 유아교사의 인식에 관한 연구 · 2017-01-02 · 잔소리에 대한 유아와 유아교사의 인식에 관한 연구 임홍남* · 김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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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1: 잔소리에 대한 유아와 유아교사의 인식에 관한 연구 · 2017-01-02 · 잔소리에 대한 유아와 유아교사의 인식에 관한 연구 임홍남* · 김은주**

생태유아교육연구

The Journal of Eco Early Childhood Education & Care

2016. 제15권 제4호 , 249 - 270

잔소리에 대한 유아와 유아교사의 인식에 관한 연구

임홍남* · 김은주**

요 약

본 연구는 잔소리에 대한 유아와 유아교사의 인식에 대해 살펴보기 위해 만 5세 유아 16명

(2011년생)과 유아교사 7명을 대상으로 심층 면담을 실시하였다. 그 결과 유아가 인식하는 잔소

리는 첫째, 화는 안 내는데 왠지 화내는 것 같은 말, 둘째, 말 안 해도 내가 하려고 하는데, 먼저

하라고 하는 듣기 싫은 말, 셋째, 우리가 잘 되라는 마음에 어른들이 하는 말로 나타났다. 그리고

유아교사가 인식하는 잔소리는 첫째, 설명 없이 제재만 하는 말, 둘째, 유아의 즉각적인 행동변화

를 바라는 감정이 앞서는 말, 셋째, 안 하는 게 맞지만, 하게 되는 말로 나타났다. 이러한 연구 결

과는 본 연구가 유아교육현장에서 무의식적으로 자주 사용되는 잔소리에 대해 재고해봄으로써

유아의 본성을 이해하고, 자율성을 인정해주는 바람직한 유아교육의 방향에 대해 모색해보았다

는 점에서 가치가 있다고 사료된다.

주제어 잔소리(nagging)

자율성(autonomy)

유아교사(early childhood teacher)

유아(children)

※ 논문접수 : 2016. 07. 31 / 수정본 접수 : 2016. 08. 31 / 게재승인 : 2016. 09. 09* 부산대학교 유아교육학과 BK21 플러스 연구원

** 부산대학교 유아교육과 교수(교신저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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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0 ․생태유아교육연구 제15권 제4호

Ⅰ. 들어가며

현대의 핵가족화와 경제 이데올로기는 저출산 문제를 촉발하였고, 그에 따라 자녀를 출산

한다고 하더라도 한, 두 명의 자녀를 낳아 최고( 高)로 기르고자 하는 인식 변화를 야기하였

다(김은주, 임홍남, 2016). 이러한 변화 속에 부모들은 과잉보호를 하게 되고, 그 속에 자란 청

년들이 성인이 되어서도 부모에게서 독립하지 못하고, 의지하며 살아가는 경우가 점점 늘고

있다. 그에 따라 최근 부모들이 성인이 된 자녀의 직장, 대학교 심지어 군대에 찾아가 자녀의

요구사항을 대신 전달하는 사례가 이슈화(조선일보, 2016.04.26; YTN뉴스, 2016.03.02)되기도

하였는데, 그러한 부모를 두고 일명 ‘헬리콥터 맘(helicopter mom)’1)이라는 신조어가 생겨나

기도 하였다.

이와 같은 헬리콥터 부모는 유아의 자율권을 지나치게 빼앗고 사사건건 유아를 감쌈으로

써 유아가 실패를 경험하고, 스스로 삶을 헤쳐 나갈 준비를 할 기회를 원천봉쇄하여 무능한

유아를 만들 우려가 있다(Shapiro & White, 2015). 이러한 유아 길들이기 작업은 유아가 첫

숨을 내쉴 때부터 시작되어 아동기 내내 반복되는데, 그로 인해 오늘날 아기들 중 절대 다수

는 본능적으로나 발달 단계상 누려야 할 천부적 권리, 곧 출생과 함께 주체적으로 삶을 시작

할 권리를 빼앗기는 것이다(Mercoglian, 2014). 이러한 현상은 성인이 유아들에게 영향을 끼

치는 것에서 나아가 유아들을 소유의 대상으로 인식함으로써 현대의 아동기가 위기(Nader,

1996)에 처해 있음을 시사한다. 그리고 이러한 사회 현상은 가정 내에서 뿐만 아니라 유아교

육 현장에서도 일어나고 있다. 그렇다보니 유아에 대한 과잉보호는 또 하나의 시대상이 되면

서 현대의 유아교육이 아동중심 유아교육을 외치면서도 유아들을 미숙한 존재, 도움이 필요

한 존재로 보고 있음을 나타낸다.

하지만 유아들은 자신을 ‘유능하며 다른 사람에게서 사랑받을 만한 중요한 가치가 있는 사

람’으로 인식한다(Sears, 2004). 유아기는 발달적 특성을 토대로 자기통제에 대한 기본적인 자

신감을 갖고 자율성을 발달시켜 나가는 시기(우수경, 김기예, 2007)이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Erikson은 유아의 중요한 발달 과업으로 2세에서 4세는 자율성을, 5세에서 7세에는 자기주도

능력과 죄책감을 형성한다고 제시함으로써 유아들이 외부의 규제나 통제에 의해 스스로의

위기 극복에 실패하면 수치와 회의감에 빠지게 된다고 하였다(Josephine, 2011). 그에 반해

유아가 자신을 유능한 존재로 인식하면, 유아는 자연스럽게 자립심과 책임감을 길러 자기 조

절 능력을 통해 자기 행동을 조절할 수 있게 된다.

1) ‘헬리콥터 맘(helicopter mom)’이란 마치 헬리콥터처럼 자녀 주변을 빙빙 돌며 자녀의 일에 지나치게 간섭하며 과잉보호하는 부모를 두고 이르는 말이다(두산백과,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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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소리에 대한 유아와 유아교사의 인식에 관한 연구 ․ 251

그러므로 유아의 자율성과 자존감이 일단락 지어지는 7세 이전에 유아가 높은 자존감과 자

율성을 형성할 수 있도록 도와주기 위해서는 부모와 교사가 유아들이 자기 결정에 의해 생각

하거나 행동할 수 있도록 개입하지 않고, 기다려주어야 한다(Becky, 2011). 이때 유아는 스스

로 결정한 바에 따라 행동함으로써 내재적 동기가 길러지고, 스스로 선택한 가치와 결과를

납득할 수 있게 된다(Mercogliano, 2014). 뿐만 아니라 유아는 성인의 속도와는 다른 유아들

만의 리듬으로 움직이고 생활한다. 그런데 성인이 이러한 유아들의 성향을 간과하고 유아들

을 성인의 속도에 맞추도록 재촉한다면, 유아들은 이를 마치 성인이 질책하는 것이라고 여기

게 된다(루청펑, 2015).

이에 대한 단적인 예로 가정이나 유아교육 현장에서 종종 유아들로부터 “우리 엄마는 만

날 잔소리해요!”, “선생님. 잔소리 좀 그만하세요!”라는 말을 듣게 된다. 이는 부모와 유아교

사가 교육적이라고 생각한 말을 유아들이 잔소리로 느끼고 있음을 여실히 드러내는데, 이러

한 유아와의 인식 차이는 부모와 유아교사를 당황하게 만든다. 그렇다면 같은 말을 두고도

유아와 유아교사, 부모가 생각하는 말에 온도 차이가 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를 살펴보기

위해 먼저 잔소리가 무엇인지 알아보고, 그러한 잔소리가 유아와 유아교사에게 어떻게 인식

되고 있는지 탐색해 볼 필요가 있다.

유아교육현장에서는 유아교사가 무의식 중에 잔소리를 사용하되, 이를 교육적 의도를 지

녔다고 여기며, 훈육과 혼동함으로써 유아와 유아교사 간의 오해가 생길 수 있다. 사전적 정

의에 따르면, 잔소리란 ‘쓸데없이 자질구레한 말을 늘어놓거나, 필요 이상으로 듣기 싫게 꾸

짖거나 참견하는 말(김철환, 2005)’을 의미한다. 그에 반해 훈육은 ‘단체 생활이나 사회생활에

적응하기 위해 요청되는 여러 가지 바람직한 습관을 형성시키거나 바람직하지 못한 행위를

교정하는 말(박영호, 2011)’ 이라고 정의된다. 이를 통해 잔소리는 어떤 교육적 의도 없이 늘

어놓는 말인 것에 반해, 훈육은 교육적 의도가 명백히 드러난 말임을 알 수 있으며, 그렇기

때문에 잔소리와 훈육은 각기 다른 상황적 맥락을 가진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와 관련하여 김응모(1999)는 잔소리와 꾸지람에 대한 자동사를 분석하였는데, 잔소리를

‘쓸데없이 자질구레하게 되풀이하여 말하다’로, 꾸지람을 ‘사람의 잘못을 걱정하여 꾸짖다’로

정의하면서, 둘의 차이를 드러내고 있었다. 그에 따르면 잔소리는 잔소리를 듣는 대상이 그릇

된 일을 하지 않아도 그에 대해 되풀이해서 말하는 것을 의미하며, 꾸지람은 꾸지람을 듣는

대상의 그릇된 행동을 전제하고, 이야기함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잔소리는 훈육이나 꾸지람과

도 구별되며, 유아교사나 부모가 유아를 믿지 못하고, 유아의 행동 하나 하나에 입을 대는 것

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그러므로 잔소리는 앞서 말한 성인의 과잉보호에 의해 유아를 미숙한

존재로 보는 아동관이 무의식적으로 드러나는 보편적 현상인 것이다(오은영,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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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2 ․생태유아교육연구 제15권 제4호

하지만 유아의 생활환경인 유아교육현장과 가정에서 잔소리가 빈번히 나타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유아교육분야에서 잔소리와 관련된 선행연구는 거의 일어나지 않고 있다. 대신 잔

소리와 혼동되어 사용되고 있는 훈육과 관련된 연구들은 계속 이루어지고 있는데, 대체로 부

모나 교사의 훈육 유형을 분석한 연구(김혜순, 강기숙, 권정윤, 2005; 심태은, 김은심, 2015),

부모나 교사의 훈육이 유아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김경숙, 양미경, 2010; 최선녀, 문영

경, 2016), 훈육에 대한 부모나 교사의 인식에 관한 연구(김미정, 윤갑정, 2013; 김인지, 이숙

현, 2012)가 이루어졌으며, 훈육의 주 대상인 유아의 인식을 알아보는 연구 역시 거의 이루어

지지 않고 있었다.

따라서 유아교육현장의 잔소리 상황에서 잔소리를 하게 되는 유아교사와 잔소리를 듣게

되는 유아가 잔소리를 어떻게 인식하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으며, 그를 통해 하나의 인격체이

자, 생명체인 유아들에게 무심코 내뱉는 말에 대해 새로이 인식해봄으로써 유아의 본성을 이

해하고, 자율성을 인정해주는 바람직한 유아교육의 방향에 대한 모색이 가능할 것이라고 사

료된다.

따라서 이상의 내용을 토대로 한 본 연구의 연구 문제는 다음과 같다.

첫째, 유아가 인식하는 잔소리는 무엇인가?

둘째, 유아교사가 인식하는 잔소리는 무엇인가?

Ⅱ. 연구방법

1. 연구 참여자

본 연구는 유아와 유아교사의 잔소리에 대한 인식을 살펴보기 위해 심층 면담을 실시하였

다. 특히 본 연구가 부모나 유아교사가 한 말에 대한 유아와 성인의 인식에 대해 살펴보고자

하는 것에 목적이 있으므로, 같은 말에 대한 인식의 차이나 유사성을 살펴보기 위해서는 같은

공간에서 생활하고 있는 유아와 유아교사들을 연구 참여자로 선정하는 것이 적합하다고 사료

되었다. 따라서 본 연구의 연구 참여자는 같은 기관에 소속 된 유아와 유아교사이며, 연구 참

여자들은 부산시에 위치한 B어린이집의 만 5세 유아 16명(2011년생)과 유아교사 7명이다.

B어린이집의 경우 “신명나는 어린이”라는 아동상을 가지고 생태유아교육을 실천하는 기

관으로서, 정형화 된 수업 위주의 일과 운영보다는, 유아의 자율성을 최대한 존중해주며, 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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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소리에 대한 유아와 유아교사의 인식에 관한 연구 ․ 253

순 이름 연령 최종학력 경력 (2016. 01 기준)

1 A교사 32 대학원졸 7년 10개월

2 B교사 31 대학원졸 6년 10개월

3 C교사 29 대학교졸 3년 10개월

4 D교사 29 대학교졸 3년 10개월

5 E교사 30 대학교졸 2년 10개월

6 F교사 27 대학교졸 2년 10개월

7 G교사 29 대학교졸 4개월

순 이름 연령 (2016. 01 기준) 월생1 임가형 만 5세 2011. 03 (58개월)2 김나형 만 5세 2011. 01 (60개월)3 정다형 만 5세 2011. 08 (53개월)4 배라형 만 5세 2011. 02 (59개월)

5 최마형 만 5세 2011. 04 (57개월)6 이바형 만 5세 2011. 02 (59개월)7 조아형 만 5세 2011. 03 (58개월)8 강자형 만 5세 2011. 06 (55개월)9 안차형 만 5세 2011. 05 (56개월)10 박주형 만 5세 2011. 12 (49개월)11 권타형 만 5세 2011. 06 (55개월)12 홍파형 만 5세 2011. 10 (51개월)13 신하형 만 5세 2011. 07 (54개월)14 박구영 만 5세 2011. 02 (59개월)15 서두영 만 5세 2011. 12 (49개월)16 황주영 만 5세 2011. 11 (50개월)

<표 1> 유아 참여자의 일반적 배경

<표 2> 교사 참여자의 일반적 배경

아들이 함께 구성해나가는 일과 운영을 통해 삶 속에서 배움이 일어나는 교육을 지향하고 있

다. 그렇다보니 B어린이집은 가정의 모습을 닮아 있으며, 유아들이 자유롭게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표현할 수 있는 분위기가 형성되어 있었다. 그러므로 B어린이집은 유아교사 뿐만 아

니라 유아들이 자유롭게 자신의 생각을 드러내기 적합하다고 간주되어 연구 참여 기관으로

선정하게 되었다. 본 연구에 참여한 연구 참여자들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는 표 1, 표 2와 같다.

2. 연구자

본 연구자는 연구 참여기관인 B어린이집에서 근무하며 2011년 9월부터 2016년 2월까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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년 6개월간 근무하였다. 따라서 본 연구의 연구 참여자 중 교사들과 같은 기관에 근무를 하

고 있었으므로 이미 친밀감과 신뢰감이 형성되어 있었다. 뿐만 아니라 2013년 3월부터 2015

년 2월까지 2년 동안에는 연구 참여자인 유아들의 학급을 담당하여 담임교사로서 유아들과

함께 생활하며 친밀감을 형성할 수 있었고, 유아들의 가정과 유아교육 현장에서의 생활모습

전반에 걸쳐 알아가는 시간을 가지게 되었다.

또한 유아들 역시 2년 연속 같은 반에서 생활을 함으로써 연구자인 교사와 좀 더 가족 같

은 친밀감 속에서 자유롭게 의사를 표현하게 되었고, 교사의 발화에 대해 “잔소리 좀 그만하

세요.” 혹은, “우리 엄마는 만날 잔소리해요.”라는 표현을 종종 하게 되었다. 유아들의 이러한

발문은 교사에게 유의미하게 다가왔으며, 이를 통해 부모나 유아교사가 하는 말들이 유아들

에게 잔소리로 들리게 되는 상황과 유아들이 잔소리를 무엇이라고 인식하고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 생기게 되었다. 또한 이러한 현상은 나아가 유아가 접하는 생활 전반에서 일어날 수

있는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사료되어, 이에 대한 연구를 통해 부모 유아교사와 유아의 보다

적합한 대화의 방법을 모색해보고자 연구를 시작하게 되었다.

3. 자료수집

본 연구는 유아와 유아교사의 잔소리에 대한 인식을 살펴보기 위해 심층 면담을 실시하였

으며, 반구조화된 면담을 실시하였다. 먼저 연구자가 본 연구 기관에 교사로 근무하며, 2013

년 3월부터 2015년 2월까지는 본 연구에 대한 관심을 통해 연구를 시작하기 위한 문헌자료를

수집하고 이론을 다져나갔다. 그 후, 2015년 3월부터 2016년 12월까지는 다른 연령의 유아들

을 담당하며, 본 연구의 참여자인 유아들과 유아교사들과 일과 중에 수시로 만나 그들의 잔

소리에 대한 발문과 행동 등을 관찰하였고, 이를 토대로 연구 참여자들과 면담 시, 연구 참여

자들의 이야기를 이끌어 낼 수 있는 질문들을 구성하였다. 그리고 2016년 1월에 연구 참여자

들의 면담을 실시하였다.

면담은 먼저 미리 준비한 ‘잔소리의 정의’에 대한 질문으로 ‘잔소리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니?’, ‘잔소리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니?’와 같은 구조화 된 질문으로 시작한 후에, 연구 참여

자의 이야기를 들으며 그 내용에 따라 후속 질문으로 ‘00는 잔소리를 들어본 적이 있니?’, ‘잔

소리를 들었을 때 기분은 어땠니?’, ‘어른들은 왜 잔소리를 한다고 생각하니?’와 같은 질문들

을 자유롭게 이어나갔다. 면담에서 연구 참여자가 자유롭게 잔소리에 관한 자신의 생각을 말

할 수 있도록, 유아교사의 경우 면담 시간과 장소를 연구 참여자가 정하도록 하였으며, 대체

로 일과 중 낮잠시간이나 하원을 한 이후의 시간을 이용해 B어린이집의 1층 거실이나 각 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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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소리에 대한 유아와 유아교사의 인식에 관한 연구 ․ 255

의 교실에서 이루어졌다. 또 유아들의 경우, 보육시간에 면담이 진행될 수 있도록 연구 참여

유아 학급의 담임교사와 협의하여 점심시간 이후와 오후 자유선택활동 시간에 면담이 이루

어졌다. 유아들이 자유롭고 편안한 분위기에서 면담을 할 수 있도록 유아들에게 친숙한 공간

인 2층 강당, 2층 미술실, 교실 등 세 곳을 선정하여 그 중 유아들이 원하는 장소를 골라 면담

을 실시하였다.

면담 내용은 연구 참여자의 동의 하에 모두 녹음 하였다.

4. 자료분석

면담 내용은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하여 녹음한 후, 텍스트로 전환하여 분석하였다. 수집된

자료는 연구 참여자 개인별로 정리한 후, 연구자들이 각 자료를 반복적으로 읽어봄으로써 반

복되는 주요 단어와 유사한 내용들을 범주화하여 그에 따른 내용들로 재구성하였다. 그 결과,

유아와 유아교사가 인식하는 잔소리는 크게 ‘혼남 훈육과의 비교를 통한 잔소리’, ‘잔소리로

인식되는 상황과 그에 대한 감정’, ‘잔소리의 의도’라는 세 가지 내용으로 나눌 수 있었다. 그

리고 이와 같은 내용에 따라 재구성된 자료들 중 각 항목에서 가장 많이 나온 의견과 단어를

조합하여 각 결과의 범주화 제목으로 선정하였다. 유목화 된 내용들이 타당한지 살펴보기 위

해 범주화된 자료들을 재검토해보며 범주의 타당도와 신뢰도를 높이고자 하였다.

또한 본 연구의 객관성과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하여 유아교육을 전공하는 공동연구자와

유아교육 박사과정인 유아교육전문가 3인에게 영역 범주에 대한 조언과 지적을 받는 과정을

거쳤다. 뿐만 아니라 일차적으로 작성된 보고서를 연구 참여자들에게 보여주는 구성원 검토

를 통해 연구자에 의해 일방적 왜곡이 없도록 확인하는 과정을 거쳤다.

Ⅲ. 유아가 인식하는 잔소리

1. 화는 안 내는데 왠지 화내는 것 같은 말

유아는 태어난 순간부터 성인의 말을 듣고 자라며, 그를 통해 언어를 발달시켜 나간다. 유

아는 언어를 발달시켜 나가는 과정에서 성인의 어조, 목소리의 높낮이, 말을 듣게 되는 상황,

성인의 말의 의도 등을 정확하게 파악함(이영자, 2008)으로써 유사한 상황을 접했을 때, 모델

링한 표현을 바탕으로 의사를 표출하게 되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유아는 감각적인 존재이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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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6 ․생태유아교육연구 제15권 제4호

로 언어를 발달시키는 유아기는 타인의 말에 담긴 의도와 감정에 대한 민감성이 높다. 이는

성인이 표면으로 나타내지 않은 말의 의도와 미세한 차이를 유아들이 더 민감하고 정확하게

구분할 수 있음을 나타낸다.

그러므로 유아들은 잔소리 역시 혼나는 상황과의 비교를 통해 구분하여 인식하고 있었으

며, 다음에 제시된 유아 면담 내용을 통해 살펴볼 수 있다.

잔소리는 크게 말하고 소리 지르면서 말하는 거 에요. 만약에 혼내는 게 우리가 잘못해서 혼내

는 거면 잔소리는 크게 말하는 거 에요. (2016.01.20. 안차형 면담)

엄마아빠가 혼낼 때는 방에서 앉아서 말해야 하고, 잔소리는 엄마아빠가 말만 하는 거 에요. 내

가 막 심심해서 돌아다닐 때, 엄마가요 그렇게 하지 말라고 잔소리해요. 잔소리는 엄마, 아빠가

하라고 뭐라 하는 거 인 것 같아요. (2016.01.22. 배라형 면담)

혼내는 건요. 먼저 화가 나는 데요 잔소리 하는 건, 화가 안 나요. (2016.01.25. 박주형 면담)

잔소리는 그냥 얘기하면서 말로 화내시는 거 에요. 그런데 혼내는 거랑 달라요. 혼내는 건, 우리

엄마는 절 때리고요. 잔소리할 때는요, 그냥 말해요. (2016.01.26. 조아형 면담)

위의 면담 내용에서 유아들은 대체로 잔소리를 크게 말하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유아들은 잔소리가 크게 말할 뿐, 혼내는 것과는 차이가 있음을 알고, 그들의

다른 상황적 맥락을 구체적으로 표현함으로써 혼내는 것과 잔소리를 정의하고 있었다. 부모

나 유아교사가 혼을 내는 상황은 대체로 유아의 그릇된 행동이 전제되어 있으며, 부모 유아

교사와 유아는 대면하는 위치에서 이야기를 나누는 것을 알 수 있다. 그와 달리 잔소리는 유

아의 그릇된 행동이 전제되지 않으며, 부모 유아교사와 유아의 위치가 고정되지 않고, 서로

대면하며 이야기를 나누지도 않는다. 그렇다보니 잔소리의 경우, 부모 유아교사와 유아가 같

은 상황에 있지 않을 수 있으며, 특정한 상황적 맥락이 아닌, 생활 속 흘러가는 상황 곳곳에

서 발견될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잔소리와 훈육의 다른 상황적 맥락에 대해 유아들은 누구

보다 잘 파악하고 있었다. 그러므로 유아들은 자신이 잘못하지 않았지만, 부모나 유아교사가

계속 유아들의 행동을 지적하며 말하는 것을 잔소리라고 인식하고 있었고, 그렇기 때문에 잔

소리의 경우, 부모 유아교사가 화를 내지는 않지만, 반복적으로 큰 소리로 말함으로써 화를

내는 것 같은 말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부모 유아교사가 좋은 의도에서 하는 것일지라도

그 말과 표현방식에 따라 그들의 의도와 달리 유아들은 다르게 받아들일 수 있는 것이다

(Cline & Fay, 2010).

부모 유아교사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유아들은 부모 유아교사의 말에 민감하게 반응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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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소리에 대한 유아와 유아교사의 인식에 관한 연구 ․ 257

며, 말 한 마디에 마음이 동요되고 상처를 받는다(Akira, 2005). 부모 유아교사는 유아에게 강

압적인 잔소리를 하면서 유아와 대화하고 있다고 착각하고, 유아와 어떤 말을 해야 할지 고

려하지 않은 채, 말을 하게 되므로 반복적인 말을 함으로써 말을 하는 동안 감정이 격해지고,

언성도 높아지게 된다(오은영, 2011). 그렇다보니 유아들은 잔소리의 메시지가 아니라 자신을

무시하는 잔소리에 담겨 있는 감정을 읽게 되므로 이런 대화는 유아의 생각, 감정, 행동을 결

코 긍정적으로 변화시킬 수 없다(이영숙, 2015). 뿐만 아니라 유아들이 잘못을 하지 않은 상

황에서도 부모 유아교사가 유아들의 행동 하나 하나에 입을 대며 큰소리로 잔소리를 하면 유

아들은 위축되고, 자신의 생각과 의지대로 행동을 끌고 나가기 쉽지 않게 된다. 유아의 실수

에 대해 잔소리를 하는 순간, 약점은 끊임없이 상기되어 유아의 자아상을 허물게 되는 것이

다(Cline & Fay, 2010).

그러므로 부모 유아교사의 유아에 대한 우려에서 나온 관심어린 말이 어느 순간 잔소리로

전락하는 것은 이러한 맥락과 연관된다.

2. 말 안 해도 내가 하려고 하는데, 먼저 하라고 하는 듣기 싫은 말

유아들은 자신이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알고, 주도적으로 생활을 영위해 나갈 수 있는 존

재이며, 주체적으로 어떤 일을 시도해보기를 즐긴다. 유아들의 이러한 성향에 반해, 그들의

신체 각 부분은 발달이 동일하게 진행되지 않기 때문에 생각한 일을 능숙하게 처리하기에는

서툴고, 시간이 오래 걸릴 수밖에 없다. 하지만 부모 유아교사는 이러한 유아의 성향과 속도

를 고려하지 않은 채, 늘 유아에게 해야 할 일을 알려주고, 재촉하기 바쁘다. 유아교육현장에

서나 가정에서 부모 유아교사가 유아에게 가장 많이 하는 말 중 하나가 “빨리 빨리”라는 말

과 지시어일 것이다. 하고자 하던 일이 뜻대로 되지 않을 때, 부모 유아교사의 재촉은 유아를

더욱 조급하게 만들지만, 부모 유아교사의 조급함이 유아의 행동을 빠르게 변화시키지는 못

하며, 오히려 초조함으로 인해 유아의 행동을 더욱 느리게 보게 된다(루청펑, 2015). 유아 역

시 자신의 생각대로가 아닌, 부모 유아교사의 기준에 맞춘 행동에 초점을 두느라 더욱 더디

게 행동하게 되고, 일에 대한 흥미와 의지를 상실하게 된다. 이는 아래의 유아 면담 내용에도

고스란히 나타난다.

저는요 뭐요 하는 데요 빨리 하라고 막 이런 게 잔소리 같아요. (2016.01.20. 안차형 면담)

잔소리는 자기가 하고 싶은 거를 하기 싫게 하고, 뭐 하지 말라고 하고 이런 게 잔소리 같아요

(2016.01.21. 최마형 면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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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8 ․생태유아교육연구 제15권 제4호

엄마, 아빠는 나보고 할 일 안 한다고 해요. … 잔소리는 뭐 하라고 하는 거나, 이렇게 해라. 이

렇게 해라라고 말하는 거에요. (2016.01.21. 김나형 면담)

잔소리는 그냥 자기가 하기 싫은 걸 그냥 말해서 시키는 것 같아요. (2016.01.21. 최마형 면담)

잔소리는 내가 하려고 하는데! 막 뭐라고 계속 하는 말이에요. 또 안 하면 막 뭐라 뭐라 뭐라 해

요. (2016.01.22. 정다형 면담)

엄마는 내가 옷을 다 입었는데 또 입으라고 해요. 그게 잔소리에요. (2016.01.26. 조아형 면담)

잔소리에 대한 유아들의 가장 보편적인 인식은 부모 유아교사가 유아에게 해야 할 일을

계속 하라고 말하는 것이었으며, 특히 유아가 자신이 해야 할 일을 스스로 하고 있는데, 그에

대해 부모 유아교사가 하라고 지시함으로써 하던 행동을 하기 싫게 만드는 말이었다. 이를

통해 잔소리는 유아들이 자발적으로 하고자 하고, 또 할 수 있는 일에 대한 의지를 상실시키

는 말로써 불필요한 말이라고 할 수 있다.

이는 성인들이 유아를 믿지 못하는 아동관에서 비롯된다. 하지만 유아들은 자연스럽고 합

리적인 수준의 제약을 받아들일 줄 알고, 이들이 타고난 본능은 건설적이어서 삶의 질을 향상

시키는 방향으로 이끌 수 있다(Mercogliano, 2014). 그러므로 유아의 행동에 대한 주도권은 유

아에게 있어야 하며, 부모 유아교사는 유아 스스로 어떠한 가능성이 있는지 생각할 수 있도록

믿고 지켜보아야 한다. 그를 통해 유아들은 스스로 내일을 살아갈 수 있는 능력을 기르고, 자

아를 성장시킬 수 있다(노재욱, 2013). 또한 이를 통해 유아가 자신의 삶에 대한 자율성과 자

주권을 경험할 때, 부모 유아교사의 잔소리에 대한 유아의 반발은 줄어들고 더 적극적으로

협력하며 팀의 일원이 되고 싶은 욕구(Shapiro & White, 2015)가 강해지게 되는 것이다.

3. 우리가 잘 되라는 마음에 어른들이 하는 말

유아들은 대체로 “~하면 안 된다”라는 말을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으며 자란다(노재욱,

2013). 하지만 우리의 인생에는 유아가 건강하게 자라기 위해 꼭 필요한 정도의 위기가 있으

며, 이러한 위기를 극복해가는 과정에서 유아는 문제해결력과 자생력을 기를 수 있다. 그러나

현대의 부모와 유아교육현장은 행여나 유아들이 사소한 어려움에라도 직면할까 노심초사하

며 문제라고 볼 수 없는 상황에서부터 빠르게 대처함(오은영, 2011)으로써 유아들이 가질 수

있는 위기의 기회를 전적으로 차단한다. 이러한 현대의 과잉보호는 유아를 걱정하는 마음에

서 비롯되었지만 역설적이게도 유아가 지닌 본래 능력조차 불신하고 있음을 드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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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소리에 대한 유아와 유아교사의 인식에 관한 연구 ․ 259

그렇지만 다행스럽게도 유아기는 스스로를 ‘사랑받을 만한 사람’이라고 느끼는 동시에 ‘능

력 있는 사람’으로 여기는 자존감을 형성하는 시기(Josephine, 2011)이므로, 유아들은 부모 유

아교사의 이러한 잔소리 역시 자신을 사랑하기 때문에 하는 말임을 직관적으로 느끼고 있었

다. 이는 다음의 유아 면담 내용에서 잘 드러난다.

우리가 위험하니까 그거 막으려고 잔소리 하는 것 같아요. (2016.01.20. 임가형 면담)

우리가 어떤 걸 오래 하고 있으면 우리 몸에 안 좋은 것이라서 그거 잔소리를 하고 이러는 것

같아요. (2016.01.21. 최마형 면담)

엄마, 아빠가 말하는 건 잔소리고, 선생님들이 말하는 건 그냥 조심하라고 그렇게 주의하는 거

같아요. 엄마, 아빠도 선생님도 우리가 다 잘 되라고 말하나? (2016.01.22. 배라형 면담)

잔소리는 음.. 우리가 잘못했을 때? 하는 말 같아요. (2016.01.25. 이바형 면담)

막 내가 잘못한 것도 아닌데, 자꾸 뭐라고 뭐라고 해요. 버릇을 고쳐주려고 … 그냥 말 하는 것

같아요. (2016.01.26. 조아형 면담)

우리가 못된 짓을 해서 그거 말해주려고 잔소리해요. (2016.01.26. 홍파형 면담)

유아들은 대체로 위험한 행동이나 잘못된 버릇을 고쳐주고자 부모 유아교사가 잔소리를

하게 되며, 유아가 잘 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고 있다고 생각함으로써, 잔소리의 내용이 자

신의 잘못된 행동에 대한 비판이 아니라고 인식하고 있었다. 유아들이 인식한 대로 부모 유

아교사의 잔소리 상황에는 유아들의 그릇된 행동이 전제되지 않는다. 즉, 부모 유아교사는 온

전히 유아들을 걱정하는 마음에서 잔소리를 하게 되며, 유아들 역시 이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유아들이 부모 유아교사의 우려의 의도를 정확히 이해하고 있음에도 불

구하고 잔소리에 대해 부정적인 감정을 느끼게 되는 것은 잔소리가 유아들이 느끼기에 불필

요한 말이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유아의 잔소리에 대한 인식은 Montessori가 유아들을 스스로 어려움을 극복하

려는 욕구를 타고난 존재로 보는 것과 같은 맥락이며, 부모 유아교사는 문제 해결의 실마리

가 보이지 않는 상황이라도 유아들의 자발적인 행동에 끼어들지 말고, 도움을 요청할 때까지

기다려줌(Mercogliano, 2014)으로써 스스로 위험한 상황을 판별하고, 대처해나가는 자생력을

기를 수 있도록 도와주기를 지향한다. 즉, 현명한 부모 유아교사는 유아가 직면할 문제 상황

에 대한 모든 정보를 미리 알려주기보다 유아가 여러 문제를 스스로 마주하고 해결해나가는

과정에서 실수 혹은 해결을 통해 그에 대한 자신만의 교훈을 얻을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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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 것이다(Cline & Fay, 2010). 이때 유아의 행동 하나 하나를 지시하는 잔소리는 불필요한

말이 된다. 유아는 성장발달이나 교육에 있어 내버려둬도 잘하게 되어 있으며, 유아가 직면하

는 대부분의 문제들은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레 해결될 문제(오은영, 2011)들이기 때문이다.

Ⅳ. 유아교사가 인식하는 잔소리

1. 설명 없이 제재만 하는 말

유아를 교육함에 있어서 이루어지는 교육적 지도 혹은 훈육은 다양한 방법으로 나타나는

데, 그 중에서도 부모 유아교사는 ‘설명하기’를 훈육의 이상적인 방법으로 생각(김인지, 이숙

현, 2012)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연구 결과는 부모 유아교사가 유아를 더 이상 수동적

인 존재, 미숙한 존재로 보지 않고 그들의 의사를 존중해주고자 하는 사회 분위기를 반영한

다. 즉, 부모 유아교사는 유아에게 상의하달식의 지시와 제재를 가하기보다 유아의 주체적인

선택을 존중하되, 사회 규범과 같이 부모 유아교사의 개입이 필요한 사항에 한해 설명함으로

써 이해를 유도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에 반해 잔소리는 이와 같은 설명의 말을 담고 있지

않음으로 인해 훈육과 멀어진다. 이는 다음의 교사 면담 내용에서 잘 드러난다.

잔소리는 애가 지금 안 하고 있는 일에 대해서 ‘이렇게 해라. 이렇게 해라.’라고 하는 말? 그러

니까 만약에 ‘물병 정리해야지?’처럼 … 일상생활에서 애들한테 입을 대는 게 잔소리 같아요.

선생님이 ‘이래라 저래라’하면서 일상생활이나 놀 때 막 자꾸 끼어들어서 이야기 할 때, 아이들

도 잔소리라고 생각하고 그런 거라고 말하는 것 같아요. (2016.01.06. C교사 면담)

잔소리는 자기(성인)의 성향대로 끌고 나갈 수 있도록? … 아이랑 어른이랑 성향이 다를 수가

있잖아요? … 그런데 아이를 교사의 성향에 맞추도록. 그래서 교육적인 면 보다는 어쩌면 조금

편하기 위해서 한다고 해야 하나? 그래서 내가 잔소리라고 얘기한다고 하면, 이거는 아닌 것 같

은 행동 있잖아요. 그런데 교육적으로는 그 행동에 문제가 없어요. 완전 옳지 않은 게 아닌 행

동 … 내가 그 행동을 고치려고 하는 게 아니라 그냥 그것보다 좀 더 다른 행동을 하면 어떨까?

라고 제안하는 거죠. 그러니까 … 만약에 이 행동이 옳지 않음을 정확하게 어떤 이유에서 이 행

동이 옳지 않은지 이야기를 해주고, … 교육적인 측면이 들어간, 교육을 전제로 한 이야기를 하

는 건. 그건 훈육이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잔소리는 조금 다른 거죠. (2016.01.12. D교사 면담)

만약에 아이를 지도하는 상황에서는 이렇게 했기 때문에 안 된다는 걸 납득할 수 있게 만들어

주는 거면, 잔소리는 쉽게 말해서 아이들이 이해가게끔 설명 안 하는 게 잔소리 인 것 같아요.

(2016.01.13. E교사 면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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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소리에 대한 유아와 유아교사의 인식에 관한 연구 ․ 261

잘못된 행동엔 훈육을 포함한 것도 잔소리가 될 것 같은데, … 일단 듣기 싫은 잔소리라도 그

애가 잔소리를 했을 때 그 행동을 멈출 거잖아요? … 예를 들어 뜨거운 걸 만지고 있을 때 ‘하

지 마!’ 이것도 어떻게 보면 잔소리라고 할 수 있는데 그 말을 하지 않으면 그 애는 다치는 거

잖아요. 그러니까 잔소리는 필요한 것 같아요. (2016.01.14. G교사 면담)

보통 우리가 느끼는 잔소리는 이 말을 했을 때, 과정이나 이런 거 없이 결과만 두고 싫은 소리

를 하는 거라고 생각해요. 잔소리는 예를 들어서 싸웠을 때, … 과정을 듣기보다 ‘싸우면 안 되

지.’ 이렇게 단호하게 얘기하는 게 잔소리고. … 훈육하는 게 어떻게 보면 감정을 배제한 이성적

인 설득이라고 붙이면 잔소리는 감정만 실은 느낌? …. (2016.01.18. A교사 면담)

위의 면담 내용에서 유아교사들은 대체로 행동을 제한하는 이유를 유아가 납득할 수 있게

설명하지 않은 채 제재만 하는 말을 잔소리라고 인식하고 있었다. 그리고 이때, 잔소리의 대

상은 유아들의 그릇된 행동이 아니라 기본생활습관이나 위험한 상황 등에 의한 것임을 찾을

수 있다.

이것은 곧 금지의 초자아 현상으로 유아의 도덕, 습관, 편견, 기호 등을 부모 유아교사의

기준에 맞추어 교육을 통하여 만들고자 함(노재욱, 2013)에서 비롯된다. 즉 잔소리는 부모 유

아교사의 불안을 최소화시키고, 유아에 대한 통제를 통해 부모 유아교사가 편하기 위해 사용

되는 말(오은영, 2011)인 것이다. 하지만 이와 같이 설명을 동반하지 않은 제재의 잔소리는

유아들로 하여금 그 행동에 대한 논리적 귀결을 유추할 수 있는 단서를 제공하지 않으므로

유아들은 같은 행동을 반복하게 된다. 그러므로 유아들이 부모 유아교사의 불안에서 벗어나

올바르게 성장하기 위해서는 그들이 직접 몸으로 겪어보며 그에 따른 교훈을 얻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그리고 그를 통해 유아들은 자연스레 사회적 규범 하에 자신을 보호할 수 있는

법을 깨우치며, 그 과정에서 유아들은 정말 도움이 필요할 때에 자신을 믿고 지지해주는 부

모 유아교사에게 도움을 요청하게 된다(Noddings, 2008). 이때 부모 유아교사가 개입하여 도

와주어도 늦지 않으며, 이는 유아의 성장을 가로 막지 않고 오히려 그들을 보호하는 방법이

된다.

2. 유아의 즉각적인 행동변화를 바라는 감정이 앞서는 말

도처에 널리 퍼진 발달단계는 유아들이 각 연령에 따라 대체로 이 정도까지 발달할 것이

라는 기준을 통해 가르칠 것을 계획하고 이끌지만, 유아들은 모두 너무나 다르기 때문에 아

무리 체계적이고 논리적으로 계획해도 그대로 적용하기 힘들다(김은주, 2012). 하지만 부모나

유아교사는 여전히 부적절한 발달단계의 합리성과 과학성이라는 잣대로 유아를 대함으로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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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2 ․생태유아교육연구 제15권 제4호

유아가 그 기준에 미치지 못할 경우, 불안해하며 유아를 재촉하게 된다. 그로 인해 유아와 부

모 유아교사는 소통하지 못한 채 서로 다른 지향점을 바라보게 된다.

이는 아래의 교사 면담 내용에서 살펴볼 수 있다.

잔소리는 사실 조금 교사의 감성적인 말들이 많이 섞인 것 같아요. … 아이들을 지도할 때는 아

이의 행동을 조금 이성적으로 판단하고 그걸 정말 잘못했을 때, 교사가 판단하기에 조금 감정적

인 면보다 이성적인 면을 앞세워서 하는 이야기 같아요. 이상적으로 생각할 때는 잔소리가 필요

없다고 생각하는데, 사실 교사도 어떨 때는 사람인지라 가끔은 그렇게 나오게 되는 것 같아요.

… 잔소리는 좀 자기감정을 자제 못 해서 그렇게 되는 것 같아요. (2016.01.14. F교사 면담)

듣기에 듣는 사람이 ‘그 사람이 나한테 듣기 싫은 소리를 하네.’ 이렇게 느끼면 그게 잔소리고,

혼나는 건 ‘아 그래 내가 잘 못 했으니까 이렇게 뭐라고 하네.’ 라고 생각해요. (2016.01.14. G교

사 면담)

보통 아이들을 훈육하거나 이야기를 할 때, 아이를 바라보고 아니면 어떻게 이야기를 할지 생각

을 해서 아이에게 이야기를 하게 되는데, 생활 속에서 아이에게 직접적으로 수정이 필요하거나,

아니면 행동의 변화가 필요할 때 교사가 바로 그런 부분들을 이야기를 하는 것이 잔소리이지

않을까요? … 보통 아이들이 다툼이 생겼을 경우에는 아이들의 저쪽 이야기도 들어보고, 이쪽

이야기도 들어보고 그래서 교사가 중재점을 찾을 수 있는데, 잔소리 같은 경우는 아이가 정리를

하지 않았거나 그런 상황이 있을 때 바로 이야기를 해서 행동의 변화를 바라고 하는 이야기이

기 때문에 아무래도 일방적인 교사의 이야기가 잔소리라고 생각해요. (2016.01.15. B교사 면담)

이를 통해 유아교사들은 잔소리가 유아교사의 바람에 따라 유아의 행동에 즉각적인 변화

가 있기를 기대하며 재촉하는 말이라고 인식하고 있었다. 유아는 저마다 성장 속도가 있으므

로 유아를 부모 유아교사의 욕심에 맞추기보다 그의 잠재력을 그대로 인정해주고, 기다려주

며 그의 속도에 맞출 때 유아는 스스로 방향을 찾게 된다(이연우, 이영민, 김화인, 김미성, 이

화자, 박명자, 김미영, 이미정, 2013). 하지만 부모 유아교사는 각 유아의 개별성과 성장리듬

의 속도를 고려하지 않은 채, 유아가 성인이 제시한 기준에 즉각적으로 행동의 변화를 보이

지 않을 때, 불안감과 조바심의 감정을 그대로 표출하며 잔소리를 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렇

기 때문에 유아교사들은 잔소리를 대체로 교육적 의도보다 부모 유아교사의 감정이 앞서는

말로 인식하고 있었다.

잔소리는 상대방에 대한 기대가 허물어졌을 때 돌발적으로 튀어나오는 말이므로 이성적인

잣대로 건네는 말이 아니라 실망과 분노라는 감정 과잉상태에서 내 뱉는 말인 것이다

(Josephine, 2011). 그렇다보니 잔소리는 내용과 상관없이 신경질적인 말투가 실리게 되고, 이

러한 감정만이 전달되면서 유아는 잔소리를 들을 때 거부감을 먼저 느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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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소리에 대한 유아와 유아교사의 인식에 관한 연구 ․ 263

3. 안 하는 게 맞지만, 하게 되는 말

최근 수많은 육아서적에서 유아의 자존감을 높이기 위한 방안으로 유아의 자율성을 존중

하고, 기다려주어야 함을 역설하고 있다. 그리고 예비유아교사들은 유아교사로서 갖추어야

할 전문적 지식과 태도, 능력 중 기본적으로 유아와의 언어적 상호작용 능력을 배양(오숙헌,

2004)하기 위한 준비를 한다. 그에 따라 부모와 유아교사는 유아와의 의사소통에서 유아를

이해해주고, 존중해주는 대화가 이루어져야 함을 지각하고 있다. 하지만 이에 대한 인식에도

불구하고 유아교육현장에서는 여전히 무의식적으로 잔소리가 만연해 있다. 이와 관련하여 다

음에 제시된 유아교사의 면담 내용을 통해 그 원인을 살펴볼 수 있을 것이다.

그냥 내(교사) 마음은 급한데 이것도 해야 하고 저것도 해야 하고 급한데, 애들이 빨리 안 따라

주니까 좀 부추기려고 잔소리가 없으면 아이들의 기본적인 일과가 안 이루어질 것 같아요. ‘뭐

하자.’라고 할 때 모두가 다 따르면 다 같이 데려나갈 수 있겠지만 그렇지 않고, 애들이 다 같을

수 없기 때문에, 또 뒤처지거나, 딴 짓하거나 늦어지는 아이들이 꼭 있잖아요. 모든 반에. 그래

서 다는 아니지만 조금은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2016.01.06. C교사 면담)

그 아이가 더 잘 할 수 있는데 대한 아쉬움의 표현이 제일 많이 들어가 있는 것 같고, 그래서

잔소리를 하게 되는 것 같고. … 약간 교사 성향 자체가 되게 말을 많이 하잖아요. 아이들에게

일단 가르쳐야 하니까 그래서 무의식 중에 나오는 것도 있는 것 같아요. 일단은 아이들을 좀 더

잘 케어하고 그러는 과정 중에 하나인 것 같아요. … (2016.01.12. D교사 면담)

훈육과 잔소리의 차이점이 그냥 ‘이거 하지 마.’ 이렇게 이야기를 한다면, 훈육은 뭔가 이유를

대고, 구체적인 설명을 하고 … 그런데 교사 대 유아비율이 너무 많고, 너무 일과가 바쁘니까

그 아이에게만 그걸(훈육과 같은 설명을) 계속 할 수가 없잖아요. 그래서 그런 게 아닐까? 생각

해요. (2016.01.13. E교사 면담)

잔소리가 필요하다고 생각하지 않지만, 나도 모르게 하게 되는 잔소리는 그 아이에게 반복적으

로 얘기해도 항상 같은 행동을 할 때 그리고 그 얘기를 하게 되는 상황에 교사가 이 아이와 일

대일로 상호작용 해 줄 수 있는 환경적인 마음의 여유가 안 될 때 나오는 것 같아요. ‘잔소리 하

지 말아야지’ 하면서도 그런 상황에 될 때는 아무래도 교사 대 아동비율이 높으니까 … 그런 경

우가 종종 안 하려고 해도 생기는 것 같아요. (2016.01.18. A교사 면담)

위의 내용들을 통해 유아교사들은 대체로 잔소리가 필요 없다고 인식하고 있지만, 환경적

인 측면으로 인해 잔소리를 할 수밖에 없다고 말하고 있었다. 특히 그들은 교실환경의 높은

교사 대 아동비율을 원인으로 들며, 한 교사가 수많은 유아를 돌보기 위해서는 개별 유아에

게 교사의 발화와 제재에 대해 모두 설명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많은 인원과 함

께 하루 일과를 꾸려나가기 위해서는 개별 유아들의 요구를 모두 수용해 줄 수 없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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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아들을 계속 기다려주지 못하고 결국 재촉의 잔소리를 하게 되기도 하였다. 뿐만 아니라

유아교사들은 일과를 운영하는 과정에서 개별 유아의 더 나은 활동 성취를 위해 격려해주고

기다려주고 싶지만, 여의치 않은 시간적 상황으로 인해 유아의 활동에 대한 자극제의 역할로

써 잔소리를 사용하기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통해 유아교사들은 잔소리가 환경적 상황들, 특히 구조적 환경에 의해 유발된다고 인

식함을 알 수 있는데, 이러한 현상은 비단 구조적 환경의 영향만이 아니며, 그 이면에는 하루

일과에서 유아들이 교사가 정한 기준에 부합하여야 한다는 통제의 원리가 작용하고 있다. 이

는 유아교사가 담당하는 유아들이 유아교사가 지정한 적정수준까지는 도달해야한다는 목표

와 그에 대한 불안에 의해 유아의 모든 것을 보살피고자 하는 의도를 지닌 통제에 기인한 것

이다(오은영, 2011). 유아들은 모두 다른 기질과 성향을 지니며, 모두 다른 발달 속도에 의해

움직인다. 그러므로 모든 유아가 동일하게 한 활동을 마치고 새로운 활동을 시작하고, 모든

유아가 동일하게 유아교사가 제시한 기준까지 성취를 이루는 일은 어려운 일이다. 따라서 잔

소리를 하게 만드는 모든 상황들은 유아교사가 잠재적으로 정한 목표이자 기준에 의한 통제

인 것이다.

Ⅴ. 나오며

본 연구는 유아교육현장에서 잔소리를 듣게 되는 유아와, 잔소리를 하게 되는 유아교사의

잔소리에 대한 인식을 살펴봄으로써 바람직한 유아교육의 방향에 대해 모색해보고자 시도되

었다. 본 연구의 연구결과 유아가 인식하는 잔소리는 첫째, 화는 안 내는데 왠지 화내는 것

같은 말, 둘째, 말하지 않아도 내가 하려고 하는데, 먼저 하라고 하는 듣기 싫은 말, 셋째, 우

리가 잘 되라는 마음에 어른들이 하는 말로 나타났다. 그리고 유아교사가 인식하는 잔소리는

첫째, 설명 없이 제재만 하는 말, 둘째, 유아의 즉각적인 행동 변화를 바라는 감정이 앞서는

말, 셋째, 안 하는 게 맞지만, 하게 되는 말로 나타났다.

이러한 연구결과는 잔소리에 대해 유아와 유아교사가 유사하게 인식하고 있음을 드러낸

다. 먼저, 유아와 유아교사는 공통적으로 유아의 그릇되지 않은 행동에 대해 성인들의 감정이

앞서서 제재만 하는 말을 잔소리라고 인식하고 있었으며, 그에 따라 유아들은 잔소리가 화는

안 내는 데 왠지 화내는 것 같은 말이라고 생각하였다. 뿐만 아니라 유아와 유아교사는 잔소

리의 의도가 유아들의 행동이 즉각적으로 변하길 바라는 성인들의 조급함에 의해 표현되는

말임을 공통적으로 인지함으로써 유아들은 잔소리로 인해 해야 할 일을 스스로 하고자 했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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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소리에 대한 유아와 유아교사의 인식에 관한 연구 ․ 265

동기에 대한 의욕이 상실되었음을 나타냈다. 반면, 유아와 유아교사는 잔소리에 대한 태도에

서 엇갈린 의견을 제시하였다. 유아의 경우 잔소리를 유아들이 잘 되라는 마음에 어른들이

하는 말이라고 나타냄으로써 잔소리가 불가피하게 필요한 말임을 드러낸 것에 반해, 유아교

사들은 잔소리가 필요 없는 말이라고 인식하였다. 이는 유아와 유아교사가 서로를 생각하는

마음에서 비롯된 결과라고 볼 수 있는데, 유아의 경우 성인의 잔소리에 담긴 긍정적은 의도

를 찾고자 한 것이고, 유아교사의 경우, 자신들의 모습에 대한 반성과 함께 유아들의 자율성

과 본성을 지켜주고자 하는 의도에서 비롯된 결과이다. 이는 유아들이 잔소리에 대해 명확하

게 인지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잔소리를 통한 성인의 의도를 정확히 이해하고 있음을 나타

낸다.

이상의 연구 결과를 토대로 몇 가지 논의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불필요한 잔소리를 줄이고, 유아의 욕구와 본성을 존중하는 유아교육의 방향으로 나

아가기 위해서는 유아교육기관에서 느슨한 일과운영이 이루어져야한다.

본 연구를 통해 잔소리는 타인과의 관계 속에 부모 유아교사가 정한 시간 내에서, 부모 유

아교사에 의해 기대되어진 행동의 성취를 위해 유아에게 행해지는 재촉의 말임을 알 수 있었

다. 즉, 이러한 잔소리는 유아에 대한 관심과 사랑으로 의도되었다는 부모 유아교사의 착각과

달리 부모 유아교사가 자신의 편의와 불안 감소를 위해 하게 되는 말인 것이다. 그러므로 일

상다반사로 일어나는 잔소리는 불필요한 말이다. 따라서 이러한 잔소리를 줄이기 위해서는

가정과 유아교육기관이 느슨한 일과 운영을 통해 자유롭고 여유로운 시간을 확보해야한다.

가정과 유아교육기관은 체계적으로 분절된 일과운영 속에 유아들이 맞춰나가기를 강요하

며, 부모 유아교사 역시 구조화된 일과운영의 시간에 갇힌 채, 이를 지켜 나가기 위해 유아를

재촉하며 잔소리를 하게 된다. 그러므로 가정과 유아교육기관에서 불필요한 잔소리를 줄이기

위해서는 열린 시간으로 일과가 운영되어야 한다. 이와 관련하여 임재택, 심미연(2008)에 따

르면 유아교육기관의 느슨한 일과운영은 짜여진 시간과 교사 주도의 준비된 활동에 익숙한

교사들이 유아들의 속도를 인정하고, 유아들의 흥미와 욕구에 따라 그들의 흐름에 맞추도록

도와주었다고 밝혔다. 즉, 느슨한 일과운영은 유아의 욕구와 그만의 성장 속도를 존중할 시간

을 확보하게 되어 유아교사의 재촉의 잔소리가 일어날 상황 요인을 만들지 않는 것이다. 그

러므로 이는 성인이 정해준 시간의 틀 안에서 꼭 무언가를 해야만 한다는 식으로 유아를 구

속하지 말고 그들의 욕구와 이해 속도에 맞게 일과가 운영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힌 선행연

구(김규수, 2000)와 부합한다.

또한 부모 유아교사가 유아의 느린 동작으로 인해 해야 할 일을 잘 끝내지 못할까 걱정하

며, 뭘 해야 하고, 뭘 해서는 안 되는지에 대한 모든 것을 알려주며 잔소리를 할 때, 유아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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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6 ․생태유아교육연구 제15권 제4호

자신이 스스로 생각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의존적인 성향이 되는데(루청펑, 2015) 반해, 이

와 같이 유아의 욕구와 성장속도가 존중될 때 유아는 자신이 해야 할 일을 성취하고자 하는

동기와 의욕을 통해 주체적인 개인으로 성장하게 된다(김은주, 임홍남, 2016).

따라서 유아와 유아교사의 잔소리에 대한 인식은 유아의 일상생활 속에서 무분별하게 사용

되고 있었던 잔소리에 대해 재고해 봄으로써, 유아의 본성을 존중하는 유아교육의 방안으로

느슨한 일과운영이 필요함을 역설하는데 기초 자료를 제공하였다는 점에서 가치가 있다고

사료된다.

둘째, 부적절한 잔소리를 줄이고, 유아의 자율성을 존중하는 유아교육의 방향으로 나아가

기 위해서는 획일적인 아동발달단계에 대한 재조명이 이루어져야한다.

본 연구결과, 유아와 유아교사는 사회적 맥락에서 유아가 성취해야 할 발달 행동이나 사회

규범, 위험하다고 판단되는 상황들에 대해 부모 유아교사가 유아의 행동 하나 하나에 입을

대는 말을 잔소리라고 인식하고 있었다. 이러한 잔소리는 근본적으로 과학적이고 객관적이라

고 오판되는 아동발달 단계에 근거하여 획일적인 잣대로 유아를 바라보는 관점에 기인한다.

이를 통해 부모 유아교사는 발달단계에 제시된 사항들이 유아가 지닌 능력의 전부라고 믿게

되어 유아를 과소평가하게 됨으로써 부모 유아교사가 유아에게 모든 것을 알려주어야 한다

는 잘못된 인식 하에 잔소리를 하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발달이란 유연하고 한결같지 않으며, 유아들은 많은 아동발달 단계 모형이 주장하

는 것처럼 균일한 성격을 갖지 않는다(Graue, 2012). 그렇다보니 특히 부모들은 책이나 미디

어를 통해 접한 육아정보와 발달 단계가 자신의 자녀에게 적용되지 않는다는 당연한 결과에

대해 불안해하며(김광호, 2012), 이러한 기준에 유아를 맞추고자 잔소리를 함으로써 유아의

개별적 성장 속도와 욕구를 묵살한다. 그러므로 이러한 부적절한 잔소리를 줄이기 위해서는

획일적인 기준으로 유아들을 판단하는 아동발달 단계에 대한 재조명이 필요하다.

이와 관련하여 최근 교육계에서는 유아들의 독창성, 개성, 자율성을 강조하며, 성인은 감독

자가 아닌 멘토로서 유아들이 주체적으로 책임감을 갖고 의사결정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

야 한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Mercogliano, 2014). 유아는 스스로 선택하며 그 결과를 통해

삶의 교훈을 체득함으로써 자율성을 형성하고, 시행착오를 통해 앞으로 성장해 나갈 힘을 기

른다. 그러므로 영아기 부터 유아 스스로 과업을 수행하는데 필요한 일을 찾아내는 능력을

기른다면, 유아는 필요한 일을 할 때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스스로 생각해내고, 어려운 과업

에 직면하여도 스스로를 격려할 수 있게 된다(Dawson & Guare, 2012). 이는 유아가 자신의

모습 그대로 받아들여진다는 느낌과 함께 자율성과 자신의 역량을 존중받으며 성장할 때, 온

전하게 성장하며 잠재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다(Shapiro & White, 2015)는 선행연구와 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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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소리에 대한 유아와 유아교사의 인식에 관한 연구 ․ 267

은 맥락이다.

따라서 이와 같은 유아와 유아교사의 잔소리에 대한 인식은 잔소리가 일어나는 상황과 원

인에 대해 살펴보게 함으로써, 여전히 유아를 이해하는데 우위를 선점하는 아동발달 단계에

대한 재조명을 통해 유아의 자율성을 존중하는 유아교육의 방향을 제안한다는 점에서 시사

하는 바가 크다.

그러므로 본 연구는 유아교육현장에서 무의식적으로 자주 사용되는 잔소리에 대해 재고해

봄으로써 유아의 본성을 이해하고, 자율성을 인정해주는 바람직한 유아교육의 방향에 대해

모색해 본다는 점에서 가치가 있다고 사료된다.

다음으로 본 연구의 제한점을 밝히고, 추후 연구를 위한 제언을 하면 다음과 같다.

본 연구는 유아가 일상생활 속에서 많이 듣게 되는 잔소리에 대해 살펴보기 위해 유아와

유아교사의 잔소리에 대한 인식을 탐색해보았다. 하지만 유아의 주 생활 공간이자 잔소리가

가장 많이 일어나는 장소가 가정과 유아교육기관이라고 할 때, 가정에서 잔소리를 하는 대상

인 부모의 목소리를 담지 못했다는 한계점이 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잔소리를 듣는 대상

인 유아의 잔소리에 대한 인식은 유아의 주 생활공간인 가정과 유아교육기관을 아우르는 내

용으로 나타난 반면, 잔소리를 하는 대상인 유아교사의 잔소리에 대한 인식은 성인의 관점에

서 잔소리를 하는 대상의 일반적인 생각을 많이 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가정에서 부모가

자녀에게 하는 잔소리에 대한 특별성을 담기에는 부족한 점이 있었다. 따라서 추후 연구에서

는 잔소리의 주 대상인 부모와 유아, 유아교사를 모두 대상으로 한 연구가 필요할 것이다. 또

한 본 연구는 연구대상을 한 기관에 한정하였다는 제한점이 있으므로 추후연구에서는 연구

대상의 범위와 수를 확대하여 실시함으로써 유아교육분야에 있어서 잔소리에 대한 보편적인

인식과 개념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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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0 ․생태유아교육연구 제15권 제4호

Abstract

Study on children’s and early childhood teachers’

recognition of nagging

Hong Nam Im · Eun Ju Kim

To find out children’s and early childhood teachers’ recognition of nagging, this study conducted

an in-depth interview with 16 children aged five (born in 2011) and seven early childhood teachers.

The result showed that the nagging that children recognize are, at first, words that seem to come

out of anger when the teacher does not look angry. Second, nagging is associated with words that

forces the children to do an act when they are already going to do it anyway. Third, nagging is

connected with words that adults say to hope that things will go well. As for the nagging that early

childhood teachers recognize, first, these are words of restrictions without explanation. Second, these

are emotional words of hope for children to change their behavior. Third, these are words that are

not supposed to say but they end up being uttered. This study reviewed nagging that is used

unconsciously in the educational setting for children, attempted to understand the nature of children,

and searched for desirable direction for early childhood education that acknowledges children’s

autonomy.